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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처용역과제

최 종 보 고 서

행정심판제도의 발전방안연구

2002. 12

한국법제연구원
제 출 문

법제처장 귀하

이 결과물을 법제처가 당 연구원에 의뢰한 정책연구


개발사업연구용역의 최종결과물로 제출합니다.

2002. 12. 10

한국법제연구원
원장 서 승 완
<<연 구 진>>

연구책임자: 김 정 순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공동연구자: 박 균 성
(경희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이 종 영
(중앙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정 준 현
(선문대학교 법학부 교수)
김 재 광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
김 치 환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연구보조자: 최 인 정
(한국법제연구원 행정요원)
목 차

제 1 장 서 론 ·································································································· 9

제 1 절 연구의 목적 ·················································································· 9

제 2 절 연구의 내용 및 방법 ······························································ 10

제 2 장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및 연혁 ············································ 11

제 1 절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 11
1. 개 관 ·································································································· 11
2. 유사제도와의 구별 ·········································································· 21

제 2 절 행정심판제도의 연혁 ······························································ 25
1. 소원제도 ···························································································· 25
2. 행정심판제도의 도입 ······································································ 26
3. 기타 개별법상의 행정심판제도 ···················································· 28

제 3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 29

제 1 절 서 설 ···························································································· 29

제 2 절 재결청의 결정문제 ·································································· 30


1. 문제의 제기 ······················································································ 30
2. 재결청의 현황 ·················································································· 31
3. 개선방안 ···························································································· 37

제 3 절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 및 효율성 확보 문제 ·············· 38


1. 행정심판위원회의 현황 ·································································· 38
2. 개선방안 ···························································································· 42

v
제 4 절 재의요구권등의 허용문제 ····················································· 54
1. 문제의 소재 ······················································································ 54
2. 소 결 ·································································································· 56

제 5 절 시․도지사의 행정심판 재결의 통일성확보문제 ········· 57


1. 시․도지사의 행정심판 재결의 현황 ·········································· 57
2. 시․도 행정심판의 통일성의 보장 방안 ···································· 58

제 6 절 결 론 ···························································································· 60

제 4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 65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 65


1. 이의신청제도의 의의와 기능 ························································ 65
2. 현행법상 이의신청의 유형 ···························································· 67
3.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인정 요건 ············································ 87
4.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의 도입의 한계 ·························· 98

제 2 절 심사청구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 100


1. 심사청구의 작용별 분류 ······························································ 100
2. 개별법률상의 심사청구 ································································ 102

제 3 절 개선방안 ··················································································· 117


1. 행정심판의 사물관할조정을 위한 방안 ···································· 117
2. 입법론적 개선방안 ········································································ 120

제 5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 123

제 1 절 행정심판전치주의 ·································································· 123


1. 의의 및 이유 ·················································································· 123
2.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인정여부 ···················································· 126

vi
3.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예외 ···························································· 131
4.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이행 여부의 판단 ···································· 139
5. 행정심판전치와 행정소송의 심리범위 ······································ 140
6. 행정심판전치주의의 개선방안 ···················································· 141

제 2 절 행정심판에 대한 불복으로서의 행정소송 ···················· 142


1. 행정심판에 대한 불복의 경우의 행정소송의 대상 ················ 142
2. 행정심판의 일심화와 행정소송의 관할 ···································· 152
3. 행정심판의 심리와 행정소송 ······················································ 154
4. 행정심판의 재결과 행정소송의 판결의 상호 모순과
해결방안 ·························································································· 155

제 3 절 행정소송법의 개정에 대응한 행정심판법의 개정 ····· 160


1. 행정소송법개정 추진상황 ···························································· 160
2. 행정소송법 개정의 주요대상과 내용 ········································ 160
3. 행정소송법 개정에 대응한 행정심판법의 개정 ······················ 168

제 6 장 결 론 ····························································································· 175

참고문헌 ······································································································· 179

별 책 : 주요국가의 행정심판제도

vii
제 1 절 연구의 목적

제1장 서 론

제 1 절 연구의 목적

행정이 국민생활에 개입하는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그 수단 역시


다양화 되어감에 따라 행정에 대한 국민의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고 지방자치제도의 시행 등으로 국민의 권리의식향상에 따라 행정
청의 처분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거나 행정청에 대하여 일정한 행위를
해 줄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행정심판제도는 소송절차보다 신속․간이하고 비용이 적게든다는
등의 장점 때문에 일반국민의 효율적인 권리구제수단으로 인식되어
왔고, 행정청의 입장에서도 상급행정청이 하급행정청의 위법․부당한
처분등에 대한 행정내부의 자율적 통제기능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효
율적인 행정을 구현해 오고 있다.
그러나 행정소송법 및 법원조직법이 개정되어 행정심판이 임의전치
주의화하고 행정사건을 전담하는 행정법원이 설치됨에 따라 행정심판
이 행정소송의 전심절차로서의 성격이 약화된 상황에서는 행정소송이
든 행정심판이든 국민의 편익에 부응하는 제도로 변모되어야 그 제도
적 존재의의를 갖게 될 것이다.
따라서 국민이 권익을 침해받았을 때 우선적으로 행정심판을 선택
하여 권리구제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행정심판제도가 행정심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행정작용의 광역화와 행위형식의 다양화 등 여
건변화에 대응한 효율적인 국민의 권리구제제도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법․제도적 모색이 필요하다.
이에 현행 행정심판제도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효율적인 권
리구제제도로서 정착할 수 있도록 행정심판제도의 발전방안을 모색하
는 것을 연구의 목적으로 한다.

9
제1장 서 론

제 2 절 연구의 내용 및 방법

연구의 내용은 행정심판처리기관 개선방안 및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의 관계를 중심으로 행정심판제도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연구
내용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제2장에서는 우리나라 행정심판제도의 전
신인 소원제도와 현행 일반행정심판제도에 대한 법제연혁을 살펴보고
유사제도로서의 국민고충처리제도와 감사원에의 심사청구제도를 비교
분석하여 행정심판제도와의 통합의 타당성 내지는 역할분담을 검토한
다. 제3장에서는 행정심판법상의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현행 행정심판법은 재결권은 재결청에 심리․의결권은 행
정심판위원회에 부여하는 이원적 체제를 취하고 있는 바, 행정심판기
관의 운영과 관련하여 특히 민간위탁의 경우의 재결청의 결정문제,
행정심판위원회의 독립성 및 효율성확보문제, 재의요구권등의 허용문
제 모색하고, 나아가 시․도지사의 행정심판 재결의 통일성확보문제
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검토해 본다. 제4장에서는 이의신
청등을 규정하고 있는 실정법상의 용례가 행정심판대체적 이의신청,
행정심판배제적 이의신청, 그리고 이의신청인지 행정심판인지 불명확
한 이의신청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 바, 이들 현행 법률에 규정된 다
양한 종류의 이의신청 등을 분석하여 특별행정심판으로 인정되기 위
한 요건을 살펴보고 불명확한 이의신청등에 대하여 입법론적 개선방
향을 제시함과 아울러 해당 이의신청등의 성격을 규명하는 해석원칙
에 대하여 논한다. 제5장에서는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의 관계에 관한
고찰로서 행정심판전치주의, 행정심판에 대한 불복절차로서의 행정소
송, 그리고 행정소송의 개정에 대응한 행정심판법의 개정방향을 살펴
본다. 제6장에서는 지금까지 논의된 사항을 정리하는 것으로 결론에
갈음한다.
연구방법으로는 법정책적인 연구, 비교법적 연구, 전문가 및 관계자
의 의견수렴방법을 사용하였다.

10
제 1 절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제 2 장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및 연혁

제 1 절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1. 개 관

(1) 서 설

일반적으로 행정심판이란 행정기관이 재결청이 되는 행정쟁송을 총


칭한다. 다시 말하면, 행정법관계에 대한 법적 분쟁을 행정기관이 심
리․판단하는 쟁송절차를 말한다.
행정심판은 실정법상으로는 행정심판․이의신청․심사청구․심판청
구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으며, 부분적으로 서로 다른 절
차가 적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심판기관이 행정기관
이라는 점 및 약식절차가 인정된다는 점등에 있어서 행정소송과 구별
되는 행정심판으로서의 공통성을 가진다.
현행 헌법은 행정쟁송도 긍극적으로는 일반 민․형사사건과 같이
일반법원이 심판하도록 하면서(헌법 제107조제2항), 행정사건의 특수
성1)에 비추어 행정소송의 전심절차로서 행정심판을 인정하는 제도를
두고 있다(헌법 제107조제3항). 즉, 헌법 제107조제3항은 「재판의 전
심절차로서 행정심판을 할 수 있다. 행정심판의 절차는 법률로 정하
되, 사법절차가 준용되어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행정심판제도가 헌법
에 근거를 둔 국민의 권리구제수단임을 천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판절차의 공정성과 행정구제제도로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사법절차를 준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헌법적 근거에 의하여
시행되어온 행정심판제도는 법원에 의한 정식재판보다 간이․신속하

1) 행정의 특수성을 우리 헌법상 인정하고 있는 대표적인 예로서는 그밖에도 국회입법


독점주의에서 국회입법중심주의에로의 전환을 전제로 한 행정입법권(헌법 제75조 및
제95조)을 들 수 있는바, 이들 행정입법권과 행정심판권을 인정한 것은 현대행정의 복
잡⋅다양성과 기술고도성에 대한 실효적 측면에서 국회입법능력의 한계와 법원의 심
리능력의 한계를 헌법이 시인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11
제 2 장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및 연혁

고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장점이 있어 행정관청으로부터 위법․부당


한 처분을 받은 일반국민들, 특히 서민들에 대한 권리구제수단으로
정착되어 왔고, 아울러 행정청의 입장에서도 법치행정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밑거름이 되어온 제도로서 그 의의가 있다.
이는 현대행정이 갖고 있는 복잡성과 전문성을 감안하여 1차적인
사실인정과 법적용을 소관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자기책임성을 갖춘 행
정기관에게 맡김으로써 법원의 부담경감을 도모함과 아울러 분쟁의 신
속한 해결을 바라는 민원인의 욕구를 충족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자율적 통제

권립분립주의를 통치조직의 근간원리로 하고 있는 현행 헌법하에서


는 사법부에 의한 판단을 받을 권리를 전제로 위법하거나 부당한 행정
작용에 대해서 사법부의 간섭없이 행정부가 자율적으로 그러한 작용을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2)

2) 행정능률의 보장

행정쟁송의 제기기간을 제척기간으로 하고 있는 바와 같이 신속을


요하는 현대행정의 수행을 위하여 사법절차에 앞서 신속․간편한 행
정심판을 인정함으로써 행정법관계에 관한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도
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3) 행정청의 전문지식의 활용

현행 헌법이 법률의 수권하에 행정에 의한 입법을 수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회입법의 대부분이 정부제안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2) 행정소송을 제기함에 있어서 행정심판을 먼저 거치도록 한 것은 행정관청으로 하여


금 그 행정처분을 다시 검토케 하여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행정권의 자주
성을 존중하고 아울러 소송사건의 폭주를 피함으로써 법원의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대판 1988. 2. 23. 87누704; 같은 취지 대판 1986. 9.9. 86누
254).

12
제 1 절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현실을 반추해볼 때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는 관련 행


정청으로 하여금 분쟁을 제1차적으로 심판할 것이 요청된다.3)

4) 권력분립원칙의 한계극복

행정심판은 행정에 의한 자기 잘못의 시정이라는 점에서 사법부가


관여할 수 없는 부당한 처분에 대하여도 자율적인 시정뿐만 아니라 처
분청을 갈음하는 재결청의 적극적인 처분을 기대할 수도 있다.

5) 법원의 부담경감

행정심판과정에서 청구인의 목적이 달성되면 행정소송단계에 이르


지 않게 되고 설령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에도 행정심판단계에서 사
실상⋅법률상의 쟁점이 많이 정리되기 때문에 법원의 행정소송에 있어
부담이 경감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4)

6) 소송경제의 확보

사법절차에 비하여 행정심판은 비용이나 시간 등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송경제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은 법제처의 행
정심판통계현황(2002. 8. 31.)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는 바(아래의
표 1. 2. 참조), 행정심판이 90일이 경과하는 경우는 일부를 차지할
뿐이며 대략 1/2이상의 사건은 법정 기한인 60일 이내에 재결이 행하
여지고 있으며,5) 그 지연된 이유도 행정심판위원회에 원인이 있다기

3) 앞의 주 참조.
4) 김재호, “행정심판의 임의절차화와 인용재결의 행정청에 대한 구속력”, 「고시연구」,
1998. 4, 75쪽.; 법원측의 자료에 의하면, 1998년부터 1999.2.28.까지 전국 제1심
법원에 접수된 행정사건의 수는 9,014건(월평균 751건)으로 전년도인 1997.3.1
-1998.2.28 전국고등법원에 접수된 9,495건에 비하여 5.1%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있는 바, 이러한 원인에 대한 분석으로는 침해적 행정처분의 감소, 행정심판 등에 의
한 인용율의 증가를 꼽고 있다(강완구, “행정사건의 추이와 전망”, 행정법원의 좌표와
진로(개원1주년기념백서), 서울 행정법원, 1999, 32쪽 참조).
5) 서울행정법원을 기준(1998.3.1.-1999.2.28.)으로 할 경우 법정처리기간 5개월 내의
사건 비율은 판결의 경우 53.5%, 전체사건의 경우 43.9%에 불과하며 9개월 이상 1
년 이내의 사건도 약 2.1%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의 논문, 43쪽.

13
제 2 장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및 연혁

보다는 당사자의 요청이나 보충자료제출의 지연과 같이 청구인에 의


한 경우 및 사실관계조사 등과 같이 심리의 공정성을 목적으로 한 것
에 불과하여 소송경제의 확보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이르
러서는(1999년 이후 현재) 법정기한 내의 행정심판청구사건의 처리
율이 90%를 전후하고 있어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가 독립성과 아
울러 전문기관으로서 정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표1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처리기간별 처리현황>

구분
처리건수 60일이내 61∼90일 90일경과
연도
1996 3,346 1,177(35.1%) 1,622(48.5%) 547(16.3%)
1997 7,231 3,251(44.9%) 3,000(41.4%) 980(13.5%)
1998 7,336 3,547(48.3%) 2,699(36.8%) 1,090(14.9%)
1999 8,055 7,369(91.5%) 615(7.6%) 71(0.9%)
2000 8,844 7,951(90.0%) 812(9.1%) 81(0.9%)
2001 12,252 10,996(89.7%) 1,110(9.1%) 146(1.2%)
2002.
6,999 3,607(51.5%) 2,683(38.3%) 709(10.2%)
8. 31.

*출처 : 행정심판통계현황, 2002.8.31. 법제처내부자료

<표2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90일이 경과되어 의결된 안건의 지연사유>

연 도
1999 2000 2001 2002. 8. 31.
구 분
당사자 연기요청 32(45.1%) 45(55.6%) 17(11.6%) 123(17.3%)
답변서제출 지연 15(21.1%) 7( 8.6%) 2(1.4%) 3(0.4)
보충자료제출지연 2( 2.8%) 16(19.8%) 33(22.6%) 360(50.8%)
사실 관계 조사 3( 4.2%) 2( 2.5%) 77(52.7%) 107(15.1%)
법 률 적 검 토 1( 1.4%) 1( 1.2%) 2(1.4%) 72(10.2%)
위 원 회 보 류 17(24.0%) 9(11.1%) 12(8.2%) 25(3.5%)
관련사건결과조사 1( 1.4%) 2(1.4%) 19(2.7%)
기 타 1( 1.2%) 1(0.7%)
계 71 81 146 709

*출처 : 행정심판통계현황, 2002.8.31. 법제처내부자료

다른 한편, 행정심판이 갖는 전술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행정법관계

14
제 1 절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의 분쟁해결에 대한 중립성이 보장되지 아니한다면 행정심판을 전치시


킬 수 있도록 한 헌법의 의미는 몰각된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
서 헌법 제107조제3항의 키 워드라고 할 수 있는 “재판의 전심절차”
및 “사법절차의 준용”의 의미를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2) 재판의 전심절차

현행 헌법은 재판의 전심절차로서 행정심판을 인정하고 있는바, 먼


저 재판실무를 관장하고 있는 법원의 시각을 통하여 필요적 전심절차
의 정당성를 인정하는 논거를 대법원의 지침을 통해 살펴보는 것도 의
미있는 일이라 하겠다.
이에 대한 대법원 지침에 의하면,6) 『조세부과처분처럼 대량적으
로 행해지는 처분으로서 행정심판에 의해 행정의 통일성을 기할 필
요가 있는 경우, 특허청 등 전문기술적 성질을 띠는 경우, 행정심판의
재결이 제3자적 독립성이 확보된 합의제의결기관에 의해 행해지는 경
우 등에 한하여 행정심판을 거치도록 각 개별법에서 제한적으로 규정
하도록 하고, 별도의 전속관할 규정을 두고 있는 특별법(지방자치법 제
131조,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55조 등), 별도의 전심절차
를 규정하고 있는 각 단행법(국세기본법, 지방세법, 국가공무원법,
지방자치법, 토지수용법 등)의 전심절차는 각 단행법에 일임하며, 별
도의 전속관할 필요여부, 전심절차의 필요여부는 법시행전까지의 기
간에 각 해당 행정부서에서 개별적으로 검토하여 입법적으로 해결하
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1984-1993년 행정소송사건 종류별 평균
분포는 조세사건이 47.81%, 공무원사건이 6.94%, 도시계획사건이
1.92%, 기타 사건이 38.56%이며, 1993년 종류별 접수건수는 총
5,444건 중 조세사건이 1,870건(34.3%), 토지수용사건이 184건
(2.7%), 공무원사건이 197건(3.6%), 도시계획사건이 184건(3.4%)

6) 이하는 홍준형, “행정법원의 출범과 발전방향”, 행정법원의 좌표와 진로(개원1주년기


념백서), 서울행정법원, 1999, 311쪽 이하 인용.

15
제 2 장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및 연혁

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대법원은 이를 바탕으로 조세, 공무원 및 토지


수용사건 등이 앞으로도 계속적 필요적 전치를 취할 것이므로 임의적
전치가 적용될 사건은 대략 전체 행정소송사건의 약 50%에 해당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하여 행정의 통일성, 전문기술성 및 제3자
성이 확보된 독립된 합의제 의결기관 등의 징표를 갖춘 경우에 한하
여 필요적 전치절차로서 행정심판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다. 아울러 『제3자성이 확보된 독립된 합의제의결기관에 의한 재
결의 경우에는 준사법적 기관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재결청
이 그가 행한 재결에 잘못이 있음을 발견한 경우에도 법원의 판결과
유사하게 직권으로 취소⋅철회할 수 없다』7)고 하여 이를 뒷받침하
고 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변호사법 제81조 제4항 내지 제6항은 행정심
판에 불과한 법무부변호사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 법원의 사실적
측면과 법률적 측면에 대한 심사를 배제하고 대법원으로 하여금 변호
사징계사건의 최종심 및 법률심으로서 단지 법률적 측면의 심사만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재판의 전심절차로서만 기능해야 할 법무부변호사
징계위원회를 사실확정에 관한 한 사실상 최종심으로 기능하게 하고
있으므로, 일체의 법률적 쟁송에 대한 재판기능을 대법원을 최고법원
으로 하는 법원에 속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101조 제1항 및
재판의 전심절차로서 행정심판을 두도록 하는 헌법 제107조 제3항에
위반된다』8)고 하여 행정심판이 갖는 재판의 전심절차기능은 당해
사실관계에 전문가인 행정에 의한 1차적인 사실확정과 법적용을 통
한 법원의 부담경감에 그쳐야 함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찰할 때, 재판의 전심절차로서 행정심
판은 제3자성이 확보된 합의제 기관에 의하여 재결이 이루어지되, 법

7) 참고판례; 행정처분이 절차상 확인판단적․준사법적 성질을 가지거나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소송법적 확정력을 가지는 등과 같은 예외적인 사유가 없는 한, 일반적으로
당해 처분에 대한 불복신청이 없더라도 그 잘못을 시정하기 위하여 직권으로 이를 취
소․변경할 수 있다(대판 1997. 11. 28. 97누11089).
8) 헌재 2000. 6. 29. 99헌가9.

16
제 1 절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관에 의한 사실확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도에서 합헌적


인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

(3) 사법절차의 준용

판례9)는 헌법 제107조 제3항은 “재판의 전심절차로서 행정심판을


할 수 있다. 행정심판의 절차는 법률로 정하되, 사법절차가 준용되어
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입법자가 행정심판을 전심절차가 아니
라 종심절차로 규정함으로써 정식재판의 기회를 배제하거나, 어떤 행
정심판을 필요적 전심절차로 규정하면서도 그 절차에 사법절차가 준
용되지 않는다면 이는 위 헌법조항, 나아가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고 있
는 헌법 제27조에도 위반되며, 헌법 제107조 제3항은 사법절차가 “준
용”될 것만을 요구하고 있으나 판단기관의 독립성과 공정성, 대심적
심리구조, 당사자의 절차적 권리보장 등의 면에서 사법절차의 본질적
요소를 현저히 결여하고 있다면 “준용”의 요청에마저 위반된다 고 하
면서 지방세 부과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및 심사청구의 심의․의결기
관인 지방세심의위원회는 그 구성과 운영에 있어서 심의․의결의 독
립성과 공정성을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토대를 충분히 갖추고 있
다고 보기 어려운 점, 이의신청 및 심사청구의 심리절차에 사법절차적
요소가 매우 미흡하고 당사자의 절차적 권리보장의 본질적 요소가 결
여되어 있다는 점에서 지방세법상의 이의신청․심사청구제도는 헌법
제107조 제3항에서 요구하는 사법절차 준용의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
고 할 것인데, 지방세법 제78조 제2항은 이러한 이의신청 및 심사청
구라는 2중의 행정심판을 거치지 아니하고서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위 헌법조항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재판청구
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27조 제3항에도 위반된다 할 것이며, 나
아가 필요적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예외사유를 규정한 행정소송법 제18
조 제2항, 제3항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어 행정심판제도의 본래의 취

9) 헌재 2001. 6. 28. 2000헌바30, 구지방세법제74조제1항등위헌소원.

17
제 2 장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및 연혁

지를 살릴 수 없는 경우에까지 그러한 전심절차를 거치도록 강요한다


는 점에서도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할 것이다 고 하여, 행정
심판을 행하는 기관이 “판단기관의 독립성과 공정성, 대심적 심리구
조, 당사자의 절차적 권리보장” 등의 면에서 사법절차의 본질적 요소
를 상당부분 갖추게 될 때 헌법 제107조제3항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으며, 대법원10)이 행정심판의 기능에 대해 행정청의 위법한
처분의 취소, 변경, 기타 공법상의 권리관계에 관한 소송인 행정소송
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초심적 기능을 하고 있는 행정심판전치주의는
행정행위의 특수성, 전문성 등에 비추어 처분행정청으로 하여금 스스
로 재고,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함에 그 뜻이 있는 것이다”고
하여 초심적 내지 시심적 기능성을 인정한 것도 행정의 내부통제적
기능보다는 권리구제절차로서의 준사법적 기능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4) 자연적 정의

자연적 정의란 미국의 Cardozo의 이른바 “공정성의 원칙(Rudi-


ments of Fair Play)”에 해당하는 것으로 영국에 있어서 法支配原
則의 하나의 귀결로써 분쟁의 심판일반에 관한 다음과 같은 4원칙으
로 성립되고 있다고 한다.
①누구든지 자신의 사건에 대하여 심판자가 될 수 없다. 이는 심판
기관이 당사자의 일방에 대하여 편견을 가질 우려가 있는 때에도 그
심판기관은 당해 사건을 심판하여서는 안된다는 것을 포함한다. ②모
든 당사자는 권리에 영향을 미칠 결정에 대해서 자기의 주장을 진술
하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이는 누구도 자기의 주장을 듣지 아니하
고 유죄로 할 수 없다. ③당사자는 결정의 이유를 알 권리를 가진다.
④법률이 대신의 결정에 앞서 공개심문의 개최를 요구하고 있는 경우
에는 심사관의 보고가 당사자에게 표시됨을 요한다.

10) 대판 19994. 11. 22. 93누11050 현역병입영처분취소

18
제 1 절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일반적으로 자연적 정의의 원칙이라 함은 ①과 ②를 그 내용으로 한


다. 그러나 Donoughmore보고는 ②와 ④까지도 자연적 정의의 원칙
으로 지적하고 있는바, 특히 ④에 있어서는 법관의 의견이 구구한 바
이나 어떻든 ②, ③, ④의 원칙은 사법적 내지 준사법적 결정에 대하
여 적용되고 있다. 다만 ①의 원칙은 사법적 결정에 대하여는 異論이
없으나 준사법적 결정에 대한 적용에 있어서는 문제가 제기되는 바,
준사법적 결정은 大臣의 정책적 요소를 포함하며 따라서 大臣 자신이
이를 처리하는 것이 자연적인 것이라고 하는 데 있다.11)
요컨대, 자연적 정의의 관점에서는 “진술기회의 제공”, “결정이유의
통지” 및 “공개심리” 등의 과정을 거친 결정을 준사법적 결정으로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현행 헌법 제107조제3항이 재판
의 전심절차로서 행정심판을 인정하면서도 그 단서에서 “사법절차가
준용되어야 한다”고 규정한 취지는 앞의 3가지 요건이 충족되면 심판
기관이 처분청의 직상급관청이 되더라도 문제되지 아니한다는 것으로
읽혀지게 된다.

(5) 소 결

현행 행정소송법이 행정처분에 대하여는 임의적 전치를 원칙으로


하여 법령에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필요적 전치주의를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행정처분에 대한 1심법원을 일반민사나 형사사건
과 달리 행정법원이나 지방법원본원 합의부의 1심사건으로 하고 있는
입법의 취지는 헌법 제107조상의 재판의 전심절차성을 전제한 것이
고 재판의 전심절차성은 사법절차가 준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였기 때
문인 것으로 풀이 할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자연적 정의의 관점에서는 처분청의 직상급청
일지라도 진술기회의 제공, 결정이유의 통지 및 심리의 공개가 갖추어

11) 이상과 같은 자연적 정의의 내용은 이규복, “영국의 행정심판제도”, 현대공법과 개


인의 권익보호(양승두교수 화갑기념논문집), 1994, 285쪽 참조.

19
제 2 장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및 연혁

지면 행정심판의 준사법적 결정성을 인정할 수는 있다고 하겠으나 우


리의 판례에 입장에 의하면, “조세부과처분처럼 대량적으로 행해지는
처분으로서 행정심판에 의해 행정의 통일성을 기할 필요가 있는 경우,
특허청 등 전문기술적 성질을 띠는 경우, 행정심판의 재결이 제3자적
독립성이 확보된 합의제의결기관에 의해 행해지는 경우 등에 한하여”
재판의 필요적 전심절차성을 인정한 것이라든가, 헌법 제107조 제3
항은 사법절차가 “준용”될 것만을 요구하고 있으나 판단기관의 독립성
과 공정성, 대심적 심리구조, 당사자의 절차적 권리보장 등의 면에서
사법절차의 본질적 요소를 현저히 결여하고 있다면 “준용”의 요청에마
저 위반된다 고 하여 자연적 정의의 관점에서 허용되는 행정심판의
준사법적 요소 이외에도 심판기관의 제3자성 확보를 추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아래의 그림 참조).

<그림1 재판의 전심절차로서 행정심판>

재판청구권과 재판의 전심성

재판청구권(헌법
재판청구권(헌법 27조1항)
27조1항)

신속한
신속한 재판을
재판을받을 받을 예외 행정심판(헌법
권리(헌법 예외 행정심판(헌법 107조)
107조)
권리(헌법 27조1항)
27조1항)

사법절차
사법절차

각 관할법원
관할법원 준용여부
준용여부


형 형
형 행


사 사
사 정

행정심판전치의
합헌성여부

20
제 1 절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따라서, 헌법의 이념에 충실한 행정심판이 되기 위해서는 현행제도


와 마찬가지로 재결청을 직상급행정청으로 하되 심판위원회를 분리하
여 합의제의결기관으로 함과 아울러 심판위원회위원의 의결에 있어서
의 독립성을 보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경우가 아니라면, 행
정각부를 통할하는 국무총리산하에 독립된 합의제행정청으로서 행정
심판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 헌법의 이념에 충실을 기할 수 있을 것
으로 생각된다.

2. 유사제도와의 구별

(1) 국민고충처리제도

1) 국민고충처리의 의의

행정청의 처분 등에 대한 쟁송절차 외에 특수한 행정구제도로서 「옴


부즈만(Ombudsman)」12)제도가 있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옴부즈만
의 기능을 수행하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행정기관으로서 의회의 민
원처리기관인 본래의 옴부즈만과 차이가 있지만, 쟁송절차를 통하여 다
룰 수 없는 융통성있는 구제절차를 마련하고자 하는 기본 취지에 있어
서 다른 나라의 옴부즈만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고충처리위원회의 고충처리의 대상이 되는 고충민원은 민원사항중
행정기관의 위법․부당하거나 소극적인 처분(사실행위 및 부작위를 포
함한다) 및 불합리한 행정제도로 인하여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국
민에게 불편․부담을 주는 사항에 관한 민원을 말한다(민원사무처리
에관한법률 제2조 제3호). 행정심판이 진행중인 사항에 대하여는 국

12) 이 제도는 본래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제국과 뉴진랜드, 영국, 캐나다 등 영연방


국가에서 주로 채택되어 발전된 제도로서, 의회를 통한 구제절차인데, 이에 상응하는
우리나라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국무총리소속하에 두고 있어 이러한 점에서 국민고충
처리위원회는 행정옴부즈만이라고 할 수 있다(박윤흔, 최신행정법강의(상), 1999.
3, 648쪽).

21
제 2 장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및 연혁

민고충처리위원회의 권한에서 배제하고 있지만(민원사무처리에관한법


률 제15조), 행정심판이 제기되었는지를 알 수 없으므로 행정심판과
국민고충처리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 연출되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고충처리제도는 행정쟁송과 연계되는 법적 해결방식으로는
구제할 수 없는 국민의 불만사항에 대하여 이를 청취하고 행정적 해
결책을 강구하는 보충적인 행정구제제도로서 존재하는 것이 국민의
권리구제측면에서 보다 더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고충처리제도는 고충처리사건중 행정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고충처리에서 제외하고, 만일 행정심판의 대상이 되는 사건이 제출된
경우에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그 사건을 행정심판위원회에 이송하
도록 함으로써 중복처리되는 것으로 인한 행정의 낭비등 문제점을 해
결할 필요가 있다.
2) 행정심판과 고충처리제도의 비교

권리구제기능을 담당한다는 측면에서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와 유


사한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대하여 통합하는 방향의 논의가 있을 수
있는 바, 행정심판제도와의 비교․분석을 통하여 토합의 가능성을 검
토해 보기로 한다.
행정심판과 고충처리가 권리구제제도라는 점에서 유사점이 있으나
제도의 성격, 법적 근거, 처리대상 및 절차 등에 있어서 근본적인 차
이가 있다.
첫째, 제도의 성격측면에서 보면, 행정심판은 법적 사법적 성질을
갖는 것으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일정한 쟁송절차를 거치는 작용임
에 반하여, 고충처리제도는 법적인 해결을 도모하는 쟁송수단이라기
보다는 불합리한 행정으로 인하여 불편을 겪는 자가 그 시정 또는 해
결을 구하는 민원처리제도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법적 근거측면에서 보면, 행정심판은 헌법 제107조 제3항 및
행정심판법 등에 제도 운영의 근거를 두고 있으나, 고충처리제도는
민원사무처리에관한법률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22
제 1 절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셋째, 대상 및 처리절차 등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ⅰ) 행정심판제도


는 위법․부당한 행정처분 또는 부작위를 청구대상으로 하는 데 비하
여 고충처리제도는 위법․부당한 행정처분과 부작위뿐만 아니라 불합
리한 행정제도도 청구대상이다. ⅱ)청구권자는 행정심판의 경우 법률
상 이익 있는 자인데 비하여 고충민원신청은 법률상 이익의 유무와
관계없이 권익을 침해당한 자, 불편․부담을 겪는 자를 포함하여 누
구든지 가능하고, ⅲ) 청구기간에 있어서는 행정심판의 제기는 일정
한 기간내 라는 기간제한이 있으나, 고충민원의 신청은 청구기간의
제한이 없으며, ⅳ)행정소송은 행정처분이 있은 날부터 일정기간(제
소기간)이내에 제기하여야 하되, 행정심판을 거친 경우에는 재결일부
터 기산하도록 하고 있으나(행정소송법 제20조), 고충처리제도상으로
는 이러한 효과가 없고13), ⅴ) 행정심판의 인용재결은 피청구행정기
관을 기속하는 효력을 갖는 데 비하여, 고충처리위원회의 시정권고․
제도개선권고․의견표명 등의 의결은 피청구행정기관에 대하여 단순
한 권고적 성격을 갖는다.
넷째, 행정심판위원회와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의결의 효력을 비교
하여 보면, 행정심판의 재결은 판결과 같이 기속력, 형성력, 불가쟁
력, 불가변력 등이 인정되므로 처분청과 관계 행정기관은 이에 따르
지 않을 수 없으며, 의무이행심판인 경우 처분청이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재결청이 직접 이행할 수도 있으나(행정심판법 제37조), 국민고
충처리위원회 의결안건의 경우 처분 등이 위법․부당한 때에 관계 행
정기관의 장에게 시정조치를 권고하도록 하고(민원사무처리에관한법

13) 이와 관련하여 판례도 「국민고충처리제도는 국민의 고충민원을 상담․조사하여 행


정기관의 처분 등의 위법․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관계
행정기관의 장에게 적절한 시정조치를 권고하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불편과 부담을 시
정하기 위한 제도로서 행정심판법에 의한 행정심판 내지 다른 특별법에 따른 이의신
청, 심사청구 등의 불복구제절차와는 제도의 취지나 성격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국민
고충처리위원회에 대한 고충민원의 신청이 행정소송의 전치절차로서 요구되는 행정심
판청구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여 이를 분명히 하고 있다(대판 1995.
9. 29. 95누 5332 등).

23
제 2 장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및 연혁

률 제32조), 관계 행정기관은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민원사무처리에


관한법률 제35조)고 규정되어 있을 뿐 법상으로는 관계 행정기관이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시정조치를 따라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행정심판의 재결의 효력은 국민고충처리제도상의 시
정조치권고와는 비교할 수 없는 효력이 미치는 것이며, 그렇다고 하
여 고충처리의 효력에 기속력을 인정하는 것은 행정심판과 중복되는
문제가 있는 외에도 순수한 법적 관점에서 벗어나 행정의 합목적성을
추구하고 융통성있게 해결한다고 하는 고충처리제도의 고유한 장점을
잃게 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행정심판은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에 대한 권
리구제제도로 기능하고, 고충처리제도는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 등
사법적 권리구제가 어려운 민원에 대한 해결제도로 존재하는 것이 바
람직하다고 생각된다.

(2) 감사원에의 심사청구와 행정심판

감사원법에 의하면 감사원의 감사를 받는 자의 직무에 관한 처분


기타 행위에 관하여 이해관계있는 자는 감사원에 그 심사의 청구를
할 수 있다(감사원법 제43조 제1항). 감사원은 심리결과 청구의 이
유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관계기관의 장에 대하여 시정 기타의 필
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제46조 제2항), 관계기관의 장은 제
46조의 규정에 의한 시정 기타의 필요한 조치를 요구하는 결정의 통
지를 받은 때에는 그 결정에 따른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제47조).
이와 같이 감사원의 심사청구는 행정심판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
다. 그리고 감사원법상의 심사청구제도에는 행정심판이 제기된 경우
에도 심사청구가 배제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고충
처리위원회의 경우와 같이 감사원의 심사청구와 행정심판이 중복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동일한 법적 분쟁에 대해 다른 해결이 나올 수도 있
다.

24
제 2 절 행정심판제도의 연혁

심사청구는 감사의 한 형태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국민


의 청구에 의한 감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행제도는 행정심판
에 유사한 제도로 되어 있다.
감사원의 심사청구중 행정심판의 성질을 갖는 심사청구는 폐지하고
감사원의 심사청구를 국민의 신청에 의한 행정감사라는 본래의 기능
으로 개편하여야 할 것이다.

제 2 절 행정심판제도의 연혁

행정심판제도는 처음에는 소원제도로 운영되다가 1984년 행정심판


법의 제정으로 행정심판으로 불리게 되었다.

1. 소원제도

행정청의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하여 국민이 그 직근상급감독청에


대하여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구하는 쟁송절차로서 소원제도가
성립된 것은 1951. 8. 3. 법률 제211호로 소원법이 제정된 이후부터
이다. 그러나, 소원법은 이를 집행하기 위한 기구인 소원심의회가 구
성되지 아니함으로써 그 시행이 사실상 10여년 이상 유보되어 국민의
권리구제제도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였다.
그 후, 1964. 9. 10. 소원심의회규정(대통령령 제1931호)을 제정․
시행함으로써 국무총리소원심의회 및 각 부처의 소원심의회가 설치․
운영되어 실질적으로 국민의 권리구제수단으로서 기능을 발휘하게 되
었다.
그러나 소원심의회는 지금의 행정심판위원회와 같은 의결기관이 아
닌 단순한 자문기관에 불과하여 기속력이 없었고, 위원전원이 공무원
으로 구성되어 심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그 결과
소원사건의 인용율이 매우 낮아 억울한 처분을 당한 국민의 권리구제
제도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다.

25
제 2 장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및 연혁

소원제도가 시행된 1965년부터 1985년까지 21년간 국무총리소원심


의회가 처리한 건수를 보면 총 1,141건을 처리함으로써 연평균 소원제
기 건수는 50건에 불과하였다. 소원사건 처리내역을 보면 총 1,141건
중 인용 144건, 기각 464건, 각하 341건, 기타 192건으로 인용율은
12.6%이었다.14)

2. 행정심판제도의 도입

(1) 행정심판법의 제정(1984. 12. 15. 법률 제3755호)

종전의 소원법과 비교해 볼 때 행정심판법의 주요한 특색을 살펴보


면, 의무이행심판제도의 신설, 행정심판위원회의 의결기관화, 고지제
도의 신설, 사정재결제도의 신설, 행정심판청구기간의 연장(3월에서
180일), 불이익변경금지원칙 명시 등이다. 이러한 제도개선의 결과
행정심판청구사건도 대폭 늘어나고 인용율도 높아져 행정심판이 국민
의 권리구제기능을 상당히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국무총리행정심판
위원회의 경우를 보면, 행정심판제도가 새로 시행된 1985. 10. 1.부터
1995. 12. 31.까지 약 10년간 행정심판청구사건이 총 4,876건이
었고, 그 중 1,058건이 인용됨으로써 인용율이 21.7%에 이르렀
다.15)

(2) 1995년 행정심판법의 개정(1995. 12. 6. 법률 제5000호)

1985년 행정심판법 시행이후 1995년까지 10년간 행정심판제도가


시행되어 오면서 행정수요의 확대와 국민의 권리의식의 발전으로 위
법․부당한 행정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청구사건이 증대되었고 이에 부
응하여 국민의 권리구제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하여 왔으나, 서면심리원
칙, 심판청구의 처분청 경유, 행정심판위원회의 공무원중심 운영 등

14) 법제처, 행정심판의 이론과 실제, 2002, 27쪽.


15) 앞의 책, 28쪽.

26
제 2 절 행정심판제도의 연혁

행정심판제도에 대한 비판과 개선의견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행정쇄신위원회에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마련한 행
정심판제도개선안을 토대로 1995. 12. 6. 법률 제5000호로 행정심판
법이 개정․공포되여 1996. 4. 1.부터 시행되었다.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중앙행정기관소속하의 행정심판위원회의 폐지
로 인한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관할 확대, 민간인 위원의 과반수
구성, 재결청에의 직접심판청구 허용, 심판청구기간의 연장, 구술심리
의 확대, 집행정지결정절차의 개선, 의무이행심판 인용재결 불이행시
재결청의 직접처분규정 신설, 행정심판위원회의 위원 증원 및 상임위
원 신설 등이다.

(3) 1997년 행정심판법의 개정(1997. 8. 22. 법률 제5370호)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 운영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하


여 위원정원을 증원하고,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하여 집행정지제도를
개선하며, 위법․부당하다고 인정된 명령이나 제도의 시정요청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국민의 권리를 구제하고 국민권익
보호제도로서의 행정심판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골자로 하고 있
다.

(4) 1998년도 행정심판법 개정(1998. 12. 28. 법률


제5600호)

ⅰ) 행정심판의 전문성․객관성․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국가특


별지방행정기관의 처분 및 부작위에 대하여는 당해 국가특별지방행정
기관이 소속된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재결청이 되도록 하고, ⅱ) 급증
하는 행정심판청구사건을 보다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위원 정원을 증원하며, 행정심판청구사건을
사전에 검토하는 소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민권익보호제도
로서의 행정심판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골자로 하고 있다.

27
제 2 장 행정심판제도의 의의 및 연혁

3. 기타 개별법상의 행정심판제도

각종 개별법에서 이의신청, 심사청구, 재심사청구 등의 명칭으로


행정청의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
바, 이들은 본래의 의미로 기능하는 경우와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기
능을 갖는 경우등이 있다. 각개별법상 행정심판에 관한 규정의 연혁에
대해서는 생략한다.

28
제1절 서설

제 3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제 1 절 서설

행정심판기관이라 함은 행정심판청구를 수리하여 이를 심리·의결하


여 분쟁을 해소하는 권한을 가진 기관을 의미한다. 현행 행정심판법은
심판기관을 이원화하여 심리․의결권은 행정심판위원회에 부여하고,
재결권은 재결청에 부여함으로써 재결청의 처분청과의 관련성을 심
리․의결기관의 제3자성 확보로 보완하려는 시도를 꾀하고 있다.16)
행정심판위원회는 행정심판법 제6조에 근거하여 크게 국무총리 및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재결청인 되는 사안을 다루는 국무총리행정심판
위원회와 기타 각 재결청(국무총리 및 중앙행정기관의 장인 재결청은
제외)소속하에 설치된 행정심판위원회로 이루어져 있는데, 후자의 경
우 시․도행정심판위원회가 그 주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재결청이 중앙행정청으로 되면 처분청으로부터 조직상 분리되어 독
립성이 강한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 의한 양질의 심리⋅의결이 보
장될 수 있으나 시⋅도시자가 재결청으로 되는 경우에는 행정심판위
원회가 재결청에 소속되어 있어 위원장이 재결청(시․도지사)으로 될
뿐 아니라 위원도 소속 공무원 중에서 지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헌법이 사법절차를 준용하도록 한(특히, 제3자성 확보)
취지에 미흡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될 수 있다.
행정심판제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쟁송제도 일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객관성 있는 공정한 재결을 확보하는 일이라고 할 것인

16) 종전의 소원법은 재결청을 처분청의 직근상급행정청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국무총


리․각부장관 및 대통령직속기관의 처분에 대하여는 처분청 자체가 재결청이 되게 하
였으며, 처분청 자체가 재결청이 되는 이들 기관에는 소원심의회를 두도록 하였으나,
소원심의회는 소속공무원으로 구성되는 자문기관에 불과하여 의결기관으로서의 독립
성이 전혀 인정되지 아니하였다.

29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바, 이를 위하여 요구되는 것이 곧 심리․의결절차의 적정화와 함께


심리․의결기관을 객관화하는 것이다.
행정심판에 대한 재결은 종전의 소원법에서와 같이 처분청 자신이
행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상급행정청이 행하는 경우에도 하급행정청
에 대한 감독의 연장이지 심리절차에 있어서 분쟁당사자로부터 완전
히 독립된 재판관이 아니므로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다른 한편, 행정심판은 행정소송과는 달리 의무이행재결(행정심판
법 제4조제3호)과 이를 담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재결청에 의한 직
접처분제도(행정심판법 제37조제2항)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재결청을
처분청 또는 처분청의 직상급관청으로 하여야 할 필요성 또한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전후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행정심판의 객관성․
공정성․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심리․의결기관과 재결기관의 분리
라는 체계를 현행 행정심판법은 취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현행 행정심판기관의 운영과 관련하여 재결청의
결정문제,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 및 효율성확보문제, 재의요구권등
의 허용문제, 시․도지사의 재결의 통일성확보문제를 중심으로 살펴
봄으로써 바람직한 행정심판기관의 개선방안을 모색해본다.

제 2 절 재결청의 결정문제

1. 문제의 제기

재결청이라 함은 행정심판의 청구를 수리하고 당해 심판청구사건에


대한 재결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행정기관을 말하는 바, 현행 행
정심판법은 재결의 객관적 공정을 도모함으로써 행정심판의 행정구제
제도로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재결청에 대하여는 행정심판위
원회의 심판청구사건에 대한 심리․의결에 따르는 형식적인 재결권만
을 인정하고 있다(법 제31조).

30
제 2 절 재결청의 결정문제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현행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의 준사법적 결


정성은 재결청이 누구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행정심판위원회의 독립
성 내지 제3자성의 확보 여부에 좌우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재결청이 비록 형식적인 재결권만을 행사한다 하더라도 재
결청이 어디냐에 따라 심의․의결할 행정심판위원회가 결정되므로 재
결청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권한이 위임⋅위탁된 경우 그것이 행정기관 상호간에 이루어
진 것인지 아니면 공공단체 또는 사인에 대한 것인지에 따라 실무는
결론을 달리하고 있어 동일한 위임⋅위탁사무에 대해 수임⋅수탁기관
의 차이에 따라 재결청이 달라지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17)
바꾸어 말하면,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행법은 행정심판의 제3
자성을 재결청이 아닌 행정심판위원회에 두고 있다는 점과 법제처가
운영하는 국무총리산하의 행정심판위원회를 제외한 시⋅도지사소속 하
의 행정심판위원회는 재결청에 의해 임명된 위원에 의하여 심리⋅의
결이 이루어져서 재판의 전제성을 갖춘 행정심판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재결청에 따라 심리⋅의결의 질이 달라지는 모순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하에서는 재결청의 현황을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모색해본다.

2. 재결청의 현황

가) 직상급행정청이 재결청인 경우

심판청구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나 부작위에 있어서는 해당 행정청


에 대하여 행정조직의 계층상 소속 상급행정기관 중 바로 위에 위치
한 행정기관이 재결청으로 된다(법 제5조제1항).

나) 처분청이 재결청인 경우

17) 법제처, 앞의 책, 2002, 166-169쪽 참조.

31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다음의 행정청의 처분 또는 부작위는 처분청이 재결청으로 된다.


(a) 국무총리․행정각부장관 및 대통령직속기관의 장
국무총리, 정부조직법 제26조제1항에 규정된 행정각부장관 및 대통
령직속기관의 장은 대통령의 통할하에 있거나 그 소속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적정한 국정운영을 보장하기 위해 법은 법 제5조
제1항에 대한 예외로서 처분행정청이 재결청이 되도록 하였다(법 제5
조제2항제1호).
(b) 국회사무총장․법원행정처장․헌법재판소사무처장 및 중앙선거
관리위원회
국회사무총장․법원행정처장․헌법재판소사무처장이나 중앙선거관리
위원회의 처분 또는 부작위에 대한 행정심판은 당해 처분청이 재결청
이 된다(법 제5조제2항제2호).
(c) 그 밖의 소관 감독행정기관이 없는 행정청
공정거래위원회, 지방토지수용위원회 등 독립하여 직권을 행사하는
각종 행정위원회가 이에 속한다.
그러나 이들 행정청이 합의제행정청으로서 행하는 법정 소관사무에
관한 처분 이외에 소속 위원의 위촉 등과 같이 조직구성적 행정처분의
경우에는 정보조직상의 감독기관이 재결청으로 된다고 할 것이다.18)

다) 소관감독행정기관이 재결청인 경우

소관감독행정기관이 재결청이 되는 경우로는 특별시장․광역시장․


도지사․교육감의 처분이나 부작위에 대하여 행정심판이 제기되는 경
우이다(법 제5조제3항). 여기에서 소관감독기관이라 함은 행정조직 계
층상의 상급행정기관이 아닌 계쟁 행정처분에 대한 사물관할을 가진
상급행정청을 말한다.

18)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이 행한 지방노동위원회위원위촉행위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청구한 사건에 있어, 중앙노동위원회가 노동부장관 소속하에 설치된 것이라는 이유로
그 재결청은 노동부장관이 된다고 하였다(국행심 97-3337 경기도지방노동위원회위
원위촉처분취소청구사건 참조).

32
제 2 절 재결청의 결정문제

따라서 특별시장․광역시장 또는 도지사의 건설관계처분에 대하여


는 건설교통부장관, 특별시․광역시 및 도의 교육감의 경우는 교육부
장관, 식품위생관계처분에 대하여는 보건복지부장관이 각각 재결청이
되며, 다른 중앙행정기관의 소관에 속하지 아니하는 사항에 관한 처
분이나 부작위에 대하여는 정부조직법 제33조제2항에 따라 행정자치
부장관이 재결청이 된다.

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시․도지사 및 교육감)이 재결청인 경우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교육감 등 보통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 또는 교육감에 각각 소속된 각급 국가행
정기관과 그 관할구역안에 있는 자치구청장, 시장, 군수, 읍․면․동․
리장, 소방서장, 시․군․자치구 교육장 등의 자치단체의 장의 처분이
나 부작위에 대한 행정심판의 재결청이 된다(법 제5조제4항). 여기서
시․도지사 소속의 각급 국가행정기관이라 함은 국가행정에 관련된 업
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시․도지사 또는 교육감의 지휘․감독을 받
는 행정기관을 말한다.

마) 국가특별지방행정기관의 처분 또는 부작위에 대한 재결청

특별지방행정기관은 그 사무가 보통지방행정기관의 소관으로 하기


에 부적합한 특수한 사무를 처리하는 국가행정기관으로서 사무의 성
질이나 내용에 따라 그 조직형태나 규모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행
정심판의 재결청을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여 개정
된 현행 행정심판법에서는 모든 국가특별지방행정기관의 재결청을 당
해 중앙행정기관의 장으로 일원화하여 재결청결정의 혼란을 피하는 한
편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심리․의결을 받도록 하여 행정심판의
질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각급 지방병무청장이나 지방국세청장(세무서장)의 처분 등
에 대하여는 병무청장 또는 국세청장이 재결청이 된다. 다만, 각 중앙

33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행정기관의 특수한 사정에 의하여 국가특별행정기관의 재결청을 중앙


행정기관의 장이 아닌 직근상급행정기관으로 하고자 하는 기관에 대
하여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영 제2조).
현재 위 법규정의 예외가 되는 기관은 법무부와 대검찰청으로 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관의 경우에는 행정심판법 제5조제1항의 규정에 의
하여 처분청의 직근 상급행정기관이 재결청으로 된다.

바) 권한의 위임 및 위탁의 경우의 재결청

행정기관의 장은 그가 직접 시행하여야 할 사무를 제외하고는 그 권


한의 일부를 그 보조기관이나 하급행정기관의 장, 다른 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공공단체나 사인에게 위임 또는 위탁할
수 있다(정부조직법 제6조제1항․제3항 및 행정권한의위임및위탁에
관한규정 제3조․제11조). 이 경우 수임 또는 수탁기관이 행한 처분
에 대한 재결청이 누가 되느냐에 관하여 행정심판법에 일정규정이 없
어서 해석론에 의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견해가 나누어지고 있다.

①행정기관에 대한 권한의 위임 및 위탁의 경우

행정기관이 위임․위탁을 받은 경우의 재결청에 대하여는 ⅰ) 권한


의 위임․위탁이 있을 경우 위임․위탁기관은 그 사무를 처리한 권한
을 잃게 되고 수임․수탁기관이 자기의 권한으로 자기의 이름과 책임
하에 그 권한을 행사하게 되므로 수임․수탁기관이 행한 처분 또는
부작위에 대한 재결청의 결정은 위임․위탁이 없었던 경우와 달리 취
급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로, 즉 권한의 위임․위탁이 있은 경우 수
임․수탁기관의 처분 또는 부작위에 대한 재결청도 행정심판법 제5조
의 규정에 의하여 정해진다는 것이다. 다른 견해는 ⅱ) 위임․위탁기관
이 그 위임․위탁을 통하여 수임․수탁기관을 지휘․감독하고 있으므
로 권한의 위임․위탁이 있은 경우 수임․수탁기관의 처분 또는 부작
위에 대하여는 위임․위탁기관이 재결청이 되어야 한다는 견해이다.

34
제 2 절 재결청의 결정문제

ⅰ)의 견해에 따르면, 지방병무청장의 권한이 군수에게 위탁된 경우


군수가 이 권한에 의하여 행한 처분에 대하여는 행정심판법 제5조제
4항의 규정에 의하여 시․도지사가 재결청이 되고, 건설교통부장관의
권한이 노동부장관에게 위탁된 경우 노동부장관이 이 권한에 의하여
행한 처분에 대하여는 노동부장관이 재결청이 되며, 건설교통부장관의
권한을 위탁받은 노동부장관이 이 권한을 소속하급기관에 위임한 경
우 이 하급기관이 이 권한에 의하여 행한 처분에 대하여는 행정심판
법 제5조제5항의 규정에 의하여 노동부장관이 재결청이 된다. 그리고
ⅱ)의 견해에 의하면, 지방병무청장의 권한이 군수에게 위탁된 경우
군수가 이 권한에 의하여 행한 처분에 대하여는 위탁기관인 지방병무
청장이 재결청이 되고, 건설교통부장관의 권한이 노동부장관에게 위탁
된 경우 노동부장관이 이 권한에 의하여 행한 처분에 대하여는 위탁
기관인 건설교통부장관이 재결청이 되며, 건설교통부장관의 권한을 위
탁받은 노동부장관이 이 권한을 소속 하급기관에 위임한 경우 이 하
급기관이 이 권한에 의하여 행한 처분에 대하여도 당초 위탁기관인 건
설교통부장관이 재결청이 된다.
행정심판실무는 ⅰ)의 견해에 따르고 있다.
일본에서도 “이의신청을 해야 할 행정청에 대해 권한을 위임한 경우
에는 처분에 대한 이의의 재결권도 수임청에 위임한 것이라고 해
석19)하고 있다.

②공공단체 또는 민간에 대한 위임 및 위탁의 경우

행정쟁송법상 처분청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와 같은 행정기관뿐


만 아니라 법령에 의하여 행정권한의 위임 또는 위탁을 받은 공공단
체 및 그 기관 또는 사인이 될 수 있는 바(법 제2조제2항),20) 이러
한 공공단체 또는 사인이 행한 처분 또는 부작위에 대한 행정심판의

19) 南博方⋅小高剛, “註釋 行政不服審査法(補正版)”, 第一法規, 1975, 73쪽.


20) 대판 1992. 11. 27. 92누3618

35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재결청에 대하여는 통상 해당 법령에서 규정을 두고 있다.21)


문제는 개별 법률에 재결청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인
바, 이에 대하여는 ⅰ) 위임․위탁기관은 그 위임․위탁을 통하여 수
임․수탁기관을 지휘․감독하고 있으므로 수임․수탁기관의 처분 또
는 부작위에 대하여는 위임․위탁기관이 재결청이 되어야 한다는 견해
와, ⅱ) 위․수탁에 따른 개별적 감독관계 보다는 해당 업무에 대한
일반적 지도⋅감독권을 갖는 행정기관을 재결청으로 해야 한다는 견해
가 대립되고 있다.
ⅰ)의 견해는 위․수탁청간의 지휘․감독관계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같은 처분청이 한 처분이라 해도 위탁청이 누구냐에
따라 재결청이 달라지는 혼란이 발생된다. 예를 들어 위탁청이 농림부
장관이면 재결청이 농림부장관이 되는 반면 위탁청이 시․도지사인 경
우에는 시․도지사가 재결청이 되게 된다. 이에 반하여 ⅱ)의 견해는
청구인이나 피청구인이나 같은 처분청의 처분에 대하여 재결청이 달
라지지 않으므로 재결청에 관한 혼란의 여지가 없다는 장점이 있으
나, 위탁자와 수탁자간의 감독권의 행사를 다소 등한시했다는 단점이
지적된다.
현재 실무는 후자의 입장에 의하고 있는 바, 판례가 국세징수법상
세무서장의 업무를 대행하는 성업공사의 공매처분에 대해 성업공사 처
분청으로 보고 있는 점22)과 농어촌진흥공사가 대행하는 농지조성비
와 농지전용부담금의 수납업무에 있어 농어촌진흥공사를 처분청으로
보아,23) 결과적으로 해당 업무에 대해 종국적 책임을 갖는 상급청이

21) 예를 들면, 도시계획법 제93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면 행정청이 아닌 도시계획사업


시행자의 처분에 대하여는 관할 시․도지사에게 행정심판을 제기하도록 하고 있고,
도시재개발법 제60조 단서에서도 대한주택공사 및 한국토지공사의 처분에 대해서 건
설교통부장관에게 행정심판을 제기하도록 규정하고 하고 있으며, 공공기관의정보공개
에관한법률 제17조제1항에서는 국가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이외의 공공기관의 처
분 또는 부작위에 대한 재결청은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장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2) 대판 1989. 10.13. 89누1933; 대판 1994. 6.14. 94누1197 등 참조.
23) 대판 1994. 6. 14. 94누1197 ; 대판 1995. 12. 22. 95누14688.

36
제 2 절 재결청의 결정문제

재결청으로 된다는 점, 그리고 전자에 의하게 되면 위탁기관이 재결청


이 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무의
성질을 중심으로 재결청을 정하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3. 개선방안

재결청의 결정은 행정심판제도 전체의 구조 및 행정심판제도의 취


지를 감안하여 입법정책적으로 해결할 문제이다.
행정심판법은 심판청구에 관한 재결청을 원칙적으로 처분청의 직근
상급행정기관으로 하면서 여러 예외를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행정기
관외의 공공단체나 사인까지도 처분을 행할 수 있는 행정청으로 정의
하고 있으면서도 이들 행정기관외의 공공기관이나 사인이 처분청인
경우 그 재결청에 대한 일반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관계로 개별법령
에 별도 규정이 없으면 재결청의 결정은 해석론에 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해석론에 의한 재결청의 결정은 언제나 반론의 여지
가 있는 것으로 해석에만 의존하는 것에 한계가 있는 것이고 행정심
판이 사법절차를 준용한다는 헌법의 규정에 충실하려면 절차적인 문
제는 입법론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결청과 심판위원회를 분리하여 운영한다는 전제하에서는 개별 법
률에 행정기관외의 행정청에 대한 재결청을 명시하는 방법이 바람직
할 수 있다. 또한 개별법률에 행정심판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행정심판법에 행정기관외 공공기관이나 사인의 처분
이나 부작위에 대한 재결청에 관한 일반원칙규정을 두어 재결청규정
의 미비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심리⋅의결의 전심성을 확보해줄
수만 있다면, 재결청이 누구인가에 따라 행정심판의 질이 달라지는 모
순은 극복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행재결의 실효성담보와 관련할
때 재결청의 결정은 현행 행정심판법 제5조를 기준으로 하되 공공단

37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체 또는 사인에 대한 위임⋅위탁인 경우에는 사무의 성질에 따른 감


독기관이 재결청이 되도록 행정심판법 제5조에 대한 특칙을 두는 것
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24)
그 밖에 정부조직법 제6조제3항 및 행정권한의위임및위탁규정에 따
른 민간위탁의 경우에는 국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계되지 아니하
는 사무가 민간위탁이 되도록 법령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25) 요
컨대, 재결청에 관하여 사물관할을 중심으로 하여야 그 청구의 취지
에 관계없이 행정구제의 신속성과 편리성을 목적으로 하는 행정심판제
도의 취지에서 보거나 재판의 전심절차로서 행정심판을 인정한 헌법
제107조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현행제도를 전제로 한다면, 시⋅도지사 소속하의 행정심판위
원회의 개선을 통해 사물관할 또는 법정의 사무감독 권한있는 중앙행
정청 또는 시⋅도지사를 재결청으로 하더라도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
각되는 것이다.

제 3 절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 및 효율성 확보


문제
1. 행정심판위원회의 현황

(1) 행정심판위원회의 의의

행정심판위원회는 행정심판사건을 심리․의결하기 위하여 설치한 합


의제 행정기관을 말한다. 행정심판법에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리과

24) <민간위탁의 경우 재결청에 관한 행정심판개정시안>


제5조의2 (민간위탁의 경우의 재결청특례) 제2조제2항의 규정에 의한 행정청중 행정
기관이 아닌 자의 처분 또는 부작위에 대하여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관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재결청이 된다. 다만, 위탁한 행정기관
이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 또는 그 관할구역안에 있는 자치행정기관인 경우에
는 특별시장․광역시장 또는 도지사가 재결청이 된다. 김계홍, “행정권한이 위임․
위탁된 경우의 재결청결정에 관한 연구”, 「법제」, 제499호, 1999.7, 38쪽.
25) 참고판례 대판 1990. 3. 22. 89누4789.

38
제 3 절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 및 효율성확보문제

정을 통한 재결의 권리구제기능을 높이기 위하여 재결청과 별도로 의


결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행정심판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
다. 행정심판위원회는 재결청 소속하에 설치된다. 다만, 국무총리 및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재결청이 되는 국무총리 및 그 소속기관, 중앙
행정기관 및 그 특별지방행정기관과 시․도지사가 행한 처분 등에 대
한 심리․의결을 위하여 국무총리소속하에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다.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는 기존의 중앙행정기관소속
의 행정심판위원회를 없애고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로 단일화됨으로
써 처분청 또는 재결청과 지도․감독관계가 없으며 조직상 독립되어
있어 심판청구사건처리의 공정성 및 국민의 권리구제를 제고할 수 있
는 강한 제3자성을 갖는다 하겠다.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를 제외한 행정심판위원회는 그 의결이 재
결청을 구속하기는 하지만 재결청과 독립된 관계를 가진 기관이 아니
어서 형식상 재결청에 소속되며, 그 위원도 재결청이 지명 또는 위촉
하도록 되어 있다(제6조 제4항).
행정심판위원회의 회의는 객관성을 유지하도록 7인의 구성원중 최
소한 4인(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경우에는 9인중 5인)을 재결청
소속 공무원이 아닌 변호사․교수 기타 전문가가 참여하도록 하고 있
다(법 제6조․제6조의2).
행정심판위원회의 의결은 재결청을 기속하므로 재결청은 위원회의
의결내용에 따라 재결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법 제31조제2항). 그러
나 행정심판위원회는 행정에 관한 의사를 결정하여 이를 외부에 대하
여 표시하는 권한을 가진 행정관청은 아니다.

(2) 행정심판위원회의 구성

1)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

국무총리 및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재결청으로 될 경우 심판청구를


심리․의결하게 되는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한

39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50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고, 위원 중 상임위원은 2인 이내로 한


다(법 제6조의2제1항․제2항).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위원장은 재결청과 직무상 무관한 법제
처장이 되며, 필요한 경우에는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그 직무를 대
행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상임위원은 별정직 국가공무원으로 보하
되, 3급 이상의 공무원으로 3년 이상 근무한 자 기타 행정심판에 관
한 식견이 풍부한 자중에서 법제처장의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
통령이 임명하고, 그 임기는 3년으로 하며, 1차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도록(법 제6조의2제3항․제4항)하여 제3자성과 전문성을 함께 제
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상임위원을 제외한 위원은 행정심판법 제
6조제4항의 규정에 의한 행정심판위원회의 위원자격이 있는 자26) 또
는 법무부․행정자치부․기획예산처․여성부․국무조정실․공정거래위
원회․경찰청 등 중앙행정기관 소속의 1급 또는 1급에 상당하는 공
무원중에서 국무총리가 위촉하거나 지명하는 자로 하여(법 제6조의2
제5항, 동법시행령 제4조) 재결청을 구속하는 행정심판위원회의 제3
자성을 확보하여 준사법적 결정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소위원회는 상임위원을 포함하여 위원장이 지정하는 5인이내
의 위원으로 구성하는데, 위원장이 지정하는 심판청구사건을 미리 검
토하여 그 결과를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운영
된다(법 제6조의2제8항 및 영 제5조).

2) 시․도행정심판위원회

이와 달리 시⋅도지사가 재결청으로 될 경우에 심판청구를 심리․


의결하게 되는 행정심판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한 15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되(법 제6조제1항․제2항), 행정심판위원회의 위원

26)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者, 고등교육법 제2조제1호 또는 제3호의 규정에 의한 학교


에서 법률학등을 가르치는 부교수이상의 직에 있거나 있었던 者, 행정기관의 4급이
상의 공무원으로 있었던 자 또는 그 밖에 행정심판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자를
말한다.

40
제 3 절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 및 효율성확보문제

장은 재결청(시․도지사 등)이 되도록 할 뿐 아니라(법 제6조제3항),


행정심판위원회의 위원 역시 행정심판법 제6조제4항의 규정에 의한
행정심판위원회의 위원자격이 있는 자와 재결청소속공무원중에서 재
결청인 시⋅도지사에 의하여 위촉․지명되도록 함으로써27) 재결청
뿐만 아니라 행정심판위원회 마저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와는 달리
제3자성을 현저히 상실하여 재판의 전심절차로서의 질을 상실하였다
고 할 것이다.28) 뿐만 아니라 시⋅도지사 소속하의 행정심판위원회의
경우 행정심판담당직원의 잦은 교체로 인하여 행정심판운영제도의 전
문성 또한 결여되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29)

(3) 행정심판위원회의 권한과 특징 등

1) 심리․의결기관

행정심판위원회는 재결청으로부터 회부된 심판청구사건을 심리․의


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합의제 의결기관으로서, 심판청구사건에
대한 각종 증거조사와 관련법령의 검토를 통하여 분쟁당사자의 주장
에 대하여 제3자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심리․의결기관으로
서의 특성을 갖는다. 그러나, 행정심판위원회는 의결기관에 불과하므
로 그 의결내용을 자기 이름으로 외부에 대해 표시할 수 없고 재결청
을 통하여 재결의 형식으로 표시하여야 한다.

2) 준사법적 행정기관

행정심판위원회는 원칙적으로 재결청 소속(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


는 예외)하에 있으나, 심판청구사건에 대한 그의 심리결과에 따라 재

27) 시⋅도행정심판위원회는 태생적으로 독립성이 취약한 구조로 되어 있다고도 한다.


이정규⋅김기선⋅성지원, “행정심판업무발전방안”, 「법제」, 제529호, 2002.1, 30쪽 참조.
28) “행정심판은 사법절차가 준용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적어도 결정기관이 스스
로의 판단에 의하지 않고 독립된 지위를 가진 합의체의 결정에 의하여 결정하되 합의
체의 구성원 중 일정부분 이상이 처분기관의 인사권 등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어
야 한다”고 한다. 김용진, “이의신청등과 행정심판”, 「법제」, 504호, 1999.12, 19쪽.
29) 법제처, 행정심판 10년사, 1995, 124쪽 참조.

41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결할 내용을 독자적으로 의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뿐 아니라, 당


해 사건의 심리․의결에 있어서 이해관계인의 심판참가제도, 위원의
제척․기피․회피제도, 대리인 선임제도, 각종 증거조사제도 등 사법
절차가 준용되고 있다.

3) 비상설기관

행정심판위원회는 행정심판에 있어서 중추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으


나 상설기관이 아니라 재결청으로부터 심판청구사건이 회부된 경우에
그 심판청구사건의 심리․의결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안에서 회의를
개최하는 비상설기관이다.

(4) 소결

전술한 바와 같이 헌법 제107조 제3항은 사법절차가 “준용”될 것만


을 요구하고 있으나 판단기관의 독립성과 공정성, 대심적 심리구조,
당사자의 절차적 권리보장 등의 면에서 사법절차의 본질적 요소를 현
저히 결여하고 있다면 “준용”의 요청에 위반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자연적 정의의 관점에서 허용되는 행정심판절차의 준사법적 요
소 이외에도 심판기관의 독립성 및 제3자성 확보문제는 행정심판이
갖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면서도 행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수단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 및 효
율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현행 행정심판기관의 현안이 되고 있
으므로 이하에서는 이에 관한 논의를 살펴본다.

2. 개선방안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확보 및 제3기관화 문제는 아래의 그림에서


보듯이 현행의 재결기능과 심의기능을 이원화하는 제도를 탈피하여
현행 재결청과 행정심판위원회의 기능을 통합한 독립된 합의제행정청
으로서 행정심판위원회(또는 행정심판원)를 두는 방안과, 현행 제도

42
제 3 절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 및 효율성확보문제

의 유지⋅개선을 전제로 다시 말하면 현행 행정심판기관의 이원화체


제를 유지하면서 행정심판위원회의 상설화 및 시⋅도지사 소속하에
두는 행정심판위원회를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 산하에 두는 행정심
판위원회의 전국적 단일화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림 2 행정심판기관의 개선방향>

행정심판기관의 개선방향

재결청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
재결청
현 (중앙행정청/
(중앙행정청/ 행정심판
행정심판
현 심리/의결
심리/의결
행 시도지사)
시도지사) 위원회
위원회


제 직
직 시/도행정심판위원회
재 접 시/도행정심판위원회

도 재 접

결 처


행정심판원/ 중앙행정
중앙행정
행정심판원/
합의제행정청 행 심판위원회
행 심판위원회
합의제행정청 재결청
재결청 심리
심리
의결 정

(중앙행정청/
(중앙행정청/ 의결

개 심
심 재
심 심 심 선택 시도지사)
시도지사) 재

선 심 심 심 판
판 의


판 판
판 판
판 위

방 직
직 위 결


부 부
부 부
부 원

향 재
재 접
접 원
결 처 회

결 처 지방행정
지방행정
재결
재결 분
분 심판위원회
심판위원회

*합의체행정청의 형태를 취할 경우와 현행틀을 유지하면서 행정심판위원회를 단일


화할 경우를 상정한 것임.

(1) 행정심판원(합의제행정청으로서 행정심판위원회)의 설치방안

1) 개 관

행정심판법이 종전의 소원법에 비하여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과 중


립성을 강화하기는 하였으나 근본적인 개선이 이루어졌던 것은 아니
다. 그것은 심판기관이 여전히 재결청과 행정심판위원회로 2원화되어

43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있을 뿐 아니라, 재결청은 처분청의 직근상급청이거나 처분청 자체로


되어 있고, 행정심판위원회도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를 제외하고는
재결청 소속으로 되어 있고 그 위원도 재결청이 선임하게 되어 있어
아무리 위원의 과반수를 민간인으로 선임하도록 하였다고 하더라도
행정심판위원회가 재결청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기 때
문이다. 또한 행정심판위원회의 위원은 대부분 비상임이어서 행정심
판위원회의 심리는 형식화될 우려도 있다.
행정심판이 행정소송의 전심절차로서 행정에 대한 국민의 권리구제
제도로서 정착되기 위해서는 원처분청 및 직상급행정청에 대하여 조
직적인 면에서나 인적인 면에서 독립적 지위를 갖는 제3자의 행정기
관에 의해 행정심판청구사건이 심리․재결되어야 할 것이다. “누구도
자기 자신의 소송에 있어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자연적 정의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당사자에게서 독립한 제3자 기관에 의한 분쟁의
해결이야말로 진정한 국민의 권리구제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고30)
이 점은 대법원의 판례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심판기관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하여서는 근본적인 개선이
행하여져야 할 것인 바, 현행제도와 같이 재결청과 행정심판위원회를
분리하여 따로 둘 것이 아니라 재결기능과 심의기능을 일원화한 독립
된 제3의 행정심판기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현행법제
에서는 특허심판원, 국세심판원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특허심판원 및 국세심판원 모두 하나의 상설기관으로서 그리고 헌
법 제107조의 요건을 갖춘 기관으로서 재판의 전심성을 인정받고 있
다. 전자의 경우에는 특허나 의장 등을 비롯한 고도의 전문과학기술
적 지식이 요구된다는 면에서 법원의 부담경감의 차원에서, 후자는 대
량 반복적으로 행하여지는 조세부과처분에 대한 통일성확보라는 차원
에서 재판의 전심절차가 각각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심판기관의 심판관은 직무상 독립하여 심판할 수 있도록 법이

30) 같은 취지 : 이상희, “특별행정심판제도의 실태분석 및 발전방향”, 「법제」, 제495


호, 1999.3, 32쪽 참조.

44
제 3 절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 및 효율성확보문제

보장하고 있거나(특허법 142조2항)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았을


때 또는 장기의 심신쇠약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 때가 아니면
그 의사에 반하여 면직되지 아니하도록 하여(국세기본법 67조) 법관
에 준하는 신분보장을 받는 자로 하여금 그 직무를 계속적으로 관장
할 수 있도록 하여 심판대상에 대한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고
심리면에서의 준사법절차성을 인정하는 한편, 각각의 심판부 산하에
심판업무를 보조할 직원을 둠으로써 행정심판의 제3자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소송경제 및 법원의 부담경감이라는 행정심판의 목적을 달성
하고 있다.

2) 문제점

합의제행정청으로서 독립된 제3의 행정심판원 또는 행정심판위원회


를 설치하게 될 경우에는 첫째, 처분청 또는 처분청의 직상급행정청
과 조직상 분리된 제3의 기관인 행정심판원 또는 행정심판위원회가
현행법제하에서와 마찬가지로 처분청에 갈음하여 직접처분을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며, 그 둘째로는 이들 기관에 의한 재결결과에 대
해 행정청의 소속기관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 권리주체의 행정소
송제기권을 인정할 수 있겠는가가 문제될 수 있다.31) 셋째로는, 현대
국가가 지향하고 있는 작은 정부에 타당한가 하는 문제이다.

3) 검 토

먼저 직접처분제도에 대하여는 사법부의 간접강제제도론이 있었지


만, “권력분립의 원칙에 따른 제한을 받는 사법부와는 달리 재결청은
원칙적으로 처분청의 직상급감독청이므로 처분청의 위법⋅부당한 행
정처분에 대하여 직접 처분할 수 있다”32)는 점과 “행정관계에 관한 분

31) 행정소송법 제12의 “⋅⋅⋅처분 등의 취소를 구한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에


는 행정소송법 제8조제2항, 민사소송법 제47조, 제48조 등에 의해 자연인이나 법인
또는 권리능력 없는 법인에 대하여도 당사자능력이 인정되므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도 행정상 법률관계의 권리의무의 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음을 그 논거로 들 수 있다.
32) 법제처, 앞의 책, 1995, 153-154쪽.

45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쟁을 행정부 내에서 해결하도록 함으로써 사법부의 업무를 경감시킬


수 있다는 행정심판제도의 근본취지에도 적합하다”33)는 측면에서 인
정된 것으로 타당한 견해라 하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행정심
판기관을 처분청 내지 재결청과는 별도의 제3의 합의제행정청으로 할
경우 직접처분제도의 존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34)
그리고 세 번째의 문제는 현행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개선으로
서 엄밀한 의미에서의 조직신설로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되지 아
니할 것으로 판단된다. 나머지 두 번째의 문제는 아래 제4절 재의요
구권등의 허용문제에서 별도로 살펴보기로 한다.

(2) 행정심판위원회의 전국적 통일⋅단일화 방안

1) 개 관

행정심판위원회의 수와 관련해서 여러 재결청의 행정심판사건을 심


리․의결할 수 있는 통합적 행정심판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상정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각 재결청별로 보면 행정심판사건의 수가 미
미하거나 거의 없는 기관도 있기 때문에, 수많은 재결청에 개별적으로
행정심판위원회를 두는 것은 번거롭고 비능률적일 뿐만 아니라 기관
간의 균형유지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재결청에서 독립되어
심리․의결 할 수 있도록 하여 재결의 공정성을 확보할 필요성도 있
다.
이러한 문제점은 행정심판법 시행 이래로 지적되어 왔지만, 1995년
개정 행정심판법은 국무총리 및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재결청이 되는
심판청구의 심리․의결기관을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로 단일화하는

33) 앞의 책, 155쪽.
34) 이 점과 관련, 박균성교수는 “재결청이 감독청이고 사실상 지배적 위치에 있는 종
전에는 직접처분을 하여도 별 문제가 없겠으나 개정 행정심판법에서는 재결청이 지배
적인 지위가 없고 계층제의 상급기관이 아닌 위원회의 의결사항에 대하여 직접처분하
는 것은 행정의 책임성의 견지에서 다소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처분청의 입장을 재
고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한다. 앞의 책, 157쪽 참조.

46
제 3 절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 및 효율성확보문제

것에 그침으로써, 시⋅도지사가 재결청이 되는 경우에는 제3자성을 갖


추지 아니한 심판위원회에 의한 심리⋅의결을 받도록 함으로써35) 행
정심판의 심리에 있어서의 평등권위반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향후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 시․도행정심
판위원회를 통합하여 시․도행정심판위원회를 재결청으로부터 독립시
키는 방안, 예컨대 현행의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또는 중앙행정심
판위원회) 산하에 지방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또는 지방행정심판위
원회)를 설치하고 그 위원회로 하여금 시⋅도지사가 재결청이 되는
행정심판청구사건을 심리⋅의결하도록 행정심판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2) 문제점

현행 헌법은 국무총리의 행정각부 통할권을 인정(제86조제2항)함과


아울러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사무권⋅재정권 및 자치입법권을 보장
하고 있는 바(헌법 제107조), 현행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를 상설중
앙행정심판위원회로 하고 시⋅도에는 상설 지방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
회를 설치하게 되면 헌법상 보장된 지방자치권에 반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야기될 수 있다.

3) 검 토

그러나, 국무총리가 갖는 행정각부의 통할사무란 행정각부의 사무의


조정업무 및 성질상 어느 한 부에 관장시키는 것이 불합리한 성질의
사무 등을 의미한다36)는 점, 정부조직법상 국무총리의 통할하에 있는

35) 이렇게 절름발이가 된 배경에는 최광율 변호사의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서 총


괄하게 되면 상설화된 기관이 아니더라도 기구가 커져서 대륙식의 행정심판소가 되어
버린다. 그렇게 되면 각부에서 행해지는 불균형문제는 어느 정도 조절될지 모르나 지
금 우리가 사법국가주의를 택해서 행정소송의 최종심판을 사법부가 하도록 했는데 통
합된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가 워낙 비대해져 버리니까 사법부의 심사가 오히려 약
화되어 버리는 부작용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영향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 앞의 책,
31쪽 참조.
36) 이하 김철수, 헌법학개론, 1089쪽.

47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행정자치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지원⋅재정⋅세제, 지방자치단체간


분쟁조정” 등을 장리한다는 점(정부조직법 제33조제1항) 및 행정심판
은 처분청과 처분상대방인 국민 내지 주민간에 그 처분의 위법⋅부당
여부에 대한 준사법적 행정청에 의한 판단표시 작용이라는 점을 고려
할 때 위헌의 문제는 없다.37)
물론, 헌법재판소가 헌법 제86조제2항은 그 위치나 내용으로 보아
국무총리의 헌법상 주된 지위가 대통령의 보좌기관이라는 것과 그 보
좌기관인 지위에서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
할할 수 있다는 것을 규정한 것일 뿐, 국가의 공권력을 집행하는 행
정부의 조직은 헌법상 예외적으로 열거되어 있거나 그 성질상 대통령
의 직속기관으로 설치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무총리의
통할을 받아야 하며, 그 통할을 받지 않는 행정기관은 법률에 의하더
라도 이를 설치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는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헌법 제94조, 제95조 등의 규정취지에 비추어 정부의 구성단위로서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집행하는 모든 중앙행정기관이 곧 헌법 제
86조 제2항 소정의 “행정각부”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결국 정부조직
법 제14조가 국가안전기획부를 대통령직속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
더라도 위 규정이 헌법 제86조 제2항에 위반된다 할 수 없다 38)는

헌법재판소의 취지에 따라 어느 기관에도 소속하지 아니한 별도의 행


정심판위원회를 설치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그럴 경우에는
독립된 합의제행정청으로서 행정심판위원회의 설치가 더 바람직하다
고 할 것이다.

37)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감사원의 경우 감사원법 제24조


제1항에 의거하여 지방자치단체 및 소속 공무원에 대한 직무감찰이 허용되는 점에 주
목할 필요가 있다.
38) 헌재 1994.4.28. 89헌마86. 이에 대하여는 “국가안전기획부는 행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집행하는 중앙행정기관으로서 성질상 국무총리의 통할하에 두어야 할
“행정각부”에 속하는 것이 명백하므로, 국가안전기획부를 행정각부에 넣지 않고 대통
령의 직속 하에 두어 국무총리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도록 한 행정조직법 제14조 제
1항은 헌법 제86조 제2항 및 제94조에 위반된다“고 하는 반대의견이 존재한다.

48
제 3 절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 및 효율성확보문제

(3) 행정심판위원회의 상설화방안

1) 개 관

이는 현행 재결청과 행정심판위원회라는 심판기관의 이원화체제 및


재결청소속 행정심판위원회와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체제를 그대
로 유지하면서 다만 행정심판위원회의 운영상의 개선을 모색해보는
방안이라 할 수 있다.
행정심판은 법원에 의한 심판과 달리 신속․공정이 생명이므로 심
판청구가 제기되면 재결청은 이를 지체없이 행정심판위원회에 회부하
여야 하고, 행정심판위원회에서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이를 심
리․의결하여 재결청에 의결결과를 통보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행
정심판법상 행정심판위원회는 비상설기관으로 되어 있으며 실제로도
행정심판위원회가 한달에 한 번 정도 개최되는 것이 일반적인 바, 재
결청으로부터 심판청구사건이 행정심판위원회에 회부되어도 다음 번
행정심판위원회가 개최될 때까지 한 달 또는 그 이상의 기간동안 이
심판청구사건을 심리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사안의 성질상 신속한 재결이 요구되는 심판청구사건인 경
우 청구인이 심판제기와 동시에 당해처분의 집행정지를 구하였다고 하
더라도 행정심판위원회가 적시에 개최되지 아니하면 종국적으로는 심
판청구의 이익이 없어지게 되어 청구인의 정당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심판청구가 기각되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요컨대, 행정심판법에서는 집행정지신청․심판참가신청․구술심리신
청․증거조사신청 등 청구인의 권익보장을 위한 각종 제도를 인정하
고 있으나 행정심판위원회가 현재와 같이 한달에 한 번 정도 개최된
다면 이러한 신청에 대한 결정 역시 그 기간만큼 늦어지므로 행정심
판제도가 갖고 있는 신속한 분쟁해결의 명분은 없어지게 된다. 더욱
이 법령에 의하여 당해 사건이 필요적 행정심판전치로 되어 있는 경

49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우에는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심판청구사건이 많은 경우에는 한달에 1회 정도 개최되는 위
원회에서 위원들이 사건을 충분히 검토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심판위원의 경험구축을 통한 전문화에도 반한다고 할 것이다. 현재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경우 매주 위원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위원
들이 사건을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행정심판사무의 내실을 기하여 신속하고도 적정한 권리구제
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행정심판위원회의 상설화가 필요하다.
이하에서는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상설화문제를 중심으로 살펴
본다.

2)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상설화문제

가) 현황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는 현재 우선 위원장(법제처장) 및 상임위


원 2인을 제외한 위원 47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직 공무원이 7인,
변호사 15인, 법률학 교수 18인, 의사 4인, 노무사 1인, 기타 보훈
분야 전문가 등이 2인이다.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는 1996년 3,346건, 1997년 7,231건, 1998
년 7336건, 1999년 8055건, 2000년 8,844건, 2001년 12,254건을
심판처리 했는데, 이는 매년 평균 30% 내외가 증가한 것으로 16개
시․도 행정심판위원회에서 처리한 전체 심판청구건수의 2배 이상인
것으로 파악39)되었다. 특히 행정소송법이 개정되어 1998년 3월 1일
부터 행정심판을 원칙적으로 임의전치절차로 변경하였음에도 심판청

39) 16개 시․도 행정심판위원회에서 심리․의결한 심판청구 총 건수는 2000년도의


경우 4,112건, 2001년도의 경우 5,242건으로 조사되었으며, 그 외의 행정심판위원
회에서 처리한 심판청구사건의 수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50
제 3 절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 및 효율성확보문제

구사건이 지속적이면서도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심판청구안건의 수가 급속히 증가
하여 현재 연간 12,000건을 넘고 있음에도 현재 국무총리행정심판위
원회의 상임위원 수40)가 2인에 불과하여 행정심판청구의 충실한 심
리에 어려움이 크다.
다음으로, 위원회의 심리방법과 관련하여 살펴보면 구술심리신청건
수 대비 구술심리허가 비율은 비교적 높으나, 전체 심판청구건수에
대한 구술심리비율이 2∼3%에 불과한데, 이는 행정심판법에서 서면
심리와 더불어 구술심리를 동동한 심리방식으로 규정하고 있음에 비
추어 볼 때 다소 미흡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심판청구안건의 심리기간과 관련하여 대체로 90일 이내에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최근 다시 처리기간 90일을 넘기는 비
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법절차에 비하여 신속한 분쟁의 해결의
추구라는 행정심판제도의 기능에 비추어 볼 때 개선이 필요하다 하겠
다.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운영과 관련하여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나타난 구술심리 비율의 제고 및 심리기간의 준수 문제와 관련하여
그 원인을 분석하여 본 결과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원회의 비상
설적 운영 및 상임위원의 부족 외에도 위원회의 실무인력의 부족이
그 주된 원인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하여 실무인력을 꾸준히 보강하였으
나, 심판청구사건의 증가추세 및 다른 유사 위원회와의 실무인력 1인
당 안건처리 비율을 고려할 때 아직도 실무인력의 보강이 필요한 상
황이라 하겠다.

40) 상임위원의 수에 있어서도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는 상임위원이 2인에 불과하나


소청심사위원회의 경우 위원장(차관급)을 포함하여 5인이고,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경우 위원장(차관급) 1인을 포함하여 4인이다,

51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표3 유사 위윈회와의 안건처리건수 비교(2001.12.31. 기준)>

국무총리행정 소청심사 국민고충처리 중앙토지수용


구 분
심판위원회 위 원 회 위 원 회 위 원 회

연간 총
12,252 498 16,282 1,917
처리건수

실 무 인 력 30 8 110 20

연간 1인당
408 62 148 99
처리건수

※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경우 2002년 8월에 증원된 실무인력 13인


을 더하여 1인당 처리건수를 산출하면 285건이 됨.

아울러, 행정심판위원회의 실무인력이 과중한 행정심판처리업무에


얽매여 행정심판제도 및 판례․재결례 연구 등 행정심판제도의 중장
기적인 발전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시간을 갖지 못하는 실정이다.

나)개선방안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상설적 운영41)이


요구된다. ①행정심판사건의 제기건수가 매년 증가하여 2001년에는
12,254건이 되어 상설위원회로 하기에 충분하다. ②행정심판의 재결
을 보다 신속하게 하기 위하여 상설화가 필요하다. 특히 집행정지사
건은 신속한 결정을 필요로 하는데, 행정심판위원회가 비상설기관이
어서 권리구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 ③심판청구사건의 충실한 검토
를 위해서 행정심판위원회의 상설적 운영이 필요하다. 상설적으로 운
영되는 경우 안건검토가 상임위원중심으로 실효성있게 진행될 수 있
다.
이에 따라 행정심판위원회의 조직을 다음과 같이 재구성할 필요가

41) 지금까지는 연간 46회 내외로 위원회가 개최되고 안건 검토에 있어서 외부 민간위


원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52
제 3 절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 및 효율성확보문제

있다. ①행정심판의 전문화를 위하여 전문위원회 내지 전문부서의 설


치가 고려될 수 있다. 예컨대, 도로교통심판부, 보훈심판부, 일반심판
부 등으로 하든지, 또는 법제처의 업무분장에 맞추어 행정법제심판
부, 경제법제심판부, 사회법제심판부등으로 행정심판사건을 분류하여
관련전문가들로 행정심판위원회의 조직을 운영함으로써 행정심판의
전문성을 높이고 그에 따라 권리구제의 신속성과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②확대위원회의 설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선례를 형
성하는 등 중요한 재결, 보통위원회에서 의견이 심하게 대립되는 사
건으로서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안 등을 심리․의결할 경
우에는 확대위원회를 통해 보다 신중한 심리․의결이 필요할 것이다.
③행정심판업무가 과중한 점에 비추어 현재의 소위원회제도를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 소위원회를 전문화하여 경미한 사건을 다루는 소위
원회와 전문소위원회로 확대 개편할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④행
정심판제도 및 판례․재결례 연구, 재결례집의 발간, 시․도행정심판
위원회에 대한 지도 및 교육을 담당하는 사무조직을 둘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상설적 운영을 위한 조직 개
선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상임위원 수의 대폭적인 증원 및 실무인력
의 보강이 따라야 한다. 현재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실무인력의
1인당 처리안건수가 다른 유사 위원회의 실무인력의 1인당 처리안건
수와 비교하여 월등히 많고, 사실조사 및 구술심리를 충실히 하기 위
해서는 실무인력의 증원이 필요하다. 또한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상설화 및 전문화방안에 맞추어 비상임위원의 증원․보강도 검토되어
야 할 것이다. 이는 각 분야별 전문가 중 비상임위원 정원의 2 내지
3배수에 해당하는 위원을 위촉하는 위원풀제를 도입하여 그 위촉위원
명부에서 사건별로 분담하도록 하여 심판의 전문성과 충실성을 제고
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53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제 4 절 재의요구권등의 허용문제

1. 문제의 소재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행정심판위원회를 영미식의 합의제행정청


을 설치하여 행정심판의 이원적인 재결기능과 심의기능을 통합하는
제3의 독립기관을 설치하든, 현행 이원제도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전
국적 규모의 단일 의결기관으로서 행정심판위원회를 두게 되든지간에
행정심판위원회와 처분청(또는 재결청)과의 행정심판청구사건에 대한
재결 또는 심리⋅의결을 두고 대립이 발생할 소지가 많다. 현행 행정
심판법상 재결은 처분청과 그 밖의 관계행정청을 구속하며, 더 나아
가 이행재결의 경우에는 처분청이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일정한 처분
을 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재결청이 직접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
고(법 제37조), 이에 대한 처분청의 불복은 현행법이 인정하고 있지
않는 결과, 처분청의 입장에서는 재결이 종국적 효력을 갖게 되는 것
이다.
법령이 행정심판전치주의를 요구하고 있는 경우에 처분청의 입장에
서는 행정심판의 인용재결이 최종심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되는 점을 감
안할 때, 명백한 하자가 있는 행정심판위원회의 의결에 대하여도 처분
청이나 재결청에서 다툴 수 없도록 한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로 행정
심판위원회의 의결에 대한 불복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는 논의가 제
기된다.42)
요컨대, 행정심판위원회의 제3자성 확보를 위해 현행 국무총리행정
심판위원회를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국적 규모로 확대하거나 아

42) 1984년 행정심판법 제정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법률안에서는 재결청이 위원회의
의결내용에 이의가 있을 때에는 위원회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었
으나, 국회심의과정에서 재결청의 재의요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의결기관으로 규정하
고 있는 행정심판위원회의 설치취지에 어긋나고 위원회의 기능을 무력화함으로써 국
민의 권리구제에 충분치 못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삭제하였다. 법제처, 앞의
책, 2002, 181쪽 참조 ; 이정규⋅김기선⋅성지원, 앞의 논문, 28-29쪽 참조.

54
제 4 절 재의요구권등의 허용문제

니면 재결청과 심판위원회로 이원화된 현행 행정심판기관제도를 개선


하여 제3의 독립된 합의제행정청으로 일원화한 경우에는, 행정심판위
원회의 의결에 대해서는 국가중앙행정청과 지방행정청 또는 재결청인
중앙행정청이나 시⋅도지사가 그리고 제3의 독립된 합의제행정청의
심판에 대해서 중앙행정청이나 시⋅도지사가 불복하고자 할 경우를
상정할 수 있고 이러한 불복의 수단으로는 재의요구 및 기관소송 또
는 재결청의 재결에 대한 처분행정청의 행정소송제기권이 생각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살펴보면, 행정처분은 절차상 확인적․준사법적 성질을
가지거나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소송법적 확정력을 가지는 등의 경우
에는 처분청이나 감독행정청이 잘못을 시정하기 위하여 직권으로 이
를 취소․변경할 수 없는 불가변력을 갖는 점43)과 행정심판은 처분
청과 처분상대방간의 권리의무의 존부가 아닌 처분의 위법여부를 그
목적물로 삼고 있다는 점 및 재결청은 처분청의 직상급감독청이며, 행
정심판위원회는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를 제외하고는 재결청에 소속
되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현행 행정심판법상 재결청의 행정심
판위원회의 의결에 대한 불복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다.44) 다만, 재결청과 행정심판위원회의 상호 독립성
이 인정된다고 한다면, 행정심판위원회에 대한 재결청의 재의요구권
정도는 한정적으로 인정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다.45)

43) 참고 대판 1997. 11. 28. 97누11089 판결 등.


44) 김기표, “행정실무상의 주요쟁점에 관한 검토”, 「법제」, 제497호, 1999. 5, 19쪽 참

45) 국민의 권리 구제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현행불복규정의 타당성이 일응 수긍되나, 피
청구인의 경우 불목방법이 없어 1회의 재결로 확정판결과 같은 효과가 발생하게 되고,
특히 일부 위원회의 심리․의결에 공정성과 객관성이 문제될 경우 심각성이 더해질 것
이므로 일정한 범위의 행정심판위원회의 의결에 대하여 피청구인이 재심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정규․김기선․성지원, 앞의 논문,
28-29쪽.; 미국의 경우 환경심판위원회의 재결에 대해 인정되고 있는 재고려신청제도
가 참고될 수 있을 것이다.

55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2. 소 결

행정능률의 확보와 소송경제의 구현이라는 행정심판제도 도입의 취


지를 감안할 때 한계설정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즉, 재결청과 행
정심판위원회의 상호독립성이 인정된다고 하면 행정능률의 확보와 소
송경제의 취지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행정심판위원회의 의결에 대
한 이의제기의 허용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러
한 점을 감안한다면, 기관소송의 경우는 기관소송의 당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를 인정할 때 야기될 수 있는 오랜 소송기간은 행정심판
을 통한 소송경제의 이익을 부인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재의요구는 행정소송법 제18조제2항이 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날로부터 60일이 지나도 재결이 없는 때에는 행정심판의 재결을 거
치지 않고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법규정과 관련할 때 소송
경제에 반할 우려는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46)
끝으로, “행정소송당사자가 될 수 있는 피고는 원래 권리의무의 귀
속주체인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이어야 할 것이나 소송기술상의 편
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기관에 불과한 처분청에 대해 항고소송상 피고
로서의 당사자 적격을 인정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과 행정소송의 인
정취지가 “행정청의 위법한 처분 그밖에 공권력의 행사⋅불행사로 등
으로 인한 국민의 권리 또는 이익의 침해를 구제함”(행정소송법 제1
조)에 그 목적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재결청의 재결에 대한 행
정소송은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47)

46) 광업법상 광업조정위원회의 의결에 대해서 동력자원부장관이 1차에 한하여 재의요


구를 할 수 있는 등 현행법상 의결기관으로 되어 있거나 재결기능을 독립된 제3의 기
관에 맡겨 놓은 경우 대부분 재의요구권을 주고 있으며, 행정심판이 대심구조를 취하
고 있는 점에서도 행정청에게 불복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법제처, 앞
의 책, 1995, 35쪽.
47) “행정심판법이 처분청이 하급기관이 상급기관의 재결에 기속된다고 규정한 것은 통
일적이고 능률적인 행정수행을 위한 것이라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것으로서 헌법상
의 재판을 받을 권리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행정심판에 대한

56
제 4 절 재의요구권등의 허용문제

재결에 대하여는 행정심판청구를 한 처분의 상대방인 국민만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처분청은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서울 고법 1997.8.22. 96
구41658). 이와 관련한 헌법소원에서 위헌론과 합헌론의 주장에 대하여는 김기표,
앞의 논문, 18쪽 참조.

57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제 5 절 시․도지사의 행정심판 재결의 통일성


확보문제

1. 시․도지사의 행정심판 재결의 현황

(1) 시․도지사의 행정심판 재결의 성질

행정심판은 행정기관이 행하는 점에서 형식상 행정작용이나 그 실


질은 사법작용이다. 따라서, 행정심판은 국가사무에 속한다. 시장, 군
수 또는 구청장의 처분에 대하여 도지사가 행하는 행정심판의 재결도
국가사무에 속하며 도지사는 행정심판의 재결을 행함에 있어서 국가
기관의 지위에 선다.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의 처분에 대한 시․도지사의 행정심판의
재결은 다른 한편으로 기초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감독작용의 기능을
갖는다. 이러한 감독작용도 그 실질은 국법질서의 통일성 유지에 있
다는 점에서 국사가무에 속한다.

(2) 시․도지사의 행정심판의 재결의 통일성의 결여

시․도지사의 행정심판의 재결은 기초자치단체의 장의 처분의 적법


성을 통제하는 한도 내에서는 전국적으로 통일성을 가질 필요가 있
다. 그리고, 행정심판의 재결의 대상이 국가사무인 경우에는 그 적법
성뿐만 아니라 그 합목적성도 전국적으로 통일될 필요가 있다. 그런
데, 현재 행정심판에서 인용재결이 난 경우에는 처분청의 불복이 인
정되지 않으므로 행정심판의 재결을 전국적으로 통일할 장치가 없다.
그런데, 현재 시․도 행정심판위원회의 인용율이 지역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고 있다. 예를 들면, 2001년 9월 30일 현재 A시의 경우 인
용율이 58.6%인데, B도의 경우 7.7%에 불과하다.48)
지역의 사정에 따라 어느 정도 인용율의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가장 높은 곳의 인용율이 가장 낮은 곳의 인용율의 약

48) 이정규․김기선․성지원, 앞의 논문, 30쪽.

58
제 5 절 시․도지사의 행정심판 재결의 통일성 확보문제

7배인 것은 수용하기 어려운 수치이다.

2. 시․도 행정심판의 통일성의 보장 방안

(1) 재심제도

1) 재심제도의 도입필요성

행정심판의 재결의 통일성을 위하여는 처분청 또는 청구인이 시․


도지사의 재결에 대하여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시․도 행정심판의 대상은 기초자치단체의 장의 처분인 점에서 기
초자치단체의 자치권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도 타당하다.
또한, 시․행정심판위원회의 위원장이 민선의 시․도지사이기 때문
에 지역주민의 민원에 영향을 받아 청구인을 과보호할 우려도 없지
않다.49)

2) 재심제도의 문제점

재심제도는 국민의 권리구제를 지연시키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지


역의 사건을 서울에 있는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서 심판함에 따라
피청구인이나 청구인의 행정심판의 수행에 어려움이 야기될 것이다.
또한 재심제도의 도입에 따라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사건이 크
게 늘게 되어 행정심판경비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3) 재심제도의 점진적 도입

시․도지사의 재결 모두에 대하여 재심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위에


서 본 문제점에 비추어 현재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 실현가능한 재심제도는 대량적으로 행해지며 전국적으로 특히
통일시킬 필요가 있는 행정심판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재심을 일부 행정심판에 대하여 시범실시한 후에 문제점을

49) 앞의 논문, 30쪽.

59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보완해가면서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심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실질적 증거의 법칙을 준용하여 국무총
리행정심판위원회의 심리범위는 시․도지사의 재결에 있어 사실인정
이 합리적이었는지 여부와 법률문제만을 통제하는 것으로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리고, 지방에 있는 청구인, 피청구인 및 관계인이 재심의 수행을
위하여 서울에 오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서면심리를 원칙으로
하고 인터넷을 통한 의견제출제도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2) 시․도 행정심판위원회에 국문총리행정심판위원회 상임위


원을 배치하는 방안

행정심판의 통일성을 위하여는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상임위원


과 사무국직원을 시․도행정심판위원회에 배치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시․도행정심판위원회의 사건수 및 상임위원의 수
등을 고려하여 시․도행정심판위원회 마다 상임위원을 임명하지 않고
2 내지 3의 시․도행정심판위원회에 법제처 소속 상임위원 1명을 둘
수도 있을 것이다.

(3)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와 시․도행정심판위원회의 통합방안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와 시․도행정심판위원회를 통합하여 시․


도행정심판위원회를 재결청인 시․도지사로부터 분리하는 방안이 있
다. 이렇게 함으로써 행정심판의 공정성을 증진시키고, 행정심판의 통
일성에도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 대한 재심을 인정하지 않는 한
시․도행정심판위원회 사이의 행정심판의 불일치가 해결되지는 못할
것이다.50)

제6절 결 론

50) 앞의 논문, 31쪽.

60
제2절 결 론

헌법이 행정심판을 준사법화하고 있는 정신에 비추어 볼 때 심판기


관의 독립성과 적정한 변명기회의 확보가 행정심판법제의 핵심사항이
라고 할 수 있다.51) 특히 중요한 것이 심판기관의 독립성이라고 할
것인바, 이를 위해서는 재결청과 심리⋅의결기관을 일원화한 영미식
의 행정심판위원회제도를 채택하는 방법과 이들 양 기관의 이원화를
전제로 재결청의 결정과 관련한 일부 문제점을 보완하여 현행대로 유
지하되 재결청이 누군가에 관계없이 모든 행정심판위원회를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와 동일한 제3자적 의결기관이 되도록 심판위원회를
보완하는 방법이 논의될 수 있다.
그러나, 권력분립의 원칙상 행정소송법상으로는 허용되지 아니하는
의무이행소송 및 직접처분제도가 행정심판법으로는 허용되고 있고, 이
러한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수단으로서의 직접처분제도의 유지를
전제로 하는 한, 재결청과 행정심판위원회를 통합한 제3의 독립⋅합
의제행정청으로서 행정심판위원회(또는 행정심판원)제도는 장기적 과
제로 설정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아래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재결청은 현행대로 유지하
면서 행정심판위원회를 현행 국무행정심판위원회의 위원 구성방식을
채택하되, 행정심판위원회를 중앙행정청이 재결청인 경우와 시⋅도지
사에 의한 재의요구사건을 재심리⋅의결할 중앙행정심판위원회와 시
⋅도지사가 재결청으로 되는 사건이나 법정관할에 의거한 행정심판청
구사건을 심리⋅의결할 지방행정심판위원회를 설치⋅운영하는 방안이
점진적 발전방안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단기적으로는 행정심판위원회를 상설적으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제
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한 행정심판의 신속성 및 적
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건이 많은 도로교통사건과 보훈사
건을 각각 심리⋅의결할 심판부와 일반행정사건을 심리⋅의결할 부
등 3개의 심판부로 부서를 전문화하여 심판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각

51) 심판의 공정성⋅객관성은 심판절차의 면에서 보다도 근본적으로 심판기관의 구성⋅


조직에 의하여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박송규, 행정심판법, 제2전정판, 106쪽.

61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각 전문부에는 상임심판위원과 전속행정직원을 두어 권리구제의 신속


성을 확보하도록 한다.
위원회의 구성에 있어서는 각 분야별 전문가 중 비상임위원 정원
의 2 내지 3배수에 해당하는 위원을 위촉하는 위원풀제를 도입하여
그 위촉위원명부에서 사건별로 분담하도록 하면서, 심판부별 전임직
원으로 하여금 충분한 사실조사 및 관련법령에 대한 사전 검토 작업
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현행 행정심판법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관련하여 살펴보자
면, 시⋅도행정심판위원회의 독립성⋅자주성이 확보되어야 심리⋅의
결에 있어 평등권 내지 통일성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3 현행 행정심판위원회의 개선을 통한 행정심판의 준사법성 확보>

행정심판제도의 구상

민간
민간행정청
행정청 사무의
사무의귀속/감독청
귀속/감독청
법정
법정재결청
재결청 사물관할
사물관할

재결청
재결청
중앙행정청
중앙행정청 시/도지사
시/도지사

행정심판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지방행정심판위원회
지방행정심판위원회

도 보
보 일
일 도
도 보
보 일


로 로


교 훈
훈 반
반 *시/도지사의
*시/도지사의재의요구
재의요구 교
교 훈
훈 반


통 *지방심판위원회의
*지방심판위원회의심리
심리 통


부 부
부 부
부 의결에
의결에부적합한
부적합한사항
사항 부
부 부
부 부

다른 한편, (a) 행정심판의 재결이 제3자적 독립성이 확보된 합의


제의결기관에 의해 행해지는 경우 등에 한하여 재판의 필요적 전심절

62
제2절 결 론

차로 하더라도 헌법상 신속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


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 점, (b) 사법부의 정당성은 합
리적인 판결에 있다고는 하지만, 법원은 그 정치적 고려에서의 행정
이 목적으로 하는 공익의 가치를 추출하는 데에는 부적절하기 때문에
연방판사들은 행정에 대해 종국적이고 정치적인 책임을 지지 아니한
다. 법관들의 정치적 독립성이 압력단체들의 압력으로부터는 자유롭
게 해주지만 법관들의 주관적인 공익에 대한 인식이 국가에 부과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는 점,52) (c) 행정청의 행위에 대한 사법심사는
법원으로 하여금 행정결정의 과정에 대한 평가에 있어 막대한 재량을
행사하게 한다. 그러나 행정청의 결정이 공익을 어느 정도로 만족시키
느냐 하는 점에 대하여 설득력있는 평가를 하기가 곤란하다는 점, (d)
법원은 행정청보다 국민들의 정치적 감각으로부터 유리되어 있기 때
문에 사법심사만으로는 행정청의 정책이 국가의 공통가치에 부합되는
지를 평가하기에 불충분하다는 점, (e) 어느 나라든지 권력분립의 원
칙은 엄격한 형식주의로부터 벗어나 기능주의적으로 운영되어 합의제
행정청의 형태이거나 합의제의결기관의 형태이든 행정위원회가 준입법
적, 준사법적 기능을 행사해오게 된 것이라는 점53), 끝으로 (f) 1998
년 3월 1일부터 1999년 2월 28일까지 1년간 서울행정법원의 총 처
리 건수 1,670건 중 원고패소판결은 37.1%, 원고승소판결은 20%,
원고일부승소판결은 3.8%(합계 23.8%)인데, 전년도 서울고등법원의
경우는 총처리건수 5,379건 중 원고패소사건은 34.4%, 원고승소사건
은 22.4%, 원고일부승소는 7.7%(합계30.1%)로 나타나고 있다. 이
는 서울행정법원에서의 패소율이 높고 승소율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

52) Mark Siedenfeld, “A civil republican justification for the bureaucratic


state” Harvard Law Review, vol., 105, 1992, p1543(이광윤, “Chevron判決
의 波長과 行政國家”, 「미국헌법연구」, 제6호. 1995, 240쪽에서 재인용).
53) 이광윤, 앞의 논문, 241쪽 참조.

63
제 4 장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기관의 현황과 개선방안

타나고 있는 것으로서 그러한 현상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


겠으나, 행정법원에서 심리 및 처리기준의 조기정착화, 공법적 관념의
심화 등 전문법원으로서의 이행과정 중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추론할
수 있다54)고 하나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의 전문성제고와 심판능력
의 향상에 따른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
로 감안할 때, 아래의 그림과 같이 법관의 의한 판결을 유보로55) 하
는 행정에 의한 필요적⋅일차적 심판작용은 오늘날의 헌법이 목적으
로 하는 공익과 사익의 조화적 발전을 도모함과 아울러 권력분립원칙
이 지향하는 견제와 균형의 구현을 통해 청구인과 법원 및 행정의 이
해관계를 조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래의 그림에서 보듯이 헌법 107조3항의 요건에 합당하도
록 행정심판제도를 정비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법관에 의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헌법 제27조 제3항)에도 불구하고 행정심판의 필요
적 전치를 통해 행정에 의한 일차적 사실관계 및 법관계의 여과기능
수행과 이로 인한 법원의 부담경감, 신속한 사법구제의 확보 및 소송
경제의 확보라는 행정심판의 필요성을 구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54) 강완구, 앞의 논문, 43쪽.


55) 법치국가의 본질이 국가에 대한 법의 지배, 행정의 법적합성과 법률적합성에 있는
것이라면, 이러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독립된 법원에 의한 감시와 통제가 필요하
며 이것은 행정의 법적 통제란 의미에서 법치국가의 필수적인 전제조건을 이룬다. 홍
준형, 행정구제법, 2001, 355쪽.

64
제2절 결 론

<그림4 준사법적 행정심판체제 정비의 기대효과>

행정심판정비의 기대효과

청구인
청구인

재결청 *신속한
*신속한권리구제
권리구제
재결청 --감독청의
감독청의직접처분
직접처분기대
기대
*소송경제구현
*소송경제구현
--당담공무원의
당담공무원의救助
救助기대
기대
*행정목적과
*행정목적과사익의
사익의조정
조정

행 독립/상설 기

독립/상설 필요적 법
법원원

정 심판위원회 필요적 대

심판위원회 전치주의

심 전치주의 효
효 *부담경감
*부담경감

판 과
과 --사실관계
사실관계및및법관계의
법관계의정리
정리
**신속한
신속한 재판권의실질적
재판권의 실질적구현
구현


행정정
심리/의결절차
심리/의결절차
사법절차준용
사법절차준용 *행정의
*행정의신뢰성/법치행정
신뢰성/법치행정
*기능적
*기능적권력분립구현
권력분립구현

끝으로, 행정소송에서 방대한 조직과 재정능력을 가지고 있는 행정


조직과 다투어야 하는 일반국민은 소송수행능력에 있어 행정기관과
대등한 지위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민사소송의 경우보다 訴訟救助의
필요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는데도 소송구조제도가 여러 가지 이유
로 활성화되고 있지 아니하기 때문에 결국 행정사건에 있어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실질적 보장은 매우 흡족하다고 할 수 없다는 실무의 지
적56)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독립된 전문조사관을 증원․보강하여 행
정심판법에 의한 직권탐지의 범위를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적극
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56) 백윤기, “행정소송제도의 개선”, 행정법원의 좌표와 진로(개원1주년기념백서), 서울


행정법원, 1999, 192쪽 참조.

65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제 4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
심사청구와 사물관할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1. 이의신청제도의 의의와 기능

행정처분에 관하여 불복이 있는 자를 보호하기 위한 행정소송이라는


권리구제절차를 진행하기 전에 행정청의 자기통제제도로 이의신청제
도, 감독청의 감독권, 감사원의 심사청구제도, 행정심판제도 및 재심
제도가 있다. 행정의 자기통제제도는 행정의 적법성에 대한 통제와 합
목적성에 대한 통제를 포함하고 있다. 이의신청은 처분청의 위법․부
당한 처분으로 인하여 그 권리 또는 이익을 침해받은 자의 청구에 대
한 행정내부적 통제(die Verwaltungsinterne Kontrolle)이므로
공정성에 한계가 있다.57) 또한 동일한 기관에 의한 반복결정이기 때
문에 처분에 불복이 있는 자가 이의신청을 당해 행정청에 제기하여도
구제율을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의신청은 절차가 간편하고 신속
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의신청은 이를 위한 비용도 저렴하고, 사
실인정에 대한 조사능력도 행정심판보다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의시청제도가 가지는 이러한 장점은 개별적인 경우에 다른 어떠한 권
리구제수단보다도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권리구제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한다.58)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과 같은 전형적인 행정법상 쟁송수단
을 통한 권리구제는 권리구제를 실질적으로 받기 위하여는 시간과 비
용이 많이 소모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행정청의 착오나 의도하지

57) 홍정선, 행정법원론(상), 제10판, 2002, 751쪽 이하; 김철용, 행정법 I, 5정정판,
2002, 435쪽 이하; 홍준형, 앞의 책, 363쪽 이하 참조.
58) Huxholl, Die Erledigung eines Verwaltungsakts im Widerspruchs-
verfahren, 1995, S.35 ff.; Brühl, Sachbericht, Gutachten und Bescheid
im widerspruchverfahren, JuS 1994, 330 ff.; Günther, Vorverfahren als
Prozeßvoraussetzung beamtenrechtlicher Fortsetzungsfeststellungsklagen,
DÖD 1991, S.78 ff.

66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아니한 행정법상의 법률효과를 발생하는 행정처분에서 단순히 처분청


에 이의신청을 통하여 처분청이 자기가 행한 처분에 대하여 재검토하
여 이의신청인이 희망하는 행정처분으로 변경하거나 부담적 행정처분
을 취소하게 되면, 다른 어떠한 제도보다도 실질적으로 권리구제를
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일반적이라기보다는
특별한 경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의신청과 행정심판과의 근본적인 구별점은 불복신청에 대한 재결
기관에 따른 구별이다. 異議申請은 처분청 자신이 스스로 행하는 행
정청의 자기통제절차이다. 그러므로 행정심판은 원칙적으로 처분청의
상급행정청이 직근하급행정청이 행한 행정처분에 대하여 통제하는 점
에서 이의신청과는 구별된다. 이의신청은 처분청, 부작위청에 대한 신
청이며, 행정심판청구는 처분청 또는 부작위청 이외의 행정기관에 대
한 불복신청이라고 할 수 있다.59)
행정심판은 일반법인 행정심판법에 의하여 규율되고 모든 행정처분
에 대하여 인정되는 데 반하여 이의신청은 개별법률에서 특별하게 규
정하는 행정처분에 대하여서만 인정된다.
이의신청의 절차와 결정에 관하여는 행정심판법과 같은 일반법이
없기 때문에 신청기간․결정 등 그 내용은 개별법률에서 정하여진다.
일반적으로 이의신청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위법․부당한 처분
등으로 인한 법률상 이익을 침해당한 자가 처분청에 대하여 그 재심
사를 청구하는 쟁송절차로서 행정심판과는 그 대상기관, 허용범위 등
에서 차이가 있다.60) 그러나 실정법률에서 이의신청이라는 용어를 사
용하고 있으나 내용적으로 명확하게 확정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경
우가 있다. 첫째, 실정법에서 이의신청이라는 법률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실제적으로 행정심판으로서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행정심판으
로 대체하는 이의신청이 있다. 둘째, 실정법률에서 이의신청이라는 용

59) Topel, Zur Zulässigkeit der reformatio in peius im Widerspruchs-


verfahren, BayVBI. 1989, 9.
60) 홍준형, 앞의 책, 365쪽.

67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어를 사용하고 있고, 기능적으로도 단순한 이의신청에 지나지 않지만,


해당법률에서 명시적으로 이의신청의 결정에 대한 불북이 있는 경우
에 행정심판을 제기하지 못하고 차후의 권리구제는 행정소송으로 하
도록 규정하는 소위 행정심판배제적 이의신청도 있다. 셋째, 실정법
률에서 이의신청이라는 법률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내용적으로 행정
심판으로 해석될 수도 있고 일반적인 이의신청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 어떠한 원칙에 의하여 이의신청 또는 행
정심판으로 해석하여야 하는가에 관한 논증이 필요하다. 이하에서는
현행법률에 규정된 다양한 종류의 이의신청을 분석하고, 불명확한 이
의신청에 대하여는 입법론적인 개선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해당 이
의신청의 성격을 규명하는 해석원칙에 관하여 논하고자 한다.

2. 현행법상 이의신청의 유형

(1) 상호독립주의

1) 의 미

행정처분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하는 자는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을 선


택적으로 할 수 있는 유형이 있다. 행정소송으로 통하여 권리구제를
하기 전에 일반적인 권리구제는 처분청의 직근상급행정청에 행정심판
청구가 허용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은 헌법적인 요청은 아니나
법률의 전체적인 체계에서 행정심판법을 제정하여 시행함으로써 행정
청의 처분에 대한 구제절차로서 행정심판제도를 인정하고 있다.
처분청의 행정처분에 대한 위법․부당의 여부에 대한 판단은 원칙적
으로 직근상급행정기관에서 수행하는 것이 현행 한국의 행정법상 행정
심판의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직근상급행정청은 당해 행정심판청구의
대상인 처분이나 부작위를 한 행정청에 대하여 행정조직의 계층상 소
속상급행정기관 중에서 바로 위에 있는 행정기관이다.61) 구체적인 직

61) 앞의 책, 400쪽.

68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급상급행정기관은 개별법률에 의하여 정하여 진다. 행정조직과 행정절


차에 있어서 처분청의 직근상급행정청은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당
해 행정사무에 관하여 일반적․직접적으로 처분청을 지휘․감독하는
권한을 가지며62), 처분청이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을 하였을 때에
이를 시정할 책임을 지며, 직권으로 당해 처분의 취소 또는 정지를
할 수 있는 행정기관을 말한다.
대부분의 입법례는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을 동시에 인정된다고 할 수
있다. 즉, 행정청의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하여 처분청에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처분청의 이의신청에 불복이 있는 경우에는 재결청에 행정
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 전형적인 유형에 속한다. 대부분의 이의신청
은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 그러나 이의신청을 할 수 있음을 해당 법
률에서 규정하고 있어도, 이의신청을 행정심판의 제기를 위한 필수적
인 절차라고 볼 수는 없다. 즉 해당법률에서 이의신청을 규정하고 있
어도 행정청의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하여 바로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입법유형이 있다. 개별법률에서는 이의신청과 행
정심판과의 관계를 분명하게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권리구제의 법적인
통일성을 결하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행정청분
의 불복이 있는 경우에 권리구제를 받기 위한 행정의 자기통제절차로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이 가지는 고유한 권리구제기능을 개별법률에서
명확하게 반영하지 않음으로써 전체 법률체계에 적합하지 아니하는
권리구제가 존재하기도 한다. 이는 개별법률에 따라서 개별적으로 분
석함으로써 행정소송을 통한 사법적인 권리구제 이외에 행정기관 내
에서 권리구제를 보다 명확하게 할 필요성이 있고, 이의신청과 행정
심판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함으로써 행정심판의 사물관할을 결정할
수 있게 할 것이다.

62) 행정심판의 재결청은 원칙적으로 직근상급행정기관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행정심


판의 대상이 되는 처분을 행한 행정기관이 재결청이 되기도 하고, 소관감독행정기관,
보통지방자치행정기관의 장이 재결청이 되기도 한다.

69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2) 입법례

일반적으로 개별법률에서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에 관하여는 3가지 유


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으로 이의신청을 거친 후에 비로
소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입법유형이 있다. 두 번째
유형으로 이의신청에 관하여서만 규정하고 행정심판에 관하여는 행정
심판법에서 규정하는 바에 의하도록 명문의 규정을 두지 아니하는 입
법유형이 있다. 세 번째 유형으로 이의신청을 거친 후에 행정심판을
제기하거나 또는 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을 규정하는 유형으
로 행정심판과 관련된 내용을 일부 규정하는 유형이다.

가) 행정심판과 관계를 명확하게 규정한 유형

①자동차 등록에 관한 이의신청

자동차관리법에서는 다양한 등록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동법 제5조


에 의하면 임시운행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등록) 자동차(이
륜자동차를 제외한다. 이하 제47조까지 같다)는 자동차등록원부(이하
“등록원부”라 한다)에 등록한 후가 아니면 이를 운행하지 못한다. 또한
동법 제8조에서는 신규등록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신
규로 자동차에 관한 등록을 하고자 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
에 의하여 시․도지사에게 신규자동차등록(이하 “신규등록”이라 한다)
을 신청하여야 한다. 동법 제11조에서는 변경등록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경미한 등록사항의 변경을 제외하고 자동차소유자
는 등록원부의 기재사항에 변경(제12조 및 제13조의규정에 의한 이
전등록 및 말소등록에 해당되는 경우를 제외한다)이 있을 때에는 대
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시․도지사에게 변경등록(이하 “변경등
록”이라 한다)을 신청하여야 한다. 동법 제12조에서는 이전등록에 관
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등록된 자동차를 양수 받는 자는 대

70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시․도지사에게 자동차소유권의 이전등


록(이하 “이전등록”이라 한다)을 신청하여야 한다. 동법 제13조에서는
말소등록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자동차소유자(재산관
리인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는 등록된 자동차가 다음 각호
의 1의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자
동차등록증․등록번호판 및 봉인을 반납하고 시․도지사에게 말소등
록(이하 “말소등록”이라 한다)을 신청하여야 한다. 동법 제14조는 압
류등록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시․도지사는 민사집행
법에 의하여 법원으로부터 압류등록의 촉탁이 있거나 국세징수법 또
는 지방세법에 의하여 행정관청으로부터 압류등록의 촉탁이 있는 경
우에는 당해 자동차의 등록원부에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
여 압류등록을 하고 자동차소유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자동차관리법에서는 위와 같이 신규등록, 변경등록, 이전등록, 말소
등록 및 압류등록 등을 자동차의 운행을 위한 허가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동차의 등록거부는 행정청의 처분에 해당한다. 이러
한 등록거부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가 행정청에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을 동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동법 제28조에서는 이의
신청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시․도지사가 행한 자동
차의 등록에 관하여 이의가 있는 자는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자동차의 등록에 관하여 이의가 있는
자는 이의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행정심판법에 의한 행정심판청구 또
는 행정소송법에 의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동법 제28조제4항
은 2003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는 법규정이다. 이 규정은 다른 법률
의 입법모델이 될 수 있다고 사려된다. 여기서는 명확하게 이의신청과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과의 관계를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자동차관리
법상 각종 이의신청은 행정심판과 독립성을 가지는 전형적인 이의신
청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자동차등록에 대하여 불복하는 자는 시․도
지사에 이의신청을 거친 후 이의신청의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에 다시

71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관리법에서 규정된


이의신청을 거치지 아니하고도 곧바로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다.

②공공기관의 정보공개관련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 제16조에 이의신청에 관하여 규정하


고 있다. 이에 의하면 청구인이 정보공개와 관련하여 공공기관의 처분
또는 부작위로 인하여 법률상 이익의 침해를 받은 때에는 공공기관으
로부터 정보공개여부의 결정통지를 받은 날 또는 비공개의 결정이 있
는 것으로 보는 날부터 30일 이내에 당해 공공기관에 서면으로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공공기관은 이의신청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그 이의신청에 대하여 결정하고 그 결과를 청구인에게 지체없이 서면
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공공기관은 이의신청을 각하 또는 기각하는 결
정을 한 때에는 청구인에게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
다는 취지를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결과통지와 함께 통지하여야 한다.
동법 제17조에서는 행정심판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청구인이 정보공개와 관련하여 공공기관의 처분 또는 부작위로 인하
여 법률상 이익의 침해를 받은 때에는 행정심판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외의 공
공기관의 처분 또는 부작위에 대한 재결청은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장
으로 한다. 청구인은 이의신청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행정심판을 청
구할 수 있다. 이 법률에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여기서
의 이의신청은 행정심판을 제기하기 전에 가장 용이하게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 처분청의 거부처분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하여 이를 처분
청에서 수인하는 경우에 행정심판절차보다 간소한 권리구제절차가 된
다.
이 법률에서는 명확하게 정보공개의 거부처분에 대한 이의신청과 행
정심판과의 관계를 규정하고 있는 점에 모범적인 입법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72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나) 행정심판과의 관계가 불명확한 유형

①농산물검사에 대한 이의신청

농산물품질관리법 제19조는 농산물의 검사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


다. 이에 의하면 농림부장관은 공정한 유통질서확립과 소비자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정부가 수매하거나 수출 또는
수입하는 농산물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농산물에 대하여 검사를 실시
한다. 동법 제22조에서는 이러한 검사에 대한 이의신청제도를 규정하
고 있다. 즉, 농산물의 검사결과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자는 검사현장
에서 검사를 실시한 검사원에게 재검사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검
사원은 즉시 재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알려 주어야 한다. 재검사
의 결과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자는 재검사일부터 7일 이내에 검사원
이 소속된 검사기관의 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의신청을
받은 기관의 장은 그 신청을 받은 날부터 5일 이내에 다시 검사하여
그 결과를 이의신청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검사에 대한 재검사의 요구와 재검사결과에 대한 불복시에는 검사기
관의 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검사기
관의 장에게 신청하는 이의신청은 일반적인 이의신청이기 때문에 이
의신청을 거치지 아니하고 재검사에 불복하는 자는 검사기관의 직근상
급행정기관에 행정심판으로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므
로 농산물품질관리법상의 농산물품질검사에 대한 이의신청은 행정심
판을 제기하기 전에 제기할 수 있는 일반적인 이의신청으로 이의신청
의 결정에 대한 불복시에 행심심판의 사물관할에 속한다.

②군용전기통신설비관련 손실보상에 대한 이의신청

군용전기통신법 제11조에서는 정당한 손실보상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첫째, 군용통신은 그 설비를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한 사업용전기
통신설비 또는 자가전기통신설비에 접속시킬 수 있다(제5조). 둘째,

73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군용통신선로의 건설, 보수 또는 측량에 종사하는 자는 그 공사 또는


측량을 하기 위하여 필요할 때에는 타인의 건물 또는 토지에 출입하
거나 그 토지에 측량표를 설치할 수 있다(제6조제1항). 셋째, 국방부
장관은 군용통신의 선로 및 그 부속시설(이하 선로등이라 한다)의 설
치 또는 보수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국유, 공유 또는 사유의 토
지와 이에 정착한 공작물이나 수면, 수저 또는 영조물등을 사용할 수
있다. 넷째, 국방부장관은 군용통신의 선로 등의 건설 또는 군용통신
에 전파장애를 일으키는 이동이 가능한 공작물, 매설물, 기기, 죽목
및 기타의 식물에 대하여 그 소유자 또는 점유자에게 철거․상태변
경․벌채 또는 이식을 요구할 수 있다. 다섯째, 국방부장관은 군용통
신설비의 기능을 확보하고 군용통신의 장애요소로부터 보호하기 위하
여 필요할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군용통신설비의 설
치장소의 중심으로부터 반경 2킬로미터의 범위안에서 특별보호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 국방부장관 또는 관할부대장은 특별구역안에서 군용
통신에 장애요소가 되는 각종장애설비등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
국방부장관은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실에 대하여 정당
한 보상금을 지급할 의무를 동법 제11조에 규정하고 있다. 동조 제2
항에 의하면 손실보상금을 받고자 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손실보상청구서에 손실산출서와 기타 필요한 서류를 첨부하여
국방부장관에게 청구하여야 한다. 국방부장관은 보상청구를 받았을 때
에는 그 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3월 이내에 보상금액을 결정하여 청구
자에게 서면으로써 통지하여야 한다. 손실보상금액의 결정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그 결정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월 이내에 국방
부장관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동법 제13조).
여기서 손실보상금액의 결정에 대하여 불복하는 자가 제기하는 이
의신청은 특별행정심판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이의신
청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가 있다. 여기서 규정하고 있는
이의신청은 그 결정에 대하여 불복이 있으면 다시 행정심판의 사물관

74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할이 인정될 수 있는가에 관하여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있다. 여기


서 이의신청은 토지수용법에서의 토지수용위원회에서 행하는 재결과
동일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토지수용의 경우에는
토지수용위원회라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기관에 의하여 수용결정과
보상액에 결정되는 데 반하여 이 법률에 의한 손실발생의 경우에는 손
실발생에 대한 전문기관에서 수행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단순한 이
의신청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국방부장관이 행한 이의신청
의 결정에 대하여 불복하는 자는 행정심판을 제기하여 보다 간편한
방법으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
면 재산권을 침해당한 일반국민의 측면에서 국가의 필요적인 행위로
인한 재산상의 손실은 토지수용과 전혀 구별되지 않는 점에서 토지수
용법상의 불복절차를 준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헌법상의 재산권보
장에 합치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경우는 토지수용법 또는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
법63)의 직접적인 적용을 받지 아니하고, 일반행정심판절차로 권리구
제를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입법론적으로는 이의신청과 행정심
판과의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해당법률에서 규정할 필요가 있다.

③농약관리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농약관리법 제26조에 의하면 품목등록 또는 품목변경등록등을 신청


한 자는 그 등록신청서류를 반려받거나 직권에 의한 품목변경등록 또
는 품목등록취소등의 처분을 받은 때에는 그 처분을 받은 날부터 30
일이내에 농촌진흥청장에게 서면으로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농촌진

63) 공익사업을목적으로하는토지등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법률은 토지수용법과 공공용


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공익사업 용지의 취득과 손실
보상에 관한 제도를 2003년 1월 1일부터는 공익사업을위한토지등의취득및보상에관
한법률로 통합함으로써 손실보상에 관한 절차와 기준을 체계화하고 각종 불합리한 제
도를 개선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충실히 보호함과 아울러 공익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도모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 보고서의 작성시에는 현행 법률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대상에서 제외한다.

75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흥청장은 이의신청이 있는 때에는 지체없이 신청인에게 기일과 장소


를 통지하여 신청인 또는 그 대리인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다만, 당해 신청인 또는 대리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에 응하
지 아니하거나 주소불명등으로 의견진술의 기회를 줄 수 없는 경우에
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농촌진흥청장은 이의신청을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이를 심사하여 그 결과를 신청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농약관
리법 제26조는 품목등록, 품목변경등록의 거부처분 또는 취소처분을
하는 경우에 처분의 상대방은 처분청인 농촌진흥청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 농약관리법상의 이의신청은 행정심판을
제기하기 전에 거칠 수 있는 권리구제절차로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점은 동조 제2항에서 이의신청의 결정과정에 신청인의 의견진술기회
를 부여하고 있는 점이다. 그러나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기관이 처분청
이고, 이의신청기간이 일반행정심판보다 짧은 30일로 되어 있는 점에
서 행정심판과 독립성을 유지하는 일반적인 이의신청으로 해석하는 것
이 타당할 것으로 사려된다.
입법론적으로 농약관리법 제26조에는 행정심판과의 관계를 명확하
게 규정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즉, 이의신청의 결정에 불복
이 있는 자는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거나 아니면
이의신청의 결정은 행정심판상의 재결로 본다는 명확한 규정을 둘 것
이 요망된다.

④식물방역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식물방역법 제29조에서는 이의신청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의신


청의 대상은 첫째, 식물방역관은 규제병해충․잠정규제병해충 또는 방
제대상병해충이 붙어 있다고 의심이 가거나 금지품이 있다고 의심이
가는 식물등․토지․저장소․창고․사업장․선박․차량 또는 항공기
등을 검사할 수 있다. 식물방역관은 검사결과 규제병해충, 잠정규제병
해충 또는 방제대상병해충이 검출되거나 금지품이 발견된 때에는 당

76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해 식물등․토지․저장소․창고․사업장․선박․차량이나 항공기 등을
소유한 자 또는 소유자로부터 처분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이하 “대리
인”이라 한다)에 대하여 농림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소독․폐기
기타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이러한 명령을 받은 자는 농립부장
관 또는 시․도지사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둘째, 식물 등을 수출하고자 하는 자는 당해 식물 등이 수입국의 요
구사항에 적합한지의 여부에 관하여 식물방역관의 검사를 받아야 하
며, 그 검사를 받은 결과 합격한 것이 아니면 수출하지 못한다. 다만,
우편물로 수출하거나 수입국이 검사합격증명서를 요구하지 아니하는
식물 등 기타 농림부령이 정하는 식물등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
다. 여기서 검사결과 불합격한 자는 농립부장관 또는 시․도지사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국가와 시․도는 병해충방제명령으로 인하여 손실을 받은 자에 대
하여 그 정상에 따라 손실을 보상할 수 있다. 보상을 받고자 하는 자
는 농림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농림부장관 또는 보상받을 물건등
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도지사에게 신청하여야 한다. 이 경우 농림
부장관에 대한 신청은 그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도지사를 경유하여야
한다. 농림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신청이 있는 때에는 지체없이 농
림부령이 정하는 기준 및 절차에 의하여 보상여부 등을 결정하여 그
결과를 신청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농립부장관 또는 시․도지사의
보상여부, 보상액 등에 대한 결정에 불복이 있는 자는 농립부장관 또
는 시․도지사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농림부장관 또는 시․도지사
는 이의신청이 있는 때에는 지체없이 신청인에게 기일과 장소를 통지
하여 신청인 또는 그 대리인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다만, 당해 신청인 또는 대리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이에 응하지 아니
하거나 주소불명 등으로 의견진술의 기회를 줄 수 없는 경우에는 그러
하지 아니하다. 농림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신청을 받은 날부터 14
일 이내에 이를 심사하여 그 결과를 신청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77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식물방역법 제29조의 이의신청은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이의신청으


로 해석하기보다는 행정심판과 독립성을 유지하는 이의신청으로 보아
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여기서의 이의신청을 특별하게 특별행정심판
으로 해석할 수 있는 요인을 발견할 수 없다. 현행법률상의 행정소송
을 제기하기 전에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이의신청, 행정심판
이라는 단계적인 절차를 원칙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관계상 해당법률
에서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이의신청으로 해석될 수 있는 특별한 요인
을 발견할 수 없으면 원칙적으로 원래적 의미의 이의신청으로 해석하
는 것이 적합한 것으로 사려된다.
입법론적으로는 위의 농약관리법과 같이 해당 법률에서 행정심판과
관계를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요망된다.

(2)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

1) 의 미

이의신청등을 행정심판으로 취급하는 규정을 둔 경우 이의신청을 거


친 경우에는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없음을 규정하는 유형이다. 물론
이러한 규정을 둔 목적은 행정소송법에 의한 행정심판전치주의와 관
련된다고 할 수 있다. 개별법률에서 이의신청등을 행정심판으로 본다
고 규정하는 한 이러한 이의신청을 행정심판법 제13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특별행정심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에는 이의신청을
거친 후에는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유형의 이의신청에 대하여 다시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면,
중복적인 행정심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의 입법례에 속하는 이
의신청은 법률용어상으로는 이의신청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실질적으
로는 특별행정심판에 해당한다.64)

64) Artzt, Zur Problematik der Rücknahme des Widerspruchs im Klage-


verfahren, NVwZ 1995, 666.

78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행정심판전치주의를 취하던 행정소송제도에서는 이의신청을 거친 후


에 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행정처분의 불복자에 대
한 권리구제에 신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의신청을 특별행
정심판으로 인정하여 행정심판의 사물관할을 배제하게 되면, 이의신
청에 불복하는 자는 다른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권리구제의 길을
원천적으로 봉쇄받아서 행정심판으로 권리구제를 신속하고, 용이하게
받을 수 없고, 행정소송이라는 최후의 권리구제의 방법을 선택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특별행정심판으로 이의신청을 규정하는 입법권자는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제도에 대한 특별한 정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법치국가에 근거하는 체계정당성 내지 권리구
제의 평등성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기 위한 헌법적인 정당성없이 이의
신청을 특별행정심판으로 인정하게 하고, 일반행정심판을 배제하면,
헌법에 반하는 권리구제절차가 될 수도 있다.

2) 입법례

가) 집회 및 시위의 금지통고에 대한 이의신청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9조에 의하면 집회 및 시위의 주최자는 신


고된 옥외집회 또는 시위가 관할경찰서장으로부터 금지통고를 받은 때
에는 10일 이내에 당해 경찰관서의 직근상급경찰관서의 장에게 이의
를 신청할 수 있고, 이의신청을 받은 때에는 24시간 내에 재결을 하
여야 한다. 24시간 내에 재결서를 발송하지 아니한 때에는 관할 경찰
관서장의 금지통고는 소급하여 그 효력을 잃도록 하고 있다.
직근상급경찰관서의 장이 재결청인 점에서 행정심판의 재결청과 동
일하다. 그리고 직근상급경찰관서의 장이 재결을 하도록 하고 있기 때
문에 행정심판으로 볼 수도 있다. 왜냐하면 현행법률용어상 재결은 행
정심판의 결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옥외집회는 특수한 상황
과 관련되는 점에서 일회적인 집회에 대한 금지통고를 다투는 것은 실

79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익이 없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옥외집회의 금지통고를 받고 이에 대


하여 행정심판을 제기하여 심판을 진행하는 기간에 이미 의도한 옥외
집회의 날짜가 도과하여 취소심판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게 된다.
옥외집회가 가지는 이러한 특수성을 인정하여 이 법률에서 재결기간을
이의신청 후 24시간이내에 재결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매
년 또는 매달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옥외집회의 경우는 기관이 도과하
여도 다음에 개최될 옥외집회의 금지통고에 대하여 다투는 것이 법률
상 이익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9조
의 이의신청을 특별행정심판으로 인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사려된다. 또한 일반행정심판의 경우에는 처분청의 직근상급행정기관
이 재결청이 되지만, 재결청은 재결만을 하고, 당해사건에 대한 심리
와 의결은 재결청에 소속된 행정심판위원회가 담당한다. 행정심판위
원회는 민간인 과반수이상으로 구성된 준독립적인 기관으로 사법에
준하는 사건심리와 의결을 한다. 이러한 점에서 단순히 직근상급경찰
관서의 장이 재결을 하도록 되어 있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상의 이
의신청은 단순히 법률용어를 재결로 하였다고 특별행정심판으로 인정
하기에는 지나치게 법률해석을 자구적으로 해석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권리구제의 길을 보다 넓게 보장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는 행정심판제도의 취지를 고려할 때에 단순한 이의신
청으로 해석함이 적합하고, 직근상급경찰관서의 이의신청의 결정에
대하여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는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입법론적으로 옥외집회가 가지는 특수한 법률상 이익을 고려하여 금
지통고에 대한 이의신청을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특별행정심판으로 인
정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이의신청으로 인정할 것인가에 관한 명확
한 규정을 둘 필요성이 있다. 이 법률에서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을 재
결로 사용하는 것만으로 여기서 이의신청을 특별행정심판으로 쉽게 판
단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할 것이다.

80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나) 국민기초생활보장관련 이의신청

①법률규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38조에 의하면 수급자나 급여 또는 급여변경


의 신청을 한 자는 그 결정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시
장․군수․구청장의 처분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당해 보장
기관을 거쳐 시․도지사에게 서면 또는 구두로 이의를 신청할 수 있
다. 이 경우 구두로 이의신청을 접수한 보장기관의 공무원은 이의신
청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협조하여야 한다. 이의신청을 받은 시장․군
수․구청장은 10일이내에 의견서와 관계서류를 첨부하여 이를 시․
도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시․도지사가 제38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시장․군수․구청장으
로부터 이의신청서를 송부받은 때에는 30일 이내에 필요한 심사를 하
고 이의신청을 각하하거나 당해처분을 변경 또는 취소하거나 기타 필
요한 급여를 명하여야 한다. 시․도지사는 이 처분 등을 한 때에는 지
체없이 신청인과 당해 시장․군수․구청장에게 각각 서면으로 이를 통
지하여야 한다.
동법 제40조에 의하면 시․도지사의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처분등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자는 그 처분등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
에 시․도지사를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서면 또는 구두로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구두로 이의신청을 접수한 보장기관의 공무
원은 이의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협조하여야 한다. 시․도지사는
이러한 이의신청이 있은 때에는 10일 이내에 의견서와 관계서류를 첨
부하여 이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보건복지부장관은 이러한 이의신청서를 송부받은 때에는 30일 이내
에 필요한 심사를 하고 이의신청을 각하하거나 당해처분의 변경 또는
취소의 재결을 하여야 한다. 보건복지부장관은 이러한 재결을 한 때
에는 지체없이 당해 시․도지사와 신청인에게 각각 서면으로 재결내

81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용을 통지하여야 한다.

②시․도지사에 대한 이의신청의 법적 성격

동법 제38조에 의한 수급자가 시․도지사에 제기하는 이의신청의


법적 성격이 문제된다. 여기서의 이의신청은 처분청인 시장․군수․구
청장의 급여지급등의 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어서 상급행정관청인
시․도지사에 처분의 재고를 요구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행정심판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동법 제40조에서 시․도지사가 행한 이의
신청에 대한 결정에 불복이 있는 자는 다시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고려할 때에 단순한 이의신청으로 결
정기관이 처분청이 아닌 직근상급행정청인 특수한 유형의 이의신청으
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의신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행정심
판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③보건복지부장관에 대한 이의신청의 법적 성격

시․도지사가 행한 이의신청의 결정에 대하여 불복하는 자는 다시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보건복지부장관이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은 재결이라는 용어를 사용함
으로써 특별행정심판이라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한다. 일반적으로
이의신청의 결정에 대하여 불복하는 경우에 행정청 내에서 권리구제
의 방법은 행정심판으로 보는 것이 적합한 것으로 사려된다. 이의신
청을 이중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고, 보건복지부장관이 이
의신청에 대한 결정을 재결이라는 행정심판적 용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입법권자의 의도는 특별행정심판으로 보는 것이 적합한 것으
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보건복지부장관의 이의신청에 대한 재결에 불
복이 있는 자는 행정소송으로 이를 다툴 수 있고, 다시 일반행정심판
으로 다투지는 못한다고 판단함이 합당하다.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행정심판대체적 이의신청이라고 할 수 있다.

82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④개선방안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권리구제는 이중적으로 이의신청을 사용하


고 있는 점에서 법률의 규정으로 입법권자의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권리구제와 관련된 법률조문은 권리구제의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 입법론적으로 타당할 것으로 사려된다. 그러므로 시
장․군수․구청장의 수급자에 대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으로 이의신청
을 행정심판제기의 전제요건으로 규정한 것인가를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성이 있다.
시․도지사의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가 보
건복지부장에게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이어한 이의
신청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행하는 결정을 재결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특별행정심판으로 볼 수 있게 하고 있으나
일반행정심판과 같은 행정심판위원회라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가진 기
관에서 의결하지 아니하고 직접 처분청의 상급행정관청이 의결하고 재
결하는 것은 일반행정심판보다 권리보호에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시도지사의 이의신청에 대하여 불복하는 자는 국무총리행정
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국민의
권리보호에 적합한 법정책으로 생각된다.
법률관계의 명확성의 관점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는 이의신청,
행정심판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보건복지
부장관이 행하는 이의신청을 행정심판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가 아
니면 단순 이의신청으로 보고 보건복지부장관의 재결에 대하여 불복
이 있는 자는 다시 행정심판으로 다툴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 법률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의 이의신청에 대한
재결은 행정심판법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명확한 규정을 추가할 필요
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83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3) 행정심판배제적 이의신청

1) 의 미

이의신청 중심주의는 행정심판을 배제하고 이의신청만을 소송의 전


심절차로 인정하는 유형의 입법례라고 할 수 있다. 법률조문에서 이의
신청을 처분청에 제기할 수 있게 하고, 제기기한을 비교적 짧게 규정
함으로써 법률관계의 신속한 종료를 필요로 하는 사안에 관하여 이러
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처분청이 이의신청을 인용하지 하지 아니
하는 경우에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유형의 입법례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우의 이의신청은 특별행정심판이라고 할 수 있고, 단
순한 이의신청으로 볼 수도 있다. 후자로 보는 경우에 행정심판은 개
별법률에서 특별하게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해당
이의신청을 단순한 이의신청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특별행정심판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는 개별법률의 전체적인 입장에서 고려하여야 할 것
이다. 우선 이의신청에 대하여 결정하는 기관이 직근상급행정기관이
고, 이의신청의 기간을 행정심판법에서 규정한 기간에 근접한 경우에
는 특별행정심판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그러나 처분청이 이의신청
에 관하여 결정하는 기관이고 기간이 비교적 단기적으로 규정하고 있
는 경우에는 행정심판을 배제하는 이의신청으로 해석할 경우에는 엄
격한 하여야 할 것으로 사려된다. 물론 해당 법률에서 행정심판으로
배제하거나 대체하는 것으로 명확하게 규정한 경우 또는 법률전체적
인 해석에서 특별행정심판으로 일바행정심판으로 대체하는 이의신처
으로 인정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행정심판법상의 “다른 법률의 특
별한 규정”으로 보고 행정심판의 사물관할에서 제외된다고 할 수 있
다.

84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2) 입법례

가) 강제퇴거명령 및 난민인정에 관한 이의신청

①법률내용

출입국관리법 제60조에 의하면 불법체류자의 강제퇴거명령에 대하


여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강제퇴거명령서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법무부장관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동법 제76조의4에 의하면 난
민인정의 신청을 하였으나 난민인정을 받지 못한 자 또는 난민인정이
취소된 자는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법무부장관에게 이의신
청을 할 수 있고, 이 경우 행정심판은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②이의신청의 법적 성격

출입국관리법에서 특별한 규정을 두어서 불법체류자의 강제퇴거명령


이나 난민인정을 거부당한 자는 불복절차로 법무부장관에게 이의신청
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의신청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거
부처분에 대하여는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러나 법무부장관의 거부결정은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결정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결정이라고 한다면, 법률에서
특별한 규정을 둘 필요성이 없을 것이다.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없도
록 한 규정은 출입국관리법의 특성에 의할 때에 불법체류자와 난민이
이의신청과 행정심판 그리고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국내에 체류하는 기
간을 늘리는 것을 방지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 사려된다. 여기서 이의
신청은 기능적으로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그
자체가 행정심판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출입국관법
상의 이의신청은 행정심판배제적 이의신청이라고 할 수 있다.

85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③개선방안

강제퇴거명령 또는 난민신청과 관련된 행정처분은 다른 행정과 다른


특수성이 요구되기 위하여는 헌법적인 정당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국
제화된 현실에서 외국인이나 난민을 최소한 권리구제에서 다르게 취
급하여야 할 헌법적 정당성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아니하다. 불법체
류자와 난민의 경우에도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이의신청의 결정에 대
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다시 행정심판으로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두
는 것이 헌법적인 권리보호의 요청과 체계정당성의 요청에 합치하는
것으로 사려된다. 법률에서 명확하게 행정심판을 배제하는 규정을 두
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권리구제제도를 불법체류자 또는 난
민에 대하여 허용하지 않는 것에는 헌법적인 정당성을 제시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나) 청소년관련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①법률내용

청소년보호법에 의한 處分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그 처분의 고


지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를 갖추어 처분을 한 행정청
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청소년보호법에 의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
의 소를 제기하고자 할 때에는 이의신청에 대한 처분의 고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이를 제기하여야 한다. 이 기간은 부변기간으로
규정되어 있다.
청소년보호법상의 이의신청의 대상은 청소년보호위원회가 행하는 청
소년유해매체물에 대한 심의․결정(제8조), 매체물의 등급구분(제9
조), 유해매체물자율규제에 대한 확인결정(제12조), 외국매체물로 청
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된 매체물을 유통하거나 유통시킬 목적으로 소
지한 자에 대한 처분(제23조의2), 청소년유해업소의 고용제한(제24

86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조), 청소년통행금지․제한구역의 제한(제25조), 청소년유해목록표에


해당하는 청소년유해물질의 판매, 배포, 대여에 대한 처분(제26조),
청소년유해행위의 금지(제26조의2) 등이다.

②이의신청의 법적 성격

동법 제39조에 의하면 “이 법에 의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


는 그 처분의 고지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그 사유를 갖추어 처
분을 한 행정청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여기서의 이의신청을 행정
심판으로 해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우선 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이의신청을 처분청에 제기하고, 제기된 불복에 대하여 처분청이
결정을 한다. 처분청은 이 법률에 의할 경우에 시․도지사 또는 청소
년보호위원회이다. 또한 처분청에 대한 불복을 제기하는 이의신청의
기간을 일반 행정심판에 비하여 비교적 짧다고 할 수 있다. 행정심판
의 제기기간은 처분을 안 날로부터 90일이다. 그리고 이를 특별행정
심판으로 해석하여야 할 요소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동법 제40조
에서는 소의 제기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즉, 이 법에 의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의 소를 제기하고자 할 때에는 이의신청에 대한 처분의
고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이를 제기하여야 한다. 즉, 이의신
청에 대한 불복으로 소의 제기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제39
조의 이의신청을 특별행정심판으로 일반행정심판을 대체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을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동법 제40조의 규정은 이의
신청에 대한 불복으로 행정소송의 제기기간을 규정한 것으로 해석되
어야 하고, 이 규정이 행정심판을 배제하게 하거나 또는 제39조의 이
의신청을 행정심판대체적 이의신청으로 해석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권리구제의 방안으로 행정심판으로 배제하거나
대체하여 결과적으로 현행 법률체계상 권리구제제도로 허용하고 있는
행정심판으로 배제하기 위하여는 이에 대한 정당성이 있어야 하고,
해당 법률에서 이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있어야 하지만 이러한 규정

87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은 발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③개선방안

청소년보호법상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의 관계에 관한 규정은 존재하


지 않고 있다. 동법 제40조에서는 이의신청의 결정에 대한 불복시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제기하는 기간에 관하여는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현행 법률의 체계적 정당성을 고려하여
해석할 때에 이의신청에 대하여 불복하는 자는 90일 이내에 행정소송
을 제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행정심판도 제기할 수 있다.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이의신청의 결정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행정심판으로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입법론적으로 청소년보호법 제39조에 제2항으로 설치하여 이의신청
과 행정심판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
다.

3.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인정 요건

(1) 기본권친화적 해석에 의한 방향설정

1) 이의신청의 기능유지의 필요성

법치국가를 헌법의 기본원리로 하고 있는 한국의 헌법에서 행정작용


은 법률에 적합하여야 하며, 행정목적과 공익에 합당하는 타당성을 가
져야 한다. 그러므로 행정심판제도는 위법․부당한 행정작용으로부터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구제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행정심판제도는 행
정의 적법성과 합목적성의 보장을 통하여 행정청에 의한 스스로의 통
제를 수행한다.
행정심판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따라서 개별법률에서 규정된 이의
신청을 행정심판으로도 이해할 수도 있고, 행정심판을 제기하기 전에

88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간편한 권리구제절차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은 동일하게 행정청의 행정작용에 대한 행정청 내부의 재검
토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행정심판의 제도가 가지는 본질적인 요소
는 행정청의 작용으로부터 국민의 권리구제의 길을 다양하게 보장하
고, 개별적 권리구제제도를 보완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은 구별하여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이의신청은 행정심판과의 관계에서 그 존립의 목적과 정당성이 인정
되기 때문에 이의신청제도는 행정심판과는 또 다른 국민권리의 구제
적 기능을 수행한다. 이의신청이 가지는 이러한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
는 것은 결과적으로 모든 법질서가 달성하고자 하는 국민의 권리구제
의 길을 확장하는 데에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2) 이의신청의 기능보장적 해석

개별법률에서 이의신청이라고 규정한 법률내용을 특별행정심판으로


인정할 것인가에 관하여는 법률에서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한
다양한 관점에서 고찰하여야 할 것이다. 행정심판법 제3조제1항의 규
정에 의하면 행정청의 처분 또는 부작위에 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
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심판법에 의하여 행정심판을
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개별법률에서 권리구제절차의 일환으로 규정
하고 있는 이의신청, 심사청구, 소청, 재심사청구, 적부심사청구를 행
정심판법 제3조제1항에서 의미하는 다른 법률에서 규정하는 특별행
정심판으로 인정할 것인가의 여부에 관하여 논란이 있을 수 있다.65)
특히 이에 관한 논의의 실익은 행정처분의 상대방의 이해관계에 밀접
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 행정심판절차를 행정소송의 제기를 위한 강제절차로 규정한
때에는 행정심판은 경우에 따라서 국민의 권리구제를 제한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은 점은 부인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행 행정심판법에

65) 김용진, 앞의 논문, 18쪽 이하.

89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서 행정심판은 행정소송의 제기를 위한 임의절차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현행 행정심판은 행정소송을 통한 권리구제와 병행
할 수 있는 보충적․보완적인 권리구제절차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행정소송에 의한 권리구제가 가지는 불충분한 권리구제를 보완하고 보
충하는 권리구제절차로 행정심판을 심판을 이해하면, 가능한 행정심판
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을 폭 넓게 인정하는 것이 기본권 친화적인 법률
해석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이의신청의 경우에 법률에서 명확
하게 규정한 경우나 명백한 규정은 없으나 해석상 다르게 해석할 수
없다면 이의신청은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것으로 해석은 가능한 엄격
한 전제하에서 가능할 것으로 사려된다.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이의신
청을 넓게 인정하게 되면 행정처분의 상대방은 권리구제의 길이 방해
받게 됨으로써 입법권자의 의도라고 할 수 있는 폭넓은 권리구제는
실현될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행정심판이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위
한 전제적 절차인 경우에는 때에 따라서 행정심판으로 국민의 권리구
제가 불필요하게 지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행정처분의 상대방
은 행정심판을 통하여 처분청의 위법성뿐만 아니라, 합목적이지 아니
한 행정처분에 대하여서도 다투게 됨으로써 행정의 합법성에 대한 요
청과 행정처분의 합목적성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점에서 행정심판
을 통한 권리구제는 가능한 넓게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2) 행정심판의 기능과 권리구제제도간의 평등성 확보

행정심판은 행정청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만, 사


법에 준하는 행정처분이다. 행정심판이 가지는 위와 같은 준사법적인
기능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누구도 자신의 사건에 재판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영국의 보통법상의 원칙인 편견배제의 원칙이 그 절차에서
준수되어야 한다.66) 행정심판은 이러한 원칙 하에서 국민의 권리구제
의 길을 넓혀 줄뿐만 아니라, 행정의 자율적인 통제기능, 법원의 부담

66) 김향기, “행정심판에 관한 연구”, 「공법연구」, 제26집 제1호, 1998.5, 264쪽.

90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경감, 국민의 소송경제의 확보, 행정청의 전문지식의 활용 등과 같은


기능도 수행한다.
행정심판이 가지는 일반적인 기능간에는 상호 상충하는 측면도 존재
한다. 즉, 행정청의 전문지식활용에 근거하는 행정청의 행정목적과 법
원의 부담경감이라는 국민권리구제 간에는 상충하는 측면이 존재하고
있다. 법원의 부담경감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행정심판은 사법
과 유사하여야 하는 데 이렇게 되면 행정목적이라는 측면보다는 자연
적으로 국민의 권리보호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두게 되어 법원의 부담
경감의 기능은 상대적으로 완화될 수밖에 없다. 행정심판이 가지는 다
양한 기능 중에서 어느 기능을 입법권자가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있는
가는 개별국가의 법체계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이러한 원칙은 결과적
으로 헌법상의 체계정당성의 요청이라는 법치국가원리를 도출하고, 여
기서 다시 평등으로 연결될 때에 해당 법률의 체계정당성에 위반하는
특별행정심판제도는 헌법에 위반될 수도 있게 된다.

(3) 특별행정심판의 인정요건

1) 명백한 규정의 부재

가) 유 형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별법률에서는 이의신청을 다양한 유형으


로 규정하고 있다. 입법권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한 방향
은 가능한 행정처분의 상대방에 대한 권리를 구제할 수 있는 길을 확
장하는 방향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고찰할 때에 법률
에서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면 이의신청은 행정심판과는 다른
독립된 구제절차로 해석할 필요성이 있다. 이 경우 이의신청은 행정심
판을 위한 필요적 또는 임의적 절차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해당 이
의신청절차가 행정심판제기를 위한 필요적 절차인지 아니면 임의적 절
차인지는 개별법률에서 규정될 사항이다. 개별법률에서 입법권자는 이

91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의신청절차를 행정심판제기를 위한 필요적 절차로 할 것인가 아니면


임의적 절차로 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나) 임의적 이의신청과 행정심판

개별법률에서 이의신청이 임의절차로 규정되는 경우에 해당 행정처


분에 위법․부당한 사유로 이를 다투는 자는 이의신청뿐만 아니라 행
정심판을 거치지 아니하고도 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해당
법률에서 특별행정심판절차를 특별하게 규정하지 아니한 경우에 이의
신청은 법률에서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을 뿐이
고, 이의신청이라는 구제절차를 이용하는가의 여부는 전적으로 행정처
분의 상대방에게 부여되어 있다. 그러나 개별법률에서 이의신청을 특
별행정심판의 임의적 절차인지 아니면 필수적 절차인지를 명확하게 구
분할 수 없으면 원칙적으로 임의적 절차로 해석함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현행 행정절차법에서 행정심판절차를 임의적 절차로
규정하고 있는 입법권자의 의도를 고려할 때에 전체적인 법체계상 이
의신청을 필요적 권리구제절차로 해석하는 것은 적합하지 아니하다.

다) 필요적 이의신청과 행정심판

①입법원리로서 체계정당성

체계정당성(Systemgerechtigkeit)의 원리는 동일한 규범 내에서


또는 상이한 규범에서 그 규범의 구조나 내용 또는 규범의 근거가 되
는 원칙적인 측면에서 규범상호간의 배치되거나 모순되어서는 아니된
다는 헌법적인 요청이다.67) 규범상호간에 체계정당성을 요구하는 이
유는 입법자의 자의금지와 규범의 명확성, 예측가능성, 투명성, 신뢰
보호 및 법적 안전성을 유지하는 데에 있다. 체계정당성은 국가공권
력에 대한 통제와 이를 통한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보장을 목적으로

67) Kischel, Systembindung des Gesetzgebers und Gleichheitssatz, AöR


124, 174 ff.; Degenhart, Systemgerechtigkeit und Selbstbindung des
Gesetzgebers als Verfassungspostulat, 1976.

92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하는 법치국가의 원리에서 도출된다.


법률의 내용이 체계정당성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곧바로 해당법률
의 위헌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체계정당성에 대한 위반은 평등원칙
의 위반 또는 자의적인 입법행위와 같은 위헌성을 시사하는 하나의 간
접증거 또는 징후에 지나지 않는다.68) 그러므로 체계정당성에 반하는
법률이 최종적으로 위헌으로 판정되기 위하여는 결과적으로 평등원칙
또는 비례의 원칙 등과 같은 특정된 헌법규정이나 원칙에 위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체계정당성에 반하는 특정된 법률내용은 체계정
당성에 반할 수 있는 불가피한 공익적인 근거가 존재하고, 이것이 비
례원칙에 합치하면 그 위반한 법률은 헌법에 합치하게 된다. 그러므
로 이러한 경우에 체계정당성에 반하는 법률규정은 위헌이 아니다.69)

②이의신청의 해석기준으로서 체계정당성

개별법률에서 이의신청을 행정소송의 전치절차로 규정한 경우에 이


의신청을 행정심판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본래적 의미의 이의신청으
로 볼 것인가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선 이의신청을 특별행정
심판으로 이해되고, 행정소송의 전치로 해석되기 위하여는 개별법률에
서 명백한 규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70) 이러한 경우에 이의신청은
행정심판법상 “다른 법률의 특별한 규정”으로 일반행정심판의 사물관
할을 배제하는 것이 된다. 행정소송의 전치로서 이의신청을 규정하기
위하여는 전체의 법체계에 대한 예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당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만일 명확한 정당화 사유가 없이 법률에서 행정소
송의 필요적 절차로 규정하는 경우에 소위 헌법상 體系正當性의 原理
에 반하게 된다.

68) 정연주, “분리된 선거구와 체계정당성”, 「공법연구」, 제30집 제4호, 2002.6, 83쪽
이하.
69) 정연주, 앞의 논문, 83쪽; Kischel, aaO., 180 ff.; BVerfGE 78, 104 ff.;
85, 238 ff.
70) 법률해석의 원칙에 관하여는 E.Betti, Allgemeine Auslegungslehre als
Methodik der Geisteswissenschaften, 1967, S.56 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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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필요적 이의신청의 경우에 이를 특별행정심판으로 볼 수 있는가? 필


요적 행정심판을 일률적으로 특별행정심판으로 보는 것은 많은 어려
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의신청제도가
가지는 독립적인 권리구제적 기능을 고려할 때에 특별행정심판으로 인
정할 수밖에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독립된 이의신청으
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필요적 이의신청의 경우에도 법률
에 행정심판을 배제하는 명확한 규정이 없거나 해당 법률전체적인 측
면에서 해석할 때에 특별행정심판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경우를 제
외하고는 행정처분의 상대방은 이의신청절차를 거친 후에 행정심판을
거치지 아니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시 행정
심판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즉, 가능한 행정심판의 사물관
할이 인정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법률체계에 합치하는 해석으로
사려된다.

2) 처분청과 재결청의 분리원칙

가) 행정심판대체적 이의신청의 개선점

현행 행정심판법이 가지는 특성인 동시에 공정성의 하나로 행정심판


을 담당하는 행정기관은 처분청이 아니라 처분청의 직근상급행정청이
다. 행정심판의 담당기관으로 직근상급행정청은 행정심판을 준사법적
으로 이해할 때에 법원과 같은 독립된 제3의 기관은 아니지만 처분청
자신은 아닌 점에서 비교적 공정한 행정심판이 행하여지고 있고, 이
러한 점이 현행 행정심판이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에 활성화되고 있
다고 할 수 있다.
직근 상급행정청을 삼권분립원칙에 따른 행정청과 독립된 기관은 아
니라 하여도 행정청 내의 기능적 권력분립 또는 소장업무의 분장이라
는 측면에서 볼 때에 처분청이 아닌 기관에서 행정심판을 관장하는 측
면은 행정심판이 가지는 주요 장점으로 국민의 권리보호와 구제를 비
교적 원활하게 수행하고, 사법부에 의한 행정사건이 처리되기 전에 행

94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정부 자체에서 행정법상의 분쟁을 여과하는 소위 필터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행정심판의 중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행정소송의 여과기능이 수행되기 위하여는 행정심판의 공정성
이 확보되어야 한다.
행정심판의 공정성의 요인으로 처분청과 분리되는 직근 상급행정기
관에 의한 행정심판의 관할은 처분청이 직접 행정심판을 관할하는 방
식보다는 훨씬 공정성을 가진 기관에 의하여 행정심판이 수행된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처분청 내지 재결청과 분리된 독립된 행정심판위
원회에 의한 의결은 심판의 공정성을 더욱 공고히 한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행정심판이 수행될 때에 비로소 행정심판이 가지는
행정소송의 여과기능 내지는 헌법이 의도하는 전심절차로서의 역할이
수행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처분청이 재결을 담당하게 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는 행정심판의 공정성이 없어지는 경우로 이 경우에 행정심판의 청구
인은 행정심판의 재결에 대하여 대부분 불복하게 되고, 곧바로 법원
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게 될 것이다.
행정심판을 헌법에서 인정할 수 있는 근거를 두는 데에는 행정소송
의 여과기능을 행정심판이 하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여 헌법에서 행정
심판제도를 두는 것으로 해석할 경우에 행정심판의 여과기능이 원활하
게 수행되도록 처분청과 재결청을 분리하는 방안이 보다 헌법에 적합
한 방안이며, 나아가 재결청과 독립된 행정심판위원회에서 행정심판
을 전담하게 하면 보다 진보된 입법체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행법이 행정심판대체적 이의신청의 경우에 처분
청을 재결청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점은 개선을 필요로
한다.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이의신청의 경우에 개별법률에서 이의신
청에 대한 결정을 하는 기관과 처분청을 분리하는 방안이 보다 헌법
합치적인 입법정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 불명확한 이의신청

95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개별법률에서 행정심판대체적 이의신청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가


아니면 행정심판제기의 전제요건으로 이의신청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
인가가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석적인 문제와 입법정책적인 문제
를 고려할 수 있다. 우선 해석적인 측면에 이러한 문제에 접근하면,
불명확한 경우에는 헌법합치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헌법합치적으로
해석을 하게 되면, 국민의 권리구제의 길을 넓게 확장하고 있는 방향
으로 그리고 법률의 체계정당성에 합치하는 방향으로 해당 법률을 해
석하여야 한다. 이러한 헌법해석원칙에 근거할 때에 이의신청의 경우
에 해당법률에서 명확하게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에는 권리구제의 또 하나의 길로서 이의신청을 이해하여야 하고,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가능한 자제하여야 한다.
요약하면 개별법률에서 규정된 이의신청을 행정대체적 이의신청으로
분명하게 규정된 경우와 법률전체적인 측면에서 특별행정심판으로 해
석될 수밖에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심판제기의 전제요건으로
이의신청을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해당법률에서 이의신청으
로 이의신청의 청구인이 자기의 권리구제를 받지 못하고 이의신청에
대한 처분청의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에는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입법정책적인 측면에서 고찰할 필요성이 있다. 법률이 헌
법에 합치하는 방향으로 제정되어야 하는 것은 입법정책의 원칙이라
고 할 수 있다. 헌법에서 특별하게 행정심판에 관한 규정을 둔 것은
행정심판의 순기능을 헌법제정권자가 가치적으로 결정하였다고 할 수
있다. 행정심판의 순기능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행정소송의 여과
기능과 국민권리의 신속한 구제와 저렴한 비용에 의한 구제라고 할 수
있다. 개별법률에서 이의신청을 행정심판으로 대체하게 되면, 행정심
판이 가지는 중요한 기능인 행정소송의 여과기능을 충분하게 실현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개별법률에서 이의신청을 규정하고
처분청의 처분에 대한 불복이 있는 경우에 이의신청을 도입하는 경우

96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에는 해당 법률에서 행정심판제기의 전제요건으로 이의신청제도를 도


입하는 것이 보다 헌법합치적인 입법정책이라고 할 것이다.

3) 이의신청의 기간

가) 행정심판의 청구기간의 의미

행정심판청구는 소정의 기간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행정심판 중에


서 무효등확인심판과 부작위에 대한 의무이행심판은 청구기간 제한규
정의 적용이 배제되고, 취소심판청구과 거부처분에 대한 의무이행심판
청구는 청구제기의 기간적인 제한을 받고 있다. 행정심판에서 청구기
간을 제한하는 정당성은 처분의 효과와 같은 법률관계를 가능한 빨리
안정시키려는 행정상의 요청에 두고 있다. 그러나 행정법상의 법률관
계를 신속하게 안정화함으로써 얻게 되는 공익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
하지만, 이로 인하여 받게 되는 개인의 권리구제는 그 만큼 제한될 수
밖에 없다. 개인의 권리구제라는 법익과 법률관계의 신속한 확정이라
는 공익을 어떻게 조화하는가는 결과적으로 입법정책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즉, 행정심판의 제기기간을 얼마로 하는가는 입법정책적인
사안이고, 이때에 고려하여야 하는 사항은 사익과 공익을 충분하게 비
교형량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행정심판의 제기기간을 지나치게 짧게
정하게 되면, 국민의 개인적인 법익이 제한될 수밖에 없고, 지나치게
길게 되면 공익인 행정법상의 법률관계는 장기간 불확정한 상태로
놓이게 된다.

나) 현행 행정심판법상 청구기관

행정심판법 제18조제1항 및 제3항에 의하면 행정심판청구는 원칙


적으로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이는 불변기간으로 보고 있다. 이 불
변기간은 직권조사사항에 속한다.71) 두 가지 기간 중에서 하나라도

71) 대판 1988.5.24, 87누990.

97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도과하면 심판청구를 제기하지 못한다. 여기서 처분이 있음을 안 날이


란 통지․고지 기타의 방법에 의하여 당해 처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현
실적으로 안 날을 의미하는데, 격지자에게 서면으로 처분을 행하는 경
우에는 그 서면이 상대방에게 도달한 날, 공시송달의 경우에는 서면이
도달한 것으로 간주는 날을 말한다. 처분이 있은 날은 당해 처분이 대
외적으로 표시되어 효력을 발생한 날이다. 상대방이 처분이 있음을 알
지 못한 경우에도 당해 처분이 있은 날부터 180일이 결과하면 심리
청구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은 행정법관계의 안전성을 확보하
기 위한 입법권자의 의지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다) 청구기간의 발전과 경향

행정심판법의 구법이라고 할 수 있는 소원법에서는 소원제기기간을


처분이 있는 것을 안 날로부터 1월, 있은 날로부터 3월 이내로 규정
하였다. 또한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항력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특
례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행 행정심판법은 구소원법에 비하여
심판청구기간을 종전보다 세배나 길게 정하고 예외조항을 두며, 고지
제도를 채택함으로써 심판청구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구소원법에서 현행 행정심판법으로 흘러가는 발전을 분석하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행정법상의 법률관계의 신속한 확정이라는 공익
보다는 행정심판청구 기간을 길게하므로써 개인의 권리구제에 보다 많
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방향으로 입법이 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
다. 법적인 관점에서 볼 때에 국가의 발전은 개인의 권리의 확장으로
발전되고 있고, 절차법에서는 개인권리의 구제의 길을 다양화하고, 폭
을 넓히고 있는 방향으로 발전은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결과
적으로 인류역사의 발전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헌법적인 측
면에서 볼 때에는 법률의 발전방향이 이렇게 흐르는 것은 헌법합치적
으로 입법이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개인권리의 확장과 권리구제의
길을 확장하는 현행 입법의 방향적인 측면에서 보게 되면, 행정심판의

98
제 1 절 이의신청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제기기간은 연장될 수 있어야 한다고 하겠다.

라) 이의신청의 제기기간의 단기성문제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이의신청의 경우에 이의신청제기의 기간이 행


정심판보다 짧게 규정되어 있으면, 위에서 규정하고 있는 입법의 경향
에 반하고 이는 경우에 따라서 헌법의 체계정당성에 반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특별하게 해당 법률에서 이의신청의 제기기간을 단축적으
로 규정하여야 하는 헌법적인 정당성이 없으면, 헌법에 합치하는 법
률이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이의신청의 제기기간을 행정심판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간보다 단
기적으로 규정한 경우에 이 이의신청을 행정심판대체적인 것으로 해
석하여야 할 것인가 아니면, 행정심판제기의 전제요건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가가 불명확하면, 이는 헌법합치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있는
입법경향에 적합한 방향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이러한 해석을 우리는
헌법합치적 해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의신청제기의 기간
이 행정심판보다 짧게 규정되고, 행정심판을 배제하는 것으로 명확하
게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에 이러한 이의신청은 행정심판대체적
으로 해석하여서는 아니 되고, 행정심판제기의 전제요건으로 해석하여
야 하겠다.

4.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의 도입의 한계

(1) 일반행정심판의 대체에 대한 정당성 확보

행정심판대체적 이의신청은 특별행정심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의신


청을 특별행정심판으로 하기 위한 요건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해
당 법률에서 이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해당법률
에서 명확하게 특별행정심판으로 이의신청에 관한 법률이 헌법적인 정
당성을 가지기 위하여는 국민의 권리구제를 축소하는 것에 대한 헌법

99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적 논거를 가지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헌법적인 정당성의 논


거 없이 도입되는 특별행정심판으로 이의신청은 국민의 권리구제의 길
을 축소하여 헌법제정권자의 의도에 반하는 입법이 될 수 있다.

(2) 한계로서 헌법적 정당성

여기서 헌법적 정당성을 가지는 특별행정심판으로서의 이의신청이


되기 위하여는 해당 분야의 권리구제는 처분청에서 직접 행정심판을
하여야 하고,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기간을 행정심판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간보다 짧게 규정함으로써 야기되는 국민 권리구제의 길을 협
소하게 하는 이익보다 특별히 우선하는 해당법률상의 법률관계를 신
속하게 확정하여야 하는 이유와 해당 처분청을 이의신청의 처리기관
으로 함으로써 얻게 되는 공익이 월등하게 커야 한다. 개별법률에서
이의신청을 특별행정심판으로 함부로 도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여
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3) 법률의 명확성 확보

위에서 언급된 많은 법률에서 이의신청을 행정심판대체적 이의신청


인지 아니면, 행정심판을 제기하기 전에 제기하는 절차로서 이의신청
인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불명확한 법률규정에 대한 해석을 하여야
한다. 국민의 권리구제의 절차는 보다 명확하게 규정될 필요성이 있
다. 해당 법률의 입법과정에서 국민의 권리구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의신청의 법적 성격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법률에 행정심판
과의 관계에 관한 규정을 두어야 할 것이다.72)

72) 이종영, “행정법분야의 법령용어 및 문장구조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법령용어 및


문장구조의 문제점과 개선방안(법령용어정비사업 제1차 전문가회의), 한국법제연구
원, 2002.5, 95쪽 이하.

100
제 2 절 심사청구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제 2 절 심사청구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행정처분으로 인한 권리구제수단으로 사법절차외의 행정절차상의 수


단은 개별법률에서 다양한 형태로 규정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이의
신청 외에 심사청구의 형식으로 행정절차적 권리구제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심사청구의 경우에 해당 법률에서 명확하게 행정심
판을 대체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는 특별한 문제가 없으나
명백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심사청구인지 아니
면 심사청구를 거친 후에 심사청구에 대한 불복시에 행정소송을 제기
하기 전에 행정심판으로 제기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검토를 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개별법률의 해석을 통하여 확정할 수 있다. 행정상의 권
리구제수단은 다양하게 보장될수록 국민의 권리보호는 실질적으로 보
장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심사청구를 행정심판을 대체하
는 것으로 해석은 엄격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
행정심판법상의 행정심판 외에 개별법에 표기되어 있는 이의신청 또
는 심사청구절차의 관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이를 현행법 표기상으
로 분류해 보면 행정심판법과 이의신청 또는 심사청구와의 관계를 명
시적으로 규정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작용별로
분류해 보면 첫째 이의신청 또는 심사청구가 행정심판과 사전적 구제
절차로 기능하는 경우, 둘째 이의신청 혹은 심사청구가 특별행정심판
으로서 기능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1. 심사청구의 작용별 분류

(1) 추가적 구제절차로서 심사청구

추가적 구제절차는 심사청구가 행정심판을 대체 또는 배제하지 못하


고 독립된 하나의 구제절차로서 작용하는 것을 뜻한다. 이 유형에는

101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처분 등으로 인해 침해를 받은 당사자가 심사청구만을 제기하거나, 심


사청구 없이 바로 행정심판 혹은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인정
하는 임의적 구제수단과 심사청구가 재심사청구의 전치적 절차로서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전자의 심사청구가 하나의 임의적
구제절차로서 피침해자의 권리구제기회와 그 선택의 폭을 확대시켜 준
다면, 후자는 피침해자의 간편․신속한 권리구제와 행정청의 전문적인
자기평가를 꾀하는 전치적 구제절차라 할 것이다.

(2)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심사청구

특별행정심판으로 기능하는 심사청구는 첫째, 행정심판을 대체하는


대체적 심사청구와 둘째, 행정심판을 배제하는 배제적 심사청구로 나
눌 수 있다. 전자는 심사청구를 제소하는 기관이 처분청이 아닌 처분
청의 직근상급청이고 심사기관이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이어진 위원
회인 경우가 많으며, 심판청구기간 또한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
일 이내로 하여 비교적 피침해자의 구제가능성을 열어둔 점, 또한 행
정심판의 결정을 뜻하는 재결을 결정용어로 쓴다는 점에서 행정심판
법상의 행정심판과 유사한 특징이 있다. 이 경우에는 일반행정심판을
대체하여 심사청구를 거친 경우에는 심사청구는 특별행정심판으로 인
정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일반행정심판은 원칙적으로 제기할 수 없고,
심사청구에 대한 불복이 있는 경우에 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으
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행정심판배제적 심사청구는 해당 법률에 근거하는 처분에 있어서 특
별성, 전문성, 신속성에서의 요구로 인해 특례를 인정하고, 이러한 특
수성으로 다른 행정심판절차는 배제되고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거나 규정된 경우이다.

102
제 2 절 심사청구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2. 개별법률상의 심사청구

(1) 행정심판대체적 심사청구

1) 국민연금법 제88조상의 심사청구

국민연금법 제88조는 “가입자의 자격, 표준소득월액, 연금보험료 기


타 이 법에 의한 징수금과 급여에 관한 공단의 처분에 이의가 있는 자
는 공단에 심사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심사청구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심사청구는 첫째 그에 대한 재결청이 당해
처분행정청은 아니나, 처분청인 공단 산하의 국민연금심사위원회라는
점, 둘째 동법 제90조에 국민연금법 제88조의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
에 불복할 경우를 대비한 불복절차로서, 사실상의 행정심판 역할을 대
체하는 재심사청구를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법 제88조의 심사청
구는 단순한 국민연금과 관련된 공단의 처분에 대한 독립적인 구제절
차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동법 제90조에서 규정된 재심사청구와의 관
계를 고려할 때에 국민연금심사위원회의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은 재
심사의 필수적 절차로서 이의신청과 동일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동법 제90조에 의하면 제88조의 규정에 의한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
에 불복이 있는 자는 그 결정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국민연
금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할 수 있다. 동법 92조제2항에서 의
하면 “제90조의 규정에 의한 청구사항에 대한 재심사위원회의 재심사
는 행정소송법 제18조의 적용에 있어서는 이를 행정심판법에 의한 행
정심판으로 본다.” 그러므로 국민연금재심사위원회에 의한 재심사청구
에 대한 재결은 행정심판으로 보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
재심사위원회의 재결에 대하여 다시 일반행정심판으로 다툴 수 없다.

2)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8조상의 심사청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제88조제1항은 “보험급여에 관한 결정에 대

103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공단에 심사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하여 심사청


구를 규정하고 있다. 동조 제2항에서는 공단에 심사청구는 당해 보험
급여에 관한 결정을 행한 공단의 소속기관을 거쳐 공단에 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단은 동법 제90조에 의하여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
에 불복이 있는 자는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할
수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심사청구, 재심사청구 및 행정심판의 관계
를 정립할 필요성이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심사청구는 특별행
정심판 또는 이의신청으로 볼 수 있다. 보험급여에 관한 공단에 심사
청구는 특별행정심판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이의신청으로 보는 것이 적
합할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보험급여에 관한 결정기관에 심사청
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처분의 직근상급행정기관이 관할
권을 가지는 행정심판과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심사청
구에 대하여 불북하는 자에 대하여는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두고 있기 때문에 재심사청
구는 특별행정심판에 해당하나 공단에 제기하는 심사청구는 이의신청
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동법 제94조제2항에 의하면 재심사청구에 대한 재결은 행정소송법
제18조를 적용함에 있어 이를 행정심판에 대한 재결로 본다고 규정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규정은 행정심판대체를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
는 것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에 관하여는 행정심판의 사물관할을
일반행정심판을 관할하는 행정기관에서 관할하지 아니하고 산업재해보
상보험심사위원회가 사물관할권을 가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국민건강보헌법 제77조상의 심사청구

가) 법률규정

국민건강보험법 제77조에 의하면 “제76조의 규정에 의한 이의신청

104
제 2 절 심사청구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에 대한 결정에 불복이 있는 자는 건강보험분쟁조정위원회에 심사청구


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법 제76조에서는 이의신청에 관하
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자격․보험료
등․보험급여 및 보험급여비용에 관한 공단의 처분에 이의가 있는 자
는 공단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요양급여비용 및 요양급여의 적정
성에 대한 평가 등에 관한 심사평가원의 처분에 이의가 있는 공단․요
양기관 기타의 자는 심사평가원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은
처분이 있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문서로 하여야 한다. 다만, 정당한
사유에 의하여 그 기간 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없었음을 소명한 때에
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나) 심사청구의 법적 성격

국민건강보험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건강보험분쟁조정위원회에 제기


하는 심사청구의 법적 성격을 명확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 즉, 여기서
의 심사청구를 이의신청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특별행정심판으로 볼
것인지에 관한 검토가 필요하다. 고려하건대 국민건강보험법 제77조
에서 규정하고 있는 심사청구는 특별행정심판으로 보는 것이 적합한
것으로 생각된다. 동법 제76조에서 처분청인 공단에 이의신청을 하고,
이러한 이의신청의 결정에 불복이 있는 자가 재결청인 보건복지부에
소속된 건강보험분쟁조정위원회에 심사청구을 하도록 규정하는 있다.
보건복지부에 소속된 건강보험분쟁조정위원회는 행정심판위원회와 동
일하게 독립성을 갖춘 민간위원도 포함하는 공정성이 있는 기관이다.
그리고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자가 분쟁조정위원회의 위원으로 되
어 행정심판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심사청구는 특별행정심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국민건강보험법
상의 심사청구는 특별행정심판으로 보아야 하고, 심사청구에 대한 불
북이 있는 자는 행정심판을 거치지 아니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105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다) 개선방안

국민건강보험법상의 심사청구를 특별행정심판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그 성질에 관한 해석을 한 후에 비로소 이렇게 해석되지만, 다
르게 해석될 수 있는 여지는 남아있다. 특히 동법 제78조에서 “공단
또는 심사평가원의 처분에 이의가 있는 자와 제76조의 규정에 의한
이의신청 또는 제77조의 규정에 의한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에 불복
이 있는 자는 행정소송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심사청구가 특별행정심
판으로 일반행정심판으로 대체하는 심사청구로서 일반행정심판의 사
물관할을 배제하는 것으로 곧바로 해석되지는 아니한다. 오히려 이
규정은 당연한 권리구제절차로 행정소송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을 규정한 것으로 법률규정의 의미를 찾아 볼 수 없다.
즉, 분쟁조정위원회의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을 행정심판의 재결로 인
정하여 행정심판법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내용은 아니다. 이러한 점에
서 동법 제78조에서 추가적으로 심사청구와 행정심판과의 관계에 관
한 규정을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성이 있다.

4) 고용보험법 제74조상의 심사청구

고용보험법은 제74조에 “제14조의 규정에 의한 피보험자격의 취득․


상실에 대한 확인, 제5장의 규정에 의한 실업급여 및 제5장의2의 규
정에 의한 육아휴직급여․산전후휴가급여에 관한 처분에 이의가 있는
자는 제75조의 규정에 의한 심사관에게 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그
결정에 이의가 있는 자는 제76조의 규정에 의한 고용보험심사위원회
에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행정심판의 사물관할을 결정하기 위하여는 심사관에 심사청
구와 재심사청구 및 행정심판의 관련성에 관한 검토를 할 필요성이 있
다. 우선 원처분을 행하는 기관은 직업안정기관이고, 직업안정기관의

106
제 2 절 심사청구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심사관에게 심사청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료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국민의료보험법상의 심사청
구와는 다르게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고용보험법상의 심사청구에 대
하여 결정하는 기관은 처분청의 상급기관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단
순한 이의신청이라고 보다는 오히려 특별행정심판으로 보는 것이 적
합하다. 이렇게 보게되면 발생하는 문제는 고용보험심사위원회에서 관
할하는 재심사의 법적 성격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여기서 재심사는 상
급 특별행정심판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즉, 고용보험법상의 행정절차
적 권리구제는 복심제로 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적합하다. 그러므로
고용보험심사위원회에서 수행하는 재심사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특별행정심판절차를 거친 것으로 바로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고,
일반행정심판은 사물관할권을 가지지 아니한다고 할 수 있다.

(2) 일반행정심판의 전치적 구제절차로 심사청구

1) 모자복지법 제28조상의 심사청구

모자복지법 제28조에 의하면 “보호대상자 또는 그 친족 기타 이해관


계인은 이 법에 의한 복지급여등에 대하여 이의가 있을 때에는 그 결
정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서면으로 당해 복지실시기관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여기서 복지실시기관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이다. 모자복지법상
의 복지급여등에 대한 이의로서 심사청구는 단순한 이의신청인지 특
별행정심판으로 일반행정심판으로 대체하는 심사청구인가에 관한 명
확한 규정을 발견할 수는 없다. 일반적인 이의신청, 즉 행정심판을 제
기하기 전에 가장 간단하게 처분청에 대하여 합목적적 또는 합법적으
로 처분을 하였는가에 대하여 재고를 하게 할 목적으로 도입되고 있
다. 이의신청에 대하여 불복하는 자는 처분청의 직근상급행정청에 행
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구제를 할 수 있도록 법률체계

107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체계에 벗어나는 예외로 하기 위하여는 법률


에서 명확하게 이에 관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 입법론적으로 일반적인
권리구제체계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기 위하여는 법률의 체계정당성을
갖추어야 하고, 이러한 체계를 벗어나는 제도를 정당화할 수 있는 필
요성이나 현실적인 여건이 있어야 한다.
모자복지법에서 복지급여등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자는 90일 이내
에 복지실시기관에 심사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단순한 이의
신청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이의신청은 행정처분의
처분청에 제기하기 때문에 이 점에서는 모자복지법상의 심사청구는 이
의신청이라고 쉽게 판단할 수 있으나 심사청구의 기간을 90일 비교
적 길게 규정한 점은 행정심판의 제기기간과 유사한 점이 있다. 행정
심판의 제기기간은 행정처분을 안 날로부터 90일, 행정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80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을 제
기할 수 있는 기간의 비교적 장기화가 해당 심사청구를 특별행정심판
으로 해석하는 데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
이다. 만일 복지급여등의 처분에 대한 심사청구를 특별행정심판으로
인정하게 되면, 심사청구에 불복이 있는 자는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함으로써 일반적으로 인정된 한국의 법체계상의 권
리구제수단을 침해받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모자복지법
상 복지급여등에 대한 복지실시기관에 제기하는 심사청구는 단순한 이
의신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복지실시기관의 심사청구의 결정에
대하여 불복이 있을 때에는 행정심판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
는 길도 모자복지법상의 복지급여등의 청구권자에게 보장되어 있다.
입법론적으로 노인복지법 제50조제3항의 규정과 같이 모자복지법
제28조제3항을 신설하여 명확한 규정을 할 필요성이 있다. 즉, 심사
청구에 대하여 불복이 있거나 심사청구 후 30일이 경과하여도 결정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명확한 규정을 두어
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108
제 2 절 심사청구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2) 장애인복지법 제75조상의 심사청구

장애인복지법은 제75조에 “장애인, 그 법정대리인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보호자는 이 법에 의한 복지조치에 대하여 이의가 있을 때에는
당해 장애인복지실시기관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동
조 제2항 및 제3항에 의하면 “장애인복지실시기관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심사청구를 받은 때에는 1월 이내에 이를 심사․결정하여 청구
인에게 통보하여야 하고, 심사․결정에 이의가 있는 자는 행정심판법
에 따라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복지법상의 심사청구는 동법 제75조제3항에서 행정심판으로
제기할 수 있다는 명확한 규정을 둠으로써 동조 제1항상의 심사청구
를 일반적인 이의신청으로 해석되게 하고 있다. 그러므로 장애인복지법
상의 장애인복지실시기관의 복지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이의
신청으로 당해 처분기관에 심사청구를 하거나 아니면 행정심판을 제
기하거나 또는 곧바로 행정소송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
장애인복지조치에 대한 권리구제시에 행정심판도 사물관할권을 가지
게 된다. 그러므로 장애인복지법상의 복지조치에 대한 심사청구는 행
정심판의 전치적 권리구제절차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3) 노인복지법 제50조상의 심사청구

노인복지법은 제50조제1항에 “노인 또는 그 부양의무자는 이 법에


의한 복지조치에 대하여 이의가 있을 때에는 당해 복지실시기관에 심
사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동조 제2항에서는 복지실시기관
은 제1항의 심사청구를 받은 때에는 30일 이내에 이를 심사․결정하
여 청구인에게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50조제3항
에 의하면 심사․결정에 이의가 있는 자는 그 통보를 받은 날부터 90
일 이내에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심사청구와 행정심판과의 관계는 명확하게 동법 제50조제3

109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항에서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노인복지법 제50조의 심사청구는 일


반적인 이의신청으로 행정심판의 전치적 권리구제절차라는 데에는 이
론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3) 포괄적 행정심판대체적 권리구제절차로서 감사원의 심사청구

1) 감사원법상 심사청구

가) 법률규정

감사원법 제43조는 “감사원의 감사를 받는 자의 직무에 관한 처분


기타 행위에 관하여 이해관계 있는 자는 감사원에 그 심사의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하여 심사청구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감사원법상
심사청구는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기관이 처분청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의신청과는 다르다. 또한 심사청구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에 관하여
동법 제44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심사청구를 하는 이해
관계인은 심사청구의 원인이 되는 행위가 있는 것을 안 날부터 90일,
그 행위가 있은 날부터 180일 이내에 심사의 청구를 하여야 한다. 일
반 행정심판과 동일하게 심사청구기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나)법적 성격

감사원법 심사청구는 행정심판의 일종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그


러므로 행청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이의신청을 하고, 이의신
청의 결정에 대하여 불복이 있으면, 해당법률에서 특별행정심판을 설
치하고 있는 경우에는 특별행정심판의 제기로 권리구제를 받거나 감
사원법상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받을 수 있다. 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
률에서 특별행정심판을 특별하게 규정하지 않으면, 우선 이의신청을
제기하거나 또는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다. 또한 일반행정심판을 거
치지 아니하고 바로 감사원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물론 감사원의
심사결정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

110
제 2 절 심사청구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감사원의 결정에 대하여는 그것이 행정처분이라고 하여도 원칙적으


로 행정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감사원도
행정기관인 것은 분명하지만, 헌법기관인 동시73)에 대통령소속의 행
정기관74)으로서 위상을 고려할 때에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에서 감
사원의 처분에 대하여 위법 또는 부당에 관하여 판단하는 것은 적합
하지 아니하다. 그러므로 감사원법상 심사청구는 특별행정심판과 일
반행정심판에 대한 특별한 권리구제를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포괄적
인 행정심판대체적 권리구제절차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감사원법상
심사청구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행정소송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는 길만이 열려있고, 행정심판과 같은 행정기관의 준사법적 기능을
통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은 차단되어 있다.

다)개선방안

감사원의 심사청구는 현행 법률상 개별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특


별행정심판과 행정심판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행정심판과는 또다른 종
류의 행정의 자기통제로서 권리구제의 길이다. 이러한 점은 결과적으
로 행정심판의 중첩이라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현행 감사원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심사청구도 하나의 독립된 권리구제로 존치하는 경우
에 국민의 권리구제의 길은 다양하게 보장된다. 그러나 동일한 처분
에 대하여 행정심판위원회의 재결경향과 감사원의 심사청구의 결정이
다르게 되는 경우에 결정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행정기관
내에서 권리구제의 길을 지니치게 다양하게 보장하여 권리구제의 혼
선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감사원이 준
사법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적합한가에 관한 검토가 필요하다.

73) 허영, 한국헌법론, 제2판, 2002, 944쪽 이하.


74) 대통령에 소속된 중앙행정기관으로는 국가정보원도 있지만 국가정보원은 헌법기관
이 아닐 뿐만 아니라 조직과 기능면에서 모두 대통령의 지위․감독을 받는 데 반하여
감사원은 헌법기관으로서 조직적인 측면에서 대통령에 소속된 중앙행정기관이라는 점
에서 차이가 있다.

111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감사원의 원래적인 업무인 직무감사와 회계감사에 집중하고, 구체적


인 권리구제의 문제는 현재 이를 관장하는 행정심판법이 제정되어 국
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와 시도행정심판위원회에서 독립성과 공정성을
가진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에 감사원의 심사청구를
통한 행정청에서의 권리구제는 행정심판으로 이관하는 것이 적합한
것으로 사려된다. 감사원이 심사청구에 대하여 결정을 하여 구체적인
사건에 관하여 처리하는 업무는 감사원의 본래적인 업무라고 할 수
없고, 이미 행정심판법으로 구체적인 사건에서 국민의 권리구제를 신
속하고, 공정하게 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에 감사원의 심사청구는 계속하여 유지할 타당성을 찾아 볼 수 없
다.

2) 관세법상 특별규정

가) 법률규정

관세법은 119조에 불복의 신청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


면 “이 법 기타 관세에 관한 법률 또는 조약에 의한 처분으로서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을 받거나 필요한 처분을 받지 못함으로써 권리 또
는 이익의 침해를 당한 자는 이 절의 규정에 의한 심사청구 또는 심판
청구를 하여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이나 필요한 처분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그 처분이 관세청장이 조사결정 또는 처리하였거나 처리
하였어야 할 것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처분에 대하여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에 앞서 이 절의 규정에 의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
정하고 있다. 불복신청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서 제외는 처분은 첫째,
이 절의 규정에 의한 이의신청․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에 대한 처분
(다만, 이의신청에 대한 처분에 대하여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를 하
는 경우를 제외한다), 둘째, 이 법의 규정에 의한 통고처분, 셋째, 감
사원법의 규정에 의하여 심사청구를 한 처분이나 그 심사청구에 대한
처분이다.

112
제 2 절 심사청구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나) 심사청구의 법적 성격

동조 제3항에서는 감사원법에 의한 심사청구의 기간에 관하여 규정


하고 있다. 즉, 감사원에 대한 심사청구는 그 처분이 있은 것을 안 날
(처분의 통지를 받은 때에는 그 받은 날을 말한다)부터 90일 이내에
하여야 한다. 또한 동조 제4항에서는 행정소송의 제기기간과 행정소송
의 피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심사청구를 거친 처분
에 대한 행정소송은 행정소송법 제18조제2항․제3항 및 동법 제20조
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내에 처분청을 당사자로 하여 제기하여야 한다.”
여기서 감사원에 행하는 심사청구와 국세심판원에 제기하는 심판청
구의 관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동조 제8항에서는 동일한 처분에
대하여는 심사청구와 심판청구를 중복하여 제기할 수 없다. 여기서 감
사원에 제기하는 심사청구는 국세심판원에서 행하는 심판을 대체하는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관세법상의 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선
택적으로 심사청구를 하거나 심판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4) 행정심판 배제적 심사청구

1) 국세기본법

국세기본법 제61조제1항에 의하면 “심사청구는 당해 처분이 있은 것


을 안 날(처분의 통지를 받은 때에는 그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의신청을 거친 후 심사청구를
하고자 할 때에는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다만, 제66조제6항 단서의 규정에 의한 결
정기간 내에 결정의 통지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결정의 통지를 받기
전이라도 그 결정기간이 경과한 날부터 심사청구를 할 수 있다.
동법 제62조제1항에서는 청구절차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심사청구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불복의 사유를 갖

113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추어 당해 처분을 하거나 하였어야 할 세무서장을 거쳐 국세청장에게


하여야 한다. 즉, 조세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처분청인 세무
서장에게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고, 또한 심사청구를 조세처분의 직
근상급행정기관인 국제청장에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심사청
구는 특별행정심판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세처분에 대한 불복이 있는
자는 행정심판절차로 권리구제를 받기 위하여는 심사청구의 절차를 선
택하여 행정기관의 준사법적인 결정을 기대하여야 할 것이고, 일반행
정심판기관을 통한 권리구제는 배제된다.

2) 관세법상 심사청구

가) 행정심판대체적 심사청구

관세법은 119조에 불복의 신청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


면 “이 법 기타 관세에 관한 법률 또는 조약에 의한 처분으로서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을 받거나 필요한 처분을 받지 못함으로써 권리 또
는 이익의 침해를 당한 자는 이 절의 규정에 의한 심사청구 또는 심
판청구를 하여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이나 필요한 처분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그 처분이 관세청장이 조사결정 또는 처리하였거나 처
리하였어야 할 것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처분에 대하여 심사청구 또
는 심판청구에 앞서 이 절의 규정에 의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심사청구는 감사원에 제기하는 심사청구를 제외한 관세심사
위원회에 제기하는 심사청구만을 그 대상으로 한다. 감사원에 제기하
는 심사청구는 감사원법의 규율사항으로 위에서 이미 언급하였기 때문
에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그러므로 관세법 제119조 이하에서 규정하
고 있는 처분청인 세관장으로 거쳐서 관세청장에 제기하는 심사청구
로 제한한다.
동조 제3항에서는 관세청장에 제기하는 심사청구의 기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즉, 관세청자에 제기하는 심사청구는 그 처분이 있은

114
제 2 절 심사청구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것을 안 날(처분의 통지를 받은 때에는 그 받은 날을 말한다)부터 90


일 이내에 하여야 한다. 또한 동조 제4항에서는 행정소송의 제기기간
과 행정소송의 피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심사청구
를 거친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은 행정소송법 제18조제2항․제3항 및
동법 제20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내에 처분청을 당사자로 하여 제기하여야 한다.”
관세청장이 수행하는 심사청구와 관세심사위원회에서 제기하는 심판
청구의 관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동조 제8항에서는 동일한 처분
에 대하여는 심사청구와 심판청구를 중복하여 제기할 수 없다. 여기서
관세청장에 제기하는 심사청구는 관세심시위원회에서 행하는 심판을
대체하는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관세법상의 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
는 자는 선택적으로 심사청구를 하거나 심판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
정하고 있다.
동법 제120조에서는 행정심판법과의 관계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제119조에 규정하는 처분에 대하여는 행정심판법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다만, 동법 제11조․제16조․제20조 및 제26조
의 규정은 심판청구에 관하여 이를 준용하며, 이 경우 “위원회”는 “국
세심판관회의” 또는 “국세심판관합동회의”로 본다.” 그리고 관세법상의
처분에 대한 불복이 있는 자는 이 처분에 대한 취소를 구하고자 하는
경우에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와 그에 대한 결정을 거치는 것을 전
제로 하는 행정심사결정 또는 심판결정을 행정소송의 필요적 전치주
의로 하고 있다.

나) 개선방향

관세법상의 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정식 행정소송으로 통


하여 권리구제를 받기 전에 다양한 방법으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
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 즉, 감사원에 제기하는 심사청구, 관세심사위
원회에 제기하는 심사청구 및 관세청장에 제기하는 국세심판원에 제

115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기하는 심판청구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관세업무의 특수성이나 전


문성은 인정될 수 있으나 행정청내에서 수행하는 행정심판절차를 수행
하는 기관이 상호 다르게 규정됨으로써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점이 발
생할 수 있다.
첫째, 감사원의 심사청구, 관세심사위원회의 심사청구의 결정 및 국
세심판원의 심판 사이에 결정과 심판이 상호 불일치하는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 동일한 행정기관에 상호 불일치하는 심사결정, 심판결정이
있게 되면, 행정업무의 일관성이나 효율성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둘째, 국민이 행정소송전에 거쳐야 하는 행정소송 전치로서 심사청
구의 3개의 길과 심판청구를 규정함으로써 법체계적인 정당성을 결여
하게 된다. 국세, 지방세, 관세에는 다른 행정업무와 다른 특수성과 전
문성이 있는 것은 인정되어도 이로써 발생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구
제의 방향이 병존적으로 존재함으로써 권리구제자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셋째, 행정업무의 중복으로 인한 행정비용의 과대와 불필요한 행정
조직의 설치로 인한 재정의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다. 관세심사위
원회에서 행하는 심사청구와 국세심판원에서 행하는 심판청구는 실제
동일한 행정청에서 수행하는 특별행정심판절차인데도 불구하고 2개의
기관을 설치하여 수행하게 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을 증대하게 된다.
그러므로 관세처분에 대한 불복이 있는 자는 일반국세나 지방세와 다
른 특수성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면, 관세심사위원회의 심사청구을 통
하여서만 처분청의 관세처분에 대한 불복을 구할 수 있도록 하거나 아
니면 관세도 역시 넓은 의미에서 조세에 속하기 때문에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두는 것으로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3) 지방세법 제72조상의 심사청구

지방세법 제72조는 “이 법에 의한 처분으로서 위법 또는 부당한 처

116
제 2 절 심사청구의 특별행정심판 인정과 사물관할

분을 받았거나 필요한 처분을 받지 못함으로써 권리 또는 이익의 침


해를 당한 자는 이 절의 규정에 의한 이의신청 및 심사청구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동법 제73조에서는 이의신청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이의신청을 하고자 할 때에는 그 처분이 있은 것을 안 날(처분의통지
를 받은 때에는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대통령령이 정
하는 바에 따라 불복의 사유를 구비하여 도세{도세중 공동시설세 및
시․군세에 부가하여 징수하는 지방교육세와 특별시세․광역시세중 도
시계획세․공동시설세 및 구세(군세를 포함한다)에 부가하여 징수하는
지방교육세를 제외한다}에 있어서는 도지사에게, 시 ․군세{도세중 공
동시설세 및 시․군세에 부가하여 징수하는 지방교육세와 특별시세 ․
광역시세중 도시계획세․공동시설세 및 구세(군세를 포함한다)에 부가
하여 징수하는 지방교육세를 포함한다}에 있어서는 시장․군수에게 이
의신청을 하여야 한다. 지방세법 제73조의 규정에 의한 이의신청은
원래적 의미에서 이의신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방세법상의 이
의신청은 행정심판을 제기하기 위한 필요적 이의신청이다. 이의신청으
로 거친 후에는 심사청구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
동법 제74조에서는 심사청구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심사청구를 하고자 할 때에는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도지사의 결정에 대하여는 행정자치부장관에게,
시장․군수의 결정에 대하여는 도지사 또는 행정자치부장관에게 각각
심사청구를 하여야 한다.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은 동법 제77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이의신청 또는 심사청구를 받은 지방자
치단체의 장 또는 행정자치부장관은 그 신청․청구를 받은 날부터 60
일 이내에 지방세심의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결정을 하고 신청인 또
는 청구인에게 이유를 함께 기재한 결정서를 송달하여야 한다. 지방
세법상의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은 처분청의 직근상급행정청이 관할권
을 가지고, 재결청에 독립된 지방세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점에서

117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일반행정심판과 실제적으로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방세


법상의 심사청구는 행정심판으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 3 절 개선방안

1. 행정심판의 사물관할조정을 위한 방안

(1) 행정심판의 기능간의 조정과 사물관할

1) 기능간의 상충

국민의 권리구제수단으로 도입되고 있는 행정심판은 행정의 자율적


통제기능, 행정청의 전문지식활용기능, 법원의 부담경감기능, 국민의
소송경제확보기능, 권리구제확대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행정심판은 다
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나 각각의 기능간에서 상충하는 측면도 존재
하고 있다. 우선 행정목적에서 바라보는 행정심판의 기능과 국민의 권
리구제확대라는 측면에서 보는 행정심판의 기능간에는 기능상충이 존
재한다. 행정목적의 달성에 관한 행정심판의 기능은 행정의 자율적 통
제기능과 행정전문지식의 활용기능을 들 수 있다.
행정의 자율적 통제기능은 행정청이 행한 행정처분에 대하여 스스로
심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행정청의 자주성을 존중하여 행
정청 내부적인 판단력을 증진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행정청은 행
정심판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자기의 처분행위에 대하여 교정할 수 있
는 기회를 제공하여 행정의 공신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행정기관이
자기가 행한 행정처분에 대하여 스스로 검토하여 교정하게 되면 자신
의 활동결과에 대하여 더욱 잘 알게 되고 앞으로는 보다 신중하고 효
율적인 행정처분을 하게 된다.
행정청의 전문지식활용은 행정심판의 주요한 기능으로 대두하고 있
다. 행정현실은 사회의 발달과 현대화에 따른 전문적 기술적인 분야가
증대하고 있기 때문에 행정전문적인 분야에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118
제3절 소 결

행정기관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비전문적인 단순 사법적인 지식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판단을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다. 행정처분에 관한
분쟁은 많은 부분에서 행정전문가의 특별한 능력을 필요로 하는 복잡
한 사실관계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복잡한 사실관계에 대한 정확한
판단 없이는 법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아무리 실정
법을 정화하게 해석하고 보편타당하게 해석할 수 있어도 그 법률규정
을 적용할 사실관계에 대한 정확한 판단 없이는 해당문제에 관한 정확
한 판단은 불가능하다. 행정전문가들은 행정관례와 현실을 잘 알고 있
고, 해당 분야의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입수하고 평가할 수 있다.
행정심판의 또 다른 주요한 기능은 법원의 부담경감기능이다. 현대
사회에서 국가기능의 확대와 국민의 권리의식증대 등으로 행정상 법
률관계에 관한 분쟁이 증대하고 있다. 행정상의 분쟁을 모두 사법부에
서 판단하게 되면 사법부의 업무는 과중하게 되고, 소송의 증대로 인
한 국민권리구제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 행정심판으로 일정부분의 분
쟁은 법원으로 가지 아니하고 행정심판으로 해결되어 법원의 부담은
경감된다.
행정심판을 행정소송의 필요적 전심절차로 하든 아니면 임의적 절차
로 하든 행정심판의 법원부담경감기능이 보다 활성화되기 위하여는 행
정심판절차가 사법절차와 유사하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행정심판의
재결절차, 심리절차, 행정심판위원회 위원의 구성에 있어서 객관성
등이 소송과 유사하면, 소송을 통한 판결도 유사하게 되고, 그러면 행
정심판의 재결에 대하여 불복은 줄어들게 되어 행정소송으로 진행은
적어지게 된다. 즉, 행정심판의 법원부담경감 기능은 행정심판이 사
법절차에 근접할수록 활성화된다. 행정심판의 법원부담경감 기능활성
화를 위하여 행정심판의 재결청은 처분청과 분리되어야 하고, 심판에
대한 의결기관의 구성은 법관과 유사한 독립적인 신분을 가지 자로
구성되어야 하고, 심리로 사법상의 판결에 준하여야 한다. 이러한 측
면에서 고찰할 때에 일반행정심판은 재결청과 독립된 행정심판위원회

119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에 의하여 심판사건이 심리되고 의결되는 점에 실제 사법절차에 다른


이의신청의 형식을 가진 특별행정심판이나 심사절차의 형식을 가진
특별행정심판에 비하여 소송절차에 근접하고 있다. 그러므로 행정심
판에 부여된 법원의 부담경감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하여는 개별법률에
서 이의신청 또는 심사청구로 규정된 간소화된 특별행정심판은 가능
한 일반행정심판으로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

2) 이의신청 및 심사청구의 특별행정심판인정의 제한과 국민의


권리구제의 확대

일반적으로 행정처분에 대한 불복이 있는 자에게 다양한 권리구제수


단이 확보되면 보다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행정심판은 행정처분의
합법성뿐만 아니라 합목적성에 대하여서도 다툴 수 있기 때문에 권리
구제의 폭은 넓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행정심판 이전의 권리구제수
단으로 이의신청과 심사청구도 또 다른 의미의 주요한 권리구제수단
이다.
개별법률에 규정된 이의신청이나 심사청구를 특별행정심판으로 해석
하거나 이러한 목적으로 이의신청과 심사청구를 도입하게 되면 국민
에게는 사실상 행정심판보다도 간편하게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이
의신청을 통한 권리구제는 축소된다. 현행 법률의 체계로는 이의신청,
행정심판 그리고 행정소송을 통하여 단계적으로 보다 간소하게도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이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통하여서만 권리구
제를 받도록 개별법률에서 규정하면, 이의신청을 통한 가장 간소한 권
리구제의 길은 없어지게 되어 법치국가의 원리에 근거하는 법률의 체
계정당성요청에 반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개별법률에서 규정된
이의신청과 심사청구을 특별행정심판으로 이해는 가능한 엄격한 해석
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이의신청이 가지는 권리구제의 경제성 확보라는 기능에도 역시
동일하다.

120
제3절 소 결

(2) 심사청구와 이의신청을 거친 사건의 사물관할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의신청과 심사청구를 특별행정심판으로


인정하지 않게 되면 당해 사건의 사물관할은 일반행정심판기관에서 수
행할 수 있다. 심사청구와 이의신청을 특별행정심판으로 인정할 수밖
에 없는 경우에도 행정소송을 위한 필요적 절차로 규정하지 않은 경
우에는 일반행정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해당 법률에서 일
반행정심판을 배제하는 명백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 물론 이러한 해석
이 가능하다.
해당법률에서 이의신청과 심사청구를 특별행정심판으로 규정하고 있
는 경우에 이와 병행하여 일반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가 하는 문
제가 발생한다. 즉, 개별법률에서 특별행정심판으로 이의신청과 심사
청구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처분청의 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
는 당해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의신청 또는 심사청구를 제기함과
동시에 일반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로 일반행정심판
의 사물관할에 관련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
는 소극적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일반법과 특
별법의 관계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특별행정심판으로 이의신
청과 심사청구를 명백하게 규정하거나 아니면 해석상 이렇게 해석될
수밖에 없으면 일반행정심판의 사물관할은 배제된다.

2. 입법론적 개선방안

(1) 법률규정의 명확화

개별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의신청과 심사청구는 다양하게 해석


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법률이 많이 있음을 위에서 고찰하였다.
법률에서 불확정개념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으나 권
리구제의 길에 관하여는 보다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 개별법률의 특

121
제 5 장 특별행정심판으로서 이의신청․심사청구와 사물관할

수성 때문에 일반행정심판과 다른 특별행정심판을 도입할 필요가 있


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정당성이 인정되면 해당 법률에서 명확하게 일
반행정심판을 대체하는 특별행정심판제도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입법
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의신청이나 심사청구의 법적 성격을 불명확하
게 규정함으로써 권리구제에 혼선이 생기게 하는 것은 법치국가의 원
칙에 반하는 법률이 된다. 특히 법학은 언어의 학문이다.75) 법률의
규정이 명확하지 않게 되면, 법률의 집행권자는 입법권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집행할 수 있는 위험이 있게 된다.

(2) 법률용어의 통일화

현행 법률의 체계상 권리구제는 이의신청,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으


로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특별한 경우에 행정심판을 재심을 할 필요
가 있는 경우도 있다. 입법권자의 의도를 개별법률에서 명확하게 규정
하기 위하여는 우선 권리구제의 단계별로 사용하는 법률용어를 명확하
게 할 필요성이 있다. 특별행정심판을 이의신청 또는 심사청구로 규정
하고 있는 법률의 경우에는 용어를 이의신청 또는 심사청구 대신에
특정행정심판으로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즉, 입법론적으로 개별법률
에서 이의신청이나 심사청구에 관한 법률용어는 통일적으로 개정되어
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법률용어의 통일성이 확보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국민의 권리
구제는 입법권자의 의도에 비하여 축소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
의신청을 통한 권리구제로 권리구제의 경제성에 흠이 발생할 수 있다.

75) G.Patzig, Sprache und Logik, 2.Aufl., S.84 ff.; H.M. Pawlowski,
Methodenlehre für Juristen, 2. Aufl., S.75 ff.

122
제3절 소 결

123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제 5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제 1 절 행정심판전치주의

1. 의의 및 이유

舊 행정소송법은 취소소송 등을 제기하기 전에 반드시 행정심판을


거치도록 하는 행정심판전치주의를 채택하였는데, 現行 행정소송법
(1994년개정행정소송법)은 행정심판을 원칙적으로 임의적인 절차로
하였고, 다만, 다른 개별법률에서 취소소송 등을 제기하기 전에 필요
적으로 행정심판을 거치도록 규정한 경우에 한하여 행정심판을 필요
적 전치절차로 하였다(행정소송법 제18조 제1항).
행정심판을 행정소송의 전치절차로 할 것인가 아니면 임의절차로
할 것인가는 立法政策의 問題이다. 독일, 영국 및 미국은 행정심판전
치주의를 취하고 있는 반면에 프랑스나 일본 등은 행정심판임의주의
를 취하고 있다. 프랑스나 일본에서 행정심판임의주의를 취하고 있지
만, 상당히 넓게 행정심판전치가 의무화되어 있다.76)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존재이유는 행정의 자율적 통제의 보장과 행정
심판에 의한 사법기능의 보완에 있었다. 즉, 행정청에게 먼저 반성의
기회를 주어 행정처분의 하자를 자율적으로 시정하도록 할 수 있다.
그리고, 법원의 전문성의 부족을 보완하고 분쟁해결에 있어 시간 및
비용을 절약하고 법원의 부담을 경감함으로써 사법기능을 보완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행정심판전치주의를 비판하는 견해의 논거는 다음과 같
다. 행정심판이 실효성 있는 국민의 권리구제제도가 되고 있지 못함에
도 행정소송의 제기 전에 행정심판을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함으로써

76) 이원, “일본의 행정불복신립제도와 한국의 행정심판제도의 비교”, 「법제」, 제494호,


1999. 2, 42쪽; Jean-François Brisson, LES RECOURS ADMINISTRATIFS
EN DROIT PUBLIC FRANCAIS, L.G.D.J. p. 144.

124
제 1 절 행정심판전치주의

행정소송을 통한 권리구제를 지연시키는 역기능을 가져오고, 또한 행


정심판전치주의가 국민의 법원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행정심판전치주의에 관한 이러한 논의에 비추어 볼 때 행정심판전
치주의를 취할 것인가 여부는 각 국가에서의 행정심판의 권리구제제
도로서의 기능, 법원의 전문성 및 법원의 재판부담, 행정심판의 종류
및 행정심판기관의 전문성,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의 보장 등을 고
려하여 입법정책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판례도 다음과 같이 행정심판전치주의는 입법정책의 문제로
보고 있다: “재판의 전심절차로서의 행정심판이 헌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 이상 행정심판의 경유를 행정소송제기의 전제요건으로 하는가
아닌가는 헌법 제27조 제1항의 법률유보에 의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
에 일임되어 있다고 할 것이어서 행정소송법이 필요적 행정심판전치주
의를 채택함으로써 행정심판을 거치지 아니하고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하였다고 하여 헌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행정심판청구기간의 제한은 그것이 결과적으로 행정소송의 제
기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거나 매우 어렵게 하여 사실상 재판의 거
부에 해당할 정도로 재판청구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 아
닌 한 구체적인 법률관계의 성질에 비추어 그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
정할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헌법 제37조 제2항과 제107조 제3항
후문에 따라 상당한 범위 내에서 입법재량으로 허용되는 것이라 할
것이어서, 필요적 행정심판전치주의를 취한 결과 행정심판청구기간의
도과로 행정소송의 제기가 불가능하게 된다고 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
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없으며, 행정심판전치주의
는 행정의 자율적 통제와 사법기능의 보충이라는 그 나름대로의 존재
이유가 있고, 행정심판은 부당한 처분에 대한 구제 등 행정소송과는
다른 권리구제의 영역도 가지고 있으며, 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날로부
터 일정한 기간이 지나도 재결이 없을 때에는 행정심판의 재결을 거

125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치지 아니하고도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등(행정소송법 제


18조 제2항) 행정심판의 재결이 부당하게 지연되어 국민이 입게 될
불이익을 구제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하고 있는 이상 행정심판에서의
권리구제가 행정소송에서의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여 행정소송
제기의 전제요건으로 행정심판을 거치게 하는 것이 신속한 재판을 받
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도 볼 수 없다.“77)
대법원은 1994년 행정소송법 개정 당시 “사법제도개혁법률안 설명
자료”를 통하여 행정심판전치주의를 행정심판임의주의로 하면서 조세
부과처분처럼 대량적으로 행하여지는 처분으로서 행정심판에 의하여
행정의 통일성을 기할 필요가 있는 경우, 특허 등 전문기술적 성질을
띠는 경우, 행정심판의 재결이 제3자적 독립성이 확보된 합의제 의결
기관에 의하여 행해지는 경우 등에 한하여 행정심판을 거치도록 각 개
별법에서 제한적으로 규정하도록 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행정심판을 준사법적 절차로 할 것이 헌법상 규정
되어 있다. 행정심판법에 의한 보통행정심판절차는 어느 정도 준사법
적 절차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 개별법에서 규정된 특별행정심판에
있어 일부 준사법적 절차가 보장되고 있지 못한 경우가 있다. 서울에
는 행정법원이 설치되고 지방에는 지방법원에 행정부 설치되어 행정
법원의 전문성이 종전보다 증진되었다. 행정사건은 증가추세에 있다.
행정심판의 대상이 되는 처분중에는 전문적, 기술적인 것이 있는 반
면에 그렇지 않은 것이 있고, 대량적으로 행해지는 처분이 있는 반면
에 그렇지 않은 처분이 있다.
이하에서는 개별법에 의해 행정심판전치주의가 인정되고 있는 경우
와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존속 또는 확대가 논의되고 있는 경우를 고찰
해 보기로 한다.

77) 대판, 1998.12.22, 97누1563.

126
제 1 절 행정심판전치주의

2.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인정여부

행정심판임의주의에 대한 예외로서의 행정심판전치주의는 개별법의


규정에 의해 인정되고 있다. 행정심판전치를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
는 경우도 있고,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행정심판의 재결에 대하
여 불복하는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간접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행정심판전치주의가 명백하게 규정되지 않은 경
우에도 해석상 행정심판전치주의가 판례에 의해 인정될 수 있는가하
는 점이다. 이를 긍정하여야 할 것이다. “공익사업을위한토지등의취득
및보상에관한법률”에 의해 임의 절차화되었지만, 토지수용법하에서 토
지수용재결에 대하여는 이의신청(행정심판)을 제기하여야 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고 학설상 논란이 있었으나 토지수용재결에 대한
이의신청은 의무적 절차로 운용되었다.

(1) 국세부과처분에 대한 행정심판

국세기본법 제56조 제2항은 국세처분에 대하여 행정심판전치주의


를 채택하고 있다. 국세기본법상의 행정심판에는 이의신청,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의 2심급으로 되어 있다.
세무서장 또는 지방국세청장이 재결청인 국세심판을 이의신청이라
하는데 이의신청은 임의적 절차이다.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를 반드시 제기하
여야 한다. 청구인은 심사청구와 심판청구를 중복하여 제기할 수 없다.
(국세기본법 제55조) 즉, 심사청구와 심판청구는 선택적 전치절차이
다.78)
심사청구라 함은 처분청의 상급행정청인 국세청장이 재결청인 국세
심판을 말하며 심판청구라 함은 국세심판원장이 재결청인 국세심판을

78) 2000년 1월 1일 이전까지는 심사청구를 거쳐 심판청구를 제기하도록 규정되어 있


었다.

127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말한다. 다만, 국세심판의 심리․의결은 국세심판관회의 또는 국세심


판관합동회의가 행한다(국세기본법 제78조).
국세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전치는 국세처분의 전문기술성과 국세처
분의 대량반복성에 따른 통일적 해결의 필요성에 근거하고 있고, 학
설이나 실무상 행정심판전치의 필요성이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2) 도로교통법상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전치

도로교통법 제101조의3은 도로교통법에 의한 처분에 대하여는 행


정소송의 제기전에 행정심판의 재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도로교통법상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전치에 대하여는 견해의
대립이 있다.

1) 경찰청이 제시한 필요적 전치주의를 채택하여야 하는 이유는 다


음과 같다.

①국민편의적 이유 측면
i) 임의적 행정심판 전치주의는 행정심판에 소요되는 1-2개월을 단
축할 수 있다는 국민편의적인 측면이 있으나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는
경우에도 행정법원(지방법원)→고등법원→대법원의 3심제를 거치게
되므로 법원의 업무가 가중되어 제1심을 행정심판절차에 의할 경우보
다 오히려 구제소송기간이 장기화 될 수 있다(소송의 경우 2-6개월).
ii) 개인의 재정능력에 따라 소송을 먼저 제기하여 재판과정에서 높
은 승소율이 나타날 경우 국민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

②경찰청의 자율성 확보 측면
i) 필요적 행정심판 전치주의로 할 경우 교통전문가 등이 심의과정
에 참여하여 전문적이고도 기술성이 강한 경찰작용에 대한 분쟁의 신
속하고 구체적 타당성 있는 해결이 가능하여 경찰행정의 자율성과 능
률성을 확보할 수 있다. 1997.10부터 경찰청 차장이 행정심판위원에
포함되어 이의가 제기된 경찰처분에 대하여 경찰청의 입장과 방침을

128
제 1 절 행정심판전치주의

토대로 행정소송이 제기되기 이전에 적합하게 조율할 수 있게 되었다.


ii) 행정심판위원회 전체 부의 안건 연간 약 5,209건 중 약 70%가
경찰처분이고, 경찰처분(1996년도 3,720건) 중 99.6%(3,686건)가
교통관련처분(거의 모두가 운전면허행정처분)이다. 이와 같이 교통관
련처분은 전체 행정심판건수의 70%에 해당되는 대량적이고 획일적인
행정처분이다.

③법원의 부담가중 측면
현재 행정심판 인용율이 40%, 행정심판을 거친 후의 행정소송 원
고승소율이 13.5%(1997년 기준)임을 감안하면,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고 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 행정소송의 수행에 따른 비용낭비
와 인력부담의 가중이 예상된다.79)

2) 이에 대하여 법원쪽에서는 다음과 같이 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

①국민편의적 이유 측면
국민편의적 이유에서 필요적 전치절차를 채택하여야 한다는 것은 합
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국민편의를 위해서라면 오히려 임의적 전
치절차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경찰이 가지고 있는 취소처분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경찰 및 행정심판위원회와 법원의 견해가 다른 경우,
상당한 증거조사가 필요한 경우, 형사재판의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의
당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 등을 위해서는 어차피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행정심판의 경우는 심리기간에 제한이 있
다), 그렇게 본다면 행정심판은 무용한 절차의 되풀이로서 당사자에게
시간과 경비의 2중 부담이라는 고통만을 안겨줄 뿐이다. 법원에 소송
이 제기되는 상당한 사건들은 위와 같은 문제점 등을 가지고 있는 사
건이다.

79) 경찰청 교통기획과, 도로교통법시행령 및 동법시행규칙 주요개정내용, 1999, 211


쪽 이하(박해식, “항고소송절차(2)”, 2002년 행정소송법 법관세미나 자료, 31쪽 이하
에서 재인용).

129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②경찰청의 자율성 확보 측면
도로교통법상의 행정처분 중 대부분은 운전면허에 관한 처분이고,
운전면허에 관한 처분 중 대부분이 재량판단에 관한 것이거나 법리적
인 것이기 때문에 이 판단에 있어 교통문제전문가의 판단이 반드시 필
요하지도 아니할 뿐 아니라, 설사 그러한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실제 행정심판위원회에 위원 등으로 참여하는 사람보다 행정
사건을 담당하는 판사가 훨씬 더 전문가이기 때문에 임의적 전치절차
로 한다고 하여 경찰청의 자율성이 훼손된다거나 저해된다고 할 수 없
다. 소송에 앞서 행정심판을 거치도록 함으로써 행정청에 스스로 시정
할 기회를 마련하여 주어 행정청이 전문지식을 활용하여 자율적이고
능률적으로 행정작용을 하도록 하는 입법 취지는 국민의 편의를 제한
하는 방향으로 운용 해석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즉 국민의 편의를 위
해서 前者가 다소 희생되지 않을 수 없다.

③법원의 부담가중 측면
법원의 부담경감을 꾀하려는 입법취지는 행정법원의 설립과 행정전
담부의 운용 등으로 사건에 대한 유형화가 이루어지고 재량권의 해석
에 관한 이론과 경험이 집적되었을 뿐 아니라 운전면허사건에 대한 판
결의 간이화를 통하여 신속하게 많은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추어졌으므로 법원입장에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다.80)

3) 도로교통법상의 처분은 대량적으로 행하여지는 처분이다. 아래


에서 보는 바와 같이 행정심판사건의 70 내지 80%를 점하고 있다.
따라서, 행정심판에 의하여 통일성을 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도로
교통법상의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은 합의제의결기관인 행정심판위원
회에서 준사법적 절차에 따라 행해진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도로교
통법상의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은 필요적 절차로 하는 것이 타당하
다. 이렇게 함으로써 신속하고, 경제적인 권리구제가 가능하고, 법원

80) 박해식, 앞의 논문, 32쪽.

130
제 1 절 행정심판전치주의

의 재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행정심판에서 인용되는 만큼 행정소


송이 줄 것이고, 기각된 경우에도 이에 승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
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법원의 경우 단독판사가 신속하게
처리한다고 하지만 행정심판보다 신속하게 처리되지는 못할 것이며
단독판사가 처리하는 것보다 합의제행정기관이 처리하는 것이 공정성
에서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도로교통법상 처분에 대한 행정
심판전치는 1994년 행정소송법 개정 당시 대법원이 제시한 행정심판
전치주의의 가이드라인에도 맞는다고 할 수 있다.

<표4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 분야별 행정심판 처리현황>

기 타 일 반 안 건
도 로
구 분 계 보 훈 정 보 주 택 도 시 보 건
교 통 소 계 노 동 운 수 기 타
공 개 건 설 계 획 위 생

5,631 342 1,258


1997 7,231 139 147 11 149 58 63 691
(77.9%) (4.7%) (17.4%)

6,195 401 740


1998 7,336 87 106 29 157 18 41 302
(84.4%) (5.5%) (10.1%)

6,402 695 958


1999 8,055 219 63 60 137 32 79 368
(79.5%) (8.6%) (11.9%)

6,421 1,211 1,212


2000 8,844 342 81 79 134 32 50 494
(72.6%) (13.7%) (13.7%)

9,079 1,783 1,390


2001 12,252 275 411 126 106 28 38 406
(74.1%) (14.5%) (11.4%)

2002. 5,524 913 562


6,999 163 17 59 149 4 37 133
8.31. (78.9%) (13.0%) (8.1%)

(3) 기타 행정심판전치주의가 적용되는 경우

공무원에 대한 불이익처분(국가공무원법 제16조 제2항, 교육공무원


법 제53조 제1항, 지방공무원법 제20조의2), 세법상의 처분(국세기본

131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법 제56조 제2항, 지방세법 제78조 제2항, 관세법 제38조의2 제2항),


해양수산부장관 등의 선박검사 등 처분(선박안전법 제11조 제3항),
군무원에 대한 처분(군무원인사법 제35조의2) 등이 있다.

(4) 2단계 행정심판전치의 문제

필요적 전치절차인 행정심판절차가 2단계 이상인 경우에 모든 행정


심판절차를 거처야 한다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때에는 모든 행정심판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가. 이에 관하
여 학설은 일반적으로 명문의 규정으로 당해 절차를 모두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절차중 하나만 거치면 행정소송
을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81) 그 논거는 1차의 행정심판
절차로 행정청에게 반성의 기회를 주고, 행정청의 전문지식을 활용한
다는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취지가 충분히 달성될 수 있고, 명문의 규
정이 없음에도 권리구제제도로서는 결함이 있는 행정심판절차를 중복
적으로 거치게 하는 것은 불필요한 절차를 거치게 하는 것이 되고, 나
아가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부당히 제한하는 것이 된다는데 있
다.
그리고, 2단계 행정심판전치는 법개정을 통하여 가능한 한 1단계의
행정심판절차로 함이 행정법관계의 조속한 안정 및 국민의 재판을 받
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요망된다.

3.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예외

행정심판전치를 일률적으로 요구하는 경우에는 국민의 권리구제의


측면이나 쟁송경제의 측면 등에서 여러 폐단이 있기 때문에 행정소송
법 제18조는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적용이 제한 또는 배제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즉, 일정한 경우에는 행정심판을 제기하면 행정심판의

81) 이상규, 신행정법론(상), 786쪽; 김동희, 행정법 I, 647쪽.

132
제 1 절 행정심판전치주의

재결 없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하고, 일정한 경우에는


행정심판을 제기함이 없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하고
있다.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예외가 되는 사유는 원고가 이를 疏明하여
야 한다(법 제18조 제4항).
행정소송법 제18조에 의한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예외규정은 개별법
에 의해 채택된 행정심판전치주의에 적용된다. 그러나, 개별법률에서
행정심판전치주의를 채택하면서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예외를 정하고 있
는 행정소송법 제2항과 제3항의 적용을 명시적으로 배제하고 있는 경
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예를 들면, 국세기본법 제56조 제2항은
국세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은 “행정소송법 제18조 제1항 본문․제2항
및 제3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이 법에 의한 심판청구와 그에 대한 결
정을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제기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
만, 제81조 단서의 규정에 의한 결정기간(90일)내에 결정의 통지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결정의 통지를 받기 전이라도 그 결정기간이 경
과한 날로부터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국세기본법 제56조 제3
항), 감사원법의 심사청구를 거친 경우에는 심판청구를 거친 것으로
보므로 심판청구를 거치지 않고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국세기본
법 제56조 제4항).

(1) 행정심판의 裁決없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경우

다음과 같은 사유가 있는 때에는 행정심판의 재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행정소송법 제18조 제2항). 다만, 행정심
판을 제기하기는 하여야 한다. 판례도 이러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82)

1) 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날로부터 60일이 지나도 재결이 없는 때

이 예외사유는 행정심판이 지연됨으로써 소송을 통한 국민의 권리


구제가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두어졌다.

82) 대판, 1987,12,8, 87누381.

133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날로부터 60일이 경과하였다는 요건은 원칙상


행정소송을 제기한 날 충족되어야 하지만, 행정소송의 제기시에 이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소송의 변론 종결시까지 이 요건이
충족되면 행정심판전치주의에 대한 흠이 치유된다.83)
행정심판청구가 있은 날로부터 60일이 경과하였음에도 재결이 없는
때에는 청구인은 곧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고, 재결을 받은 후 행
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2) 처분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생길 중대한 손해를 예방


하여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는 때

이 예외사유가 두어진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재결을 기다려서는 처


분의 집행, 절차의 속행 또는 부작위의 계속으로 중대한 손해가 발생
할 긴급한 사유가 있는 사건에까지 행정심판전치주의를 관철시킨다면,
행정구제절차로서의 행정소송의 목적에 어긋나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
가 없지 아니하다. 그러므로, 행정심판전치주의를 그대로 적용함으로
인하여 발생할 중대한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는 경
우에는, 행정심판의 재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
도록 하였다.”84)
그러나, 이 예외사유의 효용성에는 의문이 있다. 처분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을 막기 위하여는 집행정지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타당하며
행정심판에도 집행정지가 인정되고 있다. 그리고, 행정소송의 심리기
간이 행정심판보다 긴 점을 보더라도 긴급한 경우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에 정당성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행정소송에
서 행정심판에서보다 집행정지가 더 잘 인정될 수 있기는 하지만, 이
에 대한 대응은 후술하는 바와 같이 행정심판을 청구한 경우에는 행정
소송을 제기함이 없이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해

83) 대판, 1986.7.8, 86누215.


84) 법제처, 앞의 책, 2002, 437쪽.

134
제 1 절 행정심판전치주의

결할 수 있다.

3) 법령의 규정에 의한 행정심판기관이 의결 또는 재결을 하지


못할 사유가 있는 때

소정의 행정심판기관이 당해 행정심판에 대한 의결이나 재결을 하


지 못할 경우는 일반적으로는 예견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만일에
그러한 사유가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의결이나 재결을 기다리도록 하는
것은 무용한 시간의 낭비를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행정구제제도의 취
지에 어긋나게 되는 것임에 비추어, 그러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의결
이나 재결을 기다릴 것 없이 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85)
행정심판위원회가 구성되지 아니하거나 정족수에 달할 수 없는 특
별한 사유가 있는 등으로 말미암아 소정의 기간 내에 당해 행정심판
사건을 심리․의결할 수 없을 것으로 인정될 때와 행정심판위원회의
의결이 있더라도 재결청에 재결을 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사유가 있
는 때가 이에 해당한다. 이 경우에는 재결을 거칠 것 없이 그 사유를
소명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4) 그 밖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

이 예외사유는 위에서 열거한 예외사유이외에도 재결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
가 있을 수 있으므로 두어진 것이다. 여기에서의 ‘정당한 사유’라 함
은 위에 든 구체적인 예외사유 이외에 재결을 기다리지 못할 모든 사
유를 포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86)

85) 앞의 책, 438쪽.
86) 앞의 책, 438쪽.

135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2) 행정심판의 제기없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경우

다음과 같은 사유가 있는 때에는 행정심판을 제기함이 없이 취소소


송을 제기할 수 있다(행정소송법 제18조제3항).

1) 동종사건에 관하여 이미 행정심판의 기각재결이 있은 때

여기에서 ‘동종사건’이라 함은 ‘당해 사건은 물론 당해 사건과 기본


적인 점에서 동질성이 인정되는 사건’을 말한다.87) 예를 들면, 동일
한 행정처분에 의하여 여러 사람이 동일한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그
중 한 사람이 행정심판을 제기하여 기각판결을 받은 경우88)를 들 수
있다. 동일한 택지에 관한 전년도분 택지초과소유부담금 부과처분과
후년도 부과처분은 별개의 처분이다.89)
행정소송법이 “동종사건에 관하여 이미 행정심판의 기각재결이 있은
때”에는 행정심판전치의 요건을 적용하지 아니하도록 한 것은 행정심
판전치주의는 행정청에게 스스로 반성․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함
과 동시에, 행정청의 행정에 관한 전문지식을 활용하려는 데에 그 주
된 존재이유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의 청구에 의한 것인지에 관
계없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동종사건에 대한 행정심판의 기각재결이
있은 이상 전심절차의 무용한 반복을 피하도록 하는 것이 행정구제제
도의 취지에 부합되는 것이기 때문이다.90)

2) 서로 내용상 관련되는 처분 또는 같은 목적을 위하여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처분중 어느 하나가 이미 행정심판의 재결을 거친 때
이 규정의 취지는 “비록 형식적으로는 그 각 처분이 별개의 처분이
라고 하더라도 그 위법사유나 분쟁의 내용이 서로 공통되어 어느 한
처분에 대하여 행정심판을 경유하면 다른 처분과 관련하여서도 그 처

87) 대판, 1993.9.28, 93누9132 ; 1992.11.24, 92누8972.


88) 대판, 1982.2.23, 876누704.
89) 대판, 1997.11.28, 96누7533.
90) 법제처, 앞의 책, 2002, 440쪽.

136
제 1 절 행정심판전치주의

분청에게 재고 또는 시정의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


는 그에 대하여 별도의 행정심판을 거치지 아니하고도 취소소송을 제
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무용한 절차의 반복을 피하고 행정구제제도
의 실효를 거두게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91)
“서로 內容上 關聯되는 처분”이라 함은 각각 별개의 처분이지만 내용
적으로 서로 일련의 상관관계가 있는 복수의 처분을 말한다. 예를 들
면, 국세의 납세고지처분과 국세징수법상의 가산금 및 중가산금징수처
분92) 등을 들 수 있다.
‘같은 목적을 위하여 段階的으로 진행되는 처분’이라 함은 동일한 행
정목적을 위하여 행해지는 둘 이상의 서로 연속되는 처분을 말한다.
판례는 ‘같은 목적을 위하여 段階的으로 진행되는 처분’을 “선후 수개
의 행정처분 중 선행정처분과 후행정처분이 서로 내용상 관련되어 일
련의 발전적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후행정처분이 선행정처분의 필
연적 결과로서 이루어지거나, 선행정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에 대하여
재결이 있는 때에는 후행정처분에 대한 행정심판도 동일한 운명에 처
하게 되는 등 상호 일련의 상관관계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고 보고,93)
이 예외규정의 취지는 “비록 형식적으로는 별개의 행정처분이라 하더
라도 그 별개의 행정처분에 깔려 있는 분쟁사유가 공통성을 내포하고
있어서 그 선행정처분에 대한 전치절차의 경유만으로도 이미 그 처분
행정청으로 하여금 스스로 재고,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것으
로 볼 수 있어 후행정처분에 대하여는 다시 전치요건을 갖추지 아니하
고서도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무용한 절차의 반복을
피하고 행정구제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라고 하고 있다.94)
일정한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독립된 둘 이상의 행정행위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서 각각 별개의 법률효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이

91) 대판, 2001.12.8, 99두1953.


92) 대판, 1986.7.22, 85누297.
93) 대판, 1993.6.29, 92누19194.
94) 대판, 1994.11.22, 93누11050.

137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에 포함되는지에 관하여는 견해가 대립되고 있다. 이를 부정하는 견


해95)가 있는 반면에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예외와 하자의 승계는 제도
의 취지가 다르므로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예외가 되는 ‘같은 목적을 위
하여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처분’은 하자의 승계가 인정되는 경우와 반
드시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견해가 있다. 판례는 후자의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판례는 대집행계고와 대집행영장에 의한 통지,96) 건물철거명령과 그
에 대한 계고처분,97) 농지전용신고반려처분과 계고처분,98) 토지초과
이득세 예정과세처분과 정기과세처분99)은 같은 목적을 위하여 段階
的으로 진행되는 처분으로 보고, 교사해임처분과 해임처분을 기초로 한
현역입영처분,100) 개별공시지가 결정과 개발부담금의 정산처분,101)
은 같은 목적을 위하여 段階的으로 진행되는 처분이 아니라고 보았
다.

3) 행정청이 사실심의 변론종결후 소송의 대상인 處分을 變更하여


당해 변경된 처분에 관하여 소를 제기하는 때

행정청에 의한 처분의 변경이 당해 소송의 사실심변론종결 전에 있


은 때에는 원고로서는 그 변경된 처분에 맞추어 소의 변경을 할 수
있고, 그러한 소의 변경에는 따로 행정심판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행정청에 의한 처분의 변경이 변경전 처분을 대상으

95) 법제처, 앞의 책, 2002, 441쪽.


96) 대판, 1979.7.24, 79누129(집 27②행119).
97) 대판, 1979.7.24, 79누129(공617호 12113).
98) 대판, 1993.6.29, 92누19194 : 이 사건 계고처분은 농지전용신고가 부적법하고
농지의 전용이 불법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농지전용신고서반려처분과는 그 분쟁
사유가 공통성을 내포하고 있고, 또 농지전용신고가 적법하다면 그 신고서반려처분과
아울러 이 사건 계고처분도 위법하게 되는 것이어서 내용상 서로 관련된 처분이라 할
것이므로, 농지전용신고서반려처분에 대하여 행정심판을 거친 이상 다시 이 사건 계
고처분에 대하여 별도의 행정심판을 거칠 필요는 없다.
99) 대판, 1998.6.9, 96누17998.
100) 대판, 1994.11.22, 93누11050.
101) 대판, 2001.12.8, 99두1953.

138
제 1 절 행정심판전치주의

로 한 항고소송의 사실심변론종결 후에 이루어진 때에는, 당해 소송


은 이미 그 대상이 없어진 것이 되나, 원고로서는 변론재개가 되지
않는 한 소의 변경을 할 수 없어서, 변경한 처분을 대상으로 한 별소
의 제기가 불가피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의 항고소송의 제기에 있어
서조차 행정심판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것은 원고에게 가혹하여 행정
청에 의한 소송지연 내지 방해를 가져올 우려도 없지 않을 뿐 아니
라, 사실심변론종결 전의 처분의 변경에 따르는 소의 변경의 경우와
의 균형을 유지할 필요도 있는 것이어서, 행정청이 사실심변론종결후
에 소송의 대상인 처분을 변경하여 당해 변경된 처분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때에는 따로 행정심판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도록 하였다.102)

4) 처분을 행한 행정청이 행정심판을 거칠 필요가 없다고 잘못


알린 때

처분청이 착오로 처분에 대하여 행정심판을 제기할 필요가 없는 것으


로 고지한 때에는, 행정소송의 원고가 될 자가 그것이 잘못된 고지인
것을 알았는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고지에 대하여 행정심판전치주의에
대한 예외의 효과를 연계시켜 행정에 대한 신뢰를 보호함과 동시에, 행
정청의 성실한 고지를 도모하려는 취지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103)

5) 처분의 변경에 따른 소의 변경

취소소송이 계속되고 있는 동안에 당해 소송의 대상인 처분이 행정


청에 의하여 변경되고, 그 변경된 처분에 맞추어 소를 변경한 경우에
변경된 소는 변경된 처분에 대하여 따로 행정심판을 거칠 것 없이 전
심절차의 요구를 충족한 것으로 된다(행정소송법 제22조 제3항).
이는 행정청에 의한 소송지연을 막고 원고의 소송절차상의 편의를
도모하며, 사실심종결 후에 행정청이 처분을 변경함으로써 별도의 항
고소송을 제기하는 때에 전심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도록 한 것과 균

102) 법제처, 앞의 책, 2002, 442-443쪽.


103) 앞의 책, 443쪽; 대판, 1996.8.23, 96누4671.

139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 하겠다.104)

4. 행정심판전치주의의 履行 與否의 判斷

(1) 不適法한 행정심판청구

행정심판을 제기하였지만 부적법 각하된 때에는 행정청에게 계쟁처


분에 대한 실질심사의 기회를 주지 못하였기 때문에 행정심판을 거친
것으로 볼 수 없다. 부적법한 행정심판청구가 있었음에도 재결청이
과오로 본안에 대하여 재결한 때에도 행정심판을 거친 것으로 볼 수
없다.105)
그러나, 적법한 심판청구를 재결청이 잘못 각하한 경우에는 행정심
판전치의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106)

(2) 判斷의 基準時와 하자의 치유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요건을 충족하였는지의 여부는 사실심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107)

따라서,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하자가 치유된다.

①행정심판은 제기하였으나 그 재결이 있기 전에 제기된 행정소송


은 부적한 소송으로 각하되어야 하지만 소가 각하되지 않고 있는 사
이에 재결이 있으면 행정심판전치요건을 이행한 적법한 소가 된다.
②행정심판을 제기한 후 60일이 경과하지 않은 때에 행정소송을 제
기한 경우에도 당해 소는 부적법 각하되어야 하지만 그 소가 각하되
지 않고 있는 사이에 60일이 경과하면 적법한 소가 된다.
③행정심판을 제기하지 않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도 그 후 적

104) 앞의 책, 444쪽.
105) 대판, 1991.6.25, 90누8091.
106) 대판, 1990.10.12, 90누2383.
107) 대판, 1987.4.28, 86누29 ; 1987.9.22, 87누176.

140
제 1 절 행정심판전치주의

법한 제소기간내에 행정심판을 제기하였고 그 소가 각하되지 않고 있


는 사이에 재결이 있거나 그 행정심판에 대하여 60일이 경과한 경우
에도 흠이 치유되어 적법한 소가 된다.
④처분전에 행해진 행정청의 사전통보 등에 대하여 행정심판청구를
한 경우에 당해 행정심판청구는 부적법한 것이나 행정심판에 대한 재
결이 있기 전에 처분이 행해졌다면 당해 행정심판의 하자는 치유된
다.108) 따라서, 이 경우에는 처분전의 행정심판청구에 대한 재결후
제기한 행정소송은 행정심판전치주의의 요건을 충족한 것이 된다.

(3) 직권조사사항

행정심판의 전치는 항고소송의 소송요건이므로 법원의 직권조사사


항에 속한다.

5. 행정심판전치와 행정소송의 심리범위

행정심판전치주의의 논리적 귀결로써 행정소송의 심리범위는 원칙


상 행정심판의 심리범위로 한정된다.
우선 청구취지에 있어서 행정소송의 청구취지는 행정심판의 청구취
지보다 넓을 수도 없고 다를 수도 없다. 즉, 원고는 행정심판에서 보
다 많은 것을 청구하거나 다른 것을 청구할 수 없다.
다음으로 행정소송에서 주장할 수 있는 사유는 행정심판에서 주장
한 사유에 한정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행정심판전치주의의 논
리에 비추어 원칙상 행정소송에서는 행정심판에서 주장하지 않은 새
로운 사실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행정심판의 청구
원인과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성이 유지되는 한에서는 행정소송에서
새로운 사실이 주장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109)

108) 대판, 1984.1.24, 83누442. ; 1989.10.10, 88누11292.


109) 법제처, 앞의 책, 2002, 433쪽.

141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6. 행정심판전치주의의 개선방안

(1) 행정심판전치범위의 조정

행정심판전치주의를 취할 것인가 여부는 각 국가에서의 행정심판의


권리구제제도로서의 기능, 법원의 전문성 및 법원의 재판부담, 행정
심판의 종류 및 행정심판기관의 전문성,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의
보장 등을 고려하여 입법정책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행정심판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전문적, 기술적인 경우, 대량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및 합의제행정기관에 의한 심판이 필요한 경우 등에는
그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은 의무화하는 것이 국민의 권익에 대한 실효
성 있는 구제를 도모하고 행정소송의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타당하다.

(2) 2단계 행정심판전치의 제한

2단계 행정심판전치는 행정소송을 통한 국민의 권리구제를 지나치


게 지연시킴으로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필요적 행정심판이 인
정되면서 그 전단계로서 임의적 행정심판이 인정되는 경우에 임의적
행정심판의 제기는 행정소송제기기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할 필요가 있다.

(3) 필요적 행정심판의 준사법절차화

행정심판이 의무화된 경우에는 특히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을 보장


하고 행정심판이 준사법적 절차에 따라 행해지도록 하여야 할 것이
다.110) 행정심판이 청구인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음에도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당해 행정심판을 거치도록 하는 것은 국민
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심히 제한하는 것이 된다.

110) 이상희, 앞의 논문, 47쪽.

142
제 2 절 행정심판에 대한 불복으로서의 행정소송

제 2 절 행정심판에 대한 불복으로서의 행정소송

1. 행정심판에 대한 불복의 경우의 행정소송의 대상

(1) 원처분주의와 재결주의

행정심판의 재결에 불복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 원처분을


대상으로 하여야 하는가 아니면 재결을 대상으로 하여야 하는가에 관
하여 원처분주의와 재결주의가 대립하고 있다.
원처분주의라 함은 취소소송의 대상을 원처분으로 하고 원처분의 취
소소송에서는 원처분의 위법만을 다투고 재결의 위법은 재결취소소송
에서 다투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에 반하여 재결주의라 함은 원처분에 대하여는 소송의 제기를 허
용하지 않고 행정심판의 재결에 대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원처분주의를 채택할 것인가 재결주의를 채택할 것인가는 입법정책
의 문제이다. 현행 행정소송법은 원처분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즉, 행
정소송법 제19조는 “취소소송은 처분 등을 대상으로 한다. 다만, 재결
취소소송의 경우에는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경우에 한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 행정소송법이 “처분등”을 “행
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
는 그 거부와 그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하 “처분”이라 한다) 및
행정심판에 대한 재결”이라고 정의하고 있어 처분이나 재결이나 모두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는 것 같이 규정되어 있으나, 단서에서 재결을
대상으로 하는 취소소송은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경우에 한하고 있으므로 현행 행정소송법은 원처분주의를 취하
고 있다.
다만, 개별법률에서 원처분주의에 대한 예외로서 재결주의를 채택하

143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행정심판의 재결에 불복하여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자 하는 경우에 행정심판의 재결을 대상으로 취소소
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이 경우 재결취소의 소에서는 재결고유의 하자
뿐만 아니라 원처분의 하자도 주장할 수 있다.111) 그러나, 원처분이
당연무효인 경우에는 재결취소의 소뿐만 아니라 원처분무효확인소송도
제기할 수 있다.112)
행정심판의 재결이 행정심판의 대상이 된 처분을 대체하는 새로운
처분이라고 본다면 재결주의를 취하는 것이 타당하다. 예를 들면, 프
랑스의 경우 필요절차인 행정심판의 재결은 원처분을 대체하는 것으
로 보므로 행정심판전치주의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재결을 대상으로
월권소송을 제기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렇게 보는 경우에는 재결
청이 처분을 취소할 뿐만 아니라 처분의 하자를 치유하면서 동일한
새로운 처분함으로써 처분을 합법화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반하여 행정심판이 원처분을 대체하는 처분이 아니고 사법작
용이라고 본다면 원처분을 항고소송의 대상으로 보는 원처분주의가 타
당하다. 재결 그 자체는 독립된 처분이므로 재결에 고유한 하자가 있
는 경우 독자적으로 불복의 대상이 되고, 불복기간이 진행한다고 보

111) 대판, 1991.2.12. 90누288. : 토지수용법 제73조 내지 제 75조의 2의 규정을


종합하면 토지수용에 관한 행정소송에 있어서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이의신청에 대
한 재결에 대하여 불복이 있을 때에 제기할 수 있고 수용재결은 행정소송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할 것이므로 그 행정소송에서는 이의 재결 자체의 고유한 위법사유뿐
아니라 이의신청사유로 삼지 않은 수용재결의 하자도 주장할 수 있다.
112) 대판(전원합의체), 1993.1.19. 91누8050 : 토지수용에 관한 중앙 또는 지방토
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이 그 성질에 있어 구체적으로 일정한 법률효과의 발생을 목
적으로 하는 점에서 일반의 행정 처분과 전혀 다를 바 없으므로 수용재결처분이 무효
인 경우에는 그 재결 자체에 대한 무효확인을 소구할 수 있다. 토지수용법 73조 내지
75조의 2의 각 규정과 관련하여, 중앙 또는 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에 대하
여 불복이 있는 자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하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이의재결에도 불복이 있으면 수용재결이 아닌 이의재결을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
하도록 해석. 적용한 것은 어디까지나 토지수용에 관한 재결이 위법 부당함을 이유로
그 취소를 소구하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지, 수용재결 자체가 당연무효라 하여 그 무
효확인을 구하는 경우에까지 그와 같이 해석할 수는 없다.

144
제 2 절 행정심판에 대한 불복으로서의 행정소송

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행정심판위원회 의결은 상급관청의 감독권의 행사가 아
니라 준사법기관의 심판이라는 성질이 강하다. 따라서, 이 경우에 행
정심판의 재결이 원처분을 대체한다고는 보기 어렵다. 재결청이 처분
청이나 상급행정청인 경우에 행정심판의 재결이 원처분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상급행정기관에게 하
급행정기관의 처분을 대체하여 새로운 처분을 하는 권한이 있다고 보
지 않는 것이 통설이다. 이렇게 본다면 상급감독청이 재결청인 경우
에 재결이 원처분을 대체하는 성질의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원칙상 원처분주의가 타당하다. 다만, 개별법률에서
재결주의를 규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재결이 원처분을 대
체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면 입법론상 어떠한 경우에 재결을 항고소송의 대상으로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인가. 예를 들면, 재결청이 원처분청보다 더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엄격한 절차에 따라 행해져서 재결을 항고소송의 대상으
로 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보이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재결이 처분을 대체하는 경우, 새로운 처분의
성질을 갖는 경우에 재결을 다투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2) 재결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경우

재결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행정심판의 재결이 행정소


송법 제19조에 의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경우와 개별법률에서 재
결주의를 취하는 결과 당해 법률상의 재결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경우로 나뉜다.

1) 행정소송법 제19조에 의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경우

행정심판의 재결은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행정소송법 제19조 단서).

145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가) 기각재결

기각재결에 대한 취소소송은 원칙상 원처분을 대상으로 하여 제기


하여야 하며 재결 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기각재
결을 대상으로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나) 인용재결

원고는 인용재결을 다툴 소의 이익이 없고, 피고 행정청은 인용재


결을 다툴 수 없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런데, 인용재결이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다. 즉, 인용
재결에 의해 제3자(처분의 상대방)의 권리가 위법하게 침해되는 경우
이다. 예를 들면, 택지개발사업계획승인처분에 대하여 인근주민이 제
기한 취소심판에서 취소판결이 난 경우이다.
인용재결에 의해 제3자(처분의 상대방)의 권리가 위법하게 침해된
경우를 재결자체에 고유한 위법으로 보는 견해113)와 그렇게 보지 않
고 당해 인용재결을 제3자(처분의 상대방)와의 관계에서는 별도의 처
분으로 보아 재결이 아니라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의 문제로 보는 견
해114)가 있다. 전자는 인용재결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것이 행정
소송법 제19조 단서에 의한 것(즉, 재결자체에 고유한 위법이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으로 본다)으로 보고, 후자는 인용재결은 제3자에
대하여는 처분의 성질을 가지므로 행정소송법 본문에 의한 것으로 본
다. 後者의 견해의 논거는 다음과 같다 : 이 경우에 인용재결로 인하
여 제3자(원처분의 상대방)는 비로소 권익침해를 받게 되는 것이므로
당해 인용재결은 형식상으로는 재결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제3자(원처
분의 상대방)에게는 최초의 처분으로서의 성질을 갖는 것이고 따라서

113) 김동희, 앞의 책, 636쪽.


114) 김용섭, “취소소송의 대상으로서의 행정심판의 재결”, 「행정법연구」, 제3호, 1998.10,
226쪽; 박균성, 행정법론(상), 796쪽.

146
제 2 절 행정심판에 대한 불복으로서의 행정소송

제3자(원처분의 상대방)는 당해 인용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


기할 수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판례는 인용재결의 위법판단상의 부당도 재결에 고유한 하자라고
보고 있다. 즉, ‘인용재결은 원처분과 내용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그 인
용재결의 취소를 구하는 것은 원처분에는 없는 재결에 고유한 하자를
주장하는 셈이어서 당연히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라고 판시하고 있
다.115) 다만, 판례는 인용재결의 당부를 그 심판대상으로 하고 있는
인용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의 심리․판단의 범위에 관하여 원처
분의 당부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인용재결의 취소를 구하
는 당해 소송은 그 인용재결의 당부를 그 심판대상으로 하고 있고,
그 점을 가리기 위하여는 행정심판청구인들의 심판청구원인 사유에 대
한 재결청의 판단에 관하여도 그 당부를 심리․판단하여야 할 것이므
로, 원심으로서는 재결청이 원처분의 취소 근거로 내세운 판단사유의
당부뿐만 아니라 재결청이 심판청구인의 심판청구원인사유를 배척한
판단 부분이 정당한가도 심리․판단하여야 한다.’라고 보고 있다. 즉,
이 경우에 재결의 당부는 원처분의 당부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
다고 본다.
전부인용재결뿐만 아니라 일부인용재결(예, 일부취소재결) 및 변경
재결도 이로 인하여 처분의 상대방에게 불이익한 법적 효과를 가져오
는 경우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
인용재결이 취소명령재결인 경우 당해 재결이 취소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그리고 취소명령재결에 의해 취소처분이 내려진 경우
에 당해 취소처분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 자는 침해된 권익의 구제를
위하여 취소명령재결과 취소처분 중 어느 것을 대상으로 하여 취소소
송을 제기하여야 하는가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세 견해가 있을 수 있다 : ①취소명령재결과 그에 따른 취소처분

115) 대판, 1997.12.23, 96누10911.

147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이 별도로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며 법원도 별도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견해, ②취소명령재결의 기속력에 비추어 재결에 대한 취소가 있은
후에(또는 동시에) 취소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이 가능하고 취소명령재
결에 대한 취소판결이 있은 후(또는 동시에) 취소처분에 대한 취소판
결이 가능하다는 견해, ③취소명령재결은 내부적 행위에 불과하며 처
분이 아니므로 취소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취소처분만이 취소소송
의 대상이 된다는 견해.
판례는 취소명령재결과 그에 따른 취소처분 모두 취소소송의 대상
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즉, “행정심판법 제3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재결은 행정청을 기속하는 효력을 가지므로 재결청이 취소심
판의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여 처분청에게 처분의 취소를 명하면
처분청으로서는 그 재결의 취지에 따라 처분을 취소하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 재결의 취지에 따른 취소처분이 위법할 경우 그 취
소처분의 상대방이 이를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재
결 취지에 따른 취소처분의 상대방이 재결 자체의 효력을 다투는 별
소를 제기하였고 그 소송에서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하였다 하여 재결
의 취지에 따른 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 사건을 심리하는
법원이 그 청구의 당부를 판단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취소명령재결에 대한 불복기간이 지나 취소명령
재결에 불가쟁력이 발생한 경우에 취소명령재결에 따라 내려진 취소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이 가능한지에 대하여는 아직 판례가 나오고 있
지 않다.

다) 일부인용재결과 변경재결

불이익처분에 대한 취소심판에서 일부인용재결이나 변경재결이 내려


진 경우(예를 들면, 6개월의 영업정지처분이 행정심판의 재결에서 3
개월의 영업정지처분으로 감경된 경우 또는 공무원에 대한 파면처분
이 소청심사절차에서 해임으로 감경된 경우) 취소소송의 대상은 원처

148
제 2 절 행정심판에 대한 불복으로서의 행정소송

분인가 아니면 일부인용재결 또는 변경재결인가가 문제된다.


통설 및 판례는 원처분주의의 원칙상 재결은 소송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원처분이 취소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본다. 그런데, 이 경우에
다투어지는 원처분이 애초에 처분청이 내린 처분인가 아니면 재결에
의해 감경된 처분인가하는 것이 문제된다. 애초에 처분청이 내린 처분
은 일부인용재결이나 수정재결에 의해 존재하지 않게 되므로 원처분
청을 상대로 일부 취소되고 남은 원처분이나 변경재결로 변경된 원처
분(해임처분)을 다투어야 한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116)
판례는 일부취소 또는 변경재결로 인하여 감경되고 남은 원처분을
상대로 원처분청을 피고로 하여 소송을 제기하여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판례는 감봉처분을 소청심사위원회가 견책처분으로 변경한
재결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소청심사위원회의 재량권의 일탈이나 남용
은 재결에 고유한 하자라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당해 변경재결에 대
한 취소소송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117) 또한, 해임처분을 소청심사위
원회가 정직 2월로 변경한 경우 원처분청을 상대로 정직 2월의 처분
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본안판단을 한 판결이 있
다.118)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소청심사위원회가 감봉 1월로 감경한
경우 원처분청을 피고로 감봉 1월의 처분에 대하여 취소소송을 제기
한 사건에서 본안판단을 한 판결이 있다.119)
그러나, 변경재결의 경우에는 원처분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은 이론
적 의제에 불과하며 실제에 있어서 원처분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원처분은 변경재결에 의해 대체되었다고 보는 것이 간명하다. 이렇게
본다면 변경재결에 대한 불복은 변경재결을 대상으로 하여야 한
다.120)

116) 법원실무제요, 112쪽.


117) 대판, 1993.8.24, 93누5673.
118) 대판, 1997.11.14, 97누7325.
119) 서울고등, 1998.5.14, 97구36479.
120) 박균성, 앞의 책, 798쪽.

149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3) 개별법률에서 재결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경우

원처분이 아니라 재결을 취소소송의 대상으로 하기 위하여는 개별법


률에 명문의 규정이 필요하다.

1) 토지수용법상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이의재결

토지수용법은 지방토지수용위원회나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


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하도
록 하고 있고(제73조, 제74조),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이의신청에 대
한 재결(이의재결)에 불복이 있는 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75조의2).
이들 규정만으로는 토지수용법이 재결주의를 취하였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판례는 이들 규정이 재결주의를 규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
다. 즉, 판례는 ‘토지수용에 관한 중앙 또는 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수
용재결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자는 재결서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로부
터 1월 이내에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를 신청하여야 하고, 중앙
토지수용위훤회의 이의신청에 대한 재결에도 불복이 있으면 그 재결
서의 정본이 송달된 날로부터 1월 이내에 그 이의재결의 취소를 구하
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야 하며, 이 경우에는 행정심판법 제18조, 같
은 법 제20조의 규정은 적용될 수 없다고 해석되므로 중앙토지수용
위원회의 수용재결에 불복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은 부적법
하다’고 판시하였다.121)
그러나, 이에 대하여 토지수용법상에는 재결주의를 인정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행정소송법에 따라 원처분주의가 적용되어 이의재
결에 대한 불복으로서의 행정소송은 이의재결이 아니라 원처분인 수
용재결을 대상으로 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122)

121) 대판, 1990.6.22. 90누1755.


122) 유지태, 행정법신론, 862쪽.

150
제 2 절 행정심판에 대한 불복으로서의 행정소송

토지수용법이 재결주의를 취한 것으로 본다면 이의재결에 대한 취


소소송에서는 이의재결 자체의 고유한 위법사유뿐만 아니라 수용재결
의 하자(이의신청사유로 삼지 아니한 수용재결의 하자도 포함)도 다
툴 수 있다.123) 다만, 수용재결처분이 無效인 경우에는 그 재결 자체
에 대한 무효확인을 소구할 수 있다. 왜냐하면 ①토지수용에 관한 중
앙 또는 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이 그 성질에 있어 구체적으
로 일정한 법률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일반의 행정처분
과 전혀 다를 바 없고, ②토지수용법 73조 내지 75조의2의 각 규정과
관련하여, 중앙 또는 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에 대하여 불복
이 있는 자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하고, 중앙토지수용위
원회의 이의재결에도 불복이 있으면 수용재결이 아닌 이의재결을 대
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도록 해석․적용한 것은 어디까지나 토지수
용에 관한 재결이 위법 부당함을 이유로 그 취소를 소구하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지, 수용재결 자체가 당연무효라 하여 그 무효확인을 구하
는 경우에까지 그와 같이 해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124)
그런데, 토지수용법을 흡수하여 제정된 “공익사업을위한토지등의취
득및보상에관한법률”은 이의신청을 임의절차로 하면서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 사업시행자․토지소유자 또는 관계인은 제34조의
규정에 의한 재결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때에는 재결서를 받은 날부
터 6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거친 때에는 이의신청에 대한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각각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 경우
사업시행자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제84조의 규정에 따라 증액
된 보상금을 공탁하여야 하며, 보상금을 받을 자는 공탁된 보상금을
소송종결시까지 수령할 수 없다(제85조 제1항). 항고소송의 대상에
대하여는 명문의 규정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일부 견해는 행정심판의 성질을 가지는 이의신청을 필요적 전치에서

123) 대판, 1995.1.8, 95누5561.


124) 대판, 1993.1.19, 91누8050.

151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임의적 전치로 바꾸었으므로 재결주의도 폐지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러나, 재결주의와 행정심판전치주의는 필연적 관계는 없다고 보는 것
이 타당하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이의신청의 재결이 토지수용재결보다
신중하고 전문성을 가지고 행해진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중앙노동위원
회의 재결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2) 감사원의 변상판정에 대한 재심의 판정

감사원법 제36조는 회계관계직원에 대한 감사원의 변상판정에 대하


여 감사원에 재심의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감사원법 제40조
는 감사원의 재심의 판정에 대하여는 감사원을 당사자로 하여 행정소
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례는 이 규정의 해석에 있어서 ‘감사원의 변상판정처분에 대하여
서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고, 재결에 해당하는 재심의 판정에 대
하여서만 감사원을 피고로 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시
하였다.125)

3) 노동위원회의 처분에 대한 재심 판정

노동위원회법 제19조 제1항은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방노동위원회


또는 특별노동위원회의 처분을 재심하여 이를 승인․취소 또는 변경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9조의2 제1항은 “중앙노동위원회
의 판정에 대한 소는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피고로 하여 판정서정
본의 송달을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이를 제기하여야 한다.”고 규
정하고 있다.
판례는 이 규정의 해석에 있어서 ‘노동위원회법 제19조의2 제1항의
규정은 행정처분의 성질을 가지는 지방노동위원회의 처분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의 전치요건에 관한
규정이라 할 것이므로 당사자가 지방노동위원회의 처분에 대하여 불

125) 대판, 1984.4.10. 84누91.

152
제 2 절 행정심판에 대한 불복으로서의 행정소송

복하기 위하여는 처분 송달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서 송달일로부터 15일 이
내에 중앙노동위원장을 피고로 하여 再審判定取消의 訴를 제기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126)

2. 행정심판의 일심화와 행정소송의 관할

(1) 행정심판의 일심화와 행정소송 심급의 다양화

과거 행정심판전치주의가 일반원칙이었던 때에는 행정소송의 1심을


고등법원으로 하여 행정소송을 2심으로 하였다. 행정심판을 1심이라
고 보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1994년 7월 법원조직법과 행정소
송법을 개정하여 행정심판을 임의절차화하면서 행정소송을 3심으로
하였다. 다만, 행정소송을 상고심절차에관한특례법상의 상고심사제의
적용대상으로 하였다.
이 결과 채택된 현행제도의 문제점은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기간의
장기화로 행정법관계의 확정이 늦어져 행정법관계의 안정이 훼손되고,
쟁송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등이다. 행정심판이 준사법절차화된 상황하
에서 3심제를 취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행정소송을 4심화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그리하여 행정심판을 준사법적 절차화하고, 행정사건에 따라서 행정
소송을 사실심과 법률심의 2심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
다. 예를 들면, 사실관계가 복잡하지 않고 비교적 단순한 경우, 행정
심판의 공정성과 전문성이 인정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를 위한
전제로서 사실심법원에서의 심리에 있어 직권탐지주의를 강화하고 심
리를 충실히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행정소송의 1심 법원은 원고
및 피고의 소제기 및 소송수행의 편의를 위하여 행정법원 또는 지방

126) 대판, 1995.9.15. 95누6724.

153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법원으로 함을 원칙으로 하되 공익상 중요한 사안에 있어서는 고등법


원을 1심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행정심판을 1심으로 보기 위하여는 행정심판의 사법절차화가 전제
가 되어야 한다. 심판기관의 독립성이 보장되고, 행정심판절차에서 대
심구조의 채택 등 청구인의 절차적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행정심판의 전문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2) 공정거래위원회 사건의 1심 관할의 문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은 2심제로 되어 있다. 즉,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대하여 불복의 소를 제기하고자 할 때에는
처분의 통지를 받은 날 또는 이의신청에 대한 재결서의 정본을 송달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를 제기하여야 하고, 서울고등법원을 전
속관할로 한다(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54조, 제55조).
이와 같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의 관할을 고등
법원으로 한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이 재판에 준하는 신중한 절
차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점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하여
공정거래사건이 전문성이 강한 사건이므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을
존중해주는 의미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
원회는 합의제행정기관이기는 하지만 엄격한 의미의 독립행정위원회
가 아니라 중앙행정기관의 성격을 함께 갖는 점등에서 그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127)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대하여는 3심제로 하여야 한다는 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을 조건으로 현행과 같이 2심
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 복잡한 사건은 고등법원을 1심법원
으로 하고 그 이외의 일반사건은 3심제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
등이 제기되고 있다.

127) 박해식, 앞의 논문, 18쪽 이하.

154
제 2 절 행정심판에 대한 불복으로서의 행정소송

3. 행정심판의 심리와 행정소송

(1) 행정심판의 심리의 통제 및 실질적 증거의 법칙


(substantial evidence rule)

우리나라의 경우 행정법원은 행정심판의 심리는 참고자료로만 삼을


뿐 행정법원이 행정심판의 심리내용에 구속을 받거나 행정심판의 사
실인정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 그러나, 행정사건에서 사실
인정이 매우 어려운 경우도 많고, 당사자인 원고는 사실인정을 위한
증거를 획득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그리고, 사실인정을 위한 자료수
집이나 증거조사에는 시간이 비용이 많이 든다. 또한, 행정사건의 사
실인정에 있어 법원이 행정심판기관보다 더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미국법상의 실질적 증거의 법칙의 도입이 검토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행정심판기관의 전문성, 공정성이 갖추어지고 사실인정이 신
중하고 합리적으로 행하여진 경우에는 법원은 행정심판기관의 사실인
정을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 법원은 행정심판기관의 사실인정이 실질
적 증거에 의해 행해졌는지 여부를 통제하여 실질적 증거128)에 의거
하여 행해진 경우에는 행정심판기관의 사실인정을 존중하고 법률문제
에 관해서만 심리하는 것이다.
행정소송에 실질적 증거의 법칙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행정심판의 전
문성과 충실성이 보완되어야 한다.

(2) 행정심판기록제출명령

행정소송법 제25조는 원고의 입증방법의 확보를 위하여 행정심판기

128) 실질적 증거라 함은 합리적인 사람이 어떠한 결론을 내리기에 합당하다고 인정하
여 받아들일 만한 적절한 증거, 즉 사실인정의 합리적인 기초가 될 수 있는 증거를
말한다(이상규, 앞의 책, 605쪽).

155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록제출명령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행정심판기록의 제출명령은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 법원이 재결을 행
한 행정청에 대하여 결정으로써 행한다(동법 제25조 제1항). 여기에
서 ‘재결을 행한 행정청’에는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129)
제출명령을 받은 재결청은 지체없이 당해 행정심판에 관한 기록을
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동법 제25조 제2항). 제출명령의 대상이 되
는 ‘행정심판기록’은 당해 행정심판에 관한 모든 기록을 가리킨다. 그
러므로, 행정심판청구서와 그에 대한 답변서 및 재결서 뿐만 아니라,
행정심판위원회의 회의록 기타 행정심판위원회의 심리를 위하여 제출
된 모든 증거와 기타의 자료를 포괄한다고 보아야 한다.130)
행정심판기록제출명령을 규정하는 행정소송법 제25조는 공법상 당
사자소송에 준용된다(동법 제44조 제1항).

4. 행정심판의 재결과 행정소송의 판결의 상호 모순과


해결방안

행정심판의 제기가 임의적인 경우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이 동시에 제


기될 수 있다. 그리고, 행정심판기관과 행정소송의 수소법원이 행정
심판의 제기 또는 행정소송의 제기 사실을 모를 수가 있다. 이에 따라
행정심판의 재결과 행정소송에서의 판결이 상호 모순될 수 있다.
또한, 행정집행정지신청은 행정심판의 경우와 행정소송의 경우에 독
자적으로 행해질 수 있다. 따라서, 행정심판기관에 의한 집행정지신청
에 대한 결정과 행정소송의 수소법원에 의한 집행정지신청에 대한 결
정이 모순될 수 있다.
이와 같이 행정심판기관의 재결 또는 결정과 행정소송의 수소법원

129) 박윤흔, 앞의 책, 948쪽.


130) 앞의 책, 948쪽.

156
제 2 절 행정심판에 대한 불복으로서의 행정소송

의 판결 또는 결정이 상호 모순되는 경우에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의


문제가 현행법의 해석론으로 제기된다. 그리고, 행정심판기관의 결정
과 행정소송의 수소법원의 결정이 상호 모순되는 것은 법질서의 통일
성의 관점에서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행정쟁송제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행정심판기관의 결정과 법원의 결정이 상호 충돌하는 경
우와 그에 대한 해석론 및 입법론상의 해결방안을 검토해보기로 한다.

(1) 행정심판의 재결과 행정소송의 판결 사이의 모순 및 충돌

1) 모순 또는 충돌하는 경우

행정심판에서 각하 또는 기각재결이 내려지고 행정소송에서 인용판


결이 내려진 경우에는 행정심판의 재결과 행정소송의 판결 사이에는
모순 또는 충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행정심판은 행정소송
의 전심의 지위를 갖기 때문이다.
문제는 행정심판에서는 인용재결이 났는데, 행정소송에서는 각하 또
는 기각재결이 난 경우이다. 이 경우에도 행정법원에서는 위법하지
않다고 기각하였고, 행정심판에서는 부당을 이유로 인용재결이 난 경
우에는 모순 또는 충돌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행정심판에서 위법을 이
유로 인용재결이 났는데, 행정소송에서는 각하 또는 기각재결이 난 경
우에 모순 또는 충돌이 있게 된다. 각하판결의 경우에는 행정심판에서
각하사유인 심판청구요건이 결여되어 있다가 재결시에 보완된 경우에
는 모순 또는 충돌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모순 또는 충돌하는 경우의 현행법상의 해결

재결과 판결이 모순되는 경우에는 현행법상 어떠한 해결이 타당한


가. 이에 관하여 관계 행정청은 행정심판의 재결에 따라야 한다고 하
는 견해가 있다. 그 이유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은 심급제의 상하관

157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계에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제도의 취지․심리의 범위․재결(판


결)의 방식 등을 달리하는 별개의 독립된 제도이므로 피청구인인 행
정청은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 어느 쪽이든 인용재결이나 인용판결
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기속되어 재결 또는 판결의 취지에 따른 처분
을 하여야 할 의무를 진다”는 것을 들고 있다.131)
그리고, 인용재결과 각하 또는 기각재결의 선후도 고려하여야 한다.
인용재결이 먼저 있었던 경우에는 행정소송의 소의 이익이 없는 것이
되어 각하판결을 하였어야 하는 것이 된다. 각하 또는 기각판결이 먼
저 행해진 경우에도 각하 또는 기각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인용재결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인용재결은 불복의 대상이 되
지 않고 따라서, 언제나 확정재결인데, 각하 또는 기각판결이 확정되
지 않은 경우에는 원고, 즉 청구인은 당해 각하 또는 기각재결에 대
하여 불복을 제기하면 인용재결이 났으므로 소의 이익이 없게 되어
각하판결을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각하 또는 기각판결이 먼저
행해지고 불복기간내에 불복하지 않아 확정된 후에 인용판결이 내려
진 경우이다. 그런데, 통상 행정심판의 재결이 먼저 행해질 것이므로
그러한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2) 집행정지결정에서의 모순 또는 충돌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이 동시에 제기되고 각각에 있어 집행정지신청


이 동시에 제기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 집행정지신청에 대한 법
원의 결정과 행정심판기관의 결정이 상호 모순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행정심판에서 집행정지결정이 난 경우이든 행정법
원에서 집행정지결정이 난 경우이든 집행정지가 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행정법원에서 집행정지결정이 내려진 경우에 행정심판의 집
행정지신청은 어떻게 처리되어야 하는가. 이에 관하여 법원으로부터

131) 김기표, 앞의 논문, 17쪽.

158
제 2 절 행정심판에 대한 불복으로서의 행정소송

집행정지결정을 받았다면 이미 집행정지의 목적을 달성하였다고 볼


것이므로 행정심판의 집행정지신청은 각하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에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법원에서의 집행정지결정 여부에 상관
없이 행정심판기관은 독자적으로 집행정지의 가부(인용․기각 또는 각
하)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가 있다. 즉, “행정심판의 재결
이 항상 행정소송의 선고보다 먼저 행하여진다고 단정할 수 없고, 행
정심판의 재결이 행정소송의 선고보다 오히려 뒤늦게 되는 경우도 있
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청구인이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는 때에는 법원
의 집행정지결정의 효력도 없어지고 집행정지신청은 각하되어야 한다
는 견해에 의하면 행정심판에서의 집행정지신청은 이미 각하되어 버
렸으므로 청구인은 행정소송패소후에서부터 행정심판재결시까지 집행
정지를 받는 것이 불가능해진다는 문제가 있다. 따서 법원에서 집행
정지의 결정을 받았다는 사유로 행정심판단계의 집행정지신청을 각하
해서는 아니 된다 할 것이다.” 후자의 견해가 타당하다.
이러한 결론은 행정심판에서 집행정지결정이 먼저 내려진 경우에도
타당하다.

(3)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의 협력관계 구축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이 동시에 제기되고, 행정심판기관의 결정과 행


정법원의 결정이 상호 모순되는 것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그 모순
내지 충돌이 해석상 해결될 수 있다 하더라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심리의 중복으로 인한 낭비와 양 결정의 모순이 쟁송기관에 대한 국
민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행정심판이 의무적인 아닌 경우에는 행정심판을 제기함이 없이 행정
소송을 제기하거나, 행정심판을 제기한 경우에는 행정심판에서 인용재
결을 받지 못한 경우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정상적이고 바람직
한 것이다. 따라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이 제기된 경우에는 행정심판

159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의 재결이 난 후에 행정소송의 심리를 본격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렇게 하는 것이 행정심판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되
며 행정소송의 부담경감에도 기여한다.
그런데, 행정심판의 재결과 행정소송의 판결 사이에 모순이 일어나
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그리 많지 않다. 이에 반하여 수많은 행정심판
사건과 행정소송사건을 상호 통보하도록 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비용
이 든다. 따라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의 제기사실을 행정심판위원회
와 행정법원이 상호 통보하는 제도는 현재로서는 현실성이 없는 안이
다. 다만, 앞으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의 전자화가 이루어지는 경
우 자동체크가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현재로서는 행정소송의 제기시에 행정심판을 제기하였는지 여부를 묻
는 란을 행정소송제기서류에 만들고 행정법원이 행정심판의 제기사실
을 참고로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행정심판의 집행정지는 행정소송에서의 집행정지보다 엄격히 허용되
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집행정지결정은 신속하게 내려질 필요가 있
다. 따라서, 집행정지결정은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에서 동시에 행해질
수 있는 것으로 함이 타당하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 예는 거의 없지만 행정심판의 재결과 행정
소송의 판결이 확정된 상태에서 상호 모순되는 경우에는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생각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재
심제도를 생각할 수 있다. 행정심판의 재결이나 행정소송의 판결에서
패소한 당사자가 행정심판의 재결이나 행정소송의 판결을 대상으로
재심을 청구하도록 하는 것이다. 재심에 의해서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
에는 헌법소원 또는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
다. 그리고, 재심에 있어서 법원은 법령의 해석에 관하여는 우월한 권
한을 갖는다고 할 수 있지만 사실인정이나 합목적성과 관련된 판단에
서는 행정심판기관의 판단을 존중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160
제 3 절 행정소송법의 개정에 대응한 행정심판법의 개정

제 3 절 행정소송법의 개정에 대응한 행정심판법의


개정

1. 행정소송법개정 추진상황

1951년 8월 24일 행정소송법이 개정된 후 1984년 12월 15일 전


면 개정되었고, 1994년 7월 27일 부분개정되었다. 1984년 행정소송
법이 전면 개정된 후 20년이 되어 가고 있고, 그 동안의 사회변화에
맞추어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법원은 2002년 4월 행
정소송법개정위원회를 설치하여 행정소송법의 전면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추진일정을 보면 2002년 4월부터 7월까지 4차에 걸쳐 개정착
안점에 대한 토론을 거치고, 7월 2-3일 양일간 사법원연수원에서 전
국의 행정소송 담당 법관세미나를 개최하여 행정소송의 운용에 따른
문제점과 헹정소송제도의 개선안을 추출보완하며, 8월 이후 다시 6차
에 걸친 개정착안점의 정리와 조문화작업을 병행한 다음, 개정방향에
대한 관계기관의 의견조회와 공청회를 거쳐 위원회안을 최종 확정하
고, 대법관 회의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한 후 2003년 3월 경 행정소
송법 개정안의 국회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132)

2. 행정소송법 개정의 주요대상과 내용

아래에서는 행정심판법의 개정시 고려하여야 할 점들을 중심으로 행


정소송법 개정의 주요대상과 내용을 고찰하기로 한다. 행정소송법의
공식적인 개정안이 나오지 않았고, 현재 행정소송법개정위원회에서 논
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 중이므로 개정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할 수
는 없다. 다만, 상기 조용호 부장의 발표문을 중심으로 개정의 대상과
개정의 방향에 대하여 소개하기로 한다.

132) 조용호, “한국의 행정소송제도개혁”, 2002.9.27, 동아시아 행정법학회 예비발표회


자료.

161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1) 항고소송의 개혁

1) 항고소송의 유형의 확대

가) 의무이행소송의 도입 여부

현행 행정소송법상 거부처분 취소소송과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이 수


익적 처분의 신청에 대한 거부와 부작위에 대한 구제제도로서 인정되
고 있으나 국민의 권리구제라는 관점에서 미진한 점이 있다는 것이
그 운용과정에서 드러났다. 즉, 거부처분취소소송의 경우 거부처분에
서 승소하고도 처분이후 사실 또는 법률상황이 변경되어 처분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경우에
는 부작위위법확인판결의 기속력이 처분청의 응답의무에만 미치므로
실질적인 구제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은 우회적인
구제제도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의무이행소송제도의 도입방안과
거부처분취소소송을 보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거부처분취소소
송을 보완하는 방안은 프랑스의 제도를 참조한 방안인데, 거부처분취
소소송에서 원고의 신청이 있는 경우 이행판결 또는 이행의무확정판
결을 내리는 방안이다. 독일법상의 제도인 의무이행소송과의 차이점은
판결시점이 의무이행소송의 경우에는 판결시의 법 및 사실상태를 기
준으로 판결하는 반면에 거부처분취소소송을 보완한 소송에서는 거부
처분시를 기준으로 거부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고 거부처분이 위
법한 경우 판결시를 기준으로 달리 판결할 정도로 법 및 사실상황에
변경이 없는 경우에는 이행판결을 내리게 된다.

나) 예방적 부작위소송의 도입 여부

현행 행정소송법하에서는 중대한 권익을 침해하는 공권력작용이 예


상되는 경우에도 권익을 침해하는 처분을 기다려서 그 처분을 다투어

162
제 3 절 행정소송법의 개정에 대응한 행정심판법의 개정

야 한다. 이는 국민의 권익구제라는 관점에서는 문제가 있으며 경우


에 따라서는 처분이 행해진 후에는 권익구제가 불가능하거나 권익구
제가 심히 어려운 경우가 있다.
따라서, 국민의 권익구제를 위하여 일정한 요건하에 예방적 부작위
소송(예방적 금지소송이라고도 한다)의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2) 항고소송의 요건

현행 항고소송의 요건이 선진외국(미국이나 프랑스)의 예에 비추어


엄격하여 국민의 항고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크게 제약되었었다. 이에
따라 항고소송의 요건의 완화가 검토되고 있다.

가) 항고소송의 대상

현행 행정소송법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을 “행정청이 행하


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
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라고 정의함으로써 종래 판례가
항고소송의 대상을 기본적으로 행정행위에 한정하고 있는 것을 시정
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을 확대하여 행정행위이외에 권력적 사실행위
및 법상으로는 비권력적 행위이지만 사실상 강제력을 갖는 일부 비권
력적 행위도 항고소송의 대상으로 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판례는 이러한 개정된 법률규정을 무시하고 기본적으로 종
래의 입장을 견지하였다. 그리고, 현행 행정소송법상의 위의 처분의
개념에 대한 규정은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라는 문구를
삽입함으로써 법규명령을 항고소송의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그러나,
법규명령에 대한 헌법소원이 널리 인정되고 있고, 미국이나 프랑스에
서는 법규명령에 대하여도 취소소송의 대상으로 하고 있어 법규명령
을 행정소송의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것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 국민
의 권리구제라는 관점에서도 문제가 있다.
따라서, 행정소송법개정위원회에서는 입법적으로 항고소송의 대상을

163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권력적 사실행위 및 법규명령에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


만, 법규명령에 대한 행정소송을 일반 항고소송의 유형에 포함시킬 것
인지 아니면 별도의 특별한 소송유형으로 할 것인지가 논의되고 있다.
그리고 법규명령에 대한 소송을 일반 항고소송의 유형에 포함시키더
라도 법규명령에 대한 취소소송에는 일반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 비
하여 특수한 규율이 행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 원고적격

현행 행정소송법은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에게 항고소송의 원고적


격을 인정하고 있는데, 판례는 법적보호이익설을 취하면서 미국이나
프랑스에 비하여 원고적격의 범위를 크게 제한하고 있다. 즉, 처분의
근거법규나 관계법규에 의해 보호되는 개인적 이익이 있는 자만이 항
고소송을 제기하도록 하고 있고, 구체적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에도 아
직 원고적격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확대하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 하나의 방안으로 “법률상”이라는 수식어를 삭제하는 방안이 검토되
고 있다. 다만, 원고적격의 범위를 법률의 규정에 의해 명확히 정한다
는 것은 입법기술상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위의 방안과 같이 규정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의 범위는 판례에 의해 결
정될 것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이 국가의 감독권 행사에 의해 침해된
경우에 지방자치단체에게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인정할 것인지가 논
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 주관적 제소기간의 보완

현행 행정소송법 제20조 제2항은 처분이 있음을 알지 못한 경우에


는 처분 등이 있은 날로부터 1년을 경과하면 제기하지 못한다고 규정
하면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164
제 3 절 행정소송법의 개정에 대응한 행정심판법의 개정

처분 등이 있음을 안 경우에는 90일 이내에 제기한다는 원칙에 대하


여는 예외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라는 주관적 제소기
간이 경과한 경우에도 일정한 경우(예,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또
는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제소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것으
로 보아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이 견해는 국민의 권리구제의 기회의 확대라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으나 행정법관계를 조기에 확정시켜야 한다는 요
청에 비추어는 문제가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리고, 원처분주의에 따라 원처분을 취소소송의 대상으로 하여야
하는데, 재결을 대상으로 취소소송을 제기한 경우 각하되면 원처분을
상대로 취소소송을 제기하고자 하여도 출소기간이 경과하여 제기할 수
없는 결과가 되므로 재결취소의 소에 원처분취소의 소를 추가적으로
병합제기하는 경우 출소기간의 준수에 관하여 재결취소의 소의 제기
전에 원처분취소의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는 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
또한, 어떠한 사안이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인가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인가 애매한 경우가 적지 않은데, 행정소송을 제기하여야 함에도 민
사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도 나중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고자 하는 경우
출소기간이 경과하는 문제가 있으므로 민사소송을 행정소송으로 소 변
경하는 것을 허용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3) 가구제제도의 보완

현행 행정소송법상 가구제로는 집행정지제도가 인정되고 있는데, 집


행정지제도는 본안소송의 제기를 요건으로 하고 있고, 적극적 현상변
경을 내용으로 하는 가구제는 인정되고 있지 않다. 즉, 거부처분이나
부작위에 대하여는 가구제가 인정되고 있지 않다. 이러한 현행법상의
집행정지제도는 국민의 권리구제에의 실효성이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165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있다.
그리하여 소제기전의 가처분이나 가의 지위를 정하는 적극적 현상
변경의 가처분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하는 견해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보증금공탁부 집행정지, 원고 승소판결시 원칙적 집행정지 등을 규정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다른 한편으로 가구제
가 확대되는 경우 가구제가 남용될 수 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한 장치
도 마련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보증금공탁부 집행정지는 그 한
예이다.

4) 소송심리상 개선방안

종래 행정소송의 심리는 민사소송에 준하여 행하여졌다. 예를 들면,


행정소송법 제26조는 직권심리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은 아주
제한적으로 해석되어 변론주의를 원칙으로 하면서 직권심리는 예외적
으로만 행해져 왔다.
그런데, 행정소송은 민사소송과는 다른 여러 특수성이 있는데, 현재
의 행정소송의 심리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었다. 예를 들면,
행정소송에서는 민사소송과 달리 실체적 진실발견이 중요하고, 소송
자료는 행정기관에 편중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직권심리를 현
재보다 강화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그 동안 행정
소송에서 실무상 화해조정이 행해졌는데 화해조정에 대한 법적 근거를
두어야 하지 않는가라는 논의가 행해지고 있다.

가) 자료제출요구제도의 개선

소송자료가 행정청에 편중되어 있으므로 문서의 소지 및 존재에 대


한 소명책임을 행정청에 돌리고, 행정처분 관련문서의 구체적인 표제
등에 구애받지 않는 포괄적인 문서제출명령을 인정함으로써 증거수집
에 있어서 실질적인 당사자 대등의 원칙을 구현할 필요가 있다는 주
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행정청이 비밀문서라는 이유로 문

166
제 3 절 행정소송법의 개정에 대응한 행정심판법의 개정

서제출을 거부하는 경우에 대한 규율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나) 직권주의의 강화

행정소송법 제26조는 직권심리를 규정하고 있는데, 판례는 이 규정


을 아주 제한적으로 해석하여 직권증거조사를 인정함과 동시에 직권
탐지에 있어서는 일건 기록에 현출된 경우에 한하여 가능한 것으로 보
고 있다.133)
이에 대하여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위하여 직권탐지를 강화하고, 법
원에게 보다 강한 석명의무를 부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다) 제3자의 소송참가 강화

소송의 결과에 따라 자신의 권익에 영향을 받게 되는 제3자 및 관


계행정청에게 소장의 송달 등 소송정보를 제공하여 소송참가나 의견
진술 등 공격방어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한 심리의 충실
도 도모하기 위하여 그 제3자 또는 관계행정청에게 법원이 직권으로
소장을 송달하거나 행정소송의 제기된 사실을 알리고 소송참가나 의
견진술을 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라) 화해조정제도의 법적 근거 마련

그 동안 명문의 근거없이 사실상 화해 또는 조정이 행하여졌다. 행


정소송법을 개정하는 경우에 행정소송상 화해 또는 조정에 관한 명문
의 규정을 두는 것이 타당한가에 관하여 논의가 행해지고 있다.

5) 판결의 실효성 확보방안

현행 행정소송법상 판결의 집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기속력과 간접

133) 대판, 1994.10.11, 94누4820).

167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강제제도가 인정되고 있다. 그런데, 현행 기속력과 간접강제로는 판결


의 실효성을 확보함에 있어 미진한 점이 있다. 그리하여 기속력과 간
접강제를 합리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논의가 행해지고 있다.
현재 기속력의 내용으로 원상회복의무가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학설
상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원상회복의무를 기속력의 한 내용으로
명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행법상 간접강제제도는 취소소송에 한하여 인정되고 있는데, 무
효확인소송에도 준용되도록 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리고, 현재
이행강제금은 전부 원고의 손해배상에 충당되는데, 이행강제금은 판결
의 집행을 강제할 수 있는 정도의 금액으로 정하되 원고에게는 발생
된 손해에 한하여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제
기되고 있다. 반면에 불가항력으로 판결을 집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강제금 부과의 예외를 인정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그리고, 간접
강제를 원상회복의무에도 적용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2) 당사자소송의 개선방안

그 동안 당사자소송이 활성화도지 못하였다. 그 주된 이유는 당사자


소송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되는 국가배상청구소송,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 손실보상청구소송 등이 실무상 민사소송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소송은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소
송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공권력행사를 심리의 대상으로 하므로 재판
의 전문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행정법원의 관할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
는 점에서 공법상 당사자소송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라는 주장이 제
기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아직도 당사자소송과 민사소송의 차이가 크
지 않다는 점등을 들어 기존의 해결이 타당하다는 주장이 여전히 강하
게 제기된다.

168
제 3 절 행정소송법의 개정에 대응한 행정심판법의 개정

(3) 기관소송의 개선방안

현행법상 기관소송은 개별법률에서 명문으로 인정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므로 개별법률에서 미리 예상하지 못한 기관간의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입법의 흠결을 초래하게 된다. 그리하여 기관소송의 법
정주의를 폐지하여야 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
런데, 기관소송 법정주의를 폐지하면 권한쟁의심판과의 관할구분이 명
확하지 않게 되는 문제가 있고, 이 경우에는 기관소송과 권한쟁의심판
간의 합리적인 관할배분이 모색되어야 한다. 현재 기관소송법정주의하
에서 기관간의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헌법재판소는 권한쟁의심판의
대상을 넓게 해석함으로써 권한쟁의심판의 관할로 끌어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과연 이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관하여 논의가 있다.

3. 행정소송법 개정에 대응한 행정심판법의 개정

행정소송과 행정심판은 국민의 권리구제제도라는 점에서 동일하고,


행정심판은 행정소송의 전심으로서의 기능을 갖는다. 이러한 점에 비
추어 행정심판법의 규율과 행정소송법의 규율내용에 있어서의 상관성
이 존재하고 행정심판법은 행정소송법의 개정에 초연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행정소송과 행정심판의 차이가 고려되어야
하며 이 점에서는 행정심판법의 규율내용은 행정소송법의 규율내용과
달라야 할 필요가 있다.

(1) 현행법상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의 규율내용 비교

1) 공통점

현행법상 행정심판의 요건은 행정소송의 요건과 동일하다. 즉, 행정


심판의 대상인 처분과 행정소송의 대상인 처분, 행정심판의 청구인적
격과 항고소송의 원고적격, 주관적 불복기간 등은 동일하다.

169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집행정지, 판결의 효력인 기속력도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2) 차이점

행정소송법과 행정심판법의 규율내용에 차이가 있는 부분 중 일부는


그 차이에 정당성이 있지만 일부는 합리적 근거가 없다.
우선 양 쟁송간의 차이에 이유가 있는 것을 보기로 한다. ①행정심
판은 위법뿐만 아니라 부당도 통제하지만 행정소송은 위법만이 통제
의 대상이 된다. ②행정심판에서는 판결의 이행강제제도로 직접처분이
인정되지만 행정소송에서는 간접강제만이 인정된다.
다음으로 양 쟁송의 차이에 이유가 없는 경우도 있다. ①행정심판에
는 고지제도가 있는데, 행정소송에는 고지제도가 없다. ②행정소송에
서는 화해 또는 조정이 행해지는데, 행정심판에서는 그렇지 않다. ③
행정심판의 경우 객관적 불복기간은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80일인
데(행정심판법 제18조 제3항), 행정소송의 경우 객관적 불복기간은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년이다.
다음과 같은 경우는 그 차이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견
해가 대립될 수 있다. ①행정심판에는 의무이행심판이 인정되는데, 행
정소송에서는 의무이행소송이 인정되고 있지 않다. ②행정소송에는 당
사자소송이 인정되고 있는데, 행정심판에서는 당사자심판이 인정되지
않는다.

(2) 행정소송법에 비추어 본 행정심판법의 개정방향

1) 쟁송요건의 통일성 문제

행정심판의 경우 청구요건을 행정소송의 요건보다 확대할 필요는 없


는지 검토를 요한다. 행정심판은 엄밀한 의미의 사법이 아니므로 사법
의 본질에서 오는 한계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즉, 행정심판은 법적 분
쟁에 한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행정심판의 대상을 행정소송법상의

170
제 3 절 행정소송법의 개정에 대응한 행정심판법의 개정

처분에 한정할 이론적 필연성은 없다. 그 위법 또는 부당이 통제될 수


있는 공권력 행사가 있고, 국민의 권리구제의 필요가 있으면 행정심판
이 널리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가 필요하다. 실제에 있어서
도 행정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여 각하되는 사례가 많다.134)
그리고, 행정심판은 행정소송보다는 행정통제적 성격이 강하므로 행
정심판의 청구인적격을 행정소송의 원고적격보다 확대하는 것이 이론
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행정심판의 대상 및 청구인적격의 확대는 행정심판을 통한 행
정통제의 필요성, 행정심판의 부담, 국민의 권리구제의 요청 등을 고
려하여 입법정책적으로 결정될 문제이다.
이에 반하여 불복기간은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사이에 통일시키는 것
이 타당하다. 불복기간은 국민이 권리구제를 받기 위하여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불복기간의 본
래의 기능은 행정법관계를 조기에 안정시키는데 있다. 행정심판에서는
불복기간이 경과하여 불가쟁력이 발생하였는데, 행정소송에서는 불복기
간이 경과하지 않았다면 불복기간을 인정한 의의는 달성될 수 없다.
행정심판의 대상을 행정소송의 대상보다 확대하는 방안에는 행정심
판의 대상을 행정소송법상의 처분보다 넓게 정의하고 구체적인 행정
심판의 대상은 행정심판의 재결에 의해 구체화하는 방안135)과 행정
심판의 일반적인 대상은 현재와 같이 행정소송의 대상과 동일하게 규

134) 각하사유별 처리현황


청구기간 처분성 법률상이익 특별행정
연 도 계 재심청구
도 과 없 음 없 음 심 판
2000 678 299(44.1%) 258(38.1%) 90(13.3%) 22(3.2%) 9(1.3%)
2001 737 376(51.0%) 212(28.8%) 120(16.3%) 12(1.6%) 17(2.3%)
2002.8.31. 423 268(63.4%) 85(20.1%) 55(13.0%) 6(2.1%) 9(2.1%)
135) 이 방안을 택하는 경우 행정심판의 대상을 “행정청의 공권력 행사”라고 정의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다만, 법규명령을 행정심판의 대상에서 제외할 것인지 여부는
입법정책적으로 결정될 문제인데, 행정입법을 행정심판의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이를
예외규정에서 명시할 수 있을 것이다.

171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정하면서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


거나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행정심판의 대상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공권력 행사를 개별법률에서 개별적으
로 규정하는 방안136)이 있다. 또는 이 두 방안을 병행하는 방안이
있다. 적정한 방안의 선택은 입법정책적으로 결정될 문제이다.

2) 조정제도의 도입

행정심판은 행정소송에 비하여 보다 신축적인 구제제도이어야 한다.


또한 행정심판은 행정처분의 위법성뿐만 아니라 타당성도 통제할 수
있다. 그리고, 인용이냐 기각이냐의 일도양단적인 해결보다는 조정에
의해 보다 구체적 타당성있는 해결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행정심판에서도 화해나 조정제도의 도입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행정소송에서도 도입하고 있는데 행정심판에서는 더욱
도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를 요한다.
본래 행정쟁송은 공익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조정에 친하지 않다는
견해가 전통적인 견해이었다. 행정처분은 공익적 견지에서 내려지는
것이며 행정심판은 합법성 및 합목적성의 관점에서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지 사인의 이익을 고려하여 조정을 행한다는 것은 공권력 행사에
관하여는 적당하지 않다는 사상이 그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공권력 행사는 공익뿐만 아니라 관련 사익도 고려하
여야 하며 재량권 행사에서와 같이 관련 공익과 사익이 적절히 조절되
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른 한편으로 공권력 행사가 국민에 의
해 수용된다는 것은 공권력의 실행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필요하
다. 국민이 공권력 행사에 불만을 가지고 공권력 행사에 반대할 때 공
권력 행사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제대로 달성될 수 없다. 오늘날

136) 행정쟁송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행정심판의 대상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고 필요하


다고 판단되는 공권력 행사를 개별법률에서 개별적으로 규정한 예로 항로표지법 제
14조에서 손실보상액의 결정에 대하여 불복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72
제 3 절 행정소송법의 개정에 대응한 행정심판법의 개정

의 민주행정에서는 행정청의 일방적인 공권력행사보다는 행정청과 국


민이 협력에 의해 행정의 목적을 달성할 것이 요청되고 있다. 이러한
행정과 국민 사이의 관계의 변화도 행정심판에서의 조정제도의 도입배
경이 될 수 있다.
다만, 행정심판에서의 조정제도의 도입에는 문제도 없지 않다. 행정
청이 조정제도를 통하여 선심행정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조정 담
당공무원과 행정심판 청구인 사이의 부정한 거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행정기관 내부의 감독제도 및 감사제도를 통하
여 해결하여야 할 것이며 행정심판에 조정제도를 도입하는데 절대적
인 장애사유가 될 수는 없다.
조정제도를 도입함에 있어서는 시험실시기간을 거쳐 점진적으로 도
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행정심판에 조정제도를 도입함에는 한계가 있다. 행정심판
에서의 조정은 합법성의 원칙하에서 행해져야 한다. 따라서, 재량행위
에 있어 법적 한계내에서만 조정이 행해질 수 있으며 원칙상 기속행
위에서는 조정이 인정될 수 없다. 다만, 외국의 예에서 보듯이 기속행
위의 경우에도 조세원의 포착과 같이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는 사실의
확인이 극히 어려운 경우 또는 금전부과처분에서와 같이 재정능력이
없는 상대방의 금전납부의 의사와 노력이 행정목적의 달성에 중요한
경우 행정기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전제로 조정제도를 도입하는 것
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행정심판의 경우 조정의 효력은 재결청이 처분청의 상급기관인 경
우 재결청의 감독권에 의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재결청이 처분청
인 경우에는 조정의 효력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의
해 담보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조정이 법에 반하는 경우에는 처분
청은 조정에 따르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처분청이 조정에 따르지
않는 경우에 행정심판기관은 행정심판기관의 판단에 따라 행정심판의
의결을 하면 될 것이다.

173
제 6 장 행정심판과 행정소송과의 관계

3) 당사자심판의 도입

당사자심판은 공법상의 권리의무관계를 대상으로 할 것이므로 행정


심판의 당사자는 국가 등과 국민이 될 것이므로 국가의 기관인 행정
심판기관이 심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점에서 당사자심판을 인정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법상 당사자소송의 대상이 되는 분쟁은 실질적으로는 행
정기관과 국민 사이에 존재한다. 그리고 항고쟁송에서도 분쟁당사자는
본래 국가 등과 국민이어야 하는데, 편의상 처분청을 피고로 한 것으
로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그리고, 국가배상청구에 관하여는 엄밀한 의미의 행정심판은 아니지
만, 배상심의회에 대한 배상신청제도가 있다. 또한 형식적 당사자소송
이기는 하지만 개별법상 행정심판이 인정되고 있다. 즉, 토지수용위원
회의 재결에 대하여 토지수용 자체는 다투지 않고 보상금의 증액을 청
구하는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것이 인정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당사자심판이 이론상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당사자심판을 도입하는 경우에는 당사자심판과 항고심판 사이의 선
택이 어렵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경우에는 심판청구의 변경을
가능하게 하는 방안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
은 당사자가 공권력 행사나 법률관계를 다투었다는 것이며 심판의 형
식을 잘못 선택한 것을 청구인의 부담으로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행정심판의 형식을 잘못 선택한 경우에는 행정심판의 심리에 있어 직
권주의를 활용하여 청구인이 심판을 변경하도록 하는 방안이 입법화
될 필요가 있다.

4) 행정소송법의 개정논의와 행정심판법의 개정

행정심판은 행정소송의 전심의 기능을 가지므로 행정소송이 확대되


면 그에 따라 행정심판도 확대되는 것이 타당하다.

174
제 3 절 행정소송법의 개정에 대응한 행정심판법의 개정

법규명령에 대한 취소심판의 도입과 예방적 금지심판의 도입은 행


정심판기관이 법규명령제정기관 또는 처분기관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이 될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에 반하여 법규명령
의 위법성을 확인하는 소송의 도입은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법규명
령의 위법성이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에 의해 인정되면 법규명령이
효력을 상실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당해 법규명령제정기관이 일정
한 기간내에 당해 법령을 개정해야 하는 구속을 받는 것으로 판결의
효력을 정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당해 사건에 있어서는 그 적용을
부인하여야 할 것이다.

175
제6장 결 론

제6장 결 론

행정심판제도는 소송절차보다 신속․간이하고 비용이 적게든다는


등의 장점 때문에 일반국민의 효율적인 권리구제수단으로 인식되어
왔고, 행정청의 입장에서도 상급행정청이 하급행정청의 위법․부당한
처분등에 대한 행정내부의 자율적 통제기능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효
율적인 행정을 구현하는 기능을 수행해 오고 있다.
국민이 권익을 침해받았을 때 우선적으로 행정심판을 선택하여 권
리구제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행정심판제도가 행정심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여건변화에 대응한 효율적인 국민의 권리구제제도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행정심판제도의 법․제도적 측면에서의 발전방
안을 앞에서 살펴보았다.
이에 지금까지 논의된 것들을 이하에서 다시 한번 확인해봄으로써
결론에 갈음하고자 한다.

1. 유사권리구제와의 관계

행정심판제도는 국민의 권리구제수단인 바,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


는 국민고충처리제도와 감사원에의 심사청구제도와의 통폐합이 언급
되지만, 우선 국민고충처리와 행정심판은 그 제도의 취지, 성질 및
분쟁의 해결방식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으므로 두 권리구제제도는
병치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행정심판은 행정소송의 전심절차로
서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이나 부작위에 대하여 사법적 방식에 의해
신속한 국민의 권리구제를 도모하고 행정능률을 보장할 수 있는 행정
상의 쟁송제도도 존재시키고, 고충처리제도는 행정쟁송과 연계되는
법적 해결방식으로는 구제할 수 없는 국민의 불만사항에 대하여 이를
청취하고 행정적 해결책을 강구하는 민원처리제도로 존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감사원에의 심사청구는 행정심판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

176
제6장 결 론

다. 그리고 감사원법상의 심사청구제도에는 행정심판이 제기된 경우


에도 심사청구가 배제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감사
원의 심사청구와 행정심판이 중복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동일한 법적
분쟁에 대해 다른 해결이 나올 수도 있다. 감사원에의 심사청구중 행
정심판의 성질을 갖는 심사청구는 폐지하고 감사원에의 심사청구를
국민의 신청에 의한 행정감사라는 본래의 기능으로 개편하여야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2. 재결청의 결정문제

재결청이 누구냐에 따라 어떤 행정심판위원회의 심의․의결을 받느


냐가 결정되므로 재결청의 결정은 행정심판개시의 기초라 할 수 있
다. 그러나 특히 행정기관외의 공공기관이나 사인에 대한 위임․위탁
의 경우 재결청에 대한 개별법규정이 없을 때는 지금까지 해석론에의
존해 왔지만 개별법에 명시규정을 두던가 일반법인 행정심판법에 재
결청에 대한 특례 규정을 두어서 입법론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3. 재의요구권의 허용문제

행정심판의 재결의 구속력의 부정적 측면을 해소하기 위하여 재결


청이나 처분청의 재의요구권 내지 재심리권의 인정문제는 한정된 위
원회의 심리․의결에 대하여 도입하는 방안의 검토가 있었다. 특히
시․도행정심판재결의 통일성을 확보하는 방안의 한 방편으로 국무총
리행정심판위원회에 피청구인이 재심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의 검토가 필요하다.

4.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과 효율성확보방안

헌법이 행정심판을 준사법화하고 있는 정신에 비추어 볼 때. 특히


중요한 것이 심판기관의 독립성이라고 할 것인바, 이를 위해서는 재

177
제6장 결 론

결청과 심리⋅의결기관을 일원화한 영미식의 행정심판위원회제도를


채택하는 방법과 이들 양 기관의 이원화를 전제로 재결청의 결정과
관련한 일부 문제점을 보완하여 현행대로 유지하되 재결청이 누군가
에 관계없이 모든 행정심판위원회를 전국적으로 단일화하여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와 동일한 제3자적 의결기관이 되도록 심판위원회를
보완하는 방법이 검토될 수 있다. 그중에서 후자의 방법은 재결청을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행정심판위원회를 현행 국무행정심판위원회의
위원 구성방식을 채택하되, 행정심판위원회를 중앙행정청이 재결청인
경우와 시⋅도지사에 의한 재의요구사건을 재심리⋅의결할 중앙행정
심판위원회와 시⋅도지사가 재결청으로 되는 사건이나 법정관할에 의
거한 행정심판청구사건을 심리⋅의결할 지방행정심판위원회를 설치⋅
운영하는 것으로 점진적인 발전방안으로 합리적일 것이다.

5. 행정심판전치주의의 개선방안

행정심판전치범위의 조정, 2단계 행정심판전치의 제한, 필요적 행


정심판의 준사법절차화가 필요하다. 즉, ①행정심판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전문적, 기술적인 경우, 대량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및 합의제
행정기관에 의한 심판이 필요한 경우 등에는 그 처분에 대한 행정심
판은 의무화하는 것이 국민의 권익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구제를 도모
하고 행정소송의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타당하다. ②2단계 행정심판
전치는 행정소송을 통한 국민의 권리구제를 지나치게 지연시킴으로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필요적 행정심판이 인정되면서 그 전
단계로서 임의적 행정심판이 인정되는 경우에 임의적 행정심판의 제
기는 행정소송제기기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할 필요가 있
다. 행정심판이 의무화된 경우에는 특히 행정심판기관의 독립성을 보
장하고 행정심판이 준사법적 절차에 따라 행해지도록 하여야 할 것이
다.

178
제6장 결 론

6. 조정제도 및 당사자심판의 도입문제

행정소송법의 개정에 대응한 행정심판법의 개정과 관련하여 조정제


도 및 당사자심판의 도입문제가 검토될 필요가 있다. 다만, 소송요
건의 통일성문제와 관련하여는 행정심판의 대상 및 청구인적격의 확
대는 행정심판을 통한 행정통제의 필요성, 행정심판의 부담, 국민의
권리구제의 요청 등을 고려하여 입법정책적으로 결정될 문제이며, 불
복기간은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사이에 통일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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