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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주 전통복식문화

1. 전통의복의 종류와 장신구


우리의 조선은 한반도에 터전을 잡아 성읍국가를 이룩하기 이전부터 의복재료인 비단과
삼베로 의복을 만들어 입었고, 그 뒤 고려 후기부터 무명으로 의복을 지어 입었으며 장신구
의 패용을 좋아하였다.
[ 남자의 의복 ]
남자의 의복으로는 적삼․저고리․바지․고의(袴衣)․
잠방이․조끼․마고자․두루마기․도포․대님․행전 등
이 있고, 속옷으로는 속적삼․속고의․속잠방이 등이 있
는데 기본복장은 저고리․바지․두루마기이다.
적삼(赤衫)은 홑으로 만든 저고리 모양의 남녀 웃옷으 그림 1 저고리
로 모시․삼베․무명으로 만드는데, 여름에 입는 적삼과
저고리 밑에 입는 속적삼이 있다.
고의(袴衣)는 남자가 여름에 입는 홑바지로 모시․삼
베․옥양목 등으로 만드는데, 단의(單衣)․중의(中衣)․
단고(單袴)라 하기도 한다. 그림 2 적삼
잠방이는 남자들이 여름철
에 입는 옷으로 가랑이가 무릎까지 내려오는 짧은 홑바지이다.
마고자는 남녀 모두 착용하
는 저고리 위에 덧입는 옷으
로 모양은 저고리와 비슷하나
섶이 좁고 깃이 없으며 앞을
그림 3 바지
여미지 않고 두 자락을 맞대
기만 한다.
두루마기는 조선 말기 고종21년(1884)에 의복 간소화에 그림 4 조끼와 마고자
따라 착용하기 시작하여 오늘날까지 남녀 모두 착용하는
외출용 겉옷이다. 소매는 좁고 직령교임식(直領交式)이며 양
옆에 무를 달아 옆을 막고 길이는 발목에서 20-25cm정도
올라오도록 지은 옷이다. 한자어로 주의(周衣)․주막의(周莫
衣)․주차의(周遮衣)라 부르기도 한다.
도포(道袍)는 조선시대에 선비들이 평상복으로 착용한 소
매가 넓고 깃이 곧은 겉옷인데, 임진왜란 뒤에 생겨나 유행
하였으며, 고종21년의 복제 개혁 때 폐지되었다. 형태는 직 그림 5 두루마기
령(直領)과 같으나 뒷길을 허리 위에서부터 트고 허리부분에 전삼(展衫)을 덧붙여 차이가 있
다. 옷의 색은 백색이나 옥색을 쓰고, 옷감은 저마(紵麻)나 면(綿)을 쓴다.
속잠방이는 남자들이 아랫도리 맨 속에 입는 가랑이가 짧은
홑바지이다.
행전(行纏)은 남자들이 무릎 아래에서부터 발목까지 바지
위에 둘러매는 것으로 무명이나 모시로 만들며 윗부분의 양쪽
에 끈이 달려 있어 바지 가랑이 위로 돌려 맨다.
[ 여자의 의복 ] 그림 6 도포
여자의 의복으로는 적삼․저고리(삼회장저고리․반회장저고
리)․곁마기․치마․마고자․두루마기․당의․배자․장옷 등이
있고, 츤의(=속옷)로는 속적삼․단속곳․고쟁이․바지․속속곳․
다리속곳이 있는데, 아래에 입는 속옷을 보면, 다리속곳을 맨 먼
저 입은 뒤 속속곳․바지 또는 고쟁이․단속곳 순서로 입었다.
그런데, 1920년대에 이르면 다리속곳과 속속곳은 팬티로, 바지는
속바지로, 단속곳은 속치마로 대치되었다.
삼회장저고리는 젊은 핫어미 그림 7 치마와 저고리
(유부녀)나 처녀들이 흔히 입는
삼회장(三回裝)으로 된 저고리를 말함인데, 삼회장이란 여
그림 8 삼회장저고리 자의 저고리에 갖추어진 세 가지 회장이니 곧 깃․끝동(소
맷부리)․겨드랑이에 대는 회장을 말한다.
반회장저고리는 나이가 좀 많은 여자가 입는 저고
리로 끝동․깃․고름만을 자주색이나 남색의 헝겊으
로 대어 만든 회장 옷이다.
곁마기는 여자가 입던 예복의 한 가지인데, 노랑
이나 연두 바탕에 자주 빛이나 남빛으로 깃․겨드랑 그림 9 반회장저고리
이․고름․끝동을 단 저고리이다. 삼회장저고리의 일종이다.
당의(唐衣)는 부인의 예복으로 홑당의와 겹당의가 있
는데, 홑당의는 여름용으로 흰색이나 초록색이고, 겹당
의는 겉은 초록색이고, 안은 담홍색이며, 깃과 고름은
자주색인데, 소매는 넓으며 수구
에는 흰색 거들지가 달려 있고,
앞자락이 짧고 뒷자락이 길다. 당
저고리라 부르기도 한다. 그림 10 당의
배자(褙子)는 겨울철에 여자가 저고리 위에 덧입는 옷으로 마고자
와 같으나 소매가 없고 양옆구리의 귀가 겨드랑까지 트여 있으며, 흔히
양단 천에 안에는 토끼․너구리․양 등의 털을 넣어 만든 옷.
그림 11 배자 장옷(長衣)은 원래 남자의 평상복이었으나, 조선조 세조 때부터 여
자들이 입다가 내외용 쓰개로 쓰
게 되었다. 모양은 두루마기와 같
으나 겉깃과 안깃을 좌우 대칭으
로 똑같이 달았고 수구에 흰색
끝동을 넓게 대었으며 옷깃과 옷
고름과 겨드랑이의 삼각형 무가
자주색이다.
그림 13 단속곳 단속곳(短小袴)은 여자들이 치 그림 12 장 옷
마 속에 입는 가랑이가 넓은 홑옷으로써 앞 뒤 중앙에서 안
쪽으로 주름을 4개씩 잡아서 16개를 만들어 허리 단을 달고, 오른 쪽을 약간 터 아귀를 내
고, 앞에는 긴 끈을, 뒤에는 짧은 끈을 달아서 앞 끈으로 허리를 한번 돌려서 매는 옷이다.
여자 바지의 종류로는 속치마형 바지․밑이 없고 양다리만 있는 남자 양복형 바지․밑과 뒤
가 트여 여미는 어린이 풍차바지형 바지․밑에 무가 두 개 있고 밑이 트인 고쟁이형 바지․
가랑이가 상당히 넓고 밑이 막힌 단속곳형의 너른바지․밑이 막힌 개량바지․밑이 트인 조
끼허리형 바지․앞과 밑이 막히고 뒤의 엉덩이만 트인 바지․허리 둘레로 돌아가면서 16개
정도의 창구멍이 난 안동지방의 민속복․살창 고장주의 등이 있다.
고쟁이는 여자의 속옷으로 속속곳
위 단속곳 밑에 입는다. 남자 바지와
비슷한 모양이나 홑겹인데 밑이 터졌
고, 가랑이의 통이 넓다. 주로 여름에
입으며, 옷감은 무명베․비단․모시
등을 사용하여 위는 덥지 않도록 얇은
감으로 홑으로 하고, 밑은 비단으로 그림 14 속바지
그림 15 고쟁이 덧대어 배기 겹바지 모양으로 만든다.
입을 때는 오른편에 아귀를 내고 허리에 달린 앞 끈을 뒤로 돌
려 앞으로 오게 하고, 뒷 끈은 그냥 앞으로 가져다 서로 잡아맨다. 지금은 수의로 쓰인다.
속속곳은 바지 밑에 입는 것으로 단속곳과 그 형태가
같되, 치수가 단속곳보다 약간씩 작으나 바대나 밑 길
이는 더 길다. 이 속옷은 살에 닿는 옷이기 때문에 부
드러운 옷감으로 만들었다.
다리속곳은 샅을 가리기 위해 가장 밑에 입는 속옷인
데, 그 형태는 홑겹으로 긴 감을 허리띠에 달아 찼다.
이 속옷은 샅에 바로 닿는 옷이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부드러운 옷감을 사용하였다.
그림 16 다리속곳
[ 어린이의 의복 ]
어린이 의복에서는 유아 의복까지 합쳐 소개한다. 유아에게는 배냇저고리를 입혔으며, 보
온을 위해 배두렁이와 두렁치마를 두르거나 입혔고, 용변을 가리기 전에는 동저고리와 풍차
바지를 입혔으며, 용변을 가리는 어린이가 되면, 남아에게는 동저고리와 바지를 입혔고, 여아
에게는 노랑 회장저고리와 다홍치마를 입히고 속치마와 바지를 그 밑에 입혔다.
배냇저고리는 옷 전체가 길고, 손이 보이지 않게 소매를
길게 만들었으며, 깃․섶․고름을 달지 않았고, 고름 대신
에 무명실을 꼬아 여미었다.
배두렁이는 유아의 배를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 만든 보온대인데, 치마 모
양으로 만든 옷의 한 가지로 겹으로 그림 17 배냇저고리
만들거나 솜을 두어 만들었다.
두렁치마는 보온을 목적으로 두 폭 또
그림 18 배두렁이 는 세 폭 가량의 무명이나 명주로써 겹
또는 솜을 두어 누벼 어른 치마 모양으로 만들어 유아의 배
냇저고리 위에 입혔다. 두렁이라고도 한다.
동저고리(동옷)는 남아가 입는 저고 그림 19 두렁치마
리로 겹동저고리와 솜을 둔 핫동저고
리가 있다.
풍차바지는 어린아이가 용변을 가릴 수 있을 때까지 입히는, 뒤가
터진 데다가 풍차(風遮)를 붙여 겹치게 지은 바지이다.
그림 20 풍차바지

[ 의례의 의복 ]
돌 의복
돌날에 남아가 입는 옷은 남색 돌띠 고름을 단 분홍색 저고리
와 연보라색 풍차바지에 조끼․색등거리를 입고, 그 위에 까치두
루마기 또는 오방장두루마기를 입었으며, 돌 주머니를 차고 타래
버선에 태사혜(太史鞋)를 신었다. 그리고, 양반집 아이들은 위의
옷차림 위에 또 창의나 전복(戰服)을 입고 복건을 쓰고 술띠를 매
었다. 여아는 연두색 또는 노랑색 바탕의 색동저고리와 다홍치마
에 분홍 풍차바지와 노란색 또는 무지기 속치마를 안에 입고, 치
마 저고리 위에 당의를 입기도 했으며, 당의 고름에는 주머니와
장식노리개를 달았고, 머리에 조바위를 쓰고 오목누비 버선에 비 그림 21 남아 돌복
단신을 신었다.
색동저고리는 어린아이들이 돌이나 명절 때 입던 저고리로 소매를 갖가지 감을 이어 만
들되 오색(적․청․백․녹․황)으로 하며, 돌 때는 남아는 남색․여아는 자색의 돌띠를 매었
다.
색등거리는 어린아이들이 입는 색동 마고
자인데, 색동 소매를 적․황․청․백․녹색의
순으로 만들었다.
오방장두루마기는 어린아이들이 돌이나 명
절 때 입던 오방색(五方色)의 두루마기로 무
그림 22 여아 돌복 를 막았다. 오방색을 보면, 주로 길은 연두
색․무는 자주색․섶은 황색․소매는 적색․깃과 고름은 남아는 남 그림 23붉은치마 색동저고리와
색이고 여아는 자주색․동정은
백색으로 되어 있는데, 오방색 가운데 흑색은 자주색이나
남색 또는 녹색으로 바꾸었다.
까치두루마기는 오방장두루마기의 소매를 색동으로 만든
것이다.
타래버선은 어린아이의 버
선으로 면 종류의 천에 솜을
그림 24 오방장두루마기 넣어 누벼 만들며, 버선볼에는
꽃수를 놓고, 버선코에는 남아는 남색․여아는 홍색 실로 삭모
를 달았으며, 버선목에는 끈을 달았다. '오목다리'라 부르기도
한다.
창의는 깃이 곧고 무가 없으며, 양옆이 트인 웃옷으로 조선시 그림 25 타래버선
대 사대부와 서민이 입었다. 네 자락에 소매가 넓은 것을 대창의
(=중치막), 세 자락에 소매가 좁은 것을 소창의라 한다. 소창의에
무를 붙이고 양옆을 막아 지은 것이 두루마기다.
전복(戰服)은 원래는 조선시대 무관의 군복이었으나 문무관리
들이 평상복으로 입던 웃옷인데, 홑옷으로 소매와 섶이 없으며 그림 26 창의
양옆의 아래 부분과 등 솔기가 허리에서부터 끝까지 트여 있다.
복건은 머리에 쓰는 건(巾)인데, 검은 천 한 폭으로 만들되, 위는
둥글고 삐죽하게 되어 있으며, 뒤에는 넓고 긴 자락을 늘어지게 대
고, 양옆에 끈이 있어서 뒤로 돌려 매게 되어 있다.
무지기 속치마는 치마 속에 입는 짤막한 통치마의 한 가지로, 길
이가 똑같지 아니하고, 짝을 채우지 아니한 기수(奇數)로 층을 이루
어 끝에 갖가지 빛으로 물을 들이므로 입으면 무지개 빛을 이룬다.
오목누비 버선은 면 종류의 천에 솜을 넣어 누비되, 줄을 굵게 잡
그림 27 복건 아 골이 깊게 누빈 버선이다.
관례․계례의복
성인식인 남자의 관례(始加禮-三加禮)는 15세가 되면 행하는데, 처음에 관례자(冠禮者)는
쌍계․사규삼(四揆衫)․늑백(勒帛)․채리(彩履)로
나와, 머리에 쓰는 것으로는 초가(初加)에 합계
한 뒤 치관(緇冠)과 복건, 재가(再加)에 사모(紗
帽), 삼가(三加)에 복두의 차례이고, 의복으로는
초가에 심의(深衣), 재가에 조삼, 삼가에 난삼을
입으며, 띠로는 초가에 대대(大帶), 재가에 혁대
(革帶), 삼가에 대(帶)를 두르고, 신으로는 초가
에 이(履=신발), 재가에 혜(鞋), 삼가에 화(靴)가
쓰였다. 그리고 삼가 때 초례(醮禮)를 치른 뒤 그림 28 관례의 복식
자(字)를 받는다.
여자의 계례는 12세에 이르면 행하는데, 계례자가 처음에 삼자(衫子)를 입고 나와 머리를
쪽 짓고 댕기로 싸서 화관(花冠)을 쓰고 비녀를 꽂으며 배자(背子)를 입는다. 그 다음 자(字)
를 지어주고 난 뒤, 속적삼․속속곳․바지․단속곳을 입고, 분홍저고리․노랑 겉저고리에 다
홍치마를 입고 당의(唐衣)를 입는다.
사규삼(四揆衫)은 사내아이가 관례 전에 입던 평상복
이다. 곧은 깃에 소매가 넓고 무가 없으며 옆선이 단에
서 삼분지 일 정도만 트였고, 옷깃․섶․수구․밑단․
옆선의 트임선까지 모두 검은 선이 둘러져 있다. 후기
의 사규삼은 겨드랑이까지 트여 있어 세 자락 옷이다.
사모(紗帽)는 조선시대에 상복(常服)을 입을 때 쓰던 그림 29 사규삼
사(紗)로 만든 벼슬아치의 모자인데, 지금은 전통혼례
식에 신랑이 쓰는 모자이다. 오사모(烏紗帽)라고도 한다.
복두는 관건(冠巾)의 하나로 조선 때 모든 관원이 공복(公服)에 쓰도록 규정되었으나 차차
사라지고, 주로 과거 급제자가 홍패(紅牌)를 받을 경우에 썼다. 사모같이 두 단으로 되어 있
되, 위가 모지고, 뒤쪽의 좌우에 날개가 달려 있다.
심의(深衣)는 고려시대 주자학의 전래와 함께 송나라에
서 들어온 옷 형태로 조선조 때 유학자들이 입었다. 흰 베
로 만들되, 소매가 넓고 둥글며 깃은 대금(對襟=마주 닿는
깃)․방령(方領=네모난 깃)․곧은 깃 등 다양하며 치마는
열 두 폭으로 되어 있는데, 옷깃․섶선․수구․치마의 단
에 검정 선을 두르고 허리에는 대대(大帶)를 띠고 대(帶)
그림 30 심의 의 앞에는 5색의 끈을 묶어 늘어뜨렸다.
조삼은 흑단령과 같은 옷이다. 깃을 둥글게 만든 공복(公服)으로 색에 따라 흑단령․홍단
령․백단령․자단령 등이 있다.
난삼은 생원․진사에 합격된 때에 입던 예복으로 조선조 인조 이전에는 남색 또는 옥색의
단령(團領)에 청색이나 흑색의 선을 둘렀고, 영조 때는 옥색의 단령(團領)에 청색의 선을 둘
렀다.
삼자는 조선시대에 소례복(小禮服)으로 길이는 무릎까지 내려오고 소매는 좁다. 이 옷은
당의(唐衣)와 비슷하다.
혼례의복
혼례식에 있어서 신랑의 복식은 바지․저
고리에 조끼․마고자를 입고, 그 위에 관복
인 단령(團領)을 입으며 사모를 쓰고 각대
(角帶)를 띠며 목화(木靴)를 신는다. 신부의
복식은 황색 삼회장저고리․다홍 대란치마
를 입고 그 위에 원삼(圓衫) 또는 활옷을
입으며 머리에 용잠(龍簪)을 꽂고 도투락댕
기와 앞댕기를 드리우며 족두리를 쓰고 대
대(大帶)를 띠며 운혜(雲鞋)를 신는다. 그림 32 혼례복장(남) 그림 31 혼례복장(여)
단령(團領)은 조선시대에 문무
관리들이 겉에 입던 공복으로써
주로 겨울에는 명주로, 여름에는
마포(麻布)로 만들되, 위와 아래가 그림 34 사모
붙은 홑옷인데, 깃은 둥글고 소매는 넓으며 길이는
그림 33 단령 발뒤꿈치까지 내려왔다.
대란치마는 다홍색 또는 남색의 단(緞)이나 사(紗)로 만들되,
금박을 찍은 단을 따로 만들어서 두 층으로 붙이는데, 치마의
맨아랫단에 15-17cm 가량 나비의 금박 단을 붙이고, 같은 나
비의 공간을 둔 그 윗쪽에 22-25cm 가량 나비의 금박 단을 붙
인다. 길이는 한 자 정도 지면에 끌리게 하고, 폭은 보통 치마
보다 한 폭 더 넓게 한다.
그림 35 대란치마 원삼(圓衫)은 녹색 길에
자주색 깃을 달고 색동 길
이 5개 정도 달린 부녀의 예복인데, 홑것과 겹것의 두 가
지가 있다.
활옷은 붉은 비단으로 원삼처럼 만들었는데, 가슴과 그림 36 원삼
등․소매 끝에 모란꽃의 수를 놓은 옷으로 혼례 때 신부
가 입는다. [국립민속박물관]에 소장된 활옷을 보면, 홍색 비단에 깃은 마주보는 원삼깃을 붙
이고, 그 위에 넓은 동정을 댔으며, 소매는 넓고 수구(袖口)에는 3색의 색동을 붙였고 흰색
천으로 한삼을 달았으며, 옷에는 수(繡)를 많이 놓았는데, 어깨에는 연꽃을 든 동자문(童子
紋)과 앞길의 아래에는 파도무늬와 봉황문․모란을 수놓았다.
그림 38 활의 그림 37 도투락댕기
그림 39 신부의 복식
도투락댕기는 원삼(圓衫)이나 활옷(闊衣)의 혼례복을 입고
족두리나 화관을 쓰고 쪽 뒤에 길게 늘인 댕기로 다홍색 또는 검정색 등의 단(緞)이나 사
(紗)로 만드는데, 길이는 90cm 정도이다.
환갑의복
환갑 의례 때 입는 옷은 남자는 보통 흰 바지저
고리에 흰 두루마기나 흰 도포를 입고 갓을 쓰며,
여자는 보통 소색 길바탕에 자주 삼회장저고리와
남색 치마를 입는다.

그림 40 환갑 의복
장례의복
상례에 있어서 부모상을 당하면 결혼한
아들은 내복에 중의(中衣=홑바지)를 입고
그 위에 상복[최의(衰衣)와 최상(衰裳)]을
입으며, 머리에는 굴건(屈巾)․수질․효건
(孝巾=頭巾)을 쓰고, 허리에는 요질․교
대(絞帶)를 매며, 발에 마혜(麻鞋)를 신고
행전(行纏)을 친다. 미혼자는 수질에 중단
(中單=두루마기와 비슷한데 깃이 곧고 소 그림 41 상주의 복식 그림 42 여상주의 복식
매가 넓은 옷)을 입는다.
주부는 생광목 치마저고리 위에 대수장군(大袖長裙)을 입고, 머리에 두수를 하고 수질을
쓰며, 허리에 요질을 매고 짚신을 신는다.
최의(衰衣)는 오복(五服) 가운데 하나이다. 오복은 참최․재최․대공․소공․시마이다.
참최는 거친 베로 짓되 아랫도리를 접어서 꿰매지 않은 것으로 외
간(外艱)에 입는 상복 곧 부상 또는 부친이 없을 때의 조부상에 입는 상복이고, 재최는 조금
굵은 생베로 지어 아래 가를 좁게 접어서 꿰맨 것으로 부모 3년간․조부모 1년간․증조 5개
월간․고조 3개월간 입는 상복이며, 대공은
굵은 베로 짓되 대공친(大功親)의 상사에 9
개월간 입는 상복이고, 소공은 가는 베로
짓되 소공친(小功親)의 상사에 5개월간 입
는 상복이다. 시마는 가는 베로 만들어 종
증조(從曾祖)․삼종형제(三從兄弟)․중증손
(衆曾孫)․중현손(衆玄孫)의 상사에 3개월
간 입는 상복이다. 그림 43 굴건/두건
대수장군은 상중에 부인들이 입는 큰소매의 웃옷과 긴치마이다.
참최 때에는 아주 거친 생베를, 졸곡 때에는 흰 베를, 대상 때에는
그림 44 상주의 옷차림 진하게 물들인 옥색 베로 만든다.
두수는 가는 생베로 만든 수건으로 상복을 입을 때 머리에 쓰는 쓰개이다.
수의(壽衣)는 남자의 것에 복건․멱목(=面帽)․소렴복(小殮服=深衣)․대렴복(大斂服=심의)
․악수(握手)․과두․오낭(五囊)이 있고, 여자의 것에 여모(女帽)․버선․악수․소렴의(小殮
衣=圓衫)․대렴의(大斂衣=원삼)․멱목․오낭이 있다.

[ 전통쓰게 ]
머리의 쓰개를 보면, 남녀 공용의 쓰개로는 남바위․풍차 그림 45 수의
(風遮)가 있고, 남자의 쓰개로는 망건(網巾)․탕건(宕巾)․
갓(笠子)․유건(儒巾)․감투․삿갓․정자관(程子冠)․흑립(黑笠=漆笠) 등이 있으며, 여자의 쓰
개로는 족두리․아얌․조바위․쓰
개치마․너울 등이 있다.
남바위는 남녀 및 아이들이 두루
겨울에 썼던 방한모다. 귀와 머리
부분을 가리되 머리 위쪽이 트여
있고, 가에는 모피를 붙였으며 뒤
그림 46 남바위 골을 길게 하여 뒷덜미를 덮게 하
고, 안에는 털이나 융을 대거나 솜 그림 47 풍차
을 두기도 한 쓰개인데, 남자․여자․어린아이의 겉감과 속감
은 각기 다르다.
풍차는 남녀가 겨울에 쓰는 방한모인데, 겉감은 흑색․자색․남색의 단(緞)을 사용하고,
안감은 남색․초록의 견(絹)을 사용하여 만들며, 가장자리에는 흑
색이나 밤색의 토끼 또는 여우의 모피를 둘렀다. 그리고, 남자용
은 풍차 위에 관이나 갓을 썼으며, 여자용은 앞뒤에 봉술을 달고
산호․비취 등으로 장식하였다.
망건은 조선시대에 상투를 튼 사람이 머리카락이 흩어지지 않
도록 말총․곱소리 등으로 그물처럼 만들어 머리 둘레에 두르던 그림 48 망건
건(巾)이다.
탕건은 조선시대에 성인 남자가 망건 위․갓 밑에 받혀 쓰
던 건으로 대나무․말총 등을 엮어 만들어 옻칠을 한 것이다.
생김새는 앞이 낮고 뒤가 높은 꼴로 턱이 져 있으며 위는 평평
하고 반원형으로 되어 있다.
그림 49 탕건과 갓 유건(儒巾)은 조선시대에 유
생이 쓰던 예관(禮冠)인데, 민
자건(民字巾)이라 부르기도 한다. 흑색의 베․모시․무명 등
으로 두건의 형태와 비슷하게 만드는데, 양측으로 귀가 나
있고 끈을 달아 갓끈처럼 맨다. 현재는 향교나 서원에서 제
사를 지낼 때
쓴다.
그림 50 유건
감투는 쳇불(체의 그물) 처럼 결은 말총이
나 가죽․헝겊 등으로 탕건 비슷하게 만들었되,
그림 51 감투 그림 52 흑립 턱이 없이 밋밋하게 되어 있다.
흑립은 칠립이라고도 하는데, 옷 칠을 한 갓
이다.
삿갓은 볕이나 비를 막기 위하여 대오리나 갈대로 거칠게 엮
어서 만든 갓의 일종이다.
정자관은 중국 송나라의 정자가 썼던
관으로 조선시대에 선비가 집안에서 창 그림 53 삿갓
의나 도포를 입고 있을 때 갓 대신에 썼
다. 이 관은 말총으로 짜서 만든 것으로 위는 터졌으며 세 봉우리가
지게 두 단 또는 세 단으로 되어 있고 관의 맨 아랫부분에는 검은
그림 54 정자관 면포(3mm 정도)의 선을 둘렀다. 종류로는 단층 정자관․이층 정자
관․삼층 정자관이 있다.
족두리는 의식 때 부인네가 예복에 갖추어 쓰는 관(冠)의 일종으로 그 형태는 위는 분명하
지 않게 검은 비단 여섯 쪽을 이어 여섯 모가 지게 꿰매고, 아래는 둥글며 안에는 솜을 넣고
겉에는 장식(상부․중앙․옆면에 칠보․밀화․옥 등을 장식)을 하거나 하지 않고 그대로 사
용하였으며, 쓸 때는 머리에 들어
얹어 매고 잠(簪)을 지르게 되어
있다. 족두리의 종류로는 칠보족
두리․어염족두리․민족두리․조
색족두리 등이 있다.
어염족두리는 부인네가 예장
(禮裝)할 때 머리 앞부분에 얹고 그림 56 민족두리
그림 55 족두리 잘록한 부분에 어여머리를 얹는데 밑받침으로 사용한다. 솜으
로 채운 족두리로 검정 공단(貢緞) 8조각을 붙이고, 속에는 솜을 넣고 허리를 실끈으로 조여
만든 것이다.
민족두리는 어떠한 장식물도 부착하지 않은 족두리이다.
아얌은 부인네가 겨울에 나들이할 때 쓰는 방한모로써 윗부분은 둥
글게 파서 공간을 두고, 이마 둘레의 자색 또는 흑색의 사(紗)나 단
(緞)에는 모피를 대고, 앞에는 술을 달고 뒤에는 검정․자색 등의 넓
은 비단(너비 20cm)으로 아얌드림을 길게 달아(대략 100cm) 내린 쓰
그림 57 아얌
개이다.
조바위는 부인네가 겨울에 쓰는 방한모로 겉
감은 흑색 또는 자색의 사(紗)나 단(緞)으로 하고,
안감은 남색․흑색․자색의 단(緞)․주(紬)․면
(綿)으로 하여 만들되, 윗부분은 트이고 뒤는 낭
자머리가 보이게 둥글게 튼, 이마와 귀를 가리는
쓰개로 화려하게 장식을 하였다. 그림 58 조바위
쓰개치마는 부녀자가 외출할 때 머리에 쓰는
면사의 일종인 얼굴 가리개이다. 적색이나 옥색의 홑치마에다가 옥양목
허리를 달았되, 치마보다는 30cm정도 짧고 폭도 좁은데, 외출할 때 이
마에서부터 턱으로 돌려쓰고 허리에 달린
양쪽 끈을 턱 밑으로 모아 흘러내리지 않
그림 59 쓰개치마 게 손으로 잡고 다녔다.

너울은 부녀자가 나들이할 때에 사용한 머리쓰개이다. 자


루 형태의 천을 원립(圓笠) 위에 씌워 아래로 드리웠으나, 얼
굴 부분은 망사를 붙여 앞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림 60 너울
신의 종류
평소에 신는 신은 크게 마른신
과 진신으로 나눈다. 마른신이란
마른 날 신기 위해 비단과 우단
같은 것으로 만든 것이며, 진신이
란 비오는 날 신기 위해 가죽으로
만들고 기름에 결은 것이다. 신의
종류에는 운혜(雲鞋) ․당혜(唐鞋) 그림 61 짚신 그림 62 갓신
․태사혜(太史鞋)․발막․나막신 등이 있다.
운혜는 조선시대에 양반계층의 부녀자가 신던 마른신
으로 신코와 뒤축에 구름 문양을 장식한 마른신이다. 겉
은 분홍색 비단, 안은 융(絨)으로 되었고, 신코와 뒤축에
녹색 비단을 대고 그 위에 남색 비단으로 구름 문양을 장
식하였다.
그림 63 운혜
당혜는 조선시대에 양반계층의 부녀자나 혼례 때 신부
가 신던 마른신으로 당초 문양이 있는 비단을 겉면에 대었
으며 가죽으로 밑창을 하였는데 운두(둘레)가 높다. 그림 64 당혜
태사혜는 조선시대에 양반계층의 남자들이 편복에 신은 마른
신으로 신울은 검은 천이나 가죽으로 만들고 밑창은 가죽으로
만들되 밑둘레를 밀랍을 칠한 실로 꿰맨 것으로 신코와 뒤축에
흰 줄 문양(太史紋)을 새긴 신이다.
그림 65 태사혜 발막은 양반계층의 노인들이 주로 신던 마른신이다. 노루가죽
으로 울을 두르고 흰 말가죽으로 도리를 두른 뒤 경분(輕粉)을
칠하되, 신코와 뒤축에 꿰맨 솔기가 없고 신창이 연장되어 신코
가 위쪽으로 올라온 모양의 신이다.
나막신은 나무를 파서 만들고 굽을 달아 비오는 날 신는 신
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굽을 달지 않은 나막신을 평나막신이라
한다.
그림 66 나막신 목화(木靴)는 조선시대에 관
리들이 모대(帽帶)를 할 때 신는 목이 긴 마른신으로 겉은
검은 녹비(鹿皮)나 아청색(鴉靑色)의 공단 또는 융으로 만들
고, 안은 백색의 공단을 넣으며 가장자리에는 홍색 선을 둘
렀다. 그 모양은 장화(長靴)와 비슷하였다.
그림 67 목화
[ 장신구 ]
우리의 조선(祖先)은 일찍부터 장식적 목적과 실용적 목적으로 갖가지 장신구를 독자적인
기술로 정교하게 제작하여 사용하였다. 삼국시대의 고분에서 출토된 금관(金冠)․곡옥(曲
玉)․금제이식(金製耳飾 - 細環 式金製耳飾 太環式金製耳飾등)․금제천(金製釧 - 金製龍刻
臂環)․금제경식(金製頸飾 - 金製玉飾목걸이)․지환(指環 - 金製指環․玉製指環등)․금제과
대․옥충식 등을 보아, 장신구 제작의 세공기술이 뛰어나 아름다움을 한껏 발휘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신구는 귀족계층에서 패용(佩用)하였을 뿐, 일반 서민들에게는 패
용이 금지되었던 것이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장신구로써
서민에게 널리 패용된 것은 머리
에 비녀(은비녀․옥비녀․백통비
녀 등)․댕기․뒤꽂이, 옷에 노
리개․장도(粧刀)․주머니, 손에
토시, 손가락에 가락지(은가락
지․옥가락지 등)이다.
뒤꽂이는 여자의 쪽진 머리 뒤
에 덧꽂는 머리 장식품으로써 단
순히 아름다움을 나타내기 위한
것과 귀이개나 빗치개를 겸하는
실용적인 것이 있는데, ‘연봉’(연
꽃 봉오리 모양의 장식이 달린
뒤꽂이)이나 '과판'(국화 모양의 장식이 달린 뒤꽂이)이 이에 해당되며, 금․은․동․비취(翡
翠)․진주(眞珠)․산호(珊瑚) 등 재료를 사용하여 여러 형태로 조각하여 장식하였다.
노리개는 상류사회로부터 서민사회에 이르기까지 부녀자들이 패용한 장식구로써 구조는
띠돈(帶金)․다회(多會)․주체(主體=單作 또는 三作)․매듭(每緝)․술(絲線 또는 流蘇)의 다
섯 부분으로 되어 있다. 띠돈은 노리개의 맨 위에 있는 고리로써 금․은․산호․금패(錦
貝)․비취․백옥 등으로 만들었고, 길상(吉祥)의 무늬를 조각한 것인데, 저고리의 옷고름이나
치마끈에 걸게 되어 있다. 다회는 띠돈․주체․매듭․술을 연결한 끈이다. 주체는 하나로 된
단작(單作)노리개와 세 개의 노리개가 한 벌로 된 삼작(三作)노리개로 나눌 수 있고, 또 삼작
노리개는 크기에 따라 대삼작노리개․중삼작노리개․소삼작노리개로 나눈다. 그 외에 주체를
무소뿔 형태로 하고 수를 놓아 장식한 서각향낭(犀角香囊)노리개, 주체를 세 개의 큰 진주를
다회에 차례로 꿴 삼천주(三千珠)노리개, 주체를 구복(求福)․장수(長壽) 등의 염원을 나타내
는 물건이나 문양을 조각한 향갑(香匣=금․은․산호․비취․마노․밀화 등으로 겉을 만든
원형 또는 방형의 갑)으로 만들고 그 안에 향(香)을 넣은 향갑노리개 등이 있다. 매듭은 끈
을 소재로 하여 그 끝을 여러 가지 모양의 매듭(예를 들면, 매화매듭․국화매듭․잠자리매
듭․매미매듭․나비매듭 등)을 한 것으로 주체 밑에 달았다. 술은 노리개의 끝에 장식물로
다는 여러 가닥의 실인데, 그 종류는 딸기술․봉술․끈술 등이 있다.
아이들의 노리개로는 돌날에 채우는 것으로 주체가 천도(天桃)인 천도노리개․주체가 방울
인 방울노리개․주체가 종(鍾)과 경(磬)인 종경노리개와 은으로 갈고리 모양으로 만든 고두
쇠가 있고, 그 외 액운(厄運)을 소멸시키기 위해 나무로 조롱박 모양을 손가락 한 마디 만하
게 깎아 붉은 칠을 하고 끝에 엽전 한 푼을 달아 찼다가 정월 보름에 버리는 조롱이 있다.
장도는 칼집을 갖춘 작은칼로써 남녀가 허리띠나 옷섶 안에 패용한 장신구이다. 특히 부녀
자들은 노리개와 함께 패용한 것으로 위험을 당했을 때 몸을 보호하거나 목숨을 끊어 절개
를 지키는 데 사용하였다. 장도의 패용은 삼국시대 이전부터이며,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관부
(官府)에 도자장(刀子匠)을 두어 여러 가지 도검(刀劍)을 만들게 했다. 장도에 화려한 장식과
세공(細工)의 교묘함을 보아 그 뛰어난 기술과 의장(意匠)을 알 수 있다. 장도의 종류로는 네
모장도․팔모장도(모잽이칼)․첨사장도․가진乙字장도․乙字장도․乙字맞배기장도․평맞배기
장도(원통형장도) 등이 있다.
2. 전통옷감의 직조와 염색
우리의 조선은 성읍국가를 형성하기 이전부터 비단과 삼베로 옷을 만들어 입었고, 삼국시
대부터 저포를 생산하였으며, 고려 공민왕 13년(1364년)에 문익점이 원나라로부터 목화씨를
가져와 재배하기 시작함으로써 비로소 목면을 재료로 한 무명옷을 만들어 입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고대로부터 우리의 조상은 옷감의 염료를 식물에서 추출하여 사용하되, 당시
부터 색의 착용에 계급적 제한을 받았기 때문에 염색기술은 상류계층 위한 제한된 발전이었
고, 조선조에도 제도화된 색복 착용관습과 염료의 구득이 용이하지 않아, 서민계층의 염색문
화는 크게 발전할 수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옷감의 직조
기계방직물과 인조직물이 생산되기 이전에는 부녀자들이 옷감을 직조하였다. 직조의 기술
도 뛰어나 통일 신라 때에 벌써 30-40새의 마저(麻紵) 직물이 생산되었고, 고려시대에는 모
시의 경우, 원나라의 공주에게 바친 백저포(白紵布)가 너무 섬세하면서도 화문(花紋)까지 섞
여 있었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고려의 모시를 '화문저포(花紋紵布)' 또는 '고려직문저포(高麗
織紋紵布)'라 높이 평가했으며, 삼베의 경우, 함경도 육진(六鎭)에서 생산된 북포(北布)는 발
이 가늘고 고와 한 필이 바리 안에 들어갈 정도로 직조되어 있어 '바리포'라 하였고, 면직물
의 경우, 나주의 샛골나이는 그 세목(細木) 한 필(疋)이 주발 하나밖에 안 될 만큼 직조 기술
이 뛰어났던 것이다.
조선조 후기인 19세기 초엽에 빙허각(憑虛閣) 이씨(李氏)가 지은『규합총서(閨閤叢書)』에
기록된 전통 옷감의 명산지를 보면 다음과 같다.
모시(苧) : 한산(韓山)․진안(鎭安)․곡산(谷山)․광주(光州)
황저포(黃苧布) : 영천(永川)
세마포(細麻布) : 종성(鐘城)
명주(明紬) : 성천(成川)․영동(永同)․회양(淮陽)․명천(明川)․덕천(德川)
세목(細木) : 문경(聞慶)
그리고,『흥부전』에 흥부 부부가 두번째 탄 박에서 나온 필륙을 보면 다음과 같다.
“길주(吉州) 명천(明川) 가는 베, 회령(會寧) 종성(鐘城) 고은 베, 당포(唐布) 춘포(春布) 육진포(六鎭布) 바리포 사
승포 중산포 가는 무명 굵은 무명, 강진(康津) 해남(海南) 극세포(極細布),……의성목(義城木) 안성목(安城木) 송도
(松都) 야다리목이며, 가는 모시 굵은 모시 임천(林川) 한산(韓山) 극세저(極細苧)며,……”
이 사설을 보면, 길주포․명천포․육진포․강진포․해남포․의성목․안성목․송도목․임천
저․한산저가 특히 지방의 특산물로 이름이 난 듯하다. 그러나, 기계방직과 인조직물의 대량
공급에 의하여 농가 부업으로써 부녀자들의 직조는 사양길에 접어들어, 현재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한산(韓山)모시․나주(羅州)의 무명(샛골나이)․곡성(谷城)의 삼베(돌실나이)․의령(宜
寧) 동복(同福)의 삼베 및 안동포(安東布)의 직조의 기술 전승을 제외하고는 재래식 베틀을
사용한 직조의 기술은 잊혀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서는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에서 펴낸『한국민속대관 2 (의식주)』에 실린 김성연의
「직조(織造)」를 참고하여, 면직물․마직물․저직물․견직물의 직조과정을 서술한다.
[ 면직물의 직조과정 ]
면직물의 직조(織造)과정을 보면, 실을
뽑는 실잣기와 베를 짜는 베 짜기로 크
게 나눌 수 있는데, 실잣기의 공정에는
씨 앗기․솜 타기․고치 말기․실잣기가
있고, 베 짜기의 공정에는 베 뽑기․베
날기․베 매기․베 짜기가 있다.
씨 앗기 : 목화송이에서 씨를 제거하
는 과정, 여기에 쓰이는 기구는 씨아(攪
車)이다.
솜 타기 : 목화씨를 제거한 솜을 부풀
어오르게 타서 부드럽게 하는 과정, 여기에
쓰이는 기구는 활이다.
고치말기 : 실을 만들기 위한 중간 공정(工程)으로 솜을 말아 고치를 만드는 과정, 여기에
쓰이는 기구는 말대와 말판(평평하고 미끄러운 나무 판)이다.
실잣기 : 고치에서 실을 뽑는 과정, 여기에 쓰이는 기구는 물레(紡車)이다.
베 뽑기 : 베 짜기직조에 사용할 날실(經絲)을 한 모(10올)씩 뽑아서 합사(合絲)하는 과정,
여기에 쓰이는 기구는 고무래(명주실을 뽑을 때는 날상이라 함)와 광주리이다.
베 날기 : 곧 무명 날기로 베틀에 오를 날실을 준비하는 과정, 여기에 쓰이는 기구는 날틀과
걸틀이다.
베 매기 : 날실을 바디의 구멍에 끼우고 풀을 먹여 도투마리에 감는 과정, 여기에 쓰이는
기구와 소모품은 바디․도투마리․사침대․뱁댕이․들말․끄싱개․솔과 풀․왕겨잿불 등이다.
베 짜기 : 날실을 감은 도투마리를 베틀에 얹고, 씨실을 감은 꾸리를 북에 넣어 베를 짜는
과정이다. 여기에 쓰이는 기구는 베틀이다. 직조 과정에 날실이 끊어지면 풀솜(누에고치를
삶아 사용)으로 잇는다.
[ 마직물의 직조과정 ]
마직물의 직조(織造)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삼 잎 훑기 : 삼대를 베어 잎을 제거한다.
여기에 쓰이는 도구는 삼칼(나무칼)이다.
삼 껍질 벗기기 : 삼굿(삼솥)에 넣어 증기
로 삶아내어 껍질을 벗겨 물에 담가 때를
뺀 뒤, 한 움큼씩 쥐어 머리를 묶어 햇볕에
잘 말린다. 여기에는 삼굿이 필요하다.
삼 째기 : 물에 적신 삼을 손가락에 잡고
손톱으로 여러 갈래로 짼 뒤, 삼 머리 쪽을
도마에 올려놓고 손톱으로 하얗게 껍질을 벗기고, 삼 꼬리 쪽을 물어뜯는다. 여기에 쓰이는
도구는 도마와 삼톱이다.
삼 삼기 : 짼 삼올을 물에 적셔 짜서 전지에 걸쳐놓고 갈라진 삼 꼬리에 삼 머리쪽을 넣어
허벅다리에 대고 비벼 두 삼올을 연결시켜 소쿠리에 담는다. 여기에 쓰이는 도구는 전지와
소쿠리이다.
삼 정제하기 : 삼는 작업이 끝나면 물레를 이용하여 삼 올을 자아 돌곳(돌옷)에 올려 타래
(이를 실것이라 함)를 만들어 다시 햇볕에 말린 뒤, 이 실것을 잿물에 담궈 삶고 잿물이 빠
지도록 3-4일 바랜다. 표백된 삼 올을 쌀뜨물에 며칠 담궈 둔다. 여기에 쓰인 것은 물레와
잿물․쌀뜨물이다.
삼베 날기 : 곧 무명 날기로 베틀에 오를 날실을 준비하는 과정, 여기에 쓰이는 기구는 날
틀과 걸틀이다.
삼베 매기 : 날실을 바디의 구멍에 끼우고 풀을 먹여 도투마리에 감는 과정, 여기에 쓰이
는 기구와 소모품은 바디․도투마리․사침대․뱁댕이․들말․끄싱개․솔과 풀․왕겨잿불 등
이다.
삼베 짜기 : 날실을 감은 도투마리를 베틀에 얹고, 씨실을 감은 꾸리를 북에 넣어 베를 짜
는 과정이다. 여기에 쓰이는 기구는 베틀이다. 직조 과정에 날실이 끊어지면 풀솜(누에고치
를 삶아 사용)으로 잇는다.
[ 저포의 직조과정 ]
모시의 직조과정은 삼베의 직조 과정과 같
으나, 모시를 찌는 삼굿 과정이 없고, 모시 째
기는 이(齒)로 한다.
모시 잎 훑기와 껍질 벗기기 : 모시풀을 밑
둥에서부터 베어 잎과 옆가지를 제거하고, 줄
기의 껍질을 대나무로 만든 모시칼로 벗기고
다시 겉껍질을 모시톱으로 벗기면 모시의 원료인 태모시가 생긴다. 이 태모시를 하루종일 물
에 담갔다가 볕에 바래기를 여러 차례 한다. 여기에 쓰이는 도구는 모시칼(대칼)과 모시톱이다.
모시 올 쪼개기 : 물에 적신 한 꼭지의 태모시를 왼손 엄지에 끝까지 완전히 휘감고 오른
손으로 한 올씩 풀어내어 앞니 사이에 넣고 구멍을 낸 다음에 오른손 둘째손가락을 구멍에
넣어 아래로 훑어내려 쪼갠 뒤, 다 쪼갠 모시의 한 꼭지의 머리 쪽을 모시톱으로 잘 벗겨 올
들이 분리되게 정돈한다. 여기에 쓰이는 도구는 도마와 모시톱이다.
모시 삼기 : 짼 모시올을 물에 적셔 짜서 전지에 걸쳐놓고 갈라진 모시 꼬리에 모시 머리
쪽을 넣어 손바닥에 침을 발라 허벅다리에 대고 비벼 두 모시올을 연결시켜 소쿠리에 담는
다. 여기에 쓰이는 도구는 전지와 소쿠리이다.
모시 날기와 모시 매기 및 모시 짜기는 면직물이나 마직물의 직조 과정과 같다. 단 모시
매기를 할 때 생콩을 갈아 풀을 만들어 사용하며, 모시를 짤 때 건조하면 올이 끊어지므로
짜는 도중에 마른 날실을 물줄개로 적셔 주며, 습기가 있어야 하므로 움집에서 짠다.
[ 견직물의 직조과정 ]
명주를 짜기 위한 과정은 다음과 같다.
명주실 뽑기 : 물이 끓는 솥에 고치를 넣고 젓가락으로 휘저으면 고치의 실 끝이 젓가락에
감긴다. 그러면 10개의 고치에서 모은 한 올의 실을 자위를 통해 왕쳉이에 감아 한 타래[젖]
의 생사(生絲)를 뽑아낸다. 여기에 쓰이는 도구는 솥․젓가락․자위․왕쳉이이다.
명주실 내리기 : 타래의 실을 풀어서 대롱에 감는데, 타래의 실을 감거나 풀 때 돌껏[일명
돌굿 또는 돌곳이라 함] 이라는 기구에 생사 타래를 걸어놓고 물레를 이용하여 명주가락을
만든다. 명주실 내리기는 날실(經絲)과 씨실(緯絲)를 내리기[解絲] 하여 날상에 건다.
이하의 과정은 면직물 직조과정과 같다.
염 색
[ 천연 염료의 종류 ]
염색은 식물의 잎․꽃․열매․껍질․뿌리 등을 물에 넣어 우리거나 끓여 물감을 얻어 피
륙에 물을 들인다. 그리고, 한 가지 물감을 물에 풀어 피륙에 물들일 때도 담그는 방법이나
횟수 및 매염제(媒染劑)에 따라 색깔이 달리 나타나며, 피륙에 따라서도 달리 나타난다. 식물
에서 얻는 물감을 보면 다음과 같다.
쪽잎
지치(芝草) 뿌리의 외피(外皮)
황벽(黃蘗)의 내피(內皮)․치자(梔子)의 열매․홰나무(槐)의 꽃․
양파․ 황련(깽깽이풀)의 수염뿌리
잇꽃(紅花)의 꽃․소목
밤 껍질․찔레 꽃
떡갈나무의 외피
풋감(7-8월에 딴 풋감의 즙)․개암나무 잎
먹물
이팝나무의 잎
[ 쪽 물들이기 ]
1. 새벽에 쪽 잎을 따서 씻어 항아리에 담고, 잎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잎을 돌을 눌러
놓고, 뚜껑을 덮어 햇볕 바른 곳에 일주일쯤 둔다.
2. 쪽 잎을 건져내고 석회(굴 껍질을 구워 만든 석회=蠣灰)를 골고루 뿌려 저어놓으면 흰
거품이 인 다음에 푸른 색 거품이 일 때 다시 저어놓는다.
3. 하루나 이틀쯤 뒤 붉은 윗물은 따라 버리고, 아래에 고인 앙금을 천을 깔고 수분을 빼
면 쪽 원료가 생긴다.
4. 물들일 때는 명아주나 볏짚을 태워 우려낸 잿물(灰汁)을 섭씨 35-36도 정도로 데운 물
에다가 쪽 원료를 넣고 같은 온도를 유지시키며 5-6일 두면 물위에 푸른 물빛이 도는데, 이
것이 쪽 물이다.
5. 이 쪽 물에 옷감을 넣고 계속 뒤적여 염색이 되면 꺼내서 건조시키는 과정을 하루에 2
회씩 10회 정도 반복한 뒤에 5-6시간 물에 담가 잿물을 제거하면 쪽물 들인 옷감이 된다.
[ 진홍색 물들이기 ]
1. 잇꽃(紅花)이 흐무러지게 익어 검붉어진 것을 그릇에 찧어 담고 도꼬마리 잎으로 덮어
구더기가 나도록 삭혀 말린다.
2. 말린 잇꽃을 항아리에 넣고 연수(軟水)를 부어 오래 둔다.(급히 염색하려면 4-6일, 달포
를 두어도 괜찮다.)
3. 꽃물을 무명 겹주머니에 넣고 좋은 물에 수없이 빨면 누른 물[黃汁]이 다 빠지고, 엷은
물이 나거든 끓는 맹물에 한번 다시 헹구어 누른 물을 모두 제거한다. 이 물은 무명 초염(初
染)이나 재염(再染)에 사용한다.
4. 잿물(콩깍지․쪽 줄기․홍화 줄기를 태워 곧 밭은 잿물)을 잇 주머니에 부어 첫물을 빼
고, 다시 끓인 맹물을 부어 따로 받는다.
5. 잿물과 맹물에 낸 것을 각각 그릇에 받아 먼저 냉수를 붓고, 다음에 오미자국을 붓고
재차 잿물을 부으면 비로소 고운 홍색이 나온다.
6. 면직물을 염색할 때 담홍색(淡紅色)을 섭씨 50-60°로 유지시키면서 농색(濃色)이 될 때
까지 반복 염색한다. 단 명주를 염색할 때는 연지를 만들어 염색해야 제 빛이 난다
제3주 전통생활 속의 생업도구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요 국토면적의 약 80%가 산지이나 황해 쪽은 대륙붕이 발달하였
고 사계절의 구분이 뚜렷한 온대 내지 냉온대 기후지역에 속하기 때문에 연안에는 각종 어
패류가 많이 서식하고 개간한 토지도 비옥하여 일찍부터 농업과 어업이 발달하게 되었으므
로 그에 따른 생업도구도 연안의 여건이나 토질에 따라 달리 발달하였다. 여기에서는 조선조
말기에 일반적으로 사용된 ‘농기구’ ‘어로기구’ ‘수렵도구’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농경생활과 농기구
우리의 조선인 예맥족과 한반도에 이주하여 수렵․어로의 채집경제 단계에서 목축․농업
의 생산단계로 넘어 온 것은 신석기시대 중기부터이다. 그 뒤 청동기시대를 거쳐 철기시대에
이르면 쇠로 만든 보습의 쟁기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농기구의 개발이 활발해지고 따라서
농산물의 생산이 획기적으로 증대되었다.
여기에서는 조선조 후기로부터 현대의 농기구가 사용되지 전까지 농촌에서 사용한 농기구
를 살펴보고자 한다.
[ 갈기 기구 ]
경작지에 곡물이나 채소류를 심기 위해 경작지를 가는 기구로는 따비․극젱이․쟁기․가
래․괭이․쇠스랑 등이 있다.
따비는 발판을 발로 밟아 날 끝을 땅에다 박고 뒤쳐서 땅을 가는 원
시적 농기구로 그 기본적인 형태는 아래 부분이 앞쪽으로 휘어진 긴 나
무 몸채의 끝에 쇠날을 끼우고, 윗부분에는 가로로 손잡이를 달았으며,
중간 위치에 발로 밟을 수 있게 발판인 가로대를 끼운 형태인데, 쇠날의
생김새로 보아 말굽쇠형 따비․주걱형 따비․코끼리 이빨형(쌍따비형)
따비로 나눈다.
극젱이는 쟁기보다 간단한 구조로써
그림 81 따비 술과 성에와 한마루가 뼈대를 이루고 있는
데, 술에는 끝이 넓적한 보습만 달려 있고,
볏이 없으며 술 위쪽에는 나무 비녀를 질러 꽂아 양쪽으로 잡
을 수 있게 만들었다. 소나 사람이 끌며, 자갈밭이나 밭에 골을 그림 82 극젱이
낼 때 주로 사용한다.
쟁기는 극젱이보다 복잡한 구조로써 뼈대는 극젱이와 같으나,
보습 위의 술판에 의지하여 볏을 대었으며, 술바닥을 보호하기 위
해 쇠를 대었다. 그리고, 논밭을 깊게 또는 얕게 갈 수 있게 한마
루에는 위로부터 세 개의 구멍이 있는데, 깊게 갈고자 할 때는 비
녀목을 제일 위쪽의 구멍에 꽂아 쓴다. 손잡이로는 술의 꼭지와
그림 83 쟁기 술의 중간쯤에 잡좆이라는 나무가 꽂혀 있어 오른 손으로 꼭지를
잡고 논을 갈다가 돌아설 때는 왼 손으로 잡좆을 잡고 쟁기를 돌
려 논을 간다.
가래는 장부라고 하는 긴 자루에 가래의 바탕이 되는 넓적한 나무판
인 군두에 말굽형의 쇠날을 맞춰 꺾쇠로 고정하고, 군두의 양 귀에 뚫은
군두 구멍에다가 끼운 고리에 가랫줄을 매어 한 사람이 장부를 잡고 두
사람이 양쪽으로 갈라서서 가랫줄을 잡아당겨 흙을 떠내는 기구이다. 그
리고, 가래처럼 생겼으나 한 사람이 삽과 같이 밀어서 흙을 떠내는 기구
를 종가래라 한다.
괭이는 쇠날과 거의 직각으로 자루를 박아 땅을 찍어 흙을 파내는 기 그림 84 가 래
구로써 자루를 박을 수 있게 쇠날의 뒤쪽을 동그랗게 구부린 것을 괴통
이라 하고, 자루를 끼우는 구멍을 괴구멍이라 한다. 괭이는 날의 생김새로 말해 가지잎 괭
이․수수잎 괭이․토란잎 괭이와 날폭을 굽힌 곡괭이․양쪽에 날이 달린 황새괭이 등이 있
는데, 그 쓰임은 각기 다르다.
쇠스랑은 괭이형 기구로 끝이 뾰족하고 좁은 세 개의 쇠날이 가지런히 되어 있어, 외양의
두엄을 쳐내거나 단단한 땅을 일구는 데 사용한다.
[ 삶기 기구 ]
경작지의 흙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삶는 기구로는 써레․번지․나래․끙게․곰방메․고무
래․발고무래 등이 있다.
써레는 긴 각목에 둥글고 끝이 뾰족한 발 7-10개를 빗살처럼 나란히
박고 위에 둥근 나무 두 개를 나란히 세워 박아 거기에 손잡이를 가로
대었으며, 또 각목 양쪽에 각목과 대각이 되게 앞으로 긴 나무를 박고 나
그림 85 써 레
무 끝에 봇줄을 달아 소의 멍에와 연결시켜 이것을 끌게 만든 농구로 갈
아 놓은 논의 바닥을 고르거나 흙덩이를 잘게 깨뜨리는 데 쓴다.
번지는 널판자 위에 둥근 나무 두 개를 나란히 세워 박아 거기에
손잡이를 가로 대고, 널판자 양쪽에 구멍을 뚫어 줄을 맨 것으로 한
사람이 손잡이를 잡고 두 사람이 줄을 당겨 못자리를 판판하게 고
를 때나 땅에 떨어놓은 곡식을 긁어모을 때 쓴다. 써레의 발에 새끼
줄을 엮어 번지로 쓰기도 하고, 써레의 발에 긴 널판자를 달아 번지
로 쓰기도 한다. 그림 86 번지
나래는 써레와 비슷하나 발 대신에 널판자를 가로 대거나 넓적한 철판
을 댄 것으로 논바닥이 고르지 못할 때에 높은 데의 흙을 낮은 데로 끌어내
리거나 자갈 또는 흙 같은 것을 밀어내는 데 쓴
다.
그림 87 나래 끙게는 모가 난 무겁고 긴 나무의 양쪽에 자루
를 박고 여기에 끈을 매어 소가 끌도록 만든 것이
나 가마때기에 두 가닥의 줄을 매고, 그 위에 무거운 것을 얹어 소 그림 88 끙 게
(牛)로 끌게 만든 농구로써 씨를 뿌린 뒤에 씨앗이 흙에 덮이게 하는 데 쓰거나 씨앗을 뿌리기
전에 밭을 편편히 하며 또 흙을 부서뜨리는 데 쓴다.
곰방메는 지름 두 치, 길이 한 자쯤 되는 둥근 나무토막에 긴 자
루를 끼워 T형으로 만든 메로 흙덩이를 깨트리고 씨를 뿌린 뒤에
흙으로 묻는 데도 쓴다.
고무래는 직사각형 또는 반달형 또는 사다리형 등의 나무판 의
그림 89 끙 게 쪽에 자루를 박아 T형으로 만든
기구인데, 논밭의 흙을 고르거나 씨
뿌린 뒤에 흙을 덮거나, 또는 곡식을 그러모으거나 펴거나
아궁이의 재를 긁어내는 데 쓴다. 그림 90 고무래
발고무래는 곰방메처럼 둥근 나무토막에 넷 혹은 여섯 개의 짧은 발이 달린 기구로 흙덩
이를 고르고 씨 뿌릴 때에 흙을 긁어 덮는 데 쓴다.
[ 씨뿌리기 기구 ]
경작지에 씨를 뿌리기 위한 기구로는 다래끼․종다래끼 등이 있다.
다래끼는 대나 짚으로 엮되 아가리가 좁고
밑바닥이 넓은 바구니꼴의 용기로써 씨 뿌릴
때 씨를 담거나, 목화송이나 고추를 따 담을
때나 나물을 캐어 담을 때 쓴다. 멜빵을 단 것 그림 91 다래끼와 종다래끼
도 있고 달지 않은 것도 있다.
그림 92 다래끼 종다래끼는 다래끼보다 작은 것으로 짚이나 싸릿
대로 만든다. 멜방을 단 것도 있고 달지 않은 것도 있
는데, 용도는 다래끼와 같다.
[ 거름주기 기구 ] 그림 93 종다래끼
농작물의 성장을 돕기 위해 거름을 주게 되는데, 거름을 담아 나르거나
거름을 모으는 기구로는 오줌장군․거름통․똥바가지․귀때동이․소매구뎅이․삼태기․개똥
삼태기․소매구시․새갓통 등이 있다.
오줌장군(또는 똥장군)은 오지 또는 나무로
만든 오줌(또는 똥)을 담아 옮기는 그릇인데,
오지의 경우, 중두리(독보다 조금 작고 배가 부
른 오지 그릇)를 뉘어놓은 것 같은 꼴에 배때
기에 작은 아가리가 있으며, 한쪽 마구리(물건 그림 95 오줌장군
그림 94 의 양 쪽 머리의 면)는 평평하고 다른 쪽 마구
오줌장군 리는 반구형(半球形)으로 만든 것과 아가리가 좁고 목이 짧으며 배가 부르
고 양쪽에 손잡이가 달려 있으며 세울 수 있도록 밑은 평평한 중두리형으로 만든 것이 있고,
나무의 경우 꼴이 간장통 비슷하되, 배가 부르고 양 마구리는 평평하며 아가리는 몸통 가운
데의 위쪽에 있고 몸통에는 두 서너 번씩 대를 둘러놓았다.
거름통은 거름을 퍼 나르는 데 쓰는 통으로, 쪽나무를 둥글게 맞추고 대를 아래위에 둘러
동여 만든 것과 널판자를 궤처럼 짜 만든 것이 있다. 손잡이는 긴 두 쪽나무에 둥근 나무를
가로 댄 것과 철사를 둥글게 휘어 단 것이 있다.
똥바가지는 바가지에 자루를 단 것으로 거름을 거름통에 퍼 담
고 밭에 뿌리는 데 쓴다.
귀때동이는 한 쪽에 귀때를 붙여 액체를 쏟
는 데 편리하도록 만든 동이로 거름통에서 똥 그림 96 똥바가지
바가지로 거름을 퍼서 여기에 담아 밭의 여기
그림 97 귀때동이 저기에 옮겨가며 붓는다.
소매구뎅이는 쪽나무들을 둥글게 세우고 대로 태를 둘렀되, 한 쪽에 귀
때를 붙이고 통 위에 손잡이로 Y꼴의 나무를 댄 그릇으로 밭가에 지고 온 장군의 거름을
여기에 딸아 채소에 준다.
삼태기는 앞은 벌어지고 뒤는 우긋하며 삼면(三面)으로 울이 있도
록 대오리․싸리․칡․짚․새끼 등으로 엮어 만든 것으로 재․흙․쓰
레기․거름 같은 것을 담아 나르는데 쓴다.
개똥삼태기는 짚 삼태기의 앞 양쪽에 끈
을 달고, 이 끈을 삼태기 등에서 넘어온 굵
그림 98 삼태기 은 끈에 맨 것(맨 꼴은 Y형)으로 동네 주
변의 길에서 개똥․소똥 같은 것을 호미로 긁어 여기에 담는다.
소매구시는 뒷간 한 모퉁이에 놓아두고 오줌을 받아 놓는 동이 그림 99 삼태기
를 말하기도 하고, 통나무를 구유처럼 파서 소의 오줌을 받는 그
릇을 말하기도 한다.
새갓통은 생나무를 바가지처럼 파서 만들되, 한 쪽에 귀때를 단
것 위에 Y꼴의 손잡이를 달아 인분뇨의 거름을 손에 묻히지 않
고 따라 쓸 수 있게 한 그릇이다. 그림 100 새갓통
[ 김매기 기구 ]
논밭에 돋아난 잡초를 제거하기 위한 기구로는 호미가 있다.
호미는 대개 삼각형의 날(쇠 날의 앞은 뾰족하고 위는 넓적한 꼴)에
이어 붙은 목을 휘어 꼬부려서 거기에 둥글고 길쭉한 나무토
막을 끼워 자루로 삼는 농기구인데, 김 매는 데 쓴다. 호미 날
은 지방의 자연적 조건과 그 용도에 따라 생김새가 다르다. 논
매기 호미와 밭매기 호미의 생김새가 다르고, 이북 지방(세모 그림 101 호 미
형)과 경기 충청 전북 지방(보습형)과 경상 전남 제주 지방(낫형)의 호미 생김새도 다르다.
[ 물대기 기구 ]
가물거나 논밭이 탈 때, 물을 대어 주기 위한 기구로는 홈통․두레․맞두레․용두레․무자
위․두레박 등이 있다.
홈통은 나무를 반원형(半圓形)으로 골을 파거나 원주형(圓柱形)으로 길게 구멍을 뚫은 것
으로 물을 논에 대는 데 쓴다.
두레는 물통을 단 긴 나무에 손잡이를 단 것을 둥근 건널목(한
끝은 두덩에, 또 한 끝은 기둥 세 개를 세워 만든 받침대)에 얹어 끈으로 묶
은 것인데, 한 사람이 높은 곳에 물을 퍼 올릴 때 사용한다.
맞두레는 단단한 판자로 밑바닥은 좁고
위는 넓게 퍼지게 만든 통의 네 귀에 줄을 그림 102 두 레
달아서 두 사람이 마주 서서 각기 두 줄씩 잡고 물을 퍼 올리는 데 쓴
그림 103 맞두레 다.
용두레는 긴 통나무를 배 모양으로
파서 몸통을 만들고, 그 가운데의 양쪽에 작은 구멍을 뚫어
가는 나무를 끼우고 여기에 줄을 달아, 기둥 세 개를 원뿔형
으로 세운 꼭대기에 줄을 매어 두고 한 사람이 높은 곳으로 그림 104 용두레
물을 퍼 올리는 기구이다.
무자위는 전체가 차륜상(車輪狀)이며 한 개의 축(軸) 주위에 많
은 판(板)을 나선상(螺旋狀)으로 붙이고 받침대 끝에 긴 작대기 두
개를 옆으로 세워 한 사람이 이것을 잡고 서서 판을 밟으면 바퀴
가 돌면서 물을 퍼 올리게 된다.
두레박은 말뚝에 긴 대나무를 매어 세우고 대나무 끝에 줄을
길게 맨 뒤 줄 끝에 양철통을 달고 거기에 긴 손잡이 막대를 단
것으로, 물을 양철통에 담기 위해 손잡이에 힘을 주어 내려 물을
그림 105 무자위 담은 뒤 손잡이에 힘을 빼면 휘었던 대나무가 꼿꼿이 서면서 물을
높은 데로 퍼 올리게 된다.
[ 거두기 기구 ]
농작물을 수확할 때 사용하는 기구로는 낫․전지 등이 있다.
낫은 쇠로 ᄀ자 모양으로 만들되 목이 휘우듬하게 굽고 앞몸의
안 쪽에는 날이 있으며 뒤끝은 곧은 슴베가 있어 그 끝에 나무자
루를 박은 것으로 풀․나무․곡식 같은 것을 베는 데 쓴다. 지방에
따라 날의 형태, 자루와 몸통과의 각도 등에 차이가 많다.
전지는 가지가 Y형으로 벌어진 긴 나무의 끝에 조그마한 주머 그림 106 낫
니나 망태기를 단 기구로 높은 가지에 달린 과실의 꼭지 부위를 Y형에 끼워 비틀어 과실을
따는 데 쓴다. 어떤 지방에서는 긴 대나무 끝을 갈라 쓰기도 한다.
[ 털기 기구 ]
곡물의 포기에서 알곡을 털어내는 기구로는 벼훑이․개상․그네․도리깨 등이 있다.
벼훑이는 두 개의 나뭇가지를 나란히 하여 한 끝을 끈으로 동여매서 집게 비슷하게 만든
것으로 풋바심할 때나 볍씨 받을 때 벼의 알을 훑어 내는 데 흔
히 쓴다.
개상은 굵은 서까래 같은 통나무 네댓 개
를 나란히 가로 대어 새끼로 엮고 그 밑에 다
리 넷을 붙인 것인데, 볏단․보릿단을 그 위에
태질을 쳐서 곡식을 떨어뜨리는 데 쓴다. 그림 107 타작
그네는 길고 두툼한 나무토막의
양쪽에 각기 두 개씩의 다리를 달아
세우고, 나무토막에 빗살처럼 날이
그림 108 개상 촘촘한 쇠로 된 틀을 장치한 기구로
날 사이에 볏단을 넣어 벼를 훑어내
는 데 쓴다.
도리깨는 긴 작대기('장부'라 함) 끝에 구멍을 뚫어 꼭
지('도리깨꼭지'라 함)를 가로 박아서 돌게 하고, 그 꼭 그림 109 그네
지 끝에 서너 개의 휘초리(단단한 닥나무․물푸레나무를 휘초리로 하는데, 그림 110 도리깨
이를 '도리깻열'이라 함)를 나란히 잡아매어 휘둘러 가며 보리․밀 이삭을
뚜드려서 알갱이를 터는 데 쓴다.
[ 말리기 기구 ]
말리기 기구로는 멍석․도래방석․발․거적․얼루기 등이 있다.
멍석은 짚으로 새끼 날을 싸서 장방형으로 두껍게 엮은 큰 자리로 흔
히 곡식을 너는 데 쓴다.
도래방석은 짚으로 둥글게 엮은 방석으로 농작물
을 널어 말리는 데 쓴다. 그림 111 멍석
발은 대오리나 갈대 또는 싸리 가지나 겨릅대를 나란히 놓고 장방형
으로 엮은 것으로 고추․호박고지 등 농작물을 말리는 데 쓴다.
그림 112 도래방석 거적은 새끼로 날을 하여 짚으로 엮어 네모꼴의
자리처럼 만든 것으로 고추 같은 농작물을 널어 말리는 데 쓴다.
얼루기는 둥글고 긴 나무 여러 개를 원뿔 모양으로 세워 위는 묶고
아래는 벌려 놓되 나무 둘레에는 새끼 같은 것으로 테를 네댓 번 두르
고 꼭대기에는 짚이나 겨릅대로 주저리를 만들어 씌운 것으로 곡식 단
을 말리는 데 쓴다.
[ 고르기 기구 ] 그림 113 얼루기
고르기 기구로는 부뚜․키․체․바람개비․풍구 등이 있다.
부뚜는 타작마당에서 티끌을 날리기 위하여 바람을 일으키는 데 쓰는 돗자리로 폭이 좁
고 길이가 길며 양쪽 가에 짧은 막대기를 대어놓았데, 가운데를 발로 밟고 두 끝의 막대기를
두 손으로 잡아서 흔들어 바람을 낸다. 풍석(風席)이라고도 한
다.
키는 앞은 넓고 평평하게, 뒤는 좁고 우긋하게 고리버들이나
대쪽같은 것으로 결어 만든 것으로 곡식 등
그림 114 부뚜 을 까불러 고르는 데 쓴다.
체는 얇은 나무로 쳇바퀴를 만들고 쳇불을 메어 끼
운 것으로 가루를 곱게 쳐내거나 액체를 밭아내는 데 그림 115 키
쓰고, 쳇다리는 삼차형(三叉形) 또는 사다리꼴로 된 나
무로 물건을 거를 때 체를 올려놓는 기구이다. 체
는 쳇불의 구멍 크기에 따라 어레미․도드미․중거
그림 116 체 리․가루체․고운체로 나눈다.
바람개비는 받침대에 박힌 나무 기둥에 프로펠라 비슷한 네 개의
날개가 ×형으로 달렸는데, 손잡이로 이를 돌리면 센바람이 일어나 쭉
정이나 검부러기를 날려 알곡을 남게 한다.
풍구는 곡물로부터 쭉정이․티 등을 제거하는
농구로 한 쪽에 큰바람 구멍이 있고, 큰 북 모양의
통 내부에 넓은 여러 개의 날개가 달린 바퀴를 장
치하여 이것을 돌려서 일으키는 풍력으로 위의 깔 그림 117 바람개비
그림 118 풍구 때기 모양의 아가리로부터 흘러내리는 낟알과 잡물을 가려내는 데 쓴다.
[ 알곡 및 가루내기 기구 ]
알곡 및 가루내기 기구로는 물레방아․물방아․연자방아(연자매)․디딜방아․매통․절구와
절구공이․돌확․맷돌과 맷방석 및 매함지․매판․맷돌다리 등이 있다.
물레방아는 물레바퀴처럼 생긴 큰 바퀴가 달린 굴대와 공이가 달
린 방아채로 되어 있는데, 물이 떨어지는 힘에 의하여 바퀴가 돌면
굴대에 꿰어진 넓적한 나무가 방아채의 한 끝을 누르다 말다를 반
복하면 방아채에 박은 공이도 따라 오르내려 곡식을 찧게 된다.
물방아는 방아채의 한 끝에는 홈을 파거나 그림 119 물레방아
동이를 달고, 다른 한 끝에는 구멍을 뚫어 공
이를 박았으며, 또 공이가 오르내릴 때 쌀개를 고정시키는 두 기둥에
방아채가 닿지 않도록 가운데를 양쪽에서 기름하게 파내어 만든 것으로
홈이나 동이에 물이 차고 비워짐에 따라 방아채가 오르내려 방아를 찧
그림 120 물방아 게 된다.
연자방아(연자매)는 둥글고 판판한 돌판 위에 그 보다 작고 둥근 돌
을 옆으로 세워 얹고 밑돌 가운데에는 고줏대를 박아 윗돌이 이를 의지하여 돌게 만들되, 또
윗돌에는 방틀을 씌어 그 한 끝을 마소에 매어 주위를 돌리면 윗돌이 돌아 곡식의 껍질이
벗겨지거나, 밀의 경우 가루가 된다.
디딜방아는 Y꼴의 굵은 나무(방아채)의 밑
부분에 공이를 박고 공이가 떨어지는 밑에는
돌확을 두었으며, 두 갈래로 된 목 부분에는
아귀진 나무 둘을 양쪽에 세워 볼씨로 하
그림 122
고 그 사이에 굵은 나무를 가로대어 쌀개 그림 121 연자방아
방아간(디딜방아) 로 하여 두 사람 이상이 방아다리를 발로
디뎌서 공이를 오르내리게 하여 방아를 찧
는다. 그림 123 외다리방아
매통은 굵은 통나무 두 짝이 서로 닿는
마구리에 요철(凹凸)로 파고, 위짝의 윗마구리에는 우긋하게 파고 가운
데에 구멍을 뚫어 이리로 벼를 넣는다. 아래 짝 가운데의 고줏대가 이
그림 124 매통
구멍에 들어가 위아래 짝을 고정시킨다. 그리고 위 짝 양쪽에 손잡이
자루를 박아 그것을 쥐고 이리 저리 돌려서 벼의 겉겨를 벗기는 나무
매이다.
절구는 통나무나 돌의 가운데를 우묵하게 파내어 만든 것이
고, 절구공이는 길쭉한 나무의 양끝을 둥글게, 그리고 허리부분
은 손에 쥐기 편하도록 잘록하게 만든 것이거나 길쭉한 나무토
막에 자루를 박은 것인데, 곡식을 찧거나 빻을 때, 또는 떡을
칠 때 사용한다.
돌확은 돌을 절구처럼 우묵하게 판 것과 자배기 모양의 오지 그림 125 돌절구와 공이
그릇 안을 우툴두툴하게 구워 만든 것이 있고, 거기에 손에 쥘만한 둥근 돌이나 흙으로 허리
를 잘록하게 구워낸 확돌로 고추․소금 등의 양념을 돌확에 넣고 으깨거나 빻는 데 쓴다.
맷돌은 둥글넓적하고 빗살모양으로 줄줄이 판 돌 두 짝을 맞
포개고, 위에 있는 아가리에 갈 곡식을 넣어 손잡이를 돌려서 가
는 기구인데, 맷돌의 위짝과 아래짝 한가운데에 맷돌중쇠를 박아
돌려도 빠지지 않게 되어 있다. 곡물을 가루로 만들거나 거칠게
탈 때 쓴다. 맷돌에 부수된 기구로는 맷방석․매함지․매판 등이
있다. 맷방석은 매통이나 맷돌 밑에 까는 짚으로 만든, 둥글며 전
그림 126 맷돌 이 있는 방석으로 떨어지는 곡물을 받는 데 쓴다. 매함지는 통나
무를 맷돌이 넉넉히 들어갈 수 있게 둥글고 평평하게 판 것으로,
한 쪽에 주둥이가 달려 맷돌로 간 곡식이 그 곳으로 흘러내리게 만든 함지이다. 매판은 Y꼴
로 된 굵고 둥근 나무에 세 개의 발을 달고, 맷돌을 얹으면 움직이지 않을 위치까지 홈을 판
기구로 맷돌을 얹어 맷돌질할 때에 쓴다.
[ 운반 기구 ]
운반 기구로는 길마․걸채․발채․옹구․거지게․달구지․지게류(일반 지게․쟁기지게․
거름지게․물지게 등)․바소거리․망태기․주루막․다루깨․바구니․광주리 등이 있다.
길마는 두 개씩의 나무쪽을 거멀못으로 박아 말굽쇠 모양으
로 만든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네 개의 마룻대를 양쪽으로 박아
고정시키고, 소의 잔등이 길마에 상하지 않게 밑은 짚으로 두툼
하게 결은 길마받이(언치)를 대어 소등에 얹는 기구로써, 이 길
마 위에 옹구․걸채․거지게․발채 등을 얹어 짐이 소등에 직
접 닿지 않게 한다.
걸채는 둥근나무를 目자꼴로 짜되, 그림 127 길마
좌우 바깥쪽은 나무 대신 새끼줄을 매었
으며, 길마 위에 얹을 수 있게 가운데에는
짧은 막대 두 개를 가로 끼워놓은 것으로
그림 128 걸채 써 길마 위에 얹고 그 위에 볏단이나 보릿
단을 얹어 운반한다.
옹구는 소의 길마 위에 걸쳐 얹어 거름 등을 싣는 것으로, 둥
근 나무를 目자꼴로 짜고, 양쪽 口꼴의 나무 아래로 아가리가 넓 그림 129 옹구
고 볼이 처지게 새끼를 이용해 망태처럼 얽어 내리되, 안쪽을 바
깥쪽보다 길게 얽어 끝이 바닥을 싸고 올라오게 만든 것이다. 짐을 실을 때에는 바닥을 싸고
올라온 안쪽과 바깥쪽의 새끼 사이를 막대로 질러 두고 실으며, 목적지에 가서 짐을 부릴 때
에는 아래에 질러 둔 막대를 빼면 짐이 쏟아지게 되어 있다.
발채는 옹구와 같은 나무 뼈대의 양쪽 틀을 의지해 새끼줄 6-10
가닥을 축축 늘어뜨린 끝을 서로 엇결어 짜서 방석 같은 바닥을 만
든 것으로 길마 위에 얹어 볏단이나 보릿단을 운반하는 데 쓴다.
거지게는 나무로 다리가 없는 지게 꼴을
두 개 만들어, 그 두 개를 마주 세운 뒤 머리
그림 130 발채 부분을 밧줄로 연결하여 길마 위에 덧 얹는
기구로 무겁고 기다란 재목이나 돌 같은 것을 실어 나를 때 쓴다.
달구지는 긴 널판자로 몸채를 짜고, 밑에 그림 131 거지게
텟쇠를 두른 두 개 또는 네 개의 목재 바퀴(네
개의 바퀴중 앞의 두 바퀴는 뒤 것보다 작으며 그더리가 장치되어 있
그림 132 달구지 음)를 달았으며, 앞쪽에는 챗대를 달아 소에 연결 시켰다. 보통 달구지
는 한 필의 소나 말이 끈다.
지게는 가지가 위로 돋힌 나무 두개를 위는 좁고 아래는 벌어지
게 나란히 세우고 그 사이를 세장 서너 개(윗세장․밀삐세장․허
리세장․밑세장)를 가로질러 끼우고 탕개를 조여서 사개를 맞추고
아래위로 멜빵을 걸어 어깨에 메도록 하였으되 등이 닿는 부분에
는 짚으로 결은 등태를 단 것으로 짐을 운반할 때 사용하며, 부속
물로는 지게 작대기가 있다. 지게는 용도에 따라 지게․쟁기지 그림 133 지게
게․거름지게․물지게 등으로 나누며 그 구조에 차이가 있다.
바소거리는 싸리나 대오리로 둥글넓적하게 조개모양 같이 결어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만든 것으로 지게에 얹어서 짐을 싣는 데 쓴다.
망태기는 가는 새끼나 노로 네모꼴로 엮되, 폭이 좁고 울이 깊으며 양끝
에 끈을 달아 어깨에 메게 만든 것으로 물건을 담아 나르는 데 쓴다.
주루막은 가늘게 꼰 새끼로 네모꼴이나 주머니 꼴로 촘촘히 엮되, 주둥이
그림 134 망태기 를 조일 수 있는 끈과 아래 양끝에 달린 멜빵이 하나로 되어 있는 것으로써
물건을 담아 나르는 데 쓴다.
다래끼는 대로 울이 깊고 바닥이 넓게 만들되, 짚으로 엮은 멜빵이 아가리와 밑 사이에 양
쪽으로 붙어 있는 것으로써 물건을 담아 나르는 데 쓴다.
바구니는 대나 싸리 등으로 둥글고 속이 깊게 결어 만들되,
테두리에는 대나무를 서너 겹 둘러 손잡이로 한다. 곡물을 나
르거나 말리는 데 쓴다.
광주리는 대․싸리․버들 따위로 바닥은 둥글고 전은 높게
엮어 만든 그릇으로 채소나 일꾼들의 밥을 나를 때 사용한다.
[ 갈무리 기구 ] 그림 135 바구니
갈무리기구로는 섬․가마니․망태기․독․두트레방석․채독․통가리․밤우리․나락두지․
멱서리․멱둥구미․소쿠리․뒤웅박 등이 있다.
섬은 짚으로 엮어 만든 멱서리로 곡식을 담는데 쓰는 것인데, 용량을 계산하는 데도 쓰이
는데, 한 섬은 열 말이다.
가마니는 짚으로 엮어 만든 용기로 곡식․소금 따위를 담는다.
망태기(중태)는 가는 새끼나 노로 엮어 만든 그릇으로 물건을 담아 두거나 나르는 데 쓴
다.
독은 운두가 높고 중배가 조금 부르며 전이 달려 있는 큰 오지 그릇이나 질그릇으로 간
장․술․김치 같은 것을 담가 두는 데 쓴다.
두트레방석은 짚으로 엮은 둥글고 두툼한 방석으로 한쪽에 고리를
달아 쉽게 쥘 수 있게 만든 것인데, 주로 독을 덮는 데 쓰며 깔고 앉
기도 한다.
채독은 싸릿개비나 가는 나무오리로 결어서 독 모양으로 만들어
안팎으로 종이를 바른 그릇이다.
통가리는 뜸을 엮어 둘러치고 그 안에 곡식을 채워 쌓는 더미다. 그림 136 멱서리
밤우리는 겨릅대를 칡으로 엮어 둥글게 둘러친 것으로 꼭대기에는
밀짚으로 만든 용수 모양의 덮개를 씌운 것이다. 삶은 도토리를 보관하는 데 쓴다.
나락두지는 짚으로 거적처럼 엮어 둥글게 두르고, 위에 짚으로 엮은 덮개를 씌운 것이다.
곡식을 담아 두는 데 쓴다.
멱서리는 짚으로 날을 촘촘히 안으로 넣고 만든
그릇으로 곡식을 담는데 쓴다.
멱둥구미는 짚으로 엮어 만든, 둥글고 울이 높은
그릇으로 곡식을 담는데 쓴다. 일명 둥구미라 한다. 그림 137 둥구미
소쿠리는 앞이 트이고 테가 둥글게 결은 대 그릇
그림 138 뒤웅박
이다.
뒤웅박은 익은 박을 쪼개지 않고 꼭지에 구멍을 뚫고 속을 파낸 용기로
써 종자 씨 따위를 넣어 둔다.
[ 농산 제조 틀 ]
농산 제조틀로는 베틀․물레․씨아․날틀․전지․돌물레․기름틀․
새끼틀․자리(섬)틀․가마니틀․신틀 등이 있다.
베틀은 부녀자가 명주 삼베 무명 모시 등의 피륙을 짜는 틀이요, 그림 139 물레
물레는 솜으로 말은 고치에서 실을 뽑아내는 틀이며, 씨아는 목화의
씨를 빼내는 틀이다. 그리고, 날틀은 베를 짤 때 날을 바로잡는 틀로 구
멍 열 개가 있어서 가락 열 개를 꿰게 되어 있고, 전지는 위의 끝이 ∨
꼴로 된 대나무를 두 개 벌려 세우고 모시올이나 삼올을 잇는 데 쓰는
기구이다.
돌물레는 삼이나 바 또는 새끼를 두세 겹으로 단단히 꼴 때 새끼 한
끝에 달고 돌리어 꼬게 만든 틀이다. 그림 140 씨아
기름틀은 김을 통해 찐 재료인 깨․들깨․콩 따위를 통에 넣고 공
이로 눌러 기름을 짜내는 틀이다.
새끼틀은 짚으로 새끼를 꼴 때 쓰는 틀이다.
자리틀은 왕골 부들 짚 따위로 자리나 섬을 짜 그림 141 기름틀
는 틀로써 ∧형으로 벌어진 두 개의 나무를
그림 142 새끼틀 마주 세우고, 그 끝에 둥근 나무로 건너지른
도리나무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홈(날눈)을
파서 날을 감은 고드랫돌을 앞뒤로 걸쳐놓고, 자리나 섬을 짜 나
갈 때 그 고드랫돌을 번갈아 제쳐놓으며 엮어 나간다.
가마니틀은 새끼를 날로 하고 짚을 그림 143 자리틀
씨로 하여 곡식 등을 담는 용기를 짜는
틀로써 굵고 두툼한 나무 네 개를 직사각형으로 짜 바탕받침대로
삼고, 그 위에 두 개의 기둥을 비스듬히 박아 세우고, 세운 두 기둥
끝에 둥근 나무(도리)를 가로 끼었다. 이 도리와 밑의 받침대에 걸
그림 144 가마니틀
어 놓은 날 사이의 뒤쪽에는 두 기둥 중간쯤에 가로로 버팀대로써
조임대를 넣고, 두 기둥 앞쪽에는 38개의 날을 감은 달대를 가로로
놓은 뒤, 가마니 바늘로 짚을 메겨서 바디로 다져가며 가마니를 짠
다.
신틀은 짚신이나 미투리를 삼을 때 쓰는 틀로써 T형으로 만든 바
닥널의 T형의 위쪽 '―'의 널판자에 신을 삼을 때 날을 걸치는 짧
고 둥근 나무를 꽂아 만든 것이다. 씨아처럼 T형의 아래쪽 'I'의
바닥널을 깔고 앉아 신을 삼는다.
[ 축산 기구 ] 그림 145 신틀
축산 기구로는 구유․소죽바가지․작두․어리․둥우리 등이 있다.
구유는 마소의 먹거리를 담는 그릇으로 통나무 토막이나 돌의 한 면을 깊이 파서 만든 것
이다.
소죽바가지는 통나무 토막의 한 쪽을 바가
지 모양으로 속을 파내고 다른 쪽에 손잡이
가 있게 만든 기구이다. 쇠죽을 풀 때 쓴다. 그림 146 쇠죽바가지 그림 147 쇠죽막대기와
작두는 마소의 먹거 쇠죽바가지
리인 풀을 써는 기구인데, 한 사람이 한 손으로 짚이나 풀을 작두날에
넣고 한 손으로 그것을 써는 손작두와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작두날에
그림 148 작두 짚이나 풀을 넣고 한 사람은 서서 작두날로 그것을 써는 발작두가 있
다. 발작두는 길쭉하고 두터운 나무의 한쪽 끝부분이 양쪽으로 갈라진 나무에, 갈라지지 않
은 쪽에 쇠기둥 한 쌍을 세워 박고, 긴 칼날의 한 쪽을 거기에 끼워 고두쇠로 고정시키고 갈
라진 나무바탕 쪽의 칼날에는 발로 밟기 편하게 넓적
한 나무를 붙여 끈을 해서 들었다 내렸다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어리는 병아리나 닭의 집으로 사용하는 통집으로 그림 149 손작두
싸리나 대가지로 만드는데, 지방에 따라 형태가
다르다.
둥우리는 닭이 알을 낳거나 병아리를 까도록
만든 보금자리로써, 짚으로 바구니 비슷하게 가
운데가 움푹 들어가게 엮고, 네 귀에 새끼줄을 달
아 추녀 밑이나 서까래 밑에 매달아 둔다. 그림 150 닭둥우리
그림 151 닭둥우리
[ 그 외 기구 ]
그 외의 기구로는 갈퀴․넉가래․도롱이․삿갓․메․말․되․비․바가지․살포․함지 등
이 있다.
갈퀴는 대쪽이나 철사 또는 싸리 등의 끝을 갈고랑이지게 휘어 부채살 모양으로 펴서 가
로 댄 꼬챙이(위치마와 아래치마)에 얽어매고 뒤끝(뒷초리)을 오므리어 긴 자루를 붙인 것으
로 마른풀이나 나뭇잎․검불 또는 지푸라기 등을 긁어모으는 데 사용한다.
넉가래는 넓적한 나무쪽에 자루를 단 기구로써 곡식이나 눈 같은 것을
한 곳에 밀어 모으는데 쓰인다.
도롱이는 짚이나 띠 같은 풀로 엮되 끝을 너털너털 하게 만들어 어깨
에 걸쳐 둘러 입는 우장(雨裝)의 한 가지이다.
삿갓은 대오리나 갈대로 거칠게 엮어서 만든 갓의 일종으로 볕이
나 비를 피하기 위해 머리에 쓴다.
메는 묵직한 나무토막에 구멍을 뚫고 자루를 박아 물건을 칠 때
쓰는 무거운 방망이다.
말과 되는 곡식․액체․가루 따위의 분량을 셈 잡는 데 사용하는 그림그림153152떡메삿갓과
기구로 주로 둘 다 나무로 만들되, 말은 원기둥형이고 되는 정사각형 도롱이
인데, 열 되가 한 말이다.
비는 짚․싸리․갈대 줄기․소나무뿌리털 등을 묶어 먼지나 쓰레기
등을 쓸 때 사용하는 기구로, 그 용도에 따라서 방비․마룻비․부엌
비․마당비 등이 있다. 그림 154 떡메
바가지는 익은 박을 둘로 쪼개어 씨통을 파내고 삶아서 말린 것과 나
무를 파서 만든 것이 있는데, 물과 물건을 푸거나 담을 때 사용한다.
살포는 긴 자루에 작은 괭이날을 단 기구로 흔히 노인들이 지
팡이를 겸해 가지고 다니며 논의 물꼬를 헐거나 막는 데 쓴다.
함지는 나무로 네모지게 짜서 만든 그릇으로 운두가 좀 깊으
그림 155 살포 며 밑은 좁고 위가 넓다.
2. 어업생활과 어로기구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거기에다가 난류와 한류가 해안을 스쳐 흐르기
때문에 어패류가 풍부하여 일찍부터 우리의 조선들은 어로활동에 힘을 기울였던 것이다. 이
는 해안과 하천유역에서 발굴되는 신석기시대의 유적에 어망추가 다량으로 출토되는 것을
보아 알 수가 있다. 그 뒤 청동기시대와 철기시대를 거치면서 어로에 종사한 조선들은 효율
적인 어로를 위해 지리환경에 알맞은 배와 어로기구를 개발해왔던 것이다.
[ 강천의 어로기구 ]
강과 내에서 사용하는 어로기구로는
가리․통발․보쌈․작살․물총․가래
창․게막․어항․낚시․반두․족대․좽
이․사둘 등이 있다.
가리는 하천에서 물고기가 있는 곳을
찾아 물고기를 덮어씌운 뒤, 위에서 손
을 넣어 잡아내는 통발 비슷하게 대로
엮어 만든 고기 잡는 기구인데, 아래와 위가 뚫려 있다.
통발은 가는 댓살을 엮어서 통같이 만든 고기잡이 기구인데, 아가리에 작은 발을 달아 그
날카로운 끝이 가운데로 몰리게 하여, 물의 흐름에 따라 들어간 물고기가 거슬러 나오지 못
하게 하고, 뒤쪽 끝은 마음대로 묶고 풀게 되어 있어 안에 든 물고기를 잡아낸다. 이 통발을
시내에 돌로 물을 막고 설치하기도 하고, 물꼬에 잠가 두기도 한다. 한자어로 어전(漁筌)이라
한다.
보쌈은 바구니 안에 미끼(된장 따위)를 넣고, 바구니 주둥이에는 가운데에 구멍을 뚫은 헝
겊으로 덮어 싸두면 미끼를 먹으러 들어온 고기가 나가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작살은 물고기를 찔러 잡는 기구로써 긴 막대기 끝에 날카롭고 뾰족한 쇠에 미늘이 달린
쇠꼬지를 삼지창처럼 박았는데, 간혹 한 개를 박은 것도 있다. 한자어로 어차라 한다.
물총은 짧은 통대나무의 한쪽을 깎아내고 이에 날카로운 쇠꼬챙이를 고무줄에 매어 장치
한 것으로 자맥질하여 고기를 보면 고무줄을 이용하여 쇠꼬챙이를 쏘아 고기를 잡는데 사용
하는 어구의 일종이다.
가래창은 긴 막대기 끝에, 바깥쪽은 좁게 썰어 날을 세우고 끝은 낚시처럼 날카롭게 만든
쇠날을 박은 어구로 장어를 잡는데 쓰는 것이므로 장어작살이라 칭하기도 한다.
게막은 게를 잡기 위해, 게가 다니는 물길을 가로막아 게살을 쳐놓고, 그 옆에 긴 나무 서
너 개의 위쪽을 합쳐 묶고 아래쪽은 우산살처럼 벌려 세운 다음 그 위에 짚을 덮고 그 안에
사람이 들어가 밤에 게를 잡는 막이다.
어항은 유리로 만든 어구로 그 안에 미끼(된장 따위)를 넣고 물에 담가두면 고기가 미끼를
먹기 위해 어항에 들어오면 잡는 방법이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는 대야나 바구니에 미끼를
넣고 그 위를 천으로 덮어 싸고 구멍을 내어 고기가 들어오면 잡는 방법도 있다.
반두는 두 개의 막대에 그물을 달아 두 사람이 맞잡고 물고기를 잡아 올리는 그물이다.
족대는 반두보다는 작은 것으로 두 개의 막대에 그물을 달아 한 사람이 물고기를 잡아 올
리는 그물이다. '쪽지'라 부르기도 한다.
좽이는 원추형으로 생긴 그물로 상부에 몇 발의 벼리가 있고, 하부에 여러 개의 발돌이 달
려 있어, 벼리를 잡고 펴서 물 속으로 던져 그물이 바닥에 닿은 뒤 천천히 벼리를 당겨서 그
물을 죄어 속에 든 물고기를 건져 올리는 그물이다. 한자어로 투망(投網)이라 한다.
사둘은 긴 막대기 끝에 타원형의 틀을 달고 거기에 그물을 달아맨 것으로 냇가의 풀숲에
숨어있는 고기를 떠올려 잡는 어구이다. 거랭이라 칭하기도 한다.
[ 바다의 어로기구 ]
바다에서 사용하는 어로기구로는 채취류․막이류․낚시류․그물류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채취류로는 호미․쪼새․조개틀․굴갈퀴․다시마닻․섶시레․동틀개 등이 있고, 막이류로는
돌살(石防簾)․대발(竹防簾)․어장(漁帳)․어전(漁箭)․줄살(矢)․말장(杖矢)․덤장(擧網)등이
있으며, 그물류로는 채그물(抄網)․덮그물(掩網)․걸그물(刺網)․후리그물(曳網)․들그물 (敷
網)․두리그물(旋網)․자리그물(建網) 등이 있다.
채취류 기구인 호미는 농구의 호미와 같
으나, 날이 좁고 끝이 뾰죽하다. 굴을 따는
데 사용한다.
쪼새는 나무 손잡이(길이는 약 20cm)의
한 쪽에는 ᄀ형의 날을 세운 쇠를 붙였고,
또 한쪽에는 둥근 목제의 머리(지름이 약
8cm)를 붙이고, 거기에 ᄀ형의 날을 세운
쇠와 같은 방향으로 새끼손가락 굵기의 4각형의 길고(약 7cm) 끝이 뾰족한 쇠를 붙였다. 앞
의 쇠로 굴의 살을 긁어내고, 뒤의 쇠로 굴을 쪼아 그 위 껍질을 벗긴다.
조개틀은 갯바닥의 조개류를 긁어모으기 위해 만든 어구로 앞은 빗살처럼 쇠날을 촘촘히
박고 뒤는 주머니 모양으로 조개류가 모일 수 있게 만들어 몸채의 좌우에 끈을 달아 당겨
조개류를 채취한다.
굴갈퀴는 긴 막대기 끝에 갈퀴처럼 여러 개의 발을 단 것으로 바위에 붙은 굴이나 바다
밑에 서식하는 굴을 긁어내는 도구이다.
다시마닻은 굵은 나무 토막의 끝에 끝이 뾰죽하게 다듬은 작은 나무들을 우산살처럼 한쪽
은 나무토막에 모아 박고, 다른 쪽은 비스듬히 펴놓은 형태로써 이것의 끝에 돌을 달아 물에
잠기도록 만들어 배의 이물과 고물에 매달아 돌아다니면서 다시마․미역 등 해조류를 뜯어
올리는 기구이다.
섶시레는 길고 단단한 막대기 끝에 날 끝이 손바닥만하게 넓고 예리한 네모진 철판을 붙
여 만든 기구로 조개를 딸 때 쓴다.
동틀개는 굵은 나무 기둥의 한 쪽에는 짧은 나무를 十자 꼴(긴 나무 기둥에 구멍을 뚫어
먼저 짧은 나무로 '―'로 꽂고, 그 다음 15cm의 간격을 두고 짧은 나무로 '|'로 꽂아 위에
서 내려다보면 +자 꼴임)로 끼운 뒤 약 3m 길이의 위쪽에는 긴 자루를 붙인 기구로 바다
밑에 세워 넣어 한 방향으로 돌려서 미역류를 채취한다. 경남 거제군 사등면 덕호리에서는
이를 '트릿대'라 칭한다.
막이류인 돌살(石防簾)은 조수(潮水)
의 간만(干滿) 차이가 있는 만(灣)의 입
구나 갯가에 주로 반달모양으로 돌담을
길게 쌓아 두어, 밀물에 따라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면 잡아내는 원시적 어로법의 하나
이다. 이를 '독살' 또는 '돌발'․'원담'
이라 부르기도 한다.
대발(竹防簾)은 조수의 흐름이 센 해협에 굵고 긴 말뚝을 일정한 간격으로 ∨자형이 되게
벌려 박고 말뚝 사이에는 대나무로 엮은 발을 달고 발이 만나는 지점에 물고기를 가두기 위
해 둥그렇게 '발통'을 만들어 밀물을 따라 들어오는 물고기를 가두어서 잡아내는 함정어구이
다. 이 어구는 전체가 대발(竹簾)로 되어 있다.
어장(漁帳)은 대발․어전(漁箭)과 동일계통의 어구로 볼 수 있는데, 도담(道坦)의 좌우 양
쪽에 깃담(袖坦)은 그물로 하고, 통(임통)은 발(簾)로 되어 있어 물고기들이 그물에 걸려서
통발로 들어오면 잡아내는 데 쓰이는 어구이다.
어살은 어장과 동일계통의 어구로써 대나무나 갈대로 엮은 발을 밀물과 썰물이 드나드는
개펄에 육지를 향해 〉자 모양으로 날개(발)를 고정하여 세우고 양쪽 날개(깃담)가 만나는
곳에 물고기가 갇히는 '임통'을 설치하면, 밀물에 따라 육지 쪽으로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바다로 나가다 날개에 막혀 임통으로 들어가 모이면 잡아내는 어로 장치다. 한자어로 어
전(漁箭)이라 한다.
줄살은 어망이 길그물(坦網)은 짚줄, 깃그물(袖網)은 칡껍질과 짚줄, 통그물(魚捕網)은 칡줄
로 만들어 밧줄과 닻(碇)으로 고정시킨 어구이다. 주로 대구나 청어를 잡는데 사용하였다.
말장(杖矢)은 줄살과 마찬가지로 대구나 청어를 잡기 위해 쳐놓은 정치망인데, 줄살과 다
른 점은 줄살이 밧줄과 닻으로 어망을 고정시킨 것이고, 말장은 장목(長木)을 박아 어망을
고정시킨 것이다.
덤장(擧網)은 갯벌에 그물을 ∨자 형태로 벌려 장치하여 좌우 끝을 둥글게 말아두고, 다른
한 끝은 되(斗) 모양의 통그물을 달아 물고기를 가두며, 물고기가 든 통그물을 들어낼 때에
는 그물 바닥을 들어올린다. 이를 '들망' 또는 '주벅'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물류의 하나인 채그물은 그물 가운데 소형이며 간단한 그물로써 원시적인 방법으로 지
나가는 물고기를 아래에서 위로 떠올려 잡는 그물인데, 단독 어구로 쓰이나 딴 어구를 돕는
보조어구로 쓰일 때도 있다.
덮그물은 중요한 그물은 아니나, 투망처럼 어군을 위에서 덮어 잡는 그물의 일종이다.
걸그물은 그물 위쪽에 뜸(浮子)을 달고 아래쪽에 발줄과 발돌(沈子)을 단 장방형의 그물을
물살에 가로질러 쳐두어 물고기가 그물코에 꽂히거나 얽힌 것을 잡아올리는 방법이다. 이 방
법에는 자망선(刺網船)으로 바다 밑에 울타리처럼 그물을 쳐서 물고기가 그물코에 걸리거나
그물에 감싸이게 하는 저자망(底刺網), 자망선과 함께 물의 흐름과 바람에 의하여 이리저리
떠다니면서 물고기가 그물코에 걸리거나 그물에 감싸이게 하는 유자망(流刺網), 그물의 한
쪽을 닻에 고정시켜 물고기가 그물코에 걸리거나 그물에 감싸이게 하는 부자망(浮刺網), 자
망선으로 그물을 바다에 내려 물고기떼를 둘러싸서 잡아내는 선자망(旋刺網)이 있다.
후릿그물은 물고기가 많이 있는 곳에 그물을 넣고 끌어서 자루처럼 생긴 그물 속에 물고
기가 들어가도록 해서 잡는 그물로 끌그물이라 칭하기도 한다. 이 후리그물에는 그물을 갯벌
에 쳐두었다가 물고기가 들면 육지에서 양끝을 사람들이 끌어당겨 잡는 지인망(地引網), 배
를 이용하여 그물을 끌고 다니면서 물고기가 자루처럼 생긴 그물 속에 들면 끌어당겨 잡는
선인망(船引網)이 있다
들그물은 수중에 그물을 펼쳐두고 그 위에 물고기들이 오도록 기다렸다가 그물을 들어 올
려서 떠서 잡는 그물이다. 부산시 가덕도의 숭어들이가 무동력선 6척으로 큰 그물을 쳐서 숭
어를 잡는 어로법이 이 예의 하나이다. 들그물류에는 부부망(浮敷網)과 저부망(底敷網)이 있
는데, 부부망의 대표적인 것이 봉수망
(棒受網)이고, 저부망의 대표적인 것이
사쌍장저부망(四雙張底敷網)이다. 봉수
망은 물의 흐름에 따라 배를 옆으로
띄워 물 흐름에 맡기고 그물을 바다에
넣어 물 흐름의 저항으로 그물의 꼴이
펴졌을 때 집어등(集魚燈)을 조작하여 고기떼를 그물 뒤에 오도록 한 다음에 그물을 추켜 올
려 고기를 잡는 어로법이고, 저부망은 물고기들이 회유하는 길목의 바다 밑에 그물을 쳐두고
물고기가 그 위를 회유할 때 들어올려 잡는 어로법인데, 밤에는 집어등으로 물고기 떼를 그
물 위로 끌어 모아 잡는다.
두리그물은 주로 바다 표층에 무리를 지어 노는 어군이나 야간에 심층에 숨어사는 어군을
탐지하여 집어등으로 부상시킨 다음에 그물로 싸서 밑발에 달린 줄을 졸라 잡아 올리는 그
물이다. 이에는 한 척의 배로 어로를 하는 외두리, 두 척의 배로 어로를 하는 쌍두리가 있는
데, 그물에는 윗발(上緣)에 뜸(浮子)이 달려 있고, 밑발(下緣)에 추(錘=沈子)가 달려 있다. 이
에 속하는 건착망(巾着網)은 그물의 윗발(上緣)에 뜸(浮子)이 달려 있고, 밑발(下緣)에 추(錘=
沈子)가 달려 있으며, 추 밖으로 무쇠고리를 일정한 간격으로 달고 거기에 긴 밧줄을 꿰어
물고기가 그물 안에 들어오면 밑발의 밧줄을 잡아 당겨 올려서 잡아낸다.
자리그물은 정치망(定置網)으로, 물고기를 잡기 위해 대체로 일정한 기간 동안 일정한 장
소에 고정시켜 쳐놓은 그물인데, 이에는 대망류(臺網類)․낙망류(落網類)․걸망류(網類)․장
망류(張網類)가 있다.
대망류는 물고기 떼가 지나다니는 연안에 설치하는데, 연안의 가장자리에서 바다를 향하여
길게 울타리처럼 길그물(道網)을 치고, 그 끝에 통그물(桶網)을 달아 많은 닻으로 그물을 고
정시켜 두면, 물고기들이 통그물 속으로 들어가면 통그물만 걷어올려 물고기를 잡아낸다.
낙망류도 물고기 떼가 지나다니는 연안에 설치하는데, 연안의 가장자리에서 바다를 향하여
길게 울타리처럼 길그물(道網)을 치고, 그 끝에 통그물(桶網)과 승망(昇網) 및 낭망(囊網)을
달아 많은 닻으로 그물을 고정시켜 두면 물고기들이 길그물을 따라 통그물 속으로 들어가고,
거기에서 다시 승망을 통해 낭망으로 물고기가 들어가면 잡아낸다.
걸망류는 길그물과 통그물 모두를 말목을 박아 치되, 통그물은 3각이나 5각 또는 8각이 되
도록 말목을 치고, 말목으로 인해 생긴 각(角)마다 물고기가 들어가면 나오지 못하게 깔때기
를 단 낭망(囊網)을 설치하여 물고기를 잡아낸다.
장망류는 조류(潮流)가 빠른 곳을 선택하여 그물의 입구가 펼쳐지도록 설치하는 것으로써
자루처럼 생긴 낭망만 쳐둔 것과 낭망의 입구 양 끝에 날개그물을 쳐둔 것인데, 물고기가 빠
른 조수에 밀려 그물 속으로 들어가면 잡는다. 안강망(鮟鱇網)과 중선망(中船網) 및 양장망
(襄張網)이 이에 속한다.
안강망은 배 한 척이 큰 그물 한 개로 조업을 하되 배에서 닻을 내리고 닻에다가 그물을
묶어 둔 것이다.
중선망은 배의 좌우 뱃전(舷)에 작은 그물 한 개씩 두 개의 그물을 치되 배에서 닻을 내리
고 머물러 있는데 그물 입구의 한 부분은 배에 걸쳐두고 다른 한 부분은 물 속에 넣어 조업
한다.
양장망이란 자루처럼 만든 낭망의 입구 양쪽 가에 ∨자 꼴의 날개그물을 달고 그 끝에 밧
줄로 두 개의 닻에 맨 그물인 것이다.
[ 전통적인 배의 종류 ]
강이나 바다를 끼고 사는 각 민족은 그들의 생활 근거지의 지형과 조수의 간만 차이를 고
려하여 배를 제작하되, 배의 이동성(移動性)․부양성(浮揚性)․적재성(積載性)을 최대한 고려
하여 제작하기 때문에 각 민족마다 배의 구조는 다르다. 우리 나라의 옛날 배는 간조와 만조
의 차이가 심한 해안의 특성에 맞추어 배 밑바닥을 평평하게 만든 것이 구조상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배의 종류로는 떼배․통나무배․거룻배․돛배 등이 있다. 싸
움배(戰船)인 거북선․판옥전선(板屋戰船)․평전선(平戰船)․방패선(防牌船) 등과 조운선(漕
運船) 및 사견선(使遣船)은 특수한 목적으로 제작된 배이기 때문에 논외로 하고자 한다.
떼배는 통나무나 갈대 묶음 따위의 물에 뜨는 재료를 여
러 개 나란히 엮어 만든 배로 현재 제주도에서는 고기잡이
에 쓰는 '티우'라는 떼배가 있다. 이 떼배에는 돛을 달고 걸
터앉을 수 있는 의자도 얹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통
나무의 이음은 통나무 옆에 네모진 구멍을 내어 그 구멍에
나무 창인 가새를 꿰뚫어 박아 통나무가 벌어지지 않게 하
였다.
그림 160 떼배 통나무배는 통나무를 반으로 쪼갠 뒤 자귀나 도끼로 통나
무 속을 구유처럼 파내어 만든 배이다.
거룻배는 조그맣고 간단한 배로, 돛도 달지 않고 삿대를 사
용하거나 노를 저어 나루터를 건너다니는 배이다. 이 배를 '나
룻배'라 부르기도 한다.
멍텅구리배는 그 형태가 전체적으로 사각형 상자 모양으로
생겼으며, 주요 장치 그림 161 거룻배
로는 돛대․수해(드
릇)․암해(질)․닻․큰호롱(이물에 설치된 닻줄을 감아 올
리는 물레)․글리사데통(글리호롱=이물사데통의 보조 호
롱)․이물사데통(이물호롱= 이물 큰 호롱 양 옆에 위치하며
암해를 올리고 내리는 기능을 하는 물레)․아드레사데통(아
그림 162 멍텅구리 배 드레호롱= 선실과 고물 중간부분 좌우에 1개씩 설치된 것으로
그물의 뒷부분을 끌어올리는 기능을 하는 물레)․선실이 있
는데, 돛대는 배 중앙에 설치되어 있으나 이는 돛을 달기 위한 것이 아니고 수해의 양 날개
를 줄로 묶어 잡아주는 기둥 역할과 그물을 들어올리거나 물건을 옮겨 실을 때 쓰는 기중
막대의 버팀대 역할을 하고, 수해는 그물 윗부분을 고정시키는 장치로 배의 중앙에서 가로질
러 좌우로 길게 걸쳐 있고, 암해는 그물 입구를 아래로 펼쳐지게 하는 장치로 이물 아랫부분
에 가로로 길게 부착되어 있다. 곧 수해와 암해는 그물을 걸어 그물 입구가 잘 펼쳐지게 하
기 위한 장치다. 멍텅구리배를 견인선이 어장에 끌어다 주면 닻을 내려 배를 고정시키고(배
는 조류가 흘러오는 쪽으로 이물을 향하게 함) 이물에 있는 암해(질)를 배 밑으로 15m 정도
내리면 선상의 수해(드릇)와 물 속의 암해 사이가 벌어져 수해와 암해 사이의 그물 입구가
벌어져 흐르는 조류에 따라 새우가 그물 속으로 들어가면 그물을 끌어올려 불등개에 든 새
우를 털어낸다.
돛배(돛단배)는 돛대에 돛을 달아 바람을 이용하여
다니는 배이다. 이 배들 가운데 돛대가 하나만 박히고
조그마한 배로써 강배인 '늘배'와 바닷배인 '야거리(單
帆船)'라는 배가 있으며, 돛대가 둘 박히고 멀리까지 다
닐 수 있는 배인 '만장이' 또는 '당두리(雙帆船)'라는
배가 있고, 또 당두리에는 짐을 싣는 '짐배(荷物船)', 장
사 다니는 '장삿배(商賈船)', 고기잡이하는 '고깃배', 통 그림 163 돛배
영지방의 독특한 바닷배인 '통구민(통구맹이)'이 있다. 그리고, 옛날 서해와 한강 하류에 짐
을 싣고 오가던 돛대가 둘 박힌 '시선배'가 있고, 부피가 나가는 부푼 짐을 싣기 위해 배 두
척을 나란히 묶어 만든 배인 '쌍둥배'가 있다.
3. 수렵생활과 수렵도구
우리의 조선들은 신석기시대의 중기에 이르러 목축과 곡물재배로써 식생활을 해결해나가
기 이전까지에는 수렵과 어로가 중요 경제활동이었고, 그 이후에도 산간에 정주한 조선들에
게는 이것이 여전히 생계를 구려나가는데 중요한 활동이었다. 특히 수렵의 경우, 사냥하고자
하는 동물에 대한 생태나 습성을 파악하고 그 동물을 포획함에 편리한 도구와 방법을 개발
해왔던 것이다. 여기에서는 주로 조선 후기에 사용한 수렵 도구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 창 사냥 ]
창 사냥은 사냥꾼이 직접 창으로 사냥감을 찔러 잡는 사
냥을 말함인데, 창의 종류로는 외발창․쌍발창․세발창 등이
있고, 외발창에는 다시 모난창․미늘창․송곳창이 있다.
창으로 짐승을 잡는 방법으로는 굴속에 들어 있는 짐승을
창으로 찔러서 잡아내는 방법, 겨울에 썰매를 타고 산등성이
에서 아래쪽 골짜기로 몰아 내려가면서 찔러 잡는 방법, 몰
이꾼을 동원하여 짐승을 목으로 몰게 하고 창잡이는 목에 기다렸다가 찔러서 잡는 방법, 짐
승을 추적하여 근접한 거리에서 창을 던져 잡는 방법 등이 있다.
[ 덫 사냥 ]
덫사냥은 잡고자 하는 사냥감의 생태나 습성을 파악하고 덫을 놓아 사냥하는 것을 말함인
데, 덫의 종류에는 쇠로 만든 장치로 사냥감의 발목을 잡아서 가지 못하게 만든 착기류와 올
가미로 사냥감의 목이나 발을 옭아매어 잡는 코류 및 틀을 만들어 놓아서 사냥감이 치게 하
는 틀류가 있다. 착기류로는 찰코와 창애가 있고, 코류에는 올무․물코․지게코․하늘코․함
정코․낚시코 등이 있으며, 틀류에는 통방이․벼락틀․가루택이․투대․낭투․엎덮이․매덮
이․광지덮 등이 있다. 그런데, 덫사냥은 사냥감에 따라 각기 다른 덫들을 설치한다. 예를 들
면 올무의 경우 참새를 잡는 올무(참새치코)․꿩을 잡는 올무(꿩치)․멧돼지를 잡는 올무(돼
지목매)․오리를 잡는 올무(오리올무) 등 사냥감에 따
라 설치하는 올무가 각기 다르다. 통방의 경우도 곤줄
매기(곤줄박이)통방․곰통방․새매통방․멧새통방․족
제비통방 등 각기 다른 통방이를 설치한다.
덫사냥은 사냥감의 습성을 이용하여 사냥하는 방법
인데, 미끼를 놓고 거기에 덫을 설치하여 사냥감이 미
끼를 먹으려 하다가 덫에 치이게 하는 것으로는 통방
이․벼락틀․엎덮이․매덮이․광지덮․창애 등이 있
고, 사냥감이 잘 다니는 길목이나 모이는 장소에 덫을
설치하여 잡는 것으로는 올무․물코․지게코․하늘
코․함정코․가루택이․투대․낭투․찰코 등이 있으
며, 사냥감이 무엇이나 제 목에 잘 걸어매는 습성을
이용한 것으로는 낚시코가 있다. 낚시코는 다람쥐를 잡을 때 사용한다.
[ 함정 사냥 ]
함정사냥은 짐승이 잘 다니는 길목에 함정을 파고, 그 위를 흙이나 풀 또는 나무가지로 위
장하여 둠으로써 짐승이 모르고 지나가다가 빠지게 하여 잡는 방법인데, 이런 방법으로 잡는
사냥감은 멧돼지․노루․꿩 등이다. 그리고, 짐승을 산채로 잡으려 하면 함정의 중간쯤에 그
물을 설치해 두면, 함정에 빠진 짐승이 그물코에 걸려 허우적거리게 된다.
[ 연기 사냥 ]
연기사냥은 짐승이 들어 있는 굴의 입구에서 독한 연기를 피워 굴속으로 넣어 짐승이 굴
밖으로 나오게 되면 몽둥이로 때려잡는 방법인데, 이런 방법으로 잡는 사냥감은 오소리․너
구리․족제비․삵괭이 등이다.
[ 그물 사냥 ]
그물사냥은 사냥감이 도망가는 길목이나 굴 또는 사냥감의 보금자리에 그물을 쳐서 잡는
방법이다. 토끼의 경우, 이 짐승이 잘 다니는 산등성이의 길목에 그물을 쳐 두고 몰이꾼이
토끼를 위로 몰면 토끼가 산등성이로 도망가다가 그물에 걸려 잡히게 되며, 참새의 경우, 밤
에 참새가 자는 초가의 처마 끝에 그물을 치고 막대기로 참새의 보금자리를 두드리면 참새
가 도망가기 위해 나오다가 그물에 걸리게 된다. 이 방법으로 잡는 사냥감은 참새․오리․토
끼․오소리․너구리 등이다.
[ 개 사냥 ]
개사냥은 사냥할 수 있도록 훈련된 사냥개를 이용하여 사냥감을 잡는 방법이다. 이 방법에
는 사냥개가 직접 사냥감을 물어 잡아오게 하는 방법과 사냥개가 숨어 있는 사냥감을 찾아
내어 사냥꾼의 눈에 띄게 하는 방법이다. 앞의 방법으로는 굴속에 숨어 있는 사냥감이나 수
풀 속에 숨어 있는 사냥감을 잡아 물고 오게 하는 것이고, 뒤의 방법으로는 사냥개가 발달된
후각으로 사냥감을 추적하여 사냥꾼에게 사냥감을 잡을 수 있도록 알리는 방법이다. 이들 방
법으로 잡는 사냥감에는 꿩․토끼․노루․너구리․여우․오소리․담비․멧돼지 등이다.
[ 매 사냥 ]
매사냥은 꿩이나 토끼를 사냥할 수 있도록 길들인 매
를 이용하여 사냥하는 방법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삼국
시대부터 매사냥을 하였으며, 고려․조선시대에는 매의
사육과 매사냥을 담당하는 관청인 응방(鷹坊)을 둘 만큼
전문적으로 매를 잡아들여 길들이고 매사냥을 행하였던
것이다. 매사냥은 원시적 수렵방법의 하나이나, 우리의 그림 166 매사냥
선인들은 매사냥을 통해 자연에서 호매(豪邁)한 지기(志
氣)와 자유스럽게 심신단련을 꾀하였던 것이다.
매사냥을 위해 생매를 잡는 방법으로는 '뒤피'라는 틀이나 '매장'이라는 그물을 쳐 미끼로
매를 유인하여 잡는다. 그리고, 매를 부려 사냥감을 잡는 사람을 '수알치'라 하고, 매사냥을
위해 수알치를 따라가 잔솔밭이나 풀밭에 숨어 있는 꿩을 날게 하고 토끼를 도망가게 하는
사람을 '털이꾼'이라 하며, 높은 곳에 서서 매나 꿩이 날아간 방향을 수알치와 털이꾼에게
알려주는 사람을 '배꾼'이라 한다.
[ 그 외 사냥 도구 ]
이상의 각 사냥에 쓰는 도구 이외에, 눈이 많이 온 산
간에서 발이 눈에 빠지지 않도록 신는 덧신인 설피(雪
皮)가 있다. 이 설피는 물푸레나뭇가지를 타원형으로 휜
다음 발판을 부착하고 덩
굴로 묶을 수 있게 만든
것이고,
썰매는 눈 위에서 타 그림 167 설피
고 다니며 짐승을 잡을
그림 168 썰매 때 쓰는 것으로 얇은 판자로 앞은 좁으며 뒤로 갈수록 넓어지
게 만든 것인데 신을 신고 덩굴로 매게 되어 있다.
둥구니신도 눈이 많이 왔을 때 신는 짚으로 만든 신인데,
사냥할 때 신는다.

그림 169 동구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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