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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작은 모자
아주 먼 옛날, 엄청 작은 모자가 있었다. 어찌나 작은지 모자들이 볼 때마다 놀려 댔다.
"너는 코딱지만하구나? 나는 신나게 사냥을 다니는데……."
사냥꾼 모자가 비웃었다.
"나는 바다에 나가 시원한 바람을 쐬며 갈매기를 구경하지."
뱃사람이 쓰는 모자가 자랑했다.
"나는 보초를 선다고. 나를 보면 모두 꼼짝 못 해!"
경찰관 모자가 뽐내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엄청 작은 모자는 그런 소리를 들울 때마다 속이 상하고 부끄러워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
고 싶었다.
'나도 찾아보면 무엇인가 할 일이 생길 거야!'
엄청 작은 모자는 용기를 내서 온 세상을 돌아 보기로 했다.
세상으로 나아간 엄청 작은 모자는 소방대의 물통이 되어 보려고 했으나 할 수가 없었다. 농사짓는 집의 여물통
이 되려고도 했으나 그것도할 수가 없었고, 꽃집 화분이 되어
보려고도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엄청 작은 모자는 힘없이 지나가는 여자 아이를 보았다.
"너도 나처럼 가엾구나! 손가락이 왜 부었니?"
"나는 바느질을 해야 하는데 항상 바늘에 찔려. 그래서 바느질을 잘못해서 어른들한테 야단을 맞아."
엄청 작은 모자는 퍼뜩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저 아이를 돕는 일을 하자!'
엄청 작은 모자는 여자 아이의 아픈 손가락 위로 펄쩍 뛰어올랐다. 여자 아이는 신기해했다.
"네가 내 손가락을 덮으니까 참 멋지다!"
"그래, 난 네 손가락을 씌워주는 훌륭한 모자가 되겠어."
"그걸 골무라고 해!"
골무가 된 엄청 작은 모자는 아무리 바늘에 찔려도 아픈 줄을 몰랐다.
바느질하는 것을 구경하는 게 재미나고 또 소중한 집안일을 맡은 게 자
랑스러웠기 때문이다.
도둑 잡는 법
장님과 등불
어떤 나그네가 길을 걷고 있었다.
안개가 자욱한 밤이라 코앞을 분간하기도 어려웠다.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짚을 만한 막대기도 없었다. 위험한 처지에 놓였지만 그 자리에 머물 수도 없는 노릇이었
다.
"한 발만 잘못 디뎌도 풍덩하겠네!"
나그네가 가 까 스 로 나무 다리 위로 올라섰을 때, 등 뒤에서 사람의 말소리가 들려 왔다.
"저랑 함께 건넙시다!"
나그네는 얼른 뒤를 돌아보았다.
그 사람은 등불을 들고 지팡이를 짚고 있었다. 나그네는 이제 살았다 싶어서 등불을 든 사람이 가까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나그네가 인사를 하자 그 사람은 뜻밖의 말을 했다
"뭘요, 제가 더 고맙습니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무사히 다리를 건넜다.
"저희 집에 가서 쉬어 가십시오. 여기에서 가깝습니다."
나그네가 등불을 든 사람에게 권했다.
등불을 든 사람은 나그네의 집으로 갔다. 그가 의자에 앉을 때 나그네는 깜짝 놀랐다. 장님이었던 것이다.
" 앞 을 못 보시면서 왜 밤중에 등불을 들고 다니시나요?"
나 그 네가 물었다.
" 제 가 등불을 들고 다니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저를 위해서인데요. 길을 가다가 쓰러지거나 강물
에 빠지면 등불을 본 사람이 달려와서 구해 주겠지요? 또 한 가지는, 밤길을 걷는 분들을 위해서지요. 바로 오늘
밤 당신과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오, 정말로 훌륭한 생각이십니다!"
나그네는 장님에게 후한 식사 대접을 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꿈풀이 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