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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안철수 지음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 저 자 안철수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미국 펜실베
이니아 대학에서 기술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단국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전임강사 및 의예과 학
과장을 역임했고 해군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1988년 서울대학교 의대 박사과정 중에 '브레인 바이
러스'를 만난 그는 밤을 새워 바이러스를 퇴치할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브레인 바이러스 퇴치를
시작으로 그는 7년 동안 컴퓨터 백신을 만들기 위해 의학공부와 컴퓨터 공부를 병행하며 바이러스 퇴
치 공익법인을 구상하나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면서 1995년 주식회사 형태의 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연
구소를 설립한다. 컴퓨터 바이러스 치료 백신개발회사임은 물론 유관 보안영역으로 확장하여 통합보
안 전문업체로 성장하고 있는 (주)안철수연구소의 대표이사이자 사장이며 소프트웨어벤처협의회 회장,
아시아안티바이러스연구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저서로 『바이러스 분석과 백신 제작』『안
철수의 바이러스 예방과 치료』『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안철수와 한글윈도우 98 지름길』『안
철수의 인터넷 지름길』등이 있다.
▣ S ho rt S umma ry
CEO 안철수, 그는 더 이상 별난 컴퓨터 의사도 소장도 아니다. 180여 명의 직원과 7개 관계사, 세계
최고의 통합 보안전문업체를 꿈꾸는 경영자이다. 혹자는 그가 순탄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지금도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생존을 위협받을 것 이라는 기준을 적용할 만큼 긴장과 급박함의 연속인 삶을
살고 있다. 서초동 뒷골목에서 3명으로 시작한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불투명한 미래와 고난을
무릅쓰고 힘든 모험을 시작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외국기업의 1,000만 달러 인수제의도 조건이 되지
못했던 그가 지키고자 하는 원칙과 철학은 무엇인가?
▣ 차 례
1부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면 시작이다.
2부 변화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
3부 영혼이 있는 기업 만들기
4부 긴 호흡과 엄정한 자기 기준
5부 신뢰받는 동료로서의 CEO
6부 벤처, 희망이기 위한 조건
7부 새로운 모험가를 위한 벤처 클리닉
8부 나의 작은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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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안철수 , 영혼이 있는 승부
안철수 지음
김영사/200 1년 8월/292쪽/9 ,900원
주식회사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1994년 중반부터 1995년 초까지 거의 10개월 간을 실업자로 지낸 적이 있다. 미국 유학을 앞두고 비
영리법인 형태의 컴퓨터바이러스 연구소를 세우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절이다. 대기업, 정부기관을
상대로 비영리법인 설립을 추진한 것은 1994년 7월부터였다. 개발한 프로그램 소스 및 자료 일체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조건이었다. 당시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 모델은 PC메이커 대기업과 PC통신
업체 간의 컨소시엄을 형성하는 것이었다. 공동출자를 통해 대기업이 연구소를 꾸려나가고, 이를 통해
개발된 백신은 종전처럼 일반 이용자에게 무료로 공급해 주는 방식이었다.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를 염두에 둔 두 번째 모델은 자금력이 있는 단일 대기업이 공익 차원에서 연구소를 운영하는 방안이
었다. 이외에도 정부기관에서 연구소를 맡아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됐고, 이 방식 또한 어려울 경우
동아리 같은 형태로 연구소를 운영하는 방법까지 검토됐다. 그러나 이 네 가지 방법 중 어느 것도 속
시원히 진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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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렵 김현숙 씨가 합류했다. 컴퓨터 잡지사의 기자였던 김현숙 씨는 벤처사업에 대한 비전이 전혀
없던 시절인지라 주변에서는 합류를 말렸다고 한다. 이렇게 하여 결국 주식회사 형태의 안철수컴퓨터
바이러스연구소는 1995년 2월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 그 설립이 알려졌고, 서초동 골목의 조그마
한 사무실에서 나를 포함한 3명의 인원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맥아피 현상의 진실
외국기업의 인수 제의를 받게 된 것은 외국 유학 동안 졸업을 앞둔 시점이었는데 맥아피, 시만텍, 트
렌드 등이 인수 제의를 해 왔다. 그들이 인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데에는 나름대로의 시장논리가
있었다. 당시 아시아에서 한국은 일본에 이어 제2의 백신 시장이었던 것이다. 시장조사 과정에서 그들
눈에 우리 회사의 존재가 포착된 것이다. 1997년 6월 맥아피는 실리콘 밸리에 있는 본사로 나를 초청
했다. 당시 맥아피는 바이러스 백신인 스캔이라는 제품으로 유명했고, 일본의 유일한 백신 소프트웨
어 회사인 제이드를 이미 사들인 상태였다. 나를 맞이한 사람은 맥아피의 빌 라슨 회장이었다. "백신
V3를 우리한테 파시오. 당신 회사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1천만 달러를 지불하겠소. 그들의 인수 제의
도 놀라웠지만 그들이 제시한 금액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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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변화한다 .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이 일을 하면 우리가 좀더 잘 되겠지라는 판단기준을 적용하
지 않는다. 그런 마인드로 제품을 기획하고 새로운 시장에 접근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대신 모든 결정에는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머지않은 장래에 생존을 위협받을 것이다. 라는
기준을 적용하였다.
초심 지켜 가기
2000년 초, 우리 회사는 당시 상황에 안주하기에 적당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백신에만 신경 써도
전 사원이 편한 환경이었다. 그리고 시장 환경을 볼 때 일정기간 이익도 보장되는 상황이었고, 강력한
경쟁자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였다. 그러나 그것은 역으로 더욱 마음을 잡아야 할 시점임을 의미했다.
일반적인 기업 성장사에서 발전기 다음에는 도약기 같은 명칭이 뒤따른다. 그런데 나는 발전기 다음
은 변화기라고 생각했다. 우선 해이해지는 마음을 경계한다는 의미에서 일시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는 인식을 제거하고자 함이었다. 그리고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진정한 변화는 바로 이때부터 시작
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국내기반을 갖춘 후의 해외 진출
2000년은 우리가 본격적으로 해외로 진출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우리가 늦었다고 지적하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일부 벤처기업들이 한국에서는 자리를 못 잡
고 외국에 진출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그리고 해외 진출을 계기로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이런 과정
은 아주 드물게 성공할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국내 시장
에서도 인정을 못 받은 채 외국에 나간다고 남다르게 인정받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초기 시장인
경우에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국내에서의 검증은 그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 국내에서 여러 사람들이
사용하다 보면 문제가 발견되고 이런 검증과정을 통해 마케팅과 관리, 고객 지원 노하우가 쌓이게 되
는 것이다. 또 해외 진출을 위한 자본도 축적되게 된다. 이런 것이 다 모여야 소위 오퍼레이션 노하우
로 쌓이는 것이고 그래야 외국 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런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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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국내 기반부터 다진 후 2000년 중반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외국에 진출하기 시작했
다. 세계 10대 보안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우리의 비전대로라면 해외 진출의 경우도 처음 시작하는 몇
개의 나라에서는 조인트 벤처를 세우겠지만 언젠가는 자회사를 세울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지금은
자본도, 마케팅 노하우도 부족하기 때문에 조인트 벤처로 출발하는 것인데, 우리가 초심을 잃지 않고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새로 시작하는 나라에서는 100% 지분을 출자한 자회사를 만들어 우리와 핵심가
치가 똑같은 기업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3부 영혼이 있는 기업 만들기
영혼이 없는 기업은 그 회사 사람들에게 단지 개개인의 목적을 달성하는 도구일 뿐이다.
그런데 영혼이 있는 기업에서는 전 사원들이 스스로 주체의식을 가지고 기업의 영혼을 자
신의 것으로 내재화해서 공동의 발전을 이뤄나간다. 그런 가운데 기업은 영속하는 우량기
업으로 자라날 수 있다.
안철수연구소의 핵심가치
핵심문화와 비전이라는 기준에서 우리 회사를 평가하면 명문화된 핵심가치는 없었지만 창립 후 일관
되게 지켜온 가치체계는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비전은 초창기에는 없었지만 회사가 발전하면서 전
세계가 인정하는 보안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지향점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가 핵심가치를 찾아
가는 과정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만약 우리 회사가 창사 이후 아무 방향 없이 연명해 왔다면 핵심가
치를 찾는 과정에서도 많은 진통을 겪어야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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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원의 지지 속에 일관성 있게 유지되더라도 이를 제도화하는 시스템은 꼭 필요하다. 아무리 숭고
한 영혼도 완전무결함을 늘 유지할 수 없듯이 기업의 영혼도 그것을 유지시켜 주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핵심가치를 보완할 완벽한 시스템은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제도는 끊임없이 보완되
어야 한다. 우리 회사의 경우도 3가지 핵심가치를 좀더 효과적으로 진지하게 공유할 수 있는 제도화
를 시도하고 있으며 지금도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있다.
사욕을 위해 회사를 이용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아주 엄정하게 다스리고 있다. 이는 그 사람의 능력이
아무리 출중하더라도 절대 예외가 없는 사안이다. 그래서 핵심가치를 정하기 전에도 나는 회사의 큰
자산이 될 만큼 출중한 능력을 갖췄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에게 피해를 준 몇 사람을 내보낸
경험이 있다.
4부 긴 호흡과 엄정한 자기 기준
나는 영리하고 빠른 조직과 느리더라도 건강한 조직 중 하나를 택하라면 느리더라도 건강
한 조직을 택할 것이다.
느려도 건강한 조직
우리 회사는 보수적이라는 지적을 간혹 듣는다. 내 얼굴에서 숨가쁘게 촌각을 다투는 벤처기업인의
이미지를 느낄 수가 없다고도 한다. 사실 어떤 면에서 요즘 세상에 정직과 성실을 내세우다가는 융통
성이 없다거나 앞뒤가 꽉꽉 막혔다는 비난 아닌 비난을 받기 십상이다. 하지만 나는 항간의 이런 평
가에 개의치 않는다. 나는 내 스스로를 느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모든 것을 먼저 이론적
으로 습득하고 실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성공의 길이라고 믿는 사람일 뿐이다.
속도가 강조되는 세상이지만 경계할 것이 있다. 속도의 중심축에는 늘 기본을 중시하는 태도가 자리
해야 한다. 물론 안정된 기반을 유지하면서 빠르게 대응하는 조직은 가장 이상적이다. 우리의 경우 양
쪽을 다 겸비하고 있다고 단언하기 힘들지만 현재 그런 조직으로 변해 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빠름의
강박증을 초월하려면 남과 비교하기 전에 엄정한 자기 기준부터 세우라고 당부하고 싶다. 남과 비교
하기 전에 자기가 최초에 세운 기준에만 충실할 수 있어도 그 회사와 개인은 상당한 속도를 낼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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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이다.
긴 호흡의 장점
당장의 매출 증진보다 장기적인 이익에 주목하는 태도가 바람직함에도 처음부터 우리 회사가 그랬던
것은 아니다. 연구소를 세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회사에 판권을 주면서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
런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되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하려고 노력해 왔다. 짧은 경험에 비
춰볼 때도 사업은 긴 승부라고 생각하며, 되도록 길게 바라볼 때 성공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본다. 이
것은 기업활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성공은 금방 보답받는 것이 아닌 것이다.
신뢰의 구성요소들
리더십에서는 원칙을 매우 중요시한다. 작은 벤처기업이라도 사장은 자기 나름의 분명한 삶의 원칙,
일의 원칙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직원들이 대략은 인식하고 있는 것이 좋다. 이렇
게 되면 일단 업무효율이 높아지고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진다. 회사가 작은 규모일 경우에는 원칙
자체가 업무의 지침으로 곧장 연결되기 때문에 각 담당자들의 갈등요소가 적고, 당연히 불필요한 낭
비를 막을 수 있다. 이 점에서 우리 회사는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원칙인 정직, 성
실에 대해 대부분의 직원들이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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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통해 느낀 것은 리더십이 중요하긴 하지만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렇게 단정하는 이
유는 신뢰만 형성되면 리더십의 절반은 채워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럼 신뢰를 이루는 구성요소는
무엇일까?
이러한 요소들 외에 신뢰의 형성에는 또 하나의 변수가 있는데 그것은 시간이다. 동료 벤처기업가들
중에는 우리 사원들과 나의 인간적인 신뢰관계를 교주와 신도에 비유하는 분도 있는데 그것은 우리의
내적인 진통을 간과한 표현이다. 비슷한 가치관에서 출발했어도 우리 회사 사람들과 나는 어쨌든 사
회적인 목적에서 출발한 관계였다. 그런데 서로 생각을 나누고 비전을 공유하는 가운데 신뢰가 쌓여
현재에 이른 것이다. 모든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동료의식이 느껴지는 CEO의 존재도
신뢰의 요소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숙되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
약속 지키기
어떤 사람과 얘기를 나누다가 약속을 지키는 문제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사람이 이렇게 되물었다. 말도 안 돼요. 소소한 것은 회사 사정
때문에 몇 번 어겼을 것 아니예요? 나는 주저함 없이 이렇게 답했다. 그런 적 없는데요. 나의 이 말
은 진실이었는데 상대방은 여전히 믿기지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경우 항상 되돌아오는 질
문이 있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냐는 것이다. 나의 대답은 싱거울 정도로 간단하다. 지키지 못할 약
속은 처음부터 안 하니까요. 이는 회사를 세우기 전부터 지녀온 매우 중요한 생활의 원칙이다.
이러한 경우 외에 본인의 순수한 판단 착오인 경우에도 CEO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함부로 약속을 하지 못한다. 사장은 고독한 존재라고 하는데 나는 회사를 세운
후 특별히 고독감을 느껴본 적이 없다. 직원들과 동료의식을 느끼기 때문인데 이렇게 된 데에는 그들
과 한 약속을 지킨 것이 큰 힘이 되었다.
6부 벤처 , 희망이기 위한 조건
경영자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에만 국한되지 않는, 산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시장 흐름을 파악하여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한 시장 상황을 반영한 적절
한 제도와 조직체계를 만들어서 유지해야 하고, 바람직한 사내문화의 정착과 사원 개개인
의 사기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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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 혹은 흑백논리
흑백논리나 독단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명확성만큼이나 판단의 오류에 빠질 위험을 늘 안고 있다. 이
것은 벤처기업을 둘러싼 가치판단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우선 제조업과 벤처기업을 지나치게 구분
하는 것은 잘못이다. 흔히 말하는 굴뚝산업이라 하더라도 많은 회사들이 벤처정신으로 무장하여 우량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또한 벤처기업에도 제조업이 다수 있으며, 굴뚝산업이든 벤처산업이든 투명한
경영과 부의 공정한 분배가 가장 중요한 화두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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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게 검증이 되면 그 실패에 대해서 낙인을 찍지 않는다. 즉 인생에 있
어서 여러 번 실패하더라도 한 번만 성공하면 그 인생은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 실패에 대해 너그럽지 못한 태도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낙인이 두려워 회사를 어쨌든 살
려보려고 무리수를 두다가 더 크게 실패하는 결과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벤처기업가들도 퇴출
그 자체를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며, 때로는 과감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사업모델
이 수익성이 없고 자본잠식에 가까운 상황이며 빚을 얻어 쓸 정도라면 스스로 회사문을 빨리 닫는 것
이 현명하다.
업무 시스템, 퇴출 마인드 외에도 M&A에 대한 인식, 아웃소싱 업체의 포지션 등도 실리콘 밸리에서
배울 요소들이다. 물론 실리콘 밸리 방식이 다 우리에게 좋은 모델이 될 수는 없다. 다만 좋은 점을
적절하게 도입하면서 우리 문화에 맞게 조절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벤처기업의 출발점
벤처기업을 시작할 때 무엇을 유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내가 말할 자격이 있는지 주저된다. 출발 당
시의 상황만 놓고 본다면 나는 오늘날 벤처 창업자들에 비해 최적의 벤처기업 모델을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는 매우 서툴렀다. 그러나 다른 도전자들에게 내가 배운 것들이 참
고 기록으로 전해지기를 기대하며 우리 회사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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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의 창업
벤처기업을 세우기로 결심하고 행동을 개시할 때에는 앞서 말한 것 외에도 아이디어, 자금 등 중요한
요소들이 무척 많다.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문제이다. 우선 비전, 가치관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단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서 사무실을 열었다 하더라도 이는 마찬가지다. 부조
화는 처음에는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문제를 야기하고 만다. 이를 방치할 경우 기업의 장
기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된다.
사람 문제에 있어서는 재능의 균형도 필요하다. 우리는 흔히 독불장군이 되어서는 안 되며, 사람은 혼
자서 모든 일을 다 잘 해낼 수 없다고 말한다. 이것은 벤처기업 설립기에도 꼭 기억해야 할 요소이다.
아무리 작은 인원으로 출발했을지라도 자기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인적 균형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가장 바람직한 창업 형태는 기술을 보는 사람과 시장을 보는 사람이 각각 존재해
서 균형을 취하는 형태라고 생각한다. 흔히 이러한 균형은 설립단계가 아니라 정착, 성장단계에서 중
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데 나는 이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8부 나의 작은 생각들
일을 할 때 능력에 비해 벅찬 경우도 많다. 내 수준에서 어려운 주제를 이해하고 쉽게 풀
어쓰기 위해서는 천재들보다 두세 곱절 시간을 더 들여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지도 모른다. 깨어 있는 한 순간이라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는 것은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이것은 공연한 겸손이 아니라 분명한 사실이다.
진정한 비교의 기준
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특히 양적인 면의 비교에는 거의 가치를 부
여하지 않는다. 다만 진정한 비교의 대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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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도 지나치게 남과의 양적인 비교에 골몰하거나 민감하기 때
문에 생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심지어 군중심리나 유행현상의 부정적인 측면도 근본적으로는 타
인과의 양적 비교에서 비롯된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정말로 우리가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은 양적인 비
교가 아닌 질적인 비교이다. 성공도 마찬가지다. 양적인 비교에 치중한다면 성공의 조건은 많은 돈을
버는 것,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내 기준에서 이는 성공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
도 아니다.
그보다는 신뢰를 주고받는 관계, 훌륭한 가치를 위해 헌신하는 것,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는 존중,
그리고 늘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이런 것이 더 소중한 성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비교를
할 때면 늘 질적 비교를 먼저 생각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리고 회사든 개인 생활이든 양적인 측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한편, 질적인 의미에 대해 늘 고민해 왔다. 또 그런 가운데 스스로의 노력으로
자신의 질을 높여 가는 것이야말로 의미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경쟁에
있어서도 가장 경계해야 할 상대는 상대방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나와의 만남 , 나의 발견
회사를 경영하기 전까지 나는 나름대로 나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어느 시기까지였는지 정확히 기억
나지는 않지만 나하고 회사 경영은 절대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의학을 공부할 때에도 사
업이라는 말은 내겐 금기의 영역이었다. 대신 나는 난 100% 학자스타일이다. 라고 나 자신에 대한 정
의를 내렸었다. 나를 아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도 같은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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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성격을 바꾸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물론 천성은 변화시키기 힘들고 무리하게 바꾸려고 하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변화가능한 성격이나 행동양식의 문제는 다르다. 더구나 어떤
성격이나 스타일 때문에 타인에게 피해를 줄 여지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회사의 존망에 매우 중요한 CEO라면 더욱 적극적인 변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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