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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족문화󰡕 58, 2016. 2, 75~112 http://dx.doi.org/10.15299/jk.2016.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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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1)김 영 철**

1. 서론
2. 한류와 중남미의 확산
1) 한류의 개념 정의와 발전 단계
2) 중남미 한류 연구와 경향
3. 중남미 이민과 동포 사회
1) 초기 한인 이주의 특성
2) 공식이민과 동포사회
4. 중남미 한인의 현황과 조직 구성
1) 중남미 한인 동포와 단체 활동
2) 중남미 재외동포의 한글과 문화교육
5. 중남미 한류와 팬층
1) 중남미 한류 팬과 현황
2) 중남미 한류드라마와 K-pop
6. 결론

<국문초록>
본 논문은 중남미 재외동포와 한류의 관계에 대한 것으로 한류와 중남
미 한류, 재외동포사회와 교육, 그리고 중남미 한류의 경향에 대한 분석이
다. 중남미 한류에 대한 기존연구들은 방송콘텐츠 시장으로서의 중남미를
바라보는 시각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본 연구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벗어
나 중남미 재외동포들에게 한류가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분석하

* 이 논문 또는 저서는 2008년 정부(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


아 수행된 연구임 (NRF-2008-362-A00003)
**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 HK교수(latin@b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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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다. 중남미 한류는 재외동포들에게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교포 자녀들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
칠 수 있다. 또한 한류 드라마를 통해 중남미 이민 1세와 2세간의 세대갈
등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재외동포들에게 중남미 한류
는 현지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고 한류 붐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중남미 한류가 지역 내에서 어떤 주류 문화로서 성장
할 가능성을 높아 보이지 않는다. 대신에 인터넷 접근이 가능한 대학생들
에게는 주류 K-pop이 인기를 얻고 있고, 집안에서 케이블 방송을 비롯한
방송 시청 시간이 많은 주부들에게는 K-drama가 시선을 끌고 있으며, 저
소득층 청소년들에게도 K-pop과 게임 등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나
타났다.

* 주요어: 중남미, 한류, 재외동포, 케이드라마, 케이팝

1. 서론

한류는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로 확대되어 중남미 지역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하나의 문화 흐름으로 발전했다. 한류가 중남미에 상륙한 것
은 다양한 주장들이 있지만 멕시코 방송국에서 한류 드라마를 송출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것이 가장 많이 수용되고 있다. 멕시코에 진출한 한류
드라마는 동일 언어권인 스페인어권 중남미의 다른 국가들로 전파되었다.
이 과정은 많은 정보통신 수단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텔레비전 방송을 통
해 수용되는 1단계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정보통신 기기를 최대한
활용한 인터넷과 SNS의 발달을 통해 전파된 것이 2단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3단계는 정보 매체를 통한 성장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공연을 통해
더욱 확산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중남미 한류가 중남미 현지인들 뿐만
아니라 중남미에서 삶의 터전을 일궈 살고 있는 동포들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만들고 있다. 우리 동포들은 1910년 멕시코 에네켄 농장에 이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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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 3

면서 중남미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따지면 이민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 일제 감정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본국은 재외동포들에게 어떤
혜택이나 정책을 추진하지 못했다. 그 외 거리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당시
에 이주한 동포들이 독립운동을 위한 많은 희생을 치루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대한 평가나 관리가 되지 않았다. 이들은 척박한 멕시코의 삶을 뒤
로 하고 다시 쿠바로 이주해 살았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1960년대 경제개
발이 시작되면서 인구 분산 정책의 일환으로 정부 주도로 중남미 공식이
민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중남미 공식이민은 1960년대를 전후해 거의 모
든 국가에서 동시적으로 진행되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남미의 브라질, 아
르헨티나, 파라과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브라질 교민들은 전체 약 5만
명이 넘고, 아르헨티나는 약 3만명, 파라과이는 약 5천명에 이른다. 남미
는 한국과 대척점에 있는 지리적인 원인 때문에 정보통신이 발전하기 이
전에 문화 교류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문화가 중남미에 전달되지
않았고 동시에 중남미 문화도 전달되지 않았다. 지금 한류라고 정의되는
문화현상이전 중남미에서 한국문화는 중남미 재외동포들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중남미 재외동포들은 한국문화를 전승하는 보고로
전달자로, 그리고 현지 문화와 융합시키는 주체로서의 위치를 점하고 있
었다. 이민 세대가 바뀌면서는 재외동포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동
포사회의 중요한 화두였다. 세대변화기에 등장한 중남미 한류는 동포들에
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다지는데 있어 더 없이 좋은
것이다.
본고에서는 중남미 재외동포들의 문화 정체성과 한류의 영향에 대해 분
석하고자 한다. 중남미 한인들은 이민을 떠나던 당신의 가치관과 삶의 방
식을 지니고 있는 독특한 문화 양식을 지니고 있다. 그 이유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에서 비롯되었다. 때문에 중남미 한
인 문화는 한국의 문화이면서 동시에 구별되어 질 수 있는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즉 그들만의 문화 섬을 만들고 있었다 할 수 있다. 원류문화와 고립
되어 있던 문화가 한류를 통해서 원류문화와 교류하고, 또한 원주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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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도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을 것이


다. 2장에서는 한류와 중남미 확산 과정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3장에서는
간략하게 한인들의 이주역사를 살펴보고자 한다. 4장에서는 한인들의 교
육기관을 통해 정체성 형성을 위해 어떤 교육들이 실시되고 있는지 분석
할 것이다. 5장에서는 중남미 한류의 현황과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6장
에서는 중남미 한인과 한류가 어떻게 상생하고 공존할 수 있는가를 제언
할 것이다.

2. 한류와 중남미의 확산

1) 한류의 개념 정의와 발전 단계
한류는 1990년대 중후반 중국, 일본 등에서 시작되어 동남아시아를 비
롯한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한국 대중문화의 유행이나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국 선호 현상을 일컫는다. 더 주체적으로 정의한다면 한국에 관련
된 문화영역과 분야가 대한민국 이외의 국가들에게 유무형의 상품이나 현
상으로 만들어져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 현상을 의미한다.1) 이런 정의
에 따르면 한류는 시간적·공간적인 구분이 가능한데, 1차 한류는 초창기
드라마 및 음악을 중심으로 형성된 중국·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유행하던
한국 대중문화라고 할 수 있고, 2차 한류는 2012년 말 가수 PSY의 전세계
적인 인기를 기점으로 확대 심화되어 중남미, 중동과 유럽 지역으로 확산
된 것이라 할 수 있다.2) 이런 구분은 결과론적 구분이라고 할 수 있다. 싸
이의 ‘강남스타일’이 한류의 시장성을 높였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싸이로
폭발할 수 있도록 만든 과정들에 대한 평가가 빠져있다. 한류 드라마가 이
미 싸이 이전에 많은 지역에 보급되었고 그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
는 많이 개선되었다.

1) 김종법, 「한류와 혐한의 문화갈등과 충돌의 경계 넘기를 위한 제안: 동북아시아 혼종 문화


거버넌스 체제의 모색」, 󰡔아태연구󰡕 22-2,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2015, 160쪽.
2) 김은영 등, 「한류의 현주소와 확산 방안: 인터넷 검색량 및 동호회 활동을 중심으로」,
󰡔Trade Focus󰡕, 14-32, 한국무역협회, 2015,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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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 5

또 다른 발전 단계 구분도 현정부의 정책들을 표현하는 바와 같이 한류


1.0, 한류 2.0과 한류 3.0로 구분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2014)이 자료
에서도 한류를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드라마를 필두로 촉발된 한
류 열풍은 2000년대 중~후반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K-Pop 열
풍으로 인해 한류 2.0시대로 진화하였다. 일부 콘텐츠 및 국가를 중심으로
촉발된 한류 현상은 1.0과 2.0시대를 넘어 현재는 한류 3.0 시대로 구분하
고 있다.3) 대체적으로 경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한류 연구는 한류의
발전 단계를 정부 정책의 변화와 활용도 측면에서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문화콘텐츠나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는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조병철·심희철(2013)은 한류를 좀 더 문화 콘텐츠 중심적으로 정의하고
그 발전 과정에 대해서도 세분화된 구분법을 활용하고 있다. 한류는 대중
음악을 넘어 드라마, 영화, 연극이나 공연, 패션, 게임 등 한국 문화 전반
을 포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4)

<표 1> 한류의 발전 단계별 특성


특징 한류1기 한류2기 한류3기
구분 한류생성 한류심화 한류다양화(K-Culture)
기간 1997~2000년대2000년대 중반 2000년대 이후
드라마, 음악, 영화, 음악,드라마, 음악, 영화, 게임,
주요분야 드라마, 음악
게임 만화, 캐릭터, 한식, 한글
중국,대만, 일본, 베트남,
중국, 대만, 일본,
주요지역 중국,대만,베트남 동남아, 중앙아, 유럽, 남미,
베트남, 동남아시아
미국, 아프리카
드라마(겨울연가,
대표 드라마(사랑이 음악(K-pop), 드라마, 영화,
대장금), 음악, 영화,
콘텐츠 뭐길래) 음악(HOT) 캐릭터, 한식, 한글
게임

출처: 조병철, 심희철(2013), p.92

3) 현대경제연구원,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과 시사점」, 󰡔경제주평󰡕 604. 현대경제연구


원, 2014, 2쪽.
4) 조병철, 심희철, 「K-POP 한류의 성공요인 분석과 한류 지속화 방안연구-스마트 미디어
기반 실감콘텐츠 활용을 중심으로」,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13-5, 한국콘텐츠학회,
2013,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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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에 대한 정의에는 학문분과별로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 대중


문화가 세계화되는 과정이다. 1990년대 세계화의 물결을 통해 한국 대중
문화도 다른 국가로 파급되는 시기를 맞이했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독특
한 패턴이 한류이다. 따라서 한류에는 한국의 대중문화에 녹아 있는 한국
적 스타일, 사고와 생활양식 등이 녹아있어 자연스럽게 다른 문화권으로
전승시키고 발전시키는 측면을 지니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류는 기층문화와 충돌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문화
자체가 만남, 변형과 발전을 거듭하는 생물적인 특성을 보이지만, 한류라
고 하는 것이 어원 자체가 파생된 것이 한국 문화의 유입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문화적 구분과 경계가 명확한 측면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요소
를 배제하기 위해 한류를 K-Culture5)로 수정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수용하고 있다. K-Culture는 전통적인 한국 문화라는 개념과
영역에서 탈피하고 포괄적이고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한국 문화의 세계화
를 위해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하기 쉬운 용어의 필요성 때문에 나타났다.
또한 K-Culture라는 용어는 한국학 중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학문적인
분류가 가능하다는 측면도 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사이버 세계에서
K-Culture라는 용어가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 그 의미를
분명히 전달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6) K-Culture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세부 분야들로 확대되고 있다. K-pop,
K-drama, K-food와 같은 용어들을 통해 한류가 좀 더 세분화되어 세계
화되는 경향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류 문화의 자긍심 고취와 경제
적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정부의 시책에 따라 만들어진 용어라는 측면에
서 학술적 가치보다는 정부정책으로서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아직 널리
수용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한류 발전 단계는 역시 지리적인 범위를 따라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으

5) 문화관광체육부 해외문화홍보원 2013년 출판 자료와 산하기관인 KOTRA의 2013자료에


서도 한류라는 용어보다는 K-Culture라는 용어가 문화충돌을 피할 수 있는 적절한 용어
로 추천하고 있음.
6) 김종법 앞의 책, 1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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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수용되기도 한다. <표 1>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한류의 구분은 개


별 국가 수준을 넘어 권역별 단위를 넘어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수준으로
논의가 확대되었다. 지리적인 한계성을 뛰어넘었다는 것은 두 가지 측면
에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한류가 하나의 문화상품으로서 시장
을 확대했다는 측면이다. 여기에는 정부와 엔터테인멘트사들의 복합적인
노력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다르게 말하자면 의도 혹은 기획된 정책의
시현을 통해 진행된 것이다. 이 경우에는 많은 부분이 K-pop과 드라마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다른 하나는 자생적인 확대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데, 여기에는 정보통신의 발달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다른 대륙으로의 확산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SNS의 발전을 빼고는 생각
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자생적인 소비층이 형성되었고, 초기
단계에는 마니아들을 통해 전파되는 특성을 보인다. 그런 점에서 지리적
인 한계성 극복은 정책적인 것과 자율적인 환경에 의해 마련된 것이라 할
수 있다.

2) 중남미 한류 연구와 경향
중남미 한류는 한류 구분에 따른 2차 한류, 한류 3기 혹은 한류 3.0세대
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연구자들이 중남미 한류는 한류의
다양성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기적으로 보면 중남미 한류는
다른 지역에 비해 약 10년 정도 늦게 시작되었다. 이런 면에서 중남미 한
류는 많은 점에서 동아시아 한류와 구분되고 그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1998년 중남미 최초로 멕시코 주(州) 공영방송인 메히껜세(Mexiquense,
Canal 34)가 “별은 내 가슴에”을 방영하였으나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7) 그러나 2002년 한·일 월드컵이후 한국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
면서 젊은 층들이 한국과 한국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다시 2002년
10월에 메히껜세가 다시“별은 내 가슴에”를 방영했는데, 한국이 소개되기

7) 한국콘텐츠진흥원, 「중남미 방송영상콘텐츠 시장 진출 환경 분석: 멕시코, 브라질, 페루, 콜


롬비아를 중심으로」, 󰡔코카포커스󰡕 56. 한국콘텐츠진흥원, 20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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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중남미 한류는 2002년을


기점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이 수용되고 있다.8) 이런 면에서 일본과 중국에
서 한류가 드라마로 시작한 것처럼 중남미도 드라마로 출발해 K-pop으로
발전한 경우이다.
또 하나의 변화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한류를 즐기는 계층이 뚜렷해
진 것이다. 초기 방송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했다면 한류가 생성될 때
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 때문에 중남미 한류 열
풍은 일부 10대 마니아 그룹에 국한된 현상이라고 보는 입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9) 케이팝 중심의 한류가 드라마로 전환 혹은 확대되는 거의 10
년의 시간이 경과되었다. 2010년대 들어오면서 한국의 드라마가 칠레, 브
라질과 페루를 비롯한 남미 국가들로 확대되었다.
중남미 한류가 다른 지역에 비해 늦게 시작되었기 때문에 한류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중남미 한류 연
구도 경제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연구나 보고서들이 상대적으로 많
다.10). 위의 연구들이 학술적인 가치가 높음에도 정책 연구로 구분하는 것
은 중남미 시장 접근을 위한 통로로서의 한류에 대한 연구이기 때문이다.
이 중 정경원은 중남미 방송시장에서 한류가 수용되는 것이 시장적 특성
뿐만 아니라 중남미 사회가 지니고 있는 사회․문화 코드의 유효성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연구라 할 수 있다.11)

8) 박광무, 「21세기 코리안 노마드와 아마존 안데스의 꿈」, 󰡔고려대 스페인·라틴아메리카 연


구소, 학문소통연구회 공동 워크샵 발표자료󰡕, 고려대 스페인·라틴아메리카 연구소, 2014.
9) 민원정, 「중남미 한류 확산과 한국문화교육의 방향성 모색」, 󰡔언어정보와사전편찬󰡕 29,
2012, 연세대학교 언어정보연구원, 51~68쪽.
10) 한국콘텐츠진흥원 앞의 책, 정경원·전용갑·조구호·임소라, 󰡔중남미의 사회․문화적
코드와 방송영상산업의 소비 패턴 연구: ‘한류’의 효율적인 정착을 위한 제언󰡕, 대외경제
정책연구원. 서울, 2010 참조. 이광철․심상민․문효진,「한류 방송콘텐츠 중남미 진출
전략에 관한 연구」, 󰡔국제지역연구󰡕 18-4,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 2014,
85~118쪽 참조. 김용주, 「패션산업의 거대 잠재시장으로서의 중남미 시장접근: 아르헨
티나의 한류효과를 중심으로」, 󰡔한국유통학회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한국유통학회,
2015, 145~151쪽.
11) 정경원·전용갑·조구호·임소라, 앞의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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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 9

반면 학술적 연구는 시작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민원정과 정길화


(2015)의 연구가 정책적인 연구에서 벗어나 학술적인 연구로 발전한 경우
이다. 민원정은 칠레의 사례를 통해서 한류가 한국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에게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를 분석했다. 문화교육이 학습문화와 학습자
간의 상호작용이라는 전제와 함께 학습대상자에 따라 차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길화는 브라질에서 K-pop이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가를 설문
과 인터뷰를 통해 실증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브라질 마니아들이 K-pop
을 선호하는 것은 음악적인 새로움과 강렬한 퍼포먼스로 인식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로페스 로차12)는 한류가 멕시코 사회에 보급되는 과정을
분석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밝히고 있다. 그는 멕시코 한류는 여전
히 젊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정착해서 발전하고 있으며 점차 멕시코인들
의 일상생활로 확대되고 있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중남미 한류가 확대되고 세계한류학회가 결성되면서 중남미에서 한류에
관심을 가지고 한류의 방향과 내용에 대해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가장 빠
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경우에도 역시 젊은 층이 ‘젊음의 치기
(youthful folly)’로 K-pop을 먼저 즐기면서 드라마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
이고 있다.13) 마리아 델 삘라(Mar a del Pilar  lvarez)는 이론적 접근을
통해 음악과 공간(Place), 하위문화(subculture)와 팬 공동체(Community
of fans)을 분석하고, 중심과 주변(center-periphery), 서구와 아시아
(West-Asia), 세계화와 지역화(globalization-regionalization)라는 이분
법적인 논의에 초점을 맞춘 단일 설명을 벗어나 한국의 정체성을 넘어서
는 다양한 형태로 한류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14)
중남미 한류는 아시아에 국한되었던 초기 단계를 벗어나 지역적인 한계

12) Lopez Rocha, Nayelli, Ryzhkov, Andrii, “Hallyu, The Current Issues Of Its
Development and Dissemination Process In Mexic”, Journal of Korean Culture
26, 2014.5, pp.119-148.
13) Mar a del Valle Guerra, “The Hallyu is a Fact in Argentina”, The first World
Congress for Hallyu, Seul, 2015 참조.
14) Mar a del Pilar  lvarez, “Who are the fans? Understanding the K-pop in
Latin America”, The first World Congress for Hallyu, Seul, 201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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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한국민족문화 58

를 뛰어넘어 확대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초기 한류를 분석했던 지역(Asian


Value)와 글로벌(Western Values)의 이론적 프레임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다층적인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상으로서 중남미
한류를 이해한다. 중남미 한류 팬들 중에는 유럽에서 한류가 확대되는 것
을 보고 한류 팬이 되었다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고, 다른 측면에서는 한
국의 문화정책으로 인해 자신들이 한류를 즐기고 있고, 또한 한국을 방문
하거나 한국인을 통한 직접적인 방법으로 한류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3. 중남미 이민과 동포 사회

1) 초기 한인 이주의 특성
한국인이 중남미로 처음 이주한 것은 구한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
데 지난 몇 년간 많은 국가에서 이민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줄지어
진행되고 있다. 이것은 한국정부가 인구분산정책을 통해 해외로 나간 이
민자들을 중심으로 이민사가 시작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여
권을 소지하고 나간 동포들을 이민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이민의 역사가
50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 에네켄 농장이민은 한국정부가 발
급한 여권을 소지하고 나갔기 때문에 공식이민으로 인정되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여기서는 초기 이주와 정책이민으로 구분해서 이민세대간에 어
떤 차이가 있는지 파악하고 분석하고자 한다.
1905년 5월15일에 멕시코로 떠난 1,033명이 최초의 중남미 이민이다.
이민자들은 신문 광고에 “묵서가(墨西哥)에서 4년만 일하면 부자가 되어
돌아온다.”는 광고를 보고 이민을 선택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제시된
조건은 ‘4년 계약, 주택 무료 임대, 높은 임금’이라는 당시로는 파격적이
었다. 일본 인력송출회사가 모집한 남자 802명, 여자 207명이 1905년 4월
4일 여권을 들고 인천 제물포항에 모여 영국 상선 일포드(Ilford)호를 타
고 가는 중에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태어난 고난 끝에 도착했다.15) 초기
이민자들은 멕시코의 척박한 토양, 억압된 노동과 저임금, 열악한 생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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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 11

경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16) 4년 계약기간을 채웠으나 한일합방이


되면서 조국을 잃어버려 귀국하지 않고 다시 에네켄 농장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인조섬유가 만들어지면서 에네켄 농장이 쇠퇴하게 되어 생활은 더
욱 어려워졌다. 한인 중에는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쿠바로 이주했다.17)
1921년 3월에 한인 274명이 마티나항에 도착했다. 쿠바에서도 역시 에네
켄 농장 노동자로 일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기 유지하기
위해 학교를 설립하여 후세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우렸다.
브라질로 이주한 최초 한국인은 1918년 일본 국적으로 4세대 6명이었
다. 1925년 이후 일본인 신분으로 이주 한 한국인(재일교포) 1세대 3명과
독신자 3명이 있었다. 김창수, 김달수, 김혜경씨 등이 가네다 라는 일본
성을 가지고 1925년 입국했고, 김수조 씨는 아오끼 성으로 1926년에 장승
호 시는 미다 성으로 1923년에 이중창 씨는 미야모또 성으로 1929년에 브
라질에 입국했다.18) 브라질의 초기 이주는 규모나 계획에 있어서 멕시코
이민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일제강점기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국적이
한국인이 아닌 경우가 많았고, 광복 이전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내기 어려웠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1960년대 이민 유입에 많
은 영향을 미쳤다.

15) 광고 전단에 명시된 모집 조건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 40세 미만인 자, 불구가 아닌


자. 남자를 따라가는 여자는 받아들임. 15세 미만인 어린 아이들은 받아주기는 하되 노
동자로 취급하지 않음. 서성철, 「라틴아메리카와 한국인:멕시코 한인사화와 현지적응」,
󰡔라틴아메리카연구󰡕 17, 한국라틴아메리카학회, 2004. “애니깽 멕시코 에네켄 이민자들
1033명의 여권”(http://bonlivre.tistory.com/584,2015.12.28일 검색), 멕시코 초기
이민과정에 대해서는 박영미, 「하와이 한인이민과 비교한 멕시코 초기 한인 이민과정에
대한 고찰」, 󰡔스페인어문학󰡕 28, 한국스페인어문학회, 2003, 651~669쪽.
16) 멕시코 초기 이민자들의 삶에 대해서는 이종득, 「멕시코 한인 이민자들의 성격과 정체성
변화: 농장생활(1905-1909)을 중심으로」, 󰡔스페인어문학󰡕 28, 한국스페인어문학회,
2003, 693~715쪽.
17) 쿠바 이주 한인들의 초기 정착과정에 대해서는 안금영, 「초기 멕시코 한인 이주민의 쿠바
정착 과정」, 󰡔스페인어문학󰡕 28, 한국스페인어문학회, 2003, 671~691쪽.
18) “브라질 한인 이민역사”, (http://www.hanaro.com.br/zbxe/gag_video/75361, 2015.
12.28. 검색)
“남미 이민의 선구 ‘브라질 한인’”(http://webzine.korean.net/201205/pages/sub03_03_01.jsp,
201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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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한국민족문화 58

아르헨티나는 남미지역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많은 재외동포들이 거주하


는 국가이다. 일본국 조선인 3명이 개인적 자격으로 아르헨티나에 입국했
다. 첫째 경우는 1940년 이전에 아르헨티나에 들어온 한인 여자로서 그 행
적에 대해 정확한 내용이 밝혀지지는 않고 있다. 두번째 경우는 1941년 일
본 어선의 주방종업원으로서 아르헨티나에 하선한 이차손(일본명)씨이다.
그는 1964년에 한국으로부터 부인 손경자 씨를 데리고 왔고, 훗날 아르헨
티나 교민회의 고문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세번째는 1950년에 아르헨티나
로 이민 온 강영례라는 여자로서, 그는 일제시대인 1938년에 중국의 상해
에 거주하다가 이탈리아인과 결혼하여 이탈리아로 갔다가 가족이 아르헨
티나로 이민했다.19)
다음으로 중남미로 이주한 사람들은 한국전쟁 포로들이 제3국을 선택하
면서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멕시코로 이주했다. 전쟁포로들이 제3국을 선
택하고 해당국가에서 수용했던 국가가 남미에서는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였다. 멕시코는 수속이 늦어져 이주하지 못했고 대부분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선택했다. 1956년 2월 4일 55명의 청년들이 인도항공 특별
기편으로 뉴델리를 출발하여 카이로, 런던, 다카를 경유, 2월 6일 브라질
의 리우데자네이로에 도착하였다. 55명 가운데 50명이 인민군 출신이었으
며, 5명은 중공군 출신이었다. 한편, 아르헨티나에는 두 번에 걸쳐 이들이
도착했다. 1956년 10월 21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아세이사 공항에 9명의
포로가 도착하였는데, 그 중 7명이 인민군 출신이었으며, 나머지 2명은 중
공군 출신이었다. 그 후 5명으로 구성된 제2진은 약 반년이 지난 1957년 5
월 11일에 비행기 편으로 아르헨티나에 도착했다. 이렇게 해서 중립국포로
들은 포로가 된 지 수년이 지난 후에야 먼 이국땅에서 살아갈 거주지에 안
착하게 되었다. 브라질로 들어간 50명과 아르헨티나로 들어간 12명은 이
주한 땅에 흩어져 개별적으로 적응해 나갔다. 포로가 된 후 수년 간을 구
속 상태로 집단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자유로운 개

19) “중남미 한인개요”,(http://m.blog.daum.net/gunrichonjang/7206005, 2015.12.29.)


“아르헨티나 한인사” (http://webzine.korean.net/201408/pages/sub01_02_01.jsp,
201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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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 13

인 생활을 하고 싶어 했고 또한 서둘러서 자립했다. 청년들은 수용소 생활


에서 이미 직업교육도 받았고 스페인어도 어느 정도 배워두었기 때문에
곧 직장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초기에 이들은 농장 노동자, 자동차,
미싱, 인쇄소, 선반 공장 노동자. 백화점, 세탁소, 사진관, 운수 회사, 식
당, 약국 종업원 등으로 취직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전문직으로 발전
해 나갔다.20)

2) 공식이민과 동포사회
중남미 한인 이민은 1960년대에 들어서 좀 더 체계적으로 진행되었다.
한국정부는 1962년에 해외이주법을 제정하여 인구 증가 압력을 줄이기 위
해 외국으로 인구분산 정책을 실시했다. 당시 정부로서는 한국전쟁이후
안정적인 인구성장이 이루어지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구 문제 해결
에 많은 노력을 기우렸다. 동시에 식량자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농업이민을 장려했다. 사실 당시로서 산업기술을 가진 인력이 많지 않았
던 것도 농업이민을 추진했던 이유 중의 하나였다. 이런 한국 정부의 필요
성과 더불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광대한 농토를 개발하고자 하는 의지
를 보였다. 양국간의 이해관계가 일치해서 기획 농업 이민이 시작되었다.
제1차 브라질 이민은 17세대 92명과 독신자 11명을 포함한 103명이
1962년 12월 18일 부산항에서 네덜란드 국적의 치차렌카(Tjitjalenka)호
를 타고 출발하여 56일 동안 항해해 1963년 2월 12일에 산투스(Santos)항
에 도착했다. 이후 1968년까지 5차에 걸쳐 약 1,300명이 브라질로 이민했
다.21) 브라질 이민은 농업이민이었기 때문에 농촌지역에 정착했으나 척박
한 토양, 열악한 생활환경, 낯 설은 기후와 환경, 한국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영농방법, 농작물 재배 경험의 부재, 광활한 토지, 한국과 브라질 정
부 지원의 단절 등의 이유로 농촌에서는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못했다. 브

20) “중남미 한인개요”,(http://m.blog.daum.net/gunrichonjang/7206005, 2015.12.29.)


21) 최금좌, 「2013년 이민 50주년을 맞이한 재브라질 한인사회의 현황과 문제점」, 󰡔중남미연
구󰡕 33-2, 한국외대 중남미연구소, 2013. 49~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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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한국민족문화 58

라질은 한인 이민이 유입되던 당시 산업화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도시로 이주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용이했다. 이런 환경으로 인해 한
인들은 상파울루를 중심으로 모여들어 한인타운을 이루게 되었다. 사실
브라질의 한인 이민의 단계 구분은 여러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한인들은
배로 이민 온 세대와 비행기로 이민 온 세대를 구분하고, 공식이민과 자발
적 이민으로 나누기도 하고, 초청이민과 투자이민으로 나누기도 한다. 초
기 공식이민 이후 브라질로 한인 한인들이 끊임없이 유입되어 현재는 약5
만 명으로 추산되면 상파울루 봉헤찌루(Bom Retiro)에 한인타운을 형성
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로의 이민은 1962년에 리오네그로 주 라마르께 지역의 400
헥타르에 달하는 개간지를 무상 임대 받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1965년
8월 17일 라마르께 영농 이민단 1진 13세대 78명이 부산항을 출발하여
1965년 10월 14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22) 이들은 공식적인 절
차에 진행된 이민을 말하는 것이지만 1965년 초에 파라과이와 볼리비아
이민을 허가 받았던 사람들이 밀입국하여 정착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외무부가 발행한 재외국민현황에 보면 1965년에 169명이라고 기록되어 있
다. 파라과이 이민자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 항의 레띠로항에 정박했다가
아순시온으로 출항했기 때문에 정박기간에 밀입국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아르헨티나 이민 역시 농업이민이었기 때문에 라마르께 농장의 최초 이민
을 필두로 루한 농장, 산 로렌소 농장, 얏다마우카 농장, 이스까야꾸 농장,
산 하비에르 농장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기업농의 가능성에
대해서만 인식했을 뿐 영농의 어려움으로 농촌지역에 소수만 정착하고 나
머지는 부에노스아이레스‘백구촌’을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파라과이 농업이민은 한국의 이민 사업가 이관복이 당시 파라과이 정부
의 실권자와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150여명의 이주 허가를 받아내어 시작
됐다. 파라과이에 한인들의 이민은 1965년 농업 이민에서 시작된다. 1965

22) 서성철 앞의 책, 159쪽; 전경수, 「아르헨티나의 한국이민: 형성과정과 분포경향」, 󰡔이베


로아메리카연구󰡕,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1990, 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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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 15

년 2월 17일 30세대 95명이 부산항에서 화란 국적의 2만8천 톤급 화물선


보이스벤 호를 타고 약 3개월 동안 항해 후 파라과이의 아레구아(Aregua)
까지 오게 된다. 이들 이민자 가운데는 순수한 농민들도 있었지만 농사 지
식이나 경험이 전혀 없는 전직 공무원, 회사원, 사업가, 장사를 하던 사람
들이 대부분이었다. 처음에 그들은 신천지 개척에 대한 의욕과 희망을 가
지고 황무지를 개척하려고 노력을 하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정부의 지원이
전무한 상태에서 영세한 자본을 가지고 농사 경험도 없이 모기떼와 개미
떼, 독충이 우굴거리는 열대의 황무지를 개간하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무
모한 도전이었다. 결국 그곳에서는 호구지책도 하기 어려워 모두 아순시
온으로 나오게 된다.23)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농업이민자들은 원래 배정되었던 개간지
에 도착해서는 그곳에서 도저히 개간은 커녕 생활하기조차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변변한 농기구조차 갖추지 못했고 개미 떼와 독충과 싸우며 주
거시설을 마련하고 끼니를 마련하느라 고군분투를 해야 했다. 더욱이 대
부분의 이민자들이 농업 경험과 기술을 갖지 않았기 때문에 황무지를 개
간하는 일은 처음부터 무리였다. 결국 대부분의 이민자들이 상파울루, 부
에노스아이레스, 아순시온과 같은 대도시로 재이주했다. 이와 같은 어려
운 시기를 극복하고 중남미 한인들은 자신들의 생활터전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과의 무역과 투자를 확대하면서 한국의 경제발전에 이바지하
고 있다. 또한 현지에 밝은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통해 중남미로 진출하고
자 하는 기업들에게도 좋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23) “파라과이의 한인들”, (https://www.pckworld.com/news/articleView.html?idxno=45350,


201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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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 한국민족문화 58

4. 중남미 한인의 현황과 조직 구성

1) 중남미 한인 동포와 단체 활동

<표 2> 중남미 재외동포와 단체 분포

국별 거주인구 한인회 한글학교 경제단체 체육단체 종교단체 기타 합계


과테말라 5,162명 1개 1개 1개 1개 3개 2개 9개
니카라과 703명 1개 1개 1개 1개 1개 5개
도미니카(공) 537명 1개 3개 1개 - - 3개 8개
멕시코 11,484명 10개 - 3개 2개 1개 4개 20개
베네수엘라 351명 1개 1개 - 2개 1개 - 5개
볼리비아 737명 4개 - - - - - 4개
브라질 50,418명 8개 - 3개 10개 4개 29개 54개
아르헨티나 22,730명 8개 2개 5개 1개 - 10개 26개
아이티 168명 - - 1개 - - - 1개
에콰도르 1,080명 2개 2개 - - 5개 - 9개
엘살바도르 270명 1개 1개 1개 - - - 3개
온두라스 249명 1개 - - - - - 1개
우루과이 283명 1개 1개 -- - - - 2개
자메이카 122명 1개 - - - - - 1개
칠레 2,725명 1개 - 1개 3개 6개 2개 13개
코스타리카 493명 1개 1개 3개 1개 6개
콜롬비아 915명 1개 - 1개 - 2개 - 4개
쿠바 20명 1개 - - - - - 1개
파나마 377명 1개 - - - - - 1개
파라과이 5,090명 3개 5개 1개 3개 8개 20개
페루 1,198명 1개 - 1개 1개 - 1개 4개
총계 105,112명 49개 18개 20개 24개 26개 60개 197개

※ 재외동포재단의 2015년 재외동포현황과 2014년 단체조직 현황표를 재구성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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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 17

중남미 재외동포들이 거주하는 곳은 어디를 막론하고 한인회를 조직하


여 한인들간의 친목과 권익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외 한인사회 발
전에 필요한 목적에 따라 다양한 단체들을 조직하였다. 한인들의 정체성
형성과 유지를 목적으로 만든 한글학교, 전통문화를 전수할 수 있는 판소
리, 서예와 전통 춤을 전승하는 예술 문화 단체들도 많다. 한인사회가 자
발적으로 한인들의 전통문화 전수와 한인으로서의 자긍심을 함양하는 다
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위의 <표 2>에 나타난 것들을 분석해 보
면 개별 국가들의 노력들과 그 방향성을 살펴볼 수 있다.
브라질은 거주하는 동포 규모가 가장 크다. 따라서 조직 단체도 질적․
양적인 면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중남미 전체 197개 단체가 있
는데, 브라질은 그 중에 1/4에 해당하는 54개 단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
었다. 심지어 한글학교와 종교단체에 대한 조사가 누락되었는데도 그 규
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교민들이 참여하고 있는 종교
단체에 대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쉽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교민들이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활
용한 조사에서 분류되지 않은 문화단체가 15개로 가장 많았다. 문화 활동
을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교포자녀들에게 전수해 주고 있는 것으로 나
타났다. 전통문화 전수는 한국의 문화를 습득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한국문화의 날이 되면 B-보이, 한인여성합창단, 사물놀
이, 해금연주, 태권도 시범, 전통민속춤, 바이올린 연주, 마술시범 외에도
체험행사로 서예이름 써주기, 종이접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 단체들이 참가한다. 열대문화 동인회서는 지난 8월 24일 오후 6시
30분부터 봉헤찌로 한인타운에 위치한 종가 식당에서 열대문화 10집 출판
및 복간을 축하하는 기념식이 열렸다. 열대문화는 1986년 설립된 후 창간
호부터 1996년까지 열대문화 9집을 발행했으나 여러 가지 제반 사정으로
중단되었다가 이민 50주년을 기념하여 복관되었다.24) 그 동안 열대문화

24) “열대문화 시즌 2 - 10집 출판 및 복간 기념회 열려”, (http://www.hanaro.com.br/zbxe/


hanin/220228, 201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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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 한국민족문화 58

는 브라질 한인들의 문화적 정서를 담고 전승하는 잡지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
멕시코 이민은 초기 한인 이주와 투자이민으로 구분된다. 구한말에 이
주한 동포들은 3.4세로 대부분이 멕시코화되었다고 볼 수 있고, 최근에 이
민한 동포들은 투자 이민이거나 주재원으로 정착한 경우이기 때문에 분포
인구에 비해 한글학교를 비롯한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상대적
으로 적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는 예술 단체가 많은 것으로 조
사되었는데, 이것은 아르헨티나가 중남미에서 문화 중심으로 평가받는 것
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동시에 중남미에서 가
장 먼저 한국문화원이 개원했기 때문에 그 영향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아
르헨티나 한인들의 문화 수준에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아
문인협회는 2015년 11월 27일 오후 7시 한국학교에서 한인 이민50주년을
기념하는 <제16호 로스안데스문학 출판기념회 및 제10회 로스안데스문학
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재아문인협회는 한인시선집, 문학선집, 로스 안데
스 문학 등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충분히 해 냈고, 지난 50년 한인사회가
경제적으로 안정된 기반을 마련했다면 앞으로 50년은 한인들의 위상을 높
이는 데 주력해야 하며 그 역할은 미술, 음악, 문학 등 예술인들의 몫을 하
고 있다.25)
칠레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이후 주재원과 투자이민이 증가한 대표적인
곳이라 할 수 있다. 동시에 중남미 한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이도
하다. 그런데 보는 바와 같이 문화단체들 결성이 다소 부진한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칠레 청소년들이 한류에 심취하는 것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
는 것이다. 과테말라는 재외동포 숫자가 약 5,000명 내외인데도 불구하고
이민 역사가 비교적 짧고, 이민 성격은 중미지역의 전체 성격을 대표한다
고 할 수 있다. 전체 인원수에 비해 한글학교 숫자가 비교적 적은 지역이
라고 할 수 있다. 대신에 개신교를 중심으로 한 종교단체가 상대적으로 많

25) “한국문학과 문화가 어우러진 ‘로스안데스’ 출판기념회” http://www.kofice.or.kr/


c30correspondent/c30_correspondent_02_view.asp?seq=11886, 201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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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 19

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종교 활동을 통한 한국 문화와의 접촉이 확대


되고 정체성을 형성하는 통로로서 활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니카라과
의 경우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특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단체는 이민 1세나 1.5세 중심으로 움
직이기고 있다. 중남미지역에서 형성된 많은 한인단체들이 안고 있는 문
제는 한인 2세대들이 기존의 한인회나 혹은 단체에 대한 소속감이 매우 약
하고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첫째, 이민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다. 이민 1세는 경
제적 성공과 더불어 떠나야 할 곳이기 때문에 현지 사회와 소통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반면 이민 2세들은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조국으로서 수용되
기 때문에 이민 단체 활동은 부적합하다고 판단한다. 둘째, 이민 1세와 2
세가의 세대갈등이다. 이민 기성세대들이 만든 사회와 조직에 적응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기호에 맞는 새로운 단체와 조직을 구성하려 한다. 예를
들어 현지 대학 출신 모임, 직업 단위 모임을 한인 사회 내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그런 경우라 할 수 있다. 셋째, 한인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다. 이민 2세대들은 한인 사회가 폐쇄적이기 때문에 현지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현지인들과의 관계를 확대하는 경향들을 보인다. 이런 요인으로 인
해 그 동안 한인사회는 2세들의 현지화를 우려해 왔다.

2) 중남미 재외동포의 한글과 문화교육


한인 사회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가장 중
요한 역할을 해 왔던 기관이 한인회, 종교단체와 민간단체에서 각각 운영
하는 한글학교였다. 최근에 한인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브라질, 파라과
이와 아르헨티나에 한국학교가 설립되어 후진을 양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어이다. 굳이 이론적인 설명을 덧붙이지 않더라도 한글
은 한국인이 지니고 있는 가장 강력한 일체감을 형성한다. 동포자녀들이
한글이 배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진행해 왔다. 가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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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 한국민족문화 58

부모의 가르침을 통해 익히는 것인데, 부모와 자녀간의 소통의 도구로 활


용되기도 한다. 다음으로는 한글학교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중남미에
서 한글학교는 한인회가 조직한 몇 개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종
교단체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아래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재 중남미에는 20개국에 89개의 한
글학교가 운영 중이며, 학생 수도 6,098명에 이른다. 중남미 전체 한인 인
구가 105,112명인 점을 고려하면 한글학교 등록인이 약 11%를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남미 한인들이 현지에서 정체성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한글학교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한인거주 인구가 가장 많은 브라질에서 한글학교와 학생 수가 가장 많
았다. 분포지역에서도 브라질의 한인타운인 봉헤찌루를 비롯한 시내에 집
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의 경우는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한
국학교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어 한글학교와 한국학교가 유기적으로 보
완할 수 있는 측면들이 있다.

<표 3> 중남미 한글학교 현황

학생수
국가 학교 교원 유 초 중 고 성인
합계
일시 영주 일시 영주 일시 영주 일시 영주 일시 영주
과테말라 1 37 231 20 26 50 135 - - - - - -
니카라과 1 11 61 - 11 2 48 - - - - - -
도미니카 3 22 100 - 11 2 44 5 23 3 6 - 6
멕시코 15 124 1,353 32 129 43 252 11 173 5 285 - 423
베네수엘라 1 11 31 11 5 12 3 - - - - - -
수리남 1 4 24 - 2 - 14 - - - 5 - 3
볼리비아 4 21 512 15 10 84 50 27 41 81 39 120 45
브라질 30 194 1,583 21 243 59 508 4 259 34 176 104 175
아르헨티나 19 163 1,147 2 156 - 515 - 218 - 89 2 165
에콰도르 2 21 100 5 8 8 21 - 25 - 18 - 15
엘살바도르 1 11 69 - 18 - 22 - 16 - 13 - -
온두라스 1 8 42 - 5 - 23 - - - - - 14

- 94 -
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 21

우루과이 1 7 34 - - 2 7 1 4 1 4 - 15
자메이카 1 2 15 - - - 3 - 7 - 5 - -
칠레 1 19 292 34 39 35 84 - 80 - - - 20
코스타리카 1 8 61 - - 1 43 2 15 - - - -
콜롬비아 1 14 85 4 13 5 17 4 15 4 18 - 5
파나마 1 11 53 8 - 31 8 5 1 - - - -
파라과이 3 20 224 - - 33 117 - 57 - 17 - -
페루 1 14 81 2 13 8 38 1 19 - - - -
합계 89 722 6,098 154 689 375 1,952 60 953 128 675 226 886
※ 재외동포재단, 2014 재외동포 교육기관현황, 2014, 21~22쪽.

브라질 한글학교의 교육 내용은 한국어 교육뿐만 아니라 한국문화를 전


수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한글교육 자체 한국의 사고와 가치체계를
전달하는 좋은 교육 수단일 뿐만 아니라 교재 내용도 한국 문화를 지니고
있는 특수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한글교육은 곧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좋은 기제가 된다. 사실 대부분의 한인 가정에서는 한국 문화와
브라질 문화가 공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한국 문화에 대한 뚜
렷한 경계를 찾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글학교에서 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
그램이나 예절교육이 한국문화를 전승시키는 기제가 된다. 한글학교는 재
외동포재단이 주관 하는 재외한글학교 교사 워크샵을 통해 한글교육의 방
향성에 대해 논의한다. 중남미 한글학교 총연합협의회를 통해 아동 교육
에 필요한 내용들을 학습하기도 한다. 한글학교 협의회는 교사연수를 매
년 개최하고 있고,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세계화 시대에 세계화를 잘 추
진해 나가려면 우리글과 문화를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하며 2, 3세의 세대
교체로 넘어가면서 한인사회의 발전은 한글교육에 좌우 되느니만큼 교사
들의 책임이 크고 중요26)’하고 교포 2.3세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남미에는 한글학교 외에 한국학교가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에 각각 설립되어 있다. 브라질 한국학교는 1998년 2월에 한국으로부터
정규초등학교 설립인가를 받아 한국정규과정을 개설하였다. 또한 1999년

26) “한글학교협의회 중남미합동교사연수 개막”, (http://arg.mofat.go.kr/, 2016.01.10.)

- 95 -
22 / 한국민족문화 58

2월에는 브라질 교육부로부터도 인정을 받아 브라질 정규초등과정을 개설


함으로써 양국의 교육부로 인가받은 정규과정으로 등록되어 많은 학생들
이 한국 정규과정과 브라질 정규과정을 동시에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폴리
로구스(Polilogos)는 다문화 교육을 실현하는 국제학교로서 글로벌 시대를
이끌어 갈 능력 있는 인재양성을 목표로 설립하여 한국 교포들의 문화와
정체성을 유지시키기 위해 오후 수업은 한국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과목의
문화관련 수업을 제공하고 있어 교포자녀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한국 문화를 익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학습 프로그램은 현장자연
학습, 연극 및 영화, 토론회, 실험실습, 캠핑과 같은 다양한 체험과 학습
이 가능하도록 제공하고 있다.27)

<표 4> 중남미 한국학교 현황


학생수(학급수) 교원수(파견교원수)
국명 학교명
계 유 초 중 고 계 유 초등 중등
파라과이
파라과이 117(9) 40(3) 77(6) - - 10(1) 3(0) 7(1) -
한국학교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325(16) 149(9) 176(7) - - 41(1) 18(0) 23(1) -
한국학교
브라질
브라질 129(10) 72(4) 57(6) - - 10(1) 4(0) 6(1)
한국학교
합계 571(35) 261(16) 310(19) 61(3) 25(0) 36(3)

※ 재외동포재단, 2014 재외동포 교육기관현황, 2014, 22쪽.

아르헨티나 한국학교는 1988년에 아르헨티나 정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았고, 1995년에는 한국정부로부터도 인가를 받아 설립되었다. 한국의
정규과정을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2009 개정 교육과정
을 적용하고 있고, 현지 과정교과와 통합시수로 운영되고 있으며 학년별
교과 교육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제공하고 있다.28) 태권도를 비롯한 한국

27) 김한철, 「브라질 한인교포사회의 실태와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 󰡔중남미연구󰡕 28-2,
2010, 한국외대 중남미연구소, 255쪽.

- 96 -
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 23

문화를 알고 체득할 수 있는 시간들이 있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


성하는데 많은 도임이 된다.
파라과이 한국학교는 1992년에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
아 1993년에 개교했다. 1976년에 재파라과이 한글학교로 출발했으나 1981
년에 파라과이 한국학교로 개칭하여 한인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파라과이 한국학교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보다 열악한 환
경에서 설립되었지만, 두 국가보다 일찍 개교하여 2013년 12월 기준으로
30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교육목표가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갖고 국
제사회에서 경쟁력 있는 실력과 인성을 갖춘 어린이 육성이다. 가장 중요
한 교육 목표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함양이다. 따라서 한국인으로서의
뿌리 찾기, 정통문화 바로알고 익히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29)
이와 같이 중남미 한글학교와 한국학교에는 교포자녀 6,669명(한국학교
571명 포함)이 한글교육을 받고 있다. 한국인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
소가 한글을 배우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인데, 중남미의 많은 차세대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5. 중남미 한류와 팬층

1) 중남미 한류 팬과 현황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중남미 한류는 일반적으로 2002년 한․일 월
드컵을 기점으로 구분된다. 2002년 이전은 엄격하게 말하자면 한류라고
보기에는 어렵고, 대신에 한국의 방송물의 해외 수출 상품 초기 단계로 보
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2002년 이후 한국문화의 중남미 지역
확산이 진행되었다. 중남미 한류는 주로 10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확산
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30) 아래 <표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4년 기

28) 아르헨티나 한국학교 홈페이지(http://www.e-ica.org/, 2016.01.05.)


29) 파라과이 한국학교 홈페이지(http://www.parschool.or.kr/, 201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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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 한국민족문화 58

준 중남미 한류팬 클럽은 총 661개로 집계되었다. 2013년과 비교해서 240


개가 증가한 것으로 놀라운 속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팬클럽의 회원 숫자를 보면 그 증가속도는 더욱 커진다. 2013년에
331,435명에 불과하던 것이 2014년에는 1,426,059명으로 1,094,624명이
증가했다. 가히 폭발적인 증가속도라고 할 수 있다.

<표 5> 중남미지역 한류팬 분포


동호회 (개) 동호인구 (명)
국가 증감 증감
2013년 2014년 2013년 2014년
과테말라 38개 43개 5개 2,546명 8,263명 5,717명
니카라과 6개 6개 0개 2,817명 4,865명 2,048명
도미니카(공) 9개 9개 0개 2,543명 2,543명 0명
멕시코 70개 78개 8개 55,370명 146,017명 90,647명
베네수엘라 66개 85개 19개 73,705명 110,911명 37,206명
브라질 36개 37개 1개 22,608명 22,608명 0명
아르헨티나 20개 22개 2개 9,602명 136,059명 126,457명
에콰도르 6개 6개 0개 510명 510명 0명
엘살바도르 16개 41개 25개 5,035명 14,914명 9,879명
온두라스 6개 5개 -1개 2,022명 5,368명 3,346명
우루과이 8개 8개 0개 1,550명 1,550명 0명
자메이카 3개 3개 0개 86명 86명 0명
칠레 7개 79개 72개 27,723명 384,234명 356,511명
코스타리카 14개 25개 11개 21,519명 19,952명 -1,567명
콜롬비아 20개 20개 0개 48,638명 48,638명 0명
트리드나드토바고 1개 1개 0개 100명 100명 0명
파나마 34개 73개 39개 9,451명 97,980명 88,529명
파라과이 6개 6개 0개 515명 515명 0개
페루 55개 124개 69개 45,095명 420,946명 375,851명
중남미 전체 421개 671개 250개 331,435명 1,426,059명 1,094,624명

자료: 한국국제교류재단. 󰡔지구촌 한류현황󰡕. 2013, 2014 재구성31)

30) 민원정의 앞의 논문, 52쪽.


31) 2013년과 2104년의 차이가 없는 경우는 2014년에 재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
임.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듯이 재외공관에서 보고된 각 국가별 한류 동호회의 온라인 회
원수를 기준으로 하므로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음. 그리고 동일한 국가에서 여러 개

- 98 -
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 25

위에 표에서 알 수 있듯이 2014년 기준으로 평가할 때 중남미에서 가장


강력한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곳은 페루, 칠레와 아르헨티나이다. 페루는
한류 동호회 숫자에서나 회원 규모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칠
레도 급성하고 있는 국가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
하고 있는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는 그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만 보면 한인 인구 규모와 한류의 영향은 비례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르게 말하면 한인들은 한류 보급과 직접적인 관
계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칠레의 경우는 경제적 국
제화와 민주주의가 문화의 국제화를 부추겼으나, 남미 대중문화 일변도의
문화정책에 식상한 젊은이들 층에서 한류 붐이 시작되어, 인접국인 아르
헨티나와 페루까지 그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32)은 전체적인 과정을 설명하
는 데는 적절하지만 특정한 시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에는 부족해 보인다.
2014년에는 월드컵이 중남미인 브라질에서 개최되었고, 이를 계기로 많
은 연예인들이 중남미를 방문하거나 콘서트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공연
을 펼친 결과라고 할 수 있다.33) 단적인 예로 KBS가 월드컵을 기념하여
음악 프로그래임인 ‘뮤직뱅크’를 브라질 히우(Rio)에서 개최하여 브라질에
K-pop열풍을 몰고 왔다. 브라질 공연에는 팬층이 두터운 샤이니, 인피니
트, 씨엔블루, 엠블랙, B.A.P, 에일리, M.I.B 등이 출연했는데 그 반응이
폭발적이었고 동호회의 회원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이어졌다.34) 같은 해
11월에는 멕시코 시티에서 방송함으로써 K-pop 스타들을 직접 볼 수 있
는 기회를 가졌기 때문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

의 동호회에 가입한 회원들을 걸러내지 못했음.


32) 한국국제교류재단. 󰡔지구촌 한류현황󰡕. 서울, 국제교류재단, 2014, 11쪽.
33) 중남미에서 가장 인기있는 “SHINee WORLD III”의 월드투어가 014년에 멕시코, 칠레,
아르헨티나로 이어지는 콘서트를 개최하였음.
34) “월드컵 특집 KBS '뮤직뱅크' 브라질 공연 성황” http://www.yonhapnews.co.kr/
international/2014/06/08/0619000000AKR20140608070400094.HTML,
201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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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 한국민족문화 58

다. 공연에는 멕시코에서 인기있는 비스트, 인피니트, EXO-K, 걸스데이,


B.A.P, 에일리, 방탄소년단이 출연했고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35)
물론 중남미 한류 열풍은 한국의 잘 만들어진 방송콘텐츠, 정보기술의
발달 그리고 한국기업들의 중남미 진출이라고 하는 변화들이 계기가 되었
음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한국에서 발전하고 있는 연예기획 사업
이 미친 영향도 크다. 중남미 한류는 이와 같은 다층적으로 접근해야 한류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2) 중남미 한류드라마와 K-pop


중남미 한류는 K-culture 중에서도 드라마와 K-pop이다. 초기에는
K-drama가 중남미 한류를 주도했다.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중남미 방
송 시장에 진출하면서 중남미 텔레노벨라와 다른 서사구조와 내용에서 좋
은 반응을 보였다. 다음으로는 정보통신 환경이 개선되면서 젊은 층들이
인터넷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K-pop이 뒤를 이어 특정한 국가를 범위를
뛰어 넘어 확대되었다. K-drama와 K-pop을 통해 중남미인들이 한류를
이해하고 접근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중남미 재외동포들의 정체성에 영향
을 미치는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 의심의 여지없이 중남미 진출 한류의
선구적인 역할을 한 것은 K-drama이다.
중남미인들에게 K-drama는 대체적으로 콘텐츠 우수성 요인, 문화적
호기심 요인과 휴식힐링 요인이 시청동기인 것으로 나타났다.36) 멕시코를
시작으로 K-drama가 확산되었지만 드라마가 방송을 타는 것은 주로 안
데스 지역에 많이 분포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남미인들이 한류를 선
호하는 원인을 문화적인 측면과 사회경제적인 측면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중남미인들이 가족중심적인 문화를 지니고 있는데,
한류드라마의 대부분이 가족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35) “KBS '뮤직뱅크 in 멕시코' 1만여명 K팝팬 '함성'”, http://www.yonhapnews.co.kr/


international/2014/10/31/0601230000AKR20141031103700087.HTML, 2016.01.14.)
36) 이광철·심상민·문효진, 앞의 논문,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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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 27

다음으로는 보수적인 정신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이 유교사상을 바


탕으로 보수적이라면 중남미인들은 가톨릭을 믿으면서 보수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유사한 경제발전 경험을 들 수 있
다. 중남미도 한국과 같은 경제발전 단계와 수준을 보이기 때문에 사회 소
비패턴과 욕구가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다음으로는 첨단 산업과 시너지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한국의 이미지는 최담 산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
고, 한류가 기술적인 지원 하에 제공되기 때문에 정보통신에 대한 접근의
용이성이 중남미 한류를 키우고 있다.37)

<표 6> 중남미 K-drama 방영 현황

국가 드라마 제목 비고
이브의 모든 것(2002), 별은 내 가슴에(2002), 대장금
(2009),나는 달린다(2006), 겨울연가(2005,2006), 네 자
멕시코
매(2006), 꽃보다 남자, 아가씨를 부탁해(2010,2013), 내
이름 김삼순(2008), 천국의 계단(2005)

대장금(2009), 천국의 계단(2005), 가을동화(2009),


온두라스 아가씨를 부탁해(2012), 내조의 여왕(2012), 드림하이
(2013), 시크릿 가든(2013)

천국의 계단(2005), 대장금(2009-2010), 시크릿 가든


콜롬비아 (2012), 천일의 약속(2011), 아가씨를 부탁해(2013),
드림하이(2013)

천국의 계단(2005), 최고의 사랑(2013), 파스타(2013),


칠레
드림하이(2012), 시크릿 가든(2012)

대장금(2008-2009/2009-2010), 천국의 계단(2006),


커피프린스(2013), 이브의 모든 것(2002), 별은 내 가슴
에(2002), 내조의 여왕(2010), 궁(2009), 불새, 신데렐
페루 라맨, 역전의 여왕, 욕망의 불꽂, 최고의 사랑, 해를 품
은 달, 파스타, 가을동화(2007), 겨울연가(2007), 아가
피프린스씨를 부탁해(2011), 드림하이(2012), 꽃보다 남
자, 매니, 풀하우스, 시크릿가든(2013)

37) 이용선·황형태·김승기, 앞의 논문, 378~379쪽.

- 101 -
28 / 한국민족문화 58

대장금(2009), 궁(2012), 내 이름은 김삼순, 꽃보다


남자, 불새, 커피 프린스, 별은 내 가슴에, 파스타, 신
파나마 데렐라맨, 최고의 사랑, 가을동화(2006,2007), 겨울
연가(2007,2008), 아가씨를 부탁해(2011), 드림하이
(2012), 시크릿 가든(2013), 천국의 계단(2005)
대장금(200), 불새, 내조의 여왕(2010), 내 이름은 김
삼순, 궁, 커피 프린스, 이브의 모든 것, 별은 내 가슴
푸에르토리코 에, 다모, 역전의 여왕, 신데렐라맨, 최고의 사랑, 해
를 품은 달, 파스타 , 시크릿 가든(2012), 겨울연가,
공주의 남자(2013)
대장금(2009), 다모, 내 남자의 여자, 천국의 계단
(2009), 불새, 궁, 내조의 여왕(2010), 내 이름은 김삼
순, 커피 프린스, 이브의 모든 것, 커피 프린스, 불새, 역
에콰도르
전의 여왕, 신데렐라맨, 최고의 사랑, 욕망의 불꽃, 해를
품은 달, 가을동화(2006), 겨울연가(2006), 아가씨를 부
탁해(2011), 드림하이(2012), 시크릿가든(2012), 매니
대장금(2010-2011), 천국의 계단, 커피 프린스, 대장
볼리비아
금, 내 이름은 김삼순, 시크릿가든(2012)
대장금(2009-2010), 천국의 계단, 커피프린스, 가을동
베네수엘라 화(2006), 겨울연가(2006), 다모, 이브의 모든 것, 별은
내 가슴에, 매니, 내조의 여왕(2013), 시크릿 가든(2013)
대장금(2009), 커피 프린스(2012), 별은 내 가슴에,
파라과이 궁, 가을동화(2006), 겨울연가(2006), 아가씨를 부탁
해(2012)
내조의 여왕(2012), 아가씨를 부탁해(2012), 시크릿
쿠바
가든(2013), 드림하이(2013)
대장금(2009), 천국의 계단, 내조의 여왕(2012), 겨울연
코스타리카 가(2006), 공주의 남자(2014), 가을동화(2006), 아가씨를
부탁해(2013), 드림하이(2013), 시크릿 가든(2013)
대장금(2009-2010), 가을동화(2007), 겨울연가(2007),
과테말라 아가씨를 부탁해(2012), 내조의 여왕(2013), 시크릿 가
든(2014)
대장금(2009-2010), 가을동화(2006), 겨울연가(2006),
엘살바도르 아가씨를 부탁해(2012), 내조의 여왕(2012,2014), 드림
하이(2013), 시크릿 가든(2014)

- 102 -
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 29

우루과이 천국의 계단, 시크릿 가든(2013)


가을동화(2006), 겨울연가(2006), 아가씨를 부탁해
도미니카
(2012), 드림하이(2013), 시크릿가든(2013)

대장금(2010), 아가씨를 부탁해(2012), 내조의 여왕


니카라과
(2013), 드림하이(2013), 시크릿 가든(2013)

아르헨티나 시크릿 가든(2015)


브라질 해피엔딩(2015), 아이리스(2015)

출처: 한국문화콘텐츠 멕시코 현지 동향, 2010. p.4,;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드라마


해외방영정보(2012~2014)”, Kocca, 「미국 콘텐츠 산업동향: 한국 드라마의 중
남미시장 진출 현황과 전망」2013, 21호, 신문기사 내용으로 재구성.

이런 특성들은 K-drama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배경이다. 위의 <표


6>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여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방송편수를 보면 페루, 파나마와 에콰도르가 한국 드
라마를 많이 방영하고 있다. 페루의 경우, 40대-70대 주부들은 70% 이상
이 한국 드라마를 본적이 있다고 한다. 한국드라마가 좋은 가장 큰 이유는
주제와 이야기 구조라고 평가한다. 난관을 극복하고 어려운 상황에서고
자신의 삶을 지켜나가 결국 성공을 맛보는 이야기 구조를 아주 좋아하고,
가족 중심의 이야기 그리고 감동이 있는 이야기를 선호했다. 다음으로는
인간적이고 도덕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을 인상 깊게 본다. 마지막으
로는 육체적인 접촉의 방법과 횟수를 꼽는다. 남미 텔레노벨라는 육체적
인 접촉이 선행하는 방식인데, 여기서 식상하고 있는 것이다.38) 이를 보
면 한국문화의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드라마가 다른 문화권에서도 성
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K-pop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직접적인 방문을
통해 공연을 할 경우에 한류 팬이 확산되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K-pop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중남

38) 문성경, 「페루를 중심으로 분석한 남미의 한류」, 2010, (mn.kobiz.or.kr, 201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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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다른 지역과 달리 한류 드라마가 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이유는 남미 지역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국가이고, 자체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에 새로운 방송환경에 적응하는데 어려움
이 없기 때문이다. 드라마와는 달리 케이팝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브라질 팬들은 케이팝의 매력으로 '멋진 춤', '훌륭한 뮤직 비디오', '다양
한 볼거리'를 뽑았다. 또한 케이팝 아이돌 '빅5'로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엠블랙, 빅뱅을 꼽았다. '케이팝을 좋아하는 이유'를 묻는 설문에
브라질 응답자의 33%가 '멋진 춤'이라고 답했다. 두 번째로 24%가 '훌륭한
뮤직비디오', 세 번째로 17%가 '라이브 공연의 다양한 볼 거리'라고 답했
다. 이른바 '칼군무'라고 알려진 한국 아이돌 특유의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화려한 퍼포먼스에 브라질 팬들이 열광하는 것이다.39) 이런 경향을 정리
하면 잘 만들어진 영상 콘텐츠와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다. 이 내용들은
대체적으로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중남미 한류가 10대-20대들이
즐기는 문화임을 반증한다.
그렇다면, 중남미 한류인 K-drama와 K-pop에 대해 중남미 재외동포
들은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남미 재외동포들도
지역적으로는 크게 두 개 그룹으로 구분해야 한다. 지역적 구분에는 언
어·문화적인 특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스페어권과 포르투갈어권으로
나눌 수 있다. 스페인어권에서는 대체적으로 K-dradma가 빠르게 확산되
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나,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에는 K-drama
의 영향력이 미미하다. 스페인어권의 경우에는 개별국가들이 드라마를 제
작하는 규모가 적기 때문에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특성이 있어
서 외부 프로그램에 대해 상대적으로 호의적인 시장을 지니고 있다. 반면
브라질의 경우는 자체 제작 드라마의 규모가 매우 크고 동시에 외국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적인 부분에서 그 규모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스페인어권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요인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할 수

39) 정길화, 「브라질 케이팝 수용에 관한 연구」, 󰡔이베로아메리카󰡕 17-1, 부산외대 중남미지
역원, 2015, 93~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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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 31

있는 환경이 있는 반면 브라질은 상대적으로 그 기회가 적다고 할 수 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drama 시청하는 연령대와 계층은 가정주부들
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은 일치한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연구들은 중남
미 한류는 세대별로는 젊은 마니아층들이고, 경제적인 수준은 비교적 중
산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류 중에서도 K-pop을 가장 좋아한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 결론

한류는 세계적인 문화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 한국 문화 콘텐츠가


인정을 받고 있다. 지금처럼 한류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필요
하겠지만, 현지 문화와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자생력을 지녀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 주도나 관리가 자칫 한류가 충돌해 혐한류로 돌아올 개연
성이 매우 높다. 초기 한류가 자발성에 기초한 것처럼 성숙한 단계로의 발
전에도 자발성에 기초한 창의성이 작용해야 한다. 현지 문화와의 창의적
인 관계는 이미 현지에 적응해서 삶을 구현하고 있는 교민들과의 관계나
방식들로부터 배워야 하는 것들이 있다. 반면 기성세대인 교민들이 수용
하기 어려운 한류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마치 세대간의 갈등이 존재
하는 것과 같은 양상으로 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다.
중남미 한인들은 멕시코 에네켄 농장 이민을 시작으로 100년이 넘는 이
민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은 50년의 짧은 역사를 지니
고 있다. 50년을 짧다고 평가하는 것은 중남미 대륙이 이민 대륙이고 그
이민의 역사가 500년이 되었기 때문이다. 50년 동안 이민 1세대들은 일선
에서 점점 물러나고 있고 그 자리를 이민 2세들이 메우고 있다. 이민 2세
들은 한국 문화 속에서 성장했지만 현지 문화가 더 익숙한 동포들이다. 이
들에게 한류는 한국문화이면서 동시에 제3의 문화이기도 하다. 때문에 수
용과정에서 많은 마찰을 가질 수 있다. 대체적으로 중남미 한인들이 단체
를 중심으로 집단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그 속에 이민 2세들이 깊게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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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어 있다고 하기 어렵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민 2.3세들은 아직


학교에 있고 학교를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측면
들이 있다. 한글학교와 한국학교가 있는 지역이 오히려 한류의 확산정도
가 낮다는 점을 한번 깊이 성찰해야 할 부분이다.
중남미 한류는 드라마와 케이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드라마를
시청하는 세대가 부모세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전
통문화와 관습에 대한 이해를 더욱 강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중남미 이민
1세과 2세간의 세대갈등이나 한국문화와 현지문화와의 충돌로 교포 사회
문제로 발생하고 있고, 또한 동일한 한인타운에서 생활하지만 공동적인
문화소비 대상이 부족했다. 한류 드라마가 현지 공영방송이나 케이블로
방송되면서 세대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드라마
시청자들이 대부분이 40대-70대 주부층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자
녀와의 소통에 활용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그 동안 한글과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한글학교와 한국학교와 같은 직접적인 수단
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한류가 확산되면서 방송을 통해 한국 문화를 수용
하고 발전시킬 수 있게 된 것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민1세
와 2세간의 가장 큰 대화 단절은 한국문화와 현지문화의 충돌이었는데, 한
국문화가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고 현지문화와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가
를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많은 교포자녀들이 부모세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K-pop은 중남미의 젊은 층이 즐기는 문화로 10대부터 30대까지의 연
령층에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 기존 조사에서 약140만명이 있는
조것으로 나타났지만, 중남미 전체 인구를 고려한다면 극히 일부로 제한
되어 있다. 그렇지만 젊은 층에서 즐기는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분명
하고 점차 그 범위를 확대해가고 있다. 케이팝이 중남미 청소년들에게 매
력적인 이유는 역시 콘텐츠와 퍼포먼스였다. 중남미 이민 2세들이 주로 포
함되어 있는 연령층과 일치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교포자녀들의 정체성 형
성과 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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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재외동포 사회와 한류 / 33

중남미는 거리상으로 한국과 가장 먼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교민들


이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 한국적인 것에 목말라 있었다.
그런 점에서 중남미 한류는 중남미 교민들에게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
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부모가 가지고 있는 한국문
화와 정서를 강요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고, 현지인들과 소
통할 수 있는 매개체가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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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 한국민족문화 58

<Abstract>

Overseas Koreans and Hallyu in Latin America

Kim, Young-Chul

This article is about overseas koreans and Hallyu in Latin America. Hallyu
is "Korean wave," or "Korean fever," it refers to the sudden increase in
popularity of South Korean culture around the world since the late 1990s. I
will analyze relations korean community and educations with Hallyu. Hallyu
research has developed a perspective on the latin american hallyu as the
broadcast content markets. This study analyzed whether hallyu could have
impact on the overseas koreans without an economic point of view.
Hallyu can have a positive impact on the process of forming an identity of
overseas koreans, as well as be able to form cultural pride. It can provide an
opportunity to bridge the generational conflict of the first and the second
generation in Latin America through K-drama and K-pop. Hallyu have
improved the image of Korea and could be an opportunity to expand it in Latin
America.

* Key Words: Latin America, Hallyu, Overseas Koreans, K-drama, K-pop

ㆍ논문투고일: 2016년 1월 8일 ㆍ심사완료일: 2016년 2월 11일 ㆍ게재결정일: 2016년 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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