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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국, 최효정, 준하, 유빈 2020년 9,10월 1

“오른쪽 것은 야긴이라 부르고 왼쪽 것은 보아스라 불렀더라, (대하 3:17)”

언젠가 함께 나누었던 말씀인데, 야긴은 “하나님이 세우신다”, 보아스는 “하나님의 힘으로”라는 뜻입니다.
성전 앞의 두 기둥을 지나던 예배자들은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이 뜻을 마음에 새겼을 것입니다.

들에 핀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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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달여간 매일 300 명 가량의 확진자가 나오더니 급기야 이제는 400 명을 넘어서기에
이르렀습니다. 유럽은 이제 2 차 팬데믹이 시작돼 현재 절반 가량의 나라에 통행제한조치가
시작됐습니다. 이제 이곳 알바니아도 조만간 다시 일상의 삶이 제한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좌판을 벌여놓고 푸성귀와 과일을 파는 아주머니들, 그리고 작은


상점에 진열된 물건과 낯익은 주인들. 이곳에서 7 년 가량 보아온 풍경이고 알게 된 사람들입니다.
저희야 마스크를 쓰고, 손세정제도 사용하며 나름대로 신경을 쓰지만 하루종일 시장에서 일을 하는
이분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하지 않고 아마 시장에 있는 동안은 손을 씻을 기회도 없을 것입니다. 지난
여름에 알바니아 gmp 에서 자체 제작한 마스크를 전도용지와 함께 포장지에 곱게 넣어 현지인들에게
나눠드렸습니다. 대부분 반가워하며 받았지만, 어떤 단골 할아버지는 굳이 거절하시며 안받으셨습니다.
신기한 것은 9 개월이 지나가는데 시장에 계신 분들을 항상 그 자리에서 다시 뵐 수 있습니다. 마스크를
굳이 거절하시던 할아버지 한분이 최근 일주일새 보이지 않아 약간 걱정이 되는데 그 외에는 모두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납니다. 야채 등을 담을때 손가락에 연신 침을 발라가며 비닐에 넣어주실 때는
정말 ‘악’소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분들 모두 아직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는게 너무
신기합니다. 일상의 삶을 살아가려는 그 간절함에 대비되는 나약한 선교사의 모습이 참 부끄럽습니다.
참새 한 마리도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 주님의 따뜻한 손길을 오늘도 시장을 거닐며
경험합니다.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깻잎

여태껏 무언가를 제대로 키워본 적이 없습니다. 간혹 꽃나무나 화초를 기를때 곧 말라죽는


것들을 몇차례 경험하면서 저희들의 무정함과 나태함을 새삼 깨닫곤 했습니다. 그런데 올 봄에 시장에
놓여진 꽃들이 눈에 들어와서 예쁜 작은 꽃들을 사왔습니다. 마침 어느 선교사님이 계란껍질에 깻잎
어린 싹을 두개 주셔서 깻잎도 키우게 됐습니다. 코로나로 부쩍 여유가 생겨 때마다 물을 주었고,
꽃들이 커갈 때는 인터넷을 찾아보며 분갈이도 해주었습니다. 자라는 꽃들도 경이로웠지만 저희들에게
실용적으로 감사했던 것은 깻잎이었습니다. 삼겹살을 먹을 때마다 매우 유용하게 몇차례 뜯어먹으며
향긋한 깻잎 냄새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름이 지나 변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깻잎 맨 위로
무언가가 길쭉하게 나기 시작했습니다. 알고 보니 깻잎이 씨를 만들 준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그 이후로는 잎을 뜯으면 다시 잎이 나고 자라나고를 수차례 반복하던 깻잎이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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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지 않습니다. 성장 모드가 아니라 씨앗을 준비하는 모드로 바뀐 것입니다. 그리고 한달 넘게 씨를


키우는 데에만 온 에너지를 집중한 깻잎은 며칠 전부터 노랗게 변했습니다. 이제 자신의 생명을
마감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도회지, 콘크리트 벽에서만 자란 저희들에겐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생명의 신비가 울림을 주었고 저희도 그렇게 영원한 생명을 낳는 자들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희망이란 단어 2

얼마전부터 3분짜리 알바니아 설교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기독교 유투브 방송채널을 통해 매일


아침마다 듣는 이 설교들은 제 알바니아어 듣기 실력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달이 지나보니
대략 20여명의 설교자들이 설교하는 주제가 거의 80% 이상 소망에 관한 설교였습니다. 다른 주제에
대해 설교한 내용이 거의 기억나질 않습니다. 한번은 하나님의 영광이란 주제에 대해 설교를 하시는
분이 계셔서 귀가 번쩍 뜨인 적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모국어 화자들이 전하려는 내용을 아마도 정확히
파악을 못했겠지만 매번 본문은 달라도 비슷한 설교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인구 3백만인 나라에 하루 확진자가 400명을 넘는 상황이 이들에게 정말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온 세상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빈곤한 계층의 사람들에게는 더욱 큰 고통인것 같습니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나오는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수많은 설교자들을 통해
소망에 대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에 대해 말씀하시고 계신듯 합니다. 그나마도 이 설교 시리즈의
조회수는 200회가 채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에 반해 알바니아 이슬람 유투브 방송의
조회수들은 대부분 1,000회 이상 수천회에 다다르기까지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목이 마르니 앞뒤를
가리지 않고 바닷물을 마구 들이키고 있는것 같아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기도제목

1. 2 차 팬데믹을 경험하고 있는 알바니아를 지켜주시고 보호하시는 하나님께 감사

2. 온 가족이 주님 은혜로 새롭게 준비되도록, 성령으로 충만하도록

3. 지혜롭게 현지인들과 계속 교제를 하며 마음이 가난해진 이들에게 생명을 전하도록

4. 귀가 계속 열려 더 잘 알아듣고, 이에 합당한 말씀이 입에서 흘러가도록

5. 준하, 유빈이가 선생님, 선후배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믿음이 자라고 성숙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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