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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리곤에 복음이 편만하기 까지

안녕하세요? 안팎으로 어려운 가운데 모두들 평안하신지요? 한 해가 바뀌고 첫 기도편지를 드립니다. 새해 초


까지만 해도 코로나가 금방 극복되고 일상으로 돌아갈 것만 같았는데 변이 바이러스다, 백신 물량이 부족하다 등
의 뉴스가 나오면서 지금의 상황이 언제까지 갈 지 알 수가 없네요. 우리의 지난 4개월도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의 소식을 전합니다.

그 동안의 일들
코로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알바니아의 코로나 상황은 계속 악
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일 보고된 새로운 최고 수치가 1,130명입니다. 알바
니아의 열악한 의료상황에서 제가 선교사지만 의료인으로서 알바니아에 계신
한국분들을 1차로 진료하며 돕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알바니아의 피에르라
는 도시에 있는 한국 공장에서 현지인들로 부터 집단감염이 생겼고, 관리자들
로 있는 한국분들도 함께 감염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중 호흡이 힘들 정도
로 위급한 분들이 생겨 연락을 받았습니다. 한국인 환자라 하더라도 감염병 환
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은 국립병원 뿐이라 그리로 안내해 드렸는
데, 두 명 모두 산소 치료가 필요 없다는 판정으로 제대로 된 케어를 못 받고 집
으로 돌려 보내졌습니다. 그러나 환자들은 여전히 심한 호흡곤란을 호소했습니
다. 그래서 제가 내려가 확인한 결과 국립병원의 판단과는 다르게 두 분 모두
산소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환자들의 상태가 불안정하여 언제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상황으로 악화될 지 알 수 없어 의사의 진료가 꼭 필요했
습니다. 하는 수 없이 제가 피에르로 내려가 머물며, 방호복을 착용하고 환자들
의 숙소를 돌며 진료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감염 가능성은 둘째 치고 두 명
의 진행상황이 걱정되는 데다가 그 사이 추가 환자가 계속 발생해서 진료해야
할 사람이 6명 까지 늘어 났습니다. 감염병 앞에서 일개 의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주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기간 아내와 동
료들도 모두 함께 중보해 주신 덕분에 위독했던 두 분을 포함해 환자들이 모두
호전되었고 검사결과도 음성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비롯해서 4개월
간 크고 작은 코로나 환자들을 진료해야 했지만 다행히 사망이나 심각한 후유
증을 남긴 분 없이 모두 회복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알바니아에 감염자들
이 계속 늘어 가는 가운데 코로나가 끝날때 까지 긴장하며 기도의 끈을 놓을 수
가 없는 상황입니다. 알바니아 피에르 공장과 한인동포들을 진료한 일을 한국
대사관에서 알고 저를 외교부 장관 표창 후보로 추천한다고 연락이 왔었는데,
이 기도편지를 쓰기 며칠 전 표창장이 도착했네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코로
나로 고생하는 가운데 당연히 할 일로 표창을 받아서 어찌할 까 싶었지만 동역
자들께 알리는 것이 도리인 듯하여 알려드립니다.

그 속에서 교회 사역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


지만 최대한 방역수칙을 지키며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교회 모임을 인터넷으
로 진행하고 한달에 한 번만 오프라인 예배를
드리기로 계획을 했습니다. 지난 2월 7일 예배
까지 모두 4번의 오프라인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교회에 새로운 신자들이 와서
새신자 성경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성경공부가
오프라인이다 보니 코로나의 영향을 받아 모임
이 계획대로 진행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
만 새신자들이 열린 마음으로 공부에 참석하려
하고 있어 감사합니다.

샬롬클리닉도 여전히 부정기적으로 진료를 하


고 있습니다. 서로의 안전을 위해 지혜가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 선교회 알바니아 지부 선교사들은 수개월 동안 온라인으로 일주일에 한 번


학습을 겸한 모임을 가졌습니다. 또 지난 연말에 예수제자운동 유럽지부에서 수련
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여 윤태호 목사님의 주제강의로 은혜받고, 우리도 시작설
교와 선택 강의를 맡아 섬겼습니다. 인터넷 수련회라는 장점을 살려 10개국 이상
의 젊은이들이 참석하였습니다. 말씀과 공동체에 목마
른 사람들에게 새롭고도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처
럼 코로나로 인해 많은 모임을 온라인으로 가져서 이제
인터넷 미팅이 일상이 돼 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주님
은 여전히 제한받지 않고 일하심을 경험합니다.

알바니아 북부를 개척하려는 기도와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한 상황에 있습니다. 그
런데 쿠커스에서 가까운 하스라는 도시에 계신 독일 선
교사팀에서 미래를 위해 의논을 하자는 제안을 해 왔습
니다. 지난 주가 원래 모임 약속이었는데 그 분들도 코
로나에 감염되어 모임이 수 주 정도 미뤄지게 되었습니
다. 들리는 소문에는 그 선교사팀이 하스에서 철수한다
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함께 동역할 선교사 수가 줄어드
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가 그 분들의 뒤를 이
어 그 지역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지 나중에 만나서
의논할 때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기를 구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발리 아주머니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발렌티나 아주


머니는 이전에 우리가 사역하던 샬롬 교회에 나오시던 분입니다. 우리를 만나
면 집에 와서 차를 마시고 가라고 청하시던 친절한 분이십니다. 우리는 알바니
아의 어머니처럼 생각하며 이따금 씩 차도 마시곤 했습니다. 아주머니는 집안
의 여러 어려움으로 교회에 나오시게 된 후 늘 기도하시며 특히 성경을 쉬지 않
고 읽으셨습니다. 아주머니의 닳고닳은 성경을 보면 말 못할 감동이 오곤 했습
니다. 그런데 발리 아주머니가 최근 중풍이 오셔서 아들 집에 가 계신다는 소식
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중풍이 다시 와서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집
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정신이 혼미하던 아주머니는 우리가 방에 들어서자
금방 정신을 차리고 우리와 눈을 맞추셨습니다. 힘들게 숨을 몰아쉬느라 이야
기를 하시기는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저는 말씀을 읽고 손을 얹어 기도했습니
다. 아주머니가 제 손을 꼭 잡으셨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이야기를 하는데 숨쉬
기도 어려운 분이 “팔리문데릿 슘”(너무 고마워요)를 반복해서 이야기 하셨습
니다. 아주머니는 그날 돌아가실 수도 있는 상태셨는데 본인도 그것을 알고 계
신 듯 했습니다. 그러나 자기의 온 힘을 다 짜내서라도 이 말을 하고 싶으신 듯
숨을 몰아쉬며 고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주머니를 뒤로하고 방을 나오는데
아주머지는 힘겹게 손을 들어 흔들며 저희를 바라보셨습니다. 마치 먼저 주님
곁에 가 있겠노라고, 나중에 일 마치면 오라고 이야기하시는 듯. 평소에 일 마
치면 집에 차마시러 오라고 하시듯 우리를 보시는 눈빛이 너무나 평안하고 감
사로 가득해 보였습니다. ‘네. 아주머니. 주님 곁에 먼저 가 계세요.’ 발리 아주
머니와 우리 사이에 죽음은 아무 힘도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이
기셨기 때문입니다. 그 예수님을 전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아주머니가 그립네요. 그 다정한 눈빛을 다시 보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일들
교회와 클리닉은 현재와 같이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3월에 동료이신 박미경 선교사님께서 오시면 가나안교회
사역을 맡기고, 우리 부부는 북쪽의 거처를 찾는 일을 더 본격적으로 하려고 생각합니다. 앞에 말씀드린 하스의 독
일 선교사들과의 대화가 또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북부에 거처를 정하면 우리는 일주일을 나누어 몇 일
은 티라나에, 몇 일은 북쪽에 거하며 사역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먼저는 코소보와 쿠커스에 계신 선교사님들과 동
역하며 사역하려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이 어려운 코로나를 끝낼 백신이 보급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기도제목
1.가족의 영육강건 위해. 말씀과 성령안에서 빛과 소금의 삶을 살도록.

2.우리가 삶의 본이 되어 양육하는 가나안 교회 지체들이 예수님의 참 제자가 되도록.

3.환지 진료시 코로나로 부터 지켜주시고, 코로나 백신이 공급되서 전염병이 종식되기를.

4.알바니아 북부 개척을 위한 거처와 하스의 독일 선교사들과의 대화를 인도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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