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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男子 / 3 부

Boys over Flowers

-1-

#1. 잔디집, 전경/아침

#2. 화장실 /아침

부스스한 머리로 허둥지둥 칫솔을 찾아 치약을 듬뿍 짜내다가 문득 거울속 자신을

보는

#3. 회상, 리조트 수영장 일각/ 밤

2 부 엔딩의 잔디, 준표를 눕혀놓고 호흡을 살피고 있다.

따귀를 탁탁 때리며 소리치는

잔디 정신 차려! 야 구준표! 정신 차리란 말야!!

가슴에 귀 대보지만 소리 안들리는. 가슴을 주먹으로 쿵쿵 때리는 잔디.

잔디 숨 쉬어! 숨 좀 쉬라구우-!

손으로 준표의 코를 막고 숨을 크게 들이쉬는 잔디, 준표를 내려다본다.

두 눈을 질끔 감고 입술에 숨을 불어넣는 순간

눈 꿈뻑이며 잔디 쳐다보는 준표.

잔디, 준표가 눈뜬줄 모른 채 눈 감고 인공호흡 하는 중인데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어 눈 떠보면 준표의 입술이 덮쳐오고있다.

놀라서 떨어지려는 순간, 준표의 손이 잔디의 등을 감싸누른 채 뽀뽀를 계속하려하

는 황당한.

화난 잔디, 눈 부릅뜬 채 준표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한다.

준표 아!

잔디 (일어나 입술을 마구 문지르며) 저질. 넌 진짜 구제불능이야.

잔디, 입 가린 채 달려가는
준표, 아랑곳 않고 웃으며 천천히 일어나면, 주위 아이들 휘파람불고 환호한다.

준표 언제 사경을 헤맸나싶게 넉살좋은 미소로 화답 중.

지켜보던 이정, 우빈 어이없어 웃고 만다.

지후만이 무표정하게 잔디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면서.

#4. 화장실/ 아침

잔디, 다시 한 번 분에 못 이겨 치를 떠는. 칫솔을 잡은 손에 힘 들어가며 잇몸이

부서져라 이를 닦는다. 치약과 거품이 얼굴을 뒤덮어도 멈추지 않는 손길. 마침내

-2-

잔디 (비명) 이 사기꾼 같은 놈아-!

#5. 준표저택, 거실 / 아침

준표 에취-!

가운 입은 채 신문 보는 준표, 갑자기 커다란 재채기를 하자 옆에서 티를 따르던

메이드 깜짝 놀라 티를 받침에 쏟는다.

메이드의 실수에 얼어붙은 사람들, 준표의 눈치를 보는 순간

준표,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입술을 계속 만지작거리며 실실거리고 있을 뿐

메이드 죄!..죄송합니다, 도련님. 다시 준비하겠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준표 뭘? (그제사 보는)

집사 감기라도 걸리신건 아닙니까? 닥터 김, 호출할까요?

준표 감기는 무슨- 컨디션 짱인데. 차 준비해. 빨리 학교가야지

집사 이렇게 일찍 말씀이십니까?

준표 학생이 학교 가는데 일찍이 어딨어. 일찍 일어나는 벌레가 빨리

죽는다는 속담두 몰라?

집사 ! (민망한 쓴웃음)...(나직이)메이드는 바로 해고하겠습니다.

준표 아니 왜?
집사 예?

준표 이집사 사람이 너무 까칠한거 아니야? 살살해요 살살-

집사/메이드들 ?!

준표 (기지개 켜며) 이야- 날씨 조-타! (걸어 나가는데)

E 쿠르르르- 콰콰광 쾅-!!

갑자기 하늘 어두워지며 천둥친다.

어리둥절한 고용인들 무엇에 홀린 듯 준표를 바라보지만, 준표 아랑곳 않고 혼자

실실 웃으며 콧노래까지 부르며 사라지는.

#6. 학교 복도 / 낮

잔디, 아이들이 자신을 쳐다보며 수군거리는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사물함을 연다.

문 열자마자 띵-! 무언가 튀어나와 잔디의 입술에 닿는다.

놀란 잔디, 반사적으로 사물함 문 닫고, 입술을 가리고 뒤로 물러선다.

천천히 다시 다가가서 문 열어보면, 다시 튀어나오는 스프링 인형.

대형 스프링에 매달린 인형은 준표를 똑 닮은 뽀글머리 얼굴이다.

눈에서 불꽃 튀기는 잔디, 뽀글머리 인형을 주먹으로 사정없이 잡아당긴 후 사물함

-3-

문을 세게 닫아버린다. 목이 끼어 대롱대롱 처참한 몰골이 되어버린 준표 인형만

남겨놓은 채 사라져버리는 잔디.

뒤로 나타난 진선미. 선자, 휴대폰으로 동영상 촬영 중이다.

잔디 뒷모습과 사물함 모습 찍으며 기자처럼 리포팅하는 진희를 찍고 있는.

진희 이상, 개념 상실한 서민 금잔디가 우리 준표님의 용안을 묵사발로 만든

끔찍한 범죄 현장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미숙, 덜렁거리는 준표 인형 달려들어 안쓰러워 어쩔 줄 모르는데서.

#7. 수영장, 락커룸 / 낮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락커문 탁 닫던 잔디, 갑자기 얼굴이 확 구겨진다.

보면 잡았던 문에 젤리 스타일의 끈적이 잔뜩 칠해져있는.

끈적끈적 손 엉망 되자 당황스럽고 열 받는

#8. 수영장, 풀 / 낮

씩씩거리며 손바닥을 후후 불며 걸어 나오던 잔디

! 기막히고 황당한 표정이 되는

보면, 수영장 곳곳에 활개치고 돌아다니는 하얀 거위 떼

잔디 (분노 끝까지)야 구준표오-!!

#9. F4 라운지 / 낮

모니터(*대형 tv/ 스크린/휴대폰 중 택)로 지켜보며 킬킬거리는 준표

이정과 우빈 하품을 하며 피곤한 얼굴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이정 새벽부터 끌어내더니 하루 종일 저 상태다.

우빈 뭘 저렇게 열심히 하는 걸 첨 본다 난.

이정 그게 왜 하필이면 불쌍한 전학생 골탕 먹이는 일이냐는 거지.

우빈 거기다, 따지고 보면 생명의 은인 아냐?

이정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말, 이럴 때 쓰는 거 맞지?

준표 원수는! 이게 다 나름 고맙다는 표시지. 아니면 내가 이딴 짓까지

해가면서 그런 하찮은 애한테 눈길이나 주겠냐?

이정 정상적인 사람이면 이런 일 당하면서 고맙다는 생각 같은 거, 안할껄?

준표 시꺼. 지후 자식 없으니까 이젠 니가 대신 태클이냐?

이정 진짜 이 녀석은 왜 또 안보여?

우빈 남해 다녀온 후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완전 우울모드야.

-4-

이정 사랑싸움이구만 또. 아! 민서현... 역시 벅차.


준표 찌질한 놈, 좋으면 그냥 확 잡아버리면 되지 뭐가 그렇게 어려워?

이정과 우빈, 준표를 걱정된다는 듯 바라보면서

#10. 숲, 분수대 /낮

슬픈 바이올린 곡을 연주하던 지후

갑자기 줄이 텅-! 끊어지고

줄 끊어진 바이올린 바라보던 지후, 허탈하고 쓸쓸한 웃음 피식-

갑자기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바이올린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기대 앉아 무릎에 머리를 묻는 지후

무릎을 감싼 손가락 끝에선 피가 나지만, 의식하지 못하고.

바삭-

발자국 소리에 고개 들어보면 눈앞에 서 있는 걱정스런 표정의 잔디.

상대하기 싫다는 듯, 무시하고 다시 얼굴을 묻는데

! 다시 보는 지후

잔디, 지후 앞에 무릎 꿇고 마주 앉은 채 손수건으로 손가락을 싸매주고 있다.

잔디 (단호한) 이것만 하고 갈게요.

지후, 말없이 내버려둔다.

잔디, 묵묵히 손가락 싸매주는

#11. 숲 일각 /낮

휴대용 카메라 액정에 비춰지는 지후와 잔디의 모습

나무 뒤에 숨은 우비 입은(*특별히 럭셔리한) 진선미, 두 사람을 몰래 촬영하고 있

진희 준표 선배도 모라자 지후선배까지? 아주 죽구 싶어 안달이 났구나 니가

선자 어머어머! 저 여우짓 하는 것 좀 봐, 저 정도면 호박씨도

국가대표급이다.
미숙 원래 저런 애들이 물불 안 가리잖아. 이제 어뜩하지 저 기집앨?

#12. 숲, 분수대 /낮 -비

혼자 남은 지후, 여전히 웅크린 채 앉아있는 위로

부슬비가 내리고 있다.

젖은 채로 꼼짝 않고 있던 지후, 서서히 고개를 들어 손가락을 본다. 하얀 손수건.

-5-

비틀거리며 일어서던 지후, ! 멈칫하고 바라보는.

바닥에 팽개쳐두었던 바이올린이 벤치(혹은 조형물)위에 놓여져 있다.

그 위에 조심스레 씌여진 작은 우산

다가가 우산을 들어보는 지후, 낡은 우산 손잡이에 쓰여져 있는

‘금잔디꺼!’ 라는 글씨 C.U.

#13. 몽타쥬- 학교 / 오후 (비 갠 후)

-종소리 울리고, 쏟아져 나오는 학생들. (*몇몇은 접은 우산 들고 나옵시다)

-정문 앞의 명품 자동차들, 운전사 문 열어주며 학생들 태우고 떠나는 행렬

#14. 수영장 / 오후

흥겨운 레게음악 울려 퍼지는 텅 빈 수영장 가운데 튜브보트 떠 있다.

수영복 입은 준표, 실내임에도 선글래스에, 우산 꼽힌 쥬스와 과일바구니까지 갖춰

놓은 채 완전 바캉스 분위기

문 열리는 소리 들리자 그쪽을 보지도 않은 채 소리 버럭 지르는 준표

준표 야! 지금이 몇 신데 이제와! 선수라는 게, 훈련을 이딴 식으로 띄엄띄엄

해서 되겠어? 확- 짤라 버릴까(보다)- ...!

잔디가 아닌 진선미 3 총사, 준표를 바라보고 서 있다.

#15. 락커 / 오후

벤치에 앉은 준표,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 화면을 주시중이다.


인서트> #10, 잔디가 지후를 말리는 장면, 손가락에 손수건 매어주는 모습

#16. 복도 / 오후

준표, 차가운 표정으로 걸어가고 있다.

진선미 3 총사 쫓아가며 쫑알거리는데

선자 둘이 만난 게 벌써 꽤 되는 것 같더라구요.

미숙 지후선배가 괜히 금잔디를 감싼 게 아니에요. 그니까-

진희 친구사이, 여자 땜에 쪼개지는 거 시간문제에요. 이제 아셨죠? 금잔디

그거, 순진한 얼굴로 하는 짓은 완전 꽃뱀이라니까요.

준표 닥쳐!

진선미 ?!

준표 한 마디만 더 하면 그 목 비틀어 버릴 테니까.

-6-

들고 있던 휴대폰 바닥에 내동댕이쳐 부숴버리는 준표

진희 악-! (만지며 울상 되서) 완전 신상인데-!!

#17. 학교 일각 / 오후

가방 맨 채 하교하는 잔디, 걸어 나오다 자꾸만 숲 쪽으로 시선 주는.

정문이 보이는 곳까지 와서 망설이다 결국 숲으로 뛰어가고

#18. 숲, 분수대 / 오후 (저녁)

잔디, 두리번거리며 지후를 찾아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실망스레 한숨 쉬고 돌아서는데

! 눈앞에 서 있는 준표.

준표 기대하던 사람이 아니라서 실망이야?

잔디 !...구준표 니가 왜

준표 왜, 난 오면 안 되냐? 여기, 니 둘이 전세라도 냈어?


잔디 (돌아서는)

준표 어딜가?

잔디 너랑 할 말 없으니까 집에 간다 왜

준표 (잔디의 손목을 잡아채 벽으로 밀어붙이며) 난 있어!

잔디 뭐하는 짓이야

준표 난 할 말 있다구!

잔디 이 손 놓구 말해

준표 감히 니까짓 게! 날, 천하의 F4 를 가지구 놀아?

잔디 누가 누굴 가지고 놀았다는 거야? 이거 놔.

준표 그래도 너 같은 걸 귀엽게 봐줄려고 했던 내가....우스웠냐?

잔디 이거 놔, 구준표.

준표 아는지 모르겠는데, 난 당한 걸 똑같이 돌려주는 사람이 아니야.

잔디 ?

준표 그대로 갚아 주는 건 성에 차질 않거든.

잔디 ! 뭐....뭐하는 거야 너!

차가운 웃음만 흘리면서 다가오는 준표의 얼굴, 반항해보지만 잔디의 손은 꼼짝할

수 없고.

잔디 싫어! 안 돼! 하지(마)-!

-7-

무서운 기세로 다가온 준표의 입술, 잔디의 입술에 닿기 직전. 멈추는

준표 !

잔디의 눈에 눈물 흐르고 있다

절망과 슬픔으로 흐르는 눈물, 준표가 잔디의 잡은 손을 놓자 스르르 주저앉는 잔

디, 화도 내지 않은 채 소리 없이 눈물만 흐르는.
준표 (나직이) 그렇게 싫어?

준표, 휘적휘적 걸어 가버리고.

혼자 남은 잔디의 울음 깊어지면서.

#19. 학교 정문 앞 일각 / 오후

허탈, 자존심 상한 준표 걸어 나오는 중인데

정문 앞 길로 단체 로드웍 지나가는 10 여명의 체대생들 (*등에 ‘서울체대’ 라고 쓰

여진 유니폼) 하나! 둘! 서울체대 아자아자! 등등...시끄럽게 구호외치며 지나가는.

준표, 소리 나는 쪽을 향해 째려보는 눈길에서

#20. F4 라운지 /오후

이정과 우빈, 차 마시고 있다

우빈 (시계 보며)준표 자식, 늦네?

이정 또 어디서 잔디소녀 밟구 있는 거 아냐?

남학생 한명 뛰어 들어와 소리친다.

남학생 큰일 났어요! 구준표 선배가-

이정과 우빈, 뛰어 나간다.

#21. 정문 앞 일각/ 저녁

이정, 우빈 쫓아 나오다 놀라서 보는 ! 맹렬히 뛰어가는데.

준표, 10:1 로 체대생 무리에 둘러싸여 싸우고 있다. 엄청 얻어맞고도 상대에게 끊

임없이 주먹 휘둘러대는.

준표 조용히 하라구 그랬지! 으아아-!!! (달려들며 주먹 날리는 데서)

-8-

#22. 잔디 집, 전경 / 아침

#23. 잔디 방/ 아침

엄마 OFF 금잔디. 너 진짜 학교 안가?


이불 뒤집어쓴 잔디에게 와서 잔소리 하는 엄마

잔디 안가!

엄마 맞구 갈래, 그냥 갈래?

잔디 (이불 벗고 얼굴 디밀며) 맞구 안갈래. 때려.

엄마 너 정말?

잔디 안가! 못가! 차라리 한강에서 얼음 깨고 수영을 하면 했지, 그딴 학교

다신 안가. 나 죽는 꼴 보려면 가라구 그래.

강산 (얼굴 쓱 내밀며) 오늘 놀토 아냐?

잔디/엄마 !(뜨악)

강산 그리고 어떤 아저씨가 누나한테 이거 전해주라는데?

강산, 내민 봉투 열어보면 ‘민서현’ 이라는 서명 되어있는 파티 초대장

엄마 이게 뭐야? 파티?

아빠 우리 잔디가 드디어 사교계에 데뷔하는 거야?

엄마 여보-! (아빠랑 손잡고 감격하다) 아니. 이럴 때가 아니지. 드레스! 여보

드레스-!!

아빠, 갑자기 엄마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보이는데

#24. 몽타쥬- 세탁소 / 낮

세탁소에 맡긴 형형색색 온갖 드레스 총 출동되어 나와 있다.(*밤무대용 드레스, 아

줌마 홈드레스, 한복, 학예회용 아동드레스...등등)

아빠, 강산을 심사위원 처럼 앞에 둔 채.

엄마의 서포트로 정신없이 갈아입으며 나와서 선보이는 잔디의 패션쇼

#25. 세탁소 / 낮

결국 마땅한 것을 찾을 수 없자 포기하고 실의에 빠진 식구들

아빠 미안하다 잔디야. 아빠가 무능력해서 우리 딸 번듯한 드레스 한 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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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해주고.

엄마 동네가 후지니까 드라이 맡긴 옷이라구, 변변한 게 하나 없어요.

아빠 그래도 한복들은 꽤 고급인데. 어떻게 안될까?

엄마 지금 새색시 폐백 드리러 가요? 가든 파리- 라잖아. 파리-

강산 보통 이럴 때 드라마에선 왕자님이 데려가서 옷두 사주고 그러지않나?

식구들 한데 모여 한숨 쉬는데

퀵배달원 퀵입니다 (크고 고급스런 옷상자 들고 들어서는) 민서현씨가 금잔디씨

한테 보내는 건데요?

//

온 식구들 달라붙고. 엄마,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열면

입 딱 벌어지는 잔디네 식구들 얼굴에서

#26. 서현의 집 / 밤

칵테일 드레스와 캐쥬얼 정장 차림의 젊은 남녀들이 모인 파티

이정, 여자들 5-6 명에게 둘러싸여 있다.

여자 1 지난번 전시회 때 왜 안 불렀어?

여자 2 연락한다구 하고 안했더라?

여자 3 어머! 나한테두 그랬잖아

여자 1 오늘은 누구랑 왔어?

여자 2 파트너 없는 거 같던데 나랑 있자, 응?

여자 3 왜 이러셔? 내가 먼저 찜했거든?

이정 (귀찮아 난감해 두리번거리다 누군가 발견하는)

어색한 표정으로 잔디 돌아다니고 있다. 화려하고 돋보이는 차림새

이정 아! 저기 내 파트너 왔네. 자기야-! 왜 이제 왔어?


벙찐 여인들 사이에서 날렵하게 빠져나와 잔디의 팔짱끼고 도망치듯 걷는 이정.

준표, 우빈이 있는 곳으로 데려오는

준표 니가 여긴 웬일이냐?

잔디 (찌릿) 서현언니가 초대해줬거든-

준표 백화점이라두 털었냐?

잔디 (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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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지난번에도 느꼈는데, 금잔디 꾸며놓으면 꽤 이쁘지 않아?

우빈 맞어 맞어. 오늘도 여기서 니가 젤 귀여워.

준표 귀엽긴- 호박이 줄긋는다고 수박 되냐?

이정/우빈 헉! (놀란다)

준표 (왜그래? 느낌으로 보면)

이정과 우빈, 놀라워하며 마주보는

이정 구준표가!

우빈 제대루 말했어!

순간, 정원 어두워지고, 중앙 무대 위로 조명. 서현이 등장한다.

#27. 서현 저택, 정원/ 밤

여신처럼 아름다운 서현을 에스코트해서 나온 지후.

두 사람을 부럽게 바라보고 있는 잔디.

서현, 서 있으면 곧 정원에 불 모두 꺼지고, 메이드들 23 개의 촛불을 밝힌 거대한

생일케잌 가져온다.

지후, 바이올린으로 생일축하 노래 켜면, 손님들 모두 함께 합창해준다.

촛불을 모두 끈 서현. 박수소리에 인사하고.

불 켜지면 서현의 곁에 서 있던 지후의 모습 간데 없다.


잔디, 두리번거리면 멀리 지후 침울한 표정으로 허탈하게 집안으로 걸어들어가는

뒷모습. 신경 쓰이는데 그 때.

서현, 샴페인 잔을 두드려 소리를 내면 박수치던 사람들 조용히 서현을 주목한다.

서현 제 스물 세 번째 생일을 축하해주러 오신 여러분들,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절 키워주신 아빠, 엄마, 그리고 부족한 절 많이 사랑해 준 친구

들 고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과 또 한가지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저답지 않게 거창한 생일파티를 열었습니다.

이정 지후 녀석 어딨어? 약혼발표라도 하는 거 아냐?

잔디 !

서현 전 다음 주에 파리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다신 이곳에 돌아오지 않을 생

각입니다. 모델활동과 주변도 이미 정리했습니다.

우빈 뭐라는 거야 지금?

서현 훌륭하신 부모님 덕분에 노력하지 않아도 누릴 수 있었던 이곳에서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직 저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새롭게 출발

하기 위한 선택입니다. 로펌도 물려받지 않을겁니다. 제가 원하는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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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것들을 나누는 삶이니까요.

사람들 ! (탄식)

서현 이렇게 하지 않고선 주위분들을 납득시키기 어려울 것 같아 소란을 끼

쳐드렸습니다. 여러분, 행복하세요.

이야기를 마친 서현, 집안으로 들어간다.

#28. 동 정원 일각/밤

놀란 사람들 웅성웅성 대는 와중

이정 민서현, 제대루 한 방 먹여주시네.


우빈 지후자식, 알고 있었을까?

준표 이제야 그동안의 우울모드가 설명 되는구만.

이정 멋져....완전 멋지긴 한데, 지후녀석 어뜩하냐.

잔디, 이정과 우빈의 대화를 뒤로 한 채, 지후가 사라진 곳으로 쫓아가는데

#29. 서현저택, 서현의 방 / 밤

창가에 마리오네트 인형 움직이고 있다.

줄 따라 올라가면 지후의 하얀 손. 그 위에 따뜻하게 겹쳐지는 서현의 손길.

서현 아직도 가지고 있었네?

지후 ...

서현 처음 떨어져 지낸 방학 때였지?

지후 (보는) 기억하네?

서현 그 때부터였거든.

지후 ?

서현 니가 날 누나라고 부르지 않게 된 게.

지후 난...너한테 뭐였을까.

서현 우리 지후, 화 많이 났구나?

지후, 거친 손길로 마리오네트를 쓰레기통에 집어던지는. (지후는 앉아있고 서현은

서 있다 다가와서 마주보는 느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후 나두 버려진 느낌이야.

서현 여기서 버릴 수 없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너야.

지후 거짓말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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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 거짓말이라면 니가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게 그렇게 신경 쓰이지도

않았겠지.
지후 무슨 말이야?

서현 니가 그 아이한테 달려갔을 때 나두 모르게 가슴이 쿵- 내려앉더라.

웃기지?

지후 농담 들어줄 기분 아냐.

서현 하지만 한편으론 흐뭇 하달까. 우리 지후가 어느새 진짜 남자가

돼버렸구나-하고

지후 웃기지마! 어차피 니 멋대로 할 거면서.

서현 !

지후 다가가지도 멀어지지도 못하게 풀었다 조였다...장난감일 뿐이었잖아.

서현 잃어버리면 밤새 울겠지.

지후 (서현을 벽에 몰아세우는) 누가 누굴 바라봤다는 거야. 15 년 동안

민서현만 바라본 걸로 부족해? 나두 남자야. 너란 여잘 죽도록 안고

싶어 하는. 남자 맞다구!

서현 (눈앞에 있는 지후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알아... 나도 (지후의 머리를

품에 안고) 미안해 지후야. 정말 미안해.

지후, 고개 들어 서현을 바라보다 입 맞춘다. 키스하는 두 사람모습에서

잔디, 입 틀어막은 채 고개 돌리고 문을 조용히 닫는다.

#30. 방 앞 /밤

잔디, 충격으로 눈 꼭 감은 채 숨도 못 쉬고 괴로워하는 중.

준표 OFF 여기서 기절하면 진짜 쪽 팔릴 텐데.

잔디 ?

준표 니 캐릭에 기절 같은 건 진짜 안 어울리는 거 너두 알지?

잔디 누..누가?! 기절을 한다구 그래!

문 열리며 서현과 지후 나오고, 잔디와 준표를 발견 한다.


서현 잔디씨! 와줬네요. 왔으면 들어오지 않구.

잔디 아-뇨! 전 그냥...고맙단 인사 드릴려구, 지금 막! 지금 막! 오던

참이에요.

서현 파티가 어수선했죠? 우리끼리 조용히 드라이브 가려던 참인데 같이

갈래요?

잔디 네? 아뇨-! 아니에요.

- 13 -

준표 우린 따로 갈 데가 있어.

서현 우리?

준표 응, 이 녀석이랑 나. 우리두 드라이브 가려구.

뚱하니 뒤에만 서 있던 지후, 준표의 말에 잔디를 바라보자.

잔디, 과장되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잔디 네! 드라이브!! 이제 가려구요. 서현언니, 담에 또 봬요.

준표 나중에 보자

잔디를 에스코트해 뒤돌아 걷는 준표.

잔디의 어정쩡한 모습에 준표, 일부러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잔디를 품에 당기며 걷

는다. 인상 구긴 채 어쩔 수 없이 준표 품에 싸여 끌려나오는 잔디

준표 이걸로 빚 갚은 거다.

잔디 무슨 빚?

준표 풀장에서 구해준 거

잔디 건 생명의 은혜거든? 무슨 이딴 허접한 걸루!

준표 그럼 다시 돌아가?

잔디 (팔 잡으며) 아! 알았어. 일단 10% 갚은 걸루 해줄게.

준표 50!
잔디 25!

#31. 거리, 차 안/ 밤

운전 중인 준표 보는 조수석의 잔디.

잔디 (삐죽거리며) F4 가 무슨 치외법권이냐?

준표 뭔소리야?

잔디 대한민국 경찰 그렇게 안 봤는데 진짜 실망이다. 학생이 무면허루

운전해두 내버려둔다 이거지?

준표 대한민국 경찰이 너처럼 허술한 줄 아냐? 우린 외국에서 다 운전하다

들어왔거든?

카페 앞에 차 세우는 준표

준표 (잔디의 차 문 열어주는)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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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영문 모르고 따라 내리는데

#32. 카페 안/ 밤

텅 빈 카페에 들어선 잔디. 화려하고 고급스런 분위기에 어리둥절한...

잔디 우리나라에두 이런 데가 있긴 있구나. 근데 손님이 왜 하나두 없어?

준표 쫓아버렸어.

잔디 뭐?

준표 아침까지 샀다구. 그니까 니 맘대루 해.

잔디 내 맘대루 뭘?

준표 울든지. 소릴 지르든지. 뭐 줘패고 싶은 생각이 있음 밖에 세워둔 덩치

하나 불러다 줘?

잔디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준표 지후랑 서현이 보구 심장마비 일으켰던 거 아녔어?


잔디 !....말두 안 돼. 나 같은 건 첨부터 민서현 같은 사람이랑 게임두

안되는데. 무슨-. 예쁘지도 않지, 머리두 나쁘지, 집도 가난한데다

준표 (가로채며) 몸매두 별루고, 성질도 나빠 너.

잔디 (찌릿) 그래. 이런 시시한 여자애가 어떻게 민서현을 질투해.(의기소침)

자격상실이야 처음부터.

준표 별 볼일 없는 건 맞는데. 시시하진 않아.

잔디 ?

준표 자격 있어, 너.

잔디 뭐?

준표 지후놈이 서현이가 아니라 널 먼저 만났다면... 좋아했을 거야, 분명.

잔디 ...진심이야?

준표 집안도, 외모도, 머리도 죄다 꽝이지만, 이 구준표님이 처음으로 인정한

여자니까. 자격 만땅이야.

잔디 !

준표 (머쓱) 잠깐 화장실 좀-

준표, 사라지자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얼굴에 부채질하는 민망한 잔디

잔디 어후 더워- 어후 땀나. 갑자기 왜 이렇게 목이 타냐..(두리번)

바에 놓인 하얀 물잔을 본 잔디, 냉큼 집어 들어 단숨에 원샷한다.

#33. 카페 화장실/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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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로 얼굴을 씻는 준표, 거울을 본다.

준표 (어이없는 피식) 가지가지 한다 진짜-

#34. 동 카페 /밤

바에 엎드려있는 잔디에게 다가와 깨우는 준표


준표 야 세탁! 일어나- (바텐더에게) 이 녀석 왜 이래?

바텐더 그게 저 (유리컵 가리키면)

준표 (유리컵 들어 냄새맡아보는) ! 이걸 다 마신거야?! 야! 정신 좀 차려 이

여자야!

잔디 헤에?! 여자? 그래, 나 여자다! 서민은 뭐 여자두 아니냐?

준표 (어이없는)

잔디 집안도 외모도 머리도 죄다 꽝이라구? 나두 알아. 니가 그렇게 콕 찝어

안가르쳐두 날마다 뼈저리게 느낀다구 이 자식아.

준표 이 자식?

잔디 아니지, 아니지. 내가 지금 이딴 데 신경쓸 새가 없지. 알구 보면 나도

무쟈게 바쁜 사람이거든?

준표 (보는)

잔디 팔자에 없는 귀족학교 가서 왕따 당해야지, 툭하면 사고치는 아빠땜에

알바 뛰어야지, 등록금 면제받으려면 틈틈이 수영도 해야지. 도련님들

사랑 놀음에 끼어들 새 없거든요 나두? 딸꾹! (바로 엎어지는)

준표 이 주정뱅이가! 야 깡패! 좀 일어나봐

스르르 일어난 잔디, 풀린 눈으로 그윽하게 준표를 응시하다 서서히 미소 짓는

잔디 나 실은 오늘 쫌 슬프다?! 무지하게 슬펐는데.....(준표 볼을 귀엽다는

듯 두드리는) 너 이자식, 구준표! 이 웬수! 한번 봐줬다 내가! 기분이다,

50 !

준표 ?

잔디 생명의 은혜, 반으루 뚝! 탕감해준다 딸꾹! 고맙다 구준표, 오늘 나 구

해줘서. 뭐 줄건 없구 내가 대신-

준표 ?!
흔들거리던 잔디, 배시시 웃으며 홀린 듯 서 있는 준표의 얼굴 가까이로 다가 온다.

(마치 뽀뽀라도 해줄듯) 점점 다가온 잔디의 얼굴 푹 꺾이면서 준표의 가슴팍에 안

긴다. 정신 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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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식! 긴장 풀려 웃고 마는 준표. 순간.

준표 에헥?! 야아아-!!!

비명 지르는 준표에게 뛰어오는 종업원들

(준표의 가슴 위에 토사물을 쏟아낸 것이 분명한 정황 속에서)

#35. 몽타쥬, 준표저택 / 아침

-테니스 코트를 정비중인 직원들

-음료수와 식재료들 케이터링 하러 들어온 트럭들

-직원들 <나미비아 난민 돕기 자선 테니스대회> 라고 쓰여진 얼음조각과 트로피들

들고 나와 정리하는 모습들

#36. 준표저택, 게스트 룸 / 아침

침대의 잔디, 코 킁킁 거리며 기분 좋은 미소로 눈은 감은 채

잔디 웬일이래? (하품, 기지개 켜는) 냄새만 맡아두 무지 비싼빵이다 이거-

준표 OFF 완전 개코구만

잔디 에헷-?!

놀라 일어나 두리번, 상황 파악하려는 잔디

탁자에 차려진 아침식사, 준표 빵 먹으며 신문보고 있다.

잔디, 얼른 시트로 몸을 가리고

잔디 어떻게 된 거야? 내가...여기 왜 있어?

준표 내가 데려왔으니까 있겠지.

잔디 그니까 날 우리집에 안 데려가고 또 니 집에 데려다 놨냐구우-!


준표 생각 안나?

잔디 (절레절레)

준표, 손가락 딱! 소리 내면, 집사, 양복 한 벌을 들고 들어온다.

준표 , 다시 한번 딱! 소리 내면 집사, 설명 시작 한다.

집사 세계적인 명품브랜드 에르메랄도 치노의 디자이너 요시구치 켄지가

이번 스프링 써머 콜렉션에 발표한 신작으로, 밀라노에서 그저께

날아온 수트입니다. 가격은-

준표 아 됐어. 쟤 기절시킬 일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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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인사하고 물러가면

잔디 지금 이 상황에서 니 옷자랑 들어줄 기분 아니거든?

준표 어제 내가 입었던 옷이야

잔디 어제 니가 뭘 입었든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이냐구!

준표 어제 처음 입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됐지. 누구 덕분에

잔디 ?...!

F.B.> 화면 거꾸로 빨리 테이핑 되면서 잔디의 기억, #32 준표의 가슴에 토하며 쓰

러지던 장면으로.

두 손으로 얼굴 가리는 잔디.

준표 이제 생각 좀 났냐?

잔디 (끄덕끄덕)

준표 그 상태로 그럼 우리 집에 와야지, 니 집엘 가겠냐?

잔디 미안

준표 부모님들껜 연락해뒀어. 비서말론 별로 걱정하시는 것 같진 않았다더라.

잔디 (창피해 죽고 싶은) 난 그만 가볼게. 여러 가지로 폐를 끼쳐서....(망설이


다 고개 숙여 인사하는)

준표 그냥 하던 대로 하지?

집사 (급한 걸음으로 들어오며) 도련님! 도련님!

준표 무슨 일이야?

집사 사....사모님께서!

준표 (얼굴 굳는) 마귀할멈이 왜 !

집사 도착하셨답니다.

준표 (튕겨 일어나는) 벌써? 아니 왜 벌써 와!

#37. 정원 일각 / 아침

장갑과 모자를 벗으며 들어서는 강회장, 메이드에게 건네며 집사에게 묻는다.

강회장 준표는?

집사 2 층에 계십니다.

강회장 행사 참석 시킬 거니까. 못 빠져나가게 사람 좀 붙여둬요.

집사 알겠습니다.

2 층을 향해 시선 주는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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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준표 방/ 아침

준표, 잔디를 뒤에 세우고 방문 살짝 열어보는데 ! 무전기 이어폰 착용한 양복의 가

드들 2 명 방 앞에 이미 와 서 있다. 낭패의 기색으로 문 닫고 들어가는

#39. 몽타쥬

휴대폰 거는 준표.

다자 통화 연결로 화면분할, 지후, 이정, 우빈 동시에 전화 받는

준표 비상이야!

지후 뭐?
준표 마귀할멈이 들이닥쳤어. 지금 내 방에 잔디밭이랑 있는데 빼돌릴 수가

없다.

이정 뭐라구? 준표 너 들키면

#40. 준표 방 / 아침

우빈 끝장이지.

어느새 준표 방에 모인 F4, 모두 새하얀 테니스 경기복 차림에 라켓까지 완벽한 차

림새. 이정과 우빈은 잔디를 둘러싼 채 작전회의 중이고, 지후, 구석에 혼자 무표정

하게 앉아있고. 준표, 불안해서 계속 왔다 갔다 가끔 방문 다시 열어보는 중.

이정 아들 방에, 낯선 여자애가, 것두 프로필이 금잔디 정도 되면 과연

어떻게 나오실까 진짜 궁금하다.

우빈 낼 아침에 준표를 알래스카 지사로 보내 버린다에 천달러.

이정 난 세종기지로 보낸다에 삼천 !

지후 OFF (무심) 것보다 킬러를 먼저 고용하실걸.

잔디 ! (겁먹은) 저..정말? 그렇게 무서운 분이세요?

이정과 우빈, 의미 있는 시선 주고받는데

이정 잔디를 데리고 창가로 걸어가 정원 한 곳을 가리킨다.

이정 저기, 저 벤치 놓인 자리 말야. 저기 원래 무지 크고 멋진 나무가

있었거든? 아마 몇 백 년은 된, 엄청 비싼 나무였지?

우빈 우리 유치원 때, 그 위에 아지트 만들어 놓구 들락거렸거든.

그러다 어느 날 저 자식이 뚝 떨어져버렸지 뭐야.

- 19 -

잔디 ?

이정 다행히 팔만 부러지고 말았는데. 그날 당장 준표 어머니, 어떻게 하셨는

지 알아?
#41. 회상, 준표 집 정원 /낮

어린 F4, 나란히 세워놓고(어린 준표는 팔에 깁스한 채) 거목을 포크레인으로 송두

리째 뽑아버리도록 지시하는 강회장.

포크레인 삽이 나무를 뽑아내려는 장면, 아이들 지켜보며 울상 짓고 있다.

우빈 E 그건 약과야, 6 학년 때 캠프 도망 나왔을 땐 완전 죽을 뻔했어.

#42. 회상, 별장 / 밤

초등생 F4 (신화초 교복에 캠프 배낭 맨 채), 별장에 들어와 가방 벗어놓고 소파 위

를 뛰어다니고, 깃털 베개 싸움을 하며 자유를 만끽하는 분위기.

잠시 후, 별장 주변을 둘러싼 특공대 분위기 경호원 한 소대 등장. 별장을 에워싸며

침투작전 벌이려는 듯. 리더의 지시에 일시에 문 열고 연막탄 터뜨리며 진입.

JUMP> 어린 F4, 머리에 손 올린 채 기동타격대에 체포된 인질범처럼 차례로 나와

서는. 강회장 차에서 내려 아이들 한심하게 내려다보는 모습에서

#43. 다시 준표 방 / 아침

잔디 설마?!

우빈 그 설마를 눈 하나 깜짝 안하시고 현실로 만들어 버리신다니까?

이정 아직도 우릴 보시면 “준표야, 언제까지 저 한심한 애들이랑

몰려다닐 생각이니?” 그러고 인사도 안받아주시는 걸.

천하의 F4 라고 불리는 우리한테도 그러시니 금잔딘 말 다했지.

우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오늘 행사 때문에 손님들 모두

테니스복이니까, 너도 옷 갈아입고 우리들 사이에 숨어있다

빠져나가는 수밖에 없어.

잔디 지금 당장 테니스복이 어딨어?

이정과 우빈, 준표를 바라보는데서

준표, ‘나?’ 하는 느낌으로


#44. 준표 저택, 서재 /아침

정실장 앞에 두고 업무보고 받고 있는 강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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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실장 서울시에서 결식아동 지원 스폰서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강회장 (나미비아 난민 돕기 라고 쓰인 초청장 보면서) Reject!

정실장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내년부터 신화대학에서도 농어촌 학생 특별전형을-

강회장 (당치도 않다는 듯 노려보는) Reject! (일어서며) 준표는 잘 잡아놨죠?

걸어 나오는데

#45. 준표 방 / 아침

옷 갈아입고 나온 잔디, 거인의 옷을 입은 난쟁이 꼴 거의 푸대자루 수준이다.

이정과 우빈, 폭소하며 고개를 젓고, 손으로 엑스자를 그려 보이며 포기 한다.

고민에 빠진 일동 난감해하는데

우빈 아! 누나 방!

잔디를 데리고 뛰어 나간다.

#46. 몽타쥬, 준희의 방(화려한 여자의 방)과 강회장의 동선 교차

-옷장을 열면 화려한 옷들이 색색깔로, 디자인별로 없는 것이 없다.

우빈, 능숙한 솜씨로 테니스복을 골라내 잔디에게 건네준다.

-강회장, 계단을 올라오는

-이정, 화장대에 있는 화장품들 꺼내 잔디를 앉혀놓고 화장을 시작한다. 붓으로 그

림 그리듯

-강회장, 준표 방의 손잡이를 비틀어 여는데서

#47. 준표방

문 열리고 강회장 들어서면, 어느새 준희 방에서 자리를 옮겨 준표 방에 모인 F4 와

잔디, 라켓으로 가볍게 스윙하는가 하면, 공 통통 튀기면서 자연스러운 포즈로


이정/우빈 안녕하세요? (*지후는 목례만)

강회장, 일별한 채 아는 척도 하지 않고. 잔디에게 시선.

잔디, 고개숙여 말없이 목례를 한다.

강회장 (꿰뚫어보는 눈길로) 누구?

준표 내 손님이니까 신경 꺼 주시죠.

강회장을 반항적인 시선으로 노려보는 준표

- 21 -

강회장 내 집에 왔으면 내 손님이기도 하지. 안 그래요, 아가씨?

강회장, 잔디를 훑어 보고. 잔디, 숨막힐 듯 긴장으로 침을 꼴깍 삼킨다.

지후 (잔디 어깨에 손 올리며) 친굽니다.

잔디 (지후의 자연스런 손길에 놀라) !

강회장 친구?

이정 이상한 아이 아니구요, 같은 학교 후밴데요. 귀여운 2 학년이라 특별히

F4 마스코트로 키우고 있달까...하하. 뭐 그런 거죠.

강회장 어느 댁 아가씬가?

잔디 네? 저-

강회장 아버님께선 뭘 하시지?

잔디 네. 저희 아빠는-

준표 !

지후 (가로채며) 사업을 하십니다.

강회장 그래요? 어떤-?

이정 의류- 아니, 패션 사업이요. 업계에선 꽤 유명하더라구요.

강회장 흥미롭군요. (잔디를 다시 보는) 테니슬 잘 치나보네요, 이런 날 아가씰

초대한걸 보면
잔디 아뇨! 전혀-

강회장 그럼 무슨 운동을 할 줄 알죠? 골프? 승마?

잔디 그것두... (갸웃)

강회장 왜 운동을 싫어하나요? 부모님께서 그정돈 당연히 시키셨을텐데.

잔디 수영! 수영은 잘해요. 엄마 따라다니면서 어릴 때부터 했거든요.

강회장 그래요? 어머님은 뭘 하시나요?

잔디와 F4, 낭패의 기색 역력하게 당황하는 순간

정비서 회장님, 손님들 맞이하실 시간입니다.

정비서, 들어와 이야기하다 잔디의 얼굴을 보고 서로 놀란다. 찔끔하는 잔디

정비서 아무렇지도 않게 잔디를 모르는 척 외면해준다.

강회장 준표, 내려와서 니 자리 지켜. (F4 보고) 늬들도 이왕 왔으니 한 게임

하고 가렴

F4 네!

- 22 -

강회장, 정비서와 함께 사라지자

일동 휴- 한숨 돌리는

잔디 그런 거짓말을 왜 해? 어떻게 수습 할려구! 그냥 솔직하게 말할 걸

그랬어.

이정 솔직? 그럼 아버진 세탁소에 어머닌 목욕탕이라고 사실대로 말할래?

그랬다간 너뿐 아니라 너희 집까지 무슨 일 생길지 아무도 몰라.

우빈 한번 찍히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거, 농담 아니야.

잔디 (준표의 코앞에 와서 째려보며) 유전이니 그거?

준표 (우씨- 천장 보며 한숨)

#48. 몽타쥬 - 준표 저택
-테니스 라켓과 운동복 차려입은 선남선녀들, 줄줄이 고급 승용차에서 내려서고

-테니스 코트에서 경기 벌어지고 있고, 관람하는 사람들. (소수의 남자들)

-야외 결혼식장처럼 새하얀 천막 안에 세팅된 뷔페에서 간단한 뷔페와 음료를 마시

는 사람들.

-또 다른 코트에선 준표와 이정이 경기를 하고 있고. 수많은 여자들 환호 중.

-자리에 앉아 구경하는 우빈, 연상녀 3-4 명 서로 옆에 앉으려고 실랑이 중.

#49. 정원 /낮

강회장,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눈인사 하는 동시에 싸늘한 어조로 정비서와 대화중

이다.

강회장 요즘 준표는 어때요?

정실장 비교적 조용히 지내고 계십니다. 학교도 열심히 다니시구요.

강회장 오늘 온 여학생, 알아요?

F.B.>1 화 #21. 잔디를 스카웃하러 잔디집에 간 정실장

정실장 그 유명한 원더걸을 이제야 뵙게 되네요. 반갑습니다.

잔디 ...?! (화들짝)

강회장 OFF 정실장

정실장 (정신차리는)? 네! 신화고 재학생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강회장 뉘집 딸인지 조사해 봐요.

정실장 알겠습니다.

- 23 -

강회장, 저편에 잔디 모습 발견하자 걸어가기 시작하고. 긴장하는 정실장의 시선,

코트 위의 준표를 향하고

Cut-in> 코트 위에서 플레이 중인 준표, 강회장이 잔디에게 다가가는 모습 보게되

고 ! 당황하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린. 낭패의 표정 흐르는 순간


#50. 정원 일각/ 낮

잔디에게 점점 다가오는 강회장을 발견하자 그대로 얼어붙은 잔디.

위기의 순간.

지후 뭐해?

잔디 ?

지후 빨리 가자! 사라포바 경기 시작해

잔디 팔목을 낚아 채 사라지는 지후

강회장, 멀어지는 지후와 잔디 보다가 인사를 청해오는 다른 손님을 맞이하고.

준표, 잔디를 데리고 걸어오는 지후 얼굴 보며 피식-

#51. 잔디 집, 거실 /밤

강산의 손에 들린 테니스 사인볼 클로즈업 위로

강산 OFF 진짜? 이게 진짜 사라포바 사인이라구?!

잔디 응

아빠 그....그럼 사라포바가 경기하는 것도 실제루 봤단 말야?

잔디 응

엄마 잔디야. 잔디야. 나 어떠니?

보면 잔디모, 잔디의 테니스 복을 억지로 꿰 입고 있다. 허리가 잠궈 지지 않는 스

커트차림으로

엄마 이쁘지? 엄마도 젊었을 때 테니스 배우고 싶었는데. 어때, 어울리지?

강산 (노트북 검색화면 보며) 우왓!!! 장난 아냐!! 누나 누나 완전 대박!! 초초

초대박이야 이거!

잔디 뭐가?

강산 사라포바 사인볼, 이거 이베이에 내다팔면 3 천 달러는 받을 수 있대.

아빠 3 천 달러? 그럼 그게 얼마여?
강산 3 백 만원

- 24 -

아빠 뭐? 3 백...만원?!

엄마 팔아! 당장 팔아야지, 3 백? 잔디야. 거기 어디니? 지금이라도 가면 몇

개 더 주을 수 없을까?

잔디 안 돼! (강산 손에서 공 뺏으며)

식구들 ?

잔디 그냥...기념으로 갖고 있을래요

엄마 3 백이야 3 백! 3 만원을 준대도 내다 팔 판에 뭔 소리야? (다시 뺏는)

잔디 그래도...팔아버리는 건 좀 그래. 안녕히 주무세요-

잔디, 엄마의 손에서 다시 공을 뺏어 방으로 휙 들어간다.

공 뺏긴 엄마, 아까워서 쫓아가려는 걸 말리는 아빠의 모습에서

#52. 잔디 방/ 밤

책상 위에 앉은 잔디, 테니스 공 보며 생각 한다.

#53. 잔디 회상, 준표 저택 / 낮

집에 돌아가려는 잔디를 배웅하는 준표.

잔디의 뒤로 리무진 대기하고 있고.

잔디 갈게. (기어들어가는 소리) 어쨌든....고마웠어.

준표 뭐? 안 들려.

잔디 (중얼) 고맙다구.

준표 뭐?

잔디 (버럭) 고맙다구!

준표 고마우면 고마운 거지, 어쨌든은 또 뭐냐? 하여간 서민주제에 자존심만

살아가지구.
잔디 (궁시렁)저게 다 들었으면서- (버럭)취소!

준표 에?

잔디 고맙다는 말 다 취소라구. 하긴. 인간이 어디 그리 쉽게 변하겠냐? 나,

간다.

돌아서 차로 가는 잔디.

준표 OFF 야- 잔디밭!

돌아보는 잔디에게 휙 날아오는 물체. 엉겁결에 손을 들어 주먹에 확 쥐는.

보면 노란 테니스볼이다.

- 25 -

준표 너 어디 가서 다신 술 마시지 마.

잔디가 대답할 틈도 안주고 돌아서 들어 가버리는 준표, 씨익- 웃음 지으면서.

#54. 잔디 방 / 밤

잔디, 서랍을 열고 공을 넣으려다 잠시 멈칫.

인서트> 얼마 전까지 지후의 하얀 손수건이 놓여있던 빈자리가 겹쳐 보이면서

풀죽은 잔디, 공을 넣고 서랍을 닫는다. 스탠드 꺼지며 F.O.

#55. 몽타쥬, 학교/ 아침

-잔디,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F4 전용 교실(*고풍스런 서재에 F4 명패 있는 책상 딱 4 개만 있는)에서 준표, 이

정, 우빈 만이 회장 책상 같은 거대한 책상과 의자에 앉아 수업을 받는 모습. 지후

의 빈자리 눈에 띄인다.

#56. 비상구 / 낮

지후가 없음을 확인한 잔디, 실망한 표정으로 돌아서는데

#57. 숲 / 낮

지후, 눈감은 채 바이올린 연주에 몰입하고 있다.


문득, 지후의 눈에 비치는 눈물방울, 햇살에 비쳐 반짝인다.

한줄기 흘러내리는 지후의 눈물.....나무 뒤에 숨어서 보는 잔디, 걱정스런 눈빛으로

#58. 수영장 앞 복도 / 낮

잔디, 들어서는데 멈칫 한다.

서현, 웃으며 기다리고 있는 (*쇼핑백 들고 있다)

잔디 서현 언니! 웬일이세요?

서현 자퇴원 때문에 볼 일이 있었거든요. 떠나기 전에 잔디씨 한 번 더 보고

싶어서 혹시나 하고 왔는데. 다행이다.

잔디 (놀란)자퇴요? 정말 안 돌아오실 거예요?

서현 아마

잔디 언제 떠나시는데요?

서현 내일이요

잔디 그렇게 빨리요?

서현 (웃는)

- 26 -

잔디 (안타까움으로 급한) 저 아직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언니한테 신세 진거 하나도 못 갚았는데-

서현 그런 말 자꾸 하면 나 서운해 할 거예요.

잔디 ?

서현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아봤어요. 지후가 언제나 웃으면서 얘기하던

사람이 잔디씨라는 거.

#59. 캠퍼스 일각/ 낮

걸어오던 지후, 서현의 차 서있는 것 보고 다가가 운전사와 인사하는.

지후, 수영장 쪽으로 시선 주는데서


#60. 동 수영장 / 낮

일렁이는 풀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아 있는 서현과 잔디.

잔디 (결심한 듯) 저...언니.

서현 (웃으며 보는)

잔디 (갑자기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눈물 흘리는)

서현 (놀라) 잔디씨! 왜 이래요.

잔디 (간절)저. 언니를 만나기 전부터, 아주 오래전부터, 언니 팬이었어요.

그래서, 언니가 왜 그런 결정 하셨는지 누구보다 잘 알아요. 하지만

서현 !

인서트> 지후의 발걸음, 수영장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잔디 부탁드릴게요. 제발 떠나지 말아 주세요.

서현 어서 일어나요.

잔디 이런 부탁 할 자격도, 들어주실 이유도 없는 거 알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서현 지후...때문인가요?

인서트> 지후, 멈춰서는 발걸음. 어둠 속에서 나오지 않고

잔디 전, 지후선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요. 그렇지만 선배한테 언니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는 알아요.

서현 (따스하게 보는)

잔디 제눈에 비친 선밴 왠지 슬퍼 보여요. 그런데 가끔 웃을 때가 있어요.

보는 사람 마음까지 녹여버릴 만큼 따뜻한..그런 웃음이요.

- 27 -

서현 (끄덕)

잔디 선배를 그렇게 웃게 만드는 건 언니뿐이에요. 언니가 이렇게


떠나버리면...지후 선밴, 이제 다신...웃을 수 없을 거예요.

서현, 잔디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다시 의자에 앉히는.

서현 잔디씨. 난, 어떤 일을 할 것인가, 하지 말 것인가...결정하는 일은

외국에서 물건을 사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잔디 ?

서현 바로 그 순간, 손을 뻗지 않으면 다음은 없어요. 나, 그 후회가 얼마나

지독한지 너무 잘 알아요.

잔디 ....

서현 지후는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에요. 나 역시 지후한테 그럴 거라고

믿구요. 그래서 그렇게 후회하는 내 모습, 지후도 바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잔디씨 생각은 어때요?

잔디 ! (고개 푹)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서현 아니에요. 잔디씨가 그런 말 해줘서 나 정말 기쁜걸. ...고마워요.

잔디 언니-

서현 잠깐만

서현, 옆에 세워둔 쇼핑백에서 구두 한 켤레를 꺼내 건네주는

잔디 ! 이걸... 저한테요?

서현 말했죠? 구두가 제일 중요하다구. 이 구두가 잔디씰 꼭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길 바랄게요.

잔디 (감격으로 바라보는)

서현 나두 잔디씨한테 부탁할게 있어요.

잔디 ?

서현 우리 지후....다시 웃게 만들어주세요.

잔디 !
미소로 바라보는 두 여자 모습에서 카메라 뒤로 빠지면

인서트> 지후의 자취, 간데없다

#61. 정문 앞길/ 낮 (*해질녘이면 더 좋겠습니다)

잔디 걸어 나오는데 모퉁이에서 갑자기 누군가 잔디의 팔을 확 잡아채 끌어당긴다.

잔디를 구석에 몰아넣고, 다그치는 화난 지후

- 28 -

지후 니가 뭐야!

잔디 ! 선배

지후 니가 뭔데 이딴 짓을 하는 거야? 누가 너더러 그딴 부탁하랬어!

잔디 (당황과 실망)....

지후 그건 부탁도 아니야. 구걸이라구! 넌 자존심도 없어?

잔디 자존심이 없어서가 아녜요.

지후 ! (보는)

잔디 (눈물 꾹 참고 원망스레) 선배가...너무 괴로워하니까. 슬퍼서 죽을 거

같았으니까!

지후 무슨 상관이야.

잔디 ?!

지후 너랑....상관없잖아.

잔디 ! (충격과 원망)

지후 꺼져.

잔디, 놀라서 뛰어가 버린다.

홀로 남은 지후, 머리를 감싸며 스르르 주저앉는데서

#62. 거리 / 밤

오토바이 탄 채 질주하는 지후.


#63. 죽집 / 밤

마스터, 배고파하며 죽 한 그릇을 퍼 내온다. 먹으려다 말고 잊은 반찬을 가지러 다

시 주방에 들어가는.

가을 (마스터의 죽을 한입 떠 먹어보며) 그래도 자기 위해 그런 건데

너무한 거 아냐?

잔디 가을아, 오지랖 특효약 개발됐단 소식 못 들었냐?

가을 아직은 없다 (맛있어서 본격적으로 먹는)

잔디 생각해보면 제일 말리고 싶은 사람은 바로 지후 선밸텐데...

나 같은 게 뭐라구.

가을 (잔디에게도 한입 떠먹이며) 이제 어쩔 거야?

잔디 뭘?

가을 세계최고의 골키퍼가 사라졌잖아. 이제 슛을 쏴야지. (푹 떠서 잔디 먹

이는)

잔디 ! (말없이 받아먹는)

- 29 -

잔디와 가을, 가게를 나가는.

마스터 나와 보면 빈 죽 그릇. 헉! 울상으로 툭 밀어내며

마스터 잉-(삐졌다) 금잔디 니가 더 위험하다는 거 절대 안 가르쳐줄거야!

꼬르륵- 소리나는 배 문지르면서

#64. 공항 전경/ 낮

#65. 공항로비 (*vip 라운지) / 낮

서현을 배웅 나온 F3 와 잔디. 지후만은 보이지 않는다.

잔디, 어두운 얼굴로 의자에 앉아있다.

준표 아주 니 주변만 칙칙-한게. F4 가 아무리 자체발광하면 뭐하냐.


블랙홀이 따로 없구만.

잔디 구준표. 뭐하나 물어봐도 돼?

준표 물어보지 말래면 안 물어볼거냐? 기냥 하던대루 해. 안 어울려.

잔디 좋아하는데...너무 좋아하니까, 상대를 생각해서 자기감정 꾹꾹 누르고

표현 안 하는 게 잘하는 걸까?

준표 잘하긴 개뿔-

잔디 어?

준표 그게 뭐야? 그러면 그게 생판 남이지, 뭐가 좋아하는 거냐? 그랬다 낼

당장 지구가 쪼개지면, 후회 땜에 열 받아서 먼저 죽을껄?

잔디 !(멍- 감탄중이다)구준표

준표 왜

잔디 (진지)너, 어쩌면 전체적으로 다 바본 아닐지도 몰라.

준표 이제 알았냐? 자고로 안하고 후회하느니 하고 후회한다! 가 내

신조거든. 근데 이 자식은 끝까지 안올 모양이네?

#66. 게이트 앞 /낮

서현, 이정- 우빈-준표-잔디와 차례로 포옹하며 작별한다.

이정 잘 가. 놀러갈게

서현 놀러오지 말고 전시회 하러 와.

우빈 몸조심하고.

서현 넌 다정이 병이야. 너무 잘해주면 상처도 오래가는 법이야, 카사노바

- 30 -

준표 변호산지 엔지온지, 그딴 거 꼭 누나가 해야 해? 하여간 이핼 못

하겠다니까. 여자들은

서현 너, 나한테 누나라고 제대로 부른 거 십년만인거 알아?


준표 어쨌든 멋진 건 사실이니까 누나라고 인정하기로 했어. 뭐 불만이야?

서현 잔디씨. 내 부탁, 잊지 말아요

잔디 건강하세요

서현 그럼 모두들 잘 있어. 나 갈게.

아쉬운 눈길로 다시 한 번 지후를 찾아보다 돌아서는 서현, 입국장 안으로 사라진

다.

#67. 공항로비 일각/ 낮

걸어 나오는 F3 와 잔디

우빈 독한 자식. 어떻게 진짜 끝까지 안 올 수가 있냐.

준표 내 뭐랬어. 니들, 나더러 성질 뭣 같다 그러지만 진짜 무서운 놈은 지후

자식이라고 그랬잖아.

이정 생긴 건 샤방한 놈이 한 번 돌면 제일 무섭지.

지후 OFF 뒷담화가 너무 심한 거 아냐?

! 일동, 놀라 보면, 지후 기둥을 등진 채 서 있다

#68. 동 로비 /낮

우빈 너!

준표 뭐야!

이정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지후 3 시간 전부터.

우빈 뭐?

이정 그럼 우리보다 먼저 와 있었으면서 코빼기도 안 비췄단 말야?

잔디, 무서운 표정으로 지후에게 다가가 화낸다.

잔디 지금 뭐하는 거예요? 선배,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어요?

지후 !
잔디 쫓아가요! 그 사람이 여기 있을 수 없다면, 선배가 그 사람 곁으로 가면

되잖아! 좋아한다면서, 고작 기둥 뒤에서 훔쳐보는 게 선배 사랑이에

- 31 -

요? 그러구두 좋아한다고 말할 자격 있냐구요-!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건네주는 지후.

잔디, 받아서 펴 보면, 지후의 파리행 비행기표 C.U.

잔디 ...이건?

지후 다음 비행기야. 짐도 벌써 부쳤어.

준표 윤지후!

이정 짜식, 사람 진짜 놀래키네, 저거-

우빈 어떻게 갑자기 그런 맘을 먹었어?

잔디의 어깨를 잡아 F3 앞에 세우며

지후 바로 이 아가씨 덕분에

이정/우빈 엉? / 뭐?

준표, ! 기특하고 어이없는 피식- 그리고 갑자기 뛰어가 달려드는.

준표, 이정, 우빈 지후의 목을 조르고, 등에 올라타고, 머리를 흐트러뜨리며 못 살게

군다. (이 응큼한 자식! 곱게 보내줄줄 알아?! 등등...)

#69. 출국장 앞 /낮

잔디와 마주선 지후

지후 고마워.

잔디 ...

지후 너 때문에 깨달았어. 솔직하게 부딪혀야 한다는 거.

잔디 !

지후 때론 매달리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거...니가 가르쳐 준거야.


잔디 선배-

지후 너란 아일 알게 되서....다행이야.

잔디 !

지후, 슥-다가와 자연스럽게 잔디의 이마에 입맞춤한다.

일동, 놀라서 말없이 보고. 준표 눈 유독 휘둥그래진다.

지후 간다-

- 32 -

손 한번 휘 저으며, 출국장 안으로 사라지는 지후

뒷모습을 망연히 바라보고 서 있는 몽롱한 잔디의 얼굴에서

#70. 공항 근처 도로/ 낮

차 세워놓은 채 하늘 바라보고 서 있는 잔디와 준표.

준표, 갑자기 잔디 앞에 마주선다.

차에 등 대고 선 잔디, 준표의 위협적인 다가옴을 피하려 몸이 있는 대로 뒤로 젖

혀지는데. 아슬아슬 코앞에 다가온 준표의 얼굴

준표 야 금잔디!

잔디 왜...왜 이래. 너 또 뭐하려는 거야

준표 내 말 똑똑히 들어! 딱 한번만 말할거니까 진짜 잘 들어!

잔디 (겁먹은 듯 끄덕)

준표 금잔디 너! 나랑! ****!

E 피융-

낮게 날아가는 커다란 비행기 소음에 묻혀버린 마지막 단어.

비행기 지나간 후, 말마친 준표. 속 시원한 느낌. 스스로 대견하다는 표정으로 다시

운전석으로 걸어간다.

여전히 서 있는 잔디.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짐작 안가는 표정으로 눈만 굴리고


있다.

잔디 (중얼) 뭐라 그런 거야 대체?

준표 (버럭) 안 타?!

잔디 서둘러 차에 오르고, 다시 달리기 시작하며 멀어지는 준표의 차

#71. 학교, 카페테리아

민지와 함께 점심 먹는 잔디 (*잔디만 여전히 도시락)

갑자기 익숙한 여학생들 비명소리 들려오며 등장한 준표, 버적버적 잔디 앞으로 다

가와 다짜고짜 노려보는

준표 토요일 4 시! 남산타워 앞! (가버리는)

잔디 ? (엥?)

준표 (다시 돌아와 노려보며) 1 분이라도 늦으면, 죽-는다아-!!

가버리는 준표를 보며 어처구니없는 잔디

- 33 -

어느새 잔디 옆에 온 진선미

선자 농담이지? 머랜다, 지금 이게 뭔 시츄에이션?

미숙 설마, 데이트 신청?....같은 건 아니겠지, 진저?

진희 (히스테릭하게) Never! ever! absolutely not! 얘 서민. 너 또

무슨 짓을 해서 우리 준표님 심기를 건드렸니?

대꾸하기도 짜증난다는 표정의 잔디, 무식하게 밥만 퍼 넣고 있고

#72. 아지트 / 밤

우빈 E 뭐? 데이트?

각종 책과 잡지책들 한 아름 내려놓는 준표

이정 이건 다 뭐야? 그녀와의 데이트 완전정복, 완벽남의 데이트 매뉴얼,

단 한 번의 데이트로 그녀를 사로잡는 법?


우빈 준표, 너 정말 금잔디랑 데이트 하는 거야?

준표 선수끼리 왜 이러셔? 일단 내 매력에 빠뜨려서 이 구준표의 노새로

만든 다음, 제대루 차주겠단 말씀이시지.

우빈 노예로 만들겠다는 뜻이지 그거?

이정 도대체 지금 하는 모냥새론 누가 누구의 노옌지 알 수 없다만-

준표 잔소리들 말구, 빨리 전문가적인 조언이나 해봐.

#73. 몽타쥬 (*이정 그림 위로 우빈 설명 곁들여지는)

-클럽, 무대 위에서 섹소폰 불던 이정, 테이블에 혼자 앉은 젊은 여자와 눈 마주친

다.

-연주를 마친 이정, 바에 가서 라테 위에 아트 (하트나 꽃, 나비 모양) 그려 넣는

예사롭지 않은 솜씨

-테이블의 여자에게 카푸치노 한잔이 놓여진다. 보면, 바에서 미소 짓고 있는 이정

-스포츠 카 타고 달리는 이정과 여자

-알록달록한 디저트 숍에서 화려한 조각 케잌 앞에 두고, 서로에게 떠먹여 주는 이

정과 여자

우빈 E 여자들은 의외로 사소한 것에 감동하지. 특히 금잔디 같은 스타일은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당신이 특별하다는 느낌을 주는 게 중요해

#74. 다시 아지트 /밤

- 34 -

우빈, 준표에게 전화기 건네며

우빈 지금 뜨고 있는 핫플레이스는 적어도 석 달 전엔 북킹해야 하지만,

F4 는 예외니까 매니저한테 전화만 해두면 돼.

준표 (감탄하는) 짜식들. 역시 선수는 선수구나?

이정 진짜 선수는 그날 마무리를 어디서 하느냐에 달렸지.


이정과 우빈, 자신들만 아는 선수의 미소로 하이파이브하는.

준표, 무슨 의민지도 모른 채 열심히 전화번호 옮기고 있는

#75. 마트 앞거리 / 낮

배낭 둘러맨 잔디, 엄마에게 끌려 어디론가 가고 있다.

잔디, 거리의 시계탑 보면, 네 시 30 분전을 가리키고 있고.

엄마, 손에 든 대형마트 전단지를 작전지도처럼 펼치며 비장하게 설명 한다.

엄마 알았지? (표시된 옷과 음식 사진 가리키며)정각 4 시에 오픈하면 넌 무

조건 여기로 달려. 그리고 맞겠다 싶은 건 뭐가 됐든 일단 구겨 넣는

거야.

잔디 엄마도 같이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엄마 (단호한) 안돼. 엄만 김장배추 폭탄세일 가야지. 의류매장이 임진왜란이

면 배추는 2 차대전이야. 지난번에 내 옆에 있던 아줌만 이빨도

나갔잖아.

잔디 에-? 진짜 그 정도야?

#76. 마트 앞/ 낮

전투태세의 아줌마들 잔뜩 모여 문 열기를 기다리고 있는 마트 앞

조금 겁먹은 잔디와 비장한 잔디모, 휴대용 카트 끌고 대오에 선다.

시계 보는 잔디, 4 시 정각.

엄마 (잔디의 모자를 바로 씌워주며) 꾹꾹 눌러 썼지? 머리 뜯길라.

잔디 (겁먹은) 엄마-

엄마 준비됐지? 우리 석달치 가계부가 오늘 너랑 나 하기에 달렸어. 아자!

잔디 아자!

마트 직원들 문 열 차비하고, 매니저 확성기 들고 소리친다.

직원 F 자, 이제 오픈 카운트 시작합니다. 5.4.3.2.1.


- 35 -

문 열리자 일제히 무서운 속도로 뛰어 들어가는 아줌마들 사이의 잔디 모녀

#77. 마트 내 매장

아수라장인 균일가 매장에서 사람들 사이 비집고 츄리닝, 여자 옷 등을 필사적으로

품에 담는 잔디의 눈물겨운 분투가 이어진다.

#78. 마트 앞/ 밤

파김치가 된 잔디와 엄마, 밖으로 나와 한숨을 돌린다. 카트 가득 배추 담겨있고.

엄마 옷에 붙은 이파리들 떼어주는 잔디.

갑자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한다.

엄마 얼른 가자. 아빠 배고프겠다.

엄마와 잔디, 우산 펴고 걷기 시작하는데

잔디, 굵어지는 빗줄기보다 시계탑을 다시 본다.

인서트> 8 시를 가리키는 시계

F.B.> #71. 카페테리아. “토요일 4 시! 남산타워 앞!” 소리치던 준표 모습

잔디 (중얼) 설마- (웃는) 그 구준표가? 말두 안돼

엄마 비맞은 중마냥 뭘 그렇게 중얼거려 얘가?

잔디 엄마, 약속도 안했는데 이 비에 4 시간넘게 기다리는 사람은 없겠지?

엄마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리 있어?

잔디 ! (엄마한테 들고 있던 봉투 쥐어주며)...엄마, 먼저 가!

엄마 ?

잔디 (돌아서 뛰기 시작하는) 어우- 진짜 그 미친놈!

#79. 남산 타워 앞 광장 / 밤

비 때문에 인적 없는 광장

잔디, 숨 몰아쉬며 우산 쓰고 뛰어온다.


두리번거리다 아무도 보이지 않자 자신이 어처구니없어 피식- 조소하며

돌아서는 순간

! 눈앞에 보이는 준표의 모습.

쫄딱 비에 젖은 준표, 덜덜 떨면서 죽기 살기로 버티고 있는 듯 서 있는데서

#80. 타워 앞 일각/밤

준표에게 다가가 우산 씌워주는 잔디

- 36 -

준표, 그제사 눈 뜨고 잔디를 확인한다.

준표 너! 지금 도대체 몇 시야?

잔디 건 내가 할 소리야. 도대체 지금이 몇 신 줄이나 알아? 할일이 그렇게

없어?

준표 늦으면 죽는다구 했냐 안했냐?

잔디 내가 언제 온다고 했어?

준표 왔잖아.

잔디 !(머쓱)...그거야- 설마, 혹시나, 어쩌면 해서 온거구.

그니까 안 와봤으면 어쩔 뻔 했는데?

준표 (버럭) 어쨌든 왔잖아! 그리구 내가 누구땜에 이 고생을 했는데 뭘

잘했다고 성질이야? (머리 아픈 듯 털썩 주저앉아 떠는) 아우 추워.

잔디 일어나.

준표 (보는)

잔디 따뜻한 거 한잔 사줄게. 너, 몸에서 김 나.

뒤돌아 가는데, 여전히 못 일어나고 앉은 채인 준표

다시 다가와 하는 수없이 손 내미는 잔디

잔디의 손을 잡고 일어서는 준표, 커다란 몸이 일어나는 듯하다 푹-


! 그대로 잔디의 어깨위에 푹 파묻히듯 쓰러진다.

잔디를 껴안은 듯한 그 모습 그대로 -3 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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