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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거버넌스와 중견국 외교>

● 코로나19와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

1. 코로나19와 신흥안보로서 보건안보


- 코로나19는 양질전화의 과정과 이슈연계의 메커니즘을 거쳐서 창발하는 신흥안보의 위험으
로서 지정학적 임계점을 넘어서 국가안보의 문제로 인식됨 -> 미시적 차원에서 보면 어느
한 개인이나 집단이 감기에 걸리는 문제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그 양이 늘어나서 일정한
질적 임계점을 넘게 되면 국민건강과 지역 및 국가적 차원의 보건 안보 문제가 되고, 여기
에 더 나아가 여타 신흥안보의 이슈들과 연계되면서 국가안보를 논할 정도의 문제로 그 위
험이 증폭되기도 함
- 양질전화-이슈연계-지정학의 창발 메커니즘은 단계적으로 발생한다기보다는 서로 중첩되어
동시에 일어나는 성격의 현상이지만, 논리적 분석틀의 마련을 위해서 다음과 같은 세 단계
로 구분하겠음
- 첫째, 양질전화의 관점에서 볼 때, 코로나19는 풍토병 단계의 ‘우한 폐렴’이 팬데믹으로 창
발한 사례임 -> 이러한 과정에서 코로나19는 단순한 바이러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와 물리적 환경, 그리고 이와 공진하(co-evolution)하는 숙주인 인간과의 관계 속
에서 이해되어야 함
- 코로나19의 행위자-네트워크는 안보위협의 주체이자 동시에 객체로 작동하게 된다는 점에
서 기존의 ‘전통안보 현상’과는 다른 구도에서 이해되어야 함
- 둘째,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창발한 신흥안보로서 보건안보의 위협, 특히 코로나19는 그 높
은 전염력과 변종능력만으로도 기존의 보건시스템을 와해시킬 정도의 위기 상황을 낳음 &
이에 그치지 않고 사회경제 시스템 전반을 붕괴시킬 가능성을 제기함 -> 어느 한 분야에서
시작된 위험이 이슈연계의 메커니즘을 타고서 국가 전반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신흥안보의
속성이 코로나19에서 그래도 발견됨
- 끝으로, 거시적 차원에서 볼 때,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은 지정학적 임계점을 넘어서 국
가 행위자들 간에 외교안보 갈등을 야기함(미중갈등)
- 코로나19 국면에서 드러나는 특징은, 미중 국력의 상대적 격차에 주목하던 기존의 관점이
미중 양국의 체제가 지닌 위기해결 역량의 차이로 이동했다는 것이며, 코로나19 사태의 해
법을 놓고 양국의 글로벌 리더십 경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임

2.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의 구조적 공백?


-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 이러한 WHO 차원의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
았으며, WHO가 정치적 편향성을 보였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거버넌스
내에서 WHO의 중심적 역할은 약화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제기됨
- 더 큰 문제는 기존에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를 주도했던 미국의 리더십이 실종된 모습을 보
여주고 있다는 사실
- 중국도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음은 마찬가지
- 중국은 ‘의료 실크로드’ 구축을 내세워 이른바 ‘마스크 외교’(mask diplomacy)도 펼쳤는데,
이런 중국의 행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도 곱지는 않았다.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정
보를 중국이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사태를 키운 상황에서, 뒤늦게 코로나19 대응책을 전파
하면서 오히려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기회로 삼고 있다는 비판적 인식이 부상함
=> 이렇듯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과 중국 모두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가운데, 이
른바 ‘G0’의 상황이 우려되고 있음 ->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의 구조적 공백을 발생시킴
=> 그렇다면, 이러한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의 구조적 공백을 메우는 데 한국의 중견국 외
교는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

● 코로나19와 한국의 거버넌스


- 새로운 신흥안보 거버넌스의 마련에서 다양한 위험에 대응하여 그 속성에 ‘적합한’ 유형의
거버넌스를 적재적소에 도입하는 것이 우선으로 필요함. ‘적합력’으로 개념화할 수 있는 이
러한 역량은 신흥안보 위험이 ‘양질전화’와 ‘이슈연계’의 과정을 거쳐서 ‘지정학적 위험’의 3
단계 창발을 하는 인계철선을 차단하는 능력을 의미함
- 여기서 좀 더 살펴보아야 할 이론적 논제는, 각기 다른 신흥안보의 위험유형에 매칭되는 적
합한 거버넌스의 유형을 밝히는 문제임 -> 코로나19와 같은 보건안보의 문제는 ‘시스템의
결합도가 낮아서 위험의 발생이 점진적으로 발생하지만, 복잡도는 높아서 위험의 파급범위
가 무한하여 조기에 인지가 어렵고 그 결과를 예측하여 통제하기가 쉽지 않은 위험’임
- 코로나19 거버넌스의 구체적인 대응방안, 즉 대응 거버넌스의 ‘내포’를 밝힌다는 점에서는
추가적인 이론적 논의가 필요함
- 첫째, 신흥안보 위험 및 피해 발생의 단계 또는 주기에 따른 대응 거버넌스에 대한 이론적
논의가 좀 더 세분화될 필요가 있음
- X-이벤트적 성격을 지닌 신흥안보 위험은 그 발생 초기에는, 그 본래의 위험 속성과는 상
관없이, 돌발적 한정형의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음 -> 개별 위험의 유형을 구별하는 것보다
는 모든 위험에 공통으로 대응하는 ‘신속대응 거버넌스’의 매뉴얼과 이를 실천할 적응 역량
을 갖추는 것이 중요
- 둘째, 신흥안보 위험이 초래한 피해의 대상이 누구냐 또는 어디서 발생했느냐에 따라서 대
응 거버넌스의 형태가 달라지는 문제도 해당 위험에 적합 거버넌스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고
려해야 할 변수임
- 끝으로 신흥안보 위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활용되는 수단의 적합성 문제도 신흥안보 거버
넌스의 이론적 논의에 포함시켜야 함
- 이러한 적합력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초기 한국의 코로나19 거버넌스에서 광범위한 진단과
추적이 가능한 인적 물절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중요하게 작용함
- 한국의 코로나19 적합력과 관련하여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질병관리본부의 존재와 역할임
- 질병관리본부의 철저한 준비정신과 신속하고 광범위한 진단 대응이라는 전문가형 직업관리
체제의 효율성을 보여줌. 이밖에도 한국은 드라이브 스루 및 워크 스루 선별진료소, 확진자
중 경증 환자와 무증상자의 격리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설립 등 다양한 창의적인 방안들을
고안하여 다른 나라들의 주목을 받기도 함

2. 복원력과 코로나19 거버넌스


- 코로나19의 성격상 아무리 적합력이 있더라도 피해는 발생할 수밖에 없음 -> 피해 발생 시
복원력의 가동이 중요함
- 복원력은 어떠한 요소들로 구성되며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 -> 캐서린 티어니와 미셸
브르노에 따르면, 복원력의 삼각형 면적을 줄이는 능력은 기술, 조직, 사회, 경제 등의 네
영역에서 관찰되는 네가지 속성에 의해 파악할 수 있다고 함. 그들이 삼각형의 공간을 메우
는 복원력을 결정하는 요인으로서 들고 있는 것은 내구성, 가외성, 신속성, 자원부존성임
- 복원력에 대한 논의에서 핵심은 다양한 행위자들의 활동을 적절한 수준에서 조율하면서 시
스템 내 요소들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유지하는 데 있음
- 복원력의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코로나19 거버넌스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한국은
개방성, 투명성, 대중접근성 원칙이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질병확산을 통
제하는 사례를 보여줌 but 2021년의 ‘백신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의 복원력 모델에 적신호
가 들어옴. 적합력 또는 복원력의 관점에서 보면, 방역국면에 대응하는 한국의 모델은 ㅖ방
과 단기적 회복을 염두에 둔 경향이 강함

3. 메타 거버넌스와 코로나19 거버넌스


- 메타 거버넌스는 다양한 거버넌스 메커니즘 사이에서 상대적 균형을 모색함으로써 그들 간
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관리양식을 의미함
- 메타 거버넌스를 수행하는 주체는, 다양한 행위자들이 활동하는 장을 마련하고, 상이한 거
버넌스 메커니즘의 호환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며, 정책공동체 내에서 대화와 담론 형성의 조
직자 역할을 담당하고, 정보와 첩보를 상대적으로 독점하며, 거버넌스 관련 분쟁을 호소하
는 장을 제공하고, 시스템 통합과 사회적 응집을 목적으로 권력 격차의 심화를 조정하고,
개인과 집단 행위자의 정체성, 전략적 능력,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거버넌스가 실패하는 경
우 정치적 책임을 지는 등의 역할을 담당함
- 사실 여러 신흥안보 위험에 모두 다 잘 대응할 만병통치약을 미리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거
의 없음. 따라서 여러 분야를 가로질러 기존의 보유 자원을 잘 활용하는 메타 거버넌스의
역량이 중요함
- 이러한 메타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는 중층 거버넌스의 논의로 연결됨. 어느 한 주체가 어느
한 층위에서 모두 다 감당할 수 없다면, 여러 주체가 참여하는 중층 거버넌스를 도입해야

- 이러한 메타 거버넌스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코로나19의 국면에서 작동한 한국의 중층 거
버넌스 구도에서 컨트롤타워, 정부행정, 민간기관, 시민사회 등의 역할 분담에 주목할 필요
가 있음. 먼저, 메타 거버넌스의 조정력이라는 차원에서 위기경보 단계에 따른 컨트롤타워
느이 격상 모델이 작동함
- 정부의 리더십만큼이나 중요했던 것은 민간과 시민의 참여였음. 공무원의 노력과 더불어 수
준 높은 보건의료인의 기여가 화두로 떠오름
- 이러한 코로나19의 거버넌스에서 데이터의 역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음. 한국은 중국처럼
국가가 나서서 권위적으로 데이터를 통제하는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를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고 스스로 판단케 하는 모델을 보여줌 but 데이터 자체가 권력화될 우려와 너무 구체적
으로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폐해가 발생했음도 잊지 말아야 함

* 코로나 19와 한국의 중견국 외교

1. 중개외교와 코로나19의 중개외교


- 중견국이 수행할 중개외교의 내용과 관련하여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대칭적 중개의
역할임. 이는 기존에 존재하는 관계구도를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그 관계의 상호작동성을 원
활하게 하는 일종의 ‘거래적 중개’라고 할 수 있음
- but 중견국 외교에서 좀 더 기대를 모으는 부분은 ‘비대칭적 중개’임. 이는 구조적 공백을
메움으로써 네트워크상의 흐름을 변화시키고 더 나아가 행위자들 간의 관계구도에 변화를
가져오는, 따라서 각 행위자들의 이익 구도를 넘어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변환적 중개’
를 의미함 -> 한국이 동아시아 지역 차원에서 당면하고 있는 중견국 외교의 현실은 이러한
변환적 중개가 기대되는 상황임
-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발생한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의 변화는 한
국의 중견국 외교에 새로운 딜레마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 것으로 보임 -> 시야를 좀 더
넓혀서 보면,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세계정치의 구조변동은 선진국과 개도국,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민간 주도 모델과 정부 주도 모델, 지구화와 민족주의, 그리고 서구의 개인주의와
동아시아의 공동체주의 사이에서 한국이 운신할 공간의 폭을 늘려 놓은 점도 존재
- 코로나19 국면에서 한국의 국가 이미지는 크게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남
-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코로나19 국면에서 나타난 미중갈등과 양국의 외교적 행보는 한국
에 고질적인 딜레마 상황을 안겨줄 조짐을 보임. 이는 미국이 추구한 동맹외교의 행보로 인
해 불거짐
- 한국으로서는 이러한 미국의 제안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고충이 있음 -> 만약에
한국이 G11이나 EPN과 같은 미국 주도의 동맹 네트워크에 참여할 경우, 중국으로부터 제
기될 가능성이 있는 보복성 대응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중견국 한국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음

2. 연대외교와 코로나19의 중견국 외교


- 중견국 외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개외교의 전략 마인드와 더불어 필요한 것은 연대외교
의 모색임 -> 중견국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생각을 공유하고 행동을 같이하는 ‘동지
국가’를 가능한 한 많이 모으는 것 -> 최근에는 지식, 문화, 이념 등을 통해 상대방을 끌어
들이고 설득하는 소프트 파워의 게임이 중요한 메커니즘이 됨
- 동지국가 외교에서 그 연대 효과를 가시화할 수 있는 공동의제의 발굴은 매우 중요한 관건

- 이러한 연대외교와 공공외교의 관점에서 볼 때, 코로나19 국면은 국가적 ‘매력발산’의 기회
를 열어줌 -> 한국은 성공적 방역국가의 이미지, 인도적 국가로서의 이미지는 홍보하는 계
기가 됨.
- but 이러한 코로나 정책한류의 전파를 국가 이미지 개선에 무리하게 연결해서는 안된다는
비판적 지적도 제기됨 -> 마스크 외교라는 이름 아래 진행된 중국의 의료품 지원활동이나
지구적 공공재의 제공 활동이 결국에는 유럽 국가들의 냉랭한 반응으로 귀결되었다는 사실
을 명심해야 함
- 한편, 코로나19 사태는 ‘내편 모으기’를 목포료 하는 중견국 연대외교의 관점에서 볼 때도
한국이 국제협력의 과정에서 중요한 외교적 역할을 담당하고, 특히 코로나19 이후의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 과정에서 중견국으로서의 외교적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함
- 한국도 2020년 5월 12일 ‘글로벌 보건안보 우호국 그룹’의 출범을 주도하여 캐나다, 덴마
크, 시에라리온, 카타르 등과 더불어 보건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플랫폼을 형성함. 또한 한국
은 중견국 외교의 대표적인 정부간 협의체인 믹타의 공간을 활용하여 코로나19 대응을 위
한 국제협력의 노력을 펼치고 있음
-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이 여타 신흥안보 분야에서 쌓은 중견국 외교의 경험이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

3. 규범외교와 코로나19의 중견국 외교


- 중개외교나 연대외교와 병행되어야 할 또 다른 중견국 외교의 아이템은 규범외교임.
-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보건안보 분야에서 한국의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 과정에의 참여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
-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발생은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 전반에 대해
서는 새로운 접근의 필요성을 제기함 + WHO 전반의 개혁에 대한 논의 제기됨
- WHO 개혁과정에 대한 참여와 더불어 초국적 민간협력 모델의 모색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

- 한국은 기존에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펼쳐진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의 개혁 논의에 참여함은
물론 비정부 행위자들이 이끄는 초국적 협력 거버넌스 모델의 구축과정에 적극적으로 대응
할 필요가 있음. 또한 정부 주도의 협력을 넘어 한국의 경험에 기반을 둔 초국적 민관협력
모델의 모색에도 기여해야 함
- 한편 동북아 지역 차원에서 전개되는 보건 거버넌스 추진과정에서 보건 및 방역 관련 어젠
다를 수립하는 데도 앞장서야 함. 이는 G20 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협
력 방안들을 동북아 지역 차원에서 더욱 구체화시키는 문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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