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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우(冬雨)

저 비가 줄기줄기 눈물일진대
세어 보면 천만(千萬) 줄기나 되엄즉허이,
단 한 줄기 내 눈물엔 벼개만 젖지만
그 많은 눈물비엔 사태(沙汰)가 나지 않으랴.
남산(南山)인들 삼각산(三角山)인들 허물어지지 않으랴.

야반(夜半)에 기적(汽笛) 소리!


고기에 주린 맹수(猛獸)의 으르렁대는 소리냐
우리네 젊은 사람의 울분(鬱憤)을 뿜어 내는 소리냐
저력(底力) 있는 그 소리에 주춧돌이 움직이니
구들장 밑에서 지진(地震)이나 터지지 않으려는가?

하늘과 땅이 맞붙어서 멧돌질이나 하기를


빌고 바라는 마음 몹시도 간절하건만
단 한 길[丈] 솟지도 못하는 가엾은 이몸이여
달리다 뛰면 바단들 못 건너리만
걸음발 타는 동안에 그 비가 너무나 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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