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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주 원
서론
보여주는 것이다. 이 논문은 럭키의 독백이 해체적인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전체를
이루고 있으며 고유한 문학적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가정한다. 여기서 독백의 구성은 의
것이다. 내용 분석은 주제의 전개, 암시적 의미, 수사학의 세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다음으
3) Bruno Clément, L'œuvre sans qualités. Rhétorique de Samuel Beckett, coll. «Poétique», Seuil, 1994,
p. 358.
4) Anne-Gaëlle Robineau-Weber, En attendant Godot (1952). Samuel Beckett, coll. «Profil d'une
oeuvre», Hatier, 2002, pp. 113-117.
5) 마틴 에슬린, 『부조리극』(김미혜 옮김), 한길사, 2005, 39쪽.
6) 위의 책, 71쪽.
7) 강희석, 「『고도를 기다리며』에 나타난 수사학의 연설과 독백의 패러디」, 『불어불문학연구』 제64집, 한
국불어불문학회, 2005, 49-75쪽.
8) Pascale Casanova, Beckett l'abstracteur. Anatomie d'une révolution littéraire, coll. «Fiction & Cie»,
Seuil, 1997, pp. 7-11.
로는 이 요소들로 하나의 극적 텍스트를 구성하기 위해 베케트가 동원하는 구성 방식 및 기
서 어떠한 원리를 따라 어떠한 효과를 만들어 내는지 설명하고자 할 것이다. 럭키의 독백은
본론
I. 무의미 속의 의미
럭키의 독백은 구두점의 부재, 무수한 반복과 열거, 성분 호응의 위반, 삽입어구의 남발을
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지만, 그것들을 진정한 추론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껍데기로
는 텍스트에 명시적으로 언급된 주제의 전개를 따라가면서 논지를 정리하는 것으로, 텍스트
1. 종말론적 전망의 철학
주제의 관점에서 럭키의 독백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구분의 표지는 논증적 언어의 흔적
1.1. 신학
수 있다.
[1]은 étant donné가 이끄는 가정의 종속절이다. 여기서 인격신의 존재가 가정되는데, 가
11) 로비노 베베르는 푸앙송과 와트만의 이름이 각각 한 18세기의 기하학자와 영국인 물리학자 제임스 와트
(1736-1819)에게서 빌려온 것일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이 차용이 고유명사에서 보통명사로의 이행을 보여준
째 수식어구인 “흰 수염이 난à barbe blanche”에서 이미 희화화된다. 이 수식어를 둘러싼
설명에 따르면 그는 “존재하는 자들과 함께avec ceux qui sont”, 즉 인간들과 함께 고통을
받는다. 한편 이 구문은 속사 없는 계사 구문으로 읽을 수도 있다.14) 이 때 신과 함께 고통
1.2. 인간학
럭키의 생각에 따르면 인간의 축소는 현대적인 현상이다.16) 이 현상은 현대의 물질적 진
14) 베케트 자신의 영어 번역본은 관계절 없는 관계대명사를 사용하여 속사 없는 계사 구문의 효과를 낸다.
“suffers like the divine Miranda with those who for reasons unknown” (Samuel Beckett, Waiting for
Godot, Grove Press, 1954[1997], p. 45.)
15) 강희석에 따르면 이 표현은 ‘화약에 불을 붙이다’ 또는 ‘분노를 폭발시키다’라는 뜻을 가진 mettre le feu
aux poudres를 살짝 바꾼 것이다. 강희석, 위의 글, 67쪽.
16) 인체 측정의 비교 기준 시점은 볼테르의 죽음(1778년)이며, 영어판에서는 철학자 버클리의 죽음(1753년)이
다. (ibid., p. 46)
보, 영양 섭취와 쓰레기 처리의 진보 및 체육 교육과 스포츠의 비약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분의 대부분은 주장의 전거와 스포츠 종목의 이름을 열거하거나 반복하는 것으로 채워져 있
구조를 놓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 세계의 상황 속에서 진행되는 인간의 축소에 따
17) 테스튀Testu와 코나르Conard는 각각 남성의 고환과 여성의 음부를 가리키는 testicule과 con을 연상시키
며, 파르토프Fartov와 벨셔Belcher는 각각 방귀와 트림을 뜻하는 영어 fart와 belch에서 파생된 말이다. 푸
앙송과 와트만은 신의 문제를 다룰 때 등장했던 인물로, 럭키의 혼동을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동어 반복이 되어 말의 논리성을 파괴한다는 점이다.18) 럭키는 “사실이 여기 있다les faits
게 파손되어 있다.
1.3. 자연학
세 번째 부분의 얼개는 다음과 같다.
하게 된다. “바다 위에 땅 위에 대기 중에sur mer sur terre et dans les airs”라는 진술을
18) 다음 두 표현이 여기 해당된다. “인간의 계산에 관련된 것 말고는 어떠한 오류의 가능성도 없이sans autre
possibilité d'erreur que celle afférente aux calculs humains” (p. 56), “반대 의견과는 반대로
contrairement à l'opinion contraire” (p. 56)
무작위적이고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이 말의 잔해들은 혹한 속에서 인간이 사라지고 돌멩이
들만 흩어져 있는, 럭키가 예감했던 황량한 풍경을 닮았다. 럭키가 마지막으로 내지르는 다
된 단어들이다. 이렇게 독백의 마지막 부분을 구성하는 언어의 종말은 세계의 종말을 현시
하면서 럭키가 힘겹게 전개시켜 온 종말론적 전망의 철학을 완성한다.
2. 역사적 현실의 암시
독백에는 철학적 주제의 전개에서 이탈하는 요소가 많으며, 이 요소들은 독백을 외관상
통할 정도로 강력한 하나의 계열을 이루는 현상이다. 독백 속에서 이러한 계열을 이루고 있
19) 로비노 베베르가 이 방면으로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데, 그녀는 55쪽 24-25행의 하늘 묘사에서 베를
렌의 시 Sagesse의 반향("Le ciel est par-dessus le toit / Si blue, si calme")을 찾아내는가 하면, 항상 두
명씩 짝으로 등장하며 의심스런 전거를 제공하는 연구자들의 이름에서 플로베르의 소설 『부바르와 페퀴셰
Bouvard et Pécuchet』의 반향을 찾아내기도 한다. Anne-Gaëlle Robineau-Weber, op. cit., pp. 109-112.
20) Jean-François Louette, En attendant Godot ou l'amitié cruelle, coll. « sup lettres », Belin, 2002. 그
의 분석은 주로 연극의 무대 공간 및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의 인간 조건에 치중한 것으로서, 럭키의 독백
에 대해서는 보다 상세한 분석을 요청한다.
21) 나사로 문학은 나치 수용소 체험을 기반으로 쓴 문학 작품들에 장 케이롤Jean Cayrol이 붙인 명칭으로, 성
서 속의 부활한 인물인 나사로Lazare에게서 유래한 용어이다. “작가에게 전쟁 뒤의 문학은 나사로의 문학이
된다. 그것은 인간의 고독, 세계 속에서 그의 부재, 그의 버림받음과 살아있지 않음에 대해 말한다.”
대한 암시들을 나치 수용소 세계의 암시, 나치 세계에서 인간 조건에 대한 암시, 역사적 나
에 지배하는 세계이다. 럭키는 한쪽에서 “불이 불꽃이 대들보에 불을 지르고 지옥을 하늘로
가져가는” 세계를 말하는 한편, 뒤에서는 “엄청난 추위로 엄청난 심연으로 하늘이 땅이 바
(Maurice Nadeau, Le roman français depuis la guerre, coll. «idées», Gallimard, 1963, p. 38.)
22) 프리모 레비, 『이것이 인간인가』(이현경 옮김), 돌베개, 2007, 188쪽.
더 공포를 일으키는 이미지가 된다. 돌은 죽음을 만드는 기계,23) 죽음이 만들어놓은 잔
럭키의 독백에서 이처럼 수용소와 학살의 이미지를 찾아낼 수 있다고 하더라도, 특정한
같이 소개된다.
깎는 왜소한 인간들의 제거를 암시할 수 있으며 나치의 ‘최종 해결’ 정책과도 연결될 수 있
23) “더 심각한 건 돌들 요컨대 다시 말해 아이고 아이고plus grave les pierres bref je reprends hélas
hélas” (p. 57)
24) “머리가 아이고 돌들이 코나르 코나르[멍청이 멍청이]……la tête hélas les pierres Conard Conard...” (p.
58)
25) “돌! …… 정말 고요! ……Les pierres !... Si calmes !...” (p. 58)
26) 럭키가 스포츠를 총칭하기 위해 사용한 말인 “체육 교육culture physique” 역시 나치가 1934년에 창설한
기관인 ‘민족사회주의 체육교육 제국연맹Nationalsozialistischer Reichsbund für Leibesübungen’에서 다시
찾아볼 수 있다.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베케트는 전쟁과 나치즘을 온몸으로 겪은 작
3. 패러디
기능과 의미를 상실하면서 성찰의 대상이 되고, 이러한 성찰이 연극의 본질에 대한 성찰과
적에 접근하는 것이다.
를 표현하는 기능도 가지게 된다. 이러한 독백은 배우의 기량을 과시할 수 있는 화려한 부
31) 피에르 코르네유Pierre Corneille의 『르 시드Le Cid』가 전형적인 예이다. 이 작품의 1막 5장에서 동 로
드리그 Don Rodrigue는 사랑과 명예 사이의 내면적인 갈등을 독백을 통해 정리한 뒤 복수를 결의하고 행동
에 나선다.
32) 강희석, 앞의 글, 58쪽.
33) 각주 19 참조.
34) 동작과 어조를 끊임없이 바꿔 가면서 고요한 하늘이 역동적인 밤에게 자리를 내 주는 모습을 그려내는 포조
의 석양 묘사(pp. 47-49) 역시 서정적인 문학에 대한 또 다른 패러디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비탄을 만들어낼 만한 상황을 정식화하는 표현의 결과로 나타나
다. 포조는 이전에 럭키의 생각에 감탄하던 경험을 상기시킨 바 있다. 또한 독백의 여백에
극으로 만든다. 그러나 럭키의 독백은 청중들의 만족과 감탄을 이끌어내기는커녕 당황한 청
포조 ― 저놈 모자요!
블라디미르는 럭키의 모자를 낚아채고 럭키는 입을 다물며 쓰러진다. 거대한 침묵. 승리
자들의 헐떡임.
Pozzo. ― Son chapeau !
Vladimir s'empare du chapeau de Lucky qui se tait et tombe. Grand silence.
Halètement des vainqueurs. (p. 58)
35) 전통적인 시에서 hélas의 두 가지 기능이 동시에 나타나는 예로는 다음 두 구절을 들 수 있다.
Faibles projets d'un cœur trop plein de ce qu'il aime !
Hélas ! je ne t'ai pu parler que de toi-même. (Racine, Phèdre, vv. 697-698)
La chair est triste, hélas ! et j'ai lu tout les livres. (Mallarmé, Brise marine, v. 1)
36) 강희석, 앞의 글, 66-67쪽. 강희석은 이상의 근거들을 들면서 럭키의 독백을 대학 강연의 패러디로 읽을 것
을 제안한다. 그렇지만 지명 이름의 나열("Seine Seine-et-Oise Seine-et-Marne Marne-et-Oise")에서 초
논리적 언어 일반의 패러디는 학문적 로고스가 파괴되는 과정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이
대한 것으로 확장된다.
력한 도구이다.
등교육에서 활용하는 암기용 목록의 패러디를 읽어내고자 하는 로비노 베베르의 제안을 참조한다면, 독백에서
패러디의 대상이 되는 학술적 담론을 대학 강연으로 제한해야 할 이유는 없는 듯하다. Anne-Gaëlle
Robineau-Weber, op. cit., pp. 109-112 참조.
II. 의미 바깥에서의 구성
극적인 흐름은 오직 독백 안에서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에 의해서만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이 내용 전개만 가지고 극적인 흐름을 구성할 수 없다는 가설을 확인하기 위하여 독백을 구
1. 언어의 파편화
37) Betty Rojtman, Forme et signification dans le théâtre de Beckett, Nizet, 1976, p. 9.
38) 럭키는 “단조로운 어조로débit monotone” 독백을 시작하는데, 다음 지시문에서 그가 “울부짖게hurle” 되는
것은 행 수 기준으로 독백의 73%가 진행된 뒤이다.
부재는 세 가지 측면에서 언어의 파편화를 촉진한다. 첫째, 그것은 통사 구조에 근거해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셋째, 그것은 문장을 완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돌연 화제를 전환하는
56쪽 4-5행에서 “이에 뒤따르따르따르는ce qui suit qui suit qui suit” 뒤에는 아무것도
이다. 55쪽 22행과 57쪽 24행의 의문문 “누가 의심할 수 있는가qui peut en douter”에서
함께[~인 자들과 함께]avec ceux qui sont”이다. 56쪽 9-10행의 “de Testu et Conard”
행에서 56쪽 11행에 이르는 종속접속절의 경우, 접속사 attendu와 보문소 que 및 비인칭
qui est plus grave”은 기계적으로 que 바로 앞에 위치하면서 청자가 considérant que의
39) “우리를 사랑하시는 몇 명은 빼고 이유는 모르지만 하지만 그게 올 것이다qui (...) nous aime bien à
quelques exceptions près on ne sait pourquoi mais ça viendra” (p. 55), “벗겨놓고 노르망디에서 이유
는 모르지만 사실이 여기 있다déshabillé en Normandie on ne sait pourquoi (...) les faits sont là” (p.
57)
파편화의 마지막 양상은 복문구조가 결국 완결되지 못한다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위
의 인지까지 차례로 이행하지 못하며, 따라서 독백의 화용론적 목적인 극적 효과의 인지로
도 나아갈 수 없다. 여기서 두 가지 결론이 도출된다. 첫째, 독백의 언어는 유기적 구조를
2. 구성의 기법
2.1. 반복
반복은 음절, 단어, 구문, 복문 구조의 차원에서 빠짐없이 일어난다. 반복의 기능은 어조
40) Betty Rojtman, op. cit., p. 59. 럭키의 독백은 계열체 내 요소들의 수평적 연쇄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편, 이 연쇄를 통해 연사체상의 무질서를 만들어내는 예이기도 하다. ibid., p. 63. 그러나 로이트만의 연구는
계열체를 연사체로 연장시키는 구체적인 기법들을 세분해서 논의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는다.
리듬감을 부여하고, 텍스트에서 시간의 관념을 박탈한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중첩되면서 어조가 경직되는 동시에 격앙된다. “Il est établi tabli tabli”(56쪽 4행), “tels
41) 토마스 커지노Thomas Cousineau는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반복이 리듬을 형성하며, 이것이 만족감과 권
태감을 동시에 산출한다고 주장한다. Thomas Cousineau, Waiting for Godot. Form in movement,
Twayne Publishers, 1990, p. 108.
시간을 무의미하게 만들며, 시간으로부터 청중을 해방시키고, 인과성의 논리를 해체한다.42)
2.2. 변조
변조는 커지노가 “차이의 반복repetition of difference”이라고 부른 서로 다른 요소들의
그런데 변조는 언어의 의미가 왜곡되거나 실종되게 만들기도 한다. 럭키가 전거를 인용하
(1) telle qu'elle jaillit des récents travaux publics de Poinçon et Wattmann
(2) à la suite des recherches inachevées (...) de Testu et Conard
(3) à la suite des recherches inachevées inachevées de Testu et Conard il est
établi
(4) à la suite des travaux de Poinçon et Wattmann il apparaît
(5) en vue des labeurs de Fartov et Belcher inachevés inachevés (...) inachevés
inachevés il apparaît
(6) à la lumière la lumière des expériences en cours de Steinweg et Petermann
(7) à la lumière la lumière des expériences abandonnées de Steinweg et
Petermann
“나오는 그대로telle qu'elle jaillit” 가져온 것으로서 전거의 신뢰성을 의심하기는 어렵다.
반면 (2)에서 “~대로telle”는 “~을 따라à la suite de”로 약화되고, 연구는 미완성임이 드
est établi”가 “~로 보인다il apparaît”로 약화된다. (5)의 “~을 위해서en vue de”에 이르
전거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실이 그렇게 보인다고 말하는 것이다. (6)에서 “~에 비추어à la
2.3. 열거
한 열거는 문장의 내용 전개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계열체 속에서 하나의 요소를 선택
낼 수도 있다.46)
45) 예를 들어 “수영 승마 비행la natation l'équitation l'aviation”은 주제 구조를 가진 문장의 연쇄를 통해서는
결합시키기 어려울 만큼 공통점이 적은 항목들이다. 그러나 열거는 이 세 항목을 단번에 하나의 형용사 밑에
결합하는데, 이 때 사용된 연상의 원리는 의미상의 공통점보다는 각운이다.
46) 따라서 열거를 형성하는 항목들이 구조주의 언어학의 계열체 개념을 따라 선택 관계를 맺고 있다기보다는
소쉬르 언어학에 나타난 대로의 연합 관계rapports associatif를 맺고 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연합
관계를 만드는 것은 논리적인 체계가 아닌 연상이기 때문이다. Saussure, Ferdinand de, Cours de
linguistique générale, Payot, 1978, pp. 173-175.
개를 재개하려는 럭키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간다.
2.4. 삽입
삽입어구 번역 반복 유형 첫 출현
on ne sait pourquoi 이유는 모르지만 12 편재형 55쪽 17행
bref 요컨대 8 편재형 56쪽 13행
je reprends 다시 말해 8 증가형 56쪽 26행
assavoir 알기가 4 편재형 55쪽 23행
ce qui est plus grave 더 심각한 것은 4 집중형 57쪽 8행
enfin 결국 4 편재형 56쪽 13행
en même temps
동시에 마찬가지로 4 집중형 56쪽 15행
parallèlement
n'anticipons pas 속단하지 말고 3 집중형 55쪽 27행
소개하고 나서 한 번, 주장을 시작하려다가 “il est ètabli tabli tabli tabli ce qui suit qui
있다는 인상을 준다. 마지막으로 ce qui est plus grave는 자연에 관한 담화를 시작하는 부
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요컨대 집중형 삽입어구는 논리적 언어의 신기루이다. 그것은 주
한다기보다는 해석의 걸림돌 역할을 한다. 12번 반복되는 on ne sait pourquoi는 전체적으
로 논리가 무너져 있는 텍스트 속에서 인과 관계가 사라졌다는 느낌을 준다. Bref는 집중형
여이다.47) 결국 편재형 삽입어구는 독백에 리듬을 부여하는 동시에 독백을 양적으로 팽창시
reprends이 있다. 이 말은 독백이 주제에서 이탈하면서 혼란에 빠지는 현상의 표지가 된다.
언어의 희박한 논리성은 소멸한다. 증가형 삽입어구는 럭키가 점점 혼란에 빠지고 있다는
2.5. 혼합
혼합은 의미상 무관한 요소들의 수평적 배치로서, 논리적 해석의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발
47) 이 말의 의미를 ‘알아두라’는 뜻의 간접 명령, ‘알게 된다는 것’이라는 뜻의 독립적인 명사구, ‘지식savoir’에
결여형 접두사 a-를 붙인 형태 등으로 다양하게 추측할 수 있으나, 의미를 문맥 속에 위치시키는 것은 불가
능하다.
화의 무질서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기법이다.
혼합이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식은 독백에 나타난 죽음의 이미지를 통해 분석할 수 있다.
3. 추상적 구성
하는 구성이 아니라 단위의 고립적인 의미와 물질성 자체에만 의존해서 만들어지는 구성이
그리는 작업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베케트 문학의 본질이 추상성에 있다고 주장하는 파
스칼 카사노바에 따르면, 추상화는 단어에서 의미 박탈로, 의미에서 사실주의적 재현의 파
사실을 확인할 것이다. 이렇게 다듬어진 독백은 말의 축조물, 혹은 가사와 독립적인 선율이
타내고, 강도는 어조가 긴장되거나 격앙되는 정도를 나타내며, 무질서도는 인접한 요소들
사이의 의미상의 이질성을 나타낸다. 럭키의 독백에서 속도, 강도, 무질서도는 대체로 모두
변수 증가 요인 정체 요인
속도 반복, 열거, 혼합 변조
강도 반복, 변조, 혼합 삽입
무질서도 열거, 삽입, 혼합 반복
착 상태에 빠진다. 5구간에서는 먼저 집중형 삽입어구 ce qui est plus grave를 제외한 모
든 삽입이 사라진다. 전거를 인용하는 부분에서는 2구간에 비하면 반복보다 변조가 현저하
51) 부사구 열거(par tête de pipe environ en moyenne à peu près chiffres ronds bon poids déshabillé en
Normandie)는 성분 각각이 스스로 이미지를 만들지 못한다는 점, 정관사를 동반한 명사구의 열거에서처럼
음사성의 유사성이나 리듬감을 관찰할 수 없다는 점, 모두 하나의 명사구(la perte sèche)를 수식하며 명사
구의 의미를 조금씩 수정해 나간다는 점에서 열거보다 변조의 일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기보다는, 내용 전개에 의한 구성이 실패하는 자리에서 추상적 구성이 성립하고, 럭키가
추상적 구성은 극도로 압축된 극적 형식을 만들어 언어를 폭발에 이르게 하며, 럭키의 독
이다.52) 독백이 끝나자 럭키는 쓰러지고 포조는 무대를 떠나려 한다. 뿐만 아니라 럭키는
이후 완전히 무력한 인물이 되어, 2막에서는 벙어리가 되고 등장하자마자 쓰러진다(p.
수 있다.
에스트라공 ― 이제 뭐하지?
블라디미르 ― 몰라.
에스트라공 ― 가자.
블라디미르 ― 안 돼.
에스트라공 ― 왜?
블라디미르 ― 고도를 기다리잖아.
에스트라공 ― 맞아.
Estragon. ― Qu'est-ce qu'on fait maintenant ?
Vladimir. ― Je ne sais pas.
Estragon. ― Allons-nous-en.
52)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탄성Exclamations”을 지르고, 포조가 “벌떡 일어서며se lève un bond” 럭키
가 “울부짖을hurle” 것을 지시하는 독백의 마지막 지문이 그 충격을 생생히 전달한다. (p. 57)
53) 포조가 떠나려고 하는 이유는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의 악취 때문이다. (p. 60)
Vladimir. ― On ne peut pas.
Estragon. ― Pourquoi ?
Vladimir. ― On attend Godot.
Estragon. ― C'est vrai. (p. 62)
블라디미르 ― 이 녀석 다 까먹었군!
에스트라공 ― 웬 무뢰한이 내게 발길질을 했던 기억은 나. 그리고 그자는 바보짓을 했지.
블라디미르 ― 그게 럭키였어!
Vladimir. ― Il a tout oublié !
Estragon. ― Je me rappelle un énergumène qui m'a foutu des coups de pied.
Ensuite il a fait le con.
Vladimir. ― C'était Lucky ! (p. 79)
결론
이러한 시도는 럭키가 거론하는 철학적 주제들이 종말론적 전망을 보여준다는 주장에서 출
한 분석은 철학적 성찰이 동시대 역사에 대한 강박적인 기억의 확인으로 심화되는 과정을
보여주었고, 패러디에 대한 분석은 작가의 시대가 경험한 파국이 고전적인 문학적 글쓰기로
는 포착될 수 없다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언어의 파편화에 대한 분석은 작가의 언어에 대한
원리이다.
럭키의 독백은 작가의 시대가 겪은 역사적 파국에 대한 문학적 응답이다. 럭키는 독백의
내용을 통해서 파국을 암시하는 동시에 형식을 통해서 파국이 말로 전달할 수 없는 것이라
속 실패하고 있으며 세계나 자신에 대해 발언하는 데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한
할 것이다.
□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