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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영업점 사업

2013. 1. 18. 금요일.

저는 당분간 영업점 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영업점 사업이 잘 될 지, 혹은 안 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일이든 사업이든 그 자체로
되고 안 되고 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동네에서 똑같이 라면을 팔아도 어떤 집은 잘 되고, 어
떤 집은 잘 안 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니까 ‘이 동네에서 라면을 팔면 장사가 잘 될까요?’
하는 질문에는 답이 없다고 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한국에서 일본에 인쇄물을 팔면 어떨까요?’ 하는 질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잘될 것 같다
는 것은 그저 가능성일 뿐입니다. 현실은 어떻습니까?
한국에서 일본에 인쇄물 직판을 하는 업체는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7개 정
도됩니다. 이 중 제대로 사업을 하는 업체는 2~3개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아이템만으로는 성패가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영업점 사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영업점 사업이 된다 혹은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약간 어리석은 말일 수 있습니다.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습니다. 될 가능성이 크냐, 안 될 가능성이 크냐 하는 것도 얘
기는 할 수 있지만 단정하는 것은 참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그저 의견일 뿐입니다.
터무니 없는 일이 아닌 한, 하기에 따라서는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할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에서는 어느 정도 토론이 지난 후에는 선택만 남습니다.
되기 때문, 혹은 안 되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조직 전체가 혹은 CEO가 선택했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 CEO로서 저는 영업점 사업을 주요사업으로 선택했습니다. 지난 6개
월여 간 검토를 했고, 내부 논의를 거쳤습니다. 그리고 최근 1개 월 간 집중해서 제가 먼저
영업점을 모집하고, 실제로 일본을 방문해서 영업점을 하겠다는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저는 결정합니다.
저는 영업점 사업에 힘을 실을 작정입니다.
어떻게 해나가야 할 지는 저도 모색하는 중입니다.
지금은 여러 가지를 실험해보고, 또 방법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같이 상황을 살펴 보고
의견을 모으기를 원합니다. 그를 위해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을 보고하고, 또 제 생각을 전하
려고 합니다. 제 생각 역시 하루가 다르게 바뀝니다.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이 순간대
로 정리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12월13일~14일까지 활동 보고
아래표는 몇몇 사람이 12월 13일부터 1월 14일까지 활동해서 확보한 영업점입니다.
총 13개의 영업점 혹은 가망(可望) 영업점을 모집했습니다. 그리고 1명의 고객을 유치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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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間] 영업점 유치 활동에서 특이한 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제가 7명을 유치했습니다.
2. 제가 유치한 영업점이 다시 4명의 영업점을 유치했습니다.
3. 이상민실장, 장우진부장이 각 한 명씩 유치했습니다.
4. 현재 유치한 영업점 혹은 가망(可望) 영업점은 전부 일본에 사는 한국인들입니다. 이
것은 유치 활동자가 일본어를 할 수 없어서, 일본에 사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활동했기 때문
입니다.

기간 활동 평가
평가는 각자의 몫입니다. 저는 대단했다고 평가합니다.
이 기간은 일본 연말연시 기간입니다. 그러므로 실제 유치 활동은 20일 가량이라고 판
단합니다. 더군다나 이 기간 동안 시스템도 정비되어 있지 않았고, 또한 모든 것이 건설중이
었습니다. 홈페이지는 아직도 불안하고, 컨텐츠는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더군다나 영업점 유치에 성공한 세 명 중 두 명은 일본어가 전혀 되지 않습니다. 이 두
명이 12개의 영업점을 유치했습니다. 더군다나 대상을 일본에 사는 한국인 60만 명으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총 13개의 영업점을 유치한 것은 대단한 성과 입니다.
위 사람 중 (6) 성백ㅎ님은 나고야에서 온라인 지역 정보 사이트를 구축하려고 영업사원
도 뽑아둔 사람입니다. 나고야 한국인 대상 교차로 사장과 연계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
다. 이 분은 나와 만난 그 다음날부터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저도 무
척 궁금합니다.
(9) 김창ㅇ님은 오사카 및 관서 지역, 일본 전역 한국인 유학생회와 깊은 관계를 가진
분입니다. 구상도 다양합니다. 이 분과 관계가 어떻게 발전할 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만난 사람들 대부분 영업점을 해보고 싶어 합니다. 또 일부는 돈을 꼭 벌어야 할 상황입
니다.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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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점 일을 성공시키려면 해결해야 할 일도 많습니다. 단기간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없
을 지도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영업점 사업은 꾸준히 해나가면 어쨌든 될 수밖에 없는 일입
니다. 시간 문제입니다.
우리 회사는 지금 단기간 어려운 사정을 겪을 상황입니다만, 그래도 나름대로 궤도에 올
랐다고 할 수도 있는데, 궤도에 오르기까지 무려 5년이 걸렸습니다. 조급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해결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영업점이 쉽게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홈페이지도 정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업점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영업점을 더 많이 유치해야 합니다.

영업점이 쉽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일
이 중 영업점이 쉽게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부터 생각해봅시다.
처음에 저는 영업점이 온라인으로 고객을 발굴하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메타태
크 배너, 메타태그 링크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영업점을 유치하는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출장에서 만난 영업점 후보들은 일단 이메일이나 온라인 마케팅보다 오프
라인 영업을 더 먼저 하려고 하고, 디자인 처리를 어려워했습니다. 이 중 오프라인 마케팅을
중심으로 할 경우, 영어점이 홍보를 했지만, 고객이 직접 애드프린트로 들어와버리면 성과가
남지 않는 문제를 걱정했습니다.
저는 이 두 문제를 이렇게 해결하려고 합니다.
영업점이 홍보물만 뿌려도 자기 성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리고 디자인을 우
리가 해줍니다.
홍보물만 뿌려도 자기가 유치한 고객으로 인정받게 하는 수단은 홍보물을 제작할 때, 책
임영업점임을 명기하는 방식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애드프린트 상품 홍보지 잘 보이는 곳에 아래와 같은 내용을 넣습니다.

회원 가입이 어려우면 저를 부르십시오.


디자인을 할 수 없으면 저를 찾으십시오.
등록되지 않은 인쇄물, 판촉물을 주문하실 때도 저를 찾으십시오.
제품에 문제가 있으면 저를 부르십시오.

회원으로 가입할 때, 책임영업점(서포터즈) 입력창에 *******라고 꼭 입력해주십시오.

서포터즈 ㅇㅇㅇㅇ 090-ㅇㅇㅇㅇ-ㅇㅇㅇㅇ


(영업자 사진)

이렇게 함으로써 홍보지만 뿌려도 고객이 회원으로 가입할 때, 추천인 입력창에 영업점
아이디를 입력하게 합니다.
여기에 서포터즈 아이디를 입력하면 300포인트를 주는 정책을 쓸 수도 있습니다.
문안은 영업점이 고쳐서 사용할 수 있게 해도 좋습니다.
이 정책이 성공하면, 영업점은 홍보물을 대량으로 배포할 수 있습니다. 학교 안에서도
뿌리고, 가게마다 뿌리고, 전철역에서도 뿌릴 수 있습니다. 지금 가능성은 생기고 있습니다.
메타태그도 온라인으로 회사를 소개하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일입니다. 다만, 오프라
인을 선호하는 영업점이 많기 때문에 오프라인의 영업점의 성과 보존 정책을 적극 수립하는
것입니다.
영업점에는 홍보물을 처음에 2천 매 정도는 무료로 주고, 그 다음부터는 판매합니다. 현
재 영업본부에서 2천 포인트를 주는 제도는 없애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검토를 해봐
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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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우리가 해주는 것은 여러 가지 변화입니다. 그동안 저는 디자인을 우리가 직접
해주는 데 반대했습니다. 우리 고객인 업자와 충돌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영업
점 사업을 하는 한, 디자인을 우리가 해주지 않고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업점이 수주해오는 물량을 처리하려면 디자인을 우리가 해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디자인을 우리가 해준다고 생각해보니 이 자체도 아주 매력있는 사업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은 디자인비가 무척 비쌉니다. 이 사업 자체도 하기에 따라서는 매우
수익성 높은 사업이 될 수 있으리라고 여겨집니다.
사이트에 디자인 주문 코너를 두고, 우리 디자이너 전부의 사진을 걸면, 엄청난 디자인
실이 됩니다. 디자인 수주 기능을 만들어야 합니다.

영업점 홈페이지 보강
영업점 홈페이지도 전혀 손을 많이 대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영업점 홈페이지는 마케
팅실에서 기획을 하고 있는데, 지금 마케팅실은 과부하 상태입니다.
영업점 홈페이지를 통해 영업점이 소통을 하고,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페이
지에서는 그게 원활하지 않습니다.
이 문제는 영업점 공용 페이지를 게시판 구조로 바꿈으로써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습니
다.
물론 계속 보강이 되어야 합니다. 컨텐츠도 계속 채워야 합니다.
저는 홈페이지가 게시판 구조가 됨으로써 영업점이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
습니다. 애드프린트는 게시판을 매우 잘 사용합니다. 이 게시판을 통해서 정보를 교류하고,
또는 활동 방향을 명확히 합니다. 영업점 지원에서도 이 게시판은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영업점 교육
영업점을 영업점답게 교육하는 일은 이 비즈니스에서 무척 중요합니다.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웹상에서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하는 것입니다. 또 홈페이지에 동영상
을 싣는 것도 좋습니다.
오프라인 교육도 중요합니다. 매주 특정한 날에 영업점이 지역별로 모여서 영업교류회도
가져야 합니다.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생각해보면 방법은 참 다양할 것 같습니다.
저는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는 영업점을 교육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업점을 유치하는 일
영업점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업점을 유치하는 일입니다.
영업점을 유치하는 일은 나카오 대표와 구보타 소장이 맡아야 합니다.
제가 한국에 앉아서 20일 간 13개 점을 유치했습니다.
나카오 대표, 구보타 소장이 1월 말까지 몇 개, 2월 15일까지 몇 개, 2월 말까지 몇 개,
3월 15일까지 몇 개, 3월 31일까지 몇 개 식으로 영업점을 유치하기 위한 목표를 뚜렷하게
해야 합니다.
제가 20일 간 13명을 모았으니, 일본어로 일본인을 모으는 것이라면 아마 2월 말까지
100명 이상, 3월까지 100명 이상은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프라인 광고를 해서라도
영업점을 유치해서 교육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저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영업점을 모은다는 광고를 실어서 영업점을 유치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운영하는 블러그를 통해서도 홍보를 했습니다만, 블러그를 통해서는 한 명
도 유치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지금 저라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현재 모집된 영업인을 중심으로 영업점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빠를 수 있습니다.
저는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후 벌써 가망 영업점이 영업점을 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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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했습니다. 현재 영업점만 잘 움직이게 하면 영업점 확대는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각 영업점들로 하여금 페이스북을 활용해서 영업점을 늘리는 방법을 알려주겠습
니다. 페이스북에는 개인용 말고 ‘페이지’라는 기업 홍보용 섹션이 따로 있습니다. 제가 이걸
처음 써보기 때문에 정확히 알지 못하는데, 일단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거점을 만들겠습니
다.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정말 수많은 사람이 쉼 없이 올라옵니다. 이 사람들에게 적극적으
로 영업점을 홍보할 것 같습니다.
페이지북 혹은 페이지북 페이스를 통한 고객 유치와 영업점 유치는 반드시 해야 할 일
입니다.
그리고 블러그를 만듭니다. 블러그에는 긴글들을 싣고, 영업점의 성과를 싣고, 영업점이
활동하는 방법을 싣습니다.
그리고 카페에는 시간을 갖고 하나하나 공략을 하겠습니다.
학생, 주부, 퇴직자를 유치하겠습니다.
어떤 것이 우선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은 온과 오프를 겸해서 이리저리 고객과 영
업점을 유치해보겠습니다.

기타, 애드프린트 구성원 모두 SNS를 공부해야 합니다.


저는 여수룬-애드프린트 간부들과 직원들이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관심을 갖
고, 실제로 해보기를 원합니다. 지금까지는 하지 못했다고 해도, 지금부터라도 블러그를 하
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하기 권합니다. SNS를 공부하기 바랍니다.
저는 이번에 영업점을 유치하면서 전혀 모르던 사람 7명을 영업점으로 유치했습니다. 정
말 기대밖의 성과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에게는 오프라인이 익숙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애드프린트는 온라인 쇼핑몰 회사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SNS는 형태
를 달리해서 발전할 겁니다. 온라인 쇼핑몰과 SNS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쇼핑몰 회사가
SNS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좀 곤란합니다.
특히 간부들은 온라인 마케팅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써봐야 합니다.

저는 영업점 일에 집중할 작정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영업점 사업을 중심으로 한다고 제가 명확히 하지 않았고, 저조차도 잘
몰랐기 때문에 간부들도 이 일에 적극 참여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이 일을 적극 추진하기로 제가 결심했습니다. 최근 한 달여간 저는 나름
대로 열심히 영업점을 모집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출장중, 동경-나고야-오사카에 걸쳐 10여
차례 미팅을 쉴 새 없이 했습니다. 저는 이 출장을 통해, 영업점 사업에 확신이 생겼습니다.
저 스스로 집중해서 처리를 해나갈 겁니다. CEO가 집중해서 처리하기로 결정했으니 여러분
께서는 잘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영업점 사업과 관련해서는 몇 가지 사항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디자인을 한국에서 처리하는 일,
명함, 스티커, 현수막 등 가격은 1월 18일 조정가로 하고, 전단, 중철, 무선철은 손해 나
지 않는 가격을 내는 일,
신상품 가격은 소비자 가격으로 내는 일
등도 검토를 해야 합니다.

한국의 간부들, 그리고 일본의 나카오 대표와 구보타 소장 모두 이 일을 중심에 놓고,


다른 여러 가지 일을 배치해야 합니다. 특히 나카오 대표와 구보타 소장은 영업점을 모집하
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2월까지 대략 2백 명 정도만 유치할 수 있어도 큰 성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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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영업점이 독립 사이트를 운영하기

2013. 1. 25. 금요일.

저는 영업점이 마음껏 영업 할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이 조치하려고 합니다.

ㅇ 프린트 카페라는 브랜드를 만들겠습니다.


ㅇ 애드프린트도 다른 영업점과 같이 프린트 카페 소속으로 활동하겠습니다.
ㅇ 영업점은 모두 독립된 사이트 주소와 독립된 회사 이름으로 프린트 카페에 가맹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프린트 카페는 여러 독립된 영업점 사이트의 연합체가 됩니다.


예를 들어 봅니다.
uprint점, sprint점, okprint점 등등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사이트들은 모두 유프린트
점, 에스프린트점, 오케이프린트점 등 회사 이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회사마다
www.uprint.jp, www.sprint.jp, www.okprint.jp라는 사이트 주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 각
사이트는 모두 프린트 카페에 가맹된 형태입니다.
고객이 uprint를 통해서 들어오면, 사이트의 외양은 uprint의 것이지만 내용은 프린트 카
페의 것입니다. 즉 로고는 프린트 카페 유프린트가 됩니다. 사이트 주소도 유프린트점의 주
소가 박힙니다. 점장 인사말도 유프린트 사장의 인사말이 나옵니다. 회사 주소도 유프린트의
주소입니다. 사이트는 손님이 보면 프린트 카페에 속한 유프린트점의 것이라는 게 아주 분명
해집니다.
사이트에서 각 프린트점 고객에게 보내는 메일이나 공지문의 내용은 전부 ‘프린트 카페’
이름입니다.
물론 프린트 카페란 사이트 주소도 있긴 합니다만, 프린트 카페에는 각 가맹점의 주소만
있을 뿐, 물건을 팔지도 않고, 고객을 받지도 않습니다.
애드프린트 역시 프린트 카페에 속한 웹사이트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이렇게 하면, 유프린트는 유프린트라는 이름으로 홍보를 하면 됩니다. 유프린트라는 배
너를 걸어도 되고, 유프린트라는 간판을 달아도 되고, 유프린트라는 홍보물을 배포해도 됩니
다. 당연히 유프린트를 통해서 들어온 고객은 유프린트의 고객이 됩니다. 유프린트의 고객으
로 들어온 고객이 매출을 발생 시키면 기존 영업점 정책처럼 유프린트에 수수료가 떨어집니
다.
유프린트로 직접 들어온 손님은 유프린트 영업점이 유치한 고객이 되고, 유프린트의 직
원 아이디를 추천인으로 등록한 고객은 유프린트 직원이 유치한 고객이 됩니다.
유프린트가 홍보를 해서 애드프린트 고객이 늘어날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는 것입니다.
프린트 카페에서는 회원을 받지 않습니다.
기존에는 애드프린트의 영업점이라는 이름을 썼지만, 앞으로는 애드프린트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일이 없어집니다.
물론 접수, 고객 응대, 제작, 검수, 포장, 발송은 모두 프린트 카페에서 할 겁니다. 전표
에도 프린트 카페라는 전표가 붙을 겁니다. 당장은 안 되겠지만, 서서히 애드프린트는 다른
영업점과 같은 지위로 바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영업점이 마음 놓고 영업을 하고, 홍보의 결과도 고스란히 영업점의
몫이 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어떤 영업점이 신주쿠 역 앞에서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는 것을 생각해봅시다. 길 양쪽에
배너를 각 열 개씩 겁니다. 배너에는 명함 100매 400엔, 그 옆에는 유프린트, 다음 배너에는
스티커 500장 500엔, 그 다음은 또 유프린트 이런 배너를 죽 건다고 생각해봅시다.
그 전에는 할 수가 없습니다. 유프린트란 배너를 걸지 못하기 때문에, 홍보를 맘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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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유프린트라는 독립 가게 이름을 쓸 수 있습니다. 이것은
엄청난 변화입니다.

가능성
저는 일본 ㈜애드프린트의 모기업인 한국 ㈜여수룬의 CEO입니다.
저는 ㈜여수룬과 ㈜애드프린트의 이익을 도모합니다.
그런데 저는 ㈜여수룬과 ㈜애드프린트의 발전은 영업점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고 확
신합니다. 저는 영업점이 잘 살게 만들 겁니다. 그리고 만들 수 있다고 확신을 합니다.
지금 영업점으로 참석한 분들은 의심을 합니다. 과연 될까? 저도 모릅니다. 지금 시작하
는 영업점 사업이 잘 될 지 안 될 지 저도 모릅니다. 다만, 저는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습
니다. 그리고 반드시 영업점 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게 할 작정입니다.
영업점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저도 여러 자료를 참조했습니다. 그 자
료 중 하나가 애드프린트 초창기 매출표입니다.

제가 매일 기록한 일일 매출표입니다.
이 표는 창립 후 6개 월의 일일 매출과 그 다음부터는 1년 마다 매출을 기록한 것입니
다.
2007년 10월15일 사이트를 오픈했습니다. 매월 120만 엔 정도를 주고 오버츄어 검색어
광고를 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을 제외하면 한달 중 영업일은 22일 정도입니다. 영업일마
다 55,000엔을 광고비로 썼습니다. 영업 첫째 달을 보십시오. 사이트 오픈하고 사흘만에 처
음으로 18,410엔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공치는 날도 있었습니다. 둘째 달도 공치는 날이 있
었군요. 정말 꾸준히 했습니다. 매일 5만5천 엔을 광고비로 지출하면서 광고비도 못 건지는
날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전체로는 둘째 달에 이미 광고비를 건졌습니다. 빠른 셈입
니다. 그렇지만 제작비며, 사무실 운영비 등을 따지면, 앞이 깜깜한 시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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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3년 차, 4년 차 지나면서 매출이 폭발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애드프린트 상품이 싸고, 좋고, 빠르기 때문입니다. 그기로 반복 구매
재이기 때문입니다. 즉 한번 산 사람은 반드시 다시 사는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애드프린트 영업점 사업은 시간과 싸움일 뿐입니다. 부지런히 홍보하면 무조건
살 길이 열리는 사업입니다. 이것보다 더 확실하게 승부를 볼 수 있는 아이템 혹은 사업도
없습니다.
애드프린트는 오버츄어 검색어 광고 외에는 일체 다른 일을 한 게 없습니다.
오로지 좋은 상품을, 싸고, 빨리 공급한다. 그리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게 한다는 원
칙을 가지고 서비스를 했고, 나머지는 홍보 뿐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애드프린트가 다 해드립니다. 영업점은 홍보만 하면 됩니다.
물론 규모가 다르지만 제가 수수료를 계산해봤습니다.
만약 수수료를 매출의 8%로 하면 애드프린트를 기준으로 수수료가 얼마가 될까?
그 결과는 아래표입니다.

처음에는 기가 막힌 금액입니다.
첫 달은 다 합쳐서 13,627엔입니다. 그런데 다음 달에 이미 93,000엔입니다. 그 다음은
상상을 초월하니까 말을 안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우리는 회사 차원에서 일을 한 것이고, 규모가 다르니까 이렇게 비교할 수는 없습
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애드프린트 초창기에는 우리 자신조차도 우리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
다는 사실입니다.
영업점 일은 먼저, 그리고 부지런히 하면 반드시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정말 5년만 하면, 평생의 수입이 보장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인쇄물은 대면 접촉이 필수입니다. 지금까지 애드프린트는 온라인으로만 영업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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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영업점 여러분은 오프라인으로 뜁니다. 우리보다 훨씬 유리한 조
건입니다.
제가 일본에서 영업점 하실 여러분을 만난 지 이주 정도 지났습니다.
그동안 영업점을 해서 발생한 수익을 정리해봤습니다.

이 표에 등장하는 사람은 네 명입니다.


제가 유치한 영업점 이승&님, 애드프린트 장우&부장이 유치한 西尾님.
西尾님은 그냥 자기 주변만 슬렁슬렁해서 며칠 사이에 3,275엔을 획득했습니다. 이승&
님도 2,934엔을 획득했습니다.
김종박은 저입니다. 저는 지난 달에는 제가 직접 개척한 고객으로 270엔을 획득했고, 이
번 달에는 저의 동행점인 이승&씨 매출로 324엔을 획득했습니다.
얼마 되지 않지만, 아직 제대로 하지도 않으면서 수수료를 이렇게 획득했다는 점을 생각
해야 합니다.
이 표에 나오는 고객은 대부분 반복 구매를 합니다. 이런 고객을 100명 획득하고, 1,000
명 획득하면, 답이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 애드프린트는 실제로 구매하는 고객이 7천 명 가량입니다. 이 7천 명으로 월 5-6
천 만 엔 매출을 만듭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 인쇄물 판매는
훨씬 쉽습니다.
판단은 영업점 여러분의 몫입니다.
애드프린트는 1월에 50종류 이상의 상품을 추가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 많은 상품을 공급합니다.
시간과 끈기 싸움입니다.
부지런하고 성실하면 무조건 됩니다.
그 어떤 물건보다도 팔기 쉽습니다.
저는 영업점 여러분에게 강권하고 싶습니다.
애드프린트가 프린트 카페를 만들고, 각 영업점이 독립 상호와 독립 사이트 주소를 가지
게 되는 순간, 각 영업점은 자기만의 온라인 인쇄점을 가지게 됩니다. 나머지는 영업점 여러
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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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내가 가맹점과 고객을 모으는 방법

2013. 2. 01. 금요일.

마케팅에서 정해진 법은 없습니다. 끊임 없이 연구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프린트카페 가맹점을 성공 시키기 위해서 두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직
접 고객을 모으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영업점을 모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목적을 한
가지 방법으로 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에 글을 싣는다
저는 일단 고객을 확보하는 과정과 가맹점을 확보하는 첫 과정을 같이 시작합니다.
지금 저는, 제가 쇼핑몰을 운영한 경험을 ‘쇼핑몰 경험 Since 2000’ 이란 제목으로, 포
탈 사이트 다음의 ‘동경 유학생 모임(동유모)’, ‘오사카 유학생 모임(오유모)’, ‘무역 유통인
모임(무유모)’ 카페와 네이버의 ‘라쿠텐, 야후 옥션 시작하기’ 카페에 연재를 합니다.
제가 애드프린트의 고객을 확보하고, 가맹점을 확보하려고 한다면서 좀 어울리지 않게
‘유학생 모임’에 글을 쓰는 이유는 그저 더 좋은 사이트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의 한계 때문입니다. 저는 일본어로 글을 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본에 있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글을 씁니다. 그리고 제가 만나기를 원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서
동유모와 오유모에 있기 때문입니다.
무유모는 한국에서 가장 큰 무역 유통인들의 카페로 알려져 있고, 네이버의 ‘라쿠텐 시
작하기’는 일본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하려는 한국 사람들의 커뮤니티입니다.
제가 올린 글의 1회의 제목은 ‘나도 쇼핑몰이나 한번 해볼까???’이고, 2회 째는 ‘진성(眞
性) 고객 한 명 모으는데 2만6천 엔!’입니다. 3회는 ‘제대로 된 쇼핑몰 만드는 비용’, 4회는
‘어떤 물건이 잘 팔릴까?’, 5회는 ‘라쿠텐이냐, 독립쇼핑몰이냐’ 등으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저는 커뮤니티에 글을 실을 때, 제가 획득하려는 독자가 있는 커뮤니티를 상대로 정공법
(正攻法)을 택합니다.
저의 목표는 우리 회사의 상품을 파는 것과 가맹점을 획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물건을 파는데 관심을 갖거나 혹은 쇼핑몰 운영에 관심을 갖거나, 혹은 부
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쇼핑몰 경험을 전합니다.
‘동유모’나 ‘무유모’에 글을 싣는 코너는 ‘직장인 방’입니다.
제 자랑을 할 때는 늘 낯이 뜨겁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렇게라도 내가 한 일을 알려야
합니다. 알려야 여수룬-애드프린트 직원들이 배웁니다. 그리고 배운 것을 바탕으로 더 발전
시킵니다. 그리고 저는 여수룬의 CEO니까 제 경험을 잘 정리해서 구성원들이 잘 따라 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낯 뜨거운 것을 무릅쓰고 잠시 자랑을 합니다.
제가 쓴 글은 폭발적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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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코너 다른 게시물의 조회수에 비교하면 정말 엄청납니다.
제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읽는 사람들은 제 글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
니다. 저는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겪은 제 경험을 고스란히 전해 줍니다. 고객을 한 명 한 명
모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홍보하는 방법은 어떤 게 있고 또 각각 장단점은 뭔지, 어떤
물건이 잘 팔린다고 생각하는지, 홈페이지를 갖는 것과 라쿠텐이나 야후 쇼핑 입점은 어떤
게 유리한 지 등등 내 관점에서 정리를 해줍니다. 이론이 맞고 틀리고는 신경 안 씁니다. 다
만 내가 경험한 것을 정확하게 전해줍니다. 나눔 가이드 라인에 적힌, ‘나의 힘, 경험, 희망’
을 나눕니다. 가르치지 않습니다. 강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나눌 뿐입니다.
사람들은 고마워합니다. 쇼핑몰을 운영해본 생생한 경험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1월27일 올린 글 하나로 사흘 동안 434명에게 애드프린트 홍보지를 배포한 셈입니
다. 온라인은 참 좋습니다. 올린 글의 조회수는 계속 늘어납니다. 무역유통인 모임에 실린
제 글은 1,000회 조회를 넘습니다. 이런 류 글 조회수가 1천 회를 넘기는 참 어렵습니다.
제가 올린 게시물을 읽으면 게시물에 링크된 www.nhprint.jp(adprint.jp의 내 버전)를 한번쯤
은 눌러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사람들은 언젠가 명함이 필요하거나, 스티커, 현수막이 필요하면 반드시 nhprint.jp를
찾아올 겁니다.
그리고 저는 계속 연재할 것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결코 저를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 글을 조금 연재하다 보면 반드시 가맹점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가맹점 이야기를 통
해서 사람들은 부업을 하거나 혹은 가맹점업에 뛰어들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다가 보니 ‘직장인 방’에 쓸 게 아니고, 구직 관련 방에 써야 했나? 하
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저의 SNS 활용
저는 최근 딱 한 달 반을 활동해서 이전에 전혀 몰랐던 네 분의 온라인 가맹점을 오픈
시켰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네다섯 분이 대기중입니다. 그리고 한 달 후쯤이면 아마 십여 명
이상을 오픈 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중에는 오픈은 했지만 전혀 활동을 하지 못할 분들도 생길 겁니다. 그렇지만 그
중에는 이제 진짜 제가 바라고 애드프린트가 바라는 가맹점 활동을 하는 분들도 나올 겁니
다.
앞으로도 저는 온라인 활동만으로도 꾸준하게 많은 사람을 오픈 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가맹점을 오픈 시킬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먼저 좋은 정보를 줍니다. 잠시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저는 정보를 줄 때 다른 사
람에게 미끼를 던지는 식의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진심으로 다른 사람을
도우려고 합니다. 그래서 ‘쇼핑몰 운영 경험’이라는 혹은 ‘일본 판매 경험’이라는 다른 사람
은 해보지 못한, 나만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진심으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입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가맹점을 소개합니다. 이미 글 쓴 이와 글 읽은 이로서 신뢰가 있기 때문
에 가맹점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혹은 급할 경우 노골적으로 가
맹점을 홍보하는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연결이 되면 한 명 한 명이 가게를 오픈하도록 돕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돕습니
다. 주지 않으면 내놓지 않기 때문에 여수룬-애드프린트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가망 가맹
점이 가맹점을 오픈하도록 돕습니다. 여기까지 하면 끝입니다.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반
드시 소개합니다.
저는 지금부터는 가맹점이 돈을 벌도록 돕는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명함 샘플을 보내주
고, 전단지를 보내주고, 스마트폰 메신저 활용법을 가르쳐주고, 배너 이용법을 가르쳐 주고,
메일 문안을 만들어주어서 가맹점이 일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데 집중합니다.
저는 정말 지난 한 달 반 동안 SNS만으로 거의 열 개의 가맹점을 오픈 하고 있습니다.
이 중 두 분은 반드시 엄청난 성과를 거둬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두 분을 통해 서서히 일본인 가맹점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일본인 가맹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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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날 무렵이면, 이제 매우 빠른 속도로 체인 사업이 확장될 것입니다.
이제 이 사업을 회사가 체계를 갖춰서 추진하고, 일본어 원어민자 직원들이 같이 활동을
하면 프린트 카페의 온라인 체인 사업은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겁니다.

제 경험의 활용
저는 일본어 원어민자 직원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우선은 최소한 대여섯 개 커뮤니티를 관리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제 생각에는 쇼핑몰
운영자들이 모인 커뮤니티가 좋을 것 같습니다. 혹은 은퇴자, 주부, 부업을 원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가 좋다고 봅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는 생각을 많이 해야 합니다. 어떤 커뮤니티가
적절한 지를 찾아내는 것부터가 과제입니다.
저는 한국에 있고, 일본어를 못하기 때문에 일본에 있는 한국인들이 모인 곳, 일본과 무
역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 일본에 판매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공략했습니다.
제가 일본어 원어민자고 일본 상황에 익숙하지 않아서 잘 모를 수 있습니다만, 일본도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적당한 커뮤니티를 공략하면 됩니다.
우선 가장 적당한 곳은 쇼핑몰 운영자 커뮤니티입니다.
쇼핑몰 운영자는 그 자신이 우리의 고객입니다. 이들에게 좋고, 싼 명함, 스티커, 현수막
이야기를 하면 됩니다. 그리고 이 분들은 고객을 갖고 있습니다. 고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고객에게 명함, 스티커, 현수막을 쉽게 소개할 수 있습니다. 이 분들은 돈을 버는 것 자
체가 목적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분들입니다. 이 분들은 자기 일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자기
고객을 활용할 수 있다면 결코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도장 가게를 하는 분들에게는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도 같이 파시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도장과 명함, 스티커, 현수막은 같은 계열입니다. 그리고 이 분들
입장에서는 자기는 홈페이지에 배너만 걸어놓고 수수료로 13.5%를 받는 것은 매우 좋은 거
래입니다. 혹은 고객에게 보내는 이메일 맨 밑에 광고 링크를 넣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명함 사이트를 직접 공략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이 글을 쓰다
가 생각이 난 것이고, 한번 시도를 해봐야겠습니다.
어쩌면 가능한 방법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군소 명함 사이트는 사이트다운 사이트를 가질 수 없습니다. 여수룬-애드프린
트는 정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서 사이트를 개발했고, 또 유지 보수했습니다. 그런데도 우
리 사이트는 여전히 불편합니다. 일본에서, 아니 한국까지 통틀어도 가장 좋을 수 있는 인쇄
관련 홈페이지인데도 여전히 불편합니다. 고쳐도 고쳐도 고칠 게 생기는 것은 우리 사이트만
이 아닙니다. 사이트의 숙명입니다. 더군다나 인쇄 관련 홈페이지는 훨씬 복잡할 수밖에 없
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인터넷 명함 사이트는 결코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사이트가 아
닐 겁니다. 이 사이트는 대부분 동네 장사를 하는 사이트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에게 기가
막히게 좋은 인쇄, 현수막, 판촉물 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시도해볼 가치가 있
습니다. 우선은 다시 한번 디자이너 광장에 속한 사람들을 접촉해봐야겠습니다. 사이트 분양
이라는 것이 현실이 된 지금은 어쩌면 아주 좋은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생각하면 방법은 너무 많군요. 여러 가지 방법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온라인 체인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놓여 있습니다.
오늘 전언은 쓰다가 방향이 갑자기 바뀌게 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조차도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즉 이론은 실천을 통해 보완되고 발전되며,
실천은 또한 새로운 이론을 낳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프린트 카페 사업은 처음에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사이 엄청나게 많은
논의가 있었던 것은 다시 소개하기도 힘듭니다. 너무 많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
영업점을 모집하려다가, 오프라인 영업점의 영업 수단 지원을 위해 메타태그가 달린 이메일
을 개발하게 되었고, 메타태그 이에일을 가지고 영업점을 모집해서 만나던 중, 사이트를 분
양하는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사이트를 분양하는 방법을 찾게 되면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온라인 체인점으로 오게 된 것입니다.
그야말로 변증법에 따른 발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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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 가게를 공략하든, 명함집을 공략하든 다 훌륭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하면서도 SNS를 통한 마케팅은 반드시 기본으로 하고 있어야 합니다.
일본어 원어민자 직원이라면 중요한 커뮤니티 네다섯 개는 관리하는 게 좋습니다. 방법이 마
땅하지 않으면, 제가 쓴 글을 복사해서 게재하는 것도 좋습니다. 출처를 밝히든 변형하든 그
것은 자유입니다. 어쨌든 중요한 커뮤니티를 관리하면서 그것을 통해 고객과 가맹점을 확보
하는 것은 기본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이상민 실장님이 소개했듯이, 게리 바이너 척이라는 사람은 자기 아버지가 물려준 동네
의 작은 와인 가게를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를 활용해서 전국 체인점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저도 한국어로 시작하지만 궁극에는 일본에 강력한 온라인 체인을 만들 수 있으리라고 생각
합니다. 여수룬 애드프린트 임직원들은 잘 단결합니다. 그리고 능력이 있습니다. 이제 제가
조금 쌓은 경험을 잘 활용하면 반드시 일본에 강력한 온라인 체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개인의 성장
저는 최근 한 달 반 사이에 엄청나게 성장했습니다. 실제로 가맹점 유치 활동에 뛰어들
고, SNS를 활용하면서 저는 SNS의 활용법에 대해 큰 줄기를 꿸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전
에도 SNS 활용을 공부하기는 했지만, 실제에 적용해본 것은 처음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SNS를 활용하면서, 블러그-커뮤니티-페이스북-트위터-스마트폰 메신저-
유튜브 등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어느 정도는 알았습니다.
저는 SNS 활용이라는 점을 놓고 견준다면 우리 회사 임직원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
분의 사람보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회의 웬만한 젊은 사람보다 더 잘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저는 부쩍 성장했습니다.
저는 사람이 사는 목표는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커져야 하고, 인격이 자라야
합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사람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혜도 많아져야
하지만 지식도 늘어나야 합니다.
저는 제가 여수룬의 일을 하는 것이 참 좋습니다. 여수룬은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타
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 상거래이고, 무역입니다. 이 둘을 매칭시킬 수 있는 회
사는 많지 않습니다. 이런 일을 제가 하고 있다는 것은 행복하기까지 한 일입니다. 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집안의 조카들하고 이야기해도 주제가 딸리지 않습니다.
저는 여수룬 일을 하면서 세상과 소통하고, 지식을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장하고 있
습니다.
최근 두어 달 정말 집중해서 가맹점 모집 사업을 추진해봤습니다.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저는 이 성과가 여수룬-애드프린트 전체에 확산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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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조직인(組織人), 그리고 책임

2013. 2. 7. 금요일.

(2012년 2월16일 전언 개정판)


자기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은 인격 성장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사람은 불완전합니
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나 곤란한 일에 부딪히면 끊임없이 남을 탓하거나 핑계를 댑
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거나 ‘어쩔 수 없었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가장 많이 듣거나 볼 수 있는 말은 ‘나는 그러고 싶지 않은데, 상사가(혹은 부
하가)……’입니다. 모두 책임을 피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당연히 자기 말과 행동에 자기가 책
임을 져야 합니다. 물론 당연히 그래야 하는 지 알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일 투성이지만 그래
도 그러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은 회사나 사회에서 너무나 많이 겪는 몇 가
지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행동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명령과 지시를 전할 때
책임을 피하려는 행동 가운데 제가 제일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는, 다른 사람을 끌어들
여서 자기 말을 하는 경우입니다. ‘사장님이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혹은 ‘부하들이 반대
합니다’ 하는 식의 말입니다. 정말 많이 하고, 또 듣지 않습니까? 꼭 회사에서만 그런 게 아
닙니다. 어디서나 들을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남을 끌어들여서 자기 말을 하는 전형(典型)입니다. 이 말은 ‘나는 그렇지 않은
데 사장이 시켜서 하는 것이니 나를 탓하지 말라’고 하는 말입니다. 혹은 ‘나는 찬성이지만,
부하들이 반대하니까 지시를 철회해주세요’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는 ‘내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렇게
말하는 게 여러 가지로 거북하니까 상사를 끌어들이고, 부하를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최근에 우리 회사가 이렇게 말하는 사람 때문에 피해를 입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461호를 쓰려고 461호 집주인에게 물어봤습니다. ‘혹시 461호 세입자가 461호를 그만 쓰겠
다고 하면, 우리가 쓰고 싶습니다. 어떤 상황인가요?’ 이 질문을 들은 461호 주인은 계약 상
황을 알아보더니, ‘2013년 12월이 되어야 계약이 끝납니다’하고 답변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도 ‘알았다’ 하고 끝났습니다. 아쉽지만 남에게 피해를 줄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집주인은 우리에게 빌려주는 게 더 좋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아마 우리가 세를 잘 내기 때문
일 겁니다. 그래서 집주인이 461호 세입자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여수룬에서 쓰
고 싶어하니 비워주세요’. 우리를 끌어들인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461호와 사이가 안 좋습
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렇게 도망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남을 끌어들여서 말하면 안 됩니다. 다른 데서도 그렇지만 여수룬에서는 특히 이
렇게 말하면 안 됩니다. 이 말은 책임을 회피하는 말입니다. 특히 중간간부들은 상사에게도
부하에게도 절대 이 말을 사용하면 안 됩니다.
상사는 지시하는 사람입니다. 상사의 지시는 납득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납득할 수 없
는 것이 더 많습니다. 사람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상사의 지시 가운데 납득할 수 있는 것
만 전달하거나 집행하고,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안 하면 조직을 파괴하는 행동입니다. 상사의
지시는 납득이 되든, 납득이 안 되든 자기가 책임을 지고 집행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조직
인의 행동양식입니다.
상사의 지시와 명령을 부하에게 집행해야 하는 중간 간부는 더 그렇습니다. 중간 간부는
상사의 지시를 받아 부하에게 상사의 지시를 관철시키는 위치입니다. 이 때 중간 간부는 상
사의 지시를 자기 것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납득되지 않아도 납득하고 자기가 납득한 내용
으로 부하에게 지시를 해야 합니다. 그것도 대충하면 안 됩니다. 동의하지 않는 내용일지라
도 상사의 지시를 부하에게 전할 때는 자기의 말로 해야 합니다. 상사의 지시를 부하에게 전
할 때, 상사의 뜻이라는 암시조차 들어가면 안 됩니다. 상사만이 아니라 나의 뜻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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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책임을 자기가 져야 합니다.
이 점을 이해하기 참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여수룬이 성
장하는 현 시점에서 이 점을 잘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조직에서는 최일선 구성원
을 제외하면 전부 간부입니다. 초급이거나, 중간이거나, 고급간부입니다. 그리고 여수룬에서
는 일선 구성원이라고 해도 곧 초급간부가 됩니다. 여수룬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
다. 그렇기 때문에 여수룬의 모든 구성원은 지금 제가 드리는 말씀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악역을 맡아야 할 경우가 많습니다. 간부기 때문에 해고통보를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징계위원회 회부를 통보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직위해제를 통보해
야 할 때도 있습니다. 혹은 거래처에 거래중단을 통보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혹은 거래처의
부정을 지적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어쨌든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합니다.
그런 악역을 해야 할 때, 중간 간부인 사람이 ‘나는 동의하지 않지만, 조직의 결정이니
어쩔 수가 없네’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조직인(組織人)으로서 행동규율을 어기는 것입니다.
행동 규율을 어기는 것일 뿐 아니라 비겁한 행동입니다. 당장은 자기가 살려고 조직을 죽이
는 행동이지만, 결국에는 자기도 죽고 조직도 죽이는 행동입니다. 절대 하면 안 됩니다.
이것은 중간 간부여서 겪는 고통이 아닙니다. CEO인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신이 정상
인 CEO라면 대부분 해고를 극도로 꺼립니다. 부하에게도 가정이 있습니다. 부하에게도 명예
가 있습니다. 또 오랫동안 고락을 같이 해왔습니다. 그런데도 해고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괴롭습니다. 며칠, 아니 몇 달을 고민합니다. 그래도 저는 때가 되면 해고합
니다. 최선을 다해서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만 도저히 제가 감당할 수 없으면 그렇게
합니다. 이것 역시 제가 피해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정직하게 대면(對面)합니다.
이럴 경우 저 역시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습니다. 저도 그런
과정을 수도 없이 거치기 때문에 해고 명령을 전하는 간부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 합니다. 그
렇지만 그것도 삶의 한 과정이니까 우리는 받아들여야 합니다.
해고 통보를 할 때 저는 ‘나는 그렇지 않은데 다른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CEO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CEO가 아닐 때도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굳이
사장의 지시라는 말을 하지 않고 그냥 사실만 통보합니다. 남을 끌어들이는 것은 그 자체로
서 책임을 피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하기 싫거나, 혹은 자기가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지시와 명령을 부하에게 전해야
할 때, 그 명령을 상사의 명령이라고 하지 않고, 자기의 뜻이라고 전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
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합니다. 상사를 끌어들이지 말고 자기 자신의 결
정이라고 하고 지시하고 명령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자기 뇌를 진짜 세뇌시켜야 합니
다. 자기 생각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자기는 동의하지 않으면서 동의하는 척 하는 게 아니
라, 진짜 그 뜻을 자기 뜻으로 만들어서 집행을 해야 합니다. 자기 뜻으로 만들기 힘들면 논
리를 만들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게 옳다는 신념을 만들어서 집행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조직인(組織人)이 행동하는 방식입니다.
도저히 집행할 수 없으면 상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부하에게 마음에도 없는 지시와 명령
을 내릴 거면 차라리 상사에게 대드십시오. 그것이 용기 있는 행동입니다. 상사와 대화하고,
토론해야 합니다. 그래서 상사의 뜻을 꺾거나 혹은 자기 뜻을 꺾거나, 혹은 합의안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부하에게 지시를 할 때는 그 지시가 상사의 지시가 아니라 자기의
지시가 되어야 합니다.
충분히 대화하고 토론했는데도 상사가 뜻을 꺾지 않고 지시를 할 경우 무조건 집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설득했고, 대화했는데도 상사가 뜻을 꺾지 않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상사도 결코 바보가 아닙니다. 상사에게는 상사의 생각이 있습니다. 상사의 판
단이 있습니다. 그 생각 그 판단을 존중해야 합니다. 조직에서는 상사에게 복종해야 하니까
상사의 판단을 존중해야 합니다. 이럴 때는 될 수 있으면 상사의 명령과 지시를 자기의 생각
으로 받아들여서 집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도저히 상사의 명령과 지시를 집행할 자신이 없다고 여겨질 때입니다. 그
런데 잘 생각해보면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조직에서 가장 하기 싫은 집행은 해고통보입니다.
해고통보를 할 수 있다면 집행하지 못할 명령과 지시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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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럴 때면 확
신도 없으면서 명령과 지시를 집행하는 대신, 집행라인에서 잠시 빠지는 것이 좋습니다. 조
직에서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개인에게도 결코 좋지 않습니다. 반드시 승진과 연봉협상
에 불리한 요건이 됩니다. 그렇지만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지 못하고 부하에게 상사의 명령을
전하거나 집행하는 것보다 오히려 정직할 수 있습니다.
‘저는 동의합니다만, 부하들이 반대하기 때문에’라는 말은 조직인(組織人)이 해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특히 중간간부는 이 말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조직은 독재입니다. 집
행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갑니다. 중간 간부는 절대로 부하의 대변인이 아닙니다. 중간 간부
는 반드시 상급 간부의 쪽에 서 있어야 합니다. 조직에서 간부는 부하를 대변하는 식으로 행
동하면 안 됩니다. 그러므로 자기 상사를 향해, ‘부하들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아시죠?’하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조직이 뭔지도 모르는 간부의 행동입니다. 상사가 부장이라고 합시다.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부장님. 지금 하시는 일은 부하들의 반발을 산다고 생각합니다. 이렇
게 하는 게 좋겠습니다’. 즉 중간 간부는 부장의 편에 서서 부하들을 지휘할 방안을 만들어
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중간 간부는 상급자의 참모이지, 하부의 대변인이 아닙니다.
상사의 지시를 집행할 때 말을 돌리지 말고 자기의 의견으로 만들어서 부하에게 지시해
야 한다고 했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하의 말을 상사에게 전할 때도 마찬가지입
니다. 부하의 말을 전할 경우는 부하의 의견으로 전하면 안 됩니다. 부하의 말이 옳고 자기
도 동의하기 때문에 상사에게 전해야 합니다. 물론 이 때도 부하를 대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본질에서는 상사에게 부하의 사정을 정확하게 보고하고,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는 것뿐입니다.
결코 부하를 대변하는 행동이어서는 안 됩니다.
이 말이 이해가 될 지 모르겠습니다. 조직론(組織論)을 강의하다 보면 원리와 적용을 구
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은 독재’라는 것은 본질입니다. 그렇지만 해결은 민주
적인 방법으로 합니다. 적용입니다. 조직 운영의 원리는 독재인데, 적용할 때는 민주적 방식
으로 한다는 것과 조직에서 중간 간부는 상사의 참모여야 하고 부하의 대변자여서는 안 된
다는 원리와 그것의 적용에서는 부하를 대변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말이 잘 이해가 될 지 모
르겠습니다. 이것을 조직론 철학에서는 ‘모순(矛盾) 자체는 적대적이지만 해결은 비적대적 방
법을 적용한다’고 설명합니다. 어렵습니다. 한번 더 설명을 해봅니다. 조직 안에 다른 견해가
있으면 하나는 없어져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서로 다른 견해는 적대적입니다. 그렇지만 견
해를 하나로 만들 때 견해 소유자를 죽여서 의견을 통일 시키는 것이 아니라 대화하고 설득
하고 토론하는 비적대적 방식을 쓰는데, 이런 것을 적대적 모순이지만, 비적대적으로 해결한
다고 하는 것입니다.
상사의 참모이므로 부하의 대변인이면 안 된다는 것은 원리입니다. 이 원리를 잘 적용하
는 것은 상사와 생각을 같이 하면서 부하의 고충을 해결하면 됩니다.
정리합니다. 상사의 명령과 지시를 전할 때든, 부하의 고충을 상사에게 전할 때든, 어떤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저 말을 전달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자기
의 판단, 자기의 선택으로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나의 생각, 나의 의견
업무를 보고할 때도 자기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저는 ‘A안, B안, C안이 있습니다’는 보고를 받으면 꼭 되묻습니다. ‘그래서 당신 생각은
뭡니까?’ 저도 그 정도는 압니다. 저만이 아닙니다. 상사라면, A안, B안, C안이 있다는 것 정
도는 압니다. 정말 알고 싶은 것은 A안, B안, C안 중 어떤 것 좋으냐는 겁니다. 저는 보고하
는 사람이 한 가지 안만 명확하게 제출하기를 바랍니다. 상사는 바보가 아닙니다. B안을 보
면 A안과, C안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기 때문입니다.
‘A안, B안, C안이 있습니다’ 하는 것은 마치 선택권을 상사에게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생각을 안 하는 게으른 부하의 행동일 뿐입니다. 상사는 바쁩니다. 겉으로는 할 일
없이 왔다갔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할 것을 쌓아놓고
있습니다. 그런 상사를 도와주는 일은 그냥 제안서에 사인만 하면 되게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의문이 있으면 물어볼 겁니다. 틀린 게 있으면 지적할 겁니다. 그런 상사에게 ‘A안, B안, C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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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으니 열심히 생각해보고 하나 택하세요’ 하는 부하는 참 게으릅니다. 생각이 없습니다.
자기가 열심히 비교해보고, 검토해보고, 가장 좋은 안을 상사에게 제안해야지, 비교하고 검
토하는 일을 상사에게 시키는 부하를 둔 상사는 괴롭습니다.
‘부장님, 부하들이 이러는데요’. 그래서 어쩌라는 말입니까? 부하들 의견을 수용하라는
것입니까? 아니면 묵살하라는 뜻입니까? 회의를 열라는 것입니까? 어쩌라는 것입니까? 무슨
중개인일까요? 객관적인 상황을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될 수 있으면 생각을 해서
해결수단을 제안하라는 뜻입니다.
가장 훌륭한 토론자는 자기 논리가 명확한 사람입니다. 논리가 명확한 의견은 반대하기
도 쉽고, 찬성하기도 쉽습니다. 제일 골치 아픈 토론자는 자기 의견이 명확하지 않은 토론자
입니다. 반대하기도 어렵고 찬성하기도 어렵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의견이 명확한 부하의
보고는 반대하든 찬성하든 상사로서 결정하기가 쉽습니다.
여기서도 정리하고 싶은 것은 자기 책임입니다. 상사에게 보고하면서 ‘A안, B안, C안이
있습니다’ 하는 것은 안전합니다. 최소한 부하로서 최종안을 제시하지 않았고, 최종 선택을
상사가 했기 때문입니다. 부하가 이런 식이면 상사도 괴롭습니다. 사인만 하고 싶은데, 비교
검토까지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살면서 정말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상사가 정말 무능할 때입니다.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여러 번 겪었습니다. 안 그랬으면 좋겠지만 상사가 무능할 때 부하는 괴롭습니다. 이럴
때 조직인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정답은 자기 일이나 잘 하기입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중국인이 진심으로 존경하는 지도자 중에 저우언라이(周恩來)총리가 있습니다. 마오쩌뚱
(毛澤東) 시대에 25년 간 총리를 했습니다. 중국 개혁개방의 아버지 덩샤오핑(鄧小平)은 마
오쩌뚱을 평가하면서 ‘공이 70%고 과가 30%다. 과(過) 없는 사람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
고 더 이상 마오쩌뚱을 비난하는 일을 중지하게 했습니다. 마오쩌뚱은 중국 혁명의 최고 지
도자였고, 마오쩌뚱이 없었다면 그 유명한 장정(長征)도 국공합작(國共合作)도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사회주의 중국이 탄생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런 마우쩌뚱이 건국 이후 대약진운
동을 벌여서 중국을 고난의 시기로 이끌고, 문화대혁명을 통해 동란(動亂)의 시대로 이끕니
다. 이 혼란의 시기에 저우언라이가 총리로 있었습니다. 저우총리가 죽을 때 그의 집에는 그
야말로 텔레비전과 입던 옷가지 몇 개만 있었을 정도로 검소했다고 합니다. 그런 저우총리가
모택동의 과(過)시절에도 총리였습니다. 저우총리는 모택동의 극좌노선을 비판하지 않았습니
다. 저우 총리는 모택동의 극좌노선을 반대하지도 않았습니다. 총리직을 버리지도 않았습니
다. 그런 저우 총리를 국민들은 비겁하다고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저우 총리가 죽었을 때,
중국 인민들은 천안문 광장에 모여 진심으로 울었습니다.
저우 총리가 있었기에 덩샤오핑이 살았습니다. 저우총리는 마오가 극좌노선을 걷는 동안
덩샤오핑을 비롯한 개혁세력을 최대한 보호했습니다. 저우총리가 있었기 때문에 덩샤오핑 세
대가 중국을 이어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저우총리는 지금도 인민의 총리로 남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조직이란 이런 것입니다. 짧게 볼 수 없습니다. 최고 리더, 혹은 상사와 관계를 부하가
어떻게 맺어나가는가 하는 모범을 저우 총리에게 배울 수 있습니다. CEO를 혹은 상사를 비
난하고 비판하는 것은 조직을 파괴하는 행동입니다. 저우 총리가 마오를 비판하거나 혹은 총
리직을 버릴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랬을 경우 중국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등샤오
핑의 시대는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에게만 이렇게 요구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전에도 겪었고, 지금 현재도 겪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속한 조직의 리더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비판하지도 않습니다. 왜냐면
그 역시 한계를 지닌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판하고 비난한다고 해서 상사가 자기
자신을 바꿀 수도 없습니다. 저는 비판과 비난은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라 오히려 어긋나게
만든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가 속한 조직의 리더를 비난하지 않고 절대
비판하지 않습니다.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일만 합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는 저우 총리를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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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배웁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고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사람은 그런 식으
로 가르쳐서 바꿀 수 없습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바뀌어지면 다행이고, 아니면 그렇게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은 내 할 일이나 잘 하고 있을 때입니다.
문제가 많은 남편이 있습니다. 아내가 비판하고 비난한다고 남편이 바뀔까요? 그렇게 해
서 바뀔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그 어떤 조건에서도 아내로서 할 일을 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
습니다.
문제가 많은 아내가 있습니다. 남편이 잔소리하고 소리친다고 바뀔까요? 역시 그렇게 해
서 바뀔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그 어떤 조건에서도 남편으로서 할 일을 하는 것밖에 다른 방
법이 없습니다.
문제가 많은 상사가 있습니다. 정면으로 핍박하고, 술 자리에서 비난한다고 바뀔까요?
그런 경우가 있다면 제 손에 장을 지지겠습니다. 상사의 문제는 그대로 놔두십시오. 자기 할
일이나 잘 하는 도리밖에 없습니다. 그럼 괴롭지 않냐구요? 그것도 삶입니다. 자기 일이나
제대로 하면서 기다리는 도리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인생입니다.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게 건의했는데도 안 받아들여져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습니까? 그
만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마음에 안 든다고 이혼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선택이지만 그것도 선
택은 선택입니다.
건의를 하고 조언을 하는 것은 부하의 의무이지만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고는 상사
의 몫입니다.
이것은 사람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나마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은 오로지 자기 일이나 잘하고 있을 때뿐입니다.
가장 안 좋은 행동은 ‘아무리 건의해도 안 받아들여져’하고 잘난 척 하는 경우입니다.
이 말은 가장 안 좋은 비난과 비판입니다. 자기는 잘났고, 상사는 바보라고 선언을 하는 것
입니다. 건의했으면 그만입니다.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는 상사의 몫입니다.
회사원은 회사를 그만둘 수 있습니다. 그만 두고 안 두고는 자기 선택입니다. 그렇지만
그만둘 것이 아니면 상사를 비난하지 말아야 합니다. 굳이 회사에서만이 아닙니다.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혼할 수 있습니다. 이혼하고 안 하고는 자기 선택입니다. 그렇지만 이혼
할 게 아니면 상대를 비난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판과 비난은 사람을 바꿀 수 없습니다.
그저 자기 일이나 묵묵히 하고 나머지는 하늘에 맡겨야 합니다. 그게 조직인으로서 아니
사람으로서 최선의 행동입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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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오픈마켓

2013. 2. 22. 금요일.

우리도 오픈마켓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신입사원 교육을 할 때, 그리고 적당한 때마


다 우리 회사의 1단계 최종 목표는 오픈마켓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오픈마켓
을 늘 꿈꿨기에 그 꿈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는 필연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가 오픈마켓으로 발전하는 것은 저의 간절한 소망이었습니다. 그래서
늘 이 꿈을 놓치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할 때마다 이 꿈과 연결해 보는 것이 습관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꽃은 오픈마켓입니다. 누구나 판매자가 될 수 있는 오픈마켓은 인
터넷과 가장 잘 어울립니다. 오픈마켓이란 용어를 판매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한다는 의미로도
쓰는데, 제가 사용하는 오픈마켓이란 단어는 누구나 쉽게 판매자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저에게 오픈마켓은 굳이 자기가 직접 쇼핑몰을 만들지 않아도 물건을 사고 팔고, 고객을 관
리할 수 있는 몰입니다.
이베이, 중국의 타오바오, 일본의 라쿠텐과 야후 옥션, 야후 스토아, 그리고 한국의 11
번가, G마켓, 옥션이 제가 알고 있는 오픈마켓입니다. 그런데 제가 알고 있는 이 오픈마켓이
각 나라 인터넷 쇼핑몰을 거의 쥐락펴락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베이는 세계 규모의 경매와 판매 대행 업체입니다. 중국의 타오바오는 중국 인터넷 쇼
핑몰 시장의 90%를 차지한다고까지 합니다. (이들 통계는 제가 논문을 쓰는 수준이 아니므
로 따로 조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라쿠텐과 야후 옥션을 합치면 일본 인터넷 쇼핑
몰의 대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도 세 쇼핑몰을 합치면 그 점유율이 엄청날
것입니다.
웹 2.0의 정신은 개방, 참여, 공유입니다. 웹 2.0은 인터넷의 강점을 잘 표현하고 있고,
또 인터넷이 나가야 할 방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오픈마켓은 인터넷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개방, 참여, 공유라는 긍정 요소를 여지 없이 정확하게 담고 있습니다. 오픈마켓은 개방, 참
여, 공유라는 바람직한 요소를 잘 갖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 전자 상거래 분야에서 가장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인터넷 비즈니스는 엄청나게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입니다. 우리
회사가 지금까지 회사를 운영하면서 투입된 돈이 얼마 정도일까요? 제 생각에는 적어도 40
억은 넘을 것 같습니다. 지난 4년여 동안 엔고로 인한 환차익이 그 정도는 되었으니까요. 그
러고도 이렇게 헉헉거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현실입니다.
한국에서 일본에 인쇄물을 판매하기 위해 쇼핑몰을 연 어떤 회사가 2년 여 만에 사실상
수명을 다했는데, 투입된 자금만 30억 가까이였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돈이 많이 들어갈 뿐 아니라, 후발 주자가 선발 주자를 따라 잡으려
면 정말 엄청나고 막대한 자금이 들어갑니다.
일본도 라쿠텐과 야후옥션이 있는 상태에서 제3위 업체는 전혀 등장하지 못하고 있습니
다. 한국도 옥션이라는 절대 강자가 있고, 그 틈을 비집고 G마켓과 11번가가 등장했지만, 여
전히 절대 강자는 옥션입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인터넷 분야는 후발 주자가 선발 주자를 따라잡는 것이 더
힘든 것 같습니다. 그것은 인터넷이란 태어나자마자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이 펼쳐진다는 면
에서 1위의 파워가 막강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일본 시장을 놓고 오픈마켓을 꿈꿨습니다. 물론 일본에서 성공하면
그 이후는 세계일 수 있습니다.
일본 오픈마켓을 꿈꾸면서 첫 번째 겨냥한 것은 인쇄물 오픈마켓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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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에는 인쇄물이 없다
인쇄물 오픈마켓을 꿈꾼 것은 오픈마켓에 인쇄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본뿐 아니라 국
내 오픈마켓에서도 인쇄물을 파는 판매자는 많지 않습니다. 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장사를
할 수가 없습니다. 파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살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오
픈마켓에서 명함, 스티커, 전단, 현수막을 살 생각은 잘 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오픈마켓의 구조가 인쇄물을 판매하는데 적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파는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을 라쿠텐에서 판다고 생각을 해보면 제 말을
금방 이해할 것입니다.
www.adprint.jp와 www.makumaku.jp는 인쇄물, 현수막을 전문으로 취급합니다. 이 사이
트의 구조는 기제품을 판매하는 사이트에 비해 몇 십 배 복잡합니다. 기제품을 판매하는 사
이트는 그냥 한번 만들어두면 다시 손볼 일도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인쇄물 사이트는 인쇄
할 파일을 보내고, 파일에 문제가 있으면 돌려보내고, 다시 받고, 또 수정하고, 클레임이 잘
걸리고, 재주문하고 등등 기제품 판매 사이트에서는 별로 나타나지 않는 복잡한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애드프린트는 2007년 10월 오픈했습니다. 그 이후 끊임없이 프로그램을 고치고 있습니
다. 그런데도 아직도 개발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애드프린트의 경우,
거래처 관리 프로그램, 매입가와 판매가의 비교, 대인의 수금 확인 등 프로그램도 만들어야
합니다. 검색 프로그램도 만들어야 합니다. 끝도 없이 유지 보수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기제
품 사이트는 그렇게 하지 않고도 운영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기제품 판매 사이트는 이미 정
형(定型)이 어느 정도 나왔기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개발실의 능력은 우리 나라 톱 클래스입니다. 그런 개발실인데도 애드프린트
프로그램을 가지고 씨름을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인쇄물을 취급하는 홈페이지가 어렵기 때
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상품을 취급하는 오픈마켓에서 명함, 스티커, 전단, 현수막을 팔고
사고 하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오픈마켓에는 인쇄물을 사고 파는 일이 드뭅니다.

인쇄물, 패키지 전문 오픈몰이 없다


인쇄물 오픈마켓에서 시작하려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인쇄물 전문 오픈마켓이 현재는 없
기 때문입니다. 제가 과문(寡聞)한 탓일 수도 있지만, 저는 아직까지는 인쇄물 전문 오픈마켓
을 본 적이 없습니다. 오픈마켓은 동종 사업자가 누구나 참여하는 마켓입니다. 자기 물건을
많이 파는 큰 마켓이 아니라 다른 판매자도 참여할 수 있는 인쇄물 오픈마켓이 없다는 것입
니다.
인터넷에서는 정보를 모으면 사업이 됩니다.
음원(音源)을 모으면 벅스뮤직이 되고, 메론이 됩니다. 이 두 사이트는 한국에서 유명한
음악 사이트입니다. 구인 구직 정보를 한 곳에 모으면 비즈니스가 됩니다. 한국의 잡코리아
나 인크루트가 그런 사이트입니다. 일본의 리크루트도 유명한 구인 구직 사이트입니다. 음식
점 정보를 제대로 모아도 비즈니스가 됩니다. 뉴스를 모으면 신문사나 방송국이 됩니다. 인
터넷에서 정보를 제대로 모을 수 있으면 포탈 서비스가 됩니다. 컨텐츠는 돈입니다. 컨텐츠
를 모으면 비즈니스가 됩니다.
그런데 명함을 모아둔 사이트가 없습니다. 스티커를 다 모아둔 사이트가 없습니다. 현수
막을 다 모아둔 사이트가 없습니다. 패키지를 다 모아둔 사이트가 없습니다.
혹시 있을지 몰라서 주변에 물어봐도 인쇄물 혹은 패키지 오픈 마켓을 아는 사람은 없
었습니다. 있는데 모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모르는데 있다고 하면, 비록 있다
고 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 수준입니다.
여기에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기회가 있습니다.

디자인을 버리고, 사이즈를 택한다


인쇄물과 패키지 전문 오픈몰이 없었던 이유는, 인쇄물 관련 프로그램이 원래 복잡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한 이유고, 또 한 이유는 인쇄물을 디스플레이 하는 인쇄 상품 판매자들의

2
습관 때문이었습니다.
인쇄 상품 판매자들은 인쇄 전문가입니다. 그래서 소비자가 쓰는 말을 안 쓰고, 자기들
만 쓰는 말에 익숙합니다.
이것은 설명하기 꽤 어렵습니다만, 일단 설명해 보겠습니다.
명함을 예로 듭니다. 명함을 디스플레이 하는 사이트는 거의 100% 디렉토리를 재질과
납기로 구분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마트코트, 고급재질, 플라스틱 재질을 먼저 내놓습니다. 좀더 세
분하면, 마트코트, 반누브, 컨셉, 스코틀랜드 등 고급지 명함, 화이트, 실버 등 플라스틱 명
함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마트코트 안에 들어가면 유광(有光)과 무광(無光)으로 나뉩니다. 그
리고 그 속에서 사이즈를 나눕니다.
이게 보통 하는 분류 방법이고, 이 방법에서 벗어난 사이트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분류 방식은 일반 고객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입니다.
명함을 만들려고 하는 고객은 보통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명함 100장에 얼마인가요?’.
이 고객에게 재질을 먼저 골라야 한다, 납기도 정해야 한다고 하면 갑자기 힘들어 합니다.
이 고객은 라미네이트 있음, 없음도 처음 듣는 이야기거니와 팝셋, 마트코트, 스노우화이트,
반누브 등 모두 처음 듣는 생소한 이름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를 비롯한 모든 인쇄 업자들은 먼저 재질을, 그리고 재질 중에서도 재질의
무게를, 그 다음에 납기를 먼저 선택하라고 요구를 했습니다. 그냥 업자의 습관이었을 뿐입
니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 기획사를 거치지 않고 인쇄물을 주문하는 것은 매우 어
려운 일이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분류 방법은 페이지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인쇄물을 취급하는 여수
룬 CEO입니다. 물론 저는 인쇄를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일반 고객에 비하면 조금은 잘 압
니다.
어떤 일본 친구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A4 100페이지 100부에 얼마야?’ 저는 좀 알아보
려고 사이트를 열었습니다.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어! 100부면 소량(少量)에서 찾아야 하나?’,
‘근데 100부가 중철(中綴)이 되든가?’ 살짝 당황스러웠습니다.
일반 고객이면 정말 황당할 수 있습니다. 일반 고객은 중철(中綴), 무선철(無線綴)이 무
엇인지도 모르고, 소량이 어디까지인지 도저히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만 쓰는 용어로
고객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페이지물로 들어가는 입구에 중철, 무선철이라
는 이정표를 세워 놓았습니다. 고객은 선택을 할 수가 없습니다. 중철, 무선철도 어려운데,
대량, 소량 이정표도 같이 세워 두었습니다.
패키지를 봅시다. 사실,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우리 패키지 상품을 보면서였습
니다. 우리 사이트에 올린 패키지는 설명이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너무 잘 되어 있습니다.
최고입니다. 그런데 그 패키지 페이지를 보면서, 저는, ‘이건 안 팔리겠다’는 확신이 들었습
니다. 왜냐면, 그 상품은 제가 2004년에서 2007년까지 www.danboru.net에서 팔았던 상품
이고 파는데 실패한 방식으로 디스플레이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 그 상품을 진열해
놓고 거의 팔지를 못했습니다. 그 때부터 사실 분류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 우리
패키지 페이지를 보는 순간, 기적처럼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뿐 아니라 모든 패키지 판매 사이트는 패키지를 디자인 상품으로 취급합니다. 그러
므로 패키지 사이트에서는 분류 자체를 그림으로 합니다. 다시 말하면 분류 자체가 안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도서관의 책은 십진분류법에 따라 분류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 많은 책 중
에서 적당한 책을 고를 수 있습니다. 이 십진분류법이 없으면 소장 도서가 충분히 활용 될
수 없습니다. 조류, 식물 등 분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관련 학문이나 사업이나 정부 정
책이 좌지우지 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그런데 인쇄물은 분류법이 잘못 되어 있고, 패키지는 분류 자체가 아예 되어 있지도 않
습니다.
패키지는 분류법 자체가 없기 때문에 검색할 방법도 없습니다. 검색할 방법이 없기 때문
에 모아둘 수도 없습니다. 물론 아주 큰 대분류는 가능합니다. 패키지를 대분류 하면 칼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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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택배박스, 쇼핑백, 병, 용기, 비닐백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류라는 것이
물품명이지 분류법에 따른 분류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중에서 우리가 말하는 칼라박스
나 싸바리 박스(싸바리 박스는 조립식이 아니라 완성형으로 나오는 박스입니다. 예를 들면,
고급 시계 케이스처럼 딱딱한 재질로 나오는 박스입니다.)를 예로 들면, 이 싸바리 박스는
큰 것, 중간 것, 작은 것 식으로만 나눌 수 있습니다.
이래서는 고객이 자기가 원하는 패키지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 점에 착안해서 저는 패키지를 디자인이나 재질로 분류하지 않고, 사이즈로 분류하는
방식을 고안했고, 그것으로 오픈마켓을 열려는 중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고객은 디자인에 별로 신경을 안 씁니다. 자기 물건 125 x 130 x 140 짜
리를 담을 수 있는 패키지면 그것으로 충분했던 것입니다.
쇼핑백을 예로 들어 봅시다. 저는 쇼핑백을 분류해보려고 시도하다가 포기했습니다. 싸
이즈로는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쇼핑백은 싸이즈만이 아니라 재질도 너무 다양합니다.
종이, 비닐, 부직포 등등. 종이 중에서도 고급지와 보급지. 근데 저를 힘들게 한 핵심은 손잡
이입니다. 손잡이가 있는 것부터 없는 것까지, 끈이 있는 것 없는 것. 끈이 긴 것과 짧은 것.
끈의 색. 이렇게 되면 분류가 불가능해집니다. 그래서 포기를 했고, 지금까지도 늘 숙제로
갖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저는 사이즈로만 분류하는 방법을 고안한 것입니다.

사이즈로 분류하는 예로 택배박스를 보겠습니다.


저는 애드프린트 안에 택배 박스만 전문으로 모아보겠습니다. 택배 박스는 인터넷 시대
에 잘 맞는 상품입니다. 인터넷 시대에는 발송이 중요합니다. 물건을 사면 택배 박스로 포장
해서 보내주기 때문입니다. 택배 박스는 재활용이 안 됩니다. 한번 쓰면 버립니다. 인터넷
시대에 필수품입니다.
택배 박스는 대개 딱 맞는 사이즈를 선택해야 합니다. 1cm만 커도 보공재(補空材)를 넣
어야 합니다. 이것도 못할 노릇입니다. 아니면 박스 모서리를 칼로 잘라서 내용물에 맞게 포
장을 해야 합니다. 1츠가 크면 보공재를 대야 하고, 1cm가 부족하면 아예 쓰지를 못합니다.
그런데 가로 세로 높이 각각 1cm 마다 박스를 만들려면 박스 종류가 엄청나게 많아집
니다. 30 단위 x 30 단위 x 30단위만 해도 9천 개의 박스가 나옵니다. 그리고 여기에 타입이
또 다릅니다. 그러므로 자기에게 딱 맞는 박스를 찾는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대충 크기가 비슷하면 쓸 수 있는 경우도 많겠지만, 현실은 1cm 단위마다 박스가 필요
합니다.
그래서 일본서 제일 큰 인터넷 택배 박스 판매 사이트에서는 1,000종류 박스를 팔고 있
습니다. 제가 운영했던 www.danboru.net도 500종류 박스를 팝니다. 그래도 수요에 정확히
대응할 수 없습니다.
저는 한국에 있는 박스, 일본에 있는 박스, 중국에 있는 박스를 다 모아서 애드프린트에
서 팔 생각입니다. 그래서 애드프린트에 만 개 이상 종류 박스를 진열하겠습니다. 아니 오만
종류여도 좋습니다. 십만 종류면 더 좋습니다.
그 상태에서 고객에게는 사이즈와 매수만 입력하게 합니다. 214 X 60 X 86 사이즈 박스
60개, 이렇게만 입력하고 검색하게 합니다. 그러면 가로, 세로, 높이에 플러스 마이너스
1cm인 다종다양한 박스 200개가 나오게 할 겁니다. 이 200개는 가격순으로 나열됩니다. 재
질, 박스의 스타일은 모두 무시합니다. 다만, 고객의 물품을 담을 수 있는 상품이라면 어떤
재질, 어떤 스타일 박스든 다 나오게 할 겁니다.
저는 이 방식이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명함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고객에게는 재질과 납기를 무시하고 그저 200매만 입력
하게 합니다. 그러면 우리 사이트에서는 200매로 생산 되는 모든 명함이 재질, 납기를 무시
하고 가격순으로 나열됩니다. 이렇게 하면 고객은 그 중에서 고를 수가 있습니다.
이 방법은 모든 것을 버리고, 사이즈와 매수로만 검색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쓰게 되면, 모든 업자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분류 항을 이렇게 단촐하게 하
면 오픈마켓이 성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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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려고 마음 먹은 순간, 이것은 이제 우리 개발실이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상황
이 되었습니다. 개발실과 협의하면서 이 문제를 이렇게 처리하려고 합니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한국 여수룬과 중국 여수룬이 박스 업체로부터 상품을 공급 받아서
우리가 마진을 얹어 판매를 합니다. 일본에서는 일본 택배 박스 판매자가 직접 등록하고 판
매를 하고, 우리는 수수료를 받습니다.
완벽한 택배 박스 전문 오픈 마켓이 열리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 방법으로 칼라 박스,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 종이컵, 판촉물 오픈
마켓을 다 열 수 있습니다.
조금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더 쉽게 설명하려면 계속 예를 들어주는 방법 밖에
없는데 오늘은 여기까지만 합니다.

오픈 마켓의 장점
오픈 마켓의 최대 장점은 상품을 우리가 등록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점입니다. 오픈 마켓
에서는 판매자가 직접 등록합니다.
한국 업체 조차 일단 사이즈, 상품 재질, 상품 용도, 상품 설명문을 예비 등록 페이지에
한글로 등록합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번역비를 받고 번역한 다음, 등록 합니
다. 번역비를 좀 비싸게 받으면 아마 장사가 되는 업체는 일본 원어민자를 채용해서 할 겁니
다. 그런 것은 아무 문제도 안 됩니다.
일본 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아이템이든 판매자는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합니다. 한국 업체는 11
번가에도 입점하고, 옥션, 지마켓에 다 입점합니다. 일본 판매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라쿠텐에
입점하고 야후 쇼핑몰에 입점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런 판매자들에게 인
쇄, 판촉물, 현수막 전문 오픈 마켓이라는 판로를 열어주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 모든 업자에게 우리가 그동안 개발한 모든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
을 줍니다.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 프로그램에는 우리가 그동안 개발한 모든 결과가 들어 있
습니다. 저는 잘 모릅니다만, 인쇄물, 판촉물을 취급하는 사이트 중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
는 세계에서도 가장 잘 개발된 프로그램일 수도 있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일본의 입점 업체
가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택배 박스가 1만 종류 애드프린트에 등록되어 있고, 칼라박스 1만 종류가 애드프린트에
등록되어 있으면 비즈니스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발전합니다.
오픈마켓의 위력은 그렇습니다.

애드프린트의 가능성
우리는 오픈 마켓을 열 능력이 있습니다. 아마 다음 주까지는 패키지 오픈 마켓이 열릴
수도 있습니다.
이 오픈 마켓은 똑 같은 오픈 마켓이 일본에 열려도 훨씬 경쟁력이 강합니다.
왜냐면 일본에 열리는 또 다른 오픈 마켓은 한국산 패키지를 취급할 수 없습니다. 한국
산 패키지를 일본에 보낼 수 있는 업체는 아마 우리와 www.danboru.net 정도일 것입니다.
그런데 패키지는 인쇄가 옵션으로 걸려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점에서 우리는 독보적인
지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일본에 명함 오픈마켓, 스티커 오픈마켓, 현수막오픈 마켓, 패키지 오픈마켓을 열려면,
최소한 세 가지 요소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일단 인쇄를 알아야 하고, 전자상거래에 익숙해
야 하고, 무역에 익숙해야 합니다. 그 점에서 여수룬-애드프린트는 최강자입니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인쇄 주문 제작 프로그램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험이 있습니다.
전자상거래 분야를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주 2회 컨테이너를 정기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한국과 중국의 물건을 일본에 보낼 능력이 있습니다.
이 정도 경험은 그 어떤 업체도 앞으로 1년 이내에는 따라오지 못합니다.
이 능력과 경험으로 우리는 인쇄물, 판촉물 오픈마켓을 열게 될 겁니다.
이 계획이 각 부서, 각 개인에게 어떤 상황을 초래할 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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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개인은 이런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야 합니다.
이 상황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나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생각하지 못하면 상황에 끌려 다니게 됩니다.
제가 새로운 일이 생기면 늘 설명하는 이유는 여러분 스스로 결정해야만 하기 때문입니
다.
이 상황도 계속 머릿속에 넣고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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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생각

2013. 3. 01. 금요일.

일을 하다가 내 생각대로 안 되면, ‘생각 좀 해봐’하고 상대에게 화를 낼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는 돌아서서는, ‘생각이라는 게 하는 게 아니고, 나는 것인데……’하고 후회를 합니다.
그 사람도 여러 번 생각하고, 또 생각을 쥐어짜서 만든 안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만든 안입니다. 그런 안을 놓고, ‘생각 좀 해봐’하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
니다. 그렇지만, 또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이렇게 행동합니다.
사람이 동물과 특별히 다른 점은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동물은 본능에 따라서 행동합니다. 집은 지어도 그냥 이전부터 해오던 대로 합니다. 물
론 진화하기 때문에 조금은 발전합니다.
까마귀가 호두를 까는 TV 프로를 본 적이 있습니다. 호두를 물고 횡단보도 신호등 위에
앉습니다. 그리고는 호두를 떨어뜨립니다. 차가 지나가면서 호두를 깹니다. 신호등이 바뀌고
횡단보도 위로 사람들이 오갑니다. 그 때 까마귀가 횡단보도 위 호두 조각을 먹습니다.
쥐가 달걀 옮기는 것을 본 적 있습니까? 한 마리가 네 발로 달걀을 감싸고 안습니다. 그
러면 다른 한 마리가 꼬리를 물고 끌고 갑니다. 기가 막힙니다.
까마귀도 생각을 하고, 쥐도 생각을 합니다.
모두 진화의 결과입니다.
이걸 보면 도구를 이용하고, 생각을 한다는 것이 사람만의 특질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차이는, 사람은 거의 모든 경우에, 생각을 먼저 하고, 나중에 행동을 한다는 것입
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특질은 ‘생각한다’는 데 있다고 하는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
축구 코치도 늘, ‘생각을 하면서 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회사에서도 간부들은 부하들
에게 ‘생각하면서 하라’고 요구를 합니다. 당연합니다. 생각하면서 일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생각은 하는 게 아니고 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생각을 하는 것은 능동입니다. 생각이 나는 것은 자동입니다. 생각을 하는 것도 맞을 수
있지만, 생각의 대부분은 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과제는 생각이 나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많이 읽기[독서(讀書)]
생각은 하는 게 아니고 나는 것이라는 점은 맞습니다.
요즘, 제가 주력하는 일은 ‘애드프린트에 오픈 마켓 프로세스를 추가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실무진에게 ㈜여수룬과 한국의 공급자와 맺을 계약서, ㈜애드프린트와 일본 공급자
와 맺을 계약서를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이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계약서를 만들려면, 사업의 개념을 잘 정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입점비(入店費)를 받을
것인지 아니면 상품 등록비를 받을 것인지, 혹은 월 시스템 이용료를 받을 것인지, 판매 수
수료를 받을 것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이것을 섞어서 받는다면 어떤 비율로 해야 할 지도 정
해야 합니다. 아주 고도의 판단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그리고 이것도 한국 공급자와 일본 공
급자를 같이 취급해야 할 지, 아니면 다르게 취급해야 할 지도 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본
공급자의 경우, 발송을 할 때, 우리 애드프린트에 보내야 할 지, 아니면 소비자에게 직접 보
내게 해야 할 지 등등을 다 정해야 합니다.
이런 일을 두고 제가, ‘생각 좀 해보세요’하고 말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왜냐면, 이건 생각하는 문제가 아니고, 지식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경험의 문
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결정하려면, 이와 유사한 상황을 많이 알아야 합니다. 이 문제를 결정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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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베이와 아마존, 일본의 야후 옥션과 야후 쇼핑몰, 아마존, 라쿠텐, 한국의 11번가,
옥션, 지마켓의 운영 프로세스를 잘 알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전혀 접
하지 못한 사람에게 ‘애드프린트의 오픈 마켓 프로세스’에 따른 계약서를 작성하라고 하는
것은 거의 무리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한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물류, 일본 내 물류(物流)를 알아야 합니다.
또 우리 회사 제작 프로세스를 알아야 합니다.
이런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생각을 해도 정리를 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이런 지식을 많이 갖추면 갖출수록 생각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도 결국
생각은 하는 게 아니고 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많이 알고 있으면 그
걸 바탕으로 생각이 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생각을 잘 하려면 평소에 생각이 버무려져 나오는 재료를 머리에 많
이 넣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머리에 많이 넣으면 그 지식을 바탕으로 생각이 나온다고
느낍니다. 물론 생각을 잘 해내는 유전자가 풍부한 사람은 저절로 생각을 해낼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보통의 사람이라면 생각이 나는 재료를 머리에 많이 넣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들어가는 게 있어야 나오는 게 있습니다. 생각할 소재를 머리 속에 많이 넣어주면, 생각
이 나옵니다. 그래서 독서가 정말 중요합니다. 책만큼 지식을 잘 정리해 둔 게 없습니다. 책
을 많이 읽어서 머리에 지식을 많이 넣어주면, 생각은 저절로 납니다.
머리에 지식을 넣어줘서 나오는 생각과 그냥 나오는 생각을 비교하면 그 깊이는 전혀
다릅니다. 독서하지 않는 머리에서 나오는 생각은 확실히 얇습니다. 그것은 확실합니다.
천재는 제외입니다. 보통 사람에게는 생각은 확실히 나는 것이고, 생각을 나게 하는 힘
은 지식입니다. 지식을 잘 얻을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쉽고, 확실한 방법은 책을 읽는 것입
니다.
저는 CEO니까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만나다 보면 책을 읽는 사람과 책을 읽지 않는 사
람의 차이를 아주 확실하게 느낍니다. 생각의 깊이가 다르고, 논의의 주제가 다릅니다. 그리
고 통합력이나 지도력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습니다.
역시 선택입니다. 나는 책 읽는 게 싫다는 사람은 여수룬에서는 진급 안 하겠다고 선언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더 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어떤 회사 어떤 조직도 마찬가
지입니다. 승진하려는 사람은 책 읽는 사람입니다. 공부하는 사람입니다. 여수룬에서 승진을
하기 싫은 사람은 책을 안 읽으면 되는 것이고, 승진하려는 사람은 공부하면 되는 것입니다.
나는 여수룬에서 승진하는 것보다 지금처럼 살 거다, 연봉이 안 올라도 좋다 하고 살 사람은
그렇게 살면 됩니다. 그렇지만 승진하고, 연봉도 올리려면 공부해야 합니다.
책은 다른 사람의 경험과 지식을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주는 정말 소중한 수단입니다.
그림을 배우는 첫 번째 단계는 모사(模寫)입니다. 따라 그리기입니다. 글씨도 처음에는
따라 쓰기를 배웁니다. 꾸준하게 제대로 된 것을 따라 하다 보면 자기류(自己流)가 형성됩니
다. 책 읽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대로 된 책을 꾸준히 읽으면 지식이 생기고 저절로 자기만
의 관점이 형성됩니다.
다른 방법은 거의 없다고 여겨집니다.
저는 경제 활동을 안 해도 되는 가정에서 자랐고, 또 대학 때부터 40세 될 때까지 거의
경제 활동을 안 하고, 책을 읽어야 되고, 또 책을 읽는 환경에서 지냈습니다. 그 와중에 수
감(收監) 생활도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책하고 친할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저는 이 오랜
기간이 저에게 엄청난 지식을 주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나치게 겸손하면 예의가 아니다[과
공비례(過恭非禮)]는 말에 기대서 말한다면, 참 많이 읽고, 참 많이 썼습니다. 저는 그런 과
정이 저에게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학, 경제학, 철학, 특별히는 논리학, 인식론 등등 정말 많은 책을 제대로 읽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 마찬가지 조건에 있었던 사람들에 비해서도 유달리 많은 책을
제대로 읽은 것 같습니다. 그 때 이후 지금까지 경험 때문에 저는 직원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딸에게도 강권을 합니다. 학교 공부는 못 해도 좋다. 그렇지만 책은 읽어야 한다.
책을 읽어야 생각하는 능력이 생긴다. 앞으로 세계는 생각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인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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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세계다. 하긴, 앞으로만 그렇겠습니까?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생각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인정받기 어
렵습니다.
어느 조직, 어느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여수룬 CEO인 저는 생각의 깊이를 판
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여수룬에서는 생각하지 않으면 승진
하기 어렵고, 생각하려면 독서를 해야 합니다.
진짜 인재는 생각하는 사람이고, 생각하는 사람은 독서하는 사람입니다.

잘 듣기[경청(傾聽)]
책 읽기 다음으로 지식을 얻는 소중한 방법은 아무래도 경청(傾聽)입니다.
‘지혜는 들음에서 난다’는 말은 정말 소중한 말입니다. 요즘은 잘 안 가지만 저는 아침
에 교회 새벽 예배에 늘 갔습니다. 제가 새벽 예배에 나갈 때 목사님의 성경 해석은 저에게
늘 새로운 관점을 불어넣어주었습니다. 저는 아침마다 또 다른 지혜자의 말을 들음으로써 엄
청난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람이 말하면, 일단 수용하려고 무척 애를 씁니다.
전언(傳言)을 통해서 정말 자주 말했지만, 저는 누가 무슨 말을 하면, ‘그게 아니고’라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틀렸다’고 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
다. 어떤 형태로든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긍정하면서 받아들이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제가 그런 태도를 취함으로써, 제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받아들이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것이 저에게 참 유리하다는 것도 깨닫습니다.
사실, 저는 회사 바깥에 나가면 별로 말을 하지 않습니다. 회사에서도 제가 리더로서 말
을 해야 할 때는 모르지만, 대개의 경우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말을 조금하다 보
면 내가 말이 많아지고 있구나 하고 알아챕니다. 그리고 그냥 중단합니다. 가족 모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체로 듣는 위치에 섭니다. 대신 부지런히 질문을 합니다. 상대방이 말을
하도록 만듭니다.
힘도 들지 않고, 또 상대편을 올려줄 수 있습니다. 말을 많이 할 수 있게 해주면 사람들
은 좋아합니다. 뭔가 한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계산서를 뽑아 보면, 반드시 말을 많이
한 사람보다 많이 들은 쪽이 훨씬 이득이 됩니다.
사람들은 듣는 쪽에 서기보다 말하는 쪽에 서기를 좋아합니다. 바보짓입니다.
말하는 쪽에 서기를 좋아하는 것도 바보짓인데, 더 바보짓은 다른 사람 말을 막는 사람
입니다.
오늘은 좀 교만하게 말하겠습니다. 솔직히 ㈜여수룬의 일은 제가 제일 많이 압니다. 한-
일 간의 무역도 제가 제일 많이 알고, 또 인터넷 비즈니스 경험도 제가 제일 많습니다. 지식
의 양도 제가 많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지식의 양은 결코 다른 사람의 양에 비해서 적지 않고,
지식 수준이 낮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이야기를 하면, 잘 듣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즉각 반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저는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얘기하지 않습니다. 도와
달라고 요청하지 않으면 돕지 않는다는 것이 제 기본 신조이듯이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에
게는 얘기하지 않습니다.
저는 여수룬의 일을 직접 한 사람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제가 리더로서 여수룬을 여
기까지 끌고 왔습니다. 저 안에는 많은 경험이 축적 되어 있고, 많은 지식이 축적 되어 있습
니다. 제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에 비해 맞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므로 경청하는
것이 무조건 유리합니다. 왜 저렇게 생각하고, 왜 저렇게 말할까 하고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옳습니다.
제 말을 즉각 반박하는 것은 대부분 옳지 않고, 전혀 지혜롭지 않습니다.
그것도 선택입니다. 잘 받아들일 지, 아니면 반박할 지는 각자의 선택일 뿐입니다.
반박하기보다 의미를 생각하고, 그 의미를 어떻게 수용할 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훨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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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롭습니다.
잘 수용하는 것이 습관이듯이, 반박하는 것도 습관입니다.
긍정하는 사람이 늘 긍정하듯이, 부정하는 사람은 늘 부정합니다.
이미 수 많은 지혜자가 긍정해라, 수용해라 하고 아무리 말해도 그 말조차 부정하는 것
은 습관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일단 수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해보기[실천(實踐)]
당연한 일입니다만, 머리 속에 지식을 쌓는 과정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해보는
것’입니다. 해보면 압니다. 실천을 통한 지식의 축적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소중합니다.
천재들은 단번에 올바른 길을 찾는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시행착
오를 거듭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을 각오를 하고 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심혈을 기울였던 오프라인 영업점 사업은 처음과 달리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습
니다. 처음에 말한 오프라인 영업점 사업은 실패했습니다. 현재까지 나타난 결과는 처음 예
측과 아주 다릅니다. 영업점은 별로 늘어나지 않았고, 영업점이 올린 매출은 크지 않습니다.
그 점에서는 확실히 실패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투자비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점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오프라인 영업점 사업을 통해서 얻은 것도 무척 많습니다. 오프라인 영업점에
서 출발한 프로젝트는 온라인 제휴로 옮겨졌습니다. 이것이 어쩌면 오프라인 영업점을 통해
서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오프라인 영업점
건도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는 되어 있습니다.
오프라인 영업점 사업에서 시작해서 우리는 어쨌든 프린트 카페라는 체인 사업 개념을
만들어냈고, 오프라인 영업점 관리 프로그램을 가지게 되었고, 수수료 개념을 정착 시켜낼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정말 많은 지식을 얻었고, 지혜를 얻었습니다. 뜻밖에도 이 과정을 통
해서 온라인 제휴라는 더 소중한 프로젝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제휴의 연장에 오픈마
켓이라는 개념도 조직 안에 가지고 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일은 늘 이렇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처음 목표한대로 인생이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전혀 다른 길, 전혀 다른 위치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진지하게 살아왔다면, 우리 자신은 발전해 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프로젝트는 처음에 생각한대로 전개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현실에
부딪히면서 바뀌고, 그 과정을 통해서 발전하거나 퇴보합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그 과정에서 남는 것은 지식과 지혜의 축적입니다.
저는 실패해도 좋으니까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 보기를 권합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실패도 하지 않지만, 지식도 지혜도 얻지 못합니다. 지식과 지
혜를 얻지 못하면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저는 실천이야말로 지혜와 지식을 키우는데 또 한 가지 소중한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지혜와 지식은 생각의 근원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저는 여수룬에서 구성원들에게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보고, 다른 방식으로 일해보라는 요
구를 참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그걸 어떻게 삶에 적용하고 있습니까?
지금 하는 것과 어떻게 달리 해볼까를 늘 생각합니까?
다르게 하면 안 될까를 생각합니까?
내가 지금 왜 이 일을 하고 있는 거지? 하고 생각합니까?
정말 꼭 이렇게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합니까?
그냥 습관처럼 일을 하지는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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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현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는 것은 역시,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삶의 한 대목 한 대목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 이것이 인생을 승리로 이끄는 지름길이
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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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모색(摸索)

2013. 3. 08. 금요일.

지금 조직 형편이 좋지 않습니다.
매출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회사 성장 속도는 특별히 둔화되었다고 보여지지 않습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조직 상황이 안 좋은 것은 성장 예측을 잘못했고, 그리고 추진
했던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추진했던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조직이
비대해져 버렸습니다.

성장 예측의 잘못
작년 3월에 저는 올해 3월 매출 목표를 1억5천만 엔으로 잡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올
해 3월에 예측할 수 있는 매출은 6천5백만 엔~7천만 엔 정도입니다. 추진했던 사업이 성과
를 내지 못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1억5천만 엔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마련한 방법은 신상
품 등록과 오프라인 영업의 확대였는데, 이 두 가지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기본 성장 예측도 잘못 되었습니다. 작년에 잡은 올해 3월의 기본 성장
예측 매출은 8천만 엔입니다. 제가 설정한 기본 성장 매출은 전년도 동월 대비 70%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3월은 작년 동월 대비 최대 50%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이
것도 예측에 불과합니다. 3월 들어 전단의 매출이 서서히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현수막
매출도 늘어나는 걸로 봐서 50%를 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70% 성장은
전혀 이룰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 성장 예측이 틀린 이유는 기준이 되는 전년도 성장이 이미 커진 상태에서 올해도 70%
를 달성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비유하자면 운동을 안 하다가 운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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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운동 효과가 크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던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몸을 유지하는 것이지 양
적인 면에서 효과가 커지지는 않는 것과 같은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 상태에서 기본 성장만 놓고 따지면, 앞으로도 전년도 동월
대비 60~70%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작년 3월 혹은 작년 하
반기에 예측한 ‘전년도 동월 대비 60~70% 성장’이라는 수치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여겨
집니다.

도약의 실패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비록 기본 성장 예측
은 잘못되었지만, 회사 매출 자체는 정상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프만 놓고 보면 회사
는 여전히 멋지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도약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여수룬 조직은 도약을 이루지 못하면서
비대해졌습니다. 회사 구성원 숫자가 늘어난 만큼 효율이 전혀 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꽤
큰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처음에 지원 부서를 계속 확충한 것은 지원 부서를 확충하면서 도
약을 이루기 위한 것인데, 도약에 실패하면서 조직이 상대적으로 비대해져 버린 것입니다.
이것은 도약을 위해 도입한 계획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실패를 인정한다는 것은 괴롭습니다. CEO입장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조직의 성장과 정
체는 90% 이상 CEO의 책임입니다. 지금 조직이 어려움에 빠진 것은 90% 이상 CEO 탓입
니다. 그러므로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참 괴롭습니다. 그런데 사실이 그렇습니다. 지금 당장
도 ㈜여수룬의 일선 구성원들은 제 몫을 다해주고 있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매출을 책임져야 할 조직의 활동에 큰 성과가 없기 때문인데, 매출 창출 조직의 활동
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거의 전 이유가 방향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리더가 할
일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방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바로 리더의 책임입니다. 제가
괴롭다고 한 것은 이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한 책임을 느낀다는 뜻입니다.
매출을 책임지는 부서의 사업은 여러 가지 방면에서 실패를 했습니다.
제가 데이터를 취합하지 못하고 있고, 관련 부서 자체 평가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므로
덜컥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만, 제 판단으로는 지금 매출을 책임져야 할 부서의 사업 성과
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한 사람이 추가로 일을 하게 되면, 세금이나 사무실 운영 경비를 포함하여 한
국은 350만 원, 일본은 35만 엔 이상의 비용이 지출이 됩니다. 수익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
이라면 자기 급여의 20배 이상의 매출을 만들어야 겨우 존재할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
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영업, 신상품 개발, 제휴 사업, 마케팅 부서 모두 효율을 따져 보면
합격점을 받기 무척 어렵다고 여겨집니다. 영업, 신상품 개발, 제휴, 마케팅 모두 매출을 책
임지는 부서입니다. 이 부서의 활동에 문제가 생기면서 조직이 도약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
습니다.

책임
그런데 이것조차 지금은 책임을 물을 상황이 아닙니다.
그나마 확실하게 규정할 수 있는 것은 주로 제가 추진한 사업입니다. 영업점 사업은 현
재로서는 실패했습니다. 제휴 사업은 아직 얼마 하지는 않았지만 그다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
고 있습니다. 영업점 사업은 투자가 과대하지는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기회 비용을
놓쳤다는 점에서는 큰 타격입니다. 제휴 사업은 영업점 사업의 연장이고, 아직 제대로 손을
댄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수습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영업점 사업은 사실상 지금 당장은 추가로 손을 댈 영역은 아닙니다. 영업의 개척이라는
것은 막대한 투자가 따르는 일인데, 제가 마음이 급해서 그 점을 지나치게 소홀히 생각했습
니다. 영업점 사업은 당분간은 유지하는 정도로 수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사업은 각 부서가 좀더 냉정하게 평가를 해야 합니다. 다만, 제가 봤을 때는 성공
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평가는 상대적입니다. 상대적이라

2
는 것은 지금 조직이 자금에서 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평가가 박해질 수 있다는 뜻도 있
습니다.
여수룬이 지금까지 성장해오는데 무려 5년 반이 걸렸습니다. 여수룬은 분명히 동종의 그
어떤 회사에 비해서도 성장이 빠른 편입니다. 결코 뒤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5년 반이
걸렸습니다. 부서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만들자 마자, 혹은 만들고 1년여만에 성과를 내기
기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지 않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매출을 책임지는
조직을 만들고 모두 채 1년도 안 되었는데 벌써 실패다 성공이다 평가한다는 게 참 우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말하는 것은 조직 사정이 안 좋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임을 묻는다는 것 자체가 섣부릅니다.

대책
그러므로 지금은 여수룬 각 조직이 조직의 자금 형편을 감안하여 활동 방향을 크게 조
정하는 것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평가가 필요하다기 보다, 현실을 인정하고 활동 방향을
수정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제가 간부들과 충분히 상의하고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우선은 제 생각을 말씀 드립니다.

(1) 매출에 직접 도움이 되지 않는 활동은 중단 합니다.


메뉴의 개편, 프로세스의 조정, 신규 서비스의 개설 등은 최대한 억제를 합니다. 예를
들어 스피드 검색처럼 ‘없어도 지장은 없지만 있으면 좋은’ 서비스를 준비하는 일 등은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홈페이지가 다소 불편한 것도 당분간 고치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게 좋을
듯합니다.
물론 서비스의 개선은 멀리 보면 반드시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서비스 개선이 당장 매
출로 직결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스피드 검색이 있다고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멀리 보면 매출
이 늘어납니다. 제가 이야기 하는 것은 단기 국면입니다.
애드프린트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지금 홈페이지가 불편하다고 해서 안 사지는 않
습니다. 그러므로 홈페이지 개편 등은 당분간 하지 않는 게 좋다는 뜻입니다. 주문 프로세스
가 복잡하다고 해서 물건을 안 사지 않습니다. 물론 고치면 좋습니다. 그렇지만 물건을 못살
정도가 아니면 고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뜻입니다. 그 역량을 매출 증대에 쏟아야 한다는 뜻
입니다.

(2) 시간이 걸리는 영업점 지원과 제휴 사업의 비중을 대폭 축소합니다.


영업점 사업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영업점 사업은 제가 중점을 두고 추진했
지만, 지금은 실패한 사업입니다. 지금 확보된 영업점 중 활동을 하는 곳을 적절히 지원하는
수준으로 활동을 조정합니다. 그리고 제휴 사업도 시간이 너무 걸리면 줄이는 것이 좋겠습니
다. 이 사업도 어떻게 보면 언제, 어떤 조건에서, 누가 하느냐 하는 것도 무척 중요한데, 지
금 우리에게는 이런 조건이 충족되어 있지 못하다고 판단됩니다.

(3) 새로운 시장에 진입합니다


아낀 조직 역량을 라쿠텐, 야후옥션, 야후쇼핑, 일본 지마켓, 일본 아마존 등 기존 시장
에 진출하는데 집중해볼 생각입니다. 새로운 상품으로 이 시장에 들어가는 건 아닙니다. 우
리가 지금 취급하고 있는 상품으로 진입합니다.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 판촉물은 오픈마켓하고는 잘 안 맞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이들 오픈마켓에도 엄연히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 판촉물을 파는 상인들이 많습니다.
그동안 잊었습니다. 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그다지 비용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방법
을 찾으면 그 시장에 적절한 수단을 또 만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4) 신상품 등록의 새 프로세스에 조직 역량을 집중시킵니다.


아낀 역량을 새로 개척한 신상품 소싱과 등록 프로세스에 투입하려고 합니다.

3
딱히 계획한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좌충우돌하던 중에 마침 오픈마켓 방식에서 착안한
새로운 물건 소싱 및 등록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영업점 사업과 제휴 사업이 실패했다고 선언하자마자 또 새로운 사업을 들고 나와야 하
니 저로서도 좀 쑥스럽기도 하고, 약간은 어색합니다. 그런데 저는 또 제안합니다.
실패는 늘 따라다니는 일입니다. 이건 꼭 된다 하고 추진한 일이 안 되면 참 계면쩍습니
다. 그런데 리더가 되어 가지고 실패를 두려워서 선택을 안 한다는 것은 계면쩍은 것을 넘어
서 자격이 없는 짓이기 때문에 저는 또 선언을 하고 추진합니다.
승패(勝敗)는 병가지(兵家之) 상사(常事)입니다.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늘 있는 일
입니다. 항상 승리할 수는 없습니다.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공과 실패는 늘 있는 일입니
다. 부분 전투를 가지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지고 이기고에 너무 연연해 하면 일
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 마음으로 신상품 등록 새 프로세스에 집중을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 물건을 소싱하고 등록하는 방식은 오픈마켓 방식을 응용했습니다.
3월25일(월)에 택배 박스 판매를 시작합니다.
택배 박스를 선택한 것은 인터넷 전자 상거래가 활발해지면 활발해질수록 사람들이 반
드시 써야 하는 것이 바로 택배박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택배박스는 소모품이고, 반복구
매 상품입니다.
지금 파악한 것으로는 일본의 최대 택배박스 쇼핑몰이 보유하고 있는 박스숫자는 1천
개입니다. 이 숫자는 세상이 필요로 하는 박스의 1/100도 안 될 것입니다.
우리 목표는 3월25일 택배 박스 판매 코너를 오픈 하고 한 달 이내에 1만 종류 박스를
갖추는 것입니다.
기존 방법으로는 도대체가 말이 안 되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다행히 개발실에서 사이트 제휴만 되면, 해당 사이트 상품을 복사해서 등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두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국내나 일본 택배 박스 상
자 판매 사이트와 제휴만 되면,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한꺼번에 상품 정보를 복사하여 우리
사이트에 등록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방법을 쓰기 위해 한국이나 일본, 중국 택배 상자 판매
사이트와 제휴를 할 때, 상품 가격을 현재 판매 가격에서 몇 % 할인 받는 방식으로 일괄 계
약을 맺습니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한국, 일본, 중국 인터넷 판매사와 계약만 맺으면 나머지는 프로그
램으로 상품을 소싱하고 등록할 수 있게 됩니다.
택배박스에서 성공하면, 곧장 4월에 한국, 일본, 중국 사이트 중 우리가 선별해서 부채
판매 사이트와 제휴를 해서 부채를 수천 종류 등록할 수 있습니다.
수건, 우산 등도 마찬가지 방식입니다. 제휴만 하면 등록은 쉽게 할 수 있게 됩니다.

5월 이후
지금은 저도 무척 괴로운 시절입니다.
작년 12월에 최대 부족 자금은 3억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 때는 올
해 2월이 최대 자금 부족 시기라고 생각했습니다. 3월에는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뜻밖에 올해 2월 말 부족 자금은 2억3천만 원 조금 더 되는 정도였습니
다. 예측된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매출 기본 성장이 전년도 동월 대비 60~70%에 전혀 미치지 못하
는 것이 현실임을 확인한 것입니다. 그래서 현실에 맞게 올해의 기본 매출 성장을 작년도 대
비 50% 수준에 맞추고, 환율을 11로 추정해봤더니, 최대 부족 자금은 4억 가까이 되는 것으
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 추정은 너무나 유동적입니다.
만약 우리가 전년도 대비 60% 성장하고, 환율이 11.5 수준이면, 최대 부족 자금은 훨씬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최악을 가정할 뿐입니다.

4
최대 부족 자금이 4억이면 약간 벅차긴 합니다만 위험할 정도는 아닙니다. 더군다나 우
리 회사는 외상 매출이 없고, 매출은 늘 발생하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고
통스럽긴 합니다.
자금 동원도 CEO의 책임입니다. 이제는 저도 움직여 보려고 합니다. 제 책임을 다해볼
작정입니다. 그동안은 자금 쪽은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버텨보자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위험
해질 수 있고,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노력과 상관 없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도 어려움을 견딜 각오를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어쨌든 현재 구성원 전부와 같이 이 어려움을 돌파할 작정입니다.
상황은 결코 좋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나쁜 상황을 호
전 시킬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너무 많은 예측은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오늘 제가 제시한대로, 매출과 직결되지 않는 일은 될 수 있으면 최소한으로 만들
고, 새로운 시장에 진입, 새로운 상품 등록 프로세스에 집중하는 방식에서부터 최선을 다하
는 것이 좋다고 여겨집니다.
CEO가 말을 많이 하면 실수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조직 상황을 정확히 알리지
않는 것은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제가 너무 여러 가지를 제시하고, 또 모색하고 있습
니다. 이런 것은 상황이 어려울 때 나오는 현상입니다. 또 지금은 이렇게 하는 것이 맞기도
합니다.
오늘은 주로 제가 느끼는 상황을 나누고 싶습니다.

대화, 그리고 단합
마지막으로 조직 전체에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어려워지면 탓을 할 수 있습니다.
책임을 따지게 됩니다. 그리고 힘이 들기 때문에 조직에 분열과 불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행동합니다. 편할 때는 다 좋습니다. 그런데 폭풍이
몰아칠 때 진짜 조직의 얼굴이 드러납니다.
지금은 어려울 때입니다.
이럴 때 우리가 그동안 나눔을 하고, 성숙을 위해 노력한 것이 나타나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입니다.
지금은 올바른 것만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올바른 것을 좋은 방법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
엇보다 중요합니다. 어려울 때는 누구나 예민해집니다. 평안할 때는 웃어 넘기던 것도, 어려
울 때는 따지게 됩니다. 이럴 때 꼭 필요한 것이 사전 대화입니다.
가족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가족이기 때문에 소홀해지는 것이 사람입니
다. 같은 회사 구성원이기 때문에, 같은 부서기 때문에, 같은 간부기 때문에 소홀해지는 것
이 사람입니다.
같은 부서원 끼리, 간부들 끼리 늘 사전에 협의하고, 대화해야 합니다.
공식 회의는 걷어치우는 것이 좋습니다.
사전에 긴밀히 협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전에 조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지시나 명령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화고, 토론이고, 설득이고, 교육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우리 모두가 크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오늘 나눔 이후, 세부 방안을 가지고 여러 모임을 통해 이후 조직의 방향을 잡아 나갈
것입니다.
같이 힘을 합치고, 같이 상의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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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비정형품(非定型品)을 거래하고, 타국에서도 자유롭게 출품할 수 있는 오픈마켓

2013. 3. 15. 금요일.

3월 25일 애드프린트 안에 오픈마켓을 엽니다.


이 오픈마켓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주문품을 거래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오픈마켓


이 오픈마켓은 명함, 전단, 책자 등 인쇄물, 스티커류, 실사출력물과 박스 등 비정형품
(非定型品)을 거래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오픈마켓입니다.
미국의 이베이, 일본의 라쿠텐과 야후 옥션 그리고 옥션 스토아, 중국의 타오바오, 한국
의 지마켓, 옥션, 11번가가 잘 알려진 오픈마켓입니다.
이들 오픈 마켓에서는 인쇄물, 스티커류, 실사출력물 등은 거의 거래가 되지 않습니다.
이들 오픈마켓은 처음부터 기제품 거래에 적합하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쇄물이
나 박스 혹은 맞춤 와이셔츠 등 비정형품(非定型品)은 판매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오픈마켓
에서 명함을 파는 업자가 있기는 합니다만, 이미 만들어진 디자인에 텍스트만 바꾸는 정도입
니다. 오리지널 파일이 있을 경우, 이메일로 파일을 주고 받는데 이 방식으로는 하루 100건
만 넘어가도 관리를 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이렇기 때문에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모
두 인쇄 분야 상위 메이커는 오픈마켓에 점포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명함이야 사이즈가 대
체로 정해져 있으니 그렇다고 해도 스티커로 넘어가거나, 상품에 들어가는 태그 등으로 넘어
가면 전혀 거래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는 오픈마켓에서는 명함, 전단, 책자 등의 인쇄물, 스티커류, 실사출력
판매업자나 비정형품 판매업자들이 기성품 오픈마켓에 참여하는 것처럼 참여할 수 있습니다.
잠시 설명합니다. 비정형품이란 기제품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박스의 경우 종류가 수십
만 개일 수 있기 때문에 오픈마켓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오더메이드 와이셔츠도 기성품이 아
닙니다. 대량 생산 대량 판매가 불가능하고 대체로 오더베이스인 제품을 저는 비정형품이라
고 저는 부릅니다. 로고가 들어가는 판촉물도 전부 비정형품입니다.
우리가 인쇄물, 실사출력물, 판촉물을 중심으로하는 비정형(非定型) 상품 오픈마켓을 연
다면 그 자체가 막강한 경쟁력이 됩니다.
우리 오픈마켓에서는 비정형 상품과 오더메이드 제품도 거래를 하면서 일반 오픈마켓이
하고 있는 기성품도 같이 거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비정형품을 판매할 수 없는 일반 오픈
마켓에 비하면 특별한 강점이 됩니다.
이 강점은 앞으로 최소한 2년 정도는 유지될 수 있습니다.
인쇄물, 스티커, 실사출력물 오픈마켓을 열려면 프로그래머가 이 각 아이템의 제작 프로
세스를 잘 알아야 합니다. 프로그래머로서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인쇄, 스티커, 실사출력
물 제작 프로세스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세스
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결코 서너 달 분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필요한 것은 분석이 아니
라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여수룬의 개발실 정도면, 기존 오픈 마켓은 반 년이면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유
지보수가 더 큰 과제이겠지만 일단 돌아가게 하는 데는 그 정도면 충분할 겁니다. 아마 그것
보다 덜 걸릴 수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새로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이미 개발되어 있는 오
픈마켓 프로그램을 구매해서 사용해도 될 지 모릅니다. 기제품 오픈마켓 프로그램은 그만큼
프로세스가 간단합니다.
그렇지만 인쇄물, 실사출력물 프로그램은 제대로 만들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여기에다가 오픈마켓 기능까지 추가하려면, 정말 제대로 된 프로그래머가 4~5년 현장 경험
을 하지 않고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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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것을 해냈습니다.
우리는 지난 5년6개 월 간 인쇄 등 비정형품(非定型品) 거래에 가장 잘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고칠게 너무 많습니다만. 이것은 우리가 실력이 없어서가 아닙니
다. 그만큼 인쇄물 제작 프로그램이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한국 합판인쇄 1위 업
체인 S사는 지금도 개발실에 매우 많은 개발자를 두고, 자기 프로그램 고치는데 주력하고 있
습니다. 그만큼 인쇄물 제작 판매 사이트는 만들기도 어렵고 개선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의 인터넷 인쇄물 제작 판매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리
고 이것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인쇄물 등 비정형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을 엽니다.

타국에서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오픈마켓


대부분의 오픈마켓은 자국 내 거래가 중심입니다. 물론 이베이, 일본 야후 옥션과 야후
스토아, 라쿠텐에는 다른 나라 사람도 출품(出品)을 하거나 입점(入店)을 합니다. 그런데 이
들 오픈마켓에서는 상품 등록, 고객 응대, 발송을 출품자(出品者) 혹은 입점자(入店者) 개인
이 알아서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판매자가 소비자 나라의 언어를 알아야 하고, 그 나라 상거래 실정이며 유
통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불가능한 일입니다.
거의 불가능하므로 극히 일부 용감한 판매자들만 참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굳이 설명
하지 않아도 현실을 보면 너무나 잘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이베이, 중국의 타오바오, 일본의 라쿠텐, 한국의 지마켓에 다른 나라 사람이 입점
했거나 판매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언어 장벽이 제일 큰 문제고, 물류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두 문제 외에도 카드나 페이팔 외 은행 입금이 안 되는 문제며 각 나라
상행위에서 나타나는 특수한 상황 등이 잘 해결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많이
쓰는 대금인환(代金引換)은 한국에는 거의 잘 쓰지 않는 제도인데, 대금인환은 일본에 법인
이 없으면 사용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런 문제 등 걸리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소소한 거래일 때는 괜찮지만 거래가 커지면 통관도 문제가 됩니다.
이렇게 판매자가 직접 해외 소비자를 만나기 어려워지면서 나타난 업종이 바로 판매대
행업입니다.
일부 나라에서는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다른 나라 대형 쇼핑몰에 입점을 대행해주는 서
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을 예로 들면, 중소기업 지원 정부 기관이 라쿠텐 입점
지원 서비스를 합니다.
당연히 안 되는 일입니다.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제가 봤을 때는 불가능한 일입
니다. 경험칙입니다. 우리가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명함, 스티커, 전단지, 책자, 현수막, 판
촉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정말 전 조직원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고, 리더들은 잠 못
자고, 가슴 졸이며, 전략을 짜고, 전술을 만듭니다. 그러고도 살아 남느냐 죽느냐를 늘 생각
해야 할 만큼 어렵습니다. 직접 판매를 하는 다른 사람들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대
행을 해서 성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 일은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닙니다. 해외 판매를 대행으로 하겠다는 말은 치열한
전쟁터에 사람을 대신 내보내고 이기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판매대행업은 성립할 수 없는 비즈니스입니다.
직접 판매도 어렵고, 판매대행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을 예로 들겠습니다.
우리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한국 판매자는 우리와 거래 협약을 맺습니다. 협약 조건은 지극히 단순합니다. 우리에게
현재 인터넷 판매가의 O%에 판매한다는 것만 협약합니다.
이 협약이 이루어지면, 우리가 만든 프로그램이 판매자의 한국 사이트에 등록된 상품 정
보를 복사해서 우리가 만든 일본 소비자 상대 오픈마켓에 등록합니다. 우리 매입가는 이미
정해졌습니다. 즉 한국 판매자가 한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가격의 O% 할인한 가격
이 우리 매입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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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정보를 일본어로 번역하는 과정이 다소 귀찮습니다만, 대부분의 상품 정보는 비슷
비슷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안 됩니다. 그리고 번역에 시간이 걸리는 아이템일 경우, 그 비
용은 판매자가 부담합니다. 이 비용은 판매자가 당연히 부담을 합니다. 왜냐면 판매자는 시
장이 있다면 입점비를 내고서라도 참가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 라쿠텐에 가게
를 열려면 초기 가입비 28만 엔을 내고, 매월 최소 5만3천 엔 월세를 내야 합니다. 그 돈을
내고도 라쿠텐에 입점하는 것은 라쿠텐에 입점해야 장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드프린
트의 오픈마켓은 일본 1억4천 만 시장으로 통하는 가장 좋은 루트입니다. 상인(商人)이라면
당연히 참여할 것입니다.
매입가가 결정되고, 상품 정보를 등록할 준비가 되면 나머지는 자동입니다. 모두 프로그
램이 합니다. 매입가에 따라 우리가 책정한 마진이 정해집니다. 상품 종류에 따라 해외운송
비는 자동으로 책정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발송일도 자동으로 정해집니다.
이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회사는 현재 한국에서는 여수룬 뿐이라고 해도 지
나치지 않습니다. 별 것도 아닌 이 과정을 알아내고 또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지
난 5년 반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저와 부사장이 처음에 일본 판매를 시작했던 때로부터 따지
면, 거의 10년 세월이 걸렸습니다. 대량 물건을 일본에 보낼 수 있는 사람은 꽤 있습니다.
그렇지만 소규모 상품을 매일 보내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적습니다. 이것은 이론의
문제가 아닙니다. 머리가 좋으면 알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 일만큼은 경험이 절대로 중
요합니다. 여수룬에 쌓인 지난 10년의 경험은 그 누구도 쉽게 가져가서 흉내 낼 수 없습니
다. 물론 이제는 여수룬에서 배운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사람이 꽤 있
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다 알아도 자기 물건만으로 주 2회 컨테이너를 운행할 수 있는 사
람 혹은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여수룬이 유일합니다.
한국의 판매자 혹은 공급자는 ㈜여수룬과 계약만 하고, 가만히 있으면 홈페이지에 있는
상품이 우리가 운영하는 애드프린트 홈페이지에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판매자가 자기의 한국
홈페이지에서 가격을 바꾸면, 우리 프로그램은 그것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혹은 승인을 통해
애드프린트에 게재된 상품의 가격을 바꿉니다. 왜냐면 공급가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홈페이지가 없으면 엑셀로 가격 정보를 제공해도 됩니다. 전혀 문제 없습니다.
이것 역시 혁명입니다.
어제 사무실에 돌아다니는 키홀더(자동차 열쇠 달고 다니는 고리) 안내문을 봤습니다.
그 안내문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습니다. ‘디자인만 3,000개’. 이것을 오픈 마켓에 등록하려
면 끔찍합니다. 하나하나 등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오픈마켓에서는 협약만 이
루어지면 판매자가 가만히 있어도 우리 프로그램이 알아서 등록을 해주고, 일본 판매가도 정
해줍니다.
그리고 판매가 되면, 자동으로 판매자에게 문자로 통보가 됩니다. 그러면 판매자가 애드
프린트의 관리자 페이지에 들어와서 판매된 상품을 우리에게 보내주면 끝입니다. 일본 소비
자에게 보내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우리에게 보냅니다. 일본 소비자에게 보내는 것은 우리
가 합니다.
여기가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일본 지마켓, 라쿠텐의 한국 고객 판매자는 본인이 직접
해외소비자에게 응대해야 하고, 본인이 직접 해외 고객에게 발송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에
게 보내는 것으로 끝입니다. 고객 응대도 우리가 합니다.
막히는 프로세스가 전혀 없습니다.
우리는 이 프로세스를 만들었고, 이 프로세스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세스는 중국 판매자가 일본 애드프린트 오픈마켓에 판매할 수 있다는 뜻이고, 미
국 판매자가 일본 애드프린트 오픈마켓에 판매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중국어 프로그
램을 만들면 일본 판매자가 중국에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지금 있는 그 어떤 오픈마켓도 하지 못하고 있는 일입니다.
이 프로세스는 그나마 약간 흉내는 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일본 라쿠텐이 한국어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한국 지마켓이 일본에 www.qoo10.jp을 열고, 고전하고 있습니다. 아마 돈이 많으니 어느
정도는 해결하겠지만, 정상으로 되려면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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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중 하나는 결정구가 없다는 점입니다. 일본 큐텐이 라쿠텐에 비해 결정적으로 우위
에 있는 점은 한국 판매자가 참가한다는 정도인데, 공산품이라면 판매 가격이 특별히 유리할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판매자가 일본 소비자에게 발송해야 한다는 점은 끝까지 큰 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므로 정상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일본
큐텐은 궁극에는 일본 상인을 모아서 일본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무척
큽니다. 이 길이 정답이기도 합니다. 또 우리가 갈 길입니다.
다만 우리에게는 누구도 가지지 못하는 결정구가 있습니다. 일본에서 일본 소비자를 상
대로 우리와 똑 같은 비정형품을 거래할 수 있는 오픈마켓을 누군가 열었다고 해도 우리는
결코 지지 않을 최강의 무기를 또 하나 갖고 있습니다.

최저가 오픈마켓
일본에서 누군가 인쇄물, 실사출력물 거래를 할 수 있는 오픈마켓을 열었다고 가정합시
다. 그래도 그들이 절대 하지 못하는 게 있습니다.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 등 실사출
력물과 비정형품을 우리보다 싸게 팔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현재 일본에서는 우리가 가장
질 좋고 싼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을 팔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빠진 인쇄물, 실사출력물 오픈 마켓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오픈마켓이고 뭐고 간에 가장 좋은 상품이 진열되지 않으면 이길 수가 없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에서 어떤 물건도 실어 나를 수 있는 여수룬은 일본에서 최저가 오
픈마켓을 열 수 있는 유일한 회사입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이미 상해에 중국 법인을 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고유의 홍보 배
너인 노보리를 중국에서 생산해서 일본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노보리의 경우 일본 최저가
가 1매 당 870엔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중국에서 한화(韓貨) 3,800원에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노보리를 한국에서 생산하면 최소 원가 7.000원 이상입니다. 우리가 중국에 법인을 둔 위
력입니다. 노보리를 중국에서 생산한 게 이번 달입니다.
이제 중국에서 명함, 스티커, 현수막도 생산할 수 있고, 특히 대량 인쇄물, 대량 쇼핑백,
대량 택배박스, 대량 비닐백, 대량 1회 용품을 제작해서 일본에 판매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 물건뿐 아니라, 중국 물건도 일본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와 일치합니다.
우리 모토는

좋은 물건을!
싸고!
빠르고!
편안하게!

입니다.
우리는 판매자와 입점자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리고 한국과 중국 소싱을 통해서 이 문제
를 다 해결했습니다.
애드프린트 오픈 마켓은 일본 판매자가 주가 됩니다.
여기에 한국 판매자와 중국 판매자 그리고 일부 다른 나라 판매자가 ㈜여수룬과 여수룬
의 해외법인을 통해서 매우 자유롭게 참가 합니다. 이렇게 되면 전체 판매 가격은 당연히 더
떨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정말, 좋은 물건을, 싸고, 빨리 공급하며, 판매자도 소비자도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보너스-최강의 검색 방법
이 점은 다음에 또 설명하고 오늘은 간단히 알립니다. 저는 4년 전부터 이상민 실장과
상품 나열 방법을 계속 검토해왔습니다. 포장재를 예로 듭니다. 소비자는 가로 230mm x 세
로 120mm x 높이 30mm 상품이 들어가는 포장재를 현재 인터넷에서는 구할 방법이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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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습니다. 물론 구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구하기가 너무 너무 어렵습니다.
이 문제를 우리는 해결했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상품을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
이 검색 방법이 애드프린트 오픈마켓에 등재됩니다.
이것은 별 게 아닙니다. 콜롬부스의 달걀에 불과합니다만, 이것 역시 애드프린트 오픈마
켓만이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런 최강 솔루션을 탑재한 애드프린트 오픈마켓이 3월25일 오픈합니다.


첫 아이템은 택배박스입니다.
그리고 택배박스를 시작으로, 부채, 수건, 우산, 로고인쇄 T셔츠, 3,000여 종의 판촉물,
3,000여 종의 기프트 박스, 3,000여 종의 일회용 포장용품 등등을 계속해서 애드프린트 오픈
마켓에 등록하게 됩니다.
택배박스를 첫 대상으로 잡은 이유는 지난 번에 설명했습니다.
택배박스는 인터넷 전자 상거래가 활발해지면 활발해질수록 거래가 많아지는 아이템입
니다. 그러면서도 소모품이고, 반복 구매 상품입니다. 그러므로 손님을 유치하는데 매우 적
절한 아이템입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대에 필수품인 택배박스는 오픈마켓에서 취급하기 매우 까다롭습
니다. 오픈마켓에서 자기가 원하는 사이즈 박스를 찾으려면 각 판매자의 상품을 하나하나 뒤
져야 합니다. 오픈마켓에는 각 판매자의 박스를 한꺼번에 검색하는 기능이 주어져 있지 않습
니다. 이 역시 오픈마켓이 택배박스처럼 비정형 상품을 취급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 사이트에 입점한 박스 판매자의 상품을 한꺼번에 검색하는 기능을 제공합
니다. 그리고 박스 구매자가 인쇄를 원할 경우, 우리는 각 판매자가 고객의 요구를 잘 수용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박스 판매자는 따로 사이트를 갖지 않아도, 애드프린트
안에 독립몰처럼 박스 판매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게 됩니다.
아무리 검토해도 프로세스가 막히지 않습니다.

결정적인 장애-마케팅
프로세스에는 장애가 없습니다. 이 프로세스는 이미 우리가 지난 10년 동안 해온 경험
이 집약되고 발전된 것이 반영된 것에 불과하므로 거의 문제가 없습니다.
진짜 문제는 마케팅 비용이 이제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현재 4만1천 명 가량의 고객을 모았습니다. 이중 단골 고객은 9천 명 정도 됩니
다. 단골 고객의 숫자는 당연히 늘어납니다. 이 고객을 모으느라 매 달 2백 만 엔을 썼습니
다.
애드프린트 안에 택배 박스를 올리면 물론 팔립니다. 그렇지만 택배 박스를 제대로 팔려
면 한 달에 백만 엔씩 3년은 홍보해야 합니다. 한 아이템 런칭에 3천6백만 엔이 필요합니다.
만약 100개 아이템을 런칭하려면 36억 엔의 홍보비는 필요합니다. 물론 그동안 매출이 발생
하고 많이 벌기 때문에 어쩌면 훨씬 적은 금액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정밀히 계산해봐
야 합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엄청난 홍보비가 필요할 거라고 예상이 됩니다.
이 결과는 무엇일까요?
저는 이베이를 능가하고, 라쿠텐을 능가하는 최강 오픈마켓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꿈을 가지고 나가고 싶습니다.
당장 회사 자금에 전혀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환율이 급락하면서 꽤 고통스럽기
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가능한 꿈이고, 가능한 미래입니다.
돈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어려운 문제이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아닙니다. 어쩌면 이 때문에 우리 모두에게 엄청나게 어려운 시절이 올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저의 가장 큰 과제입니다.
3월 들어서도 매출은 여전히 고공행진입니다. 아마 6천7백 만엔 가까이 되지 않을까 싶
습니다. 어쩌면 7천만 엔을 넘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 매출이 있고, 매출이 계속 늘어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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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이 오더라도 해결은 확실히 됩니다.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이 시간을 단축하도록 저는 노력하겠습니다.
이 문제 말고는 프로세스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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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자금난(資金難)

2013. 3. 22. 금요일.

CEO로서 이런 말 하는 게 제일 괴롭습니다.
지금 자금 예측이 너무 어렵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최악을 대비해야 합니다. 최악일 경
우, 5월 5일 지급하는 4월 급여부터는 향후 6개 월 간 30%를 유예(猶豫)하고 70%를 지급하
겠습니다.
유예한다는 말은 제 때 지급하지 못하고, 자금 상황이 호전되면 지급한다는 뜻입니다. 4
월 5일 지급되어야 하는 3월 분 급여는 4월5일에 50%, 4월20일에 50%가 지급되고, 5월5일
에 지급되어야 하는 4월 분 급여는 5월5일에 50%, 5월20일에 20%가 지급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 드리는 것, CEO로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제가 이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디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자금 상황을 될 수 있으면 정직하게 임직원들에게 공개해왔습니다. 여수룬은 우리 모두의 삶
의 터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각자 회사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대처도 할 수 있다고 생
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CEO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정확히 밝히는 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급여는 가장 중요합니다. ‘수염(鬚髥)이 석 자라도 먹어야 산다’는 한국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잘난 척 해도 먹어야 산다는 말입니다. 급여가 줄어들면 정말 어려워집니다. 특히나
최일선에 있는 직원들의 경우, 타격이 매우 크고, 삶이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걸 잘 알
면서도 지금은 30% 일괄 유예를 하겠습니다. 지금 저로서는 이해해달라고 밖에 말할 수 없
습니다.
전 임직원 중 중국만 예외로 합니다. 중국은 지금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일을 시작하자말자 엔저가 오면서 사무실도 구해주지 못하고 있으므로, 예외로 합니다.

지나치게 비관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최악일 경우, 이렇게 된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주시기 바랍니다.
회사 CEO나 자금담당 임원은 자금흐름표를 항상 끼고 다닙니다. 향후 6개 월, 혹은 1년
후 자금이 어떻게 되느냐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 회사 운영 계획을 세웁니다.
이렇게 급여를 유예할 상황이 되었다는 것은 우선 과거의 예측이 잘못 되었다는 뜻입니
다. 혹은 운영을 잘못했다는 말입니다. 혹은 뜻밖에 미래 예측을 잘못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4월 이후 전년도 동월 대비 54% 이상의 성장을 유지하고, 환율이 11.5 수준이 유
지된다면, 급여 유예를 안 할 수도 있습니다.
전년도 동월 대비 54% 이상의 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가 노력하면 할 수 있습니다.
이 점과 관련해서 좀 생각해볼 게 있습니다. 올해 들어 전년도 동월 대비 성장률이 주춤거리
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저도 정말 몹시 긴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정밀하게 분석해
보면 주춤거리긴 하지만 겉보기에 비하면 내용은 초긴장할 정도는 아닙니다.
올해 1월에는 작년 대비 60.6%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2월에는 작년 대비 42.6% 성장했
습니다. 갑자기 위험해졌습니다. 3월에는 작년 동월 대비 38% 성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1월은 60.6% 성장했으니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2월, 3월은 작년 대비 급작스럽게 성장
률이 둔화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 통계를 보면 두렵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장률이 둔화된
다는 것은 자금난이 계속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대했던 3월에 성장률이 둔화되
는 것을 보면 정말 공포스럽습니다.
자금을 체크하는 저로서는 도대체 원인이 뭔지를 분석해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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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면 기업의 존립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 분석해본 결과 매우 흥미 있는 사
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주목할 것은 평일 평균 매출액의 증감입니다.

이 표를 보면 평일 평균 매출 성장률이 전체 매출 성장률을 꽤 넘어서는 것을 볼 수 있


습니다. 이것은 회사 전체 성장률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월 전
체 매출이 예측만큼 늘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인을 분석해봤습니다.
뜻밖에도 올해 2월은 작년에 비해 평일이 이틀 적었습니다. 작년 2월은 4년마다 한번
들어서는 윤년(閏年)이었습니다. 그리고 휴일이 하루 주말과 겹쳤습니다. 그래서 전체 성장률
이 줄어들었습니다. 3월에 전체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었는데, 작년 3월 단발성 큰 주
문이 몇 개 들어왔던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 역시 평일이 작년에 비
해 하루가 적습니다. 올해 3월의 평일 평균 매출 역시 50% 가까이에 이르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일 매출 성장률입니다. 이 점만 놓고 보면, 우리가 조금만 더 노력
하면 됩니다. 작년 동월 대비 54% 성장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문제는 환율입니다. 환율은 완전히 우리 손 바깥에 있습니다. 말씀 드린 대로 환율이
11.5 이상을 계속해서 유지해준다면, 급여 유예는 하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환
율이 11.5 이하로 혹은 11 이하로 내려가면 상황이 결코 만만하지 않게 됩니다.
제가 최악을 가정한다는 것은 월 평균 매출 성장률을 54% 이상 끌고 가지 못하고, 환율
이 11.5 이하로 내려갈 때입니다.

두려움에 대처하기
저의 문제점 중 하나는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어떤 일도 안 될 것
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급여 지급을 유예한다고 했
지만, 그런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낙관 밑바닥에는 어쩌면 두려움이 깔려 있는 지도 모릅니다. 그런 상황이 오
면 너무 두려우니까 상황에서 좋은 점만 보려는 심리가 깔려 있는 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여수룬을 처음 설립할 때, 정말 그 뿌리까지 드러났습니다. 저는 2007년 ㈜여
수룬을 만들 때, 대략 1~2년이면 회사 자금이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계획했습니다. 누
가 들으면 xxx이라고 욕할 계획입니다. 이런 회사를 만들면서 1~2년 안에 경영이 정상이 된
다면 기적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추정하고 자금을 계획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1년
안에 회사가 정상이 된다고 계획한 것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저에게는 돈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저는 그 전 회사였던 ㈜지즐에 있던 모든 권
리를 포기하는 대신, ㈜지즐로부터 1년 동안 운영비를 지원받는다는 조건으로 ㈜지즐과 분리
했습니다.
제가 ㈜지즐에 합류한 것은 2004년입니다. ㈜지즐에서는 서류로 합의하지도 않고, 그 당
시 저는 회사가 망하고 무일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로서는 엄청나게 많은 5천 만 원을 개
인자격으로 넣어줬습니다. 무일푼이었는데 마침 그때 20년 전의 어떤 일 때문에 2천만 원을
회수할 수 있었습니다. 그 돈을 다 넣어줬습니다. 회사가 망하면 저는 전혀 보상 받을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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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던 돈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넣어줬습니다. 무모한 짓입니다. 바보 같은 행동입니다. 그렇
게 해서 어쨌든 www.danboru.net을 궤도에 올려놓았습니다. 이 과정은 이석주 부사장이 증
언할 수 있을 겁니다. 아마 이 부사장도 제가 지즐에 5천만 원이나 넣어줬다는 것은 나중에
들어서 알게 된 사실일 겁니다.
이후 ㈜지즐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서 제가 빌려서 넣어준 3천 만 원은 ㈜지즐 시
절에 갚았고, 개인 돈은 받지도 않으면서 ㈜여수룬의 1년 치 운영비를 받는 것으로 정리를
한 것입니다.
2007년 10월 www.adprint.jp를 오픈 했습니다. 이 전후로부터 1년 동안, ㈜지즐은 1년
치 운영비를 댄다는 약속을 아주 충실하게 지켰습니다. 이 점을 놓고 말하면, 저나 ㈜지즐은
최선의 동반자였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이런 사업을 하면서 1년 동안만 운영비를 받으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하
느냐는 것을 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생각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생각할 수가 없었
습니다. 왜냐하면, 그걸 생각하면 ㈜지즐과 분리할 수도 없었고, 회사를 설립할 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무모한 행동입니다. 무식(無識)하면 용감(勇敢)하다고 했습니다. 용감한 것이 아
니라 생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할 수가 없다는 두려움 때문에 생각을 하지 않은 것입
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금 ㈜여수룬이 여기까지 온 것 자체는 절대 사람의 능력에 의한 것
은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이 하는 말로 하자면 정말 운이 좋은 것이고, 신앙인으로서 말하면
그야말로 하나님이 도와주신 일입니다. 결코 사람이 제 정신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고,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여수룬 전후로 한국의 메이저 명함 제작 업
체들이 일본으로 진출했지만, ㈜여수룬 만큼 성공한 기업은 없습니다. 이것이 어찌 저나 혹
은 ㈜여수룬 임직원의 힘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실패가 너무 두려울 때, 상황을 낙관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지금도 어쩌면 그럴 지
도 모르겠습니다. 환율이 떨어질까 봐 두려운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작은 회사가 아니
니까 상황을 냉정하게 보려고 노력은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보더라도, 우리 회사의 성장 흐름 자체는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저는
통계를 신뢰합니다. 그래서 보고서를 받을 때도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으면 매우 거칠어 집니
다. 저는 매출 성장 통계를 가지고 앞날을 예측합니다. 이 예측대로면 성장 흐름은 좋습니다.
다만 환율이 우려됩니다.
이런 상황이므로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지나치게 위축되지 말고, 설사 5월에 문제가
생길 때 생기더라도 지금은 최선을 다하자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5월20일까지는 아직 두 달이나 남았습니다.
사람의 걱정거리 중 95%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걱정거리나 두려움은
실제로 왔을 때 대처하는 게 좋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너무 위축되면, 될
일도 안 됩니다. 또 어떤 조건에서도 ㈜여수룬은 9월 이후에는 어려워지지 않습니다. 설사
환율이 10이 되더라도 우리는 살아갈 수 있습니다. 길어봤자 6개 월입니다. 우리는 환율이
10으로 가더라도 9월 이후, 혹은 내년 3월 이후에는 편안해집니다.
5월에 유예하지 않아도 되게 전부 긴장 합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봅시다. 그리고 도저
히 안 되면 최악의 경우 내년 3월까지는 현 급여의 70% 수준에서 살 준비를 해보십시오. 미
안합니다만, 그렇게 해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제가 이렇게 선언해버리는 이유
낙관하는 습관이 있는 제가 이렇게 선언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실제로 환율이 떨어지는 것은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저
로서는 어떻게 해볼 수가 없습니다. 이럴 때를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지금 제가 당장 급박한 자금에 매달리면 정말 중요한 일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
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엄청나게 큰 무기가 생겼습니다. 그것은 지난 번에 말씀 드린 비정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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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定型)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오픈마켓이라는 플랫폼입니다. 당분간 저는 이 오픈마켓을
AD오픈마켓이라고 부르겠습니다.
AD오픈마켓은,
기존 오픈마켓이 취급하지 못하는 비정형 상품을 취급할 수 있습니다.
해외 판매자가 상당히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가 있는 판매자라면 상품을 등록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등록해줍니다.
최상의 검색 기능이 제공됩니다.
AD오픈마켓을 만들었기 때문에 최소한 우리는 일본 시장에서만큼은 안정된 수익을 만들
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애드오픈마켓을 잘 활용하면, 오픈마켓 시장 전체 판도를 흔들어버릴 수도 있
습니다.
저는 이 일을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 시장에서도 좀더 대담하게 발을 넓히려고 합니다.
어쨌든 이 일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여수룬은 안전합니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전혀 해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잠시 어려운 것을 빼면, ㈜여수룬은 안전합니다. 이
안전함을 보호하면서 저는 대담하게 확대를 계획합니다.
애드오픈마켓을 열면, 취급하는 아이템 숫자가 급증하게 됩니다.
그동안 우리가 구상한 컵, 티슈, 우산, 수건, 일본에서 나오는 카드, 심지어 디자인 조차
도 상품으로 취급됩니다. 정말 판촉물 3천 종류, 인쇄물 몇 천 종류, 문구류 등 모두 취급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기존 오픈마켓에서 취급하던 것도 취급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자금입니다. 일본 시장 하나만 놓고 말해도, 한 개의 아이템을 론칭 시키고 광고
를 하려면 한 달에 100만 엔은 투자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24개 월 정도 홍보를 해야 정
상이 됩니다. 여러 아이템을 취급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겠지만, 그래도 막대한 자금이 들어
갑니다.
막대한 자금을 이야기한 김에 좀 황당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관념과 발상을 바꾸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너무 우리 내부에 갇히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라쿠텐의 시가총액은 얼마일까요? 2012년 기준으로는 대략 한화(韓貨)로 13조(兆)원입니
다. 이베이는 시가총액이 얼마일까요? 62조(兆)입니다.
2009년 이베이가 지마켓을 인수할 때 인수비용은 얼마였을까요? 지마켓 지분 29%를
4,688억에 인수를 했다고 합니다. 이베이가 2001년 한국의 옥션을 인수할 때, 인수비용은
1,700억이었습니다. 이때 인수 지분이 몇%였는지는 기록을 더 찾아볼 시간이 없습니다. 어
쨌든 이런 것이 기업의 가치입니다.
㈜여수룬은 지금까지 투자를 전혀 받지 않고, 아니 받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성
장이 더딥니다. 반면 잠재력은 엄청납니다. 내부에서는 경영이 허술하다고 합니다만, 좀 떨
어져서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닙니다.
저는 지금까지 우리가 다져온 힘을 바탕으로 대담하게 나가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하려는데 아무래도 좀 꺼려지는 것은 내부입니다. 내부 자금 상황이 꽤 어렵기
때문에 제가 바깥으로 움직이려고 할 때 상당히 조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돈이 없고, 급여
지급에 조바심을 내면 조급해지고 투자 유치도 더 어려워집니다.
제가 선언을 하는 것은 이런 이유입니다.
㈜여수룬은 안전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현재 급여의 70%만 받고 모두가 1년만 견디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입니다. 환율이 11.5를 유지하고, 우리가 조
금 더 힘을 내고 성과를 거두면 급여 유예 없이 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가 신상품 개발
이나 혹은 지금 이석주 부사장이 추진하는 페이지물, 대량 인쇄물에서 성과를 거두면, 좀더
편하게 갈 수 있습니다.
투자 유치는 우리 현재 삶을 유지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여수룬을 비약 시켜
보려고 합니다. 내부의 어려움은 시간이 가면 해결 됩니다. 여러분께서 조금 견뎌주시기 바
랍니다. 정 안 되면 우리끼리 버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성원해주면 제가 정말 칼자루를 쥐고
교섭을 할 수 있습니다.

4
제가 지금 여러분으로부터 큰 빚을 지고 있습니다. 5월부터 급여 30%유예를 선언하면
제가 엄청난 빚을 지게 됩니다. 저도 빚 지기 싫습니다. 씨이오로서 칭찬만 듣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습니다. 비난을 듣고 원망을 들어도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저는
5월 이전에 어떻게든 급여 유예 없이 갈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또 그렇게 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그렇지만 결국 여러분에게 빚을 지게 되면, 제가 갚을 겁니다. 어쨌든
회사는 안전합니다. 1년 뒤가 되면, 그 때부터 유예금도 갚고, 또 그에 따른 보상도 하게 될
겁니다.

회상
지금까지를 돌아봅니다. 어떤 사람은 투자가 과도했다고 합니다. 기껏해야 부족금이 5억
도 안 되는데, 그 전에 인원을 감축하고 긴축 운영했으면 되지 않았겠냐고 하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평가는 사실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투자를 했기 때문에 오늘 애드
오픈마켓도 있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미래를 그리면서 과거를 평가하는 것이 옳다고 믿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1년이고,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 정말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이
현재 ㈜여수룬입니다.
그만큼 우리가 노력했고, 모두가 헌신했고, 모두가 서로를 위하면서 지금 여기까지 왔습
니다. 우리는 잘 했습니다. 실수도 했고, 실패도 했지만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은 잘한 일입
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잘 화합했습니다. 그 화합 때문에 운도 따랐습니다.
이제 지금까지 이룬 것을 바탕으로 도약을 해보려고 합니다.
상황이 다소 안 좋아서 도약을 해야 하는 시점에 자금이 다소 어렵습니다.
이 어려움을 같이 안기를 바랍니다. 이 어려움을 같이 안는 만큼 장차 올 성공도 같이
안을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고통은 싫습니다.
노력해서 급여 유예를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같이 노력합시다.
그래도 안 되면, 최소 1년은 70% 급여로 살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까지는 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은 있습니다.
이렇게 전해야 하는 저도 마음은 무겁습니다.
그렇지만 최악은 대비해야 합니다.(*)

5
[전언(傳言)]

전환(轉換)

2013. 3. 29. 금요일.

이제부터 우리 여수룬-애드프린트는 ‘각 나라마다, 비정형(非定型) 상품을 거래할 수 있


고 다른 나라 판매자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오픈마켓 만들기’를 본업으로 합니다.
지금까지는 ‘인터넷을 이용하여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 소비자에게 직판(直販)’이 우리
본업이었습니다.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를 바꾸는 것입니다.
애드 오픈마켓 재팬을 예로 듭니다.
지금까지 ㈜여수룬은 한국 상품을 일본에 팔았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일본에 오픈마켓
을 만드는 게 우리가 하는 일입니다.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일본 고객에게 직판(直販)은 만
들어진 애드 오픈마켓 재팬에 우리 역시 한 업체로 참여하게 됩니다.

애드 오픈마켓 재팬의 특징
(1) 비정형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오픈마켓입니다.
이것은 이미 여러 번 말씀 드렸습니다. 간단히 정리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오픈마켓은 미국의 이베이, 중국의 타오바오, 알리바바, 일
본의 라쿠텐, 야후옥션, 야후스토아, 한국의 지마켓, 옥션, 11번가 등입니다. 물론 더 많은
오픈마켓이 있겠지만 대략 그 정도만 해도 제가 말하는 오픈마켓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있
을 겁니다.
이들 오픈마켓에서는 비정형 상품을 거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비정형 상품이란, 인쇄물, 실사출력물, 박스류, 디자인 상품처럼 형태가 정해지지 않은
상품입니다. 이런 상품은 오픈마켓에서 거래를 하기는 하지만 활발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있는 오픈마켓은 처음부터 정형 상품, 즉 기제품을 거래하기 적합하게 만
들어졌고, 또 그렇게 발전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명함을 만들려고 할 때, 옥션에 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현수
막을 만들려고 이베이에 가는 경우도 드뭅니다. 디자인을 의회하려고 라쿠텐에 가는 경우도
드뭅니다. 그것은 기존 오픈마켓에서는 명함, 현수막, 디자인 상품을 취급하기 어렵다는 것
을 소비자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오픈마켓이 비정형 상품을 취급하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인쇄를 예로 듭
니다.
인쇄는 우리가 전문입니다. 그런데 해봐서 알지만 인쇄 과정을 프로그램으로 만든다는
것은 꽤 어려운 작업입니다. 인쇄에는 파일을 주고 받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 파일 작성 원
칙이 회사마다 다르고, 접수하는 파일의 종류도 다릅니다. 그리고 파일이 있음으로 해서 재
주문 과정이 달라집니다. 더군다나 인쇄에는 옵션이 너무 다양합니다. 같은 명함이어도 사이
즈가 조금 다르고, 1도 인쇄, 2도 인쇄, 앞면은 1도인데 뒷면은 4도 인쇄 등 다종다양(多種多
樣)합니다. 같은 사이즈에 같은 색수(色數)여도 종이 재질이 달라집니다. 여기에 귀돌이, 타
공(打空), 접지(接紙), 박(箔) 등 보통 사람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후가공이 들어갑니다. 이것
을 자동 프로세스로 만드는 것 자체가 무척 힘든 일입니다.
한 회사에서 이 인쇄 프로세스를 정교하게 만드는 것도 어려운데, 이것을 오픈마켓 플랫
폼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비정형 상품 오픈 마켓은 아직까지 일반 오픈마켓에 비하면 왜소한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대형 오픈마켓 회사에서 비정형 오픈마켓을 만들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지금 세상에는 비정형물을 취급할 수 있는 오픈마켓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1
고 판단됩니다. 물론 제가 알 수 없는 비정형품을 취급할 수 있는 오픈마켓이 있을 수는 있
습니다만, 우리가 모를 정도면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인쇄를 예로 들 경우, 기존의 큰 오픈마켓 회사가 인쇄물을 거래할 수 있는 오픈마켓을
열려고 해도 아마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기술이 없기 때문이 아닙
니다. 진짜 문제는 개발을 맡을 프로그래머가 인쇄 과정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
니다.
이상민(李相旼) 개발실장은 가끔 ‘이제 인쇄 프로세스는 내 머리 속에 다 들어왔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정말 가치가 큽니다. 이상민 실장이 이 말을 할 때는, ‘누구라도 인쇄 프
로세스를 나만큼 알려면 5년은 걸릴 거야’라는 뜻입니다. 그것은 이상민 실장님의 자부심이
면서, 또 ㈜여수룬의 기업 가치입니다. 이상민 실장 정도 되는 프로그래머가 그 정도 시간이
걸려야 파악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인쇄 프로세스인 것입니다.
저는 프로그래머가 아니니까 우리 회사 프로그램을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도 회사를
운영하면서 홈페이지를 개발하고, 보수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지켜봤습니다. 바탕화면 통제
프로그램인 애드게이터, 일본 경매구매 대행 프로그램인 애니유니드, 일본 택배박스 사이트
단보루넷, 지금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가 개발되는 것을 봤고, 그 사이에 프로그램이 업그레
이드 되는 것도 봤습니다. 프로그램을 모르지만, 개발 과정을 지켜보면, 인쇄 프로그램은 정
말 지저분할 만큼 어렵습니다. 무식했으니까 이걸 시작했고, 시작했으니까 계속 할 수밖에
없었지만, 인쇄 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드는 일은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면 시작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한 회사의 인쇄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이렇게 힘이 든데, 이것을 오픈마켓으로 발전시키
는 것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인쇄물뿐 아니라, 박스류, 디자인류도 거래할 수 있는 오픈마켓, 판촉물도 거래
할 수 있는 오픈마켓은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아이디어를 만들기도 어렵고, 만들었다고 해도 연결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저도 바보
가 아닌데, 이 프로세스를 구상하고 연결시키는데 정말 8년이 걸렸습니다. 인쇄만의 오픈마
켓은 어떻게 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박스류, 디자인류 처리까지 해내려면 결코 쉽
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제 시작하고, 우리 것을 보고 베끼더라도 아마 2-3년 안에 만들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이것은 결코 머리로 하는 게 아닙니다.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 과정을 같이 해오면서 이제 ㈜여수룬에는 이론과 실무능력이 갖춰졌습
니다. 지금은 비정형물 오픈마켓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우리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 최저가 오픈마켓입니다.


가격은 정말 중요합니다. 싼 상품과 경쟁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오픈마켓은 최저가를 보장합니다.
이유는 해외 판매자도 쉽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 열리는 애드 오픈마켓 재팬 운영 회사는 일본의 ㈜애드프린트(대표이사 나카오
유키오)입니다. ㈜여수룬은 ㈜애드프린트를 일본 대행사로 삼아서 이제 한국 상품을 팔게 됩
니다. 이것이 참 중요합니다. 지금까지는 ㈜여수룬이 일본의 ㈜애드프린트의 제작 및 운영대
행사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일본의 ㈜애드프린트가 ㈜여수룬의 판매대행사가 되는 것
입니다. 형식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약간 어려울 것 같은데요, 지금은 넘어가겠습니다.
일본에 열리는 오픈마켓에는 한국의 여러 판매자도 ㈜여수룬을 통해서 참가할 수 있게
됩니다. 애드 오픈마켓 재팬에는 일본 명함 판매업자도 마음대로 참여해서 물건을 팔 수 있
지만, 한국과 중국의 명함 판매업자도 한국의 ㈜여수룬과 중국의 ㈜여수룬을 통해서 물건을
팔 수 있게 됩니다.
이 말은 애드 오픈마켓 재팬에서는 일본 상품, 한국 상품, 중국 상품이 자유롭게 판매된
다는 뜻입니다.
이 결과는 무엇입니까? 최저가를 보장하는 쇼핑몰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일본 상품뿐 아
니라 다른 나라 상품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으면 당연히 최저가 쇼핑몰이 됩니다. 또 한국,

2
중국, 미국, 싱가폴, 홍콩 물건이 자유롭게 판매가 되면, 그 어떤 쇼핑몰에 비해서도 상품이
풍부하고, 가격이 싼 쇼핑몰이 생기는 것입니다.
가격에는 이기기 힘듭니다.
가격은 가장 강력한 마케팅 수단입니다. 물론 명품은 다릅니다만, 보통은 그렇습니다.
이 최저가 오픈마켓은 지금은 우리만 만들 수 있습니다.
왜냐면, 한국과 중국의 물건을 우리처럼 쉽게 일본에 보낼 수 있는 업체가 없기 때문입
니다. 어쩌면 지금 한국에서 일본으로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마다 자기 상품을 실은 컨테이너
를 보낼 수 있는 업체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리 힘입니
다. 더군다나 인쇄물을 그렇게 보낼 수 있는 업체는 당분간은 우리뿐입니다.
언젠가는 그런 업체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지난 10년 간 많은 업체가 시도했
지만, 우리만 성공했습니다. 이것이 우리 힘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우리 여수룬의 수출사업부에 머리 숙여 존경하는 마음을 표합니다. 오
픈마켓이고 뭐고, 이 모든 성과는 우리 여수룬 일선 평사원과 임직원 모두의 노력과 헌신의
결과일 뿐입니다. 수출사업부가 그동안 물류 개선을 위해 쏟은 노력이 이런 게 가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여수룬 수출사업부는 일본으로 가는 한국 물류에서는 한국 내 최강입니다.
한국과 중국에서 물건을 보내는데도 정말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이 아이디어는
머리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발에서 나왔습니다. 경험을 통해서 얻었습니다. 이 경험은 시
간이 걸려야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 걸린 시간은 돈을 주고 사기도 어렵습니다.

(3) 판매자에게 가장 편리한 오픈마켓입니다.


현재 우리가 처음으로 연, 패키지 오픈마켓-택배박스 코너에는 804개의 상품이 등록되
어 있습니다. 이것을 등록하는데 사흘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럴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업
체의 홈페이지에 있든 상품을 자동으로 우리 쪽에 등록하는 툴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방법을 쓰면 3만 개 상품을 등록해두고 있는 업체의 홈페이지 상품을 우리 오픈마켓
에 올리는 데는 길어야 24시간이면 충분합니다.
판매자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특별히 인쇄업자, 실사출력물업자, 판촉물업자에게는 우리가 지난 5년 동안 개발
한 인쇄물 주문-판매 관리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해줍니다. 이것은 우리만 줄 수 있습니
다.
다 밝히지 못하는 편리한 기능들도 모두 제공됩니다.
자잘한 노하우가 어쩌면 핵심입니다. 굵직한 것은 누구나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
렇지만 실제로 해봐야만 알 수 있는 수 많은 노하우가 있습니다. 인쇄, 판촉물, 디자인 등
비정형 상품을 거래하는데 필요한 우리만이 갖고 있는 수 많은 노하우를 우리는 제공해줍니
다.

우리가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지난 번에 정리한 것과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다만 몇 가지가
조금 더 정교해졌을 뿐입니다. 그렇지만 상관 없습니다. 그만큼 이 프로젝트는 CEO인 제가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제가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임직원 여러분에게 제가 자세히 설명을
해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복이어도 작은 차이가 있으면 또 설명하는 게 제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같이 왔습니다. 그리고 같이 가고 싶습니다. 앞서 수출사업부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만, 오픈마켓이 있기까지는 여수룬 전 임직원의 피와, 땀과 헌신
이 있었습니다. 힘들 때도 있었고, 서로 안타까워했을 때도 있었습니다. 급여가 밀리는 어려
운 사정도 있었습니다. 그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과정도 있습니다.
애드 오픈마켓은 아직 성공한 것도 아닙니다. 겨우 시작하는 과정입니다. 지금까지 그랬
듯이 우리가 같이 해야 합니다. 그래야 모양을 갖출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영업점을 두는 것도 실패했고, 제휴점 모집도 하다가 그만두고 있습니다. 그걸
생각하면 지금 오픈마켓을 연다고 또 이렇게 난리를 치는 것도 좀 계면쩍습니다만, 그렇지만,

3
지난번에 말씀 드린 대로 과거의 실패에 연연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그
런 과정을 겪습니다. 저는 오히려 오프라인 영업점 구축 사업과 제휴점 모집 사업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지금 오픈마켓도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아시지만 오프라인 영업점과 제휴점 사업을 추진할 때도 저는 열심히 했습니
다. 오죽하면 여러분께서, ‘사장님이 저렇게 열심히 일하는 것 처음 봤다’고 했겠습니까? 저
는 지금도 오픈마켓 프로젝트를 열심히 합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니까 열심히 합니다.
그리고 또 이렇게 같은 이야기를 벌써 몇 번째 전언으로 씁니다. 아침 조회 때마다 설명
을 합니다. 이것도 제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 열심히 합니다.
지시와 명령으로 하지 않겠다. 설득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교육해서 하겠다는 것이
저의 원칙입니다. 그 때문에 반복해서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반복해서 말씀 드리는 이유는 여러분을 믿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도 그랬습니다. 저는 제가 하려는 것을 여러분에게 정확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했
고, 또 정말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그러면 나머지는 여러분께서 너무나 잘 알아서 해주셨습
니다. 때로는 잘 안 되는 일도 저는 열심히 설명했고, 여러분께서는 알아서 저를 적절히 통
제도 해주셨습니다.
저는 여수룬 임직원들과 같이 일하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다른 어떤 회사와 비교해봐도
여수룬 임직원들은 정말 회사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자기 일을 사랑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
이니까 갈등도 있고 불편하기도 하겠지만, 여수룬 임직원들은 다른 회사에 비해 서로를 정말
잘 배려합니다. 그리고 정말 성실합니다. 그리고 삶도 절도가 있습니다. 그런 힘이 있기 때
문에 저는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는데 집중합니다.
제가 하려는 일을 열심히 설명하는 것은 그런 이유입니다. 여러분께서 제가 하는 일을
잘 알면, 여러분께서 너무나 잘 도와줬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부모가 낳습니다만, 부모 뜻대로 자라지는 않습니다. 오픈마켓도 탄생해서 어디
로 갈 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오픈마켓이 어디로 발전할 지라도 여수룬 임직원들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서로 사랑하고, 또 서로 배려하면서 단결하면, 오픈마켓은 우리에게 유리한 쪽
으로 발전하게 되어 있습니다.

미래
애드 오픈마켓 재팬은 시작입니다. 언젠가 애드 오픈마켓 차이나가 열릴 것입니다. 그리
고 애드 오픈마켓 아메리카가 생길 겁니다. 그래서 각 나라마다 애드 오픈마켓이 열릴 겁니
다.
저는 여수룬-일본 애드프린트 임직원 모두 그런 꿈을 갖고 나가기를 원합니다.
이로써 무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고, 세상 사람들에게는 더 편리한 상거래가 이루
어지게 되기를 원합니다.
지금까지 차입금 없이, 부채 없이 우리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설사 오픈마켓이 안 되어도 우리는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그 힘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마음 놓고 애드 오픈마켓을 열어 가고 있습니다.
다소 틀리더라도 단결해서 하면 틀린 것도 우리에게 유익이 됩니다.

4
[전언(傳言)]

조언(助言)

2013. 4. 5. 금요일.

저는 자문(諮問)을 많이 구합니다. 요즘 투자 유치를 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는 다른 분


야에 비해 제가 모르는 게 너무 많고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자문을 구하고 있습
니다.
저는 자문을 구할 때는 철저히 자세를 낮춥니다. 될 수 있으면 아는 것도 안다고 내색
(內色)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자문을 구하는 처지이기 때문에 상대가 기분 좋게, 그리고 이야
기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최대한 동의를 많이 해주고,
최대한 칭찬을 많이 해줍니다. 맞장구를 쳐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맞장구를 쳐주면 정말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기만 하면 됩니다.
역시 여러 번 되풀이하는 경청(傾聽)의 기법입니다.
경청의 기법은 장점과 단점이 뚜렷합니다. 장점은 내 입이 전혀 아프지 않다는 것이고,
또 상대편을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가끔 한심한 이야기도 들어줘야 한다
는 점입니다.
저는 조언을 많이 듣는 편이므로, 저 나름대로 조언을 잘 하고, 잘 듣는 저만의 방법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조언은 질문해주기
제가 생각했을 때, 조언을 잘해주는 방법은 ‘조언을 안 하는 것’입니다.
제가 조언을 구하거나 자문을 구해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응! 안 그래도 말을 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했는데, 너 잘 걸렸다. 여기 앉아라.’ 하는 식으로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심지어는 구하는 조언 내용도 정확하게 듣지도 않고, 말부터 하기 시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조언을 구한 저 스스로, ‘오늘 괜히 이 사람한테 자문을 구했네,
재수 없군’하고 느낄 때조차 있습니다. 물론 저는 이런 경우도 대부분의 경우, ‘네, 그렇군요.
맞아요.’하고 끝냅니다. 그리고 안 좋은 기분을 달랩니다. 어쨌든 시간은 약간 손해를 봤지만,
그 와중에도 조금은 얻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조언을 구하면 말을 많이 하는 이유는 대부분 자기를 과시하기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좀 안다고 과시하고, 또 뭔가 자기가 우월하다고 드러내고 싶어하기 때문인 것 같
습니다.
사실 사람이 조언을 구하면 조심을 해야 합니다. 왜냐면 조언을 구하는 사람은 대부분
모르기 때문에 조언을 구한다기 보다 확인을 하기 위해서 조언을 구하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대부분의 사항은 알고 있습니다. 다만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넌다는 심정으로 물어보는
것입니다. 혹은 동의를 얻고 싶은 것입니다. 혼자서 생각해도 거의 다 결론을 내릴 수 있습
니다. 그렇지만 대화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보완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조언이라면서 가르치려고 달려드는 것은 어리석기까지 합니다.
자기 문제는 자기가 잘 압니다. 그러면서 조언을 구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해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괜히 조언해주고 관계만 틀어질 수도 있습니다.
조언을 많이 구하고, 자문을 많이 구하는 저 입장에서 가장 좋아하는 조언자는 나와 같
은 위치에서 문제를 같이 찾아가주는 사람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한 계단 위에서 저를 내
려다보면서 조언을 합니다. 제가 조언을 구하고도 기분이 나빠지는 이유입니다.
저에게 조언을 가장 잘 해주는 멘토가 있습니다. 이 멘토는 참 현명합니다. 분명히 저보
다 더 많이 압니다. 특히 투자며 경제 분야는 이 분이 훨씬 많이 압니다. 그런데 이 분에게
자문을 구하면, ‘아, 그럼 만약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거지?’하고 자기 스스로 질문하는

1
것처럼 태도를 취합니다. 혹은 저에게, ‘그건 어떻게 되는 거냐?’하고 질문을 합니다. 공격하
는 질문은 결코 아닙니다.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태도입니다.
저는 그 질문에 답하면서 자연스럽게 정리를 합니다.
그 분은 마치 답을 저 스스로 찾은 것처럼 느끼게 해줍니다. 사실은 그 분이 그 답으로
인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그 분이 의도를 갖고 그렇게 질문했는지, 혹은 진
짜 자기도 몰라서 질문했는지 모릅니다. 어쨌든 저는 저 스스로 결론을 찾은 셈이 되었고,
그 분과 기분 좋게 대화한 것으로 기억하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굵직한 문제가 생기면
그 분에게 자문을 많이 구합니다.
제일 기분 나쁜 조언자는 교수 스타일입니다. 교수는 직업이 가르치는 것이어서인지, 물
어보면 즉각 지시봉(指示棒)을 꺼내고 저를 학생의 자리에 앉힙니다. 그리고는 한 말씀하시
고는 ‘알았지?’하고 확인까지 합니다. 직접 해보라면 하지도 못하면서 온갖 잡다한 것을 가
르치려고 듭니다.
저는 조언을 잘 해주는 친구의 방법이 사실은 아주 오래된 소크라테스의 산파술(産婆術)
의 일종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잠시 위키백과를 뒤져보니, 그레고리 블라스토스(Gregory
Vlastos)라는 사람이 소크라테스식 방법을 ‘인류의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라고 규정을 했
다는군요.
이 글을 쓰면서 돌이켜보니 저도 조언을 참 못하는 축입니다. 저도 조언을 요청 받으면
일단 제 의견을 많이 이야기한 편이군요. 물론 그나마 저는 조언을 잘 하는 편인 것 같습니
다. 제가 조언을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단 상대편이 받아들이기 싫어하거나 힘들어하면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 원칙 가운데 하나는 ‘도와달라고 요청하지 않으면 먼저 나서서 돕지는 않는다’는 것
입니다. 물론 회사를 경영하거나 지휘를 해야 할 때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보
통은 일이 내 생각과 달리 가고 있어도 내버려둡니다. 이유는 내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꼭
틀렸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언을 청하지 않으면 하지 않습니다. 회사에서도
이런 생각은 어느 정도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내 마음에 안 드는 일도 잘못되었다고 확실히
확인되기 전까지는 그냥 둡니다. 도저히 어쩔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수습을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확실히 조언은 안 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한다
면, 제 친구가 저에게 한 것처럼 질문을 해주는 것일 듯합니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대화법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을 위키 백과사전은 이렇게 정의하
고 있습니다.

대화를 통해서 그 사람이 원래 알고 있던 지식을 상기해 내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소극적 측면인 소크라테스적 반어(反語)와 적극적 측면으로서의 산파술을 생각할 수 있다.
전자는 대화의 상대자로부터 로고스(論說)를 끌어내어 무지(無知)의 자각, 아포리아에로 유
도하는 소크라테스의 독특한 무지를 가장(假裝)하는 태도이고, 후자는 상대방이 제출한 논
설이나 질문을 거듭함으로써 개념규정을 음미하고 당사자가 의식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상
을 낳게 하는 문답법이다. 소크라테스는 자기 스스로 이제 새로운 지혜를 낳을 수 있는 능
력은 없으나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낳는 것을 도와 그 지혜의 진위(眞僞)는 식별할 수 있
다고 하면서, 자기의 활동을 어머니의 직업인 산파에 비유, 산파술이라고 불렀다.

가끔 이런 글을 보면 화가 납니다. 문장도 뒤죽박죽이고, 문법도 엉망인 글이어서, 참


쉬운 내용인데도 기가 막히게 어렵게 썼기 때문입니다. 일본어로 번역하는 분이 위 인용문을
번역할 수 있을 지 걱정입니다.
어쨌든, 여기서 저는 ‘그 사람이 원래 알고 있던 지식을 상기해 내도록 한다’는 것을 참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다른 말이지만, 오늘은 전언을 참 편하게 씁니다. 인용을 몇 번 하면 되니까요. 역시 위
키 백과사전은 인터넷이 만든 위대한 수단입니다. 소크라테스 대화법을 하나 위키 백과사전
에서 인용을 해봅시다.

소크라테스 : 자네 기분이 어떤가?


2
트라시마코스 : 우울합니다.
소크라테스 : 우울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트라시마코스 : 침울하다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 : 침울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트라시마코스 : 기분이 더럽단 것입니다.
소크라테스 : 기분이 더럽다? 그것은 무엇인가?
트라시마코스 : 모르겠습니다.
소크라테스 : 그래. 자넨 그래도 낫네. 자네가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이 대화법을 보면 소크라테스가 꼭 결론까지 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긴 ‘우울하다’는 것을 소크라테스인들 그 시대에 정확하게 개념을 내리기 어려울 수도 있
습니다. 어쨌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굳이 결론을 내리지 않고, 상대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
는데 충실하다는 점입니다. 그럼으로써, 그 사람이 원래 알고 있던 지식을 상기시키는 것입
니다. 모든 곳에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어떤 사람이 자문을 구하는 경우에는 이 방식
이 매우 유용하다고 여겨집니다.
저도 다른 사람이 자문을 구할 때는 말을 많이 했는데, 무척 반성이 됩니다. 이번에 제
가 집중해서 자문을 구하고 자문을 받다 보니 느끼게 된 점입니다.
위 짧은 대화문에서 소크라테스가 마지막으로 한 말도 참 흥미롭습니다. 마지막 말은 그
래도 격려입니다. ‘자넨 그래도 낫네’. 참 중요한 표현입니다. 상대를 격려해준다는 것.
이 대화법 혹은 질문법 혹은 산파술은 자칫하면 상대를 궁지로 몰아갈 위험이 있습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곤란한 질문을 해서 상대가 답을 못하는 걸 보면서 승리감, 우월감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조언 잘 받아들이기
조언을 잘 들으면 무조건 얻는 게 많습니다. 물론 가르치기 좋아하는 조언자를 만나면
기분도 잡치고, 시간도 낭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체로는 잘 받아들이면 손해날
건 거의 없습니다. 잘 듣고 좋은 것만 받아들이면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들을 때는 거의 반박하지 않습니다. 늘 ‘그렇지’, ‘그럴 수 있지’하고 긍정합니다.
별로 말이 안 되는 것일 때는 ‘참 재미있는 생각이다’, ‘독특한 발상이네’하고 미뤄둡니다. 그
런데 대개의 경우 말이 안 되는 의견은 시간이 지나면 말한 사람도 말을 했는지 잊을 때가
많습니다. 긍정하는 것은 노력하면 습관으로 됩니다. 습관을 들이면, 가끔씩 저도 모르게 반
박이 나갈 때도 즉각 제동을 걸어서 반박이 입 밖으로까지 나가지는 않도록 하는 능력이 생
깁니다. 어느 순간엔가는 말하기 전에 생각을 먼저 하는 습관까지 생깁니다. 그렇게 하다 보
면 실수를 최대로 줄일 수가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반박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를 좋아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제가 표현을 이렇게 했습니다만, 저는 가장 중요
한 것은 진심이라고 생각하므로, 나를 좋아하게 만들기 위해서, 혹은 내편으로 만들기 위해
서 긍정하지는 않습니다. 연습을 자꾸 하면, 긍정할 때도, 저 스스로 진심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저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제일 곤란한 상대는 제가 조언하거나 혹은 지적할 때, 즉각 반박하는 사람입니다.
저의 경우 회사의 직원일 경우가 많습니다. 바깥에서는 거의 조언을 안 하는데 직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조언도 하고 지적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적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질문을
한 것인데도, 즉각 방어자세를 취하는 경우도 간혹 보게 됩니다.
질문만 해도 방어자세를 취하는 사람에게 지적을 하게 되면, 정말 불에 댄 듯이 놀랍니
다. 합리화, 변명, 투사(投射) 등 온갖 방어기제(防禦機制)를 동원합니다. 방어기제를 동원하
면 어쩔 수 없이 성문을 열기 위해 온갖 공격을 퍼붓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
니다. 다만, 저는 조금 공격해봤는데 상대가 계속 방어하려고 하면 중단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긴 했습니다. 물론 이것조차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방어를 하면 관계가 악화됩니다. 다음 공격에서는 방어를 할 수 없도록 만든 다음에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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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하게 되고, 그래도 안 받아들이면 아예 지적할 필요가 없는 곳으로 배치를 해버리게 됩
니다.
직장 상사 입장에서는 제일 난처한 부하입니다.
대개의 경우는 열등감 때문입니다. 칭찬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자란 경우가 많을 수 있습
니다. 방어기제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 실패가 많았던 사람이 주로 사용합니다.
자존감이 높고,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들은 지적을 잘 받아들입니다. 왜냐면 지적
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인격이 훼손된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적을 받은 것은 일에
한정된 것이고, 자기 자신의 인격이 공격 당했다고 느끼지 않으므로 지적을 잘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자존감이 약하고, 꾸지람을 많이 들은 사람은 일을 지적 당해도 마치 자기의 인격을 지
적 당한 것처럼 인식을 합니다. 그러므로 방어를 하게 됩니다.
상사가 지적할 때는, 지적은 지적이고, 인격은 인격이다는 자세가 제일 좋습니다. 조언
을 받거나 자문을 받을 때도 이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일을 지적한 것이지 사람을 지적한 것
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을 지적하다가 사람을 비난하게 되는 것은 지적 받는 사람이 방어
기제를 동원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조언이나 지적을 가장 잘 받는 방법은 그냥 동의하는 것입니다. 굳이 반박하지 않는 것
이 좋습니다. 그것은 조언이나 지적이 꼭 맞기 때문은 아닙니다. 조언하는 사람도 지적하는
사람도 다 불완전합니다. 다만 그 사람은 그 때 그 자리에서 그렇게 느낀 것뿐입니다. 일단
상대가 조언하고 지적할 때는 그냥 받아들이고, ‘검토해보겠다’고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런데 말도 안 되는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정말 엄청난 훈련과 노력이 필
요합니다. 어쩌면 이것을 어느 정도까지 해내느냐가 인격 성장의 척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
니다.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아이를 키울 때 넘치도록 칭찬을 퍼부어주는 것, 어떤 조건에
서도 인정을 해주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침 페이스북에 칭찬과 관련된 글이 하나 왔습니다. 인용합니다.

한 어머니가 유치원 모임에 참석하였습니다. 유치원 선생님이 그 어머니에게 말했습니다.


"아드님은 산만해서 단 3분도 제자리에 앉아있지를 못합니다."
어머니는 아들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말했다.
"선생님이 너를 무척 칭찬하셨어, 의자에 앉아있기를 1분도 못 견디던 네가 이제는 3분이나
앉아 있는다고 칭찬하시던 걸~ 다른 엄마들이 모두 엄마를 부러워하더구나!!"
그날 아들은 평소와 달리 먹여 달라는 투정도 않고 밥을 두 공기나 뚝딱 비웠다.

시간이 흘러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갔고 어머니가 학부모회 모임에 참석했을 때 선생님이


말했다.
"아드님 성적이 몹시 안 좋아요. 검사를 받아보세요!!"
그 말을 듣자 어머니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이 너를 믿고 계시더구나. 넌 결코 머리 나쁜 학생이 아니라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이번에
21등한 네 짝도 제칠 수 있을 거라고 하시더구나."

어머니 말이 끝나자 어두웠던 아들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훨씬 착하고 의젓해진 듯 했다.
아들이 중학교 졸업할 즈음에 담임선생님이 말했다.
"아드님 성적으로 명문고에 들어가는 건 좀 어렵겠습니다."
어머니는 교문 앞에 기다리던 아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며 이렇게 말했다.
"담임선생님께서 너를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시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명문고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셨어."
아들은 끝내 명문고에 들어갔고 뛰어난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리고 아들은 명문대학 합격통지
서를 받았다. 아들은 대학 입학 허가 도장이 찍힌 우편물을 어머니의 손에 쥐어주고는 엉엉 울며
말했다.
"어머니!! 제가 똑똑한 아이가 아니란 건 저도 잘 알아요. 어머니의 격려와 사랑이 오늘의 저
를 만드셨다는 것 저도 알아요. 감사합니다!! 어머니~"
4
위 글은 잘 알려진 일화입니다.
교육일선에 있는 선생님의 말 한마디와 어머니의 말 한마디가 아이가 자라면서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극명하게 단계적으로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자녀들에게는 그 어떤 선물보다도, 엄
마 아빠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더 값진 선물입니다.

꼭 명문 학교에 가야 하는지는 의문이지만 칭찬은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이런 일화는 인터넷에 너무 많이 떠돕니다.
그런데 읽을 때마다 감동을 받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일은 읽고 나서는 늘 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실천하지를 못합니다.

여러분은 조언할 때, 어떤 태도를 취하십니까?


여러분은 지적을 받을 때, 어떤 태도를 취하십니까?
이 질문을 나눠봅시다. 이 나눔을 통해서, 역시 중요한 것은 나는 왜 그런 태도를 취하
게 되었는지를 성찰(省察)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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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개선(改善)

2013. 4. 12. 금요일.

제가 제일 높이 평가하는 임직원은 개선(改善)하는 사람입니다. 혁신자(革新者)입니다.


저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 보다 일을 개선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실
한 사람보다 혁신 시키는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합니다.
여수룬은 회사입니다. 해마다 연봉 협상을 합니다. 지금은 핵심 임원들이 고과를 합니다.
여수룬에는 고과 기준이나 항목을 정리해두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핵심 임원들이 각자 평가
안을 만들고, 같이 모여서 조정합니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조정하는데 별로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여수룬 고과 담당 임원들은 대개 개선하는 사람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당
연히 개선하는 사람을 높이 평가합니다.
이유는 너무나 당연합니다.
여수룬은 회사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수룬 임직원들이 잘 성장하고, 회사 안에서 행복하게 생활하기를 진심으로 바라
고, 또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저 자신은 그것을 늘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회사를 성장 시키는 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
다. 임직원이 성장하도록 돕는 것과 회사를 성장 시키는 것은 대립되는 일이 아닙니다. 회사
가 성장하지 못하면 임직원을 성장 시키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솔직히 말해 매정합니다. 최대한 인내합니다만 제가 인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으면 힘들어도 관계를 정리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저를 꽤 관대하다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저는 한계를 넘으면서까지 관대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여수룬을 운영하면서 정말 많
은 사람을 내보냈습니다. 때로는 해고 했고, 때로는 스스로 퇴사하도록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최대한 기다리고, 최대한 인내합니다. 주변 임원들이나 간부들이 견디지 못할 때
조차도 저는 기다리고 견뎌냅니다. 정말 많은 기회를 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
을 통해서도 적당한 위치의 사람이 적절하게 일하지 못하면 정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창사 이래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은 CEO’ 같은 훌륭한
CEO 되는 것은 애당초 바라지도 않습니다. 저는 조직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면 정리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평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제 기준을 명확히 정하고, 엄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회사를
키우는 것이고, 그렇게 되어야 조직 구성원을 성장 시킬 수 있다고 확신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가도 냉정하게 합니다.
제 고과 기준은 혁신과 개선입니다. 저는 열심히 하는 사람 보다 잘하는 사람을 높이 평
가합니다.
왜냐면 회사에 있는 사람은 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하지 않는 사
람은 평가 대상도 못 됩니다.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은 같이 일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 사람
입니다.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은 회사에서 어떤 형태로든 정리를 합니다. 그러므로 회사에
있는 사람, 평가 대상이 되는 사람은 당연히 열심히 하는 사람이므로 열심히 하는 것으로 평
가 받지는 못합니다.

개선
개선은 삽을 포크레인으로 바꾸는 겁니다. 아무리 열심히 삽질을 해도 포크레인을 당할
방법이 없습니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이렇게 하는 것입니다. 깨 백 바퀴 굴러도 수박 한 바
퀴 구르는 것을 못 따라 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진짜 평가 받는 것은 바로 포크레인을 만들거나 도입하는 일입니다.

1
도구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고유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사람은 도구를 만들고, 도구를
개선함으로써 자연을 개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습니다. 자연을 개조함으로써 사람 자신의
능력을 더더욱 키우며 문명을 건설해 왔습니다. 사회가 발전한다는 것은 도구를 개선한 결과
이기도 합니다. 노동과정의 개선도 도구의 개선과 마찬가지입니다.
여수룬의 발전은 프로그램과 프로세스 개선의 결과입니다. 도구를 바꾼 것이고, 개선한
것입니다.
여수룬은 정말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제가 데이터를 뽑지 못해서 정확하게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만, 제 짐작으로는 매출이 세 배 정도 늘어난 동안 조직 필수 부서인 접수부와 수출
사업부 인원은 그다지 늘어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조직 구성원이 늘어난 것은 개발, 웹 운
영, 영업과 새로운 사업 쪽이었습니다. 그러니까 3년 전에도 있었던 파트의 경우 인원이 그
다지 늘어난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대개의 경우 6시에는 퇴근을 합니다. 물론 근무 중
에는 화장실도 못 갈 만큼 바쁘다고는 합니다만, 그래도 정시 퇴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전에는 근무 중에 화장실도 못 갈 만큼 일하면서도 밤 9시까지 퇴근 못한 경우가 비일비재
했습니다.
이것은 끊임 없이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한 결과입니다.
특별히 개발실을 높이 평가하는 것처럼 비쳐질까 봐 말하기가 참 조심스럽습니다만 오
늘은 얘기를 하겠습니다. 설사 개발실을 높이 평가한다고 해도 그 개발실은 우리 전부의 노
력으로 만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면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정말 잘한
것 중 하나는 개발실을 늘린 것입니다. 한 때는 개발을 외주로 주자는 말도 있었습니다. 그
렇지만 우리는 개발실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고, 결과를 놓고 보면 조직 전체가 현재를 희
생하면서 미래를 위해 개발실을 보호했습니다. 그리고 또 우리 개발실은 조직 구성원들의 기
대에 맞게 정말 최선을 다해주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을 통틀어 전자상거래 업체가 이 정도 개발실과 웹 운영팀을 갖추고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 것 같습니다. 저는 잘 모르지만 우리 개발실 구성원들이 그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들끼리는 서로 연락이 되니 아마 우리 개발실 구성원이 하는 말은 사실일
겁니다. 전자상거래 업체만이 아니라 웬만한 홈페이지 개발업체 조차 갖추고 있지 못한 개발
실이라고 합니다.
저는 여수룬 개발실은 개발실 자체 구성원들도 훌륭하지만, 그런 개발실을 만들고 또 보
호한 여수룬 전 구성원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개발실이 있기 때문에 여수룬의 프로그램은 끊임 없이 개선이 되었습니다. 2~3년
전, 아니 6개 월 전과 비교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정리하다가 찾아 보니,
개발실에 이동하, 신상현 양 과장이 입사한 게 일 년이 안 되었습니다. 이상민 개발실장을
제외하고 선임인 김정훈씨가 2011년 12월에 입사했으니 아직 1년 반이 안 되었습니다. 그
전에 이상민 실장님이 개발실에서 거의 혼자 일하다시피 했으니 개발실 진용이 갖춰진 것은
겨우 1년도 안 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이동하, 신상현 과장이 입사한 게 한 삼사
년은 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만큼 개발실이 있으므로 해서 조직이 안정이 된 셈입니다.
1년 전만해도 저는 이실장님이 교통사고라도 당할까 봐 정말 노심초사(勞心焦思)했습니
다. 지금은 뭐……^^.
이 1년 사이에 회사 생산력은 놀랄 만큼 바뀌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안정되고, 급한 일들
이 해소되면서 조직 구성원을 괴롭히던 일들도 엄청나게 줄어들었습니다. 제가 개선된 프로
그램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뭐라고 더 말할 수는 없지만, 휴일에 따른 발송일 자동 안내
과정이며, 재주문 과정 등등 담당부서 외에는 잘 볼 수 없는 수많은 개선이 이루어지면서 조
직이 안정되고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의 발전이고, 프로세스의 개선입니다. 이로
인해 정시 퇴근도 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6개 월 전만 해도 접수부는 정말 징징 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개발실에 아무리 요청해
도 개발실에 인력이 없으니까 문제를 해결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청을 아예
안 하는 일조차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요청을 하면 해결을 해줍니다. 이로써 쓸 데
없는 업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생산력도 비약했습니다.
최근에 있었던 눈을 번쩍 뜨게 한 개선은 전단지 책자 거래처를 파주로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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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오로지 이석주 부사장의 공입니다. 이것은 회사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전단지 책자를 파주에서 생산함에 따라 충무로의 일이 왕창 줄어들었습니다. 컨테이너를 이
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충무로에서 작업하면서 겪던 주민과 충돌도 없어졌습니다. 비용도
대폭 줄었습니다. 대부수(大部數) 전단지와 책자를 출시하는 등 새로 시도할 수 있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당장 이사를 안 가도 되게 되었습니다.
이런 개선이 진짜 개선입니다. 극단으로 말하면 이석주 부사장은 이것 하나 한 것만으로
도 몇 년은 놀고 먹어도 회사가 찍소리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석주 부사장을
못살게 들들 볶으니…….
이석주 부사장이 한 몇 년 놀고 먹겠다고 해도 제가 군소리 못하는 일이 또 하나 있습
니다. 현수막 기계를 들여놓은 것입니다. 현수막 기계를 들여놓은 것은 도구의 개선입니다.
현수막 기계를 들여놓음으로써 생산원가가 대폭 줄어든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품질의 개
선이며 발송기간의 단축 등 얻은 이익이 너무나 큽니다.
회사는 이런 개선을 통해서 발전합니다.
이현철 전무가 주도한 명함과 스티커 납기 단축도 정말 중요한 개선입니다. 납기 단축만
으로도 신상품을 출시한 효과를 가져왔고, 기업 이미지를 엄청나게 올렸습니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 회사는 일본에 있는 회사인지 한국에 있는 회사인지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까지
되어 버렸습니다.
이 외에도 자잘한 개선은 정말 많았습니다. 제작 완료 명함과 스티커 완납 확인 대기함,
명함 안전봉투 사용, 판검수, 전단 포장박스 개선 등도 중요한 개선입니다. 아마 제가 알지
도 못하고, 또 거론하지도 못하는 일들이지만 엄청난 개선들이 쌓여서 지금 여수룬을 만들었
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을 거론하다 보면 정말 중요한 일인데 거론을 하지 않아 섭섭한 분들도 있을까
봐 염려가 됩니다.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평가 받는 개선
이런 개선은 질(質)을 바꾸는 것입니다.
잘한다는 평가는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양(量)입니다. 또 하나는 질(質)입니다.
양(量) 면에서 잘한다는 것은 열심히 한다, 성실히 한다는 것입니다.
질(質) 면에서 잘한다는 것은 새로운 방법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양은 하면 됩니다. 두 시간 할 것을 세 시간 하면 따라 갈 수 있습니다. 열심히 하면 됩
니다. 그런데 질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생산 과정의 개선에서 파주로 옮기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합니다. 그 점에서 부사장은 질을 달리했습니다.
이 질을 바꾸는 것이 개선(改善)입니다.
충무로에서 아무리 잘 해도 전단, 책자의 경쟁력을 갖추기는 힘듭니다. 질을 전혀 바꿀
수 없고, 질을 바꾸려고 해도 너무 큰 어려움을 겪어야만 합니다.
노동 수단을 개선하는 것, 노동 과정(생산 과정)을 개선하는 것이 진정한 개선입니다.
이 개선은 생산력을 증대 시킬 뿐 아니라, 그 혜택을 사람에게 고스란히 가져다 줍니다.
노동이 편해지고, 노동 시간은 단축해줍니다. 우리는 노동 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정시 퇴
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생활을 윤택하게 한 것입니다.
이런 개선을 해야 합니다.
회사는 이런 개선을 높이 평가합니다.

노력
회사가 높이 평가하는 개선을 이루려면 그야말로 머리에 집어넣는 것이 많아야 합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생각은 하는 게 아니고 나는 겁니다.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생각
할 수 있도록 머리에 많이 집어넣는 것이 훨씬 빠릅니다.
부사장이 생산수단을 과감하게 도입하고, 또 파주로 옮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습관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부사장은 열심히 다닙니다. 충무로 곳곳을 돌아다니고 사람을 만납니다. 어쨌든 부사장

3
은 책상에 붙어있지 않고 늘 돌아다닙니다. 부사장이 저에게 어디 간다고 보고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물어도 원래 대답을 안 하니 물어보지도 않습니다. 저는 부사장이 없으면
어디 갔나 보다 할 뿐이고, 제가 급하지 않으면 찾지도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은
부사장이 일본에 인쇄 기계 보러 가 있을 때도 있고, 언젠가는 독일도 갔다 왔던 것 같습
니다. 부사장은 많이 보면서 지식을 습득하는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충무로 곳곳으로, 파
주로, 부산으로, 일본으로, 독일로 다니면서 그동안 본 것과 다른 것을 본 것입니다. 그것
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새로운 발상을 하는 것입니다.
김모 과장이 있었습니다. 이 분도 일은 참 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세미나에
참여하고 강좌에 참여함으로써 지식을 많이 얻는 편이었습니다. 정말 부지런히 각종 세미
나, 강좌에 참여합니다. 그것을 통해 꽤 많이 개선을 이루었습니다.
여수룬 안에는 책을 통해 지식을 얻는 사람도 꽤 많습니다.
저는 주로 책을 통해 지식을 얻는 스타일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씨이오 전언으로 정리를
하면서 지식을 추가합니다. 이 습관은 참 오래되었습니다. 언젠가 말씀 드린 것처럼 양은
다르지만 매주 한번씩 이 정도로 정리한 것은 30대 때도 했습니다. 이렇게 글로 정리하려
면 늘 생각을 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회사 혹은 우리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지, 어
떻게 정리해야지 생각을 합니다. 생각을 할 수밖에 없으므로 아무래도 어떤 책을 읽어도
깊이 생각하는 습관이 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듣는 걸 통해서 지식을 많이 습득합니다. 저는 바깥으로 잘 돌아다니지 않
으니까 사람을 많이 만나지는 않습니다만, 사람을 만나면 내 얘기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상대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충분히 질문하고 듣습니다. 그 사람의 성공담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하는 일을 정말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자기에게 잘 맞는 방법을 찾아서 머리에 많이 넣는 것만이 개선을 이루는 지름길
이라고 믿습니다. 늘 하던 방법, 늘 하는 생활 패턴으로는 새로운 생각이 나오기 정말 힘
들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떤 사람에게는 책 읽는 게 힘들 수 있습니다.
한국에는 임꺽정[林巨正]이라는, 부자(富者)를 증오한 유명한 도적이 있었습니다. 이 사
람을 쓴 소설이 『임꺽정[林巨正]』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임꺽정의 스승이 임꺽정을 가
르칠 때 쓴 방법은 이야기입니다. 임꺽정이 까막눈이어서 이기도 했지만 애당초 글 배우기
를 싫어했는데 스승이 참 현명했습니다. 임꺽정의 스승은, ‘꺽정이 배우기를 싫어하는 게
아니고 글을 통해 배우는 걸 싫어하는 거다’하면서 이야기로 지식을 전달합니다.
소설 속 이야기입니다. 어쨌든 방법은 다양합니다. 머리 속에 새로운 생각을 넣어줘야
합니다.
‘개선’에 각자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성실’은 누구나 갖고 있는 것입니다. ‘열심’도 누
구나 갖고 있습니다. 그 ‘성실’과 ‘열심’으로 자기가 성장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진정한
성실과 열심은 개선을 하려는 성실과 열심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맡은 일만이 아닙니다. 자기 부서의 일, 회사 전체의 일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중
요합니다.

누구에게나 있다
저는 방법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방법을 찾아내느냐 못 찾아내느냐에 달려 있
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에게 맞는 방법으로 새로운 생각, 새로운 관점, 새로운 방법을 찾도
록 노력해야 합니다.
각자의 몫입니다. 새로운 방법, 생각, 관점을 갖도록 노력하면 반드시 결과가 나올 것이
고, 그 결과는 높은 고과로 이어질 것이고, 늘 하던 대로 하면 높은 고과를 받기는 어렵습
니다.
가장 빠른 방법은 환경을 바꾸는 것입니다. 습관을 바꾸는 것입니다. 행동을 바꾸는 것
입니다.
사회 강좌, 통신 강좌에 등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니면 독서회에 가입하는 것도 방
법입니다. 어쨌든 지금까지와 달라지지 않으면 새로운 생각을 해내기 정말 어려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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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성장과 정체의 갈림길입니다.
새로운 목표, 새로운 방법, 새로운 생각, 새로운 수단,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면 성장으
로 가는 것이고, 낡은 목표, 낡은 방법, 낡은 생각, 낡은 수단, 늘 하는 대로라면 정체입니
다.
‘뭐, 그렇게 애쓰며 살 필요 있나?, 편하게 살지’하는 것도 삶의 철학이니까 굳이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철학입니다. 다만 그런 철학은 여수룬하고는 안 맞으
니까 그에 맞는 회사로 가는 것이 그 사람에게도 좋습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정말 성실합니다. 열심히 합니다. 그리고 능력이 있습니다. 다만 조
금 아쉬운 것은 그 능력을 표현하는데 소극적이라는 것입니다. 약간은 자신감이 부족하다
고 여겨집니다. 대담함이 부족합니다.
아무래도 지금까지 살아온 환경 탓이 큽니다. 살아온 환경이 새로운 것을 가로막는 환경
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환경은 각자가 극복해야 합니다.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경험하고, 그것을 삶에 적극 적용하시기 바랍니다.
여수룬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겁니다.
여러분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놓여 있습니다.
이 기회는 자기 자신을 바꾸는 사람에게만 주어져 있습니다.
성실하게, 열심히 하는 습관으로는 이 기회를 잡을 수 없습니다.
새로운 방법, 새로운 시각, 새로운 습관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개선을 위해 어떤 수단, 어떤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까?
오늘은 그것을 나눠봤으면 합니다.(*)

5
[전언(傳言)]

편리하게2

2013. 4. 25. 금요일.

많이 본 화면일 겁니다.
저는 이 화면을 보면 ‘정말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 사
람이 천재고 인정하게 됩니다.
공간을 이렇게 두는 건 정말 어렵지 않습니까? 온통 빈 공간입니다.
이 화면을 보고 있으면, 뭐랄까, ‘한번 해볼 테면 해봐라’하고 건장한 사내가 두 발로 버
티고 서서 모든 것을 막아내는 듯한 강함을 느낍니다. 아니면, ‘마음껏 한번 해봐라’하고 여
유만만한 자신감을 느낍니다.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은 도저히 흉내도 내기 힘든 대담함입니다.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자’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페이지는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자’, ‘악해지지
말자’를 구글 서비스 모토로 내세웠다고 합니다.
구글의 페이지는 이런 모토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이 원하는 것만 제공한다’는 정신이 구글 인트로 페이지에 충분히 나타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나눔을 통해 그토록 강조한 소통 방법을 구글을 너무 잘 하고 있다
고 생각합니다. 대화의 기초는 말하기가 아니라 듣기 입니다. 그래서 경청이 중요합니다. 구
글을 먼저 말하지 않고 이용자가 하는 말을 들으려고 합니다. 이용자의 요구를 먼저 경청합
니다.
보통 사람은 이렇게 하기 힘듭니다. 저부터도 메인 페이지에는 광고부터 싣습니다. 메인
페이지의 메인 배너에는 당연히 주력 상품 광고나 신상품 광고를 싣습니다. 메인 페이지에는
메인 배너 외에도 온갖 배너 광고가 도배되어 있습니다. 배너 광고도 모자라서 팝업 광고도
만듭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저부터 그렇게 합니다.
1
‘편리하게’를 주제로 전언을 준비하면서, 저를 돌아봅니다. 저 역시 고정관념에 빠져 있
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서 듣기보다 말하기에 너무 익숙해져 있습니다.
‘천재는 뭘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르게 하는 사람이다’고 한 글을 읽고 충분히 납득
한 적이 있습니다. 피카소는 그림을 잘 그린 게 아니고 추상화를 창시한 사람이어서 천재입
니다. 음악도 마찬가지이고, 다른 모든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한다는 것은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저는 천재들이 만들어낸 것을 보면서 잘 응용하려고 노력합니다. 위인전을 읽는 것은 위
인이 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것을 기준으로 자기를 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구글을 보면서 저 자신을 돌아봅니다.
저 역시 고객에게 회사가 필요한 것을 강요하는데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홍보라는 명목
으로, 장사라는 명목으로 고객의 필요를 먼저 파악하기 보다 우리 필요를 먼저 생각하는 습
관이 들어 있습니다.
물론 홍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자세와 관점입니다.
고객에게 좋은 정보를 준다는 마음가짐에서 나오는 홍보와 우리 회사 물건을 사게 만들겠다
는 마음에서 나오는 홍보는 전혀 질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홍보라는 똑같은 행동조차도
마음가짐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저는 ‘편리하게’라는 모토는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할 때 이루어진다고 확신합니다.
회사나 가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말하기보다 듣기가 먼저이고, 받기보다 주기가 먼저여
야 합니다. 이 원리는 모든 영역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원리를 고객 서비스에 적용하면, 회사 활동은 고객에게 도움이 되게 하는 데서 출발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기업은 반드시 성공한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편리하게’라는 슬로건에는 ‘고객을 중심에 놓고’라는 관점이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
다.
이 주제를 더 이야기 하기 전에 꼭 기억해야 할 게 있습니다. 아무리 고객을 중심에 놓
더라도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먼저라는 점입니다. 자기 자신을 버리면서까지 다른 사람
을 보호하는 것은 결코 현명한 태도가 아닙니다.
지난 주 전언에서도 말씀 드린 것처럼 저는 아무리 고객을 중심에 놓더라도 우리 여수
룬 구성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물론 어쩔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한
때 여수룬에서는 접수부 구성원들이 밤 11시, 12시 되어서야 퇴근할 수 있었던 때가 있었습
니다. 수출사업부도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밤 11시까지 일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어쩔 수 없을 때가 있으면 그렇게 할 겁니다. 저는 그 어떤 조건에
서도 여수룬이 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회사가 정말 어려워진
다면 최선을 다해서 피해보겠지만, 그래도 안 되면 구조조정도 해야 하고, 급여도 삭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기업으로서는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아
니면 역시 최선을 다해서 구성원들을 먼저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주5일
제를 유지하려고 애쓰고, 또 정시 퇴근을 보장하기 위해 애씁니다. 고객지원도 오전 10시부
터 오후 5시까지만 하게 합니다. 고객지원팀이 회사에 오자마자 차 한 잔도 못 마시고 전화
부터 받아서야 삶이 윤택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구성원이 행복하지 않으면 고객을
돌볼 수 없다고 믿습니다. 개인이 행복하지 않은데 손님을 행복하게 만들 방법이 없다고 생
각합니다. 구성원들에게 급여나 근로조건을 충분히 좋게 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지만, 해줄 상황이 되면 저는 충분히 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 해주는 것은 오히려 잘못입니다. 그런 점에서 아무리 고객을 중심에 둔다고
해도 우리 자신보다 더 중심에 둬서는 안 됩니다. ‘우리를 먼저 돌보고 그 다음에 고객을 돌
본다’는 것이 여수룬-애드프린트가 일하는 방식입니다.
이 점을 전제로 하면서 우리는 고객에게 도움이 되게, 고객에게 유익하게 일하는 방법을
늘 생각하고 찾아봐야 합니다.

찾기 쉬운가
언젠가 말씀 드렸지만, ‘아이폰은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기능이 꼭 있었으면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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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치에 있다’고 이찬희 과장이 말했습니다. 정말 좋은 비유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이폰
은 ‘디자인과 인터페이스의 승리’라고 까지 말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기술적인 요소도 중요
하지만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사용자 편리성’은 모든 서비스에 다 중요한 테제입니다만, 인터넷에서는 더더욱 중요합
니다. 왜냐면 오프라인 상점들은 대개가 지역을 거점으로 하기 때문에 소비자도 이동이 자유
롭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인터넷의 상점은 책상에 앉아 움직이지 않고도 미국이든 소련이든
영국이든 아프리카든 클릭 한번으로 갈 수 있습니다. 겨울철 새벽 한 시든 한 여름 오후 두
시든 클릭 한번으로 갈 수 있습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초고속 통신이 발전하면서 사람
들은 화면이 조금만 늦게 떠도 기다리지 않고 다른 데로 이동합니다. 물론 지난 주에 말씀
드린 것처럼 이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역시 가격입니다. 그렇지만 멀리
내다보면 역시 편리함은 곧바로 기업 이미지로 연결이 됩니다.
기업이 판매하는 것은 상품만은 아닙니다. 기업이 파는 진짜 상품은 이미지입니다. ‘싸고
좋다’는 이미지, ‘편리하고 빠르다’는 이미지를 팝니다. 이것이 진짜 장사입니다.
할인마트에 가면 1+1 묶음 상품이 있습니다. 비교해보면 묶음 상품이 더 비쌀 때도 꽤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소비자는 ‘할인마트는 대기업이니까 정직할 거다’, ‘묶었으니까 당
연히 더 쌀 거다’는 이미지 혹은 고정관념에 따라 구매를 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마
케팅이 진짜 마케팅입니다. 마음을 흔드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이미지입니다.
여수룬은 좋고, 싸고, 빠르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습니다. 그런
데 ‘편리하게’라는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고개를 약간 갸우뚱하게 됩니다.
여수룬은 메인 페이지부터, 상품을 진열한 것, 구매, 마이페이지 등에서 편리하다고 하
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봤을 때 애드프린트 사이트는 아마추어 수준입니다. 특히 기능은 어
느 정도 갖췄지만 인터페이스는 거의 초보자 수준을 결코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갖고 있는 장점, 강점을 홈페이지를 통해서 거의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명함을 예로 들어봅니다. 애드프린트의 명함은 단연 일본 최고입니다. 우선 품질이 다양
합니다. 마트코트 명함, 고급명함, 하이브리드 명함, 플라스틱 명함, 그리고 특색(特色)명함
베스티안까지 정말 다양합니다. 거기에다가 라미네이팅 가공과 후가공 종류를 나열하면 일본
최고 수준입니다.
그렇지만 명함 페이지를 열어 보면 이런 강점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스피드 명함, 소량 명함 등 디스플레이 된 수준은 너무 낮습니다. 뭐랄까 돼지 목의 진주격
이라고 할까요.
이것을 놓고 누구도 탓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면 지금까지 애드프린트는 인터페이스나 디스플레이에 큰 관심을 둘 수준이 못 되
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5년 반 동안 우리는 살아남기에 급급했고, 회사 안에는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 담당 전문가가 전혀 없었습니다. 명함 페이지를 어떻게 꾸미느냐 하는 것을 거의
신경 쓸 수 있는 형편이 못 되었습니다.
작년 하반기 마케팅부가 생기고 디자인 담당이 합류했지만, 현안을 처리하면서 이 방대
한 사이트를 손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까지 여겨집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현재 우리 사이트는 물건을 찾는 것부터 참 어렵습니다. 디스플레이가
제대로 안 되어 있으니 물건을 찾기 어려운 것이 당연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앞으로도 여유는 없을 것입니다. 오픈마켓에 새 상품이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런
형편에 기존 사이트를 어떻게 정비할 지 걱정이 되긴 합니다.
그런데 진짜 조직의 실력은 이럴 때 발휘되어야 합니다. 싸우면서 건설한다는 슬로건도
있지만, 현안을 처리하면서도 멀리 내다보고 사이트를 정비하는 게 무척 필요합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하게는 필요한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기능을 만들어내는데 노력해
야 합니다.
여수룬에는 스피드 검색이라는 기능이 있는데, 제가 봤을 때는 참 좋은 기능이 될 수 있
습니다. 그런데 이 기능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을 꾸준히 연구할 필요가 있습

3
니다. 어쨌든 고객은 자기가 원하는 상품을 잘 고를 수 있어야 합니다.

쇼핑이 편리한가?
상품을 잘 고른 다음에도 편리한 기능이 주어져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기능은 상품이 많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오픈마켓에는 상품이 넘쳐
납니다. 정말 엄청나게 많은 판매자가 엄청나게 많은 상품을 올려둡니다. 옷을 하나 사려면
고르기도 힘이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시장에는 일단 물건이 많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일단
물건이 많아야 그 중에 자기가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다는 이치에 안 맞는 판단을 합니다.
다 보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일단 많은 곳에 가야 고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편리한 쇼핑은 일단 물건이 많은 데서 시작됩니다.
제가 줄기차게 오픈마켓을 준비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세상은 넓고 물건은 많습
니다. 우리가 일일이 소싱해서 판매하는 방식으로는 많은 물건을 보기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
를 채워줄 수 없습니다. 택배 박스만 봐도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가 택배 박스를 1,700종류
이상 올렸습니다만, 그래도 이가 빠진 사이즈는 무수히 많습니다. 사이즈가 맞다고 해도 박
스의 형태가 다를 수 있고, 또 색깔이 다를 수 있고, 판매 단위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판매 지역은 곧 송료와 관련이 있는데, 판매 지역이 다릅니다. 이 많은 업체의 상품을 우리
가 계약을 맺어 판매하는 것은 효율이 떨어집니다.
오픈 마켓은 누구라도 들어와서 팔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이것을 통해서
우리는 개방, 참여, 공유라는 인터넷의 특징을 잘 활용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을 통해서 엄청
나게 상품이 많은 시장을 운영하는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상품이 많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입니다. 애드프린트 명함 코너에는 정말 다양한 재질
의 명함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로써 애드프린트 명함 코너는 전문 명함 코너다운 구색을
갖추게 되었고, 그것이 곧 고객에게는 신뢰감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저는 평가합니다.
상품이 많다는 것은 고객에게 싼 게 있겠구나 하는 고정관념을 줍니다. 그리고 공급자가
많다는 것은 경쟁 때문에 가격이 싸겠구나 하는 믿음을 줍니다. 그러므로 많은 공급자가 많
은 상품을 공급하게 하는 것은 쇼핑에서는 가치임과 동시에 고객에게는 비교할 수 있는 편
리함을 주는 것입니다.
공급자가 많고 상품이 많게 되면 당연히 비교하는 기능이 생기게 됩니다. 고객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같은 제품을 싸게 사는 것입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입
니다. 작은 돈도 내 주머니에 있는 것이 그냥 빠져 나가면 정말 아깝습니다. 돈은 물신(物神)
의 대표입니다. 물신 현상은 물건이 신처럼 떠받들리는 현상입니다. 현대 사회는 돈이 곧 신
의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돈에 예민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날
교통카드를 안 가지고 와서 버스를 돈 내고 타고, 환승(換乘)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또 돈을
내고 지하철을 타면 억울하다는 생각 때문에, 한참을 ‘잊어버려야지’하고 주문을 외야 합니
다.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여기서 67,000원에 샀는데, 다른 사이트에서 60,000원에
팔면 정말 억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런 기분 나쁜 일에 걸리지 않으려고 끊임
없이 가격을 비교합니다.
오픈마켓은 그런 비교 기능을 줍니다. 그리고 구매후기를 제공하고, 많이 팔린 순서 검
색 기능을 제공해줍니다.
그렇게 해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수단을 계속해서 제공합니다.
이런 점에서 여수룬-애드프린트의 서비스는 아직 초보 단계입니다.
결제는 편리한가? 자료는 보관되는가? 재주문은 편한가? 클레임 제기 절차는 간단한가?
이런 점들이 끊임없이 검토되어야 합니다.
타오바오를 만든 마윈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실시간으로 채팅하는 기능을 제공했다고 합
니다. 정말 좋은 시도입니다. 이것도 역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입니다.

‘편리하게!’를 주요 과제로
제가 ‘편리하게!’를 앞으로 주요한 과제로 삼는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가 발전했다는 뜻
입니다.

4
좋은 물건을!
싸게!
빠르게!
편리하게!

이 슬로건 중 위 3개는 우리가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일을 할 때


는 위 3개 슬로건도 가끔씩 잊어먹고는 하지만, 그래도 위 3개는 어느 정도 여수룬의 DNA
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마지막 네 번 째는 아직 시작도 못했습니다. 그나마 개발실에서 애를 써줘서 프
로그램 쪽은 무척 많이 해결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분야는 이제 손을 대야 하는 상황
입니다.
그나마 이제 이 분야에까지 손을 대게 되었다는 것은 정말 큰 발전입니다.
관심을 가지고 보면 당연히 보입니다. 이제 우리는 ‘편리하게’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지
고 우리 서비스를 살펴봅시다.
이제 고객이 불편하지 않게 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봅시다.
사정이 녹녹하지는 않습니다. 인원도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관심을 가
지고 하나씩 해결하면 반드시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다.
메일빙(일본 우체국을 통해 보내는 방법)도 배송 수단으로 넣어달라, 발송 대행서비스를
하면 샘플을 따로 보내달라는 요청부터 고객에게 상황을 더욱 잘 알릴 수 있는 방법까지, 고
객이 요청하는 것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갑시다.
지난 번에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법을 달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고객이 편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개선해야 할까요?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보기를 원합니다.(*)

5
[전언(傳言)]

편리하게3

2013. 5. 03. 금요일.

계속 ‘편리하다’는 게 무엇일까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편리하게’를 주제로 세 번째 전언


입니다. 저는 계속 생각하면서 여수룬-애드프린트의 ‘편리하게’는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게
되었습니다.

쉽다.
정확하다.
신속하다.

당분간 여수룬 비즈니스에서 편리함을, 저는 이 세 가지로 정의하려 합니다. 당분간이란


말은 바뀔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개념이나 규정은 참 중요합니다. 저는 가끔, 간부들에게
‘슬로건’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는데, 슬로건은 행동 방향을 포함합니다. 방향은 정말 중요합
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의 서비스 모토는 어느 정도 정립되었습니다.

좋다.
싸다.
빠르다.
편리하다.

이것이 여수룬-애드프린트의 서비스 모토입니다.


지금까지 여수룬은 이 모토를 기준으로 서비스를 개선해왔습니다. 저는 우리 회사에서
이 모토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토를 가지고 우리는 품질을 높이기 위해 애
써왔고, 가격 기준을 명확하게 세울 수 있었고, 속도를 당기려고 애써왔습니다. 이 세 가지
는 우리가 확실하게 추진해왔습니다. 네 번 째 슬로건은 아직까지는 슬로건으로만 남아 있었
고, 행동 방향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습니다. 이제 이 네 번째 모토를 행동 방향으로 정해서
우리 전체 서비스 모토를 1단계 완성 시켜보고 싶습니다.

쉽다
인터넷 상거래를 하는 애드프린트에서 가장 먼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쉬워야 한다는 점
입니다. 쉬운 것은 편리한 것입니다.
쉽다는 것은 계측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문객이 몇 초 만에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지 측정할 수 있습니다.
쉬우려면 우선은 홈페이지의 메뉴가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화면 구성이 단순하면
서도 명료해야 합니다. 손님이 알고 싶은 것을 쉽게 알 수 있고, 찾고 싶은 것을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주문도 쉬워야 합니다. 진행 상황도 쉽게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반품도
쉬워야 합니다. 또 궁금한 것은 쉽게 물어볼 수 있어야 합니다.
아마존에서는 원클릭 주문을 할 수 있게 한 적이 있습니다. 고객이 그 전에 어떤 카드로
결제했는지를 저장해두고, 어떤 주소로 배송했는지를 저장해둔 다음, 주문하면 논스톱으로
완료가 되게 했습니다. 황당하게 이것을 특허 신청했는데, 특허가 받아들여져서 한동안 아마
존이 이걸로 먹고 살았습니다. 원클릭 주문이라는 프로세스가 특허 되자, 반스앤노블스는 아
마존의 원클릭 + 확인을 특허로 냈습니다.
모두가 고객이 쉽게 주문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1
쉽다는 것은 그 자체가 가치인 셈입니다.
최근에 마케팅부에서 주문 프로세스를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노
력은 손님이 주문을 쉽게 하도록 하는데 큰 도움을 주리라고 생각합니다.
손님이 물건을 쉽게 찾고, 쉽게 주문하고, 쉽게 질문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우리가 무
엇을 바꿔야 할 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쉽게’라는 말은 짧지만, 쉽게 할 수 있게 하려면
우리가 엄청나게 노력해야 합니다. 어쩌면 발상(發想)을 바꿔야 합니다.

정확하다
고객 입장에서는 정확한 정보를 받으면 편리하다고 느낄 겁니다. 현대는 정보가 넘치는
시대입니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는 많은 정보보다 정확한 정보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구글은 고객이 원하는 검색 결과를 내놓음으로써 구글 제국을 건설하는 시발점을 열었
습니다. 구글은 ‘많이 링크된 사이트가 좋은 사이트일 것이다’는 추론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추론은 매우 그럴듯합니다. 그래서 링크가 많이 걸린 사이트를 최상위에 올리는 방식으로 검
색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이트에 링크된 경우는 가중치를 뒀습니다. 이 방
식은 대성공이었습니다.
구글은 검색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화면에 검색창만 하나 놓고
다른 것은 다 없앴습니다. 구글 외 모든 사이트는 검색창을 한쪽 귀퉁이에 몰아놓았습니다.
그리고 포탈로 발전했습니다.
이 차이는 매우 큽니다.
구글은 이용자가 주도하는 서비스가 되었고, 다른 모든 사이트는 사이트 운영사가 주도
하는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결과론입니다만, 받으려면 먼저 줘라는 금언(金言)을 실행한 구글
이 승리했습니다.
구글은 독자가 원하는 검색 결과를 신속하게 내놓음으로써, 인터넷 서비스에서 주도권을
틀어쥐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애드워드 등 광고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이제서야 우리는 이 분야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고객이 찾기 쉽고, 찾았을 때 정확한
정보를 주려는 노력을 이제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최선입니다. 우리는 그만큼 기반이 약했습니다. 자금도 없었습니다. 살아남
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 힘으로 일어섰습니다. 그래서 여기까지 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더딥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만큼 단단합니다. 이제부터 하면
됩니다.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면 됩니다.
정확한 정보를 주려면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외에도 정확한 정보를 주려면 지식이 필요합니다. 고객이 전화로 홈은 게시판
으로 물었을 때, 정확한 정보를 주려면 알아야 합니다. 공부를 해야 합니다.

신속하다
물어봤을 때 즉각 응답을 얻으면 편리합니다. 구글의 검색 속도는 눈부십니다. 정확하기
는 하지만 검색 결과가 10분 후에 나왔다면 구글은 살아남지 못합니다. 아니 30초가 걸렸다
고 해도 사람들은 이용하지 않습니다. 구글은 0.1초입니다. 그 엄청난 정보를 검색해서 결과
를 내놓는데 0.1초입니다.
여수룬의 시스템과 고객 응대 서비스는 대단합니다. 고객의 질문에 거의 실시간 수준으
로 답변합니다.
저는 여수룬 고객들은 여수룬 서비스에 어느 정도는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손님이 클레임을 걸었을 때, 최대한 신속하게 결정해주는 여수룬의 서비스가 당장
은 손해지만 결국은 큰 이익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신속하다는 것은 여수룬 기본 모토에 ‘빠르다’로 표현되어 있는데, 기본 모토의 ‘빠르다’
는 주로 배송이나 제작을 의미했습니다. 편리함에 ‘신속’으로 나타난 것은 응대의 빠름, 처리
의 ‘빠름’입니다.

2
‘친절’보다 더 중요한 ‘편리함’
저는 친절한 서비스보다 쉽고, 정확하고, 빠른 서비스를 추구하는 것이 백 번 좋다고 생
각합니다.
쉽고, 정확하고, 빠르게 서비스하면 친절하다는 혹은 불친절하다는 말이 나올 이유가 없
습니다. 쉽고, 정확하고, 빠르면 전화할 일도 없기 때문에 친절한지 불친절한 지를 느낄 틈
도 없습니다. 친절하다는 것은 자기 혼자 할 수 없어서 뭔가 찾아볼 때 겪는 느낌입니다. 저
는 친절한지 불친절한지도 느끼지 못한 채 혼자 찾고, 주문하고 사이트에서 나가는 서비스가
최고의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수룬-애드프린트가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쉽고, 정


확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엔저가 심화되는 중에도, 구성원 모두가 헌신해서, 회사의 자금 사정
은 크게 더 나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크게 더 나빠지지 않았다는 것은 아직은 약간 더 나빠
졌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더 나빠지는 사정이 심각한 정도가 아니어서 이제 곧 좋아지는
국면으로 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환율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는 7월 이
후부터는 자금 사정도 개선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환율이 급격히 안 좋아진 작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정말 힘겨웠습니다. 그렇지만 어려
운 시절을 견뎠기 때문에 이제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정이 좋아지는 만큼 우리가 좀더 서비스를 개선해서 하반기 이후 조금은 더 여유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전언(傳言)]

직장과 개인

2013. 5. 24. 금요일.

여수룬-애드프린트는 운이 좋았습니다. 특히 창업1년 뒤인 2008년 9월 무렵부터 2012


년 11월까지 이어진 엔고는 자금 동원력이 전혀 없었던 여수룬-애드프린트에게는 사막의 오
아시스였습니다. 저는 이 무렵의 엔고는 신의 도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엔고 말고 또 하나
엄청난 행운은 여수룬-애드프리트의 구성원들입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에서 CEO 노릇하기는 정말 쉽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CEO인 저의 능
력이 더 크지 않아서 문제지 구성원들은 정말 황금 멤버들입니다. 가끔 다른 CEO들이 직원
들 때문에 힘들다고 하는데 저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쩌면 여수룬-애드프린트에서
는 직원들이 CEO 때문에 힘들다고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CEO인데도 저는 지출 결제를 하지 않습니다. 정말 제가 좀 일부러라도 봐야 하는데, 자
금의 세부 집행 내용은 거의 보지 않습니다. 부사장과 경영지원팀에서 저보다 더 정확하고
조심스럽게 자금을 집행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돈에 관해서 만큼은 저는 저보다 부사장이
나 경영지원팀을 더 신뢰합니다. 저는 비록 회사 돈이라고 해도 돈 관리는 잘 못합니다. 물
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회사의 자금흐름을 모른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금의 전체 흐름은 부
사장이나 경영지원팀보다 제가 더 정확하게 안다고 자부합니다. 환율의 흐름을 감안해도 저
는 여수룬-애드프린트 자금의 큰 흐름은 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세부 집행
을 잘 모른다는 의미입니다.
회사 외부 일도 저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거래처 CEO들은 부사장과 제작관리팀에서 다
만납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회사에 오면 바깥에 나가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가끔 손님이
찾아오기는 하지만 굳이 저와 만나야 할 손님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회사에 나와서 해야 할 일이 실무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 말은
제가 없어도 회사가 돌아가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말입니다. 실무는 제가 있든 없든 거
의 상관 없이 돌아갑니다. 그러니까 저는 정말 편합니다.
휴일에 발송쪽에 좀 다급한 일이 생기면 여수룬 간부들은 스스로 알아서 출근하고, 또
일선 구성원들도 스스로 판단해서 지원해주기도 합니다.
접수팀, 고객지원팀, 제작팀 등등. 지시와 결제로 움직이지 않고, 스스로 다 알아서 합니
다.
거기다가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들은 정말 성실합니다. 자기 일을 사랑합니다. 그리
고 책임을 질 줄 압니다. 그만큼 성숙되어 있습니다. 멋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수룬 구성원들에게 제가 잔소리할 일은 없습니다. 다만, 인생의 선배로
서 혹은 회사의 CEO로서 조금 조언해주고 싶은 일은 있습니다. 그것은 관점이 틀려서 성실
함과 정직함과 책임감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착한 짓 하려다가 지옥 간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관점과 방향의 문제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올바른 관점을 가지려면 아무래도 연륜이 필요하고, 경험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그 점과
관련해서 여수룬 CEO로서 제 관점과 철학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무래도 회사 CEO의 철학을 잘 알아야 구성원들이 회사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
하기 때문입니다.

인생 가운데 직장
저는 회사를 그저 밥 먹고 사는 수단이 아니라, 자기 철학을 실현하는 장으로 삼는 사람
을 좋아합니다.
저는 인생의 목표는 자기 자신의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살면서 늘 잊어먹고 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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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제 인생의 목표는 저 자신의 성장입니다.
저에게 성장이란, 저 자신의 세계관, 인생관, 철학을 명확히 하는 것이고, 이 세계관, 인
생관, 철학을 삶 속에서 실천해내는 것입니다.
저에게 세계관, 인생관, 철학을 실천하는 삶의 터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곳은 집과 직장
입니다. 집과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따져보면 90% 이상입니다. 아니 저의 경우는 일주일
중 일요일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과 두서너 차례 새벽 기도 시간, 교회 관련 모임 조금 빼면
거의 모든 시간을 집과 직장에서 보냅니다.
이 두 곳에서 세계관, 인생관, 철학을 실천하는 것이 저에게는 훈련이고 연습이고 수양
인 셈입니다.
저에게 인생의 목표와 행동 방침을 잘 설명해주고 있는 구절은 논어에 실려 있는 공자
의 말입니다. 공자는 인생의 목표를 간략히 요약했습니다.

“나는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


서른 살에 설 수 있었으며,(三十而立)
마흔 살이 되어 미혹함이 없었고,(四十而不惑)
쉰이 되어 천명을 알았으며,(五十而知天命)
예순이 되어 귀가 순하게 되고,(六十而耳順)
일흔 살이 되어 내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따라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었다.”(七十而 從心
所欲 不踰矩)
-논어 위정(爲政) 편-

이것을 공자가 학문이 깊어지는 과정을 설명한 것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저는 이것이 인
격이 성장, 혹은 성숙해나가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그 어떤 현인도, 인류의 스승도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으라고 권하지 않
습니다. 살다 보면 늘 잊고 살지만, 인류의 스승들이 권하는 인생의 목표는 인격의 성장과
인격의 성숙입니다. 그리고 인격의 성장과 성숙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가정과 직장에서 최선
을 다하라고 늘 권합니다.
저도 잘 하지는 못합니다. 아니, 살다 보면 삶의 목표가 뭔지 아예 생각도 하지 않는 경
우가 많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삶의 저변에는 늘 제 세계관과 인생관, 철학이 깔려 있
기는 합니다.
직장에서 저는 실천의 방편으로 정도(正道)를 가려고 노력합니다. 간부들이나 특히 경영
지원팀에는 편법을 쓰지 말라고 신신당부합니다. 그리고 법을 지키라고 주문을 합니다. 회사
를 하면서 법을 지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지금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법을 피할
까를 생각하는 풍조가 세상에 만연해있기 때문에 이런 말도 합니다.
저는 마지 못해서 법을 지키기 보다 법이 보호하려는 가치를 솔선해서 받아들이려고 합
니다. 그래서 저는 잔업이 없는 회사를 만들려고 하고, 주5일제를 지키려고 합니다. 단지 법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을 통해 개인의 삶을 보장하고, 각자의 가정을 보호하려는 것입니다.
제가 회사에서 회식은 하지 않으면서 작년에 가족까지 참여하는 여수박람회 행사를 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회식비가 아까워서가 아닙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
현해나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제가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들이 밤 늦게 술 마시는 것을 싫
어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행위가 가정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 자신도 부족한 것이 많기 때문에 어떤 점은 그런대로 하지만, 또 어떤 점에서는
잘 안 되는 것이 확실히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도를 걸으려고 노력은 합니다.
여수룬에서 제가 제일 비중을 많이 두는 일은 여수룬 구성원들을 성장 시키는 것입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을 잘 성장 시켜서 일을 열심히 하게 만들어야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정말
그야말로 성장 시키는 일 자체가 목표입니다. 여수룬에서 나가더라도 사회에 도움이 되고,
또 주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도록 성장 시키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이것은 제가 여수룬 구성원과 좋은 관계를 맺어 나가는 과정입니다. 저는 제 세계관, 인
생관, 철학이 저와 인연을 맺어 나가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 나가는 걸 통해서 실현된
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 가족들이 성장하기를 돕고, 또 여수룬에서 만난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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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들이 성장하도록 돕습니다.
이미 여수룬은 너무 많이 커져서 제가 일대일로는 그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효과가 큰 방법은 제가 CEO노릇을 제대로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CEO 전언을 씁니다. 그리고 정도를 걷는 회사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그
리고 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개인에게 자세히 설명하려고 노력합니다. 요즘 몇몇 사람은 저
때문에 많이 시달립니다. 잔소리도 많이 듣고, 꾸지람도 많이 듣습니다. 그렇지만, 저 자신은
그 사람이 내가 말하는 의도를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저 나름대로는 노력을 합니다. 어떤
때는 정말 화가 나고, 신경질이 나지만, 다른 여러 가지 방법으로 충분히 설명하려고 노력합
니다.
지금은 못하고 있지만, 직급 별 교육과 독서토론회를 하는 것도 다 그런 이유입니다.
그런 점에서 여수룬-애드프린트라는 직장은 저에게 가정과 마찬가지로 저의 수양처입니
다.
여수룬은 행복한 곳입니다. 제가 그렇게 하듯이 대부분의 구성원들도 서로의 성장을 돕
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깥은 그렇지 않은 곳이 더 많습니다. 저는 끔찍한 말을 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너
무나 당연히 여기는 사람을 자주 봅니다. 그 사람들은 직장을 그저 밥벌이 터로만 생각합니
다. 어떻게든 직장을 이용만 해먹으려고 합니다. 심지어는 더 좋은 곳으로 옮기기 위해서 현
재 회사에 다닌다고 생각합니다. 즉, 지금 직장을 경력을 쌓는 곳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정말 저는 주변의 어린 사람들에게 이렇게 살지 말라고 합니다. 이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직장이 활용 대상이 되면 안 된다고 가르칩니다. 지금 직장이 잘 되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이직을 할 때 지금 직장을 가장 잘 활용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라고 합니다.
그런 것 떠나서 지금 최선을 다하는 것, 지금 만나는 곳, 만나는 사람을 돕도록 노력하라고
가르칩니다.
세상에서 너무나 이용 당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떻게든 이용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습
니다. 그렇지만 진정한 이용은 돕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저는 스스로 성장하고 성숙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가정과 직장을 분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여수룬의 CEO로서 저는 직장 생활과 개인 생활이 구분되지 않는 구성원을 좋아
합니다. 새벽 5시나 6시에 전화를 걸어서 회사 문제를 상담할 수 있고, 또 밤 늦게라도 회사
일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좋습니다.
반대로 저는 회사 일은 회사 일이고, 개인 생활은 개인 생활이라고, 회사와 개인의 삶을
딱 구분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휴일이 되면, 홈페이지에 아예 들어와보지도 않는
사람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새벽에 전화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밤
12시에 회사 일을 가지고 전화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개인 생활을 보장하려고 무척 애를 쓰는 사람입니다.
저는 시간 외 근무를 하지 않아도 되는 회사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또 주5일제를 누구
보다도 잘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아침에 오자마자 일하지 않아도 되도록 고객 상담 시간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합니다. 연차 휴가를 쓰는 것을 가지고 잔소리 하지 않습니다. 물
론 이것은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하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다른 회사에서는 이렇게 당연히
해야 하는 일도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제가 생색을 내기 위해서 이 말을 하는 것은 결코 아
닙니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저 자신이 회사 구성원의 사생활을 보호하려고 노력한다는 점
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구성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저 혹은 회사의 연락을 받을 준비는 하고 있기를 바랍
니다. 그리고 그렇게 준비가 된 사람을 저는 좋아합니다. 회사 일이 재미 있고, 즐겁고, 집에
서도 매우 중요한 관심사인 사람을 좋아합니다. 회사 일 입에 올리기도 싫은 사람, 집에서는
회사 사이트를 들여다 보지도 않는 사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리더라면 대부분 그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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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도 법 인격체입니다.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당연히 사랑합니다. 자기와 떨어져
있을 때는 아예 생각도 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해주기는 너무나 힘듭니다.
이건 관계를 맺어 나가는 기본 원리입니다. 사랑하면 들여다보게 되어 있습니다.

온라인에 적용
회사와 좋은 관계를 맺어 나가는 것은 어떤 점에서는 연봉과 직결되기도 합니다. 회사와
늘 교신하는 사람과 퇴근한 이후에는 회사와 전혀 연결이 안 되는 사람을 구별해서 대우하
는 것은 지극히 공정한 일입니다.
회사와 교신이라는 점에서 현대 사회에서 SNS를 잘 활용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지
혜가 필요합니다. 저는 회사 생활을 할 때도 SNS를 잘 활용하기를 바랍니다. 제 입장에서는
SNS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가치가 더 큰 사람으로 인식됩니다. 이것은 사실이냐 아니냐를
따질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그렇다는 저의 특징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제 머리 구조는 회사 생활에서 SNS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조금 가치가 떨어지는
사람으로 인식합니다. 아무래도 그것은 제가 인터넷 비즈니스로 비즈니스를 처음 배웠고, 또
우리 회사가 전자상거래를 주업으로 하는 회사이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그렇습
니다.
그래서, 저는 회사 페이스북 페이지에 들어오지 않는 구성원들의 행동을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회사 페이스북 페이지를 공유하기 해서 회사 뉴스를 주변으로 퍼나르는 사람과 회
사 페이스북에 친구 등록도 하지 않는 사람을 차별합니다. 그리고 간부면서도 회사 소식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은 조금은 현대 기기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무능한 사람이거나, 혹은 회
사 일에 깊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회사 밖에서는 회사 일 생
각 안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약간은 지혜롭지 못하고 사회 관계를 맺는데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리고 사실이기도 합니다. CEO가 직접 뉴스를 생산해서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는데, 그 뉴
스를 공유하지도 않는다는 것은 생각이 깊지 않은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리더를 존중해야 합니다. 그것도 삶의 원리입니다. 제가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제가 리
더니까 저를 중심으로 뭉쳐야 하고, 저를 중심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리더가 관심을 가지는
대목에는 같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원리이고, 원칙입니다. 그리고 그게 지혜로운
일입니다. 리더가 관심을 가지는 일이 뭔지도 모르고 그저 자기 일만 하는 사람은 지혜가 없
는 사람이고 사회 생활 정말 못하는 사람입니다.
현재 애드프린트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한국 직원은 친구 관계를 맺지 말라고 금지를 했
습니다만, 일본 직원이라면 너무나 당연히 구독자가 되어야 하고, 뉴스를 공유해야 합니다.
제가 하다가 실패한 일이 많다고 하더라도, 지금 당장은 제가 관심 가지는 일에 같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간부들은 더 그렇습니다. 그것이 조직 생활하는 원칙입니다.
물론 제가 페이스북에 직접 뉴스까지 싣는 것을 보면서도 구독자가 되지 않는 직원에게
는 사정이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개인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는 참 지혜롭지 못한 사
람입니다.
맞습니다. 페이스북은 개인 공간입니다. 아무리 회사라고 해도 페이스북을 링크 시키라
고 강요할 수 없습니다. 저 역시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분명히 차별합니다. 제
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저는 무의식적으로 차별하게 되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페이스북이
라는 사적인 공간을 오히려 저나 회사와 관계를 맺는데 잘 활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
람은 페이스북을 활용해서 회사나 저를 격려하고, 지지하고, 고무하고, 지원합니다. 저도 사
람이고, ㈜여수룬도 법(法) 인격체(人格體)입니다. 저나 회사의 일을 지지하고, 지원하고, 칭
찬하고, 격려하는 사람에게 저나 회사는 당연히 고마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사람은 페이
스북을 이용해서 저와 회사와 아주 좋은 관계를 맺어 나갑니다.
그런데 적지 않은 사람은 리더가 관심 갖는 일에 전혀 무관심합니다. 좀 답답한 일입니
다. 더 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개인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회사에 대한 불만을
페이스북에 털어놓는 경우입니다. 그야말로 칼 물고 뜀뛰기 하는 짓입니다. 바보도 이런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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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가 없습니다.
저는 정말 말조심합니다. 저는 꽤 오랫동안 한국 독재 정권에 맞서는 지하 정치 운동을
했습니다. 이 때부터 문제가 될 말을 안 하는 습관이 들었습니다.
저는 카카오톡이나 라인, 혹은 스카이프에서도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말은 거의 안 합니
다. 왜냐면 잘못 보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설사 다른 사람에게 잘못 보냈더라도
문제가 안 되게 말을 합니다. 설마 그렇게까지 생각하세요 할 지 모르지만, 저는 철저히 그
렇게 합니다. 설사 우연히 다른 사람이 읽더라도 문제가 될 글을 쓰지 않습니다. 물론 저는
속으로는 욕하면서 겉으로는 안 하는 식은 아닙니다. 저는 속으로도 욕하지 말자, 지적하지
말자, 비난하지 말자 다짐을 하고, 그러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제가 다른 사람 말을 거의 안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이라는 건 반드시 전파 됩
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말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댓
글을 달 때도 저는 비난하거나 무시하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건 좋은 습관도 아닐 뿐 아
니라 무의미한 행동이고, 혹시 실수를 하면 큰 실수가 되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이나 SNS에서 회사 욕을 하거나 혹은 다른 사람 욕하는 것은 성숙되지도 않았
을 뿐 아니라 자살 행위입니다.
지혜롭지 못합니다.
자기만의 비밀 공간은 다른 곳에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혹은 SNS를 사적인 용도로 쓸
경우는 SNS는 공개 공간이라는 것을 반드시 염두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페이스북을 사적인
용도로 쓰는 것 자체가 좀 지혜롭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SNS가 뭡니까? Social Network Service의 약자입니다. 사회 관계를 전제로 하는 서비스
라는 뜻입니다. 절대로 개인 공간일 수가 없습니다.
이런 것도 생각을 좀 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또 장점과 한계를 생각하면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 드리면,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기업은 면접 때, 페이스북에 접속하라고 요구
한다는 점입니다. 접속을 하지 못하면 채용을 거부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채용 때는 그
사람이 쓴 글을 어떻게든 다 찾아냅니다. 정말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야기가 좀 다른 데로 흐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맥락은 마찬가지입니다. 페이스북이
나 블로그 같은 지극히 개인 공간으로 여기지는 곳에서도 회사를 홍보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든 안 하든 그것은 각자가 선택할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회사와 CEO에게는 평가의 기준이 됩니다. 평가는 회사의 몫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람은 SNS에 조차 자기 가족이 공개되고, 동시에 자기
삶이 공개되는 사람입니다.

이번 기회에 직장과 가정의 관계를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SNS 이야기를 끄집어 낸 것은 물론 활용을 잘 하라고 하는 의미도 있지만, SNS로
상징되는 수단을 가지고 자기가 생각하는 직장과 개인의 관계를 한번 되짚어보자는 의미가
있습니다.
직장 생활도, SNS 이용이라는 사소한 행동도 사실은 자기 철학 전부와 연결이 되어 있
습니다. 그런 것을 생각해보자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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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동아시아 3국에 오픈 마켓을

2013. 5. 31. 금요일.

저는 여수룬-애드프린트의 목표를 ‘한국-일본-중국에 최강 오픈마켓 건설’로 정하려고


합니다.
한국에는 G마켓이라는 넘버 원 오픈 마켓이 있습니다. 일본에는 라쿠텐이 있습니다. 중
국에는 타오바오가 있습니다. 이들 각각을 뛰어넘는 오픈마켓을 한국과 일본과 중국에 건설
하겠다는 뜻입니다.
누가 들으면 비웃을 수도 있습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는 아직 흑자도 제대로 못 내는
처지입니다. 저도 막상 목표를 그렇게 정한다고 해놓고, 지마켓, 라쿠텐, 타오바오를 조사해
보니 가슴이 졸아들고, 민망해집니다. 상대는 거인입니다.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것처럼 거
대해서 목표를 소박하게 수정하고 싶기도 합니다.
정확한 통계를 찾기 힘듭니다만, 한국의 지마켓만 해도 기업가치가 1조5천억으로 발표
되었습니다.(작년 SK텔레콤의 평가) 라쿠텐은, 2012년 현재, 기업가치가 15조~22조로 평가
됩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의 기업가치는 얼마로 평가될 수 있을까요? 하여간 이들에 비하
면 비교가 안 됩니다. 이런 여수룬-애드프린트로 지마켓이며, 라쿠텐이며, 타오바오를 능가
하는 오픈마켓을 각 나라에 건설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사마귀가 앞발을 들고 수레를 멈추려고 한다는 뜻입니다. 자기 분수도 모
르고 무모하게 덤비는 것을 비유한 말입니다.
실제 지마켓, 라쿠텐, 타오바오를 조사하면서, 목표를 낮추려는 생각이 저절로 든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100리를 목표로 하면 50리는 가겠지 하는 심정으로 일
단 내지르려고 합니다.

이후의 회사 모습
우리가 한국-일본-중국에 오픈마켓을 건설하게 되면, 여수룬-애드프린트의 서비스 혹은
조직의 모양이 조금 바뀌게 됩니다. 일본에는 ordermall.jp가 있게 되고, 중국에는
ordermall.com.cn, 한국에는 ordermall.kr이 있게 됩니다.
adprint.jp와 makumaku.jp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도메인이 됩니다. www.adprint.jp
도메인은 굳이 쓰인다면, ㈜애드프린트 회사를 설명하는 정도일 것입니다.
현재의 adprint.jp, makumaku.jp의 서비스는 ordermall.jp 안에서 ㈜애드프린트의 서비스
로 이루어집니다.

무기는 주문품 오픈마켓과 국제 물류


돈도 없는 여수룬-애드프린트가 라쿠텐, 지마켓, 타오바오 등 절대 강자와 싸우려면 자
기만의 무기가 있어야 합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의 무기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 무기는 주문품 오픈마켓입니다. 주문품이란 우리가 지금 취급하고 있거나 취급
하려는 상품류가 대표입니다. 명함, 스티커, 전단지, 페이지물, 출력물 등은 딱 들어맞는 주
문품입니다. 인쇄가 들어가는 봉투, 캘린더, 폴더, 종이컵, 비닐봉투, 쇼핑백, 티슈, 부채 등
도 다 제가 말하는 주문품입니다. 로고인쇄를 하는 티셔츠, 컵, 앨범 등 판촉물도 주문품입
니다.
라쿠텐, 지마켓, 타오바오에서도 주문품이 거래되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활발하지 않습
니다.
라쿠텐에서 ‘名刺’를 검색하면, 명함은 거의 나오지 않고, 거의 대부분 명함 지갑만 나옵
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에 ‘名刺’로 검색해보면, 첫 번 째 페이지에는 광고를 포함해서
49개 상품이 리스팅 되고 있습니다. 이 중 명함은 광고물 3개를 포함해서 5개입니다. 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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섯 개 조차 첫 번째 것은 스캔해서 보내주면 데이터 작성해서 만들어준다는 것입니다. 나머
지 네 개는 샘플 중 선택하면 문자 데이터만 바꾸는 편면 모노크로 100매 한정입니다. 시장
이 성립되지를 않습니다. 씰(스티커)은 아예 나오질 않습니다. 라쿠텐에서는 우리가 취급하는
상품이 거래되지 않는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사람들이 명함이나 인쇄물을 만들려면 프린트팩이나 그래픽 등 명함, 인쇄
전문 사이트에 갑니다. 이유는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명함이나 인쇄물 상품에 맞는 리스팅이
되어 있고, 주문절차가 나와있기 때문입니다.
ordermall.jp에서는 명함, 스티커, 전단지, 출력물 등 주문품을 제조자, 판매자가 입점해
서 장사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에 맞는 최적의 시스템이 구축됩니다.
명함을 예로 들어봅니다. 명함의 재질은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가 취급하는 명함은 몇
종류 되지 않습니다. 일본에는 일본에서만 생산할 수 있는 명함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재질
도 계속 개발이 될 겁니다. 그리고 일본에는 우리가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명함도 있습니다.
즉석 명함입니다. 주문하면 두 시간만에 배달되는 명함을 우리는 도저히 만들 수 없습니다.
이 모든 업체가 ordermall에 들어와서 장사를 할 수 있는 최고의 시스템, 자기 스스로 만드
는 것보다 더 좋은 시스템이 제공됩니다.
오더몰에서는 명함 상품에 가장 잘 맞는 디스플레이 방식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스티커,
인쇄물 등등 각 상품에 가장 잘 맞는 디스플레이 방식을 제공할 수 있고, 각 상품에 맞게 상
품을 등록하는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인쇄 상품은 리스팅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정형 명함은 그나마 억지로 하면 리스팅할
수 있습니다. 정형 명함은 사실은 기제품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제품으로 볼 수
있는 정형 명함도 후가공이 들어가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더군다나 변형품일 경우 시스템으
로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문제가 남습니다. 그리고 명함은 매수, 발송날짜에 따라 가격이 달
라집니다. 이런 문제를 오픈마켓에서 어떻게 리스팅하느냐 하는 것을 정말 힘든 문제입니다.
우리도 이 문제를 다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명함은 그렇다고 칩시다. 스티커와 실사출력물은 정형이 아예 없습니다. 스티커와 실사
출력물은 사이즈도 모두 다릅니다. 이것을 오픈마켓 형식에서 어떻게 리스팅하느냐 하는 것
도 정말 힘듭니다. 이 문제는 우리도 아직 다 해결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우리가 지난 5년 8개 월 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들인 시간만큼
앞서 있다는 점입니다.
라쿠텐에는 주문품 판매자는 활동하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오더몰은 주문품 판매자를
위한 몰입니다. 부족한 것은 채워나갈 것이지만, 지금만으로도 우리는 부족한대로 앞서 있습
니다. 이것이 우리 강점입니다.
그리고 라쿠텐에는 해외 상인이 직접 판매하는 물건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운영
하게 될 오더몰에는 한국과 중국 상인들이 공급하는 물건으로 넘쳐납니다. 비교가 안 됩니다.
한국과 중국 상인들이 공급하는 물건이 넘쳐난다는 것은 싼 물건이 있다는 뜻입니다.
늘 말씀 드립니다만, 가격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마케팅 수단입니다. 이런 말은 참 조심
해야 합니다만, 저는 품질보다 가격이 중요한 아이템이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번 드
린 말씀을 한번 더 합니다. 일본에는 유명한 백엔샵이 있습니다. 백엔샵 초창기 물건은 전부
1회용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오죽하면 백엔샵 장도리로 못을 박으면 못은 안 박히고 장도리만
흠이 간다는 말까지 나왔겠습니까? 그 정도로 품질이 안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그 백
엔샵이 엄청난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이제는 품질도 좋습니다. 가격의 위력입니다.
가격의 위력은 초창기 애드프린트에서도 여실히 나타났습니다. 이것도 여러 번 드리는
말씀이지만, 애드프린트 초창기 명함은 숫자도 부족하고, 색깔도 안 맞고, 포장도 엉망이었
습니다. 우리가 인쇄업을 했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공급사로부터 농락을 당했습니다. 그렇
지만 가격이 싼 것 때문에 소비자들은 계속 늘어났습니다. 이제는 가격뿐 아니라 품질에서도
일본 제일이라고 자부합니다.
한국과 중국 상품이 넘쳐나게 되면 사람들은 저절로 모입니다.

우리가 만드는 제품

2
라쿠텐이 우리처럼 주문품을 잘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그
리고 해외 상인들이 참가할 수 있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주 어려울 겁니다. 이것은 그저 돈으로 해결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시
행착오를 겪는 시간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두 문제를 다 해결하려면, 제 몸 속에, 이부사장 몸 속에, 이상민 실장 몸 속에 그리
고 우리 조직 전 구성원 몸 속에 녹아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다 빼갈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이것은 절대 머리로 구상해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그야말로 경험을 해야 배울 수 있는 일입
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거의 10년은 걸려야 해결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우리도 이걸 배
우기까지 10년 이상 걸렸습니다.
그런데 라쿠텐이 주문품 거래와 해외 상인 참여라는 두 문제를 해결했다고 해도 우리에
게는 우리만 가지는 또 한 가지 강력한 무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가장 싸면서, 가장 좋은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있는 우리 능력입니다.
라쿠텐이 우리가 만드는 명함, 스티커, 전단지, 책자, 출력물을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합니다. 단언하건데 불가능합니다. Ordermall.jp에는 한국 여수룬이 생산하는 제품이 독점 공
급됩니다. 싸고, 좋은 제품이 독점 공급됩니다.
우리가 명함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쏟은 시간과 노력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스
티커 품질을 유지하고 거래처를 관리한 노력도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이것을 잘 할 수 있
는 여수룬 조직을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한두 거래처가 아니라 수십 개 한국 거래처를 관
리할 능력은 우리가 갖고 있습니다.
저는 명함 천국이 제대로 하지 못한 일, DTPIA가 제대로 하지 못한 일, 성원이 하지 못
한 일을 라쿠텐이 할 수 있다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습니다.
어떤 조건에서도 여수룬이 생산하고 있는 제품을 앞서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여수룬이
저절로 무너지기 전까지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 점도 ordermall.jp의 강점입니다.

우리만의 최적 시스템
주문품을 모두 오픈몰로 처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명함이며 스티커 등은 자동화 시
키기가 정말 어렵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일본의 명함 업체나 스티커 업체 등의 제품은
천천히 하나하나 우리가 제품을 공급받아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등록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즉 일본의 인쇄업자들은 전부 한국 거래처처럼 거래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완전 오픈마켓
형식은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거래처 방식으로 등록한다고 해도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앞서 있습니다.
여수룬의 명함 등 주문품 관리 시스템은 세계 최고입니다.
이것만큼은 그 어떤 누구도 우리를 따라올 수 없습니다. 세계 누구와 경쟁해도 우리가
뒤쳐질 리가 없습니다.
주문 관리 시스템, 거래처 관리 시스템 등은 우리가 제일 잘 갖췄습니다.
이것도 ordermall.jp의 강점입니다.

일본 입점사는 무료
우리는 일본 거래처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는 우리가 자체 생산하는
것만으로도 먹고 살 수 있고,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한국과 중국 상인들로부터는
돈을 받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일본 상인들에게는 수수료를 받지 않습니다. 일본 상인들은 시장을 풍요롭게 만드는 역
할만 하면 됩니다.
시장이 커지면 손님이 옵니다. 손님이 오면 한국과 중국에서 공급되는 상품으로도 충분
히 회사는 유지되고 발전하며, 또 다른 비즈니스가 발전하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있고, 라쿠텐에는 없는 것


종합합니다. 우리 몰에서는 주문품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몰에서는 중국과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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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이 넘칩니다. 우리 몰에서는 우리만 생산하는 최고 상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 몰에
서는 일본 상인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습니다.
우리 몰이 라쿠텐을 이길 수 있는 이유입니다.

소비자는 더 큰 시장으로 갑니다


가게가 두 개 있습니다. A라는 가게에는 B가 파는 모든 상품을 팔고, 거기에다가 B가
팔지 못하는 상품도 팝니다. 소비자는 당연히 A로 몰립니다.
한꺼번에 모든 상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몰은 라쿠텐이 취급하지 못하는 물건을 취급합니다. 거래 품목이 훨씬 다양합니다.
며칠 전에 아시안 푸드 오픈마켓 사업 때문에 한국의 옥션(www.auction.co.kr) CEO였던
이금룡 회장님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아시안 푸드 오픈마켓 역시 오픈마켓 영역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경쟁력에 대해 의견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이 분 말씀 중에
제 뇌리(腦裏)를 건드린 말이 있습니다. ‘물건이 많아야 돼’. 이 분의 말씀입니다. 저도 이 말
을 참 많이 했는데, 이 분이 이 말을 하니 훨씬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정말 중요한 말입니다. 시장에는 물건이 많아야 합니다. 대형 할인마트가 잘 되는 이유
도 물건이 많기 때문입니다. 거기 가면 없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더 말할 게 없습니
다.
우리는 라쿠텐이 가진 것을 다 가지고 있고, 거기다가 라쿠텐이 가지지 못하는 것도 가
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라쿠텐을 따라 잡을 수 있습니다.
대략 최소한 4-5년의 시간이 우리에게는 주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일 뿐입니다.
우리가 놀고 있지 않을 것이므로, 어쩌면 아주 긴 시간이 주어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1년, 그리고 그 이후


문제는 여수룬-애드프린트에 여유 자금이 없다는 점입니다. 지금으로는 단 한 가지 약점
입니다. 지금 저는 10억 정도 투자를 유치하려고 합니다. 투자를 받게 되면, 앞으로 1년 동
안은 주문품도 취급할 수 있는 오픈마켓 시스템을 정비하고, 컨텐츠를 정비, 보강하고, 중국
과 한국 오픈마켓을 여는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SEO대책을 비롯하여 구전(口傳) 마
케팅을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려고 합니다.
앞으로 1년 간은 동양 3국에 주문품도 거래하는 오픈마켓 시스템을 완성한다는 뜻입니
다. 그리고 나서 2014년 후반기에 마케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차 투자를 받고, 2015년에
는 정말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보려고 합니다.
각 부서, 각 개인이 이 일정을 어떻게 소화할 지도 앞으로 머리를 맞대고 상의할 문제입
니다.

4
[전언(傳言)]

소통-듣기

2013. 6. 7. 금요일.

대화를 하다 보면 벽을 느낄 때가 가끔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낄지는 모릅니다만, 저는 지적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가르치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대신 저는 제 의도를 자세히 설명합니다.
지난 주에는 일본과 중국의 핵심 간부들이 왔습니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조회
때 마다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을 설명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국경을 넘는 오픈 마켓’의
상(像)을 설명했고, 그것을 달성하는 수단을 설명했고, 우리 회사의 현재 상황을 설명했습니
다. 어떻게 보면 똑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설명했습니다. 모든 주제를 그렇게 다루지는 않
습니다만, 워낙 중요한 건이므로 반복해서 설명했습니다.
저는 집단의 힘을 중히 여깁니다. 어차피 혼자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같이 하기
를 바라고, 같이 하려면 이미지 혹은 비전을 최대한 일치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설명합니다. 될 수 있으면 가르치지 않으려고 하지만 필요하면 교
육도 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설명하는 저조차도 그 사업의 본질을 정확히 모를 때가 있기 때문
입니다.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설명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번 설명하지 않으면 내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설마 사람이 자기 하는 말을 제대로 모를까 할
지 모르지만 사실입니다. 저는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이라는 개념을 어느 정도 정립했지만,
이 사업의 본질을 충분히 알지는 못합니다. 모른다기보다는 그 다양함과 풍부함과 복잡함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다 알지 못하니까 중언부언하게 되고, 설명이 부족하게 됩
니다. 그래서 반복해서 설명하고, 부족한 것을 보충하게 됩니다. 말하자면 말하는 저 자신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말을 여러 번 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말하는 사람
의 한계입니다.
언어학자들은, 사람이 말을 할 때 자기 생각을 제대로 전하는 것은 70%도 안 된다고 합
니다. 그런 점에서 소통이 안 되는 첫 번째 이유는 역시 말하는 사람의 한계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부족한 언어로 뜻을 전달하는데 또 하나의 벽은 듣는 사람입니다. 언어
학자들은, 사람이 아무리 잘 들어도 말하는 사람의 뜻을 70%밖에 못 알아듣는다고 합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보면 아무리 말을 정확히 하려고 애를 쓰고, 말을 정
확히 들으려고 해도 실제로 말을 하고 듣는 과정을 통해서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은 50%가
안 된다는 뜻입니다.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지를 알려주는 현실입니다.
저는 설명을 많이 하지만, 알아들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연히, 어떤 간부가
부하에게 제가 지난 주 내내 설명한 내용을 전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뼈대는 대충 맞지만 이
해한 본질은 정말 제가 생각한 것의 50%도 안 되었습니다. 저는 그게 현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다지 화가 나거나 혹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이것이 현실이라고
받아 들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문제를 지적하거나 혹은 일을 평가하는 내용이 아니라, 어떤 사업을 설명한 것
인데도 이렇게 어렵습니다.

방어본능
그런데 CEO니까 어쩔 수 없이 지적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적을 하다 보면
가끔 소통을 가로막는 엄청난 벽에 부딪힐 때가 있습니다.
지적을 하면 마치 불에 덴 듯이 화들짝 놀라서 온갖 방어무기를 꺼내는 경우를 입니다.
심할 경우는 일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혹은 왜 그랬는지 물어보는 것뿐인데도, 마치 공격

1
당하는 사람처럼 방어무기를 꺼냅니다. 방어무기는 정말 다양한데, 제가 주로 보게 되는 방
어 무기가 몇 가지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보는 방어무기는 합리화입니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어
쩔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내남 없이 정말 많이 씁니다. 저도 정말 많이 쓰는 수법입니다.
돌이켜 보면 정말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끔찍한 잘못을 참 많이 저질렀습니다. 2000년 애드
게이터컴이라는 회사를 만들었을 때 4명이 공동창업자였습니다. 참 순진했습니다. 지분 정리
도 전혀 되어 있지도 않았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회사가 되지를 않습니다. 어차피 권력은 하
나로 정리가 되어야 합니다. 투자를 받으면서 제가 나머지 사람들을 다 몰아냈고 그 과정에
서 한 사람은 암이 재발해서 결국 사망하기까지 했습니다.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
렇지만 저는 이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과연 그때
는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요?
또 자주 볼 수 있는 무기는 ‘남탓’입니다. 역시 사람이라면 누구나 많이 씁니다. 저도 역
시 이 무기를 참 자주 씁니다. 지금도 씁니다. 부부가 살다 보면 친밀할 때도 많지만 서먹서
먹할 때도 많습니다. 힘들 때, ‘내탓’이라고 하기 참 쉽지 않습니다.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
지만, 실제 행동으로는 배우자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것도 제 얘기입니다.
제 탓으로 돌리면 너무 힘드니까, 아내 탓으로 돌리는 겁니다.
저는 친인척 중 특정한 사람과 관계가 참 안 좋습니다. 물론 그쪽도 원인을 제공한 것은
분명히 사실이지만 근본 원인은 확실히 저에게 있습니다. 제가 상대방을 안을 능력이 부족하
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걸 인정하는 것은 저에게 너무 괴로운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는 그냥 그 사람의 문제라고 치부하고 이 곤란한 상황을 빠져 나갑니다. 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저는 많이 안 쓰지만 제가 상대방에서 많이 보는 방어 무기는 ‘우기기’입니다. 이 무기
는 제가 별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동등한 급의 사람끼리는 정말 많이 사용합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으로 우기는 것을 많이 봅니다.
회피도 많이 쓰는 방어수단입니다. 지적을 하면 아예 달팽이 집 속으로 쏙 들어가 버리
는 수단입니다. 아예 안 나옵니다. 지적한 사람이 빌어야 겨우 고개를 쏙 내미는 것입니다.
물귀신 작전도 많이 쓰는 방어수단입니다. 지적을 하면, 너는 안 그랬어 하는 수법입니다.
다른 사람이 도둑질했다고 해서 자기가 도둑질한 것이 면책되는 게 아닌데도 사람들은 이
수법을 씁니다.
꼭 한가지 방어수단을 쓰는 것도 아닙니다. 핑계에 물귀신 작전에 우기기를 묶어서 방어
수단으로 동원하면 정말 방법이 없습니다.
눈 앞에 뭐가 휙 지나가면 눈을 감는 것은 보호 본능입니다. 뜨거운 것에 데이면 잽싸게
손을 움츠리는 것도 본능입니다. 이 보호 본능이 없으면 사람이 살 수가 없습니다. 술에 취
하면 이 보호 본능이 무너집니다. 그래서 터무니 없이 호기를 부립니다. 11층 창틀에 올라가
서 병나발을 불기도 하고, 차가 120km로 질주하는 도로에서 무단횡단 하기도 합니다. 때로
는 격투기 선수에게 덤비기도 합니다. 목숨이 위태롭기까지 합니다. 보호 본능은 나쁜 것만
것 아닙니다.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공격을 당하면 당연히 보호를 해야 합니다. 비판은 마음을 상하
게 하니까 당연히 방어를 해야 합니다. 지적도 질책도 마음을 상하게 하므로 당연히 적절한
수단을 동원해서 막아야 합니다.
그런데 모든 것이 그렇듯이 지나치면 문제가 됩니다. 세균을 지나치게 무서워해서 밖에
나올 수 없으면 삶이 통째로 무너집니다. 너무 자주 씻으면 결벽증이라는 병이 됩니다. 마음
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나치게 방어하게 되면 당연히 관계가 무너집니다.
실제로 여수룬에서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정말 일을 잘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런
데 이 친구의 문제점은, 지적을 받으면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위아래도 구분을 하지 못하
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진짜, ‘저는 무슨 말씀하는지 모르겠어요’하고 대화가 끊어집니
다. 괜히 못 알아듣는 척하는 게 아니고, 진짜로 못 알아듣는 겁니다. 평상시는 전혀 문제가
안 되고, 정말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데, 일한 것을 지적 받게 될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
다. 결국 여수룬에서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수룬에서 그만 둔다고 나쁜 건 아닙니다.

2
여수룬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런 속성이 다른 데
라고 해서 안 나타난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다행히 그 친구는 영리하고, 본인이
그런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아니까,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은 합니다.
이런 경우가 비단 이 친구뿐이겠습니까? 너도 나도 다 문제 투서이니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다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지나치면 이 친구처럼 자기 자신도 파괴하고, 관계도
무너지니까 조심해야 한다는 정도입니다.

방어기제(防禦機制) 내려놓기
자기를 보호하려는 수단을 심리학에서는 방어기제(防禦機制)라고 합니다. 방어기제에는
부정(否定, denial), 투사(投射, projection), 합리화(合理化, rationalisation), 반동(反動,
reaction formation), 퇴행(退行, regression), 억제(抑制, repression), 승화(昇華, sublimation)
와 취소(取消, undoing)등 다양합니다. 오늘 전언은 이걸 아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설명하지 않고 그런 게 있나 보다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제가 들었던 핑계대기, 우기기, 물귀신작전, 합리화, 남탓 모두 위 용어에 들어갑니다.
어쨌든 방어기제는 관계를 저해(沮害)하고 자신의 성장을 가로 막습니다. 요즘 제가 많
이 겪는 직원들의 방어기제는 합리화입니다. 지적을 하면 장황하게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
었는지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가끔은 우기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방어기제에 부딪히면 그 방어기제를 깨부수는 대신에 대체로는 시간에 맡기
는 편입니다. 억지로 방어기제를 해체하면 상대방 마음이 상하기 때문에 그냥 방어하도록 놔
둡니다. 대신 그냥 제 의견만 이야기하고 맙니다. 제 의견을 꼭 받아들이라고 강요하지 않습
니다. 그렇게 되면 또 마음이 상하기 때문입니다. ‘내 의견은 그렇다’하고 토론을 끝냅니다.
물론 회사에서 너무 중요한 문제일 때는, 당신 의견도 충분히 알았고, 틀렸다고 할 수는 없
지만, 여기는 회사고 조직이니까 내가 결정하겠다고 해서, 상대방 방어기제를 해체하지 않고,
조직운영 논리를 끌어들여서 정리를 합니다. 보호 본능이 강한 사람은 방어무기를 내려놓게
하면 마음을 다칩니다. 물론 가끔은 저도 바보처럼 상대방의 방어막을 억지로 끌어내려서 사
람을 발가벗기려고 시도하는 적이 있지만, 예전에 늘 그랬던 것에 비하면 정말 많이 자제하
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방어벽을 해체하면 우선은 이긴 것 같지만, 결국은 관계가 틀어져버
려서 전체로는 엄청난 손해가 생깁니다. 급기야는 친구가 적이 되는 사태까지도 옵니다.
아까 말한, 지적을 받으면 머리가 하얘지는 그 친구는 제가 아무리 끝내려고 해도 토론
을 끝내지를 못하게까지 합니다. 끝까지 우깁니다. 다른 사람하고는 대화도 잘하는데 사장님
하고만은 대화가 안 된다고 합니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 가서도 똑같이 말하지만요. 자기 주
장이 받아들여져야 끝을 내려고 합니다. 끝이 안 나면 웁니다. 정말 눈앞에 있는 사람이 사
장인지 아닌지도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겁니다. 사람이 이럴 수도 있습니다. 사실은 정도의 차
이만 있지 대부분은 비슷합니다.
그런데 사람의 성장수준은 사실은 이 방어기제를 내려 놓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더 이상 남탓을 하지 않으면 성장한 것입니다.
더 이상 우기지 않으면 성장한 것입니다.
더 이상 핑계대지 않으면 성장한 것입니다.
더 이상 합리화 하지 않으면 성장한 것입니다.
지적 받았을 때, 비판 받았을 때, ‘정말 그렇네’하는 말이 쉽게 나오면 크게 성장한 것입
니다. ‘그게 아니고요’ 하는 말이 먼저 튀어 나오면 아직 한참 먼 것입니다.
‘그 때 내가 말한 게 틀렸더라’ 이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엄청나게 성숙한 사람입니다.
사람이니까 자기를 보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본능입니다. 육체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습니다. 비판 받고, 지적 받으면 괴롭습니다. 틀렸다고 인정하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입니다. 그건 상황을 피하려는 것은 본능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을 받아들일 때 진짜 성장
합니다. 그러려면 방어기제를 내려 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대화가 되고, 그래야 관계가 회복
됩니다.

3
방어 본능 이해하기
지나친 방어 본능은 대체로 성장 환경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은 대체로 방어 기제를 작동시키지 않습니다. 방어는 비판과
지적을 자기를 향한 공격이라고 생각할 때 사용하는 무기입니다. 비판과 지적이 자기를 위협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굳이 방어하지 않습니다.
칭찬을 많이 받고, 부모로부터 신뢰를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은 어떤 조건에서도 자기는
위험하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뭐 조금 불편한 거지 근본이 위험하지 않으니까 비판과 지적도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드리지 않습니다. 어릴 때는 ‘알았어, 고칠게’ 하고 순순히 받아들이게
되고, 성인이 되어서는, ‘아 그렇군요, 알았습니다. 고치겠습니다’할 가능성이 무척 큽니다.
왜냐면 비판을 받아들이고, 지적을 수용한다고 해서 자기 자존심이 전혀 해쳐지지 않기 때문
입니다. 그리고 그런 비판과 지적 때문에 자기가 잘 되는 일이 방해 받으리라고 생각하지 않
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그래서 아이를 키울 때 칭찬해주고 믿어주는 게 그만큼 중요한 겁니다. ‘너는 잘 될 거
야’ 하고 말해주고, 믿어주면 아이는 안심을 합니다. 계속 그런 말을 듣고 자라면, 비판이나
지적이 전혀 그 사람을 위협하지 못합니다. 왜냐면 그 따위 비판이나 지적이 자기를 해치지
못한다는 신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칭찬과 신뢰를 받고 자란 사람은 비판하고 지적하는 사람에게 속으로는 너가 틀
렸을 걸 하고도 굳이 그걸 상대에게 이야기하지 않는 영리함을 갖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기
다리는 것입니다.
대신 어릴 때부터 야단맞고, 꾸지람 듣고, 끊임 없이 지적 당하면서 자란 아이는 커서도
그것을 피하려는 마음을 자기도 모르게 갖게 될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
은 사람은 작은 공격에도 그 상처가 도집니다.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은 쉽게 상처를
받습니다. 공격을 많이 받으면 공격을 견뎌내는 힘이 강할 것 같지만, 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마음은 공격을 많이 받으면 아예 철갑을 둘러버리거나 혹은 여릴 대로 여려져서
작은 공격에도 견디지를 못합니다. 부드럽지 않은 겁니다. 그래서 고집불통이 되거나 혹은
잔뜩 움츠려 있게 됩니다. 대놓고 대드는 사람이나 잔뜩 움츠려 드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로
마음이 어려운 사람입니다.
여수룬은 그래도 비판하는 문화가 약하고, 지적하는 문화가 약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사
람의 기를 세우려는 문화가 조금은 더 발달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조직에 비해 훨씬 조직
원들이 성장해 있고, 성숙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훨씬 많은 시간을 비판과 지적이 많
았던 세계에서 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비판과 지적을 잘 받아들이지 못합
니다.
각자 한번 자기를 돌아보십시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비판과 지적을 받을 때 자기 자
존감과 자부심을 상하지 않으면서 그 비판과 지적을 잘 수용할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정말
엄청나게 성숙한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비판과 지적에 즉각 반발하고, 역공하는 태세를 취
하거나 혹은 지나칠 정도로 위축이 됩니까? 그렇다면 관례를 형성해 나가는데 여러 가지 어
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어느 상황이든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은 비판과 지적이 결코 사람을 상하게 하지는 못한
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비판과 지적은 절대로 사람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
과 약간 분리된 어떤 일에 대한 비판이고 지적입니다. 절대로 사람을 상하게 할 수 없습니다.
비판과 지적은 그냥 흘려버릴 수 있는 일입니다.
요즘 상처(傷處)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그러다 보니 상처를 받았다는 말도 많이 하고,
많이 씁니다. 저는 그 말을 안 씁니다. 상처는 누가 줘도 안 받으면 그만입니다. 우스개처럼
들리지만 매우 중요한 원리입니다. 스트레스는 저절로 생기기도 하지만 누군가 혹은 어떤 환
경이 원인을 제공하거나 스트레스를 줍니다. 그런데 안 받아버리면 그만 입니다. 상처나 스
트레스를 받고 안 받고는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가 상처가 될 말을
해도 안 받아버리면 되고, 누가 스트레스를 줘도 안 받아버리면 됩니다.
성경(聖經)은 더 적극적입니다. 성경은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고 가르칩니다.
이것도 정말 지혜입니다. 정말 어떤 조건에서도 감사하고, 기뻐하는 훈련을 하면, 공격과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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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비판을 잘 처리할 수 있습니다. 외부의 공격을 이렇게 처리하는 것입니다.
제가 쓰는 방법은 ‘그럴 수도 있지’하고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우기기를 하고, 핑
계를 대면, 사람이 다 그런 거지 하고 받아들입니다. 그러면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습니다.
내놓고 말하면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제일 많이 받을 사람은 저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생각해
도 저 자신은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는 것 같습니다. 별로 남탓도 안 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때, 쉽게 ‘사람이 다 그 모양이지 뭐’하고 잘 수용을 하는 것 같습니
다.
지적이며, 비판이며, 상처며, 스트레스는 사람이 적절히 통제할 수 있습니다. 너무 심한
것은 안 받으면 되는 것이고, 적당한 거면 수용해주면 관계를 잘 만들어가는데 엄청나게 도
움이 됩니다.

지식도 큰 무기
상대방의 공격을 잘 이해하고, 그 공격을 잘 소화하려면 마음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리
고 대처요령을 잘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큰 테두리에서 보면 이런 것을 기술로 처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정말 중
요한 것은 실력을 쌓는 것입니다. 지난 환경 때문에 형성된 자기 마음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
은 정말 어렵습니다. 왜냐면 그 마음이 하루 이틀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쌓인
것이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일단은 자기 마음을 잘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말하자면 통찰(洞察)입니다.
내가 왜 방어수단을 많이 동원하는가? 나는 상대의 지적과 비판에 어떻게 대응하는가 하는
것을 잘 살펴보고,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나는 그런 점이 참
약하지 하고 자기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일단은 자기 자신이 먼저 인
정해야 하고, 할 수만 있다면 사람들에게 인정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일단 자기 약점을
사람들에게 고백할 수만 있다면 반 이상은 해결이 됩니다.
그런데 이건 정말 용기입니다. 특히 자존감이 약한 사람에게 이런 고백은 죽을 것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왜냐면 이것으로 인해 어릴 때부터 너무 많은 고통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너무 힘들면 하지 않아도 되지만, 할 수만 있다면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부터 고백할 수 있
으면 그게 좋습니다. 아무에게나 자기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보짓입니다. 자기를 이해
해줄 수 있고, 자기를 용납할 수 있는 사람에게부터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래서 이해를 받는 연습이 되면 고백의 범위를 조금씩 넓혀 갈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현실 세계에서 계속 보상을 받고, 혹은 지원과 지지와 격려와 칭찬을 충분
히 받아야 합니다. 어릴 때 못 받은 지원과 지지와 격려와 칭찬을 부지런히 받아서 채워줘야
공허감이 채워지고 내면이 강해집니다. 내면이 강해지면 그 때서야 비판과 지적을 잘 받아들
일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가능 하려면, 스스로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지금 하는 일에서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물론 옆에서도 도와줘야 하지만, 그 도움 조차도 자기가 이끌어내야 합니다.
무엇보다 공부가 중요하고, 학습이 중요합니다. 지식이 넓어져야 하고, 지혜가 쌓여야
하고, 사람과 세계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 하는 일에 대한 전문지식이 깊
어지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전문지식이 깊어지면 칭찬을 받게 되고, 칭찬 받는 횟수가
늘어나면 자신감이 쌓이게 됩니다.
옆에 좋은 동료가 많은 게 중요한 이유도 이것입니다. 칭찬하고, 격려하고, 지지하고, 지
원해주는 동료가 많으면 성장하는데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이 동료를 칭찬하고, 격려
하고, 지지하고, 지원하는 것은 동료를 성장시키는 엄청난 자양분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동
료가 많지 않을 때는 자기 자신을 칭찬하고 격려하고, 지지하고, 지원해줄 수도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맛있는 것을 먹고, 자기 자신을 위해 여행을 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세상과 사람과 자기 일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입니다.
같이 한번 생각을 해봅시다. 여러분은 다른 사람의 지적과 비판에 어떻게 반응을 합니까?
왜 그렇게 반응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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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홍보

2013. 6. 13. 금요일.

홍보 혹은 광고는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작업입니다.


상품 홍보는 상품을 사게 만들려고 합니다.
정치 홍보는 자기 혹은 자기 당을 지지하게 하려고 합니다. 유권자를 움직이는 것입니다.
모든 홍보, 광고, 선전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작업입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감정입니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70% 이상이 감정입니다. 그러므로 홍보를 할 때는 이성을
지배하는 뇌에 자극을 주는 것보다 감정을 다루는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이 효과가 큽니다. 홍
보를 맡는 사람은 이 점을 정말 잘 이해를 해야 합니다.
이성에 자극을 주는 것은 설명을 하는 것입니다. 감정과 감성에 자극을 주는 것은 느낌
을 주는 것입니다.
감성에 자극을 주는 본보기는 음악, 미술 등입니다. 우리는 음악을 들으면 왜 그 음악이
좋은지도 모르면서 그냥 좋아하게 됩니다. 혹은 어떤 음악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 그
런지 우리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다만 좋고, 싫고 할 뿐입니다.
음악과 미술은 설명하지 않아도 때로는 수십 만, 수백 만의 사람을 하나로 묶어 냅니다.
영화를 생각해봅시다. 영화 중에는 줄거리가 형편 없는 데도 수백, 수천 만의 사람을 끌어들
이는 영화도 있습니다. 이성을 갖고 따져보면 절대 이해가 안 되는데도 사람을 움직입니다.
히틀러의 만행을 이성을 갖고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히틀러에 따랐던 독일인들
의 행동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렇게 움직입니다.
이성은 이성이고, 감정은 감정일 뿐입니다.
물론 우리는 히틀러의 사기 행각이나, 세상 기업이 하는 술수를 부려서는 안 됩니다. 그
렇지만 우리는 올바름을 감정에 호소하는 방법은 배워야 합니다. 이성에 비춰봐서도 옳은데,
그것을 감정에 호소해야 하는 것입니다.
선전과 선동이란 단어는 이에 따라 구분됩니다. 선전은 이론을 바탕으로 설명해서 동의
를 구하는 것입니다. 선동은 감정을 흔들어서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이론도 옳을 수도 있
고 틀릴 수도 있듯이, 감정도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선전은 좋은 것이고 선
동은 나쁜 게 아닙니다. 선전과 선동은 사람을 설득해서 움직이게 하는 방법의 차이에 불과
합니다.
우리가 홍보를 하는 것은 이성을 바탕으로 감정에 호소하는 것입니다.

감정은 오감을 자극해야 합니다.


사람을 움직이려면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자극해야 합니다. 머리를 자극하는
게 아닙니다.
대부분의 상품 홍보와 선전은 보기 좋고, 먹기 좋은 것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의 물욕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싸다는 것은 본질은 이성에 호소하는
것이지만, 싸다는 것은 너무나 강력한 요소이므로 거의 감각에 해당하고, 그것도 아주 강력
한 감각에 해당합니다.
여수룬의 경우는 시각과 가격을 자극하는 것이 가장 기본일 수밖에 없습니다.

감정에 호소하려면 새로워야 합니다.


감정에 호소하려면 감정을 다루는 뇌를 자극해야 합니다. 감정을 다루는 뇌도 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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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같은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홍보는 기본적으로 뇌가 익숙하지 않은 소재
를 다루거나, 혹은 익숙한 소재라면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다뤄야 합니다.
홍보에 가장 잘 훈련된 사람들은 신문이나 방송의 기자들입니다. 신문이나 방송의 기자
가 다루는 뉴스는 NEWS, 즉 새로운 것들입니다. 유능한 기자는 뻔한 것을 새로운 방법으로
다룸으로써 눈길을 끄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입니다. 물론 정말 유능한 기자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사람입니다. 잘 모르는 것은 새로운 것입니다. 즉 중요한 의미를 지니
고 있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은 새로운 것입니다.
누가 써도 뻔한 것은 절대 뇌를 자극할 수 없습니다.
누가 써도 그렇게 다룰 소재는 절대 뇌를 자극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쓰지 않는 소재를 다뤄야 하고, 다 다루는 소재라면 다른 방식으로 다뤄야
합니다.
위대한 음악, 위대한 예술은 바로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것이고, 다른 사
람이 다루지 못하는 방식으로 다루는 것입니다.

새롭게 다루려면
천재들은 타고 나면서 그 주제를 잘 다루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우리가 따라갈 방
법이 없습니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잘 하려면, 연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미술을 보는 눈을 기르려면 많이 보고, 많이 그리는 게 가장 빠릅니다. 그리고 평가 받
는 수밖에 없습니다.
홍보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이 해보는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물론 바탕이 중요하니까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이 점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공부하지
않으면서 홍보를 잘 할 방법은 전혀 없습니다. 세계와 사람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홍보를
잘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정말 쓰고 싶은 내용이 뭔가?

다르게 다룰 방법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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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오더몰의 상(像)

2013. 6. 20. 금요일.

‘오더몰을 어떻게 발전 시킬 수 있을까?’가 요즘 제 화두(話頭)일 수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저도 매우 힘듭니다.
개념은 옳다고 여겨집니다. 그렇지만 개념이 옳다고 해서 결과도 제대로 나오는 것은 아
닙니다. 실력도 있어야 하고 환경도 받쳐줘야 합니다. 그리고 올바른 전략과 전술을 짜야 합
니다. 그런 점에서 오더몰은 방향은 맞는 것 같은데, 그걸 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찾아내
는 게 너무 어렵습니다.

Mall in mall
일단 오더몰은 철저히 몰인몰 방식을 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오더몰을 처음에 구
상할 때도 막연하게나마 몰인몰 방식을 택하기로 했는데, 제가 한번 더 이야기하는 것은, 몰
인몰 구축을 매우 중요하게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몰인몰은 오더몰 안에 들어와 있는 업체가, 독립된 쇼핑몰처럼 기능할 수 있는 구조입니
다. 아래 사진은 야후 재팬 옥션에 ‘レインコート(레인코트)’라고 검색한 결과 화면입니다.

위에서 세 번째 도메인은 일본의 종합쇼핑몰 라쿠텐 안에 있는 몰입니다. 그래서 도메인


이 이라는 것을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한국과 다른 방식입니다. 한국에서는 11번가, 지마켓, 옥션에 들어가 있는 판매
자가 독립도메인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한국 오픈마켓에서는 ‘판매자의 다른 상품 보기’
정도 기능이지 위에 나온 것처럼 독립도메인 기능을 주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은데, 왜 한국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박사 학위 논문
쓰는 게 아니니까 더 자세히 알아보지 못하는 게 좀 답답합니다. 상황을 분석하는 게 주업무
1
가 아니고, 현실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분석이 끝나기 전에 감각에 의존
해서라도 결정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를 설명하지도 못하면서 그
냥 선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저는 독립몰 기능을 최대한 부여하는 것을 중요한 전략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왜냐면, 자기 제품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위에 나온 workerbee(일벌)처럼 따로 광
고를 할 거라고 봅니다.
앞으로 인터넷 전자 상거래는 남의 물건을 떼와서 파는 사람이 중심이 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생산자-소비자 직거래가 점점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
게 되면 위의 workerbee 같이 자기가 직접 홍보하는 것도 당연히 활성화 될 거라고 생각합
니다.
현재 오더몰에는 비옷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저는 그 비옷을 갖고 있습니다. 장마 때 입
습니다. 정말 좋습니다. 추천할만합니다. 그리고 그 비옷을 만든 분은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
리고 한국에서도 잘 팔고 있습니다. 저는 그 분에게 오더몰 안에 독립몰을 만들어주고 그 독
립몰을 스스로 광고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렇게 해야 그 분도
직접 판매에 나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오더몰에는 수 많은 상품이 등록될 텐데 그걸 우리가 직접 감당할 수도 없습니
다.
라쿠텐에 입점하면 무조건 먹고 살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workerbee는 따로 광고하지
않았을 겁니다. 라쿠텐에 입점하면 무조건 먹고 살 수 있다고 하면, 너도 나도 다 들어옵니
다. 그렇게 되면 여전히 어려워질 뿐입니다. 라쿠텐은 그저 플랫폼일 뿐입니다. 따로 홈페이
지를 만드는 것보다 더 잘 만들어진 홈페이지를 싸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일 뿐입니다. 그
플랫폼에 들어온 사람들은 라쿠텐 안에서 광고를 하든, 라쿠텐 밖에서 광고를 하든 또 광고
를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독립몰이라는 개념이 없으면 입점자가 광고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집니다.
물론 오더몰 안에서 광고를 할 수 있겠지만, 독립몰로도 광고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블러그 같은 것입니다. 네이버에서 ‘일본직판’이라고 치면 제가 쓴 글이 실린
블러그가 상위에 나옵니다. 독립몰처럼 기능하는 것입니다. 몰인몰은 이와 같습니다. 자기
블러그처럼 자기 상품을 모은 쇼핑몰을 확실하게 주는 것입니다.
명함도 점자명함이라고 치면 ‘○○독립몰’이 확실하게 검색이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재생지 명함이라고 치면 ‘◊◊명함’이 확실하게 검색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
다. 그렇게 되면 판매자는 스스로 광고를 합니다. 스스로 블러그를 운영하기도 하고, 페이스
북도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려면 통합과 분리가 같이 있어야 합니다. 즉 떡볶이 골목에 있는 떡볶이 가게
같은 것입니다. 상인이 연합해서 떡볶이 골목도 홍보하지만 개인 가게도 홍보하는 것과 마찬
가지입니다. 오더몰은 오더몰대로 명함 코너를 홍보하지만, 개별 명함 가게는 따로 홍보할
수 잇게 해주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다.
사람은 모두 자기 것일 때 애착을 가집니다. 나의 몰이라는 개념이 뚜렷해지고, 구분이
되면 그 때는 홍보를 합니다.
통합이 이루어지려면, 떡볶이 가게, 영화 밀집 지구, 가구 밀집 지구처럼 많은 가게가
입점해야 하고, 또 바깥에 몰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보다 오더몰이 더 싸고 편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싸면서 편리한 것입니다. 자기가 직접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관리하고 운영
하는 것보다 오더몰 안의 독립몰이 싸고 편리하면 무조건 씁니다. 더군다나 독립몰이어서 홍
보도 맘 놓고 할 수 있다면 더 좋습니다.
오더몰 입장에서는 독립몰이 스스로 홍보함으로써 오더몰 고객을 늘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위에 예로 든 비옷과 같은 상품을 최근에 만났습니다. 슈미즈라는 브랜드의 여성 신발
제조 및 판매자였습니다. 이미 한국에서도 잘 팔리고, 일본 쇼핑몰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더몰에는 입점을 못 시킵니다. 왜냐면 오더몰에는 입점시켜도 팔리지 않
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더몰에서 독립몰을 주면, 그 사장님은 따로 홍보를 할 겁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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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반드시 홍보를 합니다.
한국이나 중국 판매자는 설사 일본에 독립몰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하고 쌉니다. 우리는 컨테이너도 갖고 있고, 일내 배송비도 쌉니다. 그리고 수수료도
판매가의 20%입니다. 그 비용이면 자기가 직접 일본에 사무실을 내고 사람을 두는 것보다
싸고 편리합니다.
오더몰에 한국 중국 판매자가 입점하는 것은 혼자서 움직이는 것보다 우리를 통해 움직
이는 것이 더 싸고 편할 때 성립이 됩니다. 혼자 냉면 만들어 먹는 것보다 사 먹는 게 더 쌀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시간도 다 돈입니다.
우리는 한국과 중국 나아가서는 일본 판매자들 조차 오더몰을 이용하면 더 싸고 더 편
리한 구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비정형 상품 판매자 모집에 주력


개발실에 따르면 몰인몰 기능이 들어가는 오더몰은 12월 초에 런칭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때까지는 명함, 스티커, 전단지, 출력물, 판촉물, 포장재를 중심으로 하는 오더몰로 운영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몰인몰 기능이 없는 지금 조건에서는 다른 정형 상품이 입점 되어도 팔릴 가능성은 거
의 없습니다.
인쇄물, 출력물, 판촉물, 포장재 종합쇼핑몰은 거의 없습니다. 더군다나 쉽게 찾을 수 있
는 검색 기능이 주어진 종합쇼핑몰은 아예 없습니다. 이 점에서 현재 애드프린트의 오더몰에
는 기회가 주어진 것입니다.
적절히 홍보하지 않아서 그렇지 골판지 박스 검색 기능을 비롯해서, 명함, 스티커 검색
기능은 지금도 매우 뛰어납니다. 다른 데는 아예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더라도 그렇고 단기적으로 봐도 그렇고, 비정형 상품을 제대로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발전시키고, 또 비정형 상품 제조자와 판매자를 집중해서 입점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은 몰인몰 성공과 상관 없이 우리 삶을 유지시켜줄 수 있는 생명선입니다. 그리고
이 선만 확실히 붙잡고 있으면 애드프린트는 안전합니다.
그리므로 한국과 중국, 일본 가리지말고 인쇄물, 출력물, 판촉물, 포장재 업체를 입점시
키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이것만 확실히 해내면, 이후에 몰인몰 기능이 들어간 오더몰을 라쿠텐과 같은 쇼핑몰로
발전시키는데도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 확실한 자기 고객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정형 상품을 제대로 검색할 수 있는 비정형 상품 전문 좋합 오픈마켓
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지금은 매우 중요한 때입니다.

대규모 투자
몰인몰 기능이 완성되고, 비정형 상품의 등록과 검색 기능이 원활해지면, 대규모 마케팅
은 필수입니다. 그러려면 대규모 투자도 필수입니다. 이 기능이 완성되기만을 기다리는 투자
사가 있습니다. 이 기능이 완성되면 큰 규모의 투자를 받을 수 있고, 그걸 바탕으로 여수룬-
애드프린트는 지금과 전혀 다른 회사가 됩니다.

그때의 여수룬 기업가치


우리가 잘 아는 몇몇 IT기업의 시가총액은 얼마나 될까요? 시가총액은 조사 시점의 그
회사 주가 총액입니다.
정확하지 않은데 대략 볼 수 있는 자료를 참조해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네이버 14조1976억원(2013년 3월, NH농협증권)


다음 1조928억원(시가총액)
지마켓 1조6천 억 (시장점유율 39.2%, SK텔레콤의 2012년 기업 리포트)
11번가 1조2700억 (시장점유율 30%+, SK텔레콤의 2012년 기업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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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자료를 조사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2013년 6월 현재, 랭키닷컴(www.rankey.com) 발표에 따르면, 한국 오픈마켓의 순위가
바뀌어 있습니다. 분야 1위는 11번가, 2위가 G마켓, 3위가 옥션, 4위가 인터파크, 5위가 네이
버 샵N입니다.
한국은 정말 놀랍게 바뀝니다. 한 때는 옥션이 1위였습니다. 그 다음에는 G마켓이 1위
입니다. 그런데 이미 11번가가 1위입니다. 솔직히 저는 어떻게 지마켓과 옥션이 이렇게 11
번가에게 추월 당했는지 전혀 이해가 안 됩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지마켓과 옥션은 이베이
가 소유자입니다. 이베이가 중국에서 타오바오에게 밀리고, 일본에서 야후 옥션과 라쿠테에
밀린데 이어, 한국에서도 밀린다는 뜻입니다. 이거 정말 깜짝 놀랄 일입니다.
인터넷 분야에서는 1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입니다만,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하긴, 세상에 바뀌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외국은 어떨까요?

트위터 10조8천억(98억 달러, 2013년 5월, 무츄얼 펀드)


라쿠텐 13조원 (2013년 3월 기록)
아마존 102조9천억원(2012년 기준)
이베이 61조9천억원(2012년 기준)
페이스북 43조3천억원(2012년 기준)
바이두 44조540억(2011년 기준)

외국을 조사하다가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일본의 경우, 2012년 방문자 숫자에서 아마존이 라쿠텐을 누르고 랭킹 1위가 되었습니
다. 방문자 숫자가 곧 랭킹 1위는 아닙니다만, 사람들이 할 일 없이 쇼핑몰에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방문자 숫자는 그 자체로 엄청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경우, 모든 사이트를 통틀어 방문자 숫자에서 야후가 1위, 구글이 2위, 유튜브가
3위입니다. 전자상거래업체를 보면 아마존이 5위, 라쿠텐이 7위, 라이브도아가 9위입니다.
역전입니다.
일본은 잘 안 바뀐다는 고정관념에서 보면 이것은 획기적인 사건입니다.
기업가치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는 것이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상황입니다. 제가 이
주제를 다루는 이유는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른 세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상상할 수 있습니까?


카카오톡이 1천 억 넘게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을……
그리고 지마켓 29% 인수 비용이 4천6백억이라는 사실을……

이런 주제를 다루면 아무래도 여수룬 CEO가 또 공상을 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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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여수룬은 자본금 5천 만 원에 불과합니다. 기업 가치는 얼마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까
요? 한국의 유명한 어떤 CEO는 여수룬의 기업가치를 막연하게 ‘5백 억 정도는 되지 않을
까?’하고 이야기하지만, 현실은 당장 직원 급여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처지입니다. CEO인
저 자신부터도 도대체가 여유가 없습니다. 당장 50억 가치도 인정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몰인몰 기능과 비정형 상품 등록과 검색이 원활해진 오더몰이 완성되면, 그리
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일-중 삼각라인이 구축되면 그 때 여수룬의 가치는 지금 우리가 상
상하는 것 이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그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12월에는 몰인몰 기능이 들어간 오더몰이 런칭합니다.
그 때까지 비정형 상품 거래가 활발할 수 있게 오더몰은 성장하게 될 겁니다.
그 이후 적당한 시점에 한국과 중국에도 오더몰이 런칭될 겁니다. 아마 이번에 몰인몰이
가능한 오픈마켓으로 정비하면서 어느 나라에도 오더몰을 열 수 있는 구조도 나오리라고 여
겨집니다.
저는 그 꿈을 꿉니다.
그 꿈에 여러분도 함께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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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이미 평범해진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2013. 6. 27. 금요일.

일반화 되는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이번 주에는 우연한 기회에 큐텐(www.qoo10.jp) 핵심 간부와 온라인으로 대화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이라는 개념을 우리가
먼저 만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큐텐은 이것을 이미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큐텐 핵심 간부에게 ‘큐텐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 간부는
‘Qoo10의 목표는 Pan Asia 넘버 1 마켓을 구성하는 것이며, 목표에 걸맞게 한국의 셀러도
일본의 셀러도 자유롭게 경쟁하며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주에 저는, ‘여수룬이 만들려는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은 타국 판매자도 자유롭게
참여하는 오픈마켓’이라고 했는데 정말 너무나 정확하게 일치하는 표현이었습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www.qoo10.jp를 운영하는 회사는 Giosis PTE.LTD 이고 본사는 싱가폴에 있습니다. 자
본금은 1천 억 원입니다. 한국 지마켓 설립자인 구영배씨가 51%, 이베이가 49% 지분을 갖
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싱가폴/중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홍콩에 서비스를 오픈하고 있습
니다.
일본 사무실은 동경 가미야쵸역 주변에 있는데 60명이 근무하고 있고, 한국에 2백 명이
근무합니다.
작년 일본 큐텐 거래액은 130억 엔입니다.
미루어 짐작해보면, 구영배씨가 한국 지마켓을 이베이에 팔고 난 뒤, 이베이와 합작해서
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을 지배하겠다는 구상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
국 이베이와는 별개 회사입니다.
이 상황을 알 무렵, 여러분도 같이 받은 호소이 동경연락소 소장이 보내준 일본 경제신
문 기사도 받았습니다. 기록을 위해 여기에 인용합니다.

알리바바 VS라쿠텐, 동남아 넷 통신 판매 2조엔 시장 겨냥


-6월21일 일본경제신문 기사-

2020년에 연 2조 엔을 넘을 것으로 예측되는 동남아시아 넷 통신 판매 시장을 놓고 일


본과 중국의 인터넷 통신 판매 1등 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절강
성)은 화교의 소비 파워를 이끌어내고 있고, 라쿠텐은 특기인 M&A(합병•매수)로 신속하게
기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을 놓고 벌어지는 대기업의 패권 다툼
은 일본 기업의 아시아 전략도 좌우할 것으로 여겨진다.
「할인을 해주는데도 재고가 있어요. 최근의 마음에 드는 가게는 여기」. 인도네시아의
여대생, 나디아 씨(20)는 테블릿(다기능 휴대 단말)을 사용하여, 독일 계통의 넷 통신 판매
사이트 "자로라"에서 한 달에 3~4번은 옷과 화장품을 산다. 구매액은 월 평균 80만 루피아
(약 8000엔). 최저 임금이 220만 루피아인 자카르타에서 나디아 씨 정도면 상위 중산층 소
비자다.
일본 경제 연구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동남 아시아 주요 5개국에서 2009년에 약 90억
달러(약 8800억엔)였던 인터넷 통신 판매 시장은 2020년에 25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한
다. 여기에 일본과 중국의 넷 통판 큰손이 주목하고 있다.

화교 3천만 명을 노린다
중국 인터넷 통판의 거인, 알리바바가 노리는 것은 동남 아시아의 화교 시장이다. 중국
문화에 뿌리를 둔 습관과 기호를 가진 사람들은 전세계에 4500만 명이나 되고, 그 중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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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약 3천만 명이 동남아에서 살다.
이미 알리바바의 넷 통신 판매 사이트 타오바오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각각 20
만 명 이상 이용자를 유치하고 있다 중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화교들이다. 이 지역에서 알
리바바는 광고 선전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래도 "두 나라의 2012년 거래액은 전년 대비
80% 증가"(타오바오의 해외 사업 담당자 다피ー•리씨). 여성용 의류와 가방이 잘 팔린다고
한다.

이용자는 점포 운영자와 채팅할 수 있는 기능을 이용해 배송비 등을 따로 정한다. 때로


는 대화만 하고 안 사기도 하지만, 마음에 드는 상품을 얻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손님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알리바바는 큰 기회가 동남아시아에서 기다린다고 본다. 이미 알리바바


는 현지 물류 회사와도 제휴하고 있다. 리 씨는 "타오바오망을 창구로 해서 짐을 일괄 배송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자랑한다.

라쿠텐, M&A를 통해 동남아시아 진출


"여러분, 함께 성장합시다".
작년 11월 방콕 중심부 극장에서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三木谷浩史) 사장은 웹 쇼
핑몰에 입점하는 약 800명의 태국인 업자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M&A를 통해 사업 기반을
알리바바보다 빨리 확보했다.

"지금부터 전 제품 포인트가 3배". 태국 최대 규모의 인터넷 통신 판매 사이트 "다 러


드 닷컴"의 톱 화면에는 이런 말이 번쩍인다. 라쿠텐은 이 사이트 운영 회사를 2009년에 매
입했다.

사이트 디자인과 유저 인터페이스는 일본 "라쿠텐 시장" 풍으로 바꿨고, "Rakuten"이라


는 글자가 크게 표기되어 있다. 의류에서부터 화장품, 가전, 식료품 등 폭넓은 중산층이 왕
성하게 소비하고 있다. 일본의 유카타(浴衣) 등도 살 수 있도록 했다. 입점 기업은 이미 2천
점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에 "라쿠텐 ブランジャ 온라인"을 개설했다. 입점 기업은 약


500곳으로 늘어나 자카르타 등에서는 오토바이로 직접 배송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말
레이시아에 단독으로 진출했다.

동남 아시아 3개국에서 라쿠텐의 유통 총액은 일본의 1%에도 못 미친다고 보여지지만,


차분하게 이후 사업의 기둥이 되도록 육성하고 있다.

성장의 기대가 큰 동남아의 넷 통신 판매 시장이지만,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아직은 시


작단계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페이스북을 사용한 인터넷 옥션에서 시작해서 겨우 가상 상가
나 패션 사이트가 열린 정도다.

그런 동남아시아의 무명 사이트에도 세계에서 돈이 흘러 들어간다. 소프트 뱅크는 한국


자회사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가상상가 "토코페디아"에 출자했다. "자로라"에 출자하는 독자
벤처 캐피털 등은 말레이시아나 필리핀 등 아시아 9개국 지역의 인터넷 통판에 총 1억 달
러를 던졌다. 이 지역에서 두드러진 움직임이 없는 미 아마존 닷 컴 등이 현지 사이트를 매
입할 때를 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한국 11번가도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고 합니다.


제가 봤을 때는 앞으로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더 적극 전세계 시장을 놓고 쟁패를 벌일
것으로 여겨집니다. 물론 이전에도 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베이는 유럽
에 이미 깊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베이는 중국과 일본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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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인터넷 보급이 잘 안 되어 있던 나라에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그 땅을 먼저 차지하기
위한 전자상거래 업체의 경쟁이 본격 시작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기존 시장을 놓고도 서로
쟁패가 시작되었지만 신규 시장을 놓고도 쟁패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은 태어날 때부터 전 세계를 놓고 경쟁하게 되어 있고, 24시간 경쟁하게 되어 있
습니다. 이것은 인터넷의 속성입니다. 이 속성으로 인해 전자상거래업에서 세계 시장을 둘
러싼 격돌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두려움과 기대
저는 큐텐을 운영하는 지오시스의 자본금이 1천 억 원이라는 말을 듣고 솔직히 깜짝 놀
랐습니다. 막연하게 좀 크겠거니 했지만 1천억 원이라는 숫자를 실제로 들으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기에 라쿠텐, 아마존, 타오바오, 이베이를 생각해보면, 정말 거대한
공룡 앞에 놓인 메뚜기 같은 모습이 여수룬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여수룬은 자본금이 겨우 5천 만 원입니다. 도대체 비교를 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것은 그만 두고 지오시스와 비교해봐도 자본금의 규모와 인원, 그리고 스케일에 놀
라지 않을 수 없는데, 더 당황스러운 것은 ‘한국의 판매자도 일본의 판매자와 자유롭게 경쟁
하는 일본 오픈마켓’이라는 개념 때문에 더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아, 우리가 만든 줄 알았던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이라는 개념은 이미 누구나 쓰는 평
범한 개념이 되고 만 것에 놀란 것입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우리 경쟁 상대는 큐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다가 일
본을 예로 들면 라쿠텐, 아마존, 야후옥션도 다 경쟁 상대입니다.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을
싸움입니다. 우리가 이들과 경쟁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하면 위축이 안 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두려움입니다. 저는 잠시 두려웠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가 길을 제대로 잡았구나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물론 참 고단한 길이기는 합니다. 얼마 전에 간부들끼리 모여서 얘기를 하다가 누가,
‘사장이 일을 벌이지 않고, 명함, 스티커, 전단지만 팔려고 마음 먹었으면 돈도 많이 모았고,
우리도 이 고생 안 했을 텐데……’하고 말해서 저도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습니다. 맞는 말
입니다. 일을 벌이지 않고 그냥 명함, 스티커, 전단지만 팔았다면, 개발실이며, 마케팅부며,
디자인팀이며, 오더몰 팀이며, 일본 영업 담당도 다 없어도 될 지 모릅니다. 그것만해도 한
달에 몇 천만 원은 쌓였을 겁니다. 일년이면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그랬다면 정말 월급조차
나눠서 주면서 가슴 졸이는 일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괜히 제가 최고의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신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오더몰을 만들어야 한다 하면서 끊임 없이 조직을 키웠기 때
문에 저도 빠듯하게 살고, 구성원들도 다 빠듯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랬으면 아마 적당히 돈
도 모았고, 적당히 쓰면서 잘 살았을 지도 모릅니다.
저는 심정은 이해가 되고, 또 저도 힘드니까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 길은 길이 아닙니다.
그 길을 택했으면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단지 여수룬만 미래가 없는 게 아니라 여수
룬 구성원에게도 미래는 없습니다. 정말 어렵게 지내면서 이 길을 왔기 때문에 우리는 흐름
에서 뒤쳐지지 않고, 오히려 앞설 수 있습니다.
흐름 혹은 추세는 정말 중요합니다. 흐름을 잘 읽지 못하면 끝입니다. 밥은 먹고 살지
모르지만 생불여사(生不如死)인 삶이 되고 맙니다.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은 반드시 올 시대의 흐름이었습니다. 그동안 모든 전자상거래는
국경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조금씩 조금씩 국경을 넘는 시도를 했습니
다. 그 시도가 모여서 이제는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이라는 큰 흐름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갑자기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타노토노트라는 소설이 생각납니다. 소설에는 영계(靈界)
가 12단계라고 합니다. 타노토노트는 영계 비행사라는 뜻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코마 상태에
빠지는데 그 코마 상태에서 적절한 시점이 되어 돌아오면 그만큼 영계에 갔다가 이생으로
돌아온다는 설정입니다. 그렇게 해서 영계 비행사를 발굴하고 훈련시키고, 적절한 코마 상태
에서 각성하고 돌아오게 하면 사람들은 제1영계를 넘고, 또 많은 희생을 거쳐, 2영계, 3영계
로 계속 여행한다는 소설입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의 실패를 딛고 전자 상거래가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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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에도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회사의 역사가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의 역사가 압축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1990년 대 말 이석주 부사장이 인터넷을 이용해서 일본에 김치를 팔았습니다.
2001년부터 이석주 부사장, 그리고 이어서 제가 야후 옥션과 일본 쇼핑 구매대행을 했
습니다. 전반부는 실패했지만 후반부는 그런대로 중간은 갔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2004년에 한국 택배 박스를 일본에 판매하는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고,
간신히 실패를 면했습니다. 넉넉히 평가한다면 성공했습니다. 그 사이트는 지금도 일본 온라
인 택배 박스 판매 회사 중 상위에 속하니까 말입니다.
그러다가 2007년에 애드프린트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04년 택배박스 판매 서비스인 단보루넷(www.danboru.net)을 할 때만 해도 인터넷을
이용해서 다른 나라 고객에게 물건을 판다는 서비스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중 2005년에 한국 명함천국이 일본에 meishi21.jp라는 사이트를 열었고, 2006년
가을 무렵 ymcard.jp라는 일본에 인쇄물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07년에 애드프린트가 생겼습니다. 이 무렵에 www.thejamy.com이라는 한국 의류를 중국
에 파는 사이트가 생겼습니다.
이 때만해도 작은 회사가 국경을 넘는 쇼핑몰이라는 개념으로 접근을 했습니다. 이 무렵
dtpia.jp, superprint.jp 등이 생겼고, 2009년 경 i-maku.jp 등이 생겼습니다.
2011년에 지오이스가 일본에 큐텐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큰 자금을 바탕으로 국경을 넘
는 오픈마켓 서비스가 시작된 것을 의미합니다.
그야말로 정석 같은 진행입니다.
전자상거래업 조차 보따리 상들이 개인 차원에서 국경을 넘는 장사를 하다가, 중간 규모
업자가 들어오다가, 대자본이 들어오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 정리한 것은 제가 아는 서비스 중심일 뿐입니다만, 어쨌든 이 정도 움직임만
으로도 흐름은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흐름은 참 중요합니다. 대세(大勢)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흐름을 잘 타야 성공할 수 있
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수룬은 이 흐름을 적절히 잘 탔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미 거대 자본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흐름을
잘 탔다는 점에서 기대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강점
이 흐름을 계속해서 잘 타려면 역시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참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고 실력도 있습니다.
일단 우리는 지금 하고 있는 아이템으로 먹고 살 일을 확보했다는 게 큰 강점입니다. 지
금은 다행히 엔저 현상이 더 심해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추세에서 2개 월만 견디면 9
월이 시작됩니다. 9월부터는 또 매출이 한 단계 올라갑니다. 그러면 지금 하고 있는 인쇄, 판
촉물, 출력물 판매만으로도 우리는 먹고 살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조직 규모가 지금보다 특
별히 더 커질 이유도 없어졌습니다. 이미 한-일-중의 총 인원은 최다일 때보다 줄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늘어날 이유는 크지 않습니다. 그만큼 우리 시스템이 좋아졌다는 뜻입니다.
무슨 일을 할 때, 어떤 조건에서도 조금씩은 더 좋아진다는 것은 큰 위로며, 큰 버팀목
입니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해도 먹고는 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환상입니다.
현재 우리가 일본에 판매하는 아이템으로 상당기간 우리가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은 앞
으로 우리가 일반 상품도 취급할 수 있는 오픈마켓을 만들었을 때, 일단 확실하게 경쟁력 있
는 아이템을 가진다는 뜻이 되므로 그것도 우리 강점입니다. 최소한 확실한 고객군을 가지고
일반 오픈마켓을 여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이 약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나치게
인쇄물, 판촉물에 한정된 고객이므로 일반 오픈마켓으로 발전하는데 제한이 된다는 뜻도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것을 확실한 강점으로 전환 시킬 수 있는 복안
이 있습니다.
이 환경 위에 지금까지 우리가 돈이 없이 바닥을 기며 살아왔다는 것도 엄청난 강점입
니다. 달랑 자본금 5천 만 원으로 작년에 7억엔 가까이 매출을 만든 것도 기적이고,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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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 어쨌든 이익을 냈다는 것은 기적입니다. 전자상거래업에서 5천 만 원 자본금으로 5년
에 이런 실력을 만들었다면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우리가 아웃소싱하기는 했지
만 상품을 직접 제조해왔다는 것은 우리 강점입니다. 우리가 그저 유통만 한 게 아니고, 상
품을 제조하고, 우리 상품을 갖고 있고, 그것을 직접 고객에게 팔았다는 것은 당장 눈에는
잘 안 보이지만 우리 사업에서 엄청난 강점으로 작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우
리는 물류 처리며, 고객 응대 등 아주 세밀한 처리 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얼핏 보
면 별 거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이 일을 할 때, 겉으로 보면 아무 차이가 아니지만, 결과는
전혀 다른 것처럼 여수룬 속에 쌓여 있는 15년 이상 된 해외 판매 경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큰 힘으로 드러날 것입니다.
우리가 돈이 없는 채, 그리고 많은 시간을 들여서 차근차근 준비를 해온 시스템과 프로
세스는 우리도 잘 모르지만 엄청난 위력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큐텐은 성장할 겁니다. 반드시 발전할 겁니다. 세계 투자자들은 아마존이
10년 간 적자였던 것도 봤고, 타오바오가 성장하는 것도 봤습니다. 그리고 큐텐은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큐텐은 투자를 받으면서 계속 성장할 겁니다.
그렇지만 큐텐은 국경을 넘겠다는 개념이 먼저 나오고, 실무가 좇아 가는 형식이므로 그
실무는 대단히 평범합니다. 남의 회사 이야기이므로 말을 조심해서 해야 합니다만, 큐텐의
프로세스는 대단히 평범합니다. 큐텐이 국경을 넘는 방식 자체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한
계 안의 방식입니다.
우리는 실무를 먼저하고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아니 개념은 갖고 있으면서 실무를 먼저
해본 셈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프로세스는 정말 정교하고, 판매자에게 매우 편리합니다. 알
려줘도 상관 없지만 지금은 조심해야 하니까 우리 강점은 공개하지 않도록 합니다.
경험 면에서도, 실력 면에서도 우리는 큐텐을 압도합니다.
단 한 가지 부족한 것은 돈입니다.

기회
이 흐름이 거세지면, 이 흐름에 꼭 끼어들려는 사람도 많아집니다. 우리에게는 정말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겁니다. 능력도 있고, 실력도 있으므로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더
많아 집니다. 대규모 제휴도 가능해지고, 대규모 투자를 받을 기회도 생길 겁니다.
설사 그런 게 안 이루어져도 우리는 슬슬 우리 힘으로 하고 있으면 됩니다. 슬슬 하면
된다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는 진짜 기회입니다.
슬슬 하고 있으면 반드시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생깁니다.
이 점에서 여수룬에는 기회가 온 것이고, 여수룬에 온 기회는 구성원 모두의 것이 될 겁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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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목적(目的), 목표(目標)

2013. 7. 03. 금요일.

우연히 설정되었던 목표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은 2005~6년 무렵에 구상했습니다. 그 때는 www.danboru.net을
운영하고 있을 때입니다. www.danboru.net은 오래된 여수룬 구성원이라면 어느 정도는 아실
텐데, 한국 택배 박스를 일본에 판매하는 사이트입니다. 제가 초창기 CEO로서 역할을 했습
니다. 지금도 일본 인터넷 택배 박스 판매 사이트 중 최상위에 속합니다. 이 박스 판매 사이
트를 운영하면서 저는 현재의 우리 오더몰 택배 박스 코너를 구상했습니다. 이 구상이 포장
재 오픈마켓 구상으로 발전했고, 그 다음은 전 상품을 취급하는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자금도, 사람도 부족해서 착수도 할 수 없었습니다.
2009년에 이상민 실장을 만났는데, 그 때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래
서 pin007.jp라는 도메인을 구매했습니다. 핀으로 꼭 집듯이 찾아준다는 뜻의 도메인입니다.
물론 그 때도 여건이 안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입사원 교육이나, 직원 교육 때도 이 개념을 설명했습니다.
저는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이라는 개념을 붙잡고 있었고, 그것을 여수룬의 목표로 삼았
습니다. 그동안 여수룬이 살아 남기도 만만치 않은 여건이었기 때문에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
의 맹아(萌芽)조차 거의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여수룬 사업에는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이라
는 개념이 여러 가지 형태로 남아 있습니다.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 건설이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여수룬은 인쇄 회사가 아니라
인터넷 무역 회사라고 끊임 없이 교육한 것도 그런 영향입니다.
인터넷 무역이라는 개념을 갖지 않았다면, 저는 절대로 개발실을 이렇게 확충하지 않았
을 것이고, 마케팅 파트도 키우지 않았을 것이고, 일본과 중국도 키우지 않았을 겁니다. 그
냥 명함, 스티커, 전단지, 중철, 무선철을 일본에 직판해서 먹고 사는 회사를 만들려고 했다
면, 개발이 거의 종료된 현 시점에서 개발실, 마케팅부 등은 다 축소를 해야 합니다.
인쇄물 판매업이라고 생각했다면 중국에서 생산해서 일본에 판다는 개념 자체가 나오기
매우 힘들었습니다.
인쇄업이라고 생각했다면 중국에 사이트를 여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일본 사이트를 개
발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이라는 목표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점을 감사하게 생각
합니다. 개념은 곧 목표고, 목적입니다. 목표가 있으면 현실을 대처하는 방식도 반드시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그 목표에 맞게 현재를 운영하게 됩니다.
물론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이라는 목표가 워낙 거대하기 때문에 지금 저도 여러분도 고
생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이라는 목표가 없다면, 솔직히 말해서 저도
여러분의 미래도 재미가 없어집니다. 저는 그냥 고만고만한 회사 사장으로서 어느 정도 그럴
듯 하게 살게 될 겁니다. 그나마 저는 괜찮습니다. 지금보다는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사는
것도 훨씬 좋아질 겁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은 정말 재미 없어집니다. 그저 고만고만한 회사
에 다니다가, 늘 다른 회사로 옮길 궁리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작은 중소기업에 다니면서
60세까지도 바라보기 힘들고, 복지도 특별히 낫지 않은 회사에 그냥 다니게 될 겁니다. 그리
고 터놓고 말하자면, 이 바닥에서 옮겨봐야 거기가 거기입니다. 정말 미래다운 미래는 없습
니다.
그러나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이 성공하면 우리 삶은 근본에서부터 달라집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회사에 다니게 될 거고, 또 나중의 삶도 그 어떤 회사보다 확실히 보장되는 회사
에 살게 될 겁니다. 여러분이 막연하게 생각하는 나중의 삶보다 몇 십 배 좋은 삶을 살게 될
겁니다.

1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은 실패를 한다고 해도 우리 전부의 삶이 위협 받지는 않습니다.
설사 오픈마켓이 실패해도 지금 우리 주력 사업인 인쇄물, 출력물, 판촉물, 포장재 사업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실패할 가능성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몇 십 배 높은 거대 프로젝
트입니다. 지금 어려움을 인내하면서 해볼만한 프로젝트입니다.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 사업 때문에 지금 우리는 분주합니다.
일본 전시회에서 만난 일본의 꽤 큰 프린터 판매 업자도 입점하겠다고 하고, 또 한국 스
티커 업체도 입점하겠다고 합니다. 일본의 꽃 박스도 입점했고, 도장 판매자도 입점하고 있
습니다. 한국 볼펜 판촉물 생산업체도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분주한 것은 분
명히 좋은 일입니다. 물론 성패는 모릅니다. 그렇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전자상거래 발
전 과정에 잘 맞는 일입니다.
지금 우리가 오픈마켓이라는 목표가 없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이렇게 반대로
생각해보면 지금 분주한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목표, 혹은 개념의 힘입니다.

개인의 목표
저는 오픈마켓을 크게 성공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가끔 헛갈릴 때가 있습니
다. 과연 이렇게 어려운 목표를 세우고 힘들게 사는 게 좋은 걸까 하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
다. 욕심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화요일에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습니다. 우리 회사 사정도 잘 아는 친구입니다. 그 친구
가 “그냥 적당히 팔고 편하게 살아. 너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그렇게 모험을 하냐? 그런 것
다 욕심이야” 라고 충고를 했습니다.
마땅히 대답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 친구에게는 “그래, 너 말도 맞다. 내 욕심인지도 몰
라” 하고 말했습니다만, 정말 어떤 것이 올바른 길인지는 잘 모릅니다.
편하고 안전한 길을 택하는 게 옳은 지, 어렵지만 결과가 큰 길을 택하는 게 옳은 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정답이 없습니다. 이럴 때면 저는 ‘선택’합니다. 제 선택은 ‘여수룬을 제대
로 된 큰 기업으로 만들어 보는 쪽’입니다.
저는 ‘선택’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합니다. ‘선택’이라는 단어는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않
습니다. 정답이 없으면서 결정할 때는 ‘선택’을 하면 됩니다. 선택을 하면 그게 목표가 됩니
다.
여러분도 늘 선택을 하실 겁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대개 크고 작은 목표가 됩니다. 저
는 여러분도 분명하게 선택하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그 여러 가지 선택 중 여수룬에서 성공
도 하나 넣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제가 여수룬 CEO로서 분명하게 이렇게 말하는 것은 아마 처음일 겁니다. 왜냐면 여수룬
에서 성공을 삶의 목표로 선택하고 안 하고는 각자의 몫이고, 또 미래는 제가 예측할 수 있
는 것은 아닌데, 제가 여러분의 인생에 이래라 저래라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만 지금은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여러분께서 저, 그리고 여수룬 동료들과 함께, 국경을 넘
는 경매 프로젝트를 제대로 성공시키는 걸, 여러분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목표로 삼으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여수룬-애드프린트를 라쿠텐과 아마존과 타오바오와 이베이를 능가하는 회사로 만
들어보고 싶습니다. 허황된 꿈일까요? 그런데 그 꿈을 꾼다고 해서 벌금 내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꿈을 꾸면 인생을 망치는 것일까요? 다만, 그 꿈을 꾸고 이뤄나가는 과정에
서, 실패하더라도 그 실패를 평안하게 받아들일 수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닐까요? 솔직히 성공
과 실패가 사람 손에 걸린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노력을 합니다만, 결과는 하늘에 달
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성공했다고 잘난 척 할 것도 아니고, 실패했다고 기죽을 일도
아닙니다. 실패를 두려워해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상민 실장을 좋아합니다. 저와 동갑인데 이실장은 ‘세계 최고의 프로그래머가 되
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청소년도 아닌데 좀 지나치지 않나요? 그런데 그런 꿈을 꾸면 안
되는 건가요? 저는 오히려 5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그런 꿈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이상민
실장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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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다르겠지만, 저는 여러분도 여수룬을 기반으로 자기 꿈을 분명히 꿨으면 좋겠습니다.
그 꿈 중 하나로 여수룬에서 성공하기를 목표로 삼으시라는 것입니다.
여수룬은 이제 망하기도 어려운 회사입니다. 반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큰 회사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여수룬과 함께 하는 것은 정말 복입니다. 목표가 명확하고, 목표를 달성할 가
능성이 매우 크고, 큰 꿈을 갖고 있는 리더들과 같이 일하는 것은 여러분의 복입니다. 다니
려면 이런 회사에 다녀야 합니다. 삼성이며, 현대에 들어갈 수 있으면 또 문제가 다릅니다만,
그런 형편이 아닐 경우, 여수룬은 여러분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좋은 회사가 될 가능성이 큽
니다.
저는 여러분께서 여수룬에 모두 거시기를 권합니다. 그래도 절대 손해나지 않을 겁니다.

목표가 분명해야 현재 일을 잘할 수 있습니다


크든 작든 목표가 분명해야 합니다. 제가 앞에서 여수룬의 큰 목표를 이야기 했고, 또
여러분에게 여수룬에서 성공이라는 목표를 가져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만, 목표가 분명한 것
은 정말 중요합니다. 큰 목표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여수룬에서 생활하면서 부서 혹
은 개인의 목표를 정하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그리고 어떤 프로젝트를 해나갈 때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저번에도 한번 예를 들었습니다. 소에게 쟁기를 매어 밭을 갈 때, 밭을 잘 가는 상일꾼
은 쟁기를 보지 않고, 밭 저쪽의 소나무를 보고 소를 부린다고 합니다. 쟁기를 보고 갈면 목
표가 없기 때문에 삐뚤빼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속담에 ‘초상집에서 울다가 누가 죽은 거냐고 묻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일에 매몰
되어 목적을 잃어버렸을 때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최근 조직 안에서 하는 일을 할 때 목표를 명확하게 세우지 않고, 일 자체에 매몰 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결국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바로 앞만 보고 달리는 형국
입니다. 마치 밭 저편 소나무를 보지 않고, 쟁기만 바라 보면서 밭을 가는 것입니다.
배너 하나, 광고 문구 하나를 만들 때도 늘 생각해야 하는 것이 일을 하는 이유이고, 목
표입니다. 목표가 뚜렷한 상태에서 만든 배너, 광고 문구, 포스터, 보고서는 확실히 다릅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목표를 깊이 생각하는 것은 의지를 가지고 할 수는 없다는 점입니
다. 그 누구도 목표를 잊어먹으려고 해서 잊어먹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모든 사람이 목표
를 인식하면서 일을 하려고 애쓰지만 일을 하다 보면 목표를 잠시 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 꼭 필요한 것이 대화입니다.
저는 이상민 실장과 참 많이 대화를 합니다. 휴일에도 SNS로 대화를 합니다. 이상민 실
장과 여수룬에서 만난 이래, 적어도 하루에 한 시간 이상은 대화를 합니다. 좀 이상하게 들
릴지 모르지만, 제가 답답해서 새벽 4시에 연락을 해도 연락을 받아주고, 또 답답하면 전화
로 한 시간 이상 대화를 한 게 시도 때도 없습니다. 이런 얘기하면 나중에 어긋날 수도 있으
니까 조심하는 게 맞습니다만, 여수룬이 여기까지 온 것은 이실장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
다. 저는 많은 것을 듣고, 또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힘든 때를 버텼고, 또 목표를 잘 가다듬
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실장과 대화 때문에 목표를 잘 잊어먹지 않습니다. 참 고마운 일
입니다.
그런데 여수룬 전체를 놓고 보면 너무나 부족한 것이 대화입니다. 대화가 부족하기도
하고 대화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낍니다. 조회(朝會)를 해보면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대부분 목표가 정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목표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은 방법도 명확하지 않
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목표도 방법도 정확하지 않으면 말할 게 없습니다. 일단은 목표를 정
확하게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개인 간의 대화, 부서간의 대화가 중요합
니다.
우리는 한 목표를 가진 한 팀입니다. 한 팀이려면 부단히 대화하면서 서로가 부족한 것
을 채워줘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목표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지금 하는 일이 목표에 잘 맞
는지를 서로 체크해줘야 합니다.
모두가 경험하듯이 책을 읽고 그것을 첫 번째 설명하려면 아무래도 버벅거립니다. 그렇
지만 두 번째 설명하면 당연히 매끄럽습니다. 말하려는 요점을 정확하게 알 수 있고, 부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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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을 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조금 덜 중요한 일도, 공식 회의에 부치기 전에 여러 사람과 여러 방식으로 대화를
합니다. 그래서 정리가 된 상태에서 회의를 합니다.
물론 그 전에 저는 늘 전언을 쓰면서 목표를 확인합니다. 저는 다른 어떤 것보다 전언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특히, 조직이 한국, 일본, 중국으로 펼쳐져 있고, 아직은 우리 목표나 계
획이 아주 세밀하게 짜여져 있지 않고, 방법론도 명확하지 않고, 인원도 부족한 상태이기 때
문에, 전언을 통해 조직이 나가야 할 바를 명확하게 하지 못하면, 조직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전언을 안 빼먹으려고 애씁니다. 이 전언을 쓰면서 저는
아주 긴 시간을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 뭘 하려고 하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저도 리더고, 간부들은 간부들대로 리더입니다. 그리고 평사원이라고 해도 곧 리더가 됩
니다. 직접 정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회의를 잘 해서 목표를 서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쪽은 제가 잘 알지 못합니다만, 이상민 개발실장은 아침마다 관계자를 모아놓고 작
업할 것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 합니다. 조직의 방향을 확인시켜주고, 해야 하는 일의 의미를
확인해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과정이 실제 일하는 과정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축도 마찬가지고, 프로그램도 마찬가지고, 마케팅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을 하는 시간
보다 일을 계획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계획이 명확해지면 사실 일을 하는 시간
은 길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접수부, 제작부, 수출사업부, 고객지원팀 등은 사정이 다
소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무를 책임지는 부서도 목표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 하는
일 자체의 의미가 반감되기 쉽습니다.
여수룬은 한 몸이어야 합니다. 우리 전부가 나가는 방향을 명확히 알 때, 그리고 부서나
팀이 나가야 하는 방향을 명확히 알 때, 우리는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목표를
확인하는 의미에서도 대화는 중요합니다.
조직 전체, 부서와 팀, 개인에게 모두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부서, 그리고 여러분 자신의 목표는 분명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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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신뢰

2013. 7. 10. 금요일.


신뢰는 생산력입니다.
다른 구성원을 믿을 수 있으면 저는 제 일만 하면 됩니다. 상대방을 믿을 수 없으면 내
가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상대방 일이 잘 되고 있는지를 체크해야 합니다. 한 팀이기 때
문입니다.
지난 번에도 말씀 드렸지만 저는 결재를 하지 않습니다. 한 달에 한두 번 경영지원실에
서 결재 서류를 올리기는 하는데, 그것만 특별히 제 결재를 받는 이유를 아직 모릅니다. 결
재하라니까 결재하는 것뿐입니다. 자금 결재도 부사장이 합니다. 회사 주 통장 마스터키만
제가 관리합니다. 돈 문제는 정말 큰 사고가 날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하고 나머지는 결재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그렇게 하나하나 결재를 하려면 하루에 열 건, 스무 건도 더 결재를 해야 할 텐
데, 그렇게 되면 결재해야 할 내용을 어차피 검토도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자금 집행도 아니기 때문에 형식으로 보면 꼭 결재해야 할 일은 아니지만 검토
를 해야 하는 것이 꽤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홈페이지에 어떤 주요한 프로젝트 내용을 검토하
는 것 등입니다. 이런 건 결재하는 형식은 아니고, 상의하는 형식인데, 이렇게 내용을 검토
해야 하는 건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렇게 내용을 검토해야 하는 건을 하루에 세 개 다루면,
진이 빠집니다.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판국에 형식에 따라서 일일이 결재를
하게 되면 내용 검토는 어차피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사실 결재라는 것은 책임 소재를 가리는 일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면책 수단입니다. 무
슨 일이 생기면, ‘당신이 사인하지 않았느냐?’는 것을 따지려는 행위입니다.
회사기 때문에 이것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는 형식을 갖춰야 합니다. 그런데
할 수 있으면 이런 형식을 버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일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는 일일이 결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나마 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큰 돈 문제를 제외하고 결재를 하지 않았지만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일이 생긴다고 해도 그 일이 결재를 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결재라는 형식을 마구잡이로 버리는 것도 큰 잘못이지만,
결재라는 형식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더 큰 잘못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일일이 사인하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시간 단축입니다.
형식을 배제하는 것입니다. 지출 서류에 일일이 결재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시간 낭비를 줄
이는 일입니다. 신뢰는 속도입니다. 속도는 생산력입니다.
믿을 수 없으면 끊임 없이 확인을 해야 합니다. 시간 낭비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신뢰가 곧 생산력’이라는 사실을 우리 스스로 너무 잘 입증해 왔습
니다.
저는 여수룬 임원과 간부들에게, 또 평직원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고, 또 신뢰
하고 있습니다. 제가 임원, 간부, 평직원 모두를 신뢰하기 때문에 저도 편합니다. 그리고 제
가 잘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실무를 잘 챙기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실무에는 될 수 있으면 개입을 안 하려고
합니다.
저는 실무를 잘 챙기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꼭 챙겨야 할 일이 아니면 챙기지 않
으려고 애를 씁니다. 왜냐면 저도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잘 하지도 못하는 실무까지 챙길
여력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임원, 간부, 직원 모두 알아서 할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
기도 합니다. 괜히 제가 실무를 챙긴다고 나서봤자 저도 힘들고 임직원들도 힘들기만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참 행복한 CEO이고, 편하게 사는 CEO입니다.
대신, 저는 제가 꼭 해야 할 일을 잘 하려고 애를 씁니다. 전언쓰기, 페이스 북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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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판매자 모으기, 한국 판매자 교육하기, 페이스북으로 일본 소비자 모으기 등 그때그때
제가 해야 할 일을 하는데 집중합니다. 물론 이 외에 손님도 만나야 하고, 간부들과 상의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제가 해야 하는 회사 발전 전략, 단기 전술, 조직 전체 상황 파
악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또 일을 구상하는 것도 저에게는 무척 중요합니다. 이것만으로
도 제 능력을 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웬만한 일은 할 수 있어도 안 합니다. 시간이
나면 차라리 놉니다. 얼핏 봤을 때 중요해 보이는 일도 저는 손대지 않습니다. 아니 손을 댈
수가 없습니다.
여수룬 조직이 이렇게 잘 돌아가는 것이 저에게는 참 신기합니다. 괜히 하는 말이 아니
라, CEO가 조직을 하나하나 챙기지 못하는데도 별 문제 없이 돌아가는 건 기적입니다.
물론 제가 하나하나 챙기지 못하는 동안, 임원이며 중간 간부며 평직원 여러분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여수룬 구성원 한 명 한 명을 놓고 보면 정말 개인의 발전과 전체의 발전을 조
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믿음이 있기 때문에 제가 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가 임원들을 믿고, 중간 간부를 믿고, 평직원을 믿는 것은, 제 자신을 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그러듯이, 우리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 모두 그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습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정말 성실하고, 정직합니다. 일을 하는
데 다소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거야 경험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뿐입니다. 그런
차이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건 지금 제가 말하는 신뢰와 조금 다릅니다. 자식을 믿지만 조
금 아쉬워하는 그런 마음일 뿐입니다. 그 문제는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기다려야 할
일입니다. 그런 아쉬움만 조금 치워 놓고 보면, 여수룬 구성원들이 성실하고, 정직해서 믿
을 수 있다는 것은 모두 이해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서로 신뢰를 할 수 있도록 잘 행동해 왔습니다. 이 점에서만큼은 CEO
인 제가 정말 감사 드립니다. 감사를 드리면서 기본으로는 너무 잘 해 온 신뢰 쌓기를 조금
더 보충하기를 바래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못해서가 아닙니다. 지금까지도 너무
나 잘 해왔습니다. 다만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는 심정으로 말씀 드리는 것뿐입니다. 그리
고 잘해왔지만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하지는 취지로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개미 구멍이 방죽을 허문다


일이 어그러지는 것은 얼핏 보기는 사소한 데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큰물을 막는
방죽도 개미 구멍으로 무너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사소한 것이 쌓여서 큰 일을 그르친다는
뜻입니다.
잘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찮아 보이는 일들이 쌓여서 짜증이
되고, 짜증이 쌓여서 신뢰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지각 같은 것이 그렇습니다.
저는 어른들이 모여서 운영하는 회사가 출퇴근 시간을 체크하는 게 정말 못 마땅합니다.
다 큰 사람들이 모인 회사에서 유치원에서나 해야 할 일을 한다는 게 참 우습습니다. 총무팀
은 출퇴근 기록을 모아서 게시를 합니다. 정말 이런 것을 해야 할까요? 그런 일에 귀한 인력
을 써야 할까요? 연차를 계산하는 표야 당연히 해야 하지만 지각 기록을 체크하는 건 정말
난처합니다. 이것도 하기로 한 것이니까, 제가 이렇게 이야기한다고 없앨 건 아닙니다. 그냥
하십시오. 다만 저는 이런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뿐입니다.
지각을 기록하는 것도 회사 조직이 할 일은 아닙니다만, 애당초 지각 자체가 좀 말하기
쑥스러운 일입니다. 어쩔 수 없을 때는 지각도 하지만 기록을 해야 할 정도로 지각을 한다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금요일마다 나눔을 할 때, 꽤 많은 인원이 제가 모두(冒頭) 발언을 한 뒤에 입장합니다.
이건 아니지 않을까요? 저는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CEO가 주재(主帝)하는 회의에 규
정 시간 이후에 들어오는 것은 좀 지나치지 않을까요? 이런 걸 가지고 제가 왜 늦냐고 잔소
리를 한다는 것부터가 참 웃기는 일입니다. 참 할 일 없는 CEO입니다. 이걸 가지고 얘기해
야 한다면 그것도 참 한심한 일이고, CEO가 주재하는 회의에 지각을 하는 것은 무례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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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모한 행동이기도 합니다.
금요나눔 때도 그렇지만, 지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참 납득 받기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지각을 한다고 해서 성실하지 못하다고 규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지각을 자주하는 사
람은 확실히 조금 덜 신뢰하게 됩니다.
몸을 잘 관리하지 못해서 갑자기 병가를 내거나, 연차 휴가를 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차라리 계획을 갖고 일주일 연차를 내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걸핏하면 병가를 내는 것
도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는 것은 이해합니다. 병이 예고하고 오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시도 때도 없
이 갑자기 연차를 내면, 확실히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줍니다. 신뢰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몸을 잘 관리하는 것도 어른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몸이 약해서 자주 아픈 사람에게 이런 말하는 게 부담스럽습니다만, 건강도 관리하지 않
으면 안 됩니다. 늘 힘들어 하고, 지쳐 있으면 보는 것만으로도 힘듭니다.
물론 주변 사람들과 회사는 몸이 아픈 사람을 보호해줘야 하고, 아프면 나오지 말고 치
료하도록 권유해서 건강을 회복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이것은 주변 동료가 해야 하는 일일
뿐입니다. 몸이 피곤한 본인은 다른 사람의 보호를 받아야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신뢰는 예측할 수 있을 때 생깁니다. 신뢰할 수 있을 때 자유로워집니다. 아이들이 그렇
습니다. 어릴 때는 늘 엄마가 어디 있는지를 살핍니다. 그래서 조금 가다가는 돌아와서 엄마
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엄마가 거기 있다는 것을 알면 조금 더 멀리 갑니다. 그리고 또 돌아
와서 엄마를 확인합니다. 이 신뢰가 쌓이면 아이는 엄마가 거기 있다고 믿기 때문에 아주 멀
리 자기 세계를 향해 나아갑니다. 멀리 있어도 엄마가 있어야 할 그 자리에 있다고 믿기 때
문에 편안하게 자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신뢰란 이런 것입니다. 와야 할 시간에 와 있는 것, 되어 있어야 할 때 되어 있는 것,
있어야 할 때 있는 것, 그래서 걱정하지 않고 자기 일만 잘 하려고 애를 쓰는 것, 이것이 신
뢰입니다.
아이가 마음 놓고 멀리 갈 수 있도록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 기다려 주는 것, 믿을 수
있게 해주는 노력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 별로 없도록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것은 예의이고, 상대
를 배려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무너지면 신뢰도 무너집니다.

투명한 돈 관리, 남녀 문제
여수룬에서는 제가 1년에 한두 번 정도는 일부러 이 주제를 이야기합니다. 신뢰와 관련
우리는 돈을 잘 다뤄야 하고, 남녀 문제에 주의를 해야 합니다. 세상 대부분의 안 좋은 일에
는 돈과 남녀 문제가 걸려 있습니다.
다행히 여수룬 구성원들은 돈 문제에서는 참 맑은 편입니다. 물론 회사에서 평사원이나
하급 간부들이 돈 문제로 회사를 어렵게 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조심
해야 합니다.
여수룬도 이제 작은 회사가 아닙니다. 작은 회사가 아니면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돈 문제
가 생깁니다. 재고 관리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거래처와 거래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재고 관리나 공금 관리는 의지에 의존해서는 안 되는 일이고, 시스템과 결재를 통해서
처리를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관리 이전에 구성원들 마음에서부터 도덕을 중시하는
풍토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돈 문제는 언제라도 터질 수 있으니까 때때로 또 생각
을 해보아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남녀 문제는 돈만큼 무섭습니다. 여수룬에서도 작년에 호되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리
고 위태위태한 장면도 꽤 많았습니다. 남녀 문제는 마음입니다. 마음을 잘 통제하는 것은 생
각보다 어렵습니다. 참 조심해야 합니다.
남녀 문제 말씀 드릴 때마다 또 같이 하는 말입니다만, 건강한 만남은 장려되어야 합니
다. 회사 안에서든 회사 밖에서든 건강한 만남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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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남녀 문제는 건강하지 않은 만남입니다. 부디 주의해야 할 일입니다.
저는 이 두 가지 문제는 조직에서 엄격하게 다룰 겁니다. 실수로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
우에 여수룬은 거의 문제 삼지 않습니다. 그런 것은 실수기 때문입니다. 임원이든, 간부든,
평직원이든, 심지어 저든 일을 하다가 회사에 심한 손해를 끼칠 수도 있습니다. 아니, 이것
은 늘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런 일은 문제 삼을 수가 없습니다. 하도 속상하니까 한 마
디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질책과 다른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공금에 손을 대거나 부적절한 남녀 문제는 단순한 실수가 아닙니다. 이 문제는
규모의 크기와 상관 없이 원칙을 훼손한 것이므로 아주 엄격하게 다룰 겁니다. 이것은 단순
히 실수를 한 것과 달리 의도를 가지고 한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상식, 배려
지각을 하지 않아야 한다거나 갑자기 결근하지 않게 해야 한다거나 돈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거나, 잘못된 남녀문제가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을 하나하나 규
정으로 정하고 규율로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 배운 대로, 해야 할 것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안 하면
되는 일입니다.
상식을 지키면 됩니다. 상식을 지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일입니다. 상식을 지
키고 배려를 하면 모두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성장
제가 여수룬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꼭 이루어야 하는 것은 저 자신의 성장입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 역시 여수룬과 함께 인격도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저는 성장한 인격체가 모
인 회사가 발전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격이 성장한 사람이 더 큰 역할을 하는
회사를 만들려고 애를 씁니다.
여수룬의 제1모토는 ‘직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입니다. 저는 이것이
여전히 옳다고 생각합니다.
지켜야 할 일을 지키는 것은 인격의 성장 이전에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이것이 이루어지면, ‘신뢰’라는 다소 거창한 과제도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참 잘하고 있는 일이지만, 우리 삶의 터전인 여수룬의 발전을 위해서, 또 각자의
발전을 위해서 우리가 마땅히 할 일을 다시 한번 뒤돌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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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전술 수정

2013. 7. 19. 금요일.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을 만들되, 속도는 늦춘다


마구잡이로 공급사와 입점사를 모집하던 것을 좀 멈추고, 아이템을 선별해서
입점시켜야겠습니다.
마구잡이로 공급사와 입점사를 모집한 것은 또 실책입니다. 리더로서 현명하지
못했습니다.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을 추진한 것은 지금도 옳다고 여겨집니다. 다만, 방향은 그렇게
잡되, 추진은 조심스럽게, 천천히 했어야 했습니다. 오픈마켓을 지향하되, 전략 상품을
선정하고 그 상품 제조자를 입점시키는 것으로 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골판지 박스,
프라단, 지관, 칼라박스, 꽃박스, 쇼핑백 등등 무조건 입점시켜버렸습니다. 등록만 하고
상품을 관리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무조건 등록시키라고 독려를 해버렸기 때문에 상품을
관리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했습니다. 더군다나 조직의 역량이 미약한데 벌려만 놓았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판매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참 후회가 됩니다.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을 만드는 데 사로잡혔습니다.


이 생각에 사로잡혔기 때문에 세밀한 전술을 짜는 데 소홀했습니다. 오픈 마켓을 연다는
전략 목표만 세우고, 목표를 이루는 전술을 상세히 검토하지 못하고, 그냥 달려버렸습니다.
제가 원래 세밀하지 못합니다. 저의 큰 단점입니다. 늘 잘 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달려갑니다. 무모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의 판매자가 다 같이 참여할 수 있는 판을 만든다는 목표는 역시 옳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모든 상품에 적용하기보다 범위를 아주 좁혀서, 우리가 선정한
아이템의 한, 일, 중 판매자가 참여하게 했다면 확실히 좋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템 선정도 신중했어야 합니다.
이 전언을 쓰면서도 반추해보면 역시 너무 방법을 찾는데 소홀했습니다.

좀더 시간을 가지고 상의했어야 했나?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을 진행하면서, 이 건 역시 제가 억지로 끌고 간 면이 있습니다.
리더의 어려움입니다. 강력하게 이끌고 가야 할 때가 있고, 기다려야 할 때가 있는데,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 건설을 회사의 핵심 비전으로 할 거면, 아무래도 충분한 시간을
가졌어야 했습니다.
임원과 간부들이 좀더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제가 약간 무리를 해서 끌고 가다 보니, 임원들의 귀한 의견을 들을 시간을 다
놓쳐버렸습니다. 제가 서둘렀기 때문에 임원들은 저를 위해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가운데
일을 추진해줬습니다. 임원, 간부들은 옳았습니다. 명확히 이해가 되지 않아도 리더가
움직이면 최선을 다해서 해주는 게 맞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서버리면 잘못을 잠시
중단시킬 수는 있지만 더 중요한 신뢰가 깨져버립니다.
우리는 한 팀이니까, 리더가 잘못할 때 어쩔 수 없이 같이 잘못을 범해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 신뢰를 쌓아나가고, 서서히 고쳐야 합니다.
다행히 이번의 경우 방향은 맞았지만, 충분히 상의하지 않은 가운데 제가 먼저
움직여버렸기 때문에 생겼습니다.
제가 초조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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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바심, 투자 기대 심리, 그리고 qoo10
제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토하지 않고 서둘러 움직인 것은 초조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12월 엔저가 시작되면서 저는 초조했습니다. 올해 초에 급여도 반만 지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선언할 만큼 조직도 힘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작년 말에
터널을 다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엔저 때문에 곤란한 터널이 계속되니까 지겨웠습니다.
초조하면 지는 건데, 초조해졌습니다. 초조해지면서 판단력도 무뎌졌습니다.
늘 조마조마했던 자금 사정을 앞으로도 상당히 오랜 기간을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힘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되면 되고, 안 되면 말고 식으로 공급사와 입점사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조바심이 투자 유치와 절묘하게 연결되었습니다. 몇 달 전 투자 회사와 만났을 때,
그 투자 회사가 한국에서 특A급 투자사였고, 우리 회사의 가능성을 매우 높게 봐주었습니다.
투자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투자사에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심리가 저를
지배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리보다는 외양이 중요했습니다. 입점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바빴습니다. 그리고 그러면서 저 자신은 투자가 된다고 전제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투자는
되니까 판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연결이 된 것입니다. 안이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www.qoo10.jp 사이트가 비즈니스 모델이 똑 같은데 1천억 원
자본금으로 런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제 마음을 흔들어버렸습니다. 한편으로는
엄청난 회사가 탄생했기 때문에 우리가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고, 또 한편으로는 무조건 빨리 따라가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큐텐이 등장했으니 투자자에게 설명하기도 쉽다는 점에서 투자를 받으려는 마음도
더 커졌습니다.
이런 상황이 저의 마음을 흔들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차분하고 느긋하게 가지 못하고,
서두르게 되었습니다.

아이템 수에 매달렸던 작풍(作風)


이런 환경에 덧붙여, 아이템을 다루는 여수룬의 풍토도 알게 모르게 마구잡이로
입점사와 공급사를 늘리는데 급급하도록 만들었다고 여겨집니다.
올해, 여수룬 매출의 34.6%는 플라스틱 카드와 베스티앙을 빼고 2절명함이며, 엽서
등을 포함한 기본 명함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21.8%는 스티커에서 나오고, 12.3%는
마쿠마쿠에서 나옵니다. 이 세 아이템을 합치면 68.7%입니다. 여기에 전단지 11.5%, 중철
6.4%, 무선철 3.5%를 포함하면 이 주력 상품의 비중은 90.1%입니다.
이들 아이템이 작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90.7%입니다.
뭐든지 그렇지만 단순 비교는 힘듭니다. 그렇지만 이 숫자는 새로운 아이템을 열심히
발굴했지만 새로운 아이템들이 매출에 기여한 정도가 매우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여겨집니다.
우리가 열심히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했지만, 새로운 아이템이 매출에 기여한 것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사실은 굳이 숫자를 끄집어내지 않아도 우리가 어느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올해 발굴한 아이템 중에서 성공한 것은 노보리입니다. 노보리는 올해 3월12일에 처음
출시했습니다. 그런데 3월에 마쿠마쿠 전체 매출에서 5.1%, 4월에 15.3%, 5월에 14.7%,
6월에 17.3%, 7월 17일 현재 22.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7월만 놓고 보면, 회사 전체
매출에서 노보리가 3.26%를 차지한다는 뜻입니다.
2012년에는 중철과 무선철을 출시해서 전체 매출에서 5.1%와 3.1%를 만들었습니다.
이것도 엄청난 성과였습니다.
물론 어떻게 보면, 2012년에 중철과 무선철을 발굴한 것이 큰 성과였고, 올해 현재
노보리를 발굴한 것이 큰 성과였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신상품을 개발해서 성공한 확률이 너무 낮습니다.
평가하는 입장에서는 이 성과가 크다고도 할 수 있고, 작다고도 할 수 있는데, 더
짚어봐야 하는 것은 효자 상품을 만들어내는 우리 풍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중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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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철은 인쇄업에서는 기본 아이템입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히 해야 할 것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노보리의 경우는 어땠나요? 우리가 노보리를 출시하게 된 과정은 좀
어정쩡했습니다. 중국 사무소가 오픈을 했고, 중국 사무소에서 뭘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던
중, 노보리를 알아봤고, 가격이 맞아서 오픈했던 것 같습니다.
상품을 런칭하는 과정에서 치밀한 고민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반성을 하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 늘 치밀할 수는 없지만, 이 전언을 쓰면서는 이 점이 무척 크게 느껴집니다.
사실 그랬습니다. 여수룬이 상품을 발굴하는 과정은 치밀하지 않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입니다. 그리고 발굴 이후를 그다지 책임지지 않습니다. 뭐랄까, 팔리든 말든 일단 등록만
하고 보자는 식의 사업 풍토가 아주 강하게 남아 있는 것입니다.
담당 부서를 탓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저 자신에 대한 통렬한 반성입니다. 이 점은
리더가 반드시 짚고 넘어갔어야 할 일입니다. 저는 아무래도 벌리기를 좋아하고 하나하나
다져나가는데 무척 약합니다. 리더가 이런 작풍을 갖고 있으니 조직도 저절로 그렇게
되어갑니다. 그러니까 막 출시는 하지만 출시한 녀석이 잘 나가고 있는지 안 나가는지 별로
관심도 갖지 않고, 안 나가면 말고, 또 다른 것을 준비하는 식입니다.
이런 풍토가 오픈 마켓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보면 여수룬이 신상품을 선정하고 상품을 육성하는 풍토는 매우 취약하다는
뜻이 됩니다. 여수룬이 그런 것이 아니고, 제가 그렇습니다.

길게 보고, 자력갱생(自力更生)
80명의 삶이 달린 회사의 방침을 CEO라고 해서 하루 아침에 이렇게 한다, 저렇게
한다고 정하는 것도 참 위험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이 전언을 통해서 하는 말도 그냥
정책이다 하고 선언할 수는 없습니다. 역시 상의를 하는 과정입니다.
여수룬에서만이 아니고 어디서나 조직의 CEO 역할은 어렵습니다. 어디서든 저 정도로
상의하고 토론하면서 결정해도 참 잘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방향을 정하는 것은 늘
어렵습니다. 리더니까 말을 하면 그대로 결정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아무리 상의를
한다고 해도 리더의 역할은 너무 큽니다. 그렇다고 리더가 말을 안 하고 결정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습니다. 말을 하면 결정이 되고, 말을 안 하면 말만 안 했을 뿐이지 리더
뜻대로 움직여가게 되어 있습니다. 조심스럽지만 말을 안 하면 안 되는 것이 리더입니다.
이 전언도 그렇습니다. 검토 사항이라고 단서를 붙이지만, 제가 말을 하면 방향이
됩니다. 그렇다고 말을 안 하면 안 됩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고 같이 또 생각을 해봅시다.
잠시 짚어본 현재 상황을 놓고 저는 원점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투자 유치는 접어야겠습니다. 이렇게 선언하는 저도 괴롭습니다. 허상입니다만 그래도
막연하게 뭔가 하나 의지하는 게 있다가 그게 없어지면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나니까 힘든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뭐랄까 지갑 속에 복권에 막연한 기대를 거는 것과 같은 심정일까요?
물론 복권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복권은 막연하게만 기대하는 것이지만, 여수룬의 기업
내용은 웬만한 사람은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문제는
여수룬의 가치를 우리가 생각하는 정도로 인정 받으면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느냐는 것인데,
이 점을 생각하면 투자 유치는 당분간 접어야겠습니다.
환상을 걷고 좀 떨어져서 보면 현실은 어떤가요? 저 개인이 겪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어려움 때문에 진단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제 개인의 감정도 최대한 거두고 봐야 합니다.
거리를 두고 보면, 여수룬의 상황은 연초에 예측했던 것에 비해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연초에는 정말 위험했습니다. 그래서 그 때, 급여를 반만 지급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씀
드리기도 했습니다. 저 자신도 정말 위태위태한 길을 걸었고, 가슴이 쪼그라든 채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가장 위험한 8월까지 한 달 반 밖에 안 남았습니다. 8월이
지나면, 9월~12월 성수기가 오고, 1월 잠시 쉬고, 2월 중하순부터 또 성수기가 시작됩니다.
냉정하게 보면 한 달에서 두 달만 지금보다 약간 더 상황이 안 좋아질 뿐 그 다음부터는
대체로 무난하게 상황이 풀릴 것 같습니다.
역시 또 환율이 문제일 텐데, 환율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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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조건도 크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과도하다고 여겨질 만한 투자가
있었습니다. 비효율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시기에 했던 과도한 투자도 지금은 잘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일 수 있습니다. 비효율을 개선하면, 즉시 효율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다행스런 것은 여전히 여수룬은 인쇄물, 판촉물, 출력물, 포장재를 다루는
서비스에서만큼은 여전히 강자입니다. 우리 개발실이 자부심으로 갖고, ‘다른 사람은 이렇게
못 만듭니다’하고 말하듯이, 우리 프로그램과 서비스는 절대 강자이고, 또 우리 모두가
육성한 개발실이 프로그램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과도한 투자를 했던 만큼, 신상품 개발에서도 우리 실력이 엄청나게
높아졌습니다.
마케팅 쪽도 실력이 엄청나게 높아졌고, 이제 제 기량을 내고 있습니다.
자금이 부족하다는 것 말고는 정말 우리 실력은 대단합니다. 다만,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뿐입니다. 시간만 조금 부족한 것이라면 조금만 더 느긋해지면 됩니다. 시간은 우리
편이니까 조급함만 버리면 됩니다.
제일 문제는 CEO인 저입니다. 지금 여수룬에서 가장 조급한 사람은 저 자신입니다.
개인적으로 겪는 어려움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만, 지금까지 겪은 어려움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저에게는 시간이 아주 길게 느껴집니다. 이 조마조마한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은 것입니다. 머리로는, 그래 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지만,
마음이 급합니다.
우리가 나눔할 때, 말을 마무리 하면서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말합니다. 제가
오늘 저 자신의 어려움을 고백함으로써 제가 매우 큰 위로를 받게 될 거고, 또 많이 회복될
겁니다. 어쩌면 이렇게 고백했기 때문에 느긋하게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저
자신의 어려움 때문에도 힘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CEO니까 조직 구성원에게 미안한 마음을
늘 갖게 됩니다. 좀더 좋은 환경, 좀더 좋은 대우를 늘 생각합니다. 이곳이 저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의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
상황이 참 견디기 힘든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이렇게 고백하는 것을 계기로 저부터 좀더 느긋해지도록 의도적으로
노력하려고 합니다.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하겠습니다. 하루하루만
충실하게 살아가고,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가는데 최선을 다하고, 그것이 정책에 반영되게
하겠습니다.

오픈마켓 틀을 유지하되 전략 아이템을 선정하기


오픈마켓 틀은 매우 유용합니다. 그리고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은 우리 미래입니다.
이것이 없으면 다시 말씀 드리지만 여수룬은 그저 그런 회사로 끝날 겁니다. 우리가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을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 중국 입점사도 모집할 수 있고, 한국 입점사도
모집할 수 있습니다. 외연이 넓어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안으로는 오픈마켓 툴을
완성하는데는 계속 힘을 쏟아야 하고 중시해야 합니다.
다만, 적용은 전략 아이템에 집중합니다.
예를 들어 정말 우리가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전략 아이템을 선정하고 입점 업체는 한국,
중국, 일본으로 확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맞는 최적의 검색 조건을 부여합니다.
조건 검색도 여수룬이 지금 제일 잘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컨텐츠도 충분히
제대로 구성합니다.
저는 여수룬의 명함을 생각해봅니다.
명함은 여수룬에서 매우 소중한 아이템입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명함에 엄청난
투자를 했습니다. 이 정도로 다양하게 재질을 취급하는 회사는 없습니다. 여기에다가
거래처를 여러 차례 바꾸면서 품질을 유지했습니다. 후가공을 직접 함으로써 품질도 올렸고,
납기도 맞췄고, 가격도 낮췄습니다. 베스티앙을 출시했습니다. 여성용 3호 명함도
내놨습니다. 팔리지는 않지만 스마트 명함도 출시했고, 이번에는 다인 명함도 내놓습니다.
여기에 2영업일 명함도 있습니다. 우체국 발송 서비스도 있습니다.
명함이 올해 여수룬 전체 매출에서 30.9%를 차지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작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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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30.6%였습니다. 관리를 해주기 때문입니다.
기본 아이템인 스티커와 전단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관리를 해주기 때문입니다.
전략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은 마쿠마쿠 사업에서 잘 드러납니다. 마쿠마쿠 사이트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4.5%, 2011년 12.5%. 2012년 11.7%, 2013년 12.3%입니다. 이 중 2011~12년
상황은 매우 중요한데, 이 시기에 명함은 41.7%→30.6%, 스티커는 27.8%→21.9%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줄었습니다. 이 때 중철과 무선철이 출시되어서 8.1%의
매출을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쿠마쿠 사업부는 0.8%만 줄어들었으니 내용에서는
엄청나게 성장한 것입니다. 그리고 노보리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올해 전체로 봐서는 12.3%,
올해의 5,6,7월만 보면, 14.1%, 13.9%, 15.6%로 스티커를 맹렬하게 추격하는 형국입니다.
마쿠마쿠 사업부는 부서 자체가 아예 독립되어 있고, 그 때문에 아이템만이 아니라
컨텐츠, 마케팅까지 집중하는 조건이 갖춰져 있습니다. 집중해서 관리하니까 매출이 나오는
것입니다.
사실 충무로만 봐도, 봉투만으로, 부채만으로, 클리어파일만으로, 메탈스티커만으로 먹고
사는 업체가 무척 많습니다. 종이컵, 쇼핑백을 일본에 수출하는 업체도 있고, 마우스패드만
만들어서 먹고 사는 업체도 있으리라고 여겨집니다. 각 업체도 업체지만 이 아이템의 생산
총량을 따지면 여전히 꽤 큰 규모입니다. 우산이며 수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에도 이들 아이템 수요는 여전히 엄청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각 아이템마다
제대로만 컨텐츠를 구성하고 관리하면 충분히 매출이 나온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각 아이템을 다룰 때, 명함처럼, 스티커처럼, 현수막처럼 다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이만 낳고 기르지는 않는 어떤 물고기처럼, 우리는 상품 등록만 하고
매출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되어 있습니다. 시간 낭비고 노력 낭비입니다. 누구
혹은 어느 부서를 특히 탓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문제는 제 책임입니다.
중요한 정책이기 때문에 이 점은 제가 챙겼어야 했습니다.
우리는 한국과 중국에서 생산할 수 있고, 또한 일본에서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명함이라면, 스티커라면, 현수막이라면 애드프린트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일본 책자 생산 업체를 입점시켜야 합니다. 책자 종류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리가 가장 잘한다는 명함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일본의 당일
명함을 입점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일본 고객들이 명함을 만들려면 당연히 애드프린트로
가야 한다고 인식하게 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일본 전역의 당일 명함 제작사를 도시마다
입점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책자든 전단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하려고 해도
오픈마켓 프로그램은 절대로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마구잡이로 입점시키기 위해 수수료 무료였던 정책도 포기할 수 있습니다.
전략적 선택이므로 수수료를 받으면 됩니다.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것은 우리 전략 상품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일본
업체를 입점 시키는 것은 일본 업체에도 도움이 되지만 당장 우리에게 도움이 됩니다.
한국에서도 명함 업체를 더 참가시킬 수 있습니다. 특수 명함이 얼마나 많습니까? 스티커도
마찬가지고, 현수막도 마찬가지고, 광고 수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수요일마다 개최하는 설명회에 충무로 사람들을 참가시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 사업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장래에 오픈마켓을 열 때 엄청난
노하우를 쌓아가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노동력 손실을 최소로 할 수 있습니다.
아이템을 집중한다는 점에서는 기존 아이템을 정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동안 너무 벌렸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시행착오 과정이고, 우리가 겪어야 하는
과정이었다고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사람의 인식 능력은 당연히 한계가 있습니다. 잘했으면
너무 좋았겠지만, 우리 능력 밖의 일이었습니다. 아니 제 능력 밖의 일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과정은 그냥 받아들이고, 수정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멀리 보고, 천천히 가려고 합니다. 초조함을 버리고 평상심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5
벌리지 않고 현재를 단단히 하면서 미래를 대비하려고 합니다.
다음 주에 일본과 중국 대표들이 옵니다.
같이 상의할 예정입니다.
모두 관심을 가지고 이 문제를 같이 이야기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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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내년까지 여수룬

2013. 8. 2. 금요일.

터널 끝
이번 달 매출이 6천8백만 엔 가까이 되었습니다.
엔-원 환율 1:11을 전제로, 지금 규모 여수룬은 6천8백만 엔이 한 달 손익분기점입니다.
재정보고서가 나와야 정확히 알겠지만, 7월은 거의 손익분기점입니다. 적자가 났더라도 크게
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올해는 전년도 같은 달 대비 한 달 매출이 평균 147% 성장했습니다. 이 추세로 보면, 8
월은 대략 6천만 엔, 9월은 7천6백만 엔, 10월은 8천4백만 엔, 11월은 8천만 엔으로 추정됩
니다. 8월에 꽤 적자가 나고, 9월 이후는, 환율에 큰 변동이 없는 한, 매 달 흑자가 날 것으
로 판단됩니다. 물론 매출이 늘어나면 원재료 매입비며 운송비 등 변동비도 늘어나겠지만,
그래도 흑자는 납니다. 천신만고 끝에 엔저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는 셈입니다..
작년 12월부터 급격하게 진행된 엔저로 정말 어려웠습니다. 저도 매우 불안했습니다. 지
표로만 추정해 보면 꽤 힘은 들지만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만, 늘 돈이 부족했기 때문
에 스트레스를 무척 많이 받았습니다. 마음이 무척 흔들리면서 어떻게든 투자를 받아야겠다
는 생각도 들었고, 조급하게 움직이면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업을 많이 추진했습니다. 지
금 와서 보면, 당시의 조직과 자금 상황에 비춰봤을 때 적절하지 못한 정책이었습니다. 적절
하지 못한 행동이어서 조직력 낭비가 꽤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회사는 임직원 여러분의 헌신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7월 말 현재 부
족 자금이 2억8천만 원 정도니까 상황이 좋지는 않습니다. 물론 앞으로는 많든 적든 흑자가
날 테고, 한 달 매출에 비하면 부족 자금 액수가 못 견딜 정도는 아니니까 괜찮습니다. 그동
안 거래처 등과 지급을 조율한 부사장도 애썼고, 임직원 한 분 한 분이 정말 애를 썼습니다.
모두 애써준 덕분에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자금이 부족한 것
도 힘든 일이긴 하지만, 급여까지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은 정말 견딜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까지 가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래도 최선을 다한 결과입니다.
CEO인 저로서는 임직원 여러분의 헌신에 진심으로 감사할 뿐입니다.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직이 많이 정리 되었습니다. ‘고난은 변장된 축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지나고 나면 많이 성장합니다. 여수룬도 마찬가지입니
다. 투자를 받지 못하고, 많이 실패하면서 저도 여수룬도 많이 성장했습니다.
저 자신은 조급함과 지나친 낙관주의를 반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안 된다는 생각
보다 뭐든지 하면 된다는 생각을 먼저 하기 때문에 실수가 많습니다. 그리고 무척 어려운 상
황을 겪으면서 빨리 이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조급함이 있었습니다. 지나친 낙관주의
와 조급함 때문에 주도 면밀하게 살피지 않고, 일을 자꾸 벌이게 되었습니다. 이 점은 제가
잘못한 점입니다.
그러면서도 저는 저도 회사도 지나치게 위축되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패는
사람을 주눅들게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실패를 하면 저도 위축됩니다. 그렇지만 실
패가 두려워서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은 더 큰 잘못입니다. 저도 여러분도 앞으로 또
실패를 할 겁니다. 물론 좀더 현명하다면 조금 덜 실패하겠지만, 어쨌든 실패를 할 겁니다.
그 실패 때문에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정책은 실패를 했지만, 그래도 회사 전체를 보면 나름대로 안정이 되어 가고 있
습니다. 매출은 여전히 늘고 있고, 조직은 단단해졌습니다. 그리고 엄청나게 기술이 축적되
었습니다. 그리고 조직 내부에 실력이 쌓였습니다.
실패에 주눅 들지 말고, 또 약점만 보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관점을 가지고 저는 앞날
을 설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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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말씀 드리지만, 저는 실패하더라도 리더는 방침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리더는 실패를 인정하되, 실패 속에서 거둔 성과를 잘 추스리고, 앞날을 설계해야 합니다.
이것이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자력갱생
지난 번 전언에서도 말씀 드린 것처럼, 당분간은 자력갱생을 원칙으로 운영하겠습니다.
이제 투자 유치는 포기합니다. 다행히 이제 투자를 받지 않고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언젠가는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 비즈니스는 확장성이 큽니다. 또 회사는 확
장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 사업은 투자를 받지 않고는 자리를 잡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는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력갱생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사업을 만
들지는 않겠다는 뜻이고, 투자를 못 받으면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운영한다는 뜻입니다.
기다리겠다는 뜻입니다. 무리하게 투자를 유치하는 대신, 투자를 받을 수 있는, 투자자 입장
에서는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내실을 기한다는 말입니다. 외부에 눈을 돌리지 않고, 우리 힘으로 힘 닿는 만
큼 영역을 확장하는데 주력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방법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
습니다.

컨텐츠 재구축과 강화
자력갱생은 하나하나 다지면서 가는 길입니다. 번 것으로 쓰고, 조금 남겨서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단기 손해를 감수하고 투자하는 방식은 피합니다. 아이템을 무리하게 늘리기 보
다, 있는 아이템을 보강하고, 관련 아이템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잘 팔리는 아이템을 보강해서 더 팔고, 이미 올려놓은 아이템을 보완하고, 관련이 깊은
아이템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조금씩 확대한다는 뜻입니다.
서비스 개선도 일종의 컨텐츠 강화 영역에 넣어서 다루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 조직에서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홈페이지를 개선하고, 아이템을 보강하
고, 아이템 설명을 보완하는 것이 컨텐츠를 재구축하는 것입니다.
컨텐츠 보강과 구축은 우리가 매우 취약합니다. 저는 현재 독서토론회에서 교재로 쓰는
『인터넷 쇼핑몰 성공 전략』이라는 책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컨텐츠를
잘 구축해야 한다고 한 것은 옳았습니다. 그렇지만 컨텐츠를 잘 구축한다는 것이 이렇게 방
대한 영역인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그러면서 정말 이 책을 텍스트로 해서 컨텐츠를 구축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틀리지는 않지만 대충 아는 것이 제 한계이고, 또 수준입니다. 조직은 리더의 수준만큼
발전합니다. 컨텐츠 구축 분야는 여수룬 리더 그룹의 수준이 높지 않습니다. 여수룬 리더그
룹이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저는 컨텐츠 재구축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려고 합니다. 당분간은 투자가 많이 들어가
는 새 사업을 벌이는 걸 자제하겠습니다.
명함, 스티커, 현수막, 노보리, 전단, 중철, 무선철만 보강해도 매출은 꽤 올라갈 겁니다.
그리고 새로 가능성을 보여주는 아이템도 각각 전문몰에 준해서 페이지를 구축하면 반드시
매출이 올라갈 겁니다.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고, 기존 아이템을 보강해서 매출을 증대 시킬
수 있으면 그것이 최선입니다.
회사명함(다인명함 多人명함)은 새로운 상품이 아닙니다. 대상만 바꾸는 것입니다. 그렇
지만 그동안 애드프린트가 전혀 못 들어가고 있는 중소기업 이상 시장을 개척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컨텐츠 보강으로 부르기는 좀 모호하지만, 타킷에 맞춰 상품 가격을 바꾼다는 관점에
서 보면 컨텐츠 보강입니다. 당분간 이런 영역을 보강해서 매출을 만들겠다는 뜻입니다.
롤스티커는 분명히 시장이 있습니다. 롤 스티커는 공장에서 주로 쓰기 때문에 커팅된 스
티커보다 훨씬 수요가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롤스티커를 제대로 팔지 못하
고 있습니다. 롤스티커를 잘 팔기 위해 상품 리스팅, 설명을 바꾸는 것도 역시 컨텐츠를 재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런 개선만으로도 매출은 올라갈 수 있습니다.

2
이번 달 들어 A4포켓폴더 매출이 올랐습니다. 출시한 지 꽤 오래 되었으니까 이제야 사
람들이 좀 알게 되어서 팔리는지 어떤지 이유를 잘 모릅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왜 매출이
올랐는지를 분석하고, 분석을 토대로 매출을 더 올릴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컨텐츠 재구축과
강화입니다.
판매 대상을 바꾸고, 리스팅을 바꾸고, 설명문을 고쳐서 판매를 늘리는 일부터 천천히
하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한 상품 한 상품의 매출 증대라는 뜻도 있지만, 홈페이
지 서비스 질을 한 단계 올려서 고객에게 좀더 편리하고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더 깊은 뜻이 있습니다.
이런 시도의 결과가 메인 페이지 개편이고, 맞춤 검색 기능 제공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통합 검색 서비스로 나타날 것입니다.
오프라인 영업소 구축, 오픈마켓 시스템 구축을 하면서도 회사는 이런 기본 사업을 놓치
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를 하면서도 조직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기본을 충실히 하는 것이 자력갱생에서는 가장 기본이 됩니다.

무료 구매 쿠폰을 이용한 신규 고객 유치
저는 단기 매출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신규 고객 유치라고 생각합니다. 신규 고객
유치는 짧게 봐도 중요하고, 멀리 보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검색어 광고에만 매 달 2백 만 엔 가까운 금액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 개발실에서는 신규 고객 유치에 쓸 무료구매 쿠폰 발행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
다. 한국에서는 신규 고객 유치 이벤트가 참 많습니다. 주민번호가 있어서 개인을 식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본에는 주민번호 제도가 없기 때문에 개인을 식별할 방법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무료 구매 쿠폰을 발행하는 게 무척 주저되었습니다. 여러 모색 끝에
휴대폰 하나를 한 사람으로 취급해서 인증 처리하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무료 구매 쿠폰을 발행할 수 있으면, 회원 확보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습니
다. 저는 확실히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회원 유치를 통한 단기 매출 증대에 무
료 구매 쿠폰을 적극 활용해볼 생각입니다.
무료 구매 쿠폰을 어느 아이템에 적용하는 게 좋을지도 고민입니다. 마트코트 100매 무
료 구매 쿠폰을 줄 지, 아니면 베스티안 무료 구매 쿠폰을 줄지, 노보리 무료 구매 쿠폰을
줄 지, 아니면 세 개 다 줄 지도 고민입니다.
어쨌든 신규 가입 고객에게만 무료 쿠폰을 발행할 수 있다면, 저는 무료 구매 쿠폰을 대
량으로 발행해 볼 생각입니다. 우선은 페이스북 등을 활용한 구전(口傳) 마케팅부터 시작하
면 될 것 같습니다.
기업 고객이 신규 고객으로 들어올 때는 파격적인 무료 쿠폰을 제공할 수 도 있다고 생
각합니다. 무료 구매 쿠폰을 통한 신규 고객 확보를 당분간 단기 매출 증대 방안으로 삼아
적극 검토할 생각입니다.

노보리 디자인 마켓에서 시작해서 디자인 마켓 구축


9월 오픈 목표로 노보리 디자인 마켓을 만들고 있습니다. 노보리의 경우 오리지널 노보
리보다 완성 디자인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판단이 됩니다. 이 점을 겨냥해서 디자
이너들이 노보리 디자인을 팔 수 있는 노보리 오픈마켓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후 디자인 마켓을 통해 스윙배너, 풍선간판, 엽서, 연하장, 달력, 서식 등 디자인을 사
고 팔 수 있게 해볼 작정입니다.
우선은 노보리 디자인 마켓을 성공 시켜야 합니다.
다행히 이미 오픈마켓 프로그램을 만들어두었고, 몰인몰도 구축했기 때문에, 디자인 마
켓은 9월에 오픈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새로운 사업이긴 합니다만, 기존에 이미 다 있던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므로 부
담은 크지 않습니다.
디자인 마켓이 어떤 형태로 발전할 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 사업에 또 한 영역을 개척
하는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3
새로운 것은 자제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또 새로운 사업을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
지만 투자가 많지 않은 일이므로 합니다.

오픈마켓
오픈마켓 사업은 여전히 여수룬의 미래입니다. 저 자신이 너무 급하게 일을 추진한 점은
반성이 됩니다만, 오픈마켓 없는 여수룬은 그저 그런 회사일 뿐입니다.
이제 9월부터는 자금이 조금씩 쌓입니다. 전년도 대비 30% 성장한다고 가정할 경우, 최
소한 내년 3월에는 매출이 8천3백만 엔, 4월에는 8천1백만 엔, 6월에는 8천만 엔으로 추정됩
니다. 실제는 이것보다 훨씬 많을 것입니다. 지금 오더몰 사업부와 상품개발부가 조직을 개
편하면서 상품 정비와 신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무료 구매 쿠폰이며 디자인마켓
등 사업이 진행되면 성장 속도는 지금보다 더 빨라질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어떤 형태로든
자금은 조금씩 쌓입니다.
내년 상반기가 될 지, 하반기가 될 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오픈마켓 방식으로
일본에 패션몰을 열게 될 겁니다. 그리고 잡화류도 취급하게 될 겁니다. 그런 점에서 오픈마
켓은 현재 포장재에 적용되고 있는 방식을 기반으로 꾸준하게 관리하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반드시 여수룬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이 됩니다. 특히 중국으로 나아갈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지금은 포장재 중심으로 무리하지 않고, 오픈마켓 툴을 활용하면서 정비 방향을 찾으면
됩니다.
무리하지 않는다는 것은 입점사는 홈페이지 홍보를 통해서 유치하는 정도로 한다는 뜻
입니다. 그리고, 입점할 경우, 기존에 교섭된 곳을 제외하고는 수수료를 받는 정책으로 바꿉
니다. 이미 이야기한 곳은 처음 약속대로 12월까지는 수수료를 면제합니다.
오픈마켓은 포장재 상품에서 이미 큰 위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픈마켓은 속도를 조
절하지만 여수룬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점을 확실히 인식해야 합니다.

각자 맡은 일을 개선하고, 재정비하기
제가 이런 방향을 구상하면서 임직원 여러분에게 뭘 부탁할 건 많지 않습니다. 임직원
여러분께서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한 부서 한 부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여수룬 임직원들은 최선을 다
해서 자기 맡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하고 있는 것처럼 하면 됩니다. 더
잘 한다기 보다 하고 있는 일 열심히 하면 되는 것뿐입니다.
다만, 8월은 오봉야스미 4일이 끼어 있어서 영업일수가 크게 감소되는 달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신경을 써서, 클레임이 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각 부서 일을 개선하고, 일을 정비하는 것은 늘 해야 하는 일입니다.
다만, 일을 확대하기 보다 지금 일을 개선하는 것을 중심으로 한다는 상황을 계기로, 좀
더 개선할 게 없는지, 업무를 재구축할 필요는 없는지 한번 돌아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
다.
늘 말씀 드리지만 환경과 업무를 개선함으로써 가장 많이 개선되는 것은 그 자신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개선할 지는 한번 생각을 해봤으면 합니다.(*)

4
[전언(傳言)]

평가(評價)

2013. 8. 9. 금요일.

이제부터는 각 사업 단위의 실적을 평가할 생각입니다.


회사니까 계획을 세우고, 계획이 잘 달성되었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그동안은 사업 단위 별로 목표를 세우라고 요청하지도 않았고, 평가도 하지 않
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여수룬은 계획을 세우고 평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한 때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각 단위가 목표도 제대로 세우지 못했을 뿐 아니라, 실
적을 평가할 능력도 없었습니다. 목표도 평가도 형식만 남게 되었기 때문에 좀 하다가 흐지
부지 되었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실적을 평가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하는 조직은 많지도 않습
니다.
‘목표를 세우고 실적을 평가한다’는 것은 말은 간단하지만,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닙니
다. 환경이 되고, 실력이 받쳐줘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목표와 실적을 평가하려고 하면, 저를 비롯한 리더 그룹이 그것을 지도할 능력이 되고,
또 그 평가를 바탕으로 실적을 끌어올릴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그것을 깊이 들여
다보고 분석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저조차도 일에 치여서 그렇게 깊이 들여다볼 시간도 없
었습니다.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목표를 세우고, 실적을 평가하는 일이 실속도 없이 시간낭비
로 끝납니다. 저도 여수룬 뿐 아니라 여러 조직에서 목표도 세우고 실적도 평가해보려고 했
지만 성공한 기억은 그다지 없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목표를 세우게 하고 평가도 하자는 의견이 종종 있었지만 차일피일 미
룬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 또 해보려고 합니다. 조직이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안정이 되었고,
계획을 세울 중간 간부도 성장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접수팀, 발송팀, 고객지원팀, 마쿠마쿠팀, 후가공팀, 제작관리팀 등 가장 기본 조직이 눈
에 뜨이게 안정 되었습니다. 인원이 부족해서 조금 힘든 팀이 있을 뿐, 조직 전체는 상당히
안정되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기본 조직이 늘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서면서
부터는 인원 부족 외에는 하소연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그 사이에 전단과 책자를 파주에서
생산하게 되었고, 제작 관리 프로그램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대체로는 정시에 퇴근합니다.
늘 불안하던 고객지원팀과 수출사업부도 매우 안정이 되었습니다. 모두 리더들과 구성원 여
러분 덕택입니다. 이제 이 기본 조직에 저와 부사장이 합류해서 같이 상의하면, 어려운 문제
도 더 쉽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상품 개발과 오더몰 사업, 그리고 마케팅 업무를 이현철 전무가 지휘하면서 급격히 안정
되었습니다. 이현철 전무는 이 분야에 정말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개발과 웹 운영, 디자인 파트 역시 이상민 실장이 지휘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
고, 외풍을 막아낼 수 있으면서 안정될 것 같습니다.
일본도 그동안 나카오 대표 단일 지도 체제에 호소이 소장이 합류를 하고, 오사카와 동
경을 분리한 체제로 만들면서 좀더 평가가 명료하게 운영될 수 있습니다.
중국도 고성석 대표가 잘 운영해주고 있습니다.
조직을 오래 운영해본 저의 감각으로 보면, 지금 여수룬 조직은 매우 안정되었고, 힘차
게 움직일 준비가 되었습니다.
각 사업 단위가 안정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목표를 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여유
가 있기 때문에 사업 단위의 목표를 같이 들여다 보고, 또 같이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조건이니까 이제 목표를 세우고 실적을 평가하는 기업의 원래 운영 방식을 도입하는 것입니
다.

1
평가 기준
잘 했다, 못 했다고 할 때는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평가 기준입니다. 당분간은
평가 기준을 사업단위에서 만들도록 할 겁니다. 웹 운영 파트(리더 이상민 실장), 상품개발과
마케팅(리더 이현철 전무), 한국의 사업본부(리더 김종박 사장), 일본 오사카(리더 나카오 대
표), 일본 동경(리더 호소이 소장), 중국 상해(리더 고성석 대표)를 큰 단위로 해서 각각 평
가 기준을 만들고, 매 달 말에 열리는 한-일-중 회의 때 평가를 하도록 할 작정입니다.
회사니까, 목표를 정하고 실적을 평가하는데 기본이 되는 기준은 매출입니다. 매출에는
마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매출이 가장 간단하면서도 보기 쉬운 기준이 됩니다.
물론 매출을 기준으로 삼기 곤란한 사업단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사업단위는 그 사업
단위에 적절한 기준을 스스로 정하면 됩니다.
상품 개발과 한국의 영업 파트, 동경, 오사카는 철저히 매출을 기준으로 평가할 겁니다.
매출을 평가 기준으로 삼기 곤란한 사업 단위도 최대한 매출과 연결해서 기준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입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매출을 올
리고 비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상품 개발 파트를 예로 들면, 새 물건을 많이 올리든, 기존 상품을 보강하든 매출을 올
리면 됩니다. 당장의 매출도 중요하고 몇 개 월, 혹은 1년 뒤의 매출도 중요합니다. 어쨌든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상품 보강,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개발은 아무 의미가 없는 헛수고입
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매출을 올리도록 상품을 관리하고 상품을 올려야 합니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 디스플레이도,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광고를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상품 등록 혹은 영업 파트의 편제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매출을 올리는 상품 보강, 매출을 올리는 상품 개발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싫으면 다른 평가 기준을 내놓으면 됩니다. 당분간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따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만, 평가 기준을 내놓는 것 자체도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동경과 오사카도 마찬가지입니다. 루트세일을 하든, 텔레마케팅을 하든, 라쿠텐 입점을
하든, 오더몰 입점 유치를 하든, 책임지고 매출을 올려야 합니다.
흑묘백묘(黑猫白猫)입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됩니다. 모든 일
이 그렇듯이 극단은 곤란합니다만 핵심은 매출을 올리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당분간은 어떤 사업 단위에도 제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고 지시하지는 않으려고 합
니다. 제가 그렇게 할만한 능력이 못됩니다. 물론 저도 잘 하는 일이 많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여수룬을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은 제 능력과 제 운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해서 실패한
수 많은 일을 돌아보면 요즈음은 입을 열기가 두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해라, 혹은
저렇게 해라 하고 지시할 자신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 단위에서 스스로 목표를 정
하고, 스스로 집행하라는 뜻입니다. 물론 필요하면 제 의견을 내놓겠습니다. 때로는 사업단
위 의견을 무시하고 제 의견대로 하라고 할 겁니다. 그렇지만 최대한 자제하려고 합니다. 될
수 있으면 사업단위에서 결정하고 집행하시기 바랍니다. 평가 기준도 될 수 있으면 사업단위
에서 내기 바랍니다.

목표 수립과 실적 평가의 원칙
목표를 수립하고 실적을 평가하는 것은 회사니까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만, 여기에
도 좀더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목표를 세우는 목적은 성과를 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과는 어떻게 해야 납니까? 이걸
잘 이해해야 합니다. 성과는 사람으로부터 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바로 팀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으로부터 성과가 납니다.
목표를 세우는 것은 팀을 단결시키고, 팀의 집단력을 높이는 과정입니다. 팀을 단결시키고,
집단력을 높이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성과를 내는데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의 모토를 다시 생각해봅시다.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2
이것이 여수룬의 제1모토입니다.
살면서 자주 잊지만, 그래도 경영자로서 저는 이걸 늘 생각합니다. 잘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여수룬 구성원들의 성장을 돕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늘 생각합니다.
인격 성장이란 기술 습득이 아닙니다. 기술 습득을 포함해서 생각하는 능력, 관계를 맺
는 능력을 포괄합니다. 저는 여수룬의 미래는 여전히 사람에게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철학이 목표를 수립하고, 실적을 평가하는 과정에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는, 리더가 세워서 팀원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목표는 팀원들이 공동으로 토론하고, 공동으로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최종 결정
은 리더가 하겠지만, 충분한 토론과 협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대화가 정말 중요합니다. 팀 안에서 대화해야 합니다. 협의해야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서 리더는 리더쉽을 키우게 되어야 하고, 팀원도 팀의 목표를 잘 이해하게 되고, 팀도 하나
가 됩니다.
팀원과 대화하고, 같이 토론하고 협의해서 목표를 정한다는 일이 얼마나 귀찮은 일입니
까? 또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까? 이 귀찮고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생략해버리기 때
문에 수립한 대부분의 목표는 팀장이 정한 목표고, 평가는 그냥 시간 때우기로 끝나고 맙니
다. 제가 앞에서 ‘목표 수립과 실적 평가는 말은 간단하다’고 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팀 단위에서 목표를 세우고 실적을 평가한다는 게 얼마나 귀찮고 짜증나는 일인지를 잘
이해하면, 목표 수립과 실적 평가를 쉽게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귀찮고 짜증나는 일을 잘 처리하면 진짜 구성원 개개인이 성장하고, 리더는
리더답게 됩니다. 어딜 가서도 대접받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귀찮고 짜증나
는 일이지만 귀한 일입니다.
이 점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목표 수립과 실적 평가는 회사에도 매우 중요
한 일이지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귀찮고, 짜증나고, 시간
이 걸리지만 꼭 해야 하는 귀중한 일이 됩니다.
목표 수립과 실적 평가는 팀 리더의 일이 아닙니다. 목표 수립과 실적 평가는 팀 구성원
모두의 일이어야 합니다.
이걸 하는 방법을 우리는 나눔을 통해 많은 연습을 해왔습니다. 나눔 방식도 적극 활용
해야 합니다.
목표 수립과 실적 평가는 팀 세우기(=building)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팀 빌딩은
곧 리더와 구성원의 성장이어야 한다는 점도 이해해야 합니다.

간결하게
목표를 수립하고 실적을 평가하는 문서는 간결해야 합니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합
니다.
요약이 있고, 전문(全文)이 있어야 합니다.
간결한 목표와 간결한 평가는 리더의 실력입니다.
리더가 제시하는 목표는 간단한 것이 좋습니다. 리더는 복잡한 목표를 단순하게 제시할
줄 알아야 합니다.
문서를 길지 않게, 그러면서도 알기 쉽게 작성하려면 그만큼 생각을 많이 해야 합니다.
주절주절, 중언부언 이야기하는 것은 얘기하려는 것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혹은
충분히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태로는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힘듭니다.
간결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수치(數値)입니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기, 전달과 비교하기 등 적절한 비교 대상을 통해서 한눈에 보여
주는 방법을 쓰면 좋습니다.
어쨌든 이것도 실력입니다.
이런 과정을 팀이 같이 해나감으로써, 한 목표를 가진, 한 팀이 되는 것입니다. 한 목표
를 가진 한 팀이 된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리더의 성장이고, 개인의 성장입니다.

3
무슨 일을 하든 사람을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본질을 생각해야 합니다. 왜 목표
를 수립하는 것인지, 그리고 실적을 평가해야 하는 것인지를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이
빠진 채 수립되는 목표와 평가는 사람을 죽이기 쉽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양날의 검입니다.
살인자의 손에 잡히면 사람을 죽이고 의사의 손에 잡히면 사람을 살립니다.
리더에게도 이 과정이 성장하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평사원에게도 자기의 숨
겨진 능력을 발휘하는 과정이 되고, 또 공부를 하는 과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목표 수립과 실적 평가가 사람을 관리하는 수단이 되면 오래 가지 못합니다. 목표 수립
과 실적 평가가 실력을 키우는 과정이 될 때, 진짜배기입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서 목표를
세우고, 실적을 평가한다는 의미를 나눠봅시다.(*)

4
[전언(傳言)]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2013. 8. 23. 금요일.

오봉야스미가 끝났습니다. ‘8월만 지나면……’이라고 여러 번 제가 말한 그 8월이 지나


가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엔저가 시작되고 지금까지 9개 월은 저에게도 정말 힘겨웠습니다. 아래 표는
월말 잔고 현황입니다.

작년 9월 말 현금 잔고가 +1억2천만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12월 엔저가 시작되면서 9개 월 만인 8월 말 잔고가 -4억 원에 이르게 되
었습니다. 9개 월 만에 적자폭이 6억 가까이에 이른 것입니다.
그 때문에 급여도 15일마다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모두 힘들었을 텐데도 모두 동요하지 않고 자기 맡은 바 일을 참 잘 했습
니다. 특히 자금을 책임지다시피 한 이석주 부사장이 큰 애를 썼습니다. 거래처와 관계를 잘
맺어서 양해를 구했고, 또 은행과 관계를 잘 만들어 급한 돈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저도 별로 한 것도 없지만, CEO니까 가슴 졸였습니다. 물론 통계를 보면, 8월 이후는 편
해진다는 것이 거의 확실했습니다만 8월까지 오는 동안 너무 힘들었습니다.
오봉야스미가 끝나고 첫 출근할 때, 제 마음이 확실히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
다. 제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이제 더 나빠지지 않는다, 갈수록 좋아진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
문입니다.
아래 표는 엔-원 환율 1 : 11을 기준으로 하고, 작년 동월 대비 30% 성장하는 것을 가
정해서 추정한 내년 5월까지 월말 잔고입니다. 대체로 안 좋은 상황을 가정하고 잡은 추계입
니다. 환경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잡은 추계이지만, 9월 이후 누적 부족금은 급격
히 줄어들고, 아무리 늦어도 내년 3월에는 잔고가 있게 됩니다.
내년 3월 이후에는 설사 엔-원 환율이 1 : 10이 되어도 큰 문제는 없게 됩니다.

1
저는 이 표보다 성적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표는 우리가 새로운 일을
전혀 하지 않고, 지금 하고 있는 대로만 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통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 9개월 간 또 엄청나게 성장했고, 에너지도 축적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엄청나게 많
아졌습니다.

적재적소의 여수룬 조직
고통스러웠던 지난 9개 월을 거치면서 우리도 많이 성장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조직이 눈에 띌 만큼 안정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 하기가 좀 거북
하기는 합니다만, 조직 최고 지도부가 각자 맡은 일을 잘 감당하면서 흩어지지 않은 것은 여
수룬에 엄청난 보탬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직 최고 지도부가 몇 년을 같이 고생하면서
때로는 서로 이해하지 못한 적도 있었고, 또 서로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게 하지 못한 점도
있었지만, 이제 각자의 장점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조화를 이룬 것은 여수룬 전체에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간부진이 튼튼하게 구축된 것도 큰 힘입니다. 지금은 각 사업단위가 매우 안정되
어 있습니다. 각 사업단위가 안정되었다는 것은 각 사업 단위 리더들이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최고 지도부와 간부진이 안정되었기 때문에 각 사업단위도 다 안정이 되었습니다. 지금
은 크게 걱정되는 단위가 없습니다.
사실 급여도 보름 단위로 지급해야 할 만큼 상황이 어려운데도 퇴직자가 극히 적었다는
사실은 조직이 매우 안정되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들이 각자 맡은 소임을 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일을 하는 것은 사람이라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여수룬의 노하우는 여수룬 임직원 몸 속에 쌓여 있습니다. 그 노하우가 잘 쌓이고 잘 보
존되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서로를 신뢰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제가 신뢰야말로 생산력이라는 말을 인용한 적이 있습니다. 신뢰를 쌓는 데는 시
간이 걸립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들은 오랜 시간을 같이 보냈고, 또 정말 힘든 시간
도 같이 보냈습니다. 같이 보낸 이 긴 시간이 곧 신뢰고, 그 시간이 곧 여수룬의 힘입니다.

이제 마케팅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 월요일 조회에서 개발팀 이동하 과장이 광고비와 매출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것
을 발표했습니다. 이동하 과장은 발표에서, ‘재활용품을 팔아서라도 광고를 해야 한다’고 단
언할 만큼, 여수룬-애드프린트에는 광고가 생명줄이라고까지 주장했습니다. ‘빚을 내서라도
광고는 해야 한다’는 정도의 의견입니다. 이동하 과장이 조사한 것을 토대로 보면, 여수룬이
창업 초창기부터 매달 2백 만 엔 가까이 광고비를 집행한 것은 미련하다 할 정도였지만, 성
장의 지렛대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 9월 혹은 10월부터는 광고비를 좀더 집행할 수 있고,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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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와 마케팅을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외부 자금을 유입하지 않고 우리 힘으로 홍보
마케팅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일입니다. 작은 자금 확보-홍보 마케팅-더 많은
수익 창출-더 많은 홍보 마케팅 비용 확보-홍보 마케팅의 선순환 구조가 확보된 것입니다.
제가 추정했을 때, 여수룬-애드프린트의 영업 이익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커질 것 같
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마케팅에 자금을 더 투입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광고를 더 하
고, 마케팅을 더 하면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집니다.

신상품 개발을 비롯 경험도 쌓였습니다.


참 어려웠던 지난 9개 월 동안도 우리는 참 많은 실험을 했고, 연구를 했고, 연습을 했
습니다. 영업점도 개설해봤고, 오픈마켓도 준비해봤습니다. 어떻게 보면 비용 낭비이고, 에너
지 낭비입니다. 그렇지만 그 경험들이 여수룬-애드프린트에 고스란히 축적되었다고 생각합니
다. 물론 성공하는 경험을 쌓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해도 그 경험을 잘 받
아들이면 또 다른 성공요소가 될 겁니다.
이런 경험이 쌓여서 신상품을 등록, 제휴 사업도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발전해나갈
것입니다.

성장하는 여수룬-애드프린트에 필요한 것


이러저러한 조건을 따져보면 이제부터 여수룬은 꾸준하게 성장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사
람이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오면 그 누구도 어쩔 수 없겠지만, 현재 판단할 수 있는
범위에서 생각하면, 여수룬-애드프린트는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겁니다.
이 상황에서, 성장하는 여수룬이 어떤 원칙을 가져야 할 것인가를 저는 깊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거는 기업
저는 사람이 곧 힘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여수룬-애드프린트를 운영해나가려고 합니다.
저도 여수룬-애드프린트를 세계가 알아주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건 꿈이고,
바램일 뿐입니다. 살면서 정말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여
수룬-애드프린트는 외부 자금을 들여오지 않아도 살 수 있게 되었지만, 여기까지 온 것도 정
말 운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2010년에 경영그루인 짐 콜린스는 『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HOW THE
MIGHTY FALL)』라는 책에서, ‘성공의 요인을 살펴보면 운과 기회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
우가 많은데 그 사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자기 능력과 장점을 과대 평가하는 사람은 자
만하게 되고 이 자만이 기업을 망치는 첫 걸음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잘 된 게 경영을 잘해서라기보다 운과 기회 때문이라는 말일까요? 다 그렇다고
하면 좀 지나치지만 능력보다는 운과 기회가 엄청나게 중요하다 하는 말은 여수룬의 경우
완벽한 사실입니다.
여수룬은 2008년 10월부터 2012년까지 계속된 이상 엔고 상황 때문에 살아남았습니다.
엔고가 없었으면 여수룬이 아마 묻을 닫지는 않았을 지 모르지만, 있어도 있는 것 같지 않은
생불여사(生不如死) 상태였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여수룬의 성공 요인은 운과 기회였다’고
해도 조금도 틀리지 않습니다.
이런 성장 배경과, 최근 9개 월 동안 겪은 혹독한 시기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저는
저의 활동 목표를 기업의 성장 자체에 두는 일은 그만하려는 생각을 더욱 강하게 갖게 되었
습니다.
대신 저는 여수룬에서 구성원들이 성장하고, 또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걸 좀더 확실한
목표로 삼으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서로 상대의 성장을 돕는 회사로 만들어나
가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될 때, 회사의 성장은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
지고 여수룬-애드프린트를 운영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도 이런 철학을
가지고 같이 회사 활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지도해나가려고 합니다.
구성원의 성장이 목표이고, 기업의 성장은 그 결과인 회사를 만든다는 것은 결국 회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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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사람에게 건다는 뜻입니다. 저는 그렇게 운영하려고 합니다.

성장
구성원의 성장은 구성원 자신의 노력과 조직의 노력이 합쳐질 때 이루어집니다. 회사의
미래를 사람에게 건다는 것은 자기의 인격과 조직원으로서의 능력을 향상 시키기 위해서 최
선을 다하는 사람을 존중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또 회사의 미래를 사람에게 건다는 것은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걸 매우 중요한 과제로 삼는다는 뜻입니다.
여수룬이 지금하고 있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인쇄물, 판촉물, 출력물을 판매하는 기본
사업은 상당히 오랫동안 경쟁력을 잃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지만 그 경쟁력이 어디까
지 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쩌면 오래 갈 수도 있지만, 또 어쩌면 별로 오래가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의 현재 구성원이 계속 성장하고, 또 정말 좋은 인재들을 계속
영입할 수 있으면 여수룬의 현재 비즈니스는 망할 지 몰라도, 여수룬이라는 회사는 계속 발
전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수룬은,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조직원을 보호해야 하고, 또 그 조직
원을 지원해야 하고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그리고 건강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조직에 계
속 영입해야 합니다. 그것이 여수룬 활동의 목표여야 합니다.
내부로 봐서는 각자의 성장이 가장 중요합니다. 성장이라는 주제는 참 많은 소재를 포함
하고 있는데, 이제 위기에서 안정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는 ‘겸손’이라는 말을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위기가 지나가면 누구나 교만해질 수 있고, 거만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수
룬도 그럴 수 있습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성장할수록 겸손
해지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교만은 사람의 본성에 가깝습니다. ‘잘못 되면 조상 탓, 잘 되면 내 탓’이란 속담이 있습
니다. 잘되면 자기가 잘해서 잘 되었다고 잘난 척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호가호위(狐假
虎威)하게 되어 있습니다.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리는 것입니다.
조직 안으로는 상부가 하부를 존중하고 보살피는 문화를 더 잘 만들어야 합니다. 간부들
은 부하가 곧 내부 고객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거래처를 담당하는 직원은 거래처가
곧 내부 고객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나아가 회사 전체는 고객을 잘 섬겨야 합니다.
한마디로 겸손해져야 합니다. 간부들은 부하에게 친절해야 하고, 여수룬-애드프린트는
거래처에 친절해야 하고, 여수룬-애드프린트는 고객에게 더 친절해야 합니다.
물론 이런 말씀을 드릴 때 제가 늘 같이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상하게
하기까지 친절할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간부가 부하에게 친절하라고 해서 무한 돌봄이가 되
어서는 곤란합니다. 거래처와도 마찬가지고 고객과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계를 넘어서는 것과
는 단호히 끊어야 합니다. 세상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를 넘어서는 것과는
반드시 구별해야 합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 조직은 부족한 것이 많지만 그래도 간부들은 부하를 성장시켜야 한
다는 원칙을 잘 받아들이고 있고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객에게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약간 잘 안 되는 곳은 거래처와 관계일 수 있습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는 이제 한국과 일본의 각 거래처와 관계에서 갑(甲)일 수 있습니다.
참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가 하청을 주는 회사, 또 애드프린트 사이트에 입점하려는 업
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갑일 수 있습니다. 요즘 한국 사회에는 ‘갑질’이라는 안 좋은 말이
생겼고, ‘갑질’하는 회사를 비판하는 여론이 생기고 있습니다. 거래에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
하여 약한 쪽을 핍박하는 행동이 ‘갑질’입니다.
사람은 대등하고, 또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 원리를 받아들이면 나올 수 없
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원리를 잘 받아들이면서도 실수를 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입점을 하겠다는 업체를 상대로 우리가 심사한다고 표현하는 경우입니다. 마음과 달리
‘갑질’의 전형입니다. 입점하면 잘 될지를 우리가 심사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이런 사소한
실수 때문에 입점사는 기분이 상하고 바깥에다가 여수룬을 욕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본 마음은 그렇지 않았겠지만, 엄청난 말 실수입니다. 우리는 심사하는 사람이 아닙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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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우리는 입점사를 도와주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도와주려고 하지만 돕지 못하는 것
을 스스로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마음이라면 심사한다는 단어를 절대 쓰
지 못합니다. 그런 점에서는 그것은 단순히 말실수가 아닙니다.
우리가 하청을 주는 거래처와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일감을 주는
갑이라고 생각하면 말하는 태도, 그쪽 사장을 대하는 태도가 잘못될 수 있습니다.
저는 누구에게도 비굴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우리가 약한 처지여도 비굴
하면 안 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강하게 되었을 때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
등함을 잃지 않을 때 우리는 한 단계 성장합니다.
2009년 추석 무렵에 제가 직접 선물을 손에 들고 거래처를 한 바퀴 돌면서 인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거래처들 사이에서는 ‘여수룬은 갑인데 사장이 직접 선물을 들고 인사하러
왔데’하는 말이 돈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걸 노리고 한 행동은 아닙니다. 사람이 살
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니까 한 것입니다. 충무로에서 여수룬-애드프린트는 결재도 잘 해
주고, 거래를 깨끗하게 하는 회사로 소문이 나 있다고 합니다. 그건 그저 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 대외 담당 직원들이 겸손하고, 인격이 성장해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관계입니다. 이 관
계 때문에 우리가 충무로에서 활동할 때 참 편합니다. 이것 역시 여수룬의 힘입니다.
우리는 이런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내외로 겸손하기
저는 우리 모두가 ‘조금 손해 보듯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잘 안 되는 일입니다
만, 노력합니다.
부하가, 거래처가, 고객이 잘 되도록 도왔으면 좋겠습니다. 부하가 내 성공의 도구가 되
고, 거래처가 여수룬 성장의 발판이 되고, 고객이 여수룬 성장의 수단이 되면 우리 인생도
끝입니다.
저는 해외사업을 하는 여수룬에서 일하는 걸 참 다행으로 여깁니다. 여수룬의 근로 조건
은 동종 업종에 비해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근로 조건은 국내 고객을 상대로
한다면 아무리 하고 싶어도 절대 할 수 없습니다. 여수룬이 국내 비즈니스를 한다면, 어쩌면
주6일 근무를 해야 하고, 밤 9시까지 근무하는 것을 당연히 여겨야 할 겁니다. 제가, 여러분
이 아무리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해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회사를 유지할 방법이 거의 없습
니다. 그나마 이 정도라도 하는 것은 여수룬이 해외 고객을 상대로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환경일수록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여건에 감사하면서 겸손하게 살아야 합니다.
제가 가끔 이런 경영 철학을 이야기하면, 저를 잘 아는 사람조차도 좀 한심하게 생각합
니다. 좀 바보 같다는 겁니다.
그런데 저는 서로가 서로에게 무례하지 않고, 각자가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성장
한다고 확신합니다.
오늘 겸손이라는 주제를 잠시 다뤘습니다. 겸손은 하나의 소재입니다. 이 역시 사람을
존중한다는 가장 기본 원리를 적용하는 한 항목에 불과합니다. 사람을 존중하면 교만하지 않
게 됩니다. 겸손하게 됩니다. 다만, 우리는 부족한 인간이니까 우리끼리는 존중하면서 교만
하지 않을 수 있지만, 특별한 영역, 예를 들면 거래처에는 별로 겸손하지 않을 수 있어서 잠
시 소재로 다뤄봤습니다. 부하에게는 참 다정한데 식구에게는 무뚝뚝할 수 있는 게 사람입니
다. 완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은 확실히 이제 위험에서 벗어났습니다.
생존은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여수룬과 여수룬 안에 있는 자기 삶의 목표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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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지식

2013. 8. 30. 금요일.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는 것도 어렵고, 상대방 말을 알아듣는 것도 어렵습니다.


금요일마다 나눔을 할 때, 나눔 가이드 라인을 읽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활 나눔을 할
때는 지난 한 주간 동안 회사에서 느낀 감정을 나누세요. 사실을 나누는 것이 아닙니다’ 하
고 설명을 합니다. 그런데 나눔에 참여해 보면, 대부분의 참여자는 여전히 사실을 나눕니다.
감정을 나누는 경우를 보기가 정말 드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감정을 나눈다는 말 자체를 거의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
긴 ‘감정을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생각보다는 무척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감정을 나누는 데도 지식이 필요합니다. 감정을 나누려면 어떤 감정인지 알아야 하고,
감정 자체를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해야 합니다. 감정은 희(喜-기쁨), 노(怒-노여움, 화), 애(哀
-슬픔), 락(樂-기쁨, 즐거움), 애(愛-사랑), 오(惡-싫어하는 마음), 욕(慾-바램, 욕구)으로 분
류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여기에 구(懼-두려움)라는 감정을 기본 감정으로 넣기도 합니다.
물론 이 외에 편안함이든, 짜증, 설레임, 초조도 일종의 감정일 수 있습니다. ‘지난 한 주 회
사 생활하면서 느낀 감정을 나누세요’라고 하면, 이런 감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감정을 나누는 게 아니고, 사실을 나누는 이유는 우선은 감정을 나
누는 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특히 동양삼국은 유교문화가 팽배해 있고, 유교
문화권은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다소 천박하게 여기는 풍토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감정을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유교 문화에서는 ‘즐거워도 무절제하지 않고(=樂而不流 낙이불류),
슬퍼도 비탄에 빠지지 않는(哀而不悲 애이불비)’ 것을 사람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이라고 가
르쳤는데, 사람들은 이 말을 기쁘고 슬픈 것을 표현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버리면서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게 좋은 것으로 여기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런 문화에서 자라다 보니 감정이 전혀 발전하지도 않고, 분화도 되지 않으면서, 자기
가 느끼는 게 어떤 감정인지도 모르게 되어 버렸고, 감정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정은 정말 여러 갈래입니다. 아주 어릴 때는 좋다, 싫다는 아주 간단한 감정뿐이지만,
자라면서 감정도 발전합니다. 설렘, 애증(愛憎) 같은 감정은 복잡한 감정입니다.
감정이 무엇인지 이해를 해야 하고, 또 알아야 감정을 잘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하고는 아주 기초 감정을 가지고 대화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복잡한 감정을 이야기하
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것은 어린 아이와 정치를 이야기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선은 지식 수준이 다르고, 또 이야기해본 경험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감정도 마찬가지
입니다. 감정을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고, 또 이야기해 본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감정을 나눈
다는 게 꽤 어렵습니다.
감정을 이해한다고 해도, 왜 감정을 서로 이야기하라고 하는 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또
대화하기 어려워집니다. 감정을 이야기하라고 하는 이유를 안다고 해도, 하고 싶지 않아도
감정을 나눌 수가 없어집니다.
이처럼 ‘감정을 나눈다’는 말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엄청나게 많은 문제가 놓여 있습니
다. ‘감정을 나눈다’는 단순해 보이는 행위에도 엄청난 지식이 필요하고, 또 경험이 필요하
고, 이해가 필요합니다.
CEO를 하다 보면, ‘소비자가 뭘 원하는 지를 생각해보세요’ 하고 꾸짖을 수밖에 없는 때
가 있습니다. 꾸짖으면서도, 쓸 데 없는 짓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왜냐면, 꾸지람 당하는 사
람이 소비자가 뭘 원하는 지를 생각하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본인 자신의 감정이 충분히 분화되어 있지 않아서 소비자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또 소비자라는 집단을 제대로 공부해보지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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짖어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홍보 담당자들이 저에게 많이 시달립니다. 꾸짖으면서도 정말 답답합니다. 여
수룬에서 채용할 때 홍보담당자로 채용한 것도 아니고, 또 홍보를 배운 사람도 아닌데 꾸짖
어야 되니까 꾸짖는 저도 참 답답하고, 꾸지람 당하는 사람도 화가 날 일입니다.
어떨 때는 저 스스로, ‘이거 혹시 프로그램을 배우지 못한 사람에게 프로그램 짜라고 맡
겨놓고, 프로그램 못 짰다고 잔소리하는 거 아닌가?’ 하고 반문해보기도 합니다.
물론, 반문해보면 제가 하는 꾸지람은 프로그램 안 배운 사람에게 프로그램 맡기고 프로
그램 못 짠다고 하는 잔소리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은 듭니다.
제가 요구하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사람을 이해하라는 것’이기 때문입
니다.
감정을 이해하는 것,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 유저를 이해하는 것은 모두 사람을 이해하
는 것이고,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우리가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술도 사람을
바탕에 두는 것이고, 정치도, 경제도, 심지어 스포츠 조차도 사람을 이해하지 않고는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 인격의 성장도 결국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나를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요구하는 것은 그다지 무리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제 요구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힘듭니다.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하려고 해도 잘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를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자기 자신이 준비되어 있지 않고, 또 소비자를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감정을 나누는 것,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 유저를 이해하는 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고 지식의 문제입니다. 감정조차도 어쩌면 지식의 문제일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지식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모든 일에서 기초가 됩니다. 우리는 더 그렇습니다. 우리가 소비
자 혹은 유저를 이해하지 못하면 물건을 팔 수 없고, 물건을 팔지 못하면 회사를 운영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니,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저도 정말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을 조금이나마 이
해한 것은 40대 중반에 들어서였습니다. 그 전에 정치학, 경제학, 철학, 문학, 역사, 인식론,
논리학, 수사학 등등 참 많이 공부했는데 그때까지도 사람 자체는 거의 몰랐습니다. 그러다
계기가 있어 사람의 감정을 공부했는데, 그 때 비로소 사람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사람 자체를 공부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사람을 공부한 것이 제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에서는 그 이전에 했던 공부가 거름 역할을
크게 했습니다.
직원들을 지도하면서 때로는 화가 나고, 때로는 정말 심하게 걱정이 됩니다. 감정을 나
눈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소비자 편에서 생각해보라고 해도 단어는 알아듣지만 소비자
편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화가 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 상태로 2년, 3년, 5년
10년이 지날 때를 생각하면 걱정이 됩니다.
그 때문에 저는 저 나름대로 바깥 사람 만나는 대신 회사 안에서 직원들과 만나는 시간
을 많이 가지려고 하고, 또 독서토론회도 하고, 회사 일을 많이 알려주려고 전언도 쓰고, 설
명회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본인 자신입니다. 본인들이 노력하지 않으면 그나마 제가 하는
것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참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를 하지 못하니 생각을 바
꾸기 힘들어 합니다. 고정관념에 사로 잡힙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바뀌려면 개방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 생각을 받아들이는데 문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특히 더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의 말을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 맞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만 더 맞을 가능성이 크니까 지식이 더 많은 상급자의 말을 경청하고 따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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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늘 추천하지만 이현철 전무의 명언을 가슴에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Yes,
but’이라는 말은 이현철 전무가 전해준 명언입니다. 이현철 전무는 처세술로 전해준 말일 수
있습니다만, 저는 철학으로 받아들입니다. ‘그게 아니고……’란 말을 하지 말고, 적극 받아들
이는 태도를 갖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제가 전언을 통해서 전달한 지식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런데 제 말을 마음을 열고 받
아들이는 것도 참 중요합니다. CEO니까 오너니까 하는 말이라고 해도, 어쨌든 회사에서는
최고 리더니까 마음을 열고 수용하는 것이 무조건 중요합니다. 그것도 적극 수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적극 수용한다는 것은 생각을 깊이 한다는 것입니다. 건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고,
깊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감정을 이야기하세요’ 하고 강조하면, 정말 감정을 나눈다는 게 어떤 것인지, 왜 감정을
나누라고 자꾸 이야기하는 것인지를 생각하는 게 적극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쉽지 않은 일입
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의지의 문제
가 아니고 지식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일단은 적극 수용하려고 노력하는
게 참 중요합니다. 수용하려고 노력한 다음은 정말 지식을 받아들이기 위해 실천해야 합니다.

학습
생각하려면 공부를 해야 합니다. 고정관념은 새로운 지식이 들어가야 깨집니다. 쇄국했
었던 일본이 개방을 할 때, 신사유람단이 파견되어 새로운 문물을 공부하고 돌아왔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지식이 들어가야만 고정관념이 깨집니다.
제가 심하게 염려하는 것은 우리 임직원들이 그다지 공부하지 않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몇몇은 확실히 성장하는 게 보입니다. 제가 하는 말을 잘 받아들이고, 또 노력하기 때문에
확실히 성장합니다. 또 노력도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 점에서 많이 부족합니다.
저는 10년 후가 걱정이 됩니다.
공부하지 않고 지금 갖고 있는 지식, 혹은 오며 가며 주워 들은 지식으로 얼마나 버틸
지 정말 걱정이 됩니다. 외부에서 사람이 들어왔을 때 과연 경쟁할 수 있는지 걱정이 됩니다.
저는 정말 여수룬 직원들을 사랑합니다. 애틋한 그런 사랑이 아니라 진심으로 잘 되고, 잘
살고, 잘 성장하기를 바라는 그런 사랑을 합니다. 여수룬에 있든 다른 데서 일하든 다른 사
람들로부터도 인정받고,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공부해야 되는데, 회사에 그런 분위기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공부를 제일 많이 하는 사람은 누가 뭐라고 해도 이상민 실장입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이상민 실장님이 기분 나쁠 수 있을 수 있지만, 제가 하는 말을 가장
잘 받아들이는 사람 역시 이상민 실장입니다. 제 지도를 잘 받아들인다는 뜻이 아니고, 제가
하는 말 중 가치가 있는 말을 엄청나게 잘 받아들인다는 뜻입니다. 물론 제 말만 잘 받아들
이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 말이든 옳다고 생각하는 말을 참 잘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엄청나
게 책을 많이 읽습니다. 엄청나게 책을 읽으니 다른 사람 말도 잘 이해하고 잘 받아들입니다.
책을 읽는 영역도 정말 폭 넓습니다. 어느 때인가는 경영학 책을 잔뜩 읽고 와서는 번다
운(burn-down) 차트도 만들고, 린 경영도 도입합니다. 어느 때인가는 SNS를 공부해와서는
페이스북 마케팅을 가르칩니다. 요즘은 웹마케팅을 또 한참 공부하고는 이제 웹마케팅을 이
해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회사가 어떻게 되든 이상민 실장은 계속 성장합니다.
이상민 실장이나 저는 나이가 같습니다. 1960년 생이니까 한국 나이로는 54세입니다. 그
런데도 성장은 멈추지 않습니다. 어쩌면 여전히 다른 젊은 직원들에 비해 더 빨리 성장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젊은 직원에 비해 성장 속도가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둔해진다 어쩐다 하면서 나이가 들면 성장하지 않는 것
처럼 생각하는데 그야말로 큰 착각입니다. 단순한 기억력 조차도 나이가 든다고 해서 쇠퇴한
다는 근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생각을 하지 않는 일이 몇 십 년 계속 되니까 생각하는 기
능 자체가 쇠퇴하는 것뿐이라고 합니다.

3
술자리에서 주고 받는 대화, 드라마에서 주워듣는 지식으로는 얄팍한 지식밖에 쌓이지
않습니다. 그런 건 지식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책을 사든가 빌리든가 해서 책을 읽어야
하고, 강연회를 쫓아 다녀야 하고, 강좌를 신청해서 들어야 합니다.
가정을 가지면 이것도 어려워집니다. 애 낳고,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다 보면 정말 지
식을 쌓기 힘들어집니다. 이런 세월이 5년 지나고, 10년 지나면 조직이 이 사람을 보호해줄
수는 없습니다. 회사가 언제까지나 기다려주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런 일이 여수룬에서 벌어
질까 봐 무척 두렵습니다.

즐거움
학습이 곧 경쟁수단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물론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
긴 하지만 그래도 그 와중에도 성장 자체가 즐거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게 안 되면, 삶이
개선되기는 정말 힘듭니다.
성장이 멈추면 회사도 대접할 수가 없습니다. 성장해야 고정 관념이 깨집니다. 또 반대
로 고정관념이 깨져야 성장합니다. 어떤 경로가 되든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입니다.
폭 넓게 책을 읽고, 지식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의지를 가지기 보다 행동을 하는 게 좋습니다. 강좌에 등록하고, 회사 안에서라도 독서
토론회를 만들어서 하기 싫어도 억지로라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자기 자신을 던지는 것
이 좋습니다.
스스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복 받은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그게 안 되는 사람은
같이 동아리를 짜는 게 좋습니다.
산에 있는 수행자들도 혼자 수행하지 않습니다. 도반이라고 해서 도를 닦는데 서로 도움
이 되는 동반자를 찾습니다. 혼자 하면 더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운데 억지로 시작해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성장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지식을 쌓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실무 지식도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사람을 이해하는 지식도 중요합니다.
5년 뒤, 10년 뒤, 여수룬에서 혹은 여수룬 바깥에 있는 여러분은 어떤 모습입니까?
지식과 지혜가 부쩍 성장하고, 다른 사람을 잘 지도할 수 있는 사람입니까?
저는 우리가 그런 모습으로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4
[전언(傳言)]

연봉(年俸)

2013. 10. 11. 금요일.

내년 2월 연봉 협상 시즌이 되면 참 걱정입니다. 여수룬은 연봉 협상 시즌이라는 게 따


로 없지만 그래도 2월에 재계약을 해야 하는 사람이 가장 많고, 그 때를 기준으로 그 해 연
봉의 기준이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걱정하는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회사 형편이 그다지 좋지 않을까 봐 걱정이고,
또 하나는 현재 상태라면 회사 형편이 좋아져도 연봉을 삭감해야 할 사람이 많아질 것 같아
서 걱정입니다.
여수룬의 근무 여건은 대기업에 비하면 확실히 안 좋습니다. 그렇지만 동종 업계에 비하
면 월등히 좋습니다. 저도 함부로 말할 처지는 아닙니다만, 근무 시간이나 휴일을 감안한 연
봉은 동종 업계 중에서 결코 나쁘지 않고, 어떻게 보면 상당히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
기 때문에 여수룬에선 이직자나 퇴사자가 매우 적습니다. 아니, 저는 적다고 생각합니다. 이
전 기록을 뒤지지는 않고, 제가 갖고 있는 기록을 보면 올해 6월 이후 퇴사자는 5명입니다.
5명이면 많은 지 적은 지 분간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전체 분위기로 보면 많지 않은 것 같습
니다. 이런 것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여수룬 근무 여건은 동종 업종에 비하면 확실히 좋
은 쪽입니다. 급여 수준도 결코 낮지 않습니다.
그동안 환율이 좋았던 것도 이런 근무 여건을 만들 수 있었던 원인입니다만, 다른 한편
으로는 아무래도 저 자신이 여수룬을 직원이 살아갈 수 있는 회사로 만들려고 했던 것도 한
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또 하나의 모토로 삼고 회사를 운
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든 조금이라도 근무 여건이 좋은 회사를 만들려고 애를
썼다고 생각합니다. 직원 여러분께서 현재를 어떻게 평가하든 저는 그런 마음으로 여수룬을
운영해왔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돈을 벌지 않고 살아보면서 돈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너무
잘 알고 있고, 또 돈이 없어서 삶이 황폐해지는 경험을 여러 번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
는 형편이 닿는 한 여수룬 구성원들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했습니
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렇게 함으로써,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기 능력을 키우는 기회를 확
보하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년 연봉 협상을 할 때, 과연 연봉을 더 올려줘야 할 사람이 몇 명인지를 생각
해보면 정말 답답해집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한 해가 지났으니 아무래도 조금은 더 올라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 건 당연합니다. 인지상정(人之常情)입니다.
오늘 저는 조금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명단을 놓고 생각해봅니다. 연봉을 안 올려주면 나가겠다고 했을 때, 아쉬워서 연봉을
올려서라도 잡고 싶은 사람이 몇 명인지를 생각해봤습니다. 실무 분야는 현재 연봉 수준이라
면 그냥 재계약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대부분입니다. 매우 다행입니다. 그렇지만 기획 등 스
탭 분야, 특히 조회에 참여하는 급(級)은 매우 심각합니다.
저는 남을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일, 부정적 메시지 전하는 것을 극력 피합니다. 사람을
성장시키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 점은 내년 연봉 협상에 반드
시 걸리는 일이기 때문에 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분야에 종사하는 구성원들 중에서 지금 당장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 설득을 해서라도 잡고 싶은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기분이 나쁠지 모르지만, 제 지금 마
음은 그렇습니다.
이 상황은 참 괴롭습니다. 연봉은 고과(考課)인데, 고과가 안 좋다는 것은 연봉 삭감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고과가 안 좋으니 연봉을 깎는다는 것은 글자로만 놓고 보면 아무 것
도 아니지만, 그 안에는 사람에 대한 평가가 들어가 있고, 삶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들어

1
가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회사가 고과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잘한 것과 못한 것을 구분하지 않으면
고과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정체
여수룬에서 대리 이상은 정말 생각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대리 이상이면서 실무를 정
말 잘 하기 때문에 인정을 받을 수도 있지만, 여수룬에서 대리 이상이면 실무를 잘한다는 것
은 생각을 하면서 일을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평실무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 대리 이상자면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일을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일을 잘 한다는 것은 반드시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서 일하
는 것입니다.
아무리 이야기하고, 아무리 가르쳐도 똑 같은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저 자신도 지칩
니다. 이해는 합니다. 여수룬에 들어와서 일이년 사이에 사람이 바뀌면 얼마나 바뀌겠습니까?
지식이 쌓이면 얼마나 쌓일 겁니까? 사람의 기량이 일년 혹은 이년 사이에 눈에 띄게 바뀌
는 것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것이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현실이라고 해서 회사가 그것을 용납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사람의 기량이 일이년 사이에
눈에 띄게 바뀌지 않는 게 현실이듯이, 그것을 무한정 기다려줄 수 없는 게 회사인 것도 현
실입니다.
3년 전 여수룬과 지금 여수룬은 전혀 다른 회사입니다. 3년 전에 필요했던 사람과 지금
필요한 사람은 전혀 다른 사람입니다. 대리급 이상은 스스로 지금 필요한 사람으로 바뀌지
않으면 회사가 수용할 수 없습니다.
여수룬은 그나마 낫습니다. 저만해도 않지만 틈틈이 원리를 가르치려고 애씁니다. 그리
고 저만해도 그래도 보통 이 정도 회사 다른 CEO에 비하면 조직 운영 원리든 마케팅 이론
이든, 사람과 소비자를 이해하는 방법이든 훨씬 낫습니다. 그래서 공부하는 원리든, 생각하
는 방법이든 부지런히 가르칩니다.
그리고 구성원들도 애를 많이 썼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여수룬 조직이 이만큼이라도 왔
습니다. 다른 조직에 비하면 여수룬 조직은 그래도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리고 다
른 회사에 비하면 확실시 수준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봤을 때는 여전히 너무 늦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체되어 있다고 여겨지기
도 합니다. 늘 하던 대로, 새로운 상황과 전혀 맞지 않게, 가르친 것을 전혀 적용하지 못하
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봅니다.

2
[전언(傳言)]

몸 줄이기

2013. 11. 08. 금요일.

다 아시겠지만 회사 구성원 숫자를 대폭 줄이는 중입니다. CEO로서는 정말 하기 싫습니


다. 저도 결심하기까지 힘겨웠습니다. 몸을 약간 상한듯합니다. 그동안은 자연 감원되는 것
외에는 따로 감원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이번에는 3명의 자연감원이 있었지만, 자연감원을
제외하고도 꽤 많은 인원을 사실상 내보내는 셈입니다. 아무리 양해를 구했다고 하지만, 본
인들이 나갈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나가게 하는 것은 결코 기분 좋은 일이 아닙니다. 이런
일은 정말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회사의 CEO입니다. 회사를 살려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아무리 하기 싫
은 일이어도 그 감정을 이기고 해야만 할 일이 있습니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 할 때
마음을 상하게 되고 자칫하면 몸도 상하게 됩니다. 웃음도 잃게 됩니다.
계획에 없었는데 퇴사를 해야만 하는 분들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저
는 회사를 지켜야 하므로 그렇게 했습니다. 이 상황을 저는 힘들긴 하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될 겁니다. 사람이 완벽하다면 모르겠지만, 저하고 완벽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또 실패할 겁니다. 또 잘못할 겁니다. 그럴 때 지나치게 자책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실패와 잘못이 저 자신을 죽이도록 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과정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있습니다. 나가는 분들이 들으
면 기분 나쁠 수 있지만, 지금 이 과정이 나가는 분들에게조차 꼭 해(害)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옳지는 않습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이 있고, 세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있습니다. 당장은 안 좋고 또 고통스런 일이지만 오히려 좋은 일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
독교에서는 이런 경우, ‘고난은 변장된 축복’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이런 관점을 가질 때 사람이 훨씬 더 성장할 수 있는 것만은 확실한 사실입니다. 사람을 정
리하는 이 과정에서 저 역시 몸을 상할 만큼 힘들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저도 한 단계 성장
할 거라고 믿습니다. 나가게 되는 분들 역시 이 과정에서 모두 한 단계 성장하고, 또 잘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자연감원을 기다리지 못하고 몸을 줄이게 된 배경에는 8월 이후 매출이 생각만큼 늘어
나지 않았던 것이 핵심 원인이 되었습니다. 올해 7월까지만 해도 전년도 동월 대비 매월 평
균 41%씩 매출이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8월에 13%, 9월 8%, 10월 5%로 매출이 전혀 성장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여러 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감원을 하지 않았던 것은 9월과 10월
에도 1월~7월 수준 성장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인데 그 전제 자체가 완전히 틀어져버
렸습니다. 그리고 미-일-독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
고 유독 한화(韓貨)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상태라면,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돈을 꿔야 하는데, 돈을 계속 꾸면서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전혀 바람직하
지 않고, 또 여수룬은 돈을 꿀 능력도 안 되기 때문에 감원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7월까지 전년도 동월 대비 평균 41% 성장했는데 8월 이후 갑자기 전년도 동월 대비 매
출 성장세가 떨어진 이유는 아직도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통계를 보면 명함, 스티커, 현
수막의 성장은 1~7월과 8~10월에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전단, 중철, 무선철은 평균 30%
가 오히려 줄었습니다. 전단, 중철, 무선철은, 6월과 7월까지만 해도 전년 동월에 비해 평균
50%가 성장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급전직하(急轉直下)한 것입니다. 전단, 중철, 무선철의 축
소가 8~10월 매출 증가세를 갉아먹는데 핵심 원인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전단, 중
철, 무선철 성장세가 왜 줄어들었는지 그 원인은 역시 명확하지 않습니다.
아마 작년 7월에서 올해 3월까지 4-5명이 배치되었던 텔레마케팅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은 해보지만, 그렇다고 해도 7월까지 괜찮던 것이 어떻게 8월 이후 급격하게 줄

1
어들었는지는 해명되지 않습니다.
아직은 여러 가지 알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솔직히 전단, 중철, 무선철 매출이
줄었다고 해서 자금흐름에 악영향을 줬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왜냐면 전단, 중철, 무선철은
이익이 거의 없거나 팔아도 적자가 나는 경우가 많아서 전단, 중철, 무선철 매출이 줄어든
것이 자금 흐름을 악화시킨 원인이라는 근거도 뚜렷하지는 않습니다.
알 수 없고,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 참 많지만, 어쨌든 매출이 생각보다 늘지 않았고,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현재 상태로는 자연감원을 통해서 회사가 정상이 되기를 기다리기
는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개개인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희생을 강요하게 되
었습니다. 미안한 일이고, 저로서도 무척 괴로운 일입니다.

2월 이후 정상 운영
구성원의 희생을 바탕으로 내년 2월 이후에는 회사가 정상 운영될 수 있습니다. 예측이
어긋나는 동안 회사 자금은 대략 4억 원이 부족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창업
후 지금까지 일본에서 세금 신고를 누락하여 1억5천만 원 가까이 추징금이 나오게 되었습니
다. 이렇게 보면 대략 6억 원 가량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 중 차입금 2억 원과 신주발행을
통해 모은 8천만 원 정도를 제외하면 대략 3억 원 정도가 부족한 상태에서 회사를 운영해야
합니다. 외부 자금을 차입할 여건이 안 되는 지금 상태에서는 정말 위태위태합니다.
어쨌든 내년 2월 이후 빚을 갚으면서 정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회사 몸집을 계획대로 줄이게 되면, 한 달 매출이 대략 5천8백 만 원 상태가 월 손익분
기점이 됩니다. 감원을 안 한 상태에서는 대략 7천 만 엔이 손익분기점이었습니다. 인원이
줄어들면서 손익분기점을 이루는 매출이 1천만 엔 정도 줄어듭니다. 이 수준이면 내년 2월
부터는 정상운영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이 됩니다. 대신 내년 2월까지 자금흐름은 지금보다
더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12월, 1월 매출은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 퇴직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퇴직위로금을 지급해야만 합니다. 법으로만 따지면 퇴직위로금을 안 줘도 될 지 모
르지만, 정말 회사 때문에 희생을 받아들여주는 분들에게 그 정도 예우도 하지 않고는 저 자
신이 견딜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12월 혹은 1월에 중 한 달은 급여가 지급되지 못하거나 대폭 지불 유예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저도 최선을 다 해보겠지만 저도 장담을 할 수가 없습
니다. 혹시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남아 있는 분들께서는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나가는 분들 희생 위에 한 달 정도만 견디면 이후 과정은 정상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3월에도 급여가 지불 유예될 수 있다고 했지만, 그래도 한번도 지불 유예하지 않고
잘 버텨왔습니다. 12월, 1월에도 지금까지처럼 유지되도록 노력해보겠지만, 어쩔 수 없는 상
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미리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업무 감량
인원을 줄이는 것과 함께 일도 좀 줄이려고 합니다.
여수룬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일은 전단, 중철, 무선철과 택배박스입니다. 전단, 중철,
무선철은 애드프린트 서비스 이래 이익을 가져다 준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택배박
스는 3천 개 박스를 모았지만 팔면 팔수록 손해나는 아이템입니다. 이 두 아이템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픕니다. 그래서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여러 번 판매를 중단해버릴까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인쇄 사이트에서 전단, 중철, 무선철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
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고, 손해만 나지 않는다면 컨테이너를 운영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
고, 또 판매량이 늘어나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계속 운영을 해왔습니다. 택배박스는 판
매를 중단해도 하나도 아쉬울 것이 없는 아이템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전단, 중철, 무선철도 마찬가지지만 택배박스조차 그렇게 고생해서 운영해온
것을 덜컥 내린다는 게 별로 내키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를 고민해보다가 전단, 중철, 무선철 코너는 인쇄 전문 회사에, 택배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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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는 택배박스 제조사에 코너를 임대해주기로 마음 먹고 교섭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느
정도 예측한대로 반응은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택배박스는 월200만원의 시스템 운영비와 고객지원비를 받고 코너를 임대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임차하는 택배박스 코너 운영회사는 검색어 광고비를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전단, 중철, 무선철 코너도 한 달 이내에 임차 회사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대략 월5백
~1천만 원의 임대료와 매출의 5% 수수료를 받게 될 것이며, 역시 광고비는 임차 회사가 부
담하게 될 것입니다.
이 일이 성공하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아이템 외의 아이템은 코너 분양 방식으로 경쟁
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전환의 핵심은 모든 것을 우리가 주도했던 것에서 벗어나서 우리는 판만 만들어주고
운영은 코너 임차 회사가 하도록 주도권을 바꾸는 것입니다.
다행히 코너 임대에 필요한 상당히 많은 시스템은 지난 번 오더몰을 만들면서 만들어두
었습니다. 추가 개발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도 큰 위로입니다.
아직은 테스트 기간입니다. 잘 되면 많은 것이 바뀌리라고 생각합니다.

떠나는 분들, 그리고 아쉬움


떠나는 분들에게는 이 임대 방식을 권하려고 합니다. 떠나야 하는 분들 중 아이템을 독
자로 마련해서 사업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이 방식으로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필요하다면
임차료를 상당한 기간 동안 받지 않고서라도 강요된 희생을 받아들인 분들에게 혜택을 주려
고 합니다.
구성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저도, 그리고 나가는 분들도 괴롭습니
다. 어쨌든 성공과 실패는 모두 CEO가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영광이 있으면 오욕도 같이
있는 게 인생입니다. 저는 제 몫을 잘 감당하겠습니다. 나가야 하는 분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과 감사하다는 말씀을 동시에 전합니다. 그나마 마지막에 코너 임대 방식이 남은 것을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충분히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최선을 다해서 지원을 하겠습니다.
나가는 분들 희생 위에 2월 이후는 정상 운영되는 상황에서 일하게 될 남아 있는 분들
께서도 2월 이전에 한 차례는 반드시 올 어려움을 잘 견뎌주시기를 부탁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고난은 정말 견디기 힘들지만, 그 속에 개인도 집단도 성장할
수 있는 엄청난 영양분이 있습니다. 같이 잘 견딜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불교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에는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집에 한 여인이 찾아왔다. 기품 있는 절세미인에 값진 옷과 보석을 걸치고 있었다.


집 주인이 “누구신지요?”하고 정중히 묻자 여인이 답하길 “나는 공덕천(功德天)입니다. 가는
곳마다 행운과 재물을 주지요.”라고 대답했다. 집 주인은 기뻐 어쩔 줄 모르며 향을 피우고
꽃을 뿌리는 등 야단법석을 떨며 여인을 극진히 집으로 모셔들였다. 그런데 여인 뒤에 웬 여
인이 또 하나 서있었다. 끔찍하게 못생긴 데다가 옷도 더러운 누더기였다. “아니, 댁은 누구
요?”라고 주인이 묻자 여인은 “나는 흑암천입니다. 나는 가는 곳마다 재난을 가져오고 재물
이 소진되게 하지요.”라고 대답했다. 주인이 기겁을 해서 칼을 갖고 나와 휘두르며 “썩 꺼져
라. 가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고함쳤다. 그러자 여인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대는 참 어
리석군. 방금 그대가 집에 영접한 여인이 바로 나의 언니요. 우리는 쌍둥이로 반드시 붙어
다니게 되어 있소. 내가 떠나면 그 여인도 떠날 것입니다.” 주인이 공덕천에게 확인하자 맞
다고 하며 “내가 여기 있으려면 내 동생도 여기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은 같이 있다는 뜻입니다. 나쁘다고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이치를 잘 받아들이면 지나치게 힘들어만 할 것도 아니고, 지나치게 기뻐하기만
할 일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어려운 일이 많은데 그 가운데 희망이 있는 지금입니다. 모두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
기를 바랍니다.(*)

3
[전언(傳言)]

코너 임대

2013. 11. 15. 금요일.

지난 주에 말한 ‘코너 임대’가 애드프린트 서비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면,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의 변형 서비스가 도입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코너 임대 서비스’를 다시 설명합니다.
우리 회사 아이템 코너 중 택배박스 코너는 U사에 임대합니다. U사로부터는 매달 코너
임대료(시스템이용료)를 받습니다. 그리고 이익이 나는데 따라 매출의 몇%를 판매수수료로
받습니다. U사와 계약에는 옵션이 있습니다. U사는 택배박스를 취급하기 때문에 일본 현지에
창고를 구하는 것과 일본에 법인을 따로 설립하는 것과 U사가 오버츄어를 통해 택배박스 검
색어 광고를 2위 이내로 하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옵션도 참 많습니다. 이런 조건을 U
사는 다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도 U사는 모두 다 받아들였습니다. 이유는 이 조건조차 U사
에 매우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아니, 이 조건은 여수룬-애드프린트를 위한 것이 아니고 u
사를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단•중철•무선철 등 페이지물 코너도 해당 아이템 전문 제작사에 임대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석주부사장이 업체를 교섭하고 있는데, 업체의 반응은 좋다고 합니다. 전단•중철
•무선철 코너를 임대할 경우는 보증금 + 월 500~1,000만 원의 임대료 + 판매수수료 + 광고
비의 형식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명함 코너를 지금 임대한다면 보증금 + 월 7천만 원 ~ 1억 원 + 판매수수료 + 광
고비 정도는 기본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처음에 제가 코너임대 방식을 제안했을 때 회사 안에서는 하겠다는 회사가 없을 것이라
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해보자고 하고 시도를 해보니까 당장 택배박스 제조 회사 즉각 수용
했고, 전단•중철•무선철 제작 회사도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건이 문제일 뿐 이 비즈니스
모델은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예입니다.
제작회사 혹은 제조사가 이 방식을 받아들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이 되기 때문입니
다. 이 방식을 받아들이면 제조사는 간절히 바라던 일본에 쉽게 진출할 수 있게 됩니다.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진출하면 대개 생산조건과 노동조건이 바뀌므로 경쟁력이 생길 가능
성이 큽니다. 수출이 돈벌이가 되는 이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일본, 중국 가릴 것 없
이 모든 제조사는 수출을 하려고 애를 씁니다. 특히 인쇄물 분야는 일본에 진출하면 경쟁력
이 생길 가능성이 무척 큽니다.
제작 회사 혹은 제조 회사는 제조 설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수출을 하게 되면 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면 수출은 새로운 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
산량이 늘어나면 원가가 절감되는 것은 필연입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평균 500년 인쇄하던
회사가 700년 인쇄를 할 경우, 증가하는 비용은 종이 값과 잉크 값, 전기세 등뿐입니다. 인
건비, 공장임대료 등은 그다지 증가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보통, 제조사는 마진이 늘어나
지 않아도 생산량을 늘려서 원가를 줄일 수 있습니다. 수출을 해서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는
것은 새로운 판매처를 확보하는 것이고, 이것은 곧바로 이익의 증가와 원가의 절감으로 이어
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해외 진출을 바라지만, 결코 쉽지 않습니다.
U택배박스 회사는 일본에 진출하기 위해 7년 가까이를 조사도 하고, 준비도 했습니다.
그랬지만 결국은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진출만 하면 회사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진출할 때 생기는 복잡한 문제와 위험을 해결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단•중철•무선철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에 진출하면 어쨌든 한국에서 물건을 파는 것보다 훨씬 경쟁력이 커진
다는 것을 알면서도 진출할 방법도 잘 모르고, 위험을 안을 능력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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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택배박스 제조 회사와 전단•중철•무선철 제조사는, 우리 등에 업혀서, 간절히 바랬지만
갈 수 없었던 시장에, 편안하게 가는 것입니다. 그것도 4만5천 여 명 고객이 가입하고 있고,
2만5천 명 이상 고객이 지금도 이용하는 시장입니다. 정말 매력이 넘치는 일입니다.
일본 최종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바이어와 오퍼를 통하지 않고 일본 최종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회사 중 월 1천만 엔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본 최종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회사 중에는 인쇄 업종 종사 회사가 유난히 많습니
다. 그만큼 인쇄업이 다른 업종에 비해 경쟁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일본에 인쇄물을 파는 한
국 회사는 제가 아는 회사만도 7개 이상입니다.
그 중 일본에 제일 먼저 진출한 회사는 우리보다 2년 먼저 진출했고, 한국에 인쇄 공장
이 있고, 한국에서 매출이 월 30억 원이 넘는 메이저 회사입니다. 그렇지만 현재 일본에서
매출은 우리의 1/5 수준입니다.
한국 메이저 인쇄 회사 중 10위권 이내에 든다고 알려진 회사도 일본에 진출했는데, 지
금은 문을 닫다시피 했습니다. 일본에 진출하면서 적어도 20억 이상 손실을 봤습니다.
지금 일본에 진출한 인쇄 업체들은 대체로 현상 유지에 급급합니다.
일본에 진출해서 나름대로 뿌리를 내리고 사업 기반을 갖춘 회사는 자본도 없고, 인쇄
경험도 없었던 여수룬-애드프린트 뿐이라고 해도 지금은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이렇게 되기
까지는 일본을 포함한 여수룬-애드프린트 임직원의 헌신이 가장 컸습니다만…….
그만큼 일본에 진출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인쇄만이 아닙니다. 어떤 아이템도 일본 소비자를 상대로 직접 판매를 해서 성공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일본만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 시장을 개척하는 것 자체가 원래 어렵습니
다. 중국에 진출한 회사도 대부분 진출했다가 실패합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일 뿐입니다. 네
이버에서 라쿠텐 판매자 모임을 운영하는 ㅅ사장의 인터뷰를 보면, 3년 전에 라쿠텐에 진출
한 한국 소기업 10개 중 9개는 이미 문을 닫았고, 한 개도 언제 닫을 지 모르는 상태라고
합니다. 그만큼 일본 소비자에게 직판이라는 비즈니스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많
은 회사들이 침만 삼킬 뿐 시도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판국에 여수룬-애드프린트가 코너를 분양해준다고 하니까 당연히 적극 달려드는
것입니다.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는 회사가 애드프린트 사이트에 입점하면 여수룬에 보증금, 임대
료(입점료), 판매수수료, 광고비를 다 지급해도 이익을 남길 가능성이 무척 큽니다. 앞서 말
한 대로 제조 회사는 생산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생산원가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
입니다. 만약 명함코너에 입점하는 입점사(入店社)가 명함 코너를 임차(賃借)하면서 임차료로
지금까지 애드프린트가 직접 운영해서 얻었던 수익을 고스란히 다 주고, 이후에 판매 수수료
를 다 지급한다고 해도, 제조 회사는 이익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역시 전체 생
산 코스트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코너 임대 서비스는 여수룬-애드프린트에도 좋고, 제조사에도 좋은 방식일 가
능성이 큽니다.
아직은 실험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이 비즈니스 모델이 발전한다면 어떻게 발전할 지를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의 모습
지금은 택배 박스와 전단•중철•무선철 코너를 임대해주고 비즈니스를 테스트하는데 집중
할 겁니다. 그렇지만 비즈니스가 성공하면, 여수룬-애드프린트는 대담하게 더 많은 코너를
임대 분양하게 될 것입니다. 극단으로는 명함류, 스티커류, 실사출력물 코너도 분양할 수 있
습니다. 물론 당장의 일은 아닙니다. 그럴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되면 여수룬-애드프린트는 여수룬-애드프린트가 잘하는 일만 하게 됩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가 잘 하는 것은 해외 고객을 발굴하는 것과 물건을 싸게 해외로 보
내는 것과 이것을 잘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잘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요약한다면
해외 직판을 잘할 수 있는 능력과 이것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능력이 여수룬

2
의 강점입니다.
여수룬은 상품을 잘 만드는 능력은 거의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우리 주력 상품인 명함조차도 디지털 인쇄 명함을 만들 때마다 원가가 얼마인지 서로
몰라서 늘 물어보고 다닙니다. 스티커의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 지금도 롤스티커는 제대로
팔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견적도 낼 줄 모릅니다. 클리어파일, 마우스패스, 포켓폴더, 봉투,
USB, 쇼핑백, 비닐백 등 우리가 판매하는 상품을 우리가 거의 모릅니다. 이것은 지극히 당
연한 일입니다. 이것은 만드는 사람조차도 잘 모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제품의 품질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합니다. 명함을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생산해
야 가장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지 거의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설사 안다고 해도 생산
하는 사람을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 영역은 우리가 매우 취약한 분야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제품의 가격과 품질을 우리가 통제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우
리가 제품을 만들어오거나 사와서 팔았습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우리가 모르
는 제품을 사오다 보니 가격도 비싸고 품질도 통제가 안 된 것입니다.
코너 임대 방식은 이 관계를 뒤집습니다. 물건 가격을 매기고, 광고를 하고, 검수를 하
고, 포장을 하는 모든 과정을 제조사에게 주고, 우리는 제조사가 전혀 하지 못하는 해외 고
객 발굴과 관리 시스템 제공과 운송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장점과 장점이 결합하는 모양입니다.
이 모델의 원형은 오픈마켓입니다. 라쿠텐, 이베이, 11번가, 타오바오 등은 시스템을 제
공할 뿐입니다. 제품의 생산, 관리, 고객응대와 관리, 포장, 발송은 제조사 혹은 판매자가 담
당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여전히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입니다. 다만, 작년 실패를 반
복하지 않기 위해 관계를 뒤집습니다.
작년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품질 관리, 검수, 배송, 고객응대, 광고까지 다 하
는 모델이었기 때문입니다. 입점사는 아무 부담이 없었습니다. 그냥 등록만 하고 팔리면 이
익만 취하는 모델이었기 때문입니다. 입점사가 잘못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비즈니스 모델
을 잘못 세웠기 때문입니다. 입점사는 아무 부담이 없고, 모든 것을 우리가 책임지는 불균형
모델이었기 때문에 비즈니스 자체가 힘이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제조사와 우리의 강점을 결합시킵니다. U사처럼 가격 설정도, 제조도, 검수도,
광고도 제조사가 합니다. 우리는 그냥 서포터입니다. 관계가 역전이 된 것입니다. 더군다나
U사는 물건이 팔리든 안 팔리든 월 임차료도 내야 하고, 일본 사무실과 창고 운영비도 내야
하고, 광고비도 내야 합니다. 어떻게든 팔지 못하면 큰 손해가 나는 구조입니다.
이것이 사실은 정상입니다. 우리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지난 6년 간 큰 위험을 안
고, 초창기 몇 년은 계속 적자를 보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렇게 몸 부림을 치면서 회사
를 키웠습니다. 우리와 같이 하는 회사도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U사는 처음에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여수룬-애드프린트가 초창기에
손해 본 것에는 비교조차 할 수 없습니다.
어쨌든 비즈니스 모델을 이렇게 수정하면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일만 하면 됩니다.

개인은?
저는 구성원들에게 경영진의 생각과 구상을 잘 정리해서 전하려고 노력합니다.
이유는 경영진의 생각과 구상이 각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각자가 돌아가는 형편을 잘 이해하고 자기 삶을 잘 설계하면서 일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제 판단으로는 코너 임대 방식은 빠르게 확대될 것 같습니다. 구상이 나오고 한 달도 안
되어 택배박스와 전단•중철•무선철에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적용이 쉽다는 뜻입니다.
이 모델이 확대되면 여수룬-애드프린트는 또 어떤 모습이 될까요? 이 모델은 각자에게
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저는 여수룬-애드프린트 임직원뿐 아니라 제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에게는 늘 생
각하라고 주문합니다. 물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저는 생각
하라고 요구합니다. 왜냐면 생각하지 않으면 결코 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3
제가 전언을 통해서 드리는 이번 말씀도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첫 번째는 경청(傾聽)입니다. 귀 기울여 듣는 게 중요합니다. 전언을 귀 기울여 듣는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잘 읽는 것입니다.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읽는 것입니다. 제가
전언을 쓰는 이유는 회사가 돌아가는 사정을 잘 알게 하기 위한 것이지만, 여러분, 특히 젊
은 구성원들은 이것을 공부 소재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공부를 하든 안 하든 각자의 몫이
지만, 회사 사정을 제대로 알고, 또 앞으로 전개될 일을 계속 생각하게 되면 연봉은 확실히
올라갑니다. 연봉이 올라 가고 안 올라가고 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공부를 함
으로써 여러분 머리에 생각할 거리가 쌓이고 저절로 생각이 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생각은 하는 게 아니고 나는 것입니다. 머리에 생각할 거리가 충분히 쌓이면 그 때 생각
이 나는 것입니다. 경청은 머리에 생각할 거리를 쌓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입니다. 전언을
잘 읽는 것, 이해가 될 때까지 여러 번 읽는 것이 바로 생각을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질문하고 토론하기 바랍니다. 의문이 나는 것은 질문해서 해답을 찾고, 또 다른
사람 의견을 듣고 자기 의견도 말하기 바랍니다. 자기 의견을 잘 세우는 과정 중 하나가 토
론입니다. 토론을 하면서 생각을 가다듬고 정리하면, 생각하는 능력이 올라갑니다.
저는 위로부터 내려오는 구상과 아래로부터 올라가는 생각하는 능력 둘 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방향은 결코 좋지 않습니다. 지도부도 비전을 만들고 제시해야 하지만, 아래
로부터도 비전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생각을 하다 보면 이 비즈니스가 흘러가는 길을 여러분 스스로도 만들 수 있
습니다. 그리고 여수룬-애드프린트에서 여러분의 앞날도 구상해볼 수 있고, 대비할 수 있습
니다.
생각 없이 살다 보면 전혀 뜻하지 않은 곳에 자기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
다. 코너 임대 방식이 활발해지면 개인에게는 어떤 비전이 생기는 것일까요?(*)

4
[전언(傳言)]

보고(報告)

2012. 3. 16. 금요일.

보고를 잘 하는 것은 능력입니다. 보고를 잘 한다는 것은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


입니다. 그리고 상황을 해석해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대책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보고는
‘상황 파악-해석-대책 마련’으로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가능해지려면 사건의 핵심을 정확하
게 파악해야 하고,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보고받는 사람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 뜻에서 보고를 잘 하려면 실력이 있
어야 합니다.
보고가 곧 그 사람 실력의 전부는 아닙니다만, 그 사람 실력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
또한 사실입니다.
여수룬은 겨우 50명 정도 되는 작은 조직입니다. 이 정도 조직이지만 저는 이미 구성원
개개인의 특징을 정확히 모릅니다. 그 사람의 잠재 능력도 잘 모릅니다. 이 말은 구성원을
정확히 평가하고 대접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저는 회사안에
서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별로 바깥에 나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점심도 직원들과 먹으려
고 애를 씁니다. 많이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매 주 목요일에 리더십 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여수룬의 과장 이상 직급자들이 매 주 한
명씩 자기가 생각하는 리더십을 이야기함으로써 각자의 리더십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입니
다. 왜 자기는 리더십을 그렇게 생각하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를 자기 삶과 연동
시켜서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각자의 삶을 자세히 설명하게
되었고, 지금은 삶을 설명하는 것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해버린 상태입니다. 그런데 각 사람의
살아온 과정을 듣다 보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저 사람에게 저런 시절이 있
었다는 건가 하는 놀라움입니다. 또 그 사람의 능력을 재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저에
게는 목요 리더십 강좌가 정말 큰 충격입니다. 과장 직급자 이상이면 그나마 평직원들에 비
해 조금은 더 알 수 있는 분들인데도 저는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지 못하는 것입니다. 저만 그런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참석자 대부분이 서로의 진면목을 잘
알지 못하는 듯 합니다.
과장 직급 이상도 이런데 평직원은 어떨까요? 아예 모른다고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사람을 안다는 것은 꽤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고(報告)는 자기를 알릴 수 있는 소
중한 기회입니다. 특히 여수룬처럼 내부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조직에서는
보고를 통해 자기를 드러내는 것이 매우 중요할 수 있습니다.
저는 보고를 보고 그 사람 실력을 파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일하는 모습을 보거
나, 그 사람의 상급자의 보고를 통해서도 실력을 파악하지만, 보고서를 통해서 실력을 파악
할 때가 많습니다. 직접 드러난 것을 보고, 또 이야기하면서 실력을 파악하는 것도 한 방법
이지만, 보고서를 통한 보고는 구두보고 혹은 대화를 통한 것보다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
회사만이 아니라 여러 조직에서, 보고를 잘 한 사람이 간부로 발탁되는 경우는 비일비재
(非一非再)합니다. 거래처에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할 때도 대개 회사에서 능력 있는 사람을
보냅니다. 이유는 말하려고 하는 바를 간결하고, 명확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결하고, 명확하고, 정확하게 프리젠테이션 할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실력입니다. 사안
을 꿰뚫지 못하고는 간결하고, 명확하고, 정확한 보고를 할 수가 없습니다. 사안을 꿰뚫으려
면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고를 잘 하는 것이 그 사람 실력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 사람 실력의
상당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경험으로도 그렇습니다. 보고를 잘 하는 사람은 실력
이 있습니다.
보고를 잘 하기 위해서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연습을 통해서 실력도 늘어납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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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보고
게시판에서 어떤 사람의 보고는 꼭 읽습니다. 그 사람 글이 올라오면 반갑기까지 합니다.
왜냐면 그 사람 보고에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하는 일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
주고, 현재 부딪히고 있는 장애를 드러내고, 해결책을 찾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 보고만 봐
도 그 사람이 하는 일의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보고가 진짜 보고입니다.
이렇게 보고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대부분의 보고자는 그냥 습관처럼 보고를
하고 맙니다. 물론 다른 부서와 연락하기 위한 보고는 굳이 생각이 들어갈 필요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진짜 보고는 해석이 필요하고, 대책이 필요한 보고입니다.
가끔 보고를 보다가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목은 어제 제목과 같고, 전주(前週)
보고서 제목과 같은데 안에 있는 내용은 누구나 다 알아야 할 중요한 내용이 있는 경우입니
다. 이런 보고를 보면 화가 납니다. 왜 이런 내용을 꼭 읽을 수 밖에 없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전혀 안 하기 때문입니다. 보고서 제목도 그렇습니다. 일상 보고인 줄 알고 열었
는데, 그 안에 시스템 에러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거나, 대형 클레임이 보고된 걸 보는 적도
있습니다. 기절할 것 같습니다.
물론 하나하나 가르쳐야 합니다. 그것이 회사의 의무인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되는 일입니다. 생각을 하지 않고 타성에 젖어서 일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이런 보고를 하면 찍힙니다. 실력을 인정받기 정말 어려워집니다. 회사에서 승진하기 어렵습
니다.
보고를 하나 하더라도 읽히는 보고를 해야 합니다. 게시판에 제목을 달아도 생각하게 만
드는 제목을 달아야 합니다. 물론 늘 있는 일이면 오히려 똑같은 제목을 다는 것이 옳을 것
입니다. 그렇지만 늘 있는 일이어도 누계(累計)를 단다거나 전체 상황을 알 수 있게 처리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혹시 늘 있는 일이 아니면 읽힐 수 있는 제목을 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굳이 게시물을
열어보지 않아도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제목을 달아주면 더 좋습니다. 매일 하는 일상 보고도
그날 좀 특수한 사정이 있다면 그 특수한 것을 제목에 부제로라도 붙이면 좋습니다.
이것은 친절입니다. 내용을 잘 알 수 있도록 제목을 달고, 내용도 잘 정리되어 있다는
것은 친절입니다. 이것도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생각이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사실,
누구나 알아야 할 특별한 사실을 잘 정리하는 것은 특별한 행동입니다. 특별한 행동은 특별
하게 평가됩니다.
그리고 한 게시물에는 한 가지 사건만 담는 것이 옳습니다. 사건이 두 개면 둘로 나눠서
게시하면 됩니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게시
판을 활용하는 것도 달라집니다. 생각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게시물의 가치에 걸맞
게 대접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어쩌면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닐 지도 모릅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것은
이미 습관입니다. 이 습관을 바꾸면 능력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고하는 것이 좋을까를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늘 하는 일도 좀더 좋은 방법을 찾으
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노력이 쌓여서 사물을 보는 새로운 관점도 생기고, 개선도 하게
됩니다. 실력이 붙게 됩니다.
일부러 눈에 띄려고 행동하는 것은 유치합니다. 그렇지만 정확하게 보고해서 저절로 눈
에 띄는 것은 필요하기까지 한 일입니다.
보고는 조직 활동에서 가장 기본입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보고를 잘 해서 다른 사람으
로부터 인정받는 일은 중요한 일입니다. 보고를 하나 하더라도 정말 생각이 담긴 보고를 할
때 자연스럽게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수룬만이 아닙니다. 어디서나 마찬가지입니다. 똑 같은 일을 다른 각도에서 보도록 노
력하고, 또 고민해야 합니다. 이 점은 제가 여러 조직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것인데, 평범해
보이는 일도 고민하는 사람이 다루면 특별해집니다. 답답한 것은 특별한 것조차 고민하지 않
고, 생각하지 않고, 과거를 답습(踏襲)하면서 평범하게 만들어버리는 일입니다. 도대체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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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해야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들지 저도 참 고민이 됩니다.

비전을 주는 보고
저는 여러분이 승진하려고 애를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좀더 높은 직위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자기 능력을 나눠주는 것은 칭찬받을 일입니다. 저는 각자가 더 높은 직위로 올라
가서 각자가 더 훌륭한 리더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는 성장해야 합니다. 성장이 멈추면 부모는 괴롭습니다. 늘 다섯 살 짜리에 머무르
면 부모에게 근심거리가 됩니다. 늘 평직원으로 있으면 회사는 괴롭습니다. 성장을 해야 하
는데 계속 그 자리에 있으면 약간 난감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건 그 사람이 감당해야 할
몫이긴 합니다만, 난감한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각자가 제자리에 머물지 말고 리더로 성장
하기를 바랍니다.
리더는 비전을 주는 사람입니다. 비전을 줄 수 있으니까 팀장이 되었겠지만, 팀장이 곧
비전을 주는 사람은 아닙니다. 팀원이면서도 비전을 줄 수도 있습니다. 리더는 한자(漢字)로
지도자(指導者)입니다. 저는 이 말이 정말 리더의 본질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
(指)는 손가락을 들어 가리킨다는 뜻입니다. 도(導)는 이끈다는 뜻입니다. 손가락을 들어 목
표를 가리키고, 사람들을 격려해서 그 목표를 향해 나가게 하는 사람이 리더이고 지도자입니
다. 지금은 팀원이지만 실제는 리더일 수 있습니다. 지위로서는 리더가 아니지만, 역할로서
는 리더일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이후 진짜 리더가 됩니다.
보고는 팀장의 고유권한이 아닙니다. 팀원도 자연스럽게 보고할 수 있습니다. 보고를 통
해 팀뿐 아니라 조직 전체에 비전을 줄 수 있습니다. 평직원으로서 보고를 하지만 그 보고
안에 팀이 나가야 할 방향을 담을 수 있습니다. 보고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표를 하나 만들
어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팀의 상황과 실적과 나아갈 바를 보여주는 표를 만들 수도 있
습니다. 의미가 풍성하게 담긴 표가 될 수 있고, 그냥 늘 보는 그런 표를 만들 수도 있습니
다. 생각을 한 만큼, 또 그 실력만큼 보고서가 작성됩니다.
회사 경영진은 상황과 의미가 풍성한 표, 또 그런 보고를 귀하게 여길 수밖에 없습니다.
비전을 주는 보고와 그냥 그런 보고는 격이 다릅니다. 보면 압니다. 생각을 하는 사람만
비전을 주는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자기 생각이 없는데 보고서에 생각이 들어갈 리
는 없기 때문입니다.
한 때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생각하는 사람이어야 의미가 있는
보고서를 쓸 수 있고, 의미 있는 보고서를 쓸 능력이 있어야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정말 평범한 일을 하더라도 방법을 개선하고, 또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서 특
별한 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조직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보고에도 이것은 적용될 수 있습니
다. 누구나 하는 보고지만, 그 사람이 올린 보고는 꼭 열어보게 만들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반드시 리더가 됩니다. 그 사람이 올린 일일보고만 보고도 그 조직의 한달 상황을 알 수 있
게 한다면 그 사람은 리더가 됩니다.

스스로 정리하는 과정인 보고


저도 보고를 합니다. CEO전언은 제가 조직원에게 드리는 보고입니다. 저는 매 주 한번
씩 CEO 전언을 씁니다. 솔직히 매우 힘듭니다. 이 전언 때문에 잠을 잘 못 잘 때가 많습니
다. 이 전언은 목요일 새벽에는 끝내야 합니다. 새벽에 끝내서 번역자에게 넘겨줘야 목요일
오후에 프린트 해서 배포할 수 있습니다. 하루 전에 끝내면 좋습니다만 글이라는 게 꼭 막판
까지 몰고 갑니다. 안 그러려고 어떤 때는 목요일 아침에 넘겨주자마자 미리 생각한 다음 것
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용 없습니다. 금요일, 토요일 되면 이미 조직의 현안은 바뀝니
다. 그리고 쓴 것이 마음에 안 듭니다. 결국 또 수요일 저녁에 약간 일찍 자서 두세 시에 깨
서 마무리 합니다. 잠을 망치는 원인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야기합니다. 그렇게까지 안 하고도 잘 되는 회사 많습니다. 사실입니다.
이렇게까지 안 해도 회사가 잘 굴러갈 수 있습니다. 국내에 있는 합판 업체 사장들은 그렇게
안 하고도 우리 회사보다 매출에서 열 배 이상 합니다. 인쇄업을 벗어나면 여수룬은 여전히
구멍가게입니다. 이렇게 전언 안 쓰고도 운영만 잘하는 CEO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리고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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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룬에서 제가 CEO 전언 안 쓴다고 꼭 안 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내가 이거 왜 쓰나’ 하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정기적으로 A4 5~6매 쓰는 것 힘듭니다. 그것도 썼다 파기한 것을 생각하면 그 양이 결
코 적지 않습니다. 도대체 CEO 전언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무엇일까요?
CEO전언은 저 스스로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저는 CEO전언을 쓰면서 조직의 CEO로서
저 자신을 정리합니다. 전언을 쓰면서 조직의 현안이 무엇인가를 고민합니다.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점검합니다. 조직 상황을 파악하고 개선할 것을 찾습니다. 전언은 저에게 생각을 하
도록 강요를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저는 조직의 여러 가지 현안에 저 나름의 관점과 비전
을 갖습니다. 전언이 없었어도 여수룬을 지금 정도까지는 운영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모
릅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전언이 있었기 때문에 저 자신이 확실히 정리가 된다는 그 사실입
니다. 제 생각이 정리가 된다는 것은 여수룬에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조직에서도 CEO의 영
향은 정말 중요합니다. CEO가 생각이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그 여파는 일파만파입니다. 그
런 점에서 CEO전언은 저를 정리하는 과정이고, 그 결과로서 조직이 정리되는 과정입니다.
전언이 있기 때문에 할 말도 아낍니다. 당장 지적하지 않게 됩니다. 전언을 통해서 잘
정리해서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말이 글로 될 때는 정리가 됩니다. 또 글을 다듬는 퇴고(推
敲)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저 자신이 정리가 되고, 말도 성급하게 하지 않게 됩니다.
이 과정은 몇 주 전 조직에 관한 전언에 담겨 있습니다. 조직에 몇 가지 문제가 있었을 때
저는 전언을 통해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개개인과 부딪히지 않고도 어느 정도 정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CEO전언을 준비하면서 정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웬만한 조직 현안에는 제가 적절히 대
응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한번 이상 생각을 했던 사안들이므로 관점은 갖고 있습니다. 물론
저만의 생각일 수는 있습니다만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CEO전언을 써서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것은 확실히 저입니다.
저는 이것이 CEO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사람의 삶에 책임이
있는 처지이기 때문에 그 만큼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이 생각
을 잘 정리하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과거의 CEO전언은 다시
활용하지 않습니다. 똑 같은 주제여도 새로 씁니다. 왜냐면 조직의 상황과 주변 환경이 바뀌
었기 때문에 똑 같은 주제여도 해석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CEO전언을 통해 저 자신
을 정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조직을 이끌기 때문에 우려먹지 않습니다.
남을 위해 살지 말고 자기나 잘 하라는 것은 여수룬에서 충분히 통용되는 말귀입니다.
전언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언은 결국 저 자신을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보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장, 혹은 상급자를 위해서 보고하는 것은 이차적인
목표입니다. 자기 삶과 활동을 정리하는 과정이 보고서입니다. 남을 위해서 하면 아무래도
수동적이 됩니다. 경쟁 상대는 자기 자신입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정리하는 과정의 결과
가 보고인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일기를 왜 중요하다고 합니까? 자기 삶을 돌아보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일기는 남을
위해 쓰지 않습니다. 일기는 자기 자신을 위해 씁니다. 일기를 쓰면 정리가 됩니다. 묵상을
왜 합니까?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 자기를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기 자신을
정리하는 능력이 바깥으로 나올 때는 실력이 됩니다. 보고는 그런 의미입니다. 일기도 꾸준
히 쓰면 실력이 늘듯이 보고도 꾸준히 하면 실력이 늡니다.
기록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매출, 사업별 현황 등을 꾸준히 기록합니다. 저 자신을 위
해서입니다. 그런 기록이 있어야 제가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CEO인 저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대화 수단으로서 보고
저는 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으로 CEO전언을 씁니다. 그런데 이 결과물은 소중
한 소통의 수단입니다. 조직원 수가 열 명을 넘어서면 일일이 대면(對面) 접촉(接觸)해서 의
견을 전달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사내 방송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만 사내 방송도 원
고가 있어야 합니다. 열 명이 넘어서면 보고서는 매우 중요한 소통 수단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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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생각을 개방해야 합니다. 리더는 다른 사람에게 목표를 가르쳐 주고 이끌고 가는
사람입니다. 무겁든 가볍든 다른 사람의 운명을 조금은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리더
는 자기 생각을 알려줘야 합니다. 비전을 알려줘야 합니다. 상급자에게도 알려줘야 하고, 동
급자에게도 알려줘야 하고, 하급자에게도 알려줘야 합니다. 또 자기가 파악하고 있는 상황도
알려줘야 합니다.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실컷 산꼭대기까지 끌고 와서는 ‘이 산이 아닌가 봐’하면 곤란하지 않습니까? 지휘자는
가야 할 길을 명확히 해줄 의무가 있습니다.
명령이라면 무조건 따를 것 같은 군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어설픈 지휘자나 지시와
명령을 앞세웁니다. 군대에서도 진짜 지휘자는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합니다. 부대의 임무가
적의 진공을 끝까지 막아서 아군의 퇴로를 확보하는 것일 때도 지휘자는 이 임무를 설명합
니다. 이것이 진짜 지휘입니다. (생식기로 밤을) 까라면 까는 조직은 어설픈 조직입니다.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하는 보고는 설득하고, 대화하고, 교육하고, 토론하는 수단입니다.
지시와 명령으로 조직을 통솔하는 것은 전국시대(戰國時代)에도 권하지 않는 일입니다.
상급자가 자기 생각을 잘 정리해서 부하들과 대화하는 수단은 정리한 보고서가 제일입
니다. 그만큼 기록된 보고가 중요합니다.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대화가 풍부한 조직이 대화가 단절된 조직보다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하는 보고만 풍부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급자도 하급자에
게 제대로 보고해야 합니다.

여수룬의 보고 풍토
여수룬의 보고 실력은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저는 어떤 사람이 올린 보고는 기대를 갖고 읽습니다. 그 보고서는 상
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그 사람의 감정까지도 실려 있습니다. 저는 그런 보고
서가 좋은 보고서라고 생각합니다. 그 보고서를 보면 그 사람이 이후에 어떤 일을 하려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그 보고서를 보면 제가 그 사람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 지도 알 수 있습
니다.
보고의 기본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보고의 기본이 무엇입니까? 현상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두 번 째는 해석을 하
는 것입니다. 그리고 적용하는 것입니다. 상황 파악-해석-응대 이것이 보고의 정석입니다.
여수룬에서 보고를 이렇게 하고 있는 사람은 정말 극히 드뭅니다. 한 손으로 꼽을 수 있
는 상황입니다.
대부분은 별 생각 없이 보고 합니다. 많은 사람이 별 생각 없이 보고한다는 것은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은 보고를 아예 안 하는 경우입니
다. 여수룬에서 이 상황은 다소 심각합니다. 특히 여수룬에서는 간부들이 오히려 보고를 안
합니다.
간부는 간부이기 때문에 자기 생각을 좀더 솔직하고 용감하게 내놓고 검증을 받아야 됩
니다. 그런데 간부들이 생각을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리더로서는 약간 책임감이 떨어지는
행동입니다. 리더는 손가락을 들어 가리키는 사람입니다. 목표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끌어야 합니다. 설득하고, 교육하고, 대화하고, 토론해야 합니다.
구두 보고도 나쁘지는 않지만, 기록으로 남기는 보고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결근자가
있을 수 있기도 하고, 말은 글보다 더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말은 또 근거를 남기
지도 않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기가 하는 말을 자기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전언을 쓰면서 여러 번 경험합니다. 처음에는 A라는 주제로 시작합니다. 그 주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쓰다가 보면 쓸 게 없는 경우가 자주 생깁니다. 이
미 해결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쓰다가 보면 더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하게 되어서 주제 자체
를 바꾸게 됩니다. 문제가 심화되는 것입니다. 이 현상은 사람의 생각이 글보다 정교하지 않
다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저는 부서장 혹은 간부들이 자기의 생각, 자기의 구상, 자기의 고민을 글로 보고하기를
바랍니다. 사실 보고하라는 말을 여러 번 했습니다. 전언을 뒤져 봤습니다. 2010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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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지향의 보고’라는 간부를 향한 글을 발표했습니다. 2010년 9월29일에는 ‘구성원 전체
를 향한 보고’라는 글을 발표했습니다. 내용을 훑어봤습니다. 그 글들에는 똑 같은 호소가
있습니다. 간부들에게 제발 보고를 하라는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부들은 여전히
보고를 잘 하지 않습니다. 잘 하지 않는다기 보다 아예 하지를 않고 있습니다.
물론 글을 쓰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장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 보고는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만큼은 아주 분명합니다. 구두 보
고보다 정리된 문서보고가 훨씬 가치가 크다는 것도 아주 분명합니다.
사람들은 말로 하는 것을 편하게 느낍니다. 당연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말
로 하는 것과 글로 정리한 것의 차이는 비교를 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조직이 커지면 커질
수록 글로 하는 보고가 더욱 중요하게 됩니다.
여수룬은 100명, 200명, 1,000명, 2,000명 늘어납니다. 지역도 일본, 미국, 캐나다, 인도,
중국으로 넓어집니다. 말로 하는 보고는 명확하게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
황에서 간부들이 글로 하는 보고를 연습하지 않으면 반드시 한계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보고는 자기를 드러내는 과정이면서 조직 구성원과 대화하는 과정입니다. 간부는 자기를
드러내야 합니다. 그걸 통해 조직 구성원과 대화해야 합니다.
일반 조직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보고는 조직에 대한 의무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기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스스로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또 승진하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승진
은 연봉과 연동됩니다. 기술은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간부로 성장하려면 기술과 함께 리더십
을 갖춰야 합니다. 리더십은 목표를 가리키는 것이고, 그 목표로 나가게 설득하는 과정입니
다. 말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보고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조직원이면 너무나 당연하게 해야 되는 일입니다. 보고를 하
라고 가르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조직에서 글씨도 쓸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았다
고 하는 말처럼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보고를 잘 하고 있습니까?
여러분은 여러분이 하고 있는 일을 기록하고 있습니까? 각 사람마다 임무가 다 다릅니
다. 자기 임무를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록을 갖고 있습니까? 기록이 없으면 보고도 힘
듭니다. 한번 점검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간부들은 부서원들이 어떻게
보고하도록 지도하고 있는지 같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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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부분 회복 그리고 이후 전략

2013. 11. 22. 금요일.

11월 들어 매출이 조금 회복 되었습니다.

8월에서 10월까지, 전년도 같은 달에 비하면 매출이 평균 8.9% 성장했는데, 11월 20일


현재 시점에서 보면, 11월에는 그래도 13.8% 성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11월 20일까지를 기준으로 보면, 명함 계열 상품이 일본 내 여러 업체의 도전에도 불구
하고 자기 역할을 꾸준하게 해냈고, 스티커 계열 상품은 11월 회사 전체 매출 증가에 큰 기
여를 했습니다.
11월에는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명함 계열 상품과 스티커 계열 상품은 적절히
판매 되었습니다. 그 결과 애드프린트의 경우 다음 페이지의 좌하(左下)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매출 그래프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우하(右下)의 마쿠마쿠 그래프 역시 예년
11월에는 10월에 비해 매출이 급감한 것에 비하면 매출 감소 폭이 줄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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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여전히 전단, 중철(中綴), 무선철(無線綴) 등 페이지물 계열입니다.
다음 페이지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전단, 중철(中綴), 무선철(無線綴) 모두 전년도 같은
달에 비해서도 매출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페이지물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
같은 달의 31%에 비해, 올해는 19.4%로 무려 11.6%나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비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새로운 상품이 많이 출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명함 계
열 상품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작년에 비해 2.7% 증가했으며, 스티커도 2.8% 증가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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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로 보면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 계열 상품은 여전히 제 몫을 해주고 있는 반면,
전단, 중철, 무선철은 회사 전체 매출에 기여하는 비율이 축소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명함과 스티커 계열 상품이 전체 매출에서 기여하는 정도가 커진 데는 역시 명함 상품
을 다양하게 한 것과 납기를 단축하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됩니다.
마쿠마쿠쪽의 경우 11월에 들어서도 매출 감소율이 급격하지 않은 것은 역시 노보리라
는 신상품이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마쿠마쿠쪽이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은 것은
중국에서 소싱이 활발했던 것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러나 신상품의 매출 기여도는 그다지 높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역시 제대로 팔릴만한
아이템을 발굴하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고, 발굴한 제품조차 제대로 마케팅 하
지 못한 것도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경과 오사카의 영업 부진도 매출이 추가 성장하는 것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습
니다.

주력 상품의 보강
위 표들을 보면서 저는, 역시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 계열 등 주력 상품을 더 보강하
는 걸 가장 우선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일본에 저가 명함이 속속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매우 두려웠습니다. 지금 일본에서
는 디지털 인쇄로 만드는 저가 명함이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지금은 우리 매출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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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일을 알 수는 없지만 이 상황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명함 계열 상품을 계속 보강하
는 것은 무조건 중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디지털 인쇄 고급 명함을 다종 출판하면서 가격을 마트코트 수준으로
맞출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저가 고급 명함을 점차 50여 종 이상으로 늘려서 애드프린트
명함이 명실상부한 최고, 최다, 최저 명함 전문몰이 되도록 해나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후
에 숫자가 확보 되면 디지털 인쇄로 찍던 고급 명함을 가격은 저가로 유지하면서 유브이옵
셋 인쇄로 제작해서 명함에서 만큼은 타사와 경쟁해서 뒤지지 않도록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
다.
스티커 계열도 여전히 보강 해야 합니다. 스티커 계열을 보강하기 위한 전략이 무엇일지
는 더 고민을 해 봐야겠지만, 주요 과제로 놓고 생각을 해봤으면 합니다. 스티커 계열의 경
우, 롤스티커, 자석스티커, 메탈스티커를 더 많이 팔 전술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실사출력물 계열은 노보리를 보면서 확인했지만 더 다양하게 출시해야 합니다. 노보리
계열 상품만도 이렇게 다양할 줄 몰랐습니다. 오리지널 노보리, 기제 디자인 노보리, 스윙배
너, 점보 노보리, 양면 노보리, 여기에 덧붙여 가로로 수십 미터까지 연결할 수 있는 배너와
배너 거치대도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계속 전문 사이트로 발전시킬 여지가 너무 많다는 것입
니다.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 계열은 우리가 나름대로 생산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이 계열
상품은 더 좋게, 더 다양하게, 더 저렴하게 더 빠르게 서비스를 집중해서 개선해나가야 합니
다.
또 이를 위해서 아이템 단위로 적절하게 독립 사이트 형식을 갖춰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 점에서 보면 지금 개발실 중심으로 명함과 스티커 계열의 독립 페이지를 만들고 있는 것
은 시의적절(時宜適切)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력 상품 보강은 우리 삶의 근원을 보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의미를 띄고 있
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상품 코너의 임대
전단, 중철, 무선철 계열 상품 매출이 올라가지 못한 데는 역시 가격과 품질을 우리가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근거가 명확하지는 않습니
다. 통례로는 가격과 품질이 고객을 만족 시키면 거의 반드시 매출은 꾸준히 상승합니다. 매
출이 주춤한다거나 혹은 떨어지는 것은 거의 대부분 가격과 품질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력 상품 외 기타 상품의 매출이 그다지 증가하지 않는 것도 대부분 가격과 품질
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도 쓰는 물건인데 팔리지 않는 이유가 그것 말고 뭐가 더 있겠습니까? 그런 점
에서 우리가 통제하지 못하는 물건은 지난 번에 말한 대로 코너임대 방식을 택하는 것이 우
리에게는 절대로 유리합니다.
방향을 이렇게 정하게 되면, 현재 상품 개발 파트는 집중해서 주력 상품을 보강하는 쪽
으로 사업 방향을 잡고, 기타 상품은 될 수 있으면 빨리 코너 분양을 하는 방향으로 일을 하
는 것이 좋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도 택배박스와 페이지물 임대가 어떤 효과를 가져
오는지를 보면서 정할 일입니다만. 효과를 확인할 때까지는 기다리면서 새로 상품을 개발하
는 쪽은 자제하는 게 좋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타 사업의 개선
일단, 주력 상품과 비주력 상품의 처리 방향을 위와 같이 하면서, 조직 내 몇 가지 사업
과 관련해서도 생각해볼 게 있습니다.
우선은 일을 하면서 평가를 할 수 있게 정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상품 매출과 관련해서는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계속 확보했기 때문에 그나마 평가를
하고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고객지원, 휴지회원 깨우기, 데이터 처리, 후가공 실적, 발송비 추이, 광고 효
과 측정 등 영역은 아직도 평가 지표조차 명확하지 않아서 어디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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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도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8월부터 부서 별 평가 및 계획서가 나오고 있지만, 이 평가 및 계획서를 보면 무엇을 어
떻게 하겠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평가 및 계획서를 명료하게 작성하는 것은 매
우 중요하고, 또 이것이 리더의 실력이기도 합니다.
이번 달에 잘 했다는 건지, 문제가 있었다는 건지가 분명해야 하고, 잘 했으면 왜, 못
했으면 또 어떤 이유로 못했는지가 명확해야 합니다. 평가서와 계획서를 작성하는 책임자는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내놓는 사람입니다. 지극히 추상적이
고 검증할 수 없는 데이터를 내놓고 잘 했다 못 했다고 평가하는 것도 큰 잘못이고, 또 해석
이 붙지 않는 원데이터만 내놓는 것도 잘못입니다.
회사 전체로 보면 중간 간부들, 특히 대리 과장 이상 직급자들이 업무를 분석하고, 처리
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매우 중요한 때입니다.
그동안 여수룬-애드프린트는 극단으로 말하면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의 저가격 정책
으로 유지를 해왔는데, 품질 관리, 서비스 관리, 마케팅 등 잘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개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회사 전체의 성장도 크게 좌우되는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력 상품 보강과 비주력 상품의 스핀아웃, 그리고 부서나 팀 별 업무 효율을 높이
는 것을 앞으로 여수룬-애드프린트의 중요 과제로 삼고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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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다르게 생각하기

2013. 11. 29. 금요일.

제가 다른 사람에 비해 조금 잘 하는 것은 ‘다르게 생각하기’입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 비즈니스 자체가 다르게 생각하기의 표본입니다. 물론 저 수준에서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다는 뜻이라기 보다는 세상에 많지 않다는 수
준 정도입니다. 어쨌든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남들이 잘 안 하는 것을 했다는 점에서
여수룬-애드프린트 비즈니스는 다르게 생각하기의 한 표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유익한 점이 많습니다. 어쨌든 다른 사람이 잘 안 하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하지 않습니다. 더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일이지만, 우리가 하는 비즈니스를 한국에서 한
다면 전혀 승산이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인쇄 기술도, 설비도, 자본도 없었고, 지금도 없습니
다. 그런 상태에서 중간 도매인으로서 우리가 지금 취급하고 있는 상품을 판다는 것은 전혀
성립되지 않는 비즈니스입니다. 남들이 그다지 하지 않고,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했기 때문
에 여수룬-애드프린트 비즈니스는 성립했습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 비즈니스를 하면서 대부분의 일은 서울에서 운영하고, 일본을 영업
조직으로 한 것도 남들과 다르게 한 예입니다. 우리와 비슷한 일을 하는 회사들은 거의 대부
분 일본에서 운영을 합니다. 어떤 회사는 처음에 우리와 비슷하게 시작했다가 좀 지나서는
다시 일본에 운영본부를 설치했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서울에서 운영한다는 원칙을 흔들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얻은 이익도 엄청납니다. 극단으로 말해서 소통이 안 되면서
생기는 문제를 거의 대부분 제거했습니다. 고객 응대와 제작이 바로 옆에 있을 수 있기 때문
에, 문제가 발생해도 즉각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사가와[佐川] 전표를 한국에서 붙여서 일본에 내보낸 것도 다르게 생각한 예입니다. 우
리가 사가와 전표를 한국에서 붙이려고 처음에 시도했을 때, 여러 가지 이유로 6개 월 이상
이 걸렸습니다. 우리 내부의 반대도 있었고, 사가와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 탓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6개 월 동안 내부 갈등을 극복하고, 서로 협력하면서
결국은 한국에서 사가와 전표를 붙여서 내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하게 됨에 따라 한
국에서 1차 포장하고, 일본서 전표를 붙이는 일을 별개로 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회
사도 이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정도 시스템으로 운영할 수 있는 데는 그다지 없
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오프라인 영업소 설치도 남과 다르게 생각한 예입니다. 여전히 테스트 중입니다만, 좀더
시간이 지나면 우리 비즈니스의 또 다른 중요 영역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을 시도한 것도 남과 다르게 생각한 결과입니다. 비록 1차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성과가 지금 코너임대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실패한 것도 많습니다.
영업점 사업은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다시 살아날 지 아니면 한참은 묘지
에 묻혀 있어야 할 지 모르지만, 이것도 어쨌든 다르게 생각한 예입니다.
개발실을 키운 것도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일입니다. 우리 개발실 구성원들은, 여수룬-애
드프린트 정도의 개발실은 웬만한 중소기업도 갖추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도 초창
기에 개발을 외주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 문제만큼은 저는 양보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아직은 평가하기 이를 수도 있지만,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꽤 많은 회사들이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출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여수룬에는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이 참 많습니다. 이 전언(傳言)도 그렇고, 나눔
이라는 활동도 그렇고,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게’라는 슬로건도 그렇고, 면접 방법도 그
렇고 남들과 다른 게 상당히 많습니다.
저는 여수룬이 이렇게 남들과 다르게 해온 것 때문에 그나마 이 정도로 버티고 있고,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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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업종 다른 회사에 비해 그나마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CEO의 취향
회사마다 사풍(社風)이 다릅니다. 강점과 약점도 다릅니다. 이 대부분은 CEO로부터 비
롯됩니다.
구성원은 사풍과 잘 맞아야 그 회사에서 성장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열심히 일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에 맞는 사람과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에 맞는 사람은 확실히 다릅니다. 물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무
조건 중요한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열심히 일하는 것과 생각을 하면서 일하는 것은 상당히
다릅니다.
저는 생각을 하면서 일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쪽입니다. 그리고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반대로, 늘 하던 대로, 남들이 하는 대로 하는 것을 좀 심하게 싫어합니다. 당연히 열심
히 하는 것보다 남들과 다른 방법, 새로운 방법,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틀에 박힌 정책이나 생각은, 싫어하는 것을 넘어 무시하거나 혐오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 자체를 싫어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런 경향을 싫어하는 것
일 뿐, 사람에게는 뭐랄까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저는 늘 하던 대로, 남들이 하던 대로 하는 걸 참 싫어합니다.
제가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데에는, 제가 개선이야말로 발전의 원
동력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은 자연과 환경을 개조(改造)함으로써 보다 나은 삶을 개선할 수 있었고, 그
렇게 자연과 환경을 개조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개조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을 신념처럼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조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개조를 업무에 적
용하면 개선(改善)입니다. 저는 늘 하던 방법, 늘 하던 프로세스, 늘 하던 패턴을 개선하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귀하게 대접합니다.

왜? 왜? 왜?
저는 저 자신이 일할 때도 그렇지만, 보고를 받을 때도 늘, ‘왜 그래야 하는데?’ 하고 묻
습니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정말 그런가?’ 하고 묻습니다. 그
러다 보니 회사 임직원들 중에는 저한테 보고하는 것을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꽤 많
은 구성원들은 늘 하던 대로 해서 보고를 하고, 승인을 받으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주
지적을 받게 되고, 자주 지적을 받으니까 힘들어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정말 남들과 똑같이 하는 게 싫습니다. 그리고 자기만의
생각이 뚜렷하지 않은 게 싫습니다. 저하고 생각이 다르더라도 주관이 뚜렷하고, 일을 그렇
게 한 이유가 뚜렷하면 대부분 군말하지 않고 승인해줍니다.
저는 자기만의 생각이 뚜렷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일하는 방법이 저와 틀려도 상관 없습
니다. 주관이 뚜렷하고 나름대로 근거가 명확하면 대부분 인정하고 지지해줍니다. 해보게 합
니다.
대신 습관처럼, 막연하게 한 일은 승인하지를 못합니다.
자기만의 뚜렷한 주관이 없는 흐리멍텅한 보고는 거의 받지도 않습니다.
‘왜?’를 여섯 번만 물으면 본질에 도달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일에 의문을 가지라는 뜻
입니다. ‘정말 그런가?’, ‘왜 그렇게 해야 하지?’ 하고 계속 물어봐야 합니다.
저는 회사 생활에서 성공하려면, 아니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본질에 도달하는 연습을 부
지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격물치지(格物致知)’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해석하
는 방법이 다르지만, 저는 이 말을 ‘모든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 들어 앎에 이른다’고
해석하는 쪽을 택합니다. 일을 하면서 격물치지의 방법을 쓰는 연습을 부지런히 하면, 일도
잘 할 수 있고, 또 삶에서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본질에 도달하려면 이치를 끝까지 파고 들
어야 하고, 이치를 끝까지 파고 들어가는 방법은 ‘왜?’라고 계속 물어보는 것보다 더 좋은

2
방법을 찾기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경험
‘왜?’라고 물어볼 수 있으려면 경험이 많이 쌓여야 합니다. 척 보면 알 수 있게 되려면
경험이 참 중요합니다.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은 이론을 갖고 분석할 줄은 모르지만 이게 맞는
지 틀리는 지 혹은 옳은 지 그른 지 한 눈에 압니다.
㈜애니유니드닷컴 시절에 대기업 CEO를 오래 한 분을 모신 적이 있습니다. 대기업
CEO를 오래한 사람이 대부분 그렇지만 숫자에 굉장히 민감하고, 숫자가 논리가 안 맞으면
즉시 알아챕니다. 대기업에 오래 근무하면 숫자를 오랫동안 다루기 때문입니다. 또 기업에서
는 숫자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경륜이 무섭다는 것을 그때 제대로 알았습니다.
저는 웹, 광고, 가격 등에 매우 민감합니다. 저 역시 작은 회사지만 직접 운영을 하면서
이 분야를 많이 다뤘기 때문입니다. 특히 광고문안 등은 그냥 보면 압니다. 한국에서 탑클라
스 레벨이기 때문에 보면 압니다. 광고 문안, 글 분야를 30년 가까이 다뤘기 때문입니다. 풍
부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론도 갖췄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상품 가격을 설정할 때도 저는 꽤 많이 지적을 하는 축에 속합니다. 왜냐면 한
국서 일본으로 가는 전 과정을 제가 직접 다 다뤄봤고 가장 많이 다뤄봐서 그 누구보다 경
험이 많기 때문입니다.
경험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입사한 지 오래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아주 많
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경험은 스스로 적극 나서서 하면 남들보다 더 빨리 축적할 수 있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스스로 나서서 이것저것 열심히 해보는 사람이 당연히 빠를 것이라고 생
각합니다. 왜냐면 경험을 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집에 가서도 회사 일 하는 사람
이 더 빠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남들보다 더 많이 경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집에 가면 회사 일은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사람은 싫어합니다. 저는 회사일과
가정일을 구분하는 사람은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좋아해야 합니다. 일을 좋아
하면 집에 가서도 그 일을 합니다. 의무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재미 있으니까 합니다. 일은
즐거운 행위입니다. 일이 먹고 살기 위해 마지 못해 하는 것이면 여수룬에서 일하는 걸 그만
두는 게 좋습니다. 혹은 일이 밥벌이 수단이면 여수룬에서 승진하기는 글렀습니다. 여수룬에
서는 일이 즐거운 사람이 승진할 수 있습니다. 일이 즐거운 사람은 집에서도 일을 할 것이고,
그만큼 경험도 축적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해는 하지 말기 바랍니다. 저는 잔업 없는 회사를 만들려고 애씁니다. 그리고 저 자신
도 여섯 시면 딱 퇴근하고 집에 갑니다.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려고 애씁니다. 저녁 시간
은 가족과 함께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집에서도 일을 많이 합니다. 새
벽에 2~3 시간은 회사 사이트를 봅니다. 그리고 자금흐름표를 봅니다. 저는 이 일이 재미있
습니다. 비단, 이 일만이 아닙니다. 저는 어떤 일을 해도 그렇게 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일과
집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가정에 소홀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으리
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새벽이든 밤 늦게든 SNS를 통해 일을 가지고도 상의
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저는 가끔 집에서 쉴 때는 회사 전화기를 꺼놓는다는 사람을
보면, 회사 그만 두는 게 좋겠다고 권합니다. 일이 지겹고 일이 자기를 귀찮게 한다고 생각
하면 그만하는 게 좋습니다. 어차피 발전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원래 일 말고 다른 일 더 시키는 것을 거부할 필요도 없습니다. 물론 지나치면
문제지만 그것도 다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할 때도 오해를 할까
봐 조심스럽습니다만, 몸이 지치고 상할 정도면 당연히 거부를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정
도면 웬만하면 즐겁게 받아들이는 게 결코 불리하지 않습니다. 회사도 과도하게 부탁한다는
것 정도는 압니다. 보상이 따를 겁니다. 그 정도도 모르고 보상도 못하는 회사라면 그만둬야
합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은 어느 정도는 압니다. 혹시 모른다면 이야기를 해주면 말을 잘 알
아들을 정도는 되는 회사입니다. 이런 정도라면, 회사가 부탁하는 일은 경험을 쌓는다는 차
원에서 적절히 수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축적한다는 차원에서입니다.

3
이론
‘왜?, 왜?, 왜?’ 하고 물으려면 이론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물어보려면 알아야 합니다.
아무 것도 모르면 물어볼 것도 없습니다. 아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경험은 정말 중요합니다. 이론 공부로는 알 수 없고 오로지 경험으로만 알 수 있는 것도 정
말 많습니다.
‘생활의 달인(達人)’이라는 코너를 보면 정말 이론으로는 절대 도달할 수 없고, 오로지
경험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종이 티슈를 정확하게
80장만 집는 사람이 있습니다. 티슈가 공장에서 나올 때는 컨베이어 밸트를 타고 딱딱 붙어
서 나옵니다. 이것을 한 웅큼 잡으면 딱 80장입니다. 기가 막힙니다. 밥 알을 한 줌 쥐면 딱
350개라는 초밥 명인도 있습니다. 돈까스용 고기를 자르면 딱 80g인 명인도 봤습니다. 오징
어채를 순식간에 실처럼 썰면서 써는 사람도 봤습니다. 이건 이론의 영역이 아닙니다. 주로
경험의 영역입니다. 미묘한 감각, 미묘한 느낌은 경험을 통해 축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경험이 중요한 분야조차도 이론을 따지면 훨씬 빨리 배울 수 있습니다.
이론은 경험만으로 했을 때 걸리는 시간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단축시켜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이론의 위대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가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이론에는 수 많은 경험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독서가 중요한 것은 직접 할 수
없는 것을 간접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독서를 하면 수많은 경험을 아주 체
계 있게 자기 몸에 쌓을 수 있습니다.
공부하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어떤 한계에 봉착하게 됩니다. 그런 사람은 여수룬에서 승
진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홍보 분야에서 일하게 되면, 홍보 분야 이론을 공부해야 하고, 먼저 경험한 사람들의 경
험을 공부해야 하고, 홍보 분야 세미나에 참여해야 합니다. 공부하지 않으니까 지식이 딸리
고 지식이 딸리니까 늘 하던 대로 합니다. 늘 하던 대로 하니까 발전하지 않습니다.
고객지원 분야에서 일하게 되면, 고객지원론을 공부해야 하고, 텔레마케팅 이론을 공부
해야 하고, 먼저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고 또 들어야 하고, 세미나에도 참여해야 합니다.
고객지원 분야에서 일한다고 하면서 그 분야 책조차 읽지 않고, 공부하지 않으면 역시 늘 하
던 대로 하게 될 겁니다.
수출사업부는 주로 몸으로 일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공부할 게 없을까요? 지금은 게
시판을 뒤져봐도 찾을 수가 없는데, 얼마 전에 하야시 세이호우 씨가 수출관련 일본 자격증
을 딴 게시물을 봤습니다. 솔직히 이로써 하야시 세이호우 씨는 격이 달라졌습니다. 회사에
서도 하야시 세이호우씨를 다르게 볼 수 밖에 없는 일이 생긴 것입니다. 수출사업부에 있으
면서 물류전문가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저부터도 무슨 물류 관련 일이
생기면 하야시 세이호우씨를 찾게 됩니다. 공부의 결과입니다.
웹을 담당하면 웹을 공부해야 합니다. 이론도 공부해야 하고, 경험도 축적해야 합니다.
신상품 개발을 담당하면 신상품 개발론을 공부해야 합니다. 책을 읽어야 하고, 세미나에
참석해야 합니다. 신상품 개발 성공 사례 조차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서 신상품을 개발한다
는 것도 웃기는 일입니다.
마케팅을 하려면 마케팅 공부를 해야 합니다. 경험한 것만으로 마케팅 하면 얄팍합니다.
그리고 생각을 전혀 전환하지 못합니다. 어느 정도는 써먹을 수 있지만, 반드시 한계에 도달
합니다. 한계를 뛰어 넘으려면 새로운 지식이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르게 봐야 하고,
다르게 생각해야 합니다.
괄목상대(刮目相對)란 말이 있습니다. 문자대로 풀이하면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며 상대를
대한다는 뜻으로 학식이나 업적이 크게 진보되어 상대를 다시 보게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괄목상대라는 말의 유래는 삼국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삼국이 서로 대립하고 있을 때, 오(吳)나라 손권(孫權)의 부하 중에 여몽(呂蒙)이란 장수
가 있었습니다. 여몽은 졸병에서 시작해 전쟁에서 공을 세워 장군까지 올라간 장수로 용맹했
지만 학식이 높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손권은 여몽에게 장군은 용맹하지만 학문이 부족하다

4
며 충고를 했습니다. 손권의 이런 충고에 충격을 받은 여몽은 그때부터 전장에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으며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얼마 후에 오나라에서 손꼽히는 인재였던 노숙이 여몽과 의논할 일이 생겨 그를 찾아갔
습니다. 노숙은 여몽과 막역한 친구 사이로 여몽에 대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손권은 여몽과
얘기를 나누면서 달라진 그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손권은 여몽에게,
"이 사람 언제 그렇게 공부를 했나? 이제 오나라 있을 때 여몽이 아닐세..."라고 말했습
니다. 그러자 여몽은 이렇게 대꾸했습니다
"선비가 헤어진 지 사흘이 지나면 눈을 비비고 다시 대해야 할 정도로 달라져 있어야
하는 법이라네."
여기에서 유래된 말이 바로 괄목상대입니다.
이론과 학습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주는 고사성어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공부하지 않는 리더들의 수준은 삼 년 전이나, 일 년 전이나 똑같습니다.
경험만 좀더 했을 뿐이지, 관점이 전혀 바뀌지 않습니다. 관점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은 똑같
은 방법으로 일을 한다는 것일 뿐입니다. 경험이 쌓이니까 아무래도 조금은 나아집니다만,
그 나아지는 정도는 눈을 비비고 볼 정도는 전혀 아닙니다.
수준이 삼 년 전, 일 년 전과 바뀐 게 별로 없는데 내년에 연봉협상을 다시 할 이유가
있을까요?
책을 읽고 이론을 정말 공부하는 사람은 확실히 다릅니다. 눈을 비비고 봐야 할 정도로
당연히 바뀝니다. 이렇게 달라져 있어야 연봉 협상할 내용도 생기는 것입니다.
속도를 두 배 빨리 한 다음에 세 배 빨리 할 방법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방법을 달리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다르게 생각해야 하고 다르게 생각하려면 다른 지식이 들어가야만 합
니다.

실천
경험해보고, 이론을 공부하게 되면, 새로 해보는 일이 남습니다. 경험하고 공부하면 새
로운 방법론이 거의 자동으로 나옵니다. 이 방법이 맞는 지는 해보면 압니다.
이 벽이 단단한 지 무른 지는 머리로 박아보면 금방 압니다. 박아서 머리가 아프고 피가
나면 이 벽은 단단한 것이고, 박아봤는데 머리가 안 아프면 벽이 물렁물렁한 스폰지로 되어
있는 것입니다.
실천은 이론을 검증하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여수룬에서는 뭘 해보겠다고 하는데 막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해보겠다고 하면 하라
고 합니다. 문제는 해보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일종의 매너리즘입
니다. 경험하고, 공부하고, 해보는 걸 통해서 회사도 발전하고, 개인도 발전합니다.
회사라는 곳은 얼마나 좋습니까? 해보겠다고 하면 회사 돈을 대서 해보게 합니다. 실패
해도 경험이 쌓이고, 그 경험은 이론이 됩니다. 성공해도 경험이 쌓이고, 이론이 쌓입니다.
실패했다고 여수룬이 문책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경험하고 이론을 공부했다면 새롭게 해보고 싶어지는 것이 정상입니다. 새롭게 해보는
것이 실천입니다.
새롭게 해보는 것이 없다면 공부를 안 한 것이고, 제대로 일한 게 아닙니다.

저는 여수룬-애드프린트에서 ‘10년 되어도 1년 된 것 같은’ 사업 풍토는 없앴으면 좋겠


습니다. ‘10년 되어도 1년 된 것’ 같아야 하는 것은 정직해야 하는 것,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 등이어야지 사업 풍토가 그래서는 절대 안 됩니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여수룬에 있으면서 어떤 새로운 것을 했습니까? 새로운 제안, 새로운
처리 방법, 새로운 사업, 새로운 구상, 새로운 생각 등 어떤 것을 했습니까? 특히 1년 이상
된 구성원들은 늘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과연 내가 내 하는 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공부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
운 것을 했는가 생각해봐야 합니다.

5
그것으로 여러분은 연봉협상을 해야 합니다.
다른 데서는 몰라도 여수룬-애드프린트 CEO는 경험과 학습, 실천을 통해 새로운 방법,
새로운 일 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6
[전언(傳言)]

시련(試鍊)

2013. 12. 14. 금요일.

11월, 12월의 성장
지난 1년은 참 고통스러웠습니다.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엔저로 회사 자금 사정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습니다. 작년 11월
에는 그 전 미지급금을 다 갚고 잔고가 흑자였습니다. 그런데 1년 사이에 차입금과 미지급금
을 합쳐 부족 자금이 6억에 이를 정도로 자금 사정이 안 좋아졌습니다.
그 때문에 감원(減員)도 했고, 또 내년 1월5일, 2월5일, 3월5일 삼 개월간 급여를 30%
지급유예하고 70%만 지급할 수밖에 없다고 알려야만 했습니다. 3개 월이라고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급여조차 전액을 다 지급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면 저도 고통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
다.
감원을 좀더 일찍 했더라면, 혹은 처음부터 인원을 확대하지 않고, 잔업을 하는 시스템
을 만들어서 운영했더라면 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맞는 지적입니다. 저는 이 상황까지는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결단도 느렸습니다.
좀더 일찍 구조 조정을 해야 했고, 좀더 긴축을 해야 했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구조 조정하
는 것을 주저했습니다. 상황이 악화되는데도 감원하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어떻게든 같이
가려고 했습니다. 이 점에서는 우유부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가는 분들도 저나 회사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인정해주고,
감원을 받아들여준 점입니다.
잘못한 점만 놓고 보면 후회할 것 투성이 입니다. 그렇지만 이 시기에도 우리는 계속해
서 제작 프로세스를 개선했습니다. 그리고 상품을 개발하고 등록했습니다. 각 개인도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원-엔 환율이 14.5에서 10.3까지 내려갔는데도 불구하고 지
난 1년 간 총 적자를 8억 원 선에서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매출도 다시 상
승 곡선을 그리고 있고, 각종 지표도 좋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매출 그래프가 11월, 12월 연속해서 좋은 모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년


1
10월이 워낙 매출이 급증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10월, 11월, 12월 매출은 상당히 좋아졌
습니다.

12월에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29.5% 정도 성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8월


112%, 9월 107%, 10월 105%, 11월 110%인 것에 비하면 상당한 성장이라고 여겨집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내년 상반기까지 전년도 동월 대비 125%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아래와 같이 매출을 추
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제는 전년도 동월 대비 125%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조재호팀장과 추정을 해본 결과, 내년 1월부터 월 손익분기점은 6천5백 만 엔 수준입니
다. 물론 매출이 늘어나면 변동비(變動費)가 늘어나긴 하겠지만, 환율 1 : 10을 기준으로 매
출 6천5백 만 엔 수준을 넘어서면 부족금이 생기지 않으면서 회사를 운영할 수 있게 됩니다.
예상표를 놓고 보면, 1월, 2월까지가 힘들고, 환율이 지금보다 조금 더 떨어진다고 해도,
내년 3월부터는 확실히 개선이 됩니다.
이런 예측을 토대로 내년 1월5일 지급 분 급여, 2월 5일 지급 분 급여, 3월5일 지급 분
급여만 지급을 30% 유예할 테니 이해를 해달라고 요청 드린 것입니다.
6천5백 만 엔 매출로 더 이상 자금 부족 현상이 나타나지 않게 되는 데에는 10여 명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물론 몇 분은 때 마침 이직할 일이 있었지만, 나머지 분들은 떠날 마음
이 없는 상태인데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이 분들이 떠난 대가로 월
4천 만 원 가까운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월 4천만 원은 1천2백만 엔 이상의 매출을 만
들어야 생기는 엄청난 금액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떠난 분들의 희생으로 6천5백만 엔 매
2
출로 손익분기점을 만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3개 월만 통상 급여의 70%로 생활하면 그 이후는 정상이
된다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급여 유예를 피할 수 있을까?
현재 상태로는 급여 유예는 피할 수 없습니다. 넉넉하지도 않는 살림에 통상 급여의 70%
만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 겁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그렇게 살아내
라고 부탁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매출을 올리면 급여 유예를 피할 수는 있습니다.
이현철 전무가 12월에 매출을 7천5백만 엔 달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12월에 매출을 7천5백만 엔 달성하면 1월5일 지급 분에서 급여 유예는 하지 않아도 될
수 있습니다. 1월에 또 7천5백 만 엔 매출을 달성하면 2월5일 지급 분 급여를 유예하지 않
아도 될 겁니다. 2월에 7천5백만 엔 매출을 달성하면 3월5일 지급 분 급여도 유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능할까요?
저는 이현철 전무 제안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보자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습니
다. 어쨌든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11월과 12월11일까지 실적을 보면 상당히 기대해 볼만 합니다. 제일 첫 번째 그래프에
서 보듯이 8, 9, 10월에 비해 10월과 11월의 전년도 대비 실적이 상당히 좋습니다. 이번 달
의 경우,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보면 11월 실적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
다.
11월, 12월 매출이 좋았던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은 회원 유치를 잘 했기 때문입니다.

가입 회원이 늘어나면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은 가능한데 그 상관 관계는 명확하


지 않습니다. 다만 회원이 가입하면 70% 이상이 결국은 물건을 사고, 또 그 중 10% 가량은
1년 후에도 주문을 한다는 통계를 보면, 가입 회원을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 만
큼은 분명합니다.
위 표를 봐도 7월, 8월, 9월 회원 가입이 줄어들면서 8월, 9월, 10월 매출이 그다지 늘어
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10월, 11월, 12월 회원 가입이 늘어나면서 전

3
체 매출도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가입한 회원이 언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앞의
표에서 1월, 2월 회원 유치가 부실했는데도 3, 4, 5월 매출이 여전히 정상적으로 늘어난 것은
설명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큰 맥에서 보면 회원을 많이 유치하면 매출에 즉각 영향
을 미친다는 것만은 아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봅니다.
11월, 12월 매출 증가는 우연이 아니라 회원 유치를 크게 늘리면서 이루어진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도 회원 유치를 강화하면 11월, 12월의 매출 증가 추세가
이어질 뿐 아니라 증가추세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합니다. 어쩌면 지극히 당연
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뚜렷하게 머리에 새기고 마케팅 활동을 했
느냐고 물으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때는 자금 사정이 어렵다고 광고를 줄이기까
지 한 것이 우리 자신입니다. 그만큼 회원 유치가 가지고 오는 효과를 뚜렷하게 인지하지 못
하고 있었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입니다.
이제 이것을 뚜렷하게 인지했으니까, 아마 11월, 12월 매출 증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회원 유치용 이메일 마케팅


매출을 증대 시키려면 회원을 유치하면 됩니다.
그런 점에서 검색어 광고비를 증액하면서까지 회원을 유치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메일 마케팅을 더 많이 한 것은 정말 잘한 일입니다. 이메일 마케
팅은 분명히 신규회원 유치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약간 이상한 것은 11월에 이메일 마케팅으로 유치한 고객이 56명이나 되는데,
12월에 유치한 고객은 11일 현재 10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차이가 어디서 나는지는 아직
잘 알 수 없습니다. 좀더 조사해 봐야 할 일입니다.
어쨌든 매출을 늘리려면 회원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빠른 일입니다.
그런데 회원을 유치하는 데는 확실히 광고비가 장애입니다. 우리가 검색어 광고로 집행
하는 돈은 한 달에 300만 엔 조금 못 미칩니다. 검색어 광고는 지금이 최적에 가깝고, 광고
비를 더 집행한다고 해서 회원을 더 모을 수 있을지는 잘 알 수 없습니다. 광고비를 더 쓰면
조금 더 모을 수는 있겠지만, 효율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검색어
광고비에 더 지출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11월에 56명을 유치한 이메일 마케팅을
매우 깊이 연구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2월 들어 이메일 마케팅 효과가 툭 떨어진 이유도
조사를 해봐야 하지만 지금은 이메일 마케팅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작업은 무조건
해야 할 상황으로 여겨집니다.
11월 이메일 마케팅 성과가 사실이라면, 이메일만 수집할 수 있다면 위기를 아주 빨리
돌파할 수 있습니다. 이현철 전무 보고에 따르면 11월에 16회 30만 통을 발송해서 56명을
유치시켰습니다. 단순 산술 논리로는 3백 만 통을 보내면 560명이 가입한다는 뜻입니다. 1천
만 통을 보내면 1,500명 이상 가입한다는 뜻이 됩니다. 이메일 마케팅은 비용이 비교적 저렴
합니다.
어쨌든 이메일 마케팅은 지금 집중 연구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메일을 수집하는 적절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 같습니다

기존 고객을 향한 이메일 마케팅


그리고 또 매출을 증대 시키는 방법은 기존 고객을 상대로 한 이메일 마케팅입니다. 앞
의 이메일 마케팅이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이메일 마케팅이라면 지금 말씀 드리는 것은 기
존 고객에게 신상품과 이벤트를 알리는 이메일 마케팅입니다. 신규 회원을 유치하는 이메일
마케팅과 기존 고객의 구매를 촉진 시키는 이메일 마케팅은 동시에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메일 마케팅을 좀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광고는 여러 루트를 통한 반복이 가장 효과가 큽니다. 티브이, 라디오, 잡지, 신문, 배너
등 무차별로 합니다. 그게 가장 효과가 빠르다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존 고객을
깨우는 마케팅 역시 비용 대비 효과가 매우 큽니다.

4
휴면(休眠) 고객 깨우기
지금 고객지원실에서 조재인, 고행미, 이혜정 세 과장이 하고 있는 휴면 고객을 깨우는
텔레마케팅도 매우 중요한 매출 증대 작업입니다.
이 세 분이 고객지원을 하는 틈틈이 하루 40통 정도 전화를 해서 만들어낸 11월 매출은
1,571,040엔입니다. 12월에는 11일 현재 754,685엔입니다. 아직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 2.8%로 미약합니다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비중이 커지고, 효율도 증대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고객지원 과정에서 텔레마케팅


최근 고객지원팀은 정규 고객응대 시간을 활용하여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물어보는 방
식으로 텔레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성과가 최근에 미하라씨가 만들어낸 큰 거래입니다.

상품의 보강과 가격 정비, 웹 페이지 보강


최근 2~3개 월 사이에 명함, 노보리, 전표, 봉투, 부직포 백, 스탠드 등 상품이 크게 보
강되었습니다. 그리고 가격도 정비되면서 대체로 크게 낮췄습니다. 그 결과 봉투와 부직포백
은 작년 동월 대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매출이 늘어났습니다. 지금은 일일이 그래프
를 보여드리지 못하지만 가격 인하, 상품 정비, 웹 페이지 보강이 어울려서 새로운 매출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일본의 오프라인 영업
오프라인 영업은 텔레마케팅이나 웹마케팅이 가지는 한계를 넘어서서 고객과 얼굴을 맞
대야 성립하는 큰 거래를 만들어내는 것이 주 업무입니다. 출판사를 거래처로 확보한다거나
관공서를 거래처로 확보한다거나 대기업을 거래처로 확보한다거나 하는 일입니다. 말하자면
기획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루트세일을 이용해서 작은 거래처를 계속 만들어나가는 방식도 쓸 수 있는 방식입니다
만, 궁극의 목표는 큰 거래처의 발굴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거래처의 발굴은 오프라인
영업보다 오히려 웹마케팅이나 텔레마케팅으로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나카타니씨처럼 작은 거래처를 꾸준히 모아서 이미 자신의 몫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든 것도 정말 훌륭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프라인 영업에서도 개
인의 처지에 따라서는 다양한 접근은 할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꿩 잡는 것이 매’라고 성과가 나오면 됩니다.
지금 일본 오프라인 영업은 기대에 비하면 매우 안 좋은 상황입니다. 일본 오프라인 영
업이 12월, 1월, 2월에 어느 정도 큰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급여 유예를 하느냐 하지 않느
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효율 증대
우선, 이메일 마케팅, 휴면 고객 깨우기 텔레마케팅, 상품의 보강과 가격 정비 그리고
웹페이지 보강은 지금부터 내년까지 계속 해나갈 수 있고, 또 하면 됩니다. 이 작업을 꾸준
히 하면 회원은 늘어나고, 구매 고객도 반드시 늘어납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작업 효율화입니다.
주문이 늘어나면 처리할 수 있는 인원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이 점은 개발실을 중심
으로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면서 처리를 해서 인원이 늘어나는 걸 방지해야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이 시점에서 12월 매출 상황은 나쁘지 않습니다. 아니 상황이 상당히 좋


습니다. 그런데 이 12월도 하반기로 들어가면 매출이 급감할 수 있습니다. 연말이라는 특수
상황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전체를 놓고 보면 확실히 상
황이 좋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5
이현철 전무가 제안한 7,500만 엔 매출 목표를 회사의 목표로 놓고 일단 도전해볼 필요
가 있습니다.
진인사(盡人事) 대천명(待天命)입니다.

시련은 사람을 강하게 한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보면 정말 큰 시련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을 거쳐오면서 회사
는 꽤 단단해졌습니다.
만약 우리 회사가 투자유치에 성공했다면 우선은 편했을 지 모르지만, 회사 전체 구조는
허술해졌을 수 있습니다.
엔저 터널을 통과하면서 우리는 군살을 뺐고, 또 시스템을 정비했고, 효율을 높였습니다.
이렇게 배운 것을 앞으로도 잘 적용해야겠습니다. 매출은 높이되, 비용을 줄이도록 해야겠습
니다. 그렇다고, 노동시간을 늘리는 식은 여전히 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저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아니 지금도 힘듭니다. 급여 유예를 하는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하늘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엔원 환율이 1 : 12만 되어도 저는 룰
루랄라~~하면서 정말 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여건이 저나 여수룬-애드프린트
에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 혹독한 시련을 겪었기 때문에 어쩌면 또 다른 큰 기회가 오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전화위복(轉禍爲福), 고진감래(苦盡甘來)입니다.
가장 어려운 때를 잘 통과한 여수룬-애드프린트-중국의 모든 구성원 여러분!
마지막 터널을 잘 통과해봅시다.(*)

6
[전언(傳言)]

밴드

2013. 12. 21. 금요일.

좀더 지켜봐야 할 일이긴 합니다만, 밴드가 조직 내 정보 유통 수단으로 어느 정도 받아


들여지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지금은 통계가 없으니까 그냥 느낌으로 얘기하는 수밖에 없습
니다.
밴드 때문에 저는 묵은 체증(滯症)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밴드가 있어서 저는 이상규
부장이 지금 어디서 어떤 일 때문에 고생하는지를 잘 알 수 있게 되었고, 고성석 대표가 중
국 공장에 가서 찍은 사진을 거의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되었고, 이지원 대리가 밤 9시 늦
게까지 작업을 마무리 하고 진눈깨비 내리는 길을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고객
지원팀이 하루에 150건 이상 전화를 받고, 50건 이상 전화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김성
겸씨와 신수연, 이승진 씨 대화를 통해 스티커 조판 때문에 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알
게 되었고, 김동백 대리가 바깥에서 애쓰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량 주문 건을 처리하면서 미하라 토모코씨의 걱정을 6개 부서 이상에서 동시
에 접근하여 해결해주는 것도 봤습니다.
그 이전 관리자 페이지 안의 게시판을 통해서는 알 수 없는 내용이었고 할 수 없는 일
이었습니다.
밴드로 인해 조직 내 최일선 구성원이라고 해도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
다.
저는 정보를 유통 시키는 게 조직에서는 매우 중요하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언을 씁니다. 전언은 업무를 지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전언은 조직의
사정을 최대한 잘 정리해서 조직원에게 알리는 수단입니다.
아침조회를 합니다. 역시 정보를 소통 시키는 수단입니다.
한 때는 과장, 대리, 주임 직급자 모임을 따로 가졌습니다. 역시 정보를 소통 시키는 수
단이었습니다.
정보가 곧 힘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조직 활동에서 정보를 차단하거나 정보를 독점해서
파워를 가지려는 행위는 경멸합니다. 실력이 없는 사람이 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저는 정보를 공유 시킴으로써 개인의 능력을 키우고, 집단의 힘을 강하게 만드는 일에 관심
이 많습니다. 그리고 저는 조직 구성원들을 존중한다면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정보를 제공해
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늘 말씀 드리듯이 조직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줘야만 조직원들
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의 이런 취향과 밴드는 너무나 잘 맞습니다.
밴드를 사용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합니다. 다만 지금 판단한다
면 저는, 정보 유통 수단으로써 밴드는 라디오가 있었던 시대에 TV가 탄생했던 것처럼 시대
를 긋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밴드로 인해 네이버는 페이스북 이상으로
회사가 커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돈이 있다면 네이버 주식을 사고 싶은 정도입니다.

툴(Tool)의 중요함
제가 자주 하는 말 중 하나는 ‘일을 잘한다는 것은 방법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무엇’도 중요하지만 ‘어떻게’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목표도 중요하지만 방법과 수단도
중요합니다.
밴드가 조직 안에서 쉽게 받아들여진 것은 밴드가 스마트폰이라는 툴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중심에 놓고 설명한다면 PC 대신 스마트폰을 활용한 정보 유통 수단(툴)을 채택
한 것입니다.

1
이전에는 보고를 하려면 컴퓨터 앞에 앉아야 했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으로 관리자 페이
지 게시판에 들어가서 보고를 할 수도 있지만, 아무도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밴드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보고를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보고하는 행위가 즐거운 놀이이기도 합니다. 전철을 타고 이동하면서, 혹
은 출퇴근하면서, 보고도 하고 댓글을 달기도 합니다. 회사 일을 정말 죽으라고 싫어하면서
먹고 살기 위해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회사 일을 잘 하려고 합니다. 특히 대부분의
여수룬 구성원들은 정말 여수룬에서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PC에서
하는 일은 좀 귀찮아도 스마트폰으로는 귀찮아하지 않고 글도 쓰고 댓글도 답니다.
툴은 정말 중요합니다. PC가 중심이던 때와 스마트폰이 중심인 때는 비즈니스 패러다임
도 바뀝니다. 여수룬 비즈니스만해도 그렇습니다. 여수룬 비즈니스는 인터넷이라는 툴이 없
으면 탄생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인터넷폰이 없다면 고객응대를 한국서 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비즈니스가 지금처럼 원활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툴이 중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일을 할 때도 늘 어떤 툴을 쓸 수 있는지를 먼저 생
각하게 됩니다.
‘열심히’라는 단어보다 ‘잘’이라는 단어가 훨씬 중요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삽질을 해도
포크레인을 따라 갈 수는 절대 없는 법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비행기에는 당할 재간
이 없습니다. 일을 하는 사람은 어떤 툴을 쓸 것인지 늘 생각해야 합니다.

프로세스의 중요함
밴드를 우리가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밴드가 스마트폰 기반인 것도 한 이유입니다만, 밴
드 자체가 워낙 잘 만들어진 프로세스를 갖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밴드는 폐쇄형 SNS입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개방형 SNS입니다. 개방형 SNS도 그
에 맞는 기능이 있습니다만, 개방형 SNS로는 할 수 없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참 많았는데,
밴드는 그 약점을 해소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밴드는 볼 사람만 보는 기능이 명확합니다. 기존 회사 게시판은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게시물이 노출되므로 정보의 가치가 희석되는 반면, 밴드는 개발실에만 전할 정보, 수
출사업부에만 전할 정보를 제한해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의 가치가 훨씬 높아집니다.
프로세스 혹은 시스템의 힘은 정말 엄청납니다. 생활 속에서도 프로세스 혹은 시스템의
힘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 줄로 서기’도 쉽게 볼 수 있는 시스템의 힘입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모바일폰이 없었고 사람들은 공중전화 부스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전화를
하곤 했습니다. 그 때, 공중전화 부스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재수 없게 통화를
오래 하는 사람 뒤에 서면 정말 부글부글 화가 끓습니다. 옆 부스 줄은 계속 줄어드는데 자
기 부스는 전혀 줄지 않을 때, 그것도 바로 다음이 자기일 때, 참아낼 수 있는 사람은 성인
군자입니다. 이 때문에 살인하는 경우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이것을 해결해준 것이 ‘한 줄로
서기’입니다. 지금은 화장실에서 한 줄로 서기가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중전화에
서 한 줄로 서기를 아예 없애버린 것이 모바일폰입니다. 프로세스 조차도 필요 없게 만드는
것이 툴입니다.
툴까지는 아닌데 프로세스를 개선해서 한 줄로 서기보다 편리하게 만들어준 것이 대기
표입니다. 은행이나 관공서 혹은 전자제품 고객센터에 가면 있는 대기표로 인해 사람들은 한
줄로 설 필요도 없이, 표를 뽑아서 커피를 마시거나 스마트폰으로 자기 일을 하거나 잡지를
봅니다. 역시 프로세스의 힘입니다.
일을 하는 사람은 앞서 말한 대로 툴과 프로세스를 먼저 찾아내는데 더 신경을 써야 합
니다.
밴드를 기획한 사람은 대단합니다.
아주 정교한 프로세스를 갖고 있습니다. 이 프로세스의 힘이 아마 우리로 하여금 밴드를
받아들이게 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밴드 자체는 새로운 툴이면서 새로운 프로세스입니다.

수용

2
저는 어쩌면 제가 올해 참 잘한 일 가운데, 밴드를 정보 유통 수단으로 적극 채용한 것
을 들 것 같습니다.
밴드를 회사 내 정보 유통 수단으로 삼는 회사도 많을 겁니다. 그 대열에서 우리는 아마
최선두권일 겁니다. 제 나이 또래에서는 아직 밴드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데 저는 밴드를 빨리 받아들였고, 또 그것을 회사 내 정보 유통 수단으로 적극 채택했습니다.
이 과정에 이상민 실장의 강력한 제안과 선행 실천이 있었습니다.
이 점은 모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저와 이상민 실장이 밴드를 회사 내 정보 유통 수단으로 채택하는 과정에서 어떤 사람
혹은 어떤 팀은 매우 적극 수용한 반면, 어떤 사람 혹은 어떤 팀은 아주 더디게 수용했다는
점입니다.
저는 비즈니스는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용한 것을 감지할 줄 알아야
하고, 유용하다고 판단되면 적극 수용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비즈니스만이 아닙니다.
조직 운영도 마찬가지입니다.
흐름에 둔감한 것은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기업은 전쟁터입니다. 흐름에 뒤쳐지고, 정보에 뒤쳐지는 순간 기업이 하루 아침에 망하
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스마트폰 때문에 어려워지거나 망한 기업을 한번 살펴봅시다. 2012년 기준입니다.

마이크로 소프트사. PC 판매 부진 때문에 순익이 21% 급감했습니다.


DEL. 컴퓨터 판매회사. 순이익이 13% 감소했습니다.
휴렛패커드. 2011년 89억 달러 적자입니다.
노키아. 휴대폰 제조사. 본사 건물도 매각했습니다.
인텔. 전년 동기 5% 감소
블랙베리. 휴대폰 제조사. 미국 정치인들이 신분 과시용으로 쓰던 휴대폰인데, 이제 이
폰 쓰면 구닥다리 취급을 받습니다.
닌텐도. 50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아이리버
코닥
네비게이터 제조 업체
삼성, 엘지에 밀리는 소니

우리는 예민해야 합니다. 우리도 흐름에 뒤쳐지면 회사 문을 닫는 수밖에 없고, 길거리


에 나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밴드와 같은 유용한 새 수단을 잘 수용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
람은 이미 발견을 해서 쓰라고 권유를 하는데도 이게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어기적어기적
하면 조직에서도 거추장스런 방해물이 될 뿐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평소에도 될 수 있으면 부정하는 말, 반대하는 말, 거부하는 말을 하지 않도록 습관을
들이라는 것입니다. 경청하고, 혹시라도 그것이 될 수 있는 건 아닌지 수용해보는 습관을 들
이면, 새로운 흐름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저는 대체로 새로운 흐름을 잘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1990년대에 진보정당 운동을 했는
데, 그 시대에 이미 진보정당이 시민에게 제공하는 컴퓨터 교실을 열었고, 그 무렵에 지역
PC통신을 운영했습니다. 당연히 수익성이 없어서 다 망했습니다만. 그리고 2000년에 아이티
사업에 뛰어들어서 투자를 유치했고, 2002년에 일본 경매, 구매대행 사업을 했고, 2004년에
국경을 넘는 판매를 했습니다. 2000년 이후 과정에는 늘 이석주 부사장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여수룬 사업을 하면서도 일본 인터넷폰을 한국에 가지고 와서 고객센터를 한국에 뒀고,
한국에서 일본 택배사 전표를 붙여서 일본에 보냈습니다. 오프라인 영업소도 만들어 봤고,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도 시작해봤습니다. 그리고 사내에 강력한 개발실을 만들었습니다. 상
당히 많은 일이 새로운 시도입니다.

3
정말 외람된 말이지만, 저는 이런 경험을 조직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
이 큽니다. 여러분은 저와 같이 있으면서 비록 대단하지 않을 수 있지만 정말 많은 방법을
여러분도 모르는 사이에 배우고 있습니다. 최첨단의 비즈니스를 배우고 있고, 최첨단의 조직
운영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만큼은 저는 국내 어떤 경영자에게도 뒤지지 않는
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능력을 잘 듣는 훈련을 하면서 배우게 되었고, 갖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언
제부터인가 저는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잘 들으려고 애를 쓰게 되었고, 또 다른 사람이 하
는 말을 적극 수용하려는 태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화를 하면서 ‘그건 안 되
는 일이야’라고는 거의 말하지 않습니다. 특히 ‘절대’라는 단어는 쓰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대신 상대방이 하는 말을 수용하려고 애를 씁니다.
이런 습관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걸 어려워하지 않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가 아주 자주하는 말은 ‘그럴 수도 있겠네’입니다. 제가 이 말을 할 때는 그냥 듣기 귀찮다
는 뜻은 아닙니다. 이 말을 할 때는 정말 생각을 집중합니다. 진짜 그럴 수도 있는 점을 찾
는 과정입니다.

아쉬움
회사 안에서 상당히 많은 아이디어가 저나 이실장 등 나이 든 간부들로부터 나온다는
점은 참 아쉽습니다. 여수룬 간부들은 참 다행스럽게도 저처럼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걸 두
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밴드를 사용하는 과정도 전형입니다.
사실은 뒤바뀌었어야 합니다.
젊은 구성원들이 팀 안에서 먼저 밴드를 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조직 간부들에게
강요를 했어야 합니다.
아마, 우리가 같이 살아나가면서 나이 든 간부들의 강점을 젊은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흡수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또 나이 든 간부들이 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저는 밴드를 정보 유통 수단으로 삼는 과정을 통해서, 각자가 이 새로운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한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나는 왜
그런 태도를 취했을까?’를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반성하라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필요한 것
은 성찰(省察)입니다. 성찰(省察)은 성장과 성숙으로 이끄는 가장 유력한 ‘툴’이기 때문입니
다.

4
[전언(傳言)]

단단해지다

2013. 12. 28. 금요일.

2013년을 생각하면 엔저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릅니다.

작년 7월에 비하면 원이 엔에 비해 4.55원 절상(切上) 되었습니다. 원화의 가치가 그만


큼 높아진 것입니다. 엔화의 가치는 그만큼 낮아졌습니다.
우리 회사는 손님들로부터 엔으로 결제를 받아서 한국에서 쓰는 경비도 감당합니다. 엔
의 가치가 높으면 절대로 유리합니다. 현재 여수룬은 매출의 65% 정도를 엔화로 받아서 한
화로 바꾸어 한국 경비로 씁니다. 예를 들어 매출이 6천 만 엔이면 4천 만 엔에서 4천5백만
엔 정도를 한국에 가지고 와서 한화로 바꾸어 결제를 합니다.
원엔 환율이 1400에서 1300으로 100 떨어지면, 1천만 엔 당 1천만 원의 환차손이 발생
합니다. 4천5백만 엔을 한국에서 받는다면 한화 환율이 100떨어질 때마다 4,500만 원의 환
차손이 발생합니다. 환차손이 발생한다는 것은 환율 변동에 따라 돈이 공중으로 사라진다는
말입니다. 100 떨어질 때마다 4,500만 원이 사라지므로, 400이 떨어지면 한 달에 1억8천만
원이 공중으로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작년 7월과 비교하면 지금까지 우리는 엄청난 금액을 환차손으로 날린 셈입니다. 환율이
1100 이하로 떨어진 5월 이후만 따져도 엄청납니다.
이런 것을 감안하면, 현재 여수룬이 유지된다는 게 정말 기적입니다.
아시다시피 회사는 12월 말 현재 5억3천만 원 정도 자금이 부족합니다. 이 중 차입금은
2억7천 정도고, 업체에 줄 돈을 못 준 게 2억6천만 원 정도됩니다. 차입금 2억7천 중에는
직원들이 투자한 7천 만 원도 들어가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참 한심한 실적입니다.
1년 내내 임직원들이 고생해서 적자만 무려 7억이 났으니, 이제 무슨 어처구니 없는 장
사입니까?
이 실적만 보면 우리 회사는 당장 문을 닫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회사 매출이 성장한 것을 보면, 현재 상황을 전혀 다르게 평가할 수 있습
니다.

1
몇 차례 말씀 드렸듯이 우리 회사의 월 손익분기점은, 환율 1 : 10을 전제로, 6천5백 만
엔입니다. 6천5백만 엔은 이미 올해 5월, 7월, 10월, 11월에 넘겼습니다. 저는 내년의 경우
전년도 동월 대비 20% 성장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 내년 1월은 역시
힘들지만, 2월부터는 여유 있게 6,500만 엔 매출을 넘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매출 6,500만 엔이 월 손익분기점이 된 것은 인원을 감축했기 때문입니다. 그 전
에는 손익분기점이 7천8백만 엔 정도였습니다. 이 상황을 놓고, 왜 진즉 인원을 감축하지 않
았느냐는 원망도 있습니다. 그 점은 제가 말씀 드렸듯이 제가 결단을 내리지 못했던 것이 한
원인입니다. 리더로서 사람을 버리기 정말 싫어서 우물쭈물했기 때문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같이 고생하면서 같이 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그 점은 제가 잘못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을 좋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을 그렇게 여유 있게 뒀
었기 때문에 내부의 이러저러한 일들을 개선할 수 있었고, 그런 개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인원으로도 운영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잘했든 못했든 시간은 지나갔습니다. 지금은 주어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후를 잘
대비하는 게 더 중요한 때입니다.
보다시피 이제 한 달만 지나면 우리는 안전합니다.
그리고 너무 다행스럽게도 혹독한 시절을 겪으면서 우리가 매우 단단해졌습니다. 매우
추운 곳의 나무가 단단해지듯이, 우리도 그렇게 단단해졌습니다.

상품을 다룰 줄 알게 되다.

명함 일 평균 매출입니다. 스티커 일 평균 매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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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 일 평균 매출입니다. 노보리 일 평균 매출입니다.

봉투 일 평균 매출입니다. 부직포 백 일 평균 매출입니다.

이들 표를 보면 우리 주력 상품인 명함과 스티커, 마쿠마쿠 취급 상품의 일 평균 매출의


신장 폭이 더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명함과 스티커는 12월 들어서도 일 평균 매출
이 늘어났고, 마쿠마쿠도 현수막과 노보리를 합치면 마찬가지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무엇
보다 신나는 것은 봉투와 부직포 백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상품을 정비하면서 매출
이 급격히 성장한 것입니다.
이 그래프가 말해주는 것은 우리가 이제 상품을 다룰 줄 알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특
히 봉투와 부직포처럼 상품을 정비하고 웹 페이지를 정비하면서 매출을 올린 경험이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이 점은 내년에 엄청난 성과로 나타날 것입니다.

마케팅을 알게 되다
상품을 다룰 줄 알게 된 것과 함께 이제 우리가 검색어 광고, 이메일 광고, 텔레마케팅,
오프라인 영업을 통해서 성과를 내는 방법을 알게 된 것도 우리가 단단해지는 데 한 몫 했
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더 배워야 할 점 투성이지만, 그래도 이 분야에서 우리는 많이 성장했습니다.
실수 없이 잘할 방법은 우리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참 부족해서 정
말 엄청나게 많은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면서 조금씩만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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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무능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실수를 많이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성장할 만큼 우리
실력이 좋아졌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잘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해왔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도 우리는
내년에 큰 힘을 낼 수 있을 겁니다.

내년 3월 이후
내년 3월 이후는 기대가 참 많이 됩니다.
두 번 째 그래프에서 본 것처럼 환율이 1 : 10에서도 내년 3월 이후면 우리도 이제 흑자
를 내고, 조금씩 우리가 스스로 번 돈으로 우리 비즈니스를 발전 시키기 위해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외부 투자를 유치하지 않고, 우리가 번 돈으로 우리 비즈니스에 우리가 투자할 수
있습니다. 빚을 조금씩만 줄이고, 우리가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1) 고객 지원 더 잘하기
여유가 생기면 무엇보다 고객 지원을 더 잘 하고 싶습니다.
가장 효과가 큰 마케팅은 입소문 마케팅입니다. 입소문 마케팅의 위력은 이미 마케팅 이
론에서 너무나 확실하게 알려져 있고, 우리도 막연하게나마 잘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 가입하는 우리 고객 중 45%~53%는 지인의 소개를 통해서입니다. 우리 회사는
신규 회원을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점은 지난 전언에서 충분히 설명했습니다.
입소문을 통해서 회원이 늘어나는 이 흐름을 더 원활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입소
문이 더 잘 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은 우리도 막연하게 알았지만, 입소문이
잘 나게 하기 위한 뚜렷한 조치를 취한 적은 없습니다. 이것은 알기는 알았지만 확실하게 몰
랐기 때문입니다.
‘좋고, 싸게, 빠르게, 편리하게’ 이것은 서비스를 좋게 하는 가장 기본 방침이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입소문과 연결되는 가장 핵심 요소입니다. 이것은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내
년에 여기에 집중해서 덧붙이고 싶은 것은 고객 지원을 더 잘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당연히 고객 지원 분야에 인력이 더 투입되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해당 분야
구성원들은 미리 겁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더 잘 한다고 해서 노동강도를 높이는 것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방법이고 잘 취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그런 것은 정말 최하급 수단입니다. 역
시 우리는 방법을 개선하고 구조를 바꾸고 그리고 나서 필요하면 자금을 투입해서 해당 분
야를 더 잘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 서비스를 개선해서 매출을 올리는데 주력했지, 고객을 더 잘 지원한
다는 개념은 거의 없었습니다. 내년에는 이 분야를 집중해서 개선을 해봅시다. 그동안 우리
는 고객이 가입해도 메일만 하나 자동으로 가게 하고 놔뒀습니다. 고객이 작성한 데이터에
문제가 생기면 그냥 재입고 요청으로 돌리고 메일만 보냈습니다. 고객이 더 이상 구매하지
않아도 무슨 문제인지 알아보지 않았습니다.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이것은 경영진이 이 문제에 관심을 깊이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일차 책
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회사 자금 사정이 여의치 못해서였던 것만은 아닙니다. 이 일이 중요
하다는 인식이 저에게 깊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올해 하반기에 이현철 전무가 강하게 요청하여 휴면 고객 깨우기를 하면서 이 문제가
저에게 중요한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마케팅 이론에서 새로 고객을 발굴하는 것보다 있는 고객에게 새로운 물건을 파는 게
훨씬 쉽다는 것은 충분히 입증되었습니다. 우리 회사에 고객이 되겠다고 등록한 사람을 잘
보살피고, 잘 도와주는 것은 무엇보다 우선해서 이루어졌어야 할 일입니다. 저는 이것을 놓
쳤습니다.
이제 확실하게 깨달았으니 내년부터는 고객을 더 잘 지원하는 일을 무엇보다 우선해서
해야겠습니다.

(2) 중국 사업부를 더 키우기


우리 회사에서 중국사업부가 중요하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일본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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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상품을 다양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중국사업부는 매우 중요
합니다.
그런 중국사업부가 지금 정식 법인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법인을 설립하려면 자본금을
1억 원 납입해야 하는데, 이 얼마 되지 않은 돈을 보내지 못해서 법인을 설립하지 못하고 있
습니다. 참 저 자신이 한심합니다. 어쨌든 이것을 정상으로 만들어야 하고, 정상으로 만들면
서 상품 발굴 기지로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인원도 더 늘려야 하고, 검수 기능을 포함해서 기본 기능을 보강해야 합니다.

(3) 코너 임대 사업 확장하기
올해 말에 우리는 전단, 중철, 무선철 사업부문과 택배박스 사업코너를 임대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내년 벽두부터 전단, 중철, 무선철 사업부문은 입점(入店) 업체가 운영을 합니다.
택배 박스는 내년 2월 이전에는 입점 업체가 운영하게 될 것입니다.
이 비즈니스의 원형은 오더몰입니다. 오더몰은 실패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더몰의 기본
패턴은 다시 코너 임대사업으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오더몰 때는 한꺼번에 수십 개 혹은 수백 개 업체가 활동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어서
실패했습니다. 우리 힘으로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 하는 코너 임대 형태는 우리 부담
을 최소로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입점을 할 경우 입점료를 내게 하는 방식이어서 그 자체
가 수익 모델이 됩니다.
현재 우리는 우리가 취급하고 있는 상품 조차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합니다. 극단으로 유
에스비 시장 가격이 내려도 우리는 그것을 감지하지도 못합니다. 왜냐면 취급하는 상품이 너
무 많고, 또 우리 주력 상품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는 눈이 갈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는 더 그럴 것입니다. 시장에서 뒤지는 상품이 많아지면, 우리 사이트 전체의 신뢰도도 낮아
집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도 우리는 코너 임대 사업을 확대해야 합니다.
어떻게 할 것인지를 깊이 생각해야 하지만, 방향은 그렇게 가야 합니다.

(4) 일본 오프라인 영업 재정비


일본 오프라인 영업은 여전히 실험 중입니다. 그렇지만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닙니다.
아니, 조금씩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오프라인 영업의 가능성을 높게 평
가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어떤 형태로든 다시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5) 중국으로 판매 준비
2014년에는 일본과 한국 상품을 중국으로 팔 준비를 하는 해가 될 겁니다.
자금이 어느 정도 축적되면, 일본과 한국 상품을 중국에 파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
다. 프로세스는 거의 똑같습니다. 돈만 문제가 될 뿐인데, 이제 3월 이후는 해결이 됩니다.

내년 1월
여러 번 말씀 드리지만, 이제 2014년 1월 한 달만 잘 견디면 됩니다.
조직은 군살 없이 잘 정비 되었습니다. 매출도 잘 늘어나고 있습니다. 환율도 더 떨어진
다고 해도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이라고 판단 됩니다. 각자 맡은 일도 이제 정말 잘
합니다. 접수, 제작관리, 수출사업, 고객 지원 등 회사의 가장 기본 조직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해서 맡은 일을 잘 감당해주고 있습니다. 웹 개발도 지금 놀랍게 방향을 잘 잡고 있습니다.
상품 개발, 웹 개발 등도 잘 되고 있습니다. 중국사업부도 잘 되고 있습니다. 일본도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많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발전하지 못할 구석이 거의 없습니다.
단지 하나 아쉬운 점은 내년 1월이 힘들다는 점입니다.
내년 1월5일에는 급여의 50%가 지급됩니다. 지금부터 1월20일까지 남은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1월20일 지급 나머지 급여가 20%일지 혹은 그 이상일지가 결정됩니다. 모
든 것은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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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외부 자금을 유입시킬 수 없습니다. 내부 힘을 정비하고 잘 조직해서 내년 1월20
일에 잔여 급여가 전액 지불되게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께서는 1월 지급분, 2월 지급분, 3월 지급분이 70%만 지급된다고 생각하고 잘 견
뎌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남은 기간이라도 최선의 방법을 찾아서 그런 일이 없도록 해보겠습
니다.
올해가 다 가는 무렵, 이혜정 과장이 기대하지 않았던 75만 엔 매출을 올려주었습니다.
내년 1월 추정 매출은 6,150만 엔입니다. 대략 350만 엔~700만 엔 정도 매출을 추가로
만들 수 있으면 어쩌면 1월20일도 20% 이상 급여를 우리가 가지고 갈 수도 있습니다.
내년 3월 이후도 중요하지만, 한 달 한 달의 삶도 가볍지 않습니다.
내년 3월 이후에도 적용될 수 있지만 내년 1월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일을 올해 남은 며
칠과 내년 1월 신년 연휴 동안에도 정비하고 준비해봤으면 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저는 다급하게 무슨 일을 하자고 제안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리더 그룹은 연말연시를 반납하고서라도 뭔가 특별한 조치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입니다. 리더들은 1월5일까지 또 몇 가지 상의를 하고, 또 실천을 해야 할 지 모릅니다.
이 과정을 잘 넘겨서 내년 1월도 편하고, 또 3월 이후 상당히 편한 여수룬-애드프린트를 만
들어봐야겠습니다.
올 한 해 정말 위태위태한 환경에서 우리 모두 잘 견뎠습니다.
그리고 정말 잘했습니다.
우리 모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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