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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월, 6개 월, 1년 뒤, 2년 뒤를 생각하면서 일합시다.

오늘 첫 조회입니다.
3월까지 매일 아침 미팅을 했습니다만, 그 이후 부서 체제가 수립되면서 아침 미팅을 하지 않았
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동안 안 하던 전체 조회를 하려고 합니다. 안 하던 것을 새로 하려면 늘
그렇듯이 어색합니다. 저도 약간 어색합니다. 그래도 저는 어색함을 무릅쓰고 주1회 아침조회를
하려고 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회사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당연히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조회를 하는 것은 구성원들이 회사의 현 위치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구성원


들이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고 가면 지루해집니다. 자기가 하는 일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
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더 잘 할 수 있는 일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전체 상황를
잘 모르면 상황에 끌려가게 됩니다.

회사 전체 상황을 잘 모른 것은 잘 모르는 산을 등산하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 가는 사람은 내려


오는 사람에게 수시로 묻습니다. 얼마나 가면 되나요? 좀 가다가 내려오는 사람에게 또 묻습니다.
얼마나 가면 되나요? 그냥 묵묵히 가면 될 것 같은데 또 묻습니다. 얼마나 가면 되나요? 답답하
기 때문입니다. 그 산을 잘 아는 사람은 묻지 않습니다. 정상이 어딘지 너무 잘 압니다. 지금 어
디까지 왔는지도 압니다. 그러므로 페이스를 조절합니다. 쉴 때는 쉬고 갑니다. 해 떨어질 때까지
는 얼마나 남았고,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알기 때문에 적당히 페이스를 조정합니다. 지루하지 않
고, 덜 지칩니다.

우리가 하루에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은 아무리 짧게 잡아도 9시간이고, 출퇴근 시간을 포함하면
10시간, 11시간입니다. 그리고 회사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먹을 것의 원천입니다. 회사의 스케줄
을 알면 여러분의 미래도 어느 정도는 그려볼 수 있습니다. 회사가 앞으로 가는 길 혹은 가려는
길을 잘 알면 여러분 인생을 설계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조회를 통해 이 회사의 CEO인
제가 그 길을 설명해드리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조회를 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회사 전체를 이끌고 가는 저의 의도와 생각을 정확히 이


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회사는 누가 뭐라고 해도 CEO의 역할이 80~90%입니다. 그런
데 그 CEO를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게 조직의 구성원들입니다. 제가 제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고, 또 요청 사항을 정확히 요청해야, 구성원들도 저를 잘 도와줄 수 있습니다. 조회는 그
렇게 소통하는 장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은 제가 생각하는 우리 회사의 모습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 주


에는 여러분에게 요청할 것을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시나요? 배로 치면 선장이고, 비행기로 치면 기장인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잘 알아야 여러분도 도울 일은 돕고, 조언할 일은 조언할 수 있
습니다. 몇몇 분들은 제가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는 압니다. 그렇지만 정확하게 안다고
는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제 생각과 구상을 정리해서 알린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쩌
면 저 자신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은 아무래도 일관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도 조회가 필요합니다. 저도 이런 자리를 통해서 정기적으로 조직의
문제를 정리하고, 또 해결책을 찾고, 또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 기회를 마련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3월 월 후, 혹은 6개 월 후, 1년 후, 2년 후의 우리 회사의 모습은 제가 그려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린다고 해서 그리는 대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이 수정하게 될 겁니다. 그렇지만 기본 방향은
그릴 수 있습니다.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을 잘 들어보십시오. 그리고 이 방향에 맞춰 여러분께서도
각자 그림을 그려보십시오.

우리 회사가 맞이할 2년 뒤, 그러니까 2011년 7월은 프린트오픈마켓(POM)이라는 프로그램을 미


국에 런칭시키는 달입니다. 프린트 오픈 마켓은 옥션이나 G마켓이나 11번가와 같은 프로그램을
인쇄물에 적용한 것입니다.

이 서비스가 성공할 가능성은 99%입니다. 저는 반드시 성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성공했을 때 회사


모습은 어떨까요? 여러분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섭니다. 저는 상상은 할 수 있지만, 그 세
부적 모습은 아직 그릴 수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여러분이나 저에게 전혀 다른 세계가 펼
쳐진다는 것입니다.

프린트 오픈 마켓 서비스가 성공하면, 현재 여수룬의 구성원들의 삶도 근본에서부터 바뀌게 되리


라고 생각합니다. CEO가 아무리 나빠도 회사가 성공하면 구성원의 삶의 질은 당연히 높아집니다.
다행히 여러분의 CEO인 저는 세상 다른 CEO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나쁘지 않은 만큼 우리 회사가
발전하면 여러분 삶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되리라는 것은 아주 분명한 사실입니다.

POM은 5년 전부터 구상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계속 생각을 해 온 것이고, 생각 속에서 여러


번 검증을 거쳤습니다. 되기보다 안 되기가 어려운 일입니다.

POM이 미국에 런칭하기 1년 전인 2010년 7월에는 POM이 일본에서 런칭됩니다.

순서를 다시 정리해서 말하면, 지금으로부터 1년 뒤인 2010년 7월에 POM이 일본에서 처음 런칭


되고, 일본에 런칭한 때로부터 1년 뒤인 2011년에 미국에서 런칭됩니다. 아마 미국에서 런칭된
뒤부터는 여러 나라에서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오픈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금도 필요하고, 인력도 필요하겠지만, 다행히 우리 회사가 갖고 있는 독특한 제


도 때문에 자금이나 인력은 최소로만 필요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꾸준히 한다
면 자금이나 인력이 부족할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내년인 2010년 7월까지는 어떤 일이 있을까요?


그 중심에는 3개 월 뒤 오픈 하는 애드프린트 리뉴얼 서비스가 있습니다. 이 리뉴얼 된 프로그램
을 기반으로 올해 12월까지는 매출을 월 1천5백~2천 만 엔 정도 유지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
다. 7~9월은 우리 업종의 비수기입니다. 7~9월은 월 1천 만 엔 내외를 유지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월 1천 만 엔 매출은 환율이 12를 유지할 때, 사실 한국과 일본을 운영하는데 상당히 빡빡하고
두려운 매출입니다. 9월까지는 한국과 일본을 합쳐 한 달에 대략 1억3천 만 원 정도가 필요합니
다. 그렇게 볼 때 월 1천 만 엔 매출은 약간은 걱정이 되지만, 아주 부담스럽지는 않은 매출입니
다.

10월부터는 성수기로 접어들고, 또 9월에 프로그램이 리뉴되면서 10월부터는 실적에 반영되기 때


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내년 6월까지는 꾸준히 매출이 상승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매출을 전제로 해서 내년 3~6월 경에는 미국 혹은 기타 나라에 리뉴얼된 프로그램으로 서비


스를 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올해 10월이나 11월 무렵부터는 해외 진출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략 정리가 되었습니까?
2년 뒤 2011년 7월 POM 미국 런칭
1년 뒤 2010년 7월 POM 일본 런칭
9개 월 2010년 3월 리뉴얼 애드프린트 미국 런칭
5개 월 2009년 11월 미국 런칭 준비팀 구성

이런 일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물론 뼈대입니다. 바뀔 수도 있습니다. 살이 붙을 수도 있습니다.


대략 생각하는 줄기입니다.

이 모든 계획의 토대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9월에 완성되는 프로그램 리뉴얼이 있습니다.
리뉴얼 되는 프로그램의 핵심은 무엇입니다.
그것은 무한대의 상품을 비교적 수월하게 등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에 따라 관리도 쉽
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리뉴얼이 잘 될 것이냐 하는 점은 전혀 걱정할 게 없습니다. 이 일을 위해
남차장이 있고, 신과장이 있습니다. 두 분이 있으면 이 작업은 어려울 게 없습니다.

프로그램이 리뉴얼 되면, 서류봉투, 편지봉투, 비닐봉투, 티슈, 부채, 포스트잇, 롤 스티커, 다양한
명함과 카드, 박스, 각종 판촉물, 쇼핑백, 카렌다, 다이어리 등등 인쇄가 들어가는 모든 물건을 판
매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이부사장과 김대리, 김주임이 상품선정과 등록을 위해 팀을 구성해서 애쓰고 있


습니다. 약간 우여곡절은 겪겠지만, 이 부분도 걱정할 일 전혀 없습니다. 이 부사장이 그 동안 보
여준 기량으로 좋은 제품을 선정할 것이고, 김대리와 김주임이 상품선정과 등록을 잘 할 것입니
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소개를 하겠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그리는 대략의 그림입니다.
여러분께서도 이 그림을 가지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평안할 때 어려울 시절을 대비합시다

최근 우리 회사 매출을 보면 한편으로는 약간 흥분이 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알 수 없는


염려와 걱정도 생깁니다. 매출이 너무 순조롭게 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습
니다. 그래서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이 있을 겁니다. 세상 일이 늘 그렇습니다. 좋은 일
과 어려운 일은 병행합니다. 항상 햇빛이 비치면 사막이 됩니다. 항상 비가 오면 생물이 살
수가 없습니다. 좋은 일과 어려운 일은 반드시 번갈아 가며 생깁니다. 그것이 정상입니다.
그런 점에서 매출이 순조롭게 늘어나고 있을 때, 혹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염려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우리는, 큰 무리 없이 성장하는 이 시간에, 올 수 있는 미래의 곤궁한
날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처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의 매출 증가 속도는 빠릅니다.


아래 표는 우리 회사가 창립하고부터 이번 달까지 이룬 월별 매출현황입니다.
매출 전월대비 전년동월대비 일평균 전월대비
2007 10 170,360 12,169
11 1,167,450 585% 38,915 220%
12 1,985,380 70% 64,045 65%
2008 1 2,720,380 37% 87,754 37%
2 3,440,090 26% 122,860 40%
3 3,934,279 14% 126,912 3%
4 4,418,515 12% 147,284 16%
5 5,698,778 29% 183,832 25%
6 7,006,082 23% 233,536 27%
7 6,589,101 -6% 212,552 -9%
8 5,136,632 -22% 165,698 -22%
9 6,241,402 22% 208,047 26%
10 7,885,631 26% 4529% 254,375 22%
11 7,602,929 -4% 551% 253,431 0%
12 7,808,549 3% 293% 251,889 -1%
2009 1 7,900,456 1% 190% 254,853 1%
2 7,780,196 -2% 126% 277,864 9%
3 10,720,965 38% 173% 345,838 24%
4 12,737,621 19% 188% 424,587 23%
5 10,135,457 -20% 78% 326,950 -23%
6 13,637,794 31% 90% 444,263 36%

이 매출신장율은 대단합니다.
Z사는 우리와 비슷한 사업을 합니다. 한국서 제조해서 일본에 판매합니다. 다만 아이템만 다
릅니다. 이 Z사는 2003년 10월에 일본에 홈페이지를 오픈했습니다. Z사는 현재 월 2천5~6
백 만 엔 매출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4월에 달성한 월 1천2백 만 엔 매출은 Z사가 서비스 오픈 36개 월 만에 달성한 매
출입니다. 우리는 매출 1천2백만 엔을 18개 월 만에 달성했습니다. 이번 달에 우리는 사업개
시 20개 월 만에 일매출 1백 만 엔을 돌파했습니다. Z사의 경우 48개 월 만에 일매출 1백
만 엔을 돌파했습니다. 그만큼 우리 회사 성장 속도는 빠릅니다.
이 매출을 그래프로 봅시다.
매출
16,000,000
14,000,000
12,000,000
10,000,000
8,000,000
6,000,000
매출
4,000,000
2,000,000
0
10 12 2 4 6 8 10 12 2 4 6

2007 2008 2009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회사 매출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그래프에


나타난 대로 더 빨리 늘어나고 있습니다. 3월과 4월에 대폭 신장했습니다. 이 표를 보면서
저는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동시에 이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더군다나 우리 회사는 10월부터 훨씬 더 많은 아이템을 취급하게 됩니다.
신상품 선정위원회에서 정리한 내용을 봅시다.
명함에 트레이싱지, 엠보싱명함, 홀로그램명함, 금속명함, 재생지명함, 특수명함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스티커도 롤스티커, 세트스티커, 배면(주차)스티커, 유포코팅스티커, 금•은무지스티커, 은광데
드롱스티커, 모조지스티커, 에폭시스티커, 자석스티커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전단지도 각종사이즈를 추가할 수 있고, 각종 재질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포스터도 가능합니다.
배너, 깃발, 거치대를 팔 수 있습니다.
카다로그, 무선, 중철 책자를 팔 수 있습니다.
영수증, 빌지, 레터지 등 서식지를 팔 수 있고, 봉투, 상품권, 스크래치 카드, 홀더, 태그, 쇼
핑백을 팔 수 있습니다.
부채, 카렌다, 명함케이스, 마우스패드, 점착메모지, 자석오프너, 성냥, 라이타, 휴지, 물티슈,
기름종이, 종이컵을 팔 수 있습니다.
하여간 인쇄가 들어가는 모든 물건, 판촉물, 기념물을 팔 수 있습니다. 수건 같은 것도 가능
하겠군요. 비닐봉지도 가능하고, 비닐테이프도 가능하겠습니다.
약간 과장하면 충무로에서 파는 모든 것을 팔 수 있습니다.
한국에 없고 일본에 있는 제품도 팔 수 있습니다. 한국 제품과 일본 제품을 비교해서 일본
제품이 더 싸면, 일본에서 소싱해서 팔면 됩니다.
우리 회사는 유통사입니다. 아주 큰 유통사입니다. 일본에서 제일 큰 사이트인 야후재팬에서
명함, 혹은 스티커로 검색하면 광고 랭킹 4위 안에 들어가는 엄청나게 큰 유통사입니다. 여
러분께서 우리 회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혹은 실제 우리 회사는 어떤 모습인가와 상관 없
습니다. 일본에 있는 구매자나 다른 제조자가 봤을 때, 애드프린트는 엄청나게 큰 회사입니
다. 일본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절대 강자인 야후재팬에서 4위 이내에서 광고할 수 있는 업
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물건만이 아니라 일본 제조사로부터 납품을 받아서 팔 수도
있습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일본 인쇄물 제작사 중에서 꽤 큰 유통사인 셈입니다. 그리고 명
함 스티커 등 우리가 절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제품이 있기 때문에 다른 제조사로부터 물건
을 납품 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렇게 많은 아이템을 취급하면, 우리 회사의 매출은 지금보다도 월등히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입니다. 매출이 늘어나면 좋아지는 일도 많아집니다. 제일 좋아지는 점은 아무래도 재정적
으로 좀더 여유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직원 생활도 또 한 단계 업그레이
드 될 수 있습니다.

평안한 날에 곤고한 때를 생각합시다.


이렇게 매출이 늘어날 때, 앞서 말한 대로 생길 수밖에 없는 문제를 최소로 만들기 위한 노
력을 사전에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사고가나고 나서 사고를 해결하는 것은 하지하책입
니다. 손자병법에서 말했습니다. ‘선전자(善戰者), 즉 싸움을 잘 하는 사람은 싸우지 않고 이
기는 자다’. 그렇습니다. 사고가 나고 나서 수습을 잘 하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입니다. 그렇
지만 더 훌륭한 사람은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사람입니다. 여러분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3개 월, 혹은 6개 월 뒤에 올 일을 생각하면서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합니다.

형통한 일과 곤고한 일은 반드시 병행합니다. 곤고할 때를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


이겠습니까? 저는 이런 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
래에 올 곤고한 일이 무엇인지 우리는 알 지 못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부적인 특별한 대
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신 기본을 되짚어 보고 기본을 강화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병에 대응하는 방법은 병마다 다르지만 모든 병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초체력을
다지는 것이고, 평소에 좋은 식생활과 적당한 운동, 바른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평소
에 좋은 식생활을 하고, 적당히 운동하고, 생활을 바르게 해도 병에 걸립니다. 그렇지만 평
소에 관리를 잘 하면, 병에 걸렸을 때 병에 맞서 싸울 수 있습니다. 각종 치료를 받을 때 지
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 올 곤고한 날에 대비하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초를 튼튼히 하는 것입니다.
그 점에서 저는 이 시간에 그 기본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다 할 수는 없습니다. 몇
차례 나눠서 같이 생각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기본은 우리가 고객에게 내
놓은 서비스 모토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 서비스 모토는 홈페이지 회사 소개란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그 모토를 잘 받아들이고 있는지, 아니면 그냥 의례적인 인사말로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 모토를 회사 운영의 기본 방향으로 확고히 받아들
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내건 서비스 모토는 아래와 같습니다.

품질은 좋게!
가격은 싸게!
배송은 빠르게!
이용은 편리하게!

이 네 가지 조건만 충족 되면 회사는 절대 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간단한 모토에는 많은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이 네 가지 모토를 기본으로 기업을 운영하면, 매출을 늘리면서, 운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이 네 가지 모토를 가지고 우리가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
야 하는지를 살펴봅시다.

먼저 ‘품질은 좋게!’라는 첫 번 째 모토를 생각해봅시다.


품질은 신용과 직결됩니다. 품질이 안 되면 가격이 아무리 싸도 팔 수가 없습니다.
우리도 처음에는 품질 때문에 정말 고생 많이 했습니다. 명함은 정매수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500매라고 하지만 한국 합판인쇄 방식에서는 480매 만 나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
문제는 지금도 고급명함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뒷 면에 뒷 장 명함 내용이 새겨
지는 현상 때문에 클레임이 많이 걸렸습니다. 스티커에는 본드가 묻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세 가지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제일 처음 한 것은 자체 검수를 한 것입니다. 명함을 하나하나 검사하고, 스티커에 묻은 본
드를 고무지우개로 긁어냈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불량품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것을 꽤 많이
차단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 째는 인쇄소를 바꿨습니다. 처음에 우리는 ㅅ사와 거래했습니다. ㅅ사는 인쇄시설이
없었습니다. 그 때문에 매수 부족 현상을 없애지 못했습니다. 거래처를 바꾸면서 매수 부족
현상을 없앴습니다. 그리고 인쇄품질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대신 우리는 새거래
처에게 ㅅ사보다 15%를 더 비싼 가격을 지불했습니다.
세 번 째는 기본 명함을 자체 제작한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기본이 되는 명함에서 매수
부족 문제를 해결했고, 제품의 질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명함 두께도 25% 더
두껍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회사의 기반이 되는 마트코트 명함의 클레임율을 현저히 줄였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클레임 대응에 따른 스트레스가 줄어들었습니다. 마트코트는 우리 회사 명함 매출 중
70%를 차지하는 기본 명함입니다. 기본명함에 문제가 없어지면서 회사의 신뢰성도 한층 더
높아졌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품질의 개선은 회사에 대한 신인도와 직결됩니다. 그리고 고객 만족도와 직결됩니다. 우리가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가 애드프린트의 오늘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과 관련하여 우리는 어떤 점을 보강해야 할까요?
이와 관련하여서 제작팀, 고객응대팀, 발송팀 모두 할 일이 무척 많습니다.
클레임은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제작팀에서는 클레임이 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방법을 찾아보
세요. 그리고 신속하게 집행을 해야 합니다. 방법은 찾으면 반드시 나오고, 찾고 나서도 또
더 좋은 방법이 나옵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HOW입니다. 어떻게 하
느냐의 문제입니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다고 모두 공부 잘 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도 요
령입니다. 요령은 방법입니다. 즉 HOW입니다. 꼭 기억해주세요. 의지도 중요하지만, 더 중
요한 것은 HOW입니다. 어떻게 할 것이냐, 그 방법을 찾으면 성공합니다.
고객응대팀은 클레임의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발송팀은 검수를 강화해야 합니다.
클레임은이 발생하면 헛장사를 한 셈이 됩니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원인이 클레임입니
다. 명함 250매가 클레임이 나서 재제작해준다고 합시다. 원가 3천 원 + 일본으로 송료
1,000원 + 일본내 송료 5,000원 + 회수료 2,000원, 총 1만 원이 손해입니다.
클레임이 발생하면 당장 손해도 손해지만 진짜 손해는 어렵게 잡은 손님을 놓친다는 점입니
다. 이 손해에 비하면 당장 입는 손해는 손해도 아닙니다.
장사에서 가장 효과 있는 홍보방법은 무엇입니까? 그 통계를 찾지 못했는데, 가장 효과 있는
홍보는 바로 입소문입니다. 구전홍보야말로 가장 좋은 홍보방법입니다. 돈도 안 들고, 아주
확실합니다. 우리 고객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이 인쇄업에 종사하면 형제, 친인척, 친구들이
인쇄업에 종사할 가능성이 매우 매우 큽니다. 자연스럽게 소개하게 됩니다. “형, 형 발주할
때 애드프린트 이용해라. 내가 요즘 발견한 사이트인데, 정말 싸고 품질도 좋아. 배달도 빠
르고……”. 너무 자연스러운 현상 아닙니까? 경쟁사에는 안 알리지만, 그래도 친인척, 친한
친구에게는 알립니다. 사람은 다 그렇습니다. 과시욕도 있고, 적당히 착한 사람이라는 평가
를 받고 싶어서 정보를 흘립니다. 이것이 입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기업에 제일 위험한 일이 바로 악소문입니다. 소문. 정말 무섭습니다. 아무 근거
가 없어도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갈 수 있는 것이 소문입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
겠어? ‘하면서 자연스럽게 퍼지는 소문. 그 소문에 걸려서 회사를 망친 경우가 얼마나 많고,
인생을 망친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실제로 품질이 안 좋아서 ‘애드프린트 이용하
지마’ 하는 소문이 나면 정말 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클레임은 그래서 위험합니다.
제작부에서는 클레임을 사전에 차단해야 합니다. 제가 시시콜콜 이야기하지 않아도, 제작부
에서는 클레임이 나오지 않게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발송팀 검수부에서는 나온 클레임이 일본에 가지 않도록 막아야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제작부에서는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품질은 상품을 상품이게 하는 가장 기본요소입니다.
여러분도 각자 상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언젠가 말하겠지만, 전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을 하는 사람이 진짜 조직에 도움을 주
는 사람입니다. 품질 문제는 조직 전체에 걸린 문제입니다. 여러분 모두 이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 다음은 ‘가격은 싸게!’라는 모토를 생각해봅시다.


품질이 어느 정도 뒷받침 되면 그 때부터는 전적으로 가격 문제입니다. 좀더 심하게 이야기
하면, 품질이 다소 못 미쳐도 가격이 받쳐주면 경쟁할 수 있습니다. 그 전형이 100엔 샵입니
다. 100엔 샵 물건 지금은 꽤 좋습니다. 그렇지만 초창기 100엔 샵 물건은 정말 형편 없었습
니다. 그렇지만 100엔 샵은 번창했습니다. 100엔 샵을 운영하는 일본 다이소 산업은 일본에
매장 2,500개이며 현재 동남아시아와 캐나다, 아랍에미레이트연합, 프랑스에도 매장을 오픈
했고, 중국에도 오픈했습니다.
제가 일본에 골판지 상자를 판매하는 일을 시작했을 때, 그리고 현재 애드프린트를 시작할
때, 주변 사람들이 늘 하던 말이 있습니다. 특히 일본의 지인들이 말했습니다. 일본 사람은
까다로우니까 골판지 상자는 안 된다. 한국 제품은 일본 사람이 요구하는 품질을 못 맞춘다.
인쇄물을 한다고 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골판지 상자는 몰라도, 인쇄물은 말이 안 된다. 골
판지 상자는 정교하지 않아도 되지만, 인쇄물은 무조건 정교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리고 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거래선을 바꾸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싸다고 해서 시장
이 열리지는 않을 거다.
이러한 조언에 대해 저는 별 말 안 했습니다. 그건 그 분들 생각이니까요. 다만 속으로 이렇
게 생각했습니다. 매 앞에 장사 없듯이, 가격 앞에 버틸 장사꾼은 없다. 이 점에서는 제가
맞았습니다. 박스 때도 마찬가지고, 인쇄물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옆에 비슷한 제품을 싸
게 파는데 더 비싼 물건을 살 바보는 없었습니다.
일본 고객이 보내준 메일이 기억 납니다. ‘나도 상인입니다. 상인의 도리는 좋은 물건을 싸게
파는 것입니다. 애드프린트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저는 이 말이 정말 기억에 오래 남
습니다. 이 분은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나도 상인이다, 상인의 도리는……’ 정말 멋있
는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상인의 도리’라. 저는 이 말 정말 가슴에 새깁니다.
가격과 관련해서도 여러 사람이 충고를 했습니다. 굳이 싸게 팔 필요 있습니까? 일본 가격의
70~80%면 되지 않습니까? 저는 일관된 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마진을 취할
만큼 취하면 되는 것이고, 일본 제품이 얼마에 팔리든 우리 팔 가격대로 팔면 된다고 생각했
습니다. 이 점에서는 제가 일관된 길을 걸었습니다. 잘 한 것인지 아니면 소심했던 것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저는 지금 이 상황에 만족합니다.
가격과 관련해서 사실은 걱정거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가격으로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이 점에서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습니다. 국내에서 직
접 공장을 갖고 있는 분들은 우리의 강력한 경쟁자입니다. 그리고 이들보다 더 강력한 경쟁
자가 있습니다. 중국의 인쇄업자들입니다. 이들이 밀고 들어오면 우리가 경쟁할 힘은 대단히
떨어집니다. 물론 당장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제품의 질과 가격 외에도 운영노하우와 또
우리만 갖고 있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경쟁에서 그렇게 쉽게 뒤쳐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국에 있는 합판인쇄 중 메이저 10개 업체는 일본 진출을 소망처럼 갖고 있습니다. 이 중 M
이라는 명합업체는 5년 전에 이미 일본에 진출했습니다. 물론 이 업체와 경쟁에서 현재는 우
리가 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접한 정보로는 메이저 업체 중 또 한 업체가 6월에 일본에
사이트를 오픈한다고 했습니다. 아직 오픈한 것이 파악되지는 않습니다. 이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당장 지각에 변동은 없겠지만, 우리가 한 일을 그 업체라고 못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 업체는 현금도 많고, 공장도 직접 운영합니다. 우리보다는 훨씬 유리
한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보다 더 강력한 경쟁자가 중국업체들입니다. 이미 세계의 공
장이 되어 버린 중국이 우리와 똑 같은 방식으로 밀고 들어올 때 과연 우리는 무엇으로 그
들과 경쟁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면 답답한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
만, 오히려 그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응책을 생각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요?

이러한 사태에 대한 대비책이 POM입니다. 저는 현재 우리 서비스를 중시하면서도 늘 POM


을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 구성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블
루오션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그 블루오션이 POM입니다. 그리고 만약에 대비해서 중국에서
물건을 제작하는 것도 가능할까? 좀 황당하기는 하지만 생각을 해볼 수 있는 문제입니다. 역
시 이 문제도 우리가 화두로 가지고 늘 생각을 해봐야 할 것들입니다.

‘가격을 싸게!’ 라는 역시 각 부서가 같이 고민을 해야 할 문제입니다. 특히 제작부쪽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 집중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기획마케팅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입가
를 낮출 수 있으면 낮춰야 합니다. 물론 이 역시 공급자를 쥐어짜라는 말이 아닙니다. 더 좋
은 기계로, 더 좋은 공장으로 원가를 낮춘 업체를 교섭하라는 뜻이고, 혹은 자체 제작을 통
해서 원가를 낮추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하는 것이 상인의 길이
라는 말에 감동 받았다는 말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하는 업체를 돕
는 것 역시 상인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격을 싸게!’는 판매에도 적용되지만, 이 근본에는 구매에도 적용되는 말입니다. 조직원 전


부는 늘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일본 사이트를 검색할 때도 과연 우리가 판매하는
제품보다 더 싸게 판매하는 회사가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가격에서 밀리면 사실 승
부를 하기 너무 어렵습니다. 이 점에도 여러분께서 많은 관심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합시다.

토론 가이드라인

1. 나눔은 5분으로 제한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다 돌


아갈 때까지 한번씩만 나누십시오.

2. 감정을 나누십시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 힘, 희


망을 나누십시오.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그것은 도덕과는 상관없는
중립적인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조건 없이 받아들입니다.
비평하거나 판단하지 않습니다.

3. ‘너’, ‘우리’라는 말은 사용하지 마십시오. 각 사람은 오로지


자신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습니다.
-나 진술문-

4. 지금 여기(Here & Now)에 머무십시오.


오늘 또는 이번 주에 자신이 다루고 있는 것을 나누십시오.
먼 과거 이야기만 하지 말고 과거의 역사를 현재로 가져오십
시오.

5. 끼어드는 말(Cross-talk)이나 충고는 허락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문제를 고쳐주기 위해 어떤 제안이나 방법을 제
시하지 마십시오. 각 사람들은 당신의 개입 없이 자신의 감
정과 생각을 느낄 수 있도록 하십시오. 각 멤버는 자신을 표
현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성장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눈 것에 대해서 토론하지 마십시오. 충고는 금물
입니다.

6. 나눔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질문은 모임이 끝난 후에 해주


시기 바랍니다.

7. 모두가 나눌 것을 권하지만 원치 않을 때는 ‘통과’하셔도


됩니다.

8. 이 자리에 보고 들은 것은 이 자리에 두고 가십시오.


평안할 때 어려운 시절을 대비합시다 Ⅱ

2주 전에 저는 우리 회사가 앞으로 하려는 일을 말씀 드렸습니다. 지난 주에는 앞으로 바빠질 때


를 대비해서 기초를 잘 다지자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은 지난 주에 이어 두 번째로 바빠질
대를 대비해서 기본을 잘 하자는 내용의 나머지 입니다. 지난 주에 저는 기본을 잘 하자면서 품
질이 좋아야 한다는 것과 가격을 싸게 공급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 드렸습니다. 오늘은 ‘배송은 빠
르게!’ , ‘이용은 편리하게!’를 주제로 말씀 드립니다.
그런데 이번에 원고를 준비하면서 제가 지난 주에 말씀 드린 회사 모토와 홈페이지에 실제로 실
린 모토가 조금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지난 주에 우리 회사 모토를, ‘품질은 좋게!, 가격은 싸게!, 배송은 빠르게!, 이용은 편리하게!’
로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홈페이지에는 ‘최고의 품질!, 최저의 가격!, 간단한 주문!, 신속한 발송!’으
로 되어 있습니다. 표현에 차이가 있습니다. 어쨌든 저도 이런 과정을 통해서 자잘한 것도 정리를
하게 됩니다.

배송은 빠르게!
사실 ‘빠르다’ 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신속하게!’라고 해야겠습니다. 빠르다는 것은 속도만 강조하
는 반면 신속하다는 것은 신중하면서도 빠르다는 뜻이니까요.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빠르다는
것보다 신속하다는 것이라고 하야 할 것 같습니다.
신속한 것은 좋은 것입니다. 열흘 뒤에 받는 것보다 일주일 뒤에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일주일 뒤
에 받는 것보다 사흘 뒤에 받는 것이 좋습니다. 사흘 뒤에 받는 것보다 하루 뒤에 받는 것이 좋
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시간은 돈입니다.
아래 표는 일본에서 꽤 큰 인쇄업체인 프린트팩사의 마트코트 220kg 명함이 발송일이 바뀌는데
따라 변하는 가격표입니다.

<일본 프린트 팩사의 발송일 변경에 따른 명함 가격>


6 영업일 5 영업일 4 영업일 3 영업일 2 영업일 익영업일
마트코트 220kg 100 부 표 4 색이 1 색 3,600 3,700 5,900 7,000 9,400 10,100

그야말로 시간이 돈이라는 말을 이 표처럼 잘 보여주는 것도 없습니다.


참고로 프린트팩에 비교했을 때 우리 가격은 정말 쌉니다.
우리는 3영업일 발송 밖에 없습니다만, 가격이 송료를 포함할 경우, 1,480엔입니다.

<애드프린트의 명함 가격 일부>
6 영업일 5 영업일 4 영업일 3 영업일 2 영업일 익영업일
마트코트 220kg 250 부 표 4 색이 1 색 1,480

품질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우리 강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스피드와 매출은 어떤 상관 관계가 있을까요?
이와 관련해서 명확한 통계는 없습니다. 올해 5월26일 우리는 전단 발송일을 화요일 마감->익주
목요일 발송(7영업일 발송)에서 수요일 마감 화요일 발송(4영업일 발송)으로 바꿨고, 6월22일부터
는 다시 목요일 마감->월요일 발송(2영업일 발송)으로 발송일을 당겼습니다. 이 변화가 어떤 결과
를 가지고 오는지 한번 지켜봅시다. 다른 조건을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정도 변화가 생길지
지켜보는 것은 스피드와 매출의 상관 관계를 알아본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6월29일 현재 상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리플렛 매출 비중의 변화/5 월 26 일부터 납기 단축

기간 건수 전단지매출 객단가 명함 스티커 1 스티커 2 명함+스티커 명함+스티커대비

6/30 일현재 71 1,404,140 19,777 6,178,516 5,289,530 189,300 11,657,346 12.05%


5월 45 921,060 20,468 4,664,223 2,935,840 131,395 7,600,063 12.12%
4월 47 1,056,360 22,476 5,226,347 4,648,925 104,600 9,875,272 10.70%
3월 39 1,189,020 30,488 4,787,705 3,513,595 76,000 8,301,300 14.32%
2월 27 523,530 19,390 3,377,780 2,916,010 150,300 6,293,790 8.32%
1월 19 356,040 18,739 3,267,415 2,899,485 116,100 6,166,900 5.77%
12 월 26 532,100 20,465 3,201,015 2,413,615 66,200 5,680,830 9.37%
11 월 33 734,940 22,271 3,263,770 2,770,550 51,500 6,034,320 12.18%
10 월 42 819,325 19,508 3,139,155 2,965,075 9,600 6,104,230 13.42%
9월 35 668,309 19,095 2,816,425 2,168,685 4,985,110 13.41%

발송일을 줄인 지 한 달이 지났는데, 명함과 스티커를 합친 판매액에 비교한 전단지 매출은 5월


에 비하면 크게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의미 있는 통계라고 할 수는 없을텐데, 이 매출의 변
화를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통계에서 약간 특이한 사항이 있습니다.
아래 표는 4월과 5월에 비교했을 때 6월의 리플렛 매출의 증대현황입니다.
리플렛 명함 스티커 1 스티커 2
4 월대비 6 월 30.02% 9.20% 5.36% 92.45%
5 월대비 6 월 49.12% 22.36% 66.84% 53.20%

리플렛의 경우 4월에 비교하나, 5월에 비교하나 매출은 증대했습니다. 스티커의 경우 4월에 워낙


매출이 컸으므로 6월에 증대된 것은 크지 않습니다. 리플렛은 어쨌든 꾸준히 매출이 신장되었다
고 할 수 있나요? 하여간 좀 지켜봐야겠습니다.

스피드 경영이란 말이 있습니다. 스피드 결재라는 말도 있습니다. 같은 조건이면 응대가 빠른 것


을 사람들은 당연히 선호합니다. 특히 표에서 봤듯이 스피드는 돈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발송날짜
를 앞당겨주는 것은 우리 고객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것입니다. 너무 천박한 표현일 수 있습니
다만, 돈 싫어하는 사람 없습니다. 우리 고객이 우리를 가장 좋아하게 되는 이유는, 우리가 돈을
벌어다 주기 때문입니다. 싸게 공급하면서 빨리 공급하는 것보다 우리를 더 좋아하게 될 이유가
있을까요?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봅시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왕이면 빠른 것이 좋습니다. 특
히 고객이 있는 중간상인 입장에서는 납품일이 하루라도 빠르면 좋습니다. 특히 인쇄물쪽은 하루
하루가 곧 돈일 수밖에 없습니다.

발송을 신속하게 혹은 빨리 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과제입니다. 이것 역시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HOW 찾기 입니다. 제작부, 발송부, 기획마케팅부쪽에서도 이런 방법을 찾는데 신경을 써야 합니
다. 제작부에서는 제작일을 하루라도 단축하는데 더 신경써야 합니다. 발송부도 발송일을 단축하
는 방법을 계속 찾아야 합니다. 기획마케팅부 역시 어떻게 하면 발송일을 단축시킬까 고민을 해
야 합니다.

기본 제품과 관련해서 익일 발송할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절대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언


제 시행할 것이냐와 무관하게 그 방법은 늘 생각을 하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익일 발송은 가능
합니다. 그렇다면 당일 발송은 불가능할까요?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일본서 제작해서 일본서 보내
면 당일 발송도 됩니다. 일본서 제작사를 찾으면 됩니다. 지난 주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우리는
유통사입니다. 우리는 소싱을 잘 하면 됩니다. 소싱은 국내외 가릴 필요가 없습니다. 일본에 있는
모든 판매자와 모든 제조자 역시 우리 파트너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생각
을 하는 것은 방법을 찾기 위한 것입니다. 여러 가지 정보를 모으고, 조사를 하면서 결국 무엇을
합니까? 방법을 찾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공허한 논쟁이 아니라 구체적 방법을 놓고 토론
하거나 의견을 내놓아야 토론을 하거나 결정하기 쉽습니다. 막연한 이야기는 도움이 안 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 최종 화두입니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것이 아
니고, 이러저러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우리가 할 말입니다. 이러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습관입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이런 결론 내리는 것이 너무 어렵습니
다. 그렇지만 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도록 노력을 해야 합니다. 쉽지 않은 사람도 그렇게 하도록
조금씩 노력하면, 조금씩 좋아집니다. 다시 한번 강조드립니다만, 우리가 할 일은 HOW찾기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도록 자꾸 노력을 해봅시다.

빠르다 혹은 신속하다는 것은 발송에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고객응대나 내부결정에도 적용됩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고객응대쪽에 적용해봅시다. 고객응대도 빠른 것이 좋습니다. 어떤 쇼핑몰에 질
문을 했는데, 즉각 답변이 오면 그 쇼핑몰에는 신뢰가 갑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를
키워보면 압니다. 밥 먹어라 했을 때 밥을 안 먹으면 속이 뒤집어 집니다. 못 견디는 엄마는 먹을
때까지 밥 먹어라, 밥 먹어라 합니다. 외출할 때 남편은 준비를 먼저 다 하고 나갑니다. 아내들은
할 게 많습니다. 이 때문에 뒤집어지는 가정 정말 많습니다. 비유는 약간 적절하지 않았습니다만,
어쨌든 즉각적 응대, 신속한 응대는 매우 중요합니다.
아래는 우리 고객이 보내온 감사 메시지입니다.

株式会社 アドプリント様

いつも、お世話になっております。
この度は、注文間違いや早めの発送の件で大変ご迷惑をおかけ致しました。
早々に対処して頂き、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
今後、十分注意し、またお世話になる事と思います。
また、よろしくお願い致します。

株式会社 丸宗

신속한 대응에 감사한다는 말입니다. 신속한 대응은 감동을 줍니다.

그런데 신속한 대응에도 요령이 있습니다. 즉각적이고 신속하게 답을 할 수 없는 질문에 어떻게


하면 신속하게 답변할 수 있을까요? 이럴 때 요령 혹은 HOW에서 차이가 납니다. 제일 어리석은
행동은 답을 찾고 나서 답변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초등학생도 하는 일입니다. 답을 찾고 나
서 답을 해주는 것은 그야말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응답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 질문은 시간이 걸립니다. 언제까지 일차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되든
안 되든 중간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혹시 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시로 안내드리겠습니다.
즉각 답변 드리지 못하는 점 이해해주세요. 응답은 최종적 답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당신
말을 들었다는 표시입니다. 고객도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고객은 자기의 요청을 이쪽에서 수용하
지 못한다는 것에 화가 나지 않습니다. 고객은 자기가 요청한 것에 답변이 없어서 화가 납니다.
우리도 그러지 않습니다. 내 이야기를 들은 거야 안 들은 거야? 뭐라고 말 좀 해봐! 이 말은 무슨
말입니까? 반응이 없어서 화가 난다는 말입니다.
사람은 예측할 수 있으면 자기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으므로 화가 나지 않습니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앞날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힘들어서 지치지 않습니다.
물론 지칠 수도 있겠습니다만, 진짜 어려운 것은 앞날이 보이지 않을 때입니다. 이 어려움이 언제
끝날지, 끝나기나 할 지 알 수 없어서 힘듭니다. 현대인의 스트레스도 이와 같습니다. 도대체 45
세도 안 되어서 정년퇴직을 해야 하는데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 지, 평균 연령은 길어져서 80
세, 90세까지 살아야 하고, 자녀들 교육기간은 늘어나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답답해지는 것입니
다. 우리 회사가 성장하는 회사라는 것이 여러분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회
사는 지금까지처럼 서로 애써서 노력하면 최소한 다른 사람이 겪는 불안에 비하면 극히 적은, 어
쩌면 현재 멤버들은 그런 불안은 아예 없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저
나 여러분에게는 큰 위로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사람을 갉아 먹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도대체 언제 답변을 주는지 알 수 없으니까 화가 나는 것입니다. 1차 답변하겠다
고 시한을 정했습니다. 그런데 조사해보다가 시간을 놓쳤습니다. 그렇다면 조사해본 결과 아직 결
론을 내릴 수 없습니다고 정직하게 1차 답변하면 됩니다. 물론 계속 답변을 연기하는 것은 문제
입니다. 그것은 판단력의 문제입니다. 조사하면 답을 낼 수 있는 것이므로 1차 답변 기한을 정하
는 것이고, 조사해봤자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이면, 죄송합니다, 이 문제는 저희가 취급할 수 없습
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답하면 그만입니다. 제가 드리려는 말씀은 응답을 빨리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 요령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보고도 이와 같습니다. 언제까지 보고 드리겠습니다 하면 일정을 알게 되므로 답답하지 않습니다.
보고드릴 시한이 되어서 보고할 수 없으면, 이러저러한 사정이 생겨서 보고를 언제까지 미루겠습
니다 하면 화는 나도 견딜 수 있습니다. 제일 화가 나는 것은 보고할 시한이 되어도 보고를 하지
않을 때입니다. 게을러서 처리를 못했으면 게을러서 처리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하면 화를 낼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보고 안 하는 것보다는 정직한 것이고, 화가 쌓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처리하라는 것입니다. 응답을 즉각 하는 것, 미래를 예측하게 하는 것, 이것이 빠르다는
것이고, 신속하다는 것입니다.
신속은 곧 돈이고, 신뢰를 증대시키는 것입니다.

이용을 편리하게!
홈페이지에는 ‘간단한 주문!’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용을 편리하게!’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간단한 주문!으로 되어 있군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이용을 편리하게!’가 더 적
절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주문만 간단한 것이 아니고, 홈페이지가 이용하기 편리하게 되어 있는 것과 또 전화응대 등을 포
함해서 서비스 이용이 편리해야 한다는 뜻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점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조사라면 연구 개발 투자에 집중해야 합니다. 우
리 회사는 서비스 회사니까 서비스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개발 역량이 막강합니다. 저는 우리 회사 개발팀이 최고 수준으로 운영되기를 원하
고, 또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인쇄업 하면서 이런 마인드로 개발팀을 운영한
다는 것도 드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인터넷 쇼핑몰 형태이므로, 유지
보수 관리를 넘어서 부단한 개발과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홈페이지 이용이 편리하
도록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는 기획마케팅부를 두고 있습니다. 작은 회사에서 좀 지나칠 수 있습니다. 그렇
지만 저는 그 역시 먼길을 가기 위한 필수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조치는 전부 편리한 쇼핑몰을 만들기 위한 노력입니다.
우리 회사 수익원은 인터넷 쇼핑몰입니다. 인터넷쇼핑몰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합니다. 인터넷 쇼
핑몰은 편해야 합니다. 그리고 빨라야 합니다. 직관적이어야 합니다. 한 눈에 ‘아! 이렇게 이용하
는 거구나’하고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당장 모르면 알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며칠
전 김미정 대리가, 우리가 홈페이지에 가격 검색 사이트를 붙인 다음부터 가격 문의가 많이 줄었
다고 했습니다.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고객이 편해야 우리도 편합니다. 우리 사업 초기에 비하면
고객의 전화는 상대적인 의미에서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지난 주에 매출 증가표를 보여드렸습니
다. 올해 6월 매출은 13,689,686엔입니다. 6월 주문 최종 입금은 7월 10일 가까이 가므로 대략
13,800,000만 엔으로 추정해도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작년 6월 매출은 7,006,082엔입니다. 96.9%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고객응대팀은 여전히 두 명이라는 것입니다. 작년 6월
에도 두 명이었고, 올해 6월에도 두 명입니다. 이 점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업무가
더 많아 진 것은 아닙니다. 업무가 조금 더 늘었는지 아닌지는 고객응대팀의 의견을 들어봐야겠
지만, 옆에서 지켜봤을 때 특별히 더 늘었났다거나 힘이 더 든다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고객응대비용을 줄였다, 혹은 고객응대 효율을 높였다는 점이 아닙니
다. 우리 사이트가 편리해졌다는 점입니다.
작년에 김대리, 김주임, 이찬희, 박고은 씨를 중심으로 바쁜 중에도 홈페이지 주문프로세스며, 설
명문을 대폭 손을 댄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결과 손님들 문
의는 대폭 줄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는 상품 품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점, 검수가 강화된 점
등이 보조 역할을 했습니다. 보조라고 말해놓고 보니까 어느 것이 더 중요했는지 평가하기가 어
려운 점도 있군요. 어쨌든 프로세스가 개선이 되면서 홈페이지 이용이 매우 편리해졌다는 점 때
문에, 비용도 대폭 줄었지만, 고객의 이용 편리성이 훨씬 더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편리하다는 것 역시 신뢰와 통합니다. 편리한 사이트를 만나면 운영하는 회사도 당연히 편리하게
대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편리함 역시 신용과 직결됩니다.
우리는 고객들에게 발송인을 주문하는 사람으로 하고, 수신인을 주문자의 고객으로 하는 발송인
변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편리한 제도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또 포인트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역시 편리한 제도입니다.
이 제도들은 또 한편으로는 고객에게 비용을 아낄 수 있게 해주는 제도입니다.
이런 면에서 애드프린트는 작은 일에서부터 고객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많은 노
력을 해왔습니다. 우리 회사가 나름대로 성장하고 있다면, 고객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애써온 우리 노력을 고객들이 인정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고객들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것을 연구해봐야 합니다.
1. 9월 말 리뉴얼 되는 업그레이드 판에서 획기적으로 변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취급하는 상품이
대폭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이것도 고객에게는 편리함입니다. 기획사에게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사이트가 되면 기획사에게는 정말 편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곳 저곳 찾을 필요 없어지면
편리합니다. 우리는 기획사를 위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숍이 될 것이며, 그것도 가격면에서 특
별히 메리트가 있는 쇼핑몰이 될 것입니다.
2. 9월 말 리뉴얼 되는 업그레이드 판에서 획기적으로 변하는 또 한 가지는 다중검색(多重檢索)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즉 명함 중에서 3영업일 배송이 가능한 것 중 매수가 300장 생산하는 것,
혹은 2영업일 배송이 가능한 명함을 가격낮은 순으로 소팅하는 것이 가능한 것, 이처럼 다중 검
색이 가능해지면 고객은 확실히 편리해집니다.
이 자체로 검색기능의 획기적인 업그레이드입니다. 이런 다중검색은 사실상 인터넷에서는 매우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인쇄업에서는 대형 사이트에서도 이런 형식의 검색기능은 제공하
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상대는 구글이 아닙니다. 현재 우리 실력으로 경쟁하는 상대는 일본
내 인터넷 프린트 사이트입니다. 이들 중에서 앞서 나가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3. 고객들이 진행사항을 휴대메일로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편리한 서비스입니다.
4. 고객들이 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5. 이용자 가이드를 PDF 파일을 제공해야 합니다.
6. 고객들이 사이트 이용할 때, 도움말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저러한 기능을 제공해서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 역시 HOW를
찾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나열하지 못하지만, 저는 매우 많은 복안을 갖고 있습니다. 저도
이 기회에 더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께서도 어떻게 할까 하는 점을 계속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 한다는 것은 바로 HOW를 찾는 과정입니다. 지금 일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가 과제입니다.
여러분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문제를 어떻게, HOW 개선할 지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CEO전언]

조직 내부의 소통에 대하여

2009. 07. 10.

저는 지난 3회의 조회를 통해서 회사의 비전과 회사의 사업방식(모토)을 말씀 드렸습니


다. 저는, 회사 CEO로서, 하려고 하는 일을 회사 구성원 여러분이 잘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
다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제가 회사를 이끌고 가는 방향을 설명한 것입
니다. 오늘은 주제가 약간 다른데, 약간은 급하다고 생각해서 순서를 당겼습니다. 그것은 조
직 내 의사소통에 관한 문제입니다.
우리 회사는 다른 회사에 비하면 비교적 빨리 성장했습니다. 몸집도 빨리 커졌습니다. 1
년 9개 월 전인 2007년 10월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저랑 이석주 부사장이랑, 김미
정 대리 세 명이 있었습니다. 2008년 1월에 박고은 씨와 다나카 씨가 합류했습니다. 그 이후
계속 구성원들이 늘어서 지금은 18명입니다. 급성장입니다.
항상 그렇지만 급성장은 많은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이유는 조직 안에 문화와
풍토가 자리잡기 전에 이질적인 문화가 한꺼번에 몰려들기 때문입니다. 어떤 인연도 없다가
갑자기 20여 명이 모이면 서로 다른 정서, 문화, 기질로 인해 갈등이 생기기 쉽습니다. 그리
고 갈등이 생기면 풀기가 힘듭니다. 회사 안에 권위도 형성되지 않고, 또 질서도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갈등이 생기고 또 해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 비추어 보면, 우리 회사는 기적과 같이 참 아름답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히 훌륭한 인격자들이 회사에 합류했기 때문에 큰 사단이 벌어지지 않았고, 서로를 배려
하는 회사 풍토가 만들어졌습니다. 짧은 기간 안에 이렇게 좋은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은 결
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회사는 복 받은 회사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우리 회사는 지금까지 이루어온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
리가 짧은 기간 안에 이룩해온 좋은 문화 풍토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조직 안에서 여전히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잘 될 때 조심하
라는 금언에 비추어, 달리는 말에 채찍질 하는 심정으로 제가 평소에 느끼던 것 중 하나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소통에 관한 것입니다.
조직 내, 그리고 조직과 고객 사이에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것은 소통입니다. 조직내
구성원끼리, 그리고 조직과 고객 사이에 소통이 잘 되면 무슨 일을 하더라고 기본은 하게 됩
니다. 반대로 소통이 안 되는 조직은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소통이 잘 된다는 것은 구성원
사이에 의사교류가 원활하다는 것입니다. 소통이 잘 안 된다는 것은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
는 것입니다. 이 말은 말이 안 통한다는 것입니다. 대화가 원활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사실 소통의 기본은 대화입니다. 대화가 가장 기본적인 소통수단이니까요. 대화가 잘 이
루어지면, 기본적인 소통은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의외로 사람과 사람 관계에서 어려운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대화입니다.
얼핏 생각하면, 대화는 말하는 것이므로 쉽습니다. 말이야 어린 아이들도 하니까요. 그
런데도 실제로는 대화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대화가 원래 어려운 것이라는 점은 언어
학자들이 이미 밝혀주었습니다. 언어학자들은 “우리가 아무리 귀 기울여서 들으려고 애쓴다
하더라도 타인의 말을 70%이상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인간의 소통에는 근본적인 한계
가 있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잘 말해도 듣는 사람은 70% 이상은 이해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자기 생각을 잘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나 될까요? 언어 자체가 한계가 있다는 것
은 잘 아시죠? 자기 생각, 자기 느낌, 자기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 그
렇게 표현한 것을 아무리 잘 해야 70%만 이해한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절망적이지 않습니까?
불교에서는 대화와 말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진리는 불립문자(不立
文字)라고 선언을 했습니다. 진리는 말로 설명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불교에는 염화시중(拈
華示衆)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처가 꽃을 들자 가섭존자가 그 뜻을 알고 미소를 지었다는
말입니다. 말이 필요 없다는 뜻도 있지만, 말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뜻도 있습니다. 말로 설
명할 수 있다면 부처가 꽃을 들 필요도 없었겠지요. 말로 안 되니까 화두를 들고 진리를 찾
는 선이 방편(方便)이 된 것입니다.
그만큼 소통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대화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불완전한 대화를 통해서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다른 수단이 별로 없습니다. 다른
수단이 있다면 그 방법을 써보겠지만, 대안이 없으므로 있는 것을 잘 활용하는 수밖에 없습
니다. 우리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인원이 늘어나고 의사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으
면, 조직은 부산으로 가는데 혼자 대전서 놀고 있는 사람이 생깁니다. 아무리 잘 해도 대전
서 놀고 있는 사람은 생길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그런 사람 숫자를 줄이는 것이 조직이 해
야 할 일입니다. 특히 초창기 멤버인 우리가 소통방법을 잘 익히고 있으면, 회사가 커지고
인원이 늘었을 때, 대전서 혹은 수원서 노는 사람의 숫자를 극히 소수가 되게 할 수 있으리
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든 그렇습니다.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일 투성이지만, 그래도 노
력하면 수준 전체가 높아집니다. 1천 명을 모두 훌륭한 조직원으로 키우는 것은 불가능합니
다. 그렇지만 아무 것도 안 했을 때 1백 명 만 훌륭한 조직원으로 자라나는 것에 비해, 노력
하면 9백 명이 훌륭한 조직원으로 성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한계를 알면서도 노력
합니다.
소통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하게 대화하는 방법을 익히고, 소
통하는 방법을 익히면, 조직 전체의 수준은 반드시 높아집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은 대화를
제대로 하는 방법을 같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대화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간관계를 올바로 맺어나가는 것입니다.

먼저 경청하여 상대방을 이해하라


그 다음 입을 열어라-스티븐 코비-

언어학자들은 “우리가 아무리 귀 기울여서 들으려고 애쓴다 하더라도 타인의 말을 70%


이상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인간의 소통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각
자 자기 말하기에 빠져 상대의 말은 건성으로 듣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통의 첫 단추는 귀를
기울이는 데서 시작된다. 정성을 다하여서 경청할 때 상대는 나를 신뢰하고 마음을 연다.

하지현 박사님이 예를 들어 주신다. 예문 : 친구 하나가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런데 듣


고 있던 이가 자신의 회상에 빠져 들었다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일장 연설 늘어놓는다. 자
신은 명쾌하게 잘 정리해주었는데 친구의 얼굴은 여전히 곤혹스러운 표정…… “엥? 뭐가 불
만인 거야?”
자신은 50:50으로 얘기한 것 같다. 그런데 실은 70:30으로 말했을 가능성이 더 많다.
내 괴로움을 덜어내려고 대화의 장을 열었는데 듣는 이가 입장이 바뀌어 말하는 이가
되어 버리는 경우 참 많다. 그럼 그 좋은 경험에서 우러난 이야기들이 나에게 전달될 것인가?
아니다. 복잡한 상황이 더욱 혼란스러울 뿐이다. 내가 원한 것은 답이 아니라 들어줄 이가
필요한 것뿐이니……
2분 말하고 8분 들어라 2:8 법칙 파레토법칙이라고 한다(조셉.M.주란) 즉 내가 20% 말
을 하고 상대방은 80%를 얘기하는 균형을 유지하라. 많이 들어주고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 대화나 관계를 할 때도 일방성만 존재한다면, 좋은 흐름을 이룰 수는 없다. 주고 받으며
흘러야 한다. 소통은 일방 통행이 아니라 주고 받는 대화이다.

나는 뉴욕의 한 출판사가 주최한 만찬회에서 저명한 식물학자를 만났다. 식물학자와 만


난 것이 생전 처음이라서 나는 그에게 흠뻑 빠져 버렸다. 식물학자가 이국 풍취 가득한 식물
과 새로운 식물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과 실내 정원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나는
넋을 잃고 듣고 있었다. 그 당시 나는 실내 정원을 갖고 있었는데 식물학자는 내가 궁금하게
여기고 있던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이미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만찬회에 초대받은 손님이었다. 다른 손님이 10여 명 더
있었지만, 나는 모든 사교계의 규칙을 어기고 다른 손님들을 무시한 채 몇 시간 동안 그 식
물학자하고만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정이 되자 나는 손님들과 인사를 하고 그곳을 떠났다. 그때 그 식물학자는 그날의 주
인과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나에 대해 몇 가지 칭찬을 했다. 그는 나를 흥미로운 인물이라고
말하면서 이것저것 나에 대해 언급하고는 “가장 재미있는 대화가”라며 말을 맺었다.
가장 재미있는 대화가라고? 그럴 리가 없다. 나는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화제를 바
꾸지 않고는 말을 하고 싶어도 뭐라고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펭귄의 구조에
관해서 만큼이나 식물학에 관해서 알고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이 한 가지
만 했다. 그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준 것이다. 진심으로 흥미를 느꼈기 때문에 관심을 갖
고 들었던 것이며 식물학자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자연히 그가 기뻐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이 진심으로 경청하는 태도는 우리들이 다른 사람에게 보일 수 있는 최고의 찬사 가운데
하나이다.
잭 우드포드는 『사랑의 이방인』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열중해서 들어 주는 것과 같은 은근한 찬사에 저항하는 사람은 없다.”
나는 식물학자의 이야기를 열중해서 들어주는 것과 같은 은근한 찬사를 한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정신을 빼앗겼다.
나는 식물학자에게 대단히 재미있었고 배운 바가 많았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그랬다. 나도
그처럼 많은 지식을 갖고 싶다고 말했고, 실제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와 함께 채집을 나가고
싶다고도 이야기했는데 실제 그렇게 되었다. 나는 그를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고 말했고 또
그를 다시 만났다.
실제로 나는 잠자코 듣기만 하면서 그에게 말을 많이 하도록 했을 뿐인데도 그는 나를 말
재주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사업상의 면담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비결은 무엇일까? 전 하버드 대학 총장인 찰스 W. 엘
리어트에 의하면 “성공적인 사업상의 상담에는 비결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이야
기에 주의력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떠한 찬사도 이만한 효과는 없다.”
엘리어트 총장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데 명수였다. 미국 최초의 위대한 작가 중 한
사람인 헨리 제임스는 이렇게 회상했다.
“엘리어트 박사의 경청하는 태도는 단순한 침묵이 아닌 활동의 일종이었습니다. 그는 허리
를 똑바로 펴고 꼿꼿이 않아 양손을 무릎 위에 포개잡고, 깍지를 낀 엄지손가락을 천천히 또
는 빠르게 돌리는 것 외에는 아무런 동작도 하지 않은 채 말하는 사람을 마주보고 앉아 귀
뿐 아니라 눈으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분은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
었으며, 말하는 사람이 말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습니
다. 면담이 끝알 때쯤이면 그분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말을 모두 다 했다는 느낌이 들게 됩니
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영업팀이나 고객서비스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은 고객의 말을 그대로 반복해 들려줌으로써


고객과 더 친근한 관계를 매을 수 있다. 고객의 말이 질문이든 불평이든 그런 것은 상관없
다.(“그러니까 지금은 열 대를 구입하시고 5월에는 스무 대로 늘릴 가능성도 있다는 말씀이
시죠?”와 같은 식으로 말하면 된다.)
우리는 최근 고객서비스 센터에서 이루어지는 전화 대화를 검토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분석 결과, 검토를 의뢰한 서비스 센터는 ‘그대로 반복하기’ 기법을 잘못 활용하고 있었다.
어느 날 화가 난 고객이 전화를 걸어서 책임자와 이야기하고 싶다고 요구했다. 그녀는 회사
가 지키지 않은 어떤 약속에 대해서 화가 나 있었다.
“당황스럽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고객서비스 담당자가 말했다.
“당황스러운 게 아니예요. 난 지금 화가 났어요.” 고객이 좀 전보다 더 큰 목소리로 대꾸
했다.
“네 고객님께서 혼란스러우시다는 것을 저도 잘 압니다.”
“혼란스러워? 혼란스러워? 난 혼란스럽지 않아. 화가 났다고 말했잖아!” 급기야 고객은 고
함을 질렀다.
대화는 순식간에 늪 속으로 빠져들면서 끝을 알 수 없는 밀고 당기기 싸움으로 변해버렸다.
고객은 자신이 화가 났다는 사실을 몰라주는 상담원 때문에 점점 더 화가 났다. 고객이 한
말을 단지 되풀이 하기만 했더라도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화가 나셨다는 말씀
을 들으니 정말 송구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말했더라면 훨씬 누그러진 반응이 나왔을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이러한 원리를 적용하여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서빙 직원들이 고객과 대화하는 방식을 잘 관찰하
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에 대해서 많을 것을 배울 수 있다. 릭 밴 바렌이 실시
한 실험에 따르면, 서빙 직원들이 주문을 받은 후에 고객이 한 말을 되풀이하면 팁을 더 많
이 받는다는 점이 입증되었다. 다른 표현으로 바꾸거나 고개를 끄덕이거나 ‘알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일 없이 그냥 고객이 주문한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만으로 효과가 있었다. 다른
실험에서는 서빙 직원이 주문을 받은 후에 고객의 말을 그대로 되풀이했더니 평소보다 거의
70% 더 많은 팁을 받았다.
편안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주 수요일(7월 14일) 회사를 사업부 중심 체제로 바꾸었습니다. 무슨 일이든 결정


하고 나면 느낌이 옵니다. 그 느낌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느낌은
옵니다.
사업부 중심 체제로 바꾼 이후 저에게는 ‘옳은 방향이구나’ 하는 느낌이 오고 있습니다.
이 느낌이 맞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으로서 저는 이 방향을 보강하고 보완해서 여
수룬을 운영해나갈 것입니다.
이제 여수룬은 사업부 중심으로 방향을 잡았고 또 그 방향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이 방
향이 설정됨에 따라 지금 여수룬은 명함 사업부, 스티커 사업부, 현수막 사업부로 나뉘어졌
습니다. 물론 아직 분화가 완결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은 명함 사업부와 스티커 사업부가
고객지원팀과 발송팀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것도 될 수 있으면 분화를 시
킬 예정입니다. 때가 되고 여건이 되면, 먼저 고객지원팀 부터 명함 사업부와 스티커 사업
부로 나눌 것입니다. 이후 발송팀도 나눌 수 있으면 나누려고 합니다. 사무실도 분화를 시킬
생각입니다.
8월부터는 스티커 사업부를 467호 사무실로 옮길 예정입니다. 스티커 홈페이지를 장보
고를 이용하여 재구축하는 일을 담당할 개발실도 467호로 옮길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면 10
월 말 경 스티커 사업부는 현재 마쿠마쿠 사업부 수준으로 분리를 하게 될 것입니다. 스티커
사업부가 분리되면 명함사업부도 저절로 분화가 됩니다.
명함사업부 홈페이지도 내년 초에는 개편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8월말까지는 마쿠마쿠 사이트 정비, 10월말까지 스티커 사이트 재구축, 내
년 초까지 명함사이트 재구축이라는 일정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이 방향으로 사업부가 편성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사업부장이 있습니다.
오늘은 사업부장들이 성공하기를 기원하고, 또 제가 생각하는 성공하는 길의 첫 단계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비록 오늘은 사업부장들을 향해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이 자리에 있는
다른 팀장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는 말입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여러분은 모두
조직의 중핵입니다. 핵심 간부들입니다. 리더입니다. 사업부장만이 아니라 리더로서 지녀야
할 마음 가짐이기도 합니다.

세 사업부장이 성공하기 기원합니다


조직이 사업부 체제로 바뀌면서 세 명의 사업부장이 확정되었습니다. 사업부장이란 자리
는 확실히 무거운 자리입니다. 사업부장은 영업을 지휘하는 자리입니다. 사업부장은 이익을
내야 하는 자리입니다. 실제 여수룬의 영업활동은 사업부에서 이루어집니다. 당연히 사업부
장이 조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무겁게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회사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돈을 버는 조직이 중심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른 부서는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닙니다. 조직에는 일선에서 돈을
버는 조직도 있어야 하고, 지원하는 조직도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가장 기본 조직은 역시
영업조직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업부는 기본 조직이고, 사업부장은 일선 지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서의 책임자인 사업부장은 당연히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책임이
커지게 됩니다.사업부를 지휘하는 것은 매출을 책임지는 것입니다. 매출을 책임지기 위해 사
업부장은 부원을 관리해야 합니다. 원가를 관리해야 합니다. 이익을 관리해야 합니다. 거래
처를 관리해야 합니다. 홈페이지를 관리해야 합니다. 마케팅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상품
품질을 관리해야 합니다. 기존 제품을 그만 팔지 말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새로 판매해야 할
상품을 결정해야 합니다. 업무 프로세스를 고칠 지 말 지를 결정해야 하고, 심지어는 사람을
어디로 배치할 지도 결정해야 합니다. 어쩌면 거의 모든 것을 사업부장이 맡아서 해야 합니
다. 거의 모든 것이 맡겨졌다는 것은 쉴 새 없이 결정을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명함 사업부만 해도 1천2백만 엔 규모의 사업입니다. 고객지원팀과 발송팀을 포함하면
소속된 사람만 15명 이상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스티커 사업부도 5-6백만 엔 규모 사업입니다. 역시 소속된 사람이 5명 가량된다고 봐
야 합니다. 사업부장이 이것을 책임져야 합니다. 책임이 무겁지 않을 수 없습니다.
책임지는 것은 누구에게나 부담스럽습니다. 그 부담을 안고 세 사업부장이 활동을 시작
하고 있습니다. 저는 세 분이 꼭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먼저 출발하는 이 세 분이 성공을
해야 여수룬이 발전합니다. 그리고 여수룬에 속한 사람들이 가정 경제 측면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 분이 성공을 해야 다음에 더 많은 사람이 사업부장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이 세 분이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기업에서 모든 일의 기본은 매출입
니다. 기본이 되는 매출을 증대시키는데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이익을 키우는데 성공하기 기원합니다. 매출은 커지지만 이익이 줄어들면 헛장사
입니다. 그 점에서 세 분이 이익을 증대시키는데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세 분이 부서 사람을 키우는데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조직의 발전
은 사람에게 달려있습니다. 사람이 성장하지 않고는 조직을 키울 수가 없습니다. 조직이 크
지 않고는 매출도 이익도 보장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 세 분이 부서 안에서 사
람을 키우는데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먼저 즐겁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성공을 하려면 먼저 즐거워야 합니다. 제가 성공을 기원한다고 하니까 당장 매출을 끌어
올리고 이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진정으로 매출을 키우고 이익을 늘리려
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기본이 무엇입니까? 제가 생각하는 가장 기본은, 사업부장 자
신이 즐겁게 생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매출을 키워야 합니다. 이익도 내야 합니다. 그렇지만 매출을 키우고 이익을 내는
게 쥐어짠다고 해서 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일이라는 게 억지로 한다고 되지는
않습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기한이 있습니다. 무리해서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억지로 쥐어짜듯이 하면 당장은 성과가 날 지 모르지만, 길게 갈 수가 없습니다. 저는 사업
부장들이 길게 멀리 보고 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먼저 사업부장이 즐겁게 살아야 합니다. 회사 생활, 사업부 일을 즐겨야 합니
다. 일을 즐기면 매출은 자연스럽게 커집니다. 이익도 납니다. 설사 단기적으로 매출이 안
오른다고 해도 그리고 이익이 갑자기 더 커지지 않더라도 차라리 즐겁게 생활하기 바랍니다.
즐겁게 하면 반드시 성과가 따라옵니다.
논어에 나오는 말입니다.
知之者는 不如好之者요. 好之者는 不如樂之者라.(지지자는 불여호지자요, 호지자는 불여
락지자라.)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하며,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정말 맞는 말입니다. 자기 일을 즐기지 못하면 일이 되질 않습
니다.
그리고 사업부장이 즐겁지 않은데 부서 사람들이 즐거울 방법도 전혀 없습니다. 부서 사
람들이 즐겁지 않은데 성과가 난다는 것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것은 회사 생활할 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도 꼭 적용해야
할 원리입니다. 즐겁게 살아야 좋은 결과가 얻어집니다. 회사 생활도 가정 생활도 즐겁게 하
는 것이 좋습니다. 어차피 한 평생 삽니다. 이렇게도 살 수 있고 저렇게도 살 수 있습니다.
기왕이면 주어진 삶을 즐겁게 사는 것이 좋습니다. 괴롭게 살면서 우울증에 걸려 죽는 것보
다는 훨씬 낫습니다.
저도 사업부장들에게 될 수 있는 한 넉넉한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저 자신도 당장 성과
에 목을 매지는 않겠습니다. 사업부장이나 혹은 팀장들께서 시간을 가지고 조직을 정비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기다리겠습니다. 그러니까 당장 성과 내는데 조급하지 마시고, 마음
에 여유를 가지고, 일을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하면서 사시기 바랍니다


일을 즐기려면 먼저 현실에 감사해야 합니다. 현실에 감사하는 것이 일을 즐겁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현실에 불평하기 시작하면 감사하기 어렵고, 감사하기 어려우면 즐겁
게 사는 게 불가능합니다.
현실은 언제나 녹녹하지 않습니다. 쉬운 일이 없습니다.
명함사업부만 해도 어려운 일 투성이 입니다. 프로그램은 정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제
상품도 정비를 해야 합니다. 문제 많은 상품을 정비해야 합니다. 작업 프로세스도 고쳐야 합
니다. 제가 하지 못한 일을 신임 사업부장이 다 떠맡아서 해야 합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습니다.
스티커 사업부도 어렵습니다. 현재 스티커 사업부는 사업부장 한 명과 부서원 1인 뿐입
니다. 고객지원팀의 한 명을 스티커 사업부로 배치한다고 해도 겨우 세 명입니다. 이 세 명
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주문을 처리해야 하고, 또 앞으로 할 일을 계획해야 합니다. 그동안
스티커 부문은 따로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기 때문에 정비할 일이 의외로 많습니다.
마쿠마쿠 사업부는 이제 겨우 출발했습니다.
모두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 중에서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은 사업부장 자신인지도 모르
겠습니다. 현재 임명된 사업부장들은 사실 별로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어쩌면 떠맡다시피 사
업부장이 되었습니다. 리더훈련을 받은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는 책임을 져달라는 요청을 받
았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참 불만스럽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을 탓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상황은 지금 우리가 선택해야
할 상황입니다. 많은 것이 부족하지만 지금은 사업부 체제로 가야 할 때입니다. 지금 겪지
않으면 더 발전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가 선택하고 여러분이 받아들인 환경입니다. 시스템을
바꿀 때면 항상 이럴 수밖에 없습니다. 시스템을 바꾸면 혼란을 피할 수 없습니다. 불만스런
일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이 준비되었을 때’는 머릿속에 있는 환상일 뿐입니다.
현실은 늘 미래에 비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받아들여야만 할 환경이라면 흔쾌히 받아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환경을 탓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환경을 탓하면 불만이 생기고 불평이 쌓입니다. 불평과 불만으
로는 절대로 상황을 개선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을 가지고 탓해봤자 아
무 소용이 없습니다. 오히려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감사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는 것이 문
제를 해결하는데 더 도움이 됩니다.
감사하고 받아들일 것이냐 불평할 것이냐는 마음의 문제입니다. 감사와 불평은 감정의
문제입니다. 감정은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부터 불평하지 않겠다. 이제부터 감사하면서
받아들이겠다고 결심하면 불평과 불만 대신 감사가 나올 수 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 위에
부정적 사고가 없어지고 긍정적 생각이 생깁니다. 현재 주어진 상황을 감사하면서 받겠다는
마음이 제일 중요합니다.
일단 불평을 중단하고, 감사하려고 돌아보면 감사할 것 투성이 입니다. 여수룬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만, 감사하려고 돌아보면 감사할 게 참 많
습니다.
사실 여수룬 정도 되는 회사도 많지 않습니다. 여기 모인 우리 입장에서는 삼성, 현대,
포스코 보다 어쩌면 여수룬이 더 좋은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CEO여서가 아닙니다. 백
지 상태에서 저더러 선택하라고 하면 저는 여수룬을 선택하겠습니다. 여수룬에는 무한한 미
래가 열려 있습니다. 그리고 여수룬에는 개인이 움직이면 그것이 곧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덜 굳어진 조직 환경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여수룬이 위험한 상태도 아닙니다. 여수룬은 아
주 멍청한 짓만 하지 않으면 뒤로 갈 가능성보다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여수
룬에서는 여러분이 나름대로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 있습니다. 이건 아주 중요
합니다. 고정된 회사보다 나름대로 자기 기량을 마음껏 펼 수 있는 회사는 참 의미가 큽니다.
미래가 아니라 과거와 비교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명함사업부가 해결해야 할 일, 정말
많습니다. 그렇지만 1년 전 명함사업과 생각해보십시오. 1년 전에는 기본 명함조차 매수가
부족하고, 클레임은 지금에 비해 훨씬 많았습니다. 지금 명함사업은 엄청나게 안정되었습니
다. 1년 전이 아니라 3~4개 월 전과 비교해 보십시오.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3~4
개 월 전만해도 명함사업부 구성원들은 매일 11시 이후에 퇴근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대
개 7시 이전에는 퇴근합니다.
한 달 전과 비교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달 전은 지금보다 훨씬 위험했습니다. 재정 자
체가 흔들흔들 했습니다. 현수막은 여전히 준비중이었습니다.
이제 여수룬에는 장보고가 완성되어 있습니다. 마쿠마쿠가 런칭되었고, 부서체제가 수립
되었습니다. 매출은 급격히 올라갈 가능성이 떨어질 가능성보다 훨씬 큽니다. 프로그램은 갈
수록 더 좋아질 것입니다.
각자는 불만이 있을 지 모르지만, 조직의 풍토도 그다지 나쁘지 않습니다. 회사는 구성
원들이 충분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주변 인쇄회사와 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 될 정도로 회사의 풍토는 좋
습니다.
회사는 갈수록 경제적으로 안정이 될 것이고, 규모도 성장할 것이고, 복지도 향상될 것
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여러분도 저도 여수룬에서 일한다는 것은 정말 감사할 일 투성이
입니다.
여러분께서 사업부장을 맡는 것도 감사할 일입니다.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무거
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면을 생각해봅시다.
지금 사업부장들 나이에 이 정도 규모사업을 본부장급 입장에서 운영해본다는 것은 어
쩌면 특혜이고 기회입니다. 누가 그렇게 해볼 수 있습니까? 그렇게 해볼 수 있는 사람이 결
코 많지 않습니다. ‘나는 그런 거 맡는 거 싫다’고 하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긍정하
는 마음으로 보면 정말 좋은 기회입니다. 이 역시 선택입니다. 부담이 크다는 쪽을 선택할
지, 개인의 기량을 충분히 테스트해볼 기회를 선택할 지는 개인에게 달려있습니다.
각 사업이 후진할 가능성은 별로 크지 않습니다. 발전할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그런 점
에서 별로 위험하지도 않습니다. 여수룬 초창기를 생각해보십시오. 만약 회사가 망했으면,
직원들은 직장을 잃었을 겁니다. 저는 아예 재기 불능의 상태에 빠졌을 겁니다. 그런 부담에
비하면 지금 사업부장들이 지게 되는 부담은 생각보다 무겁지 않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
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제 생각만 앞세워서 가볍다 무겁다 말할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봐서
는 그다지 무겁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업부장이 되는 것은 책임을 많이 지는 쪽보다는 기회가 주어지는 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업부에서 부장으로서 일을 해보면 다른 회사로 가든, 혹은 개인사업을 하
든 아주 좋은 경험을 갖게 될 것입니다.
위험부담 없이 소신껏 해볼 수 있다는 것은 개인에게는 그야말로 크나큰 기회입니다. 그
런 선물을 받았으니 감사하라는 뜻입니다.
부담이 감사를 넘는 상태가 되면 짊어질 필요가 없습니다. 너무 무거우면 언제라도 내려
놓을 것을 권합니다. 너무 부담스러우면 억지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사업부장 그리고
팀장들은 단순히 부담만 진 것이 아닙니다. 뒤집으면 그게 바로 기회입니다.

즐거워지려면 내려 놓으시기 바랍니다


부담도 내려놓고, 의무감과 책임감도 내려놓으시기 바랍니다. 편안하시기 바랍니다. 여
수룬은 안정된 판매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사업부장들께서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제가 정비를 잘 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 쓰면 제가 했을 때보다 무조건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저 자신은 세밀하게 운영하는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사람입니
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만 하면 상황은 무조건 좋아집니다. 극단적으로는 아무 것도 안 하고
지금하고 있는 일만 해도 사업부마다 매출은 올라갑니다. 그러므로 사업부장 여러분께서는
편안한 마음으로 운영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께서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처럼 살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렇
게 살지 않아도 조직은 운영됩니다. 편안한 마음, 가벼운 마음, 즐거운 마음으로 운영해도
회사는 발전합니다. 너무 아둥바둥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일도 많이 내려놓으세요. 특히 사업부장님, 그리고 팀장님께서는 일을 많이 내려놓으시
기 바랍니다. 저처럼 내려놓으세요. 많은 권한을 부서원들에게 나눠주세요. 권한을 나눠주는
것은 책임을 나누는 것이기도 합니다. 일을 싸짊어지고 다니지는 마세요. 물론 일을 나눠주
는 것도 때가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께서 그 때를 당길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것도 지도
력입니다. 실무를 잘 하는 리더가 되기 보다 부서 전체가 골고루 나눠서 일을 하도록 이끄는
리더가 되시기 바랍니다. 주변에는 사람들이 널려 있습니다. 부서 외의 사람들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리더는 주변의 도움을 이끌어 내는 사람입니다. 여러분 자신의 실무를 왕
창 내려놓으시기 바랍니다. 지금 사업부장님과 팀장들이 능력이 있는 것처럼, 부서원, 팀원
들도 능력이 있습니다. 그 능력을 살려주는 것이 진짜 리더입니다. 많이 나눠주세요. 일도
나눠주고, 권한도 나눠주세요. 그렇게 하는 것이 서로에게 편안합니다.
그리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내려놓으시기 바랍니다. 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뇌에
서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도파민이 생성됩니다. 오히려 일을 못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입니다.
알코올중독자가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스트레스가 올라가서 오히려
술을 마시게 하는 도파민이 분출됩니다. 운동하다 보면 지도하는 사람들은 ‘어깨에 힘 빼세
요’ 하는 말을 아주 자주합니다. 힘이 들어가면 방향이 틀어집니다. 공을 찰 때도, 골프를 할
때도, 탁구를 칠 때도, 태권도를 할 때도 항상 듣는 말이 ‘부드럽게~, 힘을 빼고~’라는 말입
니다. 이게 정말 안 되는 일입니다. 힘이 들어가는 것은 긴장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지
않고 억지로 하기 때문입니다. 억지로라도 편안하게 하지 않으면 힘이 들어가서 오히려 실수
를 합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고 편안한 마음을 먹으시기 바랍니다.
억지로 안 됩니다. 여러분이나 저나 하고 싶은대로 다 되었으면 현재 이 자리에 있지 않습니
다. 잘 하려고 노력해도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잘 되든 안 되든 감사하는 마음을 먹고,
즐거워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억지로 하지 마시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다고 받아들이시고, 할 수 있는 일
은 용기를 가지고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먼 미래를 위해서 참지 마시고, 현재를 즐기면서
일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잘 안 되면, 사업부장 혹은 팀장이라는 직책을 잠시 놓아버리는 것도 좋습니다.
사업부장 혹은 팀장 안 한다고 개인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 아닙니다. 사업부장 혹은 팀장 한
다고 괜히 부담만 잔뜩 짊어지고 개인의 성격을 버리느니, 차라리 부서원 혹은 팀원으로 돌
아가서 좀 쉬는 것도 나쁠 게 전혀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쉼을 통해 충전하고 다시 부서장
으로 돌아와도 좋습니다. 그렇게 마음 먹으면 긴장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부디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비교하지 마시고, 경쟁하지 마세요


평안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말씀 드립니다. 경쟁하지 마세요. 특시 부서간에 경쟁하지 마
세요. 사업부 제도가 정착하면 경쟁의식이 싹트는 것은 필연입니다. 회사도 부서간 성적을
평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의식이 안 들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이것은 필연이고, 또 인
간의 본성입니다. 이 본성과 싸워야 합니다. 경쟁은 본성이고, 화합과 협력은 본성을 거스르
는 의지입니다.
요즈음 저는, 일본 막부 300년을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 일대기 『대망』을 읽고 있습니
다. 1500년 대 일본은 전형적인 전국시대입니다. 이 때, 세 인물이 등장하여 각기 제 역할을
합니다. 첫 번 째 인물은 오다 노부나가입니다. 그는 전국 시대를 어느 정도 종식시키고 일
본 통일의 기초를 이루었습니다. 두 번 째 인물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입니다. 그가 일본 통일
을 완성했습니다. 마지막 세 번 째 인물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입니다. 그는 통일된 일본을 유
지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이름도 제대로 없는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났습니다. 직업을 가질
무렵 오다 노부나가의 말고삐를 잡는 부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다 노부나가의 신발을 가
슴에 품어 데울 만큼 노력했습니다. 물론 뛰어난 기량을 가졌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큰 영지는 아니어도 그래도 영주의 자식입니다.
일본 통일의 초석을 놓은 오다 노부나가는 혼노지에서 직계부하 미쓰히데의 반란으로
사망했습니다. 오다 노부나가가 사망한 뒤, 대권을 잡은 사람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정말 발군의 기량을 가진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당시 일본 모든 영
주를 굴복시켰습니다. 그렇지만 유일하게 도쿠가와 이에야스만은 힘으로 굴복시키지 못했습
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전쟁을 해서 지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입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로서는 히데요시와 한번 겨뤄볼 수 있는 실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신하가 되어 그를 철저히 돕습니다. 도요토미 히
데요시가 모든 영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조선을 침략했을 때 도쿠가와 이에야스 역시 반대
를 했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최종 결정한 순간에는 철저히 지지를 합니다. 심지어는 도
요토미 히데요시를 대신해서 조선에 나갈 결심까지 합니다.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전란 종
식과 일본 평화를 위해서입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지지함으로써 결
국은 임진왜란에서 일본이 패한 후에도 일본을 더 어려운 사정에 몰아넣지 않고, 안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대권을 잡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맞겨룰 실력이 있었지만 일본의 통일과 평화를 위해 도요토미 히
데요시를 도왔고, 그 결과 그 자신도 살고, 일본도 살렸습니다.
저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협력과 인내를 깊이 생각해봅니다.
사업부제가 되면, 저 역시 비교하는 생각을 안 가질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 자신도
비교하는 마음을 없애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오히려 ‘다양성 속에 일치’를 추구해
나가려고 합니다. 단순히 부서를 비교하는 것을 넘어, 서로 협력하는 풍토를 만드는데 노력
할 생각입니다. 체제 자체가 비교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협력하려는 노력에 더
많은 평점을 줄 생각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이 제도보다 자기 자신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제도는 유한
합니다. 여러분은 여수룬보다 훨씬 귀중한 존재입니다. 굳이 경쟁한다면 여러분 자신과 경쟁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믿는 게 있습니다. 주지 않고는 받을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믿습니다. 경쟁 대
신 화합을 택하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길입니다. 사업부장님들끼리, 그리고
팀장들끼리 서로 도와주려고 애쓰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조직 전체에게만이 아니라 개인에게
도 반드시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부서 발전에도 반드시 도움이 됩니다.
경쟁 의식을 가지면 평안할 수 없습니다. 정 안 되면 사업부장이든 팀장직이든 내려놓을
수 있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사업부나 팀을 이끄시기 바랍니다.
이 방향으로 여러분께서 나아가시고, 또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부서장, 팀장으로서 당신의 비젼은 무엇입니까?

지난 주에 저는 사업부장님에게 전하는 형식을 빌렸지만 부서장 전원에게, ‘편안한 마음


으로 즐겁게 지휘하세요’ 하고 말씀 드렸습니다. 말을 해놓고 지금 와서 봐도 첫 번 째 메시
지로 정말 적절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께서 정말 편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주 목요일 이찬희 대리가 올린 게시물을 다 보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창의성의 아이러니”
라는 글이었습니다. 마찬가지 이야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여유 있게, 즐겁게 할 때, 진짜 창
의성이 나온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역시 맞는 말입니다.
즐겁지 않은데 어떻게 즐겁게 해요’하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심리학과 과학
은 ‘억지로라도’ 즐거우려고 노력하면 그렇게 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웃음치료기법
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즐거워서 웃는 것이나 일부러 웃는 것이나 효과는 거의 비슷하다고
합니다.
즐거우려고 노력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 입니다. 긍적적으로
생각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젠가 말한 바 있습니다. 술을 많이 마시는 남편을 둔 아내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입니다.
술을 그렇게 마시고도 아직 건강하니 감사하다.
술은 그렇게 마시지만 바람은 전혀 안 피우니 감사하다.
술은 그렇게 마시지만 술 안 마실 때 만큼은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니 감사하다.
술은 그렇게 마시지만 비싼 술 안 마시니 감사하다.
술은 그렇게 마시지만 집에는 꼭 들어오니 감사하다.
술은 그렇게 마시지만 나한테는 잘 하니 감사하다.
이렇게 생각하니 술 마시는 것 때문에 그렇게 스트레스 안 받고, 스트레스 안 받으니 잔
소리 안 하게 되고, 잔소리 안 하게 되니 뜻밖에 남편이 술을 덜 마시더라는 사례를 말해준
적이 있습니다. 이런 류 이야기는 찾아보면 넘쳐서 책이 몇 수레는 될 정도입니다. 힘들더라
도 좋은 점을 바라보면서 살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무조건 높습니다. 여러분께서 힘들고 지
칠 때, 즐거워하면서 살라는 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여러분에게, 제가 생각하는 바, 리더로서 갖춰야 할 중요한 자질 중 첫 번 째 것
을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리더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은 다음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
다. 첫 번 째는 비젼입니다. 두 번 째는 리더로서 실무력입니다. 세 번 째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
비젼은 부서를 이끌고 있는 리더가 조직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입니다.
실무력은 회사의 지도자 혹은 리더로서 지녀야 할 능력입니다. 조직을 이끄는 능력, 재
무제표를 제대로 보는 능력, 부하를 성장시키는 능력, 마케팅 능력, 설득하는 능력 등등 리
더가 갖춰야 할 실무능력입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사람과 관계를 제대로 맺어 나가는 능력입니다. 일을 하는 것은 사
람입니다. 계획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그 계획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사실 다른 자질도 필요하겠지만, 저는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
가지 능력은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키우려고 하면 키울 수 있는 능력입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 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젼을 가지고 같이 생각해 보는 시
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비젼을 가지세요
목표라고도 할 수 있을까요? 비젼은 목표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단순히 목표로 제한되
지 않고, 목표로 가는 방법까지 포함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발전할 수 있다’는 목표가 곧 비젼 아닐까요? 그것이 말 그대로 목
표일 수도 있고, 아니면 목표로 가는 길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비젼을 너무 어렵게 해석하
지 않는다면, 어쨌든 ‘이길 수 있는 길’이 비젼 아닐까요?
비젼은 정말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 어렵다고 해도 미래가 확실하면 사람들은 불안해 하
지 않고, 자기 일에 매진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당장 어렵다고 해서 절망하지는 않습니다.
절망은 길이 없을 때 생기는 감정입니다. 아무리 돌아봐도 출구가 없을 때 사람들은 절망합
니다. 지금이 어려워도 출구만 확실하면, 여간 해서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비젼은 사람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수단입니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니까,
사람들의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을 수 있을 때, 회사가 발전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비젼은 사람들의 에너지를 그 한 곳으로 모은 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 CEO 뿐 아니라 모든 조직의 리더는 비젼을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합
니다. 비젼이야말로 리더를 리더답게 만드는 키포인트니까요.
삼성 이건희 회장은 그런 점에서 탁월합니다. 1993년 이건희 회장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할 지는 좀 모호합니다만, 이 선언은 결국 ‘품
질경영’으로 압축되었다고 여겨집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이 불량 휴대폰 500억 원 어치를 불
사르면서 내걸었던 것도 품질경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결과가 결국 삼성을 세계 일류기
업으로 만든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품질을 최고로 내세우기 위해 모든 것을 바꾼다는 의미
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는 선언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신경영의 세부 내용을 우리가 공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배워야 할 것은 핵심을 잡아내는
이건희 회장의 리더로서 역량입니다. 핵심을 잡아낸다는 것은 비젼을 정확히 제시한다는 것
과 통한다고 봅니다. 조직이 나가야 할 길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그 길로 구성원의 에너지가
집중되게 하는 것, 이것을 이건희 회장은 아주 정확하게 합니다.
리더로서 이건희 회장의 기량은 최근에 ‘창조경영’이라는 단어를 내놓음으로써 또 한번
입증 되었습니다. 디자인 등 보이지 않는 영역이 보이는 영역을 지배한다는 저 단어에서 저
는 따라가기 힘든 천재성을 봅니다. 저는 그 모든 것을 압축해서 ‘창조경영’이라는 단어를
내놓은 것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이건희 회장이 경영인으로서 구성원을 제대로 대우했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지금
은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리더로서의 천재성을 말하는 겁니다. 저는 이건희 회장보다
더 도덕적인 사람이 이건희 회장 같은 천재성을 가졌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지
금 중요한 것은 그 문제가 아닙니다.
인재제일이라는 삼성의 슬로건은 비젼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슬로건도
연구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삼성은 일관되게 ‘인재제일’을 주창했습니다. 삼성의 이병철-이건
희 부자는 이 점에서 집요합니다. 일관됩니다. 집요하고 일관되면 정책이 되고, 일종의 비젼
이 됩니다. 다른 기업에서도 인재제일을 주창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기업에서 인재제일이라
고 내놓은 것은 그냥 구호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것을 이병철-이건희 회장이 내놓으면 비젼
이 됩니다. 차이는 일관성과 꾸준함, 그리고 실천력입니다. 삼성은 집요할 정도로 인재제일
을 추구하고, 꾸준히 추구함으로써 인재의 삼성이라는 가치를 이루어냈습니다. 그리고 이것
을 가지고 조직의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이야말로 삼성을 삼성이게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기업을 대기업 중 하나로 머물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좀 가혹하게 평가하자면, LG나 SK등은 삼성이 있었기 때문에 덩
달아 발전한 대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일본 바로 옆에 붙어있었기 때문에 경쟁 목
표가 뚜렷해졌고, 일본식 기업운영 방식을 배워와서 빠른 시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LG나 SK에서도 여러 가지 기업 가치나 비젼이 담긴 슬로건
을 내세웠지만, 삼성처럼 뚜렷한 방향을 보여주면서 사람들 머리 속에 남긴 것은 거의 없
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강력하게 추진했다는 반도체도 일종의 비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이
반도체 산업에 손을 대지 않았다면 과연 오늘의 삼성이 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점에서
이건희 회장은 비젼을 뚜렷하게 제시할 수 있는 천재라는 것입니다.
이런 천재 가운데 한 사람이 박정희 전대통령입니다. 물론 박정희대통령은 심한 독재자
였습니다. 그렇지만 정치인으로서 박정희는 정말 여러 개의 슬로건을 만들어 냈습니다. ‘싸우
면서 건설하자’, ‘수출입국’, ‘중화학공업 육성’, ‘새마을운동’, ‘경부고속도로’, ‘전자산업육성’
등 정말 굵직굵직한 슬로건을 만들어냈습니다. 지금 들어도 아주 뚜렷합니다. 국민의 에너지
를 한 곳에 모아낼만한 일입니다. 이것이 비젼입니다.
그 이후 지도자들은 이 점에서 모조리 실패합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
무현 등등. 이 지도자들이 내걸었던 슬로건 중에서 제대로 기억나는 슬로건이 있습니까? 더
군다나 정치가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 내건 슬로건다운 슬로건이 있었을까요? 없었습니다. 사
람들 머리에 남는 슬로건은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김대중 대통령 때, IT육성이 눈에 뜨입니
다만, 그것도 일관되게, 전략으로 밀고 갔다기 보다 시대 흐름을 따라가다가 잡은 이슈였습
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사람들은 김대중 대통령과 IT육성을 연결시켜 기억하고 있지는 못
합니다. 물론 정치분야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화해를 남겼지만, 문제는 경제입니다.
비젼이란 무엇입니까? 목표일 수도 있고,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하면
승리한다’고 하는 승리의 길을 내놓는 것입니다. 기업에서 비젼은 무엇입니까? 이렇게 하면
‘매출이 올라가고, 이익이 증대된다’는 길 또는 방법론입니다.
비젼은 리더가 제시해야 할 핵심 가치입니다. 솔직히 리더의 인간성이 좋지 않아도 돈을
벌어오면 그 좋지 않은 인간성도 덮입니다. 좀 인간으로서는 안 좋아도, 회사가 발전할 전략
을 내놓으면 사람들은 안 떠납니다. 그렇지만 인간성은 좋지만 내놓는 전략이 없으면 당연히
사람들은 떠납니다. 비젼은 결국 경제적 전망이며, 사람들을 묶어두는 기본 힘입니다.
중요한 것은 경제입니다.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해 모인
집단입니다. 대 이라크 전쟁으로 국민 90%의 지지를 받던 아버지 부시를 한 방에 꺾은 클린
턴의 슬로건이 기억 나십니까?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이 슬로건으로 레이건은 부시를 꺾
어 버렸습니다. 90%의 지지를 받던 부시가 하루 아침에 겉멋만 든 얼뜨기로 변해버린 것입
니다.
리더의 지도력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서장 혹은 팀장으로서 제시해야 할 비젼의 핵심은
매출증대와 이익증대, 원가절감, 비용절감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이어야 합니다. 부시와
클린턴의 대결을 소개해드렸지만, 기업은 경제집단이기 때문에 비젼도 경제적인 영역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사업부장으로서 혹은 팀장으로서 어떤 길을 제시할 생각입니까? 이것을 줄기
차게 고민해야 합니다. 실무 잘하는 사람은 실무자를 하면 됩니다. 여러분은 사업부장으로서
또 팀장으로서 조직의 큰 줄기를 잡아야 합니다.
그것이 비젼입니다.
여수룬의 비젼은 무엇이었습니까? 여수룬 초기 비젼은 ‘양 확대’였습니다. 초기에는 질
을 추구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습니다. 많은 불량과 클레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증대되었습니다. 이 때의 목표 또는 비젼으로 지금 다소 자금 사정이 어렵긴 하지만
이 많은 식구를 완전히 굶기지는 않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현재의 비젼은 내년까지 10여 개 사업부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9월~10월에 스티커 사업
부를 분리 독립시킵니다. 11월~12월에 명함사업부가 장보고로 사이트를 업그레이드 합니다.
1월~2월에 전단지를 분리시킵니다. 3월~4월에 봉투사업부를 런칭 시킵니다. 그러니까 내년
4월까지 다섯 개의 사업부가 구성됩니다. 이후 2개 월에 하나 꼴로 사업부를 런칭시키면 내
년 말 까지 대략 9개 가량의 사업부가 구성됩니다. 이것이 내년까지 비젼입니다.
이 비젼을 전제로 저는 품질향상을 중간 목표로 생각하고 있고, 교육강화를 수단으로 생
각하고 있습니다.
사업부제가 정착되면 ‘품질 향상’은 따라오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책임소재가 명확
해지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여수룬 사업의 단계는 양적 확대였습니다. 이제부터 여수룬이
주력해야 할 것은 질 향상입니다. 질 향상을 위해서도 사업부제는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교육은 내년 이후를 대비하는 것입니다. 내년 말까지 지금에 비해 최소한 여섯 개 사업
부가 생깁니다. 여섯 개 사업부가 더 생기면 당연히 여섯 명의 사업부장이 더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업부마다 팀장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될 수 있으면 사업부장을 외부에서 영입하지
않고, 조직 안에서 충당하려고 생각합니다. 외부에서 오는 리더보다 오히려 조직 안에서 성
장한 리더가 더 조직을 잘 운영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려면 현 사업부장 뿐 아니라 후속 사업부장도 훈련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훈련을 외부에 의뢰해서 받게 하기에는 여건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현재 회사 업무가
충분히 분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업부장이나 팀장이 외부로 교육을 받으러 다니면서 사
업부 일을 지휘하기는 무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조직 안에서 사업부장을 비롯한 리더
들 교육, 중간 리더 교육, 신입회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가려고 합니다. 좀 집요하게
해나가려 합니다.
우선은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회사 내부에서 몇몇 사람이 갖고 있는 지식부터 전하려
고 합니다. 외부에서 가지고 오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현 단계에 잘 맞지 않는다면 내부에서
라도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우리 내부에 많은 경험이 축적될 것
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실수도 많이 하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계속 발전하게 될 것입니
다.
이것이 제가 CEO로서 갖고 있는 내년까지 비젼입니다. 이제 다음 순서는 여러분입니다.
여러분도 사업부장 또는 부서장으로서 비젼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이미 비젼을 갖고 있다면
주변 사람들이 잘 알 수 있도록, 그리고 참조할 수 있도록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한 달 후
정도부터 3회~6회 정도에 걸쳐, 지금 이 시간을 각 부서장들이 비젼을 보여주고 설명하는
시간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부서장들께서도 천천히 준비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많이 들으세요
리더로서 비젼을 제시하려면 당연히 먼저 스스로 비젼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비젼을
가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입니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충분히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
데 생각이라는 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생각이 잘 나
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가장 좋은 방법은 생각할 거리를 머릿속에 많이 집어넣는
것입니다. 입력이 안 되면 출력도 안 됩니다. 이건 정말 중요한데, 출력량은 입력량에 비례
합니다. 입력되는 게 없는데 출력이 될 리가 없습니다. 씨 뿌리지 않으면 추수할 것도 없습
니다. 그러므로 리더가 비젼을 가지려면 먼저 관련 사항을 머리 속에 많이 집어 넣어야 합니
다.
머리 속에 많이 집어 넣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잘 듣기 입니다. 이병철 회장은 이건희 회
장에게 평생 간직해야 할 좌우명으로「경청」이란 휘호를 줬다고 합니다. 이건희 회장을 싫
어하는 사람도 많은데 자꾸 이건희 회장을 예로 들어서 불쾌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감정
일 뿐입니다. 지금은 참고로 합시다. 제가 아는 분 동생이 이건희 회장의 현 피지컬 트레이
너입니다. 마사지도 해주고, 운동일정도 짜주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이건희 회장이 해외
에 갈 때도 자주 따라 갑니다. 이건희 회장의 몸을 만지는 사람입니다. 늘 옆에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몸이 다소 불편하니까요. 그런데 이 사람도 증언합니다. 이건희 회장은 정말
열심히 듣는다고. 지식을 쌓기까지 국내외 석학을 정말 많이도 부른다고 합니다. 지치지도
않고 부르고, 불러서는 듣고, 공부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한 다음 지시를 하기 때문에 실무
자들이 오히려 정보에서 딸린다고 합니다. 그렇게 들음으로 해서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 창
조경영을 비젼으로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부서장, 팀장 여러분. 귀를 기울여서 들으세요. 지혜는 들음에서 난다고 했습니다. 자기
의견과 다른 의견이 있으면 배척하지 마시고 충실히 들으세요. 다른 사람 말의 형식이 아니
고 내용을 잘 들으세요. 특히 자기 의견과 다른 의견을 들으려고 애쓰세요. 듣는 것 정말 힘
듭니다. 특히 자기를 비판하는 소리 혹은 비난하는 소리를 듣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자
기를 칭찬하는 말을 잘 듣는 것은 어린 아이도 다 하는 일입니다. 정말 잘 듣는다는 것은 자
기를 비판하는 말을 잘 듣는다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이 여기서 걸려 넘어집니다. 사람들은 조금만 비판 당하면 날 선 칼처럼 파르
르 떱니다. 꼭 고쳐야 할 태도입니다. 특히 부서장 정도면 이를 악물고 고쳐야 합니다. 비판
은 의견에 대한 것이지 인격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의견에 대한 비판을
인격에 대한 비판으로 착각하고 견디지를 못합니다. 비판은 비판일 뿐, 여러분을 상하게 하
지는 못 합니다.
다른 의견을 경청하도록 습관을 들이세요. 특히 동급자 혹은 비슷한 동료의 의견을 경청
하시기 바랍니다. 사람이라는 게 정말 한심해서 동급자 혹은 동료 의견을 듣는 것을 오히려
힘들어 합니다. 고깝게 생각하거나 혹은 비교의식을 갖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걸 견뎌내시기
바랍니다. ‘忠言(충언)은 逆耳(역이)이나 利於行(이어행)’이라고 했습니다. 충성된 말은 귀에는
거슬리나 행동에는 이롭다는 뜻입니다. 옛말에 나올 만큼, 충성된 말을 사람들은 듣기 힘들
어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듣기 싫은 말 듣게 될 때, ‘그렇지요’하고
동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형식적이지 말고 어떻게든 진심으로, ‘네, 그 말이 맞습니다. 그
런 면도 있지요’ 하고 동의하시기 바랍니다. ‘그게 아니고요’, ‘제 말을 제대로 이해를 못 하
셔서 그런데요’ 하는 말은 이를 악물고 참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한다고 리더쉽이 확보되
는 것은 절대 아니니까요.
잘 듣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독서입니다. 책을 읽는 것은 간접적인 경청입니다. 책
을 많이 읽으세요. 정말 많이 읽으세요. 책 읽기 싫다는 사람은 리더 하면 안 됩니다. 부서
장, 팀장이 책을 읽지 않으면 팀원들도 무식해집니다. 관련 업무 책도 많이 보셔야 하지만,
사업부장 혹은 부서장, 팀장, 리더가 되려면 인문학 관련 책도 많이 읽으세요. 역사, 심리,
경영, 소설, 과학서적 등등 다방면의 책을 읽으세요. 또 공부 하세요. 실무 할 시간도 없다
고 하면 억지로 하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방향은 그렇게 잡고 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실용서
적에만 매달려서는 답이 안 나옵니다. 실무 서적을 열심히 읽으면, 팀장 정도는 하겠지요.
그렇지만 인문학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으면 비젼을 세우는 리더가 되기 힙듭니다.

말해 보세요
너무 예민해지지는 마세요. 리더로서 비젼을 제시해야 한다고 하니까 마음이 급해질 수
도 있는데, 말씀 드렸듯이 지금 여수룬 사업부장 혹은 팀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듣는 것입
니다. 저와도 대화해서 많은 것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우리 회사 주요 간부들 나이는 40~50
입니다. 물론 작은 회사 경영진이니까 큰 회사 경영진에 비해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그래도
주요간부들은 40~50년 살아오면서 축적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을 신뢰해야 하듯이, 여러분도 핵심 간부들을 신뢰하셔야 합니다. 회사나 조
직을 운영하다 보면 회사 경영진이 일선 직원을 신뢰하지 않아서 문제가 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작은 회사는 그 반대도 많습니다. 작은 회사에서는 경영진을 별로 존중하지 않아서
문제가 됩니다. 사실 드러난 것만 보면 별로 존경할만한 것이 없긴 합니다. 큰 회사가 아니
니 성공한 것도 아닙니다. 여수룬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수룬은 2년 9개 월 밖에 안 된 신생
회사입니다. 또 재정적으로도 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정도 조직의 핵심간부는 약점은
많습니다. 그리고 권위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실력조차 이 규모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은 아닙
니다. 또 실력이 있든 없든 그들 안에 있는 소중한 경험을 이끌어내어서 조직 발전의 원동력
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많은 것을 듣고, 다른 사람의 경험을 자기 것으로 해서, 자기만의 비젼
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지혜와 지식이 꼭 멀리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까운데 있는 지혜와
지식부터 우선 손에 넣으시기 바랍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저와 회사 경영진의 지식을 활용
하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세요.
듣기 다음은 말하기 입니다. 잘 들은 다음에 말도 많이 하세요. 사람들은 말을 하면서
자기 스스로 정리를 합니다. 저 자신도 매우 많이 느낍니다. 처음에 말할 때는 버벅대다가
똑 같은 주제로 다시 말하면 당연히 논리가 정교해집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이야기하세요.
일부러라도 자기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말해 보세요. 논리가 다 갖춰진 다음에 말해야 하는
때도 있지만, 의견을 정리하기 위해서도 말을 적당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완벽주의에 갇혀서 말을 안 할 때가 많습니다. 제 딸도 그런데, 얘가 독후감을
쓸 때 중간에 보면 아주 싫어합니다. 다 쓰고 나서 보라는 거죠. 이거 아주 잘못된 태도입니
다. 중간에 봐주면 더 틀리기 전에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완성되고 나면 고치기도
힘듭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중간에 보여주는 것을 싫어합니다. 비판 받을까봐 두려워하기
때문 아닐까요? 아무래도 완성되지 않았으니까 비판 받을 소지가 큽니다. 그렇지만 자기 생
각을 정리하기 위해서도 중간에 의견을 많이 들어봐야 합니다. 대화는 완성되지 않은 것을
완성시키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또 자기도 어느 정도 의견을 내놓아야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 잘 들으려면 적당히 말을 해야 합니다.
정 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질문을 많이 하세요.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의 부서는
어디로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지 질문을 많이 하세요. 스스로 그렇게 질문하는 과정도 말
을 하는 과정입니다. 늘 침묵만 하는 방식으로 좋은 의견을 듣기는 힘듭니다. 이건희 회장이
잘 듣는다고 했는데, 잘 듣기 위해서 그는 질문을 잘 했다는 것이고, 상대가 말을 할 수 있
도록 했다는 뜻 아닐까요? 대화의 장을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되면 말을 많이 하세요. 대화를 많이 함으로써 자기 생각을 정리
할 수 있습니다. 듣기와 말하기는 한 몸입니다. 잘 들은 다음에는 정리해서 일단 잘 말하세
요. 그리고 나서 최종적으로 정리하면 됩니다.
그리고 다시 말씀 드리지만 가까운 데서 먼저 찾으세요. 가까운 데 있어서 만만해 보일
수 있지만, 가까운 데 있는 사람도 외부에 가면 강의를 하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
에게는 영웅이 없다지 않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가까운 데 있기에 소중한 지 모르지만, 가
까운 데 있으면서 소중한 사람과 대화를 많이 하기 바랍니다. 가까운 데 있는 상급자, 동급
자, 후배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물론 급하게 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당장 비젼을 만들 때가 아니라 들어야 할
때입니다. 무엇이든 비젼이 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 드린 대로 많이 듣고, 또 많이 대
화하면서 부서장 혹은 팀장으로서 여러분의 노선을 만드세요. 노선이 비젼입니다.
나는 이것을 핵심 모토로 삼겠다는 뚜렷한 비젼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일관되게
밀고 나가세요. 일관 되면 대개는 반드시 성공합니다. 일관되면 그에 맞는 틀이 형성됩니다.
크게 실패하지는 않게 됩니다.
사업부장, 팀장으로서 한 달 뒤에 비젼의 기초를 세울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또 그 비젼을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2010년 7월 28일
리더가 갖춰야 할 능력 1 – 자기 자신을 믿기

제가 부서장, 팀장인 리더 여러분에게 첫 번 째 CEO傳言을 통해 말씀 드린 것은


편안하게 즐기면서 지휘하시라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 째는 비전을 가지시라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리더가 갖춰야 할 두 번 째 덕목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과연 리더가
비전을 갖춘 뒤에 어떤 능력을 가지면 좋을까 하는 점입니다.

지난 번에 저는 리더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비전은 한


마디로 말해서 ‘잘 먹고 잘 살게 해주는 것’, 기업으로 말하면,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 점은 정말 중요합니다.

도대체 왜 부하를 존중해야 합니까?, 왜 CEO가 공평해야 합니까? 왜 리더가 결단을


내려야 합니까? 왜 리더가 지혜로워야 합니까?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렇게 해야 매출을 올릴
수 있고, 이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부하를 존중해도, 아무리 공평해도,
아무리 결단을 잘 내려도, 아무리 지혜로워도,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이익을 확보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저는 사람을 존중하는 회사를 만들려고 합니다. 저는 사람을
존중하는 회사가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키우는 면에서도 반드시 성공한다고 확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에게는 사람을 존중하는 것 자체가 목표이기도 합니다. 왜냐면,
그것이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늘리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니까요.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늘리는데 아무 소용도 안 되는데 사람을 존중하려고 하면, 아마 종교인이 되거나 교사가
되는 것이 나을 겁니다. 기업의 CEO로서 저는 이 둘을 모조건 통일시켜야 합니다. 저에게는
사람을 존중하는 것조차 매출 또는 이익과 연결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그럼 당신은 매출 올리려고 사람 존중하냐?’고 따지면 좀 어울리지 않는
말입니다. 저는 이 둘이 하나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늘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도덕성, 창의성, 결단 등은 어쩌면 다 헛수고 인지도 모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보기 드물게 정직하고 용감한 지도자였습니다. 그런데 왜 그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지 못했습니까? 저는 경제 문제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대는 정치 뿐 아니라 경제분야에서도 민주주의가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평가가 진행되고 있지만, 경제 문제에서는 눈에 띄는 업적을
보여줬다고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보기 드물게 악한 지도자였습니다. 박정희 때문에 수 많은 사람이
무고한 간첩혐의를 받고 죽어갔습니다. 가정은 파괴되었습니다. 민주주의는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죽기 직전까지도 수 많은 여성을 방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죽는 자리에는
여대생과 여가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그를 한국에서 가장 큰 업적을 남긴
대통령으로 기억합니다.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가난을 없애는 기초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黑猫白猫흑묘백묘)’고 한
등소평이 위대한 지도자가 된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들이 리더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지난 주 짧은 기사를 보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기사가 짧으니 전문을 인용합니다.

‘성공한 정치인’인 브라질의 룰라 다 실바 대통령(65)이 언론과의 인터뷰 도중 울고


말았다. 7월21일 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의 방송 프로그램 <tvRecord>에 출연해 인터뷰를
했다. 8년째 집권 중인 룰라 대통령의 임기는 올해가 마지막이고 3선 연임은 불가능하다.
룰라 대통령은 "대통령궁을 떠나면 뭘 할지 아직 모르겠다"라고 고백하며 "브라질 이곳
저곳을 가족과 함께 여행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룰라는 현 정부가 국내외에서 칭송 받는 데 대해, 이 정부의 업적은 룰라 개인이 아니라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않은 선반공을 대통령으로 뽑아준'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년을 회고하며 룰라는 인터뷰 도중 두 번 눈물을 흘렸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룰라 집권 기간에 브라질 빈곤층은 2천 만 명이 줄었고, 실업률은 역사상 최소치에
근접하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은 80%에 달하며, 일부 지지자는 개헌을 통한 연임을
요구한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대중 앞에서 눈물을 보인 바 있다. 2009년 10월, 다음다음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가 선정되자 룰라는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 짧은 기사는 룰라 대통령의 업적을 단 한 줄로 압축해버렸습니다. ‘룰라 집권 기간에


브라질 빈곤층은 2천 만 명이 줄었고, 실업률은 역사상 최소치에 근접하고 있다’는 단 한 줄
입니다. 룰라는 노조 지도자로서 대통령에 당선된 뒤, 친기업가 정책을 내세웠습니다.
룰라를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룰라는 ‘결혼하기 전에 하는 말과 결혼한 뒤에
하는 말이 같을 수 있냐?’고 태연하게 말합니다.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저는 기왕이면 결혼 하기 전에 하는 말과 결혼한 뒤에 하는 말이 일치하는 지도자였으면
좋겠습니다. 경제를 부흥시키면서 민주주의를 진전시킨 지도자였으면 좋겠습니다. 참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기본은 경제입니다.
공자가 말씀하신 것처럼 ‘의식이 족해야 예의를 아는 것’이고, ‘쌀독에서 인심이 나는
것’입니다. 먹고 사는 게 먼저 입니다. 매출과 이익이 먼저 입니다. 기업에서는 매출과
이익을 해결하는 것이 비전입니다. 리더는 구성원의 삶을 보장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이것을 잘 이해한 위에 리더가 갖춰야 할 능력의 첫 번 째를 같이 생각해 봅시다.

여러분이 갖고 있는 자질이 리더의 자질입니다

리더의 자질? 리더의 능력? 저는 세상에서 말하는 리더의 자질을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리더가 결단력도 있어야 하고, 구성원을 키울 수 있어야 하고,
목표도 제시해야 하고, 도덕적이어야 하고, 뭐 해야 하고, 뭐 해야 하고 하면서 오만 가지
자질을 제시합니다. 그걸 보면 리더 해먹을 사람은 대통령이나 혹은 대기업 총수 정도는 될
수 있는 사람이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리더가 뭐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이나 되는
것처럼 말합니다.

대단했던 히딩크 리더십을 분석한 짧은 글을 봅시다.


제목은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라, 그리고 믿어라’고 달았군요.
세부 제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줘라
- 구성원을 끝까지 믿어라
-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라
- 기본에 충실해라
- 조직을 하나로 묶어라
그런데 이 정도 되면 대통령 하지 뭐 하려고 국가대표축구감독할까요? 이런 사람
없습니다. 있다면 천재입니다. 이런 식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천재 리더입니다.
우리는 보통의 리더면 됩니다. 이렇게 천재 리더가 되려고 하면 스트레스 받아 죽습니다.
아이 키울 때 육아 책 보면, 도대체 주의해야 할 질병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거
다 신경 쓰다 보면 스트레스 받아서 먼저 죽습니다. 개를 한 마리 키워도 그렇습니다.
주의해야 할 게 뭐 그렇게 많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그런 거 별로 신경 안 쓰고 아이 잘
키우고, 개 잘 키웁니다. 리더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우리가 이미 잘 하고 있습니다. 천재
리더가 되려고 애쓰지 않는 이상 우리는 이미 훌륭한 리더입니다.
지난 지방자치체 선거 때 당선된 사람이 특별한 사람들입니까? 장삼이사(張三李四)
아닌가요? 어제까지 나하고 똑같았던 사람이잖습니까? 별난 사람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
지방자치단체장이 되고 의원이 되면 리더 자질을 갑자기 갖게 됩니까? 리더라고 해서 별
특별한 사람도 아닌데, 괜히 리더는 뭔가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이나 되는 것처럼
떠벌려놓아서 멀쩡히 리더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사람까지 기죽게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사람이 있습니다. 여성입니다. 이 사람은 몇 년 전 회사를 구해야 했습니다. 이


사람은 조건이 별로 좋지 않은 신생 회사를 선택했습니다.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하는데
자기가 사는 곳으로부터 2시간 가까이 떨어진 회사였습니다. 도착하는 전철 역에서 그
회사까지 가는 차편이 없었습니다. 도착하는 전철역까지 그 회사에서 차를 가지고 데리러
나왔습니다. 아직 영업도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같이 일할 직원도 없었습니다. 회사 CEO가
될 사람이 사업계획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들어보니 CEO는 구상은 좀 있지만, 그 사업에
대한 세부 경험은 전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별로 치밀하지도 못한 CEO였습니다. 이
여성은 그래도 이 회사를 선택했습니다. CEO의 사고방식을 높이 평가했고, 사업의 미래를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이 여성은 그 회사의 초창기 실무를 다 감당했습니다. 고객 전화를 받고, 물건을
만들 준비를 하고, 이 여성 이후에 들어오는 실무자를 교육했습니다. 신정과 설날까지도
나와서 혼자 일했습니다. CEO가 실무를 몰랐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매일 밤 11시, 12시,
때로는 새벽까지 일을 해야 했습니다. 공장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서 물건은 불량이
많았습니다. 본인도 이 일을 잘 몰라서 실수도 하고, 울기도 여러 번 울었습니다.
이 여성이 일했던 그 회사는 2년 여 만에 직원이 30여 명으로 늘었고, 매출은 연 20억
대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그 여성은 그 회사에서 어떤 중요한 사업본부를 책임지게
되었습니다.
이 여성이 앞으로 더 큰 사업을 맡아서 훌륭하게 이끌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요?

또 어떤 사람이 있습니다. 역시 여성입니다. 이 여성이 회사에 들어갔을 때, 회사는


안정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늘 돈이 없었고, CEO는 돈 꾸기 바빴습니다. 물론 이 여성은
회사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선택했습니다. 일은 무지 많았습니다. 매일 밤 12시까지
일을 해도 일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생산 공장도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나오는 물건마다
하자가 너무 많았습니다. 정말 숨 돌릴 틈 없이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 여성의 부하들
역시 화장실 갈 틈도 없을 만큼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이 여성은 온화한 마음과 인내심으로 자기 상사와 부하 사이를
조화시키면서 부서가 무너지지 않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정신 없는 와중에도
후배를 교육해야 했고, 회사가 판매하는 물품의 설명을 끊임없이 보충해야 했습니다.
그 이후 회사 영업전략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CEO가 방향을 잘 잡지 못 한 채 이
여성에게 자기 특성과 약간 잘 맞지 않은 곳에 배치를 했습니다. 이 자리는 별로 빛나지
않는 자리였습니다. 이 자리에서도 이 여성은 그냥 묵묵히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해냈습니다.
어느 날 회사에서 주요한 과제를 처리해야 할 사람이 필요했을 때, 그 자리에 묵묵히
있었던 그 여성이 당연히 그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 여성 또한 중요한 사업본부의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어떻습니까? 앞으로 더 큰 사업을 맡지 못 할 이유가 있을까요?

또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역시 여성입니다. 이 여성이 회사에 들어갔을 때, 이 회사는


난리가 났습니다. 회사에 사정이 생겨서 이 여성이 들어간 부서의 책임자가 회사를 그만
두어야 했고, 오래 일해서 실무를 잘 하는 직원이 회사를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이 여성은
들어가자 말자 팀장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3-5개 월 동안 매일 밤 11시 혹은
12시까지 일해야 했습니다. 실무를 잘 하는 직원 대신 신입사원이 배치 되었지만,
신입사원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조건이 못 되었습니다. 오히려 신입사원을 교육해야 되었기
때문에 일이 더 힘들었습니다.
이 여성은 그 어려운 시간을 버텨냈습니다. 그 짧지 않은 기간 매일 밤 11시, 12시까지
일을 하면서도 맡은 바 일을 감당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부서의 신입 부하 직원들을
한 명도 이탈시키지 않고 챙겨냈다는 점입니다. 그 여성의 부하직원들은 이탈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끈끈한 동료애를 만들어냈습니다. 그 여성이 지휘하는 부서는 5개 월
후 7시 이전에 퇴근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 여성은 어떻습니까? 앞으로 더 큰 사업을 맡기면 실패할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이 세 여성 모두 앞으로 더 큰 사업을 맡아도 다 성공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잘못 되었습니다. 앞으로가 아닙니다. 이 일이 정리된 그 당시에 이 세
여성은 더 큰 사업을 맡아도 잘 해냈을 것입니다. 이미 아주 훌륭한 리더입니다.

이 세 여성은 회사를 선택하는 눈이 있었습니다.


이 세 여성은 자기 선택에 책임을 졌습니다.
이 세 여성은 난관을 극복하는 끈기를 가졌습니다.
이 세 여성은 조직을 탄탄하게 묶었습니다.

이 정도 되는 사람 많지 않습니다. 이 정도 자질을 가진 리더 결코 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사람들은 이 과정을 보고도 이들의 리더십에 가끔 의문을 갖곤 합니다.
이유는 ‘리더’라는 단어에 환상이 씌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만 리더가 아닙니다.
대기업 CEO만 리더가 아닙니다. 큰 전쟁을 치르는 사람만 리더가 아닙니다. 자기 맡은
곳에서 자기가 책임진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리더입니다. 단어에서 환상을 제거하면 실체가
보입니다.
‘연애’라는 단어는 참 로맨틱 합니다. 그렇지만 실제는 어떻습니까? 달콤하기만 합니까?
‘결혼’이라는 단어, 참 아름답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입니다. 그렇지만 실제
결혼 생활이 그처럼 아름답습니까? 그야말로 ‘너 없으면 못 살겠다’고 한 결혼이 ‘너 때문에
못 살겠다’고 바뀌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 않습니까? 막연하게 생각하는 ‘연애’, ‘결혼’과
실제 ‘연애’, ‘결혼’이 같을까요? 리더십도 마찬가지입니다. 막연하게 생각했을 때
‘리더십’이란 단어는 거창하지만, 실제의 ‘리더십’은 누구나 다 발휘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특히 위에 든 세 여성의 경우는 아주 훌륭한 리더십을 이미 가진 것입니다.
사람들은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결혼Ship이
있었습니까? 없었습니다. 리더십도 마찬가지입니다. 별 것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그 어려운 연애와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가끔씩 ‘나는 리더십이 없다’는 말을
합니다. 그것은 책 쓰는 사람들이나, 강단에 있는 사람들이 ‘리더’라는 말에 마법을
걸어두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훌륭한 리더입니다. 그 자질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약간의 공부만
필요할 뿐입니다. 결혼 생활 잘 하려면 공부해야 합니다. 꼭 필요합니다. 결혼 생활 정말
어렵습니다. 어디선가 공부해야 합니다. 교회, 성당, 절 이런 곳에서 많이 가르칩니다. 정말
배울 것을 권합니다. 남자와 여자, 부부의 문제는 인류가 탄생하면서부터 생긴 문제인데, 이
관계를 배우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가 탄생하면서부터 가정이
파괴됩니다. 부부가 싸우고, 부모 자식이 싸우고, 형제 끼리 싸웁니다. 가정의 원리를 전혀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정도 가정의 원리를 공부하면 대개 해결이 됩니다.
리더십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만 배우면 누구나 훌륭한 리더가 됩니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나, 작은 마을을 다스리는 것이나 이치는 한 가지’라는 말입니다. 맞습니다.
가정을 잘 다스릴 정도면, 나라를 줘도 다스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앞에서 든 세 여성은 이미 몸으로 리더십을 체득한 리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 분들에게는 약간의 이해만 필요할 뿐입니다. 가정을 잘 다스리기 위해 약간의
지식이 필요한 것처럼, 약간의 지식만 얻으면 조직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믿기
저는 이미 리더쉽을 갖춘 여러분들에게 먼저 자기 자신을 믿으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다 갖고 있는데 뭘 더 배우겠습니까? 다만 필요한 것을 약간 정리할 필요가
있을 뿐입니다.
지금 이 자리의 여러분은 이미 훌륭한 리더입니다. 여러분은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판단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러분이 보여준 여러분의 판단력의 첫 번 째 증거는 여러분이
여수룬을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선택하는데 실패해서 고통을 당합니다.
때로는 자기 역량에 맞지 않는 직장을 선택합니다. 또는 장래를 보지 못하고 선택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여수룬을 선택했습니다. 이 점 매우 중요합니다. 리더는 선택하는
사람입니다. 여러 가지 정책 가운데 하나를 택하는 사람입니다. 비판 받을 가능성, 혹은
잘못될 가능성을 안고도 리더는 선택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제일 중요한 첫 번 째
선택에서 아주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여수룬은 여러분에게 가장 적합한 직장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에게 가장 적합한 직장을
선택했습니다. 한두 달 어려울 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은 곧 안정 궤도에 진입합니다.
살다 보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혹은 죽으라고 해야 겨우 먹고 살
정도만 버는 직장이나 직종도 무수히 많습니다. 수 많은 사람이 식당을 하겠다고 달려듭니다.
식당을 열어서 성공할 확률은 10%가 안 됩니다. 한 해에 100개의 식당이 열리고, 90개가
문을 닫습니다. 수 많은 사람이 이 굴레에 엮여서 가산을 탕진합니다. 작은 인쇄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충무로에 있는 수 많은 인쇄관련 회사 중 탄탄하게 운영되는 곳이 몇
개나 되겠습니까? 그런데 여수룬은 다릅니다. 여러분은 이것을 정확하게 봤습니다. 그리고
선택했습니다.
여수룬은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별로 없는 회사입니다. 가격 경쟁력이 뚜렷합니다. 대
일본 고객 판매 경험이 풍부합니다. 직거래이므로 고객 이탈 가능성이 현저히 낮습니다.
물류 분야에서 매우 경쟁력 있습니다. 매출의 증가세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여수룬은
지금까지처럼 만 해도 매출은 천천히 증가합니다. 해마다 작년 동월 대비 700만 엔은
증가해왔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직장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연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어떤 일도 운칠기삼은
있습니다. 어쩌면 기칠운삼 입니다. 사람의 기량은 사실 오십보백보 입니다. 운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힘 있는 자가 꾀 있는 자를 이기지 못 하고, 꾀 있는 자가 덕 있는 자를
이기지 못 하는데, 덕 있는 자가 이기지 못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복 있는 사람입니다.
고스톱을 치는데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칠 때 마다 뒷장이 붙는 사람을 이길 방법은
없습니다. 여러분에게는 그런 행운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행운의 별을 잡았습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잘 될 때가 있고, 아무리 해도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일에도 사람에게도 흐름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잘 되는 흐름을 탔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러분은 여수룬과 만나면서
여러분 삶에 행운의 별을 잡았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직원 가운데 어떤 사람이 로또복권이라도 맞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일등 복권을 잡은 것이 아닐까요? 너무 지나친 말일까요? 저는
너무 큰소리 치면 안 되니까 별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저는 여러분이나 저나
모두 일등 복권보다 더 귀한 것을 이미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경제적인 면만 따져도 최소한 여기 있는 분들은 로또복권 보다 더 큰 당첨금을
이미 손에 쥐고 현금과 교환만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돈을 교환하는 기간이
당장이 아니고 조금 세월이 지나야 될 뿐입니다.
로또 복권은 당첨된 사람에게 꼭 행운을 주지는 못 합니다. 로또 복권에 당첨되고 가정이
깨지고, 나중에 거렁뱅이가 된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로또 복권은 당장은 좋을지
모르지만, 나중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잡은 여수룬은 우리의 힘으로 하나하나 쌓아가는 건물이므로, 그렇게
쉽게 허물어지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수룬은 여러분에게나 저에게 로또 복권보다 훨씬
귀합니다. 너무 앞서 나가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기 모인 여러분, 그리고
현재 우리 직원들이 최소한 5년 후, 혹은 10년 후, 좀더 길게 20년 후 여수룬과 함께 있는
자기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결코 흰소리는 아니다고 믿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그런 행운의 별을 잡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여러분이 일단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러분 자신을 믿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계신 많은 분들이 일본 유학을 다녀왔거나, 혹은 일본에서 직장 생활까지 했습니다.
이게 쉬운 일입니까? 저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글로벌화된
세상이라지만, 유학은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여기 계신 분들 가운데 여성분들에게는 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누구나 하는 일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실제로 주변을 돌아보면
그렇게 한 사람,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그것 만으로도 여러분은 대단한 분들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그 가치를 소중히 간직하기를 바랍니다. 농담으로라도 ‘누구나 해요
‘라고 말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 안주하면서 도전하지
못합니다. 특히 우리 회사에서 일본 유학을 갔다 오거나 생활을 한 사람은 대개 자기 혼자
힘으로 해냈더군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부모가 돈 대줘서 간 유학이 아닙니다. 대개
스스로 번 돈으로, 또 일본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 기간, 정말
소중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여러분은 여수룬에 들어와서 정말 힘겨운 시간을 견뎠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여수룬에서 이미 여러 사람이 중간에 그만뒀습니다. 그렇지만 여러분께서는
정말 힘들었던 시간을 견뎌내고, 환경을 개선해서 지금 어느 정도 안정된 환경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제가 여러분 나이에 결코 하지 못한 일입니다. 물론 저는 저대로 다른 많은 일을
이겨냈지만, 제가 이겨낸 환경이나 여러분이 이겨낸 환경이나 마찬가지로 중요하고
소중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스스로 만들어서 얻은 현재의 여러분 자신을 참으로 소중하고
가치 있게 대접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여전히 하나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훌륭한 리더입니다. 그리고 리더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사람은
큰 차이 없습니다. 자기 안에 소중한 다이아몬드를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은 자기 안에 있는 소중한 다이아몬드를 잊고, 자기 자신의 가치를 소홀히 여길까봐
그게 두렵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하나마나 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지금까지처럼 만 하면 1년 후, 혹은 2년 후, 혹은 3년 후, 혹은 5년 후,
혹은 10년 후, 여수룬에서 또는 다른 회사에서 정말 멋진 리더가 되어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제가 여러분 곁에 있다는 것도 여러분에게 또 저에게 큰 행운입니다. 저처럼 아주
탁월하지도 않고, 아주 무능하지도 않은 CEO가 있다는 것은 여러분에게 행운입니다. 또
여러분처럼 맡은 바 일을 책임지고 해낼 분들이 있다는 것은 저에게 행운입니다.
제가 실무를 아주 잘 했다면, 여러분은 정말 실무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또 제가 비전을
만드는데 턱없이 무능하다면 여러분 앞길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저는 적당히 게으르고, 또
적당히 비전을 만들어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여러분 기량을 발휘하기에 아주
적절한 환경입니다.
여수룬은 여러분에게도 저에게도 최적의 회사입니다. 그런 회사를 여러분이 선택했습니다.
또 그런 회사가 여러분에게 주어졌습니다. 이런 행운을 여러분이 편하게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이미 행운의 별을 쥔 리더입니다. 리더가 될 사람이 아니라 훌륭한
리더입니다. 여러분은 지금까지처럼 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혹시라도 나는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만 버리면 됩니다.

자기 자신을 리더로 대접하기

저는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굉장히 많습니다. 또 전달하고 싶은 경험도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 3주 째 그냥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습니다. 바쁘게 간다고 좋은 게
없으니까 그냥 제자리에서 준비만 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마음가짐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리더로서 자기 자신을 신뢰하기를 먼저 바랍니다. 부정적인 말은 애써
피하세요. 그리고 거울을 보고 소중한 자기 자신에게 매일 말해주세요. ‘정말 너는 남들이
하지 못한 유학 생활도 했고, 정말 좋은 회사를 선택했고, 어려운 시절을 견뎌냈어. 너는
훌륭한 리더야. 그리고 행운이 너와 함께 하고 있어’ 하고 말해주세요.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격려해주세요. 실제로 그렇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많이 칭찬해주세요. 그것이 자기
암시여도 좋습니다. 어쨌든 여러분은 리더로 대접받을 가치가 있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여러분 스스로 여러분을 리더로 대우하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리더입니다. 선택을
해야 하고, 결정을 해야 하는 리더입니다. 선택할 때는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결정할 때는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명령해야 할 때는 명령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에게는 그럴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여러분의 의무입니다. 여러분이 리더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그렇게 대접하기 전에 여러분 자신이 여러분을 리더로 대접하셔야 합니다.
리더로서 들으셔야 합니다. 리더로서 말하셔야 합니다. 리더로서 행동하셔야 합니다.
리더로서 선택하셔야 합니다. 리더로서 결정하셔야 합니다. 리더로서 지휘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 서로가 서로를 리더로 대접하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고 할
말은 아니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의 지휘력을 인정하시면서 서로서로 격려하고,
지지하시기 바랍니다. 조직에 그런 기풍이 쌓이면 그것이 힘이 됩니다.
저도 힘들 때가 많습니다. 안 하던 것 하려면 힘듭니다. 금요나눔도 힘 들고, 보고담당자
교육도 힘들고, 부서장교육도 힘듭니다. 그렇지만 저는 CEO니까 합니다. 어쨌든 하니까
저도 바뀌고 여러분과 관계도 바뀝니다. 저는 저 자신을 CEO로 대접한 것입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힘들지만 리더니까 그렇게 하는 겁니다.
여러분은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는 자질을 이미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도 여러분은 훌륭한 리더입니다.
앞으로 저도 많은 것을 여러분과 나누면서 여러분이 더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 것입니다. 제가 하는 노력만큼 여러분께서도 여러분 자신을
격려하시고, 칭찬하시고, 또 지금부터도 리더로서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행동이 바뀌면, 습관도 바뀝니다.
세부적인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기 전에 오늘 저는 여러분 자신이 리더라는 점을 먼저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미 훌륭한 리더이신 여러분!
앞으로 약간의 도움을 받아서 더 큰 리더로 성장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나눔 제목
리더로서 나의 강점 혹은 장점 세 가지를 소개해주세요.
[CEO 傳言]리더가 갖춰야 할 능력 2 – 선택 그리고 결정

여러분은 훌륭한 리더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맡은 부서 혹은 팀을 잘


이끌어 왔습니다. 또 지금 보다 훨씬 큰 조직을 맡겨도 잘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러분 안에 있는 능력을 조금 더 다듬는
일입니다. 비록 이미 갖고 있지만 갖고 있는 리더십을 더 잘 발휘하려면
아무래도 리더십을 좀더 잘 이해하고, 조금 더 훈련할 필요는 있습니다. 아무리
귀한 다이아몬드도 세공 하지 않으면 빛이 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은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인 결단력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리더는 결정해야 합니다.

리더와 일반 구성원의 차이는 결정력에 있습니다. 리더는 결정해야 합니다.


이 길로 갈 지, 아니면 저 길로 갈 지, 아니면 차라리 돌아갈 지 결정해야
합니다. 우스개 소리 있잖습니까? ‘이 산이 아닌가 벼’. 장수가 기치를 확실히
들고, 전군에게 호령했습니다. ‘저기다. 저 산이다. 저 산에 적이 숨어 있는 게
확실하다. 돌격! 돌격!’ 전군이 숨을 헐떡이며 총 돌격을 해서 산꼭대기까지
갔습니다. 적은 없습니다. 장수가 한 말이 이 말 입니다. ‘이 산이 아닌가 벼’.
이렇게 될 지라도 장수는 지시를 해야 합니다. 그냥 있을 수는 없잖습니까?
퇴각을 하든, 전진을 하든 결정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리더의 어려움입니다.
잘못 가면 엉뚱한 데로 갈 수 있지만, 그래도 결정을 해야 합니다.
사업부장은 결정을 해야 합니다.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늘리기 위해 수단을
선택해야 합니다. 방법을 결정해야 합니다. 리더는 ‘how’를 찾아야 합니다.
‘어떻게 할 것이냐?’는 방법을 찾는 것이 리더입니다.
지금은 내부를 안정시킬 것인가? 부서 시스템을 바꿀 것인가? 광고를 할
것인가? 광고를 한다면 어떤 광고를 할 것인가? 광고비를 증액할까? 새 상품을
발굴하는 쪽으로 할까? 납기를 단축할까? 발송일을 줄일 것인가? 기존 제품 중
어떤 것은 없애 버릴까? 홈페이지 메인은 적당한가? 사람을 늘릴 것인가?
아니면 줄일 것인가? 자동화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인가? 거래선을 바꿀 것인가?
등등 사업부장은 끊임없이 방법을 찾고 결정을 해야 합니다.
회의를 왜 합니까? 결정하려고 합니다. 토론하려고 회의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기업의 회의는 결정을 하기 위해서 입니다. 학자들의 토론은 가끔 토론
자체가 목표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업은, 아니 학술 토론이라도 결론을
낼 수 있으면 내는 것이 좋습니다. 회의를 인도하는 사람은 리더입니다. 리더는
역시 결정을 하기 위해 회의를 합니다.
리더는 고독할 수 있습니다. 또 리더는 두려울 수 있습니다. 결정이 틀리면
확실히 표가 납니다. 리더는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일반 구성원은
다릅니다. 생각나는 대로 말하면 됩니다. 결정에 책임을 지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리더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리더는 결정하는 사람입니다. 그것도 분명히 결정해야 합니다. 선택해야
합니다. 모호한 결정은 조직을 죽입니다. 결정은 명확하고 뚜렷해야 합니다. 뭐가
결정되었는지 모르게 해두면, 평가를 안 받아서 좋긴 하지만, 그것은 리더가 할
일이 아닙니다. 아주 분명하게 결정을 해야 합니다.
여수룬에서 제가 한 결정을 돌아봅니다.
저는 여수룬 초창기 영업대상을 프린트샵으로 정했습니다. 소매업이 아니라
도매업으로 자리를 매겼습니다. 그래서 캐치플레이즈도 ‘업자가 믿을 수 있는
애드프린트’입니다. 가격도 도매가격 입니다. 그리고 일관되게 그렇게 했습니다.
저는 네 가지 서비스 방침을 내놓았습니다. ‘가격은 싸게!, 품질은 좋게!
배송은 빠르게! 이용은 편리하게!’ 이것이 제가 내놓은 서비스 방침입니다.
회사에 영향이 있었을까요? 모르긴 몰라도 당연히 영향이 있었을 겁니다. 이런
방침과 결정은 콩나물 키우기와 같습니다. 콩나물을 키울 때 수시로 물을 줍니다.
콩나물에 물을 준다고 물이 머무르지는 않습니다. 그냥 흘러버립니다. 물은 그냥
죽 통과합니다. 그런데도 콩나물은 쑥쑥 자랍니다. 방침, 지침의 힘은 그렇습니다.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칩니다.
여수룬은 독자 프로그램 장보고를 만들었습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명함
판매 프로그램을 사서 쓰지 않고, 우리 회사의 힘으로 장보고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주문형 오픈마켓을 만들기로 했다가, 지금은 아이템 별 독자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결정을 바꾼 것입니다. 네, 저는 결정을 바꾸는 선택을
했습니다.
저는 나눔과 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나눔은 여수룬의 총 구성원이 7 명일
때도 했습니다. 지금은 부서장회의 형식을 통해서 부서장들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보고 담당자 교육을 했습니다. 그리고 곧 신입사원 교육과 중간 간부 교육을
하려고 합니다. 30 명 밖에 안 되는 회사로서는 꽤나 요란스런 일입니다. 이것을
저는 선택했습니다.
여수룬은 부서장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현재 명함사업부, 스티커사업부,
현수막사업부가 있습니다. 곧 전단사업부를 분리시킬 생각입니다. 그리고 또
봉투사업부가 생길 겁니다. 2011 년 말까지는 최소 9 개 사업부는 생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렇게 결정했습니다. 또 선택했습니다.
몇 가지는 실패했습니다. 또 몇 가지는 성공했습니다. 실패가 되든 성공이
되든 리더는 선택해야 합니다. 사업부장, 부서장은 리더입니다. 여러분도
결정해야 합니다. 결정하는 일이야말로 리더의 고유 권한입니다.
여러분의 결정이 필요합니다.
김미정 부장의 결정
김혜령 부장의 결정
정은정 부장의 결정
계기복 부장의 결정
최민경 팀장의 결정
서재훈 팀장의 결정
이 필요합니다.
자잘한 일상의 결정이 아니라, 한 부서의 흐름을 잡아갈 수 있는 결정이
필요합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이것이 김미정 부장이 내린 결정이라고 알 수 있는 것,
이것이 김혜령 부장이 내린 결정이라고 알 수 있는 것,
이것이 정은정 부장이 내린 결정이라고 알 수 있는 것,
이것이 계기복 부장이 내린 결정이라고 알 수 있는 것,
이것이 최민경 팀장이 내린 결정이라고 알 수 있는 것,
이것이 서재훈 팀장이 내린 결정이라고 알 수 있는 것,
이것을 정하는 것이 리더입니다.
지휘자의 결정이 명확하지 않으면, 혹은 정책이 명확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자기만의 색깔, 자기만의 노선이 명확해야 구성원들도
안심하고 따라 갑니다. 그 사람이 지휘할 때, 무엇이 결정되었는지를 명확하지
못하면 약간 곤란합니다. 결정사항은 좀더 명확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혹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여러분은 어떤 결정을 내리시려고 합니까?

여러분은 이미 정책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미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고 있는 일부터 정책으로 만드시기


바랍니다.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정책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 있으면
그 사람에게는 세계관과 철학이 있습니다. 인생관이 있습니다. 다만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을 뿐입니다. 여러분은 리더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있으면
다소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해도 철학이 있고, 정책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먼저 정리하십시오. 여러분의 생각을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체계가
잡히면 그것이 곧 정책입니다. 먼저 안정을 택하고 있습니까? 그러면 그것이
정책입니다. 혹은 확대를 계획하고 있습니까? 그것도 정책입니다. 혹은 신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까? 그것도 정책입니다. 살아 있는 조직은 어쨌든
움직입니다. 조직이 움직인다는 것은 정책이 있다는 것입니다. 방향 없이
움직이면 어쩌면 거기에는 우왕좌왕 하는 정책이 있습니다. 부서 안에 있는 그
어떤 것을 명확히 하고, 그것을 조직의 푯대로 삼는 것이야말로 가장 기본이
되는 정책입니다. 그것을 좀더 구체적으로 만드십시오. 그리고 그것을 명확하게
선언하십시오. 그러면 그것이 정책이 됩니다. 자기가 잘 하는 것, 자기 부서가 잘
하는 것을 먼저 정책으로 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명확히 하는 것, 일관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목표인지
아닌지 자기도 모르고 부서원도 모른다면 그것은 정책이 아닙니다. 그리고 한참
하는 것 같더니 어느 순간엔가 안 한다면 그것도 정책은 아닙니다. 일관되게
하면 정책이 되고, 결정이 되고, 또 사업이 됩니다.
열심히 하는 것은 무조건 좋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열심히 하다가 오히려
망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문제는 방향입니다. 문제는 정책입니다. 그냥
열심히 하는 것 말고, 여러분만의 정책이 필요합니다.
일관 되면 정책이 됩니다. 또는 비전이 됩니다
비전과 정책이란 것은 꼭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속적이고, 조직적이고,
통일적으로 추구하면 그것이 곧 비전입니다.
나는 상품의 다양성을 추구하겠다. 다양해지면 그것도 정책입니다. 다양하다는
것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나는 저가를 추구하겠다. 일관되게 저가를 추구하면 그것도 정책이고
비전입니다. 100 엔 샵이 모델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나는 속도를 추구한다. 그것도 일관되면 정책이 됩니다.
나는 편리함을 추구한다. 그것도 일관되면 정책이 됩니다.
저는 1990 년도에 애드게이터컹이라는 바탕화면 통제 프로그램으로 사업을
시작 했습니다. 이 당시 겉으로 보기에는 애드게이터컴이라는 서비스가
그럴듯했습니다.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으로 바탕화면을 통제하는
것이었으니까요. 바탕화면에 사이를 구축한다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좀 그렇죠?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강제로 뿌려대는 사이트는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사이트였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반드시 필요한
사이트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그 때 어떤 사람이 한 말이 정말 지금까지도 제
머릿속에 뚜렷이 새겨져 있습니다. ‘재미 있거나 없으면 안 될 서비스가 아니면
안 된다. 없는 것보다 있으면 좋은 사이트로는 안 된다’는 말 입니다.
애드프린트는 없어도 좋은 사이트였고, 때로는 있으면 불편한 사이트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꽤나 어려운 사이트였습니다. 그런데 당시로서는 획기적으로
보였고, 꽤 엄청난 기업도 긴가민가 하여 관심을 가질 때였습니다. 그 무렵 몇몇
회사가 접촉을 해왔습니다. 지금 기억나는 회사는 한게임, 메뉴판 닷컴
등이었습니다. 저는 우습게 생각했습니다. 한게임이며 메뉴판닷컴 등으로 무슨
사업을 한다고 그러냐 하고 꽤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1 년도 안 되어서
애드게이터컴은 망하고, 한게임, 메뉴판닷컴은 훌륭한 회사가 되었습니다.
이 분들은 감각적으로 명확한 비젼을 가졌습니다.
정보를 모으면 돈이 된다. 이 분들은 그래서 메뉴를 모아서 메뉴판닷컴을
만들었습니다. 게임을 모아서 한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취업정보를 모아서
인크루트며 잡코리아를 만들었습니다. 음원을 모아서 벅스뮤직을 만들었습니다.
어떤 분은 부동산 정보를 모았습니다. 어떤 분은 사이트 랭킹을 모았습니다. 이
분들은 정말 줄기차게 모았습니다. 이 줄기찬 행동, 일관된 행동이 곧
정책이었습니다. 정보를 모으면 돈이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일을 한 것입니다.
포탈 사이트 다음(DAUM)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당시에 반드시 메일이 뜬다는
비전을 가지고 일관되게 밀어붙였습니다. 약간 좀 그렇긴 한데요. 당시 다음
사장이 확신을 가졌다는 증거는 명확하지 않고, 약간은 어쩌다 보니였지만,
결과적으로 그랬습니다.
네이버는 정보 집적과는 좀 다르죠? 네이버는 정보 검색이 승부수라는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였습니다. 확실히 이것은 정책이고 비전입니다. 구글과 마찬가지
케이스입니다.
지금 여수룬은 어떤가요? 여수룬의 정책도 훌륭합니다. 우리도 이 점에서는
명확한 정책,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하여 해외 고객에게 직판’
이것이 우리 회사의 큰 줄기 정책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정책을 내세우고 일관되게 밀고 나갈 생각이신가요?

참모들의 능력을 빌리세요

리더는 결정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결정은 정말 힘듭니다. 이 때부터


사람들한테서 평가를 받기 때문입니다. 평가 받는 것은 누구나 싫어합니다.
그런데 리더는 평가를 받는 자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려워집니다. 또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런 스트레스를 잘못 처리하면 일도 제대로 못합니다.
여수룬 사업부장도 이제는 스트레스를 받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매출로 평가
받습니다. 이익으로 평가 받습니다. 당장은 9 월 1 일 현수막 사업부, 9 월 8 일
스티커 사업부, 9 월 15 일 명함 사업부 비전 설명회 때문에도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기업 활동이 취미 활동이 아닌 이상,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 받는 것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사업부장만이 아니라 다른 팀장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용을 줄이고, 1 인 당 처리건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평가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자리에 있는 리더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것은 완벽주의를 버리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경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평가에 목매지 말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걸리면 사람이 망가집니다. 살다 보면,
혹은 회사 생활하다 보면 일을 잘 할 수도 있고, 또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인생이란 게 평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습니다. 잘 될
때가 있고, 못 될 때가 있습니다. 부서의 성취는 개인이 잘 하고 못 하는데 100%
달려있지 않습니다. 승진할 때가 있고 때로는 하방 될 때가 있습니다.
남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면 다른 사람에게 뒤졌다고 생각될 때 견딜 수가
없어집니다. 설사 부서 성적이 안 좋아서 책임을 져야 할 일이 있다고 해도 자기
자신을 질책할 필요 없습니다. 잘 하고 못 하고가 억지로 되는 일은 아닙니다.
1955 년 국내 100 대 기업 중 50 년이 지난 2005 년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몇
개나 될까요? 답은 7 개 입니다. CJ(제일제당)을 비롯해서 LG 화학,
현대해상(동방해상보험), 한진중공업(대한조선공사), 대림산업, 한화, 한국전력이
여전히 100 대 기업에 들어갔습니다. 나머지 93 개 기업 CEO 였던 사람들은
유능하지 않았을까요? 100 대 기업이었다가 탈락한 93 개 기업의 대표였던
사람들은 무능한 사람이었을까요? 반대로 이전에는 100 대 기업이 아니었다가
새로 100 대 기업에 들어간 CEO 들은 반드시 유능한 사람이었을까요? 꼭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성공하는 기업들의 8 가지 습관》을 써서 책을 엄청나게 팔아먹은 짐
콜린스가 이번에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 책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성공의 요인을 살펴보면 운과 기회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경우가 많은데, 그 사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자기 능력과 장점을 과대평가 하는 사람은 자만하게 된다”

물론 사람의 노력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짐 콜린스 말대로 운과


기회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경우도 정말 많습니다. 이 말은 무슨 뜻입니까? 잘
되었다고 해서 자기가 노력해서 잘 되었다고 자만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말에서 더 중요한 교훈을 얻고 싶습니다. 안 되었다고 해서 너무
자책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리더는 신이 아닙니다.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성공하면
기뻐하세요. 그렇지만 실패했다고 해서 좌절하지는 마세요. 인생은 그야말로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습니다. 한두 가지 성과에 즐거워 하고,
한두 가지 실패에 좌절하지 마세요. 그저 자기 맡은 바 성의를 다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사업부장 하다가 성과가 좋아서 진급하면 즐거워 하세요. 더 큰 책임을 맡게
되면 기뻐하세요. 그렇지만 성과가 안 좋아서 설사 사업부장을 못 하게 되더라도
자책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여수룬만 해도 그렇습니다. 현재 여수룬은 사정이 나쁘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제 기반이 잡혔으니 발전할 겁니다. 그런데 여수룬이 현재에 이른 과정을 보면
그야말로 운이 90%는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위태위태했습니다. 여수룬이 문
닫지 않고 살아남은 것은 어쩌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솔직히 그런
점에서 저는 사표를 내야 할 경영자 아니었을까 반성하고 있습니다. 여수룬은
직원들의 헌신적 노력으로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2 년 여 계속된 엔고
현상으로 살아남았습니다. CEO 로서 저는 지독할 만큼 운이 좋았습니다. 잘 난
척 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저 자신이 무조건 한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 정도 운영할 수 있는 CEO 도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일본 직판에 대해 저만큼 아는 사람도 극히 드뭅니다.
조직 운영을 저 정도 할 수 있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사람에 대해 저만큼
아는 사람도 드뭅니다. 비전을 가진다는 면에서도 저만큼 되는 사람 많지
않습니다. 이것이 현실 아닐까요? 어떻게 보면 아무 것도 아니고, 또 어떻게
보면 대단하고. 이것이 또 여수룬의 모습이고, 또 일반적인 사람들의 모습
아닐까요? 이렇게 보면 사람은 특별할 것도 없고, 또 특별하지 않을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결정을 할 때도 조금은 두려움이 없어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CEO 전언(傳言)을 쓸 때 두렵습니다. 이것도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잘
썼네, 못 썼네 하는 평가를 즉각 받습니다. 이런 평가 좋을 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평가를 받기 이전에 저 자신이 압니다. 저 자신이 발표하다 보면
적당하네 아니네 하고 압니다. 제가 사람들 평가를 정말 많이 의식할 때는 이것
때문에 아주 고통을 당했습니다. 못 썼다 싶으면 자책이 아주 심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람이 다 그렇지 뭐. 좀 못 썼어도 상관이
없어. 내가 엉뚱한 소리를 했는데도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주 뜻밖에 좋은 뜻으로
받아들이기도 하니까. 저는 제가 할 바만 생각합니다. 받아들이는 것은 그
사람의 몫입니다. 저는 제 책임만 다할 뿐이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은 제가
책임질 몫은 아닙니다.
우리를 죽이는 것은 타인에 대한 의식입니다. 이것은 열등감 또는 우월감으로
나타납니다. 열등감과 우월감은 완전히 똑같은 것입니다. 열등감이 바뀌면
우월감이 되고, 우월감이 뒤집어지면 열등감이 됩니다.
훈련이 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은 이 열등감과 우월감 때문에 결정할 때 매우
힘들어 합니다. 사람은 완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별 것도 아닌데, 괜히 혼자
주눅이 들거나, 혼자 우월감에 빠집니다. 그냥 자기 생각을 방향으로 잡고 가면
되는데 끊임없이 남의 눈을 의식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습니다.
여기서 벗어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초기에는 이 방법을 쓰면 조금
편해집니다. 참모들의 도움을 받으세요.
여러분은 부족합니다. 저도 부족합니다. 사람은 다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 옆에는 돕는 사람이 있습니다. 대개 경우 일을 할 때는 혼자 하게 하지
않고 팀으로 움직이게 합니다. 서로 돕는 사람이 되게 한 것입니다. 결정할 때
잘못을 피하고 두려움을 피하려면 참모의 의견을 들으세요. 부서에 사람이 여러
명이 되면 반드시 팀을 둬야 합니다. 부서의 팀장이 바로 참모입니다. 부서 아래
사람이 많이 않아서 팀제로 갈 수 없을 때는 부서원 전체를 참모로 삼으면
됩니다.
부서의 계획을 수립할 때는 반드시 부서 사람들의 의견을 들으세요. 계획을
같이 짜시기 바랍니다. 특히 핵심 참모들의 의견을 들으세요. 사람이 많아지면
모든 사람의 의견을 다 들을 수는 없습니다. 핵심 참모들의 의견을 듣고, 자기
의견을 핵심 참모들로부터 검증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여기서도 똑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겠습니다. 많이 들으세요. 또 적절히
말하세요. 대화를 많이 하세요. 리더가 참모들과 이야기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거의 대부분 문제가 생깁니다. 회의를 정례화 하고, 운영 방향을 같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9 월 첫째 주, 둘째 주, 셋째 주에 있을 현수막, 스티커, 명함사업부
비전(사업)설명회를 아주 중시하세요. 절대 혼자 머릿속에서 계획을 짜지 마시기
바랍니다. 핵심 참모, 부서 인원이 적으면 부서 전원의 의견을 충분히 들으시기
바랍니다. 의견을 충분히 듣는 과정은 대화 과정입니다. 대화를 많이 하세요.
부지런히 의견을 나누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저나 혹은 다른 간부들
의견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이것도 지난 번에 말한 것입니다만, 터뜨리는 식으로 발표하면 절대 안
됩니다. 사업설명회는 이미 다 조율된 것을 발표하고 확인하는 자리여야 합니다.
회의를 잘 하는 리더는 회의에서 토론하지 않습니다. 회의를 잘 하는 리더는
회의를 확인하는 자리로 활용하는 사람입니다. 회의에서 토론하는 것은 멍청한
짓입니다. 회의는 무엇인가 를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무엇인가
결정하려면 충분히 상의를 해야 합니다. 충분히 상의하려면 평소에 의견을
충분히 나누어야 합니다. 회의에서 의견을 나누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만약 회의에서 의견이 충돌되면 표결을 합니까? 좋긴 하지만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니까 의견이 충돌하면 반드시 흠이 남습니다. 어쩔 수 없이 표결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업에서 그렇게 일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회의에서 의견을 들으려고 하는 것도 어리석습니다. 회의는 추인입니다. 회의
전에 사실상 모든 사항을 결정해놓고 들어오면 됩니다. 물론 그렇게 해도 회의
석상에서는 이러저러한 말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만, 그래도 사전에 충분히
토의하고, 검토하고 나서 들어오면 논쟁이 있더라도 가볍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번 9 월 사업 설명회도 그런 자리로 만드는 것이 리더입니다. 중요한
자리에 사람들 모아놓고 사전에 한번도 검토 안 한 내용을 던지는 것은 자칫하면
다른 사람의 중요한 시간을 뺏는 행위입니다. 사업 설명회 역시 리더십을
확립하는 과정입니다. 여러분은 비전 혹은 사업설명회를 왜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냥 연습 삼아 발표하는 자리입니까?
여러분은 리더입니다. 설명회를 한번 하더라도 목표를 뚜렷이 하고, 제대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명회를 하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물론 제가 목적을
설명한 적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라면 기왕 하는 설명회를 계기로 부서가
나아갈 바를 충분히 정리하겠습니다. 부서가 나갈 바를 정리하고, 그것을
납득시키고, 집행할 토대를 마련하는 자리로 삼겠습니다.
1 차로는 부서 안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토론을 하십시오. 어쩌면 가장
중요합니다. 부서원들, 부서원이 많으면 팀장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부서장 혼자
뛰어야 합니다. 리더는 사람의 힘을 모으는 역할입니다. 그 역할을 잘 하십시오.
열심히 뛰다가 돌아보니 자기 혼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시기 바랍니다. 팀장 혹은 부서장이 신날 때 부서가 제대로 됩니다. 팀장
부서장이 움직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그 환경은 계획을 같이
세우는 과정에서부터 생깁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주변 사람들과 충분히
조율하십시오. 여러분을 돕는 사람을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그렇게
많은 의견을 들으면서 여러분의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시 가장 훌륭한 리더는 회의 석상에서 다른 사람이 ‘네! 알았습니다. 잘
되길 빕니다’ 하고 결론 내리게 하는 사람입니다. 불가능할까요? 가능한 방법이
있습니다. 회의 혹은 설명회에 들어오기 전에 충분히 상의하는 것입니다. 의견이
다르더라도, 나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니까요.
사업부장, 그리고 리더 여러분께서 이번 사업설명회를 계기로 부서의 비전
또는 사업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충실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결정과 선택에 이르는 과정을 잘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번 비전발표회 혹은 사업설명회를 계기로 리더 여러분께서 작은 부서지만
경영 철학, 또는 정책을 뚜렷이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잘
정리되지 않으면 소통도 힘들어집니다.
저는 김미정 부장이 현수막 사업부를 어떻게 이끌어 가려고 하는지 잘
모릅니다. 또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저는 김혜령 부장이 스티커 사업부를 어떻게 이끌어 가려고 하는지 잘
모릅니다. 또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저는 정은정 부장이 명함 사업부를 어떻게 이끌어 가려고 하는지 잘 모릅니다.
또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저는 계기복 부장이 발송팀을 어떻게 이끌어 가려고 하는지 잘 모릅니다. 또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그나마 개발실과 경영지원실은 그나마 대화를 많이 하니까 조금 압니다. 물론
개발실과 경영지원실도 구성원 전체를 상대로 자기만의 비전을 좀더 잘 알릴
필요는 있습니다.
이거 정말 중요합니다. 리더는 자기의 생각, 자기의 계획, 자기의 꿈, 자기의
비전을 다른 사람에게 많이 그리고 분명히 알려야 합니다. 예측할 수 있는 미래.
이것을 보여줘야 따라가는 사람이든, 지원하려는 사람이든 자기가 생각해서 해줄
수가 있습니다.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 그것은 다른 사람을 준비시키는
행동입니다. 주변 사람을 준비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리더는
결정하는 사람입니다. 또 리더는 갈 길을 보여줘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길로 사람들을 이끌고 가야 합니다. 그 때 예측할 수 있는 길로 이끌어야
사람들이 안심합니다.
저는 회사 재정 운영상태를 그래서 계속 보고합니다. 제일 중요한
문제이니까요. 그리고 저의 계획을 계속해서 알려줍니다. 여러분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조직원들에게 일일보고서를 작성하라는 것은 그런 의미이기도 합니다. 특히
리더의 보고서는 그런 의미를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형식을 일일보고서로
하면서 리더의 계획, 리더의 꿈, 리더의 비전, 리더의 고민을 꾸준히 알려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그냥 단순 보고에 그치고 맙니다.
이번을 계기로 부서장 자신의 비전, 꿈, 계획을 가짐과 동시에 다른 사람도
알 수 있도록 해보시기 바랍니다.
알 지 못하면 도와줄 수도 없습니다.(*)
8월18일

[CEO傳言] 부서장이 빈둥거릴 수 있는 환경 만들기

저는 요즘 꿈이 분명해졌습니다. 꿈이 새로 생긴 것은 아닙니다. 그 전에도 가지고


있었지만, 요즘 분명해졌다는 뜻입니다.
요즘 저는 『대망(大望)』이란 소설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야마오카
소하치(山岡莊八)가 쓴 대하소설입니다. 원래 제목은 『德川家康(도쿠가와 이에야스)』입니다.
제목 그대로 14세기, 140년 간 하루도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일본의 전란을 종식시키고
일본 통일을 완성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일대기를 쓴 소설입니다. 정말 유명한 소설입니다.
한국에서도 빅히트를 기록하여, 한 때는 대망경영이니 뭐니 하면서 정치인이며 경제인이라면
이 소설 정도는 읽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여겨진 소설입니다. 야마오카 소하치는 이
소설을 1950년 3월부터 1967년 4월까지 무려 17년1개 월에 걸쳐 홋카이도신문, 도쿄신문,
주니치신문, 서일본신문에 연재했습니다. 원고지 17,400장 분량입니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가 26년 간 3만 매 이상 원고 분량으로 쓰여진 것을 감안하면, 17,400장도 꽤나
장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소설을 23세 때, 서울구치소에서 읽었습니다. 학생운동 하다가 구속되었을
때였습니다. 그 때 이 소설을 읽고 매우 감동을 받았습니다. 워낙 긴 소설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과 함께 언제 끝나나 하고 꽤 지루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소설을 읽은 후
일본인의 정서나 일본 중세사를 이해하려면 이 책은 꼭 읽어야 한다고 사람들에게 소개하곤
했습니다. 물론 23세 때 읽었으니까, 기억하고 있는 내용도 극히 단편적입니다. 그 때 읽고
난 뒤, 도쿠가와 이에야스 관련 여러 서적을 뒤적이면서 가지게 된 생각과 뒤범벅이
되어버렸습니다만. 그 때 남은 뚜렷한 기억은 두어 가지입니다. 일본의 영주가 지배하는
영지를 국(國)이라고 부르고, 영주의 아들을 세자라고 부를 만큼 독립되었다는 점과 당시
유럽의 총포 숫자를 다 합친 것보다 많은 총포를 일본이 갖고 있었다는 정도의 기억입니다.
물론 또 다른 몇 가지 아련한 기억들이 남긴 했지만, 좋았다는 기억으로 합쳐졌을 뿐 뭐가
좋았는지는 뚜렷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저는 언젠가 이 책을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2000년부터 계속 일본 관련 일을 하면서 그 생각이 더
강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영화나 음악도 마찬가지지만, 책도 읽는 사람의 형편과 조건에 따라 다가오는 감동이나
느낌은 전혀 다릅니다. 이번에 이 소설을 읽으면서는 아무래도 제가 CEO니까 CEO
입장에서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관심사가 기업에서 구성원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였기 때문에 인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점을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점에서는 저 나름대로 많은 것을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점은 나중에 다른 기회에
또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하나 깊은 감동을 받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전란 종식 이후 일본 선각자들이 해외진출에 애쓰는 태도였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1542년에 태어나서 1616년에 사망했습니다. 이에야스가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정권을 잡은 것이 1600년입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1592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났으니, 기억하기가 매우 좋습니다. 이에야스가 50세 되던 해,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을 침략했으니까요. 이 시대 한국은 임진왜란으로 대표되니까 자연스럽게
선조, 광해군 등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영국이 스페인 무적함대를
격파하던 때(1588년)입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1533~1603) 시대였습니다.
이에야스가 집권 중이던 1600년에 일본은 이미 네덜란드와 수교를 합니다. 또 이 무렵
일본이 만든 배가 태평양을 횡단해서 멕시코에 다녀옵니다. 소텔로라는 선교사가 일본에
서양식 병원을 짓습니다. 네덜란드배, 영국배, 스페인배가 수시로 일본에 들락날락 합니다.
전란이 끝난 일본을 놓고 일본의 선각자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는
바다를 놓고 겨루고 있다. 좁은 일본 땅을 놓고 겨룰 때가 아니다’. 그리고는 영국 사람을
데리고 오고, 표류해서 일본에 온 네덜란드 사람을 활용해서 태평양을 횡단하는 배를
만듭니다. 그리고 이 시대에 이미, 현재의 베트남, 인도, 태국 등에 일본인 거주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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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듭니다.
저는 솔직히 이 일본의 선각자들의 포부가 부럽습니다. 1600년에 일본땅을 벗어나서 해외
거주지를 개발하고,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네덜란드 등과 교류 했습니다. 멕시코를
방문했습니다. 일본의 기술력이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이 무렵 조선은
오로지 중국과만 관계를 트고 있었을 뿐 세계와 전혀 교류가 없었습니다. 중국과 일본에
갇혔다는 지형의 한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조선이 그런 상황일 때, 이에야스
정권은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지배자와 이미 공문을 주고 받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선각자들은 너무나 당연히 바다를 넘어 전세계로 달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전통은 무섭습니다. 그 때의 경험이 19세기 일본의 메이지 유신을 가능하게 했다고
봅니다. 19세기 일본인들은 해외로 나가는 것이 두렵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이미 다닌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도쿠가와 막부는 이에야스 이후 3대 때부터 쇄국정책으로 돌입해서
세계와 교류를 스스로 끊었지만, 그래도 19세기 일본인들은 개혁을 할 때, 아주 쉽게 외국의
경험을 받아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감동 위에 저도 제 꿈을 더 분명히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의 꿈은 인터넷의 바다에 장보고호 1만 대를 띄우는 것입니다. 1만 대 장보고호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일본에서 중국으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영국으로, 영국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나이지리아로, 나이지리아에서 한국으로
전세계 바다로 항해할 것입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보내는 장보고호는 100대, 300대 아니면 500대가 될 지도 모릅니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보내는 장보고호도 아마 100대, 300대 아니면 500대가 될 지도 모릅니다.
중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장보고호도 100대, 300대 아니면 500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육지에 대비되는 바다는 유한하지만, 인터넷 바다는 무한합니다. 무한 인터넷 바다로
장보고호 1만 대를 띄우는 것이 제 꿈입니다.
우리에게 국경은 그저 상징일 뿐입니다. 인터넷 때문입니다. 넘어보지 못한 사람에게
국경은 여전히 언어와 물류 장벽의 상징입니다. 그렇지만 한번 넘어본 사람에게는 국경은
그저 나라와 나라를 구분하는 단어일 뿐입니다. 여수룬은 이미 한국과 일본의 국경을 자기
집 문간처럼 넘나들고 있습니다. 제가 인터넷을 이용한 일본 직판이라는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나서 여러 기회를 통해 여러 사람에게 이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이 비즈니스 모델을 듣고 참 좋다고 하면서도 막상 이 비즈니스를 실제로 하는 사람은 별로
못 봤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국경은 넘지 못할 장애물일 뿐입니다. 반면 우리에게는
국경이야말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그야말로 소중한 경계입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이
경험과 능력은 정말 소중합니다.
그리고 여수룬에는 초강력 조선소가 있습니다. 이 조선소에서 지금까지 겨우 장보고 한
대만 건조했습니다. 올해 말까지도 겨우 또 한 대를 건조할 계획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내년에는 5-6대 건조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더 빨리 건조할 수 있습니다.
장보고호를 또 다른 형태로 개조해서 갈 지, 아니면 현재 상태로 갈 지 그건 확실하지
않지만, 어쨌든 우리는 1만대 가까운 장보고호를 인터넷 바다에 띄울 겁니다. 아니면 장보고
기술을 기반으로 획기적인 사업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물론 무리는 하지 않습니다. 꿈이 1만 대 장보고호를 띄우는 것이라고 해도, 출발은
한걸음 한걸음 입니다. 어쩌면 앞으로 5년 정도는 여전히 한 대 한 대 만들어서 나갈 지도
모릅니다. 더 빨라질 지 어떨 지도 모릅니다. 다만 목표는 그렇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장보고 1만 대를 띄울 수단을 찾아낼 것이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목표가 좀더
구체화 될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경험과 우리 조선소를 활용하면, 인터넷 무한 바다에 1만 대의 장보고를
띄우는 것은 시간이 걸릴 지 모르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반이 잡히고 있습니다.

회사를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는 자본과 기술과 사람입니다. 여수룬에는 지금 세 가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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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충족되고 있습니다.
재정 문제를 봅시다. 제가 아직 정확히 확인을 못했습니다만, 제가 가지고 있는 통계로
보면, 6월부터는 사실상 월간 손익분기점은 넘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 표를 한번 보시죠.

전년동월
매출 환율 환전액 한국경상비 손익 누적손익
대비증가액
2009 1 7,900,456 5,180,076 1544.27 122,004,372
2 7,780,196 4,340,106 1569.09 122,078,277
3 10,720,965 6,786,686 1347.06 144,417,831
4 12,825,741 8,407,226 1320.37 169,347,236
5 10,314,907 4,616,129 1319.78 136,134,080
6 13,901,292 6,895,210 1323.53 183,987,770
7 13,366,324 6,777,223 1285.42 171,813,402
8 12,233,105 7,096,473 1338.11 163,692,401
9 14,895,526 8,654,124 1305.29 194,429,811
10 16,009,030 8,123,399 1299.67 208,064,560 240,000,000
11 14,016,623 6,413,694 1304.30 182,818,814 240,000,000
12 14,803,301 6,994,752 1256.10 185,944,264 240,000,000
2010 1 14,591,447 6,690,991 1281.85 187,040,463 240,000,000 (52,959,537) (52,959,537)
2 15,502,404 7,722,208 1297.15 201,089,433 240,000,000 (38,910,567) (91,870,103)
3 18,433,715 7,712,750 1198.51 220,929,918 240,000,000 (19,070,082) (110,940,185)
4 19,682,293 6,856,552 1176.03 231,469,670 240,000,000 (8,530,330) (119,470,515)
5 17,922,043 7,607,136 1296.16 232,298,353 240,000,000 (7,701,647) (127,172,163)
6 19,123,787 5,222,495 1356.74 259,460,068 240,000,000 19,460,068 (107,712,095)
7 18,638,194 5,271,870 1372.22 255,757,026 240,000,000 15,757,026 (91,955,069)
8 18,233,105 6,000,000 1300.00 237,030,365 230,000,000 7,030,365 (84,924,704)
9 20,895,526 6,000,000 1300.00 271,641,838 235,000,000 36,641,838 (48,282,866)
10 22,009,030 6,000,000 1300.00 286,117,390 240,000,000 46,117,390 (2,165,476)
11 20,016,623 6,000,000 1250.00 250,207,788 235,000,000 15,207,788 13,042,311
12 20,803,301 6,000,000 1250.00 260,041,263 235,000,000 25,041,263 38,083,574
2011 1 20,591,447 6,000,000 1150.00 236,801,641 235,000,000 1,801,641 39,885,214
2 21,502,404 6,000,000 1150.00 247,277,646 235,000,000 12,277,646 52,162,860
3 24,433,715 6,000,000 1150.00 280,987,723 245,000,000 35,987,723 88,150,583
4 25,682,293 6,000,000 1150.00 295,346,370 245,000,000 50,346,370 138,496,952
5 23,922,043 6,000,000 1150.00 275,103,495 245,000,000 30,103,495 168,600,447
6 25,123,787 6,000,000 1150.00 288,923,551 250,000,000 38,923,551 207,523,997
7 24,638,194 6,000,000 1150.00 283,339,231 250,000,000 33,339,231 240,863,228
8 24,233,105 6,000,000 1150.00 278,680,708 250,000,000 28,680,708 269,543,936
9 26,895,526 6,000,000 1150.00 309,298,549 260,000,000 49,298,549 318,842,485
10 28,009,030 6,000,000 1150.00 322,103,845 260,000,000 62,103,845 380,946,330
11 26,016,623 6,000,000 1150.00 299,191,165 260,000,000 39,191,165 420,137,494
12 26,803,301 6,000,000 1150.00 308,237,962 255,000,000 53,237,962 473,375,456

이 표는 아주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대략은 맞으리라고 봅니다. 우리 회사는


현재 미지급금이 남아 있어서 매달 손익을 계산하기는 꽤 복잡합니다. 그래도 월간으로
따지면 대략은 맞으리라고 봅니다.
이 표에서 보면, 월간으로는 올해 6월과 7월에도 약간은 흑자가 난 것 같습니다. 물론
환율의 영향이 매우 컸습니다. 그리고 9월 이후는 대체로 꽤 큰 폭의 흑자가 납니다.
여러분도 알아두면 좋은 변수나 상수가 있습니다. 다른 조건을 사상시키고 보면, 우리
회사의 특정한 달의 매출은 그 전해 같은 달 매출에 7백 만 엔이 늘어난 금액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2009년 8월 매출은 2008년 8월 매출보다 7백 만 엔이 늘어난 금액이
라고 보면 됩니다. 2010년 8월 매출은 2009년 8월 매출보다 7백 만 엔이 늘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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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액이라고 보면 됩니다.
현재 이 표에서는 앞으로 예상 매출을 전년도 동월 매출보다 700만 엔이 아니라 600만
엔만 증가한 것으로 잡았습니다. 최근 12개 월 평균은 7백 만 엔입니다. 보수적으로
추정했습니다. 현수막 사이트 증가분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신상품 등록도 없다고
간주했습니다. 역시 보수적으로 추정했습니다. 환율은 12월 말까지 1250으로 잡았습니다.
보수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표를 토대로 보면 내년 3월 시점에서는 환율이 1:10으로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재정면에서 큰 문제는 없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내년 3월 이후는 새 사이트가
계속 오픈되게 됩니다.
솔직히 이 표를 보고 있으면 여수룬의 생존은 기적입니다. 환율 때문에 산 기업이라고
해도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여수룬은 보이지 않는 힘의 도움으로 살아남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이제 여수룬은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장보고 1만 대를 인터넷의
바다에 띄울 수 있는 물질적 토대는 갖춰져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기술 축적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현수막을 탑재한 장보고호는 무리 없이 운항되고
있습니다. 정말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 우리 모두가 많은 것을 참으면서 장보고 개발을
지원했고, 그 결과 우리 내부에 기술이 축적되었습니다. 기술은 일단 축적되면 시간이
갈수록 더 빨리, 더 고도화됩니다. 이것은 기술발전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가속도가
붙습니다. 자본, 기술, 사람 중 자본은 미약하나마 자립할 수 있는 근거가 확보되었고,
기술도 결코 미약하지 않는 상태로 우리 내부에 1차 축적되었습니다.
쇼핑몰 하나 가지고 뭘 그러냐고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우리 것이 소중한
것이여’라는 말로 대답하고 싶습니다. 나무 위의 새는 아무리 많아도 우리 것이 아닙니다.
우리 것은 오로지 우리 손에 들어온 새 한 마리 뿐입니다. 나무 위에 있는 새가 아무리
많아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우리 손에 들어온 그 새 한 마리입니다. 설사 허접하다고
해도 저는 여수룬이 온전히 통제할 수 있는 쇼핑몰이 더 좋습니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월등한 쇼핑몰이라고 하더라도 남이 만든 것은 내가 통제할 수 없습니다. 그것보다 허술해도
우리 것이 더 좋습니다. 허접한 것도 그런데 하물며 장보고는 제가 지금까지 본 쇼핑몰
프로그램 가운데 매우 뛰어납니다. 저도 지금까지 10여 개의 쇼핑몰을 만들었고, 또
운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도 쇼핑몰의 미래를 볼 줄 압니다. 장보고에는 수 많은
쇼핑몰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장보고는 뛰어난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확장성과
미래지향성이라는 점에서는 압도적입니다.
장보고에는 분산과 집중이라는 두 과제가 잘 통일되어 있습니다. 장보고는 개별 아이템에
맞게 상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여러 개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블러그 처럼 중앙에서 한꺼번에 통제할 수 있도록 구축되고
있습니다. 이런 요소 말고도 유저 인터페이스 면에서 월등합니다. 여수룬에 이런 기술이
축적되고 있다는 사실은 여수룬 앞날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서장이 실무에서 벗어나세요.

자본과 기술과 더불어 기업의 토대를 이루는 또 하나 삼각축이 바로 사람입니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정말 믿음이 생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걱정이 됩니다. 정리하다 보니 지금 제가
하는 말은 계속 되풀이 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잘 알면서도 계속 이 말을 되풀이 하는 것은,
저를 포함해서 우리 전부가 갖춰야 할 것을 좀더 몸으로 깨닫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못 하는 이유는 우리가 해야 할 바를 모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 마음 속에 그
마음이 강하게 자리잡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자신의 마음에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열망이 생기기를 바라기 때문에 계속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여수룬의 사람들은 정말 훌륭합니다. 물론 부분부분 결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정말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세상에 결점이 없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보면, 여수룬의 사람들은 세상 어느 조직 구성원보다 훌륭합니다.
우선 책임감이 뛰어납니다. 맡은 바 역할을 펑크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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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합니다. 정신이 건강하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왜 이토록 정직하고, 책임감 강하고, 건강한 사람들, 그리고 책임자들이
일을 처리하거나 사람들을 대할 때, 때로는 상당히 부정적이고, 방어적일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정말 깊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한 일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여수룬의 환경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여수룬의 환경을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일하기에는 정말
열악합니다. 특히 부서장들을 둘러싼 환경은 더욱 열악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서장들이
자기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또 부서원을 돌보고, 자기를 개발할 환경은 전혀 못
되었습니다. 어쩌면 맡은 일을 펑크 안 내기도 힘겨울 정도의 환경이었습니다. 프로그램도
정상이 아니고, 재정도 안정되지 않았습니다. 급여도 조금씩 밀리고, 주문-재주문으로
이어지는 과정도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불량 처리도 쉽지 않았습니다. 편할 수가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이 환경에서 즐겁게 일하는 것이 전혀 쉽지 않았습니다. 이 점 CEO인 제가
사과 드려야 할 사항입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새로운 상황이 열립니다. 앞서 말씀 드린대로 재정이 안정됩니다.
그리고 기술도 충분히 지원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부서장들께서 바뀐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시고, 기분을 전환하셨으면 합니다. 어려웠던 시절은 이제 지나갑니다. 이미 지나간
것은 다 지나갔으므로 그 시절의 정서도 같이 지나가게 뒀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밝은 정서,
긍정의 정서, 희망의 정서를 마음에 담고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장보고호 1만 대가 인터넷의 무한 바다를 항해할 때, 그것을 현재 사업부장들과
같이 지휘하고 싶습니다. 처음에 같이 고생한 사업부장, 부서장, 그리고 직원들과 그 성과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현 사업부장 혹은 부서장들께서 현재 사업부의 길을 잘
닦아주기를 진심으로 원하고 있습니다.

김구 선생이 애송한 서산대사의 야설(夜雪)이 생각납니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 눈 덮인 들길 걸어갈 제
不須湖亂行(불수호란행) – 행여 그 걸음 아무렇게나 하지 말세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 오늘 남긴 내 발자국이
燧作後人程(수작후인정) – 마침내 뒷 사람의 길이 되리니

다른 부서장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지금 사업부장들은 앞으로 올 사업부장들이 가야 할


길을 먼저 가는 분들입니다.
저는 그냥 일반 기업처럼 여수룬을 운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잘 훈련되고, 일 잘 하는
사람을 뽑아 부장을 시켜서 매출을 증대시키고, 그 열매를 새로온 사람이 거두는 식으로
운영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능력 있는 사람이 일하러 오겠다고 하면 막을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또 우리는 능력 있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뽑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기본으로는 현재까지 같이 온 부서장들이 성장하고 지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다음의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저는 저대로 노력하지만, 사업부장과 부서장들도 나름대로 혼신의
힘을 다해서 자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1만 대 장보고호의
선장들을 지휘할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다행히 상황은 좋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부서장, 특히 사업부장들이 자기를
개발하고, 능력을 키울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자기를 개발하고, 능력을 키운다는 것도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공장에서 일하면서 공부하여 사법고시 붙는 괴물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은 우리 모델이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보통 사람입니다. 그런 괴물은
신문에 나는 특별한 사람입니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초인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를
개발하고, 능력을 키우려면 그에 맞게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여수룬 사업부장과
부서장들은 실무를 차질 없이 처리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정말 하루 종일 데이터와 씨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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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판해도 제시간에 퇴근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를
개발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입니다.
그렇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이제는 상황을 바꿀 수 있습니다.
옆에서 지켜본 바, 명함사업부도 이제는 정상 근무로도 제시간에 퇴근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현수막 사업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티커 사업부가 오히려 조금 빡빡하다고
여겨집니다. 발송팀도 약간 어렵긴 합니다. 그러나 재정이 안정되고, 또 여러 가지 경험을
잘 활용하면 이 상황을 더욱 호전시키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호전시키는 것이야말로 사업부장과 부서장이 제일 먼저 착수해야 할
일입니다.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작업 환경을 개선해서 사업부장
자신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 이것이 현 단계에서 각 사업부장과 부서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제일 좋은 것은 사업부장과 부서장이 실무에서 손을 떼도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업부장과 부서장이 실무에서 손을 떼고, 겉으로 보기에는
건들건들 돌아다닐 수 있는 체제가 사실은 가장 좋은 체제입니다. 사업부장과 부서 책임자가
실무 때문에 정신 없이 바쁜 조직이 제대로 된 조직일 리는 별로 없습니다.
사업부장과 부서장은 설계자 입니다. 생각하고, 구상하고, 조정하는 것이 직분입니다.
사람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천재가 아닌 다음에야 실무에 시달리면서, 생각하고,
구상하고, 기획하고, 부하를 육성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사업부장이나 부서장이 해야 할 가장 핵심 과제는 무엇입니까?
비전을 만드는 것 혹은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은 부서원을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사업부장이나 부서장 등 책임자가 실무를 잘 하면 나쁠 것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실무 잘
하는 것이 부서 책임자의 필수조건은 아닙니다. 부서의 대표는 실무를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잘 아는 것, 아니 잘 이해하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사업부장이나 부서장이 실무에
매달리면 날 샌 조직입니다. 설계자가 실무까지 잘 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부서의
책임자가 실무를 전혀 못 한다고 하면 그것도 문제이긴 합니다만, 결정적인 문제는 아닙니다.
대신 사업부장이나 부서장이 실무는 잘 하는데, 사업을 기획하지 못하고, 비전을 세우지
못하고, 전체를 바라보는 눈을 가지지 못하고, 사람을 성장시키지 못하면 그건 결정적인
문제입니다.
그런데 비전을 세우고, 사업을 기획하고, 사람을 성장시키려면 그 자신이 크게 성장해
있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합니다.
제가 두 번 째 전언에서 말씀 드렸습니다. 입력이 없으면 출력도 안 된다고. 비전과
계획은 절대로 쥐어짜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물이 불면 자연스럽게 방죽을 넘습니다.
억지로는 안 됩니다. 비전과 계획도 마찬가지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비전과 계획과
부하를 성장시키는 능력 등은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많은 경험과
많은 공부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지혜와 지식이 자기 머리 용량을 넘어서 나오는
것이 비전과 계획입니다. 그러므로 사업부장과 부서장에게는 공부하고, 생각하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여유 시간이 필요합니다.
부하를 성장시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을 어떻게 성장시킵니까? 가르쳐서
성장시킵니까?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사람은 완악합니다. 가르쳐준다고 감사합니다
하고 받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아이를 키워보면 절실하게 느낍니다. 서너 살만 되어도
벌써 ‘내가 할 거야’ 합니다. 13~14세만 되면, ‘나도 알거든’ 합니다. 이게 인간입니다.
가르쳐준다고 고마워하기보다 마음속으로는 고깝게 여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아이들도
그런데 나이가 거의 같은 동년배들끼리 무얼 가르치겠습니까? 어떻게 부하를
육성하겠습니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입니까? 자기가 성장하는 것입니다. 물론 가르치는 행위를
포기하면 안 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본인이 성장하는 것입니다. 성장하는 상사의
모습을 보면서 부하도 성장합니다.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부모 밑의 아이는 공부 잘 합니다.
자녀에게 대화법을 가장 잘 가르쳐주는 법은 무엇입니까? 대화법 특강을 듣게 하면
대화를 잘 할까요? 대화법 책을 사주면 대화를 잘 할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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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 대화법을 구사하는 것입니다. 자녀와 이야기를 정확하게 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훌륭한 대화법 교육입니다.
자녀에게 가정의 중요성을 가장 잘 가르쳐주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가정의 중요성을
충분히 이야기해주면 좋을까요? 아니면 가정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는 사회교육기관에
다니게 하면 될까요?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가정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됩니다. 자녀 스스로 가정이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가정의 소중함을
배웁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부하를 육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입니까? 세미나에 참여하게 하면
좋을까요? 회사 생활 방법론 책을 사주면 좋을까요?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상사가 훌륭한
조직인이 되는 것입니다.
상사가 회사를 사랑하세요. 상사가 일을 즐겁게 하세요. 상사가 조직 CEO의 지시에 잘
따르는 본을 보이세요. 또 상사가 조직원으로서 다른 조직원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법을 잘
보여주세요. 또 상사가 부서의 장으로서 비전을 세워나가는 방법을 보여주세요. 또 상사가
부하와 올바른 대화를 하도록 노력하세요. 이것이 부하를 양육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이를 위해서 부서의 대표는 스스로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여유가 있어야 일이 즐겁고,
일을 사랑하고, 또 회사 사람을 만나는 것이 기쁩니다. 사업부장, 부서장이 일에 치여서
행복하지 않은데, 부하들이 행복할 리가 있겠습니까? 사업부장, 부서장이 실무에서 해방되는
조건, 이 조건을 만드는 데서부터 출발합시다.
이제 여건은 되었습니다. 여건이 다소 미비하면 방법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방법을 찾는
것도 리더가 해야 할 일입니다. 방법은 반드시 있습니다. 환경을 탓하지는 마세요. 비록
우리는 보통 사람입니다만,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고 한 이순신 장군의
정신은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12척의 배가 아니라, 적과 싸울 수 있는
충분한 배가 있습니다. 환경을 탓하지 말고, 방법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이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저도 무수히 많은 사람을 만났고,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 자신이 확인했습니다. ‘사람은 해결하지 못 하는 문제는 제기하지
않습니다’. 지금 제가 사업부장과 부서장 여러분에게 실무에서 손을 뗄 환경을 만들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이 문제는 사실상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제부터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과정입니다. 사업부장, 혹은 부서장들께서는 계획을
세워서 실무에서 손을 떼는 절차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실무는 과감하게 이관하시기
바랍니다. 과감하게 입니다. 방법은 찾으세요.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부서
안에도 있고, 자기 부서 바깥에도 있고, 회사 바깥에도 있습니다. 더 자세하게 말할 사항은
아닙니다.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주변 환경을 바꾸고, 활용해서
사업부장과 부서장들은 실무에서 빨리 손을 떼시기 바랍니다. 그런 환경을 구축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차라리 노세요. 지금까지 전혀 그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는데, 지금 이렇게
말하는 것은 좀 무책임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부터는 실무에서 손을 뗄
계획을 세워주세요.
그리고 놀고, 여유를 갖고, 자기를 잘 돌보고, 자기를 성장시킬 계획을 짜시기 바랍니다.
사업부장과 부서장이 여유를 가질 수 있어야 부하들도 단순 반복 작업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때가 될 때까지 잘 참은 것은 여러분이 참 잘해준 일입니다. 이제 때가 되어 사업부장과
부서장이 조직의 책임자 역할을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 이것이 이제 여러분에게 요구되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지휘자의 역할을 생각하게 하는 고사를 인용하면서 마치려고 합니다.
초한지의 영웅 유방이 항우를 제압하고 왕이 되었습니다.

유방과 한신이 장군들의 재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한신에게 자기가 장군으로서 자질


이 어떠한지를 물어본 일이 있었습니다.

7
“내가 장군이라면 몇 명의 병사를 지휘할 수 있겠는가?”
“폐하께서는 10만 명의 병사를 지휘하실 수 있겠습니다. 그 이상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대는 어떻겠는가?”
“저라면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多多益善(다다익선)]
“그렇다면 그대처럼 용병이 뛰어난 이가 어찌하여 나에게 붙잡히게 되었는가?”
“폐하는 장병을 거느리는 장수는 될 수 없으나 장수들을 이끄는 장수는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폐하에게 잡히게 된 이유입니다.”
多多益善(다다익선)이라는 고사가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사업부장 여러분과 부서장 여러분이 부서의 팀장을 지도하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사업부장과 부서장이 노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을 빨리 만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여유 있는 상황 속에서 1만 대 상선을 지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8
8월25일

1. 출근 시간 지키기
2. 금요나눔 시간 지키기
3. 재택근무의 근무일 반영건
4. 10월 11일(월) 회사 전체 나들이
5. 마케팅 담당자 교육 및 학습회
6. 월 별 부서 실적 평가회의
7. 마지막 주 부서 회의 – 생활 나눔 포함
8. 부서별 부서장의 비전(계획) 발표회

[CEO傳言] 미래 지향의 보고

저는 요즈음 각 부서의 상황을 잘 알 수 없는 형편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이


현상은 사업부제를 채택한 뒤에 나타난 일은 아닙니다. 독립 운영을 전제로 한 사업부제여서
조금 더 심해지기는 했지만, 이전에도 부서나 팀의 상황을 잘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물론 굳이 상황을 알려고 하면 방법은 많습니다. 보고와 체크를 과제로 하는 부서장
회의를 신설할 수도 있습니다. 각 부서마다 다음 주에 뭘 할 지 보고를 하고, 점검하고,
평가하고, 새로운 지침을 내리는 방식입니다. 그야말로 옛날 방식입니다. 저는 정말 하고
싶지 않은 회의 방법 입니다. 신입사원도 아니고 직업 경력이 몇 년은 된다는 대리, 과장
이상 직급자들을 데리고 실무체크를 한다는 것은 참 따분한 일입니다. 제가 부서장과 매 주
일 대 일 면담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도 꽤나 성가신 방법입니다. 내부 게시판에
부서장들이 매 주 한 번 상황을 보고하게 규정 할 수도 있습니다. 부서장들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입니다. 부서장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지휘자입니다. 부서장은
말하자면 프로축구단 감독입니다. 감독은 선수 선발권을 제외하고는 선수 기용, 작전에 대해
전권을 부여 받습니다. 그리고 성적으로 책임집니다. 그런 부서장들과 일하면서 보고해라
말아라 하는 것은 좀 유치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부서장급의 보고는 CEO에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서장이
책임지는 보고의 의미는 실무자의 보고와 전혀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그
점을 좀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사실 지금 각 부서의 상황을 돌아보면, 부서장들이 처리해야 할 실무가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은 부서 책임자들이 실무를 펑크내지 않았다는 점만으로도 그 능력을 높이
평가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지휘자의 능력입니다. 실무가 채워지지 않을
때 그것을 어떤 형태로든 메웠다는 것은 능력이 있다는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고까지
요구한다는 것은 저 자신도 좀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각 부서가 정비되어 가는
과정에서 보고의 의미와 방법을 미리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받아들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보고가 없으면 결정도 할 수 없습니다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해 움직입니다. 그러므로 회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집행(執行)입니다. 뭔가 결정된 것을 행하는 것입니다. 회사 조직만이 아닙니다. 조직은
행동하기 위해 만들어집니다. 이 집행의 바로 전 단계에 결정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결국
조직의 움직임에는 결정과 집행이라는 두 축이 있습니다. 나라를 예로 들어 봅시다.
국회에서 결정하고 정부에서 집행합니다. 간단합니다. 국회는 나라의 일을 의논해서
결정합니다. 행정은 그야말로 행할 행(行), 정사 정(政)으로 결정된 것을 집행하는 것입니다.
사법은 무엇입니까? 결정과 집행 과정을 감시하는 보조 작업입니다. 나라의 일도 이 세 축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소위 민주주의의 기본인 삼권분립(三權分立)입니다. 논의 하고,
집행하고, 평가하는 구조입니다.
1
회사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논의하고, 집행하고, 평가합니다. 여러분께서 조직 활동의
기본축은 ‘결정(회의)’과 ‘집행’이다는 지극히 기본 되는 사실만 잘 이해해도 부서 운영을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결정’과 ‘집행’을 잘 할 수 있게 해주는 밑바탕에는 ‘보고’가 있습니다. 상황을
모르면 결정을 할 수 없습니다. 전쟁이든, 외교든, 혹은 경제 활동이든, 상황을 모르면
결정을 잘못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삼성의 정보수집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 정확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삼성은 강합니다. 정확한 상황을 알면, 정확하게 대처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허위 보고, 부실 보고는 부실 결정을 낳습니다. 필연입니다. 부실 결정은 부실 집행을
동반합니다. 알아야 할 것은 내부상황과 외부상황입니다. 내외부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가장 밑바탕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언론과 방송이 있습니다.
정말 치열한 보고체제입니다. 현대 민주주의에는 보고 자체가 직업인 언론과 방송이
있습니다. 언론과 방송의 기본 속성은 뉴스 생산입니다. 사회 전체로 보면 보고를
담당합니다. 언론과 방송이 하는 일은 사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작업입니다.
보고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상황을 될 수 있으면 있는 그대로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 보고가 막히면, 독재가 시작됩니다. 독재가 횡행하면, 구성원들의 자발성이 무너집니다.
이 보고가 막혀버리면 정보가 차단되고, 정보가 차단되면 조직이 개인에 좌지우지 됩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은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기 때문에 리더만 쳐다보고 있게 됩니다.
그러다가 리더가 실수하면, 조직 전체가 무너집니다.
제대로 된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이 사회 돌아가는 상황에 민감합니다.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민감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을 지도 모릅니다만,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 없는 사람들은 어차피 여론 형성에 별 영향을 안 미치니까 큰 변수가 못 됩니다.
나라도 그렇고 회사도 그렇습니다. 회사가 어떻게 되는지에 관심 있는 사람들로 인해 회사는
돌아갑니다. 또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때문에 회사가 삽니다.
여수룬은 모든 구성원들이 회사를 사랑하고, 또 회사가 갈 방향에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피력합니다. 게시판의 댓글을 통해 의견을 내고, 나눔을 통해서도 생각을 밝히는 모습을
보면, 여수룬은 참 축복 받은 회사라는 생각을 합니다.
보고가 중요하기 때문에 텔레비전의 프라임 타임에는 뉴스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밥 먹고, 과일 먹으면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핵심 시간에 뉴스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유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뉴스를 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알아야 자기도 길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값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야 집을 살든가 팔든가 합니다. 날씨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야 물놀이를 갈 지 말 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돌아가는 사정을 잘 알지
못하면 답답해집니다. 상황을 알고 싶은 것, 사정을 알고 싶은 것은 관계를 맺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의 사람들에게는 가장 기본 욕구입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알고 싶은 사람들로 회사가 구성되어야 하고, 구성원끼리는 서로
상황을 알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알지 못하면 스스로 힘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알아야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을 싫어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알아서 해야 기분도 좋고 효과도 납니다. 스스로 알아서 하려면
상황을 알아야 합니다. 부서장이 하는 보고는 부서원들이 알아서 하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가장 기초 행위입니다.

보고는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상황을 판단하게 해줍니다

처음 가는 높은 산에서는 올라가는 사람들이 내려오는 사람에게 수시로 묻습니다. 얼마


남았어요? 대략 두어 시간 가면 됩니다. 그럼 묵묵히 두어 시간 가면 되는데, 또 내려오는
사람에게 묻습니다. 정상까지 얼마 남았어요?
약속 시간에 맞춰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략 얼마 걸릴 지 알면서도 시계를 수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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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니다.
왜 일까요? 저는 자기 스스로 자기 행동을 선택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장
궁금한 것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더 큰 이유는 페이스 조절입니다. 저는 출퇴근할 때 기차를
타고 다닙니다. 기차 시간은 거의 정확합니다. 집에 갈 때는 사무실에서 충무로 역까지 가서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에 갑니다. 그리고 서울역에서 기차를 갈아 탑니다. 이 사이에도 몇
번은 시계를 봅니다. 이유는 페이스를 조절하기 위해서입니다. 가끔 뛰어야 할 때도 있고,
가끔은 가다가 TV도 한 2-3분 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면 제가 상황에 맞춰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그래야 편하니까요. 알아야 상황에 끌려 다니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으니까요.
보고는 대화의 시작입니다. 대화가 잘 이루어져야 좋은 관계가 유지 됩니다. 좋은 부부는
대화가 많습니다. 대화 많은 부부치고 관계가 나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답답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남편이 회사 생활 어떻게 하는 지 궁금한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정상적인 부부라면 서로에 대해 많이 압니다. 회사 생활 혹은 주변 생활을 서로
많이 알려줍니다. 이런 부부는 사이가 좋습니다. 대화가 무엇입니까? 자기 자신을 공개하는
것부터 출발하지 않습니까? 오늘 이런 일이 있었어. 누가 어땠어. 혹은 어떤 일이 있었어
하는 데서 시작하지 않습니까? 좋은 부부는 당연히 그렇게 합니다. 그런 정보를 토대로
부부는 각자 해야 할 일을 알게 모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발적 협조가 가능해집니다.
부부 관계가 깨지는 첫 번 째 신호는 대화 단절입니다. 서로에 대한 정보를 차단하므로
물어볼 것도 없고, 물을 생각도 없습니다.
그런 가운데 미래도 그려집니다. 우리가 10년 후에는 대략 이런 경제 상황이 될 것이고,
아이들은 저렇게 될 거고 하는 것을 아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치밀하게 아느냐 대략
아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부부가 큰 맥에서 부부의 미래를 그릴 수 있고,
동의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 미래상이 어느 형태로든 그려지지 않으면 아주
답답해집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조직에는 당연히 대화가 풍부합니다. 현실을 알려주는
이야기, 미래를 알려주는 이야기가 풍부합니다. 그러므로 그런 조직에서 조직원들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조직에서는 구성원들도 선택을 합니다. 앞으로
여수룬은 이렇게 발전하겠구나. 그러면 나는 이런 포지션을 선택할 수 있겠다. 그러려면
지금은 이렇게 해야겠다. 그런 상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합니다. 요령 소리만 듣고
가는 눈 먼 소 꼴이 되면 구성원들도 답답해집니다.
여수룬의 사정은 어떻습니까?
그 점에서 여수룬 전체의 길은 그래도 어느 정도 투명합니다. 그 점은 CEO인 제가 참 잘
한 일입니다. 저는 조직을 운영할 때, 늘 이 점을 매우 중요하게 취급합니다. 구성원들이 앞
날을 예측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될 수 있는 대로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재정상황도 될 수 있으면 있는 대로 공개하려고 애씁니다.
그래야 조직이 혹시 무너지더라도 구성원들 각자의 판단에 따라 뛰어내릴 사람은
뛰어내리고, 재건에 참여할 사람은 참여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결국 자기가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야 소신껏 일합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제가 대신 살아줄 수는
없습니다. 또 다른 사람의 인생을 제가 책임지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정보를 차단해서
구성원들이 선택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어쩌면 범죄일 수도 있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그것은 범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조직 상황을 될 수 있으면 투명하게 알리려고 애를
씁니다. 물론 정보를 공개하는 시기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앞날에 대한
저의 판단과 주요 정보를 계속해서 알려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우리 회사 구성원들이라면 대략 제가 회사를 어디로 이끌려고
하는지는 어느 정도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신입사원일 겁니다.
입사하고 나서 3개 월 이상이 지난 사람인데도 제가 무슨 구상을 하고,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대략이라도 모르면, 회사 일에 참 관심이 없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여수룬에는
그런 사람이 없습니다. 여수룬 사람들은 여수룬을 참 사랑합니다. 참여정부 때 문화재청장
했던 유홍준씨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인용하여 유명해진 구절이 있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 조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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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가 유한준의 글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절묘한 구절이지 않습니까? 사랑하면 알게 됩니다.
그런데 혹시 역순도 성립되지 않을까요? 알아야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요? 이 말도
맞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알지 못하는데 사랑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조직 전체 사정은 그나마 낫습니다. 그런데 부서로 내려가면 약간 답답하지 않습니까?
저만 그렇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두세 번 말했으니까 일일이 거론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지금도 각 부서의
책임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지 못 합니다. 부서를 어디로 이끌고 갈 생각일까요?
물론 당장은 별 문제가 안 됩니다. 방향을 좀더 명확하게 하지 않아도 매출은 증가할 겁니다.
명함 매출은 꾸준히 증가합니다. 엽서도, 전단도 꾸준히 증가할 겁니다. 스티커도 증가할
겁니다. 현수막도요.
그렇지만 이것으로 충분할까요? 물론 매출이 가장 중요합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먹고
사는 게 기본입니다. 제가 저지를 수 있는 큰 범죄 가운데 하나는 회사를 망하게 하는
겁니다. 여수룬에는 이미 서른 여 명의 사람이 있습니다. 가정을 꾸리고 있는 사람도 십 여
명 됩니다. 또 제휴사도 꽤 됩니다. 제휴사는 좀 놔 둡시다. 당장 여수룬 사람들만 서른
명입니다. 회사가 망하면 가정 가진 사람은 당장 곤란을 당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직장을 구하러 다녀야 합니다. 망한 회사 직원들, 어느 CEO도 반기지 않습니다. 망한
회사에 들어갈 정도의 눈 밖에 없는 사람들이니까요. 혹은 다니던 회사를 키우지 못한
사람들이니까요. 그런 선입감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매출은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매출 뿐일까요? 더 중요한 것은 여전히 사람입니다. 구성원들을 온전한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능력을 갖게 되면 회사가 망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성장하지만 개개인은 생산수단으로 전락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똑 같은 일, 누가 하나 마찬가지 일에서 부하들이 벗어나지 못하게 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서는 안 됩니다. 일을 통해서 부하들이 실력이 붙고, 능력이 커지고, 인격이
성장하도록 돕지 않으면 안 됩니다. 될 수 있으면 단순 반복 작업을 줄이고, 사람들이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돕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전체를 생각하면서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고 또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부하로 하여금 전체 상황을 알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포지셔닝입니다. 자기 스스로 자기 자리를 잘 잡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상황을 잘
그려주고, 앞으로 전개될 일을 잘 보여주면, 웬만한 사람은 그 속에서 자기가 뭘 해야 할
지도 잘 알게 됩니다. 잘 모르는 사람은 그냥 잘 모르는 대로 일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전체
그림을 통해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볼 수 있는 사람에게는 그 전체 그림이 매우 중요합니다.
보고는 그 그림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 보면, 보고는 상급자에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부서의 독립성이 강할 때는 그 부서원에게 보고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그림을 계속 보여주는 보고를 하려고 합니다. 지도를 그려주려고
합니다. 그 지도 속에서 각 개인들이 현재 좌표를 확인하고, 갈 곳을 확인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부서장이 전체 그림을 그리는 데 실패하면, 부서원들은 단순 반복 작업자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제일 안 좋은 리더입니다. 부서장은
부서원들을 단순 반복 작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경우는 단순 반복 작업을 최소로 만들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가 하는
것은 저에게 묻지 마세요. 그걸 해내는 것이 지도입니다. 방법은 여러 가지 있습니다.
방법이 없으면 방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일주일 가르치면 그 분야 신입도 할 수 있는 일입니까? 주임이나 대리, 과장이 그런 일
하고 있으면 돈이 아깝습니다.
한 달, 혹은 두 달 가르치면 그 분야 신입도 할 수 있는 일입니까? 주임이나 대리,
과장이 그런 일 하고 있으면 돈이 아깝습니다.
일 년 정도 가르치면 그 분야 신입도 할 수 있는 일입니까? 대리, 과장, 부서장이 그런
일 하고 있으면 돈이 아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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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서장 정도면 가르쳐서 되는 게 아닌 일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분야
신입사원이 일 년 정도 일하면 배울 수 있는 일을 대리, 과장이 하고 있으면 회사
입장에서는 갑갑해집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차라리 대리, 과장이 그만두고 신입사원을 뽑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부서장들은 부서원들이
단순 반복 작업을 하면서 연수만 늘리는 일을 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회사 돈도 아깝습니다.
그렇지만 더 생각해야 할 것은 개인의 자존감입니다. 대리 과장이 평사원이 할 수 있는 일만
하고 있으면 개인의 자존감이 무너집니다. 자존감이 떨어지면 자신감도 떨어지고, 자신감이
떨어지면 조직 분위기를 망치게 됩니다. 새로 사람 뽑아서 한 달만 가르치면 되는 일을 하고
있으면 불안해하지 않을까요? 회사가 언제라도 ‘그만 두고 싶으면 그만 두세요’라고 말 할
수 있는 처지에 부서원을 계속 머무르게 하면 안 됩니다. 그런 점에서 부서장들은 전체
그림을 그려주고, 개인이 자기의 기량을 최대한 키울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그
길의 기초가 미래지향의 보고입니다.
부서장이 어린 아이 손을 잡고 젓가락질을 가르치는 것처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서장이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습니다. 부서장이 하나하나 가르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부서장은 전체 그림을 그리고, 나아갈 바를 잘 보여줘서, 나갈 수 있는
개인에게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제가 부서장들에게 요청하는 것은 그런 보고를
해달라는 뜻입니다. 물론 실무가 정신 없이 바쁜 당장의 일은 아닙니다. 앞으로 그렇게
하시라는 뜻입니다.

조사 없이 보고 없다

부서장이 미래 지향의 보고를 할 수 있으려면, 현재에 충실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상식입니다. 현재는 과거의 연장선에 있고, 미래는 현재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현재 자기
부서의 상황을 정확히 알 지 못하면, 미래를 그리기도 힘듭니다. 물론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그리는 미래가 명확하지 못하면 현재의 모습을 파악하기도 힘들 수 있습니다. 미래가
명확하지 않을 때, 우선은 현재에서 출발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부서장들이 현재 자기 부서의 상황을 잘 아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스스로 통계를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업 활동은 거의 대부분이 숫자로 표현됩니다. 회사에는 여러
이해 관계자가 있습니다. 회사 임원이 있고, 직원이 있습니다. 그리고 주주가 있습니다. 회사
구성원도 여러 명이고, 주주는 매우 많을 수 있습니다. 이 복수의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의
실체를 어떻게 보여줍니까? 바로 숫자입니다. 회계기간 동안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손익계산서, 재무상태변동표 및 제조원가명세서, 기말의 상태를 나타내주는
대차대조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결손금처리계산서 등이 그것입니다. 회사의 상태는 전부
이런 표로 처리됩니다.
우리 회사의 한 사업부는 이미 꽤 큰 식당의 규모입니다. 7월 말 기준으로 명함 매출은
9백49만 엔, 엽서 49만 엔, 전단지 1백57만 엔입니다. 스티커 5백60만 엔입니다. 이 정도
규모를 주먹 구구식으로 운영하면 앞으로는 남았는데 뒤로는 손해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 규모 사업에서 부서장은 자기 나름의 통계표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매출의 증감은
어떠한 지 기록하고 있어야 합니다. 어떤 제품이 주력 상품인지, 또 어떤 상품이 효자
상품인지도 구분해야 합니다. 광고비가 얼마가 드는지도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원가
비중은 어떻게 되는지도 파악해야 합니다. 이런 기본 사항을 꾸준하게 파악을 하고 있어야
나름대로 전략을 짤 수 있게 됩니다.
저도 저 나름대로 매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표가 어느 정도 고정 되면 내부 관리자
페이지에 나타나게 할 생각입니다만, 그것과 상관없이 저는 저 나름대로 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건 사업하면서 갖게 된 습관입니다. 작년 말까지는 계정과목을 분개해서 대차대조표
작성까지도 어느 정도 했습니다. 지금은 안 하고 있어서 전체 사정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도 꽤 큰 문제입니다. 지금은 월별 매출의 변동사항, 부서별 매출의 변동사항,
부서별 광고비 변동사항 등은 직접 기록해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표는 지난 번에 한번 보여 드렸습니만, 한번 더 보이게 합니다.

5
전년동월
매출 환율 환전액 한국경상비 손익 누적손익
대비증가액
2007 10 170,360 807.42 1,375,521
11 1,167,450 835.46 9,753,578
12 1,985,380 858.65 17,047,465
2008 1 2,720,380 887.41 24,140,924
2 3,440,090 898.99 30,926,065
3 3,934,279 951.44 37,432,304
4 4,418,515 964.89 42,633,809
5 5,698,778 976.58 55,653,126
6 7,006,082 983.98 68,938,446
7 6,589,101 944.25 62,217,586
8 5,136,632 1001.47 51,441,828
9 6,241,402 1162.14 72,533,829
10 7,885,631 1335.39 105,303,928
11 7,602,929 6,435,479 1535.15 116,716,365
12 7,808,549 5,823,169 1455.50 113,653,431
2009 1 7,900,456 5,180,076 1544.27 122,004,372
2 7,780,196 4,340,106 1569.09 122,078,277
3 10,720,965 6,786,686 1347.06 144,417,831
4 12,825,741 8,407,226 1320.37 169,347,236
5 10,314,907 4,616,129 1319.78 136,134,080
6 13,901,292 6,895,210 1323.53 183,987,770
7 13,366,324 6,777,223 1285.42 171,813,402
8 12,233,105 7,096,473 1338.11 163,692,401
9 14,895,526 8,654,124 1305.29 194,429,811
10 16,009,030 8,123,399 1299.67 208,064,560 240,000,000
11 14,016,623 6,413,694 1304.30 182,818,814 240,000,000
12 14,803,301 6,994,752 1256.10 185,944,264 240,000,000
2010 1 14,591,447 6,690,991 1281.85 187,040,463 240,000,000 (100,000,000) (100,000,000)
2 15,502,404 7,722,208 1297.15 201,089,433 240,000,000 (38,910,567) (138,910,567)
3 18,433,715 7,712,750 1198.51 220,929,918 240,000,000 (19,070,082) (157,980,649)
4 19,682,293 6,856,552 1176.03 231,469,670 240,000,000 (8,530,330) (166,510,978)
5 17,922,043 7,607,136 1296.16 232,298,353 240,000,000 (7,701,647) (174,212,626)
6 19,123,787 5,222,495 1356.74 259,460,068 240,000,000 19,460,068 (154,752,558)
7 18,638,194 5,271,870 1372.22 255,757,026 240,000,000 15,757,026 (138,995,533)
8 19,233,105 7,000,000 1350.00 259,646,918 235,000,000 24,646,918 (114,348,615)
9 21,895,526 7,000,000 1300.00 284,641,838 235,000,000 49,641,838 (64,706,777)
10 23,009,030 7,000,000 1300.00 299,117,390 240,000,000 59,117,390 (5,589,387)
11 21,016,623 7,000,000 1250.00 262,707,788 235,000,000 27,707,788 22,118,400
12 21,803,301 7,000,000 1250.00 272,541,263 235,000,000 37,541,263 59,659,663
2011 1 21,591,447 7,000,000 1150.00 248,301,641 235,000,000 13,301,641 72,961,303
2 23,502,404 8,000,000 1150.00 270,277,646 235,000,000 35,277,646 108,238,949
3 26,433,715 8,000,000 1150.00 303,987,723 245,000,000 58,987,723 167,226,672
4 27,682,293 8,000,000 1150.00 318,346,370 245,000,000 73,346,370 240,573,041
5 26,922,043 9,000,000 1150.00 309,603,495 245,000,000 64,603,495 305,176,536
6 28,123,787 9,000,000 1150.00 323,423,551 250,000,000 73,423,551 378,600,086
7 27,638,194 9,000,000 1150.00 317,839,231 250,000,000 67,839,231 446,439,317
8 29,233,105 10,000,000 1150.00 336,180,708 250,000,000 86,180,708 532,620,025
9 31,895,526 10,000,000 1150.00 366,798,549 260,000,000 106,798,549 639,418,574
10 33,009,030 10,000,000 1150.00 379,603,845 260,000,000 119,603,845 759,022,419
11 32,016,623 11,000,000 1150.00 368,191,165 260,000,000 108,191,165 867,213,583
12 32,803,301 11,000,000 1150.00 377,237,962 255,000,000 122,237,962 989,451,545

6
이 표를 보면 매출의 계절별 추이, 환율의 변동 추이, 경상수익의 증감 추이를 볼 수
있습니다. 이 통계를 기반으로 새로 사람을 뽑을 지 혹은 사업을 확장할 지 등을 정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내년 이후 매출의 추이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 표를 자동으로 뽑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 표를 자동으로 뽑기 위해서는
아주 오랜 기간 수동으로 작성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됩니다. 또 자동으로 뽑을 수 있어도,
엑셀을 바탕으로 스스로 조작해보고, 바꿔보고 하지 않으면 흐름의 변화를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제가 갖고 있는 통계를 또 하나 봅시다.
매출
명함사업부
스티커 현수막 별도견적 합
명함 엽서 찌라시 소계
8월 매출 7,369,930 357,100 918,800 8,645,830 4,661,700 715,800 344,640 14,367,970
전월대비실적 77.81% 73.19% 58.39% 74.96% 83.26% 145.07% 61.96% 78.39%
기여율 51.29% 2.49% 6.39% 60.17% 32.45% 4.98% 2.40%
7월 매출 9,472,306 487,900 1,573,440 11,533,646 5,598,680 493,400 556,220 18,329,376
전월대비실적 97.98% 87.00% 83.48% 95.21% 113.37% 153.23% 81.20% 101.50%
기여율 51.68% 2.66% 8.58% 62.92% 30.54% 2.69% 3.03%
6월 매출 9,667,842 560,800 1,884,830 12,113,472 4,938,600 322,000 684,980 18,059,052
전월대비실적 103.40% 134.23% 124.88% 107.41% 116.42% 130.12% 97.93% 109.67%
기여율 53.53% 3.11% 10.44% 67.08% 27.35% 1.78% 3.79%
5월 매출 9,350,198 417,800 1,509,370 11,277,368 4,242,000 247,470 699,460 16,466,298
전월대비실적 94.26% 118.90% 110.46% 96.91% 84.12% 81.53% 334.00% 95.77%
기여율 56.78% 2.54% 9.17% 68.49% 25.76% 1.50% 4.25%
4월 매출 9,919,166 351,400 1,366,400 11,636,966 5,042,900 303,520 209,420 17,192,806
전월대비실적 107.50% 64.52% 88.25% 102.80% 89.24% 100.57% 5235.50% 99.52%
기여율 57.69% 2.04% 7.95% 67.69% 29.33% 1.77% 1.22%
3월 매출 9,226,820 544,600 1,548,310 11,319,730 5,650,900 301,810 4,000 17,276,440
전월대비실적 119.71% 135.41% 198.70% 127.34% 119.98% 109.75% 124.52%
기여율 53.41% 3.15% 8.96% 65.52% 32.71% 1.75% 0.02%
2월 매출 7,707,776 402,200 779,220 8,889,196 4,709,800 275,010 0 13,874,006
184.04% 140.33% 189.61% 181.94% 223.22% 437.01% 196.56%
기여율 55.56% 2.90% 5.62% 64.07% 33.95% 1.98% 0.00%
1월 매출 4,188,150 286,600 410,960 4,885,710 2,109,900 62,930 0 7,058,540

기여비율 59.33% 4.06% 5.82% 69.22% 29.89% 0.89% 0.00%


직전 6 개월 합계 55,344,108 2,764,700 8,661,570 66,770,378 30,182,880 1,943,210 2,154,080 101,197,978
직전 6 개월평균기여율 54.69% 2.73% 8.56% 65.98% 29.83% 1.92% 2.13%
이번달-최근 6 개월 -3.39% -0.25% -2.16% -5.81% 2.62% 3.06% 0.27%
지난 6 개월 평균 9,224,018 460,783 1,443,595 11,128,396 5,030,480 323,868 359,013 16,866,330

이 표를 통해 저는 부서별 매출의 증감 속도 등을 봅니다. 이 표는 8월27일 09시 현재


기준입니다. 이 표를 보면 최근 몇 개 월 사이 매출이 다변화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두 달 사이는 스티커사업부가 약진을 했습니다. 그리고 현수막 사업부 역시 마쿠마쿠
런칭 이후 꾸준히 기여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 표 역시 꾸준히 기록하면서, 전체 흐름의
변화를 볼 수 있고, 이 표를 통해서 전략을 짤 수가 있습니다.
저는 사업부장 뿐 아니라 부서의 책임자도 기초 통계를 꼭 가지라고 권합니다.
운송비용의 증감, 클레임 환불금의 증감 등을 파악하지 못하면, 전략을 짠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조사 없이 발언 없다’는 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발언이라는 것은 계획과 통합니다.
부서장은 기초통계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통계는 실제로 작성해보면 알겠지만, 자기가
생각했던 추측과 실제가 전혀 다른 경우를 아주 여러 번 경험하게 됩니다. 사람의 인식은
명백하게 한계가 있습니다. 잘못된 인식에 기반한 계획은 잘못된 결과를 낳습니다. 그런
점에서 정확한 보고와 정확한 계획을 위해서도 기본상황을 파악하는 통계를 가져줄 것을
권합니다.

7
구상이 확실해야 보고서도 쉬워집니다

미래를 지향하는 보고, 근거가 있는 보고를 바탕으로 하되, 보고는 알기 쉬워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내용과 형식은 통일되어야 합니다. 내용도 중요하고 형식도
중요합니다. 보고는 알아들으라고 하는 것입니다. 보고는 혼잣말이 아닙니다. 보고는 상대가
있습니다. 보고는 보고받는 사람이 알아듣기 쉬워야 합니다.
형식은 다양해도 좋습니다. 극단적으로 형식을 만드는 것도 능력입니다. 해당 분야
경력이 3년이다, 4년이다, 혹은 7년이다, 10년이다고 하고, 직책은 대리이고, 과장이고,
부장인데, 보고서 작성에서 어려움을 겪으면 곤란합니다. 여수룬에서 처음 직장 생활 하는
사람이면 가르치겠지만, 그래도 다른 회사 직장 경력이 있으면, 그 정도는 기본이어야
합니다. 형식을 어떻게 할 지, 내용을 어떻게 할 지를 일일이 정해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신입직원에게 조차도 이런 거 가르칠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 다
가르쳐야 알아들을 정도면 좀 그렇지 않을까요? 인터넷 뒤져보면 수 십 가지 수 백 가지
나오는데, 그걸 굳이 형식에 가둘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보고를 알기 쉽게 하는 가장 기본 원리는 무엇일까요?
가장 기본 원리는 자기가 주장하려고 하는 바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본인이 추구하는
바, 본인이 하려고 하는 바를 명확히 알 지 못하면 보고도 명확히 할 수 없습니다.
솔직히 말한다면, 보고는 설득을 위한 장치일 뿐입니다. 사람의 모든 행위는 입장에 따라
선택됩니다. 보고할 때 무엇을 보고할 지도 자기의 계획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실상 보고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한 사전 설득 작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는
않습니다. 물론 기본사항은 반드시 보고를 해야 합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자기 임의로
왜곡, 변조하는 것은 도덕의 문제고 상식의 문제입니다. 기본 사항은 반드시 적시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 외 사항은 취사선택의 문제입니다.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말하려고 하는 바를 스스로 명확히 할 때, 대화도
정확해집니다. 한 사람의 의견이 분명하면 상대편도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자기가 주장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말을 시작해버리면 자기 스스로도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알기 쉬운 보고는 내가 하려는 바가 뚜렷할 때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내가 필요한 것을 먼저 챙겨야 합니다. 내가 필요한 것을 잘 정리하면, 보고도 잘
할 수 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맞는 말입니다.
먼저 내가 알아야 할 것을 정확하게 알고, 그 다음에 보고를 하는 게 좋습니다. 자기에게도
별로 필요하지 않은 사항을 보고하다 보니 내용이 부실해집니다. 내가 가야 할 길을
정확하게 가기 위해 자료를 축적하고, 내가 해야 할 바를 쉽게 이루기 위해 부서원에게
보고하는 것입니다. 보고를 하기 위해 보고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보고서 내용이
형식적이기만 하고, 목표는 전혀 없는 김빠진 보고가 되고 맙니다. 자기가 하려는 것을 잘
하기 위해 정리하는 것이 보고면 가장 좋다는 뜻입니다.
여수룬의 현재 사정은, 알기 쉬운 보고는 둘째 치고, 우선은 부서장들의 보고 자체가
매우 드뭅니다. 실무자들은 보고를 열심히 합니다. 열심이는 하지만 과연 잘 하고 있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점은 제가 기틀을 잡아두지 않았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그것을 별개로 하면, 정작 중요한 부서장들의 보고는 매우 드뭅니다.
부서장들의 보고는 실무자의 보고와 달라야 합니다. 실무자가 할 수 있는 보고를
부서장이 기본 업무로 한다면 좀 그렇지 않을까요? 부서장은 부서장의 일을 해야지,
실무자도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으면, 회사 입장에서는 역시 낭비입니다.
부서장들의 보고는 그 자체가 비전을 표현하는 것이고, 계획을 표현하는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비전도 좋고 장기 사업계획도 좋은데, 이 모든 것은 평상시 보고자료를 통해서
형성되는 것입니다. 비전과 장기 사업계획이 갑자기 나올 리는 없습니다. 평상시에 꾸준히
보고를 통해 설득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부서장의 계획이 부서원이나 다른 부서장
혹은 경영진에게 녹아들게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제가 별도 회의를 소집해서도 부서장들에게 보고를 좀 하라고 촉구한

8
바 있습니다. 그 촉구 이후에도 사실 보고는 전혀 원활하지 않습니다.
원인이 뭘까요? 실무에 바쁜 것은 충분히 이해 합니다. 그렇지만 바쁜 실무 중에도
간단하게라도 보고는 할 수 있습니다. 부서장으로서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풀어갈 계획이라는 것을 짧게 짧게 소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쁘면 짧게 하는 것도
능력입니다. 짧게 한다고 내용이 부실한 것도 아닙니다. 임시 회의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회의 보고의 형식일 수도 있고, 부서 활동보고 형식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좀더 부서의
전체 상황을 잘 알 수 있는 보고를 하도록 해봅시다.
보고와 관련해서 저는 부서장들에게 방패를 접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말고, 지금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내용에 담으세요. 제발 너무 잘 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너무 잘 하려고 하면 힘이 들어가고, 내용이 가식적이거나, 쓸 데 없는
형식에 빠져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너무 잘 하려다 보면 완벽주의에 걸립니다. 여러분
실력은 서로 다 압니다. 여러분이나 저나 다 부족합니다. 누가 누구를 평가할 처지가 못
됩니다. 지금 여러분이 하고 있는 구상, 그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입니다. 그 구상, 그 생각이
보고서에 담기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대화해보면 여러분 나름으로 충분한 의견과 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꾸준히 정리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것을 꼭 요청해서 내놓지
말고 평상시에 꾸준히 이야기해주는 과정을 보고로 삼으라는 말씀입니다.
제가 비전과 계획은 쥐어짜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냥 지금 있는
것을 정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보고 과정은 그것을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그 막연한 구상, 막연한 비전, 막연한 계획도 구체적인 계획이 됩니다.
여러분은 그래도 나이가 있고, 경험이 있습니다. 여수룬에서 경험만이 아닙니다. 직장
생활들도 오래 했습니다. 그리고 대리고, 과장이고, 직책으로도 팀장이고 부장입니다.
여러분이 보고하는 것을 배워야 할 직급자나 직책자는 아닙니다. 여러분은 이미 쌓은 경험과
쌓은 이론으로 여러분 나름의 주관은 갖고 있습니다. 주저하지 말고 그것을 이야기 해야
합니다. 그것이 부서원에게 그림을 그려줘야 할 리더인 여러분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실무 때문에 그렇게 하려고 해도 할 수 없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오늘 말씀 드린 것은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다만 지금부터 짧게 짧게라도 보고해주기를
원합니다. 잘 되는 집안은 대화가 있는 집안입니다. 여수룬이 대화가 풍성한 조직이 되도록,
그래서 누가 무슨 생각하는지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는 회사가 되도록 같이
노력합시다. (*)

9
9월 1일

1. 금요나눔 시간 꼭 지키도록 독려해주세요.


2. 재택근무는 부서장 승인이 있을 경우, 정상근무로 처리합니다.
(부서장이 책임 있게 집행해주세요.)
3. 10월11일(월) 회사 나들이는 대체근무로 처리하고, 연차를 하루 더 부여합니다.
4. 마케팅 담당자 교육은 화요일 11:00시로 할 테니 부서에서 일정 조정해주세요.
5. 월 별 부서 실적 평가회의는 매 달 마지막 부서장 회의에서 합니다.
6. 부서별 부서장 사업계획 발표 준비 하세요.

[CEO傳言] 공감할 수 있는 리더

비전, 실무,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

부서장은 지휘자입니다. 부서장은 부서원을 지휘 합니다. 자기 몸 하나 챙기는 것도 쉽지


않은데 다른 사람을 지휘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기업에서 지휘란 무엇일까요? 역시
매출을 올리는 것입니다. 다른 것은 다음입니다. 기업에서는 모든 일이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늘리며, 비용을 줄이는 것이 기본입니다. 지휘는 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입니다.
이를 위해 부서원을 배치하고, 부서원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
매출을 올리는데 역시 비전이 제일입니다. 세상에는 되는 일이 있고,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되는 일은 어지간한 사람이 해도 됩니다. 안 되는 일은 죽은 제갈량을 불러도 안
됩니다. 리더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되는 일 찾기입니다. 그것이 비전이고
계획입니다.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일을 하면 시간낭비고 에너지 낭비입니다.
조선시대 대장간을 열어놓고 장사를 하면 그건 안 됩니다. 제가 2000년에 했던 바탕화면
통제 프로그램은 누가 해도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바탕화면 통제 프로그램을 서비스
하고, 그것이 신문에도 났습니다. 1년 지나서 네이버에서도 그 서비스를 개발 했습니다. 제가
운영했던 회사가 이미 망할 무렵이었습니다. 네이버 서비스도 접었습니다. 그런 일은 누가
해도 안 됩니다. 또 지금처럼 엔고가 높은 시절에는 일본 제품 구매대행업을 하면 망합니다.
2002년에 제가 운영했던 일본 경매대행, 구매대행 사이트가 최근에 문을 닫았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회사를 운영했던 분은 한국에서 매우 뛰어난 경영자였습니다. 이렇게
뛰어난 분이 운영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됩니다. 제가 여수룬 직전에 했던, 골판지 상자 를
한국에서 제조해서 일본에 판매하는 사업은 되는 사업이었습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본에
인쇄물 직판 사업도 되는 사업입니다.
한국에서 제조해서 일본에 인쇄물을 판매하는 사이트는 여수룬이 아니라 누가 해도 어느
정도는 됩니다. 현재, 한국에서 제조하여 일본에 인쇄물을 판매하는 사이트 가운데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만도 일고여덟 개 됩니다. 우리가 있습니다. 명함21(www.meishi21.jp)이
있습니다. 디티피아(www.dtpia.jp)가 있습니다. YM카드(www.ymcard.jp)가 있습니다.
슈퍼프린트(www.superprint.jp)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석스티커만 판매하는
스티커재팬(www.stickerjapan.com)이 있습니다. 현수막 판매 전문 사이트
아이마쿠(www.imaku.jp)가 있습니다. 이 중 나름대로 자리를 잡은 곳만 해도 ‘명함21’,
‘와이엠카드’, ‘아이마쿠’가 있습니다. 이 사실을 놓고 알 수 있는 것은 일본에 인쇄물 직판
사업은 되는 사업이라는 것입니다.
여수룬도, 겨우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에 머무르고 있습니다만, 안정 궤도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물론 전략의 올바름, 전술의 올바름도 어느 정도는 기여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이 이만큼이나마 된 데에는 이 사업이 되는 사업이었다는 사실이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안 되는 사업을 억지로 하는 것보다 되는 사업에 손을 대는 것이
쉽습니다. 상식입니다.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이처럼 되는 사업을 선택하는 안목입니다.
계획도 마찬가지입니다.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일을 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전술의 문제입니다. 물론 우리 각 부서 사업은 지금처럼 그냥 오버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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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만 하고 있어도 매출은 올라갑니다. 명함도, 엽서도, 전단도, 스티커도, 현수막도
올라갑니다. 전략에 문제는 없습니다. 과제는 속도입니다. 어느 부서가 매출을 더 올리느냐
하는 문제는 영업전략의 문제입니다. 영업전략은 부서장의 기량과 맞닿아 있습니다. 기본은
되는 사업이므로 남은 것은 사업부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달라집니다.
사업부장이 전략을 어떻게 짜고, 어떤 영업전술을 채택하고, 부서원을 어떻게 배치하고, 또
성장시키느냐에 따라서 부서의 성장이 좌우됩니다.
똑 같은 사업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성장속도가 현저히 달라집니다. 한국에서 제조해서
일본에 인쇄물을 판매하는 회사 가운데 명함21과 디티피아는 자본의 규모, 제품 생산 기술,
인쇄물 취급 능력에서 우리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회사입니다. 이들 회사는 한국에서
10대 메이저 인쇄사에 속합니다. 한 달 매출만 20억 이상입니다. 여수룬은 인쇄업 하기
전에는 이석주 부사장만 인쇄 관련 일을 어설프게 알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인원은 인쇄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 시피 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은 그들과 경쟁해서 지지 않았습니다.
좀더 자부심을 갖고 말하면, 현재로서는 우리가 앞서 있습니다. 이것은 여수룬의 능력입니다.
여수룬은 지지 않는 방향으로 일을 했습니다.
사업부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지 않는 방향, 실패하지 않는 방향으로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것도 하나하나 정리해서 여러분에게 전달할 생각입니다. 되는 일을
맡겼는데도 일을 발전시키지 못하면, 방법을 잘못 택한 것입니다. 지휘자는 how를 찾는
사람입니다. 방법을 찾는 사람입니다. 되는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입니다.
모두 중요합니다. 비전도 계획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특히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사업이 진짜 발전하려면 그 때부터는 사람이 문제가 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 진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되는 사업, 되는 방향으로 일을 하면 어느
정도는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진짜 사업이 사업답게 되려면, 되는 사업을 제대로
찾아내고, 일을 되게 만드는 사람이 없으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 점에서 리더는 비전을
만들고, 전략을 짜는 일과 동시에 사람을 육성하고, 또 지도하는 데서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됩니다.
부하는 상사의 성장을 넘어서기 쉽지 않습니다. 강장 밑에 약졸 없습니다. 물론 기린아도
있습니다. 약장 밑에서 훌륭한 지휘자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늘 그렇듯이 그런
사람은 신문에 나는 사람이고, 우리가 모델로 삼을 일은 못 됩니다. 훌륭한 상사 밑에서
훌륭한 인재가 나옵니다. 훌륭한 스승 밑에서 훌륭한 제자가 나옵니다. 좋은 부모 아래에서
좋은 자녀가 나옵니다. 좋은 선배 밑에서 좋은 후배가 나옵니다. 지극히 상식입니다.
그런 점에서 말한다면, 부하를 육성하려는 리더는 자기 자신이 좋은 지휘자, 좋은 선배,
좋은 롤모델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잘 이해해야만 합니다. 같이 생활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체득하는 과정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교육입니다.
부하들은 부서장이 사업 계획을 세우는 것을 보면서, 혹은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동참하면서 사업계획을 세우는 법을 배웁니다. 그리고 마케팅 하는 것을 보면서 마케팅을
배웁니다. 또 홍보와 선전하는 것을 보면서 홍보와 선전을 배웁니다. 그리고 부서장이
책임져야 할 영역과 부하가 책임져야 할 영역을 배우면서 조직운영 원리를 배웁니다.
부서장이 자기를 키우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도 부하를 키우는 방법을 배웁니다. 더 빨리 더
잘 배우는 사람이 있고, 조금 늦는 사람이 있지만, 전체로 봐서는 그렇게 배웁니다.
‘시어머니 욕하면서 시어머니 따라 한다’는 경구가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아버지가
자기 어머니 때리는 걸 보면서 나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합니다만, 결혼하고 나서
구타하는 남편이 되어 있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절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이어서 우리 식구들이 이렇게 고생했으니 나는 절대로 술 안 마실 거야 하고
결심했지만, 자기도 알코올중독자가 되어 있는 자신을 보고 절규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알코올중독자 가운데 70%가 아버지 역시 알코올중독자라는 통계를 보면, 생활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좋은 부모 밑에서 좋은 자녀가 자랍니다. 그것은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
것처럼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자기 속에는
아버지의 모습이 있습니다. 자기 속에는 어머니의 모습이 있습니다. 자기 속에는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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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어떻게 하지 못하는 가정의 상이 있습니다. 그 상이 그 사람의 현재 삶을 만듭니다.
부하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사의 태도를 보면서 회사의 상, 상사의 상을 저절로 머리속에
가지게 됩니다. 부하는 상사를 보고 배웁니다. 조직의 분위기로 배웁니다. 삼성 사람들이
강한 것은 삼성의 조직문화를 통해 자기도 모르게 배우기 때문입니다. 삼성 사람이라고 해서
개인이 특별히 뛰어날 리는 없습니다. 그 안에 있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그냥 자기도
모르게 배우는 것이 엄청나게 많아집니다.
그러므로 부서장이 부서원을 키우려면 부서장 자신이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부서장은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실무능력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부서원을 인격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인격적 성장이란 무엇입니까? 저는 지식을
채우는 것, 다른 사람과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올바른 가치관을
지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을 그렇게 성장하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그리고 또 리더를 그렇게 키우려고 합니다.
사람은 다 불완전합니다. 지식과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가치관을 제대로 가진 사람은 결코
없습니다. 저 자신은 어쩌면 여러분 보다 형편 없습니다. 제가 잘 나서 여러분을
성장시키겠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회사는 가치관이 있어야
합니다. 또 CEO는 자기 나름의 인재관이 있어야 합니다. CEO가 원하는 인재를 뽑아야 하고,
또 CEO가 원하는 인재로 육성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부서장들에게 제가 원하는
지식과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가치관을 가질 것을 요구합니다. 동의하든 안 하든 저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저는 여수룬 CEO로서 그런 인재를 중용할 것이고, 앞으로는 신입사원도 그런
인재를 영입할 것입니다.
이 가운데 오늘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소중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여수룬 임직원들은 정말 대단히 훌륭합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여수룬 임직원들은


참으로 책임감이 강합니다. 자기가 맡은 일은 책임지고 해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여수룬
CEO로서 감사 드리고, 감사 드리고, 감사드릴 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요즘 젊은
사람들은……’하고 불평를 쏟아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저는 ‘여수룬 직원들을 보라’고
얘기하고 싶을 정도로 여수룬 임직원들은 책임감이 강합니다.
그리고 여수룬 임직원들은 여수룬을 아끼고 사랑합니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임직원들이 회사에 쏟는 애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또 댓글을 보면 서로 격려하고,
칭찬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임직원들의 책임 있고, 성실하고,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여수룬의 오늘이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 저는 정말 여수룬 임직원과 같이 일한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모두가 여수룬을 사랑하고 또 서로를 위하고 있지만, 마음을 표현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방법에서는 다소 서투른 점이 보여서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말을
거칠게 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속마음과 전혀 다르게 대꾸를 해서 말한
사람을 무안하게 만듭니다. 말로 상대방 감정을 상하게 합니다. 그리고 서로 대화하기
곤란한 상황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화를 피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이 나이가 되어서도 어떤 사람하고는 말을 섞기가 매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이 점은 매우 미묘하기 때문에 말하기가 아주 조심스럽습니다. 일반론으로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듣는 사람은 마치 자기를 겨냥하고 한 말 아닌가 하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다 불완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에 걸리면 누구나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조직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공식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상사와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없습니까? 동료와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없습니까? 부하와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없습니까?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상의하는데 문제가 없습니까? 사람은 다 불완전 합니다. 어떤 사람은 부하와 관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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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만한데 동료나 상사와 관계가 문제가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상사와 관계가 원만한데
부하와 관계가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는 개인의 성장 환경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쨌든 이 문제를 인정하고 이 문제를 극복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인격의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리더의 인격은 부서원 지도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매우 중요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사람이 살아가는데도 매우 중요합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가 살아가면서 대화가 통하지 않아서 고통 당하는 경우는 비일비재 합니다. 대화가
통하지 않으면 감정이 막힙니다. 감정이 막히면 이성도 막힙니다. 그러다 보면 부부 관계가
단절되는데 까지 이릅니다. 본질과 상관없이 대화 능력이 부족해서 관계가 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질과 상관 없습니다. 지엽 말단에 불과한 일인데도
대화를 하는 도중에 마치 넘을 수 없는 벽이 생기는 것처럼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대화법이 잘못 되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실해서 관계가 힘들어지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5분이면 이야기할 것을 한 시간이 넘도록 이야기해야 되는 경우에 부딪히면 정말
시간과 에너지 낭비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다른 모든 문제와 마찬가지로 이 점도 공부를 하고, 또 노력하면 현저히 개선됩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사람을 이해해야 증진될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하려면
먼저, 사람은 결코 이성적이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해야 합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감정입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70% 가량이 감정이라고 합니다. 감정 때문에 사람은
터무니 없는 짓을 합니다.
얼마 전에도 부부 싸움을 하고 공기총을 들고 나갔다가 지하 주차장에서 아무 관계도
없는 이웃을 쏴 죽인 사건이 신문에 났습니다. 이런 일 역시 수시로 일어 납니다. 다른 사람
이야기가 아닙니다. 멀쩡한 사람도 운전대를 잡으면 반쯤은 이성을 잃는 경우를 수시로
봅니다. 앞 차가 천천히 간다고 욕을 해댑니다. 옆 차가 앞지르기 한다고 경적을 울립니다.
남의 일이 아닙니다. 부부 싸움 하다가 멀쩡한 집에 불을 지른 사람도 있습니다. 정신을
놓은 겁니다. 아이가 말대꾸 한다고 두드려 팹니다. 다른 사람이 그랬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저거 정신 나간 것 아니야 하지만, 자기도 똑같습니다. 홧김에 이혼하자고 얘기해서 수습
못하고 이혼까지 가는 부부도 꽤 됩니다. 어릴 때 부모님께 화난다고 밥 안 먹고 학교 간
경험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자기만 배고픈데도 태연히 그렇게 합니다.
자폭입니다. 자해입니다. 그런데도 다른 사람을 괴롭히기 위해 자해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이것이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고 자기 자신 입니다.
마음의 감기가 우울증입니다. 70% 이상의 사람이 평생 살면서 한번 이상 우울증에
걸린다고 합니다. 다만 증상이 가벼워서 그냥 지나갈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마음은
어렵습니다.
저도 말하려고 하면 얼굴 붉어지는 일이 꽤 많습니다. 아이가 지금 미국 교환학생으로 가
있습니다. 그 아이 방의 문 한 곳이 움푹 패어 있습니다. 아이가 말 안 듣고, 문을 쾅 닫고
자기 방에 들어가는 바람에 성질이 나서, 쾅 두드렸는데 그만 푹 하고 들어가 버린
자국입니다. 할 수 없이 거기 그림을 붙여 놓았습니다. 젊었을 때 한 짓이 아니고, 3-4년
전에 한 일입니다. 더 부끄러운 일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다 깐죽대지 않습니까? 말도
얼마나 얄밉게 합니까? 하루 종일 컴퓨터 게임을 하기에 그만해라 그만해라 했습니다. 아무
대답도 안 합니다. 한 단계 경고 메시지를 올립니다. 왜 말이 말 같지 않냐? 또 말을 안
합니다. 말 안 들을래? 또 무시합니다. 휴…… 두드려 팼습니다. 물론 다행히 그날은 안
아프게 골라서 두드려 팼습니다. 그리고 미안해서 사흘을 이야기 못 했습니다. 사흘 지났을
때, 딸내미가 아빠 어떻게 그렇게 개 패듯이 팰 수 있어? 정말 아빠 노릇도 못해먹을
노릇입니다. 이게 40대 후반 저의 모습입니다. 저도 나름대로는 참 인내심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미친 모습도 저의 모습입니다. 저 자신이 생각해도 그 때 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말은 그 때 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는데, 그 때가 아니고 지금 저도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짓을 합니다. 지금도 집사람이 무심코 제 자존심을 건드리면, 말을 안
합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 한심합니다. 그래서 무슨 이익이 있습니까? 집 사람도 어려운
과정을 견디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적당히 무시하고, 적당히 깔아뭉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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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퍽 터집니다. 한심합니다. 이것이 저의 모습입니다. 보통 사람은 결혼하고 한 5년
싸우고 만다는데, 저는 치고 박고 싸우지는 않지만 여전히 서로 감정을 건드려서 싸웁니다.
결혼 할 때는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사랑하겠다고 결혼서약서에 맹세를
했지만, 정말 말 못 할 정도로 잘못도 했고, 또 사랑하지도 못 했습니다. 이것 역시 제
모습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저의 이런 모습 잘 모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그 중에서도 저를 잘
안다고 할 수 있는 제 친가 가족들도 제가 참 원만하게 잘 지내는 줄 압니다. 또 상당히
오랜 기간은 원만하게 잘 지냈습니다. 그렇지만 실상은 감정이 롤러코스터 타듯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이것 역시 제 모습입니다.
저 자신이 감정을 다스리는데 실패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부서장 회의에서 10월11일
회사 야유회를 자발적 참여로 할 거냐, 아니면 대체근무로 할 거냐는 논의 때도 제가
감정적으로 대응했습니다. CEO 입장과 직원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스스로 확실히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합리적이지 않은 강요를 했습니다. 직원 입장에서는 휴일에 회사 나오는
것은 당연히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그것을 암묵적 협박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 지난 주
제 모습이었습니다. 이것이 제 모습입니다.
회사에서 여러분 대할 때도 정말 힘들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이야기해야 좋을지 모르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사람 때문에 고민 참으로 많이 합니다. 작년에도 회사에서 네 명을
내보냈습니다. 제 능력의 한계 때문입니다. 나간 사람들 분명히 문제 있습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지극히 부족했고, 또 매우 부정적인 사람들이었습니다.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으면 그 사람들만 문제가 있었을까요? 커뮤니케이션은
상대적인 것입니다. 저도 똑같이 문제가 있었습니다. 제가 그 사람들을 이끌 능력에 한계가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다만, 제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더 이상 무리를 하지
않았던 것 뿐입니다. 그리고 제가 CEO였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희생된 것일 뿐입니다. 제가
아닌 다른 CEO였다면 그 사람들 대신 제가 그만둬야 할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어쨌던 저도
그 점에서 매우 힘들었습니다. 저 자신이 대화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
입니다. 사람의 한계입니다.
이런 저를 놓고 많은 사람들은 그래도 인내심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교회를
다닙니다. 교회 사람들도 저를 합리적이라고 인정합니다. 회사 안에서도 몇몇 사람은 저를
인내심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것도 저의 모습입니다.
저는 모르긴 모릅니다만,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아닐까 생각합니다.
겉으로는 이성적인 것처럼 평가 받지만, 실제로는 감정적인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옛 이야기에 ‘참을 인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게 말로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감정을 통제한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는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그 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개선이 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제가 경험한 것을 말씀 드려 보고 싶습니다.

공감의 위력

저는 5년 전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또 그 무렵 저 자신을 돌아보는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이 두 경험을 통해 사람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그 전에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는 존재를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것에 새로 눈을 떴습니다. 그 때 그 두 경험을 통해, ‘공감하기’라는 과정을 공부했습니다.
그 때 배운 것을 생활에 적용하면서 정말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지금은, 저는 누가 저에 대해 지적하거나 혹은 듣기 거북한 말을 하면 이를 악물고 ‘아,
그랬군요’ 혹은 ‘맞아, 나는 그래’ 하고 대답합니다. 남자가 제일 듣기 싫은 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여자도 마찬가지일 수 있겠습니다만, 대체로 남자가 이것에 잘 걸립니다. 능력을
무시하는 말을 들을 때, 남자는 견디지 못 합니다. ‘CEO가 판단을 잘못해서 현재 미지급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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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이 넘고, 직원들 급여도 밀리잖아’ 하는 말을 들으면, 정말 속이 부글부글 끓습니다.
사실입니다. 제 잘못입니다. 그런데도 이 말을 들으면 정말, 그럼 너가 한번 해봐라 하는
말이 목구멍을 치고 올라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를 악물고 인정 합니다. ‘맞아. 내가
판단을 잘못 했지. 큰 일 날 뻔 했어’ 하고 이야기합니다. 속은 문드러집니다. ‘1년 전
여수룬이 회사냐, CEO랍시고 사람들 뽑아놓은 걸 보면……’ 이것도 모두 사실입니다. 그래도
이 말 들으면 제 능력을 무시하는 것 같아서 울화가 치밀어 죽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맞아, 1년 전에 엉망이었어. 지금은 그래도 당신 덕분에 이만큼 되었어’ 하고
이야기합니다. 괴롭습니다. ‘1년 전에는 회사가 적금도 들고 살았는데, 괜히 개발한다고 하고,
또 사람을 늘려서 이게 뭡니까’ 하고 이야기하면 또 만사가 귀찮고 짜증이 납니다.
사실인데도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또 인정합니다. ‘맞다. 내 판단이 틀렸었다’고 될 수
있으면 이야기합니다.
제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온갖 핑계가 다 올라옵니다. 반발하는 마음이 올라옵니다. 그
때는 개발이 2월 말까지 끝난다고 했었고, 또 1년 전에는 회사가 어려웠기 때문에 제대로
된 사람이 오기 힘들었고, 또 중간 간부들 실력이 딸렸고, 뭐가 어떻고, 뭐가 어떻고 하는
소리가 마구 올라옵니다. 거기다 합리화하는 말이 또 따라올라 옵니다. 초기 기업이 다
그렇지, 그리고 그나마 이만큼이라고 하는 걸 왜 몰라, 너가 하면 나보다 더 잘 할 수 있어?
별 말 같지도 않은 말들이 마구마구 올라옵니다. 정 안 되면 대나무 숲에 가서 땅을
파고라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입을 다물고 그 말을 하지 않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맞아. 내가 부족했어.
판단을 잘못했어. 사람 보는 눈이 없었어’ 하고 인정합니다. 이를 악물고 인정합니다. 어쩌면
속으로 원망하면서 인정했는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하면 공격자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창을 거두어줍니다. 사실은 그 사람도 저를 공격한 것이 아닙니다. 그냥 자기도 답답하고
화가 나서 저에게 퍼부은 것일 뿐입니다. 뭔가 답답한 것을 풀어가는 과정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이 방법을 배운 것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맞아. 내가 그랬어’. 이 한 마디로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관계가 악화되기는커녕, 더 좋아집니다. 그
사람의 감정을 받아주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지적하는 방법도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될 수 있으면 가르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물론 전체 모임, 부서장 교육, 신입직원 교육, 마케팅 담당자 교육처럼 집단을
상대로 할 때는 가르칩니다. 그렇지만 개인에게는 될 수 있으면 가르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가르쳐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고마워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원래 순종하기 싫어합니다. 아이가 자라고, 의식이 생기면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싫어, 내가 할 거야’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이것 때문에 망합니다. ‘내가 할 거야’.
정말 어린아이들이 하는 행동입니다. 이것이 인간의 모습입니다. 자기 멋대로 하고 싶어하고,
시키는 것은 죽으라고 하기 싫어합니다. 청개구리 이야기는 여기서 나왔습니다. 온유하고,
순종하기 보다 자기가 주인이 되어서 자기 멋대로 살아가고 싶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르치는 것을 잘못하면 역효과가 납니다. 특히 지적은 될 수 있으면 안 하려고 합니다.
단점을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래서 모임에서 이야기할 경우도, 자기 성격의
장점은 이야기하라고 하지만, 단점은 이야기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애를 쓰는데도, 시도 때도 없이 지적하고, 가르치고, 훈계하려는 모습이 나옵니다.
이 또한 사람의 악함이 드러나는 모습입니다. 순종하고 온유하기 보다 가르치고, 지적하고
싶어하는 인간 본성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저는 가르치고, 지시하기 보다 스스로 알아서 깨우치기를 바랍니다. 또 문제가 있으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기회를 주려고 노력합니다. 여기에 공감하기를 쓸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를 잘못 키웠습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 ‘너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 서울대
가면 얼마나 좋은 지 알아? 서울대 나오면 좋은 직장 다니지, 좋은 사람들과 사귀지. 그래야
출세도 하고 성공도 하는 거야’ 하고 이야기했습니다. 제 아이는 뛰어난 아이가 아닙니다.
이것으로 인해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제 주문을 수용하기 힘들었던 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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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이 많아졌습니다. 아무리 해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아이는 별의 별 핑계를
다 대면서 인생을 괴롭게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화가 나면, ‘죽어 버릴 거야’ 하는
말까지 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모 자식이 서로 괴로운 처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공감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았을 때는 ‘왜 죽으면 안 되는지를 설득했습니다.’ 어리석은
짓입니다. 아이도 진짜 죽을 생각이 없는데 그 이야기가 무슨 위로가 되겠습니까? 다만 화가
난다는 표현이었겠지요. 이 때, 공감하기에서 배운 방법을 실천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죽을 건데? 물에 빠지면 숨이 답답하겠지? 옥상에서 뛰어내리면 아플 거야? 굶는 것도
방법이겠다. 근데 배고프겠지? 여성자전이란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도 죽는 방법 연구하더라’
이런 이야기하면서 그 아이 마음을 받아줍니다. 이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대부분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말 보다는 훨씬 효과가 큽니다. 한 30분 그런 이야기하면 대개 아이는
웃으면서 끝냅니다.
‘아빠 오늘 학교에서 누가 날 고자질 했어. 걔 죽여 버리고 싶어’ 하면 보통 부모들은
점잖게 한 마디 합니다. ‘그런 말 하면 못 써. 친구한테 그러면 돼? 들어보니까 너도 잘못
했네’ 합니다. 말이야 다 맞습니다. 그렇지만 올바른 대처 방법은 가르치기 보다 공감하기
입니다. ‘걔 누구야? 전화번호 몇 번이야? 내가 학교에 찾아가서 선생님을 만나야겠다.
혼쭐을 내야지.’ 하고 제가 더 펄펄 뜁니다. 좀 그러면 아이가 먼저 그럽니다. ‘됐어. 냅 둬.
걔가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 보자’ 하고 자기가 먼저 화를 풉니다.
그 아이의 편에 서는 것, 그 아이의 감정을 수용하는 것 여기에 해답이 있었습니다.

공감하는 방법

공감은 상대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자기를 향해 지적하는 것은 지적 내용이


아닙니다. 나름대로 화입니다. 또는 감정입니다. 그러므로 지적하는 사람을 향해 ‘그게
아니고요’라는 부정의 말을 하는 것은 대개 어리석은 행위입니다. 이 말이 나오는 순간,
지적한 사람은 곧장 극단의 공격수단으로 무장합니다. 그게 아니야? 그럼 이건 어때? 가볍게
시작한 지적이 방패에 부딪히는 순간, 단도를 꺼냅니다. 단도가 막히면, 칼을 꺼냅니다. 칼이
막히면 창을 빼 듭니다. 이 때부터 내용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방패를 뚫는 것만이
목표가 됩니다. 상대방이 하는 모든 말은 핑계며 변명일 뿐입니다. 오로지 내가 잘못했어.
항복이야 하고 백기를 들 때까지 모든 힘을 기울여 공격하고 공격하고 공격할 뿐입니다.
후퇴는 없습니다.
상대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방패가 무너지면, 지적한 점이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내가 죽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나섰습니다. 나갔더니 어라, 공격이
만만하지 않습니다. 방패를 듭니다. 투구를 씁니다. 갑옷을 입습니다. 호심경을 찹니다. 어
방어로 해결이 될 것 같지 않습니다. 나도 단도를 꺼냅니다. 단도로는 안 되겠습니다. 칼을
꺼냅니다. 그것도 안 되겠습니다. 창을 꺼내고 드디어 말에 올라탑니다. 이제는 전쟁입니다.
너가 죽든가 내가 죽든가의 결전의 장이 열리는 것입니다. 이제 공격이 최선의 방어인
상황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중단할 수 있으면 그는 이미 성인군자입니다. 일단 시작이 되면 중단한다는 것은
거의 죽음입니다. 시작하지를 말아야지 시작하고 나면 대책을 세우기 힘들어집니다.
거기까지 가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만 합니다. 여기에 커뮤니케이션의 첫 번째 방법이
있습니다. 지적해서 굴복시키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적해서 굴복하는 사람은
성인군자입니다. 세상에 그런 사람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지적당한 사람은 ‘그게
아니고’라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일단 말을 들은 사람은 그것이 설사 잘못된 사실에
근거했을 지라도 될 수 있으면 상대의 감정을 받아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은
어쨌든 문제를 제기하는 중입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아무리 조심해도 이미 어떤 감정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이 감정이 존중되지 않으면 격한 감정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지적을 받는 사람은 될 수 있으면 ‘그렇겠군요’라고 말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말하는 사람은 전체 상황을 염두에 두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단편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이야기를 시작해버렸습니다. 그 말에는 감정이 실려 있습니다. 이 감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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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 당하면 말한 사람은 좀더 적극적으로 설득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완화시키는 것이
‘그렇구나’라고 말하는 방법입니다. 동의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공감한다는 말입니다. 공감과
동감은 다릅니다. 죽여버릴 거야 하는 말에 동감은 나도 죽여버리고 싶다는 것이고, 공감은
아 죽여버리고 싶구나 하는 것입니다. 동감은 나의 감정이고, 공감은 상대의 감정에 대한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것을 ‘~구나’요법이라고 합니다. ‘그렇구나’ 함으로써 상대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대화의 첫 걸음은 상대방의 감정을 수용하는 것입니다. 말을
듣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감정을 수용하는 것입니다. 감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눔
가이드라인에서도 ‘감정을 말 하세요’라고 하는 것입니다.
말 따라하기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딸 하고 대화 때 이 방법을 아주 많이 씁니다.
애가 한 말을 똑같이 따라해줍니다. ‘응, 점심 때 생물시간에 만난 아이와 밥 먹었다구’, ‘응
혜민이는 공부하기 힘들다는 거구나’ 이 방법 정말 위대합니다. 말 하는 사람은 자기하는
말을 듣고 있다고 확인합니다. 안심합니다. 회사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
1년 전에는 정말 위험했었지’ 함으로써 그 사람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습니다.
물론 말하는 사람도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말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I-messege’ 방법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아이 메시지 방식은 상대방의 행동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감정을 표시하는 방법입니다. ‘너 왜 늦게 다녀’ 이것이 너 메시지 방식입니다. 이것을
아이메시지 방식으로 바꾸면, ‘너가 늦게 다녀서, 혹시라도 위험한 사람 만날까봐, 내가
걱정이 돼’라고 이야기하는 방식입니다. 유메시지 방식에서는 상대방을 직접 공격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아이메시지 방식에서는 상대의 행동으로 인해 촉발된 나의 감정을 이야기
하게 됩니다. 이것 정말 쉽지 않습니다.
‘당신이 일을 이렇게 처리해버려서 내가 너무 당황스러워’ 라고 말하는 것이 아이 메시지
방식입니다. 내가 당황스럽다는 것이고, 당신을 직접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이 방식을 잘
배우면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장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데,
이렇게 아이메시지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할 수 있으면 이
방식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도 연습입니다. 상황을 설명합니다. 그 상황으로 인해서 올
결과를 이야기합니다. 그 결과가 미친 나의 감정을 이야기합니다. 회사에서 적용하기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기본 원리를 생각하고 조금씩 연습하면 어쨌든 개인이 발전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상급자일수록, 그리고 직위가 올라갈수록 더욱 중요해집니다.
오늘 대략 말씀 드렸지만, 이것을 가지고 많이 생각해보고, 각각이 안고 있는 자기의
문제를 생각해보고 또 고치면서 한 단계 성숙된 리더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도록 같이
노력해봅시다. 여러분도 다 아실 겁니다. 인생은 고해입니다. 고통, 근심, 염려가 떠날 날이
없습니다. 이 가운데 매우 많은 일이 사실은 관계에서 옵니다. 부모와 관계, 형제와 관계,
상사와 관계, 동료와 관계, 이웃과 관계에 문제가 생겨서 옵니다. 이 고통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크게 둘로 나뉘어 집니다. 한 태도는 이 문제의 원인이 외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 배우자, 상사, 부하, 혹은 환경에 문제가 있다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게
아니고를 외칩니다. 또 한 태도는 이 문제의 원인이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잘못해서 우리 부모가, 내가 잘못해서 내 아이가…… 이 둘 다 사실은 병든 마음입니다.
그렇지만 심리학에서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둘 다 잘못이지만, 그래도 문제의 원인이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개선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말합니다.
상대방을 고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고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 뿐입니다. 문제를
인정하는 것은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그 고통을 직면하는 것이 성숙입니다. 여수룬의
리더들이 관계를 풀어가는데 장애가 되는 자기 문제를 직면하는 고통을 감수할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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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8일 부서장 회의

[CEO傳言] 마케팅-여수룬의 경험1

회사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제조하고, 돈을 벌기 위해 판매하고,


돈을 벌기 위해 조직을 유지합니다. 회사의 모든 활동은 돈을 버는 목적에 종속됩니다. 이
목적을 위한 활동 가운데 가장 앞쪽에 있는 활동이 마케팅입니다.
마케팅은 회사 영업 전략을 짜는 것이며, 홍보 전략을 짜는 것입니다. 마케팅은 손님으로
하여금 상품에 관심을 갖게 하고, 손님으로 하여금 물건을 사게 하는 활동입니다. 사람들은
제품이 30%고 마케팅이 70%라고 이야기합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그 정도로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CEO전언을 통해, 급한 기본 사항을 전달했습니다. 오늘부터는 당분간 실무적인
문제를 전달하겠습니다. 그 중에서 먼저 마케팅 방법론을 전달합니다. 저 자신 마케팅
전문가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수룬의 마케팅 만큼은 우리 나라에서 최고
전문가입니다. 여수룬은 제가 창립했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켜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수룬의 마케팅은 제가 제일 전문가입니다. 저는 제가 제일 잘 하는 여수룬 마케팅을
정리하여 전달합니다. 여수룬 마케팅은 마케팅 일반론은 분명히 아닙니다. 그렇지만 여수룬
마케팅은 마케팅 일반의 이론을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수룬 마케팅에서 성공한
것은 성공한대로, 실패한 것은 실패한대로, 우리 여수룬의 재산입니다. 여수룬에서 마케터로
활동할 사람들은 이것을 참조하여,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버릴 것은 버리면서 더
발전시킬 것입니다.
사업부장들은 마케팅에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물건도 팔지 못하면 헛수고 입니다. 물건이 좋다고 저절로 팔립니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능력 있는 사람이 꼭 성공합니까? 좋은 책이 꼭 잘 팔립니까? 좋은 음악이 꼭
인기를 얻습니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물어보겠습니다. 지금 판매에 성공한
제품이 꼭 좋은 제품입니까? 성공한 음악가가 꼭 훌륭한 음악가입니까? 좋은 능력, 좋은
자질을 가지고도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사람 많습니다. 혹은 능력과 자질은 별로인데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많습니다. 이것은 좋은 물건이 곧 잘 팔리는 것은 아니라는
말과도 통합니다. 마케팅은 이런 것입니다. 주어진 물건을 장점을 살려서 잘 파는 것이
마케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좋은 물건이면 팔기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대체로
시장에서는 비슷비슷한 물건으로 경쟁합니다. 경쟁할 능력도 없는 제품은 시장에 나올 수도
없습니다. 시장에 나온 이상 엇비슷합니다. 이런 엇비슷한 물건을 누가 더 잘 파느냐 하는
것이 마케팅입니다.
사업부장은 매출로 말합니다. 단기 전략을 내세우든, 장기 전략을 내세우든, 사업부장은
매출로 이야기합니다. 또 그 계획을 가지고 CEO를 설득합니다. 다른 말은 별로 필요
없습니다. 프로야구단 감독이 인성을 가지고 승부하지 않습니다. 훈련계획으로 승부하지
않습니다. 혹은 기초를 잘 가르치는 것으로 승부하지 않습니다. 프로야구단 감독은 성적으로
승부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사업부장은 매출로 승부합니다. 매출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
바로 마케팅입니다.
사업부장들이 마케팅에 참조할 수 있도록 저는 여수룬의 경험을 전달합니다.

기획사를 목표로 하다

여수룬 사업을 하면서 제가 첫 번째로 정한 것은 목표 고객이었습니다. 저는 기획사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도매업을 선택했습니다. 최종 소비자가 아니라 프린트샵이나 법인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그래서 초창기에는 팩스와 이메일을 이용해서 프린트샵에만
홍보했습니다. 그리고 슬로건도 ‘업자가 믿을 수 있는 애드프린트’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업자를 상대로 했기 때문에 완성된 디자인만 받았습니다. 업자를 상대로 했기 때문에
샘플에는 애드프린트와 관련된 일체의 사항은 뺐습니다. 업자가 우리 샘플을 자신의 샘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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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업자의 비용을 줄여주기 위해서 발송대행 서비스를
했습니다. 즉 전표의 보내는 사람칸에 업자의 이름을 적어서 업자의 고객에게 직접 주는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 하나로 고객은 최소 500엔을 절약합니다. 그리고 납품일을 하루
당길 수 있습니다. 포인트 구매시 보너스도 업자를 상대로 하기 때문에 성립되는 마케팅
전술입니다. 그리고 품질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을 잘 알면서도 27종을 판매한 것도
기획사를 상대로 하는 전술이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이 점을 눈 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업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기본 전략에
따라 자연스럽게 몇 가지 독특한 전술이 나오지 않습니까? 홍보대상, 슬로건, 완성된 디자인,
발송대행 서비스, 포인트 구매하면 보너스 포인트 증정 등등. 이런 전술이 모여서 마케팅이
되는 것입니다. 자칫하면 잘 난 척하는 것이 될까 봐 두렵습니다만, 저는 발송대행 서비스
등이나 샘플에 애드프린트 이름 빼기 등 자잘한 것이 매우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에 철저히 프린트샵을 목표로 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애드프린트는 제작
대행업이고, 반드시 파일이 있어야 하는데, 최종 소비자가 고객이 되어 버리면 파일 때문에
고생할 것이 뻔했습니다. 프린트샵은 일단 한번만 거래가 성립되면 그 다음부터는 파일
때문에 고생할 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국 합판 업체의 경험을 존중했습니다. 한국 합판업체가 합판을 이용해서
초저가 전략을 구사하여 한 달에 업체 당 20억 매출을 이루고 있다면, 그걸 따라 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린트샵을 고객으로 하겠다는 전략을 지금 와서 평가하면 어떨까요? 저는 아주 훌륭한
전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8월에 애드프린트에서 한 번 이상 구매한 회원은
1천7백20명입니다. 이 중 올해 1월18일부터 8월 말까지 7개 월 10일 간, 10회 이상 구매한
회원이 4백61명입니다. 구매한 고객 가운데 26.8%가 이 기간 동안 10회 이상 구매했습니다.
4회에서 9회 구매한 사람은 504명으로 29.3%입니다. 즉 올해 1월18일부터 8월 말까지 4회
이상 구매한 사람은 총 965명으로 총 구매자 가운데 56.1%입니다. 이 통계는 꽤 무서운
통계 아닐까요? 최소한 단골 고객이 965명이라는 말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아래 통계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2010년 8월 고매횟수 별 고객수>

구매횟수 회원수 비율
10 회이상 461 26.8%
4~9 회 504 29.3%
3회 167 9.7%
2회 220 12.8%
1회 368 21.4%
소계 1,720

명함이나 스티커를 계속 구매하는 고객군을 만들었기 때문에 애드프린트 사업은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다 이렇게 생각할까요? 지난 번 말한 대로 한국에서 일본에 명함과 스티커를
판매하는 회사는 이미 다섯 개 입니다. 우리가 있습니다. 명함21(www.meishi21.jp)이
있습니다. 디티피아(www.dtpia.jp)가 있습니다. YM카드(www.ymcard.jp)가 있습니다.
슈퍼프린트(www.superprint.jp)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우리처럼 업자를 대상으로 한다고
명확하게 못 박은 회사는 별로 없습니다. 이 점은 우리가 매우 잘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CEO전언 초창기에 일관성이 있으면 비전이 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마케팅도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명확한 목표를 정하고 일관되게 추진하면 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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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층이 반드시 형성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마쿠마쿠는 B2C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B2C를 지향할 경우는 영업전략이 달라져야
합니다. 어떻게 달라져야 할 지는 사업부장이 고민을 해야 할 몫입니다. 그리고 마쿠마쿠
사업부 구성원이 고민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무엇이 되든 마쿠마쿠 사업부는 마쿠마쿠
사업부가 목표로 하는 고객을 상대로 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부처님도 상대를 보고 설법을 한다고, 상대에 따라 마케팅 전략은 다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각 사업부장님은 현재 정해진 혹은 정한 대상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저가 전략을 추구하다

애드프린트 마케팅에서 목표를 프린트 샵으로 잡은 것과 함께 중요하게 삼은 것은


가격이었습니다. 저는 철저히 저가 전략을 추구했습니다. 좀 심하게 그렇게 했습니다.
초창기에 일부에서는 일본 현지가의 70~80%로 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거의 50% 가격으로 했습니다. 이 때 기준은 내가 받을 것만 받으면 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우리 원가에 적정 마진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판매가의 몇 %가 기준이었는데, 저는 내가 받을 마진을 받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가격 책정의 원칙이었습니다. 그 때, 한국 합판 인쇄업을 생각했습니다.
한국 합판 인쇄업 마진은 5% 혹은 많아도 10%가 안 된다고 파악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비용을 제외하고 30% 적도 마진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그렇게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그
결과 애드프린트 상품의 가격은 일본 기준으로 봤을 때, 놀라운 가격이 되어버렸습니다.
당연히 고객은 꾸준히 방문했습니다.
이 점 역시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무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이
꾸준히 방문했습니다. 가격에서 특별한 메릿이 있었기 때문에 초기에 상품의 질이 형편 없을
때도 주문은 꾸준히 늘었습니다. 이 점 매우 주목해야 합니다. 초기의 상품과 서비스 질은
고객지원팀이 시도 때도 없이 울어야 할 만큼 형편 없었습니다. 초기에는 마트코트 명함조차
100매, 250매 상품이 없었습니다. 500매 상품만 있었습니다. 500매 상품은 당연히 매수가
부족했습니다. 색상은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고급지 명함도 당연히 매수 부족이었습니다.
스티커는 본드가 묻어 있어, 고무덩어리로 일일이 지웠습니다. 정말 울고 싶은
제품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고객은 욕하면서 사갔습니다. 싸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저가 전략은 100엔 샵의 전략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람들은 100엔 샵 물건 쓰레기다고
욕하면서도 사갔습니다. 100엔 샵 초창기 물건은 절대 지금과 같지 않았습니다. 제가
농담처럼 이야기했습니다만, 망치로 못을 박으면 정말 망치가 우그러들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싸니까 사갔습니다. 지금은 100엔 샵 물건 꽤 좋습니다. 애드프린트의
명함도 이제는 꽤 좋습니다. 저가 정책 역시 애드프린트가 살아남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는 프린트샵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 고객들은 가격에 아주
민감했습니다. 프린트샵 입장에서는 명함 2백50매에 100엔이 싸다면 하루 10개 명함을
취급하면 1천 엔이 절약됩니다. 한 달이면 3만 엔이 절약됩니다. 적지 않은 돈입니다.
저가 전략을 추구할 때, 생기는 어려움은 성장 속도가 느리다는 점입니다. 성장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우리 회사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아직 평가하기 곤란한 점이 있습니다. 가격을 일본 현지가격의
70~80%로 유지했을 때, 과연 손님이 50% 선일 때 만큼 왔을까 하는 점은 의문입니다.
당시도 이 점을 매우 고민했습니다. 저는 선택의 기준을 안정으로 잡았습니다. 설사 오래
가는 한이 있더라도 망하지 않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저가 전략을 밀고 나갔습니다.
결국 애드프린트의 가격 전략은 박리다매 형태가 되었습니다.
저는 명품이나 브랜드 상품이 아닌 한 가격은 매우 예민하고 어쩌면 기업의 사활로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명품이나 브랜드 상품은 저가가 오히려 싸구려 취급을 받아서
판매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끔 그런 이야기 듣지 않습니까? 진주 목걸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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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 불로 판매하려고 했는데 전혀 팔리지 않다가, 매장 직원이 실수로 3만 불이라고
적었더니 순식간에 팔려버렸다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는 브랜드 제품일 경우입니다. 명함,
스티커, 전단지 등은 브랜드 제품이 아닙니다. 이 경우 대개는 가격이 구매 결정에 핵심
요인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자신을 살펴봅시다. 우리 자신 역시 작은 돈에 지나치게 민감하지 않습니까? 이
나이가 되어도 어느 날 교통카드를 안 가지고 와서 100원 더 주고 표를 끊어야 할 때면
속이 쓰립니다. 더군다나 집에 갈 때 환승이 안 되어 마을버스를 타야 되면 꽤
고통스럽습니다. 저는 월, 수, 금 저녁에 탁구 레슨을 받습니다. 탁구장에 이온 음료수
자동자판기가 있습니다. 1천 원 넣으면 700원 짜리가 나옵니다. 300원 잔금이 남는데,
이것을 홀랑 빼내자니 좀 그렇습니다. 자판기에 ‘이익금은 탁구 꿈나무를 위해 쓰여집니다’
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300원을 빼자니 그렇고, 약간 갈등을 합니다. 옥션에서 물건 살 때도
혹시 속지 않을까 이러 저리 비교하느라 시간 낭비가 이만 저만 아닙니다. 사람은 이렇게
작은 것에도 걸립니다. 특히 돈에는 누구나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에서 제작해서 일본에 판매한 첫 번 째 물건이 골판지 상자였습니다.
www.danboru.net이 그 사이트입니다. 이 때도 일본 친구들은 말렸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품질을 중시한다, 일본 사람들은 가격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다. 가격 싸다고 거래처를
바꾸지는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저는 ‘가격 앞에 장사 없다’는 믿음으로 밀고 나갔습니다. 품질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가격에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즉, 가격 대비 품질이지, 가격과 상관 없는 품질은 없습니다.
이것도 한번 이야기한 내용입니다. 100엔 샵을 다시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혹은 패스트
패션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 값어치 만큼만 하면 되는 것이지, 가격과 상관 없이 품질을
따지는 사람은 없다는 뜻입니다.
100엔 샵 엄청난 기업으로 발전했습니다. 일본 사람들에게도 100엔 샵은 한번 쓰고
버리는 물건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사람들은 100엔이면
그 정도로 쓸만하다는 인식이 심어졌습니다. 그래서 일본 전국에 우후죽순 처럼 100엔 샵이
뿌리를 내렸습니다. 패스트 패션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두 차례 입을 옷이니까 금방 뜯어져도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패션 시계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격 때문에 거래처를 안 바꾼다는 것도 상식 이하입니다. 장사하는 사람이 싸게 공급
받을 수 있는데 그걸 두고 더 비싼 걸 공급받는다면 그 사람은 장사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그런 것 애당초 안 믿습니다. 저 자신도, 거래처에 비싸더라도 우리 것 써주세요 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싸면 팔립니다. 지난 주말, 하나로 마트에서 거봉을 한 박스에 9천8백 원에 판다기에
샀습니다. 무도 하나에 천 원이라기에 샀습니다. 역시 맛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음에 또
그렇게 책정되어 있으면 살 가능성이 높습니다. 싼 가격은 마력이 있습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아이스크림 가격을 놓고 벌이는 경쟁은 정말 치열합니다.
7월1일 오픈 프라이스 제도 시행 후, 마트에서는 아이스크림 가격을 700원 → 350원이라고
표기했습니다. 그 다음 날 다른 마트에서 문자가 왔습니다. 아이스크림 700원짜리 10개에
2,900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마트에서는 아이스크림 10개에 2,500원이라고 합니다.
8월 말은 꽃게 철입니다. 8월19일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주요 일간지마다 두 면에 걸쳐
전면 광고를 실었습니다. 이마트가 해꽃게를 100 그램에 890원에 판다고 광고했습니다.
롯데마트는 처음에 100그램에 950원에 판다고 했다가 이마트가 890원에 판다는 광고를 한
걸 보고 880원에 판다고 광고를 수정해서 냈습니다. 10원 차이입니다. 이만큼 민감합니다.
9월2일 이마트는 전국 점포에서 판매하는 농심 신라면 1상자를 1만1680원에서
1만630원으로 9% 인하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라면 1상자 상품의 개당 가격도 584원에서
532원으로 52원 내렸습니다. 경쟁사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마찬가지로 내렸습니다.
가격은 정말 무섭습니다. 기껏 한 박스에 천 원 차이입니다. 그렇지만 소비자는 이것을
놓칠 수가 없습니다. 손해보고 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브랜드가 아닌 제품은 가격이 구매 결정에 핵심 요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 등은 어떨까요? 품질 구분이 가능한 제품일까요? 이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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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해 판단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구매자라면 어떻겠습니까? 프린트샵을 운영하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수취일,
품질 다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격 아닐까요? 가격이 싸면, 수취일이 조금
늦어도, 또 사이트 이용이 다소 불편해도 다 커버가 됩니다. 정말 커버가 됩니다. 솔직히
애드프린트 사이트 메인 페이지 절대로 잘 만든 페이지 아닙니다. 마케팅 개념 거의
없습니다. 저더러 만들라고 하면, 절대 그렇게 안 만듭니다. 현재 애드프린트의 페이지를
제가 안 만들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별로 개입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제가 시간이 있고,
여유가 있다면, 지금 페이지처럼은 안 만듭니다. 그렇지만 그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닙니다.
가격이 싸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애드프린트 봄, 여름, 가을, 겨울 말도 안 되는 공장
정비기간 갖습니다. 무슨 놈의 회사가 계절마다 공장 정비한다고 쉽니까? 그래도 그 때 조차
고객들은 군소리 안 하고 기다려서 삽니다. 싸기 때문입니다.
싸면 거리가 멀어도 가고, 기다려서도 삽니다. 사람은 가격에 민감합니다. 단 10원에
발길을 돌립니다. 그것이 사람들의 행동양태입니다. 나는 안 그렇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10원에 움직이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가격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표기방식도 매우 중요합니다. 애드프린트는 상품 가격만
표시합니다. 발송비, 대인수수료는 별도로 책정합니다. 뭐 어떻게 강조해야 할 지 모르지만,
이런 점도 매우 중요합니다. 필요하다면 소비세도 별도로 표기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도 이미지가 중요합니다. 우리 나라에서 삼성하면, 제품
괜찮고 고객지원 좋은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렬합니다. 한국 제품의 A/S지원은 정말
뛰어납니다. 이런 이미지 때문에 삼성은 시장을 지배합니다. 좋은데다가 값도 싸다는
이미지를 남기는 싸움이 마케팅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작은 일에 너무 소홀합니다. 그렇지만 승부는 작은 데서 납니다. 행사를 한다고
가정합시다. 게스트를 초청하고, 공연 준비를 하는 것은 별로 실패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런 것은 이미 패턴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실패는 뜻밖에 전원을 연결하는 코드가
망가져 있어서 구하는데 실패해서 생깁니다. 실패는 작고 세밀한 데서 옵니다. 큰 것은 다
보이므로 거기서는 별로 실패하지 않습니다. 홈페이지를 여는 데까지는 누구나 다 잘 합니다.
실패는 자잘한 데서 옵니다.
이 작은 일을 신경 쓴다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골판지 상자 판매사이트 단보루넷의
초창기 가격을 제가 책정했습니다. 애드프린트 가격도 제가 책정했습니다. 골판지 상자
가격을 정하기 위해, 거의 일주일 가까이 일본의 주요 골판지 판매 사이트의 가격을 엑셀로
정리했습니다. 하나도 재미 없는 일입니다. 골판지 상자는 어쩌면 명함보다 더 어렵습니다.
사이즈 다 틀립니다. 판매 매수 다 다릅니다. 재질 다릅니다.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하나하나 기록하고, 하나하나 근사치 중심으로 가격을 따졌습니다. 지루함을 견디고
했습니다.
애드프린트 때 명함 가격도 그렇게 책정했습니다. 애드프린트 때는 쉬웠습니다. 힘들긴
했지만 명함은 가격 비교가 쉽습니다. 사이즈가 같았으니까요. 그리고 애드프린트는 타킷
사이트가 명확했습니다. 저는 철저히 프린트팩과 비교했습니다.
여기서 팁을 하나 드립니다. 가격 경쟁은 온라인 사이트와 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오프라인은 경쟁상대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가격을 조사하고 비교할 때는 가장 싼 사이트
하나와 비교하면 그것으로 거의 충분합니다. 이것저것 다 조사하기 힘들면, 일본서 가장
유명한 사이트와 비교하고 경쟁하면 됩니다. 가장 유명한 사이트를 모르면, 검색어 광고
1~4위 업체와 비교하면 됩니다.
어쩌면 승부는 여기서 낫다고 해도 좋습니다. 가격책정이라는 가장 기본 되는 일을 충실히
했다는 것에서 애드프린트가 실패하지 않을 기반을 가졌다고 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기 매출 증대 전략

대상과 가격이 정리된 상태, 그러니까 현재 애드프린트 상태에서 저더러 마케팅하라고


하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봤습니다. 마쿠마쿠는 좀 다릅니다. 마쿠마쿠는 현재 판매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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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마쿠마쿠의 전략은 시장에 먹혀 들고 있지
않습니다. 마쿠마쿠는 먼저 전략을 명확하게 수립하고 나서 지금부터 제가 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사업부장들이 이해하기 쉽게 ‘나라면
이렇게 하겠다’고 마케팅 전략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당연히 아시죠? 다른 일도
그렇습니다만, 저는 지시나 명령과 제 의견을 구분하기를 원합니다. 지시할 것과 명령할
것은 명확하게 그렇게 합니다. 그렇지만 제 의견은 참조 사항입니다. 채택할 지, 모방할 지,
혹은 거부할 지는 부서장이 알아서 할 일입니다. 제가 참 당황스러운 것은 제가 의견으로
내놓은 것인데, 그걸 따라 해 놓고는 지시대로 했다고 책임을 피하려 할 때입니다. 제가
CEO니까 영향을 안 받기 힘들지만, 지시와 명령과 의견은 구분해야 합니다. 마케팅 전략은
지시 사항이 아닙니다. 저는 제 의견을 말합니다. 사업부장이 다른 것을 채택해도 저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책임은 사업부장이 집니다. 매출로 책임을 집니다. 이 점을 잘 구분하기
바랍니다. 저가정책? 그건 저의 의견일 뿐입니다. 그것도 3년 전에 채택한 것입니다.
애드프린트에 적용한 것입니다. 명함에도 맞을 지, 그리고 마트코트가 70% 가까이 매출을
차지하는데 고급지에도 저가정책이 맞을 지, 그건 모릅니다. 그 정책을 선택하는 것이
사업부장의 역할입니다. 이것을 전제로 하고 제가 드리는 말씀은 참고로만 하시기 바랍니다.
세팅이 된 상태라면, 손님을 많이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마케팅 전략입니다. 가장
중요하다기 보다 가장 기본이 된다고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모객(暮客) 과정입니다.
가격경쟁력이 있고, 상품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제입니다. 애드프린트가 전형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기본으로 신경 써야 하는 것은 검색어 광고입니다.
검색어 광고는 오버츄어를 통해서 10개 사이트에 하는 것과 구글에 하는 것 둘로
나뉘어집니다.
지금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는 오버츄어 광고 밖에 안 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가뭄에 콩 나듯이 가끔 팩스며 이메일 마케팅을 합니다만, 정말 그야말로 잊어버릴만하면
한번 합니다. 최근까지 세 번 했나요? 그걸 제외하면 여수룬의 마케팅은 오버츄어가
유일합니다.
일단 검색어 광고와 관련하여 우리가 경험하여 알게 되었거나, 또 우리가 규칙처럼 정해둔
게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가 따라서 하고 있는 규칙입니다. 그걸 먼저 정리해봅시다.

오버츄어 광고와 구글 광고는 같이 하지 않는다.


오버츄어 광고에서는 가격이 싸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기본이다.
자금이 부족할 때는 오버츄어 광고랭킹을 5~7위로 유지한다.

뭐 별 것도 아니지만, 이런 경험을 매뉴얼화 하는 것이 회사의 실력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통계를 일일이 제시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정리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아서 그냥 주장 형식으로 정리를 합니다.
오버츄어를 통해서 검색하는 사람은 대개 구글로도 검색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추론입니다. 애드프린트는 한 때, 오버츄어 검색어 광고와 구글 검색어 광고를 병행했습니다.
그 후 광고비가 너무 많이 집행되어 구글 광고를 중단했는데, 가입자 수는 별로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 결과 이 추론이 사실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습니다. 돈이 많다면
모르겠습니다만, 자금이 여유가 없을 경우 두 검색어 광고를 병행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자금이 여유 있을 때는 조건이 바뀝니다.
오버츄어 광고에서 핵심은 역시 가격이었습니다. 오버츄어는 메인 광고문안 15자, 보조
광고문안 30자로 승부하는 세계입니다. 지금 애드프린트는 아래와 같이 홍보하고 있습니다.

業者向/カラー100 枚 500 円

オフセット/税込、送料500円、追加料金不要/3営業日発送/28種

이전 광고문안은 이미 기억이 안 납니다. 기록을 해놓았어야 했는데…… 얼마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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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했는데, 역시 한계입니다.
업자전문/
하여간 위 광고문안으로 바꾼 뒤 효과는 엄청났습니다. 광고랭킹을 5~7위로 조정했지만,
광고효과는 기존 2~4위로 한 것보다 더 효과가 컸습니다. 위 광고문안을 분석해보면,
절묘합니다. 일단 싸다는 것이 충분히 강조되어 있습니다. 칼라 명함 100매가 500엔입니다.
그런데도 옵셋인쇄입니다. 세금이 포함되었고, 송료도 500엔 밖에 안 합니다. 추가요금도
없습니다. 게다가 3영업일에 발송합니다. 종류도 28종입니다. 싼 게 비지떡 아닐까 했는데,
아하 도매업자라는군요. 저는 이 광고문안 정말 잘 만든 문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애드프린트는 이 문안 하나로 광고비를 대개 50만 엔 이상 아끼고 있습니다.
사업부장 여러분. 이 45자에 신경 쓰는 마음으로 마케팅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정말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것으로 인해 차이가 갈라지는 일에 부디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

高品質で格安名刺・はがき専門店

簡単注文・制作・印刷用紙の種類豊富。用紙サンプル。送料無料

이렇게 광고하는 직원은 회사 돈을 갖다 버리는 사람입니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광고


문안입니다. 저라면 이렇게 광고하는 직원 절대로 이 업무에 쓰지 않겠습니다. 무색, 무취입
니다. 정말 고등학교 갓 졸업하고 취직한 직원더러 광고문안 만들라고 하면 당연히 이렇게
만들 그 정도 문구입니다. 이걸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요? 광고문안 만들기 만으로도 몇 주는
가르쳐야 할텐데…… 하여간 중요한 것은 나만의 어떤 것, 이것이 광고문안의 핵심이라는 점
입니다. 고품질? 격안? 전문점? 간단주문? 종류풍부? 이 모두 추상입니다. 구체성은 하나도
없다는 뜻입니다. 나만의 것은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나만의 것이 없는 광고문안은
빵점짜리입니다. 온라인 마케팅에서 검색어 광고는 첫출발점입니다. 총45자에서부터 모객은
시작됩니다.
쉽다면 쉽지만, 이것도 역시 쉽지는 않지요? 감각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감
각은 어디서 생길까요? 많은 경험에서 생깁니다. 많은 경험은 무엇입니까? 직접 자기가 해본
경험, 그리고 독서와 학습을 통한 경험에서 생깁니다.
사업부장이나 부서장은 마케팅 책 읽어야 합니다. 강좌도 들어야 합니다. 다시 말씀 드
리지만 감각과 직관은 천재의 영감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보통 사람의 감각과 직관은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만 생깁니다. 머릿속에 많이 집어 넣어야 합니다. 들어가는 것이 없으면 절대
나오는 것 없습니다. 제 능력의 한계는 제 경험과 학습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이제 저는 따
로 경험을 더할 방법은 많지 않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학습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
지런히 책을 읽습니다. 특히 지금은 사람에 대한 책을 많이 읽습니다. 저는 아래 광고문안을
보면, 그 광고문안을 만든 사람이 얼마나 공부를 안 한 사람인지 압니다. 마케팅 역시 공부
해야만 감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업부장이나 부서장들이 실무에서 최대한 빨리 손을 뗄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이 때문에 이야기합니다. 물론 아직 실무에서 손을 뗄 수 있는 환경
이 못 된다는 점을 이해 합니다. 그래서 저도 매우 불편합니다. 저도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어쨌든 그런 환경을 만들지 못하고는 미래가 없습니다.
오늘은 마케팅 관련 서두만 꺼내었습니다. 마케팅 쪽은 이후 몇 차례 더 진행을 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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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傳言] 마케팅-여수룬의 경험2

2010. 10. 15.

지난 주 저는, 마케팅이란 ‘손님을 오게 해서 물건을 사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손님이 와서 물건을 사게 하려면, 일단 가격이 싼 게 좋다고 했습니다. 물론 가격을
비싸게 해서 오히려 더 잘 팔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반론으로 이야기한다면,
역시 가격이 싼 게 잘 팔립니다. 그리고 검색어 광고를 간단히 소개했습니다. 오늘도 지난
주에 이어서 마케팅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쉽고 단순한 일부터

마케팅을 하든 뭘 하든, 일을 하는 데는 요령이 있습니다. 물론 그 요령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사람마다 다 자기 나름대로 일하는 노하우가 있습니다. 제 노하우를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일을 할 때, ‘쉬운 일에서 어려운 일로’, ‘단순한 일에서 복잡한 일로’,
‘항상 성과를 거두는 방법’으로 합니다. 저는 쉬운 일부터 합니다. 그리고 당장 성과가 나는
일부터 처리합니다. 쉽고 당장 성과가 나는 일부터 처리 하면서 서서히 자신감도 가지고,
경험도 쌓습니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하든지 실수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쉬운 일, 간단한 일을 하면서 연습을 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 아무래도 복잡한 일을
하면서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쉬운 일은 내 힘으로 쉽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남의 손 빌리는 것은 내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내가 결심만 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쉬운 일입니다. 마케팅을 예로
들면, 홈페이지 메인 광고를 바꾸는 일은 쉬운 일입니다. 검색어 광고 문구를 바꾸는 일도
쉬운 일입니다. 저는 이런 일부터 합니다.

메인 페이지 손 보기

사업부장으로서 일을 할 때, 메인 페이지 광고부터 손을 보면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설사 실수했더라도 내려버리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볼 때, 뭔가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메인 페이지 광고를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이트의 방향을 어디로 잡을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메인 페이지
광고부터 시작하면 실수를 별로 하지 않으면서 방향을 잡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주변에도
뭔가 보여줄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에게 바뀌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의외로 중요합니다. 뭔가 맡았을 때,
비록 작더라도 변화를 보여주면서 주변으로 하여금 안심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무엇을 하든 워밍업이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복잡한 걸 하지 말고, 홈페이지 메인 광고,
혹은 메인 페이지의 몇 가지 부차적인 광고, 공지사항 등을 정비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완벽주의는 좋지 않습니다. 뭔가 아주 오래 생각하고 준비해서 하면 더 잘 될 것 같지만,
별로 적당한 방법이 못 됩니다. 우리 회사 개발실은 이터레이션 방식을 씁니다. 처음부터
전체적인 기획을 해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때 중요한 것을 정해서 해나가는
방식입니다. 사람은 완전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총 방향을 정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물론 비전을 가지고, 총 방향을 설정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체로 잘 안 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헤매는 것 보십시오. 이명박 뿐입니까?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 다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나라에서 머리 좋다는 사람을 맘대로
선발해서 쓰지만 계획을 세우고 집행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이 다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스스로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가볍게,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즉각 하면서 중요하고 복잡한 것을 준비하는 것이 낫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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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합니다. 물론 제 생각입니다. 중요하면서도 어렵지 않은 일, 이런 일부터 하는 것이
요령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인 페이지 정비는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이런 일부터 해나가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검색어 광고

검색어 광고 역시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검색어 광고도 설사 잘못했다고 판단되면, 즉시


내리고 이전 것으로 돌리면 됩니다. 그렇지만 검색어 광고는 매우 중요합니다. 중요하지만
실패한다고 해서 엄청난 타격을 받는 일이 아닌 것을 가지고 워밍업 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 회사는 지금 검색어 광고밖에 안 합니다. 그만큼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사업부 일을
맡았을 때, 이것부터 정비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정비하면 반드시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평가 받는 것은 기분 나쁘지만, 그렇게 함으로 인해 자기가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일, 쉬운 일을 먼저 처리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좋고, 팀을 위해서도
좋고, 조직 전체를 위해서도 좋습니다. 크고 멀리 보는 구상은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은 단순하고 쉬운 일을 꾸준히 해나가는 가운데 경험이 쌓이고, 능력도
쌓여야 할 수 있습니다. 지휘자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쉽고 단순한 일을 처리하면서
스스로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이 노하우는 정말 중요합니다. 일을 맡겼더니 작은
일이기는 하지만 계속 뭔가 바꿔나가는 사람과 생각한다면서 바꾸는 것은 전혀 없는 리더
가운데 어느 분이 주변을 안심시키겠습니까?
그리고 작더라도 계속해서 성과를 만들어 나가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권투 선수
육성 방법에 나옵니다. ‘이기는 연습을 시키는 것’입니다. 될 성 부른 선수가 있으면
트레이너는 처음에 센 선수하고 절대로 시합하게 하지 않습니다. 약한 선수를 골라서 시합을
붙입니다. 이깁니다. 조금 더 센 선수하고 붙입니다. 또 이깁니다. 말하자면 트레이너는
이길만한 선수를 불러서 시합을 붙여서 자기 선수가 이기게 만듭니다. 자기 선수는 자신감이
붙습니다. 역시 내가 실력이 좀 된다. 조금만 더 하면 한국 챔피언이 될 수 있겠다.
동양챔피언도 되고, 세계 챔피언도 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기게 합니다. 선수는 연습도 더
하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성장합니다. 여기에도 역시 칭찬, 지지, 격려하는 방법이 들어
있습니다. 이기면 칭찬 듣고, 이기면 격려 받습니다. 칭찬 받고 격려 받으면 사람은 자기
잠재능력을 불러낼 수 있고, 실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리더가 부서원들과 결정해서 작은
성과를 꾸준히 거둘 때, 부서원 전체가 지지 받고, 격려 받고, 칭찬 받습니다. 지지 받고,
격려 받고, 칭찬 받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자신감도 생깁니다. 그리고 좋은 생각도 많이
하게 됩니다. 큰 성공은 어렵습니다. 작은 성공이 쌓이면 큰 성공은 저절로 옵니다. 큰 거
한방 보다 작은 것 여러 방이 훨씬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 면에서도 메인 광고, 메인
페이지의 보조 광고, 공지사항 정비, 검색어 광고 처럼 쉽고 단순한 것에서 조금씩 성공을
거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지지 않는, 실패하지 않는 마케팅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23전 23승의 신화를 만들었습니다. 정말 위대합니다. 이순신 장군은 23전을
치르는 동안 한번도 지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질 싸움을 애당초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지형, 이길 수 있는 때, 이길 수
있는 조건에서 싸웠습니다. 장군은 조수의 흐름에 정통했습니다. 해전에서는 조수, 간만의
흐름을 결정적인 조건입니다. 그리고 준비가 된 만큼 싸웠습니다. 그렇게 해놓고 싸우면
지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지지 않게 해놓고 싸운다는 것이야말로 필승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장군이 수군통제사에서 해임된 이유는 질 수 밖에 없는 싸움을 하라는 선조의 명령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조선 왕 선조는 무모했습니다. 무식했습니다. 선조는 장군이
연전연승하자 왜군이 몰려있는 부산진을 공격해서 전쟁을 일거에 끝내라고 했습니다. 당시
조선수군은 연전연승 했지만 전체 전력에서는 여전히 일본군에 밀렸습니다. 장군은 숫자가
부족했기 때문에 늘 적을 소수로 만들고 아군을 다수로 만들어서 병력의 우위를 유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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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전 형태로 전쟁을 하였습니다. 그 전략으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부산진에는 적이
대거 몰려 있었습니다. 부산진에는 들어가면 지게 되어 있었습니다. 중과부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장군은 공격 명령을 거부했습니다. 수군통제사가 갈렸습니다. 원균이 왔습니다.
원균은 선조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선수군이 대패합니다. 지휘자의 능력
차이는 이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이길 수 있는 곳에서 싸운다. 그러면 질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다시 말해 질 싸움을 안 하면, 최소한 지지는 않습니다.
마케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실패할 것을 안 하면 됩니다. 성공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놓고,
일을 하면 성공합니다. 특히 잘 알 지 못하는 일, 혹은 해본 경험이 없을 때는 지지 않는
싸움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진리는 평범한 데 있습니다. 기발한 일을 하면 아무래도
실패할 가능성이 큽니다. 상식을 벗어난 발상은 대박을 낼 가능성도 있지만, 아무래도
실패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충성고객, 단골고객부터

쉽고, 간단한 마케팅과 관련하여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대상입니다. 마케팅 대상을 어떻게


할 지를 정할 때도 쉽고 간단한 것 먼저라는 원리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 대상을
정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대상은 기존 고객입니다. 마케팅에서는 상식입니다. 새
고객을 발굴해서 물건을 파는 것보다 기존 고객으로 하여금 물건을 또 사게 만드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혹은 기존 고객에게 새 상품을 파는 것이 쉽습니다. 이것도 공식으로
기억해두면 좋습니다. 손님은 우리와 맺은 관계에 따라, 가망(加望)고객, 한두 번 온 고객,
단골 고객, 충성 고객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충성고객에게 물건을 파는 것이
단골고객에게 물건을 파는 것보다 쉽습니다. 당연히 단골 고객에게 물건을 파는 것이 한두
번 온 고객에게 물건을 파는 것 보다 수월합니다. 그 다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충성 고객과
단골 고객에게 새 상품을 소개하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합니다. 충성고객 단골고객은 어떤
형태로든 이미 서로 관계를 맺고 있고, 최소한의 신뢰는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에게
새로 나온 상품을 소개하거나, 혹은 잘 알려지지 않은 상품을 소개하면, 일단 필요할 때
구매합니다. 상식으로 판단해도 그러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꼭 충성고객이나 단골만이
아니라, 등록한 고객 전부에게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일단 회원으로 등록한 사람은 구매할
가능성이 큰 고객입니다. 우리 사이트에 회원으로 등록한 사람은 그래도 뭔가 구매하려는
생각이 있거나, 혹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이트는 오락
사이트가 아닙니다. 엔터테인먼트 사이트도 아닙니다. 우리가 운영하는 사이트에는 할 일
없이 회원으로 등록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회원으로 등록해야 무료샘플을 받을 수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무료샘플 조차 관심 없는 사람에게는 쓰레기일 뿐입니다. 무료샘플을
받기 원하는 사람은 그래도 우리에게 큰 관심이 있는 사람입니다. 관심 있는 사람에게
물건을 파는 것이 장사에서는 가장 편합니다.
보험 영업, 방문 영업에는 ‘발 들여다 놓기’ 기법이 있습니다. 일단 현관문을 열게 하고,
발을 들이미는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한 영업이라는 것입니다. 일단 얼굴을 보고 이야기할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우리 고객은 스스로 방문해준 사람입니다.
우리가 고객 현관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아니고, 고객이 우리 사무실에 찾아와주었습니다.
이 고객을 상대로 물건을 파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고객에게 물건을 사게 한다는 점만 놓고 보면, 새 고객을 발굴해서 물건을 팔기보다, 기존
고객에게 새 상품을 갖다 놓는 것이 훨씬 쉽고 빠르다는 것입니다. 이 점에서도 ‘쉬운
것부터’라는 규칙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적용하면 역시 검색어 광고 마케팅보다 홈페이지 정비가 우선이고, 기존 고객을
상대로 하는 이메일, 팩스 마케팅이 우선이라는 규칙이 나옵니다.

고객의 소리

쉽고, 간단한 마케팅에 또 무엇이 있을까요? 고객의 소리란을 보강하는 것도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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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입니다. 저는 바보처럼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마쿠마쿠를 보면서 감탄했고, 또 다시
도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인터넷 비즈니스에서는 엄청나게 위력적인
마케팅입니다. 저는 정말 바보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이 중요한 마케팅을 사소한 이유
때문에 포기를 해버렸으니까요.
애드프린트나 마쿠마쿠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 검색어 광고를 보고 애드프린트
홈페이지에 왔습니다. 그리고 물건을 사려고 합니다. 그런데 무엇을 보고 애드프린트에서
물건을 살 결심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점에서 애드프린트는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애드프린트는 처음 온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조치를 전혀 취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 자신을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옥션이나, 지마켓, 11번가와 같은 오픈마켓에서 물건을
살 때, 판매자를 신뢰하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가장 기본되는 것이 구매만족도입니다.
구매만족도를 보고 구매자들은 이 판매자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를 판단합니다. 아무래도
만족도나 신용도가 낮은 사람이라면 구매하기 꺼립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하게 보는 것은
구매후기 입니다. 구매를 한 사람이 판매자 혹은 자기가 구매한 물건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매우 중요한 정보입니다. 어쩌면 판매자 평가와 구매후기는 가격이 적당하다는 조건에서는
구매를 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쿠마쿠에는 그나마 있지만, 애드프린트에는 그런 장치가 거의 없습니다. 애드프린트에
오는 고객은 아마 회사 소개서를 볼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공지사항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애드프린트에는 154건의 공지사항이 있습니다. 그런대로 안정된 회사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애드프린트에서도 처음에는 큐엔에이를 공개게시판으로 운영했습니다. 그러다가
비공개게시판으로 바꿨습니다. 이유는 악질 고객 때문이었습니다. 물건을 한 가지 구매한
고객이 비난글을 수십 개 올리는 바람에 폐쇄했습니다. 공개 게시판은 경쟁사가 악용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큐엔에이를 비공개로 전환시켰습니다.
지금 생각할 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현재 마쿠마쿠 방식입니다. 마쿠마쿠 처럼 고객의
소리난을 만듭니다. 그리고 게시물은 애드프린트가 선별하여 채택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이 방식을 통해서 나름대로 정제된 고객의 의견을 노출시키는 방법을
썼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좋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고객의 소리에 채택된 의견에는 1천 포인트를 주는 이벤트를 열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고객의 소리에 500개 정도 의견이 실리면, 그 때는 막강한 고객 유인 효과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실린 의견을 발췌해서 홍보물로도 쓸 수 있을 겁니다. 이것 역시, 쉽고
효과적인 마케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악성 고객을 막는데 바빠 기본을 놓쳤습니다. 참
바보짓입니다.

이메일, 팩스 마케팅

제가 생각했을 때, 쉽고 효과적인 마케팅의 또 한 가지가 이메일, 팩스 마케팅입니다.


이메일과 팩스마케팅 역시 어렵지 않은 마케팅입니다. 팩스마케팅은 비용이 꽤 들어가므로
잘 선택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검색어 광고 비용에 비하여 팩스 마케팅 비용이 더
들어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부분은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이메일과 팩스마케팅은 준비하는데 어렵지 않습니다. 다른 여러 가지 수단에
비하면 비교적 간단한 마케팅입니다. 또 프로그램을 손보지 않고도 할 수 있습니다. 혹은
간단히 손보면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발송도 대행사를 이용하면 쉽습니다.
원고만 만들면 됩니다.
저는 기존 고객에게 물건을 판다는 점에서 이메일 및 팩스 마케팅은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할 때는 처음부터 이메일 마케팅과 팩스 마케팅을 미리
염두에 둬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미국 인터넷 비즈니스 회사가 회원가입 절차를 처리할 때,
이메일로 회원가입을 하게 한 다음, 회사쪽에서 고객에게 승인요청메일을 보내고, 고객이
확인 메일을 보냈을 때, 회원가입이 이루어지게 한 것은 나름대로 인터넷 비즈니스의 핵심을
잘 꿰뚫어보고 한 조치라고 여겨집니다. 이메일을 통한 연락은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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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수단이므로 고객도 별 저항이 없습니다.
이메일 및 팩스 마케팅의 핵심은 꾸준함입니다. 이것은 굳이 이메일 및 팩스 마케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홍보의 핵심입니다. 자동차 광고를 봅시다. 텔레비전, 인터넷, 신문,
라디오, 잡지 등등 어쩌면 무차별로 홍보를 합니다. 대개 광고는 이처럼 무차별에 가깝게
합니다.
회사 안에서 이메일과 팩스 마케팅을 하라고 하면 대개 한번 하고 한참 지나서 합니다.
저라면, 형편이 되면, 최소 매 주 한번은 보내겠습니다. 한번 거래하고 실망해서 떠난
고객도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는 고객입니다. 가격이 내렸다는 정보, 새 상품이
출시되었다는 정보, 그리고 서비스가 변경되었다는 정보 등등 가공할 수 있는 정보는 넘치고
넘칩니다. 초보 홍보 담당자는 고객이 싫어할까 봐 메일이며 팩스 마케팅을 자주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두려워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광고심리학에서 이미 확인이 되었습니다.
광고는 아무리 해도 절대적인 효과가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즉 물 붓듯이 퍼부어도 사람들이
그것 때문에 반감을 갖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비용 대비 효과는 어느 한계선을
넘으면 당연히 줄어듭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퍼부을 만큼 퍼부은 다음의 이야기입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아주 적은 횟수입니다. 메일을 받기 싫은 사람은 스팸메일로 분류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절대다수는 그냥 습관적으로 받을 겁니다. 어차피 알고 있으면 좋은
정보들이니까요. 우리가 보내는 정보가 필요 없는 사람은 그에 맞는 조치를 알아서 취할
것입니다.
팩스를 받기 싫은 사람은 팩스 보내지 말라고 연락을 해옵니다. 그 때 팩스발송
리스트에서 삭제하면 됩니다. 첨부터 지레 겁먹고 조심하는 것은 약간 어리석습니다. 이메일
마케팅이나 팩스마케팅은 꾸준함이 생명입니다. 이것저것 고려하지 말고 일주일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발송하면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같은 내용도 대여섯 번 보내도 상관
없습니다. 잔상효과 아십니까? 영화 화면에 슬쩍 어떤 먹는 것을 끼워놓았는데, 사람들은
영화 보고 나서 그것 열심히 사먹더라는…… PL광고인가요? 영화, 드라마 중에 슬쩍
노출시키는 기법의 광고. 마찬가지입니다. 보면 삽니다. 견물생심입니다. 관심 있던 것이 싼
가격에 오면 삽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게 해야 합니다. 그 점에서는 이메일보다
팩스마케팅이 훨씬 강력합니다. 어쨌든 버리려고 해도 버려도 되는 내용인지 눈으로
확인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비용을 잘 계산해봐야 하지만 팩스 마케팅은 매우 강력한
마케팅일 수 있습니다. 특히 기존 고객을 상대로 할 경우입니다.

기본을 중시하라

여기까지는 기본 마케팅입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마케팅은 극단적으로 말해 내부의 다른


사람, 혹은 외부의 다른 업체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거나, 다른 것에 비해 최소한으로
받으면서 진행할 수 있고, 효과를 볼 수 있는 마케팅입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마케팅입니다. 저는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마케팅에서도 기본 되는 것을
튼튼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쁘더라도 기초를 탄탄하게 하는 것이 멀리
가는 근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나열된 것만 열심히 해도 어쩌면 충분하다고도
생각됩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기초를 탄탄하게 한다는 것은 어디서나 다 중요합니다. 저는 월, 수,
금 저녁마다 탁구 레슨을 받습니다. 탁구 레슨도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입니다. 코치는 2년
간은 절대 시합을 못하게 합니다. 그리고 매일 가장 기초가 되는 파스윙(Fore swing)을 매일
거울 보고 연습하라고 합니다. 매일 똑 같은 동작을 가장 많이 합니다. 국가대표 탁구선수도
한 시간 동안은 거울을 보고, 파를 친다고 합니다. 파는 탁구에서 가장 기본 동작입니다.
그리고 파만 잘 쳐도 어디 가서나 대접을 받습니다. 제가 다니는 탁구교실에서 제가 50대
꿈나무입니다. 저는 이런 레슨 받을 때 코치 말에 절대 복종하는 편입니다. 라켓 각도를
90도로 해라, 올릴 때는 거수경례 자세로 해라고 하면 그대로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결과
폼에서는 제가 우리 탁구장에서 거의 최고라고 평가를 받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오면,
저를 가르키면서 저 분이 우리 탁구장에서 6개 월 배운 사람입니다 하고 모델로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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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월 때도 그랬습니다. 저 분이 우리 탁구장에서 2개 월 배웠습니다 하고 소개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와~’ 합니다. 저는 기본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또
하라는 대로 따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발전 속도가 빠릅니다. 저보다 1년 먼저
배운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은 연구를 참 많이 합니다. 코치가 가르쳐주는 것보다 스스로
깨우친 방법으로 칩니다. 이 분은 코치하고 참 많이 싸웁니다. 코치는 절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면 이 분은 코치가 볼 때는 대충 따르는 척 하다가 코치가 안 보면 자기
식으로 칩니다. 제가 봐도 그 분, 못 칩니다. 그래도 그 분은 자기 식으로 합니다. 기본을
무시합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이고 기본입니다.
회사 운영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금요나눔을 중시합니다. 그리고 교육을 중시합니다.
실용만 따지면 교육은 당장 효과를 내기 힘들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회사 운영에도
기본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당장 효과가 없어 보여도 합니다. 부서장 회의의
CEO전언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에서 실무책임자가 중요하다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것이
기본이니까 부서장회의를 중시합니다. 교육은 가장 기본이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 기본을
강화하다 보면 당장의 효과 면에서도 무엇보다 탁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물론 되지도
않는 교육을 하면 효과가 하나도 없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교육은 당장도 가장 큰 효과를
본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대표팀 탁구 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지면 가장 집중하는 것이 기초
스윙이라고 합니다.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기본에서 나오는 것이니까요.
마케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초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가장 쉬워 보이는 것, 가장 기본이
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격을 정비하고, 검색어를 잘 택하고, 홈페이지를
다듬고, 기존 고객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고객의 소리 등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이메일과 팩스마케팅을 한다는 누가 하더라도 뻔한 방법, 이것을 잘 하는 것이 진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둑에는 묘수를 세 번 두면 진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묘수란 게
뭡니까? 상황이 어려워질 때 쓰는 수법입니다. 평범한 것은 가장 기본이 되는 것입니다.
기본을 잘 하면,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거기서 모든 힘이 나옵니다. 방금 말한
것들만 꾸준히 해도 사실은 마케팅에서 엄청난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애드프린트를 돌아봅시다. 애드프린트의 마케팅은 싼 가격, 그리고 검색어 광고밖에
없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애드프린트는 꾸준하게 성장했습니다. 마케터가 여기에 기본이
되는 몇 가지만 더 얹어서 꾸준하게 하기만 해도 반드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이메일, 팩스마케팅만 일주일에 한번씩 꾸준히 할 수 있으면 어쩌면
최고의 마케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제가 지역에서 사회운동을 할 때 팩스신문으로 대히트를 친
경험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저는 그 당시 안양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사회운동을 효과 있게 하기 위해 제가 개발한 방법은 팩스신문이었습니다. 한 주에 500매
정도를 발간했습니다. 보내는 곳은 안양시청, 안양지역 관공서, 안양지역 언론 등등 주로
안양 내 주요 여론 형성창구였습니다. 주로 안양시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팩스신문 정말 무서웠습니다. 시장 입장에서 보면 자기가 잘못한 것을 안양에 있는 유력한
단체와 기관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상태가 됩니다. 즉 시장 주변 사람은 다 아는 것입니다.
이것이 참 사람 심리와 관계된 절묘한 일입니다. 예를 들어 저를 비판하는 글이 회사 내부
게시판에 올랐다고 해봅시다. 아는 사람은 우리 회사 사람 뿐입니다. 세상은 저한테 쏟아진
비판과 전혀 상관 없이 잘 돌아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주 불편해집니다. 왜냐면
저를 아는 중요한 사람은 다 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과 관계된 곳만 팩스를 보냈기 때문에 팩스신문이 한번 발간되면,
안양시장 비서실에서 저에게 전화를 해옵니다. 주1회 발간했는데, 정말 안양시의 각 과마다
팩스신문에 밑줄을 치면서 점검을 했습니다. 그리고 팩스신문에 난 기사가 중앙지며
텔레비전에 보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정말 마케팅 면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뒀습니다. 그
이후 제가 구속되면서 이 일도 중단되었습니다만…… 또 시민운동은 저하고 잘 안 맞기도
했고…… 하여간 사회운동면에서도 팩스 마케팅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방식을 우리 고객을 향한 이메일 및 팩스마케팅에 반드시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똑같이 팩스마케팅을 해도 그 성과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구속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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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후임들이 한 팩스는 시간이 가면서 죽어버렸으니까요. 이 점은 좀 별개로 놓고
보더라도, 팩스 마케팅, 혹은 이메일 마케팅 하나만으로도 매출을 엄청나게 증대시킬 수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역시 계속 강조하지만 꾸준함입니다.
꾸준함, 일관성은 어디서나 중요한 기본 덕목입니다. 꾸준하면 정책이 된다고 했습니다.
일관되게 추진하면 그것이 비전이 됩니다. 마케팅도 마찬가지입니다. 뭘 하더라도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번 하고 마는 것은 정책이 아닙니다. 정책이 되려면 일관성 있게,
꾸준해야 합니다.
다음 주에는 기본 마케팅 외에 어떤 마케팅 수단이 있는지 생각해봅시다. SEO, 신상품
발굴, 발송일 당기기, 고객에 따른 구분 마케팅, 고객 행동 연구 마케팅 등 여러 가지 약간
어려운 방법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어려운 마케팅도 쉬운 방법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쉽고 단순한 일을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런데 약간 어려운 일도 쉬운 방법을 택하여
편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한 때, Simplity is best라는 말이 유행처럼 떠돈 적 있습니다.
단순한 게 최고라는 말입니다. 기억해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쉽게, 단순하게 하자.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만이 아니라 세상살이에도 적용됩니다. 단순하게, 그리고
쉽게 하는 방법을 찾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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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傳言] 조직 구성원에게 하는 보고

원래 오늘은 마케팅Ⅲ을 한다고 예고했습니다. 그렇지만 잠시 멈추고, 다시 기본 문제로


돌아와야겠습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제가 아무리 매출이 중요하다,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해도 기본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별 의미 없는 말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부서장들이 기본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CEO 전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소통 때문입니다. 말로 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이 회사의 핵심 간부들인 부서장들에게 전할 때, 횡설수설하지 않기 위해서 저는
글로 정리합니다. 그리고 조직에서 무슨 일을 처리할 때는 관계자에게 될 수 있으면 사전에
다 알려줘서 당황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또 소통에 어려움이 없게 하기 위해 지금은
부서장들에게까지 만이라는 제한은 있지만 재정도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차단 당해서 부서장들이 판단을 하지 못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제가 이렇게
한다고 해도 여전히 부서장 개인 입장에서 보면 아쉬운 것이 많으리라고 여겨집니다.
그렇지만 저 나름대로는 부서장들이 정보를 몰라서 답답해하는 일은 없게 하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소통이 막히게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반면에 저는 여전히 매우 답답합니다. 부서장들은 부서 회의 결과조차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내부 게시판을 보면 회의 결과 보고가 거의 없습니다. 저는 부서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지조차 전혀 모릅니다. 물론 알려면 알 수는 있겠지만, 회의가 있는지,
회의에서 무엇을 논의했고, 무엇을 결정했는지 CEO가 물어보아야 알 수 있는 우스꽝스런
상황입니다. 보통의 회사는 전혀 반대입니다. 대개의 조직은 상급의 견해, 상급의 결정을
몰라서 조직 구성원들이 마치 부품이 된 것 같은 현상이 나타납니다. 저도 그런 말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회사지만 일방적으로 결정하면 너무 힘듭니다’는 말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 회사는 전혀 반대입니다. 제 생각은 조직원들이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는 CEO인 저는 부서 상황을 잘 알지 못합니다. 부서에서는 그야말로
단편적인 것 말고는 전혀 보고를 하지 않습니다. 물론 CEO가 부서 상황을 꼭 잘 알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사실 여수룬은 CEO가 부서 세부 사정을 잘 몰라도, 부서는 잘 돌아갑니다.
여수룬 정도 규모 조직에서 여수룬 만큼 CEO가 실무 상황을 잘 모르는데 이처럼 잘
돌아가는 회사도 드뭅니다. 그 점에서 저는 각 부서장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까지 하부가 상부에 보고를 안 하는 조직도 드물다면 드뭅니다.
회의 결과 보고는 조직 활동에서 기본 가운데 기본입니다. 회의 결과가 보고되지 않는데,
부서장의 비전과 사업계획이 보고될 리는 전혀 없습니다. 제가 CEO 전언을 시작하면서
일관되게 요구한 것이 소통입니다. 부서장이 비전을 세우고, 사업계획을 세우고, 부서원들
뿐 아니라 조직 전체에 잘 전달해야 한다고 한 말은 전언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잘 전달해야 잘 설득할 수 있습니다. 일을 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려면
준비를 시켜야 합니다. 보고는 그런 역할을 합니다.
부서장들이 매출 통계, 환불 통계, 원자재 소비 통계를 관리하고 있는지 저는 모릅니다.
본 적이 없습니다. 부서장들이 통계를 분석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분석하고
있는데도 제가 모르고 있다면 보고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서장들은 스케줄을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부서에 스케줄이 있는 지 없는 지 조차 잘 알 지 못합니다.
물론 당장 문제는 없습니다. 부서장들께서 워낙 자기 맡은 바 일을 책임지고 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회사는 지금 이 자리에 머물러 있을 회사가
아닙니다. 여수룬은 양적으로도 커지고, 질적으로도 성장합니다. 양적으로 커지고, 질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현재 사업부장들도 부쩍 성장해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회의보고, 비전 소개, 사업계획 소개는 부서장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 절대로 필요합니다.
회사도 중요합니다만, 부서장 자신이 계획을 세우는 연습을 하고, 또 계획을 세우고, 집행할
계획을 세우고, 집행하고 하면서 부쩍 성장합니다.
저는 CEO전언을 정리하면서 저 자신이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잘
정리하려고 애씁니다. 그리고 잘 전달하려고 애씁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내가 정리하는
내용 전체에 대해 깊이 이해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저 자신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을 일치
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여수룬에 있으면서 인격적으로도 성장하고, 실력에서도 성장하기를
원합니다. 저는 여수룬 CEO로서, 인격적으로 성장하고, 실력도 나날이 성장하는 간부들과
일하고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상황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고, 그것을 보고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설득하는 지휘자로서의 실력을 키우는 간부를 보고 싶습니다.
지휘자인 부서장의 고유 역할은 매출의 증대 혹은 비용의 절감이라는 것은 여러 번 말씀
드렸습니다. 그런데 매출의 증대 또는 비용의 절감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해서
해결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는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해서 매출을 증대 시키고, 비용을
절감하는 일은 실무자가 일하는 방식입니다. 지휘자는 실무자가 아닙니다. 지휘자가 일하는
방식은 비전 설정, 계획 수립, 프로세스의 개선, 조직구조의 변경 등을 통해서 매출의 증대
시키고, 비용을 절감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일을 하려면, 현재 상황을 먼저 정확히
분석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지휘자는 분석-대책수립-집행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매출을
증대시키고 비용을 절감해 나가야 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지휘자는 포괄적 지휘를 통해서
매출을 증대시키거나 비용을 절감하거나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분석을 합니다.
이런 관점에 비춰봤을 때, 현재 여수룬 핵심 지휘라인인 부서장들은 가장 기본인 분석을
소홀히 하고 있거나, 혹은 분석을 하기는 하지만 보고를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조직
CEO인 저는 그런 보고를 잘 볼 수가 없습니다.
저는 말하자면 수송기 기장입니다. 이 수송기에는 수 많은 스탭이 타고 있습니다. 쾌청한
날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렇지만 비행을 자주 하다 보면 늘 쾌청할 수가 없습니다. 구름이
잔뜩 끼어 시야가 흐린 날도 있고, 바람이 불고 갑자기 폭우를 만날 수가 있습니다. 번개가
치고 벼락이 떨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스탭들이 뭔가 바쁘기는 하고 열심히 일을
하는데, 저는 각 스탭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알지를 못 합니다. 비행기 조정하기도
바쁜데 저는 기상 정보를 알려면 기상 정보 담당 스탭장에게 일일이 자료를 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그런데 담당 스탭장이 자료를 갖고 있는지 조차 모릅니다. 비행기 기체가
뭔가 이상이 있는 것 같은데, 담당 스탭장은 그 자료를 갖다 달라고 하기 전에는 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연료 게이지가 고장이 났습니다. 연료 담당 스탭은 그런 사실을 알려주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각 스탭장이 노느냐 하면 그것은 또 아닙니다. 뭔가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모든 스탭장은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또 매우 성실한 사람들입니다.
맡은 바 직무는 최선을 다해서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도 기장은 매우 답답합니다.
스탭장들이 매우 열심히 일을 하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금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려고 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사정은 대략 이런 형편입니다. CEO인 저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자연인으로서
저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30명의 구성원을 지휘하는 CEO인 저는 매우 소중한
사람입니다. 저는 보호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지원을 받고,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정보
측면에서는 매우 소중하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저는 충분한 정보를 공급받아야 합니다.
부서장들은 독립지휘자이면서도 저의 참모입니다. 부서장은 제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저에게 주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가 나가야 할 방면과 관련해서
부서장들로부터 제대로 된 정보를 별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직의 CEO는 실무를 챙기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료를 챙기는 사람도 아닙니다. 조직의
CEO는 공급받은 자료를 토대로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입니다. 이 자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CEO가 직접 자료를 챙기려고 나서게 됩니다. 그리고 실무를 챙기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되면 CEO가 갈수록 실무형이 되어 버립니다.
군대의 최소 단위는 분대입니다. 분대라는 구성단위의 의미는 독립해서 활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단위라는 뜻입니다. 이 분대는 대략 10명 내외로 구성합니다. 사람의 경험상
10명을 넘어가면 한 사람의 지휘자가 지휘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의 독립단위를 10명
내외로 편성합니다. 30명 단위 조직의 실무를 CEO가 챙기면 그 조직은 사실상 와해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CEO가 실무형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면 조직의 미래도 약간 암울해집니다. 현재
여수룬 부서장은 실무형 지휘자 수준이 적당합니다. 실무를 할 수 있는 지휘자 역할입니다.
그런데 우리 회사 부서장들은 실무형 지휘자가 아니라, 실무에 머무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분석-대책수립-집행(혹은 지휘)’라는 지휘자의 기본 업무를 제가 보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느낌을 받게 됩니다.
사업부장은 매출을 분석해야 합니다. 매출이 올라갔으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해야
합니다. 매출이 정체되어 있어도 그 원인을 분석해야 합니다. 매출이 증가되는데에는 수 십
가지 원인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 십 가지 원인 가운데 주된 원인이 무엇이고 부차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신상품이 영향을 미친 것인가?, 신상품이 영향을
미쳤다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가? 그 영향이 일시적인 것인가? 혹은 계절적인 것은
아닌가? 증가 속도가 빠른가? 신상품 구매가 여러 고객으로부터 이루어져서 매출이 늘어난
것인가? 아니면 소수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 것인가? 기존 상품의 품질이 개선 되었기
때문인가? 기존 상품의 품질이 개선되었기 때문이라면 기존 상품 거래량에 어떤 변화가
있는가? 기존 상품 중 어떤 상품의 매출이 어떻게 변했는가? 신규 고객이 많이 유입되었기
때문인가? 기존 고객의 거래량이 증대 되었기 때문인가? 홍보를 강화했기 때문인가? 검색어
광고 문구를 바꿨기 때문인가? 고객지원을 보강했기 때문인가? 정말 분석할 수 있는 것은
한도 없고 끝도 없습니다. 지휘자는 이 수 많은 사항 중에서 한두 개, 혹은 서너 개, 혹은
몇 개를 뽑아내고, 잘 된 것은 계속 반영하고, 못 된 것은 수정하는 사람입니다.
조직의 CEO나 다른 부서 부서장, 그리고 해당 부서원, 마지막으로 다른 부서 구성원
모두 이 보고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유기체 입니다. 한 부서가 어려워지면 다른
부서도 당연히 어려워집니다. 한 부서가 잘 되면, 다른 부서도 반드시 영향을 받습니다. 한
부서의 매출이 늘어나면 다른 부서 사람들이 더 바빠질 수 있습니다. 우리 서로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그래서 보고는 CEO에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고는 조직 전체에
하는 것입니다.
사업부장은 매출을 중심으로 분석-대책수립-집행을 하고, 다른 부서장들은 각각 자기
맡은 부서의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분석-대책수립-집행을 합니다. 분석이 틀리면
엉뚱한 대책이 나오고, 엉뚱한 짓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분석 자료를 공유합니다. 동료의 실수는 나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우리는 분석
자료를 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서로 믿습니다. 정말 회사의 분위기는 참 좋습니다. 각자 자기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막연한 믿음은 그야말로 막막한
믿음입니다. 현재 우리의 신뢰는 그런 신뢰입니다. 진심으로 믿지만 잘 확인이 안 되는 그런
신뢰입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데이타를 통한 믿음을 주어야 합니다. 보고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정말 깊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 부서장들이 비전도 사업계획도 잘 제시하지 않고,


보고도 잘 하지 않는 것일까? 왜 대화를 충분히 하지 않는 것일까? 왜 이토록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분들이 지휘자로서 역할만큼은 제대로 해주지 않는 것일까?
물론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여수룬의 부서장들은 처음부터 지휘자로 입사하지
않았습니다. 대개 실무자로 입사했습니다. 입사하고 나서 지휘자 교육을 받은 적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입사한 지 1년 혹은 2년 정도 만에 지휘를 하라고 지휘채를 맡겼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점이 안타깝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미안하지는 않습니다.
지휘자가 되고 안 되고는 각자의 몫입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지휘자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노력합니다만, 그것은 저의 몫이고, 지휘자가 되고 안 되고는 각 자의 몫일
뿐입니다. 다만 저는 입사한 기간이 길든 짧든 현재 있는 분들이 여수룬을 일군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여수룬을 일군 사람들이 부서장을 맡아서 성과를 누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도 누차 얘기했습니다. 지휘자는 될 수 있으면 조직 내부에서
발탁하겠다고. 저는 지휘자를 외부에서 데리고 오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꼭 필요하면 그렇게 합니다. 그렇지만 될 수 있으면 내부에서 발탁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기회를 줍니다. 주어진 역할을 잘 하느냐 못 하느냐는
당사자의 몫입니다. 이것은 제 지휘 스타일입니다. 나쁘고 좋고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기존
구성원을 중시하고, 기존 구성원이 좀더 책임 있는 일을 하고, 그 결과도 향유하기를
원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는 부서장 여러분과 먼저 의견을 나누고 싶은 게 있습니다. 부서장
자리가 너무 벅차면 억지로 맡지는 마세요. 이 역시 각자의 선택 사항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부서장이었다가 부서장 직위에서 해임된다고 해서 혹시라도 상처받지는 마세요.
상처받지 않는 것이 어떤 분에게는 쉽지 않은 일일 수 있습니다. 또 어떤 분에게는 별 것도
아닌 일이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기질이 다 다르므로 받아들이는 것도 다 다릅니다.
그렇지만 부서장이 되고, 혹은 해임되고, 혹은 사임하고 하는 것을 여수룬은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축구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되고 탈락되는 것이 선수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인생입니다.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에서 부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발탁될 수도 있고 해임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는 것은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할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계기복 부장이나 김미정 과장에게 참으로 감사합니다. 두 분 모두 부서장에서 해임된
경험이 있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모릅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외견상 그 문제를 잘
받아들였고, 또 해임된 상태에서도 나름대로 밝은 모습으로 회사 생활을 해준 것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여수룬은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 것입니다. 이것은 제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여수룬의 한계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적재적소에서 일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지휘자가 해야 할 가장 소중한 일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누구도 그렇게 일을 잘
할 수 없습니다. 여수룬은 오래된 조직이 아닙니다. 인적 자원에 한계가 있습니다. 또
급변하는 조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위나 직급의 부침 또한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현재 이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분들이 이 점을 그냥 어쩔 수 없는 현실로
인정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사업부장 혹은 부서장 역할이 아직은 힘들면 내려놓는 것도 좋습니다. 인생은 먼
길입니다. 서두를 것도 없습니다. 일희일비할 것도 없습니다. 억지로 짐을 지고 갈 이유는
절대로 없습니다. 자기 기량에 맞게 천천히 가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 역시 기질과
관계가 있습니다. 그 기질대로 잘 받아들이시기 원합니다. 부서장 직을 놓는 것도 용감한
선택입니다. 도전하는 것도 용감한 선택입니다. 어느 것이 더 가치가 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것은 각자가 선택한 것일 뿐입니다.
부서장직을 선택 하면 또 하나 선택을 해야 합니다. 더 이상 실무자로 머물지 않겠다는
마음의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것 역시 결단입니다. 실무자와 지휘자의 차이는 이제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전을 세우고, 계획을 짜는 것이 지휘자가 할 일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보여주는 것 역시 지휘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
보고는 설득하는 과정입니다. 비전을 세우고, 계획을 짜는 것은 지휘자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일을 하는 것은 부서원이고 또 다른 부서의 장입니다. 부서장은 어쩌면 CEO에게도
지시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움직여서 자기의 일을 돕도록 설득하는 과정이 바로
보고입니다.
부서장은 지휘자입니다. 군대 최소 단위인 분대장 역시 지휘자입니다. 최소 단위라는
말은 앞서도 설명했지만 독립해서 활동하는 단위입니다. 분대장 급 지휘자는 상급 기관과
연결이 끊어지면 혼자서 지휘를 해야 하는 단위입니다. 부서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일이
지시를 받아서 일하는 것은 실무자입니다. 부서장은 제가 이처럼 보고를 해야 합니다 하는
정말 유치원 선생 같은 말을 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정말 CEO 품위가 땅바닥에 떨어지는
행동입니다. 제가 이거 뭐 하는 짓일까요? 정말 여수룬의 부서장들을 붙잡고 귀한 시간에,
마케팅에 대해 설명할 시간을 포기하고, 보고 잘 하셔야 합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정말
얼마나 품위 없는 일이며, 또 듣는 여러분도 얼마나 한심한 일입니까? 이 한심한 일을
부서장 회의에서 저는 말하고 여러분은 듣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임만큼은 여러분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CEO전언을 통해서
부서장 혹은 사업부장이 할 일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정리해서 전했습니다. 이 정도
조직에서 매주 이 정도로 정리해서 전달하는 CEO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소통-계획-보고 등 오늘 이야기하는 것을 계속 되풀이 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수룬의 부서장들은 가장 기본이 되는 보고를 빼먹습니다.
저는 절대로 여러분들이 저를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시를 묵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지금 보고 제대로 하라고 지시하는 것에는 이유를 댈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냥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이것이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저는 부서장들이 선택을 하시기 원합니다. 부서장이니까 부서장답게 일 할 것인가 아닌가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이 선택 매우 중요합니다. 마음은 선택입니다. 사랑할 지,
말 지 선택하는 것입니다. 용서할 지, 말 지 선택하는 것입니다. 계속 그렇게 살 지, 아니면
말 지 선택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마음의 선택이 가지는 위력을 여러 차례 경험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 마음은
선택이라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사랑은 의지라고 합니다. 감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미 분석을 다 했습니다. 억지로 안 되는 사랑도 사실은 감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1년 반이 지나면 대개의 사람들 감정에서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럼 1년 반 뒤에는 무엇으로 살까요? 사랑하겠다는 의지로 살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에게는 의지가 약하므로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은 신에게 의지를 구합니다. 사랑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이런 과정이 없는 사람은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지면, 다른 사랑을 찾아서
떠날 뿐입니다.
부서장으로서 일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서장이니까 부서장의 역할을 하겠다고
마음으로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참 어려운 주문입니다. 이 말을 이해할 수 있기 바랍니다.
마음을 잡는 법 많이 공부하지 않습니까? 매일 출근하기 전에 거울을 보고 늘 자기에게
외쳐줍니다. 너는 잘 해, 지금까지도 잘 해왔어. 앞으로도 잘 할 거다. 너는 부서장이니까
부서장답게 행동해라. 이렇게 외쳐줍니다.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은 늘 이것을 가지고
기도합니다. 부서장으로서 잘 일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하고 기도합니다.
이 모든 것이 선택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부서장으로 일하는 것을 선택하기를 바랍니다.
직위는 부서장인데 실무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서장 직위에 맞게 일하기를 바랍니다.
분석하세요. 계획을 세우세요. 방법을 찾으세요. 집행하세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위해서
보고 하세요. 시키지 않아도 하세요. 여러분은 귀중한 사람들입니다. 앞으로 여수룬에서
인생에 크게 성공할 사람들입니다. 저는 1만 개 사이트를 전 세계에 런칭시킬 것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여러분은 1만 개 사이트를 운영하는 여수룬의
초창기 멤버입니다. 초창기 멤버들 중에서도 초대 지휘자들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그런
자부심을 가지고 부서장 역할을 해주시기 원합니다. 여수룬 장래 1만 개 사이트 운영은
지금부터 입니다. 기틀을 잘 다져놓지 않고, 1만 개가 되면 그것이 오히려 재앙일 수
있습니다. 저는 그 날을 내다보고, CEO전언, 금요나눔, 신입회원 교육 체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조직이 커졌을 때 내부 소통을 어떻게 할 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CEO전언, 나눔, 신입회원교육, 교육제도 등을 지금부터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부서장 여러분께서 보고를 잘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기틀 다지기 입니다. 저는 그
보고를 이렇게 일주일 단위로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바쁘지만 저도 바쁩니다. 바쁘다는
것은 하나의 상황일 뿐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보고는 밥 먹고 자야 하는 일 처럼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보고는 정보의 유통입니다. 조직에 정보가 유통되지 않으면 썩게 되어
있습니다. 부서장 여러분이 보고를 생활화하는 것, 그리고 잘 정리해서 보고하는 것에서
출발하기 바랍니다. 한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긴 보고가 좋은 보고는 아닙니다. 짧되
중요한 것을 다루는 보고가 좋은 보고입니다.
그리고 꼭 기억하실 것은 보고는 절대 저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저도
필요할 경우 별도 보고를 받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제가 여기서 하라고 하는 보고는 조직
구성원 전체를 향한 것입니다. 부서원들 그리고 회사 전체 구성원들에게 보고를 하라는
뜻입니다.
부서장이 하는 보고는 단순한 실무 보고가 아닙니다. 비록 제가 회의결과도 보고 안
한다고 했지만, 부서장이 해야 하는 보고는 그런 실무 보고가 아닙니다. 부서장이 해야 하는
보고는 구상입니다. 비전입니다. 그야말로 약간은 포괄적 그림입니다. 부서장은 그런 보고를
하십시오. 실무 보고는 다른 구성원에게 맡기세요. 부서장이 실무 보고까지 다 하려면
일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실무자들에게도 그런 일을 많이 맡기세요. 부서장이 보고를 안
한다고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부서가 보고를 안 한다는 말이지, 부서장 개인이 보고를 안
한다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보고를 잘 조직하는 것은 부서장의 역할입니다. 역할을 나누고,
역할을 맡기는 것도 부서장이 하는 일입니다.
작게는 회의 보고, 크게는 구상의 설명, 이것이 부서장에게 제가 요구하는 내용입니다.
본인이 꼭 다 할 필요가 없습니다. 구성원들이 잘 할 수 있게 도우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부서장 여러분이 보고에서도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나눔글]
2010. 10. 01.

여수룬은 나에게 어떤 곳일까요?

회사에 왜 다니세요?
가끔씩 가장 기본이 되는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여수룬은
어떤 곳인가요? 이 질문에 뚜렷한 답을 가지고 있다면 여러분은 이미 성공한
인생입니다. 저도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최근에야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60 년 생이고, 우리 나라 나이로 쉰 한 살인데, 이 나이가 되어서야 겨우
나름대로 뚜렷한 직장관을 갖게 된 것입니다. 저는 부서장 회의에서 여러분 나이
때 제 모습에 비하면 부서장 여러분은 정말 훌륭하다고 합니다. 정말 그렀습니다.
저는 지금에야 겨우 직장관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여수룬이 나에게 어떤 곳일까 하는 질문은 더 근본이 되는 질문과 통합니다.
이 질문은 내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과 통합니다. 이 두 질문은 사실
같은 질문입니다. 내 인생의 목표가 명확해야 내 인생에서 여수룬의 의미도
명확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은 여러분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인생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여수룬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습니까
저에게는 여러분의 답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될 수 있으면 나와 삶의
목표가 일치하는 사람들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제 하루 가운데 거의 반을
같이 보내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내 하루의 반
이상을 보내는 회사에서 보람을 얻고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것은 여러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제 하루의 반 이상을 보내는 직장에서 보람을 얻고, 행복하게 지내려면, 역시
인생관과 직장관이 뚜렷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현재
삶의 의미도 명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면접을 볼 때, 지원자에게 ‘회사에 다니면서 뭘 이루고 싶으세요?’ 하고 물어
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답을 제대로 하지 못 합니다. 제가 원하는 정답을
말한 사람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원래 정답은 없으니까요. 저는 자기
나름대로 뚜렷한 주관을 갖고 있는 사람조차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당연합니다.
이해합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한번 더 질문해
보겠습니다. ‘여수룬은 당신에게 어떤 곳 입니까?’, ‘여수룬에서 당신은 무엇을
이루고 싶습니까?’
몇 년 전까지, 저에게 회사는 출세의 수단이었습니다. 잘 난 척 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내가 세상에서 이렇게 돈을 벌고, 이렇게 출세했노라고 뻐기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저에게 회사는 돈을 벌어서 좋은 집을 사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그 때는 회사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 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명확하게 생각할 이유도, 계기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제 인생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몇 년 전에 제 인생에 큰 위기가 왔습니다. 당시 운영했던 회사도 망했습니다.
저 개인은 신용불량 상태였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아주 곤란했습니다. 그 와중에
인생의 목표도 없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술 마시고, 놀고 하는 방탕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어려웠지만 같이 술 마실 사람은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가정에 아주 큰 위기가 왔습니다. 이혼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몰렸습니다.
이혼도 제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당할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되니까 도망갈 곳이 없었습니다. 마침 도망을 교회로 갔습니다. 교회를 통해서
저는 저 자신을 돌아보는 아주 소중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새로운 인생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우리 회사 이름인 여수룬은 성경에 나오는 단어입니다.
‘하나님이 사랑한다는 의미로 부를 때 쓰는 호칭’입니다.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 이름은 목사님이 지어주셨습니다.
저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교회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습니다. 사석에서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야기를 하면서는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제 인생관이 정립되는 계기가 신앙과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성경과 교회를 통해, 인생의 목표가 인격의 완성이라는 매우
추상적이지만 아주 구체적인 인생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신앙표현을 빌리겠습니다. 기독교인의 목표는 ‘예수닮기’입니다.
그래서 가끔 상호를 보면 ‘예닮’이라는 상호를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닮기의
핵심은 예수의 성품을 닮는 것입니다. 저는 이 단어를 발견하면서 제 인생의
목표를 뚜렷이 할 수 있었습니다. 제 인생의 목표는 제 인격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인격을 완성한다는 것이 어떻게 하느냐는 것입니다. 여기서도
저는 성경에서 규정한 것보다 더 완벽한 규정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성경의 가르침을 제 삶의 목표로 받아들였습니다. 성경은
인격완성의 지표로 아홉 가지를 제시합니다.
첫번째는 사랑(love)입니다.
두번째는 희락(joy)입니다.
세번째는 화평(peace)입니다.
네번째는 오래 참음(patience)입니다.
다섯번째는 자비(kindness)입니다.
여섯번째는 양선(goodness)입니다.
일곱번째는 충성(faithfulness)입니다.
여덟번째는 온유(gentleness)입니다.
아홉번째는 절제(self-control)입니다.
저는 이것을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인격완성을 내 인생의 목표로 삼고,
이것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안으로 이 아홉 가지를 달성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참 어렵습니다. 해석도 잘 안 되는 것도 많습니다. 말은 다
쉽지만 정확한 의미를 정립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온유가 뭘까요? 아는 말이지만
명확하지 못합니다. 하여간 저는 이것을 삶과 행동의 지표로 생각하면서
살아갑니다.
저에게 여수룬은 제 인생의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소중한 장소입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저 자신의 인격이 좀더 성숙되고, 또 저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좀더
성숙되도록 도와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우리 회사를 자신의 인격을 성숙시키는 장으로
삼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직장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저는 여수룬의 CEO 입니다. 경영책임자입니다. 경영책임자로서 저는 제
철학을 명확히 하고 회사를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회사가
발전할 수 없습니다. 저는 제 철학을 이해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할
겁니다.
이런 기준에서 저는 여수룬 직원들이 회사일을 사랑하고 또 자기일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기를 원합니다. 회사 일을 할 때 행복한 사람이기를 원합니다.
저는 재미있게 일 하는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삶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유쾌한 사람과 같이 있고 싶습니다.
저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고 싶습니다. 저는 행복한 사람과
같이 있고 싶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사람은 절대로 행복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행복도 전염되고, 불행도 전염됩니다. 저는 불행을 전염하는
사람보다 행복을 전염시키는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은 길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금방 지나갑니다.
소중한 인생을, 그것도 젊은 청춘을 재미도 없는 일을 하면서 보내는 것은
아깝지 않습니까? 아무리 돈이 급하다지만, 재미도 없고 보람도 없는 일을 하면
불행하지 않을까요? 스스로 기쁘고 행복하지 않으면 옆사람은 어떻게 될까요?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옆사람에게는 불행을 전파한다면 그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 아닐까요?
사람들은 면접 때, 회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그런데 일이
즐겁지 않고, 일하는 것이 행복하지 않은데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마음이 가지 않는데 몸이 갈 리는 절대로 없습니다.
여러분. 여수룬에서 생활이 행복하십니까? 스스로 자문해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생활의 달인’입니다. 거기는 정말
답답한 사람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저께는 명함에 금형 찍는 분이 나오셨더군요.
그리고 라이타에 실크스크린 하는 사람도 나왔습니다. 이전에 나온 분들 중에는
만두 만드는 분, 자동차 세차 하는 분, 빵 공장에서 빵 나르는 분, 타이어 옮기는
분, 정육점에서 고기에 칼집 내는 분, 봉투 접는 분, 와이셔츠에 단추다는 분
등등. 저는 그 분들이 하는 일 보면, 좀 답답해집니다. 그 분들 일은 대부분 단순
반복 작업입니다. 15 년 혹은 20 년, 단순반복 작업을 했기 때문에 달인이 됩니다.
도대체 저 똑 같은 일을 15 년 혹은 20 년 한다는 것은 저에게는 죽음입니다.
답답해집니다. 그런데 그 분들은 끝에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재미있어요. 보람
있잖아요. 이것 때문에 우리 식구들이 밥 먹고 살아요.’ 저는 그 말을 들으면서
제 머리가 숙여집니다. 그 분들이 저보다 훨씬 성숙한 분들입니다. 저는
잔재주가 있는 것이고, 저 분들은 인격이 있는 분들입니다. 방송 인터뷰여서
그렇게 이야기했을까요? 표정을 보면 압니다. 그 분들은 행복한 분들입니다. 그
분들은 이상할 만큼 같은 말을 합니다. ‘이 일 때문에 식구들이 밥 먹고 있어요’.
그리고 활짝 웃습니다. 저는 이런 분들과 일하고 싶습니다.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회사 다니면서 저에게, ‘회사 일이 재밌겠어요?’ 하고 말하는 사람을 봅니다.
더 극단적으로는 ‘목구멍이 포도청이어서’라고 말합니다. 이 분들은 왜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일까요? 이 분들은 즐겁지도 않은 일, 행복하지도 않은 일을 돈
때문에 하는 것일까요? 이건 불행한 일 아닐까요? 아무리 돈이 중요하지만,
좋아하지도 않는 일, 즐겁지도 않은 일을 돈 때문에 하는 것은 불행한 일
아닐까요? 그렇게 일을 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즐겁지 않은 일,
행복하지 않은 일 하면서 웃을 수 있을까요?
저에게 영향을 많이 준 분 가운데 한 분이 계십니다. 그 분은 늘 그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돈 때문에 일하지 말아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라.
좋아해서 일하다 보면 돈은 따라 오는 것이다’.
물론 돈은 중요합니다. 그 점에서 여수룬은 다행입니다. 이제 위기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여수룬에 있는 한 먹고 사는 일 자체가 위험하지는 않을
겁니다. 저는 물질적인 면에서도 여수룬 구성원들이 고통 당하지 않게 하려고
결심하고 있습니다. 이제 문제는 인생관과 직장관입니다.
우리 회사 구성원들은 어떨까요? 여수룬 임직원들은 정말 회사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일을 좋아합니다. 저는 그 점을 확신합니다. 모두 다 그렇습니다. 여수룬
임직원들은 자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그리고 펑크 나지 않게 합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토록 성실하게 일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그런데 아주 가끔씩 함부로 하는 말을 듣거나, 무례한 행동에 부딪혀서
상처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로 인해 관계가 자연스럽지 못할 때 꽤 힘듭니다.
그렇지만 저는 때로는 무례한 말도 잘 견뎌냅니다. 제가 성숙하지 못한 말,
성숙하지 못한 행동에 부딪혀도 잘 견뎌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 가지 이유는 단련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십 몇 년 간 저에게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자기가 잘못해서 일을 그르쳐놓고도 나에게 짜증을
내고, 말을 함부로 합니다. 그는 자기가 실수해서 챙피를 당하면 또 나에게 와서
짜증을 내고 함부로 말 합니다. 그는 다른 이유로 화가 나도 나에게 퍼붓습니다.
우울해도 나한테 호소 합니다. 괴로워도 나에게 해댑니다. 왜 나한테 그러냐고
하면, 오히려 반문 합니다. 그럼 누구한테 해? 저는 참 기가 막힙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십 몇 년 입니다. 어제도 그가 전화를 해왔습니다. 힘들어.
외로워. 괴로워. 나보고 어쩌라는 겁니까? 한참 또 하소연을 하더니 할 만큼
했나 봅니다. 마지막 말을 합니다. 졸려서 자야겠다. 건강해야 해. 아빠 사랑해.
제 딸 이야기입니다. 이 아이는 저를 정말 사랑합니다. 제가 정말 힘들어할
때는 저에게 큰 힘을 줍니다. 그러면서도 자기 힘든 것은 나한테 다 퍼부어
놓습니다. 아직은 감정과 이성이 조화를 이루지 못했고,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마 나이가 들고 시집을 가고, 제가 나이 들어 힘이 없어지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인격이 성숙되면 행동과 말이 일치가 되는 법입니다.
또 제가 가끔 무례한 말, 혹은 성숙되지 못한 태도를 견딜 수 있는 이유는
제가 지난 50 년 간 내가 받은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무례를 다른 사람에게
행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 나이 때는 몇 백 배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인격은 성숙됩니다. 사랑하지만 표현에서 서투른 제 딸을 기다리듯이 저는
기다리려고 삽니다. 여수룬 임직원은 서로를 아껴주고, 또 회사를 아낍니다.
그러면서도 가끔씩 고슴도치 처럼 쏘아대는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말도
이상하게 삐딱하게 하는 적이 있습니다. ‘일이 좋아서 하나요?’ 여수룬 구성원이
이 말을 할 때는 대개 그냥 한번 하는 말일 때가 많습니다. 자기 마음과
다릅니다. 내 딸도 그럽니다. ‘아빠 좋지?’ 하고 물으면, ‘흥! 별로……’ 그러다가
정말 기분이 좋으면, ‘사랑해!’ 합니다. 아직 그만큼 어린 것입니다.
저는 회사 CEO 로서만이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도 이 말을 꼭 해드리고
싶습니다.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도 참 중요한 일이고, 그것이 인격 성숙의
바로미터라는 점을 잘 받아들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수룬에 있는 동안은 즐겁게 일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일을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그 일이 어떤 일이어도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을 사랑하십니까? 존중하십니까? 여러분이 사랑하는 여러분 자신을
하기 싫은 일 하게 만들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여수룬에는 그런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만, 혹시 바깥에서 ‘싫은 걸 어떻게
해요?’ 하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시기 바랍니다.
생각과 감정은 의지를 가지고 통제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화를 내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하고 성공한 적이 있습니까? 그 화는
감정입니다. 결심은 의지입니다. 의지로 감정을 통제한 것입니다.
꼴 보기 싫지만 그래도 한번은 도와줘야겠다고 마음 먹은 적이 있습니까? 꼴
보기 싫은 것은 감정입니다. 그렇지만 마음 먹은 것은 의지입니다.
사랑의 유효기간은 1 년 6 개 월이라고 합니다. 사랑스런 느낌은 뇌에서
분출되는 도파민의 작용입니다. 1 년 반이 지나면 자연 상태에서는 더 이상 이
도파민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아시겠습니까? 1 년 반이
지나면 부부가 더 이상은 사랑할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늘 그렇지만 예외는
있습니다. 대체로 그렇다는 뜻입니다. 그냥 그대로 두면 1 년 반이 지난 부부는
더 이상 사랑한다는 느낌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헤어지나요?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가 그 모양입니다. 여러분은 연애를 처음 할 때 아무
이유 없이 사랑하는 감정을 가지게 된 것 아닌가요? 의지를 거스르는 사랑의
감정을 느껴보지 않았나요? 정말 좋아하면 안 되는 사람인데 그냥 좋아져버리는
황당한 경험을 해보지 않았나요? 상담자가 내담자를 사랑하는 황당한 경우도
생깁니다. 유부남을 좋아하는 처녀도 있습니다. 유부녀를 좋아하는 총각도
있습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커플이 얼마나 많습니까? 로미오와 줄리엣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만나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감정은
메마릅니다. 사랑해서 만난 부부 가운데, 1 년 반이 지나서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부부는 25%, 이미 헤어진 부부 25%, 그저 감정 없이 그냥 저냥 사는 부부
50%입니다. 감정이란 이처럼 황당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가진많은 부부도 부부 회복 모임에 참여하면, 즉
회복하려는 의지를 가지면 회복되는 것을 저는 무수히 많이 봤습니다.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가면 고치듯이, 마음이 무너졌을 때 치료를 받으면 마음이
회복됩니다. 가벼운 것은 스스로 고칠 수 있습니다. 가벼운 병은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이 감정과 생각을 고치는 것이
바로 의지입니다.
여러분. 혹시 회사 생활이 즐겁지 않으신가요? 이것 역시 선택입니다. 즐거운
쪽으로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의지를 가지고 즐거워지시기 바랍니다. 자기 삶을
감정에 휘둘리게 하지 말고 의지에 의지하게 만드십시오. 이것을 위해 회사 생활
하면서 부정적인 표현은 쓰지 마시기 바랍니다. 말이 행동을 규정합니다. 행동이
또 생각을 지배합니다. 말이 씨가 됩니다. 긍정적인 말은 긍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행동을 낳습니다. 부정적인 말은 부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행동을
낳습니다. 여러분 입에서 부정적인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시는 것이 여러분을
위해서도 좋습니다.
지난 주 이상민 실장이 나눔 발제를 통해서 존중하면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여러분 모두 여수룬을 사랑하고, 여러분의 일을 사랑합니다.
말할 기회가 있다면 나는 회사를 사랑한다고 말하십시오. 그리고 내 일을
사랑한다고 말하십시오. 그리고 한 단계 더 나가서 내 인생에서 여수룬이 참으로
소중한 곳이라고 말하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다.
여러분에게 여수룬은 어떤 곳입니까? 앞으로 어떤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까?
[CEO傳言]
2010. 10. 06
민주와 집중

조직을 이끌 때 민주와 집중의 원리를 잘 이해하면 매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미 여러 번 되풀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이 문제만 집중적으로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민주의 원리는 토의할 때 적용합니다. 집중의 원리는 집행할 때 적용합니다. 조직은
토론하여 결정하고, 결정한 것을 집행합니다. 이 두 원리를 잘 이해해 봅시다.

토론의 전제-정보공개

집행을 잘 하려면 먼저 결정이 명확해야 합니다. 결정이 명확 하려면 결정의 전 단계인


토론이 충분해야 합니다. 토론-결정-집행이 세트 메뉴입니다.
토론이 충분하지 않으면 단단한 결정도 어렵습니다. 결정이 단단하지 않은데 집행이
확고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기업조직처럼 전투조직은 토론이 잘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마음이 모아져야 집행을 잘 할 수 있습니다.
토론이 잘 이루어지려면 먼저 정보가 충분히 공개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세트메뉴에 하나가 더 추가 됩니다. 정보공개-토론-결정-집행입니다.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거나 혹은 정보가 충분히 전달이 되어야 토론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 점과 관련하여 제가 부서장에게 계속해서 요구하는 것은 부서장이 먼저 보고를 잘
하라는 것입니다. 보고는 정보 공개 입니다. 이것을 회사 용어로 말하니까 ‘보고’라는 딱딱한
말이 됩니다. 보통 표현으로 말하면 대화를 잘 하라는 뜻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따뜻한 가정, 화목한 가정은 대화가 많은 가정입니다. 부모와 아이가 갈등을 시작할 때,
첫 번 째 나타나는 현상이 문 닫고 들어가기 입니다. 자식이 방에 들어가면서 문을 쾅 닫고
들어가면서부터 갈등이 시작됩니다. 부모 자식 간에 대화가 단절되는 순간입니다. 부부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싸우고 말 안 하기 시작하면 집안에 냉기가 돕니다. ‘대화가 필요해’라는
개그 프로가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대화가 필요합니다. 조직 안에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대화가 무엇입니까?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나는’이라는
단어를 많이 씁니다. 내가 오늘 한 일을 소개합니다. 때로는 바깥에서 화가 나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혹은 재미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합니다. 배우자가 그것을 받아들일 때, 그
집안이 화목해집니다. 조직도 이것도 다를 게 하나도 없습니다. 대화가 필요합니다.
부서장이 하려는 것, 또 힘든 것 이런 것을 충분히 이야기 해야 합니다. 그래야 부서원들도
이해를 할 수가 있습니다. 또 부서원들도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점과 관련하여 저는 CEO로서 제 세계관, 제 철학, 제 인생관을 자주 소개합니다.
구상을 공개합니다. 비전을 소개 합니다. 제가 바라보는 여수룬의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자랑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눔 가이드 라인 두 번 째는 ‘경험을 나누십시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누십시오’입니다. 저는 경험을 나눕니다. 그리고
희망을 나눕니다. 저는 이것을 잘 하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재정도
부서장에게까지 만입니다만, 있는 그대로 공개합니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공개합니다.
이유는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부서장들이 부서를 운영할 때 참조하라는 뜻입니다. 돈이
부족하면 아껴 쓰고, 또 부서에서 써야 할 일이 있으면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여 적절히
청구하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더 크게는 홍보비를 더 쓰겠다고 청구할 수 있고, 또 사람을
채용하겠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어야 조직이 자율을 바탕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또 이런 것이 공개되면 부서장들이 구상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자기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화할 것이 생깁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혹은 같이 차를 타고
가면서 대화할 것이 생깁니다.
부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서장들이 갖고 있는 정보를 부서원들에게 충분히 공급하면
할수록 부서장들도 편하고, 부서원들도 편해집니다. 성숙이 덜 된 리더 가운데 어떤 사람은
정보를 통제해서 사람을 장악하려고 합니다. 제일 안 좋은 리더입니다. 스스로 자신이 없기
때문에 정보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실력이 있는 사람은 정보를 가지고 사람을 지배하지
않습니다. 실력은 정보를 해석하고 가공하는 능력입니다. 정보를 모으는 것도 실력일 수
있지만, 진짜 실력은 정보 자체가 아니라 정보를 해석하고 가공하는 능력에서 나와야 합니다.
적을 대할 때는 정보가 유출되지 않게 하는 것이 실력이지만, 내부를 상대로 할 때는 정보를
해석하는 능력이 실력입니다. 절대로 정보 자체를 힘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부서장들이
부서원을 키우려면 평상시에 정보를 부단히 제공해줘야 합니다.
아이들 교육 가운데 제일 강력한 교육이 무엇입니까? 밥상머리 교육입니다. 공부하는
시간을 따로 정해놓고 가정교육을 하는 게 아니라, 평상시에 밥상머리에서 부단히 대화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공부입니다. 그 시간에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부모로서 살아온 경험,
삶의 지혜를 전달합니다. 그 시간을 잘 활용하면 어렸을 때 하루에 한 시간 이상은 교육을
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듣지 않는 것처럼 하면서도 다 듣습니다. 그 들음 가운데 지혜가
납니다.
침묵은 금이라지만 가정에서 가장이 침묵을 해가지고 집안이 화목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장이 가벼워서도 곤란하지만 가장이 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그것도 참 곤란한
일입니다.
부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서장이 가지고 있는 지혜를 충분히 전달하고, 또 지식을
전달하고, 그리고 정보를 전달합니다. 그렇게 되어야 그 다음 단계의 토론이 가능합니다.
부서장 역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수입니다.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입니다만, 대화나 보고
역시 노력하면 늘 수밖에 없습니다.
보고는 여수룬 직원과 간부들이 상당히 힘들어 하는 영역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잘 안
되면 회사의 경험이 회사 안에 잘 쌓이지 않고, 또 선배의 경험이 후배에게 잘 전달되지
않게 됩니다.
제가 호소하다시피 하면서 부서장들에게 보고해줄 것을 요청합니다만, 부서장들이 아직도
잘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역시 이 보고 입니다. 전망을 내놓고, 비전을 세울 자료를 미리미리
알려주는 일들이 역시 잘 안 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전망을 세워나가는 과정, 비전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 까지도 공개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 듭니다.
이 점은 제가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영역입니다. 이 점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부서장이 진짜 리더의 길로 가느냐 아니면 실무자로 남느냐가 결정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부서장은 절대로 실무자 자리에 머무르면 안 됩니다. 부서장은
설계자여야 합니다. 해당 부서의 앞날을 그리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해당 부서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부서장이 부서가 해야 할 큰 그림을
보여주지 못하면, 실무자들 역시 큰 그림 속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할 때 보면 여수룬 부서장들 보고는 매우 훌륭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잘 안
합니다. 잘 할 능력이 있는데 잘 안 하는 것은, 스스로 자기 능력을 믿지 못하는데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많이 경험 합니다만 세상은 너무 거칩니다. 그 세상에
살면서 우리는 어쩌면 스스로 주눅이 든 것이 아닐까요? 세상 사람들은 칭찬하고, 인정하고,
지지하고, 지원하는 법을 많이 잊어 먹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 사람들은 비판하고, 깍아
내리고, 반대해서 스스로를 세우는 일에 익숙합니다. 그 세상에서 살다 보면 스스로를
드러내기 보다 스스로를 감추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 습관이 우리 여수룬에서도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다 보니 실제로는 실력이 있고, 능력이 있는데도 자기 의견을 밝히는데 주저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지 받고, 격려 받은 경험이 많지 않으면 솔직히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점에서는 부서장 서로가 열심히 격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기 보다 장점을 먼저 격려하는 그런 모습을 우리 리더
그룹 안에서 먼저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할 지 모르겠습니다.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는 주눅들지 않습니다. 왜냐면 칭찬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는
자기를 존중합니다. 자존감이 높습니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웬만한 비난에 끄떡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기 잘못은 인정하는데도 별로 주저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런 것이
자기를 해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비난 받고 자란 아이는 항상 위축이 됩니다. 비난 받고 자란 아이는 의견에 대한
비판조차 자기 인격에 대한 비난으로 착각 합니다. 그래서 반론에 부딪히면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온갖 무기를 다 동원합니다.
여수룬 부서장들은 모두 좋은 자질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세상이 험악해서 그 좋은
자질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고,
지원하면서 부서장들이 자신 있게 자기를 드러낼 수 있는 분위기를 우리부터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고하는 것을 습관이 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선은 부서장 회의 때 하는
보고부터 정례화하고, 또 매우 중요하게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번에 말씀 드렸습니다만,
저에게 보고하는 것이 아닙니다. 1차 보고 대상은 자기 자신입니다. 그리고 자기
부서원입니다. 여러분은 독립해서 활동하는 부서장입니다. 여러분은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고, 부서원을 설득하는 사람입니다. 저의 지시를 받아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업부장, 부서장은 독립 사업단위입니다. 그러므로 보고의 1차 대상은 저가 아닙니다. 이
점은 정말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부서장 회의에 보고하는 것은 참조사항입니다. 하나의
절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서장 회의에서는 사업부가 한 보고를 검토하지도 않고
평가하지도 않는 것입니다. 그냥 보고만 받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가끔 코멘트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것 역시 조언일 뿐 지시는 아닙니다. 그것이 부서장 회의에 부서장이
보고하는 기본 방향입니다.
정례화는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저도 CEO 전언 혹은 금요 나눔을 생략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조직이 조용하지 않을 때는 CEO 전언을 정리하는 것이 매우
힘겨울 때가 있습니다. 특히 금요나눔까지 해야 하는 주에는 새벽 두 시부터 마무리를 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저는 그럴 때도 어떻게 해서든 하려고 합니다. 왜냐면 정례화가 한번
무너지면 그것 역시 되잡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좀 자유로운 것이 좋지 않느냐
하는 내부의 유혹도 있습니다만, 그것보다는 정례화를 지키는 쪽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저에게 큰 유익이 됩니다. 저에게 유익이 되는 것은 반드시 조직에도 유익하다고
믿습니다.
부서장 여러분께서도 스스로 부서장 회의에 보고하는 것을 중히 여기시고, 형식적으로
처리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많은 유익을 구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토론-리더부터 의견을 명확히

결정을 하려면 반드시 토론을 해야 합니다. 토론은 충분히 하도록 하십시오. 당연히
토론은 충분해야 합니다. 그런데 토론이 잘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는 부서장의
의견이 뚜렷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토론이 잘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 먼저 제 의견을 내놓는 편입니다. 예를 들면,
‘봉투 사업부를 만들고 K과장을 사업부장으로 하려고 합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하고 묻는 방식입니다. 물론 이 방식은 약점이 있습니다. 리더가 먼저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반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지만 리더가 자기 의견을 언제라도
수정할 마음만 먹으면 이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고 올바른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전에
저는 이 방법으로 토론을 유도하지 않았습니다. 그 전의 방식은, 먼저 ‘봉투사업부를
만들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고 묻거나, ‘K과장이 어떤 일 하게 하면 좋을까요?’
하는 방식으로 실마리를 풀어가다가 적당한 때 제 의견을 내는 방법을 썼습니다. 이 방법은
사실 안전은 합니다. 왜냐면 반격을 받았을 때 수습하기 좋기 때문입니다. 앞의 방법은 자칫
잘못하면 후퇴를 할 길이 차단 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존심이 상할 수 있습니다. 아주
구체적인 안을 내놓았는데 그것을 거부 당하거나 반박 당하면 내놓은 의견을 거둬드릴 때
자존심이 상하기 쉽습니다. 이 점에서 자존심이 안 상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인격면에서
대단히 성장한 사람입니다.
저는 부서장들이 먼저 의견을 뚜렷하게 내놓기를 원합니다. 저는 자기 의견이 명확하지
않은 채 저에게 의견을 물어오는 것을 정말 싫어합니다. ‘사장님은 오버츄어 광고문안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하고 물어오면 좀 화가 납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당신 의견은 뭡니까?’ 입니다. 저는 ‘오버츄어 광고 문안을 이렇게 하려고 합니다.
괜찮겠습니까?’ 하고 묻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는 이 물음에 대해, ‘참 좋군요’하고 답변하고
토론을 끝내고 싶습니다. 물론,’ 아 좋군요. 그렇지만 내 생각에는……’하고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자기 의견을 내놓기 힘들어 합니다. 당연히 그렇습니다. 자기
의견을 내놓았다가 반박을 당하면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입니다. ‘배달이 늦어졌습니다.
어떻게 하지요?’ 하면 문제는 제기하지만 토론하기 어렵습니다. 왜냐면 질문을 받은 쪽이
처음부터 생각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은 아래와 같이 바뀌어야 합니다. ‘배달이
늦어졌습니다. 단골 손님이고 중요한 손님입니다. 원래 어제 도착해야 했던 것을 하루 연기
했는데도 재제작이 늦어져서 하루 더 늦어졌습니다. 바이크로라도 보내야 할 형편입니다.
바이크는 1만5천 엔 입니다. 그래도 보내려고 합니다’ 하고 토론을 신청하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다. 이 토론은 역시 ‘그렇게 합시다’로 끝나거나, 혹은 ‘그렇군요, 그런데……’ 하고
구체적인 토론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제조사에서 물품값을 올려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죠?’ 하고 묻습니다. 이 질문도
이렇게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제조사에서 물품값을 올려달라고 합니다. 현재 시중에서는
생산자가 다른 업체에 보통 객단가 9천 원에 납품합니다. 우리는 그 동안 8천5백 원에 납품
받았습니다. 지난 해에 이 가격으로 납품가를 정했는데 제조사가 올리지를 않았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이 물건을 꽤 많이 팔아서 수익성도 확보했습니다. 올려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이렇게 질문하면 역시 답변도 간단합니다. ‘그게 좋겠네요’ 혹은
‘그렇긴 한데……’하는 구체적 토론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토론을 이렇게 하는 것은 추상적 토론에 비해 어렵습니다. 왜냐면 사전 조사가 충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장 힘든 것은 자기
의견을 먼저 노출시켜서 반박 당할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부서장 여러분께서는
일을 할 때 이처럼 자기 의견을 될 수 있으면 구체적으로 내놓기 바랍니다. 그리고
부서원들을 지도할 때도 이렇게 지도하시기 바랍니다. 추상적인 안건, 막연한 안건, 자기
의견이 명확하지 않은 안건을 내놓으면 토론을 하기 전에 조사부터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먼저 반박 당하지는 않아서 안전은 합니다만, 효율은 매우 떨어집니다.
이런 방식으로 토론을 유도하려면 아무래도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내용이 확실하다는
자신감이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자신감은 틀리면 내가 고치면 된다, 틀렸다고 지적 당했을
때 수용하면 된다는 자신감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의 풍토도 매우 중요합니다. 의견 수정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주어야
합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이 사람에게는 의견을 매우 많이 묻고,
제 의견을 먼저 내놓아도 불편하지 않습니다. 이 사람은 제 의견이 틀려도 정면으로
반박하지 않습니다. 일단 수용해줍니다. ‘좋은데…… 그럴 수도 있겠네……이런 점은 어때?’
하는 방식으로 토론을 유도해줍니다. 그러므로 저도 정말 편하게 의견을 물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자기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다가도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의견을
철회합니다. 저는 이 사람을 보면 놀랍습니다. 10분 전까지 동의하지 않았다가 10분이
지나기 전에 동의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이야기하지 않을텐데, 그렇게
합니다. 이 사람은 인격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사람을 존중하고, 이 사람 의견을 많이
듣습니다. 이 사람은 놀라운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사람에게 제 의견을 충분히
이야기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이런 ‘듣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함부로 반박하지 않는 사람, 잘
수용하는 사람이 되기 원합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용기를 가지고 자기 의견을 먼저 명확히
하는 사람이 되기 바랍니다. 저도 두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말을 돌려서 하거나 퇴로를
먼저 확보하고 말하려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이럴 때 저는 용기를 냅니다. 그리고 일단 내
의견을 이야기 합니다. 반박 당할 때, 허점이 드러날 때 좀 괴롭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방식으로 자기를 훈련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한 쪽이 의견을 명확하게 하면, 다른 쪽도 당연히 의견을 명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한
쪽의 의견이 명확하지 않으니까 다른 쪽도 의견이 명확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되어서는
토론이 잘 되질 않습니다. 다른 사람 이야기할 거 없습니다. 내가 내 의견을 명확히 하면
다른 사람도 의견을 명확히 할 수 있게 됩니다.
리더라면 당연히 방금 결정된 것도 철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참 꼴이 말이 아니게 될
수도 있습니다만 그것도 용기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합니다. 잘못한 것을 인정하는 것이
진짜 용기입니다.
그리고 리더는 잘못된 의견이라도 잘 수용하면서 토론을 잘 이끌어 나가면 됩니다.
리더가 토론을 잘 이끌어 나가는 방법은 자기 의견이 명확한 것과 수용하는 능력입니다.
여기서 또 이 문제가 나옵니다. 자기 의견을 명확히 하는 것에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자기 의견을 명확히 하려면 그 분야에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력이 없으면
의견이 명확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집행-설득, 대화, 교육, 토론

개인별 토론이든 집단토론이든 결론이 나면 부서장 혹은 리더는 집행 과정에 들어갑니다.


집행과정은 당연히 독재 방법을 씁니다. 결정된 것은 확고하게 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기서 확고하다는 말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집행하는 본인이 확신을 가지고
집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틀린 것도 결정이 되었으므로 집행한다는 의미는 절대로
아닙니다. 결정이 되었지만 집행하려고 하면서 보니까 틀렸으면 재의를 요청해야 합니다.
결정되었으니까 틀려도 집행하는 것은 돌쇠나 하는 짓입니다. 확고한 집행은 자기 자신이
납득하고 집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집행을 할 때 독재라는 말은 그러므로 잘 생각을 해야 합니다. 최종 책임을 지고
결정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의견이 부딪힐 때 최종 결재한다는 뜻입니다.
반면 집행하는 과정에서도 부서장과 리더가 써야 할 방법은,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설득하고 대화하고 교육하고 토론하는 방식입니다. 이것이 기본입니다. 일을 시킬 때, 지시,
명령, 위협, 협박의 방법을 쓰지 말라는 말입니다.
부서장들은 온유한 리더가 되시기 바랍니다. 온유하다는 것은 힘은 있지만 쓰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위대한 일입니다. 내가 비록 너를 뭉갤 능력이 있고 힘이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 이것이 리더가 가져야 할 태도입니다.
‘까라면 까는 거지!’ 이건 안 됩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마음입니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힘듭니다. 이 경우도 리더가 하는 말은 이래야 합니다. ‘의견은 충분히 들었다. 이제
내가 결정을 하겠다. 이렇게 하도록 합니다’ 이까지가 한계입니다. 리더의 결정을 집행하고
말고는 이제 부하의 몫이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입니다.
아무리 집행 과정이어도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이해하시고 지루하고 힘든 과정을
수용하시기 바랍니다.
설득하는 것보다는 지시하는 것이 편합니다. 대화하는 것보다는 가르치는 것이 쉽습니다.
교육하는 것보다는 지침을 내려 보내면 간단합니다. 토론하기 보다 명령하는 것이 빠릅니다.
그렇지만 리더는 그 방법을 쓰면 안 됩니다. 여수룬의 방식을 사람을 존중하는
방식입니다. 사람으로 하여금 일을 할 마음이 생기게 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저도 실수하고,
때로는 저도 신경질 내고, 때로는 저도 우기고, 때로는 저도 명령을 합니다. 이것은 제가
준비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일 뿐입니다. 실수하고, 신경질 내고, 우기고, 명령하는 저를
알지만, 그래도 원칙은 이 방법보다 설득하고, 대화하고, 교육하고, 토론해서 집행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가슴에 새길 필요는 있습니다.
이 과정 정말 지루합니다. 가장 지루한 이유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개발실
일하는 것 보면 속이 뒤집어 집니다. 맨날 회의고, 맨날 교육입니다. 일은 언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떨 때 보면 하루 종일 회의만 하고, 하루 종일 가르치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부하들 일 시키기 보다 부하들 가르치는 일로 시간을 다 보냅니다. 때로는
부하들한테 돈 받고 교육시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길이 멀리 가는 길이라고 확신 합니다. 천천히 가지만 사실은 가장
빠른 길입니다. 이 길은 사람을 살리는 길입니다. 이 길은 사람을 키우는 길입니다. 이 길은
얼핏 보면 비용이 많이 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길이야말로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길입니다. 당장 당장은 너무나 느려 보입니다. 그렇지만 가장 빠른 길입니다. 그야말로
우직한 길입니다. 한 사람이 열 걸음 가는 것은 쉽습니다. 빠릅니다. 그렇지만 열 사람이 두
걸음씩 가는 것이 더 빠른 길입니다. 열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 참 어렵지만, 그 다음이 정말
쉬운 길입니다.
리더는 힘을 휘두르고 싶은 유혹에 쉽게 빠집니다. 권총은 쏘라고 준 것 아닙니까? 손자
병법에 나옵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자가 진짜 싸움을 잘 하는 자’라고 합니다. 검법에도
나옵니다. 상대가 칼을 뽑지 못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 즉 싸울 의지를 버리게 하는 것이
진정한 검법입니다. 리더가 힘을 갖고 있지만 힘을 휘두르지 않을 때 우리는 여수룬의
방법을 사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을 쓰려면 또 역시 리더 자신이 인격적으로 성숙해야 합니다. 그리고 리더 자신이
실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성숙하기 위해서도 부서장 여러분은 이 네 단어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설득하고,
대화하고, 교육하고, 토론한다. 이 방법으로 집행한다. 집행이란 단어는 사실은 지시하고,
명령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형식입니다. 내용에서는 위 네 단어를 통해서 하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CEO傳言]
2010. 10. 13
새상품 등록 그리고 오프라인 마케팅

아직 조직이 다 정비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앞으로 회사가 할 일을 생각해 봅니다. 조직을


정비하는 것은 앞으로 할 일을 대비하는 것과 연결이 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앞으로 할
일에 맞춰서 조직을 정비해야 일을 두 번 하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여수룬의 이후 핵심 과제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새상품을 등록해서 매출을 증대시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오프라인 마케팅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목표를 생각하면서 현재 기본으로 해야 할 것도 한번 정리를 해봤으면
합니다.

새상품을 등록해서 매출을 증대시킨다

새상품으로 등록할 수 있는 것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익일배송/익일발송 명함
익일배송/익일발송 스티커
익일배송/익일발송 현수막
익일배송/익일발송 전단지
전단지 3영업일 주2회 발송 아이템
디지털 인쇄 명함
포스트잇
봉투

이들 아이템은 기존 애드프린트 사이트에 올릴 수 있습니다. 애드프린트에 올릴 경우,


시스템을 손 볼 필요가 없습니다. 상품을 확정하고, 가격을 정한 다음, 올리면 됩니다.
비교적 쉬운 방법입니다.
신상품은 올리기만 하면 어쨌든 매출과 직결됩니다. 자석스티커를 예로 들어 봅시다.

자석스티커 런칭 이후 매출 증가 추이(단위 엔)
월매출 일평균 비고
8월 32,560 1,550 8월11일 오픈
9월 110,340 3,678
10월 68,570 6,234 10월11일 현재

이 표는 신상품 등록이 매출에 끼치는 영향을 어느 정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간이


짧아서 과대 평가할 위험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신상품이 등록되면 아주 빨리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회사 이익에 기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수막도 참조해봅시다.

현수막 런칭 이후 매출 증가 추이(단위 엔)
월매출 일평균 비고
7월 493,400 25,968 7월22일런칭
8월 780,400 26,,013
9월 1,306,600 43,553

현수막도 가격 전략에 다소 문제는 있지만 매출은 그런대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1
이 두 가지는 예입니다. 이 두 예를 포함해서 지금까지 경험으로 판단하면, 신상품을
등록하면 매출이 늘어납니다. 서비스 정비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양적인 성장 없이는
질적인 성장이 힘들다는 점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기존 제품으로 성장을 갑자기
끌어올리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마케팅 방법을 바꾸는 것으로 돌파할 수도
있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신상품 등록이 더 수월하다고 여겨집니다.
신상품을 출시하면 매출이 늘어나는 점은 여수룬 사업이 소비재 도매업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소비재 판매 사업이므로 사업을 접지 않는 한 단골 손님이
늘어나고, 단골 손님 위에 새 손님이 추가되므로 매출은 자연히 증가됩니다. 이 점은
대부분의 사업이 그렇기는 합니다만, 여수룬 처럼 소비재 도매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하나하나 근거로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신상품을 등록하면 매출은 증가한다는
것을 감각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 조직이 정비되고 있습니다. 준비하기 쉬운 것부터
올리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난 번에 마케팅에 대해 말하면서 ‘쉬운 일부터’라는 원칙을 잘
적용하는 것입니다. 새상품을 올릴 때도 쉬운 것부터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새상품을 등록할 때, 쉬운 상품은 어떤 것입니까? 기존에 판매하는 것을 배송일만 바꿔서 새
아이템으로 만드는 것은 쉬운 일에 속합니다. 이처럼 똑 같은 조건에서 새로 올리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은 것이 쉬운 일입니다. 어려운 것은 나중에 하고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올리면 됩니다.
그 동안 참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어렵게 생각하고 미뤘던 일이 발견되었습니다. 그것은
봉투, 포스트잇 등 상품을 애드프린트에 등록하고 판매하면 되는데, 굳이 새로 사이트를
열어서 올리겠다고 생각했던 일입니다. 참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생각이 유연하지 않아서
생긴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애드프린트 사이트가 다소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안정되어 있는 사이트입니다. 여기에 물건을 올려서 팔면 되는데도 저는
애드프린트 사이트를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반성을 해야 할 일이라기 보다
생각이 유연하지 못한 한계에서 비롯된 잘못이었습니다.
어쨌든 애드프린트에 새로운 상품을 올리는 일은 어렵지 않으면서 당장 돈이 됩니다.
새상품을 올리면서는 입구를 특화시키는 전략을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입구 특화 전략은
상품마다 진입 페이지를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것을 뜻합니다. 즉 명함이란 검색어로 방문한
사람에게는 명함 전문 입구 페이지가 보이게 합니다. 엽서란 검색어로 방문한 사람에게는
엽서 전문 입구 페이지가 보이게 합니다. 스티커란 검색어로 방문한 사람에게는 스티커 전문
입구 페이지가 보이게 합니다. 전단지란 검색어로 방문한 사람에게는 전단지 전문 입구
페이지가 보이게 합니다. 마찬가지로 자석 스티커란 검색어를 통해 방문한 사람에게는 자석
스티커 전문 입구 페이지가 보이게 합니다. 봉투란 검색어를 통해 방문한 사람에게는 봉투
전문 입구 페이지가 보이게 합니다.
저는 이 작업이 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각 사업부에서는 개발실과 상의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각 아이템마다 별도 도입 페이지가 있으면 손님에게 아무래도 더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구매 의욕을 올릴 수 있습니다. 아이템마다 별도의
인트로 페이지를 가지고 있으면, 사이트 분리가 가져오는 효과에 준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필요하다면, 공지사항 등도 분리해서 처리할 수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이렇게 할 경우, 왼쪽 메뉴바도 아이템 입구 페이지마다 달리 할 수 있습니다. 스티커
페이지로 들어가면, 스티커에 대한 것은 자세히 나오고, 명함은 달랑 ‘명함’ 메뉴 하나로
처리할 수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지금 마쿠마쿠에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깊이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신상품과 관련하여 익일배송/발송 아이템도 생각하기에 따라 매우 재미있다고 여겨집니다.
지금 팔고 있는 제품으로 특송상품을 만드는 것도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임시
부서장 회의에서 익일발송/익일배송 상품을 만들자고 한 것이 특송상품 개발이라는 주제와
딱 맞는 내용입니다.

2
이와 함께 한-일카훼리를 이용해서 주중 1회, 혹은 2회 전단지 주문을 받는 것도 바로
그 내용입니다.
제가 검토하는 또 한 가지 매출 증대 방안은 일본에 제휴사를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도 매우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명함이라고 할 경우, 일본 5대
도시에 제휴점을 둡니다. 동경 23개 구, 오사카 24개 구에 제휴점을 둘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즉석 당일 명함을 만드는 것입니다. 시기는 언제가 될 지 모릅니다. 현재
마쿠마쿠에는 절묘한 시스템이 있습니다. 즉 고객이 주문하면 우리 제휴사에서 주문 내용을
보고 제작에 들어가서 우리에게 납품하는 시스템입니다. 저는 이 시스템이 환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동경23개 구, 오사카 24개 구에 제휴점을 둔다고 가정하면 이런
시스템이 가능해집니다. 고객주문-여수룬승인-제조사에 자동통보-제조사가 사이트 접속-
주문확인-제조-납품. 이 방식이면 당일명함이 가능해집니다. 이 방식이면 전단지 대량물량도
가능해집니다. 전단지 경우 발송비가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려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송할 수 있습니다. 제일 큰 문제는 직발송에 따라 고객과 제조사가
다이렉트로 연결되어 버려서 이후에 직거래를 하는 문제도 생깁니다.
저는 이런 경우도 ‘고객에게 좋으면 우리도 좋다’는 원칙 정도는 세워도 좋다고 봅니다.
즉석명함은 우리 손에서 떠난 제품입니다. 우리는 우리 강점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제조하는
싸고 좋은 제품이 우리 강점입니다. 여기에 우리 사이트를 통해서 즉석명함도 만들 수
있도록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겁니다. 극단적으로는 즉석당일명함을 제조할 수 있는
사이트 모음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고객이 여수룬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오면 그
분야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면 그것도 훌륭한 기업의 가치가 됩니다.
우리가 제조를 못하면 제조할 수 있는 회사라도 소개해주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약간
샜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마케팅을 생각하는 시간이니까 꼭 무관한 주제는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익일발송/익일배송은 명함, 스티커, 현수막에 모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정착되면,
그 자체로 환상적인 서비스가 됩니다. 도대체 한국에서 제조해서 일본에 판매하는데 그
다음날 받아본다는 것은 그 자체가 환상 아닐까요? 이런 서비스를 만들어 내면 망하려고
해도 망하기 힘듭니다. 그것을 우리는 이제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조직의 역량이 커졌다는
뜻입니다.
어쩌면 극단적으로 18:00시에 주문 마감한 것을 동경 오사카 중심지에는 다음 날
17:00시까지 배달할 수도 있습니다. 야간 작업을 해야 한다는 문제점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불가능한 일은 전혀 아닙니다. 저는 이런 일은 안 할 겁니다. 이렇게 하면 돈은 벌지
모르지만, 삶이 무너집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일본 현지를
이용하는 방법이 그것입니다.
마케팅은 재미있는 일입니다. 지금 좀 주제와 벗어났습니다만, 이 자체로도 매우
재미있지 않습니까?
익일방송/익일배송은 제조시스템과 거의 상관 없습니다. 신상품 개발도 아닙니다. 이미
판매하던 것을 살짝 개선하면 가능한 일입니다. 개발에 시간이 더 들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정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신상품 개발인 셈입니다.

오프라인 영업망 구축을 검토합니다

저는 비중을 둬서 일본 내 오프라인 영업망 구축을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오프라인


영업망은 궁극적으로는 일본 내 인구가 얼마 이상인 구마다 한 명 이상의 영업사원을 두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구가 많은 구는 동마다 둘 수도 있습니다. 현재 단계에서는 오사카 24개
구와 동경 23개 구에 영업사원을 두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순서는 우리 회원 중 고객이
많은 구 순 중 오사카부터 입니다.
일단은 한 구부터 시작합니다. 일본 오사카 중앙구가 첫 번 째 대상입니다. 저는 실패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업사원을 한 명 뽑아서 오사카 중앙구의 프린트점,
회사, 상점 등을 방문 영업하게 합니다. 방문 영업 대상이 아닌 곳이 거의 없습니다. 사실

3
어떤 물건을 3천 엔에 사왔는데 같은 품질 제품을 2천5백 엔에 살 수 있다면 누구나 호감을
갖습니다. 그것도 방문까지 하므로 신뢰를 줄 수 있습니다. 물건이 처음에 나오면 직접
방문해서 전달합니다. 그리고 반응을 체크 합니다. 불량품이면 방문해서 처리해줍니다.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 등등 업체가 꼭 필요한 제품들입니다. 리플렛이라도 받아두고,
샘플이라도 받아둘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주문은 인터넷으로 받는다니까, 검색을 해보면
당당히 랭킹 5~7위에 나옵니다. 믿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일본 오사카 중앙구 영업 담당자를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최고 인력으로
선발하려고 합니다. 오프라인 마케팅은 그냥 한번 해보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서
성공시키려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 일본 내 주요 구에 영업사원을 가지게 되면, 정말 엄청난 유통망을
갖게 됩니다. 새 상품을 런칭 할 때도 매우 신속한 확장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영업사원이 활동하는 구역의 실적을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 등 또 여러
가지 것을 연구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다시 기본을 체크합시다

이제 조직도 재편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상품 등록 작업과 오프라인 영업망 구축이


검토되고 집행되게 됩니다. 이 때 우리는 다시 기본을 체크해봤으면 합니다.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가격입니다.
마케팅을 할 때, 가장 먼저 다뤄야 할 것이 가격이라는 점은 다시 확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가격에 민감합니다. 다른 사람을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자신이 그렇게 행동합니다. 좀 멀어도, 좀 비좁아도, 좀 불편해도 가격이 확실히 싸면
우리는 그리로 갑니다. 확실히 싸지 않고 조금만 싸도 그 할인매장에 갈 때 사려고 안 사고
버팁니다. 월마트의 성공비결 아닙니까? 창고형 할인마트가 무엇입니까? 상품 안내원이
없습니다. 물건 꺼내는 것도 손님이 직접 해야 합니다. 포장도 손님이 합니다. 꽤 불편
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할인마트에 갑니다. 싸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의 영업 슬로건을 다시 확인해봅시다.

가격은 싸게!
품질은 좋게!
배송은 빨리!
이용은 편리하게!
고객이 부자되게!

이 걸 살짝 바꿔 봅시다.

품질은 조금 떨어져도!
배송은 좀 느려도!
이용이 다소 불편해도!
가격이 싸면!

저는 이용한다고 봅니다.
이걸 다시 바꿔 봅시다.

품직은 좋지만!
배송은 빠르지만!
이용하기 참 좋지만!
비싸면!

4
역시 선뜻 지갑 열기 만만하지 않잖습니까?
청과물 집에서 복숭아를 삽니다. 이건 다섯 개에 1만 원, 저건 세 개에 1만 원, 저건 두
개에 1만 원. 저는 보통 세 개에 1만 원 짜리 살 겁니다. 그런데 저처럼 생필품 가격에 개념
없는 사람도 두 개에 1만 원 짜리에는 손이 안 나갑니다. 역시 비싸면 아무래도
부담스럽습니다.
가격면에서 우리는 일관성을 가져야 합니다. 사업부장이 되면 이익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늘 굴뚝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받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그렇지만 저는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은 이미지 입니다. 여수룬은 확실히 싸다는 이미지를
심어두면 승부를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받고 싶은 것은 장사꾼의 본성입니다. 이 본성과
싸울 필요가 있습니다.
가격 책정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기준은 ‘우리가 받을 만큼’ 입니다. 저도 여러 번 직접
가격을 책정 했습니다. www.danboru.net의 가격은 제가 책정했습니다. 단보루넷이
판매하는 제품은 대략 4백50개 입니다. 이 가운데 최소한 350번 까지는 제가 직접 가격을
매겼습니다. 골판지 상자 가격을 비교하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골판지 상자의 특징을 아실
겁니다. 사이즈, 재료에 따라 가격이 다 다릅니다. 같은 재료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서른
개로 묶은 것과 20개로 묶은 것은 단가가 다릅니다. 이런 점에서는 비교 자체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 때 제가 세운 원칙은 ‘우리 매입가를 기준으로 우리가 받아야 할 이익을
책정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타사와 비교는 그 다음 문제다, 설사 우리가 많이 싸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받을 만큼만 받겠다’ 이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이 원칙은 애드프린트에도 적용했습니다. 인쇄물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 지도 모르는
때였습니다. 이 원칙이 있었기 때문에 일하기가 편했습니다. 일단 우리 회사의 원칙을
정하면 그 다음에는 비율만 조정하면 되었습니다.
이렇게 가격을 책정하면, 일본 현지 동종 상품 판매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부터 유혹이 시작됩니다. 좀더 비싸도 되지 않을까? 가능할
겁니다. 그런데 여수룬은 그냥 우리 받을 만큼 받기를 원칙으로 해서 일관되게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근거는 없습니다. 가격정책에 정답이 없으니까요. 박리다매도 판매
전략이고, 고가정책도 전략입니다. 일본 판매가의 70~80% 유지도 정책입니다. 모두
성립되는 정책입니다. 그런데 제가 ‘우리 받을 만큼만 받기’를 방침으로 삼자는 것은,
소비자를 상대로 할 때도 정직한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가격정책에도 철학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시류에 영합하여 다른 사람이 잘 모르면 좀더 받고, 다른 사람이 알면
싸게 해주고 하다 보면 회사의 근본이 흔들리지 않을까요? 우리 받을 만큼만 받으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이것을 기준으로 하고 부분만 조정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가 취급하는 상품은 종류가 정말 많습니다. 같은 종류라고 해도 매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이것을 일일이 따지면 내부 가격에 모순이 생깁니다. 손님은 잘
모르겠지요. 그렇지만 이런 미묘한 모순이 쌓이면서 회사 안에 뭔가 이상한 부조화가
생깁니다. 이런 잘 보이지도 않고 구분도 되지 않는 이상한 흐름이 생기면 그 흐름이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수 십 개, 여수룬의 꿈대로 이루어지면 만
개의 사이트가 생깁니다. 이 때마다 시장의 70~80%가 기준이 되면 일을 하는데 매우 큰
어려움이 생깁니다.
그런 점을 생각해서라도 여수룬의 가격 정책은 ‘우리가 받을 적정 이윤 받기’를 원칙으로
삼는 것이 좋다고 여겨집니다.
지금 여수룬은 가격을 정할 때, ‘매입가 + 매입가에 따른 마진율 적용 마진 + 기타
실비’라는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매입가에 따른 마진율 적용’은 싼 것은 비율이 높게,
매입가가 올라갈수록 적용 마진비율은 낮게 라는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이 기준은 매우
합리적이고, 이해하기 쉽고, 실용적입니다.
다 아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 이렇게 정리합니다.
그리고 마진율을 적용할 때는 우리 여수룬의 상황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수룬이
창립 초기일 때와 지금처럼 어느 정도 기반을 잡았을 때는 당연히 달라져야 합니다. 여수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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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초기는 아무리 우리가 받을 만큼만 적정 이윤을 받는 기준을 정한다고 해도 어떻게든
이익을 더 내는 방향으로 기우는 것이 정상입니다. 우선은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이 망하지 않을 조건이 되면 각 사업부 마다 적용되어야 할 이익은 줄여도
좋습니다.
불필요하게 이익을 내는 것은 그 자체로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한번
소개해드렸습니다만, 저는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하는 것이 장사꾼의 도리’라는 말을 자주
떠올립니다. 저는 장사를 해도 철학을 갖고 싶습니다. ‘이윤 극대화’를 철학으로 삼아 버리면
제 삶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회사 생활이 너무 천박해지지 않을까요?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한다’는 정도 철학은 받아들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했을 때 부수 이익이 있습니다. 신규진입을 차단하는 효과입니다. 사실 이제 일본
시장에 명함 사업 업체는 더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솔직히 여수룬이 판매하는
가격을 보고도 한국 업체가 진출한다면 그건 좀 자살 행위에 가깝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이걸 노리고 저가 정책을 펴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것도 좀 이상해집니다. 다만
우리가 받을 이익만큼만 받기라는 원칙을 정해서 운영하면 이런 부수 이익이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제 더 어려워지지 않을 조건이 되었으므로 좋은 물건을 싸게 라는 원칙에
입각해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마쿠마쿠 가격 책정할 때, 우리 내부에 이런 일관된 가격 정책 원리가 없었습니다. 이
때는 여수룬의 경영진 역시 일관된 가격 정책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우
혼란을 겪었습니다. 그렇지만 마쿠마쿠의 과감한 가격 정책을 경험하면서 비로소 여수룬
전체의 가격 정책도 어느 정도 개념이 잡히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사업부 분리
독립이라는 원칙이 가지고 오는 부대효과 또한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저도 여러분도 이 점을 잘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상황과 환경에 부대끼지 않는
원칙을 갖는 것, 이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엄청난 위력을 드러낸다는 점입니다. 이 원칙이
있어야 일관성도 생깁니다. 제가 CEO 전언을 통해서 계속 강조하는 것은 일관성 입니다.
일관성은 철학입니다. 철학이 없으면 흔들립니다. 그리고 시류에 영합하거나 휩쓸리게
됩니다.
그건 점에서 약간 다른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사업부 분리 독립도 역시 원칙과 원리와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잘 모릅니다. 몇 가지 아주 기본적인 이유로 사업부를
독립시켰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복잡해지면 이 원칙이 힘을 발휘합니다.
원칙이 잘못되면 혼란이 가중됩니다. 원칙이 올바르면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이 아니라
결과가 풍요로워 집니다. 이런 점에서도 여수룬은 원칙을 잘 세우고, 그 원칙대로 행하는
풍토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여겨집니다.

가격 다음은 역시 쉬운 것부터 입니다.

일을 순리대로 하면 쉽습니다. 안 되는 것을 억지로 하려니까 어려워집니다. 저는 일할


때 쉬운 것부터 합니다. 쉬운 일이란 어떤 것입니까? 같은 조건이면 남의 손 안 빌려도 되는
것부터 합니다. 여수룬 사업부 입장에서 말한다면 프로그램 수정을 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들부터 하나하나 하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다.
대체로 쉬운 일은 아래와 같은 일입니다.
홈페이지 메인 배너 교체, 홈페이지 보조 배너 교체, 홈페이지를 통한 광고, 공지사항을
통한 홍보, 검색어 광고를 수정을 통한 매출 증대, 적절한 검색어 추가, 기존 고객에게
메일링, 기존 고객에게 팩스 디엠.
이것만 꾸준히 일관성 있게 해도 반드시 매출이 올라갑니다.
이처럼 미래로 나가기 전에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조건 챙겼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지금 조직이 개편되는 과정에서 부서장들이 꼭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은 앞으로 회사가 하려는 일과 그것을 위해 현재 놓치지 말아야 할 일을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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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글]
2010. 10. 01.

문제를 고쳐 나가는 법

회사에는 불공평한 일이 너무 많습니다.


가끔씩 가장 기본이 되는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여수룬은
어떤 곳인가요? 이 질문에 뚜렷한 답을 가지고 있다면 여러분은 이미 성공한
인생입니다. 저도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최근에야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60 년 생이고, 우리 나라 나이로 쉰 한 살인데, 이 나이가 되어서야 겨우
나름대로 뚜렷한 직장관을 갖게 된 것입니다. 저는 부서장 회의에서 여러분 나이
때 제 모습에 비하면 부서장 여러분은 정말 훌륭하다고 합니다. 정말 그렀습니다.
저는 지금에야 겨우 직장관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여수룬이 나에게 어떤 곳일까 하는 질문은 더 근본이 되는 질문과 통합니다.
이 질문은 내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과 통합니다. 이 두 질문은 사실
같은 질문입니다. 내 인생의 목표가 명확해야 내 인생에서 여수룬의 의미도
명확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은 여러분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인생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여수룬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습니까
저에게는 여러분의 답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될 수 있으면 나와 삶의
목표가 일치하는 사람들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제 하루 가운데 거의 반을
같이 보내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내 하루의 반
이상을 보내는 회사에서 보람을 얻고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것은 여러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제 하루의 반 이상을 보내는 직장에서 보람을 얻고, 행복하게 지내려면, 역시
인생관과 직장관이 뚜렷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현재
삶의 의미도 명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면접을 볼 때, 지원자에게 ‘회사에 다니면서 뭘 이루고 싶으세요?’ 하고 물어
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답을 제대로 하지 못 합니다. 제가 원하는 정답을
말한 사람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원래 정답은 없으니까요. 저는 자기
나름대로 뚜렷한 주관을 갖고 있는 사람조차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당연합니다.
이해합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한번 더 질문해
보겠습니다. ‘여수룬은 당신에게 어떤 곳 입니까?’, ‘여수룬에서 당신은 무엇을
이루고 싶습니까?’
몇 년 전까지, 저에게 회사는 출세의 수단이었습니다. 잘 난 척 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내가 세상에서 이렇게 돈을 벌고, 이렇게 출세했노라고 뻐기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저에게 회사는 돈을 벌어서 좋은 집을 사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그 때는 회사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 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명확하게 생각할 이유도, 계기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제 인생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몇 년 전에 제 인생에 큰 위기가 왔습니다. 당시 운영했던 회사도 망했습니다.
저 개인은 신용불량 상태였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아주 곤란했습니다. 그 와중에
인생의 목표도 없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술 마시고, 놀고 하는 방탕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어려웠지만 같이 술 마실 사람은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가정에 아주 큰 위기가 왔습니다. 이혼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몰렸습니다.
이혼도 제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당할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되니까 도망갈 곳이 없었습니다. 마침 도망을 교회로 갔습니다. 교회를 통해서
저는 저 자신을 돌아보는 아주 소중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새로운 인생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우리 회사 이름인 여수룬은 성경에 나오는 단어입니다.
‘하나님이 사랑한다는 의미로 부를 때 쓰는 호칭’입니다.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 이름은 목사님이 지어주셨습니다.
저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교회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습니다. 사석에서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야기를 하면서는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제 인생관이 정립되는 계기가 신앙과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성경과 교회를 통해, 인생의 목표가 인격의 완성이라는 매우
추상적이지만 아주 구체적인 인생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신앙표현을 빌리겠습니다. 기독교인의 목표는 ‘예수닮기’입니다.
그래서 가끔 상호를 보면 ‘예닮’이라는 상호를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닮기의
핵심은 예수의 성품을 닮는 것입니다. 저는 이 단어를 발견하면서 제 인생의
목표를 뚜렷이 할 수 있었습니다. 제 인생의 목표는 제 인격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인격을 완성한다는 것이 어떻게 하느냐는 것입니다. 여기서도
저는 성경에서 규정한 것보다 더 완벽한 규정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성경의 가르침을 제 삶의 목표로 받아들였습니다. 성경은
인격완성의 지표로 아홉 가지를 제시합니다.
첫번째는 사랑(love)입니다.
두번째는 희락(joy)입니다.
세번째는 화평(peace)입니다.
네번째는 오래 참음(patience)입니다.
다섯번째는 자비(kindness)입니다.
여섯번째는 양선(goodness)입니다.
일곱번째는 충성(faithfulness)입니다.
여덟번째는 온유(gentleness)입니다.
아홉번째는 절제(self-control)입니다.
저는 이것을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인격완성을 내 인생의 목표로 삼고,
이것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안으로 이 아홉 가지를 달성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참 어렵습니다. 해석도 잘 안 되는 것도 많습니다. 말은 다
쉽지만 정확한 의미를 정립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온유가 뭘까요? 아는 말이지만
명확하지 못합니다. 하여간 저는 이것을 삶과 행동의 지표로 생각하면서
살아갑니다.
저에게 여수룬은 제 인생의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소중한 장소입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저 자신의 인격이 좀더 성숙되고, 또 저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좀더
성숙되도록 도와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우리 회사를 자신의 인격을 성숙시키는 장으로
삼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직장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저는 여수룬의 CEO 입니다. 경영책임자입니다. 경영책임자로서 저는 제
철학을 명확히 하고 회사를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회사가
발전할 수 없습니다. 저는 제 철학을 이해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할
겁니다.
이런 기준에서 저는 여수룬 직원들이 회사일을 사랑하고 또 자기일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기를 원합니다. 회사 일을 할 때 행복한 사람이기를 원합니다.
저는 재미있게 일 하는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삶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유쾌한 사람과 같이 있고 싶습니다.
저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고 싶습니다. 저는 행복한 사람과
같이 있고 싶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사람은 절대로 행복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행복도 전염되고, 불행도 전염됩니다. 저는 불행을 전염하는
사람보다 행복을 전염시키는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은 길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금방 지나갑니다.
소중한 인생을, 그것도 젊은 청춘을 재미도 없는 일을 하면서 보내는 것은
아깝지 않습니까? 아무리 돈이 급하다지만, 재미도 없고 보람도 없는 일을 하면
불행하지 않을까요? 스스로 기쁘고 행복하지 않으면 옆사람은 어떻게 될까요?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옆사람에게는 불행을 전파한다면 그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 아닐까요?
사람들은 면접 때, 회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그런데 일이
즐겁지 않고, 일하는 것이 행복하지 않은데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마음이 가지 않는데 몸이 갈 리는 절대로 없습니다.
여러분. 여수룬에서 생활이 행복하십니까? 스스로 자문해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가 ‘생활의 달인’입니다. 거기는 정말
답답한 사람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저께는 명함에 금형 찍는 분이 나오셨더군요.
그리고 라이타에 실크스크린 하는 사람도 나왔습니다. 이전에 나온 분들 중에는
만두 만드는 분, 자동차 세차 하는 분, 빵 공장에서 빵 나르는 분, 타이어 옮기는
분, 정육점에서 고기에 칼집 내는 분, 봉투 접는 분, 와이셔츠에 단추다는 분
등등. 저는 그 분들이 하는 일 보면, 좀 답답해집니다. 그 분들 일은 대부분 단순
반복 작업입니다. 15 년 혹은 20 년, 단순반복 작업을 했기 때문에 달인이 됩니다.
도대체 저 똑 같은 일을 15 년 혹은 20 년 한다는 것은 저에게는 죽음입니다.
답답해집니다. 그런데 그 분들은 끝에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재미있어요. 보람
있잖아요. 이것 때문에 우리 식구들이 밥 먹고 살아요.’ 저는 그 말을 들으면서
제 머리가 숙여집니다. 그 분들이 저보다 훨씬 성숙한 분들입니다. 저는
잔재주가 있는 것이고, 저 분들은 인격이 있는 분들입니다. 방송 인터뷰여서
그렇게 이야기했을까요? 표정을 보면 압니다. 그 분들은 행복한 분들입니다. 그
분들은 이상할 만큼 같은 말을 합니다. ‘이 일 때문에 식구들이 밥 먹고 있어요’.
그리고 활짝 웃습니다. 저는 이런 분들과 일하고 싶습니다.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회사 다니면서 저에게, ‘회사 일이 재밌겠어요?’ 하고 말하는 사람을 봅니다.
더 극단적으로는 ‘목구멍이 포도청이어서’라고 말합니다. 이 분들은 왜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일까요? 이 분들은 즐겁지도 않은 일, 행복하지도 않은 일을 돈
때문에 하는 것일까요? 이건 불행한 일 아닐까요? 아무리 돈이 중요하지만,
좋아하지도 않는 일, 즐겁지도 않은 일을 돈 때문에 하는 것은 불행한 일
아닐까요? 그렇게 일을 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즐겁지 않은 일,
행복하지 않은 일 하면서 웃을 수 있을까요?
저에게 영향을 많이 준 분 가운데 한 분이 계십니다. 그 분은 늘 그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돈 때문에 일하지 말아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라.
좋아해서 일하다 보면 돈은 따라 오는 것이다’.
물론 돈은 중요합니다. 그 점에서 여수룬은 다행입니다. 이제 위기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여수룬에 있는 한 먹고 사는 일 자체가 위험하지는 않을
겁니다. 저는 물질적인 면에서도 여수룬 구성원들이 고통 당하지 않게 하려고
결심하고 있습니다. 이제 문제는 인생관과 직장관입니다.
우리 회사 구성원들은 어떨까요? 여수룬 임직원들은 정말 회사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일을 좋아합니다. 저는 그 점을 확신합니다. 모두 다 그렇습니다. 여수룬
임직원들은 자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그리고 펑크 나지 않게 합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토록 성실하게 일할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그런데 아주 가끔씩 함부로 하는 말을 듣거나, 무례한 행동에 부딪혀서
상처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로 인해 관계가 자연스럽지 못할 때 꽤 힘듭니다.
그렇지만 저는 때로는 무례한 말도 잘 견뎌냅니다. 제가 성숙하지 못한 말,
성숙하지 못한 행동에 부딪혀도 잘 견뎌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 가지 이유는 단련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십 몇 년 간 저에게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자기가 잘못해서 일을 그르쳐놓고도 나에게 짜증을
내고, 말을 함부로 합니다. 그는 자기가 실수해서 챙피를 당하면 또 나에게 와서
짜증을 내고 함부로 말 합니다. 그는 다른 이유로 화가 나도 나에게 퍼붓습니다.
우울해도 나한테 호소 합니다. 괴로워도 나에게 해댑니다. 왜 나한테 그러냐고
하면, 오히려 반문 합니다. 그럼 누구한테 해? 저는 참 기가 막힙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십 몇 년 입니다. 어제도 그가 전화를 해왔습니다. 힘들어.
외로워. 괴로워. 나보고 어쩌라는 겁니까? 한참 또 하소연을 하더니 할 만큼
했나 봅니다. 마지막 말을 합니다. 졸려서 자야겠다. 건강해야 해. 아빠 사랑해.
제 딸 이야기입니다. 이 아이는 저를 정말 사랑합니다. 제가 정말 힘들어할
때는 저에게 큰 힘을 줍니다. 그러면서도 자기 힘든 것은 나한테 다 퍼부어
놓습니다. 아직은 감정과 이성이 조화를 이루지 못했고,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마 나이가 들고 시집을 가고, 제가 나이 들어 힘이 없어지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인격이 성숙되면 행동과 말이 일치가 되는 법입니다.
또 제가 가끔 무례한 말, 혹은 성숙되지 못한 태도를 견딜 수 있는 이유는
제가 지난 50 년 간 내가 받은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무례를 다른 사람에게
행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 나이 때는 몇 백 배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인격은 성숙됩니다. 사랑하지만 표현에서 서투른 제 딸을 기다리듯이 저는
기다리려고 삽니다. 여수룬 임직원은 서로를 아껴주고, 또 회사를 아낍니다.
그러면서도 가끔씩 고슴도치 처럼 쏘아대는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말도
이상하게 삐딱하게 하는 적이 있습니다. ‘일이 좋아서 하나요?’ 여수룬 구성원이
이 말을 할 때는 대개 그냥 한번 하는 말일 때가 많습니다. 자기 마음과
다릅니다. 내 딸도 그럽니다. ‘아빠 좋지?’ 하고 물으면, ‘흥! 별로……’ 그러다가
정말 기분이 좋으면, ‘사랑해!’ 합니다. 아직 그만큼 어린 것입니다.
저는 회사 CEO 로서만이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도 이 말을 꼭 해드리고
싶습니다.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도 참 중요한 일이고, 그것이 인격 성숙의
바로미터라는 점을 잘 받아들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수룬에 있는 동안은 즐겁게 일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일을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그 일이 어떤 일이어도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을 사랑하십니까? 존중하십니까? 여러분이 사랑하는 여러분 자신을
하기 싫은 일 하게 만들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여수룬에는 그런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만, 혹시 바깥에서 ‘싫은 걸 어떻게
해요?’ 하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시기 바랍니다.
생각과 감정은 의지를 가지고 통제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화를 내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하고 성공한 적이 있습니까? 그 화는
감정입니다. 결심은 의지입니다. 의지로 감정을 통제한 것입니다.
꼴 보기 싫지만 그래도 한번은 도와줘야겠다고 마음 먹은 적이 있습니까? 꼴
보기 싫은 것은 감정입니다. 그렇지만 마음 먹은 것은 의지입니다.
사랑의 유효기간은 1 년 6 개 월이라고 합니다. 사랑스런 느낌은 뇌에서
분출되는 도파민의 작용입니다. 1 년 반이 지나면 자연 상태에서는 더 이상 이
도파민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아시겠습니까? 1 년 반이
지나면 부부가 더 이상은 사랑할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늘 그렇지만 예외는
있습니다. 대체로 그렇다는 뜻입니다. 그냥 그대로 두면 1 년 반이 지난 부부는
더 이상 사랑한다는 느낌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헤어지나요?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가 그 모양입니다. 여러분은 연애를 처음 할 때 아무
이유 없이 사랑하는 감정을 가지게 된 것 아닌가요? 의지를 거스르는 사랑의
감정을 느껴보지 않았나요? 정말 좋아하면 안 되는 사람인데 그냥 좋아져버리는
황당한 경험을 해보지 않았나요? 상담자가 내담자를 사랑하는 황당한 경우도
생깁니다. 유부남을 좋아하는 처녀도 있습니다. 유부녀를 좋아하는 총각도
있습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커플이 얼마나 많습니까? 로미오와 줄리엣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만나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감정은
메마릅니다. 사랑해서 만난 부부 가운데, 1 년 반이 지나서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부부는 25%, 이미 헤어진 부부 25%, 그저 감정 없이 그냥 저냥 사는 부부
50%입니다. 감정이란 이처럼 황당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가진많은 부부도 부부 회복 모임에 참여하면, 즉
회복하려는 의지를 가지면 회복되는 것을 저는 무수히 많이 봤습니다.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가면 고치듯이, 마음이 무너졌을 때 치료를 받으면 마음이
회복됩니다. 가벼운 것은 스스로 고칠 수 있습니다. 가벼운 병은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이 감정과 생각을 고치는 것이
바로 의지입니다.
여러분. 혹시 회사 생활이 즐겁지 않으신가요? 이것 역시 선택입니다. 즐거운
쪽으로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의지를 가지고 즐거워지시기 바랍니다. 자기 삶을
감정에 휘둘리게 하지 말고 의지에 의지하게 만드십시오. 이것을 위해 회사 생활
하면서 부정적인 표현은 쓰지 마시기 바랍니다. 말이 행동을 규정합니다. 행동이
또 생각을 지배합니다. 말이 씨가 됩니다. 긍정적인 말은 긍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행동을 낳습니다. 부정적인 말은 부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행동을
낳습니다. 여러분 입에서 부정적인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시는 것이 여러분을
위해서도 좋습니다.
지난 주 이상민 실장이 나눔 발제를 통해서 존중하면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여러분 모두 여수룬을 사랑하고, 여러분의 일을 사랑합니다.
말할 기회가 있다면 나는 회사를 사랑한다고 말하십시오. 그리고 내 일을
사랑한다고 말하십시오. 그리고 한 단계 더 나가서 내 인생에서 여수룬이 참으로
소중한 곳이라고 말하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다.
여러분에게 여수룬은 어떤 곳입니까? 앞으로 어떤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까?
[CEO傳言]
2010. 10. 27.
마케팅 – 기존 고객에게 잘 하기

며칠 사이 저는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정리해야 할 것도 많아졌습니다. 저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을 잘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아마 생각이 단순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여수룬 상황은 눈부실 정도로 빨리 바뀌고 있어서
저 조차도 따라가기가 힘듭니다. 복잡한 것과는 약간 다릅니다.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아져서 어느 것부터 해야 할 지 선택을 하지 못하는 상황처럼 느껴집니다.
조직이 정비되고 있습니다. 현수막 사업부의 매출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도
순조롭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명함사업부도 프로세스를 계속 개선하고 있습니다. 발송부는
미안할 정도로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스티커 사업부도 본격적으로 정비가 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최근 2개 월 사이에 신입직원만 5명 가량이 늘었습니다. 일본 오프라인 사업도
구상되고 있습니다. 신제품도 등록해야 합니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면 이 일들은 그 전에도 있었던 일들이고 또 마땅히 해야 할
일들입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상황 자체는 그 전과 특별히 다른 게 없습니다. 그런데도 왜
일이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고 느껴질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얼마 전까지 이 일들은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할 수가 없어서 사실상 방치를 해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 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일이 ‘해야 하는 일’에서 ‘할 수 있는 일’로 바뀐 것은 아무래도 인원을 보강한 것과
조직이 성장한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명함사업부만 해도 간부가 한 명 충원 되었습니다.
스티커 사업부도 두 명이 충원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회사 구성원들이 부쩍 성장했습니다.
이것은 아직 무슨 지표를 제시하기 어렵지만 저는 그렇게 느낍니다. 근거를 뚜렷하게
제시하기 힘듭니다만 임직원들이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이 부쩍 커졌습니다. 그리고 자기
일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금씩 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 보이지 않는 마음이 커지면서 그 동안 미뤄뒀던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판단합니다.
저는 회사 내부의 변화가 구성원들의 성장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의 동력은 외부의 동력에 비해 훨씬 힘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조직에는 할 수 있는 일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많은 일이
추진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상황 때문에 저는 정리해야 할 것이 많은데 정리를 잘 못하고 헤매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생각 중 입니다. 저는 이럴 때 ‘일점돌파’ 방식을 씁니다. 여러
가지 할 일 가운데 한 가지에 집중해서 나머지를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어차피 이것저것 다
신경 쓸 수 없습니다. 중요한 문제 한두 가지만 잡고 나가고 나머지는 부서장들을 믿고
최대한 신경을 끄는 방법입니다. 저는 당분간 이 방법을 쓰려고 합니다. 제가 이것저것 신경
써봐야 해결은 못하면서 저만 분주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제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것 저것 하려고 하면 할수록 하는 일은 바빠지면서 실제로 결과를 맺는 일은 점점
없어지게 됩니다.
저는 기존 고객 관리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VIP 고객에게 잘 할 방법을 찾겠습니다. 주요
고객을 지원하겠습니다. 그리고 기본 고객을 중요 고객으로 만들 방법을 찾겠습니다. 저는
이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제가 이 일에 집중한다는 뜻은 당연히 저 혼자 이 일을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회사 전체의 방향을 여기에 중점을 두고 운영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여수룬 모토 가운데 ‘고객이 부자 되게’와 통합니다.
‘기존 고객 관리’ 는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당연히 해야 할
가운데도 가장 기본이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여수룬은 못 했습니다. 못 한 것인지 안 한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하고 싶어도 못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지금은

1
그것을 분석할 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은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는 일에 CEO인 저부터
집중할 필요가 있는 때입니다.
어제(10월 26일) 임시 부서장 회의에서, 김혜령 부장이 ‘휴일로 납기가 바뀌면
단골들에게는 전화로 알려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고 말했을 때,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렇구나. 기본을 놓치고 있구나. 정말 우리를 먹여 살려주는 중요 고객에게 사람이 당연히
해야 할 기본을 안 하고 있었구나.’ 하는 반성이 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고객이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를 더 많이 챙겨주는 고객에게 우리도 더 많이 챙겨주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도리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불공평한 일입니다.
모든 일에는 기본이 중요합니다. 장사든 뭐든 기본이 중요합니다. 기본이 뭡니까? 사람의
도리 아닐까요? 우리를 돕는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은 사람 도리의 기본입니다. 이런
기본을 여수룬은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래 표는 지난 3개 월 약간 못 되는 기간(2010.08.01-10.24), 우리 회사 고객의 구매
현황입니다.

(조사대상기간 2010.08.01-10.24)
구매회원수(명) 매출
32 1% 9,681,130 18.3%
65 2% 13,397,550 25.4%
97 3% 16,310,536 30.9%
162 5% 20,532,026 38.9%
323 10% 27,533,541 52.1%
646 20% 35,733,027 67.6%
969 30% 40,880,902 77.4%
3,230 100% 52,827,142 100.0%

이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상위 10% 고객이 구매한 금액은 총 매출의 51.8%입니다.


인원수로는 320명입니다. 상위 20%는 640명 입니다. 이 고객만 계속 구매를 해주면 우리
매출의 67.3%를 달성합니다. 이 표에는 나오지 않지만, 상위 10명이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입니다.
이 표를 통해 우리는 많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969명 고객에게만 충성해도
그 분들은 우리 총 매출의 70%를 책임져주십니다. 10월24일 현재 애드프린트에 등록된
회원은 15,790명입니다. 969명은 총 회원 가운데 6.14%입니다. 결국 6.14%의 회원이 우리
매출의 70%를 책임져 주시고 계십니다.
국내 유명 백화점과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상위 5% 고객의 매출
비중이 2005년 40.6%, 2006년 44.4%, 2007년 49.8%입니다. 갈수록 올라갑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2006년 상위 20% 고객의 구매금액은 전체 매출의 73%였습니다.
지금까지 여수룬은 고객을 차별 없이 대했습니다. 한 달에 50만 엔 어치를 사는
고객이나 한 달에 780엔 어치를 사는 고객이나 똑같이 대했습니다. 심지어는 단골고객을
회원 가입하고 샘플만 받아간 고객과 똑같이 대했습니다. 이것은 명백하게 역차별입니다.
해보지 않은 일이어서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단골 고객을 특별히 대접할 수는
없었을까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고 말하기는 약간 어렵습니다. 스스로 자문해보니
역시 방향이었습니다. CEO가 뚜렷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했다면, 이것도 못할 일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반성이 됩니다.
이 반성에 기초해서 당분간은 내부 고객을 잘 나눠서 잘 모시는 일에 집중을 하고
싶습니다.

2
VIP 잘 모시기

살다 보면 가장 가까운 사람을 소홀히 대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배우자입니다. 살을 맞대고 살면서도 귀히 여기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덜컥 아프면 정말
귀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당장 본인이 제일 아쉬워집니다. 남편이 쓰러지면 당장 생계가
위험해집니다. 아이들에게 아빠는 기둥입니다. 그리고 비빌 언덕입니다. 기둥이 쓰러지고
언덕이 무너지면 외롭고 춥습니다. 아내가 쓰러지면 당장 하루하루 가정 돌보는 것조차
힘겨워집니다. 회사 다니면서 가사일까지 하고 아이 돌본다는 것은 아무리 마음을 편하게
먹어도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배우자를 돌보는 일을 어쩌면 가장 게을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이 어리석어서 그렇습니다. 알면서도 하지 못합니다. 때로는 알지도 못합니다.
알지도 못한다기 보다 제대로 체득하고 있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상기간 2010.01.18 – 10. 24)


고객명 지역 구매총액
株式会社名刺屋さん 東京都 2,603,855
株式会社アンドカンパニ
ー 東京都 3,902,090
タカギコーポレーション 東京都 2,623,515
システムサン塩満 愛知県 1,658,350
株式会社イデアス 熊本県 1,151,625
계 11,939,435

부서장들은 이미 본 표입니다. 우리 회사 상위 5고객이 지난 9개 월 간 구매한 표입니


다. 9개 월 동안 상위 5고객은 대략 2천만 엔 어치를 사주었습니다. 기간 우리 회사 총 매출
은 167,989,993 엔 입니다. 상위 5고객이 사주는 금액은 총 매출의 7.11%입니다. 다행인
점도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경우 특정 고객에게 목을 걸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위 5% 고객
이 다 없어져도 매출에서 7.11%만 감소한다고 보면, 우리 여수룬 사업구조는 정말 탄탄한
면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장 이 매출이 사라지면 금액면에서는 꽤 답답해집니다. 상위 5고
객이 한 달에 구입하는 금액은 평균 1,326,604엔입니다. 1고객 당 265,321엔입니다.
이런 고객 없습니다. 명함이나 스티커를 매 달 26만5천 엔씩 사주는 고객 정말 없습니
다. 환율 13.5로 환산하면 매 달 3,581,831원 어치를 사주는 셈입니다. 우리가 식당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매 달 한 번 씩 와서 3백58만 원 어치 씩 팔아주는 고객이라면, 사장
의 핸드폰 번호를 공개해두고 있지 않을까요? 정말 그렇군요. 만약 제가 식당을 운영하는 사
장이라면 당연히 이 고객에게는 핸드폰 번호를 알려줬을 것 같습니다.
연간 42,981,966원의 매출을 올려주는 손님입니다. 정말 부르기만 하면 달려갈 겁니다.
명절마다 굴비라도 한 두룸 사 보내지 않을까요? 정리라는 것이 정말 무섭군요. 막연하게 단
골 고객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이렇게 구체적으로 파악을 해보니 저의 무지가 여
실히 드러납니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정말 부끄럽습니다. 이러고도 회사 CEO냐 하는 자책
이 듭니다. 이 정도 고객이면 꽤 큰 백화점에서도 VIP 대접을 받지 않을까요?
대한민국 백화점 빅3라고 하면 현대, 롯데, 신세계를 들 수 있습니다. 이들은 1년에 5천
만 원 이상 구매고객을 VIP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발레파킹 서비스는 기본으로 제공합니다.
VIP만을 위해 휴식공간을 따로 마련합니다. 특별한 날에는 고객에게 선물을 보냅니다. 또한
VIP만을 위한 잡지가 있습니다. 또 그쪽 세계에서는 최고의 강연료를 보장받는 각종 전문가
의 문화공연이나 여행, 또는 파티 등의 무료초대권이 제공됩니다.
2005년부터 백화점들은 오프타임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백화점이 평일보다 이른 오후
7시30분에 폐장을 합니다. 그리고 조금 후에 다시 한쪽 문이 열리고 보통 백화점 4~5층에
만 특별히 세팅된 쇼핑이 시작됩니다. 대개 150명 전후의 VIP만 대상으로 한 쇼핑장이 열립
니다.
3
백화점이 이렇게 VIP고객에게 철저할 만큼 대우를 하는 것은 당연히 매출 구조 때문입
니다. 2010년에 공개된 한 백화점의 매출을 살펴보면 상위 20% 고객이 전체 매출의 79.6%
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앞서 본대로 상위 20%가 67.6%입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렇다고 결정적 차이는 아닙니다.
백화점이 VIP고객을 이렇게 대접하는 것에 비하면 여수룬의 영업은 ‘배짱영업’이라고 해
도 좋을 만큼 기존 고객을 제대로 대접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무시해서는 아닙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몰라서 그렇게 했습니다. 이 분야에서 CEO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영업
을 해보지 못한 조직의 CEO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겨버렸습니다.
좀 큰 회사에는 CCO라는 직책이 있습니다. Chief Customer Officer의 준말입니다. 우리
말로 하면 고객담당중역입니다. 이들이 해야 하는 일은 아래와 같이 정의가 됩니다.
ㅇ 고객을 조사하고(Customer Research) VOC(Voice Of Customer)프로그램 운영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 조직에 공유시키는 역할
ㅇ 전 조직에 걸쳐 고객 중심 문화 형성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
ㅇ 고객 만족을 향상시키기 위한 비즈니스 과제 발굴
고객 관점의 비즈니스 과제를 사업계획에 반영시키고, 이를 해결
ㅇ 고객 관점에서 내부 프로세스를 개선
기업 활동의 프로세스를 들여다 보고, 고객 불만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이미 기존 회사에서는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는 영역입니다. 물론 핑계 댈 거는 많습니
다. 회사가 겨우 자리잡아 가고 있었기 때문에…… 역시 핑계 입니다. 어쩌면 처음부터 철저
할 정도로 기존 고객 우대에 맞춰서 사업을 했다면 지금보다 더 빨랐을 테니까요. 다만 지금
은, 지금 깨달은 것에 감사하고, 깨달은 지금부터라도 잘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부터 먼저 ‘VIP 잘 모시기’에 나서겠습니다. 어떻게 할 지 계획을 짜보겠습니다. 이것
도 큰 일이므로 어떻게 실행해야 할 지를 연구해봐야겠습니다. 막상 글을 정리하면서 해보려
고 하니까 역시 작은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서장들과 머리를 맞대고 상의를
해봐야겠습니다.
핫라인 가설, VIP우대 포인트, 창립기념일 조사해서 선물 보내기, 담당자에게 선물 보내
기, 방문하기, 담당자에게 도움되기 등등. 조사하고 연구해보면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을 것
같습니다. 하여간 어떻게 해결할 지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같이 생각해볼 수 있기를 원합니
다.

중요 손님을 VIP로 만들기

우리 손님들은 소매상입니다. 반복 구매자입니다. 이 점 정말 중요합니다. 장사를 지탱


해주는 손님은 단골손님입니다. 단골 중에 VIP가 생깁니다. 단골손님으로 인해 기본 매상이
유지됩니다.
우리 회사의 모토는 이 손님들이 부자 되게 하는 것입니다. 이 손님들이 부자가 되면 저
절로 VIP가 됩니다. 너무나 자연스런 일입니다. 그랬군요. 이 점 역시 확고한 정책이 없었습
니다. 슬로건은 너무나 정확했습니다. 여수룬의 모토는 정확했고 핵심을 찔렀습니다. ‘고객이
부자 되게!’는 최종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업종에서는 쓰지 않는 슬로건입니다. 우리는 소매
점을 상대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손님이 부자 되게!’는 너무나 중요한 슬로건 입니다. 고
객의 수고와 비용을 줄이는 일은 우리 비즈니스에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의 중요성을 잊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발송대행서비
스를 해줍니다. 이것은 우리 고객의 일손을 덜어주고, 비용을 줄여줍니다. 받아서 새로 포장
하는 수고를 줄여줍니다. 발송일을 하루 줄여줍니다. 발송비를 줄여줍니다. 우리는 이 서비
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에게 친절히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발상이 중요합니다. 이
발상은 우리가 우리 고객을 소매상으로 명확히 했기 때문에 나왔습니다.
새로 들어오는 고객에게 이런 전화를 해서 이런 서비스를 알려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참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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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샘플에 우리 회사 로고가 없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우리 회사 샘플을 고객들이
자기 회사 것인 것처럼 쓸 수 있게 배려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패턴으로 우리는 카타로그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결코 작은 회사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카타로그를 만드는 것
이 쉽지 않습니다. 우리 고객 회사들은 우리 회사보다 규모가 작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을
위해서 카타로그를 만들어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가격은 찍혀 있지 않은 카타로그. 로고도
찍혀 있지 않은 카타로그. 고객들이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가격이며 로고만 집어넣으면 자
기가 만든 것처럼 쓸 수 있는 카타로그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각종 상품의 이미지도 별도로 제공되면 좋습니다. 그 이미지로 고객들이 자기 카다로그
를 마음껏 만들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저렴한 가격에 카다로그를 제작해줄 수도 있
습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우리 고객에게 정말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와 거래하면 부자가 되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 동안 명함을 취급했습니
다. 그런데 우리를 통해서 그 명함을 아주 싸게 공급받습니다. 명함도 한두 종류만 취급했는
데 우리를 통해서 20종 이상 명함을 팔 수 있습니다. 스티커를 팔 수 있게 됩니다. 현수막을
팔 수 있게 됩니다. 쇼핑백, 티슈, 박스 등등. 자기가 팔 수 있는 상품이 계속 공급됩니다.
우리는 그렇게 고객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 이미 하고 있는 점을 홍보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장점이 있습니다. 이 점
으로 우리는 고객을 만나서 도움을 줘야 합니다.
기존 고객은 우리 미래 사업의 근거입니다.
11 6,400 2
12 73,100 3
13 33,000 3
14 9,900 4
15 15,965 4
16 10,055 2
17 7,115 1
18 28,825 6
19 34,892 2
20 110,435 5
21 99,470 18
22 45,080 7
23 8,770 5
24 5,120 4
25 374,226 6
26 61,170 9

당장도 그렇습니다. 위의 표는 마쿠마쿠 일일 매출액과 가입고객수입니다. 20일은 애드


프린트 고객에게 마쿠마쿠 가격 인하 메일을 보낸 날입니다. 마쿠마쿠 고객의 몇 %가 애드
프린트 고객인지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조사를 해보면 알겠지만 꽤 많은 회원이 애드프린트
고객입니다.
약간 극단적으로 말하면 현재 애드프린트 고객만 대상으로 착실하게 사업해도 우리가
먹고 살고 또 회사를 확장하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으리라고 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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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고객에게 어떻게 잘 할 것인가 하는 점도 생각하면 정말 많겠습니다. 역시 과제로
남겨둡시다.

신규 고객을 고객으로 대접하기

우리 영업은 역시 배짱 영업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온라인 회사들이 그렇습니다. 손님이


와도 아는 체를 하지 않습니다. 자동메일을 한번 보내고는 끝입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절대
그러지 않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물건을 사든 안 사든 손님이 오면 깎듯이 인사합니다. 그
리고 손님 한 명을 위해 정성껏 응대합니다. 면대 면이므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리는 손님이 와도 왔냐는 인사로 메일 하나 보내고 끝입니다. 우리가 손님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습니다. 손님이 물어봐야 대답합니다. 손님이 물건을 사고 나서야 응대합니다.
CEO로서 정말 반성합니다.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어떻게 할 줄 몰랐습니다. 저 자신 확고
한 방침이 없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저도 말은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말 뿐이었습니
다. 확신이 없었습니다. 확신을 가졌다면 조직을 이런 형태로 두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럼
그 때 뭘 할 수 있었을까 하고 물으면 지금 답할 필요는 없지만, 조직의 중점 활동이 분명히
바뀌었을 겁니다.
오늘도 애드프린트에만 20여 명의 고객이 새로 오실 겁니다. 마쿠마쿠에도 5명 가량의
새 손님이 오실 겁니다. 평일에는 20-25명의 손님이 새로 오십니다. 이 분들에게만 잘 해도
따로 추가 마케팅을 할 필요는 거의 없을 겁니다.
1만2천 명은 어디로 가셨을까요? 앞서 말한 대로 10월24일 현재 우리 고객은 15,790명
입니다. 그런데 최근 3개 월 간 한번 이상 구매한 고객은 3,230명입니다. 12,540명의 고객은
어디로 가버리셨을까요? 20.5% 고객이 살아남았습니다. 79.5% 고객은 어디로 갔을까요? 올
해로 확대해보면 올 1월 18일부터 10월24일까지 한번 이상 구매한 고객은 6,006명입니다.
38.0%입니다. 네. 대단합니다. 이 비율은 엄청납니다. 등록 회원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한번
이상 구매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지만 나머지는 어디로 갔을까요? 회원 한 명을 유치하는
비용은 애드프린트의 경우 1,500엔입니다. 한화로 환산하면 2억5천4백 만 원을 들여서 유치
한 회원이 더 이상 회원활동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회원을 살리는 것이 우리에게는 또 하나 중요한 과제입니다. 우리 회사에 가입한 고
객은 물건을 살 의사가 있는 고객입니다. 심심해서 가입한 사람은 별로 없을 테고, 경쟁사에
서 가입한 경우는 극히 미미하므로 대개의 고객은 물건을 살 수 있는 可望(가망)고객입니다.
변심한 애인을 잡는 거 정말 어렵습니다.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더 도망갑니다. 확실한
베네핏을 주면 돌아옵니다. 이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약점을 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고쳐야 할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자신이 더욱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이 작업의 연장에 새로 온 손님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들어 있다고 여겨집
니다. 새로 온 손님은 미래의 단골 고객입니다. 그리고 더 먼 미래의 VIP입니다. 매뉴얼이
있어야겠습니다. 새로 온 손님에게 메일만 하나 보내는 것과, 매뉴얼에 따라 응대하는 것은
역시 천양지차가 있습니다. 정말 이것만으로도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굳이 일일이 나열할 필요가 없는 일 같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잘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각별히 필요할 것 같습니다.
나무 위의 새가 아무리 많아도 내 것은 아닙니다. 내 것은 오로지 내 손 안에 있는 한마
리 새입니다. ‘우리 것이 소중한 것이여~’ 처럼 지금 있을 때 잘 하는 기풍을 만들어내야
겠습니다.
이번 글 쓰면서는 스스로에게 정말 부끄럽습니다. 무지했습니다. 저의 이런 반성을 들으
시고 부서장 회의 구성원들이 잘 도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울러 부서장들께서는 부서원들과 충분히 상의하면서 알아서 해주시기 바랍니다. 여기
서 조언 드리고 싶은 것은 회의 입니다. 회의는 뜻을 모으는 결정입니다. 그리고 회의는 부
하를 교육하는 소중한 수단입니다. 결과를 이끌어 내는 과정,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이 바로
교육입니다. 부서장들께서는 지휘를 하지 마시고, 부서원 안에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는 그

6
들의 힘을 이끌어내셔야 합니다. 부서원들을 성장시키고, 부서원들과 같이 결정하고, 부서원
들과 함께 행동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부서의 일을 부서 안에서 잘 해결해주시는 것,
즉 자기 맡은 바 일을 잘 처리하는 것, 그것도 저에게는 그저 통보만 하시고 잘 알아서 해주
시는 것, 그것이 지금 저로 하여금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논의할 수 있는 것도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계기복 부장 말대로 2~3개 월 전만
해도 전화 왜 안 받냐 가지고 이야기할 때였습니다. 그만큼 조직은 성장했습니다. 성장을 잘
추스르기 위해서 ‘기존 고객에게 잘 하기’ 라는 모토를 걸고 중심을 모으자는 것입니다.(*)

7
[나눔글]
2010. 11. 05.

나눔의 의미

저는 나눔을 무척 중요하게 취급합니다. 저는 나눔을 통해 여러분이 감정을


잘 해소하기를 원합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사람의 행동을 정하는 것은
70% 이상 감정입니다.
인생이 슬프기만 한 사람이 다른 동료의 일을 잘 도와줄 수 있을까요? 말 못
할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요? 배우자에게 화가 잔뜩 난
사람이 동료에게 따뜻할 수 있을까요? 욕심에 가득 찬 사람이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괴물입니다.
사람들은 말을 너무 쉽게 합니다. 공(公)은 공(公)이고, 사(私)는 사(私)다. 이
말은 개인적인 어려움 때문에 공적인 일을 잘못 처리하면 안 된다는 뜻인데,
과연 사람이 그럴 수 있을까요?
저는 여수룬을 운영하면서 몇몇 사람들 때문에 정말 힘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 분들은 이미 다 회사를 떠난 사람들입니다. 물론 제 책임도
있습니다. 모든 것을 그 분들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분들
중에는,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힘들었던 분이 많습니다.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비아냥거리는 말투가 있습니다. 혹은 말을 듣는
태도가 정말 안 좋습니다. 옳고 그름만 따질 뿐 다른 사람의 감정을 전혀
헤아리지 못 합니다. 늘 무언가에 불만이 있습니다. 대화 자체가 이어지지를
않습니다. 공적인 일 외에는 대화가 매우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소통이
힘듭니다. 이런 일에 계속 되다 보면 일을 놓고도 대화하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방법이 없어집니다.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의 능률도 전혀 오르지
않습니다.
이미 다른 회사에서도 직원을 뽑을 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있는 지를
기본으로 갖춰야 할 자질로 정하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없으면,
대화가 안 됩니다. 대화가 안 되면 소통이 안 됩니다. 소통이 안 되면 능률이
떨어집니다.
나눔은 대화하는 방법을 배우고 서로 가르치는 학교 입니다. 저는 여수룬
CEO 입니다. 저는 여수룬을 잘 이끌 책임이 있습니다. 이 책임을 다하려면 제가
일관성을 가져야 합니다. 또 철학을 가져야 합니다. 저는 여수룬이 소통이 잘
되는 회사를 만들려고 합니다. 소통이 잘 되려면 구성원들이 인격적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나눔은 구성원들이 인격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도와주는 장소입니다.

감정을 나누세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힘듭니다. 최진실이 자살했습니다. 비록


이혼을 했다고 하지만 톱스타입니다. 그녀에게는 두 아이가 있습니다. 돈이
부족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주변 사람들은 그녀에게 별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녀가 그렇게 죽을 만큼 힘들었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녀의 동생 최진영도 자살했습니다. 역시 주변사람들은 거의 알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일까요? 배려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그 사람이 죽을 정도로
힘든 것조차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데 무엇을 배려하고 어떻게 사랑하는 것일까요?
최진실 전에는 안재환이 차에서 연탄불을 피우고 자살했고, 그 전에는
이은주가 자살했습니다. 전부 어려울 것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예측을 전혀 하지 못한 것입니다. 혹은 알아도 거기에 관심을
기울일 틈이 없었던 것일 겁니다. 자기 삶을 지탱하기도 쉽지는 않으니까요.
나눔을 하면서 감정을 나누는 이유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마음에 분이 가득 차면 건강을 상합니다. 마음에 슬픔이 가득 차도 건강을
상합니다. 미움이 가득 차도, 원망이 가득 차도, 화가 가득 차도 건강을 상합니다.
몸이 아프면 일을 잘 못 합니다. 몸이 아픈 것과 마음이 아픈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몸이 아프면 일을 잘 못 하듯이, 마음이 아파도 일을 잘 못 합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마음이 아픈 것을 잘 모르거나 혹은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릅니다.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갑니다. 그리고 약을 먹거나 혹은 침을
맞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마음이 아프면 아픈 줄도 잘 모르고, 또 알아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릅니다.
마음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과정이 감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눔을 통해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은 정말 맞는 말입니다.
저는 나눔을 통해 무엇보다 우선해서 여수룬 구성원들이 감정을 나누는 것을
배우게 되기를 원합니다.

사람을 이해하기를 바랍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나눔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사람을 모릅니다. 여러분도 저도 사람을 잘 모릅니다. 기존 직원들은 잘
아시겠습니다만, 저는 학생운동 하고 정치를 하다가 감옥에 꽤 오랜 기간
있었습니다. 총 합쳐서 3 년 가까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독방 생활을 했습니다.
할 것은 책 읽는 것 말고는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엄청나게 책을 읽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제가 참 많이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많이 아는 축에 속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런데 4 년 전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했을 때, 제가 아는 것은 세상에 대한 얄팍한 지식이었지, 사람 그 자체에
대해서는 거의 모른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러분은 사람의 본질을 나름대로 잘 알고 있습니까?
혹은 일관된 세계관을 갖고 있습니까?
제가 아무래도 여러분보다는 세계에 대해, 그리고 인간에 대해 조금은 더
알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정말 조심스럽게 이야기해야 할 상황이긴 합니다만,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상수는 하수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상수는
하수의 수준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수는 절대로 상수의
수준을 알 수 없습니다. 사람은 자기 수준에서만 다른 사람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볼 때 여러분은 세계에 대해,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수준이 결코 높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세계에 대해 사람에 대해 공부하고 알 수 있는 기회
자체도 많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거의 모릅니다.
그런 상황에서 여러분은 동료를 상대하고, 상사를 상대하고, 부하를 상대하고,
더 나아가 고객을 상대하고 있습니다. 사람에 대해 공부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사,
동료, 부하, 고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잔기술, 기법으로 사람을
상대하게 됩니다. 소통은 부족하고, 오로지 기술만 남습니다.
저는 나눔을 통해 여러분이 사람을 이해하는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나눔 가이드 라인을 잘 이해하고 지키면 사람을 잘 이해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원리를 배우게
[CEO傳言]

2010. 11. 10.

사람과 관계 맺기 1 – 신뢰하기

저는 지금 여수룬이 생존기를 지나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생존기에는 규


칙이나 규율, 규정, 규범보다 좀 마구잡이로, 닥치는 대로 일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살아남는 것이 목표인 시기입니다. 고객을 돌보고, 품질을 따지고 하는 것은 생존
기에도 매우 중요합니다만, 그런 것조차 체계를 잡아서 하기보다 그냥 닥치는 대로 할 뿐
입니다.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알면서도 하지 못하고, 혹은 알면서도 안 하는 시기입
니다.
그런데 이제 여수룬은 그런 시기를 지나 성장기로 접어들었습니다.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사업부장들이 기본 실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
스티커 사업부가 팀 구성을 어느 정도 완료하였습니다. 명함사업부도, 스티커사업부도, 현
수막사업부도 회의를 할 수 있는 인원이 구성되었습니다. 업무도 어느 정도 분장되었습니
다. 그리고 지원조직도 갖춰져 가고 있습니다. 메일링 전담자가 생겼고, 카타로그 제작도
별도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곧 일본에서는 오프라인 영업조직이 만들어집니다.
최근 내부 게시판을 보면 각 부서 회의 일정이 계속 공고 되고 있습니다. 조직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활동보고 역시 다양한 형태로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의 밑바
탕에는 환율의 도움을 매우 많이 받고 있긴 합니다만 회사 자금 수지가 계속 좋아지고 있
다는 상황이 깔려 있습니다. 회사 자금 사정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인원이 보강되니,
제품의 품질과 서비스가 좋아지고, 좋은 품질과 좋은 서비스가 다시 매출을 늘리는 선순환
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매우 좋은 현상입니다. 이렇게 조직이 활발해지면 CEO를 중심으로 한 최고 집행단위
구성원들의 역할과 중심 활동도 바뀔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능동적으로 활동 중심을
바꾸어야 합니다.
최근 조직이 활발해지면서 저 자신부터 관심 영역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저는
검색어 광고 동향을 보는 횟수가 대폭 줄었습니다. 그리고 게시물도 하나하나 제대로 보지
못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메인 페이지에 수정할 게 있나 없나를 보는 것도 대폭 줄어버렸
습니다. 제가 소홀하기 때문이거나 혹은 게을러졌기 때문은 아닙니다. 저는 지금도 여전히
새벽 이른 시각에 일어나서 사이트를 봅니다. 다만 보는 내용이 달라진 것입니다. 보는 게
달라진 것은 너무나 보고가 많고, 활동이 활발해져서 제가 따라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리고 더 중요한 이유는 부서장들이 저보다 더 잘 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별로 개입할 게
없으니까 간섭을 안 하게 된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저는 저 자신의 활동방식을 좀 바꾸려고 합니다. 물론 포괄적인
전략의 검토나 회사 내 주요한 문제는 계속 다루겠지만, 앞으로는 부서장들과 함께 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방법을 찾아보고, 또 역량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놓으려고 합니다.
이제 여수룬 조직은 확실히 CEO의 실무능력이 필요한 시절은 완전히 지나가버렸습니
다. 이렇게 말하니 좀 쑥스럽긴 합니다. 저 자신이 실무능력이 별로 없는 걸 잘 알기 때문
입니다. 그러므로 좀더 정확히 말한다면, 실무에 개입해서 업무를 조정해야 할 시기는 완
전히 지나버렸다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 여수룬의 실무는 부서장들과 팀장들
이 거의 완벽히 장악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거기 끼어들어봤자 좋은 소리 들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거기 끼어들면 이미 불필요한 간섭이 될 소지가 큽니다. 이런 상황이
기 때문에 저는 부서장 혹은 팀장들이 스스로 잘 할 수 없는 분야에서 부서장들을 지원하
는 일을 하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1
그 중 하나가 부서장들로 하여금 사람을 좀더 이해할 수 있게 돕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은 사람이 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그렇게 단순한 존재가 아닙니다. 정말 복
잡합니다. 이 사람을 움직여서 이 사람도 성장시키고 부서도 성장시켜야 하는 것이 부서장
들의 과제입니다. 그런데 사람을 성장 시킨다는 게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저도 모릅니다. 다만 저는 부서장들에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는 제공할 수 있
습니다. 그 영역은 제가 꽤 잘 하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부서장들로 하여금 사람
을 좀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사람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마케팅을 잘 할 수 없습니다. 고객 응대도 잘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부하를 잘 지도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사람을 잘 이해하는 것은 리더에
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점과 관련하여 저는 몇 회에 걸쳐 사람을 잘
이해하고, 또 사람을 잘 성장시키는 길을 같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신뢰하기

사람이 잘 성장하도록 돕는 첫 번 째 방법은 신뢰하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서장


여러분께서 억지로라도, 부하가 잘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를 권합니다. 정말 농담으로라도,
아니 지나가는 말로라도 ‘사람은 안 바뀌어’ 라는 말은 하지 말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기왕
이면 ‘반드시 잘 될 거야’ 라고 말하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억지로라도 부하의 여러 측면
가운데 성장하는 모습에 주목하기를 권합니다.
지금 저는 이 말을 하고 있지만, 저 자신은 이 말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거의 생각도
하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제 주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역
시 제 삶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 사람을 성장시키는 일을 돕는데 관심을 갖게 되면
서 이 말을 잘 실천하려고 애쓰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저에게는 참 즐거운 일이 또 한 가지 생겼습니다. 저는 여수룬 멤버들이 성장
하는 것을 보는 게 정말 즐겁습니다.
저는 최근 부쩍 성장한 멤버들을 발견합니다. 아니 저 친구에게 저런 모습이 있었나?
아니 이 글을 쓴 게 저 친구 맞는 거야? 정말 스스로 너무 감사하고 기쁩니다. 자기 할 말
을 정확히 하고,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고, 그러면서 리더가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이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저는 끌어안고 격려해주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묵묵히 준비만 하고 있는 모습만 봤는데, 일을 맡겼더니 단 한 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일을
맡아서 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끌어안고 싶습니다. 그리고 자기 어려움을 솔직하게 고백하
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손잡고 울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잘못을 지적 당하면 먼
저 얼굴부터 굳어지던 멤버가 어느 새 자기 자신에게도 관대한 모습을 보면서 저는 또 놀
랍니다.
최근 저는 게시판에 올라오는 나눔글을 보면서 무척 놀랍니다. 정말 저 사람이 맞냐구
요. 이 글을 쓴 사람이 저 사람 맞냐구요? 몇 개 월 전만 해도 출근 시간도 잘 맞추지 못
하던 그 사람이냐구요. 회사 안에 있는지 없는지 그림자처럼 지내던 바로 그 사람이냐구요.
그리고 저 사람은 누구죠? 저렇게 밝게 웃는 저 사람요. 그 전에 있던 우울하고 자신 없었
던 그 사람은 어디 가고 모습은 똑같은데 주변에 농담을 걸고 여유가 있는 저 사람은 누구
일까요? 저 사람이 그 때 회사 그만두겠다고 했던 그 사람인가요?
저는 정말 놀랍니다. 그리고 저는 이 멤버들을 보면서 행복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어집니다. 어쨌든 저는 저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저
멤버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들에게 감사하면서 저 자신
에게 고맙습니다.

사람을 믿어준 형님

저에게는 형님이 계십니다. 재능이 매우 뛰어난 분이십니다. 그러면서도 매우 관대하


십니다. 대인(大人)의 풍모가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정치력도 있었습니다. 저의 아버님은

2
경북 오지 안동에서 굶어 죽지 않은 것이 다행인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났습니다. 당시 백
성의 삶이 다 그랬지만요. 초등학교도 못 나왔습니다. 아버님은 이리 저리 흘러 다니다가
탄광도시인 지금의 태백시에까지 왔습니다. 완력과 조금은 배짱이 있으셔서 쌀 도매업도
했지만 살림살이가 핀 적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자식이 3남 5녀니 먹고 사는 게 기적인
세월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러다가 무연탄 중개업을 하셨습니다. 이 때 초
대박이 터집니다. 그 때가 1970년 대 초반입니다. 이 때 중동오일사태가 터집니다. 중동이
석유를 무기로 삼아 석유값을 대폭 인상했습니다. 당연히 무연탄 값도 폭등을 했습니다.
저의 아버님이 50대 후반이셨습니다. 형님은 서울에서 아는 사람에게 얻어먹다시피 하면서
대학에 다닐 때였습니다. 이 무렵 저의 아버님은 정말 돈을 자루에 쓸어 담다시피 벌었습
니다. 비유하자면 그냥 쓸모 없는 땅을 엄청나게 갖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주변에 아
파트가 들어서면서 갑자기 몇 백 억 부자가 되어 버린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돈이 드디어 말썽을 부립니다. 형님은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합니다.
돈은 무진장 있습니다.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업도 잘 됩니다. 그리고 매우
관대하고 대인의 풍모가 있기 때문에 따라는 사람도 무지 많습니다. 고향인 안동에서는 원
래 천재로 소문 났고, 한국 최고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김xx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
도였습니다. 그 다음에 할 일은 이제 출마 뿐입니다. 정말 돈으로 하는 사업이니 안 될 리
도 없고, 사람들은 넘치니 신이 안 날 리가 없습니다. 어쩌면 대통령도 할 수 있을 지 모
릅니다. 이 때가 형님의 나이 30대 초반입니다. 정말 멋진 인생이었습니다. 사업보다 출마
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돈을 쓸 수 있을 만큼 썼습니다.
결과는 허무했습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확장일변도로 벌인 사업이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 부도가 나고, 형님 본인의 집뿐 아니라 아버님의 집이며, 주변 형제들 집까
지 다 담보로 잡혀서 온 집안이 쫄딱 망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5년도 안 되어 당시 돈으
로 오십 억 이상을 날렸으니 엄청나지 않습니까? 그 결과 형님은 거의 무너져버렸습니다.
이 형님 역시 갈 곳이 없어 교회에 나가게 되었고, 거기서 마음의 안식을 얻어 지금은 목
회를 하고 계십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대인의 풍모를 잃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무너
지지는 않았습니다. 회사는 망했지만 강남에 작은 집을 하나 보존했는데 그 집이 계속 돈
을 물어와서 지금은 넉넉한 집에서 잘 지내고 계십니다.
저는 이 형님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이 분은 무너지긴 했지만 신기할 정도
로 사람을 잘 돌봅니다. 특히 가족을 정말 잘 돌봅니다. 이 분은 결코 자기 형제와 자녀들
에게 안 된다는 소리를 하지 않습니다. 항상 축복하고, 항상 잘 될 거라고 말해줍니다.
제가 대학 4학년 때, 형님의 사업은 절정기를 지나 쇠퇴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그 때
제가 학생운동을 하다가 구속이 되었습니다. 그 상황에서도 형님은 저를 격려했습니다. 잘
될 거다. 결코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노동운동을 하면서 돈벌이를 전혀 하지 못할 때도 형님은 저를 비난하지 않았습
니다. 너에게는 너의 길이 있을 거다. 이 분은 극보수 성향입니다. 투표를 할 때는 아무 것
도 보지 않고 죽 1번 입니다. 물론 한나라 당이 2번 일 때는 죽 2번 입니다. 저와 정치성
향은 전혀 다릅니다. 그런데도 가족으로서 저를 대할 때는 절대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정치를 하다가 또 구속이 되었습니다. 이 때도 형님은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아
마 저였다면 절연을 했을 겁니다. 미친 놈이라고 생각했을 테니까요.
제가 정치를 그만하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저번에 말씀 드린 대로 갑자기 눈먼 돈이
마구잡이로 들어왔습니다. 이 때 제가 형님이 그 동안 저를 믿어 주셨으니 도움이 되고 싶
다면서 3천 만 원을 투자하게 했습니다. 이 무렵은 형님께서도 약간 회복을 하셔서 이 정
도 돈은 융통할 수 있을 때였습니다. 아마 은행에서 빌린 돈이었을 겁니다. 회사가 망하면
서 이 돈까지 다 날렸습니다. 그런데도 형님은 그걸 비난하지도 원망하지도 않았습니다.
내가 투자한 것이므로 너의 책임은 아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혹시 내가 도와줄 일 없냐고 늘 물어주셨습니다. 그리고 형이 미안하다.
널 도와줄 힘이 이제 없어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애드게이터컴을 할 때, 말도 안
되는 프로그램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친구인 삼성SDS 김인 사장이며, 신세계 석강 사장, 당
시 삼성물산의 이금용 사장 등을 직접 소개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사실 자기 친구들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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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었는데 프로그램이 말이 안 되는 것이었으니 참 민망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걸
로 저를 비난한 적 없습니다.
제가 에드게이트컴이 망하고 몇 가지 다른 일을 할 때도 가족이 모이면 저를 가르키며
이야기 할 때, 아버지는 60 다되어서 돈 벌었다. 천천히 해라. 잘 될 거다. 형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지금 제가 그나마 이 정도 살아남은 것, 그리고 형제들한테 손가락 당하지 않은
것, 그리고 무시 당하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이 형님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제가
그나마 남을 비난하지 않는 모습이 조금 있다면, 이 형님으로부터 배운 것이라고 생각합니
다.
이 형님에게는 위로 딸이 셋 있고,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이 형님은 아이들에게도 축
복의 말만 합니다. 다 잘 될 거다, 너가 하는 일은 잘 되게 되어 있다, 걱정하지 마라고 합
니다.
큰 딸은 원래 똑똑합니다. 지금은 의사를 하고 있습니다.
둘째 딸은 서울여대를 나와서 한화그룹 전산실에 근무하다가, 내년 1월에 서울대 나온
녀석과 결혼을 합니다. 이 조카는 결혼하면 일본 동경 신주쿠에 살림을 차립니다. 조카 사
위 될 녀석이 일찍부터 뜻을 두고 일본에 진출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 조카는 몸이 너무
약했고, 중고등학교 때는 수술을 안 하면 안 된다고 할 정도로 뭔가 이상이 있었습니다.
형님은 이 아이를 놓고도 걱정할 거 없다, 잘 된다 하면서 늘 축복해줍니다. 그런데 정말
잘 된 겁니다. 이 조카가 취직할 무렵 서울여대 컴퓨터공학과 나와서 한화에 들어가는 것
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여대에다가, 이 조카 프로그래머로서 실력은 별로 뛰어나지도 않
습니다. 지금도 재미는 없다고 합니다. 자기는 잘 안 맞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이 조카는
자신이 넘치기 때문에 주변 인간 관계가 매우 뛰어납니다. 주눅이 들지 않습니다. 밝습니
다. 회사 다니면서 고려대학교 대학원을 나왔고, 그렇게 해서 좋은 녀석을 만나서 잘 지내
고 있습니다.
문제는 셋째입니다. 첫째가 워낙 뛰어났고, 둘째도 그런대로 풀리면서 이 녀석이 그림
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집에서 보이지 않는 녀석이 된 것입니다. 소극적이고, 내성적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도 형님과 형수님은 역시 축복합니다. 잘 될 거다, 두고 봐라, 나중에는
얘가 제일 잘 살 거야. 저는 정말 형님과 형수님이 안 된다고 하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
니다. 물론 아이들을 야단치기도 하고, 때로는 정말 형님과 형수님이 매를 들기도 했다지
만 기본으로는 정말 축복에 축복을 더합니다. 형님은 정말 그렇게 믿습니다. 잘 된다고. 그
렇지만 이 셋째 조카는 잘 안 되었습니다. 이름도 잘 모르는 대학교의 유아교육과에 다녔
습니다. 그 이후 유치원 교사가 되었습니다. 언니들과 계속 비교가 됩니다. 주눅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형님 부부는 정말 축복합니다. 어느 날 이 아이가 서울교육대학
원에 들어갔습니다. 서울교육대학원 평생교육원장은 저의 매형입니다. 이 아이에게는 아주
훌륭한 멘토 입니다. 이 아이 미래는 정말 밝아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아이를
만나면 미국 유학갈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밝아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씩씩해졌습니다.
넷째는 아들입니다. 이 녀석은 마마보이였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형님 부부의 축복을
무한정 받았습니다. 형님과 형수님이 편하게 키우면서 바이올린 치고, 피아노 치고, 드럼
치고 하면서 지내다가 국민대학교에 들어갔습니다. 형님 입장에서는 좀 못 마땅할 수도 있
을 텐데, 형님은 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얘는 국민이 다니는 대학교에 다녀. 정말 좋아.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정말 신뢰합니다. 그리고 조금도 못 마땅해 하지 않습니다.
이 녀석은 혼자 공부하더니 고려대에 편입했습니다. 잘 살아나갈 겁니다.
저는 이 형님을 보면서 신뢰의 힘을 봤습니다. 솔직히 큰 딸을 제외하고는 어떻게 보
면 형님의 입장에서는 좀 못 마땅할 만 했습니다. 자녀들도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형님의 절대적인 축복과 신뢰대로 아이들은 자라났습니다.
저는 이 영향을 정말 엄청나게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향을 제대로 적용한 것은 제
가 인생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난 이후였습니다. 저에게 딸이 하나 있는 걸 아실 겁니다.
저는 제 인생에서 어려움을 겪기 전까지 딸에게 공부 잘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대화를 많
이 하는 아빠였고 결코 나쁜 아빠는 아니었을 테지만 저는 아이에게 공부를 잘 하라고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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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는 아빠였습니다. 서울대 가면 뭐가 좋아지는지를 열심히 설명한 아빠였습니다. 아이
는 그 정도 재능은 못 되었습니다. 안양이라는 시골 학교에서 어느 정도는 했지만 그 정도
로는 서울에 있는 대학교도 제대로 갈 수 없는 것이 안양의 현실입니다. 안양에서도 평촌
에 있는 중학교와 제가 사는 안양9동 중학교는 질이 틀리니까요. 아이들은 그 현실을 잘
압니다. 딸은 스트레스 덩어리가 되어 버렸습니다. 신경질 덩어리였습니다.
아이의 문제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가정이 무너지는 위기를 맞았고, 인생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아이 문제를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더 이상 아이에게 무리한 기대를 하지도 않고, 그 아이 인생을 축복만 해줍니다. 지금도
전화오면 아이에게 너는 잘 될 거다. 걱정하지 마라. 반드시 잘 된다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신기한 것은 자꾸 그렇게 이야기 하면 저 자신도 그렇게 믿게 된다는 겁니다. 어쨌든 저는
제 딸이 반드시 잘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고, 그것을 표현합니다. 아이는 미국 교환학생
생활을 잘 견뎌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많이 편안해진 것을 느낍니다. 물론 과거
제가 끼쳤던 영향이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아이는 한국에 돌아와서 고등학교 야
자에 적응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 합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한 가지 뿐입니다. 너
잘 할 수 있다. 걱정하지 마라. 고등학교를 가도 잘 적응할 수 있고, 너가 설사 고등학교
안 가고 검정고시 봐도 너는 앞으로 잘 될 거다고 이야기해줍니다. 요즘 아이는 힘들어서
나에게 전화하고 나서도 전화를 끊을 때가 되면, 아빠 나 잘 할 수 있지 하면서 확인하고
끊습니다. 이 아이 인생이 어떻게 될 지는 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어떤 조건에서도
잘 될 거라고 믿으려고 합니다.

말이 다시 자기를 규정합니다.

저는 여수룬 직원을 믿습니다. 물론 항상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


로는 그렇게 믿고 행동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고 애씁니다. 그래서 말도 가려서 하려
고 애씁니다. 저는 ‘사람은 바뀌기 힘들다’고 이야기 하긴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사람은
안 바뀐다’고 선언하지 않습니다. 바뀌기가 어려운 것 뿐입니다. 특히 여수룬 식구들에게는
그런 말을 안 합니다. 물론 지켜보기 힘들 때가 있고, 또 더 이상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만하자고 이야기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이야기하면
서도 그 사람을 탓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너가 문제
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피합니다. 내 능력이 부족하다고, 내 한계라고 인정하고 정리
를 합니다. 더 진행하면 내가 감당할 수 없으므로 정리하기를 원합니다. 그 사람 자체의
한계는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마 내가 아니면, 또 다른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은
잘 될 것이므로, 그리고 여기서 정리하는 것이 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믿음으로 정
리를 합니다.
저는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믿으려고 노력합니다. 힘들어 보이는 구성원이 있습니다.
그래도 신뢰의 눈으로 보면 그래도 발전하는 것이 보입니다. 또 자꾸 생각을 그렇게 하다
보면 정말 신뢰가 생깁니다.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그런 믿음이 생겨버
립니다.
처와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책을 썼지 않습니까? 그리고 나름대로 약간은 논리
적이지 않습니까? 이 논리를 가지고 처를 죽였습니다. 꼬치꼬치 따지고, 비아냥 거렸습니
다. 그러다가 딸에 대한 태도가 바뀌는 것과 같은 시기에 제가 하는 말도 달라졌습니다.
제 처는 안양시 산하 청소년지원센타에서 청소년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준공무원 신
분입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저는 제 처가 하는 일이 정말 훌륭하다고 이야기하게 되었습니
다. 힘들고 지친 어린 영혼을 돌보는 일이 귀하다고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모를 상담하는 아내가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지금은 정말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신뢰합니
다. 사실 얼마나 귀한 일입니까? 아내가 하는 일은 무조건 고맙다고 인사 받는 일입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사실상 버림받은 아이들을 돌보는 일입니다. 학교 교사는 협
박도 받습니다. 그렇지만 아내의 일은 마무리될 때면 부모도 아이도 너무 고마워하는 일입
니다. 그 전에는 이 일이 사회적으로 별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일이라는 인식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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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 인식이 바뀌면서는 아내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지원합니다. 아내는 당연히 좋
아합니다.
신기한 것은 믿는다 신뢰한다고 이야기하면 그 말이 다시 자기를 규정한다는 말입니다.
정말 신뢰하게 됩니다.
저는 제 삶이 반드시 옳다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 원리는 이미 충분히 알려
져 있습니다. 사람은 원래 교만합니다. 자기만 똑똑한 줄 압니다. 자기에게는 관대하고 상
대에게는 가혹합니다. 이것이 원래 사람의 모습입니다.
자기가 하면 로멘스 입니다. 남이 하면 불륜 입니다. 남이 성공하면 운이 좋아서 입니
다. 자기가 성공하면 실력이 있어서 입니다. 남이 실패하면 그럴 줄 알았다 입니다. 자기가
실패하면 환경이 안 좋았기 때문입니다. 잘 되면 제 능력이고, 못 되면 조상탓 입니다. 이
것이 사람의 본성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신뢰하기는 쉽지만 남을 신뢰하기는
어렵습니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는 책이 있습니다. 일본인 에모토 마사루가 지은 책입니다. 이
사람은 특수 카메라고 물의 결정을 찍는 사람입니다. 이 책의 내용 가운데 한 대목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떤 한 장의 결정 사진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금까지 그렇게


아름답고 화려한 결정을 본 적이 없었다. ‘사랑, 감사’라는 글을 보여준 물인데 물이 기뻐
하면서 꽃처럼 활짝 핀 모습의 결정을 나타낸 것이다. 내 인생을 순식간에 바꿔버릴 정도
로 아름다운 결정 사진이었다. ‘사랑, 감사’의 물은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과 의식이
세상을 바꾸는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 보여주었다”

“우리의 평소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실제로 사물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 결과가 물의


결정체 사진이라면, 의식이나 말의 소중함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물에는 우
주의 수수께기를 풀 열쇠가 숨겨져 있고, 그 열쇠는 우주와 인간의 존재를 이해하는 마음
의 문을 열어줄 것입니다.”

물의 결정체를 찍는 이 사진 작가의 책을 보면, 고맙다, 사랑한다, 참 시원하구나, 맑


다, 예쁘네, 천사 이런 말을 써서 물에게 보여주면 물의 결정이 대칭 형, 정6각형 등으로
누가봐도 아름다운 결정을 이룬다고 합니다. 대신 맛이 뭐 이래, 더럽네, 기분 나쁘네, 악
마, 저질 이런 말을 써서 보여주면 물의 결정이 찌그러진다고 합니다.
물 조차도 이런데…… 식물의 예는 이미 충분히 알려져 있습니다. 화분의 식물에게 너
참 잘 자라는 구나. 예쁜 꽃을 피우겠는걸 하면 정말 잘 자라서 예쁜 꽃을 피운다는 것은
확인이 되었습니다.
이런 사실은 누구나 압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걸 잘 못 합니다. 사람의 본성이 악하
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신뢰한다고 하지만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합니다. 부하직
원을 평가할 때도 흔히 부족한 점을 먼저 평가합니다. 그리고 말을 비비 꼬아서 합니다.
혹은 반어법을 구사합니다. 딸에게 너도 아빠 사랑하지 하면 아이는 별로 합니다. 진짜는
사랑하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아직은 자연스럽게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사랑한다는 말 자연스럽게 할 수 있습니까? 널 믿는다는 말은 그
래도 잘 하시죠? 사랑한다는 말은 간지럽나요? 스스로 말하고도 거짓말 같은가요? 아직은
사랑이 뭔 지 잘 모르시니까 그럴 수 있습니다. 우선은 쉬운 말, 널 믿는다는 말부터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못 하는 것 자꾸 들춰내지 마시고, 잘 하는 것만 바라보고 칭찬하는데 애를 쓰시기 바
랍니다. 지나가는 말로라도, 혹은 농담으로라도 사람은 안 바뀐다고 말하지 마시기 바랍니
다. 억지로라도 잘 할 거야, 잘 될 거야,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거야 라고 말하는 습관을
들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소망을 가지시되, 안 되더라도 실망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잘 안 되더라도
그 조건에서는 안 된 일이 또 좋은 일일 수 있습니다. 사람의 눈으로 보니까 실망스러운
거지 천지의 거대한 이치에서 보면 결코 실망스런 일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신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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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됩니다. 신뢰가 깨지는 행동을 해도, 그건 상대를 탓할 일은 아닙니다. 잘 안 된다는
말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잘 될 거라고 믿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유익한 일입니다.
특히 부하에게는 무엇보다 먼저 신뢰를 주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을 주는 것입니다. 정
말 잘 될 겁니다. 말 습관이라는 작은 일부터, 큰 프로젝트를 맡길 때까지 전적으로 신뢰
하는 것, 이것 역시 조금씩 노력하면 반드시 잘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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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傳言]

2010. 11. 17.

여수룬 운영 방침

이미 말씀 드린대로 CEO로서 제가 정한 여수룬의 목표는 전 세계에 걸쳐 애드프린트


와 마쿠마쿠와 같은 사이트 1만 개를 오픈 하는 것입니다. 이 목표는 사실 별로 어렵지 않
습니다. 반드시 달성될 겁니다. 부서장 회의에 미리 말씀 드립니다만, 사이트 1만 개는 약
간 변형된 표현입니다. 지금과 같은 형태로 1만 개는 사실 재미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제
가 사이트 1만 개라고 한 것은 아직은 제가 간단히 설명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렇게 설명
한 것입니다. 이것은 나중에 설명 드리겠습니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형태는 비록 바뀌
지만 사이트 1만 개는 오픈 된다는 사실 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저는 아래 방침을 가지고 운영하려고 합니다.

직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직원이 행복한 회사
고객을 부자로 만드는 회사

방침이란 것이 별 것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방침은 매우 힘이 있습니


다. 방침이 회사를 운영하는데 뚜렷한 기준이 될 수 있으면 대단한 무기가 됩니다. 방침이
CEO의 뚜렷한 철학과 방향을 반영하면 그것은 진짜 조직을 끌고 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저는 여수룬의 방침 혹은 경영원칙을 어떻게 정할까 하는 문제를 가지고 적어도 2년 정
도는 생각을 해온 것 같습니다. 제가 여수룬에서 처음으로 직원 조회를 한 것이 2009년 7월
이었습니다. 그 때 주제가 소통이었습니다. 지금도 하고 있는 그 주제를 그 때도 했던 것입
니다. 그 전에도 계속 방향을 잡기 위한 시도를 했습니다. 이 과정 전체가 바로 운영 방침
혹은 경영 원칙을 만들어온 과정이었다고 여겨집니다. 앞에 말씀 드린 세 가지 원칙은 그런
고민의 결과입니다.
이 방침이 저에게 뚜렷한 기준으로 다가온 것은 사실 최근입니다. 오랫동안 고민했기 때
문에 최근 확신으로 다가온 위 방침은 저에게 꽤 의미가 있습니다. 이 방침을 저는 여러 과
정을 통해서 스스로에게 적용을 해봤습니다. 실제로 활용을 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회사
전체의 방침으로 삼아도 좋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회사 벽이 허전해서 붙여 놓는 사훈도 나름대로 힘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적용하
려고 애쓰면서 찾은 방침은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저는 막연한 이야기, 실천하기
막막한 이야기를 심하게 싫어합니다. 그런 제가 방침으로 정한다고 하면 그것은 이미 실천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천할 수 있는 방침은 그야말로 회사 경영의 큰 방향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여수룬의 CEO입니다. 여수룬의 CEO는 여수룬이 나갈 큰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제가 그 방향을 놓치면 회사를 그만둬야 합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리더는 설계자여야 합니
다. 비전을 설정해야 합니다. 큰 원칙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CEO인 저는 방침, 혹
은 모토, 혹은 경영철학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제가 말한 세 가지 방침은 누구나 택할 수 있습니다. 별로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그
런데 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이 방침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데 몇 년의 세월을 보냈습니
다. 도대체 나는 이 회사를 왜 운영하나? 회사 운영 목표는 무엇일까? 목표와 방침은 다른
가? 그러면 경영 철학은 또 뭘까? 직원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 것이 좋은가? 나는 여수룬
에서 무엇을 이루려고 하나? 이런 고민을 하면서 제가 정한 여수룬의 운영 방침입니다. 조
금 거창하게 말하면 경영 철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1
이미 다 아는 내용입니다. 제가 늘 이야기해왔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방침이라고 발표
하는 날이니만큼 약간만 설명을 덧붙입니다.

직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제가 이 말을 자주 한 것은 아마 3개 월도 안 된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아주 자주 합
니다. 이전에도 하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때는 뚜렷한 철학, 혹은 방침으로 받아들인 것
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말을 이제 저는 여수룬을 이끄는 핵심 방침으로 세우려고 합니다.
여수룬에는 다른 회사에 없는 ‘나눔’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 제도는 회사가 설립되
고 대략 1년이 지난 2008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구성원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회사
일이 어수선해지면서 중단했다가 2009년 하반기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세상 어떤 일이
든 마찬가지겠지만 남이 안 하는 것을 하려면 참 힘듭니다. 이제 나눔은 어느 정도 정착되
었습니다. 그런데 이까지 오는 것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적지 않은 구성원들이 노골적으로
반발 했습니다. 그리고 나눔을 하는 것 자체를 우습게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여수룬에서 나눔을 하기 전에는 조회를 했습니다. 조회 첫 주제는 말씀드린대로 ‘소통’
이었습니다.
이 점에서 저는 나름대로 일관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구성원과 구성원의 소통을 매
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소통은 인격 성장을 전제로 합니다. 몸은 어른이지만 감정과 정서
가 어린 아이인 사람도 꽤 많습니다. 지식은 꽤 있는데 감정이 발전해 있지 않다거나, 지
식도 감정도 있는데 의지가 박약한 것이 모두 정서면, 영적인 면에서 보면 어린 아이 입니
다. 어린 아이 정서를 갖고 있으면 소통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통은 인
격적, 영적 성장을 전제로 합니다.
실무능력도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소통을 하려면 인격과 품성이 더 중요합니다. 실력
은 키워주기가 쉽습니다. 그렇지만 인격과 품성은 키워주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도 인격과 품성을 성장시키지 못하면 모래 위에 성 쌓는 꼴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저
는 구성원의 인격과 품성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물론 이 말 자체도 쉬운 것은 아닙니다.
인격과 품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회사 운영에 어떻게 반영할 지를 생각하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정을 잘 돌봐야 한다는 말은 말 자체로 참 쉽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가정을 잘 돌
보는 것인지는 전혀 쉬운 일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자녀를 사랑하라는 말, 혹은
배우자를 사랑하라는 말은 참 쉬운 말입니다. 그렇지만 실천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소통
이 잘 되는 조직이라는 말도 그렇습니다. 정말 쉬운 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소통이
잘 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냐 하는 점으로 들어가면 전혀 쉽지 않습니다.
구성원의 인격이 성장한다는 말도 실천방향을 정하려고 하면 의외로 꽤 막막하다고 느
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것을 명확한 경영방침 혹은 경영철학으로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회사가 생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눔을 했고, 또 첫 조회 제목이 소통이었던 것에
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방침의 첫 항, ‘직원의 인격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라는 개
념은 그 당시에도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다만 그것이 안개 속에서 보이는 흐릿한 섬처럼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에 나눔도 계속하고, 저 자신도 경험을 많이 하면서 이제는
이 개념이 좀 명확해졌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이것을 경영방침으로 삼겠다고 선언하는 것
입니다.
저는 사람을 살리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회사가 발전할 것이라고 생
각합니다. 그 방향으로 꾸준하게 운영을 하려고 합니다.
저는 실무능력, 업무능력만 뛰어난 사람을 중심에 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자기
자신의 인격 성장과 회사 구성원의 인격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회사의 중심에 세우
려고 합니다. 실무 능력이 뛰어난 사람, 업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활용하면 됩니다.
조직 구성원의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은 일부 있기도 하지만 아직
태부족합니다. 그렇지만 이 부분은 제 주변 환경이 좋습니다. 그리고 방향도 잡았습니다.

2
그렇기 때문에 이후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직원이 행복한 회사

두 번 째 방침 역시 늘 하던 이야기입니다. 저는 우리 회사가 현재 구성원들에게 충분


한 대우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회사 사정이 아직 충분히 좋지 못
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CEO인 저에게도 중요한 숙제 입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여수룬에서 즐겁기 바랍니다. 돈을 많
이 버는 것도 행복하기 위해서입니다. 돈은 많이 벌지만 구성원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돈이
복이 아니라 저주입니다. 구성원 개인도 마찬가지 입니다. 회사가 잘 되어서 돈은 좀 넉넉
하게 받지만, 회사가 철저히 성과 중심이고, 경쟁 체제여서 정신과 육체 모두 피폐해진다
면 그것은 제가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란다는 것도 직원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돈벌이 하느라 삶이 황폐
해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저는 무엇보다 우선해서 여수룬에 있는 동안 구성원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서 마음 상
하는 일은 없게 하고 싶습니다. 어디까지 할 수 있을 지 저도 모릅니다. 회사가 세상을 구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제가 운영하는 여수룬에서 먹고
사는 걸 걱정하는 일은 없게 하고 싶습니다. 그러므로 무한정 확대는 피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회사의 경제적 안정을 훼손하는 도박도 피하고 싶습니다. 사람 뜻대로 안 될 겁니
다. 그렇지만 조직의 안정을 훼손하는 일은 피하려고 합니다.
최소한 삶이 위협 당하지 않는 조건이 되면,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
을 할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수룬의 사업이 축소될 가능성보다 확대되고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 많은 것이 검토되어야 합니다. 급여를 어떤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가? 구
성원들에게 회사와 더 깊은 연관을 맺게 하는 조치를 어떻게 보강할 것인가? 은퇴 후 생
활을 어떻게 보장해야 하는가? 복지를 어느 수준에서 보장해야 하는가? 학습지원, 체력유
지 지원, 가족 지원 등등 생각해야 할 일이 매우 많습니다. 이 문제는 정말 하나하나 신중
하게 결정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결정할 때 기준은 직원이 행복한 회사입니다. 저는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어떤 정책을 써야 할 지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실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로는 제 욕심과도 싸워야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어느 정도는 할 수 있
으리라고 봅니다.
저는 최근 몇 번 말했지만 참된 행복을 느꼈습니다. 구성원의 성장과 안정을 보면서
느낀 기쁨은 다른 기쁨에 비해 특별했습니다. 저는 이 행복감을 잘 보존하고 또 키우고 싶
습니다. 아직은 하나하나 매듭이 지어지지는 않았지만, 방향은 뚜렷하게 잡았습니다. 서서
히 하나하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고객을 부자로 만드는 회사

저는 우리 내부를 돌보는 것이 우선입니다만, 그와 동시에 고객을 돌보는 것을 방침으


로 삼으려고 합니다.
우리 회사는 도매업을 하고 있습니다. 소매업을 한다면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한다’는
것을 방침으로 삼았을 겁니다. 우리 고객은 장사하는 분들입니다. 샵입니다. 우리 고객이
장사가 잘 되면 우리는 저절로 더 잘 됩니다. 우리 고객이 한 푼이라도 돈을 덜 쓰게 해주
고, 또 한 종류라도 더 취급할 수 있게 도와주면 우리는 더 잘 살 수 있습니다. 여수룬은
복이 많은 회사입니다. 남이 잘 되게 돕는 것이 우리가 잘 되는 일은 흔하지 않을 것 같습
니다.
어쩌면 여수룬은 프랜차이즈 회사와 성격이 비슷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맹점을 늘리
고, 가맹점이 장사가 잘 되도록 도우면 프랜차이즈 본사는 더 잘 되는……. 진짜 프랜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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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 회사는 가맹점이 잘 되도록 지원해서 본사가 사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가맹비만
뜯어먹고, 인테리어를 해줘서 돈을 버는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경쟁력 있는 아이템을 공급
하고, 공동구입으로 원재료를 싸게 해줘서 경쟁력을 갖게 하는 그런 진짜 프랜차이즈 회사
말입니다.
여수룬은 회사 초창기부터 이 점을 매우 중시해왔습니다. 그래서 여수룬에는 업자 고
객을 위한 독특한 서비스가 있습니다. 발송대행서비스가 그것입니다. 발송대행서비스가 없
으면 우리 고객인 업자는, 우리로부터 물건을 받아서 포장을 해체하고 다시 포장한 다음,
다시 발송해야 합니다. 우리는 발송대행서비스를 통해서 업자인 고객이 자신의 고객에게
보내는 발송일을 하루 당겨줍니다. 그리고 포장하는 수고를 없애줍니다. 발송비를 절감해
줍니다. 우리 고객 입장에서는 정말 만족할만한 서비스입니다.
업자 고객을 위한 독특한 제도는 또 있습니다. 여수룬이 손님에게 제공하는 샘플에는
여수룬 로고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수룬 손님은 우리가 제공하는 샘플을 자기
의 샘플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포인트 제도도 업자를 위한 서비스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30만 엔을 선입금 하면,
1만3천5백 엔이나 보너스를 준다는 것은 이용을 많이 하는 고객을 위한 것입니다. 명함
스티커 주문을 많이 하는 고객은 당연히 업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애드프린트가 나름대로 성장한 배경에는 눈에 잘 안 뜨일지 모르지만 이처럼 업자 고
객을 대상으로 한다는 뚜렷한 방침이 명확히 서있었던 점도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애드프린트의 핵심 영업 모토는 ‘업자가 믿을 수 있는 파트너 애드프린트’입니다. 여수룬은
처음부터 이 슬로건을 써왔습니다. 우리를 먹여 살려주는 분들은 업자인 고객입니다.
지금 회사 전체 차원에서는 업자인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준비를 하고 있
습니다. 하나는 업자인 고객이 사용할 수 있도록 카다로그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정은
정 대리가 만들고 있는 일본 애드프린트 영업 사원을 위한 상품 카다로그는 그대로 우리
고객점이 활용할 수 있는 카다로그이기도 합니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애드프린트의 카다로
그입니다. 그런데 이 카다로그에서 가격을 공란으로 하면 그것은 곧바로 업자인 고객을 위
한 것이 됩니다. 아니면 이 카다로그를 기본으로 카다로그를 제작해줄 수 있습니다. 지금
정은정 대리가 만든 시안들을 모두 상품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취향
이 다르니까 이 중에서 골라서 귀점(貴店)의 카다로그를 만드세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카다로그를 만드는 작업은 쉽지 않습니다. 여수룬 정도 되는 회사가 지금에야 겨우 만
들 만큼 작은 소매점이 스스로 디자인해서 카다로그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애드프
린트는 그런 것을 지원해줘야 합니다.
저는 ‘고객을 부자로 만드는 회사’라는 모토를 좀더 적극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홈페
이지에도 잘 보이게 ‘업자 지원 정책 안내’라는 메뉴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일관되면
이긴다고 했습니다. 업자가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는 정책을 일관되게 밀고 가면 성공 합
니다. 그런데 저 자신부터, 아니 사람이 원래 그렇지만 이런 것을 놓치기 쉽습니다. 놓쳐버
리면 헤매게 됩니다. 현재 애드프린트 메인에는 포인트 구매 안내 메뉴가 없어진 것 같습
니다. 그럴 수도 있는 문제긴 합니다만 생각은 해봐야 할 것 아닌가 여겨집니다.
홈페이지에 ‘업자 지원 정책 안내’ 메뉴를 걸고 메일링할 때도 ‘업자 지원 정책 안내’
를 따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전술로도 유용합니다. 업자가 아닌 소비자나 고객도
우리가 철저한 업자 중심 회사라고 하면 오히려 더 믿을 수 있습니다. 횡재한 기분 아닐까
요? 우리도 그렇잖습니까? 도매가로 살 수 있다면 횡재한 거잖습니까? 이 점을 잘 활용하
면 일석이조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업자인 고객을 부자로 만드는 회사’라는 모토는 우
리 회사에서 좀더 적극 이용하고, 좀더 창의를 가지고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방침과 철학은 무조건 지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직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직원이 행복한 회사’, ‘고객을 부


자로 만드는 회사’를 경영 방침으로 삼겠다고 선언을 하면, 이제부터 이것과 관련해서는
반대를 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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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에는 국정철학이 있습니다. 리더에게는 철학이 있습니다. 그것이 경영이념일 수도
있고, 회사 방침일 수도 있고, 사훈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말이야 뭐가 되든 리더에게는
방침이 있습니다.
이 방침은 무조건 지켜져야 합니다. 옳기 때문은 아닙니다. 만고진리는 없습니다. 절대
진리도 없습니다. 방침은 틀릴 수도 있습니다. 혹은 지금은 맞지만 곧 틀려질 수도 있습니
다. 한 달만 쓰고 버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방침은 방침이 된 순간 무조건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특히 부서장들은 경영
진입니다. 경영진은 무조건 리더의 철학을 수용해야 합니다. 이 점과 관련해서 만큼은 다
른 소리하면 안 됩니다.
제가 사람의 가능성을 믿고 사람을 살리는 회사를 운영하겠다고 방침을 정한 이상 이
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 방침이 맞네 틀리네 하고 이야기
하면 안 됩니다. 경영 철학이며 경영 방침은 세상 CEO 숫자만큼 많을 겁니다. 문제는 철
학과 방침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조직의 단결에 있습니다.
조직이 화합하고 단결해 있으면 철학과 방침이 없어도 발전합니다. 물론 조직이 화합
하고 단결해 있으면서 철학과 방침도 올바르다면 그 때는 진짜 회사다운 회사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방침보다 우선하는 것은 조직의 단결과 결속입니다.
저는 좀 극단적으로 말해서 어떤 방침, 어떤 철학도 일관되면 한 흐름을 만들어낸다고
봅니다. 악랄하게 이윤만 추구해도 어느 정도 회사는 일굴 수 있습니다. 건달도 집단이 단
결만 잘 하면 큰 세력을 형성합니다. 한나라를 건설한 유방일당은 사실상 건달 패거리였습
니다. 이 무리들은 유방을 중심으로 잘 단결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나라를 훔친 셈입
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의 단결입니다. 조직의 단결을 위해서는 리더를 중심으로 한 결
속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도부가 단결하면 사실 무서울 게 뭐가 있겠습니까? 여수룬은
조건이 좋습니다. 아이템은 되는 아이템입니다. 그리고 기반도 이제 어느 정도 다져졌습니
다. 구성원도 아주 좋습니다. CEO도 뒤쳐지지는 않습니다. 회사 분위기도 결코 나쁘지 않
습니다. 필요한 것은 지도부의 단결입니다. 지도부가 단결해서 일하면 여수룬은 날아갑니
다.
아쉽게도 저에게는 카리스마가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부하들에게 명령해서 따라오게
하는 능력이 크지 않습니다. 그렇게 권위가 많지 않습니다. 권위주의는 나쁘지만 권위는
나쁜 게 아니다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수룬 CEO인 저에게는 권위가 많지는 않
습니다. 명령해서 따라오게 하는 카리스마가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늘 위압적인 것은 나
쁩니다. 그러나 항상 설득조인 것도 좋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엄격함과 따뜻함이 함께 해
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에게는 권위가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여러분이 메워줘야 합니다. 여러분은 저의 참모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의
약점을 참모인 여러분이 잘 커버해주어야 합니다. 이 점은 특별히 강조를 해두고 싶습니다.
리더와 참모의 관계는 조화입니다.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는 리더가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온화한 지도자라고 실패하는 것도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리더 그룹의 조
화입니다. 리더 그룹의 단결과 결속입니다.
중국 총리 주은래는 무려 27년을 총리로 보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모택동은 수 많은
실패를 거듭합니다. 대약진운동이 실패로 끝났습니다. 문화혁명으로 나라의 근본을 흔들었
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은래 총리는 더 큰 실패를 막는 일을 묵묵히 해냈습니다. 그
혼란의 기간에 등소평을 보호했고, 실용주의 세력을 육성했습니다. 그 힘으로 중국은 다시
일어서고 있습니다. 모택동이 없는 중국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주은래 없는 모
택동도 생각하기 힘듭니다. 특히 주은래가 없었다면 오늘의 중국은 절대 없었습니다. 아마
중국 역시 소련이나 북한꼴이 나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이 전혀 없습니다. 그렇기에 중국에
서는 주은래를 중국 최고의 재상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저는 주은래의 최고 공적은 모택동
의 급진 맹동주의 흐름을 저지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다음 세대를 보호한 것이었다고 생각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중국의 먼 미래를 지켰던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그
와중에도 조직을 분열시키지 않고, 중국 공산당의 단결을 유지시킨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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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은 소련 공산당의 실패와 뚜렷하게 대비됩니다.
큰 흐름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장은 여러 가지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실
수하고 또 실패도 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실수하고 실패할 겁니다. 그렇지만 큰 맥에서 저
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결속하면 더 큰 실수와 더 큰 패배를 겪지는 않을 겁니다. 한두 가
지 사건에 억매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큰 흐름을 보시기 바랍니다. 멀리 내다보면 제가 좀
실수해도 큰 문제가 아니라고 믿고 그 실수도 같이 할 정도로 받아들여주시기 바랍니다.
실수는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리더의 실수를 방지한다면서 조직을 흔들어버리는 것은
뿔을 고치려다가 소를 잡는 어리석음일 뿐입니다.
제가 지금 제시하는 경영 방침도 그렇게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이게 조금 마음에 안
들어도 적극 받아들여 주세요. 경영 방침이 조금 마음에 안 드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될 겁
니다. 경영 방침 없이도 회사는 돌아가니까요. 진짜 문제가 되는 것은 마음에 안 든다고 해
서 마음이 돌아서는 것입니다. 그 결과 저를 중심으로 결속하는 힘이 약해지는 것입니다.
그건 정말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받아들여야 할 상황은 적극 수용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마음으로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리더가 좀 바보여도 리더그룹이 잘 단결하면 조직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대약진 운동
기와 문화혁명기 중국이 그 전형입니다. 그러나 리더가 잘 났어도 리더그룹이 무너지면 끝
입니다.
여수룬은 이제 생존기를 넘어 성장기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생존기에는 아무래도 리더
그룹안에서도 여러 가지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한나라 유방이 처음에 정권을 잡았
을 때, 개 백정 번쾌며 건달시대 때부터 함께 해온 개국동료들이 궁궐에서 같이 개를 잡아
먹고 같이 뒹굴고 잤다고 합니다. 호칭도 형님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런
방법으로는 조직을 운영할 수가 없습니다. 정으로 맺고, 정으로 사는 그런 시기가 지나면
알아서 규율에 맞춰 살아야 합니다.
어린 아이 때와 청소년기는 당연히 달라야 합니다. 청소년기와 청년기가 달라야 합니
다. 결혼하면 또 달라져야 합니다. 아이 낳으면 또 달라져야 합니다. 아이를 결혼시킬 때가
되면 또 달라져야 합니다. 노인이 되면 또 달라져야 합니다. 사람이 성장하는데 따라 행동
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청소년인데 아이 노릇 하고, 청년인데 청소년 노릇하고, 노
인인데 청년 노릇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이 생존기를 지나서 성장기로 접어들면, 이미 너나들이
하던 시기는 지나갔다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과거에 머물러, ‘그 전에는 안 그랬는데 변했
어요’ 하는 것 자체가 아직 어리다는 말입니다. 생존기를 지나 성장기로 접어들면, 정상적
인 조직 운영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규율과 규칙에 따라 운영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
이 피해를 봅니다.
그런 점에서 여수룬 조직도 이제는 방침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도부는 리
더를 중심으로 단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보 리더도 리더그룹이 단결하면 현명한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그런 시기입니다.
운영 방침을 정한다는 것 역시 이제 조직이 조직답게 움직이려는 과정이라고 받아들이
면 됩니다. 여수룬 조직의 지도부는 성실하고 조직과 개인을 정말 잘 조화시키고 있습니다.
여수룬 지도부 정도되는 지도부도 사실 찾아보기 힘듭니다. 개개인의 역량만 놓고 보면 모
두 조금씩 부족한 게 있습니다. 그렇지만 집단으로 보면 여수룬 지도부는 결코 약한 지도
부가 아닙니다. 여수룬 지도부는 지금까지도 저를 중심으로 사실은 잘 단결해왔습니다. 그
럼에도 한번 더 이야기하는 것은, 방침이 발표될 만큼 우리 여수룬이 성장했기 때문에 한
번 더 생각해보자는 의미 정도로 받아들여도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오늘 말씀 드리는 방침은 사실 늘 이야기하던 것을 요약하고 정리한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이 방침은 지금 뼈대만 갖추고 있습니다. 이 뼈대에 살을 붙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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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傳言]

2010. 11. 24.

사랑하기
리더는 사랑해야 합니다. 회사를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상사를 사랑해야 합니다. 또
부하를 사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회사를 사랑하
시나요? 상사를 사랑하시나요? 부하를 사랑하시나요? 그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시나요?
제가 본 여러분은 회사를, 그리고 상사를, 부하를, 또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계십니다. 그
것도 뜨겁게 사랑하고 계십니다. 여러분이 회사를, 상사를, 부하를, 그리고 여러분 자신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도 발전하고 있고, 상사들도, 그리고 부하들도, 그리고 여러분
자신도 아주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저도 회사를 사랑하고,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회사 구성원으로서, 또 부하로서 사랑합
니다. 그리고 저 자신을 사랑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회사를 사랑하는지, 혹은 임직원을 사랑하는지 또는 저 자
신을 사랑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정치인이 연설을 시작하면서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하면, ‘저 친구가 진짜 국민을 사
랑하나?’ 하고 의심을 했습니다. 연예인이 팬들을 향해, ‘사랑합니다’ 하고 외칠 때, ‘저 친
구 정말 사랑하나?’ 하고 의심을 했습니다.
의심을 한 이유는 저 자신이 사랑한다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
다. 판단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사랑한다는 것이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으신가
요? 막상 정의를 하려면 약간 어렵지 않나요?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항상
그렇지만 개념을 명확히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약간 다른 말을 먼저 하겠습니다. ‘개념을 명확히 한다’는 말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쩌면
개념을 명확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만 제대로 알아도 평생을 살아가는데 엄청나
게 귀중한 재산을 하나 얻는 셈이라고 생각 합니다.
개념이란 여러 가지 구체적인 것이 추상화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집’이라는 것은 개념
입니다. 사람이 집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해서 갖게 될까요? 사람은 어릴 때부터 무수히 많은
구체적인 집을 접합니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집,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 집, 초가집, 판
자집, 너와집, 저택, 궁궐, 강아지 집, 개미 집, 새 둥우리 등등. 이렇게 무수히 많은 구체적
인 집을 접하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냅니다. 이 다양한 것을 추상화 해서
‘집’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냅니다. ‘집’이란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나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
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해 만든 건물’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이 집이라는 개
념이 탄생하면, 이제 마술이 벌어집니다. 사람은 그냥 ‘집’이라는 한 단어로 수 많은 ‘사람이
나 동물이 추위나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해 만든 건물’ 수 만 종류
를 한 이미지로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천국, 낙원 등 보이지 않는 이미지까
지 형상할 수 있게 됩니다.
지난 주에 저는 ‘여수룬의 운영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이것 역시 개념화 입니다. 아주
짧은 세 문장으로 여수룬이 나아갈 방향을 정한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개념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훌륭한 리더는 이런 개념을 잘 만들어냅니다. 실패하든 성공하든 개념을 만들어 냅니다.
CEO전언에서 이미 말한 바 있습니다. 삼민주의, 신민주주의론, 지구전론, 모순론, 대약진
운동, 두 다리로 걷기(중공업과 경공업을 동시에 발전시킨다는 방침), 문화혁명, 흑묘백묘
론, 先富論(먼저 부자가 되라), 싸우면서 건설, 수출입국, 중화학공업육성, 새마을운동, 유
신, 뉴딜정책 등등 이런 것도 일종의 개념입니다. 아니 훌륭한 개념입니다. 지어학, 이립,
1
불혹, 지천명, 이순, 종심소욕불유구 등등 모두 개념입니다. 이 개념으로 인해 사람들은 복
잡한 것을 간단하게 이해하게 됩니다.
개념을 만드는 연습, 그리고 개념으로 이해하는 연습은 매우 중요합니다. 개념을 명확
하게 하지 않으면 말이 복잡해집니다. 극단적으로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게 됩니
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개념을 명확히 하는 것도 연습하면 됩니다. 타고 나면서 잘
하는 사람은 역시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보통 사람으로서 연습하면 보통사람 중에서는 잘
할 수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도 개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이라는 말에는 엄청나게 많은 구체적
인 행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 부모를 향한 자식의 사랑, 조부모
를 향한 손자의 사랑, 손자를 향한 조부모의 사랑, 부부끼리의 사랑, 친구끼리 사랑, 형제
끼리 사랑, 연인의 사랑, 회사 사랑, 직장 사랑, 상사 사랑, 부하 사랑, 자기 자신 사랑, 책
사랑, 화초 사랑, 애완견 사랑 등등. 이 모든 행위를 우리는 사랑이라고 부릅니다.
이 사랑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집’이라는 수 만 가지 구체적 형태를 압축해서, ‘사람
이나 동물이 추위나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해 만든 건물’이라고
정의한 방식으로 한다면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사랑 1 [명사] 1. 이성의 상대에게 끌려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 마음의 상태.


2. 부모가 자식을, 스승이 제자를, 신이 인간을 아끼는 것처럼 상위 존재가 하위 존재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
3. 남을 돕고 이해하려는 마음.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사랑을 이와 같이 정의했습니다. 저는 사랑을 이렇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사랑 1 [명사] 대상 속에 숨어 있는 본성이 충분히 발현 되도록 돕고자 하는 행위.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꽃이 잘 자라서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도록 돕습니다.


꽃의 본성은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개를 사랑하는 사람은 개가 건강
하게 잘 자라도록 돕습니다. 저는 제 딸을 사랑합니다. 저는 제 딸이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
라고 또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으면서 살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 저는 제 아내를 사랑합니다.
제 처는 어려운 처지에 빠져 있는 청소년들이 좀더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합니다. 저는 제 아내가 그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평안하
게 잘 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자기 일을 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잘 살려서 세상에서도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단순히 바라는
것을 넘어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실제로 돕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을 사
랑한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정의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의를 기준으로 하면, 여러분은 전부 여수룬을
사랑합니다. 여러분 모두 여수룬이 잘 되기를 바라고, 여수룬이 스스로 세운 목표를 잘 달성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상사와 동료, 그리고 부하들이 자기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게시판에 실리는 글들을 보면 서로 격려하고, 서
로 지지하고, 또 자기의 경험을 나누어주면서 다른 구성원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
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이미 회사를 그리고 구성원들을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데, 제가 오늘 ‘사랑’이
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확신을 갖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저는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몰라서 매우 당황했습니다. 저는 아내를 사랑하느냐
고 물으면 그 의미를 잘 몰랐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냐고 물으면 그것은 좀 확신을 가지고 이
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 구성원을 사랑하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곤란했습니다. 물론 ‘사
랑한다’고 답했지만, ‘사랑한다’는 행위의 본질을 잘 몰랐기 때문에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이
것은 제가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상태인지를 정확히 규정
하지 못했기 때문에 겪은 곤란이었습니다. 저만 겪는 곤란인가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상태인지 명확하게 규정한 다음에는 혼란스러움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2
사랑은 의지입니다.

제가 곤란을 겪은 이유는 ‘사랑’을 감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네이버 사전


에서 정의한 1번을 사랑의 본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이성의 상대에게 끌려 열렬히 좋아
하는 마음’을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규정을 적용하면 저는 전혀 아내를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고백한 바 있지만, 저는 감
정이 무너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부모는 저에게 부부의 역할 모델이 되어주질 못했
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상대를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을 사랑이라고 규정하고 보면 저는 전
혀 아내를 사랑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니까 굉장히 당황스러웠습니다. 배우자인
데 열렬히 좋아하지 못하고 있으니 매우 힘들었습니다. 이 점은 제 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 처도 사랑을 감정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러니까 저에게 걸핏하면,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
아’라고 이야기해서 안 그래도 감정이 무너져버린 저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는 말은 그야말로 복음이었습니다. ‘사랑은 상대가 자
기의 장점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의지’라는 말을 저 자신에게 적용함으로써 부부관계
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부부가 살아가면서 안 싸울 방법이 없습니다. 부부 문제 전
문가는 말합니다. ‘문제 없는 부부는 없다’고 단언 합니다. 문제가 있으면 감정이 막힙니다.
감정이 막힌다는 것은 ‘열렬히 끌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럴 때 당황합니다. ‘어, 사랑이
식었나?’ 좀 심하면 드디어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고 맙니다. ‘당신 변했어’. 이 모두가 사
랑을 감정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열렬히 끌리는 감정’의 유효기간이 기껏해야 1년6개 월이라는 것은 이미 과학자들이 증
명을 했습니다. ‘열렬히 끌리는 감정’을 지배하는 물질은 결혼하고 나서 1년6개 월 이후에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가끔 이 ‘열렬히 끌리는 감정’을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는
부부가 있습니다. 병자 입니다. 그 물질은 결혼하고 나서 1년 6개 월이 지나면 나오지 말아
야 할 물질인데, 1년 6개 월이 지나서도 그 물질이 나온다는 것은 일종의 병입니다. 말하자
면 60살이 되어서도 생리를 하는 것과 같은 일종의 돌연변이 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열렬히
끌리는 마음’이 없어져서 당황하는 분들에게는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 말은 사실입니다. 감정은 일시적인 것일 뿐입니다. 배우자는 둘째 치고, 자기
자식조차도 정말 꼴 보기 싫을 때가 있습니다. 화가 나서 못 견딜 때가 있습니다. 야단을 치
는 것도 사랑의 표현이 아니라 나 자신의 화를 터뜨리는 행위일 때가 있습니다. 이것은 모두
감정입니다. 제가 제 딸에게 화를 퍼붓는다고 해서 제가 제 딸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
다. 저는 잠시 화를 퍼부을 때가 있지만, 그래도 내 딸이 자기에게 주어진 소중한 자질을 잘
꽃 피울 수 있도록 돕고 있고, 또 세상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저는
제 딸을 사랑합니다.
그런 점에서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사랑은 도우려는 의
지입니다. 감정은 통제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의지는 감정보다는 통제하기 쉽습니
다.

부서원을 사랑하십시오

부서를 지휘하는 지휘자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사랑하고, 신뢰하기’ 입니다. 돈벌이


가 목표인 회사면서 저는 늘 인격성장을 이야기 하고, 사랑하기, 신뢰하기를 이야기 합니다.
저는 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부서원의 잠재력을 끌
어내는 방법은 사랑해주는 것, 그리고 신뢰하는 것 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것은 감정이 아닙니다. 사랑은 의지이고 행동입니다. 부서원
을 사랑하는 것은 부서원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맡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서원이 잘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입니다. 정말 사랑하는 감정은 별로 안 갈 수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싫
어하는 감정이 지배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상사 본인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
감정과 상관 없이 부서원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또 잘 할 수 있도록 도울 수는 있습니

3
다. 그것이 부서원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나는 쟤 정말 싫다고 하면서도, 그 친구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너무 잘 하고 있습니다. 저는 따라갈 수 없는 성품을 갖고 있습니다. 단
지 ‘이게 사랑이 맞는 거야’하고 확신이 없을 때가 있을 뿐입니다. 부서원을 성장시키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그것은 이미 사랑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여러분은 훌륭한 성품을
갖고 있습니다.
사랑은 감정이 아닙니다. 사랑은 의지 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한다는 것은 열렬히 끌리는
마음이 아닙니다. 그럼 사랑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첫 번 째는 오래 참는 것입니다. 저는
사랑을 규정한 수 많은 문구 가운데 이 문구에 전율을 느낍니다. 성경 고린도 전서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사랑에 대한 규정은 정말 사람의 본질을 꿰뚫고 있습니다. 성경은 사랑한
다는 것을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


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
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이 유명한 사랑장의 첫 구절은 ‘오래 참음’ 입니다. 정말 저에게는 놀라움입니다. 저는


지금도 이 단어를 생각하면, 감동이 밀려 옵니다. 큰 위로를 받습니다. 저는 사랑은 달콤하
며 라고 규정하지 않은 것에 위로를 받습니다. 사랑하면 행복해진다고 하는 것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시기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사랑 그 자체는 결코 달콤하고 편한 것이 아닙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오래 참는 것입니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면서 기다리는 것입
니다. 지금 잘 못 한다고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함부로 가르치지 않는 것입니다.
함부로 돕지도 않는 것입니다. 사랑은 오래 참는 것입니다.
저는 부서장 여러분이 부서원을 믿고, 오래 참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식을 키워 본
사람은 압니다. 수 천 번 넘어지는 것을 지켜 봅니다. 학교에서 성적 때문에 좌절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친구들과 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저 아이
가 곧 자라서 연애를 하다가 실패할 겁니다. 결혼하고 나서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본
인이 아플 수도 있고, 배우자가 아플 수도 있고, 또 경제적으로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
도 부모는 사랑하니까 참고 지켜보고 격려해줄 뿐입니다.
대신해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비난하는 것은 더더욱 의미가 없습니다. 지지하고 격
려하고 사랑할 뿐입니다. 자식에게는 이렇게 할 수 있지만, 부서원에게까지 이렇게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물론 자식에게 하는 만큼은 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본질은 마찬가지 입니
다. 그래도 잘 할 수 있으리라고 믿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주고, 또 잘 하면 격려해서
발전하게 돕는다는 점에서 본질은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을 더 잘하기

여러분은 이미 사랑이 풍부한 사람입니다. 다만 그 사랑을 잘 표현하는 일에 다소 서툰


것 뿐입니다. 다소 서툰 이유의 첫 번째는 여러분 자신도 여러분이 회사를, 상사를, 부하를
사랑하고 있는지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확신을 가지고 말하지만,
여러분은 사랑이 풍부한 사람입니다. 다소 서툰 두 번 째 이유는 그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어색하기 때문입니다.
확신을 가지는 일은 사랑하기의 개념을 명확히 함으로써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습니
다.
남는 문제는 표현입니다. ‘나는 사랑하는 일이 어색해요’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매우 힘든 사람이 있습니다. 혹시 그런 사람이 있으면 정말 간절
한 마음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4
말이 행동을 규정합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 정말 사랑하게 됩니다. 믿는다는 말을
하면 정말 믿게 됩니다. ‘나는 그런 말 못 해요’ 하는 것은 ‘나는 아직 정신연령이 어립니다’
하는 말과 똑 같은 말입니다.
여러분은 회사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동료를 사랑하고, 상사와 부하를 사랑합니다. 다만,
여러분은 그것을 좀더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꽃은 꽃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
상 꽃이 아닙니다. 그처럼 사랑은 사랑한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이상 사랑이 아닙니다. 저는
우리 전부가 이미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좀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겠다고 이야기하기를 바랍
니다.
사랑은 받은 사람이 잘 줄 수 있습니다. 부모로부터 충분히 사랑 받은 아이는 다른 사람
을 잘 사랑할 수 있습니다. 감정은 전달되는 것입니다. 부모로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듣
고 자라지 못한 사람은 사랑한다는 말을 잘 못합니다. 사랑이 뭔 지도 잘 모릅니다.
신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을 잘 믿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충분히
신뢰를 받지 못한 사람입니다. 충분히 사랑 받고 충분히 신뢰 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은 사랑
하고 신뢰하는 것이 쉽습니다.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어쩌면 자기 자신도 믿지 못
하는 사람입니다.
사랑과 신뢰는 받은 만큼 줄 수 있습니다. 리더인 여러분이 부하들에게 주는 사랑과 신
뢰만큼 그들도 그들의 부하에게 또 나눠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표현하는 표현 방
법까지도 부하들은 보고 배웁니다. 리더인 여러분은 부하들의 역할 모델입니다. 여러분이 사
랑하고 신뢰하고, 또 그것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고 여러분의 부하들은 배웁니다.
제가 나눔을 강조하고, 생활 나누기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비난 받지
않고, 평가 받지 않고 자기 감정을 이야기 하고, 그 감정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게 하려
는 의도가 있습니다. 이를 더 발전시킨다면 우리는 부서장 회의에서부터 서로 격려하고 지지
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부하 부서원을 사랑하기 전에, 부서장 회의 구성원끼리도 서로 믿고, 격려하고, 지지하
고, 사랑하는 연습을 부단히 해야 합니다. 자꾸 평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믿고 지지하
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방법은 자기 자신을 사랑해주는 일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우월감을 갖고 있
거나, 열등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모두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월감
은 교만으로부터 옵니다. 열등감은 자기 비하에서 옵니다. 우월감도 문제고 열등감도 문제입
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를 믿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자기 스스로 자기
를 사랑하고, 자기를 신뢰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부하 구성원들을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가장 먼저, 부정적인 표현, 부정적인 말, 신뢰하지 못한다는 표현
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난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판하지 말아야 합니다. 될 수 있으면 있
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부지런히 해야 합니다.
이런 연습이 쌓여서 우리는 여수룬을 ‘직원이 행복한 회사’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
다.
부하를 사랑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부하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그리
고 부하가 도움을 받으면 회사가 더욱 잘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부하
를 사랑하는 진짜 중요한 이유는 부하를 사랑하는 것을 배움으로써 비로소 여러분 자신도
사랑이 먼지를 배우게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봤을 때, 여러분은 사랑하는 능력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그렇지만 그 능력을 충분
히 개발하고 있지 못 합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하게 직장 생활을 할 수 있고,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하게 가정 생활을 할 수 있고,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사
랑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데 그 능력을 최대한 살리지 못하고 있는 저나 여러분은 연습만 많
이 하면 됩니다. 조금씩 연습하면 조금 더 잘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조금 더 잘 사랑하게
되면 훨씬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회사를 사랑하고, 상사를, 그리고 부하를 사랑하는 것은 결국은 자기를 사랑하는 연습입
니다.(*)

5
[금요나눔]

2010. 12. 9.

고과(考課)
직원이 성장하는 것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직원이 행복한 회사
고객을 부자로 만드는 회사

이것이 여수룬의 조직 내부 목표입니다. 조직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목표가 뚜렷해야


합니다. 그리고 구성원들도 조직의 목표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무슨 전체주의 사회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직은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또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조직의 목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조직은 구성원을 배제하게 됩니다. 구성원 역시
조직의 목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조직에 있어도 행복할 수 없습니다. 저는 조직
CEO로서 될 수 있는 대로 개인이 자유롭게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목표를 놓고 말하자면 구성원들이 조직의 목표를 받아들이라고 강하게
요구합니다. 조직원으로 하여금 자유롭게 결정하고 행동하게 하는 것은 조직의 목표를
받아들이는 범위 안에서 입니다. 저는 여수룬 CEO로서 구성원들에게 조직의 목표를
받아들이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또 그렇게 되도록 할 겁니다. 물론 저에게 강하다는 것은
꾸준하고, 일관성 있게 라는 의미 입니다. 강압적인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방법은 부드럽고
합리적인 방법을 택할 겁니다. 대화하고, 교육하고, 설득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구성원들이
조직의 목표를 받아들이도록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구성원들이 목표 자체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는 절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여수룬
임직원들이 여수룬의 조직 내부 목표를 받아들이도록 강하게 요구할 것입니다.
저는 여수룬의 조직 내부 목표를 조직 구성원에게 관철 시키는 과정의 하나로 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하고 이 기준을 인사 고과에 반영하려고 합니다. 제가
제시하는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기준 등차 배점 세부기준

1 4 성실하다
2 4 기초 사무 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초소양 3 4 기본 업무 처리 능력은 충분하다.
(20 점) 4 4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다.
5 4 타 부서와 회사 전체 일에 관심을 갖고 생활 한다.
1 4 지시 받은 일을 수행할 수 있다
2 4 개선해야 할 일을 발견할 수 있다
업무능력 3 4 개선해야 할 일을 제안한다.
(20 점) 4 4 (상사와 함께) 업무를 개선한다
5 4 자기가 할 일을 적극 찾아서 한다
1 6 지시를 받아 한 부서를 지휘할 수 있다.
2 6 타 부서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지휘능력 3 6 타 부서와 협조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30 점) 4 6 회사 총 전략을 이해하고 스스로 지휘할 수 있다
5 6 해당 부서의 발전 전략을 짤 수 있다.
1 6 잘 들을 수 있고 상대방 말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
1
2 6 자기의 생각과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리더십 3 6 동료의 삶에 관심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30 점) 4 6 직원을 실무 및 인격 면에서 성장시킬 수 있다.
5 6 리더 교육을 담당할 수 있다.

합계
100
이 기준을 가지고 고과를 할 것 입니다. 고과는 고과위원회를 구성해서 할 것입니다.
일차 고과 담당자는 직계 상사가 될 것입니다. 고과 담당자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현재
고과준비위원회에서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고과 결과에 따라 고과 점수에 따라 등급을 구분 합니다. 등급 구분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등차 1 2 3 4 5
사원 1 40 8 1 8 9 16 17 24 25 32 33 40
주임 41 50 2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대리 51 70 4 51 54 55 58 59 62 63 66 67 70
과장 71 80 2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차장 81 90 2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부장 91 100 2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여기서 표시된 사원,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은 현재의 직급이 아닙니다. 여기
표시된 사원, 주임 등은 고과 기준상 직급입니다.

2
[CEO傳言]

2010. 12. 8.

오프라인 영업을 시작하며

이제 대략 한 달 반 뒤면 여수룬-애드프린트의 오프라인 영업이 시작 됩니다.


토오쿄오 신주쿠구(新宿區)와 오사카 츄오구(中央區)에 애드프린트의 영업 담당자가
배치될 예정입니다. 신주쿠구에는 대략 2월1일부터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그 이전에 신주쿠 내에 합동 사무실을 빌리게 될 것입니다. 오사카 츄오구는 나카오
대표가 사람을 뽑는 대로 일정을 정하게 될 것입니다.
토오쿄오 신주쿠구와 오사카 츄오구에서 영업을 맡은 담당자들은 아래와 같은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1. 단골을 지원합니다.
2. 신규 고객이 처음 서비스를 이용할 때, 전화 혹은 방문을 해서 서비스 이용에 도움을
줍니다.
3. 기존 고객을 지원합니다.
4. 프린트점, 법인을 주로 해서 신규 고객을 발굴 합니다.
5. 고객 요청 사항 듣기, 급한 물건 직배송 등 기타 영업에 필요한 일을 합니다.

사업 역시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생명체와 같습니다. 오프라인 영업도 우리가 계획해서


만들지만 시작 되고 나면 스스로 진화하고 발전할 것 입니다. 아이를 낳는 것은 부모 입니다.
아이는 부모가 낳지만, 태어난 순간부터 독립된 인격을 갖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독자적인
길을 갑니다. 그것이 순리 입니다.
우리가 추진하는 오프라인 영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가 추진하는 오프라인 영업도
처음에는 단골 지원, 신규 고객 지원, 기존 고객 지원, 신규 고객 발굴을 기본 목표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디로 발전할 지, 혹은 어떻게 성장할 지 잘 알 수는 없습니다.
환경이 바뀔 겁니다. 내부 조건도 바뀔 겁니다. 대체로는 발전할 경로가 그려집니다만
정확한 길을 우리가 알 수는 없습니다. 또 지금 너무 상세하게 알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는
실력을 키워서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지금은 일단 오프라인 영업을
잘 런칭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서장 여러분은 여수룬-애드프린트의 오프라인 영업이라는 말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자주 들었기 때문 입니다. 그런데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는 업체가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것은 그렇게 쉽게 볼 수 있는 패턴은 아닙니다. 여수룬과 매우 유사한 비즈니스를
2004년부터 해 온 ㈜지즐도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옥션이 오프라인 영업을 합니까?
G마켓이 오프라인 영업을 합니까? 11번가가 오프라인 영업을 합니까? 혹은 일본의 라쿠텐이
오프라인 영업을 합니까? 일본의 야후 옥션이 오프라인 영업을 합니까? 하지 않습니다.
인터넷 전자 상거래 업체가 오프라인 영업을 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제가
과문한 탓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쉬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닙니다.
최근 한국 옥션은 ‘마트 대신 옥션’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전단지 광고를 합니다. 이것은
오프라인 광고를 하는 것이지 오프라인 영업은 아닙니다. 전단지를 뿌리는 것은 전철에
광고판을 설치하는 것과 마찬가지 일일 뿐입니다.
한 때 한국 옥션이 오프라인 영업을 한 적 있습니다. 동대문 시장에 영업 사원들이 가서
판매자를 유치했습니다. 직접 판매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서 교육을 했습니다.
이것은 오프라인 영업의 일부 입니다. 본래 의미의 오프라인 영업은 구매자를 상대로 한
것입니다. 옥션이 한 것은 판매자 유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나마도 안 합니다.

1
옥션이나 G마켓은 각 지역에서 판매자 교육을 합니다. 이것은 지원이지 오프라인
영업은 아닙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전문 업체가 오프라인 영업을 하는 것은 드문 경우입니다.
반대의 경우는 너무 일반 현상입니다. 오프라인 업체가 온라인으로 진출하는 것은
이제는 어디서나 볼 수 있을 정도니까 별로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전문 업체가 오프라인 영업을 하는 것이 드문 이유는, 효율이 안
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전자 상거래 전문 업체는 대개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이
경우는 최종 소비자를 잘 찾아서 방문을 한다는 것이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해당 아이템의
최종 소비자를 잘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인터넷 전자 상거래 전문
업체에서는 오프라인 영업을 한다는 개념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 전자 상거래 업체에서는 오프라인 영업을 한다는 것이 특별하게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이 오프라인 영업을 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자주 들었기
때문일 뿐입니다. 여러 번 듣다 보니 그냥 평범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사안은
꽤, 아니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여수룬-애드프린트에서는 매우 중요한 마케팅 영역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당연히 여기고 있기 때문에 저는 오늘 따로 시간을 할애해서 여수룬-
애드프린트의 오프라인 영업을 같이 생각해보기를 원합니다. 같이 생각해본다고 해서 특별히
할 일이 많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프라인 마케팅을 염두에 두면 새로운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비즈니스 패턴도 많이 바뀔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마케팅을 전제로 하면 카다로그를 만들어도 그 내용이 꽤 다른 형태가 나올 수 있습니다.
개념은 그 자체가 진화하고 발전합니다. 그러므로 오프라인 마케팅이라는 개념은 시작할
때는 비록 작을 지 모르지만 시간이 가고, 사업이 발전하면 매우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그
가능성을 미리 당기는 것이 사람이 할 일입니다.

단골에게는 찾아가서 인사하는 것이 옳습니다

(대상기간 2010.01.18 – 10. 24)


고객명 지역 구매총액
株式会社名刺屋さん 東京都 2,603,855
株式会社アンドカンパニ
ー 東京都 3,902,090
タカギコーポレーション 東京都 2,623,515
システムサン塩満 愛知県 1,658,350
株式会社イデアス 熊本県 1,151,625
계 11,939,435

이 표는 10월 27일 CEO 전언에서 보여준 표입니다. 여기서 본 결론은 무엇이었습니까?


애드프린트의 상위 다섯 명 고객은 평균하면 각각 한 달에 26만5천3백21엔을 구매하는
고객입니다. 환율 13.5로 계산하면 한 달에 3백58만 원 어치 사주십니다. 연간으로는
4천2백90만 원 어치입니다.
저는 이 손님에게 무조건 인사하러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뭐 오프라인 마케팅이
맞냐 틀리냐 이야기할 필요도 전혀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런 고객이 많은 동경에 지점을
열고, 이 고객을 지원하는 것은 따질 필요가 전혀 없는 일입니다. 오프라인 영업은 이런
기본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오프라인 영업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입니다. 단골을 찾아가서 불편한 일은
없는지, 혹은 필요한 일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은 우리 영업에서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는
일입니다.
이 다섯 명만 따로 빼서 계산하니까 특별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여수룬 고객은 정말
귀한 분들입니다. 2010년 8, 9, 10월 석 달 통계로 보면 여수룬의 상위 1백 번 째 고객이
2
구매한 물량은 8만 엔 어치였습니다. 한 달 26,666엔 어치 입니다. 13.5 환율을 적용하면
36만 원 입니다. 매 달 36만 원 어치 물건을 사주는 손님은 소홀히 할 수 있는 손님이
아닙니다. 물론 한 달에 1천 엔 어치 사주는 고객도 귀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그렇지만 한
달에 2만6천 엔 어치 사주는 고객은 큰 손님입니다.
이런 손님을 한 분 한 분 직접 만나는 것이 오프라인 마케팅입니다. 당장 전국에 계신
모든 손님을 만날 수 없기 때문에 토오쿄오 신주쿠 손님과 오사카 츄오구 손님부터 시작
합니다.
저는 이런 일을 할 때도 너무 야박하게 비용이나 효과부터 따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영업을 먼저 생각하기 전에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도리부터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우리에게 고마운 분들이니까 당연히 귀하게 대접한다는 마음에서
오프라인 영업을 했으면 합니다. 우리를 먹여 살리는 손님이니까 찾아 뵙고 인사한다는
마음에서 오프라인 영업이 시작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즐겁게 하면 좋은 결과가 옵니다.
마찬가지로 손님을 손님답게 대접하면 그 손님도 우리를 좋게 여길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사실 우리는 형편이 여의치 못해서 귀한 손님을 귀하게 대접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우리
고객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우리도 이제 약간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 여유를 빌미로 그
동안 못했던 고객 지원을 오프라인에서도 하는 것입니다.
귀한 손님을 귀하게 대접하는 것에서 오프라인 영업을 시작 합니다.
우리가 귀하게 대접하면 손님도 우리를 귀하게 대접할 것입니다.

고객과 소통하는 애드프린트

오프라인 영업은 신뢰를 견고히 하는 길입니다. 사실 손님 입장에서 보면 온라인 구매는


주저되는 것이 많습니다. 과연 물건은 제대로 된 걸까? 돈을 보냈는데 물건이 안 오면
어쩌나? 물건을 받았는데 반품이 잘 되나? 안 산다고 하면 환불 해주나? 손님하고 약속을
했는데 애드프린트가 납기는 잘 지킬까? 이런 걱정과 염려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 입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점에서 물건을 살 때, 판매자 신용도를
보고, 또 구매후기를 보고 확인을 한 다음에 우리는 물건을 삽니다.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입니다.
오프라인 영업은 고객의 걱정, 근심, 염려, 우려를 없애 줍니다. 아무래도 사람을 직접
보면 신뢰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이트를 봤는데 동경에 지점이 있다는 것을 알면,
문제가 생겼을 때 쉽게 해결이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이라면 당연 합니다. 토오쿄오
손님에게 오사카는 참 멉니다. 토오쿄오 손님에게 신주쿠 지점은 참 가깝습니다. 잘 안 되면
직접 가서 한바탕 할 수도 있는 위치는 고객에게 큰 안심을 줍니다.
우리도 그렇게 활동해야 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한달음에 좇아갈 수 있다는 것은
고객에게도 큰 위로가 됩니다. 또 우리도 다급해지면 직접 손님에게 물건을 가져다 줄 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고객이 믿을 수 있는 애드프린트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고객도 많은 정보를 줄 것입니다. 우리 서비스의 문제점을 알려줄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판매해야 할 물건도 알려줄 것입니다. 때로는 우리가 팔 수 있는 물건을
소개해 줄 수도 있습니다. 혹은 경쟁사의 정보도 알려줄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와 손님이 같이 얻는 것은 소통 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손님과 소통하는 것은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때 우리는 진짜 비즈니스를 하게 됩니다.

활동 영역을 좁히는 수법

오프라인 영업을 계획하면서 저는 먼저 활동 영역을 한 구(區)로 좁혔습니다. 이 기법은


매우 쓸모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뭘 한다고 하면 영역을 넓게 잡습니다.
예를 들어 명함 가격을 수정한다고 가정 합시다. 무심코 일하다 보면 28종 명함 가격

3
전부를 수정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일이 커지고, 방대해집니다. 그러다 보면 일을 할
엄두가 안 납니다. 이럴 때는 주요 아이템부터 하나하나 할 계획을 세우면 힘이 덜 들게
됩니다. 일도 분명해 집니다. 많이 팔리는 것부터 하나하나 해나가는 것입니다.
청소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할 생각을 하면 엄두가 안 납니다. 이럴
때 구역을 나누면 쉬워집니다.
‘일본 전역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영업을 어떻게 할 것이냐?’ 이렇게 과제를 던지면
웬만한 사람은 감당을 못 합니다. 엄청난 자금, 많은 인력이 머릿속을 지배해버립니다.
자금과 인력이 있다고 해도 지휘 체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토오쿄오 신주쿠구라고 하면 좀 달라집니다. 먼저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토오쿄오 신주쿠가 잘 안 떠오르면 종로구를 떠올려도 좋습니다. ‘신주쿠구 혹은 종로구만
상대로 손님을 지원하고 영업을 하세요’ 하면 뭐가 떠오를까요?
저는 방문이 떠오릅니다. 전화가 떠오릅니다. 자전거도 떠오릅니다. 급하면 물건을
가져다 주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미지가 명확 합니다. 한 구로 제한한 효과 입니다.
그런데 이 한 구(區)는 좁아 보이지만, 결코 좁지 않습니다. 신주쿠구 혹은 오사카
중앙구, 혹은 서울 종로구에 프린트 점은 얼마나 많을 것이며, 법인은 얼마나 많을 것이며,
가게(店)는 또 얼마나 많겠습니까?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우물처럼 고객은 넘칩니다.
신주쿠구는 18.23㎢입니다. 오사카 중앙구는 8.88㎢, 종로구는 23.91km² 입니다.
종로구가 면적은 더 넓습니다. 오사카 중앙구는 종로구의 1/3 크기 입니다. 어쨌든 좋습니다.
서울 사람이 종로구에서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 고객을 관리하고, 또 영업할 것을
생각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토오쿄오 사람이 신주쿠에서 영업하고, 오사카 사람이
츄오구에서 영업한다는 것도 활동 모습이 뚜렷합니다.
오프라인 영업을 하면서 구 단위로 활동 영역을 나누는 것은 영업 활동의 범위를
명확히 함으로써 앞으로 계획을 세우고, 결과를 측정하기 쉽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애드프린트 고객이 가장 많은 신주쿠와 오사카 중앙구를 생각해봅시다. 2010년 12월
9일 현재, 신주쿠 구에 있는 애드프린트 고객은 291명 입니다. 오사카 중앙구의 고객은
251명 입니다. 신주쿠에는 사방 250m 당 한 명의 고객이 있습니다. 오사카 중앙구에는
190m 당 한 명의 고객이 있습니다. 사람이 보통 시속 4km로 걸으니까, 신주쿠에서는
3분30초 걸어가면 한 명의 고객이 있습니다. 오사카 중앙구에서는 2분40초 걸어가면 고객이
한 명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타자 마자 내려야 하는 곳에 우리 고객이 한 명 씩
있다는 말이 됩니다.
할 수 있는 일은 명확 합니다. 걸어 다니면서, 혹은 자전거 타고 다니면서 들르기만
하면 기존 고객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신주쿠와 츄오구를 다시 세분해서 손님을 만나면 뭘
할까 고민할 시간 조차도 없습니다. 그냥 고객을 만나면 됩니다. 고객을 만나서 대화하면
그게 곧 영업입니다.

한 발짝만 떼어도 가망고객입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 사업은 타켓이 명확 합니다. 애드프린트 비즈니스는 개인을 상대로


하지 않습니다. 현재 애드프린트의 첫 번 째 타켓 고객은 프린트 점(店)입니다. 두 번 째
타켓 고객은 법인(法人) 입니다. 세 번 째 타켓 고객은 식당 등 소규모 점(店) 입니다.
옥션이나 지마켓 등은 일반 소비자가 고객이기 때문에 찾아간다는 것이 참
우스꽝스럽습니다. 모르지요, 또 그 업체들도 찾아가는 서비스가 더 좋은 영역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여간 지금은 그렇습니다. 오픈마켓이 입점할 업체를 찾아가는 것은 전략일 수
있습니다만, 그 또한 효율이 의심스럽습니다.
우리는 찾아갈 곳이 명확 합니다.
프린트 점이라는 곳은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전화번호부만 봐도 알 수 있고,
요즘은 인터넷이 발전해서 인터넷으로 지도를 찾으면 리스트가 죽 나옵니다. 프린트 점 중에
어느 곳을 가볼까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가서 카타로그만 주면 됩니다. 거기는
무조건 우리 가망 고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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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도 담당자가 누군지 확인하고 가면 됩니다. 반겨줍니다. 법인 치고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 안 쓰는 법인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까지 구매한 것보다 훨씬 싸게 구매하게
해준다는데도 싫어하면 그 사람은 바보 입니다. 다행히 법인에는 그런 바보가 없을 겁니다.
일반 가게(店)도 마찬가지 입니다. 명함, 스티커, 전단지 중 하나 안 쓸 사람이 전혀
없습니다.
우리는 찾아갈 곳이 명확 합니다. 거의 백발백중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찾아가야
할 곳도 너무 많습니다. 길을 걸어가면서 발길이 닿는 가게는 전부 가망 고객입니다. 일본은
상업이 매우 발달한 나라 입니다.
여담입니다. 경제 형편이 나아지면서 우리 나라에도 ‘맛 기행’이니, ‘맛집 소개’니 하는
책이 꽤 많이 나오고 꽤 많이 팔립니다. 우리 나라에서 신문에 ‘맛집 소개’ 코너가 제대로
생긴 것은 70년 대 이후가 아닐까 싶습니다. 식도락가로 유명한 백파(伯坡) 홍성유씨가 조선
일보에 연재한 《한국 맛있는 집 999점》이 출판된 게 1987년 입니다. 그 이전 한국의 일반
서민에게는 먹고 사는 게 우선이지 ‘맛’은 두 번 째였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맛’ 자체가 판
매 대상이 된다는 것, 더군다나 그 ‘맛’ 자체를 홍보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상업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이 시점이 한국의 경우 1980년 이후였다는 뜻입니다. 일본
에서는 1500년 대 후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오사카 성을 지을 때 이미 맛집 안내 종합 소
개지가 나옵니다. 그만큼 상업이 발달했다는 뜻이고, 가게가 발달했다는 뜻입니다.
이 전통의 연장에 일본 상업이 있습니다. 그 만큼 상업과 산업이 발달해 있습니다. 이
말은 발길 닿는 데마다 우리 고객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모든 가게, 법인이 여수룬-애드프린트의 고객이 될 수 있다는 특별한 현실은 우리가
취급하는 아이템에서 비롯 됩니다. 명함, 스티커, 전단지는 가게에서는 공기처럼 자연스런
것입니다. 없으면 오히려 안 되는 필수품 입니다. 우리는 없으면 안 되는 필수품을 팔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발길이 닿는 곳에 있는 가게, 법인은 그냥 우리 손님 입니다.
우리에게 오프라인 영업이 성립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꼭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택배
상자를 파는 ㈜지즐(일본의 常進, 죠신)만 해도 다릅니다. 택배 상자가 꼭 필요한 가게는
오히려 많지 않습니다.

애드프린트 영업 사원은 환영 받습니다.

남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꺼내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런데 돈을 주면 싫어하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여수룬의 모토 가운데 하나는 ‘고객을 부자로 만드는 회사’ 입니다. 우리
핵심 고객은 프린트 점 입니다. 프린트 점의 핵심 고객은 법인이거나 가게 입니다. 법인이나
가게가 취급하는 물건이 바로 우리가 공급할 수 있는 물건입니다.
우리가 이후에 취급하려고 하는 상품 가운데 우선이 되는 것은 아래와 같은 것들입니다.
서류 봉투, 쇼핑백, 비닐백, 광고 인쇄 티슈, 페이지물, 책자, 포스터, 박스 등등.
이런 제품은 우리 핵심 고객인 프린트 점이 공급하면 딱 좋은 제품들입니다. 이 제품을
우리는 싸게 공급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우리와 만나면 취급할 수 있는 아이템이 갑자기 수
십 종류 늘어날 수 있습니다.
말 하자면 우리는 돈을 들고 고객을 방문 합니다.
더군다나 가격 면에서 아직까지는 절대 우위를 갖고 있습니다. 싸다는 것,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에게는 싸면서도 질 좋은 제품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오프라인 영업이
우리 장점을 살리는 가장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 합판업체가 왜 오프라인 영업을 못 합니까? 가격이 똑같기 때문입니다.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발만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다릅니다. 가격에 뚜렷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시작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절대 필수품을 들고 가서 못 판다면 그게
참 이상한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오프라인 마케팅은 전망이 밝다는 정도를 넘어섭니다.
오프라인 마케팅은 우리 장점을 극대화 하는 마케팅 기법입니다.

5
오프라인 영업을 지원하기

제 꿈은 일본 전국 모든 구에 영업점을 두는 것입니다. 구 마다 1명에서 수 명 까지


영업사원을 둡니다. 그리고 신제품이 출시되면 신속하게 일본 전역에 배포할 수 있게 합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한국-인편-직배송 방식으로 클레임에도 대처 합니다. 그리고 초신속
서비스도 합니다.
유통의 힘은 고객의 수에서 나옵니다. 우리로부터 도움을 받는 고객이 많으면 우리가
고객을 더 많이 도와줄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새로운 비전과 새로운 사업 모델이 생깁니다. 그게 뭘 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 어떤 것이 생길 것만은 아주 분명합니다.
오프라인 영업은 여수룬-애드프린트의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여수룬-애드프린트 비즈니스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입니다.
지금 조직이 오프라인 영업을 지원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각자 맡은 바 역할을 잘
하는 것입니다.

클레임 없이 품질을 좋게 유지하기


싼 가격을 유지하기
납기 지연 없이 신속하게 배달하기
홈페이지 이용을 편리하게 하기
다양한 제품을 공급해서 고객이 부자 되게 하기

기존 조직은 이것만 잘 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오프라인 영업 조직이 할 일입니다.


늘 그렇지만 기본을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위 다섯 가지는 여수룬-
애드프린트의 기본 서비스 방향입니다. 오프라인 영업이든, 온라인 영업이든 이 다섯 가지만
잘 하면 됩니다.
이미 엄청나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다만 조직에서 매우 중요한 오프라인 영업이
시작되는 것을 계기로 한번 더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강조하는 것 뿐 입니다.
저는 잘 될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모두 혹시 부족한 점이 없는가 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6
오프라인 마케팅 계획(案)

2010. 12.

[사업개요] 1. 일본 주요 구(區) 단위로 영업점을 둔다.


2. 일차는 동경 신주쿠구와 오사카 츄오구에서 시작한다.

[영업점의 목표] 영업점이 할 일은 아래와 같다.


1. 단골을 지원한다.
2. 신규 고객이 처음 서비스를 이용할 때 전화 혹은 방문을 해서 불편하지 않도록 한다.
3. 기존 고객을 지원한다.
4. 프린트점, 법인을 주로 해서 신규 고객을 발굴한다.
5. 영업 계획 수립, 고객 요청 사항 듣기, 급한 물건 직배송 등 기타 영업에 필요한 일을
한다.

[영업점의 개설] 오사카는 본사를 쓰고, 동경 신주쿠에는 공동 사무실을 이용한다.

[마케팅 준비] 1. 1월 중순까지 카다로그를 제작한다.


2. 1월 말까지 고객 관리 페이지를 만든다.

[영업 시작일] 1. 2월 1일로 한다.


2. 구보타씨 활동 개시일은 1월 21일로 한다.

[영업 준비 사항] 1. 공동 사무실 계약


2. 전화 개설

7
오프라인 통계 페이지

일별통계
회원수 일매출
전년동월
가입회 전월대비증 명 스티 전단 현수 전년동월대비 전월대비증
면적 대비증감 합
원수 감율 함 커 지 막 증가율 감율

동경 1 구
동경 2 구
동경 3 구
동경 4 구
------
동경 20 구
동경 21 구
동경 22 구
동경 23 구

오사카 1 구
오사카 2 구
오사카 3 구
오사카 4 구
------
오사카 20 구
오사카 21 구
오사카 22 구
오사카 23 구
오사카 24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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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傳言]

2010. 12. 15.

사업 계획 세우기

간명한 목표 제시

어느 새 연말 입니다. 한 해를 돌아봐야 할 때이면서 새해 계획을 세워야 할 때 입니다.


이와 관련 새해 계획을 세우는 방법을 잠시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저는 계획을 세울 때는 굵직하고 중심이 되는 것만 확실히 세웁니다.
내년에 저는 현재 명함 사업부, 스티커 사업부, 현수막 사업부 외에 5~6개 사업부를
추가로 런칭 시키려고 합니다. 내년까지는 새로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아이템보다 기존
고객을 기반으로 판매할 수 있는 아이템을 추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자금이 어느 정도 확보 되면 내년 마지막 아이템은 한 종류 기제품 사이트를 런칭
시키려고 합니다.
그리고 동경과 오사카의 대여섯 구(區) 이상에 오프라인 영업소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이것을 저는 핵심 과제로 삼으려고 합니다. 과제를 이렇게 명확하게 하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정리가 됩니다.
내년에 5~6개 사업부를 추가로 런칭 시키고 대여섯 구 이상에 오프라인 영업소를
구축한다는 목표만 달성하면 CEO로서 제가 할 몫은 하는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내년에 그
정도를 구축하면, 2012년에는 아마 20~30개 사업부 추가 런칭과 50~60개 구(區)에
오프라인 영업소를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과제를 이렇게 설정하고 나면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제반 조치들을 취해야 합니다.
당장 내년에는 5~6명의 사업부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여수룬은 사업부장을 외부에서
데려오기 보다 내부에서 찾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도저히 안 되면 외부에서
데려올 수밖에 없겠지만, 앞 순위는 내부 발굴 입니다. 지금 현재 상태에서 보면 외부에서
데려올 일은 없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내부에서 발굴하고 육성을 할 수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지금부터 부지런히 후보자를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후보자를 훈련 시키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부터 제가 해야 할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는 바로 간부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의 인재를 미리미리 뽑아서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영업 매뉴얼을 만들고, 오프라인 영업을 지원할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과제는 일본 나카오 대표와 충분히 협의해야 할 사항이므로, 나카오
대표와 대화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사항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쇄소를 직영하는 문제며, 아이템을 미리 조사하는 문제
등이 대두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부차적인 것은 나중에 하나하나 처리하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년을 끌고 갈 중심 사업을 확실히 잡는 것 입니다.
저는 장기 과제가 되든, 단기 과제가 되든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는 중요한 것과 부차적인
것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제 또는 목표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줄기와 가지를 구분하지 않고 여러 가지를 나열하면,
목표를 세우는 본인도 중심을 잡기 힘듭니다. 듣는 사람도 어렵습니다. 심한 경우는 자기가
세우고 보고한 계획을 자기 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폐단이 생길 수 있습니다. 줄기를
명확히 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현상 입니다.
제가 늘 말씀 드리지만, 목표는 명료해야 합니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쉽게 기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장기 사업계획 장기 목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단기 사업계획과 단기
1
목표도 그렇습니다. 계획이든 목표는 간명한 것이 좋습니다.
우리 회사 조직 내부 목표는 세 가지 입니다.

직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직원이 행복한 회사.
고객을 부자로 만드는 회사.

우리 회사의 서비스 방향은 다섯 가지 입니다.


가격은 싸게!
품질은 좋게!
배송은 신속하게!
이용은 편리하게!
고객이 부자 되게!

여기에 저는 2011년 여수룬 목표를 잠정 설정 합니다.

5~6개 사업부 런칭
5~6개 오프라인 영업소 개설

저는 이런 방식이 옳다고 생각 합니다. 지나치게 간명하게 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잘


압니다. 그렇지만 한두 사람이 일하는 것이 아니고, 이미 30~40명 일하는 조직에서는
목표가 간명한 쪽이 오히려 좋습니다.
제가 제시한 것은 명료 합니다. 제가 제시하고 제가 명료하다고 하니까 좀 웃깁니다만,
저는 방식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제 방식에 불과 합니다. 그렇지만 이것
역시 제가 늘 말씀 드린 대로 입니다. 일을 망치는 것만 아니면 자기 방식도 중요합니다.
사람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있고, 자기가 잘 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 방식으로 일하면 됩니다. 여수룬 CEO로서 저는 저의 방식대로 일 합니다. 조직을
운영한다는 면에서 저의 방식은 대체로 일반적으로 통용이 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사업부장
여러분께서는 제 방식을 잘 받아들이고, 이 방식 위에 자기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어쨌든 저는 줄기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저는 여수룬 부서장들 또한 그렇게 해주기를 원합니다. 명료하게 목표를 제시할 것.
중심을 분명히 할 것. 장기 계획을 제출할 때든, 단기 보고서를 제출할 때든 이렇게 해줄
것을 요구 합니다.

줄기와 가지

부서장 특히 3사업부장은 2011년 3대 과제, 혹은 4대 과제만 제출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월간 사업보고도 3대 과제 혹은 4대 과제를 이루어 나가는 과정에서 지금 어떤 상태인가를
보고하는 것입니다.
보고서가 길면 보고하는 사람이 힘듭니다. 사람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습니다. 긴
보고서라면 보고하는 사람인들 이해하겠습니까? 듣는 사람도 괴롭습니다. 들어도 별로
기억도 하지 못하는 보고라면 받아봤자 돌아서면 잊어버립니다.
부서장이 책임지고 할 굵직한 일 서너 가지, 아니면 한두 가지만 명확히 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가지에 불과 합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하시기 바랍니다.
부서원들이 보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하시기 바랍니다.
3사업부의 경우는 새로운 상품을 등록할 계획을 짜는 것이 어쩌면 가장 확실한 목표 설정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명함 사업부의 장기 목표는 ‘2년 안에 프린트팩에서 취급하는 모든 상품을
등록한다’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목표가 아주 명확해집니다. 그리고 이

2
목표는 검증하기가 아주 쉽습니다. 그리고 목표를 세분할 수 있습니다. 2011년에는 이것,
이것, 이것 등 10종류 상품을 등록한다고 목표를 세울 수 있습니다.
당일 발송 상품을 만든다. 이것 역시 내세울 수 있는 뚜렷한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템이기 때문입니다. 당일 발송하기 위해 일본과 제휴할 수 있고, 당일 발송하기
위해 직영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3사업부의 경우, 이와 같이 새로운 아이템 출시를 기준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오히려 명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더 좋은 방법을
따르면 됩니다.
스티커도 마찬가지 입니다. 2011년 상반기에는 롤스티커를 출시한다. 이것만 달성해도
어쩌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혹은 롤스티커와 차량용 스티커를 출시한다고 해도 좋습니다.
목표가 선명 합니다. 그리고 할 일도 명확합니다. 내부 인원의 교육, 담당 인원 선정, 기타
등등은 사실 이 목표의 종속 변수에 불과 합니다.
현수막도 마찬가지 입니다.
3사업부의 경우, 신상품 혹은 새 아이템 출시 자체를 목표로 내세우는 방식이 오히려 아주
적절할 수 있습니다.
이것보다 목표를 좀더 분명히 할 수 있는 방식이 있으면 그 방법을 사용해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새 아이템, 혹은 새 상품 등록만을 목표로 설정해도 3사업부의 경우는 아주 훌륭한
계획이 되리라고 여겨집니다.
물론 사업에 따라 매출을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쿄와 오사카 오프라인 영업 담당자의 경우는 매출을 목표로 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오프라인 영업 담당자에게는 매출 자체가 목표이고 나머지는 부차적입니다. 하루 몇 가게를
방문하겠다, 혹은 회원 가입자를 늘리겠다 하는 것은 다 부차적인 목표일 뿐입니다. 목표
매출을 정하면 하루 몇 가게를 가야 할 지, 단골을 중심으로 할 지 아니면 신규 고객 영입을
중심으로 할 지, 방법론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 방법을 찾는 것 자체는 목표가
아닙니다.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방법은 영업점 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오사카 중앙구와 도오쿄오 신주쿠구 영업점은 오사카 타 구, 도오쿄오 타 구의 전년도 동월
대비 성장률 + 15%를 목표로 한다고 하면 목표가 매우 구체적이면서 뚜렷합니다. 단골에
집중하든, 기존 고객에게 집중하든, 신규고객에 집중하든 그것은 각 구 지휘자가 선택할
문제 입니다. 연간 계획을 잡을 수 있습니다. 새 영업 사원을 뽑아도 좋습니다. 방법은 다양
합니다. 어쨌든 오프라인 영업점은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가 되면 그것으로 충분 합니다.
이 점은 3사업부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솔직히 3사업부는 매출을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좀 애매 합니다. 불가능 하지는 않지만 마케팅 수단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볼 방법도 많지 않습니다. 어쨌든 현 단계에서는 새 상품을 올리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전략기획실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략기획실 역시 2011년 4대 목표 혹은 5대 목표를
설정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더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뚜렷한 목표를 두 세 개 혹은 서너
개 명확히 하는 것이 사업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사업 계획을 세울 때, 중심 되는 사업을 명확히 하는 것은 단기계획을 세울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 되는 것이 좋습니다. 일에는 줄기가 있고 가지가 있습니다. 줄기와 가지는
비중이 다릅니다. 줄기가 분명하면 가지는 따라옵니다. 가지가 먼저 나고 줄기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확실히 줄기가 먼저 나고 가지는 그 다음에 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부서의 보고서를 보면 줄기와 가지가 동등한 가치, 동등한 분량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잡탕이 되어 버립니다. 보고하는 사람도 중심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보고하는 사람의 중심이 명확하지 않으면 듣는 사람은 더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면 보고는
보고고 실제는 전혀 다른 일을 하는 경우까지 생깁니다.
지금 우리가 한번 돌아 봅시다. 우리는 부서장 회의에서 매 주 사업계획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끼리는 어떻습니까? 명함사업부의 목표가 무엇인지 어느 정도는 알고
있습니까? 스티커 사업부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현수막 사업부의 주력 사업은 무엇 입니까?
전략기획실의 주력 사업은 무엇입니까? 아무래도 약간 흐릿하지 않습니까?

3
제가 이 글을 준비하면서 각 사업부가 지금까지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다시
검토해봤습니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줄기와 가지가 구분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목표와 수단이 혼재해 있습니다. 목표가 명확해야 합니다. 수단은 보고 안 해도 좋습니다.
수단을 보고할 때는 목표에 종속되게 배치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스스로도 정리가 되고,
다른 사람도 이해하기가 쉬워집니다. 현재 상황이라면 해당 부서 구성원도 과제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부서 리더도 부서 구성원도 과제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부서가 어디로 가는지도
명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보고를 자주 해줄 것을 강요합니다.

장기 계획이든 단기 계획이든 줄기 중심으로 사업을 짜라는 말씀을 드리면서 저는 보고를


잘 해달라는 말씀을 다시 드리고 싶습니다.
계획은 달성하려고 짭니다. 달성하려고 하지 않는 계획은 계획이 아닙니다. 그런데 계획을
달성할 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입니까? 저는 공동의 성과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부서장 여러분!
공은 부하에게 돌려야 합니다. 진짜 리더는 도움 받았는지도 모르게 부서원을 돕는 사람
입니다. 사람은 자기를 내세우고 싶어 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생색 내고 싶습니다.
잘난 척 하고 싶습니다. 이 알량한 욕심 때문에 우리는 많은 것을 잃습니다. 책임은 내가
지고, 공은 부하에게 나누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짜 리더 입니다.
저는 부서장 여러분이 그저 부서원을 이끌고 가는 리더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부서장 여러분이 부서원들이 스스로 알아서 자기 길을 잘 찾고, 잘 가게 만드는 리더가
되기를 바랍니다.
방법은 이미 여러 차례 이야기 했습니다. 지도를 주시기 바랍니다. 가야 할 길을 정확히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그 길 주변에 뭐가 있고, 위험한 것은 어떤 것이 있고,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또 하나 부서장인 여러분도 모르는 상황도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스스로 선택해서 나갈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는 보고를 잘 해주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보고를 자주 해주기를
원합니다. 중간 보고를 해주기 원합니다. 저에게 보고하지 마세요. 부서원에게 그리고
여수룬의 다른 부서원에게 보고해주세요. 몇 차례 이야기 합니다만 보고는 저에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고는 자신이 지휘하는 부서원들에게 하는 것이고, 조직 전체에 하는 것입니다.
보고를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보고 자체가 목적일 리는 절대로 없습니다. 보고는
형식적으로는 부서원과 조직 전체에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장 큰 도움을 받는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보고는 자기 자신의 결정을 견고하게 하고, 또 주변을 잘 설득하는 소중한
장치 입니다.
여수룬 부서장들은 보고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부서장들은 부서장 회의에서 제출하는
보고서 이외에 달리 보고를 하지 않습니다. 이 점은 정말 약간 위험하기조차 합니다. 보고는
대화입니다. 대화가 없으면 소통도 없습니다. 물론 보고만이 대화 수단이 아니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 합니다. 개별적인 대화가 오히려 더 소중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부서장으로서 부서원과 대화하는 것으로 소통이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다른 부서, 다른
조직원들과 대화하는 것도 매우 소중 합니다.
부서장이 보고를 잘 하는 것은 조직원 전체에게 매우 소중합니다. 보고는 사람들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사람들은 상황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능동적이 됩니다.
부서장들이 보고를 하지 않으면 조직원은 너무나 당연하게 지시를 기다리게 됩니다. 현재
여수룬 부서장들의 보고 수준은 매우 낮습니다.
지금은 그런대로 버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서가 늘어나고, 또 전체 조직원 숫자가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물론 회사를 운영하는데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해서는 관리는 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조직원이 인격에서나 실력에서 성장하기

4
어렵습니다. 조직원이 성장하지 않는 여수룬은 정말 재미 없는 조직이 됩니다.
여러분에게 왜 수요일 부서장 회의에서 보고를 하라고 하겠습니까? 제가 부서장 회의에서
보고 안 받으면 보고 받을 방법이 없습니까? 저는 저나 다른 부서장에게 보고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보고는 여러분 자신이 정리한 것을 잘 설명해서 다른 부서장을 움직이게 하는
과정입니다. 보고는 정리한 생각을 전하는 자리입니다. 보고하기 위해서 보고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요일 부서장 회의는 하나의 계기일 뿐입니다. 정기적으로 스스로 정리하는 한
과정일 뿐입니다. 부서장 회의를 자기 자신을 강제하는 수단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자기
자신도 통제하지 않으면 잘 안 되므로 스스로 통제하는 과정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수요
부서장 회의를 계기로 스스로 계획을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부서장 회의 때 보고한
것을 보완해서 전체에게 발표하도록 하십시오.
저는 CEO 전언 시간이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합니다. 솔직히 힘 듭니다. 이번 주에도
주제를 세 번 바꿨습니다. 처음에는 ‘사랑하기’의 후속편으로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썼습니다. 오래 생각했던 것인데 막상 반쯤 정리해놓고 보니 별로 쓸모
없었습니다. 다 버렸습니다. 두 번 째는 ‘보고 잘하기’ 였습니다. 이것 역시 3-4쪽 썼는데
이전에 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자체로는 별 가치가 없었습니다. 또 버렸습니다. 두 번 째
소재로 쓰는 중에 아, 내가 하려고 한 말이 이것이었구나 하는 것을 다시 발견하고 이번
전언을 준비했습니다.
저는 CEO 전언을 준비하면서 사업 계획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직의 약점과
강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서장들과 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저 자신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저 자신이 하려고
하는 바를 명확히 정립하는 것입니다.
제가 명확히 정리가 되어야 다른 사람도 더불어 정립이 됩니다. 한 사람이 말을 어리버리
하게 하면 상대방도 같이 어리버리 하게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 손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제가 어리버리 하면 부서장들도 마찬가지로 어리버리 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리더가 명확해지면 상대방도 더불어 명확해집니다.
그런 점에서 CEO전언은 여러분을 위해 정리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가장 큰 도움을 받는
것은 저 자신입니다. 저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저는 이
전언을 철저히 아홉 명을 위해서 씁니다. 여수룬 구성원 전체가 읽기를 바라고 쓰지
않습니다. 오로지 부서장 회의에 참석하는 아홉 명을 위해서 씁니다. 저는 그것으로 충분
합니다. 그런데 아홉 명을 위해 쓰는 이 내용으로부터 가장 큰 도움을 받는 사람이 바로
저라는 것입니다. 제가 명료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힘들어도 CEO 전언을 글로 정리 합니다.
강의를 많이 해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말은 묘해서 논리가 뒤죽박죽
되어도 청중은 눈치를 잘 채지 못합니다. 그래서 강의할 때는 사실 할 말을 잊었을 때,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스리슬쩍 넘어가면 청중들은 잘 모릅니다. 그런데 글은 논리가 안
맞으면 당장 글 쓰는 사람이 더 글을 쓰기 어려워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을 많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래서 씁니다. 말로 안 때우고 글로 정리 합니다. 저는 이 과정을
통해서 저를 정비합니다.
보고의 위력은 이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부서장이 정리되지 않으면
부서원들이 정리되기 힘듭니다.
우리는 공식적으로 두 번의 보고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하나는 부서장 회의입니다. 또
하나는 금요일에 나눔글 쓰기 입니다.
일부러 혼자서 보고서 쓰려면 어색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 나눔글 쓰려면 잘난 척 하는
꼴이 됩니다. 그래서 쓰려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려고 공식화 시킨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강요된 시간입니다. 그 시간을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꼭 쓰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이미 부서의 대표입니다. 여러분을 위해서 하는 행동이 바로
부서원들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에 있습니다.
여러분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누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거둔 성과를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꿈을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계획을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보고와 나눔글 쓰기를 통해 그렇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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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수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제가 알아서 하세요 하고
놔두면 안 되는 문제 입니다. 제가 강요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여러분이 홀 몸이어도
여러분을 위해서 저는 강요할 수밖에 없지만, 여러분은 이미 부서의 장입니다. 부서의 장은
책임을 맡은 사람입니다.
지금 부서 정도에서 머무른다면 강요를 안 하고 넘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내년이 되면 저는 더 이상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상황은 못 될 겁니다.
여러분 자신도 이미 엄청나게 큰 한 부서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직접
대면하기 보다 게시판을 통해 간접 대면하는 경우가 더 많을 수 있습니다. 그때를 우리는
대비해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큰 지도자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명확한 계획을 세우고,
글로든 말로든 여러 사람을 지도하는 지도자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이제 연습을 해야
합니다. 2011년 2012년을 대비해서 여러분 스스로 연습해야 합니다. 저와 상관 없이 여러분
자신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가지고 수 십 명을 직접 설득해야 합니다. 지금
여러분에게 보고를 강요하고, 또 글쓰기를 강요하는 것은 그때를 대비한 것이기도 합니다.
글을 잘 쓰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저는 띄어쓰기 따지지 않습니다. 문법을 따지지
않습니다. 글 구조를 따지지도 않습니다. 제가 몰라서 안 따지겠습니까? 한글의 문장구조에
대해서는 저도 아마추어 차원에서는 꽤 수준이 높습니다. 그런데 저는 맞춤법 안 따집니다.
문장구조 틀린 것 지적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 따지면 글 쓰는 것이 피로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언젠가 저는 조직원들에게 맞춤법 교육, 글쓰기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강사를 불러서
하고 싶습니다. 그것도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 좀 틀리더라도 생각을
나누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길게 쓰라고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일단 쓰라는 것입니다. 메모 형식도 좋습니다. 어쨌든 여러분의 생각을 조직 전체에
밝혀달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을 위한 것입니다. 강요입니다. 강요를 받은 김에 기쁘게
하겠다는 마음 가짐으로 여러분이 전체에게 보고 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이 시간에
여러분이 부서장 회의에 보고한 것도 보완해서 꼭 전체에게 보고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보고를 통해 여러분은 조직을 앞장서서 이끌어가는 지도자의 길이 아니라, 조직원이
스스로 알아서 나가게 하는 지도자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금요일에 나눔글 꼭 쓰시기 바랍니다. 금요일에 못 쓰면 최소한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사이에는 꼭 쓰시기 바랍니다. 부서원들에게도 쓰도록 지도하시기 바랍니다.
지도를 잘 그려주세요. 조직원 각자는 그 지도를 잘 따라갈 능력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해주셔야 할 일은 줄기를 명확히 해서 길을 분명히 알려주는 일입니다. 그리고
잘 설명해주는 일입니다. 직접 길을 가야 할 사람은 부서원입니다. 억지로 끌고 갈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리더인 부서장 여러분이 해주셔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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