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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

2014. 01. 10. 금요일.

2014년 들어 1월과 2월에 대비해서 취한 정책은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입니다. 세부


조치는 아래와 같습니다. 일부는 이미 하고 있고, 또 나머지는 할 예정입니다.

1. 재입고 요청 메일을 보내고 나서 곧장 전화를 해서 안내한다.


2. 별도 견적 요청을 받으면 최대한 빨리 직접 전화를 해서 확인한다.
3. 사이트에 문의가 들어오면 될 수 있는 대로 전화를 해서 확인한다.
4. VIP고객 담당자를 정해서 고객이 조금이라도 마음 편하게 연락할 수 있도록 한다.
5. 전단, 중철, 무선철과 1만 엔 이상 주문은 수취 후 전화를 해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
하는 해피콜을 한다.
6. 해피콜을 전 주문 고객에게 확대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
7. 신규 고객이 가입하면 전화해서 안내한다.
8. 휴면 고객을 깨우는 전화를 한다.
9. 미입금 고객에게도 전화로 알린다.
10. 발송에 문제가 있으면 미리 알린다.

이 일 전체를 저는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라고 이름 붙이고 싶습니다.

마땅히 했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이 일은 우리가 비즈니스를 시작했을 때부터 당연히 했어야 할 일입니다. 그동안 이런
일을 안 하고 있었다는 것이 오히려 신기합니다. 이 점은 저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습니다.
마땅히 했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CEO의 책임입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를 댈 수도 있지만, 그 어떤 이유도 적절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뚜렷하게 자각하지 못했습니다. 입으로는 VIP마케팅이 중요하다, 입소문 마
케팅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그건 아무 뜻도 없는 옹알이에 불과했습니다. 실제 행동으로 옮
겨지지 않는 이론과 주장은 잠꼬대일 뿐입니다.
제가 이 일을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실제로 꼭 해야 할 일로 삼고, 회사의 주요 정책으
로 받아들인 것은 작년 말이었습니다. 그 때 두 가지 사건이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하나는
이현철 전무가 재입고 요청 건수가 무척 많다는 얘기를 하면서 직접 전화를 해야겠다는 말
을 한 것이고, 또 하나는 그 무렵 어떤 분과 기존 고객을 통한 매출 증대가 중요하다는 얘기
를 깊이 한 것입니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저에게 주요한 이슈로 다가오면서 올해 ‘고객에
게 먼저 다가가기’라는 정책을 주요 정책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과정이 어쨌든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 정책은 우리가 무조건 했어야 할 일입니다.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의 밑바탕에는 ‘지금 있는 고객에게 잘하기’라는 가장 단순하면
서도 명료한 고객 서비스 방침이 깔려 있습니다.
저는 원래 ‘기본을 잘 하자’는 주의(主義)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수룬-애드프
린트 영업 방침을, ‘좋은 물건을, 싸고, 빨리 그리고 편리하게’로 두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
방침에는 광고를 잘한다거나, 제휴를 잘 한다는 점은 전혀 거론하고 있지 않습니다. 기본을
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마케팅이라는 소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회사의 목표도, ‘직원의 인경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
고객을 부자로 만드는 회사’로 삼고 있습니다. 모두 기본을 잘 하자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런 목표에도 불구하고,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을 놓치고 있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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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중에, 올해 들어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라는 정책을 뚜렷이 할 수 있다는 것은
여수룬에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물건을, 싸고, 빨리 그리고 편리하게’라는 서비스 목표는 정말 소중합니다. 여기에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가 덧붙는다면 정말 우리 서비스의 질이 한 단계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질의 성장은 곧바로 매출 증대로 연결될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기본을 충실하게 하면, 그 효과는 화려한 그 어떤 조치나 정책보다
꾸준하면서도 강력하게 나타납니다. 얼핏 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강
력합니다.

올해 1,2월에 가장 적합한 전술
1월은 원체 인쇄물 비수기여서 정말 힘듭니다.
1월 초부터 1월 15일까지 매출만 놓고 보면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원래 1월은 새해 휴
일이 낀 데다가, 13일 성인의 날까지 있어서 본격 영업은 14일부터 입니다. 그걸 감안하면
15일까지 1월 매출은 작년 대비 17% 증가이므로 예측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입니다. 이 상
태면 1월 매출은 6천만 엔 전후입니다. 여러 번 말씀 드린 대로 우리 회사는 6천5백만 엔이
되어야 추가 미지급이나 차입 없이 운영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1월은 정말 힘듭니다.
1월은 역시 적자가 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되면, 역시 미리 말씀 드린 대로 1월 20
일에 지급해야 할 나머지 급여 50% 중 20%만 지급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미리 그렇
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씀은 드렸지만, 내심으로는 1월에 설이 끼어 있어서 어떻게 하든지
간에 100% 지급되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어렵습니다. CEO로서는 정말 할 말이
없는 처지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월에 6천5백만 엔 매출이 오른다면, 어쩌면 다음 달에는 그래도
100% 지급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지난 달에 제가 1월 5일 지급분, 2월 5일 지급분,
3월5일 지급분 해서 3회의 급여는 30%는 유예하고 70%만 지급된다고 했는데, 제 목표는
어쨌든 3회가 아니라 2회, 2회가 아니라 1회만 유예를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어쨌던 1월 지
급분 중 30%는 어려운 형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3회를 2회로, 또 1회로 줄이는 최상의 방법은 앞서 말한 대로 ‘고
객에게 먼저 다가가기’라는 가장 기본 정책을 착실히 추진해서, 기존 고객의 구매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생각은 멀리 보거나 가까이 보거나 올바르다는 느낌
은 확실히 있습니다.
더군다나 3월부터는 인쇄물 수요가 확실히 많아집니다. 이때를 대비해서 1월부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잘 해두고 있는 게 매출 증대에 확실히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합니
다.
2월만 되어도 매출이 6천5백만 엔이 될 가능성이 무척 커집니다. 다행히 환율도 그나마
1 : 10 이하로 떨어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2월에 당월 손익을 맞추게 되면, 3월 이후는 누가
뭐라고 해도 회사는 추가 미지급과 차입금 없이, 지금까지 진 빚을 갚으면서 살아가게 됩니
다.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1월 초부터 우리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고
객에게 먼저 다가가기’는 아주 좋고도 적절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아니라 마음으로


주로 전화를 활용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이미 하고 있거나 또 앞으로 하려고 하는 ‘고객
에게 먼저 다가가기’는, 가장 기본이면서도 중요하고, 당장도 효과가 크지만 멀리 보면 효과
가 더더욱 큰 일입니다.
물건을 사고 나서 사람들이 물건을 판 사람이나 회사에 연락하는 경우는 대개 불만이
있기 때문입니다. 칭찬하려고 전화하는 사람은 그야말로 가뭄에 콩 나는 정도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불만이 있어서 사이트 게시판에 글을 남기거나, 환불이나 반품 요청을 한 경우
는 많지만, 싸게 팔아서 고맙다거나, 물건이 좋다는 글을 남긴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물론
후기를 쓰면 포인트를 준다고 하면 포인트가 탐이 나서 글을 남기기는 합니다만. 제가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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듯이 남들도 그렇습니다.
어차피 오는 전화는 좋은 전화일 리가 없습니다. 이런 경우 전화를 먼저 해서 우리 쪽에
문제가 있다고 밝히면 고객과 그나마 좋은 조건에서 협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고객
이 먼저 문제를 발견해서 고객이 건 전화를 우리가 받으면 완전히 수세에 빠집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어차피 욕 먹을 상황이면 먼저 전화하는 것이 백 번 낫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어차피 떨어져 나갈 고객이면 한번 더 머물까 생각하게 만들 것이고, 고민하는 고객에게는
그래도 몇 번은 더 구매하게 할 것입니다.
별도견적을 담당하고 있는 임철현 차장은 별도견적을 받으면 최대한 빨리 전화로 응대
하고, 또 변동사항이 생기면 그때그때 전화를 한다고 합니다. 이게 정석입니다. 번거로워 보
이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총통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고객 응대에 밴드를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밴드를 활용하면, 고객이 전
화를 받지 않고도 상황을 알 수 있고, 우리도 좀더 쉽게 상황을 알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고객과 접촉을 더 긴밀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서비스 방침으로 삼고 있는, ‘더
편리하게’에 아주 잘 들어맞습니다.
프린트점을 제외하면, 인쇄물을 주문하는 건 상당히 어렵습니다. 템플릿도 다운받아 파
일을 만들어야 하고, 주문도 복잡하고, 입고도 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 전화통화를 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는 고객이 전화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사
정도 있었지만, 더 근본에는 CEO인 저나 우리 회사 전체의 시각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물론 사정은 있었습니다. 처음에 인력이 부족했고, 또 회사 형편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
런데 이게 원인일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고객과 직접 대화하고, 긴밀히 접촉하는 것이야말
로 매출을 증대 시키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광고비를 아끼더라
도 했어야 할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CEO인 저 자신의 판단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
인데, 저 자신을 놓고 보면,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전화번호도 잘 공개하지 않는 초창기 잘못
된 관습에 저 스스로 물들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두려움이었을 겁니다.
왜냐면 애드프린트 초창기 제품은 하자가 없는 게 없었습니다. 품질도 자신이 없었고, 사이
트도 엉성했고, 사람도 부족했기 때문에 전화를 받는 게 두려웠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두려움을 내놓고 해결하지 못하고, 미리 주눅이 들어서 고객을 피하는 습성이 생겼고, 그 습
성이 고착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스스로 성찰하다가 저는 이번에 전화를 활용해서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를 좀
더 다른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를 느꼈습니다.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는 그저 매출을 올리고, 고객 불만을 미리 해소한다는 경영 방침
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기본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우리를 먹여 살려주는 고객에게 좀더 긴밀하게 연락하고, 고객이 불
편을 느끼기 전에 미리 해소해주는 마땅히 해야 할 과정입니다.
저는 회사 생활도 저 자신을 성장 시키는 과정으로 삼으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회사는 아무래도 이익집단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지만
헤어지면 다시 만나기 어렵습니다. 헤어지고 나면 저 자신도 그다지 연락하지 않습니다. 어
떻게 보면 관계가 삭막합니다. 그러다 보면 굳이 회사에서 만난 사람과 관계를 더 깊이 가질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제가 만나는 사람과 그 순간순간
에도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합니다.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저 자신이 상대
방에게 정직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짧은 만남이어도 상대방을 진심으로 대하려고 애를 씁
니다. 그 과정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는 제 소관이 아닙니다. 저는 다만 저 자
신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그 과정이 상대방도 성장 시킨다고 믿고 진심으로 상대
방을 대합니다.
저는 전화 응대를 하고, 고객과 대화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전화를 통해서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 작업도 좀더 가치가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
서, 고객의 불만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만이라고 하면 좀 서글프지 않을까요? 비록 전
화와 게시판을 통해서이고, 그리고 얼굴도 모르고, 이제 접촉이 끊어지면 언제 다시 전화를
하게 될 지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과정을 소중히 여기면 고객과 만남을 어떻게 할 지도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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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람들은 너무나 잔재주 부리는 걸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도 속이고 남도 속입
니다. 성공만이 목표가 됩니다. 그저 순간순간 자기 이익만 생각합니다.
저는 여수룬-애드프린트에서 사람의 선한 측면에 기대를 걸고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제
가, 될 수 있으면 야근 없는 회사를 만들려고 애쓰는 것도, 또 주5일 영업일 제도를 고수하
는 것도 대개는 저의 이런 소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물론 저도 경영자니까 필요하면 구조조
정도 하고, 해고도 합니다. 그렇지만 근본에서는 사람의 선한 측면에 기대를 걸고 일을 한다
는 뜻입니다. 물론 저는 이렇게 해야 회사도 제대로 성공한다는 신념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
람의 악한 측면을 전제로 운영해야 하는 회사라면 안 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습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는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앞으로 두 달 뒤부터는 회사의 근본
이 흔들릴 만큼 위험한 일을 만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예상하지 못하는 일은 늘
일어나니까 말도 조심해야 하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3월 이후는 평안할 겁니다. 사실 여
기까지는 경영자가 모질었어야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유능한 경영자가 못 되는 것 같
습니다. 그런데도 여기까지 온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도움이었고, 임직원 여러분의 덕이었습
니다. 다행히 3월 이후가 평안해지니까, 저는 제 원칙을 좀더 잘 다듬어서 사람의 선한 측면
에 기대하고 운영되는 회사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저는 전화를 거는 일이든, 전화와 SNS를 결합 시켜서 고객과 더 긴밀히 만나는 일이든,
혹은 여수룬-애드프린트 내의 어떤 일이든, 제가 추구하는 경영 원칙이 관철되기를 바랍니다.
일을 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회사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
나지 않고, 사람과 일이 만나는 순간, 제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너집니다. 고객과 만남도 사
람과 사람의 만남이기를 바랍니다. 거래처와 만남도 사람과 만남이기를 바랍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것은 서로가 돕는 자로 선다는 뜻입니다. 저는 우리들끼리도 서
로 돕는 자이기를 바라고, 거래처와도 서로 돕는 자이기를 바라고, 고객과도 서로 돕는 자로
만남이기를 바랍니다. 저는 그런 여수룬-애드프린트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늘 오해가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돕는 자로 선다는 것은 잘못에
도 무한히 관대하다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저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해고 없는 회사를 만들
겠다는 이야기를 한번도 하지 않습니다. 저는 능력이 없는 직원은 내보냅니다. 그리고 평가
도 엄격하게 합니다. 저는 그것이 저 자신에게 정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정
직하게 행동하는 것이 해고를 당하는 직원에게도 잠시는 아프지만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
각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제가 제대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상대방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지, 무한히 관대하다는 식은 전혀 아닙니다.
저는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도 이런 마음으로 진행되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정직하게
고객을 대하면 그것이 가장 좋은 대고객 서비스가 될 것입니다. 나쁜 고객에게는 서비스를
중단해도 됩니다. 질이 안 좋은 고객은 경찰에 고소해도 됩니다. 그게 정직한 것입니다. 정
말 악질 고객 때문에 우리 구성원이 피해를 보거나 상처를 받으면 우리 구성원부터 보호해
야 합니다. 저는 매출 때문에 우리 구성원이 불필요한 피해를 받게 두는 것도 결코 옳지 않
다고 생각합니다.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하는 회사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를 하다 보면 힘이 들 수도 있습니다. 업무량이 늘어날 수도 있
습니다. 그렇지만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는, 짧게 봐도 길게 봐도, 우리에게 기본이고 중요
한 일입니다. 이런 일은 힘이 들 때도 원칙을 지키면서 꾸준히 하면서 문제를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그러면 그에 맞는 발전이 이루어집니다.
‘직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라는 내부 목표는 아무 힘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목표로 내걸려 있는 이상 이에 맞는 회사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지고 방법
도 개발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는 서비스’를 목표로 내세우고, 꾸
준히 방향을 찾아가면, 이 목표에 맞는 방법들이 더 많이 개발되고, 또 현재 일도 개선이 될
것입니다.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는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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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 일이 자기 자신의 성장을 위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구성원의 인격 성장과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도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저는 새로운 어떤 것보다 우선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잘 하는 여수룬-애드프린트를 만
들어 가고 싶습니다.
이제 2월말까지만 힘든 과정을 겪으면 됩니다.
잘 견뎌주시기 바랍니다. 그 이후는 평안한 시절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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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대책(對策)

2014. 01. 24. 금요일.

2014년 1월도 이제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지난 1년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우리 회사 월 손익분기 매출은 6천5백만 엔이라고 하지만, 지난 10월까지만 해
도 구성원이 지금보다 10명이 더 많았기 때문에 월 손익분기 매출은 7천5백만 엔이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내내 7천5백만 엔은커녕 7천만 엔 매출을 올린 달도 없습니다. 뒤집어 말


하자면 1년 내내 적자를 봤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작년에 적자를 계속 보면서도 10월에 들
어서야 겨우 조직을 축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 적자를 보면서도 뒤늦게야 조직을 축소
하기 시작한 이유는 아래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작년 8월 이전에는 전년도 동월 대비 매출이 40% 이상 성장했습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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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2012년 1월부터 계속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흐름이라면 조금 무리가 되더
라도 조직을 축소하지 않으면서 확대를 대비하는 게 옳았습니다. 그런데 이 흐름이 작년 8
월부터 갑자기 이상해졌습니다. 전년도 동월 대비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진 것입니다.
2012년 1월부터 시작된 성장세가 2013년 8월에 갑자기 떨어진 이유는 아직도 알 수 없
습니다.
2012년부터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한 데는 신상품을 꾸준히 내놓은 영향도 있을 겁니다.

위 3표는 2012년 1월, 3월, 6월에 팔린 상품의 종류입니다. 꾸준히 신제품이 출시되었습
니다. 그리고 2012년 7월에 제4회 동경판촉물엑스포에 참가하고, 그 이후 텔레마케팅을 시
도한 영향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도 전혀 알 수 없는 것은 재작년(2012년) 7월부터 1년 간 유지된 성장률이
작년(2013년) 8월 이후 갑자기 둔화된 이유입니다. 2012년에 지나치게 성장했기 때문에
2013년에 성장세가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2013년 7월까
지는 성장세가 이어졌는데 8월에 갑자기 주춤한 이유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작년에 미리 조직을 축소하지 못한 것은 8월 이후 성장세가 주춤하리라는 것을 전혀 예
측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013년 1월에서 7월까지 성장세라면 조직을 축소하기보다 효율
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작년 7월 이후 엔저가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어려울 때를 대비해서 그때 긴축했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주장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주장은 결과론이기 때문입니다.
회사를 아주 조심스럽게 운영한다고 해서 꼭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확대와 축소는 균
형이 잡혀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 예측한 것을 가지고 운영해야 합니다.
일본에 진출한 어떤 회사는 우리보다 2년이나 먼저 진출했지만 지금은 우리에 비해 매
출이 1/5에 불과합니다. 또 어떤 회사는 거의 폐업 일보전입니다. 이 두 회사는 그야말로 긴
축에 긴축을 거듭하고, 번 만큼만 재투자한다고 했지만, 현재까지는 우리에게 훨씬 뒤쳐졌습
니다. 긴축과 조심만이 올바른 운영은 아닌 예입니다.
우리가 어려울 때를 대비해서 조직을 축소 운영했다면, 아마 지금 중국 연락소는 없었을
겁니다. 그 당시에도 중국 연락소를 개설하지 말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만약 그때 그랬다
면 오히려 지금보다 더 어려워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개발실도 지금처럼은 절대 운영되
고 있지 않을 것입니다. 개발실에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정말 어려워졌을 수도 있습
니다.
저는 평가는 늘 균형이 잡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다가 보면 실패도 있고, 성공
도 있습니다.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 사업은 그 자체로는 실패했습니다. 영업점 사업도 실패
했습니다. 웹운영, 디자인 사업도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을 상품 소싱처로 확보
했고, 회사 프로그램을 월등히 안정 시켰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년에 조직을 다소 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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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게 운영했기 때문에 지금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낭비도 심했지만
조직이 매우 잘 정비가 되었습니다.
어쨌든 작년 8월 이후 매출 증가 추이를 잘못 예측했고, 이에 덧붙여 엔저가 시작되면서
작년 하반기 이후 올해 1월까지는 CEO로서 하루하루가 괴로움투성이였습니다. 제가 힘들면
조직도 당연히 힘듭니다.

잘한 점
그렇지만 상황이 어려운 중에도 우리는 정말 잘 한 게 많습니다. 우리가 잘 한 것은 이
제 여수룬이라는 조직의 유전자가 되었습니다.

모두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려운 중에도 각자가 맡은 일을 정말 잘해주었습니다. 구성원 모두 성실했고, 진지했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참으로 위험한 국면이었지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현장도 지원부서도 모두 열심히 했습니다. 상황이 어려울 때, 묵묵히 자기 일을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조직의 기풍이고 풍토입니다. 이것은 잘 보이지 않지만, 조직에서는 정말 중요
한 요소입니다.

서로 격려했습니다.
상황이 어려우면 서로 비난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비난하기보다 서로 격려하면
서 위기에 맞섰습니다. 가장 압권은 적지 않은 구성원들이 주주로 참여해준 것입니다. 돈은
정말 소중합니다. 그리고 무겁습니다. 회사가 위기였을 때, 구성원들이 소중한 돈을 투자해
주었습니다. 주주로 참가하지 못한 분들도 동참하지 못한 것을 진심으로 아쉬워해주었습니다.
저는 그 마음을 압니다. 그리고 부담을 준 것이 미안하기도 합니다. 참가해준 분들에게는 고
맙고, 참가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회사 전체를 놓고 보면, 어려울 때
구성원들이 주주로 참가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1월 급여는 늦긴 했지만 100% 지급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에 제가 30%는 유예
할 수밖에 없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 날 오후에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직원을 만났습니다.
그 직원이 저에게, ‘힘 드시죠. 그동안 잘하셨잖아요. 잘 될 겁니다. 힘 내세요. 몇 달 정도는
견딜 수 있습니다’ 하고 얘기를 해줬습니다. 울컥했습니다. 비난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게
이야기할 줄 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그런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겉
으로 드러내서 얘기를 하지 않을 뿐이지, 대개는 서로 격려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
기 때문에 지금 어려운 중에도 조직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침착했습니다.
매출 증가 추이를 잘못 예측하고, 엔저가 오면서 조직이 위기에 빠졌지만, 우리는 가볍
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조직을 축소하는 것도 다급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작은 조직으로서
는 놀랄 만큼 인내하면서 천천히 조직을 줄였습니다. 그 때문에 조직을 줄이는 과정에서 큰
소리가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기다릴 줄 안다는 것도 살아보면 참 지혜롭다는 것을 알게 됩
니다. 기다릴 줄 아는 힘도 이제 여수룬에는 유전자로 남을 겁니다.

살릴 것은 살렸습니다.
위기가 닥치면 누구나 본능에 따라 급격히 몸을 움츠립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
지 않았습니다. 농사꾼이 식량이 아무리 부족해도 내년에 뿌릴 종자는 먹어 치우지 않듯이
우리는 2014년 시즌을 염두에 두면서 적절히 줄였습니다.
중국 사무소, 개발실, 상품개발실, 일본 영업소를 모두 살렸습니다. 이제 이 조직이 회사
를 먹여 살릴 겁니다.

효율이 높아졌습니다.
조직을 줄임과 동시에 구성원들이 적재적소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소통’

3
을 중요하게 여기는 조직 전통을 만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대책을 만들었습니다.
위기에도 불구하고 12월부터 데이터 재입고 안내 전화를 하기 시작했고, 1월부터는 ‘고
객에게 먼저 다가가기’를 정책으로 만들어서 단기 난국을 타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어쩌지
어쩌지 하면서 걱정하는 대신 우리는 난국을 타개하는 정책을 만들어서 대처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무조건 줄이기 대신 대책을 만든 것은 우리가 참 잘한 일입니다.

2월 이후
이제 1월도 다 지나갔습니다. 저도 나이가 먹고 보니 시간은 가는 거라는 상황을 잘 활
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1월만 해도, 12월부터 2월, 특히 1월을 어떻게 견디나 하고 사람
들이 걱정했지만, 저는 이 시간도 갈 거라는 걸 잘 알았고, 우리가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에 그다지 크게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제가 참 잘한 일입니다. 리더인 제가 우왕좌왕하고 불안에 떨었으면 조직이 엉망이
되었을 겁니다. 저라고 초조하지 않을 리가 있겠습니까? 하루에 몇 십 번은 매출 상황을 들
여다 보고, 자금흐름표를 보면서 이후 자금흐름을 예측합니다. 한번만 보면 될 일을 시시때
때로 본다는 것은 그만큼 초조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 상황에서 초조해하기보다
미래를 예측하면서 인내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제가 묵묵히 버틴 것은 참 잘한 일입니다.
어려울 때의 아버지 역할을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상황이 어려운 것을 인정하면서도 긍
정하는 마음을 절대 잃지 말고, 가족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것이 가장이 해야 할
일입니다. 어렵다고 가장이 초조해 하고, 불안해 하면 집이 진짜 망합니다.
물론 힘들 때 가족이 격려하고, 지지하고, 지원하지 않으면 아무리 가장이라도 견딜 재
간이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려해준 구성원들 덕분에 위기 때도
그래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보낼 수 있었고, 구성원 여러분에게 감사 드립니다.
긍정하는 마음은 밝은 대책을 만들어 내고, 불안한 마음은 어두운 대책을 만들어 냅니다.
반드시 그렇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리더를 중심으로, 리더를 지원하면서 긍정하는 마음
으로 보내는 것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해냈습니다. 이 유전자도 이제 여수룬
에 그리고 여수룬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 세포에 확실히 새겨졌을 겁니다.
1월이 지나고 나니 어떻습니까? 정말 미래가 밝지 않습니까?
지난 번에 소개한 매출 예측표를 다시 한번 봅시다.

이 정도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지 않습니까?

4
부정적인 사람은 또 이런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작년 예측이 틀린 것처럼 올해 예측도
틀릴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억지로 가능성이 적은 것까지 끌어와
서 걱정하는 것은 어리석습니다.
3월 이후는 월 매출이 6천5백만 엔은 무조건 넘습니다.
조직이 정비 되었고, 우리도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전년도 동월 대비 15% 이상 매출
증가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는 이제 3월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역량 손실을 최소로 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
각합니다. 이 역량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선은 지난 주에 말씀 드린,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를 정착 시켜야 합니다. 기억을 되
살리기 위해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기’의 세부 과제를 다시 한번 나열합니다.

1. 재입고 요청 메일을 보내고 나서 곧장 전화를 해서 안내한다.


2. 별도 견적 요청을 받으면 최대한 빨리 직접 전화를 해서 확인한다.
3. 사이트에 문의가 들어오면 될 수 있는 대로 전화를 해서 확인한다.
4. VIP고객 담당자를 정해서 고객이 조금이라도 마음 편하게 연락할 수 있도록 한다.
5. 전단, 중철, 무선철과 1만 엔 이상 주문은 수취 후 전화를 해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
하는 해피콜을 한다.
6. 해피콜을 전 주문 고객에게 확대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
7. 신규 고객이 가입하면 전화해서 안내한다.
8. 휴면 고객을 깨우는 전화를 한다.
9. 미입금 고객에게도 전화로 알린다.
10. 발송에 문제가 있으면 미리 알린다.
이 일은 잘 진행되고 있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전화를 하는 분들도 꼭 해야 하
는 일이라고 인정을 하고 있고, 보고를 보는 우리도 기쁩니다. 그만큼 가치가 큰 일입니다.
이 외에 3월 이후를 대비해서 해야 하는 일은, 우리 회사 상품 경쟁력을 보강해주는 일
입니다. 즉, ‘더 좋은 상품’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우선은 주력인 명함, 스티커 상품을 보강해야겠습니다.
아래는 우리 회사의 상품군(商品群) 별 매출 점유율 변화 추이입니다.

표에서 보이는 것처럼, 우리는 많은 상품을 새로 내놓았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명함과


스티커, 실사출력물의 비중은 더 커졌습니다. 한두 달의 추이가 아니라 경향입니다. 우리는
이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명함, 스티커, 현수막은 우리가 제작을 직접 관리하고 있고, 이익률도 좋은 상품입니다.
경영진은 늘 명함 경쟁력이 떨어질까 봐 늘 걱정이 많습니다. 최근 들어 일본에 저가 명함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더 그렇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우리 회사 명함은 경쟁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회사 명함의 강점
을 더 잘 이해해야 하고, 부족한 점을 보강해야 합니다.

5
스티커는 아직까지 아주 막강한 가격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상품을 보강하고 추가
할 여지가 매우 많습니다. 자석 스티커와 메탈 스티커도 스티커에 넣는다면 시장은 아직 전
혀 개척되지 않았습니다. 자석 스티커나 메탈 스티커 한 종류만으로도 몇 십 명은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실사출력물, 광고물도 개척할 수 있는 시장은 너무 많습니다.
우리는 잘 팔리고 있는 상품을 보강하는 것이 새로운 상품을 추가하는 것보다 매출을
증가 시키는데 더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새로운 상품을 추가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뜻이 될 수도 있는데 그건 또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최근 들어 봉투와
부직포백 상품을 보강했더니 매출이 올라가는 것을 우리는 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 잘 나가
는 상품을 보강하는 것과 신상품을 출시하는 것을 균형 있게 처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시기는 주력상품을 보강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앞에서 3월
이후는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했지만, 그것도 예상일 뿐 또 어떤 일이 닥칠지 모릅니다. 우
리는 후다닥 이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일단 안정 국면에 들어가고 나서 다음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지금은 무엇보다도 잘 팔리는 상품을 더 많이 파는 것이 중요합
니다.

기존 고객에게 더 많이 팔기
잘 팔리는 상품을 더 많이 팔기

이것을 통해, 상반기에 매출을 안정 시키면 그 다음부터는 좀더 멀리 내다 보고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상반기를 돌파하고 나면, 판매망을 중국과 한국으로 확대하는 사업, 입점
유치 사업에 힘을 몰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리면 곤란을 겪을 수 있지만, 지금은 위기 국면은 끝나가고 있
다는 마음으로 좀더 단기 매출 증대를 위해 노력합시다.
다행히 1월 내내 환율이 10 이하로 떨어지지 않은 것은 참 좋은 조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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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가격 인상

2014. 02. 07. 금요일.

최근 며칠 참 초조합니다.
애드프린트의 몇 년 치 매출 통계와 최근 몇 개월 매출 통계를 살펴 보면 3월부터는 월
매출이 6천5백만 엔을 무조건 넘습니다. 더군다나 올해 3월에는 임철현 차장이 이미 400만
엔 매출을 확보해두고 있다고 하니까 여유 있게 6천5백만 엔을 넘습니다. 이 예측은 거의
틀리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초조한 것은 아무래도 1월27일부터 2월5일까지 매출이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월27일부터 2월5일 사이에 중국 춘절이 있고, 월말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을 감
안해도 매출이 그다지 좋지 안습니다. 거기다가 회사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급여를 100% 주
지 못하는 상황까지 겹친 게 저를 초조하게 만들고 있는듯합니다.
지금은, 마치 무협지 주인공이 수련을 끝내는 마지막 테스트에서 정신을 잃을 것 같이
힘든 상황을 만난 기분입니다. 천년 묵은 이무기가 용이 될 기회를 얻어 마지막 백 일 기도
를 하는데 99일 째 온갖 시련이 닥쳐오는 그런 느낌입니다.
이 기간만 통과하면, 이제 우리는 많든 적든 투자할 자금을 스스로 만들면서, 하고 싶었
던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더 많은 판매자를 입점 시킬 수 있게 되고, 더 많은 나라에 명
함과 스티커를 판매할 수 있게 되고, 다른 나라에 다른 아이템을 판매할 수도 있게 됩니다.
이미 많은 경험을 쌓았고, 조직을 잘 정비했고, 정말 좋은 프로그램을 갖고 있고, 무엇보다
우리 각자의 실력도 좋아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3월이 절실히 기다려지는 것이고, 3월이 기다려지는 만큼 최근의 매출 부
진이 저를 초조하게 만듭니다. 어떤 면에서는 그냥 시간만 가면 해결될 일인데, 막바지에 매
출이 생각 밖으로 주춤거리니까 초조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다림
이럴 때는 대체로 참고 경거망동(輕擧妄動)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두르
지 말고, 작은 변화에 민감하지 말고,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면서 뚜벅뚜벅 걸어가야 할 때
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황에서 취해야 할 태도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말은 ‘호시우보(虎視
牛步)’입니다. 호랑이 눈으로 보되, 소처럼 뚜벅뚜벅 걷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아도 상황은 나쁘지 않습니다.
매출이 지난 해 1월에 비해 겨우 10.23% 증가한 1월에도 주력 상품인 명함, 스티커, 현
수막 1일 평균 매출은 작년 1월에 비해 월등히 좋습니다.
명함류, 스티커류, 실사출력물류 매출을 합하면, 우리 매출에서 77% 가까이 됩니다. 이
세 아이템의 1월 매출은 작년 1월에 비해 30%가 증가했습니다. 주력 세 아이템의 성장률이
30%에 이른다는 것은 조사한 저도 놀랄 정도입니다. 더군다나 이 세 아이템은 마진도 좋습
니다. 이렇게 보면 지금 주력 아이템 외 상품의 성장률에 문제가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책
자류는 성장 하기는커녕 46%로 역성장까지 했습니다. 기본 아이템 성장에 문제가 없다는 것
은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그리고 환율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이사회가 달러 양적 완화를 축소한다(달러를 더 발
행하지 않겠다)고 발표 하면서 우리에게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100엔
당 1,000원 이하로 내려갈 것을 감안하고 예산안을 짰는데, 최소한 3월, 4월까지는 1,000원
이하로 내려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이 두 상황만 놓고 봐도, 초조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럴 때는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멀리 내다 보면서 단기 조치를 착실하게 해나
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1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당월 순이익이 1년 뒤나 되어야 온다거나
하는 사정이 아니고, 길어야 두 달, 짧으면 한달 보름만 견디면 되는 사정이니까, 이에 맞게
활동하면 됩니다.

가격 인상
일단 올렸다가 다시 내리는 한이 있더라도 2월 중에 스티커류와 명함류 가격을 10~20%
정도 올리려고 합니다. 그동안 경쟁 업체가 우리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서 우리가 가
격을 인상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최근에 경쟁 업체가 가격을 인상한 것이 확인 되었습니
다. 우리가 부담을 조금 덜 안고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생겼습니다. 경쟁 업체도 지금
의 엔저 상황이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이 분야에서도 역시 기다리는 것이 참 중요했다는 생
각이 듭니다. 상황은 누구에게나 다 어렵습니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누가 더 인내하느냐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난처할 때는 먼저 움직이면 대체로 손해를 보게 되어 있습니다. 가
격을 올리는 부담스런 일에 우리가 먼저 움직이면 아무래도 선택의 폭이 좁아집니다.
물론 가격은 안 올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일단 편해
야 합니다. 우리가 안전하고 편해야 좋은 서비스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가 먼저 편해야 한다는 주의입니다. 우리 회사 경영 모토에는 ‘직원이 행복한
회사’라는 모토가 ‘고객이 부자 되게’라는 모토 앞에 있습니다. 직원이 행복하지 않으면 고객
에게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고객 응대 전화도 10
시부터 5시까지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저라고 해서 고객 응대를 9시부터~6시까지로 늘리면
당장은 좋다는 것을 왜 모르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직원이 회사에 오자마자 고객 전화부터
받아야 하고, 퇴근 시간까지 전화를 받아야 하는 상황은 멀리 보면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
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기 일을 정리할 시간도, 회의를 할 시간조차도 없어지
기 때문입니다. 주5영업일 제도를 철저히 지킨 것도 그런 이유였습니다. 우선은 개인의 삶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제도는 서비스 인원이 늘어나거나 근무 시간을 바꾸면 바뀔 수 있습니다. 개인
에게는 기존과 같은 환경을 보장하되, 근무일과 시간을 조정해서 고객에게 서비스 시간을 더
늘릴 수는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회사 해당 서비스에 근무하는 인원이 어느 정도 확보되었
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는 개인을 희생 시키면서 고객 서비스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회
사가 망할 지경이 되면 그러지도 못하겠지만, 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개인의 삶을 지켜
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가격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격을 올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회사 수익의 확보
가 더 중요합니다. 회사가 안정되지 않으면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불
가능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 회사의 최대 과제는 빨리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다행히 경쟁
회사가 명함, 스티커 가격을 올린 상황을 활용해서 우리 상품 가격도 인상해야겠습니다. 저
는 우리 회사 상품은 일단 싸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사가 가격을 인하하면
같이 인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예의 주시하면서 가격을 인상합니다.
경쟁사의 상황을 감안하면 3월부터 6개 월 정도는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고 봅니다. 그 이후 일은 그때 가서 대처합니다.
명함류와 스티커류의 매출을 합하면 3월경에는 4천 만 엔 정도가 됩니다. 15% 정도 인
상을 통해서 최소한 4천만 원 전후의 추가 이익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운이 좋아서 환율이 지금 수준을 유지해주면, 예측에 비해 2천만 원 정도의 환차
익이 생깁니다.
여기에 3월부터는 퇴직자가 생기면서 지급해야 하는 모든 비용이 다 지급되는 상태입니
다.
이 조치를 통해 3월에 안정 국면으로 빨리 들어가려고 합니다.
애드프린트의 가장 기본 서비스 방침은 ‘좋은 물건을. 싸게’입니다. 이 방침을 다소 거스
르는 것입니다만, 무엇보다 우리 안정이 더 중요하니까 그렇게 합니다.

2
서비스 보강
상품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정말 부담스럽습니다. 자칫하면 그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
이 되기 쉽습니다. 세상 일을 누가 알겠습니까? 가격을 올려서 고객이 등을 돌릴 수도 있습
니다. 혹은 우리가 모르는 경쟁사가 있었을 수도 있고, 또 새로운 경쟁자가 뛰어들 수도 있
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을 올리는 것은 정말 두렵습니다.
2004년에서 2007년까지 골판지 택배 박스 판매 사이트인 www.danboru.net을 운영할
때 두 번 가격을 올렸습니다. 그때 기억이 납니다. 정말 조마조마했습니다. 가격을 올렸다고
고객이 등을 돌리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이만저만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몇 번인가 그만둘
까 고민하다가 올리곤 했습니다.
막상 올리면 일부 저항이 있지만 저항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이탈하는 고객도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은 우리는 어떨까요? 골판지 택배 박스보다도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은 적습니다. 택
배 박스는 옮겨가기도 쉽지만, 명함 스티커는 우리보다 더 싸게 파는 곳이 아직은 눈에 보이
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두렵습니다. 결정권은 고객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격을 올리는 것은 아무래도 손님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기 때문에 고민이 됩니
다. 아무리 우리가 먼저 안정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원래는 매출을 늘
려서 이익을 확보하는 게 좋은데, 매출이 늘어나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가격 인상으로 이
익을 확보하는 것이니 부담이 안 생길 수가 없습니다. 이번 가격 인상은 어쩔 수가 없어서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고객에게 미안한 겁니다.
가격 인상으로 고객이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리고 또 우리가 미안한 것을 보상하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습니다.
웹 페이지를 더욱 편리하게 만들고, 추가 상품을 제공하고, 동시 발송 품목을 확대하고,
전화를 통한 고객 지원을 더욱 잘하는 등 서비스를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히 그동안 우리가 실력을 잘 축적했고, 지금도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잘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도 잘해왔고, 또 서비스 개선은 늘 해야 하는 일이긴 하지만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특별한 시점이므로 조금 더 신경을 쓰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각 팀, 각 부서는 좀더 팀 단위로 업무를 점검해보고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
습니다. 지금까지 어려운 형편에도 우리는 맡은 일을 잘해왔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
니다. 이제 여기에 덧붙여 서비스 개선을 위해 좀더 조직 단위로 업무를 점검하고 장기 계획
을 세우고 단기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팀 리더를 중심으로 팀이 ‘열심히’가 아니라 ‘잘’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좋은 물건을,
싸고,
빨리,
그리고 편리하게.

지금 ‘싸게’라는 모토에 다소 문제가 생겼습니다. 특별한 시기라는 뜻입니다. 이 문제를


해소하려면, 나머지 세 개를 최대한 잘 하는 게 중요합니다.
사업본부에서는 주5영업일이 아니라 주7영업일 제도를 도입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전화
응대 시간을 늘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싸게’에 다소 문제가 생기므로, ‘빨리’와 ‘편리하게’로
보강하는 것입니다.
주5영업일이 아니라 주7영업일 제도를 채택한다고 하면 당장 인원을 늘려야 한다고 생
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 체크는 금요일 오
후 분부터 월요일 오전 분까지를 월요일에 작업했는데 이것을 토요일에도 하는 것뿐입니다.
한 사람이 근무일을 조정하면 됩니다. 업무를 분산 시킴으로써 고객도 편하고, 우리도 편해
질 수 있습니다.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것을 노동강도를 높인다는 말로 해석하거나 혹은 그렇게 일을 지

3
휘하는 것은 역시 고정관념입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고정관념과 부단히 싸워왔습니다. 고객
을 위한 서비스 개선이 곧 우리가 편해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 그런 방향으로 일을 해
야 합니다. 어쩔 수 없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객을 향한 서비스 개선이 우리 업무
개선과 연동되어야 하고 또 될 수 있습니다.
방향은 분명합니다. 가격을 올리는 특별한 시기이므로 다른 서비스를 특별히 더 잘해야
합니다. 이것을 노동강도를 높여서 해결하지 말고 시스템을 바꾸어서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집단의 창의력이 절대로 필요합니다. 늘 하던 방법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채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고객을 향한 서비스 개선과 우리의 편리함을 같이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동안은 당장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고, 조직도 정비가 안 되어 있어서 잘 할 수 없었
던 면이 있습니다만, 이제는 가격 인상을 보상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멀리 가기 위해서도 그
렇고 지금까지 ‘열심히’ 한 것을 ‘더 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아내야 합니다. 작업 방법도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조직력으로
이를 위해 각 단위 조직 책임자를 중심으로 팀이 목표를 명확히 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
기 위한 실행 계획을 잘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팀이 그 목표를 잘 인식해야 합니다.
여수룬에서 그나마 제가 잘한 것은 이것입니다.
저는 여수룬 리더로서 여수룬이 나갈 방향을 계속 알렸습니다. 전언을 통해서, 또 아침
조회를 통해서, 그리고 여수룬 밴드를 통해서, 또 한 때는 직급자 교육을 통해서 계속 알렸
습니다.
여수룬 직원들은 아주 명확하게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CEO가 하려는 구상을 이해합
니다. 제 얘기여서 어색합니다만, 저는 제 활동을 통해 팀이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 지를 보
여줬습니다.
저는 각 단위 조직 리더는 제가 하듯이 어떻게든 목표 혹은 방향 혹은 비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든 조직원들에게 잘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
도록 도와야 합니다. 리더가 해야 하는 일 중 가장 소중한 일이 바로 목표를 제시하는 것입
니다.
그리고 팀 구성원들은 리더가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리더는 혼
자서 구상할 능력이 없습니다. 말 상대가 되어줘야 하고, 좋은 파트너가 되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리더가 정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일을 정말 열심히 하고, 성실하게 하고, 정직하게 합니다. 여기에 이
제부터 집단력을 만들어가는 방법을 배우고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여수룬은 개인이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조직을 운영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팀 단위의 목표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팀 단위로 목표를 세울 수 있는
조건도 그다지 안 되었고, 또 저도 강력하게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모두 수준
이 한 단계 올라왔고, 충분히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달까지 매 월 첫째 주 금요일에 하던 평가회를 이번 달부터는 매 월 마지막 주에
계획수립회로 바꾸어서 진행합니다.
이것도 그런 의미입니다.
지금 여러 가지 서비스를 개선해야 할 때입니다. 가격인상이 자충수가 되지 않으려면 고
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팀 단위 논의가 긴밀해져야 합니다.
현재 서비스를 진단하고, 개선안을 내고, 다른 부서의 바뀌는 서비스에 어떻게 적응할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팀 단위에서 좀더 긴밀하게 논의하고, 팀 단위 작업을 개선할 방안을 내야 합니다.
어떻게 개선해야 할 지를 상의해야 합니다.
가격을 인상하는 이 시기에 특별히 중요한 일이지만, 가격 인상과 상관 없이도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다만, 지금 특별히 더 중요하게 된 것뿐입니다. 가격 인상을 하는
이 시기에 서비스 개선을 한번 더 생각해봅시다.

4
개선할 일은 참 많습니다. 아니, 개선할 일뿐입니다. 개선은 원래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방법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수십 가지, 수백 가지입니다. 이건 정말 제가 경험한 일입니
다. 고정관념을 버려야 합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뒤집어서 보려고 노력해야 합니
다.
계속 말씀 드렸듯이, 모든 일은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무조건 받아들이고, 사물을 새로
운 눈으로 바라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대화를 많이 해야 하고, 토의를 많이 해야 하고, 회의를 많이 해야 합니
다.
새로운 관점은 새로운 지식이 들어가지 않고는 나오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는 것은 새로운 지식을 손 쉽게 흡수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려
면 그 사람이 실력이 있는 사람이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 공부한다는 것은 결국 책으로 정리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과 대화하
는 과정입니다. 잘 정리된 지식을 흡수하는 과정입니다.
팀, 집단 단위의 창조 활동이 특별히 중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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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기본(基本)

2014. 02. 14. 금요일.

지금 흐름이 유지 된다면 회사는 안정권으로 들어갑니다. 올해 1월에는 작년 1월에 비


해 9.87%밖에 성장하지 못했고, 2월에도 12일 현재까지 8.88% 성장이 추정되고 있어 아쉬
움이 너무 큽니다만, 그래도 3월부터는 더 이상 빚을 지지 않고, 지금까지 진 빚을 조금씩
갚으면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 됩니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자금 상황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어려운 길을 헤쳐 왔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표를 보면 2012년부터는 그래도 월말에 현금이 있었습니다. 이 상황은 2012년 10월


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엔고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환율이 2013년 1월
들어서는 100엔 당 1186.4엔까지 떨어지면서 회사 현금 사정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습니다.
결국 2013년 1월부터는 계속 적자가 쌓여 올해 2월 말에는 6억 원 이상 자금이 부족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 표를 보면 엔저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타격을 줬는지 너무 잘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이전 엔이 우리에게 좋았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우리가 살 수도 있었던 것입니다만. 2013
년만 보면 그야말로 암흑기(暗黑期)입니다.
이 표를 보면 최고점이었던 2012년 7월에 비해 2014년 2월까지 무려 9억 가까이 적자
가 난 셈입니다.
이 사이에 차입, 임직원 투자, 제휴사에 지급 보류, 급여 유예로 간신히 버텼습니다.
2012년에 확장기로 접어들자마자 갑자기 상황이 반전, 혹한이 닥치면서 회사가 급격히
안 좋아졌습니다. 이 때 저는 2007년부터 힘들게 운영해서 어두운 터널을 다 지나왔다 싶었
는데 터널 입구가 오히려 아주 멀어져 버린 느낌을 받았습니다. 2013년 내내 정말 끔찍했습
니다. 그야말로 고난의 시기였습니다.
이 어두운 터널을 이제 우리가 나서고 있습니다.
고난은 ‘변장된 축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난을 겪을 때면 죽을 것 같습니다. 2013년
내내 저도 그랬습니다. 숨도 제대로 쉬기 어려웠습니다. 계속 쌓이는 적자를 보면 암담했습
니다.
물론 저는 이 고난이 끝난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통계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만 확신은 확신이고 하루하루 삶은 고통스럽기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고통스러울 때 필요한 것은 소망과 인내뿐입니다. 이 고통이 반드시 끝나고 고통 뒤에는
밝은 미래가 있다는 소망이 있고, 그 소망은 인내할 때만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있어야 버틸
수 있습니다. 이건 말로 할 때는 쉽지만 실제로 겪어보면 정말 어렵습니다. 그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흔들리고, 저도 흔들립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인내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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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난을 겪으면서 우리는 군살을 다 뺐습니다. 그리고 고난을 겪으면서 진짜 같이 할
수 있는 동료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확장기와 달리 고정비는 어느 정도 정해졌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난다고
해서 조직을 자동으로 늘려야 할 상황도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무엇보다 100엔 = 1,000원 환율을 버틸 수 있을 만큼 매출이 성장했습니다.

100엔 = 1,000원을 환율을 버틸 수 있는 매출! 이것이 진짜 힘입니다. 우리가 특별히 실


수하지 않은 한, 이제 우리는 어두운 터널로 다시 들어갈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세상
일은 모르고, 또 괜찮다고 하는 순간 또 다른 고난이 닥치곤 합니다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
도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수룬이 여기까지 온 것은 기적입니다.
여수룬은 2007년에 자본금 5천만 원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2013년에 7억2천만 엔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여수룬은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2014년1월 현재 4만7천3백 명의 고객을 모았습니다.
한 명 한 명 우리 손으로 모았습니다. 그저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프린트점, 법인, 가게로
구성된 구매력 있는 고객을 모았습니다.
여수룬은 외국계 기업이 거의 진출하지 못하는 일본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수룬은 성장했고, 또 고난의 2013년을 버텨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저는 운이 좋았고, 기적이었다고
밖에는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 시대 경영 그루라고 하는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책
에서, 성공한 회사들은 대부분 운이 좋아서 성공했는데 성공한 다음에는 자만심이 생겨서 과
욕을 부리다가 망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성공하고 나면 CEO가 자기가 잘해서 성공했다고 착각하게 되고, 자기가 잘해서 성공했
으니까 어떤 일이든 잘 할 수 있다는 교만한 마음을 갖게 되고, 무리한 투자를 하게 되면서
망하는 길로 접어든다는 뜻입니다.
저도, 여러분도 깊이 생각해야 할 교훈입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여수룬


이전에도 어느 정도는 그랬지만 터널을 빠져 나오고 있는 지금 저는, 회사를 다시 생각
해봅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목표가 뭔가?
물론 저는 여수룬을 커다란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사람을 희생하면서
커다란 회사를 만들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제가 지금 여수룬을 운영해서 초일류 기업을 만
들 것도 아니고, 또 그런 회사는 제가 만들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
입니다. 저는 선택하라고 하면 ‘사람이 사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기업은 이윤을 목표로
합니다. 그걸 제가 무시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사람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회사’가 이윤도
만들어낸다고 믿고, 그 믿음을 갖고 살아보려고 합니다.
이 믿음은 여수룬 목표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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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룬의 제1목표는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제2목표는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이고, 제3목표는 ‘고객이 부자 되는 회사’입니
다.
저는 앞으로도 이 목표를 가지고 여수룬을 운영해보려고 합니다. 사람이 성장하는 결과
로 회사도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회사가 3월 이후 조금 더 안정되면 구성원
의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을 다시 가동 시켜보려고 합니다.
물론 우여곡절이 있을 거고, 전진과 후퇴가 반복 되겠지만, 궁극에는 이 목표를 향해 나
아가려고 합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도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해보기를 바랍니다. 제가 무엇을 목표로 여
수룬을 운영하는가를 고민할 때, 여러분은 회사에 왜 다니는가를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경영자로서 저는 목표와 비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저에게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누구나 그래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여수룬에 소속 되어 있습니다.
여수룬에서 성장하려면, 여수룬과 여수룬 CEO의 비전을 자기 비전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이 유리합니다. 1~2년 있다가 나갈 사람은 상관이 없는 일이지만, 자기 인생을 여수룬에서
상당히 오래 동안 걸어야 할 사람이라면 여수룬과 여수룬의 CEO의 비전을 적극 받아들이는
것이 무조건 유리합니다.

정직한 회사
사람이 존중되는 회사라는 말에도 이미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저는 여수룬이 정직한 회
사이기를 바라고, 또 여수룬 구성원들이 정직하기를 바랍니다.
세상은 정말 돈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만큼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회사는 회사대로 정
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탈세를 하고, CEO는 배임하고 횡령하며, 구성원들도 요령을 부리는
게 몸에 배었습니다.
그런 회사에 비하면 여수룬은 정말 좋습니다. 간부들은 정직합니다. 평직원들도 정말 성
실하고 정직합니다.
저는 여수룬이 정직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또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저는 경영지원팀에도 회계를 정직하고 투명하게 하라고 여러 차례 부탁을 합니다. 편법
을 쓰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서 중부세무서에서 수출입 관련 매우 까다로운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또 한 차례 요구를 했습니다. 사실 세무서에서 자료를 요구하고 뭔가 꼬투리
를 잡으려고 달려들면 빠져나가기 어렵습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경영지원팀이 세무서의 요구를 충족 시켰습니다. 먼지가 안 났습니다. 며칠 전
에도 중부세무서에서 세 명이 파견되어 조사를 했는데 달랑 9만 원 차이 나는 것만 지적했
다고 합니다.
정직함은 이럴 때 힘을 발휘합니다.
저는 이런 정직함이 여수룬이라는 조직의 유전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정직은 신뢰의 기초입니다. 신뢰는 속도입니다. 신뢰는 관리를 줄여줍니다. 신뢰를 확인
하는 과정을 생략 시켜줍니다. 신뢰는 곧 생산력 향상입니다.
정직함은 엄청난 생산수단입니다.
제가 사람에 기댄다는 말은 이런 의미입니다. 사람이 곧 힘입니다. 정직한 사람의 모임
은 힘이고 곧 생산력입니다.

겸손한 회사
여수룬이 여기까지 온 것은 하늘의 도움이었습니다. 우리가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
니다. 우리가 잘한 것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만큼 노력하지 않는 회사가 어디 있습니까?
또 우리만 잘한 것도 아닙니다. 다른 회사는 우리보다 돈도 더 많고, 기술도 더 많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다른 회사에 비해 훨씬 빨리 성장한 것은 운이 좋아서였습니다.
운이 좋았던 것인데, 내가 잘해서라고 생각하는 순간 교만해집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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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저는 우리끼리도, 그리고 고객에게도, 그리고 제휴사에게도 겸손했으면 좋겠습니다.
돈이 좀 생기면 배짱이 생깁니다. 주머니가 두둑해지면 건방져집니다.
저는 어려운 시절을 생각했으면 합니다.
우리 서로를 소중히 생각하고, 한 명의 고객을 소중히 생각하고, 우리 거래처를 소중히
생각하는 회사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겸손한 것도 인격 성장의 지표입니다.

상식이 통하는 회사
1년에 한번 정도는 전언으로 ‘돈에서 정직해라, 남녀 관계에서 조심해라’는 말씀을 드립
니다. 다 상식이 통하는 회사를 만들자는 뜻입니다. ‘가정을 소중히 여겨라’는 말도 상식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회사 돈을 함부로 쓰지 않는 풍토를 잘 만들었습니다. 저도 그런 원
칙을 잘 지키려고 애를 씁니다.
돈에서 정직하자는 말을 할 때마다 하는 말이 있습니다. 여수룬에서는 실수해서 큰 돈을
물어줘야 할 때도 시말서를 쓰게 하거나 심하게 질책한 적은 없습니다. CEO로서 속이 쓰리
긴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실수는 누구나 하므로 금액이 크고 적고는 문
제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성실한 여수룬 직원이라면 일부러 실수했을 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수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은 거의 대부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금액이 작아도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은 해고를 해버릴 정도로 엄격하게 문제를
다루려고 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그런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여수룬 임직원들이 그만큼 정
직했기 때문입니다.
돈에서 조심하자는 것은 고객과 거래며, 거래처와 거래며, 회사 돈 사용에도 다 적용됩
니다.
남녀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녀 문제는 돈에서 정직한 것보다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여수룬에서 돈 문제는 아직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남녀 문제는 서너 차례 등장했습니다.
바깥 생활도 그렇게 하면 좋지만, 바깥 생활까지 회사가 따질 일은 아니고, 최소한 회사 안
에서만큼은 남녀 문제에서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 안에서 부적절한 만남은 무조건 해고 대상입니다. 청춘 남녀의 만남은 회사가 오히
려 장려해야 할 일입니다. 그렇지만 회사에서 만났다가 헤어질 때는 반드시 회사에 타격을
줍니다. 조심할 일입니다.
가정을 잘 돌본다는 것도 참 중요합니다.
가정 생활이 무너지고 회사 생활을 잘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사람의 뇌가 두 개가
아닌데,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정이 무너진 상태에서 회사 생활을 잘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제가 회식을 장려하지 않는 이유도 이런 이유입니다. 대신 저는 2012년에 가족도 데리
고 여수박람회에 참가한 것처럼 개별 가정이 하기 힘든 일을 회사 차원에서 하는 방법으로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풍토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는 6시 이후에 직원들끼리 회사 밖에서 만나는 것도 사실은 반대합니다. 하고 싶은 말
은 근무 시간 중에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할 말이 많아서 퇴근 시간 이후에 직장 주변에
남아 이야기한다는 것도 저는 별로 말 같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근무 시간 중에 정말 바빠서
대화할 시간이 부족할 정도라고는 별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돈독히 하기 위해 시간을 투여해
야 할 곳은 가족과 관계입니다. 동료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투자할 정도로 시간이 여
유가 있다면 좀 이상합니다.
저는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이 모두는 상식이 통하는 생활에 연결됩니다.
일과 휴식이 조화를 이루는 여수룬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휴식이 있어야 진정한 노동을
이룰 수 있습니다. 휴식이 있는 진정한 노동이 여수룬의 생산력이 되게 하고 싶고,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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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 위해서 저는 저대로 삶의 철학을 잘 세워야 하고, 여러분은 여러분대로 삶의 철
학을 잘 세워야 합니다.
근본은 저는 왜 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여러분은 왜 회사를 다니는지를 생각하는 것입니
다.
이제 여수룬은 어두운 터널의 출구로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다.
저는 여수룬이 기본을 지키는 회사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그런 회사를 만들기 위
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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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줌업

2014. 02. 21. 금요일.

예측대로 진행된 2월 매출
사람이 앞날을 예측하는 건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설사 예측대로 되었다고 하더라도 내
용을 들여다 보면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는 격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회사 매출도 그렇습니다.
지금은 전언을 쓰는 목요일 새벽입니다. 전 날(19일, 수요일)까지 상황을 기준으로 하면
이번 달 매출은 작년 2월에 비해 14.88% 성장한 6,200만 엔이 됩니다. 아직 7 영업일이 더
남았으니까 어쩌면 기본 목표 성장률 15%를 넘을 수도 있습니다.
이 정도면, ‘보세요, 제가 예측한대로 되어 가고 있지 않습니까?’ 하고 저도 어깨를 으쓱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매출 내용을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14일)까지 매출을 토대로 했을 때, 올해 2월은 작년 2월에 비해 겨우
4.36% 성장할 것으로 예측 되었습니다. 물론 2월은 일본 기업 회기가 시작되는 4월로 연결
되는 시발점인 달이기 때문에 하반기에 더 많이 성장할 것이 예측되기는 했지만, 14일까지
매출은 입술이 탈 정도로 초조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단 5일 만에 추정 매출을 무
려 10%나 끌어올릴 만큼 엄청난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수요일(19일)까지를 기준으로 할 때,
올해 2월은 영업일 평균 매출도 역대 최고인 2,935,708엔(기존, 작년 11월의 2,909,644엔)
입니다. 휴업일 평균 매출 역시 역대 최고인 690,000엔(기존, 작년11월의 669,681엔)입니다.
2월 하반기에 매출이 오르리라고는 기대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더군다나 작년 11월 이래 계속 매출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던 전단, 포스터, 중철, 무
선철 부문이 작년 2월의 21.1% 매출 점유율에 비견되는 19.7% 점유율로 전체 매출을 끌어
주고 있다는 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입니다. 매출에서 실사출력물 비중이 올라가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15.1%를 차지할 정도는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책
자 부문과 실사출력물 부문이 올라가면 당연히 명함 부문과 스티커 부문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예년에는 2월에 명함이 전체 매출을 끌어주는 역할을 했는데, 올해 2월에는 명함 매
출이 다른 아이템들에 비해 오르지 않고 뒤쳐지는 모양이 나오고 있습니다. 표로 보여드리기
조금 힘들어서 그냥 글로 설명합니다만, 관리자 메뉴의 통계 페이지에 있는 상품별일평균매
출(商品別日平均賣出)을 보면 전단, 중철, 무선철 2월 매출이 성장한 것과 명함이 예상 만큼
오르지 못한 상황을 잘 볼 수 있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제가 말한 대로, 아니 말한 것보다 더, 2월 매출을 달성할 것 같습니
다. 물론 이것도 지나봐야 아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매출 구성 내용을 보면 제가 말한 것 중
맞은 건 거의 없습니다. 함부로 말할 일은 못 됩니다. 다만 하다 보니 겉으로 보기에 매출
성장 예측이 어느 정도 맞은 것뿐입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통계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도 합니다. 해마다 매출 구성 내용은
변합니다. 그렇지만 총 매출 증가 속도는 일정합니다.
통계는 너무 믿어도 안 되지만 무시할 수도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것뿐이라는 말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진
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입니다.
2월 현재까지 매출 내용 구성과 상관 없이, 결과만 놓고 보면 좋습니다. 어쨌든 이것은
우리가 최선을 다한 결과입니다.
올해 1월 급여가 반이 유예되는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는 ‘고객에게 한 걸음 더
먼저 다가가기’를 잘했고, ‘잘 팔리는 물건 더 잘 팔기’를 실천했을 뿐 아니라 각 부서가 늘
어나는 매출을 정말 잘 감당해줬습니다. 2월 현재 매출이 나쁘지 않은 것은 정말 어려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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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에서도 우리가 미래를 확신하면서 흔들리지 않고 일상에 잘 대처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
에서 우리는 서로를 격려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 할 때마다 사실은 두렵습니다. 사람의 능력은 유한하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데, 상황이 조금 괜찮다고 말하는 순간 상황이 어려워지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입니
다. 이것이야말로 상황을 해석은 하지만 그것을 가지고 지나치게 자만하거나 혹은 위축되지
않아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2월 19일(수요일) 현재까지 매출은 예상대로이고, 우리가 우리 자신을 격려할 만
큼 참 잘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3월 이후
2월 하반기 추세라면 3월 이후 매출도 예측한 대로 될 가능성이 큽니다.
3월 이후는 무조건 7천만 엔 이상 매출을 기록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올해 8월 이후는
작년 대비 성장률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될 가능성이 무척 큽니다.
이제부터는 3월 이후를 대비해야 합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소통(疏通)입니다. 상품 가격을 다듬고, 신상
품을 등록하고, 서비스를 개선해서 매출을 더 올려야 할 판에 또 무슨 소통 타령이냐고 할
지 모릅니다만, 저는 이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각자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정말 잘하고 있습니다. 상품 가격도 잘 다듬고 있
습니다. 신상품도 잘 등록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개선도 잘하고 있습니다. 이걸 더 잘한다는
것은 어쩌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저는, 지금 각자 하고 있는 일을 지금처럼만 하면 우선
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더 중요한 일은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우리 스스로가 잘 이해
하는 것입니다.
저는 회사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쁜 의미가 아닙니
다. 좋은 의미입니다. 각 부서가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 밴드를 통해 올라
오는 보고를 읽기도 바쁘고, 중요한 사안조차도 결정하지 못한 채,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도
많습니다.
일본에서 사가와와 창고 계약을 한다고 계약서를 보내왔는데, 솔직히 제가 이걸 읽고 내
용을 검증할 시간도 능력도 없습니다. 중국 법인도 세워야 하는데 처리를 하지도 못하고 있
습니다. 신상품 출시, 광고 문안 검토, 점점 좋아지는 상품 페이지, 일본 영업 상황, 제조사
와 거래 상황 모두 전혀 체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큰 거래가 있어도 살펴보지 못합니다.
클레임도 맡깁니다. 재정도 큰 맥만 볼뿐 전혀 세부 사항을 체크하지 못합니다.
저조차도 회사 전체 상황을 안개 속을 통해 먼 산 보듯이 볼 수밖에 없는데, 일상 업무
에 최선을 다하는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며, 구성원들이 전체 모습을 보기는 참 힘듭니다.
이 상태도 어느 정도는 문제가 없습니다.
각자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일들이 개선될 것이고, 3월부터는 매출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다소간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각자 열
심히 하면서 전체 모습을 못 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답답하다는 느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자칫하면 자기만 열심히 하는 것 같고, 다른 부서는 뭘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늘 강조하지만 일은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일을 한다는 것은 전인(全人)으로서
사람이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기계 부속처럼 주어진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전체 속에서 자
기 자신을 보면서 일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전체의 모습을 잘 볼
수 있게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소통이 참 중요합니다. 소통의 기본은 각자가 전체의 모습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입니다. 회사 구성원들이 회사 전체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
다. 리더들은 회사 구성원들이 회사 전체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닙니다.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면서 일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전
체의 모습을 잘 알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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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매주 전언을 쓰는 것도 회사 전체 사정을 저 나름대로 잘 정리해서 알려드리기 위
해서입니다. 저는 이게 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새벽까지 전언
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마침 어제 육촌 형님께서 돌아가셔서 문상을 다녀오느라 꽤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냥 건너뛸까 하다가 지금 회사 상황이 사실은 꽤 긴박하다고 느껴져서 무리를
해서 정리를 합니다. 물론 무엇을 쓸 지는 계속 생각했지만 몸이 무거운 상태에서 쓰는 건
아무래도 무리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꼭 해야 할 일이고, 또 가장 중요한 일이니까 조금 덜
정리가 되더라도 이렇게 씁니다. 회사 구성원에게 회사 사정을 최대한 잘 알려줄 필요가 있
기 때문입니다.
점심 시간에 직원들 하고 같이 밥 먹는 것도 중요하고, 필요하다면 저녁에 회식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가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정직하고, 최대한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여수룬 CEO인 저는 리더의 역할을 스스로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그 상황을 바탕으로 나갈 방향을 잡고, 그것을 구성원들에
게 잘 설명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이게 리더의 진정한 역할인지 아닌지는 저나 여러분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
말 중요한 것은 여수룬 CEO인 제가 리더의 역할을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
수룬 CEO인 저는 전언을 통해서 여러분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
리고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이 말은 무슨 말입니까?
여수룬 CEO인 제가 간부들에게 저처럼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평조
직원들에게도 여수룬에서 성장하려면 이렇게 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다른 회사에 가서도 이렇게 하면 인정 받을 것이라는 저 나름대로 방법을 제시하니 잘 받아
들여 보라고 권유하는 것입니다.
저처럼 하면 성장합니다.
전체의 모습을 보려고 노력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전체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
는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하면 확실히 생각하는 습관이 생깁니다. 생각하는 습관이 생기고, 그
것을 정리하는 방법을 찾게 되고, 실제로 정리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매주 저처럼 하면 정말 성장할 수 있고, 조직 상황을 정말 잘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각 부문의 책임자들이 맡은 부문의 일을 잘 정리하고, 정리한 일을 잘 전달하는 연
습을 하라고 권유합니다. 그리고 책임자가 아니라 각 개인도 자기가 하는 일이 회사 전체에
서, 혹은 1년 중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계속 파악하면서 일하고 주변과 나누는 연습을
하라고 권합니다.
각자가 해야 하는 일은 이미지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이 전언이 없는 상태에서 여수룬의 이미지 혹은 비전을 만들
어 간다는 것은 불가능했을 겁니다. 저는 전언을 통해 줄기차게,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하
게’ 라는 이미지를,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이라는 이미지를, ‘입점몰’이라는 이미지를, ‘고객에게 한 발 먼저’라는 이미지
를 만들고 또 전달하고, 형성 시키고 있습니다.
이 모든 작업은 몇 년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작업의 결과는, 구성원들이
더 잘 인식하느냐 조금 희미하게 인식하느냐 차이는 있지만 무의식 속에서 여수룬의 비전이
자리잡게 되고, 회사가 나갈 방향을 잡는 것입니다.
각자 특히 부문의 책임자들은 이런 역할을 해야 합니다.
부문의 책임자들은 부문의 장기 과제를 끊임 없이 알려줘야 합니다. 그것을 일일보고서
에도 녹여서 알려줘야 하고, 매월 말에 있는 ‘다음 달 사업계획 수립회의’에도 반영해야 합
니다.
각 구성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날 있었던 일을 단순히 보고하는 것을 넘어서 그날 있
었던 일이 장기 전망 속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조직 전체에서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보고하도록 해야 합니다.
보고를 하고 안 하고는 각자의 자유입니다. 그렇지만 그 보고를 평가하는 것은 상급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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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입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다른 사람이 보라고 보고하면 스스로 자기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입
니다. 저는 직위는 낮아도 전체를 지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여수룬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런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게 진짜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직위는 매우 낮지만, 의젓하고, 전체를 볼 수 있고, 전체를 보는 가운데 스스로 하는 일
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통해서 전체가 발전하는 방향을 제시한다면 그 사람은
이미 리더입니다. 그렇게 대접 받을 것입니다.
검수하고 포장하는 일이 허드렛일입니까? 그 일 하나를 통해서도 조직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좁쌀 하나에도 우주가 들어있다는 말이 있듯이, 여수룬 어느 곳에서 일어나
는 일도 여수룬 전체와 연결되지 않는 일이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자기가 하는 일을 보고하는 과정을 통해서 여수룬 전체를 흔들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스로 그렇게 하려고 하면 그런 길이
열립니다. 자기 능력을 소모 시키는 게 잘못입니다. 자기 자신을 믿고, 자기 하는 일에 중요
성을 부여하면 자기 자신이 성장합니다.
지금 회사는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3월이 되면 더 많은 일이 생길 겁니다. 일도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일 때문에 사람
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각자 자기가 하려는 일, 하려는 일 가운데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의
미를 옆 사람에게 계속 알려줘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옆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은 고
사하고 자기 자신도 잃어버리게 될 겁니다.
최일선 조직원조차도 보고를 할 때는 장기 전망과 조직 전체 속에서 지금 하는 일의 의
미를 부여하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더군다나 부문의 장들은 부문의 장기 과제를 끊임 없이
정리하고, 현재를 진단하는 보고를 해야 합니다.
물론 저처럼 정리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렇지만 모델로 삼아서 노력할 필요는
있습니다. 우리가 위인전을 읽는다고 다 위인이 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모델로 삼는 것뿐
입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보고하는 것을 모델로 삼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업그레이드
이제 우리 모두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야 합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여수룬-애드프린
트 구성원들은 정말 성실합니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지금처럼 일하면 어디 가서도
인정을 받을 겁니다.
그렇지만 성실한 것만으로는 다는 아닙니다. 성실함만 가지고는 업그레이드 될 수 없습
니다.
전체를 보면서 자기 일을 하고, 자기 맡은 일을 보고하면서 전체에 영향을 미치도록 노
력할 때 업그레이드 됩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에게 제일 긴요한 게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회사가 다 그렇지만 우리 회사에는 제대로 된 큰 회사에 다녀본 사람이 거의 없습
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 속에서 자기 일을 생각하는 훈련을 받은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하긴 큰 기업이라고 해도 그렇게 훈련 받은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프리젠테이션
하는 법을 가지고 유료 강의를 하겠습니까?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 어려운 일을 꾸준히 연습함으로써 개인은 성장합니다. 어렵다고 해서 전체
를 파악하고, 자기가 맡은 일을 전체 속에서 처리하는 일을 포기하면 개인은 성장하지 못합
니다. 그리고 여수룬에서는 대접받지 못합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제 몫은 아닙
니다.
저는 제 몫을 하고 있습니다. 부족하지만, 전체를 바라보는 방법을 매주 이렇게 실천을
통해서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문을 통해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보고의 모델을 보
여주고 있습니다. 통계를 활용해서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것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4
밴드를 잘 이용하면서 구성원들이 많은 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서 각자가 자기 하는 일의 전체상을 보여주도록 해
봅시다. 그렇게 되면 조직이 지금보다 확실히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됩니다. 그게 제가 말하는
긴요한 소통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개인도 아주 확실히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고 확신합니다.
전체와 부문은 통일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짜 소통입니다
이 소통이 조직을 원활하고, 강하게 만들어줍니다.
큰 일을 감당할 수 있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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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다지기

2014. 03. 07. 금요일.

탈출
드디어 2월이 지났습니다. 3월입니다.
긴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옵니다.
더더욱 위로가 된 것은, 2월에 우리가 고대하던 매출 6억5천만 원을 넘었다는 점입니다.
매출 6억5천만 원은, 우리가 다른 데서 돈을 끌어들이지 않고 운영할 수 있는 최저 금액입
니다. 비록 엔으로는 6천3백10만 엔이었지만 환율이 평균 10.4 : 1을 유지해줘서 한화로 대
략 6억5천6백만 원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간신히 이기는 하지만 6억5천만 원을 넘었
습니다. 원래는 3월이 되어야 6억5천만 원을 달성하리라고 생각했는데 매출과 환율의 도움
으로 겨우 넘었습니다. 그래도 넘은 것은 넘은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이 고생한 덕분입니
다. 고맙습니다.
매출이 늘어나고 환율도 나빠지지 않으면서, 끝 없이 안 좋아지던 현금 흐름도 2월에 흐
름이 바뀌어 조금 좋아졌습니다.

이 표를 보면 월말 기준, 작년 10월에 부족한 자금이 조금 줄었을 뿐, 계속 부족한 자금


분이 늘다가 2월에 드디어 3천3백만 원 가량 부족 자금분이 줄었습니다. 금액으로는 3천3백
만 원에 불과하지만 지금이 비수기인 2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참 의미가 큽니다.
이 표로 보면 2012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무려 7억7천만 원이나 적자가 난 셈입니
다.
이 기간을 우리가 버텨냈습니다.
어떤 사람은 CEO가 재작년과 작년에 오픈마켓도 안 하고, 영업소 만드는 일도 안 했으
면, 사람도 덜 뽑았을 테고 훨씬 편하게 왔을 거라고 아쉬워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제가 일
을 벌이지 않았다면 조금은 덜 힘들었을 겁니다. 제가 일을 벌이는 바람에 성과 없이 비용을
많이 썼고, 작년 10월에는 적지 않은 인원을 퇴사 시키기도 했습니다.
그 점은 참 미안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승패(勝敗)는 병가(兵家)의 상사(常事)입니다. 실패하는 일이 없으면 좋지만 늘
1
성공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미안은 하지만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기간이 그저 손실만 남은 기간은 아닐 겁니다.
오픈마켓은 입점몰로 되살아나고 있고, 영업소 사업도 곧 되살아날 겁니다. 좋게 생각하
면 우리가 엄청난 투자를 한 셈입니다.
여수룬은 제가 대담하게 투자하고, 계속 확장 정책을 썼기 때문에 지난 2년 동안 큰 어
려움을 겪었지만, 넓게 보면 지난 6년 반 동안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사물이
그렇듯이 양면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진출한 어떤 업체는 저와 정반대로 회사를 운
영했습니다. 그 회사는 그야말로 버는 만큼만 투자를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그 회사는 여수
룬보다 업력(業力)이 훨씬 길고, 자본금도 훨씬 많고, 기계 장치와 기술도 훨씬 좋습니다. 돈
도 월등히 많습니다. 그 회사 매출은 우리의 1/5 수준입니다.
말씀 드린 것처럼 성공만 할 수는 없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현재를 잘 해석하고, 현
재를 기반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가 지난 1년 반의 혹독한 시간을 잘 견뎌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
니다. 끝도 없는 적자 터널을 통과했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터널을
통과하면서 일부 역량을 잃어버렸지만 조직을 거의 온전한 형태로 보존한 것이 무엇보다 소
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조직은 간결해졌습니다.
역할 배분도 잘 되어 있습니다.
프로그램도 잘 정비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매 달 흑자가 납니다.
대략 9월부터는 미지급금이 전부 없어질 전망입니다.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제 탄탄대로를 걷게 됩니다.
엔-원 환율도 우리에게 더 나쁜 쪽으로 갈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또 설사 간
다고 해도 우리가 이제는 다른 데서 돈을 끌어들이지 않고 운영할 수 있는 정도는 됩니다.
지난 1년6개 월에 비하면 환상에 가까운 기업 환경입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여수룬이 갈 길을 생각해봅니다.

정비
일단 위기를 돌파했습니다. 참 힘들었습니다. 대부분 잘 견뎠지만, 극히 일부 구성원들
이 회사에 실망해서 떠나기도 했습니다. 큰 고비를 넘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어쨌
든 이제 그런 우여곡절을 겪고 여기 이렇게 섰으니, 앞으로 할 일을 생각해봅니다.
저는, 8월까지는 새로 일을 벌이는 것은 최대한 자제하고, 기본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싶
습니다. 새로운 일을 하더라도 느긋하게 하고 싶습니다. 다급하게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니까 이 상황에 맞춰서 일을 했으면 합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에게 먼저, 한 발 더 다가가기


잘 팔리는 물건 더 잘 팔기

이 슬로건을 가지고 8월까지 운영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고객에게 먼저, 한 발 더 다가가기>


새 고객을 발굴하는 것은 계속 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중점을 두면서 해야 할 일은 기존
고객과 들어온 고객을 잘 돕는 것입니다.

재입고 안내
VIP 지원
해피콜

2
가입 감사 콜
클레임 대처

이런 활동을 잘 하면 고객은 애드프린트를 좋아할 겁니다. 지금도 새로 가입하는 고객의


50%는 기존 고객이 소개를 해줘서 들어온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기존 고객에게 더 좋은 서
비스를 제공하면, 기존 고객도 많이 사겠지만 기존 고객이 다른 사람에게 애드프린트를 더
많이 소개할 것입니다. 기본을 튼튼히 해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가장 확실하고 가장 효과
가 큽니다.
저는 이것을 위해, 이현철 전무가 이 일에 집중할 수 있게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 동안
이전무가 하던 일 대부분을 다른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에게 맡겼습니다. 최욱 부장을 영입
해서 마쿠마쿠 사업 전권을 맡겼습니다. 상품개발부와 홍보 파트 일은 제가 맡았고, 수출사
업부 일은 이석주부사장에게 맡겼습니다. 이현철 전무는 오프라인 영업 조직을 포함한 유무
선(有無線) 연락 수단을 정비하고 가동하며, 조직 배치를 바꾸고 사업을 정비해서 고객을 최
대한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이 일은 이전무가 아주 쉽게 해낼 겁니다. 이전무는 이 분야에
실력자입니다.

<잘 팔리는 물건 더 잘 팔기>


그리고 당분간은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을 잘 파는 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 상품을 보강하고, 쉽게 살 수 있게 하고, 웹페이지를 정비하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사실 지금 올려놓은 많은 상품은 거의 정비가 안 되고 있습니다. 가격도 좋지 않고, 컨
텐츠도 다듬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상품 정비도 어떻게 보면 시급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 정비를 통해 회사의 기반을 단단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조직의 역량을 놓고 보면,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 상품과 서비스 정비하기에
도 힘겨울 정도입니다. 이 외의 일을 할 수 있는 형편이 못 됩니다. 그게 우리 실력입니다.
실력만큼 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지는 과정을 통해 조직 역량도 높이고, 상품이며 서비스도 한번 정비를 하고, 실력을
쌓아야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가 직접 기획파트를 지휘합니다. 다른 일을 하지 못하게 하고, 모든 역
량을 명함, 스티커 상품 보강, 정비에 매진하게 합니다.

미래
정비하는 일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미래를 구상해봅니다.
우선은 내년에 애드프린트 영어판을 만들어 영어권 나라를 공략해볼까 합니다. 새로운
상품이 아니고, 이미 우리가 잘 팔고 있는 상품을 일본 외 다른 나라에 파는 것이니까 일 치
고는 간단합니다. 고민할 게 많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미래 가치는 확실합니다.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 중심으로 판매하는 사이트를 열고, 전단, 중철, 무선철 등은
미국 안에서 혹은 멕시코는 주변 제조사를 입점 시키면 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쌓은 경험
이 있기 때문에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그다지 복잡하지도 않습니다. 이 정도 일은 현재
조직에 거의 부담을 주지 않고도 한두 명이 하면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애드프린트를 입점몰로 발전 시킬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택
배 박스와 전단지 및 책자를 입점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
외 기타 아이템은 될 수 있으면 입점몰 방식으로 운영하려고 합니다.
택배 박스와 전단지 및 책자를 입점몰로 운영하고 있으니 만치 다른 상품은 훨씬 더 쉬
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택배 박스와 책자는 판매하기 매우 어려운 상품입니다. 더군
다나 택배 박스를 입점 시키는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유패키지와 제휴해서
유패키지가 간절히 바라던 일본 진출을 도왔으면서 우리 사이트에서 택배 박스를 당일에 출
하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냈습니다. 그야말로 윈-윈의 전형입니다. 택배 박스를 입점 시키려면
당장 일본에 창고를 만들어야 하고, 또 창고를 관리할 인원을 둬야 합니다. 보통 사람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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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지 못할 일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일본에 그럴듯한 창고를 갖게 된 셈입니다.
이 일을 우리가 했습니다. 이 일을 한 우리가 다른 상품을 입점 시키는 게 뭐가 어렵겠습니
까?
개발실에서 택배 박스 사이트를 만들면서 입점몰 운영 프로그램을 훨씬 업그레이드 해
두었습니다.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이야말로 앞으로 우리에게 입점몰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만드는 엄청난 힘이 될 겁니다. 입점몰은 축소된 오픈마켓입니다.
그리고 내년 이후에는 지금 우리가 취급하는 상품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 상품을 묶어서
중국에 판매하는 사업을 구상해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하게는 입점몰 프로그램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서 각 나라에 오더메이드 상
품 오픈마켓을 만드는 것입니다.
정비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미래를 향한 눈을 감으면 조직은 방향을 잃습니다.
천천히 가지만 가야 할 방향만큼은 뚜렷이 해야 합니다.

가속도
기반을 만들기까지가 어렵지, 일단 기반이 생기면 가속도가 붙습니다. 여수룬은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는 가속도가 붙는 성장을 할 겁니다.
이제 성장하는 회사에서 여러분은 어떤 위치를 차지할 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성장하는 회사는 더 많은 일이 생깁니다.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합니다. 그 속에 여러분이
서 있을 겁니다.
기업은 자전거 달리기입니다. 멈추면 쓰러집니다. 계속 달려서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는
것은 우리가 관심 가질 일은 아닙니다. 어쨌든 기업은 계속 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복잡하다
고, 힘들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닙니다.
저는 늘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그렇지만 한계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 한계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각자의 몫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걸 선택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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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고객 섬기기

2014. 03. 14. 금요일.

안전
3월 12일 현재 기준, 3월 추정 매출은 7천만 엔을 훌쩍 넘어 7천5백 만 엔에 육박합니
다. 이 추정 매출액을 보면 두렵기까지 합니다. 뭐랄까, ‘과분하다’는 느낌, 기대보다 너무 과
해서 오히려 두려운 느낌이 듭니다. 너무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이게 혹시 화가 되는 것 아
닐까 하는 걱정이 들 때가 있는데 그런 느낌입니다. 제가 제 입으로 3월이면 7천만 엔은 확
실히 넘는다고 말씀 드렸는데 이게 현실이 되니까 오히려 두려워집니다. 그만큼 최근 매출은
놀랍습니다. 어쨌든 3월에 7천만 엔은 확실히 넘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회사는 확실히 안정기로 접어듭니다. 기억하기 쉬우라고 6억5천만 원
이 우리 회사 월 손익분기점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 금액을 넉넉히 상회합니다. 얼마가
남을 지는 정확히 모릅니다. 매출이 올라가면 원재료 값도 올라가기 때문에, 매출이 올라가
는데 따라 손익분기점도 올라갑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매출이 올라가는 것보다 원재료 값
이 올라가는 폭이 작기 때문에, 매출이 올라가면 이익은 커진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회사는 이제 확실히 안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물론 1년 반 전인 2012년11월까지도 우리 회사는 매월 이익을 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이익은 환차익 때문에 생긴 것이지 정상 영업 상태에서 난 이익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원-
엔 환율이 10 : 1 전후라는 지극히 정상 환율 상황에서 난 흑자이므로 1년 반 이전과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2012년 11월까지 흑자가 났을 때도 저는 전언을 통해, 이건 정상 상태가 아
니다고 누차 말씀 드렸고, 흑자가 났지만 늘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릅니다. 확
실히 안전합니다.
이 모두 우리가 같이 고생해서 만든 결과입니다. 잘못한 것도 많지만 그래도 우리가 다
노력하고 지혜를 모아서 이룬 것입니다. 평가는 결과를 가지고 합니다. 안정으로 접어들었으
면 잘한 겁니다. 좀더 잘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걸 지금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꾸준히
흑자가 나는 형편이 되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運)
여수룬은 운이 참 좋습니다. 자본금 5천만 원으로 6년 만에 연 70억 원 매출을 만드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큰 고객 없이 작은 고객 5만 명
을 모아서 이 매출을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동안 무려 4년이나 유례 없는 엔고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것도 사람이 만들 수 없습니
다. 이 엔고 시기가 없었으면 오늘의 여수룬은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
엔저가 오면서 자금이 극도로 어려운 처지에 빠졌을 때, 은행에서 적절히 도움을 받은
것도 운이었습니다.
물론 주변에서 돈을 빌리느라 이부사장이 고생했고, 또 주주로 참여해주고 또 반 달 급
여를 유예한 걸 견뎌준 직원들의 도움이 무엇보다 컸습니다.
저는 회사 역시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운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면 CEO가 잘 난 척 할 것도 없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고
우리 모두가 마찬가지입니다.
운이 따랐고, 거기에 덧붙여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이룬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
객의 도움이 컸습니다.
이렇게 운이 따랐을 때 우리는 교만해지지 말고 겸손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기본으로 돌
아가야 합니다. 교만은 망하는 지름길입니다. 저도, 회사도 조심해야 합니다. 일어섰을 때 오
히려 넘어질까 봐 두려워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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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기본
지난 주에 앞으로 7월까지는 ‘다지기’를 하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한글로 ‘다지기’를
일본어로 번역 시키니까 ‘기초 만들기’가 되더군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상관
없습니다. 큰 뜻은 같으니까요. 그렇습니다. 앞으로 7월까지는 기본에 충실 하는데 집중하려
고 합니다.
기본에 충실 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역시 여수룬의 서비스 4대 원칙을
지키는 것입니다.

값은 싸게,
품질은 좋게,
처리는 빨리,
이용은 편리하게,

이 서비스 4대 원칙은 기본 가운데 기본입니다. 이것을 잊지 않고 지키도록 노력하는 것


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중에서도 ‘싸고, 좋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싸고 좋은 걸 이길
수단은 없습니다.
음식점은 ‘싸고, 맛 있으면’ 일단 성공합니다. 요즘은 없을 겁니다만, 제가 대학교 다닐
때 종로에 추어탕 집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기억이 전혀 안 나는데 정말 쌌습니다. 당시 하
루 용돈이 1천 원인 시대였으니 추어탕 한 그릇에 200원 정도나 했을까요? 정말 기억이 안
나는군요. 어쨌든 무지무지하게 쌌습니다. 들어가면 그냥 밥 담긴 그릇에 추어탕 한 국자 퍼
주는 걸로 끝이었습니다. 그런데 맛 있었습니다. 사람이 쉴 새 없이 드나드니까 아무래도 깨
끗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대박이었습니다.
위생을 따지고 모양을 따진다고 해도, 지금 역시 싸고 맛 있는 집이면 일단 기본은 합니
다.
음식점이 그렇듯이 우리 장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품질이 유지되고, 가격이 싸면 무조건
기본은 팔립니다.
나이가 들면 자꾸 옛날 이야기를 하는 경향이 생기는데, 참 꼴불견입니다. 그런데 잠시
꼴불견 상황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지금 우리 명함은 품질이 좋습니다. 그러나 처음에 우리
명함과 스티커 품질은 형편 없었습니다. 우선 인쇄소에 500매를 주문하면 500매가 나오는
게 아니라 470~490매만 나왔습니다. 매수 부족입니다. 왜냐면 우리가 거래하는 합판 인쇄소
에서는 470~490매를 500매라고 팔았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인
쇄소에서는 그만큼 싸게 팔지를 않았습니다. 그리고 합판 인쇄소에서는 색을 맞춰주지 않았
습니다. 클레임을 받아주지도 않았고, 우리가 재주문을 넣으면 납기를 맞추기 어려웠습니다.
더군다나 회사에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검수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스티커는 여기에 덧붙여
요즘보다 훨씬 심하게 본드가 묻어서 나왔습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그 때 명함과 스티커는 상품이라고 하기도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 상품 조차도 매출이 꾸준히 늘었습니다. 손님은 욕을 하면서도 계속 샀습니다.
이유는 쌌기 때문입니다. 그 가격에 그 품질이면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가격은 중요합니다.
품질은 가격과 연동되어 있습니다. ‘그 가격에 그 정도면’이 손님이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그러므로 그 정도 품질에 대비해서 싸면 됩니다.
우리는 그걸 만족 시키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빠르고 편리하게는 그 다음입니다.
지금은 애드프린트나 마쿠마쿠 홈페이지에서 주문하면 정말 편리합니다. 어쩌면 인쇄,
실사출력물 사이트 중 세계 제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잘못 넣은 주문을 우리가 수정해
주기도 하고, 동시 발송도 되고, 납기 안내도 자동으로 됩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초창기에는
전혀 없었던 서비스들입니다. 그 당시는 원시 시대 홈페이지로 주문을 받았습니다. 불편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고객은 늘었습니다. 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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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한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싸다’입니다.
이걸 떠나서는 판매를 확대하기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서비스는 바로 ‘싸다’입니다.
이것은 늘 지켜야 할 서비스 원칙입니다.
그런데 진짜 회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려면, 고객과 소통해야 합니다.
우리를 여기에 있게 한 것은 고객입니다. 우리를 여기에 있게 해준 분들에게 고마움을
갖고 잘 섬기는 것은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것을 떠나서 우리와 고객은 사람과 사람으로서 만나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이 만나면 마땅히 서로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우리는 파는 사람으로서 고객은 사는 사
람으로서 만나지만, 저는, 우리와 고객은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또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고객을, 물건을 팔아먹을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우리 삶이 참 천박해질 것 같습니다. 우
리는 고객이 필요한 것을 채워주고, 고객은 또 우리가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관계가 가장 좋
은 관계입니다. ‘서로 돕는’ 관계를 기본으로 ‘서로 성장시켜주는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가
장 좋습니다.
이런 말하는 것도 사치일 때가 있었습니다. 일단 우리가 살아 남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습니다. 남을 해코지 하는 게
아닌 한 우리는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생존이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우리는 품위를 지키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기업 활동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효율만 따지는 회사를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품
위 있고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물론 월급을 더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것
도 채워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걸 넘어서 사람이 살아 가는 회사를 만들고, 또 거래처나 손
님과 사람과 사람으로서 만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전화를 걸면 받아주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인터넷 전자 상거래 회사는 전화번호를 숨기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전화번
호가 있어서 누르면 어디 찾으려면 1번, 어느 부서 찾으려면 2번 하는 ARS 전화가 응대를
합니다. 정말 전화를 걸면 짜증부터 납니다.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회사도 있습니다. 전화 응대 요원을 두는 것이 부
담스러운 회사도 있습니다.
우리도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전화 응대 요원이 많지 않고, 회사 시스템이 안 좋았을
때, 고객들은 전화를 해도 늘 통화 중이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돈
이 없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최소한 전화를 안 받는 일은 없습니다.
저는 이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저는 우리 고객지원 담당자가 손님과 노닥거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손님이
전화로 물어볼 것을 충분히 여유를 갖고 물어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직
원들도, 손님과 전화 몇 통화했는지 체크하고 보고하는데 집중하기보다 손님을 만족 시키고,
또 손님이 아쉬워하는 것을 충분히 듣고 해결한 것을 자랑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회사 이익률이 떨어질까 봐 걱정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설사 이익률이 떨어지더라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으면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아니, 사실 저는, 직원이 고객과 충분히 노닥거릴 수 있는 회사가 이익률도 더 올라갈 것이
라는 나름대로 확신이 있습니다.
되든 안 되든 저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고객이 물어보고 싶은 것, 우리 회사를 통해서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상담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고, 또 우리 직원들이 담당 고객 이름을 충분히 외우고 그들 사정을 잘 알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좀 지나치게 꿈 같은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시스템을 더 잘 만들고, 필요하면 사람을 늘리고, 또 개인의 대면 상담 능력을 높이면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직원들이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낄 수 있는 기업 환경을 만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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됩니다.
저는 기본으로 돌아가기를 원합니다.
가장 중요한 기초는 고객입니다.
고객이 있어서 우리가 있습니다.
고객이 만족하는 회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아쉬운 게 있으면, 고객이 우리 회사 누구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고객이 지명해서
찾는 담당자는 고객이 필요한 것을 소신껏 해결해줘야 합니다. 우리가 다소 손해나는 일이
있어도, 그 손해가 회사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게 아니면, 담당자가 재량을 가지고 고객의
편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아니, 저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우리 담당자가 그 고객을 찾아가면 그 고객이 아주 반갑게 맞아줄
수 있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물론 꿈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런 목표를
가지고 우리 회사를 운영하고 싶습니다.

개인의 평안함과 성장
고객을 잘 섬기는 가장 기본은 무엇일까요? 저는 담당자가 평안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평안해야 고객을 잘 섬길 수 있습니다.
집에서 배우자 하고 싸우고 나와서 고객에게 잘 대하기 쉽지 않습니다. 나오면서부터 찌
푸려진 마음으로 동료와 편할 수 없고, 고객과 편할 수 없습니다.
회사에서도 늘 집안 부모가 걱정 되고, 자식이 걱정 되고, 하루하루 살아갈 일이 걱정되
는데 고객을 잘 섬길 수는 없습니다.
우울증이 있고, 조울증이 있는데 고객을 잘 섬길 방법은 없습니다.
나 자신의 자존감이 떨어지는데 고객을 잘 섬길 방법은 없습니다.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남을 잘 도울 수는 없습니다.
고객을 잘 섬기려면 나 자신이 먼저 행복해야 합니다. 나 자신이 즐거워야 합니다. 나
자신이 내 일에 자부심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불행하고, 내가 괴롭고, 내가 내 일을 좋아하
지 않는데 고객을 잘 섬길 방법은 없습니다.
가정 살림이 좋아지는 건 무조건 중요합니다. 의식이 족해야 예절을 압니다. 이 문제는
회사가 꼭 해줘야 하는 일입니다. 결코 쉽지 않은 숙제입니다. 저로서도 할 수 있는 만큼 노
력할 일입니다. 지금도 회사는 노력하고 있습니다.
급여와 복지 외에 회사는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려고 노력합니다. 정시 퇴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퇴근 후에 직원들이 술자리 하는
걸 정말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장은 정시 퇴근 시키려고 애를 쓰는데, 기껏 퇴근 시켰더니
집에 안 가고 술 마시는 건 정말 못마땅합니다. 제발 퇴근 후에도 일의 연장이라며 집에 늦
게 들어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정말 바라지 않습니다. 동료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더라도 다른 방법, 더 좋은 방법이 훨씬 많습니다.
저는 퇴근 후 혹은 주말에 사장이랍시고 구성원들 삶을 방해하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물론 밴드를 통해서 여러 가지 지시도 하지만 그것은 잊을까 봐 메모해두는 의
미입니다.
제가 회식 문화를 만들지 않고, 창립 기념식이나 회사 단합 대회 같은 걸 거의 하지 않
는 것도 구성원 가족의 삶을 더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수 엑스포 단체 관람 같은 행
사도 했지만 그것도 가족이 참여하는 행사로 만들었습니다. 저도 잘 못하지만 저는 가정이
평안해야 직장에서도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렇게 합니다.
최근 토요일을 영업일로 만들면서 직원들이 토요일에도 근무를 하게 되었지만, 그 경우
도 주5일제는 지키게 할 겁니다. 저는 저녁과 주말이 있는 삶이 개인에게 기본으로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회사가 할 것은 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개인도 노력해야 합니다. 여러 가지
환경이 무척 어려운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모가 짐인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배우자
가 짐인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자식이 짐인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미래가 짐인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몇 개가 겹친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옆에서 보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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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무게에 짓눌려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 아니고, 회사가 도와주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저로서는 잘 헤쳐나가기만 기다릴 뿐입
니다.
이 상황에서 고객을 섬기기는 무리입니다. 자기 한 몸, 자기 집 건사하기도 바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돌볼 방법은 없습니다.
여러 가지 짐을 지고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폐를 끼치게 됩니다. 밝지 않고, 찌푸려
있으면 옆 사람에게 폐가 됩니다. 밝음은 밝음을 낳고, 어두움은 어두움을 낳습니다. 기운은
전파력이 강합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짐을 잔뜩 짊어진 사람에게 웃으라고 하는 것은 가혹한 일일 수 있습
니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인류의 스승들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어떤 조건에서도 현재에 감사하고 웃어라’.


‘항상 기뻐해라’

대단히 어렵고 어쩌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의지를 갖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습


니다. 노력하는 외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인류의 스승이 전하는 말입니다.
감사할 조건을 찾고, 밝게 살려고 노력하면 확실히 좋아집니다. 웃음 치료 요법에서 억
지로 웃는 웃음도 자연스런 웃음만큼 효과가 있다는 것은 증명되었습니다. 억지로라도 즐겁
게 살면 저절로 즐겁게 사는 것 같은 효과가 생깁니다.
저도 회사도, 그리고 부서 리더나 동료도 구성원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
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회사 부서나 팀의 역할은 무척 중요합니다. 리더는 마땅히
구성원들을 잘 돌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각 개인도 스스로 즐겁고 행복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합니다. 환경은 환경일 뿐
입니다. 개인이 환경을 이겨내고 즐겁고 행복해 해야만 합니다.
거기에 덧붙여 공부해야 합니다. 고객과 만나는 것도 공부를 해야 합니다. 사람을 이해
해야 하고, 실무 지식을 갖춰야 합니다.
저도, 누가 어느 정도 어떻게 노력하는지는 어느 정도는 압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성장
하는지 머물러 있는지 정도는 아주 정확하게 압니다. 저 정도 인생을 살면, 일하는 모습만
봐도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을 성장 시키기 위해서 어느 정도 노력하는 지 어느 정도는 압니
다.
저는 정말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라고 권합니다. 본인이 행복해지지 않으면 결
코 주변 동료도 고객도 도울 수 없습니다. 본인이 즐겁고 행복하지 않으면 주변에 짐이 됩니
다.
그리고 실무 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라고 권합니다. 직장 생활 햇수가 늘어나는데 실
무 지식이 높아지지 않는 사람은 회사의 짐입니다.
고객을 잘 섬기는 것은 마음 가짐과 실력 두 가지가 갖춰져야만 합니다.
자기 삶을 잘 돌아보십시오.
나는 정말 행복한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나?
나는 정말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나?
저도 잘 못하는 일들입니다.
같이 계속 노력하자는 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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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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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4. 04. 금요일.

3월에 매출 8천3백59만 엔을 기록했습니다. 작년에 제가, 올해 3월 매출은 확실히 7천


만 엔을 넘을 것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당시 우리 회사 월 손익분기점이 6천5백만 엔으로
추정 했으니 7천만 엔을 넘는다는 것은 안전한 영역으로 들어간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3월, 7천만 엔을 넘어 8천3백50만 엔에 이른 것입니다. 우리 예측을 훨씬 뛰어넘었습니
다. 사람들은 4월에 일본 소비세가 5%에서 8%로 오르기 전에 미리 물건을 샀기 때문은 아
닐까 하는데,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소비세 인상의 영향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저는 흐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3월 매출 8천3백59만 엔은 전년도 동월 대비 31.23% 증가한 금액입니다. 그리고 전월
에 비해 32.4% 증가한 금액입니다.

위 표를 보면 알겠지만 3월 매출은 우리 예측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특히 위의 표 제


일 오른쪽 칸에서 보다시피 작년 8월 이후 전년도 대비 성장률이 10%를 넘기기 힘들었는데,
올해 2월과 3월 들어서 성장률이 계속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참 큰
위로입니다.
3월 매출이 우리 예측을 훌쩍 뛰어 넘은 결과, 회사 현금 흐름도 꽤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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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숫자는 월말 과부족금입니다. 마이너스 숫자는 줄 돈을 못 주고 다음 달로 미뤘
다는 뜻입니다. 과부족금은 작년 10월에 잠시 줄었을 뿐 계속 부족금이 늘어나다가 올해 2
월에 3천2백만 원이 줄어들었고, 올해 3월에 무려 1억4천만 원 가까이 부족금이 줄어들었습
니다. 그만큼 자금유동성이 좋아졌다는 뜻입니다.
이로써 3월에, 몇 개월씩 주지 못한 채 거래를 계속하느라 늘 시달렸던 악성 미지급금도
어느 정도 해소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건 1월 급여 50% 미지급금과 중국 법인 설립 자금 1억 원
입니다. 중국 법인 설립 자금은 자금을 잠시 이동 시키는 것이고 지출하는 것이 아니므로 빨
리 처리하는 게 무조건 좋은데, 그래도 자금이 어느 정도는 묶이기 때문에 당장 집행을 못하
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를 하다 보니 그래도 시급히 처리해야 할 게 대폭 줄어들었다는 것이 확실
히 느껴집니다. 그만큼 3월에 우리 회사가 기록한 매출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이렇게 상황이 좋아진 것은 회사 구성원 모두가 지난 1년4개 월 가까이 계속된 고통스
런 적자 상황을 잘 견디면서 최선을 다해준 덕분입니다.
4월에 소비세가 인상된 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는 모릅니다. 4월1일, 2일 이틀
밖에 안 지나서 평가를 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이틀 사이에 원엔환율이 우리에게 안 좋은
방향으로 흘렀고, 4월2일 매출이 3백37만 엔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뿐입니다.
원엔환율이 우리에게 안 좋은 상황으로 흘렀지만 그 흐름이 심각할 정도가 아닐 것 같
다는 느낌과 구매가 그래도 어느 선을 유지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원엔환율이 3월보다 조금 더 안 좋아져서 10:1 전후에서 움직이고, 매출이 4월2일 수준
만 유지되어도 전체 현금흐름은 계속해서 좋아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지금은 모든 것을 지켜봐야 할 상황이지만, 상황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예측하고는 있
습니다만, 지난 1년4개 월 간 너무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그렇게 예측하는 것 자체가 두렵
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두려움을 거둬내고 냉정하게 살펴보면, 회사 자금 흐름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좋아진다고 보는 게 옳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지난 1년4개 월 간 숨만 쉬면서
살았던 상황에서 벗어나 다시 조금 더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기고, 매출은 급속도로 더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일하는 여건도 갈수록 좋아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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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계획
3월 초에 저는, 새로운 일을 더 하기 보다 일단 제자리에 머무르면서 여러 가지 미흡했
던 것을 다지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 방침은 옳습니다. 우리는 지쳤던 몸과
마음을 조금 추스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래로 가는 길은 계속 찾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즉 다지는 시간을 가지면서도
앞으로 회사가 무엇을 하려는지 방향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일단 회사는 6월에 일본 종합쇼핑몰을 오픈 합니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 중에 애드프린
트를 미국에 런칭 시킵니다. 2015년 하반기에는 일본 상품과 한국 상품을 중국에 판매하는
판매사이트를 오픈합니다.
이렇게 되면 다진다는 의미가 무색하게 또 일을 확장하는 셈이 됩니다만, 이 일은 극히
최소 인력으로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회사 본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게 통제를
하면서 준비를 해나갈 겁니다. 방향을 ‘회사 본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게’라고 확실하게
잡으면 그에 맞춰서 해나갈 수 있습니다.
당장 목표는 일본 종합쇼핑몰 오픈이지만 품목을 서서히 늘리면 됩니다.
회사는 결국은 미래로 나가야 합니다.
올해 3월에 8천3백50만 엔 매출은 운도 운이지만 우리가 그 전에 엄청나게 투자한 결과
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 혹독했던 시기에도 중국 연락소를 열었고, 동경영업소를 유지했고,
광고비를 증액했고, 신상품을 계속 출시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중국 연락소도 폐쇄하고, 동
경 영업소도 없애고, 그냥 숨만 쉬면서 살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그래도 투자를 멈추지 않
았습니다. 그 결과가 3월 매출로 나타났습니다.
저는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당분간 지금 상황을 즐기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좋습니다. 다만 저는 미래로 나가는 게 더 즐겁기 때문에 미래로 나가는 일을 선택합
니다. 다만 조심하고 속도를 늦추면 됩니다.
미래로 가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때 우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습니다.

클레임이 안 생기게
미래로 가는 발걸음은 멈출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미래로 가려면 역시 현재가 더욱 중요
합니다. 기반이 무너지면 미래로 가는 움직임은 저절로 중단됩니다. 그러니까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더욱 중요합니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 일을 잘 하는 게 필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미래는 현재의 연장에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이제 우리 서비스 모토의 순서를 잠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싸게
좋게
빠르게
편리하게

를 서비스 우선 순위로 삼아서 일해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이 중에서 ‘좋게’와 ‘편리하게’를 앞에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기반은 잡혔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본체의 안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주력 상품인 명함류, 스티커류, 실사출력물류는 ‘싸게’와 ‘빠르게’는 이미 정착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본 상품의 ‘싸게’와 ‘빠르게’는 현 기조를 유지하면서 우리
가 특별히 ‘좋게’와 ‘편리하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제가 제시한 것은 아래 세 가지입니다.

불량품이 고객에게 가지 않게
고객에게 먼저 한 발 더 다가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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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물건 더 잘 팔기

이 중에서 이제 ‘잘 팔리는 물건 더 잘 팔기’는 우선 순위에서 잠시 미루어도 좋다고 생


각합니다. 그것은 2월의 슬로건이었으니까요.
지금은 어떻게 해서든 상품 품질과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는 ‘빨리’ 조차도 어느 정도는 포기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명함류, 스티커
류, 실사출력물류 등에서 관철되고 있는 ‘빠르기’를 유지한다는 조건입니다. 우리 회사 주력
상품인 명함류, 스티커류, 실사출력물을 합치면 우리 회사 매출의 70% 가량입니다. 그리고
이들 상품은 이미 충분히 빠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다른 상품의 경우, ‘빨리’보다 ‘품질
안정’에 주력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명함류, 스티커류, 실사출력물류를
제외하면 급히 처리해야 할 아이템들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 원칙을 적용하면 명함류나 스티
커류, 실사출력물 중에서도 주력 상품에서만 ‘빨리’를 적용하면 됩니다. 나머지 상품은 품질
을 유지하는데 주력을 하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정리를 하면 가장 기본이 되는 상품은 ‘빨리’를 적극 적용하되, 나머지 상품은 ‘안
정’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해서 기본 상품은 불량품도 없이 빨리 가게 하고, 나머지는 일단 불량품이 없게
하는데 주력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나머지 상품은 납기를 넉넉하게 확보하고
가자는 뜻입니다.
어쨌든 이제는 ‘싸다’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는 ‘좋다’라는 평을 얻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
100엔샵도 그랬습니다. 가끔 제가 100엔샵을 거론하는 것은 우리 회사를 저 스스로 ‘인
쇄계의 100엔샵’이라고 불렀을 만큼 성장 궤적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초창기에 100엔샵
물건은 정말 품질이 형편 없었습니다. 소비자들은 100엔샵 물건을 한번 쓰고 버리는 것 정
도로 인식했습니다. 오죽하면 100엔샵 망치로 못을 치면 망치가 움푹 파인다는 말까지 나왔
겠습니까? 그렇지만 지금 100엔샵 물건은 100엔 이상의 가치를 한다고 인정을 받습니다. 사
람들이 인정을 하니까 또 100엔샵이 그만큼 성장한 것입니다. 100엔샵이 성장을 바탕으로
품질을 관리하는데 성공하면서 품질과 가격을 같이 잡아버린 것입니다. 그러면서 100엔샵을
능가하는 가게를 만들기 정말 힘들어져 버렸습니다. 거대한 구매력과 정보력, 촘촘히 박힌
유통망은 새로 진입하는 회사가 구축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도 이렇게 해야 합니다. 우리도 놀랄 만큼 빨리 성장했습니다. 우리도 ‘빨리’ 그리고
‘싸게’는 어느 정도 실현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좋게’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서비스가
‘편리하게’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게 우리가 할 일입니다. 현재 우리 주력 상품의 품질과 속도를 유지하면서 여타 상품
의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고, 미래로 나가기 위해 현재의 기반을 다지
는 일입니다.
이 과제의 지표는 클레임의 유무입니다. 클레임은 불량품이 고객에게 갔다는 말입니다.
클레임이 생기지 않으려면 검수가 필수 입니다. 검수 이전에는 불량품을 만들지 않는 것입니
다. 불량품을 만들기 전에는 데이터 체크 등에서 실수가 없어야 합니다. 데이터 체크 이전에
는 고객이 잘 알아볼 수 있는 정보가 제공될 필요가 있습니다.
클레임 방지는 제일 끝의 일이지만 제일 앞과 반드시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클레임을
방지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은 생산 전 과정의 개선과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
리는 클레임을 방지하는 일을 통해 우리 서비스 전체를 개선해야 합니다.
이것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같이 생각해보기를 원합니다.

고객이 편리하게
불량품이 고객 손에 닿지 않게 하기 위해 조직 전체의 생산, 제작 흐름을 재구축하면서,
우리는 이제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도 그동안은 우리가 제
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회사에 돈이 없어서 고객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인원을 충분히 확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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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고객 서비스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어서 하지만 그걸로 인해 우리
가 얻는 이익은 엄청나게 큽니다.
12월부터 우리는 주문관리팀을 둬서 고객과 직접 통화하는 경우를 대폭 늘렸고, 또 브
이아이피 고객 핫라인 개설, 해피콜, 가입환영콜을 준비했습니다. 이 중 재주문 안내는 정착
되어 가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아직 인원이 부족한데다 3월에 주문이 크게 늘어나면서 할 엄
두를 못 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 분야를 집중 개선해야겠습니다. 이곳에서 회사의 이익이 나옵니다.
그리고 여전히 프로그램을 개선해야 하고, 또 컨텐츠를 보강해야 합니다.
이 분야를 개선하려면 어쩌면 또 인원을 확충해야 합니다.
물론 우선 순위는 현재 조건에서 개선이지만, 인원을 확충하는 것도 할 수 있으면 해야
합니다.
고객을 편리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프로그램의 개선입니다. 그리고 컨텐츠 보
강이고, 마지막이 전화와 대면 접촉 보강입니다. 이 중 컨텐츠와 전화와 대면 접촉 보강은
사람이 보충되어야 하는 일입니다.
가격과 품질이 보장되는데다가 편리함까지 제공하면 우리 비즈니스는 견고해질 수 있습
니다.
이를 위해서도 각 팀 혹은 각 사업단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깊이 생각을 해봅시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개선은 다행히 최근에 배정환이사님, 최욱부장님이 합류하여 간부 조
직이 안정되면서 급속도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합니다. 조직이
더욱 안정되었기 때문에 고객을 더 편하게 하는 일도 더 빨라질 겁니다.

미래와 현재
저는 일본 종합몰 오픈, 미국 서비스 런칭, 중국 서비스 런칭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제
가 만들려는 우리 회사의 모양은 여전히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입니다. 일부 수정이 이루어
질 수도 있습니다. 과연 무한 경쟁을 전제로 한 오픈마켓이어야 하는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좀더 고민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생산자가 국경을 넘어 타국 소비자를 만난
다’는 개념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 근본 개념은 계속 추구할 겁니다.
작년에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으로 오더몰을 만들다가 크게 실패를 했습니다. 그런데도
자연스럽게 이 일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 일이 흐름에 맞기 때문입니다. 이미 우리는 작년
의 실패를 딛고 책자와 전단지 판매사로 알래스카인디고를 입점 시켰고, 택배박스 판매사로
유패키지를 입점 시켰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고, 또 무리 없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알래스카의 경우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확실히 매출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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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가능성입니다.
이 가능성을 보고 일본 종합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일이 성공하면 우리 회사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합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 일이 성공하면 우리 회사 구성원 모두의 삶도 크게 바뀔 수밖에 없
습니다. 성공 못할 경우의 수는 거의 없습니다. 이미 성공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성공으로
가는 길에서 고생을 안 하는 게 중요합니다.
고생하지 않는 방법은 천천히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먹고 사는 기반을 흔들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래로 나가기 위해, 현재 우리는 불량품을 내지 말아야 하고, 고객 서비스를
강화해야 합니다.
미래와 현재를 동시에 보자는 뜻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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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6월 오픈 종합몰

2014. 04. 11. 금요일.

종합몰 6월 오픈
6월에 종합몰을 열려고 준비하는 중입니다.
종합몰은 백화점 운영과 비슷합니다. 보통 백화점에는 직영 코너가 있고 임대 코너가 있
습니다. 요즘은 대형 할인마트도 자기 상품을 냅니다. 할인마트도 자사 제품도 팔고 사입도
하고 임대 코너도 운영하는 셈입니다.
6월에 우리가 만드는 종합몰에는 우리가 발굴하거나 제조하는 상품도 판매를 하고, 한국
이나 중국 그리고 일본의 제조사나 유통점이 입점해서 팔기도 합니다. 이런 종합몰을 6월에
열 계획입니다.
좀더 쉽게 설명하면 지금의 애드프린트 사이트에 의류, 식품, 가전제품도 판매한다고 생
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애드프린트 사이트는 사이트 이름부터 adprint인 것처럼 인쇄물 종합
사이트라는 성격이 너무 명확하므로 새로 종합몰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
니다.
저는 애드프린트는 앞으로 회사 용품 종합몰로 발전 시켰으면 합니다. 그리고 일반 용품
종합몰을 새로 만들려고 합니다.
회사는 원래 이 구상을 갖고 있었습니다.
애드프린트는 명함과 스티커, 실사출력물을 중심으로 회사라면 거의 꼭 쓰는 필수 용품
을 선발군으로 해서 회사가 쓰는 모든 상품을 취급하는 쪽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자연
스럽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경쟁사는 프린트팩이나 그래픽이 아니라 아스컬
(http://www.askul.co.jp)이 됩니다. <뒷면 캡춰 사진 참조>
저는 애드프린트 웹의 메뉴도 이제부터는 서서히 아스컬을 염두에 두고, 아스컬을 밴치
마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프린트팩과 이미 다릅니다. 프린트팩은 스티커와 실사출력물을 팔지 않고 있습니
다. 앞으로도 팔기가 꽤 힘들 겁니다. 왜냐면 프린트팩이 스티커와 실사출력물을 한국이나
중국에서 생산해서 팔지 않는 이상 일본의 스티커와 실사출력물 전문 업체로부터 공급 받아
서 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래픽은 실사출력물도 팔기 때문에 조금은 우리가
모델로 삼을 수는 있습니다만 메뉴의 구성을 보면 그래픽은 역시 디자인과 인쇄물에 강점을
가진 사이트라고 할 수 있고 회사용품 사이트라고 하기는 좀 부족합니다.
우리 회사가 가지는 최대 강점은 일본 소비자들에게 한국과 중국의 상품을 신속하게 공
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회사는 일부 제조도 하지만 사실은 유통회사입니다. 유통회
사이기 때문에 일본 상품조차도 우리가 일본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과 중국의 상품을 일본에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강점을 가졌습니다. 그리
고 아주 경쟁력이 있는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이라는, 회사에서는 꼭 쓰는 상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결합시켜서 애드프린트는 회사 용품 공급 사이트로 발전 시켜 나가
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일본 업체 중에도 한국과 중국에서 물건을 가지고 와서 일본에 파는 업체가 많을
겁니다. 그렇지만 우리처럼 다품종 소량 생산품을 우리처럼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거의 없습니다. 더군다나 인쇄가 필요한 상품을 이처럼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더
더욱 없습니다.
이 강점을 살려서 애드프린트는 회사 용품 공급사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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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애드프린트는 회사 용품 전문몰로 일단 발전 시키고, 한국과 중국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일본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활용해서 일본에 종합몰을 만듭니다.
이것이 6월에 여는 종합몰의 개념입니다.
이 두 몰을 나중에 합칠 지 여부는 나중 문제입니다.

보기가 되는 책자와 택배박스 코너


종합몰 중 임대 코너의 기본 개념은 전단지/책자와 택배박스는 이미 충분할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신입사원들은 모를 수 있으므로 설명합니다. 기존 직원이라고 해도 이것은 종합몰에서
중요한 개념이므로 한번 더 생각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애드프린트 사이트의 전단지/책자 코너는 ㈜알래스카인디고가 분양 받아서 운영합니다.
알래스카인디고는 판매되는 전단지/책자 매출에서 72%를 가져 갑니다. 나머지 28%는 우리
가 홍보비와 운송료 등으로 쓰고 나머지를 우리 수입으로 잡습니다. 원래는 접수와 고객 응
대도 알래스카인디고에서 해야 하는데 아직 잘 하지를 못해서 우리가 운영을 대행하고 있습
니다. 이 운영대행료는 우리가 받고 있습니다.
택배박스 코너는 유패키지라는 회사에 분양했습니다. 유패키지는 이 코너를 운영하기 위
해서 일본에 창고를 얻었고, 일본에 직원을 채용했습니다. 유패키지는 자기가 비용을 들여서
광고를 합니다. 우리는 유패키지 판매 금액 중 일부를 수수료로 받아야 합니다. 다만 지금은
유패키지가 초창기여서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습니다.
이 두 입점사를 통해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얻고 있습니다.
전단지/책자는, 지금 우리가 명함이나 스티커를 제작하는 방법으로 해보면, 우리에게 흑
자를 가져다 주지 못합니다. 전단지와 책자는 애드프린트 사이트를 처음 열었을 때부터 팔았
던 상품입니다. 그런데 전단지/책자는 2008년 말에서 2012년 말까지 특별히 형성된 엔고 시
절에는 그래도 조금씩 흑자를 가져다 주었습니다만 엔고가 사라진 시점에서는 계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이 늘어나도 적자였습니다. 그리고 클레임은 계속 발생했고, 품질은 올라가지 않았
습니다.
전단지/책자는 우리에게 큰 골치거리였습니다. 그렇다고 인쇄 사이트라고 하면서 전단지
와 책자를 없앤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이 고민을 우리는 임대라는 절묘한 방법으로 해결했습니다. 임대 구조에서는 우리가 절
대로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알래스카인디고에 매출의 72%로 준다는 것은 어쨌든 홍보비 등
에서 우리가 절대 손해보지 않는 선입니다.
그렇다면 늘 적자인 전단지/책자 코너를 알래스카인디고가 분양 받아간 이유는 무엇일까
요?
그것은 전단지/책자를 우리가 사와서 팔 때는 무조건 적자지만, 알래스카인디고가 제작
하면 흑자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래스카인디고 입장에서는 애드프린트에서 판 전단지/
책자를 찍으면 인건비나 인쇄비가 추가되지는 않습니다. 기존 인력을 이용해서 인쇄를 하고,
기존 기계를 이용해서 인쇄를 합니다. 더군다나 이미 하고 있는 인쇄물이 있으므로 종이를
대량 매입하게 되면서 원재료비를 낮출 수 있습니다. 한국 충무로에서 전단지를 제작해서 판
매하는 합판 회사는 전단지를 팔아서 이윤을 남기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현금을 유통 시키
고, 기계의 감가상각비를 줄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전단지를 생산해야 합니다. 알래스카
인디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애드프린트의 전단지/책자 판매 가격이라면 알래스카인
디고 입장에서는 이윤이 남습니다. 우리가 하면 흑자를 못 내지만 전문 업체가 공급하면 흑
자가 나는 것입니다.
코너 분양을 통해 우리도, 알래스카인디고도 훌륭하게 윈-윈한 것입니다.
택배박스도 마찬가지입니다. 택배박스를 우리가 납품 받아서 공급하면 우리는 흑자 내기
어렵습니다. 왜냐면 택배박스 제조사는 원가를 조절할 수 있는데 우리가 공급받을 경우 원가
를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잘 나가는 택배박스 200 X 140 X 70 사이즈 택
배박스를 우리가 공급 받아서 판매하면, 박스 하나 당 85원이라고 합시다. 우리는 언제나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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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에 공급받습니다. 그런데 이 사이즈 박스의 원가는 조건에 따라 심하게 바뀝니다. 예를 들
어 이 박스를 1만 개 만들 때와 500개 만들 때는 원가가 전혀 달라집니다. 더군다나 택배
회사에서는 사람을 추가 하지 않고 박스를 제조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택배
박스를 직접 취급하기 보다 분양으로 처리하는 게 훨씬 좋았고, 유패키지도 일본에 진출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손해 난 사람을 아무도 없습니다.
사실은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도 분양하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 아이
템은 그나마 우리가 제어할 수 있고, 또 마진이 워낙 좋으므로 우리가 계속 제조를 하는 게
지금은 적절하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도 분양하게 될 수도 있습니
다. 또, 조건만 맞으면 분양해버리는 것이 우리 회사에는 훨씬 좋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문제는 급히 처리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이처럼 애드프린트 사이트의 전단지/책자 코너와 택배박스 코너는 6월에 만들 종합몰
임대코너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이트가 국경을 넘는다


저는 인터넷 쇼핑몰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한번 정리한 적
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한참 된 일이니 다시 정리를 합니다.
1단계는 종합쇼핑몰입니다. 지금도 꽤 있습니다. 백화점이나 할인마트의 몰이 인터넷 쇼
핑몰 초창기에 많았던 종합몰입니다.
2단계는 오픈마켓입니다. 미국의 이베이, 중국의 타오바오, 일본의 라쿠텐, 한국의 옥션
과 지마켓과 11번가가 쉽게 볼 수 있는 이 유형입니다. 시장이 생산자에게 오픈 되어 있습
니다.
3단계는 1단계, 2단계 유형이 다른 나라로 진출하는 모델입니다. 11번가가 인도네시아나
태국에서 사이트를 오픈하거나 일본 라쿠텐이 다른 나라에서 오픈하거나, 아마존이 다른 나
라에서 서비스를 오픈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경우 대부분은 서비스의 형태를 다른 나라에
이식하는 것이고 상품을 다른 나라로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4단계는 새로운 모델입니다. 전형은 애드프린트입니다. 그리고 우리보다 늦게 시작한 큐
텐(www.qoo10.co.jp)이 또 하나의 전형입니다. 큐텐은 일본 소비자를 상대로 한국과 중국
상인들이 한국과 중국에서 물건을 팔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애드프린트보다 늦게 출
발했는데 자본금 1천억 원으로 시작한 회사여서 규모는 애드프린트보다 훨씬 큽니다.
저는 이 4단계를 4세대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저는 이 4세대 모델이 세계를 지배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애드프린트를 하기 전부터 이 4세대 모델을 하고 싶었습니
다. 이것을 우리 안에서는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이라고 불렀는데, 이 말은 조금 수정할 필
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국경을 넘을 때 오픈마켓 방식은 조금 문제가 생기는듯합니다. 오픈마켓은 공급자들로
하여금 무차별 경쟁을 하게 합니다. 그런데 국경을 넘으면서 무차별 경쟁을 시키니까 공급자
들의 마진이 확 떨어져 공급자들이 시큰둥해지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잘은 모르겠지
만 큐텐의 경우 일본 공급자의 비중이 점점 커지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우리는 일단 공급자 무한 경쟁 체제를 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되면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이라기보다 국경을 넘는 종합몰이라는 개념이 더 적
절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이 되니까 일본 소비자는 해외의 판매자와 직접 상대하게
되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것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공급지가 한국이라는 것을 전혀 알아
채지 못하는 애드프린트 구조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이 차이가 4세대 모델에서는 큰 차이로
나타날 가능성이 꽤 크다고 여겨집니다.
여러 가지 주의를 하면서 우리는 일본 소비자가 거의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한국과
중국 상품을 구매하는 쇼핑몰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최근에 직구(直球)가 많이 늘었습니다. 한국 소비자가 미국 사이트에서 물건을 직접 사
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배송대행(配送代行) 서비스가 커졌습니다. 즉 소비자가 미국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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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물건을 구매해서 미국에 주소를 둔 배송대행사로 배달을 시킵니다. 이 배송대행사가 물
건을 모아서 한국 소비자에게 보내주는 것입니다.
이 또한 인터넷으로 국경을 넘는 서비스입니다. 이렇게 국경을 넘는 쇼핑이 갈수록 발전
할 텐데, 최상의 모델은 우리가 추구하는 방식입니다.

미래
일본 소비자가 외국에서 공급된다는 것을 거의 알지 못하는 쇼핑몰이 성공한다면 우리
회사는 차원이 다른 회사로 발전하게 됩니다. 일본 소비자가 애드프린트 혹은 새로 만들 종
합몰에서 구매하는 물건이 한국과 중국에서 직접 배달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거의 알지 못한
다는 것은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중국 소비자에게, 한국 소비자에게, 미국 소비자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즉 중국에 쇼핑몰을 열고 일본, 한국의 상품을 파는 것도 마찬가지로 가능하다는 뜻입니
다.
이렇게 되면 우리 망을 통해서 전세계 공급자가 전세계 여러 나라 소비자에게 직판하는
길이 열린다는 뜻입니다.
직구(直球)나 배송대행(配送代行)과 비교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게 성공하면 우리 회사는 아마존을 능가하는 회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시간과 자금이
문제일까요?
아마존과 라쿠텐은 이런 것 못할까요?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그들이 못하
는 게 있습니다. 당분간, 아마 10여 년 정도는 우리를 따라오지 못하는 게 있습니다. 그게
뭘까요? 너무 많은데 오늘은 이건 각자가 생각을 해보도록 합시다.
회사가 좋아지면, ‘직원이 행복한 회사’도 차원이 다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정말 꿈 같은 미래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실패하지 않는다
종합몰은 작년에 하다가 실패했습니다. 고생 정말 많이 했습니다. 후유증도 꽤 컸습니다.
이번에 하는 종합몰은 어떨까요? 실패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알래스카인디고와 유
패키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초창기지만 우리가 그다지 큰 부담을 안고 있지 않습니다.
이게 참 중요합니다. 실패해도 손해가 전혀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작년과 완전히 다른 게 있습니다.
작년에는 우리가 완전히 적자였던 때 했고, 올해는 흑자면서 한다는 뜻입니다.
작년에는 좇기면서 오픈마켓으로 흑자를 내겠다는 정신 나간 목표를 세우고 했습니다.
아무 경험도 없이 허겁지겁하면서 오히려 진흙구덩이에 빠져버렸습니다. 좇기면서 하다 보니
입점 시키는 데만 정신이 팔려 뒷감당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다릅니다. 안 해도 아쉬울 게 없습니다.
저는 종합몰에 입점하는 분들에게 운영대행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일본어
홈페이지를 작성할 수 있고, 일본어로 고객응대를 할 수 있는 회사만 입점 시킬 작정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은 잘 못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저도 한 것을 다른 사람이 못한다
고 생각하는 게 참 웃긴 행동이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은 더 쉽게 할 수 있
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 혹은 회사와만 할 겁니다. 천천히 가도 그게
훨씬 옳은 길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와서 보니 고객응대가 정말 중요합니다. 광고를 할 수 있고, 고객응대를 할 수 있
어야 일본에 물건을 팔 수 있습니다. 이 기본이 안 되면 판매는 어렵습니다. 또 이 정도는
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그게 장사라고 생각합니다.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고, 일본 고객을 응대할 수 있으면서 홍보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까요? 당장은 없을지도 모릅니다만 저는 이런 조건은 장사만 되면 저절로 생기리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천천히 가려고 합니다. 아쉬울 것도 없습니다. 우리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범위
에서 천천히 가면 절대 지지 않을 싸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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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인디고, 유패키지와 제휴는 이런 점에서 아쉬움이 많습니다.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해줍니다. 그렇지만 가능성은 확실히 확인했습니다. 이를 통해 할 수 있는 회사와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 방식을 좀더 엄격하게 적용합니다.
그렇게 되면 종합몰은 실패하지 않습니다.
종합몰의 미래는 누구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아주 확실한 것이 있습니다. 애드프린트가
지금까지처럼 한다면 종합몰은 망해도 우리 본체는 여전히 건재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종합몰은 현재 우리 회사로 봐서는 꽃놀이 패라고 생각합니다.
바둑에서 꽃놀이 패는 이기면 대박이지만 져도 그다지 큰 타격이 없는 상황을 의미합니
다. 종합몰은 성공하면 초대박입니다. 그렇지만 실패해도 그다지 큰 타격이 없습니다. 아니
그런 정도로 운영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게 하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욱 잘 다져야 합니다.
어떤 조건에서도 우리 모두의 삶의 근거는 탄탄하게 다지고 가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종합몰에 투입되는 인원을 최소로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종합몰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미래를 바라보면서 현재를 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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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일본 직판은 성공 확률 99.99%

2014. 04. 18. 금요일.

일본 직판은 성공 확률 99.99%
최근에 일본 직판 설명회를 계속 하면서, ‘일본 직판이 성공 확률 99.99%’인 이유를 확
실히 발견했습니다. 그 전에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확신입니다. 정말 뿌듯했습니
다. 그런데 돌아서면서 한숨이 나왔습니다. 이 따위 이론을 찾아내는데 12년이나 걸렸나 해
서입니다. 정말 이렇게 어리석을 수가 없습니다. 초등학생도 알만한 이론이니까요.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일본 직판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중에서도 이 원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아직도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어쩌면 당연합니다. 일본 직판 분야에서 저 정도 되는 사람
이 이제 겨우 확인한 정도이니까요.
일본 직판은 99.99% 성공합니다. 아니 100%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한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상품이 일본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
다. 이것도 하나마나 한 바보 같은 말입니다.
최소한 일본에 팔아보겠다고 내놓는 상품이라면 일본 상품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경쟁력이 없으면 애당초 말할 것도 없습니다. 경쟁력이 없는 상품
은 한국이든, 중국이든, 일본이든 어디서도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한국서 생산되는 상품은 대체로 일본 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
다. 이것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상품이 한국 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것과 거의 완전히 똑
같습니다.
같은 물건을 생산할 경우 경제력이 높은 나라에서 생산하는 게 당연히 원가가 비쌀 가
능성이 큽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 상품은 대체로 일본 상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일본 상인이 상품을 중국에서 생산할 경우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조차, 한국 상
인도 중국에서 생산하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어쨌든 일본 상품에 비해 경쟁에서 뒤질 가능
성은 없습니다. 어쨌든 일본으로 진출하려는 업체는 일단 일본 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더 말할 게 없습니다. 일본 제조자가 만들 수 있으면 한국 제조자도 만들 수 있
습니다.
일단 경쟁력이 있다면, 성공하는 것보다 실패하는 게 더 어렵습니다. 같은 품질인데 가
격이 싸다는 건 핵심 경쟁력입니다. 같은 품질 제품을 싸게 만들 수 있는데 못 팔면 바보입
니다.
원가가 싸면 판매가도 쌀 수 있습니다. 판매가가 싸다면 어떤 소비자가 안 사겠습니까?
똑같은 물건을 돈 더 주고 살 바보는 없습니다. 일본 소비자도 그렇고 한국 소비자도 그렇습
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품질 제품을 싸게 팔면 무조건 팔립니다. 그러니까 가격 경쟁력이
있으면 한국 상품이 일본에서 팔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일본 직판은
성공 확률 99.99%입니다.

네 개 사이트로 입증
이건 제가 입증을 했습니다.
저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네 개 사이트를 일본에 런칭 시켜서 네 개를 모두 성공 시켰
습니다.
먼저 애드프린트입니다. 애드프린트는 한국 인쇄물, 실사출력물, 판촉물을 일본 고객에
게 판매하는 사이트입니다. 2007년 10월에 처음 런칭 시켰습니다. 애드프린트의 월매출 그래
프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 그래프는 2014년4월16일 현재의 것입니다. 2014년 4월 매출이 떨어져 있는 것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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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16일까지 매출이기 때문입니다. 4월 말이 기준이라면 아마 3월말 기준 조금 못 미칠 것 같
습니다. 감안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나머지 그래프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끊임없이 매출이 늘었습니다. 올해 3월에는 8천3백50만 엔(한화 8억6천만 원) 매


출을 기록했습니다.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을 팔아서 한국 돈으로 한 달에 8억6천만
원 매출을 올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매출이 정말 끊임 없
이 올랐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역시 우리가 판매하는 인쇄물과 판촉물이 일본 상품에 비해 품질도 뒤지지 않는
데 가격이 월등하게 싸기 때문에 될 수 있는 일입니다. 가격은 경쟁력에서 핵심입니다.
다음은 애드프린트 안에 있는 현수막, 배너 등 실사출력물의 매출 그래프입니다.

2
실사출력물은 2012년 7월에 처음으로 팔기 시작했는데, 올해 3월, 1천2백만 엔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역시 눈부시게 성장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작년 3월에 비해 두 배 이상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에서라면 절대 불
가능합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실사출력물 사업을 했던 업체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전부 외부
에 맡겨서 제작해와서 팔았습니다. 실사출력물 전문가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일본에
서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이유는 일본 상품에 걸 맞는 품질인데도 가격이 훨씬 쌌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애드프린트에 입점한 전단지/책자 판매 사이트의 매출입니다. 애드프린트 제품
중 전단지/책자 코너는 ㈜알래스카인디고가 임대 받아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코너는 ㈜여
수룬이 운영하다가 올해(2014년) 1월부터 코너를 임대했습니다. ㈜애드프린트는 전문 인쇄사
아니기 때문에 전단지/책자를 다른 데서 만들어와야 하는데 전단/책자를 다른 회사에서 만들
어와서 팔아서는 경쟁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코너를 분양했습니다.

임대 분양한 후 매출이 급격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올해 3월에는 1천7백만 엔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세 개 사이트 외에 저는 2004년에 한국 택배박스를 일본에 판매하는 사이트
www.danboru.net를 런칭 시켰습니다.

3
이 사이트는 지금도 일본에서 택배박스 판매 분야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습니다.
저는 일본에 인쇄물과 판촉물 사이트 www.adprint.jp, 실사출력물 사이트
www.makumaku.jp, 전단지/책자 코너, 택배 박스 판매 사이트 www.danboru.net을 런칭 시
켜서 모두 성공 시켰습니다.
이것만 보면 제 손 혹은 ㈜여수룬의 손은, 대기만 하면 모든 사물이 황금으로 바뀌는 마
이더스의 손입니다. 그런데 저나 ㈜여수룬은 인쇄나 실사출력물을 거의 모르고 이 일을 시작
했습니다. 박스 판매업을 처음 할 때도 박스를 전혀 몰랐습니다. 그런데도 일본에 진출 시켜
다 성공했습니다.
물론 저나 회사가 잘한 게 조금은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성공 요인은 이들
제품이 일본 제품에 비해 가격에서 현격한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싸고 좋은데 안 팔릴 리가 없습니다. 싸고 좋은데 안 팔린다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
니다. 제가 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계속 되풀이 하는 것은, 사람들이 지극히 당연한 이 상
식을 확실히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똑같은 인쇄물을 가지고 일본으로 진출해서 실패한 회사들도 많습니다. 한국에서
㈜여수룬처럼 인쇄물을 가지고 일본에 진출한 회사는 제가 아는 것만으로도 최소한 7개 이
상입니다. 인쇄물은 워낙 가격 차이가 많이 나고 마진이 좋기 때문에 인쇄업을 하는 회사는
모두 일본으로 진출하고 싶어했고, 실제로 7개 이상의 회사가 일본에 진출했습니다.
이 중에는 한국에서 10대 인쇄 회사 안에 드는 회사도 두 개 있었습니다. 한국서 10대
인쇄 회사 안에 들어간다고 하면 그래도 한 달 매출이 30~40억 이상입니다. 그리고 인쇄업
에 10년 이상 종사했습니다. 그리고 기계도 있습니다. 이 중 한 회사는 ㈜여수룬이 일본으로
넘어간 2007년보다 2년 일찍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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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은 10대 회사 안에 드는 한 회사만 ㈜여수룬 매출의 1/8 규모로 모양만 갖
췄을 뿐, 나머지는 전부 유명무실합니다.
이 현실은 제 주장과 맞지 않습니다. 저는 일본 직판은 성공 확률이 99.99%라고 했습니
다. 그런데 경쟁력이 월등한 인쇄 업체들이 일본에 진출해서 줄줄이 실패했고 지금도 실패하
고 있습니다. 제 주장과 현실이 전혀 맞지 않습니다.
제가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일본 직판은 99.99% 성공하는 게 맞는데, 현실에서는 대부
분 실패하는 이유를 제가 알았습니다.
실패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다시 한번 일본 직판이 반드시 성공하는 이유를 정리하
겠습니다.
경쟁력이 있는 상품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일본 직판은 99.99% 성공합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일본 직판을 위한 비용은 고정비 성격입니다. 극단을 상정하면 일본 직판을 위해서는 인
건비와 광고비만 있으면 됩니다. 원재료비는 팔릴 때만 들어가는 것이므로 굳이 따지지 않아
도 됩니다. 인건비와 광고비는 매출이 늘어난다고 해서 정비례해서 늘어나지 않습니다.
설사 늘어난다고 해도 매출 증가 속도가 인건비와 광고비 증가 속도보다 빠르기만 하다
면 언젠가는 손익분기점을 반드시 넘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프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일본에 소비자가 있어서 물건이 팔린다는 걸 전제로, 광고를 계속하면 언젠가는 매출이
손익분기점을 반드시 넘어설 수밖에 없습니다. 광고비는 고정비이기 때문입니다. 시기의 문
제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직판은 99.99% 성공이 보장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
니다.
이렇게 보면 광고비를 많이 투입하면 손익분기점을 넘는 속도도 반드시 빨라진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고객 유치가 열쇠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여기가 핵심입니다. 대담한 마케팅, 대담한 홍보가 생명입니다. 팔리는
물건이라면, 홍보하고 마케팅만 강력하게 하면 무조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고 또 당길
수 있습니다.
경쟁력만 있다면 국내도 마찬가지 아니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
습니다. 국내는 생산조건이 비슷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듭니다.
특허권을 보유하거나 절대 기술력을 전제로 하는 상품이 아닌 한, 국내에서는 진입장벽이 거
의 없습니다. 이 글은 국내에서 절대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하지 않습니다. 보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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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이 대상입니다. 보통의 소상공인이 국내에서 절대 경쟁력을 가지는 것은 무척 어렵
습니다. 아니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가장 기본 전제인,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거나 혹은 매우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 직판은 그에 비하면 진입장벽이 매우 높습니다. ‘일본 직판이 뭐가 어려워’ 할 수도
있지만, 현실은 정말 어렵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설명회에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일본에 진
출하려고 했지만 진출하지 못한 분들입니다. 이 분들 중에는 국내에서 이미 안정권에 접어든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데도 일본 진출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일본 직판은 저도 자리를 잡는데 10여 년 걸렸습니다. 그것조차 90%는 운이 좋았기 때
문입니다.
충무로에 수 많은 인쇄 회사가 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회사가 우리가 일본에 진출해서
성공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우리가 성공한 것을 아는 그 많은 회사 중 우리를 따라서
일본에 진출한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국내라면 이랬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능력 있는 수 많은 사람이 우리 회사에서 근무하고 나갔습니다. 그 분들도 못합
니다. 그만큼 일본 직판은 어렵습니다. 그리고 진출한 업체도 앞서 말한 대로 성공하지 못했
습니다.
국내는 진입장벽이 없다시피 한 시장입니다. 그러므로 국내에서는 경쟁력이 있다고 해도
그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광고를 계속한다고 해서 반드시 손익분기점을 넘는다
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설사 광고를 계속하면 매출이 늘어난다고 해도 손익분기점까지
기간이 지나치게 길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 직판은 다릅니다. 광고를 하면 매출이 늘어나고, 광고를 더 많이 하면 매출은 더
많이 늘어납니다. 제가 일본 직판 10년을 하면서 확인한 사실입니다. 이 사실을 최근에 더욱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일본 직판은 한국에서 장사를 하는 것에 비해 훨씬 성공 확률이 높고
성공 확률이 99.99%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제 일본 직판에 뛰어든 대부분의 회사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말씀 드립니다.

전력투구하지 못한다
저는 우리 나라에서, 일본 직판 분야에서 일한 지 그래도 좀 오래된 축입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까지 일본 직판에서 제대로 성공한 회사를 알 지 못합니다. 물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있다고 해도 저 정도 되는 사람이 잘 알 지 못한다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
각합니다. 그만큼 일본 직판 분야에서 성공한 회사를 찾기 어렵습니다.
이제 그 이유를 설명하는데, 우선은 인쇄업 분야에 한정하려고 합니다. 다른 분야는 혹
시 제가 모르지만 크게 성공한 분들도 있을 수 있으니까, 제가 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인쇄 분야에 한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인쇄 분야에 한정해서 살펴보면 일본 직판에 뛰어든 분들은 두 부류입니다.
한 부류는 한국에서 인쇄업에 성공해서 그것을 기반으로 일본 직판에 뛰어든 경우이고,
또 한 부류는 ㈜여수룬처럼 아예 돈도 없이 일본 유통에 강점이 있어서 뛰어든 경우입니다.
첫 부류는 돈도 있고, 기술도 있는데 일본 일을 풀어갈 사람이 없어서 실패를 합니다.
돈도 있고, 기술도 있으면 성패가 거의 전적으로 일본 사업 지휘자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런
데 한국에서는 일본 직판을 해본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성공한 인쇄
소 CEO가 일본 직판을 지휘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도력은 능력과 경험에서 나옵니다. 아
무리 뛰어난 지도자라도 전혀 다른 상황에서 능력을 발휘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
문에 일본 직판을 지휘할 사람을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 한국을 지휘하는 CEO가 일본 일도 지휘하는 순간 게임은 끝나버립니다. 한국에
서 성공한 회사의 CEO는 일본 일에 집중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왜냐면 당장 돈이 벌리는 한
국에 일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웬만한 일은 다 맡기는 스타일입니다. 그리고 저는 혼
자 일 하기보다 동료를 많이 만드는 편입니다. 그래서 여수룬에는 간부가 참 많습니다. 간부
가 많으니까 어떻게 보면 제가 일을 안 해도 회사는 전혀 지장 없이 돌아갑니다. 그런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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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차도 회사 실무 때문에 꽤 분주합니다. 상의할 것도 많고, 결정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저더러 이 회사 일을 하면서 한국의 어떤 사업을 해보라고 하면 둘 중 하나는 포기를 해야
합니다. 둘 다 잘 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한국에서 성공한 CEO가 일본 일에 집중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전력을 다해도 성공할까 말까 한데 지휘자가 일본 직판에 전력을 기울일 수가 없기 때
문에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여수룬에는 지금 70여 명의 임직원이 있습니다. 이 70여 명 임직원은 모든 에너지를
일본 직판에 쏟아 넣고 있습니다. 여수룬은 국내 일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CEO인
저는 국내 일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나 여수룬은 모든 임직원이 일본 일에 집중합니
다.
국내에서 성공하고 일본에 진출한 CEO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본에 투자했
다가 손해가 나면 곤란하니까 투자 자체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부자 몸조심’입니다.
그리고 투자는 현찰이지만 성공의 열매는 아직 보장되지 않습니다. 굳이 위험을 자초할 이유
가 없습니다.
저와 여수룬은 물러나면 죽는 거였고, 국내 성공한 CEO에게는 일본 직판이 안 해도 그
만인 일입니다. 이런 차이가 결국은 인쇄업에 종사한 적도 없고, 자본도 없고, 기술도 없었
던 여수룬은 인쇄물 일본 직판에서 성공하고, 한국에서 성공한 인쇄회사가 일본에서 성공하
지 못한 차이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여수룬이 성공한 것은 절박함 때문이었습니다. 이게 아니면 삶이 무너지기 때문에
전력을 기울였고, 빚을 내서도 광고를 했습니다.
일본 직판 설명회에 오는 분들만 봐도 그렇습니다. 제가 페이스북으로 홍보를 하면 정말
많은 사람이 신청을 합니다. 그런데 신청만 하고 안 오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국내 일이 바
쁘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일본 직판은 힘듭니다. 한국에서도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데, 한국보다 더 어려운 일본 직판을 하면서 전력을 다하기 어렵기 때문에
성공하기 힘든 것입니다.
시장 진입 초창기는 누구라도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전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뭔가 하고 있으면 그렇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사람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잘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습니다. 한국에서 하는 일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본 직판에 전력을 기울이지 못하는 한, 투잡이거나 일본 일이 부업입니다. 투잡, 사이드잡
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또 한 부류, 우리 회사처럼 돈도, 기술도 없으면서 능력만 믿고 뛰어든 대부분의
회사는 돈이 없어서 망합니다.
일본 직판은 인터넷 비즈니스입니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가는
사업입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업은 오프라인 사업보다 돈이 더 많이 들어갑니다. 인터넷 전
자상거래업은 고객을 한 명 한 명 직접 모아야 합니다. 게임이나 혹은 최근의 SNS처럼 갑자
기 초대박을 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천천히, 끈기 있게 손님을 모으고 그 모은 고객이
쌓여서 이익을 가져다 주는 사업입니다. 엄청난 시간, 엄청난 돈이 들어갑니다.
여수룬이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다고 하는 것은 이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저는 현재 여수
룬을 만들 때 대략 2년 정도면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해야
만 했습니다. 만약 그 때 손익분기점을 넘는데 6년이 걸린다고 했다면 도저히 할 엄두를 내
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 자신을 속인 것입니다.
여수룬은 2008년 가을부터 2012년 가을까지 4년 간 유례 없는 엔고 때문에 자금을 확
보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남보다 조금 나은 경영 능력이 있었을 뿐입니다. 2008년~2012
년의 엔고 시절이 없었으면 여수룬은 살아남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만큼 인터넷 전자상거래
업은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물론 경영능력도 중요합니다. 왜냐면 인쇄업 분야 말고도, 일본 직판에 뛰어든 돈 많은
회사들이 일본에 뿌리내린 경우를 거의 볼 수 없다는 점에서 경영 능력을 무시할 수는 없습
니다.
그런데 제가 봤을 때 훨씬 중요했던 것은 의지와 절박함이었습니다. 의지와 절박함은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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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나타납니다. 기업의 의지와 절박함은 돈을 투자하느냐 마느냐로 평가됩니다. 사업은 기
술, 자본, 사람으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기업의 의지는 사람과 마케팅에 돈을 얼마나 쓰느냐
를 통해서만 나타납니다. 의지라는 게 하루 종일 기도하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오로지 진
짜 유능한 사람을 구해서 배치하고, 흑자가 날 때까지 광고하고, 마케팅 하는데 돈을 붓는
것을 통해서만 나타납니다.
일본 직판을 하려면 일본 직판 전담 책임자를 두고, 일본 직판을 위해 투자를 해야 합니
다. 전담 인원도 두지 않고 대담하게 투자도 하지 않는다면 의지를 가졌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지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일본 직판에 뛰어든 대부분의 회
사는 정말 유능한 인재를 배치하지도 않았고, 대담하게 광고비를 집행하지도 않았거나 혹은
못했습니다.
경쟁력만 있다면 유능한 인원을 배치하고 대담하게 광고하면 반드시 성공합니다. 이렇게
했는데도 안 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이렇게 해도 안 된다고 하는 것
은 물이 낮은 데서 높은 데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말만큼이나 황당한 말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회사는 인재 배치와 광고에서 정말 대담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을 배치해서 전권을 주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상황과 다소 맞물려
있습니다. 그것은 앞에서 말씀 드린 대로, 일본 직판에 능력 있는 사람은 눈을 씻고 찾으려
고 해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일본 직판은 능력의 문제도 있지만 경험의 문제도 있
습니다. 아무리 능력이 있는 사람도 일본 직판 경험을 충분히 해야만 합니다. 그런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지가 있어도 사람에게 투자할 수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담하게 광고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수룬이 성공한 것은 모든 임직원이 일본 일에 집중했고, 광고에 대담하게 돈을 썼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은 자본금 5천만 원으로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서류상 5천만 원 정도였을 뿐, 실
제로는 현금이 없었습니다. 그런 형편인데도 초창기부터 매달 1천만 원 가까이 검색어 광고
에 돈을 썼습니다. 거래처에 미지급금을 남기고, 빚을 내면서도 검색어 광고비를 계속 그렇
게 썼습니다. 그러다가 1년이 지나고 엔고가 왔습니다. 엔고가 오지 않았으면 여수룬은 끝나
지 않았을까요? 엔고가 없었으면 여수룬은 그냥 고만고만하면서 근근이 목숨을 이어가는 회
사로 끝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여수룬은 회사 규모에 비해 초기부터 광고비를 엄청
나게 써댔습니다. 주말과 휴일 없이 ‘명함’, ‘스티커’ 검색어 광고는 항상 2-3위에 올려뒀습
니다.
아래 그래프는 이 글 제일 처음에 등장한 애드프린트 매출 그래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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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원형 안은 다른 해에 비해 유달리 전년도 대비 매출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현상은 2012년 가을부터 시작된 엔고 소멸로 회사가 돈이 없어서 광고비를 대폭 줄
인 결과입니다.
당시에 우리는, 이제 고객도 4만여 회사나 되고, 지난 4년6개 월간 줄기차게 광고를 했
기 때문에 광고비를 좀 줄여도 매출은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
래서 광고비를 대폭 줄였습니다.
광고비를 줄인 초창기에는 역시 매출 증가세가 줄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광고비를 줄
인 게, 타원형 안의 시기, 그러니까 2013년 8월 들어서면서 매출 부진으로 나타났다고 판단
했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10월부터 다시 광고비를 증액했습니다. 그 결과 역시 올해 2월부
터 전년도 대비 매출 증가세는 확실히 회복되었습니다.
지금 여수룬은 광고비로 월3천만 원 이상 씁니다. 큰 회사에 비하면 그다지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우리 회사 규모에서는 꽤 큽니다.
타원형 안의 시기에 우리는 이제 애드프린트 매출 증가세는 더 이상 커지지 않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원인은 광고를 안 한 데 있었을 뿐, 잠재 고객이 줄거나 하지는 않았
다는 것이 지금의 제 생각입니다.
어쨌든 광고비를 쓰면 확실히 고객이 유입되어 매출이 늘어나고, 광고비를 줄이면 매출
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이 말을 하는 게 참 우습습니다. ‘아니, 무슨 어린애도 알, 뻔한 일을 계속 되풀
이 해서 말하는 거야?’ 할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뻔한 일입니다. 광고비 늘리면 매출이 늘
어납니다.
그런데 말로는 이렇게 쉬운 일을 사람들은 하지 못합니다. 광고비는 현찰이 나가고 늘어
나는 매출은 6개 월 뒤에나 효과가 나타나는 수표이기 때문입니다. 공부 열심히 하면 성적이
오른다는 것은 너무나 뻔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운동 열심히 하면
뱃살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뻔합니다만 그게 잘 안 됩니다. 결국은 절실함, 절박함의 문제
고 그야말로 결단과 의지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저나 여수룬 간부들이 잘한 것은 바로 여기라고 생각합니다. 광고비를 대담하게 집행하
는 데 의견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이 여수룬에서는 승부처가 되었습니다.
제가 초조하게 보는 통계가 하나 있습니다. 올해 애드프린트에 입점해서 3월17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택배박스 판매 회사 유패키지의 매출표입니다. 유패키지가 잘 되는 일은 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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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에 정말 중요합니다. 입점한 유패키지가 실패하면 여수룬이 추구하는 독립연합몰도 실패하
거나 혹은 아주 오랫동안 못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한국 소상공인이 일본 직판에 도전하는 것
도 힘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한국 소상공인이 일본에 진출하는 것을 돕는 일이 참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일본 직판은 99.99% 성공한다는 제 주장을 확인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수룬을 통해
서 일본 직판에 참여한 유패키지의 성공 여부는 저에게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유패키지가 여수룬의 일본 법인이 운영하는 애드프린트에 입점하여 광고를 처음 내보낸
것은 말씀 드린 대로 올해 3월17일입니다. 아래 표는 딱 한 달 된 표입니다.

이 표를 보면 저는 정말 기분이 좋아집니다. 한 달 밖에 안 되었지만 이 매출 추세는 애


드프린트 초창기 성장 속도보다 빠릅니다.
유패키지는 지난 7년 여 동안 일본에 직판하려다가 성공하지 못하고 여수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너무 감사하게도 여수룬을 믿어줬습니다. 믿어준 사람이 잘못 되는 건
견디기 힘듭니다. 정말 마음이 쓰이는 일입니다. 어쩌면 유패키지 CEO보다 더 제 마음이 쓰
였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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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택배박스는 다른 상품과 달리 제품 판매까지 들어가는 초기 투자비가 많습니
다. 창고를 구해야 하고, 박스 입출고를 담당할 사람을 일본에 배치해야 합니다. 다른 웬만
한 상품은 창고가 전혀 필요 없고, 일본에 사람을 둘 일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패키
지는 꽤 많은 투자를 해야 했습니다. 이 역시 마음이 쓰이는 일입니다.
그런데 서비스 시작하면서 확실한 매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말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추세는 계속 됩니다.
유패키지는 일본에 창고를 구했고, 사람도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광고를 했습니다. 제가
말하는 대담한 투자입니다. 이 투자는 응답을 받았습니다.
유패키지의 판매 방식은 아직은 좀 미숙합니다. 몇 가지 개선할 게 있습니다. 몇 가지를
개선하고 홍보를 보강하면 유패키지는 서비스 시작하고 1년 정도 안에 흑자로 전환됩니다.
개선하지 않는다고 해도 1년6개 월 정도면 흑자로 전환됩니다. 그리고 인터넷 비즈니스 규
칙에 따라 매출은 계속 성장합니다. 유패키지는 이미 성공했습니다. 일본의 그 넓은 시장에
한국 택배박스를 판매할 수 있는 회사는 단보루넷과 유패키지 뿐입니다. 일본에서 택배박스
를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회사는 3천 개 이상이라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정말 광활한 바다에
절대 경쟁력을 갖춘 한국 회사 단 두 개가 뛰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성공이 99.99% 보장되는데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대담하게 투자하지 않고, 전력을 기울
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쟁력이 있다는 게 전제가 되고 대담하게 투자하고 광고하면 경영
능력은 후순위입니다. 경쟁력이 있는데도 실패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전력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수룬과 제휴해서 진출하면 유리한 이유


일본에 직판하기 가장 어려운 아이템 가운데 하나인 택배박스도 성공하고 있습니다.
여수룬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나 여수룬은 전혀 경험이 없는 일을 하면서 수 많은 시행
착오를 겪었고, 엄청난 수업료를 냈습니다. 그리고 기반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그 모든 기반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여수룬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연 100억 매출이 있습니다.
여수룬에는 다른 인쇄물 회사도 입점해서 거래할 수 있는 강력하고도 세계 유일의 판매
프로그램을 갖고 있습니다.
여수룬에는 5만 개 회원사가 있습니다. 강력한 유통망입니다.
그리고 이 고객을 모은 경험이 있습니다.
여수룬은 5천5백 원 배송비로 24시간 안에 일본 동경과 오사카 손님에게 명함을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여수룬은 일주일에 두 번 컨테이너를 띄웁니다. 매주 두 번 자기 물건만으로 컨테이너를
띄울 수 있는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여수룬은 일본 은행, 대인(代引),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일본 동경과 오사카에 클레임을 처리하고, 큰 물량을 거래할 수 있는 영업소를 두고 있
습니다.
중국에 연락소를 두어 중국에서 소싱할 수 있습니다.
이 기반 시설이 있으므로 이 기반 시설을 이용하면, 여수룬이 겪은 시행착오를 전혀 겪
지 않아도 됩니다.
여수룬을 믿고 처음으로 입점한 유패키지는 1년 혹은 1년6개 월 안에 흑자 구조로 진입
합니다. 혼자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었다면 아마 6년 이상 걸렸을 것이고, 어쩌면 실패할
지도 모릅니다.
여수룬이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환경이 구축된 것입니다.
여수룬에는 직접 물건을 팔아서 성공한 경험이 있습니다.
여수룬은 여수룬과 제휴하는 회사가 마음껏 마케팅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드릴 수
있습니다. 여수룬이 구상하는 제휴 방식은 다음에 다시 말씀 드립니다.
여수룬은 내년에 미국으로 진출합니다. 그리고 내년 하반기 혹은 2015년에 중국 시장으
로 갑니다. 원리는 완벽히 똑같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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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룬과 제휴하는 것은 일본 직판을 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직판을 하는 것입니다.
그럼 다음 설명문을 또……

설명회에 직접 참여하실 분은 아래를 참조하세요.


여수룬은 여수룬이 겪은 경험을 여러분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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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직판 설명회>
(*) 개론이므로 한번만 들으면 됩니다.
매주 수요일 마다
14 : 00 ~ 15 : 30
중구 충무로
신청 : 댓글로 신청하면 장소 안내 메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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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 판매자 교육>
4월10일부터 목요일마다 8차례
대상자 : 수요 개론 강좌를 듣고, 애드프린트 혹은 6월 오픈 종합몰에 입점하기로 확정
한 분
내용 : 성공 사례, 그리고 실제 일본 직판할 때 필요한 실무 지식
신청 : 개론 참석 후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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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독립 연합몰

2014. 04. 25. 금요일.

독립연합몰의 원형
6월에 여는 ㈜애드프린트의 또 다른 사이트는 독립연합몰 형태를 취합니다.
독립연합몰의 원형은 택배박스 코너에서 지금도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택배박스 코너의 페이지입니다.

다 아시는 것처럼 택배박스 코너는 한국의 유패키지사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패키지는


홈페이지 상단에 애드프린트 타이틀을 가지면서 그 아래에 유패키지 로고를 쓰고 있습니다.
이 모양을 보면 유패키지는 애드프린트라는 우산 안에서 유패키지로 활동한다는 것이 아주
분명해집니다.
새로 만들 연합몰을 (가칭)10mall.jp라고 합시다.
(가칭)텐몰이 생기면 현재의 www.adprint.jp는 회사 용품 전문몰이 되면서, 텐몰그룹에
속하게 됩니다. 그리고 텐몰이라는 헤드를 가진 수 십 개, 수 백 개 도메인이 생기게 됩니다.
도메인마다 독립 사이트입니다. 텐몰 자체는 따로 무슨 물건을 파는 게 아니고 그냥 이름 혹
은 브랜드로만 남습니다. 혹은 텐몰에 참여한 사이트의 사이트맵, 혹은 디렉토리만 노출하거
나, 텐몰에 참가하는 안내 페이지로만 남습니다.
이 (가칭)텐몰이 독립연합몰의 이름인 셈입니다.
(가칭)텐몰에 참가하는 회사는 자기 도메인을 자기가 신청해서 자기가 갖습니다. 홈페이
지도 자기가 꾸미고, 가격도 자기가 정하고, 홍보도 자기가 하고, 고객 응대도 자기가 합니
다.
대신 홈페이지 프로그램 개선, 유지 보수는 여수룬이 합니다. 수금도 여수룬이 하고, 국
제 배송과 일본 내 배송도 여수룬이 하고, 일본 안에서 큰 클레임이 걸리면 여수룬이 수습을
해줍니다. 프로그램 개발, 유지 보수와 일본에 법인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을 여수룬이 합
니다.
거기에 덧붙여 여수룬은 기존 애드프린트 회원에게 참여사의 상품을 홍보해주고, 또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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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인으로 영업도 해줍니다. 참여사의 배너를 서로 보완이 되는 사이트에 상호 노출 시켜주
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면 참여사는 혼자 하는 것보다 매우 쉬운 방법으로 일본에 진출할 수 있습니
다. 유패키지를 예로 들어 봅시다. 유패키지는 올해 3월17일 런칭 했습니다. 한 달 조금 더
되었습니다.
4월21일까지 매출표를 한번 보겠습니다.

이 표를 보면, 유패키지는 이미 성공했습니다.


3월 첫 달 14일의 매출이 35만 엔, 4월 추정매출이 76만 3천 엔입니다. 이 속도는 애드
프린트 초창기 속도보다 빠릅니다.
애드프린트는 사이트를 연 첫 달의 15일 매출이 10만7천 엔, 둘째 달 30일 간 매출이
68만7천 엔이었습니다. 애드프린트는 서비스 오픈 뒤 일곱 번 째 달에 매출이 4백만 엔을
넘었습니다. 한 달 매출이 4백 만 엔을 넘을 경우, 이익률을 30%로 가정하면 이익이 1,200
만 원입니다. 광고비, 일본 사무실 유지비, 인건비를 지출해도 이미 흑자일 가능성이 큽니다.
유패키지가 이 속도로 간다면 아무리 늦어도 1년 이내에 흑자 전환합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1년 이내에 흑자가 나면 그건 대박도 초대박입니다. 더군다
나 한국에서 일본으로 직판하는 인터넷 전자상거래업에서는 기적일 수 있습니다.
일본 안에서 한국 택배 박스를 파는 업체는 유패키지를 포함해서 달랑 두 곳입니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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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자리 잡으면 다른 경쟁자가 생기기 정말 어렵습니다. 박스 업체가 일본에 진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유패키지도 일본에 진출하려고 혼자서 7년을 노력하다가 우리와 힘을 합쳐서 일본에 진
출했습니다. 혼자서는 아무리 애를 써도 쉽지 않았는데, 우리와 제휴하면서는 아주 쉽게 넘
어갔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엔고의 도움을 받으면서 6년 이상 걸린 안정 국면에 도달한 시간
을 1년 안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유패키지가 이렇게 쉽게 안정될 수 있었던 데는 여수룬과 제휴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홈
페이지를 만든다거나 일본 법인을 만드는 일을 생략할 수 있었던 게 무척 컸습니다. 그리고
애드프린트의 5만 고객을 활용할 수 있었고, 애드프린트의 이메일 마케팅 능력을 지원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애드프린트의 국제 배송망, 일내 배송망, 결제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
다.
홈페이지도 만들고, 일본 법인도 설립하고, 사람도 뽑고, 창고도 구하고, 고객도 처음부
터 모으고, 발송 회사와 계약도 하고, 클레임 대처 능력도 갖춰야 했다면 아마 안정되는데
무척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입니다. 시간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돈도 훨씬 더 많이
들어갔을 겁니다. 더구나 여수룬의 풍부한 마케팅 경험에 바탕을 둔 지원이 없다면 여기에
말한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입니다.
유패키지의 경우 초기에 창고를 구하는 비용을 부담했고, 또 일본에 사람을 파견해야 했
습니다. 다른 아이템은 이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 유패키지는 택배박스를 취급하고 있기 때
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여수룬은 유패키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돈도 받지
못하고, 택배 박스 전용 홈페이지를 구축해주는데 정말 많은 인력을 투입했습니다. 아직도
수수료 10%는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유패키지가 여수룬을 믿고 일본에 창고와 사람을 구한 데 대한 보상일
수도 있습니다. 여수룬으로서는 여수룬을 믿어준 유패키지를 꼭 성공 시켜야 할 책임 같은
게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솔직히 여수룬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면서 유패키지를 지원한 것
이기도 합니다.

독립연합몰 운영 방법
6월에 열게 되는 독립연합몰의 원형은 유패키지 택배 박스 사이트에서 이미 다 봤습니
다.
독립연합몰은, ㈜애드프린트가 운영하고, 텐몰이라는 브랜드를 갖습니다. 그리고 텐몰에
참가한 사이트 중 하나에 가입한 회원은 텐몰에 참가한 모든 업체를 한 아이디로 다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참가한 업체는 홍보, 고객 응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따로 합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프로그램 제공, 배송, 수금, 현지 클레임 대응, 이메일 마케팅, 홍보
지원 등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일본에 법인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만 여수룬이
합니다.
이렇게 하면 참여사는 여수룬을 활용하면서 지금 유패키지처럼 마음껏 일본 고객을 상
대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유패키지는 어떻게 보면 자기가 직접 프로그래머를 두고 일본에 법인을 둔 것보다 훨씬
저비용으로 높은 수준 마케팅을 마음껏 하고 있습니다. 참여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참여사가 혼자 활동할 수 있게 하는 일의 중요함


저는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해야 된다는 주의입니다. 여수룬이 해줘야 하는 일은 마
땅히 최선을 다합니다. 그렇지만 참여사도 스스로 알아서 하게 해야 합니다. 독립한 상태에
서 연합해야 합니다.
참여사가 여수룬과 같이 하다가 혼자서도 할 수 있으면 독립해도 상관 없도록 해주는
게 좋습니다. 여수룬도 참여사도 그런 마음으로 일하도록 할 겁니다.
물론 여수룬은 독립할 능력이 있는 업체 조차도 (가칭)텐몰 안에 있는 게 더 편하고, 더
비용이 절감되도록 만들어나갈 겁니다. 그렇게 해서 참여 회사가 텐몰에서 나갈 수 있어도
나가지 않는 게 좋도록 하는 것이 여수룬이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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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일본 직판 설명회를 하는데, 일본 라쿠텐에서 꽤 오래 동안 판매를 해오고 있는
두 분, 큐텐에서 1년 간 활동한 한 분이 설명회에 왔습니다. 매출만 놓고 보면 애드프린트에
못지 않은 회사들입니다. 이 세 분 모두 ‘라쿠텐과 큐텐은 경쟁을 유발 시키기 때문에 더 이
상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닙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세 분 모두, ‘라쿠텐과 큐텐은
MD의 도움이 없으면 혼자 홍보를 할 수가 없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저는 여기에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라쿠텐 홈페이지에서 찾
아볼 수 없습니다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라쿠텐 홈페이지에는 출점사(出店社) 숫자가 나와
있었습니다. 출점사는 한국식으로는 입점사입니다. 이 숫자가 보였던 시점에서 확실히 10만
사 이상이었습니다.
이 숫자는 라쿠텐에는 판매자가 너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 이상 좋은 시장일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라쿠텐은 출점사에게 고객을 관리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라쿠텐에서 지금도 판매를 하고 있으면서 우리와 제휴하여 독립몰을 운영하기 원하는 분의
말씀입니다. 이 점은 큐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점을 생각하면, 우리가 (가칭)텐몰 참가사에게 최대한 독자 활동을 보장한다, 아니 우
리가 참가사를 통제하려는 시도를 포기한다는 발상은 매우 중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생의 차이일 수 있습니다. 사실 이제 우리는 텐몰을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왜
냐면 우리는 현재 애드프린트 사이트만 잘 운영해도 회사를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는 우리 고유의 수익 모델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오픈마켓은 입점사의 판매 수수료로 먹고 삽니다. 그러므로 오픈마켓은
어떤 입점사가 잘 되는 지에는 그다지 관심을 가질 수 없습니다. 무조건 입점하는 회사가 많
아지고, 그래서 물건이 다양해지면 됩니다. 물건이 많으면 소비자도 많이 옵니다. 시장이 난
장(亂場)이 됩니다. 이래서 오픈마켓은 판매자의 무덤으로 바뀝니다.
우리는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는 입점사가 홍보를 열심히 하고, 장사를
잘 하면, 그 고객에게 우리 물건을 팔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입점사는 우리 회사와 전혀
충돌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입점사 메뉴에 우리 메뉴를 걸어둔다고 해도 전혀 문제되지 않
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참가사가 모집한 고객을 우리 데이터로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참
가사가 잘 되면 우리도 잘 된다는 구조를 갖출 수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팔 수 있는 물건
을 갖고 있고, 그 물건이 인쇄물, 판촉물 등이어서 충돌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생기
는 현상입니다.
우리는 혼자 홍보할 능력을 갖춘 회사와 제휴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분간은 그렇게
할 겁니다. 그렇게 해서 일본 직판에 성공한 경험과 기반을 가진 우리가 그들을 돕고, 그들
의 도움으로 우리도 성장하는 코스를 택할 겁니다.
그야말로 그림 같은 윈-윈이 성립합니다.
극단으로 말하면 우리는 참가사로부터 수수료를 한 푼도 받지 않아도 우리에게 매우 유
리한 조건을 만들어 놓고 이 일을 하는 것입니다.

미래 그리고 지금
이미 설명회에 참가한 회사들은 여수룬의 이 구상을 아주 적극 수용하고 환영하고 있습
니다. 서류로도 확정한 것 같은 기업이 벌써 두 곳이고,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힌
곳만 최소한 다섯 사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정한 방침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진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 업체뿐 아니라 중국 업체도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단순해집니다. 텐몰에 입점한다고 해도 마치 혼자서 활동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참여하
는 업체는 마음 놓고 활동합니다. 오히려 ㈜여수룬으로부터 엄청난 지원과 혜택을 받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거대한 고객군을 확보하면서 현재 우리 상품도 팔고, 시장지배력을 키워
갈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 힘으로 중국 시장도 언젠가는 열게 됩니다.
우리는 참가사의 수수료를 받아서 살아가는 게 아니라 참가사가 마음 놓고 활동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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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면서 살아가는 회사라는 점에서 상당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이 일은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습니다.
다만 저는 이 일을 하면서 저 자신이 무척 주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 일은 여수룬 전체
의 일입니다. 그리고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여수룬의 미래, 여수룬 구성원의 미래가 걸려
있는 일입니다. 저는 이 일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CEO인 제가 이 일에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붓고 있습니다. 수요일마다 설명회를 하고, 화요일 아침마다
참가사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고 되는 일은 세상
에 없습니다.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 치고 쉬운 일이 별로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조직 전체도 이 일에 쏠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수룬
의 주요 간부들과 정말 구성원들이 균형을 잘 잡아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말 훌륭합니다.
텐몰 일은 저와 몇몇 사람만 정신 나간 듯이 하면 되는 일입니다. 텐몰 일 외의 나머지
는 다른 다른 임직원들이 차분하게 해주시면 됩니다. 그게 정말 텐몰 일에 빠져서 정신 없는
저와 다른 몇몇 사람을 진심으로 도와주는 일입니다.
이 점에서 저는 여수룬의 서울, 일본, 중국 간부들과 구성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리
고, 또 신뢰를 보냅니다. 텐몰 일은 미래이고, 여수룬-애드프린트 일은 현재입니다. 미래는
아무리 밝아도 여전히 부도날 수 있는 수표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텐몰 일을, 발에
물이 젖을까 봐 조심해서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일이 성사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저와 텐몰 일을 하는 사람들은 머리까지 흠뻑 젖도록 텐몰 일에 올인하는 게 맞습니다.
저와 텐몰 일 하는 단위를 지금은 이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오히려 뒤는 맡을 테니 마
음 놓고 하라고 지지하고,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이게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기를 바랍니다.
일을 하다가 보면 늘 두렵습니다. 지금 저는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만, 이런 일을 하다
보면 실패할까 봐 두려워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두려움을 가지고 하면 될 일도 안 됩니
다. 이럴 때 진짜 힘이 되는 사람은 동료입니다. ‘실패해도 되니까 한번 열심히 해 봐’하는
지지와 격려가 정말 중요합니다.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이 뭘 하겠다고 하면 거의 말리지 않습
니다. 실패해도 좋으니까 새로운 시도를 해보라고 항상 격려하고, 지지하고, 지원하려고 애
썼습니다.
그렇게 하면 일은 실패할 수 있지만 관계는 견고해집니다. 그리고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단단한 조직이 됩니다. 일은 사람이 합니다. 사람이 모여서 조직이 됩니다.
저는, 제가 텐몰 일에 푹 잠겨 있다고 해도 텐몰 일 외의 일은 임원들과 직원 여러분이
알아서 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이렇게 합니다.
이 신뢰가 없으면 텐몰 일은 될 수 있어도 안 됩니다. 이 신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텐몰 일에 성공하고, 그로 인해 여수룬이 비약하게 되면 그 성과 또한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연속해서 3회에 걸쳐 전언의 주제가 독립연합몰입니다. 그동안 개념에서 많은 진전이 있
었습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제가 텐몰에 푹 들어갈 겁니다. 이해를 해주시기 바라고, 제가
이렇게 한다는 것을 전제로 모두 자기 위치를 잘 잡아주실 것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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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일본 직판

2014. 05. 02. 금요일.

㈜여수룬이 하는 일본 직판은, 중개인 없이 한국에서 일본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파는


것입니다.
여수룬은 100% 출자해서 일본 법인을 만들었습니다. 일본 법인 이름은 ㈜아도프린트입
니다. 일본 아도프린트가 홈페이지를 만들고, 은행을 개설합니다. 그리고 손님이 아도프린트
가 만든 홈페이지에 와서 물건을 사면, 실제 물건을 제작해서 보내는 일은 한국에서 합니다.
고객 응대도 일본 인터넷폰을 한국에 설치해놓고 한국에서 합니다. 이렇게 되면 홈페이지에
와서 물건을 사는 일본 손님은 애드프린트 홈페이지를 한국에서 운영한다는 것을 전혀 모르
게 됩니다.
이렇게 운영하는 여수룬의 일본 직판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1. 바이어가 없습니다.
2. 재고가 없습니다.
3. 매장이 없습니다.
4. 미수가 없습니다.
5. 경쟁자가 적습니다
이건 장사하는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입니다.

바이어가 없다
일본으로 물건을 팔면서 일본의 바이어 없이 고객을 직접 상대할 수 있다면 황홀하기까
지 합니다.
바이어가 한 명 혹은 두 명이면 바이어가 칼자루를 쥐고 있고, 파는 사람은 칼끝을 쥐고
있는 셈이 됩니다. 바이어가 지나가는 말처럼, ‘중국 어떤 회사가 여수룬보다 20% 할인해준
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하고 한마디만 하면, 여수룬으로서는 부들부들 떨 수밖에 없습니다.
여수룬 목줄을 한 명 혹은 두 명의 바이어가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어가 상전이고, 여
수룬은 종입니다. 먹고 살자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여수룬은 2014년 4월 말 현재, 50,200 회사 또는 개인을 고객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 5
만2백 회사 혹은 개인은 하나하나 여수룬이 직접 모았습니다. 검색어 광고를 하고, 이메일
홍보를 해서 모았습니다. 그러니까 여수룬은 5만2백 바이어를 갖고 있습니다. 이 중 상위 50
고객의 매출은 전체에서 8%가 안 됩니다. 그러므로 여수룬의 목줄을 쥐고 있는 특별한 바이
어는 없습니다.
여수룬은 1년 매출이 100억 가까이 되지만 지금까지도 어떤 고객에게 특별히 인사하러
간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심지어는 거래하던 큰 고객이 떨어져나가도 잘 알지도 못합니다.
귀한 손님을 귀하게 대접하는 게 맞으니까 자랑할 일은 아닙니다. 그동안은 돈도 없었고, 시
스템도 안 되어서 못 했습니다. 앞으로는 VIP 고객 관리도 할 겁니다. 다만 지금 제가 드리
려는 말씀은 바이어가 5만2백 명이나 되기 때문에 극단으로는 상위 50 고객이 떨어져 나가
도 비즈니스에는 거의 문제가 없다는 점입니다. 몇몇 바이어에 의존하는 것과 철저히 대비됩
니다.
절대 구매력을 가진 바이어가 없다는 것은 특별한 사람에게 매이지 않는 것이므로 무조
건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직접 모은 고객이므로 고객 서비스를 다양하게 할 수 있습니다.

재고가 없다
장사를 하면서 재고가 없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흔히 말하는, 앞으로는 남고 뒤로
밑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재고입니다. 여수룬은 인쇄물이기 때문에 재고가 있을 수가 없습
1
니다만, 여수룬 방식으로 하면 옷 등 기제품도 재고 없이 팔 수 있습니다.
손님이 주문을 하면 그 때 공장이나 제조사로부터 물건을 받아서 보내는 게 가능합니다.
일본에 팔 경우 굳이 일본에 재고를 두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무척 매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옷이나 화장품, 신발 등을 팔려고 할 때, 일본에 재고를 둬야 한다면 상당히
어려운 일이 생깁니다. 옷이며 화장품 종류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 구색을 다 맞추려면
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서 주문이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한국에 있는 물건을 보내면 재고를 갖고
있지 않아도 됩니다.
이 경우 배송이 너무 늦지 않냐 하는 걱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습
니다. 지금은, 오늘 서울서 보낸 물건을 내일 오전에 동경과 오사카 손님들이 받는 시대입니
다. 그렇게 보내도 운송비가 서울에서 부산 보내는 비용의 1.5배에 불과합니다. 그런 시대므
로 배송이 늦을 걱정도 전혀 없습니다. 물론 여수룬은 조금 특별하기는 합니다. 여수룬은 이
미 일본으로 보내는 물량이 무척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요금에서 혜택을 받습니다. 그러나
다른 회사라고 해서 여수룬보다 터무니 없이 많은 금액을 받지는 못합니다. 국제 운송 회사
만 해도 여러 곳이기 때문에 금액은 어느 정도 표준이 정해져 있습니다.
배편을 이용해도 주문하고 나서 3영업일 째 일본 오사카에서 고객에게 물건을 발송할
수 있습니다. 배편으로 보내면 당연히 쌉니다.
배송 속도와 배송비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재고 없이 장사를 할 수 있습니다.

매장이 없다
인터넷 비즈니스므로 온라인이 곧 매장입니다. 온라인 매장의 장점은 물건이 아무리 늘
어나도 매장을 확장할 필요는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서버를 증설해야 하지만 아무래도
오프라인 매장 확장에 비하면 추가 비용은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옷을 10만 벌 전시하든, 화장품을 50만 개 전시하든 쇼핑몰을 유지하는 비용은 더 늘어
나지 않습니다.

미수가 없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원인 가운데 가장 큽니다. 물건을 팔았는데 돈을 못 받으면 흑
자 도산할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먼저 대금을 받고 발송을 하므로 돈을 떼일 일은 없습니다.

경쟁자가 적다
일본 직판은 생각보다 진입장벽이 무척 높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에 진출하려면 우선은 CEO가 일본어를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일본어가 전혀
안 되는 상태에서 일본으로 진출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저는 일본 직판을 오래했
고, 익숙합니다. 이런 저조차 러시아로 진출한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어려움을 느낍니다. 언
어는 하나의 장벽입니다.
그 다음에 CEO가 전자상거래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역을 해본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일본 전자상거래 환경을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이런 조건을 갖춘 CEO는 거의 없습니다.
CEO가 이런 조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경험을 가진 인재를 구하는 것도 방법
이지만, 이런 경험을 가진 인재 역시 거의 없습니다.
인재가 있다고 해도 CEO와 호흡을 맞춰서 일을 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본 직판은 어렵습니다.
먼저 진출하면 그만큼 편합니다. 경쟁자가 없거나 경쟁자가 극히 적은 땅에서 장사하는
것은 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일본 직판은 편한 일이고, 일단 진출하면 성공 확률이 99.99%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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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144]

티쿤글로벌 CEO, 김종박

2014. 05. 09. 금요일.

모든 조직에서 리더의 철학과 세계관은 구성원의 삶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리더


의 철학과 세계관에 잘 맞는 구성원은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고, 리더의 철학과 세
계관과 안 맞는 구성원은 당연히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역할을 하게 되거나 회사를 그만두
게 됩니다. 이것은 조직의 생리이고,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조직인이라면 리더의 철학과 세계관을 존중해야 하고, 존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리더의 철학과 세계관을 존중하기 싫으면 리더의 철학과 세계관을 자기에게 맞게 바꾸거나,
아니면 조직에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조직의 모습은 리더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리더의 모습이 곧 조직의 모습입니다. 저절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자기 철학과 세계관으로 조직을 만들어나가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조직에 책임을 집니다. 책임을 조직에 돌리는 리더는 리더도 아닙니다.
리더는 조직 성공과 실패에 절대 책임이 있습니다.
오늘은 약간 어색할 수도 있지만 티쿤글로벌 리더인 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말씀
드린 대로 조직 성패의 90% 가까이는 리더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러니까 조직에서는 리더를
잘 보호하고 잘 이끌어줘야 합니다. 조직을 이끄는 것은 리더지만, 리더는 구성원에 의해 이
끌려 가기도 합니다. 리더를 잘 보호하고 이끌려면 리더를 잘 알아야 합니다. 저는 구성원들
이 저를 잘 이해하고, 한편으로는 잘 따라주고, 한편으로는 잘 이끌어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저를, 그리고 제 생각을 자꾸 공개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CEO전언인데, 오늘은 제 생각 대
신 제가 살아왔던 삶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삶은 그 사람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
니다.
제 이야기를 제대로 한 지가 오래 되어서 구성원 중에는 저를 잘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
다. 아는 것 자체도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티쿤글로벌 이전
저는, ‘티쿤글로벌에서 뭘 하려는 걸까’를 늘 생각합니다.
원래 저는 정치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1999년도였던 마흔 살에, 제가 정치를 잘할 능력
이 없고, 정치인으로서는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을 자인하면서 정치를 접었습니다. 마흔 살에
정치 하던 걸 접었으니까 취직할 데도 없었고,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생각을
많이 한 것도 아니고 계획을 제대로 세운 것도 아닙니다. 경제 활동을 한 적이 없으니 회사
를 만든다는 게 뭔지도 제대로 몰랐습니다. 경영이념이니 경영철학이니 하는 건 애당초 생각
도 못한 거고, 먹고는 살아야 하고 취직은 할 수 없으니 회사를 만들게 된 것뿐입니다. 물론
정치를 할 때도 꽤 큰 조직을 운영했기 때문에 회사라는 조직을 만드는 걸 그다지 부담스러
워 하지는 않았습니다.
2000년도에 경품신문이란 걸 만들려고 회사를 차렸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직원으로부터
‘컴퓨터 바탕화면을 포탈로 이용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떨까요?’ 하는 제안을 듣고, 그
자리에서 경품신문을 집어 치웠습니다. 회사 차리고 한 달도 안 되었을 때였을 겁니다. 그만
큼 생각이 깊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 다음 날, 좀 아는 프로그램 제작하는 회사를 찾아가서, 돈은 나중에 줄 테니 프로그
램을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그 회사가 요청을 받아들여줬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저도 어설프고 그 회사도 어설펐습니다.
대략 한 달 만에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습니다. 한 달 만에 만든 프로그램이니 오죽했겠습
니까?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이라는 게 유지와 보수가 더 중요
한데 한 달 만에 만든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됩니다. 그런데 구동은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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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샘플이 생긴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 프로그램을 신문에 나게 만들었습니다. 동아일보에 기사가 실렸습니다.
그 기사를 들고 투자를 유치하러 다녔습니다. 그 당시 투자자를 만나려고 엄청나게 돌아다녔
습니다. 7월, 8월 그 뜨거운 계절에 혼자 계속 돌아다니고 만나고 했습니다. 지금도 제 인터
넷 실력은 단순 이용자 정도입니다. 지금 이 수준이니 당시는 무엇을 알았겠습니까? C++가
프로그램 언어라는 것도 모르는 채 투자를 유치하러 다녔습니다. 어쨌든 정말 부지런히 돌아
다녔고, 두 달 만에 6억을 투자 받았습니다.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한 게 5월이었고, 투자
유치를 끝낸 게 9월이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램도, 인터넷도 잘 모르는 채 넉 달 만에 투자
를 성공 시켰습니다.
물론 당시 상황이 한몫 크게 했습니다. 2000년 직전부터 그 해, 제 기억으로는 채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대한민국에는 ‘IT 투자 광풍’이 불었습니다. 사이트만 하나 있어도 사람들
은 투자를 했습니다.
지금 와서는 참 미안한 일입니다. 당시에 저는 그 프로그램이 정말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 당시에도 저는 진지했습니다. 결코 안 되는 줄 알면서 투자를 유치한 것은 아닙니다.
그 회사가 망한 게 2002년입니다. 설립에서 망하기까지 2년도 채 안 걸렸습니다. 망할
때까지 대략 46억 원을 투자 받았습니다. 이 때 일본계 회사도 투자했습니다. 투자한 이 일
본계 회사가 ‘바탕화면을 포탈로 이용하는 프로그램’ 일본 서비스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서
비스 부문은 첫 회사가 망할 때 같이 망했습니다. 이 때가 제가 일본과 처음 만난 때였습니
다.
망할 무렵, 이석주 부사장이 개인 자격으로 ‘한국인을 위한 일본 야후 옥션 경매 대행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몇 달 하고 사업이 어려워져서 손을 놓았고, 저도 할 일이 없어서
이걸 맡아서 운영했습니다. 다행히 입찰자가 선입금 하기 때문에 회사는 간신히 돌아갔습니
다. 실무는 거의 저 혼자 다했습니다. 돈도 없었고, 삶도 무너졌습니다. 정말 기억하고 싶지
도 않습니다. 이때 일본 경매와 전상(전자상거래)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습니다.
일본 경매와 구매 대행 서비스를 운영할 때도 최선을 다하긴 했습니다. 초창기에는 경매
대행조차 수동으로 해줬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매 마감 시간이 새벽 세 시인 경우가 있습니
다. 이럴 때도 지키고 있다가 다 해줬습니다. 어려운 가운데도 회사가 모양을 갖춰나갔습니
다. 그렇지만 힘든 건 여전했습니다. 그래서 그 회사는 다른 사람에게 팔아 넘겼습니다.
팔아 넘기자마자 엔저가 왔습니다. 인수 받은 그 회사는 엔저 시대를 맞아 최대 호황을
누렸습니다. 물론 그 회사가 호황을 누리는 국면에 제가 있었다면 여전히 힘들었을 겁니다.
그 때 그 회사 리더가 훌륭한 분이셨습니다. 그 분은 엔저를 잘 활용해서 많은 이익을 냈습
니다. 그런데 3년 여 엔저 기간이 끝나고 엔고가 시작되었을 때 이 회사는 망했습니다. 이
당시 같은 업종에 있던 경쟁 회사는, 지금 가산 디지털 단지에 200평 최신 건물 한 층을 매
입해서 운영하고 있고, 서울, 미국, 일본, 중국에 지사를 두고 있습니다. 인수한 분이 대처를
못했습니다.
그 회사를 팔아 넘겼을 때도 팔아 넘긴 돈으로 빚을 겨우 갚았기 때문에 여전히 무일푼
이었습니다. 그 회사는 말하자면 팔아 넘겼다기보다 너무 힘들어서 그냥 돈을 조금 받고 제
가 손을 턴 격이었습니다. 그 때가 2004년입니다.
경매 구매 대행 회사에서 손을 턴 뒤에 빈둥거리다가, 회사 전 직원이었던 사람으로부터
일본에 한국 택배 박스를 판매하는 사이트를 만들려고 하는데 운영을 해달라는 제안을 받았
습니다. 2004년 4월 24일입니다. 이 날은 제가 또렷하게 기억하는 몇 안 되는 날짜 중 하나
입니다. 솔직히 할 일도 없었으니까 안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역시 그 다음날부터 일을 시
작했습니다. 4월25일입니다. 그 친구는 프로그램만 만들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한국 박스를 일본에 판매하는 일을 제가 했습니다.
일본에서 일할 법인대표를 구하고, 직원을 채용하고, 창고를 구하고, 한국에서 박스 제
조하는 회사를 찾고, 팔 박스를 정하고, 포워딩 업체를 만나서 계약하고, 컨테이너 선적을
하고, 인보이스를 작성하고, 패킹리스트도 제가 직접 다 만들었습니다. 일본 내 사가와 택배
회사와 계약하고 첫 컨테이너를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광고했습니다. 첫 주문을 받은 것이 6
월15일입니다. 이 때까지 걸린 시간이 딱 50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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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 일본 경매 구매 대행업을 하면서 일본에 구축한 인맥이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
다. 그리고 일본 경매 구매 대행업을 하면서 일본 법인을 세웠던 경험도 크게 도움이 되었습
니다. 그렇다고 해도 저는 무역업을 해본 적도 없고, 박스도 전혀 모르고, 컨테이너를 이용
해본 적도 없고, 인보이스며 패킹리스트를 작성해본 적도 없었는데, 이 일을 다 해치웠습니
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엄청난 일을 한 셈입니다.
지금 회사인 티쿤글로벌을 만든 건 2007년입니다. 택배박스를 일본에 판매하던 회사를
만들어서 경영책임자로 활동하다가 첫 회사 직원이었던 사장과 헤어지는 논의를 시작한 게
2006년 겨울이었습니다. 실제로 헤어진 건 2007년 초여름이었을 겁니다. 그 때 그 후배와
‘택배 박스 사업에서는 제가 손을 떼고, 애드프린트 사업을 분리한다’는 협의를 끝내고 나서
인쇄물 거래 프로그램은 대충 만든 때였습니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으로 첫 매출을 올린 게
10월입니다.
어쨌든 제가 전혀 안 해본 인쇄물 판매 사업이었지만, 생각하고 론칭까지 하는데 총 걸
린 시간은 4개 월 정도입니다.
자본금은 제가 택배박스 회사의 모든 권리를 포기하는 대가로 그 회사가 주기로 한 1년
운영비였습니다. 그 후배와 헤어지면서 그 후배가 1년 동안 티쿤글로벌 운영비를 대기로 했
는데, 1년 동안 운영비를 금액으로 정한 것도 아니고 구두로 대충 협의한 것이었습니다. 금
액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협약이었지만 어쨌든 그 친구는 약속을 지켰습니
다. 그 친구도 참 선했습니다. 그 말도 안 되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물론 저도 악착같이 돈
을 계산해서 받지는 않았던 것은 확실합니다. 왜냐면 그때도 운영비를 청구할 때 제가 미안
해하면서 받았고, 그 돈이 부족해서 제가 여러 군데서 돈을 꿨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그
친구는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렇게 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티쿤글로벌을 만들었습니다. 생각도 없고, 계
산도 없고, 계획도 없이 그냥 막연한 생각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러다가 2008년 말, 엔고라는
상상하지 못한 기회를 만나서 티쿤글로벌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해놓고 보면 몹시 잘 난 척 한 것이 됩니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 보면 깊
이 생각하지 않고 일을 시작했는데 운이 좋았던 것입니다. 그나마 좀 잘한 게 있다면 일을
하는 동안은 완전히 아무 생각 없이, 오로지 그 일에 매진한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정말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취직을 할 수 없어서 회사를 만들었
고, 회사가 망하고 할 일이 없어서 택배 박스를 일본에 판매하는 회사 경영을 맡았고, 같이
일하기 힘들어서 일본에 인쇄물을 파는 회사로 분리했습니다. 그 와중에 정말 먹고 살기 힘
들어서 식당을 한다고 했다가 망하기도 했습니다.
잠시 회고해보니 저는 결정을 빨리 하고 일단 하면 몰입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단 결정하면 어떻게든 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택배박스 경영을 맡았을 때는 장차 지
분을 나누기로 했을 뿐 서류로 지분을 정리하지도 않았는데도, 몇 년 전 잘나갈 때 꿔줬던
돈 2천만 원을 받은 것과 꾼 돈 3천만 원을 회사에 넣어줬습니다. 집에는 돈도 제대로 갖다
주지 못했을 때입니다.
이런 성격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계획을 잘 수립한다기보다 일단 감을 믿고 시작을
하고,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 해서든 되게 만듭니다.
이러다 보니 저는, ‘그냥 하면 되는 거 아냐?, 그게 뭐가 어렵지?’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
다. 대략 판단해서 된다고 여겨지면 일단 시작하고, 시작하면서 되게 만드는 게 제 특징입니
다.
이렇게 해서 지금 티쿤글로벌의 CEO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목표
티쿤글로벌을 만들고 1년 정도 지나고 나서 엔고가 오면서 회사가 안정이 되었습니다.
티쿤글로벌에는 이미 20여 명이 같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에는 나카오 대표가 있었
습니다.
회사가 안정되는 기미가 보이면서, ‘내가 이걸 왜 하나? 내 삶에서 회사가 어떤 의미일
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가 2009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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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기업으로서 티쿤글로벌의 목표는 이때도 뚜렷하게 있었습니다. 2008년 무렵에 이상
민 개발실장이 합류했습니다. 그때 이상민 실장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제 구상도 말했
습니다. 2008년에도 저는,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뚜렷하게 밝혔습니다.
그게 지금 티쿤재팬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기업으로서 티쿤글로벌을 세계 일류 회사로 만들고 싶은 희망이 있습니다.
아마 될 겁니다. 티쿤글로벌은 이제 뛰어나고, 진지하고, 성실하고, 선한 구성원들로 채워졌
습니다. 실력이 있고 선한 사람으로 구성된 조직이므로 티쿤글로벌은 엄청난 회사로 발전할
겁니다.
그렇지만 저는 또 자문합니다. 그래서 어떻다는 거냐?
이 질문에 대한 답이 티쿤글로벌 사시(社是)입니다.

ㅇ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ㅇ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
ㅇ 손님이 부자 되는 회사

이 사시를 이상민 실장과 상의하고 토론하면서 만들었습니다.


여기까지 온 것도 99% 운이었습니다. 신의 도움이었습니다.
안 그랬으면 좋겠지만 운이 다해서 망하게 되는 것도 순식간일 겁니다. 성공과 실패가
사람 손에 달려 있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을 성장 시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렇지만 구성원의 삶을 빼
앗으면서까지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퇴보 해서 망하지만 않는다면 저는 지금 이 상
황에서 구성원의 삶을 돌보는 회사를 만드는 것을 우선으로 하려고 합니다.
물론 확신이 있습니다. 이 회사의 운명은 결국은 구성원에게 달려 있고, 티쿤글로벌이
진심으로 구성원을 돌보면, 구성원들도 티쿤글로벌을 돌볼 거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아니어
도 어쩔 수 없고, 저는 티쿤글로벌을 그런 회사로 만들려고 합니다.

원칙
그런 목표가 있기 때문에 저는 법을 지키려고 애를 씁니다. 저에게 법은 최소한의 규범
입니다. 공동체에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으로 지켜야 할 기준을 만들어둔 게 법이라
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법은 당연히 지켜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노동법을 지키려고 애씁니다. 8시간 노동제를 지키고, 주5일 근무제를 지킵니다.
경영지원실 조재호 과장에게, ‘법과 규칙은 꼭 지키세요’, ‘회계 처리에서도 편법은 쓰지 마세
요’ 하고 늘 당부합니다. 물론 여러 가지 형편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
렇지만 저는 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그렇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얼마 전에 중부세무서에서 부가세 조기 환급 신청 때문에 우리 회사 세금 신고 사항을
조사하러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방대한 서류를 요청했습니다. 꽤 긴장했지만, 조재호
과장이 편법을 쓰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어서 그냥 뒀습니다. 결과는 80만 원인가 얼마가 차
이 나는 것뿐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중부세무서에서도 깨끗하고 정리를 잘 했다고 칭찬해
줬습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3년 연속 근무하면 일 주, 5년이면 이 주, 7년부터는 격년마다 한 달
유급휴가를 줍니다. 구성원이 행복하기 바래서입니다.
돈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그래도 CEO입니다. CEO지만 법인 카드를 개인
일에 쓰지 않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할 일이지만 세상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가 술을
안 마시고, 골프도 치지 않으니까 법인 카드 쓸 일이 없기도 하지만, 회사 일이 아니면 차
타고 가다가 주유할 때도 법인 카드는 쓰지 않습니다. CEO가 되면 돈 쓸 일은 훨씬 많습니
다. 그냥 동창 모임이어도 CEO니까, 친인척 모임이어도 그래도 명색이 CEO니까, 경조사비
를 내도 CEO니까, 심지어는 가족 모임에서도 CEO니까 어느 정도 써야 합니다. 그렇지만 경
조사비를 제외하고는 회사 돈을 쓰지 않습니다.
급여를 정할 때, 경영자와 구성원 사이에는 여전히 벽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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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구성원의 삶을 생각한다고 해도 저는 경영자고 구성원은 고용인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
다. 그렇지만 이 조건에서도 저는 최대한 좋은 조건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합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와 전혀 상관 없이 저는 그래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급여를 결정할 때 고민합니다. 정말 한 사람 당 10만 원씩만 줄이면 일년에 몇 억
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 생각을 안 한다면 저는 경영자가 아닙니다. 경영자니까
당연히 고민합니다. 그 고민을 며칠씩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근로 계약서 작성도
정말 마지막 며칠을 남겨두고 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마지막에는 구성원이 유리한
쪽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이게 옳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온정에 치우쳐 회사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구성원들이 지켜줄 거라고 믿고 그렇게 했습니다.
티쿤글로벌의 지금 형편에서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의 급여 수준은 매우 높습니다. 먹고
사는 데 필요한 비용에 비해서나, 구성원들의 능력에 비해서 높다는 뜻이 아닙니다. 티쿤글
로벌이라는 회사의 지급 능력에 비해서 매우 높다는 뜻입니다.
개개인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제 소관 밖입니다. 다만 저 나름대로는 구성원의 삶을
우선한다는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뿐입니다.
물론 이렇게 했다고 해서 구성원들을 무조건 보호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CEO는 회
사를 만들고 한번도 직원을 해고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저는 그저 존경의 눈빛을 보낼 뿐입
니다. 저는 도저히 그런 CEO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따라갈 생각도 없습니다. 저는 티쿤글로
벌을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을 내보냈습니다. 내보냈다가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받은 적도 있
습니다. 그래도 해고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에는 상당히 많은 인원을 감원했습니다.
그 분들을 뽑은 것은 저니까 제가 책임져야 할 일이지만, 저도 사람이고 한계가 있기 때
문에 무한 책임을 질 수 없습니다. 저는 한계를 인정합니다. 한계를 인정하니까, 어쩔 수 없
을 때는 정리합니다.
못 본 제 책임이지만, 입사할 때 자기 능력과 실력을 과장한 사람도 해고했습니다. 사람
이니까 항상 잘 볼 수는 없습니다. 자기 능력과 실력을 과장한 사람은 원칙을 어긴 사람입니
다. 투잡 하는 사람도 해고했습니다. 회사 안에서 불미스런 일을 한 사람도 해고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저는 그렇게 계획을 잘 세우는 경영자는 아닙니다. 상당히 즉흥적이고,
정에 끌리고, 또 터무니 없이 직원에게 잘해주려고 마음 쓰는 경영자입니다. 조심하지만 제
성격이 그러니 어쩔 수 없습니다. 예측을 잘못해서 확장했다가 감원하는 것은 참 잘못하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제가 안아야 할 몫이고 제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그걸 피할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저는 그 어떤 일을 하든 티쿤글로벌이라는 조직 전체를 생각하면서 했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같이 만들기
저는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우선인 회사를 만들
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CEO로서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저는 구성원들에게 그런 회사를 만드는데 동참해달라고 요청합니다. 또
그런 사람을 중시할 것이라고 미리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유유상종(類類相從)입니다.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제가 50일 만에 사이트를 열었듯이 자기 일에 온몸을 던지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
니다. 차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그런 삶 말고, 영혼까지도 자기 일에 던지는 그런 사람과 일
하고 싶습니다.
저는 골프를 치지는 않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등산을 다니고 나들이를 많이 합니다.
티쿤글로벌 만들고 나서 토요일과 일요일에 사무실 나와서 일한 적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입니다. 저는 휴일에 일하는 걸 정말 싫어하고, 직원들에게 휴일에 일하게 하는 것을 피합니
다. 그렇지만 저는 휴일과 일요일에 일을 해야 할 때는 당연히 정신 없이 일할 수 있는 사람
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퇴근 이후에는 집에서 보냅니다. 저녁에 직원들하고 시간을 보내지도 않습니다. 그
래서 티쿤에는 회식도 없습니다. 저도 집에서는 쉽니다. 당연히 여러분에게 휴일에 회사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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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시키지 않습니다. 요청도 하지 않습니다. 물론 카톡이나 밴드로 제가 지시를 하는 적은
있지만 그것은 메모를 하기 위한 것이지 일을 시키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토요일, 일요일,
휴일에 제가 구성원들에게 전화하는 적은 거의 없습니다. 내가 싫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하
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회사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 가정과 회사를 분리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휴일은 아예 회사 일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하고는 별로 일하고 싶지 않습
니다. 쉬면서도 관심은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휴일에는 회사 전화는 받지도 않
으려는 사람은 회사에 불이 나도 안 오겠다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을 왜 존중해야 하고 소
중하게 써야 합니까? 저는 다급한 일이 있으면 새벽 세 시에 연락해도 택시 타고 사무실로
달려올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회사
는 우리들 삶을 유지 시켜주는 매우 소중한 터전입니다. 그 터전은 쉬는 날에도 관심을 가지
고 지켜봐야 합니다.
저는 진심으로 일하는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실수가 많고 허점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손님을 만나고 구성원을 만날 때 잔재주를 부리지는 않습니다.
저는 테크닉이 아니라 진심으로 손님을 만나고, 진정으로 구성원을 만나는 사람과 일하고 싶
습니다.
공동의 이익을 생각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도 제 것부터 챙깁니다. 그렇지만
공동의 이익을 늘 생각합니다. 제 것을 안 챙길 정도로 헌신할 자신은 없습니다만, 최소한
예의와 염치는 생각합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티쿤글로벌 안에서 성장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목구멍이 포도
청’이어서, ‘먹고 살려니까 할 수 없이’ 다니는 회사가 아니라, 티쿤글로벌이 자기 성장의 터
전이고, 수양터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안에서 구성원들이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6시에 퇴근할 수 있고, 주5
일제를 기본으로 지키고, 법을 지키는 회사라는 건 복입니다. 정말 운이 좋아서 일본 직판을
하니까 이럴 수 있는 거지, 제가 무슨 선해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이런 좋은 환경의 회사에
서 우리가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모두의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복을 사람과
세상에 유익하게 쓰는 티쿤글로벌과 티쿤글로벌 조직원이 되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우선해
서 티쿤글로벌 구성원끼리 서로 삶을 존중하고, 돌보고, 격려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또 나가
서 바깥으로도 규칙과 규범과 법을 지키는 티쿤글로벌이 되는 게 그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
다.
우리 각자가 안팎에서 원칙과 규칙을 지키는 삶을 살고, 조직과 개인이 그것을 지킬 수
있도록 돌보는 회사가 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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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공감(共感) 능력

2014. 05. 16. 금요일.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


여수룬의 목표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 주 전언에서 저는, 여수룬을 큰 기업으로 만들
고 싶지만, 구성원을 희생 시키면서까지 하지는 않을 거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진심입니다.
저는 지금도 현재 여수룬 비즈니스를 중국으로, 미국으로, 유럽으로 확장 시키고 싶습니
다. 그리고 그런 복안도 갖고 있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일을 하기 위해 현재
구성원들을 희생 시켜야 한다면 저는 하지 않을 겁니다. 물론 저는 여수룬 구성원을 희생 시
키지 않고도 여수룬 비즈니스를 발전 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 여기서 행복하게’ 사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실은 고단하
니까, ‘지금, 여기서 행복하게’ 사는 게 참 어렵습니다. 가정 생활도 회사 생활도 즐겁고 행
복하게 사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여수룬만 해도 그렇습니다. 좀 편하게 살고 싶지만 아직은 회사 살림이 전혀 넉넉하지
않습니다. 회사는, 창업하고 나서 6년4개 월 지난 올해 2월부터 비로소 제대로 흑자가 나고
있습니다. 덕분에 올해 1월 최대 5억8천5백만 원이던 월말 기준 미지급금이 4월에 3억6천6
백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직원들의 1월 급여 50%는 지급하지 못하고 있습
니다. 그리고 5월 들어서 원-엔 환율이 10 : 1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까지 나타나기도 해서
씁쓰름한 상황입니다. 이제 다 풀렸다 싶어도 여전히 넘어야 할 고비가 많은 게 개인의 삶이
고 또 회사의 삶입니다..
그만큼 현실은 늘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여기서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우리는 어려운 가운데도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해야 하
고, 기쁘게 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한계는 분명히 있습니다. 직장 생활이란 게 즐겁고 행복하기 보다는 아무래도 힘든 게
많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또 즐겁고 행복한 직장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하고, 또 그렇게 직장 생활을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과 가정
지난 주에도 말씀 드렸듯이, 저는 직장과 가정을 구분하는 걸 아주 싫어합니다. 직장과
가정은 뗄래야 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매일 저녁 9시까지 일해야 하면 가정 생활이 행복할 수 없습니다. 주6일제 근무를 해야
하면 삶이 고단해집니다. 연차 휴가를 낼 때 눈치를 심하게 봐야 하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
육아 휴가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는 가정 분위기에 직접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저는,
구성원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해주기 위해 애를 많이 씁니다.
저 자신도 퇴근하면 곧장 집으로 갑니다. 굳이 직원들에게 저녁에 이야기하자고 하지 않
습니다. 근무 시간 중에도 시간은 정말 많습니다. 꼭 이야기할 게 있으면 근무 시간 중에 가
까운 공원에 가서 이야기 하면 됩니다. 저는 근무 중에 간부가 부하를 데리고 가까운 공원에
간다고 해서 잔소리 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것도 근무의 연장이라고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저는 간부들이 부하들을 데리고 저녁에 술 마시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
기 돈 내고 자기들끼리 술 먹는 걸 제가 뭐라고 강하게 규제할 일도 아니고, 개인 사생활을
그렇게까지 침해할 일은 아니니까 뭐라고 하지는 않지만, 결코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긴 낮
시간을 같이 보내는데 굳이 퇴근 이후까지 모여 앉아 술 마실 일이 뭐가 있냐는 생각 때문
입니다.
저는 여건이 되면 차라리 회사가 버스를 빌려서 가족도 참여하는 나들이를 했으면 좋겠
습니다. 재작년에 회사가 돈을 내고, 가족도 참여하는 여수 엑스포 관람한 것도 그런 이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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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직원들끼리 교제하는 방법도 저녁에 술 마시는 것보다 훨씬 좋은 방법이 얼마든지 있
습니다. 그런데 그런 방법은 다 놔두고 아무리 자기 돈 내고 마신다지만, 늘 모이는 몇몇끼
리 술이나 마시는 걸 교제고 스트레스 해소라고 하는 건 참 이상합니다. 저는 행복한 가정이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하게 한다고 믿습니다.
물론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고 8시간 노동제와 주5일제를 지키는 것보다 훨씬 더 중
요한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회사가 이익을 많이 내게 만드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합니다.
먹고 사는 게 해결되지 않으면 행복해지기 힘듭니다.
가끔 방글라데시 국민들이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고 하는 신문 기사가 나는데 믿을 게
못됩니다. 이미 『행복경제학』이 학문으로 자리 잡은 게 10년이 넘습니다. 행복경제학에서
는 어느 정도 소득 수준 이상에서는 소득증대가 더 큰 행복감을 주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
을 밝혀냈지만, 소득 수준이 낮으면 행복감을 느끼기 힘들다는 것도 확실히 밝혀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니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 어쩔 수 없습니다만, 이 정도 조사와 통
계는 그다지 어려운 게 아니니까 받아들여도 됩니다.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려면 확실
히 회사 살림이 풍성해져야 합니다.
다행히 2월부터 정상 흑자가 나고 있고, 일본 직판 비즈니스의 특징 때문에 특별히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흑자폭은 계속 늘어날 겁니다 여수룬 살림살이가 풍족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여수룬 비즈니스 모델 때문에 가능한 일이고, 또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준
여수룬 구성원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살림이 풍성해야 한다는 건 행복의 조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구성원들이 회사 일
을 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혼신을 다해서 일할 걸 요구합니다. 8시간 노동제며 주5일제도
철저히 보장하려고 애를 쓰고, 가정 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돕지만, 그걸 위해서도 일하는
동안은 집중하기를 요구합니다. 이렇게 하는 게 옳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이제 하나 더 생각해야 할 게 있습니다. 여수룬은 이익이 많이 날 조건은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행복할 수 있는 가장 기본 토대인 살림살이가 풍성해진다는 뜻입니다.
이 토대 위에서 저는 꼭 해결해야 할 문제를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관계
회사 살림이 좋아지고, 직장과 가정의 관계를 잘 정립해나가더라도 행복한 직장 생활에
직결되는 꽤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관계를 잘 맺는 것입니다.
먹고 사는 게 해결된다고 직장 생활이 저절로 좋아지고 편해지지는 않습니다. 잘 사는
집이라고 다 화목한 건 아닙니다. 돈과 화목은 그다지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돈이 많아서
부모 자식간에, 형제간에 불화가 일어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살림이 풍성한 회사라고 사람들 관계가 좋은 건 아닙니다. 아니
대부분의 회사는 살림이 풍성해져도 사람들 관계가 좋기 어렵습니다. 왜냐면 여유가 있는 회
사든 그렇지 못한 회사든 사람들의 관계에 신경을 쓰는 경우 자체가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
다. ‘인화(人和)’를 사시(社是)로 내건 회사조차 그건 벽에 걸어놓은 구호일 뿐 사람들의 관계
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저는 구성원끼리 좋은 관계를 맺어나가면 반드시 회사 성장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
다고 믿고 구성원끼리의 관계 개선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집이나 회사나 사람 사는 곳은 마찬가지입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맞다면, 사화
만사성(社和萬事成)도 맞을 겁니다.
저는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여수룬을 만들고 싶고, 또 좋은 관계를 회사 성장의 동력으
로 삼고 싶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이 관계 때문에 힘들어 합니다. 청소년이든 청년이든 나이든 사람이든 할
것 없이 관계 때문에 힘들어 합니다. 부부가 다정하게 잘 사는 게 쉽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나이 든 성인이 모인 직장에서도 왕따 현상이 있습니다. 정말 사람이란 존재가 한심할
정도로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그런 현상을 만든 사람이 모자란다는 뜻이 아닙니다. 저를 비
롯해서 모든 사람이 원래 그렇게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다는 뜻입니다.

2
왕따 현상은 극단의 경우지만, 직장 안에서 소통이 안 되는 경우는 너무나 많습니다. 애
당초 직장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걸 거부하는 경우도 실제로는 많습니다. 여수룬 구성원
중에는 그런 사람이 거의 없지만, 다른 직장에서는, 회사에서는 내 일 내가 하고 월급 받으
면 되는 거지 굳이 동료들 하고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냐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잖습니다.
하여간 저는 그런 사람을 싫어합니다. 제 철학하고 안 맞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은 제가 워낙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소통을 소중하게 여기니까 다른 회사에 비
하면 그래도 상당히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만의 생각일 수 있습니다만.
이런 분위기는 회사 성장에 직결됩니다. 저는 사람들이 회사에서 편안하고, 좋은 관계를
맺는 것 자체를 중요하게 여깁니다만, 이 결과가 회사 성장에도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회사를 성장 시키기 위해서 관계를 수단으로 삼는 것이라면
안 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좋은 관계를 맺어나가면 자연스럽게 회사 성장에 큰 도움이 되
리라고 믿는 것이지, 회사를 성장 시키기 위해 관계를 수단으로 삼고 싶지 않다는 뜻입니다.
저는 진심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여수룬의 분위기가 이나마 나쁘지 않은 데는, 매주 금요일마다 전언으로 소통하고, 또
회사에서도 삶을 나누는 등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회사들처럼 여수룬도 여전히 갈 길 먼 조직일 뿐입니다. 사람의 한계입니
다. 십 년 뒤에도 여전히 조그만 진보만 있을 뿐일 겁니다. 조직 안에서 소통이 안 되고, 파
벌이 생기고, 왕따 현상이 있을 겁니다. 다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직장을 만들려는 노력을 포기할 까닭이 전혀 없고, 오히려 우리는 좀더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 노력만큼 회사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입니
다.
회사 분위기가 좋고, 관계를 잘 맺어나가는 것과 회사 성장은 사실은 직접 관계가 거의
없습니다. 회사 분위기가 좋고 관계를 잘 맺어나간다고 매출이 저절로 올라가는 것은 아닙니
다. CEO가 악질이어도 돈 잘 버는 회사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오히려 CEO가 선해서 망하
는 경우도 많습니다. 관계와 회사 성장은 그다지 상관 없습니다.
다만, 저는 둘을 다 추구하려는 것이고, 좋은 관계를 회사 성장의 밑바탕으로 삼으면서
운영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한 구성원이 많으면 회사도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운영합니다. 그래서 제가 CEO 전언에서 수시로, 그리고 회사 운영에
서도 수시로, 구성원의 인격이 성장해야 한다고 말하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합니다.

공감
좋은 관계를 맺어 나가는 첫 걸음은 공감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공감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은 비즈니스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고객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잘 이해하려면
고객의 마음을 잘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고객의 감정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고객은 이
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감 능력은 회사 생활에서도 무척 중요합니다. CEO가, 상사가, 부하가 어떻게 생각할
지를 알아야 합니다. 또 상대의 감정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공감 능력은 지혜나 지식과 거의 관계 없습니다. 지식이 많다고 공감 능력이 높은 것은
전혀 아닙니다. 지식이 많은데도 악질인 사람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사람 인격의 3대 요소로 지(知), 정(情), 의(意)를 꼽습니다.
지(知)는 지적인 능력입니다. 매사 바로 보고 올바르게 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정(情)은 감성입니다. 감성은 희로애락 오감을 느껴 아는 능력입니다.
의(意)는 의지입니다. 자기 뜻을 실현하려는 노력입니다.
공감 능력은 감성과 직결됩니다. 자식을 잃은 사람이 크게 슬퍼하는 것을 보면서 자기는
그다지 슬프게 느끼지 못하는 것은 공감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입장을 바꿔 놓고
보면 곧바로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자식을 잃었다면 어땠을 것인가? 자기가 자식을 잃었을
때도 그다지 슬프지 않다면 아주 심각합니다. 그런데 내 자식이 죽으면 창자가 끊어질 것처
럼 아파하면서 남의 자식 일에는 그다지 슬프지 않다면 감정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3
입니다.
이런 사람은 얼핏 보면 위기에 처해서도 이성을 잃지 않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만, 사실은 감정이 없는 사람입니다. 인격의 3대 요소가 골고루 발전하지 못한 것입니다. 세
상에 인격이 골고루 발전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그래도 정도의 차는 있습니다.
감성이 발달하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고통조차도 그저 해결해야 할 일로만 생각합
니다. 그러다가 자기에게 문제가 닥치면 조금도 견디지 못하고 유달리 난리를 칩니다. 왜냐
면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 지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자기 감정에만 충실하기 때문입니
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 응대 파트에서는 불량 때문에 힘들다고 아무리 이야기
해도 간부인 사람이 그런 건 불량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하면 일선 구성원은 죽어납니다.
일선 구성원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감정이 잘 통제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일에도 화가 나고, 쉽게 우울해지
고, 잘 견디지 못하는 것도 결국은 감정이 잘 통제되지 않는 것이고, 감정이 통제되지 않는
마음은 곧바로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관계를 잘 맺으려면 지, 정, 의가 골고루 발전해야만 됩니다. 지식과 지혜가 너무 떨어
져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고, 감정이 발달해있지 않아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고, 의지
가 박약해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습니다.
좋은 관계는 가족 간에도, 직장 구성원끼리도, 고객과도 다 중요합니다. 좋은 관계의 밑
바닥에는 공감 능력이 있습니다.

해결
공감 능력도 키우려고 노력하면 키울 수 있습니다. 먼저 공감 능력이 소중하다고 인정하
고, 관계를 잘 맺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 됩니다.
‘그냥 나대로 살게 놔둬’, ‘천성(天性)이 바뀌냐’. 이 말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입니다.
정직하게 이야기하면, 저는 이런 말을 들을 때 정말 어금니를 꽉 깨물고 참습니다. 성장하는
과정이려니 하고 기다리고 지켜보지만 마음 속에서는, ‘아니 당신 때문에 여러 사람이 힘들
어하는데 그냥 놔둬달라는 게 말이 되는 소리야?’ 하고 소리를 칩니다. ‘그냥 내버려 둬’ 하
고 말할 만큼 철이 없고 미숙하니까, 대놓고 얘기하면 아예 도망갈까 봐 참는 것뿐입니다.
정말 듣고 싶은 말은 ‘아, 또 그랬구나. 미안하다. 노력해볼게’란 말입니다. ‘간섭하지 말아줘’
하면 정말 기가 막힙니다.
회사 CEO가 좋은 관계, 소통을 회사 발전의 동력으로 삼겠다고 선언을 하는데도, 공감
능력을 키우는 일에 노력하지 않겠다고 하면, 역시 다른 회사를 찾아보는 게 훨씬 좋습니다.
하여간 저는 그런 사람하고는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여수룬을 운영하면서 제가 정말 싫어하는 성향이라고 해도 그것 때문에 내치지는
않았다고 자부합니다. 어떤 사람은, ‘사장님이 그 사람을 내보내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서도요’란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것은, 저 자신도 부족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고, 또 사람은 성장한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회사에 최선을 다
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면, 언젠가는 그런 성향도 바뀐다고 믿고 있고, 또 그렇게 바뀌기
위해서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정말 싫어하는 성향과도
인내하면서 잘 살아 왔습니다. 그런 가운데 저도 그 사람도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말은 그렇
게 해도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말도 그렇게 안 하면 더 좋겠지만, 말
은 그렇게 하지만 노력하고 있다면 충분히 견딜 수 있습니다.
공감 능력은 키울 수 있습니다.
먼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보고 배울 수 있습니다. 아, 이건 슬퍼해야 하는구나, 아 이건
기뻐해야 하는구나 하고 배울 수 있습니다. 좀 우습지 않습니까? 이런 것도 배워야 하는 건
가 하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만, 사람은 그렇게 감정조차도 배우면서 성장합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또 경청(傾聽)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귀를 기울여서 듣고, 마음으
로 듣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나눔 가이드 라인에는 ‘질문은 나눔이 끝난 후에 해주
시기 바랍니다’란 조항이 있습니다. 잘 들으라는 뜻입니다. 나눔에서 중요한 것은 감정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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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감정을 나누라는 것입니다.’ 자기 감정도 계속 성찰해보고, 다른 사람의 감정도 잘 이해
해보라는 것입니다.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자기 감정을 잘 알지 못합니다. 감정은 미세하게 나눠집니
다. 성장한다는 것은 미세하게 나눠지는 감정도 아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듣고,
자기 감정을 이야기하는 연습을 하면서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말하는 습관입니다. 무조건 동의부터 하는 연습을 하는 게 좋습니다. ‘그게 아
니고요’ 이 말은 제발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바보도 아니고, 아무리 그 말을 하지 말라고
해도 늘 그 말부터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얘기하지만 이현철 전무가 가르쳐준 말을 무기
로 쓰는 것도 좋습니다. ‘Yes, But’. 일단 긍정하라는 말입니다. ‘But’은 아예 안 쓰는 것도
좋습니다.
‘그렇구나’ 이 말은 만병통치약입니다. 누가 무슨 말하면 일단 마음으로, ‘그렇구나’하고
말하는 습관을 기르면 정말 효과가 큽니다. ‘그렇구나’한다고 해서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 ‘그
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고,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구나’하고 공감하는 것입니다. ‘그렇구나’라
고 말해주는 것은 상대의 적의를 누그러뜨립니다.
이 말을 할 때는 잠시라도 진심으로 그렇게 이야기하면 좋습니다. ‘진짜 그럴 수도 있겠
는걸’ 하고 생각해보는 겁니다. 발상 전환 훈련이고, 또 관점을 달리해보는 훈련이 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해보려고 애쓰는 것도 좋습니다. 그런다고 자기 의견이 없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훈련을 계속하면, 정말 어느 새 자기 주장을 스스로
꺾는 능력도 커집니다. 저는 확실히 그런 경험을 여러 번 했습니다.
저는 고집이 무척 세고, 주장도 강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옳은 의견이면 제 의견을 꺾고
잘 받아들입니다. 물론 제 생각입니다. 그런 능력은 연습을 통해서 많이 생겼습니다.
저는 제가 그런 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도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일단, 잘 듣는 연습을 하는 것, 그리고 먼저 그렇구나 하고 긍정하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이 옳을 수도 있겠다고 인정하는 것, 이런 것을 되풀이하면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
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사람은 다 부족합니다. 정말 불쌍한 존재입니다. 자기 마음도 어쩌지 못하고, 자기 삶도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일단 서로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지면 그래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집니다.
우리는 하루 열 시간 가까이를 회사에서 보냅니다. 24시간 중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14
시간입니다. 이 중 7시간 정도는 잡니다. 의식 있는 상태에서 집에 있는 시간은 7시간뿐입니
다. 우리는 회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셈입니다.
가장 중요한 곳은 가정이지만, 가정 생활을 연습하는 곳이 회사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
과 관계는 가정이나 회사나 마찬가지로 형성됩니다. 회사가 그저 월급 받는 곳이 아니어야
합니다. 여기서 여러분이 인격과 실력을 성장시켜야 합니다. 이 성장으로 여러분 가정을 운
영할 수 있습니다.
먹고 사는 게 해결이 되면 삶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좋은 차로
바꾸는 것만이 아닐 겁니다. 인격의 성장, 관계의 성장이 동반되는 물질 삶의 개선이어야 합
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그 방향으로 서로 노력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노력하는 분
들과 일하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한 것은 이미 여수룬 구성원들은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여수룬이 이렇게 평안하고, 또 여수룬이 선한 사람으로 채워져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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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한, 중, 일에서 발굴해서 일본에 판다


-일본 직판의 이해-

2014. 05. 30. 금요일.

애드프린트는 초대형 할인마트에 비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할인마트에는 없는 게


없습니다. 그리고 쌉니다.
‘가장 강력한 마케팅 수단은 싼 값’이라는 선언은 애드프린트가 아직도 가장 소중하게
지켜야 할 기치(旗幟)입니다. 애드프린트 상품은 브랜드가 없습니다. 대체재가 많습니다. 이
런 류 상품은 싼 값이 강력한 경쟁력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점은 전언을 통해 정말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방향을 달리해서 또 이
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여수룬 사업의 독특한 점을 잘 설명할 수 있기 때
문입니다. 당연히 구성원들은 우리 사업의 특징을 좀더 잘 알 수 있습니다.

여수룬은 일본 어떤 회사보다 싸게 공급할 수 있습니다.


여수룬은 일본 고객에게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세계 모든 나라에서 물건을 발굴해서
공급할 수 있는 최고 프로그램과 프로세스를 갖춘 회사입니다. 그리고 이게 우리 회사의 본
질입니다.
물론 다른 회사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우리가 최고입니다. 이
점을 우리는 정말 잘 활용해야 합니다.
가끔 상품 발굴 담당자가 ‘일본 사이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없습니다’하고 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대부분 발굴 담당자가 초보자일 때입니다. 이 말은 거의 대부분
성립되지 않습니다. 물론 그런 상품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만 생산할 수 있는 상품이
거나 일본 특정 회사만 생산할 수 있는 상품일 때는 우리에게 가격 경쟁력이 없을 수 있습
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파는 상품은 그런 상품이 아닙니다. 우리가 파는 대부분의 상품은 일본
에서도, 한국에서도, 중국에서도 생산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그리고 일본 혹은 일본 특정 회
사만 생산할 수 있는 상품은 일반 소비자들이 많이 쓰는 상품이 아니니까 우리가 신경 쓸
일이 전혀 없습니다.
우리가 발굴해서 파는 대부분의 상품은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 제조할 수 있는 상품들입
니다. 이런 상품을 발굴하면서 ‘일본 판매사에 비해 경쟁력이 없습니다’하는 말은 100% 잘
못된 말입니다.
정확한 표현은, ‘아직 더 싸게 공급받을 수 있는 회사를 발굴하지 못했습니다’이거나 혹
은 ‘더 싸게 만드는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입니다.
일본에서만 생산할 수 있거나 일본의 특정 회사만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을 제외하면, 대
부분의 상품은 일본에서 만드는 것보다 한국에서 만드는 것이 싸고, 한국에서 만드는 것보다
중국에서 만드는 것이 쌉니다. 이건 더 설명하면 입만 아픈 이야기입니다.
그런데도 발굴 담당자가 무심코, ‘일본 사이트에 비해 경쟁력이 없습니다’하고 이야기하
는 것은 생산을 한국에서 한다는 고정관념과 지금까지처럼 생산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국을 중심으로 활동합니다. 그렇지만 중국과 일본도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습
니다. 다른 회사들도 이렇게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우리가 이 조건을 제일 잘 갖추고 있습니
다.
우리는 이미 중국에서 실사출력물과 부직포백을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으로 일본 고객
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일본 경쟁사 중에도 중국에서 제조해서 파는 경우가 있지만 배송
속도에서 우리가 월등합니다. 우리는 당일 국제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끊임 없이 노력해왔습

1
니다. 간혹 우리하고 같은 조건으로 생산해서 일본에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있겠지만 최소
한 우리가 뒤질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그런 업체가 있다고 해도 그 업체가 비슷한 상품을
한국에서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은 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상품군 전체를 놓고 보
면 경쟁력에서 결코 뒤질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모두 동일 제조권으로 묶어서 제조하고 생산해서 일본 고객
에게 팔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회사입니다.
이 조건이기 때문에 여수룬은 다양한 상품을 가장 싸게 공급할 수 있습니다. 우리 제조
처가 한국, 중국, 일본이라는 점을 잊기 때문에 상품 발굴자가 ‘일본 판매자에 비해 경쟁력이
없습니다’하는 말을 무심코 해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벌써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경쟁력이 없습니다’ 하는 말을
쉽게 합니다. 제가 ‘그런 게 아니다’는 말을 수백 번 했고, 또 이 전언을 쓰기 쑥스러울 정도
로 많이 했는데도 또 그런 말을 합니다. 그만큼 고정관념은 무섭고, 또 사업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는 게 어렵다는 말입니다.
종이 쇼핑백을 예로 들어 봅시다. 종이 쇼핑백은 일본 사이트에 등록된 가격에 비해 경
쟁력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쇼핑백 사이즈를 조정하는 것만으로 엄청난 경쟁력을 확
보했습니다. 알고 보니 기존 사이즈는 그냥 버려야 하는 종이가 많았는데 사이즈를 바꾸니
낭비가 없어져서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정말 기계를 새로 구한 것도 아니고, 사
람을 바꾼 것도 아니고, 생산 공정을 바꾼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쇼핑백 사이즈를 조금
조정한 것뿐입니다.
대개 이렇습니다. 이 쇼핑백을 중국에서 생산하면 더 싸질 가능성이 저는 크다고 생각합
니다. 베트남에서 생산하면 더 싸질까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어떤 조건에서도 일본
판매자보다 우리가 더 싸게 공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나카오 대표가 일본에서 생산하는 티슈를 가지고 왔습니다. 티슈는 일본에서
광고 수단으로 매우 많이 씁니다. 그런데 우리가 몇 년 째 경쟁력 있는 공급가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좋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지금은 일본
에서 생산하는 게 가장 싸다면 일본 업체로부터 납품 받아서 판매하면 그만입니다.
애드프린트는 유통 회사입니다. 우리는 한국이든, 중국이든, 일본이든 싸게 공급할 수 있
는 업체를 찾아서 물건을 공급 받고 팔면 됩니다. 한국에서 생산 되었든, 중국에서 생산 되
었든, 일본에서 생산 되었든 일본에서 최저가로 팔면 됩니다.
일본에도 많지만 제가 잘 모르니까, 한국의 이마트나 롯데마트 같은 할인마트를 예로 들
어봅시다. 이마트는 이미 한국 최고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마트는 자기 상품이
없습니다. 가끔 자기 브랜드 상품도 출시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타사 상품을 팔아주는 유통점
일 뿐입니다. 이마트는 한국에서 생산된 것이든, 중국에서 생산된 것이든, 일본에서 생산된
것이든 혹은 아프리카에서 생산된 것이든, 혹은 화성이나 금성에서 생산된 것이든 전혀 따지
지 않습니다. 좋고 싼 물건을 발굴하고 파는 데 충실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때로는 어민이나
농민과 일년 전에 계약해서 상품을 미리 발굴해두기도 하고, 때로는 중국이나 베트남 농장과
미리 계약을 하기도 합니다. 생산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싸고 좋은 물건을 공급받기 위해
서입니다.
대형 할인마트는 싸고 좋은 물건을 세상 어디서라도 발굴해서 판매하는데 충실합니
다. 그런데 이 회사들이 한국 최고 기업군에 속합니다. 유통이 그만큼 힘있기 때문입니다.
애드프린트도 그런 회사입니다. 우리는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에서 물건을 공급받으면
됩니다. 이마트나 롯데마트는 한국에 있는데도 한국 제조사로부터 물건을 공급받습니다. 제
조사가 유통까지 장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애드프린트도 일본 제조사로부터 공급받
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명함이나 인쇄물, 판촉물 실사출력물에서 이미 누구도 무시하지 못
하는 유통회사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제조를 하면서 유통도 잘 하는 회사는 있기 힘듭니다. 아니 없습니다. 제조도 잘 하고
유통도 잘 한다는 건 성립되는 말이 아닙니다. 물론 여수룬-애드프린트가 그런 속성을 갖고
있지만, 그것도 잠시뿐입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는 유통회사로 가는 과정에서 제조를 적극
활용한 경우입니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한다고 해서 여수룬-애드프린트가 제조를 포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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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는 말은 전혀 아닙니다. 바보 같은 말입니다.다만 설명을 하자니 그렇다는 뜻입니다.
주문을 기본으로 하는 상품을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원활하게 생산해서 일본에 신속하
게 공급한다는 점에서 애드프린트는 특별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 주문, 관리 프
로그램이 탁월합니다. 그리고 국제 배송 분야에서 우리가 특별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물
론 이 어떤 것도 못 따라올 강점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 강점은 하루 이틀 사이에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도 십여 년 시행착오를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이 분야에서만큼은 우리가 한국과 일본, 중국의 어떤 업체보다 앞서 있습니다.
이 점을 활용한다면 우리는 한중일을 아울러 최강의 국제 온라인 유통업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좀더 시간이 지나면 한중일이 아니라 전세계 최강 국제 온라인 유통업체가 될 수
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수룬-애드프린트는 인쇄 회사가 아니라고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처음 만
나는 분들에게는, 말하기 복잡하니까, 그냥 인쇄물, 판촉물을 일본에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하
고 소개하지만, 우리 회사는 온라인 국제 유통회사라고 하는 게 좀더 정확한 표현이고, 더
정확하게는 그런 유통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장은, 우리가 한국-일본-중국 전부를 생산기지 혹은 공급기지로 삼아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회사라는 점을 뚜렷하게 인식하는 게 무척 중요하
다고 생각합니다.
평사원들은, 일본도 여수룬-애드프린트의 생산기지라는 점을 잘 이해를 못합니다.
명함을 예로 들어 봅시다. 일본어 점자명함은 한국에서 생산하기 어렵습니다. 화지(和
紙) 명함도 한국에서 생산하기 어렵습니다. 재생지 명함은 일본이 훨씬 다양합니다. 이 외에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게 있습니다. 즉석명함입니다. 즉석명함은 현재 우리 구조에서는 도
저히 일본 판매사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조차도 우리는 팔 수 있습니다. 우리는 유통회사입니다. 즉석명함도 일본 전
국 즉석명함 종합안내소를 우리 사이트 안에 만들면 됩니다. 즉석 명함 종합안내소를 애드프
린트 안에 만들지 말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론으로는 그렇다는 뜻입니다. 즉석명함은 만
들어서 공급하는 게 아니라 종합안내소에서 소개만 하고, 가게 등록료를 받으면 됩니다. 점
자명함도 우리 사이트에서 팔아주면 되고, 화지명함도 우리 사이트에서 팔아주면 됩니다. 심
지어 손으로 그려주는 특수명함도 우리 사이트에서 팔아주면 됩니다. 팔아주고 수수료를 받
으면 됩니다.
애드프린트에 들어가면 일본, 중국, 한국에서 생산하는 모든 명함이 있고, 다 싸게 팔면
일본 명함 시장을 휩쓸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런 개념을 가지면 여수룬-애드프린트 비즈니스는 지금보다 훨씬 확장됩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는 일본, 중국, 한국 모든 명함의 유통망입니다. 그런데 이마트가 이
마트 라면, 이마트 피자를 만들듯이 특별한 어떤 명함은 우리가 자체 제작합니다. 누구도 따
라올 수 없는 명함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애드프린트 사이트에서는 수천 만 장 홍보물은 중국에서 생산해서 가지고 오
고, 열 장짜리 최고급 명함은 한국에서 생산하고, 30분 안에 만들어야 할 명함은 일본 즉석
명함 사이트를 소개해줌으로써 ‘명함 이마트’가 되면 됩니다.
이런 개념을 가지고 사이트도 구축해야 하고, 상품도 발굴해야 합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는 어떤 상품도 싸게 공급할 수 있고, 빨리 공급할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우리는 한국-중국-일본을 통틀어 선두 주자입니다. 우리가 잘 하는 이 점을 우리는
활용해야 합니다. 이것이 또 여수룬의 해외 직판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개념과 이론
개념과 이론은 곧바로 실생활에 연결되게 되어 있습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가 한-중-
일을 아우르는 온라인 유통회사라는 개념을 굳게 붙잡으면 확장도 쉬워집니다. 중국과 일본
을 생산기지로 삼는다면, 미국이나 아르헨티나는 왜 생산기지가 못 되겠습니까? 우리는 유통
회사입니다. 그런데 앞에서도 설명을 했지만 사람들은 일본도 우리 생산기지라는 점을 자꾸
잊어먹습니다. 역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고, 생각이 잘 전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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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만 잘 수용하면 우리 사업은 정말 다양하게 발전합니다.
일본 고객을 상대로 일본 상품, 한국 상품, 중국 상품 그리고 온 세계 상품을 팔 수 있
다는 말과 중국 고객을 상대로 중국 상품, 일본 상품, 한국 상품, 그리고 온 세계 상품을 팔
수 있다는 말은 완전히 똑 같은 말입니다.
그런데도 이 말을 실제에 적용하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개념의 전환, 생
각의 전환, 관념의 전환이 중요합니다.
이 개념을 명확히 붙잡으면 이런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상품도 일본 고객에게 가장 싸게 팔 수 있다.
이 확신은 생산 공정을 조사하게 만들고, 거래처를 새로 찾게 만들어줍니다.
이 확신 때문에 우리는 ‘좋은 물건을 싸게’ 팔 수 있습니다.
이 원리는 만텐몰에 입점하는 회사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 원리는 모든 회사가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원리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조직 체계와 시스템을 갖춘 곳은 지금은 여
수룬 뿐입니다. 만텐몰 제휴사가 여수룬과 제휴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과제-품질관리
우리는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 팔려면 그래야 합니다. 한
국, 일본, 중국, 베트남, 그리도 다른 나라에서 물건을 수급해서 일본에 공급하려면 품질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과제입니다.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이마트는 많은 회사로부터 납품 받지만 품질
을 관리합니다.
거래처와 좋은 관계를 맺고, 거래처를 지원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 우리만의
과제가 될 겁니다.
우리는 중국에 사무소를 두면서 이 걸 이미 실험하고 있습니다.(*)

4
[전언(傳言)]

업무 스타일

2014. 06. 06. 금요일.

지난 70일 동안 일본 종합 쇼핑몰인 만텐몰 입점사를 모집하려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3월26일, ‘입점 설명회’라는 이름으로 첫 일본 직판 개괄 설명회를 했습니다. 이후 매 주
수요일 2시에 개괄 설명회를 했습니다. 개괄 설명회는 5월28일까지 11회를 했습니다. 6월부
터는 개괄 설명회는 없애고 매주 화요일 설명회로 합쳤습니다.
3월28일부터는 개괄 설명회를 들은 분들을 대상으로 7회를 한 세트로 한 상세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상세 설명회는 총12회를 열었습니다.
설명회에 참여한 회사들 개별 면담도 무척 많았습니다. 창원에 출장도 다녀왔습니다.
이 동안, 전언(傳言) 겸용도 있었지만 A4 4-6매짜리 일본 직판 설명회 자료를 세 개 작
성했습니다.
PT자료도 만들었습니다.
제휴사 가이드도 만들었습니다.
일본 직판 관심자 밴드, 일본 직판 관심자 카페를 열었고,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서
일본 직판 설명회 참여자를 모집했습니다.
그 결과, 6월 초에 휴대폰 케이스 인쇄사가 일본 판매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고, 남성
의류 판매 사이트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6월 말에 3D프린트 업체가 오픈하기로 했는데 일
본 전기 안전 검사를 받지 않아서 미뤄졌습니다. 8월에는 아동복 판매 사이트, 또 다른 의류
사이트, 소금 판매 사이트 등이 판매를 시작하게 됩니다.
아직 일본 직판 사이트는 제대로 구축하지도 못했습니다. 일본 직판 사이트는 8월에나
완성됩니다. 사이트도 완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휴사를 모집하여 일부는 애드프린트 사이트
에서 오픈하고, 일부는 독립사이트로 오픈합니다.
결과를 놓고 보면 대단합니다. 설명회를 하고 석 달이 되지 않아 두 개의 일본 직판 사
이트를 오픈하는 셈이고, 다섯 달 이내에 상당히 규모가 큰 독립 사이트 세 개와 아이템이
독특한 사이트 두세 개를 오픈하게 됩니다. 저 개인으로서는 더 많은 사이트를 유치하지 못
한 것이 아쉽습니다만, 결과만 놓고 보면 결코 작은 성과가 아닙니다.
제가 중심이 되어서 한 일을 가지고 이렇게 자화자찬 하는 게 참 웃깁니다. 그렇지만 오
늘은 제가 한 일을 좀 이야기하겠습니다.
늘 그렇듯이 저는 전언을 쓰든 혹은 설명회를 하든 제가 한 일을 중심으로 이야기합니
다. 일반론을 이야기하는 건 피합니다. 나눔 가이드라인에 ‘너, 우리라는 말은 하지 마십시오.
자신의 감정을 나누십시오’라고 나옵니다. 저는 이 안내문대로 행동하려고 애씁니다. 저는
제가 한 일을 잘 나누는데 충실하려고 합니다.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제 한 일을 잘 나눕니
다. 그러다 보니 제 얘기를 하게 되는 겁니다.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비전
제가 일하는 방법은 좀 마구잡이로 보입니다.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지 않고 일단 하면서
이리저리 맞춰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획을 잘 세워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저와
일하기 힘들어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도 일이 안 되지는 않습니다. 지난 번 제 소개를 할 때도 말씀 드렸지
만, 이런 방법으로 택배 박스 일본 직판 사이트도 성공 시켰고, 애드프린트도 나름대로 성공
시켰습니다. 물론 작년에 오더몰에서는 된통 실패했습니다. 작년에 영업점 만드는 것도 된통
실패했습니다.
실패도 하고 성공도 했지만 큰 맥에서는 그래도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
다. 좋게 이야기하면 시행착오를 겪고 성공했습니다.
저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는 능력이 별로 없습니다. 그 점은 큰 약점입니다. 만텐몰을
1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만텐몰을 만들고 제휴사 사이트를 시작하는 지금도 아직 계약서를
완성 시키지 못했습니다. 계약서는 이번 주에 검토를 합니다. 만텐몰을 하려면 일본 법인 이
름도 바꿔야 하는데 아직 하지 못했습니다. 처리하지 못한 게 너무 많습니다. 치밀하지 못하
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그런 일을 할 시간도 없고, 조직도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기도 합니다. 대충합니다.
대충하지만 그래도 큰 맥은 놓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대충 땜질하듯이 일하지만 큰 맥을 놓치지 않은 것은 이 계획이 사실은 매우 오래 전부
터 구상되어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휴몰인 만텐몰은 ‘국경을 넘는 오픈 마켓’이라는 개념이 발전한 것이고, ‘국경을 넘는
오픈 마켓’은 2007년 애드프린트를 만들 때 이미 목표로 한 개념입니다. 2007년이면 아직
회사가 기반도 만들기 전이고, 돈도 없고, 사람도 없을 때였지만, 회사의 비전은 매우 뚜렷
하게 세웠습니다. 2007년에 ‘국경을 넘는 오픈 마켓’을 목표로 하고 처음 이 작업을 한 것이
2013년 가을이었습니다. 이 때 오더몰을 만들어서 된통 실패했습니다. 그렇지만 ‘국경을 넘
는 오픈마켓’이라는 개념 자체는 여전히 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만텐몰로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초기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은 한 사이트 안에 입점사가 무한 경쟁하는 시
스템인 반면, 만텐몰은 ‘독립사이트 연합’이라는 개념으로 발전했습니다.
이런 오래 된 비전과 개념이 있기 때문에 일을 대충해도 비전과 개념 안에서 질서를 부
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을 할 때 비전을 잘 그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저는 만텐
몰을 만들어가면서 벌써 주변 구성원들에게, 중국 사이트, 러시아 사이트, 한국 사이트, 영어
사이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일본 사이트도 제대로 못 만든
주제에 무슨 꿈 같은 이야기인가 할 지 모르지만, 저에게 이 꿈은 너무나 생생해서 전혀 꿈
같지가 않습니다.
저는 이 비전이 없으면 현재 일본 사이트를 만들 때, 미래를 대비해서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꾸 이야기합니다. 하고 안 하고는 나중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미래를
그리고 있어야 현재도 제대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막연하게나마 설계를 할 수 있고,
자꾸 설계를 하다 보면 정교해지고, 정교해지면 대충해도 큰 틀은 어긋나지 않게 할 수 있습
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이고, 가정도 마찬가지이고, 회사도 마찬가지이고, 나라도 마찬가지입니
다. 비전을 갖는 건 현재를 미래 속에서 살아가게 하는 힘입니다.
치밀하지 못한 업무 추진 방식을 변명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저는 미래상을 뚜
렷하게 해서 일을 추진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저는 세세한 면까지 사람이 예측하는 것은 힘
들기 때문에 큰 맥만 잡고 나가면서 세부는 천천히 채우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
다.

설득
일하면서 저는 내부 구성원을 설득하는데 정성을 많이 들입니다. 만텐몰을 구축하면서
저는, 4월11일에 [6월 오픈 종합몰], 4월17일에 [일본 직판은 성공 확률 99.99%], 4월25일
에 [독립연합몰], 5월2일에 [해외직판], 5월30일에 [한, 중, 일에서 발굴해서 일본에 판다]는
전언을 발표했습니다.
저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서 내부 구성원에게 제 구상을 알리고, 제가 하는 일을 알렸
습니다. 저는 이것이 리더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더는 지도자(指導者)입니다. 지도자의 ‘지(指)’는 ‘손가락 지’자로, ‘가리킨다’는 뜻입니
다. 즉 가야 할 길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도(導)’는 ‘이끈다’는 뜻입니다. 지도자는 가야 할
길을 잘 일러주고,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제가 만든 이 개념이 리더 혹은 지도자의 의미를 가장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합
니다. 리더 또는 지도자는 무리가 가야 할 길, 혹은 목적지를 제대로 알려줘야 하고, 또 무
리가 잘 갈 수 있도록 때로는 설득하고 때로는 독려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리더는 이래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설득하는데 정성을 많이 쏟습니다. 설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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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또 스스로 할 수 있게 하려면 현재 모습을 잘 보여줘야 합니다. 나가야 할 길을 잘 알려
주고,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줘야 구성원들이 힘을 내서 리더도 보호해주고, 스스로도
길을 열어 나간다고 저는 믿습니다.
제가 정말 힘들어 하면서도 전언을 꾸준히 쓰는 이유도 이것입니다. 저는 리더는 고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리더가 편안하면 구성원이 고단해집니다. 리더는 끊임 없이 미래
를 설명하고 현재를 알려줘야 합니다. 저는 리더에게는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조직은 이미 80명에 이르고, 한국-일본-중국에 걸쳐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조직
이 방향을 잃지 않으려면 전언을 통해서 방향을 확인하고, 또 현재를 아는 수밖에 없습니다.
알리고, 협조를 구하는 것이 제 방식입니다. 전언은 제가 구성원에게 드리는 보고서이기
도 합니다. 각자가 올리는 보고서 역시 다른 구성원에게 드리는 보고서이면서 동시에 각자의
비전을 전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비전은 꼭 리더만 제시하는 게 아닙니다. 비전은 각 구성원이 소임 안에서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어쨌든 저는 비전을 뚜렷이 하고, 설득했습니다.
설득하는 것은 동의를 얻는 과정이 아닙니다. 저는 다른 사람이 꼭 동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납득 시킵니다. 설사 동의하지 않더라도 내가 하는 일을 잘 이해시
키는 것입니다. 잘 이해하면, 동의하지는 않아도 납득은 하는 것이고, 납득하면 제가 실수를
하더라도 조직을 잘 보존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준다고 믿습니다.
지금 만텐몰 진행하는 게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일을 잘 알리면,
간부들과 직원들 모두 만텐몰이 실패할 때도 여수룬-애드프린트를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모르게 모색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직하게 상황을 알립니다. 정직하게 알리는 과정이 저에게는 설득 과정이
기도 합니다.
만텐몰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저는 내부 구성원에게 설명하는데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
습니다.

몰입(沒入)
만텐몰 작업은 어느 정도 성과를 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몰입했습니다. 앞에서 말
한 것처럼, 설명회를 하고, 소논문을 썼습니다. 밴드, 카페, 페이스북을 운영했습니다. 나름
대로 집중했습니다. 지난 70일 동안 나름대로는 정신 없이, 휴일에도 매달려서 일했습니다.
저는 만텐몰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낸 데는 제가 몰입했던 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
다. 늘 그랬습니다. 2002년 일본 경매 구매 대행 사업을 할 때도, 2004년에 일본에 택배 박
스 파는 회사를 만들 때도, 2007년에 애드프린트를 만들 때도 몰입했습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가 나름대로 이 정도나마 자리를 잡은 데는 경영전략회의를 비롯해서
구성원들이 우리 일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수룬 간부들은 이 일을 정말 좋아
합니다. 그리고 즐깁니다. 최선을 다합니다.
이게 참 중요합니다. 즐기고, 최선을 다하고, 몰입하면 성공 안 하기 어렵습니다. 아예
방향이 잘못되지 않는 한, 즐기고, 최선을 다하고, 몰입하면 성공합니다.
충무로에서 여수룬은 날아온 돌입니다. 인쇄업에 종사한 적도 없고, 돈도 없고, 기술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일본에 인쇄물을 팔아서 작은 성공을 거뒀습니다. 엔고 때문만은 아닙니
다. 엔고는 우리에게만 주어진 환경이 아닙니다.
우리보다 2년 앞서 일본에 진출한 ㅁ사나 우리보다 2년 뒤에 진출한 ㅅ사 모두 돈도,
기술도, 사람도 풍부했습니다. 그런데 ㅅ사는 이미 완전히 문을 닫았고, ㅁ사는 우리 매출의
1/8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사람을 제외하면 우리가 그들을 앞설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두 회사
를 앞섰습니다. 이유는 어쩌면 하나였습니다. 우리는 몰입했고 그 두 회사는 한국 회사에 신
경 쓰느라 몰입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성공하지 못하면 모두 실업자가 되어야 했고, 그 두 회사는 성공하지 못해서 먹
고 사는데 별 지장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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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해야 했고 그래서 몰입한 것과 몰입하지 않아도 되었던 차이가 성패의 차이로 나타
난 것입니다.
만텐몰이 어느 정도 성공한 것도 몰입했기 때문입니다.

신뢰
만텐몰에 저와 담당자가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조직 구성원들을 신뢰할 수 있었기 때
문입니다.
저는 우리 간부들과 구성원들을 신뢰합니다. 아무래도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간부들은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가끔 일부 간부는 제가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저에게 항의를 합니다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우리 조직을 믿습니다. 요즘 우리와 제휴하려는 분들이 많이 옵니다. 다른
회사 CEO나 간부들입니다. 이 중 일부 분들은 회사를 탐색하려고 일선 구성원들에게도 말을
거나 봅니다. 이런 분들은 지혜로운 분들입니다. 저만이 아니라 일선 구성원들을 보고 회사
를 판단하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분들 모두, ‘여수룬 구성원들은 정말 회사를 사랑하고,
또 진심으로 일을 하는 게 느껴집니다. 부럽습니다’하고 이야기합니다. 우리 자신은 우리를
잘 모를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는 우리 모습입니다.
저는 감각으로 느낍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들은 정말 선하고, 성실합니다. 저절
로 믿음이 갑니다. 우리 조직이 이렇기 때문에 조금 부족한 사람도 우리 조직에 들어오면 선
해지고 성실해집니다.
저는 이 조직에서 좋은 임직원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것을 정말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신뢰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일을 맡길 수 있습니다. 전적으로 맡길 수 있으므로 만
텐몰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만텐몰 일을 하는 동안 조직 구성원들이 보여준 의연한 모습은 솔직히 말해 저에게 엄
청난 감동입니다.
저는 만텐몰에 직접 관여한 구성원들에게도 정말 감사하지만, 오히려 더 많은 감사를 만
텐몰 작업에 관여하지 않은 구성원들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CEO가 조직의 기본 사업에서 거
의 손을 뗀 채, 미래 사업에 매달리는 동안 기본 사업이 흔들리지 않게 한 것은 만텐몰 사업
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구성원들입니다. 수시로 말씀 드리지만 만텐몰 사업은 실패할 수도
있는 사업입니다. 여기에 CEO가 매달리고 있는 동안 조직의 중심을 현재에 잘 붙잡고 있는
구성원들이 있기 때문에 조직 전체가 안전한 것입니다. 저를 제외한 경영전략회의 구성원 전
원이 조직의 기본 사업을 잘 운영해주면서 저를 지지했고, 지원해주었습니다. 설사 만텐몰이
실패하더라도 조직은 건재하니까 안심하고 해보라고 격려해주었기 때문에 저도 마음 놓고
일할 수 있었고, 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는 동료들이 사실은 더 큰 힘이 됩니다. 그 임직
원들 때문에 조직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직접 만텐몰 작업에 참여한 분들도 정말 잘해주었습니다. 새벽7시 설명회 때마다 군소리
없이 나와서 일해준 분들도 참 고생했습니다. 안 나와도 된다고 해도 아무 말 없이 나와서
도와주셨습니다.
저는 늘 회사는 회사이기 전에 사람이 같이 어울려 살아가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규율,
규정, 명령, 지시 이전에 사람이 마땅히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
다. 상식과 도리가 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7시에 나오게 하는 게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7시라는 시간을 활용해야 하니까 하
는 것이고, 굳이 못 나오겠다고 하면 시키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나온다고 해서 큰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억지로 나오지 말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어쨌든 저는 조직 안에 자연스럽게 서로 협력하는 흐름이 만들어진 것이 만텐몰 성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신뢰하면서 맡겼습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 조직은 맡아서 스스로 알아서 잘 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협력도 잘 이루어졌습니다.

4
비전을 공유하고, 설득하고, 몰입하고, 신뢰하는 것.
이것이 제가 일하는 원칙이라면 원칙입니다.
저는 늘 이걸 가지고 일했습니다. 만텐몰 때도 그랬습니다.

회사 생활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제 영향을 여러분이 받고, 여러분 영향을 제가 받습니다.
여러분은 일을 할 때 어떤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까? 어떤 원칙을 갖고 있습니까? 그 원
칙이 저의 원칙과 잘 맞지 않습니까? 혹은 여러분은 앞으로 어떤 원칙을 세우고 싶습니까?
여러분은 여러분의 어떤 성격 혹은 어떤 특장점을 업무 스타일에서 많이 활용하고 싶습니까?
같이 한번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5
[전언(傳言)]

선택과 집중

2014. 06. 13. 금요일.

어려운 점이 계속 생기고 있지만 회사 전체는 꽤 안정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선 조직이 상당히 안정되었습니다. 배정환이사님, 최욱부장님, 김대성부장님이 합류해
준 영향이 큽니다. 배정환 이사님은 우리 회사 아이템 대부분을 취급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
을 갖추고 계시고, 최욱부장님은 한국 실사출력물 계에서도 알아줄만한 경험과 능력을 갖추
고 계시고, 김대성부장님은 쇼핑몰 운영 전반에 걸쳐서 경험과 능력을 갖추고 계십니다.
사람에게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 느낌은 경험을 통해서도 만들어지고, 지식을 통해서 만
들어지기도 합니다. 일종의 통찰(洞察)입니다. 제 느낌으로는 세 분이 여수룬에 합류한 것은
여수룬에 큰 복입니다.
세 분 덕분에 여수룬 조직은 또 더 강해졌습니다. 세 분이 합류하면서 조직이 적절하게
편제(編制)되고 있습니다.
고객지원팀, 수출사업부가 지금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밴드를 통해서 보고
있습니다. 이런 형편에 조직이 안정되어 가고 있다고 하면 화가 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임철현 부장님이 그 정도로 호소하는 상황이면 매우 어렵다는 뜻입니다. 보고 있는 저도 힘
듭니다.
그걸 알면서도 전체를 보면 조직은 상당히 안정으로 가고 있다고 저는 말하고 있습니다.
여수룬은 매출 규모에 비해 사업 규모가 매우 방대합니다.
한국에 62명, 일본에 6명, 중국에 2명으로 총 70명과, 7명의 임시직이 일하고 있습니다.
인원도 방대하지만 세 나라에 걸쳐 활동하고 있는 것도 조직이 방대해진 이유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인쇄물과 판촉물 판매 외에, ‘국경을 넘는 쇼핑몰’ 사업까지 하고 있습니
다.
이 정도 자금으로 이 정도 규모 일을 하는 것에 비하면 회사는 크게 보아 상당히 안정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문제도 적지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자금 흐름이 생각보다 빨리 좋아지지 않는 점입니다. 저도 매우 답답합
니다. 올 초 예측대로라면 지금보다 훨씬 좋아졌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매출 성장 속도는 나쁘지 않습니다.
올 초 전언에서 작년 동월 대비 최대 20%를 성장한다고 가정했는데, 5월까지 보면 20%
를 넘습니다.

5월에는 1,950엔짜리 특별 매출이 있어서 전년도 동월 대비 매출 증가세가 대폭 늘었습


니다만, 그걸 빼도 5월에 17.15%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매출을 따질 때는 특별한 매출도 일
반 매출로 넣는 게 맞습니다. 판매를 오래하다 보면 그런 매출도 한번 발생하면 꾸준히 발생
하기도 하고, 전단지가 아니면 다른 아이템에서도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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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성장은 대체로 정상인데, 자금 흐름이 생각보다 좋아지지 않은 데는 아무래도 인건
비 상승을 제어하지 않은 것이 큰 원인입니다. 기업에서 가장 부담이 되는 비용이 인건비입
니다. 이 인건비 상승을 감내(堪耐)했다는 뜻입니다. 세 분을 비롯해서 꼭 있어야 했지만 채
우지 않았던 인원을 충원하면서 조직이 안정이 되었지만 그에 대한 대가가 생겼는데 그게
비용 증가입니다.
여수룬 정도 규모 회사에서는, 연봉 2천4백만 원 정도 인원의 한 달 비용은 세금 등을
포함하여 300만 원 정도로 계산하면 대체로 맞습니다. 예를 들어 인원이 다섯 명 늘었다고
하면 한 달에 1천5백만 원이 더 들어간다고 보면 됩니다. 영업이익률을 20%정도로 본다고
했을 때 1천5백만 원을 만들려면 매출은 7천5백만 원 정도 늘어야 합니다.
이런 사정이니까 최근에 인원이 늘어난 것과 자금 흐름이 예측만큼 좋아지지 않은 것은
상당히 연관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회사 CEO가 제일 힘든 대목이 이것입니다. 당장은 편하지만 미래는 확실하지 않은 길을
갈 것이냐, 당장은 고통스럽지만 미래가 밝은 길을 갈 것이냐 선택할 때입니다. 가장 좋은
길은 당장도 편하고 미래도 밝은 길이지만 그 길은 지금 여수룬에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런 갈림길에 설 때마다 당장은 좀 힘들어도 미래가 확실한 길을 선택했습니다.
어떤 길도 길입니다. 제가 선택한 길이 꼭 옳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는 그런 길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이석주 부사장은, 저의 이런 선택을 두고, ‘왜 편한 길을 놔두고 맨날 힘든 길만 가냐고’
고 늘 못마땅해 합니다. 불평도 심하게 합니다. 그런데도 저는 14년 째 이석주 부사장하고
같이 합니다. 이석주 부사장은 못마땅해 하면서도 제가 선택한 것에 맞춰서 늘 저를 도와주
고, 지지해줬기 때문입니다. 이석주 부사장이 잔소리할 때는 정말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래
도 진짜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저를 늘 도와주고, 지원해주고, 지지해줬기 때문에 저는 듣기
싫어하면서도 늘 부사장을 믿습니다.
이석주 부사장뿐 아니라 여수룬 구성원들은 늘 그랬습니다. 제가 늘 어려운 쪽을 택했을
때, 진심으로 지지해줬고, 지원해줬습니다. 진짜 어려울 때는 우리 사주를 구입하면서까지
도와줬습니다. 저는 늘 어떻게 보답해야 할 지, 또 이 고마움을 갚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생각합니다. 말은 무섭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지 않을 뿐이지, 언젠가는 보답할 방법을 밝
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장 먹고 사는 일만 생각하고 미래를 구상하지 않는다면, 현재 여수룬에서는 어쩌면 최
소한 10명 정도는 없어도 될 겁니다. 그것만 해도 당장 한 달에 3천 만 원은 아낄 수 있습
니다. 그러면 회사는 당장 편해집니다. 대신 남아 있는 사람들이 죽어날 거고 미래는 없습니
다. 저는 그런 길은 밝은 미래로 천천히 가는 길이 아니라, 어두운 미래로 빨리 가는 길이라
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모두 아시다시피 여수룬은 먹고 살기도 힘든 형편인데 개발과 연구 파트에 투자
를 많이 합니다. 이것 때문에 우리가 힘들었고, 이것 때문에 지금 우리가 이나마 살고 있습
니다. 관리 파트도 어쩌면 개발과 연구에 해당합니다. 당장은 없어도 되기 때문입니다. 한
달, 두 달, 혹은 6개 월은 이런 개발, 연구, 관리가 없어도 전혀 지장 없습니다. 그렇지만 1
년, 2년 단위를 생각하면 전혀 달라집니다.
우리보다 훨씬 좋은 조건에서 일본에 진출한 우리 동종 업체인 M사, S사와 우리 차이
중 하나는 집중력과 투자였습니다. 두 회사는 우리보다 자금, 기술, 인력에서 앞섰지만, 지금
한 회사는 아예 문을 닫았고, 또 한 회사는 우리 매출의 1/8 규모입니다. 우리는 모두 혼연
일체가 되어 일본 사업에 집중했고, 또 광고와 연구 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했습니다. 우리가
광고비를 아끼고, 연구 개발에 돈을 쓰지 않았다면 이들 회사처럼 문을 닫았을 수도 있습니
다. 몰입하고 투자한 것이 앞의 두 회사와 우리 회사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은 좀 힘들어도, 밝은 미래를 보고 사는 게 사실은 당장 살아가는 과정에서도
엄청나게 큰 힘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차이는 기껏해야 두세 달의 차이일 뿐입니다.
자금 흐름도 마찬가지입니다. 빈 자리를 채우면서 비용이 늘어났지만, 예측보다 늦어지
는 것은 기껏해야 서너 달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세 분이 합류해주고, 또 빈 자리를 매워
준 직원들로 인해 자금 흐름이 생각보다 늦어졌다고 하지만, 그 기간은 기껏해야 서너 달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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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서너 달을 견디기 힘들어합니다. 광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현철
전무의 분석에 따르면 광고비는 두 달이면 회수합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1억 빌려서
이번 달에 광고에 투자하면 두 달 뒤에는 1억을 회수할 뿐 아니라 그 이후 계속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저는 한번 그렇게 해볼 마음이 있습니다. 다만, 지금 그렇게 쓸 수 있는 돈이
없어서 못 쓸 뿐입니다.
조직이 안정된 대신 현금 흐름이 생각만큼 좋아지지는 않았습니다. 확실히 나쁜 점입니
다. 그렇지만 안 좋은 게 있으면 좋은 것도 있습니다. 조직이 안정되면서 이제 우리는 좀더
체계를 잡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돈보다 사람이 우선입니다. 자금 흐름이 좋아지는 속도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조직을 안
정 시키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저는 그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 길을 선택하고 이제 3개 월
정도가 지난 것 같습니다. 최욱부장이 2월, 배정환이사님과 김대성 부장이 3월 말 합류했습
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담당자, 접수부원들이 합류한 것도 대체로 그 무렵입니다. 경영지원
실도 보충이 되었습니다.
새로 합류해서 조직에 적응하는 기간이 끝난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제부터 일이 시
작됩니다.

선택과 집중
이제 조직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자리를 잡았으니 할 일을 정해야 합니다.
지금 집중해야 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만텐몰 사업을 꾸준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현재 애드프린트 사업을 잘 하는 것입니다. 하긴 그 두 가지면 회사 일 전
부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좀 나누겠습니다.
만텐몰 일은 계속 투자가 되는 것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성과가 나오고 있어서 다행입니
다. 택배박스 매출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고, 재주문이 40%라고 합니다. 그리고 디자인 메이
커의 휴대폰 케이스에 인쇄해주는 서비스가 런칭이 되었고, 이 서비스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
도 짜지고 있습니다. 7월부터는 비엠코리아의 2ndlog.jp 사이트 영업이 제 모양을 갖추고 시
작될 겁니다. 8월에는 최소한 3~5개 사이트가 추가로 런칭될 겁니다.
만텐몰 사업에 상당히 많은 인원이 투입 되고 있기 때문에 확실히 부담이 생기고 있습
니다만 제 판단으로는 하반기부터는 여기서도 적지 않은 수익이 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
다. 물론 들어가는 비용을 만회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만. 이 일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당장은 애드프린트 일을 어떻게 정비할 것인가를 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6월12일(목)에 배정환 이사가 중요한 발표를 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전
적으로 지지합니다.
배이사님 의견과 마찬가지로 저도,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 중 중요한 것, 부직포백,
쇼핑백 등 핵심만 남겨 놓고 나머지 아이템은 한국이나 일본, 혹은 중국 업체에 과감하게 분
양하는 일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올해 4월 기록입니다.

명함, 스티커류, 마쿠마쿠가 우리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0.80%입니다.


여기에 전단/페이지물을 포함하면 88.3%입니다. 그리고 이 네 아이템에서, 회사가 거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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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의 대부분이 나옵니다.
나머지 아이템은 적자가 나는 경우도 꽤 될 뿐 아니라, 흑자가 나더라도 의미가 있는 경
우는 드뭅니다.
부직포는 예외입니다. 지금 부직포가 불량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가져다 주고 있지만 손
익 면에서는 상당한 흑자를 내주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6월 12일 현재로는 부직포백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5%에 이릅니다.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경영전략
회의에서 검토해본 결과 부직포백은 앞으로도 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큰 아
이템입니다.
6월 매출 구성 상황을 봅시다.

이 표를 보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에 집중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정말 이익이 많이 나는 면백, 부직포백, 종이백을 신규 상품으로 집중 관리하는
게 좋습니다.
종이 백은 당장 0.1%도 안 되는 걸 넣은 이유가 있습니다. 상품 개발 파트에서 이 건
확실하게 저가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보고해왔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처럼 정말 전략
상품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 우리가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 외의 나머지 상품은 빨리 분양하는 것이 우리에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분양의 효율은 이미 전단/페이지물에서 확실히 봤습니다. 전단/페이지물은 만년 적자 상
품이었습니다. 이 전언을 쓰는 지금 제가 자료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만, 어제(6월11일) 경영
지원실 보고를 보면 코너를 분양한 뒤, 전단/페이지물에서도 1천만 원 이상 흑자가 났습니다.
물론 광고비 등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조금 달라지겠지만 최소한 5백 만 원 이상 흑
자가 났습니다. 이 보고를 받고 부사장은 ‘눈물 흘리는 회사도 있다’고 제휴사를 걱정했습니
다. 맞습니다. 이 코너를 임대해간 회사는 적자가 났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묘한 것은 코너
를 임대해 간 회사가 적자가 나긴 하지만 이 아이템을 버릴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기계를 돌리고, 또 원재료를 확보하고, 사람을 활용하면서 실제는 손해가 나더라도
극히 작은 금액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것은 모릅니다만 현재까지는 코너를 임대해
간 회사가 이 아이템을 버릴 생각은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현실만 놓고 보면 전단/페이지물을 분양한 것은 우리 회사로서는 정말 절묘하고 적절
한 선택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아이템에도 이 방식을 빨리 적용하는 것이 무조건 중요합니다.
돈이 안 되는 봉투를 붙잡고 씨름할 필요가 없고, 부채 가격 조정한다고 씨름할 필요도
없습니다. 있던 아이템이니 간단히 손 본다는 방식도 포기하는 게 더 좋습니다.
우리는 두 가지를 추구해야 합니다. 하나는 우리 이익입니다. 또 하나는 회사를 원스톱
쇼핑처로 만드는 것입니다. 아이템을 버리면 안 됩니다. 아이템을 계속 늘려야 합니다.
부채를 예로 들어봅시다. 부채는 할 때마다 일본 업체에 경쟁력이 뒤져서 애를 먹었습니
다. 그렇다면 빨리 일본 업체를 입점 시키고, 우리가 강한 폴리 부채 하나만 취급하는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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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쓰는 게 맞습니다.포켓폴더, 클리어 파일, 마우스패드 등 빨리 분양하는 게 좋습니다.
봉투를 싸게 공급할 한국 회사와 중국 회사를 구할 수 없으면 빨리 일본 회사에 분양해
주고 5% 수수료라도 받는 게 훨씬 유리합니다. 이렇게 하는 게 우리 핵심 상품을 보존하면
서도 아이템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정리를 하자면 명함, 스티커, 마쿠마쿠 아이템을 더 발굴하고, 품질을 높이는데 집중하
고 나머지 아이템은 빨리 분양하자는 것입니다.
명함만 해도 해야 할 게 너무 많습니다. 품질을 올려야 하고, 회사 명함을 만들어야 합
니다. 데이터를 자동으로 체크하는 기능을 만들어야 하고, 디자인 명함을 출시할 지를 결정
해야 합니다. 점자 명함 업체, 재생지 명함 전문 업체를 입점 시켜야 합니다. 플라스틱 명함
은 자체 조판해야 합니다. 즉석 명함 업체도 모아야 합니다. 그리고 명함 메인 페이지며 디
스플레이를 바꿔야 합니다. 새로운 종류 명함도 추가해야 합니다. 이렇게 보면 명함조차도
우리는 제대로 취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티커를 예로 들면, 여전히 주요 아이템인 롤스티커는 안 팔리고 있고, 개발해야 할 스
티커 종류는 무척 많습니다. 자석 스티커 가격을 획기적으로 떨어뜨릴 방법은 찾아두고 적용
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 더 급한 일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명함, 스티커, 마쿠마쿠에 집중해야 합니다.
물론 현재 부직포백, 면백, 쇼핑백처럼 확실한 수익 모델이 되는 거면 우리가 집중해서
개발해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명함, 스티커, 마쿠마쿠의 주요 제품, 부직포백, 면백, 쇼핑백
만 우리가 관리하고 나머지는 모두 분양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가 모르는 효자 상품
이 있다면 그건 별개입니다만, 지금은 대담하게 포기를 한다는 선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부직포 백이 이익은 좋은데 불량이 나는 건 정말 난처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온주에 사
람을 한 명 채용해서 적극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포기가 아니라 보완입
니다. 돈이 되는데 불량이 나면 불량이 안 나게 하면 됩니다. 방법은 많습니다. 잠시 괴로운
일은 저도 보고 있기 힘듭니다. 고객지원팀 여러분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해결 수
단은 있습니다.
주력 상품도 품질을 올릴 필요가 있고, 새 상품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반드시
있습니다.
지금 제가 거론한 주요 상품의 품질을 높이고, 아이템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걸 우리가 선택하고 역량을 집중하자는 뜻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새상품을 늘리자는 정책을 써왔습니다. 제가 내놓은 정책입니다. 이 정
책은 2년을 추진해본 결과 이제 나름대로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실력으로는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과 한두 제품 정도 취급할 수 있는 게 최선이라는 점입니다.
다른 아이템이라고 안 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그걸 되게 하는 데는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비됩니다. 그 시간과 에너지를 주요 상품에 집중하고, 또 다른 아이
템을 분양하는데 쓰는 게 더 낫다는 판단입니다. 나중에 또 바뀔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점에서 12일 배정환 이사께서 밴드를 통해 방향을 밝혀준 것은 너무 소중하고, 저
도 그 방향을 회사 정책으로 채택해서 진행할 것입니다.
회사 형편은 1월에 예측한 것보다 서너 달 늦은 속도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돈이 약간
부족한 게 문제지만, 상황 전체는 확실히 좋아지고 있습니다. 조직이 정비되었으니까 이제
상품 전략이며, 홈페이지 정비 전략도 세울 수 있습니다. 이제 조직이 정비된 것을 계기로
우리 회사가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 일도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CEO의 말은 매우 힘이 있습니다. 제가 전언에서 하는 말은 그대로 정책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래도 정책을 전환하는데 유연합니다. 오늘 제가 드린 전언은 배
정환 이사님의 의견을 반영하기는 하지만 사실은 조금 성급한 것입니다. CEO가 먼저 선언하
는 건 위험하기도 합니다. 제가 말했든, 책임부서 책임자와 협의하고 정했든, 혹은 회사 전
체가 상의해서 정했든, 정책은 언제라도 수정할 수 있습니다.
살아 보니 막상 딱 옳은 정책은 몇 개 되지도 않더군요. 늘 틀립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정한 것이든, 경영 전략회의에서 정한 것이다, 조직 전체가 정한 것이든 소중하게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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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 터놓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전언도 확정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재검토할 수 있습니다. 모든 문제가 그렇습니다.
같이 상의를 해봅시다. 만텐몰과 연동해서도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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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갈등(葛藤)

[수정] 2014. 6.20. 금요일.


[원문] 2012. 2. 24. 금요일.
[

사람 사이 갈등은 누구도 쉽게 풀기 어렵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같이 일하기 힘든 사람이 있습니다.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 스타일이 있습니다.
스타일이 충돌하다 보면 얼굴 보는 것도 괴로워집니다. 갈등이 생깁니다. 여수룬에서도 마찬
가지입니다. 여수룬에서도 서로 충돌하는 스타일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옆에서 도와주기도 어렵습니다. 사람 사이 갈등을 해결하는데 무슨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닙니
다. 관계 때문에 힘들 때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를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부부관계, 부모-자식관계, 상사-부하관계, 동료관계 때문에 힘들어합니다.
풀어가는데 무슨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누구도 섣불리 도와줄 수도 없습니다. 그
렇지만 어떤 형태로든 우리는 방법을 찾아가야 합니다.

한계
저는 어떤 사람에게 문제가 보이면, 그 문제는 그 사람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
각합니다. 제가 그림을 정말 못 그리듯이, 수학을 잘 못하듯이, 기계를 잘 못 만지듯이, 실무
를 꼼꼼하게 챙기지 못하듯이 그 사람도 그 일을 잘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분야는 그 사람에게는 날 때부터 잘 못 하는 분야입니다. 그것은 저에게도 날 때부터
잘 안 되는 분야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잘 안 되는 것은 노력해도 잘 안 됩니다.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잘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획을 세우는 법, 조직을
운영하는 법이나 사람과 관계를 맺는 법, 회의를 운영하는 법, 보고를 하는 법 같은 것은 제
대로 배우지 못하면 잘 못합니다. 이것 역시 한계입니다.
원래 잘 못하거나 혹은 배우지를 못해서 잘 못하는 것은 당장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좀 짜증이 날 수도 있고,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불평과 불만이 터져나올 수도
있습니다. 뭐 이런 일도 못하나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한계라고 생각하면
짜증도 화도 어느 정도는 통제할 수 있습니다. 돌 갓 지난 어린 아이가 밥을 흘리고 먹는다
고 짜증을 내는 부모는 없습니다. 오히려 밥을 흘리고 먹는데도 숟가락질 한다고 웃고 손뼉
치고 칭찬하기도 합니다.
주변에 정말 머리가 비상하고 은퇴 전까지 공직에 계신 분이 계셨습니다. 연세가 일흔
가까이 되셨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나이가 일흔인데도 아직도 젓가락질을 못합니다. 나이
들고 점잖은 분인데 회처럼 젓가락으로 집기 힘든 것을 먹을 때는 퍼먹습니다. 정말 꼴 보기
싫은 모습인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공직에 까지 계셨던 분인데 그 분도 참 난처한 일을 많
이 겪었을 것입니다. 고치려고 얼마나 노력을 많이 했겠습니까? 그런데도 안 되는 것을 어떻
게 하겠습니까? 이런 것은 그야말로 한계 아닐까요?
성격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절대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늘 가
르치려고 덤비는 사람도 있습니다. 작은 일에도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가지
일에 빠지면 옆에서 불이 나도 모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던 일을 하던 대로 안 하면 불안
한 사람도 있습니다. 남을 쉽게 비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마음의 한계는 너무 많습니
다. 까닭 모를 불안, 공황장애, 사람을 못 믿는 마음 등도 모두 한계입니다. 그 사람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늘 조금씩 늦는 사람이 있고, 공부하기 정말 싫어하는 사람
이 있고, 결단을 못 내리고 늘 우물쭈물하는 사람이 있고, 불편한 것을 전혀 개선하지 못하
고 늘 하던 대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역시 한계입니다.
고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저 사람의 한계구나 하고 인정하고, 당신도 참 힘들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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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하고 생각하면 그래도 좀 견딜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을 비난하면 안 됩니다. 비난한다고
해결되는 일도 아니고, 또 그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을 잘 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는 한계가 없을까요? 그 사람에게는 더 무서운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는 교만이라는 한계입니다. 교만이라는 한계는 자기 자신도 잘 모른다는데
더 큰 무서움이 있습니다. 교만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못
해서, 결국은 다른 사람을 좌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가르치려 덤벼들고,
훈계하려고 해서 인간 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돕는 자
저는 상대방에게 문제가 보이면 돕는 자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고치는 자가 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합니다.
상대방에게 문제가 보인다는 것은 저에게 그 문제를 잘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깔끔한 사람에게는 지저분한 것이 보입니다. 정리를 잘 하는 사람에게는 어지러운 것이 너무
잘 보입니다.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에게는 규칙을 안 지키는 게 너무 잘 보입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에게는 못 쓴 글이 눈에 너무 잘 보입니다. 논리 정연한 사람에게는 논리가 안 맞
는 게 너무 잘 보입니다. 그런 것처럼 자기 눈에 문제가 보인다는 것은 자기에게 그것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 능력을 잘 쓰면 돕는 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능력을 잘못 쓰면 교만한 자가
됩니다. 젊었을 때는 이 능력을 남을 비판하는데 주로 씁니다.
저는 나름대로 논리를 잘 따집니다. 이 논리로 주변 사람들을 정말 들들 볶았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 말을 왜 조리 있게 못 하냐? 왜 그것도 못 하냐? 잘 따지고, 논박도 잘했
습니다. 결과는 왕따의 길, 독불장군의 길입니다.
제가 정치를 했던 것은 잘 아실 겁니다. 정치를 하면서 책을 썼고 그 책이 해당 정치권
안에서 매우 많이 팔렸다는 것도 언젠가 말씀 드렸습니다. 그만큼 논리를 잘 따졌다는 말입
니다. 그렇지만 그걸로 동료를 모으지는 못했습니다. 그 분야 정치권 안에서조차 외톨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 결과 더 이상 정치를 할 수가 없게까지 되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
면 교만했던 것입니다. 모든 것을 제가 제일 잘 하는 논리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결코 논리로 사는 게 아닌데 말입니다.
심지어는 가족에게도 그랬습니다. 모든 것을 논리로 따지고, 상대방이 못하는 것을 인정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따지는 것을 그만두었습니다. 저는 의견이 부딪히면 더 이상 따지지 않고
잠시 미뤄둡니다. 내 맘에 안 맞아도 상대를 고치려고 하는 것도 그만두었습니다. 시간이 가
기를 기다립니다. 이것이 이제 습관이 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도저히 납득 되지 않는 것은
명확히 반대하지만, 반대할 때도 당장 결정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반대 의사만 표시하고
저 역시 기다립니다. 반대하는 뜻을 표시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대부분은 나중에
더 이야기해보자 하고 미뤄둡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미뤄두면 저절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
다는 점입니다.
이제 저는 상대방이 못하는 점을 고치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대신 잘 하는 것
을 칭찬하는데 관심을 갖습니다. 어떤 사람은 저더러 칭찬이 과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저
는 일부러 칭찬하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 습관이 되어서 정말 마음으로 칭찬합니다. 그래
서 그런지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을 보면 다 좋습니다. 정말 잘 하는 것이 보이고 장점이 보
입니다. 그러다 보니 못하는 것은 아예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의 약점을 고치기 보다 장점을 살리는데 관심을 두려고 노력합니다. 그래
서 격려를 많이 하고, 약점을 지적하는 것은 될 수 있으면 피합니다. 간혹 약점을 지적하고,
충고를 할 때는 그 사람에게 충분히 지원하고, 지지하고, 격려한 이후입니다.
사람들은 칭찬보다는 지적을 훨씬 더 많이 듣고 삽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적을 받으면
속에서 화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지적을 하고 충고를 하려면 그것보다 열 배는 더
많이 칭찬하고 격려한 다음에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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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때 일했던 곳의 리더는 말할 수 없이 선(善)하셨습니다. 누구보다 성실하시고
집단에 헌신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분은 행정(行政)에 완전히 무능하십니다. 판단력 역시 제로
에 가깝습니다. 이 분이 집단에서 최고 리더가 아닐 때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어느 집
단에서나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는 판단력입니다. 그런데 이 분에게는 그
판단력이 없습니다. 가장 안 좋은 리더는 무식하면서 성실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분을 제
가 모시고 있었습니다.
이분은 이미 다른 사람들로부터 엄청나게 무시를 당했습니다. 그렇지만 본인은 별로 무
시 당하는 것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분과 어떤 일을 놓고 상의하다 보면 정말 황당할
때가 많습니다. 일단 관점이 없습니다. 판단력이 떨어집니다. 회의를 운영하는 방법도 모릅
니다. 일년 계획이 머릿속에 없습니다. 이삼 개월 뒤에 할 일을 정해야 하는데 그런 생각이
없습니다. 회의를 어떻게 준비하는지도 모릅니다. 결정한 것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기억을
하지 못하니 결정한 것과 전혀 다른 것을 또 결정합니다. 이분을 상사로 모시는 일은 정말
괴롭습니다.
처음에 정말 당황했습니다. 대략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젊었
을 때였으면 아마 이 분을 허수아비로 만들었을 겁니다. 사실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제가 노골적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냥 가만히 계셔요. 제가 회의도 주관하고 일도
처리할 테니 보고만 계셔요’라고 하면 그분은 아마 동의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게 어쩌
면 일을 하는 데는 더 편할 수도 있습니다. 좀더 노골적으로는 아예 이름만 걸게 하고 운영
은 따로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철저히 지원했습니다. 그분이 말도 안 되는 일
을 해도 그냥 하게 놔뒀습니다. 좀 안 되어도 별로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황당한 일
을 하면 잘 수습해줬습니다.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늘 중심에 세웠습니다. 그 분과 미리 상
의를 했고, 공식회의에서는 그분이 그 결정을 주도하게 했습니다. 물론 둘이 있을 때는 좀
윽박지르기도 하고, 좀 화를 내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는 철저히 그분이 리
더 역할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렇게 일년을 지냈습니다. 지금은 그분도 편안해 합니다.
또 집단 전체도 편안해졌습니다.
저는 인정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슬로의 욕구 5단계설을 설명
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은 인정받지 못하면 죽습니다. 사람은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제가
그 분과 일하는 방법은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 분을 리더로서 인정해야만 그 분도 살고 조직
전체도 살게 됩니다.

저는 제 할 일만 합니다
조직 안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면 저는 제 할 일만 합니다. 앞서 말한 그 분과 관계에
서 저는 참모입니다. 저는 참모이기 때문에 참모 역할만 잘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 분에게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제가 참모 역할을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 분에게 문제
가 있다는 것은 그 분 문제를 커버할 수 있을만한 역량이 제게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중국 마오쩌뚱 시절의 총리는 저우언라이(周恩來)입니다. 중국 국민들이 지금도 가장 존
경하는 총리입니다. 저우언라이는 마오쩌뚱이 대약진운동, 문화혁명 등 극좌 잘못을 저지른
시기의 총리였습니다. 저우언라이는 마오쩌뚱(毛澤東)을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총리(總
理)로서 자기 할 일만 했습니다. 저는 저우언라이의 최대 공적은 마오쩌뚱의 극좌 동란 시기
에 덩샤오핑을 보호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뚱 시절에 개혁개방 노선을
지키다가 좌천 당해서 농장 노동자로 살고 있었습니다. 그 덩샤오핑과 그 그룹을 보이지 않
게 후원한 것이 저우언라이입니다. 오늘의 중국을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이 덩샤
오핑입니다. 그 덩샤오핑을 보호한 것이 저우언라이입니다. 어떤 사람은 마오쩌뚱의 극좌동
란 시기에 저우언라이가 기회주의자로 처신하면서 총리 노릇을 했다고 하지만, 저우언라이로
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중국 인민들을 위해서 최선이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살다 보면 이 방법이 가장 현명한 행동일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상대방을 억지로 바꾸
려고 노력하지 말고, 또 상대방의 행동이나 반응에 관계없이 그냥 자기 일이나 묵묵하게 하
는 것이 자기에게도 상대방에게도 도움이 되는 적이 많습니다. 가끔 조직 전체가 무너지면

3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직이 무너지더라도 어쩔 수가 없습
니다. 그저 그 상황에서도 묵묵하게 자기 할 일을 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저도 조직이 무너지는 경험을 몇 번 했습니다. 그 때 안달복달해도 그것을 되돌릴 방법이 없
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수룬도 작은 조직이 아니니까 크고 작은 일이 많이 발생합니
다. 저는 될 수 있으면 개입 안 하려고 노력합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봅니다. 물론 조언
도 하고 충고도 합니다만 될 수 있으면 지켜봅니다. 그리고 제가 할 일만 합니다.
요즘 여수룬에서 제가 하는 일은 해외 판매자 유치 사업입니다. 국내 일은 다른 경영진
에게 맡겨둡니다. 회사가 매우 안정되었지만, 그래도 몇몇 군데서 잡음이 들립니다. 알면서
도 신경을 끕니다. 왜냐면 제가 들어가서 노력해도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언
제가 제가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오면 결정을 하겠지만, 지금은 해결하려고 나선다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그냥 지켜만 봅니다. 속에서는 불이 나고, 뭔가 어떻게 해보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그냥 둡니다. 그리고 제가 해야 할 일만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게 잘 하는 것
인지 못 하는 것인지는 나중에 평가가 될 겁니다. 다만, 저는 문제가 생겨도 꼭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니면 대개는 기다립니다.
평소 생활에서도 비슷합니다. 상대방을 고치려는 노력을 포기하려고 애씁니다. 물론 잘
안 됩니다. 저 자신이 전언을 통해서 상대방을 고치려고 하지 말라고 말하면서도 저 자신부
터 그게 안 됩니다. 어느 순간엔가 또 가르치고 훈계하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람
의 본성이 완악(頑惡)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스스로 깨우쳐서 스스로 고치도록 기다리는 것 외에는 다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꾸짖고 때려서 고칠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상대가 깨우쳐서 스스로 고치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은 내 자신이 모범이 되어야 하고,
또 상대로부터 신뢰받는 사람이 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것뿐입니다.
그러므로 잘 하는 것을 보고 칭찬하고, 지지하고, 격려함으로써 신뢰 관계를 회복하고,
모범을 보임으로써 따라 하게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이 원리를 체득(體得)할 때까지는 끊임없이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고, 반성을
촉구하는 일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다가 그런 질문을 받게 된 것입니다. ‘너는 너 잘못을 잘
고치냐?’ 나 자신도 안 되는 일입니다. 이걸 깨닫고부터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고치는 데 에
너지를 쏟는 일을 거의 중단했습니다.
저는 거의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않습니다. 잔소리도 하지 않습니다. 물론
도저히 안 되면 해당 직책에서 해임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직을 권고하기도 하지만, 그것
은 비난이나 비판과 다른 일입니다. 도저히 안 될 때의 조치일 뿐, 그 사이에는 최선을 다해
서 격려하고, 잘 하는 점을 가지고 그가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남 탓하지 않기
사람들은 누구나 남 탓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누구 때문에……’라는 말은 사람이 입에
달아놓고 사는 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릴 때, ‘쟤가 자꾸 그러잖아’ 부터 시작해서, 결혼
하고 나서는 ‘마누라 때문에’, ‘남편 때문에’라는 말을 합니다. 아이 낳고는 또 ‘애 때문에
……’가 시작됩니다. 회사에서는 ‘과장 때문에……’, ‘부장 때문에……’라는 노래를 부릅니다.
여수룬에서 저도 ‘사장 때문에……’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정말 터무니없
는 말을 들을 때도 있습니다. ‘사장님이 실무에 자꾸 개입하셔서……’. 다른 말은 그나마 이
해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저를 놓고 실무에 개입한다고 하면 정말 개가 들어도 웃을 일입
니다. 그만큼 사람들은 남을 탓합니다. 그래서 한국 속담에 ‘잘 되면 내 탓, 못 되면 조상(祖
上) 탓’이란 말이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성경(聖經) 첫 책(冊)은 창세기(創世記)입니다. 창세기에서 사람이 가장 처음에 타락하는
장면은 ‘남 탓’으로 시작됩니다.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를 만든 뒤, 어떤 일이든 다 해도 좋지
만 동산 가운데 있는 선악과(善惡果)는 먹지 말라고 합니다. 뱀이 와서 하와를 꾑니다. 먹으
면 너도 하나님처럼 된다. 하와가 선악과를 먹습니다. 그리고 아담에게 줍니다. 하나님이 아
담에게 묻습니다. 너는 내가 먹지 말라고 한 선악과를 왜 먹었느냐? 아담이 대답합니다.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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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나를 위해 만들어준 저 여자가 먹으라고 했습니다. 이 대답이 기가 막힙니다. 저 여자
가 먹으라고 해서 먹었습니다가 아닙니다. ‘당신이 나를 위해 만들어준 저 여자’입니다. 저
여자만 끌어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까지도 끌어들입니다. 당신이 저 여자를 만들지 않
았으면 됐을 게 아니냐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이 하와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왜 선악과를 먹
었느냐? 하와가 대답합니다. ‘뱀이……’
성경, 불경, 유교의 경전, 위대한 문학 등은 사람의 본성을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창세기
의 선악과 사건은 사람이 얼마나 핑계를 잘 대는 지를 가감(加減)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관계가 틀어져서 혹은 뭔가 문제가 생겨서 물어보면 100명
가운데 90명은 ‘부장이 이러저러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고 대답합니다. 좀더 안 좋은 답
변은 ‘과장님이 일 처리를 잘못 합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닙니다.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확인해 보세요’ 입니다. 상대를 끌어들이는 것을 넘어서 3자까지 끌어들
입니다.
남 끌어 들이기는 사람의 전매 특허인지도 모릅니다. 저는 지시를 할 때, 두렵기조차 합
니다. 팀장에게 이야기합니다. ‘그 게시물은 내리라고 하세요’ 했습니다. 그런데 팀장이 팀원
에게 말할 때는, ‘그 게시물, 사장님이 내리랍니다’ 하고 전해버립니다. 내가 팀원에게 직접
이야기하면 되지 왜 팀장에게 먼저 지시를 했겠습니까? 팀장도 그 일을 통해 배우기를 바랐
기 때문입니다. 왜 그 게시물을 내려야 하는지를 알아야 그 팀원만이 아니라, 다른 팀원들을
제대로 지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팀장은, ‘사장님이 내리랍니다’ 하고 끝냅니다.
그러면 저와 그 팀원 사이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 팀원 입장에서는 ‘직접 얘기하면 되지,
왜 팀장한테 지시하는 거야’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 팀장이 게시물을 내려야
하는 이유는 ‘사장이 지시했기 때문일까요?’ 그 게시물을 내려야 하는 이유는 ‘사장이 지적
한 것을 잘 살펴보니 사장의 말이 옳고, 사장의 말을 내가 수용해서 내가 지시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장의 지시에 동의하지 않아도 내가 억지로라도 사장 생각과 맞춰서 내 의지
와 내 판단으로 부하에게 지시를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사장이 지시를 해서가 아니라, 나도
그게 옳다고 생각해서 부하에게 지시를 해야 합니다.
남을 탓하는 것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행동의 전형(典型)입니다.
부부관계가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은 전부 상대방을 탓합니다. 저 사람이 경제적으로 무
능해서, 저 사람이 알코올 중독이어서, 저 사람이 노름을 해서, 저 사람이 바람을 피워서, 저
사람이 쇼핑 중독이어서, 저 사람이 사람에게 휘둘려 빠져 나오질 못해서, 저 사람이 일 중
독이어서, 저 사람이 폭력을 쓰기 때문에…… 등등. 부부 문제 상담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농담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시간입니다. A4 용지 한 장을 나눠줍니다. 그리고 상대
방의 장점을 적으라고 합니다. 상대방의 장점을 적는 시간이면 무얼 적을까 모두 끙끙댑니다.
그리고 겨우 두세 개 간신히 적습니다. 이번에는 약점을 적는 시간입니다. 시간이 약간 지났
습니다. 그리고 소리가 들립니다. ‘강사님! 종이가 모자라면 뒷면에 적어도 됩니까?’
어려움에 빠진 부부는 서로를 비난하기 바쁩니다. 한도 없고, 끝도 없이 상대방을 비난
합니다. 자기 책임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모두 상대방 탓입니다.
부부 관계가 어려워서 해결해 보려는 사람이 보는 책이 있습니다. 제목은 ‘나는 왜 그런
배우자를 만났을까?’입니다. 저는 이 제목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말 자기에게 잘못이
하나도 없다고 해도 마지막 책임은 결국 자기 것이라는 선언입니다. 정말 당신 배우자가 그
렇게 엉망이라면 왜 당신은 그런 배우자를 선택했느냐 하는 질문입니다.
무서운 질문 아닙니까? ‘왜 당신은 그런 사람인 줄 몰랐느냐?’하는 질문입니다. 최종 책
임은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무거운 선언입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저는 다른 사람 탓하는 것을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여수룬에서 충돌
여수룬에서 갈등이 생기면 저는 과거를 돌아봅니다. 여수룬에는 역사가 녹아 있습니다.
6년8개 월 동안 해온 나눔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중심에 놓고 살아온 세월이 있습니다.
저는 이 역사를 믿습니다.
지난 6년8개 월도 살아왔습니다. 그동안 월급도 제 때 못 주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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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밤 11시 혹은 새벽까지 데이터를 체크하고, 발송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환경이 안
좋았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은 지쳐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조직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또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정말 부정적인 사람도 있었습
니다. 저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제일 황당한 사람은 ‘나는 나눔
이 싫습니다’ 하면서 나눔을 거부한 사람입니다. 또, ‘저는 공부하는 것 정말 싫습니다’ 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조직인으로서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사람입니다. 회사 사장 앞에서 나는
공부하는 게 싫습니다 하면 도대체 사장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것도 네, 그렇습니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먹고 살려고 다닙니다만……’ 한 사람도 있습니다. 사장이 먹고
살려고 다니는 사람하고 일하고 싶겠습니까? 기왕이면 스스로 발전하고 싶어하는 사람과 일
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말하는 것은 솔직한 게 아닙니다. 무식하고 무지한 것입니다.
그리고 늘 부정적인 사람도 있었습니다. 공개된 자리에서 조직을 노골적으로 비난한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그 때는 환경이 너무 안 좋았습니다. 회사가 그 분들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
었던 사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그런 말은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습니다. 여
수룬은 그 분들과 부대끼면서 살아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람 관계를 올바로 맺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자
기 역할을 다해줬습니다. 그리고 회사도 발전했습니다.
지금 여수룬 구성원들은 정말 에너지가 넘칩니다. 그리고 자기 일을 사랑합니다. 또 성
장하려고 애씁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 절대 다수가 긍정심(肯定心)과 자긍심(自矜心)을 갖
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구성원들이 있기 때문에 여수룬 안에서 생기는 갈등을 지나칠 정
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여수룬의 임직원들은 내면이 강하고, 또 사람과 관계를
잘 맺는 법을 알기 때문에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해결될 것을 믿습니다.
이런 사고가 저에게는 엄청나게 도움이 됩니다. 좀 갈등이 있어도, 잘 해결될 거라고 믿
기 때문에 그다지 조급하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믿다가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히는 일이 생
기면 어떻게 하냐구요? 저는 그것조차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위에서 부은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듯이, 사물과 사건의 발전은 과거와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일어난다고 해도 쉽사리 수습할 수 있으
리라고 믿습니다.

상사와 부하
여수룬에는 세월이 녹아 있습니다. 많은 시련을 겪겠지만 우리 내부에 힘이 있기 때문에
문제들을 잘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문제가 생기면 우선은 좀 기다리기를 바랍니다. 다급하게 고치려다 보면 일을
그르치기 쉽습니다. 기다리는 것도 훈련입니다. 더 어려울 때도 살았습니다. 당장 안 하면
안 될 것 같지만 막상 살아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어렵고 때로는 속상할 때
일수록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상사든 부하든 각자 자기 일을 잘 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 문제는 다른 사람이 해결할 겁니다. 다소 실수는 하겠지만 그것도 멀
리 보면 꼭 나쁘지 않습니다. 서로 비난하거나 비판하거나 판단하지 마십시오.
부하는 복종하십시오. 상사가 실수해도 감싸주시기 바랍니다. 실수한 상사를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마십시오. 기다리면 상사는 스스로 돌아옵니다. 스스로 돌아오지 못하면 스스로 조
직을 나갈 겁니다.
상사는 권력을 쓰지 마십시오. 상급자는 지시하고 명령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
시와 명령은 극히 제한해서 사용하십시오. 부하를 존중하고, 대화하고, 설득하고, 토론하고,
교육한다는 네 가지 방법을 사용해서 조직을 이끄시기 바랍니다.
비난하고 비판할 수 있지만 감쌀 수 있는 게 더 소중합니다. 지시하고 명령할 수 있지만
설득하고 대화하는 게 더 가치가 큽니다.

여러분은 같이 일하기 힘든 사람과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십니까? 오늘은 이것을 나눠봅


시다.(*)

6
[전언(傳言)]

여수룬의 미래

2014. 6. 27. 금요일.


[

착실한 전진
매출이 엄청나게 늘었는데도 자금 상황은 아주 조금씩만 좋아지고 있습니다.

표와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매출은 빨리 늘고 있습니다. 아마 이번 달에는 회사가 생


긴 이래 처음으로 월매출 1억 엔을 넘을 것 같습니다. 6년 8개 월만입니다.
자금 상황도 확실히 좋아지고는 있습니다.
문제는 자금 상황이 좋아지는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물론 상황을 정확히 분석
해보면 지금 속도가 지극히 정상입니다. 그런데도 매우 더디게 느껴지는 것은 아무래도 이
힘든 상황을 견디는 게 싫기 때문입니다.
작년부터 저는 우리 회사 손익분기점은 7천6백만 엔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3월,
4월, 5월, 6월 모두 월매출이 손익분기점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그 폭이 그다지 크지 않습니
다. 5월과 6월의 경우 일본의 나카타니 부장이 유치한 1천9백50만 엔짜리 특수매출이 각각
1건 들어 있습니다. 특수 매출을 제외하면 4월과 5월에 아직 월매출이 8억 원을 제대로 넘
1
지 못하고 있습니다. 6월에는 어쩌면 특수 매출을 제외하고 8억을 넘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면 현금 수지가 이 정도 속도로 좋아지는 것은 정상입니다. 그나마 나카타니
부장이 유치한 특수매출이 큰 기여를 했습니다. 오히려 특수매출 때문에 마치 우리 매출이
급신장한 것으로 착각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2월 이래 인원을 대폭 보강했습니다. 인원이 보강된 것을 감안하면 우리 회사
월 손익분기점은 대략 8천2백만~8천5백만 엔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자금 흐름이
정상이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원래 예측했던 속도로 자금흐름이 좋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작년 9월에
예측했을 때는 올해 4월이면 월말 잔액이 ‘+’로 돌아섰어야 합니다. 저는 그렇게 예측했습니
다. 이 예측은 터무니 없이 틀렸습니다.

자금 흐름 예측에서 늘 내가 나를 속이다
매출 예측은 거의 맞추지만 자금 흐름 예측은 번번이 틀립니다. 이유는 괴로움이 계속된
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무의식이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괴로움이 계속된다고 인정을 하면
너무 힘이 드니까 스스로 괜찮아질 거라고 저 자신을 속이는 것입니다.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모르게 그러는 것입니다.
애드프린트 서비스를 처음 시작하면서 대략 2억 정도 자금으로 2년 정도면 흑자로 전환
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도 돈은 없었습니다만, 2억 정도는 어떻
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제가 그 전에 다니던 ㈜지즐의 지분
을 포기하고 확보한 일부 자금이 있었고, 부족한 것은 꾸든지 해서 메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
니다.
그때 저는 뚜렷한 근거 없이 막연하게 2억 정도로 2년 이내에 흑자로 전환될 거라고 생
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현실은 가혹했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2008년 가을부터 2012년
겨울까지 유례 없는 엔고로 번 돈을 다 회사 운영 자금으로 퍼붓고도 지금도 여전히 자금
부족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웃겨도 너무 웃긴 예측입니다. 도대체 자본금 2억으로 2년 만
에 흑자를 만드는 전자상거래 비즈니스가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자본금 2억으로 2년 만에
흑자를 만들어내는 전자상거래 사업이 있다면 그건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로또복권 1등
을 100번 맞는 정도 이상의 대박입니다.
아마존은 7,8년 적자를 견디는 동안 수천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세계 일류 기업이 된 알리바바-타오바오는 일본의 손정
의 회장이 2천억 원을 투자한 돈으로 시작했습니다.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을 표방한 한국의 큐텐은 자본금 1천억 원으로 시작했습니다.
한국 11번가는 1조 이상 자금이 투입되었다고 추정됩니다.
이들 회사의 CEO는 전부 전자상거래 업계의 거인들입니다. 어떻게 보면 매우 뛰어난
CEO의 표상입니다. 이 양반들이 능력이 부족해서 이 엄청난 자금을 퍼붓고 나서야 지금의
회사 모양을 만들었겠습니까? 능력과 상관 없이 전자상거래업은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사업
입니다.
엄청난 투자가 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전자상거래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보다 2년 늦게 일본 직판에 뛰어든 한국 인쇄회사가 4년 동안 운영한 뒤 낸 손실이
20억이 넘습니다.
저는 솔직히 이런 현실을 몰랐습니다. 그런 점에서 앞에 예를 든 세계 일류 전자상거래
업체 CEO들은 역시 배포와 통찰력이 보통 사람을 뛰어넘습니다. 그래서 일류입니다. 그들은
그만큼 돈이 들어간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했고, 그만큼 돈을 넣으면 몇 백배 남는다는 것
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투자자를 설득해냈습니다. 그것이 그들이 저 또는 우
리보다 뛰어난 점입니다.
평범한 CEO인 저는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것도 몰랐고,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몰랐고, 자금을 유치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저를 속였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일을 시작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2
그 이후의 일은 여러분이 아는 그대로입니다. 천우신조(天佑神助)였습니다.
그 사이 정말 고통스런 시절을 겪은 것은 여러분도 잘 알 겁니다. 불면증이 심해졌고,
마음의 평안이 많이 깨졌습니다. 늘 자금 걱정 때문에 힘이 들었습니다. 이 어려움 때문에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어려움을 겪으리라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금흐
름을 예측할 때마다 매출은 맞추지만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들어가는 비용은 축소를 해서
앞날을 장미 빛으로 칠하는 안 좋은 습관이 생겨버렸습니다.
하긴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이 회사를 시작도 하지 못했고, 또 견딜 수도 없었을 겁니다.
마치 조조가 목 마른 병사들에게 저 언덕을 넘어가면 매실 과수원이 있다고 거짓말을 해서
병사들이 목마름을 견디게 했던 것처럼, 제가 제 자신을 속여서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행동은 알고 한 게 아닙니다. 그래서 저 자신이 저 자신을 속였다고 하는
것입니다.

잘못 운영한 것일까?
물론 자금 흐름이 생각보다 빨리 좋아지지 않은 데는 제가 투자를 계속했던 게 원인으
로 작용했습니다. 해외 직판 지원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요? 아무래도 인원을
늘리지 않아도 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이 평가는 늘 어렵습니다. 여수룬이 인원을 늘리지 않고 기존 직원들에게 주6일 근무를
시키고, 또 밤 아홉 시까지 일하게 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나간 일을 되짚어 보는 것은 참 무의미합니다. 일본 직판에 참여해서 그렇게 운영한
많은 회사들이 망했습니다. 그 회사들에게도 엔고 시절은 공평하게 있었습니다. 물론 회사를
빡빡하게 운영한 게 성공하지 못한 이유의 전부는 아니었을 겁니다. 어쨌든 여수룬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힘은 들었지만 엄청나게 성장했습니다.
개발파트, 마케팅파트, 영업파트, 관리파트, 고객응대파트를 좀 줄였으면 여수룬이 흑자
를 더 내고 더 안정이 될 수 있었을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여수룬은 여기, 이렇게 있다는 그 사실 딱 하나입니다. 운영
을 잘 했는지 못 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여수룬은 달랑 1억도 채 안 되는 돈으로 시작해서
여기 이렇게 망하지 않고,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서있습니다.
제가 제 자신을 속이면서 여기까지 왔고, 또 많이 투자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물론
두 달 연속 특수 매출이 발생했고 그에 따라 적지 않은 이익이 생긴 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
니다. 그것까지 포함해서 여수룬은 이제 어느 정도 기반이 다져진 여기까지 왔습니다. 물론
특수매출을 빼고 나면 아직도 한 달에 5천만 엔 정도 매출이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그 정도
는 지금까지 겪은 어려움에 비하면 가볍습니다.
그렇게 보면 지금까지 우리는 정말 잘 해왔습니다.
1억도 안 되는 자금으로 여기까지 온 것은 정말 잘해온 일입니다.

앞날
앞으로 펼쳐질 여수룬의 미래는 여러분이 상상하지 못합니다. 어떤 사람은 막연하게 나
마 느낄 것입니다만, 그 미래를 확실히 손으로 잡듯이 인식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불가능합니
다.
물론 운이 안 닿아서 이 수준으로 계속 갈 수도 있지만, 제 판단으로는 오래지 않아 여
수룬은 여러분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회사로 발전합니다. 그때는 들어가고 싶어도 쉽게
들어갈 수 없는 회사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회사가 됩니다.
발전할 때는 가속도가 붙습니다. 기반을 처음 만들 때가 정말 힘들지 일단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더 빨라집니다. 그리고 저는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지만 해외 직판 프로그램이
결국은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 해외 직판 프로그램은 알리바바 다음 모델이고, 그야말로 무역 혁명을 이룰 툴이고
프로세스입니다. 이 툴을 이용해서 수만 개 일본 회사가 중국에 직판하게 될 거고, 수만 개
중국 회사가 또 일본에 직판하게 될 겁니다. 그에 따라 우리 회사 내부의 많은 것이 바뀌게

3
될 겁니다. 여수룬의 국제 물류도 바뀌게 되고, 국제 결제도 바뀌게 됩니다.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또 큰소리 치는 버릇이 나왔다고 할 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기
간이 좀더 걸리느냐 혹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냐의 문제만 남을 뿐, 여수룬이 그런 회사로 발
전할 것만큼은 아주 분명한 사실입니다.
어떤 규모일지는 모르지만 여수룬에 일차 투자가 이루어질 거고, 일차 투자 이후에 엄청
난 규모의 이차 투자가 이루어질 겁니다. 그리고 여수룬은 지금과 전혀 다른 회사로 발전하
게 될 겁니다.
이미 여수룬은 일본에 인쇄물과 판촉물을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라, 해외 직판 프로그램
을 운영하는 회사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너무 빨리 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자칫하면 구성원에게
혼란을 주면서 현실을 흔들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수룬 임직원들은 이미 만텐몰
사업을 통해서 충분히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혼란까지는 겪지 않을 겁니다.
여수룬이 해외 직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세계 최고의 회사가 된다는 사실은 정말 엄청
난 내용을 품고 있습니다. 이 의미를 오늘은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우리가 하는 일이
‘해외 직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한국-일본-중국의 회사 구성원들이 이 의미를 잘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막연한 꿈이 아니고, 우리가 지난 6년8개월 간 한 경험을 전 세계로 확장하는 것이고, 또 그
렇게 할 수 있는 경험과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이해한다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임하는 태도도 반드시 틀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각자 설계하는
개인의 미래도 전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발은 현실에 딱 붙이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눈은 미래를 봐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을 서로 믿어야 하고, 또 저를 믿어 주셔야 합니다.
가끔 안타깝고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외부 사람들하고 얘기할 때 그렇습니다. 제
가, 여수룬이 운영하는 세계 최고의 해외 직판 프로그램을 설명하면, 정말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래가 아니라 현재 여수룬이 운영한 내용을 보여주면 정말 엄청나다고 인정합니다.
그런데 100명 중 대부분은 그냥 인정만 하고 맙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렇습니다. 그냥
구경꾼입니다. 제가 아주 천박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자기 눈 앞에서 몇 억 혹은 몇 십억이
놓여 있고 손만 뻗으면 자기 것이 되는데도 구경만 하고 있는 꼴입니다. 그리고는 정말 좋다,
정말 좋다 하면서 감탄만 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 차이일 겁니다. 그 차이가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
손정의 회장, 워렌버핏과 보통 사람의 차이일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 사람들이라고 특별하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확실히 하나는 다릅니다.
다른 사람이 감탄할 때 그 사람들은 손을 뻗어 움켜쥔 것입니다.
저나 보통 사람은 감탄하고, 생각만 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걸 움켜쥐고 사람들을
설득합니다. 현실을 투철하게 인식하고, 그 인식한 것을 실행한 것이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저는 한국-일본-중국의 구성원들이 제가 말하는 해외 직판 프로그램을 잘 인식하고 이
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인식을 바탕으로 자기 삶을 설계하기를 바랍니다.
더 자세히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더 자세히 이야기한다고 해서 더
잘 알아듣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문제는 지식이 부족한 게 아니라 결단이 부족한 것이기 때
문입니다.
결정해야 할 때는 결정하는 것이 옳습니다.
자기 삶에도, 부서의 활동에도, 회사 정책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눔은 결국 자기 문제를 성찰하는 것이니, 회사의 미래와 자기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다음 달 사업을 계획하는 게 주제입니다. 혹시 나눔을 하는
시간이 있으면 이 주제로 나누고, 시간이 없으면 혼자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
다.(※)

4
[장보고 나눔]

제4세대 전자상거래와 여수룬

2014. 7. 4. 금요일.
[

선언(宣言)
여수룬은 이제 ‘해외 직판 플랫폼 회사’로 전환합니다.
지금까지 여수룬은, ‘일본에 인쇄물, 판촉물, 실사출력물을 판매하는 회사’였습니다. 그렇
지만 이제는 해외 직판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회사의 주 업무가 됩니다. 여
수룬이 이미 하고 있고, 또 더 크게 하려고 하는 해외 직판 관련 사업을, 저는 제4세대 전자
상거래라고 규정합니다.

해외 직판 이전의 전자상거래
1세대 전자상거래는 국내에서 쇼핑몰을 열고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지금도 어느 나라에
서나 이 방식이 기본입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2세대 전자상거래의 대표는 오픈마켓입니다. 1세대와 동시에 등장했지만 곧바로 전자 상
거래에서 주류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이베이, 중국의 타오바오, 일본의 라쿠텐, 한국의 옥션,
지마켓, 11번가가 대표입니다. 오픈마켓은 참여, 개방, 공유라는 WEB2.0의 정신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비즈니스였기 때문에 대세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뜨고 있는 소셜커
머스는 2세대 전자상거래의 변형이며 반짝 호황일 가능성이 큽니다. 소셜커머스는 기존 오픈
마켓과 그다지 구별되지 않습니다. 마케팅의 승리이지 질이 다른 서비스는 아닙니다.
3세대 전자 상거래는 전자 상거래 업체의 해외 진출입니다. 작년 6월21일 「일본경제신
문」기사는 제3세대 전자 상거래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VS 라쿠텐, 동남아 넷 통신 판매 2조엔 시장 겨냥


-6월21일 일본경제신문 기사-

2020년에 연 2조 엔을 넘을 것으로 예측되는 동남아시아 넷 통신 판매 시장을 놓고 일


본과 중국의 인터넷 통신 판매 1등 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절강
성)은 화교의 소비 파워를 이끌어내고 있고, 라쿠텐은 특기인 M&A(합병•매수)로 신속하게
기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을 놓고 벌어지는 대기업의 패권 다툼
은 일본 기업의 아시아 전략까지 좌우할 것으로 여겨진다.
「 할인을 해주는데도 재고가 있어요. 최근 마음에 드는 가게는 여기 」 . 인도네시아의
여대생, 나디아씨(20)는 테블릿(다기능 휴대 단말)을 사용하여, 독일 계통의 넷 통신 판매
사이트 "자로라"에서 한 달에 3~4번은 옷과 화장품을 산다. 구매액은 월 평균 80만 루피아
(약 8000엔). 최저 임금이 220만 루피아인 자카르타에서 나디아씨 정도면 상위 중산층 소
비자다.
일본 경제 연구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동남 아시아 주요 5개국에서 2009년에 약 90억
달러(약 8800억엔)였던 인터넷 통신 판매 시장은 2020년에 25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한
다. 여기에 일본과 중국의 넷 통판 큰손이 주목하고 있다.

화교 3천만 명을 노린다
중국 인터넷 통판의 거인, 알리바바가 노리는 것은 동남 아시아의 화교 시장이다. 중국
문화에 뿌리를 둔 습관과 기호를 가진 사람들은 전세계에 4천5백만 명이나 되고, 그 중 70%
인 약 3천만 명이 동남아에서 살다.
이미 알리바바의 넷 통신 판매 사이트 타오바오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각각 20
만 명 이상 이용자를 유치하고 있다 중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화교들이다. 이 지역에서 알
리바바는 광고 선전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래도 "두 나라의 2012년 거래액은 전년 대비

1
80% 증가"(타오바오의 해외 사업 담당자 다피ー•리씨). 여성용 의류와 가방이 잘 팔린다고
한다.
이용자는 점포 운영자와 채팅할 수 있는 기능을 이용해 배송비 등을 따로 정한다. 때로
는 대화만 하고 안 사기도 하지만, 마음에 드는 상품을 얻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손님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알리바바는 큰 기회가 동남아시아에서 기다린다고 본다. 이미 알리바바
는 현지 물류 회사와도 제휴하고 있다. 리 씨는 "타오바오망을 창구로 해서 짐을 일괄 배송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자랑한다.

라쿠텐, M&A를 통해 동남아시아 진출


"여러분, 함께 성장합시다".
작년 11월 방콕 중심부 극장에서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三木谷浩史) 사장은 웹 쇼
핑몰에 입점하는 약 800명의 태국인 업자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M&A를 통해 사업 기반을
알리바바보다 빨리 확보했다.
"지금부터 전 제품 포인트가 3배". 태국 최대 규모의 인터넷 통신 판매 사이트 "다 러
드 닷컴"의 톱 화면에는 이런 말이 번쩍인다. 라쿠텐은 이 사이트 운영 회사를 2009년에 매
입했다.
사이트 디자인과 유저 인터페이스는 일본 "라쿠텐 시장" 풍으로 바꿨고, "Rakuten"이라
는 글자가 크게 표기되어 있다. 의류에서부터 화장품, 가전, 식료품 등 폭넓은 중산층이 왕
성하게 소비하고 있다. 일본의 유카타(浴衣) 등도 살 수 있도록 했다. 입점 기업은 이미 2천
점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에 "라쿠텐 ブランジャ 온라인"을 개설했다. 입점 기업은 약
500곳으로 늘어나 자카르타 등에서는 오토바이로 직접 배송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말
레이시아에 단독으로 진출했다.
동남 아시아 3개국에서 라쿠텐의 유통 총액은 일본의 1%에도 못 미친다고 보여지지만,
차분하게 이후 사업의 기둥이 되도록 육성하고 있다.
성장의 기대가 큰 동남아의 넷 통신 판매 시장이지만,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아직은 시
작단계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페이스북을 사용한 인터넷 옥션에서 시작해서 겨우 가상 상가
나 패션 사이트가 열린 정도다.
그런 동남아시아의 무명 사이트에도 세계에서 돈이 흘러 들어간다. 소프트 뱅크는 한국
자회사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가상상가 "토코페디아"에 출자했다. "자로라"에 출자하는 독자
벤처 캐피털 등은 말레이시아나 필리핀 등 아시아 9개국 지역의 인터넷 통판에 총 1억 달
러를 던졌다. 이 지역에서 두드러진 움직임이 없는 미 아마존 닷 컴 등이 현지 사이트를 매
입할 때를 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제3세대 전자상거래 흐름도 누구나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마트가 중국에 진출하고, 르


까프가 한국에 진출하고, 스타벅스가 일본에 진출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제4세대 모델, 해외 직판
제3세대 전자상거래 다음의 형태가 해외 직판입니다. 해외 직판은 ‘한 나라에서 다른 나
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입니다. 오프라인으로 비유하면 무역입니다. 해외 직판 전자상거
래가 오프라인 무역과 다른 것은 바이어도 없고, 오퍼도 없다는 점입니다. 해외 직판 전자상
거래는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 것입니다. 인터넷은 이것을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제 한국에서 일본과 중국 소비자에게 직판하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습니
다. 아마 중국에서 일본에 직판하고 있는 회사도 있을 겁니다. 일본서 중국에 직판하는 회사
도 반드시 있을 겁니다. 우선은 제가 알고 있는 한국 회사만 먼저 소개합니다.

2
이 회사들은 월경의 어려움을 뚫고 해외에 진출했습니다. 대부분 총괄 운영은 한국에서
하면서 일본, 중국 고객을 상대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크게 성장했습니다. 이
밖에도 많을 겁니다.
그렇지만 많다고 해도 아직은 미미합니다.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무역이 어려운 것
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돈벌이가 된다는 것을 알면 시도는 계속될 겁니다.
한 나라에 있으면서 다른 나라 소비자에게 직판하는 모델은 새로운 형태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는 욕구는 매우 큽니다. 이 욕구를 충족 시킬 수 있으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합니다.

해외 직판 플랫폼
쇼핑몰을 하고 싶어하는데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오픈마켓이 탄생했습니
다. 직접 쇼핑몰을 만들고, 고객을 유치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릿세만 내면 장사
를 할 수 있는 오픈마켓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오픈마켓은 시장을 열어주고 자릿세만 받는 장
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진짜 돈을 버는 사람은 장터 열어주는 사람입니다.
해외 직판하려는 회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해외 직판을 할 수 있는 장터를 열어주
는 것은 국내에서 오픈마켓을 열어주는 것과 완전히 똑같습니다.
필요하면 생깁니다. 해외 직판을 쉽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은 그에 걸맞
는 서비스를 필요로 합니다. 이미 해외 직판으로 큰돈을 버는 사람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것
을 보면서 나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판매자는 많습니다. 그런데 해외 직판은 국내 직판에
비해 아주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해외 직판을 돕는 플랫폼은 반드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여수룬이 만든 ‘장보고’는 바로 ‘해외 직판을 돕는 플랫폼’입니다. 그런데 여수룬보다 먼
저 이 일을 제대로 시작한 회사가 있습니다. 큐텐(www.qoo10.jp)입니다. 먼저 큐텐을 소개
합니다.
제가 큐텐 핵심 간부와 온라인으로 대화한 적이 있습니다. 이 간부에게 ‘큐텐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그는 ‘Qoo10의 목표는 Pan Asia 넘버 1 마켓을 구성하는 것
이며, 목표에 걸맞게 한국의 셀러도 일본의 셀러도 자유롭게 경쟁하며 판매할 수 있는 환경
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큐텐의 목표는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 구축’이라는 여수룬의 목표와 완벽하게 일치합니
다.
일본 큐텐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는 Giosis PTE.LTD 이고 본사는 싱가폴에 있습니다.
자본금은 1천억 원입니다. 한국 지마켓 설립자인 구영배씨가 51%, 이베이가 49% 지분을 갖
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싱가폴/중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홍콩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

3
다.
2013년 기준, 일본 사무실은 동경 가미야쵸역 주변에 있는데 60명이 근무하고 있고, 한
국에 2백 명이 근무합니다. 2012년 일본 큐텐 거래액은 130억 엔입니다.
미루어 짐작해보면, 구영배씨가 한국 지마켓을 이베이에 팔고 난 뒤, 이베이와 합작해서
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을 지배하겠다는 구상으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
국 이베이와는 별개 회사입니다.
일본 직판을 하려는 회사가 생기기 때문에 일본 직판을 돕는 회사도 생기는 것입니다.
큐텐은 이 일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서 말씀 드린 대로 자본금 1천억으로 설립되었습니다.
큐텐 말고도 일본 직판을 돕는 회사가 몇 있습니다. 메이크샵, 카페24, 고도몰, 등이 이
업종 회사입니다. 이 중 서비스다운 서비스를 하는 회사는 여수룬과 큐텐을 운영하는 지오시
스뿐입니다.
여수룬과 지오시스는 어느 정도 완결된 해외 직판 쇼핑몰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플랫
폼을 구축했다는 것은 엄청난 일입니다. 말하자면 모두가 자기 쇼핑몰을 구축하는 동안 옥션,
지마켓, 11번가를 만든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이 지금 직접 쇼핑몰을 만들어서 해
외로 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때 지오시스와 여수룬은 해외 직판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구축한 것입니다. 국경 안에서 오픈마켓이 대세를 장악했듯이, 국경을 넘을 때도
해외 직판 플랫폼이 대세를 장악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해외 직판 플랫폼이 다음 세대 전자상거래 모델이라고 확신합니다.
해외 직판 플랫폼은 전자상거래와 무역의 패러다임을 바꿀 겁니다.
중국의 백 만 개 회사가 미국, 일본, 유럽, 아시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솔
류션입니다.
일본의 수십 만 개 회사가 미국, 중국, 유럽, 아시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유럽의 백만 개 회사가 미국, 중국, 유럽, 아시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솔루
션입니다.
미국의 백만 개 회사가 중국, 일본, 유럽 아시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솔루
션입니다.
이건 한 나라 안의 전자상거래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야말로 판매자들이 모든 나라
국경을 넘어 해외 고객에게 직판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입니다.

여수룬의 장보고
여수룬의 장보고는 해외 직판 플랫폼 중 최강입니다. 장보고는 거의 완벽한 해외 직판
플랫폼입니다. 완성도에서 비교할 사이트가 없습니다.
장보고가 완벽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장보고를 만든 여수룬이 실제로 일본 직판
을 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도 가장 어려운 아이템
인 인쇄물을, 팔기 가장 힘든 일본에 직접 판매해서 연간 100억에 가까운 매출을 만들어내
고 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프로그램이 장보고이기 때문에 당연히 다른 플랫폼과
비교될 수 없습니다.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다른 회사 물건을 팔아주려는 사람은 자기가 물건을 팔
아서 성공해 봐야 합니다. 자기가 물건을 팔아서 성공하지도 못했는데 남의 물건을 팔 방법
을 찾아주기는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무역입니다. 한 나라 안에서 전자상거래를 돕는 것과
다른 나라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걸 돕는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이 전 과정을 프로세스로
만드는 것은 경험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만들어도 반쪽 짜리입니다.
여수룬은 자본금 5천만 원으로 시작했습니다.
지금 5만2천 개 일본 회사를 고객으로 유치했습니다.
연간 1백억 원 가까이 매출을 올립니다.
더군다나 명함, 스티커, 판촉물, 실사출력물 같은 납기가 있는 주문 생산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프로그램은 매우 복잡하고, 발송도 어렵습니다. 여수룬은 이런 상품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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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에 팔아서 매출을 만들었습니다. 여수룬의 장보고에는 이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여수룬은 2007년에 창립했습니다. 여수룬은 2007년 창립할 때부터 ‘국경을 넘는 오픈마
켓’ 구축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외부 자본을 유치하지 못한 채, 자기 힘으로 먹고
살았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해외 직판은 특허를 낼만한 노하우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걸려야 체득할 수 있는
노하우가 곳곳에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실제로 물건을 팔아 본 회사만 알 수 있는 노하우를
이론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여수룬의 해외 직판 플랫폼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고, 지금도 실제 경험을 바탕
으로 계속 개선하고 있습니다. 다른 해외 직판 플랫폼을 이용하던 한국 판매자들이 여수룬
플랫폼을 이용하기 원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계획
저는 아직 꿈을 꿉니다. 꿈을 이야기 하려고 하면, ‘되고 나서 말해요’ 하는 소리가 곳곳
에서 들려옵니다. 떠벌리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괜히 얘기하고 나서 안 되면 계면쩍을까 봐
걱정해서 하는 소리입니다. 저도 다 되고 나서 ‘짠~’하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우스꽝스럽고 소심한 행동입니다. 혹은 지나친 책임감 때문에 나오는 행동입니다.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계획대로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습니다. 되면 칭찬 받고,
안 되면 비난 받을 일은 아닙니다. 꿈을 나누고, 그 꿈을 같이 이루어 가는 것이 더 아름답
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여수룬만으로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비전을 더
잘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이 일은 여수룬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규모가 너무 큽
니다. 그렇지만 이 일은 너무 중요합니다. 특히 소상공인에게는 너무나 중요합니다.
저는 장보고가 알리바바의 후속 모델이라고 믿습니다. 해외 직판이 다음 세대 전자상거
래 모델이라고 확신합니다. 여수룬의 장보고가 해외 직판 플랫폼 중 최고라고 믿습니다. 저
는 장보고를 위해 자금을 모으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여수룬이 이룬 성과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여수룬은 창업한 지 6년4개 월째
인 올해 2월에 처음으로 제대로 흑자가 났습니다. 제대로 흑자가 났다고 하는 것은 2008년
부터 2012년까지도 흑자가 났지만 그때는 엔고의 덕을 봤기 때문입니다. 정산 환율에서 흑
자가 난 것은 올해 2월이 처음입니다. 그리고 3월, 4월, 5월, 6월 연속해서 흑자입니다. 다만
아직 흑자폭이 너무 좁다는 게 아쉽습니다. 전자상거래를 잘 모르는 사람은, ‘6년4개 월 만
에 흑자 난 게 뭐가 대단하다고……’하면서 폄하합니다. 폄하하든 칭찬하든 저하고는 상관
없는 일입니다. 다만, 자본금 5천만 원으로 출발해서 외부 투자 없이 일본에, 그것도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을 100억 원어치 팔아서 흑자를 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입니다. 그
사이에 4명으로 출발한 회사는 일본과 중국에도 법인을 내서 75명 임직원이 있는 회사로 성
장했습니다. 전자상거래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외부 투자 안 받고 이 정도 기간에
흑자를 만든 것만도 대단하다고 인정합니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해외 직판 플랫폼을 만든
것은 더더욱 인정합니다.
저는 이 기반으로 여수룬을 제대로 성장시키려고 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얼마 정도 있으면 되겠냐?’고 묻습니다.
저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고 답합니다.
100억 있으면 100억 원짜리 사업을 할 거고, 1천억 원이 있으면 1천억 원짜리 사업을
할 겁니다.
지금 떵떵거리는 타오바오-알리바바에 손정의 회장은 2천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큐텐은 1천억 원으로 시작했습니다.
아마존은 창립 이후 7년 동안 계속 적자를 내면서도 수천 억을 투자했습니다.
지금 타오바오-알리바바의 기업가치는 171조 원입니다.
라쿠텐 기업가치는 32조 원입니다.
한국 오픈마켓인 11번가는 1조 5천억 원입니다.
확실히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장보고는 11번가, 라쿠텐, 알리바바, 아마존보다 몇 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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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규모가 큰 사업입니다. 세계 시장 전체를 상대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국제 전자 상거
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말을 먼저 하는 건 참 위험합니다. 실패하면 조롱만 돌아옵니다. ‘잘 난 척 하더니……’.
또 사람은 남 잘 되는 걸 보고 박수 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난 척 하면 도와주고
싶다가도 도움의 손길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수만 명의 조롱과 관계 없이, 여수룬과 같이 할 수 있는 분들을 기다리면
서 지금은 먼저 말합니다. 자기를 알아주는 단 한 사람 때문에 살 수도 있습니다. ‘여수룬과
꿈을 같이 할 단 한 사람만 만날 수 있다면’ 저는 수만 명의 비웃음을 감수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아마존은 아무나 만드는 게 아니고, 라쿠텐도 아무나 만드는 게 아니고, 알리바
바-타오바오도 아무나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좀 정신 나간 것 같은 사람들이 만듭니다. 그
런 사람은 소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노력의 결과가 그저 여수룬에만 머물지 않도록 할 겁니다. 이 큰 움직임을 우리가 만들
어 가고 있습니다.(※)

6
[장보고 나눔]

검색어 광고 하나도 나만의 것을 보여줘야

2014. 7. 18. 금요일.


[
오늘 주제는 홍보입니다.
나눔에서 이번 주제처럼 제한된 분야를 다루는 게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만 직장인이라면 마케팅, 회계, 기획 등 회사 운영에서 기본이 되는 것 정도는 알아두는 게
좋듯이 홍보도 회사 다니는 사람의 상식 정도로는 알고 있는 게 좋습니다. 물론 홍보 관련
담당자는 잘 알아야 할 내용입니다.
우리는 문학가가 되기 위해 문학 작품을 읽지는 않습니다.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은 인지
능력을 향상 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고, 또 직접 체험할 수 없는 인간의 삶을 간접 체험해서
지식을 얻고 지혜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정도를 우리는 교양이라고 부릅니다. 홍보를
잠시 공부하는 것도 그런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홍보를 공부하면서
또 우리는 생각하는 방법을 훈련할 수 있습니다.
애드프린트의 경우, 홍보와 관련된 분야는 검색어 광고와 홈페이지 배너와 페이지 등입
니다.

좋지 못한 홍보와 좋은 홍보의 예
홍보는 글을 쓰는 것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약간은 특별 영역이라고 생각합니
다. 그래서인지 홍보를 따로 공부하는 직장인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작은 회사들은
홍보를 전혀 공부하지 않은 직원이 맡아서 하는데 대부분 들어가는 비용만큼 효과를 못 거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부들이든 심지어는 대기업 홍보사원도 홍보를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홍보는 기업 활동에서 핵심입니다. 그 핵심 업무를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고 진행
하는 게 참 웃기는 일입니다만, 대부분의 회사는 그냥 그렇게 진행합니다.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홍보 예를 한번 살펴봅시다.

일본 야후 검색에서 스티커로 검색한 결과입니다.


네모 박스 안의 광고 문구는 사이트 주소만 제외하면 남하고 다른 자기 만의 강점은 전
혀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1
ㅇ스티커 전문점•용도별 제작
ㅇ씰 인쇄는 격안[激安=아주 싼] 가격으로
ㅇ오리지널 스티커 격안 제작
ㅇ씰 격안 작성이라면 이로도리
이 네 개 광고 문은 어느 사이트에 붙여도 다 적용되는 문구입니다. 이렇게 아무데나 갖
다 붙여도 되는 광고 문구는 광고 문구가 아닙니다. 그런데 비싼 돈 주고 대부분 이렇게 아
무데나 갖다 붙여도 되는 광고 문구를 걸고 광고를 합니다.

명함으로 검색한 결과입니다. 그래도 뭔가 조금은 내용이 있습니다.


ㅇ PP가공 옵셋 명함 인쇄
ㅇ 칼라 명함/100매 990엔
ㅇ 명함 작성은 100매 160엔부터
그나마 주장하려는 게 뭔지, 또는 자기 강점이 뭔지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소한 아무
나 갖다 붙일 수는 없습니다.
박스를 치지 않은 세 번째 홍보물은 또 ‘고품질 엄청나게 싼 명함인쇄’라고 아무데나 붙
여도 되는 문구입니다.
홍보를 전혀 공부하지도 배우지도 못한 사람더러 홍보문을 만들라고 하면 100%로 이렇
게 합니다.
‘정말 싼’, ‘아주 싼’ 이란 단어를 써서 광고 문안을 만듭니다.
저는 지금 홍보를 주제로 말합니다만,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이 하는 대로 살면
자기 인생이 아닙니다. 누구나 하는 말을 자기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 의미 없는 말
이고, 아무 의미 없는 삶입니다. 자기만의 삶이 중요하듯이, 자기만의 생각이 중요하고, 자기
만의 표현이 중요합니다. 인생은 늘 연습입니다. 제가, 회사는 자기가 성장하기 위해 실천하
는 곳이라고 말합니다만, 홍보도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고, 그걸 통해 성장하는
실천장(實踐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도 다하는 말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개나 소나 다 하는 말을 왜 나도 해야 합니까?
늘 다르게 생각하고, 늘 자기 이야기를 하도록 해야 합니다. 홍보도 마찬가지입니다.
2
새롭지 않으면 봐주지 않는다
홈페이지나 컨텐츠 구성과 관련해서 잠시 살펴봅니다.
뻔한 것은 이미 익숙한 것이고, 익숙한 것으로는 홍보를 할 수 없습니다. 홍보는 사람의
눈길을 끌고, 사람들이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익숙한 것을 피해야 합니다. 익숙한 것을
피하면 새로운 겁니다. 물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건 어렵습니다. 그런데 어렵기 때문에 일이
됩니다. 어렵기 때문에 가치 있는 일이 됩니다.
홍보는 늘 새로워야 됩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것 중 하나는 뉴스입니다. 뉴스는
‘새로운 것 모음’(news)입니다. 한자로 신문(新聞)도 ‘새로운 소식’입니다. 뉴스의 형태는 바
뀌지만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관심을 보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네이버와 다음, 그리고 일본
야후 등 포탈의 첫 화면은 뉴스로 시작됩니다. 사람들이 뉴스는 기본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뉴스를 보는 이유는 못 들은 것, 새로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뉴스가 뉴스다우려면 새로워야 합니다. 그리고 뉴스가 뉴스다우려면 역시 남들과 달라야
합니다. 읽는 사람 또는 보는 사람에게 새로운 관점과 전망을 줘야 합니다. 읽고 보는 사람
이 예측할 수 있으면 전혀 눈길을 끌지 못합니다.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됩니다.
신문 기자가 되려는 사람이면 반드시 한번은 듣는 말입니다. 뻔한 소리 하지 말라는 겁
니다. 사람의 하루하루는 날마다 새롭습니다. 그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것이 시야(視野)과 실
력입니다.
회사의 하루하루도 뉴스가 넘치고 넘칩니다. 홈페이지 메인도 사실은 새로운 소식으로
교체가 되어야 합니다. 여수룬에는 홍보 전문 파트도 없고, 디자이너도 많지 않습니다. 그렇
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여수룬 홈페이지는 좀더 잘 꾸민다고 물건이 많
이 팔리는 홈페이지는 아닙니다. 그러므로 홈페이지에 그다지 공을 들이지는 않습니다. 그렇
지만 메인 페이지나 상품별 페이지의 배너를 다룰 때는 그런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새롭지 않으면 봐주지 않는다는 것은 꼭 홍보에만 적용되는 게 아닙니다. 마케팅이든 조
직의 개편이든 늘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지 않고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느끼는 것은 독자 혹은 보는 자의 몫
‘고품질 값싼 명함’, ‘스티커 전문점’ 이런 것은 초등학교만 나온 사람더러 광고 문안을
만들라고 해도 만들 수 있는 문안입니다. 이런 문안을 쓰면 안 됩니다. 이유는 ‘고품질’, ‘값
싼’이란 말은, 글을 쓰거나 홍보 문안을 만드는 사람의 주장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비유해보겠습니다.
‘그 축구 선수는 진짜 빨리 뛰어요’
‘그 축구 선수는 100m를 10초5에 뛰어요’
‘진짜’, ‘빨리’라는 말을 거듭한다고 빨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읽는 사
람이 감동을 받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100m를 10초5에 달린다고 하면 ‘진짜’라는 말도 ‘진
짜 빨리’라는 말이 없어도 독자가 먼저, ‘와, 진짜 빠르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처럼 느끼는 것은 ‘읽는 사람’ 또는 ‘보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초보 홍보 담당자일수
록 자기 느낌을 강요합니다.
‘값이 싸요’는 주장입니다. ‘질이 좋아요’도 주장입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독자가 ‘값이
싸다’고 느낄 수 있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독자가 ‘질이 좋구나’하고 느낄 수 있는 사
실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제가 여수룬-애드프린트 홍보 담당자와 혹은 다른 곳 홍보 담당자에게 날이면 날마다
강조하는 것이 바로 이 점입니다. 제발 당신의 주장, 당신의 느낌을 이야기하지 말고, 당신
이 전달하려고 하는 그 느낌을 독자가 스스로 받도록 홍보 문안을 짜고, 배너를 만들라는 것
입니다.
그런데 제일 안 되는 게 바로 이 점입니다.
‘격안(激安) 노보리기(旗) 전문점’
이건 홍보 문안이 되면 안 됩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말이고, 아무 집에나 갖다 걸어놓

3
아도 되는 문구이기 때문입니다.
‘찌라시 인쇄 업계 최안가(最安價)에 도전중’
정말 지겹게 보는 말이 또 이 말입니다. ‘업계 최안가’. 무뇌(無腦)입니다. 정말 아무 생
각 없는 홍보 문안입니다.
‘싸다[격안=激安]’, ‘최저가’, ‘제일 좋다’, ‘최고’ 등은 전부 형용사입니다. 이런 형용사는
대부분 주장입니다. 홍보문을 만들 때는 형용사를 안 쓰면 좋습니다.
‘그 여자 정말 예뻐’ 한다고 그 말을 듣는 사람이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 여자 전지현하고 95% 비슷해. 키도 173이고, 어쩌고 저쩌고……’ 묘사를 하면, 듣는
사람이 ‘와~~’하게 됩니다.
홍보를 하는 것은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읽는 사람 혹은 보는 사람이 느끼게 하는 것입
니다.

홍보는 가슴을 겨냥합니다.


초보 홍보자는 설득하려고 합니다. 이성에 호소합니다. 그러다 보면 말이 많아집니다.
설명이 많아 집니다.
노련한 홍보자는 자극을 줍니다. 감정에 호소합니다. 그러므로 이미지만 전달합니다. 간
결합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70%가 감정입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대표 중 하나가 음악입니다.
어릴 때 팝송을 꽤 들었습니다. 그런데 가사는 거의 모릅니다. 그렇지만 감동을 받습니다.
이성이 아니라 감성이 자극을 받기 때문입니다. 감성을 자극하면 사람을 불로 뛰어들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성으로는 도저히 이해 안 되는 짓도 합니다. 도대체 밤을 세워서 길거리에
나가 축구팀을 응원하는 것은 이성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야구팀이 연패를 한다고 시위를 하는 사람도 이해가 안 됩니다. 그런데 인
간은 터무니없이 그렇게 행동합니다. 그 사람들만 그런 게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감정
에 휩싸여 행동합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이성보다 감정입니다.
홍보는 감정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말보다 이미지가 더 중요합니다. 홈페이지
의 각종 컨텐츠를 텍스트보다 이미지로 설명하려고 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세일을 알리는 백화점의 신문 광고를 보면 제가 말한 것을 이해할 것입니다. 백화점에서
세일하는 물품은 수천 가지입니다. 이럴 때 백화점은 다섯 가지 상품만 광고 합니다. 소위
‘미끼 상품’입니다. ‘꽃게 1kg에 990원’ 이걸 대표 상품으로 겁니다. 결국 소비자의 가슴을
겨냥한 것입니다.
말을 줄이고 감성을 건드리고, 감정을 움직이는 것이 홍보입니다.

간단한 결론
처음에 말씀 드린 대로 홍보론은 모든 사람이 꼭 알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직장 생
활할 때 홍보는 여러 군데 다 걸립니다. 말이 홍보지 보고서(報告書)도 사실은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억지로 갖다 붙이면 홍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있는 글은 다 홍보입니다.
글을 써야 할 때, 사람을 감동 시킨다는 게 무엇인지를 늘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습
관처럼 일하면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늘 하던 대로 하면 관성에 빠지고 고정관념에 빠집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새로운 관점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관점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자
극을 긍정하면서 받아들일 때 가장 많이 열립니다. 그래서 제가 경청해라, 안 된다는 말부터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외부 자극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고 독서입니다. 직장인이라면 홍보론은 한번
쯤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오늘 매우 거칠게 홍보론을 잠시 이야기했습니다. 그렇지
만 짧은 글에서 중요한 주제는 다루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보고서를 쓰고, 혹은 게시글을 쓰고, 고객에게 응대하고, 홍보문을 쓸 때도 다
적용될 수 있는 원리입니다.

4
[CEO전언] 세계를 품기

2014. 7. 25. 금요일.

<최강 선박(船舶) 장보고>


그 전에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우리에게 장보고가 있습니
다. 저는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들 그리고 장보고를 이용하는 모든 동반사(同伴社)와 함
께 더 넓은 세계로 나가기를 원합니다.
세계는 정말 넓습니다. 미국 동부에서 서부까지는 비행기로만 7시간 걸립니다. 싱가폴에
서 미국 동부 가려면 기본 24시간입니다. 서울에서 동경까지는 겨우 2시간이고, 서울에서 상
해까지는 1시간 반입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 그리고 동반사는 겨우 동경-서울-상해만 연결하고 있습니다. 우리
는 그나마 낫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땅에서 전혀 벗어날 생각조차 하
지 못하고 평생을 삽니다.
저는 같이 생각과 활동의 지평(地坪)을 넓히자고 제안합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장보
고가 없는 상태에서 생각의 지평을 넓히자고 하는 것은 공염불입니다. 말로 아무리 떠들어도
아무짝에도 쓸모 없습니다. 그렇지만 장보고가 있으면 이 말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말이 됩니
다.
장보고는 동아시아-서남아시아-동유럽-서유럽-아프리카-북미-중미-남미로 갈 수 있게
해주는 기적의 배입니다. 아무리 작은 회사, 심지어는 개인이라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동안은 작은 회사가 세계를 품에 안는 것은 그저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장보고가 있으면 작은 회사라도 해외를 안을 수 있습니다.
이미 장보고를 이용해서 일단 일본까지 진출한 업체들이 생겼습니다. 알래스카인디고,
유패키지, 대건테크, 디자인메이커, 가방쟁이, 이레인터내셔널, BM코리아, Salmon 사가 이미
일본까지는 진출했거나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일이 길게는 1년, 짧게는 6개 월
사이에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진출한 업체는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제 갈수록 빨라질 겁니다. 경험이 쌓이고 있고, 솔루션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아마 내
년 중반부터는 한국, 일본, 중국 등 각 나라 오픈마켓에 출품하는 정도 노력과 시간이면 해
외 직판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건 정말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자기 나라 안에서 쇼핑몰을 여는 것과 거의 마찬가지로
해외 직판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입니다.
이것만 놀라운 게 아닙니다. 이미 알래스카인디고, 유패키지는 일본 진출에 자신이 붙었
습니다. 매출이 확실히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어떻게 하면 되는지 확실히 압니다.
여수룬 자랑질 같습니다만, 여수룬이 그렇게 하는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여수룬의 모든 노하
우를 알려줌으로써 아주 빠른 시간에 일본에 진출할 수 있었고,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쉬움이 많습니다.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은 아직도 지나칠 정도로 조심스러워 합
니다. 당연합니다. 그리고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수룬이 공개하는 모든 노하우를 좀
더 적극 수용만 해줬다면 지금보다 훨씬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
렇지만 이것은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말이 되면 저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는 업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연말까
지 겨우 5개월 밖에 안 남았지만, 반드시 놀라운 성과를 거두는 업체들이 나타날 겁니다.
경험이 쌓이고 있고, 경험이 교류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엄청난 경험이 여수룬으로부
터 제한 없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지금 장보고는 일본으로만 출항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장보고는 중국, 러시아, 미국,
인도 등 어디로든지 순식간에 출항할 수 있습니다. 각 나라 서비스만 시작하면 됩니다.
해외직판플랫폼은 아무나 만들 수 없습니다. 물론 노력하면 흉내를 내는 플랫폼 정도는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거기까지 입니다. 플랫폼을 넘어 해외직판통합솔루션을 제대로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1
해외 홈페이지를 열 수 있는 플랫폼, 해외 상품 가격 조사, 가격 책정, 관세 처리, 해외
발송, 해당국 내 발송, 수출국과 수입국 사이의 휴일의 조정, 결제 시스템 제공, 반품 처리,
해당국 내 마케팅, 타국어로 고객 응대 등등 처리해야 할 많은 일을 장보고를 운영하는 여
수룬은 한꺼번에 해결해줍니다. 그런 점에서 장보고는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해외직판통
합솔루션입니다.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통합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는 없습니다.
장보고를 운영하는 저와 여수룬은 3년의 일본 야후 옥션 경매와 일본 쇼핑몰 상품 구매
대행 경험과 10년의 일본 직판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자부하지만 한국-일본-중국-해외 어
디를 통틀어도 저와 여수룬의 이런 경험을 갖고 있는 업체는 없습니다. 장보고에는 저와 여
수룬이 경험한 13년의 노하우가 녹아 있습니다. 저만의 노하우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여수
룬 조직 전체, 구석구석에 우리도 모르는 채 녹아 있는 수많은 노하우가 더 중요합니다. 알
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알기까지 엄청나게 고생한 수많은 노하우는 머리가 좋다고 획
득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오로지 경험을 통해서만 체득할 수 있습니다. 결코 돈을 주고 살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여수룬에는 이 모든 것을 프로그램과 프로세스로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
다. 여수룬은 세계 최고의 인쇄물 해외 직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직판
프로젝트에 참여한 업체들은 이미 체험하셨겠지만 요청하면 즉각 해결해주는 뛰어난 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보고가 있기 때문에 여수룬-애드프린트와 동반사는 이제 세계를 품을 수 있습니다.

<도전>
저는 장보고호를 세상에 내놓으려고 합니다. 장보고 정도 되는 물건을 저나 여수룬이 독
점하려고 하면 인생이 참 우스워질 것 같습니다. 사람이 돈 버는 것만 목표로 삼는 건 할 짓
이 못 됩니다. 보람 있게 살고 싶습니다. 즐겁게 살고 싶습니다. 재미있게 살고 싶습니다.
장보고는 무역 혁명입니다.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장보고는 세상을
바꾸고, 세상을 한 단계 발전 시킬 수 있는 무기입니다. 이런 무기는 이런 무기답게 대접을
해야 합니다. 저나 여수룬만의 것으로 하려고 하면 장보고호는 더 이상 장보고호가 아닙니다.
장보고는 세상을 품어 보려는 사람들 모두의 것이어야 합니다.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중국인이든, 미국인이든, 러시아인이든 세상을 품어 보려는 사람들 모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툴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작은 회사면서도 큰 꿈을 가진 회사들의 것이어야 합니다.
장보고호가 많이 출범하면 저나 여수룬은 먹고 사는 걱정은 안 해도 될 겁니다. 그러면
그것으로 되었습니다. 재미 있게 살고, 서로 도우면서 살면 충분합니다. 물론 언젠가는 이
안에서 경쟁이 있을 수 있고, 많은 문제가 생기겠지만 그건 그때 가서 해결할 또 다른 문제
입니다. 여수룬의 장보고호를 타고 전 세계로 나가는 초기 단계인 지금은 그런 게 문제가 되
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10년, 20년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는 세상이 너무 넓습니
다.
저는 장보고를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 그리고 동반사가 세상을 품는 통로로 만들어
볼 작정입니다.
저도 이제 50대 중반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세상이 이전과 너무 달라져서 제 나이 또
래의 사람들은 이미 은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은 저를 보고, ‘이제 좀 살살해라’, ‘너
가 무슨 20대냐?’, ‘나이 들어서는 마무리를 생각해야 한다’ 하고 조언을 합니다. 저도 한때
는 솔깃했습니다. 그래서 운이 닿아 먹고 살만해지면, 60정도부터는 슬슬 놀러나 다니면서
인생을 즐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는 이 생각을 버리고 제 인생을 살려고 합니다. 50 좀 넘어서부터 도전을
포기하고 살살 살 생각을 하는 것은 그 사람들 철학입니다. 저는 제 인생이 있습니다. 저는
도전하는 게 좋습니다. 새로운 걸 구상하고, 만드는 게 좋습니다. 꿈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세상을 품는 게 좋습니다. 저는 장보고를 가지고 그렇게 살아보려고 합니다.
올해 3월부터 해외직판통합솔루션 장보고를 가지고 직판 업체를 모집하는 설명회를 열
고, 또 참여한 분들과 대화하고, 돕고, 해외직판 이론을 정리하면서 정말 바쁘게 보냈습니다.

2
저 스스로도 지칠 정도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수요일마다 설명회, 화요일 아침 마다 상세 설
명회, 개별 미팅, 밴드, 페이스 북, 카페, 블러그를 운영했습니다.
저는 이런 일을 하면서 행복했고, 즐거웠습니다. 살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다른 사람들
은 골프를 치고, 자연을 벗하면서 유유자적하는 걸 즐기는 지 모르지만 저는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걸 즐깁니다.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게 저에게는 더 재미있습니다.
나이 50을 넘으면 서서히 정리를 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건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의 삶
입니다. 저는 열심히 일하는 게 정리라고 생각합니다. 도전하고 모험하면서도 정리는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좁은 영역에서 땅 따먹기 하는 삶이 싫습니다. 지금 장보고를 통해 만나는 분들은
대부분 한국인과 일본인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좁습니다. 이 좁은 곳에서 아둥바둥 하면서
살아야 하는 게 솔직히 화가 납니다. 나가지 못하니까 몸을 보존하는 습관이 생기는데 그건
정말 싫습니다. 바깥에는 엄청난 세상이 있는데 좁은 곳에서 경쟁하는 게 지겹기도 합니다.
한국인은 한국이라는 좁고 좁은 땅에서, 일본인은 일본이라는 좁고 좁은 땅에서 지지고 볶고
그 안에서 뭉게는 삶이 안타깝습니다. 의식도 문제입니다. 중국이 아무리 넓다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의 의식이 자기 동네를 못 벗어나면 그 역시 좁고 좁은 땅에 사는 것입니다.
저는 세상을 향해 나가고 싶고, 세상을 품에 안으려는 사람들과 같이 하고 싶습니다.
장보고가 없었다면 전들 도리가 없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제 우리에게는 장보고가 있
습니다. 이미 중국인과 한국인은 장보고 일본 서비스를 이용해서 마음껏 일본 고객에게 물건
을 팔 수 있습니다. 여수룬의 러시아 법인이 없어서 지금은 조금 어렵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
이라도 러시아인이 일본에 직판할 수 있습니다. 여수룬의 미국 법인이 없어서 아직은 조금
불편하지만 지금 당장도 미국인이 일본에 직판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이 모두가 장
보고 일본 서비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장보고 중국, 러시아, 미국, 등 각 나라 서비스를 시작하면, 서비스가 개설된 모든 나라
사람이 모든 다른 나라에 물건을 팔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를 한국, 일본, 중국 동반사가
먼저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각 나라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원어민자 한 명, 프로그래머 한 명,
디자이너 한 명, 각 나라의 법인 책임자 한 명 등 네 명만 있으면 됩니다. 쉽습니다.
일본을 통해 여수룬은 이 모든 것을 입증했습니다. 여수룬 일본 법인 아도프린트는 일본
법인 대표 한 명으로 출발했습니다. 운영은 한국에서 했습니다. 여수룬 일본 법인인 아도프
린트는 창업 후 3년 동안 1인 체제로 운영했습니다.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물론 그 후에 규
모가 커지면서 인원이 늘어난 것뿐입니다.
한 나라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운영하는데 최소 4명이면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은 여수룬
의 해외직판통합솔루션이 그만큼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이런 장보고가 있으니까, 저는 세계로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들에게는 대표의 꿈을 잘 수용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반사들에게는 대
담하게 같이 세계를 품자고 제안하는 것입니다.
저는 도전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좁은 곳에 개들을 많이 집어넣어 두면 서로
싸우고, 물어 뜯고, 심지어는 죽이기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넓은 곳에 개들을 풀어 두면 서
열 싸움 하느라 잠시 으르렁거릴 뿐, 곧 바로 공동의 목표를 향해 질서를 잡습니다. 죽기까
지 싸우는 일은 없습니다.
큰 꿈을 가지고 나가면 경쟁보다 협력을 하게 됩니다. 저는 저와 함께 하는 모든 분들이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자금 마련>
해외로 나가려면 역시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물론 여수룬이 마련한 솔루션은 돈이 많이
들지 않습니다. 각국 서비스를 시작하기만 하면 참여하는 업체가 스스로 광고하고 운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각국 서비스를 하려면 그래도 여전히 돈이 많이 듭니다.
러시아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당장 원어민자, 프로그래머, 웹디자이너, 러시아 법인 책임
자 각 한 명이 필요합니다. 이 네 명으로 최소 2년은 적자가 난다고 가정하고 운영 자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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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야 합니다. 한 달에 최소 2천만 원이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최소 한 나라 서비스를 시
작하는데 대략 5억 정도는 필요하다고 예산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최소 금액
일 겁니다. 어쨌든 지금은 정확하게 예산을 잡을 수는 없습니다. 대략 5억 정도를 추정합니
다.
이렇게 해서 한국, 중국, 러시아, 미국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20억 정도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예비비를 포함하면 대략 50억 정도 자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자금은 투자를 받아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투자라는 건 죽이 맞아야 합니다.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그냥 어쩔 수 없이 여수룬과 동반사가 천천히 해야 합니다. 정말
다행스런 것은 여수룬이 2월부터 계속 흑자가 난다는 겁니다. 이 흑자를 가지고 서서히 한
나라씩 진출하면 됩니다. 이럴 경우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그렇지만 투자를 받는 것
은 우리 능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므로 어쩔 수가 없습니다. 속도가 더디긴 하지만 할 수 있
는 만큼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를 받으면 좋지만, 못 받아도 아쉬울 것도 없습니다. 이미 우리가 흑자를 내고 있으
니까 우리가 번 돈으로 재투자하면서 해도 됩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들에게>
세상을 품는다고 하니까 여수룬 일선 구성원은 별 해당이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
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 세상을 품는 기회는 여수룬 구성원 모두에게 주어집니다. 그동
안은 해볼 방법이 없었지만, 이제는 할 수 있습니다.
각 나라에서 장보고 서비스를 시작할 때는 인쇄물, 실사출력물 서비스도 같이 진출합니
다. 장보고와 관계 없이도 현재 여수룬-애드프린트 비즈니스는 해외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
인쇄물, 실사출력물 서비스를 미국에 진출 시키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멕시코 인
쇄 공장과 계약합니다. 그리고 출력할 인쇄물을 멕시코 공장에 파일로 전송하고, 멕시코 공
장은 인쇄만 합니다. 인쇄한 걸 받아서 미국 각지로 보냅니다. 이것은 한국에서 일본에 인쇄
물 파는 것과 완전히 똑같습니다.
이럴 경우, 인쇄물을 미국에 진출 시키려면, 현지 책임자 한 명, 접수 파트 한 명, 수출
사업부 파트 한 명이 세트가 되어서 초기 사업을 구축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일
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현재의 여수룬 접수부원과 수출사업부원입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접수부와 수출사업부도 세계로 나가는 핵심 인력입니다.
저는 여수룬-애드프린트 현장 구성원들도 세계를 품에 안고 살기를 권합니다. 여건이 되
면 해외에 나가서 사는 것도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국내서 살든, 해외에 나가서 살든, 생각
만큼은 세계를 무대로 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그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동반사(同伴社)에게>
저는 장보고를 여수룬만의 것으로 하지 않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같이 이용하기를 권
합니다. 같이 세계를 품에 안읍시다.
좁은 시장을 놓고 죽기 살기로 싸우지 말고, 인터넷 무한 바다로 진출하시기 바랍니다.
16세기 유럽에서는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등이 해상 무역 패권을
놓고 강렬하게 투쟁했습니다. 이전에는 지중해를 거쳐 동방으로 연결하는 육로에 의존했는데,
이때부터 지브롤터 해협과 대서양을 이용한 해상 무역로가 개척되었고, 신세계를 개척하는데
많은 유럽인이 참여했습니다. 이른바 탐험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 시대로부터 유럽은 확실
하게 세계 강자가 되었습니다.
도전과 모험!
저와 여수룬과 같이 하기를 바랍니다. 저는 나이와 상관 없이 그렇게 살려고 합니다. 다
행히 저와 여수룬 그리고 동반사에게 정말 좋은 기회가 왔습니다. 할 수 없다면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건 어리석습니다. 도전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환경이면 모르겠지
만 이제는 마음껏 도전해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같이 세계를 품읍시다.
저는 같이 하시는 분들과 동반자 관계를 맺겠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공동 사업이 될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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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찾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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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흑자(黑字) 기조(基調) 위에 선 여수룬

2014. 8. 01. 금요일.

6개 월 연속 흑자
2월부터 7월까지 6개 월 연속 흑자입니다. 이제 여수룬은 어느 정도 흑자 기조에 올라
섰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다소 불안하기는 합니다. 특히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전혀 예측하
지 못했던 성장률 둔화를 겪었기 때문에, 올해 8월과 9월 상황을 봐야 흑자 기조가 완전히
정착된 것인지 아니면 내년 봄까지 가야 완전히 흑자 기조에 들어서게 되는 것인지를 판가
름할 수 있습니다. 여수룬 매출 성장 그래프를 보면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성장률은 예년
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았습니다.

타원형 안이 문제의 기간입니다. 2013년을 제외하면 매년 8월~12월도 다른 때와 마찬가


지로 잘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유달리 성장률이 둔화되었습니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성장률이 둔화된 이유는 2012년 말부터 광고비를 대폭 삭감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습
니다. 그럴 개연성이 무척 크긴 합니다. 2012년 말부터 시작된 엔저를 견디지 못하고 회사는
광고비부터 먼저 줄였습니다. 그 당시 2012년 12월에 누적고객수가 3만6천여 명이었고, 새
로 가입하는 회원 중 입소문으로 들어온 고객이 50% 가까이 되었기 때문에 광고비를 줄여
도 매출은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고 판단해서 엔저에 따른 자금 부족 대책으로
광고비부터 줄였습니다. 광고비를 줄인 영향은 당장은 나타나지 않았고 8월부터 나타난 것으
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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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프린트 6년 간 광고비지출표를 보면 2013년 상반기 광고비 지출 총액이 6백92만
엔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55%밖에 안 됩니다. 2013년 상반기에 광고비 지출을 대폭 줄인
게 2013년 8월~12월의 끔찍한 매출 성장률 둔화를 초래했다는 것이 경영진의 판단이었습니
다. 그래서 10월부터 부랴부랴 광고비를 증액했고 어쨌든 올해 상반기 성장률을 예년 수준
으로 끌어올렸습니다.
2014년 상반기에는 사실 작년 8월~12월 성장률 둔화 때문에 겪은 악몽을 다시 꾸기 싫
어서 광고비 지출을 많이 했습니다. 이 결과가 8월~12월에 어떻게 나타날지를 봐야 합니다.
제 판단으로는, 역시 광고비와 매출의 상관 관계는 매우 높기 때문에 예년 매출 성장세를 회
복할 거라고 봅니다. 그렇게 된다면, 여수룬의 흑자 기조는 매우 확실하게 정착됩니다.
이런 예측에 근거해서 저는 여수룬은, 약간은 더 확인해야 하지만, 거의 확실히 흑자 기
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조직이 매우 안정되었고, 시스템도 매우 좋아졌습니다. 조직이 안정되고, 시스
템이 좋아진데다가, 광고비도 충분히 집행하고 있고, 자금 사정도 어쨌든 좋아졌습니다. 이
런 조건에서는 흑자 기조가 견고해질 가능성이 무척 큽니다.

흑자 기조에서 먼저 할 일
이런 흑자 기조에서 할 일은 무엇입니까?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여전히 매출을 올리는
것입니다. 기업은 흑자 때나 적자 때나 목표는 하나입니다.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물론 적자 때는 비용을 줄이는 게 급한 과제일 수 있지만, 흑자 기조에서는 투자를 더 하고,
매출을 더 올려 흑자 기조를 유지하거나 보강하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저는 지극히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늘 방법입니다.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방법
은 너무나 여러 가지이고, 우리는 여러 가지 방법 중 선택을 해야 합니다. 선택 중에는 우선
순위도 포함됩니다. 어떤 방법을 채택할 지, 채택한 방법 중 어떤 것을 먼저 할 지가 전략이
기도 하고 전술이기도 합니다. 흑자 기조에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 우리는 어떤 방법을 채택
해야 하고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합니까?
역시 정답은 없습니다. 선택일 뿐입니다.
저는 이럴 때,

쉽고 단순한 것부터
2
확실히 돈이 되는 것부터

처리합니다.
쓸 수 있는 방법은 너무 많습니다. 이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럴 때는 쉽고 단순
한 것을 먼저 처리하여 선택의 폭을 대폭 줄입니다. 그 다음에 확실히 돈이 되는 것을 먼저
처리해서 고민을 없앱니다.
방이나 서랍 청소할 때도 이런 방법을 많이 씁니다. 손 가까이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처
리합니다. 그러다 보면 엄청나게 많아 보이는 일도 천천히 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 일 중에서 쉽고 단순한 것은 어떤 것입니까? 돈이 들어가지 않고, 하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는 일이 쉽고 단순한 일입니다.
예를 들면, 오버츄어 검색어 광고를 수정해서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으면 쉽고 단순한
일에 속합니다. 이메일 광고를 보강하는 것도 쉽고 단순하면서 돈이 들어가지 않는 일입니다.
발송 시스템이나 업체를 바꾸어서 비용을 줄이는 것도 대체로 쉽고 단순한 일입니다. 상품
가격을 조정해서 매출을 올릴 수 있으면 쉽고 단순한 일입니다. 쿠폰을 발행해서 고객을 발
굴할 수 있으면 그것도 쉽고 단순한 일입니다. 우선은 이런 일부터 하나하나 처리를 해야 합
니다. 쉽고 단순한 일이 많으면 어쨌든 그것부터 처리를 하는 게 좋습니다.
조금 복잡한 일은 다음입니다. 어떤 게 있을까요?
최근에 직무 별 조직체계를 아이템 별 사업부 체계로 바꾸는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소 복잡합니다만 그래도 심각하게 복잡한 일은 아닙니다. 직무 별 조직에서 사업부 체계로
바꾸어서 매출 증대에 성공한다면 매우 좋은 일입니다.
기존 상품에 손을 대서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은 아주 쉽지는 않지만 위험부담도 없고
효과가 클 수 있는 일입니다. 최근 이현철 전무가 아이템을 손봐서 매출을 끌어올린 사례와
그렇지 못한 사례를 잘 볼 수 있게 정리를 해줬습니다. 매우 중요한 자료고 기록해 둘 가치
도 커서 인용합니다.

그래프가 잘 안 보여서 좀 아쉽기는 합니다만, 읽는 데는 지장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현철 전무가 얘기한 것은 상품만 좀더 잘 관리해도 매출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주장
입니다. 상당히 일리 있습니다. 이현철 전무는 간단히 개선해서 효과를 끌어올리는데 탁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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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이 있습니다. 종이쇼핑백은 단순한 인쇄에 불과하다는 것을 파악해내고 상품 제작 프로
세스를 조정하는 것만으로 가격을 엄청나게 인하할 수 있었습니다. 이건 돈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단순히 프로세스만 바꾼 데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제작비를 엄청나게 절감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가격을 대폭 인하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일은 약간은 머리를 써야 하
지만 어렵지는 않은 일입니다.
상품 보강보다 조금 더 복잡한 일은 상품을 발굴하는 일입니다. 상품 발굴도 정말 중요
합니다. 현수막, 봉투, 부직포백, 종이쇼핑백의 성장은 눈부십니다. 특히 부직포백은 정비를
시작하고 3개 월 만에 우리 총 매출의 4.5%를 차지했습니다. 보다시피 7월에만 3백30만 엔
매출 수준입니다. 이런 아이템을 발굴하면 그야말로 회사 손익은 현저히 개선됩니다.
아래표를 보면 현수막, 봉투, 부직포백, 종이백의 성장을 볼 수 있습니다.

천천히 하면 되는 장보고 사업
장보고 사업도 매출 증대가 목표입니다. 그렇지만 꽤 복잡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돈도
많이 들어갔습니다. 장보고 사업은 이미 2013년 여름부터 시작해서 계속 프로그램을 만들고,
기획 조직을 만들고 하면서 벌써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큰 성과는 나오고 있
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장보고 사업은 꼭 해야 합니다.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만으로는 여수룬에 큰
미래는 없습니다. 규모만 조금 더 커질 뿐, 비즈니스 수준이 더 높아지지는 않습니다. 장보
고 사업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애드프린트, 마쿠마쿠와 차원이 다른 사업입니다. 다행히
우리가 성공 가능성은 엄청나게 높지만 위험 부담은 거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다만 초창기
가 매우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이것도 투자가 이루어지면 급격히
성장하겠지만,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천천히 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 사업은 어렵고
복잡한 사업에 속합니다.
장보고 사업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라는 게 이미 확인되었습니다. 장보고 사업은
실패할 가능성이 0%입니다. 시간을 당길 수 있느냐가 관건이고, 사업의 규모를 어디까지 키
울 수 있을까만 관건일 뿐, 장보고 사업은 실패하려고 해도 실패할 방법이 없는 프로젝트입
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프로그램도 더 좋아지고, 경험도 더 쌓이고, 성과도 무조건
나옵니다. 그러면 더 많은 업체가 참가합니다. 그리고 특별히 추가 비용이 크게 들어가지 않
습니다. 지금 초창기를 거치면 훨씬 힘 있는 업체가 참가하게 됩니다.
요즘 Cross border 전자상거래라고 멋있게 말을 붙였던데, 우리 말로는 국경을 넘는 전
자상거래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이미 제가 8년 전에 만든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널리 쓰이
고 있습니다. 해외 직구가 유행하고 있고, 서서히 해외 직판 플랫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는 이미 왔고, 확실한 4세대 전자상거래 모델입니다. 이 분야에서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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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는 단연 탑입니다.
여수룬은 규모만 작을 뿐입니다. 그렇지만 프로그램, 프로세스, 경험에서 다른 사람이
따라오기 힘듭니다. 내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조건 성공합니다.
지금 장보고 사업이 지지부진해 보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초창기에는 당연
히 속도가 붙지 않습니다. 장보고 사업이 시작된 건 올해 3월이 처음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속도가 아주 빠릅니다. 성과도 있습니다.
지금 장보고를 가지고 제대로 사업하고 있는 업체는 택배박스 판매업체 유패키지와 전
단, 중철(中綴), 무선철(無線綴) 판매업체 알래스카 두 곳입니다. 두 곳의 매출 상황은 아래
와 같습니다.

이 정도면 훌륭합니다. 택배박스 판매를 하는 유패키지와 페이지물(책자, 전단)을 판매하


는 알래스카의 경우 꾸준히 매출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두 업체 모두 아직 제대로 마케팅이
며 홍보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것을 감안하면 훌륭합니다.
앞서 저는 여수룬의 광고비 지출 현황과 매출의 상관 관계를 보여드렸습니다. 위 두 업
체가 매출과 홍보의 상관 관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자금을 확보하게 되면 매출은 급속도로
올라갑니다. 프로그램과 프로세스는 더 좋아질 거고, 경험도 더 쌓이게 될 겁니다. 매출이
안 올라갈 방법이 없습니다. 상품이 경쟁력이 있으면 홍보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도 장보고 사업이 더뎌 보이는 이유는, 초창기 참여 기업이 매우 영세한 영향이
큽니다. 초창기 참여 기업 중 대담하게 홍보를 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습니다.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에서 홍보는 사활을 좌우합니다. 그런데 홍보를 제대로 못하
면 일이 되기 어렵습니다.
매우 안타깝습니다. 지난 4개 월 경험으로 장보고 시스템이 안정된 것은 확인을 했습니
다. 그리고 되는 사업이라는 것도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그런데도 초창기 참여 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힘들어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지금 참여하고 있는 분
들도 포기만 하지 않으면 조금 지나 반드시 큰 성과를 거두게 될 겁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기다리면 됩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자본이 있는 업체가 참여하게
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 쇼핑몰을 운영하는 회사는, 규모가 있어도 카페24를 씁니다. 굳이
따로 만드는 것보다 그게 싸기 때문입니다. 해외 진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를 이용하는
것이 더 싸게 되므로 사람들은 우리를 이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시간 문제입니다.
판매자는 저절로 모이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시간이 가면
더 많은 판매자가 모입니다. 한국 내 판매자만 모으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일본으로 진출하
고 싶어하는 중국 판매자를 모을 겁니다. 프로세스가 완벽하게 똑같기 때문에 중국 판매자를
모으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마침 중국 법인도 설립되었습니다. 우리도 아직 자금이 부족해
서 중국 판매자를 모으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제 흑자 기조로 올라섰으니 우
리 힘으로도 중국 판매자를 모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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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여건이 되면 일본에서 호스팅 사업을 할 수도 있고, 인도네시아 판매자를 일본에 진
출 시킬 수도 있습니다.
길은 여러 가지입니다. 이 일을 추진하는데 비용이 그다지 추가되지 않는 게 참 행복합
니다.
이제 할 수 있다는 것을 다 확인했으니, 천천히 해나가면 됩니다.
어떤 사람은 다른 회사도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지 않냐고 묻습니다. 당연히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와 여수룬이 10여 년 겪은 경험까지도 만들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만든다고 해도 1~2년 안에 뚝딱 만들 수는 절대로 없습니다.
최근에 회사 간부들이 유사 프로그램을 전부 조사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전혀 없습니다.
그나마 제일 앞서 있는 것이 큐텐, 카페24, 마젠토 등인데, 이들 서비스는 국경을 넘는 전자
상거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반쪽짜리 서비스들입니다.
여수룬이 그렇게 앞서 있고, 프로그램이 좋은데 왜 아직도 이렇게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
냐고 물을 수 있지만 그건 다소 운과 연결되어 있는 문제일 뿐입니다. 대신 여수룬은 남의
돈 안 쓰고 흑자를 만들어냈지 않습니까?
또 경쟁 서비스가 나오면 나쁜 게 아닙니다. 저는 차라리 아주 큰 회사에서 우리와 같은
서비스를 만들어서 운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은 넓습
니다. 이게 확실히 되는 사업이면 아주 큰 회사 다음이 바로 우리입니다. 시스템과 프로세스
가 월등히 뛰어나고, 경험이 앞서 있는 우리가 아주 큰 회사 바로 다음이면, 우리에게 투자
할 회사도 아주 많습니다. 걱정할 게 하나도 없습니다.

주문 상품 판매 솔루션의 해외 진출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로 흑자 기조를 견고히 하고, 장보고를 천천히 운영하면서, 또 생
각해야 하는 것은 주문 상품 솔루션의 해외 진출입니다.
우리는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 시스템으로 세계의 다른 나라에 인쇄물과 실사출력물도
팔아야 합니다.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 상품을 멕시코에서 생산해서 미국에 팔 거나, 북아프
리카에서 생산해서 유럽에 파는 일은 그 자체로 돈이 되는 일입니다. 동유럽에서 제조해서
유럽에 팔아도 됩니다.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는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들어진 주문 상품 판매 프로그램입니다.
그리고 애드프린트는 이 상품을 최고 잘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으로 중국 안에서 큰 인쇄소와 제휴할 수도 있습니다. 즉, 중국에 우리 인쇄물
을 팔 수는 없지만, 우리 프로그램으로 중국 안 인쇄물 판매회사와 제휴할 수 있다는 뜻입니
다. 이 정도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립니다. 이 프로그램을 가지고 발전이 뒤
쳐진 나라의 인쇄업자와 제휴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한국을 생각해봅시다. 한국은 전자상거래가 매우 발전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모든 인쇄물 판매업자가 독자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들기 어렵고, 생각하
기도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 프로그램은 매우 매
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힘으로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었습니다. 아쉬울 것도 없습니다. 투자를 받으


면 참 좋지만, 안 받는다고 해서 급할 일도 없습니다. 저나 경영진은 투자를 받기 위해 애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사실은 받아야 합니다. 어떤 일이든 제 힘으로 될 게 있겠습니까만 투
자 받는 것은 제가 노력해도 잘 안 되는 영역입니다. 상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정 안
되면 우리 혼자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위로가 됩니다.
저는 오늘 흑자 기조 위에 서 있는 여수룬이 나갈 바를 말씀 드렸습니다. 전언은 지시서
나 명령서가 아닙니다. 나눔입니다. 그러므로 조직의 공식 결정문이 아닙니다. 이것을 가지
고 같이 생각해보자는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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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바꾸는 것, 유지하는 것

2014. 8. 08. 금요일.

아직 고비가 많겠지만 일단 회사는 안정 국면으로 들어섰다고 여겨집니다.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특별히 달리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만, 안정 국면에 들어선 것을 핑계 삼아, 운영
기조를 조금 바꾸려고 합니다.

기여에 따른 보상
한때 여수룬에는, ‘일을 열심히 하면 뭐 하나, 어차피 나이에 따라 대우하는데……’라는
말이 꽤 돌았습니다. 맞습니다. 저는 능력이나 직무보다 나이를 우선 기준으로 대우했습니다.
여수룬에 들어온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최소한 기초 생활은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
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회사에서는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상대적인
의미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에게는 제가, 당신들은 먹고 살 수 있
으니 조금 기다려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참 고맙게도 그 분들은 제 뜻을 잘 받아주었습니
다.
그러다 보니 현재 여수룬 일선 구성원들의 근무 여건은, 충무로 내 같은 업종 종사자들
보다 급여, 노동 시간, 조직 내 인간 관계, 작업 풍토 등에서 월등히 좋다고 저는 생각합니
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물가, 이후 자녀 교육비, 부족한 사회보장시스템 등을 생각하면 결
코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도 잘 압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같은 지역, 같은 업종 종사
자에 비하면 확실히 좋은 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로써 제가 해야 할 일차 작업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음 작업을 생각합
니다. 생활이 위협 받는 상황을 제거했기 때문에 이제는 이것을 바탕으로 회사에 기여한 것
을 충분히 보상하는 체제를 만들려고 합니다. 여수룬 구성원이라면 누구라도 어느 정도는 안
정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전제로, 회사에 많이 기여했으면 상당한 보상을 받는
체계를 만들려고 합니다. 구성원 중에 삶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사람이 적지 않는
상태라면 능력이나 직종에 따라 매우 많은 보상을 받는 사람이 생기는 제도는 채택하지 않
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구성원의 삶이 위협받지 않는 조건이라면 보상을 많이 받는
사람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세상에는 천재들이 있습니다. 저 같은 범인(凡人)은 이 천재들을 절대 따라갈 수 없습니
다. 건들건들 놀면서도 전교 최상위권에 속하는 천재들을 만나면 기가 죽습니다. 부럽기도
합니다. 거기다가 노력까지 할 수 있는 천재라면 저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해볼 수가 없습니다.
이런 천재를 만나서 제가 편해지려면 천재를 천재로 인정해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갈 길을 천천히 가야 합니다. 제 길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과 정면으로 경쟁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경쟁해서도 안 됩니다.
저 같은 범인(凡人)은 천재를 활용해야 합니다. 그들이 마음껏 일하도록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즐겁게 일하고, 즐겁게 일해서 회사 기술을 개발하고, 돈을 많
이 벌어오도록 시켜야 합니다. 대부분의 천재는 자기가 재능 있는 일을 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리고 능력을 발휘합니다. 저 같은 범인은 그들이 노력한 결과를 누리면 됩니다. 이것이 범
인이 천재를 부려먹는 방법입니다.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인재(人才)입니다. 축구 천재가 있고, 노
래 천재가 있고, 천재 화가가 있듯이 마케팅 천재가 있고, 관리 천재가 있습니다. 각 분야에
는 저 같은 범인은 따라 갈 수 없는 천재들이 있습니다. 천재까지는 아니어도 뛰어난 사람들
은 많습니다. 저 같은 사람들은 이 천재나 뛰어난 사람과 같이 살아가면서 이득을 얻으려면
그들과 경쟁하지 말고, 그들을 부러워하지 말고, 그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게 해주면 됩니다.
오히려 편합니다. 천재는 저 같은 범인(凡人) 1만 명이 모여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1만 명이 모인다고 천재만 풀 수 있는 수학 문제를 풀 수는 없습니다. 1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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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인다고 천재 화가가 그린 그림을 그릴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범인(凡人)은 그
들을 활용해야 하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원리는 마찬가지입니다. 저보다 더 나은 사람을 만나면 억지로 경쟁하기보다 그 사람을
인정해주는 것이 지혜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저를 위해 일하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훨씬 지혜입니다. 실리도 크고 명분도 큽니다.
이런 원리를 회사에 적용해야 합니다. 이제는 같은 나이, 같은 직무에서도 성과에 따라
대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수용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직무가 다르면 차
이가 나는 것은 더욱 당연합니다.
그동안 저는 이런 차이를 최대한 억제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대개 구성원이 지나칠
정도로 대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상당히 좋은 대우를 받는 사람이 생기는 것을 피하고 싶
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제 충무로에서만큼은 그래도 구성원들 대부분이 어느 정도는
좋은 대우를 받는 환경이 되었으니까 회사에 기여한 수준에 따라서 대우를 더 잘 해주는 구
성원이 생기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뜻입니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에 대한 대우는 계속 높여갈 겁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회사가 여유가
없을 때조차도 급여나 노동환경을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만들려고 애써왔습니다. 이렇게 할
까 저렇게 할까 갈등이 생길 때는 직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하려고 애썼습니다. 앞으로
도 형편이 닿는 한 그렇게 할 겁니다. 이 기조를 유지하되 이 기조 위에 기여한 만큼 더 좋
은 대우를 하는 방향을 택하겠습니다.
제대로 된 회사일수록 간부나 임원의 고과(考課) 항목에 인재 선발을 둡니다. 그래서 간
부나 임원은 인재 선발을 최우선 과제로 둡니다. 왜냐면 한 명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
릴 수 있고, 한 명의 뛰어난 인재가 100명을 먹여 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유
명한 회사는 인재를 면접하려고 전세기도 보냅니다. 그리고 원하는 것은 다해줍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한 회사에서 그렇게 차이가 나도 되느냐 할
수도 있지만 당연히 그렇게 차이가 나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인재를 확보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은 아직 조그만 회사입니다. 조그만 회사가 큰 회사 흉내를 내는 게 좀 웃길 수
있습니다만, 저는 이것이 원리니까 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이렇게 하려고 합니다. 아주 큰
회사는 돈이 많으니까 전세기를 보내서 천재를 구하는 것이고, 우리 회사는 아직 작으니까
제가 직접 찾아가서 면접을 보는 것일 뿐, 원리는 마찬가지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면접을 직접 봅니다. 그리고 한 명을 뽑기 위해 많은 사람을 면접 보고,
후보가 될 수 있다 생각하면 길게 봅니다. 우리 회사에서 면접을 본 사람들 대부분이 면접을
이렇게 오래 본 경우는 처음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저 나름대로는 현재 여수룬 수준에서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절차였습니다. 인재가 귀한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여수룬은 인재를 더욱 귀히 여겨야 합니다. 인재를 잘 키워서 우리 먹을 것을 벌
어오게 일을 시켜야 합니다. 그동안은 구성원 전체의 기본 대우조차 수준에 올라 있지 않아
서 좋은 대우를 원하는 인재가 있어도 제가 거부한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조직의 화합을
깨면서까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비록 개성이 상당히 강하지
만 인재라면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구성원 전체의 기본 대우가 어느 수준까지는 올라왔고,
또 조직 내부가 상당히 안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 전체를 위해서도 좋은 대우를 받은 인재를 회사가 많이 영입해야 한다는 점
을 모두 잘 이해해주기를 바랍니다. 인재와 천재를 우리를 위해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마찬
가지 원리로 우리 안에서도 일을 더 잘 하는 사람을 더 잘 대우하는 여건과 풍토와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일을 더 잘 하는 사람을 일을 더 잘 하도록 시키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
입니다. 그래야 회사가 더 발전하고, 전체가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계속 말씀
드리지만 저는 회사 구성원의 근무 여건은 계속해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균등한 대우를 받았다고 하면, 이제부터는 구성원 안에서도 상당한
대우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저는 전 구성원이 이런 환경을 받아들이기를 원합니
다. 그리고 여수룬 구성원 모두, 잘 하는 사람을 더 일 시키는 게 모두에게 좋다는 점을 잘
이해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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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는 사람이 생기는 것을 기뻐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사람
때문에 자기도 더 좋은 대우를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재 선발을 임원의 핵심 과제로 삼
는 회사에서는 자기보다 연봉이 더 많은 부하를 두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것을 오히
려 성과로 생각하도록 훈련 시킵니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는 회사 대부분은 그 회사 구성
원 대부분이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은 그런 정도 수준 회사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방향을 그렇게 잡고 운영해나갈 필
요는 이제 확실히 생겼습니다. 기본 수준을 계속 끌어올리되,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충분
히 보상해주는 게 회사 전체에 유리하다는 인식을 같이 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각 구성원이 더 좋은 대우를 받으려고 노력해야 하고, 더 좋은
대우를 받는 사람이 생기면 기뻐해주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개인도 조직도 같
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자기하고 나이도 같은데 더 좋은 대우를 받는 사람이라고 해서 질시
하고 배척해서는 회사가 되지를 않습니다. 그 때문에 내가 덕을 본다고 생각해야 회사가 꼴
이 됩니다.

상식을 존중하는 회사
기여에 따라 보상한다는 것은 확실히 다른 기조입니다. 그러나 소제목으로 잡은 ‘상식을
존중하는 회사’는 늘 하던 것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혼란해도 저는 여수룬은 상식을 지키는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 점에
서 저는 여수룬 구성원과 같이 일하는 게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너무 기쁩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정말 성실합니다. 그리고 회사 성원으로서 회사 일에 최선을 다합니
다. 꾀를 피우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이 정도 되는 회사는 정말 찾기 힘듭니다.
여수룬이라고 늘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야비한 중간 간부도 있었습니다. 이 간부는
자기에게 일이 돌아오니까 대놓고 앞 공정의 사람을 핍박하고 공작을 해서 앞 공정 사람들
이 일을 더 많이 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회사 전체에는 큰 손해가 나도록 공정을 바꿔버린
것입니다. 이런 간부도 있었습니다.
또 어떤 간부는 부하 스트레스를 풀어준답시고 일주일에 닷새를 밤 늦도록 술을 마셔댔
습니다. 물론 일은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지만 전혀 정상은 아닙니다.
또 어떤 초급 간부는 도대체가 조직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능력이 떨어졌습니다. 대놓고
자기는 나눔 같은 건 싫다, 공부하는 게 제일 싫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친구였습니다.
어떤 간부는 투잡하느라 회사 일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여수룬이라고 해서 언제나 개인만 앞세우는 사람, 자기만 편하자고 하는 이런 사람이 왜
없었겠습니까?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금 여수룬에는 그런 사람이 없습니다. 모두 최선을 다합
니다. 그리고 성실합니다. 이것은 여수룬이 지난 7년여 동안 만들어온 환경이고 역사입니다.
여수룬에 오면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서 일합니다. 허송 세월 하지 않습니다. 주구장창 술 마
시는 풍토도 없습니다.
저는 이런 상식이 관철되는 여수룬이 참 좋습니다. 그리고 이런 환경을 계속 만들어가기
를 원합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정직합니다. 성실하면 대체로 정직합니다만 여수룬 구성원들은 정말
정직합니다. 정직하게 보고하고 정직하게 처리합니다. 일도 그렇지만 특히 돈 처리에서 놀랄
만큼 정직합니다.
여수룬의 한-중-일을 포함한 최고 지도부는 신기할 정도로 자금의 부정 집행에 민감하
게 반응합니다. 본인들 스스로 거래처와 뒷거래를 하지 않고, 그런 일을 본능으로 싫어합니
다. 이 점은 제가 제일 잘 압니다. 저는 이런 임원들과 일하는 게 너무 좋습니다. 행복하기
까지 합니다. 모든 사고의 뒤에는 돈과 이성이 걸려있다고 보면 틀리지 않습니다. 최고 지도
부가 부정한 돈에서 깨끗하다는 것은 정말 여수룬에 엄청난 축복입니다.
솔직히 ‘저 친구가 거래처와 뒷거래 하는 거 아니야?’ 하고 의심이 생기는 순간 조직은
엄청난 비효율에 빠집니다. 신뢰는 생산성을 크게 높여줍니다. 그냥 믿고 맡길 수 있으면 검
수도 필요 없고, 감사도 필요 없습니다. 의심하는 순간 조직은 사실 거덜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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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최고 간부들이 부정한 돈에 신경질을 낼 정도로 반응하는 것은 여수룬에
엄청난 재산입니다. 모두 서로를 믿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늘 말씀 드리지만 거짓말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회사이기를 바랍니다. 세상은 정
말 온간 사기, 협잡, 술수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돈은 벌지 모르지만 사람이 파괴됩니다. 저
는 여수룬이 정직하게 살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회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
리고 그런 회사를 같이 만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언젠가 여수룬에도 돈 관련 부정이 생길 겁니다. 여수룬은 계속 커지고, 발전하고, 사람
도 많아지니까 세상에서 생기는 일이 안 생길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금액의 많고 적음과 상관 없이 돈과 관련된 부정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용납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만큼은 구성원 모두 예민해졌으면 합니다.
돈과 함께 사건과 사고에 늘 따라 다니는 것이 부적절한 이성 문제입니다. 건전한 이성
교제야 회사에서도 장려해야 할 일입니다. 문제는 부적절한 이성 관계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거의 막을 수가 없습니다. 인류 역사 상 돈과 부적절한 이성 문제가 없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거의 통제가 안 됩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70%는 감정입니다. 이성 관계는 감정입니다. 감정
을 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다만 조직의 분위기가 적절히 통제해줄 수 있습니다.
재작년에 이 문제 때문에 한 부서 전원이 사직하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여수룬처럼 조심
하는 회사가 없는데도 큰 사고가 생겼습니다. 부서 책임자가 그랬으니 감지하기도 어려웠습
니다. 그 책임자는 그만두면 끝이었습니다만, 회사는 엄청난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은 이 문제도 우리가 잘 해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해결한다는 건, 모두가 이 문
제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므로 조심하고 잘 경계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서로 인격체로 대하는 것을 참 고맙게 생각합니다. 조직의 최고
지도부 구성원들이 사람을 존중하고, 사람을 인격체로 대하는 인품인 것을 더욱 고맙게 생각
합니다. 회사는 먹고 사는 터전임과 동시에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입니다.
강요, 위협, 협박, 인격 무시, 욕설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설
득과 스스로 참여, 협력, 협조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에 어울리는 단어들입니다.
안 좋은 단어를 쓰고 들으면 뇌가 기분 나빠지는 물질을 분비한다는 것은 이미 뇌과학
에서 입증이 되었습니다. 좋은 단어, 좋은 말이 기분 좋아지는 물질을 분비한다는 것도 입증
되었습니다.
사람이 서로 인격체로 대하는 것은 뇌로 하여금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물질을 분비하게
하는 일입니다. 기분이 좋아야 능률도 오릅니다. 서로 존중하는 것은 그 자체로 생산력을 올
리는 일입니다. 이런 것 따질 것도 없이 서로 존중하는 것은 상식입니다.
여수룬은 대체로 매우 우수한 조직입니다. 구성원들의 품성은 정말 뛰어납니다. 성실하
고 정직하고 인격도 높습니다.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이 하나 있는데 도전하고 모험하는 풍토
가 조금 약하다는 점입니다. 사실은 성실하고 정직하면서 도전하고 모험을 좋아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 두 가지는 양립하기 매우 어려운 특질입니다. 성실한 사람은 도전을 좋아하
기 어렵습니다. 여수룬에서 이것까지 바라는 것은 좀 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성원들이 정
말 성실하고 정직하기 때문에 잘 나서지 않고, 조심스러운데 너무 무리를 해서 또 다른 특질
을 추구하게 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도전과 모험 역시 매우 중요한 가치입니다. 조직은 균형이 맞아야 합니다. 안
정도 한 요소지만 개혁과 개선도 한 요소입니다. 개혁과 개선은 도전과 모험과 통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여수룬의 역사가 도전과 모험의 역사입니다.
일본 직판을 개척한 것도 그렇고, 해외직판솔루션을 개발한 것도 그렇습니다. 회사의 골
간 사업이 업계 최선두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도전을 했고, 모험을 했기 때문에 지금 업계에
서 가장 좋은 근무 환경을 유지하면서도 회사를 어느 정도는 안정 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High Risk, High Return 입니다.
안정도 소중한 가치입니다. 그렇지만 도전과 모험도 소중한 가치입니다.
늘 그렇듯이 항상 안정만 추구해서도 안 되고, 항상 도전과 모험만 추구해서도 안 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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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안정을 추구하면서도 도전하고 모험해야 하며, 도전과 모험을 추구하면서도 안정을 소홀
히 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실은 도전과 모험을 추구하는 사람이 안전과 안정을 반드시 염두
에 넣습니다. 도전과 모험을 추구한다고 해서 목숨을 초개처럼 여기지는 않습니다.
회사도 개인도 균형 잡힌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저 안정만 추구해서는 개혁도 개선도
발전도 없습니다. 그리고 모험과 도전만 추구하다 보면 삶 자체가 무너지기 십상입니다. 안
정 속에서도 도전, 도전 중에도 안정을 균형 있게 추구하는 것이 올바른 삶입니다.
그런 점에 비추어볼 때, 여수룬의 많은 성원은 약간은 안정 쪽에 지나칠 정도로 치우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기 하는 일에 푹 파묻혀서 아예 보이지가 않으면 위험합니다. 전체를 보면서 자기 일
을 해야 하는데, 그냥 자기 일에만 파묻혀 있으면 개선하거나, 개혁할 일이 잘 보이지 않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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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사업부제(事業部制)

2014. 8. 22. 금요일.

사업부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석주 부사장은 알래스카인디고 관련 사업과 에어간판 사업을 책임집니다.
이현철 전무는 신규 고객 유치와 일본 오프라인 영업을 책임집니다.
배정환 이사는 명함(책임자-천용재), 스티커(책임자-김혜령), 기타(책임자-이상규) 사업
부를 책임집니다.
최욱 부장은 마쿠마쿠 사업부를 책임집니다.
고성석 중국 대표는 일차 부직포 독립 사이트를 만들고 책임을 집니다. 이후 중국에서
아이템을 정하는 대로 아이템 단위로 독립 사이트를 만들고 책임 집니다.
사업부 체제는 잘하고 못한 것을 있는 그대로 드러냅니다. 평가 지표도 명확합니다.
저번 전언에서 저는 앞으로는 나이에 따라 대우하지 않고 고과가 좋으면 파격 대우하겠
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사업부제는 저번 전언과 잘 어울립니다. 성과를 낸 사업부는 성과 낸
만큼 대우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저는 차등 대우하는 걸 매우 꺼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과를
냈다고 더 대우하는 게 꼭 좋은지 확신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기로 마음 먹
었습니다.
경영을 하다 보면 이치를 따지지 않고 감에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에게는 지금이
그런 때입니다.
저는 지금은 어떻게 하든지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서로 독려할 필요가
있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우리는 참 잘 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한국에
서 해외 직판 사업을 이만큼 한 회사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서로 칭찬할 만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떻게 든 좀더 힘을 내서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확보해야 할 때라고 생각
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투자를 유치하는 일은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더 이상 투자
유치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우리 비즈니스는 투자를 받는 게 좋습니다. 좀더 과감
하게 마케팅하고 좀더 공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투자 받는 건 지난 몇
년간 노력했지만 안 되었습니다. 당분간은 투자 유치 작업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를 유치하지 않고 운영하도록 하겠습니다. 투자가 없으면 없는 대로 운영할 방법
이 있습니다. 투자를 받으면 아무래도 좋습니다만 투자 안 받는다고 운영 못할 것도 없습니
다. 물론 이렇게 운영 하다가 또 투자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 때 가서 생각할 일이고,
지금은 투자를 받지 않고 운영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우리 스스로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확보하는 게 더욱 중요할 수밖
에 없습니다. 참 다행스럽게도 이제 8월 오봉야스미도 지나가서 회사가 계속 안정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계속 흑자가 났습니다. 물론 흑자에도 불구
하고 미지급금을 갚는다거나 지출을 많이 해서 자금 흐름이 좋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어쨌
든 이제부터는 계속 적더라도 자금은 쌓일 겁니다. 그러므로 굳이 투자를 받지 않아도 운영
하는 데는 무리가 없습니다.
사실 지난 시절 투자를 유치하려고 애썼던 것은 자금이 아예 부족해서 회사 운영조차
어렵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이제 그 상황은 지났기 때문
에 투자 유치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뜻도 있습니다.
이제 투자를 받지 않고 자력으로 우리 할 일을 해나가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투자를 유
치했어도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이지만 지금은 투자를 유치하는 활동을 중단했기 때문에 좀더
집중해서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지금까지도 잘 했지만 더욱 집중해서 매출을 올리고
수익을 확보하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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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제
마침 일선 조직에서 스스로 사업부제로 전환한 것은 시점이 참 잘 맞는 일입니다. 사업
부제는 매출과 이익을 올리기 위해서 사업부가 소신껏 일해볼 수 있는 체제입니다. 좀 냉정
하게 말하면 사업부는 성과를 평가하는데 아주 좋은 제도입니다. 우리 힘으로 매출을 끌어올
려야 하고 이익을 내는 게 절실한 이때에 아주 잘 맞습니다.
그리고 지금 여수룬은 사업부제를 운영할 인원과 조직이 갖춰졌습니다. 사업부제는 조직
이 안정되어 있지 않거나 경험이 쌓여 있지 않으면 해도 효과를 크게 거둘 수 없는 제도입
니다. 사업부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저조차도 될 수 있으면 간섭하지 않는 걸 전제로
하는 제도입니다. 사업부는 결과에 책임집니다. 운영은 알아서 하는 걸 기본으로 합니다. 그
러므로 스스로 판단할 수 있고,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이 없으면 운영을 해도 그다지
큰 효과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에게 그런 힘이 생겼습니다. 좀더 일찍 사업부제를 하
려고 했다면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인원도 충분하고, 또 각 사업부
를 책임지고 이끌 지도자들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직이 커지면 어차피 사업부제로 운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그런 때가 된
것입니다.
이제 사업부는 사이트를 독립시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명함 사업부는 애드프린트
에서 빠져서 명함 전문 사이트를 열어도 되고, 스티커 사업부 역시 애드프린트에서 빠져서
스티커 전문 사이트를 열어도 됩니다. 지금도 우리는 애드프린트, 마쿠마쿠 사이트를 운영하
고 있고, 곧 에어간판 사이트, 부직포백 사이트를 또 엽니다. 앞으로 의류 태그 사이트를 열
수도 있고, 전표(傳票) 사이트를 열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명함, 스티커 사이트도 독립
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이럴 경우는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 에어간판, 부직포백 사이
트가 모두 애드프린트의 것이고, 한번 가입하면 다 쓸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게 사
이트를 디자인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다른 회사 사이트는 우리 소관 밖입니다.
어쨌든 사업부가 애드프린트 사이트에서 분리까지 할 수 있을 만큼 자율로 운영하는 것
이 사업부제입니다. 홍보 계획도, 고객 관리 계획도, 마케팅 계획도 상당 영역까지는 사업부
에서 책임을 지게 됩니다.
사업부제는 매출과 수익을 책임지기 위해서 스스로 정책을 내고 집행하는 체제입니다.
사업부제에서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올라가야 하고, 수익이 커져야 합니다.
여수룬은 지금 아이템으로 일본 사업만 제대로 해도 매출을 몇 십 배는 늘릴 수 있습니
다. 우리가 지금 일본에 판매하는 상품들은 일본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에 비해 절대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판매하는 상품들은 회사나 점포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입니다.
수요가 확실하다는 뜻입니다. 수요가 확실하고, 경쟁력이 있으면 지금보다 수십 배는 더 팔
아야 정상입니다.
한국에서 우리와 비슷한 업종의 상위 업체만해도 한 달 매출이 30억~60억 수준입니다.
이들 업체는 실사출력물 등은 취급도 하지 못하고 오로지 명함과 전단지, 책자 및 일부 판촉
물로 올리는 매출입니다. 우리보다 취급할 수 있는 아이템 수는 훨씬 적은데도 매출은 우리
의 4배~7배 수준입니다.
우리가 경쟁사라고 부르는 일본의 프린트팩은 2013년 3월 기준으로 직전 회기 연매출이
140억 엔이고, 그래픽은 6월 기준으로 직전 회기 매출이 138억 엔입니다. 우리는 작년에 겨
우 7억2천만 엔이었습니다. 양사의 20분의 1 수준입니다. 우리가 처음 출발할 무렵 프린트
팩은 연매출 70억 엔 정도였습니다. 우리가 많이 성장한 줄 알았지만, 프린트팩에 비하면 멀
어도 아주 한참 먼 것이 우리 수준입니다.
이 수치를 놓고 보면 우리가 지금 장보고로 해외 직판 사업을 할 때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연매출 겨우 7억2천만 엔인데 같은 업종의 다른 회사는 연매출 140억 엔이면 도대
체 우리는 뭘 했나 하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프린트팩과 그래픽은 실사출
력물 쪽은 제대로 다루지도 못합니다. 프린트팩은 스티커 쪽도 무척 약합니다. 즉 취급할 수
있는 아이템의 폭은 우리보다 훨씬 좁고, 경쟁력도 그다지 높지 않은데도 우리보다 무려 20
배 매출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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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역시 지금 팔고 있는 아이템만 제대로 팔아도 우리는 도약(跳躍)에 비약(飛
躍)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도 철저히 매출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 사업부제를 채택한 것은 매우 시의적
절하며, 사업부제가 되었으니 지금보다 매출 20배 증대를 목표로 대담하게 활동해야 합니다.

해외 직판 토탈 솔루션 사업
지금 여수룬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일로 매출을 올리는 것입니
다. 그리고 수익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없습니다.
물론 여수룬의 미래는 장보고 사업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지금 취
급하는 아이템을 일본에 파는 것만으로도 당장 20-30배는 회사를 더 키울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 성장만큼 중요한 것이 해외 직판 토탈 솔루션 사업입니다. 해외 직판 토탈 솔루
션 사업은 여수룬의 미래이며,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되는 사업입니다.
이 사업을 하려고 작년부터 장보고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벌써 엄청나게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들어서 세 개사를 애드프린트에 입점 시켰고, 9월과 10월 중에 네 개 회사가 사
이트를 열게 됩니다.
이것만 보면 정말 더딥니다. 그런데 이 더딘 일이 금방 풀릴 것 같지가 않습니다. 투자
를 유치했다면 좀더 홍보를 해서 동반사를 더 모집할 수 있었을까요? 별로 그럴 것 같지도
않습니다. 어쩌면 이게 정상 속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동반사를 추가 모집하는 일은 꽤 시
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하긴 여수룬이 자리를 잡는데 7년이 걸렸는데 여수룬 사업보다 몇
십 배 큰 사업이니까 시간이 걸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분야는 발전 전략을 조금 바꾸려고 합니다. 우선은 우리가 장보고 시스템을
이용해서 계속 신규 아이템 판매 사이트를 계속 열어나가면서 성과를 보여주는 방법을 택하
려고 합니다.
에어간판과 부직포백 사이트를 여는 것은 그 일환입니다. 물론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
자체가 아주 중요한 증거이기는 합니다만, 사람들은 아직 믿지를 못합니다. 그러므로 우선은
우리가 직접 해서 성공 사례를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직접
사이트를 계속 오픈하는 것은 우리 현재 사업을 확장하는 의미가 있으므로 일석이조(一石二
鳥)입니다.
성공 사례를 만들면 서서히 한국의 중견 그룹이 동반사로 참여할 겁니다. 현재 설명회에
참여한 업체 중 많은 업체는 지나칠 정도로 영세합니다. 사이트를 만들고 운영할 자금이 거
의 없습니다. 일본 직판은, 수요가 있고 경쟁력이 있으면, 광고만 하면 무조건 성공합니다.
중요한 것은 광고를 제대로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너무 잘 경험했듯이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업에서 광고는 농부의 종자(種子)만큼이나 필수고 핵심입니다. 그런데 광고를 제대로 하려
면 돈이 들어갑니다. 사이트를 열고, 원어민자를 구하고 광고를 하려면 최소한 자금이 2억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택배 박스를 판매하는 유패키지의 경우는 그 정도가 들어가
지 않고도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 같습니다만, 대체로는 최소한 2억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새
로 아이템을 하나 일본에 런칭 시키고 손익분기점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수룬을 생각해보면 2억 정도는 정말 자본금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언젠가 한번 이
야기한 적도 있습니다만, 우리 회사는 2007년 10월 5명으로 시작해서 2011년 무렵 70명이
되기까지 계속 번 돈을 재투자했습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유례를 찾기 드물 정도의
엔고로 우리가 번 돈을 모두 재투자했는데 그 금액이 최소 50억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여
수룬은 개발에 투자하고, 오프라인 영업부를 만들고, 중국에 상품 발굴 기지를 만드는 등 좀
지나칠 정도로 투자를 하기는 했지만, 정말 어마어마한 돈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7년이
되어서야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었습니다. 그런 것에 비하면 2억 정도 투자하는 것은 투자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좀 그럴듯한 커피전문점이나 좀 규모가 있는 음식점 하나 내는 비용밖
에 안 됩니다.
그런데도 현재 여수룬과 만나는 업체 중 2억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업체는 거의 없습
니다. 이 문제는 우리가 계속 성공 사례를 만들면, 일본에 진출하려는 중견 회사들이 등장하
게 되면서 해결될 겁니다.

3
이런 점에서 저는 우리가 우리 사업으로 새 아이템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열어가는 방법
을 쓰는 것입니다. 다행스런 것은 장보고 시스템이 우리 스스로 새 사이트를 여는데도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는 점입니다. 동반사가 쓸 수 있는 시스템이면 우리 중 한 사업부가 쓸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정말 후다닥 한 사이트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은 참 매력이 있습니다.
성공 사례가 생기면 중견 회사도 동반사로 참여하겠지만, 동시에 중국의 판매자를 동반
사로 참여 시킬 겁니다. 자본금 규모에서는 오히려 중국 판매자가 더 좋고, 더군다나 일본
업체와 경쟁에서도 중국 판매자가 우월할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10월에 고성석 대표가 책임을 지고 부직포백 전문 사이트를 중국에서 오픈합니다.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부직포백 전문 사이트를 중국에서 운영하는 것은 중국 판매자를 모
으는 사전 연습이 됩니다. 물론 사이트만 독립 시키지 않았을 뿐 우리는 이미 중국에서 생산
해서 일본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장보고를 이용해서 중국에서 사이트까지 만
들게 되는 것입니다. 그냥 하면 되기는 하지만 실제로 해봄으로써 당장도 중국 판매자를 참
가시킬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중국 부직포백 사이트가 성공할 무렵이면, 이제 우리도 상당
한 자본을 축적하게 될 겁니다. 그러면 그 자본으로 우리는 일본에 직판할 중국 사업자들을
모으게 됩니다.
우여곡절이야 당연히 있을 거고,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이미 토대는 구축 되었으니까, 슬
슬하면 됩니다.

사업부가 매출을 올릴 방법
해외 직판 솔루션 사업은 우리가 직접 하면서 계속 보강을 하고 천천히 진행하게 될 겁
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것을 위해서도 현재의 사업부가 매출을 올리고 수익을 내야 합니다.
사업부가 매출을 올리는 방법은 너무 많습니다. 사업부 책임자의 기질과 특징에 따라 여
러 가지 방법 중 선택하면 됩니다.
저는 사업부 일을 할 때 몇 가지 원칙을 갖고 있었습니다.
여수룬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다’가 기본 원칙입니다.
이 원칙은 단순하지만 인터넷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운영할 때 매우 좋은 기준이 됩니다. 저
는 이 기준을 가지고 계속해서 가격을 손 보고, 품질을 올리고, 배송을 빨리 하고, 고객 서
비스를 보강했습니다. 새로 만들어진 사업부에서도 이 방침은 기본으로 적용하는 게 좋으리
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는 ‘전문몰 만들기’입니다. 거기 오면 없는 게 없는 사이트가 인터넷에서는 참
좋은 사이트입니다. 우리는 명함 재질을 90여 종 이상 가지고 있습니다. 전문몰입니다. 저는
명함 사이트가 곧 일본서만 생산되는 명함도 그리고 데이터만 입력하면 되는 명함 등 명함
에 관해서 만큼은 타 사이트를 압도하는 전문 사이트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저는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한데다가 전문몰이 되면 최강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
다. 이게 제 운영 원칙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원칙에 덧붙여 지휘자로서 경청과 대화를 큰 무기로 삼았습니다. 저는 사업부
를 운영할 때 계획을 잘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지휘자가 꼭 해야 하는 일이 계획 세우기 입
니다.
저는 계획할 때, 반드시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습니다. 그리고 쉽게
결정하지 않습니다. 계획을 확정할 때까지 계속 다른 사람과 따로따로 의견을 나눕니다. 그
러면서 스스로 정리합니다. 그러므로 제가 어떤 사업을 발표할 때쯤이면 저는 큰 그림은 어
느 정도 완성한 상태가 됩니다.
저는 이런 방법으로 사업부 일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건 제 방법일 뿐입니다. 강남의
귤도 양자강을 건너면 탱자가 된다고, 한 사람에게 잘 맞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잘 맞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사업부 일을 할 때 꼭 이렇게 해야 한다고 보기를 드릴 수는 없습니다.
부서장과 부서원들이 잘 협의해서 일을 잘 하길 바랄 뿐입니다.
다만, 일반론을 가지고 말한다면 부서장을 중심으로 부서원들이 잘 화합하고 힘을 합치
는 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하는 것보다는 둘이 하는 게 낫고, 좋은 분위기에서
일하는 게 험악한 분위기에서 일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서로 용납하는 게 보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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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을 통해서 늘 말씀 드리지만, ‘그게 아니고요……’라는 말은 정말 하지 마시고, 이를
악물고 상대방 의견을 받아들이려고 애쓰는 게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 부서의 성장을 위해서
놀랄 정도로 도움이 된다는 걸 이해했으면 합니다.
사람은 다 부족합니다. 어떻게 보면 한심합니다. 특별히 잘난 사람도 없고 특별히 못난
사람도 없습니다. 한 나라의 장관(長官) 정도면 그래도 좀 사람이 되었을 것 같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하는 것 보면 정말 한심하기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 병자입니다.
이게 사람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부서장이 부족한 것도 이해할 수 있고, 부서원이 부족한 것
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러냐고 다그치고 싶은 걸 참고 상대방이 부족한 걸 메워주는
게 사업부 성공의 비결일 수 있습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듯이 사업부가 서로 이해하고 서로 용납하며 좋은 분위기, 서
로 돕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할 수 있습니다.
매출이 중요한 때여서 특별히 일본 영업부에도 부탁 드립니다. 이제 어느 정도 시간을
드렸습니다. 일본 영업부가 구성된 것도 2년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정말 제대로 성과를 내줘
야 합니다. 그리고 성과에 걸맞는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정말 우리가 힘을 모아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사업
을 전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투자를 받아야 할 수 있
는 정도의 일을 우리 스스로 하는 것입니다. 시간을 너무 늦추면 쓸 데 없는 경쟁자가 생깁
니다. 경쟁자가 생기면 그에 맞게 정책을 짜면 됩니다만, 일부러 경쟁자가 생기도록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최대한 빨리 달려 우리 힘으로 자금을 모으고, 그 자금으로 해외
진출까지 내달려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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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리더와 부하

2014. 8. 29. 금요일.

회사에서 좋은 리더는 이익을 많이 내거나 비용을 줄이는 리더입니다. 선(善)하지만 이


익을 못내면 실패한 리더일 뿐입니다. 사업부제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이익을 내거나 비용을
줄여서 부서원이 더 좋은 대우를 받게 하는 부서 책임자는 좋은 리더고 이익을 못 내거나
비용을 못 줄여서 부서원이 더 좋은 대우를 받을 기회를 못 만들어주는 부서 책임자는 좋지
못한 리더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에 이익을 많이 내서 구성원들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게 해
주면 좋은 CEO이고, 이익을 못 내서 월급도 제대로 못 주는 상황을 만들면 무능한 CEO일
뿐입니다. 물론 돈이 다가 아니지만 회사라는 조직에서는 돈이 가장 기본일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에서 실패한 CEO는 나쁜 CEO입니다.
평가는 사후(事後)에 이루어집니다. 저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지금까지 여수
룬은 무일푼으로 출발해서 이 정도 만들었으니 꽤 잘했습니다. 명함 등 인쇄물과 실사출력물
을 다른 나라에 직판해서 올해 매출 1백 억 원 정도를 만들고 있고, 또 다른 나라에 고객 5
만5천 명 이상을 확보했고, 또 장보고라는 해외직판통합솔루션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회사
구성원의 대우도 동종 업종 다른 회사와 비교해서도 결코 나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이 정
도면 꽤 잘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기반을 가지고 100배 혹은 200배 성장 시키지 못하면 그저 고만한 회사
CEO로 끝나는 겁니다. 어쩌면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니 뭐니 하면
서 착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기껏 요 정도였다고 조롱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초창기
세월 좋을 때 직원들에게 좀 매몰차게 대하더라도 돈을 모아서 아이템을 늘리고, 해외로 나
갔어야 했는데, 직원들에게 좋은 사장이었다는 소리 들으려고 좋은 대우 해주다가 천재일우
의 기회를 놓친 바보’라는 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세상 평가와 스스로 자기에게 내리는 평가는 당연히 다릅니다. 굳이 회사를 키우는데 목
표를 두지 않고 그냥 현재 수준에서 사람들이 평안하게 살 수 있게 하는데 목표를 둔 CEO
의 자기 평가와 세상의 평가는 당연히 다릅니다. 그렇지만 세상은 성장하지 못한 회사는 평
가할 가치조차 인정하지 않습니다.
저는 성장시키지 못하면 실패한 CEO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운도 실력’이라는 명제
가 붙어 있습니다. 어쨌든 회사 CEO는 돈을 벌어내야 합니다. 매출을 올려야 하고, 더 많이
이익을 내야 합니다. 운으로든 순수한 실력으로든 CEO는 회사가 매출을 올리게 만들어야 하
고, 이익을 더 많이 내게 해야 합니다. 다른 평가는 필요 없습니다.
저에게 그런 평가 기준을 대는 것처럼 저는 부서와 부서책임자에게도 그런 기준을 댑니
다.
부서는 매출을 올리거나 비용을 줄여서 이익을 더 많이 내야 합니다. 부서 책임자는 부
서가 매출을 더 올리거나 비용을 줄여서 이익을 더 많이 내게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선하면서 이익을 못 내는 리더보다 차라리 악하면서 이익을 더 많이 내는 리더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운이 참 좋은 리더였지 경영을 참 잘 한 리더는 못 된
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들에게 정말 잘해주고 싶었고 할 수 있는 만큼은 했지만 과연 그게
좋은 경영인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선하면서 이익을 낼 수 있다면 최고의 리더입니다.
남한테 싫은 소리 안 하고, 남한테 부담 안 주고, 남한테 잘해주는 건 좋은 거고 선한
겁니다. 그렇지만 그러는 동안 부서 이익이 떨어져서 부서원이 마땅히 받을 좋은 대우를 못
받게 하는 건 잘못하는 겁니다.
저는 사람을 존중해야 이익이 더 커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회사를 운영합니다. 그리고 부
서 책임자들도 그런 방침을 가지고 부서를 잘 지도하기를 바랍니다. 그렇지만 사람을 존중하
면서도 이익을 낸다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물 좋고 정자(亭子) 좋은 곳 찾기만큼이나 어렵

1
습니다. 왜냐면 사람을 존중하면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지도자는 정말 완벽한 지도자인데,
세상에 그런 완벽한 지도자는 있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다 불완전합니다. 문제 없
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사람도 존중하면서 이익을 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게 현실에 맞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사람을 존중하면서 이익을 내려고 애씁니다만 그건 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는 뜻일 뿐이고, 저 역시 절대로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그건
제가 잘 압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을 존중한다고 하지만 저 스스로 명확하게 한계를 긋습니다. 저는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넘어서까지 사람을 존중하지는 못합니다. 저는 지금도 제가 그만두게
한 몇몇 사람을 생각하면 가슴이 묵직해집니다. 여건만 되었다면 조금 다른 여건을 만들어서
라도 꼭 회사에 있게 했어야 할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제 힘에 부쳤기 때문이었습니다. 같이 있으면 더 힘들어지고, 조직 전체가 위험에 빠질 게
명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그게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선한 걸 추구하고, 사람
을 존중하다가 회사를 망하게 하는 것보다 사람을 정리해야 조직이 살 때는 사람을 정리하
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제가 예측을 잘못해서
문제가 생겼을 때 저 자신의 무능을 지나칠 정도로 책망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제가 어쩔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계가 있습니다. 모든 리더가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리더들에
게 제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라고 요구할 수 없습니다. 제 방식이라는 건 저조차 잘 지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기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리더들은 자기 기질을 잘
파악하고 자기 기질과 특징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자기에게 안 맞는 지도 방법
을 억지로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비전, 끈기, 설득, 운


제가 리더로서 사용하는 방법은 비전, 끈기, 설득, 운에 맡기기입니다.
이 중에서 저는 비전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회사에서 비전은 돈을 버는 길을 제시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돈을 벌어올 수 있는 리더는 비전을 가진 리더인 셈입니다. 조금
천박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만 리더는 돈을 벌어오면 웬만한 잘못은 다 용서 받습니다.
CEO 중에는 정말 인격이 돼먹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욕하고 직
원 정강이 뼈를 걷어차는 인간도 있습니다. 그리고 직원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그
만두면 또 채우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회사도 잘 굴러갑니다. 얼핏 보면
당장 회사가 문 닫을 것 같지만 천만에 입니다. 회사가 돈을 벌기 때문입니다.
은둔하는 CEO도 있습니다. 자기만의 기술이 있기 때문에 자기는 칩거하고 직원이든 다
른 사람을 만나지 않는 CEO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회사는 잘 돌아갑니다. 돈을 벌기 때문입
니다.
사람이 가지가지이듯 리더도 가지가지입니다. 그래도 다 살아갑니다. 여러 유형의 성공
한 CEO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리더는 이래야 한다고 얘기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회사
에서 인정되는 리더십은 돈을 벌어오는 리더십입니다. 회사의 비전은 돈을 벌어오는 것입니
다. 돈을 벌어오는 게 명확하게 보이면 회사는 운영됩니다.
비전은 직원에게만이 아니라 CEO 자신에게도 중요합니다. 여수룬 운영하면서 저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특히 2007년부터 2008년까지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돈도 없었고, 매
출도 빨리 늘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저더러 정말 인내심이 강하다고 합니다. 그 시절을
어떻게 견뎠냐고 칭찬해줍니다. 그런데 제가 무슨 인내심이 있습니까? 여수룬을 운영하지 않
으면 할 게 없었으니까 했을 뿐입니다. 어쨌든 그 때 그만둘 수만 있으면 그만뒀을지도 모릅
니다. 그만 둘 수 없었으니까 계속 한 것일 뿐입니다.
2012년 겨울부터 지금까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말 하루하루가 힘들었습니다. 늘 돈이
없었으니까요. 아무래도 저는 책임을 지고 있으니까 훨씬 더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매출이 꾸준히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회
사는 전년도 동월 대비 매출이 떨어진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꾸준히 올랐습니다. 그런 현실

2
과 미래를 볼 수 있었으니까 버틸 수 있었습니다. 비전이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것
입니다.
사람이 쓰러지는 것은 현재가 힘들어서가 아닙니다. 현재도 힘들지만 미래가 보이지 않
기 때문에 쓰러집니다. 미래가 보이면 현재의 고통은 웬만하면 견딜 수 있습니다. 밝은 미래
를 볼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비전입니다.
저는 현실에 기초해서 계속 미래를 보여줌으로써 조직을 운영합니다. 물론 없는 미래를
보여주는 짓은 하지 않습니다.
미래만 보여줄 수 있으면 리더가 사람을 존중하든 안 하든, 조직을 민주주의로 운영하든
독재를 하든 거의 상관 없습니다. 우선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
다. 사업부의 리더는 돈을 벌어올 방법, 비전을 내놓아야 합니다.
끈기는 일관(一貫)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이는 미래를 향해 흔들리지 않고 나가는 것입니
다. 리더가 끈기 있게 나가면 주변은 당연히 따라옵니다. 그 점에서 저는 끈기가 있었습니다.
어쨌든 어려운 시기에도 지치지 않고 계속 광고를 했습니다. 돈을 빌려서도 광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해외직판솔루션을 만들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계속 개발에 투자를 했습니다. 지치
지 않고 했습니다. 그런 게 지금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설득은 제가 카리스마가 약해서 택한 사람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저는 누구에게 딱딱 지
시하는 일을 잘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택한 방법이 설득하고 납득 시키는 일
입니다. 이건 기질하고 통하므로 굳이 모든 리더가 설득을 주요한 수단으로 택할 필요는 별
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리더는 자기에게 잘 맞는 방법을 쓰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운은 내 힘으로 안 될 때 맡기는 흐름입니다. 조화(調和)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일은 사
람이 합니다. 회사에서도 서로 다르니까 설득하고 가르쳐도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그냥 놔둡니다. 운에 맡깁니다. 살다 보니까 꼭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안 해도 되는 일이 참
많았습니다. 악착같이 내 식으로 해야 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이럴 때는 다른 사람 하자는
대로 놔둡니다.
제가 이걸 제일 잘 적용한 것은 2년 전에 사업부였던 조직을 직무 별 조직으로 전환할
때였습니다. 그때 저는 사업부를 없애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조직 간부들이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저는 조금 거부하다가 그렇게 하자고 순순히 응했습니다. 정말 잘한
일입니다. 사실 제가 CEO인데 강하게 안 된다고 했으면 못했을 겁니다. 그런데 사업부제는
사활 문제가 아니었기에 제가 아주 순순히 제 안을 거뒀습니다. 그렇게 해서 2년을 잘 운영
했습니다. 그리고 큰 성과도 거뒀습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사업부제로 돌아왔습니다.
그때 제가 옳았던 것이 입증된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때는 직무별 조직이 맞았습니다.
아니 그 때도 사업부별 조직이 맞았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은 그건 그다지 핵심사안이 아니
었습니다. 이래도 한 판, 저래도 한 판이었습니다.
살다 보면 이것도 한 흐름, 저것도 한 흐름일 경우가 많습니다.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
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도 제가 주로 많이 채택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이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이 방식은 저에게 잘 맞습니다. 그렇지만 다
른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각 리더는 자기에게 잘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
다.
그렇지만 최소한 비전과 일관된 정책만큼은 어떤 리더십 유형에도 반드시 기본이 된다
고 생각합니다.
정책의 일관성은 비전에서 나옵니다. 그런 점에서는 리더의 비전은 그야말로 모든 것의
기본을 이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리더라면 전략과 전술을 포함한 비전을 뚜렷하게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비전을 향해 일관되게 나가야 합니다. 비전이 뚜렷하고 일관되게 나가면
뭐가 되어도 됩니다.

부하
리더는 직책입니다. 위치입니다. 오늘 리더가 할 일을 이야기했지만, 리더가 할 일은 부
하라고 해도 당연히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입니다. 부하는 리더를 잘 따라주고 리더를 잘
보필해줘야 합니다. 때로는 부하가 리더일 수도 있습니다.

3
진짜 훌륭한 부하가 바로 다음 세대의 리더입니다. 부하 역할을 하지 않고 리더가 될 수
는 없습니다. 훌륭한 부하는 리더가 올바른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부
하는 실행자이면서 참모입니다. 참모도 리더의 자질을 가질 때 리더를 진짜 도울 수 있습니
다.
리더로 하여금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격려하고, 칭찬해줄 수 있으면 이미 직급만
부하이지 리더입니다. 능력 있는 부하라면 리더가 일관된 길을 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좀 잘 하지 못하는 리더를 잘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부하가 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훌륭한 부하는 이미 훌륭한 리더입니다.
제가 우리 회사에서 이 정도 CEO노릇이나마 하고 있는 건 저를 돕는 임직원들이 있었
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정말 행복한 CEO입니다.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줄 알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잘 맺어나가는 임직원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제가 부족한 중에도 CEO노
릇을 하고 있습니다. 여수룬에는 능력 있는 임원, 능력 있는 직원이 정말 많습니다. 스스로
비전을 갖고 있고, 끈기 있고, 자기 나름대로 지도력을 발휘하는 한국과 일본과 중국의 임원
과 직원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게 진짜 우리 회사의 힘입니다. 제가 이나마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진짜로 여러분입니다.
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서장을 부서장답게 만드는 것은 부서원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부서장도 다 불완전합니다. 서로 도와서 조화를 이루는 게 조직입니다.

소통
사업부제가 시작 되었습니다. 사업부는 이익을 내야 합니다. 또는 비용을 줄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익을 내는데 모두가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지금 회사 자금 사정은 생각한 것보다 많이 안 좋습니다. 매출은 예상했던 것만큼 나왔
습니다. 그런데 지출 예측에서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환율 예측에서 실패했습니다. 환율은
지금 10엔 당 975원 대를 가고 있습니다. 이 상태여도 한 달에 2천5백만 원 이상 환차손이
발생합니다. 지금 우리로서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앞으로 한두 달은 계속 고생할 것
같습니다. 현재 예측이라면 그래도 한두 달 뒤부터는 매달 흑자가 나면서 부족 자금이 줄어
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것도 원-엔 환율 동향에 따라 생각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이 상황이라면 빨리 장보고 중국판을 만들고, 장보고 한국판을 만들어서 환율 변동에 대
처해야 합니다만, 지금 우리 형편으로는 그렇게 신속하게 전환을 할 수가 없습니다. 겨우 최
악의 자금 상황에서 빠져 나오고 있는 형편이므로 신속하게 전환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저 자신은 상황을 잘 예측하지 못했고 실패했습니다.
제가 실패했기 때문에 지금 회사가 상당히 답답한 상태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매출을 올
리고 이익을 내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지금 매출 8천1백~2백만 엔 상태가 되어야 적자가
나지 않습니다.
8월은 특별히 어려운 달입니다.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9월은 8천 만 엔 조금 못 미칠
거고, 10월은 9천만 엔 전후, 11월 8천7백 만 엔 전후, 12월 8천만 엔 전후가 될 것으로 추
정됩니다. 이 상태면 그나마 버틸 수는 있는 정도일 겁니다. 이 상태면 내년 상반기에는 확
실히 좋아질 겁니다만 그때까지 참 어려운 일이 계속 됩니다.
이 상태를 빨리 돌파하는 것은 사업부가 더 많은 매출을 만들어주고, 일본 영업 조직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매출을 만들어주는 것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매출을 올리면서 더 많
은 이익을 내야 이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다행히 여건은 무척 좋습니다. 제가 무엇보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현재 조직 각
사업부가 매우 안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명함, 스티커, 제3사업부, 마쿠마쿠, 수출사업부, 마케팅부, 일본 영업부 모두 리더와 부
서원이 모두 안정되어 있습니다. 조직이 이 정도로 안정되기도 어려울 정도로 안정되었습니
다. 그리고 환율을 제외하면 약점을 찾아보려고 해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여건은 좋습니
다. 그러므로 지금 조금만 더 집중하고 노력하면 어려움을 무난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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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업부 단위로 지혜를 모아서 좋은 방법을 만들어내기를 바랍니다. 물론 저는 이를
위해서도 부서가 잘 단합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일입니다만 리더가 리더답고 부하가 부하 다울 때 사업부는 이익을 낼 수 있습
니다.
비전, 끈기는 리더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자질이고, 부하도 가져야 할 자질입니다. 리더
가 그런 자질을 다소 갖고 있지 못하더라도 부서원이 보충을 해주면 됩니다. 그렇게 해서 부
서 전체가 비전을 가지고 그 비전을 끈기 있게 따라가면 부서는 성공합니다.
이게 되려면 리더와 부하는 서로 돕는 자여야 합니다. 서로 불완전하다는 것만 인정하면
그래도 조금씩 돕는 자가 될 수 있습니다. 서로 불쌍하게 생각하고, 서로 안타깝게 생각해야
합니다. 저 사람도 나름대로 하려고 하는데 안 되는 거지 하고 생각하면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조금 아쉬워도 참을 수 있습니다.
사업부가 성공하기 위해 각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기 바랍니
다. 그리고 우리 사업부의 비전이 무엇인지를 서로 확인해보고, 또 부족하면 비전을 잘 세우
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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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100엔-900원을 각오하고

2014. 9. 05. 금요일.

매출 올리는 게 너무 중요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저는 8월까지만 힘들면 9월부


터는 더 이상 적자는 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고 답답했지만 잘 견뎌왔습니다. 그런데 엔저가
심해지면서 큰 장애가 생겼습니다. 9월3일 현재 100엔-970원 입니다. 이는 2008년 5월 100
엔-976원을 기록한 이래 가장 낮습니다. 정말 긴장됩니다.
우리 회사는 100엔-1,000원 환율에서 8천만 엔이 손익분기점입니다. 그런데 100엔-
950원이면 매출 8천4백만 엔이 손익분기점이 됩니다. 물론 일본에서 엔화로 지출되는 게 있
으므로 8천4백만 엔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 8천2백만 엔 이상이어야 손익분기점에 이릅니다.
우리 처지에서는 100엔-1,000원 이하 환율이 참 쓰라립니다.
엔저가 언제까지 그리고 어느 수준까지 갈 지는 우리 수준 사람이 거의 예측할 수 없습
니다. ‘환율은 귀신도 모른다’고 합니다. 하긴 환율을 예측할 수 있으면 돈 버는 건 땅 짚고
헤엄치기입니다. 더군다나 요즘 환율은 경제논리에 좌우되기보다 정치논리에 좌우되는 경우
가 많고, 미국 자본의 장난질에 요동을 치므로 우리 같은 사람이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합니다.
어떤 사람은 엔저-원고가 계속 될 거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엔 대비 원고가 더 이상은
지속되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믿을 게 못됩니다. 설사 맞는다고 해도 그야말로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는 격일 뿐입니다.
다행히 더 내려가지 않고 100엔-950원에 머무른다고 해도 우리 회사는 참 곤란해집니
다. 우리 회사는 2008년~2012년 엔고 때문에 성장했습니다. 그러니까 엔저라고 해도 불평
할 처지는 못 됩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쁠 때가 있으니까 받아들
여야 하지만 지금 당장은 이 상황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게 꽤 힘이 듭니다. 정말 천신만고
끝에 가장 어려운 2014년 8월을 넘겨서 이제는 좀 편해지고 또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려움이 계속 되니까 화가 나기까지 합니다. 뭐가 이러냐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지만 화 나는 건 화 나는 거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방법 밖에는 다른 수단이 전혀 없습니다. 환율은 완전히 우리 통제 바깥에서 벌어지
는 일입니다.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일은 받아들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수밖에 없습니
다. 다만 우리는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일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잘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100엔-900원을 각오
100엔-900원을 각오해야겠습니다. 비통하지만 현실입니다. 100엔-950원에만 머물러주
면 천만다행이지만 회사를 운영할 때 재정은 제일 안 좋은 상황을 가정해야만 합니다. 돈 문
제는 낙관 전망했다가 틀어지면 대책이 없기 때문입니다.
100엔-900원을 전제하면 일단 9월에는 어떻게 해서든 매출을 9천만 엔까지 끌어올려야
합니다. 이게 안 되면 정말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합니다.
저는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할 정도가 아닌 한 현재 인원을 줄이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광고비도 줄이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현재 기조를 유지하겠습니다. 그리
고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장보고 중국 버전을 열어서 엔저가 지속될 때를 대비하고 이후
회사 발전을 도모하겠습니다. 또, 일본 영업 조직을 늘리겠습니다.
여수룬은 계속 투자해서 오늘까지 왔습니다. 그동안 우리 회사는 엔고로 엄청나게 벌었
습니다. 그걸 투자하지 않고 갖고 있었으면 회사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작겠지만 저 개인은
정말 여유 있게 살았을 겁니다. 그 많은 돈을 벌면서 저 개인이 풍족한 생활을 하지는 않았
습니다. 그걸 다 재투자했습니다. 광고비를 늘렸고, 개발실을 확충했고, 일본 영업 조직을 만
들었고, 중국 법인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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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했기 때문에 회사는 단단해졌고, 지금 환율 때문에 애를 먹지만 조금만 서로 참
으면서 노력하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기조를
유지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도 광고비를 줄이기만 해도 돈이 부족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조직을 몇
군데만 축소해도 자금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런 건 사업이 아닙니다. 그렇게 하는 것
은 미래의 먹거리를 당겨서 먹어 치우는 어리석은 짓일 뿐입니다. 자주 말씀 드리지만 농사
꾼은 아무리 굶주려도 종자(種子)는 먹지 않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현금흐름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는 이상 현재 흐름은 바꾸지 않을 거고,
계속 투자를 할 겁니다. 이 점은 제 방침입니다. 이해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8월 말 현재, 우리 회사 현금흐름은 역시 좋지 않습니다.

8월 말 현재 5억3천만 원이 부족합니다. 이 중 1억은 은행에서 차입한 돈입니다. 당장


안 갚아도 됩니다. 또 8천4백만 원은 임직원이 회사에 투자한 돈인데 자본금으로 전환하지
않고 차입으로 남아 있는 돈입니다. 이 돈은 갚을 건 아닙니다. 이 돈을 빼면 현재 꼭 지급
해야 하는데 미지급 상태인 돈은 3억4천만 원입니다.
매출 8억 이상 되는 회사가 이 정도 미지급금을 갖고 있다면 아주 나쁜 상태는 아닙니
다. 그렇지만 정말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회계 처리를 잘못해서 회사 재무제표가 안 좋고,
그 때문에 은행에서 차입을 할 수도 없고, 또 투자를 받기도 어렵기 때문에 현금 동원 능력
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이 점은 우리 회사에게 항상 큰 부담이 되는 일이면서 동시에 외
부 투자자가 없다는 점에서 언젠가 큰 강점이 되는 요소입니다.
차입하기 어렵고 투자 받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은 자력으로 100엔-900원 시대를 살 방
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일단 9월에 미지급금을 3억 이하로 낮춰야 합니다. 그리고 10월과 11월에는 매출을 올
리고 이익을 확보해서 미지급금을 2억 이하로 낮춰야 합니다. 그래야 내년 1월 비수기를 감
당하고 3월 이후 안정 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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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매출 9천만 엔, 10월 1억1천만 엔, 11월 1억 엔 이상
내년을 대비하려면 9월 9천만 엔, 10월 1억1천만 엔,-11월 1억 엔 이상 매출을 올려야
합니다. 그리고 현금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서 9월 말 미지급금은 3억 이하, 11월 말 미지급금은 2억 이하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게 안 되면 내년 이후 사업이 지지부진해질 수 있습니다. 장보고 사업은 계속 이 수준
에 머물 거고, 중국 판매자 모집 사업도 제대로 안 될 거고, 장보고 사업을 중국으로 확대하
지도 못할 겁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돈을 모으고 투자를 해야만 합니다.
그러므로 우선 당장은 미지급을 어떻게든 이 수준에 맞춰야 합니다. 혹시 차입하거나 투
자를 받는다고 해도 우리는 투자를 해야지 당장 급한 미지급금을 갚는데 써서는 안 됩니다.
차입하거나 투자를 받게 되면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장보고 중국어 버전을 만드는데 먼저 써
야 합니다. 원엔 환율을 감안하면 장보고 중국어 버전보다 한국어 버전을 먼저 만들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차입하거나 투자 받은 것으로 지금 운영하는데 부족한 돈을 메우
는데 써서는 안 됩니다. 지금 미지급으로 남아 있는 돈은 우리가 일을 해서 갚아야 합니다.
매출을 올려야 합니다.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확보해서 부족금을 낮춰야 하고, 어떤 방
법으로든 현금을 확보해야 합니다.
매출을 올리지 못하면, 정말 죄송합니다만, 모자란 만큼의 돈은 급여 지급을 유예해서라
도 확보하겠습니다. 무책임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고, 비난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100
엔-900원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대비하지 않으면 정말 위험해집니다. 당
장 급해서 급여로 지급해버리고 돈을 다 써버리면 우리 회사는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그럴 일
은 없겠지만 세상일은 알 수가 없습니다. 할 수 있는 한 현금을 확보해야 합니다.
회사에 여수룬 초창기 멤버도 여러분 계십니다. 그동안 저는 매우 어려운 조건에서도 매
출을 독려하지 않았습니다. 매출 계획을 내라고 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요구합니다. 그만큼 현재 국면이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만큼 급여를 유예한다고 하면 당연히 기분이 나쁠 겁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상황이 싫으신 분은 선택을 하면 됩니다. 다 성인입니다. 상황에 맞
게 스스로 결정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저는 설사 급여를 유예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모두 잘 견뎌주기를 진심으로 바
랍니다. 여수룬은 이미 투자할 것은 다 투자했습니다. 매출이 늘어나도 인원이 정비례해서
늘어나는 때는 지났습니다. 상황은 아무리 어려워도 반 년을 안 넘습니다. 원엔환율이 우리
에게 안 좋다지만 이것도 우리는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습니다. 어렵더라
도 견딜만한 조건은 됩니다. 급여를 유예한다고 해도 최대 한 달 치입니다. 그 정도는 감당
해줬으면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제가 부담을 드린 만큼 보상을 합니다. 저와 회
사를 믿고 최대 한 달 치 급여가 유예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한 달
치 급여 정도는 급여 생활자가 은행에서 급여 통장으로 대출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자는 내
년에 회사가 돌려드립니다.
저는 마지막 고비를 같이 잘 넘기자고 말씀 드립니다.
그런데 9월 9천만 엔, 10월 1억1천만 엔, 11월 1억 엔 이상 매출을 올리면 급여 지급을
유예할 일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상황이 안 좋아지면 어떻게 하나 하고 고민할 시간에 매출
을 올리기 위해 온갖 지혜를 다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이현철 전무를 매출 증대 책임자로


제가 처음으로 구성원들에게 매출 목표를 내라고 요청했습니다. 그건 우리가 조건이 되
기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는 자금이 다소 부족하지만 지금 현재를 놓고 보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매출 목표를 내라고 요청하지 않은 것은 조직이 목
표를 걸고 일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이전과 전
혀 다릅니다.
우선 각 사업부가 부족한 점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안정이 되었습니다.

3
그리고 제1, 제2, 제3사업부, 마쿠마쿠, 에어간판, 장보고사업단, 수출사업부, 영업부 모
두 지휘자가 명확합니다. 일은 사람이 합니다. 계획을 세우면서 지휘자가 명확하지 않으면
다 헛수고입니다. 지휘자가 명확하다는 것은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 점에
서 우리 회사 각 사업부의 지휘자가 명확하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김대
성부장이 장보고사업단과 수출사업부 둘을 지휘하는 걸 빼면 겸임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
다. 부사장이 부사장으로 활동하면서 에어간판이며 전단지 사업을 지휘하는 게 예외입니다만
부사장은 그 정도 감당할 역량이 됩니다. 사업부로 나뉘어서도 인원이 부족하지 않고 사업부
책임자가 명확하다는 것은 조직이 그만큼 강하다는 뜻입니다.
지원조직도 강력합니다. 개발실은 이제 막강해졌습니다. 그리고 영업부도 메일 지원을
잘 할 수 있고, 오프라인 영업 조직도 강해졌습니다.
9월 이후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당장은 부서 활동을 보강하는데 들어가
는 자금 지원도 크게 줄이지 않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매출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이
정도 조직은 만들기 어렵습니다. 이런 조건이기 때문에 저는 매출 목표를 내라고 요구하는
것이고, 또 매출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전 조직이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현철 전무를 매출 증대 과제를 지휘하는 총 책임자로 임명합니다. 어떤 일이든
책임자가 명확하지 않으면 일이 될 리가 없습니다. 매출 증대-이익 확보는 당분간 회사에 절
박한 과제니까 이현철 전무를 지휘자로 세우고 진행합니다.
이현철 전무가 각 사업부와 부지런히 의견을 교환하면서 매출 목표를 세울 거고, 집행
계획을 짤 거고, 상황을 점검할 겁니다. 매출 관련해서는 이현철 전무를 중심으로 같이 논의
하고 같이 계획하고 같이 집행해주시기 바랍니다.

부담
부담스럽습니다. 당연합니다. 이런 거 좋아할 사람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해야 합니
다.
저는 마땅히 해야 할 때 그걸 잘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진짜 성숙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 정도 부담 없이 회사 생활할 수는 없습니다. 어디서나 마찬가지입니다.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으로서 부담이 있고, 남편으로서, 주부로서도 부담이 있습니다. 그런 부
담은 삶의 일부입니다. 그런 부담이 없으면 삶도 없습니다.
당연히 안아야 할 부담이니 불평하지 말고 잘 감당해주시기 바랍니다.
흔히 하는 말이지만 위기는 기회입니다. 누구나 부담 가질 때 기량을 발휘해주기 바랍니
다. 늘 그렇지만 좋을 때는 누구나 잘 합니다. 돈도 있고, 가정도 평안하고, 주변도 문제가
없으면 다 좋은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돈도 떨어지고, 가정에 위기가 닥치고, 주변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때야말로 그동안 쌓았던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저도 느긋한 사람은 못 됩니다. 8월을 가장 어려운 때를 지나면서 환율이 우리에게 불리
하게 진행되는 걸 보면서 저는 마음의 평정을 다 잃었습니다. 말을 안 하게 되고 살짝 우울
해지기도 합니다. 그나마 임직원을 신뢰하고, 우리 비즈니스를 믿기 때문에 견뎌나가는 것입
니다. 어려운 중에도 길을 찾고 결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난세(亂世)에 영웅(英雄)이 납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입니다. 누구나 부담을
가져야 할 때, 누군가 돌파구를 만들어야 할 때, 이 부담을 기꺼이 받고 타개해나가는 사람
이 진짜 능력자입니다.
우리 회사에는 능력자가 정말 많습니다. 초창기 정말 어려운 시기를 견딘 분들이 많습니
다. 그리고 힘든 때 지치지 않고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온 분들입니다. 그때 비하면 지금
사정은 어려운 때라고 하기도 힘들 수 있습니다. 그때는 회사가 살아남을지를 걱정했던 때고,
지금은 겨우 한 달 급여를 유예하느냐 마느냐를 걱정하는 때입니다.
부담을 기꺼이 안고, 난국을 타개하는 일에서 능력을 발휘해주십시오. 보상이 따를 겁니
다.

지혜 모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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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매출을 올릴 것인가? 잘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하려고만 마음 먹으면 방법은 수
십 가지 수백 가지 나옵니다.
고정관념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늘 하던 대로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업부 안에서 충
분히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어려운 때 좋은 지혜를 모아서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다른 사업부가
따라 할 모델을 만들어내기 바랍니다.
신규 고객 유치, 기존 고객에게 새 상품 팔기, 휴면 고객 깨우기, 메일, 홈페이지 여러
공간 활용, 신상품 개발, 기존 상품 개선과 가격 조정, 카탈로그를 만들어서 배송되는 박스
에 넣기, 이벤트, 쿠폰 발행, SEO, 검색어 광고 문안 점검. 장기 초대형 이벤트 등. 생각해보
면 따로 돈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 무척 많습니다. 그리고 이 외에도 개발하기에
따라, 생각하기에 따라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은 정말 많습니다. 돈 대신 지금은 집중력,
지혜, 시간을 투자해서 매출을 증대 시킬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지휘는 이 많은 것 중 어떤 것을 언제 할 지 취사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의하고,
토론하고, 지혜를 모으고, 힘을 모으고, 역할 분담을 하는 것입니다.
매출을 어떻게 올릴지를 제가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게’를 모토로 서비스를 해서 매출을 만들었고, 신규고
객 유치와 상품 관리로 매출을 늘렸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여건이 달라졌습니다. 전혀 다른
방법들이 나올 수 있는 때가 되었습니다.
지혜를 잘 모으시기 바랍니다. 사업부 평가는 여기서 갈릴 겁니다. 어쨌든 사업부제는
사업부의 성과로 고과(考課)한다는 취지입니다. 그리고 사업부 지휘자 평가도 여기서 갈립니
다. 기량을 발휘해주세요. 성과를 내주세요.

당부
급여 지급을 유예하겠다고 하는 건 무책임할 수 있습니다. 비난 받을 일이기도 합니다.
저를 위해서도, 또 우리 모두를 위해서도 이런 일이 안 생기게 도와주세요. 어떻게든 매출을
올려주세요. 매출을 올린다고 이익을 없애면 안 됩니다. 이익 목표도 세워주세요.
그리고 직접 매출을 담당하지 않는 분들은 비용을 절감하는데 노력해주세요. 매출이 늘
어나도 인원이 늘어나지 않아도 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은 매출 증대보다 더 소중한
일입니다. 돈을 벌어오기보다 비용을 줄이는 게 더 빠를 때가 많습니다. 시스템을 개선하고,
공정을 개선해서 판매가 늘어나도 인원을 늘리지 않아도 되게 내부를 신속히 정비해주십시
오. 잘 검토하면 아낄 수 있는 것, 개선할 수 있는 것은 늘 널려있게 되어 있습니다.
매출을 직접 담당하지 않는 분들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적극 제안하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직위, 직책에 관계 없이 매출을 올리고, 비용을 줄이는 데 지혜를 내야 할 때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정말 잘해왔습니다.
이만큼 한 회사가 어디 있습니까?
이만큼 왔는데 앞으로 못 갈 일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은 매출을 올리는 게 너무 중요한 때니까 이렇게 해야 하고, 그것만 바라보고 달려
갑니다.
제가 어려운 형편을 이야기했지만, 우리 회사는 앞날이 정말 엄청나게 밝은 회사입니다.
그냥 특별한 일 안 하고 지금까지처럼만 해도 내년 3월부터는 매출이 1억 엔은 무조건 넘습
니다. 1억 엔 넘으면 정말 우리가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회사가 어디
있습니까? 그걸 바라보면 지금 어려움은 잘 견딜 수 있습니다. 그리고 9월 9천만 엔, 10월 1
억1천만 엔, 11월 1억 엔을 넘기면 어려움 자체가 없어집니다.
지금까지 잘해왔던 것만큼 같이 잘해봅시다.(*)

5
[CEO전언]

방법

2014. 9. 12. 금요일.

9월에 9천만 엔, 10월에 1억1천만 엔, 11월에 1억 엔 매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을 때


몇몇 분들은, ‘뭐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닌데’하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저는 일을 잘한다는 것은 방법과 수단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9월에, 초단기
(超短期)로 매출 9천만 엔을 만들어내라고 하면 갑갑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면 9월 매출은 8천 만 엔 정도입니다. 이 상태에서 우리가 노력을 덧붙여서 1천2백만 엔
정도 매출을 더 만들어야 합니다.
9월이 1/3 지나간 9월10일까지를 기준으로 할 때, 9월 매출은 딱8천만 엔입니다. 이 상
태로는 9월 매출을 달성하기는 요원(遙遠)합니다. 의지(意志)와 결의(決意)도 있어야 하지만
수단과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오늘부터 나머지 18일 간 우리는 방법을 찾고, 수단을 찾아서
1천만 엔 추가 매출을 올려야만 합니다.

꼭 달성해야 할 목표
저는 여간 해서는 목표를 세우라고 하지도 않고, 설사 목표를 세우게 해도 닦아대지 않
습니다. 왜냐면 사람을 그렇게 들들 볶는다고 성과가 나온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목표를 달성했다고 해서 상 주고, 달성하
지 못했다고 해서 벌주고 하는 게 꼭 좋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다지 그런 방법을 쓰고 싶
지도 않습니다.
저는 좀 안 되더라도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람
이 스스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군다나 우리 회사 구성원들은 들들 볶지
않아도 원체 열심히 하고 있는데 굳이 신상필벌(信賞必罰)을 들이댈 필요를 못 찾았기 때문
입니다.
그렇지만 이번 목표는 꼭 달성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9월 9천만 엔, 10월 1억1천만 엔, 11월 1억 엔은 꼭 이루어야 할 목표입니다. 이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면 제가 정말 곤혹스러운 사정에 빠지는 한이 있더라도 모자라는 만큼의 급여
지급을 미뤄야 할 사정이 생기는 목표입니다. 그리고 이룰 수 있는 범위 안의 목표입니다.
안 하면 안 되는 일이기도 하고, 집중하면 할 수 있는 일이니까 강하게 요청합니다. 지
휘 책임자들은 꼭 스스로 정한 목표를 달성해주기 바랍니다.
9월에 9천만 엔을 달성하는 것은 도저히 안 될 정도의 목표가 아닙니다. 늘 하던 대로
에서 13% 정도 추가 매출을 더 올리는 것뿐입니다.
더군다나 환경과 여건은 작년과 전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습니다.
각 사업부마다 지휘자가 확실합니다. 인원도 그다지 부족하지 않습니다. 지원 조직도 막
강합니다. 이제는 경험도 충분히 쌓였습니다. 더군다나 곧 장보고를 이용해서 패션포유와 비
엠코리아가 판매를 시작합니다. 또 우리가 에어간판 사이트를 오픈합니다. 무엇보다 일본 영
업 조직이 보강되었을 뿐 아니라, 이현철 전무가 전담해서 지휘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여건에서 13% 정도 추가 매출을 만들지 못한다면 말이 안 됩니다. 이 정도 환
경이 되니까 각 사업부에서 책임을 지고 목표를 달성하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조직
상태와 환경에서 우리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지 못한다면 우리 조직도 지금 상태라면 그
다지 미래가 없습니다.

긍정(肯定)하는 마음
해야 할 일은 목표를 달성할 수단과 방법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수단과 방법은 마음에
따라 나오기도 합니다. 된다고 생각하면 되는 방법이 나오고, 안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가 수십 가지, 수백 가지 나옵니다. 저는 의지, 결의를 강조하는 주의(主義)를 정말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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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니다. 그래서 무슨 결의대회니 선언이니 하는 걸 거의 하지 않습니다. 회식이니, 단합대회
니 하는 것도 잘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무시하지
는 않습니다. 다만, 의지나 결의를 지나치게 내세워서 사람을 들들 볶는 걸 싫어하는 것뿐입
니다.
어느 정도 기반이 되어 있으면 의지는 정말 중요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우리 회사 사업도 의지나 결의가 없었으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한국에
서 인쇄물과 판촉물을 일본에 팔면 돈을 벌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고, 또 어느 정도는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다음에 필요한 것은 의지뿐입니다. 그 판단이 맞았고, 또 우리가 의
지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 회사는 여기까지 발전해왔습니다.
충무로에서만도 우리보다 더 오래 인쇄업에 종사했고 돈도 더 많은 회사들은 할 수 있
다는 판단도 못했고, 또 한편으로는 의지가 약해서 우리가 하는 걸 옆에서 눈으로 보면서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쇄업을 해본 적도 없었지만 판단력과 의지로 해내고 있습니
다. 돈도 없었고, 인쇄 경험도 없었는데 해서 여기까지 온 것은 전적으로 판단력과 의지 덕
분입니다. 아, 물론 엔고라는 천우신조(天佑神助)가 있었습니다만.
저의 경우입니다만, 일본에 인쇄물과 판촉물 직판 사업을 하기 전에 일본에 한국 택배
박스를 직판하는 일을 했습니다. 택배박스 직판은 인쇄물과 판촉물보다 더 황당한 비즈니스
입니다. 우선 택배박스는 무겁고 투박하고 부가가치도 높지 않습니다. 인쇄-판촉물을 한국에
서 일본에 직판하는 있는 회사는 지금도 10여 개일 정도입니다. 그에 비하면 택배박스를 한
국에서 일본에 직판하는 회사는 아직도 거의 없습니다. 한국에서 인터넷 검색 박스에 택배박
스라고 치면 40여 개 회사가 나옵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데도 그나마 유패키지가 우리
도움을 받아 일본에 진출했을 뿐 일본 직판을 시도하는 회사도, 또 성패를 떠나 진출한 회사
도 없습니다. 그런 황당한 비즈니스인데도 저는 성공 시켰습니다. 역시 된다고 판단한 다음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였기 때문입니다.
일단 판단을 정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지만 그 다음에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열쇠는 방법과 수단을 찾는 것입니다. 노력하면 할 수 있는 환경에서 방법과 수단을 찾
는 것은 노력하면 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긍정하는 마음이 정말 중요합니다. 할 수 있다는
마음은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반드시 제공해줍니다.
저는 이런 경험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고 곰곰이 생각하면 수단
과 방법은 너무 많이 나옵니다.
최근 저는 이현철 전무로부터 큰 위로와 힘을 받습니다. 매출 증대 책임은 이현철 전무
가 지고 있습니다. 이전무는 9천만 엔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할 뿐 아니라 어쩌면
1억 엔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 지휘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전무에게 ‘꼭 달성
해야 한다’고 독려하면 이전무는 ‘어떻게 하든 달성할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지휘
자가 이런 마음을 먹고 있으니까 반드시 될 겁니다. 이런 마음을 먹으면 이런 일을 할 수 있
는 여러 가지 방법과 수단이 생깁니다.
지금 걸어서 달나라 갈 방법을 찾아내고 그렇게 하라고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겨우 13%
증대입니다. 50%도 아닙니다. 이 정도 목표를 달성할 수단과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지휘
채를 내려 놓을 생각을 해야 합니다.
지휘자 혹은 부서는 스스로 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과 긍정하는 마음이 제
대로 자리 잡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진짜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가?
저는 할 수 없다는 마음이 들면 상급자와 다시 검토해보기를 권합니다.
이번 목표는 세웠으면 달성해야 합니다. 부서가 책임을 져주기를 바랍니다.

다른 사람 도움 받기
지휘자와 부서는 방법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강력하게 집행하시기 바랍니다. 제
경험입니다만 확신과 의지를 가지고 골똘히 생각하면 방법은 정말 무수히 많이 나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주변 사람의 힘과 능력을 많이 활용합니다.
책은 정말 보지도 않고 만나지도 않았지만 엄청난 도움을 줍니다. 인터넷 마케팅 서적,
온라인 마케팅 서적을 읽고 공부하면 당장 도움을 받습니다. 또는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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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다 다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경
험은 놀라운 영감을 줍니다.
경험 있는 사람들과 대화 합니다. 자문을 구합니다. 역시 책만큼이나 많은 지식과 지혜
를 줍니다.
그리고 부서원의 도움을 얻습니다. 부서원들로부터 받는 에너지가 진짜 에너지입니다.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습니다.
책을 통해서 간접으로나마 다른 사람의 도움을 얻고, 또 직접 다른 사람의 도움을 얻다
가 보면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늘 다니던 길로 다닙니다. 편하기 때문입
니다. 충무로 주변에 음식점이 수백 개 있습니다. 저는 이 중 늘 다니는 집은 열 군데도 안
됩니다. 그만큼 사람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기 싫어합니다.
마케팅도 마찬가지고 영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지식이 공급되지 않으면 사람은 자
기가 생각하는 것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휘자는 바빠도 책을 읽어야
합니다. 아니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대화를 많이 해야 합니다.

중요한 고비
9월, 10월, 11월은 지난 주 전언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정말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 고비만 넘기면 우리 힘으로 우리가 하려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고비만
넘기면 우리 사업은 폭발합니다. 중국에 기반이 다져지고, 중국에 판매를 하게 되고, 일본
영업망이 단단해집니다. 이 작은 회사로 놀라운 기반을 만들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부터 남은 18일 정말 중요합니다.
9월에 실패하면 10월, 11월 성공도 보장받기 어렵습니다. 지금 이 고비를 잘 넘으면 환
율의 위험도 많이 제거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안정됩니다. 지금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9월에 9천만 엔을 넘겨야 할 때입니다. 정말 지혜를 모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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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전언, 그리고 보고

2014. 9. 19. 금요일.

회사 CEO들이 일선 직원과 면담할 때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회사가 지금 무엇


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입니다. CEO는 이 말을 들으면 간부들에게, “내가 한
말을 당신들이 제대로 전달하지 않으니까 일선 직원들이 회사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모른
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까?”하고 화를 냅니다. 저도 20대부터 계속 조직 생활을 해왔는데 하
부에서 이런 불만을 터트리는 걸 정말 많이 봤습니다.
일선 조직 구성원이 CEO나 조직이 하려는 일을 잘 알고 싶어하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
이 아닙니다. 조직의 목표를 잘 알아서 스스로 할 일을 찾고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
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되니까 화가 나서 하는 말입니다.
사람에게는 스스로 알아서 제대로 해보려는 속성과 스스로 알아서 하기 싫어하고 대충
하려는 속성이 같이 있습니다. 우리가 조직을 만들어서 일을 하는 것은 스스로 알아서 제대
로 하려는 속성은 떠받들어서 더욱 키우고, 주저앉아 있으려는 속성은 억제하고 제거하기 위
해서입니다.
사람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면서 일할 때 행복합니다. 그리고 성과를 내고, 인정을
받으면 행복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일하고,
성과를 내고, 인정받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조직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잘 모르면, 뭘 해야
할 지,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잘 모르게 되고, 잘 모르니까 일을 잘 할 수 없게 되고, 당연히
인정받기도 쉽지 않으니까 화가 나고 불평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인성(人性)의 참됨에 기대를 걸고 삽니다. 사람이 악하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선함에 기대를 겁니다. 저는 회사가 악하지 않다면, 아니 때로는 악할 때조차도 임직원들은
회사가 발전하기를 바라고, 또 회사가 발전하는 가운데 개인도 발전하기를 원한다고 믿습니
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대부분의 임직원들은 회사를 사랑하고, 사랑하니까 회사를 잘 알고
싶어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은 제가 30세 무렵 어떤 작은 조직의 책임자가 되었을 때
부터도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구성원의 참된 인성에 의지하려면 조직이 하려고 하는 바를 정확하게 알려
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조직이 하려는 바를 정확하게 알리려고 무척 애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찾아낸 것이 지금의 전언(傳言)과 같은 형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조
직의 리더였던 30대 무렵에도 저는 조직의 사정을 조직원들에게 있는 그대로 알려주는 방편
으로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전언(傳言)과 같은 것을 매주 썼습니다. 그 당시 조직이 회지(會誌)
를 매주 발간했는데, 회지 첫 꼭지가 회장 인사말이었고, 그 인사말을 꽤 길게 매주 썼습니
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저는 인사말을 대충하지 않고 조직의 실정(實情)을 잘 정
리해서 썼습니다.

18명일 때 시작한 전언
우리 회사에서 제가 전언을 쓰는 것도 이 맥락과 통합니다.
우리 회사에서 제가 처음 전언을 쓴 것은 2009년 6월 19일이었습니다. 애드프린트 사이
트를 오픈한 것이 2007년 10월 16일이니까 회사를 만들고 1년8개 월 되었을 때입니다. 1년
8개월 간 전언을 쓰지 않은 것은 임직원 숫자가 몇 명 되지 않았고, 조직 분위기가 이런 전
언을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당시 전언을 뒤져보니까, 그 무렵 우리 회사 구성원 총수가 18명이었습니다. 2007년 10
월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저와 이석주 부사장, 그리고 지금도 가끔 연락을 하는 김
미정 과장 세 명이었습니다. 그 때 고객 응대는 일본에서 나카오 대표가 했습니다. 그러다가
제작과 고객응대를 한국, 한 곳에서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하고 일본어 원어민자인 다나카
나오미씨를 합류 시키고, 접수부원 박고은씨를 한 명 추가한 것이 2008년1월입니다. 그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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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1년5개 월이 지나서 전언을 쓸 무렵 총 18명이 되었습니다.
결국 전언은 18명을 위해 썼습니다. 당시 한국어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사람은 일본의
나카오 유키오 대표 한 명이었습니다. 나카오 유키오 외에 일본어 원어민자는 고객응대 담당
다나카 나루미씨 한 명이었습니다. 다나카 나루미씨는 한국어를 곧잘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나카오 유키오 대표 한 명을 위해서 전언을 돈을 주고 일본어로 번역해서 보냈습니다.
기껏 총인원 18명인 조직에서 18명이 읽으라고 A4 4-6매를 매주 글로 쓰는 것은 어떻
게 보면 힘 낭비일 수도 있습니다. 거기다가 단 한 명을 위해 돈을 주고 번역해서 보낸다는
것은 돈 낭비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왜냐면 소통이 가장 중요하
고, 각 사람이 조직이 하려는 일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록 나카오 대표 한 명이지만 그 한 명이 소외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글을 좀 쓴다고 해도, 저 역시 전언 쓰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지금도 그렇
지만 그때도 그랬습니다. 다행히 쓸 게 없는데 쓸 걸 억지로 찾아야 할 일은 없습니다. 써야
하고, 정리해야 할 것은 너무 많습니다. 써야 할 많은 소재 가운데 조직 상황에서 가장 적당
한 소재를 선택하고, 찾은 다음에 쓸 내용을 정리하는 일이 힘듭니다. 글로 정리해본 분들은
알겠지만 처음에는 ‘가’를 주제로 쓰기 시작하지만 쓰다 보면 ‘가’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거나, ‘가’의 원인이 엉뚱한데 있어서 ‘가’를 쓴다는 게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경우가 있
습니다. 그러니까 다 써놓고 버리고 새로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혹은 ‘나’라는 주제를 생각
하고 정리를 하다가 갑자기 ‘다’를 써야 할 때도 있습니다. 역시 글로 정리하는 일은 저에게
도 정말 어렵습니다.
지금은 매주 목요일 이른 아침 7시에 번역해주시는 후지이님에게 원고를 보내고, 후지이
님이 오후3-4시까지 번역을 해서 보내주면, 그걸 배포합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원고를 미리 끝내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대부분 원고 마감시간인
목요일 새벽 7시가 되어야 마무리 됩니다. 아무리 미리 써보려고 하지만 소용 없습니다. 신
문에 연재하는 소설가가 늘 마감 시간에 쫓기는 심정을 저는 이해합니다. 원고를 보내고 나
도 내용이 부실하거나 빼먹은 게 생각나서 후회하는 적도 꽤 많습니다. 수요일 저녁인데 전
언을 시작하지도 못한 날도 많습니다. 그러면 목요일 새벽 2시부터 씁니다. 5시간을 완전히
몰입해서 쓰면 머리가 정말 하얘지는 때도 있습니다.
저에게도 전언 쓰는 건 힘듭니다. 물론 사기업이고, 전언 몇 번 빼먹는다고 큰일 날 일
이 아니니까 정말 힘들 때는 가끔은 빼먹을 생각을 할 때도 당연히 있습니다. 최근에도 정말
쓰기 힘들어서 수요일에, 번역해주는 후지이님에게 내일은 전언이 없다고 알려준 뒤에 아무
래도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목요일 새벽부터 후다닥 써서 부랴부랴 후지이님에게 번역해
달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번역하시는 후지이님은, 저도 아직 직접 만난 적은 한번도 없습니
다만, 제가 안 쓴다고 해놓고 부랴부랴 썼을 때도 번역을 해주시는 소중한 분입니다. 그만큼
전언을 쓰는 것은 저에게 가장 소중한 일입니다.
전언을 쓰는 게 힘들지만, 한 회 정도 빼먹을까 하는 생각은 하지만, 아예 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습관이 된 것도 있지만, 저는 CEO고 전언은 회사를 책
임지는 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스스로 정한 제 책임이니까 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저는 씁니다.
저에게 전언쓰기는 회사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은 더 그
렇습니다. 이전에는 회사에서 다른 일도 많이 했습니다. 시시콜콜한 일도 다 개입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회사의 다른 일은 거의 안 합니다. 하려고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
다. 간부들이 워낙 일을 잘 하니까 제가 끼어봤자 도움될 게 없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아직
까지는 제가 회사가 나가야 할 방향은 어느 정도 정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건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 일은 전언 방식으로 정리하는 게 가장 좋으니까 전언은 여전히 회사를 이끄
는 저에게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가장 중요한 일이니까 빼먹기 참 곤란합니다.
우리 회사가 나갈 방향, 현재 우리 회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 전망 등을 종합해서 진단
하는 일은 아직은 제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정리하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입니
다. 언젠가 이것조차도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때가 올 겁니다. 그때가 되면 저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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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을 쓰지 않아도 될 겁니다. 그때는 그때 CEO가 전언을 쓰고 있을 겁니다.
저는 전언이 우리 회사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전언이 있었기 때문에, 최소한 임직원들이 우리 회사가 나가려는 방향이 어딘지를 모르
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길이 제대로 된 방향인지 아닌지는 누구도 모르지만 최
소한 우리 회사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만큼은 확실히 안다고 생각합니다. 설사 확실히
알지 못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다른 어떤 회사, 어떤 조직에 비해서도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말 우리 회사 임직원들을 사랑하고, 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회사 임직원들이 사람의 존엄과 품위를 지키면서 일하고 살 수 있게 돕고 싶습니다. 스
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면서 살 수 있게 도우려고 합니다. 제가 인
생의 선배로서 할 수 있는 만큼은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거나, 돈 때
문에 마지 못해 하거나, 하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면서 일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
다. 저는 우리 회사 임직원들이 스스로 자기에게 자부심을 갖고 회사 생활을 하도록 돕고 싶
습니다. 그걸 위해 저는 회사나 제가 하려는 일을 최대한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공개하려고
합니다. 저에게 전언은 그런 일을 하는 가장 소중한 수단입니다.
저는 제가 생각하는 미래를 임직원에게 최대한 정직하게 전하려고 노력합니다. 저 자신
을 속이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어려우면 어렵다고 이야기 하고, 어렵지 않은데도 경각심을
불어넣는다면서 쓸 데 없이 어렵다고 엄살 피우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저에게, 임직원 여
러분은 제가 일을 시키는 대상이 아닙니다. 저에게, 임직원 여러분은 같이 일을 하는 동반자
입니다. 저는 이렇게 하는 게 회사를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를 따지지 않습니다. 저
는 다만 그런 주의(主義)를 갖고 있으니까 그렇게 운영하려고 노력합니다.
우리 회사 임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은 그 자체로 우주만큼 귀한 존재입니다. 한 집안의
가장이고, 자녀들에게는 하늘입니다. 부모에게는 소중한 보물입니다. 비록 직무와 하는 일에
따라 여러 가지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그 차이 이전에 모두 사람입니다. ‘천지지간(天地之間)
만물지중(萬物之中)에 유인(唯人)이 최귀(最貴)’하니라고, 세상에서 오직 사람이 가장 중요합
니다. 모두 참으로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함부로 일을 시킬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할 귀한 존재들입니다.
저는 전언을 통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잘 이해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도
록 도우려고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선택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보고 수단인 전언
그리고 전언은 제가 임직원 여러분에게 하는 보고입니다. 그렇게 보면 우리 회사에서 보
고를 제일 잘 하는 사람은 접니다. 매주 한번씩 길게 보고하니까요. 보통, 보고는 하부가 상
부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상부도 당연히 하부에 보고를 해야 한다고 생
각합니다. 아니 솔선수범하기 위해서도 상부가 먼저 하부에 보고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
다. 전언은 제가 여러분에게 드리는 보고이기도 합니다.
제가 전언을 쓰는 것은 한가해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물론 지금은 꽤 한가합니다. 그렇
지만 2009년도에 전언을 처음 쓸 때, 저는 매우 바빴습니다. 바빴지만 가장 중요한 일이었으
니까 빼먹지 않고 전언을 썼습니다.
제가 장황하게 전언 이야기를 한 걸 눈치 채셨을 겁니다.
저는 간부들, 그리고 부서 책임자들, 그리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도 형식은 다르더라도
저처럼 직원들에게 보고를 하라고 부탁 드립니다.
직급, 직책, 직무는 달라도 우리 회사 모든 구성원은 모두 독립된 인격체입니다. 부하로
서 상사에게 보고하는 게 아닙니다. 형식은 부하로서 상사에게 보내는 것일 수도 있지만, 보
고는 부하가 상사에게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밴드를 통해서 보고하는 경우
가 대부분이니까 그저 상사를 위해서 보고하는 건 아닙니다. 설사 밴드가 없고, 상사 한 사
람에게만 보고를 한다고 하더라도 보고가 진짜 중요한 이유는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자기 자신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을 이루는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는 보고가 자기 스스로 정리하는 과정이면서 전체를 돕는 수단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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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와 상관 없이 상사 혹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살아가는 삶은 비참합니다. 전혀 바람
직하지 않습니다. 보고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와 전혀 상관 없이 다른 사람을 위해서 하는 보
고는 안 하는 게 낫습니다. 불쌍해집니다. 저는 내가 필요해서 정리한 것이 결국 보고가 되
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될 때 보고는 남을 위해 하는 것이어도 자기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보고 하나를 가지고도 각자가 자기 자신의 품위와 존
엄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능이 다르고 기질이 다르니까 직급과 직위, 직무가 다를
수 있지만, 사람이라는 본질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 사람은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한 사람을 위하여’라는 슬로건을 여전히 중요하
게 생각합니다. 조직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은 전체를 대표하는 것이고, 조직 구성원 한 사
람 한 사람은 조직 전체를 상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보고는 직급, 직책, 직무가 달라도
자기를 대상으로 하면서,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고는 부서원과 소통하는 수단입니다.
우리 회사에 전언이 없었다면 지금 같은 회사를 만들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저는 전언을
통해 회사가 하려는 일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회사가 원하는 직원의 모습, 또 거래
처와 관계 맺는 법, 대화하는 법, 사람을 보는 법 등 별의 별 이야기를 다했습니다. 조직은
사기업이냐 공기업이냐를 따지지 않고 조직 리더가 그 조직의 기풍과 철학을 만들어갑니다.
사기업이어서 하고 싶은 말 다하는 것도 아니고, 사기업 CEO니까 아무 말이나 전언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취미 동호회여도 리더는 철학을 펴나갑니다. 저는 조직 책임자로서 우
리 회사가 나갈 길, 우리 회사의 풍토를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리더가 해야
할 일입니다. 조직을 만들어가고 조직의 풍토, 조직의 철학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말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CEO가, 간부들이 자기 말을 잘 전달하지 않는다고 간부들을
질책하는 것은 자신의 책임을 간부들에게 전가(轉嫁)하는 비겁한 행동입니다.
사람은 자기가 말하려는 것 중 50%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듣는 사람은
아무리 귀를 기울여 들어도 말하는 사람의 뜻을 50%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말을 잘 정리해서 하는 사람과 말을 경청하는 사람이 만나도 30%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다는 뜻입니다. 좀 과장되었을 수 있지만 이런 게 사람입니다.
그나마 글로 정리하면 말하는 사람도 정리를 하게 되고, 듣는 사람도 정리된 것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달자가 없어지기 때문에 말을 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에게 직
접 내용을 전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간부, 사업 책임자들이 최소한 일주에 한번 정도는 내용을 잘 정리해서 부서원에게
보고하기를 바랍니다. 물론 평직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전언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 회
사 구성원 전체 숫자가 18명이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전언을 쓴 2009년 6월 매출은 1천
3백63만 엔이었습니다. 지금 제1사업부는 제작파트 외에 수출사업부, 그리고 지원부서를 포
함하면 몇 명일까요? 명함은 송료와 대인수수료를 빼고 상품 매출만도 2천만 엔이 넘습니다.
제가 처음 전언을 썼을 때보다 제1사업부 규모가 더 크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부서나 사업
책임자들이 부서원에게 정보를 전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굳이 제가 쓰는 전언 같은 형식까지는 필요 없을 수 있습니다. 이건 물론 약간은 글쓰는
일이 잘 훈련된 사람에게 적합한 형식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형태로든 잘 정리해서
보고할 필요는 절실합니다.
저조차도 18명일 때 벌써 소통을 잘 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정리할 게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언 형식 말고는 조직을 잘 운영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습
니다.
한 사업부가 이미 제가 전언 쓸 때 규모를 넘어섰습니다.

무엇을 보고할 것인가?


보고를 할 때는 무엇보다 우선해서 상황을 알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저는 전언을 쓸
때, 돈이 지금 얼마 있고, 얼마가 부족하고, 회원은 몇 명이나 가입했고, 어느 아이템이 잘
팔리고 있고 등등 될 수 있으면 조직이 처한 상황을 임직원들이 잘 알 수 있게 종합 정리하
는 것부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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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을 보면서 현재 우리 상황이 어떤지를 임직원들이 잘 알 수 있도록 상황을 자세하게
알리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전언을 모아보면 회사의 여러 가지 기초 자료들이 표로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부서장이나 일선 구성원들도 보고를 할 때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앞
으로 할 일을 생각하면서도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먼저 잘 정리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현
재가 정리되지 않으면, 안개 속을 헤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당장 ‘도
대체 우리가 뭘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는 불평이 터져 나옵니다. 이 불평은 매우
좋은 겁니다. 스스로 하겠다는 의욕이 없는 사람은 이런 불평을 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불평
을 하는 사람은 뭔가 스스로 하겠다는 사람입니다. 이런 불평이 나오면 지도자나 리더는 즉
각 자기를 돌아보고 지금 자기가 조직원과 잘 소통하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보고는 각자 하는 것입니다. 평직원이나 간부 가릴 것 없이 자기 자신을 위해 정리하고
전체를 위해 정리하는 것입니다.
저는 늘 나눔 가이드라인을 생각합니다. ‘너, 우리라고 말은 하지 마십시오.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의 의미를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너가 하
라는 말이 아닙니다. 자기 스스로 하라는 뜻입니다. 제가 전언을 쓰는 것은 제가 하는 것을
보고 따라 배우기 바래서입니다.
결국 조직은 이 방식 말고는 구성원의 품위를 유지시킬 방법이 없습니다.
각자 자기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조직 전체를 위해서 보고를 어떻게 하는지 한번 생각
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눔을 할 때도 자기가 하는 일, 자기 생각을 나누면
됩니다. 그래서 나눔 가이드라인에는 끼어들지 말아라, 조언하지 말아라, 질문도 하지 말아
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일반 생활에도 다 적용할 수 있는 소중한 가이드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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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12월 말까지 미지급금을 1억 이하로

2014. 9. 26. 금요일.

9월24일 추정, 9월 말 현재 회사 미지급금은 딱 3억 원입니다. 미지급금 외에 은행으로


부터 차입금이 2억 원 있는데, 은행 차입금은 천천히 갚아도 되니까 당장 자금흐름에 관계된
미지급금은 3억 원입니다.
저는 올해 12월 말까지 회사 미지급금을 1억 이하로 낮추려고 합니다. 미지급금을 1억
이하로 낮춰야 회사를 안정되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 사실 거래처로부터 돈 달라고 시달리고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조마조마해서는 회사를 안정되게 운영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특히 미지급금이 많으면 엔저가 더 심해졌을 때 우리가 사업을 더 발전시키기도 어렵습니다.
현금여유분을 따져야 정상인데 미지급금을 1억 이하로 한다는 목표 자체가 기업으로서는 참
적절하지 않지만 지금은 우선 급한 대로 그렇게 목표를 세웁니다.
현재 3억 원인 미지급금을 1억 이하로 만드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11월
에는 7, 8, 9월 부가세 환급금 1억1천만 원 정도가 들어옵니다. 그럴 경우 12월까지 1억 원
정도만 흑자를 내면 12월 말 미지급금 총액은 1억 원 이하가 됩니다. 이렇게 보면 미지급금
을 1억 원 이하로 만드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란 걸 아실 겁니다. 문제는 환율입니
다. 그렇지만 일단 연말까지 환율이 100엔-930원 이하로 안 내려간다고 간주합니다.
매출을 월8천만 엔이나 하는 회사가 자금 부족 때문에 시달리는 게 참 이상하다고 여기
는 사람이 많습니다. 당장 제 처부터 그렇습니다.
저도 안 그러려고 조심합니다만 가끔 잘난 척 하려고 아내에게, “이번 달 우리 회사 매
출이 8억이 넘어”하고 자랑합니다. 그러면 당장 아내는, “월 매출 8억 가까이 된다고 어디
가서 말하지 마요. 8억이나 되는 회사 CEO가 사는 게 이 모양이라고 하면 비웃어요. 헛소리
한다고” 하면서 말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합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40살에 처음 경제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42세에 처
음에 운영하던 회사를 망쳤습니다. 빚더미에 올라 앉았습니다. 그 뒤 44세에 월급 270만 원
에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 아내가 가정 살림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직도 전
세입니다. 더군다나 제가 부양해야 할 사람들이 곳곳에 있어서 그다지 여유가 없습니다.
물론 지금은 회사가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급여만으로 따지면 수입이 결코 적지 않습니
다. 그런데도 기반을 만들지 못한 4,50대 중반 가장이 부양할 사람들도 챙기면서 전세도 올
려주고 자기 집을 만들려다 보면 살림에 여유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처 입장에서는 저의 자
랑질이 못마땅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야 당연히, 회사가 더 빨리 성장할 거니 너무 걱정 말라고 하지만, 처의 입장에서는
40대 초에 한번 망해서 빚더미에 앉은 상처가 있으니 절대 저를 믿지 못합니다. 제 처 친구
중에는 우리 회사 사정을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분이 있습니다. 제 처 친구도 그런 소
리를 하나 봅니다. “하루에 매출이 3천만 원이 넘는다며……”. 제 처 반응은 뻔합니다. “하루
에 매출이 3천만 원이 넘는지는 모르겠다만, 사는 건 옛날하고 비슷해……”. 씁쓸합니다.
주변에서도 그런 말을 많이 합니다. “명함 팔아서 연간 100억 가까이 매출 올리면 엄청
난 거죠,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런데 왜 적자인가요?”. ‘그런데 왜 적자인가요?’ 하는 질문이
너무 날카롭습니다. 역시 할 말이 없습니다.
회사 안에서도 가끔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회사 월매출이 8억이
면 CEO가 벤츠 타고 골프 치러 다닌다고 누가 뭐라 하겠어요. 주변에 매출이 우리보다 형편
없는 CEO도 우리보다 사정이 좋은데……” 또 할 말이 없습니다.
이런 말을 듣다 보면, 가끔 변명을 하고 싶어집니다. 오늘은 좀 변명을 하겠습니다.

대단한 우리 회사
우리 회사, 정말 대단한 회사입니다.

1
<내실>
우리 회사는 자본금 1억3천만 원으로 올해 100억 매출을 올립니다.
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6개 국에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유한회사 지오시스(GIOSIS, 대표 구영배)는 자본금 1천3백억 원
인데 올해 일본 법인 거래액이 4천만 불(대략 400억)입니다. 우리는 올해 거래액이 아니라
매출이 100억입니다. 매출과 거래액은 영업이익률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숫자로 비
교할 수는 없습니다만 자체 매출을 가진 우리가 훨씬 내실이 있습니다. 자본금 1,300억 원의
지오시스 거래액 4천만 불은 우리 매출 규모 100억에 비해 그다지 큰 금액이 아닙니다. 그
런데도 구영배 사장은 대담 기사에서, 지오시스 일본 법인이 올해 거래액이 4천만 불이라는
것을 크게 자랑하면서, 2년 뒤 일본에서 상장할 거라고 합니다.
저는 지오시스 일본 법인의 올해 거래액이 4천만 불이라는 구영배 사장과 기자(記者)의
대담 내용을 보고 이게 정말 사실인가 하고 몇 번인가, 4천만 불에 1천을 곱하면, 4억, 40억,
400억인데 하고 암산을 했습니다. 이건 다시 확인해봐야 할 일입니다. 지오시스 일본 법인의
올해 거래액이 4천만 불이라는 게 사실이라면 정말 우리 회사를 다시 봐야 합니다.
자본금 1천3백억인 지오시스 일본 법인의 올해 추정 거래액이 4천만 불이라고 전제하면,
자본금 1억3천만 원이면서 매출이 1천만 불인 우리 회사 기업가치는 이미 5백 억 이상입니
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가 이미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오시스는 흑자를
내고 더 나가서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물론 이런 회사는 더 대규모 투
자를 받아 기업 규모를 키우고, 주식시장에 진입해서 돈을 버는 게 회사 운영방식이기 때문
에 영업으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다고 문제될 게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식이라면 우리
회사도 주식시장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이미 흑자까지 내고 있기 때문에 회사 기업
가치는 엄청나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어떻게 따져봐도 우리가 지오시스에 뒤지지 않습니다.
자본금 1억3천만 원으로 이미 흑자를 내고, 매출 1천만 불을 올리고 있는 회사가 우리
회사입니다.

<성장성>
우리 회사 매출 성장 그래프를 보면 정말 놀랍습니다. 광고를 다소 소홀히 해서 매출 증
가세가 둔화되었던 2013년 하반기를 제외하면 우리 매출은 끊임없이 성장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이게 우리 회사의 실력입니다.

<확장 능력>
2
우리 회사는 이미 중국에서 생산해서 일본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에서 생산해
서 일본에 판매하고 있다는 것은, 러시아에서, 인도에서, 필리핀에서 생산해서 일본에 팔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회사는 무한히 지경(地境)을 넓힐 수 있습니다.

<시스템 우위>
현재 우리 회사는 개발실이 지원을 잘 해주면서 소수 인원으로 주문을 처리를 잘 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재작년, 작년에 비해 각 사업부의 매출은 급신장
했지만 처리 인원은 그다지 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인원이 늘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업무
강도가 더 강해졌거나 근무 시간이 늘어나지도 않았습니다. 각 사업부는 여전히 잔업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쩔 수 없이 주6일 근무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에 따라 어느 정도 보
상도 잘 하고 있습니다. 노동강도가 강해지지 않았지만 처리량이 늘어난 것은 프로그램이 개
선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실무쪽 보고를 정리해두지 않아서 일일이 거론하지는 못하지만, 재주문 처리 과정,
조판, 파일체크, 발송쪽 등 모든 프로세스를 끊임 없이 개선했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높아지
지 않으면서도 작업량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지오시스, 옥션, 이베이 등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는 인쇄물, 박스 등 주문품을
판매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든 주문품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엄청난 차이입니다. 우리는
어떤 조건에서도 절대 강자와 싸워서 지지 않을 구조를 이미 만들어둔 것입니다.
혹시 절대 강자들이 인쇄 시장에 들어온다고 해도 최소한 7-8년은 우리가 겪은 모든 시
행착오를 다 겪어야 합니다. 인쇄 프로그램은 프로그래머의 능력에다가 인쇄업 이해가 곁들
여져야 합니다. 이 분야에서 우리는 절대 강자입니다.
그리고 또 설명하겠지만 해외 직판 대행 분야에서도 우리는 프로세스에서 다른 플랫폼
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우위를 우리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돈 없이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세세한 분야에서도 실질을 추구했습니
다. 모두 프로그램의 힘입니다. 프로그램이 정교하고, 프로그램에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프로세스에서 다른 회사를 압도할 수 있습니다.

<한-중-일 네트워크, 그리고 영업조직>


우리가 일을 하나하나 하면서 한-중-일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은 다른 사람이 쉽게 하지
못할 일입니다. 지오시스는 대단한 회사입니다. 우리가 한 구상을 우리보다 더 크게, 더 빨
리 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우리는 돈 없이 해냈습니다. 저는 우리가 한 게 더 대단하다고 생
각합니다.
그리고 일본에 영업조직을 만들어낸 것도 우리가 만든 성과입니다. 이 조직도 우리는 우
리가 돈 없는 상태에서 나아서 지금까지 키웠습니다. 우리는 돈으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지
난 3년 여 동안 영업조직을 만들면서 투자한 돈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성과가 나
오고 있습니다.

<견실한 내부>
무엇보다 우리는 무에서 시작해서 하나하나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우리가 같이 만
든 우리 회사 조직을 보면서, 그다지 약점을 찾을 수 없습니다. 세상에 약점 없는 조직이 어
디 있겠습니까? 제가 하는 말은 매우 중대한 약점이 없다는 뜻입니다. 정말 견실한 조직입니
다. 모두 정직하고, 잘 단결해 있고, 최선을 다합니다. 이런 조직을 만들기 결코 쉽지 않습니
다. 이런 조직이 있으면 어떤 조건에서도 지기가 어렵습니다.
내부가 견실하기 때문에 사업부마다 매출을 올리고,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제품도 사업부 안에서 잘 개발하고 있고, 프로세스도 계속 잘 다듬고 있습니다.

<해외 직판 분야에서도 우월함>


지오시스는 인쇄물 거래를 못합니다. 우리는 오더베이스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국제

3
물류 등도 우리가 월등합니다. 입점사를 위한 프로세스도 저는 우리가 압도한다고 생각합니
다.
지오시스 시스템은 총거래량에서는 우리를 계속 능가할 지 모르지만 실속에서는 우리가
절대 우위입니다. 이런 우위 때문에 지오시스에서 거래하던 사람도 우리쪽으로 오고 있습니
다. 우리 시스템이 훨씬 좋기 때문입니다.
지오시스 시스템은 판매자에게 무덤입니다. 이것은 지마켓, 옥션, 이베이, 일본 라쿠텐
등 오픈마켓이 판매자에게 무덤인 것과 완전히 마찬가지입니다. 괜찮은 판매자는 더 이상 지
마켓, 옥션, 이베이, 라쿠텐에서 활동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지마켓, 옥션, 이베이, 라쿠텐에
서 판매하는 게 독립몰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보다 마진이 좋지도 않고, 영업을 계속하는데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오픈마켓에서도 물건을 팔려면 광고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광고비가 독립몰을 만들
어서 광고하는 것에 비해 결코 싸지 않습니다. 일본 라쿠텐의 경우 이미 입점사가 15만사를
넘었습니다. 입점사는 15만 입점사 중 하나일 뿐입니다. 눈에 띄려면 광고해야 합니다. 광고
하려면 당연히 돈이 듭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광고를 해서 손님을 모아도 그 손님이 광
고한 회사 혹은 한번 구매한 회사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여러분도 지마켓 등 오픈마켓에서 물건을 산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 가게를 기
억합니까? 거의 기억하지 못합니다. 설사 기억한다고 해도 오픈마켓 이용자들은 비슷한 물품
을 너무 쉽게 검색하기 때문에 그 고객을 붙들어둘 방법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오픈마켓에서는 물건을 산 고객의 데이터를 판매자에게 주지 못합니다. 개인정
보를 주는 것 자체가 한국에서는 불법이기도 하지만, 고객의 데이터를 주면 판매자가 고객을
자기 홈페이지로 따로 불러서 거래를 하기 때문에 오픈마켓에서는 고객의 데이터를 줄 수가
없습니다.
이런 것에 비해 장보고는 매우 자유롭습니다. 역시 우리가 우월합니다.

우리가 한 투자
이 모든 것을 우리가 우리 힘으로 만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든 것만으로도 우리 회사는 정말 대단한 회사입니다. 그런데 더 대단한 것은
우리가 이 회사를 우리 힘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외부 투자는 없었습니다. 그나마 투자
받은 것도 우리 회사 구성원들의 피 같은 돈이었습니다. 기업은행으로부터 2억 대출 받은 것
빼고는 대출받은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엔고로 번 돈 50억 원 이상을 모두 투자했습니다. 번
돈을 저나 직원들이 나눠 갖지 않고 투자했습니다. 저도 벤츠 안 타고, 골프 안 치고 모은
돈을 모조리 투자했습니다.
그 투자로 2007년 3명이 시작한 회사가 지금 한-중-일에 74명 임직원과 6명의 아르바
이터가 일하고 있는 회사로 자랐습니다. 그리고 연간 10억 엔 매출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처가 ‘매출이 오르면 뭘 하냐?’고 했던 질문, 주변 사람들이 ‘월 8천만 엔이
면 대단한데 왜 돈이 부족한가요?’ 한 질문에 대답할 수 있습니다. 벤츠 안 타고 다니고, 골
프 안 치고 살면서 모았던 돈을 전부 회사에 투자한 것입니다.
우리는 투자를 받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번 것을 투자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정말 허
투로 쓰려고 해도 쓸 돈도 없었지만, 한 푼 한 푼 아껴 투자해서 회사를 키웠습니다. 이게
진짜 우리 실력입니다.
이 과정에서 거래처의 도움도 참 컸습니다. 특히 홍환지류 사장님은 우리 회사에 큰 은
인입니다. 홍환지류는 받아야 할 대금을 최대 5개 월 이상 미뤄주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된
데는 이석주 부사장이 홍환지류 사장님과 관계를 잘 맺은 덕이 컸습니다. 어쨌든 거래처 특
히 홍환지류로부터는 제가 꼭 갚아야 할 은혜를 입었습니다. 이 외에 우리는 외부에서 돈을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 회사에 50억 원 이상이 투자되었다고 하면, ‘그 정도 투자하고 겨우 이건가요?’하
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질문에 지오시스 구영배 사장을 통해 답변하도록 해보겠습니
다.

4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는데 왜 그렇게 돈이 많이 드나.
=초기에는 인건비와 컨텐츠 구축, 광고와 홍보 등에 무작정 돈을 쏟아 부어야 한다. 1300억
원 정도는 이 업계에서는 작은 돈이다. 중국에서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하려면 3천억 원에
서 5천억 원 정도는 확보해야 게임에 참가할 수 있다. 알리바바의 마윈도 처음 시작할 때
10억 달러, 10조원으로 시작했는데 이 또한 글로벌 플레이어에게는 큰 돈이 아니다.

역시 통이 크죠? 큐텐을 자본금 1천3백억으로 시작한 구영배 사장이, 알리바바는 10억


달러로 시작했다고 하는군요. 우리는 5천만 원으로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직원들이 주주로
참여해서 1억3천2백만 원 자본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중국에 게이머로 참여하려
고 합니다.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진짜 힘입니다.

앞으로
구영배 사장의 말대로 인터넷 전자상거래 분야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입니다. 그런
데 아쉽게도 우리는 투자 유치를 못 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돈, 사람, 기술 세 가지가 있어
야 합니다. 우리는 기술과 사람이 있는데 돈이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천만다행으로 우리가
이제 흑자 기조에 들어섰습니다.
투자 유치는 CEO 책임입니다. 그 점에서 저는 실패했습니다. 노력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실패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투자를 유치하는 일은 할 겁니다. 다만, 안 될 때를 대
비하겠습니다.
안 될 때를 대비하면서 저는 앞으로 회사 중점 과제를 아래와 같이 두려고 합니다.
우선, 신상품 개발에서 중국의 비중을 대폭 늘리겠습니다. 당연히 중국에서 인원을 더
뽑아야 합니다. 방향만 이렇게 명확히 하면 중국 고대표께서 잘 알아서 할 겁니다.
장보고 중국판을 만들겠습니다. 힘이 들더라도 장보고 중국판을 서둘러 만들어야 엔저도
대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 수당제 영업사원 제도를 도입하고, 영업 조직을 확장하겠습니다. 우리가 일본 신
주쿠에 오프라인 영업소를 연 것이 2011년 3월 2일입니다. 어느 새 3년 하고도 6개 월 이상
이 훌쩍 넘었습니다.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투자도 엄청나게 했습니다. 아직 적
지 않은 문제가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제는 일을 해볼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이 분야를 지도할 이현철 전무가 있습니다. 이제 이쪽에 집중 투자를 하겠습니다.
다행히 이 세 분야에 힘을 쏟아도 돈이 그다지 많이 들지는 않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돈이 안 들 수는 없지만 그래도 기존 조직이 강하고, 우리 프로세스가 돈을 엄청나게 드는
구조를 피했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투자를 유치하려고 노력하겠지만 투자가 유치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려고 합니다. 저는 우리 회사가 아직은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투
자하는 기간은 여전히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를 받아서 투자하면 가장 좋지만, 투자를
못 받는다고 투자를 소홀히 하면 미래는 정말 없습니다.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은 그동안 허
리띠를 졸라매면서 투자를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투자를 받지 못하더라도 허리띠를 졸라매
고 투자를 할 겁니다.
이를 위해, 올해 12월까지는 대출금을 제외하고 미지급금을 1억 이하로 만들어야 합니
다. 환율이라는 변수는 일단 차치합니다. 환율은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다만,
100엔-930원 선을 가이드 라인으로 정하고 합니다. 이 선에서 저는 12월까지는 어떻게 하
든 미지급금을 1억 이하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래야 앞에 말씀 드린 사업을 할 수 있기 때
문입니다.
제일 처음에 말씀 드렸지만 미지급금을 1억 이하로 만들려면 10월~12월 사이에 1억 이
상 수익을 올려야 합니다. 별로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어쩌면 정말 쉬운 일입니다. 이 일은
어렵지 않기 때문에 각 사업부를 비롯해서 전 조직이 책임을 지고 해주어야 합니다.
미지급금이 1억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는 1억 이상 되는 만큼은 급여를

5
유예하겠습니다. 미안합니다만 그렇게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아껴 쓰면서 투자를 했
기 때문에 지금 이 정도 되는 회사를 만들었고, 미래를 향해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부
터 내년 3월까지 위 세 가지 사업에도 우리는 투자를 해야만 합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서 투
자를 유치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안 되면 급여 일부를 유예하더라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급여 지급을 유예하는 일은 없으리라고 판단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10~12월 사이에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미지급금을 1억 이하로 떨어뜨리지 못해, 급여를 일부 지급 유예하
는 사태가 벌어지면 급여 통장으로 대출 받아서 사시기 바랍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급여
통장으로 1천만 원~2천만 원은 대출 받을 수 있습니다. 대출 받은 돈에 대한 이자는 회사가
지급하겠습니다. 그리고 회사가 성장하면 어떤 형태로든 보상하겠습니다.
급여 지급 유예 사건은 벌어지지 않을 것 같고, 우리가 같이 노력하면 벌어지지 않게 만
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일이 발생할 때를 각자가 잘 대비하기 바랍니다.
여수룬은 5천만 원, 3명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조직은 잘 준비되어 있습니다.
내년 3월까지 우리는 한번 더 도약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잘 해왔듯이 우리는 잘 할
수 있습니다. 9월 매출 그래프를 잘 봐주십시오. 우리는 놀랄 만큼 잘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만 하면 앞으로도 놀랄 만큼 잘할 겁니다. 그 정도면 우리는 12월까지
미지급금을 1억 원 이하로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

6
[CEO전언]

인재 선발

2014. 10. 03. 금요일.

오늘 쓰려는 주제는 몇 번인가 다루려고 하다가 만 주제입니다. 매우 예민한 내용을 담


고 있어서 자칫 몇몇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 주제는 회사원
이라면 아니 어른이 되려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생각해봐야 할 주제입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
가 이제부터 또 조직을 확대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같이 생각해봐야 할 주제입니다. 조심
해서 다뤄봅니다. 혹시라도 이 주제를 다루면서 마음이 아프게 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겠
지만, 그래도 우리 회사 구성원들은 이미 상당히 성숙했기 때문에 잘 받아들여줄 수 있으리
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매우 주저하면서도 이 주제를 굳이 다루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방금 말씀 드린 대
로 우리 회사의 장래 때문입니다. 지난 주에 저는 이후 우리 회사의 주력 사업을 세 가지로
정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하나는 상품 발굴을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확대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장보고 중국어 버전을 만들고, 앞으로 여러 나라로 신속히 확대한다는 것입니
다.
세 번째는 수당제를 도입하면서 일본 영업 조직을 확대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면 현재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의 상품 자체를 해외에 판매하는
일도 중요사업입니다.
두 번째에서 말한, 장보고 중국어 버전과 여러 나라 버전을 만들게 되면 한국과 일본,
그리고 각국 나라의 판매자를 모집하는 일도 또 중요하게 됩니다.
이 모두를 종합하면, 우리 회사는 크게 확대된다는 뜻입니다. 제가 또 앞서가는 것 같기
는 합니다만, 저는 미리 대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머리 속으로라도 이미지 트레이닝
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씀 드렸던 대로, 올해 말까지 100엔-930원 환율을
전제로, 9월에 9천 만 엔, 10월에 1억1천만 엔, 11월에 1억 엔, 12월에 9천5백 만 엔 이상
매출을 올리면 우리 회사는 도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목표가 완성 되면, 도약도 매우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앞서 말한 과제도 생각보다 빨리 추진될 수 있습니다.
‘도대체 지금도 운영자금이 없다고 하면서 무슨 말을 하는 건지……’라고 할 수도 있습
니다만, 저는 9월~12월 매출목표는 달성할 수 있고, 이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우리 목표를
향한 걸음도 빨리 할 수도 있다고 믿기 때문에 미리 대비를 합니다.
9월 9천만 엔 매출은 참 아쉽게도 조금 못 미친 8천6백만 엔 선에서 그쳤습니다. 그렇
지만 목표에 매우 근접했습니다. 넘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근접했기 때문에 제가 처음 제시
한 9월~12월 목표를 수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게 우리 능력이고 우리 힘입니다.
상품 발굴을 중국과 동남아로, 장보고 각 나라 버전 제작과 서비스, 영업 조직 확대라는
과제는 저절로 충원(充員)으로 이어집니다. 충원이 이루어지면 현재 있는 우리 구성원들은
당연히 더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만 합니다. 그리고 현재 여러분은 그럴 수 있는 능력을 다
키워가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가 이미 매우 많이 성장했다고 확신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교육
입니다. 마찬가지로 조직원은 조직 생활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교육 받고 또 성장합니다.
우리 회사는 매우 훌륭한 간부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매우 훌륭하게 조직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 구성원들은 이 조직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좋은 품성
과 실력을 갖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조직이 확대될 때, 지금 있는 모든 구성원들이 훌
륭한 리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 구성원은
그 정도 힘이 있으니까 조직이 확대되어도 잘 운영될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의 모든 구성원들
은 장차 지도자로 활동할 마음의 준비와 또 인격과 실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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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 매우 조심스럽게 인재 선발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것도 이때를 대비하는 것입
니다. 조직이 늘어나면 이제 장차 간부 될 사람들이 직접 사람을 뽑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때를 대비해서 제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여러분은 이 문제를 어떻게 다
룰지를 미리 한번 생각해보기를 바래서 이 주제를 다룹니다. 늘 그렇듯이 이 주제에도 정답
은 없습니다. 저는 다만 제 이야기를 할 뿐입니다.

성품과 실력
저는 사람을 뽑을 때, 성품과 실력, 두 가지를 기준으로 합니다. 물론 성품도 좋고 실력
도 좋은 사람은, 물 좋고 정자(亭子) 좋은 곳이 없는 것처럼 찾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어렵
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렵지만 기준을 놓고 최선을 다합니다.
그리고 인내합니다. 이 후보자 뒤에 천 명의 예비 후보가 있다고 생각하고 덜컥 뽑지 않
으려고 자중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일단 채용하고 나면 여간 해서는 인연을 끊지 않습니다. 일
단 채용하면 서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해고하지 않습니다. 결혼
하고 함부로 이혼하지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그 정도는 전혀 아니지만 이치가 그렇다
는 겁니다. 채용할 때 신중하고, 채용한 이후에는 책임진다는 마음을 갖습니다. 그렇기 때문
에 채용하는 과정에서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려고 노력합니다.
한 사람을 잘못 채용하면 조직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책임자급
한 명을 잘못 뽑으면 사업 자체를 망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책임자급을 잘못 뽑으면 교체하
기도 정말 힘들고, 교체하는 과정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렇다고 책임자 지위를 박
탈하는 건 더 어렵습니다. 생각만 해도 참 난처한 일입니다.
모든 회사가 그렇습니다. 사람이, 특히 간부가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회사일수록 사람을
잘 뽑는데 엄청난 노력을 합니다. 제대로 된 큰 회사는 특별한 어떤 사람을 뽑으려고 회사
전세 비행기까지 보냅니다. 어떤 회사는 임원의 고과(考課) 항목에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을
넣습니다. 또 돈 있는 회사는 정원의 몇 배수를 뽑아서 실전에 투입 시킨 다음 최우수자를
남기기도 합니다. 한때 한국의 일류 회사 오너는 면접 볼 때 관상가(觀相家)를 옆에 앉혔다
는 말도 있을 정도입니다.
어떤 경영자는 앞으로는 한 명의 천재가 십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온다고까지 했
습니다. 저는 천재도 중요하지만 보통 사람 역시 매우 중요하다는 주의입니다만 저 역시 우
수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에 찬동합니다. 사람을 선발할 책임이 있는 사람은 자기보다
더 연봉을 많이 받는 우수한 사람을 뽑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왜냐면 그 사람이 자기 연봉
도 끌어올려주기 때문입니다. ‘나보다 연봉 더 받는 사람을 내손으로 뽑는다’는 생각도 사람
의 본성을 거스르는 원칙입니다. 사람은 반드시 옆 사람과 비교합니다. 안 그럴 방법이 없습
니다. 옆 사람과 비교해서 기분이 나빠지기 일쑤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본성을 거슬러서 자
기보다 연봉을 많이 주고라도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은 지혜로운 일입니다. 그리고 깊이 생각
해볼 가치가 있는 원칙입니다.
그 정도 큰 회사가 아닌데 저 역시도 사람을 잘못 뽑아서 정말 고생했던 적이 한두 번
이 아닙니다. 바보처럼, 알코올중독자를 뽑아서 고생하기도 했고, 또 부하 직원과 섹스 트러
블을 불러 일으킨 자를 뽑기도 했고, 성격 이상자를 뽑아서 생고생 하기도 했고, 완전 무능
력자를 잘못 뽑아서 고생하기도 했고, 투잡 종사자를 뽑아서 애먹기도 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사람은 다 조금씩은 이상하기 때문입니다. 살다 보면 정상인 사람
을 만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겉으로는
정상인처럼 보이고, 그나마 전언도 쓰는 CEO니까 멀쩡할 것 같지만 역시 문제 많고, 성격도
결함이 있습니다. 이런 불완전한 CEO가 온전한 사람을 뽑겠다는 게 말이 안 됩니다. 그러므
로 좋은 사람을 뽑는 건 정말 어렵고, 그나마 아주 안 좋은 사람을 안 뽑는 것만도 다행일지
도 모릅니다.
그런데 불완전한 가운데 그나마 성품과 실력을 갖춘 사람을 알아보기가 정말 어렵다는
점입니다.
사람은 다 가면을 씁니다. 특히 면접을 볼 때는 완벽히 가면 속에 가려져 있습니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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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조차도 그렇습니다. 물론 예의를 갖추기 위해 정장을 입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정장과 화장
도 가면일 수 있습니다. 본래의 자기 모습은 결코 아니니까요. 물론 그게 또 본래의 모습입
니다. 이렇게 헛갈리는 게 사람입니다.
어쨌든 완벽하게 변장하고 가면을 쓴 사람을 놓고 우리는 성품과 실력을 가려내야 합니
다. 특히 우리처럼 작은 회사에서는 사전에 입사시험을 치르게 하는 게 아니니까 한두 시간
면접 안에 판정을 해야 합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저나 여러분만 어려운 게 아닙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일본전산(電算)이야기]라는 책이 있었지요? 거기서는 밥 많이 먹는 사람,
목소리가 큰 사람, 뜀뛰기를 잘 하는 사람을 뽑아서 크게 성공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회
사 사장 지론은 뭔가 한 가지라도 제대로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참 독특한 철학입니다. 어쨌든 이 분에게도 사람을 뽑는 나름의 기준은 있었
습니다. 역시 위장, 변장을 벗겨낸 본 모습을 보는 독특한 행동입니다.
저는 이 모든 장애를 뚫고 성품과 실력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성품(性品)
저는 성품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가족 관계입니다. 가족 관계라는 말이 나
오면 혹시 마음 상할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족 관계라는 면에서는 제가 가장 어려운 상
황에서 살아봤습니다. 그러니 마음 상하지 마시고, 잘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사람을 채용할 때, 역기능(逆機能) 가정 출신일 경우 깊이 배려하면서도 또 매우
주의합니다.
저는 정상 가정에서, 정상인 부모로부터 정상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을 우선 채용합니다.
그런데 이런 가정, 이런 부모는 없습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상대적인 것일 뿐입니다. 정상
가정이 아닌 경우 역기능 가정인데, 대부분의 가정은 당연히 역기능 가정입니다.
미국에서 베트남 전쟁 이후 참전 군인 가족들의 삶을 추적해본 연구가 있습니다. 그 연
구 과정에서 ‘아버지 부재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나왔습니다. 집에 아버지가 없었을 때 생기
는 가정 문제가 아버지 부재 증후군입니다. 당연히 비정상 아동 비율이 훨씬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건 하나마나 한 이야기입니다. 정상 가정에서 정상인 부모가 키운 아이와 비정상 가정
에서 비정상인 부모가 키운 아이가 성격 성숙도가 같다면 그처럼 어처구니 없고 그처럼 불
평등한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역기능 가정 출신이지만, 살아오면서 역기능 가정으로부터 오는 폐해를 스스로
극복했거나 혹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극복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극복이라고 해
도 완벽히 극복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정상인도 다 역기능 장애가 있다는 것을 감안
했을 때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뜻입니다. 이런 역기능 상황을 극복한 사람은 매우 우수한 사
람들입니다.
어려운 환경인데도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역기능 가정 출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매우 우수한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은 역기능 가정의 어려움을 잘 이겨낸 사람
들이고, 그런 분들은 다른 사람의 어려움까지도 잘 돌볼 능력을 갖춘 분들입니다. 그렇지만
그 분들이 여기까지 오기에는 정말 다른 사람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 엄청난 혼란과 분노와
좌절이 있었습니다. 그걸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점에서 그 분들은 이미 영웅입니다. 왜냐면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 자체가 세상에서 그 어떤 일보다 힘들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런 문제를 매우 잘 압니다. 왜냐면 저 자신이 매우 심각한 역기능 가정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부모로부터 엄청난 영향을 받습니다. 숫자 놀음일 수 있어서 따로 조사하
지 않습니다만 대략 3살 이전에 성품의 50%가 결정되고, 8살 이전에 80%, 18살 이전에 95%
의 성품이 결정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어른이 되고 나면 성품을 바꾸는 게 애당초 불가능
하다는 말입니다. 물론 5%가 남아 있습니다만. 그만큼 부모-자식 관계가 중요합니다.
우리 회사 구성원 중 제가 직접 면접을 보지 못한 사람은 딱 두 명입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저는 회사의 보물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면접은 제가 직접 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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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저와 면접을 보셨으니까 대부분 알겠지만 간단히 끝내지는 않습니다. 혹시 저와 면접 본
임직원 중 30분 이내에 면접을 보고 채용된 사람이 있으면 스스로를 정말 많이 칭찬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뛰어난 분이었고 훌륭한 가정 출신이었기 때문에 면접을 30분 이내에 끝내
고 채용되었습니다. 혹시 면접이 길었다고 기분 나빠하지는 말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30분 이상, 좀더 길 경우는 한 시간 이상 면접을 봤을 겁니다. 면접을 보고 나면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이렇게 오래 면접 본 경우가 별로 없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므로 충분히 알려다 보니까 생긴 일입니다.
면접 과정에서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어요?’,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어요?’ 하는 질문을
받아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불편할 수도 있는 가족 관계를 꽤 꼬치꼬치 묻는 저를 보셨을 겁
니다. ‘아버지’라고 하면 어떤 형용사가 떠오르나요? 아버지와 같이 여행간 곳 중 기억 나는
곳이 어딘가요? 등등의 질문을 받았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원자의 아버지가 무슨 일을 했
는지 꽤 꼬치꼬치 묻습니다. 저 나름대로 가족 관계를 파악하는 노력입니다. 물론 이 과정은
그저 채용 수단은 아닙니다. 저는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지원자를 진정으로 이해하려고 노력
합니다. 그저 채용자와 지원하는 자의 관계가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또 노력합니다. 어렵게 면접 온 지원자를 짧은 시간에 최대한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
입니다.
그런 질문을 통해서 저는 정상 가정 출신을 뽑으려고 하고, 혹시라도 역기능 가정 출신
이면서도 매우 뛰어난 사람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부모와 가정을 파악함으로써 사람을 파악하는 방법은 연애할 때도 꼭 적용할 필요가 있
습니다. 아내를 알려면 아내의 어머니를 보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가정의 중요함을 가르
치는 말입니다. 연애 결혼한 커플보다 중매 결혼한 커플의 결혼 생활 만족도가 더 높다는 통
계가 있습니다. 왜냐면 중매일 경우 비슷한 환경의 사람을 소개하는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
이고, 중매자는 예비 커플의 가면을 안 쓴 모습을 잘 알기 때문에 환경을 더 중요하게 여깁
니다. 중매 결혼한 커플의 가정 환경이 연애 결혼한 커플의 가정 환경보다 더 나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역시 가정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데이트 상대를 만날 때는 상대의 부모를 먼저 파악하면 실수할 확률이 훨씬
적어집니다. 데이트 상대가 가정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을 때는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데이
트 상대가 부모와 여행을 자주 다녔거나 부모와 캠핑을 자주 다녔거나 친인척들과 지낸 이
야기 하기를 즐기면 대체로 안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정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고 친구
와 지낸 이야기, 혼자 지내는 이야기만 하면 일단 주의해야 합니다.
부모가 다정하게 사는 가정의 자녀는 안심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윈도우 부부, 대화
없는 부부, 속은 이미 다 깨진 부부 아래 자녀는 매우 위험합니다. 물론 위험하다고 다 안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은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거기서 진짜 훌륭한 인재가 나올 수 있습
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청춘들은 데이트 상대방 부모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당장 눈앞
에 있는 가면 쓰고 위장한 상대방에게 콩깍지가 씌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또 사람을 보는 법
을 교육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3층 꽃가게 어떤 사장과 이야기 하다가, 꽃가게 사장 딸이 데이트를 한다고 하
길래, 데이트 상대방 부모는 뭐한데요 하고 물었습니다. 꽃가게 사장은 ‘몰라요, 뭐 장사한다
던가?’ 하고 말았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는 이런 수준입니다. 자기 딸이 좋은 상대를 만나길
바라지만, 좋은 상대를 만나는 방법을 부모 자신이 모른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노력을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기까지
한 일입니다. 이렇게 보면 결혼한 사람의 경우 부부가 잘 사는 게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선물
이라는 것을 이해하실 겁니다. 잘 사는 부부는 따로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
육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실력
실력을 파악하는 것은 그나마 부모, 가족 관계를 파악하는 것보다는 쉽습니다.
언어 능력을 파악하려면 언어 능력 전문가를 면접 과정에 참석 시키면 됩니다. 인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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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자를 뽑을 때는 인도어 전문가를 면접 과정에 참석 시키면 됩니다. 재무, 마케팅 관련
도 전문가는 전문가를 알아봅니다. 축구 코치는 아이들 공 차는 것만 보면 이미 압니다.
그런데 실력에는 단순 실무 능력과 다른 종합 지력(智力)이 있습니다. 교양과 또 일반
지식도 실력을 구성하는 요소입니다. 이걸 파악하는 것은 좀 힘듭니다.
제가 쓰는 수단은 ‘질문하게 하기’입니다.
여러분도 경험하셨을 겁니다. ‘우리 회사에 궁금한 것 있으면 물어보세요.’ 물어 보면 또
제가 말합니다. ‘또 다른 궁금한 것 있으면 물어 보세요.’, ‘또 다른 건요?’
꽤 많은 지원자는 이 요청에, ‘4대 보험은 적용 되나요?’, ‘출퇴근 시간은요?’, ‘점심값은
회사에서 주나요?’, ‘잔업이 많나요?’ 이런 질문을 하고 탈락합니다.
사람은 자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문을 합니다.
‘사장님은 꿈이 뭐세요?’, ‘이 회사는 어떤 비전을 갖고 있나요?’, ‘사장님은 어떤 인재를
원하세요?’, ‘제가 봤을 때 이 사업은 이런 장애가 있을 것 같은데 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
시고 계세요?’, ‘왜 이런 아이템은 안 하세요?’
여러분이라면 이런 사람을 채용하지 않을까요?
제일 바보 같은 면접관은 뻔한 질문을 하는 면접관입니다. ‘잔업이 많을 때 어떻게 하시
겠어요?’, ‘상사가 마음에 안 들 때 어떻게 하시겠어요?’ 하나마나 한 질문들입니다.
저는 제 방식을 소개했습니다. 여러분은 사람을 파악할 때 어떤 방법을 쓰나요?
저는 ‘질문하게 하기’를 매우 유용하게 씁니다. 초등학생은 절대로 ‘아버지 부재 증후군’
이라는 단어를 모릅니다. 사람은 자기 지식 이상을 질문하지 못합니다. 저는 원자력 관련해
서는 질문하지 못합니다.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천체물리학도 식물학도 질문하지 못합니
다. 무식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질문하기 기법을 가지고 모르는 분야를 파악하는 능력
은 있습니다. ‘질문하기 기법’은 ‘질문하게 하기 기법’의 반대입니다. 질문을 통해서 사물의
본질에 가까이 갈 수는 있습니다. 그러므로 질문하는 능력은 그 사람 실력에서 매우 큰 비중
을 차지합니다.
채용만이 아니라 평소 살면서 만나는 사람도 질문하는 걸 보면 그 사람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앞으로 인원이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또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앞으로 간부가
될 겁니다. 간부는 사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사람을 키우는 사람입니다. 일은 사람이 합니
다. 그런 걸 염두에 두고 사람을 만나는 걸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는 채용할 때는 평소 살아갈 때, 사람이 불완전하다는 걸 잘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에게 ‘돕는 자’로 서야 합니다. 부족한 걸 지적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이 부족한 걸 돕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부족한 건 지적해서 해결하기 너무 어렵습니
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의 시, 방문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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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내부

2014. 10. 10. 금요일.

한국 불교 최대 종교단체인 대한불교조계종(大韓佛敎曹溪宗)의 7대 종정(宗正)은 성철(性


徹) 스님(1912~1993)입니다. 성철 스님은 근현대(近現代) 한국 불교계에 매우 큰 영향을 끼
쳤습니다. 이 분은 근현대 한국 불교계 안팎에 큰 영향을 끼쳤고 한국 불교 최대 종교단체의
우두머리였지만 세속(世俗)에 거의 모습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불교 신도들에게
도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성철 스님은 득력(得力)을 한 뒤 철조망을 치고 숨어 지
내거나 3천 배를 한 사람만 만나주며 세상과 벽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열반(涅槃)에 들
자 해인사(海印寺)에서 고속도로 나들목까지 수십 리에 걸쳐 수십 만의 인파가 가득 차 세상
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세상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지만 세상에는 큰 영향을 끼쳤
던 것입니다.
성철 스님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것은 성철
스님에게 안에 쌓인 실력과 기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굳이 바깥을 지향하지 않으면서
도 바깥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저는 내부는 외부와 통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내부를 중시합니다. 바깥으로 화려한 것
보다 실속을 추구합니다.

내부 중시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우리 회사 건물 403호에서 정말 열심히 해외직판설명회를 했습니
다. 그때 영향으로 몇몇 회사가 장보고를 이용한 해외직판 사이트를 만들었고, 지금도 꾸준
히 만들겠다는 분들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때 설명회 때 만난 분이 다른 분들을 많이 소개
해주셨습니다. 이번 주 월요일에 인터넷 생방송 토크쇼에 출연한 것도 그때 만난 분이 소개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설명회는 전혀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어두컴컴한 진양상가, 그 중에서
도 좁은 403호는, 사람들이 ‘뭐 이런 데서 해외직판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한다는 거야?’하고
혀를 찰만한 곳이었습니다. 명색이 IT사업 설명회라면 강남 테헤란로 휘황찬란한 사무실에서
해야 좀 그럴듯합니다. 하긴 해외직판 하면 돈을 번다는 설명회를 이런 데서 해서는 설득력
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전혀 개의치 않았습니다.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제 마음
속에, 내용이 있으면 형식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신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과
는 매우 좋습니다. 우리 실력과 형편에 딱 맞을 만큼 해외직판 사이트가 개설되었고, 또 감
당할 수 있는 만큼 새로 하겠다는 업체가 방문을 합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해외직판
을 하겠다고 찾아왔으면 개발실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거고, 지금보다 안 오면 해외직판
사업을 더 추진하기 힘들었을 수 있습니다. 정말 기가 막힐 만큼 적당한 수준에서 진행이 되
고 있고, 또 서서히 확대가 되고 있습니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2대 경제신문에는 제 중학교 동창과
고등학교 동창이 핵심 간부로 있습니다. 그때도 열심히 외교를 해서 경제신문을 끼고 하자고
덤빌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돈을 좀더 들여서 광고를 하고, 작은 호텔이라도 하나 빌려서
설명회를 하려고 할 수도 있었습니다. 못해서 안 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렇게 바깥으로
화려한 것보다 그냥 우리 실력만큼 하는 게 훨씬 힘도 덜 들고, 실속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
문에 그렇게 한 것입니다.
그 당시 10여 회에 걸쳐 1차 설명회를 하고, 6회인가 연속 새벽 설명회를 했지만 조직의
역량은 그다지 투입되지 않았습니다. 저 혼자 페이스북으로 홍보했고, 조직의 힘을 동원하지
않고 설명회를 했습니다. 물론 제가 정말 감사하고 또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이지만, 관
련된 임직원들이 따로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참여하고 일을 맡아준 게 큰 힘이 되었
습니다. 그냥 편안하게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설명회를 했습니다. 저는 그때 조직을 무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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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하지 않고 설명회를 한 것을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0월 15일, 22일, 29일 또 설명회를 합니다. 이 설명회도 따로 조직을 동원하지 않고 있
습니다. 이것도 그냥 진양상가, 403호에서 합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해외직판 사업이 발전했
습니다. 역시 2대 경제신문에 있는 동창과 합작하려고 노력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역시 노력 자체를 하지 않고 그냥 우리 힘으로 합니다. 우리 힘이라지만 지금은 그냥 저 혼
자 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합니다. 극단으로 말하면 이번 설명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조직
의 어떤 사람 힘도 빌리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제가 이걸 할 거니까 누가 맡아
서 해달라고 하면 누구라도 적극 나서서 해줍니다. 제가 사장이니까 해주는 게 아니고 알아
서 도와주는 임직원들이 늘 있습니다. 그렇지만 굳이 부탁하지 않고, 하라고 지시하지 않고,
그냥 저 혼자 합니다. 저 혼자 밴드로, 카페로, 페이스북으로 홍보하고, 혼자 진행합니다. 참
여자가 많지 않으면 좀 난처하고 쑥스럽겠지만 상관 없습니다. 3월에 할 때도 어떤 주에는
한 명을 데리고 설명회를 한 적도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하는 게 실정에 어울리고 실속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게 진짜 일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바깥으로 향하는 걸 피하지는 않지만 바깥으로
향하려고 억지로 힘을 쏟는 것을 피합니다.
제가 회사 밴드에 올렸던 CEO TOK 동영상을 촬영한 인터넷 방송은 그래도 꽤 유명합니
다. 출연하는 CEO들도 꽤 쟁쟁한 분들입니다. 아무나 출연하는 게 아닙니다. 내용이 있어야
출연합니다. 여기에 출연하면 우리 회사로서는 돈 한 푼 안 내고 장보고를 홍보할 수 있는
고급 동영상을, 그것도 유명 MC를 동반하고 촬영하는 셈이 됩니다. 이 방송에 제가 먼저 출
연 좀 하자고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설명회 때 참여한 분이 어떤 분에게 저를 소개했고, 저
는 그 분을 해외직판관심자 밴드에 초청했고, 그 분이 인터넷 방송에 소개해준 것뿐입니다.
무리하지 않고 그냥 회사 일을 열심히 한 것 뿐입니다.
제 외삼촌 뻘 되는 분이 공영방송 부사장입니다. 제가 부탁하면 어쩌면 경제 뉴스로 이
걸 소개해줄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부탁하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 회사 소식은 메일
로 때로는 메신저로 꾸준하게 전합니다. 저는 오래지 않아 해외 직판 관련해서 공중파에도
제가 출연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내실 있게 꾸준히 하면 바깥 일은 저절로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일하
는 걸 좋아합니다.
제가 사람들 네트워크를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알 겁니다. 저도 무
슨 CEO단체에 가입하고, 또 대학원의 최고위 경영자 과정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사람 네트
워크 구축은 제 전공 분야 중 하나입니다. 사람을 잘 사귀고, 네트워크를 만들 수도 있습니
다. 그런데 그런 건 하지 않습니다. 쓸 데 없이 바깥 사람 만날 시간 있으면 그냥 우리 회사
임직원 하고 만나는 게 더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해외직판 관련해서 찾아오는 사람이 꽤 되니까 점심도 바깥 사람들 하고 먹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극히 최근까지도 바깥 사람하고 점심 먹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혹
시 제가 바깥에 그럴듯한 사람이 없으니까 그냥 회사 사람하고 점심 먹는다고 오해할 지 모
르겠습니다만, 회사가 이 정도 규모면 바깥으로 돌아다니려고 마음 먹으면 단 하루도 회사
구성원과 점심 먹을 시간이 없습니다. 다만 저는 아주 특별한 경우 아니면 회사 바깥 사람들
과 점심 먹는 일을 피합니다. 물론 점심 때 밥 먹고 당구나 한 게임 치자는 고등학교 동창이
라도 온다면 좋다면서 만나기는 하지만, 일 때문에 일부러 그럴듯한 사람을 만나는 일은 일
부러 피합니다.
쓸 데 없는 외교는 오히려 조직에 부담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도 투자를 유치하려고 저녁마다 관련자를 만날 수 있고, 또 사람을 소개받으려고
애를 쓸 수도 있습니다. 제가, 2000년에 거의 저 혼자 힘으로 46억을 투자 받았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정말 화려했습니다. 저녁에 술 마시고, 사귀고, 협상하고…….
되든 안 되든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정말 그런 짓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살고, 안 되는 걸 억지로 되게 하려고 애쓰고 싶지 않습니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전언 쓸 준비라도 잘 하는 게 저에게는 더 소중합니다.
바깥으로 향하는 그런 일을 귀찮아 해서 안 하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하면 또 전혀 생

2
각하지 못한 큰 성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렇게는 일하고 싶지 않아서
안 하는 것뿐입니다.
조직 구성원들과 같이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바깥에 가서 뭔가 큰 거 한 건 해오는 게
아니라 같이 한걸음 한걸음 나가고 싶습니다. 화려한 것보다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
습니다.
저는 화려한 바깥보다 실속 있는 내부가 좋습니다.

회사의 미래, 그리고 내부


제 꿈은 세계 100여 개 나라의 수십, 수백 만 사이트가 장보고를 이용해서 서로 인터넷
으로 직판하는 세상입니다. 한국의 수만 개 회사가 장보고를 이용해서 세계 100여 개 나라
에 직판하고, 일본의 수만 개 회사가 장보고를 이용해서 세계 100여 개 나라에 직판하고, 중
국의 수십 만 개 회사가 장보고를 이용해서 세계 100여 개 나라에 직판하고, 아프리카의 어
떤 나라 만 개 회사가 장보고를 이용해서 세계 100여 개 나라에 직판하는 판을 만들고 싶습
니다. 제 꿈은 큽니다. 그리고 화려합니다. 저는 제 꿈을 여수룬 임직원과 함께 이루고 싶습
니다.
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이 조금씩 조성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매출이 꽤 좋아지고
있습니다. 정말 여러분 덕분입니다. 그리고 연말까지 100엔-930원을 전제로 자금 계획을 생
각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그 선은 지켜질 수 있을 것 같은 조짐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
다 여러분들이 평안하고, 또 자신 있게 일하는 것 같아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입니다. 여러분이 평안하고, 자신 있게 일하고, 서로 믿으면 이
조건에서는 충분히 제 꿈, 그리고 여러분의 꿈, 우리 회사의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내부입니다. 세계 100여 개 나라의 수십, 수백만 사이
트가 장보고를 이용해서 서로 다른 나라에 인터넷으로 직판하는 정말 어마어마한 꿈도 결국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저는 큰 꿈을 꾸지만 여전히 점심은 여러분하고 먹을 겁니다. 그리고 10월에도 11월에
도 진양상가 403호에서 해외직판설명회를 열 겁니다. 여전히 찾아오는 사람 말고 바깥으로
나가서 점심 먹을 일은 그다지 없을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영향
력 있는 곳에서도 우리를 찾게 되겠지만 제가 그 사람들을 만날 일은 별로 없습니다. 여전히
저에게 중요한 사람은 여수룬 임직원들입니다. 외부의 그 사람들은 없어도 전혀 상관 없고,
우리 회사를 키우는 데 도와준 것도 없는 사람이지만, 우리 회사 임직원들은 우리 회사를 같
이 만들었고, 지금도 같이 일하고 있고, 회사가 잘 될 때나 못 될 때나 성과를 같이 나눌 가
장 중요한 사람입니다.
제 꿈, 또는 우리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우리 내부입니다.
매출을 올려야 합니다. 해외 직판 사업은 당장 안 해도 문제될 게 없습니다. 힘들면 중
단해도 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본 직판으로 매출을 올리는 것입니
다.
명함, 스티커, 현수막, 전단-중철 제품을 더 싸고, 더 좋게 만들고, 더 빨리 보내고, 더
편리한 서비스를 만드는데 더 집중해야 합니다. 핵심을 보호하고, 보존하는데 더 집중해야
합니다. 멀리 나가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해야 합니다. 구심력이 강해야 커지는 원
심력을 지탱할 수 있습니다. 멀리 나가려면 내부가 강해야 합니다.
우리가 잘 단결했고, 우리가 각자 맡은 일을 참으로 성실하게 잘했기 때문에 우리가 지
금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감사할 뿐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하기 때문에
더 잘 하자는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처럼만 하면 됩니다.
물론 조화가 중요합니다. 저는 장보고 중국어 판을 만들고, 중국을 상품 개발 기지로 만
들고, 일본 영업 조직을 키우는 걸 당면 중요 과제로 생각하고 추진합니다. 아무리 내부가
중요하다지만 확장을 하지 않는 것도 큰 잘못입니다. 우리 회사가 여기까지 성장하는 동안
투자를 소홀히 하지 않은 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보통 회사라면 그 어려운 형편에 개발실을
키우고, 일본에 영업 조직을 만들고, 중국에 법인을 만들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는 그렇게 했고, 그 바탕을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 확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위태위

3
태했습니다. 어쩌면 운이 참 좋았다고 하는 게 맞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확장시키
는 동안도 다른 사람 힘을 빌리려는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우리 힘으로 했습니다.
장보고 중국어 판을 만들고, 중국을 상품 개발 기지로 육성하고, 일본 영업 조직을 키우
는 게 약간 부담스럽기는 합니다. 어쩌면 조금 빠른 게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
지만 이 정도까지는 도전해 볼만 할 것 같습니다.
일단, 결심을 했고 결정했습니다. 약간 무리가 따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께서 도
와주시기를 바랍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서로 믿어주는 것이고, 실수했을 때 감싸주는 것입
니다. 여러분도 실수할 수 있고, 저도 실수할 수 있습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회사에서 일부
러, 혹은 알면서 저지른 범죄가 아닌 한, 실수를 가지고 문책한 적 없습니다. 회사 초창기
돈도 없을 때 큰 실수를 해서 큰 돈을 날린 적도 있었지만 그걸 가지고 잔소리한 적도 별로
없습니다. 왜냐면 실수는 누구나 하기 때문입니다.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많은 일을 벌입니다. 또 결정한 일은 열심히 합니다. 그렇지만 회사가 휘청거릴 정
도 일은 안 합니다. 많은 일을 하지만 내부가 분열될 정도 일은 안 합니다.
장보고 중국어 판 만드는 일, 중국을 생산기지로 육성하는 일, 일본 영업 조직을 키우는
일은 조금 부담이 올 수는 있을 지 모르지만 조직을 휘청하게 하는 일들은 전혀 아닙니다.
이런 정도 일이라면 우리가 서로 잘 돕고, 집중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돕는 자이기를 바랍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관계를 맺는다는 것
은 서로 돕는 자가 되는 것입니다.
서로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려하고, 칭찬하고, 믿어주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바깥을 향하는 일을 할 때마다 우리는 우리끼리 결속하고 단결해야 하고, 지금 우리가 잘 하
고 있는 일을 더 잘 해야 합니다.
꽃이 아무리 예뻐도 줄기가 없으면 다 소용이 없습니다. 확장하기로 결정했으니까 우리
회사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일을 더 견고하게 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에서 가장 중심 되는
일은 무엇일까요? 그 중심 되는 일과 각자는 어떻게 연결이 되어 있습니까?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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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원천(源泉)

2014. 10. 17. 금요일.

15일 기준으로, 이번 달 추정 매출은 1억7백60만 엔입니다. 10월 목표 매출 1억 천 만


엔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환율은 100엔 993.38입니다. 100엔 940원까지도 각오했던
것에 비하면 우리에게 매우 좋습니다.
좀 좋아졌을 때, 좋다고 입 빠른 소리를 하면 곧장 안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고 걱
정하는 마음이 드는데 지금이 그런 상황입니다. 환율은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반전(反
轉)입니다. 매출은 대략 그렇게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되고 있는 걸 보면
솔직히 저 자신도 조금 놀랄 정도입니다. 매출 역시 예측을 그렇게 했을 뿐,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사실 사람이 환경을 통제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성공한 경영자들은 ‘운이 좋았다’고 말합니다. 괜히 겸손해서 그렇게 말하는 건 아니라고 생
각합니다. 우리를 돌아봐도 정말 운이 좋아서 그나마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혹시 우리가 노력해서 이룬 게 있다고 한다면 그건 그야말로 여러분이 한 것입니다.
제1, 제2. 제3, 마쿠마쿠, 중국, 전단/책자 사업부를 비롯해서, 수출사업부, 후가공실 등
일선 부서 임직원들이 최선을 다해줬기 때문이고, 또 일본과 한국의 영업부와 마케팅 담당자
가 애써 줬기 때문이고, 개발실이 노력해 줬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우리 회사 일선 구성원들
이 최선을 다하는 것은 인정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점, 일선에서 애쓰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자주 말씀 드렸습니다만 저는 여러분에게 더 잘 하라고 다그칠 수 없습니다. 지금도 최
선을 다하고 있는데 지금보다 더 잘하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감사 드리고 지금까지처
럼만 하자고 말씀 드릴 뿐입니다. 그리고 더 열심히 보다 방법을 조금 더 생각해봤으면 합니
다.
그리고 이런 때일수록 기본을 다시 생각하자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사람
저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주의입니다만, 그나마 우리
가 이룬 일은 그야말로 ‘우리’ 곧 ‘사람’이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회사 성장의
원천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와 여러분이 고용주와 피고용자 이전에 사람과 사람으로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와 고객은 파는 자와 사는 자 이전에 사람과 사람으로 마주 서 있습니다. 우
리와 거래처도 주문 하는 ‘갑’과 만들어 주는 ‘을’의 관계 이전에 사람과 사람으로 관계를 맺
고 있습니다.
모든 게 그렇습니다. 경제학은 재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 속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
계를 연구하는 학문이고, 철학은 세계와 인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고, 역사는 역사 속에
서 사람을 이해하는 학문일 뿐입니다.
사람을 빼면 학문도 세계도 다 의미가 없습니다.
사람은 사람 때문에 힘들고, 사람 때문에 행복해집니다.
저는 여전히 일 이전에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고 일합니다. 물론 우리도 경쟁 사회에서
살아 남아야 하기 때문에 경쟁자를 물리쳐야 하고, 그로 인해 우리 때문에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우리 때문에 괴로운 회사도 있을 수 있지만 그 상황을 전제로 하면서
도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일을 지키려고 해야 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회사를 그냥 먹고 살려고 돈 벌기 위해 일하는 곳이 아니라 사
람으로서 가치를 실현 시키는 곳으로 삼는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저는 당연히 그런 사람을
존중할 거고, 그런 사람을 우대할 겁니다.
저는 여전히 사람이 모든 힘의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가 그나마 이 정도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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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할 수 있었던 데는 정말 성실하고, 정직하고, 책임을 다하는 구성원들이 있었습니다. 그
리고 사람을 배려하고 일을 하면서 행복해 하는 간부들이 있었습니다. 괜히 하는 말이 아닙
니다. 정말 우리 회사에는 간사한 사람이 없습니다. 얕은 꾀를 써서 제 잇속만 차리려는 사
람도 없습니다. 동료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저는 임직원 여러분을 전적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안심하고 일을 맡깁니다. 안 그럴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저보다 더 성실
하고, 더 정직하고, 더 책임지고 일하는 분들을 안 믿을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저
는 여러분과 일하는 게 즐겁고 행복합니다.
물론 일 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것도 있을 수 있고, 그 때문에 때로는 하지 말아야 할 말
을 할 때도 있습니다만, 근본에서는 사람으로서 믿음이 깔려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서로 ‘돕는 자’로 마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다 부족합
니다. 저는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지 못합니다. 어떤 사람은 저에게 통찰력이 있다는 말을
하는데 이건 좋게 말하는 거고, 통찰력이 있다는 말은 나쁘게 말하면 때려 맞추는 능력이
있다는 겁니다. 치밀한 것하고 배치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어떤 일을 하면서 자금이며
인원을 동원할 계획을 짜는 게 아주 약합니다. 그리고 세밀한 것을 끈기 있게 들여다 보는
능력도 거의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충대충입니다.
일상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여행을 갈 때 일정표를 짜는 걸 거의 못하고, 전혀
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충 계획해서 가고, 가다가 계획과 안 맞으면 안 해도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걸 여행이라고 제 편한 대로 생각하고 맙니다. 오늘 어디까
지 가기로 한 목표 지점에 못 가도 그다지 아쉽지 않습니다. 계획대로 하는 걸 좋아하는 사
람에게 저는 아주 불편하고 못마땅한 사람입니다.
회사 일도 이런 식입니다. 장보고 사업도 사실 큰 그림만 있지 세밀한 그림은 전혀 없습
니다. 하면서 계획을 세워야 하는 처지입니다. 장보고 사업은 어디로 가게 될 지 솔직히 잘
모릅니다. 제가 치밀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실행 계획을 짜는데 집요하지 못하기 때문입니
다.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 대로 부족한 게 많습니다. 이런 부족한 사람들이 모여서 팀을 이
루고 조직을 이뤄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디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부족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상황에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돕는 자로 서는 게 최선
입니다. 걷지 못하는 사람과 앞 못 보는 사람이 합치면 좀 불편하더라도 아주 불편하지 않
게 살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고, 세 사람의 지혜를 모으면 제갈량보다 낫습니다. 각 사업 단위가
놀랄 만큼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이 성과는 사업부원 전체가 같이 노력해서 거둔 것입니다.
이제 조직이 커졌습니다. 한국만도 대략 74명, 일본 6-7명, 중국 4명입니다. 어차피 전
체가 서로 친밀하게 지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저조차도 이제는 같이 밥 먹은 지 정말 오래
된 구성원도 많아졌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물론 저는 구성원들과 좀더 친밀하게
지내려고 회사 구성원들이 스스로 만드는 모임에는 참여하려고 합니다. 풋살 동호회에 참가
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끼워주면 여러 가지 동호회 모임에 참가할 생각입니
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미 열 명, 스무 명일 때와는 전혀 다른 환경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업부 단위를 중심으로 사람과 사람으로 관계를 잘 맺어가야 합니다.
회사라는 곳이 만났다가 헤어지는 일이 반복되는 곳이지만 그때 그때 속한 부서에서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 서로에게 돕는 자가 되도록 노력하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가운데 각
자가 성장합니다.
부서 리더와 부원의 관계에서, 그리고 서로 동료로서 서로를 성장 시켜주고, 서로 도와
주는 관계를 만드는 게 사실은 일 이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렇게 서로 돕는 자로 설 때, 부서가 성장할 겁니다.
그리고 다소 멀지만 부서와 부서도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
다. 나를 잘 지켜야 하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 관계 맺는 원리입니다. 자기를 희생
하면서까지 남을 배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기에게 잘하면서 남을 배려해야 합니다.
사업부 제도가 정착되면서 사업부 중심주의가 나오면 그것도 성숙되지 못한 태도입니다.
내가 있고 나서 우리가 있습니다만, 우리 없는 나도 없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것

2
을 삶에서 구현하는 것이 성장입니다. 우리 사업부를 챙기면서도 다른 사업부를 배려하는
사람이 차세대 리더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진짜 성장입니다.
모든 힘의 근원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가장 기본 원리입니다.

신뢰
사람을 중심에 두고, 서로 돕는 자로 여기면 신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는 회사입니다. 무슨 치유(治癒) 기관이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서로 돕
는 자로 서야 합니다.
그러려면 처음에 채용할 때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뽑고 난 뒤라도,
도저히 안 되면 정리를 해야 합니다.
부부가 만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부부로 만날 때 신중해야 합니다. 그저 감정만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최근 한국 최고 재벌 회사 딸과 보통 사람이었던 신랑이 결혼 생활 15
년 만에 이혼하면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대재벌 회사 딸은 평범한 가문 신랑과 결혼하기
위해 단식을 하면서 집안 어른을 설득했습니다. 그만큼 사랑했겠지요. 그렇게 시작한 결혼
도 15년 만에 이혼으로 끝났습니다. 어렵게 결혼하고도 이혼하는 게 세상살이입니다.
사람을 뽑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중하게 뽑았는데 지내 보니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부부가 이혼하면 엄청난 타격을 받습니다. 그런데도 그런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습
니다. 회사에서 사람을 뽑았는데 아닌 경우 정리를 해야 합니다. 이런 일을 줄이려면 뽑을
때 최선을 다해서 좋은 사람,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좋은 사람을 뽑고, 아니라고 판단 되면 정리하고, 또 같이 지내는 동안 최선을 다해 서
로 도우면서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그야말로 최대의 생산력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좋은 관계는 믿을 수 있는 관계입니다.
내가 조금 부족해도 동료가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껏 일할 수 있습니다. 혹은
내가 좀 잘못해도 동료가 비난하지 않을 거고, 위로해줄 거라고 생각하면 소신껏 일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정말 좋은 동료들을 만났기 때문에 CEO면서도 정말 편하게 일합니다. 저보다 더
정직하고, 저보다 더 성실하고, 저보다 더 진지한 동료들이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일합니다.
저는 CEO 이전에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는 영역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영역에서 정
말 좋은 동료들을 만났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저 역시 제가 잘 하는 영역 밖에는 거의 문외한(門外漢)입니다. 그 바
깥 영역에서 저는 동료들을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또 제 한계를 너무 잘 아니까 저보다 그
영역에서 더 잘 아는 주변 사람들 도움을 잘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주변 사람들도 제가 신
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니까 도움을 받아도 아주 잘 받을 수 있습니다.
너무 믿다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면 어떻게 하나 하고 걱정할 수도 있습니다만, 저
는 그 영역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할 정도로 그런 걱정이
안 듭니다. 하여간 그렇게 신뢰하기 때문에 저도 편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도저히 신뢰할 수 없으면 도중이라도 헤어져야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고 서
로 성장해야 합니다.

신뢰의 밑바탕 - 성장
저는 인격과 실력이 성장하는 사람을 신뢰합니다. 저는 삶의 목표는 성장이라고 생각합
니다. 인격이 성장하는 것, 그리고 실력이 성장하는 것이 종합 성장입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사람으로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일을 잘 하기 위해 노력하
는 사람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끊임 없이 인격을 성장 시키라고 요구하
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 이상한 일이지만 요즘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최근 한국 대기업은 입사 시험 과목에 한국사(韓國史)를 넣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 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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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에게 인문학(人文學)을 공부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기업 활동과 그다지 관계가 없는
것 같은 일들입니다. 그런데 대기업이 이렇게 하는 것은 단순히 인문학을 이해해야 좋은 상
품을 만들고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좋은 상품을 만들고,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 인문학을 공부한다면 참 비참한 노릇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공
부는 인문학 자체를 즐겨서 공부하는 것이지 억지로는 되지 않기 때문에 억지로 인문학을
공부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런 상황은 사람을 잘 이해하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생겼습니다.
그런데 사람을 잘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 자신이 부쩍 성장하는 것입니다. 잘 이
해하는 것은 의지가 아닙니다. 잘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잘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바둑 1단이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바둑 9단을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바둑 9단은 바둑 1단을 쉽게 파악합니다. 의도와 의지가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것도 실
력입니다.
스스로 성장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공부를 하는 것은 성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워낙 경쟁이 심하고, 세상이 각박해지면서 모든 게 그저 기능으로만 이해되던 시절도 잠
시 있었습니다만, 그것도 잠시였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받아들이고 있
는 것입니다.

마무리
환율이 생각보다 우리에게 좋은 국면을 유지하고 있고, 매출이 목표에 가깝게 가고 있는
것은 정말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다행스런 일입니다.
이미 각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더 잘 하라고 마구잡이로 다그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같은 시간, 같은 노동을 투여하지만 더 효과를 거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더 열심
히가 아니라 더 좋게가 우리가 힘을 기울여야 하는 영역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우리 모든 힘의 원천이 우리 자신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는 겁니다. 여
러분 자신이, 그리고 여러분의 동료가, 그리고 우리 모두가 힘의 원천입니다.
스크럼은 엄청난 힘입니다. 스크럼의 힘은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을 더한 것 + 알파입니
다. 그게 바로 조직력입니다. 지금은 지금 상황에서 더 열심히 일하는 게 아니라, 방법을
바꾸어서 일의 효율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한 때고, 그렇게 하는 방법의 기초는 조직 그 자체
라는 뜻입니다.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은 언제 어느 때나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일이 바쁠 때,
혹은 잘 될 때, 혹은 안 될 때일수록 힘의 원천이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
다.(*)

4
[CEO전언]

투자(投資)

2014. 10. 24. 금요일.

저는 우리 회사 임직원들이, 우리 회사에 투자할 기회가 있었을 때. 많이 참여하지 못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좀더 강하게 권했어야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
각까지도 듭니다. 2008년에 투자할 기회가 있었고, 2013년에 투자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기회 때는 아무도 참여를 안 했습니다. 두 번째는 1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인생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끊임 없이 투자로 이어집니다. 직장 선택도 어떻게 보면 투
자일 수 있습니다. 시간을 투자하고, 돈을 투자합니다. 잘 투자하면 좋은 결과를 얻고 잘못
투자하면 인생이 고달파질 수 있습니다.
저는 40세까지 정치를 했습니다. 제 인생을 투자한 셈입니다. 실패했습니다.
41세 때 창업해서 46억을 투자 받았습니다. 42세 때 망했습니다. 그때는 가족, 친인척,
친구로부터도 투자 받았는데 회사가 망하면서 가족, 친인척, 친구 관계도 엉망이 되어 버렸
습니다. 투자를 잘못한 것입니다.
45세 때, 또 한번 제 인생을 투자했습니다. 한국에서 택배박스를 만들어서 일본에 판매
하고 싶어하던 후배 회사, ㈜지즐에 경영전문인으로 참여한 것입디다. 그것도 저에게는 투자
였습니다. 그 나이에 월급 270만 원을 받기로 하고 잘 되면 그때 지분을 나누기로 했으니
확실히 투자입니다.
이때는 실제로 투자도 했습니다. 돈은 후배가 대고 나는 경영만 하기로 했는데, 운영을
하면서 돈이 떨어졌습니다. 그때는 제가 첫 번째 회사가 망한 뒤 회복이 안 된 상태여 정말
거지처럼 살 때였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 때, 두 번째 회사 때 주식 일부를 처리한 돈이 2천
만 원 기적처럼 생겼습니다. 그 돈을 고스란히 ㈜지즐에 줬습니다. 투자라면 흔적이라도 남
을 텐데 계약서를 쓰고 말고 할 것도 없어서 그냥 운영자금으로 넣었습니다. 이건 지금도 제
처가 모릅니다. 그 당시 집이 엉망이 되었는데 그 돈을 ㈜지즐에 준 걸 알면 지금도 어쩌면
펄쩍 뛸 지도 모릅니다. 참 어리석은 짓이지만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일본 친구 한 명과 일본에 거주하던 한국인 친구 한 명으로부
터 각각 1천만 원, 2천만 원 해서 총3천만 원을 꿔서 ㈜지즐에 대줬습니다. 물론 제 개인보
증이었습니다. 두 친구 모두 ㈜지즐과 아무 인연이 없었습니다. 저 개인을 믿고 꿔줬습니다.
미친 짓입니다. 제 돈도 아닌 남의 돈을 꿔서 ㈜지즐에 꿔줬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
서 ㈜지즐이 저에게 제대로 계약서 한 장이라도 써준 게 없습니다.
물론 저는 당시 ㈜지즐 사장을 믿었습니다. 최소한 그 친구는 자기 말은 지킬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계약서 한 장 쓰지 않고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을 믿는다고 해도
회사가 망하면 돈을 받기 어렵습니다.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돈이 문제니까요.
저는 계약서조차 없는 전문경영인이었지만 전문경영인으로서 책임을 다했습니다. 자금유
치도 경영의 일부이니까요. 어쩌면 제 삶 전체를 투자한 셈입니다. 참 무모합니다.
㈜지즐은 지금도 한국 택배 박스를 일본에 파는 www.danboru.net을 운영합니다. 그 당
시 대표가 지금도 ㈜지즐 대표입니다.
㈜지즐 전문경영인은 2007년까지 했습니다. 회사가 안정이 되면서 이후 회사 진로를 고
민하게 되었는데 저와 후배는 방향이 달라서 헤어졌습니다. 그 때 헤어지면서 재산 분할이
과제가 되었습니다.
제가 ㈜지즐에 있는 권리와 지분을 모두 포기하고 새로운 회사를 만들 테니 새로운 회
사 1년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그것도 계약서가 없었습니다. 헤어지고 1년 동안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서로 약속을 잘
지켰습니다. 정말 웃기는 약속입니다. 1년 동안 운영비는 하기에 따라 1억 원도 될 수 있고,
1천만 원도 될 수 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약속하고 헤어졌고, 그 이후 1년 간 어려운 중에
도 그 후배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 점은 지금도 제가 그 후배에게 고맙게 생각합니다.

1
물론 그 후배도 저에게 고마워해야 합니다. 아무리 전문경영인이지만 그 당시에 5천만
원을 꿔준다는 건 무시무시한 투자입니다.
이 투자는 어느 정도 성공했습니다. 지금 여수룬을 만든 것이니까요.
저에게는 여수룬 이전부터 여수룬 이후까지 계속 저에게 투자한 분이 계십니다. 현재 우
리 회사 박석준 감사입니다. 박석준 감사님은 제 두 번째 회사 때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
여수룬에도 투자했습니다. 역시 계약서는 한 장도 없었습니다. 투자했다가 못 받을 확률이
99.99%였습니다. 박감사님은 물론 사업도 봤습니다.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때는 그야말로 메마른 땅에 싹이 날까 말까 하던 때였고, 가뭄이 심해서, 싹이 난다고 한들
자랄 확률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박감사께서는 투자했습니다. 두 번째 회사에서
는 결과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박감사님은 지금 여수룬에도 현금을 투자했습니다.
여수룬 이후에 저에게 두 번째 투자한 사람은 퇴사한 김미정씨입니다. 김미정씨는 제가
신용불량 상태일 때 제 대신 법인대표직을 맡아줬습니다. 저는 여수룬 주식 5%를 줬습니다.
김미정씨는 법인대표로서 은행으로부터 3천만 원을 신용대출을 받아줬습니다. 당시 김미정
대표는 신용대출을 하면서, ‘이 3천만 원은 사장님이 못 갚으면 제가 갚을 수 있는 한도예요’
라고 했습니다.
이후 김미정씨가 결혼을 하게 되면서 결혼 자금이 부족하다고 하여 5%주식을 제가 2천
5백만 원에 인수했습니다. 김미정씨 역시 저에게 매우 어려운 투자를 했고, 투자는 아주 좋
은 열매를 맺었습니다.
세 번째 여수룬에 투자한 사람은 이상민 실장입니다. 이상민 실장님은 2009년에 합류했
는데 합류하자마자 곧바로 4천만 원을 회사에 투자했습니다. 그 당시 우리 회사는 그나마 꼴
을 갖추긴 했지만 4천만 원을 선뜻 투자하기는 막막한 회사였습니다. 그 때 우리 회사 사정
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저 역시 곳곳에 투자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요청에 응한 사람은 박감사
님과 이상민 실장 두 사람뿐이었습니다. 현금으로 투자하지 않았지만 은행 돈을 빌려준 김미
정씨까지 포함하면 세 사람입니다.
제가 CEO나 소유자가 아니라고 했을 때, 저라면 어땠을까요? 저는 돈이 있었다면 무조
건 투자했을 겁니다. 저는 회사가 되고 안 되고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일하는 회사니까 거의 무조건 투자했을 겁니다. 저는 대체로 제가 하는 일에 거의 올인합니
다. 별로 좋지는 않지만 그건 제 기질입니다.

여수룬의 가치
2008년 무렵에 당시 직원들에게 5천 원짜리 주식을 주당 1만5천 원으로 투자하라고 권
했습니다. 아무도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여수룬의 기업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5년 뒤 여수룬의 가치는 얼마일까요?
당장 내일 일도 모르는데 5년 뒤 일을 어떻게 알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제 판단은 있습니다.
현재 여수룬의 가치는 최소한 백 억 이상입니다.
3개 월 전하고도 전혀 다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우리 회사는 90% 이상은 자금 문제도 해결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흑자 기조에 들어섰습니다.
10월21일 기준, 우리 회사 미지급금은 2억5천만 원입니다. 10월 말이면 대략 2억2천만
원 이하가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11월에 부가세가 환급되는 걸 반영하면 미지급금은 1억1천
만 원이고, 11월에도 흑자가 날 것으로 여겨지므로 11월 말에는 미지급금이 1억 이하가 될
겁니다.
12월도 적자는 나지 않거나 설사 적지가 나도 적은 급액일 겁니다. 1월에는 꽤 크게 적
자가 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2월10일에 다시 부가세가 환급됩니다. 2월부터는 이미 새해
고 매출이 또 한 단계 올라갑니다. 최소한 내년 상반기 안에는 은행으로부터 빌린 2억도 갚
을 수 있고, 현금도 계속 쌓이게 됩니다.
물론 이런 예측에는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고, 현재 판매 기조가 유지된다는 게
전제가 됩니다만, 이 전제는 그다지 크게 흔들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내년 3월 이후면 우리가 번 돈으로 우리가 투자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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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흑자 기조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것도 꽤 큰 규모 흑자가 발생할 겁니다.
빚이 없고 꽤 큰 흑자가 나면, 여수룬 기업 가치는 무조건 1백 억 이상입니다. 우리 회
사 주식수는 10,274주입니다. 그냥 1만 주라고 계산해도 상관 없습니다. 주 당 1백 만 원은
무조건 넘는다는 뜻입니다. 30주를 갖고 있으면 지금 당장도 3천 만 원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5년 뒤가 되면 어떨까요? 저는 그때 여수룬은 상장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기업 가치로는 1조 이상일 겁니다. 그냥 제 생각대로 얘기한다면 무조건 1조 이상이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현재 주의 경우 주 당 1억 원입니다. 30주 가지고 있는 현재 주주
는 30억 주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황당한 생각일까요?
어쩌면 명함 등 인쇄물을 일본에 팔아서 연 간 80억 매출을 올리는 게 더 황당한 일일
수 있습니다.
제가 아주 잘 맞추지는 못합니다만, 그래도 얼추 어느 정도는 맞춰왔지 않습니까? 결코
황당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 회사 주식 5주를 갖고 있으면 5년 후에는 5억 주식을 갖고 있는 셈입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5년 뒤, 10년 뒤
저는 직장 생활을 할 때 적절히 투자하라고 권하는 편입니다. ‘나는 투자고 뭐고 그런
복잡한 건 다 싫어’ 하는 사람은 그렇게 살면 됩니다. 남의 인생에 제가 배 놔라 밤 놔라 할
일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제 조카들에게는 적절히 투자하라고 권합니다. 직장 생활은 투자 재원을 꼬박
꼬박 만들기 좋은 환경입니다. 급여가 꼬박꼬박 들어오면 급여 일부를 적절하게 투자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최선의 투자처가 자기 회사인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만큼 미래를 내다볼 수 있
는 회사라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2008년에 주 당 3배로 150만 원어치 주식을 인수했다면 100주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지금 당장도 1억5천만 원의 가치가 있고, 5년 뒤에는 150억 원의 가치를 갖게 될 겁
니다.
제가 늘 구름 잡는 소리를 하니까 별로 믿지 않을지 모르지만 제가 한 계획도 어느 정
도는 실현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티쿤이라고 불러야 합니다만, 장보고도 어느 새 완성이 되
어 있지 않습니까? 2005년도에 꾼 막연한 꿈이고, 2009년 무렵에 좀더 정교해진 꿈이지만,
여전히 꿈으로만 남을 것 같은 해외직판통합솔루션이 어느 새 우리 것이 되어 있지 않습니
까? 2009년은 기껏해야 5년 전 일입니다.
5년 뒤, 10년 뒤의 일은 지금과 전혀 다를 겁니다.
저는 다급해도 멀리 내다볼 것을 권합니다. 살아 보니까 5년, 10년도 결코 아주 먼 미래
의 일은 아니었습니다. 금방 다가오는 시간입니다.
여러분은 지금으로부터 5년 뒤, 혹은 10년 뒤를 봐야 합니다. 여러분이 주저하면서 결정
하지 못한 지금, 어느 새 5년 뒤에는 여수룬 주식이 시장에 상장되지 않습니까?
물론 회사가 성장하면 우리 사주도 일부 지급될 수도 있지만, 우리 사주로 지급되는 주
식은 결코 재산 형성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우리 사주로 지급될 수 있는 주식은 이미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 주식일 뿐입니다.
5년 전과 지금은, 지금과 5년 후와 거의 똑같을 겁니다.
5년 전 여수룬 주식은 1만5천 원도 비싸게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투자하지 않았
습니다. 지금 여수룬 주식을 주 당 1백 만 원에 사라고 하면 살 사람 거의 없을 겁니다. 그
렇지만 제가 단언하건데 5년 후 지금 여수룬 주식은 주 당 1억 원 이상의 가치를 가질 겁니
다.
이미 너무 비싸져 버렸습니다. 5년 전에 주 당 1만5천 원이면, 불쌍한 CEO에게 적선하
는 심정으로라도 1백50만 원에 1백 주 사줄 수 있었지만, 이제 1백 주는 1억입니다. 사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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싶어도 사줄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지금도 여수룬 주식을 주당 1백만 원에 매입하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
니다. 5년 뒤, 10년 뒤를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5년 전에 그랬듯이 지금도 저는 여러분에게 그다지 강요하지 않습니다. 또 강권하지도
않습니다. 작년에 주 당 30만 원에 신주를 발행했을 때, 저는 그 누구에게도 꼭 해달라고 따
로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신주를 인수하지 않은 직원 그 누구에게도 섭섭해하지 않았습니다.
작년에 주 당 30만 원에 신주를 인수하는 것도 각자의 판단과 선택이고, 인수를 하지 않는
것도 각자의 판단과 선택이기 때문에 제가 신주 인수한다고 특별히 우대할 일도 아니고, 신
주를 인수하지 않는다고 홀대할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당시에는 회사 자금 사정이 무척 어려웠기 때문에 투자해준 건 무척 고마운 일입
니다만 그걸 가지고 우대하고 홀대할 일은 아니었고, 또 그 때도 정말 투자해주려고 했지만
집을 사거나, 혹은 아이들 건강이 안 좋거나 해서 돈을 만들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너무 많았
던 걸 제가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것 역시 개인의 선택이고, 그건 평가할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안타깝다는 뜻입니다. 그때 그래도 투자를 했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겁니다.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강요할 일도 아니고, 강요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회사가 따로 신주를 발행하지도 않습니다. 발행할 일도 없습니다.
이미 안정 국면으로 들어가버린 지금 회사가 작은 규모 신주는 발행할 일이 없습니다.

여수룬 임직원으로 사는 일
제가 오늘 우리 회사 주식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회사가 이미 3개 월, 1년 전
과 전혀 다른 회사라는 것을 말씀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회사는 지금 당장도 1백억 원 가치의 회사고 5년 후에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1조
원의 가치를 가지는 회사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제가 없으면 없는 대로 정직하게 보고하고, 또 지나친 과장은 하지 않는
다는 걸 잘 아실 겁니다. 5년 후 최소 1조 원의 가치도 전혀 과장된 게 아닙니다. 제 생각에
는 지나칠 정도로 축소한 가치입니다.
여러분이 보는 것과 제가 보는 것은 다릅니다. 우리 회사의 미래도 여러분이 보는 것과
제가 보는 것은 다릅니다. 설사 비슷하게 본다고 해도 체감하는 게 다릅니다. 저는 아무래도
아주 실제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왜냐면 여수룬을 처음 구상했고, 여수룬과 보낸 시간이 가
장 길기 때문입니다.
제 말을 믿고 안 믿고는 다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우리 모두가 5년 후, 최소 1조원 이상 가치의 회사에 다니고 있으리라는
것을 꼭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작년, 삼 개월 전, 오늘, 내년 삼 월 이미 우리 자신이 전혀
다릅니다. ‘선비가 사흘을 만나지 못하면 눈을 닦고 봐야 한다’는 말이 괄목상대(刮目相對)
의 고사성어(故事成語)입니다. 지금 우리를 잘 알아야 하지만 5년 뒤 우리도 잘 알아야 합
니다.
저는 5년 뒤 여수룬의 임직원으로서 오늘 자기 자신을 바라보기를 권합니다. 삶이 달라
져야 하고, 일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져야 합니다. 여수룬은 인생을 걸 가치가 충분한 회사
입니다.
그때도 여전히 진양상가 건물에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때도 우리들 외모
가 지금과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지만, 아주 분명한 것은 내면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회사 내용도, 여러분이 하는 일도, 여러분의 직급도 모두 지금과 완전히 달라집
니다. 저는 늘 그때를 생각하면서 여수룬에서 생활하기를 바랍니다. 그건 저든, 임원이든,
직원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도 당연히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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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품질(品質)

2014. 10. 31. 금요일.

한 단계 도약하려면 품질을 관리해야 합니다.


품질을 올릴 방법도 무수히 많습니다.
이 문제는 사업부, 그리고 사업부장이 지금부터 가장 집중해서 해결해야 할 일입니다.

이미지
일본 실정을 잘 모르니까 한국 다이소를 잠시 예로 들겠습니다. 저는 일본 100엔 샵과
매우 비슷한 한국의 다이소에서 물건을 자주 삽니다.
이유는 일단 편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안양(安養)에 사는데 제가 자주 가는 다이소는 안
양역 1층에 있습니다. 요지(要地)입니다. 전철서 내려서 가기 편합니다. 매장은 밝습니다. 진
열도 깔끔합니다. 거기에 물건도 좋습니다. 그리고 매우 중요한 건데 제가 생각하는 어떤 물
건이 다이소에 있을 지 없을 지를 제가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이소와 비슷한 업종이 곳곳에 있는 DC마트입니다. 대개 재래시장이나 복잡한 곳에 있
습니다. 그런데 다이소와 비교하면 이 가게에서 뭘 파는지 딱 짐작이 잘 안 갑니다. 뭐랄까
매우 잡다합니다. 진열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습니다. 물건은 매우 많지만 정렬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뒤죽박죽입니다.
다이소와 DC마트를 비교할 수 있는 것처럼 동네 슈퍼와 편의점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동네 슈퍼와 편의점의 가장 큰 차이는 진열입니다. 동네 슈퍼는 여러 종류 물건을 갖고 있는
데 주력하는 반면, 편의점은 꼭 있어야 할 물건을 찾기 좋고, 보기 좋게 진열하는데 주력합
니다. 동네 슈퍼는 손님의 동선, 시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다이소와 DC마트, 편의점과 구멍가게는 말하자면 정리된 옷장과 정리되지 않은 옷장의
차이 같습니다.
정리된 옷장은 꼭 필요한 옷만 남겨서 공간을 효율 높게 사용하여 편리합니다. 정리되지
않는 옷장은 옷은 무척 많지만 안 입는 옷이 태반입니다. 정리되지 않은 옷장을 보면 신경질
부터 날 수 있습니다. 정리되어 있지 않는 옷장에는 멀쩡하게 입을 옷조차 구석에 처박혀 있
기 일쑤입니다.
다이소와 편의점이 DC마트와 구멍가게보다 물건 종류가 더 많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매장의 넓이도 그다지 차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이소와 편의점은 DC마트나 동네 슈퍼
보다 훨씬 좋아 보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건 신뢰도입니다. 저만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다이소와 편의점에서
사면 최소한 남보다 더 비싸게 살 염려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DC마트와 동네 슈퍼
에서는 뭔가 바가지를 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다이소와 편의점 물건은 최소
한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편의점은 잘 모르지만 최근 들어 다이소에서 물건을 살 때는 최소한 품질 어느 정도 보
장될 거라고 믿어버립니다. 그리고 이 믿음은 몇 번 구매해 본 결과 더욱 강해졌습니다.
저에게 초창기 다이소는 그냥 ‘싸니까’라는 이미지였는데, 지금 다이소는 ‘싸고 좋으니까’
라는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어쩌면 ‘싸고, 좋고’에 덧붙여 ‘믿을 수 있으니까’라는 이미지로
까지 발전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싸고, 좋고, 믿을 수 있으니까’ 저는 다이소에 자주 갑
니다. 뭐, 필요한 게 있으면 다이소에서 삽니다.
다이소 물건이 꼭 싼 거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어떤 건 매우 싸게 여겨지지만, 다른 물
건들은 매입가가 300원도 안 할 것 같은 물건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다른
데서 사는 것보다 싸다고 생각하고, 믿을 수 있으니까 사는 겁니다.
이 막연한 이미지가 사실은 사람을 움직입니다. ‘근거도 뚜렷하지 않지만 그냥 그런 것
같은 것’에서 사람은 벗어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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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고객 서비스가 좋아’라는 것도 사실은 미묘한 차이뿐일 수도 있습니다. LG의 고
객 서비스가 삼성보다 눈에 두드러지게 나쁜 것은 아닙니다. 물론 작은 차이는 분명히 있습
니다. 매장의 규모며, 접수원들의 태도며, 그리고 뭔가 잘 알 수 없는 매장의 분위기며 저는
삼성 고객서비스를 선호합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 그 미묘한 차이 때문에 ‘삼성이 서비스가
더 좋아’ 하는 생각을 강하게 합니다. 현실에서는 근거가 거의 없을 수 있지만 어쨌든 그 선
입관 때문에 저는 전자제품을 살 때면 거의 삼성 걸 삽니다. 물론 더 비싸게요.

싸고도 좋은 곳
우리는 이제 ‘싼 곳’에서 ‘싸고도 좋은 곳’으로 올라 가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 비즈
니스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명함과 실사출력물 등은 어쩌면 지금도 우리 게 프린트팩 것보다 더 좋을 수도 있
습니다. 정확히 비교해보지는 않았지만 저는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프린트팩이
나 그래픽에서 일부러 물건을 주문해보곤 하지만 결코 우리 것 보다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도 우리 안에서조차 우리 건 좀 안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 회사 제
품은 우리 스스로도 ‘조금 품질은 떨어지지만 싸니까’하는 이미지가 굳어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인상하고 싸워야 합니다. 이 적은 정말 무시무시한 적입니다. 도대체 뚜
렷한 근거도 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적이니까 싸워서 이기기 매우 어렵습니다.
삼성에 비교 당하는 LG, 편의점에 비교 당하는 동네 슈퍼, 다이소에 비교 당하는 DC마
트의 운명은 때로는 ‘늘 2등’이고 때로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2등’입니다. 비즈니스 세계
에서 2등은 자칫하면 매장 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됩니다. 비록 너무나 미세해서 잘 보이지 않는 적이지만 그래도 우
리는 싸워서 이겨야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미 이 적과 싸워서 이긴 경험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명함을 합판 회사에서 사왔습니다. 당장 매수부터 안 맞았습니다. 500매를
주문하면 480매만 왔습니다. 계속 클레임이 걸려서 판매 매수를 450매라고 표기할까 하고
고민까지 했습니다. 색은 애당초 맞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 초창기
구성원 가운데 그나마 부사장이 신문사에서 일하다가 오며 가며 어깨너머로 본 알량한 인쇄
지식을 가졌을 뿐 아무도 인쇄를 몰랐다는 사실입니다. 왜 명함 색깔이 안 맞는지, 매수를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함 원가를 어떻게 계산하는지 우리는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명함 판매업을 했다는 게 참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어쨌든 그렇게 하다가 품질을 올리지 않으면 성장이 너무 더뎌진다고 생각새서 품질을
올리려고 무신 애를 썼습니다. 자체 제작으로 돌렸습니다. 우리가 종이를 구입하고, 우리가
인쇄소를 정하고, 우리가 재단사를 정했습니다. 그리고 판검수(版檢收)를 했고, 추가로 검수
를 했습니다. 그리고 인쇄소를 여러 번 옮겼습니다. 재단 회사도 바꿨습니다. 하여간 여러
회사를 바꿨습니다. 바꿀 때마다 매우 어려운 과정을 겪었습니다. 그러다가 색 맞춤 방법도
찾아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명함 품질을 높였습니다. 지금은 결코 프린트팩이나 그래픽에 비해
부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습니다.
이 전 과정에서 이석주 부사장이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자체 생산으로 돌린 것도, 업
체를 찾은 것도 대개는 이석주 부사장이 했습니다. 프로세스를 점검하는 것도 이석주 부사장
이 주로 했습니다.
이제 우리 안에서 클레임이 문제가 되고 또 품질이 문제가 되는 상품도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 품질을 올렸듯이 다 품질에 문제가 없는 상품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우리는 진짜 ‘싸고도 좋은 곳’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되려는데 인원이 부족하면 채워야 합니다. 제조사가 엉망이면 바꿔야 합니다. 방
법이 없으면 찾고, 찾아도 안 보이면 만들어야 합니다.
사업부 아니 사업부장의 핵심 과제입니다.
도저히 관리가 안 되면 판매를 중단해버리십시오. 우리 매출의 90% 가까이는 명함류,
스티커류, 실사출력물류, 책자류에서 나옵니다. 최소한 이 네 아이템쪽은 품질에 심각한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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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나머지 상품에서 계속 클레임이 날 정도면 상품 판매를 중지
해서라도 이제는 클레임과 싸워야 합니다.
안 된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초창기보다 지금은 모든 여건이 좋습니다. 그 초창기 때 명함과 스티커를 지금 품질로
끌어올리는 데 정말 많이 노력했습니다.
저는 이런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품질은, 향상 시키려고 작정하면 무조건 할 수 있습니다. 품질은 부서와 부서장에게 달
려 있습니다. 어떻게든 불량을 내지 않겠다고 마음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좋은 품
질 상품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해야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 이 분야에서는 거의 없습니다. 한계도 없습니다. 어떻게든 클레임 없
고, 품질도 최상인 상품을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장애물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면 해낼 수
있는 일이고, 또 해내야 합니다.

또 다른 단계
매출 목표에는 못 미쳤지만 다행스럽게도 환율이 극단으로 가지는 않아서 우리 형편도
어느 정도는 풀릴 것 같습니다.
11월이면 순수 미지급 금액이 1억 원 미만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나름대로 선방했습
니다. 환율이 늘 문제인 상황입니다만 어느 정도 해결은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돈을 투입하더라도 품질을 잡는데 좀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마케팅팀이 이제 힘을 내면서 신규 고객 유치도 목표만큼 되고 있고, 영업도 조금씩 더 자리
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품질 관리가 더욱 중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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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사업부

2014. 11. 07. 금요일.

시발점(始發點)인 사업부
우리 회사 영업은 사업부에서 시작됩니다.
상품의 품질을 올리고, 싸게 공급하고,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많은 일이
사업부에서 비롯됩니다.
사업부가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하지 못하면 영업할 수가 없습니다. 좀 극단으로 말해,
영업 파트가 없을 때도 회사는 존재했지만, 사업부가 없으면 회사는 곧바로 서비스가 중단됩
니다. 사업부가 있고 나서 후가공, 제작, 검수, 포장, 발송, 영업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지금 사업부는 고객 응대도 할 뿐 아니라 새 상품도 발굴합니다. 손님에게 견
적도 내줍니다. 정말 모든 일의 시발점입니다.
우리 회사에는 지금 제1사업부, 제2사업부, 제3사업부, 마쿠마쿠사업부, 부직포 사업부
(중국), 전단사업부, 에어간판사업부 해서 7개 사업부가 있습니다. 티쿤사업부는 따로 생각합
니다. 영업 조직은 이 7개 사업부를 활용해서 영업을 하고, 나머지 부서는 이 7개 사업부의
앞뒤 공정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업부 눈으로 보면 개발실도 사업부가 일을 더
편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부서인 셈입니다.
이렇게 보면 현재 우리 회사 7개 사업부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업부 책임자가 얼마나 큰 책임을 지고 있는 지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정말 잘 하고 있는 사업부
우리가 사업부제로 전환한 게 8월 중순입니다. 대략 2개 월 반 조금 더 지났습니다.
그 사이 사업부제가 가져 온 성과는 정말 눈을 깜짝 뜨고 보아야 할 정도입니다.
저는 사업부제가 되면서 사람이 일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사업부 이
전 직무 별 체계에서는 한정된 일을 하는 상태에서 일을 설계하고 일을 처리해나가는 종합
업무로 바뀌었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전보다, 생각해야 할 게 많아졌다고 여겨집니다. 저는
이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일에 좇기지 않고, 사람이 일을 지배하는 게 정상
입니다. 우리 회사는 각자가 전인(全人)으로 일할 때 훨씬 효율이 납니다.
사업부제는 그 자체가 독립 회사나 마찬가지입니다. 매출을 신경 써야 하고, 마케팅을
계획해야 하고, 고객을 관리해야 합니다.
하긴 사업부의 매출 규모를 보면 웬만한 독립 회사 수준은 됩니다.

1
10월에 사업1부, 2부, 3부, 전단, 마쿠마쿠 사업부 모두 웬만한 회사의 규모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사업3부의 10월 매출 1,337만 엔은 우리 회사 2009년 6월 경 매출입니다 2009년 6월
에 우리 회사 인원이 대략 20명 전후였습니다. 사업3부만도 20명 규모일 때 회사가 올린 매
출을 올리고 있는 셈입니다. 지금도 한국에서 일본에 명함과 인쇄물을 파는 회사 중 매출
1,300만 엔을 넘는 회사가 많지 않습니다. 사업1부는 매출이 2,600만 엔 대이고, 사업2부도
2천만 엔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 회사의 현재 핵심 사업부는 웬만한 회사보다 더
큽니다.
규모도 크고 독립되어 있어서, 많은 일을 사업부가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부 하나
가 독립 회사나 마찬가지이므로 생각해야 할 게 많아진 것입니다.
저는 이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부속품처럼 일하기보다 스스로 설계하고,
스스로 집행 계획을 짜고, 스스로 결과에 책임을 지는 구조가 사람을 훨씬 성장 시킨다고 믿
습니다.
사업부 부장이나 부원들이 밴드에 올리는 보고를 보면 참 기분이 좋아집니다. 부장이나
부원들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기분이 좋게 만들지만, 모든 사람이 일의 주인이 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그러리라고 생각은 했지만 저렇게까지 훌륭하게 지휘한단 말인
가’ 하고 놀라고, ‘저 사람이 일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는 능력이 이 정도까지였단 말인가’
하고 놀랍니다. 보고서도 정말 잘 씁니다. 무슨 내용인지 또렷하게 알겠습니다.
저는 우리 회사 임직원들을 매우 신뢰합니다. 괜히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저는 정말 마음
깊은 곳에서 신뢰하고, 또 능력이 뛰어날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제가 직접 면접보지 못한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저는 거의 대부분 직접
면접을 봅니다. 우리 회사 면접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은 여러분도 아실 겁니다. 우리 회사
면접은 웬만한 대기업보다 까다롭습니다. 시간도 오래 배정해서 봅니다. 혹시 ‘어!, 나는 금
방 끝났는데……’하는 분이 계시면 그 분은 정말 뛰어난 분이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금방 끝난 겁니다. 대부분의 경우 시간에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면접을 봅
니다. 결코 대충보고 같이 일하기로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면접관으로 들어간 사람들
이 만장일치가 아닌 경우 채용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면접을 보고 같이 일하기로 했기 때문
에 저는 현재 우리 회사 모든 구성원들 속에는 매우 뛰어난 능력이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동안은 그 모습을 잘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업부제가 되고, 각자 보고
서 쓰는 모습을 보고, 또 대안을 내는 걸 보면서 면접 때 본 잠재력이 생각보다 훨씬 더 크
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각자가 일의 주인으로 일하는 걸 보는 게 즐겁고, 또
그런 분위기가 된 게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업부장들이 부원들에게 권한을 대폭 이양하면서 부원들이 마음껏 잠재력을 발
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을 보면서 정말 기쁩니다.
저는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은 역시 사람이 합니다. 각
구성원들이 시키는 일을 하는 걸 넘어 일을 지배할 때 일다운 일을 하게 됩니다. 사업부는
바로 그걸 해내고 있습니다.
사람은 자연과 대상을 개조함으로써 끊임 없이 커지는 인간의 욕망을 채웠고, 자연과 대
상을 개조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발전 시켰고, 또한 스스로 편안한 삶을 누렸습니다. 이것이
노동의 본질입니다. 사업부제는 노동을 노동답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제도와 일에 지배 당
하는 게 아니라 제도와 일을 지배하는 것이 사업부제입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 사업부가 스스로 거의 모든 일을 사업부 자체에서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은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모습이 정말 좋고, 앞으로도 모두가 지금처럼 더
잘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사업부의 과제
11월 들어서면서 약간 어려운 일이 생겼습니다. 아베 수상이 일본 경제에 활기를 넣는

2
다면서 엔 양을 늘리는 바람에 환율이 우리에게 기분 나쁠 정도로 안 좋아졌습니다. 100엔-
980원 수준까지 갔던 엔-원 환율이 100엔-945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한
달에 3천5백만 원 이상 환차손을 본 셈입니다. 이게 석 달 정도 연속되면 가볍게 1억 이상
환차손을 보게 됩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우리 수준으로, 현 상황에서 아베 수상이 엔 양을 늘릴 거라고
는 예측하기도 어렵고, 예측을 한다고 한들 우리가 대책을 세우기도 어렵습니다.
저는 좀 체념하면서도 가끔 화가 납니다. 정말 우리 모두가 고생해서 매출을 어느 정도
올리면 그때마다 엔 가치가 떨어져서 고생한 보람이 없어지니까 속상합니다. 돈을 좀 모아서
중국 법인도 다시 정상이 되게 해야 하고, 티쿤 중국 서비스도 해야 하고, 일본 영업 조직도
늘려야 하는데 계속 엔저 때문에 제자리 걸음을 하니까 속이 탑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인 줄
알지만 화가 납니다.
더군다나 10월에는 매출도 1억 엔을 넘겼고 11월도 매출은 좋은데 현금 흐름이 눈에 띄
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걸 보면 정말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아직 우리가 간신히 월 손익분기
점을 넘거나 넘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눈을 번연히 뜨고 한 달에 3천5백만 원씩 공중으로 날
리니 쓰라립니다.
어찌할 수 없는 것은 그저 받아들이는 게 지혜로운 것이지만 쉽게 되질 않습니다.
어쨌든 이 상황에서 내년 1월까지 살아야 합니다. 못 살 것 같지는 않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 계속 미뤄지므로 좀 난감합니다. 내년 1월 이후는 이 환율에서도 조금은 또 여유를 가
질 수 있습니다.
사업부에서 조금 더 힘을 내주셨으면 합니다. 솔직히 이 정도했으면 열심히 하고 있는데
좀더 해달라고 하는 게 참 미안한 일입니다만, 그래도 회사 사정이 이러니 사업부에 부탁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은 현재 서비스를 잘 유지하면서 상품을 깊이 들여다봤으면 합니다.
우리 상품은 브랜드 상품이 아닙니다. 대체제가 많습니다. 일본의 다른 판매자도 중국에
서 생산하는 경우가 있어 가격에서도 우위가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요가 많
은 상품인데도 우리 상품이 잘 팔리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지
금 잘 팔리는 상품 조차도 충분히 팔리지는 않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우리 대표 상품인 명함이 일본 전체 명함 시장에서 몇 %나 차지할까요? 저는 1%를 못
넘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면 우리 명함은 성장 속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입니다. 그
렇게 보면 대부분의 상품은 더 잘 팔 수 있는 여지가 너무나 많습니다.
상품 판매 관련해서 생각해 볼 게 정말 많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가격도 한번 생각해봅시다. 저는 상품 가격을 정할 때 이석주 부사장
이 하는 말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사장은 한국 합판 인쇄 회사에서는 명함 500장
을 찍어주고 1천 원도 제대로 못 남긴다고 판단합니다. 하긴 합판인쇄소에서 명함 500장을
4,500원 정도에 찍어주니 일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찍어주고도 한국 합판인쇄소는 한
달에 40억~60억 매출을 올립니다. 우리 3~4배 수준의 매출입니다. 물론 한국 합판인쇄소의
매출 중 50% 이상은 전단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합판인쇄소는 전단에서 거의 이익을
남기지 못한다고 합니다. 한국 합판인쇄소는 전체로 봐서 이익률이 매우 낮습니다. 그런데도
회사는 계속 커지고 있고, 돈도 벌고 있습니다. 우리 가격이 과연 옳은가 생각해볼 수 있습
니다.
어떤 전략이 옳은지 판단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다만, 저는 사업부가 독립 회사처
럼 발전했으니 모든 것을 원점에서부터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가격이며, 서비스
며, 홈페이지며, 검수며, 포장이며, 고객응대며, 광고며, 영업이며 전부 새로운 눈으로 바라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잘해왔지만 지금하고 있는 게 최선일 리는 절대로 없습니다. 새로운 눈으로 보
고 서비스를 개선해서 매출을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우선은 사업부가 전략 아이템은 놔두고 나머지 아이템에서는 대담하게 가격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는 전략 아이템은 우선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 명함, 스
티커, 실사출력물, 부직포백 등을 말합니다. 이익을 좀 많이 내면서 회사 전체 자금흐름을

3
이끌고 있는 아이템 쪽은 매우 조심해서 다뤄야 합니다만, 나머지 상품 특히 매출 비중이 1%
미만인 상품들은 가격을 손 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전략 아이템도 전면 재검토할 수도 있
습니다. 어쨌든 사업부는 모든 것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사업부가 마케팅에도 깊이 관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보고서가
있습니다. 이동하과장이 올린 보고서입니다.

[마쿠마쿠 유입통계 분석]

최근 마쿠마쿠의 성장세가 두드러져서 유입통계를 분석해봤습니다.


전반적으로 다양한 통계에서 고루 성장하고 있으나,
정답이 바로 나왔습니다.
첫째, 9월30일(화)~10월3일(금) 사이에 실시한 이메일 마케팅 대성공
* 평일 평균유입의 2배정도가 유입되었으며, 이메일 유입은 5배증가하였으며, 검색엔진
유입보다도 2배이상 초과하여 고객이 들어왔습니다.
* 메일 송신 이력
2014-10-03 오전 9:20 【広告】「エアー看板」お店前にオススメ!注目度 200% ア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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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5월, 7월, 10월을 비교
* 역시, 이메일 유입이 두드러지게 부각됩니다. 그중에서도 IB-TO 상품이 괄목할만한
유입을 기록했습니다. 5월 대비 7배 유입 성장 되었습니다.
셋째,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유입이 유입으로 끝나지 않고 매출로 연결되는 마쿠마쿠 고
객응대의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승승장구 하시길 기대해봅니다~(11월5일 보고)

사업부가 매출을 올리려면 마케팅 및 영업 파트를 잘 활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조심스러운 말입니다만 사업부장들이 약간은 욕심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당연히
메일을 한번 더 발송해달라고 요청하는 게 정상이고, 메일 문안을 직접 만드는 게 정상이고,
키워드 광고 문안도 직접 작성하는 게 맞습니다. 사업부장마다 메일을 한번이라도 더 보내려
고 약간은 욕심을 내고, 영업부서에서는 그 요청을 적절히 조율할 근거를 만들려고 약간 머
리가 아파야 하는 게 정상입니다. 메일을 한번이라도 더 보내면 매출이 올라가는 건 당연합
니다. 그리고 일본 영업사원들이 들고 갈 카타로그도 사업부에서 만들어서 쥐어주는 게 옳다
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무리 한 회사 안이지만 자기 맡은 부서의 매출을 올리는 것부터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주변을 잘 활용하는 게 지혜입니다. 사업부가 마케팅, 영업파트, 그리고 일본 영업 사원
을 잘 도와주는 것도 매우 중요한 사업부 활동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부는 독립 회사나 마찬가지입니다. 주변은 전부 활용할 대상입니다. 개발실도, 마케
팅 부서도, 일본 영업부서도 모두 활용해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사업부 안에 개발 담당자며
웹 담당자도 두고 싶어 합니다. 저는 지극히 정상이라고 봅니다. 당연히 자기 일 자기 손으
로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 욕심은 좋은 욕심입니다.
저는 이런 일 방식을 좋아합니다. 남에게 의지하는 것보다 스스로 하는 걸 훨씬 좋아합
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면 제가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업부 안에 또 다른 개발
실을 두면 안 된다는 법이 있는 게 아닙니다. 어떤 회사가 개발실을 안에 둘 수도 있고 외주
를 줄 수 있는 것과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사업부 안에 개발실도 두고 마케팅 팀도 두고, 키
워드 광고 담당자도 둘 수 있습니다. 그건 효율의 문제일 뿐입니다. 안 된다는 법은 없습니
다. 그처럼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집행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하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욕구여야 합니다.
물론 지금 당장은 아닐 수 있습니다. 아직 회사 자금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
4
지만 방향에서는 사실상 완전히 분리해도 좋다는 마음으로 일하는 게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됩니다. 완전히 분리하지만 재무나 여러 가지를 외주 줬다고 생각하면 사업부의 구도도 잡히
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걸 염두에 두면서 지금은 사업부가 어떻게든 11월, 12월, 1월 매출을 책임져줬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영업파트, 마케팅파트, 일본 영업파트 모두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렇지만
사업부는 사업부대로 멀리 내다보면서도 단기 국면을 이끌어나가는데 힘을 보태줬으면 합니
다.
아베 수상으로부터 촉발된 엔저에 대응할 방법이 많지는 않습니다. 다행히 지금 정도 수
준이면 우선은 매출을 증대시켜 대응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더 심해지면 가격
조정을 하든가 특별한 조치를 취해야겠지만 지금은 일단 정상 상태에서 조금 조정하는 정도
로 대응을 해보려고 합니다.
사업부에 특별히 말씀을 드리는 것은 멀리 내다볼 때도 사업부 체제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고, 단기 국면에서도 사업부 역시 매출을 증대시킬 방법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업부가
모든 것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면 새로운 눈을 우리 모두가 뜨게 될 겁니다.
비단 사업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보는 것은 언제라도 해야 하
는 일입니다. 그런 걸 통해서 개인도 크게 성장합니다. 이미 우리는 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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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끈기

2014. 11. 14. 금요일.

최근에 저는 티쿤을 이용할 업체를 모으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른 일은 이미 부


사장, 이전무, 배이사께서 다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저보다 훨씬 잘하니까 제가 거기 끼어
있을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해외직판 일은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으니까 이 일을 합니다. 그리고 이 일은 정
말 잘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이 일을 하는 게 정말 좋습니다.
해외직판 사업은 거의 새로운 영역입니다. 어쩌면 해외직판이란 단어조차도 제가 만들었
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역직구를 해외직판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제
가 말하는 해외직판을 인터넷 수출, 인터넷 무역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직 개념이 제대
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이 단어를 쓴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또 이 비즈니스가 있었습니다. 그렇
지만 개념을 제대로 정립한 건 저입니다. 최소한 제 입장에서는 해외직판이라는 비즈니스의
개념을 누구로부터 빌려오지 않고 스스로 정립했습니다.
개념은 무척 중요합니다. 개념이 정립되지 않으면 비즈니스가 매우 혼란에 빠집니다. 매
사가 그렇습니다. 무슨 일을 할 때도 개념을 먼저 잘 정리해야 시행착오를 줄이고, 혼란을
최소로 만들 수 있습니다.
개념이 겨우 정립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 비즈니스는 거의 모든 영역을 하나하나 직접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는 일은 즐겁습니다. 관련된 사람들을 하나하나
다 설득하고, 또 그에 맞는 시스템도 만들어가는 것은 거대한 건축물을 만드는 것처럼, 힘은
들지만 즐거운 일입니다. 그리고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수단을 찾아내는 것도 즐겁습니다.
문제를 풀지 못하다가 문제를 풀 실마리를 찾으면 참 행복한 것처럼, 수단을 찾아내면 정말
행복합니다.
최근에 제가 티쿤을 이용할 업체를 모집하기 위해 활용하는 방법은 설명회와 언론/방송
으로 하여금 티쿤을 소개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저는 저 자신에게, ‘설명회를 잘
열고, 언론과 방송을 이용해서 티쿤을 소개하라’는 과제를 준 것입니다. 이 과제를 해결하는
것은 정말 재미있는 일입니다.
제가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여러분이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과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
는 오늘 제가 제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말씀 드림으로써 여러분이 여러분의 과제를 해결
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전언은 결국 나눔입니다. ‘자신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누는 것’입니다.

홈페이지 티쿤 구축
언론과 방송으로 하여금 티쿤 관련 기사를 쓰게 하기 위해 제일 먼저 www.tqoon.com
을 만들었습니다. 티쿤이라는 이름은 이찬희 과장이 지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뭐야 했지만
자꾸 쓰다 보니 참 좋습니다. 역시 이찬희 과장은 웹 분야에서는 일류입니다.
티쿤에는 아무 뜻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 하고 인터넷을 뒤지다 보
니 히브리어의 티쿤을 영어로 표기한 단어가 tikun입니다. Tqoon은 차음(借音)입니다. 히브리
어의 티쿤은 ‘조금 부족한 것을 채워서 완전하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그럴듯해서 가끔 티쿤을 설명할 때 이걸 씁니다만, 원래는 아무 뜻도 없고 그냥 부르기 쉬워
서 지은 이름입니다.
홈페이지가 없으면 도대체 사람들에게 해외직판을 소개도 설명도 하기 힘드니까 홍보작
업을 할 때 꼭 필요해서 티쿤을 만들었습니다. 뭘 하려면 기초 다지기 작업을 해야 하니까요.

설명회
1
이용사를 모으는데 설명회는 필수입니다. 설명회에 올 사람을 모으려고 제가 쓰는 홍보
수단은 페이스북입니다. 저는 ‘해외직판’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고 매일 기사를 씁니
다. 그동안 페이스북에 올린 기사 제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해외직판] 일본에 명함 90억 원 어치를 팔 수 있는 이유
[티쿤] 드디어 일본 직판액 월 1억 엔 돌파
[티쿤] 류현진, 손흥민보다 대단한 강철용, 이정호
[티쿤] 해외직구, 역직구, 해외직판 어떻게 다른가?
‘역직구’가 ‘해외직판’ 아닌가요?
[티쿤] 블랙 프라이데이 해외직구 기사 유감
참조 ‘해외직판’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tqoonkr
이런 기사를 작성해서 페이스북 ‘해외직판’ 페이지에 올리고 이 기사를 하루 5만 원을
들여서 홍보합니다.
11월11일부터 12월 중순까지 하는 제2차 설명회에는 대략 35명~40명이 참석하고 있습
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습니다만 많든 적든 저는 별로 상관 안 합니다. 물론 많이 오면
좋지만 어차피 꾸준히 하면 될 일이니까 정말 중요한 것은 제가 그때 그때 상황에 일희일비
(一喜一悲)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 그 자체입니다. 될 일은 그냥 꾸준히만 하면 됩니다.
올해 상반기 1차 설명회 때도 대략 30명이 참석해서 그 분들이 대략 5개 사이트를 오픈
했습니다. 물론 제대로 활동하는 사람을 많이 못 만들기는 했지만 어쨌든 5개 사이트를 오픈
했습니다. 시행착오라는 건 당연히 따라다니는 일이니까 이런 문제는 계속 해결이 될 겁니다.
앞으로 시간이 가면 갈수록 마케팅을 잘 할 수 있는 업체들이 참여를 할 겁니다.
설명회 개최 시간과 방법도 역시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상반기에는 매주 수요일 개괄
설명회를 하고 개괄 설명회를 들은 사람을 모아서 화요일 새벽 상세설명회를 했습니다. 그러
다 보니 개괄설명회를 일찍 들은 분은 화요 상세설명회를 할 때까지 한참 기다려야 하고, 또
개괄 설명회와 상세설명회가 중복되는 문제도 생겨서 과목을 짜는데 혼란이 많았습니다.
이 혼란은 3주 전까지도 계속 되었습니다. 최근 3주에도 수요 개괄 설명회를 했으니까
요.
이 혼란은 제가 저녁에는 일찍 집에 간다는 제 방침에 걸려서 저녁 강좌를 여는 걸 피
한 데서 생겼습니다.
지금은 화요일 저녁에 6회 1세트 설명회만 하니까 모든 혼란이 끝나고 프로세스가 간명
해졌습니다. 덕분에 회사 신입직원들도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새벽강좌는 많
은 사람들이 참여하기 힘들어하는 반면, 저녁강좌는 힘들어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설명회 시간 정하기라는 정말 사소한 일조차도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
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저는, ‘일을 할 때, 지나치게 생각하지 말고 큰 원칙만 정하고 그
냥 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시행착오를 줄이려고 준비하는 것보다 그냥 시행
착오를 할 걸 생각하고 시작을 빨리 하는 쪽을 택합니다. 그런데 제 방식도 아주 훌륭한 방
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방식이 좋고 제 기질에 맞습니다. 어차피 치밀하지 못한 사람
이 치밀한 사람이 하는 방식을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 자기 기질에 맞게 사는 게 좋습
니다.
11일 설명회에는 장소가 좁아서 몇몇 사람은 복도에서 서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직원들 일부는 빠져야 했습니다. 예상 못한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우중충한 진양상가 403호에서 당분간은 계속 하려고 합니다. 형식과 외양보다 내
실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자리가 부족하면 참여자들이 좀 불평을 하겠지만,
불평하면서도 친숙하게 여길 겁니다. 그런 걸 생각해서 그냥 지금처럼 당분간을 할 생각입니
다.

기자를 움직이기
저는 티쿤 사업은 규모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티쿤 사업은 언론/방송을 활용하면 최선이
라고 생각합니다. 하긴 애드프린트, 마쿠마쿠, 애드사인도 일본 언론과 방송을 활용하면 가
장 좋습니다. 가장 좋은 홍보 수단은 역시 언론과 방송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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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방송을 이용하는 것은 뜻밖에 쉽습니다.
언론과 방송 기자들이 좋아하는 것을 주면 됩니다. 기자들은 매일 기사를 써야 하는 사
람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분야도 깊은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기자는 모르는 것도 없지
만 제대로 아는 것도 없는 사람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전언을 기자들이 보면 화를 낼 수도
있어 조심스럽지만, 현실은 그렇습니다. 제가 기자들을 깔보는 게 아닙니다. 기자들은 취재
환경이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또 그래야 합니다. 물론 특별한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도 있지만 기자는 학자가 아닙니다. 기자는 짧은 시간에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그
걸 전하는 사람이지 한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들은 가치
있는 기사거리를 정리해서 주면 반드시 움직입니다.
저는 그런 확신이 있기 때문에 언론/방송을 활용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로 하여금 티쿤을 쓰게 하기 위해서 제일 첫 번째 한 일은 기자 이메일을 수집하는
일입니다.
저는 인터넷을 통해 ‘해외직구’, ‘해외직판’, ‘역직구’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를 모두 검
색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사를 쓴 기자의 이메일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총 155명
기자의 이메일을 수집했습니다. 앞으로 1차로 경제부 기자 300명의 이메일을 수집할 작정입
니다. 2차로는 2천 명 경제부 기자 이메일을 수집하려고 합니다.
1차로 모집한 기자들에게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실린 기사를 계속 보도자료로 보내고 있
습니다. 제가 보낸 보도자료 이메일을 한번 이상 열어본 기자는 94명입니다. 안 읽은 기자가
61명입니다.
그 결과 여섯 명의 기자가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그 중에는 KBS기자가 있습니다. KBS에
서는 중요한 이슈라고 인정하고 10분 정도 시사보도 프로그램에서 방송할 예정이며, 일본도
1박2일로 취재할 거라고 알려왔습니다. 최종 확정이 되지 않아서 안 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럴 거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물론 티쿤이 중심입니다. KBS를 이렇게 움직이도록 하
기 위해 저는 계속 자료를 공급해줬습니다.
각국 정부가 해외직판을 어떻게 지원하는가?(배정환 이사님 작성 자료)
글로벌 사이트가 해외직판에 어떻게 나서고 있는가?
한국에서 해외직판을 하고 있는 업체 리스트
직구, 역직구, 해외직판의 차이
이런 자료를 연속해서 공급했습니다. 기자에게 확신을 심어준 것입니다.
한겨레신문 기자도 연락을 해왔습니다. 이번 주에 싣는다고 했는데 어쩔 지는 모르겠습
니다. 머니투데이 기자는 여수룬 이름만 살짝 들어가긴 했지만 제가 준 자료로 기사를 이미
썼습니다.
작은 신문사 기자는 11일 설명회에 직접 왔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 인터뷰를 하기로 했
습니다.
제가 노리는 것은 크든 작든 신문과 방송에 나오게 하고, 그 기사가 인터넷에 머물게 하
는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음이나 네이버 메인에 걸리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걸
통해 한국정부와 지자체가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이 전과정을 티쿤이 주도하면 티쿤은 자연스럽게 해외직판의 맹주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미 우리 실력이 최고인데다가 여론을 주도하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타 홍보
티쿤과 설명회를 홍보하기 위해 제가 하는 일은 여러 매체를 통해 꾸준히 알리는 것입
니다. 제가 일하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먼저 기사를 작성합니다. 지금까지 거의 매일 평균 한 개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지금 페
이스북 페이지는 ‘해외직판’인데 제가 운영했던 ‘한국 판매자를 위한 일본 오픈마켓’이란 페
이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우리 회사 주 업무가 ‘일본직판’에서 ‘해외직판’으로 바뀌었
기 때문에 페이지 제목을 바꾸려고 했는데 페이스북 사에서 페이지 제목을 바꾸는 걸 허락
하지 않아서 ‘해외직판’이라는 페이지를 새로 만든 겁니다. ‘한국 판매자를 위한 일본 오픈마

3
켓’에는 6천 명의 회원이 있는데 버리고 왔습니다. 두 페이지를 통합해달라고 요청은 했는데
받아들여질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어째든 그 전 페이지에 실은 기사까지 치면 거의 하루에
한 개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작성한 기사는 개인 페이스북과 ‘해외직판 밴드’에 올립니다. 올려두고, 수정하고 교정하
면서 한 나절을 보냅니다. 올려놓고 금방 페이지에 올리지는 않습니다. 수정하면서 숙성되기
를 기다립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도 고칠 게 그다지 많지 않으면 ‘해외직판’ 페이지
에 올립니다. 해외직판 페이지에 올린 다음에는 네이버의 제 개인 블러그, 다음의 ‘해외직판’
카페, 다음의 ‘무역유통인들의 모임’ 카페에 올립니다. 그 다음에 직판 설명회에 오겠다고 연
락해 온 사람의 이메일과 제가 알려야 할 사람들 이메일 900개에 알립니다. 이메일은 ‘다음’
을 이용하는데, ‘다음’은 한번에 보낼 수 있는 이메일이 100통입니다. 100통을 보내고 다음에
또 메일을 보내려면 30분이 지나야 합니다. 그러니까 900명에게 메일을 보내려면 최소한 9
번에 나눠서 30분마다 보내야 합니다. 이제 이 작업을 한꺼번에 하려고 개발실에 해결 방법
을 찾아달라고 부탁했고, 김균태씨가 방법을 만들어줬습니다. 아직 한번도 써보지는 않았습
니다만.
어쨌든 이런 일을 최소한 몇 개월을 한 셈입니다.

끈기
솔직히 이렇게 하려면 힘듭니다. 계속 글을 쓰다 보면 손가락에 마비가 올 때도 있습니
다. 그렇지만 제가 좋아하니까 계속 합니다. 기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건 정말 재미 있습니다.
엄청난 심리 게임입니다. 어떤 기사를 어떻게 만들어주면 좋아할까? 어떤 제목으로 기자들의
흥미를 끌까? 재미있는 놀이입니다.
사이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따위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건 가상 공간의 놀이가 아
닙니다. 현실에서 티쿤을 세계 최고 솔루션으로 키우는 게임입니다. 아이템 몇 개 사고 팔고
가 아니라 현실에서 수백 억, 수천 억, 수 조를 사고 파는 게임입니다.
방향만 맞으면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은 확신과 방법찾기입니다.
해외직판은 다음 세대 전자상거래 모델입니다. 방향이 맞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 필요한 것은 확산 방법입니다.
저는 그 방법으로 설명회와 기자가 움직이게 하기를 택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끈기 싸움입니다. 지치지만 않으면 무조건 이기는 싸움입니다. 이미 끈
기 있게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하면 됩니다.

나눔
저는 제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업부를 운영하는 리더와 부원, 그리고 모든 사람이 자기
하는 일의 방향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목적을 확인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확신을 갖고 끈
기를 갖기 바랍니다.
길을 막고 있는 산을 파서 옮기겠다는 노인에게, 당신은 곧 죽을 텐데 어느 세월에 이
산을 다 옮기냐고 묻자, 노인이 손자들도 다 할 거야 하니까, 산신령이 놀라서 산을 옮겨버
렸다는 이야기가 우공이산(愚公移山)입니다.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다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게 사람입니다.
목표 설정, 방법 찾기, 꾸준히 하기.
이거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4
[CEO전언]

가격 인상?

2014. 11. 21. 금요일.

당황스런 자금흐름
19일 자금흐름표를 보면 매우 당황스럽습니다.
그런데 방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일반 직원은 자금흐름표를 전혀 보지 못하는
군요. 요약된 거라도 전 직원이 볼 수 있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오늘은 그냥 종합 상황만 말
씀 드립니다.

<월말 과부족금 현황>

2014 년 8 월 -530,752,266
2014 년 9 월 -553,261,708
2014 년 10 월 -497,875,709
2014 년 11 월 -529,266,069

현재 매출이라면, 환율이 안 좋은 걸 감안해도 이런 흐름이 나오기는 매우 어렵다고 생


각합니다. 더군다나 11월에는 1억2천만 원 부가세 환급까지 받은 상태인데요. 경영지원팀이
분석해서 원인을 파악하겠지만, 전혀 예측하지 못한 흐름이어서, 저는 매우 당황스럽습니다.
물론 이 표는 11월 18일까지 흐름이므로 월말에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매우
이해가 안 되는 흐름입니다.
그동안 자금흐름을 예측하면 한두 달 앞은 어느 정도는 맞았는데, 11월 상황은 너무 틀
립니다.
10월과 11월 사이에는 매출이 괜찮기 때문에 환급금을 빼고도 자금 상황이 조금은 좋아
져야 정상이고, 환급금을 감안하면 최소한 부족 자금이 1억 이상 줄어들 거라고 생각을 했는
데 오히려 나빠졌다는 게 매우 이상합니다. 원인을 분석하고 있으니 결과가 나올 겁니다.
어쨌든 이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이후 회사 운영을 생각해봅니다.

발전의 지표인 티쿤 중국어 판


저는 우리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느냐 마느냐의 기준을 티쿤 중국어 판을 서비스하는
것으로 잡습니다.
저는 무리하면서까지 티쿤 중국어 판을 출범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억
지로 해서 되는 일은 없으니까, 중국어 판도 무리를 해서 출범시킬 일은 아닙니다. 급히 할
생각도 없고, 할 수 있는 상황도 못 됩니다. 그런데도 끊임 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앞선 목표를 명확히 해야 현재 일도 방향을 잃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2007년 여
수룬을 만들 때부터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을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티쿤을 갖게 된
것처럼, 티쿤 중국어 판을 생각하고 있어야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속도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자금흐름이 예측보다 좋지 않고 엔저가 계속될 거라고 생각하면 내년도 자금흐름
도 그다지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좀 걱정입니다.

1
이 흐름이라면 중국어 판을 언제 만들 수 있을 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이 상황이
기 때문에 중국어 판을 더 빨리 만들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건 어떤 전략을 선택할 지 문
제이기도 합니다.
만약 엔이 더 약해지면 우리도 몇 가지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엔 약세가 우
리에게 주는 영향은 생각보다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가 가야 할 일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엔이 약해지고, 또는 원이 약해지고 하는 것은 우리 비즈니스에서 상수(常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우리 비즈니스가 발전할 수 있는 핵심 환경이라고 생각합
니다. 우리 비즈니스는 국경을 넘는 비즈니스입니다. 통화가 약한 데서 강한 데로 물건이 흘
러가면 이익이 남습니다. 원이 강하면 한국 물건이 외국으로 가면 되고, 엔이 강하면 일본
물건이 외국으로 가면 됩니다. 위안이 강하면 중국 물건을 한국과 일본으로 가게 하면 됩니
다. 이걸 근거로 비즈니스를 하면 오히려 통화 변동이 기회가 됩니다. 우리 회사는 교역 국
가를 늘리면 환 위험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회사가 한 단계 올라선다는 것은 한-중-일 거래가 원활하게 되는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다음 단계는 한-중-일 외 다른 국가까지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입
니다. 한-중-일 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중-일 간 거래입니다. 왜냐면 중-일 간이 한-중, 한-
일 간 보다 경제력 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지 저는 티쿤 중국어 판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가격 인상?
티쿤 중국 판을 만들려면 자금이 필요합니다. 물론 중국 버전을 만들지 않고 지금 하는
일을 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중국 판을 만들기 위해서 자금이 필요하다기
보다 현재 상황이 꽤 오래 간다고 보면 어떻게 해서라도 중국 판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하
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자금 확보는 솔직히 말해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습
니다. 신의 도움이 절대로 필요한 영역입니다. 우리는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만 하면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여전히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뿐인 듯 합니다.
지금보다 엔이 더 약해지면 가격을 인상하는 것도 검토해야 합니다. 가격을 인상해야 할
필요가 생길 때마다 저는 정말 약해집니다. 저는 일본에 택배박스를 팔 때부터 지금까지 여
러 번 가격을 인상해봤습니다. 가격을 인상해도 구매 고객이 줄어든 적은 거의 없습니다. 그
런 경험을 갖고 있지만, 가격을 올릴 필요가 생기면 정말 자신이 없습니다. 왜냐면 지금까지
그렇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 거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어쩌면 결단
을 내려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경쟁사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필요하면 가격을 올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제가 정말 감사하는 대상은 여러분입니다. 정말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
공하기 위해 노력해주셨고, 어려운 중에도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주셨습니다. 이
상황이라면 가격을 인상한다고 해도 거의 문제가 없을 겁니다.
물론 최선은 가격을 올리지 않고, 매출을 증대 시키는 것입니다. 사실 명함, 스티커, 실
사출력물, 책자, 부직포 등 매출을 크게 올리면 지금보다 엔이 더 약해져도 큰 문제가 없이
버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늘리면 엔 약세를 어느 정도
상쇄 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할 수만 있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일본 상품을 한국과 중국에 파는 것입니다.

선택
지금은 매출이 증대될 걸 감안해서 지금 가격 그대로 계속 가도 괜찮은 것인지, 아니면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때입니다. 판단이 어려운 것은 엔이 계속 약해
질지 역시 우리가 전혀 모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횡설수설이 되어 버렸습니다만 고민이라는 게 원래 좀 횡설수설이니까 오늘은
그냥 횡설수설이기는 하지만 제가 하는 고민을 나누는 걸로 합니다.(※)

2
[CEO전언]

유연(柔然)

2014. 11. 28. 금요일.

고정관념
생각에 갇히는 걸 너무 많이 봅니다.
한 방법을 생각하면 다른 방법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겁니다. 사고(思考)가 유연(柔
然)하지 못한 겁니다.
명함 품질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초창기 우리 회사 명함은 정말 문제뿐이었습니다. 우
선 수량이 안 맞았습니다. 초기에 우리는 명함을 합판인쇄(合版印刷) 회사에 주문해서 만들
었습니다. 한국 합판인쇄사는 품질보다 가격을 추구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니까 당시에 양
면 풀칼라 500매를 4천 원에 팔았습니다. 지금도 그다지 오르지 않았습니다. 명함 양면 풀칼
라 500매 4천 원이면 제조원가에 지나지 않습니다. 합판인쇄사로서는 500매를 팔아도 1천
원 남기기 힘든 구조입니다. 그러다 보니 원자재를 비롯해서 모든 원가를 낮춰야 했습니다.
제일 먼저 종이 품질을 낮춥니다. 인쇄잉크도 질이 낮은 걸 씁니다. 시험인쇄는 20장 정도로
합니다. 검수 안 합니다. 특별한 경우 클레임을 받아주지 않습니다. 이 결과는 500매를 주문
하면 480매만 나옵니다. 이전 제작한 색깔과 맞을 리가 없습니다. 재단도 대충합니다. 대략
주문한 것과 비슷한 명함이 비슷한 수량 나온 것뿐입니다.
이걸 가지고 어떤 구성원은 이런 품질로는 일본에 절대 못 판다고 명함이 나올 때마다
징징 웁니다.
제가 택배박스를 일본에 팔았고, 인쇄물을 일본에 팔았습니다. 이때마다 정말 완벽하게
똑 같은 말을 하는 일본에 사는 제 친구가 있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
하니까 한국에서 만든 택배박스나 명함은 일본에 팔기 힘들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은 거래처
를 잘 안 바꾸니까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충고했습니다.
그 친구는 일본에서 100엔 샵이 되는 걸 보고도 늘 그 고정관념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
합니다. 그 친구는 품질은 가격에 대비된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 친구는 우리
가 초창기에 한국 합판인쇄 명함으로 일본에 진출한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저는 합판인쇄사에서 만든 저질 명함을 팔 때도 단호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일본에 100
엔 샵이 있듯이 우리는 인쇄업계의 100엔 샵이 되면 되는 거다, 명함 품질 대신 가격을 우
선 선택 기준으로 삼는 고객도 있다. 그리고 저는 그 점에서만큼은 흔들리지 않고 초창기 합
판인쇄 명함을 팔았습니다.
물건을 보내는 저부터 정말 속으로 부들부들 떨면서 보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상품을
보내서 클레임을 먹고, 또 만들어서 보내도 또 클레임을 먹고 결국 환불까지 하는 일을 겪으
면서도 매출이 오르는 걸 보고 견뎠습니다.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
는 사정이었으니까 그렇게 하면서 견뎠습니다. 돈도 없고, 인쇄도 모르는 우리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고, 자본을 축적해야 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욕을 먹으면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
었습니다.
합판인쇄 명함 품질로는 안 된다는 건 완벽하게 고정관념입니다. 우리는 합판인쇄 명함
품질로도 일본에 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경우는 참 많습니다. 저가지만 품질이 안 좋은 제품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팔아보
면 팔립니다. 이럴 때는 무조건 팔아야 합니다. 일단 팔리는 것이 확인 되면 욕을 먹더라도
광고를 더 하고 팔아야 합니다.
그런데 품질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면 절대 못 팝니다. 이유는 이 상품 때문에 회사
이미지가 안 좋아지고 다른 상품 판매에 안 좋은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맞
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소비자는 바보가 아닙니다. 소비자는 매우 냉정한 합리주의자
입니다. 지금은 명함, 스티커 품질이 싸면서도 좋습니다. 그런데 어떤 제품은 싸지만 품질이
1
안 좋을 수 있습니다. 품질이 안 좋은 어떤 제품 때문에 이 손님이 명함, 스티커도 안 살 이
유는 거의 없습니다. 저는 품질이 안 좋지만 매출이 올라가는 상품이면 일단 막 팔 겁니다.
그리고 여건이 되는대로 그 상품 품질도 올릴 겁니다.
명함, 스티커가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쌌지만 질이 떨어지는 상품이었던 것을 계속 팔면
서 서서히 품질을 올렸습니다. 이런 전술도 쓸 수 있는 겁니다.
세상에 상품은 너무나 다양합니다. 티셔츠를 예로 들어봅시다. 길에서 파는 어떤 티셔츠
는 한 벌에 500원입니다. 어떤 티셔츠는 한 벌에 몇 백만 원도 할 수 있습니다. 그 사이에
한 벌에 1천 원짜리, 1만 원짜리, 10만 원짜리가 다 있습니다. 어느 것은 되고 어느 것은 안
된다고 할 수 있습니까? 이익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벌에 500원짜리 티셔츠를 파는 사람이
돈을 덜 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상품을 구성할 때 초저가-저가-중가-고가가 같이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
프라인은 그런 전략을 구사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애드프린트, 마쿠마쿠, 애드사인의 경
우는 그런 전략이 훨씬 좋습니다. 이미 우리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일반 명함도 팔지만
베스티앙이란 고급 명함도 팝니다.
고정관념은 정말 무섭습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방법만 옳다고 여기게 됩니다. 품질을 지
나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품질이 떨어지지만 가격이 싼 상품을 절대 못 팝니다. 그
런 사람은 고객의 클레임을 견디지 못합니다. 장사를 하다 보면 클레임을 견디기가 매우 어
렵습니다. 이럴 때는 통계를 봐야 합니다. 매출이 오르고 있는가? 그렇다면 클레임은 견뎌야
하는 장애일 뿐입니다.
조금 클레임이 나면 마치 배에 큰 불이라도 난 것처럼 난리를 치는 것도 일종의 고정관
념일 수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고정관념입니다. 합판인쇄에서는 품질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하고 체념하
는 경우입니다. 우리는 합판인쇄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종이 품질을 올리고, 조판 방법을
개선하고, 프린트한 색표(色表)를 공급하면서 계속 품질을 끌어올렸습니다. 고정관념에 빠진
사람은 절대 하지 못하는 일입니다.
제가 정말 견디기 힘든 말은, ‘그건 안 됩니다’입니다. ‘한국에서는 안 돼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지금 시스템으로는 안 됩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속에서 불이 납니다. 그나마 이
런 말을 참는 훈련을 많이 했으니까 잘 견디는 것이지, 보통 CEO라면 책상을 엎어도 수십
번 엎었을 겁니다.
그런 사고 방식으로는 절대로 한국 택배박스를 일본에 직판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 매출을 여기까지 끌고 오지 못합니다. 일본 사가와 전표를 한국에서 붙여서 가는 것도
못했을 거고, 일본 인터넷폰을 한국에 가져와서 한국서 고객응대도 못했을 거고, 온라인 회
사가 오프라인 영업소를 두는 것도 못했을 거고, 중국에 법인도 못 세웠을 거고, 티쿤도 못
만들었을 겁니다.
남들이 늘 하는 사고방식, 남들이 늘 하는 행동으로는 결코 다른 것을 만들 수가 없을
겁니다.
한국에서는 쇼핑백을 그렇게밖에 못 만듭니까? 이현철 전무가 쇼핑백을 펼쳐보고 이건
아무 것도 아니야 하고 선언을 하면서 쇼핑백 품질이 확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그 전에 인
쇄업을 오래 했다는 사람들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잘 팔리는 물건을 품질 때문에 중단하는 것은 바보짓입니다. 그렇지만 품질을 끌어올리
려는 노력을 안 하는 것도 똑 같은 바보짓입니다. 이 단순한 것조차 사람들은 실제로 잘 적
용을 못합니다. 이유는 고정관념 때문입니다. 생각이 유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춘추시대(春秋时代)에 미생(尾生)이라는 순박한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사랑
하는 여인이 있었는데 그 여인과 다리 아래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다리 아래로 나갔습니
다. 여인과 만날 즐거운 시간을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느덧 약속시간이 다 되었고,
또 30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여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오겠지 하면서 기다
리다 시간이 갈 수록 불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시간이 30분이 지나갔습니다. 불안한 생
각은 있었지만 그래도 계속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고
다리 밑이라 물은 점점 불어 올랐습니다. 어찌할꼬 생각하다 그래도 기다리기로 작정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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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물은 불어 올랐고 미생은 결국 다리 기둥을 붙잡은 채 물에 잠겨 익사하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유래된 말이 미생(尾生)의 믿음, 곧 미생지신(尾生之信)입니다.
의리 있고 곧다고 할 수도 있지만 융통성 없는 바보를 일컫는 말이기도 합니다.

다른 생각 받아들이기
저도 물론 고정관념이 강합니다. 고정관념은 고집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 역시
고집이 강합니다. 고집이 없었으면 택배박스를 일본에 직판할 수도 없었고, 애드프린트를 여
기까지 끌고 오지도 못했을 거고, 무엇보다 티쿤을 만들 수도 없었을 겁니다.
이걸 어떤 사람은 고집이라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하지만, 저 자신은 원칙에 해당 되는
걸 빼면 상당히 많은 부분은 제 생각을 관철 시키는데 관심이 없습니다.
직무 별 조직을 하자고 하든, 사업부 별 조직을 하자고 하든 저는 그다지 강하게 제 주
장을 하지 않습니다. 최근에 사업부 별 조직으로 조직을 개편하자고 했을 때 저도 찬성한다
고 했지만 직무 별 조직을 유지하겠다고 했다면 또 그거에 찬성했을 겁니다. 저에게는 그게
그렇게 사활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부서 책임자의 뜻입니다.
해당 부서 책임자가 그 스타일을 좋아하면 그렇게 하면 되는 것일 뿐입니다. 물론 이 문제와
관련해서 저는 분명히 사업부 별 조직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그게 아니어도 회사
를 운영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만약 티쿤을 하지 말자는 의견이 있었다면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았겠지만, 나머지 문제
는 대체로 다 수용합니다.
최근 저는 티쿤 일 외에는 부사장에게 다 위임했습니다. 자금 결제도 99% 가까이는 부
사장이 처리합니다. 제가 그만큼 부사장을 믿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어떻게 하든 큰 상관
없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개발실 일은 실장께서 알아서 하고, 사업본부 일은 배이사님께서 알아서 하십니다. 거의
개입하지 않습니다. 부사장을 믿듯이 모두 믿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역시 어떻게 하든 큰
상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큰 맥만 잡으면 나머지 일은 꼭 내 방식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런 점에서 저는 다른 사람 생각을 대체로는 잘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 생각에 맞춰서 내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제가 격렬하게 제 주장을 해본 적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제
가 CEO니까 다른 분들이 다 맞춰줘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꼭 회사에서만 그런 건 아닙니다. 저도 여기 저기 모임이 있고, 역할을 해야 할
조직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조직에서 저는 토론하지 않고, 또 굳이 의견에 날을 세우지 않습니다. 상
대가 하고 싶어하는 대로 놔둡니다. 도저히 안 될 것 같은 일도 조직이 당장 붕괴될 게 아니
면 그냥 둡니다. 그리고 상대가 하는 일을 따라가주면서 대충 수습해줍니다. 그렇게 해서 크
게 문제가 된 게 없습니다. 물론 제가 책임진 것은 제 방식대로 합니다.
저는 그건 안 됩니다 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극히 조심합니다. 곰곰 생각해 보면 제가
CEO지만 ‘그건 안 돼’ 하고 이야기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
라 지시를 많이 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대체로 하고 싶은 일 하도록 두는 것 같습니다. 물
론 조정해야 할 일이 있으면 당사자들을 따로 불러서 조정하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사무실 바깥에 나가 있을 때 사무실 일로 문자를 받는 건 조재호 과
장이 돈 이체해달라는 것 말고는 거의 없습니다. 회사에 있어도 해당 부서 일 때문에 저하고
상의하는 미팅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굳이 다른 사람 생각을 바꾸게 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하면 저는 다른
사람이 하려고 하는 것도 역시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연습
저는 억지로라도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그것도 방법이네’ 하고 말하려고 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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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니다. ‘설마?’ 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정말 그렇게 말하고 그렇게 생각하려고 애씁니
다. 제 의견이 반박을 받으면 재 반박하지 않으려고 정말 노력합니다. 가끔 속으로는, 그래
도 내가 이 회사 CEO인데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런 충동을 통제하고, 상대방의 생
각을 수용하려고 무척 애를 씁니다.
‘그렇구나’ 하고 말하는 게 제 방법입니다. 저는 ‘그게 아니야’, ‘그게 아니고’라는 말을
안 하려고 무척 애를 씁니다. 저도 누가 저에게 ‘안 됩니다’, ‘그게 아니고요’ 하면 기분이 나
빠집니다. 그리고 반박 받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핑계를 대는 것처럼 느껴져서 기분이 나빠집
니다. 그래서 저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가족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내가 혹은 딸이 저를 비난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일단
‘그랬군’합니다. 변명하지 않고 그 감정을 수용부터 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그랬군’이란 말은 인간관계를 푸는데 만병통치약입니다. ‘그랬군’의 변형
은 ‘그렇구나’입니다. ‘그랬군’과 ‘그렇구나’를 앞세우면 그 어떤 상대도 무장해제 시킬 수 있
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제일 바보 같은 말은, ‘나도 알아’입니다. 물론 공감하면서 하는 ‘나도
알아’는 ‘너가 맞아’라는 뜻이니까 지혜 가득한 말입니다. 그렇지만 남이 기껏 의견을 냈는데,
‘나도 알아’하는 건, ‘넌 겨우 이제야 알았어’라는 뜻이거나 ‘넌 말 안 해도 돼’라는 뜻이니까
상대방을 무시하는 겁니다. 말을 좀 하자마자, ‘알아, 알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말 그런
사람하고는 말을 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그렇구나’하는 말은,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고, 공감한다는 뜻입니다. 이 말을
입에 달고 살면 정말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
‘안 됩니다’, ‘그게 아니고요’ 하는 말은 안 하는 게 좋습니다. 이런 말은 참 조심스럽습
니다만, 우리 회사 안에서 제가 말할 때 ‘그게 아니고요’하는 건 좀 바보짓도 심한 바보짓입
니다. 왜냐면, 우리 회사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은 이미 제가 경험을 한 것이거나 이론으
로 정리한 일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또 저 정도 다른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이
강하게 이야기할 때는 이미 근거를 갖고 있을 수 있는데도 저에게 ‘그게 아니고요’ 하는 것
은 매우 사려 깊지 않은 행동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가 아니라 누구에게도
‘안 됩니다’, ‘그게 아니고요’하는 말은 안 쓰는 게 무조건 좋습니다.
최대한 수용 못하겠다는 뜻은, ‘그럴 수도 있겠네’ 정도입니다. 확정해서 ‘그렇구나’라고
하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두는 정도입니다.
말은 위력이 있습니다. 말은 사람의 행동을 규정합니다. 이건 제가 경험을 충분히 했습
니다. ‘그렇구나’, ‘그럴 수도 있겠네’라고 하면 생각도 그렇게 바뀝니다. 그래서 실제로 상대
방 생각을 수용하려는 뇌물질이 분비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박하는 말을 하기보다 어쨌든
수용하는 말을 하는 게 좋고, 또 옳습니다.

경험
제가 조건반사처럼, ‘그렇구나’, ‘그럴 수도 있겠네’라고 말하는 습관을 들이게 된 데는
두 번의 큰 계기가 있었습니다.
30대 때 어떤 집단에서 2박3일 특정 주제를 놓고 대토론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정말 그
런 토론은 제 인생에서 단 한번이었습니다. 2박3일 토론을 했는데 결과는 단 한 표의 이동에
그쳤습니다. 정말 단 한 사람만 의견을 바꿨습니다. 저는 사람은 그런 식으로 설득되지 않는
다는 것을 정말 확실히 봤습니다.
그리고 40대 때 2년 간 인간관계론을 집중 학습한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때 사람을 움
직이는 것은 공감, 수용뿐이라는 것을 집중 학습했습니다.
그 이후 저는 반박, 비난, 비판을 중단했습니다. 대신 하는 대로 따라가주는 것부터 먼
저 했습니다. 이 방법을 수용한 뒤부터 제 삶도 참 편해졌습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 것도 크
게 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고, 또 그러다 보면 제 마음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는 것도 알게 되고, 사람들도 편해지는 걸 봤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회의 때 결론 내리는 걸 무척 피합니다. 회의 전에 충분히 조정하도록
하고, 회의 때 격렬한 토론이 될 수 있는 사안이면 정회(停會)합니다. 토론으로 견해를 바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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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걸 잘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한쪽이 굴복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
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아야 하지만 사람은 자기 의견을 꺾는 것도 매우 힘들어 하고, 감
정을 처리하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나는 안 그래 할 수 있지만, 상대방도 나와 같지는 않습
니다.

큰 맥, 작은 흐름
큰 맥에서는 그다지 양보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외의 것은 이렇게 해도 한 판,
저렇게 해도 한 판인 경우가 많습니다. 일상 소소한 삶에서는 그냥 입에 ‘그렇구나, 그럴 수
도 있겠네’하는 말을 입에 붙이고 사는 게 훨씬 지혜롭니다. 회사든 가정이든 모두 자기 인
격을 성장 시켜 나가는 연습장입니다.
인격은 자기자신과 상대방과 관계를 맺어나가는 방법일 뿐입니다. 사랑, 희락, 화평, 오
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 등 인격 성장의 지표는 자기 자신을 포함한 인간 관
계를 표현한 것입니다.
인간 관계를 발전 시켜 나가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건 공감과 수용입니다.
큰 맥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건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방향에 해당하는 것은 양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모든 게 사실은 방향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양보할 수 있
는 게 없습니다. 그렇지만 양보하는 것을 최대한 넓히면 됩니다. 최대한 양보하고 끝까지 양
보할 수 없는 그 점만이 큰 맥에 해당됩니다. 그러다 보면 어쩌면 큰 맥도 없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조직에서 이야기한다면, CEO가 절대 양보하지 않는 점만 빼면 어떤 것도 다 이렇
게 해도 좋고, 저렇게 해도 좋은 것입니다. 그다지 고집 부릴 필요가 없는 일들입니다. 그러
므로 꼭 이렇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99% 틀린겁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다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되고 안 되고가 사람 손에 달려 있지 않더라는 겁니다.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지만
그게 또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우리 회사에서 ‘그게 아니고요’, ‘알아, 알아’, ‘안 됩니다’ 대신, ‘그럴
수도 있겠네, 그랬겠네, 그렇구나’ 하는 말이 널리 쓰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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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온유(溫柔)

2014. 12. 5. 금요일.

황소가 호랑이를 만나면 주인을 사타구니 쪽으로 보호하면서 호랑이와 맞서 싸운다고


합니다. 그만큼 황소는 힘이 셉니다. 그렇지만 전혀 난폭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유순(柔順)합
니다.
온유라는 건 이처럼 힘이 있으면서도 함부로 사용하지 않지만, 잘못된 것에는 단호히 맞
서는 것입니다. 온유는 순리(順理)에는 따르되, 역리(逆理)에는 맞서는 겁니다.
‘온유’라는 건 사람이 갖춰야 할 매우 중요한 품성입니다.

사람이 사는 회사
저는 우리 회사를 사람이 사는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물론 기업이니까 이윤을 내야
합니다. 우선 먹고 살아야 합니다. 이것은 기본 중 기본입니다. 이 기본을 전제로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먹고 살 수 없고, 회사가 존속할 수 없는 처지면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건 언감생심(焉敢生心)입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우리 회사가 일본에 직판하지 않고 한국 소비자를 상대로 장사를 한
다면, 6시에 퇴근하는 건 꿈도 꿀 수 없습니다. 제가 아무리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싶어도 애당초 될 일이 아닙니다. 치열한 경쟁 때문에 구성원의 행복은커녕 CEO 자신도 돌
보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우리 회사는 일본에 직판하기 때문에 되든 안 되든, 말이라도 ‘구
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든다고 하는 겁니다. 회사는 먹고 사는 게 모든 것을 앞섭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 존립이 위험해지면 저는 어떻게든 회사를 먼저 살리는 방향을 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CEO는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물론 저는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가 발전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믿는다
고 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게 하려면 실력이 있어야 하는데 저도 부족한 게 많기 때문입니
다. 제 자신은, 회사와 구성원의 행복이 대치되면 회사를 살리는 방향을 택해야 한다고 저
자신에게 늘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한계가 있습니다만, 그래도 저는 여건이 되는 한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려고
하고,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가 발전하는 것을 입증해보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우리 모두가 회사 안에서 다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서로 돕는 관계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두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한계
는 있지만 한계 안에서라도 서로 돕는 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
해 노력할 겁니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려면 구성원들이 ‘온유’해져야 합니다.

갑과 을
회사와 사회에서는 대체로 갑과 을 관계가 형성됩니다. 상사와 부하, 발주사(發注社)와
수주사(受注社)가 대표가 되는 갑-을 관계입니다. 남-녀 관계는 갑-을 관계는 아니지만 잘못
하면 마치 갑-을처럼 될 수 있습니다. 연상-연하도 갑-을 관계처럼 취급될 수 있습니다. 갑
-을 관계는 기본으로 강자와 약자의 관계입니다.
기본을 지키지만 서로 행복한 사회가 되려면 강자는 엄정(嚴正)하되 난폭(亂暴)하지 말
아야 하고, 약자는 당당(堂堂)하되, 복종(服從)할 줄 알아야 합니다.
엄정하되 난폭하지 않다는 것은 말과 행동에 관련됩니다. 요구할 건 요구하되, 명령. 지
시, 협박에 주로 의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신 설득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교육해서
약한 쪽이 스스로 깨우쳐서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 구성원들은 이 점에서 정말 대단히 뛰어납니다.
말투 등과 상관 없이, 거의 모든 구성원들이 상사나 갑일 때, 난폭하지 않으면서도 엄정
합니다. 또 을일 때도 당당하면서 복종합니다. 이런 우리 회사 구성원들을 보면 존경스럽기
1
까지 합니다.
우리 회사 최고 간부들은 대체로 부하들에게 설명을 많이 해주고, 이해할 때까지 기다려
주고, 납득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잘 참습니다. 그렇지만 이 최고 간부들이 문제
가 된 부하를 다룰 때 보면 엄정합니다. 단호하게 조치합니다. 우리 회사 최고 간부들은 문
제가 되는 직원이나 문제가 되는 수주사를 대할 때 정면으로 이야기할 줄 압니다. 이거 정말
어려운 겁니다. 정면으로 이야기해야 할 때 정면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 회사 최고 간부들은 그걸 할 줄 압니다.
지금 우리 회사 구성원들은 최고입니다. 정말 정직합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합니다. 또
선합니다. 그런데 우리 회사에도 흑역사(黑歷史)는 있습니다. 야비한 사람도 있었고, 뺀질거
리는 사람도 있었고, 성격이 모나서 회사 분위기를 망친 사람도 있었고, 자기 경력을 사기
친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나 인선에 참여한 간부들이 사람을 보는 안목이 낮았고 또 완벽하
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뽑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사람을 뽑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잘못 뽑은 이후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그 사람이 문제라고 최종 판단
이 내려지면 최고 간부들은 매우 엄정해집니다. 그리고 원칙을 잘 적용합니다. 사람과 관계
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나를 지킬 수 있는 범위에서 다른 사람을 지키는 것입니
다.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남을 돌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물론 감당할 수 있으면 상관 없
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지 않는 선에서 남을 돌보는 게 원칙입니다. 조직을 해칠
정도까지 되는 사람에게 우리 회사 최고 간부들은 대체로 단호하게 대처했습니다. 이렇게 했
기 때문에 지금 우리 회사 분위기가 좋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 최고 간부들은 당당합니다. CEO인 저에게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지나치게 자
기를 낮추지 않습니다. 할 말 다 합니다. 저는 이게 정말 좋습니다. 그러면서도 결정이 내려
지면 복종할 줄 압니다. 이것도 정말 어렵습니다. 할 말은 다 하지만 내려진 결정이 자기와
다를 때 복종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나게 수련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
회사 최고 간부들은 그렇게 합니다.
우리 회사 최고 간부들이 그럴 수 있기 때문에 우리 회사 구성원들 전부가 그럴 수 있
습니다.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엄정하되 난폭하지 않고, 당당하되 복종할 수 있는 건, 회사 전체
가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할 수가 없습니다. 상대가 강자라고 해서 주눅
들 필요가 없고, 상대가 약자라고 해서 함부로 하지 않는 게 성숙입니다. 우리는 그런 회사
를 만들어야 하고, 또 바깥으로도 여건이 되면 그런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되는 회사가 되도
록 노력해야 합니다.

비전 공유
갑-을 관계든, 강자와 약자 관계든 모든 관계의 밑바탕에 사람을 두면 우리가 어떻게 행
동해야 하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회사 안에서 남-녀는 자칫 잘못하면 강자와 약자로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서로 사람
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함부
로 대하지 않고 서로 존중한다면 이상한 남녀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상사와 부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발주사인 우리와 수주사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힘이 있다고 해서 함부로 쓰지 말고, 힘이 부족하다고 해서 비굴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우리는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사람으로서 대등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조직이니까 지시와 복종이 명확해야
합니다.
다만 지시와 복종이라는 일방 관계에서조차 지시자는 온유해야 합니다.
그렇게 일하려면 상사는 조직 전체의 목표를 알게 해줘야 합니다. 지시를 하는 쪽은 지
시를 받는 쪽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목표를 명확히 설명해줘야 하고, 어떻게 하려고 하
는 지도 충분히 알게 해줘서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지시를 납득시키고, 이해
시키고, 설명하는 방식으로 하는 겁니다. 아무리 설명하고 이해 시켜도 안 될 때는 어떻게
합니까? 그냥 명령하면 됩니다. 납득 시키고, 이해 시키고, 설명하는 것은 본질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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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지시를 잘 하려고 하는 것뿐이고, 지시를 받는 쪽이 이해를 못하면 그냥 군소리 말고
하라고 명령하면 됩니다.
지시를 받는 쪽은 최대한 납득하려고 애쓰고, 이해하려고 애써야 합니다. 상사의 편에
서서 생각해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납득이 안 되고, 이해가 안 되면 어떻게 해
야 합니까? 그냥 지시한대로 해야 합니다. 도저히 할 수 없을 때도 의지를 내서 해야 합니다.
그게 성숙된 태도입니다.
지시하는 쪽과 받는 쪽, 명령하는 쪽과 복종하는 쪽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90% 이상은
지시하는 쪽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상사는 충분히 설명하고, 납득 시켜서 부하가 스스
로 알아서 일할 수 있게 하는 게 최선입니다. 그렇지만 노력해도 그렇게 되지 않으면 부하의
10% 책임을 물어, 어떻게든 정리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제 경험으로는 최선을 다해서 설명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설득하면 대체로
해결이 됩니다. 사람은 이성으로 움직이기 보다 감정으로 움직입니다. 상사가 대등한 인격으
로 인정하면서 노력하면 부하들은 대개 잘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합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돕는 자가 되려고 애씁니다. 그리고 여러분을 사랑하고, 또 존중합니다.
그래서 여러분과 만날 때 지시와 명령조차 설득, 대화, 토론, 교육하는 방법으로 하려고
애씁니다. 그래서 전언을 쓰고, 밴드를 만듭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나려고 애씁
니다.
어차피 조직에서는 지시와 명령이 기본입니다. 다만 설득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교육
하는 형식을 취합니다. 그렇게 해서 스스로 납득하고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것뿐입니다. 그
리고 이게 존중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저 역시 아무리 해도 안 되면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충분히 설명 할 만큼 했으니, 납득
이 안 되더러도 하라는 대로 하세요. 나머지는 내가 책임집니다.’ 그렇지만 그 이전에 충분
히 설명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교육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렇게 하는 건 정말 힘듭니다. 저는 이 때문에 전언을 씁니다. 힘들지만 이렇게 해야
제가 하려는 걸 그나마 제대로 전달할 수 있으니까 합니다. 그리고 밴드와 라인을 통해서 보
충 설명합니다.
회사 안에서만 그런 건 아닙니다. 요즘 저는 해외직판 방식을 보급하려고 언론•방송 그
리고 정치인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정말 끊임 없이 서신을 쓰고, 언론•방송에 기사를 보냅
니다. 그리고 스스로 깨우쳐서 행동할 수 있게 정보를 제공합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정보를 주는 것은 매우 어렵고 지치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
렇게 해야 일이 제대로 됩니다. 이렇게 하는 건 멀리 돌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빨리 가는
길입니다.
저는 회사에서든 가정에서든, 혹은 수주사를 만날 때든 우리가 갑이거나 강자일 때, 전
부 온유하기를 바랍니다. 상대로 하여금 스스로 납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랍니다. 특히
회사 측면에서 수주사를 만날 때 ‘갑질’을 하지 말기 바랍니다. 반면 우리가 갑인데 을처럼
행동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수주사와 만날 때는 엄정하되 난폭하지 않아야 하고 품위를
지켜야 합니다.
수주사로부터 식사 대접 받지 말고, 뒷거래 하지 않는 것은 품격을 지키는 일입니다. 우
리 자신도 사람이고, 상대도 사람입니다. 사람으로서 품격을 지켜야 하고, 지켜줘야 합니다.
수주사에게 함부로 말하지 말고, 또 수주사로부터 가볍게 여겨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엄
정하되 난폭하지 말라고 했는데, 쓸데 없이 친절해서 마땅히 수주사가 해야 할 일까지 자기
일처럼 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이 경계를 잘 지키는 것이 성숙된 태도입니다.
부하일 때는 충분히 설득하고, 설명했는데도 상사가 못 알아들으면 상사 말대로 하도록
자기를 다스려야 합니다. 멀리 내다 보면 그때그때의 충돌은 모두 작은 것일 수 있습니다.
부하라고 힘이 없는 게 아닙니다. 출근을 한 한다거나, 혹은 교묘하게 일이 안 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충분히 토론하고 결정한 사항이 나와 다를 때, 자기를 꺾고 상사의 의견
을 받아들이는 게 여전히 중요합니다. 거부할 수 있지만 따르는 것도 온유입니다.
힘이 있지만 함부로 쓰지 않는 걸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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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엔저 위기와 대책

2014. 12. 12. 금요일.

가격 인상
엔저 때문에 시름 겹습니다.

2012년 가을부터 계속된 엔저가 2014년 10월 중순 100엔-1001원까지 회복되었는데,


아베 수상이 다시 엔 양을 늘리면서 다시 100엔-920원까지 엔 가치가 떨어졌습니다. 이로써
우리 회사는 100엔-1,000원 때에 비하면 11월에만 5천 만 원 전후 자금을 공중에 날린 셈
입니다. 정말 당황스러운 걸 넘어 난감합니다.
원-엔 환율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떤 사람은 12월17일 일본 중
의원 선거가 끝나면 엔 가치가 다시 올라갈 거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엔 가치가 더 떨어질
거라고 하는데 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선택을 하고 결정도 해야 합니다.
경영전략회의는 지금 상태로는 자금 부족이 심해질 거라고 판단하고 1월부터 상품 가격
을 평균 10%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곧 공지를 할 겁니다.
경영을 할 때는 자금 흐름이 아주 안 좋을 걸 가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게 정석입니다.
왜냐면 자금이 여유 있을 거라고 가정하고 계획안을 짰다가 자금이 안 좋아지면 그대로 회
사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으니까 최악에 가깝게 가정하고 계획을 세웁니다.
경영전략회의는 엔이 더 떨어진다고 가정합니다. 엔 가치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 우리
가 엔저에 따른 손실을 막을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고정 경비를 줄여서 엔저에 따른 손실을
막는다는 건 전혀 방법이 되지 못합니다. 제작비를 낮추는 것은 고정 경비를 줄이는 것보다
는 낫지만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고정 경비를 줄이고, 제작비를 낮추는 것은 엔저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는데 거의 도움이 안 됩니다. 엔저에 따른 손실을 보전(補塡)하려면 매출을 늘
리거나 가격을 올리는 방법뿐입니다. 그런데 엔저가 계속 되면 매출을 늘려 손실을 보전하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역시 가격을 올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경영전략회의는 상품 판매 가격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두려운 가격 인상
2004년 단보루닷넷부터 지금까지 해외직판 사업을 하면서 대략 다섯 번 정도 가격을 인
상했습니다. 가격을 인상할 때마다 혹시라도 가격을 인상했다가 고객이 떠나면 어쩌나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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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안 해본 적이 없습니다. 때로는 몇 개 월을 고민하고 주저하게 됩니다.
물론 다섯 번 정도 가격 인상을 해본 결과 고객이 떠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다
섯 번 동안 고객이 떠나지 않았다고 해서 여섯 번째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우
리를 먹여 살려주는 분들은 고객입니다. 고객이 떠나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아야 합
니다. 정말 고객은 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을 올려야 할 어쩔 수 없는 궁지에 몰릴 때
까지는 견딥니다.
저는 고객에게 우리가 드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서비스는 좋은 물건을 싸게, 그리고 빨리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중에서도 가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가격을 올려야 하니까 마음이 괴로워집니다.
그렇지만 가격을 올리지 않고 더 버티면 우리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남에게 배려할 때는 자기를 희생 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원칙입니다. 우리도
무너질 상황에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합니다.

시기 별 조치
가격을 인상한다고 해서 고객에게 다른 더 좋은 서비스를 해서 조금이라도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을 줄일 방법은 그다지 없습니다. 왜냐면 지금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으므로 지금보다 더 잘 할 방법도 마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 회사 상품 품질이나 서비스는 이전에 비하면 괄목상대(刮目相對)해야 할 만큼
좋아졌습니다. 물론 더 좋은 것에 비하면 늘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전에 비하면 몰라볼 만큼
좋아졌고 일본 내 동종 업체에 비해서 뛰어나면 뛰어났지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만
큼 우리는 품질과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성의를 갖고 일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해서 뭘 새롭게 하자고 말씀 드릴 수 없고, 지금까지 잘해온 것처럼 잘 하자
고 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손님들이 이해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나마 이 기회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우리도 살고 손님에게도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
할지나 한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해오던 일을 꾸준히 함으로써 손님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또 엔저 위기를 극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 인상 그리고
일부 제작 단가 절감 외에 단기에 엔저 위기를 타개하는 수단을 찾기는 마땅하지 않습니다.
자금유치나 외교 활동으로 엔저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자금 유치나 외교 활
동은 회사의 본질은 아닙니다. 회사 본질만 따지면 내부 일에서 특별히 조치를 취할 건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뭘 새로 하려기보다 우선은 이 위기를 잘 견뎌야 한다는 마음을 먹
고, 하던 일을 꾸준히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환율은 늘 요동을 칩니다. 100엔-1,530원일 때, 앞으로 엔고가 좀 꺾인다고 해도 100엔
-1,200원 가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00엔-900원 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
럴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저는 솔직히 지금도 그렇습니다. 100엔-900원 대가 다시
100엔-1,200원 대로 갈 수도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상상 되지 않습니다. 이런 느낌은 2004년
무렵 100엔-750원 대일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원-엔 환
율은 늘 움직였습니다. 지금 100엔-920원 대에서 가격을 조정해서 무리가 없으면 100엔-
1,100원까지 갔을 때 우리에게 엄청난 부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그런 걸 기대하고 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가격을 인상하는 게 부담스런 지금 이런 회상하게 됩니다. 그만큼 부담
이 크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환율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그저 우리 힘으로 엔저 위기를 극
복할 방법을 찾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나머지는 진인사(盡人事), 대천명(待天命)일 뿐입니
다.
이런 위기와 관련해서 조직이 당장 손을 대야 하는 분야는 영업 마케팅 파트입니다. 올
해 우리 회사에서 눈부시게 성장한 부서가 오프라인 영업-마케팅 파트입니다. 제가 자료를
분석해서 제시하지 못하지만 얼핏 봐도 오프라인 영업-마케팅 파트가 회사 매출을 끌어올리
는 데 엄청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초단기에 1천만 엔, 또는 2천만 엔 매출을 끌어올리는 수단은 오프라인 영업밖에 없습
니다. 되든 안 되든 상관 없이 그래도 기대라도 할 수 있는 곳은 오프라인 영업 조직과 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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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 조직입니다. 이 파트 외에 초단기 대책을 주문할 수 있는 곳은 전혀 없습니다.
그동안도 너무 잘해주어서 고맙습니다만, 가격을 올리면서까지 엔저 위기를 돌파해야 하
는 회사로서는 오프라인 영업 조직과 마케팅 조직에게 또 한번 부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6개 월-1년을 내다본다면 신규 상품 발굴과 기존 상품 정비에 신경 써야 합니다. 신규
상품 발굴과 기존 상품 정비는 6-10개 월에 걸쳐서 보면 수익을 늘리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
면서 고객에게 아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입니다.
최근에 우리는 신규 상품 발굴과 기존 상품 정비의 중요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
다. 아래 표는 12월10일까지 상품 별 매출 구성입니다.

이전 달도 어느 정도 흐름은 보여줬지만, 이번 달 들어 부직포백, 오리지널 종이봉투,


에어간판 등이 좋은 매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직포백은 전체 매출 중 5.9%를 차지하고,
오리지널 종이 봉투는 4.8%, 에어간판은 3.1%입니다.
부직포백은 5월까지 최고가 1.5%였고, 6월까지 오리지널 종이봉투는 0.9%, 에어간판은
0.5%였습니다.
우리는 부직포, 오리지널 종이봉투, 에어간판이라는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하면서 매출
도 엄청나게 늘릴 수 있고, 고객에게도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
다.
부직포백은 중국에서 생산해서, 오리지널 종이봉투는 제작 방식을 바꿔서, 에어간판은
사이트를 독립 시키고 상품 구성을 대폭 보강하여 전문몰을 만들어서 매출을 끌어올렸습니
다. 이 세 아이템을 합하면 14%에 가깝습니다. 매출의 14%는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6월까
지 2.9%에 비하면 지난 5~6개 월 간 무려 11%의 새 매출이 생긴 셈입니다. 이번 달 추정
매출이 9천만 엔이라고 하면 9백90만 엔 매출을 이 세 상품이 만들어줬다는 뜻이므로 어마
어마합니다.
이 상황은 고객들에게는 좋은 상품을 싸게 공급하는 과정이면서 우리에게는 전략 상품
을 다양하게 만들어 위험을 분산 시키는 매우 좋은 상품 구성이 됩니다.
6개 월-1년 후를 내다보면 새로운 전략 상품 개발과 기존 상품 정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중 기존 상품 정비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기존 상품은 이미 등
록까지 끝난 것이니까 상품 구성을 풍부하게 하고 제작 과정을 재점검하면 가격을 낮추면서
전문몰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여건만 된다면 각 아이템 별로 사이트를 독립 시켜
진짜 전문 몰로 발전 시켜야 합니다. 기존 상품을 신속히 정비하고 새로운 상품을 발굴하는
것은 6-1년 후를 내다보는 작업니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사업부가 큰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이것만 잘 되어도 6개 월 후
에는 전체 매출에서 10% 정도까지 신상품 또는 정비된 상품의 매출이 감당해줄 수 있습니
다.
3
그리고 아주 멀리 내다보면 티쿤 타국 서비스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중국, 인도,
유럽 등 타국 서비스를 열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이건 티쿤 이용
사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그렇지만 이것 역시 3-5년에 걸쳐서 겨우 안정
될 일입니다. 다만 멀리 봐서 이런 문제를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외교 활동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입니다. 내부가 안정되면 외부 일을 안 해도 됩
니다. 저는 이 원칙을 매우 철저히 지키는 편입니다. 그런데 정말 감사하게도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이 내부 일을 완벽하게 처리해주기 때문에 더 이상 제가 할 수 있는 내부 일이 거
의 없어졌으므로 저는 외교 업무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저는 엔저 위기를 외교로 일부 해결해보려는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자체 사업으로 돌파
하면 좋지만 그 일에 제가 힘을 보탤 수 없으니까 외교 업무를 합니다.
제가 하는 외교 업무의 핵심은 한국의 중앙정부나 지자체 혹은 정부 관련 기관으로 하
여금 티쿤을 통해 해외에 진출하는 업체를 돕게 만드는 일입니다. 이것은 우리 회사를 위해
서도 좋고 티쿤 이용사에게도 좋은 일입니다. 이 일을 위해 저는 먼저 언론과 방송으로 하여
금 해외직판이 중요하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게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일은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꽤 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되고 안 되고는 하늘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외교 업무를 할 때마다 늘 주의하는 게 있습니다. 외교 업무는 절대로 본질이 아니라는
걸 잊지 않는 것입니다. 외교 업무는 하다가 보면 그냥 그 일에 푹 빠지게 만드는 속성이 있
습니다. 외교 업무에 주력하다 보면 내부 업무를 등한히 하게 됩니다.
다행히 우리 회사는 내부가 워낙 튼튼합니다. 저는 그 점을 믿고 외교 업무를 합니다.
외교 업무는 화려합니다. 텔레비전에 얼굴이 나오고, 신문에 사진이 실리고 하면 뭔가
대단한 거라도 이룬 것 같지만 실속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언론, 방송, 중앙정부나 지자체,
그리고 관련 기관을 설득하는 데나 도움이 될 뿐입니다. 외교 좋아하다 보면 회사 망하기 십
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지금 그쪽에 힘을 쏟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제가 하는 일을 적당
히 무시하는 게 좋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제가 하는 일이고, 내부 일이 훨씬 중요하니까 내
부 일에 집중해주시기 바랍니다.
내부가 안정되면 되는 만큼 외교 업무가 실속이 있어질 뿐입니다.

이러저러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엔저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깊이 생각하


면 또 다른 길과 미래를 찾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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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일을 잘 한다는 것

2014. 12. 19. 금요일.

최근에 저는 어떤 공조직과 거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겉으로 봐서는 어마어마한 조직입


니다. 그 조직에 엄청나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제안을 했습니다. 물론 엄청나게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것은 제 생각일 뿐입니다만.
그런데 그 조직이 일 처리하는 걸 보면서 저는 참 한심한 조직이라고 여겨졌고, 그러면
안 되겠지만 차라리 그런 조직은 망했으면 좋겠다는 느낌까지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정도 되는 조직의 핵심 간부들이 일을 처리하는 걸 보면서 다시 한번 우리 회사 구
성원들과 같이 일하는 게 행복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잘 하고 있는 걸 한번 더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우리는
참 잘하고 있지만 그것을 글로 잘 정리해두면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고, 또 조직의 기풍이
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접 처리하기
다른 회사 또는 다른 부서로부터 제안을 받거나 혹은 업무를 위탁 받으면 받은 사람이
판단하고 될 수 있으면 처리도 직접 하기 바랍니다. 제가 늘 권하는 것입니다만 중개업은 하
지 마시기 바랍니다.
상사에게 또는 부하에게 일을 보낼 때도 될 수 있으면 자기의견을 같이 제시하시기 바
랍니다. 왜냐면 제안을 받거나 업무를 위탁 받은 사람이 그 일을 제일 잘 알 수 있을 가능성
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안을 받거나 위탁을 받을 때는 그 일을 자기 선에서 끝낸다는
마음으로 질문을 하든가 해서 일을 깊이 파악하는 게 좋습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중
개업 하는 사람입니다. ‘사장님 어디서 이런 제안을 해왔습니다’ 하고 얘기하면 저는 대부분
‘당신 생각은 어떻습니까?’ 하고 묻습니다. 왜냐면 제가 그 제안을 직접 받은 게 아니기 때
문에 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런 제안이 들어왔는데, 이러저러한 상황이어서 이렇
게 처리했습니다’ 하는 보고를 받고 싶습니다. 아니면, ‘이런 제안이 들어왔는데, 상항이 이
러저러하므로 이렇게 처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의견을 주십시요.’ 저는 가부만 판단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렇게 하시지요’하는 답만 하고 싶습니다.
저도 제 할 일이 많습니다. 판단할 일도 많습니다. 그러니까 고민하고 연구하는 일은 안
하고 싶습니다. 처리안을 판단만 하고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회사는 정말 좋습니다.
이게 자랑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회사에서 제가 결정할 게 매우 적다는 게 참 좋습니
다. 대부분의 일은 저를 빼고 결정을 합니다.
물론 해외직판 업무는 실무까지도 제가 합니다. 그건 회사에서 해외직판 업무를 할 사람
이 없으니까 제가 하지만 나머지 일은 제가 하는 게 거의 없습니다.
이건 우리 회사가 각 부서 책임 아래 잘 운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서가 이러하듯이
개인도 그렇게 하는 게 좋습니다. 부서장도 일이 많습니다. 또 부서장은 자기만 처리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부서장에게 보고할 때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렇게 처리했
습니다’하고 결과만 보고하거나, ‘이런 일이 있는데 이러저러한 상황을 감안해서 이렇게 처리
하는 게 좋겠습니다’해서 부서장이 ‘그렇게 하세요’, ‘좀 생각해봅시다’ 둘 중 하나만 선택하
게 만들어주는 게 좋습니다.
중개업자가 많으면 조직은 복잡해집니다. 업무를 처음 맡은 사람이 스스로 연구하고 검
토하고 결론을 내리면 다른 사람이 다 편안해집니다. 그런데 처음 맡은 사람이 결론을 못 내
리고, 부서장에게 가지고 가고, 부서장은 본부장에게 가지고 가고, 본부장은 사장에게 가지
고 가고, 사장도 결론을 못 내리면 그때 조직은 망하는 겁니다. 끝 없는 시간과 에너지 낭비
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간에 낀 사람은 전부 중개업자일 뿐입니다.
업무에 처음 손댄 사람이 끝을 내주면 나머지 사람은 놀아도 됩니다. 상부나 하부에 업
1
무를 이첩할 때도 판단할 요소를 줄이면 줄일수록 일은 빨라집니다.
자기 관할 업무인데도 상사나 되어 가지고 직접 안건을 접수해놓고도 부하더러 처음부
터 검토하게 하는 사람은 상사 노릇을 하면 안 되는 사람입니다. 지극히 무능한 사람입니다.
자기 관할 업무면 하부로 내려 보낼 때는 집행할 방법을 연구하라는 안을 내려 보내야지 판
단하는 것까지 내려 보내면 안 됩니다. 자기 관할 업무인데 그런 결정도 못하는 사람이 부하
가 정리해 온 것인들 판단하겠습니까?
어쨌든 일은 자기 부서 일이면 맡은 순간 자기 손에서 끝을 내는 게 좋습니다. 끝낸다는
건 집행까지 책임진다는 건 아닙니다. 의사 결정을 해준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부하라면 의사 결정을 안 하고 상부로 이관시킬 일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해당 부
서의 일이라면 부하도 자기 의견을 첨부해서 상사에게 이첩하는 연습을 부지런히 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경험도 쌓을 수 있습니다. 또 우리 회사는 그렇게 하는 걸 좋아합니다. 부
하는 부하로서 의견을 내는 것이고 수용할 지 안 할 지는 상사 몫입니다. 그렇게 스스로 판
단해서 의견을 올려야 상사도 판단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왜냐면 판단에는 근거가
있고, 근거가 옳은지 틀린지를 가지고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도 있고, 또 부하를 지도해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신속히 결정하기
자기 관할 업무라면 결정도 신속히 할 수 있습니다. 관할 업무인데도 신속히 결정하지
못한다는 것은 무능하다는 뜻입니다. 관할 업무를 숙고해서 처리할 정도면 문제가 많다는 뜻
입니다.
관할 업무는 그때그때 빨리 처리하기 바랍니다. 관할 업무를 묵히는 것은 비판 받을 일
입니다. 일은 끝이 없습니다. 그때그때 처리하지 못하면 일이 쌓이고, 일 처리에 문제가 생
깁니다.
앞서 말한 조직은 관할 책임자가 3주가 되도록 한다 안 한다를 통보조차 하지 않고 있
습니다. 이런 조직 책임자는 조직을 망치는 주범입니다. 자기 관할 업무는 받는 즉시 처리
방침을 정하는 연습을 자꾸 해야 합니다. 또 틀리더라도 결정해야 합니다. 틀린 결정이라도
신속히 내리는 게 결정을 미루는 것보다 낫습니다.
관할 업무지만 결정할 수 없는 건 상사한테 보내야 합니다.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도 판단해야 합니다. 어쨌든 자기 책상에 미결 서류가 쌓이게 하지 마십시오. 다
른 사람에게 넘겨버리든지, 자기가 처리하든지 어쨌든 자기에게 머물러 있는 안건이 없게 하
는 게 일을 잘 하는 겁니다.

상급자 의견을 내 의견으로 받아들이기


이와 관련하여 혹시 잊을까 봐 덧붙여둡니다. 우리 회사에는 그러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
다만 신입사원들은 잘 모르니까 알립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사장님이 그러래요, 부장님이
그러래요’하는 말은 쓰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것도 중개인이기 때문입니다.
상사가 그러래서 하는 게 아닙니다. 부장이 그러라고 한 것을 여러분은 자기 목소리로
바꾸어서 집행해야 합니다. 상사가 그러라고 해서 전하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상사 대신이어
야 합니다. 상사 생각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집행할 때는 상사 대행으로서 집행하는 겁
니다. 그러므로 ‘내 생각입니다. 이렇게 집행하세요’ 하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정말 절대로, ‘나는 안 그런데 사장님이 하라고 하는 거야, 꼭 해 알았지?’ 이런 짓은 하
면 안 됩니다. 절대 하면 안 됩니다. ‘사장 생각이 내 생각이고, 부장 생각이 내 생각이니까
그렇게 하세요’라고 해야 합니다.
사장이나 부장과 생각이 다르면 사장과 부장을 붙잡고 계속 토론을 해야 합니다. 사장과
부장 생각을 바꾸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그래도 사장과 부장이 고집을 부리면 회사를 그만
두던가 아니면 사장과 부장 대리인으로서 집행해야 합니다. 속이야 어떨지 모르지만 바깥으
로는 사장, 부장과 의견을 같이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자기는 아닌데 사장 지시니까
하라는 식으로는 절대 이야기하면 안 됩니다. 그건 조직 규율 위반입니다.
다른 데서는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 회사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사장, 부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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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 만큼 싸우면 어쨌든 사장이나 부장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알게 됩니다. 그러면 그
생각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저 단순 배달자는 절대 되지 마시기 바랍니
다.
저는 의견이 다를 경우 여러분과 충분히 토론할 겁니다. 여러분이 이야기하고 싶은 걸
다 할 때까지 들을 겁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납득할 때까지 설득할 겁니다. 납득이 안 되고,
제가 설득하지 못했을 때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당신 생각도 충분히 알았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토론했습니다. 이제 결정은 내가 합니다. 내가 책임질 테니 내가 말한 그대로 집행하
세요.’ 그리고 여러분은 여러분 생각을 버리고 상사 생각을 가지고 하부나 외부인을 상대로
집행하면 됩니다.
사장이 하라고 하니까, 본부장이 하라고 하니까, 부장이 하라고 하니까 하는 말은 하지
말기 바랍니다. 그리고 상사들은 부하의 반박, 반발, 반대를 다 허용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교육하고, 토론하고, 대화하고, 설득하기 바랍니다. 그 과정을 잘 겪은 다음에
는 책임자로서 책임을 진다고 선포하고 단호하게 명령하기 바랍니다.
‘당신 의견이 나와 다르다는 걸 잘 알았다. 그러나 이제 집행할 때다. 내가 책임질 테니
당신이 나를 대신해서 확실히 집행하라’

신속히 통보하기
일을 맡으면 상대에게 신속히 통보하기 바랍니다. 제가 글머리에 이상한 조직이라고 했
는데 그 조직은 제안 메일을 보내도 답변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제일 화나게 만드는 건 무시하기 입니다. 반대는 화나지 않습니다. 반대는 그 사
람의 권리입니다. 그러나 응답이 없는 건 무시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절대로 하면
안 됩니다.
저는 메일 받으면 아무리 바빠도 ‘잘 받았습니다’ 라고만 쓴 회신이라도 합니다. 저 역
시 그런 메일 받으면 일단 편해집니다. 제가 편해지니까 저도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라도 회
신합니다.
묵묵부답은 강력한 반감을 불러옵니다.
아이 키울 때 뭘 하라고 했는데 대답하지 않으면 정말 몽둥이 찜질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당연합니다. 왜냐면 내 뜻대로 안 되기 때문입니다. 시켰으면 시킨 대로 해야 되
는데 안 하니까 화가 납니다. 말을 했으면 응답을 하기 바라는 것인데 그렇게 안 해주니까
화가 납니다. 그리고 반응이 없으니까 화가 납니다.
다른 회사, 또는 다른 부서로부터 제안이 들어오면 응답은 신속히 해야 합니다. 응답은
결론이 아닙니다. 일단 잘 접수했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그 예정을 잘 알려주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며칠 전 회사 밴드
에도 썼지만 지하철 사고 때 안내방송을 들으면 정말 사람 열불 나게 만드는 도사들입니다.
‘차량 사고로 열차가 제 시간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열차가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런 멘트는 절대 죄송한 멘트가 아닙니다. 정말 가까이 있으면 멱살을 잡고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어떤 차량 사고인지, 얼마나 늦는지를 알려주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안 알려주는
겁니다.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될 지를 정말 궁금해합니다. 등산할 때 초보자는 내려오는 사람을
붙잡고 끊임 없이 묻습니다. ‘얼마나 남았어요?’ 왜냐면 그 정보를 가지고 자기 속도를 조절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런 질문에, ‘그냥 묵묵히 가시다 보면 나옵니다’ 하면, 저는 ‘야! 이
$#%^*&*$%^야!. 나도 그 정도는 안다. 묵묵히 가면 나오겠지, 이 &^%$#&야’ 하는 쌍욕이
튀어 나옵니다.
고속도로에서 정체가 되면 그냥 묵묵히 가야 되는 건 맞습니다. 왜 정체되는 지 안다고
샛길로 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몰라도 되고 알아도 어쩔 수 없는 정보를 사람들은 알고
싶어 합니다. 정체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 왜 정체가 시작되었는지, 다른 길은 어떤지, 언제
풀릴지 등등. 사실은 이런 정보를 안다고 고속도로에서 다른 행동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렇지만 일단 알고는 싶을 뿐입니다. 물론 심하게 계속 막히면 휴게소에서 자다가 가거나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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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는 있지만 일단은 상황을 알고 싶은 겁니다.
마찬가지입니다. 고객도, 혹은 거래처도 전체 상황을 알고 싶은 겁니다. 그러니까 진행
상황을 될 수 있으면 자세하게 알려주는 게 좋습니다. 그게 진짜 친절한 겁니다.
그리고 반대를 하더라도 정확히 알려주기 바랍니다. 그것만 잘 해도 우리는 일을 참 잘
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정도는 우리가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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