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essional Documents
Culture Documents
사회주의 대중화로
버니 샌더스ㆍ민주적 사회주의를 내세우면
예상되는 폐해
― 자신이 까치인 줄 아는 비둘기인가?
비둘기가 되려는 까치인가?
정호영(회원)
[차례]
1.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1-1. 자유주의자이자 사회주의자인 전 법무부 장관 조국
1-2. 사회적 자유주의의 사회주의
1-3. 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생산자의 연합으로서의 사회주의
2. 제레미 코빈, 버니 샌더스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다
2-1. 제레미 코빈은 사회주의자가 아니다
2-1-1. 영국 노동당에 맑스주의자는 입당이 안 된다
(파키스탄 맑스주의자 타리크 알리, 입당을 거부당하다)
2-1-2. 양당제에서의 자유주의 정당인 노동당
2-2. 버니 샌더스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다
3. 미국 사회당은 민주적 사회주의의 기원이 아니다
3-1. 미국 사회당: 사회당을 창당한 유진 뎁스
3-2. 미국 사회당: 사회당 좌파, 뉴딜(1933년-1939년에
) 반대하다
3-3. 미국 사회당의 몰락: 전쟁으로 공황이 극복되다
3-4. 뉴딜은 케인즈주의, 독점자본 좌파의 통치 전략이다
3-4-1. 채만수 소장
3-4-2. 김성구 교수
114 회원마당
4. 민주적 사회주의는 반공사회주의이다
4-1. 민주적 사회주의의 출발점: 루즈벨트의 복지 국가
4-2. 민주적 사회주의의 시조: 윤리적 사회주의자이자 반공사회주의자인
마이클 해링턴
4-3. 민주적 사회주의, 반공을 위해 러시아 혁명 해석에서 뜨로쯔끼를 수용하다
4-4. 민주적 사회주의, 반공을 위해 현실 사회주의 공격에
밀로반 질라스의 ≪새로운 계급≫을 수용하다
4-5. 민주적 사회주의, 수정자본주의론을 위해 카우츠키를 수용하다
4-6. 민주적 사회주의, 수정자본주의를 위해 노르딕 사회민주주의를
고민하다예
( : 마이클 해링턴, 스웨덴 임노동자 기금을 고민하다)
5. 민주적 사회주의의 새 얼굴 ≪자코빈≫
5-1. ≪자코빈≫과 자유주의
5-2. 사회주의 대중화 사업인 사회주의 ABC의 반공적 측면
5-3. 민주적 사회주의. 에릭 올린 라이트의 ≪리얼 유토피아≫.
반자본주의의 방법은 자본주의 침식시키기
5-3-1. 침식: 수정자본주의
5-3-2. 아래아나키즘의
- 사회 중심적 전망
6.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그린 뉴딜과 한국에서의 그린 뉴딜
6-1.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그린 뉴딜과 한국에서의 수용은
사회주의 운동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로 가고자 하는 방향이다
6-2. 한국에서 지금 누가 그린 뉴딜을 수용하는가: 정의당과 민주당
7. 버니 샌더스의 민주적 사회주의를 사회주의 대중화를 위해 내세울
경우의 예상되는 폐해
7-1. 반북주의자 버니 샌더스를 내세워서 사회주의 대중화를 해서는 안 된다
7-2. 미국의 처참한 수준과 버니 샌더스가 잡은 현실적인 목표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7-3. 정의당 지지자들과 이재명 지지자들로부터 비웃음을 받을 것이다
7-4. 민주적 사회주의로는 보수주의 vs 자유주의의 구도를
자본주의 vs 사회주의의 구도로 바꿀 수 없다
8. 결론을 대신하여
[덧붙이는 글] 보수주의자 좌파 토론회에 오다
116 회원마당
회주의가 무엇인지부터 말하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그날 토론조
차도 사회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의견이 다른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토론을 했습니다. 토론회를 보고 나니 각 단체마다 사회주의의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토론장 밖에서의 사회주의 대중화에
대한 활동이 왜 달랐는가도 이전보다는 분명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의 성과가 있다면 각 단체가 생각하는 사회주의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날 노동 운동의 전망에 대해서
보수주의와 거의 동일한 입장을 내신 분이 “한국 맑스주의자들의 조직
노선을 구축하자”고 한 것도 사회주의에 대해 그분이 가진 개념이 거기
오신 다른 분들과 의견이 많이 달랐기 때문에 가능한 발언이 아닌가 하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은 제가 근래 다닌 토론회들에 오신 분들, 저처럼 페이스북 동
영상으로 그 토론회들을 보신 분, 발제문을 따로 보신 분들이 보시기를
바라면서 글을 쓰겠습니다. 그러나 이 글은 그 토론회들의 모든 내용보
다는 (1) 2월 23일 열린 소통과혁신연구소 주최의 ‘한국 사회 미래 전망
과 노동 운동의 과제’ 중, 발제 1. 한국 사회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민
플러스 김장호) 2. 한국 사회 구조 변혁을 위한 사회주의 대중화(사회변
혁노동자당 이승철) 3. 사회주의와 한국 사회 운동의 과제(사회진보연대
한지원)에서의 토론 내용들과 (2) 그날의 토론회에서 나온 참가 단체들
이 자신들의 ‘사회주의’에 대해서 좀 더 분명하게 해 준 것에 힘입어,
각 단체들의 그동안의 활동 내용에 대해서 쓰겠습니다. 특히 버니 샌더
스의 민주적 사회주의를 사회주의 대중화로 내세우는 폐해에 대해서 생
각해 오던 것에 대해 쓰겠습니다.
2월 10일 노동당 주최의 ‘[박노자 교수 초청 좌담회] 세계 좌파 정당,
노동당의 역할과 가능성’에서 박노자 교수께서 샌더스를 수정자본주의라
고 명쾌하게 지적하신 것은 너무나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샌더스를 앞세
워서 사회주의 대중화를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미국이라는 지독한 반
공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국 민주당의 ‘민주적 사회주의’의 본질을
118 회원마당
짚어서 사회주의, 자유주의, 민주적 사회주의의 차이를 드러낼 것입니다.
4장, 5장에서는 버니 샌더스의 민주적 사회주의가 반공사회주의임을 미
국 민주적 사회주의(DSA, 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의 역사를
통해서 드러낼 것입니다. 6장, 7장, 8장에서는 현재 한국에서 사회주의
자라는 분들이 버니 샌더스의 민주적 사회주의를 사회주의 대중화를 위
해 내세우는 폐해에 대해서 쓰겠습니다.
1.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120 회원마당
비판하면서 나온 사회주의인지 혼동하고 계신 분들이 정치적 정체성을
명확히 하시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에
대한 혼동으로 인해 타인의 정치적 입장에 대해서 잘못된 비판을 하시
는 분들도 읽을 것을 권합니다. 이 책은 사회적 자유주의 입장에서 나
온 사회주의의 고전입니다. 이 책에서 존 스튜어트 밀은 ‘사회주의 원리
를 도입하더라도 현존하는 소유 구조, 즉 자본주의와 충돌하지 않는다’
고 명확하게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122 회원마당
그러나 적극적 자유 개념의 개인적 적용도 있다. 예를 들면 정부는 개인
들이 자기 충족적이고 자기실현을 성취할 수 있는데 필요한 조건들을 능
동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흔히 말해 왔다. 복지
국가는 이 기반 위에서 방어되어야 하고 보편적인 기본소득에 대한 생각
이 된다.
한편 자유의 소극적인 개념은 제도적 자유―자유민주주의의 전형―의 자
유주의적 방어로 간주된다. 예를 들면 이동의 자유,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국가의 후견인적 개입이나 관습적(moral) 간섭에 반대하는 주장에서
그렇다. 물론 이것은 사적 소유권에 대한 방어를 행사하기도 한다. 이는
어떤 철학자들이 사적 소유는 필연적으로 소극적인 자유를 고양한다고 주
장한 것이다.8) (강조는 인용자.)
124 회원마당
어린이보호법, 광부 8시간 노동법, 주택 및 도시계획법, 최저임금법, 직업
알선법, 국민보험법을, 1913년에 노동조합법을 입법하였다. 오늘날 자유주
의가 진보주의라는 뜻을 동시에 갖게 된 것도 사회적 자유주의 때문이다.
자유당은 노동당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보수당에 대립한 진보적 정당의 역
할을 담당하였으나 노동당이 등장한 1920년대에 들어와서는 자본가의 정
당도 노동자의 정당도 아닌 애매한 성격으로 인하여 급속하게 쇠락하여
개혁정당의 주역을 노동당에게 넘겨주게 되었고, 사회적 자유주의자들은
대부분 노동당으로 옮겨갔다.
이처럼 사회적 자유주의는 20세기에 들어와서 역사의 무대 뒤로 물러났
다고 볼 수 있으나, 사회적 자유주의의 이념과 정책은 그 후 영국의 노동
당과 서구의 사회민주주의 정당들, 그리고 미국의 수정자본주의에 의하여
오늘날까지 그대로 계승되어 현대의 복지국가의 이념으로 아직도 살아 있
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18년 만에 보수당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하
였던 영국 노동당 당수이자 수상(1997-2007)이었던 토니 블레어가 수상 취
임 시 사회적 자유주의를 새로운 것인 양 들고나온 것은 생뚱맞은 느낌을
준다.11) (강조는 인용자.)
13) 이연호, “노르딕 사민주의의 이론적 이해”, ≪통일연구≫ 제15권 제1호, 2011,
pp. 29-30.
126 회원마당
자신의 사회주의가 사회적 자유주의자들의 사회주의와 다르다고 선언했
습니다. 맑스와 엥엘스는 ≪공산당 선언≫의 “3장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
문헌”에서 기존의 사회적 자유주의들의 사회주의―“1. 반동적 사회주의
a) 봉건적 사회주의 b) 소부르주아 사회주의 c) 독일 사회주의 혹은 ‘진
정한’ 사회주의 2. 보수적 혹은 부르주아 사회주의 3. 비판적 공상주의
적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를 비판한 후, 자유주의에 기반을 두지 않는
새로운 사회 체제의 설계도를 제시했습니다.
≪공산당 선언≫은 “지금까지의 역사는 계급 투쟁의 역사이다”라고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맑스와 엥엘스가 처음 주장한 것이 아니
고 부르주아 혁명 당시에 부르주아들이 먼저 한 것입니다. 맑스는 기존
부르주아 이론과 자신의 이론을 명확히 구별한 것은 계급 투쟁의 존재
여부를 인정하는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계급들의 존재와 생산의 특정한
역사적 발전 단계를 연결하는 역사적 유물론과 계급 없는 사회로의 이
행을 위한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있다고 말합니다.
128 회원마당
“보편적인 국가 제도가 개개의 이기적인 원자들을 결집”시켜 개개의
이기적인 개인으로 구성된 시민사회의 폐해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 헤
겔의 법철학을 그저 부여안고만 있을 뿐인 브루노 바우어 일당들을 향
해 맑스와 엥엘스는 ≪신성가족≫(1845년)에서 개별적 개인에서 답을 찾
지 말고 사회적 힘이라는 견지에서 답을 찾으라고 한 것입니다. 맑스와
엥엘스는 ≪공산당 선언≫에서는 부르주아 사회에서의 개인에 대한 비판
을 더 발전시키면서, 사회 성원의 1/10이 가진 사적 소유를 폐지해야 한
다고 선언합니다.
17) 같은 책, p. 122.
130 회원마당
우선 여기에서 명확하게 해야 될 것은 사적 소유 철폐에 관련되어 논
의되고 있는 것은 산업 및 모든 산업 부문들 일반의 경영에서의 생산수
단의 사적 소유만 있지, 개인 소비재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하지 않고 있
다는 것입니다. 위와 같이 사회주의는 (부르주아적 의미에서) ‘자유로운’
개인들의 경영들을 폐지하고 세우는, 생산자들의 연합이 들어서는 사회
질서입니다.
그렇다면 부르주아적 의미에서 자유로운 개인들이 사라지는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은 어떻게 될까요? 맑스와 엥엘스는 푸리에가 인간의 원
초적인 정념/열정과 인간의 노동을 연결했던 것20)에서 영감을 받아서
이에 대해 ≪독일 이데올로기≫에서 밝혔습니다.
* * *
적극적 자유주의,
사회적 자유주의, (자유주의에
소극적 자유주의,
사회사상 (원자적 개인주의 반대하는)
고전적 자유주의
에 반대하는) 사회주의
사회주의
정치경제 체제 자유방임자본주의 수정자본주의 사회주의
사회주의자 입장 자유주의 사회주의
[사상, 정치 체제, 정치 지향 분류표 1]
132 회원마당
있고, (2) 제레미 코빈과 버니 샌더스가 수정자본주의자라는 것이 밝혀지
면 사회주의가 무엇인지 그래도 좀 명확해지지 않겠나 하는 바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134 회원마당
이어질 것이다”라는 이유로 그의 입당을 거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습니다.26) 이런저런 소동 속에서 1981년 12월 타리크 알리는 “왜
나는 노동당에 가입하는가”라는 글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습니다. 영국
사회주의노동당(SWP)의 크리스 하먼은 그가 영국 노동당에 가입하는 것
은 맑스주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난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알리의 노
동당 가입에 대해서 이를 단순하게 전향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는 당선은 거의 되지 않지만 맑스주의를 내걸고
선거에 나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한국 기준에서 보면 IMG 또한 1974년
타리크를 총선에 후보로 내보낼 수 있는 ‘제도권 정당’이었습니다. 노선
이 다르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이후에도 알리는 계속 뜨로쯔끼
주의자임을 자처하고 있지만, 90년에 유명한 뜨로쯔끼주의자들을 패러디
하여 그들의 무능을 비꼰 Redemption27)이란 소설을 낸 후에는 뜨로쯔
끼 운동과는 거리를 둔 듯합니다. 타리크 알리는 사회주의노동당(SWP)
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기에 그가 속해 있던 IMG을 떠나 영국 노동당
에 가입하겠다는 이유를 밝혔습니다.28)
요약하면 타리크 알리가 노동당에 가입하려고 하니, ‘빨갱이’는 안 된
다고 막은 당인 영국 노동당은 사회주의당이 아닙니다.
26) Alex Goodall, “Jeremy Corbyn, Tariq Ali and the Battle of Hornsey”, Me
dium, Sep. 28, 2015. <https://medium.com/@DozeyHoplite/jeremy-corbyn-and-t
he-battle-of-hornsey-16ed9600ca67>
27) Tariq Ali, Redemption, Picador, 1990.
28) Tariq Ali, “Why I’m Joining the Labour Party”, December 1981. <https://
www.marxists.org/archive/harman/1981/12/ali.htm>
136 회원마당
로운 중도’를 운운하며 지향하는 방향과는 정반대의 방향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말하는 좌측의 ‘사회주의’란, 다름 아니라, 그간 자신들이 걸어왔던
사민주의의 길, 즉 독점자본 좌파의 길을 의미합니다. 결국, ‘제3의 길’이
니, ‘새로운 중도’니 하는 것은 노골적으로 신자유주의를 추구해가고 있는
사민주의자들의 깃발일 뿐입니다.30) (강조는 인용자.)
33) Stephen Bush, “Far from being a left-wing radical, Jeremy Corbyn is slouch-
ing towards Milibandism”, New statesman, March 30, 2017. <https://www.newst
atesman.com/politics/uk/2017/03/far-being-left-wing-radical-jeremy-corbyn-slouching
-towards-milibandism>
34) George Eaton, “Labour’s manifesto is more Keynesian than Marxist”, New
statesman, MAY 16, 2017. <https://www.newstatesman.com/politics/june2017/20
17/05/labours-manifesto-more-keynesian-marxist>
138 회원마당
것 없는데 민주당 대통령 후보라면 다르다. 이러한 사회주의자라는 자기
묘사의 잘못된 오해는 트럼프 선거 운동에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35)
폴 크루그만이 저렇게 버니 샌더스가 사회주의자가 아니라고 하더라
도 그거야 폴 크루그만 개인의 판단이고, 버니 샌더스는 개인이 아니고
민주적 사회주의라는 운동이라고 반박하실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버니 샌더스와 같은 노선인 ‘미국의 민주적 사회주의’의 젊은 피를 대
표하는 정치인인 코르테스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는 자본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다른 사회주의자는 불가능하지만 민
주적 사회주의자는 가능하다고 했습니다.36) 맞는 말입니다. 민주적 사회
주의는 자유주의자의 사회주의이기 때문에, 민주적 사회주의자는 자본주
의자가 될 수 있습니다. 아니 이미 자본주의자입니다. 자유방임형 자본
주의에 반대하는 수정자본주의자이지요.
이제부터는 미국의 사회주의 운동을 거슬러 올라가서 현재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민주적 사회주의 운동이 어떤 입장에 서 있는가를 점검
해 보겠습니다.
35) Paul Krugman, “Bernie Sanders Isn’t a Socialist. But he plays one on TV.
That’s a problem”, The New York Times, 2020. 2. 13. <https://www.nytimes.c
om/2020/02/13/opinion/bernie-sanders-socialism.html>
36) “[MTP Daily] Can You Be A Democratic Socialist And A Capitalist? ‘It’s
Possible’”, MSNBC, Feb. 7, 2019. <https://www.youtube.com/watch?v=esLJRH
U-GvA&fbclid=IwAR0yqtHISUGtnMtkMcL_FB2YU1qjfRVkQTIwX813dsuU95wYdy
DVZf7PPJw>
140 회원마당
두 전통의 화학적 결합이었습니다. 미국에서도 맑스주의적 전통에 있는
미국판 독일 사회민주당을 창당하기를 원하는 독일계 이주민들과 제퍼슨
적 민중주의 전통에서 서서 미국 금융자본을 공격하기 위해 있던 중서
부 소농들이 창당한 인민당(people’s party)39)이 민주당에 흡수되고 나
서도 인민당 정신을 이어가고자 했던 잔류파들이 힘을 합쳐서 사회당을
세웠습니다.
유진 뎁스는 미국 최초의 비숙련노동자 산별 노조인 전미철도노조
(ARU)를 설립했습니다. ARU는 1894년 4월 그레이트 노던 철도 파업을
일으켜 요구 사항 대부분을 관철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뎁스는 또한
1894년 풀먼사 파업을 지도하였는데 미 연방정부가 파업 분쇄를 위해
군대를 투입하였고 이 과정에서 13명이 죽었습니다. 뎁스는 이로 인해
수감되었고 감옥에서 사회주의자가 되어서 나온 후 1901년 사회당을 창
당하고, 1904년 대선, 1908년 대선, 1912년 대선, 1920년 대선에 미국
사회당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1905년에는 세계산업노동자연맹(IWW, In-
dustrial Workers of the World)을 설립했습니다. 1897년과 1904년에 미
국 노조원의 숫자는 450,000명에서 2,073,000명으로 늘어나는 등 전투적
노동 운동이 펼쳐지며, 이를 바탕으로 사회당은 성장해 갔습니다. 1914
년 1차 대전이 일어나자 유럽에서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 그동안의 반
전 결의를 모두 내던지고 전쟁 참전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러나 유진 뎁
스의 사회당은 전쟁 반대의 입장을 지켰고, 유진 뎁스는 1918년 징병에
반대할 것을 선동하여 투옥되었습니다. 이 선동 연설과 법정 진술은 지
금도 가장 아름다운 영어 연설문으로 꼽히며, 하워드 진과 앤서니 아노
142 회원마당
민주적 사회주의들은 자신들의 뿌리를 미국 건국 초기의 프로테스탄
트의 공화주의 전통과 연결해서 보여 주고자 합니다. 그래서 유진 뎁스
가 필요합니다. 유진 뎁스는 미국 민주당에 들어가 사회주의를 선전하기
보다는 독자적인 노동자 정당 운동을 했던 반면, 마이클 해링턴을 포함
한 민주적 사회주의자들은 사회당과는 다르게 미국 민주당을 지원하는
것으로 전략을 완전히 틀어 유진 뎁스와 다른 길을 가기로 했는데도 불
구하고, 그들은 유진 뎁스를 자신들의 계보 내로 넣습니다. 마이클 해링
턴은 민주적 사회주의자들이 공산주의자라는 ‘오해’는 피하고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프로테스탄트 전통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는 유진
뎁스를 끌어들여서 다음과 같이 자신들의 정통성을 건국 초기로까지 거
슬러 올라가도록 하였습니다.
42) 마이클 해링턴, ≪오래된 희망, 사회주의≫, 김경락 역, 메디치, 2014, p. 406.
144 회원마당
은 루즈벨트의 이러한 행보들을 ‘사회주의가 수영하는 동안 뉴딜 세력이
그들의 옷을 들고튀었다. 뉴딜은 계급 전쟁을 시작한다’라고 비난하였지
만,45) 루즈벨트가 뉴딜의 성과로 재선을 하자 해산해야만 했습니다. 이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미국 공산당의 포스터에게서 들어 봅니다.
45) James MacGregor Burns, “Chapter XII. Thunder on the Right, Roosevelt
and the Radicals”, Roosevelt: The Lion and the Fox(1882-1940), Open Road
Integrated Media, 2012.
46) [인용자 주] 오픈샵 제도. 기업에 고용된 노동자가 그 회사의 노동조합에 대
한 가입 여부를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제도.
146 회원마당
을 손에 넣었다. 제2차 대전 중에도 루즈벨트는 결코 미국의 제국주의적
기본 이익을 놓친 적이 없었다.47) (강조는 인용자.)
47) W. Z. 포스터, ≪세계 사회주의 운동사≫ 제2권, 편집부 역, 동녘, 1987, pp.
154-156. 케인즈주의에 대한 비판은 John Eaton, Marx against keynes, Lawrence
& wishart Ltd., 1951.; Irina Osadchaya, Keynesianism today, progress, 1983.;
Paul M. Sweezy, Keynesian economics and the crisis of capitalism, cornerstone
publications, 2002.; Paul Mattick, Marx and Keynes: The Limits of the Mixed
Economy, Boston: Extending Horizons Books/Porter Sargent Publisher, 1969.
148 회원마당
그래서 전략적 수단으로써 기존의 체제를 수용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더불
어 사회당원들도 사회주의적 정책이 급진적이고 혁명적이기를 원하지는 않
았다. 기존의 미국 경제체제의 개선과 수정을 요구하기는 하였지만, 맑스적
전통으로써의 체제 전복이 아닌 루즈벨트의 뉴딜정책과의 절충을 원했다.
단적인 예로써 1932년 토머스의 “당시의 쟁점들(The Issues of the Day)”
이란 논문에서 그 당시 이념의 지배적인 경향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사회주의는 민주주의의 파괴가 아니라 그것의 실현을 추구하면서
이룩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토머스의 사회당이 당시 부패한 자본
주의의 대안으로서 사회주의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한편으
로는 체제유지를 원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30년대의 일부 지식인들은
실제로 사회당에 가입하여 사회비판활동을 전개했지만 그들 역시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토머스의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 사회의
결함과 폐단에 대한 광범위한 해부와 처방을 내렸지만 대부분이 체제 내의
개혁을 주장하는 데 머물렀다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토머스를 비롯한 지
식인들의 눈에는 미국 사회에서 진정한 사회주의는 현실성이 없는 ‘이상’으
로만 존재할 뿐이고 체제변혁을 이룩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한적인
사회주의의 실현을 추구하자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50)
50) 같은 책, p. 51.
150 회원마당
3-4-1. 채만수 소장
3-4-2. 김성구 교수
52) 같은 책, p. 634.
53) 김성구, ≪경제 무식자, 불온한 경제학을 만나다≫, 나름북스, 2016, pp. 68-69.
54) Irving Howe(ed.), Twenty-five years of Dissent: an American tradition,
New York: Methuen, 1979.
55) 어빙 하우 외, “서론. 미국 사회주의의 역사와 지향”, ≪미국의 사회주의≫,
김종심 역, 민음사, 1983.
152 회원마당
어빙 하우는 서문에서 민주적 사회주의의 기원으로 자신들과는 다르
게 독자적인 노동자 정당 운동을 한, 유진 뎁스와 노먼 토머스를 무리하
게 끌어들입니다. 그리고 1930년대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을 맞닥뜨려서
미국 사회당이 처했던 새로운 난제가 두 가지 있었고, 지금도 이 난제는
지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56) 같은 책, pp. 9-10.; Milovan Djilas, The New Class―An Analysis of the
Communist System, Thames and Hudson, 1957.
57) 어빙 하우 외, 앞의 책, p. 11.
58) 같은 책.
154 회원마당
1930년대에는 사회당 좌파와 우파가 타협이 불가능할 정도로 갈라져
서 사회당이 몰락했지만, 지금은 뉴딜이 기본적인 사회주의적 비관의 필
요성을 제거하는 중대한 진보였다고 인정하는 보다 유연한 사회주의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어빙 하우는 40여 년 전에 주장했습니다. 이는
뉴딜을 통렬하게 비판했던 사회당의 자세를 완전히 버린 것입니다. 어빙
하우의 이 주장은 지금의 민주적 사회주의의 노선과 같습니다.
≪자코빈(Jacobin)≫에서 세스 애커먼는 루즈벨트의 뉴딜로 인해서
“전투적 노동자계급이 대담한 개혁을 수행하고 또 광범한 노동자계급 정
당을 조직하는 것을 방해”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들은
샌더스가 사회주의자가 아닌데 왜 사회주의자라는 주장을 하냐는 질문을
받으면 뉴딜을 이야기합니다. 뉴딜을 논할 때 뉴딜을 비판한 미국 사회
당 좌파보다는 사회당 우파의 관점을 취합니다. 뉴딜에 대한 민주적 사
회주의자의 평가는, 노먼 토머스가 그의 전기에서 “루즈벨트의 경제 개
혁이 민주당의 플랫폼보다는 사회당의 플랫폼을 반영”했다고 평가한 것
에 동의하는 것으로 정리가 됩니다.59) 이는 어빙 하우가 주장한 ‘유연한
입장’을 계승한 것입니다.
마이클 해링턴이 민주적 사회주의를 시작하면서 유진 뎁스와 노먼 토
머스의 독자적인 노동자 정당으로서의 사회당 노선을 버리고 민주당 지
지로 돌아섰습니다. 뉴딜을 사회당의 플랫폼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이제
이것은 민주당이라는 하드웨어에 뉴딜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올리는 것으
로 자연스레 귀결됩니다.
답이 나왔습니다. 유진 뎁스와 노먼 토머스가 아니라, 미국 민주당의
루즈벨트를 다시 불러오는 것이 민주적 사회주의의 갈 길이 됩니다.
거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과 정책은? 2020년 미국 민주당 후보로 나선
버니 샌더스와 그린 뉴딜입니다.60)
59) Seth Achkerman, “Why Bernie Talks About the New Deal”, Jacobin, 2019.
6. <https://www.jacobinmag.com/2019/06/new-deal-socialism-bernie-sanders-democratic
-primary>
156 회원마당
회주의라고 했지만, 일평생 ‘민주당 내에서 좌익’을 지향했습니다. 즉 그
의 인생은 우리식 표현으로 하면 ‘민주당 2중대’ 조직을 만들고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마이클 해링턴이 민주적 사회주의 DSA의 기원을 미국 사
회당에서 찾아도 DSA는 DSA일 뿐입니다.
1962년에 미국의 빈곤 문제를 비판한 ≪또 다른 미국인≫이, 출판된
해에만 7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마이클 해링턴은 정치적인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1999년 ≪타임(Time)≫ 매거진에
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던 비소설 부문 책 10권에 선정되었습니다.
해링턴은 자신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후, 존 F. 케네디 정권에 의
해 차출되어 복지 관련 자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빈곤
문제에 단 하나의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실업이다”며, 뉴딜 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63)
그런데 ≪또 다른 미국인≫에서 그가 제시했던 것들이 시대에 뒤떨어
지게 되면서, 이후 그 자신조차도 자신의 다른 저서에서 이 책을 언급하
지 않게 됩니다. 그래도 그 책은 여전히 유효하게 읽히는데, ≪또 다른
미국인≫이 여전히 유효한 것은 “도덕적인 명료함” 때문이었습니다. 이
는 미국 사회당의 뎁스와 토머스가 계승했던 제퍼슨적 전통과 연결되어
공화당 지지자들까지도 ≪또 다른 미국인≫을 격찬하게 합니다. 부시 정
권에 복무했던 극우 인사가 ≪또 다른 미국인≫으로 자기 세대 모두에
게 영향을 준 마이클 해링턴을 버니 샌더스와 관련시키는 것은 부당하
다고 항의64)하는 것이 가능한 것도, ≪또 다른 미국인≫이 사회주의 서
적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을 구해야 한다고 윤리적으로 호소하는 책이었
기 때문입니다.
63) Maurice Isserman, “Michael Harrington: Warrior on Poverty”, The New York
Times, 2009. 6. 21. <https://www.nytimes.com/2009/06/21/books/review/Isserman
-t.html>
64) Alan Steinberg, “Bernie Sanders is No Michael Harrington”, Insider NJ, 20
20. 2. 26. <https://www.insidernj.com/berne-sanders-no-michael-harrington/>
158 회원마당
가 다소 우스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사회주의에서는 이런
윤리적 사고가 중요하고, 동시에 조직력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그람시는 맑스주의적 관점에서 이 지점을 이해한 인물이다. 영국 사회주
의자인 리처드 헨리 토니는 종교적으로 영감을 받은 휴머니즘적 관점에서
그 지점을 포착했다. 토니는 프랑스 혁명 전통에서 등장하는 ‘우애’는 새로
운 사회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권력은 분산돼야 한다. 소수의 사
람들이 이제는 다른 사람들을 ‘지배해선 안 된다’고 토니는 생각했다. 평등
은 개인적 차원에서 정의일 뿐만 아니라, 국가 그 자체에 도덕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연대의 가치는 기본이고 소통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런 비전을 모든 진지한 사회주의 사상가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68)
160 회원마당
민주적 사회주의가 나온 것은 미국이 혹독한 반공 국가이기 때문입니
다. 유럽식 사민주의를 언급만 해도 ‘빨갱이’ 소리를 듣는 나라에서는
수정자본주의를 하려고 해도 발언권을 가진 시민이 되려면 반공이라는
것부터 먼저 보여 주어야 합니다. 마이클 해링턴이 평생 뜨로쯔끼를 들
고 있던 것은 뜨로쯔끼주의자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미국 사회 내에서
‘수정자본주의자’로서 발언권을 가지기 위해서 뜨로쯔끼를 활용하여 반
쏘ㆍ반공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 주기 위해서입니다.
162 회원마당
전 속으로 들어가는 위기에 있던 러시아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퍼붓
던 카우츠키78)를 러시아 혁명의 설계자로 만들려는 글은 그러한 노력의
일부라고 생각됩니다.79) 그러나 레닌이 카우츠키의 설계에 의해 러시아
혁명을 이끌었다면, 1918년에 카우츠키는 러시아 혁명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비난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164 회원마당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브라슈(Philipe Brachet)와 같은 미테랑
(Francois Mitterand) 주위의 몇몇 경제학자들은 이것이 오늘날의 프랑스에
서 어떻게 수행될 수 있는가를 상세하게 논의했다.82)
85) 같은 책, p. 67.
166 회원마당
≪자코빈≫이 2014년 정기 구독자 25,000명을 확보한 후, ≪자코빈≫
편집장인 순카라는 ≪뉴레프트 리뷰(New Left Review)≫와 인터뷰를 했
습니다. 그는 이딸리아 공산당과 유로코뮤니즘 이론에 관심이 있으며,
카우츠키의 ≪권력으로 가는 길≫도 읽는다고 하였습니다.86) 그는 ≪유
럽 나우(EuropeNow)≫와의 인터뷰에서는 “좌파의 대부분이 1917년 혁
명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1976년 스웨덴에 대해서는 그만큼 주의를 기울
이지 않았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바스카 순카라의 민주적 사회주의는
사회주의보다는 적극적 자유주의인 사민주의, 1932년부터 1976년까지 집
권했던 스웨덴 사회민주주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
습니다.87)
≪뉴레프트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자유주의자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
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는 자유주의자를 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자
유주의자들과 가능한 공동 행동을 계획한다고 답했습니다.88) 민주적 사
회주의자로서는 ≪자코빈≫으로서는 사회주의로 낙인찍히는 것보다는 자
유주의자와 활동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민주적 사회주의 자체가 자유주의이고 수정자본주의인데, 자유주의와 벽
을 쌓을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86) Bhaskar Sunkara, “Project Jacobin”, New Left Review, Vol. 90, November-
December 2014, p. 36.; Karl Kautsky, The Road to Power, 1909. <https://w
ww.marxists.org/archive/kautsky/1909/power/>
87) “The Social Democratic Road to Socialism: An Interview with Bhaskar
Sunkara”, EuropeNow, 2019. 7. 3. <https://www.europenowjournal.org/2019/0
6/10/the-social-democratic-road-to-socialism-an-interview-with-bhaskar-sunkara%e
f%bb%bf/>
88) Bhaskar Sunkara, op. cit., p. 40.
168 회원마당
실 사회주의에 반대해 왔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물론 이들은 기존 자본주의 체제와 현실 사회주의 체제를 비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배당효율, 즉 투입물이 총산출물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업들 사이에 할당되는 정도” 등의 기준으로 보니, 자본주의
와 사회주의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식의 내용으로 채우고 있습니다.93)
이 내용의 서술도 기존 자본주의 시장 경제가 사회주의 체제와 비교해
서 그렇게 효율적인 체제가 아니니까, ‘반자본주의’를 해야 한다는 결론
을 내기 위해서 쓴 것입니다.
이 교재는 쓰딸린주의 사회가 지겨웠다는 것을 강조합니다.94) 그리고
러시아 혁명 이후 새로운 문이 열렸는데, 쓰딸린이 권력을 공고화하면서
그 문이 닫혔다는 주장을, 뜨로쯔끼에 기대어서 서술했습니다.95) “사회
주의 결말은 항상 독재 아닌가?”란 장도 펼쳐 보겠습니다.
170 회원마당
식시키기(Eroding capitalism)”입니다. ≪자코빈≫에 실린 글들 중 민주적
사회주의에 대해서 잘 설명하는 글이 있습니다. 에릭 올린 라이트가 기
존의 자신의 작업인 ≪리얼 유토피아≫의 내용을 최대한 쉽게 요약해서
전달하는 “어떻게 반자본주의자가 될 것인가”입니다. 에릭 올린 라이트
는 ‘자본주의 침식시키기’로 반자본주의를 같이하자고 주장합니다.
97) Erik Olin Wright, “How to Be an Anticapitalist Today”, Jacobin, 2015. 12.
<https://www.jacobinmag.com/2015/12/erik-olin-wright-real-utopias-anticapitalism
-democracy/>
172 회원마당
가 되는 방법≫이라는 제목을 가질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의 주장의 많은
부분이 자본주의에 반대하지만 사회주의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보다 포괄적인 “반자본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결정했
다. 나는 나의 주장이 적어도 일부 사람들에게 급진적 사회주의 경제 민주
주의가 자본주의를 넘어 실현 가능한 목적지에 대해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확신시키기를 희망하지만, 이 책이 이미 그 전망에 동의
하는 사람들에게만 관련되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99)
101) Bhaskar Sunkara, The Socialist Manifesto―The Case for Radical Politics
in an Era of Extreme Inequality, Hachette Book Group, Inc., 2019.
102) 윤태환, “‘그린뉴딜’에 대해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 ≪브런치≫, 2019.
2. 9.
174 회원마당
문명의 종말, 그리고 지구 생명체를 구하기 위한 대담한 경제 계획≫을
내놓았습니다.103) 자본주의 최전선에 있는 애플과 구글은 신재생 에너지
만 사용합니다.104) 그린피스가 기후 변화를 멈출 대통령 후보들의 순위
를 매기고 관련 설명을 링크한 사이트를 보면, 민주당의 모든 후보가 그
린 뉴딜을 정책으로 내고 있습니다.
샌더스 측에서는 그린 뉴딜을 ‘환경 문제가 아니라 경제 전체를 바꾸
는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105) 이것은 선거 공약에서 2000만 개의
일자리 창출 및 대규모 R&D 투자의 형태로 제시됐는데, 여전히 성장주
의에 기대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리고 보통 사회주의와 연관 짓는 은행
과 철도, 다른 주요 산업의 국유화를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다. 버니 샌
더스의 그린 뉴딜 정책이 그중 가장 진보적으로 보이기는 하나,106) 억만
장자들이 지지한다는 민주당의 후보였던 부티지지도 그린 뉴딜에 관한
공약들을 내놓고 있고, 악명 높은 전 뉴욕시장이자 미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자인 마이클 블룸버그조차도 그린 뉴딜을 정책으로 내놓았
습니다.107) 샌더스의 그린 뉴딜을 사회 변혁으로 오해해서 이를 사회
103) Jeremy Rifkin, The Green New Deal: Why the Fossil Fuel Civilization
Will Collapse by 2028, and the Bold Economic Plan to Save Life on Earth,
St. Martin’s Press, 2019(번역서: 제러미 리프킨, ≪글로벌 그린 뉴딜≫, 안진환
역, 민음사, 2019.).
104) “미래 유망기술 ⑤ 에너지 전환과 신산업. 신재생에너지만 쓰는 애플과 구
글”, ≪사이언스타임즈≫, 2019. 1. 8. <https://www.sciencetimes.co.kr/news/신
재생에너지만-쓰는-애플과-구글>
105) “AOC chief of staff confirms: Green New Deal was not really about the
climate”, Washington Post, 2019. 9. 11. <https://www.washingtonexaminer.com
/news/aoc-chief-of-staff-confirms-green-new-deal-was-not-really-about-the-climate>
106) “Bernie Sanders’s aggressive climate change strategy: 5 things to know”,
Vox, 2020. 1. 16. <https://www.vox.com/2020/2/19/21142923/bernie-sanders-cl
imate-change-policy-plan-2020>
107) 그린피스에서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그린 뉴딜 정책을 소개하고 순위를
매긴 사이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s://www.greenpeace.org/usa/climate2020/
176 회원마당
다. 더불어민주당의 싱크 탱크인 민주연구원도 2019년 3월 이미 관련
보고서를 내었고, 민주당은 신중하게 공약을 준비 중입니다.111)
정의당이 샌더스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그린 뉴딜 정책을 내놓았다는
주장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입니다. 그런 주장을 하게 되면, 우리가 샌
더스로부터 그린 뉴딜을 도입해서 변혁 정책으로 발표하려고 하는데, 왜
‘사회주의자도 아닌 정의당’이 이런 발표를 하느냐고 불평하는 모양새로
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정의당은 그래도 원내 정당인데,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를 위한 그린
뉴딜 정도의 트렌드 정도야 샌더스의 영향이 없더라도 따라가고 관련
정책들을 만들 능력이 있습니다. 이미 2019년 11월 8일에 ‘그린뉴딜위원
회 1차 토론회: 그린뉴딜 다른 성장을 위한 미래와의 동맹’을 전문가들
과 함께 열었으며,112) 관련 자료들과 정책안들을 내놓았습니다.
정의당 지지자 안병진 교수는 유진 뎁스에서 샌더스에서 이르는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의 역사를 압축해서 보여 준 후, 샌더스와 코르테스를
심상정과 장혜영으로 비교했습니다.113) 가능한 비교입니다. 자유주의자
입장에서 보면, 자유주의자 심상정이 자유주의자 버니 샌더스처럼 민주
적 사회주의를 내세우는 대통령 후보가 되지 못할 이유도, 또 정의당의
젊은 자유주의 정치 신인이 코르테스가 되지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
들은 다 같은 자유주의자이니까요.
111) “‘그린 뉴딜’ 열풍...왜 한국만 잠잠할까”, ≪경향비즈≫, 2020. 2. 23. <http:
//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2002230911001&code=920100&www=>
112) http://www.justice21.org/newhome/board/board_view.html?num=122270
113) 안병진, “[정동칼럼] 샌더스와 코르테스, 심상정과 장혜영”, ≪경향신문≫, 20
20. 2. 16.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2162
009005&code=990308&fbclid=IwAR0YmaVUH2DcZoyydEXon7fggMjoyotkKZSmaH8
HTgCqXN-60HUQdVIWsIs>
178 회원마당
겠습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 한국에서 반공ㆍ반
북주의자 샌더스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라 추켜세우면서 이제 우리도 샌더
스처럼 사회주의 하자고 하는 것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버니 샌더스가 사회주의자가 아니라는 비판은 2015년에 이미 노동자
세계당(WWP)에서 있었습니다. 그중 중요한 이유는 “그는 2001년 미국
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지지하는 것을 포함해 팔레스타인 영토로 이스
라엘의 확장을 충실하게 변호한 행적이 있다. 제국주의 전쟁에 대한 샌
더스의 지지는 사회주의의 부정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115)
▲ 2011-201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인간 똥 발견 건수 증가 추이
ⓒOpentheBooks.com
180 회원마당
다.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이던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수정안을 가
장 많이 통과시킨 정치인이 버니 샌더스입니다. 이것은 그가 당선이 되더
라도 지금 내거는 공약을 다 정책으로 만들기보다는, 가능한 것부터 하나
씩 타협을 해 나갈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119) 어쩌면 우리는 오
바마를 한 번 더 만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항상 민주당 2중대로 움직여
왔던 민주적 사회주의자는 오바마가 대통령 후보로 나설 때 오바마를 지
지했습니다.
다시 강조합니다. 저는 미국의 버니 샌더스의 민주적 사회주의 운동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배설물이 쌓여 가는 도시에서 제대로 잘 곳도
없이, 병들어 죽어 가는 미국 시민들로서는 꼭 필요한 운동입니다. 미국
이 한국 정도의 의료보험 수준에라도 어서 도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버니 샌더스를 지지합니다. 그러나...
버니 샌더스처럼 우리도 사회주의 하자고 했는데, 혹시라도 샌더스가
미국 대통령이 되어, 그가 자유주의자로서 오바마처럼 미국 대통령이 원
래 하던 대로 해 나가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119) “Bernie Sanders was the roll call amendment king from 1995 to 2007”,
Politifac, March 24, 2016. <https://www.politifact.com/factchecks/2016/mar/24/
bernie-s/bernie-sanders-was-roll-call-amendment-king-1995-2/>
120) Erik Olin Wright, “Chapter 8. what is analytical Marxism”, Interrogating
Inequality: Essays on Class Analysis, Verso, 1994.
121) 조돈문, ≪노동계급 형성과 민주노조운동의 사회학≫, 후마니타스, 2011.
122) 조돈문, ≪함께 잘사는 나라 스웨덴―노동과 자본, 상생의 길을 찾다≫,
사회평론아카데미, 2019.
123) “[인물 인터뷰]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과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시사
주간≫, 2019. 12. 14. <https://www.sisaweekly.com/news/articleView.html?idxno
=30201>
124) 정의당 민주적 사회주의자. <https://www.facebook.com/leftwing2019/>
125) 정의당 청년당원모임 모멘텀 <https://www.facebook.com/justicemomentum/>
126) 정의당 양경규 <https://www.facebook.com/yangandhope>
127) https://www.notion.so/6d2a0f2243304bc0878826d646d1cfd1
128) https://www.facebook.com/jinboneomeo2016/
129) “1. 한국사회운동에서 고려해야 할 2가지 지점 1) 한반도적 시각과 반국적
시각 2) 세계적 관점과 일국적 관점”(김장호 민플러스 편집국장, “한국사회는 어
디로 가야 하는가?”, pp. 1-4)은, 큰 맥락에서 한국 사회의 성격에 대해서 잘 짚
고 있습니다.
130) ≪인터:뷰≫는 좌파적 입장에서 국제 정세를 분석해서 들려주는 팟캐스트
입니다. 4회에 걸친 에피소드로 <안 선생의 노르딕 되감기>를 방송했습니다. 이
중 2회로 팔메의 생애를 다루었습니다.
1회. 노르딕 되감기 북유럽 5국 살펴보기 <https://www.facebook.com/Internati
onalXReview/posts/8505114218251>
182 회원마당
같은 사회민주주의자가 한국에도 등장한다면 좌파 정치가 얼마나 든든하
겠습니까. 팔메는 재임 기간에 공공의료 정책을 강화하고, 장애인, 저임
금노동자, 한부모가정, 노인들을 위한 복지를 강화하여, 스웨덴 복지를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수준으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베트남전을 일으
킨 미국을 비판했고, 제국주의 핵 확산 방지에 노력했으며, 남아공의 아
파르트헤이트에 반대했고, 꾸바 혁명을 지지했습니다. 팔메 같은 사회민
주주의자가 나온다면 반길 일입니다.
‘흙수저 출신 비주류 사이다 정치인’ 이재명을 지지하는 이들도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합니다. 이재명 후원회 공동회장인 목수정 작가가 ≪99%
를 위한 미래≫의 추천사를 썼습니다. 민주적 사회주의는 친이재명파에서
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것입니다.
지금이 쌍팔년도도 아닌데, 누군가가 쓴 문구 하나 물고 늘어지면서
누군가를 개량으로 비난하면서 자신들만이 사회주의인 양 주장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이 다르더라도 명확하게 서로가 정체성을
가진다면 같이할 수 있는 일들은 많습니다. 한국에서는 적극적 자유주의
가 너무나 없습니다. 그러니 적극적 자유주의로 정체성을 잡으면, 국가
보안법 철폐 투쟁이나 비정규 투쟁이라도 같이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적극적 자유주의자로 정체성을 잡고서, 정의당이나 민주
당(친이재명파)에 집단 입당하여, 활동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같은 좌파로서 좌파 정당 운동을 하자면서, 버니 샌더스의 자유주의를
따라서 사회주의를 하겠다거나, 혹은 버니 샌더스의 슬로건인 사회주의
ABC를 내세우는 것은 운동을 하향 평준화하겠다는 것입니다.
184 회원마당
쎄미나를 조직하고,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서 대통령이 되는 것을 시작으
로 서서히 자본주의를 침식시키고, 길들여서 오래오래 쓰겠다는 수정자
본주의입니다.
자본주의식으로 한번 표현해 보면, 수정자본주의자인 미국의 민주적
사회주의자들은, ‘반자본주의’로 마케팅 컨셉을 잡아서, 미국 대통령 후
보까지 낼 수 있을 정도로, 지식 상품 패키지 개발에 성공한 것입니다.
8. 결론을 대신하여
적극적 자유주의,
사회적 자유주의,
(자유주의에
소극적 자유주의, (원자적
사회사상 반대하는)
고전적 자유주의 개인주의에
사회주의
반대하는)
사회주의
수정자본주의
(독일 사민주의,
노르딕 사민주의,
정치경제 버니 샌더스의
자유방임자본주의 사회주의
체제 민주적 사회주의,
영국 노동당
제레미 코빈의
사회주의)
186 회원마당
적극적 자유주의자와 수정자본주의자가 사회주의를 남발해서 혼돈이
온 것만은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혼돈은 사회사상으로서의 적극적 자유
주의와 정치경제 체제로서의 수정자본주의가, 사회주의와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를 모르는 데서 왔습니다. 노동당은 그 혼돈을 명쾌하게 정리하
면서 정확한 이름을 쓰자고 제안한 것 같습니다.
188 회원마당
사민주의적 정책이 한국에서 가능하다고 믿는 건, 보수주의자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입니다.
기획재정부에서 연대 임금 도입을 고민한 것은 2017년부터입니다. 정
부가 가장 좋은 대화 상대인 분들이 왜 노동 운동에 와서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 노동 운동에 몸담고 있어야 정부가 상대
를 해 줄 것이니, 노동 운동에서 연대 임금을 주장하고 있을 수도 있겠
네요.
이윤율 하락을 걱정하면서 연대 임금을 주장하는 입장, 우리는 이런
입장을 자본의 입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본의 입장에 선 자유주의자가
“한국 맑스주의자들의 조직 노선 구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주장을
하는 이들은 “전후 유럽의 호황기를 배경으로, 중앙-산별 교섭이 제도화
된 상황에서 가능했던 연대 임금 정책을, 유례없는 불황기를 맞은 현재
한국의 민주노총에 적용하려고 했던 것은 정세적으로 오판이었을 수 있”
지만 “연대 임금(연대 고용)은 이념이 사라진, 몰정세적인 노동자 운동을
비판하기 위한 매개도 될 수 있”기에 “연대 임금이라는 투쟁 의제에 주목
해야 할 이유가 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건 우리는 무슨 말을 해도 절
대 안 틀린다. “한국 맑스주의자들의 조직 노선 구축”을 틀리지 않는 우
리가 지도할 것이니, 틀린 너희들은 따라오라고 속마음을 먹고 있는 것을
다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