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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文学入門 8 (にほんぶんがく にゅうもん)

近世/仮名草子・浮世草子・草双紙
(きんせい/かなぞうし・うきよぞうし・くさぞうし)

(1)仮名草子(かなぞうし)

그럼 먼저, 가나조시(仮名草子ーかなぞうし)에 대해 알아 보자. 종래의 오토기조시는 인쇄가 아닌


수작업으로 제작하였기에 제작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 말하자면 수제 구두 주문제작인
셈이다. 게다가 나라 에혼 같은 경우, 금박 은박의 고급 종이가 들어가니 더욱 비쌀 수 밖에 없었고,
향수층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가나조시는 싼 종이에다 활자를 이용한 대량 인쇄가 가능하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구두인 셈이다. 당연히 쌀 수 밖에 없으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향수 할 수 있었다.

가나조시의 경우, 초기에는 우리의 『을지문덕전』, 『강감찬전』, 『임경업전』처럼 이전 시대의 전쟁에서


활약한 영주나 무장에 대한 것이 많았으나, 차츰 교훈적 설화나 웃긴 소화, 교토와 에도의 각종 지역
명소나 유녀에 대한 ( )책자 형태의 것들이 간행되었다. 개중에는 서양에서 들어 온 (
)를 번역한 것도 있었다

가나조시 작품인 『醒睡笑( )』(1623 년 서문)는 安楽庵策伝( ) 이라는


스님이 쓴 일본 최초의 소화집이다. 중세 시대의 불교 설화집인 『샤세키슈(沙石集ー )』와 『
조탄슈(雑談集ー )』에 보이는 웃긴 이야기를 쓴 사람이 ( )스님이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화는 어려운 불교의 교리를 무지한 중생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데 있어서 좋은
수단이 된다. 사쿠덴 스님 역시 소화에 관심이 많았고,
살아오면서 일평생 수집해 온 약 ( )여화의 소화를 은퇴 후 정리한 것이 바로 『醒睡笑』이다.

일본 근세소화는 라쿠고(落語ー )라고 하는 웃긴 이야기 구연 예능과도 관련이 있다. 이야기를


클라이막스까지 끌어 올리고 난 다음, 이야기의 마지막 결말 부분에서 웃긴 한 마디로 급격히
떨어뜨리며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소설의 경우,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5 단 구성이 보이는데,
소화는 ( ), 전개(위기, 절정 포함), ( )의 3 단 구성이다. 이를 (
)라고 하는데, 라쿠고(落語)라는 명칭도 여기에서 유래한다.

『醒睡笑』는 8 권 1000 여화의 구성을 이루고 있는데, 짧은 이야기가 많다는 것도 일본 소화의 한


특징이다. 안라쿠안 사쿠덴 스님이 『醒睡笑』를 쓰게 된 이유는, 평소 교류하고 있던 교토 쇼시다이
(교토 시장에 해당)의 집을 자주 방문하여 손님들 앞에서 웃긴 이야기를 들려 주곤 하였는데, 그것을
책으로 써 달라는 쇼시다이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사쿠덴은 교토 시장의 ( )
역할을 했던 것이다.

소화의 경우,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면 웃기기가 힘들었기에 새로운 내용의 창작이 많았다. 오토기
바나시(お伽話ー )라고 하지 않고 오토시 바나시(落とし噺ー )라는 한자를
일부러 쓰는 것은, 그 소화가 입(口)에서 나오는 뉴(新)스토리(new story)이기 때문이다. 오토시
바나시는 이야기 결말 부분인 ( )가 가장 중요하며, 몸짓과 표정 연기인 仕草(ー )와, 목소리
흉내인 声色( )를 3 대 요소로 꼽는다. 오늘날 일본의 라쿠고카(落語家)들 역시 이 세 가지를
우선 신경 쓴다.

근세 소화집 『醒睡笑』는 중세 설화집 『고콘초몬주(古今著聞集)』와 같은, 키워드 주제별 이야기


배열 방식을 취한다. 『고콘초몬주』가 726 개의 설화를 ( )개의 키워드로 분류한 것처럼, 『醒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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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는 1,000 여 개의 소화를 ( )개의 소주제로 분류하였다. 현재 일본에서는 1,000 여 개의
소화에서 따로 300 여 개의 소화를 간추려 낸 협본 『醒睡笑』의 번역이 되어 있다. 하지만 전체 1,000
여 개의 소화가 모두 실려 있는 광본 『醒睡笑』는 아직 미번역 상태이다. 그러면 몇몇 소화를 감상해
보자.

(2)浮世草子(うきよぞうし)

그리고 가나조시에 뒤이어 나타난 것이 바로, 우키요조시(浮世草子ーうきよぞうし)이다. 우키요(浮


世)는 ‘ ’, 즉 사람들이 삶을 영위하는 일상적인 세상을 말하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사랑과 갈등, 호색 등 세속적이며 사실적인 주제를 다룬 창작 소설이 바로 우키요조시이다. 고상하고
우아하거나, 공자왈 맹자왈의 교훈적인 내용이 아닌, 서민들의 주변일상에서 듣고 보는 세속적인
인간사, 가십거리를 다룬 통속 대중소설인 셈이다.

고상하고 교훈적이기만 한 고리타분한 옛날 이야기에서 주제를 가져 오는 것이 아니라, 생활 주변의


실제 사건에서 주제를 가져 오기 때문에 우키요조시에 대한 독자의 반응은 뜨거울 수 밖에 없었다.
우키요조시는 특히, 일본 근세 전기 3 대 작가 중 한 명인 이하라 사이카쿠(井原西鶴ー
)를 빼 놓고는 말할 수가 없다. 『이세모노가타리』의 나리히라와, 『겐지 모노가타리』의 히카루 겐지를
능가하는 호색한 주인공을 등장시킨 사이카쿠의 우키요조시 작품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사이카쿠의 우키요조시 작품 『好色一代男( )』의 주인공 요노스케의 경우, 부잣집


도령으로 태어나 일평생 부모의 재산을 탕진해 가며 만난 여자만 ( )명, 남색 관계의 젊은
남자만 ( )명이다. 이 바람둥이 주인공은 남성 독자들을 책 속의 환타지 아방궁으로 데려가
대리만족을 시킨 것이다. 한편, “요즘의 젊은것들, 딸들, 며느리들, 시어머니들, 장사꾼들은 말이야.”
하는 식으로 각 신분이나 직업별 인간들의 특징을 그려낸 其磧( )의 気質物( )도
인기를 끌었다.

근세 전기의 가나조시 중 주요 작품이 사쿠덴의 『醒睡笑』라고 한다면, 가나조시의 뒤를 이은


우키요조시 작품으로는 井原西鶴의 작품들을 들 수 있다. 오사카 출신인 사이카쿠는 교토의
지카마쓰 몬자에몬, 에도의松尾芭蕉( )와 더불어, 근세전기 일본문학을 대표하는 3 대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일본 근세기의 3 대 도시인 교토, 오사카, 에도에서 3 대 작가가 나온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사이카쿠는 원래 우키요조시 작가가 아닌 俳諧( )시인이었다. 하룻밤 사이에 ( )수의


하이카이를 지었다는 일화는, 그의 머릿속에 하이카이의 수 많은 단어가 마치 영어사전 속 단어처럼
배열되어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이카쿠는 스승의 사후, 우키요조시 작가로 변신한다. 남녀의
애욕을 그린 호색물(好色物)과, 무사들의 세계를 다룬 무가물(武家物), 서민들의 경제적 삶의 모습을
다룬 조닌물(町人物), 그리고 설화에서 소재를 가져온 잡화물(雑話物)의 4 종류 약 20 여 작품을
남겼다.

특히 『好色一代男』와 『好色五人女( ) 』를 비롯한 호색물이 대히트를 쳤다. 일본


최초의 베스트셀러 작가의 탄생인 것이다. 그 외, 무가물인 『武道伝来記( )』와 조닌물인
『世間胸残用( )』, 잡화물인 『本朝二十不孝( )』등의 명작을 남겼다.
『好色一代男』에서는 부잣집 바람둥이 도령 요노스케가 주인공이었다.

한편, 『好色五人女』에서는 사랑하는 남자와의 비련의 사랑에 몸을 내던진 5 명의 여인이 등장한다. 5


권 구성인 이 작품에서 1 권의 오나쓰(お夏), 2 권의 오센(おせん), 3 권의 오산(おさん), 4 권의 오시치
(お七)는 모두 불행해지고, 5 권의 오만(おまん)만이 사랑하는 남자와 행복을 이룬다. 『고쇼쿠
고닌온나』의 다섯 명의 여자 주인공을 묶은 방식은 오인조 남자 주인공 인물구성 방식의 남녀 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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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쓰시라고 볼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4 권에 등장하는 오시치의 경우, 재판관이 그 사정을 딱히 여겨 나이가 16 세


이하이면 화형을 면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오시치는 17 세라고 의연히 말하고는 화형을 당하고 만다.
백말 띠 해(丙午ー )에 태어난 여성에 대한 기피 미신은 일본에서 유래되었는데, 그 근거
중 하나가, 불을 낸 오시치가 백말 띠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일본에서의
백말띠는 화재를 발생시키는 ‘fire horse’로 1966 년생이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한국의 1990 년생
여성들은 엉뚱한 미신의 피해자인 셈이다.

『武道伝来記』 8 권에서는 각권 4 화 씩, 총 32 화의 원수 갚는 이야기(敵討ち )를 다루고


있다. 물론 그 소재는 당시 실제 있었던 실화이다. 『세켄 무네잔요(世間胸算用ー )』는
연말에 외상값 받으러 찾아 오는 빚쟁이를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서민들의 경제적 애환을 다룬
작품으로,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 중, 12 월 마지막 날 밤에 쇠락해져 가는 절에 모인 3 명의
신자 이야기는 블랙 코미디의 측면 또한 보인다.

『本朝二十不孝』 5 권 20 편은 중국의 역대 효자 24 명의 일화를 모은 작품인 『니주시코(二十四孝)』를


역으로 패러디하여, 일본의 역대 불효자 20 명의 일화를 모은 작품이다. 아버지가 죽으면 두 배로
돈을 받는다는 계약을 맺고서 아버지를 독살하려다가 자신이 독약을 잘못 먹고 죽어 버린 불효자의
보험금 살인 미수 사건이나, 14 살에 기껏 시집을 보냈더니 25 세까지 ( )번이나 이혼을 하여
부모를 거덜나게 하고 자신도 파산하여 결국 하인과 결혼한 딸(불효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사이카쿠 소설의 가장 특징적인 점은 원거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성별이 남자였으면 여자로 바꾸는
남녀변용(역전) 야쓰시의 방식을 애용하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형제가 길을 가다 금 덩어리 2
개를 주워 사이 좋게 하나씩 나눠 가졌다는 이야기가 우리나라의 『동국통감』에는 보인다. 그런데,
배를 타고 한강 양화진(지금의 양화대교)을 건너던 도중, 갑자기 동생이 금 덩어리를 강에 던져
버린다. 놀란 형이 그 연유를 묻자, 동생은 형이 없었으면 자기가 금 덩어리를 두 개 다 독차지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이 자꾸만 들어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이에 형 또한 금
덩어리를 강물에 던져 버렸다는 형제의 우애담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사이카쿠의 『新可笑記( )』제 5 권 제 4 화에서는 자매 강도가 비단


장수로부터 비단 10 필을 빼앗아 서로 5 필씩 나눠 가진 내용으로 바뀐다. 먼저, 언니가 갑자기
비단을 불 구덩이에 던져 태워 버린다. 그러자 여동생도 따라서 비단을 태운다. 그 이유를 언니가
묻자 서로 죽일 생각을 잠시나마 품었던 것을 알게 되고 자매는 눈물을 흘렸다는 내용이다. 남녀
변용 야쓰시는 일본 근세 문학의 주요한 방식인 것이다.

(3)草双紙(くさぞうし)

중고 중세시대의 에마키와 오토기조시에서 보이던 그림 중심 요소는 근세 중기 이후의 草双紙(くさ


ぞうし), 즉 에혼으로 이어지게 된다. 나라 에혼은 근세 초기까지 읽혀졌기에, 구사조시는 그 연장
선상으로 볼 수 있다. 구사조시는 ( )장 짜리 그림책으로, 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얇다. A4
용지 ( )장을 반으로 접어 양면에 그림을 그려 넣고서는, 몇 마디 글을 그 안에 써 넣고 책이라
우기는 격이다. 말하자면, 용돈을 아끼면 누구나 살 수 있는 염가의 그림책이었던 셈이다.

에혼의 경우, 종이 한 장을 반으로 접은 얇은 두 장(双紙)으로 한 장(2 페이지)을 만들었기에 草双紙


라고도 한다. 구사(草)는 전문적이지 않은 보통 책이라는 의미로 대개 ( )이내로 책이 우선
얇다. 구사조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책 표지가 달라졌는데, 빨강, 검정, 파랑, 노랑 순이다. 이를 赤
本( ), 黒本( ), 青本( ), 黄表紙( )라고 부르며, 그림 속에 글이 뒤 섞인
기뵤시는 현대 만화의 직전 모습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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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본은 ( )물, ( )물, ( )물, ( )물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아오본은 구로본과 처음에는 여러모로 비슷했으나, 점차 ( )이나 ( ),( )등의 주제를
다루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풍자와 골계, 해학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 기뵤시이다. 만화의 가장
가까운 조상으로, 에마키가 할아버지이면, 기뵤시는 아버지뻘이다. 그리고 얇은 그림책인 구사조시
여러 권을 한 책으로 묶은 合巻( )이 나오게 된다. 『겐지 모노가타리』가 54 개들이 농심 라면 한
박스라면, 고칸은 5 개 들이 라면(4+1)인 셈이다. 따라서 고칸 이전의 구사조시들은 1 개 짜리
라면으로 보면 되겠다.

『桃太郎(      )』에는 두 가지 계통이 있다. 상류에서 흘러 온 복숭아를 잘랐더니 그


안에서 모모타로가 나왔다는 과생형(果生型)과, 복숭아를 먹고 회춘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모모타로를 낳았다는 회춘형(回春型)이 그것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이냐 이지만, 회춘형이
어린이 동화 내용으로 부적절했던 것은 사실이다. 모모타로가 여행 도중에 개와 원숭이, 그리고
꿩에게
( )을 주고는 부하로 삼아 오니의 섬으로 쳐들어 가는 내용이 보인다. 『서유기』에서
삼장법사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을 여행 도중 만나 부하로 삼고 요괴들을 퇴치하는 장면과도
유사하다. 또한, ( )을 1 개 먹으면 ( )사람 분의 힘이, 2 개 먹으면 ( )사람 분의 힘이, 3
개 먹으면 ( )사람 분의 힘이 솟는다는 대목은, 노지심이 술을 먹으면 힘이 솟는다고 말한 『
수호전』의 장면을 연상시킨다.

『猿蟹合戦(        )』은 원숭이에게 당한 게의 억울함을 다른 동물과 사물들이 힘을


합쳐 풀어 주는 복수담이다. 게는 자신의 주먹밥을 원숭이의 감나무 씨와 맞바꾸고 감나무를 심지만,
게는 다 자란 감나무의 감을 따먹지 못한다. 원숭이에게 감을 대신 따 달라고 부탁하지만 원숭이는
익은 감은 자신이 먹고 딱딱한 감을 던져 게를 납작하게 만든다.

게는 그 쇼크로 자식을 낳고는 죽고 마는데, 이 사연을 들은 밤(栗ー    ), 벌(蜂ー


), 쇠똥(牛糞ー       ), 절구통(臼ー   )은 힘을 합쳐 원숭이를 죽이고 게의
원수를 갚아 준다. 그 작전 전개는 다음과 같다. 추운 날 밖에서 돌아 온 원숭이가 불을 쬐려고 하자
난롯가에 숨어 있던 알밤이 탁 터지면서 원숭이 눈을 찌르고, 눈을 씻으려고 물통으로 갔더니,
이번에는 숨어 있던 벌이 쏜다. 원숭이가 놀라 도망치다 쇠똥을 밟아 벌렁 나자빠지자, 이번에는 지붕
위에 숨어 있던 절구가 원숭이 머리 위로 뛰어 내려 납작하게 만들어 죽였다는 줄거리이다. 작품에
따라, 밤 대신 달걀(卵ー     )이, 쇠똥 대신 미역(昆布ー     )이 등장하기도 하고,
그 외, 부엌 칼(包丁ー      ), 뱀(蛇ー   ) 등이 추가 되기도 한다. 딱딱한 감에 맞아
죽은 게처럼, 원숭이 역시 절구에 깔려 죽는 비슷한 최후를 맞이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            』라는 우리나라 전래동화에도 보인다.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게 된 (       )의 사연을 들은 군밤(    ), 자라(     ), 송곳
(錐ー    ), 개똥(犬の糞ー     ), 맷돌(石臼ー    ), 멍석(筵ー    ),
지게(背負子ー     )가 할머니의 (   )죽을 얻어 먹고는 그 보답으로 호랑이를 혼내
준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송곳에 찔리고 자라에게 물린 호랑이가 개똥에 미끄러지고는 맷돌에 맞아
멍석에 둘둘 말리고 지게에 실려 강에 버려진다는 내용이다.

원래 이 이야기는 ( )설화에서 온 것이다. 마음씨 나쁜 ( )가 자신의 알들을 깨 버리자 분노한


어미 ( )새가 ( ), 벌, ( )에게 복수를 부탁하고, 이들의 합동작전으로 ( )를 물에
빠뜨려 죽인다는 내용이다. 부모의 원수를 갚으려는 자녀가 여자이거나 너무 어릴 때, 다른 사람이
합세하거나 대신 복수해 주는 것을 助太刀( ) 라고 하는데, 『사루카니 갓센』의 원거인 이
설화는 일본인들의 스케다치 정서와도 일치한다.

『かちかち山(やま)』도 너구리에게 할머니를 살해 당한 할아버지의 원수를 토끼가 대신 갚아주는


내용으로, 『사루카니 갓센』과 그 모티브가 유사하다. 할머니를 속여 절구공이로 때려 죽인 너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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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로 변신하여, 죽은 할머니를 끓인 국을 할아버지에게 먹이는 잔인성을 보인다. 이에 토끼가
부싯돌로 너구리의 땔나무 등짐에 불을 붙여 화상을 입히거나, 흙으로 만든 배를 타게 해 물에
빠뜨리고는 노로 때려 죽임으로써 할아버지의 원수를 갚아준다.

한편, 기뵤시는, 막부의 개혁정책을 풍자했다가 작가가 처벌을 받는 등, 출판검열로 인해, 내용을
장편 복수극으로 바꾸게 되었다. 그것이 여러 권의 기뵤시를 합권한 고칸으로, 종래의 한 권 ( )장
분량이 ( )장 분량이 된 것이다. 아카본, 구로본, 아오본의 경우, 그림에 약간의 대사나 설명문을
집어 넣는 정도였기에, 왠만 하면 화가들이 작품을 완성하였다. 하지만, 기뵤시와 고칸에 이르러서는
그림 속에 들어 가는 문장이 점차 길어져, 전문적인 작가의 손을 거치게 되었다. 종래의 구사조시가
유치한 어린이 대상 그림책이라고 한다면, 기뵤시와 고칸은 어른 대상의 그림책인 셈이다.
구사조시에서 아카본은 전래 그림동화집으로서 오늘날 일본 어린이들에게 널리 읽혀지고 있다. 또
기뵤시와 고칸은, 만화의 직전 모습을 알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유치하고 조악한 그림책이었던
구사조시가, 어른이 읽는 문학성을 갖춘 그림책으로 그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측면에서
평가할 만하다.

기뵤시의 주요 작가로는 『金々先生栄花夢( ) 』(1775 년 간행)를 쓴 恋


川春町( )를 들 수 있다. 또, 고칸의 주요 작가로는, 山東京伝( ), 十返舎一九(
), 式亭三馬( ), 柳亭種彦( ), 為永春水( )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작가들은 또한, 나중에 샤레본, 닌조본, 곳케본 작가로도 활약하게 된다.

고이카와 하루마치(恋川春町ーこいかわはるまち)의 『긴킨센세이 에이가노 유메(金々先生栄花夢ーき


んきんせんせいえいがのゆめ)』는 기뵤시의 효시라는 점에서 특히 기억할 만하다. 주인공 가네무라야
긴베에(金村屋金兵衛)를 유행의 첨단을 걷는 부자라는 의미의 당시 유행어인 ‘긴킨센세이’로
소개하고 있다. 에도로 가서 한 몫 잡아 보려는 부푼 꿈을 안은 주인공은, 여행길 도중에 들른 ( )쌀
떡 집에서 떡이 구워지기를 기다리다 깜빡 잠이 들고는 부자의 후계자가 되어 성공하는 꿈을 꾼다.
하지만 부귀영화를 누린 끝에 결국은 사기를 당하여 나락으로 떨어지고, 이 때 꿈이 깬 그는
일장춘몽과도 같은 인간의 헛된 욕심을 깨닫고 고향으로 되돌아간다. 그리고 이 내용은 노(能)『간탄
(邯鄲)』에도 보인다. 노생이라는 촉나라 사람이 간탄(중국 하북성 남부)이라는 곳의 여관에서, 그
사람의 미래에 대한 깨우침을 준다는 베개를 베고 잠이 들었다가 꿈에 황제가 되어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어느 순간 사람들이 없어지고 꿈에서 깨어 보니 여관이더라는 내용이다.

고칸의 주요 작품으로는 柳亭種彦의『偐紫田舎源氏( ) 』를 들 수 있다. 『겐지


모노가타리』의 무라사키를 가짜 무라사키로, 히카루 겐지를 시골 겐지로 패러디하였다. 38 편(152
책)이 간행되는 큰 인기를 누렸지만, 에도 막부 장군의 처소를 연상시키는 내용 때문에 절판되고
말았다. 다네히코는 그 이후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품에서는, 시대배경을 헤이안 시대가 아닌
무로마치 시대로 바꾸고, 이나카 겐지는 무로마치 막부 장군의 후실 소생으로 그려진다. 히카루
겐지의 여성 편력을 그대로 흉내내면서 장군의 지위를 노리는 유력 정치세력 야마나(山名)씨를
멸망시킨다는 내용이다. 바킨이 중국의 『수호전』이나 『서유기』를 의식한 작품을 쓴데 반해,
다네히코는 일본 고전인 『겐지 모노가타리』를 의식하였다는 점을 문학사는 높이 평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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