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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
화이
화이_2012_1122_FINAL.hwp
1. Prologue - 어둠
2. 1호선 열차 안 – 낮
열차 선반 위에 놓여 있는 알루미늄 가방.
칼갈이를 파는 잡상인의 목소리, 다음 역에 곧 도착한다는 안내방송 등이 어지럽게
얽혀있는 가운데...
3. 경찰서 복도 끝 – 낮
화이_2012_1122_FINAL.hwp
앞으로 지나가는 제복 여경 둘이 창호에게 인사를 하고,
4. 도로 / 봉고차 안 – 낮
5. 1호선 열차 안 - 낮
-2-
험악남 (망설이듯 멈칫하며) 야, 저거 총이야?
형사1 (쥐어짜듯 슬금슬금 전진하며) 씨발... 그냥 덮치시죠?
6. 전철역 플랫폼 - 낮
7. 비닐하우스 외관 – 낮
8. 비닐하우스 안 – 낮
-3-
판자와 철근으로 얼기설기 지어놓은 벽면. 어지러이 놓인 화초들, 간이침대와 싱크
대, 그 위로 느리고 성의 없이 감자 껍질을 벗기는 파르라니 한 손이 보인다.
테이블위에 놓인 불그스름한 나무 화분을 보며 낡은 소파에 둘러 앉아 있는 일당들.
범수는 사냥총을 꺾어서 내부를 손질하고 있다.
-4-
들을 돌아보는 멍투성이의 초췌한 여자, 영주(27세). 쩔뚝거리며 돌아 나가는 영주
의 양발목에 쇠사슬이 채워져 있다. 그 모습 위로... 자막 - 1998년 봄
(fade out)
9. 고급 저택 앞 / 스타렉스 차안 - 낮
10. 고급 저택 현관 - 낮
중년 (소리) 거 눈은 왜 그런 거야?
맹인 (소리) 날 때부터 이랬죠, 뭐.
11. 고급 저택 안방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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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 (안마를 멈추며) 근데 누가 오시기로 했나보죠?
중년 응?
맹인 (귀를 기울이듯) 밖에 누가 온 거 같은데요?
중년 (무시하듯) 오긴 누가 와...
맹인 (귀를 기울이며) 아니요, 왔는데... 마당에, 아니 현관에....
(cut to)
동범 (돌아보며) 됐지용~. 손.
-6-
중년 (엄살 부리듯 오른손을 잡아 빼며) 아, 아, 아, 알았어 알았어 열게 열게!
(잠시 생각하고는 왼손을 들며) 그...근데 이거 이...이쪽 손이야.
석태 ...전혀?
-7-
맹인 (창백하게) ...네.
12. 고급 저택 앞 / 스타렉스 차안 - 낮
진성 (혼잣말하듯) 지금.
기태 (소주를 마시다가) 응? 지...지...지금?
-8-
빠르게 추격하는 경비차량도 코너를 돌아 나온다. 하지만 이미 사라져버린 스타렉
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Y자 갈림길. 당황하는 경비원들.
유경 나는 너 몇 번 봤는데, 너 이 동네 살지?
화이 (벌게져서 앞만 보고) ......
유경 근데 그 교복은 어디 학교야?
화이 (대답을 피하듯 땅만 보고)......
유경 (대답 없는 화이를 보다가 쀼루퉁) 나랑 말하기 싫은가 보구나?
-9-
가 한라봉 하나를 꺼내주더니 꾸벅 인사를 하고 왼쪽 길을 향해 가는 화이. 그 뒷
모습에 피식 웃음이 새는 유경.
16. 농원 이층집 거실 – 낮
17. 농원 이층집 뒷문 / 복도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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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농원 이층집 복도 / 화장실 – 낮
19. 농원 이층집 거실 – 낮
화이 다녀왔습니다.
기태 (배시시) 어...어디로 왔어? 계...계속 봤는데?
화이 뒷문.
기태 (서운한 듯) 아...아빠한테 전화하지 히...힘들게 걸어와...
화이 (피식) 힘들긴 뭘.
동범 (돈 한 묶음을 화이에게 건네며 낄낄) 아들, 오늘 고생했는데 이거 가져.
기태 (말리듯) 너...너무 많어... 애...애한테...
동범 (낄낄) 원래 남자는 주머니에 돈이 빵빵해야 돼, 알지?
화이 (피식, 오만원권 두 장만 빼며) 전 이거면 빵빵해요.
(심각한 얼굴로 앉아있는 진성을 보고는) 다녀왔습니다, 아빠.
진성 (미안한 듯 올려보며) 어, 그래, (미소로) 별 일 없었지?
화이 (끄덕끄덕) ......
석태 (담배를 끄며 보지도 않고) ...오늘 수고했다.
화이 (돌아서 석태를 보며) 아니에요, 아버지.
-11-
부엌과 연결된 작은 수돗가. 커다란 대야에 상추를 씻어서 정리하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으로 다가가는 시선. 후드득 대야에 쏟아져 내리는 한라봉들. 웃으며 돌아보
는 여자의 편안한 얼굴, 영주(41세)다.
21. 농원 뒤 숲 속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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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미 씨발 작살까지 땡겨가지고...
진성 (책을 넘기며) 맹인은?
창호 (소리) 지금 쫄아서 제정신이 아니긴 한데, 씨발 또 모르지.
23. 재개발 단지 - 낮
24. 농원 이층집 진성 방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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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 (소리) 어, 그게, 좀 골 때리게 됐는데... 임형택이 살더라구.
진성 (아리송) 누구? 이명택?
창호 (소리) 아 새끼, 성지 시멘트 임형태액!
진성 (흠칫, 화이를 보며) ......
창호 (소리) 야, 이거 쎄게 불러도 돼. 그리고 일만 깔끔하게 되면 전회장하고 안면도 트
고, 비젼도 생기고. 어때? 한번 쪼인해 봐?
진성 (둘러대는 듯) 어 그래, 근데 지금 좀 바빠서 그건 나중에 얘기하자.
25. 재개발 단지 – 낮
화이 말씀 나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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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농원 이층집 거실 – 낮
영주 (돌아보며) 어디 가?
화이 시내요.
영주 (뜨개질 하던 스웨터를 내밀며) 요즘 자주 나가네? 또 그거 입고 가?
화이 (스웨터에 어깨를 대주며) ...이게 편해요. 튀지도 않고...
영주 (살짝 웃으며) 그새 또 컸네...
대학 합격증을 보고 있는 석태.
29. 농원 전경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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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고등학교 건너편 문방구 앞 / 거리 – 낮
31. 시내 버스정거장 - 낮
유경 우와~ 너 미술 지망이야?
...미술도 돈 많이 들지 않나? 넌 부모님이 괜찮데?
화이 (끄덕끄덕) ......
유경 (연습장을 덮고 핫도그 케첩 발라먹으며) 좋겠다. 난 사진하고 싶은데...
화이 (돌아보며) ?......
유경 (빨며) 때려 치래. 돈 든다고...
(뭔가 생각난 듯 화이 돌아보며) 야.야. 너 나 좀 그려주면 안 돼?
화이 ...어?
유경 미술시간에 자화상 그려오라는데...
있잖아. 이렇게 잘 그리지는 말고 까이거 대충하는 식으로... 어? 어?
토요일 시간 돼?
화이 ...(끄덕끄덕)
유경 (활짝 웃으며) 정말? 졸라 하기 싫었는데 잘됐다.
대신 나도 작품 하나 찍어 줄게~.
(핸드폰 들어서 앵글을 잡더니 화면 보며 갸우뚱) 잠깐만... 뭔가 허전한데?
(화이에게 핫도그 물리며) 좀 물어봐. 그래 좋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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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 물고 어색한 표정의 화이, 좀 우스꽝스럽다.
‘찰칵!’ 사진을 확인하는 유경.
유경 (재밌는 상황이 벌어진 듯 손으로 가리키며) 꺅! 어떡해! 저기봐, 저기. 변태! 변태!
32. 도로 / 스타렉스 차안 – 낮
화이 술 먹고 운전 좀 하지 마. 위험하잖아.
기태 (히죽히죽 고개 돌리며) 누... 누구야?
화이 (퉁명스럽게) 누구, 몰라.
기태 여...여자 꼬시는 법 가..갈쳐줘?
화이 (운전만 하며) 아니, 안 배울래.
기태 (가르치듯) 이...일단 따 먹어. 가...강제로라도. 그...그럼 반은 니꺼야.
화이 (운전만) 그래, 반, 몸만.
기태 그...그 다음 마...마음을 얻는 피...필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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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의 눈앞에 손을 척 내밀어 보이는 기태. 중지와 약지는 접고 엄지, 검지, 새끼
만 펴고 있는 모양이다.
경찰1 어! 저...정지!
(cut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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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차가 쏜살같이 지나가자 할머니의 밀짚모자가 휭 하고 날아간다.
긴 직진 도로를 달리고 있는 화이와 경찰차.
기태 이.. 이번 사거리.
다시 화이의 차안.
기태 싸..싸이드 잡고...
기태 지...지...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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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태 (웃으며) 타...타이밍이 조...좀 늦었어...
화이 (희열에 차서 장난스럽게) 아빠 말이 늦었어!
기태 내...내가? 아...아니야.
화이 (기태를 흉내) 아까 지... 지... 지... 지금! 이라고 했잖아!
34. 인천 경찰서 앞 / 로비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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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 돌아보면 심각한 얼굴로 취조실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는 정민.
36. 경찰서 복도 - 낮
정민 씨발, 내가 할 수 있다니까!
창호 니가 하긴 뭘해? 빨리 안 나가?!
정민 (몸부림) 놔! 안 놔?! 에이 씨발, 내가 못하면 책임지고 옷 벗을게! 벗는다고!!
과장 (핸드폰에) 야, 니네 애 찾았다.
(전화를 끊고 정민을 보며) 벗긴 뭘 벗어, 임마? 남사스런 새끼.
장형사 저 새끼 뭔데요?
과장 (커피를 마시며) 똘충 최정민 선생이란다.
김형사 똘충요?
과장 똘끼 충만... 광수대서 똘아이로 소문난 새낀데...
(피식) 창의력이 남다르데. 한번 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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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 (창백해지며) ......
정민 좋아, (서류들 정리하며) 그럼 나가세요.
맹인 (멈칫) ...네?
정민 조사 끝났으니까 나가시라구요.
맹인 ...정말입니까?
정민 (태연하게) 내가 언론에 당신 보인다고 발표할거야. 범인 얼굴 다 봤다고. 그 놈들
이 낮도깨비 맞으면 당신 죽이러 올 거거든? 그때 잡을라고. 그러니까 나가요.
맹인 (덜덜 떨리기 시작하며) ......
정민 에이씨 나가라니까 왜 안나가?! (벌떡 일어서서 문을 열고 나가며) 야, 김과장! 이
사 람 이제 필요 없어! 당장 내보내!
40. 농원 비닐하우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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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 (괴로워하며) 그 사람들 웃었어요... 시체를 만지면서도... 계속...
정민 (조심스럽게) 혹시, 범인 얼굴 보셨어요?
맹인 (눈물이 고이며) 그 눈... 사람 눈이 아니야... 그 사람...
정민 (낮지만 강하게) 보셨죠? 얼굴?
맹인 (무너지듯 눈물 흐르며) ...네.
(cut to)
43. 빌딩 옥상 - 낮
석태 그냥 돼지머리라고 생각해.
처음 한 번만 당길 수 있으면 다음부턴 방아쇠가 니 손가락을 당기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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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 시선, 경찰서에서 여경의 도움을 받으며 나오는 맹인, 그 뒤로 어슬렁 따라
나오는 창호.
석태 준비해.
44. 택시 안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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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이며 다른 쪽 문 손잡이를 찾아 헤매는 패닉한 맹인.
이때 차가 멈추고 보조석으로 누군가 타더니 다시 출발하는 차.
보조석에서 고개를 돌려 뒷좌석을 보는 동범, 웃고 있다.
45. 농원 이층집 복도 – 낮
석태 ...왜 안 쐈어?
화이 ......
석태 (다가가며) ...말해봐.
화이 ...괴...괴물이 보였어요...
석태 ...괴물... (화이의 턱을 움켜잡으며) 보여? 지금도 보여?!
화이 (눈물이 차오르며) 저 못하겠어요.
석태 (못 믿겠다는 듯) 뭐?... 다시 말해봐.
화이 (흐느끼며) 하고 싶지 않아요, 아버지.
석태 (일그러지며) ...왜? 다 하는데 넌 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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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태 (이글거리는 눈으로) ...아빠가 더럽지?... 창피하지? 그래서 도망가겠다고? 엉?!!
화이 (눈물을 흘리며 중얼중얼)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아버지.
석태 (잠시 내려 보다가 괴로운 듯) 벌을... 받아야 갰구나.
화이 (덜덜 떨며) ......
석태 (괴로운 듯) 말해봐,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 돼. 그렇지?
화이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이며) ...네...
석태 (이마를 맞대고 괴롭고 슬픈 듯) ...그래 그 괴물... 아빠가 없애줄게... 아빠가...
49. 농원 묘목 비닐하우스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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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태 그일... 하기로 하지.
진성 (삽질 멈추고 돌아보며)......
석태 그냥 놔두면 안 되잖아.... 임형택.
50. 농원 이층집 거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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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재개발 단지 임형택 집 거실 – 밤
선자 ...또 그 사람들이예요?
형택 신경 쓰지 말고 어서 들어요.
선자 우리... 이제 그만 할까요?
형택 (숟가락 내려놓으며) 미안해요......
푸르스름한 여명이 오르는 아침, 억수같이 내리는 장대비 속에 보이는 재개발 단지.
완만한 경사에 위치한 임형택 집이 보인다.
창문 프레임 안쪽으로 카메라 서서히 빠지면...
어두컴컴한 실내, 창밖을 주시하고 있는 석태와 진성, 옆 창에서 저격총을 겨누고
있는 범수, 벽에 기대 앉아 카드를 가지고 놀고 있는 동범의 실루엣이 보인다.
석태가 보고 있는 곳, 맞은편 임형택 집 주차장 문이 올라간다. 이윽고 천천히 굴러
나오는 짙게 선팅 된 구형 벤츠가 장대비 속으로 사라지고,
석태 (무전기에) 진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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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듯 기태를 가만히 보는 화이, 고개를 끄덕인다.
임형택 집 앞에서 멈추는 기태의 차.
문을 열고 내리려는 화이.
석태의 시선, 빗속에서 우산을 펼치고 임형택 집 대문으로 걸어가는 화이가 보이고,
기태의 차가 떠난다. 가만히 화이를 지켜보는 석태.
56. 임형택 집 앞 대문 –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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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임형택 집 맞은편 집 삼층 – 아침
59. 임형택 집 현관 – 아침
60. 경찰차 안 – 아침
62. 임형택 집 거실 –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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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액자들이 벽에 기대져 있는 것이 보이고, 아무도 없는 거실의 정적.
천천히 거실로 들어가며 살피는 화이의 시선, 테이블 아래 바닥에 흩어진 성경책과
손수건이 보인다. 다가가는 화이, 손수건을 집어 성경책을 싸고 들어보는데 툭 떨
어지는 사진 한 장.
64. 도로 / 구형 벤츠 안 – 아침
65. 임형택 집 거실 – 아침
66. 임형택 집 거실 다락 안 – 아침
67. 임형택 집 거실 –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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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 (석태를 지나쳐 동범에게 다가가며) 네, 아빠.
69. 임형택 집 대문 – 아침
70. 임형택 집 거실 - 아침
형택 거...거기 누구요?
71. 임형택 집 안방 -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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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태 (십자가를 들어보며) 오늘은 기도 안하세요?... 기도 좋아하잖아요.
형택 (둘러보며) ...당신들 누구야?
진성 ...부인은? 부인 어딨어요?
진성 말해...부인 어딨어?!
형택 (망설이다가 힘겹게) ...시...시골집... 친정에...
72. 임형택 집 거실 – 아침
73. 임형택 집 옆 언덕 –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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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임형택 집 앞 - 아침
범수 (무전기에) 놓쳤어.
76. 임형택 집 거실 – 아침
77. 임형택 집 앞 / 마당 – 아침
78. 임형택 집 거실 / 안방 –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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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 뭐하는 거야?! 시간 없어!
석태 죽여.
눈이 휘둥그레지는 화이, 천천히 석태를 본다. 놀라는 진성과 동범도 석태를 본다.
석태 (고함) 죽여!!!
석태 다시 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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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휘몰아친 광기 속에 아무도 꿈쩍하지 못하는 상황.
어느새 들어온 범수가 화이에게 다가와 빈총을 붙잡는다. 방아쇠를 멈추는 화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죽은 형택을 내려 보는 화이.
여기에 빠르게 다가오는 사이렌 소리.
79. 임형택 집 앞 – 낮
80. 인천 병원 병실 –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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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사 (창호에게) 전회장 쪽에 갔다 왔는데요. 왠지 걔네들 아닌 거 같아요.
장형사 왜?
김형사 오늘 전직원 단합대회 있었대요. 원하면 동영상도 줄 수 있다는데요?
창호 그렇지... 걔네가 바보냐? 이건 백프로 원한이야.
장형사 (수첩을 펴며) 저기.. 몇 군데 알아봤는데요. 이 사람들 완전 천사 같은 사람이라고
칭 찬이 자자해요. 최근 몇 년 동안 성지재단 일 말고는 활동도 거의 없었고요.
창호 야야. 부자잖아. 부자. 남한테 피해 안주고 돈 모으는 사람이 어딨어?
거 찾아보면 누구나 나와 원한. 더 뒤져봐.
김형사 (돌아서는 장형사에게 나지막히) 선배, 이 것도 낮도깨비 아냐?
장형사 아냐. 뭔가 지저분한 게 좀 달라... 일단 넌 근처 고등학교들 좀 돌아봐...
81. 임형택 집 안방 – 밤
82. 임형택 집 거실 / 현관 / 마당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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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농원 하우스 안 – 밤
동범 (낄낄) 이제 어쩌냐?
진성 (손가락으로 미간 잡으며) 일단 인천 애들 어떻게 나오는지 봐야지.
잘못하면 화이까지 위험해져.
동범 (갑자기 낄낄낄 웃더니) 근데 화이... 처음부터 그럴라구 데려간 거지?
84. 농원 이층집 이층 화이 방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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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전회장 빌딩 회장실 – 아침
86. 농원 이층집 이층 화이 방 – 낮
영주 이 사진 어디서 났어?
화이 ......
영주 (피식) 너 어렸을 때 되게 귀여웠는데. 눈이 꼭 그거 같았어, 그거 있잖아 그거, 귀
이 렇게 큰 개. 근데 크면서 얼굴이 좀 변하더라? (사진과 화이를 비교해보며) 그래도
아 직, 남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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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 (가만히) ...그거 저 아니에요.
영주 너 아니야? 아닌데 넌데...
87. 파주 화훼 영농조합 전경 – 낮
88. 파주 화훼 영농 조합 내부 - 낮
정민 이.. 이 백 개요?
여직원 (깐족거리는 톤으로) 우리 조합이 쫌 커요.
정민 (애써 누르며) 저.. 그럼 그 중에 향나무 키우는 곳 좀 알 수 있을까요?
여직원 (빙글빙글 의자 돌리며) 향나무?... (약 올리듯) 쫌 많은데...
89. 농원 이층집 거실 – 낮
석태 화이 어디 갔나?
영주 (꿈쩍도 않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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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태 (일그러지며) 어디 갔어, 화이...
91. 농원 앞 마당 – 낮
92. 농원 이층집 현관 – 낮
진성 무슨 일이시죠?
정민 (얼떨떨해서) 아 네... 분재, 분재 좀 보려고요.
93. 임형택 집 거실 – 낮
94. 임형택 집 대문 – 낮
95. 임형택 집 거실 / 이층 아이 방 – 낮
-41-
이층 방문 틈으로 일층을 내다보는 화이의 시선. 집으로 들어온 건 환자복의 선자
다. 살며시 문을 닫는 화이, 잠시 생각하고는 고개를 돌려 방을 본다.
작은 침대와 장난감들, 작은 옷가지들... 너무나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는 아이의 방.
그 한 구석에 이질적으로 손때를 탄 작은 책상과 나무 궤짝 하나.
96. 농원 비닐하우스 – 낮
진성 찾으시는 게 없나 봐요?
정민 아니. 그냥... 좀 특이한 걸 찾는데...
(옆에 불그스름한 나무 분재를 보고) 이것도 특이하네. 아... 나 이거 아는데...
진성 화이목이라고... 제주도산 사철나무예요.
정민 아! 맞다, 맞다. 화이목. 와~ 이렇게 큰 건 첨 보네...
(꽃을 잡아 냄새를 맡아보며) 이런 건 얼마나 해요?
진성 글세요. 형님이 워낙 아끼는 거라 팔기 힘들 것 같은데...
굳이 판다면 한 일억 오천...?
97. 임형택 집 이층 아이 방 – 낮
-42-
이 달려 있다. 어디선가 오르골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데...
이때 일층 거실에서 무언가 쿵 넘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고개를 돌리는 화이.
98. 임형택 집 이층 아이 방 앞 / 거실 – 낮
석태 (전화기에) 말해...
100. 인천 병원 뒤 주차장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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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스탠드만 켜져 컨트라스트가 짙은 방안, 쏟아지는 빗소리 속에 책상위에 놓여
진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하고, 머리를 감은 듯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들어오는
진성. 화상으로 일그러진 진성의 왼손 처음으로 보인다. 책상에 앉으며 전화 발신인
을 확인하는 진성.
진성 (핸드폰에) 화이 찾았어요?
석태 (소리) 아직 안 들어왔나?
진성 네. ... 낮에 경찰이 왔었어요.
석태 (소리) ...경찰?
진성 왠지 느낌이 안 좋아요. 더 조여 올거 같아요. 화이 찾으면 바로 내보내죠.
석태 (소리) ...애가 싫다고 하면?
진성 내가 데리고 나갈게요.
석태 (소리) ...들어가서 얘기하지.
소리 (힘없이) 저랑 같이 가실 거예요?...
진성 ...화이냐?
화이 ... 근데 저 못 갈 것 같아요...
진성 무슨 소리야? (여권을 내려놓으며) 어디 갔다 왔어? 걱정했잖아.
화이 집에 갔다 왔어요... 제가 죽인 사람... (떨리며) ...죄송해요...
진성 (찡그리며) ......
화이 사진 속에 그 아이... 아는 아인가요?...
-44-
화이 (진성에게 다가오며) ...그 아이... 아는 아인가요?
진성 ......피곤할 텐데 내일 얘기하자. 방으로 가.
진성 앞에 선 화이, 스윽 총을 겨눈다.
102. 농원 전경 – 밤
103. 농원 이층집 거실 – 밤
석태 ...누가 이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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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만 켜진 컴컴한 거실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영주의 뒷모습.
영주 ...화이.
석태 들어왔어?
영주 (눈물이 고이며) ...아니, 나갔어.
105. 주차장 – 밤
106. 도박장 – 밤
107. 인천 병원 물리치료실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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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 (피식) 뭐야, 이 새끼야? 안 내놔?
지원 (총을 들여다보며) 완전 구식이네요? 이거 나가나요?
창호 (피식) 너희 같은 새끼들한텐 잘 나가지. 내놔.
지원 귀는 잘 들리시죠?
창호 뭐?
빠르게 실린더를 젖히며 총알을 쏟아내는 지원,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지는 총알들.
지원 말해봐, 탄이 들었 겠나 안 들었겠나?
지원 넌 내가 뭘로 보이나?
창호 (겁에 질려서) ......
지원 (다시 방아쇠를 당기고, 틱) 말해, 내가 뭘로 보여?
창호 (벌벌 떨며 어버버) ......
지원 (다시 방아쇠를 당기고, 틱) 뭐라고? 내가 뭘로 보여?!
창호 (울먹이며 어버버) ......
지원 (천천히 노리쇠를 젖히며) 착각 하지마, 판을 짜는 건 니가 아니라 나야. 알았어?
창호 (울먹이며 끄덕끄덕) ......
108. 범수 정밀 공업사 앞 –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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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사 옆 도로에 포르쉐를 세우는 범수.
차에서 내려 공업사 골목을 본다. 자신의 공업사 문틈으로 불빛이 희끗희끗 새어나
오는 것이 보이고, 전화기를 꺼내는 범수.
109. 범수 정밀 공업사 안 – 밤
-48-
범수 어차피 김선자는 죽을 거야.
화이 ...그 사람은 내버려 둬요.
(올려보며 애원하듯) 내가 죽일게요... 인천 사람들 내가 다 죽일게요...
범수 (비웃듯 피식)니가?... 잘 생각해. 김선자가 죽어야 니가 사는 거야.
110. 범수 정밀 공업사 앞 – 밤
111. 범수 정밀 공업사 - 밤
112. 범수 정밀 공업사 뒷 골목 – 밤
113. 범수 정밀 공업사 안 - 밤
114. 도로 / 차안 - 밤
-49-
멀리 공업사 단지가 보이는 경사진 길, 요란한 엔진소리, 타이어 마찰음 들리며 나
뭇가지 사이로 요란하게 흔들리는 빛줄기들.
카메라 서서히 하강하면 절묘한 코너링으로 미친 듯이 추격전을 벌이며 올라오는
스타렉스와 랜드로버, 공사중 팻말을 무서운 속도로 스쳐 지나간다.
-50-
기태의 얼굴에 불안한 느낌이 스치는 순간, 상향등을 올리는 화이.
기태의 시야 하얗게 변하고 눈부심에 고개를 돌리는 아빠들.
백미러를 보며 도로를 확인하고 엑셀과 브레이크 동시에 밟으며 핸들을 꺾는 화이.
뿌연 연기 일으키며 회전하는 스타렉스.
끼이익 마찰음과 함께 마술처럼 순식간에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스타렉스.
바로 앞에 나타나는 낭떠러지... 뒤늦게 브레이크를 밟고 핸들을 꺾는 기태.
하지만 관성이 붙은 기태의 차량, 엄청난 파열음을 내며 도로를 이탈해 갓 길 쪽으
로 밀려간다. 미친 듯이 핸들을 감는 기태.
115. 도로 / 화이 차안 - 밤
116. 언덕 정상 - 밤
117. 인천 병원 복도 – 밤
병실 앞 복도 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장형사.
장형사를 흔들어 깨우는 창호.
118. 인천 병원 로비 / 엘리베이터 – 밤
-51-
한가한 병원 로비, 마스크와 비니를 쓰고 휠체어를 탄 남자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
고 있다.
‘띵’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열리면 안에 보이는 모자를 쓴 화이, 구석에서 가만
히 고개를 숙이고 서있다.
119. 인천 병원 엘리베이터 / 7층 복도 – 밤
120. 인천 병원 병실 – 밤
-52-
121. 인천 병원 입구 – 밤
122. 파주 병원 앞 – 밤
123. 인천 병원 통제실 – 밤
124. 국도 변 어딘가 / 차안 -밤
-53-
125. 파주 병원 복도 – 밤
유경 다 됐어...
화이 ...고마워... 그냥 하루만 봐주면 돼.
유경 (끄덕이고는) ...왜 밖에 있어? 들어가 봐.
126. 파주 병원 병실 - 밤
화이 엄마... 엄마......
127. 농원 비닐하우스 – 밤
-54-
석태 ...뭐?
창호 (소리) 뭐는 뭐야 뭐가! 애새끼 어딨냐고?! 아, 몰라 몰라 됐고, 말 안 통하니까 진
성이 바꿔, 진성이. 이 새낀 왜 전화 안 받아?!
석태 ...죽었어.
창호 (소리) 뭐?
석태 김선잔 누가 데려갔어?
창호 (소리) 화이.
석태 (잠시 생각하다가) ...찾으면 다시 연락해.
(cut to)
129. 석회공장 앞 – 밤
-55-
130. 농원 이층집 거실 – 새벽
석태 화이냐?
131. 타워 위 어딘가 – 새볔
짙고 푸른 여명. 화이 손에 들려 있는 핸드폰.
기둥에 기대 앉아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화이.
화이 앞에 서있는 거대한 괴물, 허리를 숙여 화이를 들여다보고 있다.
점점 사라져가는 괴물, 마지막 발악하듯 입을 벌려 몸부림친다.
솟아오르는 태양 빛을 받아 반짝이며 증발하는 은빛 괴물.
132. 파주 병원 데스크 – 아침
간호2 밤새 고생 많았어.
-56-
간호1 (소지품을 챙기며) 고생은, 밤에가 한가하지.
133. 어딘가 갓길 – 아침
135. 석회공장 타워 옥상 - 낮
-57-
뒤로 하늘만 보이는 난간에 기대 앉아 있는 화이, 시계를 본다.
천천히 가방의 지퍼를 여는 화이.
136. 파주 병원 병실 – 낮
창호 이 여자, 누가 입원시켰어요?
뒤로 모여 있는 의사와 간호사들.
137. 석회공장 창고 앞 / 차안 - 낮
범수 (기태에게) 형은 밖에 좀 살펴봐.
기태 어? 시...싫어. 나...나도 갈래. 내...내가 얘기할게, 응?
석태 (걸어가며) 범수 말대로 해.
-58-
138. 석회창고 앞 / 석회창고 안 - 낮
지원 늦으셨네요? 이리 오시죠.
-59-
잠깐의 정적이 창고 안을 감돌더니 이윽고 창고 밖 어디선가 울리는 전화벨소리.
창고 밖, 처마 어딘가에 놓여 있는 진성의 전화기.
소리의 방향을 찾아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동범.
139. 석회공장 마당 – 낮
140. 석회공장 타워 옥상 - 낮
-60-
총구 위에 사슴벌레 한 마리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창고를 내려 보며 저격총을 겨누고 있는 화이, 미동도 없다.
창고 천장의 구멍으로 드문드문 보이는 내부.
화이의 땀이 흘러 바닥으로 한 방울 떨어진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던 내부에서 문득 천장 구멍으로 누군가의 몸이 슬쩍 보이고,
기다렸다는 듯 그 구멍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화이, 퓨숙!
휘리릭 사슴벌레 날아오르고 폭발하듯 울리기 시작하는 총성들.
141. 석회공장 창고 안 – 낮
142. 석회공장 창고 앞 – 낮
-61-
143. 석회공장 타워 옥상 – 낮
145. 석회공장 창고 안 – 낮
146. 파주 병원 복도 – 낮
147. 석회공장 타워 옥상 - 낮
-62-
기태 (화이에게 달려들며) 하...하지마!!
148. 석회공장 창고 앞 - 낮
149. 석회공장 타워 옥상 - 낮
기태 (힘쓰며) 그...그만해!
화이 ......
-63-
더 뜯겨 나가는 난간, 조금 더 버티면 둘 다 떨어질 것 같다.
기태 화...화이야...
기태 미...미안해... 화이야.
150. 석회공장 마당 – 낮
151. 석회공장 타워 옥상 – 낮
152. 파주 병원 여자 화장실 – 낮
153. 석회공장 타워 위 – 낮
154. 석회공장 마당 – 낮
-64-
엷은 웃음 번지며 화이를 노려보더니 차를 타고 떠나는 석태.
155. 파주 병원 여자 화장실 – 낮
유경 (겁나는 듯) 야, 듣고 있어?
156. 농원 이층집 현관 - 낮
정민 안녕하세요. 저기 저 번에 한 번 왔었는데...
영주 (문을 닫으며) ...영업 안 해요.
정민 (닫히는 문을 손으로 잡고 신분증 내밀며) 경찰입니다.
영주 .......
정민 (문틈으로 안을 살피며) 좀 들어가도 될까요?
157. 석회공장 앞 도로 – 낮
-65-
(cut to)
158. 농원 이층집 - 낮
-66-
모두 인천 성지보육원 출신이던데. 그 당시 임형택의 부친이 성지재단 이사장이었
구요. 잘 생각해보세요... 정말 몰라요?
159. 파주 병원 뒷골목 / 차안 - 낮
160. 국도 - 낮
161. 파주 병원 병실 – 낮
-67-
‘끼이익~’ 마찰음에 번쩍 눈을 뜨는 선자, 자기 손에 쥐어져 있는 손수건을 본다.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물소리. 힘겹게 고개를 돌리는 선자.
세면대 앞에서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있는 석태, 거울을 통해 선자를 바라본다.
어리둥절한 선자, 멍하게 석태를 바라보고 있다.
162. 농원 이층집 거실 – 낮
163. 파주 병원 병실 – 낮
석태 못 봤지?... 애 크는 거.
(손으로 높이를 가늠하며) 처음엔 이만했는데 지금은... 아, 한 번 봤다고 그랬나?
말 잘 듣고 착한 아이야. 똑똑해서 뭘 가르쳐도 금방 배워...
-68-
(선자를 보며 미소로) 그림도 엄청 잘 그리고...
164. 파주병원 근처 국도 - 낮
165. 파주병원 병실 - 낮
166. 농원 이층집 거실 - 낮
167. 파주 병원 병실 – 낮
Insert.
승용차에서내리는 형택의 부모와 십대의 형택. 보육원 아이들이 달려간다. 아이들에
게 둘러싸여 손을 흔드는 형택. 싸늘한 석태와 그 옆에 손을 흔드는 기태.
-69-
석태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고 있는 형택, 석태의 눈에도 눈물이 흐
른다. 예배당에서 혼자 부들부들 떨며 기도하는 석태. 그 뒤로 스멀스멀 다가오는
괴물의 그림자.
뿌리가 하늘을 향한 채 거꾸로 심겨진 꽃나무, 그 흙을 다지고 있는 멍한 얼굴의
석태, 멀리 형택과 함께 꽃을 정성스레 심고 있는 어린 영주, 발그레한 얼굴로 환하
게 웃는다.
Insert.
문틈으로 꽂은 쇠꼬챙이 젖혀지며 열리는 창고 문. 창고 안, 벌거벗은 채 울고 있는
어린 영주, 피 묻은 옷으로 빛이 쏟아지는 얼굴을 가린다. 형택,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영주를 내려 보는데... 어둠 속에서 튀어나와 각목을 휘두르며 달려드는 석태.
쓰러지며 비명을 지르는 형택, 내려 보면 형택의 종아리에 날카로운 쇠꼬챙이가 꼽
혀있다. 두려움과 희열이 섞인 눈으로 그 모습을 내려 보는 벌거벗은 석태.
수갑을 찬 석태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간절하게 기도를 하고 있는 형택.
형택의 다리가 잘려나가 있다. 눈물이 맺힌 눈으로 웃고 있는 석태의 묘한 표정.
석태 (소리) 그렇게 완전히 더러워지니까... 없어지더라구... 괴물이...
168. 농원 거실 - 낮
영주 그 인간... 절대 포기 안 해.
(불안한 듯 문 쪽을 보며) 나가... 너도 죽어... 어서 나가!
-70-
영주 (무너지듯 흐느끼며) 나가... 제발 나가...
넋 나가서 벌벌 떨고 있는 영주.
169. 파주 병원 입구 - 낮
170. 파주 병원 병실 – 낮
171. 파주 병원 1층 엘리베이터 앞 - 낮
172. 농원 이층집 거실 - 낮
영주 (혼잣말하듯) ...보호해준다구...?
-71-
반장 (다짜고짜 소리) 야 똘충! 너 무슨 염치로 전화질이야!! 당장 안 들어와!!
영주 (넋이 나가서 끌려 나가며 중얼중얼) 보호...이제와서...
정민 에이 씨발, 잡았어! 잡았다구. 낮도깨비!! 주소부를 테니까 지원이나 보내!!
173. 파주 병원 복도 - 낮
174. 파주 병원 복도- 낮
175. 파주 병원 병실 - 낮
176. 파주 병원 병실 - 낮
-72-
가쁜 숨이 서서히 진정되는 화이, 비현실적인 것을 보듯 멍하니 보고만 있다.
처참한 엄마의 시체... 한 손에 꼭 잡은 손수건을 타고 핏물이 바닥으로 똑똑 떨어
져 고인다.
점점 점멸되듯 초점이 사라지는 화이의 눈동자.
자기의 숨소리만 들리는 패닉상태의 화이, 몇 걸음 물러난다.
느린 그림으로... 총을 떨어뜨리고 무릎을 꿇으며 포효하는 화이.
화이의 절규가 긴 복도를 메우고... 소리 없이 느리게 번져가는 핏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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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부들부들 떨며) 싫어, 이제 안 해...
석태 뭐? 안해?... 그럼 왜 안 나갔는데? 뭘 더 빨아먹을라구 여기 있는 거야?
영주 ......
석태 (영주 얼굴 끌어당기며) 말해봐... 무섭지?
(영주 시선 부엌 창밖으로 향하게 하며) 이제 밖이 더 무섭지?
여기가 더 편하고 좋잖아? 안 그래? 여기 다 있잖아. 다 해줬잖아!
영주 (벌건 입으로 크크크 웃으며) 그래... 너도 무섭지?
석태 ?......
영주 무서워서 그런 거지? 형택이 오빠도, 화이도...
당신이랑 다르니까... 무서워서.. 그런거지?
석태 (픽 헛웃음 새며) 뭐라는 거야?...
영주 그만해요... (눈가 붉어지며)
이제 화이 그만 놔줘요... 제
발...
석태 그만? 뭘 그만해? 이제 시작인데...
뭐야? 그래서 기다린거야? 또 화이랑 도망갈려고?
(꽂힌 칼날 쪽으로 영주 머리 들이밀며) 왜? 발가락도 모자라? 목젖까지 잘라줄까?
화이 ...그만 하세요.
화이 ...왜 죽였어요?
석태 (싱크대 쪽으로 다가가며) 뭐? 누구?
화이 왜?... (폭발하듯) 왜 그랬어요?... 나한테! 왜 그랬냐구!!!
석태 (주전자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괴물이 보인다며.
-74-
화이 (눈물 차오르며)...그 게... 이유에요?
석태 아빠들이 다 괴물인데 너도 괴물이 돼야지. 안 그래?
화이 .......
석태 그래야 같이 살지...
화이 (미간 구기며) 같이.. 산다구?
석태 왜? 아직도 복잡해? 아직도 아빠가 더러워?
(돌아서 천천히 다가오며) 잘 생각해봐. 니가 얼마나 더러워졌나...
화이 (흔들리는 총구 바짝 겨누며).....
석태 훨씬 편해졌잖아... 안 그래? 이제 안 보이지? 괴물 같은 거...
소리나는 쪽을 보는 석태.
피 떡이 돼있는 정민이 지하실 쪽에서 총을 겨누며 다가오고 있다.
정민, 상황을 본다. 대치하고 있는 화이와 석태. 널브러져 있는 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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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쇠를 당기는 화이, 석태의 허벅지에 박히는 총알.
동시에 방아쇠를 당기는 정민, 화이의 팔에 맞는다.
뒤로 주춤주춤 물러나며 돌아서는 석태, 화이를 본다. 총을 맞고 넘어진 화이.
그 모습을 잠시 보고는 그대로 품에서 총을 꺼내 정민을 향해 당기는 석태.
총을 뽑는 석태를 보는 순간, 머리를 관통당해 버리는 정민.
석태 바보 같은 새끼... 죽여!!
화이 (울먹이며) ...하지마...
석태 왜? 왜 못당겨? 아직도 괴물이 보여?
(총구를 영주 머리에 겨누며) 아직도 보이냐구!!!
화이 아니!!... 아니예요... (고개 저으며) 하지 마세요... 제발...
(총 떨어뜨리고 무릎 꿇으며) 잘못했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아버지...
석태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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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고개 저으며) 안 돼. 화이는 안 돼...
178. 고등학교 – 낮
-77-
카메라를 보며 호들갑을 떠는 친구, ‘어머 어머 이걸 준거야? 너 완전 짱이다!’
-78-
여비서 ...회장님, 방송국 분들 오셨습니다... (계속 노크하며) 회장님... 회장님...
182. 전회장 빌딩 앞 도로 - 낮
<끝>
-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