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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콘 필 름
그린 이. 이 한
프롤로그
- 1 -
지환(NA) 바로 액션 영화의 神 성룡님이 태어나신 거죠.
전설에 따르면 성룡은 태어날 때부터 단발머리에
발차기가 예술이었다고 합니다.
S# 1. 지환 집 - 옥탑 (늦여름. 새벽)
타이틀 청 춘 만 화
- 2 -
S# 2. 지환 동네 - 수원천 (이른 아침)
S# 3. 달래 집 앞 (이른 아침)
S# 4. 달래 집 - 달래 방 (아침)
다시 돌이 하나 날아와 창에 부딪힌다.
-사이-
티브이 브라운관이 보이고 그 안으로 쑥 들어오는 여인의 얼굴.
산발의 머리를 대충 묶은 수수한 모습이지만 얼굴에 건강함과 귀여움이
묻어 있는 진달래(22세)이다.
- 3 -
달래는 방에 비디오카메라와 티브이를 연결해 놓고 연기 연습을 한다.
- 4 -
너한테만 이야기 하는 건데 나 사람이 아닐지도 몰라. 고양이 일지도 몰
라.
사람 모습을 한 고양이.(쓸쓸한 느낌으로)
고양이 야옹. 야옹.
달래 뭐? 넌 고양이 모양을 한 사람이라구? (감정이 확 오른다.)
... 그래서 그렇게 운 거구나. 아무도 너를 몰라줘서...
(이상하게 눈물이 핑 돈다.) 그래서 혼자... 그렇게... 돌아다닌 거구나...
(감정에 몰입해 눈물이 고인다. 한참을 흑흑거리다가)
- 5 -
달래엄마 (코로 냄새를 맡다가 놀라서) 아! 갈치조림. (뛰쳐나간다.)
달래 또 도졌다. 건망증.
달래 아빠. 점점 살 빠지네...
- 6 -
영훈, 뛰어와 달래 옆으로 서면 다른 태권도 부원들 환호를 지른다.
달래 가서 연습해.
영훈 보고 싶었어…
달래 (간지럽다) 야…. 그런 말 하지 마.
영훈 (슬쩍 보고) 머리 바꿨네. 예쁘다.
달래 …… (기분 업. 부끄…)
영훈 (달래의 손을 잡는다)
달래 (흠칫) 야…. (놓으려고 하는데 꽉 잡는 영훈)
영훈 세 달 걸렸다……. 손잡는데… 좋다.
잠시 손을 잡고 같이 걷는 달래와 영훈.
어색한 달래의 시선이 운동 중인 태권도 부원에게로 향한다.
영훈 지환이 찾아?
달래 어… 그냥 안 보이는 것 같아서.
영훈 지환이 훈련 안 나왔어. 전화두 안 받구.
달래 그 자식을 누가 말려. 허리라도 한 번 접혀봐야 정신 차리지.
S# 7. 괴수 영화 촬영장 - 천막 안 (낮)
- 7 -
지환, 창피해 뒤로 돌며 한번에 타이즈를 올린다.
여배우, 쓱 둘러보면 지환을 여자로 인식한다.
창피해서 아무 말 못하고 있던 지환, 슬금슬금 나가려하는데 여배우가
문을 잠그고 옷을 벗기 시작하자 멈추어서 슬쩍 바라본다.
여배우의 속옷이 드러나면 청춘의 상징인 지환의 아랫도리 동생(앞으로 동생으로
표기 하겠습니다. 적나라하게 표기하면 좀 거시기 하니까…)이 반응을 일으키며
꽉 끼어 입은 타이즈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자꾸만 뒤로 빠지는 지환의 엉덩이와 함께 “끙”하는 지환의 작은 신음소리가
들리자 휙 쳐다보는 여배우, 속옷을 입은 채로 지환의 눈과 마주친다.
여배우, 지환을 여자로 인식한다.
엉덩이를 뒤로 뺀 채 엉거주춤 한 상태로 걷던 지환, 갑자기
성룡 특유의 팔자 뛰기
(다리를 팔자로 하고 뛰는 것. 모르신다면 성룡 영화 참고)로 뛰어나간다.
그 모습에 멍해있는 여배우.
괴수 영화 촬영 현장.
핸드 핼드 카메라로 메이킹 필름처럼 거칠고 빠르게 스케치한다.
(영화 “본 슈프리머시” 참조)
폭약을 설치하는 특효팀. 콘티를 점검하는 연출부. 등등.
카메라 앞, 여자 외계인 분장의 지환과 괴수의 일대 혈전이 벌어지려는 순간이다.
- 8 -
원진 자식. 많이 늘었는데…….
원진 (심각하게 가슴 쪽을 보고) 이런 씨.
야, 특효!! 이 개새들. 조심하라니까.
지환 (장난기) 형. 나 진짜 여자 됐나 봐. 가슴에서 물 나온다.
원진 미친 놈. 지금 농담이 나와.
지환 (얼굴을 찡그리며) 하긴 쫌 아프다.
S# 9. 지환 집 - 옥탑 (낮)
- 9 -
지환 (아주 조심스럽게 본드를 묻힌다) 말 시키지 마.
달래 (근처의 빨래 줄에 눈이 간다. 양말들이 널려 있는데 때가 덜 빠지고
얼룩덜룩 구멍 뽕뽕 이다) 이게 빤 거야 만 거야.
정말… 내가 이 집구석에 오질 말아야지. (창호를 생각 못하고)
아. 아저씨 죄송해요.
창호 뭘… 지환이가 달래 오면 분명히 다시 빨아 줄 거라고
물만 대충 묻혀서 걸어 놓으라던데. 아저씨 주부습진인 거 알지?
지환 이왕이면 거기 빵구도 때워라.
달래 우... 너 진짜… 다쳤으니까 오늘만 봐준다!!! (양말을 걷으며)
이게 양말이야 걸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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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세일 마지막 날이거든. 꼭 사주고 싶은데…
딱 삼만 원이 모자라네….
돈 생기는 데로 바로 갚을 테니까 좀 꿔줄 수 있나?
영훈 (창호의 표정은 비굴한 것이 아니다. 영훈은 이상해하지 않고
정겹게 느껴져 웃음이 나오지만 참고 지갑에서 돈을 꺼내 준다.) 네.
창호 … 고마워. (민망함… 잠시 두 사람 사이에 정적)
음… 친구 애비로써 부탁하는 건데… 이 일은… 비밀. 응?
영훈 (웃으며 크게) 네! 비밀!
창호 쉿! (영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허… 거 자식 마음에 드네. 영훈!
영훈 네!
창호 영훈! 좋아! 앞으로 집에 자주 놀러오고 그래.
S# 11. 지환 집 - 옥탑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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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조리 잘하구. 달래야. 전화할게.
달래 (환하게 웃으며) 응. 가.
-사이- (오후)
빨랫줄의 이불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지환이 엎드린 채로 침을 질질 흘리며 자고 있다.
달래의 눈에 비친 온통 상처와 멍투성이인 지환의 몸이 마음을 짠하게 한다.
- 12 -
선생님이 온다는 소리에 아이들 자리로 가 앉고 어린 지환, 고개를 돌리면
지금의 지환과 비슷한 헤어스타일.
심지어 옷 입는 풍도 비슷한 어린 지환이 보인다.
(지환은 황소고집. 변하지 않는 스타일) 얼굴엔 싸움 자국 옷은 먼지투성이다.
나무에서 표정의 변화 없이 붕 뛰는 어린 지환.
순간 흠칫하는 달래.
쉽게 창틀을 잡고 기어 올라오는 어린 지환, 자신의 자리에 앉는다.
-사이-
인자하게 생기신 50대 후반의 선생님이 칠판에 “장래 희망”이라고 적는다.
똘망 똘망 귀여운 아이들의 눈.
-사이- (Dissolve)
# 상상교실 (낮)
이제부터는 교실 안이 거대한 아이들의 상상의 공간이 된다.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장면 보여 진다.
상상으로 교실 안이 꽃과 나무로 채워진다.
아이들이 말을 하지 않아도 상상으로 입은 옷과 행동으로
그 아이들의 꿈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울트라 맨, 날개를 달고 있는 천사, 새가 되고 싶은 아이도 있다.
경찰관이 되고 싶은 아이, 간호사가 되고 싶은 아이. 프로 레슬러, 군인 등
(의상 및 분장은 아이들의 몸에 꼭 맞게 모두 제작하여야 함.
꼭 어른 사회의 축소판을 보는 듯한 - 알란 파커의 영화 “벅시 멜론” 참조)
반짝이는 아이들의 눈.
예쁜 여의사 복장을 한 달래의 모습이 보인다.
취권에 나오는 성룡의 모습을 한 어린 지환이 앞으로 나와 활짝 웃으며
어설프지만 정말 진지하게 성룡의 흉내를 내고 있다.
선생님은 딱 붙는 가죽 바지에 긴 사자 머리를 하고 있는데 락커가 꿈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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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초입의 작고 예쁜 동네.
구멍가게 앞에서는 어른들이 대낮부터 과자에 맥주를 들이켜고 계시고
아이들 그 옆 작은 오락기 옆에서 오락 삼매경에 빠져 있다.
시대 배경을 알려주는 영화 포스터와 광고 포스터들이 보이고
축구공을 들고 어디론가 달려가는 아이들 속에 어린 달래도 보인다.
뛰어가다 어딘가에 눈을 고정하고 멈추어 서는 달래,
담벼락에 자신과 지환에 대한 낙서가 있는 것을 발견한다.
-사이-
# 어느 동네 어귀 (낮)
동네 어귀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어린 지환,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어린 달래 너 봤어?
어린 지환 ……
어린 달래 낙서 말야.
어린 지환 (쳐다보고 모른다는 듯) ……
-사이-
# 어느 동네 - 골목길 (낮/밤)
어린 지환과 어린 달래, 같이 그 많은 동네의 낙서를 지우고 다닌다.
오후에서 밤이 된다.
두 사람 높은 담 앞에 서 있다.
낙서를 지우려는데 두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다.
지환, 가만히 보다가 엎드리면 달래 올라가서 낙서를 지운다.
달래, 낙서를 지우고 내려와 먼저 걸어가는 지환의 등에 묻은 먼지를 털어주면
지환, 슬쩍 쳐다보는데 콧물을 흘리고 있자 손수건을 꺼내 닦으라고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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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더니 방구를 뿡 뀌곤 그걸 모아 달래의 코에 정성스레 준다)
어린달래 (보통 여자애 같으면 기겁을 하거나 싫어 할 텐데
달래, 웃음을 터뜨린다)
- 이게 달래의 중요 성격 중 하나인 것 같다. 싫은 것 보다는 좋은 게 훨씬
많은,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아이. 사람의 감정을 긍정적인 쪽으로 해석하는
현재에는 유독 지환에게만 틱틱거리고 까분다. 난 편해서 그런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도 잘 모르는 지환에 대한 애정이 있다.)
하하… 냄새나잖아…. 너… 정말 재미있는 애구나?
어린지환 (골리려다가 의외의 반응에 자신도) 풋….
S# 14. 지환 집 - 옥탑 (오후)
달래 재미없죠?
창호 아니 재미있는데. 야… 지환이 자식 웬만해서 방구 안주는데,
애비인 나한테두 아주 좋은 일 있을 때나 명절 때 아니면 안 주거든….
달래 (농담하지 말라고 웃으며) 아저씨….
창호 이거 좋은 소재인데… 낙서를 지우다가 서로 친구가 됐다….
(아주 심각하게) 근데… 그 사람… 누굴까?
손이 안 닿을 정도로 높은 곳에 낙서를 했다. 지능적인데…
달래 그게 중요해요?
창호 미스테리 쪽으로 풀다가 황당하게 끝낼까? 그게 요즘 유행이거든
예를 들면 사실은 외계인이었다. 아니 천사가 낫겠다.
천사가 왕따인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일부러 낙서를
하고 다닌 거야. (트랜지션(C.G) 꿈결처럼 트랜지션.
영화 “인게이지먼트” 참조.
# 어느 동네 - 골목길 (밤)
* 창호의 상상
파란 비닐 망토로 머리까지 가린 정체불명의 생물체가 담벼락에 낙서를 하고 있다.
“끼륵 끼륵”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소리를 낸다.
“지환 러브 달래”쓴 다음 하늘로 천천히 날아오르는데 머리와 뚫린 비닐 망토
사이로 빛이 점멸하고 하얀 깃털 하나가 망토 사이로 떨어진다. (장면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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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 수첩에 글을 적는데 낙서장 같은 수첩엔 “낙서… 방구… 천사” 등이 써있고,
생각하던 창호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창호, 입맛을 다시며 다시 적는다.
“배고프다……. 짜장면….”
연기실습 시간.
같은 과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달래가 무대에 나가 독백을 하려하고 있다.
날카롭게 생긴 여교수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고 학생들의 눈은 반짝거린다.
요가 자세로 부처 흉내를 내고 있는 지환의 모습도 보인다.
달래, 가슴은 쿵쾅거리고 어색하고 상기된 표정으로 숨을 크게 몰아쉰다.
달래 아악~! 너 제발 착한 척 하지 마. 어떻게…
내 앞에서 그런 표정으로 웃을 수 있어?
여교수 (날카롭게 화를 내며) 그만.
달래 …… (당황한다)
여교수 자… 지금 뭐가 이상한지 보이는 사람.
지환 (부처님처럼 앉아서) 에이. 떨고 있잖아요.
그 쪽 혹시 핸드폰 진동으로 해 놓은 거 아니에요? (학생들 웃는다)
아… 보는 사람 참 불편하다 불편해.
여교수 (지환을 모른다) 누구지? 처음 보는데
지환 (벌떡 일어나 씩씩하게) 예 저는 태권도 학과 3학년 이지환입니다.
평소 연기 지도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라는 교수님의 명성을 듣고
감히 도강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제 꿈은 세계 제일의
액션배우가 되는 거구요.
여교수 도둑놈 주제에 되게 당당하네. 좋아. 그 대신 떠들지 말고 입에 자물쇠!
지환 예! 감사합니다. (크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는다.)
여교수 (시선을 돌려 주눅 들어있는 달래에게)
진달래. 내가 매번 지적하는 건데…
넌 발성이나 해석은 굉장히 좋단 말야.
근데 니가 아무리 정확한 설정을 해도 몰입하지 않으면 관객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 말해봐. 도대체 뭐가 문제인 것 같니?
우리 같이 한 번 깨보자.
달래 (자신이 싫고 창피하고, 이를 악물고 창피를 참고 있다)
여교수 오케이.
달래 (오기가 턱 밑까지 차 있다. 억지로 대사를 한다.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너 제발 착한 척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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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수 (끊고 고함을 지르며) 다시!!!
달래 (소리가 커진다.) 너 제발 착한 척 하지 마!
여교수 다시!!!
태권부원들 사라지고
지환, 죽고 싶은 얼굴로 타이어를 끌고 뛰기 시작한다.
친구와 교정을 걷던 달래, 지환을 발견하고 장난기가 동한다.
친구의 물병을 빼앗아 “먼저가” 한 다음 지환에게로 간다.
다리가 풀려 쓰러지는 지환, 목이 말라 헛구역질을 한다.
달래 또 체중감량이냐?
지환 말 시키지 마. (쓰러진다) 야 물 좀 줘. 죽을 것 같애.
달래 (놀리듯 물을 마시며) 너 영훈이랑 붙는 거 무서워서 체급 낮춘 거지?
지환 니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거듭 말하지만 내 꿈은 금메달이 아니라
졸업이걸랑. 난 단지 등록금이 무서울 뿐이야.
달래 언제까지 피해 다닐 거냐? 체중 줄이기는 점점 힘들어질 텐데…
물론 붙어두 결과는 뻔하겠지만.
지환 너야 말루 괜히 실력두 안되면서 여기 저기 오디션 같은 거
보러 다니지 마. 이 새가슴아.
떨린 다구 우황청심환 과용하다가 중독 된다.
달래 그래. 니가 아픈 데를 아주 팍팍 찌르는구나. 근데 어쩌냐.
난 니가 그럴 때 마다 의욕이 팍팍 넘치는데… 아, 물 달라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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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 줄 듯 말 듯 약 올리며 입 근처에 떨어뜨리면 혀로 그것을 빨아먹는 지환.
지환 제대로 좀 줘봐.
달래 어. (약 올리더니) 어!
(하며 물병을 바닥에 떨어뜨리면 물이 바닥으로 흐르고)
(말로만) 미안….
지환 아... (죽겠다. 그러나 일어나기 힘들다.)
근데 너 언제 깎았냐?
달래 뭘?
지환 웬만하면 신경 좀 써라. 너 다리 꼭 남자 턱수염 같다.
깎은 지 한 일주일 된 거 같은데. 그지? 아우 징그러. 꺼끌꺼끌.
달래 이씨, 뭐가 어디? (자기 다리를 만진다. 꺼끌꺼끌 하다.)
그래. 털 좀 있다. 그게 뭐?
지환 어우 숱이 보통 많은 게 아니야.
면도 한 번 하려면 한 시간은 걸리겠는데.
달래 (화난다.) 너 사람들이 왜 살인을 저지르는지 이제 알겠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는 달래)한 마디만 더 해봐.
지환 그래. 너...
걷고 있는 세 사람.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표정이 싹 바뀌어 있는 지환과 달래.
- 18 -
(뒤돌아서 반대편으로 걸어가며 다시 뒤돌아보며)
알지? 나 지고는 못 사는 거.”
# 화장실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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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가 남자 화장실 앞에 서있다.
화장실에 들어가려는 남자들을 민망해하며 제지하고 있다.
달래 죄송합니다. 수리중입니다.
(화장실에 대고) 야, 빨리 나와.
# 화장실 안
두 사람 세면대에 물을 받아 놓고 서로 물을 부어주며
발가벗은 채로 몸을 씻고 있다.
# 화장실 밖
달래가 화장실 앞에 있는 것을 보고 여자 화장실로 착각한,
용무가 급한 어떤 여자.
달래 저..
화장실여자 죄송해요. 급해서..
달래가 말릴 틈도 없이 문을 확 열어 버린다.
달래 “앗!”두 사람의 적나라한 나체를 보고 만다.
눈도 감지 못하고 그대로 굳어 버리는 달래.
- 20 -
야. 영훈아 얘기 좀 해봐! 나 원래는 크지? 응?
영훈 … 솔직히 큰 편은 아니지?
지환 씨…… 이 정도면 됐지, 도대체 얼마나 더 커야 되는데…… 응?
(그러다 무언가를 보고) 우와…… 이쁘다……. 완전 연예인이네.
-사이-
4명이 앉는 원형 탁자에 달래, 지민 그리고 영훈과 지환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고
지환과 지민이 인사를 하는 사이 달래, 럭셔리, 패셔너블 한 지민을
보고 있는데, 자신과 비교된다. 옷차림 소도구 등등.
그런 지민을 보고 있던 달래, 벌리고 있던 다리를 지민처럼 가지런히 모아본다.
지환은 기분이 좋아서 헤벌레다.
-사이-
맥주로 건배하는 네 사람.
이미 많은 대화가 있었던 듯 지환과 지민, 편안한 기운이 흐른다.
지환, 기분 좋은지 성룡 얘기를 하며 너스레를 떨고 있다.
- 21 -
지민 …(손에 강냉이 하나를 올리면)
두 사람, 걸어간다.
S# 22. 달래 집 근처 - 골목 (밤)
술에 취한 달래를 업고 가는 영훈.
- 22 -
잠에서 깨어난 달래 기지개를 켠다.
아직도 술이 덜 깨 영훈을 지환으로 착각하고는 영훈의 머리를 잡고 흔들며,
달래 야. 이지환. 살살 안 갈래?
영훈 (순간 표정이 굳었다가 풀리며)… 나 영훈이야.
달래 어…. 미안. 나 내려줘.
영훈 (단호하게) 싫어.
달래 아… 챙피해 죽겠다.
- 23 -
영훈 내가 그러길 바래?
달래 ..... 아니.
영훈 나도 아니야. 간다. (뒤돌아서 뛰어간다)
달래 …..
(핸드폰이 울린다. 이지환이라고 써 있다. 달래, 전화를 받지 않는다)
빨리 끊어라. 이 자식아…….
S# 23. 신발 매장 앞 (밤)
# 갈비집 안
창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갈비를 뜯는다.
- 24 -
선생님 선생님, 화낼 꺼예요.
- 25 -
지환 달래에게 손을 내밀고 달래는 그 손을 잡는다.
-사이-
도무지 사람이 다닐 것 같지 않은 길을 손을 잡고 걸어 간 어린 지환과 달래.
도착한 곳은 산 중턱의 끝자락 벼랑 같은 곳으로 빨간 열매의 보리수나무로
둘러 쌓여있고 크지도 작지도 않은 작은 공터가 있는 곳.
모양이 꼭 산속의 작은 무인도 같다.
지환이 자신의 아지트인 듯 각종 반짝이고 소리 나는 물건들을
나무에 매달아 놓았다.
어린지환 다 왔다.
-사이- (석양)
어린지환 저기 나무 구멍 사이로 해가 들어올 때 소원을 말하면 무엇이든 이루어져.
어린달래 진짜?
어린지환 (해가 들어오는 순간을 기다리다가) 됐다! 나 먼저 할게.
(소리 지른다) 빨리 어른 되게 해주세요!!
빨리 성룡처럼 되게 해주세요.
어린달래 …… (머뭇하다 소리 지른다) 우리 뿌삐 행복하게 해주시구요!!
혼자 외롭지 않게 친구도 만들어 주시구요!!
맨날 맨날 하나두 안 아프게 해주세요!!
어린지환 봤지?
어린달래 헤…. 뿌삐 심심하지 않겠다.
- 26 -
서로 보며 아이처럼 웃는다.
-사이-
지환, 가방 안에서 깨진 유리 조각, 크리스마스 장신구, 등
반짝이고 예쁜 물건들을 꺼내 실로 돌과 연결한다.
달래, 같이 도와주고 나무를 능숙하게 올라 나무에 매달아 놓는 지환.
달래는 올라가지는 못하고 돌을 던져 나무에 돌돌 말리게 한다.
석양에 반사되는 모습이 예쁘다.
거기에는 유리병 속에 구슬을 넣은 것도 있고 작은 종도 있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소리가 난다.
이 화면 위로 지환의 아버지 창호의 소리가 들린다.
S# 28. 지환 집 - 옥탑 방 (밤)
- 27 -
사람들의 다리 사이를 질주하는 rc 카. 다리 사이로 요리조리 피해 가다가
물구나문 선 지환의 얼굴을 맞닥뜨리고 깜짝 놀란 듯 멈추는 카메라.
피하듯 뒤로 도망간다.
달래 복도를 걷고 있는데 달래의 눈앞으로 거꾸로 선 다리 두개가 다가오고 있다.
복도에 있는 학생들의 눈이 모두 그 다리로 쏠린다.
그 다리의 운동화는 금방이라도 발가락이 나올 듯 많이 낡아있다.
달래(소리) 내가 뭐얼?
- 28 -
지환이 문을 쾅 열고 들어오자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나는 달래.
정우성 사진이 침에 붙어 달래의 얼굴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달래, 급하게 사진을 떼어내면 얼굴에 사진의 건더기가 묻어있다.
# 강의실 복도
# 강의실 안
두 사람의 말싸움 계속되고 카메라, 두 사람 바로 옆 강의실로 가면
교수와 학생들 모두 달래와 지환의 대화를 듣고 있다.
# 강의실 복도
수업이 끝나고 교수와 학생들 한 사람씩 나와 몰래
지환과 달래를 훔쳐보며 킬킬거린다.
- 29 -
달래 너 당장 내 핸드폰 번호 지워.
지환 알았어.
달래 이씨 너 왜 빨리 안 지워.
지환 가만 있어봐. 이거 어떻게 지우는 거야? 뭐가 이렇게 어려워….
학생 (옆에서 조심스럽게 참견한다.) 거기 옆에 메뉴 버튼 누르시구요.
지환 (쳐다본다. 한동안 말없이 쳐다보다가) 지워 주실래요?
학생 (받아들고) 저 여자분 성함이…….
지환 진달래요.
학생 (입으로) 진..달..래.. (핸드폰 버튼을 여기 저기 누르고)
여기 확인 버튼 누르면 지워 지거든요?
(주려다 잠시 망설이며)…… 저 한 번 만 더 생각해 보시면 안 될까요?
지환 예? 뭘요?
학생 아닙니다. (안타깝게 준다)
- 30 -
원진 (지환의 머리를 잡고) 그럼 상범이 시킬까?
# 오디션장 안
앞에선 늘씬하고 과다노출의 여인이 섹시 춤을 선보이고 있다.
- 31 -
-사이-
달래를 가만히 쳐다보는 감독의 모습.
감독에게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천정을 바라보고 있는 달래.
상범 (웃으며) 저 죄송합니다.
원진 ..... 촬영은 끝내야 되니까, 가 있어. 금방 갈게.
저 감독님 제가 하겠습니다.
폭파영화감독 원 감독은 몸 차이가 너무 나서 안돼요. 그냥 오늘은 접죠.
현장 분위기도 그렇고.
- 32 -
원진 ..... (이때)
지환 (큰소리) 저 준비 됐습니다!!!
카메라 돌아가고
- 33 -
폭파영화감독 자 박수!
지환 (벙...) 악!
원진 (뒤돌아서 걸어가며) ... 잘했어.
지환 (순간 눈물이 핑... 하는데 저쪽에 낯익은 얼굴. 지민이다.) 지민아...
그네에 앉아 있는 두 사람.
지민 이상해.
지환 어?
지민 너, 내가 볼 땐 태권도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이상한 일이나 하고 있잖아
지환 이상하다니.. 뭐가?
지민 그럼 안 이상해? 죽을 수도 있는데 일부러 떨어지구, 맞구... 뒹굴구.
그리고는 좋다고 웃기까지 하잖아.
지환 (말을 끊으며) 지민아. 나도 내가 잘 이해가 안돼.
촬영 전날엔 무서워서 잠도 못자. 사고라도 나면 어쩌지?
병신이라도 되면 아니 죽기라도 하면 그런 생각하면
그냥 머리카락이 빠져서 흘러내려 심할 땐 가만있어도
오바이트가 나오고 머릿속에서 도망가라고 만 번도 더 넘게 얘기해.
근데,, 근데, 촬영장에 오면 너무 좋아 진짜 좋아.
다른 말로는 표현이 안돼.
지민 … (조금 풀려서) 그래. 뭐, 솔직히 너 멋있어. 우리나이에 너처럼 확고한
생각 가지고 사는 애들 별로 없으니까. 솔직히 그만두라구 하고 싶지만 너 보니까 말하나
마나인 것 같구. 뭐 하나만 물어볼게….
달래가 그만 두라고 해도 할 거야?
지환 (뉘앙스가 이상하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지민 그냥 물어 보는 거야. 달래랑 넌 워낙 특별한 사이니까. 부랄 친구라며.
지환 (당연하다는 듯 단호하게) 달래는 그런 말 안 해. 그런 말 할 애가 아니야.
지민 …… (표정의 변화. 질투가 난다) 나 집에 갈래.
지환 .....
지민 (걸으며) 넌 진짜 남자친구로 빵점이야.
지환 … 왜?
지민 거짓말을 못 하잖아. 나 쫌 전에 상처 받았어.
- 34 -
지환 … 왜? 왜? 내가 뭐 잘못한 거야?
지민 너 둔한거야? 아님 모자란 거야?…….
지환 (지민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
지민 (걷다가) ...좋아 이대로 집에 갔다가는 잠도 안 올 것 같구
너한테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줄께.
(지환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키스해 달라는 느낌으로 눈을 감는다)
지환 …(어 지금 어떻게 해 달라는 거지?하는 느낌의 표정)
지민 (잠시 그러고 있던 지민 큭 웃으며 눈뜨고) 유치해.
지환 … (혼자 이해가 안 돼서 멍하다)
지민 나 유치해. 나 다른 애들하고는 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똑같잖아. (지환을 쳐다보며) 챙피해.
S# 34. 버스 안 (밤)
20여명의 승객이 있는 버스 안.
달래가 올라타더니 무엇을 결심한 듯 버스 중간에 선다.
달래 큼. 저 달리는 차 중에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떨리는 마음을 꾹 참고) 저는…… 연기자가 되고 싶은 학생입니다.
그런데 전 사람들 앞에만 서면 너무 떨려서 집중 할 수가 없습니다.
쉽게 고쳐지진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변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시끄러우시더라도 조금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35 -
지환 (귀에 대고) 개새 조용히 안하면 뿡알 터뜨려 버린다.
달래 (최선을 다하는 모습. 분노에 찬 연기)
꿈속에서 매일 어떤 놈이 나타나는데,
이 놈은 매일 등을 돌리고 있어. 얼굴 좀 보려고 다가가면……
- 36 -
지환, 마음이 이상하다. 허전하다. 아주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은…….
- 37 -
-시합 몽타주-
2. 박력 있는 태권도 경기.
지환의 눈빛이 다른 때와 달리 아주 진지하다.
지환의 파이팅. 뒤돌려 차기로 상대의 복부 포인트에 꽂는다.
“아자!!”큰 소리. 보면 달래다.
자신도 모르게 소리치고는 민망한 달래. 지민도 깜작 놀랄 정도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지민과 달래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다시 지환의 앞 찍기. 달래“와우!!”
5. 시상식.
영훈은 금메달.
다음 시상식에서 이등 자리에 올라 은메달을 받는 지환의 표정이 좋지 않다.
- 38 -
영훈과 달래가 서로를 마주보고 앉아있다.
영훈은 달래를 계속 바라보고 있는데 달래는 무슨 생각에 잠겨있다.
달래 좀 기운이 없어 보인다.
- 39 -
S# 43. 번화가 - 노래방 (밤)
지환과 지민 자리에 앉고
영훈 지환아. 생일 축하한다.
지환 어. 고마워.
영훈 나이 들어서 케잌 자르는 건 좀 그렇구. 자 선물.
(운동화를 지환에게 주며)
이거 운동환데 달래가 내가 산 것처럼 해서 너한테 전해달래.
달래 (왜 그러냐고) 야…….
지환 … 고마워.
영훈 자… 그럼 화해하는 의미루 같이 노래하나 불러라.
달래 됐어.
지민 그러지 말구 같이 불러라.
지환 (서먹해 하며 노래책도 보지 않고)… 그거 할까? (달래, 작게 끄덕거리면)
음…. 팔.오.삼.구. (누르려 한다)
달래 바보야. 팔.오.사.구야.
지환 아. 맞다. 팔.오.사.구.
- 40 -
S# 44. 지환과 달래 동네 - 버스 종점 (밤)
달래 가.
지환 …. 달래야. 간만에 그거 한 번 할래? (주먹을 내민다) 기억나?
달래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두 사람, 웃으며 주먹을 부딪치고 그들이 어렸을 때부터 하던 특이한 인사를 한다.
* 힙합 하는 사람들을 보면 서로 주먹을 여러 번 부딪치기도 하고 안기도 하면서
인사를 한다. 지환과 달래는 둘만의 특이한 인사법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아주 오랜만에 하는 것이다.
달래의 주먹을 두 번치고, 기억을 더듬는다.
지환. 이젠 기억이 난다. 그 기억이 지환과 달래를 재미있게 한다.
여자들이 쎄쎄쎄 놀이를 하는 것처럼 꽤 길다.
달래 잘 가. (멀어진다)
지환 잘 가. (지켜본다) 달래야…. 거기 다시 한 번 안 찾아볼래? 뿌삐 무덤.
달래 그 고생을 또 하자구? 난 싫다. 그리구 생각해봤는데 추억은 추억일 때가
가장 좋은 게 아닐까?… 간다.
지환 (달래 멀어지고 혼자 중얼 중얼) 추억. 추억. 과거의 일. 지나간 일.
그럼 진행형이 되려면 추억 중…… 추억하고 있다.
S# 45. 지환 집 - 옥탑 (늦은 밤)
- 41 -
창호, 화단 앞에 서서 소주를 병째 들이키며 큰 달을 바라보고 있다.
그 옆의 지환도 같이 달을 보고 있다.
- 42 -
달래가 집에서 입는 편한 복장으로 아버지 안마를 하고 있다.
옆에서 빨래를 개키시는 어머니.
달래 (웃으며) 헤… 아빠 쉬 마려운가보다.
S# 48. 달래 집 - 마당 (밤)
지환 달래야. 놀자.
창호 달래야. 아찌도 같이 놀자….
픽 웃음이 나는 달래.
- 43 -
눈이 가려운지 자꾸 눈을 긁어 댄다.
주위를 둘러보다가 옆에 서있는 자전거 백미러에 얼굴을 비쳐본다.
백미러로 지환이 보인다.
지환, 다가와 달래를 아래위로 쳐다본다.
약간 민망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달래.
달래의 얼굴 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대며 쳐다보는 지환.
- 44 -
S# 51. 새한 서점 (낮)
- 45 -
그리구 진짜는 헤… 좀 특별해 보이지 않냐? 독서광인 것 같잖아.
-현재-
지환 기억나?
달래 … 아니.
지환 고마워.
달래 … 뭐가?
지환 나 그때부터 책이 좋아졌어.
- 46 -
달래 어깨 좀 빌려도 돼?
지환 (웃으며 기대라고 자신의 어깨를 툭툭 쳐준다.)
달래 (지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아... 편하다.
이상하게 영훈이한텐 이렇게 못하겠어.
지환아. 우리 오래 오래 친구하자.
늙어서 머리 하얘져두 가끔 이렇게 영화두 같이 보구, 서로 챙겨주구.
지환 싸우기도 하고.
달래 그럼 그래야 재밌지.
- 47 -
S# 54. 몽타주
# 지환 동네 - 수원천 근처 (새벽)
지환, 운동을 하고 있는데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계단을 두 손으로만 오르내리고 나무에 매달아 놓은 로프를 전속력으로 오를 때는
심장과 근육이 터질 것 같다.
# 지하철
자전거 스턴트 연습을 하는 지환, 계단으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고
사람 많은 지하철을 자전거로 질주한다. (실생활에서의 연습)
- 48 -
자신 없는 사람은 미리 빠지구….
자… 지금부터 머릿속으로 그려봐.
자. 여기 일 번차. 박상범. (모형차를 움직인다) 90킬로로 달린다.
2번차 트레일러 정철이 이쪽에서 60키로 차.
일번 차 달려오는 거 발견하고 좌측으로 급회전.
그 다음 자전거. 이지환. 일번 차를 옆에서 쫒는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거리유지 타이밍이야.
S# 56. 지환 집 - 옥탑 (새벽)
S# 57. 달래 집 - 달래 방 (새벽)
원진 떨리냐?
지환 (고개를 들고) 무슨 소리야. 재밌을 거 같아서 피가 거꾸로 솟는데.
원진 (무전기와 함께 이어폰을 끼워주며) 연습한 대로만 하자.
지환 오. 케이. (하며 폼 잡고 벌떡 일어나다 봉고에 머리를 부딪친다) 아……
- 49 -
S# 59. 달래 영화 촬영장 - 오픈 세트 (낮)
달래감독 자식 떨려?
달래 (힘차게) 네. 아… 아니요!!!
슬레이트가 내려오고
- 50 -
달래, 혼신을 다해 연기를 해보지만 감독의 “커트”소리와 함께.
신경질적인 "NG" 소리를 듣는다.
연달아 NG를 내는 달래, 잔뜩 주눅이 들어있다.
원진 야. 이지환. 너무 빨라.
- 51 -
추격영화감독 (모니터의 화면을 보고 흥분한다) 좋아!!
추격영화감독 괜찮아?
지환 네!! (하며 백덤블링까지 넘어 보인다)
추격영화감독 자. 박수!!!
- 52 -
S# 68. 거리 (오후)
-사이- (밤)
지민이 지환의 손을 꼭 잡고 있다. 그 뒤 영훈과 달래.
달래 (감정을 꾹 참고 있는 것이 보인다) 걱정 하지 마.
지환이 금방 일어날 거야.
영훈 알아. 저 자식 오뚝이잖아.
S# 70. 산 속 - 산길 (오후)
- 53 -
이때 어디선가 작은 종소리도 들리고 무엇이 부딪히는 투명한 소리가
작게 들린다.
그 곳으로 발을 천천히 옮기는 달래, 바람이 더 세게 불고 발걸음을
옮길수록 무엇이 부딪히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린다.
어렸을 때 매달아 놓았던 유리병이며 작은 종 들이 부딪혀 내는 소리다.
달래, 그 소리가 나는 곳으로 뛰기 시작한다.
가서 보면 바로 지환이 뿌삐를 묻어준 곳.
두 사람만이 아는 비밀의 장소가 지금은 보리수나무의 숲이 되어 있다.
온통 빨간색을 닮은 주황색과 푸른색이다.
거기에 어렸을 때 나무에 매달아 놓았던 갖가지 동심(童心)들이
아직도 매달려 있다.
-사이- (석양)
감회에 젖은 달래, 천천히 지고 있는 해를 향해 앉아 대화하듯 이야기한다.
달래 저 기억하세요?
해 .....
- 54 -
S# 71. 병원 - 병실 (새벽)
S# 72. 병원 - 잔디 벤치 (다른 날 낮)
- 55 -
지환 ……
달래 언제든지 전화해.
지환 …… (Dissolve)
S# 73. 병원 - 병실 (다른 날 낮)
S# 75. 달래 집 - 달래 방 (새벽)
- 56 -
S# 76. 지환 집 - 옥탑 방 앞 (아침)
S# 77. 거리 (아침)
S# 78. 몽타주
# 태백
1. 술에 취해 술자리 사람들과 괜히 시비 걸고 싸움을 벌이는 지환.
3. 허름한 여인숙 안.
술병과 구토를 하여 쏟은 음식물과 온몸을 모두 가린 이불이 보인다.
초췌한 얼굴로 일어나 커튼으로 햇빛을 가리고
다시 이불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 지환.
- 57 -
(술을 마시고는 지환이 한 것처럼 코로 휘파람 소리를 낸다)
히힛… 이제 이거 되네….
S# 80. 태백 - 여관 (오후)
S# 81. 거리 (겨울/낮)
- 58 -
이거 정말 그 쪽이 쓴 거예요?
지환 네.
영화사사장 (시나리오를 넘기며. 손으로 쓴 것을 복사한 것이다.)
이렇게 손으로 쓴 시나리오는 정말 오래간만이네...
내가 그쪽 부른 건 칭찬하려는 게 아니라.
지문이 산만해요 대사도 좀 그렇고……
뭐. 아직 어리구 처음이라니까 이해하구요…
나한테 넘겨요 우리가 작가 붙여서 고쳐볼 테니까.
지환 ……
영화사사장 (전화를 들고) 김 팀장. 준비한 계약서 좀 가져와.
지환 … 저. 계약 할 수 없습니다.
영화사사장 예?
지환 이 시나리오는 고칠 수 없습니다.
이건 저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거든요.
지환 예쁘죠? 제 친구 달래에요……
자식 이젠 안 떠나 보네. (지환, 무엇인가를 보고 울컥한다)
영훈 너 웃는 거 본 지 꽤 오래된 것 같아.
- 59 -
달래 (딴 생각하다가) 응?
영훈 맨날 딴 생각이구.
달래 아... 미안...
영훈 맨날 미안하다구 하구...
달래 .....
영훈 (마음 좋게 웃으며) 이해해. 니 마음... 한 백번쯤.
# 레스토랑 룸 안
달래, 룸 안으로 들어서면 촛불이 켜진 생일 케잌을 들고 지환이 서있다.
달래, 표정이 굳는다.
-사이-
룸 안에 앉아있는 지환과 영훈.
영훈 이제 어쩔 거야?
지환 ..... 정리가 잘 안돼. 좀 더 돌아다녀 볼라구
영훈 연락은 좀 하자.
지환 노력할께. (일어나며) 나 화장실 좀.
영훈 그래...
- 60 -
꺼내어 보는 영훈.
-사이-
인기척이 나자 얼른 시나리오를 감추는 영훈.
S# 86. 달래 집 - 달래 방 (저녁)
거울 속 달래 달래야. 그냥 몇 대 때리고 말지
너 답지 않게 그렇게 화를 내면 어떻게 해.
지환이 힘든 거 알잖아.
달래 씨… 갑자기 보니까 아무 생각도 안 나고 화부터 나는 걸 어떻게 해.
거울 속 달래 솔직히 너 반갑잖아. 지환이 와서 좋잖아.
그러다가 더 멀어지면 어떻게 할래?
S# 87. 달래 집 앞 (저녁)
문 앞에 영훈과 달래.
S# 88. 달래 집 - 달래 방 (밤)
- 61 -
달래. “풋…”
다시 시나리오를 넘기면 시나리오의 영상과 현재가 교차 되면서 보여 진다.
시나리오 영상
지환(NA) 바로 제 친구 진달랩니다.
세상에 치마가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여자애는
처음 봤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예쁘고 환한 웃음을 가졌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난,
지환(NA) 했습니다.
치마를 들추는 순간, 하늘의 구름,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이 빠르게 움직인다.
(time lapse 촬영)
그러다가 어느 순간, 모든 것이 정지하고,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아저씨도,
물놀이 하던 아이들도, 물방울도, 지나가던 개와 닭들도,
날아다니던 잠자리와 떨어지는 나뭇잎도 모두 멈춘다.
- 62 -
잠시 후, 멈춰 있던 나뭇잎이 스르르 하고 떨어지는 순간,
다시 정상 속도로 움직이는 배경들
-현재-
책상에 앉아 시나리오를 보고 있는 달래. 픽 웃으며 회상에 젖어 페이지를 넘긴다.
시나리오 영상
# 골목길 (밤)
어린 지환이 주위를 살피며 벽에 낙서를 하고 있다.
인기척을 느낀 어린 지환, 골목으로 숨으면
파란 우비의 남자가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어린 아이의 글씨를 흉내 내며 달래와 지환이 좋아한다고 벽에 낙서를 하고 있다.
다 쓰고는 아이처럼 씩 웃는 사람을 보면 바로 지환의 아버지 창호이다.
멀리서 누군가 나타나고 창호 황급히 사라지면 달래가 나타나 낙서를 발견하고
어린 지환, 우연히 나타난 듯 달래에게 다가가 함께 낙서를 지운다.
- 63 -
지환(NA) 오늘도 열심히 낙서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울 아버지입니다.
이상하게 아버지는 말하지 않아도 압니다.
어쨌든 아버지 덕분에 제 마음이 들키지 않은 건 정말 잘된 일입니다.
그랬다면 달래랑 이렇게 오랫동안 친구가 되지 못했을 테니까요.
-현재-
엎드려서 시나리오를 보고 있는 달래. 뒤돌아 누우면서 시나리오(그림일기장)를
가슴에 품는다. 천장의 벽지 무늬를 바라보면,
시나리오 영상
-현재-
달래 (시나리오를 읽고 있는 달래의 뒷모습)
- 64 -
지환(NA) 하나, 받는 것 보다 주는 게 훨씬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현재-
달래 (달래, 아주 천천히 감동하기 시작한다)
- 65 -
달래 … 우산. 지환이는 나한테 우산 같은 사람이야.
책상 앞에 사진들이 보인다.
S#4에서 보여 졌던 낙서한 사진들이다.
달래, 하얀 손수건에 물을 조금 묻혀 사진의 낙서를 조심스럽게 지우고 있다.
약간씩 번지며 장난스런 낙서가 지워지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달래와 같이 찍었던 지환의 얼굴이 보여 진다.
물에 얼굴이 번질까 아주 조심스럽게 닦아내는 달래.
초등학교 졸업식 사진. 중학교 수학여행 사진. 놀이동산에서 찍은 사진.
그동안 달래와 함께 했던 지환과의 시간들이 천천히 보여 진다.
달래의 얼굴에 그리움이 깊어진다.
낙서를 지우는 달래의 모습이 오랫동안 보여 지면 어느새 새벽이 찾아오고
책상 앞은 달래와 지환이 찍은 사진들로 가득 찬다.
창가로 불어온 새벽바람에 사진들이 조금씩 들썩거리고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달래.
S# 91. 달래 집 - 방 문 앞 (새벽/눈)
# 방 문 앞 (이른 새벽)
달래의 방 문 앞에 서있는 누군가의 발.
그의 다리는 달래의 방문을 향하고 있다. 지환이다.
다리를 강화하기 위해 매단 모래주머니가 터져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 방 문 앞 (현재)
지환이 오랫동안 있다가 간 것을 느끼는 달래.
# 방 문 앞 (이른 새벽)
지환의 다리 방향을 바꿔 떠나면 지환의 움직임에 따라 눈에 발자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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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고 모래 자국이 생긴다.
# 동네 - 길 (현재)
# 버스 안
첫차가 도착하고 버스에 올라타는 지환의 시선이 자꾸 산 쪽을 향한다.
차가 출발하고 멀어지는 종점을 바라보던 지환, 주머니에서
달래가 비디오테이프와 함께 주었던 편지를 꺼낸다.
한참을 망설이다 편지 봉투를 뜯는 지환,
편지지를 꺼내 보면, 쓰고 지우고를 반복해 자국만 남아있고
아무 글도 써있지 않은 백지다.
가만히 편지를 바라보는 지환, 달래의 마음을 느낀다.
그리움이 밀려드는 지환.
S# 93. 달래 집 근처 (아침)
- 67 -
버스가 멈추고 지환, 내려 천천히 절뚝거리며 뛰기 시작한다.
달리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다리가 아파 얼굴이 찡그려지지만
달래를 보고 싶은 지환의 마음은 그걸 잊게 한다.
달래 …… 지환아 ….
보면 지환이 뛰어 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지환과의 거리가 20미터 정도 남았을까 지환도 달래를 발견하는데
· 달래 소리친다.
- 68 -
지환, 달래의 앞으로 주먹을 내밀면 그들만의 인사를 아주 천천히 하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인사의 마지막 포옹. 두 사람 떨어질 줄 모른다.
산등성이로 해가 떠오른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키스를 하기 시작한다.
카메라, 아주 천천히 뒤로 빠진다.
카메라, 천천히 올라가면 등산객들도 아랑곳 하지 않고
키스를 하고 있는 지환과 달래. 천천히 페이드아웃.
S# 98.5 지환 동네 - 골목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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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려하던 우황청심환을 쳐다보다가 이를 악물고 힘껏 던져 버린다.
-사이-
지환 예. 감독님.
엔딩감독 보조 출연자들 미리 연습시켜야 될 거 아냐? 시간 없어.
지환 (크게) 예!!! 저 감독님…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며)
제가 상황을 좀 바꿔봤는데요 ….
엔딩감독 … 줘봐. (본다. 나쁘지 않다) 한번 시켜봐. 좋으면 쓰고
지환 (신이 나서 죽는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S# 100. 산 속 - 산길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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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 몰라.
지환 (헤 웃으며) 미안해… 힘들지. 자 업혀.
달래 (금방 풀려서) 됐어. 너 다리 아프잖아.
지환 괜찮아… (달래를 업어준다)
달래 야. 너 어딜 만져!!
지환 아. 미안. 미안.
달래 너 자꾸 그러면 죽어!!
- THE END -
- 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