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ㅣ 2011-07-27

제8부 내 사랑 울보

씬 1. 7부 엔딩
아이들, 줄줄이 몰려 들었다.
문 밖에서 규원의 노래를 듣고 있다.

석현 심사는 여기 계신 교수님들과 나까지 총 여덟분이 무기명

으로 했다. 결과는.. 결과는 6대 2로, (숨 한번 들이쉬고, 단호하게)
한희주가 됐다

태준 (일어나서 박수 치며) 축하해, 한희주!

아이들, 우르르 서 있는 규원한테 몰려들며

규원아, 니가 짱이야! 앵콜,앵콜...앨범내자, 나랑 계약하자! 난리
고...
무대,미란,교수1,2 나가면서 규원 등 두들겨주고 잘했다, 하며 가
고
희주, 덩그러니 혼자 서서 규원에게 쏟아지는 칭찬을 보며 서서히
얼굴 굳어진다.
휙 나가버리는 희주.
그러나 누구 하나 신경쓰지 않는

윤수 (픽)오늘 공연 보기로 한 건 어떻게 할거야? 늦을 거 같으

면 나중에 보자.
석현 아.. 오늘이었지. 아냐. 연구실로 갈게 먼저 가 있어

윤수, 끄덕하며 먼저 간다.

이신 이규원, 가봐야 되지 않아?

규원 어?
석현 넌 뭐 규원이 매니저냐?
이신 (무시, 규원에게)할아버지 걱정하실텐데
규원 아! 맞다! 감독님 저 먼저 가볼게요
이신 데려다 줄께
규원 뭐? 아니.. 괜찮아. 혼자 갈게
이신 혼자서 어쩌려구? 내가 가서,
규원 (자르며)됐어. 그럴 필요 없어
이신 ! (단호한 규원의 태도에 좀 서운한)
석현 할아버지한테 혼날까봐 걱정하는거면 내가 같이 가줄
게. 그래도 감독님인 내가 말씀드리는게 낫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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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원 (신이 흘끔 봤다가..)그래주심 고맙구요
석현 가자

씬 2. 석현의 차
뒷좌석, 나란히 앉은 신과 규원. 서로 어색한 분위기.

석현 둘이 싸웠냐?
규원 ..
석현 그나저나 옆집에 산다니 이것도 인연인가보네. 아무튼 이
신 니 덕분에 오디션 무사히 치뤘다. 수고했어
이신 (대꾸없다)
석현 (돌아보고)아 자식들.. 분위기 왜 이래?

석현의 말에도 어색하게 각자 창밖 시선 주는 규원과 신.

씬 3. 윤수 연구실

윤수 석현씨? 어디야? 공연 시간 다 되가는데?

씬 4. 석현의 차
전화받는 석현.

석현 아, 맞다! 윤수야 미안한데 극장에서 바로 만나야겠다. 내

가 잠깐 들를데가 있어서. 어. 늦지않게 꼭 갈게. 미안하다

끊고는 백미러 본다.

씬 5. 규원집 앞(밤)
규원, 인사하고 들어간다.
규원이 들어가고 석현과 신이 남는다.

석현 오늘은 수고했다. 그래도 가끔 쓸모있을 때도 있네. 가 봐

이신 소리 지르면 뛰어 들어가야죠
석현 뭐 그러시든가. 그나저나 팬 관리냐?
이신 (기분 상한)감독님이야말로 팬 관리 좀 하시죠. 공연, 끝나
갑니다
석현 앗! (시계보고, 차로 향하는) 아무튼 이제부터 둘 다 연습
빠지지 말고 열심히 해! 알았지?

석현, 차에 올라 떠나가고.
남아서 규원집 지켜보는 신. 진짜로 뛰어들어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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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씬 6. 동진 방 앞(밤)
규원이 조심스레 동진 방문 앞에 꿇고 앉는다.

규원 할아버지 저 왔어요. 오디션은.. (면목없는)떨어졌어요. 진

짜 잘하는 애가 있거든요. 그래두 저두 열심히는 했어요. 할아버
지 저 이번 공연 하고 싶어요

씬 7. 동진 방(밤)
동진이 바둑 두고 있다.
이미 놓으려던 바둑알 공중에서 멈췄다.

규원e 이번 한번만 하게 해주세요. 공연 하면서도 가야금 연습

절 때 안 빼먹고 꼭 할거에요! 진짜요!
동진 .. (굳은채로)
규원e 죄송해요 할아버지.. 주무세요

규원이 일어나 제 방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동진, 일어나 방문 열고 내다본다.

동진 이규원

씬 8. 마루(밤)
방으로 향하다 깜짝 돌아보는 규원.

규원 (겁 먹고)네?
동진 그 감독인가 뭔가 이름하고 연락처 적어 놔
규원 (불안)감독님은 왜요?
동진 알 거 없어. 적어놓으라면 적어 놔!

홱 문 닫는다.
규원, 어쩌실 작정이지? 걱정인.

씬 9. 공연극장 앞(밤)
뛰어오는 석현. 극장 둘러보고. 윤수 찾아 헤매고.
하...갔나? 허탈한 석현. 돌아서는데 앞에 서는 윤수.

석현 (안도)다행이다. 아직 안들어 갔네.

윤수 (티켓 들어보이며)혼자라두 볼까 생각했는데 일부러 더 미
안해 하라구 안봤어
석현 미안해. 다음에 꼭 다시 보여줄게. 어디 가서 밥이라도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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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까?
윤수 아냐. 나 좀 피곤해. 집에 갈래
석현 그럴래? 그래 그럼. 데려다 줄게. 차 안가져왔지?
윤수 (끄덕인다)

석현, 윤수 손 잡고 간다.

씬 10. 석현이 차 안(밤)

석현과 윤수.

윤수 근데 어디 갔다 왔어? 공연시간도 모르고?

석현 어.. 규원이 좀 데려다 줬어
윤수 규원이?
석현 할아버지가 공연을 반대하시거든. 몰래 빠져나왔다길래
걱정돼서 한 마디 거들까 하고 갔었는데 뭐.. 알아서 잘 해결한 모
양이야
윤수 (언짢지만 내색않고)그래? 잘했네
석현 (힐끔 윤수 기색 살피고) 희주 오늘 잘하드라
윤수 그래?
석현 어. 연습때보다 훨씬 좋든데? 희주 니가 찍은거 아냐?
윤수 .. 어. 말했잖아. 희주가 맘에 든다고. 규원이 오늘 잘했
어. 근데 그렇게 눈물을 흘려야 진정이란게 전해지는 건지 모르겠
어. 희주도 충분히 재능있어
석현 희주는 스킬이 좋아. 대신 감동은 없지. 잘 훈련된 인형같
이 재능은 없어.
윤수 (어쩐지 기분 상해서)재능, 재능이 뭘까. 자기 발이 기형적
으로 변하든 말든, 끊임없이 폭식과 거식증 사이를 오가며 체중조
절 하고, 그러면서도 다른사람들한테 뒤쳐지지 않을까 두려워하면
서 자기 단련 하고, 그리고 그렇게 자기를 혹사하면서도 끝까지
단 한 순간도 자기 꿈을 포기 하지 않는 거야
석현 !
윤수 석현씨가 말하는 인형같은 애들은 다 그렇게 길러지는거
야. (서늘한)그게 왜 재능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어?
석현 !

윤수의 말에 선뜻 대꾸 하지 못하는 석현이다.

서늘하게 창 밖으로 시선주는 윤수표정.

씬 11. 희주 방(밤)
희주, 침대에 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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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주모e 진짜 손써놨길래 망정이지. 이규원 그 기집애가 될 뻔 했
네.

<인서트>
-강당
규원에게 감탄하는 사람들.

희주 (누운채로) 재수없어... (하다 벌떡 일어나는)

희주, 책상쪽으로.. 서랍 열고 수첩 따위 밑에 정말 꼭꼭 숨겨 둔
초코바를 찾는다
들었다 놨다로 쪼글쪼글해진 초코바 껍질.
희주, 뜯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얼른 체중계에 오른다.
체중계 눈금은 안 보이지만 뭔가 실망하는 희주의 표정.
서랍을 열고 다시 초코바를 저 밑에 넣고...
우울한 얼굴로 습관처럼 스트레칭 하는데서.

씬 12. 규원 방(밤)
책상에 앉아 통화하는 규원.

규원 당연한 결과지 뭐.. 어차피 기대도 안했구

선기e 그래 잘했어. 후회없으면 됐지
규원 근데 기자들도 막 오구 내 사진두 막 찍어갔다~

씬 13. 편의점(밤)
선기, 어깨에 핸드폰 끼우고 이런저런 생활용품 고르고 있다.

선기 그봐. 하길 잘했지. 좋은 추억두 생기구. 나중에 두고두고

아껴가면서 꺼내 보구 좋잖아
규원e 나두 그렇게 생각해
선기 (한손으로 핸드폰 잡으며)할아버진 괜찮으셔?
규원e 폭풍전야야
선기 뭐 괜찮아지시겠지. 그나저나 자뻑 왕자가 그렇게까지 도
와줬는데 밥이라도 크게 사야하는거 아냐?

씬 14. 규원방(밤)
규원, 입 뾰로퉁.

규원 뭘.. 그렇게까지.. 근데 아빠.. 첫사랑은 왜 아픈거지? 아,

내 얘기는 절대 아니구.. 그냥 그렇게들 말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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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기e 첫사랑을 오래오래 기억하라구 징하게 아픈가 부지
규원 (픽 웃고)그런가..? 아, 아빠 늦었다. 내일 또 전화할게.
잘 자~ (끊고)징하게 아픈거 이제 쫑이다!

개운하게 눕는다.

씬 15. 신이 방(밤) - omit

스탠드만 켜진 방.
신이 편곡 책 보고 있다.
정현이 문 열고 고개 내민다.

정현 오빠 바뻐?
이신 (돌아보고)왜?
정현 (들어오며)호박은 오디션 잘 봤대?
이신 잘 봤어. 그리고 이정현. 앞으로 이규원한테 그렇게 부르
지마. 누가 너한테 그렇게 부르면 좋겠어?
정현 피.. 그냥 장난으루 그런건데
이신 장난으로도 하지마
정현 (툴툴)안하면 되잖아.. 재미없어.. (삐쳐서 간다)
이신 (보다가 픽.. 다시 책에 시선주고)

씬 16. 규원집 골목
규원이 나온다.
마침 자전거 없이 등교 중인 신이와 마주치고.
멈칫 서는 규원.

이신 어젠 할아버지한테 안 혼났어?
규원 응. 화는 나셨는데 아직.. 어젠 고마웠어. 덕분에 오디션
잘 봤어. 아, 정현이한테도 고맙다구 전해줘
이신 (끄덕인다)
규원 나 먼저 갈게

규원, 어색해서 먼저 앞서 걷는다.

그러면서 흘끔 흘끔 돌아보면 무심히 뒤 따라 걷는 신.

규원 (신경쓰이고) 왜 따라와?
이신 어제 자전거 두고 왔잖아. 누구 때문에
규원 (앗! 그렇구나, 하고 말없이 다시 앞서가고)
이신 (다시 뒤에서 가는데서)

씬 17. 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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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원과 신, 떨어져 선 채 버스 기다린다.
어색한 둘.
버스가 오자 동시에 버스로 향하는 둘.
신, 규원이 먼저 타게 기다려 준다.

씬 18. 음악동 복도
악기소리로 시끌시끌한 복도.
규원과 신, 실용음악과와 국악과의 갈래길에서 각자 길 간다.
규원, 돌아서자마자 한숨 쉰다.

규원 후아.. 어색해 죽는 줄 알았네

하는데 앞에 턱 서는 희주.

희주 이규원 잠깐 나 좀 봐 (돌아선다)
규원 (뭐야?)

씬 19. 학교 일각
희주, 앞서오고... 규원, 뭔가 싶어 뒤에.
희주, 벤치 한쪽에 앉고. 규원, 반대쪽 끝에 앉는.

규원 (희주쪽 보며) 어젠 경황이 없어서 얘기도 못 했네, 주

인공 된 거 축하해.
희주 (규원 노려보며) 진심이야?
규원 진심인데?
희주 (노려보다) 너 공연팀에서 빠지면 안 돼?
규원 (발끈,오기) 내가 왜 그래야 되는데?
희주 난 입학하고 지금까지 백주년 공연 오디션만 보고 준비해
왔어. 근데 넌 뭐야? 운좋게 감독님 눈에 들어서 여기까지 온거잖
아!
규원 (기분 안 좋아지는) 나두 오디션 보기까지 고민도 많
이 했고 노력도 했어, 한희주 너만 그런거 아니거든!
희주 주인공도 떨어진 마당에 계속 붙어 있을 이유가 없잖
아. 그리고 무엇보다, 내 눈에 거슬려, 너란 존재 자체가! (일어나)
나, 맘편히 연기하게 좀 빠져줘라. (하고 가면)
규원 (열받아 희주 간 쪽 노려보는)뭐야 저거?

씬 20. 실음과 연주실

신이 들어온다.

기타 어? 웬일이야? 너 오늘 오전수업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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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신 ! (멍..)어 (잠시 생각하다가 털썩 앉는다)그냥 수업 듣고
싶어서.
기타 뭐? 아, 규원이 기사 실렸드라,

기타, 신 돌아보면,
이미 책상에 엎드려 잠든 신.

씬 21. 태준방
태준, 출근한 듯 들어와 앉고.
책상 위에 놓인 몇 개의 신문들.
태준, 뭔가 기대한 듯 신문 들어... 얼른 문화면부터 보는.
C# 차세대 칸느의 여주인공은? (타이틀 보이고)
태준, 기분좋은 얼굴로 읽기 시작하는데... 점점 표정 어두워지고
태준, 다른 신문 문화면 막 찾아 읽다가 또 절망.
다른거 찾아보다 확 구기는.

무대 주인공은 한희주에게 돌아갔으나 감동을 선사하고 분

위기를 압도한건 이규원이었다. 사람들 보는 눈은 똑같네요. 이규
원 이자식 뭐가 되도 되겠어.
태준 교수님! 하루 지나면 잊혀질 신문기사 따위 신경쓰지
마세요. 어차피 공연 끝나면 여주인공인 희주한테 스포트라이트
가 쏠릴 테니까.
교수1 다른팀 만들어 희주 빼오는 건 진행할꺼에요?
태준 물론이죠. 이사장님이 지원해 준다고 했습니다.
무대 그럼 김석현 감독팀은 어떻게 되는거야?
태준 한희주도 없으니 지원금도 못받고 흐지부지 끝나겠
죠.

씬 22. 윤수 연구실
윤수, 막 일어서는데 노크소리 난다.

윤수 네
태준 (들어오는. 미소)바빠?
윤수 아니. 무슨 일이야?
태준 잠깐 할 얘기 있는데, 앉을까?
윤수 앉아. 차줄까?
태준 괜찮아. 앉아 너도
윤수 (앉으면)
태준 나, 팀 새로 짤까해. 석현이 공연팀 말고. 너 들어올래?
윤수 ! 뭐?
태준 못 들어올려나? 석현이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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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수 무슨 소리야? 팀을 깨겠다는거야?
태준 아냐. 한희주만 데리고 나갈거야. 다른 애들은 관심없어.
생각있으면 너도 같이 하자구
윤수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태준 두 팀 중 한 팀이 살아남는다면 이사장 딸이 있는 팀일 가
능성이 크잖아. 넌 욕심이 많은 애고, 또 안무가로 재기하고 싶어
하니까
윤수 !
태준 생각해봐

태준, 간다.
당황스러운 윤수.

씬 23. 연극과 복도
사랑, 연극1,2 모여 구시렁 대는 중.

사랑 겨울방학때 코수술 하는데 보탤라구. 감독 필 믿었으

면 큰일 날뻔 했다니까.
연극2 야, 저기 한희주 온다.

사랑,연극1,2 돌아보면... 도도히 걸어오는 희주

사랑 (벼르고 있었다는 듯 가방에서 신문을 꺼내 읽기 시작

하는) 국악이 전공이라는 이규원은 새내기답지 않은 실력을 뽐냈
다. 비록 여주인공으로 발탁되진 않았지만 관객은 이규원 편이였
다. 한편 여주인공은 한희주가 뽑혔다.
희주 (멈춰서 째리면)
사랑 (연극1,2 보며) 한편, 한희주가 우리를 째려보네? 아
유, 무서라~
희주 (상대 안하고 가려면)
사랑 한편, 한희주는 이사장 딸이었다, 가 빠졌네.
희주 (돌아서 째려보면)
사랑 한편, 나두 그런 빽만 있었으면 스크린을 촘촘히 누비
고 있을텐데!
희주 (기분 상하지만 비웃으며) 한편, 빽도 실력이란거 모르
나? 그러니까 이러구 있겠지. (하며 당당하게 가는)

씬 24. 음악동 발코니 일각

희주가 울컥해서 오고 있다.

희주 누가 질까봐? 절대루 안 져! 이규원이든 누구든 절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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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먹이며 가는 희주.
이때 발코니 위에서 고개 내미는 준희. 어? 가는 희주 본다. “희
주?”

씬 25. 학교 일각 외진 곳
희주, 사람들 피해 앉아 있다. 분하다.

희주 이규원 따위! 누가 뭐래도 주인공은 나야!

눈물 핑 돈다.
이때 희주 귀에 헤드폰 씌워진다.

희주 (놀란)뭐야?!

하는데 난데없이 뽕짝이 흘러나온다.

그 고운 두 눈에 눈물이 고여요. 그 무슨 슬픈 일이 있었길래 울고

있나요

희주, 놀라서 보면,

준희가 마주 보고 씩 웃는다.

내 앞에서만은 눈물은 싫어요 당신의 그런 모습을 보면 내 맘이 아

파요
내 사랑으로 당신의 아픔 감싸줄게요 내 사랑으로 당신의 눈물 닦
아줄게요
- 전영록 <내 사랑 울보>

희주 (당황)뭐야 너? 누가 운다 그래?! 안 꺼져? 꼴보기 싫어!

준희, 굴하지 않고 두 손으로 희주 볼 꼭 쥐고 웃어 보인다.

희주, !! 참으려고 했는데.. 실룩실룩 으앙~ 눈물이 터져버린다.

희주 여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희주 볼 위로 흘러 내리는 눈물.
준희, 희주 볼을 꼭 쥐고 안 놓는다.
그대로 준희에게 볼을 잡힌 채 펑펑 우는 희주.
내 사랑 울보는 계속 흘러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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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씬 26. 국악과 복도
수업 끝난 느낌. 규원, 보운,국악1,2 아이들 악기 챙기는... (*앉아
서)
규원, 뭔가 생각에 잠겨 기분 안 좋은데...
수업 마치고 나가던 학생 하나, 규원 쪽으로 온다

학생 규원아! 너 어제 오디션 끝내줬다며? 축하해! (나가

면)
규원 (별로 반갑지 않은) 어... (떨떠름 악기 챙기면)
국악1 (규원보며) 뭐 안 좋은 일 있었어?
규원 아냐, 아무 것도.
보운 아까 조교 언니 왔다 갔는데, 오늘 선배들이 봉사활동
못 간다구 우리 보고 대신 좀 가달래. 너 시간 괜찮아?
규원 어, 괜찮아.
국악2 날두 더운데 팥빙수나 먹으러 가까?
국악1 그래, 그래!
규원 저기, 니들 먼저 가 있을래? 난 어디 좀 들렸다 갈게.

씬 27. 강당
석현이 기영의 연기 지도를 해주고 있다.
기영, 누군가 보고 깜짝 놀란 느낌으로 성큼성큼 걸어오고...
석현, 한쪽에서 팔짱 끼고 보다가...

석현 그게 아니지!! 넌 지금 오랜만에 첫사랑을 다시 만난거

야, 근데 너무 로보트 같잖아!
기영 (쑥스러운) 그런가요?
석현 그동안 너무 쉬면서 방심한 거 같다. 다시 한번 걸어보
자. 좀 더 릴랙스하게 해봐.
기영 예!

이때 문열고 들어오는 규원

석현 (규원 보고) 무슨 일이야?

규원 저기... 잠깐 드릴 말씀이...
석현 뭔데? (규원 눈치보고) 기영이는 들으면 안 되는거야?
규원 (잠깐 생각) 아니예요. (하곤) 저 연주팀으로 옮기면
안 돼요?
석현 갑자기 뭔 소리야?
규원 여주인공 오디션도 떨어졌고 다른 배역도 거의 다 정
해졌잖아요. 그냥 바람꽃이랑 연주팀에...
석현 (말끊으며 버럭)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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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영 (깜놀)
규원 (놀라는)
석현 여주인공 아니면 하기 싫다는거야, 뭐야? 너 그렇게 잘
났어?
규원 그게 아니라, 감독님땜에 어쩌다 보니 연기팀으로 들
어간거고 이렇게 됐으니까...
석현 백주년 공연이 장난인 줄 알어? 니맘대로 연기팀, 연주
팀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거 같애? 내가 연기팀으로 뽑았으면 공연
끝날 때까지 변동없는거야! 어디서 까불구 있어!
규원 (할 말 없고, 눈물까지 나올라고 하는)
석현 기영이 연습해야 되니까 할 말 다 했으면 가봐!
규원 (꾸벅 인사하고 돌아나가는)

씬 28. 학교 일각
풀 죽고 약오르고 서러워서 오는 규원.
맞은편에서 오는 신.
규원, 별로 아는 척 하고 싶지 않아 그냥 지나치려는데.

이신 (눈 안 마주치는 규원보고)아는 척 좀 하자
규원 (대답하고 싶지 않은, 무시하고 그냥 가려는)
이신 (! 기분 조금 상해) 오늘 연습 어떻게 할껀데?
규원 (대퉁 대답, 퉁명스런투) 오늘은 못 해. 니들끼리 해
(가려는)
이신 (보고)그래 그럼. 어차피 큰 기대도 안 했으니까 (돌아
서면)
규원 (돌아보고) 지금 뭐라 그랬어?
이신 편곡에 국악 도움 받는 거. 그냥 내가 알아서 할게
규원 하, 니가 알아서 해? 그럴거면 왜 처음부터 배우겠다
고 했어, 그렇게 잘난 너 혼자 알아서 하지!
이신 (화 돋는)니가 하기 싫은 거 같으니까 하는 소리잖아!
규원 오늘은 사정이 있어 못하는거야. 왜 못하는지 이유나
물어봤어?
이신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하면 되지 왜 화를 내는데?
규원 나는 뭐 맨날 실실 웃고 다녀야 돼? 나도 기분 안 좋은
날 있거든
이신 잘 됐네. 서로 기분 안 좋은데 오늘 웬만하면 마주치
지 말자! (가버리면)
규원 그래! 지긋지긋하다! (돌아서는)

씬 29. 음악동 일각
신이 열받아서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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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씬 30. 국악과 연습실
규원이 앉아 씩씩대며 가야금 조율하고... 국악1,2 옆에서 규원 눈
치.
보운, 암것도 모르고 들어오는

보운 (규원보며) 오늘 스투피드랑 연습은 어떡하지? 우리

봉사활동 갔다와서 만나자 그럴까?
규원 (기분 안 좋은) 오늘은 연습 안 하기로 했어!
보운 (규원 눈치 살피며) 그래... 하루 쉬는 것도 괜찮지,
뭐. (하며 국악1,2와 왜 저래? 하는 눈짓과 입모양)
규원 (혼자 분한) 칫, 그래~ 어디 한번 혼자 잘 해보시지!

씬 31. 스튜디오
춤추는 아이들 지도하는 윤수.

씬 32. 무용과 복도
석현이 온다.
스튜디오 확인하며 윤수를 찾는다.
수업 중인 윤수 본다. 웃는 석현.

씬 33. 복도
애들 나오고, 윤수도 따라 나온다.
윤수, 석현이 보고 멈칫 선다.

석현 정윤수.
윤수 웬일이야?
석현 (티켓 내민다)어제 못 한 데이트
윤수 (픽)오늘도 펑크내면 차버릴거야. 김석현씨
석현 죄송합니다. 이따 데릴러 갈게
윤수 어.. 아, 혹시 태준 선배한테 무슨 얘기 못 들었어?
석현 무슨 얘기?
윤수 (말해야 하나)공연말야 석현씨..
석현 (시계보고)윤수야. 지금 음악 회의하러 가야해. 이따 저녁
때 다시 얘기하자
윤수 그래.. (끄덕인다)가봐

석현, 윤수 툭 치고 웃으며 간다.

윤수, 웃고. 태준의 말이 걸리는 표정.

씬 34. 태준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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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이 새로운 콘티를 보고 있다.
노크 소리 이어 윤수가 온다.

태준 네. (반가운)왔어?
윤수 아까 한 말 생각해봤어
태준 (기대로)그래?
윤수 선배 말대로 내가 욕심이 좀 많지
태준 그건 그냥 농담으로 한거야. 신경쓰지마. 그래서 어떻게,
해볼래?
윤수 내가 석현씨를 떠난건 김석현이란 사람한테 인정받고 싶
어서였어. 이렇게 뒤에서 비겁하게 뒤통수 치려던게 아니라
태준 (굳어서)뭐?
윤수 질투가, 가끔 사람 미치게 만들더라
태준 !
윤수 다시 말하자면, 거절이야. 생각해준 건 고맙게 생각할게
(돌아서면)
태준 바로 거절했을 수도 있었잖아. 너도 고민한거 아냐?
윤수 조금 고민하는 척해야 선배에 대한 예의 아냐?
태준 !

윤수, 간다.
태준, 굳어서 보는.

씬 35. 석현이 연구실

석현, 미란... 차마시며 얘기 중인.

미란 어제 노래 들어보니까 감독님이 규원이 민 이유를 알

겠더라구요.
석현 (밉지 않게 잘난 척) 제 귀가 보배라니까요~ 그나저
나 엔딩곡은 좀 만져 보셨어요?
미란 음~ 이 얘기 하면 혼날 수도 있는데.
석현 왜요?
미란 그거 신이한테 맡겼어요.
석현 실음과 이신요?
미란 예. 저는 너무 틀에 갇힌 거 같아서요, 캐쥬얼하고 자
유로운 그런 삘을 좀 살려보라고 맡겨 봤어요.
석현 흐음~
미란 걱정되시는거 알아요. 하지만 규원이도 같은 케이스잖
아요? 가능성을 믿고 한번 맡겨보는거. 이번 공연, 어떻게 보면 도
전이 컨셉 아니에요?
석현 (어쨌든 수긍) 홍교수님이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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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야죠. 근데 연주는 몰라도 편곡이 가능할까요, 국악도 들어갈텐
데.
미란 그래서 국악과 학생들을 붙여놨어요.
석현 국악과에서 도움을 주는 학생은 누구예요?
미란 규원이요.
석현 이규원요?

씬 36. 미란이 방
미란, 책상에 가서 앉고
신, 규원... 미란 앞에 서 있는.

미란 곡은 많이 썼어?
이신 아직요, 이제 국악에 대해 공부 시작한걸요.
미란 바람꽃이랑 스투피드 밴드랑 서로 한번 맞춰 보지 그
랬어?
규원 그건 해봤어요.
미란 그래? 어땠어? (하며 신보면)
이신 (끄덕이며) 좋았습니다.
미란 그래? 신이 입에서 좋다는 말 나오기 어려운데, 진짜
좋았나부다. 나두 한번 보여줄래? (규원보며) 시간 괜찮니?
규원 오늘은 갑자기 일이 생겨서요, 선배님들 대신 복지관
에 공연 가야되거든요.
미란 그래? (하다) 신아, 너두 같이 가면 어때?
이신 제가요?
미란 학교 말구 외부에서 하는 공연은 못 봤잖아. 가서 보
면 도움 될 거야. 애들 악기도 좀 들어주구. (규원에게) 괜찮지?
규원 (좀 불편할 거 같긴 한데 거절하기도 그렇고) 아...예.

씬 37. 미란 연구실 앞
신과 규원 온다.

규원 가기 싫으면 억지로 안 가도 돼. 교수님한텐 얘기 안할께

이신 아냐. 괜찮아.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 같아.
규원 그럼 재미있다 없다 나중에 딴소리 하지마
이신 안해. 어디로 가면 되는데?

씬 38. 행사장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테이블에 꽉 차게 앉아있고. (적당히)
뒤편에 팔짱끼고 서 있는 신.
바람꽃, 무대에 자리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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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원 안녕하세요. 저희는 국악과 바람꽃입니다. (바람꽃 멤
버들과 꾸벅 인사하고)

해금부터 시작하든... 가야금부터든... 흥겨운 연주 시작되고...

들썩들썩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신, 색다른 경험. 재밌게 보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 나와서 춤추기 시작하시고...
그중 할아버지 하나가 규원이를 잡아끄는...
규원, 뿌리치지 못 하고... 일어나 할아버지와 귀엽게 덩실덩실 춤
추면

신, 할아버지들과 귀엽게 춤추는 규원을 보며 피식피식 웃는데

누군가 뒤에서 톡톡 치고...
신, 돌아보면... 할머니가 씨익~ 웃는

할머니1 학생, 바빠? 아유~손 한번 잡아줘.

(CUT TO) 할머니, 신의 손을 잡고 춤을 추고... 신, 얼떨결에 버벅

이며 따라 추고

할머니2 (할머니1 밀며) 그만 했음 됐어! (하며 신의 손을 잡고

춤을 추고)

신, 얼떨결에 할머니2와 손잡고 추다가... 할머니3이 끼어들어 셋

이 손잡고 추다가
할머니들, 신이 주변으로 몰려들고
신, 당황하고..
할아버지들과 춤추던 규원, 당황하는 신을 보며 푸웃! 웃고...
신, 웃는 규원과 눈 마주치고... 우씨! 하며 인상쓰며
규원, 메롱하며... 룰루랄라 어깨춤 덩실덩실

씬 39. 미술관
석현과 윤수, 손 잡고 둘러보고 있다.
그림 앞에 서서 뭔가 소곤거리기도 하고.. 다정한 한 때.

씬 40. 덕수궁 돌담길 (혹은 길가)

손잡고 느긋하게 산책하는 석현과 윤수.

석현 이렇게 한가하게 걸어보는 것도 오랜만이네

윤수 공연 때문에 브로드웨이서 돌아오자마자 정신없었지?
석현 응. 몇밖에 안됐는데 서울도 많이 변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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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수 도시만 변했나? 사람도 변했지
석현 (윤수 보고, 멈칫 선다)
윤수 (돌아보는)왜?
석현 어제 니 말 듣고 생각해봤는데 니 말대로 희주 노력 인정
해. 필사적인 것도
윤수 그런데?
석현 그래도 냉정해져야지. 현실은 휴먼다큐가 아니잖아. 인형
이 아무리 뛰어나도 사람이 될 순 없는 거처럼 희주처럼 스킬만 뛰
어나선 감동을 줄 수 없어. 희준 그런 면에서 재능이 없어
윤수 노력없이 재능만 가진 애들이 어떻게 망가졌는지 몰라? 기
영이는 어떻구?
석현 (꿈틀)뭐? 정윤수 너야말로 희주한테 왜 그러는데? 희주
가 과거의 너처럼 느껴지기라도 하는거야? 아니면 희주가 니 대신
날아주기라도 바라는거야?
윤수 (확 굳은, 차게).. 김석현씨.
석현 (아차! 또 질러버렸다, 답답하고)내 말은,
윤수 고마워. 나도 몰랐던 내 마음까지 알아봐줘서. 먼저 갈게
(돌아선다)
석현 윤수야~(쫓아가는)

윤수,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가버리는.

쫓아가다 멈추는 석현, 돌겠다.

씬 41. 행사장
막걸리와 음식들 조촐하게 차려진 뒷풀이 분위기.
할머니 할아버지, 앉아 있고...보운,국악1,2 중간중간 끼어 앉아 있
고...
규원과 신, 한자리 건너 마주보고 앉은 상태.

할머니 (규원에게 막걸리 따르며) 오늘 덕분에 재밌게 놀았

네.
규원 (마지못해 술 잔 받는) 아.. 그만다르셔두 되는데..
할머니 정이야!
규원 (찔끔, 주저하며 술 마신다. 꼴딱 다 마시고)
이신 (조금 놀래서 본다)
규원 캬아~ 달다!
할아 술도 참 이쁘게 먹는다! (하며 신에게) 학생도 한잔
해!
이신 아뇨. 저는 술 못 마십니다
할아 한잔도 못 마셔?
이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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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 그런게 어딨어, 술은 마시다보면 늘게 되는거야! 자,
한잔 해! (하며 따르면)
규원 (보다가, 손 번쩍 들며) 흑장미!!
할아 흑장미가 뭐야?
규원 남자는 흑기사, 여자는 흑장미! 제가 대신 마신다구
요! (신에게서 막걸리잔 뺏아 쭈욱~ 마시면)
이신 (놀라) 야!
규원 (다 마시고) 캬아~ 좋다!
이신 (쟤 봐라? 싶은)
할아 술먹는것도 너무 이뻐, 한잔 더 할텨!
규원 당근이죠! (하며 술잔 내밀고)
할머니 아유, 생긴 거처럼 하는 짓도 이쁘네. 우리 손주 며느
리 삼았음 좋겠어!
규원 손주 분이 몇 살이신데요?
할머니 12살!
규원 (약간 취해, 푸하하! 웃으며) 저 연하두 좋아해요. 할머
니.
이신 (이제는 걱정되는, 어쩌려구 저러나 기가 차서 보는데
서)

씬 42. 행사장 복도
신이 나온다.
화장실 갔다가 오는 취한 규원, 비틀대며 오다 주저 앉는.
주저앉는 규원을 얼른 부축하고 앉는 신.

이신 이규원 괜찮아?
규원 (헤롱)어? 신이다! 이신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신.. 헤헤
이신 (당황)취한거야?
규원 아니요! 안 취했는데요.. 딸꾹.. 전~혀 안 취했어요.. 딸꾹
(고개 푹 숙이고)
이신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하나, 고개 숙이고)이규원.. 자
냐?
규원 (고개 팍 든다)
이신 (깜짝)
규원 (눈뜨면 눈앞에 신의 얼굴. 신이 얼굴 딱 두 손으로 잡고)
이신 이신, 이 얄미운 놈..
이신 ! (얼굴 규원에게 잡힌채 당황)
규원 내가 흑장미도 해줬는데.. 씨.. 딸꾹.. (스르르 신이 얼굴
잡은 손 떨어지며 신이 무릎에 고개 묻고 잠드는)

살짝 흔들어 본다. 움직임없는 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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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가만히 취한 규원이 본다.

규원 (중얼)음냐음냐..
이신 뭐? (안들린다. 규원얼굴 가까이 귀대면)
규원 (중얼거리는).. 누구 보고 호박이래.. 확..
이신 (어이없는, 픽 웃는)

이때 뒤에서 규원이 찾아 나선 보운과 국악1,2.

보운 규원이 도대체 어디간거야?

국악1 야 저기!

일동, 국악1 가리키는 곳 보면.

주저앉아 신의 무릎에 얼굴 기대고 잠든 규원.

국악1 (소곤)가자

살금살금 가는 애들.
애들 사라지고,
규원 지그시 내려다 보고 있는 신의 모습.

씬 43. 희주 집 앞(밤)
준희의 스쿠터가 멈춘다.
희주모, 문 앞에서 서성이다 준희 뒤에서 내리는 희주를 보고 멈칫
한다.
그지같은 준희와 질세라 더 그지같은 스쿠터. 기가막히다.

희주모 (차갑게)한희주.
희주 (놀란)엄마
준희 (나서며)안녕하세요? 저는 희주언니 남친,
희주 (재빠르게 준희 뒤통수 내려친다)
준희 윽!
희주 쓸데없는 소리하지마!
준희 (우씨.. 뒤통수 쓰다듬는다)
희주모 잘 논다~ 너 빨랑 들어와!

희주모, 준희를 위아래 훑어보다 또 한번 혀를 차고는 들어간다.

준희 언니네 엄마 화나셨나봐
희주 그만 가봐. 오늘은.. (말 뭉개며)..웠어
준희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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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주 그러니까 고.. 그만 가보라구!
준희 (뒤통수 보이며)호 해줘
희주 다시 안 볼래?
준희 (냉큼)아니요.. 가보겠습니다..

꾸진 스쿠터 털털 거리며 가는 준희.

희주, 준희가는 거 보다 마음 다잡고 돌아선다.

씬 44. 길거리(밤)
규원이 업고 걷는 신.
규원, 눈 감은 채. 스르륵 흘러 내리는 규원.

이신 꼭 잡아. 그러다 떨어진다 (추켜 올리고)

규원 (주정, 귀엽게)이신 바보같은 놈..
이신 뭐?
규원 .. 내가 잊어주겠다는데... 왜 자꾸 알짱대는거야 (무겁지
않게)이신..바보.. (고개 픽 옆으로 떨어지고, 완전 곯아떨어진)
이신 (규원의 진심에 가슴이 조금 먹먹한) .. 주정뱅이.. 무거워
죽겠네

규원의 잠투정 술투정.. 그대로 들으며 걷는 신.

귀찮지만 싫지 않은 표정.
그렇게 밤길 걷는 둘..

씬 45. 규원 방(밤)
신이 규원이 침대에 눕히고.
동진, 기가 차서 보고 섰다.

동진 이놈이 이게이게 정신을 못차리구.. 어디 다 큰 처녀가!

이신 (눈치보이고)저 그럼..
동진 그래.. 수고했어

꾸벅 인사하고 나가는 신.
어이구.. 속터져서 보는 동진.

씬 46. 규원집 앞(밤)

신, 나온다. 허리 쫙 펴본다. 힘들었다.
규원이 집 돌아보고는, 피식.. 고개 저으며 집으로 향한다.

씬 47. 신이 집(밤)
신이가 들어온다. 웃음기 남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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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파에 앉아 음악 잡지 보던 지영, 신이 보고 웃는다.

이신 다녀왔습니다
지영 뭐 하다 오길래 그렇게 헤죽헤죽이야?
이신 어? (웃었나?)
지영 뉘집 자식인지 얼굴에 번쩍번쩍 빛이 나네. 잘 생겼다
이신 (픽 웃는)정현이는?
지영 방에. 친구랑 한시간 넘게 통화중이야. 귀도 안뜨겁나 몰
라.
이신 (웃는)들어갈게
지영 신아
이신 응? (돌아보는)
지영 요즘 얼굴이 좀 밝아졌다. 다행이야
이신 .. 어

웃어 보이고 들어간다.
지영, 안도하는 표정.

씬 48. 골목(아침)

동진e 이규원!

씬 49. 규원방
동진이 죽그릇 들고 온다. 죽그릇 옆에 미역국.
규원이 머리 자근자근하며 일어나 앉았다.

동진 이 놈이 미쳤지? 어디 다 큰 처녀가 술이 취해서는..

규원 (찔끔)죄송해요..
동진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어딜 남자 등에 업혀와? 업혀오길!
규원 업혀와요? 누구한테요?!
동진 옆집 학생이 업고 왔다
규원 옆집 학생? 이신이요? (곰곰)아!! (완전 생각났다) 어뜩
해!! 아아악~

머리 쥐어뜯는다.
벌떡 일어나는 규원.

규원 마주치기 전에 빨리 가야지(씻으러 나가면)

동진 미역국이라도 한 술 뜨고 가야지
규원 (마루에서)생각없어요~
동진 이런.. (신경질)니 놈 죽 만 쓰다 이 할애비가 먼저 쓰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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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겠다 이 놈아..

씬 50. 집 앞
규원, 휙 신이 집 본다. 신이 없다. 안도하고.
살금살금 고개 숙이고 오종종 돌아서면,
이미 나와 지켜보고 있는 신.
규원, 와락 놀라고.

이신 괜찮냐?
규원 어? 어.. 그럼! 미안 나 수업이 늦어서 (가려면) 미안.
이신 주사 있더라?
규원 ! (울상, 돌아서며 애써 웃는)어? 주사? 그런거 없을텐
데..?
이신 (빤히 본다)
규원 (움찔, 자신없이) 있었던가..?
이신 나 허리에 파스 세장 붙였다
규원 어?!
이신 세장.

신, 피식 웃고 자전거 타고 규원 지나쳐 간다.

규원, 남아서. 아으.. 쪽팔려..
발 구르며 쫓아간다.

씬 51. 학교일각
석현이 지나가다 윤수 수업 가는 모습 보인다.
얼른 따라가 붙는 석현.
윤수 옆에 서서 걷고.
윤수, 흠칫 돌아본다.

석현 (웃고)수업가?
윤수 어. 늦었어 (서두르면)
석현 (따라가며)지난번엔 잘못했다. 심했어 말이
윤수 신경안써
석현 (멈추고, 가는 윤수향해)나는 신경쓰여. 그리고 나, 너 그
렇게 안봐. 희주랑 넌 달라. 누가 감히 정윤수를 인형같다고 생각
하겠어?
윤수 (몇발짝 앞에 멈춰 돌아본다)그럼 말하겠는데, 나도 아냐.
희주한테 예전의 날 투사하고 있는 거 아니라고. 나는 그냥 순수하
게 그 애 재능을 아끼는거 뿐이야. 오해하지마. 김석현씨.
석현 넵! 알아듣겠습니다. 이따가 같이 밥 먹을까?
윤수 (얄미운)또 대충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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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현 수업 늦었다며?
윤수 (밉지않게 흘기고 간다)
석현 (돌아서는 윤수향해)맛있는 거 사줄게~ 어?

석현, 겨우 풀었다. 머리 긁적이며 갈 길 간다.

씬 52. 카페
태준, 앉아 있다... 벌떡 일어난다.
희주모, 걸어와 먼저 앉으면... 그제야 태준 앉는다

희주모 내가 왜 보자구 했는지, 아시겠죠?

태준 예. 100주년 공연 준비하는 교수들에게 다 말해놨습니
다. 조만간 희주를 빼서 새로운 팀으로...
희주모 (말끊으며) 지금와서 새로운 팀 꾸미는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스포트라이트는 이규원이란 애가 다 받고 있는데.
태준 그래도 100주년 공연 여주인공은 희주고, 시작하면 주
목 받을 겁니다.
희주모 그렇게 안 되면 교수 자리 내놓으실래요?
태준 ... 예?
희주모 다 필요없고 이규원이란 애 없애줘요.
태준 (보면)
희주모 이번 공연의 여주인공은 우리 희주 딱 한명이여야 돼
요. 무슨 소린지 아시겠죠?
태준 (표정에서)

씬 53. 국악 연습실
국악 1,2 있고... 보운, 둘러보며 후다닥 들어오는.

보운 (주변을 다 살피고 온 느낌) 규원이 없어, 없어!

국악1 분명히 지 생일도 모르고 있을거야.
국악2 작년에두 그랬잖아.
국악1 생일파티 어떻게 해주지?
보운 이따 스투피드랑 연습 끝난 다음에 뒷풀이 가서 해주
면 어때? 우리만 있는거 보다 좋지 않을까?

씬 54. 도서관
규원, 자료 찾고 있다.
어딨더라.. 손가락 짚어가며 찾는데 문자 온다.
<인서트>
딸 생일 축하해^^ 마음대로 선물 골랐어. 주말에 가져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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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아지는 규원 표정.

규원 그래서 아침에 할아버지께서 미역국 끓여 주셨구나~ (동

진에게 미안한)

규원, 찾던 자료를 찾아 책상에 가서 앉는다.

막 책 펼치려는데,
앞에 탁 놓이는 여러권의 책들.
어? 고개 들면 신이다.

규원 (껄끄러운데)뭐야?
이신 요약해서 줘. 너무 많아. 읽어도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규원 나두 바쁜데?
이신 그래? 그럼 교수님께 다른 사람으로 바꿔 달라고 할까? 이
규원이 바빠서 못 도와준다고
규원 뭐? (으유.. 끓어오르는거 누르며)놔두구 가
이신 저녁때까지 해놔. 밴드실에서 기다릴게 (돌아서면)
규원 이걸 다 어떻게 저녁때까지 다 해? 말두 안돼!
이신 (돌아보며)말도 안돼란 말은, 어제 같은 경우를 말하는거
야 (간다)
규원 ! 해놓으면 되잖아.. 해놓으면.. (작게 신경질)

씬 55. 일각
규원이 보이는 자리다.
자료를 찾던 신, 문득 규원 자리 본다.
여전히 투덜거리며 신이 주고 간 책 신경질적으로 넘겨보는 규원.
신, 보다가 피식 웃는다.

씬 56. 동진 방
동진, 석현의 이름과 연락처 적힌 쪽지를 보고 있다.
생각하다가 결심한 듯 챙겨 일어난다.

씬 57. 학교 전산실
열라게 써머리 치고있는 규원. 시간보고. 아아아~ 벌써~
후다닥 마치고 일어서는 규원.

씬 58. 밴드실 복도
한손에 가야금, 한손에 써머리 들고 뛰어오는 규원.

씬 59. 밴드실
규원이 써머리 갖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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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튕기던 신, 규원이 보고.

규원 (툴툴)여기. 대충 만들었는데 책을 따로 보긴 해야 할거
야. 개념 정리밖에 안됐어
이신 (받고 훑어본다)수고했어
규원 다른 애들은 아직 안왔네? 오늘 합주하는 날이잖아
이신 오겠지 (자료 훑으면)

규원, 이제 어쩌나.. 하다가 근처 의자에 앉아 가야금 꺼낸다.

신, 규원의 가야금 본다.

이신 가야금도 기타처럼 울림통이 있는건가?

규원 어? 아.. 어! (가야금 살짝 들어 뒤 보여준다)여기 뒤에 해
달 구름 모양으로 구멍 있지? 이게 기타처럼 소리를 공명하게 해주
는 거야
이신 음 (끄덕하면)
규원 해의 소리를 내고 달의 소리 그리고 구름의 소리를 낸다
는 의미야. 한마디로 우주 만물의 가락을 한데 모아 담은 소리란거
지
이신 (끄덕이며 웃는)굉장하네
규원 그치? 아, (가야금 끝부분부터)여기가 봉미, 봉황의 꼬리
고 (반대편)이쪽이 줄을 지탱해주는 현침,
이신 (흥미롭게 듣는)
규원 그리고 여기가,

이때 아이들 우르르 몰려 들어온다.

보운 규원이 먼저 와 있었네?
규원 어 쫌 일찍 왔어
준희 (신과 규원이 사이로 껴들어오며)연습하자~

아이들, 소란떨며 악기 펼친다.

규원과 신, 으쓱 웃는.

씬 60. 밴드실
연주하는 스투피드와 바람꽃.
다들 진지하고. 흥겹고.

씬 61. 밴드실 복도
동진, 석현 밴드실 보고 있는...
C# 밴드실 연주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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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진 (표정이 풀리지는 않았지만) 쯧쯧... 저대목에서는 가
야금이 더 치고 올라가야되는데.
석현 (조심스레) 어떠..세요?
동진 못 들어줄 정도는 아니구만. (돌아서 가고)

씬 62. 석현의 연구실

동진, 석현 앉아 있고

석현 (깜놀) 예?
동진 국악과 양놈 음악을 접목한다는데 내가 가만 있을 수
없지. 어떻게, 일주일에 몇 번 나와서 도와주까?
석현 (얼버무리는) 어르신은 프로페셔널하신 분이고 얘들
은 그냥 아마추어 수준이라서요,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동진 그러니까 내가 특별히 도와주겠단거지! 싫으면 싫다
고 말을 하고!
석현 아니 그게...
동진 (자기 맘대로) 그럼! 됐어, 아시겠지만 내가 명창 이동
진 아닌가! 자주 나오고 싶어도 오라는데가 많아 그러질 못 해요.
일주일에 몇 번 나와서 도와줄께.
석현 (어쩔수 없는) 저희야 영광이죠...
동진 그건 그렇고 사귀는 처자 있어?
석현 예? (표정에서)

씬 63. 밴드실(밤)
연주가 끝났다.
악기 챙기는 애들.
보운과 친구들(스투피드 포함) 서로 빠르게 눈치를 보더니 일어선
다.

보운 규원아 우리 음료수 좀 사올게

규원 어 빨리 갔다 와
보운 기다려

하더니 우르르 몰려 나간다.

규원 뭐야? 다 가는거야?

우르르 빠져 나가고 규원과 신만이 남은.

둘, 어색하게 앉아서 기다리는.
순간 불이 탁 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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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원 뭐야 또?! (하는 순간)
일동 생일 축하 합니다~ 생일축하 합니다~

촛불 밝힌 케잌 들고 들어오는 친구들.
(아이스크림케잌)

규원 ?!
일동 사랑하는 규원이 생일 축하 합니다
이신 !
규원 (감동으로)어떻게 알았어?
준희 빨리 촛불 꺼! 언니
규원 어!

규원, 후~ 촛불 끄면,
동시에 팡~ 폭죽 터지고 불 들어온다.
박수치며 환호하는 애들.

규원 (좋아서)고마워. 눈사람 모양이네. 되게 이쁘다. 맛있다.

베이스 생일빵 해야 하는거 아닌가?
규원 생일빵?
기타 이거 말야~

동시에 기타, 케잌을 규원이 얼굴에 바른다.

으악~ 소리지르며 피하는 규원.
신호처럼 아이들 서로서로 얼굴에 케잌 바르고 도망가고.. 왁자지
껄해진다.
그 속에 환하게 웃는 규원이 표정.
신, 혼자 멀쩡히 구경하고 있다.
환히 웃는 규원이 보며 미소가 퍼진다.
이때 도망치던 규원, 혼자만 멀쩡한 얼굴한 신이를 본다.

규원 야 잠깐. 이신만 아무것도 안 묻었어.

이신 (당황) 하지마.
규원 일루와~
이신 하지마.

아이들, 손에 케잌 묻히고 신에게 달려든다.

신, 스톱! 외치며 도망가는.

씬 64. 학교일각 계단(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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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르르 몰려나오는 아이들. 얼굴에 케잌 자욱들 묻히고 신났다.
계단 껑충껑충 뛰어내려가는 아이들.

준희 오늘 연주 최고였어. 보운 언니 해금소리 진짜 좋아
보운 (신난)드럼두 짱이었어 준희야
국악1 (쫓아가며)가야금도 좋았거든?

아이들 계단 아래로 사라지고.

뒤늦게 오는 규원과 신.

규원 보운아 같이 가~
이신 이규원
규원 (계단 내려서다 말고 뒤돌아본다)어?
이신 .. 생일 축하해
규원 (당황)어.. 고마워

규원, 수줍게 돌아서는데, 발 헛딛고. (발밑만 보여주고 대역으로

삐끗하는)

규원 어~ 으악!!
이신 (순간적으로 손 뻗는)이규원!

신이 손, 규원에게 닿지 못하고.
계단 아래 쓰러진 규원.
신, 후다닥 계단 아래로 뛰어내려간다.

이신 (규원 앞에 앉으며, 걱정)괜찮아? 걸을 수 있겠어?

규원 (아프다, 울먹, 고개 젓고)아니..못 일어나겠어
이신 !

이때 소리듣고 우르르 몰려오는 아이들.

규원아! 놀라는.

씬 65. 병원 응급실 (밤)

스트레쳐에 실려가는 규원.
신, 쫓아 뛰고.

씬 66. 석현 연구실(밤)
동진, 이동진의 국악인생에 대해 썰 풀고 있다.
석현은 괴로운 얼굴로 듣고 있다. 내색않으려 애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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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진 그래서 내가 판소리 흥보가를 열다섯살에 완창을 한거야!
그게 우리나라에서 처음이었어요! 그리고 나선 내가 열여섯살 때
춘향가를 배우기 시작하는 데 이게 은근히 야한 내용이 많아요. 가
만 내가 열네살 때 사실은 춘향가를 쪼금 배웠다구 얘기했던가?
석현 아뇨..
동진 이런. 그럼 열네살 때 얘기부터 다시 해야겠구먼
석현 ! 저기 어르신, 실은 제가 오늘 중요한 선약이 있거든요
동진 (무시)열네살 때 명창 오명진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데..
석현 그 얘기는 하셨는데요
동진 그래?
석현 어르신 그러니까 오늘은 제가, 중요한(하는데 전화벨 울린
다. 살았다)안 온다구 전화 왔네요. 여보세요? (의외)이신..? 니가
웬일이냐? 뭐? 병원?! (순간적으로 동진 본다)
동진 (응? 보는)

씬 67. 방사선실 앞(밤)

초조하게 서성이는 신.
휠체어 탄 규원이 나온다.

이신 (얼른 다다가서)괜찮아? 뼈는 안 부러졌대?

규원 부러지진 않았는데 갈비에 골절이 갔대. 며칠 입원해야 하
나봐
이신 (미안함)나 때문에.. 미안하다
규원 내가 혼자 넘어진건데 뭐. 아, 그보다 할아버지한테 전화
했어? 아직 얘기 하지 말지. 안그래두 공연 때문에 화 많이 나셨는
데 또 연습하다 다쳤다구 하면 난리 나실거야
이신 걱정마. 감독님한테만 연락했어. 바로 오실거야
규원 다행이다
이신 가자

신, 규원의 휠체어 밀고 간다.

씬 68. 병원 앞(밤)
석현의 차가 멈춘다.
동진과 석현이 내리고.
동진, 마음이 급히 종종종 뛴다.

동진 어디야 어디? (우왕좌왕)

석현 이쪽입니다 어르신!

석현, 동진을 모시고 응급실로 향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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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씬 69. 응급실(밤)
석현과 동진이 온다. 우왕좌왕 규원을 찾는.
석현, 침대에 누워 있는 규원과 그 앞에 선 신 발견한다.

석현 이규원~ 이쪽입니다 어르신

규원 (놀란)할아버지! 감독님!
이신 !
동진 규원아! (규원에게 달려온다)
석현 (역시 규원에게 달려오고)
동진 (걱정)어디를 얼마나 다친거야?
규원 별거 아니에요. 그냥 넘어진거에요. 부러진데두 없구 아
무 이상없대요
동진 어린애두 아니구 두 다리를 딛고 왜 넘어져?! 얼굴이라도
다쳤으면 어쩔뻔했어?
이신 저 때문에 다친겁니다. 죄송합니다
동진 뭐야?
규원 아니에요! 제가 계단에서 발을 헛딛은거에요. 이신은 상관
없어요
이신 (규원 본다. 미안한)
석현 어쨌든 크게 다친 건 아닌거야?
규원 네
이신 (면목없는)다리가 삐었데요. 갈비 금가고.. 며칠 입원해야
한다고
규원 야!
동진 그게 어디가 아무 이상없는거야?
석현 (걱정스레)진짜 괜찮은거야? 많이 안아퍼?
규원 네.. 괜찮아요
간호사 (들어오는)이규원씨 병실로 옮길께요. 보호자분 수속하
고 오세요
석현 저랑 같이 가시죠
동진 그러까 (가다가)가만 며칠 입원하려면 뭐냐.. 갈아입을 옷
하고 챙겨와야 하는거 아니야?
석현 제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신에게)댁까지 모셔다 드리
고 올테니까 잘 좀 지키고 있어
이신 네

석현과 동진이 간다.

신, 인사하고는 규원 돌아보고 간다.

씬 70. 병원 앞(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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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현과 동진 나온다.

동진 하루가 조용할 날이 없어
석현 크게 다친 건 아니니까 며칠 쉬면 좋아질겁니다. 타시죠
어르신

석현, 조수석 문 열어주고 동진을 태운다.

그리고 운전석으로 올라 출발한다.

씬 71. 입원실(밤)
병실로 옮겨 눕는 규원.
신, 규원이 옆에서 부축해준다.

규원 (눕고)아.. 고마워
이신 .. 목 안 말라? 물 갖다줄까?
규원 아니. 괜찮아 (하다가 통증에 인상)
이신 ! .. 많이 아파?
규원 쪼끔.. (그러다 걱정하는 신이 걱정된) 재밌는 얘기 하나
해봐.
이신 (난감한)
규원 없어? 지난번엔 되게 아는 척하더니.. 아무거나 하나 해봐
이신 (생각하다)내가 왜 참기름을 무서워하는 지 알아?
규원 무서워 해? 왜?
이신 고소 공포증이라서
규원 .. (반응 별로다)
이신 (당황)그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전화가 뭔지 알아?
규원 뭔데?
이신 무선전화~
규원 .. 재밌냐 그게?
이신 재미없나..?
규원 (되갚아주는거다)성격만 별루인 줄 알았더니 유모 감각도
참 별루구나. 약 먹게 물이나 좀 떠다 줘
이신 (뻘쭘) 기다려 (하고 나가면)
규원 (그때부터 풉, 터져 웃는) 아~ 이신~ 진짜 썰렁해~
(하며 웃는데서) 고소 공포증..

씬 72. 규원이 방(밤)

동진, 마음이 급해서 규원의 옷가지 챙기는.
옆에서 지켜보는 석현.

동진 뭐뭐 챙겨야 하나 (옷가지 챙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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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현 천천히 하시죠 어르신
동진 가만, 수건하고 칫솔도 챙겨야지

옷가지 챙기다가 나가고.

석현, 혼자 남아 규원의 방 본다.
상패들.. 가야금.. 곰인형.. 피식 웃음난다.
동진이 가재도구(칫솔 치약 수건 비누 등..) 챙겨서 들어온다.

동진 (가방에 넣으며)이 정도면 되겠지?

석현 선생님은 댁에 계시는게 어떻겠습니까? 시간도 늦었고 주
무시고 내일 아침에 가시죠. 어차피 규원이도 자야하고, 크게 다
친 건 아니라니까 너무 염려 않으셔도 될거 같습니다
동진 그럴까? (생각하더니)그래.. 그러는게 좋겠지?
석현 네. 이건 제가 잘 전해주겠습니다

석현, 동진이 싸던 짐을 마무리한다.

하.. 걱정스런 한숨쉬는 동진.

씬 73. 입원실(밤)
규원이 어느새 잠들었다.
자면서도 인상을 살짝 찡그리고 있는 규원.
신, 걱정스럽고 미안한 얼굴로 규원 본다.
석현이 들어온다.

석현 잠들었네?
이신 (돌아보며)진통제 맞고는 바로 잠들었어요
석현 (옷가지 가방 콘솔 옆에 두고) 너도 그만 가봐. 여긴 내가
지킬게
이신 아뇨. 제가 있을게요
석현 나 혼자도 충분해. 버스 끊기기 전에 얼른 가
이신 택시타고 가면 됩니다
석현 아 이 자식 말 안듣네
이신 (고집부리면)
간호사 (들어오며)두 분 가족이세요?
석현 아뇨, 가족은 아닌데요
간호사 (신이 본다)
이신 아닌데요
간호사 그럼 나가 계시는게 좋을거 같은데요. 여자 보호자가 아
니면, 쫌…
석현이신 아.. (겸연쩍은, 마주봤다가)
석현 그렇겠네요. 그럼 잘 좀 부탁드립니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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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현, 나간다.
신, 규원이 한 번 돌아보고는 따라나간다.

씬 74. 병원복도(밤)
석현과 신이 걸어온다.

석현 늦었는데 데려다 줄까?

이신 괜찮습니다
석현 그럼 잠깐 커피나 한 잔 할래? (신이 돌아보면)
이신 (끄덕인다)

씬 75. 일각(밤)
커피잔 들고 선 석현 신.
신, 커피 안마시고 손에 들기만 한 채 규원이 걱정으로 멍.

석현 (그런 신이 보다가)걱정되냐?
이신 (돌아보면)
석현 부러진건 아니니까 며칠 쉬고나면 괜찮을거야. 또 워낙 튼
튼한 놈이라 빨리 회복하겠지
이신 생각보단 안 튼튼 할지도 몰라요
석현 (응? 해서 보는)그나저나 아까 강당에서 연습하는 거 봤
어. 좋드라. 홍교수님한테 얘기 들었는데 엔딩곡 편곡하기로 했다
고?
이신 네
석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원곡자가 좀 까탈스러워. 말도 많
고 별로 아는 것도 없는 주제에 아는 척은 또 엄청 많이 하고. 아
주 피곤한 스타일이야
이신 (궁금)누군데요?
석현 (손가락 가리키며)나
이신 !
석현 당황했지 지금?
이신 (픽 웃는)진짜 까탈스러운 사람 맞네요
석현 어떻게 진행할지 생각해뒀어?
이신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건 없고.. 기타 솔로 끝난 후에 A파
트에서 가야금 24현을 아르페이지오 스타일로 하면 어떨까.. 이 정
돕니다. 국악기 소리를 더 들어봐야 될거 같아요
석현 (끄덕이는)규원이가 도움이 되긴 해?
이신 .. 네 (웃는)
석현 (보고)다행이네. 근데 요즘 분위기가 좀 바뀐거 같다. 규원
이 영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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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신 네?
석현 (가볍게)규원이 녀석 사람 무장해제 시키는 힘 있잖아. 보
고 있는 이쪽까지 웃게 만들고. 지가 무슨 캔디라구.. (규원이 생각
으로 피식 웃는다)
이신 (웃는 석현이 보는, 살짝 경계심 드는)
석현 아, 이제 그만 가봐야지
이신 네
석현 나도 병실 한 번 둘러보고 갈 테니까 조심히 들어가 (걸음
옮기면)
이신 ! (보다가..망설이는. 석현이 따라간다)
석현 (돌아보며)왜 따라와? 집에 안가?
이신 저도 마지막으로 한 번 둘러불까 해서요.
석현 (본다)뭐?
이신 (무시, 앞서 걷는다)

석현, 하.. 픽하고는 따라간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는 둘.

씬 76. 병실
신이 들어선다. 규원이 없다.
어? 해서 멈칫서는 신.

씬 77. 병원일각
신, 두리번거리며 규원을 찾는다.
규원이 휠체어에 앉은 채 눈 감고 햇빛 쬐고 있다.

이신 (다가와)여기 있었어?
규원 (눈 뜨는)아.. 왔어? 안와두 되는데.. (미안해 할까봐)진짜
괜찮아. 하나도 안 아파. 니 잘못 아니라니까 괜히 신경 쓸 필요,
이신 (써머리 보여주며)봐도 모르겠어. 과외 해줘
규원 그런거였냐? (귀엽게 인상)

신, 픽 웃고 규원이 휠체어 밀면서 간다.

씬 78. 병실
침대에 앉은 규원.
앞 의자에 앉은 신.

규원 (국악개념 설명)한마디로 일정한 길이를 셋으로 나눠서

그 중에 일을 빼고 나머지 삼분의 이 길이를 취하는 방법이랑 삼분
의 이를 다시 나눠서 삼분의 일만큼 더한 걸 취하는 방법, 이걸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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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로 사용해서 12율 을 얻는거야. 여기까지 알겠어?
이신 응 (끄덕.. 그러다 다시 고개 젓는다)아니 모르겠는데
규원 흠.. (한숨)벌써 세 번째 설명했거든?
이신 설명이 너무 지루해서 귀에 안 들어와
규원 뭐?! (흥분했다가 인상)아.. 갈비야
이신 ! 많이 아파?
규원 됐어 (악물고)아무튼 다시 설명해줄테니까 이번엔 제대로
들어! 다시 12율은 삼분 손익법으로 이루어지는데.. 일정한 길이
를 세마디에서 하나를…너땜에 헷갈리잖아!..한마디로 일정한 길
이를 셋으로 나눠서 그중에 삼분의 일을 빼고..
규원, 다시 설명시작한다.
신, 열내는 규원 귀여워 몰래 피식 웃는다.

씬 79. 학교일각
보운과 국악1,2, 준희와 기타 베이스가 걸어온다.

국악1 (돌아보며 살짝 걱정)근데 이렇게 우르르 찾아가도 괜찮

을까? 간호사언니한테 혼나는거 아냐?
보운 어쩔 수없잖아. 다들 보구 싶다구 하니까
준희 (껴들며)언니! 근데 뭐 사갈거야? 치킨 사가자!
기타 병원에서 뭐 먹어도 되나?
준희 안되면.. 밖에서 먹어도 되지?
보운 하긴 규원이는 뭐든 잘 먹으니까 괜찮을거야
국악1 (둘러보며)근데 신이는 어디갔어?
베이스 (고개 젓는)몰라
준희 신이형은 원래 고독한 남자라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해 아!
우리 어제 못한 불꽃놀이 할까?
보운 불꽃놀일 어디서 해?
준희 (히히 웃는)

씬 80. 병실
규원, 써머리 얼굴 앞으로 보며 설명한다.

규원 그러니까 12율명의 기본음이 되는게 황종이야. 이 황종음

높이를 정하는게 황종율관이구,

써머리 내리고 신이 보면, 침대에 엎드려 잠든 신.

태평하게 방심하고 잠든 얼굴.

규원 (기막힌) 잠이 오냐 잠이 와? 세 번씩 얘길해도 못 알아들

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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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원, 울화통 터뜨리는데, 화닥 열리는 병실문.

준희 언니!!!
규원 (깜짝)여준희?

동시에 왁자하게 들어오는 애들.

일동, 규원아 안녕~ 괜찮아? 아프지? 동시에 쏟아지는 말들.
신, 깜짝 놀라 깬다.

준희 어? 형 여깄었어? 치사하게 혼자?

보운 언제 왔어?
이신 (겸연쩍은, 써머리 들어보이며)과외 받으러
규원 근데 어떻게 다 같이 왔어?
보운 규원아 답답하지? 우리,
준희 바람쐬러 갈까 언니?
규원 (얼떨)바람?

씬 81. 학교 건물 옥상(밤)
/바닥에 지랄탄이 치지지직~ 소리를 내며 발광하듯 이리저리 튄
다.
아이들, 소리지르며 불꽃을 피해 겅중겅중 뛴다.
휠체어에 앉은 규원, 이리저리 뛰는 애들 보며 웃고 소리지르고.
/신이 불꽃에 불을 붙인다. 이어 하늘로 펑! 치솟는 불꽃.
일동, 무아지경으로 본다.

규원 예쁘다~
준희 멈추어라! 순간이여! 너는 너무 이쁘도다!

다들, 손에 하나씩 불꽃을 들고 쏘아댄다.

이때 건물 아래에서, “누구야?!! 어떤 놈들이야?!!” 경비아저씨가
소리지른다.

보운 어?! 경비아저씨다!
준희 도망가~~

우왕좌왕하며 후다닥 도망가는 아이들.

신, 규원의 휠체어 밀고 뛴다.

씬 82. 일각(밤)
규원과 도망 온 신, 구석에 숨어서.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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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원 와~ 걸릴 뻔했다
이신 (숨 찬, 주저 앉는)아.. 힘들다
규원 (본다. 땀 송골송골 맺힌 신의 얼굴, 픽 웃는다)수고했어.
많이 힘들었지?
이신 (고개 젓고)후.. 안 걸렸다 (씩 웃는다)
규원 그러게. 걸렸으면 끝장이었는데.. 아까 애들 뛰어가는 거
봤어? 보운이 그 속도로 달렸으면 체력장 때 백미터 십오초안에 들
어왔을텐데 (깔깔웃는)
이신 (웃는 규원이 지그시 보는)
규원 (웃음 머금고 두리번)근데 애들은 어디로 갔지? 안걸리구
다 피했을까?
이신 .. 이규원..
규원 (여전히 시선 다른 곳에)어?
이신 나 좋아하는 거.. 그만두지마
규원 뭐? (돌아보면)

신, 규원의 휠체어 양 손으로 잡고 무릎 굽힌채 규원을 똑바로 마

주본다.

이신 (똑바로 보며)나 좋아하는 거, 그만 두지 말라고

규원 !!

이때 어딘가에서 도망간 애들이 쏘아올린 불꽃이 펑! 하고 터진

다.
놀란 규원의 얼굴에서.

- 8부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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