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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 들 판 (밤 )
인적 끊긴 들판에 끝없이 펼쳐진 메밀꽃밭. 찬 달빛 받은 흰 메밀꽃 처연하다.
흔들리는 메밀꽃밭 한 가운데 장검 한 자루 적막하게 꽂혀 있다.
녹슬고 무뎌진 칼날과 이끼 낀 손잡이가 세월의 흔적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 위로,
삼신E 사 람 의 손 때 나 피 가 묻 은 물 건 에 염 원 이 깃 들 면 .. 도 깨 비 가 된 단 다 ..
숱 한 전 장 에 서 수 천 의 피 를 묻 힌 검 이 제 주 인 의 피 까 지 묻 혔 으 니 오 죽 했 을 까 ..
S#2. 시 장 통 (다 른 날 낮 )
12월 . 재 래 시 장 한 구 석 . 시 금 치 며 시 래 기 등 깔 아 놓 고 푸 성 귀 다 듬 고 있 는 백 발 의 노 파 (삼 신 )
다. 푸성귀와 함께 팔고 있는 싸구려 머리핀, 앤틱한 척 하는 조악한 탁상거울 몇 개, 빗 등등
사이에, 반짝 빛나는 옥가락지 하나.
삼신 고 약 한 신 탁 이 아 닐 수 없 었 지 .. (시 선 들 어 누 군 가 보 며 ) 그 렇 게 불 멸 로 다 시
깨어난 도깨비는 이 세상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으며 지금도 어딘가,
(빡 !) 왜 웃 고 지 랄 이 야 썩 을 것 이 .
보 면 , 좌 판 앞 에 쭈 그 리 고 앉 아 노 파 의 이 야 기 재 밌 게 듣 고 있 는 여 자 (은 탁 모 ),
은탁모 빨간 목도리 하고 있다. 은탁모, 삼신 놀리듯 웃으며,
-1-
삼신 내가 노망이다. 미혼모 앞에서 할 자랑이 아닌데.
은탁모 (눈 흘 기 고 ) 치 못 됐 어 (머 리 핀 내 려 놓 고 )
삼신 시금치 값 깎아줘 배추 값 깎아줘 내가 뭐가 못됐어. 너 버린 그 새끼가 못됐지.
은탁모 그 건 또 그 러 네 . (배 시 시 웃 고 ) 근 데 그 얘 기 너 무 슬 프 다 .
삼신 슬플 것도 쌨다.
은탁모 지독히 낭만적인 저주잖아요. 죽기 위해 신부를 찾아야 한다는 게. 신 못됐다.
(좌 판 일 각 의 옥 반 지 집 어 들 고 구 경 )
삼신 신은 원래 못 됐어. 질투 많고 이기적이고 지만 알아 지만.
은탁모 ..어 떤 놈 이 랑 똑 같 네 . (옥 반 지 원 래 자 리 에 내 려 놓 으 며 ) 그 만 갈 게 요 . 많 이 파 세
요.
담 에 왔 을 때 도 꼭 계 시 고 . (웃 으 며 일 어 서 려 는 데 손 목 확 잡 힌 다 ! 놀 라 보 면 )
삼신 (좀 전 과 는 다 른 묘 한 눈 빛 으 로 ) 생 사 가 오 가 는 순 간 이 오 면 염 원 을 담 아
간절히 빌어. 혹여 마음 약한 어느 신이 듣고 있을지도 모르니.
은탁모 ?!!
S#3. 외 국 / 거 리 노 점 (다 른 날 낮 )
거리 노점에서 샌드위치 집어 드는 한 남자,
테일러드 수트에 행커치프, 고급 가죽구두, 완벽한 모습의 김신이다.
옆의 한 금발남, 복권 몇 장씩 사는 중이다.
김신 (샌 드 위 치 값 계 산 하 며 , 금 발 남 쪽 은 보 지 도 않 고 )
바보짓이다 노란머리 김서방. 그대의 인생엔 일확천금의 운 따위 없다.
금발남 ? (선 명 한 외 국 어 에 도 깨 비 보 면 )
김신 (가 판 대 훑 으 며 ) 이 럴 시 간 도 없 고 . 이 거 . (마 지 막 하 나 남 은 스 타 킹 집 어 건 네
며)
왼 쪽 . (하 고 가 는 )
금발남 ?? (얼 결 에 받 고 , 멀 어 지 는 김 신 뒷 모 습 보 다 , 왼 쪽 으 로 돌 면 !)
급 히 뛰 어 오 던 한 여 자 , 휙 - 보 드 타 고 지 나 가 는 10대 소 년 피 하 려 다 높 은 힐 탓 에 넘 어 진 다 .
금발남 !! (손 에 든 스 타 킹 보 고 , 다 시 김 신 간 쪽 보 면 )
이 미 사 라 지 고 없 는 데 ..!
-2-
S#3-1. 외 국 / 이 국 적 인 거 리 (낮 )
쨍 한 이 국 의 햇 살 이 옛 정 취 (1960년 대 )가 그 대 로 남 아 있 는 블 록 에 부 서 진 다 .
선글라스 쓴 채 샌드위치 들고 뚜벅뚜벅 화보처럼 걸어가는 김신.
S#4. 외 국 / 고 급 주 택 가 (낮 )
샌드위치 든 채 어느 고급 주택 계단 아래 서 있는 김신.
닫 힌 문 뚫 어 져 라 보 는 데 문 벌 컥 열 리 더 니 야 구 모 자 푹 눌 러 쓴 한 소 년 (한 국 인 ),
큰 가방 둘러멘 채 도망치듯 계단 내려오다 김신과 쿵 부딪힌다.
그 반동으로 드러난 소년의 얼굴. 방금 터진 입가와 오래된 멍, 구타의 흔적 역력하다.
그 때 , 문 벌 컥 열 리 고 험 악 한 얼 굴 의 백 인 남 자 소 년 향 해 “너 이 새 끼 !” 고 함 치 며 나 오 다 화 분
에 걸려 계단 아래로 우당탕 구른다. 윽- 갈비뼈 부러져 가슴께 잡고 고통스러워하는 백인남
자.
소년 !!! (그 모 습 보 고 놀 라 도 깨 비 보 면 )
도깨비 이 건 도 시 락 . (들 고 있 던 샌 드 위 치 주 고 ) 얘 기 끝 나 면 학 교 가 .
수 학 17번 문 제 답 은 2가 아 니 고 4야 . 오 늘 시 험 에 서 그 거 하 나 틀 리 길 래 .
소년 당 신 대 체 , 누 구 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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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소년을 바라보는 김신의 얼굴 위로,
김 신 NA 그 는 .. 물 이 고 불 이 고 바 람 이 며 빛 이 자 어 둠 이 다 .
그 리 고 한 때 , 인 간 이 었 다 ..
김 신 NA 백 성 들 은 그 를 신 神이 라 불 렀 다 . 시 뻘 건 피 를 뒤 집 어 쓴 채
적 을 베 고 나 아 가 는 그 는 문 자 그 대 로 의 무 신 武神이 었 다 .
E (와 ~!! 백 성 들 의 환 호 소 리 )
S#6. 저 잣 거 리 (다 른 날 낮 )
따각 따각 경쾌한 말발굽 소리. 개선하는 김신과 부하들이다.
궁으로 향하는 저잣거리를 가득 메운 백성들 기뻐하며 환호한다.
눈 물 흘 리 는 아 낙 , 엎 드 려 절 하 는 노 인 , 군 대 뒤 를 따 르 는 아 이 들 ..
부하들, 찢긴 손으로 부러진 팔로 화답하고, 김신은 부하들의 웃음에 전장의 힘겨움도 잊는
데 ..
S#7. 궁 궐 앞 (낮 )
궁 앞까지 온 김신의 행렬. 그 뒤로 여기까지 함께 걸어온 백성들과,
궁 앞 에 모 인 백 성 들 온 마 음 으 로 “김 신 장 군 만 세 !” “김 신 장 군 만 세 !” 김 신 을 환 영 한 다 .
궁궐 문 앞엔, 궁궐 수비하는 수비군들 죽 서 있다.
/저 높 은 곳 에 서 나 른 하 게 김 신 내 려 다 보 는 어 린 왕 (17)과 왕 에 게 잔 뜩 조 아 린 간 신 (환 관 )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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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다.
김신, 왕 올려다보며, 깊이 숙여 인사하고 말에서 내린다.
부하들도 말에서 내려 궁궐 문 열리기 기다리는 듯 수비군 본다.
부하1 (기 분 좋 아 ) 문 을 열 어 라 ! 개 선 장 군 김 신 장 군 이 시 다 아 ! (하 는 데 )
수비군 김신은 군장을 풀고 어명을 받들라.
김신 ??!! (왕 올 려 다 보 면 !)
왕 (그 저 무 심 한 눈 길 로 내 려 다 보 는 )
부하들 (이 게 무 슨 상 황 이 지 ? 당 황 한 얼 굴 로 김 신 보 면 )
수비군 김신은 군장을 풀고,
김신 들 었 다 . 기 다 려 라 . (덤 덤 히 투 구 벗 고 갑 옷 을 벗 고 군 장 을 푼 다 )
부하들 ! (따 라 서 서 둘 러 군 장 을 푼 다 )
김신 (검 한 자 루 만 챙 겨 들 고 ) 되 었 느 냐 . (하 면 )
수비군 대 역 죄 인 김 신 은 검 을 물 리 고 무 릎 을 꿇 고 어 명 을 받 들 라 !!
김신 ...!!!
부하1 네 이노옴! 대역죄인이라니! 미쳤느냐! 돌았느냐!
부하들 !!!
부하1 장 군 ..!!
김신 .... (차 마 , 이 건 아 니 어 야 합 니 다 , 하 는 눈 빛 으 로 고 개 들 어 왕 올 려 다 보 면 )
왕 (그 런 김 신 의 표 정 즐 기 는 듯 하 고 , 그 런 그 의 귓 가 에 )
간신 (뱀 의 눈 빛 으 로 김 신 내 려 다 보 며 , 뱀 의 혀 로 왕 의 귓 가 에 속 삭 인 다 )
백 성 위 에 왕 王, 왕 위 에 신 神, 그 신 이 김 신 을 일 컫 는 다 합 니 다 .
왕 (그 저 김 신 만 보 는 데 ..)
간신 저자의 끝없는 승전보가 백성을 현혹하고 저자의 권세가 거듭 왕실을
조롱하니, 국법으로 엄히 다스리시옵소서.
왕 (그 저 김 신 만 물 끄 러 미 ..)
수비군 대역죄인 김신은 검을 물리고, 무릎을 꿇고,
김신 (분 노 로 목 소 리 낮 아 지 는 ) 길 을 터 라 . 폐 하 를 뵙 겠 다 .
수비군 (그 기 세 에 눌 려 , 조 금 움 츠 러 들 어 ) 대 역 죄 인 김 신 은 ,
김신 (검 뺄 듯 잡 으 며 ) 막 아 서 면 반 드 시 죽 을 것 이 다 . 길 을 터 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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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신 뒤 의 무 장 해 제 한 부 하 들 에 게 파 바 박 - 꽂 힌 다 . 속 절 없 이 죽 어 나 가 는 김 신 의 부 하 들 ..
김신 !!! (부 하 들 의 죽 어 가 는 모 습 에 눈 에 핏 발 서 는 데 ..!)
부하1 (눈 돌 아 칼 빼 들 고 ) 네 이 놈 드 을 ! 전 장 에 서 오 는 길 이 다 .
오직 주군의 이름으로 사흘 밤낮을 싸웠다! 그 생지옥에서 살아 돌아오는
길 이 란 말 이 다 !! 헌 데 네 놈 들 이 !! 감 히 네 놈 들 이 !!
(분 해 눈 에 서 불 꽃 튀 고 눈 물 툭 툭 떨 어 지 는 데 )
김신 (분 노 에 , 눈 빛 붉 고 ) ..이 들 곁 을 지 켜 라 . 금 방 다 녀 오 마 .
김신 ?!!
김신 !!!
김 신 NA 그는 적의 칼날은 정확하게 보았지만 자신을 향한 어린 왕의 질투와 두려움은
보지 못했다. 그것이, 자신에게 겨눠진 가장 날카로운 칼날이었음을 그는 알지
못했다.
왕비를 향해, 일가친척을 향해, 노비들을 향해, 다시 한 번 궁수들의 활시위 팽팽히 당겨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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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하 .. (울 음 같 은 숨 토 해 내 며 , 왕 비 보 면 !)
왕비 ..가 세 요 장 군 . 저 는 , (울 음 삼 키 고 ) 괜 찮 습 니 다 ..
김신 !!!
왕 (지 금 까 지 표 정 없 던 얼 굴 이 , 분 노 로 일 그 러 지 는 데 !)
김신 저 는 .. 마 마 저 는 , (굵 은 눈 물 툭 툭 떨 어 지 는 데 )
왕비 압 니 다 . 진 정 다 압 니 다 .. 혹 여 이 게 마 지 막 이 면 , 이 또 한 제 운 명 인 겁 니 다 .
그 러 니 가 세 요 .. 멈 추 지 말 고 폐 하 께 가 세 요 장 군 ..
왕 (질 투 에 미 쳐 돌 아 ) 역 모 다 . 저 집 안 의 그 누 구 의 숨 도 , 붙 여 두 지 말 라 . 어 명 이 다 .
그 순 간 , 비 처 럼 쏟 아 지 는 화 살 ! 푹 쓰 러 지 는 왕 비 ..
김신 !!!.. (눈 물 후 두 둑 , 떨 어 지 고 , 피 눈 물 삼 키 며 한 걸 음 더 떼 면 )
이 번 엔 일 가 친 척 들 의 몸 에 날 아 와 박 히 는 화 살 !!
일가친척들 쓰러지자, 벌벌 떨며 서 있는 노비들 보인다. 그 옆에 떨고 있는 어린 아이들 보
이고,
시 종 (40대 ), 맨 앞 에 서 있 다 .
그 들 을 향 해 다 시 팽 팽 히 겨 눠 지 는 활 시 위 ..!
하 .. 차 마 더 는 못 가 고 , 결 국 , 걸 음 멈 추 는 김 신 .
텅 빈 눈으로 뒤돌아보면, 디뎌 온 걸음마다 핏빛 발자국뿐이다.
부 하 1, 흐 흑 , 눈 물 삼 키 며 김 신 의 검 잡 아 그 대 로 김 신 의 가 슴 에 깊 게 찔 러 넣 는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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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컥 뜨 거 운 피 토 하 는 김 신 .. 그 런 김 신 을 꼭 끌 어 안 고 오 열 하 는 부 하 1이 고 ..
흐 흑 , 백 성 들 의 숨 죽 인 통 곡 소 리 .. 참 담 하 다 .
김 신 , 흐 릿 한 의 식 사 이 로 왕 비 의 모 습 찾 는 데 , 왕 비 의 마 지 막 시 선 은 왕 을 향 해 있 다 ..
허 나 , 뒤 도 안 돌 아 보 고 화 려 한 용 포 의 뒷 모 습 으 로 자 리 를 떠 나 는 왕 이 고 ..
왕 비 의 눈 서 서 히 감 기 고 .. 왕 비 의 비 단 옷 과 손 가 락 의 옥 반 지 가 피 로 물 들 어 가 는 데 ..
피 토 하 며 그 모 습 지 켜 보 는 김 신 이 고 ..
S#8. 들 판 (낮 )
들 판 에 버 려 진 채 눈 도 못 감 고 핏 빛 눈 동 자 로 찢 어 질 듯 화 창 한 하 늘 만 올 려 다 보 는 김 신 ..
김 신 의 몸 에 서 흘 러 나 온 붉 은 피 가 흰 들 꽃 잎 을 적 시 고 ..
김 신 의 시 종 (40대 )도 , 백 성 들 도 멀 찍 이 떨 어 져 그 저 ,
“천 지 신 명 님 옥 황 상 제 님 제 발 우 리 장 군 님 을 살 려 주 세 요 .”
“성 황 님 산 신 님 우 리 장 군 님 좀 살 려 주 세 요 .”
“칠 성 님 지 신 님 제 발 우 리 장 군 님 좀 살 려 주 세 요 .”
온갖 신에게 빌며 울뿐 아무도 돕지 못한다.
허나, 모든 것이 허망하기만 한 김신이다.
김신 그 누 구 에 게 도 빌 지 마 라 . ..신 은 듣 고 있 지 않 으 니 .
웅 - 웅 - 가 슴 의 검 이 사 납 게 울 더 니 , 천 천 히 눈 을 감 는 김 신 인 데 ..
김 신 NA 하 루 중 가 장 화 창 한 오 시 午時. 그 는 자 신 이 지 키 던 주 군 의 칼 날 에 죽 었 다 .
/-1. 여 러 해 시 간 경 과 (밤 과 낮 )
김신의 시신 위로 바람이 지나가고 비가 오고 눈이 내린다.
흰 눈 위에 검 하나만 덩그러니 꽂혀 있다. 그때, 흰 나비 한 마리 팔랑 팔랑 검 주변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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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끝 도 없 이 펼 쳐 진 눈 밭 (낮 )
몽환적인 공간이다. 온통 희고 차갑다.
흰 눈 밭에 핏빛 발자국. 보면, 어딘가를 향해 끊임없이 걷고 있는 김신이다.
김신 옆에 흰 나비 팔랑 팔랑 날아다닌다. 작은 나비의 그림자가 때때로 거대하다.
/-3. 다 시 들 판 . (낮 )
팔랑 들판에 꽂혀있는 검 손잡이에 내려앉는 나비.
녹슬고 무뎌진 칼날과 이끼 낀 손잡이가 세월의 흔적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신E 신 과 내 기 라 ..!
보 면 , 세 월 많 이 흐 른 듯 들 판 은 어 느 새 눈 밭 처 럼 흰 메 밀 꽃 밭 으 로 변 해 있 는 데 ...
S#9. 서 울 / 빌 딩 숲 (다 른 날 아 침 )
버드아이 시점으로 서울의 고층 빌딩 숲 보인다.
2월 의 찬 공 기 느 껴 지 며 , 구 름 같 은 안 개 에 잠 식 당 해 신 비 롭 다 ..
S#10. 도 심 횡 단 보 도 (아 침 )
안개가 예사롭지 않다고 느끼는 한 남자, 횡단보도 앞에 서 있다.
자욱한 안개에 신호등 불빛 탁하게 보이고, 인도며 도로, 실루엣만 겨우 보일 정도다.
파란불 켜지자, 남자, 횡단보도 건너는데, 남자의 발자국마다 빠지직, 얼음 언다.
그때, 달려오던 차 한 대 끼익- 쾅! 남자를 들이 받는다!
하지만 남자는 미동도 없고, 마치 기둥에 부딪힌 듯 차만 뒷바퀴 덜렁 들려 멈춘다.
차주 (차 멎 자 마 자 튀 어 내 리 더 니 바 로 남 자 멱 살 잡 으 며 ) 이 런 미 친 새 끼 가 !
눈 까 리 는 장 식 이 냐 ? 뒈 지 고 싶 어 환 장 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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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차 앞머리 남자의 몸 크기만큼 움푹 패여 있다. 남자, 바로 검은 수트에 페도라 든 저승
이다.
차주 (?!) 너 이 새 끼 .. 너 뭐 야 ..!
저승 멧돼지.
차주 뭐?
저승 너는 멧돼지를 받은 것이다.
차주 (우 뚝 굳 더 니 눈 자 위 묘 해 진 다 )
여자 (덜 덜 ) ..말 도 안 돼 .. 왜 저 기 .. 내 가 왜 저 기 ..
여 자 의 덜 덜 떨 리 는 손 .. 트 렁 크 에 서 삐 져 나 온 손 과 같 은 반 지 끼 고 있 다 .
저승, 청첩장 크기의 봉투에서 엽서 하나 꺼내면,
[黃美英 25세 . 戊寅년 乙卯월 己卯일 08시 32분 窒息死] (1998년 2월 1일 08시 32분 )
흰 바탕에 붉은 글씨로 한 줄 쓰여 있는 심플한 명부다.
저승 황 미 영 . 25세 . 계 축 년 정 사 월 을 사 일 신 사 시 출 생 .
무 인 년 을 묘 월 기 묘 일 08시 32분 . 사 인 질 식 사 . (읊 고 , 망 자 보 며 ) 본 인 맞 으 시
죠?
여자 !!!...
S#11. 저 승 의 찻 집 (낮 )
손잡이 없는 중국식 찻잔에 쪼르륵 엽차 따르는 손, 저승이다.
찻집 한쪽 벽 커다란 창문 나 있고, 밖엔 사람들 지나다니고 있다.
그런데 아무도 창문을 바라보거나 아예 창이 있다는 걸 모르는 듯 어딘지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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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 모락 김 피어오르는 차 한 잔 테이블에 내려놓으면, 여자망자 앉아 있다.
Cut to.
다 닦은 찻잔 넣으려고 찬장 여는 저승인데, 위로도 옆으로도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무늬며
색깔 가지각색인 찻잔들. 이 세상의 차원이 아닌 듯 기묘하다. 그러다 문득, 이상한 느낌에
창밖 보면,
/보 스 턴 백 든 한 남 자 창 밖 지 나 간 다 . 바 로 도 깨 비 다 !
저승 ?!!
/도 깨 비 !! (문 득 이 상 한 느 낌 으 로 멈 춰 서 더 니 , 찻 집 향 해 시 선 돌 리 면 !!)
저승 !!! (창 밖 의 사 내 와 눈 이 딱 마 주 친 것 이 다 !! 혹 시 ..) 도 깨 비 ?
/-1. 저 승 의 찻 집 창 밖 (사 실 은 벽 )
도깨비, 어느 벽 앞에 서 있다. 사실은 그 벽이 저승 찻집의 창문이다.
인간들에겐 벽으로 보이는 곳이지만 도깨비의 눈엔 창 안의 저승사자가 보인다.
길가는 이 아무도 없이 적막하다.
도깨비 저승사자?
/-2. 저 승 의 찻 집 안
도깨비 (저 승 의 모 습 발 끝 부 터 머 리 끝 까 지 훑 더 니 ) 매 우 상 스 러 운 갓 을 썼 군 .
저승 (빡 !)
/-3. 저 승 의 찻 집 창 밖 (사 실 은 벽 )
도깨비, 무심한 얼굴로 가던 길 간다.
창 안 의 저 승 사 자 , 빡 친 얼 굴 로 가 는 도 깨 비 보 는 데 ..
S#12. 도 깨 비 집 / 마 당 (낮 ) → 삭 제 .
S#13. 도 깨 비 집 / 거 실 (낮 )
툭, 툭, 저절로 켜지는 촛불들! 실내 밝아지면, 보스턴 백 들고 서 있는 도깨비다.
아치형 창문, 높은 천장, 천장에 빼곡한 크리스털 샹들리에, 오래된 괘종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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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때 묻 은 등 잔 , 제 각 각 키 다 른 양 초 들 과 의 자 , 테 이 블 , 장 식 장 등 100년 은 족 히 넘 은
가구들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인상을 준다.
20년 만 에 돌 아 온 집 둘 러 보 던 도 깨 비 , 일 각 에 보 스 턴 백 내 려 놓 고 뚜 벅 뚜 벅 창 가 로 가 더 니 ,
/-1. 도 깨 비 집 전 경 (낮 )
울창한 나무들 숲처럼 우거진 속에, 클래식한 저택의 모습 보이고,
저 택 창 가 에 서 서 그 리 웠 던 듯 창 밖 풍 경 보 는 도 깨 비 보 이 는 데 .. 그 때 ,
유회장E 나 으 리 ..!
/-2. 도 깨 비 집 / 거 실 (낮 )
도 깨 비 , 돌 아 보 면 , 60대 의 유 회 장 (시 종 11)과 덕 화 (대 여 섯 살 어 린 아 이 ) 서 있 다 .
유회장 이 십 년 만 에 , (반 가 움 에 목 메 이 고 ) 뵙 습 니 다 . 그 간 무 고 하 셨 습 니 까 나 으 리 .
도깨비 (끄 덕 , 표 정 편 해 지 며 ) 그 대 도 무 탈 하 였 는 가 .
유회장 전 많이 늙었지요. 나으리는 여전히 멋지십니다.
덕화 (도 깨 비 아 래 위 쭉 매 의 눈 으 로 훑 더 니 , 한 껏 올 려 다 보 며 ) 별 로 안 멋 진 데 ?
도깨비 (띵 ! 내 려 다 보 면 )
노 란 유 치 원 복 에 모 자 쓰 고 있 고 , 명 찰 에 ‘유 덕 화 ’ 쓰 여 있 다 .
유회장 이 놈 ! (하 고 ) 서 신 으 로 아 뢰 었 던 그 손 주 놈 입 니 다 . (덕 화 에 게 ) 인 사 올 리 거 라 .
덕화 이 아저씨 누군데?
도깨비 니가 덕화구나. 나는 그대의 삼촌이었다가 형제였다가 아들이었다가
손 자 가 될 사 람 이 다 . (무 릎 굽 혀 눈 높 이 맞 춰 앉 으 며 ) 잘 부 탁 한 다 .
덕화 그 게 뭐 야 . (팔 짱 끼 며 ) 점 점 수 상 해 .
유회장 이 노 옴 ! 송 구 합 니 다 . 4대 독 자 라 오 냐 오 냐 했 더 니 ..
도깨비 !! (덕 화 얼 굴 그 제 야 제 대 로 본 듯 ) 헌 데 넌 ..
덕화 나 왜?
도깨비 (눈 빛 아 련 해 져 ) 고 려 에 서 태 어 나 이 국 땅 에 잠 든 이 가 있 었 다 .
그 대 의 먼 조 상 이 다 . 그 아 이 와 꼭 닮 았 구 나 ..
덕화 어디가? 그 조상 잘생겼어?
유회장 이노오옴! 어디서 이런 놈이 났는지 면목 없습니다 나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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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괘념치 말아라. 그대 가문의 그 누구도 실망스러웠던 적 없으니.
덕화 근데 삼촌 왜 자꾸 우리 할아버지한테 반말해? 죽을래?
도깨비 (띵 !)
유회장 (헉 !) 주 , 죽 여 주 시 옵 소 서 나 으 리 ..
시종E ..나 으 리 ..
S#14. 고 층 빌 딩 옥 상 (밤 ) → 삭 제 .
S#15. (과 거 회 상 ) 벌 판 (밤 )
덕 화 와 꼭 닮 은 한 소 년 . 초 로 의 한 노 인 (70대 )의 손 꼭 잡 고 녹 슨 검 앞 에 서 있 다 .
바로, 최조의 시종과 그의 손자다.
녹 슬 고 무 뎌 진 칼 날 , 이 끼 낀 손 잡 이 , 칼 날 을 타 고 오 른 나 팔 꽃 넝 쿨 이 30년 세 월 을 말 해 준 다 .
시종 너 무 늦 게 와 송 구 합 니 다 나 으 리 . 소 인 .. 몇 해 앓 았 습 니 다 .
시종 (눈 물 고 이 고 , 마 지 막 숨 처 럼 ) 전 이 제 갈 모 양 입 니 다 .
이 제 부 턴 이 아 이 가 나 으 리 를 모 실 것 입 니 다 .. 손 주 놈 입 니 다 . (머 리 쓰 담 하 면 )
손자 (말 똥 한 눈 으 로 할 아 버 지 의 얼 굴 과 녹 슨 검 보 며 ) 이 칼 이 .. 나 으 리 예 요 할 아 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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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장 의 수 많 은 시 체 들 ..
S#16. 궁 궐 / 침 전 (밤 )
누 군 가 (대 군 )의 귓 가 에 여 전 히 뱀 의 혀 놀 리 고 있 는 간 신 의 입 술 보 인 다 .
바삐 움직이던 입, 갑자기 뚝 멈춘다. 거대한 그림자 지며 화면 넓어지면,
침전 한바닥을 뒤덮을 정도로 거대한 도깨비의 그림자가 두 사람 덮치고 있다.
도깨비 내 가 .. 늦 었 구 나 ..
대 군 , “여 , 여 봐 라 ! 게 아 무 도 없 느 냐 !” 뒷 걸 음 으 로 , 네 발 로 버 둥 버 둥 도 망 치 고 ,
간신은 컥컥! 버둥버둥 난린데, 도깨비, 왕에게서 시선 떼지도 않고,
으드득, 손에 힘주어 간신 목을 부러뜨리고 휙- 집어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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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왕 이 .. 죽 었 구 나 ..
허 망 한 복 수 가 끝 난 침 전 , 고 요 하 다 . 염 습 된 선 왕 의 모 습 만 바 라 보 고 선 도 깨 빈 데 ..
S#17. 들 판 (다 음 날 새 벽 )
도깨비, 핏빛 여명을 뒤로한 채 다시 들판으로 돌아와 보면, 작은 돌탑 하나 생겨있다. 시종
이 죽은 것이다. 어린 손자 흑흑 울며 작은 손으로 돌탑 쌓아올리고 있다. 손에 피멍 다 들어
있 다 ..
도깨비 !!!
도깨비 자 네 가 내 가 받 는 .. 첫 번 째 벌 인 모 양 이 다 .. (눈 가 시 뻘 게 지 는 데 )
손자 절 .. 받 으 십 시 오 . (피 멍 든 손 으 로 도 깨 비 에 게 절 올 린 다 )
도깨비 (천 천 히 일 어 나 그 런 손 자 내 려 다 보 면 )
손자 (두 려 운 목 소 리 로 ) 이 제 부 터 제 가 모 시 겠 습 니 다 . 할 아 버 지 유 언 이 셨 습 니 다 ..
도깨비 (가 만 히 보 다 가 ) 복 수 에 눈 멀 어 .. 어 찌 지 냈 는 지 안 부 한 마 디 건 네 지 못 하 였 다 ..
그 래 도 , ..그 리 해 주 겠 느 냐 .
구 척 의 도 깨 비 와 키 작 은 손 자 는 그 렇 게 서 로 를 바 라 보 는 데 ..
S#18. 바 다 위 (다 른 날 밤 )
망망대해. 거센 파도를 밀치고 나가는 범선 한 척 보이고
S#19. 배 안 (밤 )
새까만 하늘에 보석을 뿌려놓은 듯 쏟아질 듯 떠 있는 별들.
손자, 넋을 놓고 별들 보고 있다가, 그런 자신을 바라보는 도깨비와 눈 마주치자,
손자 (무 안 한 듯 ) ..속 도 없 이 이 런 풍 경 을 보 니 좋 습 니 다 .
도깨비 (마 음 아 프 고 ) 나 는 니 가 속 도 없 이 이 런 풍 경 을 보 는 것 이 좋 다 . (쓸 쓸 히 웃 으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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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은 끼리끼리 모여 저녁 먹는 중이다. 손자, 그 모습 보며 꿀꺽 침 삼킨다.
도깨비, 그 모습 발견하고 보따리에서 주먹밥 꺼내 내밀면,
손자 와 .. (박 수 친 다 )
도깨비 (눈 빛 사 나 와 지 며 ) 아 이 를 내 려 놓 아 라 . 그 럼 목 숨 만 은 살 려 주 마 .
고려상인 파도가 수상한 게 암만 봐도 이 배에 부정한 놈이 탄 것 같거든. 바로 네 놈.
(동 료 에 게 , 아 랍 어 ) 이 놈 은 노 예 로 팔 거 니 까 팔 다 리 는 성 하 게 두 고 ,
(손 자 턱 짓 ) 애 는 던 져 버 려 .
외국상인 (1초 의 망 설 임 도 없 이 손 자 를 휙 - 바 다 로 던 져 버 린 다 !!)
도깨비 !!! (분 노 한 얼 굴 로 일 어 서 면 !)
상 인 1,2,3,4, 칼 꺼 내 들 고 , “(아 랍 어 )묶 어 ” 하 며 다 가 오 는 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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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분 노 에 , 눈 에 핏 발 서 며 ) 인 간 이 짐 승 만 도 못 하 면 어 찌 되 는 줄 아 느 냐 .
도깨비 (차 갑 고 서 늘 하 게 ) 분 노 한 신 을 만 나 게 되 는 것 이 다 .
이 내 도 깨 비 의 몸 푸 른 불 꽃 으 로 이 글 거 린 다 ! 누 군 가 , “도 .. 도 깨 비 다 !” 비 명 지 른 다 .
상인들 혼비백산해, 비명 질러대는데, 도깨비, 비바람 휘몰아쳐 돛대 우지끈 부러져나간다.
순식간에 수직으로 기우는 배. 주륵 미끄러져 물속으로 날아가 처박히는 상인들.
반 이 상 처 박 히 고 반 은 겨 우 배 여 기 저 기 매 달 려 살 려 달 라 며 울 부 짖 는 데 ..
도깨비, 수직으로 기울어가는 배를 저벅 저벅 걸어 내려가며 바다 향해 손 뻗으면,
거대한 물기둥 생겨나 도깨비의 손으로 날아오는데,
칼날이며 손잡이며 도깨비의 가슴에 꽂힌 검 모양이다!
도 깨 비 , 물 로 만 든 검 확 내 리 쳐 배 를 두 동 강 내 버 리 는 데 !!
S#20. 바 다 속 (밤 )
꽃잎처럼 나폴 나폴 가라앉고 있는 손자.
저 위 물 수면 보이는데, 슝- 하고 들어오는 누군가, 도깨비다.
가 라 앉 는 손 자 에 게 빛 으 로 다 가 와 손 자 안 고 또 다 시 빛 으 로 수 면 향 해 , 이 내 하 늘 로 ..
동 강 난 배 의 파 편 들 둥 둥 떠 다 니 는 수 면 보 이 고 ..
수 면 위 , 비 현 실 적 인 붉 고 커 다 란 달 보 이 고 ..
S#21. 다 시 현 재 , 고 층 빌 딩 옥 상 (밤 )
비 현 실 적 으 로 커 다 랗 게 뜬 붉 은 달 아 래 , 쓸 쓸 한 모 습 으 로 앉 아 있 는 도 깨 비 ..
도깨비 속 도 없 이 , (사 이 ) 돌 아 오 니 좋 구 나 .. (씁 쓸 한 얼 굴 로 맥 주 마 시 는 데 )
E (급 브 레 이 크 ) 끼 익 --!!!
도깨비 (흘 끗 내 려 다 보 면 )
S#22. 대 로 변 (밤 )
인적 드문 거리, 신호 무시하고 달려오던 차 한 대, 속력을 줄이지 못해 눈길에 미끄러지며
-17-
그 대 로 쾅 !!! 한 여 자 를 들 이 받 는 다 ! 붕 떠 선 바 닥 에 쿵 떨 어 지 는 단 발 머 리 여 자 (은 탁 모 ). 뺑 소
니 차, 이내 후진해 요란하게 사라지고. 굉음 멀어지면서 점차 도로 위로 물드는 여자의 붉은
피 ..
생 과 사 의 기 로 에 서 점 점 가 빠 지 는 여 자 의 숨 소 리 ..
은탁모E 살 려 주 세 요 .. 제 발 살 려 주 세 요 ..
S#23. 고 층 빌 딩 옥 상 (밤 )
도깨비에겐 여자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피와 괴로운 숨소리 생생히 보이고 들리지만
그저 눈도 깜짝 않고 한갓지게 맥주나 넘길 뿐이다.
그 때 다 시 들 리 는 여 자 의 간 절 한 기 도 소 리 ..
은탁모E 신 이 있 다 면 제 발 .. 저 좀 살 려 주 세 요 ..
도깨비 (시 선 돌 려 괜 히 멀 리 야 경 보 며 맥 주 만 )
은탁모E 살 려 주 세 요 .. 아 무 나 라 도 제 발 요 ..
순 간 , 끙 .. 도 깨 비 이 내 고 층 빌 딩 아 래 로 날 개 를 접 은 새 처 럼 몸 을 날 린 다 !
다음 순간, 도깨비의 몸 어느새 거대한 푸른색 불덩이로 변하며 쏜살같이 아래로 날아가더니,
S#24. 대 로 변 (밤 )
죽 어 가 는 여 자 의 앞 에 가 볍 게 내 려 앉 는 다 . 온 몸 을 감 싼 푸 른 불 꽃 서 서 히 사 라 지 고 ..
나 른 한 도 깨 비 의 눈 빛 에 비 친 여 자 , 노 파 와 이 야 기 하 던 그 여 자 (은 탁 모 )다 .
2월 이 라 은 탁 모 의 임 신 한 배 는 티 가 나 지 않 는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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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두 사람 주변의 수많은 벚꽃나무들 생기 얻으며 만개한다.
흰 눈 으 로 덮 인 거 리 위 에 생 생 한 꽃 나 무 들 .. 신 비 하 고 아 름 답 다 .
그 때 바 람 훅 불 자 후 두 둑 비 처 럼 쏟 아 지 는 벚 꽃 잎 들 .. 은 탁 모 몸 위 로 쏟 아 져 내 린 다 .
도깨비, 이미 사라지고 없다.
/-1. (시 간 경 과 ) 밤
뚜벅 뚜벅, 흩뿌려진 꽃잎들 밟으며 걸어오는 구둣발.
흰 눈 위 에 뿌 려 진 여 자 (은 탁 모 )의 새 빨 간 핏 자 국 과 벚 꽃 잎 들 위 로 긴 그 림 자 하 나 생 긴 다 .
보면, 페도라 쓴 저승이다. 손엔 뜯긴 봉투 두 개 들려 있다.
저승, 의아한 얼굴로 핏자국 보다가, 손에 든 봉투에서 반쯤 꺼내진 엽서 다시 살펴본다.
[池蓮 熙. 27세 . 戊寅년 甲寅월 壬辰일 21시 05분 事故死]
[無名. 0세 . 戊寅년 庚辰월 壬辰일 21시 05분 事故死] (1998년 2월 14일 21시 5분 사 고 사 )
시계 보면 딱 정확한 시간이다.
저승 (의 미 심 장 ) 눈 과 피 와 , (돌 아 보 며 ) 꽃 이 라 ..
만 개 한 벚 꽃 나 무 들 . 바 람 결 에 흔 들 리 며 잎 들 눈 처 럼 떨 어 지 고 있 고 ..
은탁모E 악 ! (비 명 소 리 )
S#25. 병 원 / 산 부 인 과 병 실 (다 른 날 밤 )
악몽에서 깨는 듯 비명 지르며 눈뜨는 은탁모. 단발이던 머리 어깨 넘게 자랐다.
그때, 포대기에 감싸인 갓난아이 안은 간호사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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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6. 바 닷 가 (다 른 날 낮 )
꽃 잎 나 폴 나 폴 초 가 을 의 햇 살 쨍 한 바 닷 가 를 지 나 ..
S#27. 바 다 마 을 / 어 린 은 탁 집 (낮 )
바 다 보 이 는 언 덕 의 작 은 집 마 당 . <8년 후 > 자 막 찍 힌 다 .
여자, 등 보인 채 건조대에 미역 다시마 등 널고 있고,
그 옆에 등 보인 채 앉아 농협 부채 들고 생선에 꼬이는 파리 쫓는 여자아이.
바 람 결 에 아 이 의 뒷 머 리 살 풋 들 리 며 낙 인 드 러 난 다 . 보 면 , 9살 된 은 탁 이 다 .
그 바람에 함께 나폴 나폴 은탁의 눈앞으로 날아오는 벚꽃 잎 한 장.
은탁 ?!! (가 만 히 손 바 닥 내 밀 어 벚 꽃 잎 손 에 받 는 다 )
은탁모 (고 개 도 안 들 고 건 조 대 에 미 역 널 며 ) 우 리 은 탁 이 이 번 생 일 엔 떡 뭐 해 줄 까 ?
은탁 (가 만 히 손 바 닥 위 의 꽃 잎 만 )
은탁모 꿀떡? 무지개떡?
은탁 (꽃 잎 꼭 쥐 고 ) 엄 마 . 나 이 제 잔 치 말 고 파 티 하 면 안 돼 요 ?
은탁모 (그 제 야 보 며 ) 뭐 가 다 른 데 ?
은탁 떡이 케이크로 달라지죠. 나도 촛불 불고 소원 빌고 싶어요.
떡에다가 소원 비니까 아무래도 안 듣는 거 같아요.
은탁모 (빵 터 져 서 ) 푸 하 하 . 엄 마 가 생 각 을 못 했 어 . 엄 만 너 떡 좋 아 하 니 까 떡 했 지 .
그래. 올해부턴 파티하자 케이크 놓고.
은탁 (신 나 서 ) 우 와 !!! 엄 마 최 고 !!! (하 다 ) 어 ? 강 아 지 다 .
은탁모 (?) 강 아 지 ?
은탁 (쪼 르 르 달 려 가 더 니 강 아 지 쓰 다 듬 는 데 )
은탁모 (허 공 쓰 다 듬 는 모 습 이 고 )
은탁 (은 탁 에 겐 보 이 고 . 손 펴 서 꽃 잎 보 이 며 ) 이 거 봐 라 ? 봄 이 다 시 왔 다 ? 신 기 하 지 .
은탁모 (표 정 어 둡 다 ...)
S#28. 어 린 은 탁 집 (밤 )
문 드르륵 열고 속셈학원 이름 프린팅 된 가방 메고 들어와 부엌 댓돌에 신발 벗으며,
은탁 에 고 힘 들 다 . 엄 마 나 오 늘 영 어 백 점 받 았 어 요 . 머 리 너 -무 써 서 완 전 피 곤 해 요 .
-20-
방 가운데 작은 상에 케이크 놓여 있다.
은탁모 (슬 픈 눈 빛 으 로 끄 덕 ) 응 .. 얼 른 와 서 앉 아 . 촛 불 켜 구 .
은탁 (??) 내 가 켜 도 돼 요 ?
은탁모 우리 은탁이 이제 다 커서 할 수 있어.
은탁 맞 다 . (으 쓱 ) 나 이 제 아 홉 살 이 지 ? 영 어 도 백 점 맞 는 데 이 런 건 식 은 죽 먹 기 지 .
(신 나 서 성 냥 그 어 촛 불 켜 초 에 불 붙 인 다 )
은탁모 하하. 그런 말은 또 어디서 배웠어?
은탁 엄만 몰라도 돼요. 저 그냥 이 사람 저 사람 말 되게 잘 배워요. 저 아무래도 천
재,
(하 다 , ??? 하 다 ...!!! 엄 마 얼 굴 뚫 어 져 라 보 는 )
일 렁 이 는 촛 불 너 머 로 보 이 는 은 탁 모 의 얼 굴 왠 지 모 르 게 흐 릿 한 데 ...
/-1. 병 원 복 도 (밤 )
길에서 쓰러진 듯 베드에 누여 응급실 실려 가는 은탁모.
/-2. 다 시 , 어 린 은 탁 집 (밤 )
눈 물 콧 물 범 벅 에 히 끅 울 고 있 는 은 탁 과 하 릴 없 이 슬 프 고 아 픈 은 탁 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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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탁모 밤엔 추워. 목도리 하구. 슈퍼 할머니한테 같이 가달라고 하고.
슈퍼 할머니네 찾아갈 수 있지?
은탁 (끄 덕 , 울 음 섞 여 ) 세 탁 소 골 목 .. 흑 .. 내 려 가 서 바 로 오 른 쪽 ..
은탁모 아 유 똑 똑 해 라 우 리 강 아 지 .. 앞 으 론 절 대 영 혼 들 이 랑 눈 마 주 치 지 말 고 . 알 았
지?
은탁 (꺽 꺽 울 며 ) 미 안 해 요 엄 마 . 그 런 거 봐 서 요 .
근데 내가 그런 거 봐서 이렇게 엄마도 볼 수 있는 거니깐 난 그냥 괜찮아요.
은탁모 (흐 흑 울 음 터 지 고 ..) 그 래 . 이 렇 게 엄 마 봐 줘 서 .. 고 마 워 .
엄 마 이 제 가 야 할 것 같 아 .. 사 랑 한 다 우 리 강 아 지 ..
은탁 (철 철 울 며 ) 나 도 요 . 나 도 사 랑 해 요 엄 마 . 엄 마 안 녕 .. 엄 마 잘 가 요 .
엄 마 꼭 천 국 가 요 .. 네 ? 엄 마 꼭 , 꼭 ..
하 는 데 , 흐 릿 해 져 서 완 전 히 사 라 지 는 은 탁 모 고 ..
“엄 마 -!!”하 며 , 바 닥 에 엎 어 져 더 서 럽 게 엉 엉 우 는 은 탁 인 데 . 울 음 위 로 전 화 벨 울 린 다 .
겨 우 기 어 가 울 면 서 수 화 기 들 고 말 을 못 잇 고 그 저 엉 엉 우 는 은 탁 인 데 ..
은 탁 방 문 열 고 나 가 면 , 순 간 촛 불 다 녹 아 훅 꺼 져 버 리 는 데 ..
S#29. 시 장 통 (밤 )
9년 전 처 럼 같 은 자 리 에 서 푸 성 귀 다 듬 는 삼 신 과 그 앞 에 앉 아 도 와 주 는 여 자 , 은 탁 모 다 .
-22-
삼신 (쳐 다 보 지 도 않 고 푸 성 귀 다 듬 으 며 ) 지 랄 한 다 . 니 딸 년 을 내 가 왜 .
은탁모 치 .. 그 냥 오 다 가 다 요 . 배 추 남 으 면 좀 주 구 . 시 금 치 도 좀 주 구 ..
삼신 그러게 그때 같이 죽지 뭐 하러 더 살아가지고.
은탁모 못됐어. 할머니가 알려줬잖아요. 간절히 빌라고.
삼신 그 말을 믿는 년이 다 있네.
은탁모 그 말 믿은 덕에 좀 더 살다 가요. 고마웠어요 할머니.
삼신 (묵 묵 히 푸 성 귀 만 )
은탁모 인사할라고 왔지. 저 가요.
은 탁 모 , 다 시 흐 릿 해 져 서 사 라 진 다 . 그 저 푸 성 귀 만 다 듬 는 삼 신 이 고 ..
S#30. 어 린 은 탁 집 (밤 )
은탁, 눈물 못 그쳐 꺽꺽 흐느끼며 댓돌에 신발 신는데
불투명한 부엌 유리창 너머로 검은 사람 그림자 하나 있다. 아무 것도 모른 채 문 여는 은탁
인데,
/-1. 집 앞 (밤 )
그 앞에 페도라 쓴 저승 딱 서 있다! 은탁, 울음에 어깨 들썩이며 저승과 눈 딱 마주치는데!
저승 ??? (지 금 얘 나 랑 눈 마 주 친 거 야 ?)
은탁 아저씨 누구세요?
저승 (!!!) 너 , 내 가 보 여 ?
은탁 !! (그 순 간 아 차 싶 다 . 사 람 이 아 니 구 나 ..) 아 목 도 리 . 목 도 리 안 했 다 .
엄 마 한 테 혼 나 겠 다 . (다 시 들 어 가 려 는 데 )
저승 했는데 목도리.
은탁 (반 사 적 으 로 목 도 리 에 손 가 져 갔 다 가 악 ! 눈 질 끈 감 고 )
저승 여 기 가 지 연 희 씨 댁 이 지 ? 병 원 에 안 계 셔 서 왔 거 든 . (갸 웃 )
근 데 넌 어 째 서 태 어 나 지 못 했 을 애 가 .. (하 다 퍼 뜩 )
>>인 서 트 플 래 시 백 .
8년 전 피 로 물 든 눈 길 위 . ‘지 연 희 ’ 밑 에 있 던 ‘무 명 0세 ’ 떠 올 리 는 저 승 .
저승 (그 무 명 이 이 아 이 구 나 ) 혹 시 너 올 해 아 홉 살 됐 니 ?
은탁 (고 개 푹 숙 인 채 눈 물 만 툭 툭 , 아 이 는 아 이 고 ) 나 아 저 씨 하 나 도 안 보 이 는 데 ..?
저승 (그 런 은 탁 가 만 히 보 다 가 미 간 좁 히 며 ) 그 런 데 .. 여 긴 어 쩐 일 이 세 요 ?
-23-
은탁 ?.. (같 이 시 선 따 라 가 보 면 ) !
저승 뒤로 삼신, 배추 한 포기 든 채 딱 서 있다.
삼신 가 ! 이 아 인 놔 두 고 ! (저 승 혼 내 면 )
은탁 할 머 니 .. (달 려 가 삼 신 뒤 로 숨 는 )
저승 이거 업무방해예요.
삼신 업무방해 같은 소리 하고 있다. 언제 적 일을 지금에 와서 하고 있어?
저승 지금이라도 하게 됐으니 다행이죠. 저 지금 시간 없어요.
삼신 거야 니 사정이고. 얘가 명부에 있어? 그때 그 아인 무명이지만 얘는 이름이 있
어.
가서 이 아이 이름 적힌 명부 있음 가져와 봐. 그럼 내줄 테니까.
저승 (짜 증 !) 명 부 계 협 조 받 으 려 면 9년 치 증 빙 다 올 려 야 해 요 .
아 실 만 한 분 이 , 후 .. 또 보 자 꼬 마 야 .
은탁 할 머 니 엄 마 가 요 ..,
삼신 알아. 그건 헐 수 없어. 너나 살어. 얼른 이사 가. 삼일 안에. 그래야 널 못 찾아.
저승사자랑 눈 마주쳐서 여긴 더 살면 안 돼.
은탁 이 사 가 면 못 찾 아 요 ..?
삼신 못 찾아. 그래서 집터가 중요한 거야. 오늘 자정 지나면 장례식장에 남자 하나
에
여자 둘이 찾아올 거야. 그것들 따라가. 고생은 하겠지만 다른 선택이 없다 넌.
은탁 (끄 덕 ) 근 데 이 런 거 왜 알 려 주 세 요 ?
삼신 (보 다 가 ) 이 뻐 서 . 너 점 지 할 때 행 복 했 거 든 .
은탁 ?? (말 똥 하 게 눈 뜨 고 보 는 데 )
삼신 이 건 생 일 선 물 . (배 추 주 고 가 는 )
은탁 (배 추 한 포 기 든 채 삼 신 의 뒷 모 습 보 는 데 ...)
S#31. 시 장 통 (다 른 날 낮 )
주름진 삼신, 구부정한 허리고 시장통 지나가고 있다.
그 때 반 대 편 에 서 걸 어 오 는 중 학 교 교 복 에 운 동 화 신 은 소 년 , 가 슴 에 ‘유 덕 화 ’ 명 찰 달 고 있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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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화와 삼신, 서로 점차 가까워지며 묘한 눈빛 마주친다. 그렇게 서로 스쳐가는 순간,
삼 신 은 빨 간 립 스 틱 , 새 까 만 머 리 , 잘 록 한 허 리 , 빨 간 하 이 힐 의 S라 인 섹 시 녀 로 !
덕 화 는 명 품 수 제 화 , 명 품 셔 츠 , 롤 렉 스 시 계 , 담 뱃 갑 든 20대 중 반 청 년 으 로 !
그렇게 서로 반대편으로 멀어지나 했는데,
덕화 저기요.
삼신 (섹 시 하 게 돌 아 보 면 )
덕화 우리 술 한잔 할래요?
삼신 좋죠.
또 한 번 묘 한 눈 빛 오 가 는 두 사 람 인 데 .. 그 런 두 사 람 위 로 , 후 둑 후 둑 빗 방 울 떨 어 지 고 ..
S#32. 은 탁 학 교 전 경 (다 른 날 낮 )
비 내리는 전경 위로,
E (점 심 시 간 알 리 는 종 소 리 )
S#33. 은 탁 학 교 / 식 당 (낮 )
학생들, 어딘가 흘끗흘끗 보며 지들끼리 수군거린다.
바로 열아홉 살 여고생이 된 은탁이다. 은탁, 혼자 밥 먹고 있다.
S#34. 거 리 (낮 )
우 산 도 없 이 후 드 뒤 집 어 쓰 고 빨 간 목 도 리 (엄 마 가 준 ) 둘 둘 만 채 한 앞 만 보 고 걷 고 있 는 은
탁.
귀에는 이어폰. 좋아하는 라디오 듣는 중이다. 그때 들리는 기괴한 목소리.
처녀귀신E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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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탁 (늘 있 는 일 인 듯 대 꾸 도 않 고 계 속 앞 만 보 고 걷 는 다 .)
아나운서F 오 늘 끝 곡 이 네 요 . ‘위 너 ’가 부 릅 니 다 . ‘사 랑 가 시 ’
처녀귀신 얘. 너 도깨비 신부라며?
은탁 (안 보 이 는 척 , 노 래 따 라 부 르 는 , ♬) 그 대 내 게 서 떠 나 가 줘 요 . 아 무 런 말 없 이 .
처녀귀신 얘. 너 나 보이잖아.
은탁 (애 써 무 시 , 노 래 만 , ♬) 그 예 쁜 입 술 꾹 닫 아 줘 요 . 괴 롭 히 지 말 아 줘 .
처녀귀신 얘. 너 나랑 같이 가자. 너무 쓸쓸하고 외로워서 그래. 음?
은탁 (계 속 앞 만 보 며 , ♬) 어 둠 을 삼 킬 만 큼 아 름 다 웠 던 그 흔 적 들 없 이 ,
처녀귀신 얘 . 너 왜 자 꾸 안 보 이 는 척 해 ? (하 면 서 확 - 은 탁 코 앞 까 지 와 본 모 습 -무 섭 고
괴 기 스 러 운 - 보 이 며 찢 어 지 는 목 소 리 로 ) 이 나 쁜 년 아 !!!
은탁 (눈 질 끈 감 으 며 ) 아 , 비 주 얼 진 짜 .. (확 눈 뜨 고 째 려 보 면 )
처녀귀신 봐 . 다 보 이 면 서 . (비 웃 다 가 , 은 탁 너 머 무 언 가 발 견 하 고 사 색 !)
너 정 말 이 구 나 .. 미 안 해 ..! 미 안 했 어 미 안 해 ! (검 은 연 기 로 확 사 라 진 다 !)
은탁 (?!) 아 뭔 사 과 를 앞 도 뒤 도 없 이 ,
도깨비 ??!! (뭐 지 ? 왜 지 ? 왜 하 나 도 안 보 이 지 저 애 는 ? 은 탁 돌 아 보 는 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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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 른 거 리 (낮 )
은 탁 , 커 피 숍 을 지 나 고 .. 은 행 을 지 나 고 .. 편 의 점 을 지 나 고 ..
은 탁 은 알 지 못 한 다 .. 그 모 든 곳 에 서 김 신 이 지 켜 보 고 있 다 는 걸 ..
/도 깨 비 , 커 피 숍 창 가 에 앉 아 , 은 행 창 가 에 서 서 , 편 의 점 창 쪽 바 에 서 은 탁 을 지 켜 보 는 데 ..
S#35. 거 리 2 (낮 )
터 덜 터 덜 걷 던 은 탁 , 무 언 가 발 견 하 고 숨 멎 을 듯 한 얼 굴 로 멈 춰 선 다 !!
보 면 , 저 만 치 앞 에 딱 서 있 는 남 자 , 도 깨 비 다 !!!
은탁 ??!!! (분 명 아 까 저 쪽 으 로 .. 자 신 이 돌 아 왔 던 길 되 돌 아 보 고 다 시 남 자 보 면 !)
두 사 람 사 이 지 나 는 우 산 들 , 빗 방 울 들 빠 르 게 흘 러 가 고 .. 두 사 람 의 시 간 만 느 리 게 흐 른 다 .
도깨비, 건조하게 그런 은탁 보고 서 있을 뿐이다.
은탁, 바로 눈 내리깔고, 도깨비 안 보이는 척 도깨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간다.
두 사 람 의 거 리 점 점 가 까 워 지 고 .. 은 탁 은 또 다 시 도 깨 비 를 스 쳐 지 나 는 데 ..
험 하 게 죽 은 귀 신 이 구 나 .. 최 대 한 눈 안 마 주 친 척 , 안 보 이 는 척 지 나 가 는 은 탁 이 고 ..
도 깨 비 , 그 런 은 탁 의 태 도 느 꼈 지 만 , 돌 아 보 지 않 고 ..
허 나 그 자 리 쉽 게 떠 나 지 도 못 하 는 데 ..
S#36. 도 깨 비 집 / 거 실 (밤 )
어 둠 속 에 가 만 히 앉 아 있 는 도 깨 비 . 은 탁 생 각 . 뭐 였 을 까 그 아 이 는 ..
그 때 , 칙 -하 고 등 잔 에 밝 혀 지 는 불 빛 , 불 밝 히 고 돌 아 서 는 유 회 장 , 어 느 새 80대 의 노 인 이 다 .
유회장 불도 안 켜시고.
도깨비 ..생 각 이 깊 었 었 네 . (유 회 장 의 주 름 진 얼 굴 가 만 히 보 는 데 )
유회장 (여 권 과 파 일 에 든 저 택 사 진 건 네 며 ) 니 스 에 서 거 처 하 실 곳 입 니 다 .
도깨비 (끄 덕 하 고 ..) ..그 새 ..
유회장 예 .. 그 리 되 었 지 요 . 덕 화 가 벌 써 스 물 다 섯 인 데 요 .
여기저기 손 좀 보라 일렀으니 이 달 말쯤 가시지요.
도깨비 (끄 덕 하 면 )
유회장 (같 이 끄 덕 하 는 데 , 눈 가 에 눈 물 )
도깨비 ....!! (그 마 음 다 알 아 , 가 만 히 건 너 다 보 면 )
유회장 (가 만 히 웃 으 며 ) 이 제 떠 나 시 면 .. 제 생 전 에 다 시 는 , 못 뵙 겠 지 요 ?
도깨비 (눈 물 참 으 며 ) 모 든 순 간 .. 고 마 웠 네 ..
유 회 장 의 죽 음 이 가 까 워 졌 음 을 알 고 있 는 도 깨 빈 데 ..
-27-
유회장 다 시 돌 아 오 셨 을 땐 .. 덕 화 가 있 을 것 입 니 다 .
유회장 자 꾸 열 쇠 를 깜 빡 깜 빡 해 서 신 식 으 로 바 꿨 습 니 다 . (하 는 데 )
덕화E (문 벌 컥 열 리 는 소 리 와 함 께 ) 할 아 버 지 . 삼 촌 !
덕화 (저 벅 저 벅 두 사 람 향 해 오 며 ) 아 삼 촌 여 깄 네 . 내 가 그 렇 게 데 리 러 좀
와달라고 부탁했는데 걍 여깄었네.
유회장 어른들 말씀 중엔 끼어들지 말라고,
덕화 할 아 버 지 내 카 드 끊 었 어 ?! 할 아 버 지 가 끊 은 거 맞 지 !
유회장 내 비서가 끊었다 이놈아!
덕화 아 나 지금 아주 개쪽 당하고 왔단 말이야. 내가 어떻게 꼬셨는데.
이 럴 거 면 나 재 벌 3세 왜 만 들 었 , 삼 촌 어 디 가 ?! 어 디 가 는 데 ?
S#37. 은 탁 집 (다 른 날 아 침 )
/방 - 알 람 소 리 에 기 계 적 으 로 시 계 버 튼 탁 치 고 벌 떡 일 어 나 착 착 이 불 개 는 은 탁 .
/부 엌 - 교 복 차 림 으 로 익 숙 하 게 밥 솥 에 밥 안 치 고 국 끓 이 고 오 이 무 치 고 바 쁘 다 .
/거 실 - 손 바 쁘 게 오 가 며 상 위 에 따 끈 한 밥 과 미 역 국 , 달 걀 프 라 이 , 소 시 지 , 오 이 무 침 등 갓
만든 반찬들 차려놓는 은탁.
은탁 아침 드세요. 남자 하나에 여자 두 분.
-28-
다 . “밥 드 시 라 구 요 !” 소 리 치 면 , 이 모 의 딸 (경 미 )와 아 들 (경 식 ) 밍 기 적 거 리 며 나 와 상 앞 에 앉
는다.
경미 (숙 취 가 득 ) 야 좀 닥 쳐 골 울 려 . 이 깟 밥 상 차 리 면 서 유 세 는 하 여 간 .
경식 웬 미역국? 오늘 누구 생일이야?
경미 대박. 쟤 지금 지 생일이라고 미역국 끓인 거야?
은탁 (묵 묵 히 가 방 마 저 싸 고 등 교 준 비 하 는 데 )
이모 (방 에 서 나 오 며 달 력 보 더 니 ) 맞 네 . 지 엄 마 잡 아 먹 고 태 어 난 날 이 뭐
그렇게 자랑스러워서 그걸 챙기고 자빠졌어. 배운 게 없으니 창피한 줄도 모르
지.
경미 엄 마 한 테 배 웠 네 . 얘 가 엄 마 한 테 서 큰 게 10년 인 데 ?
이모 밥이나 처먹어.
은탁 (늘 있 는 일 인 듯 ) 생 일 축 하 감 사 합 니 다 . 이 모 .
이모 이래서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랬는데 다정도 병이지 내가.
어휴 죽은 년만 불쌍하지. 미혼모로 기껏 키워놨더니.
은탁 그건 좀 너무 말이 심하시구요.
이모 심하긴 뭐가 심해. 너한텐 엄마지만 나한텐 언니거든?
은탁 (가 방 메 고 신 발 꿰 어 신 으 며 ) 그 니 까 요 . 마 음 으 로 도 촌 수 로 도 제 가 더 가 깝 거 든
요.
경미 엄만 엄마가 무슨 말 하는지 알고나 하는 거야?
이모 넌 밥이나 처먹으랬지. 너 어딜 도망 가!
은탁 도망가는 게 아니라 학교 가는 건데요.
(현 관 문 열 면 비 온 다 . 우 산 꽂 이 보 면 우 산 두 개 밖 에 없 는 데 )
경식 (밥 그 릇 만 보 고 밥 먹 으 며 ) 우 산 갖 고 가 면 디 진 다 .
이모 학교 끝나면 통장 갖고 은행으로 와. 오늘도 안 갖고 오면 어떻게 될지 알지?
은탁 나 한 테 통 장 없 다 니 까 요 . 도 대 체 몇 번 을 , 아 ! (뒤 통 수 잡 는 다 )
-29-
경미 뭐 ? 미 친 ? 야 !!!
S#38. 골 목 (아 침 )
은 탁 , 비 다 맞 으 며 머 리 밥 풀 떼 며 걷 는 다 . 눈 물 툭 툭 떨 어 진 다 ..
골목 일각에서 그 모습 지켜보는 누군가, 도깨비다.
수 진 (여 고 생 1), 그 런 은 탁 뒤 따 라 걸 으 며 카 톡 중 이 다 .
-대 박 . 지 은 탁 머 리 에 밥 풀 도 배 됨 . 도 시 락 저 렇 게 싸 가 는 듯 ㅋㅋㅋ
-ㅋㅋㅋ 밥 풀 아 니 고 이 아 니 야 ? 인 증 샷 찍 어 서 단 톡 방 에 올 려 ㅋㅋ
수진, 핸드폰으로 은탁 몰래 사진 찍으려는데, 어디선가 휙- 수진한테만 바람 불어
우 산 휙 - 핸 드 폰 진 창 에 풍 덩 - “아 ! 뭐 야 ! 아 짱 나 ”
그 옆 유유히 지나가는 도깨비고. 은탁 놀라 돌아보면, 도깨빈 어느 새 없고,
은탁 괜 찮 아 ? (다 가 가 며 ) 안 다 쳤 어 ? (하 는 데 )
수진 아 꺼져 재수 없으니까! 말 걸지 마 너는! 꺼지라고!
은탁 ... (다 시 , 발 길 돌 리 는 데 ,)
그 순 간 , 수 진 의 머 리 위 로 가 게 천 막 에 고 여 있 던 물 쏴 - “아 악 !”
은 탁 , 돌 아 보 지 않 고 간 다 . 그 런 은 탁 의 모 습 , 어 딘 가 옥 상 에 서 내 려 다 보 는 도 깨 빈 데 ..
S#39. 바 닷 가 (낮 )
오 후 의 흐 린 하 늘 에 흐 린 바 다 .. 비 는 다 행 히 멈 췄 다 .
작 은 케 이 크 무 릎 에 올 려 놓 고 가 방 에 서 목 도 리 꺼 내 두 르 며 바 다 바 라 보 고 앉 은 은 탁 인 데 ..
S#40. 메 밀 밭 (낮 )
흰 메밀꽃 끝도 없이 피어있다. 도깨비, 메밀꽃밭 가운데 놓여있는 벤치에 물끄러미 앉아 있
다.
마 치 바 닷 가 의 은 탁 과 서 로 등 지 고 앉 은 듯 한 데 ..
>>인 서 트 플 래 시 백 .
36씬 의 연 결 이 다 . 유 회 장 과 술 잔 기 울 이 는 도 깨 비 고 ..
-30-
유회장 ..전 다 행 인 데 요 나 으 리 .
도깨비 (보 면 )
유회장 검 때문에 고통을 받으실 땐 빨리 신부가 나타났으면 싶다가도 이리 뵐 땐 또
아 무 도 발 견 못 했 음 싶 고 .. 그 저 인 간 의 욕 심 이 지 요 .
도깨비 나도 다행일세.
유회장 (보 면 )
도깨비 자 네 가 아 직 곁 에 있 고 , 술 도 넉 넉 하 고 , 오 늘 밤 은 일 단 은 .. 살 아 보 고 싶 네 . (웃
으면)
유회장 (술 잔 들 고 ) 짠 , 할 까 요 ?
도깨비 (유 회 장 의 잔 에 짠 !)
/다 시 , 현 재 .
마 음 심 란 한 듯 메 밀 꽃 밭 걷 고 있 는 도 깨 비 . 뒷 짐 진 손 엔 , 메 밀 꽃 몇 가 닥 들 려 있 고 ..
S#41. 바 닷 가 (낮 )
은 탁 , 바 람 에 자 꾸 꺼 지 는 케 이 크 의 촛 불 어 렵 게 어 렵 게 붙 이 며 ..
은탁 제 가 아 홉 살 때 이 런 거 절 대 안 하 겠 다 고 마 음 먹 었 는 데 요 ..
진짜 너무 급해서 그러는 거니까 이해 부탁드려요.
S#42. 메 밀 밭 (낮 )
꽃밭 걷던 도깨비, 멈칫 멈춰 선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도소리.
은탁E 알 바 꼭 구 하 게 해 주 시 고 이 모 네 식 구 좀 어 떻 게 해 주 시 고 ..
도깨비 ?! (갸 웃 ? 하 는 데 )
S#43. 바 닷 가 (낮 )
은탁 (계 속 기 도 중 이 다 ) 이 그 지 같 은 상 황 에 서 저 좀 제 발 , 십 원 어 치 라 도 어 떻 게
좀,
(하 는 데 눈 물 툭 ..) 나 뭐 하 냐 .. 누 구 한 테 비 냐 .. 신 이 어 딨 다 고 ..
-31-
하늘 꾸룽꾸룽하더니, 곧 비올 것처럼 무거워진다.
은탁 이 씨 . (신 경 질 나 후 - 후 - 촛 불 끄 고 , 하 늘 보 며 고 래 고 래 ) 여 기 서 설 마 비 까 지
오는 건가요? 이건 소나기인가요 장마인가요. 그치긴 하는 건가요?
S#43-1. 메 밀 밭 (낮 )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 도깨비의 눈 앞으로 흰 연기 한 줄기 휙- 날아온다.
도깨비 ?!!!
S#43-2. 바 닷 가 (낮 )
은탁 우산도 두 개밖에 없는데 비는 왜 자꾸 오구 난리신데요!
도깨비E 너야?
은탁 엄 마 깜 짝 이 야 . (놀 랐 다 , 뒤 돌 아 보 고 ) ..어 ? (더 놀 라 일 어 선 다 !)
은탁 저 요 ..? (둘 러 보 고 , 자 기 밖 에 없 고 , 경 계 하 며 ) 저 한 테 말 거 신 거 예 요 ?
도깨비 어. 너. 너야?
은탁 뭐가요?
도깨비 날 불러낸 게 너냐고.
은탁 제가요? 저 안 불렀는데요.
도깨비 니가 불렀어. 대체 날 어떻게 불러낸 거야.
은탁 제가 어떻게요? 저 진짜 안 불렀다니까요?
도깨비 니가 불렀어 분명. 생각해. 어떻게 불렀는지.
은탁 절실하게?
도깨비 (못 마 땅 한 얼 굴 로 보 면 )
은탁 제가 부른 게 아니라 그냥 아저씨가 제 눈에 보이는 거예요.
지난번 거리에서 실수로 눈 마주쳐가지고. 그 아저씨 맞죠?
도깨비 무슨 말이야 보인다는 게.
은탁 아저씨 귀신이잖아요. 제가 귀신을 보거든요.
도깨비 귀신 아니야.
은탁 첨엔 다들 그래요.
도깨비 너 뭐야. 너 대체 뭔데 보통은 보여야 할 게 아무것도 안 보여.
은탁 (?) 뭐 가 , 보 여 야 하 는 데 요 ?
도깨비 스무 살, 서른 살, 너의 미래.
-32-
은탁 아. 없나 보죠. 미래가.
도깨비 !!
은탁 아저씬 뭐 죽기 전에 무당이었어요? 아님 사기꾼? 미래 같은 소리 한다.
도깨비 (충 격 ) 무 슨 ..꾼 ?!
은탁 좋은 곳으로 가세요. 오래 떠돌면 안 좋아요. 근데 그 꽃은 뭐예요?
도깨비 가라면서 왜 말 걸어.
은탁 알았어요 가세요.
도깨비 메밀꽃.
은탁 (픽 ) 그 거 물 은 게 아 니 잖 아 요 . 왜 들 고 있 냐 구 요 .
(손 내 밀 며 ) 줘 봐 요 . 아 저 씨 랑 안 어 울 려 요 .
도깨비 처음 듣는 소리야. 진짜 처음이야 진짜.
은탁 줘도 돼요. 나 오늘 생일이거든요. 아주 우울한 생일.
도깨비 ! (잠 깐 망 설 이 다 , 주 면 )
은탁 (꽃 받 고 ) 난 주 로 생 일 날 풀 을 받 는 구 나 . 아 홉 살 땐 배 추 받 았 거 든 요 .
(꽃 보 며 ) 근 데 메 밀 꽃 은 꽃 말 이 뭘 까 요 ?
도깨비 연인.
은탁 !
그 때 , 도 깨 비 와 은 탁 사 이 날 아 다 니 던 반 딧 불 들 , 은 탁 의 머 리 에 예 쁜 화 관 이 되 어 머 물 고 ..
목 을 다 꺾 어 야 올 려 다 보 이 는 남 자 , 까 마 득 히 내 려 다 보 이 는 여 자 아 이 ...
그 렇 게 935살 의 도 깨 비 와 19살 의 은 탁 은 서 로 를 바 라 보 는 데 ..
-33-
은탁 한 오백 정도 융통 안 되겠냔 뜻이죠.
현금 융통이 좀 그럼 이번 주 로또 번호라도 줘라 그런 뜻도 포함이고.
도깨비 (끙 ..) 이 모 네 식 구 랑 작 별 인 사 해 . 한 동 안 못 볼 거 야 .
닭 집 알 바 열 심 히 하 고 . 붙 을 거 야 . (하 더 니 푸 른 불 꽃 으 로 변 해 훅 - 사 라 진 다 )
은탁 어 ?! 저 기 요 . 남 친 은 요 ?! 여 보 세 요 ! 이 보 세 요 !! 와 치 사 하 게 진 짜 ..
은 탁 , 꽃 다 발 든 채 혼 자 남 아 오 래 오 래 서 있 는 데 ..
S#44. 도 깨 비 집 / 거 실 (낮 )
도깨비 집 들어서는데, 거실에 남자 뒷모습 보인다. 긴장하고 보면,
인기척에 뒤돌아보는 남자, 한 손엔 페도라, 한 손엔 계약서 든 저승이다.
저승 ?!! (도 깨 비 ..) 구 면 이 네 ?
도깨비 ?!! (저 승 사 자 ..) 그 런 면 이 있 네 ?
저승 소문은 많이 들었어.
도깨비 내 소문엔 거품이 많아서. 내 집엔 어쩐 일로?
저승 (!) 여 기 살 아 ?
묘 한 눈 빛 오 가 는 데 .. 그 때 덕 화 , 쟁 반 에 커 피 두 잔 담 아 들 고 나 오 며 ,
덕화 가 구 가 다 옵 션 이 라 딱 몸 만 들 어 오 시 면 , (허 거 억 !!) 언 제 들 어 왔 어 삼 촌 ..?
도깨비 설 명 해 . (쟁 반 의 커 피 들 어 마 시 는 )
덕화 아 니 삼 촌 그 게 어 차 피 20년 은 비 잖 아 여 기 가 . 그 래 서 20년 이 면 세 가 얼 만 가
그 런 되 게 순 수 한 궁 금 증 에 서 출 발 한 거 거 든 나 는 . (횡 설 수 설 인 데 )
도깨비 (저 승 향 해 눈 짓 하 며 ) 넌 저 게 뭔 진 알 고 들 인 거 야 ? 저 거 와 의 계 약 이 ,
덕화 세입자님께 저거라니이! 찻집 하신댔어! 죄송해요 우리 삼촌이
사 회 생 활 을 안 해 봐 서 . 커 피 드 세 요 . (커 피 건 네 고 , 도 깨 비 에 게 , 소 곤 )
아 직 돈 안 받 았 어 . (시 침 인 데 )
도깨비 마당에 새 차 있던데.
덕화 (또 소 곤 ) 세 입 자 님 차 야 .
저승 내 차 아닌데. 이미 돈도 다
덕화 (이 미 저 만 치 도 망 치 고 있 고 !)
저승 줬고.
도깨비 그렇게 된 사연이므로 돈 돌려 줄 테니 그만 나가주지?
저승 그렇게 된 사연은 알겠으나 이미 도장을 다 찍어서.
-34-
도깨비, 저승 손에 들린 계약서 도깨비불로 화륵 태운다.
S#45. 도 깨 비 집 / 식 당 (밤 )
긴 서양식 식탁 양 끝에 앉아서 식사하는 도깨비와 저승.
도깨비는 육식, 저승은 채식 식단이다.
저승 (도 깨 비 의 스 테 이 크 보 며 ) 야 만 적 이 기 이 를 데 없 군 .
도깨비 (저 승 의 풀 떼 기 보 며 ) 소 문 으 로 만 듣 던 상 스 러 운 식 단 이 네 .
저승 (손 짓 으 로 후 추 통 휙 날 려 도 깨 비 물 컵 에 뿌 리 고 )
아, 실수. 내 거에 뿌린다는 게.
도깨비 (손 짓 으 로 고 추 가 루 통 휙 날 려 저 승 스 프 위 에 뿌 리 고 )
아, 나도 실수. 너한테 뿌린다는 게.
저승 (빡 !) 너 ?
도깨비 아까 호칭 정리 된 거 아니었나? 이거, 저거, 야, 너.
저승 (빡 친 얼 굴 로 보 는 데 !)
S#46. 은 탁 집 / 은 탁 방 (밤 )
사촌 잠들어 있고, 은탁 라디오 들으며 공부하고 있다.
그러다 시선 들면, 책상 일각의 메밀꽃 싱싱하니 예쁘다.
물 끄 러 미 메 밀 꽃 보 던 은 탁 , “연 인 ?” 큭 큭 .. 괜 히 부 끄 러 워 죽 고 ..
S#47-0. 우 체 국 (다 음 날 낮 )
하교한 은탁, 우체국 대기번호표와 대입 수시 추가서류봉투 세 개 들고 순서 기다리고 있다.
그러다 주소 제대로 썼나 확인하듯 봉투 상단에 적힌 주소 체크하는데, 수기로 주소 적혀 있
-35-
다.
‘받 는 사 람 : 서 울 특 별 시 서 대 문 구 연 희 로 50 연 희 대 학 교 입 학 처 , 보 내 는 사 람 : 서 울 특 별 시 성
북 구 석 관 동 340-191 지 은 탁 (언 론 홍 보 영 상 학 부 수 험 번 호 90493)’,
‘받 는 사 람 : 서 울 특 별 시 관 악 구 관 악 로 2 서 운 대 학 교 입 학 처 보 내 는 사 람 : 서 울 특 별 시 성 북 구
석 관 동 340-191 지 은 탁 (언 론 정 보 학 과 수 험 번 호 10923)’,
‘받 는 사 람 : 서 울 특 별 시 동 대 문 구 명 인 로 1 명 인 대 학 교 입 학 처 , 보 내 는 사 람 : 서 울 특 별 시 성
북 구 석 관 동 340-191 지 은 탁 (미 디 어 커 뮤 니 케 이 션 학 부 수 험 번 호 87223)’
E 띵동-
S#47. 은 탁 알 바 구 하 는 몽 타 주 (다 른 날 낮 )
/닭 갈 비 집
/닭 발 집
/삼 계 탕 집 “알 바 구 함 ” 보 고 들 어 갔 다 가 , 시 무 룩 하 게 가 게 문 나 오 는 모 습 컷 컷 컷 으 로 .
S#48. 편 의 점 앞 (낮 )
은탁 (생 수 통 마 시 고 ) 알 바 를 붙 긴 개 뿔 . 수 호 신 ? 아 놔 이 냥 반 이 .
아 전 화 번 호 라 도 딸 걸 . (생 각 할 수 록 분 한 , 우 걱 우 걱 과 자 주 워 먹 는 데 )
-36-
맞아요? 종류가 뭔데요. 망신? 근신? 내신? 당신?
도깨비 (끙 보 면 )
은탁 아저씨가 말한 닭집이 혹시 양계장인가요? 양계장 알바?
도깨비 아니야.
은탁 그럼 어딘데요! 괜히 이뤄질 것처럼 사람 기대하게 하고!
도깨비 너 진짜 니가 나한테 무슨 짓을,
은탁 (자 동 ) 아 니 에 요 . 내 가 안 불 렀 어 요 .
도깨비 너 야 . 너 라 고 . 너 맞 어 ! 한 번 도 이 런 적 없 었 어 .!
은탁 (진 짠 가 ?) 진 짜 나 예 요 ? 정 말 ? 진 짜 그 런 거 면 나 대 체 뭐 지 ? 아 ! 뭔 지 알 았 다 .
도깨비 뭔데.
은탁 나한테 보이는 거 다 말해 봐요.
도깨비 (?) 교 복 입 었 네 .
은탁 또.
도깨비 머리가 짧네.
은탁 그게 다예요? 날개 이런 거 안 보여요? 나 아무래도 요정인가 봐요. 팅커벨.
도깨비 (화 르 륵 ! 불 꽃 으 로 사 라 지 고 )
은탁 농 담 좀 했 구 만 . 아 , 전 번 ..
S#49. 성 당 (다 른 날 낮 )
미 사 드 리 는 은 탁 . 진 짜 내 가 불 렀 나 ? 어 떻 게 ..? 골 똘 하 다 퍼 뜩 !
/생 일 케 이 크 의 촛 불 후 -
/쓰 레 기 통 의 불 씨 후 - 후 -
Cut to.
미사 마치고 다들 나간 성당. 은탁, 성모님 앞에 촛불 켜고 성냥 불 후- 불어 끄고 대기 타는
데,
등 뒤에서 저벅저벅 걸어오는 소리 들리자, 확 돌아보며,
보 면 , 십 자 가 의 예 수 님 과 성 모 님 김 신 내 려 다 보 고 있 고 ..
-37-
도깨비 (그 대 로 돌 아 서 나 가 는 )
은탁 왜 불꽃으로 화르륵 안 가고 걸어가요?
도깨비 여기선 안 돼. 비무장 지대 뭐 그런 거라고 생각하면 돼. 따라오지 말고.
은탁 (보 내 기 싫 어 서 괜 히 , 쫑 쫑 따 라 걸 으 며 ) 내 소 원 어 떻 게 할 건 데 요 .
세 개 중에 세 개가 아직 해결이 안됐잖아요.
도깨비 이모네는 곧 해결할 거야. 알바도 곧,
은탁 말구요 남자친구.
도깨비 그 건 너 도 노 력 을 좀 해 !!
은탁 (거 만 하 게 ) 와 나 이 렇 게 대 하 면 안 될 텐 데 ?
S#50. 도 서 관 일 각 (다 른 날 밤 )
빨 간 목 도 리 하 고 있 는 은 탁 , 핸 드 폰 들 어 촛 불 어 플 킨 다 . 설 마 이 것 도 ..?
훅- 불면 화면 속 촛불 꺼지고,
은탁 (핸 드 폰 보 며 ) 오 ~ 이 건 안 될 줄 알 았 는 데 .
도깨비 안 될 줄 알 았 는 데 왜 해 ! (휘 리 릭 불 꽃 으 로 사 라 지 려 하 면 )
은탁 아 잠 깐 만 요 ! (도 깨 비 잡 는 데 )
도깨비 ..날 잡 은 거 야 지 금 ? (가 려 고 힘 주 는 데 안 되 고 ) 니 가 잡 으 니 까 못 가 는 거 야 나
는?
너 대체 뭐지?
은탁 아 더 는 안 되 겠 다 . (놓 고 ) 아 뜨 거 . 파 랗 길 래 차 가 울 줄 알 았 더 니 .
도깨비 본디 파란불 온도가 제일 높다 문과생. 이럴 시간에 공부 좀 해!
은탁 (기 막 혀 ) 허 . 와 . 나 . 내 가 조 실 부 모 하 고 사 고 무 탁 하 면 서 도 1등 을 안 놓 친 , 됐 구
요,
저기 수호신 뭐 그런 거 말고 그냥 저 오백 해주시고 치워주심 안돼요?
도깨비 (후 - 꾹 참 으 며 ) 오 늘 은 내 가 일 이 있 어 서 가 야 하 거 든 ? 그 럼 . (가 려 는 데 )
은탁 무 슨 일 이 요 ? (하 고 보 니 , 검 은 슈 트 입 었 다 ) 아 옷 이 좀 .. 경 건 하 네 요 .
도깨비 내일이 아는 이의 기일이야.
은탁 근데 왜 오늘부터 가요? 지방이에요?
도깨비 그 곳 은 오 늘 이 내 일 이 야 . (근 처 의 어 떤 문 향 해 가 는 데 )
은탁 언제 오는데요? 내일? 모레? 나 꼭 물어보고 싶은 거 있단 말이에요.
도깨비 (문 잡 았 다 놓 고 , 돌 아 보 며 ) 빨 리 해 .
-38-
은탁 음 .. 이 런 질 문 이 상 하 게 들 릴 거 아 는 데 요 . 오 해 마 시 고 들 어 주 셨 음 해 요 .
도깨비 알았으니까 해. 뭐.
은탁 처음엔 아저씨가 저승사잔가 했어요, 근데 저승사자면 절 보자마자 데려갔을 거
예요.
그 다음엔 귀신이구나 했어요. 근데 아저씬 그림자가 있었어요.
마 주 선 은 탁 과 도 깨 비 . 그 리 고 둘 의 희 미 한 그 림 자 ..
>>인 서 트 플 래 시 백 . 18년 전 , 눈 길 위 .
죽 어 가 던 한 여 자 의 몸 에 목 숨 불 어 넣 어 주 었 던 ..
도깨비 증명해봐.
은탁 제가 도깨비 신부인 걸 증명하라고요?
도깨비 어.
은탁 어떻게요? 뭐 훨훨 날아요? 아님 빗자루로 변해요?
도깨비 (픽 ) 해 봐 .
은탁 (빡 !) 저 지 금 되 게 진 지 하 거 든 요 ?
-39-
도깨비 나도. 나한테 보이는 거 말해봐.
은탁 (픽 ) 복 수 하 시 는 거 예 요 ?
도깨비 말 해 봐 . 보 이 는 거 다 . (깊 이 보 면 )
은탁 (보 다 가 ) 키 가 크 시 네 요 ?
도깨비 또.
은탁 옷이 비싸 보여요.
도깨비 또.
은탁 한 삼십대 중반?
도깨비 또.
은탁 설마 원하는 답이 잘생겼다, 뭐 그런 건 아니죠.
도깨비 내가 원하는 답은 니가 갖고 있었어야지.
은탁 !!!
도깨비 나한테 보이는 게 그게 다면, 넌 도깨비 신부가 아니야.
도깨비에게 넌 효용가치가 없거든.
은탁 !!!
도깨비 귀신을 보는 건 안됐지만 어차피 덤으로 사는 목숨이니 감수하며 살아.
넌 그저 원칙을 어기고 인간의 생사에 관여해서 생긴 부작용 같은 거니까.
은탁 (존 재 를 부 정 당 하 자 , 괜 히 눈 물 그 렁 해 지 고 ) 내 가 감 수 하 기 싫 다 면 요 ?
도깨비 그냥 원래 명대로 죽는 방법도 있어.
은탁 (!!!) 와 . 말 을 참 , 알 았 구 요 , 아 까 한 질 문 다 시 할 게 요 . 아 저 씨 혹 시 , 도 깨 비 세
요?
도깨비 아니야.
은탁 (!!) 아 니 에 요 ?
도깨비 아니야.
은탁 (!!!) 그 럼 뭔 데 요 ? 대 체 뭔 데 내 가 가 치 있 고 없 고 를 아 저 씨 가 판 단 하 는 데 요 ?
도깨비 십 원 어치 나아지고 싶다며. 니 그지 같은 상황을 십 원 어치 정도 걱정하는 사
람.
은탁 !!!
도깨비 현실에 살라고. 소문에 살지 말고. 넌 도깨비 신부가 아니니까.
은탁 !!!
S#51. 캐 나 다 / 쁘 띠 샹 플 랑 거 리 , 어 느 문 앞 (낮 )
문틈으로 환한 빛 보이고, 이내 문 열고 나오던 도깨비,
-40-
도깨비 !!! (돌 아 보 면 )
은탁 저 아 직 얘 기 안 끝 났 , (???) 는 데 , (???)
도깨비 너 지 금 .. 저 문 으 로 들 어 온 거 야 ? 나 따 라 서 ? 너 어 떻 게 들 어 왔 어 !
은탁 (???) 손 잡 이 를 잡 는 다 . 당 긴 다 . 아 저 씨 를 바 짝 따 라 , 근 데 여 기 왜 이 래 요 ..?
도깨비 그러니까 묻잖아. 너 저 문 어떻게 통과한 거야 대체!
은탁 아. 파준가? 영어마을 거기? 아니 거기래도 이상하지. 어떻게 된 거예요 이게?
여 기 어 디 예 요 진 짜 ???
도깨비 캐나다.
은탁 캐 나 ..다 요 ?!! 캐 나 다 면 , 그 단 풍 국 ..?! 오 로 라 막 거 기 ..? 진 짜 여 기 외 국 이 라 구
요 ?!
/-1. 캐 나 다 인 서 트 (낮 )
/청 명 한 하 늘 아 래 이 국 적 인 거 리 ,
/미 친 듯 이 붉 은 단 풍 숲 ,
/성 처 럼 웅 장 하 고 아 름 다 운 호 텔 등 캐 나 다 퀘 백 의 가 을 풍 경 컷 컷 컷 펼 쳐 지 더 니 ,
/-2. 캐 나 다 / 쁘 띠 샹 플 랑 거 리 , 어 느 문 앞 (낮 )
은탁 대박. 아저씨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도깨비 너도 있네. 너 진짜 뭐지?
은탁 여기가 캐나다고 아저씨 능력이 이 정도면, 저 결심했어요.
도깨비 뭘.
은탁 맘 먹었어요 제가.
도깨비 뭘!
은탁 저 시집갈게요 아저씨한테.
도깨비 (빡 !)
은탁 난 암만 생각해도 아저씨가 도깨비 맞는 거 같거든요.
도깨비 !!!
은탁 (방 긋 ) 사 랑 해 요 .
도깨비 !!!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