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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8 부 - 액받이 무녀>

S#1 도성문 앞 (낮)

세 교수를 태운 말과, 연우를 실은 가마가 도성 문을 향하고 있고!

S#2 월의 가마 안 (낮)

입에 재갈이 물린 채 가마 문과 창문을 열려 애쓰고 있는 월!

그러나 밖에서 굳게 잠겨있는 가마문과 창문!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가마 문을 탕탕탕! 두들기는 월!

(F.C-5 부 4 씬) 겁에 질린 표정으로 관뚜껑을 두들기던 어린 연우!

순간, 어떤 기시감에 헉! 공포에 질리는 월. 그 위로,

월 : (E) 이건.......누구의 기억이지.....?

Wo: This.. Who's memory is this?

S#3 동 / 내당 뜰 (낮)

마당에 쌓여있는 눈 속에(또는 얼음 속에) 꽂아둔 수저 두개를

꺼내드는 만화.마치 배트맨처럼 두 눈에 갖다 붙이더니

가라앉아라....가라앉아라....주문을 외우고는 짠~ 떼어내는데,

언제 왔는지 그런 민화를 멀뚱멀뚱 쳐다보며 앉아있는 염.

민화 : ? (눈을 껌뻑...껌뻑...하며 보는)

염 : ? (멀뚱멀뚱 보는)

민화 : .... (서글픈 한숨) 하도 그리워하였더니 이제 헛것까지 보이는구나.....

염 : (그제야 짐작하고는 웃으며) 제가 헛것으로 보이십니까?

민화 : 헉!!! (진짜 염이다!)


순간 얼른 수저를 다시 두 눈에 갖다 붙이며 고개를 홱 틀어

얼굴을 숨기는 민화.

웃으며 수저를 대고 있는 민화의 손을 가만히 잡아 내리는 염.

염의 미소 띤 얼굴과 마주치자 심장이 두근거리는 민화.

마치 안경 자국처럼 수저에 눌린 민화의 눈을 보고는 웃는 염.

순간, 얼른 다시 고개를 홱 돌리는 민화.

그런 민화의 얼굴을 잡아 가만 돌려놓고는 다시 눈을 맞추는 염.

염 : 어찌 자꾸 저를 피하십니까?

민화 : 어, 얼굴이 흉해서....

염 : 흉하지 않습니다.

민화 : 거짓말. 방금 웃지 않으셨습니까?

염 : 어여뻐서 웃었습니다.

민화 : 또 거짓말. 어여쁜데 어찌 웃음이 나옵니까?

염 : 공주 자가를 뵈면, 마음이 쾌활해져서 저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민화 : (떠보듯 조심스레) 정말...이십니까? 정말 소첩이 어여쁘십니까?

염 : 제가 거짓말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으십니까?

민화 : (없다! 그제야 환해지며) 허면, 소첩을 버리지 않으실 겁니까?

염 : (정색하며)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민화 : 약조해주시어요. 무슨 일이 있어서 소첩을 버리지 않겠다고.

염 : (미소로) 제 목숨을 내 놓겠다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민화 : (와우, 목숨까지! 씩 웃으며, 순간 염의 목을 와락 끌어안는)

염 : (당황해서) 고, 공주! 공주 자가! (목이 졸려 켁켁대는데)

그런 두 사람을 먼발치서 바라보는 누군가의 시선!

S#3 주막 봉놋방 + 뜰 (낮)


벌컥! 열리는 방문! 비어있는 방을 바라보며 하얗게 질리는 녹영!

매서운 표정으로 옆을 홱 돌아보면, 부침개 한 쪽을 입에

물고 있다가 툭 떨어뜨리는 잔실.

잔실 : (겁에 질려 울먹울먹) 주...주모가 부침개를 하길래...한 조각

얻어먹으러 갔다 온 사이에...서...설이 언니 찾으러 갔나 봐요....

설 : (E) 내가 뭘?

보면, 막 뜰로 들어서고 있는 설.

녹영 : (무섭게 버럭) 네 년은 아기를 지키지 않고 어찌 그리 싸돌아다닌

게야! 북촌엔 발걸음하지 말라고 내 누누이 이르지 않았어!!

설 : ! (덜컹해서) 왜 그래. 아가씨한테 뭔 일 생겼어?!!! (하는데)

주모 : (서찰 하나를 들고 다가오며) 나 좀 보시우. (내밀며) 그짝 한테

전해 달라네?

녹영 : ! (낚아채듯 서찰을 가져와 펴 보면)

나대길 : (E) 자네가 그토록 돌아오길 거부하니, 대신 자네의 신딸을

데려가겠네. 만일 신딸을 찾고 싶다면, 속히 입궐해야 할 걸세.

녹영 : !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서찰을 확 구겨 쥐는)

설 : (불안) 왜 그래? (답답) 대체 무슨 일이냐구!!!

녹영 : (결심한 듯 단호하게) 짐을 꾸리거라. 도성으로 가야겠다.

잔실 : (울상으로) 또 이사 가요?

설 : (거의 동시에)아가씨는 어쩌고!

녹영 : 잔 말 말고 짐을 꾸리거라, 어서!!! (소리치는 데서)

S#4 월의 가마 안 (낮)

땀에 흠뻑 젖은 채로 거의 탈진 직전 상태의 월.
마치 폐쇄공포증처럼 점점 숨이 가빠오며 고통스러워지는....

(F.C) 점점 숨이 막히며 기운이 다해가는 어린 연우!

(현재) 점점 정신이 혼미해지는 월. 서서히 눈이 감기는 순간,

(F.C) 덜컹! 열리는 관 뚜껑에서,

(현재) 벌컥! 열리는 가마 문!

S#5 도성 일각 + 월의 가마 안 (낮)

시체처럼 축 늘어져 있다가 가마 밖으로 쓰러져 내리는 월!

하인 1 : !!! (쓰러져 내리는 월을 보고는 크게 놀라, 뒷걸음질)

크, 큰일났습니다, 나리. 아무래도 죽은 것 같습니다!

나대길 : !!! (얼른 다가와 신중하게 월의 코밑에 손가락을 대보고)

살아 있다. 어서 물을 구해 오거라, 어서!!!

후다닥 달려가는 항니들. 다시 월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는

나대길인데, 순간 그대로 나대길의 얼굴을 머리로 들이받는 월!

아윽, 코를 감싸 쥐며 뒤로 나자빠지는 나대길!

그 틈을 타 잽싸게 일어나 도망가는 월이고!

오혜성 : (얼른 달려와 부축하며) 이보게! 괜찮은가!

나대길 : (으으....신음하며 코를 쥔 손을 치우면, 순간 지이익 흐르는

쌍코피!)

문지방 : (헉!) 자...자네....코에 쌍코피가...!

나대길 : ....! (쌍코피를 흩날리며, 홱 돌아보고) 저...저년부터 잡아!!!!!

하인들 : (놀라서 들고 오던 물바가지를 냅다 던지고 월을 뒤쫓기 시작하고)

S#6 저자거리 일각 1 (낮)


미친 듯이 달리고 있는 월이고, 그 뒤를 쫓고 있는 하인들! 그 위로,

날파리 1 : (E) 양명군 대감!!!!

S#7 저자 거리 일각 1 (낮)

어디선가 미친 듯이 달려오고 있는 도포 차림의 양명이고!

그 뒤를 쫓고 있는 날파리 1,2!!!

날파리 1 : 잠시만 시간을 내주십시오! 우리는 나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귓등으로도 안 듣고 빛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 양명!

잽싸게 골목 안으로 홱! 사라졌다가, 다시 홱! 나타나면,

마치 전우치가 도술을 부린 듯 이미 남사당패로 변신해있는 양명!

부채로 얼굴을 슬슬 부치며 유유자적 걸어가는 양명이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사라진 양명을 찾고 있는 날파리떼들인데,

날파리 1 : !(앙명을 손가락질하며) 양명군 대감이시다!

양명 : ! (헉! 해서) 아니, 어떻게 알았지!

에이 씨, 다시 도망가는 양명이고, 또 뒤쫓는 날파리 1,2 에서!

S#8 저자거리 일각 3 (낮)

긴박한 표정으로 달려오고 있는 월!

어디로 숨을까,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까,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저만치 목탁을 두드리며 걸어오고 있는 스님(납의를 입고, 송낙을

눌러써서 얼굴은 보이지 않는)을 발견하고는 달려가 매달리는!


월 : (긴박한) 스님! 쭃기고 있습니다. 제발 저 좀 도와주십시오!

스님 : (어쩐 일인지 굳은 듯 가만 서있기만)

월 : (간절한) 스님!

이때 뒤에서 '저기 있다!' 월을 발견하고는 달려오는 하인들!

하얗게 질리는 월, 도움을 포기하고는 도망가려는 순간,

월의 손을 확 낚아채서 달리기 시작하는 스님! 놀라는 월!

'저 년, 놈들 잡아라!' 쫓아오는 하인들!!!

S#9 저자 거리 후미진 골목 (낮)

스님의 손에 이끌려 달려 들어오는 월!

월을 감싸듯이 안으로 담장에 등을 붙여 몸을 숨기는 스님!

스님의 품에 안겨 당황하는 월! 몸을 빼려하면 월을 더욱 옭아매는 손!

월 : (정색하며) 이게 무슨 무례한 짓입니까!

스님 : (슬픈 목소리) 나를......모르겠느냐?

월 : ? (멈칫, 보면)

한 손으로는 월을 안은 채, 한 손으로 천천히 송낙을 들어 올리는

스님. 송낙에 가려졌던 얼굴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면,

붉어진 눈으로 월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 양명!

양명 : 내가 누구인지.....정말 모르겠느냐?

월 : ......? (그저 슬픈 남자의 얼굴일 뿐인데)

순간, 슬픈 눈빛이 매섭게 변하며 얼른 월을 뒤로 숨기는 양명!

보면, 언제 찾아냈는지 두 사람을 향해 스멀스멀 다가오는 하인들!


하인 1 : (앞으로 나서며) 그림 조오타~ 무당이랑 땡중이 대낮부터

딱 달라붙어서 이게 뭐하는 짓이래?

양명 : (매서운 눈빛으로) 비켜 서거라. 누구든 이 여인에게 손끝하나

댔다간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월 : ! (놀라 양명을 보고)

하인 1 : 얼씨구! 여기가 어디라고 땡중이 입을 놀려!! 무당이랑 땡중은

도성 출입금지! 몰라? (말과 동시에 양명을 향해 냅다 달려들면)

날렵하게 몸을 피하고는 담을 박차고 날아 올라 하인 1 의 옆구리를

강타하는 양명! 그대로 월의 손을 잡고 달아나고!

쓰러진 채로 '쫓아!' 외치는 하인 1 의 말에 우다다다 쫓아가는

하인들!

S#10 포목전 거리 일대 (낮)

염색을 위해 널어놓은 각양각색의 포목들이 바람에 휘날리고.

그사이를 월의 손을 잡고 달리고 있는 양명. 그 위로,

양명 : (E) 정말....무녀가 맞느냐?

월 : (E) 그렇습니다.

양명 : (E) 정말....나를 모르겠느냐?

월 : (E) 송구하오나 처음 뵙습니다.

양명 : (E) 이 가게 뒷문으로 나가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온실이 있다.

그곳에서 잠시 나를 기다려 주겠느냐?

월 : (E) ......

양명 : (E) 기다려주겠느냐?

월 : (E) 그리 하겠습니다.
마치 환상처럼 포목 사이로 사라지는 두 사람의 모습.

이어 달려오는 하인들. 시야를 가리는 포목들을 젖히며

두 사람의 모습을 찾아보지만, 보이지 않는데.....

마지막 포목을 확 젖히면, 그 앞에 홀로 서 있는 양명!

하인들이 놀랄 새도 없이, 펼쳐진 천으로 그들을 홱 감싸고는

환상의 날라 차기를 하는데서!

S#11 도성 거리 일각 (낮)

필사의 힘을 다해 달리고 있는 월!

양명이 걱정되어 자밋 뒤를 돌아보았다가 다시 정면을 보는 순간!

월의 앞을 가로막아 서있는 세 교수! 겁에 질리는 월, 방향을 틀어

도망가려는 순간, 월의 머리채를 확 낚아채는 나대길!

아아아아악-----비명을 지르는 월에서!

S#12 포목전 일대 (낮)

월의 비명소리에 확 돌아보는 양명!

그 틈을 노려 들고 있던 각목으로 양명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려치는 하인 1! 순간 양명의 이마 위로 주욱

흘러내리는 붉은 핏줄기....! 의식이 흐려지며 풀썩 무릎이 꺾이는

양명....그대로 바닥 뒤로 털썩 쓰러져버리는.

하인 1 : (바닥에 침을 퉤! 뱉고는) 교수님들이 무당년을 잡은 듯하니,

이만들 가세! (하고는 무리들과 함께 가고)

어떻게든 그들의 뒤를 쫓으려고 꿈틀거리며 바닥 위를 기는 양명.

이내 의식을 잃은 듯 눈을 감아버리고.... 죽은 듯 움직이지 않는


피투성이 양명의 모습에서.

S#13 성수청 / 무녀 방 (밤)

우악스런 손에 의해 방 안으로 내던져지는 월! 이내 닫혀지는 문!

탕탕탕! 닫힌 문을 두드려보다가, 불안한 표정으로 낯선 공간을

둘러보는 월. 그 모습 위로,

대왕대비 : (E) (노기 서린) 뭐라? 돌아오지 않겠다?

S#14 대왕대비전 (밤)

나대길 : (땅을 파고들 듯이 부복하며) 그....그렇사옵니다.

대왕대비 : (매서운) 내가 찾는다는 말은 분명 전했으렷다?

나대길 : 여부가 있겠사옵니까!

대왕대비 : (노여움에 부들부들) 키우던 개에게 손등을 물렸구나.

(매섭게 보며) 해서,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말이냐!!!

나대길 : (눈치를 보며) 장씨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하였사오나,

대신....장씨의 신딸을 데려왔사옵니다.

대왕대비 : (버럭) 그 아이가 어찌 장씨를 대신할 수 있단 말이냐!

나대길 : 그 아이를 잡아두면, 장씨가 움직일 것이옵니다.

대왕대비 : (기막혀서 허, 웃으며) 허면, 인질이란 말이냐?

나대길 : 뿐이 아니옵니다.

대왕대비 : 뿐이 아니라니. (말해보라고)

나대길 : 망극하오나, 혹...(의미심장하게) 인간부적이라 들어보셨사옵니까.

대왕대비 : 인간부적...?

나대길 : 그렇사옵니다. 인간 스스로 부적이 되어 타인의 액과 살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것을 일컫는 것이온데,

소신이 알기로 그보다 더 강력한 부적은 없사옵니다.


대왕대비 : ! (솔깃하는)

나대길 : (슬쩍) 만일 그 아이를 전하의 침전에 액받이 무녀로 들이신다면....

대왕대비 : 허나, 천한 무녀를 어찌 감히 대전에 들인단 말이냐.

무엇보다 주상이 윤허치 않을 것이야.

나대길 : 모든 것은 전하께오서 침수 드신 사이, 은밀히 행해질 것이옵니다.

대왕대비 : ! (마음이 동하는) 그 아이의 신력은....믿을만한 게냐?

나대길 : 주상전하와 천하에 없는 합을 이루는 관상이옵니다.

대왕대비 : ....(뭔가 곰곰 생각해보다가) 한달이구나.

나대길 : 예?

대왕대비 : 중전과의 합방 길일이 이제 한 달 남질 않았느냐.

그때까지 그 아이가 옥체의 기를 제자리로 돌려놓는다면,

나대길 : (알아듣고) 합방 또한 성사될 것이옵니다.

대왕대비 : 액받이 무녀라.......(미소 짓는데서)

S#15 성수청 / 무녀의 방 (밤)

사나운 표정으로 거칠게 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권씨!

불안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월.

권씨 : (고까운 듯 위아래로 훑어보며) 네년이 녹영이의 신딸이냐?

월 : (경계) 누구십니까....?

권씨 : (대답 않고) 오늘밤 네 임무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겠지?

월 : 아무 설명도 없이 끌려 왔는데, 알 도리가 없지 않습니까!

권씨 : (비식) 하긴, 네깟 년이 알아 무엇 하겠느냐? 하라면 하는 게지.

밖에 있느냐?

수종 1,2 : (문을 열고 들어서며) 예, 도무녀님!

권씨 : 끌고 가서 준비 시키거라.

수종 1,2 : 예. (월을 끌고 가는데)


월 : (온 몸으로 반항하며) 놓으십시오! (기어이 뿌리치고 권씨 앞으로

와서 강단있게) 신모님을 불러주십시오. 신모님의 허락 없이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게, (하는 순간)

권씨 : (매섭게 따귀를 갈겨버리는)

월 : !!! (고개가 홱 돌아가는)

권씨 : 이런 오망방자한 년! 네 년이 무슨 반가의 규수라도 되는 줄

아느냐!

월 : (처음 맞아본 충격, 뺨을 감싸 쥔 채로 멍하니 보는데)

권씨 : (월의 옷깃을 와락 움켜쥐며 살벌하게) 이거 하난 똑똑히 알려주마.

만에 하나 네년이 그 곳에서 입을 뻥긋하거나, 손끝 하나라도

움직일 시엔, 네년 목에 칼날이 박혀있을게다.

월 : ! (질리는데)

권씨, 쥐고 있던 월의 옷깃을 거칠게 확 풀어주고는 수종무녀들에게

턱짓을 하면, 이내 다시 월을 끌고 나가는 수종무녀들.

충격으로 멍한 채로 끌려가는 월.

S#16 강녕전 (밤)

야장의 차림으로 파리한 안색으로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훤.

일각에 그림자처럼 서서 보고를 하고 있는 운.

훤 :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운 : ....그렇사옵니다.

훤 : (피식 웃으며 농처럼) 역시....귀신이었던 게 분명하구나....

만일 귀신이라면 한 맺힌 영혼일 터....내 그 억울한 사연을 듣고

한이나마 풀어줄까 했더니, 성군이 될 기회를 주지 않는구나.

운 : 다시 한 번....찾아보겠사옵니다.
훤 : 아니....관두어라. 어차피 하룻밤의 꿈이고 착각일 터이니...

운 : .....

훤 : 차라리 잘 되었다. 이제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테니 미혹될 일도

없게지.... (하면서도 어쩐지 마음에 남는데....)

형선 : (들어와) 전하, 어의 입시옵니다.

훤 : 들라.

의녀와 함께 들어오는 어의. 자리를 잡고 앉아 의녀가 건네는 차를

받아 형선에게 주면, 형선의 훤에게 올리는.

훤 : 무슨 차냐?

형선 : 내의원에서 올리는 국화차이온데, 살맹이 씨와 측백 씨를 넣어

귀잠에 도움을 주는 차라 하옵니다.

훤 : (어의를 보며) 약제를 쓰면서까지 나를 재우려는 이유가 무엇이냐?

어의 : 그것은 관상감의 일이라 잘 모르옵고, 내의원에서 맡은 일은

귀잠에 드시게 하는 것뿐이옵니다.

형선 : 침수드실 때마다 어려움이 따르니, 마다하실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훤 : (찻잔을 내려다보며) 깊은 잠을 주는 차라....

(F.C) 훤에게 손목이 잡힌 채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던 월.

훤 : ......(피식) 허면, 헛된 꿈에 시달릴 일도 없겠구나.

(찻잔을 들어 마시는 데서)

S#17 성수청 / 비밀 신당 (밤)

목간통에 들어앉아 수종무녀들의 도움을 받으며 목욕재계를

하고 있는 월. 옆에 서서 매서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는 권씨.


모멸감과 수치심에 입술을 깨물며, 눈가가 붉어지는 월.

S#18 동 / 무녀방 (밤)

월에게 액받이 무녀 옷을 입히고 잇는 수종무녀들.

체념한 듯 인형처럼 하는 대로 가만히 두는 월.

마지막으로 월의 눈에 가리개를 하는 권씨,

흠칫해서 눈가로 향하는 월의 손을 매섭게 찰싹 쳐내는 권씨.

S#19 강녕전 (밤)

이부자리 위에 누워있는 훤. 그 곁을 지키고 있는 운

멀리서 들려오는 인경소리.... 가만....훤을 바라보는 운.

나대길 : (E) 음의 기운을 불러들이는 인경 소리가 울리면...관상감에서

부적을 들일 것입니다.

S#20 강녕전 뜰 (밤)

달을 온전히 가린 짙은 구름. 유난히 어두운 밤.

강녕전 안에서 나오는 운. 대기하고 있다가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내금위장. 문득 들리는 인기척에 향오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운. 강녕전 뜰에 들어서는 나대길. 흰 쓰개치마를 쓴 채

그 뒤를 따르고 있는 묘령의 여인.

내금위장 : (월 앞을 막아서며) 어느 누가 궐 안에서 쓰개치마를 쓴단 말이냐!

나대길 : 사람이 아니라 부적일 뿐입니다. 보내주십시오.

순간, 무표정한 얼굴로 여인의 쓰개치마를 칼집으로

힘것 걷어내는 운. 칼집 끝에 쓰개치마가 휘리릭 감기며 드러나는


여인의 얼굴. 눈가리개를 한 채 기척에 흠칫 놀라는 여인.

운 : (눈가리개를 잡아 내리려는데)

나대길 : (운의 손을 막으며) 기운이 흩어지면 부적의 효험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손을 거두는 운.

얼른 월을 끌고 가는 나대길.

S#21 강녕전 (밤)

조용히 문이 열리고...형선을 따라 안으로 들어오는 나대길과 월.

지정된 장소(훤과 한 자 가량 떨어진 자리)에 월을 잡아 앉히는

나대길. 이어, 월의 눈가리개를 풀어주는 형선과 함께 조용히

옆방으로 물러나는. 이어 그림자처럼 조용히 들어와 훤과 월에게서

적당히 떨어진 장소에 자리를 잡는 운.

어둠에 익지 않은 눈으로 잠시 방안을 더듬는 월.

문득 이부자리 위에 누워있는 사람을 발견하고는 멈칫 시선이

고정되는 월. 순간 구름에서 벗어나 모습을 드러내는 달!

그 달빛에 서서히 드러나느 훤의 얼굴!

훤의 얼굴을 알아보고는 커지는 월의 두 눈!

달빛에 드러난 월의 얼굴을 보고는 놀라는 운!

악몽이라도 꾸는 듯 미간이 찌푸려지는 훤.

여전히 멍한....얼굴로 훤을 바라보는 월.

점점 고통스러운 표정이 되는 훤.

저도 모르게 훤의 얼굴을 향해 천천히...손을 내미는 월.

순간 반사적으로 칼집으로 손이 가는 운.
원의 손이 훤의 이마 위로 향하려는 순간,

훤 : 연우야.....

월 : (순간 멈칫하는)

훤 : 연우야....

잠든 훤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

잠든 훤의 이마 위로 가만히 내려앉는 월의 손....

놀라 바라보는 운. 잠든 훤의 얼굴 뒤로 들려오는,

어린 훤 : (E)(5 부 44 씬에서 잠든 연우를 깨우던) 연우야.....연우야.....

S#22 훤의 꿈 (4 부 71 씬)

아름다운 등롱을 들고 좌우로 정렬하여 서있는 궁인들 사이를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던 어린 훤과 어린 연우.

'나...나는 빈궁을 은애하오!' '어머나, 저도요 저하!!!'

와락 포옹하는 세자인형과 세자빈인형을 보며 수줍어하던 두 아이.

그러나 이내 마주보고는 환하게 웃던 두 아이의 예쁜 모습.

문득 잠든 훤의 입가에 맺히는 잔잔한 미소.

그렇게 서로, 각자의 심장이 향하는 이를 바라보며 앉아있는

세 사람의 모습에서.

S#23 염의 집 / 사랑채 (밤)

누운 채로 가만히....눈을 뜨는 양명.

머리에는 피가 배어든 광목천이 칭칭 감겨져 있고.

희미한 시선으로 보면, 자신을 내려다보며 미소 짓고 있는 월.


혼미한 가운데에서도 희미하게 미소 짓는 양명인데,

다시 보면 월이 아닌 염이다.

염 :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대감, 이제 정신이 드십니까?

문 앞에 쓰러져 계신 것을 청지기가 모시고 왔습니다.

기억나십니까?

또 다시 의식이 흐려지며 천천히....눈을 감는 양명.

대감! 양명군 대감! 부르는 염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멀어지면서....

멀리서 들려오는 파루소리(E)....

S#24 강녕전 뜰 (새벽)

파루소리 이어지고...

쓰개치마를 쓴 월이 그림자처럼 조용히 강녕전 안에서 나온다.

조용히 나대길의 뒤를 따라 걷다가 다시 한 번 강녕전 쪽을

돌아보는 월...그런 월을 재촉하여 데리고 가는 나대길.

S#25 성수청 / 무녀 방 (이하 '월의 방'으로 표기 / 새벽)

방문을 쾅! 닫아 가두어 버리는 권씨.

다시금 자신의 처지가 인식되며 서글퍼지는 월에서....F.O

S#26 궐 외경 (아침)

S#27 강녕전 (아침)

기침하여 자리끼를 마시고 있는 야장의 차림의 훤.

긴장된 표정으로 훤의 안색을 살피고 있는 궁인들.


훤 : (다 마신 자리끼를 내려놓으며) 밤사이 누가 내 옆을 다녀갔느냐?

궁인들 : ! (순간 바싹 긴장하는)

형선 : 과, 관상감의 명과학 교수가 잠시 부적을 쓰러 다녀갔사옵니다.

어침 평안하셨사옵니까?

훤 : 부적이라....(잠시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려는 듯 움직여보고는)

신기한 일이구나. 부적이라면 질색했는데...몸이 훨씬 가벼워졌다.

순간 비밀리에 시선을 교환하여 표정이 환해지는 궁인들에서!

S#28 궐 일각 (낮)

신료들을 거느리고 편전으로 향하고 있는 훤!

그 어느 때보다 강건하고도 당당한 왕의 모습!

분주히 움직이다가 얼른 멈춰 서서 예를 갖추는 궁인들!

문득 궁녀들 앞에서 멈춰서는 훤. 움찔 긴장하는 궁녀들.

훤 : 소주방 나인들이냐?

궁녀들 : (겁먹은) 그, 그렇사옵니다, 전하.

훤 : 아침 수라에 오른 전골이 아주 맛있더구나. 잘 먹었다.

마치 꽃가루를 뿌리듯 매력적인 미소를 뿌려주고는 다시 편전을

향해가는 훤! 그 미소에 홀린 듯 한순간에 멍해지는 궁녀들!

궁녀 1 : (멍한 채로) 늘 찬바람만 쌩쌩 부시더니 오늘 웬일이시라니....?

궁녀 2 : (멍한 채로) 내일도 올리자 전골.

궁녀 3 : (멍한 채로 끄덕끄덕) 응. 저 미소를 다시 볼 수만 있다면....

매일매일 전골만 올릴 거야....


바보들처럼 헤에....황홀한 미소를 짓는 궁녀들에서,

S#29 편전 (낮)

활력이 넘치는 모습으로 신료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 훤!

훤 : 과인이 병석에 있는 동안 경들이 정리해 올린 문서는 잘 보았소.

시간이 촉박했을 텐데 아주 자알 정리해두었더군.

윤파신료들 : (안도하려는데)

훤 : 어찌 그리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딱 맞아떨어지는지,

누가 보면 조작이라도 한 줄 알겠소. 하하하하하!!!

윤파신료들 : ! (찔끔해서) 하하하하!!! (애써 웃지만 식은땀 삐질인데)

훤 : (거짓말처럼 웃음기 싹 지우며) 농이오.

하고는 다음 문서를 넘겨보는 훤이고,

아주 우릴 가지고 노는군....몰래 입을 풀럭이는 윤수찬인데,

훤 : (문서 보는 채로) 가장이 부역에 동원되어 남은 일가족의 생계가

곤란해진 경우, 부역을 면해주고 귀향 조치하라 이른 일은 어찌

되었소?

윤수찬 : (얼른) 공조의 협조 하에 해당자들의 명단을 파악하여,

일단 생업에 복귀하도록 돌려보냈사옵니다.

훤 : 과인이 찾아보라 명한 피한돌이라는 자는?

윤수찬 : (당당+여유) 대령해 있사옵니다.

훤 : 오오, 그래? 우리 호판이 격구만 잘 하는 줄 알았더니,

행동 또한 재빠르군. (내관에게) 피한돌을 들이라!

하면, 내관의 안내를 받아 쭈뼛쭈뼛 편전으로 들어서는 피한돌.

얼른 바닥에 닿을 듯이 부복한다.
훤 : 네가 피한돌이 맞느냐?

피한돌 : (더 조아리며) 그...그러하옵니다....상감마마....

훤 : 그간 고생이 많았겠구나. 노역이 힘들지는 않았느냐?

피한돌 : 예. 다, 다른 노역에 비해 아주 수월한 편이었사옵니다.

훤 : 다행이구나. 보영루 보수 공사에서 맡은 일이 무엇이었느냐?

피한돌 : 예? (저도 모르게 슬쩍 윤수찬을 보면)

윤수찬 : ! (대충 둘러대라고 사나운 눈총)

피한돌 : 기, 기존의 다리를 허무는 일이었사옵니다.

훤 : 오오, 그래? (시선이 잠시 피한돌의 손에 머물렀다가, 이내 미소로)

허면, 보영루 다리 돌난간에 새겨진 연꽃 문양도 보았겠구나?

피한돌 : 예? (당황) 연, 연꽃....(했다가 얼른) 아아....! 이제야 생각납니다요.

훤 : 그래. 정말 아름다운 문양이지....(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짓고는)

과인이 너를 보고자 한 연유는, 네 아들의 간곡한 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피한돌 : 예? 소인의 아들놈....말씀이시옵니까?

훤 : 그래, 부모를 대신하여 누이를 보살피는 마음이 참으로

갸륵하더구나. 어린아이조차 자신의 가족을 지키고자 애쓰는데,

과인은 나의 백성들을 위해 무엇을 하였나 깊이 반성하였다.

피한돌 : (울먹이며)....화...황공하옵니다.....

훤 : 자그마한 전답을 하사할 터이니, 고향에 내려가 아이들과 오붓하게

잘 살거라.

피한돌 : (감격하여 조아리는) 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훤 : (흐뭇한 미소를 짓고)

윤파신료들 : (몰래 서로 시선 교환하며 안도의 미소 짓는)

S#30 청루 내 밀실 (낮)
철그렁! 방바닥 위로 던져지는 두툼한 엽전 뭉치!

자신의 앞에서 떨어진 돈뭉치를 보며 마른 침을 꿀꺽 삼키는 피한돌.

윤수찬 : 지시대로 잘 대답한 포상이다. 노잣돈으로 쓰거라.

피한돌 : (봇짐에 주섬주섬 챙겨 넣고는 일어서는데)

윤대형 : (E) 만에 하나,

피한돌 : ! (멈칫, 돌아보면)

짙은 발이 내려진 너머로 술자리를 하고 있는 윤대형과

윤대형파 신료들의 실루엣!

윤대형 : (발 너머에서, 술잔을 들어 마시며, 담담히) 세치 혀를 잘못

놀렸다간...네 자식 놈들의 목숨부터 거둘 것이니, 명심하거라.

피한돌 : !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마른 침을 꿀꺽 삼키는 데서)

S#31 외진 야산 (낮)

아이들 걱정에 걸음을 빨리하고 있는 피한돌,

문득 어떤 느낌에 뒤를 확 돌아보면, 아무도 없는.

안심하며 돌아서는 순간, 어디선가 날아와 그 앞을 막아서는 자객 1!

헉! 놀라는 피한돌! 얼른 뒤를 돌아 도망치려는 순간, 또 다시

그 앞을 막아서는 피한돌! 얼른 뒤를 돌아 도망치려는 순간, 또 다시

그 앞을 막아서는 자객 2! 양쪽에서 좁혀오는 자객들로 인해

주춤주춤 담벼락 쪽으로 밀리는 피한돌!

피한돌 : (겁에 질려 울듯이) 어....어찌 이러십니까요?

자객 1, 대답 대신 검을 들어 단칼에 베려는 순간,


어디선가 날아와 피한돌의 앞을 막아주는 검은 형체.

바로 복면을 한 김제운! 운을 향해 달려드는 자객들!

바람처럼 검을 뽑아 마치 춤사위를 펼치듯 허공을 베는 운의 검!

운의 검이 칼집으로 들어간 후에야, 자신의 가슴에서 배어 나오는

피를 보고 기겁하는 자객 1! 옆구리에서 솟구치는 피를 손으로

막으며 털썩 쓰러지는 자객 2! 겁에 질려 덜덜덜 떠는 피한돌!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피한돌을

돌아보는 운의 얼굴 위로,

훤 : (E) 그래 피한돌이라는 자는, 무사히 보내 주었느냐?

S#32 강녕전 (낮)

향을 음미하며 차를 마시고 있는 훤이고, 곡좌하여 있는 운.

운 : 예. 일가 모두 안전한 곳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사옵니다.

훤 : (찻잔을 내려놓으며, 미소로) 수고했다.

운 : ......(보다가) 어찌 아셨사옵니까.

훤 : 무엇을 말이냐.

운 : 어찌 아시고 저를 보내셨사옵니까.

훤 : (피식 웃고는) 그자의 손.

운 : ? (보면)

훤 : 그자의 손에 잡힌 굳은살은 노역으로 인해 생긴 것이 아니었다.

그건 검을 처음 다루는 자들에게 흔히 보이는 것이지.

운 : ...! (보면)

훤 : 해서, 미끼를 던져 보았다. 어리석게도 덥석 물더구나.

운 : 미끼로 무엇을 쓰셨사옵니까.

훤 : 연꽃문양. (피식) 보영루 다리 돌난간에, 연꽃문양 따위는 없다.


운 : 해서, 무엇을 낚으셨사옵니까.

훤 : 의문이다.

운 : .....? 의문이라 하셨사옵니까.

훤 : 그래. 의문...그 자는 왜 있지도 않은 연꽃문양을 아름답다

했을까...저들은 왜 순박한 사내에게 자객을 보냈을까....

그자의 죽음으로 저들은......(눈빛) 무엇을 감추려 했을까...

운 : 답을....얻으셨사옵니까.

훤 : (피식) 얻었으려나.....? 부역을 빙자해 장정들을 자출하고,

거짓 공사를 빌미로 자금원을 확보한 뒤, 보영루가 아닌 모처에서

은밀히 군사훈련을 진행한다....(보며, 미소로) 어떠냐. 내 생각엔

제법 아귀가 맞는 듯한데.

운 : ......! 사실이라면 이는 대역죄이옵니다.

훤 : (흠흠 웃는) 그러게나 말이다. 과인의 목숨도 경각에 달려있음이야.

운 : 전하!

훤 : 염려 말거라. 아직은 아닐 것이니. (찻잔을 드는) 저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전까지는 나는, (사이) 아직 산목숨이다.

차를 마시는 훤. 찻잔 너머로 보이는 훤의 서늘한 눈빛. 그 위로,

S#33 청루 내 밀실 (낮)

주석에 모여 앉은 윤대형, 심산, 한재길, 윤수찬.

긴장된 표정으로 심산의 말에 집중하고 있는.

심산 : 잠시 성후 미령하신 덕에 급한 불은 껐으나,

언제 다시 우리의 목을 죄어올지 모르는 일이오.

후사를 대비하는 일이 시급하오.

한재길 : 허나, 수년간 공을 들였어도 결실이 없질 않았소.


뭔가 다른 수를 쓰지 않으면,

윤수찬 : (진지한) 수야 많지요. 일단 교태전과 강녕전에 회임이 잘 되는

부적을 붙이고, 중전마마께 방중술을 연마하시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하다가 멈칫 보면)

심산,한재길 :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보고 있는)

윤수찬 : 아니, 왜 늘 나만 갖고들 그러십니까! 그렇게라도 해서 일단

원자 생산을 해야 할 것이 아닙니까!

윤대형 : (OL) 편히 쉬시도록 해야겠지.

신료들 : ! (보면)

윤대형 : (미소로) 그간 주상께서 지나치게 격무에 시달리시지 않았소.

허니, 언제 어디서 급환으로 쓰러지신다해도 이상할 것이 없겠지/

윤수찬 : ! (알아채고) 그렇지요.

한재길 : 허나 그건 훗날 원자가 세자에 책봉된 연후의 일이오.

심산 : (윤수찬을 보며) 피한돌 그 자는 확실히 처리했소?

윤수찬 : (회심의 미소) 물론이지요. 이미 저승 문을 드르륵 열고,

하는 순간, 방문이 드르륵 열리며 피투성이가 된 자객 1 이 쓰러지듯

들어온다! 경악으로 보는 신료들!

윤수찬 : 이, 이것이 어찌 된 일이냐!

자객 1 : 스...습격을.....습격을......

윤대형 : ! (심상찮은 눈빛으로 보고)

심산 : 누구냐. 대체 어떤 놈에게 습격을 당행단 말이냐!

자객 1 : 보...복면에 가려 얼굴을 보지는 못하였으나......귀신의 검이라고밖엔,

윤수찬 : 귀, 귀신의 검? (헉! 해서 윤대형을 보며) 우...운검....!

윤대형 : (말없이 일어나 자객 1 의 앞으로 와 앉으며, 담담하게)

그리도 솜씨가 뛰어나더냐?


미처 손 쓸 틈도 업싱 자객 1 의 검을 꺼내, 그대로 자객 1 을

베어버리는 윤대형. 그 얼굴 위로 튀는 피!

공포에 굳어져서 보는 신료들!

윤대형 : (피가 튄 서늘한 얼굴로, E) 경고입니까.....주상?

S#34 대왕대비전 (낮)

대왕대비 윤씨와 독대중인 나대길.

대왕대비 : (반갑고도 놀라운) 그래? 벌써 편전에 납신 정도로 환후가

회복되시었단 말이냐?

나대길 : (역시 흡족한 결과다) 그렇사옵니다. 아침 수라 역시 모든 찬품을

고루 젓수시어, 그 어느 때보다 퇴선이 적었다 하옵니다.

대왕대비 : (환해지며) 액받이뮤녀가 정녕 효험이 있었던 게로구나.

나대길 : (역시 환한) 틀림없사옵니다.

대왕대비 : 하룻밤 만에 성후를 돌려놓다니, 참으로 신통한 아이가 아니냐.

(환한 미소로) 내 친히 그 아이의 얼굴을 보고 치하할 것이야.

S#35 성수청 / 월의 방 (낮)

한쪽에 이불이 깔려있으나 잠들지 못하고 웅크리고 앉아

생각에 잠겨 있는 월. 그 위로,

(F.C-7 부 67 씬) '연우야....'부르며 잠든 채로 눈물을 흐리던 훤

월 : ......(저도 모르게 혼잣말) 연우....안개비....보슬비라는 뜻인가?

......(양팔로 무릎을 감싸 안고 무릎 위에 얼굴을 가만히 옆으로

누이며) 어떤 사람일까....? 성심에 그토록 깊이 자리한 그 분은.....


S#36 궐 일각 (낮)

빠르게 성수청을 향해가고 있는 대왕대비 윤씨의 행렬!

S#37 성수청 / 월의 방 (낮)

그 자세 그대로 여전히 생각에 잠겨있는 월.

월 : ......(어쩐지 마음이 아파오며) 차라리 내가 그분이었다면.....

차라리 내가 무녀가 아닌 연우라는 그분이었다면.....

성심에 위로가 되었을까......?

하다가, '헉!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고개를 번뜩 드는 월.

순간, 벌컥 열리는 방문! 놀라서 보는 월! 방안으로 들어서는

이를 보고는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월에서,

대왕대비 : (E) 이런 방자한 것을 보았나!

S#38 동 / 뜰 (낮)

기막히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앞을 노려보고 있는 대왕대비이고,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앞을 막고 서있는 권씨!

대왕대비 : 감히 누구 앞을 막아서는 게냐! 당장 길을 내지 못하겠느냐!!

권씨 : 이제 막 액을 받아낸 몸이옵니다. (눈은 뭔가를 경계하듯 자꾸

방 쪽을 의식하면서) 어찌 직접 마주 하려 하시옵니까.

대왕대비 : (궁인들을 향해 매섭게) 뭣들 하는 게냐! 당장 이년을,

하는 순간, 월의 방문이 벌컥 열리며 안에서 나오는,


녹영 : 대왕대비마마!

대왕대비 : ! (보고)

권씨 : ! (들켰다. 두 눈을 질끈 감고) (녹영의 등장으로 도무녀 자리를

뺏길까봐)

녹영 : (버선발로 달려와 대왕대비 앞에 부복하며, 송구하여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듯) 지금 막 대왕대비전에 문후를 여쭈러 가려던

참이었는데, 어찌 이곳까지 친히 왕림하셨사옵니까.

대왕대비 : (기막혀서 허! 웃다가, 이내 녹영을 서늘하게 노려보고)

녹영 : (숙인 채로, 월의 방 쪽을 의식하며 긴장된 눈빛) ......

S#39 동 / 무녀의 방 2 (낮)

대왕대비 앞에 조아리며 앉아있는 녹영.

대왕대비 : (비아냥) 참으로 어려운 발걸음을 하였구나. 누차 부를 때는 무시로

일관하더니, 제 발로 찾아든 연유가 무엇이냐?

녹영 : (말도 안 된다는 듯) 오해이시옵니다, 마마! 소인이 어찌 감히

마마의 은덕을 배반하고, 부름을 거역할 수 있겠사옵니까.

대왕대비 : (노려보는 위로)

녹영 : (E) 그저 오랜 기간 이곳저곳을 떠돈 탓에 더러운 혼이 몸에

들러붙어, 차마 대왕대비마마 앞에 설 수 없었을 뿐이옵니다.

녹영 : 씻김이 끝난 뒤에 뵙고자 잠시 말미를 청하였사온데,

관상관 교수들이 곡해를 하였사옵니다. 부디 헤아려주시옵소서.

대왕대비 : (흥, 웃으며) 말은 청산유수로구나. 제삿밥 차려줄 신딸을

뺏길까 두려워 찾아든 게지.

녹영 : 그 아이야 제 신딸이기 이전에, 마마께오서 친히 성수청 무적에

올려주신 무녀가 아니옵니까. 빼앗긴다 한들 소인이 무에

할 말이 있겠사옵니까.
대왕대비 : 허면, 지난 세월 어찌 그리 숨어 지낸 것이냐?

녹영 : (멈칫, 보는)

대왕대비 : (읽듯이 보며) 입이 있으면, 말을 해보거라.

녹영 : ....(보다가, 목소리를 낮춰) 팔년 전....

대왕대비 : ! (순간 멈칫, 긴장하며, 밖을 경계하는 눈빛)

녹영 : 금기인 사술(邪術)을 행하였기에 신력이 상하였고,

그날의 일로 자칫 마마께 누를 끼칠까 두려웠기에

천기만 살피며 때를 기다렸사옵니다.

대왕대비 : .....! 때를 기다렸다....? 허면, 이제 대가 되었다는 말이냐?

녹영 : 그렇사옵니다. (은밀하게) 마마께도 천운이 들 것입니다.

대왕대비 : ......! 허면, 원자를 볼 수 있겠느냐?

녹영 : (완전히 구워삶는) 여부가 있겠사옵니까.(마음의 소리, E)

지금 중전의 몸에서는 결코, 원자를 보실 수 없을 것입니다.

대왕대비 : ! (표정 환해졌다가, 이내 표정 가다듬고 떠보듯)

허면, 성수청으로 아주 돌아온 것이냐?

녹영 : 마마께오서 거두어만 주신다면, 성수청에 뼈를 묻을 것이옵니다.

대왕대비 : (흡족한데)

녹영 : 다만,

대왕대비 : 다만?

녹영 : 한 배에 사공이 둘이 필요가 있겠사옵니까. (서늘한 눈빛이

문밖을 향하며) 일신의 안위를 위해 엿듣는 귀만 있을 뿐,

왕실을 위한 충정이 없는 사공은, 이만 내리라 명하여 주소서.

S#40 동 / 무녀의 방 2 앞 (낮)

방문에 귀를 바짝 갖다 대고 듣고 있다가 퍼뜩 놀라는 권씨!

S#41 동 / 무녀의 방 2 (낮)


대왕대비 : (피식 웃으며, 녹영의 당돌함이 싫지 않은) 배짱은 여전하구나.

(문밖을 곁눈질하며, 매섭게) 들었느냐?

성수청의 주인이 들어왔으니, 지금 당장 처소를 비우거라!

S#42 동 / 무녀의 방 2 앞 (낮)

모멸감에 부들부들 떨며, 방 쪽을 매섭게 노려보는 권씨!

S#43 동 / 무녀의 방 2 (낮)

대왕대비 : 이제 만족스러우냐?

녹영 : (조아리며) 망극할 따름이옵니다.

대왕대비 : 허면, 이제 네 신달 아이를 데려오거라.

녹영 : ! (움찔, 긴장을 숨기고) 그 아이는 어찌 데려오라 하십니까.

대왕대비 : 그 아이를 액받이무녀로 들인 후로, 성후가 몰라보게 좋아지셨다.

내 그 공을 치하하려는 것이니, 어서 부르거라.

녹영 : (큰일 날 소리라는 듯) 그는 아니 될 일이옵니다.

대왕대비 : 아니 될 일이라니.

녹영 : 밤새 온몸으로 횡액을 받아낸 인간부적이 아니옵니까.

씻김이 끝나기도 전에 마주 하신다면, 그 액이 마마께 들러 붙을

수도 있사옵니다.

대왕대비 : ! (섬뜩하고)

녹영 : 또한, 부적을 함부로 밖으로 내돌리면, 부정을 타게 되옵니다.

옥체의 기를 살리고, 합방이 성사될 때까지, 신중 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이 아니옵니까. 부디 바라옵건대, 그 아이가 맡은 바 소임을

다 할 때까지, 마주하지 마시옵소서.

대왕대비 : (동요되고)
녹영 : (반응을 살피는 긴장된 눈빛에서)

S#44 동 / 월의 방 (낮)

월과 설, 잔실이 재회를 하고 있다.

월을 붙잡고는 이곳저곳 홱홱 돌려가며 살펴보고 있는 설.

설 : 정말 다치신 곳은 없습니까?

월 : (웃으며) 설아, 어지럽거든?

설 : (버럭) 그러게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아가씨가 미운 일곱 살입니까? 왜 그리 말을 안 들으십니까, 진짜!!!

월 : (짐짓 한숨 쉬며) 너 찾으러 나갔다 이리 됐다는 것만 알아다오.

설 : ......(순간 고개를 푸욱 숙이는) 죄송합니다. 다 제 탓입니다.

월 : (당황해서) 왜 그래. 농이야 농. (하는데)

잔실 : 으아앙---! 미안해, 언니야. 내가 괜히 부침개를 먹는 바람에...

월 : (당황해서) 나 괜찮아, 잔실아.

하는데, 문이 벌컥 열리며 들어서는 녹영.

순간 지은 죄들이 있기에, 울음을 뚝 멈추고는 얼른 설 뒤로

숨는 잔실. 얼른 무릎을 꿇고 앉는 설. 군기 바짝 든!

녹영 : 설이하고 잔실이는,

설 : (OL) (알아서 벌떡 일어나며) 어어. 나가 있을께. 말씀들 나눠.

잔실을 질질 끌고 나가는 설이고.

서늘한 녹영의 시선을 느끼고는 얼른 고개를 숙이는 월에서.

S#45 동 / 뜰 (낮)
뜰로 나오는 설과 잔실인데, 그들의 등장을 모르는 채

한쪽에 모여 수군거리고 있는 수종 무녀들.

수종 1 : 세상에, 국무님 신딸이었어? 어쩐지 꼴같잖게 콧대가 높더라니.

수종 2 : 그래도 신력은 제법인가 봐? 대왕대비전에서 왕림을 다 하시고.

수종 1 : 흥, 그게 신력 때문인지 뒷배 때문인지 누가 알아?

수종 2 : 재수 없어. 쌩초짜 주제에 벌써부터 대전을 드나들어? (하는데)

잔실 : (E) 네 이년드으으으을-----!!!!!!

수종들 : !!! (놀라서 보면)

잔실 : (신들려, 마치 다른 사람 같은) 네 년들이 주둥이로 죄를 짓는구나!

(옆에서 말리는 설을 홱! 밀쳐내며) 저 분이 누군지 알고 세치 혀를

함부로 놀리느냐! 저분은 바로 달,

설 : !!!! (기겁해서, 잔실의 입을 틀어막으며) 하하....하하하하.....!

우리 아가씨 이름이 월, 달 월이거든요.(잔실을 몰래 뒷발질로

때리며) 넌 왜 자꾸 아가씰 달이라고 부르냐, 촌스럽게.

(씩-웃으며) 얘가, 한자를 몰라가지구요. 암튼, 우리 아가씨 좀

이쁘게 봐주십시오.

마치 소년처럼 씩 웃어 주고는 잔실의 입을 막은 채로 질질 끌고

가는 설이고, 그 미소에, '어머...쟤 좀 멋지다...' 볼이 발그레해지는

수종무녀들에서.

S#46 동 / 월의 방 (낮)

월에게 급하게 장옷을 씌워주고는 다짜고짜 손목을 잡아

끌고 나가려는 녹영.

월 :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만류하며) 어찌 이러십니까, 신모님!


녹영 : 지금 당장 이곳을 나가야 한다.

월 : (놀라) 예에? 왕실의 명을 거역하는 것은 대역죄임을 모르십니까?

녹영 : 내가 어떻게든 둘러댈 터이니, 너는 이 길로 곧장 설이와 함께

도망을 치거라.

월 :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저 때문에 모두를 죄인으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 아닙니까.!

녹영 : (터지며) 허면, 계속 그 일을 하겠다는 말이냐!

월 : 한 달입니다. 고작 한 달 동안만 침수 드신 옆을 지키기만

하면 되는 입니다. 신모님답지 않게 어찌 일을 더 크게

만드시려 하십니까?

녹영 : ! (보는)

월 : (안심시키듯이) 저는 괜찮습니다. 나쁜 일이 아니질 않습니까.

미력하나마 제 존재가 도움이 된다면, 그 분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녹영 : (OL) 내 말을....시궁창에 처박은 게로구나.

월 : 예?

녹영 : 피하라 하지 않았느냐.

월 : ....! (보는)

녹영 : 마음에 담아서도, 인연을 쌓아서도 안 된다 하지 않았느냐!

월 : ..... (부정을 못하고 가만... 고개를 숙이는)

녹영 : ..... (순간 맥을 놓듯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

월 : ..... (따라 앉으며) 신모님.....

녹영 : 액받이 무녀는..... 사람이 아닌 부적일 뿐이다.

월 : .......

녹영 : 눈이 있으되 아무 것도 보아서는 안 되고, 입이 있으되 아무 말도

해서는 안 되며....침수 드신 후에 들어가, 깨어나시기 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야 하는.... (보며) 가장 가까이 있으나 결코 만날수도,

만나서도 안 되는....그것이 액받이 무녀다. 그래도....하고프냐?


월 : .......

녹영 : 말해 보거라. 그래도....하겠느냐?

월 : 무녀는....(서글프지만 애써 담담히) 상처 받은 이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이가 아닙니까. 그 대상에 귀천이 어디 있겠습니까.

녹영 : .......

월 : (애써 미소로) 눈이 있어도 보지 않을 것입니다. 입이 있어도

열지 않을 것입니다. 절대 존재를 들키지도 않을 것입니다.

녹영 : ......(안쓰럽고)

월 : 신모님이 무엇을 걱정하시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허나, 그분은 만인지상, 저는 액바이 무녀일 뿐...

염려하시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녹영 : (월의 운명이 안타까울 따름이고.....)

S#47 염의 집 / 안채 (낮)

수틀 앞에 바늘을 꽂은 채 멍하니 딴생각(연우 생각)에

빠져있는 신씨.

민화 : 어머님, 어머님!

신씨 : (그제야 퍼뜩 상념에서 깨어나 보고는)

아, 예 공주자가....

민화 : (웃으며) 뭘 그리 골몰히 생각하십니까?

신씨 : 아무 것도 아닙니다. 헌데 왜...?

민화 : (자기 수틀을 내밀며) 이걸 좀 봐주시어요?

보면, 정체 모를 하얀 형체 두 개가 조잡하게 수놓아져 있고.

신씨 : (도무지 뭔지 모르겠고) 이건 무슨....곤충...입니까?


민화 : ! (풀이 죽어서) 곤충이 아니라....학인데.....

신씨 : ! (당황하는) 하...학....이었습니까?

민화 : 쌍학을 수놓았는데 그만.... (울먹) 쌍메추리가 되어 버렸어요.

신씨 : (이...이건 메추리라고 보기에도 좀) .......

민화 : (더욱 절망감에 빠져 울먹울먹) 역시....이대로는 아니 되겠지요?

서방님의 공복에 제가 직접 수놓은 흉배를 달아드리고 싶었는데...

신씨 : (그런 민화가 귀여워서 피식 웃음이 나오고) 아닙니다.

제가 부러 농을 한 것입니다. 분명 학처럼 보입니다. 다만,

만화 : (눈을 반짝!) 다만....뭔데요?

신씨 : (민화가 놓은 자수를 손으로 짚으며) 여기 이 다리 부분을

좀 더 길쭉하게 하고, 두 날개를 펼쳐 기세를 높인다면

더욱 늠름한 학이 될 것입니다.

민화 : 정말 그러면, 서방님께 어울리는 멋진 학이 완성될까요?

신씨 : (인자하게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 그럼요. 정히 어려우시면

제가 대신 해드릴까요?

민화 : (수틀을 확 가져가며) 아닙니다. 서방님께 선물할 것이니,

제 손으로 다 할 것입니다.

신씨 : (기특해서 웃고) 그럼 나중에라도 어려운 부분이 있으시거든

건너오세요. 언제든 도와드리겠습니다.

민화 : 예, 어머님. (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데서)

S#48 동 / 사랑채 뜰 (낮)

방에 들어오는 민화.

염 : (뒤에서, E) 여기서 무얼 하시고 계십니까?

민화 : (헉! 놀라) 서, 서방님...!

염 : (너무 놀라자 미안해지는) 놀라셨습니까?


민화 : (손까지 저으며) 아니어요, 서방님. 소첩 놀라지 않았사와요.

염 : (귀여워서 미소 지으며) 헌데 이곳엔 어쩐 일이신지...?

민화 : 오라버니... (하다가 흑! 눈가를 훔치며) 서방님...너무 하시어요.

염 : (놀라) 예? 어찌 그러십니까. 제가 뭘 또 잘못하였습니까?

민화 : (울먹이며) 왜 항상 어쩐 일이냐고 물으시어요? 그냥... 잘 왔다...

보고 싶었다...그리 말씀하여 주시면 아니되어요?

염 : 송구합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민화 : 그리 미안하시면...저...(수줍어하다가, 반짝) 소첩 좀 안아 주시어요.

염 : (화들짝 놀라) 예?

민화 : (자기가 와락 안고는) 오늘 밤....내당으로 와주실 수 있으시어요?

염 : (움찔) 야, 양명군 대감께서 와 계시지 않습니까.

민화 : 오라버니야 사랑채에 누워 계신데 무슨 상관... (하다가,

뭔가 시선이 느껴져 눈만 슬쩍 돌려 보면)

언제 왔는지, 머리에 칭칭 광목천(피가 밴)을 두른 양명이

두 사람 앞에 쭈그리고 앉아 두 손으로 턱을 받친 채

빤히 올려다보며 구경하고 있다. 기겁해서 떨어지는 염과 민화.

양명 : 아아,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하시게. (얼른 눈을 가리는 척하며)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네.

염 : (돌아서며 헛기침하고)

민화 : (산통 깨진 데다 창피하기도 해서) 오라버니!!! 정말....미워요!!!

헌데 어찌 나오셨습니까? 더 누워 계시지 않고.

양명 :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제 방해꾼은 그만 사라져줘야지. 사랑채를

차지하고 누워 있는 것도, 민화공주 눈총 때문에 더는 못하겠네.

염 : (걱정스럽게) 허나, 아직 몸도 성치도 않으신데 어찌,

양명 : 충분히 신세 졌네. 그럼 나는 그만 가볼 테니,


하던 거 마저 하시게. (씨익 웃고 가려다가 현기증에 휘청하는)

염 : ! (순간 놀라) 대감!

민화 : (동시에 뒤에서 와락 양명을 잡으며) 가지 마세요, 오라버니.

양명 : 왜, 내가 여기 있으면 그걸 핑계 삼아 사랑채에 드나들려구?

민화 : (얄미워서 확 째려봤다가) 그 몸으로 어딜 가신단 말입니까!

이대로 가시면......서방님께서도 얼마나 걱정하시겠습니까!

양명 : .... (자신을 걱정하는 민화의 진심이 느껴져 피식 웃고)

민화 : (외면하며 퉁명스럽게) 상처가 다 낫거든 그때 가시어요!

계시는 동안엔 사랑채에 드나들지 않겠습니다!

양명 : 어어....! 나는 환자니라. 살살 다루거라, 살살!

염 :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흐뭇하게 보고)

S#49 강녕전 외경 (밤)

S#50 강녕전 (밤)

야장의 차림으로 열심히 푸시업을 하고 있는 훤이고,

안절부절 못하며 바라보고 있는 형선과 궁인들!

형선 : (안절부절) 전하, 곧 인경이 되옵니다. 내의원에서 올린 차가

식기 전에 서둘러 음하시옵소서.

훤 : (열심히 푸시업!) 내 나름의 양생법이닌 신경 쓰지 말거라.

형선 : (왜 저래) 그러다 옥체를 상하시옵니다.

훤 : 과인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강건하다. 이상하리만치 강건하다.

형선 : 과유불급이라 하였사옵니다. 벌써 반시진째가 아니시옵니까.

기껏 자리 잡은 옥체의 기가 다시 흩어지게 될까 저어,(되옵니다)

훤 : (성가셔서 멈추고 보며) 거 참, 마링 많구나! 피가 뜨거워 온 몸의

장기가 반란을 일으키니, 이렇게라도 운동을 해야 될 것이 아니냐!


순간 두둥! 일제히 훤을 돌아보는 궁인들과 형선의 얼굴 위로,

형선 : (E) 피가 뜨거워???!!!!

훤 : (그 시선 모르는 채, 마치 복서처럼 고개를 좌우로 까딱까딱

풀며) 과인은 그 누구보다! 그 어느 때보다! 강건해져야만 한다.

해야! (눈빛이 매서워지며) 뜻을 이룰 수 있을 터이니.

순간, 두둥! 일제히 훤을 바라보는 궁인들과 형선의 얼굴 위로,

형선 : (E) 뜻? 설마.....(표정 환해지며) 원.자.생.산!

훤 : ? (목을 좌우로 풀고 있다가, 느껴지는 시선에 돌아보면)

희망이 가득 담긴 눈으로 반짝반짝 훤을 쳐다보고 있는

형선과 궁인들!!!

훤 : 왜들 그리 쳐다보는 것이냐.

형선 : (감격해서) 이루실 것이옵니다. 반드시 그 뜻을 이루실

것이옵니다. 분명 전하와 중전 마마를 꼭 닮은 원자 아기시를,

훤 : !!!! (버럭)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냐!!!!

형선 : (헉!!!)

훤 : 형선이 너는, 어찌 좀 더 깊은 어심을 읽어내지 못하는 것이냐!

생각하는 것이 이리 저급해서야. 이래서 내가 요즘 너랑 말을

잘 섞지 않는 것이다!! 꼴도 보기 싫으니 당분간 돌아서 있으라!

형선 : ......(그런 훤을 가만히 보다가, 어쩐 일인지 입술을 울먹이더니,

한손으로 입을 막고 울음을 참는)

훤 : (어이없어) 울어? 설마 우는 것이냐? 이깟 말도 고깝다는 게냐?


형선 : 그것이 아니옵고.....(진심으로 울먹이며) 잠시 잠룡시절의 전하를

다시 뵙는 듯하여.....

훤 : .....

형선 : (울먹울먹) 바라옵건대 부디 지금처럼만 강녕 하소서, 전하.

훤 : ......(짠해져서 괜히) 거 참, 말 듣게 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구나.

네 뜻대로 침수들 준비를 할 터이니 그만 하거라.

(하고는 앉더니, 서안 위에 놓인 국화차를 터프하게 벌컥

마시다가, 버럭!!!) 무슨 국화차가 이리 뜨겁단 말이냐!!!!!

순간 훤에게 후다닥 달려와 부채로 부치고, 찬물을 대령하고,

수건을 갖다대고, 난리가 나는 궁인들의 활기찬 모습!

그 모습이 보기 좋아 씩 웃는 형선. 그런 형선을 바라보며

씩 웃는 훤. 오랜만에 보는 두 사람의 우정....

훤 : 돌아서 있으라!

그 위로,

S#51 강녕전 (밤)

잠든 훤의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는 월.

그런 월을 바라보고 있는 운.

월 : (잠든 훨을 바라보며, E) 오늘 하루 강녕하시었습니까.....?

훤 : (잠든 채로) ......

월 : (미소로, E) 어제보다 혈색이 좋아 보이셔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훤 : (잠든 채로 미간을 찌푸리는)

월 : (저도 모르게 함께 미간을 찌푸리며, E) 찌푸리지 마십시오.

전하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는 편이 훨씬 보기 좋으십니다.


훤 : (마치 그 말을 듣기라도 한 듯 미간이 펴지는)

월 : (신기해서 미소 짓는)

운 : (그런 월을 바라보는)

훤 : (편안해진 표정 위로 떠오르는)

S#52 훤의 꿈 (건강하고 밝았던 세자시절의 훤)

-(2 부 11 씬) 염을 놀려먹을 생각에 신나서 나가던 훤.

-(4 부 5 씬) 연우가 보내준 상추를 바라보며 정줄을 놓았던 훤.

-(4 부 10 씬) 염에게 잘못 고백한 후 뛰쳐나가던 훤.

-(3 부 25 씬) 양명, 운, 염과 함께 축국을 하던 훤. 등등.....

S#53 강녕전 (밤)

가장 건강하고, 가장 활기찼던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꿈꾸며 입가에 기분 좋은 미소가 맺히는 훤....

그 미소를 보며 함께 기분 좋은 미소를 짓는 월에서....

S#54 궐 일각 (낮)

하루를 시작하는 활기찬 궐 풍경!

각자의 장소로 분주히 움직여가던 궁녀들, 어디선가 쏟아져

내리는 찬란한 빛에 손차양을 만들어 붙이고 보면,

저만치 나란히 걸어오고 있는 무복차림의 훤과 운!

한 폭의 그림 같은 두 사람의 모습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지면,

황홀하여 녹아내리는 궁녀들.

운과 대화를 나누다가 환하게(!) 웃는 훤!

아.....눈부셔라! 황홀해지는 궁녀들!

멀어져 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아쉽게 바라보며,


궁녀 1 : 두 분이 함께 있으니, 그림이 따로 없다.

궁녀 2 : 소문이 사실일까?

궁녀 1 : 소문? 무슨 소문? 아아....(킥 웃으며) 전하께오서 중궁전을

찾지 않는 이유가 운검 때문이라는 소문?

궁녀 3 : 하긴 나라도 저리 멋진 분이 곁에 있으면, 다른 이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겠다.

궁녀 1 : 아우, 기집애, 보는 눈은 높아가지구!

궁녀들 까르르르 웃으며 사라지고 나면,

언제부터인지 서늘한 표정으로 들어며 서있는 보경!

S#55 교태전 뜰 (낮)

서늘한 표정으로 천천히 뜰로 들어서는 보경.

그러다 결국 서고 만다. 그 위고,

(F.C) 햇살처럼 환하게 웃던 훤의 미소.

보경 : .....(서러움에 왈칵 눈물이 고이며, E) 내게는 한 번도.....

이제껏 단 한 번도 보이신 적이 없던 미소 였다.....

서러움에 입술을 깨물더니 그대로 확 돌아서는 보경.

조상궁 : (놀라) 마마, 어디로 납시려는 것이옵니까!

보경 : (오기처럼) 주상 전하를 뵈러 갈 것이다.

조상궁 : (기겁해서 잡으며) 아니 되옵니다, 마마!

보경 : (확 뿌리치고 돌아보며) 이 손 놓지 못하겠느냐! 도대체 언제까지

전하의 기별을 기다리고만 있으라는 말이냐! 더는 못 한다.

내 직접 전하를 찾아뵙고,
윤대형 : (E) 무슨 일인가, 조상궁!

보면, 서늘한 표정으로 보경을 보며 서있는 윤대형!

순간 주눅이 들어 얼른 고개를 떨구는 보경.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는 윤대형 위로,

윤대형 : (E)(정중하지만 서늘한) 어찌 이리도 경솔하십니까.

S#56 교태전 (낮)

보경과 독대하고 있는 윤대형.

윤대형 : 궐에는 벽에도 눈과 귀가 있으니, 좌우를 신중히 살펴 움직이시라

하지 않았사옵니까!

보경 : (주눅 들어) 그, 근자에....꿈이 심히 괴이하여

윤대형 : (답답하고 한심한) 한낱 꿈 따위에 연연하여 몸을 가벼이 하신다면,

여염집 아낙들과 다를 게 무엇이겠사옵니까!

보경 : .......

윤대형 : 이제야 겨우 성후가 안정되신 주상이십니다. 괜히 강녕전에

드셨다가, 또 다시 어환이 악화되기라도 하신다면,

그 뒷감당을 어찌 하려 이러시옵니까.

보경 : .......

윤대형 : 자중 또 자중하셔야 할 것입니다. 합방일이전까지는,

강녕전에 눈길조차 두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아시겠사옵니까, 마마.

보경 : 명심....하겠습니다.

윤대형 : (못마땅하게 보며, 쯧!) 수년간 어찌 사내 마음 하나 사로잡지

못하신 겐지....
보경 : .....! (보는)

윤대형 : 원자만 보셨어도....일이 이리 성가시게 되지 않았을 것을...

보경 : (서러움에 고개 숙이며)....어머니를 불러주십시오

(울음 섞인) 어머니가....보고 싶습니다.

윤대형 : (그런 딸이 한심하고)

보경 : (서러움에 눈물을 뚝뚝 흘리는 데서)

S#57 궐 일각 (낮)

잔뜩 못마땅한 표정으로 집무실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윤대형.

맞은 편에서 오고 있는 훤 일행을 발견하고는 얼른 멈춰 서서

예를 갖추는 윤대형.

윤대형 : 무복을 입으신 모습을 실로 오랜만에 뵈옵니다.

훤 : 선전관 신진들의 무예시범 친견차 입어보았소. (피식) 맘에 드시오?

윤대형 : (수행하고 있는 형선에게) 성후가 회복되시었다고는 하나,

아직은 안정이 우선일세. 일정에 무리를 두지 말게.

훤 : (가증스러워서) 무리 좀 한다 한들, 앓아눕기 밖에 더 하겠소.

영상께는 그닥 나쁜 소식이 아닐테고.....

윤대형 : 어찌 그런 당치 않은 말씀을 하시옵니까.

훤 : 아, 그러고 보니 인사가 늦었군. 지난 번 온양 행차 때 행궁으로

보내준 선물은, (의미심장한 미소로) 아주 잘 받았소.

윤대형 : ! (멈칫 정지되는 위로)

(F.C-7 부 18 씬) 달리는 훤과 운의 뒤를 따라 달리던 간자!

윤대형 : .....(알고 있었던가....)

훤 : (비식) 덕분에 간만에 땀도 흠뻑 흘리고, 몸을 제대로 풀었소.


윤대형 : ......(이내 미소로) 온천수에 넣으면 효과가 좋다 하기에,

인삼을 조금 준비했을 뿐이온데, 흡족하다 여기시었다니,

참으로 다행한 일이옵니다.

훤 : (피식) 인삼....인삼이라.....하긴 이거나 저거나 사람 인(人)자에,

열기를 뻗게 하는 효능이 있으니 크게 다르진 않겠군.

하여간 고마웠소.

윤대형 : 성심에 드셨다니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언제든....(의미심장한

미소로)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

훤 : 기대하지. (돌아서는 순간 표정이 서늘해지고)

윤대형 : (멀어지는 훤을 보며 역시 서늘해지는 표정)

S#58 강녕전 외경 (밤)

S#59 강녕전 (밤)

야장의 차림으로 서안 앞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는 훤.

(F.C) 훤의 이마 위에 올려지던 누군가의 손.

이마 위에 가만히...손을 올려보는 훤.

또 다시 느껴지는 손의 감촉과 온기.....

운 : .....(보며) 어찌 그러시옵니까. 혹 어디가 불편하신 것이옵니까.

훤 : (이내 손을 내리며) 아니다.

형선 : (들어서는) 전하, 어의 입시이옵니다.

훤 : 들라.

고하고 나면, 국화차를 든 의녀와 함께 들어서는 어의.

어의에게 차를 받아 훤에게 올리는 형선.

훤, 국화꽃잎이 떠있는 찻잔을 가만.....바라보는 위로,


윤대형 : (E) 언제든...다시 보내겠습니다.

훤 : .......

운 : ......(보다가) 기미를 보겠습니다.

훤 : ......(피식 웃으며) 전에 내가 했던 말이 마음에 걸리느냐?

걱정 말거라. 아직은 아니라 하지 않았느냐.

하고는, 담담히 차를 마시는데.....이내 쿨럭쿨럭 기침을 하는 훤!

놀라 수건을 들고 달려와 훤의 입에 갖다대려는 형선.

수건을 낚아채 손수 입을 틀어막는 훤.

형선 : 전하, 괜찮으시옵니까?

훤 : 잠시 사레가 든 것뿐이니 수선 피우지 말거라. (다시 마시고)

S#60 성수청 / 뜰 (밤)

불길한 표정으로 밤하늘을 바라보며 서있는 녹영.

녹영 : (E) 하늘 늑대별이......어둠에 덮여가고 있다....

순간, 강녕전 쪽을 확 돌아보는 녹영의 불길한 표정에서!

S#61 강녕전 (밤)

잠든 훤의 모습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월.

월 : (잠든 훤을 바라보며, E) 오늘도 강녕하시었습니까.....?

훤 : (잠든 채로) .......

월 : (미소로, E) 성후가 많이 회복 되시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훤 : .......

월 : (E) 혹.....아십니까? 처음으로....무녀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전하께 도움이 될 수 있어서....전하의 곁을 지킬

수 있어....다행이라 여긴다면....불경이....되는 것입니까?

훤 : ......(또다시 미간을 찌푸리는)

아, 또.....! 안타까움에 저도 미간을 찌푸리다가.....

훤의 이마 위로 가만히....손을 올려놓는 월.

편안해지는 훤의 표정. 그제야 저도 안심하며 미소를 짓다가,

멈칫 굳는 월. 그 위로 섬광처럼 빠르게 떠올랐다 사라지는,

(F.C-1 부 37 씬) 일산을 쓴 채 사다리 위에서 누군가를 내려다보던 어린 훤.

(F.C-3 부 63 씬) 아련한 표정으로 누군가를 바라보던 어린 훤.

(F.C-3 부 71 씬) '왕세자, 이.훤이다' 미소 짓던 어린 훤.

(F.C-4 부 3 씬) 세자빈 프러포즈를 하고 환하게 미소 짓던,

(F.C-4 부 70 씬) 은월각 창문 아래 서서 누군가를 올려다보며

미소 짓던, 어린 훤, 훤, 훤의 모습들!!!

순간, 불에 덴 듯 놀라 화들짝 손을 떼는 월!

뭐지....? 이건....뭐지.....? 싶어 멍....하니 훤을 바라보는데.....

거짓말처럼 가만히....두 눈을 뜨는 훤....

흠칫, 놀라는 월! '잘못 본건가....?' 싶은 순간,

가만...고개를 돌려 월을 바라보는 훤!

어둠 속에서 마주치는 두 사람의 시선!

헉! 놀라 주춤 뒤로 물러나는 월!

순간, 월의 손을 낚아채서 자신의 쪽으로 확 끌어당기는 훤!

가까이서 마주치는 훤과 월의 얼굴!

도망치려는 월의 어깨를 잡아 바닥에 눕혀 버리는 훤!


자신의 가슴 아래에 월을 가두어버리고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훤!

훤 : (서늘한 목소리로 낮게) 누구냐.

월 : ! (당혹감에 흔들리는 눈빛)

훤 : 말해보라! 네 정체가 무엇이냐!!!!

-<해를 품은 달 8 부 - 액받이 무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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