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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부 -초 고

S#1. 책 방 골 목 (낮 )
(15부 엔 딩 에 이 어 서 )

도깨비 오늘 날이 좀 적당해서 하는 말인데.


은탁 (보 면 )
도깨비 니가 계속 눈부셔서 하는 말인데.
은탁 ? (보 면 )
도깨비 그 모든 첫사랑이 너였어서 하는 말인데.
은탁 ?..
도깨비 또 날 이 적 당 한 어 느 날 ... 이 고 려 남 자 의 , 신 부 가 되 어 줄 래 ?
은탁 !!!...
도깨비 (따 뜻 하 게 보 면 )
은탁 (다 가 가 도 깨 비 얼 굴 어 루 만 진 다 )
도깨비 (보 면 )
은탁 (눈 물 핑 돌 아 , 크 게 끄 덕 끄 덕 하 며 ) 네 . 그 럴 게 요 . 쓸 쓸 한 이 남 자 의 신 부 가 될 게
요.
찬란한 이 남자의 처음이자 마지막 신부가 될게요. 꼭, 그럴게요.

슬픈 청혼이고, 슬픈 화답이다.
도깨비, 은탁의 얼굴 따뜻하게 감싸고 은탁의 이마에 따뜻하게 입 맞춘다.
그 러 고 한 없 이 깊 은 눈 빛 으 로 서 로 를 바 라 보 는 도 깨 비 와 도 깨 비 신 분 데 ....

S#2. 옥 탑 / 평 상 (밤 )
은탁, 빨간 목도리 하고 별 초롱한 밤하늘 올려다보고 있다.

은탁 ...엄 마 . 저 시 집 가 요 . 잘 살 게 요 . (잘 잘 하 게 손 흔 드 는 데 )

그런 은탁 뒤 일각에, 처녀귀신과 귀신들 쪼그려 앉아서 그런 은탁 지켜보고 있다.

처녀귀신 도 깨 비 만 났 구 나 . 시 집 도 가 는 구 나 . 잘 됐 다 . 힝 .. 왜 내 가 눈 물 이 나 냐 . (하 는
데)
은탁 ! (홱 돌 아 보 더 니 ) 언 니 ?
귀신들 (!) 어 ?!

-1-
처녀귀신 너 우리 보여?
은탁 네 . 와 . 이 게 얼 마 만 이 에 요 . (하 는 데 )
처녀귀신 (순 간 이 동 으 로 확 와 서 와 락 안 으 며 ) 아 우 기 집 애 !!! 너 이 제 우 리 보 이 는 구 나 !
은탁 깜 짝 이 야 ! (처 녀 귀 신 등 토 닥 ) 잘 들 지 내 셨 어 요 ?
처녀귀신 외 로 웠 지 뭐 . 나 랑 같 이 가 자 .. 도 깨 비 보 다 잘 해 줄 게 ..
은탁 비켜 봐요. 저기 어디 소금이 한 가마니 있는데.
처녀귀신 아우 기집애 승질 그대론 거 봐. 결혼 축하해.

귀 신 들 과 환 하 게 웃 는 은 탁 이 고 ... 그 위 로 , 딸 랑 ! 저 승 찻 집 의 풍 경 소 리 .

S#3. 저 승 의 찻 집 (밤 )
찻잔 두 개 놓여있고, 재벌과 그 차의 운전수 함께 왔다.
재벌, 고급 시계 고급 수트 등 번지르르하고 도도하다.

저승 마셔요. 이승의 기억을 잊게 해줍니다.


운전수 감 사 합 , (니 다 , 하 며 찻 잔 들 려 는 데 )
재벌 이게 무슨 경우 없는 짓이야.
내 차 운전대 잡는 놈이랑 겸상이라니. 같은 걸 마시라니!
운전수 ....
저승 (매 섭 게 보 며 ) 여 기 선 모 두 같 은 차 한 잔 입 니 다 .
재벌 무 슨 개 소 리 야 . 죽 은 것 도 억 울 한 데 평 생 살 아 봐 야 (손 목 의 시 계 ) 시 계 하 나 값

안 되는 인생이랑 이렇게 같은 취급을 하면,
저승 (더 없 이 매 섭 게 ) 다 시 한 번 말 하 지 만 , 여 기 선 모 두 같 은 차 한 잔 이 야 .
당신의 그 시계는 이미 멈췄고 당신이 가진 그 어떤 것도 저 문을 넘진 못해.
재벌 !!!...
저승 이승에서 힘 센 사람으로 잘 살았어? 하지만 저 문을 넘는 순간 알게 될 거야.
눈으로 지은 죄, 입으로 지은 죄, 손발로 지은 죄, 마음으로 지은 죄가,
얼마나 힘이 센지. 네놈을 지옥의 어느 바닥까지 끌어당기는지.
재벌 !!!... (겁 먹 어 벌 벌 떠 는 데 ...)
저승 (매 서 운 눈 길 로 끝 까 지 ..)

S#4. 방 송 국 / 로 비 (다 음 날 낮 )
도깨비, 은탁 기다리는 듯 서성이는데, 엘리베이터 열리고 반장 내리더니,
도깨비의 옆 스쳐지나간다. 도깨비, 반장 알아본다.
/(9부 18씬 ) 성 적 표 갖 다 주 러 온 반 장 과 마 주 쳤 던 10년 전 모 습 .

-2-
도깨비, 다시 흘깃 반장 보는데, 반장의 미래 보인다.

>>인 서 트 플 래 시 포 워 드
라디오국에서, 은탁에게 또 소개팅 권하는 반장이다.

반장 너 소개팅 진짜 안 할래?
은탁 셰프 싫다니까.
반장 셰프 아니야. 이번엔 내 의뢰인. 재벌이야. 돈 많아. 잘생겼어.
결정적으로 어려. 연상 취향이래. 의뢰도 이상한 거 아니고 상속 관련해서. 어
때?

/다 시 , 현 재 .
도 깨 비 , 빡 ! “소 개 팅 ?” 반 장 뒷 모 습 째 려 보 며 손 짓 틱 , 하 면 ,

반 장 어 깨 의 핸 드 백 줄 툭 , 끊 어 지 며 바 닥 에 털 썩 ! “어 !”
바닥에 떨어지며 핸드백 안의 내용물들 와르르.
반장, 정신없어 자기 발로 굴러 나온 팩트 화장품 밟아 우지끈! 깨진다.
“악 !” 연 거 푸 벌 어 진 일 에 “아 뭐 야 . 새 건 데 . 아 왜 이 래 ” 울 상 인 반 장 이 고 .

도깨비 (흥 ! 복 수 하 고 ) 여 기 서 기 다 릴 일 이 아 니 네 . (엘 리 베 이 터 향 해 저 벅 저 벅 )

S#5. 방 송 국 / 라 디 오 국 (낮 )
은 탁 , 신 인 가 수 가 놓 고 간 CD 들 어 보 려 고 걸 고 있 는 데 , 일 각 의 소 리 들 린 다 .

작가E 어떻게 오셨어요?


도깨비E 지은탁 피디 남자친굽니다.
은탁 ?!! (동 시 에 , 홱 돌 아 보 면 도 깨 비 딱 서 있 다 !)
일동 (동 시 에 ) 헐 !

도깨비 정확히는 결혼할 사입니다. 결혼식 이번 주말 어때?


일동 헐!
은탁 헐!
도깨비 아, 점심부터 먹을까? 나가자.

S#6. 설 렁 탕 집 (낮 )
한상 가득 차려져 있는 테이블에 도깨비와 은탁 나란히 앉아 있다.

-3-
은탁 누구 와요?
도깨비 덕화. 제대로 인사해야지.
은탁 아 . 맞 네 . 많 이 늙 어 서 못 알 아 보 는 건 아 니 겠 죠 ? (머 리 귀 뒤 로 막 넘 기 는 데 )

그 때 , 덕 화 들 어 오 며 “얼 큰 한 걸 로 주 세 요 .” 주 문 하 고 맞 은 편 에 앉 다 가 ,

덕화 (은 탁 한 번 보 고 , 식 탁 한 번 보 고 ) 뭐 지 ? 이 격 식 갖 춘 진 수 성 찬 에 남 녀 가
나란히, 아 나 눈치 깠어! 눈치 깠어!
도깨비 그래. 결혼할 사이다.
은 탁 /덕 화 헐!
도깨비 (은 탁 보 며 ) 토 요 일 이 나 아 일 요 일 이 나 아 ?
은탁 대체 왜 그래요? 아까부터?
도깨비 그럼 점심 때가 나아 저녁 때가 나아?
덕화 난 일요일 저녁. 토요일은 불토라.
은탁 왜 그러시냐고요.
도깨비 몰라서 물어? 이래야 니가 소개팅을 안 하지. 재벌이랑. 잘생긴 재벌이랑.
결정적으로 연하 재벌이랑!
은탁 (?) 그 게 뭔 소 리 예 요 ?
덕화 그 조건에 부합하는 건 국내에 나뿐인데? 걱정 마요. 제 스타일은 아니세요.
반 갑 습 니 다 . 유 덕 화 입 니 다 . (명 함 건 네 고 )
은탁 아, 네. 말씀 많이 들었어요. 지은탁입니다.
(명 함 보 고 도 깨 비 에 게 속 닥 ) 오 팀 장 됐 어 . 오 ~
덕화 지은탁이요? 그 오래된 편지 그 지은탁? 제 건물이랑 아시는 사이 그 지은탁?

은탁 오 빤 여 전 히 모 르 는 게 많 으 시 네 요 . (빙 긋 )
알바생 맛 있 게 드 세 요 . (덕 화 앞 에 설 렁 탕 놓 고 가 고 )
덕화 그 럴 게 요 . (하 고 밥 말 며 ) 근 데 우 리 삼 촌 이 뭔 진 알 고 결 혼 을 ...
은탁 도깨비요. 다들 아는 도깨비 하나씩은 있는 거 아닌가?
덕화 대 박 . 내 건 물 도 알 고 삼 촌 도 알 고 ... 뭐 지 ? 왜 계 속 나 만 모 르 는 거 같 지 ?
도깨비 (덕 화 숟 가 락 에 김 치 올 려 주 며 ) 얼 른 먹 고 더 커 . 크 면 다 알 게 돼 .
은탁 나 두 . (하 며 설 렁 탕 뜬 숟 가 락 내 밀 면 )
도깨비 (째 려 보 다 ) 소 개 팅 하 기 만 해 아 주 ? (하 며 반 찬 올 려 주 고 )
은탁 곧 유 부 년 데 무 슨 . (하 고 맛 있 게 먹 고 )
도 깨 비 NA 유 부 녀 ..라 고 했 다 .. (발 그 레 ... 행 복 하 고 ...)

-4-
은 탁 과 덕 화 는 “몇 살 이 에 요 ?” “집 어 디 예 요 ?” 등 등 호 구 조 사 중 이 고 ...

S#7. 덕 화 본 가 / 서 재 (낮 )
김비서와 덕화, 티타임 중이다.

덕화 삼촌 결혼한대요.
김비서 좋은 소식이네요.
덕화 네. 그래서 제가 삼촌보다 먼저 결혼하려고요.
김비서 그건 더 좋은 소식이구요.
덕화 그죠. 아이도 많이 키우고, 꼭 형제도 많이 만들어 줄 거예요.
김비서 그러면 더 바랄 게 없구요. 그런데 덕화군? 결혼은 혼자 못 합니다.
덕화 저 여자 많습니다.
김비서 그러니까요. 많으면 안 되거든요 그 문젠.
덕화 아.
김비서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신 분이 있었나요? 못 보면 눈물 나게 그리운 분이 있었
나요?
저 사람을 대신해서는 죽을 수도 있겠다 생각하신 분이 있었나요?
덕화 아. 아직. 그러시는 김대표님은 결혼 생각 없으세요?
김비서 네. 없습니다.
덕화 왜요?
김비서 이미 결혼해서 애가 셋이거든요. 그런 사람과 결혼 했구요.
덕화 (??!!) 대 박 ! 진 짜 요 ? 근 데 나 왜 모 르 지 ?
김비서 제가 얘길 안 했으니까요.
덕화 왜 얘기 안 하셨어요?
김비서 안 물어보셨으니까요.
덕화 !!!..
김비서 덕화군은 아직, 세상사에, 주변인에 관심이 없으시죠.
그래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덕화군의 질문들을. 진짜 어른의 질문들을.
세상에 대해, 주변인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덕화 (무 언 가 깨 달 음 있 어 , 뭉 클 하 고 ) 감 사 합 니 다 .
조 금 만 더 기 다 려 주 세 요 . 부 지 런 히 .. 클 게 요 . (눈 빛 깊 고 )
김비서 네 에 . (따 뜻 하 게 보 는 데 ...)

S#8. 은 탁 차 안 (낮 )
은탁 운전하고 있고, 도깨비 조수석 타 있다.

-5-
은탁 와 어 떻 게 내 동 의 도 없 이 , 와 어 떻 게 여 기 저 기 다 커 밍 아 웃 을 , (확 째 려 보 면 )
도깨비 앞 에 봐 앞 에 . 왼 쪽 에 차 , 차 . (와 이 프 운 전 에 안 절 부 절 하 는 남 편 모 드 인 데 )
은탁 왜. 불안해요?
도깨비 아니, 너 운전하는 거 보니까 진짜 어른 같, 차선 차선. 핸들을 꽉 좀,
은탁 (빡 !) 다 보 고 있 거 든 요 ?
도깨비 알지. 신기해서 그래 신기해서. 조수석 처음 타 봐서. 여기서 좌회전.
좌회전은 왼쪽 왼쪽.
은탁 아 진짜, 어디 가는데요!

S#9. 웨 딩 샵 (낮 )
결혼식 예복 입은 도깨비, 누군가 기다린다.
문 열리고 심플한 웨딩드레스 입은 은탁 나온다.

도깨비 (홀 린 듯 보 며 ) 엄 청 예 쁘 네 .
은탁 (예 쁘 게 웃 는 데 ) 엄 청 멋 있 네 요 김 신 씨 도 .
도깨비 하루 이틀 일이 아닐 텐데.
은탁 하 하 . (웃 고 ) 식 은 정 화 수 한 그 릇 떠 놓 고 해 요 . 신 비 롭 게 .
도깨비 음 . (계 속 예 쁘 게 보 는 데 ..)

그렇게, 서로를 더 없이 사랑스럽게 보는 두 사람의 눈빛에서,

S#10. 시 계 점 (다 른 날 낮 )
/시 계 점 간 판 보 이 고 ,
/매 장 안 의 은 탁 , 예 물 시 계 두 개 놓 고 어 떤 게 더 예 쁠 까 신 중 히 고 민 한 다 .

직원 선물하실 건가요?
은탁 예 물 시 계 예 요 . (그 중 하 나 가 리 키 며 ) 손 목 이 예 쁜 사 람 이 니 까 이 걸 로 할 게 요 .

S#11. 도 깨 비 집 / 도 깨 비 방 (낮 -밤 )
도깨비 책상 위에 조심히 놓이는 시계함과 편지. 미소 짓고 나가는 은탁이다.
(시 간 경 과 )
시 계 함 위 의 편 지 집 는 손 , 도 깨 비 다 . 은 탁 의 편 지 읽 는 데 ...

은 탁 NA 함께 걸어갈 모든 길과,
함께 바라볼 모든 풍경과,
수줍게, 설레게, 묻고 답할 모든 질문과 대답들과,

-6-
그 모든 순간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 신 의 신 부 가 요 ^^
도깨비 (뭉 클 해 서 , 미 소 짓 는 데 ...)
DJ 그럼 음악 듣고,

S#12. 방 송 국 / 라 디 오 국 (다 른 날 낮 )
DJ (E) 청 취 자 사 연 가 지 고 돌 아 올 게 요 .
은탁 (음 악 트 는 데 )
작가 (혼 잣 말 처 럼 ) 뭐 냐 이 건 . 주 어 도 없 고 밤 에 쓴 연 애 편 지 신 가 .
은탁 뭔데. 연애편지 좋아 난.
작가 그 러 시 겠 지 . (사 연 읊 는 다 ) “나 의 망 각 이 나 의 평 안 이 라 고 생 각 할 당 신 에 게 .”
은탁 ! (의 자 빙 글 돌 려 작 가 모 니 터 본 다 )
작가 “눈 마 주 친 순 간 알 았 죠 . (E) 당 신 도 모 든 기 억 을 간 직 하 고 있 다 는 걸 .”
은탁 !! (써 니 임 을 안 다 ! 재 킷 , 가 방 마 구 챙 기 며 ) 이 거 사 연 채 택 해 . 피 디 권 한 이 야 .
나 잠 깐 나 갔 다 올 게 . (나 간 다 )
작가 야 지 피 디 ! (E) 야 이 거 지 금 생 방 이 야 !
DJ (F) 부 디 다 음 생 에 서 우 린 ,

S#13. 도 깨 비 차 안 (낮 )
운전 중인 도깨비, 은탁의 방송 듣고 있는 중이었던 듯, 써니의 사연 듣고 만다.

DJ (F) 기 다 림 은 짧 고 만 남 은 긴 인 연 으 로 ... 핑 계 없 이 도 만 날 수 있 는 얼 굴 로 ...


이 세 상 단 하 나 뿐 인 간 절 한 이 름 으 로 ...
도깨비 !!!!.... (급 히 우 회 전 하 는 데 !!)

S#14. 도 깨 비 집 / 저 승 방 (낮 )
역시, 은탁의 방송 듣고 있었던 저승, 써니가 모든 걸 다 기억하고 있었구나 알게 된다.

DJ (F) 우 연 히 마 주 치 면 달 려 가 인 사 하 는 사 이 로 ... 언 제 나 정 답 인 사 랑 으 로 ...


그렇게 만나지길 빌어요. 얼굴 봤으니 됐어요. 어쩌면 김우빈, 어쩌면 왕여인 당
신 ...
저승 (옷 챙 겨 달 려 나 간 다 )
/ (책 상 위 의 옥 반 지 보 이 고 ... 그 위 로 )
DJ (F) 부 디 , 오 래 오 래 잘 가 요 ...

-7-
S#15. 옥 탑 / 써 니 집 앞 (낮 )
은탁, 써니 찾아갔는데 새 집주인뿐이다.

은탁 (!) 아 예 건 물 을 파 셨 다 구 요 ? 이 사 만 가 신 게 아 니 라 ?
집주인 네. 저번 주에. 아가씨 옥탑이죠. 아가씨 전세도 내가 끼고 계약했는데.
방송국 다니신다면서요.
은탁 아 네 . 제 가 지 금 좀 급 해 서 요 . 나 중 에 뵐 게 요 . (하 고 계 단 다 다 다 내 려 와 )

/-1. 대 문 앞
대문 나서다 멈칫하는 은탁. 보면, 대문 옆 우편함에 흰 봉투 하나 나와 있다.
귀 퉁 이 에 ‘지 은 탁 ’ 세 글 자 써 져 있 다 . 설 마 .. 꺼 내 서 읽 어 보 는 데 . 써 니 의 정 갈 한 글 씨 고 .

써 니 NA 알바생. 나 떠나. 잘 지내. 울지 말고. 뭐든 한입 크게 퍼먹고.


사고무탁하고 혈혈단신이었던 네게 나는 잠시나마 위로였길 바래.
똥고집 오라버니 잘 부탁해.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고. 안녕.
은탁 (..!!!) 다 .. 기 억 하 고 계 셨 어 . (눈 물 뚝 뚝 떨 어 지 는 데 )

그때, 옥탑 앞에 도깨비 차, 끽- 멎고 도깨비 내리는데.


은 탁 의 울 고 있 는 모 습 보 고 , 직 감 한 다 . 모 든 걸 ..

은탁 사 장 님 .. 떠 나 셨 어 요 ...
도깨비 .... (그 저 끄 덕 하 면 )
은탁 사장님은 다 기억하고 계셨어요. 홀로 그 기억을 지켰어요.
아무 기억 없는 저를 돌보고, 사라진 오라버니를 그리워하며, 그렇게 혼자 외롭
게요.
근데 왜 떠나신 걸까요.
도깨비 용 서 할 수 는 ... 없 으 니 까 .
은탁 !!...
도깨비 이 생에선, 다신 안 보는 선택을 한 거야.
저 승 그 자 에 게 , 그 보 다 큰 벌 은 ... 없 을 테 니 까 .

누 이 의 선 택 에 , 가 슴 아 픈 도 깨 빈 데 ...

S#16. 육 교 위 (해 질 녘 )
써니, 쓸쓸히 서 있다. 손엔 단출하게 보스턴 백 하나 들었다.

-8-
써니 딱 50만 세 고 가 야 지 . (또 지 나 가 는 사 람 들 세 고 있 다 ) 47.. 48.. 49..
저승E 1(일 )..
써니 !!!... (천 천 히 돌 아 보 면 )
저승 (눈 물 그 렁 해 서 .. 그 런 써 니 보 고 서 있 다 ...) 2..
써니 (처 음 부 터 다 시 세 는 저 승 의 마 음 알 겠 어 서 , 눈 물 핑 도 는 데 ...)
저승 3.. (흐 흑 , 굵 은 울 음 터 지 고 )
써니 소 식 안 전 할 거 예 요 . (눈 물 툭 툭 )
저승 ... (끄 덕 )
써니 이 생 에 서 는 ... 다 신 못 볼 거 예 요 .
저승 (흐 흑 , 끄 덕 ..)
써니 한 번만 안아 봐도 될까요?
저승 (보 다 가 , 그 런 써 니 확 당 겨 품 에 꼭 안 는 다 !!)
써니 (꼭 안 고 ) 잘 있 어 요 ...
저승 (꼭 안 고 ) 잘 가 요 ...

그렇게 꼭 안고 작별하는 두 사람의 모습 위로,

저 승 NA 그 렇 게 우 리 는 이 생 에 서 작 별 을 고 했 다 ...
그 녀 의 소 식 이 들 려 온 건 ... 그 로 부 터 한 참 후 였 다 ...

S#17. 도 깨 비 집 / 주 방 (밤 )
집 전체적으로 어두컴컴하다. 주방만 기본 조명 켜져 있어 밝은 편이다.
저승의 방에서 흘러나오는 울음소리 컴컴한 거실에 가득하고,
주방 쪽에선 도마소리 또각 또각 들린다.
울 음 소 리 들 으 며 , 묵 묵 히 채 소 를 썰 고 다 듬 고 하 는 도 깨 비 의 모 습 이 고 ...

S#18. 도 깨 비 집 / 저 승 방 (밤 )
채소요리와 토끼 사과 든 쟁반 들고 선 도깨비.
저 승 , 족 자 껴 안 고 그 저 울 고 만 있 고 ..

도깨비 내가 널 위해 이 상스러운 걸 만져봤는데. 좀 먹는 게 어때.


저승 ... (그 저 눈 물 만 ...)
도깨비 사과가 토끼인데도?
저승 (픽 , 울 며 웃 다 가 , 다 시 눈 물 떨 구 며 ) 써 니 씨 가 .. 떠 났 어 .
도깨비 (일 각 에 쟁 반 놓 고 마 음 아 프 게 보 면 )
저승 그 여 인 은 참 .. 끝 까 지 .. 항 상 잘 가 .

-9-
도깨비 (그 저 보 면 )
저승 (품 에 안 은 족 자 보 며 ) 너 그 렇 게 되 고 어 찌 할 지 몰 라 내 가 갖 고 있 었 어 .
돌 려 준 다 는 게 그 만 . 늦 어 서 미 안 . (족 자 건 네 면 )
도깨비 처 음 부 터 내 것 은 아 니 었 지 . 너 의 한 이 고 , 죄 고 , 그 리 움 이 었 지 ..
니가 갖는 게 맞는 거 같다.
저승 ...그 래 도 될 까 ?
도깨비 음. 이거 먹으면.
저승 (울 면 서 도 설 핏 웃 는 데 ...)
도깨비 그리고 고마워.
저승 ? (보 면 )
도깨비 위 패 모 신 그 절 . 나 없 는 9년 동 안 니 가 매 년 촛 불 밝 혀 줬 다 더 라 .
/ (위 패 와 그 앞 에 일 렁 이 는 촛 불 들 모 습 )
저승 그 들 을 기 릴 자 격 이 있 는 진 모 르 겠 지 만 .. 내 죄 와 마 주 해 보 려 고 ...
도깨비 ...누 가 좀 얘 기 해 주 면 좋 겠 다 우 리 한 테 . 그 만 되 었 다 .. 그 만 하 면 되 었 다 .. 하 고 .
저승 ....

그 렇 게 둘 은 또 서 로 를 의 지 하 며 살 아 가 려 하 는 것 이 고 ...

S#19. 카 페 (다 른 날 낮 )
한적한 카페. 저승과 여후배 마주 앉아 있다. 손님들 거의 없다.
여후배, 저승의 눈길 제대로 보지 못하고 앉아 있다.

여후배 보 자 고 하 셨 다 고 ... (눈 치 보 면 )
저승 음. 너에게 비밀을 하나 알려주려고.
여후배 (?!) 비 밀 ..이 요 ?
저승 전생에 큰 죄를 지으면 저승사자가 된다는데 그 죄가 무엇인지.
여후배 !!!
저승 우리가 지은 큰 죄는, 스스로 생을 버린 죄야.
여후배 !!!
저승 스스로 생을 버린 자들을 저승사자로 눈뜨게 해, 수많은 죽음을 인도하며,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존재로 살게 한 이유가 뭘까. 이름도 없는 자가,
기억도 없는 자가, 집도 필요하고 먹을 것도 필요하게 한 이유 말이야.
여후배 ......
저승 그 질문들에 답을 찾다 어느 날 문득, 우리가 포기한 것들이,
이름이, 우리가 버린 생이, 갖고 싶어지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이 간절해지면, 우리의 벌이 끝나는 건 아닐까?

-10-
여후배 !!...
저승 니 가 나 를 피 하 는 이 유 를 알 아 . 9년 전 에 박 중 헌 과 만 났 을 거 란 짐 작 이 가 거 든 .
여후배 !!!
저승 그래서 넌 니가 누군지, 내가 누군지, 알았을 거야. 그래서 사과하고 싶었어.
여후배 ?!!
저승 그렇게 너의 손을 빌려 죽음을 취해선 안됐었다. 후회한다. 그리고 용서를 빈다.

여후배 !!!...
저승 그러니 다 잊어. 잊고 살아. 망자들의 마지막을 잘 배웅하며, 그렇게 속죄하며
살아.
그래서 마침내 너도 너를 용서하게 되길 바란다.
신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자신을 용서하여 생의 간절함을 깨닫는 것일 테니.
여후배 흑 .. (괴 로 웠 던 마 음 에 , 울 음 터 지 고 ..)

S#20. 옥 탑 / 은 탁 집 (밤 )
은탁 (식 탁 에 밥 차 리 며 ) 이 모 식 사 하 세 요 . (외 투 챙 기 면 )
이모 어디가 이 오밤중에.
은탁 국 식 어 요 . 드 세 요 . (하 고 나 가 려 는 데 )
이모 너 남자 만나냐? 하이고. 지 엄마처럼 미혼모나 안 돼야 할 텐데.
은탁 이 모 말 을 왜 꼭 ! (참 고 ) 언 제 까 지 있 을 건 데 요 . 잿 밥 차 릴 만 큼 차 렸 잖 아 .
이모 귀신이에요. 오래 떠돌면 안 좋아요.
이모 이게 어디서 눈을 똑바로 뜨고! 야 내가 이대로는 못 가지 억울해서!
그 통장만 있었어도 니가 그 통장만 안 빼돌렸어도 내가 길바닥에서 이렇게
안 됐어!

발악하는 이모의 나쁜 기운에, 와장창! 깨져 나가는 형광등.

은탁 (악 , 몸 웅 크 렸 다 가 ) 이 모 진 짜 왜 이 래 요 . 진 짜 죽 어 서 까 지 이 래 야 겠 어 요 ?
이모 니 가 요 새 안 맞 았 더 니 따 박 따 박 말 대 답 이 다 그 지 ? 어 ? (하 며 손 확 치 켜 들 면 )

그때, 갑자기 나타나서 이모 팔 탁! 잡는 손. 보면, 처녀귀신이다.

처녀귀신 아줌마. 어디다 손을 대 지금. 내가 얼마나 아끼는 앤데! 손모가지 확 분질러


줘?
이모 넌 또 뭐 야 !! 뭐 야 이 미 친 년 은 !
처녀귀신 까마득한 선배한테 미친년? 안 되겠다. 아줌마는 나랑 같이 가야겠다.

-11-
나랑 가자. 내가 외로워서 그래. 내가 또 나쁜년들이랑 궁합이 잘 맞거든.
이모 (좀 깨 갱 하 고 ) 놔 . 이 거 안 놔 ? 너 아 는 년 이 야 ?
은탁 언 니 ..!
처녀귀신 나 드디어 길동무 찾은 거 같애. 외로운 저승길에 아주 좋은 스파링 상대가 되
겠어.
은탁 간 다 구 요 ..?
처녀귀신 갈 때 됐지 뭐. 그동안 고마웠어. 도깨비랑 잘 살아 기집애야. 와 아줌마. 갑시다.

은탁 잠깐만요! 이모. 키워주셔서 고마워요. 다음 생에선 좋은 인연으로 만나요.


이모 웃 기 지 마 ! 내 가 널 왜 다 시 만 나 ! (E) 이 거 안 놔 ?! 놔 !!

이 모 , 발 악 하 며 처 녀 귀 신 에 손 잡 혀 , 둘 다 검 은 연 기 로 사 라 져 버 리 고 ..
깨 진 형 광 등 조 각 들 .. 은 탁 , 하 .. 이 모 와 의 작 별 도 처 녀 귀 신 과 의 작 별 도 마 음 이 아 픈 데 ...

S#21. 도 깨 비 집 / 거 실 (다 른 날 밤 )
은탁, 거실로 들어온다. 저승, 빨래 개키다가 본다.

저승 어서 와.
은탁 여전히 혼자 하고 계시네요. 도깨비씨는요?
저승 몰라. 뭐 정화수 뜨러 간대나 뭐래나. 너 보잔 건 내가 보잔 거야. 줄 게 있어서.

은탁 (!!!) 혹 시 .. 명 부 가 왔 나 요 ..?
저승 (아 .. 이 걸 걱 정 하 는 구 나 ..) 아 니 야 그 런 거 .
은탁 아 아니구나. 놀래라.
저승 걱정 돼? 명부 올까봐?
은탁 걱정된다기 보단 궁금해요. 내 운명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저승 니 운명엔 하도 변수가 많아서.
은탁 그 니 까 요 . 낙 인 도 없 어 졌 고 , 검 도 뽑 았 고 , 그 래 서 9년 을 이 렇 게 탈 없 이 살 았 고 ,

그치만 내가 기타누락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고, 태어나지 못할 뻔도 했고,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어도 봤고, 심지어 지금 이렇게 내 앞에 있는
분은 저승사자고,
저승 !!...
은탁 무엇보다 인간은 언젠가 죽으니까요. 그래서 생이 더 아름다운 거고.
저승 (씁 쓸 히 끄 덕 , 하 면 )
은탁 그 래 서 기 억 돌 아 오 고 나 서 처 음 든 생 각 이 ..

-12-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야겠다.
오늘이 마지막이면 이 기억이 내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기억이다,
그 러 니 매 순 간 죽 어 라 살 고 사 랑 해 야 겠 다 . 그 랬 어 요 . (씩 씩 하 게 웃 는 )
저승 (보 다 가 ) 너 의 생 은 이 미 아 름 다 워 . 알 아 둬 .
은탁 히 . (웃 다 ) 아 . 근 데 줄 거 뭔 데 요 ?
저승 아 . (하 며 일 각 의 상 자 하 나 내 민 다 )
은탁 ? (열 어 보 면 , 예 쁜 생 화 화 환 들 어 있 다 ) 우 와 .
저승 결혼 축하해. 도깨비 신부.
은탁 감 사 합 니 다 . (환 하 게 웃 는 데 ...)

S#22. 메 밀 밭 (다 른 날 밤 )
거짓말처럼 희고 커다란 달 떠 있다. 달빛에 메밀꽃 희게 빛난다.
그 달 아래, 정화수 한 그릇 떠 놓고 웨딩드레스와 예복 차림으로 마주 선 도깨비와 은탁.

도깨비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너의 모든 말에, 그게 뭐든, 나도.


은탁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아도, 당신의 모든 말에, 그게 뭐든, 나두요.

그 렇 게 사 랑 의 서 약 하 며 , 행 복 하 게 서 로 마 주 보 는 두 사 람 이 고 ...

S#23. 도 깨 비 집 / 주 방 (밤 )
도깨비와 은탁, 요리하고 있고, 김비서와 덕화 손님으로 식탁에 앉아 있다.
이미 음식들 몇가지 차려져 있다. 저승은 일각에서 샴페인 몇 병 놓고는,

저승 샴 페 인 은 7도 에 서 9도 사 이 가 딱 이 지 . (병 얼 려 샴 페 인 병 차 게 하 고 )
김비서 !!! (눈 커 지 고 !)
덕화 끝 방 삼 초 온 ..! (김 비 서 눈 짓 막 ) 안 마 셔 도 취 한 것 같 네 나 는 ?
도깨비 (음 식 들 고 와 테 이 블 에 놓 으 며 ) 벌 써 취 하 면 어 떡 해 . (하 더 니 염 력 으 로 냉 장 고
문 확 열어 숙취해소음료 휙- 날아오게 해 덕화 앞에 딱) 원샷.
김비서 !!! (눈 더 커 지 고 !)
덕화 삼 촌 까 지 왜 이 래 ! (어 금 니 꽉 !)
은탁 (음 식 접 시 식 탁 에 놓 으 며 , 김 비 서 에 게 ) 괜 찮 으 세 요 ? 안 색 이 안 좋 으 세 요 .
김비서 예 괜찮습,
저승 7도 로 맞 췄 어 . (샴 페 인 잔 김 비 서 앞 으 로 휙 - 당 겨 오 며 ) 한 잔 하 시 겠 어 요 ?
김비서 네 . 주 시 면 , (이 내 꼬 르 륵 ...)
도 /저 /은 ???
덕화 아 진짜 조심들 좀 하자. 삼촌들 진짜 너무 부주의하고 천진난만해.

-13-
(음 료 마 시 다 갸 웃 ) 뭐 지 ? 왜 이 말 이 입 에 짝 붙 지 ?
김비서 (그 사 이 에 정 신 차 리 고 일 어 나 비 몽 사 몽 , 신 랑 신 부 보 며 ) 노 래 해 .. 노 래 해 .. (짝 )
은탁 (손 사 래 ) 어 우 무 슨 노 래 예 요 . 저 노 래 못 , (하 는 데 )
도깨비 (이 미 노 래 시 작 하 고 있 고 ..)

S#24. 도 깨 비 집 / 도 깨 비 방 (밤 )
침대에 서로 마주보고 누워 있는 도깨비와 은탁.
머리도 쓰다듬고, 얼굴도 쓰다듬고 행복한 밤이다.

은탁 졸립다.
도깨비 굿 나잇. 사랑한다.
은탁 (히 , 끄 덕 끄 덕 하 며 행 복 하 게 눈 감 는 데 )
도깨비 (역 시 가 만 히 눈 감 는 다 )

그렇게, 서로의 품에서 평온하게 잠드는 도깨비와 은탁의 모습에서,

DJ (E) 마 지 막 곡 입 니 다 .

S#25. 방 송 국 / 라 디 오 국 (다 른 날 낮 )
DJ 모두 행복하세요.

은탁, 음악 틀면, 마지막 곡 흘러나온다. 다들 방송 정리하며,

작가 오~ 오늘 방송 진짜 약 빨았다. 시간 딱 맞추고 선곡 기가 막히고


청취자게시판 반응 좋고. 드물게 완벽해.
은탁 아 이 럼 나 좀 우 쭐 한 데 ? (가 방 챙 기 며 ) 나 는 그 럼 게 스 트 미 팅 하 고 바 로 퇴 근 한
다?
작가 오케이. 내일 봐.

S#26. 거 리 (낮 )
도깨비, 한손엔 은탁이 줄 꽃과, 한 손엔 시장 본 봉지 들고 걷고 있다.
더없이 행복한 신혼의 모습이다.

S#27. 사 고 현 장 일 각 (낮 )
화 면 가 득 [丙午년 庚子월 壬申일 김 보 람 7세 , 교 통 사 고 사 ] 붉 은 글 씨 보 인 다 .
저승과 민재, 명부 들고 대기 타는 중이고,

-14-
저 승 이 들 고 있 던 명 부 뭉 치 (15장 ) 중 하 나 열 어 본 것 이 다 .

저승 (7세 라 는 글 자 에 마 음 안 좋 고 )
민재 유 치 원 버 스 가 사 고 가 나 나 봅 니 다 . (자 신 의 한 장 짜 리 명 부 열 어 보 면 ,
[丙午년 庚子월 壬申일 박 영 훈 45세 , 교 통 사 고 사 ]) 이 쪽 은 기 산 가 봅 니 다 .
저승 이 젠 이 일 이 정 말 벌 이 라 는 생 각 이 든 다 ...
민재 (덩 달 아 쓸 쓸 히 있 다 , 그 때 전 화 오 고 ) 전 화 좀 받 겠 습 니 다 . (일 각 가 서 받 고 )
저승 (물 끄 러 미 아 이 의 명 부 만 내 려 다 보 고 있 는 데 )

/-1. 은 탁 차 안
차창에 팔 기대고 지루하게 운전하다가, 저만치에 페도라 쓰고 서 있는 누군가 본다.

은탁 어 ? 저 승 아 저 씨 다 . (창 밖 으 로 손 내 밀 어 19살 때 처 럼 손 흔 드 는 데 )

/-2. 저 승 쪽
저승 (보 면 , 은 탁 의 차 스 쳐 가 고 있 다 . 반 사 적 으 로 손 흔 들 어 준 다 )

은 탁 의 차 , 프 레 임 밖 으 로 나 가 면 서 , 길 건 너 편 에 비 껴 들 어 오 는 노 란 색 유 치 원 버 스 ..
길 건너편에 주차하고, 아이들 내리고 있다.

민재 (오 며 ) 선 배 님 . 명 부 팀 인 데 요 오 늘 받 은 명 부 파 기 하 랍 니 다 .
아이들의 명운이 바뀌었답니다.
저승 그 래 ? (하 다 , !!! 반 사 적 으 로 은 탁 멀 어 진 쪽 보 는 데 !)
민재 (저 승 의 명 부 열 어 보 며 ) 대 체 명 운 이 왜 바 뀌 었 지 ? (명 부 그 저 흰 색 이 다 )
저승 명부가 오지 않는, 어떤 죽음 때문에.
민재 명부가 안 오는 죽음도 있습니까? 그게 뭡니까?
저승 (마 음 속 은 지 옥 인 데 ..) 계 산 할 수 없 는 죽 음 .

S#28. 은 탁 차 안 + 밖 (낮 )
저승E ...희 생 .

그때, 도깨비에게 전화 온다. 핸즈프리로 받는 은탁.

도깨비F 너 어디야. 왜 안 와 이 험한 세상에! 지금 시간이 몇 시야.


은탁 지금 오후 네 시고요, 저 미팅 가는 중이고요, 잠깐만요. 좌회전 좀 하고요.
도깨비F 좌회전은 왼쪽이다.

-15-
은탁 아 진 짜 ! (웃 으 며 좌 회 전 하 려 는 데 , 우 측 창 문 으 로 무 언 가 !!)

보면 우측 언덕길에 세워져 있던 트럭,


브레이크 풀린 듯, 운전자도 없이 무서운 속도로 달려 내려오고 있다! 그 순간,
/방 금 본 저 승 의 얼 굴 스 치 면 서 ,
은탁, 바로 왼쪽으로 핸들 꺾는데, 보면, 유치원버스에서 아이들 내리고 있다.

은탁 !!!
도깨비F 여보세요? 은탁아. 지은탁!

은탁, 다시 오른쪽 보면,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트럭!


다시 왼쪽 보면, 그제야 인지하고 애들 우왕좌왕, 선생님 비명 지르며 애들 챙기는 모습!

은탁 차 가 .. 유 치 원 버 스 가 .. 애 들 이 .. 내 가 .. 내 가 피 하 면 저 기 애 기 들 이 ..
도깨비F 뭐? 잘 안 들려. 무슨 일이야.
은탁 나 미 쳤 나 봐 ... 나 뭐 하 는 거 야 지 금 .. (하 며 브 레 이 크 꽉 ! 밟 는 순 간 !)

쾅 ! 하 며 은 탁 의 차 들 이 받 는 트 럭 !! 유 리 파 편 , 사 방 으 로 튀 고 ..!! 그 순 간 은 탁 ,
/아 침 에 깨 어 났 을 때 도 깨 비 품 속 이 었 던 은 탁 ..
/아 침 식 사 로 계 란 후 라 이 예 쁘 게 해 냈 던 은 탁 ..
/생 방 끝 나 고 “오 늘 방 송 완 벽 했 어 .” 만 족 하 던 은 탁 ..

은 탁 NA 생각해보니 완벽한 하루였다. 깨어나 보니 그 사람의 품속이었고,


계란후라이도 완벽하게 해냈고, 만족스러운 생방송이었다.
그 모든 완벽함은 나를 이 순간에 데려다놓기 위함이었나 보다.
그 러 니 까 .. 늦 지 말 라 고 .

S#29. 도 깨 비 집 / 도 깨 비 방 (낮 )
꽃과 와인이 준비된 테이블 보이고, 그 앞의 도깨비.
다 시 쾅 ! 쾅 ! 둔 탁 한 추 돌 소 리 !! 들 려 오 자 ,
도 깨 비 , 무 언 가 예 감 한 듯 “아 !” 비 명 지 르 며 핸 드 폰 놓 치 고 만 다 .
쨍- 하고 깨져 나가는 와인병. 그러다 정신 차리고, 다시 핸드폰 집어들고 뛰쳐나가며.

도깨비 여 보 세 요 ? (E) 어 디 야 . 지 은 탁 너 어 디 야 !!

-16-
S#30. 은 탁 차 안 (낮 )
이 마 에 서 흘 러 내 리 는 피 .. 찌 그 러 진 차 속 에 서 , 푸 른 하 늘 보 는 은 탁 이 고 ..

은 탁 NA 1분 1초 도 늦 었 음 안 됐 던 거 야 . 이 럴 운 명 이 었 던 거 야 ..
/도 깨 비 굿 나잇. 사랑한다.
은탁 (전 화 연 결 돼 있 는 도 깨 비 에 게 ) 나 두 요 ..
(희 미 하 게 웃 고 , 천 천 히 감 기 는 눈 에 서 ... 눈 물 한 줄 기 .. 툭 ...)

S#31. 도 깨 비 집 / 도 깨 비 방 (낮 )
텅 빈 방 에 , 피 처 럼 붉 은 와 인 과 깨 진 유 리 병 조 각 들 ..

저승E 인 간 의 희 생 은 ..

S#32. 사 고 일 각 (낮 )
민재와 저승, 사고 현장 보고 있다.

저승 (눈 물 툭 , 툭 ) 신 이 계 산 할 수 없 는 영 역 이 고 , 내 다 볼 수 조 차 없 겠 지 .
그건 그 순간의 본능이고, 온전히 한 인간의 선택이니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니까.
민재 ...늦 은 .. 명 부 가 .. (은 탁 의 명 부 꼭 쥐 고 있 는 데 ...) 왔 습 니 다 ..
저승 지독히도 못된 신의 질문에, 지독히 슬픈 대답을 했구나 기타누락자.

S#33. 사 고 현 장 (낮 )
찌그러져 피 흘러나오는 은탁의 차. 사이렌소리 울리고, 사람들 우왕좌왕이고,
누 군 가 는 신 고 하 고 , 누 군 가 는 촬 영 하 고 .. 흔 한 교 통 사 고 현 장 이 다 .
유치원 아이들 무사히 어른들 보호 받고 있고,
일 각 에 서 은 탁 , 깨 끗 한 모 습 으 로 철 철 울 며 웃 으 며 , 무 사 한 아 이 들 모 습 보 는 데 ..

저승E 무 인 년 경 신 월 계 해 일 출 생 . 29세 .
은탁 (흐 흑 , 울 며 돌 아 보 면 , 저 승 이 다 )
저승 (죽 을 힘 을 다 해 ) 지 은 탁 . 본 인 .. 맞 으 시 죠 ?
은탁 (끄 덕 하 면 )
저승 (흐 흑 , 울 음 터 지 고 )
은탁 왜 이 러 지 하 면 서 도 .. 그 러 고 있 더 라 구 요 .
저승 (그 저 끄 덕 하 면 )
은탁 저 정 말 .. 너 무 무 서 웠 어 요 아 저 씨 . (슬 프 게 웃 는 데 )

-17-
S#34. 버 스 터 미 널 (밤 )
아나운서F 오늘 오후 도로변에 주차 된 트럭이 브레이크가 풀리면서 도로를 덮쳐
20대 여 성 1명 이 숨 졌 습 니 다 . 아 이 들 이 구 조 되 는 모 습 입 니 다 .

대 합 실 에 틀 어 진 TV에 서 은 탁 이 휘 말 린 추 돌 사 고 뉴 스 에 나 온 다 .
뉴 스 화 면 , 찌 그 러 진 은 탁 의 차 뒤 로 한 채 유 치 원 버 스 아 이 들 무 사 한 모 습 이 고 ..
사 람 들 TV, 핸 드 폰 등 으 로 뉴 스 보 며 웅 성 대 고 .

시민1 저 차 가 앞 에 서 충 격 을 다 흡 수 했 네 .. 아 어 떡 해 ..
시민2 천사 아니었을까. 난 저런 사람들은 천사라고 믿어.
저 사 람 아 니 었 음 .. 더 많 은 사 람 들 이 죽 었 을 테 니 까 .

저 마 다 의 시 민 들 위 로 , 찻 집 풍 경 소 리 딸 랑 딸 랑 울 리 고 ..

S#35. 저 승 의 찻 집 (밤 )
은탁과 저승 마주 앉아 있다.

은탁 (미 소 지 으 며 ) 저 승 아 저 씨 일 하 시 는 곳 이 이 렇 게 생 겼 구 나 . 되 게 .. 좋 네 요 .
저승 (그 저 보 면 )
은탁 아저씨 궁금한 게 있는데요. 인간한테는 네 번의 생이 있다면서요.
저는 몇 번째 생이었어요?
저승 (보 면 )
은탁 망자한테는, 말해줄 수 있지 않아요?
저승 너는, 첫 번째 생이었다.
은탁 다 행 이 다 . 세 번 남 았 다 . (울 컥 울 음 나 는 데 )

그때, 문 벌컥 열리고 도깨비 들어온다.


하. 은탁, 울음 터져 그런 도깨비 보고, 도깨비도 역시 하. 울음 터져 어찌할 줄을 모른다.

저승 차 내 올 게 . 얘 기 나 눠 . (눈 물 감 추 며 일 각 으 로 가 면 )
은탁 (도 깨 비 에 게 가 까 이 가 서 가 만 가 만 도 깨 비 의 머 리 쓰 담 쓰 담 해 준 다 )
도깨비 (흐 흑 , 울 음 더 터 져 서 어 쩔 줄 모 르 는 데 )
은탁 내 가 전 에 한 말 기 억 해 요 ? 남 은 사 람 은 열 심 히 살 아 야 한 다 고 ..
가끔 울게는 되지만 또 많이 웃고 또 씩씩하게. 그게 받은 사랑에 대한 예의라
고 ..

-18-
도깨비 (눈 물 툭 툭 떨 구 다 , 와 락 은 탁 당 겨 안 는 다 !)
은탁 (그 런 도 깨 비 같 이 꼭 안 는 다 )
도깨비 어 떻 게 이 렇 게 ... 너 나 한 테 어 떻 게 이 렇 게 ...
은탁 미 안 해 요 ... 정 말 미 안 해 요 ...
도깨비 (흐 흑 , 울 음 깊 어 지 고 )
은탁 나 봐 봐요. 얼굴 좀, 보여줘요. 네?
도깨비 (어 렵 게 은 탁 보 면 )
은탁 아저씨 내 소원 세 개 중 하나 안 들어준 거 있는데.
그거 지금 들어주면 안돼요?
도깨비 흐 흑 ..
은탁 너무 오래 마음 아파하지 말고, 또 만나러 올 거니까 나 잘 기다리고,
비 너 무 많 이 내 리 게 하 지 마 시 고 요 .. 사 람 들 불 편 하 니 까 .
도깨비 하 난 데 .. 왜 세 개 말 해 . (눈 물 뚝 뚝 떨 구 며 ..) 너 없 이 내 가 어 떻 게 살 아 ..
은탁 잠깐만 없을게요. 약속할게요. 이번엔 내가 올게요. 내가 꼭 당신 찾아올게요.
다음 생엔 꼭 생명 가득하게 태어나서 오래오래 당신 곁에 있을게요.
그렇게 해달라고 제가 저 위에 가서 졸라볼게요.
도깨비 흐 흑 .. (그 저 울 음 만 ...)
저승 (차 들 고 일 각 에 서 서 보 는 데 )
은탁 모두가 다 떠났을 때 이 사람 좀 들여다봐주세요.
저승 (끄 덕 , 하 고 , 차 한 잔 내 민 다 ) 망 각 의 차 예 요 . 이 승 의 기 억 을 잊 게 해 줍 니 다 .
은탁 차는. 안 마실게요. 나 이제 가야할 거 같은데.
도깨비 (쳐 다 도 못 보 고 그 저 울 음 만 )
은탁 (그 런 도 깨 비 얼 굴 만 지 며 ) 빨 리 가 야 빨 리 오 지 .
막 뛰어갔다가 올 때도 막 뛰어올게요.
도깨비 꼭 와. 꼭 와야 해. 백년이 걸려도, 이백년이 걸려도 꼭. 기다릴 테니까 꼭.
은탁 (끄 덕 끄 덕 하 고 , 천 천 히 문 쪽 으 로 걸 어 간 다 )

문을 열면 환히 빛나는 밖이다. 은탁, 뒤돌아 손 흔들고.

은탁 이따가 또 만나요.

은 탁 , 그 렇 게 문 을 나 서 는 데 ...
도 깨 비 , 그 대 로 무 너 져 내 리 고 ... 지 켜 보 는 저 승 도 지 옥 인 데 ....

S#36. 도 깨 비 집 / 거 실 → omit

-19-
S#37. 도 깨 비 집 / 도 깨 비 방 (다 른 날 낮 )
은탁의 묘비명 쓰며 슬피 우는 도깨비.
[사 랑 하 고 사 랑 받 은 도 깨 비 신 부 , 여 기 에 잠 들 다 .]

S#38. 바 닷 가 (다 른 날 낮 )
묘비명 쓴 종이 도깨비불로 태워주는 도깨비.
푸 른 불 꽃 으 로 타 오 르 는 종 이 , 쓸 쓸 하 게 보 는 데 ..

S#39. 도 깨 비 집 / 거 실 (다 른 날 낮 )
낮임에도 적막하고 어두운 거실. 도깨비의 흐느끼는 소리만이 오래오래 들릴 뿐이다.
누 구 도 달 랠 수 없 는 깊 은 울 음 이 다 . 저 승 , 그 울 음 소 리 그 저 듣 고 있 을 뿐 이 고 ..
이 내 눈 물 처 럼 창 때 리 는 빗 소 리 고 ..

저 승 NA 그날 기타누락자는 누군가의 눈물 속을, 영영 걸어갔다.


낮인지 밤인지 알 수 없는 시간들이 빗물에 쓸려 내려갔다.
아 주 긴 , 우 기 였 다 ..

S#40. 도 깨 비 집 / 테 라 스 (다 른 날 낮 )
저 승 , 비 내 리 는 창 밖 보 고 있 고 ..
일 각 의 빨 래 건 조 대 의 흰 수 건 들 사 이 , 은 탁 의 빨 간 목 소 리 걸 려 있 고 ...

저 승 NA 기타누락자는 수호신이 사라진 이 세상에, 수호신을 다시 소환해 남겨두고 떠났


다.
더 없 이 쓸 쓸 하 고 찬 란 한 수 호 신 을 ...

S#41. 분 식 집 (다 른 날 낮 )
분 식 집 처 마 에 빗 물 뚝 뚝 떨 어 지 고 있 고 ..

삼신 (비 떨 어 지 는 하 늘 보 며 ) 지 엄 마 만 났 겠 네 ..

떡 볶 이 팔 고 있 는 삼 신 이 고 , 그 앞 에 서 서 떡 볶 이 사 먹 고 있 는 고 1짜 리 여 고 생 둘 .
부 하 1의 딸 과 친 구 다 . 14부 에 서 부 하 1이 삼 신 에 게 산 머 리 핀 꽂 고 있 다 .

친구 너 그 삔 뭐냐? 설마 니 돈 주고 샀냐?
딸 나 아니야. 우리 아빠 취향이야.
친구 그럼 니네 아빠 볼 때나 해. 왜 밖에까지 하고 다녀.

-20-
딸 난 아빠가 볼 때나 안 볼 때나 우리 아빠 사랑하니까 상관 말고 닥쳐줄래?
친구 아 나는 삔 사줄 아빠도 없어서 모르겠다 그래.
딸 (!) 예 능 을 왜 다 큐 로 받 아 . (괜 히 무 안 해 서 ) 뭘 봐 요 아 줌 마 . (위 악 부 리 면 )
삼신 (움 찔 ) 요 즘 애 들 무 서 워 .
딸 뭐래.
삼신 아가. 그 맘 때 다 그러는 거 알지만, 그 맘 때 꼭 안 그래도 된단다.
그저 니들이 예뻐서, 어찌 저리 예쁠까 본 거야.
아이들 (이 유 도 모 르 게 뭉 클 하 고 , 수 줍 게 입 삐 죽 ) ...죄 송 합 니 다 .
삼신 어 묵 더 줄 까 ? (흐 뭇 하 게 웃 어 주 고 )

S#42. 책 방 골 목 (낮 , 밤 / 현 재 -30년 의 시 간 흘 러 가 는 )
은탁의 유품인 빨간 목도리 하고 은탁과 걷던 책방 골목 홀로 걷는 도깨비.
은 탁 과 같 이 걸 었 던 모 습 들 떠 오 르 고 ...
/(6부 45-9씬 ) 눈 물 흘 리 며 서 로 가 서 로 를 쓰 담 쓰 담 했 던 모 습 ..
/(7부 14씬 ) 수 능 날 , 은 탁 의 손 목 잡 고 열 린 문 향 해 뛰 던 행 복 했 던 순 간 ..
/(11부 43씬 ) 은 탁 의 소 환 에 속 도 없 이 행 복 해 서 활 짝 꽃 피 웠 던 어 느 날 ..
마 치 은 탁 이 아 직 도 옆 에 있 는 듯 하 고 ...
은 탁 과 걸 었 던 곳 들 지 나 가 는 데 .. 도 깨 비 가 지 나 가 는 자 리 들 시 간 튀 어 변 하 기 시 작 한 다 .
/눈 이 내 리 고 , 꽃 이 피 고 , 낙 엽 이 지 고 ..
/노 란 책 방 건 물 이 허 물 어 지 고 , 새 건 물 이 들 어 서 고 , 새 건 물 의 간 판 이 바 뀌 고 ..
그 렇 게 세 월 은 흘 러 , <30년 후 > 자 막 .

S#43. 육 교 위 (다 른 날 낮 )
<철 거 예 정 . 우 회 바 랍 니 다 . 공 사 기 간 : 2056년 10월 2일 ~10일 -용 산 구 교 통 행 정 과 ->
철 거 예 정 이 라 는 안 내 판 붙 어 있 고 ..
테이프 등으로 막아놓은 육교 안 쪽, 저승 홀로 모자 쓴 채로 육교 일각에 서 있다.
써니가 기대 서있던 바로 그 자리다.
써 니 가 기 댔 던 그 대 로 서 서 멀 리 어 딘 가 그 립 게 바 라 보 는 저 승 이 고 ...

S#44. 카 페 (낮 )
민재 (명 부 내 밀 고 ) 마 지 막 명 붑 니 다 . 긴 벌 이 끝 나 셨 습 니 다 .
저승 (명 부 받 아 들 고 ) 한 장 인 가 .
민재 네.
저승 드디어 이 긴 벌의 마침표네.
민재 축 하 드 립 니 다 .. 편 안 히 가 십 시 오 .
저승 (천 천 히 고 개 끄 덕 ) 신 세 많 이 졌 다 . 고 마 웠 다 .

-21-
민재 (눈 물 억 지 로 참 는 데 ..)

S#45. 도 깨 비 집 / 저 승 방 (밤 )
방 정리하는 저승.
/책 꽂 이 에 꽂 혀 있 던 수 많 은 종 이 들 빈 박 스 에 담 고 ,
/걸 려 있 는 출 근 복 도 괜 히 주 름 을 따 라 한 번 만 져 보 고 , 모 자 테 도 슥 쓸 어 보 다 가 ..

저승 이제 드라이 할 일 없겠네.

빈 박스 가지런히 쌓여있는 저승의 방.


저승, 가만히 앉아서 방 둘러보다가 마지막 명부를 드디어 펼쳐본다.
근 데 명 부 의 이 름 , 김 선 이 다 !! [金 善 丙子年 戊戌月 乙未日 08시 02분 病死]

저승 (눈 물 핑 돌 아 ...) 소 식 안 전 할 거 라 더 니 . ...소 식 이 왔 네 요 .

S#46. 도 깨 비 집 / 거 실 (다 른 날 밤 )
저승, 출근복 차림으로 나온다.
도 깨 비 , 저 승 나 오 길 기 다 리 고 서 있 다 가 저 승 본 다 ..

저승 마지막 출근이야.
도깨비 잘 가 고 ..
저승 잘 있 고 ..
도깨비 어느 시간 속, 어떤 모습이든, 행복하고.
저승 그 동 안 잘 살 았 어 . 비 내 리 게 하 지 말 고 ..
도깨비 걱 정 마 . 이 별 은 내 오 랜 업 이 라 . (하 면 서 도 눈 가 붉 어 지 고 ...)
저승 (역 시 붉 어 져 서 ...) 빨 래 탈 수 다 되 면 좀 널 고 .
도깨비 (픽 , 끄 덕 ..)
저승 다 널 고 나 면 .. 찻 집 으 로 와 . 규 칙 을 한 번 더 어 겨 볼 까 해 . 어 차 피 가 는 마 당 에 .

도깨비 ..?!

S#47. 저 승 의 찻 집 밖 + 안 (밤 )
/어 떤 할 머 니 (60대 중 후 반 )의 뒷 모 습 보 이 고 , 딸 랑 , 소 리 와 함 께 찻 집 으 로 들 어 서 는 데 ..
/들 어 서 는 순 간 변 하 는 할 머 니 의 모 습 , 바 로 써 니 다 .
망 자 와 사 자 로 다 시 만 난 저 승 과 써 니 , 한 참 을 바 라 보 는 데 ..

-22-
Cut to.
마주 앉은 저승과 써니.

써니 하나도 안 늙었네요. 여전히 잘생겼고.


저승 (아 프 게 웃 으 면 )
써니 잘 지냈나요?
저승 소식 안 전한다더니.
써니 깜빡한 거죠. 내가 만난 남자가 저승사자란 걸. 이 소식이 이리로 갈 줄 알았나.
저승 ..보 고 싶 었 어 요 .
써니 그 럴 줄 알 았 어 요 . (눈 물 핑 돌 아 웃 는 데 )
저승 (써 니 의 손 꼭 잡 더 니 , 주 머 니 에 서 옥 반 지 꺼 내 제 대 로 끼 워 준 다 )
써니 ..!!!
저승 제대로 한번은 끼워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못되게 끼워서, 미안했어요.
써니 많 이 .. 보 고 싶 었 어 요 ...
저승 그럴 줄 알았어요.

서 로 바 라 보 며 웃 는 데 ...

저승 써니씨가 제가 인도하는 마지막 망자입니다.


써니 그렇군요. 그럼 그 다음엔요. 우리는 어떻게 되나요.
이 렇 게 해 피 엔 딩 인 가 요 우 리 ? (슬 프 게 웃 으 면 )
저승 써니씨는, 세 번째 생이군요.
써니 당신은요?
저승 글쎄요.
써니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는 거군요.
저승 (아 프 게 보 다 가 ) 당 신 의 오 라 버 니 가 와 있 어 요 . 밖 에 .

써니, 돌아보면, 창문 안으로 프레임 인 되는 얼굴, 찻집 밖의 도깨비다.

도깨비 ..오 라 비 는 여 전 히 안 중 에 도 없 고 .
써니 (웃 고 ) 이 렇 게 나 마 얼 굴 뵙 고 갈 수 있 어 서 마 음 이 좋 네 요 .
도깨비 내가 벗을 잘 사귄 덕이다.
써니 오 라 버 니 두 고 먼 저 가 서 , 죄 송 해 요 ..
건 강 하 세 요 오 라 버 니 . 언 젠 가 또 .. 만 나 요 .
도깨비 행복해라. 우리 못난이.

-23-
도 깨 비 와 도 작 별 하 고 ..
저승과 써니, 반지 낀 손 꼭 맞잡고 문을 향해 간다.
그 대 로 문 을 열 고 둘 이 손 잡 은 채 로 비 로 소 마 주 보 고 웃 으 며 계 단 오 르 는 데 ..
도 깨 비 , 눈 물 삼 키 며 창 밖 에 서 있 고 ...

S#48. 메 밀 밭 (구 5부 그 림 여 기 로 ) (다 른 날 밤 )
은 탁 도 , 저 승 도 , 써 니 도 .. 모 두 떠 난 어 느 날 , 메 밀 밭 거 니 는 도 깨 비 ..

도 깨 비 NA 나 의 누 이 도 , 나 의 벗 도 , 나 의 신 부 도 ... 떠 났 다 .
그리고 여전히 난 이렇게 홀로 남겨져 있다.

S#49. 공 원 벤 치 (다 른 날 낮 )
벤 치 에 홀 로 덩 그 러 니 앉 아 있 는 도 깨 비 .. 옆 에 어 떤 남 자 와 앉 는 다 .
군데군데 기름때 먹은 바지와 셔츠, 주머니에 구겨져있는 장갑. 딱 봐도 행색이 노동자다.
편 의 점 샌 드 위 치 뜯 어 서 두 개 중 하 나 먹 다 가 , 옆 에 앉 은 도 깨 비 를 힐 끗 보 는 남 자 ..

남자 (남 은 샌 드 위 치 하 나 건 네 며 ) 힘 내 요 .
도깨비 (?? 해 서 보 면 )
남자 샌드위치가 왜 두 갠지 알아요? 하나씩 나눠먹으라고 두 개예요.
사양 말고 받아요. 이 넓은 세상에 우리 써줄 곳 하나 없겠어요?
도깨비 (받 고 )
남자 나이도 젊은 양반이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그 렇 지 만 힘 냅 시 다 . 늦 게 빛 나 는 인 생 도 있 지 않 겠 어 요 ? (웃 어 보 인 다 )
도깨비 (그 순 간 무 언 가 깨 달 아 진 다 ...!)
남자 (우 걱 , 샌 드 위 치 먹 는 다 )
도 깨 비 NA (남 자 처 럼 한 입 우 걱 먹 는 다 ) 누 구 의 인 생 이 건 신 이 머 물 다 가 는 순 간 이 있 다 .
당신이 세상에서 멀어지고 있을 때 누군가 세상 쪽으로 등을 떠밀어 주었다면
그건, 신이 당신 곁에 머물다 가는 순간이다.
남자 그 럼 먼 저 갑 니 다 . (일 어 나 서 가 는 데 )
도깨비 이보게 김서방.
남자 (김 서 방 ? 돌 아 보 면 )
도깨비 그 리 말 고 (가 리 키 며 ) 이 리 가 게 . 자 네 의 도 움 이 필 요 한 사 람 이 있 을 걸 세 .
샌 드 위 치 값 일 세 . (웃 어 주 고 )
남자 (영 문 몰 라 도 깨 비 가 가 리 키 는 쪽 봤 다 , 도 깨 비 보 는 데 )

S#50. 공 원 일 각 (낮 )

-24-
남자, 공원 빠져 나가는데, 저 앞에 퍼져있는 차 보인다.
운전수는 차 안에서 차 시동 걸고 있고,
머 리 희 끗 한 김 비 서 (70대 초 반 ), 나 와 서 차 보 닛 열 어 들 여 다 보 고 있 다 .

운전수 (50대 초 , 고 개 빼 고 ) 회 장 님 이 보 시 면 뭐 아 십 니 까 ?
김비서 네에. 일단 고장이 났다는 걸 알겠네요.

남 자 , 보 다 가 다 가 와 서 ..

남자 제가 한번 봐드릴까요?
김비서 보면 아십니까?
남자 제 가 기 름 밥 한 20년 됩 니 다 . (하 며 주 머 니 에 서 장 갑 꺼 내 끼 고 뭔 가 뚝 딱 뚝 딱
만지며) 보험회사 연락하시면 빠르신데 왜 이러고 계세요.
김비서 아 . (운 전 기 사 에 게 ) 보 험 회 사 연 락 했 어 요 ?
운전수 아. 회장님이 본네트 여시는 통에 정신이 팔려서. 바로 해보겠습니다.
김비서 (남 자 보 더 니 ) 아 마 도 새 로 운 인 연 을 만 날 려 고 그 랬 나 봅 니 다 .
남자 (계 속 무 언 가 만 지 며 ) 인 연 이 요 ? 낭 만 적 이 십 니 다 어 르 신 .
김비서 네 에 . 좀 그 런 편 이 죠 . (남 자 마 음 에 드 는 눈 빛 으 로 보 는 데 )

S#51. 도 깨 비 집 / 거 실 (낮 -밤 )
도 깨 비 , 집 으 로 들 어 오 는 데 덕 화 (60대 초 반 ), 손 자 (6살 ) 손 잡 고 서 있 다 .

덕화 요번에 미국서 온 손주놈입니다. 아예 들어왔습니다. 인사 올리거라.


손자 (‘유 성 재 ’ 유 치 원 명 찰 보 이 고 ) 누 구 야 , 할 아 버 지 ?
도깨비 (한 쪽 무 릎 꿇 어 앉 아 손 자 와 눈 맞 추 고 ) 나 는 그 대 의 삼 촌 이 었 다 가 , 형 제 였 다 가 ,

손자가 될 사람이다. 잘 부탁한다.

손자, 아무것도 모르고 덕화 다리에 찰싹 들러붙는데.


덕 화 , 옛 날 생 각 나 는 듯 그 런 손 자 보 며 허 허 웃 고 .. 도 깨 비 도 웃 고 ..
덕 화 , 웃 는 모 습 그 대 로 하 얗 게 사 라 지 고 ...
손 자 서 있 던 자 리 에 , 30대 중 반 의 손 자 가 마 치 덕 화 가 그 랬 던 것 처 럼 서 있 다 .

손자 (여 권 과 서 류 철 건 네 며 ) 삼 촌 . 프 라 하 에 마 련 된 거 처 예 요 . 여 권 이 랑 .
도깨비 (끄 덕 )
손자 근데요 삼촌. 그 기다린다는 분은, 언제 와요?

-25-
도깨비 그 러 게 말 이 다 . 늦 는 구 나 . 이 리 기 다 리 는 데 .. (쓸 쓸 한 눈 빛 이 고 ...)

(시 간 경 과 )
오래전 거실의 모든 가구에 씌워져 있던 흰천을 벗겼지만
이젠 반대로 거실의 모든 가구에 흰 천 씌워진다.
그렇게 떠날 준비를 끝내곤 보스턴 백 하나 들고 현관을 나서는 도깨비.
거 짓 말 처 럼 텅 비 어 적 막 한 거 실 이 고 ..

S#52. 거 리 (다 음 날 새 벽 )
보스턴 백 하나 들고 새벽거리 걷는 도깨비.
그러다 저 멀리 준비 중인 촬영팀 발견하는데.
대 수 롭 잖 게 흘 긋 보 던 도 깨 비 .. 그 안 에 서 , 저 승 과 써 니 의 얼 굴 을 한 남 녀 를 본 다 !
써니, 여전히 화려한 모습의 여배우이고, 저승, 조금 거친 차림이다.
도 깨 비 , 하 ... 이 기 적 같 은 만 남 에 탄 식 같 기 도 감 탄 같 기 도 한 한 숨 뱉 는 데 ..

>>인 서 트 플 래 시 백
/왕 여 와 김 선 이 름 쓰 여 진 종 이 매 달 고 날 아 가 던 등 불 ...

도 깨 비 NA 그 날 등불을 올리며 나는,

/다 시 , 현 재 .
환생한 저승과 써니 보며,

도 깨 비 NA 먼 생 의 나 의 누 이 와 .. 먼 생 의 나 의 주 군 이 .. 내 세 에 서 다 시 만 나 길 ..
다 시 만 난 그 생 에 선 부 디 ... 행 복 하 길 .. 빌 었 었 다 .

써 니 와 저 승 의 모 습 에 , 눈 물 핑 돌 아 보 다 가 웃 으 며 뚜 벅 뚜 벅 스 쳐 가 는 도 깨 비 고 ...

S#53. 드 라 마 촬 영 장 (낮 )
화려한 차림의 써니 또각또각 걷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팔 확 잡아 꺾어 올린다.
그리고는 그대로 수갑을 채우는 남자, 저승이다.

써니 아악! 뭐니 이거?
저승 범인을 제압할 땐 단번에. 수갑을 채울 땐 가차없이.
미란다 원칙 고지는 정확하게.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불리한 진술을

-26-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써니 뭐냐고 물었잖아요! 내 말이 어려워요?
저승 범인 체포하는 장면 시범 보여달라고 하셨잖아요.
써니 아니 그걸 나한테 보여달랬지 나한테 하랬어요?
범 인 저 깄 잖 아 요 저 기 ! (한 쪽 손 으 로 가 리 키 면 )

범인역할의 여자 스턴트, 뻘쭘하게 보고 있고.


화면 넓어지면 조명기구, 촬영장비들 분주하게 자리 잡고 있는 촬영 현장이다.

저승 아 . 범 인 이 이 쪽 이 에 요 ? 너 무 범 인 같 으 셔 서 . (수 갑 풀 고 팔 휙 놔 주 면 )
써니 (손 목 만 지 며 ) 딱 봐 도 형 사 아 닌 가 , 내 가 ?
저승 딱 봐도 다시 봐도 계속 봐도 범인 같으신데.
써니 이 사람이 진짜! 내가 어디가 범인 같은데. 내가 뭐 당신 마음이라도 훔쳤어요?

저승 너무 도박판에 있는 마담 같으신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면, 써니 귀걸이 주렁주렁에 하이힐에 손톱 네일아트 막 화려하다.

써니 딱 마 담 이 니 까 내 가 ! 내 가 지 금 언 더 커 버 잖 아 요 . (발 음 굴 리 며 ) 언 더 커 버 .
이 게 지 금 2016년 배 경 시 대 극 이 라 , 아 됐 고 , 감 독 님 , 이 사 람 뭐 예 요 ?
뭔데 이래 나한테?
감독 아 내가 인사를 안 시켰네. 우리 자문해주시는 강력계 형사님이셔.
저승 (손 딱 내 밀 어 악 수 청 하 며 ) 강 남 서 강 력 계 이 혁 입 니 다 .
써니 (혼 잣 말 처 럼 다 듣 게 ) 혁 이 래 .. 대 박 ..
저승 다 들려요.

S#54. 여 인 숙 (다 른 날 밤 )
여인숙 카운터에 서 있는 저승과 써니. 써니, 선글라스 쓴 채다.

써니 아니, 오해는 하지 마시구요. 제가 배운데요, 여기 로케를 왔는데 스태프가 방을


안 잡 아 놔 서 어 쩔 수 없 이 왔 어 요 . 어 쩔 수 없 이 . (저 승 팔 꿈 치 로 툭 치 면 )
저승 ..스 타 일 리 스 틉 니 다 .
주인 방이 하나밖에 없는데.
써니 참 동서양을 막론하고 항상 방이 어떻게 이렇게 하나밖에 없는지.
어 쩔 수 없 네 . 그 방 줘 요 . (역 시 팔 꿈 치 로 툭 치 면 )
저승 (픽 ) 빨 리 주 세 요 .

-27-
써니 어 차 피 나 가 봐 야 다 리 만 아 프 고 .. 다 리 아 프 면 다 리 굵 어 지 고 ..
잠도 빨리 자야 내일 피부도 안정되고, 아니, 무슨 여배우 방을 안 잡아놔.
주인 안 물었구요. 여기 키요.
써니 (냉 큼 받 고 ) 앞 장 서 요 . 스 타 일 리 스 트 .

키 받 고 가 는 데 , 뒤 로 또 다 른 남 녀 커 플 들 어 와 “방 있 어 요 ? 두 개 ?” 물 으 면 ,

“어 떡 하 나 하 나 밖 에 없 는 데 ..” 하 는 주 인 .

저 승 /써 니 (띵 ! 얼 음 됐 는 데 )
써니 못 들 은 척 해 요 . (하 며 저 승 의 팔 끌 고 가 면 )
저승 안 들 렸 어 요 . (하 더 니 써 니 손 내 려 탁 잡 고 간 다 )
써니 (어 머 , 하 며 좋 아 라 따 라 걷 고 )

S#55. 카 페 (다 른 날 낮 )
마주 보고 앉아있는 써니와 저승.

써니 그래서 우리 뭐예요.
저승 뭐가요.
써니 아니 뭐 사귀자 만나자 좋아한다 이런 거 언제 할 거냐구요. 안 할 거냐구!
저승 내가 먼저 해야 합니까?
써니 그럼 내가 먼저 해요? 나 명색이 여배운데?
먼저 좋아한 것도 약 오르는데?
저승 누가 그래요. 그쪽이 먼저 좋아했다고.
써니 다 그래요 내가 먼저 좋아했다고! 아니에요?
저승 아니에요.
써니 뭐가요?
저승 내가 먼저 좋아했다구요. 이게 내 진술, 아니 진심입니다.
써니 하 참나. 좀만 늦었어도 내가 먼저 좋아할 뻔 했잖아요! 손 좀 내밀어 봐요.
저승 ? (해 서 손 내 밀 면 )
써니 (팔 찌 꺼 내 서 매 주 고 )
저승 뭡니까?
써니 수갑 같은 거라고 생각하세요. 지금 내 마음 훔쳤으니까. 여기 사자 보이죠?
별명이 강력계 저승사자라며.
저승 이거 뇌물 아닙니까?
써니 (손 목 들 면 , 같 은 팔 찌 이 미 차 고 있 다 ) 체 포 해 가 시 든 가 . 그 럼 .

-28-
새 생 에 서 새 로 운 인 연 으 로 시 작 하 는 써 니 와 저 승 의 행 복 한 한 때 인 데 ...

S#56. 캐 나 다 전 경 인 서 트 (다 른 날 낮 )

S#57. 캐 나 다 / 호 텔 (다 른 날 낮 )
그 리 하 여 또 시 간 은 수 십 년 이 흐 른 후 ..
덕 화 의 손 자 , 어 느 덧 머 리 위 에 하 얗 게 서 리 내 린 85세 의 노 인 의 모 습 이 다 .
도깨비, 겉옷 챙겨들고 나갈 채비하는데.

손자 어디 나가십니까, 나으리.
도깨비 산책이나 좀 할까하여.
손자 저기 큰 길 쪽은 피하십시오. 한국에서 학생들이 여행을 와 좀 시끄럽습니다.
도깨비 (끄 덕 ) 다 녀 오 겠 네 .

S#58. 캐 나 다 / 평 원 (해 질 녘 )
탁 트인 초록이 무성한 평원.
자연풍경은 그대로지만, 시간에 풍화되고 더욱 낡아진 묘비들 보인다.
김신의 묘비 또한 세월 비껴가지 못하고 모서리 마모되고 깎여나갔다.
김신의 흑백사진은 이제 흔적만 겨우 남았다.
그런 자신의 묘비에 기대 책 보고 있는 도깨비.
책장 넘기는 손목엔 은탁에게 예물로 받은 손때 묻은 시계 차고 있다.
그러다 문득 고개 들어 보면, 붉은 노을 장관이다.
그때 누군가의 입, 민들레 홀씨 후~ 분다.
하 늘 하 늘 날 리 는 홀 씨 사 이 로 도 깨 비 의 모 습 보 이 고 ..
시간을 어루만지듯 부드러운 표정으로 눈 뜨는 도깨비 뒤로 언젠가처럼 민들레 홀씨 날아온
다.
풀밭에 드리운 한 그림자 위에도 떨어지는 홀씨. 보면, 교복 입은 은탁이다.
인간에게 있는 네 번의 삶 중, 두 번째 삶을 살고 있는 환생한 은탁인 것이다.

은탁 (도 깨 비 뒷 모 습 보 고 , 미 소 ) 찾 았 다 ..

운명에 이끌려 다시 도깨비 만나러 온 은탁.


옮기는 걸음걸음에 설렘과 떨림 묻어난다.
도깨비 향하는 은탁의 걸음걸음 위로,

-29-
도깨비E 천년만년 가는 슬픔이 어딨겠어. 천년만년 가는 사랑이 어딨고.
은탁 (가 만 히 ) ..난 있 다 에 한 표 .
도깨비E 어디에 한 푠데. 슬픔이야, 사랑이야.
은탁 ..슬 픈 사 랑 ..

천 천 히 도 깨 비 향 해 가 는 은 탁 .. 홀 린 듯 천 천 히 돌 아 보 는 도 깨 비 .. 은 탁 발 견 한 다 .
하루를 천 년처럼 기다린 이를 확인한 도깨비, 환하게 웃는데 눈가엔 눈물 핑 돈다.
그 런 도 깨 비 향 해 역 시 눈 물 핑 돌 아 다 가 오 는 은 탁 ..
자 리 털 고 일 어 나 자 신 을 향 해 오 는 은 탁 다 정 한 눈 빛 으 로 기 다 리 는 도 깨 비 ..
드 디 어 바 로 앞 까 지 와 마 주 선 두 사 람 이 고 ..

은탁 (벅 차 게 보 면 )
도깨비 (눈 물 그 렁 하 다 )
은탁 (보 다 가 , 웃 는 데 역 시 눈 물 툭 ..) 아 저 씨 .
도깨비 (보 는 )
은탁 나 .. 누 군 지 알 아 요 ?
도깨비 (눈 물 툭 , 떨 어 진 다 ) 내 처 음 이 자 마 지 막 , 도 깨 비 신 부 .

더 없 이 환 하 게 웃 는 은 탁 과 , 그 런 은 탁 사 랑 스 럽 게 보 는 김 신 ..

은탁 이번 생에서 제 이름은 박소민입니다.


도깨비 나는 여전히 김신이다.

신 이 포 옹 해 주 듯 따 뜻 한 노 을 안 에 감 싸 인 채 하 염 없 이 바 라 보 는 두 사 람 ..
도 깨 비 와 도 깨 비 신 부 의 영 원 불 멸 슬 픈 사 랑 에 서 ..
16부 엔 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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