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on page 1of 18

8부-촬영고(최종수정)

S#1. 붕괴현장/ 상황실 (밤)


7부 엔딩에 이어서..

시진 (앞만 보며) 되게 보고 싶던데.


모연 !! (멈칫, 웃음기 가시면)
시진 무슨 짓을 해도 생각나던데.
모연 !!!
시진 몸도 굴리고 애도 쓰고 술도 마시고 다 해봤는데, 그래도 너무 보고 싶던데.
모연 !!!

쏟아질듯 한 밤하늘. 모든 것이 무너진 야전에서,

시진 생각지도 못 했던 얘깁니까?
모연 .... (그저 듣고만 있는데)
시진 그럼 생각해봐요. 이건 진담이니까.
모연 !!...
시진 (감정 정리하려는 듯 옷 추스르며, 일어나며) 좀 쉬어요.
데려다 줄랬는데 시간이 지체돼서 바로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모연 (어딜..요? 하는 눈빛으로 보면)
시진 본진에 상황보고 하러 들어갑니다.
모연 ..본진엔 전화 되죠? 꼭 연락할 곳이 있어서요.
시진 !

생각에 잠긴 모연의 얼굴 위로..

S#2. 본진/ 대대 상황실 (밤)


통신병E 자킨토 중대 현재시각 피해상황 보고바람.

- 1 -

비상근무 중인 군인들로 분주하다. 무전병 옆, 위성전화 앞에 앉아있는 모연의 모습이 보인다.


번호를 누르지 못하고 우두커니 앉아 있는 모습 너머로 그런 모연을 바라보는 시진인데..

대위1E (시진에게 다가와) 모우루 중대도 통신망 끊긴 거지? (서류 보며 체크하는)


시진 (끄덕하고) 복구는 얼마나 걸릴 것 같아?
대위1 서두르곤 있는데 이삼일은 걸리지 싶다. 5분 후에 전체 상황보고 회의다.
(가면)

시진, 돌아서 다시 모연을 보는데.. 어느 샌가 통화중인 모연이다.

모연 마지막 순간에.. 제가 같이 있었습니다.


사모님께.. 전해 달라신 말씀이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고반장E 일 안 허고..

S#3. (과거회상) 지하 매몰현장/ 고반장 쪽 (낮)


7부 17씬. 매몰된 고반장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모연의 모습에 이어..

고반장 요로코롬 하늘만 보고 누워있으니 좋네.. 이게 뭔 복인지..


모연 (눈물 꾹 참고 보는데) ....
고반장 딸라 돈 벌어서 자식 놈들은 대학꺼정 보내놨응께, 인자 그 놈들 인생은
지들 사는 대로 살면 되는 거고.. 마누라는.. (목이 메며, 눈시울 붉은) 마누라나
나나 서로 얼굴 보고 산 날보다 사진보고 산 날이 더 많았응께.
우리 옥남이 이젠 참말 사진만 보고 살게 되었네..

S#4. 본진/ 대대 상황실 (밤)


모연 연금은 회사에서 나오는 것 외에도 5촌 조카 분께서 알아서 해주실 거라고..
(사이) 네.. 그리고.. 혼자 너무 오래계시진 마시라고..

힘겹지만 담담하고 침착하게 통화하는 모연. 가만히 바라보는 시진이고..

- 2 -
S#5. 메디큐브 일각 (밤)
또 하나의 수술을 끝낸 듯, 수술복 차림의 송닥, 일각에 기대어 앉아있다.
손에는 링 반지 하나 들려있다. 하간호사, 음료 들고 다가와 옆에 앉으며.

하간 급한 수술들은 다 끝났네. 고생하셨어요. 송선생님. (음료 건네면)


송닥 (한 손으론 음료 받고, 한 손엔 반지 들어 보이며) 이거 결혼반지 같지.
하간 (끄덕이며) 응. 훔쳤냐?
송닥 (눈 흘기고) 방금 수술 끝난 환자 건데, 돌려줄 수가 없다.
하간 ? (의아하게 보는 얼굴에서)

S#6. 메디큐브/ 일반병동 (밤)


송닥과 나란히 서서 병동 침상을 짠하게 보는 하간의 시선 끝에,
한 팔은 깁스를 하고 있고, 나머지 한 팔은 잘려 붕대를 감고 있는 침상의 환자 보인다.

Cut to.
송닥 지켜보는 가운데, 하간은 봉합사 줄에 반지를 걸어 목걸이를 만들더니 환자의 목에 걸어준다.

하간 왼팔 깁스 풀 때까지는 이렇게 갖고 계세요.


환자1 (울컥..하지만) 감사합니다..

애써 웃으며 고맙다는 환자.. 역시 담담한 미소로 힘내라는 표정 지어보이는 송닥과 하간에서..

S#7. 잔디 연병장 일각1 (밤)


예화 (빡)(고) 진짜 이럴래기야?

다니엘, 퍼진 3호차 보닛 열어놓고 손 보고 있다. 예화, 그 옆에 서서 랜턴 들고 불 밝혀주며,

예화 (고) 안하면 어쩌니! 피 뽑는 대가로 인터뷰 따주기로 했단 말이야.


피는 다 뽑았는데 어떡할 거냐고.
다니엘 (수리하며 시큰둥) 그니까. 다 뽑았는데 어떡할 거야. 오른쪽.

- 3 -

예화 (비추며)(고) 쫌 도와주지?
다니엘 배 안 고프냐? 빨리 끝내고 밥 먹자. 왼쪽.
예화 (비추며)(고) 아 그리지 말고 얼굴값 좀 해라. 뒀다 뭐에 쓰겠니.
다니엘 (수리하며) 뒀다 너한테 쓸 거야. 내 와이프부터 꼬시고.
예화 !!.. (일부러 인상 쓰며) 자꾸 와이프 소리해라?
다니엘 허락 한 거다? 랜턴. 왼쪽.
예화 (랜턴 일각에 놓으며)(고) 좀 이따 해. 배고프다며. 무슨 게 있나 볼게.

예화 가버린다. 다니엘, 그런 예화의 뒷모습 눈빛 깊게 보는데...


늦은 저녁 먹고 나오는 듯 의료팀들(민지, 의국장, 치훈) 그런 다니엘 흘깃 보며 지나가고..

S#8. 메디큐브 일각 (밤)


차트 보거나 의약품 챙기거나 각자 일 보며 대화하는 의료팀.

민지 근데 밖에서 차 고치던 분이요. 그분은 누군데 아까 우리 수술실 쓴 거예요?


의국장 (갑자기 신경질 나서 퉁명스럽게) 피스메이커 소속 구호의사라나 뭐라나.
민지 (아쉬운 느낌) 진짜요? 아, 그 얼굴로 왜요?
치훈 혹시, 닥터 다니엘? 맞죠!
의국장 (?) 어. 알아?
치훈 (아까워 죽는) 아, 맞구나. 아, 내가 딱 알아봤는데. 아, 말이나 걸어 볼 걸.
송닥 (다가오며) 뭐야 이 빠돌이는.
치훈 팬이라고 해주실래요? 그 냥반 그냥 슈바이처가 아니에요. 빌게이츠판 슈바이처랄까?
캐나다에서 엄청난 헤지펀드 2세거든요.
의국장/민지 (각자) 진짜?/진짜요?
치훈 네. 그것 때문에도 NGO들 사이에서 엄청 유명하죠.
어머니가 한국분이라 한국에선 또 그것 땜에 유명하고.
민지 그렇게 부잔데 NGO 같은 걸 왜 하는 거지?
송닥 그렇게 부자니까 걱정이 없어서 그런 거 하는 거야. 걱정 만들려고.
근데 강팀장은. 아직 본진이래?

- 4 -
S#9. 본진/ 사단본부 건물 뒤편 주차장 (밤)
복구 작업 지원을 위해 분주히 오가는 트럭 불빛들 보이는 연병장 보이다가..
세워놓은 지프를 향해 시진과 나란히 걷는 모연은 눈물 참으려 노력하지만, 툭 흐르고..
모연은 얼른 닦지만, 그런 모습 바라보는 시진인데..

모연 (괜히 쑥스러워) 보지마세요. 여긴 어디 으슥한 데 없어요?


시진 보통은 남자가 하는 멘튼데. 그럼 최선을 다해 으슥해 볼까요?
모연 (눈물 그렁한 채, 픽 웃으면)
시진 잘 했어요, 오늘.
모연 (시진의 위로에 괜히 서러워져 참았던 눈물 또 툭, 툭)
시진 뭐 대답을 들었어야 눈물이라도 닦아주지.
모연 !.. (시선 못 드는데)
시진 잠깐 나 봐요.
모연 (겨우 눈물 닦으며 보면)
시진 (손으로 머리 위 밤하늘 가리킨다)
모연 ? (올려다보면, 쏟아질듯 한 별무리.. 서글픈 탄성) 와..
너무 뻔뻔하네. 땅이 무슨 짓을 한지도 모르고.
시진 위로가 될 줄 알았더니.
모연 !.. (시선 계속 별 보며) 위로는 이미 받았는데, 대위님한테요.
시진 ?! (보면)
모연 (그제야 시진 보며) 돌아와 줘서 고맙습니다.
오늘 대위님 없었으면 전 아마 도망갔을지도 몰라요.
시진 도망 갈 계획 있으면 같이 갑시다. 자고로 도망은 남녀가 한 조여야 제 맛이죠.
모연 (아.. 이 남자.. 장난스럽게 끄덕 하면..)

그렇게 힘든 하루를 보낸 서로를 위로하는 두 사람인데..


별빛 가득한 밤하늘 보이다가..

S#10. 벌판, 도로 (밤)


밤하늘에서 카메라 내려오면,

- 5 -

눈부신 헤드라이트 불빛을 정면으로 받으며, 양 쪽 관자놀이에 총구가 겨눠져 벌벌 떨고 있는 진


소장의 얼굴 보인다. 라이트 불빛을 역광으로 받아 실루엣으로 보이던 아구스가 다가와 선다.

진소장 (영) 다,다이아몬드는 그,금고에 안전하게 보관 중입니다..만,


상황 아시잖습니까.. 시,시간을 조금만 더 주시면,
아구스 (영) 약속과 다른데?
진소장 (영) 그러니까 지금 상황이 천재지변에 준하는, 아니 지진이니까 딱 천재지변
그 상황이라,
아구스 (영) 우리 같은 비즈니스맨한테 천재지변은 전쟁 다음으로 대목이라.
그러니까 다이아는 내일까지.
진소장 (영) 그렇지만, 아직은 보는 눈도 너무 많고, (하는데, 컥!)
아구스 (진소장의 목울대를 한손으로 틀어쥐고는 귓가에 속삭이듯 /영)
변명은 필요 없고 행동은 빠르게. 다이아는 내일 해지기 전까지. 오케이?

매섭게 보는 아구스.. 컥컥 거리며 공포에 질린 얼굴로 끄덕이는 진소장의 얼굴에서..

S#11. 발전소 지하/ 사무실 매몰공간 (밤)


/-1. (CG) 카메라 진소장의 발아래로 내려가면 지하 매몰공간 일각이다. 엉망으로 부서진 사무실
집기들 틈에 귀퉁이 찌그러졌지만 굳게 잠겨있는 진소장의 금고가 보이다가,

/-2. (CG) 카메라 다시 지하공간을 옆으로 아래로 뚫고 내려가다,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페트병에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담기고 있다. 조금 물이 찬 페트병을 잡는 손. 안전모를 쓴
채 기진한 모습으로 누워있는 강군이다! 큰 부상은 없어 보이지만, 몰골은 초췌하다.

강군 (천장 보며 쥐어짜내듯) 살려줘요..! 누구 없어요!!

여전히 똑똑 물 떨어지는 소리 말곤 아무 화답도 들리지 않는다.

강군 아 몰라 귀찮아. 그냥 죽을래.. (힘겨운 얼굴에서)

- 6 -
>>플래시백 (6부 30씬)
고반장이 벗어준 안전모를 쓴 채로 강진을 맞았던 강군의 모습..

고반장 야이 잠귀신 강군아 안전모 야물딱지게 거시기 안 하냐!


강군 (머리 스타일 만지며) 아 머리 죽어요~
고반장 (자신의 안전모 벗어 씌워주며) 글다가 대갈통 깨져 디저븐다 썩을 놈아!

>>다시, 현재
강군 꼰대, 씨.. 나 안전모 쓰고 있잖아.. 그러니까 빨리 와서 좀 살려달라고..

천장을 바라보며 주르르 눈물 흐르는 강군의 얼굴에서..

S#12. 발전소/ 서편 구역 앞 (다음 날 아침)


아침이 밝아온 붕괴현장 전경 보이고.. 띠-띠- 기계음 울리며 포크레인은 건물 서편의 벽을 부수
는 작업을 시작한다. 지켜보는 대영과 알파팀들 옆에서 진소장은 신나는 표정이다.

진소장 속이 다 시원하네! 해도 진즉에 했어야지. 이대로 사무실까지 곧장 뚫고 갑시다!


대영 (무전) 오케이. 스톱! 포크레인 작업 중단하고, 알파팀은 지금부터 생존자
수색을 재개한다! 구조대 메딕도 대기합니다.
공하사F 수신양호.

포크레인은 작업을 중단하고, 알파팀들과 의료팀 치훈 등은 안전모를 착용하며 준비하는데..

진소장 (비명처럼) 아니 왜에! 뭘 또 수색해에!


대영 (장비착용하며) 아직 실종인원이 삼 명 남았습니다.
진소장 아, 씨발 무슨 답답한 소리야! 지금 이 상황이면 실종자 이꼴 사망자라고 봐야지!
대영 (빡!) 사망선고는 의사가 내립니다.
진소장 (계급장보고, 이판사판이고) 야, 갈매기 세 개. 오늘은 니가 책임잔가 본데,
최/임중사 (노려보며 막아서면)
진소장 왜! 뭐! 내 말이 틀려! (다이아 생각에 돌 지경인데)

- 7 -

대영 (상종도 않고 알파팀에게) 실종자는 생존자다. 우리는 생존자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지금부터 생존자 수색작업을 실시한다. 안 되면!
알파팀 되게 하라!

대영과 알파팀, 건물 안으로 향한다. 바라보는 진소장은 “미쳐버리겠네.” 돌 지경인데..

S#13. 건물 안 (낮)
알파팀의 수색작업이 한창인 건물 서편 현장에서 응급키트를 짊어 멘 치훈은 폰을 꺼내 이리저리
들고 다니며 안테나를 잡으려 애쓴다.

치훈 안 되면 되게 한다 나도.. 생존무선을 찾아낸다 내가..

S#14. 건물 안/ 자재창고 (낮)


치훈은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벽을 돌아 건설자재들이 쌓여있는 창고 공간까지 왔는데..

치훈 아.. 안 되는 거 알지만 안 되냐.. 안 되면 되게 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냐..

중얼중얼 궁싯대며 다시 돌아나가다가 멈칫. 희한한데? 싶은 표정으로 뭔가를 보는 치훈.


산 모양으로 쌓여있는 모래더미 어느 한 곳이 움푹 패어있다! 이상한 예감에 모래더미를 헤쳐 보
면, 강화유리판이 덮여 있는 아래에 강군의 모습이 보인다!

치훈 어?! (하다, 강군 봤다) 어!!

치훈 발견한 강군, 미칠 듯이 좋아하며 방방 뛰며 소리질러대지만, 강화유리 너머라 작게 들린다.

강군 아저씨 구조대예요? 아, 살았다. 아저씨 나 좀 살려주세요! 얼른요!


치훈 잠깐만요. 아, 어떻게 꺼내지? 아, 저는 의사거든요. (하는데, 이 때!)

주변이 흔들흔들하는가 싶더니, 땅이 진동하기 시작하고! 강화유리엔 실금이 쩌저적- 갈라지는데!

- 8 -
S#15. 발전소 상황실 텐트 (낮)
상황실의 진도계가 요동을 치기 시작한다! 지켜보는 명주와 기범의 놀란 얼굴 보이고!

S#16. 건물 안 (낮)
수색작업 중이던 대영과 알파팀들도 진동을 느낀다.

대영 여진이다!! 전원 밖으로 튀어나가!!

신속히 빠져나가는 대영과 알파팀들인데..

S#17. 건물 안/ 자재창고 (낮)


진동이 심해지며 쩍-! 하고 갈라진 강화유리판이 와장창 깨어지며 아래로 떨어진다!

강군 (잽싸게 한쪽으로 몸 웅크려 피하는데!)


치훈 (아래 보며) 괜찮아요?!! 안 다쳤어요?!
강군 (안전모 툭 쳐 보이며) 괜찮아요! 나 좀 꺼내줘요!! 빨리요!!
치훈 (엎드려 손 뻗으며) 잡아요! (영차, 힘주어 당기는데) 악!!

천장에서 날카로운 조각 떨어져 치훈의 손등을 휙! 베고 지나가면서 잡았던 손을 놓친다!


통증에 인상 찌푸린 치훈의 시선으로 천장과 벽이 심각하게 갈라지며 덮칠듯 무너지기 일보직전!
겁에 확 질리는 치훈의 얼굴인데, 아래쪽에서 소리질러대는 강군이다.

강군 뭐해요!! 무너지잖아요! 빨리요!! (손 뻗으며 방방 뛰며 소리치는)

치훈은 강군과 다시 한 번 시선을 부딪치지만, 다시 한 번 우지끈! 하는 큰 갈라짐 소리!

치훈 (겁먹은 상태로) 미, 미안.. 미안해요! (강군을 버려둔 채 도망치는데)


강군E 어디 가요!! 이봐요!! 야! 나 좀 구해달라고..! 가지마요.. 제발요..

도망쳐 나가는 치훈 너머, 소리질러대는 강군의 위로 와르르 쏟아져 내리는 벽과 천장!

- 9 -

S#18. 건물 밖 (낮)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밖으로 달려 나온 치훈, 넋 놓고 주저앉는데, 최중사, 달려와 괜찮냐고 묻는
듯 하지만, 치훈에겐 아무 것도 들리지 않다가..

치훈 안에.. 안에.. 사람이 있어요.. (중얼중얼 말하면서 현장음 들리기 시작하고)


최중사 이봐 의사선생, 괜찮아? 괜찮냐구? 다친 덴,
치훈 !! (정신 차리더니) 안에 사람 있어요! 저기 무너져요. 빨리요! 사람 있어요!
한국 사람이요!

S#19. 발전소/ 서편 구역 앞 (낮)


로프 장비 등을 착용하며 내부진입을 준비하는 알파팀들 보이고..

대영 여기서 보다가 타워건물 축이 흔들리면서 10도 이상 기울어지면 호각을 불어.


기범 (호각 받으며) 예, 알겠슴돠!
대영 (명주에게) 상황실 무전대기 부탁합니다.
명주 몸은 괜찮습니까?
대영 괜찮습니다. 진도계가 5.0 이상 올라가거나 이 녀석 호각소리 들리면,
명주 알았으니까 손 잠깐 줘보십시오. (악수하자는 듯 손 내밀면)
대영 (얼결에 손잡는데)
명주 (잡은 대영의 손목 확 비틀면)
대영 악!!
명주 괜찮긴 뭐가 괜찮습니까. 압박붕대 해줄 테니까 감고 갑니다.
대영 (끄덕.. 보는)

S#20. 발전소 지하/ 강군 매몰현장 (낮)


정신 잃은 시커먼 강군 얼굴 보이는데.. 안전모 위로 툭! 돌덩이 하나 떨어진다. 충격에 눈을 뜨는,

강군 아, 씨.. 여긴 또 어디야.. (눈앞의 지하3층 팻말 보더니) 지하3층? 미치겠네 진짜.


사람 살려! 소리 지를 힘도 없다고.. 나 좀 꺼내달라고!! (화나서 소리치는데)

- 10 -
대영E (멀지만 분명히 들리는) 안에 내 말 들립니까! 생존자 내 말 들립니까!
강군 (!!) 들려요!! 잘 들려요!! 살려주세요!!!

S#21. 발전소 상황실 텐트 앞 (낮)


급하게 멈춰서는 지프. 명주가 기다리는 앞으로 시진과 모연이 내린다.

시진 생존자 위치는?
명주 서편 지하3층 입니다. 알파팀이 현재 진입로 확보작업 중입니다.
시진 (지프에 실려 있던 장비 착용하며) 나 들어간다고 무전 줘.
모연 같이 가요. (응급키트 둘러메고 안전모 쓰며 야무진 표정으로 보면)
시진 (무심하게 장비착용하며) 약상자 챙겨주시고, 강선생은 여기서 기다립니다.
모연 (!?) 환자 상태 확인해야죠.
시진 구조현장에서 첫 번째 수칙은 새로운 희생자를 내지 않는 겁니다.
안전 공간 확보 전까진 환자 응급처치는 구조대원이 직접 합니다.
모연 아..
대영F (무전소리) 울프 송신. 상황실 들립니까.

S#22. 강군 매몰현장 너머 (낮)


좁은 공간에서 벽 뚫는 작업하는 대영 얼굴 보이며

대영 (작업하며 와이어리스 무전) 5분 후면 생존자 확보 가능! 의료키트 전달바람!

S#23. 발전소 상황실 텐트 앞 (낮)


장비를 다 착용한 시진이 지프 쪽에서 의약품들 챙기는 모연에게 다가가며

시진 (와이어리스로 답하는) 수신양호. 지금 내려갑니다. (모연 보면)


모연 (약병 위에 반창고 붙이더니 펜으로 ‘엔세이드(NSAID)’ 한글로 쓰는)
시진 지금 뭐하는 겁니까. 내가 못 읽는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모연 확실히 해두는 게 좋죠.
시진 (어이없어) 제가 실은 육사 수석 졸업에, 웨스트 포인트, 그러니까

- 11 -

영어 쓰는 미합중국 사관학교에서도,
모연 (다른 약병에도 쓰며) 생존자 바이탈 체크하는 대로 무전으로 바로 알려줘요.
여기요. (응급키트 건네면)
시진 (받으며) 다녀와서 내가 되게 영어로 얘기할 테니까 쫌 이따 봅시다.

S#24. 발전소 지하/ 좁은 땅굴 (낮)


앞선 구조대가 설치해놓은 랜턴 빛과 버팀목이 있는 좁은 땅굴 같은 공간. 낮은 포복 자세로 기어
가는 시진인데.. 경사면이 아래를 향해 있는 터라 조금 미끌한다! 옆에 튀어나온 손잡이를 급하게
잡으며 가까스로 밀릴 뻔한 것을 멈추고.. 흙먼지 풉풉 뱉어내고, 다시 낮은 포복으로 전진하면,
조금 넓어진 공간이 보이는데, 아래에서 불쑥 머리 하나 올라온다!

대영 여깁니다.
시진 아, 놀래라!
강군E 누구예요? (울먹이며) 아 아무나 빨리 꺼내줘요!
시진 모우루 중대장입니다! (대영 보고) 상태 어떻습니까?
대영 와서 보시죠.

S#25. 발전소 지하/ 강군 매몰현장 (낮)


조금 더 대영 쪽으로 기어온 시진이 아래를 보면, 강군 보인다.

강군 (시진 보자마자) 아저씬 먹을 거 가져왔어요? 이 아저씬 계속 물만 줘요.


뭐 먹으면 안 된다고.. (빈 손 보며) 아씨, 빈손이야.
대영 건강상태는 시끄럽고 양호한데, 저게 문젭니다.

강군의 발이 철골 구조물에 끼어있다. 옆에서는 대영이 유압구조장비들 펼쳐놓은 채 버팀목 작업을


하던 것으로 보인다.

대영 유압펌프로 철골 사이를 벌려야 할 것 같은데, 공간이 좁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영차 힘쓰는)
시진 근데 여기까진 어떻게 온 거야? 동편에서 작업하던 사람이 어떻게 서쪽에 와 있어.

- 12 -
강군 여기가 서쪽이에요? 구멍이 있길래 계속 기어서 왔죠. 아, 위로 기었어야 하는데
옆으로 기었어.. 씨이.. 암튼 빨리 좀 꺼내줘요... 배고프고.. 아프고..
시진 어디가 제일 아픕니까? (혈압계 등 꺼내는)

S#26. 발전소 상황실 텐트 안 (낮)


모연, 무전 듣는다.

시진F 혈압 130에 110, 맥박은 85 나옵니다. 왼쪽 발목과 오른쪽 어깨가 골절 의심됩니다.


모연 바이탈은 괜찮네요. 일단 정맥주사로 포도당이랑 진통제 놔주세요.
아, 근데 정맥주사 잡을 수 있어요?

S#27. 발전소 지하/ 강군 매몰현장 (낮)


시진 잡을 수 있습니다.
모연F 해보신 적 있어요?
시진 군에서 교육받습니다. (하며 주사 놓으려는데)
강군 (불안한 듯 주사 놓으려는 팔 접으며) 진짜 해본 적 있어요?
시진 (후..) 오늘 다들 나한테 왜 이러지? (강군 보며) 팔에 못 놓으면 이만데 괜찮겠어요?
이마는 더 아파요.
강군 (팔 쭉 펴서 내밀며) 팔로 하죠. (눈 질끈 감는)
시진 수액 놓고, 엔세이드 30mg 투약합니다.

시진이 정맥주사로 링거 놓고, 진통제 투약한다. 대영은 옆에서 진땀 빼며 작업 중인데,

대영 (으-!! 힘쓰며 시진에게) 유압펌프가, 으-!! 하나 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시진 (보더니 끄덕끄덕) 그럴 것 같습니다.
대영 (힘쓰는 작업 계속하면서) 으-!! 나가서 가져와야 할 거 같은데..
시진 (천연스레) 네. 나가서 가져오셔야 할 거 같습니다.
대영 !! (그제야 시진 째려보면)
시진 제가 여기 있겠습니다. 통로가 좁아서.. 힘든 일은 서상사님이..
대영 (참으며) 다녀오겠습니다. (좁은 땅굴로 나가면)

- 13 -

시진 (회심의 미소 짓는데)
강군 나 얼마나 갇혀 있었어요?
시진 날짜로는 삼일 째. 시간으로는 50시간 좀 넘게.
강군 사람들.. 많이 죽었어요?
시진 (!) 많이 죽고.. 또 많이 살렸죠. 당신도 살았고.
강군 그건 아직 모르는 거죠. 근데 왤케 간지럽죠? (목 주변 긁는)
시진 !! (살펴보더니, 심각해져 무전 하는) 강선생 들립니까. (강군 몸에는 반점 보이는데)

S#28. (교차) 발전소 상황실 텐트 안 / 강군 매몰현장 (낮)


시진F 숨쉬기 힘들어하고 혈압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분명히 확인하고 주사했는데,
모연 제대로 주사해서 그런 거예요.
/시진 네?!
모연 드문 케이스기는 한데, 엔세이드 알러지가 있는 환자 같아요. 아마 조금 있으면
기도도 붓기 시작할 거예요.
/강군 (!! 들리는 무전소리에 겁먹는)
/시진 어떡합니까?
모연 수액 양을 두 배로 늘려주시고 페니라민만 투약하면 좋아지니까 걱정 마세요.
근데 가져가신 약들 중엔 없어요. 어쩌죠?
/시진 부중대장 무전 듣고 있지 말입니다?

S#29. 발전소 상황실 텐트 앞 (낮)


대영 (안으로 들어가며) 받아서 가겠습니다.

S#30. 발전소 상황실 텐트 앞 (낮)


모연 (대영에게) 아, 찾아서 드릴게요. (약품 찾는)

그 사이, 명주가 대영에게 다가와.

명주 (음료수 건네며) 안엔 어떻습니까?


대영 (마시며) 좋진 않습니다. 언제 무너져도 안 이상합니다.

- 14 -
모연 여기 페니라민.

이 때, 타타타타!! 지축을 울리는 요란한 소리가 난다!

명주 (진도계 확인하며) 여진은 아닙니다!


대영 야, 이거 무슨 소리야! 발전소 쪽! 빨리 확인해! (무전하며 달려 나가는)

모연, 확 불안해 지는데, “삑-! 삑-!” 호각소리 들려온다!


모연과 명주, 호각 소리 들리는 쪽으로 동시에 확 고개 돌리는데!

S#31. 발전소/ 서편 구역 앞 (낮)


삑-! 삑-! 놀란 눈의 기범, 있는 힘껏 호각을 불어댄다.
보면, 타워건물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S#32. 발전소/ 건물 안 (낮)


눈 뒤집힌 표정으로 진소장은 포크레인을 직접 운전해 바닥을 포크레인 드릴로 뚫고 있다!
드드드드드드!! 마치 지진과 같은 진동으로 주변 바닥과 건물이 흔들리는데!

S#33. 발전소 지하/ 강군 매몰현장 (낮)


시진과 강군의 주변이 심하게 흔들리며 흙모래 낙석들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시진 무슨 상황이야!? 여진이야?! (지직-지직- 끊기는) 상황실! 상황실!


강군 아, 이거 왜 또 이래~ 죽다 겨우 살았는데 또 왜 이래~
시진 고개 숙여!! (강군 몸을 자신의 몸으로 덮어 감싸는데)

바닥과 천장이 동시에 무너지며 강군을 감싼 시진의 몸에 낙석덩이가 떨어지는데!

S#34. 발전소 상황실 텐트 안 (낮)


명주 선배, 괜찮습니까?! 선배!
모연 !!

- 15 -

명주 응답바랍니다! 선배님! 선배님! (모연과 눈빛 부딪히며) 무전 끊겼어요!!


모연 !!! (보며 하얗게 질린 표정이고)

S#35. 발전소 상황실 텐트 앞 (낮)


대영 (발전소 쪽 보며 무전 하는) 빅보스! 빅보스!! 들리면 응답합니다!
공하사 (달려와서) 진소장이 포크레인으로 땅을 뚫고 있습니다!
대영 이런 씨발! 그 개새끼 당장 끌고 와!

S#36. 발전소/ 건물 안 (낮)


진소장의 눈 뒤집힌 얼굴 보인다. 드드드드드! 포크레인은 바닥을 뚫어대고 있는데,
포크레인을 향해 달려드는 최중사!

최중사 야 이 새끼야 당장 안 멈춰!! 밑에 생존자가 있다고 이 새끼야! (붕 뛰어오르더니)

포크레인 운전석 위를 철봉잡듯 잡고 반동을 이용해 진소장을 발로 처내고! 포크레인 멈춘다.


포크레인 밖으로 내동댕이쳐진 진소장인데, 반대편에서 달려온 임중사가 뒷덜미 낚아챈다.

임중사 (끌고 가며 무전 하는) 또라이 새끼 잡았습니다!

S#37. 발전소 상황실 텐트 앞 (낮)


대영 (무전으로) 그 새끼 도망 못 가게 어디 꽉 박아놔. 만약에 누구 하나 잘못되면,
(어금니 꽉 물더니) 그 새끼 대갈통도 깨줄라니까. 알파팀은 빨리 장비 챙겨
집합한다! 시간 없어!
알파팀F 네!!
명주 지반 약해져서 2차 붕괴라도 되면, (하다) ..위험하단 말, 소용없는 거지?
모연 !! (명주의 체념 지켜보는데)
대영 단결. (경례하고 로프 장비 짊어 메고 가는)
명주 (잠시 서 있다가, 무전기 다시 집어 드는데)
모연 (질끈 입술 깨물며 버티고 섰고..)

- 16 -
S#38. 강군 2차 매몰현장 (낮)
붕괴로 인해 좀 더 넓어진, 그러나 사방이 막혀버린 매몰공간. 손에는 수액링거를 쥐고 강군의 몸
을 덮은 채 기절한 듯 엎어져있는 시진인데.. 아래 깔린 강군은 울먹이며 흔들어 깨운다.

강군 아저씨.. 괜찮아요? 아저씨. 죽은 거 아니죠! 일어나 봐요! 에?


아씨.. 죽었나봐.. (시진의 무전기 들고) 여보세요? 누구 없어요?
시진 (힘겹게 눈 뜨며) 나 아저씨 아닌데..
강군 어! 괜찮아요? 아.. 아저씨 죽은 줄 알았잖아요!
시진 (몸 일으켜 세우며) 아저씨 아니라니까.
강군 그게 중요해요 지금?
시진 (링거 적당히 걸며) 그건 늘 중요하지. 다친 덴 없어? (느껴지는 통증에 인상 쓰는)
강군 지금 내 걱정할 때 아니에요. 아저씨 팔뚝에 피나요!
시진 (보더니) 그러네.. (응급키트에서 삼각건 꺼내 붕대처럼 묶으며) 넌 발은 빠졌네?
강군 그럼 뭐해요. 입구가 막혔는데! 갇힌 건 똑같아요.. (침울)
시진 (입구 보고) 후.. (무전기 들고) 빅보스 송신. 상황실. 아무나 응답해라.
빅보스 송신. 상황실! 알파팀! (치--하는 소리만 들릴 뿐 응답 없다)
강군 어째 운 좋게 사나 했다. (훌쩍) 됐어요. 그냥 죽은 셈 칠래요..
시진 걱정 마. 안 죽어. (붕대 마무리하며)
강군 뭔 소리야.. 무전도 안 되는데..
시진 살아 나간다니까. 너 인마 여친 기다릴 거 아냐.
강군 여친 없거든요? 아저씬 있어요?
시진 아까 무전기로 여의사 목소리 들었지. 내가 그 여자 되게 좋아하거든.
근데 한 세 번 차였어. 죽어도 싼가..?
강군 와. 아직 살아있는 거봐. 나 같으면 쪽팔려서 죽었다.
시진 내가 그 힘든 걸 해낸다, 번번이.. (픽 웃는)

S#39. 발전소 상황실 텐트 안 (낮)


명주E 여기는 상황실. 빅보스 응답하라. 선배! 대답 좀 해요 쫌!

무전 하는 명주의 목소리 들리는 가운데, 굳고 담담한 표정의 모연 얼굴 보인다. 응급키트 옆에서

- 17 -

무릎 꿇고 앉아 시진이 알려준 방법대로 운동화 끈을 묶는데..

명주 유시진 대위! 선배! (대답 없자) 미치겠네 진짜.


(하고 모연 보며 안심시키려는 듯) 괜찮을 겁니다. 곧 연락 될 겁니다.
모연 (끈 묶으며 그저 고개만 끄덕)
명주 (그런 모연 보며) 근데 뭐 합니까? 아까부터?
모연 언제든 바로 달려갈 준비. 넘어지면 안 되니까.
명주 ..!
모연 (버티는 표정에서)

>>플래시백 (6부 58씬)


시진, 모연 대신 모연의 워커 끈 묶어주는데..

시진 (따라 일어나 모연과 눈 마주치더니) 안 다쳤으면 했는데..

>>다시 현재.
모연 (그 말에 대답하듯) 대위님도요. (눈물 꾹 참는)

S#40. 강군 2차 매몰현장 (낮)


생각에 잠긴 시진의 얼굴 보이고,

시진 근데 그 여자 지금 밖에서 엄청 쫄았을 거야. 나 죽은 줄 알고.


이럴 줄 알았으면 고백 받아줄 걸 그랬나? 그런 생각도 하면서.
강군 그래서, 샘통이에요?
시진 아니 걱정돼. (하며 펜 꺼내들며) 팔 줘봐.

시진, 강군 팔에 응급처치 사항을 적는다. 엔세이드 알러지, 혈압, 맥박, 예상 골절 부위..

시진 너 이름 뭐야.
강군 강민재요. 근데 뭐하는 거예요?

- 18 -
시진 (팔에 이름, 혈액형 등 환자정보 적으며) 약이야.
강군 (?) 약이요? 무슨 약이요?
시진 너만 나가게 될 만약?
강군 !! (알러지 때문에 목이 붓는 듯 쇳소리로) 그런 게 어딨어요!
나가면 같이 나가는 거지!!
시진 (목 만지더니) 그만 떠들어. 너 목 붓기 시작한다.
(수액량 늘리며) 말하지 말고 가만 있어봐.
강군 (목 부어 말하기 힘든) 그러니까. 나 목도 부었네.. 거 봐요. 나 죽는다니까.
시진 너 안 죽는다니까. 너 나 못 믿냐? 나 되게 믿음 가는 얼굴인데?
강군 아닌데요.
시진 (띵!) 니가 지금 아파서 그래. 암튼, 난 내 동료들을 믿거든?
그러니까 너도 내 동료들을 믿어봐. (하는데)
E (벽 너머에서 쿵쿵! 소리)

이내 쿵!! 벽 한 귀퉁이 떨어져 나가며 보이는 대영 얼굴!

대영 후.. (안도의 한숨 쉬며) 앞으론 살아있으면 바로바로 대답 좀 합니다.


(약 던지며) 작업 서두르겠습니다.
시진 (약 받으며) 봤냐?

S#41. 발전소/ 서편 구역 일각 (낮)


일각에 앉아 있는 치훈. 다친 손등에선 피 베어 나오고...
피 닦을 생각도, 치료할 생각도 못 한 채 죄책감에 떨고 있는데..

대영F (무전소리) 생존자 곧 나옵니다! 의료팀 대기 바랍니다!

벌떡 일어서서 보면.. 들것에 실려 나오는 강군이 보인다.


치훈, 그제야 다행이다.. 안도의 깊은 한숨을 내쉬지만, 죄책감에 달려가지 못한다.
모연이 달려가 강군에게 붙는 모습 보고, 발걸음 돌리고 마는 치훈인데..

- 19 -

S#42. 건물 앞 (낮)
모연, 들것에 실려 나온 강군에게 붙어 진찰하며 이것저것 질문한다.

모연 괜찮아요? 이름이 뭐예요?

하는데, 강군 팔 들이민다. 시진이 써놓은 환자인적기록과 응급처치 사항.. 그리고 덧붙여진, 여친


없음. 등등의 메모 보인다.

모연 ..어?

>>플래시백 (1부 20씬) 기범이 팔에 쓰여 있던 메모 스치듯 떠올린다.

모연 이거 누가 썼어요?
강군 나 살려준 군인 아저씨요. 살아나오니까 좋네요. 이렇게 예쁜 의사쌤도 보고..
시진E 저게 기껏 살려놨더니. 아저씨 아니라니까.
모연 !! (돌아보면)

흙먼지 뒤집어 쓴 시진이 다가와 선다. 모연, 울컥하며 보고.. 잠시 둘은 말없는데..

시진 여기 들것 하나 더!
명주 (들것 들고 달려와) 누구 또 있어요?
시진 나, 나. 생존자.. (명주 가져온 들것에 누우며 모연 보면)
모연 (명주에게) 난 저 환자, (가려하면)
시진 (그런 모연 팔 탁 잡아 세우며, 명주에게) 너 아까 기억 나냐?
명주 뭐 말입니까.
시진 서상사 멀쩡한 거 보고도 드는 생각이 없어? 중간에 서상사 내가 내보냈다.
(강군한테 가라고 턱짓하면)
명주 그래서 평소보다 친절한 거 못 느끼셨습니까? 단결.
(모연에게) 저 환잔 내가 볼 테니까 이 나이롱 환자는 강선배가 봅니다.
(하더니 돌아서 달려가는)

- 20 -
모연 (손 뺄 생각도 않고, 그저 시진 물끄러미 보면)
시진 (괜히 찔려서) 엄청 아파요 진짜. 엄청 다쳤다니까요 나?
모연 누가 뭐래요? 가서 치료해 줄게요. 손목은 계속 잡고 계실 거죠?
시진 (슬그머니 손목 놓고) 뭐지? 이 차분함은? (외려 더 불안한데)

그때, 최중사와 임중사가 진소장 끌고 온다.

최중사 이 새낀 어떡할까요.
진소장 놔! 놓으라고! 손대지 말라니까? 뭐 다 멀쩡하네~ 생존자도 살았고.
그럼 된 거 아냐? 뭐가 문제야. 어? (적반하장인데)

이 때, 대영이 거칠게 장비를 벗어던지며 다가오더니, 퍽!! 진소장 얼굴에 주먹을 날려버린다!
대영 한두 대 더 팰 기세자 최중사, 임중사 대영 뜯어 말리는데..

모연 (놀라고!)
시진 짱 멋있어. (대영 보고 웃는)
모연 (뜨악..!)

S#43. 메디큐브/ 집중치료 병동 (낮)


시진, 병실 침대에 상체는 헤드에 기댄 채 치료 받으며 앉아 있다.
방금 어깨 치료 받은 듯 풀어진 군복 상의 안으로 감은 붕대 보인다.
한쪽 팔엔 링거 꽂혀 있고, 다른 팔의 상처 치료 중인 모연.

시진 되게 따갑네요.
모연 ... (대꾸 없이 묵묵히 소독 중이고)
시진 일부러 따갑게 하는 거예요? 아님 수술만 잘하나? 아 따거.. (너스레 떨어보지만)
모연 (고개 숙인 채 계속 소독 중이고)
시진 (쩝..) 살아 돌아왔는데 대답도 안 해주네, 차가운 여자..
모연 (말없이 시진 보다가) 왜 장난처럼 말해요. 진짜 ..죽을 뻔 했잖아요.
시진 ..되게 따갑다고 말했는데 방금.

- 21 -

모연 전 되게 무서웠어요. 대위님 죽었을까봐.


시진 (모연의 진심에 멍해지고) ..강선생 믿고 들어간 건데.
모연 !!
시진 나 죽게 안 놔뒀을 거잖아요.
모연 ..매번 이렇게 모든 일에 목숨을 거는 거죠?
시진 나 일 잘하는 남잡니다. 내 일 안엔 내가 안 죽는 것도 포함돼 있고.
모연 (물끄러미 시진 보는데, 그때)
기범 (달려와) 중대장님. 대대장님 오셨습니다.
시진 지금? 어디 계셔. (일어나려는데)
모연 누우세요. 환자한테 오라가라하면 안 되죠.
시진 대대장님은 해도 됩니다.
모연 링거 다 맞을 때까진 절대 안정하세요. 좋아하시는 목숨 거는 일 멀쩡한
몸으로 계속 하고 싶으면 누우시라구요. (하고 기범에게) 대대장님께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직접 와서 말씀하라고 하세요.
기범 (땀 삐질..) 제.. 제가 말입니까?
시진 내가 또 영창 가는 꼴을 봐야,
모연 (빠직!) 뭐라구요?
시진 (기범에게) ‘제가 말입니까?’ 그럼 제가 말합니까? 절대 안정인데 기범아?

Cut to.
시진 (링거 꽂힌 채로 어중간하게 몸 일으켜) 단결!

박중령, 베드 앞에 와서 서있고, 모연, 옆에 팔짱끼고 지켜본다.

박중령 됐어 쉬어. 많이 다친 거야?


시진 아닙,
모연 많이 다친 겁니다.
시진 많이 다친 게 확실합니다.
박중령 (쩝..) 해성병원에서 의료팀 귀국 비행기를 모레 오후에 보낸다고 연락이 왔다.
시진/모연 !!

- 22 -
박중령 모레 십삼 시에 공항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모연 보며) 팀장선생은 탑승자 명단 작성해서 알려주시고.
모연 (멍) ..네.
시진 ! (그런 모연 보는데)

그때 진소장이 부어터진 얼굴로 들어와 박중령 앞에 선다.

진소장 어이 거기 (계급장 보며) 무궁화 두 개. 당신이 대대장이요? 당신 나 좀 봅시다.


박중령 ?!

S#44. 성당막사/ 중대장실 (낮)


대영과 최중사 열중쉬어 자세로 서있고, 시진은 링거 꽂은 채 휠체어에 앉아 있다.
진소장은 박중령한테 지랄하고 있다.

진소장 이거 보여요?! 이거 보이냐고! (대영에게 삿대질) 피 같은 세금으로 월급 받아


처먹으면서, 요즘 때가 어느 땐데 군인이 민간인을 패애에~!
내가 어? 다 사정이 있어서 그런 건데, 산 사람은 살아야지, 어?
박중령 (대영 확 흘겨보면)
대영 ... (묵묵히 서 있고)
진소장 나 이거 그냥 못 넘어갑니다. 진단서 끊고, 국방부에 민원 넣고, 청와대에
탄원서 넣고, 검찰 경찰 아주 민·형사 싸그리 다 넣어서 당신들 군복 싹 다
벗길라니까 각오하쇼. 내가 아주 법대로 할라니까.
박중령 그럽시다. 법대로 해봅시다. 군 통제지역에서 그것도 민간인 구조현장에서
포크레인 들이밀어 사람 여럿 죽일뻔 한 건 법대로 하면 어떻게 되나 한번
봅시다. 민·형사 끝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로 군사재판도 받게 해드릴
테니까 아예 진단서 몇 통 더 떼 놓으시고.
진소장 뭐..뭐요?
박중령 니들은 새끼들아, 피 같은 세금으로 월급 받아 처먹으면서 작전지역에 민간인
하나 통제 못하고 뭐 했어! 당장 군장 싸!
모두 네 알겠습니다!

- 23 -

박중령 연병장 백 바퀴다. 환자 열외. 유시진이 넌 링거 마저 맞고.


시진 (냉큼 아픈 척) 네 알겠습니다.
박중령 대신 다 맞고 2백 바퀴다.
시진 (링거 뜯으며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나) 전우들과 지금 돌겠습니다!

S#45. 성당막사/ 잔디 연병장 (낮)


시진과 대영, 최중사 군장 싸서 함께 돌고 있다. 최중사, 시진의 군장까지 앞으로 메고 있다.

시진 (헉헉) 근데 말입니다. 때린 건 얘랑 부중대장인데 저는 왜..


최중/대영 (째려보면)
시진 제가 원래 궁금한 건 잘 못 참아서..
대영 내가 손목만 괜찮았어도 확 그냥.
시진 저를요?
대영 그 자식을요.
시진 타이밍이 이상한데.

그때, 세 남자 명주 앞을 지나쳐간다. 명주, 연병장 가에 서서,

명주 으휴 그러게 왜 어설프게 패서 이 지경을 만들어. 찍소리 못하게 반 죽여


놨어야지.
시진 타이밍이 이상한데.
대영 (큭 웃고) 몇 바퀴 돌았는지 잘 세라?
최중사 일곱 바퀴 돌았습니다.
시진 벌써 스물일곱 바퀴나? 세상에.
최중사 아뇨 일곱,
대영 육사 나오신 분이 스물일곱 바퀴라면 스물일곱 바퀸 거다.
최중사 넵 알겠습니다!

그때, 시진, 저만치 모연 모습 본다. 시진의 시선 모연 향하고 있다가,


자연스럽게 동선을 이탈해 모연 쪽으로 달려가며,

- 24 -
시진 전 주치의 면담이 있어서.. 이러다 죽을 수도 있거든요.

S#46. 성당막사/ 회랑길 (낮)


마주선 시진과 모연.

모연 링거 뺐네요. 안정 취해야 한단 말 거짓말 아닌데.


시진 그럼 오지 말았어야죠. 안정에 제일 방해 되는 사람이 못 하는 소리가 없네요.
모연 (괜히 말 돌리는) 뭐 잘못해서 연병장 돌아요?
시진 잘못한 거 없습니다.
모연 근데 명령이니까. 그죠?
시진 !
모연 참 부당하고 융통성 없는 집단이에요, 그 집단.
시진 원칙이 살아있단 증거죠.
모연 원칙 말고 대위님이나 살아있었으면 좋겠네요 난.
(약 봉지 내밀며) 식후 30분. 먹어요, 살고 싶으면.
시진 (받으며) 고맙습니다 살려줘서.
모연 귀국진 명단은 좀 이따 드릴게요. (가려는데)
시진 (!!) 명단 나왔습니까?
모연 지금 회의하러 가는 길이에요. (하고 가려하면)
시진 그 명단에, 강선생도 있습니까?
모연 (그저 보면)
시진 (!!) ..있습니까?
모연 이번엔 내가 버리고 갈 수 있는 기회네요. (잠시 보다 가는)

남겨진 시진, 뭔가 쓸쓸한 기분인데..

모연E 다 모이셨죠?

S#47. 성당막사/ 식당 (밤)

- 25 -

치훈을 뺀 나머지 의료팀들 다 모여 있다.

모연 모레 오후에 의료진 귀국을 위한 인천행 항공편이 잡혔어요.


일동 (웅성웅성 놀라며 동요하는데)
모연 봉사 기간은 이미 끝났고 여러분은 당연히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을 수도 있죠.
일동 (조용해지며 눈치 보는 가운데,)
모연 이번이 아니면 다음 비행기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어요. 어제까진
정신없이 겪었지만, 오늘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남을 분, 손 들어주세요.
일동 (각자의 생각에 빠져 생각 깊은 얼굴들인데)
하간 8번 베드 뇌진탕 환자, 정밀 MRI가 필요해요. 제 자린 그 환자 한국으로
후송하는 데 써 주세요. (일어나서 가는)
송닥 야, 하자애. 뭐 어디다 손을 드는 거야 지금.
민지 제 자린 10번 베드 환자한테 부탁드려요.. (일어나며) 저 지금 체크해야 할
환자가 있어서.. 가볼게요. (가고)
송닥 (!) 아, 왜들 이래. 저럭하구 가면 우린 뭐가 되냐.
의국장 교수님. 정말 죄송한데.. 저는 가고 싶습니다.
송닥 (휙 돌아보는) 그래 가야 돼. 가자, 우리.
모연 (도리도리) 전혀 죄송할 일 아니야. 나머지 분들도 마찬가집니다.
마음 무겁게 가지 마세요. 지금까지 필요 이상으로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귀국 하실 분 편하게 손들어주세요.
몇몇 (조용히 손든다)
모연 (끄덕 하고, 명단에 이름 적고 나서, 송닥에게) 선배님도 손 드셔도 돼요.
송닥 너 왜 나 콕 찝어서 얘기해? 안 가 이씨! (일어서서) 내 자리는 걍 비워놔.
내 쏘울이 앉을 거야. (가는)
모연 (픽 웃고) 근데 이치훈 선생은 왜 안 보여요?

S#48. 메디큐브/ 집중치료병동 (밤)


치훈, 멀찍이서 입원해 누워 있는 강군 보고 있다.
강군, 침대에서 일어나려다 치훈과 눈 딱 마주친다. 치훈 알아보곤 싸늘해지는 눈빛.

- 26 -
치훈, 깜짝 놀라 피하는데, 강군, 링거대 끌고 한 손엔 안전모 들고 치훈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강군 아까 나한테 의사라며. 근데 의사 아니던데?


치훈 !!
강군 환자 쌩 까고 도망가는 의사도 의사로 쳐줘요?
치훈 !!!...

강군, 치훈 노려보다가 스쳐 지나가버리고.. 치훈, 복잡한 얼굴로 얼어붙었다.


그때 누군가 어깨 탁 친다. 모연이다. 깜짝 놀라는 치훈..

모연 뭐하고 있어. 회의한단 소리 못 들었어?


치훈 아.. 죄송해요..
모연 (저만치 가는 강군 눈짓하며) 저 환자 니가 발견했다며? 한 건 했네 이치훈?
치훈 ...
모연 우리 귀국 비행기편 잡혔어. 몇몇은 남고 몇몇은 가는데 넌 명단에
올려놨으니까 눈치 보지 말고 가. 장닥 만삭이잖아. 가서 옆에 있어줘.
치훈 (힘겹게) 네..
모연 (치훈 손등 상처 보고) 야 너 손은 왜이래.

S#49. 메디큐브/ 일반병동 (밤)


강군, 안전모 든 채 일반병동의 환자들 사이 걸어 다니며 발전소 직원 환자들에게 묻는다.

강군 형. 고반장님 못 봤어요? 나 죽다 살았는데 꼰대 왜 안 보여.


내 걱정은 1도 안 한다 이거지?
환자 (사연을 아는 듯, 어두운 얼굴로 게시판 일각 손으로 가리키는) 저기..

강군, 돌아보면 붙어 있는 종이 한 장 보이고.. [사망자 명단]이다.

강군 (의아한 얼굴이다... 이내, !!!)

- 27 -

선명히 눈에 들어오는 이름 석 자. <고재을> 고반장의 이름이다. 강군의 커진 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사색이 돼 서 있다가 휘청, 링거대를 잡는다. 일순간 복받쳐 흐르는 눈물..

강군 망할 영감.., (안전모 끌어안고 울음 참으려는 듯 꾹꾹 삼키며) 안전모 쓰면 산다며..


그래서 난 살았는데.. 처음으로 말 잘 들었는데.. 이러는 게 어딨냐고!!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미친 듯이 오열하는데..!!)

그 모습, 저쪽에서 지켜보는 치훈의 마음은 지옥인데...

S#50. 발전소 전경 (밤에서 다음 날 아침)


(콤마촬영) 야간수색을 위해 환하게 켜있던 불빛들이 하나 둘 꺼지는 발전소 전경 보인다.

시진NA 모우루 중대장입니다. 금일 수색상황 보고 드립니다. 생존자 일 명 치료중이고,


사망자 이 명 시신 확인했습니다. 발전소 현장에 더 이상 실종인원 없습니다.

어둑한 발전소 위로 까만 밤하늘에 가득한 별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에서 서로 움직인다.


이어, 별이 지고 어슴푸레 새벽 여명 밝아오면서 다시 아침을 맞은 발전소 전경 보이고.

S#51. 발전소 상황실 앞. (낮)


알파팀을 포함한 작업에 가담한 모든 군인들 서있고, 뒤쪽에 진소장도 삐딱하게 서있다.
의료진은 모연, 송닥, 하간, 민지, 의국장 정도 있다. 시진, 앞에서 얘기 중이다.

시진 금일 십일 시 부로 모우루 발전소 재난현장 생존자 수색 작업을 공식 종료합니다.


예기치 못한 재난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준 해성병원 의료팀과 태백부대
부대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부대원들 낮은 목소리로 “수고하셨습니다” 다독이고 모두 숙연해지고..

진소장 이제 여기 발전소 총괄책임은 다시 우르크 전력공사로 넘어온 겁니다? 확실히?


내가 땅을 파든 아방궁을 짓든 군인이고 의사고 코빼기만 보여 봐 아주.

- 28 -
E 싸이렌 소리
진소장 (?!) 이건 무슨 소리야 또!
시진 나흘 전 이 시각,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오늘부터 이 시각마다 희생자들을
기리는 싸이렌이 울릴 예정입니다. 싸이렌이 울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묵념으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해주시기 바랍니다.

싸이렌 울려 퍼지는 가운데, 모두 묵념 한다. 진소장만 저벅저벅 가버린다.


묵념 중인 모연, 시진, 대영, 명주의 경건한 얼굴에서..

S#52. 성당막사/ 식당. (낮)


치훈 제외한 의료진들 모두 다 같이 앉아 차분하게 밥 먹으며 이야기 나눈다.

민지 우리는 비교적 죽음이 익숙하잖아요, 병원에서 많이 보니까.


근데 이 상황은 또 달랐던 거 같아요.
하간 몸이야 쉬면 회복되는데 정신적으론 좀 데미지가 있지.
송닥 이런 거 겪고 나니까 인생 뭐 있나 싶다.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런 의미로 난 한국 가면 차 바꿀 거야. (하간에게) 나 차 뭘로 바꿀까?
하간 니 차를 왜 나한테 물어.
송닥 내 차를 왜 너한테 물으면 안 될까. 이 많은 걸 같이 겪고도.
일동 올~
하간 (순간 당황하는데!)

그때! 일제히 울리는 메시지 알림음 딩동 소리와 카톡 쏟아지는 소리!! 서로 눈빛을 교환하는!!

민지 터졌다!

숟가락 던져놓고 동시다발적으로 각자의 핸드폰을 꺼낸다. 모두 약속한 듯이 서로 핸드폰 걸며


식당 밖으로 나가고.. 그때 기범 들어오며,

기범 통신망 복구 됐...! 다 아시는구나.. 폰 안 되는데 다 가지고 다니셨구나..

- 29 -

테이블에 모연과 송닥 남아있고. 모연, 문자들 온 거 보는데, 결제 문자들이다.

모연 아유 우리 어머닌 잘~ 지내고 계시네요. 쇼핑하신 거 보니 다리 튼튼하시고,


커피를 이렇게 많이 사 드신 거 보면 교우관계 원만하시고..
송닥 내 친구들은 또 얼마나 쿨한지 모른다. 내 생사는 묻지도 않고 오로지 하트 요청뿐.
민지 헐! 제 구남친 결혼한대요..
송닥E 그 친군 무슨 그런 문자를 재난현장에다 하니.

그때 모연에게 걸려온 전화, 표닥이다.

S#53. 성당막사 일각 (낮)


여기저기 거의 모든 의료진들 핸드폰으로 저마다 통화 중이라 시끌시끌하다.
모연도 표닥과 통화 중이다. (표닥과 교차편집)

모연 네 자리는 우리 대신 환자들 후송하기로 했어. 의국장이 환자들 상황 다 아니까


물어보고 필요한 검사 먼저 새치기 좀 해줘.
/표닥 넌 지금 환자 걱정이 돼?! 너네 오라고 전세기 보낸 거 아냐! 너 없어서 방송국
난리 나, 특진병동 난리 나. 여긴 어쩔 거야. 아주 슈바이처 납셨어?
모연 그래 맞다.. 나 그런 의사였지.
/표닥 인류 구한답시고 지랄하지 말고 다음 귀국 땐 반드시 들어 와.
난 니가 제일 중요하니까.
모연 걱정 마. 위험한 상황은 거의 다 마무리 됐어.
/표닥 근데 이치훈은 거기서 바람났니? 치훈이 전화 안 받는다고
장닥 징징거려 미치겠다.

S#54. 성당막사 일각2 (낮)


치훈, 다친 손등에 붕대 감겨 있고, 핸드폰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 울리는 핸드폰, 보면 장닥이다.
핸드폰 든 속에 약혼반지 반짝이고.. 죄책감에 전화 받지 못하고, 울리는 액정 보며 참고 있던 눈
물 터뜨리는 치훈인데..

- 30 -
혹여 누가 들을까 크게 울지도 못하고 손으로 입 막고 꺼억꺼억 우는 치훈..

S#55. 메디큐브 일각 (낮)


다니엘, 엠프 고치고 있다. 저만치 하간과 민지, 소독기 함께 들고 다니엘 쪽으로 다가온다.
/플래시백 - “엄청난 헤지펀드 2세거든요.” 같은 회상한 두 사람. 설레는 표정들이고..

민지 (소곤) 이런 힘들고 지친 재난 현장 속에서 왜 저렇게 잘생긴 걸까요.


하간 (소곤) 존재 자체만으로도 감사한데 저걸 또 저렇게 고치고 있다..
다니엘 (발소리에 시선 들고, 다가가 소독기 놓는 거 도와주며) 고장 났습니까?
민지 네. 전원이 안 들어와요. 듣기론 뭘 잘 고치신다구..
다니엘 잘 오셨네요. 사람도 잘 고치고 기계도 잘 고치고 대충 다 잘 고쳐요.
잘 못 고치는 건 여심뿐이랄까.
민지/하간 (하하 웃고)

S#56. 잔디 연병장 일각2 (낮)


메디큐브로 향하던 송닥, 웃음소리에 보면, 저만치 하간과 다니엘 보인다.
다니엘 향해 본적 없이 발그레한 표정으로 얘기 중인 하간의 모습에,

송닥 (빡! 가까이 가는데)


민지 근데 앰프는 왜 고치시는 거예요?
다니엘 메디큐브에 음악이 나오면 환자들한테도 좋을 거 같아서요.
하간 발상부터 어쩜 그렇게 로맨틱하세요. 하루 종일 이것저것 고치시느라 힘드셨죠.
다니엘 괜찮습니다.
하간 괜찮으시면 여기 좀 자주 서 계세요. 오다가다 보게.
다니엘 아 제가 좀 그런 효과가 있죠.

또 하간과 민지, 다니엘 함께 하하호호 웃는데..

송닥 (빡!) 여기서 뭐하냐? 남녀가 유별한데 미풍양속을 해치는 이 그림은 뭐지?


해산. 이 구성 안 되겠네. 해산!!

- 31 -

S#57. 성당막사/ 중대장실 (밤)


시진과 대영, 책상 앞에 나란히 앉아 보고서들 살피고 있다. 시진이 확인하고 서류 넘기면,
대영은 도장 꾹 찍고..

대영 아버님과 통화는 하셨습니까.


시진 우리 부자야 무소식이 희소식이죠. 부중대장은요. 아, 통화할 사람 여기
있어서 필요 없나? 전화비 굳으셨네요.
대영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둘이 같은 부대에 발붙이는 게.
지진 정도는 나줘야 같은 부대에 있을 수 있나 봅니다.
시진 그러니까 이참에 원정 출산을, (하는데)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명주 핸드폰 든 채 들어오며,

명주 선배, 사령관님 전환데 사위 바꾸라고.. (대영과 눈 딱 마주친)


대영 (사위? 명주 보고 시진 한 번 보는데)
명주 (종료 버튼 막 누르며 전화 끊는)
시진 얌마, 너 지금 사령관님 전화 그렇게 끊은 거야?
명주 아빠 전화 끊은 겁니다.
대영 사아위이?
시진 대위..를 잘못 들으신 거 아닙니까?
대영 세상에 믿을 놈 없다더니. 둘이 있으면 이러고 놉니까?
시진 둘이 논 적 없습니다.
명주 (시진에게) 지금 질투하는 거 같지 않습니까?
시진 넌 지금! (하다) 아니 근데 말실수한 건 윤중윈데 왜 저한테만 그럽니까?
윤중위한텐 찍소리도 못하시면서? 정말 비겁하십니다!
전 진료 받으러 가야겠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잽싸게 나가 버린다)

대영과 명주 둘만 남았다.

- 32 -
대영 원래 이렇게 남자 혼자 있는 방에 막 들어옵니까?
명주 아, 좀 전에 질투 맞구나. 더 해보십쇼.
대영 질투면 어쩌실 겁니까?
명주 포상할 겁니다. 아주 찐하게. 기대해도 좋습니다. (예쁘게 웃는데)

대영, 아.. 이 여자.. 놓을 수도 없고 잡을 수도 없어 외려 가슴 아파 보는데,


그때, “아. 아. 마이크 테스트” 스피커에서 다니엘의 목소리 흘러나온다.

S#58. 성당막사 상황실 (밤)


다니엘 옆에 앰프 놓여 있고, 모연 신기한 듯 구경하고 있다.

모연 우와. 진짜 고치셨네요?
다니엘 제 진료 스타일입니다. 음악은 생각보다 많은 걸 변화시키죠.
모연 그럼 선곡은 제가?
다니엘 좋죠.

Cut to.
모연 핸드폰 꽂아 음악 재생 시키고 나간다.

S#59. 몽타주 (밤)


모연이 선곡한 음악 흐르면서...
/메디큐브 환자들과 의료진들 색다른 분위기에 좋아하고..
/식당에서 음식 하던 기범, 노래에 맞춰 춤추면, 생수병 안고 가던 민지 꺄르르 웃고..
/약품 창고의 송닥과 하간 티격태격 하면서 약품 체크하고 있고..

S#60. 성당막사/ 중대장실 (밤)


여전히 마주보고 선 대영과 명주에게도 음악은 흐르고..

명주 여기 우리 둘만 있습니다. 그리고 음악도 나옵니다. 되게 무드 있지 않습니까?


대영 (나 참.. 하는 표정으로 보면)

- 33 -

명주 가만있으면 어쩝니까? 뭘 해야 할 거 같단 생각 안 듭니까?


대영 듭니다.
명주 거 보십시오. (하고 뒷짐 진 채 한 발 다가서며) 하십시오. (하면)
대영 (한 발 물러서며) 점호를 해야 할 시간이란 생각이 듭니다. 단결. (나간다)
명주 (빡! 대영 뒷모습 보는데)

S#61. 성당막사 상황실 (밤)


시진, 음악 들으면서 다니엘 있는 상황실에 들어온다.
다니엘과 눈 마주치자 엄지 들어 보이는 시진. 그때 마침 음악 끝난다.

시진 다음 곡은 뭡니까?
다니엘 글쎄요. 닥터 강 선곡이라. (하는데)
모연E 흐흑.. 이렇게 객사할 줄 알았으면 교수고 뭐고 그냥 대충 살 걸.. (유언 흘러나온다!)
시진 ???

S#62. 성당막사 복도 (밤)


모연E 유시진씨.. 오고 있어요? 흐엉 안 오네, 안 오고 있어..
올 때까지 나 못 버틸 것 같은데 흐흑..
모연 (으아아아!!!!!)

복도 걸어가던 모연, 쩌렁쩌렁 울리는 자신의 목소리에 굳어 서는데!!

>>플래시 백 (5부 28씬)


절벽에 매달린 차 안에서 유언 남기던 모연.

모연 그래도 내가 죽으면 제일 먼저 발견할 사람이 유시진씨네요. 흐흑..

S#63. 성당막사 상황실 (밤)


모연E 근데요. 이렇게 죽을 줄 알았으면.. 그냥 내 마음 솔직하게 고백 할 걸 그랬어요..
시진 !!!!!

- 34 -
S#64. 성당막사 복도 (밤)
다다다다 죽어라 복도 달려가는 모연의 얼굴 위로 모연의 유언 쩌렁쩌렁 계속 흘러나온다.

모연E ..아주 멋진 사람에게 키스 받았구나.. 내내 설렜었거든요. 흐흑..

으아아아!!! 쪽팔려서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모연과,


상황실에서 모연의 목소리 가만히 듣고 있는 시진의 얼굴에서,
8부 엔딩!!

- 35 -

You might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