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on page 1of 19

4부-촬영고(최종수정)

S#1. 메디큐브/ 집중치료 병동 (밤)


시진 복잡한 얘긴 됐고, 살릴 수 있는지 없는지만 대답해요. 의사로서.
경호팀장 (돌아가는 분위기 보며 뭔가 심상찮음을 눈치 채는 표정인데..)
박중령F (시진 귓가에 들리는) 너 이 새끼 지금 뭐하는 거야!
시진 (무시하고 단호하게 되묻는) 대답해요.
모연 !!! (긴장으로 차분해지고) 살릴 수 있어요.

시진은 딸깍. 무전기를 끄고 이어폰을 빼내더니 낮고 명확하게 말한다.

시진 그럼, 살려요.
모연 !!!

다음 순간 모연 앞을 막아서며 권총을 꺼내 철컥! 장전하고 아랍경호팀장을 향해 맞겨누는 시진!!


이어, 파바박!! 대영의 알파팀과 아랍 경호팀이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눈 것도 순식간이었다.
의료팀들은 사색이 되고,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메디큐브 안.
모연, 주먹 꼭 쥐었다 펴더니.. 겨눠진 총구들 사이에서 한 걸음 환자 앞으로 다가서며,

모연 베드, 수술실로 옮깁니다.


경호팀장 !! (영) 물러서! 마지막 경고다!
의료팀들 !! (더욱 질린 표정인데)
시진 (단단한 눈빛으로) 지금부터 의료진과 환자 보호가 우리의 제1임무다.
전 팀원, 총구 앞에 정렬. (명령하면)

대영과 알파팀원들, 아랍 경호팀의 겨눠진 총구 가늠쇠 앞을 막아서며 의료진을 둘러싼다.

시진 이 시간 이후, 이를 위협하는 누구에게든 대응사격을 허가한다.


경호팀장 !! (영) 이봐 캡틴, 당신 지금 무슨 짓을 벌이는 건지 알고 이러는 거야!

- 1 -

시진 (영) 당신은 당신이 지켜야 할 것을 지켜.


의사는 환자를 살리고, 우린 우리가 지킬 것을 지킨다.
모연 (다시 용기내) 이동하겠습니다.

겨눠진 총구들 사이로 모연은 천천히 베드를 밀며 수술실로 향하고..!

S#2. (몽타주) 한국/ 화상회의 (낮)


-1.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실
이수석 (책상 모니터 앞에 앉아) VIP는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모니터에는 이수석 본인, 윤중장, 외과장, 석원의 4분할 화상회의 화면이 보이고..

-2. 달리는 차 안.
이수석E 우리 군은 무라바트 의장 경호팀과 대치 중이랍니다. 총까지 겨누고.

뒷좌석에 앉아 태블릿PC로 화상 통신하는 윤중장. 굳은 표정인데,

-3. 해성병원 외과장실.


외과장 (책상 모니터 앞에서) 의학적으로는 우리 의료진의 선택이 옳습니다.

-4. 해성본사 복도
석원 (걸어가며 스마트 폰) 지금 의학적인 판단이 중요한 게 아니잖습니까!
상대가 아랍연맹의 무바라트 의장입니다! 천에 하나 만에 하나 잘못되면요?

-5. 청와대 외료안보 수석실


이수석 일이 잘못되면 우리 정부는 아랍연맹 국가들 전체와 문제가 생길 겁니다. (이때)
사무관 (메모 건네며) 국정원장입니다.
이수석 (메모 확인하더니, !!) 이미 생겼거나. 남우르크 정부군 특공여단이

-6. 달리는 차 안

- 2 -
이수석E 메디큐브가 있는 모우루 지역으로 이동 중이랍니다.
윤중장 (!!) 우르크 정부군이 움직인 거면.. 무바라트 의장의 가문인 아부다비 왕가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단 얘깁니다. (조수석 부관에게) 태백부대 사단장 연결해.

S#3. 우르크/ 메디큐브/ 집중치료 병동, 멸균 수술실 안과 밖 (밤)


-1. 수술실 안
수술복을 갖춰입은 의료진들이 분주히 수술 준비 중이다. 집도의 모연, 송닥과 치훈이 어시스트,
하간과 민지가 스크럽 간호사다. 긴장감 속에 마취 끝나자,

모연 (침착한 어조) 수술 시작 합니다. 메스.

보조하는 민지가 침을 꼴깍 삼키며 메스를 건네고.. 송닥, 치훈 등 긴장하는 가운데,

박중령F 야 이 미친놈들아! 당장 중단 안 시켜!!

-2. 수술실 밖
알파팀과 경호팀도 뒤섞여 총을 겨눈 그대로인데.. 이때, 대영의 귀에 들리는 무전소리.

박중령F 유시진이! 서대영이! 왜 아무 놈도 대답이 없어!!

대영, 시진 보면, 여전히 빈틈없이 서로를 겨누고 있는 시진과 경호팀장.


그 위로 (E) 날카로운 싸이렌 소리 얹히면서,

S#4. 본진 상황실 (밤)


박중령 (싸이렌 소리에, 상황 짐작가고) 이런 썅!..
부관 (달려와) 사단 특전사 병력들 완전 무장으로 연병장 집결 중입니다!
태백부대에 에프피콘 1급, (FPCON-1급)
박중령 (O.L) 난 귀 없냐! 알았으니까 차나 대기시켜!! (하고, 무전) 야 이 자식들아!
지금 니들 땜에 FPCON-1급 발령됐어! 전쟁 나게 생겼다고 이제!
거기 무전 듣고 있는 놈들 중에 아무나 유시진이한테 똑똑히 전해.

- 3 -

S#5. 수술실 안과 밖 (밤)


-1. 수술실 안
모연 (메스를 든 채, 아직 절개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며 서 있는)
박중령E 당장 의사 끌어내서 수술 중단시키고

-2 수술실 밖
박중령E VIP 아랍애들한테 넘기라고! 안 그럼 내가 가서 항명죄로 다 쏴버린다고!
대영 .... (외려 매섭게 상대 경호원 겨누며, 수술실 안 의료팀 보면)

-3 수술실 안
송닥 (모연이 망설인다 싶자)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는 거다. 생각 바뀐 거면,
모연 선배 여기요. 이거 (늑골 밑 절개흔적 가리키며) Subcostal incision 맞죠?
치훈 (?) 차트에는 수술 기록 없었는데요?
모연 그러니까.. 직접 확인한 것 말고는 아무 것도 믿어서는 안 되는 수술이야, 이 수술.
송닥 그래. 그래서 위험한 거야 이 수술. 환자도 우리도 밖에 군인들도.
모연 위험하다고 손 떼면 이 환잔 죽잖아요. 의사로서 우린 선택의 여지가 없고.
(눈빛 다잡고) 개복합니다. (가르는)

-4. 수술실 밖
경호팀장 (모연의 개복 지켜보다, 이젠 정말 돌이킬 수 없구나 싶고.. 시진 노려보며 /영)
지금 당신들은 16억 아랍인들 평화의 심장에 칼을 댄 겁니다.
시진 (영)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의사의 치료가 시작된 겁니다. (빈틈없이 보는데!)

-5. 수술실 안
밖의 분위기와 달리 수술은 빠르게 진행 중인데..

송닥 (살짝 인상 쓰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이 환자 GB 수술 흔적이 있어.


모연 조직들 간에 유착이 심해요. 이거부터 제거하고 들어가죠. 순서대로, 확실하게.
(그런데 이때 바이탈 싸인 안 좋아진다!)
하간 혈압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출혈이 너무 심해요!

- 4 -
모연 !! (하간에게) 피 좀 짜주세요 빨리!
하간 (조치하지만, 더욱 나빠지는 바이탈싸인!) 혈압 더 떨어집니다!
치훈 어떡해요? 이 환자 잘못되면 우리 다 죽는 거 아니에요? 나 이제 애 아빤데..!

-6. 수술실 밖
경호팀장 (요동치는 바이탈 보며 /영) 만약 수술이 잘못되면 당신들 모두 무사하지 못할 거야.
시진 (담담히) 인샬라. (한) 신의 뜻대로 이루어지겠죠.

수술실 안 모연을 바라보는 시진 보이고..

-7. 수술실 안
송닥 !!! (당황한 기색 역력.. 모연에게) 안 되겠다. 강모연 시간 없어.
이 유착된 부위들만 대충 제거하고 출혈부터 잡고, (다급한데)
모연 (차분냉정) 하쌤, 더 빨리 수혈하세요. (하고 송닥에게) 선배 슈퍼맨이에요?
바쁘다고 바지입고 팬티입어요?
송닥 !!
모연 (불안해하는 모두에게) 이 정도 출혈량 버틸 만큼은 우리 블러드 충분해요.
유착 조직부터 제거하고 출혈 잡으면 돼. 처음 계획대로 순서대로 확실하게.
치훈 하지만,
모연 애아빠는 그만 징징대고 ‘팩 RBC’ 열개 더 가져와. (하고 송닥에게) 다시 시작하죠?
송닥 (표정 다잡고 끄덕) 유착제거 계속합니다. 석션. (냉정 되찾고 수술하는)

-8. 수술실 밖
급히 뛰어 나오는 치훈, 시진 지나쳐 달려간다. 그 너머로 서있는 대영에게 들리는,

박중령F 상황 어떻게 돌아가!?


대영 (무전) 계속 수술 중입니다.

이때, 멀리서 들리는 헬기 소리. 시진 옆에 서 있는 아랍경호팀장, 무전 받더니 옆의 경호원에게


무언가 지시한다. 경호원, 뛰쳐나가고. 그 모습 시선으로 쫓던 대영, 무전으로 보고하는데.

- 5 -

대영 아랍 주치의 도착한 것 같습니다.

S#6. 성당막사/ 연병장 일각 (밤)


연병장에 착륙한 헬기에서 내리는 아랍 주치의 보이고..

S#7. 메디큐브/ 수술실 안 (밤)


시간 많이 지난 듯, 쌓여있는 빈 수혈팩 등이 보이고.. 바이탈은 안정적인데.

송닥 (외과용 겸자로 잡으며) 됐어. 이제 Main artery 잡았어.


하간 혈압 안정되고 있어요.
치훈 (으허허.. 죽을 고비 넘긴 얼굴이고)
모연 (비닐 너머의 시진과 눈길 한 번 부딪히고) 좋아요. 이제부터 차분히 주변정리하고
혈관봉합 할게요. (눈빛 다잡으며 수술에 집중하고)

S#8. 메디큐브/ 집중치료 병동, 멸균 회복실 (밤)


(*멸균 회복실_ 투명비닐로 되어 있는 수술실과 달리 회복실은 안과 밖이 보이지 않는 구조다)
회복실로 옮겨진 무바라트를 지켜보는 모연과 송닥. 옆으로, 무균복장을 갖춘 아랍주치의 보인다.

아랍의사 (영) 외과적 조치는 잘 된 것 같군요.


모연 (영) 흉터는 남을 겁니다. 제대로 된 차트를 보내주셨으면 흉 안 남게
마무리할 시간이 있었을 텐데요.
아랍의사 !! (영) 모든 수술은 의식을 온전히 회복해야 성공적으로 끝나는 겁니다.
계속 걱정해야 할 겁니다. (삐딱하게 보는)
모연 (영) 우리가 당신처럼 계속 걱정만 했다면 지금쯤 당신은 이 분 시신이나
수습하러 오셨겠죠.
아랍의사 (영) 지금도 아니란 보장은 없죠. (일갈하고 잠시 모연 노려보다가 나간다)
모연 누가 모르냐..

긴장이 풀린 모연, 다리 후들거리는 듯 벽에 몸 기댄 채 주르르 바닥에 주저앉는다.

- 6 -
송닥 괜찮아? 내가 있을 테니까 넌 가서 좀 쉬어.
모연 괜찮아요. 배고파서요. (치훈에게) 하선생님이랑, 최선생 챙겨서
먼저 뭐 좀 먹어. 이따 교대할 수도 있으니까.
치훈 네. 근데요.. 안 깨어나면.. 어쩌죠?
송닥 Hepatic artery aneurysm 케이스 리포트가 하나 나올 거고..
세계사가 좀 바뀌겠지.
모연 .....

S#9. 한국/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실 (낮)


이수석을 중심으로 이제는 모여앉아 있는 윤중장과 석원, 외과장 보인다.

석원 회복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겁니까?


외과장 혈복강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만, 수술 후 재출혈이나
간부전 등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할 순 없고, 그래서,
이수석 (말 끊으며) 해설은 됐습니다. 수술의 결과가 남았을 뿐입니다.
(윤중장에게) 무력충돌 같은 최악의 마찰은 피했지만, 외교적 대응을 위해선
명분이 필요합니다. 책임자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윤중장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전화걸고) 사령관이다. 통신대 연결해.

S#10. 우르크, 메디큐브, 집중치료 병동 (밤) / (교차) 한국,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실 (낮)
-1. 우르크/ 집중치료 병동
회복실 앞에서는 아랍의사와 경호팀장 낮은 목소리로 얘기 중이고.. 알파팀과 경호원들은 이제 조
용히 대기 중이다. 그때, 대영에게 들리는 무전.

윤중장F 알파팀 서대영, 들리나? 나 사령관이다.


대영 단결! 상사 서.대.영. (반사적으로 큰 소리로 관등성명 대며 시진 보면!)
시진 (그런 대영과 눈빛이 부딪히는데..!)

-2. 한국/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윤중장 (굳은 표정) 유시진 대위, 명령 불복종으로 보직해임 시키고 영내 구금대기 시켜.

- 7 -

/대영 !!
윤중장 안다. 내 부하로서 너희들은 부끄럽지 않았다. 수고들 했다.
이수석 (힐끗 보는)
윤중장 (담담하고 단호하게) 하지만 명령은 변함없다. 조치해.

-3. 우르크/ 집중치료 병동


동일한 무전을 들은 알파팀들, 굳은 표정으로 시진 쪽을 보면,
시진, 상황을 짐작한 듯 담담한 표정으로 무장을 해제하는데, 대영, 다가와 선다.

시진 (마지막으로 탄창 분리한 권총 건네며 괜찮다는 눈빛)


대영 유시진 대위. 명령 불복종으로 중대장에서 보직해임하고 영내 구금대기합니다.
시진 (일어서서 지켜보는 경호팀장에게 /영어) 도망가는 거 아니고 잡혀가는 겁니다.
(씁쓸하게 웃으며 대영에게) 후속조치 잘 부탁드립니다.

S#11. 메디큐브/ 집중치료 병동 앞 (밤)


일각에 물 받아놓은 컵라면 3개 보이고, 치훈, 포트에 생수 부어 물 끊이고 있고
하간, 민지 힘없이 앉아 라면 익기를 기다린다. 옆에는 아랍 경호원 하나가 지키고 서 있다.

치훈 (괜히 1.5리터 생수병 끌어안고) 저 아저씨는 진짜 우리 감시하는 거예요?


하간 컵라면 얻어먹고 싶어 있는 것 같진 않네요.
민지 (계속 손꼽아서 뭔가 계산하는)
치훈 아직 3분 안 됐어요.
민지 아뇨.. 나 거즈 똑바로 셌나 자꾸 헷갈려서요. 설마 환자 뱃속에 넣고 꿰맨 건
아니겠죠?
치훈 (헉! 경호원 눈치 보며) 에이, 뭔 그런 농담을. 그리고 그런 건 우리 하쌤이
칼 같이, (하며 보면)
하간 (진지한 표정으로 손꼽으며) 다시 가서 세 볼까? 원래 몇 개였지?
치훈 (헉!) 아, 뭔 소리예요 지금!! (사색인데, 그러다) 어? 대위님 어디 가시지?

무장해제된 시진이 대영과 병사1,2와 함께 가는 모습이 보인다. 하간, 민지도 의아하게 보는데..

- 8 -
S#12. 메디큐브/ 멸균 회복실 (밤)
모연과 송닥이 멍하게 환자를 보고 있는데.. 이때, 문이 벌컥 열리며 들어오는 민지.

민지 쌤.. 어떡해요.. 유대위님 잡혀갔어요! 아까 그 일 때문인가 봐요.


모연 !!!

S#13. 성당막사/ 보급창고 앞 (밤)


문 양 옆으로 병사1,2 바짝 긴장한 채 경계 서고 있고,

S#14. 보급창고 안 (밤)


일반 보급품들 쌓여있는 창고 안에 시진과 대영 마주 서 있다.

대영 명령에 따라 현 시간부로 이곳 보급창고에서 영내 구금대기 합니다.


시진 (둘러보며) 기왕이면 부식창고로 해주시지. 근데 부중대장은 내가 이렇게
갇히는데 뭔가 의리 있는 액션 같은 거 안 하십니까?
대영 특전사 서대영보다 문장가 서대영이 필요한 시점 같습니다.
심금을 울리는 보고서 준비하겠습니다.
시진 외모 묘사에 특히 신경 써 주시지 말입니다. (불안한 마음 농담으로 감추는데)

그때 문 벌컥 열리더니 박중령 씩씩거리며 들어온다.

시진/대영 (동시에 박중령 보고 차렷) 단결! (경례하면)


박중령 서대영이 넌 나가있어!
대영 .. 단결. (경례하고 나가면)
시진 (부동자세로 정면 응시하고 서 있는)
박중령 야, 이 미친놈아! 지휘관은 영창 가고 아주 부대 꼬라지 잘 돌아간다!
시진 면목 없습니다.
박중령 면목 없을 짓을 왜 해 그러니까! 니가 한 짓 때문에 지금 몇 사람 모가지가
날아가게 생긴 줄 알아!

- 9 -

시진 변명의 여지없습니다.
박중령 없지, 없어야지! 사고만 안치면 때마다 진급에 별이란 별은 다 달 놈이
지 발목을 지가 잡아?
시진 후회 없습니다. (담담하고 단호한) 모든 결정은 제가 했습니다.
책임도 전부 제가 지겠습니다.
박중령 후. (깊은 숨 쉬고 노려보며) 너 그 말 진짜 책임져!

S#15. 보급창고 앞 (밤)


병사1,2 각 잡고 서 있고, 대영, 안의 상황을 주시하며 서성이는데,
다다다 발소리에 돌아보면, 모연 뛰어와 대영 앞에 멈춰 서며,

모연 유대위님 어딨어요?
대영 구금대기 중입니다. 면회는 안 됩니다.
모연 부탁드려요. 딱 5분만요. 네? (하는데)
박중령E (창고에서 나오며) 야, 서대영이, 그 강모연인가 뭔가 하는 정신 나간 의사
어딨어! 가서 데려와. 어떻게 생겼나 낯짝이나 보게.
대영 (모연 보호하려) VIP 깨어나면 그때,
모연 (앞으로 나서며) ..제가 강모연입니다.
박중령 ! (띠껍게 보며) 당신이야? 그 의사가?

S#16. 메디큐브 앞 (밤)


불 켜진 집중치료 병동 보이는 일각에서 박중령, 모연과 마주 서있다.

박중령 VIP는. 아직이요?


모연 ..지켜보는 중입니다.
박중령 그런 말은 누가 못해! 지켜봤는데 안 깨어나면.
모연 (!!..) 진단과 치료는 모두 의학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박중령 당당하시네. 병원 짤려도 개업하면 된다 이거지, 잘 나가는 의사시니.
유시진이 인생은 끝장내놓고.
모연 !!!

- 10 -
박중령 현재 상황 십수년 군 경력에 출셋길은 이미 날려 먹었고,
VIP 안 깨어나면 남은 인생까지 시원하게 날리는 거고.
의사선생 합리적인 선택 덕에.
모연 !!!
박중령 그래도 깨어나게 합시다. 그래야 의사선생이나 내 모가지는 무사할 테니.
이건 부탁이요.

모연, 남겨두고 가는 박중령. 남겨진 모연, 굳은 표정으로 서 있는데..

S#17. 성당막사/ 박중령의 지프 근처 (밤)


박중령이 오자, 지프 옆에서 대기하던 대영과 최중사가 차렷하고는,

대영 VIP 상황 보고는 시간마다,


박중령 (지프 타며) 됐고, 너도 꼴 보기 싫으니까 빨리 짐 싸서 공항으로 가.
전출명령 변동 없으니까.
대영 물론 그렇습니다만 중대장 부재 시엔 부중대장인 제가,
박중령 넌 자식아 아까 이렇게 따지고 말렸어야지! 너도 명령불복으로 징계 때려줘?
임시중대장은 최중사 니가 맡고 서대영이 넌 명령대로 귀국해. 알았어?
대영 ..예, 알겠습니다.
박중령 그리고 니들 내 얘기 잘 들어. 혹시 본국 가서 조사받게 되더라도, 이 사건 책임은
유시진이 단독으로 갈 거야. 명심해라. (운전병에게) 출발해.

박중령의 지프가 출발한다. 굳은 얼굴로 경례하는 대영의 얼굴에서.

S#18. 메디큐브/ 집중치료실 병동 안 (밤)


송닥과 치훈, 변동 없는 무라바트 의장의 바이탈 보며 후.. 걱정스런 얼굴인데..

치훈 유대위님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거예요?


송닥 글쎄다..
치훈 (소곤) 근데요. 여기 유대위님이나 서상사님이요. 뭔가 일반적인 군인이랑은 좀 다른

- 11 -

거 같지 않아요? 아까 총 딱 꺼내 드는데, 뭐랄까.. 진짜 쏠 것 같은 느낌이랄까?


송닥 그지. 내가 SSU 출신이라 조금 아는데.. 글쎄?
치훈 (한심) 진짜 조금 아시네요. 근데 선배 SSU 나왔어요?
송닥 어. ‘송추솔저우국충정’, 정식 명칭은 송추방위라고 하지.
치훈 (빡) 난 또. (그때 모연 발견하고) 유대위님은요? 만났어요?
모연 (파리한 얼굴로 고개 젓고, 의장의 바이탈 보며) 의식은요?
송닥 (그런 모연 보고) 아직.
모연 .... (힘겨운 얼굴인데...)

S#19. 보급창고 안 (밤)


담담한 표정으로 마주 섰지만 섭섭함 못 감추는 시진과 대영인데..

시진 지금 가시는 겁니까?
대영 이십일 시 출발입니다.
시진 사령관님도 촉이 온 겁니다. 이번에 서상사랑 윤중위 여기서 만나게 했다간
원정출산이라도 할 기세구나 계산이 서신 거죠.
대영 지금 제 걱정할 때 아니지 말입니다.
시진 제 걱정입니다. 윤중위 오면 챙겨야 해서. 말 나온 김에 그냥 확 애를 낳는 건
어떻습니까? 단군 이래 제일 확실한 전략이자 전술인데.
대영 (픽) 솔깃합니다.
시진 안 갈 생각은 없는 겁니까? 이번엔 그냥 개겨 보시죠.
대영 .. (쓸쓸히) 제 도망은, 의지가 아니라 명령입니다.
시진 ! (보면..)
대영 이런 상황에 먼저 가서 죄송합니다. 전출신고 하겠습니다.
시진 보직해임 돼서 이제 직속상관도 아닌데 무슨 신곱니까.
대영 오늘 저의 직속상관이 내린 명령은 모두 옳았습니다.
또 오늘 저의 직속상관이 내린 모든 명령은 명예로웠습니다.
조국에서 뵙겠습니다, 중대장님.
시진 (울컥 하는데, 겨우 참고) 소주는 제가 사겠습니다. 무박삼일.
대영 (끄덕, 하더니, 각잡아 차렷하고) 신고합니다. 상사 서대영은 2015년

- 12 -
5월 24일 부 특수전 사령부로 전출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단.결.
시진 (단단한 표정으로 경례받는데..)

S#20. 메디큐브/ 집중치료 병동 안 (밤)


환자는 이제 무균회복실에서 중환자 침상으로 옮겨져 있지만,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규칙적인 바이탈 소리만 들리는 가운데, 환자를 보며 생각에 잠긴 모연인데..
이때, 대영이 다가와 선다. 기척을 느낀 모연이 보면,

대영 이십시 오십분. 딱 십분 만입니다.


모연 !!

S#21. 보급창고 안 (밤)


박스에 걸터앉아 물끄러미 천장께에 높이 있는 작은 쪽창을 보며 생각에 잠긴 시진인데.

모연E 저 강모연인데요.
시진 !! (모연 목소리 들리는 쪽으로 시선 돌리는데!)

S#22. 연병장 일각 (밤)


지프에 탄 대영이 창고 쪽 잠시 지켜보다..

대영 (운전병에게) 출발하자. (가고)

S#23. (교차) 보급창고 안과 밖 (밤)


이하, 창고 문 밑의 틈으로 서로의 그림자 보면서 문을 사이에 두고 대화하는 시진과 모연.

시진 되게 반갑네. 나 면회 온 겁니까?
/모연 ..미안해요.
시진 (마음 아프고..) 강선생 사과할 일 한 거 없는데.
/모연 환자가.. 아직 안 깨어나요.
시진 이 남자 저 남자 너무 걱정하는 남자가 많은 거 아닙니까?

- 13 -

헤프게 굴지 말고 강선생은 이 시간 이후 내 걱정만 합니다.


/모연 (시진의 농담에, 참았던 눈물 핑 도는데)
시진 아까 보니까 강선생이 전에 했던 얘기 진짜던데.
/모연 (울음 꾹 참고) 뭐가요?
시진 수술실에서 섹시하다던 말.
/모연 !!
시진 오늘 아주 용감했어요. 압니까?
/모연 !!! (겨우 목소리 가다듬어 울음기 없애며) ..근데, 왜 그랬어요?
아까 그 상황, 선택할 수 있었잖아요. 이렇게 안 될 수도 있었잖아요.
시진 말했잖아요. 미인과 노인과 아이는 보호해야 한다가 내 원칙이라고.
미인과 노인, 둘이나 눈앞에 있는데 보호 안 할 재간이 있나.
/모연 (겨우 참았던 울음 훅, 터지는데..)
시진 웁니까, 지금?
/모연 (말 돌리며) ..거기 안엔 괜찮아요? 뭐 필요한 거 없어요?
시진 C4나 RDX 부탁합니다.
/모연 그게 뭔데요?
시진 폭탄입니다. 좀 전까진 괜찮았는데 방금 문 부수고 나가고 싶어졌습니다. 누구 땜에.
/모연 (아.. 이 남자..) 이 와중에 농담이 나와요?
시진 안 되는데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
/모연 (결국, 희미하게 웃는데, 인기척. 돌아보면 병사1,2 다가온다.) 시간 다 됐나 봐요.
이거요. 아무래도 필요할 거 같아서. (문 틈 밑으로 뭔가 건네고) 이제 가볼게요.
시진 (받아서 보면 모기향이다. 픽 웃으며) 고마워요. 마침 딱 필요했던 건데.

보면, 시진의 어깨 너머로, 창고 일각에 잔뜩 쌓여 있는 모기향 박스 보이고...

S#24. (교차) 시진과 모연의 감정 몽타주 (밤)


메디큐브로 가는 밤길을 생각에 잠겨 타닥타닥 걷는 모연과,
모연이 건넨 모기향의 빨간 불빛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시진의 모습이 교차로 보이다가..

S#25. 메디큐브/ 집중치료 병동 (새벽)

- 14 -
환자 옆을 지키는 아랍의사와 송닥은 꾸벅꾸벅 졸고 있고.. 경호원들도 피곤을 참는 모습인데..
상태가 많이 회복된 블랙키가 사탕 빨며 왔다 갔다 하다가, 환자 옆으로 간다.
깨어날 줄 모르는 환자를 빤히 보던 블랙키가 열 재듯 환자 이마에 손 올리고
제 이마도 짚더니,

블랙키 (현지어) 아저씨 이제 안 아픈데.


경호1 (졸다가 놀라 다가가 /아랍어) 뭐하는 거야! 비켜!! (거칠게 밀쳐내면)
모연 (마침 들어오다 보고 /영) 애한테 뭐하는 거예요! (블랙키를 감싸 안는다)

소란에 병동 안의 시선들이 블랙키를 향한 그때, 누워있던 무바라트가 눈을 뜬다!

경호팀장 !! (아랍어) 의장님! 의장님! 저 보이십니까?!

모연과 송닥, 아랍의사 동시에 달려와 환자를 살피는데..

아랍의사 (손가락 들어 /아랍어) 따라가 보세요.


무바라트 (눈동자가 손가락을 따라 움직이고)
모연/송닥 !!...
송닥E 깨어났어, 깨어났어!

S#26. 연병장 일각 (다음 날 낮)


송닥 와, 죽다 살았네. 나 진짜 37살 인생 객지에서 막 내리는 줄 알았다.
하간 환자가 살아서 의사 살렸네.
치훈 진짜 다행이에요. 우리 집이 좀 살지만 이건 어떻게 수습될 사이즈가 아니거든요.
민지 아~ 쌤 집이 또 그 정도는 아니에요?
송닥 내가 진짜 수술실에서 그렇게 떨어본 건 외과 인생 통산 두 번째다.
치훈 첫 번째는 언젠데요?
송닥 (하간 눈짓) 얘네 어머니 수술할 때. 뭐 하나라도 잘못 될까 얼마나 긴장했는데.
하간 !! (송닥 보는데, 그때)
의국장 (달려오며) 다 모이시래요. 환자 이동한답니다!

- 15 -

E (두두두 헬기 소리 선행 되면서)

S#27. 연병장 (낮)


모연, 의료팀들과 함께 연병장을 날아오르는 헬기 바라보고 있다.
헬기 창문으로 아랍 경호팀장 모연 내려다보더니 절도 있는 묵례(默禮)로 고마움 대신한다.
모연도 묵례로 인사를 대신 하는데..
일각에서 그 모습 지켜보며 통화하는 최중사다.

최중사 VIP는 그쪽 주치의와 함께 시티로 이동 중입니다.

S#28. 우르크 국제공항/ 대기실 (낮)


더블백 옆에 두고 대기실에 앉아있는 대영이 통화 중이다.

최중사F 수술은 성공적이라고 하고, 분위기 나쁘지 않습니다. 상황 종룝니다.


대영 다행이네.

S#29. 잔디연병장 일각 (낮)


통화하는 최중사. 옆에는 기범이 보인다.

최중사 네. 걱정마시고 조심히 귀국하십쇼. 옆에 징징대는 놈 있어서 스피커폰 켜겠습니다.


기범 (울먹) 일병 김기범! 이러시는 게 어딨습니까! 이렇게 그냥 가시는 게 어딨습니까!

S#30. 우르크 국제공항/ 대기실 (낮)


대영 (픽 웃으며) 그럼 그냥 가지.
관물대에 전자사전 넣어 놨다. 검정고시 공부 틈틈이 계속하고.
최중사, 넌 그 자식 공부 하나 안 하나 잘 보고.
최중사F 확실히 관리하겠습니다~

이때, 한국행 비행기 출발을 알리는 안내방송 들린다.

- 16 -
대영 그래. 수고들 해라. 끊는다. (전화 끊고, 더블백 메더니 일어서 가는)

S#31. 우르크 국제공항/ 활주로 (낮)


건물에서 나온 대영, 수송기를 타러 활주로를 걸어가는데.. 수송기에서 내린 명주와 딱 마주친다!!
두 사람, 서로 그 자리에 굳어 선다! 대영은 차마 움직이지 못하는데,
명주, 그런 대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 대영 앞에 서더니,

명주 내가 찾던 딱 그 사람이네. 근데 여기 있으면 난 어떡하지?


대영 !....
명주 어디 가십니까? 또 도망가십니까?
대영 ....
명주 또 도망 가냐고 물었습니다.
대영 (더블백 내려놓고 차렷 하더니) 상사 서.대.영. 본국 복귀를,
명주 (대영의 따귀 철썩! 올려붙인다!)
대영 (묵묵히 명주 보다) 명 받았습니다.
명주 (퍽퍽 가슴팍 때리면서) 작전상 후퇴라고 말해. 기다리라고 말해.
무슨 수를 쓰든 다시 오겠다고 말해!
대영 모기 많습니다. 더워도 꼭 전투복 입으십시오.

대영, 건조하게 말하곤 명주 곁을 스쳐 지나가는데, 명주, 그런 대영의 손목 탁 잡으면! 대영, 잡힌


손목을 그대로 당겨 명주를 와락 끌어안는다. 명주, 그대로 굳어 섰는데..

명주 이건.. 뭔데. 뭘 어쩌라는 건데!


대영 ..파병지에서 몸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몸 떼고 명주 보며 정식으로) 단결. (가는)
명주 (가는 뒷모습에다) 왜 안아. 왜 만져. 만졌으면 책임져 이 자식아!
미련 남으면 행복할 수 없다며! 딴 여잔 잘도 배려하면서..
(눈물 왈칵) 왜 나한텐 그것도 안 하는데!!

명주 목소리 들으며 묵묵히 걸어가는 대영. 가슴 아프고.. 옛일 생각난다.

- 17 -

S#32. (과거회상) 한국/ 결혼식장 일각 계단 (낮)


나란히 계단 오르는 대영과 명주.

명주 그 여자 많이 사랑했습니까?
대영 ..그게 왜 궁금합니까?
명주 복수에도 수준과 강도라는 게 있지 말입니다.
대영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명주 결혼식 깽판 치면 별로 안 행복할 것 같은데.
대영 미련이 남아있으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
명주 ! (딱 멈춘다)
대영 (한 계단 위에서 명주 내려다보면)
명주 복수하러 가는 게 아니라 배려하러 가는 겁니까?

대영, 대꾸 없이 그저 명주 내려다본다. 명주, 뭔가 묘한 감정으로 그런 대영 보는데...

S#33. (과거회상) 신부 대기실 (낮)


놀라 하얗게 굳은 신부, 뚫어져라 한 곳 바라보고 있다. 보면, 대영과 명주 서 있다.

신부 여긴.. 어떻게..?
대영 어떤 놈이랑 결혼하나 궁금해서. 들어오다 봤다. 어떤 놈인지.
신부 (헉!!) 서, 설마, 인사한 건 아니지..?
대영 나가다 할 수도 있고.
신부 오빠.. 그건.. (간절한 눈빛인데)
명주 (대영의 팔짱끼며) 처음 뵙겠습니다. 결혼 축하드려요.
신부 (대영에게 묻는 눈빛) 누구..
명주 인산 해야 할 거 같아서요. 고마워요. 이 남자 놓쳐줘서. 서중사님 여자 친굽니다.
구여친, 현여친 하긴 좀 그러니깐 그냥 닥터 윤 하세요. 의사거든요.
신부 !!.. (대영 보며) 진짜 여자친구야?
대영 긴 말 필요 없고, (명주 팔짱 낀 손 아래로 내려 꼭 잡으며)
살면서 니 생각 안 날 거 같다. 이 사람 덕분에.

- 18 -
신부 !!...
대영 그러니까 어차피 간 거, 맘 졸이지 말고 잘 살아. 결혼 축하한다. 진심이다.
명주 ... (그런 대영 옆모습 본다. 이 남자의 진심이 어쩐지 멋있다...)

S#34-1. (과거회상) 술집 (낮)


결혼식 갔던 차림 그대로 술잔 놓고 마주 앉은 대영과 명주.
대영은 뭔가 씁쓸한 표정으로 술잔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명주 (대영 잔에 소주 따라주며) 후회됩니까?


대영 아닙니다. 후련합니다.
명주 저는 후회되지 말입니다.
대영 (보다가) 무슨 뜻입니까.
명주 모르겠습니다. 암튼 기분이 좀 이상합니다. (맥주 글라스에 소주 콸콸 따른다)
전 일단 임무 완수 했으니까 유시진 중위한테 우리 사귄다고 하는 거 잊지 마십시오.
대영 (소주잔 잡으며) 걱정 마십시오.

두 사람 동시에 소주잔 탁 털어 넣는다.

S#34-2. (과거회상) 술집 (다른 계절, 밤)


탁! 하고 빈 맥주 글라스 잔 내려놓는 명주. 맞은편에는 대영이 앉아있다. 둘 다 가을 옷이다.

명주 (분한) 내가 유시진한테 시집을 안 간다고 했지 언제 아예 시집을 안 간다고


했습니까? 대체 무슨 말을 어떻게 하신 겁니까?
대영 제 입에서 나간 말은 약속대로 나 윤명주 중위와 사귄다, 그 한 문장이 답니다.
명주 근데 왜 우리 둘이 잤다는 소문이 온 부대에 짜하냔 말입니다.
대영 부대원들 상상력이 뛰어나서?
명주 (군바리 말투) 서중사. 재밌습니까?
대영 재미없진 않습니다.

/다른 계절 - 겨울

- 19 -

창밖에 눈 내리고 있다. 명주, 대영 둘 다 겨울 옷 입고 있다.

명주 (빡!) 이게 지금 남의 일입니까? 어떻게 남자들은 사귄다와 잔다가 동급입니까?


대영 그게 남잡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신경 쓰면 자는, (헉!) 지는 겁니다.
명주 (빡!) 자는 겁니다?
대영 실숩니다.
명주 웃기지 마십시요! 남자들 머릿속은 온통 자는 겁니까?
이러니 이건 내가 무조건 자는 싸움, (악!) 지는 싸움이란 말입니다!

/다른 계절 - 봄
창밖에 화사한 꽃수레 보이고. 명주, 대영 둘 다 봄 옷 입고 있다.

대영 (그런 명주 귀여워, 픽) 이기지는 못해도 비기는 전술은 압니다.


명주 뭡니까, 그게?
대영 소문을 사실로 만들면 됩니다.
명주 (?) 소문을 사실, (빡! 앞에 놓인 맥주잔 들어 확 뿌리는데!) 나를 뭘로 보고!

S#35. (과거회상) 호텔 룸 (낮)


카메라, 하늘하늘 커튼을 지나, 떨어진 옷가지들을 지나, 하얀 침대로 가면, 침대 텅 비어있다!
보면, 침대 옆 바닥에 침대보 덮은 채 대영의 품에 잠들어 있는 명주의 모습 그림처럼 예쁘고..

S#36. 한국/ 사령관실 (밤)


정복 차림의 명주와 윤중장의 사진 오버로, 부관에게 보고 받으며 들어오는 윤중장 보인다.

부관 윤명주 중위는 우르크 태백부대에 방금 도착했단 보곱니다.


서대영 상사는 십삼 시 정각 우르크 공항을 출발했습니다.
윤중장 (끄덕이며 앉는데)
E (인터폰) 청와대 수석실입니다.
윤중장 연결해. (화상통신 켜고) 사령관입니다.
이수석F 이한숩니다. 방금 아랍연맹 쪽에서 VIP 수술 관련해 비공식 요청이

- 20 -
들어왔습니다. 간단히 얘기하면 ‘그런 수술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메디큐브 방문 사실도 없다. 이와 관련, 그 어떤 기록도
남지 않길 바란다.’인데, 우리 정부는 최대한 협조를 약속했습니다.
유시진대위 관련해서는 징계든 표창이든 군의 판단을 존중하겠습니다.
윤중장 조치하겠습니다. 그럼. (끊으며) 유시진인 아직 구금중이지.
부관 네.
윤중장 수술 관련 모든 비문들 삭제조치하고 유시진이 내 보내. 징계위원회는
그대로 진행하고.
부관 (!) 표창이 아니라, 징계위 말씀이십니까?
윤중장 태백부대 사단장 연결해. (굳은 눈빛에서)

S#37. 우르크/ 잔디연병장 (낮)


메디큐브에서 나온 모연이 연병장을 가로질러 식당 쪽을 향해 달려간다. 모연의 얼굴 위로,

민지E 유대위님 방금 풀려 나셨대요!

S#38. 성당막사/ 식당 (낮)


부대원들 모여 있는데, 인상 쓰고 있는 시진 보인다. 식탁에는 온통 두부요리들로 가득하다.

시진 우르크에 콩이 이렇게 많아? 니들은 안 말린 거야 이걸?


기범 1박2일의 영창생활을 마치시고 무사히 출소하신 중대장님을 위해
중앙 따끈한 모두부를 중심으로 좌측 두부찌개, 우측 두부김치,
시진 (어이없어) 출소오?
기범 (!) 아닙..니까? 그럼.. 아, 출몰?
시진 출모올?! 출동 인마 출동. 중대장님 출동.
공하사 (옆에서) 아~ (고개 끄덕끄덕 하면)
시진 (뜨악) 얜 또 왜 이래?
최중사 (홍삼포 찢어 내밀며) 공부 더 시키겠습니다. 일단 이거 쭉 들이키십시오.
시진 니네 둘은 최중사가 살렸다. (하고 쭉 들이켜고) 중대장이 한마디 하겠다. 비상도
걸리고 나도 부중대장도 자리 비워 어수선한데 다들 수고 많았다. 오늘은 비록

- 21 -

두부잔치지만, 주말엔 삼겹살 회식 쏠 테니까 다들 맛있게 먹는다. 이상.


부대원들 잘 먹겠습니다!! (신나서 떠들며 먹는)

이때, 식당입구로 달려 들어온 모연, 부대원들에 둘러싸여 왁자하게 밥 먹는 시진을 보자, 예상치
못한 상황에 멈칫 섰다가 이내 돌아서 나가는데,

시진 왜 그냥 갑니까. 나 보러 온 거 아닙니까?
모연 나중에요. 식사하세요. (하고 가려는데)
시진 아뇨, 지금 봅시다. (앞서나가면)
모연 (따라 나가고)
최중사 (뭔가 못마땅한 얼굴로 모연 뒷모습 보는데...)

S#39. 빨래건조장 (낮)


햇살 좋은 한 낮. 일광건조 시키는 의료진 하얀시트들 펄럭이는 사이에 마주 서 있는 시진과 모연.

시진 돌팔인 줄 알았더니 아닌가 봐요? 살렸던데?


모연 (보다가) 살리라면서요.
시진 그 말은 또 잘 듣네요? 의료팀 일은 의료팀이 알아서 하게 두라고 했던 거 같은데.
모연 보기보다 뒤끝 있으시네요?
시진 강선생은 하루 새 쿨해졌네요?
모연 고마운 건 그냥 고마운 거라면서요.
시진 (보면)
모연 (보다가) 고마웠어요. 믿어줘서.
시진 많이 무서웠죠.
모연 솔직히 좀, 네. (비로소 웃음) 대위님도 무서웠죠.
시진 나한텐 비교적 익숙한 상황이라.
모연 !.. (역시 그렇구나.. 다시 조금 낯설게 보는데)
시진 그리고, 마음에 계속 걸렸는데 기회가 없었어요. 방송하는 의사도 있어야 한단 말,
진심 아니었습니다. 담아두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모연 (!) 틀린 말도 아닌데요, 뭐.

- 22 -
시진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도 환자 살리겠다는 의사에겐 틀린 말이죠.
모연 정 그러시면 뭐 그런 거 같기도 하고. (눙치면)
시진 (픽 웃는데)
모연 근데 설마 진짜 쐈겠어요?
시진 (묘하게 보면)
모연 !! (침 꿀꺽 삼키고) 아, 안 들을래. 얘기하지 마요. 얘기하지 마요. (하는데)
공하사E 중대장님!

돌아보면, 공하사가 아랍경호팀장과 함께 걸어온다. 너머로, 경호팀장 타고 온 검은 세단 보이고.


경호팀장, 타라는 듯 정중하게 뒷좌석 문 열고 두 사람 보면,

시진/모연 !?

S#40. 우르크 시티/ 5성급 호텔 (낮)


호텔 전경 보이고.. 입구에 도착하는 검은 세단.

경호팀장E (아랍어) 유시진 대위와 닥터 강 도착했습니다.

S#41. 호텔, 스위트 룸 (낮)


시진과 모연, 경호팀장의 안내를 받아 방문을 열고 들어서면..
휠체어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던 무바라트가 이들을 맞는다. 기력을 많이 회복한 모습이다.
(한국어 통역이 이미 있는 자리고 대화는 한국어로 동시통역한다)

무바라트 두 분의 현명한 판단이 내 목숨을 살렸다고 들었습니다. 덕분에 신께서는


내게 좀 더 일할 시간을 주셨습니다. 신의 이름으로 감사드립니다.
모연 심장 쪽에 지병이 있으셔서 스트레스가 가장 위험합니다. 당분간은 골치 아픈
문제들은 좀 모른척하고 지내셔야 합니다.
무바라트 역시 의사들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잔소리부터 하는군요. (시진 보며 으쓱하면)
시진 전쟁은 쉽고 평화는 골치 아프죠. 그래서 독재자들은 오래 사나 봅니다.
무바라트 역시 나는 의사보단 전사와 더 통하는 데가 있습니다.

- 23 -

(모연보고) 의사선생의 충고는 새겨듣겠습니다. 신의 뜻하신 길이 있겠지요.


모연 훌륭하신 분을 치료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무바라트 감사는 제가 드려야지요. (경호팀장에게 눈짓하면) 약소한 감사의 선물입니다.

경호팀장, 고급명함을 한 장 건넨다. 모연이 받아보면, 무바라트 의장의 이름만 적혀있다.

경호팀장 (영) 단순한 명함이 아닙니다. 우리 아랍동포들이 있는 땅에서는 그 명함이면


언제 어디서 어떤 도움이든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모연 아.. (끄덕이더니) 그럼, 기왕 주시는 거 두 장 주시면 안 될까요?
사람이 둘인데.. 이게 물에 젖을 수도 있고..

통역을 들은 무바라트, 하하 호쾌하게 웃는데..

S#42. 호텔 주차장 (낮)


경호팀장의 뒤를 따라 주차된 세단으로 향하는 시진과 모연.
모연의 손엔 명함 두 장 들려 있다. 신기하게 명함 보며 걷는 모연인데,

모연 이 명함이 무슨 프리패스 그런 건가 봐요.


시진 한 장만 줘 봐요. 확인해 보게.
(하며 모연의 손에서 명함 한 장 낚아채더니 경호팀장에게, 영)
운전 내가 좀 합시다.
경호팀장 (??)
시진 (영) 차 좀 빌리잔 소리죠. (경호팀장 얼굴 앞에 명함 내밀면)
모연 (으허헉!!)

S#43. 우르크 시티/ 도로, 달리는 세단 안 (낮)


운전하는 시진, 조수석의 모연, 기막혀 다다다 쏘아 붙이는데,

모연 아니 어떻게 그 명함을 고작 렌트카에 써요? 렌트카 회사 인수하는 데 쓰는


것도 아니고? 미친 거 아니에요? 와 나 이렇게 생각 없는 남잔 줄 몰랐네?

- 24 -
야망 없어요? 아니 석유 그런 거 있잖아요. 그 동네에 마당만 파면 나오는 거.
그 석유만 떼다 팔아도, (답답) 우리가 생명의 은인인데, 저 사람은 뭐든 줄
마음의 준비가 돼있었다니까?
시진 그게 그렇게 억울해요? 난 되게 잘 쓴 거 같은데?
모연 잘 쓰긴 뭘 잘 써요!
시진 부대 복귀까지 두 시간 반 남았고, 내가 밟으면 이 차 속도로 30분이면 되니까,
앞으로 두 시간 동안은 강선생이랑 데이트 할 겁니다.
모연 아, 미쳤어 미쳤어. 고작 데이트 땜에 그 명함을 썼어.
그리고 누가 유대위님이랑 데이트 한대요?
시진 의견 물어본 건 아니고. 차 한잔 합시다.
모연 (빡!) 좀 묻죠 의견?

S#44. 우르크시티/ 예쁜 노천 카페 (낮)


마주 앉아 차 마시는 시진과 모연.

모연 (계속 투덜) 아, 아까워. 아, 아까워. (정색) 이건 내 거니까 건드릴 생각 마요.


난 뭐에 쓰지? 이참에 개업을 아예 아랍에 할까. (탄식) 아.. 같이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 건데. 그 사진 병원에 딱 걸어놨으면 떼 돈 버는 건데. 그죠.
시진 (귀엽게 보다가) 강선생은 왜 의사가 됐어요?
모연 국영수를 잘 해서요. 특히 수학.
시진 되게 설득력 있네. (보면)
모연 의사면 돈도 잘 벌 거 같고. 돈에 쫓기는 인생보단 돈을 쫓는 인생이 낫다가
내 믿음이고, 남이 뭐라건 받은 만큼 일하는 게 내 용기고, 병원이란 강남에
개업해야 하는 것이 내 상식이에요.
시진 (보면)
모연 속물이라 실망해도 할 수 없어요.
시진 (보다가) 왜 강선생은 계속 나쁜 사람인 척 합니까?
모연 !!
시진 (단정한 눈빛으로 보면)
모연 ..돈 때문에 의사 된 걸로 합의 봤어요 저랑. 유대위님 없는 사이 많은 일이

- 25 -

있었거든요. 난 그 사이 꽤 변했구요. 근데 대위님은 하나도 안 변한 것


같아요.
시진 더 잘생겨졌는데 티가 안 나나 봅니다.
모연 (풉) 농담은 여전해요.
시진 강선생 웃는 건 더 예뻐졌는데.
모연 ! (그런 시진이 자꾸만 마음에 들어와.. 외려 웃음기 거두고 물끄러미 보는데..)
시진 (그런 모연을 깊게 바라보는데, 그때, 핸드폰 울리자) 잠깐만요. (받는) 어, 나다.
(사이) UN? .. (표정 굳더니) 누구? ..! (사이) 알겠다. (끊고)
모연 ! (설마 이번에도..)
시진 .. 미안한데,
모연 (!) 또요? 또 가봐야 한다구요?
시진 ..네. 차는 강선생이,
모연 (O.L) 우리 데이트의 끝은 변한 게 없네요. 한국에서도 여기서도.
어디 가는데요? 규정상 기밀? 나는 가면 안 되는 곳이에요?
시진 안 되는 곳은 아니지만.. 데려가서 내가 유리할 게 없습니다.
모연 왜 매번 유리하려고만 해요.
시진 내가 하는 일 자체가 우리 관계에 불리하니까요.
모연 (!!) 그래도 내가 같이 가고 싶다면요?

모연의 표정은 단단하다. 시진, 깊은 한숨 속으로 삼키며 모연 보는데..


UN군악대 연주 두 사람 얼굴에 얹히면서..

S#45. 활주로 추도식장 (낮)


UN군악대 연주 들리는 가운데, 추도식장 전경 보인다. 들꽃들로 장식된 두 개의 관 있고,
죽은 군인과 구호요원의 활짝 웃는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료들과 찍은 사진 등이 놓여있다.
우르크 국적의 피스메이커 소속 첸 강(동양계), 영국군 특수부대 마이클의 추도식이다.
UN, 옥스팜, 등 각종 구호단체 옷을 입은 조문객들 사이, 시진의 모습 보인다. 마이클 영정사진
바라보는 시진의 얼굴에서..

/-1. (과거회상)

- 26 -
복면 쓴 다국적군 군인들, 폼 잡고 사진 찍고 있다. 찰칵! 사진 찍히고 나면 시원하게 복면 벗는
군인들인데.. 마이클과 시진도 있고, 그들 옆으로 아구스 얼굴도 보인다.

/-2. 다시 추도식.
관 앞에 헌화하는 행렬 이어지고, 그 모습 보고 있는 시진의 옆에 누군가 와 선다.
보면, 깔끔한 검은 슈트 차림의 다니엘이다. 시진, 무심히 시선 돌리다, 어!

시진 다니엘?
다니엘 (시진 발견하곤) 추도식에서만 뵙게 되네요.
시진 오랜만입니다. 입국금지는 풀리신 겁니까?
다니엘 남우르크 평화선거 끝나고, 음.. 그 뭐라고 하죠? (영) 반정부 인사들 사면 때?
시진 아, 반정부 인사들 사면될 때요.
다니엘 네, 그때 저도 명단에 넣어주더군요.
시진 그럼 당분간은 여기서 활동하시는 겁니까?
다니엘 아마 국경 너머에 더 오래 있을 거 같습니다. (영) 남우르크에서 필요 없어진
무기들이 북우르크 군벌들에게 밀거래돼서 소년병들의 손에 쥐어지고 있거든요.
시진 !!...

>>인서트
3부 18-3씬, UN트럭으로 위장 된 트럭에 실려 있던 무기들..

시진 그럼 북우르크에서 (구호요원 영정 보며) 저분과 같이 계셨던 겁니까?


다니엘 (끄덕, 하고) 제가 눈을 감겨 준 여덟 번째 동룝니다.
(첸강 사진보며) 저희끼린 왕관이 아닌 단두대를 향해 가는 삶이다, 라고 합니다.

쓸쓸히 영정 사진 바라보는 시진과 다니엘이고..

S#46. 활주로 일각 (석양)


주차된 차들 사이에 보이는 검은 세단. 옆에는 모연이 홀로 서서 활주로 쪽을 바라보고 있다.
추도식 풍경을 바라보는 모연의 표정 복잡하다.. 그런 모연의 표정에서 화면 넓어지면,

- 27 -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역시 추도식 풍경을 바라보고 서 있는 남자, 아구스다.

아구스 (무표정하게 추도식 잠시 보다가 고급 RV차량에 오르며 /영) 가자. 출근해야지.

아구스의 차, 천천히 빠져나가는데.. 창 밖을 보는 아구스의 시선에 서 있는 모연이 짧게 스친다.

S#47. 대저택 앞 (밤)


그림 같은 대저택 앞. 앞 씬의 아구스가 탔던 RV 차량과 패거리들 차량 세워져있고,
이내 저택 안에서는 번쩍번쩍 요란한 총성소리 들리는데..

S#48. 대저택/ 거실 (밤)


총격전으로 엉망인 실내. 낭자한 혈흔들. 대리석 바닥에 핏빛 발자국 찍으며 저벅저벅 걷는 구두발,
아구스다. 아구스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총격으로 너덜너덜해진 시체들 눈 부릅뜬 채 쓰러져 있다.
저택 실내 둘러보던 아구스, 벽에 걸린 라이벌 갱단 두목의 가족사진 떼어 내더니, 휙 집어던진다.
사진 속과 같은 교복을 입고 있는 십대 소년의 시체 옆에 툭 떨어지는 가족사진..

다니엘E 요즘 여기 무기상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49-0. 다시 활주로 추도식장


시진 평화가 찾아온 이곳에서 수입이 없어진 갱들 간에 인수합병이 시작된 거군요.
다니엘 네.

S#49. 으슥한 어딘가. (밤)


툭- 흙바닥에 내팽개쳐지는 중년 남성의 시체. 보면, 앞씬 가족사진 속 남성이다.
화면 넓어지면, 북우르크 군벌인 아망대령, 자기 발 밑 시체에서 시선 들어 누군가 보면,
시체 너머에 아구스와 똘마니들 위압적인 모습으로 서 있다.

아구스 (영) 한 시간 전에 당신이 거래할 무기상이 바뀌었습니다만.. 걱정 마세요,


비즈니스는 변함없을 테니까.
시진E 언제나 그렇듯 구조조정이 끝나면 제일 센 놈이 살아남겠죠.

- 28 -
S#50. 성당막사 앞 (밤)
검은 세단 멈춰서고.. 시진과 모연이 내린다.

시진 힘든 하루였네요. 푹 쉬어요. (가려하면)


모연 동료였어요?
시진 (돌아보면)
모연 아까 그 추도식..
시진 오래 참았네요. 차 안에서 내내 궁금했을 텐데.
모연 (흔들림 없이 보면)
시진 전우였습니다. 연합작전을 세 번쯤 함께 했던.
모연 (!) ..근데 왜..
시진 평화를 지키다가요.
모연 !! (보다가) 그러니까 그 얘긴.. 그러니까 유대위님도,
시진 그러니까 그 얘긴, 하지 맙시다.
모연 !!!
시진 봐요. 같이 가면 이렇게 불리하다니까. 쉬어요. (쓸쓸한 미소 보이고 돌아서 가면)
모연 (가는 뒷모습 무겁게 보는데...)

S#51. 성당막사/ 빨래터 (밤)


일각에, 물끄러미 앉아 있는 시진이고.. 여러 가지로 마음 복잡한데..

S#52. 메디큐브/ 집중치료 병동 안 (밤)


막대사탕 빠는 블랙키 앞에서 치훈은 답답한 듯, 연기혼 불태우며 설명 중이다.

치훈 (손 귓가에 대고 전화 거는 시늉) 텔레폰. 셀 폰. 유 노?


유어 마덜 오아 파덜 넘버. 따르릉 넘버! 어? (전화기 내밀며 숫자판 보여주자)
블랙키 (씩 웃더니 자기가 먹던 막대사탕 마주 내미는데)
치훈 (자연스레 그 손잡아 다시 블랙키 입에 사탕 물려주며) 먹던 거 권하는 거 아니야.
난 니가 뉘집 자식인지 알아야 되거든? 폰 넘버? 응? (여자 목소리 우는 시늉)

- 29 -

오 마이 베이비.. 웨얼 아유.. 흑흑.. 마덜 폰 넘버. 음? (연기 작렬하면)


블랙키 (헤실헤실 웃으며 치훈 이마 짚어보는)
치훈 (?) 너 지금 뭐한 거야. 나 어디 아프냐고? 너 이런 고급유머 어디서 배웠어.
이마 짚는 건 또 누구한테 배웠고.

블랙키, 손가락으로 어딘가 가리키면, 들어오는 모연이다.

치훈 아, 저 선생님이 가르쳐줬어. (하고) 이제 오세요?


모연 아직 호구조사 못 끝낸 거야?
치훈 애가 과묵해요. 내일 해뜨기 전까진 자백 받아놓을게요.
(다시 블랙키에게) 폰 넘버 빨리. 따르르릉 벨렐레레 (연기하다 엇!) 야 근데
너 내가 아까 누구한테 배웠고 한 건 어떻게 알아들었어. 너 나한테 사기 치냐?

그 모습 잠시 쓸쓸하게 지켜보는 모연이고..

S#53. 잔디 연병장 (다음 날 아침)


이른 아침. 모연은 연병장을 서성이며 보는데..
알통구보하는 부대원들의 인솔자는 시진이 아닌 최중사다. 모연, 최중사에게 다가가서

모연 저.. 유대위님 안 보이는데 어디 가셨어요?


최중사 (딱딱하게) 본진 가셨습니다. 징계위 열리는 날이라.
모연 징계요? 무슨..? 그 일은 잘 마무리 된 거 아닌가요?
최중사 (화난 어조) 그게 아닌가 보지 말입니다. 명령 위반죄는 군법대로라면 징역입니다.
다 하지 말라는 수술 죽어도 하겠다고 우기신 분이 그걸 모르면 어쩝니까.
모연 !!!

S#54. 메디큐브 앞 (낮)


고반장 차 앞에서 기다리는 모연. 고반장 다가와 모연에게 차 키 건네며,

고반장 내가 기름은 가득 채워놨응께, 왕복은 충분할 것인디, 어째 길은 찾아갈 수,

- 30 -
모연 (키 받아 바로 차에 오르며) 고맙습니다 반장님. 제가 좀 급해서요.

차에 올라타 붕- 떠나는 모연.

고반장 성격 솔찬히 급허네. 기름값은 받아야쓰는디 딸라돈이 좀 있는가 모르겄네.

S#55. 태백부대 본진 전경 (낮)


태백부대 전경 보이고.

참모장E 다시 말해,

S#56. 태백부대 본진/ 회의실 (낮)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회의실. 대령 참모장을 중심으로 중령급 참모 둘이 앉아있고,
정복을 갖춰입은 시진이 모자를 옆구리에 낀 채, 각잡힌 자세로 맞은편에 서 있다.

참모장 명령불복종 사건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징계를 내릴 순 없다.


하지만, 귀관의 행동을 묵과할 수는 없다는 것이 징계위원회의 판단이다.
따라서, 모월 모일에 있었던 불발탄 제거 작업에서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3개월 감봉의 징계를 내린다. 이의 있나?
시진 없습니다.
참모장 또한, 귀관은 예정된 소령진급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역시, 이의 있나?
시진 없습니다.
참모장 좋다. 이상.
시진 단.결. (경례하는)

S#57. 태백부대 본진/ 복도. (낮)


씁쓸한 표정으로 복도 걷는 시진. 누군가 발 탁 건다. 보면, 명주다.

명주 뭔 생각을 하셨길래 이 정도 부비트랩에 걸립니까?


시진 너, 씨! 빠져가지고. 언제 왔어.

- 31 -

명주 어제 왔습니다. 고새 한 건 하셨더라고요?
시진 너무 존경하진 말고. 넌 강남 어디 좋은 데다 개업이나 하지 뭔 군대에 말뚝을
박아서 여기까지 와.
명주 아, 이 냥반이. 저도 야망 있습니다. (자기 어깨 탁탁) 저 꼭 별 달 겁니다.
선배 사고 친 수위로 봐선 이제 제가 먼저 달 수도 있지 말입니다.
시진 축하한다. 오자마자 서상사 안 찾는 거 보면 귀국한 거 안단 얘긴데.
명주 ..만났습니다, 공항에서.
시진 어쩐지. 공항은 무사해?
명주 (빡!) 선배님은 누구 편입니까?
시진 나야 언제나 조국의 편이지. (씨익 웃다, 웃음기 확 가시며 표정 굳는다!)
명주 (왜 이래? 시선 따라가다가) 어?! 어디서 많이 본 여잔데?

보면, 복도 끝에서 두리번거리더니 대대장실을 향해 휙 들어가는 모연의 모습 보인다.

시진 나도. 가라. (하더니 상황 짐작 한 듯 저벅저벅 대대장실 향해 가는데!)


박중령E (짜증) 거참!

S#58. 태백부대 본진/ 대대장실 (낮)


책상에 앉아 있는 박중령 앞에 모연 서서 얘기한다.

박중령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의사양반, 이미 다 끝난 상황이라니까!


그리고 이건 민간인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고.
모연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어떻게 개입을 안 해요.
이 책임을 왜 다 유시진 대위님께 묻냐구요, 아무 잘못이 없는데.
박중령 잘못이 왜 없나! 군인이 명령에 불복종 했는데!
모연 !!
박중령 아니, 당신은 의산데 환자 살렸잖아. 그럼 된 거고~! 군 문제는 성격이 다르다니까.
모연 그러니까 살렸잖아요. 근데 유대위님이 왜 징계를 당하냐구요. 저 거기 있었으니까
제가 참고인으로 증언할게요. 제가 책임질 부분은 제가 책임진다니까요?
박중령 이봐요 의사선생. 이건 재판이 아닙니다. 징계가 뭔지 몰라요? 유시진이 3개월

- 32 -
감봉에 소령 진급에서도 누락 됐어요. 이런 걸 의사선생이 책임질 수 있습니까?!
모연 !!!

그때, 노크와 함께 문 벌컥 열리고, 박중령 향해 경례하는 시진. 모연 놀라 보면!!

시진 (박중령에게) 죄송합니다. (하고 모연에게) 나와요.

하며, 모연 손목 아프게 잡고 확 잡아끌고 나가는 시진. 모연, 뭐라 말할 새도 없이 끌려 나가고..

S#59. 도로, 달리는 고반장의 차 안 (낮)


화 꾹꾹 누르고 묵묵히 운전만 하는 시진. 심한 비포장도로라 덜컹덜컹 차가 널을 뛴다.
그 바람에 모연은 이쪽저쪽 흔들흔들 머리는 차 천장에 콩콩 박을 지경이다.

모연 감봉 됐다면서요. 소령 진급도 누락 됐고. 맞아요?


(차 출렁, 머리 콩 차 천장에 박을 듯 하고)
시진 ... (화난 듯 아무 말 없고)
모연 나 착한 척하려고 이러는 거 아니에요. 그땐 의사로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그래서 내가 한 선택에 최선을, (!!, 숨 멈춘다. 시진이 모연의 머리 손으로 감싸
천장에 부딪히는 걸 막고 있다. 겨우 숨 쉬며 말 잇는) 다 했어요. 결과도 좋았고요.
근데 내가 한 일이 대위님의 앞길을 막는 일이라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시진 ... (대답 없이 한 손으론 모연 머리 감싸고 그저 한 손으로 운전만 하는데)
모연 왜 나 때문에 대위님이, (울컥, 참고) 그냥 어디에 항소하면 되는지만 알려주세요.
(E) 나머진 내가 다 알아서,
시진 후... (도로에 차 끽 세우더니 화 참는 느낌으로) 운전할 줄 알죠. 운전해서 가요.
모연 ?!!

-2. 길 위.
시진, 확 내려버린다. 따라 내리는 모연, 황당한 얼굴로 “이봐요” 하며 쫓아 내리며,

모연 지금 뭐하는 거예요?

- 33 -

시진 그러게 왜 쓸데없는 짓을 합니까.


모연 쓸데없는 짓이요? 나 때문에 한 사람 인생이,
시진 당신 때문이 아닙니다! 내가 여자 하나 구하자고 그런 줄 압니까?
모연 !!!
시진 (후.. 감정 누르고) 한국에서 처음 만난 날 내 몸에 있던 총상, 기억합니까?
모연 ?!
시진 특전사 소대장으로 첫 부임하던 날 한 선배가 그럽니다.
군인은 늘상 수의를 입고 산다. 이름 모를 전선에서 조국을 위해 죽어 갈 때
그 자리가 무덤이 되고 군복은 수의가 된다. 군복은 그만한 각오로 입어야 한다.
모연 !!!
시진 그만한 각오로 군복 입었으면 매 순간 명예로워라. 안 그럴 이유가 없다.
모연 !!...
시진 난 그 선배에게 목숨을 빚졌습니다. 그 총상, 그때 입은 총상입니다.
모연 !!!
시진 크든 작든 내가 하는 모든 결정엔 전우들의 명예와, 영광과, 사명감이 포함된단 얘
깁니다. 그 상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난 이 모든 것을 포함한 결정을 한 거고
내 결정에 후회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군법을 어긴 사실이
무마될 순 없습니다.
모연 ....
시진 군 문젠 군에서 알아서 합니다. 그러니까 강선생은 좀, 내버려 둡니다.
모연 ..내 걱정이, 당신 일에 끼어들어, 정말 미안하네요.
시진 !!

모연, 차에 올라타고 곧 출발한다. 길 끝을 향해 멀어지는 모연의 차..


시진, 후.. 숨 고르고 멀어지는 차 바라보다가.. 전화 건다.

시진 나 여기 본진에서 모우루 방향 5km 지점이다. 차 좀 갖고 와라.

S#60. 길 + 차 안. (낮)
덜컹덜컹 운전하고 가는 모연. 눈가 빨갛다.

- 34 -
미안하기도 하고 평범하지 않은 시진의 삶이 무겁기도 한데..

S#61. 한국/ 특전사 연병장 일각. (밤)


텅 빈 연병장, 방금 도착한 듯 더블백 옆에 놓고 일각에 앉아 연병장 보고 있는 대영.
쓸쓸한 기분으로 핸드폰 꺼내 시진에게 전화 건다.

대영 단결. 어디십니까.

S#62. 우르크/ 길 위. (석양)


터덜터덜 막사 쪽으로 느리게 걷고 있는 시진. 대영과 통화 중이다.

시진 무사히 도착하셨습니까. 저는 지금 길 위에 있습니다.


대영F 기로요?
시진 길. 길이요!!! 막사 쪽으로 가는 길 윕니다.
/대영 막사 가는 길이란 말씀이십니까?
시진 아뇨. 그냥 길. 긴 길.. 로드 말입니다.
/대영 아. 뭐 그건 그렇고 명주는 보셨습니까.
시진 (빡!) 지금 그게 중요합니까? 전 지금 진급도 못하고 감봉도 됐단 말입니다!
/대영 당연히 감봉 되고도 남지 말입니다. 대체 여자 때문에 얼마를 쓰시는 겁니까?
시진 (빡!) 여자 하나 때문이 아니라, 저는 자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는 군인으로서,
대영F 자국민이 예쁘니까.
시진 (빡!) 이 냥반이! 이러려고 전화하셨습니까?
대영F 이러려고 한 건 아닌데 전화 한 김에 이러는 겁니다. 명주는 보시긴 한 겁니까?
시진 (빡!) 서상사, 국제 전화비가 얼만지는 아십니까?!
여자 하나 때문에 대체 얼마를 쓰시는 겁니까?!

그런 시진의 맞은편에서 저 멀리 지프 한 대 달려오고 있고..

S#63. 성당막사. (밤)


지프 서고 시진 내려 막사 쪽 향하는데, 모연 눈물 자국 씻었는지 젖은 머리카락 넘기며 수건

- 35 -

목에 건 채 야외 수돗가 쪽에서 나오다 시진과 눈 딱 마주친다. 서로를 아주 잠깐 담는 두 사람.


하지만 모연, 시선 돌려 가버린다. 시진, 쓸쓸히 그 모습 보는데...

S#64. 성당막사/ 조리실. (밤)


정복 차림 그대로의 시진, 지쳐 보이는 표정이다.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찬장으로 향한다.
찬장 위로 손 뻗어보면, 무언가 만져진다. 라면 더미들 뒤에 숨겨져 있는 와인병이다.

>>플래시백. 한국/연병장의 대영.


대영 조리실 첫 번째 찬장 위에 손 넣어 보십시오.
감봉에 진급 누락에, 오늘 같은 날은 여러모로 술이 땡기실 것 같지 말입니다.

와인병 꺼내 물끄러미 보는 시진. 병에는 대영이 표시해놓은 듯 차있는 양만큼 보드마카로 선 그


어 놨다. 픽, 웃음 나는 시진이고.. 시진, 볼품없는 잔 하나 꺼내는데, 쏴아- 창밖으로 소나기 쏟아
진다. 손 멈추고 잠시 소나기 바라보는 시진..
그때 모연, 조리실 들어오다가 시진 발견하고, 그대로 돌아서 나가려는데,

시진 무슨 일입니까.
모연 (멈칫. 그대로 등 돌린 채) 물 좀 마시려구요.
시진 근데 왜 그냥 가요. 마시고 가지.
모연 (잠시 망설이다) 혼자 있고 싶으신 거 같아서요. (가려는데)
시진 아뇨. 같이 있고 싶습니다. 나 여러 번 얘기했는데.
모연 !! (멈칫 서서, 돌아보면)
시진 가지 말고 와요, 이쪽으로.
모연 (쭈뼛쭈뼛 오면..)
시진 (와인 병 내밀며) 물 대신 와인은 어때요.
모연 (잠시 머뭇거리다 받아들고 시진처럼 조리대에 기대 와인 병째 마신다)
시진 (꺼냈던 컵 주려다 그 모습 보고, 뜨악.. 한데..)
모연 (마실래요? 하는 표정으로 와인 병 내밀면)
시진 파병 군인은 술 못 마십니다.
모연 마시려고 꺼낸 거 아니었어요?

- 36 -
시진 아까는 그랬는데 지금은 목격자가 생겨서 망했습니다.
모연 (이 남자의 농담이 좋다.. 픽, 웃고) 아까는 뭣 모르고 나대서 미안해요.
시진 사과는 내가 하려고 했는데. 같이 한 걸로 합시다.
모연 안 하셨잖아요.
시진 !! (벙 쪄 있으면)
모연 뭘 또 쫄아요. 내가 또 나댔나? 뭐 타고 오셨어요?
시진 뛰어왔죠. 나나 되니까 이 시간에 도착한 겁니다.
모연 봤는데. 아까 차에서 내리는 거.
시진 봤구나.. 근데 왜 묻습니까?
모연 농담 듣고 싶어서요.
시진 (픽)
모연 정복 잘 어울려요. 잘 어울리는 옷 입고 징계 받고 온 사람한테 할 소린 아니지만.
시진 이게 정복인 건 어떻게 알아요?
모연 왜 몰라요. 여자도 제복 판타지 있어요.
시진 내가 군인이 된 이유죠.
모연 (픽, 와인 한 모금 더 마시면)
시진 맛있습니까?
모연 (뻘쯤해서) 쫌.. 술 좋아해요?
시진 ..같이 영화 보고 술도 한잔 하고 싶었는데 그날.
모연 ....(보다가) 완벽한 데이트가 될 뻔 했네요.
시진 (보다가) 영화는 봤습니까?
모연 (가만히 시진 보다가) 아뇨.
시진 왜 안 봤습니까?
모연 누군가와 같이 보려고 했던 영화니까요.
시진 !!..
모연 그리고 생각했죠. 다음에 남자랑 영화 볼 땐 재밌는 영화는 피해야겠다.
그 영화 천만 넘을 때까지 기사가 매일 쏟아지는데, 그 영화는 나한테 곧
유시진이라 자꾸 생각이 났거든요. (한 모금 마시고)
시진 (그런 모연 깊게 바라보면)
모연 (흘끔 시진 눈치 보곤) 되게 먹고 싶은가 봐요.

- 37 -

시진 (의미심장) 방법이 없진 않죠.


모연 ?? (말똥한 눈으로 보는데)

갑자기 그런 모연 턱 당겨 모연의 입술에 입 맞추는 시진에서,

4부 엔딩!!!!

- 38 -

You might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