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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II

아름다운 저녁이면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다 같이 언덕으로 산책을 나가 호수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곤 했다. 우리는 정자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웃고, 이야기를 나누고, 오늘날의 풍자와 유사한
옛날 노래를 몇 개 부르기도 했다. 끝으로 우리는 하루에 만족하면서 잠자리에 들었고 그 다음날
도 오늘과 유사한 하루이기를 바랄 뿐이였다.

예상 밖의 귀찮은 방문들을 예외로 남겨둔다면 내가 섬에서 체류하는 동안 나는 이런 방식으로


시간을 보냈고. 15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 나에게 마음 속으로 강렬하고 감미로우며 지속적인 그
리움을 자아낼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것이 있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곳에서의 소중한
체류를 떠올릴 때마다 욕망의 날개를 타고 그곳으로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갖지 않은 적이 없다.

나는 긴 인생의 변천 속에서 가장 달콤한 즐거움과 가장 강력한 행복을 주었던 시기들이 그랬음


에도 불구하고 나를 가장 많이 감동시키거나 나를 매혹하는 시기가 아니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환희와 열광의 짧은 순간들은 강렬할 수는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신속성 자체로 인
해 인생이라는 선에 듬성듬성 찍힌 점에 지나지 않았다. 그 순간들은 한 상태를 이루기에는 너무
드물게 벌어졌고 너무 빨리 지나갔다. 그런데 (et) 내 마음이 그리워하는 행복은 일시적인 순간들
로 이루어진 것이 전혀 아니였고, 비록 강렬함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지만, 단순하고 지속적인 상
태였고 그 지속성이 매력을 증대시켰고 결국 궁극의 행복을 찾는 지점까지 이르는 것이였다.

지상의 모든 것은 끊임없는 흐름 속에 존재한다. 그 어떤 것도 항구적


이고 결정된 형태를 유지할 수 없기에 외부의 사물에 대해 애착을 가
지는 우리의 정감은 어쩔 수 없이 사라지고 (passer) 변하게 (changer)
된다. 정감은 항상 우리보다 앞서 있거나 뒤에 있으면서, 더 이상 존
재하지 않는 과거를 회상하거나, 어떤 식으로도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예고한다. 마음이 애착을 가질 수 있는 어떠한 확고한 것이 없었따.
따라서 사람들은 이승에서 거의 일시적인 쾌락 밖에 얻지 못한다. 나
는 이 세상에 지속하는 행복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 우리의 마음속에
서 “이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우러나는 바로
그 순간에만 겨우 지상의 행복을 즐길 수 있을 뿐이다. 우리에게 여전
히 불안하고 공허한 마음만을 갖게 할 뿐인 이 일시적인 상태, 예전의
어떤 것을 그리워하게 하거나 미래의 어떤 것을 욕망하게 하는 이 상
태를 어떻게 행복이라고 부를까?
하지만 만약 영혼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자기의 전 존재를 집중 시킬 수 있을만큼 견고한 균형
감을 가질 수 있는 상태가 있다면, 과거를 회상하거나 미래에 걸칠 필요가 없는 현재가 항상 지
속되고 시간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상태가 있다면, 지속성을 표시할 필요가 없는 상태가 있다면,
박탈이나 향유, 쾌락이나 고통, 욕망이나 두려움과 같은 감정이 아닌 우리의 실존만으로 채워질
수 있는 상태가 있다면, 그리고 이 감정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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