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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의 이해 / 5차 보고서 – 성장, 불평등, 복지국가

김기백 2013-12501

토건국가에서 복지국가로: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

대한민국은 급속 경제성장의 아이콘이긴 하지만 오늘날 경제에 있어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저성장과 양극화를 피하지 못하였다. 이미 김대중 정권부터 시작하여 오늘날 박근혜 정권까지 경
제성장률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 아울러 소위 시장 만능주의라고 불리는 시장 근본주의
(market fundamentalism)의 영향으로 부의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한국 경제의 양극
화는 심화되고 있다. 경북대 명예교수인 이정우 교수님은 분배주의자 입장에서 오늘날 한국 정치-
경제의 현황을 진단하였다.
한국의 현재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특정 국가의 정치-경제 형태를 비교하는 기준이 필요하
다. 이정우 교수님은 비교 정치경제 모델을 제시하고 국가의 정치경제 모델이 정부 주도적이냐
시장 주도적이냐에 따라 두 부류로 나누었다. 정부주도적 정치경제 모델에는 사회주의 국가와 관
치경제발전 구가들이 속한다. 사회주의 체제는 계획 경제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대부분 20세기 후
반 몰락하여 자본주의로 이탈하였다. 현재 남아있는 사회주의 국가들은 캄보디아와 북한, 그리고
쿠바 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치경제발전 국가도 사회주의와 유사하게 정부에서 모든 경제상황을
관리하는 통제경제 체제를 유지하였고 실제로 파시즘의 경제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두 모델들은
정치적으로는 좌파와 우파로 구분되나 초기에는 상당히 효과적인 경제 모델이었다는 공통점이 존
재한다. 그러나, 두 체제 모두 독재 정부에서 채택하던 경제 모델이었고 민주주의의 부재로 오래
존속하지 못하고 침체기에 들어갔다. 이 모델들과 달리 북구사민주의, 자유시장경제 그리고 유럽
대륙형 경제모델들은 시장 기반 정치경제모델들이다. 이 모델들은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채택되고
있으며 사회주의나 관치경제발전 모델과 비교하여 지속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와 같은 모델의 차이는 양적 성장 그리고 질적 성장의 측면에서도 비교할 수 있다. 정부주도
의 정치경제 모델들은 양적 성장으로 경제 발전을 추구하였다. 즉, 노동과 생산요소등의 자원 투
입량을 늘리면서 경제 성장을 꾀하였다. 이 과정에서 농촌 노동력이 도시로 옮겨가기 시작했고,
저축률이 높아지면서 공장들이 새로 지어지기도 하였다. 이러한 양적 성장 기반의 정치경제 모델
들은 비교적 따라하기 쉬운 모델들로 어느 나라나 취할 수 있는 정치경제 모델이며 큰 기술을 요
하지도 않고 특히 독재 정부에서도 효과적이다. 반대로 시장 주도 정치경제 모델들은 질적 성장
을 기반으로 한다. 질적 성장이라는 것은 자원 투입량을 증가하는 것이 아닌 주어진 자원을 통해
최대한 많이 생산을 하는 것, 즉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발명, 기술
진보 그리고 기술 혁신이 중요시 여겨지며 창의성도 경제 성장의 중요한 요소로 작동한다. 독재
정권에서 양적 성장은 가능하지만 경제의 질적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이유도 독재국가가 창의성
이 발휘되기 힘든 환경이라는 까닭 때문이기도 하다. 이정우 교수님은 아직도 한국이 60년대 박
정희 정권 때의 관치경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미래한국 경제는 분배와
재분배를 중시하는 스칸디나비아식 북구사민주의 모델을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복지의 중요
성을 역설했다.
대한민국은 1997년 IMF 사태를 경험하면서 60년대 박정희 정권 때의 관치경제발전 모델에서
벗어나 영미권 국가들이 채택하던 자유경제시장 모델을 따르게 되었다. 이러한 자유경제시장 모
델을 택하게 되면서 대한민국 내 경제 불평등이 심화되기 시작했다는 주장들이 존재하는데 이는
나름 개연성이 있는 인과 관계라고 할 수 있다. 1970년대 후반과 1980년 초반 태처리즘과 레이거
니즘의 부상으로 시장 근본주의가 확산하게 되었다. 영국의 태처 정부와 미국의 레이건 정부는
작은 정부를 주장하면서 규제 완화 등의 기업편향적인 정책을 취하기 시작했으며 부의 분배가 악
화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향을 신자유주의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신자유주의의 시작으로 부가
특정 계층에 편중되기 시작하면서 양극화가 심화되었고 대한민국은 IMF 사태 이후 신자유주의
흐름에 합류하게 되어 오늘날의 양극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결론을 내려봄 직 하다.
특히 대한민국의 경우 신자유주의 경향과 더불어 미흡한 복지 수준 때문에 경제적 불평등이 더
욱 두드러지게 보이고 있는 상태이다. 한국은 1960년대 관치경제발전 모델 하에서 토건국가가 되
었다. 당시 정권은 후세를 고려하지 않고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여 난개발을 하였고 각종 기반
시설 (infrastructure)을 건설하였다. 지속적으로 건설 사업만 이루어지면서 대한민국은 박정희 정
권 때 가장 높은 지가 상승을 경험하였고 이 시기에 물가도 급격히 오르게 되었다. 아울러 대한
민국은 극우적인 토건국가였기 때문에 복지라는 개념이 좌파적 개념으로 또는 단순히 정치에서
승리하기 위한 포퓰리즘 공작의 일부로 여겨지게 되었다.
이처럼 한국은 아직도 과거 토건국가 때의 경제성장을 칭송하면서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하는
듯 하는 모습을 보이며 복지국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도 정부는 친기업적 정책들을 취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도 낙수 효과를 근거로 기업들에 대한 각종 규
제를 완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트리클다운 경제학은 사실상 한국 경제에서 목격할 수 없
었고 오히려 경제 불평등만을 심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정우 교수님은 마지막으로 한국경제
가 미래에 복지 수준 향상뿐만 아니라 경제민주화 실현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
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재벌개혁이 필수적이며 과거 토건국가 시절의 부패를 청산해야 한다
는 점을 지적하였다.
2년 전 프랑스의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을 통해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항상 높다
는 것을 방대한 통계자료로 증명했다. 이는 즉 한 사람이 일을 하면서 버는 돈보다 돈이 돈을 버
는 속도를 넘어갈 수 없다는 뜻이다. 피케티가 주장했던 것처럼 오늘날 부의 불평등이 큰 이슈로
자리 잡았다. 분명 경제 불평등은 마땅히 해결해야 될 과제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정우 교수님의
수업을 통해서 다 함께 불평등을 해소할 마땅한 방안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고 싶었으나 수업이
과거 정부와 독재 체제에 대한 비판으로 기울어진 것 같아 아쉬웠다. 물론 경제 불평등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은 인정한다. 2010년대 초반부터 Creative Capitalism 등의
개념이 등장하고 기업적인 차원에서 CSR이 강조되는 등 부의 재분배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
짐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 상황
을 비판하고 그 대안으로 다소 애매모호한 ‘포용적 성장’만을 유일한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웠고 결론으로 향할수록 의아함이 많이 생겼다. 오늘날 목격되는 경제 현상들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정치-경제는 연관 짓지 않을 수 없는 영역
들임은 분명하나 교수님만의 독자적인 경제 모델, 북구사민주의의 한국형 모델이나 한국 적용 방
안을 구체적으로 다루어주셨다면 더 유익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업 후반부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으나, 개인적으로 자유경제원을 다소 우파적인 기관으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이정우 교수님
같은 ‘분배주의자’도 소속되어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웠고 다른 교수님들과 비교하여 다소 비
주류적인 관점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현상을 설명하셔서 더욱 기억에 남는 강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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