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essional Documents
Culture Documents
2022 - ( )
2022 - ( )
국어 시험 문제지
지원학부(과) : 수험번호 성 명 :
▩▩▩▩▩▩▩▩▩▩▩▩▩▩▩▩▩▩▩▩▩▩▩▩▩▩▩▩▩▩▩▩▩▩▩▩▩▩▩▩▩▩▩▩▩▩▩▩▩▩▩▩▩▩▩▩▩▩▩▩▩▩▩▩▩▩▩▩▩▩
유
의 1. 문제지, 답안지에 지원학부(과), 수험번호, 성명을 정확히 기재(마킹)하였는지 확인한 후 답안을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사
항 2. 답안은 별도로 배부된 답안지(OMR카드)에 지급된 컴퓨터용 수성 사인펜을 사용하여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1. 다음 단어들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적인 음운 변동은? [2점] 6. 다음 중 이중 피동 표현이 사용된 문장끼리 묶은 것은? [3점]
9 - 1 (다음 쪽에 계속)
경희대학교 2022학년도 재외국민특별전형
상호 합의하여 집을 지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집들이 하나하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이다. 겨울에는 영하 10도
나 들어차면서 마을이 생겨나고 그 사이사이를 따라 길이 저 이하가 되기도 하고, 여름에는 30도 이상의 고온이 여러 날
절로 만들어졌다. 개인의 주거 공간을 한정하는 담과 담 사이 지속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계절별로 많
에는 길과 공터가 있었다. 전통 주거지의 길은 큰길에서 안길 은 옷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에 반해 미국의 하와이 지역
이 뻗어 나가고 또 그 길에서 샛길이 뻗어 나가는 식이었다. 은 월별 평균 기온이 연간 거의 변동 없이 유지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길이 곧게 뻗은 것을 흉하게 여겼는데, 특히 집으로 보통의 경우는 반팔 옷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지낼 수 있다.
들어오는 길은 곧바로 보이지 않도록 구부러진 형태로 되어 만일 미국 하와이 지역의 사람이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이
있어야 길하다고 여겼다. 또한 집이 큰길 옆에 있는 것 역시 12.5도라는 말만을 들었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자신이 사는
꺼린 탓에 전통 마을의 집은 실핏줄처럼 얽힌 불규칙한 길을 지역에 비해 일 년 내내 추운 곳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따라 자연스레 자리하였다. 이런 까닭에 근대 이전의 전통 마 우리나라는 연교차가 큰 나라이다. 즉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
을에는 항상 구부러지거나 꺾인 불규칙한 형태의 골목길이 이가 심하다. 이를 연평균 기온만으로는 알 수가 없다. 1월부
존재했고, 도시를 포함한 전통 주거지의 가로 체계는 격자형 터 12월까지의 월별 평균 기온을 알고 월별 기온 차이를 파
(十자형)이 아닌 가지형(丁자형)으로 나타났다. 악해야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이를 알 수 있다.
과거에는 개인이 생활하는 집과 일을 하는 장소가 멀리 떨
어져 있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매일 두 공간 사 ① 적진을 향해 가던 군대가 강을 만났다. 강의 평균 수심은
이를 오가며 그곳에서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 개인의 집과 집 1.4m였다. 군대를 이끌던 장수는 병사들의 평균 키가 1.65m
사이의 거리도 가까워서 이웃과 친밀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이므로 걸어서 건널 수 있다고 판단하여 진격을 명했다. 이
수 있었다. 자신의 생활 반경인 집 주변과 그 사이사이에서 로 인해 물에 빠져 죽는 병사들이 생겨났다.
사람들과 마주치도록 구성된 공간을 ‘마을’이라 불렀던 것이다. ② 평균 소득은 근로자의 총소득을 근로자의 수로 나눈 것인
방에서 나오면 마당이 있고, 대문을 열면 골목길을 만나며, 반면, 중위 소득은 총가구를 소득순으로 순위를 매겼을 때
길을 돌고 돌다 보면 그 동네의 중심부로 나갈 수 있었기 때 한가운데 위치한 가구의 소득이다. 임금 근로자의 약 1,500
문에 마을 안을 이동하다 보면 여러 경로를 자연스럽게 거칠 만 개 일자리 월평균 소득은 329만 원으로 중위 소득 241
수밖에 없었다. 만 원보다 88만 원이나 높았다.
오늘날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인 아파트는 전통의 주거 형 ③ 야구 선수 중에는 연봉이 수억 원에 이르는 선수도 있고
태인 주택과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아파트는 한 단위 세대를 그와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선수도 있다. 야구 선수들의 평
층층이 쌓아서 배치하는 적층(積層)을 기본으로 한다. 하나의 균 연봉이 약 1억 원이라고 하더라도 3천만 원 미만을 받
건물 내에 수평적, 혹은 수직적으로 균일한 주거 공간이 밀집 는 선수들의 비율이 매우 높을 수 있다.
해 있고, 거기에 동질성을 지닌 거주자가 모여 사는 것이 현
대의 한국식 공동 주택이 지닌 특징이라 할 수 있다. ④ 시장이나 백화점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광고 문구로 ‘최
이러한 공동 주택의 등장은 공동체적 관계를 변화시키는 중 대 50% 할인!’과 같은 것이 있다. 여기에서 ‘최대’란 말은
요한 원인을 제공했다. 공동 주택, 즉 아파트에는 ‘사이 공간’ 소비자에게 혼동을 불러일으킨다. 소비자들에게 잘 팔리지
이 없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공동의 현관을 통과한 후 않거나 미끼 상품에 해당하는 상품에 대해서만 ‘최대’라는
승강기 홀이나 복도를 거쳐 각자의 개인 공간으로 들어간다. 표현과 함께 많은 할인율을 광고하는 것이 생리이다.
그곳은 사생활을 최대한 보장하는 공간이다. 주택의 형태와
외관만 보면 모두 같은 공간에 사는 유사한 집단으로 보이지
만, 그 안에서의 생활 모습은 공유할 만한 것이 거의 없다. 12. 아동 출입 금지 식당에 반대하는 글을 쓰기 위한 설계로
9 - 2 (다음 쪽에 계속)
경희대학교 2022학년도 재외국민특별전형
13. 다음 글에서㉠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2점] 15. 다음 글에서㉠ 에 들어갈 기호로 가장 적절한 것은? [2점]
도로나 공원처럼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소비하는 것을 ‘공 양궁 선수들에게 가장 큰 부담을 주는 것은 대회가 열리는
공재’라고 부른다. 공공재의 또 다른 예로는 국방 서비스나 실외 경기장에서 부는 변화무쌍한 바람이다. 바람의 세기나 방
경찰 서비스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이 공공재에는 ㉠독특한 향이 화살이 날아가는 속도나 방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성격이 있어 시장에서는 그것을 취급하기 어렵다. 예컨대 국 양궁 선수들은 바람에 대비하여 평소에 오조준 연습을 한다.
방 서비스를 생산, 공급하는 기업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오조준이란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과녁에서 원래 목표 지
기업은 한 사람당 연간 5백만 원만 내면 철통 방위를 약속한 점이 아닌 곳을 임시로 정하여 그곳에 화살을 쏘는 것을 말한
다는 신문 광고도 냈다. 과연 국민들은 돈을 내고 이 서비스 다. 화살을 의도적으로 오조준하여 바람의 영향을 받은 화살이
를 이용하려 할까? 국민들은 국방 서비스를 산 사람만 골라 과녁의 중앙에 가서 꽂히게 하는 것이다.
서 외적으로부터 지켜 줄 수 없다는 점을 알기에 굳이 자신 오조준을 할 때 선수들은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정확히 가늠
이 그 비용을 지불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개인이나 하여 화살을 쏜다. 아래 그림은 오조준을 할 때 선수들이 머릿
기업이 비용을 들여 공공재를 생산할 때 아무 비용을 지불하 속으로 그리는 과녁이다.
지 않는 사람도 비용을 지불한 사람과 함께 그 혜택을 누릴 바람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불면서 또한 아래에서 위로 솟
수 있게 된다. 대부분의 공공재를 정부가 생산, 공급하는 것 아오르는 경우에는 목표 지점을 ㉠ 에 맞추어 쏘아야
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정가운데를 맞출 수 있다.
① 비용을 지불한 사람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다.
② 서비스가 선택적으로 제공된다.
③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효과가 미미하다.
④ 이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의 숫자가 극히 적다.
14. 다음 글의 제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끓는 물을 붓자마자 먹을 수 있으면 좀 좋아? 컵라면을 먹을 1897년 톰슨은 음전하를 가진 전자를 발견하였다. 그런데 원
때마다 3분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를 새삼 깨닫는다. 자가 전기적으로 중성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그 속에는 양전
컵라면 면발에는 화학적 비밀이 있다. 봉지 라면과 비교했 하를 가진 물질도 포함되어 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을 때 컵라면 면발에는 밀가루 그 자체보다 정제된 전분이 더 원자의 구성 요소이면서 양전하를 가진 존재는 아직 발견되지
많이 들어가 있다. 라면은 밀가루로 만든 면을 기름에 튀겨 않았다. 그래서 톰슨은 마치 쿠키 속에 박힌 건포도처럼, 원자
전분을 알파화한 것이다. 하지만 밀가루에는 전분 외에 단백 내부에 구름처럼 퍼져 있는 양전하 속에 음전하를 띤 전자들이
질을 포함한 다른 성분도 들어 있다. 면에 이런 성분을 빼고 박혀 있다는 원자 모형을 주장하였다.
순수한 전분의 비율을 높이면 그만큼 알파화가 많이 일어나므 그의 제자 러더퍼드는 방사능 물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 중
로,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복원되는 시간도 빨라진다. 전분을 알파선을 이용해 톰슨의 원자 모형을 검증했다. 그는 금으로
많이 넣을수록 면이 불어나는 시간이 빨라져 더 빨리 먹을 수 된 얇은 막에 알파선을 충돌시켰다. 알파선은 전자보다 더 무
있게 되는 것이다. 3분이 아니라 1분 만에 익는 컵라면도 만 거우므로 톰슨의 원자 모형에 의하면 알파선이 전자와 충돌하
들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전분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면 더라도 거의 휘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실험
발이 익는 시간이 빨라지는 만큼 불어 터지는 속도도 빨라져 결과는 예상과 많이 달랐다. 대부분의 알파선은 휘어지지 않고
컵라면을 다 먹기도 전에 곤죽이 되고 만다. 시중에 나와 있 직진했지만, 몇 개는 전자와 충돌했다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설
는 컵라면들이 대부분 ‘끓는 물에 3분’을 기다리도록 제조된 명할 수 없을 만큼 큰 각도로 휘어져 나왔다. 그는 알파선이
까닭이 바로 이 때문이다. 컵라면의 ‘3분’은 절묘한 균형 감각 큰 각도로 휘어지려면 원자 속의 양전하가 아주 작은 부피 속
하에 탄생한 마법의 시간인 셈이다. 에 모여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1911년 러더퍼드는 새로운 원자 모형을 가정하기 시작했다.
① 라면의 진화 양전하가 원자 중심부의 좁은 영역에 집중되어 있다면 음전하,
② 라면 끓이는 법 즉 전자들은 어떤 형태를 띠고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자연스
③ 라면의 미학 럽게 대두되었다. 만약 전자들이 ㉠톰슨 원자 모형처럼 이곳저
④ 라면의 과학 곳에 분포되어 있다면 양전하를 띤 원자핵이 잡아당기는 전기
9 - 3 (다음 쪽에 계속)
경희대학교 2022학년도 재외국민특별전형
력 때문에 원자핵 쪽으로 이동할 것이고, 그러면 원자들은 즉 17.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2점]
① 톰슨은 양전하가 원자 내부에 전체적으로 골고루 퍼져 있
시 쪼그라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 러더퍼드는 태 다고 보았다.
양이 행성을 공전시키듯이, 질량이 큰 원자핵이 전자들을 공전
시킨다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② 원자핵 주변을 도는 전자는 지속적으로 전자기파를 방출하
원자를 태양계의 축소판처럼 다루려는 러더퍼드의 생각은 면서 에너지를 잃는다.
아주 매력적이었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 태양계라는 큰 것으로 ③ 러더퍼드는 톰슨의 원자 모형을 검증하기 위해 알파선 실
부터 원자라는 작은 것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대칭적 형태로 험을 진행했는데, 큰 각도로 휘어지는 알파선을 관찰했다.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양계와 원자는 근본적으로 ④ 보어의 원자 모형은 전자의 운동 방식에 대한 가설을 통해
는 다른 점이 있어 이런 그의 생각은 문제가 있었다. 원자의 안정성을 증명하였다.
음전하를 띤 전자들의 행동은 전하를 띠지 않는 물체와는
매우 다르다. 전자는 전자기 법칙을 따르기 때문에 원자핵 주 [18~2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변을 돈다면 계속해서 전자기파를 복사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전자가 계속 전자기파를 방출하면 에너지를 잃게 되고 결국 에 세상은 자꾸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도 그만
너지를 다 잃은 전자는 원자핵 쪽으로 이동하여 원자가 쪼그라 큼 어려워지고 있지요. 한 사람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을 만큼
들 수밖에 없다. 이처럼 ㉡러더퍼드 원자 모형에 의하면 원자 성격이 간단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에 접근하려면
는 안정된 상태로 오랫동안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실제 원자 결국 통섭형 인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통섭형 인재는 이것
는 매우 안정적이다. 저것 조금씩 잘하는 ㉠ 이/가 아닙니다. 자신이 잘할 수
1913년 보어는 러더퍼드의 원자 모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 있는 것 하나가 확실하게 있되, 다른 전문 분야에도 충분한 소
해 두 가지 가설을 제시하였다. 먼저 전자가 러더퍼드의 원자 양을 갖춰 그들과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인재를 말합니다.
모형과 같이 원자핵 주위를 원운동하고 있는데, 이때 전자는 미국 인사 관리 전문 컨설턴트는 이런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무질서하게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에너지 준위를 갖는 “미래에는 레이저 빔(laser beam)처럼 어느 한 곳만 비추는
원형 궤도, 즉 전자껍질을 따라 핵 주위를 돈다는 것이다. 또 인재가 아니라, 시계처럼 360도 자유자재로 돌아가는 전구형
하나의 가설은 전자가 동일한 전자껍질을 돌고 있을 때는 전자 인재가 필요하다.”
기파, 즉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방출하지 않지만 다른 전자껍질 이 복잡 무변의 시대를 헤쳐 나가려면 하나의 문제를 다양
로 이동할 때는 두 전자껍질의 에너지 준위 차이만큼 에너지를 한 각도에서 살펴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다양한 분야
흡수하거나 방출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설로 만들어진 ㉢보어 의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보며 합의를
원자 모형은 러더퍼드 원자 모형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원자의
안정성을 설명할 수 있다. 도출해야 합니다. 인지 과학은 인간의 두뇌를 연구하는 분야입
니다. 그런데 인간의 두뇌는 한 가지 잣대로만 잴 수 있는 영
16. ㉠, ㉡, ㉢에서 제시한 원자 모형을 순서대로 나타낸 그림 역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 분야에는 심리학, 철학, 컴퓨터 공
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학, 기계 공학 같은 부모 학문들이 통섭하여 새로운 연구를 하
㉠ ㉡ ㉢ 고 있습니다.
통섭의 시대라고 해서 각자의 정체성이 흐려지도록 마구 섞
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통섭의 핵심은 ㉡ 이/가 아니라
① ㉢ 입니다. 인문학은 인문학대로 있고, 자연 과학은 자
연 과학대로 있되, 서로 무엇을 하는지 들여다보며 뭔가 가능
한 것을 찾아가자는 것이지요.
18. ㉠에 들어갈 어휘로 가장 적절한 것은? [2점]
② ① 팔방미인 ② 외골수
③ 달인 ④ 마당발
9 - 4 (다음 쪽에 계속)
경희대학교 2022학년도 재외국민특별전형
~
[30 3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모습 같거니 생각할 때도 많았다. 그토록 애착을 느꼈으면서도
나에게는 ‘존재의 테이블’이라고 남몰래 부름 직한 앉은뱅이 어느 순간 잡동사니 속에 함부로 굴러다니며 삐걱거리게 된
탁자가 하나 있다. 노트 한 권을 올려놓으면 꽉 차 버리는 아 그 테이블을 볼 때마다 나는 새삼 씁쓸해지고는 한다.
주 작고 둥근 탁자인데, 나는 그걸 마루 한구석에 놓아두고 그 매일 학교에 갔다가 부랴부랴 돌아와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
앞에 가 앉고는 한다. 하고 아이들 챙겨서 재우고 나면 자정이 넘어 버리는 일상 속
모처럼 혼자 오롯하게 있는 날, 나는 무슨 의식이라도 준비 에서 그 앞에 앉기란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행복하면 그 짧
하는 사람처럼 실내의 전등을 다 끄고 볕이 가장 잘 들어오는 은 행복을 즐기느라, 고통스러우면 그 지루한 고통에 진절머리
창문 쪽을 향해 그 테이블을 가져다 놓는다. 그러고는 두 손을 를 치느라 그 앞에 가 앉지 못했다. ‘존재의 테이블’을 장만한
깨끗이 씻고 차 한 잔을 그 옆에 내려놓고 앉는다. 그렇게 테 뒤에도 존재의 자리는 쉬이 생기지 않았다.
이블 위에서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아니면 그저 멍하게 앉아 그러다가도 그 삐걱거리는 테이블을 잘 만져서 바로잡고 아
있노라면 ㉠마음의 사나운 기운도 어느 정도 수그러드는 것이 주 공들여서 먼지를 닦는 날이 있다. 그러면 나는 내가 닦고
다. 어쩌면 아주 드물게 찾아오는 그 순간을 위해 나머지 시간 있는 것이 테이블이 아니라 실은 하나의 거울이라는 것을 알
들을 소란스러움 속에서 살아 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게 된다. 내가 지금 어디에 어떻게 앉아 있는가를 가장 잘 비
나는 그 테이블을 인도 여행 중 어느 토산품 점에서 샀다. 직 추어 주는 거울. 그리고 힘든 일이 닥칠수록 그 테이블만큼 더
접 손으로 깎아서 만든 공예품들을 파는 집이었는데, 그 테이블 작아지고 고요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넌지시 일러 주는 거울.
을 보는 순간 나는 바슐라르의 존재의 테이블을 떠올렸다. 그는 그렇게 잘 닦고 나면 다시 그 앞에 앉을 엄두도 나는 것이
추운 겨울날 불기 없는 방에서 겨울 코트를 포개 입고 책을 읽 다. 볕이 잘 드는 창문 쪽으로 그 테이블을 가져다 놓고 두 손
곤 했는데, 그 ㉡즐거운 독서와 몽상이 이루어지던 테이블을 을 씻고……. 이렇게 누추한 생활에서 간신히 스스로를 건져
‘작업용 테이블’이라고 하지 않고 ‘존재의 테이블’이라고 불렀다. 올려 그 앞에 데려다 놓는다. 그 드문 순간들에야 비로소 나는
그 테이블에 앉는 순간만큼은 자기 존재와 세계에 대해 충일한 ⓐ고통스러우면서도 행복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어렴풋하게
행복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일 것이다. (중략) 나마 느끼게 된다.
내가 감히 존재의 테이블을 갖겠다고 생각한 것은 바슐라르 - 나희덕, 「존재의 테이블」
를 흉내 내려는 치기에서가 아니다. 아마도 그가 이룬 업적이 30.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나 성공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고통과 외로움을 이겨 내는 방 ① 서술자가 탁자를 구입한 경험과 함께 실제 활용에 대한 이
식에 대해 더 깊이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내게도 그 야기를 진솔하게 고백하고 있다.
런 자리가 필요하다면 이렇게 자그마하고 나지막한 테이블일 ② 프랑스 철학자와 비슷한 탁자를 구매하기 위해 일부러 인
거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그것을 샀다. 다리는 접었다 폈다 조 도 여행을 기획한 사실이 드러난다.
립이 가능하고, 둥근 판 위에는 작은 꽃문양을 새겨 넣은 테이 ③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고통과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한 존재
블이었다. 의 테이블이 필요하지 않다.
그 테이블을 사는 순간 어찌나 행복했던지 그것만으로도 인 ④ 서술자는 즐거운 독서와 몽상을 하면서 충일한 행복감을
도에 온 보람이 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러나 행복함은 차 느끼고 있다.
차 후회로 변해 갔다. 여행 초기에 커다란 짐 하나가 생긴 셈
이니 여행 내내 나는 그것을 끌고 다니느라 여간 고생을 한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게 아니었으니까. 존재의 자리를 낙타의 혹처럼 자기 등 뒤에 31.
① ㉠은 저자가 ‘존재의 테이블’에 앉기 위해 일부러 마음을 불
짊어지고 다니는 내 모습이라니! 그처럼 ㉢우매한 충동과 집 편하게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착이 또 어디 있을까 싶었다.
그 테이블을 사지 않고도, 이미 집에 있는 테이블로도 충분 ② ㉡은 넉넉한 경제적 지원 속에서 학문에 몰두했던 낙천적
히 만들 수 있는 존재의 자리를 나는 왜 그 테이블이 아니면 인 철학자의 태도를 보여준다.
안 될 것처럼 생각했던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오랫동안 자기 ③ ㉢은 ‘존재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어리석은 집착을 보인
존재의 자리를 잃어버린 채 생활에 휘둘려 살아가고 있다는 자신에 대한 반성을 보여준다.
위기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큰 집을 가졌다 해 ④ ㉣은 큰 집에서 ‘존재의 자리’를 마련한 사람들보다 우월해
도 그 속에 정작 존재의 자리를 갖지 못한 사람들보다는 덜 지기 위한 자존감을 보여준다.
우매해지려는 욕심에서였을 것이다.
이런 ㉣씁쓸한 자부심이 그 테이블에는 깃들어 있다. 그런데 32. ⓐ에 활용된 비유법이 활용된 시 구절로 적절하지 않은 것
문제는 ‘존재의 테이블’을 인도에서 한국 땅까지 끌고 와서 집 은? [2점]
안에 들여놓은 후에도 그 앞에 앉을 시간을 그리 많이 갖지 ①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못했다는 것이다. 아주 오래도록 거기에 앉지 못할 때도 있었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다. 그럴 때는 바로 곁에 있는 그 테이블이 아주 멀리, 그것이 ②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만들어진 인도보다도 더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새겨진 ③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꽃문양 사이사이로 먼지가 끼어 가는 걸 보면서 내 마음이 그 ④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9 - 7 (다음 쪽에 계속)
경희대학교 2022학년도 재외국민특별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