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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 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그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놀라웠고, 허공에서 허우


(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
적대는 등나무의 순을 보고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수백 그루의 등나무 줄기는 마치
살려 달라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것 같았다. <중략>

매년 꽃이 피는 봄이 오면 등나무 운동장은 환상적으로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변한다. 언젠가 주민들은 이 운동장에서 영화도 감상했
무주에는 공설 운동장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 다. 그리고 행사나 경기가 없을 때 여기저기서 온 방문객
‘등나무 운동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등나무 운동장을 만 들은 등나무 운동장의 커다란 규모와 아름다운 풍경에 압
든 일은 내가 무주에서 10여 년 동안 한 일 중에서 가장 도되어 감동한다. 거기에는 결과적으로 자연의 힘이 크게
인상 깊고 감동적이며 필자를 많이 가르친 프로젝트이다. 작용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절제된 건축의 힘도 작용했
한마디로 말해, 모더니즘 건축이 놓친 자연과 인간의 ‘교 다. 운동장의 등나무는 철 구조와 서로 만나서 또 다른
감’과 ‘감성’을 내게 일깨워 준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건 구조체를 만들어 냈다. 등나무가 자연스럽게 자라려는 힘
축은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궁극적으로 과 의지를 철 구조가 떠받쳐 주고 있다. 등나무의 성장하
시간을 다루는 일이라는 것도 다시 한 번 생각게 한 중요 려는 힘과 그것을 떠받치는 철골의 힘은 마치 상대편의
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힘을 알아차린다는 듯 서로 감응하고 있다.
그러면 모더니즘 건축에서 우리가 놓쳤다고 하는 자연
은 과연 무엇을 뜻하는가? 그 시작에서부터 건축은 자연 1. zb 1 ) 다음은 윗글을 읽고, 학생들이 나눈 대화이다. 다
과 필연적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현대 건축은 자연을 본 음을 참고할 때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격적으로 대접하지 않고 ‘조경’이라고 하는 부수적인 측
면에서 인공적으로 다루려고 했다. 즉, 모더니즘 건축에 읽기는 글을 매개로 한 글쓴이와 독자 사이의 의사소통
서는 건축이 마치 자연 위에 군림하는 듯했다. 우리가 건 행위라 할 수 있다. 자신의 경험과 배경지식을 동원하여
축에서 자연에 관해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모든 건축 능동적으로 글의 의미를 구성해 보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
이 – 설사 도심에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 ‘자연’이라는 다. 또한 독자는 자신이 처한 구체적인 상황과 사회·문화
큰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연은 시 적 맥락을 고려하면서 글의 의미를 구성해나간다.
시각각 변화하는 시간을 온전히 표현하는 여러 가지 능력 영미 : 건축과에 가고 싶은 나에게 바람직한 건축이
을 지니고 있다. 자연은 그 자체가 변화이자 축적이며 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글이야.
속이고 자라나는 것이다. <중략> 시원 : 내가 사는 마을에도 등나무 운동장처럼 주민들
그는 공설 운동장에서 군내 행사가 있을 때마다 주민들 이 찾는 곳이 어딘지 살펴보게 되었어.
을 초대하는데 주민들은 거의 오지 않고 공무원들만 참여 민아 : 무분별하게 산을 깎아 아파트를 짓는 모습에서
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그래서 주민들에게 글쓴이가 추구하는 바와 일치점을 발견했어.
공설 운동장에서 행사가 있을 때 왜 참석하지 않느냐고
민호 : 무주에 갔을 때 이 글에서 나온 등나무 운동장
질문을 했는데, 어느 어르신께서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
을 어떻게 설계했는지 쉽게 이해했어.
다. “여보게 군수, 우리가 미쳤나! 군수만 본부석에서 햇
두현 : 군수가 글쓴이에게 건넨 말과 건축에 대한 글
볕을 피해 앉아 있고 우리는 땡볕에 서 있으라고 하는 게
쓴이의 관점을 고려하면 등나무 운동장의 그늘을 어떻
대체 무슨 경우인가. 우리가 무슨 벌 받을 일 있나? 우린
게 만들지를 글쓴이가 고민했음을 알 수 있어.
안 가네.”

아닌 게 아니라 햇볕이나 비를 피하는 가림막은 중앙


본부석에만 있고, 운동장 주변의 관중석은 따가운 햇볕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어느 운동장이
든 본부석은 일반 관중석보다 늘 거대하고 압도적이어서
권위와 중심을 상징하는 장소처럼 느껴진다.
2. zb 2 ) 윗글에서 건축에 대한 글쓴이의 생각으로 가장
군수는 모든 공설 운동장에 있는 이 권위주의의 실상을 적절한 것은?
파악하고 이를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자 남몰래 무언가를
자연은 인간보다 위대한 존재이므로, 건축보다 자연이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가 운동장에서 나에게 보여주겠다
더 중요하다.
고 한 것은 바로 그가 운동장 주변에 심어놓은 240여 그
루의 등나무였다. 그는 등나무를 심어서 관중석에 자연스 현대 건축에서 추구하는 자연과 건축의 교감의 필요성
러운 그늘을 만들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다. 그런데 을 깨달았다.
심은 지 1년도 안 된 등나무가 원래 생각한 것보다 너무 건축은 공간을 다루는 일이므로 자연보다 우선 순위에
빨리 자라는 바람에 서둘러 등나무의 집을 지어 줘야겠다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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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모더니즘 건축이 자연을 ‘조경’ 취급한 이유는 자연은 (다) 그러면 무주 공설 운동장이 등나무 운동장으로 변
지속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신하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 과연 공설 운동장에는 무슨
건축과 자연은 불가분의 관계이므로, 자연의 변화를 일이 일어난 것일까.
고려하여 건축물을 조성해야 한다. 1997년 어느 날, 나는 무주에 회의를 하러 갔다. 회의
가 끝나고 점심을 먹던 중 갑자기 무주 군수가 “식사를
마치고 우리 같이 공설 운동장에 갑시다.” 라고 제안했
다.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따라나선 나는 “거기 무슨 일
이 있는지요?” 라고 물었으나 그는 그냥 가 보면 안다는
3. zb 3) 윗글에 나타난 감응을 정리한 것으로 알맞은 것 식으로 가볍게 대답했다. 그의 말에 반신반의하며 따라가
은? 본 운동장은 별다른 특색을 찾을 수 없이 평범했다.

지방 소도시의 조그만 공설 운동장이란 평소에는 한적


감응의 작용
하고 가끔 행사가 있을 때나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건축물과 자연
다만, 무주의 공설 운동장은 초록 잔디를 정성스럽게 키
간의 감응 간의 감응 간의 감응
워 넓게 펼쳐 놓은 것과 주변의 자연 경관이 빼어나다는
주민들이 군수의 제안에도 행사에 가지 않은 것은 ⓐ 점이 특별해 보였다. 그때 군수는 “보여 줄 게 있다.” 라
에 해당한다. 며 그간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공설 운동장에서 군
내 행사가 있을 때마다 주민들을 초대하는데 주민들은 거
글쓴이가 주민들을 위해 낸 군수의 아이디어에 감동하
의 오지 않고 공무원들만 참여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
는 것은 ⓑ에 해당한다.
다고 했다. 그래서 주민들에게 공설 운동장에서 행사가
군수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운동장에 등나무를 심 있을 때 왜 참석하지 않느냐고 질문을 했는데, 어느 어르
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에 해당한다. 신께서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여보게 군수, 우리가
글쓴이가 군수가 보여준 등나무를 보고 살려 달라고 미쳤나! 군수만 본부석에서 햇볕을 피해 앉아 있고 우리
애절하게 호소한다고 느낀점은 ⓒ에 해당한다. 는 땡볕에 서 있으라고 하는 게 대체 무슨 경우인가. 우
등나무의 성장하려는 힘을 고려하여 그것을 떠받치는 리가 무슨 벌 받을 일 있나? 우린 안 가네.”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글쓴이가 노력했다는 것은 ⓑ에
해당한다.
(라) 군수는 모든 공설 운동장에 있는 이 권위주의의
실상을 파악하고 이를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자 남몰래 무
언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가 운동장에서 나에게 보여
주겠다고 한 것은 바로 그가 운동장 주변에 심어 놓은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240여 그루의 등나무였다. 그는 등나무를 심어서 관중석
(가) 무주에는 공설 운동장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지
에 자연스러운 그늘을 만들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
금 ‘등나무 운동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등나무 운동장을
다. 그런데 심은 지 1년도 안 된 등나무가 원래 생각한
만든 일은 내가 무주에서 10여 년 동안 한 일 중에서 가
것보다 너무 빨리 자라는 바람에 서둘러 등나무의 집을
장 인상 깊고 감동적이며 나를 많이 가르친 프로젝트이
지어 줘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중략>
다. 일반적으로 건축은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궁극적으로 시간을 다루는 일이라는 것도 다시 한 나는 그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놀라웠고, 허공에서 허우
번 생각게 한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중략> 적대는 등나무의 순을 보고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수백 그루의 등나무 줄기는 마치
살려 달라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것 같았다.
(나) 이렇게 다소 추상적인 이야기를 섬세하게 이해하
려면 무주의 등나무 운동장에 가 보면 된다. 거기에서는
자연과 식물만이 할 수 있는 놀라운 일을 볼 수 있다. 그 (마) 나는 대답했다. ‘그래 등나무들아. 내가 너희한테
것은 바로 운동장을 감싸는 등나무들이고 그들이 만들어 집을 지어주마. 그러면 너희는 근사한 그늘을 만들어 다
내는 그림자 그늘이다. 공설 운동장 관중석을 뒤덮은 등 오.’ 그러면서 생각한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어떻게
나무 그늘은 그 자리에 앉은 많은 이에게 따가운 볕을 가 하면 최대한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고, 다른
려 주는 것은 물론 봄에는 보라색 등꽃을 피워 이 세상 하나는 어떠한 구조물이든지 식물이 초대되는 집이 아니
어느 곳에서도 체험할 수 없는 빛과 향기를 선사한다. 등 라 ‘식물이 주인’이 되는 집이 되게끔 배려할 수 있는가
나무 그림자와 그늘, 파란 하늘과 초록빛 잔디가 어우러 하는 점이었다. 즉. 완공된 후 구조가 드러나기보다는 오
진 풍경은 우리에게 자연의 위대함을 차분히 알려 준다. 히려 등나무들이 마음껏 자라나서 마치 구조물의 주인이
된 것처럼 보여주고 싶었다. 이 두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방법은 식물을 닮게 설계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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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작용했다. 운동장의 등나무는 철 구조와 서로 만나서 또


다른 구조체를 만들어냈다. 등나무가 자연스럽게 자라려
(바) 나는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스케치를 하고 설
는 힘과 의지를 철 구조가 떠받쳐 주고 있다. 등나무의
계에 들어갔다. 첫째도 둘째도 모두 식물과 같이 만들고
성장하려는 힘과 그것을 떠받치는 철골의 힘은 마치 상대
자 했다. 등나무는 여러 줄기가 모여서 타고 오르는 식물
편의 힘을 알아차린다는 듯 서로 감응하고 있다.
이니 작은 것들이 합쳐지는 구조를 선택하기로 했다. 그
래서 지름 6센티미터짜리 원형 파이프 네 개를 한 다발 - 정기용, <등나무 운동장 이야기>
로 묶어 큰 줄기가 되게 하고, 그 원형 파이프를 때로는
두 개, 때로는 세 개를 결합해 작은 줄기가 되게 하여 등 4. zb 4 ) 윗글을 ‘처음-중간-끝’으로 구분할 때 가장 적절
나무가 편안하게 타고 오를 수 있는 가벼운 원호 모양의
한 것은?
구조물을 만들었다. 즉, 구조 자체를 등나무의 구조와 닮
게 하려고 원형 파이프를 여러 개 결합하고, 등나무가 관 (가), (나) - (다), (라), (마), (바) - (사), (아),
중석 방향으로 자랄 수 있도록 윗부분의 구조를 원호 형 (자), (차)
태로 만들었다. 시선과 햇볕의 관계를 고려해 가장 적절 (가), (나) - (다), (라), (마), (바), (사) - (아),
한 위치에 원호의 꼭짓점을 정했다. 특히 관중석 제일 뒷 (자), (차)
줄에 앉는 사람들의 시선에 장애가 없도록 하는 것은 원 (가), (나) - (다), (라), (마), (바), (사), (아) -
호의 꼭짓점을 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다. (자), (차)
또 등나무가 자라면 원호 형태의 파이프가 휘어질 것을
(가), (나), (다) - (라), (마), (바) - (사), (아),
고려하여, 기둥의 위쪽에서 원호 형태의 파이프를 당기며
(자), (차)
잡아주도록 설계했다. 그리고 등나무가 구조물을 쉽게 타
(가), (나), (다) - (라), (마), (바), (사) - (아),
고 올라가도록 가는 쇠줄로 엮어 주었다. <중략>
(자), (차)

(사) 허공을 허우적대는 등나무가 관중석 쪽으로 손을


내밀고 있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생생하다. 나무가 몸을
뻗어 세상을 향해 자라나는 것을 보는 일은 언제나 행복
하다. 그 그늘 밑에 앉아 등꽃 향기를 맡으며 넓은 잔디 5. zb 5 ) 윗글에 대한 비평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밭이 펼쳐진 운동장을 보는 것은 근사한 일이다. 무주 등
현대 건축에 대한 글쓴이의 비판적 견해가 드러나 있
나무 운동장 관중석의 제일 뒷줄에서 우리는 향기로운 등
다.
꽃의 터널을 지나며 꿈 같은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건축물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글쓴이의 주관을 담고
있다.
(아) 등나무 운동장 프로젝트에서 건축가가 한 일이라 시각적, 후각적 심상을 활용하여 대상을 생생하게 표
곤 기껏 해야 등나무가 자라나는 구조물을 만든 것에 불 현하고 있다.
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과 서로 긴
등나무 운동장이 만들어진 과정을 시간 순서에 따라
밀하게 결합하면서 완성된다.
순차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의인, 직유, 은유 등의 비유를 다양하게 사용하여 대상
(자) 공설 운동장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관중석 상 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부에 철골 구조물을 만드는 공사가 완공되고 1년이 지나
면서 등나무 운동장은 서서히 무주 주민의 사랑을 받는
장소가 되었다. 등나무는 마치 집들이를 하듯 마음껏 잔
치를 벌였고 그 잔치에 주민들을 초대했다. 관중석 바닥
에는 조명도 설치되어 밤이 되면 등나무들이 은은하게 변
신을 한다. 그리고 본부석의 콘크리트 지붕을 부드러운
막 구조물로 바꾸었고, 거기에 대형화면을 설치했다.

(차) 매년 꽃이 피는 봄이 오면 등나무 운동장은 환상


적으로 변한다. 언젠가 주민들은 이 운동장에서 영화도
감상했다. 그리고 행사나 경기가 없을 때 여기저기서 온
방문객들은 등나무 운동장의 커다란 규모와 아름다운 풍
6. b6 ) (마) 글의 ‘식물이 주인이 되는 집’의 의미를 글쓴
경에 압도되어 감동한다. 거기에는 결과적으로 자연의 힘
이의 건축관과 연관 지어 서술하시오.
이 크게 작용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절제된 건축의 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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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조건> 1997년 어느 날, 나는 무주에 회의를 하러 갔다. 회의


1. 2개의 완결된 문장으로 작성할 것. (글쓴이의 건축관 가 끝나고 점심을 먹던 중 갑자기 무주 군수가 “식사를
1문장, 구절의 의미 1문장) 마치고 우리 같이 공설 운동장에 갑시다.”라고 제안했다.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따라나선 나는 “거기 무슨 일이 있
2. 본문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지 않을 것.
는지요?”라고 물었으나 그는 그냥 가 보면 안다는 식으
3. 어법에 맞게 쓸 것.
로 가볍게 대답했다. 그의 말에 반신반의하며 따라가 본
7. zb 7) 윗글을 읽고 심화 탐구 학습을 위해 제기한 질문 운동장은 별다른 특색을 찾을 수 없이 평범했다.
으로 적절한 것은?
지방 소도시의 조그만 공설 운동장이란 평소에는 한적
공설 운동자에서 열리는 군내 행사에 마을 주민들이 하고 가끔 행사가 있을 때나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참여하지 않았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다만, 무주의 공설 운동장은 초록 잔디를 정성스럽게 키
글쓴이는 등나무를 지탱하는 구조물을 설계할 때 왜 워 넓게 펼쳐 놓은 것과 주변의 자연 경관이 빼어나다는
등나무와 닮은 형태가 되도록 했을까? 점이 특별해 보였다. 그때 군수는 “보여 줄 게 있다.”라
며 그간의 고민을 털어 높았다. 그는 공설 운동장에서 군
글쓴이가 무주에서 10년간 진행한 프로젝트에는 등나
내 행사가 있을 때마다. 주민들을 초대하는데 주민들은
무 운동장 외에 또 무엇이 있을까?
거의 오지 않고 공무원들만 참여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
등나무 운동장이 완성되기 전과 완성되고 난 후, 주민
렸다고 했다. 그래서 주민들에게 공설 운동장에서 행사가
들의 태도는 어떻게 달라졌는가?
있을 때 왜 참석하지 않느냐고 질문을 했는데, 어느 어르
글쓴이가 등나무 운동장을 설계하면서 중요하게 생각 신께서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여보게 군수, 우리가
한 두 가지 요소는 무엇인가? 미쳤나! 군수만 본부석에서 햇볕을 피해 앉아 있고 우리
는 땡볕에 서 있으라고 하는 게 대체 무슨 경우인가, 우
리가 무슨 벌받을 일 있나? 우린 안 가네.”

아닌 게 아니라 햇볕이나 비를 피하는 가림막은 중앙


본부석에만 있고, 운동장 주변의 관중석은 따가운 햇볕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어느 운동장이
든 본부석은 일반 관중석보다 늘 거대하고 압도적이어서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권위와 중심을 상징하는 장소처럼 느껴진다.
(가) 자연이 원하는 집
군수는 모든 공설 운동장에 있는 이 권위주의의 실상을
무주에는 공설 운동장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
파악하고 이를 기꺼이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자 남몰래 무
‘등나무 운동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등나무 운동장을 만
언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가 운동장에서 나에게 보여
든 일은 내가 무주에서 10여 년 동안 한 일 중에서 가장
주겠다고 한 것은 바로 그가 운동장 주변에 심어 놓은
인상 깊고 감동적이며 필자를 많이 가르친 프로젝트이다.
240여 그루의 등나무였다. 그는 등나무를 심어서 관중석
한마디로 말해, 모더니즘 건축이 놓친 자연과 인간의 ‘교
에 자연스러운 그늘을 만들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
감’과 ‘감성’을 내게 일깨워 준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건
다. 그런데 심은 지 1년도 안 된 등나무가 원래 생각한
축은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궁극적으로
것보다. 너무 빨리 자라나는 바람에 서둘러 등나무의 집
시간을 다루는 일이라는 것도 다시 한 번 생각게 한 중요
을 지어 줘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중략>
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나는 그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놀라웠고, 허공에서 허우
그러면 모더니즘 건축에서 우리가 놓쳤다고 하는 자연
적대는 등나무의 순을 보고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은 과연 무엇을 뜻하는가? 그 시작에서부터 건축은 자연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수백 그루의 등나무 줄기는 마치
과 필연적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현대 건축은 자연을 본
살려 달라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것 같았다.
격적으로 대접하지 않고 ‘조경’이라고 하는 부수적인 측
면에서 인공적으로 다루려고 했다. 즉, 모더니즘 건축에
서는 건축이 마치 자연 위에 군림하는 듯했다. 우리가 건 (다) 식물을 닮게 설계하다.
축에서 자연에 관해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모든 건축
나는 대답했다. ‘그래 등나무들아, 내가 너희한테 집을
이 – 설사 도심에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 ‘자연’이라는
지어 주마. 그러면 너희는 근사한 그늘을 만들어 다오.’
큰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연은 시
그러면서 생각한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어떻게 하면
시각각 변화하는 시간을 온전히 표현하는 여러 가지 능력
최대한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
을 지니고 있다. 자연은 그 자체가 변화이자 축적이며 지
는 어떠한 구조물이든지 식물이 초대되는 집이 아니라
속이고 자라나는 것이다.
‘식물이 주인’이 되는 집이 되게끔 배려할 수 있는가 하
는 점이었다. 즉, 완공된 후 구조가 드러나기보다는 오히
(나) 감응 려 등나무들이 마음껏 자라나서 마치 구조물의 주인이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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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것처럼 보여 주고 싶었다. 이 두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과 의지를 철 구조가 떠받쳐 주고 있다. 등나무의 성장하
방법은 식물을 닮게 설계하는 것이었다. 려는 힘과 그것을 떠받치는 철골의 힘은 마치 상대편의
힘을 알아차린다는 듯 서로 감응하고 있다.
나는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스케치를 하고 설계에
들어갔다. 첫째도 둘째도 모두 식물과 같이 만들고자 했
다. 등나무는 여러 줄기가 모여서 타고 오르는 식물이니 8. zb 8 ) 글쓴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건축’과 가장 거리
작은 것들이 합쳐지는 구조를 선택하기로 했다. 그래서 가 먼 것은?
지름 6센티미터짜리 원형 파이프 네 개를 한 다발로 묶
건축과 자연이 필연적 관계임을 안다.
어 큰 줄기가 되게 하고, 그 원형 파이프를 때로는 두
개, 때로는 세 개를 결합해 작은 줄기가 되게 하여 등나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건축을 지향한다.
무가 편안하게 타고 오를 수 있는 가벼운 원호 모양의 구 건축은 변화하는 시간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조물을 만들었다. 건축은 자연과 인간 사이의 교감과 감성을 요구한다.
즉, 구조 자체를 등나무의 구조와 닮게 하려고 원형 파 건축은 자연을 부수적인 요소로 여기지 않고 대접한
이프를 여러 개 결합하였고 등나무가 관중석 방향으로 자 다.
랄 수 있도록 윗부분의 구조를 원호 형태로 만들었다. 시
선과 햇볕의 관계를 고려해 가장 적절한 위치에 원호의
꼭짓점을 정했다. 특히 관중석 제일 뒷줄에 앉는 사람들
의 시선에 장애가 없도록 하는 것은 원호의 꼭짓점을 정
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또 등나무가 자라 9. zb 9 )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면 원호 형태의 파이프가 휘어질 것을 고려하여, 기둥의
위쪽에서 원호 형태의 파이프를 당기며 잡아 주도록 했 군수의 공설운동장의
글쓴이의 설계
다. 그리고 등나무가 구조물을 쉽게 타고 올라가도록 가 제안 ⇒ ⇒ 변화
는 쇠줄로 엮어 주었다. ⓐ ⓑ ⓒ
구조물의 단면을 그리면서 모든 것은 명확해졌다. 나는
ⓐ에서 군수는 글쓴이에게 공설 운동장을 만들 것을
최소의 것으로 최대의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
지시하면서 권위적인 태도를 보여 준다.
었다. 상세한 내용을 모두 정하고 물량까지 계산하는 데
ⓑ에서 글쓴이는 비용을 신경 쓰지 않고 건축물의 완
결린 시간은 서너 시간 정도였는데, 나는 거의 무아지경
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한다.
에 빠져 즐겁게 집중할 수 있었다.
ⓑ에서 글쓴이는 관중의 시선은 배제하고 자연과 닮게
이런 일을 그렇게 순식간에 집중해서 해결할 수 있었던
설계하는 데 힘쓴다.
것은 두 가지 감응이 겹으로 작동해서가 아닌가 싶다. 하
ⓒ에서 건축물과 자연이 감응하며 만들어 내는 아름다
나는 군수가 주민들에게서 얻은 감응이고, 또 다른 하나
움은 방문객의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는 내가 허공을 허우적대는 등나무 순에서 얻은 감응이
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감응하고, 사람과 식물이 서로 ⓒ에서 공설 운동장은 등나무 운동장으로 변화함으로
감응한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 써 화려한 구조물과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 준다.
비로소 등나무 운동장이 태어난 것이다.

(라) 그 후의 등나무 운동장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공설 운동장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관중석 상부에
철골 구조물을 만드는 공사가 완공되고 1년이 지나면서 (가) 그 시작에서부터 건축은 자연과 필연적 관계를 맺
등나무 운동장은 서서히 무주 주민의 사랑을 받는 장소가 고 있음에도, 현대 건축은 자연을 본격적으로 대접하지
되었다. 등나무는 마치 집들이를 하듯 마음껏 잔치를 벌 않고 ‘조경’이라고 하는 부수적인 측면에서 인공적으로
였고 그 잔치에 주민들을 초대했다. <중략> 다루려고 했다. [A]즉, 모더니즘 건축에서는 건축이 마치
자연 위에 군림하는 듯했다. 우리가 건축에서 자연에 관
매년 꽃이 피는 봄이 오면 등나무 운동장은 환상적으로
해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모든 건축이 – 설사 도심에
변한다. 언젠가 주민들은 이 운동장에서 영화도 감상했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 ‘자연’이라는 큰 환경에서 벗어날
다. 그리고 행사나 경기가 없을 때 여기저기서 온 방문객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연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
들은 등나무 운동장의 커다란 규모와 아름다운 풍경에 압
간을 온전히 표현하는 여러 가지 능력을 지니고 있다. 자
도되어 감동한다. 거기에는 결과적으로 자연의 힘이 크게
연은 그 자체가 변화이자 축적이며 지속이고 자라나는 것
작용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절제된 건축의 힘도 작용했
이다.
다. 운동장의 등나무는 철 구조와 서로 만나서 또 다른
구조체를 만들어 냈다. 등나무가 자연스럽게 자라려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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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나) 그는 공설 운동장에서 군내 행사가 있을 때마다 또 다른 구조체를 만들어 냈다. 등나무가 자연스럽게 자


주민들을 초대하는데 주민들은 거의 오지 않고 공무원들 라려는 힘과 의지를 철 구조가 떠받쳐 주고 있다. 등나무
만 참여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그래서 주민 의 성장하려는 힘과 그것을 떠받치는 철골의 힘은 마치
들에게 공설 운동장에서 행사가 있을 때 왜 참석하지 않 상대편의 힘을 알아차린다는 듯 서로 감응하고 있다.
느냐고 질문을 했는데, 어느 어르신께서 이렇게 대답했다
고 한다. “여보게 군수, 우리가 미쳤나! 군수만 본부석에 10.
zb 1 0)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는 것은?
서 햇볕을 피해 앉아 있고 우리는 땡볕에 서 있으라고 하
는 게 대체 무슨 경우인가. 우리가 무슨 벌받을 일 있나? 행사에 공무원만 참여하는 문제는 주민에 있다.
우린 안 가네.” <중략> 글쓴이는 자연의 힘이 압도하는 건축을 지향하고 있
다.
군수는 모든 공설 운동장에 있는 이 권위주의의 실상을
파악하고 이를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자 남몰래 무언가를 원호의 꼭짓점은 관중의 시선만을 고려하여 설계하고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가 운동장에서 나에게 보여 주겠다 있다.
고 한 것은 바로 그가 운동장 주변에 심어 놓은 240여 모더니즘 건축은 자연 위에 군림함으로써 인간의 삶을
그루의 등나무였다. 그는 등나무를 심어서 관중석에 자연 윤택하게 한다.
스러운 그늘을 만들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다. 등나무와 닮게 설계하기 위해 원형 파이프를 묶어 줄
기를 만들고 있다.

(다) 나는 그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놀라웠고, 허공에서


허우적대는 등나무의 순을 보고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
다.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수백 그루의 등나무 줄기는
마치 살려 달라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것 같았다.
11.
zb 1 1) <보기>는 감응에 대한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윗글의 감응에 대해 정리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라) 나는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스케치를 하고 설 것은?
계에 들어갔다. 첫째도 둘째도 모두 식물과 같이 만들고 <보기>
자 했다. 등나무는 여러 줄기가 모여서 타고 오르는 식물
감응(感應) : 어떤 느낌을 받아 마음이 따라 움직임.
이니 작은 것들이 합쳐지는 구조를 선택하기로 했다. 그
래서 지름 6센티미터짜리 원형 파이프 네 개를 한 다발 감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대상을 요구한다.
로 묶어 큰 줄기가 되게 하고, 그 원형 파이프를 때로는 감응의 관계는 한 대상이 다른 대상에게 일방적으로 영향
두 개, 때로는 세 개를 결합해 작은 줄기가 되게 하여 등 력을 행사하는 경우와 또는 쌍방향 상호작용의 경우로 나
나무가 편안하게 타고 오를 수 있는 가벼운 원호 모양의 눌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일정한 결과를 만들어 내
구조물을 만들었다. 며 이런 결과를 향한 움직임을 감응이라 한다.

즉, 구조 자체를 등나무의 구조와 닮게 하려고 원형 파 (나)는 군수와 주민이 쌍방향 상호작용하는 감응이 나
이프를 여러 개 결합하고, 등나무가 관중석 방향으로 자 타나고 있다.
랄 수 있도록 윗부분의 구조를 원호 형태로 만들었다. 시 (나)의 감응을 통해 240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 그늘
선과 햇볕의 관계를 고려해 가장 적절한 위치에 원호의 을 만드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꼭짓점을 정했다. 특히 관중석 제일 뒷줄에 앉는 사람들 (다)는 등나무가 글쓴이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감응
의 시선에 장애가 없도록 하는 것은 원호의 꼭짓점을 정 이 나타나고 있다.
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또 등나무가 자라
(라)는 (다)의 감응의 결과로 등나무를 닮은 구조물을
면 원호 형태의 파이프가 휘어질 것을 고려하여, 기둥의
만들고 있다.
위쪽에서 원호 형태의 파이프를 당기며 잡아주도록 설계
(마)는 철골과 등나무의 쌍방향 상호작용을 하고 있
했다. 그리고 등나무가 구조물을 쉽게 타고 올라가도록
가는 쇠줄로 엮어 주었다. 다.

(마) 매년 꽃이 피는 봄이 오면 등나무 운동장은 환상


적으로 변한다. 언젠가 주민들은 이 운동장에서 영화도
감상했다. 그리고 행사나 경기가 없을 때 여기저기서 온 12.
zb 1 2)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방문객들은 등나무 운동장의 커다란 규모와 아름다운 풍
모더니즘 건축과 등나무 운동장을 비교하여 특징을 설
경에 압도되어 감동한다. [B]거기에는 결과적으로 자연의
명하고 있다.
힘이 크게 작용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절제된 건축의 힘
도 작용했다. 운동장의 등나무는 철 구조와 서로 만나서 글쓴이의 경험에 허구성을 더한 일화를 통해 교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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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전달하고 있다. 이렇게 다소 추상적인 이야기를 섬세하게 이해하려면


등나무 운동장을 만들게 된 원인을 예시를 활용하여 무주의 등나무 운동장에 가 보면 된다. 거기에서는 자연
설명하고 있다. 과 식물만이 할 수 있는 놀라운 일을 볼 수 있다. 그것은
등나무의 모습을 의인화하여 등나무 운동장의 설계원 바로 운동장을 감싸는 등나무들이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리를 설명하고 있다. 그림자 그늘이다. 공설 운동장 관중석을 뒤덮은 등나무
그늘은 그 자리에 앉은 많은 이에게 따가운 볕을 가려 주
등나무 운동장을 만드는 과정을 역순행적으로 제시하
는 것은 물론 봄에는 보라색 등꽃을 피워 이 세상 어느
여 건축관을 보여주고 있다.
곳에서도 체험할 수 없는 빛과 향기를 선사한다. 등나무
그림자와 그늘, 파란 하늘과 초록빛 잔디가 어우러진 풍
경은 우리에게 자연의 위대함을 차분히 알려 준다.

여기에서 ⓐ건축은 등나무의 푸른 풍경이 펼쳐지도록


13.
zb 13) 다음 중 [A]와 [B]를 통해 알 수 있는 글쓴이의 돕는 역할을 한다. 반복되는 단순한 경량 철골로 구축된
생각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구조물은 그 자체가 거창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등나
무가 자라려는 의지를 최대한 실현할 수 있게 지지하고
[A]에서 모더니즘 건축은 자연과 필연적 관계를 맺고
돕는다.
있다.
[A]에서 바람직한 건축이 지닌 자연의 특성은 공간이
바탕이 된다. (나)
[B]에서 건축할 때 더 중요한 힘은 자연의 힘이다.
감응
[B]에서 자연의 힘과 건축의 힘은 감응을 통해 작용
그러면 무주 공설 운동장이 등나무 운동장으로 변신하
한다.
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 과연 공설 운동장에는 무슨 일
[A], [B]에서 등나무 운동장은 시간의 변화보다 공간 이 일어난 것일까.
이 지닌 중요성을 강조한다.
1997년 어느 날, 나는 무주에 회의를 하러 갔다. 회의
가 끝나고 점심을 먹던 중 갑자기 무주 군수가 “식사를
마치고 우리 같이 공설 운동장에 갑시다.” 라고 제안했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다.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따라나선 나는 “거기 무슨 일
이 있는지요?” 라고 물었으나 그는 그냥 가 보면 안다는
(가)
식으로 가볍게 대답했다. 그의 말에 반신반의하며 따라가
자연이 원하는 집 본 운동장은 별다른 특색을 찾을 수 없이 평범했다.
무주에는 공설 운동장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 지방 소도시의 조그만 공설 운동장이란 평소에는 한적
‘등나무 운동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등나무 운동장을 만 하고 가끔 행사가 있을 때나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든 일은 내가 무주에서 10여 년 동안 한 일 중에서 가장 다만, 무주의 공설 운동장은 초록 잔디를 정성스럽게 키
인상 깊고 감동적이며 나를 많이 가르친 프로젝트이다. 워 넓게 펼쳐 놓은 것과 주변의 자연 경관이 빼어나다는
한마디로 말해, 모더니즘 건축이 놓친 자연과 인간의 ‘교 점이 특별해 보였다. 그때 군수는 “보여 줄 게 있다.” 라
감’과 ‘감성’을 내게 일깨워 준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 며 그간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공설 운동장에서 군
건축은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궁극적으 내 행사가 있을 때마다 주민들을 초대하는데 주민들은 거
로 시간을 다루는 일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생각게 한 중 의 오지 않고 공무원들만 참여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
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다고 했다. 그래서 주민들에게 공설 운동장에서 행사가
그러면 모더니즘 건축에서 우리가 놓쳤다고 하는 자연 있을 때 왜 참석하지 않느냐고 질문을 했는데, 어느 어르
은 과연 무엇을 뜻하는가? 그 시작에서부터 건축은 자연 신께서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여보게 군수, 우리가
과 필연적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현대 건축은 자연을 본 미쳤나! 군수만 본부석에서 햇볕을 피해 앉아 있고 우리
격적으로 대접하지 않고 ‘조경’이라고 하는 부수적인 측 는 땡볕에 서 있으라고 하는 게 대체 무슨 경우인가. 우
면에서 인공적으로 다루려고 했다. 즉, 모더니즘 건축에 리가 무슨 벌 받을 일 있나? 우린 안 가네.”
서는 건축이 마치 자연 위에 군림하는 듯했다. 우리가 건 ㉡아닌 게 아니라 햇볕이나 비를 피하는 가림막은 중앙
축에서 자연에 관해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모든 건축 본부석에만 있고, 운동장 주변의 관중석은 따가운 햇볕에
이 - 설사 도심에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 ‘자연’이라는 완전히 노출되어 있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어느 운동장이
큰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연은 시 든 본부석은 일반 관중석보다 늘 거대하고 압도적이어서
시각각 변화하는 시간을 온전히 표현하는 여러 가지 능력 권위와 중심을 상징하는 장소처럼 느껴진다.
을 지니고 있다. 자연은 그 자체가 변화이자 축적이며 지
군수는 모든 공설 운동장에 있는 이 권위주의의 실상을
속이고 자라나는 것이다.
파악하고 이를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자 남몰래 무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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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가 운동장에서 나에게 보여 주겠다 이런 일을 그렇게 순식간에 집중해서 해결할 수 있었던
고 한 것은 바로 그가 운동장 주변에 심어 놓은 240여 것은 두 가지 감응이 겹으로 작동해서가 아닌가 싶다. 하
그루의 등나무였다. 그는 등나무를 심어서 관중석에 자연 나는 군수가 주민들에게서 얻은 감응이고, 또 다른 하나
스러운 그늘을 만들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다. 그런 는 내가 허공을 허우적대는 등나무 순에서 얻은 감응이
데 심은 지 1년도 안 된 등나무가 원래 생각한 것보다 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감응 하고, 사람과 식물이 서로
너무 빨리 자라는 바람에 서둘러 등나무의 집을 지어 줘 감응한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
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중략> 비로소 등나무 운동장이 태어난 것이다.
나는 그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놀라웠고, 허공에서 허우 허공을 허우적대는 등나무가 관중석 쪽으로 손을 내밀
적대는 등나무의 순을 보고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 있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생생하다. 나무가 몸을 뻗어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수백 그루의 등나무 줄기는 마 세상을 향해 자라나는 것을 보는 일은 언제나 행복하다.
치 살려 달라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것 같았다. 그 그늘 밑에 앉아 등꽃 향기를 맡으며 넓은 잔디밭이 펼
쳐진 운동장을 보는 것은 근사한 일이다. 무주 등나무 운
동장 관중석의 제일 뒷줄에서 우리는 향기로운 등꽃의 터
(다)
널을 지나며 꿈 같은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식물을 닮게 설계하다

나는 대답했다. ‘그래 등나무들아. 내가 너희한테 집을


(라)
지어주마. 그러면 너희는 근사한 그늘을 만들어 다오.’ 그
러면서 생각한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어떻게 하면 최 그 후의 등나무 운동장
대한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등나무 운동장 프로젝트에서 건축가가 한 일이라곤 기
어떠한 구조물이든지 식물이 초대되는 집이 아니라 ‘식물 껏 해야 등나무가 자라나는 구조물을 만든 것에 불과하
이 주인’이 되는 집이 되게끔 배려할 수 있는가 하는 점 다. 나머지는 모두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과 서로 긴밀하
이었다. 즉. 완공된 후 구조가 드러나기보다는 오히려 등 게 결합하면서 완성된다.
나무들이 마음껏 자라나서 마치 구조물의 주인이 된 것처
공설 운동장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관중석 상부에
럼 보여주고 싶었다. 이 두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방법은
철골 구조물을 만드는 공사가 완공되고 1년이 지나면서
식물을 닮게 설계하는 것이었다.
등나무 운동장은 서서히 무주 주민의 사랑을 받는 장소가
나는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스케치를 하고 설계에 되었다. ㉤등나무는 마치 집들이를 하듯 마음껏 잔치를
들어갔다. ㉣첫째도 둘째도 모두 식물과 같이 만들고자 벌였고 그 잔치에 주민들을 초대했다. 관중석 바닥에는
했다. 등나무는 여러 줄기가 모여서 타고 오르는 식물이 조명도 설치되어 밤이 되면 등나무들이 은은하게 변신을
니 작은 것들이 합쳐지는 구조를 선택하기로 했다. 그래 한다. 그리고 본부석의 콘크리트 지붕을 부드러운 막 구
서 지름 6센티미터짜리 원형 파이프 네 개를 한 다발로 조물로 바꾸었고, 거기에 대형화면을 설치했다.
묶어 큰 줄기가 되게 하고, 그 원형 파이프를 때로는 두
매년 꽃이 피는 봄이 오면 등나무 운동장은 환상적으로
개, 때로는 세 개를 결합해 작은 줄기가 되게 하여 등나
변한다. 언젠가 주민들은 이 운동장에서 영화도 감상했
무가 편안하게 타고 오를 수 있는 가벼운 원호 모양의 구
다. 그리고 행사나 경기가 없을 때 여기저기서 온 방문객
조물을 만들었다.
들은 등나무 운동장의 커다란 규모와 아름다운 풍경에 압
즉, ㉮ 원형 파이프를 여러 도(壓倒)되어 감동한다. 거기에는 결과적으로 자연의 힘이
개 결합하였고 등나무가 관중석 방향으로 자랄 수 있도록 크게 작용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절제된 건축의 힘도 작
윗부분의 구조를 원호 형태로 만들었다. 시선과 햇볕의 용했다. 운동장의 등나무는 철 구조와 서로 만나서 또 다
관계를 고려해 가장 적절한 위치에 원호의 꼭짓점을 정했 른 구조체를 만들어냈다. 등나무가 자연스럽게 자라려는
다. 특히 관중석 제일 뒷줄에 앉는 사람들의 시선에 장애 힘과 의지를 철 구조가 떠받쳐 주고 있다. 등나무의 성장
가 없도록 하는 것은 원호의 꼭짓점을 정하는 데 매우 중 하려는 힘과 그것을 떠받치는 철골의 힘은 마치 상대편의
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또 등나무가 자라면 원호 형태의 힘을 알아차린다는 듯 서로 감응하고 있다.
파이프가 휘어질 것을 고려하여, 기둥의 위쪽에서 원호
이곳을 찾는 방문객에게 관중석 제일 뒷줄에 올라서서
형태의 파이프를 당기며 잡아 주도록 했다. 그리고 등나
한 쪽 끝에서 한쪽 끝까지 걷기를 권유한다. 거기에서는
무가 구조물을 쉽게 타고 올라가도록 가는 쇠줄로 엮어
우리가 도심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자연의 축복을 받을
주었다.
수 있다. 자연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스스로 늘 그러한 풍
구조물의 단면을 그리면서 모든 것은 명확해졌다. 나는 경을 보여줄 것이고 내년에도 그러할 것이다.
최소의 것으로 최대의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
서울에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 있고 무주에는 등나무
었다. 상세한 내용을 모두 정하고 물량까지 계산하는 데
운동장이 있다.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등나무 운동장이.
걸린 시간은 서너 시간 정도였는데, 나는 거의 무아지경
에 빠져 즐겁게 집중할 수 있었다. - 정기용, ‘등나무 운동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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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등나무 운동장 프로젝트에서 건축가가 한 일이라곤 기


14.
zb 14) 문맥에 맞도록 빈칸 ㉮ 를 채우기에 가장 적절 껏해야 등나무가 자라나는 구조물을 만든 것에 불과하
한 문장은? 다.

가장 아름다운 지지대를 만들어 내려고 구조물은 그 자체가 거창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등


나무가 자라려는 의지를 최대한 실현할 수 있게 지지
모더니즘 건축의 기교에 뒤지지 않으려고
하고 돕는다.
철골이 휘어지거나 부러지지 않게 하려고
구조 자체를 등나무의 구조와 닮게 하려고
무주의 자연 환경을 추상적으로 드러내려고

18.
zb 1 8) 밑줄 친 ㉠~㉤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15.
zb 15) 글쓴이가 비판하는 모더니즘 건축의 특징이 아닌 것은?
것은? ㉠은 건축이란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
자연과 자연,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꾀하지 않는다. 는 일이라는 뜻이다.
모더니즘 건축은 건축이 자연 위에 군림하는 듯하다. ㉡은 무주 주민들이 군내 행사에 초대받았음에도 거의
자연을 본격적으로 대접하지 않고 ‘조경’이라는 부수적 참석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인 측면에서 다룬다. ㉢은 등나무를 의인화하여, 어서 도와 달라는 듯한 느

건축이 자연과 필연적인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모더니 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즘 건축은 자연을 인공적으로만 다루려고 한다. ㉣은 모든 것에 우선해서, 철골 지지대를 살아 있는
모더니즘 건축의 목표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알려 등나무 줄기로 착각할 만큼 식물과 똑같은 모습으로
져 있지만 사실은 궁극적으로 시간을 다루려고 한다. 만들려는 계획이다.
㉤은 완성된 등나무 운동장이 글쓴이의 의도에 맞게
등나무가 건축의 당당한 주인공 역할을 하며 철골 구
조물을 뒤덮어 사람들에게 무성한 그늘을 만들어 주게
되었다는 뜻이다.
16.
zb 16) 윗글의 내용을 옳게 이해한 것은?

등나무 운동장을 조성한 이후 무주 공설 운동장은 폐


지되었다.
글쓴이는 어떻게든 등나무 운동장에 들어갈 공사비를
최대한 줄이려고 했다. 19.
zb 1 9) 윗글에 나타난 ‘감응’의 양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무주 등나무 운동장은 건축가가 심혈을 기울인 화려한 것은?


구조물이 아름다운 경관의 중심 역할을 한다. 윗글에는 사람과 사람, 자연과 사람, 자연과 건축 간의
글쓴이는 평소 자신의 건축관에 공감하여 따르는 무주 세 가지 감응의 양상이 나타나 있다.
군수에게 등나무 운동장이라는 아이디어를 선물했다. 군수가 기존의 무주 공설 운동장에 대한 주민들의 의
등나무 운동장이 큰 규모의 아름다운 풍경을 갖게 된 견을 경청하고 주민들을 위해 대안을 고민하는 것은
것은 자연의 힘보다는 강력하고 빈틈없는 건축의 힘이 사람과 사람 간의 감응에서 비롯되었다.
작용한 덕분이다. 글쓴이가 허공에서 허우적대는 듯한 등나무의 순을 보
며 더 이상 식물이 쓸데없이 버려지지 않도록 등나무
를 위한 집을 짓기로 결심하는 것이 자연과 사람 간의
감응이라고 할 수 있다.
17.
zb 17) (가)의 밑줄 친 ⓐ가 뜻하는 바와 거리가 먼 문장 철골 구조물이 등나무의 자라려는 힘과 의지를 자연스
은? 럽게 떠받쳐 주듯이, 건축이 자연과 서로 조화를 이루
어 자연의 힘이 잘 뻗어나가도록 돕는 것은 자연과 건
등나무가 자연스럽게 자라려는 힘과 의지를 철 구조가
축의 감응으로 볼 수 있다.
떠받쳐 주고 있다.
세 가지 감응의 양상이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에 성공
시선과 햇볕의 관계를 고려해 가장 적절한 위치에 원
할 수 있었던 등나무 운동장 프로젝트는 현대 건축이
호의 꼭짓점을 정했다.
놓치고 있는 자연과 인간의 교감과 감성을 글쓴이에게
그래 등나무들아, 내가 너희한테 집을 지어 주마. 그러
일깨워 주었다.
면 너희는 근사한 그늘을 만들어 다오.

- 9 -
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20.
21.
zb 20) 다음은 글쓴이의 건축관을 계승하여 설계된 도봉
기적의 도서관의 모습이다. <조건>에 맞추어 ‘도봉
기적의 도서관’과 ‘등나무 운동장’의 공통점을 2가지
설명하시오. 열람실과 북카페로 둘러싸인 마당은 좋은 날씨에는 아
이들이 꽃과 흙, 잔디, 돌로 이루어진 자연을 맨발로 밟
<조건>
고 하늘을 보며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글쓴이가 주장한 바람직한 건축관을 참고할 것.
[D]
두 건축물의 공통점을 2가지 찾아 설명할 것.
답지에 (1), (2)로 번호를 매겨서 1가지씩 설명할 것.
(1)과 (2) 서술마다 적절한 ‘도봉 기적의 도서관’ 사진
을 1장 이상 골라 근거로 제시하며 각각 최소 2문장
이상으로 설명할 것. (사진은 기호로 언급함)
올바른 문장형식으로 서술할 것.

[A]

도서관의 한 가운데 제일 높은 곳엔 유리로 된 둥근 하


늘 천장이 있어 건물 1층까지 해가 비치고 지나가는 먹
구름도 보인다.

[A]~[D]의 출처 : ○○뉴스, ‘정말 기적의 연속……, 이런


도서관 보셨나요?’ (2015.9.13..) ⓒ유성호
[E]

작은 마당을 에워싸고 도서관 건물의 3면이 큰 유리로


돼 있어서 바로 옆에서 책을 볼 수 있고, 언제든지 작은
문을 통해 마당으로 나가 책을 읽거나 놀 수 있다.

[B]

무언가 빠진 느낌… 무언가 허전한 기분…


준공 후 사진을 청소 직후 또는 개관하기 전에 찍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중략>
전국의 ‘기적의 도서관’을 사랑하는 친구들이 비록 떨 그런데 기적의 도서관은 매번 같은 생각인데, 사진을
어져 지내도 어깨를 걸고 함께 자라자는 뜻으로 보내 준 담고 난 뒤의 사진을 볼 때면 허전하고 무언가
그림 284장을 타일로 구워 담을 꾸며놓았다. 빼먹은 듯한 느낌이 들곤 하는데 그 원인(?)이 바로
[C] 이곳의 주인이 될 아이들이었습니다.
어서 빨리 개관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주절주절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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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Design | (주)기용건축건축사사무소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가 운동장에서 나에게 보여주겠다


고 한 것은 바로 그가 운동장 주변에 심어놓은 240여 그
Photo | JaeHun Kim
루의 등나무였다. 그는 등나무를 심어서 관중석에 자연스
- 출처 : 블로그 ‘성장/육아일기 Mamma mia~!!’
러운 그늘을 만들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다. 그런데
심은 지 1년도 안 된 등나무가 원래 생각한 것보다 너무
빨리 자라는 바람에 서둘러 등나무의 집을 지어 줘야겠다
고 생각했던 것이다. <중략>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나는 그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놀라웠고, 허공에서 허우


적대는 등나무의 순을 보고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주에는 공설 운동장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수백 그루의 등나무 줄기는 마치
‘등나무 운동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등나무 운동장을 만
살려 달라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것 같았다. <중략>
든 일은 내가 무주에서 10여 년 동안 한 일 중에서 가장
인상 깊고 감동적이며 나를 많이 가르친 프로젝트이다. 나는 대답했다. ‘그래 등나무들아. 내가 너희한테 집을
한마디로 말해, 모더니즘 건축이 놓친 자연과 인간의 ‘교 지어주마. 그러면 너희는 근사한 그늘을 만들어 다오.’ 그
감’과 ‘감성’을 내게 일깨워 준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건 러면서 생각한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어떻게 하면 최
축은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궁극적으로 대한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을 다루는 일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생각게 한 중요 어떠한 구조물이든지 식물이 초대되는 집이 아니라 ‘식물
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 주인’이 되는 집이 되게끔 배려할 수 있는가 하는 점
이었다. 즉, 완공된 후 구조가 드러나기보다는 오히려 등
그러면 모더니즘 건축에서 우리가 놓쳤다고 하는 자연
나무들이 마음껏 자라나서 마치 구조물의 주인이 된 것처
은 과연 무엇을 뜻하는가? 그 시작에서부터 건축은 자연
럼 보여주고 싶었다. 이 두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방법은
과 필연적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현대 건축은 자연을 본
식물을 닮게 설계하는 것이었다.
격적으로 대접하지 않고 ‘조경’이라고 하는 부수적인 측
면에서 인공적으로 다루려고 했다. 즉, 모더니즘 건축에 나는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스케치를 하고 설계에
서는 건축이 마치 자연 위에 군림하는 듯했다. 우리가 건 들어갔다. 첫째도 둘째도 모두 식물과 같이 만들고자 했
축에서 자연에 관해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모든 건축 다. 등나무는 여러 줄기가 모여서 타고 오르는 식물이니
이 - 설사 도심에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 ‘자연’이라는 작은 것들이 합쳐지는 구조를 선택하기로 했다. 그래서
큰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연은 시 지름 6센티미터짜리 원형 파이프 네 개를 한 다발로 묶
시각각 변화하는 시간을 온전히 표현하는 여러 가지 능력 어 큰 줄기가 되게 하고, 그 원형 파이프를 때로는 두
을 지니고 있다. 자연은 그 자체가 변화이자 축적이며 지 개, 때로는 세 개를 결합해 작은 줄기가 되게 하여 등나
속이고 자라나는 것이다. <중략> 무가 편안하게 타고 오를 수 있는 가벼운 원호 모양의 구
조물을 만들었다.
지방 소도시의 조그만 공설 운동장이란 평소에는 한적
하고 가끔 행사가 있을 때나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즉, 구조 자체를 등나무의 구조와 닮게 하려고 원형 파
다만, 무주의 공설 운동장은 초록 잔디를 정성스럽게 키 이프를 여러 개 결합하고, 등나무가 관중석 방향으로 자
워 넓게 펼쳐 놓은 것과 주변의 자연 경관이 빼어나다는 랄 수 있도록 윗부분의 구조를 원호 형태로 만들었다. 시
점이 특별해 보였다. 그때 군수는 “보여 줄 게 있다.” 라 선과 햇볕의 관계를 고려해 가장 적절한 위치에 원호의
며 그간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공설 운동장에서 군 꼭짓점을 정했다. 특히 관중석 제일 뒷줄에 앉는 사람들
내 행사가 있을 때마다 주민들을 초대하는데 주민들은 거 의 시선에 장애가 없도록 하는 것은 원호의 꼭짓점을 정
의 오지 않고 공무원들만 참여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 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또 등나무가 자라
다고 했다. 그래서 주민들에게 공설 운동장에서 행사가 면 원호 형태의 파이프가 휘어질 것을 고려하여, 기둥의
있을 때 왜 참석하지 않느냐고 질문을 했는데, 어느 어르 위쪽에서 원호 형태의 파이프를 당기며 잡아주도록 설계
신께서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여보게 군수, 우리가 했다. 그리고 등나무가 구조물을 쉽게 타고 올라가도록
미쳤나! 군수만 본부석에서 햇볕을 피해 앉아 있고 우리 가는 쇠줄로 엮어 주었다.
는 땡볕에 서 있으라고 하는 게 대체 무슨 경우인가. 우
구조물의 단면을 그리면서 모든 것은 명확해졌다. 나는
리가 무슨 벌 받을 일 있나? 우린 안 가네.”
최소의 것으로 최대의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
아닌 게 아니라 햇볕이나 비를 피하는 가림막은 중앙 었다. 상세한 내용을 모두 정하고 물량까지 계산하는 데
본부석에만 있고, 운동장 주변의 관중석은 따가운 햇볕에 걸린 시간은 서너 시간 정도였는데, 나는 거의 무아지경
완전히 노출되어 있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어느 운동장이 에 빠져 즐겁게 집중할 수 있었다.
든 본부석은 일반 관중석보다 늘 거대하고 압도적이어서
이런 일을 그렇게 순식간에 집중해서 해결할 수 있었던
권위와 중심을 상징하는 장소처럼 느껴진다.
것은 두 가지 감응이 겹으로 작동해서가 아닌가 싶다. 하
군수는 모든 공설 운동장에 있는 이 권위주의의 실상을 나는 군수가 주민들에게서 얻은 감응이고, 또 다른 하나
파악하고 이를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자 남몰래 무언가를 는 내가 허공을 허우적대는 등나무 순에서 얻은 감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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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감응하고, 사람과 식물이 서로 - 주민들이 찾지 않던 곳에서 다양한 주민 참여 행사가


감응한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 열리는 곳으로 변모함.………………………………
비로소 등나무 운동장이 태어난 것이다. <중략>

매년 꽃이 피는 봄이 오면 등나무 운동장은 환상적으로


변한다. 언젠가 주민들은 이 운동장에서 영화도 감상했
다. 그리고 행사나 경기가 없을 때 여기저기서 온 방문객
들은 등나무 운동장의 커다란 규모와 아름다운 풍경에 압 24.
zb 2 3) 다음을 바탕으로 윗글을 이해한 것으로 가장 적
도되어 감동한다. 거기에는 결과적으로 자연의 힘이 크게 절한 것은?
작용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절제된 건축의 힘도 작용했
‘감응(感應)’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느낌을 받아 마음
다. 운동장의 등나무는 철 구조와 서로 만나서 또 다른
이 따라 움직임’이다. 이 글의 문맥에서는 ‘상호 작용’,
구조체를 만들어 냈다. 등나무가 자연스럽게 자라려는 힘
‘공감’, ‘교감’ 등으로 바꿔 표현할 수 있다.
과 의지를 철 구조가 떠받쳐 주고 있다. 등나무의 성장하
려는 힘과 그것을 떠받치는 철골의 힘은 마치 상대편의 자연과 건축물은 전혀 상호 작용을 할 수 없음을 알
힘을 알아차린다는 듯 서로 감응하고 있다. <중략> 수 있다.

서울에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 있고 무주에는 등나무 글쓴이는 자연에서 얻은 감응을 바탕으로 등나무 운동
운동장이 있다.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등나무 운동장이. 장을 설계하였다.
군수가 받은 감응은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나온 결
- 정기용, 「등나무 운동장 이야기」
과라고 할 수 있다.
등나무 운동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로지 자연과의 교
22.
zb 21) 윗글에 대한 이해로 적절한 것은? 감만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글쓴이는 건물을 아름답게 꾸미는 조경에 초점을 맞추 군수는 허공에서 허우적대는 듯한 등나무 순에서 얻은
어 건축물을 설계하고 있다. 감응을 바탕으로 관중석에 그늘을 만들려고 했다.
글쓴이는 건축물을 설계할 때 완공된 후 구조가 잘 드
러나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현대 건축은 건축이 자연과 필연적 관계를 맺고 있다
고 보고 자연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글쓴이는 비용에 신경을 쓰지 않고 건축물의 완성도를
무주에는 공설 운동장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
높이는 데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등나무 운동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등나무 운동장을 만
글쓴이는 바람직한 건축이란 자연이 변화할 모습까지
든 일은 내가 무주에서 10여 년 동안 한 일 중에서 가장
도 고려하여 설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인상 깊고 감동적이며 필자를 많이 가르친 프로젝트이다.
한마디로 말해, 모더니즘 건축이 놓친 자연과 인간의 ‘교
감’과 ‘감성’을 내게 일깨워 준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건
축은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궁극적으로
23.
zb 22) 다음은 ‘등나무 운동장’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시간을 다루는 일이라는 것도 다시 한 번 생각게 한 중요
정리한 것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군수의 제안 그러면 모더니즘 건축에서 우리가 놓쳤다고 하는 자연


- 주민들을 위해 공설 운동장 관중석에 등나무 그늘을 은 과연 무엇을 뜻하는가? 그 시작에서부터 건축은 자연
만들고자 함. …………………………………………… 과 필연적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현대 건축은 자연을 본
격적으로 대접하지 않고 ‘조경’이라고 하는 부수적인 측
글쓴이의 설계
면에서 인공적으로 다루려고 했다. 즉, 모더니즘 건축에
- 등나무가 자연스럽게 타고 오를 수 있는 구조물을 만
서는 건축이 마치 자연 위에 군림하는 듯했다. 우리가 건
들고자 함. ………………………………………………
축에서 자연에 관해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모든 건축
- 구조물의 형태는 등나무의 구조와 닮게 설계함. 이 – 설사 도심에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 ‘자연’이라는
- 구조물의 높이와 각도는 등나무의 성장이 최대치가 큰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연은 시
될 수 있도록 햇볕과 조경의 관계를 고려하였음.… 시각각 변화하는 시간을 온전히 표현하는 여러 가지 능력
을 지니고 있다. 자연은 그 자체가 변화이자 축적이며 지
공설 운동장의 변화 속이고 자라나는 것이다. <중략>

-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아름다운 등나무 운동장으로 아닌 게 아니라 햇볕이나 비를 피하는 가림막은 중앙


변화함.…………………………………………………… 본부석에만 있고, 운동장 주변의 관중석은 따가운 햇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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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완전히 노출되어 있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어느 운동장이 에 빠져 즐겁게 집중할 수 있었다.


든 본부석은 일반 관중석보다 늘 거대하고 압도적이어서
이런 일을 그렇게 순식간에 집중해서 해결할 수 있었던
권위와 중심을 상징하는 장소처럼 느껴진다.
것은 두 가지 감응이 겹으로 작동해서가 아닌가 싶다. 하
군수는 모든 공설 운동장에 있는 이 권위주의의 실상을 나는 군수가 주민들에게서 얻은 감응이고, 또 다른 하나
파악하고 이를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자 남몰래 무언가를 는 내가 허공을 허우적대는 등나무 순에서 얻은 감응이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가 운동장에서 나에게 보여주겠다 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감응 하고, 사람과 식물이 서로
고 한 것은 바로 그가 운동장 주변에 심어놓은 240여 그 감응한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
루의 등나무였다. 그는 등나무를 심어서 관중석에 자연스 비로소 등나무 운동장이 태어난 것이다.
러운 그늘을 만들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다. 그런데
허공을 허우적대는 등나무가 관중석 쪽으로 손을 내밀
심은 지 1년도 안 된 등나무가 원래 생각한 것보다 너무
고 있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생생하다. 나무가 몸을 뻗어
빨리 자라는 바람에 서둘러 등나무의 집을 지어 줘야겠다
세상을 향해 자라나는 것을 보는 일은 언제나 행복하다.
고 생각했던 것이다. <중략>
그 그늘 밑에 앉아 등꽃 향기를 맡으며 넓은 잔디밭이 펼
나는 그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놀라웠고, 허공에서 허우 쳐진 운동장을 보는 것은 근사한 일이다. 무주 등나무 운
적대는 등나무의 순을 보고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장 관중석의 제일 뒷줄에서 우리는 향기로운 등꽃의 터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수백 그루의 등나무 줄기는 마치 널을 지나며 꿈 같은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중략>
살려 달라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것 같았다.
매년 꽃이 피는 봄이 오면 등나무 운동장은 환상적으로
나는 대답했다. ‘그래 등나무들아. 내가 너희한테 집을 변한다. 언젠가 주민들은 이 운동장에서 영화도 감상했
지어주마. 그러면 너희는 근사한 그늘을 만들어 다오.’ 그 다. 그리고 행사나 경기가 없을 때 여기저기서 온 방문객
러면서 생각한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어떻게 하면 최 들은 등나무 운동장의 커다란 규모와 아름다운 풍경에 압
대한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도되어 감동한다. 거기에는 결과적으로 자연의 힘이 크게
어떠한 구조물이든지 Ⓐ식물이 초대되는 집이 아니라 ‘식 작용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절제된 건축의 힘도 작용했
물이 주인’이 되는 집이 되게끔 배려할 수 있는가 하는 다. 운동장의 등나무는 철 구조와 서로 만나서 또 다른
점이었다. 즉. 완공된 후 구조가 드러나기보다는 오히려 구조체를 만들어 냈다. 등나무가 자연스럽게 자라려는 힘
등나무들이 마음껏 자라나서 마치 구조물의 주인이 된 것 과 의지를 철 구조가 떠받쳐 주고 있다. 등나무의 성장하
처럼 보여주고 싶었다. 이 두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방법 려는 힘과 그것을 떠받치는 철골의 힘은 마치 상대편의
은 식물을 닮게 설계하는 것이었다. 힘을 알아차린다는 듯 서로 감응하고 있다.

나는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스케치를 하고 설계에 이곳을 찾는 방문객에게 관중석 제일 뒷줄에 올라서서


들어갔다. 첫째도 둘째도 모두 식물과 같이 만들고자 했 한 쪽 끝에서 한쪽 끝까지 걷기를 권유한다. 거기에서는
다. 등나무는 여러 줄기가 모여서 타고 오르는 식물이니 우리가 도심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자연의 축복을 받을
작은 것들이 합쳐지는 구조를 선택하기로 했다. 그래서 수 있다. 자연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스스로 늘 그러한 풍
지름 6센티미터짜리 원형 파이프 네 개를 한 다발로 묶 경을 보여줄 것이고, 내년에도 그러할 것이다.
어 큰 줄기가 되게 하고, 그 원형 파이프를 때로는 두
서울에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 있고 무주에는 등나무
개, 때로는 세 개를 결합해 작은 줄기가 되게 하여 등나
운동장이 있다.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등나무 운동장이.
무가 편안하게 타고 오를 수 있는 가벼운 원호 모양의 구
조물을 만들었다.

즉, 구조 자체를 등나무의 구조와 닮게 하려고 원형 파


25.
zb 2 4) 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
은?
이프를 여러 개 결합하였고, 등나무가 관중석 방향으로
자랄 수 있도록 윗부분의 구조를 원호 형태로 만들었다. 글쓴이는 등나무 철 구조물이 등나무 본연의 아름다움
시선과 햇볕의 관계를 고려해 가장 적절한 위치에 원 호 을 가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의 꼭짓점을 정했다. 특히 관중석 제일 뒷줄에 앉는 사람 글쓴이는 공사비를 최대한 줄이면서 등나무를 돋보이
들의 시선에 장애가 없도록 하는 것은 원호의 꼭짓점을 게 하는 구조물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또 등나무가 자
글쓴이가 설계에 몰입하게 된 것은 사람과 사람의 감
라면 원호 형태의 파이프가 휘어질 것을 고려하여, 기둥
응, 사람과 식물의 감응에 힘입은 바가 컸다.
의 위쪽에서 원호 형태의 파이프를 당기며 잡아 주도록
글쓴이는 자연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성장하므로 건축
설계했다. 그리고 등나무가 구조물을 쉽게 타고 올라가도
도 자연이라는 큰 환경에서 벗어나 기능성을 추구해야
록 가는 쇠줄로 엮어 주었다.
한다고 보았다.
구조물의 단면을 그리면서 모든 것은 명확해졌다. 나는
글쓴이는 등나무 운동장이 완성되기까지 자연의 힘과
최소의 것으로 최대의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
절제된 건축의 힘이 함께 작용했다고 생각했다.
었다. 상세한 내용을 모두 정하고 물량까지 계산하는 데
걸린 시간은 서너 시간 정도였는데, 나는 거의 무아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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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맞을 것이다. 이처럼 정자는 그 기능부터가 자연과의 교


26.
zb 25) Ⓐ에 대한 설명을 <조건>에 맞춰 서술하시오. 감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었고, 건축 기법 역시 그에 걸
맞게 자연을 존중하는 형식을 띠고 있다. 정자 건축은 전
<조건> 반적으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려는 자세를 견지
1. [‘식물이 ( ㉠ )이/가 되고 인공적인 건축 구조물은 그 한 건축이라 할 수 있다.
식물이 ( ㉡ )을/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글쓴이의
생각이 ( ㉢ )적으로 표현되어 있다.]의 형식으로 서
술할 것. <보기2>

2. ㉠에는 적절한 한 단어를 써 넣을 것. ㉡에는 적절한 ⓐ ‘등나무 철 구조물’과 달리 ‘정자’는 자연을 존중하려
내용을 채워 넣을 것. ㉢에는 적절한 표현 기법을 쓸 는 태도를 놓친 건축물로 볼 수 있겠어.
것. ⓑ ‘정자’와 ‘등나무 철 구조물’은 모두 자연의 아름다움
을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소박한 건축물로 볼 수 있
어.
ⓒ ‘등나무 철 구조물’과 ‘정자’는 모두 자연을 건축물의
부수적인 요소로 간주하는군.
27.
zb 26)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만을 골라 묶은 ⓓ ‘정자’와 ‘등나무 철 구조물’은 모두 자연과의 조화를
것은? 지향한 건축물로 볼 수 있어.

<보기> ⓔ ‘정자’는 개방감이 느껴지는 반면, ‘등나무 철 구조물’


은 폐쇄적인 느낌이 드는 공간이군.
ㄱ. 서로 다른 두 관점을 절충하여 타협안을 제시하고 있
다. ⓐ, ⓑ ⓑ, ⓓ

ㄴ. 비유를 활용하여 대상에 대한 감응(感應)을 드러내고 ⓒ, ⓔ ⓐ, ⓑ, ⓒ


있다. ⓑ, ⓓ, ⓔ
ㄷ. 사물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부정적인 상황을 강조하
고 있다.
ㄹ. 설의적인 표현으로 현실에 대한 화자의 안타까움을
강조하고 있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ㅁ. 글쓴이가 직접 경험한 사례를 들어 주제 의식을 드러
군수는 모든 공설 운동장에 있는 이 권위주의의 실상을
내고 있다.
파악하고 이를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자 남몰래 무언가를
ㄱ, ㄹ ㄴ, ㅁ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가 운동장에서 나에게 보여 주겠다
ㄱ, ㄴ, ㅁ ㄴ, ㄷ, ㅁ 고 한 것은 바로 그가 운동장 주변에 심어 놓은 240여
ㄴ, ㄹ, ㅁ 그루의 등나무였다. 그는 등나무를 심어서 관중석에 자연
스러운 그늘을 만들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다. 그런
데 심은 지 1년도 안 된 등나무가 원래 생각한 것보다
너무 빨리 자라는 바람에 서둘러 등나무의 집을 지어 줘
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중략>

28.
zb 27) 윗글과 <보기1>을 비교하여 이해한 내용으로 적 나는 그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놀라웠고, 허공에서 허우
절한 것을 <보기2>에서 모두 골라 바르게 묶인 것 적대는 등나무의 순을 보고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은?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수백 그루의 등나무 줄기는 마치
살려 달라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것 같았다.
<보기1>
우리의 전통 건축인 ‘정자’는 자연과의 조화와 개방감 나는 대답했다. ‘그래 등나무들아. 내가 너희한테 집을
을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벽이 없고 모두 기둥으로 되 지어주마. 그러면 너희는 근사한 그늘을 만들어 다오.’ 그
어 절제된 건축미를 드러내게 된다. 기둥을 중심으로 건 러면서 생각한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어떻게 하면 최
축하면 땅에 접지하는 지점이 최소화된다는 장점이 있고, 대한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공사비도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 따라서 땅의 모양을 바 어떠한 구조물이든지 식물이 초대되는 집이 아니라 ‘식물
꾸지 않고 대신 기둥의 길이를 조절한다. 나무 기둥이 땅 이 주인’이 되는 집이 되게끔 배려할 수 있는가 하는 점
에 닿는 곳에는 주춧돌을 놓아서 기둥뿌리가 썩는 것을 이었다. 즉, 완공된 후 구조가 드러나기보다는 오히려 등
방지함과 동시에 주춧돌은 자연과 땅이 만나는 중간 매개 나무들이 마음껏 자라나서 마치 구조물의 주인이 된 것처
체 역할을 한다. 요즘 건축물처럼 기둥이 땅을 뚫고 박히 럼 보여주고 싶었다. 이 두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방법은
는 것이 아니라 땅에 살포시 내려 앉았다고 보는 것이 더 식물을 닮게 설계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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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나는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스케치를 하고 설계에 힘을 알아차린다는 듯 서로 감응하고 있다.


들어갔다. 첫째도 둘째도 모두 식물과 같이 만들고자 했
다. 등나무는 여러 줄기가 모여서 타고 오르는 식물이니 29.
zb 2 8)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작은 것들이 합쳐지는 구조를 선택하기로 했다. 그래서
지름 6센티미터짜리 원형 파이프 네 개를 한 다발로 묶 대상을 의인화하여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어 큰 줄기가 되게 하고, 그 원형 파이프를 때로는 두 인물 간 대화를 통해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고 있다.
개, 때로는 세 개를 결합해 작은 줄기가 되게 하여 등나 문답의 형식을 통해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
무가 편안하게 타고 오를 수 있는 가벼운 원호 모양의 구
대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조물을 만들었다.
있다.
구조물의 단면을 그리면서 모든 것은 명확해졌다. 나는 대상에 대한 구체적 경험을 통해 글쓴이가 가치관을
최소의 것으로 최대의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 드러내고 있다.
었다. 상세한 내용을 모두 정하고 물량까지 계산하는 데
걸린 시간은 서너 시간 정도였는데, 나는 거의 무아지경
에 빠져 즐겁게 집중할 수 있었다.

이런 일을 그렇게 순식간에 집중해서 해결할 수 있었던 30.


zb 2 9) <보기>는 윗글을 읽은 후 독자들의 감상이다. 적
것은 두 가지 감응이 겹으로 작동해서가 아닌가 싶다. 하 절하지 않은 것은?
나는 군수가 주민들에게서 얻은 감응이고, 또 다른 하나
<보기>
는 내가 허공을 허우적대는 등나무 순에서 얻은 감응이
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감응하고, 사람과 식물이 서로 갑 : 글을 읽고 자연과 인간, 자연과 건축이 서로 조화를
감응한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 이루는 것이 ‘바람직한 건축’이라고 생각했어.
비로소 등나무 운동장이 태어난 것이다. 을 : 맞아. 글쓴이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건축물과
자연 사이의 감응이 함께 어우러질 때 등나무 운동장
허공을 허우적대는 등나무가 관중석 쪽으로 손을 내밀
같은 훌륭한 건축물이 완성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
고 있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나무가 몸을 뻗어 세상
어.
을 향해 자라나는 것을 보는 일은 언제나 행복하다. 그
그늘 밑에 앉아 보라색 등꽃의 향기를 맡으며 넓은 잔디 병 : 제주도에 가 보니, 경치 좋은 곳에는 꼭 가게들이
밭이 펼쳐 진 운동장을 보는 것은 근사한 일이다. 무주 있더라고, 주변의 자연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건
등나무 운동장 관중석의 제일 뒷줄에서 우리는 향기로운 물들이 정말 보기 안 좋았어.
등의 터널을 지나며 꿈 같은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을 : 나도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중시하는 글쓴이의 관점
에 동의하지만 그래도 인간의 편리를 위한 건축의 기
등나무 운동장 프로젝트에서 건축가가 한 일이라곤 기
능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껏 해야 등나무가 자라나는 구조물을 만든 것에 불과하
다. 나머지는 모두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과 서로 긴밀하 병 : 나는 글을 읽고 글쓴이가 어떤 분인지가 너무 궁금
게 결합하면서 완성된다. 했어. 그래서 그 분이 설계한 다른 건축물도 궁금해
졌어. 아마 공공 건축물을 많이 설계하지 않았을까?
공설 운동장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관중석 상부에
갑 : 응 나도 ‘공공 건축’에 관해 좀 더 알아보고 싶더라.
철골 구조물을 만드는 공사가 완공되고 1년이 지나면서
등나무 운동장은 서서히 무주 주민의 사랑을 받는 장소가 병은 자신이 겪은 경험과 글의 내용을 연관지어 이해
되었다. 등나무는 마치 집들이를 하듯 마음껏 잔치를 벌 하고 있군.
였고 그 잔치에 주민들을 초대했다. 관중석 바닥에는 조 갑과 병은 글의 내용과 관련해 더 알아보고 싶은 내용
명도 설치되어 밤이 되면 등나무들이 은은하게 변신을 한 이 생겼군.
다. 그리고 본부석의 콘크리트 지붕을 부드러운 막 구조 을은 갑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병의 의견에는 차이를
물로 바꾸었고, 거기에 대형 화면을 설치했다. 보이고 있군.
매년 꽃이 피는 봄이 오면 등나무 운동장은 환상적으로 을은 병과의 대화를 통해 글 내용과 관련하여 새롭게
변한다. 언젠가 주민들은 이 운동장에서 영화도 감상했 알게 된 내용이 있군.
다. 그리고 행사나 경기가 없을 때 여기저기서 온 방문객 세 학생의 대화를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으로서의 읽기
들은 등나무 운동장의 커다란 규모와 아름다운 풍경에 압 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군.
도되어 감동한다. 거기에는 결과적으로 자연의 힘이 크게
작용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절제된 건축의 힘도 작용했
다. 운동장의 등나무는 철 구조와 서로 만나서 또 다른
구조체를 만들어 냈다. 등나무가 자연스럽게 자라려는 힘
과 의지를 철 구조가 떠받쳐 주고 있다. 등나무의 성장하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려는 힘과 그것을 떠받치는 철골의 힘은 마치 상대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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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자연이 원하는 집 지방 소도시의 조그만 공설 운동장이란 평소에는 한적


하고 가끔 행사가 있을 때나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무주에는 공설 운동장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
다만, 무주의 공설 운동장은 초록 잔디를 정성스럽게 키
‘등나무 운동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등나무 운동장을 만
워 넓게 펼쳐 놓은 것과 주변의 자연 경관이 빼어나다는
든 일은 내가 무주에서 10여 년 동안 한 일 중에서 가장
점이 특별해 보였다. 그때 군수는 “보여 줄 게 있다.” 라
인상 깊고 감동적이며 나를 많이 가르친 프로젝트이다.
며 그간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공설 운동장에서 군
한마디로 말해, 모더니즘 건축이 놓친 자연과 인간의 ‘교
내 행사가 있을 때마다 주민들을 초대하는데 주민들은 거
감’과 ‘감성’을 내게 일깨워 준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건
의 오지 않고 공무원들만 참여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
축은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궁극적으로
다고 했다. 그래서 주민들에게 공설 운동장에서 행사가
시간을 다루는 일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생각게 한 중요
있을 때 왜 참석하지 않느냐고 질문을 했는데, 어느 어르
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신께서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여보게 군수, 우리가
그러면 모더니즘 건축에서 우리가 놓쳤다고 하는 자연 미쳤나! 군수만 본부석에서 햇볕을 피해 앉아 있고 우리
은 과연 무엇을 뜻하는가? 그 시작에서부터 건축은 자연 는 땡볕에 서 있으라고 하는 게 대체 무슨 경우인가. 우
과 필연적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현대 건축은 자연을 본 리가 무슨 벌 받을 일 있나? 우린 안 가네.”
격적으로 대접하지 않고 ‘조경’이라고 하는 부수적인 측
아닌 게 아니라 햇볕이나 비를 피하는 가림막은 중앙
면에서 인공적으로 다루려고 했다. 즉, 모더니즘 건축에
본부석에만 있고, 운동장 주변의 관중석은 따가운 햇볕에
서는 건축이 마치 자연 위에 군림하는 듯했다. 우리가 건
완전히 노출되어 있었다. 사실 우리나라의 어느 운동장이
축에서 자연에 관해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모든 건축
든 본부석은 일반 관중석보다 늘 거대하고 압도적이어서
이 - 설사 도심에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 ‘자연’이라는
권위와 중심을 상징하는 장소처럼 느껴진다.
큰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연은 시
시각각 변화하는 시간을 온전히 표현하는 여러 가지 능력 군수는 모든 공설 운동장에 있는 이 권위주의의 실상을
을 지니고 있다. 자연은 그 자체가 변화이자 축적이며 지 파악하고 이를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자 남몰래 무언가를
속이고 자라나는 것이다.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가 운동장에서 나에게 보여 주겠다
고 한 것은 바로 그가 운동장 주변에 심어 놓은 240여
이렇게 다소 추상적인 이야기를 섬세하게 이해하려면
그루의 등나무였다. 그는 등나무를 심어서 관중석에 자연
무주의 등나무 운동장에 가 보면 된다. 거기에서는 자연
스러운 그늘을 만들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다. 그런
과 식물만이 할 수 있는 놀라운 일을 볼 수 있다. 그것은
데 심은 지 1년도 안 된 등나무가 원래 생각한 것보다
바로 운동장을 감싸는 등나무들이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너무 빨리 자라는 바람에 서둘러 등나무의 집을 지어 줘
그림자 그늘이다. 공설 운동장 관중석을 뒤덮은 등나무
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중략>
그늘은 그 자리에 앉은 많은 이에게 따가운 볕을 가려 주
는 것은 물론 봄에는 보라색 등꽃을 피워 이 세상 어느 나는 그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놀라웠고, 허공에서 허우
곳에서도 체험할 수 없는 빛과 향기를 선사한다. 등나무 적대는 등나무의 순을 보고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림자와 그늘, 파란 하늘과 초록빛 잔디가 어우러진 풍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수백 그루의 등나무 줄기는 마치
경은 우리에게 자연의 위대함을 차분히 알려 준다. 살려 달라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것 같았다.

여기에서 건축은 등나무의 푸른 풍경이 펼쳐지도록 돕


는 역할을 한다. 반복되는 단순한 경량 철골로 구축된 구
식물을 닮게 설계하다
조물은 그 자체가 거창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등나무
가 자라려는 의지를 최대한 실현할 수 있게 지지하고 돕 나는 대답했다. ‘그래 등나무들아. 내가 너희한테 집을
는다. 지어주마. 그러면 너희는 근사한 그늘을 만들어 다오.’ 그
러면서 생각한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어떻게 하면 최
대한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감응 어떠한 구조물이든지 식물이 초대되는 집이 아니라 ‘식물
이 주인’이 되는 집이 되게끔 배려할 수 있는가 하는 점
그러면 무주 공설 운동장이 등나무 운동장으로 변신하
이었다. 즉. 완공된 후 구조가 드러나기보다는 오히려 등
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 과연 공설 운동장에는 무슨 일
나무들이 마음껏 자라나서 마치 구조물의 주인이 된 것처
이 일어난 것일까.
럼 보여주고 싶었다. 이 두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방법은
1997년 어느 날, 나는 무주에 회의를 하러 갔다. 회의 식물을 닮게 설계하는 것이었다.
가 끝나고 점심을 먹던 중 갑자기 무주 군수가 “식사를
나는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스케치를 하고 설계에
마치고 우리 같이 공설 운동장에 갑시다.” 라고 제안했
들어갔다. 첫째도 둘째도 모두 식물과 같이 만들고자 했
다.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따라나선 나는 “거기 무슨 일
다. 등나무는 여러 줄기가 모여서 타고 오르는 식물이니
이 있는지요?” 라고 물었으나 그는 그냥 가 보면 안다는
작은 것들이 합쳐지는 구조를 선택하기로 했다. 그래서
식으로 가볍게 대답했다. 그의 말에 반신반의하며 따라가
지름 6센티미터짜리 원형 파이프 네 개를 한 다발로 묶
본 운동장은 별다른 특색을 찾을 수 없이 평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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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어 큰 줄기가 되게 하고, 그 원형 파이프를 때로는 두 변한다. 언젠가 주민들은 이 운동장에서 영화도 감상했
개, 때로는 세 개를 결합해 작은 줄기가 되게 하여 등나 다. 그리고 행사나 경기가 없을 때 여기저기서 온 방문객
무가 편안하게 타고 오를 수 있는 가벼운 원호 모양의 구 들은 등나무 운동장의 커다란 규모와 아름다운 풍경에 압
조물을 만들었다. 도되어 감동한다. 거기에는 결과적으로 자연의 힘이 크게
작용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절제된 건축의 힘도 작용했
즉, 구조 자체를 등나무의 구조와 닮게 하려고 원형 파
다. 운동장의 등나무는 철 구조와 서로 만나서 또 다른
이프를 여러 개 결합하였고 등나무가 관중석 방향으로 자
구조체를 만들어냈다. 등나무가 자연스럽게 자라려는 힘
랄 수 있도록 윗부분의 구조를 원호 형태로 만들었다. 시
과 의지를 철 구조가 떠받쳐 주고 있다. 등나무의 성장하
선과 햇볕의 관계를 고려해 가장 적절한 위치에 원호의
려는 힘과 그것을 떠받치는 철골의 힘은 마치 상대편의
꼭짓점을 정했다. 특히 관중석 제일 뒷줄에 앉는 사람들
힘을 알아차린다는 듯 서로 감응하고 있다.
의 시선에 장애가 없도록 하는 것은 원호의 꼭짓점을 정
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또 등나무가 자라 이곳을 찾는 방문객에게 관중석 제일 뒷줄에 올라서서
면 원호 형태의 파이프가 휘어질 것을 고려하여, 기둥의 한 쪽 끝에서 한쪽 끝까지 걷기를 권유한다. 거기에서는
위쪽에서 원호 형태의 파이프를 당기며 잡아 주도록 했 우리가 도심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자연의 축복을 받을
다. 그리고 등나무가 구조물을 쉽게 타고 올라가도록 가 수 있다. 자연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스스로 늘 그러한 풍
는 쇠줄로 엮어 주었다. 경을 보여줄 것이고 내년에도 그러할 것이다.

구조물의 단면을 그리면서 모든 것은 명확해졌다. 나는 서울에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 있고 무주에는 등나무


최소의 것으로 최대의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 운동장이 있다.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등나무 운동장이.
었다. 상세한 내용을 모두 정하고 물량까지 계산하는 데
- 정기용, 「등나무 운동장 이야기」
걸린 시간은 서너 시간 정도였는데, 나는 거의 무아지경
에 빠져 즐겁게 집중할 수 있었다.

이런 일을 그렇게 순식간에 집중해서 해결할 수 있었던


31.
zb 3 0) 윗글의 서술상 특징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것은 두 가지 감응이 겹으로 작동해서가 아닌가 싶다. 하 등나무 운동장의 설계 구조에 대해 묘사의 방식으로
나는 군수가 주민들에게서 얻은 감응이고, 또 다른 하나 설명하고 있다.
는 내가 허공을 허우적대는 등나무 순에서 얻은 감응이 모더니즘 건축의 특징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감응 하고, 사람과 식물이 서로 설명하고 있다.
감응한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
완공 후 등나무들이 자라나 아름다워진 모습을 비유의
비로소 등나무 운동장이 태어난 것이다.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허공을 허우적대는 등나무가 관중석 쪽으로 손을 내밀 등나무 운동장에 대한 글쓴이의 자부심을 다른 대상과
고 있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생생하다. 나무가 몸을 뻗어 견주어 드러내고 있다.
세상을 향해 자라나는 것을 보는 일은 언제나 행복하다.
등나무 운동장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글쓴이가 직
그 그늘 밑에 앉아 등꽃 향기를 맡으며 넓은 잔디밭이 펼
접 경험한 일을 회상하며 서술하고 있다.
쳐진 운동장을 보는 것은 근사한 일이다. 무주 등나무 운
동장 관중석의 제일 뒷줄에서 우리는 향기로운 등꽃의 터
널을 지나며 꿈 같은 풍경 을 즐길 수 있다.

그 후의 등나무 운동장 32.


zb 3 1) 윗글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등나무 운동장 프로젝트에서 건축가가 한 일이라곤 기 글쓴이는 주민이 군수에게 감응한 것에 대하여 감동하
껏 해야 등나무가 자라나는 구조물을 만든 것에 불과하 였다.
다. 나머지는 모두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과 서로 긴밀하 글쓴이는 감응으로 인하여 자신이 설계작업에 몰입할
게 결합하면서 완성된다.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공설 운동장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관중석 상부에 글쓴이는 등나무의 모습에 감응하여 등나무에게 안타
철골 구조물을 만드는 공사가 완공되고 1년이 지나면서 까운 마음을 느꼈다.
등나무 운동장은 서서히 무주 주민의 사랑을 받는 장소가 글쓴이는 자연과의 감응을 체험하고 등나무 운동장을
되었다. 등나무는 마치 집들이를 하듯 마음껏 잔치를 벌 건축하기로 마음 먹었다.
였고 그 잔치에 주민들을 초대했다. 관중석 바닥에는 조
글쓴이는 철 구조물이 등나무를 떠받쳐 주는 것을 둘
명도 설치되어 밤이 되면 등나무들이 은은하게 변신을 한
사이의 감응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 그리고 본부석의 콘크리트 지붕을 부드러운 막 구조
물로 바꾸었고, 거기에 대형화면을 설치했다.

매년 꽃이 피는 봄이 오면 등나무 운동장은 환상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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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그는 “눈의 형태가 다른 것은 분자 레벨에서 어떻게 배


33.
zb 32) 반대말을 연결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열되는가에 달렸다. 자연의 형태를 우리가 계속 연구하는
것은 자연에 인간의 삶을 최적화 할 수 있는 과학이 있기
일반적(一般的) ↔ 특수적(特殊的)
때문이”이라고 말했다.
필연적(必然的) ↔ 우연적(偶然的)
등나무 운동장의 철골 구조물에는 ㉠이 적용되었다고
부수적(附隨的) ↔ 종속적(從屬的)
볼 수 있다.
인공적(人工的) ↔ 자연적(自然的)
등나무 운동장은 ㉡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추상적(抽象的) ↔ 구체적(具體的)
등나무 운동장과 ㉢은 모두 시간성을 고려하여 설계되
었다.
등나무 운동장과 달리 ㉣은 자연보다 건축물이 중심이
된다.
등나무 운동장과 ㉤에는 모두 자연이 형태가 적용되었
다.
34.
zb 33) 윗글과 <보기>를 관련지어 이해한 것으로 적절하
지 않은 것은?

<보기>
첨단 과학기술과 디지털 혁신이 만들어내는 미래에 우
리는 어떤 구조물에서 살게 될까. 지금과는 달라야 한다
고 생각하는 건축가들이 늘고 있다. 설치작가이며 건축가
인 이대송 한양대학교 교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이다. 그
는 건축물과 조형물의 형식을 자연의 형태에서 찾아내려
고 했다.

이 교수는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전략을 ㉠‘배열’이라


고 정의했다. 하지만 인간은 그동안 ‘조립’ 전략을 고수해
왔다. 그가 말하는 ‘배열’이란 원하는 것을 기능적으로 조
합하는 형태이다. 이 교수는 “그간 인간의 건축물과 구조
물들은 기능적인 요소들을 ‘짜 맞추기’ 하는 형태로 발전
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농장이 필요하면 1층에는 농장을
만들고 사무실이 필요하면 2층에 사무실을 만드는 식이
다.

이 교수는 자연이 가진 공간의 풍요로움이 ㉡‘비균질


성’에서 나온다고 봤다. 시간과 바람이 지나가는 것에 따
라 자연 환경에서는 새로운 형태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아침에는 열리고 오후에는 닫히는 구조 혹은 물을


뿌리면 닫히고 마르면 열리는 형태를 가진 구조물을 연구
했다. 결국 전기나 다른 장치 없이 재료 자체로 비가 오
면 닫히고 날이 좋으면 다시 열리는 ㉢지붕을 만들었다.

젓가락 같은 모양의 나무틀을 가지고 50m 갈대밭을


가로지는 ㉣다리도 만들었다. 높이를 갈대 높이와 맞춰
갈대밭 사이를 걷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석양이 지는
각도를 고려해 해가 지는 시간에 정확히 다리 위에 빛이
머물 수 있도록 설계하기도 했다.

자연은 그에게 수많은 영감을 주었다. 수많은 꽃잎이


붙어있는 꽃의 표피 형태를 ㉤교회 건축물로 옮겼다. 머
리를 감고 난 후에 빠지는 머리카락 뭉치의 패턴을 연구
해 구조물로 만드는 작업도 시행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도 연구 과제이다. 눈의 종류가 너


무 많고 형태도 전부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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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에 따라 순차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6) [정답] 글쓴이는 바람직한 건축은 자연과 인간, 자


1) [정답] 연과 건축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
[해설] 글쓴이는 자연을 부수적인 요소로 여기고 ‘조 한다. ‘식물이 주인이 되는 집’은 건축물보다 마
경’을 위한 도구로만 생각하는 것이 현대 건축의 음껏 자란 등나무가 주인공이 되며 식물의 자연
문제라고 지적하며, 자연과 건축이 조화를 이루어 스러운 생장을 억압하지 않는 건축물로 볼 수 있
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무분별하게 산 다.
을 깎아 아파트를 짓는 모습은 이러한 글쓴이의 [해설] 글쓴이는 자연과 건축물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생각과 상반되는 것이다. 것이 바람직한 건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건축
관을 바탕으로 글쓴이는 자연을 부수적 측면에서
2) [정답]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주인처럼 보일 수 있
[해설] 글쓴이는 건축이 ‘시간을 다루는 일’이라고 말 는 ‘식물이 주인이 되는 집’을 만들고자 한다.
하며 건축이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하게 고려해
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건축은 자연이라는 큰 7) [정답]
환경 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그 자연은 시간 [해설] 글을 읽고 제기하는 질문은 글의 내용만으로는
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며 그 과정에서 시간이 남 확인할 수 없고 다른 자료를 살펴보고 답할 수
긴 흔적으로 가지므로, 건축을 할 때에도 이러한 있는 질문이 적절하다. , , , 는 모두 글
자연의 특성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이므로 적절하지
담겨 있는 것이다. 않다.

3) [정답] 8) [정답]
[해설] 사람과 사람 간의 감응은 군수가 기존 운동장 [해설] 글쓴이는 건축이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하게 고
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주민들을 위 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쓴이가 실용적이고 기
해 대안을 고민한 것, 군수의 생각에 글쓴이가 능적인 건축을 지향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놀란 것이며, 자연과 사람 간의 감응은 허공에서
9) [정답]
허우적대는 듯한 등나무의 순을 보며 등나무를
[해설] 공설 운동자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아름다운
위한 집을 지어 주기로 결심한 것을 의미한다.
등나무 운동장으로 변하였고, 주민들이 찾지 않던
건축물과 자연 간의 감응은 등나무의 성장하려는
곳에서 다양한 주민 참여 행사가 열리고 주민들
힘과 그것을 떠받치는 철골 구조물의 힘이 서로
에게 사랑받는 장소로 변모하였다. 즉, ⓒ는 건축
조화를 이룬 것을 의미한다.
물과 자연이 감응하여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이
4) [정답] 방문객들의 감동을 불러일으킨다고 볼 수 있다.
[해설] (가), (나)는 바람직한 건축 사례로서 무주의
10) [정답]
‘등나무 운동장’을 소개하는 부분으로 처음에 해
[해설] (라) 두 번째 문단의 ‘구조 자체를 등나무의 구
당한다. (다), (라), (마), (바), (사)는 ‘등나무 운동
조와 닮게 하려고 원형 파이프를 여러 개 결합하
장’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 등나무 운동장
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설계 과정 등으로 중간 부분이다. (아), (자), (차)
는 등나무 그늘이 완성된 후 공설 운동장에 일어 11) [정답]
나 많은 변화와 등나무 운동장의 가치로 끝 부분 [해설] (나)는 군수가 주민들에게서 얻은 감응으로 군
에 해당된다. 수와 주민이 쌍방향 상호작용을 하는 감응이 나
타났다고 보기 어렵다.
5) [정답]
[해설] 글쓴이는 현대 건축이 자연 위에 군림하 12) [정답]
는 듯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글쓴 [해설]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수백 그루의 등나무
이는 자연은 하나의 생명체와 같이 변화하고 성 줄기는 마치 살려 달라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것
장하므로 이러한 특성을 반영한 건축이 되어야 같았다’와 같이 등나무 줄기의 모습을 사람처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세상 어느 곳에서도 체 표현하고 있다.
험할 수 없는 빛과 향기를 선사한다.’, ‘우리는
향기로운 등꽃의 터널을 지나며 꿈 같은 풍경을 13) [정답]
즐길 수 있다.’ 등에서 시각적 심상과 후각적 심 [해설] [A]에서는 모더니즘 건축은 자연을 부수적인
상을 활용하여 대상을 표현하고 있다. 등나 요소로 여기고 건축이 자연을 군림하는 듯했으며,
무를 활용하여 공설 운동장에 그늘지붕을 만든 건축이 자연과 필연적 관계를 맺고 있음을 고려
과정과 완공 이후에 생겨난 변화를 시간의 흐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B]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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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철로 된 구조물이 등나무의 자라려는 힘과 의지


를 자연스럽게 떠받쳐 주자, 자연과 건축이 서로 21) [정답]
[해설] 글쓴이는 건축과 자연은 필연적인 관계를 맺고
의 힘을 알아차린다는 듯 감응한다는 것으로, 건
있으며, 자연은 하나의 생명체와 같이 변화하고
축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었다고 말하고 있다.
성장하므로 이러한 특성을 반영한 건축이 되어야
14) [정답]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해설] 글쓴이는 여러 줄기가 모여서 타고 오르는 식
22) [정답]
물인 등나무와 같이 작은 것들이 합쳐지는 구조
를 선택했으므로, ㉮에는 ‘구조 자체를 등나무의 [해설] 구조물의 높이와 각도는 관중의 시선과 관중이
받을 햇볕을 고려해서 정했다.
구조와 닮게 하려고’가 들어가는 것이 가장 적절
하다. 23) [정답]
15) [정답] [해설] 글쓴이는 허공에서 허우적대는 듯한 등나무의
순을 보며 등나무를 위한 집을 지어 주기로 결심
[해설] 글쓴이는 건축은 궁극적으로 시간을 다루는 일
한다. 이를 통해 글쓴이가 자연에서 얻은 감응을
이라고 생각하지만, 모더니즘 건축은 이를 고려하
지 않았다. 바탕으로 등나무 운동장을 설계했다고 볼 수 있
다.
16) [정답]
24) [정답]
[해설] 윗글의 ‘하나는 어떻게 하면 최대한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고’를 통해 글쓴이는 [해설] 글쓴이는 건축은 자연이라는 큰 환경 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그 자연은 시간의 흐름에 따
등나무 운동장에 들어갈 공사비를 최대한 줄이려
라 변화하며 그 과정에서 시간이 남긴 흔적을 가
고 했음을 알 수 있다.
지므로, 건축을 할 때에도 이러한 자연의 특성을
17) [정답]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해설] ⓐ는 글쓴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건축으로 건
25) [정답] ‘식물이 주인이 되고 인공적인 건축 구조
축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을 말한다.
글쓴이가 시선과 햇볕의 관계를 고려해 가장 적 물은 그 식물이 돋보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글쓴이의 생각이 비유적으로 표
절한 위치에 원호의 꼭짓점을 정한 것은 모든 사
현되어 있다.
람이 관중석을 잘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과 관
련이 있으며, ⓐ의 자연과 건축의 조화와는 거리 [해설] Ⓐ는 식물의 자연스러운 생장을 억압하지 않는
건축물, 건축 구조의 인공미가 식물 본연의 아름
가 있다.
다움을 가리지 않게 하는 건축물로 볼 수 있다.
18) [정답] 식물이 주인이 되고 인공적인 건축 구조물은 그
[해설] ㉣은 철골 지지대를 식물로 착각할 정도로 똑 식물이 돋보이도록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같은 모습으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중 글쓴이의 생각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심이 되는 구조물을 만들려는 계획으로 볼 수 있
다. 26) [정답]
[해설] ㄴ. ‘허공에서 허우적대는 등나무의 순을 보고
19) [정답] 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허공에서 허우적거
[해설] 글쓴이가 등나무 순을 보고 감응이 이루어져 리는 수백 그루의 등나무 줄기는 마치 살려 달라
등나무를 위한 집을 짓기로 결심한 것은 맞지만, 고 애절하게 호소하는 것 같았다’에서는 비유를
‘더 이상 식물이 쓸데없이 버려지지 않도록’ 하기 활용하여 대상에 대한 감응을 드러내고 있다. ㅁ.
위한 것은 아니다. 등나무 운동장을 만들었던 글쓴이의 경험을 사례
로 들어 주제 의식을 전달하고 있다.
20) [정답] (1) 자연과 인간이 서로 조화를 이룬 건축
물이다. [C]에서 자연 공간 속에서 책을 볼 수 있 27) [정답]
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2) 자연 [해설] <보기1>을 통해 정자는 자연과의 교감을 위해
과 건축물이 서로 조화를 이룬 공간이다. [D]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건축 기법도 그에 걸맞게 자연
도서관의 하늘 천장은 건물 1층까지 해가 비치고 을 존중하는 형식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먹구름도 보이는 것으로 자연과 건축이 조화를 글의 ‘등나무 철 구조물’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길 수 있게 도와주는 건축물이다. ‘정자’와 ‘등나
[해설] 글쓴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건축은 자연을 부 무 철 구조물’은 자연과의 조화를 지향하는 건축
수적인 측면에서 다루지 않고 건축과 자연이 조 물이다. ⓐ 정자와 등나무 철 구조물은 자연을
화를 이루는 것이다. 존중하려는 태도를 담고 있다. ⓒ 정자와 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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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중간고사 대비 2-1.사회적 대화로서의 글 읽기(등나무 운동장 이야기)_천재(박영목)

철 구조물을 자연과 조화를 이룬 건축물이다. ⓔ


‘정자’와 ‘등나무 철 구조물’은 모두 개방감이 느
껴지는 건축물이다.

28) [정답]
[해설] 등나무 운동장 프로젝트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건축에 대한 글쓴이의 가치관을 드러내고 있다.

29) [정답]
[해설] 제시된 대화에서 을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중시하는 글쓴이의 관점에 동의하지만 인간의 편
리를 위한 건축의 기능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을이 병과의 대화를 통해 글의
내용과 관련하여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은 나타나
있지 않다.

30) [정답]
[해설] 모더니즘 건축에 대해 비판하고 있지만, 모
더니즘 건축의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지는 않
았다. 무주 등나무 운동장을 서울의 상암 월
드컵 경기장에 견주어 말하고 있다.

31) [정답]
[해설] 글쓴이는 군수가 주민들에게 감응하여 등나무
로 그늘을 만들겠다고 생각한 것에 대하여 ‘그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놀라웠고’라고 말하며 감응
하고 있으므로 은 적절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32) [정답]
[해설] ‘부수적’은 ‘주된 것이나 기본적인 것에 붙어서
따르는 것’이라는 의미이고, ‘종속적’은 ‘어떤 것
에 딸려 붙어 있는 것’이라는 의미이므로, ‘부수
적’과 ‘종속적’은 반대말로 볼 수 없다.

33) [정답]
[해설] ㉣의 다리는 높이를 갈대 높이와 맞춰 갈대밭
사이를 걷는 느낌을 주고 있으므로 건축물이 중
심이 된다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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