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마스 한국사교과서 (상)

Ⅰ
전근대
한국사의 이해
생각 ▶ 고대 국가 성립 이래 우리 역사는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

열기
1 고대 국가의 지배 체제
2 고대 사회의 종교와 사상
3 고려의 통치 체제와 국제 질서의 변동
4 고려의 사회와 사상
5 조선 시대 세계관의 변화
● 경복궁(서울 종로) 조선 왕조의 정궁인 경복궁은 임진왜 6 양반 신분제 사회와 상품 화폐 경제
란 때 불탄 것을 고종 때 흥선 대원군이 중건하였다. 일제
강점기에 조선 총독부 건물을 짓기 위해 일부 건물을 헐
고 광화문은 다른 곳으로 이전되었다. 최근 경복궁 복원
계획에 따라 점차 옛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
이 주제에서는...
선사 시대부터 19세기 전반까지를 다룬다. 전근대 한국사의
특징적인 사회상을 시대별로 파악하여 전통 사회의 성격을 이해
한다.
활동과마무
리
수행 평가
• ‘북벌’과 ‘북학’에 대한 역할극 대본 만들기
• 조선 후기 사회 변화를 반영한 가상 잡지 만들기
공간의 역사
• 경복궁, 조선 왕조의 정궁
선사 시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한국사 타임캡슐
인류가 출현한 이래 문명은 도구의 발달과 함께 발전해 왔다. 특히 역
사 시대 이전 선사 시대는 도구의 제작 기법에 따라 구석기 시대와 신석
기 시대로 구분한다. 구석기인은 주먹도끼・찍개 등의 뗀석기와 동물의 뼈
나 뿔로 만든 도구를 사용하였고, 열매를 채집하거나 짐승을 사냥하며 생
활하였다. 이들은 무리지어 이동하며 동굴이나 바위 그늘에서 살았고, 강
가에 임시로 막집을 짓고 거주하기도 하였다.
한편, 1만 년 전 무렵부터 기후가 점차 따뜻해지면서 지구의 환경이 오
늘날과 비슷하게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간석기와 토기를 제작, 사용하는
신석기 시대가 시작되었다. 신석기 시대에도 여전히 채집과 사냥이 경제
생활의 중심을 이루었으나, 점차 농경과 목축이 시작되어 스스로 식량을
찍개 주먹도끼 슴베찌르개 생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신석기인은 주로 강가나 바닷가에 마을을 이
(경기 연천) (경기 연천) (단양 수양개)
루어 정착 생활을 하였고, 몇몇 씨족이 모여 부족을 이루며 공동체 생활
빗살무늬 토기(서울 암사동)

을 하였다.
신석기 시대를 대표하는 토
기로 곡식을 저장하거나 조
리하는 데 사용되었다.
▼ 신석기인의 생활 모습 상상도 신석기 시대에 정착 생활이 이루지면서 농경과 목축이

갈돌과 갈판 (국립중앙박물관) 시작되었다.
신석기 시대 사용된 간석
기로 나무 열매나 곡물
의 껍질을 벗기거나 가
루로 만드는 도구이다.
10 Ⅰ. 전근대 한국사의 이해
청동기 시대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
인류가 처음 금속기의 재료로 사용한 것은 구리에 주석과 아연을 섞어

만든 청동기였다. 대표적인 청동기로는 비파형 동검이 있으며, 이와 함께
간석기로 만든 검과 화살촉 등이 사용되었다. 또한, 청동기 문화가 발달
하면서 세형 동검과 청동으로 만든 창, 화살촉, 도끼, 끌 등이 만들어지
고, 청동 방울과 거울 등이 제사 용구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농기구를 비
롯한 생활 도구는 여전히 돌이나 나무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었다.
청동기 시대에는 신석기 시대와 마찬가지로 수렵과 어로, 채집으로 식 청동기 시대 유물(부여 송국리) 비파형 동검, 돌화살
촉, 돌칼, 장신구 등이다.
량을 구하였으나 경제생활의 중심은 농업이었다. 보리, 밀, 콩, 기장, 조,
수수 등을 재배하였고, 한반도 일부 지역에서 벼농사가 시작되었다. 이처
럼 농업 생산력이 늘면서 사회 구조도 변화하여 빈부 격차와 계급의 분화
가 발생하였다. 이 시기에 만든 다양한 청동기와 거대한 고인돌 유적 등
은 당시 지배 계급의 권력과 부를 반영하고 있다.
반달 돌칼 청동기 시대 농경용 도구로 주로 곡식 이

삭을 자르는 데 사용되었다.
▼ 청동기 시대 마을 복원 상상도 청동기 시대의 거주지로 방어를 위해 구릉지에

마을을 형성하고 주변에 도랑(환호)과 나무 울타리(목책)를 만들었다.
한국사 타임캡슐 11
1
학습 목표
고대 국가의 연맹체 국가 단계의 지배 체제 특성을 말할

수 있다.
삼국의 지배 체제가 부 체제에서 중앙 집권
체제로 변화하였음을 설명할 수 있다.
지배 체제 통일 신라와 발해의 통치 체제를 비교할 수

있다.
주제 열기 고조선은 청동기 문화를 바탕으로 성립하였다. 고조선을 비롯한 초기 국

가는 대체로 여러 정치 집단이 연합한 연맹체 국가로 출발하였는데, 그중
고구려와 백제, 신라만이 중앙 집권 국가로 발전하였다. 연맹체 국가와 중
앙 집권 국가의 지배 체제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 강화 부근리 고인돌(인천 강화)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 지배층의 무덤이다.

사진과 같은 탁자식 고인돌은 중국 랴오둥 지역과 한반도 서북 지역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시작
시대
1 초기 국가의 성립
기
구석 시작
시대
1- 약
70
년경
만
년
전
신석
기
선
건국
고조선을 비롯한 초기 국가의 지배 체제는 어떠하였을까? 00 고조
80 성립
전
기원 33
년 조선
23 위만
전
기원 4년 멸망
19 선
원 전 고조
기 8년
10
청동기 문화를 바탕으로 고조선이 성립하다 원 전
기
만주와 한반도 지역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구석기 시대부터

이다. 이후 신석기 시대를 거쳐 청동기 시대에 이르러 농업 생산이
크게 늘면서 여러 부족 사이에 인적, 물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경
쟁과 갈등이 잦아졌다.
그 결과 세력이 강한 부족이 약한 부족을 정복하여 통합하는 가
운데 정치적 지배자(군장)가 등장하였다. 이와 같이 군장이 다스리 고조선: 『동국통감』에 전하는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2333년
에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건국하였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는 사회를 군장 사회라고 한다. 의 역사가 중국 못지 않게 오래되었음을 강조하기 위하여 설
정한 건국 연대이다. 여기서 단군왕검은 제사장(단군)과 정
한편, *고조선은 청동기와 농경 문화를 바탕으로 중국 랴오닝(요령)
치적 지배자(왕검)를 아울러 뜻하는 말로 제정일치 사회의
지역에서 여러 군장 사회가 통합되어 성립하였다. 지배자를 일컫는다.
철기 문화를 바탕으로 여러 나라가 성장하다

기원전 5세기경 철기 문화가 유입되기 시작하자 이를 바탕으로
쑹화
만주와 한반도 지역에서 여러 나라가 성립하였다.
강
부여
쑹화강 유역의 평야 지대에서 부여가 성장하였고, 압록강 중류 지 강
백두산 두
만
강
역에서 고구려가 건국되었다. 이후 부여에서 이주한 주몽이 졸본 지 오허 고구려

랴
졸본 국내성
역에서 세력을 키워 고구려의 왕위를 차지하였다(기원전 37). 이 무 강
옥저
압록
렵 한반도 동해안 지역에서 옥저와 동예가 등장하였다. 하지만 옥

강
동
대 낙랑군
저와 동예는 주변 국가의 압박을 받아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다가 동예
동해
고구려에 흡수되었다.
한
강
황해
한편, 고조선 멸망 후 그 유민이 대거 남으로 이주하면서 한반도 마한 진한
금강
중남부 지역에서는 마한, 진한, 변한의 삼한 사회가 성장하였다. 그 변한 낙동강

섬진강
중 마한의 목지국 진왕이 삼한을 대표하여 주변 국가와 교류하였다.
▲ 초기 여러 나라의 분포
▼ 오녀산성(중국 랴오닝성 환런) 고구려가 처음 도읍한 졸본에 있던 왕성이다. 오녀산성은 삼면이 깎
아지른 바위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험준한 산길로만 접근이 가능하다.
1. 고대 국가의 지배 체제 13
고조선이 군장 사회에서 연맹체 국가로 성장하다
고조선은 군장 사회에서 출발하여 이후 여러 정치 집단이 연합하 연맹체 국가: 독립성을 지닌 여러 개의 정치 집단이 연합하
여 이루어진 국가를 말한다.
여 성립한 *연맹체 국가로 발전하였다.
위만: 중국 진・한 교체기에 1천여 명을 이끌고 고조선에
고조선은 기원전 4세기경 왕의 칭호를 사용하고, 부자 상속의 왕 이주하였고, 기원전 194년 준왕을 몰아내고 왕위에 올랐다.
위 계승을 이루었다. 왕 아래 대부, 상, 장군이라는 관직을 두었다.

*위만 집권 후에는 조선상, 니계상 등의 상이 왕과 별도로 자체 사료 읽기 고조선과 부여의 통치 체제
영역과 주민을 다스리며 중앙 정치에 참여하였다. 왕과 상들은 수 연나라가 스스로 높여 왕이라고 칭하고 동쪽으로
침략하려 하자, 조선의 후도 스스로 왕이라 칭하고
시로 회의를 열어 국가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였다.
군사를 일으켜 연을 공격하려고 하였는데, 대부 예
가 간하므로 중지하였다. - 『삼국지』
부여가 연맹체 국가를 이루다 (부여에) 군왕이 있고, 여섯 가축 이름으로 관명
부여 역시 연맹체 국가를 이루었다. 부여 초기에는 나라에 흉년이 을 정했는데, 마가・우가・저가・구가・대사자・사자

가 있다. …… 가들은 별도로 사출도를 주관하였는
들면 왕이 교체되거나 죽임을 당할 정도로 왕권이 약하였다. 하지 데, 큰 곳은 수천 가이며, 작은 곳은 수백 가였다.
만 기원전 1세기 무렵부터 왕권이 강화되어, 왕이 죽으면 많을 때 - 『삼국지』
는 100여 명에 달하는 사람을 함께 묻어 순장할 정도가 되었다. Q 고조선과 부여를 연맹체 국가라고 볼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부여는 왕 아래 가축 이름에서 관직명을 딴 마가, 우가, 저가, 구
가 등을 두었다. 가들은 *사출도를 주관하며 중앙 정치에 참여하였
다. 부여의 왕은 왕성을 직접 통치하며, 여러 가와 협의하여 나라를 사출도: 왕성에서 지방으로 향하는 네 갈래 큰 길을 뜻한다.
가들은 사출도 주변에 위치한 여러 읍락을 다스렸다.
다스렸다.
▲ 금제 허리띠 장식(중국 지린성 출토) 부여 지배층의 말 모양 허리띠 장식이다. 농경과 목축 생활을

하는 부여 사람들이 말과 같은 가축을 중요하게 여겼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삼한이 백제와 신라, 가야로 발전하다

3세기 후반, 한강 유역에서 성장한 백제가 목지국을 누르고 마한
의 대표 세력으로 떠올랐다. 이 무렵 진한 지역에서는 신라가, 변한
지역에서는 가야가 성장하였다.
가야의 여러 나라는 3~4세기에 금관가야를, 5~6세기에는 대가
야를 중심으로 가야 연맹체를 이루어 독립을 유지하였다. 이후 가
야는 백제와 신라의 압박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다가 6세기 중반 신
▲ ‘하부사리리’명 토기(경남 합천 출토, 부산대학교박물관)
라에 흡수되었다.
‘하부사리리(下部思利利)’라는 글자가 있어 대가야가 ‘하부’
를 비롯한 여러 정치 집단으로 구성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지역사
‘쇠나라’로 불리던 금관가야를 만나다 경상남도 김해시
탐방
김해는 금관가야가 자리하고 있던 곳이다. 『삼국유사』「가락국기」에 따르면, 가락국

(금관가야)을 세운 수로왕은 하늘에서 구지봉에 내려온 황금알에서 태어났고, 왕비인
허 왕후는 인도의 아유타국에서 왔다고 한다. 구지봉은 김해시 구산동에 있는 거북이
모양을 닮은 작은 산봉우리이며, 근처에 허 왕후의 것으로 알려진 능이 있다.
낙
또 중국 역사서 『삼국지』에는 김해에 변한 12국 가운데 하나인 구야국(금관가야)이 동 후기 가야 연맹의 맹주
백제 대가야
강 신라
있다고 전한다. 이 나라는 우수한 철을 생산하여 중국의 군현과 주변 지역에 수출하였 고령
덕유산
전기 가야 연맹의 맹주
다. 후에 ‘쇠나라’를 뜻하는 ‘금관국’으로 불렸다.
아라가야
지리산 금관가야
금관가야는 해상 교통의 요지라는 지리적인 이점을 이용하여 중국 군현과 진한, 왜 함안
김해
를 잇는 중계 무역을 통하여 경제적 부를 축적하여 가야 연맹체를 대표하는 나라로 발
전하였다.
한편, 김해시 주촌면 양동리에 금관국의 고분들이 분포하는데, 여기서 중국제 거울
과 유리구슬, 세 발 달린 청동 솥 등이 발견되어 김해가 당시 대외 교역의 중심지였음 ▲ 가야의 여러 나라
을 알 수 있다. 또한, 4~5세기경 금관가야 왕족의 무덤으로 보이는 대성동 고분군에서

도 각종 철제 갑옷과 투구, 마구 그리고 다양한 청동기가 출토되었다.
누리집
•국립김해박물관
•김해시 문화관광
▲ 청동 세발솥(양동리 제322호분 출토,

국립김해박물관)
▼ 대성동 고분군 전경
▲ 철제 갑옷과 투구
(대성동 고분군 출토, 대성동고분박물관)
역량 키우기
개념 Check 아는 용어에 표시해 보자.
고조선 군장 부여 사출도 가야 연맹체
개념 Plus 다음 물음에 답해 보자.

고조선과 부여와 같이 여러 정치 집단이 연합하여 세운 국가를 무엇이라 하는가?
역량 Up 다음 활동을 해 보자.
가야가 중앙 집권 국가로 성장하지 못하고 연맹체 국가 단계에서 멸망한 까닭을 이야기해 보자.
반포
, 율령
2
려
고구 반포
1- 삼국의 지배 체제 변화 37
3
0
신라,율
령
52
삼국이 중앙 집권 국가로 성장하면서 지배 체제는 어떻게 변화하였을까?
연맹체 국가로 출발하다

고구려와 백제, 신라도 여러 개의 정치 집단이 연합한 연맹체 국
가로 출발하였다. 고구려와 백제는 5부, 신라는 6부가 연합하여 국
가를 이루었으며, 부는 삼국의 건국과 발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삼국 초기 연맹체 국가의 왕은 각부 가운데 가장 세력이 강한 부
의 지배자가 맡았다. 부의 지배자는 왕과 별도로 관리를 두고 자신 ▲ 포항 냉수리 신라비(경북 포항) 비문에 새겨진 내용을 통
해 왕과 6부 대표가 모여 나랏일을 의논해 결정하였음을
의 영역과 주민을 다스렸다. 알 수 있다.
이처럼 삼국 초기에는 부가 국가 운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이러한 통치 체제를 부 체제라고 부른다. 사료 읽기 삼국의 회의 제도
(고구려) 감옥이 없고 범죄자가 있으면 제가들이 의논하
회의를 열어 나랏일을 의논하다 여 사형에 처하고, 처자식을 노비로 삼는다. - 『삼국지』
삼국 초기에 왕은 아직 왕권이 강하지 못하여 연맹체 전체를 직 (백제) 호암사에 정사암이 있다. 재상을 뽑으려 할 때
서너 명의 이름을 써서 상자에 넣고 바위 위에 두었다
접 통치할 수 없었다. 따라서 왕은 국가의 중요한 일을 부의 지배자 가 얼마 후 열어 보아 이름 위에 도장이 찍혀 있는 사람
와 협의하여 처리하였다. 을 재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이렇게 불렀다. - 『삼국유사』
그 결과 삼국 초기에 회의 제도가 발달하였다. 고구려에는 제가 회 (신라) 나라에 일이 있으면 반드시 여러 사람과 의논

하여 결정하는데, 이를 화백이라 한다. - 『신당서』
의가 있었고, 백제와 신라의 초기 회의 제도는 후에 정사암 회의와
Q 삼국이 위와 같은 회의 제도가 발달한 까닭은 무엇일까?
화백 회의로 발전하였다.
역사 산책 경주 금관총 출토 세고리자루 큰 칼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1921년 처음 발굴된 금관총에서 화려한 금관이 출토되어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이곳에
서 발굴된 세고리자루 큰 칼의 칼집 끝에는 ‘이사지왕(尒斯智王)’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어
이 칼의 주인이 이사지왕임을 알려 준다.
신라는 혁거세로부터 경순왕까지 56명의 왕이 이어졌지만 사료에는 이사지왕이 등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금관총의 주인공인 이사지왕은 5세기 신라의 왕족이나 귀족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립간 왕호를 사용한 시기에 신라의 왕족 또는 귀족도 스스로를 왕이라 칭하며 국왕
→ 27쪽 참조
의 권력 행사를 견제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 세고리자루 큰 칼
(경주 금관총 출토, 국립중앙박물관)
중앙 집권 국가로 발전하다
고구려는 2세기 후반부터 종래 5부 명칭과 동・서・남・북・중의 방 고구려 5부와 신라 6부의 명칭
위를 가리키는 5부 명칭을 함께 사용하였다. 하지만 4세기 무렵에는 고구려

계루부, 소노부, 절노부, 관노부, 순노부
5부
방위를 가리키는 명칭만 사용하였다. 이는 고구려에서 5부의 독자성
신라
양부, 사량부, 모량부, 본피부, 습비부, 한기부
이 사라지고, 수도의 행정 단위로 개편되었음을 뜻한다. 6부
백제는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후반 사이에 5부를, 신라는 6세기

전반 법흥왕 때 6부를 수도의 행정 단위로 개편하였다. 이에 따라 삼
국의 지배 체제는 종래 부 체제에서 중앙 집권 체제로 바뀌어 갔다.
통치권이 왕을 중심으로 중앙에 집중된 국가 체제
관등 제도를 마련하고 중앙 관제를 정비하다

삼국은 중앙 집권 국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각부의 지배자를 중 삼국의 관등 제도
관등 고구려 백제 신라
앙 관리로 흡수하여 새로운 관등 제도를 마련하였다. 고구려는 대
관리의 등급을 나누어 차등을 둔 제도 1 대대로 좌평 이벌찬
대로 이하 14관등, 백제는 좌평 이하 16관등, 신라는 이벌찬 이하 2 태대형 달솔 이찬
3 울절 은솔 잡찬 자색
17관등을 두었다. 4 태대사자 덕솔
자색
파진찬
5 조의두대형 한솔 대아찬
한편, 고구려는 고위 관리들이 회의에 참석하여 중요한 일을 처
6 대사자 나솔 아찬
리하였는데, 임기 3년의 대대로가 회의를 주재하며 국정을 총괄하 7 대형 장덕 일길찬
비색
8 발위사자 시덕 사찬
였다. 9 상위사자 고덕 비색 급찬
10 소형 계덕 대나마
백제는 6좌평과 22부를 두어 중앙의 행정 업무를 분담하여 처리 11 제형 대덕 나마
청색
하였다. 또한, 신라는 법흥왕 때 상대등을 두어 나랏일을 맡게 하였 12 과절 문독 대사

13 부절 무독 소사
고, 이후 집사부를 비롯한 여러 관서를 정비하여 행정 업무를 분담 14 선인 좌군 청색 길사
황색
15 진무 대오
하여 처리하였다. 16 극우 소오
17 조위
지방 행정 조직을 정비하다
삼국은 활발한 정복 활동을 통하여 영토를 확장하고 새로 정복한 사료 읽기 고구려와 백제의 지방 제도
지역을 지방 행정 단위로 편성하여 중앙 집권 체제를 강화하였다. (고구려) 큰 성에는 녹살(욕살)을 두었는데 (중국
의) 도독에 해당한다. 여러 성에는 처려구(처려근
고구려는 지방을 성과 곡으로 편성하고 여러 성에 욕살, 처려근지
지)를 두었는데 자사에 해당한다. - 『한원』
등의 관리를 파견하였다. 백제는 한동안 전국을 22담로로 나누고
(백제) 도성을 고마라 하고, (지방의) 읍을 담로라
왕족을 파견하여 다스렸다. 사비 시대에 이르러 전국을 5방으로 나 고 하는데 중국의 군현과 같다. 그 나라에 22담로가
사비(충남 부여) 천도 이후 백제 멸망까지의 시기(538~660)
누고, 그 아래 군과 성을 두어 방령 등을 파견하였다. 신라는 지방 있는데 모두 (왕의) 자제와 종족에게 나누어 다스리
게 하였다. - 『양서』
에 주와 군, 그 아래 촌과 성을 두고 군주 등을 파견하였다.
도움 글 | 삼국 시대 지방에 파견된 관리는 행정뿐만 아니라 군
이 밖에도 삼국은 지방의 중요 지역에 특수 행정 구역을 설치하
사에 관한 업무를 함께 수행하였다.
였다. 고구려는 수도를 포함해 3경을 두었고, 신라에는 소경이 여러
개 있었다.
천도
성
평양
3
려
고구 결성
1- 삼국의 발전과 항쟁 42
7
나・제
동맹
성립
43
3 동맹
삼국 간의 항쟁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당
나・
8
64 멸망
백제
66
0 멸망
려
고구
8
66
백제와 고구려가 영토를 확장하다
삼국은 연맹체 국가에서 중앙 집권 국가로 발전한 이후 영토와
고구려의 진출 방향
부여
장수왕 때 남쪽 경계
주민을 확보하기 위하여 치열한 항쟁을 전개하였다. 부여성
3세기 후반에 중앙 집권 국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거란
동부여
백제는 4세기 후반 근초고왕 때 마한의 여러 소국을 정복하고 고구 백두산
후연 광개토 대왕릉비
려 평양성을 공격하여 영토를 크게 넓혔다(371). 국내성
고구려
4세기 무렵에 중앙 집권 국가로 발전한 고구려는 한동안 백제와 서안평
중국 전연의 침략을 받아 위기에 처하였다. 이후 통치 체제를 정비 평양

동예 동해
선비족이 세운 5호 16국 가운데 한 나라
하고 광개토 대왕 때 대외 정복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여 백제로 하슬라
한성 충주 고구려비
부터 한강 이북 지역을 획득하였다(396). 또 신라를 침략한 왜를 물 신라
황해 웅진 금성
리쳐 한반도 남부 지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였다. 백제 가야
탐라 왜
고구려에 대항하여 신라가 백제와 동맹을 맺다
5세기 고구려 장수왕은 중국의 침략에 대비하여 수도를 국내성에 ▲ 고구려의 영토 확장(5세기) 5세기 무렵 고구려 사람들은
서 평양으로 옮기고 남진 정책을 추진하였다. 이에 신라가 백제와 고구려가 천하의 중심이고, 신라와 백제, 부여 등은 자신
남쪽으로 영토와 세력을 확장하는 정책 들에게 조공을 바치는 국가라고 여기는 독자적인 천하관
동맹을 맺어 대항하였다(나・제 동맹). 을 내세웠다.
고구려가 백제의 한성을 공격하여 함락시키자, 백제는 웅진(충남

공주)으로 천도하였다(475). 이후 고구려는 영토 확장을 계속하여
한반도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부여를 완전히 병합하였다.
신라가 한강 유역으로 진출하다

신라는 4세기 후반 내물왕 때 고구려의 도움을 받아 왜를 물리치
고 비약적으로 성장하였다. 6세기 전반 법흥왕 때 중앙 집권 국가
로 발전한 신라는 6세기 중반 진흥왕 때 대외 정복을 활발하게 전
개하였다.
신라 진흥왕과 백제 성왕은 힘을 합하여 고구려로부터 한강 유역
▲ 청동 ‘광개토 대왕’명 호우(경주 호우총 출토, 국립중앙박물
을 빼앗았다. 그러나 신라가 백제를 공격하여 한강 하류 지역을 차 관) 고구려의 청동 그릇으로 밑바닥에 ‘광개토지호태왕(廣
지하자, 성왕은 대가야, 왜와 연합하여 신라의 관산성(충북 옥천)을 開土地好太王)’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어 5세기 신라와
고구려의 관계를 잘 보여 준다.
공격하다 전사하였다. 이후 신라는 대가야를 정복하고 함경도 지역
까지 진출하였다.
나・당 연합군이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다
고구려는 6세기 후반 중국을 통일한 수와 뒤를 이은 당의 계속된 격전지
신라군의 진격로
침략을 막아냈다. 이러한 가운데 백제는 신라의 서쪽 변경을 침략 오골성
대동강~원산만을 경계로
삼국 통일 완수(676)
당군의 진격로
하여 대야성(경남 합천)을 함락시키고 옛 가야 지역을 차지하였다.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의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자 김춘추를 당에 평양성
우산
파견하였다. 당은 고구려를 협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꿔 신라와 회양

매소성 전투
수곡성
(675)
동맹을 맺었다(나・당 동맹). 동해
매소성 수약주
칠중성
황해
백제는 의자왕 즉위 후 빈번한 전쟁과 흉년으로 백성의 생활이 한산주
어려워지면서 정치 혼란이 심해졌다. 이 틈을 타서 나・당 연합군이 임존성(예산)
백제를 공격하여 멸망시켰다(660). 고구려는 정변을 일으켜 집권한 주류성

금성
기벌포
연개소문이 사망하자, 그의 아들 간에 권력 다툼이 치열해졌다. 이
기벌포 전투
(676)
에 나・당 연합군이 고구려를 공격하여 멸망시켰다(668).
탐라
신라가 당을 물리치고 삼국 통일을 완성하다

▲ 나・당 전쟁 신라는 고구려 유민과 힘을 합해 나・당 전쟁
고구려 멸망 후 당이 고구려와 백제의 옛 땅은 물론이고 신라까지 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배하려는 야욕을 드러내자, 신라의 문무왕은 당과 전쟁을 시작하

였다. 신라는 매소성과 기벌포에서 당의 군대를 크게 물리쳤다. 당은
전세가 불리해지자 토번과의 전쟁에 집중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군대
중국 당 때 티베트족이 세운 나라
를 철수하였다. 이로써 신라는 삼국 통일을 완성하였다(676).
신라의 삼국 통일은 민족 형성의 기틀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고구려와 백제 문화를 포용하고 경제력을 늘림으로써 민족
문화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 경주 문무대왕릉(경북 경주) 흔히 대왕암으로 불리는 이곳은 태

종 무열왕을 이어 삼국 통일을 완수한 문무왕의 유해가 뿌려진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역량 키우기
남진 정책 나・제 동맹 나・당 동맹 삼국 통일 나・당 전쟁

군대를 보내 신라에 침입한 왜를 격퇴한 고구려의 왕은 누구인가?
신라의 삼국 통일이 갖는 역사적 의의와 한계에 대해 토론해 보자.
완성
통일
국
정비
4 통일 신라와 발해의 발전
,삼
신라 5소
경
1- 67
68
6
5
신라
, 9주
영 ,발
해
건국
통일 신라와 발해의 통치 체제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대조 지급

8 전
69 ,정
신라
2
72
중앙 관제를 새롭게 정비하다

삼국 통일 후 신라에서는 한동안 무열왕계가 왕위를 계승하였고,
발해
문무왕과 신문왕의 노력으로 진골 귀족을 압도하는 강력한 왕권이 백두산
확립되었다. 이후 신라는 중앙 관제를 새롭게 정비하였다.

먼저 고위 관리를 재상으로 임명하여 국가의 중요한 일을 의논하
고 결정하게 하였다. 그 결과 종래 귀족 세력을 대표하는 상대등을
대신하여 재상 회의를 주재하는 *상재상의 권한이 강화되었다. 중 신라
동해
한주 삭주
앙 행정은 집사부를 중심으로 운영하였고, 위화부, 창부 등 10여 북원경
(원주)
명주
개의 관서가 행정을 나누어 맡았다. 집사부 시중은 국왕의 명령을 중원경
(충주)
웅주 서원경
받아 나라의 행정 업무를 총괄하였다. 황해 (청주)
상주
금성
전주
한편, 혜공왕이 사망한 8세기 말 이후에는 왕권이 약화되어 사회가 양주 (경주)
남원경 강주
(남원) 금관경
무주 (김해)
혼란하고 국왕과 진골 귀족이 필요에 따라 연합하였다. 국왕과 진골 귀
족은 합의를 기초로 나라를 다스렸는데, 이를 귀족 연립 체제라 한다. 5소경
탐라
▲ 신라의 9주 5소경
지방 행정 조직을 재편하다
상재상: 여러 재상 가운데 가장 으뜸의 재상이란 뜻이다. 나
신라는 삼국 통일 후 넓어진 영토와 늘어난 인구를 효율적으로
랏일을 책임지고 맡아 처리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집정자’
관리하기 위하여 지방 행정 조직을 다시 편성하였다. 라고도 불렀다.
전국을 9주로 나누고, 수도 금성이 동남쪽에 치우친 약점을 보완

하기 위하여 5소경을 두었다. 이곳에 진골 귀족을 비롯한 수도의
주민을 옮겨 살게 하여 지방의 정치와 문화 중심지로 삼았다. 또 주
밑에 군과 현을 두어 지방관을 파견하고, 외사정을 두어 지방관을
감시하게 하였다.
그 밖에도 군사 제도를 개편하여 9서당과 *10정을 두었다. 수도 10정: 신문왕 때 지방의 치안을 유지하기 위하여 각 주에
1정씩 군대를 배치하고 한산주에 특별히 2정을 배치하였는
금성을 경비하는 9서당에는 고구려인과 백제인은 물론 말갈인까지 데, 이를 ‘10정’이라고 한다.
포함하여 민족 융합을 꾀하였다. 또한 백제와 고구려의 지배층에게

는 그들의 옛 관등에 견준 신라의 관등을 주었다.
“문무왕 13년(673) 백제인에게 관등을 주었으며 그 관등은 본국(백제)

에서 받았던 관등에 견주었다. 신문왕 6년(686) 고구려인에게 경관
(17관등)을 주었는데 그 본국(고구려)의 관품(관등)에 맞게 헤아려
주었다. ” - 『삼국사기』
조세 수취를 위하여 신라 촌락 문서를 만들다
삼국 통일 후 신라는 농민에 대한 국가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 녹읍: 관리에게 녹봉 대신 일정 지역에서 세금을 거둘 수 있
는 권리를 준 제도이다. 경우에 따라 일부 특산물을 징수하
해 신문왕 때 *녹읍을 폐지하고, 모든 관리에게 곡물로 녹봉을 지 거나 곡물 수송에 필요한 노동력을 징발할 수 있는 권리를
급하였다(689). 하지만 8세기 중반 이후 진골 귀족의 반발과 국가 부여하기도 하였다.
의 재정 궁핍으로 녹읍이 부활되었다(757).

한편, 세금을 정확히 거두려는 목적으로 *신라 촌락 문서를 작성 신라 촌락 문서: 통일 신라 시대 서원경(충북 청주)의 촌을
비롯한 4개 촌의 경제 상황을 기록한 문서로 ‘신라 장적’ 또
하였다. 이 문서를 통하여 신라에서 농민의 경제 사정을 상세하게 는 ‘민정 문서’라고도 한다. 촌락의 인구 수, 소와 말・뽕나
파악하였음을 알 수 있다. 무・잣나무・가래나무의 수, 논과 밭의 면적 등을 3년에 한

번씩 조사하여 상세하게 기록하였다.
신라는 농민에게 집집마다 곡물과 비단 또는 삼베 등을 세금으로
부과하고, 노동력을 동원하였다. 이 밖에도 군이나 현, 촌락 단위로
특산물을 거두었다.
농민들에게 정전을 지급하다

신라의 농민은 대체로 소규모 토지를 소유하였는데, 이마저도 토
질이 나빠서 수확이 많지 않았다. 흉년이 들면 가난한 농민은 고리
대를 빌려 생활하였다. 이를 제때에 갚지 못하면 토지를 팔아 빚을
갚거나 고향을 떠나 떠돌아다녀야 하였다.
신라는 세금 징수의 기반을 확대하기 위하여 농민에게 *정전을 정전: 농민이 농사지어 오던 땅의 소유권을 법으로 인정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실제로 토지를 지급하였다고 보는 견
지급하였다(722). 흉년이 드는 해에는 가난한 농민에게 세금을 깎 해도 있다.
아 주거나 곡물을 나누어 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9세기에 들어 잦

은 재해와 정변으로 농민이 도적이 되거나 떠돌이 생활을 하는 경
우가 늘어났다.
역사 산책 통일 신라의 귀족은 어떻게 살았을까?
통일 신라의 귀족은 국가에서 녹읍 또는 녹봉을 받고, 대규모 토지에서 많은 곡물

을 수확하였다. 특히 재상들은 1년 내내 녹읍으로 지급받은 지역의 백성에게서 곡물
을 거두었으며, 부리는 사람이 3천 명에 이르기도 하였다.
귀족들은 궁핍한 농민에게 곡식을 빌려 주고 고리대로 재산을 늘렸으며, 집 안에
공방(공장)을 두고 다양한 물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거나 외국에 수출하였다.
이러한 방법으로 많은 재산을 축적한 귀족은 *금입택이나 호화로운 별장을 짓고 살
았다. 기와로 지붕을 얹고 숯으로 밥을 지었으며, 날마다 흥겨운 음악에 맞추어 놀았
기 때문에 수도 금성(경주)에는 풍악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 귀족과 귀부인 모습의 토용(경주 용강동 금입택: 금으로 치장한 귀족의 대저택을 가리키는 말이다. 통일 신라 시대 수도 금성에는 수십 채의 금입택이
고분 출토, 국립경주박물관) 있었다고 한다.
발해가 통치 체제를 정비하다
고구려 멸망 후 거란이 당에 반란을 일으킨 틈을 타 대조영이 고 발해의 3성 6부
왕
구려 유민과 말갈족을 이끌고 동모산을 근거지로 발해를 건국하였
다(698). 정당성 선조성 중대성
(상서성) (문하성) (중서성)
발해는 건국 후 한동안 당과 갈등을 빚었으나 문왕 때 관계를 회
복하고, 당의 문물과 제도를 수용하여 통치 체제를 정비하였다. 좌사정 우사정
중앙 행정 기구로는 정당성・선조성・중대성 3성과 충・인・의・지・

충부 인부 의부 지부 예부 신부
(이부) (호부) (예부) (병부) (형부) (공부)
예・신 6부를 두고, 정책을 집행하는 정당성 장관인 대내상이 국가
( )는 당의 관제임.
행정을 총괄하였다. 또한, 9세기 전반 선왕 때 강력한 왕권을 확립 도움 글 | 발해의 중앙 행정 기구는 당의 제도를 모방하였으나
명칭과 운영에서 독자성을 유지하였다.
하고 대외 정복에 나서 최대 영토를 확보하여 해동성국으로 불렸다.
발해는 넓은 영토를 다스리기 위하여 전략 요충지에 5경과 지방 Q 6부의 명칭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행정 중심지나 교통 요지에 15부 62주를 두고 도독과 자사 등을 파

견하였다.
발해가 이원적 사회를 이루다

고구려 유민과 말갈인이 세운 발해 사회는 왕족과 귀족이 지배층
을, 평민과 노비가 피지배층을 이루었다.
발해의 구성원 중 주로 고구려 유민이 지배층을 형성하였다. 말갈
인은 일부가 귀족이 되기도 하였지만, 대부분은 피지배층을 이루어
국가에 세금을 내고 노동력을 제공하였다.
발해는 주요 성과 역, 큰 포구 등 교통 중심지와 농경이 발달한
지역에만 중앙에서 관리를 파견하였다. 지방 행정 말단에 있는 말
갈인 촌락은 말갈 추장인 수령이 자치적으로 다스렸다. ▶ 발해의 청동 부절(연해주 니콜라예프카 성터 출토) ‘좌효
위 장군 섭리계’라고 새겨져 있는 청동으로 만든 부절이
발해에서는 농업이 산업의 중심이었으며, 주로 조・보리・기장 등 다. 부절은 하나의 물건을 둘로 나누어 각기 가지고 있다
잡곡을 재배하였고, 일부 지역에서 벼농사를 짓기도 하였다. 말갈인 가 서로 맞추어 신분의 증거로 삼았던 물건이다. 섭리계
는 말갈계 사람으로, 이 부절의 주인이 말갈계 귀족 출신
은 촌락에 거주하며 농경과 더불어 수렵, 어로 등으로 생활하였다. 임을 알 수 있다.
역량 키우기
개념 Check 아는 용어에 표시해 보자
집사부 9주 5소경 귀족 연립 체제 녹읍 신라 촌락 문서 3성 6부 5경 15부 62주

삼국 통일 후 신라가 농민의 경제 상황을 파악하여 세금을 잘 걷기 위하여 만든 문서는 무엇인가?
통일 신라가 발해와 공존하던 시기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토론해 보자.
동아시아 역사 분쟁,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흑수 말갈
거란
강
중국과 러시아가 인식하는 고구려와 발해 역사 쑹화 회원부
동평부
철리부 안원부
중국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국가 중점 사업으로 ‘동북 공정’ 당 용천부
부여부 상경 안변부
솔빈부
을 추진하여 현재 중국 영토 안에 있는 모든 민족과 그 역사가 오 발해
막힐부 동모산 동경 정리부
늘날의 중국을 구성한다고 규정하였다. 중국 학자들은 이에 근거 현덕부
중경 용원부
허강
장령부 서경 백두산
랴오
하여 고구려와 발해를 고대 중국 지방의 민족이 세운 국가라고 주
남해부 발해의 5경
압록부
장한다. 남경
한편, 발해 영토는 현재 중국뿐만 아니라 연해주를 비롯한 러시

동해
아 영역 일부도 포함하였다. 이에 러시아 학자들은 발해사를 말갈
황해 신라
인의 역사로, 나아가 러시아사의 일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
금성
일본
▲ 발해의 영역과 5경 15부
고구려와 발해 역사를 한국사에 포함하는 근거
중국의 수・당은 고구려와 백제, 신라를 총칭하여 ‘삼한(三韓)’이라 하였다. 『일본서기』에서

도 삼국을 ‘삼한’이라고 표기하였다. 신라 역시 삼국 통일을 ‘일통삼한(一統三韓)’이라 불렀다.
견
고 이는 당시 신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도 고구려가 백제, 신라와 함께 한국사에 속한다고 인
려
식한 사실을 반영한다.
사
고려 태조 왕건은 고구려 계승을 내세워 국호를 고려라 하였다. 또 고려 시대에 삼국의 역
사서를 편찬하였고, 이후 고조선-삼한-삼국-고려로 이어지는 역사 계승 의식이 확립되었다.
◀ 일본에서 발견된 목
간(헤이조쿄 출토) 일
본은 발해에 파견한
사신을 ‘견고려사’라
고 하였다.
▲ 고구려의 연꽃무늬 수막새와 발해의 연꽃무늬 수막새(국립중앙박물관)
한편, 발해는 일본에 사신을 파견하면서 자신의 나라를 ‘고려(고구려)’라 하였고, 일본 역시

발해를 고려라 불렀다. 또 발해 초기 지배층 무덤은 대체로 돌방무덤으로서 고구려 양식을 계
승하였고, 건물터에서 발견된 온돌과 기와 문양도 고구려의 영향을 받았다. 이를 통하여 발해
가 고구려를 계승하였음을 알 수 있다.
1. ‘동북 공정’이 무엇인지 설명해 보자.
2. 제시된 자료를 근거로 중국과 러시아의 역사 인식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비판해 보자.
2
학습 목표
고대 사회의 삼국이 중앙 집권 국가로 성장하면서 불교와

유학을 수용하였음을 말할 수 있다.
통일 신라와 발해에 불교와 유학이 널리 보급되
었음을 설명할 수 있다.
종교와 사상 신라 하대 풍수지리설과 선종이 유행하였음을

설명할 수 있다.
주제 열기 삼국은 중앙 집권 국가로 성장하면서 불교와 유학을 수용하였고, 통일 신

라와 발해도 불교와 유학의 보급에 힘을 쏟았다. 불교와 유학을 비롯한
고대의 종교와 사상은 당시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였을까?
● 석굴암 본존 불상 통일 신라 시대 신라인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한 부처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묘사하고 있다.
수용
, 불교
1
려
고구 수용
2- 삼국의 종교와 사상 37
2
4
백제,불
교
교
공인
38 ,불
불교 수용 이전 삼국의 종교와 사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신라 편찬
7 사』
52 , 『국
신라
5
54
천신 신앙을 내세우며 나라를 다스리다

고조선을 비롯한 초기 국가는 대체로 하늘에서 내려온 신성한 존 사료 읽기 신라의 건국 이야기
재가 나라를 세웠다는 건국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이러한 건국 이 (신라의) 시조는 성이 박이고 이름은 혁거세이다.
…… 고허촌장 소벌공이 양산 기슭을 바라보다가
야기에는 초기 국가의 시조가 하늘의 선택을 받은 사람이라는 선민
나정 근처 숲속에서 말이 울고 있어서 가 보니 문득
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말은 보이지 않고 단지 큰 알만 있는데, 그 속에서
고구려인은 시조 주몽이 천제의 자손이며, 물의 신 하백의 외손이 어린아이가 나와 거두어 길렀다. 나이가 10여 세에
하늘의 임금 이르자 영리하고 지혜로우며 어른스러웠다. 6부 사
라고 주장하여 고구려가 천손국임을 내세웠다. 또 알에서 태어났다
하늘의 자손이 세운 나라 람이 출생이 신비하고 기이하여 …… 그를 임금으로
고 하는 신라의 시조 혁거세는 밝은 빛으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 세웠다. - 『삼국사기』
인 불구내라고도 불렸다. 이는 신라인이 혁거세를 천신으로 인식하

하늘의 신 신라의 왕호 변천과 의미
였음을 보여 준다. 가야인 역시 시조 수로를 천신의 자손으로 인식 거서간 차차웅 이사금 마립간
귀인 무당 연장자 대수장
하였다.
부여 등 초기 국가의 군장이나 왕은 대체로 군주와 제사장을 겸
하여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천 행사 등을 주관하였다. 신라의 왕
호 가운데 차차웅은 무당을 뜻하는데, 이는 한때 신라에서 이들이
사료 읽기 부여의 제천 행사
왕의 역할을 하였음을 알려 준다.
은력 정월(12월)에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나라에서
한편, 고구려는 해마다 10월에 동맹이라는 제천 행사를 열었다. 대회를 열어 연일 마시고 먹고 노래하고 춤추는데, 영
여기서 고구려의 건국 이야기를 재현하는 행사를 통하여 왕의 권위 고라고 한다. 이때 재판을 열어 죄수를 풀어 주었다.
- 『삼국지』
를 높이고 5부 구성원 사이의 유대를 강화하였다. 백제와 신라에서
Q 초기 국가의 제천 행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도 하늘의 자손인 시조에 대한 제사를 통하여 연맹체 국가의 통합
을 추구하였다.
역사 산책 ‘수혈제’는 고구려 건국 이야기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고구려는 해마다 10월에 ‘동맹’이라는 제천 행사를 열었는데, 이

지안(집안)
기간 동안 국동대혈에서 물의 신 하백의 딸(농경의 신)을 맞이하여
제사를 지냈다. 이것을 ‘수혈제’라고 한다. 이는 물의 신 하백의 딸이
햇빛을 받아 임신한 후 주몽을 낳았다는 고구려의 건국 이야기를 제
사 의식으로 재현한 것이다.
고구려 왕은 건국 이야기를 재현한 수혈제와 제천 행사인 동맹을
주관하여 왕실의 권위를 높이고 5부 연맹체의 통합을 강화하였다.
◀ 고구려 국동대혈(중국 지린성 지안) 국내성 동쪽에 있는 큰 동굴로,

고구려의 수혈제와 관련된 유적으로 추정된다.
2. 고대 사회의 종교와 사상 27
불교를 받아들여 왕권을 뒷받침하다
삼국이 연맹체 국가를 벗어나 중앙 집권 국가로 성장해 갈 무렵
천신 신앙만으로는 발전된 사회를 이끌어 가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삼국은 불교를 받아들여 국왕의 권위를 뒷받침하고 사회의 정신적
통합을 꾀하였다.
삼국 시대의 불교는 전래 초기부터 왕실과 밀착하여 국가 불교의
성격이 강하였다. 이러한 흐름은 신라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
다. 진흥왕은 불법으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전륜성왕을 자처하였고,
부처의 말씀이나 가르침
진평왕은 ‘왕이 곧 부처’라는 *왕즉불 사상을 내세워 신라 왕실의
신성함을 강조하였다.
당시 승려는 최고 지식인으로서 국왕에게 정치적으로 조언을 하 ▲ 경주 이차돈 순교비(국립경주박물관) 이차돈은 신라 법흥
왕 때 불교 수용에 반발하는 귀족들을 무마하는 과정에서
고, 외교 문서 등을 작성하는 일을 하였다. 또 왕실과 나라의 안녕 순교하였다.
을 기원하는 각종 법회 등을 주관하였다. 신라에서는 승려가 화랑
도의 낭도들을 교육하는 역할도 하였다.
삼국 시대에는 모든 생명은 삶이 반복된다는 윤회 사상과 현세의 왕즉불 사상: 진평왕은 왕과 부처는 하나임을 강조하기 위
해 자신의 이름을 석가모니의 아버지 이름을 따 ‘백정’이라
지위가 전생에서 쌓은 업이라는 업보 사상도 널리 퍼졌다. 이러한 하고, 왕비도 석가모니 어머니의 이름을 따 ‘마야 부인’이
자신이 행한 선악의 결과
라 하였다.
사상은 당시 사람들의 가치관과 윤리 의식 함양에 기여하였다.
불로장생을 꿈꾸는 신선 사상이 유행하다

도교는 중국 고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여러 민간 신앙과 신선 사상
신선을 숭배하는 사상
에 도가 사상이 결합하여 형성된 종교이다.
노자와 장자의 철학 사상
고구려 고분 벽화에는 다양한 신선의 모습과 죽은 사람의 사후 봉황 모양의
손잡이
세계를 지켜 주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를 그린 사신도 등이 있
다. 이러한 고분 벽화를 통하여 고구려에 일찍이 도교와 관련된 신 산봉우리와 신선,
바위와 나무, 신선
선 사상이 전해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7세기 중엽에 정변으로 집 5명의 악사로 사상
장식한 뚜껑
권한 연개소문은 자신의 정권 기반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당으로부
터 도교를 받아들이고 불교를 억압하였다. 그는 불교 사찰을 빼앗
아 도관을 설치하고 도사들을 우대하였다. 연꽃과 동물로 불교
도교의 사원
장식한 그릇 사상
한편, 백제에서도 불로장생을 추구하는 신선 사상이 유행하였다.
늙지 않고 오래 삶
특히 백제 금동 대향로와 산수무늬 벽돌에는 신선 사상이 잘 표현
되어 있다. 또한, 신라에서도 화랑도를 중심으로 산신 숭배와 결합
된 신선 사상이 확산되었다. 한 마리 용 모양의
그릇받침
▶ 백제 금동 대향로(국립부여박물관) 충남 부여 능산리 고분 근처의

절터에서 발견되었다.
유학을 받아들여 통치 이념으로 삼다
삼국에서는 주로 한자를 사용하였다. 또 한자로 표기하기 어려운 사료 읽기 고구려의 경당
말은 한자의 음과 뜻을 따서 만든 이두와 향찰로 표현하였다. 이두 (고구려) 사람들은 학문을 좋아하였다. 외딴 마을
는 일찍이 고구려에서 널리 사용하였고, 신라에서 더욱 발전하였다. 의 허름한 집에 사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부지런히

(학문에) 힘썼다. 거리마다 모두 건물을 짓고, 이를
삼국은 한자 문화를 바탕으로 충・효의 가치를 중시하는 유학을 경당이라고 부른다. 아직 혼인하지 않은 자제들이
수용하여 통치 이념으로 삼았다. 먼저 고구려는 소수림왕 때 태학 (여기에) 함께 모여 경전을 읽고 활쏘기를 익혔다.
- 『신당서』
을 설치하여 귀족 자제에게 유학을 가르쳤고(372), 지방에 경당을
도움 글 | 경당은 고구려의 교육 기관으로 유교 경전, 역사서, 문
두어 평민 자제에게 독서와 활쏘기를 익히도록 하였다. 또 백제는
학 작품, 활쏘기 등 학문과 무예를 함께 가르쳤다.
일찍이 한학에 밝은 5경박사를 두고, 태학에서 귀족 자제에게 유학
을 가르쳤다.
한편, 신라의 진흥왕 순수비에는 『서경』과 『논어』를 인용한 구절이
있다. 또 임신서기석에는 신라의 두 청년이 유학 경전을 공부하겠
다고 맹세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를 통하여 통일 이전 신라에서
도 유학이 널리 보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역사서를 편찬하다
삼국은 중앙 집권 국가로 성장해 가면서 유교 통치 이념에 바탕
을 둔 여러 역사서를 편찬하였다.
고구려는 일찍이 『유기』를 편찬하였고, 이후 이문진이 그것을 간
추려서 『신집』 다섯 권을 펴냈다. 백제는 박사 고흥이 『서기』를 편찬
하였다. 신라는 거칠부가 『국사』를 편찬하였다.
신라의 이사부는 “나라의 역사는 임금과 신하의 선악을 기록하여
▲ 임신서기석(국립경주박물관) 두 사람이 3년 동안 함께 유
잘잘못을 만대에 보이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국사』의 편찬을 건 학을 공부하고, 그것을 몸소 실천하며, 『시경』과 『상서』,
의하였다. 이를 통하여 삼국의 역사서가 유교 이념에 따라 왕실의 『예기』, 『춘추전』 등을 차례로 습득하기를 맹세한 내용이
새겨져 있다.
존엄성을 내세우고 국가의 권위를 높이는 내용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역량 키우기
동맹 왕즉불 사상 신선 사상 태학 임신서기석

신선 사상과 관련된 삼국의 문화유산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삼국에서 불교가 왕실을 중심으로 수용된 까닭을 설명해 보자.
고구려인은 고분 벽화에 무엇을 그렸을까?
고구려인은 굴식 돌방무덤을 만들고 무덤 안 천장과 벽면에 벽화를

그렸다. 초기 고구려 지배층은 살아서의 신분과 지위를 죽어서도
계속 누리려는 생각에서 시종과 노비, 여러 가지 물건 등을
무덤에 함께 묻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덤 안
의 벽면과 천장에 살아 있을 때의 영광스러운 생활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장식하였다.
◀ 고구려 굴식 돌방무덤 내부 모습(덕흥리 고분)
불교가 전해진 후에는 불교적 내세관을 고분 벽화의

소재로 삼았다. 이를 반영한 고분 벽화에는 부처에게
예불하는 모습, 무덤 주인이 승려를 접대하는 모
습, 연꽃에서 부부가 환생하는 모습, 다양한 연
꽃무늬 등이 그려져 있다. 또 도교가 전해진
후에는 무덤을 죽은 사람의 안식처로 인식하
고, 이곳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서 사신을 주
로 그렸다. 여기서 사신은 청룡, 백호, 주작,
현무로 동・서・남・북의 네 방향을 지키는
상상 속 신령한 동물이다.
▶ 「묘주도」(안악 3호분)
▲ 「예불도」(장천 1호분) ▲ 연꽃무늬 천장(덕화리 1호분) ▲ 「현무도」(강서대묘)
1. 고구려인이 무덤에 벽화를 그린 까닭을 말해 보자.
2. 고구려인이 고분에 그린 벽화의 내용이 시기별로 달라진 까닭을 설명해 보자.
설치
학 시작
2
,국
라 축조
통일 신라와 발해의 불교와 유학

신
국사
2- 68
75
2
1
신라
,불
,독
서삼품
과
공
실시
과
합격
원효와 의상은 불교 발전에 어떤 기여를 하였을까? 신라 빈
78
8 당의
치원,
최
4
87
불교 교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다

삼국 통일 후 신라에서는 승려들이 중국 또는 인도까지 가서 새
로운 불교 사상을 배워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불교 교리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신라의 불교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승려는 원효와 의상이다.
원효는 마음이 모든 것의 근거이고 바탕이며,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일심(一心) 사상을 중시하고, *화쟁 사상을 내세
워 당시 불교 교리 해석을 둘러싼 여러 종파 간 대립을 해소하려 하
였다. 또한, 『십문화쟁론』 등의 불교 관련 책을 저술하여 중국, 인
도, 일본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 원효와 의상(일본 교토 고잔사) 왼쪽이 원효, 오른쪽이 의
상의 초상이다.
의상은 당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화엄 사상을 강조하였다. 본질적
인 면에서 현상 세계의 모든 대립물은 차별이 없다고 보는 화엄의
화쟁 사상: 화쟁은 여러 불교 종파 간에 교리를 둘러싼 대립
세계관을 집약한 의상의 사상은 통일 직후 신라 사회의 통합에 기 과 논쟁을 그치게 하여 화해하게 한다는 뜻이다.
여하였다.
불교가 대중에게 널리 퍼지다

삼국 시대에 불교는 주로 왕실과 귀족을 중심으로 받아들여졌다. 나무아미타불: 서방 극락정토의 아미타 부처에게 귀의한다
는 뜻이다.
그러나 통일 이후에 이르러 불교가 왕실과 귀족뿐만 아니라 민간에
까지 퍼져 뿌리를 내렸다.
불교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한 승려가 원효이다. 원효는 각지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나무아미타불’을 외우면 누구나 아미타 부
처가 사는 극락정토에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아미타 정토 신앙을
보급하였다. 그 결과 신라 사회에 불교가 널리 확산되었다.
한편, 이 무렵 관세음보살의 자비로움으로 현실 세계에서 겪는 고
통과 어려움에서 구원받고자 하는 관음 신앙과 미륵불이 나타나 세
상을 구원하기를 바라는 미륵 신앙도 민간에 널리 퍼졌다.
▶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 좌상(경북 경산) 통일 신라 시대에 만들

어진 불상이다. 머리 위에 마치 갓을 쓴 듯이 돌이 올려 있어 갓바위
부처님으로 더 알려져 있다.
국학을 설치하고 독서삼품과를 실시하다
통일 신라 시대에 불교가 지배적인 종교로 자리 잡았으나, 강력한 사료 읽기 독서삼품과
왕권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치 이념으로 유학이 강조되었다. (국학의) 여러 학생이 글을 읽어 3등급으로 벼슬길

에 나갔는데, 『춘추좌씨전』 또는 『예기』나 『문선』을 읽
신문왕은 유학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보급하기 위해 국학을 설
어 그 뜻을 통달하고 아울러 『논어』와 『효경』에도 밝
치하였다(682). 원성왕은 국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유교 경전의 이 은 자를 ‘상’으로 하였고, 『곡례』와 『논어』, 『효경』을 읽
해 수준에 따라 등급을 나누어 관리로 채용하는 독서삼품과를 실시 은 자를 ‘중’으로 하였으며, 『곡례』와 『효경』을 읽은 자
를 ‘하’로 하였다. 만약 오경과 삼사와 제자백가의 책
하였다(788). 에 아울러 통달하는 자는 등급을 넘어 발탁하였다.
그러나 9세기 이후 진골 귀족이 관리를 추천하는 천거제를 더 선 - 『삼국사기』
호하고, 당 유학생 출신을 관리로 등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면 Q 독서삼품과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 까닭은 무엇일까?
서 독서삼품과를 통한 관리 등용은 크게 위축되었다.
빈공과: 당에서 외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과거 시험

신라가 ‘군자의 나라’로 불리다 이다. 당이 멸망할 때까지 58명의 신라인과 10여 명의 발해
인이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 신라 시대에 유학이 발달하면서 여러 뛰어난 유학자가 나타
났다. 특히 골품제에 불만이 컸던 6두품 출신 중에 학문으로 이름
을 알린 사람이 많았다.
강수는 외교 문서를 잘 작성하여 명성을 얻었다. 설총은 한자의
뜻과 음으로 우리말을 표현하는 이두를 정리하여 유학 경전의 보
급에 기여하였다. 또 당에 유학하여 *빈공과에 합격한 사람도 여러
명 나왔다. 최치원, 최언위, 최승우 등은 빈공과에 합격한 후 귀국
하여 문장으로 명성을 떨쳤다.
이 무렵 신라인은 유학의 수준이 중국과 대등할 정도로 발전하였
다고 자부하여 스스로를 ‘군자국’이라고 일컬었다. 당도 신라의 유 ▲ 최치원의 초상(국립현대미술관) 신라 말 6두품 출신 문인
군자의 나라
으로 당에서 빈공과에 합격하였다. 진성 여왕에게 바친 시
학이 높은 수준임을 인정하여 신라를 군자국으로 불렀다. 무 10여 조의 개혁안으로 유명하다.
지역사
해운대 동백섬에서 최치원의 흔적을 찾다 부산광역시
탐방
‘해운대 동백섬’은 부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중 하나이다. 해운대 동백섬

등대 광장의 축대 옆에는 거친 암반에 ‘해운대(海雲臺)’라고 세 글자가 새겨져 있다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45호). 그렇다면 해운대라는 명칭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해운’은 최치원의 자(字)이다. 신라 말 정치적으로 혼란한 시기에 최치원은 이곳
을 방문하여 자신의 자를 따서 해운대라는 석각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오늘날 부산
을 대표하는 명소로서 해운대라는 이름은 이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누리집
▶ ‘해운대’라고 새긴 석각 글씨와 해운대 동백섬 등대 광장 해운대 동백
해운대 문화관광 섬 정상에 최치원 유적비와 동상이 있으며, 섬 한편에 APEC 정상 회담
이 열린 누리 마루가 있다.
발해에서 불교가 융성하다
발해의 종교는 불교가 중심이었다. *문왕은 스스로 전륜성왕을 문왕: 발해의 제3대 왕으로 정효 공주 묘지명에 문왕을 ‘금
륜성법대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금륜’은 전륜성왕을 의
자처하며 불교 진흥에 힘썼다. 이는 문왕이 불법으로 발해를 다스 미한다.
부처의 말씀이나 가르침
리는 이상적인 군주가 되고자 하였음을 뜻한다.
문왕의 불교 진흥에 힘입어 발해의 불교는 9세기에 이르러 크게
융성하였다. 이때 상경성을 비롯한 주요 지방에 많은 사찰이 건축
되었고, 정효 공주 무덤탑, 영광탑 등이 만들어졌다. 발해의 불교
유물로는 상경성 절터에 남아 있는 거대한 석등이 유명하다.
▲ 발해 석등(중국 헤이룽장성 닝안) 발해 상경성 절터에 있는 높이 6.3m의 거대한 석등으로 발해에서 ▲ 발해 영광탑(중국 지린성 창바이) 벽돌로 쌓은 누각
불교가 융성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형태의 5층탑이다.
발해의 유학 수준이 높아지다

문왕은 유학을 정치 이념으로 삼아 국가를 통치하기 위해 당에서
역사책과 함께 국가 행사를 예법에 맞게 정리한 책을 받아들였다.
또한, 중앙 행정 기구의 명칭도 유교식으로 지었다.
발해의 지배층은 주로 *주자감에서 유학을 배웠으며 당에 유학하 주자감: 발해의 교육 기관으로 주로 왕족과 귀족을 대상으
로 유학을 가르쳤다.
여 빈공과에 급제한 사람도 있었다. 또한, 정혜 공주와 정효 공주
묘지명에 유교 경전에 관한 내용이 두루 인용되어 있어 당시 발해
의 유학 수준이 매우 높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역량 키우기
화쟁 사상 화엄 사상 국학 군자국 빈공과

신라 원성왕 때 국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험은 무엇인가?
통일 신라 시대에 불교가 대중에게 널리 확산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해 보자.
귀국
선사
3
의 창건
선종과 풍수지리설의 유행
도
상사
2- 82
82
1
8
홍척
,
,가
실
지산문
개창
신라 말 선종과 풍수지리설이 널리 확산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체징 건국

0 려
84 ,고
왕건
918
새로운 불교 종파인 선종이 전해지다

신라 말 교종은 경전과 교리의 해석에 몰두하면서 점차 형식화되
었다. 또 불교 교단을 주도하는 교종 승려들은 진골 귀족의 후원을 9산
받으면서 보수화하였다. 이처럼 교종이 점차 보수화 경향을 띠자, 발해
또 다른 불교 종파인 선종이 널리 확산되었다.

선종은 도의선사가 당에서 처음 배워 왔을 당시에 큰 호응을 얻
수미산 신라
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 후 선종 9산이 차례로 열리면서 선종이 크 광조사 사굴산
선종의 9개 산문 사자산 동해
굴산사
게 융성하였다. 선종은 경전과 교리의 해석을 중시하는 교종을 비 흥녕사
희양산
황해
판하고, 참선을 통하여 마음 속 불성을 깨닫는 것을 중시하였다. 성주산
부처의 본성
봉암사
성주사
금성
지방 세력의 후원으로 선종이 성행하다 실상산
실상사 봉림산
태안사
선종 승려 가운데는 진골 출신도 있으나, 6두품과 지방 호족 출 봉림사
신라 말 지방에서 성장한 세력 가지산 보림사 동리산
신이 더 많았다. 선종 사원은 주로 지방 호족의 근거지 근처에 위치 탐라
하여 호족의 지원과 지역 주민의 호응을 얻었다. 또 6두품 지식인

▲ 선종 9산의 분포
과 더불어 일부 선종 승려들은 호족과 결합하여 지방에서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였다.
한편, 선종의 보급 이후 돌아가신 승려를 기리는 승탑과 그 일대
기를 새긴 탑비 등이 널리 세워졌다. 이러한 승탑과 탑비 가운데 일
부는 호족의 후원을 받아 건립되었다. 이를 통해 신라 말기 호족 세
력이 성장하였음을 엿볼 수 있다.
▲ 화순 쌍봉사 철감선사탑
▼ 장흥 가지산 보림사 전경(전남 장흥) 신라 말 체징이 이곳에서 선종 9산 중 최초로 가지산문을 열 (전남 화순)
었다. 이후 절 이름을 보림사라 하였다.
풍수지리설이 유행하다
신라 말 선종과 더불어 풍수지리설이 널리 유행하였다. 풍수지리
설은 산이나 하천 등의 지세를 살펴 그것이 인간 생활에 끼치는 영
향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도읍이나 집터, 묫자리 등을 정할 때 중시
되었다.
풍수지리설의 보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선종 승려들이었
다. 이들 가운데 신라 말 풍수의 대가로 불리는 도선이 풍수지리설
의 확산에 크게 기여하였다.
선종 승려들은 풍수지리설에 따라 지방 여러 곳에 선종 사찰을
세우고, 각 산문을 중심으로 교단 세력을 확장하여 새로운 지방 문
화의 중심지로 삼으려 하였다. 이러한 풍수지리설의 보급과 확산으
로 종래 수도 금성(경주) 중심의 지리관에서 벗어나 지방의 중요성
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 도선국사 초상(전남 순천 선암사) 도선은 지리적인 결함
이 있는 곳에 절과 탑을 세워 땅의 기운을 보완해야 한다
미륵 신앙이 널리 퍼지다 고 주장하였다.
신라 말기에 이르러 잦은 왕위 다툼, 재해와 흉년 등으로 유민과

도적이 발생하여 사회가 혼란하였다. 당시 신라인은 불법이 쇠퇴하
고, 굶주림과 질병, 전쟁 등으로 세상이 어지러워져 말세가 되었다
고 생각하였다. 이에 따라 미래의 부처인 미륵불이 나타나 말세를
구원하기를 바라는 미륵 신앙이 널리 퍼졌다.
후삼국 시대 후고구려의 궁예는 미륵불을 자처하며, 그 권위를 빌
어 정치를 행하였다. 후백제의 견훤 역시 미륵 신앙을 바탕으로 왕
권을 강화하고자 하였다.
▶ 김제 금산사 미륵전(전북 김제) 미륵불을 본존불로 모신 곳으로 조선 후기

에 재건된 3층 건물이다. 후백제의 견훤은 이곳에 갇혔다가 탈출하여 고려
왕건에게 망명하였다.
역량 키우기
교종 선종 9산 풍수지리설 미륵 신앙

신라 말 풍수지리설의 확산에 크게 기여한 승려는 누구인가?
선종이 신라 말 사회에 끼친 영향은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자.
신라인은 불국사와 석굴암을 왜 만들었을까?
삼국 통일 후 신라 사회에 불교가 널리 보급되면서 불교 예술이 크게 융성하였다. 신라 천 년의 수도

경주에 있는 불국사는 통일 신라 시대 불교 건축을 대표하는 곳이다. 신라인은 불국사를 만들어 불교
불국사
적 이상 세계를 현실 세계 속에 구현하고자 하였다.
누리집
•불국사
•경주시 문화관광
▲ 경주 불국사 삼층 석탑과 경주 불국사 다보탑 왼쪽의 경주 불국사

삼층 석탑은 간소하면서도 아름다운 삼층탑이고, 오른쪽 경주 불국
사 다보탑은 화려하면서도 균형이 잡혔다.
▼ 불국사 건물 배치도 석축을 경계로 안은 부처의 나라인 불국토이고, 그 바깥은 인간의 ▲ 백운교와 청운교 부처의 나라와 세속을 연결하는 돌계단으로 직선
세계이다. 불국사 경내에 있는 여러 건물은 다양한 불교 신앙을 조화롭게 융합하여 이 과 곡선의 조각이 세련된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상적인 불국토를 형상화한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관음보살을
모신 곳
비로자나불을
모신 곳 관음전
비로전
부처님의 진리를
설법하는 곳
무설전 석가모니 부처를

모신 곳
대웅전 다보여래를
법화전 터 상징하는 탑
경주 불국사 다보탑
경주 불국사 삼층 석탑
극락전
석가모니를
아미타불을 상징하는 탑 자하문
모신 곳
불국토와 세속이
나뉘는 자하문
안양문 청운교
백운교
석굴암은 인공으로 만든 석굴 사원이다. 앞쪽에는 네모진 방을 만들고 뒤쪽에는
둥그런 방을 만들어 다양한 불교 조각을 배치하였다. 석굴암의 본존불은 신라인이
석굴암
상상하는 이상적인 부처의 모습을 조각한 것으로, 신라 예술의 걸작으로 평가를
받는다. 또한, 석굴 안에 새겨진 여러 조각은 중앙의 본존불을 중심으로 완벽한 통
일과 조화를 이루어 불교의 이상적인 세계를 재현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본존불
석련대좌
석 굴
사 사
천 천
왕 문부 왕
인왕 인왕
팔 팔
부 부
신 전실 신
중 중
▲ 석굴암 내부 모습 ▲ 석굴암 내부 구조도
경주 감은사지 동・서 삼층 석탑은 웅장하고 강건한 느낌을 주며, 사자 네 마리를 기

둥 삼아 세워 놓은 구례 화엄사 사사자 삼층 석탑도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를 받는다.
또 단아하면서도 균형 잡힌 모습의 보은 법주사 쌍사자 석등과 빼어난 조각 솜씨가 돋
보이는 경주 감산사 석조 미륵보살 입상 역시 통일 신라의 불교 예술품으로 유명하다.
▲ 경주 감은사지 동・서 삼층 석탑(경북 경주) ▲ 구례 화엄사 사사자 삼층 석탑(전남 구례) ▲ 보은 법주사 쌍사자 ▲ 경주 감산사 석조 미륵보살
석등(충북 보은) 입상(국립중앙박물관)
1. 불국사와 석굴암의 예술적 특징을 말해 보자.
2.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통일 신라 시대의 불교 관련 문화유산을 조사해 보자.
3
학습 목표
고려의 통치 체제와 유교 정치 이념에 기반을 둔 통치 제도의 특성을

동아시아 국제 질서 및 국내 정치의 변동 과정에서
고려의 통치 체제가 변화하였음을 말할 수 있다.
국제 질서의 변동 고려 말 신진 사대부가 추진한 개혁 내용을 말할

수 있다.
주제 열기 고려는 후삼국을 통일하고 발해의 유민까지 수용하여 민족의 재통합을

이루었다. 또한, 건국 초부터 황제가 다스리는 천자의 나라임을 내세우며,
유교 정치 이념에 바탕을 두고 통치 체제를 정비하였다. 동아시아 국제 질
서의 변동 속에서 고려인의 세계관은 어떻게 변화해 갔을까?
● 고려 태조 왕건의 청동상(경기 개성) 왕건의

청동상은 머리에 황제의 통천관을 쓰고 있다.
당시 고려의 군주는 해동 천하의 세계관을
가지고 황제국을 칭하였다.
통일
국
후삼
1
의
고려 시행
3- 고려의 통치 체제 93
6
6
노 비안검
법
도입
95 제
후삼국을 통일한 고려의 통치 체제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과거
8
95 설치
12목
3
98
고려가 후삼국을 통일하다

당이 멸망한 후 분열과 대립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북방에서 고려 전기의 동아시아 정세
916년
는 거란이 세운 요가 중국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였다. 918년 신 후 발
라 백 해
이 무렵 한반도에서는 신라 말 사회 혼란이 심화되는 가운데 견 926년 제
935년
훤이 후백제를, 궁예가 후고구려(태봉)를 세우면서 후삼국이 성립하 936년
요
였다. 고
(
960년 거
려 란
)
궁예의 뒤를 이어 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은 신라와 후백제를
송
통합하여 후삼국을 통일하였다(936). 고려는 거란에 멸망당한 발해 1115년
금
1125년
유민까지 받아들여 민족의 재통합을 이루었다.
(
1127년 여
진
)
남송
왕권 강화에 힘쓰다
태조 왕건은 건국 초부터 평양을 서경으로 삼아 북진 정책을 추 사료 읽기 노비안검법
진하고, 발해를 멸망시킨 거란을 적대시하였다. 또 호족 세력을 포 노비를 조사하여 시비를 분별하게 하니, 종이 그
주인을 배반한 자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이로
섭하기 위해 이들과 혼인 관계를 맺고 우대하였다.
말미암아 윗사람을 능멸하는 기풍이 크게 행해지니
하지만 왕건의 뒤를 이은 혜종과 정종은 정치적 기반이 약해 짧 사람들이 모두 원망하였다. 왕비가 간절히 간하여
은 재위 기간 동안 호족 세력을 배후로 한 외척들 간의 정치적 갈 도 듣지 않았다. - 『고려사절요』
등에 시달려야만 했다. 광종은 즉위 후 왕권 안정을 위한 여러 개혁 도움 글 | 노비안검법은 고려 광종 때 호족 세력을 누르고 왕권

을 강화하기 위해 시행한 법으로, 본래 양인이었다가 노비가 된
을 추진하였다. 사람을 조사하여 원래 신분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광종은 먼저 노비안검법을 실시하여 공신과 호족의 경제적・군사

적 기반을 약화하였다. 또한, 과거 제도를 시행하여 자신에게 충성
시험을 통하여 관리를 등용하는 제도
하는 새로운 인물을 등용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을 숙청하여 왕권을 강화하였다.
▼ 태조 왕건릉(경기 개성) 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의 무덤으
로, 현재 북한 개성시 개풍군에 있다.
3. 고려의 통치 체제와 국제 질서의 변동 39

유교 정치 이념을 내세우다
성종은 광종 때 강화된 왕권을 기반으로 하여 중앙 집권적인 통 사료 읽기 최승로의 시무 28조（요약）
치 체제를 갖추어 나갔다. 그는 즉위 후 관리들에게 국가 운영 개선 불교를 행하는 것은 몸을 닦는 근본이며 유교를

행하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근원이니, 몸을 닦는
에 관한 글을 올리게 하였다. 이때 최승로는 시무 28조를 올려 유
것은 다음 생을 위한 밑천이며 나라를 다스리는 것
교 이념을 바탕으로 국가를 운영할 것을 주장하였다. 은 곧 지금의 할 일입니다. - 『고려사절요』
성종은 최승로의 건의를 받아들여 통치 체제를 정비하고, *팔관

도움 글 | 최승로가 성종에게 올린 28개 항목의 국가 정책에 관
회와 연등회 등의 불교 행사를 폐지하였다. 또한, 국립 대학인 국자 한 건의서이다. 주요 내용은 유교 통치 이념 강조, 지방관 파
견, 불교 관련 행사 억제, 공신 자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이다.
감을 설치하고 과거제를 정비하였으며, 지방에 경학 박사 등을 파
견하여 유학 교육의 진흥에도 힘을 기울였다.
팔관회: 신라 때부터 전해오는 불교 및 토속 신앙과 관련된
의식으로, 부처와 천지신명에게 국가와 왕실의 평안을 기원
하는 국가 행사이다.
중앙 정치 제도를 정비하다
고려는 당의 3성 6부제를 받아들여 이를 2성 6부제로 고쳐 운영 고려의 중앙 정치 기구
하였다. 2성은 중서문하성과 상서성으로 이루어졌는데, 중서문하성 왕
은 국가 정책을 계획하고 결정하였다. 상서성은 6부를 거느리고 국 도병마사
식목도감
가 정책을 나누어 집행하였다.
그 밖에 중추원은 국왕의 명령을 전달하고, 궁궐을 지키는 업무를 중 중추원 어사대 삼사
서 상
2성 문 서
맡았다. 어사대는 관리들을 감찰하는 일을 하였고, 삼사는 화폐와 하 성
성
곡식을 출납하는 회계 업무를 담당하였다.
6부 이부 병부 호부 형부 예부 공부
한편, 중서문하성과 중추원의 고위 관료들이 정치의 중심을 이루
었으며, 이들이 모여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논의하는 회의 기구로
도병마사와 식목도감이 있었다. 도병마사에서는 주로 국방 문제와
군사 관련 업무를 논의하였고, 식목도감에서는 주로 국왕의 명령과 백두산
국가 정책을 법으로 정하는 일을 하였다.
천 리
장
성
지방 행정 조직을 정비하다 안북 도호부
북계
고려는 성종 때 12목을 설치하고 지방관을 파견하면서 본격적으 서경(평양) 안변 도호부
황주목
로 지방 제도를 정비하였다. 또한, 행정 구역을 수도 개경과 가까운 서해도 경기
교주도
동해
안서 도호부 개경(개성)
경기, 국경 지역의 양계, 그 외 지역의 5도로 나누었다. 남경
광주목 동계
5도에는 안찰사를, 양계에는 병마사를 파견하였다. 또 수도 개경 양광도 충주목
황해 청주목
상주목
과 함께 서경(평양), 동경(경주)을 중시하여 3경이라 하였는데, 후에
경상도
안남 도호부 전주목
동경을 대신하여 남경(한양)을 3경에 포함하였다. 동경(경주)
전라도 진주목
5도 아래에는 부・목・군・현을 두고 주요 고을에 수령을 파견하여 나주목
수도
3경
다스렸다. 이후 지방 세력은 점차 수령을 보좌하는 향리로 바뀌어 4도호부
8목
탐라
갔다. 이 밖에 특수 행정 구역으로 향・부곡・소 등이 있었다.
→ 52쪽 참조
▲ 고려의 지방 행정 조직
지역사
만월대에 잠들어 있던 고려를 마주하다 경기도 개성시
탐방
고려의 수도로 궁궐이 있던 개경은 송악, 송도, 황도, 왕경, 개성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개경은 송
악산을 등지고, 서쪽으로 예성강 포구인 벽란도를 끼고 있어 해상 교통이 편리한 곳이었다. 또한, 이곳을
통하여 사신과 상인들이 자주 왕래하면서 상업이 발전한 경제 도시였다.
17세기 이후 개성상인은 의주의 만상, 동래의 내상을 통하여 중국・일본 등과 무역하였다. 개성의 토질
은 곡식보다 면화와 인삼 재배에 적합하였다. 조선 후기에 들어 면화와 인삼은 개성 지역의 주요 작물이
되었다. 특히, 인삼은 개성상인의 무역 활동에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
한편, 고려의 만월대에 있던 궁궐은 고려 시대 여러 차례 전쟁을 겪
으면서 소실과 중건이 반복되었다. 하지만 공민왕 때 홍건적의 침입
으로 불탄 후에는 복원되지 못하였다. 이후 6・25 전쟁을 겪으면서 개
성에 있던 많은 사찰과 문화재가 사라짐으로써 고려의 수도 개경은
역사 속에 그 흔적만 남게 되었다. 이 궁궐터는 최근 남북 역사학계에
의해 몇 차례에 걸친 공동 발굴로 점차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 개성 만월대에서 발굴된 유물 고려 시대의 금속 활자(왼쪽)와
용머리 모양의 지붕 장식(오른쪽)이다.
▼ 개성 만월대(경기 개성) 옛 고려 황궁이 있던 자리로, 2013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
재되었다. 최근 남북 역사학자의 공동 작업을 통하여 발굴된 유물이 전시되면서 분단된
남과 북을 하나로 연결하는 평화의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누리집
국립문화재연구소 - 북한의 문화재
역량 키우기
노비안검법 과거제 2성 6부제 5도 양계 향・부곡・소

최승로가 성종에게 올린 국가 정책에 관한 건의서는 무엇인가?
고려가 신라에 비해 발전된 사회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를 조사해 보자.

대첩
, 귀주
2
찬
강감
3- 국제 질서의 변화와 대외 관계 101

9
6
이자
겸의
난
서경
천도
운동
112 의
동아시아 국제 질서의 변화 과정에서 고려인의 세계관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묘청
5
113 정변
무신
0
117
‘해동 천자’의 나라임을 내세우다

고려는 건국 초부터 해동 천하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천자 사료 읽기 해동 천자가 다스리는 고려
바다 동쪽의 천자가 다스리는 세계
가 다스리는 황제국임을 내세웠다. 태조 왕건은 ‘천수’라는 독자적 본국(신라)에 장차 화란이 일어날 것 같고 이미 나
라의 운세가 다하였는데, 다행히 천자의 광채를 뵙
연호를 사용하였다.
게 되었습니다. 원하옵건대 신하의 예를 갖추고자
광종은 연호를 ‘광덕’, ‘준풍’이라 하고, 수도 개경을 황제가 사는 합니다. - 최자, 『보한집』
황도라고 하였다. 또 군주의 호칭을 황제, 폐하, 성상 등으로 부르

도움 글 | 신라 경순왕이 고려에 항복하면서 올린 글로, 태조 왕
게 하였다. 그리고 왕족이나 공로가 큰 신하에게 공, 후, 백 등의 건을 천자라 불렀다.
작위를 주어 제후처럼 대우하였다.
다원적인 국제 관계를 맺다
고려는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와 다원적인 국제 관계를 맺었다. 송
이 중국을 다시 통일하자 중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따랐지만, 그 밖
의 나라에는 고려가 황제의 나라임을 강조하였다.
송은 요를 압박하기 위해 고려와 외교 관계를 유지하며, 활발히
송도(개성)
교류하였다. 송과 대립 관계에 있던 요(거란)도 고려와 친선 관계를 벽란도
맺으려 하였지만, 고려는 이를 거부하였다.

한편, 고려는 여진에 대해 경제적 도움과 함께 추장에게 관직을
주는 회유 정책을 쓰면서 이들을 포섭하려 하였다. 또 여러 나라와
도 개방적인 태도로 교류하였다. ▲ 「해동지도」에 그려진 벽란도 예성강 하구에 위치한 벽란도
는 각국 사신과 상인들이 빈번하게 드나들던 무역항이었다.
역사 산책 ‘코리아’라는 이름은 어떻게 외국에 알려졌을까?
황비창천 ‘황비창천(煌丕昌天)’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고려의 청동 거울에는

‘밝게 빛나는 푸른 하늘’
굽이치는 파도에 돛을 올린 한 척의 배가 바다를 항해하는 모습이 새
겨져 있다. 이를 통하여 당시 고려의 활발한 문물 교류와 다원적인 국
제 관계를 엿볼 수 있다.
고려는 건국 이후 송에 황해를 통해 사신과 학자, 승려 등을 보내
교류하였다. 요, 여진, 일본과도 육로와 해로를 통해 교역하였다. 이
무렵 대식국이라 불리는 아라비아의 상인도 고려에 왕래하였다. 이들
을 통하여 고려가 서방 세계까지 알려져 ‘코리아’라고 불렸다. 당시 개
▲ ‘황비창천’이 새겨진 청동 거울(국립중앙박물관) 경 근처의 벽란도는 여러 나라의 상인이 드나드는 무역항으로 번성하
였다.
거란의 침략을 물리치다
10세기 초 요를 세운 거란은, 송을 공격하기에 앞서 고려를 침략 강동 6주
거란의 1차 침략
하였다(1차 침입, 993). 거란은 고려가 차지하고 있는 옛 고구려 땅 거란의 2차 침략
거란의 3차 침략
백두산
을 내놓고, 송과 외교 관계를 단절하라고 요구하였다. 이때 서희는
강감찬의 귀주 대첩
거란과의 외교 협상을 통해 송과의 관계를 끊고 거란과 교류할 것 (1019)
을 약속하였다. 그 결과 거란이 물러가고 고려는 거란으로부터 압 요(거란) 여진

천 리 장성
흥화진
록강 동쪽의 강동 6주를 획득하였다.
용주 통주 귀주
고려가 송과의 외교 관계를 계속 유지하자, 거란은 고려를 다시 철주 곽주 안융진 도련포
동해
서경 고려
침략하였다(2차 침입, 1010). 거란은 이번에도 고려의 강화 요청을 서희의 외교 협상
(993) 신은현(신계)
받아들여 물러갔다. 거란의 3차 침입 때에는 강감찬이 이끄는 고려 개경
황해
군이 귀주에서 거란군을 크게 물리쳤다(귀주 대첩, 1019).
이후 고려・송・요 삼국 사이에 세력 균형이 이루어져 평화가 유지
되었다. 고려는 압록강 하구에서 동해안 도련포에 이르는 천리장성 ▲ 거란의 침략 격퇴 고려는 3차례에 걸친 거란의 침입을 물
리치고 천리장성을 쌓았다.
을 쌓아 거란과 여진의 침략에 대비하였다.
여진을 정벌하고 동북 9성을 설치하다

12세기 들어 요가 쇠퇴하자, 여진은 여러 부족을 통합하고, 고려 사료 읽기 윤관의 별무반 조직
국경까지 내려와 고려와 자주 충돌하였다. (윤관이) “제가 전날에 패한 원인은 적들이 모두

말을 탔고, 우리는 보병으로 전투한 까닭에 대적할
고려는 윤관의 건의에 따라 기병과 보병, 승병으로 구성된 별무반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자, 이때 비로소 별
을 조직하고, 여진을 정벌하여 동북 9성을 설치하였다. 하지만 여진 무반을 만들기로 하여 문무의 산관, 서리부터 ……
의 침략이 계속되자, 고려는 여진에게 조공을 받는 조건으로 동북 말을 기르는 사람들은 모두 신기군에, 말이 없는 자
는 신보군에 배속하였다. …… 또 승려를 선발하여
9성을 돌려주었다. 항마군을 편성하였다. - 『고려사』
그 뒤 여진은 점차 세력을 키워 금을 건국하였다(1115). 금은 요

Q 윤관이 기병 위주의 별무반을 조직한 까닭은 무엇일까?
를 정복하고, 고려에 군신 관계를 요구해 왔다. 고려는 집권자인 이
임금과 신하의 관계
자겸의 주장에 따라 금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고
려
지
경
◀ 「척경입비도」(일부, 고려대학교박물관) 윤관이 여진을 정벌한 후 동북 9성을 개척하고, 고

려 국경을 알리는 비석을 세우는 장면이다. 비석에는 고려의 영토라는 ‘고려지경(高麗之
境)’이 새겨져 있다.

문벌 사회가 흔들리다
11세기 이후 고려의 중앙 정치는 새롭게 등장한 문벌 가문을 중
심으로 전개되었다. 문벌은 여러 대에 걸쳐 중앙에서 고위 관료를
배출한 가문으로, 과거와 *음서를 통하여 고위 관직을 세습하면서 음서: 고려 시대 5품 이상 고위 관료의 자손에게 과거 시험
대를 이어 물려받음 을 거치지 않고도 관직에 나갈 수 있게 한 제도이다.
국가로부터 토지를 받았으며 *공음전의 혜택까지 누렸다.
특히 경원 이씨 가문의 이자겸은 예종과 그의 아들 인종의 외척 공음전: 고려 시대 관직의 대가로 나누어 준 토지 이외에 5
품 이상 고위 관료에게 지급한 토지로 자손에게 세습이 가
이 되어 권력을 잡았다. 이에 위협을 느낀 인종이 이자겸을 제거하 능하였다.
려 하자, 이자겸은 군사력을 지닌 척준경과 손을 잡고 반란을 일으

켰다(1126). 이자겸의 난은 결국 실패로 끝났으나, 이후 문벌 사회
의 분열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자겸의 난 이후 김부식을 중심으로 한 개경 세력과 묘청을 중심
으로 한 서경 세력 간의 정치적 대립이 일어났다. 묘청 등은 풍수지
리설을 이용하여 도읍을 서경으로 옮기고 고려를 황제국으로 부르
며, 금을 정벌하자고 주장하였다(서경 천도 운동).
개경 세력의 반대로 서경 천도가 어려워지자 묘청 등은 서경에서 반
란을 일으켰으나 김부식이 이끄는 정부군에 의해 진압되었다(1135).
무신이 정변을 일으켜 집권하다

이자겸의 난과 묘청의 서경 천도 운동은 문벌 사회의 내부 갈등과
▼ 고려 공민왕릉의 문신과 무신 석상(경기 개성) 문신이 서
모순이 밖으로 드러난 사건으로, 이후 왕실의 권위는 추락하였다.
있는 단 아래에서 무신이 왕릉을 호위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 의종은 일부 환관과 문신 세력에 의지하여 권력을
유지하였고, 각종 건축 공사에 군인과 백성을 동원하여 무신들의
불만을 샀다. 의종의 실정과 무신에 대한 차별에 반발하여 정중부
등 무신 세력은 정변을 일으켜 문신을 제거하고 권력을 잡았다(무신
정변, 1170).
무신 정변 후 무신 사이의 권력 다툼 끝에 최충헌이 권력을 잡았다.
이후 4대 60여 년간 최씨 정권이 유지되었다.
역량 키우기
해동 천하 강동 6주 동북 9성 이자겸의 난 서경 천도 운동 무신 정변

문벌 귀족 사회 내부의 모순을 드러낸 대표적인 두 사건은 무엇인가?
고려가 다원적인 국제 관계를 맺은 사례를 찾아 발표해 보자.
‘해동 천하’의 세계관, 고려는 천자의 나라인가?
고려는 후삼국을 통합하면서, 고구려의 독자적인 천하관을 계승하였다. 고려의 천하관은 ‘삼한’이 하나로 통합되어 동족이 되었다
는 ‘삼한일통 의식’에 바탕을 두었다. ‘삼한’은 ‘해동’과 같은 말이며, ‘해동 천하’의 세계관은 이런 삼한을 하나로 통합하여 천자의 나
라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 글은 『고려사』에 실린 ‘풍입송’이란 노래의 일부이다.

자료 1 풍입송(風入松) 천자를 찬양하는 신하들의 노래로 궁궐 연회에서 임금의
만수무강을 빌기 위해 불렸다. 이 노래에서 신하들은 고려
해동의 천자는 지금의 부처님이시라. 하늘을 의 임금을 ‘천자’ 또는 ‘황제’라고 불렀다. 이로써 고려인이
받들고 가르침을 주시는 일을 도우러 오셨네. 스스로를 천자의 나라로 생각했음을 알 수 있다.
…… 남쪽과 북쪽의 오랑캐들이 스스로 찾아와
(우리 천자를) 뵙고 백 가지 보물을 우리 천자의
섬돌 위에 바치며, 화려한 궁전에서 만세 외치고
우리 임금님이 오래오래 임금님 자리에 계시길
기원하도다. - 『고려사』 자료 2 하남 교산동 마애 약사여래 좌상
황
제
불상의 왼편에 “태평 2년 정축 7월 29일에 옛 석불
을 중수하고 황제의 만세를 기원한다.”라는 글자가 새겨
져 있다. 태평 2년은 고려 경종 2년(977)이며, 당시 고
려가 스스로를 황제의 나라로 칭하였음을 알 수 있다.
금
상
자료 3 복령 궁주 묘지명
천자(天子)의 따님이여, 보름달 같으셨네.

저 흰 구름 타고 하늘 위에 오르셨는가.
쫓아가려 해도 따를 수 없으니,
바람은 쓸쓸하고 하늘만 푸르고 푸르네.
한마디 말로 묘지를 지으니,
천년만년 잊히지 않으리라.
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복령 궁주 자
의 묘지명에 새겨진 글의 일부이다. 복
지
령 궁주 왕씨(1096~1133)는 고려 숙종
의 넷째 딸이자 예종의 친동생이다. 묘 녀
지명에서는 고려가 중국 송의 연호를
사용하면서도 복령 궁주를 ‘천자의 딸’
이라고 부르고 있다.
1. 해동 천하의 세계관이란 무엇인지 설명해 보자.
2. 고려 전기 동아시아 국제 질서와 국내 정치 상황의 변동 속에

서 고려의 세계관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조사해 보자.

침입
1차
3
골의
공민왕의 개혁과 신진 사대부의 성장

몽
3- 123
127
1
0
개경
도
환도
회군
고려 말 신진 사대부가 성장하여 개혁을 추진한 배경은 무엇일까? 위화
88 시행
13 법
과전
91
13
몽골의 침략에 맞서다

13세기에 들어 동아시아 국제 정세가 크게 바뀌었다. 칭기즈 칸 몽골군의 침입로
삼별초의 이동
백두산
이 오랫동안 유목 생활을 하던 몽골족을 통일하고, 강력한 기마병 삼별초의 저항
몽 골(원)
을 앞세워 활발한 정복 활동을 벌였다. 귀주성 승리
(1231)
몽골은 여진족이 세운 금을 공격하고 고려와 수교하였다. 이후 귀주
고려에 온 몽골 사신이 귀국하는 길에 살해되자, 몽골은 이 사건을 서경 고려 동해

수안
팔만대장경 간행 처인 부곡민 승리
빌미로 고려를 침략하였다. (1236~1251) 개경
(1232)
강화 처인성(용인)
몽골의 첫 번째 침략 이후 고려의 최씨 정권은 강화로 도읍을 옮 충주성 항전 원주
(1232, 1253) 직산 충주
황룡사 9층 목탑 소실
기고 몽골군에 대항하였다.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몽골군은 점차 황해 공주
청주 상주 (1238)
대구 경주(동경)
전주
전 국토를 깊숙이 침입하였다. 이후 몽골과의 강화를 주장하는 세 나주
합포
합주
동래
부인사 초조대장경 소실
력이 늘어가는 가운데 최씨 정권이 무너지자, 고려는 몽골과 강화 용장성 (1232)
(진도)
를 맺고 개경으로 환도하였다(1270). 하지만 *삼별초는 진도와 제 탐라
주도로 근거지를 옮겨 가며 항쟁을 계속하였다. ▲ 몽골의 침략과 대몽 항쟁
삼별초: 최씨 정권의 사병으로 좌별초・우별초・신의군을

원의 내정 간섭을 받다 말한다. 몽골과의 전쟁 중 치안과 전투 임무를 수행하였다.
몽골과 강화한 후 고려는 원의 간섭을 받았으며, 왕실 용어뿐만

몽골이 중국에 세운 왕조
아니라 관제도 한 단계 낮추어야만 하였다. 고려의 왕실 용어와 관제 변화
원은 고려의 철령 이북 지역에 쌍성총관부, 서경에 동녕부, 탐라
조ㆍ종 왕 짐 고
왕실
(제주)에 탐라총관부를 설치하여 직접 통치하였다. 또 다루가치를 용어의 격하
원이 고려의 점령 지역에 파견한 관리
폐하 전하 태자 세자
파견하여 고려의 내정을 간섭하고, 일본 원정을 위해 정동행성을
두어 인력과 물자를 징발하였다. 이 밖에도 공녀, 환관과 각종 물품
2성 첨의부
등을 요구하여 고려의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었다. 중서문하성
관제의 격하
상서성
6부 4사
권문세족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하다
무신 집권기를 거쳐 고려가 원의 간섭을 받는 동안 새로운 지배
세력이 등장하였는데, 이를 *권문세족이라 한다. 권문세족: ‘권문’은 권세 있는 가문을 뜻하며, ‘세족’은 대대
로 높은 지위와 명예를 누려온 가문을 의미한다. 이들은 기
권문세족은 고위 관직을 독점하면서 권력을 앞세워 대규모 농장 존 문벌 가문 이외에 원의 고위층과 연결되거나 무신 집권
기의 무장, 신흥 관료, 국왕이나 원 공주의 측근, 환관, 통역
을 소유하고 막대한 부를 축적하였다. 또 농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관 출신 등이었다.
가난한 농민의 땅을 빼앗거나 이들을 노비로 만들었다.
이후 권문세족의 농장이 더 확대되어 국가 재정이 궁핍해지고, 국
방력도 취약해졌다.
공민왕이 반원 개혁 정책을 추진하다
14세기 후반 원이 쇠퇴하는 가운데 명이 건국되면서, 동아시아
국제 정세가 크게 바뀌었다. 이를 이용하여 공민왕은 원의 간섭에
서 벗어나기 위해 본격적인 개혁을 추진하였다.
공민왕은 친원 세력을 제거하고, 내정을 간섭하던 정동행성 이문
소를 폐지하였다. 또 쌍성총관부를 공격하여 철령 이북 지역을 되
찾았으며, 원의 간섭으로 격하된 관제를 회복하였다.
공민왕은 인사권을 장악하고 신진 사대부를 등용하였다. 또한,
▲ 공민왕과 노국 대장 공주 초상(경기도박물관) 원 황실의 노
*전민변정도감을 설치하여 권문세족이 빼앗은 토지를 원래 주인에 국 대장 공주와 혼인한 공민왕은 즉위 후 원의 간섭에서 벗
게 돌려주고 억울하게 노비가 된 사람을 평민으로 해방하였다. 하 어나기 위한 개혁을 추진하였다.
지만 권문세족의 반발과 공민왕의 암살로 개혁이 중단되었다. 전민변정도감: 고려 말 권문세족이 빼앗은 토지를 원래 주
인에게 돌려주고 불법으로 노비가 된 농민을 평민 신분으로
해방하기 위해 공민왕 때 설치한 임시 기구이다.
신진 사대부가 성장하다
공민왕의 개혁 과정에서 성장한 신진 사대부는 주로 과거를 통하 성리학: 우주와 인간 심성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려는 철
학 체계이다.
여 중앙 관리로 진출하였다. 이들은 *성리학을 수용하여 학문과 개
혁의 이념적 기반으로 삼았으며, 성리학의 원리에 따라 국가를 운영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신진 사대부는 불교와 사원의 폐단을 공격하고, 권문세족의 불법
적인 농장 확대를 비판하였다. 그리고 토지 제도와 노비를 비롯한
여러 사회 문제를 개혁하려 하였다.
신진 사대부가 개혁을 주도하다 위화도
고려 말, 명은 원을 북쪽으로 쫓아내고 영토를 확대하면서 고려가

원으로부터 되찾은 쌍성총관부 지역을 직접 다스리겠다고 통보하였
다. 우왕과 최영은 이에 반발하여 요동 정벌을 추진하였다. 하지만 위화도
명령을 받고 출동한 이성계는 위화도에서 군대를 돌려 우왕과 최영

을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하였다(위화도 회군, 1388).
위화도 회군 후 신진 사대부는 사회 개혁을 둘러싸고 급진파와
온건파로 나뉘었다. 이색, 정몽주 등을 중심으로 한 다수의 온건 개
▲ 압록강 위화도 일대 전경 위화도는 북한의 신의주와 중국
혁파는 고려 왕조를 유지하려 하였다. 단둥 사이의 압록강 한가운데에 있는 섬이다.
하지만 신흥 무인 세력인 이성계와 손잡은 정도전, 조준 등의 급
진 개혁파는 관료들에게 수조권을 다시 분배하기 위해 *과전법을 과전법: 고려 말 신진 사대부가 주도한 토지 개혁으로 마련
토지에서 세금을 거둘 권리 된 제도이다. 종래 권문세족이 가지고 있던 사전을 공전으
제정하였다（1391）. 그 결과 권문세족이 몰락하고 신진 사대부의 경 로 바꾸어, 신진 관료에게 과전이란 이름으로 수조권을 지
제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급하였다.

지역사
삼별초가 최후의 항전을 벌이다 제주특별자치도
탐방
고려 시대 제주도는 흔히 ‘탐라’로 불렸다. 과거 신라에 조공

을 바쳤던 탐라국은 고려 태조 때 고려에 조공을 바치는 지역
이 되었다(938). 고려는 숙종 때 제주를 탐라군으로 편성하였
으나 지방관을 파견하지는 않았다. 이후 의종 때 지방관이 파
견되면서 탐라는 독립적인 자치권을 잃고, 고려에 우황, 소뿔,
해조류, 귤 등의 특산물을 바쳤다.
탐라는 삼별초의 항쟁 때 중심지가 되었다. 1270년 삼별초
▲ 삼별초의 항전을 기리는 항몽순의비(제주 애월)
는 봉기 후 진도를 거점으로 삼았으나, 이듬해 진도가 여・몽
연합군에 의해 함락되자, 남은 부대가 이곳 탐라로 옮겨왔다. 탐라가 ‘제주’라는 이름으로 바뀐 것은 고려 충렬왕 때였다
하지만 2년 뒤 탐라 역시 여・몽 연합군에 의해 함락되면서 삼 (1294). 그 후 제주가 원의 지배에서 벗어나고, 제주의 인구도
별초의 항쟁도 끝났다. 삼별초의 항쟁을 진압한 후 원은 탐라 증가하여 제주목 이외에 여러 현이 설치되었다. 이처럼 고려 시
를 직접 지배하기 위해 탐라총관부를 설치하고, 이곳에 목장 대의 제주는 자치와 귀속의 역사를 반복하였다.
을 두었다. 그 후 탐라는 제주말을 기르는 기지이자 무역의 거
점이 되었다. ▼ 삼별초 항쟁 기록화（제주 항파두리성기념관） 1273년 탐라(제주도)에 상륙하
는 여・몽 연합군을 맞아 김통정이 이끄는 삼별초군이 전투를 벌이는 모습이다.
누리집
항몽유적지-제주특별자치도
역량 키우기
삼별초 쌍성총관부 권문세족 신진 사대부 성리학 위화도 회군 과전법

무신 집권기를 거쳐 원의 간섭을 받는 동안 새로 등장한 고려의 지배층을 무엇이라고 하는가?
고려 말 급진 개혁파와 온건 개혁파 신진 사대부의 입장 차이를 비교하여 설명해 보자.
고려 말의 정치 개혁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고려 말의 정치 개혁은 토지와 노비 문제 그리고 권문세족의 불법 행위를 어떻게 해결하 공민왕 때 수복한 영토

는가에 달려 있었다. 고려는 이를 위해 왕권의 확립, 토지와 노비 문제를 판별하기 위한 원 세력 축출 방향
임시 기구의 설치와 더불어 관료에게 토지를 다시 지급하기 위한 새로운 법을 제정하였다. 백두산
원
강계 갑주
초산 장진 길주
천 리 장성
자료 1 권문세족의 횡포 의주 화주(쌍성총관부)
요즘 들어 간악한 무리들이 남의 토지를 합쳐 갖는 것이 매우 심하다. 그 규모

서경(동녕부)
가 한 주보다 크기도 하고, 군 전체를 포함하여 산천으로 경계를 삼는다. 또 남의
철령
땅을 조상에게 물려받은 땅이라 우기면서 그 주인을 내쫓고 땅을 빼앗아 같은 땅
개경 동해
의 주인이 대여섯 명이 넘기도 하며, 소작하는 농가들은 수확량의 8할에서 9할을
고려
세금으로 내야 한다. - 『고려사』
황해
자료 2 공민왕의 개혁 정치
왕이 원의 연호 사용을 중지하도록 하고 교서를 내렸다. “근래에 나라의 풍속이

일변해 오직 권세만 추구하게 되었으니, 기철 일당이 임금조차도 무시하고 마구
위세를 부려 나라의 법도를 뒤흔드는 일이 벌어졌다. 지금부터는 …… 조종이 세
운 법을 회복해 온 나라 백성들과 함께 새롭게 출발하고자 한다.” - 『고려사』
▲ 공민왕 때 수복한 영토
신돈이 전민변정도감을 둘 것을 청원하고, …… 방을 붙여 각처에 알리기를

“ …… 이제 도감을 두어 이를 바로잡으려 하니 …… 그 잘못을 알고 스스로 고치
는 자는 죄를 묻지 않을 것이며, …… 거짓으로 호소하는 자는 도리어 죄를 줄 것
이다.”라고 하였다. 이 명령이 나오자 권세가와 힘 있는 자들이 빼앗은 땅을 그 주
인에게 돌려주므로 모든 사람이 기뻐하였다. - 『고려사』
자료 3 과전법의 시행
개경에 있는 자는 단지 경기 안에 있는 토지만을 지급하며, 지방에서 지급하는

것을 허락하지 마시고 그것을 법령으로 정하여 민과 더불어 다시 시작함으로써
국가 재정을 풍족하게 하고, 민생을 후하게 하며, 조정의 선비를 우대하고, 군사의
식량을 넉넉하게 하기를 바랍니다. - 『고려사』
1. 자료 1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자료 2에서 찾아 발표해 보자.
2. 자료 3의 과전법이 시행된 배경을 설명해 보자.

4
학습 목표
고려의 고려 사회 신분 구조의 특성을 이해하고, 신

분별 생활 모습을 말할 수 있다.
사료를 이용하여 고려 시대 여성의 지위를 탐
구할 수 있다.
사회와 사상 고려 시대 불교와 유학의 발달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
주제 열기 고려는 다양성, 개방성, 역동성을 가진 사회였다. 또한, 불교와 유교를 비

롯하여 다양한 사상을 바탕으로 사회가 운영되었다. 특히 불교가 크게 발
전하여 많은 불교 관련 문화유산을 남겼다. 고려 사회의 각 신분별 생활
모습은 어떠하였고, 불교와 유교는 고려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였을까?
● 「아집도대련」(일부, 삼성미술관 리움) 화려한 저택에서 노비들의 시중을

받으며 생활하는 고려 시대 관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그림이다.
난
의
소이
1
이・망
고려의 신분 구조와 생활 모습
망
4- 11
76
고려 시대의 신분 구조와 각 신분별 생활 모습은 어떠하였을까?
다원적 신분 구조를 이루다

고려의 신분 제도는 신분을 크게 양인과 천인으로 나누는 양천제 고려의 신분 구조
지배층
이다. 하지만 사회 신분을 다시 분류하면 지배층을 이루는 귀족과
중류층, 피지배층을 이루는 평민과 천민으로 나뉜다. 그리고 양인 문무 고위 관리
귀족
(사회 최고위층)
중에서 직역을 담당하는 사람을 ‘정호’라고 불렀다. 이는 관직을 비
남반, 서리, 향리, 하급 장교
중류층
롯하여 국가의 여러 직역을 맡은 계층을 말한다. (행정 실무 담당)
직책과 역할
고려 사회의 지배층은 귀족과 중류층이었다. 여기에는 문무 관리 피지배층
뿐만 아니라 궁궐과 관청 등에서 직역을 맡은 남반, 서리, 향리, 하
농민(백정), 상인, 수공업자,
평민
급 장교 등의 중류층을 포함한다. 향・부곡・소민 (조세, 공납, 역)
고려 사회의 평민은 부・목・군・현에 거주하는 대다수의 농민과 천민

노비
(사회적 천대, 재산 취급)
상인, 수공업자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이 밖에 특수 행정 구역에 거
주하는 향・부곡・소민을 포함하였다. 또한, 고려 사회의 최하층을
이루는 천민 신분은 노비가 대부분이었다.
귀족, 정치적・경제적 특권을 누리다

고려의 최고 지배층은 보통 문무 관리를 중심으로 한 귀족이다.
이들은 여러 대에 걸쳐 고위 관직에 오른 문벌 가문 출신으로 주로
개경에 거주하면서 정치적・경제적으로 많은 특권을 누렸다.
문벌 가문은 주로 음서를 통하여 고위 관직에 올랐다. 이들은 자 전지와 시지: 고려는 전시과 규정에 따라 관리를 18등급으
→ 44쪽 참조 로 나누어 곡물을 거둘 수 있는 ‘전지’와 땔감을 얻을 수 있는
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대체로 비슷한 가문끼리 겹쳐서 혼인 ‘시지’를 지급하였다.
관계를 맺었는데, 왕실과의 혼인은 문벌 가문 간 경쟁에서 유리한

요소였다. 이들은 관리가 되면 국가에서 *전지와 시지 그리고 녹봉
을 받았으며 공음전의 혜택을 누렸다. 또 조상으로부터 토지와 노
→ 44쪽 참조
비를 물려받았을 뿐만 아니라, 토지를 경영하거나 상업 등을 통하
여 부를 축적하였다.
이렇게 축적된 부가 사치스러운 생활의 바탕이 되었다. 이들은 청
자로 된 기와와 장식으로 집을 꾸미거나 화려한 장신구와 은그릇
을 사용하는 생활을 하였다.
한편, 고려 전기의 문벌 가문은 무신 집권기에 크게 위축되었다가
원 간섭기에 권문세족으로 전환되기도 하였다. 이들은 귀족으로서
사회적 차별 의식을 지니기도 하였지만, 후대로 갈수록 점차 학문 ▲ 청자로 만든 기와와 붓꽂이(국립중앙박물관)
능력을 더 중시하였다.
4. 고려의 사회와 사상 51
중류층, 행정 실무를 담당하다
중류층은 주로 통치 기구의 하위직에서 행정 실무를 담당하였다. 사료 읽기 향리에서 서경 유수가 된 엄수안
중류층의 신분은 자손에게 세습되었으며, 직역의 대가로 국가로부 엄수안은 영월군의 향리로 키가 크고 담력이 있었
터 토지를 받았다. 다. …… 원종 때 과거에 급제하여 도병마녹사가 되

었다. …… (충렬)왕이 엄수안이 능력 있다고 하여 3
중류층에는 궁궐에서 일하는 남반, 관청의 실무를 담당하는 서리 품의 관계를 하사하였다. 충청도, 서북도의 지휘사
와 향리 그리고 하급 장교 등이 있었다. 특히 향리는 고려 초기의 와 서경유수를 역임하였는데, 이르는 곳마다 유능
하다는 평판이 있었다. - 『고려사』
지방 세력 출신으로 지역 사회의 실질적인 지배층이었다. 수령을 파
도움 글 | 향리는 과거를 통하여 중앙 관리가 될 수 있었으며,
견한 주현과 달리 수령을 파견하지 않은 속현의 행정 실무는 향리
전쟁 등에서 쌓은 공로를 인정받아 귀족으로 신분을 상승할 수
가 담당하였다. 그러나 향리의 지위가 점차 낮아져 수령을 보좌하 도 있었다.
는 신분으로 변화되었다.
평민, 각종 생산 활동을 담당하다

고려 시대 평민의 대부분은 농민으로 *백정이라 불렸다. 백정은 백정(白丁): 고려 시대의 평민인 농민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조선 시대에 가축 도살이나 유기 제조 등에 종사하는 사람을
생산 활동을 하면서 조세, 공납, 역의 의무가 있었다. 농민은 대대
가리키는 말로 바뀌어 갔다.
로 물려받은 민전이나 다른 사람의 땅을 빌려 경작하였다. 상인과
수공업자도 평민이었으나 농민보다 천하게 여겨졌다. 특수 행정 구
역인 *향・부곡・소의 거주자도 평민이었다. 하지만 국가에서 부과 향・부곡・소: 고려 시대의 특수 행정 구역이다. 향・부곡에
사는 사람은 주로 농업에 종사하였으며, 소에 거주하는 사람
한 특정한 역을 부담하여 다른 평민보다 경제적 부담이 컸으며, 거
은 수공업과 광업에 종사하였다.
주지를 옮기는 데 제한을 받았다.
한편, 향・부곡・소는 거주민이 국가에 공을 세우면 군・현으로 승
격되기도 하였다.
“충숙왕 8년 고을의 도내산 은소 사람인 바얀부카가 원에 있으면서

은을 생산하는 소
본국(고려)을 위해 공을 세웠으므로, 소를 용안현으로 승격하였다.”
- 『고려사』
▲ 「송도전경」(국립중앙박물관） 조선 후기 강세황이 그린 그
림으로, 성문으로 난 큰 길가에 상점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 「미륵하생경변상도」（일부，일본 신노인） 고려 시대 농민들이

경작한 농작물을 거두어들여 타작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천민, 억압과 천대를 받다
고려 사회의 최하층을 이루는 천민의 대다수는 노비였다. 이들은 고려의 노비 신분
공노비
고려 초기에는 전쟁 포로인 경우가 많았으며, 이후에는 생활이 어려 (국가 소유)
워진 평민이 노비가 되기도 하였다. 노비는 평민과 달리 조세를 낼 입역 노비 궁궐・관청에서 노역
의무가 없는 대신 과거 응시는 물론, 평민과 혼인도 법적으로 허용 외거 노비 따로 살며 몸값을 지불

되지 않았다. 사노비
(개인 소유)
노비는 크게 공노비와 사노비로 나뉘는데, 공노비는 궁궐이나 관
솔거 노비 주인 집에서 노역
청에서 일하는 입역 노비와 토지를 경작하며 수입 중 일정 액수를
관청에 몸값으로 내는 외거 노비가 있었다. 외거 노비 따로 살며 몸값을 지불
공노비보다 더 천대를 받은 것은 사노비였다. 사노비는 개인이나

사찰이 소유한 노비로, 재산처럼 여겨져 매매・상속・증여가 가능하
였다. 사노비에는 주인집에 살면서 잡일을 하는 솔거 노비와 주인
과 따로 살면서 매년 주인에게 일정한 몸값을 바치는 외거 노비가
있었다.
한편, 고려 후기 권문세족은 평민을 불법적으로 노비로 만드는 경
우가 많아 큰 사회 문제가 되었다. 또 노비 가운데 일부는 재산을
모아 평민으로 신분을 상승하는 경우도 있었다.
▶ 해남 윤씨 노비 문서(고산 윤선도기념전시관) 고려 공민왕 때 윤광전

이 그의 아들 윤단학에게 노비를 상속한다는 내용을 기록한 문서이다.
역사 산책 망이 ・ 망소이는 왜 봉기하였을까?
공주 명학소는 숯을 만드는 고려의 특수 행정 구역이었다. 이곳 주민은 신분상 평민이었으나 농민

보다 세금 부담이 컸고, 과거나 국학 입학에 제한을 받는 등 사회적으로 많은 차별 대우를 받았다.
고려 명종 때 명학소에 살던 망이・망소이는 무리를 모아 봉기하였다. 고려 정부는 관군을 보내 이
들을 진압하려 하였지만, 봉기군이 공주를 점령하면서 세력이 커지자 명학소를 충순현으로 승격하
고 수령을 보내 이들을 달래었다.
이후 정부가 주동자 가족을 잡아들이고 과도한 세금을 징수하려 하자, 이곳 주민이 다시 봉기
하였다. 이에 정부는 충순현을 명학소로 다시 강등하고 대규모 관군을 동원하여 이들을 진압하
였다. 다음은 망이・망소이가 고려 정부에 보낸 글의 일부이다.
“우리 고을을 현으로 승격하고 수령을 두어 위로하다가 다시 군사를 보내 어머니와

처를 붙잡아 가두니 그 뜻이 어디에 있는가. 차라리 싸우다가 죽을지언정 끝까지 항복
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개경까지 가고야 말겠다.” - 『고려사』
◀ 명학소(망이・망소이) 민중 봉기 기념탑(대전 탄방)
여성은 비교적 평등한 가족생활을 하다
고려 시대의 가족은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소가족이 일반적이었 사료 읽기 고려의 혼인 제도
다. 또 혼인 형태는 대체로 일부일처제였으나, 고려 후기에는 여러 정가신은 나주 사람이다. 일찍이 승려 천기를 따라

개경에 왔는데, 가난하여 의지할 곳이 없었다. 천기
명의 처를 두는 경우도 있었다.
는 (그를) 부잣집에 데릴사위로 보내려 하였지만,
대개 혼인은 남성이 20세 전후, 여성은 15~18세 전후에 하였다.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태부소경 안홍우가 결혼을
허락하였지만 나중에 후회하길 “내가 비록 가난하
혼인을 하면 사위가 처음 얼마 동안 처가에서 생활하였으며, 사위
지만 사족 가문인데, 어찌 시골 진사의 아들을 받아
와 딸이 처가의 제사를 지내기도 하였다. 가까운 친척 간의 결혼이 들일 것인가.”라고 하였다. 안홍우가 죽고 집안이
나 같은 성씨 간의 결혼은 금지되었지만, 왕실과 상류층 중 일부는 날로 가난해지자 그제야 결혼을 허락하였다.
- 『고려사』
가까운 친척이나 같은 성씨 간에 혼인을 하기도 하였다.
순비 허씨는 공암현 사람으로 중찬 허공의 딸이
가족 내에서 여성의 지위는 대체로 남성과 대등한 위치에 있었다.
다. 일찍이 평양공 왕현에게 시집가서 3남 4녀를 낳
여성도 호주가 될 수 있었고, 재산 소유가 가능하였다. 또 재산 상 았으나, 그가 죽자 충선왕이 부인으로 맞이하여 순
한 가족을 대표하는 사람
비로 책봉하였다. - 『고려사』
속에서 차별이 없었다. 호적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노비는 따로 구분
하였으며, 재산과 마찬가지로 자녀에게 노비를 따로 상속할 수 있 도움 글 | 고려 시대에 혼인은 대체로 비슷한 신분 간에 이루어
졌으며, 여성의 이혼과 재혼도 비교적 자유로웠다.
었다.
Q 고려 시대 혼인 제도의 특징은 무엇일까?
혼인 후에 이혼은 가능하였으며, 이 경우에 여성은 자신의 재산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었다. 재혼도 가능하였기에 고려 후기에는 재
혼으로 왕비가 된 경우도 있었다.
◀ 고려 말 조반 부부(일부, 국립중앙박물관) 고려 시대의 여성은 사회 활

동에서 부분적으로 제한이 있었지만, 가정생활이나 경제 운영 등 일상
생활에서는 남성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역량 키우기
정호 음서 공음전 향리 백정 노비

특수 행정 구역인 공주 명학소에서 과도한 수취에 반발하여 일어난 봉기는 무엇인가?
고려 시대의 신분 변동 사례를 조사하여 발표해 보자.
고려 시대 여성의 지위는 어떠하였을까?
저자가 여러 명의
자료 1 고려 시대 여성들의 분노를 산 박유의 상소 첩을 두자고 한
늙은이다.
충렬왕 때 …… 박유가 왕에게 글을 올려 “우리나라는 원래 남자가 적고 여자
가 많은데, 신분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모두 처를 하나만 두고 있으며, 심지어
아들이 없는 사람도 감히 첩을 두려고 하지 않습니다. …… 청컨대 신하와 관리
들에게 여러 명의 첩을 두게 하소서.”라고 하였다. …… 때마침 연등회 날 저녁
에 박유가 왕의 행차를 호위하며 따라 갔다. 한 노파가 박유를 손가락질하면서
“저자가 여러 명의 첩을 두자고 한 늙은이다.”라고 하자, 주위의 모든 부녀자가
박유에게 손가락질하였다. 당시 재상 가운데 자기 처를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어
조정에서 논의하지 못하였다. - 『고려사』
박유는 인구를 늘리기 위해 첩을 두자고 주장하였지만,
여성들의 반대로 조정에서 논의조차 하지 못하였다.
너희 남매의 재산을 자료 2 고려 시대 남매 간의 유산 분배를 판결한 손변

똑같이 나누도록
하라! 아버지가 죽으면서 어린 남동생에게는 옷과 갓, 신발과 종이만을 남겨 주고 모
든 재산을 누나에게 물려주었다. 남동생이 성장한 후 억울하게 생각하여 재판을
신청하였는데 손변이 재판을 맡았다. 손변은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은 같은데
어찌 다 자라 혼인한 딸에게는 후하고, 어미 없는 어린 아들에게는 야박하겠는
가? 어린 동생이 의지할 사람은 누나밖에 없으니, 만일 균등하게 재산을 물려주
면 혹 동생에 대한 사랑함이 덜하여 잘 보살피지 못할까 염려한 것이다. 그런 까
닭에 아들이 성장하면 의관을 갖추고 탄원서를 제출할 수 있게 종이를 유산으로
손변의 판결 사례를 통하여 고려 사회는 재산 상속에 남긴 것이다.”라고 하며 남매에게 재산을 똑같이 나누어 주었다. - 『고려사』
서 남녀 간의 차별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
호주: 낙랑군 부인 최씨(60세)

자료 3 고려 시대의 호적 제도
(고려 충숙왕 2년) 남부 덕산리 호주 낙랑군 부인 최씨는 나이 60세이다. 본

이윤배 이윤성 이윤방 이혜근
관은 경주이다. …… 첫째 아들은 윤배이며, 나이 32세이다. 둘째 아들은 윤성 (32세) (28세) (24세) (19세)
으로, 나이 28세이다. 셋째 아들은 윤방으로, 나이 24세이다. 넷째 아들은 혜근 도움 글 | 낙랑군 부인 최씨는 장성한 아들이 넷이나 있었
으로, 나이 19세이다. - 『여주 이씨 세보』 으나 남편 이겸이 사망한 후 호주가 되었다.
1. 자료 1을 통해 알 수 있는 고려 시대 혼인 제도를 설명해 보자.
2. 자료 2를 통해 알 수 있는 고려 시대 유산 분배 방식을 말해 보자.
3. 자료 3을 통해 알 수 있는 고려 시대 여성의 지위를 설명해 보자.
설치 』편
찬
2
감
국자 사기
고려의 다양한 종교와 사상

국 1)
125
4- 99
2
114
5
김부식,
대장
『삼
경
조판(~
고려 시대 불교, 유교를 비롯한 종교와 사상은 어떻게 발전하였을까? 팔만

6
123
왕실과 귀족의 후원 속에 불교가 성장하다

고려의 불교는 국가의 안녕과 개인의 행복을 기원하는 종교로서
사회 통합에 기여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외세의 침략을 받았을 때
국가를 지키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였다.
태조 왕건은 불교를 중시하여 개경과 그 주변에 여러 사찰을 세
웠고, 훈요 10조에서 팔관회와 연등회 등을 중시하라고 당부하였
다. 또 광종은 승과를 실시하고 덕이 높은 승려를 국사, 왕사로 삼
았다. 이처럼 고려의 불교는 건국 초부터 국가의 지원을 받으며 왕
실과 귀족들의 후원 아래 발전하였다.
불교계의 통합을 시도하다

고려 전기에는 불교의 외형적 발전과 함께 불교 교단이 여러 종파로
나뉘어 서로 대립하였다. 이에 의천은 해동 천태종을 창시하고, 교종을
중심으로 선종을 통합하려 하였다. 의천의 노력으로 많은 승려가 천태
종에 모여들었지만, 그가 죽자 교단은 다시 분열되었다. ▲ 대각국사 의천 초상(전남 순천 선암사) 고려 전기 왕족 출
신 승려로서 해동 천태종을 세웠다.
한편, 왕실과 귀족의 후원 속에서 사찰과 승려의 수가 많아지고,
사찰이 소유한 사원전과 노비가 점차 늘어났다. 또 일부 승려들이
상업 활동에 참여하거나 정치권력과 연결되면서 사회적 폐단이 발
생하기도 하였다.
신앙 결사 운동이 일어나다
무신 정변 이후 승려의 사회적 특권을 비판하고 불교 본연의 모습
을 되찾으려는 신앙 결사 운동이 일어났다. 지눌은 수선사 결사를
통하여 기존 불교계를 비판하고, 승려 본래의 자세로 경전 읽기와
참선 수행, 노동에 고루 힘쓰자는 운동을 전개하였다. 수선사와 요
세의 백련결사를 중심으로 전개된 신앙 결사 운동은 개혁을 지향하
는 승려들과 지방민의 호응을 얻었다.
이후, 고려 말 불교계는 권문세족과 연계되면서 사회적 폐단을 가
져왔다. 사찰이 고리대뿐만 아니라 토지와 노비를 모으면서 농민 생
▲ 보조국사 지눌 초상(대구 동화사) 고려 후기 신앙 결사 운
활을 침해하였다. 이에 신진 사대부는 불교계의 폐단을 비판하고 배
동을 통하여 당시 침체했던 불교계에 큰 활력을 불어 넣
척하는 주장을 제기하였다. 었다.
도교와 풍수지리설이 유행하다
고려에는 불교를 비롯하여 다양한 종교와 사상이 공존하였다. 고 사료 읽기 묘청의 서경 천도 운동
려 시대 도교 사원에서는 주로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행사가 묘청 등이 왕에게 건의하기를 “신 등이 보건대 서
베풀어졌다. 이에 국가와 왕실의 번영을 기원하는 행사나 초제가 경(평양)은 음양가가 말하는 번영을 누릴 땅으로,
별의 신에게 지내는 도교 제사 만약 이곳에 궁궐을 세우고 도읍을 옮기면 나라의
성행하였다. 혼란을 막을 수 있습니다. 금이 공물을 바치고 스스
풍수지리설은 신라 말 도선에 의해 체계화된 이후 널리 유행하였 로 항복할 것이며, 36개 나라가 모두 신하가 될 것
입니다.”라고 하였다. - 『고려사』
다. 풍수지리설에 따라 서경이 중시되어 묘청의 서경 천도 운동의
Q 묘청이 서경 천도를 주장한 근거는 무엇일까?
근거가 되었다. 아울러 한양이 명당이라는 설이 등장하면서 남경(한
양)이 3경 중에 하나가 되었다.
지역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 『직지』가 만들어지다 충청북도 청주시
탐방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에 위치한 흥덕사는 세

서
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 인쇄본이자 세계 원
부
기록 유산인 『직지』가 만들어진 곳이다.
흥
『직지』의 본래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 덕
사
심체요절』이다. 이는 백운 화상이 뽑은 부처와 유
명한 승려의 말씀을 요약한 책이란 뜻이다. 『직
▲ 금속 활자본 『직지』 (복원품, 청주고인쇄박물관)
지』는 독일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78년
앞서 간행된 책으로(1377), 원래 상・하 두 권이
었지만 현재는 하권만 프랑스 국립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 책은 조선에 파견된 프랑스
대리 공사가 가져간 것으로, 이후 여러 경로를 거쳐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되었다.
흥덕사터는 우연히 발굴이 이루어졌다. 이곳에서 ‘서원부 흥덕사’라고 새겨진 ‘쇠북’이 발견
되어 『직지』가 만들어진 흥덕사의 위치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누리집
▼ 청주 흥덕사지(충북 청주)
청주고인쇄박물관 ▲ ‘서원부 흥덕사’라고 새겨진 쇠북
(복원품, 청주고인쇄박물관)
유교 정치 이념을 수용하다
고려에서는 유교의 정치 이념이 강조되면서 유학 교육이 확대되 고려의 과거 제도
(문학적 재능과 정책 시험)
고 유교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다. 제술과
문과 문관
고려는 건국 초부터 유교의 정치 이념을 수용하여 국가의 기틀을 명경과
(유교 경전에 대한 이해 능력 시험)
다져 갔다. 광종은 과거 제도를 실시하여 유학자의 소양을 갖춘 관
잡과 기술관
리를 선발하였다. 성종은 최승로의 건의를 받아들여 충과 효 이념 (법률, 회계, 지리 등 실용 기술학 시험)
을 보급하는 데 힘썼다. 또 개경에 국자감(국학)을, 지방에 향교를 교종선

승과 승관
세우고 경학박사를 파견하기도 하였다.
유교 경전에 능통한 학자 선종선
(불교 경전의 이해 능력 시험)
유학과 한문학이 발달하다

고려의 문벌 사회에서 유학은 한문학과 함께 발달하였다. 특히 사료 읽기 최충의 9재 학당
해동공자로 불리는 최충은 유학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최충이 죽은 뒤 시호를 문헌(文憲)이라고 하였는
유학 경전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데, 과거에 응시하는 자들이 모두 9재 학당에 소속
되어 이를 모두 문헌공도라고 불렀다. …… 세간에
최충은 9재 학당을 세워 제자들을 양성하였다. 이를 계기로 여러 서는 12사학 중에서 최충의 학도가 가장 성대하다
사학이 등장하여 크게 성행하였다. 당시 사학은 경전을 중시하는 고 하였다. - 『고려사』
개인이 세운 교육 기관
국자감과 달리 시문 과목을 필수로 가르쳐 과거를 준비하는 귀족 도움 글 | 고려 중기 문벌 사회에서는 관학보다 사학이 발달하
였고, 여러 사학 중 9재 학당이 가장 유명하였다.
자제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이에 관학 진흥을 위해 국자감에 7재라
국가가 세운 교육 기관
는 전문 강좌를 두었으며, 양현고라는 장학 재단을 설치하기도 하 Q 고려 시대 사학이 관학보다 성행한 까닭은 무엇일까?
였다.
한편, 문벌 사회가 동요하는 과정에서 유학은 경전보다 시문을
중시하는 귀족 취향으로 바뀌어 갔다. 특히 무신 정변 이후 문벌 세
력이 약화되면서 유학 교육도 위축되었다.
역사 산책 성리학은 고려에 어떻게 전해졌을까?
성리학은 송과 원대를 거치면서 발전해 왔다. 특히 주희(1130~1200)는 『논어』

를 비롯한 주요 유교 경전에 주석을 달고 성리학을 집대성하였다. 고려 말 안향
(1243~1306)은 원을 통하여 공자와 그의 제자를 그린 그림과 여러 유교 경전을 수입
하여 주희가 집대성한 성리학을 최초로 소개하였다.
한편, 주희가 주석을 단 『논어』 등의 유교 경전은 원의 과거 시험에 채택되어 과거
응시자들의 주요 교재가 되었다. 이후 고려인 가운데 원의 과거에 응시하는 사람이
늘어 갔고, 아버지와 아들이 대를 이어 합격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또한, 충선왕이 원
에 세운 만권당에서는 원과 고려의 학자들이 교류하면서 성리학이 고려에 확산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고려 말 신진 사대부는 성리학을 받아들여 당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철학
▲ 안향 초상(경북 영주 소수박물관) 적 원리를 제공하였고, 이를 통하여 조선 왕조의 지배 이념으로 채택하였다.
성리학을 수용하다
고려는 원과의 교류를 통하여 성리학을 받아들였다. 원의 과거 시
험에 응시하는 사람이 점차 늘고, 학자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고
려 사회에 성리학이 널리 보급되었다. 특히 공민왕 때 성균관에서
공부하던 신진 사대부는 현실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리학
을 연구하였다.
고려 말 정몽주, 정도전 등을 비롯한 신진 사대부는 성리학을 통
▲ 고려의 성균관 대성전(경기 개성) 성종 때 설립한 국립 고
해 불교의 폐단을 지적하고, 권문세족의 횡포를 비판하면서 현실
등 교육 기관이다. 국자감, 국학, 성균감 등으로 불렸고, 공
사회의 여러 문제를 개혁하려 하였다. 민왕 때 홍건적의 침입으로 불탄 것을 재건하여 성균관이
라 하였다.
다양한 역사서를 편찬하다

고려는 건국 초부터 실록을 편찬하였으나, 거란의 침략으로 불
타 버렸다. 이에 현종 때 『7대 실록』을 만들었으나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
고려 중기 김부식은 유교적 합리주의 사관에 따라 『삼국사기』를
편찬하였다. 『삼국사기』는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
서이다. 또 이규보는 동명왕의 업적을 칭송한 영웅 서사시인 『동명
왕편』을 지었고, 이승휴는 중국 역사와 함께 단군부터 고려 충렬왕
때까지 역사를 담은 『제왕운기』를 저술하였다.
한편, 몽골의 침략을 겪으면서 자주 의식을 바탕으로 전통문화를
다시 이해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각훈의 『해동고승전』은 우리나라
역대 고승들의 일대기를 기록하였다. 또 일연은 불교를 중심으로
민간 설화까지 포함하여 『삼국유사』를 저술하였다.
고려 말에는 정통 의식과 대의명분을 강조한 성리학적 유교 사관 ▲ 『삼국사기』(옥산서원본)와 김부식(국립현대미술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와 본분 『삼국사기』는 인종의 명을 받은 김부식의 주도로 1145년
이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이제현은 『사략』 등 여러 역사서를 저 (인종 23)에 완성되었다. 유교적 합리주의 사관에 바탕을
두었으며, 본기・표・지・열전 등으로 나누어 기술하는 기
술하였으나 일부만이 전해지고 있다.
전체로 쓰였다.
역량 키우기
해동 천태종 신앙 결사 운동 국자감 9재 학당 양현고 성리학

고려 시대 수선사 결사를 통하여 불교 개혁을 주장한 승려는 누구인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차이점을 조사해 보자.
고려인이 남긴 불교 문화유산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사경과 사경은 금, 은으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넣은 경전으로, 이를 통하여 부처에게 자

불화 신의 공덕을 쌓으려 하였다. 불화는 주로 고려 후기에 제작된 것들이 남아 있는데,
아미타불도, 지장보살도, 관음보살도가 많으며, 비단 위에 채색을 입혀 부드러운 색
감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 화엄경보현행원품(호림박물관) 고려 시대 뛰어난 사경 기법을 볼 수 있는 자

료이다. 보현행원품은 「화엄경」이란 불경 안에 수록한 보현보살의 바람을 밝
힌 부분이다.
▲ 「수월관음도」(혜허, 일본 센소사)
고려의 고려 초기에는 대형 철조 불상과 석조 불상이

불상 많이 만들어졌는데, 규모에 비해 조형미는 다소
떨어지지만 소박한 지방 문화의 특색이 잘
나타나 있다. 한편, 불상 가운데 영주 부석
사 소조 여래 좌상은 신라 양식을 계승하여
뛰어난 세련미를 보여 준다.
▲ 영주 부석사 소조 여래 좌상
(경북 영주)
▲ 하남 하사창동 철조 석가여래 좌상
(국립중앙박물관)
◀ 안동 이천동 마애 여래 입상
(경북 안동)
▶ 논산 관촉사 석조 미륵보살 입상
(충남 논산)
고려의 고려 시대 목조 건축물은 현재 일부만 남아 있으며, 대표적인
건축 것으로는 안동 봉정사 극락전,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예산 수덕
주심포
사 대웅전 등이 있다. 이들 건축물은 대체로 고려 후기에 지어진
것으로 주심포와 배흘림기둥이 특징이다. 주심포와 배흘림기둥
배흘림기둥
▲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경북 영주)
고려의 고려는 신라의 목판 인쇄술을 계승하

인쇄술 여 팔만대장경을 만들었다. 팔만대장경
은 불교 경전을 종합적으로 모은 것으
로 16년간이나 걸려서 완성되었다.
▲ 해인사 팔만대장경 경판(경남 합천 해인사)
고려의 고려의 석탑은 오층탑, 칠층탑, 다각 다층탑 등의 형태로

석탑 제작되어 신라의 석탑에 비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준다.
▲ 부여 무량사 오층 석탑 ▲ 개성 불일사 오층 석탑 ▲ 평창 월정사 팔각 구층 석탑 ▲ 개성 경천사지 십층 석탑

(충남 부여) (경기 개성) (강원 평창) (복원, 국립중앙박물관)
1. 이 밖에 고려 시대 불교 관련 문화유산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2. 고려 시대 불교 관련 문화유산의 특징을 통일 신라의 것과 비교해 보자.
5
학습 목표
조선 시대 조선의 건국과 통치 체제의 정비 과정을 설

명할 수 있다.
왜란과 호란이 동아시아 국제 질서에 끼친
영향을 분석할 수 있다.
세계관의 변화 조선 후기의 정치 운영과 세계관의 변화를

주제 열기 조선은 유교 이념에 바탕을 두고 통치 체제를 정비하였다. 또한, 사대교린

의 외교 원칙을 지향하며 주변 여러 나라와 교류하였다. 조선의 통치 체제
와 세계관은 왜란과 호란을 겪으며 어떻게 변화하였을까?
● 종묘(서울 종로) 조선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사진은 종묘에서 제례를 거행하는 모습이다.
건국
1 조선 건국과 통치 체제 정비
조선 』반
포
5- 13
14
92
85
『경
국대전
조선은 어떻게 통치 체제를 정비해 나갔을까?
수도를 한양으로 옮기다

조선의 건국은 고려 말 신흥 무인 세력인 이성계와 신진 사대부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에 앞서 위화도 회군으로 이성계가 권력을 잡
자, 신진 사대부 가운데 정도전을 비롯한 급진 개혁파는 당시 사회
의 여러 문제를 개혁하려 하였다. 이들은 새 왕조 수립에 반대하는
정몽주 등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이성계를 왕으로 추대하여 새로
운 왕조를 열었다(1392).
이후 나라 이름을 고조선을 계승한다는 뜻의 조선으로 바꾸고,
수도를 고려의 남경인 한양으로 옮겼다. 한양은 국토의 한가운데에
1395년 한성으로 고침
있어 전국을 다스리기 쉬웠고, 한강을 끼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였
다. 또한, 물자가 풍부하고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외적의 침
입을 방어하는 데 유리하였다.
▲ 조선 태조 어진(전북 전주 경기전 어진박물관)
조선은 한양에 경복궁을 지어 통치의 중심으로 삼았다. 경복궁 좌
우에는 각각 종묘와 사직을 두어 유교 이념에 바탕을 둔 도시 모습
을 갖추었다.
▼ 「도성도」(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한양 도성의 4대문
오상과 4대문 지
● 근정전
(智)
인-동
의-서 소지문(숙정문)
예-남
지-북 의 신 인
신-중 (義) (信) (仁)
숙정문
돈의문 보신각 흥인지문
예
(禮)
숭례문
경복궁
사직
● 사직단 종묘
● 종묘 흥인지문
돈의문
숭례문
5. 조선 시대 세계관의 변화 63
통치 체제를 정비하다
두 차례에 걸친 왕자의 난으로 왕위에 오른 태종은 개국 공신이 사료 읽기 6조 직계제와 의정부 서사제
나 왕족이 거느린 사병을 혁파하여 군사권을 국왕에게 집중하고, (가) 의정부의 서사를 나누어 6조에 귀속하였다.
…… 처음에 왕은 의정부의 권한이 막중함을 염
6조 직계제를 채택하여 왕권을 강화하였다. 또한, 호패법을 시행하
6조의 판서가 왕에게 직접 보고하는 제도 오늘날의 주민등록증 려하여 이를 혁파할 생각이 있었지만, 신중하게
여 호적을 작성하고, 전국의 토지를 조사하여 국가 재정의 기초를 여겨 서두르지 않았는데 이때에 이르러 단행하
각 집의 식구 수를 조사하여 기록한 장부
였다. - 『태종실록』
다졌다.
(나) 6조는 각기 모든 직무를 먼저 의정부에 품의하
세종은 태종 때 다져진 안정된 왕권을 기반으로 유교 정치의 이 고, 의정부는 가부를 헤아린 뒤에 왕에게 아뢰
상을 구현하려 하였다. 먼저 집현전을 확대하여 학문과 정책 연구 어 (왕의) 전지를 받아 6조에 내려 보내어 심의

한다. - 『세종실록』
를 담당하게 하였으며, 여기서 육성한 인재를 활용하여 각종 편찬
Q (가), (나)의 제도를 비교하여 그 차이점을 설명해 보자.
사업을 추진하였다. 나아가 의정부 서사제를 실시하고, *경연과 서
의정부의 정승이 정책을 심의하여 왕에게 보고하는 제도
연을 활성화하였다.
세조는 정변을 통하여 권력을 장악한 후 왕권 강화를 위해 집현 경연과 서연: 경연은 국왕이 신하와 함께 유교 경전, 역사
서 등을 읽으면서 정책을 토론하는 것을 말하며, 서연은 세
전과 경연을 폐지하고, 6조 직계제를 다시 채택하였다. 자가 장차 올바른 군주가 될 수 있도록 제왕학을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성종은 집현전을 계승하여 홍문관을 설치하고, 경연을 다시 실시
하였다. 아울러 세조 때 편찬하기 시작한 법전인 『경국대전』을 반포
함으로써 통치 체제의 정비를 일단락하였다(1485).
◀ 『경국대전』(서울역사
박물관) 조선 건국 후
나온 왕명과 조례 등을
종합하여 편찬한 조선
의 기본 법전이다. 이
전, 호전, 예전, 병전,
형전, 공전의 6전 체제
로 구성되었다.
교육과 과거 제도를 정비하다

조선은 한성에 최고 교육 기관인 성균관과 중등 교육 기관인 4부 조선의 과거 제도
학당을, 지방에 향교를 설치하였다. 외국어, 법률, 의술 등의 기술 문과 소과 대과 문관
분야는 주로 중인이 대를 이어 계승하였고, 유학보다 천시되었다. 성균관
과거 제도는 문과, 무과, 잡과로 나뉘어 3년마다 정기적으로 시행 하급 관료
하였고, 특별 시험을 수시로 치렀다. 문과의 소과 합격자는 대체로 무과 무관
성균관에 입학하여 교육을 받은 후 대과에 응시하였다.

역과(외국어)
과거는 천민이 아니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었지만, 문과의 경우 율과(법률)
잡과 기술관
에는 주로 양반 자제가 응시하였다. 과거 이외에 음서, 천거 등으로 의과(의술)
추천으로 관리를 뽑는 제도
관리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음서는 고려보다 대상이 축소되었고, 음양과(천문학)
과거 시험이 더 중시되었다.
중앙 집권 체제를 강화하다
중앙 정치 기구의 핵심은 의정부와 6조였다. 의정부는 영의정, 좌 조선의 중앙 정치 기구
의정, 우의정의 정승이 국가 정책을 협의하여 결정하는 최고 기구였 왕 의정부 6조

이조
고, 실질적인 행정 업무는 6조와 그 아래 관청이 맡아 처리하였다. 승정원 비서 기관
호조
의금부 수사 기관
조선은 권력의 독점과 부정을 막기 위해 3사의 언론 활동을 중시 예조
사헌부
하였다. 3사는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으로, 이 중 사헌부와 사간원 병조
사간원 3사
형조
은 서경권을 행사하였다. 이 밖에 승정원, 의금부, 춘추관, 성균관, 홍문관
공조
5품 이하 관리 임명과 법령 개폐에 대한 가부를 승인할 권한
춘추관 사서 편찬
한성부 등이 있었다.
성균관 교육 기관
조선은 전국을 8도로 나누었으며, 도 아래에 부・목・군・현을 두 한성부 한성의 행정 기관
어 모든 군・현에 수령을 파견하였다. 또 향・부곡・소 등의 특수 행

도움 글 | 3사 중 사헌부는 관리 감찰, 사간원은 국왕의 정치
정 구역도 폐지하여 지방 행정을 일원화하였다. 수령은 농업 장려부 비판, 홍문관은 국왕에게 자문하는 역할을 하였다.
터 교육・세금 징수・사법・군사 등 모든 행정을 담당하였고, 그 아

래 아전이 6방으로 나뉘어 실무를 처리하였다.
중앙군은 5위로 편성하여 궁궐과 한성을 수비하고, 지방군은 육
군과 수군으로 나뉘었다. 또 지방에 대한 효율적인 통치를 위해
*역원제와 봉수제를 정비하였다. 역원제: ‘역’은 공무를 수행하는 관리에게 말을 빌려주는 곳
을 말하며, ‘원’은 이들이 묵을 수 있는 숙소를 가리킨다. 조
선은 전국 각지에 역과 원을 설치하여 역원제를 재정비하
였다.
▼ 양산 천성산 봉수대(경남 양산) 조선은 전국 각지에 봉수대를 설치하여 위급 상황을 봉수(불 또는

연기)로 알리게 하였는데, 봉수의 개수로 위급한 상황의 정도를 알게 하였다.
역량 키우기
호패법 6조 직계제 의정부 서사제 경연 3사 역원제 봉수제

성종 때 반포한 조선의 기본 법전은 무엇인가?
이성계가 나라 이름을 조선이라 한 까닭과 한양을 수도로 정한 배경을 설명해 보자.
왜란
2 조선의 대외 관계와 전쟁
임진
5- 159
15
2
97
정유
재란
호란
조선은 주변 국가와 어떻게 외교 관계를 맺었을까? 정묘
27 호란
16
병자
36
16
사대교린을 외교 원칙으로 삼다
조선은 대외적으로 사대교린을 외교 원칙으로 삼았다. 사대교린 교린 정책 여진
회유책: 무역소 설치
은 유교적 세계 질서에 따라 중국을 의례적으로 받들고 그 밖의 이 강경책: 진, 보 설치 백두산
경원
4군 6진 설치
명 경성
웃 나라와는 서로 교류하며 친하게 지낸다는 의미이다.
조선은 건국 초부터 명과의 외교 관계를 가장 중시하였다. 명은 교린 정책
회유책: 3포 개항
강경책: 쓰시마섬 토벌
강대국으로서 자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유지하려 하였다. 조선은 명 동해
사대 정책 조선
한성
에 사신을 보내 문물을 받아들이고, 경제적 실리를 챙겼다. 표면상: 조공 . 책봉
실제: 경제 . 문화적 황해
이익 추구
조선은 여진과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와 평화적인 교류를 추구 염포(울산)
제포(진해) 부산포
하였다. 하지만 건국 초기에는 여진과 가까운 국경 지역의 안정과 쓰시마섬
왜구 문제를 해결하여야 했다. 조선은 여진과 일본에 대해 회유책 일본

교린 정책
사신과 토산물을 보내옴.
과 강경책을 함께 사용하였다. 조선의 선진 문물 전파
귀화한 여진인에게 관직이나 토지를 제공하고 무역을 허락하는 여진과의 교역지

일본과의 교역지
한편, 국경을 침략하는 여진을 토벌하였다. 왜구의 약탈이 심해지 류큐, 시암, 자와
자 근거지인 쓰시마섬을 정벌하는 한편, 일본의 요구에 따라 부산 ▲ 조선 전기의 대외 관계

포 등에서 제한된 무역을 허용하였다. 이 밖에도 조선은 류큐, 시
암, 자와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와도 교류하였다.
역사 산책 조선과 명 ・ 일본 ・ 여진의 대외 관계는 어떠하였을까?
❖ 명과의 관계 ❖ 여진과의 관계 ❖ 일본과의 관계
명은 조선에 사신 파견 횟수를 제 여진은 만주와 한반도 동북 지역에 조선은 부산, 울산, 진해에 왜관을 설
한하였으나, 조선은 1년에 3회인 정규 흩어져 살면서 조선의 국경 지역을 위 치하여 제한된 무역을 허락하였다. 또
사신 이외에도 수시로 사신을 파견하 협하였다. 조선은 이들을 달래기 위해 주로 부산에 있는 동래 왜관에서 일본
여 경제・문화적 실리를 취하였다. 무역소를 설치하여 교역을 허락하였다. 사신을 맞았다.
▲ 「송조천객귀국시장」(일부, 국립중앙박물관) ▲ 여진인의 모습(일부, 메트로폴리탄박물관) ▲ 『해동제국기』에 실린 부산포(국립중앙도서관)
임진왜란이 일어나다 관군
의병장
왜군의 주요 침입로
16세기 후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 시대의 혼란을 끝내고 일 조・명 연합군의 주요 진격로
격전지
본을 통일하였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대륙 침략을 구실로 조선을 백두산
침략하였다(임진왜란, 1592). 길주 정문부

조선
명
조선에 상륙한 일본군은 빠르게 북상하여 약 20일 만에 한성에 이 의주
묘향산
휴정(서산 대사)
르렀다. 선조는 의주로 피란하고, 일본군은 평양과 함경도 일부 지
평양 탈환 평양 유정(사명 대사)
역까지 점령하였다. 각지에서 일어난 의병과 승병 그리고 수군의 활 조・명 연합군
금강산 동해
행주 대첩 개성
약으로 전세가 바뀌었다. 특히 이순신이 이끄는 수군은 옥포에서 첫 권율 행주
한성
황해 충주
승리를 거둔 후 한산도 등에서 계속 승리하였다. 그 결과 일본군의 조헌・영규
상주
노량 해전
금산 경주
보급로를 차단하고, 호남 곡창 지대를 지킬 수 있었다. 이러한 가운 이순신
의령
울산
곽재우
고경명 진주
데 명군이 출병하여 조선군과 함께 평양성을 탈환하고, 일본군을 남 담양 옥포 해전 일본
울돌목 한산도 이순신
쪽으로 밀어냈다. 이후 명과 일본은 휴전 협상을 열었다. 명량 대첩 진주 대첩 한산도 대첩

이순신 김시민 이순신
1597년 일본이 다시 침략하였지만, 조선과 명의 연합군이 일본군

을 물리쳤다(정유재란). 곧이어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자 이순
▲ 관군과 의병의 활약
신이 철수하는 일본군을 노량에서 크게 물리쳤다.
왜란 후 동아시아 국제 질서가 변화하다

일본과 7년에 걸친 전쟁은 국내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국제 질서
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전후 조선은 피해 복구가 시급한 과제였다.
굶주림과 질병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농토가 황폐해졌다. 또한, 수
많은 문화재가 불타거나 약탈당하였다.
명은 전쟁에 참여함으로써 국가 재정이 더 어려워졌고, 만주 지역
에서 급속히 팽창하는 여진족을 막을 수 없었다.
일본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권력을 장악한 후 에도(도쿄)에 새 막
부를 열었다. 일본은 조선에서 포로로 데려간 도자기 기술자나 약탈
▲ 판옥선(위)과 현자총통(아래, 국립진주박물관) 판옥선에 다
한 문화재 등을 통하여 문화적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양한 화포로 무장한 수군은 이순신의 지휘 아래 남해 바다
를 장악하였다.
역사 산책 한 ・ 중 ・ 일 삼국은 임진왜란을 어떻게 인식하였을까?
‘임진왜란’은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전쟁으로 명의 군대가 참전하면서 동아시아 국제 전쟁으로 확대되었다. 그런데 동일
한 시간과 장소에서 벌어진 이 전쟁을 기억하는 한・중・일의 인식은 서로 다르다.
한국은 이 전쟁을 ‘임진왜란’으로 부른다. 이 말은 ‘임진년에 왜인이 일으킨 난’이라는 의미로, 한반도를 침략한 일본에 대
한 원한과 적개심을 반영한 용어이다. 일본은 임진왜란을 ‘조선 정벌’이라고도 한다. 또 최근 일본 우익 교과서에서는 ‘조선
출병’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정벌’은 상대를 멸시하는 용어이고, ‘출병’은 침략 전쟁을 은폐하려는 의도이다. 중국에서는 ‘항
왜원조’라고 부른다. 이는 ‘왜구에 대항하여 조선을 도왔다.’라는 뜻이다. 이 말에는 조선을 도왔으니 그 은혜를 잊지 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동아시아 삼국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임진왜란의 명칭은 무엇일까?
광해군이 중립적인 외교를 지향하다
선조에 이어 즉위한 광해군은 임진왜란 후 민생 안정을 위해 농경
지 개간에 힘썼으며, 토지 조사를 통하여 누락된 토지를 찾아내고,
인구를 조사하여 호적을 정리하였다. 또 각지에서 전염병이 유행하
자 『동의보감』을 완성하도록 하였다.
허준이 지은 의학 서적
한편, 만주에서는 여진족이 급속히 성장하여 후금을 건국하였다
(1616). 명은 후금의 공격을 막아 내기 어렵게 되자 조선에 지원
군을 요청하였다. 광해군은 강성한 후금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중립적인 외교를 펼쳤다.
광해군의 외교는 명에 대한 의리와 명분을 중시하는 양반층의 비
▲ 「양수투항도」(육군사관학교 육군박물관) 『충렬록』에 그려
판을 받았다. 특히 서인 세력은 광해군이 이복동생인 영창 대군을 진 그림으로 명을 지원하기 위해 출병한 도원수 강홍립과
부원수 김경서가 후금의 누르하치에게 항복하는 모습이다.
죽이고, 계모인 인목 대비를 핍박하자 유교 윤리에 어긋난 정치를 강홍립은 광해군의 명에 따라 후금에 항복하였다.
한다고 비판하였다. 결국 서인 세력이 광해군을 몰아내고 인조를

왕위에 올렸다(인조반정, 1623).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이 일어나다

집권한 서인 세력은 이전과 달리 명을 가까이하고 후금을 배척하
는 친명배금 정책을 펼쳤다. 후금이 이를 이유로 조선을 침략하자
조선은 후금과 화의를 하고 형제 관계를 맺었다(정묘호란, 1627).
이후 후금은 나라 이름을 청으로 바꾸고, 조선에 군신 관계를 요
임금과 신하의 관계
구하였다. 조선이 이를 거부하자 청 태종이 직접 조선을 침략하였다.
인조와 일부 신하는 남한산성으로 피신하여 항전하였다. 남한산성
이 청군에 포위된 가운데 대신들은 주화파와 척화파로 나뉘어 대 ▶ 서울 삼전도비(서울 송파) 청이
청과 화친하자는 세력 청과 싸우자는 세력 조선에게 강제로 세우게 하였다.
립하였다. 결국 인조가 삼전도에 나가 항복함으로써 전쟁이 끝났다 청 태종의 공적이 만주 문자, 몽골
문자, 한자로 새겨져 있다.
(병자호란, 1636).
▼ 남한산성(경기 광주) 병자호란 때 인조가 신하들과

함께 청군에 맞서 항전한 곳이다.
북벌론에서 북학론으로 변화해 가다
청에 대한 항복은 조선에 충격을 주었다. 병자호란 후 세자를 비 소중화론: ‘중화’란 중국이 문명국으로서 세계의 중심이고,
그 밖의 나라는 오랑캐라는 세계관이다. ‘소중화론’은 조선이
롯하여 여러 관료와 수많은 백성이 청으로 끌려갔으며, 청이 요구 중국과 비슷한 수준의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명이 멸망 후
하는 각종 물품은 조선에 큰 부담이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소중 중국 문명을 계승한 유일한 국가라는 논리이다.
화론을 내세우며 청을 정벌하여 병자호란의 치욕을 씻고 명에 대한 사료 읽기 북벌론

의리를 지켜야 한다는 북벌론이 일어났다. 저 오랑캐는 반드시 망할 날이 있다. …… 그래서
효종은 청에 인질로 잡혀갔다 돌아와 북벌을 추진하였다. 남한산 정예 포병 10만 명을 양성하여 자식같이 아껴서 죽
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사로 만들고자 한다. 그 후
성과 북한산성을 고쳐 쌓고 군대를 양성하는 등 군비 확충에 힘썼다.
저들에 틈이 있기를 기다려 불시에 쳐들어가면 중원
그러나 청은 이미 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중국을 지배하였기에 현 의 의사와 호걸이 어찌 호응하지 않겠는가?
- 송시열, 『송서습유』
실적으로 북벌을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웠다.
Q 효종은 어떠한 방법으로 북벌을 추진하려고 하였을까?
18세기에 들어 일부 실학자 사이에 적극적인 교류를 통하여 청의
발달된 문물을 배우고 수용해야 한다는 북학론이 등장하였다. 이러
한 가운데 북벌론은 점차 힘을 잃어갔다.
▼ 연행사와 통신사의 이동 경로 임진왜란 이후 조선은 일본과 국교를 다

시 열고 일본에 통신사를 파견하였다. 병자호란 후에는 청에 연행사를 백두산
파견하였다.
선양(심양)
청
산하이관 조선
의주
동해
베이징 평양
에도(도쿄)
한성
나고야
교토
황해 일본
부산 오사카
시모노세키
연행사의 이동 경로 이즈하라 쓰시마섬
통신사의 이동 경로
▼ 「통신사행렬도」(일부,
통신사
연행사 국립중앙박물관)
▲ 「만국내조도」(일부, 북경고궁박물원)
역량 키우기
임진왜란 인조반정 병자호란 소중화론 북벌론 북학론

조선이 건국 초부터 지향한 대외 관계의 기본 원칙을 무엇이라 하는가?
동아시아 삼국이 공유할 수 있는 임진왜란의 명칭을 정해 보자.
시작
3 조선 후기 정치와 세계관의 변화
예송 시행
전국
5- 16
59
170
8
대동
법
비
건립
조선 후기 정치와 세계관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 탕평
2 완공
174 화성
수원
6
179
붕당 정치가 시작되다
향촌 사회에서 서원과 향약을 기반으로 성장한 *사림은, 16세기 사림: 조선 건국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온건 개혁파 사대부
→ 80쪽 참조 의 후예로, 왕도 정치를 강조하면서 지방에서 성리학을 연
이후 중앙 정치를 주도하는 세력이 되었다. 이후 사림 간의 대립으 구하였다.
로 *붕당이 등장하였다.
붕당: 사림이 학문 경향과 정치 이념에 따라 나뉘어 형성된
사림은 선조 때 동인과 서인으로, 동인은 다시 남인과 북인으로 세력을 일컫는 말이다.
나뉘었다. 광해군 때 북인이 집권하였으나, 인조반정으로 서인이 권

력을 잡고 남인과 함께 정치 운영을 주도하였다.
붕당 정치에서는 언론 활동을 담당한 3사의 역할이 중요하였다.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
또 공론을 중시하였다. 공론은 사림의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라서
서원과 향약이 지역 여론을 모으는 중심이 되었다.
붕당 정치가 변질되다
현종 때 두 차례에 걸친 *예송은 격렬한 대립으로 이어졌지만, 붕 예송: 의례에 관한 논쟁으로 주로 왕실 어른이 돌아가셨을
때 상복을 입는 기간을 두고 남인과 서인이 두 차례에 걸쳐
당 간의 공존과 견제는 어느 정도 유지되었다. 하지만 숙종 때 잦은 대립하였다.
*환국으로 특정 붕당이 권력을 번갈아 가며 독점하였다.

환국: 집권 붕당과 이를 견제하는 붕당이 서로 교체되어 정
숙종 때 남인과 서인이 번갈아 집권하였고, 이때마다 집권 세력이 국이 급격히 바뀌는 상황을 말한다.
상대 붕당을 역적으로 몰아 배척하면서 일당 전제화의 경향이 나타

났다. 이처럼 붕당 정치가 변질되어 가자 붕당 간 공존과 견제의 원
칙이 점점 무너졌다. 그 결과 집권 세력이 고위 관직을 독점하면서
사익을 추구하고 왕위 계승 문제까지 개입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영조가 탕평 정치를 시작하다

영조는 일당 전제화가 왕권을 위협하고, 양반층 내부의 불만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여 탕평 정치를 추구하였다.
영조는 즉위 후 노론과 소론 세력을 함께 등용하여 세력 균형을
꾀하고, 자신의 정책을 지지하는 탕평파를 중심으로 정치를 운영하
였다. 또한, 붕당의 근거지인 서원을 대폭 정리하였다. 민생 안정을
위해 균역법을 실시하고, 『속대전』을 편찬하여 법령과 제도를 정비
▲ 탕평비(서울 종로)와 탁본 영조가 탕평의 뜻을 알리기 위해
하였다. 하지만 영조는 사실상 노론에 의지하였고, 외척을 끌어들여 성균관 입구에 세운 비이다. 비에는 “두루 사귀어 편을 가르
지 않는 것이 군자의 공평한 마음이요, 편을 가르고 두루 사
외척 세력이 성장하였다.
귀지 않는 것은 소인의 사사로운 뜻이다.”라는 『논어』의 구
절을 인용한 글이 쓰여 있다.
정조가 탕평 정치를 이어가다
정조는 소론과 남인을 등용하여 권력이 일부 외척 세력과 노론 창덕궁 주합루 ▶
중심으로 치우치는 것을 막으려 하였다. (서울 종로)
정조는 규장각을 설치하여 정책을 논의하게 하고, 이를 통하여 국

왕을 지지하는 관리를 육성하였다. 또 장용영을 설치하여 군사적
으로 왕권을 뒷받침하고, 시전 상인의 *금난전권을 폐지하여 상업
의 자유로운 발전을 꾀하였다(신해통공, 1791). 그 밖에 『탁지지』와
『대전통편』 등을 편찬하여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고, 수원 화성을 건
설하였다.
정조의 탕평 정치는 다양한 계층의 성장과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
었다. 하지만 정치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보다는 국왕의 능력에 의존 ▲ 「규장각도」(일부, 국립중앙박물관) 정조는 왕실 도서관이던
규장각을 학문과 정책 연구 기관으로 발전시켰다. 규장각이
하면서, 권력이 국왕과 소수 정치 집단에 집중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있던 곳은 지금의 창덕궁 주합루이다.
금난전권: 시전 상인이 특정 물품의 독점 판매권을 부여받

소수의 외척 가문이 권력을 독점하다 아 허가 없이 상거래를 하는 난전을 금지할 수 있는 권리
이다.
19세기에 들어 순조, 헌종, 철종대에 이르는 60여 년간 안동 김
씨, 풍양 조씨 등의 가문이 왕실의 외척이 되어 정치를 주도하였다.
이들 가문은 서로 연합하거나 대립하면서 정치권력과 각종 이권을
독점하였다(세도 정치).
세도 가문은 *비변사의 요직을 비롯한 정부 주요 관직을 독점하 비변사: 문무 고위 관료가 합의하여 군사 행정을 담당하던
임시 기관이었으나, 임진왜란 이후 군사뿐만 아니라 일반 행
고, 군영을 장악하여 자신들의 권력 기반으로 삼았다. 그 결과 종래 정 업무까지 맡아보는 국가 최고 기관이 되었다.
의정부와 6조는 힘을 잃고, 왕권도 크게 약화되었다.

세도 정치로 소수 가문에 권력이 집중되어 중앙의 정치 질서가 문
란해지자 관직을 사고파는 매관매직이 성행하였다. 또 지방 수령의
부정부패와 농민에 대한 수탈이 더욱 심해졌다.
▼ 수원 화성(경기 수원) 정조는 수원에 아버지 사도 세자

의 묘를 이장하고 화성을 건설하여 자신의 정치적인 이
상을 실현할 수 있는 중심지로 만들려고 하였다.
서양의 과학 기술을 수용하다
17세기경 서양의 과학 기술이 중국에 간 사신들을 통하여 전해
졌다. 당시 조선 사신은 명・청의 수도인 연경（베이징）에서 서양 선
교사와 접촉하며 서양 문물을 소개받았다. 사신들이 전한 서양 문
물은 세계 지도, 화포, 천리경, 자명종 등이었다. 특히 세계 지도인
「곤여만국전도」는 중국을 세계의 중심으로 보는 조선인의 세계관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였다.
▲ 혼천의(숭실대학교박물관) 홍대용은 지구가 스스로 움직
인다는 지전설을 받아들이고,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
국 중심의 세계관을 비판하였다.
◀ 복원된 어람본 「곤여만국전도」(경기 남양주 봉선사) 이 지도

는 1602년 서양 선교사 마테오 리치와 명 학자 이지조가 베이
징에서 목판으로 찍어낸 서양식 세계 지도로, 조선에는 1603년
에 도입되었다.
또한, 서양 과학 기술의 영향으로 천문학이 발달하였다. 이익은 서

양 천문학을 연구하였고, 김석문과 홍대용은 지전설을 주장하였다.
지전설은 중국 중심 세계관을 비판하는 근거가 되었다.
개혁적인 경향의 실학이 등장하다

17세기 후반 지식인 가운데 일부는 성리학을 비판하며, 현실 문
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학문을 추구하였다. 이러한 현실 비판적이고
개혁적이며 새로운 경향의 학문과 사상을 실학이라 한다.
18세기 이후 실학은 토지 제도나 상공업 진흥을 추구하는 사회
개혁론으로 이어졌다. 유형원, 이익, 정약용 등의 실학자들은 농민
생활의 안정을 위해 토지 제도의 개혁을 주장하고, 여러 가지 개혁
방안을 제시하였다. 또한, 북학파로도 불리는 유수원, 홍대용, 박지
원, 박제가 등 실학자는 상공업 발달이 국가 부강의 근원이라고 보
았다. 북학파는 청의 발달한 문물과 기술을 받아들일 것을 주장하
며, 양반도 상업에 종사할 것과 유통 경제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실학은 청의 고증학과 서양 과학의 영향을 받기도 하였다. 특히 약 3.8m
청의 고증학을 수용한 ‘실사구시’ 학풍은 역사와 지리에 관한 국학

사실에 바탕을 두고 진리를 추구함. 약 6.7m
연구로도 이어졌다. 그 결과 종래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려
▲ 「대동여지도」(성신여자대학교박물관) 19세기 중엽 김정호
는 자주성을 강조한 역사서와 지리서가 편찬되고, 보다 정밀한 지
가 만든 지도이다. 전국을 22개 지도첩으로 구성하고, 지
도가 만들어졌다. 도를 목판에 새겨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였다.
전라남도 강진군
지역사
실학자 정약용을 만나다 실학이 담고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
탐방
▼ 다산 초당(전남 강진)
자료 1 홍대용의 세계관
중국인은 중국을 중심으로 삼고 서양을 변두리로 삼으

며, 서양인은 서양을 중심으로 삼고 중국을 변두리로 삼
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하늘을 이고 땅을 밟는 사람은 땅
에 따라서 모두 그러한 것이니, 중심도 변두리도 없이 모
두가 중심이다. - 홍대용, 『의산문답』
자료 2 유형원의 토지 개혁론
토지 경영이 바로잡히면 모든 일이 제대로 될 것이다.

백성은 일정한 직업을 갖게 되고, 군사 행정에는 도피자
를 찾는 폐단이 없어지며, 귀천상하가 모두 자기 직책을
갖게 될 것이므로 민심이 안정되고 풍속이 도타워질 것이
다. …… 농부 한 사람이 토지 1경을 받아 법에 따라 조세
를 낸다. 4경마다 군인 1인을 낸다. …… 토지를 받은 자
가 죽으면 반납한다. - 유형원, 『반계수록』
▲ 『목민심서』(국립중앙박물관)와 정약용(한국은행) 자료 3 유수원의 상공업 중시
강진만이 내려다 보이는 산기슭에 자리한 다산 초당은 지금 양반이 명분상으로 상공업에 종사하는 것을 부끄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이 유배 생활을 하였던 곳이다. ‘다 러워하지만 그들의 비루한 행동은 상공업자보다 심한 자
산’이라는 정약용의 호는 강진 귤동 마을 뒷산의 이름이다. 가 많다. …… 상공업을 두고 천한 직업이라 하지만 본래
정약용은 약 18년간 유배 생활을 하면서 『목민심서』와 부정하거나 비루한 일이 아니다. …… 스스로의 노력으
『경세유표』를 비롯한 600여 권의 방대한 책을 저술하였고, 로 물품 교역에 종사하면서 남에게서 얻지 않고 자기 힘
많은 제자를 가르쳤다. 으로 먹고사는 것이다. 어찌 천하거나 더러운 일이겠는가.
다산 초당에는 정약용이 직접 글자를 새긴 바위, 차를 끓 - 유수원, 『우서』
이기 위해 직접 찾아낸 약천, 차를 끓여 마시던 다조, 연못 1. 자료 1과 같은 세계관의 변화가 나타나게 된 배경을 설명해

가운데 조그만 산처럼 만든 산 등 ‘다산 4경’이 있다. 보자.
누리집 2. 자료 2, 3의 주장을 비교하여 사회 개혁에 대한 입장 차이를

•실학박물관 정리해 보자.
•강진군 문화관광
역량 키우기
붕당 환국 탕평 정치 규장각 세도 정치 북학파

조선 후기의 사회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혁적・실천적 경향의 학문과 사상은 무엇인가?
조선 후기에 전래된 서양 문물을 조사하여 소개해 보자.
‘북벌’과 ‘북학’에 대한 ‘북벌’인가, ‘북학’인가?
‘북벌’인가,
역할극 대본을
‘북학’인가? 선택의
작성한다.
선택의 갈림길에
대본을
갈림길에 선
작성한
선 조선을
후에는
조선을 주제로
주제로
모둠별로
역할극 대본을 작성한다. 대본을 작성한 후에는 모둠별로 장 장
면에 적합한
적합한 목소리
목소리 크기와
크기와 높낮이로
높낮이로 역할극을
역할극을 발표한다.
발표한다.
역할극 대본 만들기 면에
▲ 영화 「남한산성」 포스터 1636년에 일어난 병자호란은 삼전도의 치욕과 함께 수많은 조선 백성이 청에 끌려가는 큰 상처를 남겼다. 병자호란 후
조선에서는 북벌론이 대두되었고, 이후 청의 국력이 크게 신장되자 18세기 들어 북학론이 제기되었다.
윤휴의 북벌론 박제가의 북학론

“청을 정벌하여 병자호란의 치욕을 씻자!” “청의 발달한 문물과 제도를 배워야 한다.”
병자년의 일(병자호란)은 하늘이 우리를 돌 청이 천하를 차지한 지 1백 년이 지났다.
보지 않아 금수에게 치욕을 당한 것입니다. …… 진실로 백성에게 이롭다면, 그 법이
…… 우리는 정예한 병력과 화포가 있으니 비록 오랑캐에게서 나왔다 하더라도 성인은
군대를 더 선발하고 무기를 갖춘 후 노련한 취할 것이다. …… 명을 위해 원수를 갚아
장수를 임명하여 북으로 연경을 향해 진군하 주고 우리의 부끄러움을 씻으려면 20년
면 그들을 정벌할 수 있습니다. 동안 힘껏 청을 배운 다음, 함께 의논해도

- 윤휴, 「갑인봉사소」 늦지 않을 것이다. - 박제가, 「북학의」
도움 글 | 소중화 사상에 입각하여 오랑캐인 청 도움 글 | 청에 사신으로 다녀온 박지원, 박제

에게 당한 수치를 씻고,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도 가, 홍대용 등의 실학자들이 청의 앞선 문물제
와준 명에 대한 의리를 지켜 청을 정벌하자는 도와 생활 양식을 받아들이자는 주장이다.
주장이다.
▶ 윤휴 (1617~1680) ▶ 박제가 (1750~1805)
역사 자료 역사 정보 활용 및 역사적 판단력과
핵심 역량 역사 사실 이해
분석과 해석 의사소통 문제 해결력
정체성과 상호 존중
역할극 대본
예시
# 창덕궁 선정전 앞 등장인물 : 왕, 신하 1, 신하 2
왕 (나직하고 조용한 음성으로) 요즘 대신들 신하 1 (분노하며) 당치 않습니다. 명은 부모의 나

사이에 서로 의견이 달라 매일같이 언성을 라이며, 청은 본시 오랑캐의 나라입니다.
높이고 있다고 들었다. 도대체 무엇 때문 명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도 국방력
인지 말해 보시오. 을 강화해야만 청을 이길 수 있습니다.
신하 1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전하! 제게는 삼전도 신하 2 (안타깝다는 듯이) 청을 무시하여 얻는 게

에서의 굴욕이 아직도 눈에 생생합니다. 지 무엇이옵니까? 또 전쟁을 한들 어떻게 이
금은 군사를 길러 청에게 당한 치욕을 갚기 길 수 있단 말입니까? 제가 청에서 보고
위한 노력에 전념해야 하옵니다. 느낀 바로는 청의 과학 기술은 서양의 영
향으로 이미 엄청난 수준에 이르렀다 하옵
신하 2 (호소하는 눈빛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지
니다. 조선이 발전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이
난날의 굴욕은 조선이 청을 과소평가하여
들의 문물을 받아들여 훗날을 도모하는 것
발생한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들의
이 옳다고 생각하옵니다.
힘을 무시하고 정벌하려만 든다면 제2, 제
3의 삼전도의 굴욕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활동 순서
1 주제 선정 및 역할 정하기 유의 사항
• 학급의 인원을 몇 개의 모둠으로 구성한다. 역할극 대본 중 시대적 상황과 등장인물의 주장
• 각 모둠은 5분 정도 시연할 수 있는 장면을 선정한다. 이 잘 드러나도록 대사를 작성한다.
• 토의를 통해 등장인물과 사건 등 역할극 전체 계획을 작성한다. 등장인물의 대사는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 모둠 안에서 각자 해야 할 역할을 정한다. 작성하며 오류가 없도록 유의한다.
2 자료 조사와 분석하기
• 선정된 장면에 적합한 인물 및 사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 당시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는 영화나 사극 등을 찾아본다.
- 자신이 담당한 인물이나 주제와 관련된 도서나 포털 사이트 등을 검색한다.
-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인물의 주장이나 사건 등에 관한 정보를 정리한다.
평가 하기
3 대본 작성하기
•역할극 대본의 스토리는 역사적 사실에 바탕
• 선정된 장면에 관하여 정리된 자료를 바탕으로 대본을 작성한다. 을 두고 흥미롭게 구성하였는가?
• 대본을 작성할 때 평가 기준을 고려하여 필요한 요소가 포함되도록 주의한다.
•역할극 장면과 등장인물 등은 적절하게 설정
• 등장인물은 주연 및 조연 등으로 선정하며, 줄거리에 적합한 대사를 작성한다.
하였는가?
4 발표 및 평가하기 •대본 발표나 시연할 때 대사와 상황을 충실
• 모둠별로 배역을 정해 작성한 역할극 대본을 충실히 읽으며 발표한다. 이때 특 히 전달하였는가?
별한 무대 장치 없이 역할극을 시연할 수 있다. •모둠별로 협력하여 대본을 작성하고 시연에
• 참관하는 모둠은 대본이 충실히 작성되었는지, 역사적 용어가 적절히 사용되었 참가하였는가?
는지 등에 유의하여 동료 평가를 한다.
수행 평가 활동 75
6
학습 목표
양반 신분제 사회와 조선 시대 신분 구성의 특성을 말할 수 있다.

양 난 이후 상품 화폐 경제의 발달로 변화된
신분 질서를 탐구할 수 있다.
조선 후기 양반 중심의 신분제가 동요하면서
상품 화폐 경제 서민 의식이 성장하였음을 설명할 수 있다.
주제 열기 조선은 법적으로 모든 사람을 양인과 천인으로 구분하는 양천제를 실시

하였다. 그러나 양인층이 분화되어 16세기 이후 조선의 신분은 양반, 중
인, 상민, 천민으로 나뉘었다. 조선 후기 상품 화폐 경제의 발달과 함께 양
반 중심의 신분 질서는 어떻게 변화하였을까?
● 「노상알현」(김득신, 평양 조선미술박물관) 길 가던 사람이 양반을 만나

자, 머리가 땅에 닿도록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모습을 통하여 조선 사
회의 신분 구조를 엿볼 수 있다.
시작
보급
1 조선의 신분제와 향촌 지배 체제
의
향약 건립
서원
6- 151
154
9
3
백운
동
조선 시대의 신분제는 어떻게 운영되었을까?
양천 제도를 법제화하다
조선은 건국 후 모든 사람을 양인과 천인으로 구분하고, 그 신분 조선의 신분 구조
을 함부로 바꿀 수 없게 하는 양천제를 실시하였다. 양천제 4신분제
양인은 과거에 응시하여 관리로 진출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대

양인 양반 문반ㆍ무반(관료 계층)
신에, 국가에 전세・공납・역을 바치는 의무를 졌다. 반면에 천인은
중인 기술관, 향리, 서리, 서얼
이러한 의무가 없는 대신에 개인이나 국가에 소속되어 천한 일을 천인
상민 농민, 수공업자, 상인
담당하였다.
하지만 점차 같은 양인이라 하더라도 양반과 상민 간의 차별이 천민 공ㆍ사노비
더욱 심해져 갔다. 그 결과 16세기 이후 양반, 중인, 상민, 천민으

로 이루어진 신분 체제가 정착되었다.
양반, 토지와 관직을 독점하다

양반은 본래 문반과 무반 관료를 아울러 부르는 명칭이었다. 그 사료 읽기 조선 시대의 양반
러나 점차 문・무반 관료뿐만 아니라 그 가족까지 포함하면서 하나 하느님이 백성을 낳으니 그 백성이 넷이다. 네 백
의 신분을 가리키는 용어로 바뀌었다. 성 가운데 선비가 가장 귀한 자이다. 양반이라고 부
르며 이익이 이보다 큰 것이 없다. 농사를 짓지 않
양반은 많은 토지와 노비를 소유하고, 유학자의 소양과 자질을 고, 장사도 하지 않으며, 글과 역사를 대강 섭렵하
닦는 데 힘썼다. 또한, 과거・음서・천거 등을 통하여 관직에 진출하 여 크게 되면 문과에 급제하고, 작게 되어도 진사가
된다. 문과 급제 증서인 홍패는 길이가 두 자에 불
였고 그 대가로 녹봉과 과전을 받았다.
전・현직 관리에게 수조권을 차등 지급함． 과함에도 불구하고 온갖 물건을 얻을 수 있으니, 이
조선 초기에는 양반도 군역의 의무를 졌으나, 대체로 현직 관료 게 바로 돈 자루이다. …… 이웃 소를 가져다 먼저
밭을 갈고, 마을 사람들을 불러다 김을 매도 누가
또는 예비 관료로 군역이 면제되었다. 이후 군역은 상민만의 의무
감히 거역하겠는가? - 박지원, 『양반전』
가 되었다.
◀ 조기영이 받은 홍패(국립중앙박물관) 홍패는 과

거 시험의 마지막 시험인 전시에 합격한 사람이
받는 합격 증서이다. 이 홍패는 순조 때 과거에
문과 장원으로 합격한 조기영이 받은 것이다.
◀ 「삼일유가」(김홍도, 국립중앙박물관) 김홍도의 그림으로 알려진

「삼일유가」의 일부분으로, 과거 급제자가 사흘간 친척들을 찾아
다니며 축하를 받는 모습이다.
6. 양반 신분제 사회와 상품 화폐 경제 77
중인, 하급 지배층으로 편입되다
조선 사회에서 하급 지배층을 이루는 신분은 중인이었다. 중인에
는 역관과 의관을 비롯한 기술관, 중앙과 지방 관청에서 행정 실무
를 담당하는 서리와 향리 등이 있다.
중인은 대체로 같은 신분끼리 혼인하였고, 서리나 향리의 경우 맡
은 직책을 세습하였다. 또 전문 기술이나 지식을 갖추었다. 기술관
은 잡과라는 과거를 통하여 선발하였는데, 이들 중에서도 역관은
사신을 수행하면서 무역에 관여하여 부를 축적하기도 하였다.
▲ 「수계도권」(일부, 개인 소장) 조선 시대 유숙이 그린 중인
한편, 양반 자녀 중 첩에게 태어난 자식을 *서얼이라 하였다. 서 들의 시회 모습이다. 중인들은 각종 시회를 비롯한 모임을
조직하여 자신들이 축적한 부와 전문 지식을 자랑하였다.
얼은 대체로 중인과 같은 대우를 받았으며 문과에는 응시할 수 없
었다. 하지만 무과와 잡과에 응시하여 무관이나 기술관으로 나아갈
서얼: 양반과 양인의 첩 사이에 태어난 자식인 서자와 천민
수 있었다. 의 첩 사이에 태어난 자식인 얼자를 말한다.
상민, 농업과 상공업 등에 종사하다

상민은 평민 또는 양민으로도 불리는 농민, 수공업자, 상인 등이
었다. 조선은 농업을 장려하여 상공업을 천시하고 수공업자와 상인
을 농민보다 낮게 보았다.
“백성 중에서 게으르고 놀기 좋아하는 자들이 수공업과 상업에 종사하

여 농사를 짓는 백성이 줄어들었으며, 상업이 발달하고 농업이 피폐하 Q 조선이 상업이나 수공업보다 농업을 중시한 까닭은 무엇
일까?
였다. ” - 『조선경국전』
상민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민은 원칙적으로 과거에 응시

할 수 있었으나, 이들이 관리가 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농민은 국가
에 전세・공납・군역과 요역 등의 의무를 졌다.
공장으로도 불리는 수공업자는 대체로 관영 수공업에 종사하였
다. 이들은 일정 기간 동안 관영 공장에서 근무하였다. 또 상인에는
시전 상인과 행상 등이 있었다. 시전 상인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물
품을 제공하고, 국가로부터 점포를 임대 받아 상거래를 하였다. 행
상은 장시를 돌아다니며 상업 활동을 하였다
한편, 상민 중에서도 고을 또는 관청의 잡일을 하거나 형벌을 담
당하는 사람, 배의 노를 젓거나 조세를 운반하는 사람, 역원 또는
봉수대에서 일하는 사람과 같이 신분은 양인이지만 힘든 일에 종사
하는 계층이 있는데, 이들을 신량역천이라고 하였다.
▶ 「평안감사향연도」(김홍도, 국립중앙박물관) 「평안감사향연도」 가운데 평양의 저잣거리

를 그린 「연광정연회도」의 일부분이다. 저잣거리에 위치한 시전 상인의 점포들이 잘 묘
사되어 있다.
천민, 천대와 차별을 받다
천민은 노비가 대다수를 차지하였다. 노비는 부모 중 한쪽이 노 사료 읽기 조선 시대의 노비
비이면 그 자식도 노비가 되었으며, 원칙적으로 양인과 혼인이 금 • 천인의 계보는 어머니의 역을 따른다. 천인이 양
지되었다. 또한, 재산으로 취급되어 매매・상속・증여가 가능하였다. 인 아내를 맞이하여 낳은 자식은 아버지의 역을
따른다.
양반뿐만 아니라 농민도 노비를 소유하였고, 심지어 노비가 노비를 • 무릇 노비의 매매는 관청에 신고해야 하며, 사사
소유한 경우도 있었다. 로이 사고팔았을 때는 노비와 그 대가로 받은 물
건을 몰수한다.
조선 시대에도 고려와 마찬가지로 관청에 속한 공노비와 개인에
• 나이 16세 이상 50세 이하는 값이 저화 4천 장이
게 속한 사노비가 있었다. 공노비는 일정 기간 관청에서 일하거나 고, 15세 이하 51세 이상은 저화 3천 장이다.
• 공노비의 경우 1년 몸값은 남자 노비는 면포 1필
매년 정해진 액수의 몸값을 바쳤다. 사노비는 주인과 함께 살면서
과 저화 20장, 여자 종은 면포 1필과 저화 10장
노동력을 제공하거나 독립된 생활을 하면서 몸값을 바쳤다. 이다. - 『경국대전』
독립된 생활을 하는 노비는 가족과 함께 살며 농사를 짓는 등 농 도움 글 | 조선 시대 노비는 재산의 하나로 여겨졌다. 당시 면

포 1필은 저화 20장에 해당하며, 저화 1장은 쌀 1되(약 0.8kg)
민과 비슷한 생활을 하였다. 또한, 재산을 가질 수 있어서 양인 신 에 해당하였다.
분으로 상승하는 경우도 있었다.

Q 조선 시대 노비의 경제적 가치는 어느 정도였을까?
한편, 백정, 광대 등은 천민은 아니었지만 관습적으로 천대와 차
별을 받았다. 이들 역시 노비와 마찬가지로 공납・요역의 의무가 없
었다.
역사 산책
조선 시대의 가족 제도와 여성의 지위는 고려 시대와 어떻게 다를까?
조선 전기에는 일부일처제가 기본이었으나 남자가 첩을 들일 수 있었다.

또한, 고려 시대와 마찬가지로 아들과 딸이 부모의 재산을 똑같이 상속받았
고, 제사도 자녀가 돌아가며 지내거나 그 책임을 분담하였다. 하지만 조선 시
대의 여성은 고려 시대와 달리 이혼과 재혼이 금지되었다.
특히 17세기 이후 성리학의 생활 규범이 정착하면서 부계 중심의 가족 제
도가 더욱 강화되었다. 제사는 반드시 큰아들이 지내야 한다는 의식이 확산
되었고, 재산 상속에서도 큰아들이 우대를 받았다. 그리하여 큰아들 이외의
아들이나 딸들은 제사나 재산 상속에서 점차 그 권리를 잃어 갔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아들 없는 집안에서는 일반적으로 양자를 들였
다. 또한, 조선 후기에 성리학 윤리가 강조되면서 가족 내에서 여성의 권리가
약화되었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도 점차 낮아졌다.
◀ 「장옷을 입은 여인」(신윤복, 국립중앙박물관) 장옷은 조선 시대 여성들이 나

들이할 때 얼굴을 가리기 위해 머리부터 길게 내려 쓰던 옷이다. 이러한 풍습
에는 남녀를 구별하는 성리학적 차별 의식이 담겨 있다.
양반 중심의 향촌 질서가 확립되다
조선 시대 양반은 학자이자 향촌 사회의 지주로서 농민을 지배하
였다. 양반은 향안을 작성하고, 그 운영 규칙인 향규를 만들었다.
지역 양반의 명단
또한, 정기적으로 향회를 열어 자신들의 결속을 다지고 지방민을
지역 양반의 회의체
통제하였다.
조선은 모든 군현에 수령을 파견하여 중앙 집권 체제를 강화하였
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양반의 자치를 허용하기 위해 유향소(향청)
▲ 진주 향안(국립진주박물관) 광해군 때(1617) 진주 양반들
를 설치하였다. 유향소는 향촌 사회의 여론을 수렴하여 수령의 통 의 명단을 기재한 향안이다. 조선 시대에는 향안에 이름을
올려야만 양반으로 인정받았다.
치를 보좌하고, 향리를 감독하거나 풍속을 바로잡는 일을 하였다.
한편, 한성에는 경재소를 두어 정부와 유향소 사이의 연락 관계를
긴밀히 하여 유향소를 중앙에서 통제할 수 있게 하였다.
향약과 서원, 유교 윤리를 널리 보급하다

향약의 4대 덕목
16세기에 들어 양반은 향촌 사회에서 향약을 만들어 그 지역 양
향촌 사회의 자치 규약 •덕업상권: 좋은 일은 서로 권한다.
반을 중심으로 운영하였다. 향약은 향촌 사회의 풍속을 바로잡는 •과실상규: 과실은 서로 꾸짖는다.
•예속상교: 예의 바른 풍속으로 서로 교제한다.
역할과 질서 유지 그리고 치안까지 담당하는 등의 자치 기능을 맡
•환난상휼: 재난과 어려움은 서로 도와준다.
았다.
한편, 이 무렵 생겨나기 시작한 서원도 향약과 함께 유교 윤리를 도움 글 | 향약은 전통적인 상부상조의 미풍양속을 계승하면서도
이름난 유학자를 제사하고 학문을 연구・교육하는 기관 유교 윤리를 가미하여 향촌 사회의 풍속과 질서 유지에 알맞게 공
보급하고, 향촌 사회의 양반을 결집하여 지방에서 양반의 지위를 동체 조직을 구성한 것이다.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 소수 서원(경북 영주) 주세붕이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으로

원래 이름은 백운동 서원이었으나, 1550년에 명종이 소수 서원
이라는 편액을 하사하였다.
역량 키우기
양천제 양반 중인 유향소 경재소 향약 서원

양반 자녀 중 첩에게서 태어난 자식으로, 재산 상속과 관직 진출에서 차별을 받았던 신분은 무엇인가?
고려의 ‘백정’과 조선의 ‘백정’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보자.
허용
개발
2
광
상품 화폐 경제의 발달
은 주조
6- 16
51
167
8
상평통보
통공
조선 후기 농업 생산력의 증대는 어떻게 가능하였을까? 신해
1
179
논농사에 모내기법이 널리 확대되다

조선은 양 난 이후 황폐화된 농경지를 정비하고 황무지 개간, 수리 사료 읽기 모내기법의 보급
시설 확충, 새로운 농법 도입으로 농업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힘썼 어떤 사람은 모낸 모가 큰 가뭄을 만나면 모든 노

력이 허사가 된다고 하여 모내기법이 위험하다고 말
다. 그중에서 농업 생산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은 모내기법의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그렇지 않은 점이 있다. 무
보급이었다. 릇 벼를 심는 논에는 물을 끌어들일 수 있는 하천이
모내기법은 모판에서 모를 길러 두었다가 본 논에 옮겨 심어 벼를 나 물을 댈 수 있는 저수지가 꼭 필요하다. 이러한
것이 없다면 볏논이 아니다. 볏논이 아닌 곳에서 가
경작하는 농법이다. 이 농법은 가뭄이 들면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뭄을 우려한다면 어찌 유독 모내기법에 대해서만 그
있기 때문에 조선 전기까지 널리 시행되지 않았다. 렇다고 하는가. - 서유구, 『임원경제지』
하지만 점차 저수지나 보 등의 수리 시설이 크게 늘어나 모내기 Q 조선 후기에 모내기법이 널리 보급된 배경은 무엇일
까?
철에 논에 물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어 17세기 말에 이르면 충청・
경상・전라도 등 삼남 지역에서 일반화되었다.
밭농사에 새로운 농법을 도입하다

16세기 이후 밭농사에서도 새로운 농법이 도입되었다. 가을에 보
리를 심어 여름에 수확한 후 갈아엎은 자리에 콩이나 조 등을 재배
하는 그루갈이와 작물 사이에 다른 작물의 씨를 뿌려 함께 재배하
는 사이짓기 등이 성행하였다.
이 밖에도 밭에 이랑을 만들고 보리와 콩 등의 작물을 재배하는
농법이 보급되었다. 또한, 지력을 보존하기 위해 퇴비나 비료를 만
드는 시비법이 발달하여 농업 생산력 증대에 기여하였다.
역사 산책 모내기법은 어떤 이로운 점이 있을까?
양 난 이후에 조선은 농업 생산력의 빠른 회복이 절실하였다. 여기에 16세기 이후 저수

지와 보가 크게 늘어나자, 그동안 가뭄 피해를 걱정하여 금지하였던 모내기법이 경상・충
청・전라 지역을 중심으로 널리 보급되었다. 이러한 모내기법의 이로운 점은 무엇일까?
농민은 모내기법으로 김매기에 필요한 일손을 줄여 적은 노동력으로도 더 넓은 땅을
농사지을 수 있었고, 모판에서 튼튼한 모를 키워 수확량을 크게 늘렸다. 또한, 봄보리를
수확한 논에 모를 옮겨 심음으로써 1년에 벼와 보리를 농사짓는 이모작이 가능하였다.
◀ 「경직도」(독일 게르트루트 글라센) 모판에 심은 모를 물을 채운 논에 옮겨 심는

모내기법의 과정을 묘사한 「경직도」의 일부분이다.
지대 납부 방식에 변화가 나타나다
조선 시대에는 지주가 소작인에게 토지를 빌려주고 수확량의 절 타조법과 도조법의 지대 납부액 비교
토지 등급 수확량 타조법 도조법

반 정도를 소작료로 받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러한 지대 납부
1등 상답 15석 7.5석 4석
방식을 타조법이라고 한다.
2등 중답 10석 5석 3석
타조법은 매년 풍흉에 따라 지주가 받는 지대의 액수가 달라지기 3등 하답 5석 이상 2.5석 이상 2석
때문에 농업 경영에 대한 지주의 간섭이 심하였다. 이에 소작인의 - 『비변사등록』
Q 소작인에게 도조법이 타조법보다 유리한 점은 무엇일

저항이 일어나 일부 지역에서 도조법이라는 새로운 지대 납부 방식 까?
이 나타났다. 도조법은 매년 수확의 변화에 상관없이 일정액의 지대

를 곡물 또는 화폐로 납부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조선 후기에 들어 지대 납부 방식이 타조법에서 도조법으
로 바뀌어 갔다. 지주와 소작인의 관계도 점차 경제적 계약 관계의
성격이 강화되어 갔다.
광작과 상품 작물 재배가 성행하다

모내기법을 비롯한 새로운 농법의 보급으로 노동력을 줄일 수 있 사료 읽기 조선 후기 농촌 사회
게 되자, 지주들이 토지를 빌려주기보다는 노비나 머슴을 이용하여 부농은 경작하는 토지가 넓어서 빈민을 고용하여
넓은 토지를 직접 경영하는 광작이 나타났다. 광작이 성행하면서 일을 시키거나 …… 가난한 사람은 송곳 꽂을 땅도
없다. 다만 부유한 사람의 토지에 고용되어 부지런히
소작 농민 간에도 소작지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더 심해졌다. 밭을 갈고 김을 맨다. 그러나 겨우 그 수확량의 반만
한편, 조선 후기 일부 농민은 상품 작물 재배 등을 통하여 소득을 얻을 수 있다. …… 또 그러하지 아니하면 가히 고용
시장에 팔기 위해 재배하는 작물
될 밭이 없거나, 가히 고용될 집이 없다. 이에 걸식을
높이고 땅을 매입하여 지주가 되었다. 반면, 조세 부담과 고리대 때
하거나 떠나게 된다. 혹은 가난하여 도적이 된다.
문에 토지를 잃는 농민도 증가하였다. 토지를 잃거나 소작지를 얻 - 정상기, 『농포문답』
지 못한 가난한 농민은 품팔이꾼으로 살아가거나 도시, 광산, 수공 Q 조선 후기 농촌 사회에는 어떠한 변화가 나타났을까?
업장에 가서 임노동자 생활을 하였다.
역사 산책 조선 후기 대표적 상품 작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조선 후기에는 시장에 팔기 위해 상품 작물을 재배하는 상업적 농업이

크게 발달하였다. 도시 주변에서는 채소류를 주로 재배하였고, 그 밖의 지
역에서는 담배와 인삼, 약초 등을 상품 작물로 널리 경작하였다.
“밭에 …… 온갖 채소와 약초를 심어 농사를 잘 지으면 한 이랑 밭에서 얻

는 이익은 헤아릴 수 없이 크다. 한성 안팎과 번화한 도시의 파・마늘・배
추・오이 밭에서는 작은 규모의 땅이라도 수확이 돈 수만을 헤아릴 정도이
다. 서도 지방의 담배 밭 …… 강진의 고구마 밭, 황주의 지황 밭에서의 수
확은 모두 좋은 논에서 나는 수확보다 그 이익이 10배에 이른다. 또 최근에
는 인삼을 밭에 심어서 남는 이익이 혹 천만이나 된다.” - 정약용, 『경세유표』
◀ 「담배썰기」(김홍도, 국립중앙박물관)
사상이 상업을 주도하다
조선 시대 한성을 비롯한 도시에서는 본래 시전 상인이 상거래를
정부의 허가를 받은 상인
주도하였다. 하지만 조선 후기에 들어 농업 생산력이 증대되면서 허
가 없이 상거래를 하는 난전이 성행하였다. 이를 주도한 사상 중 일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는 상인
도고: 일정한 지역에서 대규모 자본과 상술을 바탕으로 물
부는 독점적인 도매 상인인 *도고로 성장하였다.
건의 구매와 판매를 독점하여 이익을 극대화하던 상인 또는
시전 상인은 금난전권을 이용하여 난전을 억제하였으나 큰 효과를 그러한 행위를 말한다.
→ 71쪽 참조
거두지는 못하였다. 결국 정부는 *육의전을 제외한 시전 상인의 금 육의전: 종로에 있던 시전으로 각각 비단・무명・명주・종
이・모시・생선 등 여섯 가지 물품을 팔았다.
난전권을 폐지하였다(신해통공, 1791).
이후 한성을 비롯한 도시에서 사상이 상업 활동을 주도하였다. 이
러한 사상 가운데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전국적인 조직망과 연락
체계를 갖추고 상업 활동을 하는 상인이 등장하였다. 한성의 경강상
인, 개성의 송상, 의주의 만상, 동래의 내상 등이 대표적이다.
지방에서 장시가 발달하다

조선 후기에 상업이 발달하면서 지방에서는 장시가 크게 늘었다.
17세기 이후에는 일정한 지역에서 여러 개의 장시가 닷새나 열흘 간
격으로 돌아가며 열렸으며, 18세기 말에는 전국에 1천여 개에 이르
렀다. 장시 사이를 오가며 상거래를 담당한 상인은 보부상이었다.
한편, 포구가 상업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경기도 송파장, 충청도
강경장, 함경도 원산장 등이 번성하였다. 이와 더불어 포구를 거점
으로 객주와 여각 등이 활발한 상행위를 하였다. 상거래가 활발해
짐에 따라 17세기 말부터 상평통보와 같은 동전이 전국으로 유통되 ▲ 「장터 가는 길」(김홍도, 국립중앙박물관)
었다.
▲ 상평통보(화폐박물관) 조선 후
기에 전국으로 유통된 대표적
인 화폐이다.
▲ 「보부상」(권용정, 간송미술관) 등짐을 지고 장 ▲ 「객주」(김준근, 독일 함부르크 민속박물관) 강 포구에 거점을 두고 배로

시를 돌아다니며 상거래를 하였다. 실어 온 물품을 거래하거나 보관・운송・숙박・금융업 등을 겸하였다.
민영 수공업과 광업이 발달하다
조선 후기에 상업 발달과 도시 인구 증가로 수공업 제품의 수요
가 늘었다. 여기에 대동법 실시로 관청에서 사용하는 물품의 수요
→ 86쪽 참조
도 늘어나자 수공업자가 등록된 관청에서 일하기를 거부하는 사례
가 늘었다. 이에 정부는 18세기 말에 세금을 내는 조건으로 *민영
수공업을 허용하였다.
민영 수공업자는 대체로 작업장과 자본 규모가 작아서 원료 구입
과 제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때문에 상인의 주문을 받아 제
품을 생산하는 *선대제 방식이 유행하였다. 그러나 상품 화폐 경제
▲ 「대장간」(김득신, 간송미술관)
가 발달하면서 수공업자가 독립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직접
판매하는 경우도 등장하였다.
민영 수공업: 조선 후기에는 수공업자들이 장인세를 부담
한편, 조선 후기에 청과 무역하면서 은의 수요가 늘어나 은광 개
하고 국가의 통제에서 벗어나 비교적 자유롭게 생산 활동
발이 활기를 띠었다. 상업 자본이 몰리면서 금광 개발도 활발하였다. 을 하였다.
이에 따라 17세기 중엽부터 정부는 민간인에게 광산 채굴을 허용하

선대제: 상인이 수공업자에게 생산에 필요한 원료나 자금을
고 세금을 받는 정책을 실시하였다. 미리 빌려주고, 해당 물품을 생산하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국제 무역이 성행하다
조선 후기에 상품 화폐 경제의 발달과 더불어 국제 무역도 활기 사료 읽기 조선 후기의 국제 무역
를 띠었다. 조선과 청의 국제 무역은 사신을 통한 조공 무역과 국경 일본이 이전에는 나가사키에서 (중국의) 남경과
무역하였으나 지금은 청이 무역을 금하였다. 그리
지역에 공식 개설된 개시 무역이 중심이었고, 불법적인 사무역인 후
하여 조선이 청에서 사들인 백사(흰 명주실)는 모두
시 무역도 자주 열렸다. 교역에서 은과 인삼이 주요 지불 수단으로 왜관에서 거래되었다. …… 연경에서 은 60냥으로
쓰였다. 백사 100근을 구입해서 왜관에 가면, 백사 100근의

가격은 은 160냥이 되었다. - 『승정원일기』
일본과의 무역은 주로 부산에 있는 왜관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조
조선과 무역하는 일본인 거주지 도움 글 | 중국, 일본과의 국제 무역은 국내 상업 자본의 축적
선의 인삼과 청의 비단을 일본의 은과 교환하였다. 조선은 일본에 을 촉진하여 의주 만상, 개성 송상, 동래 내상 등이 크게 성장
하였다.
서 후추・향목・물소뿔・유황 등을 수입하고 마른 해삼 등을 수출하
였다.
역량 키우기
모내기법 광작 상품 작물 장시 민영 수공업 조공 무역

조선 후기에 전국적으로 유통된 화폐는 무엇인가?
조선 후기에 상품 화폐 경제의 발달로 나타난 변화를 설명해 보자.
시행
3
법
균역
6- 신분제 변동과 조세 제도의 개편 175

0
01
공노
비
해방
난
18 래의
조선 후기 신분제에는 어떠한 변화가 나타났을까? 홍경
1
181
양반 중심의 신분 질서가 흔들리다

조선 후기에 재산을 모은 상민이 신분 상승을 꾀하면서 양반의
수가 크게 늘어났다. 반면 상민과 노비의 수가 줄면서 양반 중심의
신분 질서가 점차 무너져 갔다.
부유한 상민은 납속, 공명첩 구매, 족보 구매・위조 등으로 양반
나라에 곡식을 바침. 이름이 비어 있는 관직 임명장
신분을 얻었다. 반면 일부 양반은 벼슬에 나아갈 기회를 잃어버려
향촌 사회에서 겨우 위세를 유지하는 향반이 되거나 더욱 몰락하여
시골 양반
잔반이 되기도 하였다. 또 일부 노비는 군공과 납속, *노비종모법
몰락 양반 전쟁에서 공을 세움.
▲ 「자리짜기」(김홍도,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통하여 양인 신분을 얻고, 도망간 노비는 임노동자나 머슴, 행
Q 위의 그림에서 양반 차림의 사람이 자리짜기를 하는
상 등이 되어 살아갔다. 까닭은 무엇일까?
상민의 수가 크게 줄어들자, 순조는 공노비 6만 6천여 명을 해방

하였다(공노비 해방, 1801). 이 밖에 중인과 서얼은 관직 진출의 제 노비종모법: 노비의 신분을 어머니 신분에 따르도록 한 법
한을 없애 달라는 운동과 주요 관직의 등용을 요구하는 운동을 통 이다. 조선 후기에 들어 남자 노비와 양인 여자 사이에 난 자
식을 어머니 신분에 따라 양인이 되게 하는 법을 시행하였
하여 신분 상승을 꾀하였다. 다(1669).
한편, 향촌 사회에서 양반의 권위가 약화된 반면에 새로 성장한 부

농층이 수령과 결탁하여 영향력을 확대해 갔다. 그동안 양반의 이익
을 대변하던 향회는 점차 수령의 자문 기구로 성격이 바뀌어 갔다.
지역사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의 무대 전라북도 남원시
탐방
전라북도 남원은 한글 소설 『춘향전』의 무대이다. 『춘향전』 마치 신선 세계와 같은 아름다운 경치를 지녔

은 남원에 내려온 지방관의 아들 이몽룡과 관청 기생의 딸 성 기에 붙인 이름이다.
춘향의 사랑 이야기이다. 두 사람이 소설 속 이몽룡과 성춘향은 정식 결혼을 할 수 없는 사이다.
처음 만난 장소가 남원의 광 그럼에도 성춘향은 암행어사가 되어 다시 내려온 이몽룡의 부
한루이다. 광한루는 인이 된다. 이처럼 소설 『춘향전』은 조선 후기의 신분제 변화
와 서민의 바람을 반영하고 있다. 오늘날 광한루는 정유재란
(1597) 때 불탄 것을 인조 때 다시 지은 것이다.
누리집
남원시 문화관광
◀ 광한루 전경(전북 남원) 광한루 앞에는 오작교가 있는데, 전설 속의 견

우와 직녀가 일 년에 한 번 만날 때마다 까치가 만들어 주는 다리이다.
전세 제도를 개편하다
조선의 국가 재정은 주로 조세 수입으로 충당하였다. 조세에는 전 임진왜란 전후 경지 면적 변화
임진왜란 전 170.8
세・공납・역 등이 있다. 임진왜란 후
(단위: 만 결)
전세는 토지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수확량의 10분의 1을 쌀, 콩 54.2
등으로 거두었다. 세종 때 농경지의 토질과 풍흉을 고려하여 전세 44 43
를 차등 있게 거두는 공법을 시행하였다.

26
한편, 임진왜란 이후 경작지가 황폐해지고 토지 대장에서 많은 토
17
15
지가 누락되어 전세 징수가 어려워졌다. 이에 인조 때에 토지 1결당 12
9.4 11 11 11
6.1 7
4.7 2.81.1 3.9
쌀 4~6두를 거두는 영정법을 실시하였다.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전국
영정법의 실시로 농민의 전세 부담은 다소 줄었으나, 자신의 땅이 - 『증보문헌비고』
도움 글 | 임진왜란 이전 약 170만 결이던 경지 면적이 이후 약

없는 소작인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54만 결로 크게 줄었다.
대동법을 실시하다
공납은 중앙 관청에서 지역 토산물을 해당 군현에 할당하면, 각 대동법
선혜청
군현에서 다시 가호에 할당하여 거두는 세금이다. 하지만 할당된 공물 구입비
공물 납부
공물은 그 품질과 수량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공인
시전・장시
16세기 이후 상인 또는 하급 관리들이 해당 물품을 구입하여 대신 (공납 대행인)
공물 구입
납부한 후 원래 물품 가격보다 비싼 대가를 받는 방납이 일반화되었 지방 관청
다. 이러한 방납의 폐단이 심해지자, 정부는 대동법을 실시하였다. 대동세(쌀・삼베・무명・화폐)

고을 농민
한편, 대동법 실시 후 정부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여 조달하는
도움 글 | 각 지방 특산물을 바치는 공물을 현물 대신 토지 면
공인이 등장하여 상품 화폐 경제의 발달을 촉진하였다. 또한, 대동 적에 따라 쌀이나 삼베, 무명, 화폐 등으로 납부하게 하는 제도
이다. 대동법은 지주들의 반대로 전국적으로 시행되기까지 약
법의 시행으로 토지가 없는 가난한 농민은 세금 부담에서 벗어날
100년이나 걸렸다.
수 있었고, 소규모 토지를 가진 농민의 세금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
다. 반면에 대체로 토지를 많이 가진 양반의 세금 부담이 늘어났고,
국가 재정도 확충되었다.
균역법을 시행하다
역은 16세에서 60세까지의 양인 남자에게 부과되었으며, 군역과
요역으로 나뉘었다. 군역에는 일정 기간 군사 복무를 교대로 하는
정군과 정군이 복무하는 데에 드는 비용을 보조하는 보인이 있었다.
16세기 이후에 군역 기피 현상이 늘어나 군 복무 대신에 군포를 받
는 경우가 증가하였다. 또한, 양 난 이후 군역이 면제된 양반의 수가
늘어나 상민이 군포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자, 군포를 줄여 주기 위한 균역법: 균역법 시행으로 줄어든 수입은 토지 1결마다 결작
미 2두를 거두고, 어염세와 선박세 등으로 보충하였다. 또한,
방안이 여러 차례 논의되었다. 그 결과 장정 1인당 군포 1필만 내게
일부 양인 상류층에게 선무군관이라는 칭호를 주고 선무군
하는 *균역법을 시행하였다. 관포 1필을 납부하게 하였다.
새로운 사상이 등장하다
조선 후기에 지배층의 수탈과 자연재해 등으로 고통을 받던 사람
들은 새로운 사회가 열리기를 바랐다. 이러한 가운데 미륵 신앙과 『정감록』: 조선 시대 민간에 널리 퍼진 예언서이다. 백성의
삶을 구원하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 줄 진인이 출현하여 왕조
*『정감록』 등에 바탕을 둔 예언 사상이 유행하였다. 를 교체할 것이라는 예언을 담고 있다.
17세기 무렵 청을 통하여 천주교가 전해졌다. 천주교는 서학이라

는 학문으로 수용되었지만, 18세기 후반 이후 점차 신앙으로서 민간
에 퍼져 나갔다. 천주교는 모든 인간이 천주 앞에 평등하다는 사상을
내세워 성리학적인 차별과 대립하였다. 정부는 천주교 신자가 제사
를 거부하자, 유교 질서에 어긋난다며 천주교를 탄압하였다.
▲ 『천주실의』(절두산순교기념관) 예수회 선교사 마테오 리치
한편, 19세기에 들어 최제우는 동학을 창시하였다(1860). 최제우는 가 저술한 책의 한글 번역본으로 17세기 조선에 전래되어
천주교 신앙의 탄생에 큰 영향을 끼쳤다.
모든 사람은 존귀하고 평등하며, 마음 속에 한울님을 모시고 있다는
‘시천주(侍天主)’ 사상을 내세웠다. 그리고 낡은 세상이 끝나고 새로 삼정: 토지에 세금을 부과하는 전정, 성인 남자에게 군역 대
신 군포를 내게 하는 군정, 곡식을 빌려주고 이자를 붙여 거
운 세상이 열린다고 하여, 백성들에게 새로운 변혁을 꿈꾸게 하였다. 두어들이는 환정(환곡)을 말한다.
이러한 동학사상이 농민 사이에 빠르게 확산되자, 정부는 동학을 사교

사악한 종교와 사상
로 규정하고 탄압하였다. 홍경래 반군의 점령지
임술 농민 봉기 발생지
백두산
지배층의 수탈에 맞서 농민이 봉기하다

19세기에 들어 세도 정치 하에서 지방 수령과 향리의 농민 수탈이
선천가산 박천 함흥
용천
심해졌다. 특히 *삼정 문란으로 농촌 사회가 한층 더 살기 어려워지는 정주
가운데 농민의 비판 의식이 높아져 갔다. 홍경래의 난

(1811) 은율
황주
동해
지배층의 수탈과 잦은 재해로 고통을 받던 농민은 도망하거나 조 한성
광주
세를 거부하는 등의 방법으로 저항하다가, 점차 적극적으로 개혁을 청주 청안
문의 회인
공주 상주 의성
황해
요구하며 민란이나 봉기를 일으켰다. 연산 진잠 회덕 선산 군위
익산 개령 구미
금구 고산 성주
거창
부안 함양
19세기의 농민 봉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1811년 서북 지 함평 단성 진주
밀양 울산
창원
순천
방민에 대한 차별에 항거하여 일어난 홍경래의 난과 1862년에 단성 장흥
남해
에서 시작되어 전국으로 확산된 임술 농민 봉기였다.

제주
임술 농민 봉기 당시 전국 72개 군현에서 농민 봉기가 발생하였다.
▲ 19세기의 농민 봉기 19세기에 들어 전국 각지에서 크고 작
이러한 가운데 농민의 사회의식은 한층 더 성장하였다. 은 농민 봉기가 끊이지 않았다.
역량 키우기
공노비 해방 대동법 균역법 동학 삼정 문란 홍경래의 난 임술 농민 봉기

조선 후기에 신분제의 동요 과정에서 그 수가 가장 크게 증가한 신분은 무엇인가?
조선 후기 삼정의 문란 사례를 조사해 보자.
조선 후기 사회 변화를 반영한 조선 후기 풍속화나 문학 작품을 통하여 당
시의 사회 변화를 반영한 가상 잡지를 만들
가상 잡지 만들기 어 보자. 이 밖에도 한글 소설 각색하기, 판

소리를 소재로 랩 가사 만들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신윤복, 여성의 생활상을

화폭에 담다
신윤복은 김홍도, 김득신, 장승업과 더불어

조선 4대 풍속화가로 손꼽힌다.
신윤복은 양반과 부녀자들을 주인공으로 그
들의 생활 모습과 감정을 대담하게 묘사하고,
양반 관료의 이중성과 위선을 풍자하였다. 남
녀 간의 정취와 낭만적인 분위기를 효과적으
로 나타내기 위해 섬세하고 아름다운 선과 색
채를 즐겨 사용하였다.
◀ 「단오풍정」(신윤복, 간송미술관)
● 풍속화로 보는 문화 ● 민중의 염원이 담긴 민화 ● 한글 소설과 판소리에 담긴 소망

조선 후기 문화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 조선 후기에는 정해진 형식 없이 일상생 조선 후기에는 현실 사회를 비판하거나
는 풍속화의 유행이다. 특히 김홍도는 서민의 활과 밀접한 소재에 사람의 바람을 담아낸 서민의 소망을 담은 『홍길동전』, 『춘향전』,
일상을 사실적이고 재치 있게 묘사하였다. 민화가 크게 유행하였다. 이러한 민화에는 『심청전』 등의 한글 소설이 등장하였다. 소
복을 기원하는 민중의 염원과 미의식이 잘 설의 내용을 말과 소리로 풀어낸 판소리가
표현되어 있다. 유행하였다. 서민 문화의 발달은 서민 의식
의 성장과 관련이 있었다.
▲ 「씨름도」 (김홍도, 국립중앙박물관) ▲ 「까치와 호랑이」 (작자 미상, 국립중앙박물관) ▲ 한글 소설과 판소리 공연
역사 자료 역사 정보 활용 및 역사적 판단력과
핵심 역량 역사 사실 이해
분석과 해석 의사소통 문제 해결력
정체성과 상호 존중
가상 잡지
예시
조선을 그린 화가,
단원 김홍도
그림으로 시대를 읽다
조선 후기에 농업 생산량 증대와 상품 화폐 경
제의 발달로 서민의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가 향
상되었고, 서민이 새로운 문화의 주체로 성장하
였다.
김홍도의 「서당」은 서당 교육의 확대로 서민도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당시 사회의 모습
을 잘 표현한 그림이다. 이처럼 서민 문화의 발달
은 양반 중심의 문화에서 벗어나 우리 문화가 다
양하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였고, 서민
의 의식 수준을 한층 높였다.
활동 순서 참고 사항
풍속화
1 소재 정하기 - 주요 작가(김홍도, 신윤복, 김득신 등)의 작품
조선 후기의 사회 변화를 알 수 있는 소재를 정한다. 위주로 찾아본다.
- 풍속화를 통하여 조선 후기에 변화된 사회 모
2 조사 계획 수립하기
습과 일상생활 모습을 알아본다.
• 선정된 소재에 대한 관련 도서나 포털 사이트를 검색한다.
한글 소설
• 풍속화나 민화를 볼 수 있는 전시회를 견학한다.
조선 후기에 유행한 한글 소설에는 무엇이 있었는
• 판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음악회나 공연장을 방문하여 사전 지식을 갖춘다. 지 알아보고, 각 소설이 담고 있는 이야기의 주제
3 자료 분석 및 해석 를 파악한다.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소재의 특징을 분석하고, 과제 수행 방식(가상 잡지, 소 민화

설 각색, 랩 가사 만들기 등)을 토의한다. 민화의 소재에 따라 그것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
는지 알아본다.
4 결과물 제작하기 판소리
선정된 소재의 특징을 잘 살려 결과물을 제작한다. 판소리에 나오는 사설이나 이야기가 랩 가사에 잘
표현되게 작사한다.
5 발표하기
• 학급 친구들에게 제작한 결과물을 발표한다.
• 발표자는 결과물에 담긴 의미를 소개하고, 간단한 질문을 받는다.
유의 사항
평가 하기
조선 후기의 사회 변화와 삶이 잘 드러날 수 있게
•조선 후기의 사회 변화를 잘 알 수 있는 적절한 소재를 사용하여 주제를 제작한다.
표현하였는가? 모둠 구성원이 적극 협력하면서 원활한 의사소통
•결과물에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류가 없는가? 을 이룰 수 있도록 한다.
•형식과 구성이 창의적인가?
수행 평가 활동 89
누리집
문화재청-경복궁
태조 이성계, 한양으로 도읍을 옮기다
1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즉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한양으로 천도를 명령하였다. 하지만
궁궐 공사 등이 곧바로 끝나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는 못 ▲ 근정전 경복궁의 중심 건물로 왕이 대신들과 함께
하였다. 이후 조선 왕조는 충청도 계룡산 인근을 새로운 나랏일을 의논하는 곳이다.
도읍으로 정하고 궁궐 공사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곳이

국토의 남쪽에 치우쳐 있다는 이유로 궁궐 공사를 중지하
경복궁, 조선 왕조의 중심 궁궐이 되다
였다. 또다시 한양의 무악 남쪽 땅이 궁궐의 후보지로 추
천되었지만, 결국 현재의 경복궁 자리로 결정되었다.
경복궁은 1394년 공사를 시작하여 다음 해에 완공되었
2 1398년 제1차 왕자의 난으로 즉위한 정종이 이듬해 다시
개경으로 도읍을 옮기면서 경복궁은 방치되었다. 1400년
다. 새 궁궐의 규모는 390여 칸이며, 이름은 개국 공신인 제2차 왕자의 난으로 정종의 뒤를 이은 태종이 다시 한성(한양의 고
정도전이 지었다. ‘경복(景福)’은 온 백성이 ‘큰 복을 누리 친 이름)으로 천도한 이후, 경복궁이 조선 왕조의 중심 궁궐이 되었다.
다’라는 의미이며, 중심 건물인 근정전(勤政殿)의 ‘근정(勤 태종은 경복궁 안에 연못을 파고 누각을 세워 잔치를 하거나, 외
政)’은 ‘나랏일에 힘쓰다’라는 의미이다. 국 사신을 접대할 수 있는 경회루를 만들었다. 또한 연못을 파낸 흙
으로는 아미산이란 인공 동산을 만들었다. 경복궁은 임진왜란 당시
불에 타버렸다.
▲ 「북궐도」(김학수, 국립고궁박물관) 흥선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한 뒤인 19세기 말에 제작된 「북궐도형」을 참조하여 1975년 다시 그린 경복궁의 모습이다.
1392 1394 1592 1865 1910 1926 1945 1968 1995
조선 건국 한양 천도 임진왜란, 경복궁 중건 국권 피탈 조선 총독부 8・15 광복 광화문 복원 옛 조선 총독부 철거

경복궁 소실 (~1867) 청사 완공 (~1997)
3 경복궁 중건, 일제의 침략으로 경복궁이 수난을 당하다
임진왜란 때 폐허가 된 경복궁은 흥선 대원군에 의해 중건되었다. 경복궁

중건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였다. 당시 궁핍한 재정 형편에 대원군은 공
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원납전을 거두어들이고 당백전을 발행하였으며, 많은 사람
을 공사에 동원하여 백성의 원성을 사기도 하였다.
개항 후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되면서 경복궁은 시련의 장소가 되었다. 1895년 일본
이 동원한 낭인들이 경복궁을 침범하여 명성 황후를 시해하였고, 이듬해 고종이 아관
파천을 단행하면서 경복궁은 빈 궁궐이 되었다. 그리고 1910년 한국을 병합한 일제는
경복궁의 수많은 전각을 헐었다. 1917년 창덕궁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경복궁 전각을
창덕궁으로 옮겨 지었다. 또한 일제는 경복궁의 일부 건물을 헐고 그 자리에 새로 조
선 총독부 건물을 지었다. ▲ 조선 총독부 건물을 짓기 위해 헐리는 경복궁(1916)
4
경복궁을 복원하다
일제 강점기에 경복궁 건물의

대부분이 철거되었고 6・25 전쟁
당시 폭격으로 남아 있는 일부 건물마저
소실되었다. 경복궁은 1990년대에 들어
역사 바로 세우기의 일환으로 추진된 복
원 계획에 따라 조선 총독부 건물이 철거
되고, 2001년 흥례문 등이 복원되면서 점
차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 옛 조선 총독부 청사와 경복궁(1950년대)

▼ 최근에 복원된 경복궁
공간의 역사 91

씨마스 한국사교과서 (상)

Uploaded by

Document Information

Original Title

Copyright

Available Formats

Share this document

Share or Embed Document

Sharing Options

Did you find this document useful?

Is this content inappropriate?

Copyright:

Available Formats

씨마스 한국사교과서 (상)

Uploaded by

Copyright:

Available Formats

Ⅰ

생각 ▶ 고대 국가 성립 이래 우리 역사는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

빗살무늬 토기(서울 암사동)

▼ 신석기인의 생활 모습 상상도 신석기 시대에 정착 생활이 이루지면서 농경과 목축이

인류가 처음 금속기의 재료로 사용한 것은 구리에 주석과 아연을 섞어

반달 돌칼 청동기 시대 농경용 도구로 주로 곡식 이

▼ 청동기 시대 마을 복원 상상도 청동기 시대의 거주지로 방어를 위해 구릉지에

고대 국가의 연맹체 국가 단계의 지배 체제 특성을 말할

지배 체제 통일 신라와 발해의 통치 체제를 비교할 수

주제 열기 고조선은 청동기 문화를 바탕으로 성립하였다. 고조선을 비롯한 초기 국

● 강화 부근리 고인돌(인천 강화)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 지배층의 무덤이다.

만주와 한반도 지역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구석기 시대부터

철기 문화를 바탕으로 여러 나라가 성장하다

역에서 고구려가 건국되었다. 이후 부여에서 이주한 주몽이 졸본 지 오허 고구려

렵 한반도 동해안 지역에서 옥저와 동예가 등장하였다. 하지만 옥

중남부 지역에서는 마한, 진한, 변한의 삼한 사회가 성장하였다. 그 변한 낙동강

중 마한의 목지국 진왕이 삼한을 대표하여 주변 국가와 교류하였다.

위 계승을 이루었다. 왕 아래 대부, 상, 장군이라는 관직을 두었다.

부여가 연맹체 국가를 이루다 (부여에) 군왕이 있고, 여섯 가축 이름으로 관명

부여 역시 연맹체 국가를 이루었다. 부여 초기에는 나라에 흉년이 을 정했는데, 마가・우가・저가・구가・대사자・사자

▲ 금제 허리띠 장식(중국 지린성 출토) 부여 지배층의 말 모양 허리띠 장식이다. 농경과 목축 생활을

삼한이 백제와 신라, 가야로 발전하다

김해는 금관가야가 자리하고 있던 곳이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따르면, 가락국

을 알 수 있다. 또한, 4~5세기경 금관가야 왕족의 무덤으로 보이는 대성동 고분군에서

▲ 청동 세발솥(양동리 제322호분 출토,

개념 Plus 다음 물음에 답해 보자.

연맹체 국가로 출발하다

이처럼 삼국 초기에는 부가 국가 운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회의를 열어 나랏일을 의논하다 여 사형에 처하고, 처자식을 노비로 삼는다. - 『삼국지』

그 결과 삼국 초기에 회의 제도가 발달하였다. 고구려에는 제가 회 (신라) 나라에 일이 있으면 반드시 여러 사람과 의논

역사 산책 경주 금관총 출토 세고리자루 큰 칼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위를 가리키는 5부 명칭을 함께 사용하였다. 하지만 4세기 무렵에는 고구려

백제는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후반 사이에 5부를, 신라는 6세기

관등 제도를 마련하고 중앙 관제를 정비하다

하였다. 또한, 신라는 법흥왕 때 상대등을 두어 나랏일을 맡게 하였 12 과절 문독 대사

3세기 후반에 중앙 집권 국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중국 전연의 침략을 받아 위기에 처하였다. 이후 통치 체제를 정비 평양

고구려가 백제의 한성을 공격하여 함락시키자, 백제는 웅진(충남

신라가 한강 유역으로 진출하다

하여 대야성(경남 합천)을 함락시키고 옛 가야 지역을 차지하였다.

파견하였다. 당은 고구려를 협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꿔 신라와 회양

어려워지면서 정치 혼란이 심해졌다. 이 틈을 타서 나・당 연합군이 임존성(예산)

백제를 공격하여 멸망시켰다(660). 고구려는 정변을 일으켜 집권한 주류성

신라가 당을 물리치고 삼국 통일을 완성하다

지배하려는 야욕을 드러내자, 신라의 문무왕은 당과 전쟁을 시작하

◀ 경주 문무대왕릉(경북 경주) 흔히 대왕암으로 불리는 이곳은 태

개념 Plus 다음 물음에 답해 보자.

통일 신라와 발해의 통치 체제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대조 지급

중앙 관제를 새롭게 정비하다

확립되었다. 이후 신라는 중앙 관제를 새롭게 정비하였다.

전국을 9주로 나누고, 수도 금성이 동남쪽에 치우친 약점을 보완

포함하여 민족 융합을 꾀하였다. 또한 백제와 고구려의 지배층에게

“문무왕 13년(673) 백제인에게 관등을 주었으며 그 관등은 본국(백제)

급하였다(689). 하지만 8세기 중반 이후 진골 귀족의 반발과 국가 부여하기도 하였다.

의 재정 궁핍으로 녹읍이 부활되었다(757).

파악하였음을 알 수 있다. 무・잣나무・가래나무의 수, 논과 밭의 면적 등을 3년에 한

농민들에게 정전을 지급하다

아 주거나 곡물을 나누어 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9세기에 들어 잦

역사 산책 통일 신라의 귀족은 어떻게 살았을까?

통일 신라의 귀족은 국가에서 녹읍 또는 녹봉을 받고, 대규모 토지에서 많은 곡물

중앙 행정 기구로는 정당성・선조성・중대성 3성과 충・인・의・지・

행정 중심지나 교통 요지에 15부 62주를 두고 도독과 자사 등을 파

발해가 이원적 사회를 이루다

김해는 금관가야가 자리하고 있던 곳이다. 『삼국유사』「가락국기」에 따르면, 가락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