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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 _ 김남조
남은 날은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적지만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남은 날은

적지만
허무의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물이랑 위에 불 붙어 있었네.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_ 김남조, 『청파문학』, 1964.

청주중앙여자고등학교 1학년 ( )반 ( )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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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 _ 김남조
1. 「겨울 바다」를 학습해봅시다
q 화자 : 겨울 바다에서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사람 (나) q 성격 : 사색적, 상징적, 회상적, 구도적, 의지적
q 정서와 태도 : 깨달음과 기도를 통해 허무와 절망감을 극복하려 함.
q 시적 상황 : 허무와 절망과 상실감에 사로잡힘 q 주제 : 삶의 허무와 상실에 대한 극복 의지
q 표현상의 특징
① ‘불’과 ‘물’이 가진 대립적 의미를 활용하여 주제 형상화 ② 사색적인 독백과 기원의 어조를 통해 경건함을 드러냄
③ 다양한 종결 표현으로 변화
q ‘불’과 ‘물’
- 두 시어 모두 원형적 상징의 의미로 사용 - ‘불’은 소멸, 죽음, 허무 등의 이미지
- ‘물’은 생성의 이미지

2. 「겨울 바다」 심화 감상

∎ 이 시는 겨울 바다가 주는 절망의 허무 의식을 극복하고 삶의 신념과 의지를 획득함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이 시의


출발은 겨울 바다의 황량한 공간에서 느끼는 비극적 자기 인식의 허무와 좌절로 나타나며, 이는 물과 불의 대립을 통하
여 형상화된다. 그러나 시간은 언제나 인간을 성숙하게 만들어 주듯이, 화자도 시간이 주는 삶의 교훈을 긍정하고 겨울
바다를 깨달음의 공간으로 인식하여 좌절을 극복하려는 성숙한 자세를 보이게 된다.
이것은 치열한 의욕과 기도의 마음이 솟구치는 영혼이 삶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사랑과 구원이라는 자기 긍정의 자
세로 돌아와 구원의 기도를 드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화자의 삶의 자세가 신념화된 상태에서 겨울 바다는 이제 더이
상 허무의 공간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고난의 현실인 ‘수심’에 기둥이 생긴 것처럼 인고의 초극 의지가 형상화되
어 있는 공간으로 나타나고 있다.

∎ 제1연에서는 기대와 희망이 모두 사라진 죽음의 공간으로서의 바다를 그렸으며, 제2연은 좌절의 체험을 반복한다.
제3연에서 물과 불의 대립과 긴장의 심상을 제시하는데, 이는 사랑을 둘러싼 좌절과 욕구, 슬픔과 기쁨, 죽음과 소생의
대립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물과 불의 대립·갈등 속에는 삶의 모순과 사랑의 좌절을 정화, 극복하려는 노력이 깃들어 있
는 것이다. 제4연은 대립·갈등을 넘어선 깨달음과 자기 긍정으로의 전환이 표현되고 있다. 제5, 6연은 주제가 되는 부분
이다. 대립·갈등이 ‘기도의 문’을 통하여 절망에서 희망으로, 고통에서 환희로, 유한자(有限者)의 한계에서 무한자(無限者)
의 영원으로 인도된다. 마지막 연에서는 허무와 절망과 죽음의 초극을 상징하는 ‘인고의 물기둥’이 단단한 심상을 이루
며 이 시의 감동을 정리하고 있다.
허무의 불 겨울 바다 인고의 물
소멸의 공간 깨달음의 공간 생성의 공간

∎ ‘겨울’은 사계절의 끝이자 순환되어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이다. 다시 말하면 만물의 죽음과 재생을 잉태하고 있는 계
절이라는 모순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바다’도 물의 순환이 끝나는 종착지이면서 시발지라는 대립의 의미를 가지고 있
다. 따라서 ‘겨울 바다’라는 제목은 죽음과 생성, 절망과 희망, 상실과 획득, 이별과 만남의 복합적 의미를 지닌다.

겨울 나무와 / 바람 하늘만은 함께 있어 주지 않던가. 황송한 축연이라 알고


머리채 긴 바람들은 투명한 빨래처럼 한 세상을 누리자
진종일 가지 끝에 걸려 삶은 언제나 은총의 돌층계의 어디쯤이다
나무도 바람도 / 혼자가 아닌 게 된다. 사랑도 매양 새해의 눈시울이 / 순수의 얼음꽃
섭리의 자갈밭의 어디쯤이다 승천한 눈물들이 다시 땅 위에 떨구이는
혼자는 아니다 백설을 담고 온다.
누구도 혼자는 아니다 이적진 말로써 풀던 마음
나도 아니다 말없이 삭이고 _ 「설일」, 『설일(雪日)』, 문원사, 1971.
실상 하늘 아래 외톨이로 서보는 날도 얼마 더 너그러워져서 이 생명을 살자

청주중앙여자고등학교 1학년 ( )반 ( )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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