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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신년사]

스스로 결정하기, 그리고 학습

2011. 1. 6. 목요일.

해마다 연초가 되면 사업계획을 발표 합니다. 연말에 보면 역시 잘 안 맞습니다. ‘계획은


사람이 하지만 이루는 것은 하늘이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사람의 한계입니다. 그렇지만 우
리는 계획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잘 맞지 않지만 그래도 계획을 세우고 가야 그나마 더 나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1년 여수룬의 중점 계획은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새로운 판매 사이트를 5~6개 정도 런칭 시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동경 신주쿠구, 오사카 중앙구를 포함하여 오프라인 영업 조직이 활동하는
구(區)를 5~6 개 늘리는 것입니다.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습니다.


새 사이트를 5~6개 런칭 시키는 것과 오프라인 영업 조직을 5~6구(區) 늘리는 일은 어
렵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5~6개 만들려고 할 때, 기초가 되는 것은 우리 회
사전용 프로그램 장보고입니다. 장보고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사이트를 5~6개로 늘리는 것
은 애시당초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장보고는 어느 정도 준비가 끝났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장보고를 만들고 정비해왔습니다. 급히 하지 않고 천천히 하나하
나 정비해왔습니다. 장보고는 안정되었습니다. 장보고로 만든 마쿠마쿠가 운용되는 것을 보
면 장보고가 안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쿠마쿠는 2010년 7월에 개설되었습니다.
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오늘이면 마쿠마쿠가 개설된 이래 반 년 째입니다. 반 년이 지난
지금 마쿠마쿠 운용에 큰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개선해달라는 요청이 별로 없다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이것은 그만큼 장보고가 안정되었다는 뜻입니다. 장보고가 안정이
되었다는 것은 아이템과 사람만 준비 되면 새 사이트는 언제라도 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음달인 2월에는 정비한 장보고로 스티커 판매 전용 사이트 하리마쿠리를 런칭 시킵니
다. 개발실에서 무리가 없다고 하니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하리마쿠리가 출범하면 그 다음
부터는 두 달에 한번 새 사이트를 오픈 한다고 해도 프로그램 쪽에서는 문제가 없게 됩니다.
작년 여수룬 10대 성과에는 마쿠마쿠 오픈으로 표현되었습니다만, 우리 여수룬의 진짜
재산은 장보고 입니다. 장보고는 1단계 수준에서 완성 되었습니다. 장보고는 여러 가지 모습
으로 진화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예측하고 있는 방향도 있겠지만 모든 사물이 그렇듯이
우리가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으로도 장보고는 진화할 것입니다. 장보고는 우리 회사의 가장
핵심 영업 수단입니다. 이 장보고가 안정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새 사이트 개설을 마음껏 구
상해볼 수 있는 것입니다.
아이템도 당분간은 문제가 없습니다. 현재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의 고객이 취급할 수
있는 아이템 5~6개를 선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마쿠마쿠를 런칭시켰을 때, 우리는
애드프린트의 고객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 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
의 주 고객은 프린트점이고, 법인이고, 업체입니다. 개인이 주고객이 아닙니다. 프린트점, 법
인, 업체는 장사를 하는 곳입니다. 프린트점, 법인, 업체란 곳은 명함을 쓰면, 스티커도 쓸
가능성이 크고, 전단지를 쓸 가능성이 크고, 현수막을 쓸 가능성이 큽니다. 스티커를 먼저
구매한 고객도 역시 명함, 전단지, 현수막을 쓸 가능성이 큽니다. 이 분들은 또 봉투를 구매
할 가능성이 큽니다. 쇼핑백도 필요할 것입니다. 티슈도 필요할 것입니다. 비닐봉투도 필요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추가 아이템 5~6개는 기존 고객에게 필요한 아이템이면 좋고, 그
정도 아이템은 우리가 쉽게 발굴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기존 고객에게 필요한 아이템, 예를
들면 방금 말한 쇼핑백, 티슈, 칼라박스, 비닐봉투 같은 사이트를 런칭시키는 것에 집중하면
위험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으리라고 여겨집니다.
오프라인 영업점을 5~6곳 늘리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오프라인 영업점
을 만드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 하는 것이 문제지, 효과가 있다고 할 때 5~6개 만드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오프라인 영업점을 늘리는 것은 투자비가 크지도 않습니다. 2월
에 일단 도쿄 신주쿠구에서 시작합니다. 늘릴 때는 도쿄 신주쿠 바로 옆의 구 혹은 오사카
중앙구의 바로 옆 구로 늘릴 겁니다. 그렇게 해서 영업의 집중성을 높일 겁니다. 그렇게 확
대하면 추가 비용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오프라인 영업은 사람만 뽑으면 되는 일일 뿐입니
다.

스스로 결정합시다
새로운 판매 사이트를 5~6개 늘리고, 오프라인 영업이 확대되면 2011년 총 매출은 3억
5천 만 엔 이상이 될 것입니다. 지난 해 대비 52% 증가한 금액입니다. 지난 해 총 매출은 2
억2천9백만 엔(잠정)이었습니다.
2011년 말에는 회사 총원도 한국과 일본을 합하여 50~60명 이상이 되리라고 판단 됩니
다. 추가되는 사이트 당 발송 인원을 생각하면 대략 5~6명의 인원이 필요 합니다.
한 달 경상비만 해도 환율을 13.5로 감안하면, 한일 합하여 월 평균 2천5백 만 엔 이상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세우는 목표는 아마 큰 무리 없이 달성될 겁니다.
그런데 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스스로
결정하는 작풍을 잘 다지는 것입니다. 원래부터 여수룬은 ‘스스로 결정하기[자결(自決)]’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스스로 결정하기’란 표현은 별로 쓰지 않았지만 여수룬에는 그런 좋은
작풍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작풍(作風)이란 ‘사람을 대하고 사업하는 데서 나타나는 품성이나
태도’를 말합니다. 2011년부터 여수룬은 ‘스스로 결정하기’를 더욱 중심 작풍으로 만들어야겠
습니다.
아니 만들고 말고를 떠나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조직이 굴러가지 않게 되는 것이 2011
년입니다. 지금은 여수룬의 사업부서라고 해야 명함 사업부, 스티커 사업부, 현수막 사업부
해서 달랑 세 개 입니다. 사업부가 겨우 세 개인데도 부서 안에서 결정되고 있는 세부 사항
은 제가 거의 모릅니다. 이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입니다. 세부 사항을 알아도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회사일은 생각보다 방대합니다. 규모가 작다고 해도 있을 것은 다 있습니다. 운영자금을
관리해야 합니다. 개발도 해야 합니다. 각 사업부서일이 있습니다. 발송파트와 고객지원파트
는 부서에 속해 있긴 합니다만, 아직은 독립 사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일
본 파트가 따로 있습니다. 여기에 마케팅 영역도 따로 있습니다.
사업부가 5~6개 늘어나면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지원인원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오프라인 영업 대상 구역이 늘어나도 마찬가지로 지원 인력이 늘어나야 할 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예측할 수 있는 범위만 따져도 조직은 방대해집니다. 조직이 방대해진다는 것은 부서
별로 스스로 알아서 하는 풍토가 되지 않으면 조직이 무거워져서 굴러가지 않게 된다는 뜻
이 됩니다. 그러므로 2011년부터는 ‘자결(自決) 작풍(作風)’이 진작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물론 지금도 여수룬의 일은 사실상 스스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그
점은 참 좋습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이 그만큼 자발적이고 자주적이고 주체적으로 활동한다는
뜻이므로 참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1년에는 스스로 결정하는 작풍을 좀
더 진작 시키자고 하는 것은 조직이 더욱 방대해질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스스로 책임집시다
자결 작풍을 만들기 위해서 저는 먼저 ‘누가 하라고 해서……’라는 말을 안 했으면 좋겠
습니다. 제가 일을 하다가 가장 당황할 때는 ‘사장님이 하라고 했던 것인데요’라는 말을 듣
는 경우 입니다. 아마 제가 그렇게 하라고 지시를 하고 난 뒤에 그 지시를 뒤집는 지시를 했
을 겁니다. 저는 이런 실수를 자주 합니다. 기억을 정확히 하지 못하기 때문일 겁니다. 기억
력이 나쁜 것 하고는 상관이 없습니다. 저에게 그 일이 별로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
니다. 저도 중요한 것은 결코 잊지 않습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지시했다
가 잊어버리고 그 반대로 지시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사실 저에게만 나타나는
일은 아닙니다. 사람은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누구나 그렇습니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심리
학에서 이미 여러 차례 확인한 사실입니다.
사실은 ‘사장님이 하라고 해서……’라고 하는 말은 잘못된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부장님
이 하라고 해서……’도 틀린 말입니다. ‘XX 사업부에서 요청해서……’도 틀린 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불리할 때는 사장 아니라 사장 할애비가 요청해도 거의 따르지
않습니다. 아니 따르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여러분에게 터무니 없는 요청을 했다고 했
을 때 따를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누가 하라고 해서……’ 라고 대답하면
안 됩니다. 이 대답에는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 책임이 아니고,
당신 혹은 다른 사람의 책임이라는 뜻입니다. 이 표현법은 세상에 너무 많이 퍼져 있습니다.
회사 생활에도, 가정 생활에도 너무 많이 퍼져 있습니다. 너무 많이 퍼져있는 정도가 아닙니
다. 어쩌면 사람의 본성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는 것은
사람의 본성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본 성경 첫 글에도 이 내용은 뚜렷하게 적혀 있습니다. 성경
첫 글은 창세기 입니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은 첫 사람 아담과 하와에게 동산 모든 실과는 먹
어도 되지만 선악과만은 따먹지 말라고 했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자신을 만든 하나님의 명령
을 거부하고 선악과를 따먹었습니다. 하나님이 아담에게 물었습니다. 왜 따먹지 말라는 선악
과를 따먹었느냐? 아담이 말합니다.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있게 하신 여자 그가 그 나
무 열매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하고 대답합니다. 정말 우리 모습이지 않습니까?
아담은, ‘내가 한 것이 아니고 당신이 주신 사람’이 날 시켰다고 변명합니다. 그리고는 ‘나와
함께 있게 하신 여자’라고 해서 하나님이 여자를 자기에게 강제로 있게 하셨다고 하면서 또
빠져 나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여자, 그가’ 라고 강조 합니다. 이것이 사람의 모습이고, 저
의 모습이고, 또 여러분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이 이번에는 하와에게 물었습니다. ‘왜 따먹지
말라는 선악과를 네 남편더러 먹게 했느냐?’ 하와가 말합니다. ‘뱀이 나를 꾀므로 먹었나이
다’. 정말 절망적이지 않습니까? 절대로 책임질 일에는 ‘내가……’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이것이 사람의 본성입니다.
책임을 스스로 지기 싫어하는 것은 사람의 본성입니다. 여수룬의 핵심 모토는 직원의 인
격 성장입니다. 인격 성장은 사람의 잘못된 본성과 맞서 싸우는 것입니다. 나눔 가이드라인
에는 ‘너’, ‘우리’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합니다. 이것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본성과 싸우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책임을 질 일에 ‘나’라는 말을 쓰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비단 직장만이 아닙니다.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배우자를 돌보지 못한 것입니다.
‘당신이……’라는 말은 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는 말입니다. 결혼하신 분도 있고, 또 앞으로
하겠지만, ‘당신이……’라는 말을 안 하게 되는 날이 오면 그 때서야 비로소 부부싸움이 중단
되는 때라는 것을 여러분도 이해하실 겁니다. 그리고 현명한 사람은 그 기간을 최대한 단축
시키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도 우리는 회사 생활에서부터 ‘너’,
‘우리’라는 말을 쓰지 말고, ‘내가’라는 말을 쓰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동의하지 않는 것은 하면 안 됩니다. 자기가 생각했을 때 부당하다면 비록 상사의 지시
와 명령이라도 올바른 방법으로 반대를 해야 합니다. 울면서라도 반대를 해야 합니다. 반대
를 충분히 했지만 상사가 계속 하라고 강요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사람 사는 세상에는
이런 터무니 없는 일이 항상 일어납니다. 피할 수가 없습니다. 선택을 해야 합니다. 끝까지
반대하거나 혹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마 신상에 변화가 생길 겁
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것도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무리한 요구에 굴복하여
받아들이면 이미 그 상태에서는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것도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물론 책임은 줄어들겠지만 책임 자체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또 그런 자세를 갖는 것이 삶에
서 올바른 태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말하는 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사장님이 지시하신 일이고, 나도 동의한
일인데……’라고 바꾸어야 합니다. 결코 빠져나가서는 안 됩니다. ‘나는 반대했지만 사장님이
지시한 일이니까……’라고 말하면 안 됩니다. 그건 둘 다 죽는 일입니다. 잘못된 정책을 제
지하지 못한 것도 잘못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도 잘못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불법적인 일까지 포함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불법은 아니지만 상식과 견
해가 충돌될 때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상식과 견해가 충돌해서 상사의 지시를 수용해야만
할 때는 그 책임을 본인이 지려고 노력하라는 뜻입니다. 상사는 상사 스스로 자기가 한 결정
을 책임질 것입니다.
사실 상사는 모르고 지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사는 신이 아닙니다. 틀린 결정을 피
할 수가 없습니다. 부하는 상사가 틀린 결정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상사가 결정을 잘
못 하도록 방치하는 순간 그 책임은 부하 자신도 져야만 합니다. 그 책임은 반드시 공동의
책임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누가 시켜서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을 뒤집으면 오히려 긍정하는 태도가 나옵니다. 일이 잘못 되면 기꺼이 본인이 책임
을 지려고 하십시오. 다른 사람 탓하지 말고 본인이 책임을 지면 나머지 문제는 다른 사람이
책임을 집니다.
앞으로 여수룬은 더 많은 일이 생깁니다. 누구 탓을 하면 여러 사람이 다칩니다. 그리고
결코 누구 탓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 탓입니다. 자기 자신이 책임을 지려는 태도를 가져야
조직이 늘어나는 것이 발전이 됩니다. 스스로 책임지려고 하는 자세를 갖지 못하는 조직에서
는 조직이 늘어나는 것이 발전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상사가 도장만 찍게 만들어주세요.


조직을 운영하면서 당황하게 되는 또 한 가지 경우는 상사로 하여금 생각하고, 비교해서
판단하게 하는 것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뭐 먹을까 하고 묻는데 인터넷 맛집 사이트를 알려주는 격이랄까요? 아
니면 옷을 하나 고르고 싶은데 패션 사이트 주소를 알려주는 격이랄까요?
저는 여러분이, 상사가 뭐 입을까 하고 물으면, 이건 어떻습니까 하고 한 가지만 가져오
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유능한 비서는 그렇게 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날씨, 오늘 미팅
의 목표, 같이 만나는 사람들의 조건 등을 고려해서 한 가지만 가져오는 비서가 좋은 비서입
니다. 물론 대안은 여러 가지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싫다고 하면 이건 어떠세요 하고 다
른 것을 내밀면 됩니다. 또 싫다고 하면 그럼 이건요 하고 물으면 됩니다. 계속 안 맞으면,
그건 그 상사와 코드가 다른 겁니다.
그런데 비서가 당연히 해야 할 결정을 피하고, 옷장에 있는 옷 목록을 가지고 와서 그
중에 하나를 결정하라고 하면 그건 비서가 해야 할 일, 혹은 코디네이터가 해야 할 일 자체
를 피하는 것이 되고 맙니다. 아주 준비성이 많은 비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무책임한 비서
입니다.
우리 일도 이와 같이 되어야 합니다. 다음에 새로 판매해야 할 아이템은 뭐가 있을까를
결정하자고 하는데 한국에서 나오는 판촉물 안내 책자와 일본에서 나오는 판촉물 안내 책자,
거기다가 최근 온라인 몰에서 많이 팔리는 상위 100개 상품 리스트를 가지고 오면 어떨까요?
얼핏 보면 준비가 철저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책임지기 싫어하는 사람입
니다. 저는 이런 것은 결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심사 숙고하고, 주변 환경을
다 조사해서 판매 순위를 1~5위 정해서 보고를 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입니다. 상사는 다 듣
고, ‘그렇게 하면 되겠네’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하면 가장 좋은 부하입니다.
상사는 상사대로 판단을 할 것입니다. 가장 좋은 부하는 사인만 하게 해주는 부하입니다.
훈련이 안 된 부하는 원데이타를 가져다 줍니다. 스스로 비교, 분석, 검토하지 않고 자료를
통째로 가지고 오는 것입니다. 상사더러 이 데이터를 스스로 비교, 분석, 검토하고 결정하라
는 뜻일까요? 이건 사환이 하는 일입니다. 물론 원데이타를 수집하는 일도 작은 일은 아니겠
지만, 그렇게 원데이타를 가져다 주면 상사는 참 갑갑해집니다.
상사는 판단하고 결정하는 사람입니다. 부하가 해야 할 일은 수집, 비교, 분석한 자기의
결론을 내놓는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상사로 하여금 자료를 받고, 옷소매를 걷어 부치고, 허리를 곧추 세워서 검토하게 만들
면 도대체 부하는 무얼 하는 사람이 됩니까? 자료 모아오는 사람일 뿐입니다. 자료 모아오는
사람은 외부 사람을 시켜도 됩니다. 외부 사람과 내부 사람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외부 사람
은 내부의 조건을 모르므로 자료만 모아올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 사람입니다.
내부 사람은 내부 조건과 외부 조건을 다 아는 사람이므로 여러 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
는 사람입니다.
저는 회사 운영하면서 이 문제 때문에 참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끊임
없이 묻습니다. ‘그래서 당신 의견은 무엇입니까?’ 하고 묻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것
입니까?’ 하고 묻습니다. 지금은 많은 분들이 스스로 결론을 냅니다. 저는 너무 좋습니다. 제
가 일을 안 해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적지 않은 분들이 스스로 결론을 내서 가
지고 오지 않고, 상사더러 결론을 내라고 미룹니다.
지금은 스스로 결정을 잘 하는 분들도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어 했습니다. 저하고 싸우기
도 많이 했습니다. 울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분들도 이제는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합니
다.
저는 이런 경험을 통해서 여수룬 구성원들은 스스로 결론을 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충분히 결론을 낼 수 있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여러 가지 환경 때문
에 결론 내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스스로 결정하면 실수도 많이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실수한 것 가지고 개인의 근
본 능력을 의심하지는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경험 부족도 능력이 부족한 것을 반영한 것이기
는 합니다만, 근본적인 능력 부족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실수를 심하게 문책하지
는 않으려고 합니다.
성장이란 것은 과거의 부족한 것을 극복하는 것이므로 실수는 피할 수 없습니다. 실수해
야 성장합니다. 실수하려면 스스로 결정하고 해봐야 합니다.
여러분은 스스로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책임지고 결론을 내서
상사가 도장만 찍는 풍토를 만들자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또 그렇게 해야 상사도 자기 일
을 합니다.

공부합시다
책임을 지고, 자기가 결정까지 하려면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실력이 없으면 판단할 수
없습니다. 판단할 수 없으면 결정할 수 없습니다. 판단하고 결정할 수 없으면 부하 역할도
잘 할 수가 없습니다.
실력을 키우려면 공부해야 합니다. 정말 이제 여수룬 모든 구성원은 공부해야 합니다.
실력이 있어야 분별할 수 있습니다.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설득할 수 있습니다. 더 나
아가서 실력이 있으면 설득을 당해줄 수도 있습니다. 실력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있는 사람
입니다. 자신이 있는 사람은 깊은 물 같이 됩니다. 우기지 않습니다. 왜냐면 시간이 지나면
상대방 스스로 잘못된 것을 깨닫게 될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또 그렇게 기다릴 줄 알게 됩
니다. 실력이 없으면 우기게 됩니다. 조직 전체의 성장을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본인의 성장
을 위해서도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여수룬은 이제 확대됩니다. 사업부도 늘어납니다. 누가 맡을 것입니까? 저는 외부에서
사람 들여오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합니다. 물론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외부에서 사람이 오면 새로운 흐름이 들어오는 것이므로 주저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만 내부에서 충당하는 비율을 약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좋고 또 기존 구성원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은 고생을 한 사람들을 먼저 배려해야 합니다. 또 기회를 줘야 합
니다. 물론 고생한 조직원은 오히려 외부로부터 오는 흐름을 즐겨 맞아야 합니다. 조직이 폐
쇄적이면 변화에 둔감해집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지금은 우리 내부에서 새로운 사업부를 맡
아가야 합니다.
누가 할 겁니까? 최소 여섯 명의 사업부장, 그리고 사업부장을 보필할 간부가 필요합니
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저는 올해가 여수룬 구성원이 열심히 공부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여수룬에는 일
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외부 영입도 피할 수 없지만, 기회는 먼저 내부 구성원에게 주어지고
있습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이 그 기회를 먼저 잡기를 바랍니다.
저도 이를 위해 새벽 학습회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학습 기회를 만들 겁니다. 저
는 새벽 학습회에 많은 구성원이 참가하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것은 여수룬을 위해
서이기도 합니다만, 여러분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공부 외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합
니다. 실무 공부도 중요합니다만 삶과 사람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공부도 매우 중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누차 말하지만 폭넓은 시야가 없으면 대화가 안 됩니다. 대화가 안 되면
소통이 안 됩니다. 소통이 안 되면 개인은 죽습니다. 개인이 죽는데 조직이 잘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모래 위에 집짓기일 뿐입니다. 저는 여수룬이 그런 회사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
니다. 저는 여수룬의 개개인들이 실무에서도, 세계관에서도, 인격에서도 펄펄 나는 그런 회
사가 되기를 원합니다.
저는 1월 18일 시작하는 새벽학습회 말고도 계속 학습회를 열겁니다. 학습회에 참석하
는 것을 고과의 기준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일은 잘할 수도 있고 때로는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능력의 한계 때문에 잘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한계가 있는 경우에 잘하라고 독려
한다고 해서 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성실히 공부하는 일은 그래도 성의가 있으면 할 수
있습니다. 성장하려면 공부해야 합니다. 물론 실무일 열심히 하는 것도 좋은 공부입니다. 회
사 생활만 열심히 해도 좋은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론 공부도 중요합니다. 성장
하려면 공부하는 길이 가장 빠릅니다. 일을 못한다고 함부로 평가하는 것은 될 수 있으면 피
하려고 합니다만, 공부를 피하는 것은 허락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공부를 하기 싫은 걸
어떻게 하냐고 할 지 모릅니다만, 그건 같이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구
성원들에게 일은 강요 안 하겠지만, 공부는 강요를 할 작정입니다. 그 길 말고 개인이 발전
할 방법은 없다고 생각 합니다.
회사안에 공부할 기회를 만드는 것과 함께, 이찬희대리-이충원주임-이경란사원으로 이
어지고 있는 교육시스템도 정식 교육 및 학습 방법으로 정비를 해볼 생각 입니다. 뜻밖에 이
방법은 매우 효과적이고, 매우 귀중한 교육 및 학습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적용 범
위도 의외로 넓은 것 같습니다. 이 방법을 좀더 연구해서 조직 전체에 확대할 수 있는지 검
토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부서장들에게는 의무 독서제를 강요할 생각입니다. 방식은 더 연구를 하겠지만,
부서장들은 독서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강요할 생각입니다. 일반 구성원도 마찬가지지만 여수
룬 부서장들은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여수룬 부서장들은 부하를 데리고 있는 사람들입
니다. 부서장들은 부하를 성장시킬 의무를 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여수룬 간부를 평가하는
고과표에는 ‘간부는 부하를 실무면에서도 인격면에서도 성장시키는 사람’이라는 규정이 뚜렷
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신년인사말을 맺겠습니다.
2011년은 여수룬이 성장하는 해입니다. 양적인 성장이 두드러질 해입니다. 이를 따라가
려면 먼저 각자가 스스로 결정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각자가 스스로 책임지는
풍토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공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늘 그렇듯이 저는 여러분이 회사를 위해서 일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자신의 성장
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성장하면 여수룬은 성장하지 말라고 해
도 저절로 성장합니다. 여러분이 성장한다는 것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주변과 올바르
게 관계를 맺는다는 뜻입니다.
그런 점에서 2011년에 여수룬은, 스스로 결정하는 조직, 스스로 책임지는 조직, 공부하
는 조직으로 발전하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2012년에 아이템의 확대를 넘어, 또
다른 나라로 진출하는 여수룬을 만들 수 있으리라고 생각 합니다.
여전히 2011년도 밝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전언]

자기 관리

2011. 1. 28. 금요일.

인간관계론을 강의하는 김창복 박사는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려면, 다른 사람이 무엇


을 원하는지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예민한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속된 말로 하
면 눈치가 빨라야 한다는 뜻인데, 좀 점잖게 말하면 다른 사람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는 능
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감각은 타고난 것도 있지만 훈련과 학습을 통해서 계발할
수 있습니다.
여수룬이라는 회사가 요구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여수룬에서 회사 생활을 잘 하려면 여
수룬이 요구하는 것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여수룬이 어떤 인재를 요구하는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상대가 요구하는 것을 잘 아는 것이 바로 예민한 감각입니다. 예민한 감각이 있어야
인간관계를 잘 할 수 있다는 말은, 여수룬이 요구하는 것을 예민하게 파악해야 회사 생활을
잘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여수룬이 요구하는 것은 인사고과 기준을 통해서 표현되고 있습니다. 인사고과 기준은
여수룬 구성원이 행동해야 할 기준입니다. 이 기준은 그냥 한번 툭 내놓은 기준이 아닙니다.
이 기준에 따라 연봉이 책정 되고, 이 기준에 따라 직급이 변경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기준이 발표되기 전이나 발표된 후나 태도에 별 변화가 없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너무나도 예민하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곧 연봉재계약이 있습
니다. 이 중요한 시기에도 많은 사람들은 전혀 대비를 하지 못합니다. 감각이 매우 무딥니다.
물론 고과 기준에 맞춰서 행동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일부러 그렇게 살면 안 됩니다. 그
렇지만 그 기준이 나름대로 합리적이라면 적극적으로 그 기준을 받아들이고 사는 것이 좋습
니다.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그것은 각자 알아서 할 일입니다. 그렇지만 평가 또한 고
과위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것도 동시에 아셔야 합니다.
몸이 안 좋아서 혹은 주변에 일이 많이 생겨서 자주 결근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학습회
에 참여 안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대체근무로 지정해서 수당을 지급해도 회사 합동 나들이
에 참가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금요나눔에는 수시로 지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해 합니다. 아픈 걸 어떻게 하나, 일부러 아픈 것도 아닌데 하고 이해
는 합니다. 가정에 어려움이 있으니까 그러는 거지 하고 이해 합니다. 늦게까지 일해서 그런
가 보다 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노력
합니다. 앞으로도 노력할 것입니다. 회사 차원에서도 지원을 하려고 노력할 겁니다.
그렇지만 평가는 엄격합니다. 결근이 잦고, 회사 전체 행사에 자주 참석하지 못하는 사
람은 자기 관리를 못하거나, 주변 관리를 못하는 사람입니다. 아니면 환경이 안 좋은 사람입
니다. 자기 몸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조직의 평가는 당연히 그렇게 내려집
니다. 비유하자면 열심히 공부하려는 마음은 있지만 실제로는 공부하지 않는, 혹은 못하는
것입니다. 마음도 있고 열심히 노력도 하지만 계속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역시 회사조직에는
맞지 않습니다.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꼭 그렇습니다. 지각이 잦고 결근이 잦은 사람에게는 꼭 지각을
해야 하고 결근을 해야 하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해도 상관 없습니다.
조직은 그 사람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지각이 잦고, 결근이 잦은 사람에게
더 큰 책임을 맡길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큰 회사, 큰 조직에서는 건강이 좋지 않으면 승진 대상에서 누락 시킵니다. 장군이 되려
면 체력기준을 통과해야 합니다. 또 가정을 잘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도 승진 대상에서 누락
시킵니다. 체력이 따라주지 않고, 가정과 주변을 잘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회사가 더 큰
책임을 맡길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이 이해를 한다는 것과 받아들이는 것을 혼동하는 것 같습니다. 너무 아
프니까 결근하는 것은 이해를 합니다. 또 가정 형편 때문에 또 여러 가지 주변 상황 때문에
전체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회사는 그것을 그저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께서 자기 몸을 잘 관리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가정도 주변도 잘 관리하기
를 바랍니다. 몸이 아파서, 집안 일 때문에, 혹은 누구 때문에 끊임없이 회사에 문제꺼리를
가지고 오는 사람이 되지 말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감추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감추는 것은
더 큰 잘못이 될 것입니다. 저는 지금의 문제를 인정하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한발 한발
전진하는 사람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당장 몸이 아프고, 주변 환경이 좋지 않은 것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렇지만 지금부터
는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몸이 아픈 사람은 걷기 운동이라도 하시기 바랍니다. 건강 관리 계
획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주변 관계가 어려운 사람은 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저도 더 열심히 돕겠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에게 지나치게 관대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저나 회사는 그럴 수
도 있지 하고 받아들이려고 애를 써야 합니다만, 본인까지도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자기 자신
을 대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해서든 건강을 관리해야 하고, 주변을 관리해야 합니
다. 지각하고 결근해서 회사 분위기를 흩뜨리는 일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수룬의 내부 운영 모토는 ‘개인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입니다. 인격
이 성장하려면 자기 건강도 관리를 해야 합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 입니다. 자기
몸도 관리 하지 못하는데 회사 일을 감당하는 것은 가능하겠습니까? 주변에 폐를 끼치는 행
동입니다.
또 아침학습회 정도는 너끈히 소화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렵다면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까짓 시간도 관리하지 못한다고 해서야 무슨 일을 더 맡기겠습니까? 전체적인
문제가 있으면 같이 상의해서 바꾸면 됩니다. 그렇지만 단 4회도 못 버티면 도대체 무슨 일
을 맡길 수 있겠습니까? 다소 불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여수룬이 그 정도 불만도 토로
하지 못할 조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4회 정도 일찍 나온다고 무슨 큰 일이 일어
나는 것도 아닙니다. 역시 자기 절제력이 부족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아니면 애정이 부족한
것이고, 아니면 조직 결정에 순종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입니다.
금요일에 지각하는 것도 더 이상은 하지 말기 바랍니다. 정말 기본 자세의 문제고, 기본
정신의 문제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조직마다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다릅니다. 다만 여수룬은 그 정
도는 받아들일 수 있기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여수룬 간부들은 이런 점에서는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 여수룬 간부들이나 평사원이나 차이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특별한 능력을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간부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을 평사원이라고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
는 전혀 없다고 생각 합니다.
저는 여러분께서 회사가 제시하는 기준을 잘 따라주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절대로 회사
를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저는 전체를 위해서 저 자신을 희생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여
러분을 위해서 제가 희생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는 저 자신의 발전과 여러분의 발전을 동시
에 추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여러분에게 회사를 위해서 희생하라고 요구하지 않습니
다. 저는 여러분이 저녁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것도 일방적 희생이라고 생각하면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어떤 형태로든 보상을 할 겁니다. 지금은 준비가 안 되어 있지만, 반드시
보상이 될 겁니다. 고과를 통해서도 보상이 될 겁니다. 또 그렇게 만들 겁니다. 저는 열심히
일하고 때로 늦게까지 일하는 것 역시 자기를 단련하고, 또 성숙시켜 가는 과정이기를 바랍
니다. 때로는 별로 재미 없는 일이 계속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 역시 받아들이고 인
내하면서 그 속에서 또 다른 자기를 준비하는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방적 희생이라고 여
겨지면 안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가 제시하는 기준 역시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회사를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제일 불행한 사람은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하고 사는 사람입니
다. 혹은 사랑할 수도 없는 사람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가장 불행한 사람은 사랑할 노력도
하고 싶지 않은 사람과 사는 사람입니다. 저는 여수룬이 여러분에게 그런 회사가 되지 않기
를 바랍니다. 만약 여수룬이 여러분이 함께 할 만한 회사가 아니면 선택을 하는 것이 좋습니
다. 정말 먹고 살기 위해 그저 어쩔 수 없이 다닌다면 비참하지 않습니까? 여수룬 안에서 삶
의 의미를 찾고, 보람을 찾고, 또 여수룬 안에서 좋은 관계를 만들어나갈 가능성이 전혀 없
다면, 하루의 반을 그냥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보내는 것입니다. 그것처럼 비참한 일
이 어디 있겠습니까?
제가 여러 번 이야기했습니다. 사랑은 절대로 감정이 아닙니다. 사랑은 의지입니다. 감
정은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의지는 노력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상대가 잘 되도록 돕
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수룬이 잘 되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여수룬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여수룬을 사랑하지 않으면 여수룬이 비참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비참해집니다.
사랑은 의지이므로 사랑하려고 노력하면 사랑하게 됩니다. 노력의 하나가 절제입니다.
건강을 관리하십시오. 그리고 주변을 관리하십시오. 그렇게 노력하는 것이 사랑하는 것입니
다.
자기가 하루 열 시간 이상을 보내는 회사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가족을 사랑
하기도 어렵습니다. 진짜 어려운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입니다. 정말 자기를 사랑한다면 그
런 자기를, 좋아하지도, 사랑할 수도 없는 회사에 던져놓으면 안 됩니다. 어쩔 수 없이 그런
환경에 들어갔다면 환경을 바꾸어서 자기가 사랑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이 건강 관리도 잘 하고, 주변 관리도 잘 하기 바랍니다. 지각하지 말기 바
랍니다. 결근하지 말기 바랍니다. 학습회에 빠지지 말기 바랍니다. 전체 야유회에 빠지지 말
기 바랍니다 금요나눔에도 지각하지 말기 바랍니다.
대신 건강하게 지내고, 주변도 잘 관리해서, 차라리 계획을 세워서 두서너 달 전에 주변
사람으로 하여금 준비를 하게 하고 열흘짜리 해외여행을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여수룬이 요
구하는 사람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오늘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한번 짚어야 할 주제입니다. 자기 삶을
다시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전언]

고과 받아들이기

2011. 2. 9. 금요일.

사람들은 평가 받기 싫어합니다. 당연합니다. 그래서 시험을 싫어합니다. 그렇지만 세상


은 끊임없이 사람을 평가하고, 또 우리는 평가 받습니다.
CEO도 평가를 받습니다. CEO는 매출로 평가 받습니다. 또 경쟁사와 매출 순위로 평가
받습니다. 물론 CEO도 할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모든 것을 매출로 평가하냐고. 물론 그렇
긴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 말고 더 손에 잡히는 평가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것으로 평가 합
니다.
여러분도 평가를 받습니다. 여러분이 받는 평가가 고과입니다.
평가를 받아들이는 것도 방법이 있습니다. 오늘은 평가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한번 생각
해봅시다.

인정 받고 싶은 욕구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주지 못할 때, 대부분의 사람은 고통스러워 합니다.


기원전 4세기에 소아시아 에페소스(성경에는 에베소로 나옵니다)에 헤로스트라토스
(Herostratos)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이 사나이는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서 훌륭한 명성
을 떨치지 못한다면 악명이라도 남기고 죽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기원전 356년 7월
21일, 바로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태어난 날 밤에 실천을 했습니다. 고대 세계의 7대 불가사
의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웠던 아르테미스 신전에 불을 질러버린 것입니다. 거대한 대리석 신
전은 이름을 남기겠다는 한 젊은이의 욕심 때문에 불길과 함께 사라져버렸습니다.
에페소스 시 당국은 이름을 얻으려고 이 따위 짓을 하는 사람이 또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헤로스트라토스를 처형하면서 이름조차 알리지 않았습니다. ‘유명해지고 싶어서, 사고를
친 건데 이름을 남기게 하면 범죄자의 목표가 달성되게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에페소
스 시는 신전에 불을 지른 자의 이름, 신상 등 어떤 것도 발표하지 않았고, 기록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역사가인 스트라보(Strabo, BC 63-AD 24)가 헤로스트라토스
의 이야기를 자기 역사책에 남겼습니다. 그 때문에 헤로스트라토스의 이름은 역사에 남게 되
었습니다.
유명해지고 싶다는 일념은 사람의 본성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유교에서는 ‘입신양명(立身揚名)이 효지종야(孝之終也)’라고 했습니다. 몸을 세운다는 것
은 출세한다는 뜻입니다. 양명의 양(揚)자는 ‘휘날린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입신양명은 출
세에서 이름을 휘날린다는 뜻입니다. 유교에서는 출세해서 이름을 날리는 것을 효도에서 최
고 경지로 삼은 것입니다.
사람들은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들 본성에는 인정받고
싶어하는 간절한 욕구가 있습니다.
아브라함 매슬로우는 사람의 기본 욕구를 아래 다섯 단계로 구분했습니다.
1단계는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Needs)입니다. 이 욕구는 의식주를 해결하려는 욕구
입니다.
2단계는 안전 하려는 욕구(Safety Needs)입니다. 이 욕구는 신체면이나 감정면에서 안전
을 추구하는 욕구입니다.
3단계는 소속감을 느끼고 사랑 받고 싶은 욕구(Belongingness and Love Needs)입니다.
이 욕구는 집단 속에 소속되어 인정받고 싶은 욕구입니다. 직장, 결혼, 공동체 활동을 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4단계는 존경 받고 싶고 인정 받고 싶은 욕구(Esteem Needs)입니다. 이 욕구는 스스로
성취감을 맛보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존경 받으려는 욕구입니다. 이 욕구 때문
에 집단 내에서 뛰어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5단계는 자아 실현 욕구(Self-Actualization Needs)입니다. 이 욕구로 인해 사람은 지속
적으로 자기를 계발하고, 자아를 완성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런 구분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습니다. 나름대로 오래 동안 연구를 해서 사람들로부터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이론은 생각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매슬로우의 구분에 따르면 인정
받으려는 욕구는 매우 높은 욕구입니다. 사람이 먹고 살만해지면, 단체나 조직에 속해서 활
동하고 싶어지고, 더 나아가서는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하게 된다는 뜻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단계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5단계는 아직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
만큼 수준이 낮다는 뜻이겠지요. 5단계는 자아를 완성하려는 욕구인데, 저에게는 이런 욕구
가 아주 미약하다는 것이겠지요. 사람의 이런 욕구를 간단하게 줄여서 말하면, 돈, 명예, 권
력을 추구하는 욕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욕구는 단계에 따라 발전한다고 합니다. 즉 1단계 욕구인 먹고 사는 게 해결되면 2
단계 욕구를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긴 그렇습니다. 먹고 살지도 못하는데 안전을 추구하
지는 않습니다. 먹을 게 없으면 보건 위생은 뒷전입니다. 사람들이 위생을 따지는 것은 그만
큼 먹고 살만해졌기 때문입니다. 2단계 욕구가 충족되면 사회로 나가는 것입니다. 사회로 나
가면 그 다음 단계 욕구인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일리가 있지
않습니까? 안전한 가운데 어딘가에 속하게 되면 드디어 사람은 인정받으려는 욕구를 갖게
됩니다.

인정 받기는 어렵습니다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힘들어집니다. 바라는 것을 손에 쥘 수 없게 되면 화가 납니다.


다른 사람에게 원망이 생깁니다.
인정 받고 싶은 욕구도 마찬가지 입니다. 인정 받지 못하면 사실 힘듭니다. 그런데 이게
참 잘 충족이 안 됩니다. 사람의 본성 중 악한 것이 선한 것보다 더 잘 작동되기 때문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이 사람 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어려움은 나눠가질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잘 된 것은 나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제대로 인정받으면서 자라기 힘듭니다. 사랑 받은 사람이 사랑할 줄 안다는 말
은 진리입니다. 인정도 마찬가지 입니다. 인정 받고 자란 사람이 인정할 줄 압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살아왔고, 또 살아갑니다. 가장 중요한 인정은 부
모로부터 인정입니다. 아이 때, 부모로부터 충분히 인정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
을 덜 받아도 별로 신경을 안 씁니다. 왜냐면 아이 때 부모는 거의 신이기 때문입니다. 신으
로부터 인정 받은 사람이 세상 사람들로부터 조금 인정을 덜 받는다고 해도 아쉬울 게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부모로부터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우선은
부모 자신이 인정을 받고 살지 못했기 때문에 자기 자신도 자식을 제대로 인정할 능력이 없
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기 자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끊임없이 남과
비교를 하면서 인정하기를 거부합니다.
반에서 30등 하던 아이가 15등 한 성적표를 들고 옵니다. 인정할 능력이 없는 부모는
그 자체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잘했네. 다음에 조금만 더 잘하면 더 칭찬해줄게’. 아이가 5
등을 하고 옵니다. ‘잘했구나, 다음에는 3등 안에 들어라’ 요구가 계속 높아집니다. ‘이제 반
말고 전교에서 3등 안에 들어라’, ‘전국 모의고사에서 100등 안에 들어라’ 등등. 인정할 능력
이 없는 부모는 끊임없이 경쟁을 부추깁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탐욕 때문에 아이를 끝도
없이 몰아갑니다. 어느 순간 아이에게는 삶은 없어지고 성적만 남게 됩니다. 그 아이는 그야
말로 행복은 성적순인 삶을 살게 됩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인정할 능력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들도 인정할 능력
이 없습니다. 부모-자식간의 문제를 예시하면 나는 안 그럴 거야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습
니다. 자기 자신에게 문제를 돌려봅시다.
내가 평가를 잘 못 받으면 화가 납니다. 화를 냅니다. ‘아니 나를……’. ‘내가 얼마나 회
사를 위해 애썼는데……’ 평가를 잘 받은 사람도 자기 스스로 한 평가와 평가를 한 사람의
평가에서 차이를 발견할 겁니다. 이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세상이 늘 그렇듯이, 최상위자
에 비하면 다른 사람은 조금씩 저평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전언]

고과 결과 전하기

2011. 2. 9. 수요일.

지난 달, 부서장들을 중심으로 고과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그리고 일차 결과가 나왔습


니다. 이제 이 결과를 부분 수정한 뒤, 부서장들은 부서원들에게 전해야 합니다. 그리고 연
봉도 협상해야 합니다. 제일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평가 받기 싫어합니다. 평가
받기 싫어하는 부서원을 놓고 여러분은 평가를 해야 합니다. 평가 받는 것도 싫지만 평가하
는 일도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부서장은 평가를 해야 합니다. 권한과 책임은 같이 갑니다. 부서장이라는 권한
은 부서원과 연봉협상이라는 책임과 같이 갑니다. 세상이 늘 그렇듯이 좋은 일, 편한 일만
있지 않고, 나쁜 일 힘든 일도 같이 있습니다. 고과 역시 그런 것입니다.
권한만 있고 책임이 없는 일도 없고,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는 일도 없습니다. 누구나
이 둘을 같이 받아야 합니다.

꼭 해야 하는 일을 흔쾌히 하는 것도 성장에 필요한 일입니다.


살다 보면 하기 싫은 일도 있습니다. 피하고 싶은 일도 있습니다. 하기 싫은 일, 피하고
싶은 일을 만나면 누구나 뭉그적거립니다. 그러다가 시기를 놓치고,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
로 막곤 합니다.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은 의지를 동원해서 해야 합니다.
평가 결과가 좋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렇지만 평가가 나쁘면 참 곤란합니다.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는 일은 누구나 하기 싫습니다. 저도 나쁜 평가 결과를 알려주거나 혹은 해
고 통보를 하는 것은 싫습니다. 그리고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해야 할 때가 되면 깊이 호흡
하고 처리를 합니다.
지금까지 여수룬을 운영하면서 어쩔 수 없이 해고를 해야 하는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다른 사람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처리했습니다. 정말 어려운 일
입니다. 상대편에는 상대편의 사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가 해고를 하지만 그 책임이 꼭
상대편에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대개의 경우 책임이 반반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부부에게 문제가 있어서 상담을 하면, 상담자들은 대개 문제의 직접적 원인 제공자만이
아니라 그 배우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것도 9:1, 8:2의 책임이 아니라
5:5의 책임이 있다고 선언합니다. 극단적으로는 외도를 해서 부부관계를 파탄 나게 한 당사
자의 배우자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선언을 당한 배우자, 그러니까 외도를 한 사
람의 배우자는 펄펄 뜁니다. 말도 안 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 선언을 수용하는 부부는
회복이 될 수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는 외도를 한 사람이 책임이 있고, 그 배우자는 책임이
없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 경우는 회복이 되지 못 합니다. 물론 이 경우는 회복을 전제로
한 부부의 상담일 경우입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이 원리가 의외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관계는 반
드시 두 당사자 사이에 형성이 됩니다. 이 관계에 문제가 생긴다면 대체로 양쪽 모두에 문제
가 있기 때문이지, 어느 한 쪽에만 문제가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부부상담에서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확실히 한쪽은 최선을 다해서 관계를 회복
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한쪽은 그 노력을 무시하고 관계를 회복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파탄이 왔습니다. 이 때 상담자는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해온 사람
에게 상대편을 비난하지 말도록 끝까지 주문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왜 그런 배우자를 선택했나요?’ 어쩌면 미칠 노릇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정답입니다. 왜 멀
쩡한 사람도 많은데 당신은 그런 사람을 선택했을까요? 정말 중요한 질문 아닌가요? 다른
사람은 선택하지 않은 그런 사람을 당신은 왜 선택했을까요?
1
이 질문은 다음과 같은 교훈을 줍니다. 그런 배우자를 선택하게 만든 그 사람 내부의 어
떤 원인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이 재혼을 할 때도 또 그런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이
너무 크므로 그 문제를 먼저 발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재혼자의 70%가 또 이혼을
한다는 통계로도 입증 됩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관계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직접 제공한 사람만이 아니라
그와 관계 맺은 또 다른 사람도 같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저는 이 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 합니다. 그렇지만 최후의 질문, 당
신은 왜 그 사람을 선택했나요? 하는 질문에 부딪히면 결국 자기 자신이 책임을 져야만 한
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성숙한 인간 관계에서는 ‘너 때문에……’라는 말은 거의 쓰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이 맞다고 생각 합니다.
개인과 조직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개인도 문제가 있지만 조직도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뒤집어 씌울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는 개인에게 해고를 통보합니다. 혹은 좋지 못한 평가를 내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 과정
에서 우리는 어떤 개인이 좋지 못한 평가를 받을 경우, 그 책임의 반은 회사에 있다는 것 또
한 잊어서는 안 됩니다. 평가를 전하는 부서장은 회사를 대표합니다. 혹은 경영진을 대표합
니다. 나쁜 평가를 내리는 것에 대해 책임의 반은 당사자에게 있고, 또 책임의 반은 회사에
있다는 것을 먼저 받아들이고 전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책임을 진다는 것도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부부관계가 무너질 때
50:50의 책임이 있다고 해도, 책임을 진다는 것이 꼭 결혼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
하지는 않습니다. 책임을 질 때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는 본인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곳까지 입니다. 우리는 신이 아닙니다. 무한 책임을 질 수는 없습니다. 알코올중독, 노름중독
자인 배우자를 선택했다고 해서 끝까지 책임을 지면서 같이 죽는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더 이상 어쩔 수 없을 때는 선택한 책임은 지지만 관계는 정리하는 것
이 옳습니다. 사람이 질 수 있는 책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한계 또한 인정해야 합니다.
사람을 해고할 때 회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가 최선을 다했지만 더 이상 어쩔 수 없
다면 책임은 지지만 관계를 정리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한계입니다.
과연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느냐 하고 자문하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것
은 각자 혹은 회사의 양심에 속한 문제 입니다. 여기도 방법은 있습니다만, 이것은 다음에
이야기하도록 합니다.
어쨌든 우리는 양쪽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서 내가 혹은 회사가 더 이상 책
임을 질 수 없으므로 해고를 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혹은 회사가
적절히 지도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좋지 못한 평가를 내리고 통보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저도 여수룬에서 세 명에게 해고 통보를 했습니다. 두 사람에게는 나름대로 노력을 했지
만 나머지 한 사람에게는 노력조차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더 노력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 선에서 종료하고 저 자신에게 더 이상 책임을 지게 하지 않고 정리를 했
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았습니다. 저도 그 일 하기 힘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사람과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힘들지만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도 자기 자신의 성장에는 큰 도움이 됩니
다.
부서장 여러분께서도 마찬가지 어려움을 겪으시리라고 생각 합니다. 얘기를 하긴 해야
하는데 얘기를 하기 참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면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관대하기
때문에 좋지 못한 결과를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이유는 다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결코 터무니 없지는 않습니다. 그
러므로 좋지 못한 고과를 받는 사람은 그것을 쉽게 수용하지 못합니다.
이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다면, 사람과 관계도 한 단계 성숙시킬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
리는 그동안 조금씩 익힌 I-messege 전달법을 활용해볼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나는 당신
이 이렇게 저렇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니까 이러저러한 결과가 나올 것 같아서 마음이 어떠
어떠 하다’고 통보하는 방식입니다. 담담하게 비난하지도 비평하지도 말고 상황을 전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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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입니다.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는 더 이상 전달자의 책임은 아닙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평생 수도 없이 겪어야 할 일입니다. 그야말로 관계를
풀어가는 과정입니다. 살다 보면 얘기를 해주고 싶어도 괜히 주제 넘는 것 같아서, 혹은 상
대편이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는 것 같아서, 또 상대편은 전혀 동의를 할 것 같지
않아서 말도 못하고, 말해볼 상황이 오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이런 상황 정
말 많습니다.
직장에서도 많이 겪지 않습니까? 얘기해주고 싶지만 평소에 관계가 소원해서 얘기를 해
줄 수 없는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뭔가 코드가 안 맞아서 어려운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해고통보와 고과 통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렵습니다. 왜냐면 상대가 받아들이지 못할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해야 할 일이니까 한다는 마음을 잘 가지십시오. 그리고 깊이 생
각하시기 바랍니다. 나머지는 부서장 자신의 몫일 뿐입니다. 이 과정이 자신을 엄청나게 성
장시키는 귀한 일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자기의 말로 전하시기 바랍니다.

결과를 통보할 때도 대화의 일반 이론을 적용해서 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일을 할 때 꼭


지켜야 할 일은 본인의 결정으로 통보하는 것입니다. 평가 결과는 고과위원들이 공동으로 사
인한 것으로 전달합니다. 그렇지만 전달할 때는 절대로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고과
위원회에서 평가한 것이다’는 표현은 피해야 합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이라
는 표현을 직접 하지 않더라도 그런 느낌을 줘서도 안 됩니다. 그런 느낌을 주는 순간 본인
은 책임을 지지 않고 모든 책임을 위원회에 넘기는 행동이 됩니다. 부서장은 조직을 대표합
니다. 조직과 분리되면 안 됩니다. 힘들어도 그 결정은 본인도 참가한 결정이어야 하고, 본
인도 참가한 결정이므로 본인의 말, 본인의 생각으로 전해야 합니다.
힘은 들어도 그것이 떳떳하고, 혹시 후유증이 있어도 그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
다. 다른 모든 일도 마찬가지 입니다. 제가 여수룬만이 아니라 다른 집단에서도 너무나 많이
경험한 일이 바로 자기는 빠지고 다른 사람의 말을 전하는 형식으로 곤란한 말을 전하는 것
이었습니다. 책임을 본인이 져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정말 본인도 동의를 해야 합니다. 본인도 동의를
하려면 여러 가지로 확인해서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쉽지 않습니다. 본인의 말로 통보하기
힘들면, 다시 위원회로 돌아와서 조정을 해야 합니다. 위원회에서 또 이야기하고, 생각하고,
검토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위원회에서 본인의 생각과 다른 결정을 하게 되면, 본인이 선택
을 해야 합니다. 위원회의 결정을 동의할 것인가 아니면 통보해야 할 책임을 포기할 것인가
를 선택해야 합니다.
정말 어려운 선택입니다. 이런 선택을 할 때 부서장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말이 있습
니다. 멀리 보라는 것입니다. 설사 본인의 생각과 위원회의 생각이 달라서 위원회의 생각을
본인의 생각으로 삼아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게 그다지 큰 문제가 안 된다는 것
을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기 생각대로 안 되면 마치 큰 일이 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기 생각인들 100% 확실할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위원회의 결정
을 그대로 따르는 연습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나쁜 평가를 받는 사람의 경우도 그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확신
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는 것은 수용자의 결정입니다. 수용자에게
도 나쁜 고과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장은 나빠 보여도 나중에는
참 좋을 수도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 긴장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수용자가 어떻
게 수용하든 그것은 수용자의 문제입니다. 전하는 사람은 최선을 다해서 전하는 것까지가 자
기의 채임입니다. 나쁜 결과를 전달해서 잠시 감정을 상하게 하든, 아주 가슴에 맺히는 한이
되든 그것까지 전하는 사람이 책임을 질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또 가슴에 맺힌다고 해서 그
것이 꼭 나쁠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도 없습니다.
이것도 한계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한계를 인정해야 우리도 이 세상을 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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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부서원을 성장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기 바랍니다

여수룬에서 고과의 목표는 부서원을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여수룬의 내부 모토는 ‘구성


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입니다. 이 첫 번째 모토는 고과에도 적용이 되어
야 합니다. 고과는 연봉 협상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연봉 협상은 결과일 뿐입니다.
고과는 연봉과 직결되기 때문에 고과의 목표가 연봉 협상처럼 인식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 삶이 너무 천박해지지 않을까요? 물론 회사에 다니는 첫 번째 목표는 급
여를 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더 많은 급여를 받는 것이 목표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수룬을 돈에 목표를 두는 사람의 집단이 아니라, 사람의 성장에 목표를
두는 집단으로 운영하고 싶습니다. 저는 사람이 성장해야 회사도 성장한다고 믿고, 그 믿음
위에 여수룬을 운영하려고 합니다. 물론 저는 돈을 더 잘 벌려는 수단으로 사람을 성장시키
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목표 자체를 구성원의 성장에 맞추려고 합니다.
저 자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번 고백했다시피 저는 권력욕, 명예욕, 성취욕 때문에
매우 힘들었습니다. 인정받는데 목숨을 걸었습니다. 그 때문에 잘 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돈을 많이 벌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돈을 많이 벌려고 아득바득하면 할수록 사람과 관계는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도 피곤했습니다.
말했듯이 저의 형임은 목회를 하십니다. 그 분은 저를 만날 때마다 ‘돈 때문에 일하지
말아라. 일을 좋아해서 하기 바란다. 돈은 결과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을 제대
로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저 자신이 그 말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는 사업이 망하고, 이혼 위기를 겪고, 신앙생활을 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돈 때문에 일하지 않으려고 결심한 때부터 저는 또 다른 목표를 찾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이 암나사와 수나사가 맞아 들어간 것처럼 딱딱 맞아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
렇게 연결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찾은 제 인생의 목표가 저 자신의 인격 완성이었습니다. 물
론 이것 역시 항상 제 뇌리를 떠나지 않을 만큼 견고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잊어먹고 살
고 휘청거릴 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인생의 목표를 생각하게 될 때는 먼저 떠올리는 목표
입니다. 그리고 저 자신 뿐 아니라 제가 만나는 사람의 인격 성장을 돕는 것이 제 목표입니
다.
저는 회사의 성장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회사의 성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
합니다. 저는 사람과 관계를 올바로 맺어나가는 결과가 회사의 성장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생
각합니다. 제가 회사 CEO인 이상 저와 구성원의 인격의 성장을 목표로 삼는 것 때문에 회사
가 정체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저는 회사의 성장과 저와 구성원의 인격 성장
을 일치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저는 저와 여수룬 구성원의 인격 성장과 회사 성장을 일치시키기 위해 애쓰기 위해, 회
사와 저의 관계도 끊임없이 정리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관계를 최후에 어떤 형태로 가지
고 갈 지는 저도 모릅니다. 다만 지금은 투명한 운영, 구성원이 동참하는 운영이라는 방향으
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 구체적인 모습이 예산 편성도 구성원이 참여하게 하고, 인사권도
최대한 인사위원회에 할양하는 방향으로 운영합니다. 예산 편성을 제가 하지 않고 구성원들
이 하게 하겠다는 뜻은 성과도 구성원들이 배분 받도록 하려는 뜻이 있습니다. 물론 최종 결
정은 제가 합니다. 그렇지만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제 뜻대로 일방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의지입니다.
제가 이렇게 하는 것은 우선은 제가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만 구성원들
이 여수룬의 운영 주체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만 구성원의 인격
성장이 회사의 목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의 이런 의지가 회사 운영에 철저히 반영되기를 바랍니다. 고과 과정도 마찬가지
입니다. 고과의 목표는 그저 부서원을 평가하는 게 아닙니다. 고과는 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단은 돕기 위한 것입니다. 물론 여수룬이 설정한 고과 항목이 반드시 옳다고 할 수는 없습
니다. 다만 우리는 현재 우리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고과 항목을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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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에 맞춰서 진단할 뿐입니다. 진단의 결과가 평가가 되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평가
결과가 연봉 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맞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과가 곧 연봉
협상과 연결되도록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고과 과정을 통해서 각 구성원이 부족한 것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도록 했으면 좋겠습니
다. 또 우리 스스로도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삶의 지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
니다.
고과 첫 항은 ‘성실하다’는 것입니다. 이것 하나만 놓고도 우리는 참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성실하다’는 것이 의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의도만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실하려고 애를 쓰지만 결과적으로 성실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선하게 살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선하지 못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은 성실
하고, 사무실에서 일할 때도 참으로 성실합니다. 그런데 건강이 안 좋아서 결근을 많이 합니
다. 이런 경우에 ‘성실하다’는 항목에 몇 점을 주어야 할까요?
살아가다 보면 이런 경우가 참 많지 않습니까?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결과는 전혀 다
를 때 우리는 평가하기 참 어렵습니다. 하루 열 시간 책상에 앉아 있는 학생이 있습니다. 성
적은 안 좋습니다. 이 경우 우리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고과를 하면서 우리는 이런 것도 계속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참 힘듭니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해야 합니다.
성실하다는 항을 놓고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하듯이, 모든 항목에서도 부서장은 생각을
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결과를 통보하는 부서장들이 어쨌든 인격적으로 또 생각하는 면에서도
한 단계 성숙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여수룬 부서장들은 모든 면에서 인격적으
로도 엄청나게 성숙해 있습니다. 참을성이 강하고, 실력면에서도 3년 전, 2년 전, 1년 전에
비해 매우 늘었고, 또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습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과소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여수룬 부서장들은 어느 사이엔가 인격면에서 성큼 성장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서장들도 성숙해져야 한다는 표현 대신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는 말을 하
고 싶습니다. 물론 이미 다 성장했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여수룬 부서장들은 여수룬
활동을 통해 상당히 성장했습니다. 여수룬 부서장들의 성장은 눈부십니다. 그런데 본인들은
그걸 잘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감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옆에서 봤을
때 여수룬 부서장들 정도면 어디 가서도 인간적인 성장이라는 점에서 결코 부족하지 않습니
다.
자신을 가지고 상황에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대처 결과를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
니다. 부서장들이 설사 잘못 처리를 했다고 해도 그것이 반드시 잘못으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인생이라는 것이 참 묘해서 나는 잘못 했다고 한 것이 나중에 보니까 정말 잘한 것인 경우
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자신 있게 대처하고, 그 결과도 편하게 받아들이라고 권하고 싶
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 입니다. 당장은 뭔가 꼬인 것 처럼 보이지만 그것 역시 본인의 생각일
뿐입니다. 그 꼬인 것이 오히려 복일 수도 있습니다.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너무나 유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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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

애드프린트 도쿄 신주쿠 영업소 오픈

2011. 03. 02. 수요일.

오늘 3월 2일 일본 ‘애드프린트 도쿄 신주쿠 영업소’가 영업을 시작합니다. 걱정하는 분


들도 좀 있습니다. 사실 신주쿠 영업소가 오픈 되면 최소한 월50만 엔 정도는 고정경비로
들어갑니다. 환율을 13.5로 치면 6백75만 원 입니다. 회사 자금 사정이 원활하지 않은 현재
상태로 보면 적은 금액은 아닙니다. 저도 사실 약간 걱정은 됩니다. 오프라인 영업을 주도한
것은 저입니다. 성과가 안 나오면 제가 고스란히 욕을 먹을 상황입니다.
최근 신주쿠 영업소 소장 내정자인 구보타씨가 일주일간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같이 영
업 교육을 받았습니다. 구보타씨를 오게 한 것은 그냥 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
다. 역시 많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굳이 어떤 것을 가르쳐주거나 하지 않고 같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성과였습니다. 때로는 같이 있는 것만으로 우리는 전혀 예측하지 못
하는 많은 것을 얻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이 있으면 대화를 하기 때문 입니다. 밥을 먹으면
서, 혹은 놀면서 이러 저러한 이야기를 하다가 보면 우리가 처음에 생각하지 못한 많은 아이
디어를 생각해낼 수도 있고, 불투명했던 생각을 명확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구보타 소장의
방한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도 일본 신주쿠 영업소에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가려고 합니다. 애드프린트는
2007년 10월에 오픈 했습니다. 저는 애드프린트를 오픈 하고 지금까지 일본을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 있습니다. 나카오 대표는 한국말을 잘 못하고, 저는 일본말을
잘 못한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그것보다는 제가 일본을 방문해도 할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굳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한 달에 한 번 가려고 합니다. 사
실 저는 일본에 가면 힘듭니다. 가봤자 돌아다닐 데도 별로 없고, 먹는 것도 별로고, 할 일
도 없고, 정말 심심합니다. 혼자 왔다 갔다 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그래도 이제는 한 달
에 한 번은 가려고 합니다. 우연이지만 올해 초 제 조카가 결혼을 했습니다. 조카 사위는 일
본에서 근무합니다. 신혼집이 신주쿠입니다. 애드프린트 신주쿠 영업소에서 걸어서 15분 정
도 되나 봅니다. 참 기막힌 우연입니다. 한국 친인척 가운데 제가 사는 안양에서 차로 30분
이내 거리에 있는 사람도 드문데, 일본 신주쿠 영업소 바로 옆이 조카 집이라는 게 참 재미
있습니다. 하여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신주쿠 영업소엘 가려고 하는데 갈 때 제가 명함을
배달해서 비행기 삯이라도 아껴볼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비행기 핸드캐리는 어떻게 하는
지만 제대로 알면 어쩌면 비행기 삯의 일부는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약간 농담이 섞였습
니다만, 정말 그렇게 해보려고 합니다. 미리 비행기로 부치고 찾고 하면 가능한 게 아닐까요?
그러다 보면 또 재미있는 발송 루트를 생각해볼 수도 있을 테고요. 하여간 새로운 일은 참
재미가 있습니다.
이번에 오픈하는 영업소 이름은 신주쿠 영업소 입니다.
아주 사소해 보이는 이 이름을 주목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사소해 보입니다만 이 이름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프린트 업계 1위인 프린트팩은 본사가 교토(京
都)에 있습니다. 프린트팩은 도쿄에 지점을 뒀습니다. 우리도 이름을 도쿄 영업소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신주쿠 영업소로 이름을 붙여서 관할 영역을 좁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방식을 자주 활용 합니다.
일단은 좁혀서 출발 합니다. 도쿄는 넓습니다. 그런데 도쿄라고 할 경우, 도쿄지역을 이
르는 경우가 있고, 도쿄23구를 이르는 경우가 있고, 도쿄도(都)를 이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도쿄 면적이 2,187.05㎢라고 할 때는 도쿄도를 이릅니다. 그런데 좁은 의미에서 도쿄는 도쿄
23구를 의미합니다. 도쿄23구는 2000년에 일본 국회에서 지방공공단체로 지정 되었습니다.
도쿄 23구만 따지면 면적이 621.81㎢입니다. 서울특별시 면적은 605.25㎢입니다. 도쿄 23구
가 서울보다 3% 정도 넓습니다.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인구는 2009년 9월 기
준 도쿄는 8백80만 명이고, 서울은 1천46만 명으로 서울 인구의 84% 규모입니다.
도쿄영업소라고 해놓으면 구보타 소장 혼자 서울을 맡는다는 말이 됩니다. 개념은 사람
의 행동을 지배합니다. 도쿄영업소라는 개념은 구보타 소장으로 하여금 자기도 모르게 도쿄
전체를 대상으로 한 구상과 행동을 하게 합니다. 고객도 마찬가지 입니다. 홈페이지에 도쿄
영업소라는 배너가 걸리면 도쿄 고객은 당연히 지원을 요청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무심코 단어를 선택했다가 그 단어에 치여서 어쩔 줄 모르는 일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설득의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일관성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즉 보험 사원이 영업대상
자의 손에 볼펜을 쥐어주기만 하면 고객은 어쩔 수 없이 사인을 하고 만다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손님은 무심코 볼펜을 쥐면, 그 볼펜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줏대 없다는 말을 듣기
때문입니다. 볼펜을 손에 잡는 순간 그는 마취된 말처럼 영업사원이 끄는 대로 끌려 갑니다.
도쿄영업소라는 말은 저절로 도쿄 전체를 생각하게 만들어버립니다. 말은 생각이고, 생각은
행동을 규정 합니다. 말실수가 잦은 정치인은 말을 실수한 게 아닙니다. 생각이 틀린 것입니
다. 그 사람의 한계 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선택하는 단어는 우리 생각을 반영합니
다. 무심코 한 말이지만 그 말 배경에는 그 말을 구성하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신주쿠 영업소라는 단어를 선택하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우연
이었습니다만, 그 배경에는 저도 잘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스스로 훈련하고 경험해 온 ‘좁
히기’라는 개념이 작동을 했다고 봅니다. 저는 이 단어가 생각나게 해준 게 참 감사합니다.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 이렇게 길게 이야기하나 하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
렇지만 이 ‘좁히기’라는 기법은 정말 여러 곳에 쓸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좀 길게 이
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좁히기’ 기법을 신주쿠 영업소 안에서도 한번 더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카오 대표도 요청하고, 또 영업 교육을 받으면서 상의를 했는데, 당분간 신주쿠 영업
소의 활동은 ‘신주쿠 내 상위 20대 고객 지원’으로 제한 하려고 합니다. 이 역시 ‘좁히기’입
니다.
신주쿠구도 결코 좁지 않습니다. 면적은 18.23㎢ 입니다. 종로구 면적은 23.91㎢ 입니다.
신주쿠구의 면적은 종로구의 76%입니다. 신주쿠구 인구는 31만 명입니다. 인구는 행정구역
안에 사는 사람이라는 의미일 뿐 입니다. 말 하자면 종로의 위상을 종로 거주 인구로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신주쿠구에는 2011년2월25일 현재, 애드프린트
에 등록한 고객이 316명 입니다. 사방 240미터 당 한 명의 고객이 있습니다. 이 숫자에는
마쿠마쿠 고객이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신주쿠구의 경우 1주일에 평균 1.73명의 고객이 신
규로 가입합니다.
신주쿠구는 일본 도쿄도(東京都)에 속한 특별구의 하나 입니다. 신주쿠구는 상업과 행정
중심지 입니다. 신주쿠구에는 세계에서 승객이 제일 많은 신주쿠 역이 있습니다. 신주쿠 역
은 매일 364만 명의 승객이 통과 합니다. 그리고 도쿄도 정부의 행정 중심인 도쿄 도청이
이곳 신주쿠에 있습니다. 신주쿠 구에는 재일 한국인이 많고, 특별히 도쿄 도 23개 특별구
가운데 외국인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신주쿠에 등록된 외국인 수는 107개 국 2만9천3백53
명 입니다. 세이코 엡슨의 도쿄 사무실, 아트러스의 본사, 신신 식품의 도쿄 지사가 신주쿠
에 있습니다.
종로구 정도 되는 신주쿠구에서 고객 316명을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KT본부장
의 말에 따르면 한 사람이 집중 관리할 수 있는 고객수는 30명을 넘기 어렵다고 합니다. 좀
의심이 되긴 합니다. 유능한 보험영업사원이 몇 백 명을 관리합니다. 사실 어떻게 하는 것을
관리라고 보느냐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숫자를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 있습
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오프라인 영업을 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이럴 때 저는 범위를 좁히는 것이 아주 좋다고 생각 합니다. 사실 무슨 일이 어떻게 전
개될 지 알 수 없을 때는 작업 영역을 최소화 시키고 경험을 쌓으면서 서서히 확대하는 것
이 좋다고 생각 합니다.
그래서 저는 신주쿠 영업은 철저하다 싶을 만큼 범위를 좁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지역을 좁히면 마케팅 할 방법이 분명히 떠오르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 특별한 지원을 받지 않고 도쿄의 매출을 1% 올리는 것은 가능할까요?
가능하다고 한들 검증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도쿄 매출 1%가 도대체 얼마의 금액일까요?
그러나 신주쿠로 제한하면 다릅니다. 어쩌면 매일 발로 열심히 뛴다면 매출 증대가 눈에 보
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조금 부지런히 하면 매출이 올라가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피드백은 무척 중요합니다. 결과를 확인할 수 없으면 참 맥이 빠집니다. 이런 면
에서도 신주쿠로 제한하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명함을 판매하는 고객은 반드시 전단지도 판매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99.9%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쇄물 계통으로 우리가 즉각 취급할 수 있는 것을 봅시다. 본드제본책자, 호치키
스 제본 책자, 접지 팜플릿, 호치키스 없는 카다로그 인쇄, DVD자켓, 전단지, 포스타, 소책자,
선거용 포스터, 엽서, 티켓, 상품권, 봉투, 논문집 등.
최근 확인한 결과 한국 인쇄업체의 경우, 전체 매출 가운데 70% 가량이 전단지에서 나
온다고 합니다. 나머지 30% 매출을 명함, 스티커, 포스트 등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세부 매
출 구성을 더 잘 알면 좋겠습니다만, 이것을 사실이라고 간주하고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 재
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신주쿠에 있는 메이시야社는 우리 회사 최고 VIP고객입니다. 메이시야社는 매 달 57만
엔 어치 명함을 구매했습니다. 최근 구매 비율이 좀 줄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
금액으로 계산을 해봅시다. 최소한 이 금액의 5배, 많으면 10배까지 전단지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메이시야 한 회사만 해도 280만~570만 엔의 추가 잠재 매입 능
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봉투며 기타 상품을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전
단지의 최저 마진은 30% 이상 입니다. 메이시야社가 만들어 줄 수 있는 잠재 최저 마진은
85만 엔~170만 엔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사실상 신주쿠 영업소 한 달 운영 경비는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구쿠의 상위 10위 고객을 비교해봅시다. 총 440만~890만 엔 잠재 매입액이 가능합니
다. 마진은 130만 ~ 260만 엔입니다. 지나친 가정일까요? 금액이 하도 커서 뭐라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이 금액을 1:13으로 환산하면, 마진으로 1,700만~3,400만 원의 마진입니다.
물론 이대로 되지는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프린트팩은 토요일, 일요일도 영업일에 넣
고 있는 듯 합니다. 이건 확인 중 입니다. 이럴 경우 우리 경쟁력이 어떤지 좀더 판단을 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당일, 익일, 2영업일 발송이 안 됩니다. 그렇지만 저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이 문제도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
다.
그렇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꼭 전단지가 아니어도 전단지를 소개하는 것을
기회로 무수히 많은 상품의 주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메이시야사(社)와 같은 애드프린트의
단골들은 애드프린트를 이미 잘 압니다. 심지어는 물건을 제작하는 곳이 한국이라는 것도 압
니다. 그리고 애드프린트가 꾸준하게 제품의 품질을 개선해 왔다는 것도 압니다. 그리고 다
소 불만은 있겠지만 애드프린트 품질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인정을 한다고 생각 합니다.
가격 대비 품질이라는 점에서 그렇다는 뜻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전단을 매개로 메이시야사 등 상위 10-20개 업
체에 집중한다는 전략은 채택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너무 짧은 기간의 비교여서 통계로서 가치는 높지 않습니다만, 최근 애드프린트가 전단
지 발송 기간을 기본 4영업일로 당겼던 기간의 통계를 보면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
습니다. 우리는 올해 2월 15일 전단지 발송기간을 기본 4영업일로 당겼습니다. 이전에는 매
주 수요일 마감, 익주 월요일 발송이었습니다. 최단 3영업일, 최장 9영업일이었습니다. 이
발송일을 우리는 대폭 당겼습니다. 서비스를 개선한 것입니다.
아래표는 발송일 단축 전 14일과 단축 후 14일, 그리고 전년도 같은 기간을 비교한 표
입니다.

2010 년 2011 년
전년동기대비증가율
2월 2월
1-14 15-28 1-14 15-28 1-14 15-28
월간 월간 월간
14 일간 14 일간 14 일간 14 일간 14 일간 14 일간
매출/기간 373,800 410,120 783,920 465,170 979,610 1,444,780 124% 239% 184%
구매량(R)/기간 38.09 58.14 96 54.73 115.25 170 144% 198% 177%
구매건수/기간 27 31 58 40 60 100 148% 194% 172%
구매객단가 10,000 12,738 11,369 9,332 15,436 12,384 93% 121% 109%
평균구매량(R)/일 2.72 3.87 3.30 3.91 8.23 6.07 144% 213% 184%

이 표를 보면 발송일 단축이 매출에 매우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발


송일 단축 전과 발송일 단축 후만 비교해 봐도 매출에서 무려 210%로, 구매량에서 210%,
건수에서 150%, 객단가에서 160%, 1일 평균구매량에서 210% 증가했습니다.
올해 3월 부터 전단지 발송일을 사실상 2-3영업일로 또 당깁니다. 그리고 제품도 다양
하게 합니다. 매수도 기존 4만 매까지에서 20만 매까지로 늘립니다. 20만 매까지 일본 1위
업체에 비해 모두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공합니다. 곧 이어 어떤 형태로든 당일, 익일 상
품도 제공하고, 초특가 5-7 영업일 상품도 제공할 것입니다.
당연히 경쟁력이 높아질 것입니다. 매출도 늘어날 것입니다. 위의 통계는 매우 제한된
기간의 통계입니다. 그렇지만 이 통계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지금은 이 통계 밖에
제시할 수 없습니다만, 논리적 개연성으로 이야기한다면, 저는 전단지 매출은 꽤 올라갈 것
이라고 봅니다.
전단지 서비스가 향상 되면, 여타 아이템에 대한 시너지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봅니다.
전단지는 프린트점의 기본 아이템입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신문 간지로 끼어들어오는
전단지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한국의 경우 인터넷의 영향으로
신문 판매 부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고, 무가지가 넘쳐서 신문 간지로 들어오는 전단지 물량
이 많이 줄었을 가능성이 큽니다만, 아직까지는 그래도 전단지가 많습니다. 일본은 더 많다
는 것이 경험자들의 증언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 길에 널려 있는 것이 홍보지 입니다. 그리고 전단지는 소모성이 큽
니다. 명함은 한 업체 혹은 개인이 쓸 수 있는 분량에 한정이 있습니다만, 전단지는 뿌렸다
하면 한꺼번에 뿌립니다.
이런 면에서 전단지 서비스가 대폭 강화되었다는 것은 애드프린트 전체 매출에도 큰 영
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신주쿠 영업소의 활동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게
전혀 무리는 아닐 것으로 여겨집니다.
더군다나 과거 3년의 2월 대비 3월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3월에는 전단지 매출이 거의
폭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스티커 찌라시 엽서 명함 엽서+명함 현수막
2008 2 1,675,200 539,630 1,015,550 1,015,550 5,500
3 1,668,000 481,090 1,489,640 1,489,640 60,199
전월대비증가율 99.57% 89.15% 146.68% 146.68% 1094.53%
2009 2 3,066,310 523,530 3,376,010 3,376,010 178,233
3 3,589,595 1,189,020 207,285 4,787,705 4,994,990 325,028
전월대비증가율 117.07% 227.12% 141.82% 147.96% 182.36%
2010 2 4,707,200 779,220 402,200 7,704,556 8,106,756 275,010
3 5,630,900 1,548,310 544,600 9,230,320 9,774,920 301,810
전월대비증가율 119.62% 198.70% 135.41% 119.80% 120.58% 109.75%
2011 2 6,117,750 1,508,180 486,500 10,317,670 10,804,170 1,798,177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2009년과 2010년만 놓고 보면 2월 대비 3월은 그야말로


전단지의 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저는 통계를 꾸준히 기록합니다. 그 때문
에 느낌과 감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3월은 확실히 전단지의 달입니다.
제가 좀 전단지 개편을 서두르는 데는 아마 이런 감각이 작동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도 듭니다. 두 가지 이유입니다. 3월에는 전단지가 잘 나가는 달입니다. 동시에 신주쿠 점이
오픈 합니다. 전단지를 개편하면 확실히 매출이 급증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이로써 3월
중 확실하게 자금 부족을 해결할 수 있고, 동시에 신주쿠 영업소를 신속히 안정시킬 수 있습
니다.
계기를 확실히 잡았으면 모두 힘을 합쳐서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서울에서는 집중해서
전단지를 밀어야 합니다. 그리고 신주쿠에서는 상위 5% 혹은 상위 10사 혹은 20사 고객에
게 전단지를 판매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3월 안에 매출 면에서 눈에 두드러지는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 통계를 정리하다가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3월 대비 4월의 전단지
매출은 어떻게 될까 하는…… 그래서 통계를 뽑아봤습니다. 그 통계가 아래표 입니다.
스티커 찌라시 엽서 명함 엽서+명함 현수막
2008 3 1,668,000 481,090 1,489,640 1,489,640 60,199
4 1,662,300 512,170 1,960,285 1,960,285 9,560
전월대비증가율 99.66% 106.46% 131.59% 131.59% 15.88%
2009 3 3,589,595 1,189,020 207,285 4,787,705 4,994,990 325,028
4 4,753,525 1,056,360 200,200 5,226,347 5,426,547 301,749
전월대비증가율 132.43% 88.84% 109.16% 108.64% 92.84%
2010 3 5,630,900 1,548,310 544,600 9,230,320 9,774,920 301,810
4 5,185,700 1,391,040 351,400 9,940,736 10,292,136 303,520
전월대비증가율 92.09% 89.84% 64.52% 107.70% 105.29% 100.57%
3월 대비 4월은 다른 아이템은 대체로 유지되는 반면 전단지는 오히려 줄어듭니다. 이
두 가지 통계만 놓고 보면 역시 전단지는 3월에 집중적으로 판매해야 한다는 말이 됩니다.
뜻밖의 중요한 통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정리하는 동안 이찬희 대리로부터 조언이 있었습니다. 구글 검색 데이터를 보면
‘전단지’ 검색이 4월과 5월 초에 가장 많다는 것입니다. 우리 데이터와 조금 다르긴 합니다.
애드프린트 데이터를 보면 전단지 판매는 3월에 한번 늘어나고, 6월, 7월에 비약하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판단하기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확실한 것은 3월은 전단지가 많이 나
가는 달이라는 뜻입니다.
3월에 전단지가 많이 나간다는 통계와 신주쿠 영업소 오픈을 연결해본다는 것이 좀 뜬
금 없긴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전언 자체는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처음에 이 전언은 신주
쿠 영업소 활동 방향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리하는 도중에 전단지 판
매 방식 개선과 신주쿠 영업소 오픈이라는 사실이 우연히 연결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연결선이 3월에 한정해서 생각해보면 나름대로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언은 좀 논리성은 떨어지지만 현실성은 크니까 그냥 이런 식으로 정리를
하겠습니다.
신주쿠 영업소 오픈과 전단지 판매 방식 개편은 완전히 우연입니다. 이 우연을 우리는
잘 활용해봅시다. 씨 뿌리는 날 적당히 비 오면 감사한 일입니다. 나들이 가는 날 화창하면
좋잖습니까? 신주쿠 영업소 오픈 할 때, 구보타 소장에게 초강력 마케팅 무기를 들려서 보낼
수 있다면 참 감사한 일입니다.
동경 영업소로 하지 않고 신주쿠 영업소로 한 것은 참 잘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이번
에 한번 더 좁혀서 신주쿠 영업소의 당분간의 핵심 영업 방향은 신주쿠네 상위 20개 사 고
객 관리로 한정한 것도 참 잘한 일일 것으로 여겨집니다.
단순해졌습니다. ‘신주쿠에 있는 상위 20개 사를 방문해서 전단지를 소개하고 판다’. 이
것이 신주쿠 영업소의 기본 영업 방법입니다. 단순한 것이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작년에 제
가 말씀 드린 바 있습니다. 영업의 기본은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쉬운 일에서 어려
운 일로’ 입니다. 이제 오프라인 영업은 ‘신주쿠에 있는 상위 20개 사를 방문해서 전단지를
소개하고 판다’로 방침을 정함으로써 신주쿠 일도 단순해졌고, 애드프린트의 3월 영업 방침
도 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3월은 우리가 잔고 흑자로 돌아설 수 있는 달입니다. 3월 매출이 예정대로 2천5백 만 엔
을 기록하면 잔고 적자를 벗어나지는 못하지만, 사실상은 벗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같이 노력해서 3월에는 잔고 적자를 벗어나고, 6월에는 환율 변동에도 다소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시점을 만들어 봅시다.(*)
[전언(傳言)]

보고(報告)

2012. 3. 16. 금요일.

(이 전언은 원래 2010년 9월 29일 부서장 회의 때 부서장 나눔용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원래 보고의 중요성을 다시 쓰려다가 이 자료를 일부 손 봐서 전언으로 삼습니다. 당시는
부서장 나눔이 따로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용이 부서장을 향해 있습니다만, 보고는 굳이
부서장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대로 두고 일부만 손을 봅니다.)

원래 오늘은 마케팅Ⅲ을 한다고 예고했습니다. 그렇지만 잠시 멈추고, 다시 기본 문제로


돌아와야겠습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제가 아무리 매출이 중요하다,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해도 기본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별 의미 없는 말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부서장들이 기본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CEO 전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소통 때문입니다. 말로 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이 회사의 핵심 간부들인 부서장들에게 전할 때, 횡설수설하지 않기 위해서 저는
글로 정리합니다. 그리고 조직에서 무슨 일을 처리할 때는 관계자에게 될 수 있으면 사전에
다 알려줘서 당황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또 소통에 어려움이 없게 하기 위해 지금은
부서장들에게까지 만이라는 제한은 있지만 재정도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차단 당해서 부서장들이 판단을 하지 못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제가 이렇게
한다고 해도 여전히 부서장 개인 입장에서 보면 아쉬운 것이 많으리라고 여겨집니다.
그렇지만 저 나름대로는 부서장들이 정보를 몰라서 답답해하는 일은 없게 하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소통이 막히게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반면에 저는 여전히 매우 답답합니다. 부서장들은 부서 회의 결과조차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내부 게시판을 보면 회의 결과 보고가 거의 없습니다. 저는 부서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지조차 전혀 모릅니다. 물론 알려면 알 수는 있겠지만, 회의가 있는지,
회의에서 무엇을 논의했고, 무엇을 결정했는지 CEO가 물어보아야 알 수 있는 우스꽝스런
상황입니다. 보통의 회사는 전혀 반대입니다. 대개의 조직은 상급의 견해, 상급의 결정을
몰라서 조직 구성원들이 마치 부품이 된 것 같은 현상이 나타납니다. 저도 그런 말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회사지만 일방적으로 결정하면 너무 힘듭니다’는 말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 회사는 전혀 반대입니다. CEO인 저의 생각은 조직원들이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는 CEO인 저는 부서 상황을 잘 알지 못합니다. 부서에서는 그야말로
단편적인 것 말고는 전혀 보고를 하지 않습니다. 물론 CEO가 부서 상황을 꼭 잘 알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사실 여수룬은 CEO가 부서 세부 사정을 잘 몰라도, 부서는 잘 돌아갑니다.
여수룬 정도 규모 조직에서 여수룬 만큼 CEO가 실무 상황을 잘 모르는데 이처럼 잘
돌아가는 회사도 드뭅니다. 그 점에서 저는 각 부서장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까지 하부가 상부에 보고를 안 하는 조직도 드물다면 드뭅니다.
회의 결과 보고는 조직 활동에서 기본 가운데 기본입니다. 회의 결과가 보고되지 않는데,
부서장의 비전과 사업계획이 보고될 리는 전혀 없습니다. 제가 CEO 전언을 시작하면서
일관되게 요구한 것이 소통입니다. 부서장이 비전을 세우고, 사업계획을 세우고, 부서원들
뿐 아니라 조직 전체에 잘 전달해야 한다고 한 말은 전언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잘 전달해야 잘 설득할 수 있습니다. 일을 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려면
준비를 시켜야 합니다. 보고는 그런 역할을 합니다.
부서장들이 매출 통계, 환불 통계, 원자재 소비 통계를 관리하고 있는지 저는 모릅니다.
본 적이 없습니다. 부서장들이 통계를 분석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분석하고
있는데도 제가 모르고 있다면 보고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서장들은 스케줄을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부서에 스케줄이 있는 지 없는 지 조차 잘 알 지 못합니다.
물론 당장 문제는 없습니다. 부서장들께서 워낙 자기 맡은 바 일을 잘 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회사는 지금 이 자리에 머물러 있을 회사가 아닙니다.
여수룬은 양적으로도 커지고, 질적으로도 성장합니다. 양적으로 커지고, 질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현재 사업부장들도 부쩍 성장해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회의보고, 비전 소개, 사업계획 소개는 부서장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 절대로 필요합니다.
회사도 중요합니다만, 부서장 자신이 계획을 세우는 연습을 하고, 또 계획을 세우고, 집행할
계획을 세우고, 집행하고 하면서 부쩍 성장합니다.
저는 CEO전언을 정리하면서 저 자신이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잘
정리하려고 애씁니다. 그리고 잘 전달하려고 애씁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내가 정리하는
내용 전체에 대해 깊이 이해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저 자신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을 일치
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여수룬에 있으면서 인격적으로도 성장하고, 실력에서도 성장하기를
원합니다. 저는 여수룬 CEO로서, 인격적으로 성장하고, 실력도 나날이 성장하는 간부들과
일하고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상황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고, 그것을 보고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설득하는 지휘자로서의 실력을 키우는 간부를 보고 싶습니다.
지휘자인 부서장의 고유 역할은 매출의 증대 혹은 비용의 절감이라는 것은 여러 번 말씀
드렸습니다. 그런데 매출의 증대 또는 비용의 절감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해서
해결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는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해서 매출을 증대 시키고, 비용을
절감하는 일은 실무자가 일하는 방식입니다. 지휘자는 실무자가 아닙니다. 지휘자가 일하는
방식은 비전 설정, 계획 수립, 프로세스의 개선, 조직구조의 변경 등을 통해서 매출을 증대
시키고, 비용을 절감시키는 것입니다.
이 일을 하려면, 현재 상황을 먼저 정확히 분석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지휘자는 분석-
대책수립-집행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매출을 증대시키고 비용을 절감해 나가야 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지휘자는 포괄적 지휘를 통해서 매출을 증대시키거나 비용을 절감하거나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분석을 합니다.
이런 관점에 비춰봤을 때, 현재 여수룬 핵심 지휘라인인 부서장들은 가장 기본인 분석을
소홀히 하고 있거나, 혹은 분석을 하기는 하지만 보고를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조직
CEO인 저는 그런 보고를 잘 볼 수가 없습니다.
저는 말하자면 수송기 기장입니다. 이 수송기에는 수 많은 스탭이 타고 있습니다. 쾌청한
날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렇지만 비행을 자주 하다 보면 늘 쾌청할 수가 없습니다. 구름이
잔뜩 끼어 시야가 흐린 날도 있고, 바람이 불고 갑자기 폭우를 만날 수가 있습니다. 번개가
치고 벼락이 떨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스탭들이 뭔가 바쁘기는 하고 열심히 일을
하는데, 저는 각 스탭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알지를 못 합니다. 비행기 조정하기도
바쁜데 저는 기상 정보를 알려면 기상 정보 담당 스탭장에게 일일이 자료를 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그런데 담당 스탭장이 자료를 갖고 있는지 조차 모릅니다. 비행기 기체가
뭔가 이상이 있는 것 같은데, 담당 스탭장은 그 자료를 갖다 달라고 하기 전에는 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연료 게이지가 고장이 났습니다. 연료 담당 스탭은 그런 사실을 알려주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각 스탭장이 노느냐 하면 그것은 또 아닙니다. 뭔가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모든 스탭장은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또 매우 성실한 사람들입니다.
맡은 바 직무는 최선을 다해서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도 기장은 매우 답답합니다.
스탭들이 매우 열심히 일을 하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금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려고 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사정은 대략 이런 형편입니다. CEO인 저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자연인으로서
저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50명의 구성원을 지휘하는 CEO인 저는 매우 소중한
사람입니다. 저는 보호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지원을 받고,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정보
측면에서는 매우 소중하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저는 충분한 정보를 공급받아야 합니다.
부서장들은 독립지휘자이면서도 저의 참모입니다. 부서장은 제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저에게 주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가 나가야 할 방면과 관련해서
부서장들로부터 제대로 된 정보를 별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직의 CEO는 실무를 챙기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료를 챙기는 사람도 아닙니다. 조직의
CEO는 공급받은 자료를 토대로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입니다. 이 자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CEO가 직접 자료를 챙기려고 나서게 됩니다. 그리고 실무를 챙기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되면 CEO가 갈수록 실무형이 되어 버립니다.
군대의 최소 단위는 분대입니다. 분대라는 구성단위의 의미는 독립해서 활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단위라는 뜻입니다. 이 분대는 대략 10명 내외로 구성합니다. 사람의 경험상
10명을 넘어가면 한 사람의 지휘자가 지휘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의 독립단위를 10명
내외로 편성합니다. 50명 규모 조직의 실무를 CEO가 챙기면 그 조직은 사실상 와해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CEO가 실무형이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면 조직의 미래도 약간 암울해집니다. 현재
여수룬 부서장은 실무에 머무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분석-대책수립-집행(혹은
지휘)’라는 지휘자의 기본 업무를 제가 보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느낌을 받게 됩니다.
사업부장은 매출을 분석해야 합니다. 매출이 올라갔으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해야
합니다. 매출이 정체되어 있어도 그 원인을 분석해야 합니다. 매출이 증가되는 데에는 수 십
가지 원인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 십 가지 원인 가운데 주된 원인이 무엇이고 부차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신상품이 영향을 미친 것인가?, 신상품이 영향을
미쳤다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가? 그 영향이 일시적인 것인가? 혹은 계절적인 것은
아닌가? 증가 속도는 빠른가? 신상품 구매가 여러 고객으로부터 이루어져서 매출이 늘어난
것인가? 아니면 소수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 것인가? 기존 상품의 품질이 개선 되었기
때문인가? 기존 상품의 품질이 개선되었기 때문이라면 기존 상품 거래량에 어떤 변화가
있는가? 기존 상품 중 어떤 상품의 매출이 어떻게 변했는가? 신규 고객이 많이 유입되었기
때문인가? 기존 고객의 거래량이 증대 되었기 때문인가? 홍보를 강화했기 때문인가? 검색어
광고 문구를 바꿨기 때문인가? 고객지원을 보강했기 때문인가? 정말 분석할 수 있는 것은
한도 없고 끝도 없습니다. 지휘자는 이 수 많은 사항 중에서 한두 개, 혹은 서너 개, 혹은
몇 개를 뽑아내고, 잘 된 것은 계속 반영하고, 못 된 것은 수정하는 사람입니다.
조직의 CEO나 다른 부서 부서장, 그리고 해당 부서원, 마지막으로 다른 부서 구성원
모두 이 보고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유기체 입니다. 한 부서가 어려워지면 다른
부서도 당연히 어려워집니다. 한 부서가 잘 되면, 다른 부서도 반드시 영향을 받습니다. 한
부서의 매출이 늘어나면 다른 부서 사람들이 더 바빠질 수 있습니다. 우리 서로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그래서 보고는 CEO에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고는 조직 전체에
하는 것입니다.
사업부장은 매출을 중심으로 분석-대책수립-집행을 하고, 다른 부서장들은 각각 자기
맡은 부서의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분석-대책수립-집행을 합니다. 분석이 틀리면
엉뚱한 대책이 나오고, 엉뚱한 짓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분석 자료를 공유합니다. 동료의 실수는 나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우리는 분석
자료를 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서로 믿습니다. 정말 회사의 분위기는 참 좋습니다. 각자 자기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연한 믿음은 그야말로 막막한 믿음입니다.
현재 우리의 신뢰는 그런 신뢰입니다. 진심으로 믿지만 잘 확인이 안 되는 그런 신뢰입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데이타를 통한 믿음을 주어야 합니다. 보고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정말 깊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 부서장들이 비전도 사업계획도 잘 제시하지 않고,


보고도 잘 하지 않는 것일까? 왜 대화를 충분히 하지 않는 것일까? 왜 이토록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분들이 지휘자로서 역할만큼은 제대로 해주지 않는 것일까?
물론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여수룬의 부서장들은 처음부터 지휘자로 입사하지
않았습니다. 대개 실무자로 입사했습니다. 입사하고 나서 지휘자 교육을 받은 적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입사한 지 1년 혹은 2년 정도 만에 지휘를 하라고 지휘채를 맡겼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점이 안타깝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미안하지는 않습니다.
지휘자가 되고 안 되고는 각자의 몫입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지휘자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노력합니다만, 그것은 저의 몫이고, 지휘자가 되고 안 되고는 각 자의 몫일
뿐입니다. 다만 저는 입사한 기간이 길든 짧든 현재 있는 분들이 여수룬을 일군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여수룬을 일군 사람들이 부서장을 맡아서 성과를 누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도 누차 얘기했습니다. 지휘자는 될 수 있으면 조직 내부에서
발탁하겠다고. 저는 지휘자를 외부에서 데리고 오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꼭 필요하면 그렇게 합니다. 그렇지만 될 수 있으면 내부에서 발탁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기회를 줍니다. 주어진 역할을 잘 하느냐 못 하느냐는
당사자의 몫입니다. 이것은 제 지휘 스타일입니다. 나쁘고 좋고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기존
구성원을 중시하고, 기존 구성원이 좀더 책임 있는 일을 하고, 그 결과도 누리기를 원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는 부서장 여러분과 먼저 의견을 나누고 싶은 게 있습니다. 부서장
자리가 너무 벅차면 억지로 맡지는 마세요. 이 역시 각자의 선택 사항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부서장이었다가 부서장 직위에서 해임된다고 해서 혹시라도 상처받지는 마세요.
상처받지 않는 것이 어떤 분에게는 쉽지 않은 일일 수 있습니다. 또 어떤 분에게는 별 것도
아닌 일이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기질이 다 다르므로 받아들이는 것도 다 다릅니다.
그렇지만 부서장이 되고, 혹은 해임되고, 혹은 사임하고 하는 것을 여수룬은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축구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되었다가 탈락되는 것이 선수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인생입니다.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에서 부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발탁될 수도 있고 해임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는 것은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할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계기복 부장이나 김미정 과장에게 참으로 감사합니다. 두 분 모두 부서장에서 해임된
경험이 있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모릅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외견상 그 문제를 잘
받아들였고, 또 해임된 상태에서도 나름대로 밝은 모습으로 회사 생활을 해준 것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여수룬은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 것입니다. 이것은 제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여수룬의 한계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적재적소에서 일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지휘자가 해야 할 가장 소중한 일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누구도 그렇게 잘 할 수
없습니다. 여수룬은 오래된 조직이 아닙니다. 인적 자원에 한계가 있습니다. 또 급변하는
조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위나 직급의 부침 또한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현재 이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분들이 이 점을 그냥 어쩔 수 없는 현실로 인정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사업부장 혹은 부서장 역할이 아직은 힘들면 내려놓는 것도 좋습니다. 인생은 먼
길입니다. 서두를 것도 없습니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할 것도 없습니다. 억지로 짐을 지고 갈
이유는 절대로 없습니다. 자기 기량에 맞게 천천히 가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 역시
기질과 관계가 있습니다. 그 기질대로 잘 받아들이시기 원합니다. 부서장 직을 놓는 것도
용감한 선택입니다. 도전하는 것도 용감한 선택입니다. 어느 것이 더 가치가 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것은 각자가 선택한 것일 뿐입니다.
부서장직을 선택 하면 또 하나 선택을 해야 합니다. 더 이상 실무자로 머물지 않겠다는
마음의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것 역시 결단입니다. 실무자와 지휘자의 차이는 이제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전을 세우고, 계획을 짜는 것이 지휘자가 할 일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보여주는 것 역시 지휘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
보고는 설득하는 과정입니다. 비전을 세우고, 계획을 짜는 것은 지휘자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일을 하는 것은 부서원이고 또 다른 부서의 장입니다. 부서장은 어쩌면 CEO에게도
지시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움직여서 자기의 일을 돕도록 설득하는 과정이 바로
보고입니다.
부서장은 지휘자입니다. 군대 최소 단위인 분대장 역시 지휘자입니다. 최소 단위라는
말은 앞서도 설명했지만 독립해서 활동하는 단위입니다. 분대장 급 지휘자는 상급 기관과
연결이 끊어지면 혼자서 지휘를 해야 하는 단위입니다. 부서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일이
지시를 받아서 일하는 것은 실무자입니다. 부서장은 제가 이처럼 보고를 해야 합니다 하는
정말 유치원 선생 같은 말을 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정말 CEO 품위가 땅바닥에 떨어지는
행동입니다. 제가 이거 뭐 하는 짓일까요? 정말 여수룬의 부서장들을 붙잡고 귀한 시간에,
마케팅에 대해 설명할 시간을 포기하고, 보고 잘 하셔야 합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정말
얼마나 품위 없는 일이며, 또 듣는 여러분도 얼마나 한심한 일입니까? 이 한심한 일을
부서장 회의에서 저는 말하고 여러분은 듣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임만큼은 여러분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CEO전언을 통해서
부서장 혹은 사업부장이 할 일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정리해서 전했습니다. 이 정도
조직에서 매 주 이 정도로 정리해서 전달하는 CEO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소통-계획-보고 등 오늘 이야기하는 것을 계속 되풀이 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수룬의 부서장들은 가장 기본이 되는 보고를 빼먹습니다.
저는 절대로 여러분들이 저를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시를 묵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지금, 보고를 제대로 하라고 지시하는 것에는 이유를 댈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냥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이것이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저는 부서장들이 선택을 하시기 원합니다. 부서장이니까 부서장답게 일 할 것인가 아닌가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선택은 매우 중요합니다. 마음은 선택입니다. 사랑할 지, 말
지 선택하는 것입니다. 용서할 지, 말 지 선택하는 것입니다. 계속 그렇게 살 지, 아니면 말
지 선택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마음의 선택이 가지는 위력을 여러 차례 경험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 마음은
선택이라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사랑은 의지라고 합니다. 감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미 분석을 다 했습니다. 억지로 안 되는 사랑도 사실은 감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1년 반이 지나면 대개의 사람들 감정에서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럼 1년 반 뒤에는 무엇으로 살까요? 사랑하겠다는 의지로 살아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에게는 의지가 약하므로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은 신에게 의지를 구합니다. 사랑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이런 과정이 없는 사람은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지면, 다른 사랑을 찾아서
떠날 뿐입니다.
부서장으로서 일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서장이니까 부서장의 역할을 하겠다고
마음으로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참 어려운 주문입니다. 이 말을 이해할 수 있기 바랍니다.
마음을 잡는 법, 많이 공부하지 않습니까? 매일 출근하기 전에 거울을 보고 늘 자기에게
외쳐줍니다. 너는 잘 해, 지금까지도 잘 해왔어. 앞으로도 잘 할 거다. 너는 부서장이니까
부서장답게 행동해라. 이렇게 외쳐줍니다.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은 늘 이것을 가지고
기도합니다. 부서장으로서 잘 일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하고 기도합니다.
이 모든 것이 선택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부서장 답게 일하는 것을 선택하기 바랍니다.
직위는 부서장인데 실무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서장 직위에 맞게 일하기를 바랍니다.
분석하세요. 계획을 세우세요. 방법을 찾으세요. 집행하세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위해서
보고 하세요. 시키지 않아도 하세요. 여러분은 귀중한 사람들입니다. 앞으로 여수룬에서
인생에 크게 성공할 사람들입니다. 저는 1만 개 사이트를 전 세계에 런칭시킬 것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여러분은 1만 개 사이트를 운영하는 여수룬의
초창기 멤버입니다. 초창기 멤버들 중에서도 초대 지휘자들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그런
자부심을 가지고 부서장 역할을 해주시기 원합니다. 여수룬의 장래 1만 개 사이트 운영은
지금부터 입니다. 기틀을 잘 다져놓지 않고, 1만 개가 되면 그것이 오히려 재앙일 수
있습니다. 저는 그 날을 내다보고, CEO전언, 금요나눔, 신입회원 교육 체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조직이 커졌을 때 내부 소통을 어떻게 할 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CEO전언, 나눔, 신입회원교육, 교육제도 등을 지금부터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부서장 여러분께서 보고를 잘 하는 것은 엄청나게 중요한 기틀 다지기 입니다. 저는 그
보고를 이렇게 일주일 단위로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바쁘지만 저도 바쁩니다. 바쁘다는
것은 하나의 상황일 뿐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밥은 먹어야 하고 잠은 자야 하듯이 보고도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보고는 정보의 유통입니다. 조직에 정보가 유통되지 않으면 썩게
되어 있습니다. 부서장 여러분이 보고를 생활화하는 것, 그리고 잘 정리해서 보고하는
것에서 출발하기 바랍니다. 한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긴 보고가 좋은 보고는 아닙니다.
짧되 중요한 것을 다루는 보고가 좋은 보고입니다.
그리고 꼭 기억하실 것은 보고는 절대 저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저도
필요할 경우 별도 보고를 받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제가 여기서 하라고 하는 보고는 조직
구성원 전체를 향한 것입니다. 부서원들 그리고 회사 전체 구성원들에게 보고를 하라는
뜻입니다.
부서장이 하는 보고는 단순한 실무 보고가 아닙니다. 비록 제가 회의결과도 보고 안
한다고 했지만, 부서장이 해야 하는 보고는 그런 실무 보고가 아닙니다. 부서장이 해야 하는
보고는 구상입니다. 비전입니다. 그야말로 약간은 포괄적 그림입니다. 부서장은 그런 보고를
하십시오. 실무 보고는 다른 구성원에게 맡기세요. 부서장이 실무 보고까지 다 하려면
일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실무자들에게도 그런 일을 많이 맡기세요. 부서장이 보고를 안
한다고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부서가 보고를 안 한다는 말이지, 부서장 개인이 보고를 안
한다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보고를 잘 조직하는 것은 부서장의 역할입니다. 역할을 나누고,
역할을 맡기는 것도 부서장이 하는 일입니다.
작게는 회의 보고, 크게는 구상의 설명, 이것이 부서장에게 제가 요구하는 내용입니다.
본인이 꼭 다 할 필요가 없습니다. 구성원들이 잘 할 수 있게 도우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부서장 여러분이 보고에서도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전언]

고과

2011. 03. 18. 금요일.

3월 말 안으로 연봉 협상을 해야 합니다. 연봉 협상은 정말 곤란한 일입니다. 여수룬처


럼 중소 규모인 경우는 더 어렵습니다. 회사 규모가 어느 정도만 되어도 연봉 협상 후유증이
크지는 않습니다. 여수룬은 작은 회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봉 협상 후유증이 꽤 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연봉 협상을 미룰 수가 없습니다. 어쨌든 해야 합니다.
연봉 협상에 관해 저는 저의 기준과 의견을 분명히 내놓으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
고 넘어갈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저는 CEO로서 제 의견을 명확하게 내놓겠습니다.

나이와 기여도를 반영하겠습니다.

2011년~12년 회기, 여수룬에서 해당 나이의 최고 연봉은 나이 X 75,000원 입니다. 예


를 들어 30세라면 75,000 X 30으로 해서 월급여 2,250,000원(연봉 2,700만 원)이 최고 급여
입니다. 28세면 75,000 X 28로 해서 월급여 최대 2,100,000원(연봉 2,520만 원)입니다.
올해 연봉 협상까지는 제가 직접 하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하겠습니다. 물론 일부 부서
의 경우는 부서장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부서장이 부담을 안게 하지는 않으려고 합
니다. 올해까지는 어쨌든 제가 책임을 지고 연봉협상을 하겠습니다.
올해까지 제가 직접 연봉 협상을 하는 이유는 현재 연봉이 사실은 불평등하게 되어 있
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회사에 기여한 것에 비해 적은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기여한 것에 비해 많은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급여가 많다, 적다 하는 것은 주
관적입니다. 주는 입장에서 보면 많아도 받는 입장에서는 적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급여는 정말 예민합니다. 이걸 잘 처리하기도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든 말이 많을 수밖
에 없습니다. 다만 저는 2011~12년 연봉 협상을 하면서 큰 방향을 밝혀 개개인들이 자기의
상황을 어느 정도는 알게 하려고 합니다. 누가 누구보다 더 받고, 누가 누구보다 덜 받는다
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에서 기분 좋은 일일 수는 없습니다. 그것 때문에 일을 하기 싫을 수
도 있습니다. 저로서는 급여표가 우연히 공개되더라도 가능한 한 문제가 되지 않을 상황을
만들려고 애를 씁니다만,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이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다만 저는 지나친
추측을 하거나 혹은 스스로 지나치게 비하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준을 알려드립니다.
2011~12년 회기, 여수룬의 기준 급여는 나이 X 75,000원입니다. 이 금액은 현재 여수
룬으로서 최선을 다해야 감당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사회적으로는 어떨까요? 이것도 생각하
기 나름입니다. 30세에 연봉 2,700만 원이라는 의미입니다. 대기업에 비하면 작은 금액입니
다. 중견 중소기업과 비교하면 결코 작지 않은 금액입니다.
회사가 직원 A의 능력을 100% 인정할 경우, 이 금액으로 계약을 하게 될 것입니다. 만
약 본인의 나이가 33세고, 회사가 기여도를 감안한 능력을 100% 인정할 경우, 연봉은
2,970만 원입니다. 회사가 제시하는 금액이 이것보다 적다면 그것은 100% 인정하지는 못한
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이번 회기의 경우 기여도를 감안한 능력이 100%를 인정되는 직원은 5명 미만입니다.
극히 일부 직원의 경우 100% 인정되는 급여보다 더 많이 받습니다. 이 분들은 지금까지
도 회사 다른 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급여를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약속한대
로 이번 회기에는 현재 받는 급여보다 줄이는 경우는 없게 합니다.
또 일부 직원의 경우 요청하지 않아도 어쩌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제시
받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그 분들이 회사에 기여한 만큼 받는 것입니다.

저는 연봉안을 마련하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몇몇 분의 경우, 제가 무지했던 탓에 다른 분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를 받았
습니다. 이 분들에게는 최대한 배려했습니다. 받아들이는 분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CEO 입장
에서는 회사의 지불 여건을 감안하여 최대한 배려를 했습니다.
그리고 몇몇 분의 경우는 다른 분들에 비해 상당히 많은 급여를 받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분들은 다른 회사에 가면 더 받을 수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 분들은 지금 여수룬의
사정을 감안하면 다른 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급여는 항상 상대적인 것입니다. 다른 직종에 비해서, 같은 직종 다른 회사에 비해서,
또 같은 회사 안의 다른 사람에 비해서……
이것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도 많이 생깁니다. 저 사람에 비하면 나는 덜 받는 것 같
다는 생각이 들면 참 힘들어집니다. 평가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
관대합니다. 반면에 다른 사람에게는 가혹 합니다. 이것이 사람의 본성입니다. 그리고 남이
잘못되는 것은 같이 아파해줄 수 있어도, 남이 잘 되는 것을 같이 기뻐해주는 것은 거의 불
가능합니다. 이것 역시 사람입니다.
CEO로서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이 문제는 해결이 거의 불가능한 문제입니다.
다만 저로서는 최선을 다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만 할 뿐입니다.

내년 연봉 협상과 관련하여 제가 조언 드립니다.

회사는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연봉협상안을 마련하다 보면 연봉을 많이 받는 사람은 정해져 있습니다. 연봉을 많이 받
는 사람은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자기 일을 사랑하면 성
과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전언]

연봉협상의 기준

2011. 03. 25. 금요일.

4월 1일까지 연봉 협상을 하겠습니다.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자금 사정이 예측했던 것에


비해서 좋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회사원에게 가장 중요한 연봉 협상을 미룰 수는 없기 때
문에 계획대로 연봉 협상을 하겠습니다.
연봉 협상은 정말 어렵습니다. 자금 사정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연봉 협상은 원래 어
렵습니다. 매사가 그렇듯이 입장과 처지에 따라 계약되는 연봉이 많게 혹은 적게 느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 많다는 것, 혹은 적다는 것이 전부 상대적이기 때문에 더욱 어렵
습니다. 저로서는 그저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연봉 협상 관련해서 먼저 기본 원칙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기본 원칙은 조직 전체에 적
용됩니다. 기본 원칙을 먼저 정하고, 특수한 경우는 따로 처리를 하겠습니다.
일단 작년 12월 1일 발표한 고과 기준은 공식적으로 폐기를 하겠습니다. 12월 1일 발표
한 고과기준은 이상적이었지만 현실에 적용하려고 해보니 너무 힘들었습니다. 저 자신이 12
월 1일 고과안을 적용해보려고 2개 월 이상 노력해봤지만 도저히 적용할 수 없었습니다. 예
를 들어, ‘지시를 받아 한 부서를 지휘할 수 있다’는 항목을 적용하려고 해보면 너무 어려웠
습니다. 다른 항목도 적용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성실하다’는 것도 기준을 잡기 너
무 어려웠습니다. 기준 자체가 추상적이었기 때문에 적용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모든 고과
는 추상적입니다. 추상적이므로 주관적입니다. 그렇긴 하지만 12월 1일 고과 기준안은 추상
적이고 주관적인데다가 복잡했습니다. 현실에 적용하기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므로 12월 1
일 고과안은 적용하지 않겠습니다.
작년의 연봉 기준도 폐기 합니다. 작년 연봉 기준은 학력차를 인정하고 있고, 내부 경력
과 외부 경력에 차이를 뒀고, 직급에 따른 수당을 뒀습니다. 작년 연봉 기준은 호봉제에 가
까웠습니다. 작년 연봉 기준은 지금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작년 연봉 기준을 적용할 수 없고, 또 새로운 연봉 기준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올해
연봉협상은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합니다. 즉 CEO와 직원이 1 : 1로 협상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서 제가 만든 기준을 제시해서 여러분이 판단하고 결정하기 쉽게 하겠습니
다. 제가 만든 기준은 폐기한 12월 1일 발표 기준을 원용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능력에 따
른 연봉 부여입니다.
협상과 관련한 저의 기준은 별첨한 표와 같습니다.
표를 먼저 설명 드리겠습니다.
올해 연봉 협상에서 나이 한 살 기준 월급여는 74,000원 입니다. 회사 기여도를 100%
로 인정받을 경우, 월급여는 한국 나이 x 74,000원입니다. 이 기준을 30세 직원에게 적용해
보겠습니다. 30세면서 기여도를 100%로 인정받을 경우, 월급여는 222만 원입니다. 222만
원은 30세 x 74,000원에서 나왔습니다. 연봉으로는 2,664만 원입니다. 표는 이것을 설명한
것입니다. 30세면서 기여도를 92%로 인정받을 경우 월급여는 204만 원 입니다. 연봉으로는
2,450만 원입니다. 30세 x 74,000 x 92%가 월급여 204만 원, 연봉으로 2,450만 원입니다.
28세면서 회사에 기여한 정도가 100% 라고 인정받을 경우, 월급여는 207만 원이고, 연
봉으로는 2,486만 원입니다. 88%로 인정받을 경우 월급여는 182만 원이고, 연봉은 2,188만
원입니다. 28세 x 74,000 x 88% = 182만 원 입니다. 연봉은 182만 원 x 12 = 2,188만 원입
니다.
이 급여에는 이미 기존 출근격려수당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올해 3월 분부터는 출
근 격려수당이 이미 포함되어 있고, 출근격려휴일 제도는 없어지게 됩니다.
이 표만 보면 나이가 기준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같은 35세라
도 회사 기여도가 100%면 연봉이 3,108만 원이고, 70%면 2,175만 원입니다. 즉 회사에 20
년 있었고 40세라고 해도 하는 일이 특별하지 않을 경우, 기여도를 70% 혹은 60% 밖에 인
1
정받지 못합니다. 나이는 기본 기준일 뿐입니다. 내실은 능력 위주입니다.
기여도를 100%로 인정하느냐, 91% 인정하느냐, 73% 인정하느냐는 것은 전적으로 저의
판단입니다. 물론 부서장이나 주변의 의견을 충분히 감안합니다. 그렇지만 최종 판단은 제가
합니다. 기여도에 대한 판단은 철저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객관적 데이터는 원래 없
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고과에서 피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제가 만든 기준의 기
본 정신은 ‘그 나이에 그 정도면……’이라는 개념입니다.
이해가 되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즉 회사가 기여도를 100% 인정하는 사원의 경우, 나이 x 74,000원을 월급여로 책정한다
는 뜻입니다.
올해는 말씀 드린 대로 나이 한 살의 월급여는 74,000원입니다. 회사 형편이 좋아지면
한 살 기준 월급여는 더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올해는 회사의 지급 여력을 감안해서 한 살
기준 월급여를 74,000원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제가 제시한 표에서 특별한 변화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내년에는 현재 기
준을 기본으로 하되, 기여도를 120% 혹은 150% 인정받는 사람도 나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대략 자기가 받을 수 있는 급여의 상한과 어느 정도의 하한을 알 수 있으
리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먼저 말씀 드립니다.
급여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연봉은 공개하면 안 됩니다. 회사도 공개하지
않습니다. 연봉을 공개하는 것은 근로계약 위반입니다. 법원은 연봉을 공개할 경우 처벌할
수 있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노동법을 지키려고 애를 씁
니다. 제가 노동법을 지키려고 애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러분께서도 노동법을 지켜주시
기 바랍니다. 개인이 연봉을 공개하는 것은 법을 어기는 것입니다. 하지 말라고 한 것은 하
지 마시기 바랍니다.
연봉은 옆 사람과 비교하면 반드시 문제가 됩니다. 옆 사람에 비해 적어도 혹은 같아도
문제가 됩니다. 사람 마음이 원래 그렇습니다. 사람 마음은 악합니다. 자기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가혹합니다. 자기는 잘 하는 것 같고, 옆 사람은 못 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사
람의 마음입니다. 다른 사람과 연봉을 비교하게 되면 대부분 동의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되
면 결코 좋은 분위기에서 일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봉제 회사에서 연봉은 공개하
지 못하게 되어 있고, 이것을 위반하면 처벌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결되어 있습니다.
제가 법을 들먹였습니다만 사실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은 세상을 살아갈 때
꼭 필요한 지혜이기도 합니다. 자기가 받을 만큼 받았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면 됩니다. 자기
가 생각했을 때 자기가 받을 만큼 받지 못했다면 얘기를 하면 되는 것이고, 얘기가 통하지
않으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면 됩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입니
다. 왜냐면 자기가 바라보는 자기와 평가자가 바라보는 그 사람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평가는 애당초 객관적일 수 없습니다. 평가가 곧 그 사람 실력과 능력은 아닙니다. 능력
과 실력이 있는데 평가를 낮게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인생이 원래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평가
가 다소 낮다고 주눅들 필요 없습니다. 또 올 한 해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 않습니다. 평가는
단지 회사가 그렇게 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수용할 지 말 지는 본인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 연봉 기준표를 기준으로 하면, 30세면서 회사로부터 기여도를 100% 인정받으면 월급
여가 222만 원입니다. 연봉으로는 2,660만 원입니다. 이 연봉은, 국내 중견 기업의 연봉에
해당되는 금액입니다.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30세 직원이 88%를 적용 받는다고 해도
월급여 195만 원에 연봉 2,340만 원입니다. 이 수준 역시 여수룬 정도의 작은 회사가 부담
하기는 쉽지 않은 금액입니다.
물론 이것은 제 생각입니다.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적은 금액일 수 있습니다. 그것은 각
자 판단할 일입니다. 다만 저는 현재 상황에서 회사가 지불할 수 있는 최대치를 직원 여러분
에게 드리려고 애쓰고 있다는 점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올해 일본 직원 급여를 제외하고 한국 내 임직원 월급여 총액은 대략 월 8,300만 원 정
도로 하려고 합니다. 8,300만 원이면 한 달 매출을 2천500만 엔으로 하고, 환율을 13으로
했을 때를 기준으로 총 경상비의 25%에 해당합니다. 25%면 상당히 비율이 높습니다. 여수

2
룬 규모 회사로서는 약간 벅찬 금액입니다. 그렇지만 아주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예산을 배정합니다.
월 급여 총액은 회사 자금흐름을 공개함으로써 알려드립니다. 저는 회사를 최대한 투명
하게 운영하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비록 CEO지만 제가 책정한 활동비를 제외하고는 회사 돈
은 전혀 쓰지 않습니다. 이것은 굳이 밝히고 말고 할 것은 아닙니다만, 최소한 경영지원실은
압니다. 그 점은 저 스스로 늘 경계를 합니다. 이 회사를 제가 만들고, 제가 오너지만 저만
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저 스스로 주의를 합니다.
제가 약속을 어기면 언젠가 알게 됩니다. 제가 우리 회사 월급여 총액이 8,300만 원을
약간 웃도는 정도라고 한 것은 자금흐름표를 보면 알 것이고, 그 자금흐름표는 있는 그대로
작성되고 있습니다.
회사는 연봉 총액을 공개합니다. 그것으로 최선입니다.
올해 연봉 협상에서 기여율 80% 이상을 적용 받았으면 회사가 기여도를 충분히 인정한
다는 뜻입니다. 기여율 80% 이하로 평가 받는다면, 올해는 아쉽지만 받아들이시고 좀더 분
발하시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중에 말씀 드리겠지만,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개인에게는 꼭 필요한 일입
니다. 소명의 기회는 드리겠지만, 저는 개인에 대한 평가를 따로 통보하지는 않으려고 합니
다. 꼭 필요하다면 말씀 드리겠지만,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평가 결과로만 대신하고, 세부
설명은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올해 전혀 인상되지 않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 분들에게 꼭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
습니다. 인상을 하지 않는 것은 여러분의 기여도를 인정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인상을 하
지 못하는 것은 이미 다른 직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넉넉히 받고 있기 때문일 뿐입니다. 여
수룬이 지급할 수 있는 능력 범위에서 이미 다른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이 선에서 머물러 주십사고 제가 부탁 드립니다.
기여도가 높고 능력이 있는 분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주변 다른 직원을 위해
서 회사가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한 살의 기준 74,000원
을 80,000원 혹은 그 이상으로 올릴 수 있게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지극히 일부지만 급여가 깎이는 분도 있습니다. 이미 계약기간이 종료된 분들이면서 기
여도 평가가 낮은 경우입니다. 그렇지만 이 경우는 최대한 제한해서 적용을 하려고 합니다.
월급여라는 것은 해가 지나면 당연히 올라가야 정상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렇
게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연봉협상과 관련하여 학력차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내부 경력과 외부 경력의 차이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나이는 어느 정도 인정
합니다만, 앞서 말한 대로 같은 나이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기여도를 100%로 인정하느냐 70%
혹은 그 이하로 인정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크므로 나이를 반영하면서도 능력을 동시에 반영
하고 있습니다.
여수룬에서는 해가 지나면 연봉이 깎일 수도 있습니다. 지난 해까지는 참 훌륭하게 일을
했지만 올해는 죽을 썼다면 당연히 연봉이 깎입니다. 이것이 연봉제입니다. 물론 저는 연봉
제 안에서 최대한 호봉제 개념을 적용하려고 애를 씁니다. 생활이 위험하지는 않게 하려고
합니다.
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연봉안을 만들었습니다. 저로서는 동종업종 뿐 아니라 다
른 업종과 비교했을 때도 3년 반 밖에 안 된 여수룬으로서는 직원에게 결코 나쁘지 않은 연
봉안을 제시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저의 생각일 뿐입니다. 제시 받는 입장에서
는 전혀 많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저는 연봉 협상에 임하는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씀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제
시 받은 금액에 다소 아쉬움이 있어도 여수룬의 미래를 보고 받아들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리
고 여수룬이 겨우 3년 6개 월 된 어린 회사라는 점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자기 자신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분이 계시면, 평가하는 저의 부족
함 때문에 그리 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올해는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주머니 속의 송곳이란 말이 있습니다. 능력이 있고, 실력이 있으면 언젠가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3
여수룬은 이제 죽지 않습니다. 여러분 인생도 깁니다. 한 해 두 해로 여러분을 다 드러
내지 못했다고 해서 너무 아쉬워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언젠가 그 실력 전부가 인정될 거라
고 생각합니다.
연봉 협상 기준을 말씀 드리면서 마지막으로 조금 덧붙이려고 합니다. 주머니 속의 송곳
이라는 말은 능력이 있으면 언젠가 드러난다는 뜻으로 좋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생은 항상 그 반대 측면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예리하게 여러 사람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관찰은 뜻밖에 정확합
니다. 그 사람이 자기 자신만을 위해 일하는지 자신과 주변을 같이 발전시키기 위해 일하는
지도 꽤 정확하게 압니다.
저는 여러분이 일을 사랑하기를 바랍니다. 연봉은 그 결과이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여러
분도 행복합니다. 돈은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돈 때문에 일하면 개인은 결코 발전하지 못합
니다. 생활이 안 될 정도가 아니라면, 또 다른 곳과 비교해서 터무니 없지 않으면, 재미있게
일하고, 연봉은 결과로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그런 직원이 결과적으로 연봉도 많이 받게
되어 있습니다. 재미있게 일하는 직원이 성과를 많이 냅니다.
저는 일을 재미있게 합니다. 여수룬의 오너고 CEO여서 만은 아닙니다. 제가 여수룬에서
일하기 전에 ㈜지즐에서 일했습니다. ㈜지즐에서는 지분이 없었습니다. 월 급여도 형편 없었
습니다. 내 나이의 우리 회사 임원급 사람의 반 정도였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 회사가 돈
이 없을 때, 2천 만 원을 투자해줬습니다. 투자라고 하지만 지분으로 처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빌려준 셈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으로부터 3천 만 원을 빌려서 줬습니다. 그
당시 저도 거의 돈이 없을 때였습니다. 좀 멍청한 짓입니다. 결코 이런 짓을 해서는 안 됩니
다.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제 회사처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때 그 회사 오너
가 그것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지는 나의 관심 밖입니다.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저는 그 일
을 사랑했고, 즐겼습니다. 그리고 된다고 확신했습니다. 그 때 투자한 결과가 ㈜여수룬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즐에 투자한 돈을 포기하면서 ㈜여수룬의 1년 치 운영자금을 확보한 것이
었으니까요.
여러분이 여수룬과 어떻게 만날 것인지는 각자 결정할 일입니다. 그렇지만 여수룬 CEO
로서는 여수룬에 인생을 거는 사람을 더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지상정입니다. 여수룬을
사랑하고 여수룬의 CEO인 저를 사랑하는 사람을 저도 더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여수룬을 사랑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여러분
자신 입니다. 자기가 일하는 직장을 깊이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행복 합니다.
그리고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너무 조바심 내지 마세요. 여러분이 잘한 것 다른 사람
도 다 알게 됩니다. 그리고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 반대도 사람들은 기억 합니다. 잘하
지 못한 것도 사람들은 기억합니다.
여수룬은 모두가 힘을 합쳐서 이룩한 소중한 우리 모두의 삶의 터전입니다. 이곳에서 개
인도 회사도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내년에는 더욱 풍요로운 연봉협상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4
[전언(傳言)]

사람을 성장동력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2011. 06. 24. 금요일.

3월23일에 CEO전언을 전하고, 오늘 다시 합니다. 3개 월 만 입니다. 그 사이 회사 환경


이 많이 변했습니다.
우선 회사 현금 흐름이 꽤 좋아졌습니다. 작년 10월 무렵, 2011년 3~4월 경 자금 부족
현상이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3~4개 월 정도가 늦어졌습니다. 6월 말 현재 회사 자
금 부족 상황은 현저히 개선 되었습니다. 간부들 뿐 아니라 여수룬 구성원 전체가 애를 쓴
결과입니다. 이 점 회사 CEO로서 간부 여러분과 구성원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 드립니다. 현
재 상태에서 보면 엔화 대 한화의 환율이 급작스럽게 1 : 10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무리하지
않으면 자금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고 판단 됩니다.
㈜여수룬이 한 달에 사용하는 지출 총액은 6월 말 기준 3억4천만 원 정도입니다. 6월 매
출은 2천9백 만 엔 정도로 추정됩니다. 엔화 대 원화 환율을 1 : 13으로 잡으면 3억7천7백
만 원 정도입니다. 비용을 제외하고 약간 남는다는 뜻입니다. 현재 환율이 서너 달 더 유지
된다고 가정하면 7월 이후 상황은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엔화 대 원화 환율이 1 : 10으로
떨어지면, 당장 한 달에 대략 3~4천 만 원 부족한 상황이 이어집니다. 1: 10 환율을 가정하
면 매출이 최소한 3천 7백 만 엔 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와 같은 성장 속도라면 3천7백 만
엔의 매출은 2012년 가을이나 되어야 가능합니다.
물론 지금 조직 상황은 이전과 다르기 때문에 발전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더 큽니다.
환율이 급격히 1 : 10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크지는 않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현재 상황
은 자금 흐름이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확실히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정상 퇴근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보다시피 구성원들의 퇴근 시간이
훨씬 단축되었습니다. 회사 전체에 큰 부담을 줬던 발송팀도 요즈음은 6시 반이면 이미 상당
수 인원이 퇴근하고, 7시면 사무실에 사람이 없는 상황입니다. 명함사업부 주문관리팀도 7시
면 대체로 업무가 마감되고 있습니다. 참 좋은 일인데 한편으로는 우리가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 하는 걱정이 될 때도 있습니다. 사람 마음은 참 간사합니다. 구성원들이 늦게까지 일할
때는 보고 있는 것이 참 힘들더니만 6시 반에 퇴근을 하니까 이거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말입니다. 그렇지만 이 상황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이렇게 되는 것이 맞습니다. 물량
은 결코 줄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늘었습니다. 그런데도 퇴근 시간이 빨라졌다는 것은 그만
큼 우리 프로세스가 개선이 되었다는 뜻이고, 또 조직이 안정되었다는 뜻입니다.
조직이 안정되었습니다. 3월 연봉협상이 시작되기 전후해서 많은 사람이 회사를 그만뒀
습니다. 저도 놀랄 만큼 많은 사람이 그만뒀습니다. 회사에 문제가 많다는 뜻이라고 받아들
입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이 조직에서 이탈했지만 조직 전체는 별로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각 부서는 안정이 되었습니다. 큰 혼란이 없습니다. 부서장, 팀장들이 안정되었기 때
문입니다. 그 때문에 조직원이 많이 이탈했지만 큰 혼란은 없습니다.
이것도 이제 여수룬의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떠났지만 한편으로는 이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 회사가 자기의 색깔을 갖게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조직이 눈에 두드러지게 안정되었습니다.
새상품 등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자금 흐름이 정상이 되고, 또 정상 출퇴근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조직이 안정되면서 최근에 두드러진 현상은 새상품 등록에 속도
가 붙고 있다는 점입니다.
포스터가 등록되었습니다. 후면 1도 스티커가 등록되었습니다. 6월 말까지는 계기복 부
장 주도 하에 봉투가 올라갑니다. 7월 말까지는 중철 페이지물이 등록됩니다. 6월 혹은 7월
경에는 스티커 사업팀에서 포스트잇을 등록하게 될 것 같습니다. 2007년 10월 애드프린트
홈페이지가 오픈된 후 二切명함이 등록되었고, 엽서가 등록되었고, 마그네틱 스티커가 등록
1
되었습니다. 1년에 하나 정도 등록된 셈입니다. 그것도 비교적 기존 명함과 스티커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아이템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무려 두 달 사이
에 네 개의 아이템이 등록됩니다.
더군다나 최근 등록한 포스터부터는 등록과정도 많이 다릅니다. 계기복 부장이 준비를
했고, 또 이상민 실장이 프로세스를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새상품 등록을 원활하게 할 수 있
도록 프로그램을 정비한 상태에서 등록한 것입니다. 프로세스를 점검하면서 포스터를 등록했
다는 것은 이제 새상품 등록 프로세스가 정비가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봉투와 중철 페이지물, 포스트잇 등록은 기존에 등록한 명함, 스티커, 전단지 등
단순한 상품 등록과 차원이 다른 아이템입니다. 이 일이 끝나면 이제 여수룬은 새상품 등록
이 회사의 역점 사업으로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매출 기록을 보셔서 알겠지만, 우리 회사는 상품을 등록하면 그 자체가 매출
증대로 이어집니다. 그런 점에서 새상품 등록이 역점 사업이 되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매
우 의미가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회사가 현상 유지에 급급한 상황을 벗어난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수룬의 앞날을 생각합니다.


자금 흐름이 나쁘지 않고, 출퇴근이 정상이 되고, 조직이 안정되고, 새상품 등록이 회사
의 역점 사업이 된 지금, 저는 여수룬의 앞날을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는 단순 가공 회사
가 아닙니다. 인형에 눈을 붙여서 먹고 사는 회사가 아닙니다. 우리 회사는 겉보기보다 매
우 섬세하고, 상당히 복잡하고, 꽤 프로세스가 어려운 회사입니다. 우리 회사는 단순 가공
회사가 아니고 꽤 정교한 회사이므로, 우리 회사는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훨
씬 중요한 회사입니다. 우리 회사는 ‘양’보다 ‘질’이 훨씬 중요한 회사입니다. 그렇기 때문
에 ㈜여수룬에는 명확한 비전 혹은 동력, 아니면 회사의 기풍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
다.
저는 우리 회사의 일이 노동집약적 사업이 아니라는 것을 무척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다른 경쟁력이 없어서 다른 회사가 하루 9시간 일할 때, 우리는 10시간 일해야 돈을 더
버는 회사라면 별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그저 컨베이어 벨트 속도를 더 올려서 일을 더 해
야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회사라면 좀 심하게 말해서 전망이고 비전이고, 풍토를 따지는
게 무의미 합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은 다릅니다. 여수룬에는 손만 대면 물이 줄줄 흐르는 젖은 수건처럼,
손만 대면 개선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널려 있습니다. 그리고 충무로 거리를 걸어가다가
집기만 하면 우리가 팔 수 있는 물건이 널려 있습니다. 여수룬에서는 상품을 등록하기만
하면 매출이 올라갑니다. 봉투, 칼라박스, 싸바리박스, 달력, 비닐봉투, 쇼핑백부터 티슈,
만화책 인쇄, 책자 인쇄, 티셔츠에 인쇄해주는 일, 볼펜 등등 올리기만 하면 무조건 매출
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런 여수룬이기 때문에 저는 생각합니다. 도대체 앞으로 여수룬은 어디로 가야 할까?
그리고 CEO인 나는 여수룬에서 어떤 가치와 비전을 내놓고 조직을 이끌어 가야 할까? 서
너 명, 혹은 대여섯 명 일하는 회사일 때, 그리고 먹고 살기도 바쁠 때는 가치며, 비전이
며, 풍토며, 기풍이며 하는 것들이 다 아무 소용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여수
룬에는 서른 명 이상의 사람이 일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터, 재택근무자까지 포함하면 거
의 마흔 명에 육박합니다. 직접 관계된 인원만 이렇습니다. 연계된 회사까지 포함하면 여
수룬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인원은 백 여 명까지도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규모에서는 중심에 있는 여수룬의 가치와 비전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정도 되는 회사가 도약을 하려면 조직의 혹은 CEO의 가치와 비전이 조직을 관통하
지 않으면 안 됩니다. 사람들은 경영 철학, 혹은 가치, 비전 이런 추상적인 개념의 중요성
을 소홀히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일관된 철학, 일관된 가치, 일관된 비전이 가지는
힘은 놀랍습니다. 이것을 지금 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쨌든 여수룬 CEO로서 저는 이
런 추상적 개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곰곰히 생각합니다. 여수룬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또 어디로 가야 하

2
는가? 무엇을 여수룬의 발전 동력으로 삼을 것인가? 이 점을 계속 생각 합니다.

저는 사람에게 걸려고 합니다.


저는 여수룬의 발전 동력을 사람에게 걸려고 합니다.
경영을 하고, 조직을 운영할 때 법칙은 별로 없습니다. 이게 정답이라고 할 수 있는 것
도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일관된 방침, 일관된 철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경쟁
일변도 조직이라고 해서 안 된다고 할 수 없습니다. CEO의 카리스마가 강한 조직은 또 그
방식으로 발전합니다.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회사는 또 그 방식으로 발전합니다. 문제는 선
택입니다. 조직의 선택에 따라 조직은 색깔을 달리해서 발전합니다.
Adprint 관리자 페이지를 열면 로그인 메뉴 위에 여수룬의 운영 방침이 나와 있습니다.

구성원의 인격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
고객을 부자로 만드는 회사

이것이 여수룬, 그리고 CEO인 제가 지향하는 방향입니다.


제가 이 중에서 가장 밑바탕에 깔고 싶은 것은 여전히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입니다. 저는 기술도 자본도 사람을 앞서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지금 여수룬 수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 합니다.
여수룬의 기술력은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 소비자를 발굴하고,
그들에게 직접 물건을 파는 능력면에서 여수룬은 한국에서 최상위 그룹 다른 회사에 밀리
지 않습니다. 그리고 간부들의 능력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이것으로도 우리는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것보다 사람, 즉 회사의 조직력을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고 합
니다.
여수룬 사업 바탕은 허약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
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단결하고 단합하면 여수룬은 퇴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물론 여수룬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설사 노동집약적 산업이고, 골방에서 인
형에 눈을 붙이는 단순 가공업을 하더라도 조직이 단결하고, 단합하면 그래도 그 분야에서
는 비교적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상식입니다.
‘인화(人和)와 단결’이라는 이 평범한 말은 너무나 평범해서 그저 그런 말처럼 보이지만,
이것만 갖춰지면 무적군단이 될 수도 있는 귀중한 말입니다.
이 점과 관련해서도 우리 회사는 최근 들어 엄청나게 좋아졌습니다. 불필요한 충돌이 거
의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불협화음도 상당히 줄었습니다. 부정적인 점이 줄어든 것만이 아
닙니다. 각 부서를 보면 즐거운 웃음, 밝은 대화가 오고 가는 것을 보고 또 느낍니다. 이
렇게 된 데에는 근무 여건 특히 근무 시간의 단축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만 또 한편으로는
구성원들이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
쳤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2년 동안 적지 않은 구성원들이 다른 구성원들의 불평, 불만, 불협화음, 대화단
절, 돌출행동, 불신 등으로 심할 정도로 고통을 당했습니다. 신생조직이고 성장통이었다고
하면 위로는 될 지 모르지만 정말 심했습니다. 물론 CEO인 저의 책임이 큽니다. 부정적인
사람을 뽑은 것은 CEO인 저니까 제가 책임을 져야 할 일입니다. 제가 사람을 잘못 뽑은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이 분야에서 저는 엄청나게 성장한 것 같습니다. 왜냐면 얼마 전부
터 입사한 직원들은 거의 대부분 긍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칩니다. 조직 분위기가 활발해진
것은 새로 들어온 구성원들의 밝음과 활기로 인한 점도 아주 큽니다. 그런 점에서 저도 사
람 보는 눈이 많이 좋아졌다고 여겨집니다.
최근 들어 조직 구성원끼리 관계가 현저히 좋아진 데는 새로 들어온 직원들의 밝음으로
인한 것도 컸지만, 기존 구성원의 눈물겨운 노력도 역시 큰 역할을 했습니다. 기존 직원들
은 잘 아실 겁니다. 일부 구성원들의 무기력, 나태, 불평, 불만, 고집과 아집, 일방통행식

3
대화는 심한 정도를 넘었습니다. 어떤 직원은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시간을 되돌릴 수
없으니깐 지금을 열심히 살아야 한다더라..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여수룬 따위 안 들
어왔을 텐데!! ( 2011.03.07)’ 라고 글을 올려두기도 했습니다. 친한 사람이 있는 것은 사
람살이에서 어쩔 수 없지만, 거의 패거리를 짓다시피 하면서 다른 직원과 관계를 무의식적
으로 차단하여 회사의 분위기를 묘하게 흐트러뜨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것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불평불만에 휩싸이지 않고 자기 세계를 굳건히 지킨 긍정적
인 흐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지금 남아있는 여러분들입니다. 여러분들께서 긍정의
흐름을 유지했기 때문에 부정적인 사람들이 스스로 이 회사에서 나간 것입니다. 항상 그렇
습니다. 이 회사에서 불평과 불만이 많은 사람은 대개 다른 회사에 가서도 불평과 불만이
많습니다. 이 흐름은 억지로 바꿀 수 없습니다.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집어넣음으로써
불평, 불만, 부정적 흐름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억지로 제거하는 것은 별로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이 점과 관련하여 저는 그 불평 많은 사람, 소통이 안 되는 사람들을 제 손으로는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는 점을 나름대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작년과 올해 이래 해고 형
식으로 내보낸 사람은 두 명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두 분은 조직에 전혀 불평과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조직을 사랑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두 분은 전혀 다른 이
유로 내보냈습니다. 그렇지만 불평, 불만, 불신을 드러낸 그 여럿 되는 사람 중 단 한 사
람도 해고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끈기 있게 나눔을 통해서 그리고 CEO 전언을 통해
서 긍정적 흐름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바만 했습니다. ‘그만 합시
다’는 말이 내 입에서 튀어나오려고 할 때마다 내 손으로 내 입을 막고 참았습니다. 그리
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재배치함으로써 안정이 되게 했습니다. 그 결과 불평 불만자,
조직 부조화자들은 스스로 나갔습니다.
저는 자금흐름을 안정시킨 것 등도 자랑하고 싶지만 사실은 어려운 조건에서도 마음에
안 든다고 사람을 해고시키지는 않았다는 점을 더 자랑하고 싶습니다. 다른 경영자가 보면
웃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사람들 즉각 해고시키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할 지도 모르겠
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아무리 어려운 조건에서도 사람을 함부로 하지 않는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회사 안에 긍정적인 흐름이 강해진 또 하나의 원인으로 정말 개개인이 스스로
고치려고 노력한 점을 들고 싶습니다. 이것은 특정한 몇몇 사람을 지칭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나눔을 참 많이 했습니다. 또 인간관계론 특강을 열기도 했습니다.
저는 사람을 믿고, 사람을 보호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회사 발전
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싶습니다.
한나라를 세운 유방에게는 정말 유명한 신하들이 많습니다. 소하(蕭何], 조참(曹參), 번쾌
(樊噲), 하후영(夏侯嬰), 주발(周勃), 장량, 한신 등등. 장량과 한신을 제외하면 소하, 조참,
번쾌, 하후영, 주발의 전직은 재미 있습니다. 중국 명재상 열전에 항상 등장하는 소하는
유방과 같은 동네인 장쑤성[江蘇省] 패군(沛郡) 풍현(豊縣) 출생으로서 진나라의 하급관리
출신입니다. 유명한 장군이 된 조참 역시 유방과 같은 동네 출신인데 진(秦)나라의 옥리(獄
吏)였습니다. 요즘 말로 하면 하급 교도관입니다. 번쾌는 정말 유명한 장군 아닙니까? 이
사람 역시 유방과 같은 동네 출신인데 개고기 장수였습니다. 하후영은 어떻습니까? 유방의
부하고 유방의 마부였습니다. 주발은 엄청난 공을 세운 장군인데 사실 유방을 만나기 전에
는 가게에서 피리 불던 사나이였습니다. 그럼 이 부하들을 거느린 유방은 어떤 사람이었을
까요? 딱 한마디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무위도식하는 건달이었습니다.
도대체 패군 풍현이 무슨 특별한 땅이라도 되는 것일까요? 이 좁은 땅에서 한고조 유방
이 나오고 역사에 길이 남는 재상과 장군이 줄줄이 나오는 것을 보면 그럴 것도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전직을 보면 도저히 가능할 것 같이 않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역사책을 읽다 보면 이와 같은 경우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따지고 보면 별 특별한 것
도 없는 사람인데, 결과적으로는 엄청난 일을 한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 전산을 세계일류 기업으로 만든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은 재능과 학벌이 일에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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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는 영향은 5%도 안 된다고 단언합니다. 실제로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은 세상에서는
실패한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본 전산을 초일류 회사로 만들어냈습니
다.
비밀은 집단의 힘에 있습니다. 조직의 인화와 단결에 있습니다. 동네 하급관리하던 소하
나, 개장수 번쾌나, 저나 우리 간부가 다를 게 뭐가 있습니까? 지금 정치하는 누구누구,
또 대통령의 측근이던 누구, 별 사람 없습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입니다. 다만 그들은 조
직적으로 단결했고, 그 단결력으로 승리한 것입니다. 일본 전산 성공의 비밀도 알고 보면
집단력일 뿐이라고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에게는 무한한 능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조직이 서로 단결하고, 단합하
면 그 능력이 나온다고 믿습니다. 저는 그 믿음을 실천하는 여수룬을 만들고 싶습니다.

관심
저는 여러분께서도 조직의 인화와 단결을 위해 같이 노력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조직의 인화와 단결을 생각하는 것은 이타적인 행위입니다.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 조직을 개인의 앞에 두는 생각과 행동입니다. 그런데 이 이타적인 생각, 이타적인 행
동이 자기 자신에게 엄청나게 이득이 되는 행동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50세였을 때와 80세였을 때 지혜 점수가 모두 높은 사람들은 자기중심성 점수


가 매우 낮았어요.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배려했어요. 어떤 식으로든 양보하고 있
었죠. 반면 자기 자신이나 사회에서의 자기 지위에 주로 마음을 쓰는 사람은 지혜
척도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어요”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 중에서)

자기만 아는 사람은 결코 지혜로울 수 없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이미 학자들이 오랜 연


구를 통해서 확인한 사항입니다. 패거리를 만들고, 소통을 방해하는 사람들은 지혜롭지 않
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사람과 관계가 좋은 사람이 지혜롭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타적인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타적인 사람은 행복지수도 훨
씬 높습니다. 이것 역시 확인된 사항입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고, 다른 사람과 관계가 원만한 사람이 지
혜로운 사람이고, 행복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당연하지 않을까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은 결코 지혜로울 수 없습니다. 다
른 사람이 지금 어떤 기분일지, 또 다른 사람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모르는데 그 사람과
관계를 제대로 맺어나갈 수 있을까요? 불가능한 일입니다.
자기만 아는 사람, 모든 일에서 자기 중심인 사람은 힘듭니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나
는 하기 싫은 일은 죽어도 안 해’ 하고 말합니다. 이 말은 어린 아이가 하는 말입니다. 어
린 아이들은 자기 먹고 싶은 것만 먹고, 자기하고 싶은 일만 합니다. 어른이 되면 하기 싫
은 일도 해야 될 때가 되면 내색하지 않고 해야 합니다. 수채가 막히면 손을 집어 넣어서
라도 꺼내야 합니다. 그것이 어른입니다. 조직에서도 가끔 보면, ‘저는 그건 하기 싫어요’
하는 말을 쉽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안 시킬 겁니다. 하기 싫은 사람 억지로 시키지 않
습니다. 그렇지만 그 말은 ‘나 아직 어리고 유치해요’ 하는 말입니다. 어리고 유치한 사람
에게는 중요한 직책을 맡기지 않습니다.
저는 여수룬을 몸이 아니라 감정과 정서가 어른인 사람이 많은 조직으로 만들고 싶습니
다. 그리고 또 구성원들끼리 그렇게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것을 ‘저는 구성
원들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는 조직의 인화와 단결을 주요한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가장 밑바탕
에 구성원들의 인격 성장을 놓으려고 합니다.
내년 연봉협상 때는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의 연봉상한을 두려고 합니다. 그러니
까 연봉을 책정할 때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주임은 어떤 한계, 대리는 또 어떤 한계를 넘
지 못하게 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주임과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이 그저 이름이 아니
라 그 이름에 걸맞는 직급이 되게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과장급 이상은 다른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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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변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을 우선해서 뽑으려고 합니다.
이제 여수룬에는 밝은 기운이 많아졌습니다. 그 때문에 불협화음도 많이 줄었습니다. 정
말 인내해준 구성원들이 있었고, 또 스스로 엄청나게 노력하는 개인들이 있었기 때문입니
다. 이 밝은 기운이 더 밝아지면 더 좋은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작은 일부터 우리가
조금씩 더 잘하도록 노력했으면 합니다.
저는 아침에 오면 다른 사무실 사람들에게도 인사하는 조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다른 사무실 사람들에게도 인사를 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얼굴 마주보고
인사하는 사무실을 만듭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아침에 서로 인사하고 일하도
록 합니다. 오는대로 사무실마다 들러서 인사하면 아무래도 조금은 더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두 내부 게시판 중에서 매출현황 정도는 꼭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자
기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은 결국 실무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회사 전체
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사람은 간부가 되기를 포기하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자기 하는 일 외의 다른 일에는 관심이 안 가는 경
우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닙니다. 의도적으로라도 회
사에 관심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회사 CEO로서 저는 당연히 자기 일도 열심히 하지만 회
사 전체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을 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CEO로서 그런 풍토를 만들어나갈 생각입니다. 물론 제가 해고라는 수단을 거의 쓰
지 않기 때문에 승진이라는 것도 풍토를 만들어나가는 수단으로 쓰지는 않으려고 애를 씁
니다. 다른 사람 그리고 회사 전체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도 자연스런 방법을 많이 쓸
겁니다. 그렇지만 승진과 연봉협상이라는 수단도 같이 사용을 할 겁니다.
저는 여수룬 조직원이 다른 사람에게 그리고 회사에, 그리고 사회에 관심을 갖기를 원합
니다. ‘자기 중심적인 사람보다 이타적인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다’는 말은 이미 확인된
진리입니다. 나 혹은 나와 친한 사람을 자꾸 강조하면, 그 반대의 말도 강해집니다. 다른
사람, 나와 친하지 않은 사람. 물론 우리는 사람이니까 친한 사람이 있고, 안 친한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억지로 어떻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회사 안에서는 그런
자기 본성을 잠시 가두고 두루두루 관심을 갖고, 배제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관심을 기울
이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사람 관계가 좋은 사람, 다른 사람과 관계를 잘 맺는 사람, 일
보다 사람을 더 사랑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 여수룬 조직 안에 많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각자도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원만한 인간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
시기 바랍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작년, 재작년 나눔과 카네기 인간관계론, 김창복
교수의 인간관계론 강좌를 읽거나 들으면서 자기 자신에게 있는 약간의 문제를 극복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사실 자기 자신의 성격적 약점을 고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만
큼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인격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봤습
니다. 그리고 몇몇 분은 거의 초인적인 노력으로 그런 과정을 밟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원만한 인간 관계를 맺어나가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인생의 목표라고까지 생각합니
다. 인격의 성장은 바로 그런 것 아닐까요? 사람을 이해하고, 자기와 타인, 그리고 자기와
사회를 동시에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과장급 이상 간부는 자기의 인격성
장에 깊은 관심을 뽑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도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격입니다. 과장급 이상은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
니다.
과장급 이상은 간부입니다. 간부의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는 부하를 성장시키는 것입
니다. 부하를 성장시키는 가장 빠른 길은 무엇입니까? 부하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관심과 애정이 없는데 부하를 성장시킬 수는 없습니다. 기술적인 것은 2-3년 혹은 5년이
면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격적 성장은 지도하는 사람이 성장하지 않고는 애당
초 불가능합니다. 인격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조직원이 80%라고 해봅시다. 회사 안 하는
것이 낫습니다. 간부는 부하들의 마음을 돌볼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노력하면 가능합니다. 저도 여러분도 다 악인의 마음을 갖고 있습
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하고 싶은 일만 합니다. 늘 고백하듯이 저는 치명적인 약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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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 있습니다. 어떤 특별한 한 사람에게 저는 웃는 얼굴을 절대 보여주지 못합니다. 그
사람은 가족입니다. 저도 그 사람을 보고 웃어주고 싶습니다. 잘 안 됩니다. 저도 잘 하려
고 하지만 정말 안 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옳습니다. 유치원생도 아닌데…….
이것은 제 인격에 미성숙한 면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다른 사람도 저와 같을 겁니다. 잘
안 되는 것. 잘 안 되지만 안 되는 것을 스스로 안타까워하고 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나는
그런 것 안 해’ 하고 선언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말입니다.
앞으로 저는 CEO전언을 통해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할 겁니다. 그리고 저에게
주어진 권한을 활용해서 이타적이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배려하고, 조직 전체를
생각하는 구성원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하려고 합니다.
이런 여수룬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분께서도 같이 해주시기 원합니다.
저는 여수룬이 따뜻한 곳이기 바랍니다. 돈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기 바랍
니다. 그냥 돈 때문에만 모여있는 곳에 평안함이 깃들기는 어렵습니다. 또 그런 조직이 집
단력을 발휘해서 발전하기도 어렵습니다. 간부들 뿐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같이 발전하는 그런 회사를 만들기를 원합니다.
우선은 사무실마다 찾아가서 인사하기부터 시작을 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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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2011. 07. 01. 금요일.

살면서 해결하기 힘든 것 가운데 하나가 인간관계입니다.


직장에서도 동료, 상사, 부하와 관계를 잘 풀어가는 것은 꽤 어렵습니다. 직장인들이 받
는 스트레스 가운데 가장 큰 것이 바로 직장 내 인간 관계에서 온다고 합니다. 자기계발 압
박, 업무성과 압박이 그 다음 입니다. 재테크, 잦은 야근, 업무 과다는 또 그 다음입니다. 그
만큼 인간 관계를 잘 맺거나 풀지 못해서 생기는 스트레스가 크다는 뜻입니다. 대체로 그럴
것 같습니다. 우리도 그렇지 않습니까? 일이 좀 많은 것은 그나마 견딜 수 있어도 정말 꼴
보기 싫은 사람과 같이 일하는 것은 견딜 수 없지 않습니까?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꼴 보기 싫은 사람과 같이 있어야 하는 곳도 지옥이고, 보고 싶은 사람을 못 보는 곳도 지
옥’이라고. 사람 관계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입니다.
직장은 둘째로 하고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 관계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전
생의 원수를 부부로 맺어둔다’고 합니다. 가장 친밀해야 할 부부 관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말입니다. ‘자식이 아니라 원수’입니다. 역시 관계가 어렵다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는 것이 힘듭니다. 돈이 없어서 힘든 것도 괴롭지만, 돈이 있어도 사람
관계 때문에 힘듭니다.
여수룬도 마찬가지 입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 회사에도 사람과 사람 사이 관
계 때문에 힘든 상황이 분명히 있습니다. 물론 1년 전, 혹은 2-3개 월 전에 비하면 정말 엄
청나게 좋아졌지만, 지금도 여전히 같은 회사 안에서 같이 일하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편하
지 않은 관계가 곳곳에 있습니다. 물론 직장 동료끼리 연인처럼, 혹은 오래된 친구처럼 지낼
수는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서로 돕고, 지원하는 관계면 훨씬 좋지
않을까요? 직장인이 받은 스트레스 가운데 가장 큰 원인이 직장 내 인간관계 때문이라면 여
수룬 안의 인간관계를 조금이라도 원활히 하면 아무래도 스트레스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 아
닐까요?
이 정도 집단이 모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할 수만 있다면 불편한
관계가 적은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문제를 잘 처리하지 못합니다.
친한 사람끼리 집단이 형성되고, 그 집단이 때로는 집단에 속하지 못한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혹은 집단이 폐쇄적이 되면서 이상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합니다. 집단만 문제가 아닙
니다. 개인도 마찬가지 입니다. 고집 부리고, 잘못을 지적 받으면 절대 받아들이지 못하고,
화내고, 짜증내고, 조금 부족한 사람을 적당히 무시하고, 조금 심하게는 핍박하는 모습도 나
타납니다. 저라고 다르지도 않습니다. 저 역시 인간 관계가 힘듭니다. 할 말을 못하고, 주저
하고, 또 도와줄 방법을 찾지 못해서 힘듭니다. 그래서 서먹하기도 합니다. 저 뿐 아니라 사
람이 다 불완전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불완전한 것이 아니고, 각자 각자가 다 불완전
하기 때문입니다. 불완전하다는 것은 좀 점잖은 표현이고, 사실은 각자 각자가 다 문제 투성
이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문제 투성이인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집단에도 당연히 문제가
생깁니다.
불편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오히려 문제를 가볍게 표현한 것입니다. 좀 심해지면, 따돌
림, 이지메까지 나타납니다. 여수룬은 그런 점에서는 상대적으로 참 좋습니다. 나름대로 성
숙한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그 정도 나쁜 상황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가볍다고는 해도 불
편한 관계가 곳곳에 존재합니다. 그래서 하루 9시간 혹은 그 이상 같이 보내는 직장 내 동료
와 대면대면하게 하루를 보내고 각자 집으로 갑니다.
저는 직장이나 가정이나 혹은 사람과 만나는 모든 곳이 저 자신의 수양처라고 생각합니
다.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직장 동료나 가족을
생각하기에 앞서 저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저는 직장이든, 가정이든 결국은 자기 자신의 성
장을 위한 훈련터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여수룬에서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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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서 뭘 하지 말아라. 회사는 당신이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면 되고, 안 될 거면
안 된다. 당신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라. 당신이 성장하면 그것이 곧 회사의 성장이다.’는 말
입니다.
원만한 인간 관계를 맺는 것은 인격의 성장과 연결이 됩니다. 어쩌면 핵심입니다. 물론
원만하다는 말이 어떤 것인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만, 어쨌든 보편적 의미에서 원
만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과정은 본인이 인격적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거의
불가능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좀 지나치게 단정하는 말일 수 있습니다만, 원만한 인간관
계를 맺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인격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간 관계를 원만하게 맺어나간다고 해서 다른 것도 다 완벽하다고는 절대로 말할 수
없습니다만.
저는 여수룬 전체를 위해서도 또 여수룬 구성원 각 개인을 위해서도 여수룬 안에서 원
만한 인간 관계를 맺어나가기 위한 노력이 가장 밑바탕에 깔려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저는
사업 전략을 잘 짜는 것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하게 조직 내 인화와 단결이 더 중
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화와 단결은 각 개인의 성장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어 나가기 위한 개인의 성장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도 방법
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방법의 기본이 되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는 것
을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
사람이 화가 나는 경우는 대개 내 뜻대로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인간 관계에서 화가 나는
것은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기 않기 때문입니다. 내 주장을 안 받아주고 반박
을 하기 때문에 화가 납니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은 저의 집에서 벌어집니다. 아이에게 밥을 먹으라고 할 때
냉큼 와서 밥을 먹어주면 참 좋습니다. 애는 절대로 말을 고분고분 들어주지 않습니다. ‘밥
먹어라’. ‘응, 알았어.’ 대답만 하고 오질 않습니다. 두세 번은 그래도 억지로라도 품위를 지
켜서 요청합니다. ‘밥 먹어라’. ‘응’. 또 안 옵니다. ‘밥 먹으라니까’. ‘알았다니까’. ‘도대체 넌
차려놓은 밥도 제 때 안 먹냐?’. ‘알았다고 했잖아’. ‘알라고 그러는 게 아니고 와서 먹으란
말이야.’ 이 때부터 온갖 험한 말이 오갑니다. 인격은 출장 중입니다. ‘밥 먹을 때 마다……’.
절대로 써서는 안 되는 말이 들어가버렸습니다. ‘때 마다……’ 이 말은 쓰면 안 되는 말이었
습니다. 결국, 말꼬리가 잡힙니다. 아이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내가 언제 때 마다 그랬는데?’
이제 밥 먹고 안 먹고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오로지 자존심 싸움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전혀
의도하지 않은 폭탄 선언이 나옵니다. ‘밥 먹지마. 굶고 가라.’ 아이는 당연히 반격합니다.
‘알았어. 안 먹을 거야’ 밥을 먹이기 위해 시작한 말이 드디어는 밥을 안 먹이는 조치로 발
전해버립니다.
‘게임 그만해라’. ‘알았어. 좀만 하고’. 부모는 조금 참습니다. 5분을 참기 힘듭니다. ‘그만
하랬지?’ 자존심 있는 아이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니가 알아서
하기는 뭘 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사실은 게임을 그만하라는 게 아니고 공부하라고
말하고 싶었던 겁니다. 아이는 진즉에 눈치를 채고 있었기 때문에 버팁니다. 그리고 지금 게
임이 클라이막스인데 중단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부모의 비난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고 또 써서는 안 되는 단어를 써버립니다. ‘하루 종일 게임이냐?’ 아이는 꼬투리 잡습니다.
‘세 시간 밖에 안 됐거든……’ 비상사태가 발동됩니다. 성질 급한 부모는 코드를 빼버립니다.
가벼운 설전이 인생 전부를 건 전쟁으로 발전해버립니다.
‘설거지 좀 해주세요.’ ‘알았어. 좀 있다가’. 좀 기다립니다. 10분. 기다리면 속에서 불이
납니다. ‘하루 종일 누웠다가 설거지 한번 해달라는데 그거 하나 안 해요?’. ‘누가 안 한데.
내가 알아서 한댔지?’ 또 전쟁입니다.
가장 친밀하고 서로 도와야 할 가족도 이렇습니다. 직장이라고 다를 게 없습니다. 시키
지 않아도 알아서 하면 좋을 텐데, 이건 일일이 알려줘도 도대체 제대로 하는 게 없습니다.
자기 계발하는 게 회사 위해서 하는 것도 아닌데 술은 열심히 마시지만 자기 계발은 안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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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하라고 해야 보고 하고 요청 안 하면 보고 안 합니다. 출퇴근 할 때, 각 방 돌면서 인
사하라고 해도 안 합니다. 게시판에 관심을 가지고 보라고 해도 안 봅니다. 사실은 속에서
불이 납니다. 어이구 이걸……
규칙을 만들고 싶고, 규율을 만들고 싶고, 불이익을 준다고 협박을 하고 싶습니다. 내
맘대로 안 되니까 화가 납니다. 대개 화가 나는 것은 내 마음대로 안 되기 때문입니다. 생각
같아서는 내 입의 혀처럼 잘 움직여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인생은, 혹은 주변 사람들은 절대로 자기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상사는 상사대로, 부하는 부
하대로 다 지 멋대로여서 내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기가 막힌 의견인데,
도대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반대하는 이유는 내가 보기에 터무니 없는 이유입니다. 정말
화가 불같이 납니다. 아이구 저걸 생각이라고…… 또 사장이라고 있으면서 하는 것 보면 한
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저렇게 하면 자금이 부족할 게 뻔한데 빡빡 우기고 진행을 합니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차라리 한번 크게 망해서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사장이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울화가 치밉니다.
이게 우리들 모습입니다. 사람의 모습입니다. 내 맘대로 안 되는 세상입니다. 주변에는
온통 내 뜻대로 안 되는 사람뿐입니다. 화가 안 나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그런데 세상을 잘 살펴봅시다. 사실은 원래부터 자기 뜻대로 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원하지 않는 질병이 찾아옵니다. 원하지 않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부모님이 좀더 나를 지원
해줬더라면, 부모님이 그 때 사업을 망하지 않았더라면, 그 때 부모님이 좀더 다정하게 사셨
더라면, 내가 좀더 좋은 머리로 태어났더라면, 그 때 그 문제 하나만 제대로 풀었더라면, 내
가 다른 배우자를 만났더라면, 그 때 내가 사업을 확대하지 않았더라면, 그 때 내가 조금만
더 조심했더라면, 그 때 내가 10분만 늦게 출발했더라면, 그 때 신호등이 켜지지만 않았더라
면, 내가 먹는 걸 조금만 조심했더라면, 내가 조금만 일찍 병원에 갔더라면, 내가 그 때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가족 안에서든 직장에서든, 내 뜻대로 되는 일보다 내 뜻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습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지난 주에 썼습니다만, 떠나간 어떤 직원은 미니홈페이지
에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여수룬 따위에는 안 들어왔을 텐데……’ 하고 후회합니다.
맘대로 안 된 것에 대한 한탄입니다.
사실은 이것이 인생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후회하고 한탄합니다. 그리고 지
금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해 화를 냅니다.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세상에 올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은 바로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바보 같은 사장,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저 멍청한 팀장,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바보 같은 사장, 멍청한 팀장은 절대로 자기가 바보 같다고,
멍청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기 나름대로는 똑똑하고, 자기 나름대로는 성실하고, 자기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바보 같다고 하면, 멍청하다고 하면 아마 칼을 들고 덤
벼들지도 모릅니다.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말 바보고 멍청해서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뿐입
니다. 하려고 하지만 할 수 없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사장과 팀장을 고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배우자? 내가 고칠 수 없습니다. 자식이요? 절대 바꿀 수 없습니다.
부모요? 절대 바꿀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은 자기가 다른 사람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고친다는 것은 자기에 맞도록 조종하겠다는 뜻입니다. 때로는 달래고, 때로는
윽박지르고, 때로는 위협하고, 때로는 협박을 합니다. 자식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체벌도 그
런 겁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니까 힘으로 누르는 것이 체벌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성공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그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고 하는 것
이 맞지 않을까요?
사람마다 나쁜 습관이 있습니다. 방을 어지럽히는 것, 약속 시간에 늦는 것 같은 사소한
일도 많습니다만, 도벽, 알코올중독, 도박, 쇼핑중독, 마약 같은 위험한 것도 많습니다. 이걸
그렇게 쉽게 끊을 수 있을까요? 도박에 중독된 사람은 손목을 자르면 발로라도 친다고 합니
다. 알코올 중독을 끊는 것은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도 거의 해결이 안 됩니다. 알코올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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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끊는 것은커녕, 술 자리를 조정하는 것조차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만큼 사람을 고치거나 자기에게 맞게 조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습관적으로 다른 사람을 나에게 맞도록 조종하려고 애를 씁니다. 회사
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장을 내 뜻에 맞게 조종합니다. 팀장을 내 뜻대로 움직이려고 조
종합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장을, 혹은 부원을 내 뜻대로 움직이려고 조종합니다.
그리고 내 뜻대로 안 되면, 비판하고, 비난합니다.
회사? 내 뜻대로 안 됩니다. 고객? 내 뜻대로 안 됩니다. 상사? 내 뜻대로 안 됩니다.
부하? 내 뜻대로 안 됩니다. 매출? 내 뜻대로 안 됩니다. 정치? 내 뜻대로 안 됩니다. 내 뜻
대로 되는 게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쉽게 할 수 있는 것 같은 내 마음? 전혀 내 뜻대로 안
됩니다.
얼핏 보면 내 뜻대로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자식도 내 뜻대로 안 되고, 배우자도 내
뜻대로 안 됩니다. 나 자신도 내 뜻대로 안 됩니다. 이것이 인생입니다.
그래서 나온 말입니다. ‘어찌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화를!’ 배우자도, 자식도, 동
료도, 고객도 내 뜻대로 안 됩니다.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사실은 가장 큰 지혜입니다.
많은 지혜 있는 사람들이 확인을 한 것입니다. 사람을 움직이게 할 수는 없습니다. 오로
지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 뿐입니다. 나 이외의 바깥 세계는 내가 어찌할 수
없습니다. 이 바깥 세계를 대할 때 가져야 할 지혜가 바로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은 받아
들이는 평화’입니다. 억지로 어떻게 하려는 노력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
에 현명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제외한 외부 세계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
이는 것입니다.
‘어찌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화’는 매우 소극적인 것처럼 보입니다만, 사실은 가
장 지혜로운 행동입니다.
이런 문제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면 좋은 것이 가족입니다. 내 자식도, 내 부모
도 내 맘대로 안 되는데, 직장 동료를 내가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
는 수밖에 없습니다. 속에서 불이 납니다. 나는 일을 할 때 일정을 딱딱 정해서 해야 하는데,
저 과장은 그냥 일을 하면서 계획을 이리저리 수정합니다.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는 상사가
좀 카리스마를 갖고 일을 집행했으면 좋겠는데, 참 불행하게도 상사는 오히려 나에게 의지하
려고 덤벼듭니다. 나는 좀 상사가 부하들의 삶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는데, 나의 상사
는 오로지 모든 것을 일을 잘 하냐 못 하냐로만 구분하려 듭니다. 나의 상사는 전혀 사람 사
는 이치를 모릅니다.
이런 상사, 이런 부하 고칠 수가 없습니다. 이 상사와 이 부하는 자기가 그런 문제를 안
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게 아닙니다. 그 자신도 잘 압니다. 그리고 그 문제 때문에 벌써 100
번도 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고치려고 100번도 더 노력했습니다.

바꿀 수 있는 것
바꿀 수 있는 것은 사실 딱 하나입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자기 자신은 그나마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배우자도, 자식도, 상사도, 부하도 바꿀 수 있을 것 같지만
우리 힘으로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오로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바뀌도록 기다
리는 것 뿐입니다. 타인을 바꾸는 게 아닙니다. 타인이 바뀌도록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 때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나 자신이 바뀌는 것입니다. 내가 바뀜으로써 관계 속에 있는 타인
이 저절로 바뀌도록 하는 것입니다.
타인의 나쁜 습관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나의 나쁜 습관을 바꾸는 것은
그나마 조금 가능합니다. 내가 바뀔 때 나와 연결되어 있는 타인도 저절로 바뀔 뿐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조종합니다. 배우자를 조종합니다. 동료를 조종합니다. 상사를
조종합니다. 부하를 조종합니다. 그렇지만 사람은 절대로 조종 당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인
간 관계입니다. 가장 빠른 길은 내 자신이 변하는 것입니다. 내가 변하면 관계 속에 있는 타
인이 저절로 바뀝니다. 그렇기 때문에 잔소리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입니다. 오로지 나 자
신이 바뀜으로써 관계 속에 있는 상대방이 바뀌는 것을 기다릴 수 있을 뿐입니다.
잔소리 많은 상사? 바꿀 수 없습니다. 화를 잘 내는 동료? 바꿀 수 없습니다. 의심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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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직원? 바꿀 수 없습니다. 오로지 바꿀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 뿐입니다.
그런데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인 자기 자신을 바꾸는 것도 사실은 거의 불가능합니
다. 사람이 바뀌는 것은 기적입니다. 여러분에게도 고치고 싶은 자기의 모습이 있지 않습니
까?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쉽게 고쳐집니까?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자기 자신도 자기를 고
치기 힘든데 다른 사람을 어떻게 고친다는 것일까요?
알코올 중독, 도박 중독, 쇼핑 중독, 마약 중독, 쇼핑 중독, 관계 중독 등 이 모든 것은
죽을 때까지 가야 끊어집니다. 화내는 것, 짜증내는 것, 사람을 못 믿는 것, 혹은 사람을 너
무 믿는 것, 불평, 불만 등등 문제가 될 수 있는 자기를 바꾸는 것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자기 자신조차 바꾸기 어려운데 남을 바꾸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자기 자신을 바꾸려면 ‘선택’을 해야 합니다. ‘더 이상 우기지 않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더 이상 화내지 않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더 이상 술 마시지 않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끊
임 없이 ‘선택’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것조차도 정말 어렵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각자
는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도 선택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 앞에도 선택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관계가 힘든
분들은 계속 그 관계에 머물 것인지 혹은 자기를 바꾸는 것을 택할지 정해야 합니다. 회사의
다른 동료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다른 동료를 바꾸려면 자기 자신을 바꾸어야 합니다. 오로
지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 뿐입니다.
자기에게 문제가 있어서 관계가 엉망이 되는 것입니다. 똑 같은 조건에서 어떤 사람은
화를 안 내는데 어떤 사람은 화를 냅니다.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자기를 돌아보는 대신 환경을 탓합니다. 혹은 상대를 탓합
니다. 상대는 내가 바꿀 수 없습니다. 환경도 내가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바꾸는데 힘을 쏟아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바꾸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 방법을 다룬 책만 수 백 권이
집필되었습니다. 정말 이것은 자세히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만, 오늘은 그냥 요지만 간단히
전합니다.
자기 자신을 바꾸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내 힘으로는 나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참 어처구니 없는 말입니다만, 거의 진리에 가깝습니다. 잘 생각해
보면 사실입니다. 사람이 바뀌는 것은 기적입니다. 내 힘으로 나를 바꾸는 것은 그만큼 어렵
고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사람, 안 바뀌어요’ 하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태도입니다.
내 힘으로 나를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한 다음에 하는 일은 나를 돌아보는 것
입니다. 통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 보는 기회를 자주 갖는 것입니다.
이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하는 나눔의 방식입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
을 경청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잘 들음으로써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수단을 얻
는 것입니다.
일단 이 둘만 잘 해도 자기 자신을 바꾸는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느
끼지 않습니까? 다른 사람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개선하는 경우가 참 많다는 것을? 저는 여
수룬 안에 저의 멘토가 있습니다. 저는 그들을 존경하고 따라 배웁니다. 내가 안 되는 것을
안타까워 하고 고치려고 노력합니다. 그들은 나를 가르치지 않지만 삶을 통해 내게 본보기를
보여줍니다. 그 본보기 때문에 제가 많이 고칩니다.
저는 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본이 되면 다른 사람이 바뀐다.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지혜
나를 제외한 바깥 세계는 사실상 내가 바꿀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착각 합니다.
얼핏 보면 다른 사람을 바꿀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배우자를, 자식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습
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그의 백전백패입니다. 상사를, 혹은 부하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
다. 그렇지만 이것 역시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자식을 두드려 패면 자식이 바뀔까요? 꿇
어 앉혀서 두서너 시간 훈계를 하면 바뀔까요? 내 몸으로 낳은 자식도 바꾸지 못하는데 우
리 힘으로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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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 뿐입니다. 그것조차도 정말 힘듭니다. 자기 자신의
나쁜 습관을 바꿀 수 있을까요?
우리 부모, 또 주변의 친구, 주변의 지인 가운데 환골탈퇴 하듯이 바뀌는 사람을 본 적
이 있습니까? 사람이 바뀌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현재의 자기 자신을 만드는 것은 거의 3세 이전에 만들어 지는 것이 50%, 5세 이전에
만들어지는 것이 80%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자기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자기 자신
이 형성되어 버립니다. 어릴 때 부모와 자기의 관계, 또 형제와 자기의 관계 속에서 자기 자
신은 만들어집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자기 자신은 자기 자신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만들어진 것입니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왜 화를 잘 낼까요? 사실은 자기도 잘 모릅니
다. 사람을 잘 믿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왜 사람을 잘 믿지 못할까요? 부정
적인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왜 부정적이 되어버렸을까요? 불평 불만이 많은 사람이 있
습니다. 이 사람은 왜 이렇게 불평이 많고, 불만이 많을까요?
유전적인 영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의 양육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 있습니다. 또 어
릴 때 환경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람의 성격은 80% 이상이 5세 이전에 형성되어 버립니다.
자기가 자기를 전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자기 자신이 이미 만들어져 버린 것입니다. 똑 같은
조건에서 어떤 사람은 화를 내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화를 냅니다. 똑 같은 사람
을 놓고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의 선한 면을 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의 악한 면을
봅니다. 사물은 똑같습니다. 그런데 보는 사람에 따라서 그 사람의 긍정적인 면을 보고, 어
떤 사람은 부정적인 면을 봅니다. 똑 같은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세상의 따뜻한 면을 먼저
보는데 어떤 사람은 세상의 어두운 면을 먼저 봅니다. 이미 우리는 우리가 원하지 않은 가운
데 만들어져 버린 것입니다. 외부 세계를 자기에게 위험한 세계로 인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 외부 세계를 자기를 보호하는 세계로 인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대개는 부모의 양육태
도에서 비롯되는 것이 80% 이상입니다.
뒤집어서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우리도 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 당한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80% 이상의 나는 5세 이전의 부모와 관계,
5세 이전의 환경에 의해 이미 형성되어 버린 것입니다.
여수룬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손님을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손님으로 하여금
우리 물건을 사게 할 수는 없습니다. 손님이 스스로 선택해서 우리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우
리 자신을 바꾸는 것만이 유일하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더 좋은 물건을
더 싸게
더 빠르게
더 편리하게

이렇게 우리를 바꾸는 것만 우리가 할 수 있습니다. 손님을 억지로 데려다가 물건을 사


도록 할 수는 절대로 없는 것입니다.
사람과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사람이 날 좋아하도록, 내 맘에 들도록 만들 수는 없
습니다. 내가 바뀌어서, 저 사람이 나와 관계를 더 긴밀히 맺을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뿐입
니다.
이처럼 인생을 살아갈 때 참 중요한 것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구분하
는 지혜입니다. 이 단순한 사실을 모를 때, 우리는 끊임없이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고 애
를 쓰고, 바꿀 수 있는 것은 그대로 두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됩니다.
여러분은 회사 안 구성원과 맺고 있는 관계에 만족하십니까?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에게 만족하십니까?
여기에 대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왜냐면 우리 자신이 다 깨어져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붙잡혀서 때로
는 당연히 해야 할 것을 하지 않고, 때로는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합니다. 그것이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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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의 모습입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올바르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자기 자신에게 큰
유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에도 말씀 드렸다시피 이타적(利他的)인 사람이 훨
씬 더 지혜가 많고, 또 행복감을 강하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선택입니다. 사실 지금 여수룬 안에는 불편한 관계가 적지 않습니다. 여수룬 안
에서 불편한 것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고 하면 그것도 약간은 문제입니다. 감각이 너무 무딘
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편하다고 느끼는 분들은 될 수 있으면 다른 사람을 바꾸려고 하지말고, 스스로 어떻게
바뀌어야 할 지를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서 우리는 한 단계 성숙해
간다고 생각 합니다.
오늘은 각자가 무엇을 고쳐야 할 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나눔
은 서로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자기가 고치고 싶은 것 한 가지를 이야기하는 것에서 출발해
봅시다. 이야기하기 싫은 사람은 통과해도 좋습니다. 오늘 나눔 자리에서 들은 것은 그 자리
에 두십시오. 말을 옮기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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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여수룬에서 꼭 지켜야 할 일

2011. 07. 08. 금요일.

창업(創業)도 어렵지만 수성(守城)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여수룬은 구성원들의 헌신과 땀으로 지금 위험한 시기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자금 부족
현상이 부분적으로 해소 되었습니다. 간부들이 자기 역할을 잘 하고 있습니다. 새로 들어온
구성원들이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상품들이 속속 등록되고 있습니다. 그런 점
에서 여수룬은 창업기의 마무리 단계를 지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험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당장 숨이 넘어갈 상황은 벗어났습니다. 수성이라고 하기는 다소 섣부른
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창업 초창기는 확실히 벗어나고 있습니다.
정말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월급이 제 때 나오지 않던 기간이 9개 월 가량 되었
습니다. 내부의 갈등도 무척 심했습니다. 신상품 등록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어
려웠던 시기를 우리는 지나고 있습니다. 생존이 문제가 되던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해 우리 내부를 다질 필요가 있습니다.
‘일어섰을 때 넘어질 것을 생각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위기는 곧 기회일 수 있지만, 반
대도 성립이 됩니다. 평안한 가운데 위기의 씨앗이 싹틀 수 있습니다. 이것 역시 인생입니다.
되고 있는 것 같은 이때, 우리 내부를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직이 무너지는 것은 주로 내부 문제 때문입니다. 원인이 외부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훨씬 많은 경우는 내부 문제 때문입니다. 외부에 원인이 있어도 내부가 단단하면
비록 충격은 받아도 여간 해서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충격을 받아도 곧 회복하고 다시 원상
복귀 합니다. 그렇지만 내부가 허약하면 작은 충격에도 조직 전체가 무너져버립니다. 나라도
그렇고, 작은 조직도 그렇습니다. 외부 환경보다 내부의 분열이 조직 붕괴의 원인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여수룬은 내부 구성원들의 품성이 좋습니다. 작은 문제가 없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어
떤 조직의 구성원들보다 정직하고, 성실합니다. 그리고 헌신적이고 책임감이 강합니다. 또
진취적입니다. 지금의 여수룬 구성원들은 이미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현재 조직이 크게 안정된 것은 여수룬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정직하고 성실했기 때문입
니다.
빈 말이 아닙니다. 결과에는 원인이 있습니다. 여수룬이 이룬 현재의 안정은 한두 사람
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었습니다. 리더는 리더대로, 또 간부들은 간부들대로, 평조
직원은 평조직원 대로 그만큼 노력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모두 노력해서 이룬 안정
이므로 여수룬의 안정은 내부 분열로 무너질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주의
해야 합니다. 정말, 일어섰을 때 넘어질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심정으
로 우리 내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간사합니다. 어려웠을 때는 같이 할 수 있지만, 좋아지고 나면 같이 못하
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나는 안 그럴 거야’ 하고 말하는 순간 넘어질 수 있습니다. 사
람은 별로 믿을 수 있는 존재가 못 됩니다. 여러분만이 아닙니다. 저 자신이 그렇습니다. 아
침 다르고 저녁 다릅니다. 사람이 이 모양이기 때문에 안정되었다고 해도 불안정으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를 다져야 합니다. 돌아봐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잠시 주제를 바꾸어 내부의 규율 혹은 풍토를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여수룬을 운영하면서 저는 규율을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대체로 자율에 무게를
두고 운영합니다. 그렇지만 이제 조직이 30여 명을 넘었고, 또 창업기를 넘어가고 있기 때문
에 최소한의 규율은 말씀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생각이 건강합니다. 그리고 성실합니다. 지금 여수룬 구성원들을 놓
고 이야기한다면 굳이 규율을 이야기할 필요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규율을 이야기하는
1
것은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기 = 주마가편(走馬加鞭)’ 정도 입니다. 너무나 잘 하고 있기
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자는 정도의 의미 입니다. 굳이 의미를 붙인다면, 앞날을 대비해서
입니다. 여수룬은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들어올 것입니다. 앞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우리가 지금 만드는 풍토 속에서 살아갈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잘 하고 있
는 것을 조금 더 발전시키면, 우리도 풍요로워지지만 앞으로 들어올 사람들도 풍요로워질 것
입니다. 저는 여수룬이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면서도 서로 배려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회사도
더욱 발전하는 회사이기를 원합니다. 여수룬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이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돈에서 지금까지처럼 깨끗하게……


여수룬 구성원들은 정직 합니다. 특히 돈 문제에서 깨끗합니다. 이것은 참 귀한 자산입
니다. 사람들은 돈 때문에 무너집니다. 사람이 무너지는 원인의 90% 이상은 돈 아니면 남녀
관계 때문입니다. 돈 때문에 마음 상하고, 돈 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돈 때문에 살인도 저지
릅니다. 정말 돈은 잘 다루지 않으면 사람을 상하게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돈은 신이나 다
름 없습니다. 이 신이나 다름 없는 돈이 조직을 무너뜨립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돈을 쓸 때, 참 잘 절제 합니다. 회사 돈을 쓸 때도 조심스럽게 잘
운영해줍니다. 저는 이 귀한 흐름을 여수룬의 전통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여수룬을 운영하면서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실수에 대해 거의 책임을 묻지 않았습
니다. 클레임이 걸리면 저도 속이 쓰립니다. 눈을 번연히 뜨고 돈을 토해내는 것을 좋아할
CEO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돈도 부족한데 그런 클레임이 걸리면 정말 화가 납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저는 클레임이나 운영을 잘못해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습니
다. 이유는 그것이 실수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의도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의도하지 않은 실수는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초창기에 전단지를 잘못해
서 15만3천 엔짜리 클레임이 걸린 적이 있습니다. 초창기였기 때문에 정말 큰 금액이었습니
다. 이 잘못에 대해서도 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발송 수단을 잘못 선택해서, 혹은 발송을
잘못 해서 회사가 꽤 큰 금액의 손해를 입은 적도 있습니다. 이 잘못도 저는 책임을 묻지 않
았습니다. 역시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의도하지 않은 실수로 인한 손실은 앞으로도 될 수 있으면 입을 다물려고 합니다.
마음속에서 아무리 불이 나도 그것을 가지고 추궁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그것은 저도 저지
를 수 있는 잘못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부서에서 집행하는 돈, 혹은 간부들이 카드를 썼을 때, 거의 따지지 않습니다. 여
수룬 간부들이나 구성원들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매우 도덕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구성원들이 돈을 쓸 때는 당연히 잘 알아서 쓸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
기 때문에 따지지 않습니다. 가끔씩은 물어보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물어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돈과 전혀 상관 없는 일입니다만,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을 믿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도
그다지 따지지 않습니다. 물론 지각이 잦은 직원이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기껏해야 10분
입니다. 크게 문제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각을 안 하면 더 좋겠지만, 지각을 좀 한다
고 해서 그 직원이 게으르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몇몇 분들은 왜 지각하는 직원들
에게 제재를 가하지 않냐고 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고 합니다. 잘 한 직원
은 그 자체로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리지 않아도 부지런하고 일찍 오
는 직원은 그렇게 평가를 받습니다. 남의 말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따지지 않아도
알 사람은 다 압니다. 지각이 잦은 분들은 그 분들대로 서서히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그렇
기 때문에 저는 그런 것은 별로 따지고 싶지 않습니다.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자주 지각
하는 분들도 일이 많으면 반드시 자기 일을 마무리 하고 가던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이유는 스스로 알아서 잘 고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은 이제 점점 더 커집니다. 저는 지금부터 우리가 꼭 지켜야 할 것의 첫 번째를
깨끗한 재정 운영으로 하려고 합니다. 돈은 예민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돈은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 조직을 와해시킬 수도 있습니다. 여수룬은 이제 어떤 몇 사람의 회사가 아니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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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명의 삶의 터전이기 때문에 재정 운영에서 의도적 잘못이 있을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돈을 다룰 때는 초등학교 때 배운 상식을 지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금액이 크고 작
은 것을 떠나서 사적인 용도에 회사돈을 쓰지 않으면 됩니다. 그리고 거래처와 부정한 거래
를 하지 않으면 됩니다. 지금 평직원인 분들은 회사 카드를 쓸 일도 없으니 나하고 무슨 상
관 있겠느냐 할 지 모릅니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여수룬 간부직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여
수룬은 지금보다 더 빨리 발전합니다. 여러분이 곧 간부가 될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제가
지금 당장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한 말도 그런 의미입니다. 앞날을 대비해서 미리 말씀 드
리는 것입니다.
여수룬을 운영하면서 저 자신도 돈에 대해서는 비교적 엄격하게 대했습니다. 경영지원실
은 알 것입니다. 저는 개인 일에 법인 카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CEO니까 좀 써도 표
시가 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갑자기 지갑에 돈이 떨어지는 경우 외에는 개인 용도로
법인 카드를 쓰지 않습니다. 갑자기 돈이 떨어져 회사 카드를 썼을 때는 반납했습니다. 회사
를 위해서라기보다 저는 저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합니다. 꼭 추가로 돈이 필요하면 개인적
으로 잠시 빌리는 것으로 합니다. 그리고 갚습니다.
사실 저는 회사 돈을 좀 써도 됩니다. 회사를 처음 만들 때, 1년 가까이 운영비를 ㈜지
즐에서 댔습니다. ㈜지즐이 댄 돈은 제가 ㈜지즐의 주식을 포기한 대가로 받은 것입니다. 제
돈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돈은 회사 창업자금으로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CEO니까 급여를 많이 책정해두고 못 받은 것은 미지급 급여로 달아둘 수도 있
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저는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CEO로서 정해진 급여와 기록으로 남
는 운영비 외에는 용도불명의 돈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애당초 술을 마시지 않으니까 술값
을 쓸 일도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제가 회사 돈을 개인적으로 쓰는 순간, 조직
의 풍토가 엉망이 되기 때문입니다. 조직이 엉망이 될 뿐 아니라, 저 자신도 엉망이 됩니다.
풍토는 손으로 잡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면면히 조직 안에 흐릅니다.
저는 돈 문제를 엄격히 하기 위해 장부를 부서장들에게 전부 공개합니다. 사실 이 장부
는 공개 안 해도 상관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수룬이, 구성원 전체의 삶의 터전이기 때
문에 부서장들에게 재정을 공개합니다. 이제 재정은 구성원 전체에게 공개해도 상관 없을 정
도입니다. 물론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은지 나쁜지를 알 수 없어서 구성원 전체에게 공개
하는 것은 잠시 보류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회사 주식을 갖고 있습니다. 연말에는 배당금
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주식소유자로서 권리일 뿐, CEO로서 권리는 전혀
아닙니다. 저는 저 자신도 회사 돈에 대해서는 엄격 하려고 애를 씁니다. 말씀 드린 대로 ㈜
여수룬은 주주들, 그리고 구성원 모두의 삶의 터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구성원들에게 회사 돈을 쓸 때, 소신껏 쓰라고 권합니다. 회사를 위해, 혹은 구성
원들의 지원을 위해 팀장 혹은 부서장이 돈을 써야 하면 쓰라고 권합니다. 돈은 쓰라고 있습
니다. 쓸 돈은 써야 합니다.
다만 하나 부탁하고 싶은 것은 제가 장부를 부서장에게 공개하듯이 사용한 것을 투명하
게 하라는 것입니다. 정직하게 보고를 해달라는 것입니다. 손해를 낸 것은 문제 삼지 않습니
다만, 보고를 안 한 것은 문제가 됩니다. 구성원이면서 회사 돈을 안 쓰는 것은 결코 자랑이
아닙니다. 써야 할 돈을 적절히 쓰는 것이 자랑입니다. 적절히 쓰고 적절히 처리한다는 것은
재정 운영이나 지출을 투명하게 보고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돈 문제를 깨끗하게 잘 처리하는 것은 당장은 법인 카드를 쓰는 분들에게 주로 걸리는
문제이지만, 이것은 반드시 회사 전 구성원과 연결되는 문제이니만큼 지금 이 시점에서 말씀
을 드립니다.

남녀 문제는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회사에서 조심해야 할 또 한 가지 일은 남녀 문제입니다. 돈 문제에서 여수룬 구성원들
이 정직하고, 절제 있었던 것처럼, 남녀간 문제에서도 여수룬 구성원들은 상당히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남녀문제는 누구도 자신 있다고 말하면 안 됩니다. 수 많은 성직자들이 여기에
걸려서 넘어졌습니다. 또 유명한 정치인들도 여기에 걸려서 만신창이가 되는 것을 봅니다.

3
클린턴은 백화점 인턴 르윈스키와 스캔들을 일으켜 곤욕을 치렀습니다. 현재도 이탈리아 수
상 베를루스코니가 미성년자와 성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 전 총재 역시 성추문에 휩싸여 있습니다. 골프스타 타이거 우즈, 영국 축구
스타 긱스의 성추문도 빠질 수 없습니다. 가톨릭 신부, 불교 스님, 기독교 목사 모두 이 문
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성직자들은 성욕을 견디다 못해 생식기를 자르기까지 합니
다. 그래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목마름과 배고픔과 성욕은 기본 욕구입니다. 욕구는 에너지입니다. 에너지는 막으면 터
지게 되어 있습니다. 흘러내리는 강물을 댐으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댐으로 막을 때는 배수
구를 둬야 합니다. 막기만 하려고 하면 절대 막을 수 없습니다. 반드시 터집니다. 에너지인
성욕을 제대로 다루는 방법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해소를 하는 것입니다. 결혼이 정상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결혼을 했다고 해도 이 에너지를 잘 통제하는 것이 결
코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성욕은 쉽게 컨트롤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 문제는 곳
곳에서 발생합니다. 그리고 누구도 함부로 나는 그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
다. 항상 그렇지만 나는 괜찮다고 하는 그 사람에게 문제가 더 많이 생깁니다. 성 문제는 정
말 어렵습니다. 잘 다루지 않으면 안 됩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행히 여수룬은 이 문제에서 심각한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
던 것 같습니다. 제가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간부들이 대체로 회사안에서 음담패설을 하지
않고, 남녀 문제를 조심해서 다루기 때문에, 회사 내 분위기가 나쁜 편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조심하지 않으면 반드시 터집니다. 이 문제는 누구도 자신 있다고
말하면 안 됩니다. 이 문제를 잘못 다루면, 회사 안에서 적절하지 못한 남녀 관계가 발생하
고, 그로 인해 자칫하면 조직의 한 부서가 붕괴되고, 또 회사 분위기가 엉망이 되는 사태가
생깁니다. 사람을 다 내보내고 새로 뽑아야 하는 일도 생깁니다.
건전한 사귐은 장려되어야 합니다. 회사 안에서 교제도 굳이 막을 일은 아닙니다. 그렇
지만 건강해야 합니다. 대신 부적절한 관계나 무분별한 관계는 회사에서 문제가 됩니다.
이 문제를 조심하려면, 몇 가지 주의를 해야 합니다.
밤 늦게 남녀 직원들이 같이 술자리 가지는 것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술자리
는 별 탈 없이 끝납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꼭 기억하십시오. 사고는 단 한번만 일어납니다.
대형 사고는 일어나기 전까지는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고가 터지는 것은 단 한번입니다.
그렇지만 이 한번의 사고로 조직은 휘청거리게 됩니다.
재작년 무렵에 이런 일이 꽤 있었습니다. 밤 12시가 넘어서 유부남 직원이 미혼 여직원
을 불러낸다거나, 회사 회식 뒤에 대한극장 앞에서 유부남 직원이 미혼 여직원을 무릎에 앉
히고 히히덕 거린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회사가 제대로 운영될 리가 없습니다.
그 무렵 또 남녀 직원들이 회사에 보고도 하지 않고 1박2일 놀러 가는 계획을 세운 적
이 있었습니다. 저는 즉각 중단시켰습니다. 항의가 있었습니다. 사생활인데 왜 그러냐는 항
의였습니다. 제가 중단시켰는데도 사생활이라면서 강행했다면 저도 막을 수 없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저는 다른 이유를 들어서라도 그들을 내보냈을 것입니다. 유부남과 미혼인 여직원
이 회사에 보고하지 않고 따로 1박2일 여행 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었
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의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벌어집니다. 이런 일이 벌
어지면 조직은 한참 후유증을 앓게 됩니다.
노동법은 1년에 한 차례 이상 회사에서 성희롱 방지교육을 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작
년에 우리 회사에서는 자체적으로 성희롱 방지 교육을 했습니다. 올해도 해야 합니다. 성희
롱 방지교육을 하지 않으면 경영자가 처벌을 받습니다. 1년에 한번 이상이라고 규정한 것은
그만큼 회사 안에서 성희롱 혹은 성적 문제가 빈발한다는 뜻입니다.
서로 그런 환경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술 자리가 아니더라도 밤늦게까지 남녀 직원 단 둘만 사무실에 남아있는다거나 혹은 그
와 유사한 환경을 만드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녀가 둘만 사무실에 있게 될 경우는
사무실 문을 열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의심해서가 아닙니다. 사
람 마음을 컨트롤 하는 것보다 환경을 컨트롤 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입니다.

4
남녀 문제는 누구도 자신 있다고 얘기하면 안 되는 것인 만큼 서로 주의하는 수밖에 없
습니다. 성희롱 문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성희롱이라는 것을 알아야 해결되는 것이 아닙
니다. 직장 내 성희롱 문제는 상식을 지키지 않아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성희롱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법정에서 엄격히 따져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만, 대개는 상식을 지키면 예방할 수
있는 일입니다. 시시껄렁한 농담하고, 적당히 음담패설하고,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무분별하
게 가지고, 술에 만취해서 노래방 가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로 배려하고,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간부는 간부들대로, 평직원은 평직원 대로,
조직 구성원들이 성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사전에 서로 배제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어떤 문제나 마찬가지입니다만, 발생한 다음에 처벌하려고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
니다. 그리고 처벌 조항을 강하게 한다고 해서 방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 문제 역시
좋은 흐름을 강화해서 안 좋은 흐름이 준동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지금 여수룬에는 이런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그
렇지만 이 문제는 언제 어느 순간에 터질지 모르므로 평상시에 서로 존중하는 마음을 갖도
록 노력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나쁜 분위기가 발
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 합니다.

기타 몇 가지 문제
회사에서 굳이 규율을 소개할 필요는 없습니다.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때까지 배운 것
만 지키면 그것으로 충분할 지도 모릅니다. 양심에 거리낌이 있는 일을 안 하면 됩니다. 그
리고 그것을 우리 회사의 기풍으로 만들어 가면 됩니다.
회사와 합의한 경우를 제외하면 투잡은 하면 안 됩니다. 충분히 쉬는 것은 그 다음날 노
동을 위한 것입니다. 저녁에 개인사업을 하면서 낮에 회사 일에 충실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제
로입니다. 애당초 말이 안 됩니다. 당연히 하면 안 되는 일입니다.
회사 보안을 지키는 것도 기풍이 되어야 합니다. ‘장 담그는 법은 며느리도 모르게 한다’
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미입니다.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은 외부에 발설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무심코 흘리는 한 마디, 선의로 하는 한 마디로 여수룬 공동체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정보 유출은 범죄 행위입니다. 이것 역시 어디까지가 정보이고 어디까지가 단
순한 삶의 영역인지 구분되지도 않습니다. 그저 ‘적절히’ 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족
들에게 회사 이야기 안 한다는 것도 좀 웃깁니다. 그렇지만 역시 정보에 해당할 수 있는 깊
은 이야기는 피하는 것이 옳습니다. 하물며 가족도 그런데 잠재적 경쟁 상대 등에게 회사의
기밀과 보안을 누설하는 것은 적대행위입니다.
저는 구성원들에게 회사의 강점을 별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알면 전달하고 싶어하기 때
문입니다. 잘난 척 하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여수룬 안에는 엄청난 노하우가 있습니다. 여수룬 자체가 노하우 덩어리 입니다. 여러분
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것도 다른 사람이 들으면 입이 벌어집니다. 여수룬 구성원은 엄
청난 노하우 집적처(集積處)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어
쩌면 다 회사 기밀입니다. 말을 주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저는 기밀들이 다 흘러나가도 타격을 받지 않을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저의 몫입니다. 여러분께서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이 정도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서로 주의했으면


하는 일들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 드린 것을 나누어도 좋습니다.
아니면 이와 관련해서 생각한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것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
으면 합니다.(*)

5
[전언(傳言)]

경청, 공감, 기다림

2011. 07. 15. 금요일.

화가 난 고객이 있습니다. 요즈음 직장인들은 이런 고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압


니다. 신입 직원들조차도 잘 압니다. 특히 고객지원팀에 지원하는 입사지원자들은 너무 잘
압니다.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많이 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우리 자신이 백화점이
나 할인마트 등에서 직접 체험학습을 많이 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화가 난 고객을 상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들어주기 입니다. 그것도 그저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잘 들어주기=경청(敬聽)해주기’ 입니다. 들어주기와 잘 들어주기는 다릅니다.
들어주기는 그냥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 것처럼 듣는 것입니다. 잘 들어주기는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한 전 단계의 위치에서 들어주는 것입니다. 집중해서 들어주는 것입니다. 화가 난 고
객에게 첫 번째 취해야 하는 태도는 바로 경청입니다. 잘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잘 들어주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우선은 그 사람의 의견을 정확하게 파
악하는 것입니다. 그보다 한 단계 높은 것은 그 사람의 감정을 받아주기 입니다. 또 한 단계
높은 것은 그 사람이 말하려고 하지만 자기도 잘 모르는 것을 파악하면서 들어주기 입니다.
세 번째 듣기 방법은 ‘맥락(脈絡)듣기’라고 합니다.
들어주기가 끝난 뒤에야 비로소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로 나아갑니다.
잘 듣는 방법에도 요령이 있습니다. 공부를 잘 하려면 그저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 아닙
니다. 공부를 잘 하려면 공부를 잘 하는 방법을 찾아서 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잘 들으려
면 잘 듣는 방법을 따라서 해야 합니다. 잘 듣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말 따라 하기’입니
다.
‘무슨 물건이 이 따위인가요?’
‘아 물건에 문제가 있었다는 거군요’
‘인쇄물에 점 같은 게 있잖아요’
‘아, 인쇄물에 점 같은 게 있다는 거죠?’
‘매수도 부족하고’
‘매수까지 부족했군요’
따지지 말고 그냥 고객의 말을 따라 합니다. 아주 단순합니다. 이것만으로도 고객이 화
를 누그러뜨리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물론 놀린다거나 비꼬는 것처럼 하면 절대 안 되는
일입니다. 고객이 어떤 상황인지를 본인도 계속 확인을 하는 과정입니다. 그럼으로써 고객으
로 하여금 이쪽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애쓴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입니다. 그리
고 본인도 무엇보다 먼저 상황 자체를 제대로 파악해나가는 것입니다.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듣기 다음 단계는 공감(共感)하기 입니다. 상대의 감정을 받
아들이는 것입니다.
‘당장 내일 손님에게 줘야 하는데 물건이 이 모양이니 짜증나 죽겠어요’
‘정말 짜증 나시겠어요.’
짜증난다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입니다. 화가 난다는 고객에게는 화가 난 고
객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입니다.
공감(共感)하는 것만으로도 고객의 화를 반 이상 누그러뜨릴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능력 있는 고객응대자는 손님이 흥분하거나 혹은 잘 몰라서 제대로 표현하
지 못한 것까지 찾아서 문제점을 파악해냅니다. 즉 손님 말의 맥락을 잘 읽어서 문제를 파악
해내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하는 것이 대안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제가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되겠습니까?’ 하고 고객에게 묻고, 고객
으로 하여금 선택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당장 환불해주세요’
1
‘네, 환불해달라는 말씀이시죠? 네, 알겠습니다. 환불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또 뭘 도와
드릴까요?’
화가 난 고객에게는 대체로 ‘경청-공감-문제해결’ 순서로 대처합니다.
이 고객응대법은 사실 인간관계론이 아주 잘 적용된 케이스입니다. 이 고객응대법을 제
대로 이해하고 이 방법을 배우자, 가족, 직장 동료에게 적용하면, 인간 관계에서 생길 수 있
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경청(敬聽)하기
얼굴도 한번 안 본 고객이 하는 말을 우리는 잘 듣습니다. 정말 어떤 때는 말도 안 되고,
터무니 없는 주장도 끈기를 가지고 들어줍니다. 그리고 정말 바보가 아닌 이상, 고객이 하는
말을 중간에 자르고 들어가는 경우는 없습니다. 회사는 고객응대 담당들에게 절대로 고객의
말을 반박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것은 철칙입니다. 고객의 주장을 절대로 반박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것을 가지고 돈벌이 때문이라고 해석하면 참 천박해집니다. 고객응대법을 통해서 이런
원칙을 확립한 것은, 이 방법이야말로 화가 난 고객을 달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적대 고객을 우호 고객으로 만드는 수단이라
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인 기준입니다. 한 사람이 죽었을 때 장례식에 오는 평균 문상객은 대략 260명 가
량이라고 합니다. 평범한 시민 한 사람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위가 그 정도일 수 있습니
다. 물론 오피니언 리더는 전혀 다르겠지만요. 마케팅 기법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취급하는
것은 입소문입니다. 소비자 구매 결정에 가장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 역시 바로 입소문
입니다. 아는 사람의 권유는 초강력 구매 결정 촉진제입니다. 보통 사람 한 명도 최소한 260
여 명에게는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만 고객 한 사람을 우호 고객으로
바꾸는 것은 바로 그 한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가치는 매우 높
은 것입니다.
이러한 것은 우리가 이론적으로 분석하지 않고도 아주 잘 압니다. 이미 주워들은 것이
너무 많고, 실생활에서 너무 많이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가 막힌 일은 직장 동료와 말할 때는 전혀 이 원리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사실
입니다. 고객은 솔직히 말해서 나 개인과 그다지 친하지 않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내가
회사를 그만두면 다시 볼 사람도 아닙니다. 고객이 불만을 터뜨린다고 해도 솔직히 회사가
타격을 입지 개인에게 그렇게 직접 손해를 끼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런 고객이 하
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 터무니 없는 이야기도 끈기를 갖고 들어줍니다. 또 그렇게 하는 것
이 옳다는 것을 배워서 압니다. 또 너무너무 잘 적용합니다.
그런데 하루 아홉 시간, 열 시간 얼굴을 보고 살고, 또 생활 터전을 같이 일구는 동료와
대화할 때는 전혀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당연한 일일까요? 하긴 직장 동료보다 더 중요한
가족, 그리고 배우자에게는 직장 동료에게 하는 것보다 더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을 보면
이것 역시 사람이 어쩌지 못하는 경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고객이야 한번만 참고 지
나면 그만이지만, 직장 동료나 가족, 배우자와는 늘 부딪혀야 하기 때문에 더 힘든지도 모르
겠습니다. 그렇지만, 고객을 상대로 한 원리를 직장 동료와 가족에게 적용하는데 조금이라도
성공하면 확실히 관계는 큰 폭으로 개선될 수 있습니다.
직장 동료나 부하와 관계에서는 경청 자체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대충 듣
기, 말 자르기, 끼어들기, 반박하기, 심지어는 면박주기, 자기 주장 내세우기 등등 고객에게
는 절대 하지 않는 일을 서슴없이 하는 경우를 아주 자주 봅니다. 더 나아가서는 훈계하기,
가르치기 등등 정말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아주 쉽게 합니다.
우리는 지금 매주 금요일마다 나눔을 합니다. 여수룬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입니다. 나눔
을 할 때는 나눔 가이드 라인을 읽습니다. 나눔 가이드 라인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끼
어드는 말이나 충고는 허락되지 않습니다’. 이 구절은 정말 중요합니다. 끼어들지 말라는 것
입니다. 충고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왜 입니까? 끼어들기와 충고가 상황을 진전시키기 보
다 악화시키기 때문입니다. 나눔에 대해 어떤 분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나눔을 좋

2
아하는 이유는 3분 동안, 혹은 5분 동안 아무도 내가 하는 말을 방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큰 무게를 담은 말은 아닐 수 있지만, 그래도 중요한 의미가 담겨있지 않나요? 정말
우리는 직장 생활하면서 너무나 많은 반박을 당하고, 너무나 많은 충고를 듣고 삽니다.
저는 이 회사 CEO입니다. 그리고 여수룬이 하는 ‘인터넷을 이용해서 다른 나라 고객에
게 직판’하는 비즈니스 분야에서 만큼은 우리 회사 뿐 아니라 우리 나라 전체에서도 대체로
최고 수준입니다. 그런 저조차도 회사에서 반박을 받고, 충고를 듣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물론 저는 그렇게 강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지도 않고, 내 의견을 강요하지 않으려고 하고,
또 의견을 많이 들으려고 하기 때문에 그런 반박과 충고를 스스로 원하기 때문이기도 합니
다. 그렇지만 놀라운 것은 저의 이야기조차 제대로 집중해서 듣지 않는 경우를 참 많이 본다
는 사실입니다. 그래도 CEO입니다. 그래도 이 분야에서는 권위자입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제가 경험이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도 제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지 못하는 경우를 참 많이 봅
니다. 제가 이야기를 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연구하기 보다 일단 자기가 설정한
틀 안에 제 이야기를 가지고 들어가서 재단을 해버립니다. 그리고 안 되는 이유를 나열하기
시작합니다. 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경청이 안 됩니다. 경청이 안 되면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안 됩니다. 커뮤니케이
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잘 듣기 입니다. 듣기만 잘 해도 최고의 대화 상대자가 될 수 있습
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카네기는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해주었습니다. 어느 날, 카
네기가 파티에서 식물학자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질문을 했습니다. 화초를 잘 키우는 법을
물었습니다. 학자가 대답했습니다. 카네기가 응답했습니다. 학자는 계속 이야기합니다. 카네
기는 아무 것도 모르는 분야이므로 계속 추임새만 넣었습니다. 두어 시간 그런 대화를 했습
니다. 헤어지고 나서 학자는 다른 사람에게, ‘카네기가 지식이 풍부하고 교양이 많은 멋진 신
사’라고 칭찬했다고 합니다. 사실 카네기는 식물 분야는 전혀 몰랐기 때문에 몇 가지 질문을
했고, 응답만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학자는 카네기가 지식이 풍부하다고까지 칭찬을 했습
니다.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카네기가 들어줬기 때문입니다.
끈기 있게 들어주는 것, 심지어는 터무니 없는 말도 끈기를 가지고 들어주는 것, 여기서
경청이 시작되고, 인간 관계가 시작됩니다. ‘끼어들기나 충고는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냥 끈
기를 가지고 집중해서 들어주는 데서 인간 관계는 시작됩니다.

공감(共感)하기
들어줄 수 있으려면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감이 무엇입니까? 감정을 같이 한다는
뜻입니다. 감정을 같이 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준다는 것입니다.
훌륭한 아버지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분에게는 초등학교 4학년 딸이 있었습니다. 그 딸
이 초등학교 4학년인데도 오줌을 싸버렸습니다. 그 분은 어떻게 했을까요? 그 분은 오줌싼
딸을 붙잡고, 자기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오줌을 싼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아이가 어떻게 되
었을까요? 죄의식에서 즉시로 해방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는 압니다. 초등학교 4학년이나
되면 오줌을 싸면 안 된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부끄럽고, 창피하고, 놀림을 당할까 봐 두
려워합니다. 그리고 혹시 야단 맞지나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그런데 아빠가 놀리지도 않고,
야단도 치지 않고, 자기도 그랬다고 고백을 합니다. 아이는 ‘아! 누구나 실수할 수 있구나!’
하고 안심합니다. 그리고 아빠가 자기를 보호한다는 확신을 가지면서 마음이 평안해 집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당장 오줌을 안 싸는 것이 아닙니다.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훼손되지 않는
것이 훨씬 가치 있고 중요한 일입니다.
저도 이것을 적용한 적이 있습니다. 작년에 아이가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갔습니다. 1년
을 미국 가정에 홈스테이를 했습니다. 당연히 외로웠겠지요. 한밤중에 제게 전화를 합니다.
‘아빠! 외로워’ 저는 그 때 이 원리를 적용했습니다. ‘그래? 힘들겠지. 외롭기도 할 거다. 아
빠도 안다. 아빠도 할머니 떠나서 큰 어머니 집에 살 때 힘들어도 힘들다는 말도 못하고, 또
울고 싶어도 울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정말 힘들더라. 큰 어머니 밑에서도 힘들었는데 너는
얼마나 힘들겠냐? 너 마음 안다’고 이야기해줬습니다. 그런 과정을 참 많이 겪었는데, 아이
는 그 때 공감 받았던 것을 확실히 지금도 가지고 있습니다.

3
요즈음 청소년 부모는 아이가 게임 하는 것 때문에 참 많이 다툽니다. 그런데 아이가 게
임 하는 것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뜻밖에도 같이 게임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부모도
같이 참여해서 게임을 하는 것. 동류(同類)가 되는 것이 아이로 하여금 게임 중독에 빠지지
않게 만드는 첫 단계라고 합니다. 결국 공감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주는 것이라고 여
겨집니다.
끈기를 갖고 경청하는 것도 어렵지만, 이 공감도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요령을 아는 사
람도 많지 않습니다. 사람은 그냥 공감 받고 싶을 때가 참 많습니다. 꼭 도움을 달라는 말이
아닙니다. 이해해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내 마음을 이해나 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다가 물을 끼얹는 말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일 정말 힘들어
안 힘든 사람 누가 있냐? 다 그렇지.
(그냥 한 말이야 제발 충고 좀 하지 말아라)

물건이 왜 아직 안 팔리지?
올린 지 얼마 되었다고 그러세요.
(나도 안다. 아직 때가 안 된 것 나도 알아.)

그 친구 잘 배우고 있나요?
벌써 알겠어요? 좀 지나봐야 알지.
(그렇겠지. 좀 지나봐야 알겠지? 나는 어떻게 물어봐야 하나?)

부장, 정말 죽여버리고 싶어. 개XX.


그보다 더한 놈도 많아. 그냥 참아.
(더 한 놈도 많겠지. 그렇지만 그 놈들은 내 눈에 안 보이는 놈들이고, 부장은 내 눈앞
에 있고, 당장 내일도 봐야 하는 놈이라구.)

공감 나누기 교과서에는 죽여 버리고 싶은 마음, 혹은 죽고 싶은 마음 조차도 있는 그대


로 받아들이라고 가르칩니다.
‘엄마, 정말 죽고 싶어’
‘그런 말하면 못써’

공감 교과서에는 빵점 짜리 응대라고 나옵니다. 그런 말 하면 안 되는 것은 애도 압니다.


그만큼 힘들구나 하고 받아주면 되는데 굳이 아는 척 하고 그런 말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겁니다. 차라리 말을 안 하는 것이 애에게는 더 낫습니다.
이런 경우는 비일비재(非一非再)합니다. 비일비재 정도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대화는 감정을 받아들이기보다 감정무시, 감정거부, 훈계, 충고로 점철됩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인간 행동론에서는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의 70% 이상
이 감정 때문이라고 합니다. 감정 때문에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화
가 나서, 우울해서, 불쾌해서, 기뻐서, 슬퍼서, 즐거워서 뜻밖의 결정을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중요한 협상은 꼭 좋은 분위기 식당에서 합니다. 배가 부르고 기분이 좋아지면 협
상이 잘 진척되기 때문입니다. 긴장이 필요한 협상을 할 때는 상대가 주는 물과 커피조차 거
부하고 협상부터 합니다. 다 분위기에 지배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다음 단계입니다. 끈기를 가지고
잘 들어주는 것과 공감하는 것은 같이 가는 과정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고객응대에서 아주 잘 하고 있습니다. 화가 난 고객이 하는 말을 끈기 있
게 듣고, 또 화가 난 감정을 우리는 받아줍니다. 공감하는 과정입니다. 고객 응대에서는 참
잘 하는데 직장 동료들에게도 잘 할까요?

4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기다리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경청과 공감 다음 과정입니다. 어떤 면에서든 문제 해결은
경청과 공감 다음입니다. 여기에 아주 중요한 원리가 하나 담겨 있습니다. 문제 해결은 스스
로 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가르치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훈계하기를 좋아합니다. 충고하기를 좋아합니
다. 또 반박합니다. 반대의견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자기 이야기 하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바
보들입니다. 자기 아는 것을 열심히 이야기하면 이미 다 아는 것을 복습하는 것이니까 새로
얻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물론 정리는 좀 되겠지만요. 그렇지만 듣는 사람은 가만히 듣고
만 있어도 새로운 지식이 차곡차곡 쌓입니다.
사람들은 반대의견을 내면 똑똑한 줄 압니다. ‘그건 그렇지 않아요.’, ‘안 그렇던데.’, ‘아
닌데.’ 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심지어는 비판적 검토를 자기 의무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정신은 참 좋습니다만, 항상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자
기나 제대로 살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것 역시도 교만한
마음인지 모릅니다.
저는 휴대폰 바탕화면에 ‘질문하기, 인재제일’ 이렇게 써가지고 다녔습니다. 저는 집안
행사에서 조카들 만나도 제 얘기를 거의 안 합니다. 그래서 나이 든 조카들조차 제가 하는
일을 어렴풋이만 알 뿐 잘 모릅니다. 이 녀석들조차 지 이야기하기 바쁘지 다른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조카들 만나면 계속 질문을 합니다. 가장 간단하게는 회사 뭐 타고
가니?, 몇 시간 걸리니? 점심은 주로 뭘 먹니? 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저는 조카들 만나면
정말 그 아이가 어떻게 사는지 알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질문을 많이 합니다. 영업을 잘
한다는 조카에게는 영업 어떻게 하면 잘 하니? 하고 질문을 계속 합니다.
조카들은 저를 참 좋아합니다. 다른 어른들 하고 있으면 조금 있다가 슬그머니 일어서서
자기들 방으로 도망갑니다. 뻔합니다. 충고하고, 훈계하고, 아이들 삶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자기 자랑하기 바쁘기 때문입니다. 충고도, 훈계도 결국은 자기 잘났다는 말 외에 무슨 다른
이야기이겠습니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어른 눈높이에 맞추니까 지겨워지는 것
입니다. 직장 다니는 30대 조카들조차 도망갑니다. 어른들이 질문하는 이유는 아이들을 진정
으로 이해하려는 것보다 훈계할 거리, 잘난 척 할 거리를 찾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조카들에게 질문을 하고 들어보면 의외로 배울 게 많습니다.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
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계가 좋아지는 것입니다. 조카들도 말 시키면 정말 말 잘
합니다. 신나서 말합니다. 자랑하고 싶어서 안달입니다. 다 들어주면 됩니다. 그러면 나는 입
도 안 아프고 점수는 왕창 땁니다.
제 친구들을 만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부 자기 이야기를 합니다. 남의 이야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이해해서 지식을 넓히려는 경우보다 자기 이야기하기에 급급합니다. 이런 상
태에서는 경청과 공감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저는 반대를 택합니다. 계속 질문하고,
이야기하게 합니다. 친구 녀석들 역시 오늘 너 잘 만났다는 식으로 주절주절 이야기합니다.
자랑하기 바쁩니다. 물론 저는 그 말 속에서 소중한 가르침을 얻으면 됩니다.
사람들은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하고, 배우기보다 가르치기를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진짜 중요한 것은 들어줌으로써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르치려는 마음이 앞
서서는 잘 안 통합니다. 모든 사람 마음 속에는 ‘자기’가 가득 차 있습니다. 가르치려고 하면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상대편의 그 잘난 ‘자기’가 튀어 나옵니다. 그러므로 가르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듣는 과정 혹은 본을 보이는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 깨우치는 수밖에 없
는 것입니다. 가르치는 것이 안 되는 만큼 충고도 사실은 소용이 없습니다.
반박하는 것은 무조건 손해 보는 짓입니다. 저는 좀 어처구니 없는 의견이고, 내가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 것도 될 수 있으면 그냥 반박하지 않고 놔둡니다. 놔두고 시간이 지나면
그 의견은 저절로 사라집니다.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은 사라지는 경우
가 많습니다.
나눔 가이드 라인에 ‘충고는 허락되지 않습니다’는 구절이 들어있는 이유입니다. 충고한
다고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충고가 허락되지 않는데, 가르침은 허락이 되겠습니까? 그
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시간이 지나고 때가 되어서 스스로 깨닫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5
없는 것 아닐까요?
어차피 깨우쳐줄 수 없고, 가르쳐줄 수 없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겠습니
까? 관계나 잘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끈기를 갖고 듣고, 공감해주는 방법밖에
없는 것입니다.
가르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꼭 가르치기 좋아하는 사람만
이 아니고, 보통 사람들이 아주 쉽게 하는 실수가 고통에 빠진 사람을 대할 때입니다. 사업
에 실패한 경우, 혹은 큰 병이 든 경우도 그렇고 작게는 실연에 빠진 친구를 대할 때도 마찬
가지입니다. 이 때 흔히 하는 실수가 충고하기입니다. ‘괜찮아. 다시 시작하면 돼.’ 마치 공감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상대는 그런 충고를 받거나 가르침을 받을 형편이 못 됩니
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 말 없이 그냥 옆에 있어주는 것입니다. 제발 말 좀 그만
하고, 가만히 옆에만 있어주는 것입니다. ‘울지마.’ 이런 것도 다 쓸데 없는 행동입니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밥 먹어.’ 참 어리석은 짓입니다. 그냥 가만히 있어주는 것이 도와주는 것
입니다. 힘들어할 때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옆에 있어주는 사람, 이 사람이 꼭 필요한 사
람입니다. 충고, 지시, 훈계가 오히려 관계를 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그 마음을 이해
해주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반은 해결이 됩니다.
고객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바로 충고와 가르치기 입니다. 사람들은 고객에게
는 정말 잘 합니다. 고객에게 당신이 틀렸다고 이야기하는 직원은 제 정신이 아닌 직원입니
다. 진짜 유능한 직원은 고객 스스로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직원입니다. 고객이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그냥 그대로 두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원리는 직원들끼리도 적용이 되어야
합니다.
틀린 것을 깨우쳐주면 사람들은 좋아할까요? 틀린 것을 깨우쳐줬을 때 고맙다고 말하는
사람은 성인군자입니다. 틀린 것을 깨우쳐주었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을 저는 진심으
로 존경합니다. 그 사람은 이미 된사람 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틀렸다는 것을 깨우쳐주면
자존심 상해하고 고까워합니다. 나는 쿨하다고 하는 사람조차 자기가 부족한 것을 인정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과정은 결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감을 가로막는 교만함


말씀 드렸던 대로 저는 32세~35세 무렵 책을 두 권 썼습니다. 24세에도 한 권을 썼습니
다. 24세 때 쓴 책은 내 주장이 거의 들어가지 않은 것이므로 별로 생각할 게 없습니다. 32
세~35세 때 쓴 책은 첫 권이 7,500부 가량, 둘째 권은 2천 5백 부 가량 팔렸습니다. 이 책
들은 정말 다른 책 베끼지 않고, 나 스스로 생각하고 정리한 책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정통
사회과학 서적을 출판할 경우 초판은 2천 부 혹은 많아야 3천 부 찍습니다. 그런데 두 권을
합쳐서 1만 부 가량을 팔았다면 대단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책 내용 중에는 아직
도 쓸모 있는 대목이 꽤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책 때문에 내 삶에 족쇄가 채워진 느낌
을 받고, 어떤 면에서는 죄의식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책들은 모두 진보 정치 운동의 방
향을 쓴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전혀 그 방면과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저번에도 말
했지만, 그 책을 읽고 진보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도 있는데 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한 말을 전혀 책임지지도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생각을 하
면 가끔 고통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 인생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지만, 잘난 척 하
고 한 말을 스스로도 지키지 못하는 것은 괴로운 일입니다.
저는 그 이후 의견을 강하게 내세우는 것은 피합니다. 물론 CEO기 때문에 강력하게 밀
고 나가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수룬을 창립한 것은 제 판단을 믿고 밀은 것입
니다. 최근에 한 것 가운데는 전단지 판매를 강하게 민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해야
할 때는 합니다만, 대체로는 늘 조심스럽습니다.
제 30~40대의 경험 때문에 저는 제 주장을 강하게 펴는 것을 될 수 있으면 피합니다.
그리고 상대편 의견을 일단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혹시 제가 여전히 주장을 강하게 펴고, 다
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는 모습이 보인다면 그것은 제 본바탕의 나쁜 습관이 아직까
지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충고와 훈계는 스스로 자기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합니

6
다. 혹은 상대편을 한 수 아래로 보기 때문에 쉽게 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내가 상대
방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행동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 불완전할 뿐 아니라 그
다지 성공한 사람은 못 됩니다. 진짜 성공했다면, 지금 이 시간에 여수룬에 있지 않을 가능
성이 매우 큽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별로 잘난 게 없는 사람입니
다. 우리는 별로 잘난 것도 없는데 여전히 충고하고, 훈계합니다. 혹은 다른 사람 의견을 잘
듣지 못하고 반박부터 합니다. 다 스스로 잘났다고 여기는 마음이 의식 저 밑바닥에 깔려있
기 때문 아닐까요?
고객을 대할 때 우리는 교만함을 갖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겸손한 마음을 가집니다. 고
객이 황당한 주장을 할 때조차도 그 주장의 저변에 깔려있는 의견을 들으려는 맥락듣기를
하기까지 합니다. 고객의 주장 속에 있는 좋은 의견을 듣기 위해서입니다.
이 마음입니다. 우리가 고객보다 소중한 직장 동료, 그리고 가족에게 가져야 하는 마음
은 바로 이 마음입니다.
내 의견을 주장하지 않고, 설사 상대가 틀렸더라도 스스로 깨우칠 때까지 기다리는 마음
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성장하는 것은 바로 내가 옳다고 해도 밀고 나가는 것을 주저하고,
상대가 틀렸더라도 스스로 깨우칠 때까지 기다리는 과정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말을 참 잘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상대방을 이해하는 인간관계론에서는 더 그렇습
니다. 그저께 딸 뺨을 대여섯 차례 때렸습니다. 딸은 아직 저하고 말도 안 합니다. 경청하고,
공감하고, 깨달을 때까지 기다리고,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저의 현실입니다. 어디
까지가 경계인지 정말 모를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모른다는 것 역시 제 한계입니다.
다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도 고객보다는 직장 동료가 더 소중한 사람입니다. 직장 동료보다는 자식이 더 소중
합니다. 자식보다는 배우자가 더 소중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더 소중한 사람에게 덜 소중한
사람에게 하는 것보다 더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깊이 생각해볼 일입니다.

CEO전언을 다시 시작하면서 회사 업무 얘기는 별로 안 하고, 늘 하던 이야기만 되풀이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저도 업무 얘기를 너무너무 하고 싶습니다. 할 얘기가 너무 많습
니다. 그런데 그냥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
하기 때문입니다. 그 기본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존 직원은 늘 듣던 이야기입니
다. 물론 듣기는 하지만 잘 하지는 못합니다. 저도 잘 하지 못하니까요.
여수룬 정도 되는 회사는 세상에 널려 있습니다. 이 정도 되는 회사는 큰 바람이 불면
하루 아침에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큰 바람이 불 때 회사를 지탱할 수 있는 힘은 단결과 단
합입니다. 단결과 단합은 내부의 인간관계가 원만해질 때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
니다. 그래서 저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고, 또 당분간 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경청-공감-기다리기가 잘 되시는지요.(*)

7
[전언(傳言)]

육성 그리고 성장

2011. 07. 22. 금요일.

지금 여수룬은 우리가 막연하게 느끼는 것보다는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수룬 매출의 추이>

전월대비 전년동월
매출 전월대비 전년동월대비
증가액 대비증가액
2010 1 13,962,967 212,036 101.5% 5,554,511 166.1%
2 15,450,200 1,487,233 110.7% 7,206,932 187.4%
3 19,091,300 3,641,100 123.6% 7,839,657 169.7%
4 18,983,663 -107,637 99.4% 5,717,182 143.1%
5 18,059,458 -924,205 95.1% 8,738,121 193.7%
6 19,821,018 1,761,560 109.8% 6,492,569 148.7%
7 19,991,740 170,722 100.9% 7,715,866 162.9%
8 18,219,952 -1,771,788 91.1% 5,239,547 140.4%
9 20,255,188 2,035,236 111.2% 4,067,782 125.1%
10 21,636,556 1,381,368 106.8% 4,383,246 125.4%
11 22,810,055 1,173,499 105.4% 7,609,652 150.1%
12 21,112,439 -1,697,616 92.6% 7,361,508 153.5%
2011 1 20,159,612 -952,827 95.5% 6,196,645 144.4%
2 22,278,163 2,118,551 110.5% 6,827,963 144.2%
3 24,670,842 2,392,679 110.7% 5,579,542 129.2%
4 27,536,603 2,865,761 111.6% 8,552,940 145.1%
5 25,866,697 -1,669,906 93.9% 7,807,239 143.2%
6 29,341,101 3,474,404 113.4% 9,520,083 148.0%
7 31,497,037 2,155,936 107.3% 11,505,297 157.6%

이 매출표에서 저는 왼쪽에서 여섯 번째 항, 즉 전년동월대비증가액(前年同月對比增加額)


을 중요하게 봅니다. 2010년 전년동월대비 평균증가액은 6,493,881엔입니다. 그런데 올해
전년동월대비 평균증가액은 7,998,530엔입니다. 작년에 비해 올해의 증가폭이 현저히 넓어
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2011년 6월과 7월은 유달리 증가 폭이 넓습니다. 올해 6월과 7월만 따지면
전년도 동월 대비 평균 증가액은 10,028,393엔입니다. 매출증가세가 뚜렷해졌다는 표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 비해 올해의 매출증가를 이끌고 있는 원동력은 현수막입니다.

명함사업
스티커사업 전단사업 봉투 현수막 합
소계
201
5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4,615,800 1,598,690 9,837,908 247,470 16,299,868
0
기여율 28.32% 9.81% 60.36% 1.52% 100.00%
6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5,235,000 2,056,120 10,250,652 318,100 17,859,872
기여율 29.31% 11.51% 57.39% 1.78% 100.00%
7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5,695,080 1,803,040 9,974,436 467,300 17,939,856

1
기여율 31.75% 10.05% 55.60% 2.60% 100.00%
201
5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6,469,100 1,974,230 11,540,600 3,069,343 23,053,273
1
기여율 28.06% 8.56% 46.57% 13.31% 100.00%

6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7,342,390 2,713,870 12,988,640 3,105,461 26,150,361
기여율 28.08% 10.38% 49.67% 11.88% 100.00%
7 월 목표매출(송료,
7월
수수료제외) 7,342,390 2,713,870 13,186,840 700,000 3,105,461 27,048,561
목표기여율 27.15% 10.03% 48.75% 2.59% 11.48% 100.00%
해당일까지 달성했어야
4,439,209 1,640,806 7,972,763 423,220 1,877,562 16,353,560
할 매출
기록 시점 매출 4,995,970 1,871,120 7,792,826 79,900 2,400,172 17,139,988
오늘 매출 12,250 30,810 3,700 5,720 48,780
19 화 해당일까지 달성한 매출 4,983,720 1,871,120 7,762,016 76,200 2,394,452 17,091,208
기 60.46
해당일 기준 기여율 29.16% 10.95% 45.42% 0.45% 14.01% 100.00%
준 %
월 최종 추정 매출 8,243,004 3,094,806 12,838,267 126,034 3,960,390 28,268,621
해당일 기준 -
544,511 230,314 -210,747 516,890 737,648
목표대비과부족금 347,020

이 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전체 매출에서 현수막의 기여율이 엄청나게 높아졌습니다.


현수막은 작년 5월과 6월, 7월 평균기여율은 1.97%입니다. 그런데 올해 5월, 6월, 7월 평균
기여율은 13.13%입니다. 무려 11.16%나 증가했습니다. 전단의 기여율 역시 매우 높아졌습
니다. 숫자로만 보면 전단의 기여율은 작년 같은 해에 비해 더 커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
만 현수막이 10% 이상 기여율을 앗아간 상황에서 전단이 기여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전단이 선전을 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스티커의 약진도 놀라운 것입니다. 스
티커 역시 현수막이 약진하는데도 불구하고 기여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여율면에서 가장
줄어든 것은 명함 분야입니다. 명함은 작년 대비 평균 10.57% 기여율이 낮아졌습니다.
매출의 추이와 사업부별 매출 구성 현황을 보면서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
다. 저는 이 두 표를 보면서 신상품 등록이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봅니다. 전단은 물론 신상
품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전단의 경우 올해 3월에 신규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가격을 정
비하고 아이템을 늘렸습니다. 그런 면에서 현수막과 전단은 사실상 새로 출시한 상품입니다.
그렇다면 스티커의 약진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해석이 약간 어렵습니다. 마그네틱 스티커의
등록과 혹은 강접, 유포스티커를 신상품처럼 개선했기 때문일까요? 저는 이 이유는 잘 모르
겠습니다.스티커의 약진을 해석하는 것은 약간 별개로 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전체
로 봐서 현수막과 전단이라는 신상품 등록의 위력은 매우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명함이 기여율 면에서 퇴보하고 있는 것은 기여율이라는 개념이 상대적 개념이라는 점
도 분명히 있습니다만 또 한편으로는 명함 아이템 발굴을 할 수 없었던 것, 즉 명함 관련 신
상품 등록이 활발하지 못했던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와 관련해서 개발실의 헌신과 신상품을 등록하는데 애쓴 분들의 노력은 기억될 필요
가 있습니다. 물론 서포트한 직원 모두의 노력 또한 기억되어야 합니다.
전단과 현수막에 이어 6월에 우리는 포스터를 등록했습니다. 그리고 7월에 봉투를 등록
했습니다. 그리고 7월 말까지는 중철페이지물이 등록되고, 포스트잇이 등록됩니다. 8월에는
전표와 쇼핑백이나 티슈 등을 비롯한 새로운 상품들이 등록될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잠시 조직을 점검해보고 싶습니다.

너무 빠르다
저는 우리 성장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랄까 가속도가 붙어서 막 달려
가는 멧돼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이 큰 혼란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
이 참 신기할 정도입니다. 업무 메뉴얼도 없고, 또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고나 지시도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조직이 꽤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는 대개 구성원들의 헌신이
뒷받침 되고 있습니다.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것을 뒷받침 하고 있는 조직원들이 있을
겁니다. 아무 노력 없이 일이 이처럼 원활히 굴러갈 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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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서는 뭔가 정리가 필요합니다. 지금 조직에 큰 혼란은 없는 것 같은데, 일이
급하게 확대되다가 보니까 방향을 잘 정리하면서 가기 보다 일단 그 때 그 때 현실의 문제
를 처리해나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저만 해도 그렇습니다. 사실 CEO치고 저는 참 한가한 축에 속합니다. 실무에 별로 개입
하지도 않습니다. 워낙 간부들이 부지런 하고 성실하기 때문에 실무는 거의 손도 댈 수 없습
니다. 어떻게 보면 하는 일도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도 하루를 마치면 이전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썼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힘들다는 것과는 다릅니다. 어쨌든 에너지를 더 많이 썼는데
도 불구하고 처리하지 못한 일이 참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사람을 뽑는 것, 이중포인트 처리, 일본 회계처리 확인, 일본 오프라인 지원, 홈페이지
정비 방안, 신입직원 육성 프로그램 마련 등등 굵직한 일들이 마무리 되지 않은 채 제 앞에
놓여 있습니다. 물론 이런 과제는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저에게 다가오는 무
게는 전혀 다릅니다. 이전에는 당장 처리해야 할 일 때문에 다급했다면, 지금은 당장은 별
문제가 없을 수 있는데 앞으로 처리해야 할 일 때문에 무거운 느낌입니다.
현재도 이런데 7월에 중철 페이지물이 등록되고, 포스트잇이 등록되고, 7,8 월 중 전표
가 등록됩니다. 그리고 8월에도 뭔가가 등록이 될 겁니다. 어쩌면 참 긴장이 될 수 밖에 없
습니다.
이런 미래를 앞에 두고, 우리 회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현 일선 직원을 성장시
키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이 이렇게 빨리 돌아가고, 또 매출이 성장되는 것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신상품은 계
속 등록해야 합니다. 내부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신상품은 계속 등록해야 합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가 생기더라도 지금은 신상품을 계속 등록을
해야 합니다. 물론 속도를 늦추는 방향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신상품을
계속 등록하는 방향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능력 있는 간부가 부족하게 됩니다.


이렇게 할 경우 우리에게는 스스로 일을 알아서 할 수 있는 간부가 부족한 현상이 반드
시 나타납니다. 사실은 지금도 회사에는 중간 간부가 너무 부족합니다. 물론 현재 중간 간부
들, 팀장들은 정말 너무 잘해주고 있습니다. 기대 이상입니다. 너무 잘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 팀장 이상 간부들만으로는 앞으로 일을 감당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일은
계속 늘어날 테고, 조직은 계속 확대될 것입니다. 당연히 간부는 부족해집니다.
솔직히 행복한 고민입니다. 매출이 늘지 않거나 줄어서 고민하는 게 아니라 매출이 급속
도로 늘어나는 것을 고민하는 것은 복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조직이 확대될 때, 사람이 도
구가 되지 않도록 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최근에 두 사람이 다쳤습니다. 한
사람은 손가락을 다치고, 또 한 사람은 발을 다쳤는데 사실은 중상입니다. 저는 이런 일이
그저 우연이라고 생각되지만은 않습니다. 약간 중대하게 받아들여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
다. 일 양이 늘어났고, 또 일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사람이 다치는 현상으로 나타난 것은 아
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이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육체를 약간 다치는 것은 눈에 보이니까
치료라도 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일이 정리되지 않고 급속하게 발전하다 보면, 조직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생길 수
있고, 또 사람이 소홀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정신병
과 같아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가 개인에게 생긴다면 그나마 낫습니다. 그런데 이
런 문제가 집단 전체에 나타나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회사가 성장하는 지금, 우리 간부들이 해야 할 일과 평조직원 각자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상황에서 현재 간부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평직원이 잘 성장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그리고 평직원들은 스스로 성장하도록 노력하는 일입니다.
간부들은 지금 바쁘게 돌아가는 일을 잘 하면서도 평조직원의 마음을 잘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평조직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자기의 중요한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소외(疏外)라는 단어를 잘 생각해야 합니다. 소외는, 자기가 만들었는데 그것으로부터 오
히려 자기가 배제되거나 지배를 당하는 현상입니다. 노동으로부터 소외라고 하면 자기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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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결과인 상품으로부터 자기가 지배 당하는 현상입니다. 자식을 내가 낳아서 키웠는데 자식
으로부터 배척 당하는 현상입니다. 이것이 사람을 비참하게 만듭니다. 회사가 성장을 했는데
성장에 기여한 현 구성원이 오히려 회사 성장으로부터 밀려나는 현상이 생길까 봐 두렵습니
다.
저는 간부 혹은 상급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는 일이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간부 혹은 상급자들이 부하를 잘 성장시키는 일을 핵심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부하를 성장시킨다는 의미는 늘 말씀 드리지만 두 가지 영역입니다. 하나는 기술 영역입
니다. 또 하나는 인격 영역입니다. 이 두 가지는 반드시 같이 가야 합니다. 저더러 만약 택
하라고 하면 저는 인격 영역을 택합니다. 인격이 성장하면, 기술적 문제가 있어서 헤어질 때
도 서로 무리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인격이 갖춰지지 않으면 일을 잘 하는 게 오히려 해가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 잘 한다고 잘난 척 하면 안 됩니다. 일을 잘 해서 오히려 주
변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을 다소 못하면 일을 줄여주면 됩니
다. 혹은 급여를 조정하고 그에게 맞는 일을 주면 됩니다. 그렇지만 일 잘 하는 사람은 그렇
게 조정해주기도 힘듭니다. 워낙 잘난 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상급자는 부하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또 그 사람의 기술적 성장과 더불어 인격적 성장을 돕는 일에 많은 관심을 기
울여야 합니다.
저는 부하를 돌볼 때 무뚝뚝해도 상관 없고, 또 성을 내도 상관 없고, 그리고 심할 경우
호통을 치는 것도 상관 없는 일이라고 봅니다. 그런 것은 형식에 불과 합니다. 부하를 돌본
다는 것은 부하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호통을 잘 치는 간부라고 나쁜 것은 아
닙니다. 그가 호통을 쳐서라도 진심으로 부하의 성장을 돕는다면 부하도 그 마음을 다 압니
다. 별로 다정하지도 따뜻하지도 않지만 부하의 인격 성장과 기술적 성장을 돕는 간부는 진
심으로 부하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이 곧 다정다감한 것은 아닙니다. 무뚝뚝
하지만 자식을 믿고, 자식의 울타리가 되는 아버지는 자식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간부는 다
정다감하든, 혹은 무뚝뚝하든 그것은 상관 없습니다. 부하를 믿고, 부하의 울타리가 되어주
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바깥으로 나오는 모습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간부 혹은 상급자가 늘 해야 할 일이 바로 부하의 성장을 돕는 일입니다. 특히 지금 여
수룬에는 이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여수룬 간부들 혹은 상급자들은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솔
직히 지금 어느 회사를 가봐도 우리 여수룬의 일선 직원, 즉 상급자들의 부하들만큼 성실하
고 진지한 사람들을 만나기 힘듭니다. 우리 여수룬 일선 직원들은 정말 성실합니다. 그리고
진지합니다. 공자가 말했습니다.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한다면 그 또한 즐겁지 아니하
랴’. 부하를 키우는 것은 인생의 행복 가운데 하나입니다. 간부, 상급자는 부하 키우는 것을
즐거워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는 외부에 있는 훌륭한 인재를 데려오는 것을 주저하면 안 됩니다. 일이 너무
많거나 혹은 우리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있으면 당연히 영입해야 합니다. 회사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보다 더 능력이 있는 사람을 데리고 오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회사에서 CEO의 역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인재를 발굴하고 영입하는 일입
니다. 그리고 새로운 피, 새로운 물결을 받아들이는데 주저하면 기존 피도 썩을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새 피를 공급받는 것이 기존 구성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는 실패하더라도 외부로부터 인재를 영입하는 일을 주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지만 새 피를 공급받을 때조차도 더 중요한 일은 내부에서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인재를 키우는데 정평이 난 일본전산 사장은 직원이 성공할 때,
학력이나 인맥이 차지하는 비율은 5%도 안 된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성실함과 열의를 성
공의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성실하고 성의가 있으면 성공합니다. 저는 여수
룬 직원들의 성실함과 열의를 진심으로 높게 평가합니다.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간부들, 그
리고 상급자들은 이렇게 성실하고 열심인 부하들을 성장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
니다.
부하를 성장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입니까? 늘 말씀 드리지만 본을 보이는 것입
니다. 부하를 성장시키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부하들을 돌보는 본을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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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이 공부하는 것
입니다. 본을 보인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 인격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업무 능력을
향상 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입니다. 고집 부리지 않는 것,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대인 관계를 잘 맺기 위해 노력하는 것 모두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고, 이것을 잘 하면 본을
보이는 것이 됩니다.
부하를 가르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을 보이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직원들은 스스로 성장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평직원 혹은 하급직원들은 스스로 성장해야 합니다. 살다 보면 아무리 키우려고
해도 안 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에 짓밟아도 짓밟아도 잡초처럼 성장하는 사람이 있습니
다. 저는 여러분이 짓밟아도 성장하는 잡초가 되기를 바랍니다.
일선 직원 여러분도 행복한 사람입니다. 여수룬의 근로 환경은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급여는 아직 만족할만한 상황은 안 됩니다. 그렇지만 급여조차도 충무로 다른 업체에
비교하면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교육을 시키고, 또
그 이후를 생각하면 현재 급여는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됩니다. 저도 잘 압니다. 이 문
제도 계속해서 개선이 될 것입니다. 이것을 감안해도 여수룬에서 일하는 여러분은 행복한 사
람입니다.
여수룬에는 여러분을 성장시키는 것을 삶의 보람으로 삼는 간부들이 많습니다. 이 점 만
큼은 자부합니다. 여수룬 외 다른 회사에서 여러분의 기술적 성장 뿐 아니라 인격적 성장에
도 관심을 갖는 간부의 비율은 결코 여수룬보다 높지 않습니다. 여수룬의 간부들은 여러분의
성장 자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을 둘러싼 환경도 여러분 스스로 성장하는데 분명히 좋습니다. 잔업도 많
지 않습니다. 특히 시간이라는 면에서 여러분은 충분히 혜택 받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 환
경을 여러분은 잘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기술적인 공부도 하시고, 또 인격 성장을 위한 공부도 하시기 바
랍니다. 여수룬은 지금 앞을 향해 다소 주변을 살피지 못하고 달려가야 하는 처지입니다. 여
러분께서는 이럴 때 가장 기본을 충실히 하시기 바랍니다.
업무에 필요한 공부를 하시기 바랍니다. 엑셀도 익히시고, 또 필요하다면 어학 공부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독서를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인문학에 대한 이해도 깊게 하셔야 합니다.
여러분께서는 기술적 영역 만큼 인격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셔야 합니다.
지금은 정말 환경이 좋습니다. 여러분끼리 그룹을 만들어도 좋고, 또 학습회를 만들어도
좋습니다. 여수룬의 간부들과 저는 여러분이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도울 것입니다.
성장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앞서 말한 대로 환경은 탓할 필요 없습니다. 성장할
사람은 짓밟아도 성장 합니다. 그러므로 여수룬과 같은 환경에서 스스로 성장하지 못할 이유
는 전혀 없습니다.
여러분 주위에는 정말 좋은 간부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주위에는 정말 좋은 동료
들이 많습니다. 저는 여러분께서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기 원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당장 공
부할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성장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사실은 지금 당장 여수룬이 겪고 있
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저는 바쁠 때, 복잡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공부를 계속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
각합니다. 저는 회사가 이렇게 바쁠 때, 회사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각자의
성장을 계속 이야기합니다. 저는 이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멀리 돌아가는 것 같지만 오히
려 지름길입니다.
지난 일요일부터 월요일까지 간부연수회를 갔습니다. 프로그램을 약간 빡빡하게 운영했
습니다. 오후 3시에 숙소에 도착해서 잠시 쉬고 4시부터 7시까지 인생곡선 그리기를 했습니
다. 참석자 11인이 각 10분 씩 자기가 살아온 인생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생 곡
선 그리기 시간이 30분이었으므로 전부 합쳐서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설악산까지 가서 이런 일 하는 것이 과연 경제적일까요? 회사의 간부들이 모여서 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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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사업계획서를 발표하고, 또 업무 개선 프로세스 점검회를 하면 좀더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신상품 개발 토론회를 하면 당장 돈이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우리는 인생곡선 그리기를 했
습니다.
저녁 먹고 9시부터 11시까지는 각자가 생각하는 여수룬 SWOT 분석을 했습니다. 여기서
도 결론은 없었습니다. 그냥 각자가 생각하는 것을 발표했고, 나머지는 들었습니다.
워크샵을 했으면 뭔가 결론을 내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정말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라
고 생각합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를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려하는 것이라
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꼭 결론이 나지 않아도, 혹은 의견이 틀려도 전체적인 구도를 맞춰
나가면 되므로 의견을 일치시키느라 진을 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바탕에는 사업에
대한 이해보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성
장 보다 각 구성원의 성장이 놓여 있습니다.
아주 바쁩니다. 앞으로 더 바빠질 것입니다. 간부들은 간부들대로, 평직원들은 평직원대
로 더 바빠질 것입니다. 이럴 때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을 위해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9월이나 10월에 YB 캠프가 열립니다. 이럴 때도 적극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결코 손해
가 되지 않습니다. 간혹 이런 행사하다 보면 마치 회사가 억지로 끌고 가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대개 회사 생활 오래 못합니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
고, 적극적으로 즐기는 사람이 회사 생활도 잘 합니다. 또 어려운 상황조차도 스스로 나서서
밝고 즐거운 것으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저는 회사 생활하면서 회사에 헌신하라고 부탁합니다. 그런데 제가 헌신하라고 할 때는
개인을 희생하라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저는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결과가 헌신으로
나타나기를 바라는 것 뿐입니다. 그런 인생이 아름답습니다. 마치 월급 때문에 일하는 것 처
럼 하면 절대로 즐겁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고, 성공하지도 못 합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즐겁게, 때로는 헌신하는 것처럼 열심히 할 때 개인의 인격도 그리고 실력도 반드시 향
상 됩니다. 이것은 철칙입니다.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 것은 결코 손해가 아닙니다. 회사를
위해 헌신한다지만 오히려 가장 자기 자신을 위하는 일이 됩니다.
저는 직원 여러분께서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회사에 헌신했으면 좋겠습니다. 헌신의
대가를 회사가 지불하느냐 여부는 회사의 문제입니다. 저는 저 자신을 단련시켜서 회사의 성
과가 구성원 전부에게 돌아가도록 해나갈 겁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
헌신해야지 결과를 목표로 헌신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조직원들을 성장시키려고 노력합니다. 그 노력의 결과가 좋게 열매 맺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게 아쉽지 않습니다. 왜냐면 조직원들을 성
장시키려고 노력하는 과정은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라는 의미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통해서, 그리고 일을 통해서 인격을 성장 시키고, 또 직무 능력을 성장 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확대되면서 정신 없는 회사를 돕는 가장 빠른 길입
니다. 그리고 그것이 또한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는 과정이 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계십니까? 어떤 공부 계
획을 갖고 계십니까? 인격 성장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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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여수룬 비즈니스

2011. 07. 29. 금요일.

늘 그렇듯이 기본이 중요합니다. 기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귀한 여러분


의 아침 시간을 한 시간 빼서 나눔을 합니다. 그리고 나눔 주제도 일반 회사에서는 거의 하
지 않거나, 하더라도 상식 수준에서 다루는, 사람과 관계를 잘 맺는 것을 강조하고 또 도움
을 주는 내용을 매우 자주 그리고 꾸준하게 합니다. 저는 기술적인 면도 중요하다고 생각합
니다만, 본인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본인의 인격을 잘 다스리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
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반 회사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내용을 나눔에서 다룹니다. 그리
고 회사 내부 모토 가운데 제일 상위에 ‘직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두
고 있습니다.
여수룬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저는 직장 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
는 회사의 특징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회사 생활의 기본입니다. 그
런 점에서 오늘은 여수룬이 하는 일을 설명해드리려고 합니다. 웬만큼은 다 아는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누구나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가끔씩 다시 한번 정리해보는 것도 참 중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기본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안다고 생각하지만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이 의외로 많습니다. 여수룬이 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다 아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끔씩 다시 정리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기본을 다시 검토하다 보면 앞
으로 나갈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을 얻을 때가 많습니다.
정의(定義)를 하려면 어려울 때가 간혹 있습니다. 제가 물어보겠습니다. 여수룬 비즈니스
를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요? 친척 모임 때 누가 물어봤습니다. 네가 다니는 회사는 뭘 하
는 곳이냐? 이 질문에 간단하게 대답할 수 있습니까?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쉬울 수도 있습니다. 뭐 어떻게 대답을 했다고 칩시다. 그럼 여수룬 비즈니스를 좀 학술적으
로 정의할 수 있습니까? 설명을 한다는 것과 정의(定義)를 한다는 것은 조금 다릅니다. 설명
은 어찌어찌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의하는 것은, 군더더기 없이 어떤 사물 혹은 사건
의 본질을 규정하는 것입니다. 이 작업은 참 중요합니다. 철학이나 논리학이 아무짝에도 쓸
모 없어 보이지만 실생활에 당장 도움이 되는 것처럼 일의 본질을 정의하는 것은 당장도 큰
도움을 얻는 방법이 됩니다. 개념을 명확히 하는 것은 멀리 나가려는 처지에서 보면 정말 중
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여수룬 비즈니스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
니다.
그런데 이게 참 어렵습니다. 제가 여수룬 비즈니스를 정의한다고 해도 그것이 곧 여수룬
비즈니스의 본질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저의 해석일 뿐입니다.
시는 작가의 손을 떠난 뒤부터는 작가의 것이 아닙니다. 그 자체가 생명을 갖습니다. 그
러므로 작가의 손을 떠난 시는 작가의 의도대로 읽히지 않습니다. 평론가 혹은 독자로부터
해석이 될 뿐입니다. 소설도 마찬가지 입니다. 때로는 작가의 의도와 전혀 무관하게 해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비즈니스 정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내리는 여수룬의 정의는 제가 정
의한 것일 뿐, 여수룬 그 자체는 아닙니다. 여수룬은 제가 시작했지만 이미 제가 시작할 때
의도한 것보다 훨씬 풍부한 생명을 갖고 스스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의를 내리는
것은 정의 내리는 순간에 조차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정의를 내려야
합니다. 정의는 현실을 표현한 것이고 또 목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목표를 세웁니다. 그 목표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목표
를 세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즈니스를 정의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오늘 저는 여수룬 비즈니스를 정의해보려고 합니다. 거듭 말하지
만 이런 작업은 정답이 없습니다. 다만 저의 생각일 뿐입니다. 여러분은 저의 생각을 참조해
서 여러분 스스로 정의하면 됩니다. 다만, 여수룬 CEO가 생각하는 여수룬 비즈니스를 이해
하는 것은 여러분이 회사 생활을 하는데 큰 지표가 될 수 있고,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제가
1
내리는 정의도 잘 이해하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여수룬 비즈니스는……
여수룬 비즈니스는 ‘인터넷을 이용하여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 고객에게 물건을 직접 파
는 일’입니다. 저는 여수룬 비즈니스를 위와 같이 정의합니다. 이 정의에 따르면 여수룬에는
당연히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일반 특징이 포함되어 있고, 또 여수룬만의 특수한 특징이 포함
되어 있습니다.

여수룬은 24시간 열려있습니다.


전자상거래의 일반 특징입니다. 오프라인과 다릅니다. 물론 오프라인 업체 중에서도 24
시간 운영하는 가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터넷 전자상거래 업체는 기본적으로 24시간 운
영됩니다. 그리고 전자상거래에는 휴일이 없습니다. 서버가 다운되지 않는 한 전자상거래 업
체는 휴일에도 운영이 됩니다.
이에 따라 고객응대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여수룬은 시작하는 순간 전국을 대상으로 합니다.


전자상거래의 또 하나 특징입니다. 오프라인 업체는 공간의 제약을 받습니다. 서울에서
아무리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도 제주도에서 올라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전
자상거래는 시작하는 순간 전국을 대상으로 합니다. 심할 경우 국경이라는 공간도 뛰어넘습
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것도 전자상거래업의 특징입니다. 이 특징으로 인해 여수룬에
는 일본 북쪽의 홋카이도부터 남쪽 오키나와까지 손님이 있습니다.

여수룬은 매장의 한계를 뛰어 넘습니다.


역시 전자상거래의 일반 특징입니다. 전자상거래는 매장의 한계를 해소합니다. 잘 아는
내용입니다. 전자상거래에서는 아무리 많은 물건을 올려도 매장을 확장하는 비용은 별로 들
지 않습니다. 물론 서버 용량을 늘려야 하는 점은 있습니다만 손님이 많아서 가게를 늘려야
하는 식당에 비하면 서버 용량을 늘리는 것은 별로 큰 부담은 아닙니다.
이 매장의 한계를 해소한다는 점으로 인해 유명한 롱테일(long tail) 이론이 성립합니다.
롱테일 이론이 무엇입니까? 오프라인에서는 잘 팔리지 않아서 진열을 하지 못하던 물건도
온라인에서는 진열할 수 있기 때문에 팔 수 있는데, 이렇게 별로 팔리지 않는 물건을 모으면
큰 수익이 된다는 이론입니다. 티끌 모아 태산을 만드는 식입니다. 진열하는데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별로 안 팔리는 것도 진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별로 안 팔리는 것도 많이
모으면 뜻밖의 큰 수익이 생깁니다.
오프라인에서는 많이 팔리는 주력 상품 20%가 전체 수익의 80%를 차지한다는 것이 일
반 법칙입니다. 그렇지만 전자상거래에서는 많이 팔리지 않는 것들이 차지하는 매출이 50%
이상이 되기도 합니다. 아마존이 전형입니다. 그동안은 매장에 진열을 하지 못했던 것도 진
열을 해서 많은 매출을 올리게 됩니다.
여수룬에도 롱테일에 해당되는 물건들이 꽤 있습니다. 명함의 경우는 마트코트를 제외하
면 다 롱테일 이론에 해당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고급 명함의 경우 하나하나 놓고 보면
별로 매출이 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묶으면 명함 매출의 20%를 차지합니다. 스티커도 배
면(背面)스티커, 엠보싱 스티커 등이 전부 롱테일 이론의 대상이 됩니다. 전단지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가 명함, 스티커, 전단, 현수막, 봉투 외에 쇼핑백, 비닐백, 티슈, 티셔츠, 칼라박스,
볼펜, 달력, 부채, 모자, 양말, 우산, 수건을 취급한다고 해도 진열장은 전혀 늘어나지 않습
니다. 역시 매장의 한계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이론이 잘 적용되면, 하루 10만 엔 팔리는 물건을 100종류만 올려도 하루 매출이 1
천 만 엔이 될 수 있습니다. 전자상거래의 이런 특징을 잘 알기 때문에 지금 우리는 신상품
을 등록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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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룬 비즈니스는 소통(疏通), 참여(參與), 공유(共有)의 정신을 살려야 합니다.
역시 전자상거래 일반 원리입니다. 전자상거래를 성공시키려면 소통, 참여, 공유의 원리
를 잘 살려야 합니다. 소통, 참여, 공유는 보통 web 2.0 정신이라고도 합니다. 정신이라고
하니 좀 이상합니다만 기본을 관통시키는 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소통, 참여, 공유가 중요합니다. 인터넷 비즈니스와 오프라인 비즈니
스의 차이 가운데 두드러진 것이 바로 이 web 2.0 정신입니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려면
이 소통, 참여, 공유의 특징을 정말 잘 이해해야 합니다.
소통, 참여, 공유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누구나 댓글을 달 수 있고, 누구
나 블러그를 만들 수 있고, 누구나 장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전자상거래에 가장 잘 적용
된 것이 경매 사이트입니다. 누구나 구매 경쟁에 뛰어들 수 있고, 판매를 할 수 있고, 구매
후기를 달 수 있습니다.
이 특징은 매우 중요한 특징입니다. 누구나 블러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해서 파
워블러거가 되면 2-3억을 팔 수 있기도 합니다.
전자상거래업을 할 때는 이 점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마쿠마쿠의 경우 고객의 소리난이
있습니다. 이 역시 소통, 참여, 공유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마쿠마쿠에는 거의 실시간 채팅에
준하는 소통 수단이 있습니다. 전자상거래에는 마쿠마쿠보다 더 빠른 실시간 채팅이 있기도
합니다. 이것 역시 소통 수단입니다.
구매후기를 쓰고, 또 본인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참여입니다. 제 꿈 가운데 하나는 애
드프린트와 마쿠마쿠에 디자인 뱅크를 여는 것입니다. 디자인 뱅크를 통해서 많은 사람이 자
기 디자인을 판매할 수 있고, 또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사게 하려고 합니다. 저는 꼭 만들고
싶은데 아직 조직에서 충분히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또 다른 일이 너무 바쁘기 때문
에 설득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일본에 있는 모든 디자이너가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에
모여서 디자인을 사고 팔게 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또 하나의 비즈니
스 모델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 역시 소통, 참여, 공유의 정신이라고 생
각합니다.
여수룬에서 웹2.0의 정신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하는 것은 여수룬에 자기 삶을 걸고
자 하는 직원이라면 깊이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웹3.0 어쩌고 하는 말도 있습니다만, 일단
웹2.0의 정신만 제대로 구현해도 여수룬 사업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것이 될 겁니다.
제가 길게 설명은 하지 않습니다만, 이러한 가장 기초적인 원리를 잘 생각하면 우리 서
비스를 어떤 방향으로 확장하고 발전시킬 것인가도 생각해볼 수 있게 됩니다.

여수룬은 손님과 직접 거래 합니다


이 또한 전자상거래의 일반 특징입니다. 그렇지 않은 아이템도 있지만 전자상거래에서는
꽤 많은 아이템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직거래됩니다.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가 이미
옥션이나 오픈 마켓을 통해서 경험하고 있는 현상입니다.
여수룬에서는 이것을 국경을 넘은 타국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역시 전자상
거래의 일반 원리를 공간에서 확장한 것일 뿐입니다.
기존 무역에서는 거의 반드시 오퍼가 있거나 바이어가 있습니다. 중간상인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여수룬 비즈니스에는 중간에 오퍼도 바이어도 없습니다. 여
수룬은 소비자와 직접 만납니다.
오퍼도 없고 바이어도 없다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의미는
누구도 우리를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중간에 바이어가 있으면 우리가 바이어를 접
대하기 바쁩니다. 바이어는 늘 협박합니다. 당신들만 생산하는 줄 아냐? 중국에도 생산자는
많다. 우리는 이 소리를 안 들어도 됩니다.
7월 25일 16시 현재 우리 고객은 총 20,850명입니다. 이 고객은 우리가 지난 3년9개
월 동안 한 명 한 명 모은 고객입니다. 한 사람 당 거의 2,937엔(환율 13기준 한화 38,180
원)씩을 들여서 모았습니다. 이 고객은 우리가 직접 모았기 때문에 누구도 이들을 흩을 수
없습니다. 우리 회사는 위험을 분산시켜두고 있습니다. 작년 통계이긴 합니다만 우리 회사의
경우 상위 5명의 고객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1%입니다. 이 통계에 우리 회사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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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즉 상위 5명의 고객이 다 이탈을 해도 매출은 7.11%만 줄어
든다는 뜻입니다.
바이어나 오퍼를 가운데 끼우지 않고 고객을 직접 발굴하고 관리하는 장점이 여기에 있
습니다.

여수룬만의 특수성-여수룬은 판매를 합니다.


여수룬 비즈니스는 전자상거래의 일반 특성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에는 여
수룬만의 고유한 특성이 있습니다. 이 점은 좀더 생각하면서 이해를 해야 합니다. 이 점이야
말로 여수룬을 여수룬이게 하는 특징입니다.
여수룬은 타국 고객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 점은 얼핏 보면 국제간 거래를 하는 아마존
이나 이베이와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이베이와 아마존은 사이트가 미국에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 사람이 미국에 있는 혹
은 미국을 근거지로 하는 이베이와 아마존을 찾아가서 구매를 합니다.
물론 이베이에는 한국 사람이 가서 물건을 등록하고 팔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페이팔을
통해서 국가간 결제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베이는 또 아마존에 비해 한 단계 진
화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베이의 문제는 타국 고객이 어쨌든 다른 나라 사이트에 접속해서
구매해야 합니다. 이것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저도 이베이에서 구매를 해보려고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귀찮고 또 힘들어서 못
했습니다. 이유는 페이팔 계정을 신청하고, 계좌를 열어야 하는데 이게 복잡했습니다. 그리
고 거래가 성사되면 영어로 판매자와 대화를 해야 합니다. 결국 결제와 판매자와 소통에서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베이와 아마존 등은 구매자가 다른 나라에서 운영되는 사이트에
가서 구매를 해야 합니다.
여수룬은 그 반대입니다. 여수룬은 다른 나라의 소비자를 찾아가서 판매를 합니다. 소비
자가 다른 나라에 있는 사이트에 가서 구매를 하는 것과 다른 나라에 있는 소비자에게 사이
트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주 큰 차이입니다. 여수룬 고객은 결제와 소통 면에서 일본 내 다
른 전자상거래 업체와 전혀 차이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고객은 여수룬 사
이트가 사실상 한국에서 운영된다는 것을 알지도 못합니다. 물론 단골 고객들은 여수룬 사이
트가 한국에서 운영된다는 것을 압니다만.
중국에는 무역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국가간 B2B를 목적으로 합
니다. 이 사이트는 중간 소개를 할 뿐 역시 소비자 지향의 판매 사이트라고 하기는 힘듭니다.
알리바바는 중간소개소입니다.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쿠텐(樂天)이 한국에도 사이트를 연다는 소문이 무성했
습니다. 만약 라쿠텐이 한국어 홈페이지를 열고, 소비자로 하여금 한국은행에 결제하게 한다
면 그것은 전형적인 여수룬 방식입니다. 라쿠텐은 이 시도를 부단히 했습니다. 그렇지만 아
직까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이 글을 쓰면서 검색을 해봤더니, 이번 주
월요일(2011년 7월 25일) 한국의 비드바이코리아(사장 예창민)가 라쿠텐과 공식 구매대행
서비스 제휴를 체결했다는 보도자료가 올라왔습니다. 이 말은 라쿠텐 한국 서비스는 실패했
다는 뜻입니다. 대신 비드바이 코리아를 구매대행사로 두어서 판매를 한다는 뜻이 됩니다.
비드바이코리아의 예창민 사장은 저와도 아주 잘 알고, 이석주 부사장과도 아주 잘 아는
사이입니다. 예창민사장은 인터넷을 이용한 국제간 거래에서는 한국 최고 실력자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 예창민 사장이 결국 라쿠텐과 제휴를 성사시켰습니다. 비드바이 코리
아의 예창민 사장은 일반 구매대행 업체를 뛰어넘어 라쿠텐과 제휴를 했습니다. 대단한 분입
니다. 그렇지만 비드바이 코리아는 일본 물건을 한국 사람에게 구매대행을 해주는 업체일 뿐
입니다. 역시 우리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개념의 차이입니다.
타국 소비자를 찾아가서 물건을 판매하는 비즈니스는 기존의 무역 관행을 대체하는 수
단입니다. 이 비즈니스는 쉬워 보이지만 기존 무역관행에 덧붙여서 전자상거래 경험이 포함
되어야 하므로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전자상거래의 장벽, 언어의 장벽, 관행의 장벽을 넘
어야 하므로 진입장벽이 결코 낮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운송의 장벽은 여러 가지 노하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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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으면 쉽게 넘기 힘듭니다.
그러므로 여수룬과 같은 비즈니스를 하는 업체를 아직은 많이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리
고 있다고 해도 아직은 전면화되어 있지는 못합니다. 물론 제가 알고 있는 사이트가 적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제가 알고 있는 사이트가 적다는 사실 만큼 이 비즈니스 모델
은 일반화 되어 있지 않습니다.
참고로 일본을 대상으로 여수룬과 같은 비즈니스를 하는 업체를 적어 봅니다.
이와 같은 서비스를 하는 회사도 이제는 꽤 여럿입니다. 참고로 적어 봅니다.

이 사이트들이 한국을 기반으로 해외 고객에게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사이트들입니다.


이 중 대부분은 일본을 상대로 하며, 두 번째 있는 사이트는 제가 사이트 주소를 모르는데
영국에 택배박스를 판매하는 업체입니다.
이 외에도 많은 업체가 우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을 겁니다. 일본 라
쿠텐에는 한국관이란 사이트 모음이 있습니다. 이것도 우리와 다소 비슷합니다. 차이는 있습
니다. 그 차이는 조금 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중 영국에 택배박스를 판매하는 사이트는 놀랍지 않습니까? 택배 박스라는 엄청난
부피의 상품을 한국에서 만들어서 영국에 판매한다는 발상은 놀랍습니다. 성공과 실패를 떠
나 대담한 발상입니다.
우리가 인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인쇄분야만 잘 알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인쇄업이
일본 고객을 대상으로 대여섯 개나 있다는 것도 특이한 현상입니다. 이것은 인쇄업이라는 특
수한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이 비즈니스의 특징은 물건 있는 곳으로 고객이 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있는 곳에
매장 즉 사이트를 보낸 것입니다. 이 특징이 만들어내는 현상이 바로 오퍼나 바이어 없이 다
른 나라 고객에게 물건을 직접 판매하는 것입니다.

여수룬에는 재고가 없습니다.


여수룬 비즈니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재고가 없다는 점입니다. 택배박스 회사는 한국
에서 박스를 먼저 제작해서 일본에 보내어 창고에 적재한 후 판매합니다. 즉 재고를 갖고 합
니다.
여수룬은 재고 없는 비즈니스를 지향합니다. 이것은 우리 비즈니스가 인쇄업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떤 아이템도 가능합니다. 즉 일본 고객이 주문을 하
면, 주문과 동시에 우리도 한국 제조사 혹은 대리점에 주문을 합니다. 그렇게 할 경우 한국
에서 일본으로 보내는 시간만큼의 차이만 날 뿐입니다. 즉 1~3일 차이로 재고 없는 장사가
가능합니다.
사업의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재고 처리입니다. 우리는 재고가 없는 비즈니스의 초보적
형태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특징은 대담한 진출, 과감한 진출을 가능하게 합니다. 즉 어떤 아이템을 출시해도 후
퇴가 쉽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여수룬은 과감하게 새로운 아이템을 일본에 런칭 시켜도 됩
니다.
문제는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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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서는 여수룬 비즈니스 특징을 현업(現業)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다른 기회에 또 말씀 드리겠지만 이와 같은 여수룬 비즈니스의 특징이 만들어내는 현상
은 여수룬 비즈니스의 확장성입니다. 여수룬 비즈니스는 확장하기 매우 좋습니다. 일단 기반
이 잡힌 이상 과감한 진출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사람입니다. 해야 할 일이 아닙니다.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여수룬은
각 아이템을 맡아서 재미있게 해볼 사람이 필요합니다. 즐거워야 합니다. 일이 즐거워야 합
니다. 일이 무겁고 부담인 사람이 아니라 정말 해보고 싶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오늘 저는 여수룬 비즈니스의 특징을 소개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내용입니다. 그런데
모든 것은 기본에서 출발합니다. 이 기본을 어떻게 현업에 적용할 것인가가 과제입니다.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나눔에서는 정리된 것을 가지고 생각한 것을 나눠도 좋고,
또 이러한 기본 특징을 어떻게 하면 잘 살릴 수 있는 지를 나눠도 좋습니다. 다소 어려울까
요?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막상 정리하고 보니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우리 회사일이니까 어차피
정리를 해두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새로 들어온 직원들도 너무 많아서 한번은 정리를 해야
했습니다. 기존 직원들도 생각을 한번 가다듬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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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여수룬의 강점, 약점

2011. 08. 05. 금요일.

여수룬에도 강점이 있고, 약점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일하는 여수룬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알면 여수룬에서 생활할 때,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여수룬의 강점과 약점을
한번 생각해봅시다. 다시 이야기 합니다만, 이 역시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 뿐입니다. 여
러분은 제가 하는 말을 참조만 하십시오.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십시오. 스스로 생각해서 여
수룬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보십시오. 그 장점과 단점에 여러분은 어떻게 대응하실지를 생
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은 언제나 참고 사항입니다. CEO가 하는 말도 참
고 사항입니다. 여러분 인생의 주인은 여러분입니다. 여러분 스스로 생각하고, 여러분 스스
로 정리하고, 여러분 스스로 선택해야 합니다. 다만 저는 인생의 선배로서, 그리고 CEO로서
제 생각을 잘 정리하여 여러분이 생각하고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할 뿐입니다.
강점과 약점을 잘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이고, 개인도 마찬가지입
니다. 우리는 흔히 약점을 보강하는 것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약점을 보강하는 것은
꽤 어렵습니다. 음악을 못하는 사람에게 음악을 잘 하라고 하면 고통스럽습니다. 어학을 잘
하는 사람에게 수학도 잘 하라고 하면 상당히 고통스러워 합니다. 잘못하는 것을 보강하기
보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이성보다 감성이 발달한 사람이 있
고, 감성보다 이성이 발달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성이 발달한 사람에게 감성이 발달한 사람
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맡기면 힘들어 합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잘 하는
것을 더 잘 하는 쪽으로 일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점을 잘 살리는 방향으로 자기를 계발
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여수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여수룬이 잘 하는 것을 가지고
사업을 풀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여수룬의 강점 - 건강한 구성원


저는 여수룬의 진짜 강점은 우리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정신이 무
척 건강합니다. 그리고 성실합니다. 또 긍정적입니다.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결코 아닙니다. 최근에 입사한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렇기 때
문에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현재 여수룬 분위기는 상당히 좋습니다. 밝음
이 있고, 긍정적 분위기가 있습니다. 여유가 있고, 서로에게 보내는 지지와 격려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겨우 올해 3월 이후 입니다.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이렇게 된 데에는 회사 재정상황이 좋아지고 근무 환경이 좋아진 점이 큰 영
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급여도 어느 정도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업무에 필요한 물자는
대체로 제 때에 공급이 됩니다. 또 거의 대부분 제 시간에 퇴근합니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여수룬에서 일하고 지금은 떠난 분들에게 제가 깊이 감사해야 할 형편입니다.
최근 들어온 분들은 잘 모르십니다. 올해 5월 이전에 들어온 분들은 대개 몇 개 월 간
매일 밤 9시 혹은 10시 반까지 일을 해야 했습니다. 특히 발송팀은 거의 매일 그랬습니다.
그리고 주문관리팀과 제작관리팀도 그 이전에 몇 년을 계속 그렇게 일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월급이 제 때 지급된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정말 미안한 일입니다. 그 분들의 그런 노력
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여수룬의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몇 년 전에 동네 선후배 가족들과 같이 아이들도 데리고 오사카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대체로 청소년이었습니다. 오사카에 도착해서 아이들을 오사카 중심가에
데리고 갔습니다.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숙소에서 물었습니다. 어땠
어? 에이 별 거 아니에요. 아니 시내 상점가 돌아보면 좋지 않아? 우리 나라 동대문이 훨씬
좋아요. 저는 이 대화를 하다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저희 세대, 소위 1960년 대 출생세대에
는 아무래도 일본은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발전한 나라라는 의식이 지배를 하고 있습니다. 그
렇기 때문에 걸핏하면, ‘일본은 이런데……’하면서 스스로를 못나게 여기는 의식이 있었습니
1
다. 그런데 1990년, 2000년 대에 태어난 아이들은 그런 의식이 거의 없는 것처럼 여겨졌습
니다.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시대가 달라졌고, 세대가 달라졌습니다. 1990년, 2000년 전후
태어난 세대는 2002년 월드컵을 경험했고, IT선진국을 경험했고, 삼성의 휴대폰과 LG의 전자
제품을 가지고 논 세대입니다. 더 이상 일본에 여행가서 코끼리 전자밥솥 사오는 것을 최고
로 알았던 세대가 아닌 것입니다.
나름대로 물질이 부족한 것을 잘 모르고 살아온 세대입니다.
이 세대의 특징은 자신감이고, 긍정하는 마음입니다. 의식이 족해야 예의를 알고, 광(廣)
에서 인심(人心)이 납니다. 경제에서 여유가 아이들 마음에 자신감과 여유와 긍정심을 심었
고, 또 자부심을 심어주었습니다.
여수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구성원 여러분들은 물론 더 나은 환경에 비하
면 여러 가지 부족합니다만, 그래도 여수룬에는 꿈이 있고, 비전이 있다는 것을 몸으로 압니
다. 그리고 환경도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근무 시간이라는 점에서는 어떤 기업에 비해
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런 환경이 여수룬 구성원들 마음에 밝음을 주었고, 또 긍정하는 마음
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현재 여수룬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선천적인 자부심과 자신감, 그리고
긍정할 수 있는 능력이 현재 여수룬을 밝게 만들고 있습니다.
럭비를 할 때 스크럼을 짜면 엄청난 힘이 나옵니다. 그 힘은 한 사람 한 사람으로부터
나옵니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으로부터 나오는 힘이 모여서 엄청난 힘을 만들어냅니다. 스크
럼이 강하려면 한 사람 한 사람이 강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여수룬이 지금 강한 것은 각 구
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감 넘치고, 자부심이 있고, 밝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여수룬의 진짜 강점은 우리 조직 자체에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
다. 저는 현재 여수룬 구성원들과 함께 일한다면 뭘 해도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
다.
저만 느끼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확신 합니다. 여수룬 지금 구성원들은 여
수룬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헌신합니다. 여수룬에 자기 인생을 걸 마음도 되어 있습니다. 서
로 이런 마음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협력이 잘 이루어지고, 서로 믿습니다. 이 믿음과 헌신
때문에 여수룬은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성원이 강한 것을 여러분도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여수룬에서 만난 직장 동료, 선
배, 후배와 좋은 관계를 맺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사회에서 이 정도 되는 사람들과 만나
기 쉽지 않습니다.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고, 지원하는 관계를 맺고, 가능하다면 멀리 내다보
고 관계를 만들어나가면 인생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 합니다.

여수룬의 강점 - 좋은 간부
여수룬 간부들은 훌륭합니다. 일단 성실합니다. 진실됩니다. 헌신적입니다. 그리고 무엇
보다 부하를 사람으로 만납니다.
저는 진짜 간부는 부하의 멘토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하의 인격을 성장 시킬 수 있
고, 부하의 실력을 키워줄 수 있는 사람이 진짜 간부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려면 본인
자신이 성실하고, 진실되고, 헌신적이어야 하고, 본인이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여수룬의 간
부들은 그런 분들입니다.
여수룬 간부들은 부하를 사랑합니다. 부하의 잠재력을 믿고, 부하의 능력을 키워주려고
애씁니다. 그저 일을 시키는 대상으로 상대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런 간부들이 있기 때문에
여수룬 일선 직원들도 성실하고 밝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동의하실 겁입니다. 비록 인간적 약점이 있고, 또 실수도 하지만, 여수룬 간부
들은 여러분을 막 대하지 않고, 여러분을 성장시키려고 애쓴다는 점에 동의하실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여수룬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의 허리인 간부들이 튼튼하고, 후배들의 성장을 돕는 조직은 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수룬의 강점 – 21,000명 회원(2011년 7월 말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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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룬에는 2011년 7월 말 현재, 21,000명의 회원이 있습니다. 지난 주 전언에서도 썼
지만 이 회원들은 우리가 한 명 한 명 모은 회원입니다.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메일링 하고, 우리가 팩스디엠을 하고, 우리가 검색어 광고를 해서 모았습니다. 물론
입소문으로 온 회원도 있겠지만 대개는 우리가 직접 모았습니다. 광고 대행업체를 통하지도
않았고, 바이어나 오퍼의 도움도 받지 않았습니다.
역시 지난 주에 말씀 드렸습니다. 우리는 손님 한 분과 만나는데 최소한 2,900엔을 썼습
니다. 환율 13을 기준으로 할 경우 손님 한 분과 만나는데 34,800원이 들었습니다. 21,000
명을 만나는데 7억3천만 원이 든 셈입니다. 7억3천만 원! 참 큰 금액입니다.
그리고 이 인원은 돈만으로 모집할 수는 없습니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루에 20여 명
씩 3년9개 월에 걸쳐 모은 손님입니다.
여수룬 손님은 우리가 오랜 시간에 걸쳐 한 명 한 명 모은 회원이므로 그렇게 쉽게 흩
어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우리 여수룬의 기반입니다. 흔히 소가 밟아도 안 깨지는 조직이라
는 말을 합니다. 한 명 한 명 모은 회원은 소가 밟아도 깨지기 어려운 구성입니다.
이 회원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회원들이 요구하는 상품을 올리기만 하면 광고비를 들이
지 않고도 매출을 급증시킬 수 있습니다. 최근 회사가 신상품을 등록하는데 노력을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이 회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의 강점 – 단골 고객
여수룬에는 단골 고객이 많습니다.
7월31일 기준 통계입니다.
구매회수 회원수 비율
10회 이상 구매자 1,040 42.0%
4~9회 구매자 607 24.5%
3회 구매자 173 7.0%
2회 구매자 248 10.0%
1회 구매자 406 16.4%

7월에 구매한 고객 중 지금까지 10회 이상 구매한 고객이 42.0%입니다. 4~9회 구매한


고객을 포함한 비율은 66.5%입니다. 즉 7월에 구매한 고객 가운데 2/3의 고객이 4회 이상
구매한 고객이라는 뜻입니다. 상당히 탄탄한 고객 구성입니다. 7월에 구매한 고객 가운데, 처
음 구매한 고객과 2회 째 구매한 고객을 합치면 26.5%입니다. 그만큼 여수룬에는 단골 고객
이 많다는 뜻입니다.
단골 고객이 많을 때 전략은 기본에 충실한 것입니다. 새로운 것을 하려고 애를 써야 하
지만 그 밑바탕에는 ‘싸게, 좋게, 빠르게, 편리하게’ 서비스를 하는, 기본을 더 중요하게 생
각해야 합니다.
아주 소극적으로 말한다면, 지금보다 서비스가 나빠지지만 않는다면 여수룬은 위험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단골 고객이 많은 회사는 바람이 불어도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단골 고객에게 충성을 다하는 서비스를 하는데 늘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여수룬의 모토를 다 아실 겁니다. ‘업자(業者)가 믿을 수 있는 애드프린트’입니다. 여수룬
은 처음부터 개인이 아니라 프린트점을 대상으로 영업을 했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반복 구
매하는 고객이 많습니다. 지금부터는 회사 등 법인을 고객으로 늘려나가려고 합니다. 여수룬
은 도매를 업으로 합니다.

여수룬의 강점 – 활성 고객
여수룬에는 활성 고객이 많습니다. 즉 가입한 뒤, 혹은 한두 차례 구매한 이후 아예 구
매하지 않는 고객은 사실상 활동이 종료되었다고 간주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최근 3개 월
동안 구매한 적이 있는 회원을 활성고객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활성회원 통계를 봅시다.
월 최근3개월에 구매한 회원수
1월 3,695
3
2월 3,714,
3월 3,789
4월 4,019
5월 4,181,
6월 4,399
7월 4,501
이 통계를 기반으로 하면, 2011년 7월 말 현재 회원수는 정확하게 20,968명입니다. 활
성율은 21.5%입니다. 활성율이 21.5%면 대단히 높은 수입니다. 그리고 인쇄업에서 최근 3
개 월은 길지는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4개 월 혹은 5개 월 후에 구매하는 회원도 많기 때
문입니다. 그런 것을 감안하면 활성회원율 21.5%는 상당히 높은 숫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회원 이탈율이 높지 않다는 뜻입니다.
더군다나 활성회원수는 표에서 보다시피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새로운 일을
하려고 애쓰기 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잘 하는 데만 신경 써도 우리 회사 활성 고객
은 더 늘어납니다. 제품의 품질을 조금 더 개선하고, 고객 응대만 조금 더 잘 하려고 애써도
활성 고객수는 늘어납니다. 활성 고객수가 늘어나면 회사 매출은 저절로 늘어납니다.

여수룬의 강점 – 국경 사이의 가격차


국경을 사이에 둔 양 나라 사이에는 어떤 아이템이라도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가격 차
이가 납니다. 한 나라 안에서는 가격 차이가 나기 힘들어도, 국경을 사이에 둔 양 나라를 비
교하면 거의 반드시 가격 차이가 납니다. 노동조건이 다르고, 생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가
격 차이는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여수룬의 비즈니스는 한국에서 일본으로만 향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수룬의 비즈니스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일본으로 향할 수 있고, 일본에
서 중국으로 향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여수룬의 강점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재고 없는 무역’이라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여수룬의 강점일 수 있습니다.
지금은 한국에서 일본으로 판매하는 길만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는 지금과
같은 엔고가 사라지고 원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일본 물건을 한국에 팔아
서 더 많은 이윤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지금은 우리 형편이 그 정도까지는 안 됩니다. 사실
한-중-일 거래를 양방향으로 터두면 훨씬 더 큰 이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겨
우 기반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안정되어 있지 못합니다. 물론 많이 해소가 되었습니
다만, 지금도 엔저 현상이 나타나서 원화 대 엔화 환율이 10 :1로 되면, 대략 한 달에 5천
만 원 정도가 부족한 상황이 나타날 수 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대략 올해 말만 지나면 원
화 대 엔화 환율이 10 :1이 되어도 운영은 무리가 없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약간 무리가 따
르더라도 빨리 월 매출을 3,500만 엔까지 끌어올려야 합니다.
우리가 월 매출 3,500만 엔까지 올리면 그 이후는 한-중-일 삼각무역을 할 준비를 할
수 있게 되고, 삼각 무역의 형태가 완성되면, 그 다음부터는 여간한 환경도 버텨낼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여수룬의 비즈니스는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한국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일 뿐입니다.
주변 많은 사람은 여수룬은 인쇄회사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은 인쇄회사가
아닙니다. 여수룬에는 인쇄 전문가가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은 그나마 낫지만, 서너 달 전까
지만 해도 여수룬에는 인쇄 전문가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수룬이 운영될
수 있는 것은 여수룬의 강점이 인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나라에서 다
른 나라로 무역을 할 수 있는 능력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의 강점 – 기타
여수룬에는 여러 가지 강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것 외에도 많은 강점이 있습니
다.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기억해두면 좋은 것들입니다. 간단히 언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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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이 안정된 것도 우리 강점입니다. 재정 안정은 올해 들어와서 겨우 이루어진 것이긴
합니다만, 현재 그나마 이 정도 안정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가 일을 하는데 많은 제약이
풀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이 자체적으로 운영된다는 것. 이것도 매우 큰 장점입니다. 이 역시 간단히 언
급될 것은 아닙니다만 언급만 하고 나머지는 생략합니다.
해외로 향하는 물류 활용 능력. 이것도 다른 어떤 회사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입
니다. 우리는 정말 다양한 운송 능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어쩌면 우리가 국내에서
최강에 가깝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아이템 확장력. 이 역시 항상 언급한 것입니다. 우리는 기반을 갖고 있고, 재고가 없어
도 되므로 어떤 물건이든지 등록만 하면 팔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여러분이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사람은 장점을 가지고 삽니다. 우리는 우리 장점을 잘 활용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우리는 남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 장점을 어떻게 활용하
느냐, 또 개인적으로 회사의 강점과 자기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결합시키느냐에 따라서 여러
가지 즐거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여수룬의 약점 – 재정의 불안
앞에서 여수룬 재정이 안정된 것이 강점이라고 했지만, 이 강점은 매우 취약한 강점이어
서 그 자체로 약점입니다.
여수룬이 한 달에 써야 하는 경상비는 8월 기준으로 대략 3억5천 만 원 정도입니다. 원
화 대 엔화 환율이 13일 때는 우리가 3천 만 엔 매출이면 원화로 3억9천 정도되므로 그 나
마 안정적입니다. 그렇지만 원화와 엔화의 환율이 10 : 1이 되는 순간에 우리는 한 달에 대
략 4천 만 원 정도가 부족합니다. 물론 일본에서 엔화로 결제하는 비율이 30% 가까이 되므
로 4천 만 원까지는 아니고 대략해서 1~2천 만 원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그
렇게 보면 크게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여수룬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원화 대 엔화 환율은 9 : 1이었습니다. 최악이었던 때는
원화 대 엔화 환율이 7.5 대 1이었습니다. 7.5 대 1이면 물론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우리가 아주 곤란한 상황에 빠집니다.
여수룬 기반이 아직은 취약하기 때문에 원화 대 엔화의 동향은 늘 어려운 숙제를 던져
줄 수 있게 됩니다.
다행히 달러가 약하고, 유럽의 경제 상황 등을 감안하면 엔화가 급격히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환율은 누구도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언제 급변할 지 알
수도 없고, 또 알아도 우리가 대책을 세울 능력이 안 되므로 항상 걱정거리입니다.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에게 1년 정도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떤 조건에서도 쉽게 무
너지지 않을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 시간 역시 우리가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시간은 아닙니다.
이 불안을 해소하는 길은 매출을 늘리는 것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때문에
여수룬에서는 신상품 등록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는 것입니다.
원화 대 엔화 환율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우리는 긴급 조치로 상품 가격을 인상하는 조
치를 취해야 하는데 상품 가격을 인상해서 대응할 수 있는 아이템이 이제 많지는 않습니다.
명함과 스티커 정도입니다.
또 한 가지 대응 수단은 원재료 매입비를 낮추는 것인데, 이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환율 상황이 안 좋을 때를 대비하려면 지금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신상품
을 등록하는 것 밖에 없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여수룬의 약점 – 간부 역량의 부족
여수룬의 간부들은 훌륭합니다. 그리고 구성원들도 뛰어납니다. 그렇지만 현재의 간부
역량과 구성원으로는 현재의 일을 감당하기도 급급합니다. 신상품을 등록하고, 서비스 품질
을 높이려면 더 많은 간부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수룬에는 간부 역량이 매우 취약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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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렇기 때문에 여수룬은 인재를 영입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와
동시에 현재 구성원들이 간부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와 관련 저는 현재 구성원들이 정말 노력을 많이 해서 간부가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
랍니다.
여수룬은 현 구성원들에게는 기회의 땅입니다. 여수룬 만큼 확장될 가능성이 큰 회사 결
코 많지 않습니다. 물론 삼성도 있고, LG도 있습니다만, 알려지지 않은 회사 가운데 여수룬
정도 되는 회사는 결코 많지 않습니다.
저는 현재 구성원들이 부쩍 성장해서 간부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영입도 합니
다. 그렇지만 영입하는 것보다는 내부에서 성장하는 것이 모양이 좋습니다.
그 때문에 저는 현 여수룬 구성원들이 정말 열심히 공부하라고 권합니다. 술 마시는 시
간을 줄이고, 또 시간 낭비를 줄이라고 권합니다. 저는 구성원들이 열심히 교제하는 것,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진정한 교제는 술 마시고, 대화하는 데서 이루어지지는 않
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조직을 만들 때 정말 술 많이 마셨습니다. 매일 마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조직을
단단하게 하는 것이라고 착각했습니다. 그런데 진정한 교제는 술 마시는 자리에서 이루어지
지 않습니다. 진정한 교제는 각자가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간부로 성장하려면, 여러분 자신이 성장해야 합니다. 지식을 쌓아
야 하고, 감정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하고, 또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저는 일
이 어느 정도 돌아갈 때, 흔히 나타나는 많은 술자리, 그리고 시간 낭비 활동을 과감하게 줄
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이 좋은 황금 시기를 흘려 보내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여수룬은 현재 구성원을 보호할 겁니다. 그래서 월요일 휴가를 활용해서, 신입직원 연수
회도 하고, 또 영건들의 연수회도 자주 할 겁니다. 그리고 나눔을 잘 활용해서 업무지식도
많이 전달하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들은 대개 간접 도움입니다. 여러분의 성장은 여
러분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간부 역량 부족은 더 급격히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도 게시판에 등록된 8월 신상품 출시 일정표를 봤을 것입니다.


무려 7개 상품이 8월에 출시됩니다. 5월에 우리는 포스터를 등록 했습니다. 6월에 봉투
를 등록했습니다. 6월에 형발스티커를 등록했습니다. 그 전에는 3월에 전단지를 등록했습니
다. 그 전에는 자석스티커를 등록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상당히 오래 동안 등록을 하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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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니다. 그에 비하면 8월에 7개를 등록할 계획입니다.
시스템이 정비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직도 어느 정도 정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속도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엄청난 속도로 신상품이 등록될 수 있습니
다.
이제 이 일을 누가 할 수 있습니까? 티슈, 물티슈, 카렌다, 봉투 보완, 쇼핑백, 수건, 비
닐봉투 등 올리면 누가 이 아이템을 주문 받고, 또 발주하고 관리를 할 수 있습니까? 여러분
에게 기회가 주어져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영입을 추진할 겁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이 조건을 갖추면 여러분에게 일을
맡길 겁니다. 당장 8월이 문제가 아닙니다. 9월, 10월, 그리고 내년에는 어떻게 할까요? 여러
분께서 맡아서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합니다. 내년이 아니면 내후년도 기회가 있습니다.
모두 여러분에게 열려 있는 기회입니다.
어쨌든 여러분이 성장하기 전까지는 외부에서 영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외부에서 영
입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금방 해결되지도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수룬에는 지금 간부가
없습니다. 간부 역량이 태부족합니다.

여수룬을 둘러싼 환경
단기간에 여수룬을 위협하는 것은 환율입니다. 다행히 세계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원-엔
환율이 우리에게 급격히 안 좋아질 가능성은 비교적 작습니다. 세계 경제가 위태로울수록 엔
화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엔화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 엔고 현상이 당분간 지속되기 때
문입니다. 이 상황은 연말까지는 특별히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우리는 이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은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입니다.
사실 지금 조직 상황으로 보면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그다지 만만한 상황은 아닙니다.
가장 곤란한 사정은 실무를 처리할 인력이 태부족한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최고
경영진에서는 약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다른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환율이 나쁘지 않을
대 안정 궤도에 올려놓을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약간 걱정이 됩니다. 너무 빠른 것은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신상품 출시
를 밀고 나가는 방침을 포기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경쟁업체의 등장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여수룬 비즈니스는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다고 누구도 쉽게 할 수는 없습니다. 얼핏 보면 진입장벽
이 낮아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 비즈니스는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러므로 경쟁업체
의 등장이라는 위협 요인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
문제를 낙관적으로 보다가 실수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약점을 찾아봐도 사실 여수룬
비즈니스에는 약점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이것은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워낙 경쟁력이 있
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 좋은 비즈니스 모델과 정비된 조직 안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목표로 살아갈 것입니
까? 제가 회사의 상황을 계속 말씀 드리는 이유는 여러분이 회사와 관계를 설정하는데 도움
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권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여수룬에도 기회입니다만, 여러분 개인에게도 기회가 주
어진 상황입니다. 이 기회를 여러분이 어떻게 활용할지는 전적으로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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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자율(自律)

2011. 08. 12. 금요일.

회사마다 풍토가 있습니다. 일을 잘 하려면, 회사의 비즈니스 특징을 잘 이해해야 합니


다. 회사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회사의 기풍(氣風)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사람과 관계를 잘 맺으려면 그 사람의 기질을 잘 알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회사마다 일하는 풍토가 다릅니다. 대개의 경우 회사의 풍토는 경영진의 특성과 맞물려 있다
고 봐도 좋습니다.
여수룬의 기풍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아마 ‘스스로 알아서 하기’ 아닐까 싶습니다.
여수룬은 누가 봐도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조직은 아닌 것 같습니
다. 물론 그렇다고 느슨하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일사불란하지 않은데도 느슨하지 않은 것
은 활동이 자율적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4개 월 전부터 회사 내부의 실무일과 관련하여 제가 결제하는 일은 거의 없어져버렸
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매출이 꽤 많이 증대되고, 신상품도 계속 출시가 되지만, 제가 결제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저의 의견을 묻기는 합니다만, 대체로 참조 사항입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그만큼 일선 단위에서 내린 결론에 무리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주요사안은
간부들과 충분히 상의합니다. 그렇지만 팀 단위 사업은 거의 결제하지 않습니다.
그 전에도 제가 실무 돌아가는 것을 잘 알지도 못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거의 모르게 되
었고, 심지어는 알 수도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것은 결제 시스템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여수룬 일이 그만큼 방대해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정말 많이 성장했습니다. 지난 달, 월매출이 처음으로 3천 만 엔을 넘었습니다. 8월 중
순 현재, 한국 여수룬에서 일하는 임직원은 정직원 34명에 재택 근무자 3명, 아르바이터 2명
입니다. 9월 중 정직원 3~4명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일본에도 2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
재 여수룬에 물건을 공급하는 업체가 70곳입니다. 운송 관련 거래처가 20곳 입니다. 거래하
는 통신사, 관세사, 보험사 등등이 30곳입니다. 일본 거래처도 대략 10 곳 이상입니다. 내부
사업부문도 명함, 스티커, 현수막, 전단, 봉투 외 개발, 신상품개발, 경영지원, 발송, 일본사
업 등으로 분화되었습니다. 8월 중 7개 아이템이 추가되면 사업부문도 더 커지게 됩니다. 더
군다나 이제 회사에는 현수막 가공 공장도 생겼습니다. 가입회원도 2만 명이 넘었습니다. 활
성회원도 4천 명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달, 즉 2011년 7월에 처음으로 지급해야 할 금
액을 사실상 모두 정상적으로 지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꽤 많이 성장했습니다.
규모가 커지면 CEO가 실무를 처리할 일이 없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의 상황은 그 정도보다 훨씬 낫습니다. 여수룬에서는 각자 하고 싶은 대로
대체로 마음껏 일합니다. 뭘 하겠다고 하면 막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각 부서나 팀은 스
스로 결정해서 스스로 합니다. 자율적인 기풍이 꽤 잘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자율의 토양
여수룬의 기풍이 스스로 알아서 하기로 된 가장 주요한 원인은 여수룬 구성원들의 성실
성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솔직히 말해서 여수룬에서 CEO노릇 하는 것은 정말 쉽습니다. 여수룬에서는 구성원들이
자기 할 일을 스스로 알아서 정말 잘 합니다. 굳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잘 합니다. 그러니 여수룬에서는 CEO가 사람 때문에 신경을 예민하게 쓸 일
이 많지도 않습니다. 물론 한 때는 사람 때문에 지칠 정도로 힘들기도 했지만, 어느 때부터
인가 사람 때문에 힘든 경우는 거의 없어져버렸습니다. 여수룬에서 CEO는, 회사 구성원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반대 하지 않고 묵묵히 지원해 주기만 하면 됩니다. 지원도 별로 할 것
도 없습니다. 하겠다고 할 때 인정만 해주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수룬의 CEO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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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합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의 수준은 그만큼 높습니다. 하긴 여수룬 임직원들은 그럴 수밖에 없기
도 합니다. 구체적인 지시가 별로 없으니 스스로 알아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여수룬에서
는 알아서 하는 풍토가 참 잘 정착되어 있는 셈입니다.
몇 개 월 전까지만 해도 제작팀과 발송팀은 밤 10시, 11시까지 일해야만 했습니다. 정말
CEO인 제가 너무 미안하기만 한 때가 있었습니다. 그 때도 현재의 간부들 그리고 고참 멤버
들은 책임을 다했습니다. 그 때 생각하면 지금도 저는 참 미안하다는 감정이 올라옵니다. 그
때도 저나 부서 책임자들은 닦달하지 않았습니다. 부서원들이 알아서 했습니다. 물론 싫고
힘들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것보다는 더 큰 책임감으로 해냈습니다.
지금은 거의 모든 부서가 여섯 시 전후해서 일이 끝납니다. 그렇지만 그 당시의 책임감
은 여전히 현재 여수룬 조직 밑바탕에 면면히 흐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이라는 것은
보이지 않지만 그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의 몸에는 성실함과 책임감이라
는 참으로 소중한 정신이 배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이 이처럼 성실했고 그 때 역사가 지금 조직에도 흐르고 있기 때문에
여수룬에서는 지시하고 통제하는 지휘노선보다 자율이라는 활동 방식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
합니다. 자율은 책임이 전제되지 않으면 자리잡을 수 없습니다. 여수룬에 자율의 기풍이 흐
른다는 것은 여수룬 구성원들이 그만큼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다는 말입니다.
여수룬에 자율의 풍토가 자리잡은 배경에는 또 능력이 출중한 간부들이 있습니다. 여수
룬 간부들은 능력이 출중합니다. 그러면서도 일반 구성원들만큼이나 성실합니다. 이런 간부
들이기 때문에 CEO가 지시할 게 별로 없습니다. 그냥 협의하면 됩니다. 훌륭한 동반자들입
니다.
그리고 여수룬 간부들은 체질적으로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을 즐깁니다. 물론 스스로 알
아서 하는 것을 즐긴다고 해도 여수룬 간부들이 조직의 규율과 질서를 모르는 것은 아닙니
다. 오히려 여수룬 간부들은 상명하복(上命下服)의 조직 규칙을 누구보다 존중하고 잘 지킵
니다. 많은 토론 후에 결정이 내려지면 여수룬 간부들은 그 결정을 지킬 줄 압니다. 이것이
진짜 실력입니다. 굳이 지시를 할 일이 별로 없을 만큼 자율적이지만, 지시와 명령이 발동될
때는 그것에 복종할 수 있다는 것이 진짜 실력입니다.
여수룬 간부들은 일과 삶을 일치시키는 사람들입니다. 회사일은 돈벌이 수단이고, 삶의
보람은 다른 데서 찾는 사람들과 다릅니다. 여수룬 간부들은 여수룬을 공동체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여수룬을 성장시키면서 여수룬 안에서 사람과 관계를 맺어 나가고 후배를 성장시키
고, 또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고 싶어 합니다.
여수룬 간부들은 정말 일을 즐깁니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성장시킵니다.
또 행복해 합니다. 이런 간부들과 일하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이런 간부들이기 때문에 지
시와 명령이라는 조직 가동 수단은 별로 쓸 일이 없습니다. 여수룬에 이런 간부들이 있기 때
문에 ‘자율’이라는 참 좋은 열매가 맺혀 있습니다.

자율을 강화하기
자율이 강화되면 문제점도 다소 생길 수 있지만 전체로 봐서는 무조건 좋은 일입니다.
사실 누가 지시한 일을 하면 재미 없지 않습니까? 알아서 할 때 신나는 법입니다. 자율은 전
체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측면이 훨씬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여수룬에 스스로 알아서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자율 분위기
는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율이 강화되는데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한 조치도 필
요합니다.

(1) 정보의 공개
자율이 강화되려면 정보가 공개 되어야 합니다. 자율은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알아서 하려면 주변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정
보가 주어져야 합니다. 우리 회사에 자율의 기풍을 더 확장시키려면 서로가 서로의 상황을
잘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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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때 해설자가 자주하는 말이 있습니다. 운동장에서 선수들끼
리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화는 정보를 주고 받는 것입니다. 자기의 위치를
알리고, 자기의 의도를 부지런히 알려야 합니다. 그래야 동료도 자기가 할 일을 스스로 챙길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정보를 많이 알면 알수록 확신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습니
다.
조직 내 정보를 공유시키기 위해 제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CEO전언 작성입니다. 제
가 쓰는 CEO 전언의 목표는 정보 공개입니다. 상황 공유입니다.
저는 현명하고 성실한 구성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정
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조직 상태는 어떤지, 또 앞으로 전개될 경제 환경을 조직 간부들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또 조직의 강점은 뭐고 약점은 뭔지, 경영진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려
고 하는지, 회사의 재정 상태는 어떤지, 여수룬이 요구하는 직원의 상은 어떤지, 또 직원들
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등을 될 수 있으면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CEO전언 정리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저도 즉흥연설도 꽤 잘 하고, 또 메
모만 가지고 강의 방식으로 전하는 것도 못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글로 정리하지 않고 메모
만 해서 구두로 전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CEO 전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
문에 글로 작성해서 전달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것은 중단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냐면 현명하고 성실한 구성원들을 서포트 하려면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정보를 많이 제공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정확하게 제공하는 게 중
요합니다. 그러려면 글로 정리해야 합니다. 글로 정리를 해야 저 자신도 정리가 됩니다. 제
가 정리가 되어야 정보를 정확하게 공급할 수 있고 유통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제 자신이 정리가 되지 않으면 현명하고 성실한 구성원들을 서포트 할 수
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힘들어도 글로 정리를 합니다.
또 제가 구두로 설명하면 그 날 여러 가지 일로 빠지는 직원에게는 뜻이 정확하게 전달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글로 정리를 합니다.
여수룬에는 일본 원어민자 직원이 많습니다. 바다 건너에는 나카오 대표가 계시고, 도오
쿄오에는 구보타 소장이 계십니다. 일본어 원어민자 구성원에게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적지 않은 돈을 들여서 CEO전언을 일본어로 번역해서 제공합니다.
이 모든 여수룬 구성원들에게 저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CEO
전언을 작성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들입니다.
여수룬에서는 회사의 자금흐름표를 간부들에게 매일 보내주고 있습니다. 역시 마찬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돈을 아껴 써라, 혹은 이 돈은 왜 이렇게 썼냐 하고 잔소리 하고 따지는
것은 피곤한 일입니다. 저는 회사 자금 집행과 관련해서 사후 보고를 받습니다. 보고라고 해
봐야 저에게 따로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간부들에게도 제공되는 자금흐름표를 같이 받는 정
도입니다. 나머지는 대체로 경영지원팀과 본부장 선에서 결정됩니다. 사전에 결제하는 경우
는 별로 없습니다. 알아서 잘 하는데 굳이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집행된 자금은 매일 간부들에게 보여지므로 굳이 사전에 체크하지 않습니다. 간부들 혹은 경
영지원팀은 중요한 자금 집행일 경우 사전에 보고합니다. 이것은 결제 시스템을 가동한다기
보다 주요한 사안이므로 실수하지 않기 위해 검토하는 것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속도 편합니다. 알아서 잘 하려니 하고 믿으면 또 그렇게 됩니다.
자금흐름표는 조금 더 정리가 되면 조직 구성원 전체에게 공개할 생각입니다. 아직까지
는 지금 기록하는 방식에 문제가 없는지 조금 더 확인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금흐
름표를 조직 전 구성원에게 공개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해 확신이 없습니다. 방향은 맞다
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자름 흐름이 공개가 되어야 조직의 자율성이 한 단계 더 높아집니다.
이렇게 정보가 공개가 되면 부수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부정한 자금 집행을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여수룬 구성원들만큼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들은 없습
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사람입니다. 다 실수할 수 있습니다. 실수를 차단하기 위해서도 정보
는 공개될 필요가 있습니다. 자금 집행도 실수할 수 있습니다. 실수를 막기 위해서 자금 흐
름은 공개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 여수룬에 아직 조금 부족한 것이 있다면 일선 단위의 활동 정보가 제대로 정

3
리되어 공개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하부 단위의 보고는 내부 게시판에 올라오는 활동보고
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이 정보가 아직은 좀 부족합니다. 기계적인 정리라는 느낌을 받습니
다. 부서 혹은 팀 단위에서 앞으로 해결해나가려는 과제를 잘 정리한 내용을 본 적은 별로
없습니다. 대체로는 그날 그날의 간단한 기록입니다.
정말 필요한 것은 우리 팀 혹은 내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나의 생각, 나의 의도, 나의
느낌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예를 든 것처럼 운동장에서 내가 하려는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애쓰는 선수처럼 말입니다.
이것을 억지로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매 월 평가서를 받고, 다음 달 계획서를 받는 것
입니다. 이런 일을 하게 되면 참 갑갑해집니다. 형식적 평가서가 나오기 시작하고, 쥐어짜낸
계획서가 작성되기 시작합니다. 자율이 침해됩니다.
자율은 고도의 책임감이 동반되는 행위입니다. 그런 점에서 팀, 특히 팀장이 자기의 생
각, 의견, 의도를 전 조직에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은 여수룬 전체에 자율의 분위기를 더 확
장시키는데 필수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동안은 하려고 해도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실무 처리하느라 10시, 11시까지 일을 해
야만 했던 시절이 끝난 게 얼마 되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제 조직이 정비가 되
었습니다. 또 정보 공개, 정보 공유를 통한 자율분위기 고취는 여수룬 발전에 매우 중요한
사항이니만큼 꼭 해내야 할 일입니다.
팀장만이 아닙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평조직원도 게시판을 통해
업무 보고를 할 기회가 참 많습니다. 업무 보고를 할 기회가 없을 때도 게시판을 통해 자기
의 생각, 의도, 의견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나눔글쓰기도 그런 기회 가운데 하나입니다.
조직이 잘 되려면 서로의 생각을 잘 알아야 합니다. 구성원 개개인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눌 때 조직은 강해집니다. 간단하게는 생각, 느낌, 경험부터 좀더 높은 차원에서는 목적과
의도를 서로 주고받을 때 조직은 더욱 자율적이 됩니다.
보고는 자기 자신을 가장 잘 발전시켜줍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 전체를 위해서 CEO전
언을 씁니다. 그렇지만 CEO전언을 통해서 가장 많은 도움을 받는 것은 저 자신입니다. CEO
전언을 작성하면서 저는 각오를 다지고, 활동 방향을 재정립합니다. 그 어떤 일보다 저 자신
에게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이 회사에 하는 보고도 마찬가지입니다. 간부가 보라고 하는 보
고와 스스로 상황을 잘 정리하려고 정리하는 보고는 전혀 다릅니다. 상황을 잘 정리하는 것
이 보고의 출발일 수 있습니다.
개인의 발전을 통해서 조직이 발전합니다. 여수룬의 모토를 다시 생각해봅시다. ‘개인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여수룬의 모토 입니다. 보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자
시 자신을 위해서 정리하는 것이 보고였으면 좋겠습니다. 각 개인이 하루하루의 삶 혹은 한
주간의 삶을 잘 정리하고, 회사 안에서 하려고 하는 일을 잘 전달할 때, 조직의 자율성이 더
높아집니다.
사랑한다고 말하라고 합니다. 말을 해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말 안 해도 알아서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가능할 지도 모르지만 그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합니다. 말을
해줘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각 개인의 생각을 나누어야 합니다. 개인의 의도를 알려줘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고는 최종적으로는 상급자를 위한 것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입
니다. 보고를 통해서 각 개인은 간부로 성장하게 됩니다.

(2) 스스로 찾기
여수룬에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 여수룬 조직이 더 확대될 것은 분명합니다. 이 때
각자도 여수룬의 기풍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여수룬 간부들이 일일이 지시하는 스타일 대신
에 스스로 알아서 하기를 원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은 개인에게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찾아온
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일을 찾아서 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하고 싶은 일을 이야기 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개선을 업무를 찾고 제안하면 개인에게도 많은 기회가 찾아옵니다. 그렇
지만 지시를 기다리기 시작하면 여수룬에서는 별로 즐겁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회사는 자기 계발을 위해서 강의를 수강하겠다고 하면 군소리 없이 수강료를 지원합니
다. 물론 업무와 완전히 동떨어진 것은 다소 제한을 두지만 어학 강의까지도 거의 100% 수
강료를 지원합니다. 또 도서실에서 빌려볼 수 없는 책을 사달라고 군소리 없이 사줍니다. 알
아서 할 실력을 갖추는데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여건이 되면 젊은 직원들을 해외로 유학을 시켜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실력이
없으면 자율이 발동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알아서 하려면 실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
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회사의 이런 방향을 잘 알아서 스스로 일을 만들고 개척했으
면 좋겠습니다.
8월에 7개의 아이템이 출시됩니다. 다음 달부터는 대략 한 달에 다섯 개 정도 아이템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꽤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걱정하는 소리도 들립니다. 그렇지만 지금
은 그렇게 해야 할 때입니다. 특히 환율이 우리에게 무척 유리할 때, 다른 것을 접어두고라
도 신제품을 출시를 해야겠습니다.
정말 각자 알아서 해주셔야 합니다. 염려, 근심, 걱정은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지금은
그냥 자기 맡은 일, 자기가 해야 할 일을 각자 잘 하고 있으면 됩니다. 저는 저대로 제가 해
야 할 일을 부지런히 하겠습니다. 여수룬 간부들은 여수룬 간부들대로 각자 자기가 맡은 일
을 잘 해나갈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모든 구성원들이 자기 일을 스스로 찾고, 알아서 하는 기풍을 더 단단
하게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기 자신을 정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정보
공유가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각 개인도 그렇습니다. 팀을 이끌고 있는 팀장들에게는 더더욱 중요합니다. 알아서 하기
위해 먼저 전제가 되어야 하는 것은 자기가 하는 일을 알리는 것입니다. 그래야 실수를 줄일
수 있고, 또 다른 팀장, 구성원을 도울 수 있습니다.

오늘 나눔에서는 각자가 정보를 공개하는 방식을 이야기해보기 원합니다. 여러분은 조직


으로부터 적절히 정보를 공개 받고 있습니까? 그리고 여러분은 다른 구성원들에게 적절히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까? 적극적 정보 제공이 개인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는데 대해 여
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5
[전언(傳言)]

공부

2011. 08. 19. 금요일.

이제 회사는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습니다.


우선 재정이 안정되었습니다. 물론 다소 불안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환율
이 급락하는 순간 우리는 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환율이 당장 급락할 가능성은
비교적 희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조직도 비교적 안정이 되었습니다. 여러 부서에 인원이 충원되면서 사람이 부족해서 다
급한 상황은 생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서마다 업력(業歷)이 꽤 있는 분들이 들어
오면서 품질도 관리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안정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당장 운영하는데 문제가 생
겨서 개발실에 찾아오는 경우가 거의 없어진 것 같습니다. 개선은 필요하지만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많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라고 여겨집니다.
저도 CEO 전언을 쓰는 것 말고는 조직 현안 때문에 매달리는 시간이 부쩍 줄어들었습
니다. 확실히 조직이 안정되어 가고 있습니다.
조직이 안정되면서 현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신상품 등록입니다. 지난 번 CEO전언을
통해 말씀 드린 것처럼 조직 현안은 신상품 등록입니다. 경영진에서는 다른 문제가 다소 발
생하더라도 신상품 등록에 주력하여 무엇보다 재정면에서 좀더 안정을 취하려고 합니다. 그
러다 보니 다소 무리가 아닐까 싶을 만큼 많은 신상품을 등록할 계획을 짜게 되었습니다.
조직이 안정되면서도 조직 전체는 여전히 바쁩니다. 매출이 예상보다 더 올라가고 있기
때문 입니다. 해마다 8월에는 7월에 비해 매출이 떨어졌습니다. 올래 8월 초에도 8월에는 7
월에 비해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특히 지난 7월은 회사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3천 만 엔을 돌파했을 만큼 크게 성장했기 때문에 8월에는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매출이 좀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추세라면 올해 8월에는 지난 7월보다도 매출이
더 많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그리고 올해 8월은 지난 해 8월에 비해 매출이 60% 이상 신장
(伸張)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지난 해 7월 대비 올해 7월 매출 신장률은 53%였습니다. 올해
7월 매출이 무척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8월 매출 추세는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더군다
나 올해 8월에는 지난 해에 없었던 포스터, 봉투, 명함케이스, 포스트잇이 새로 출시되었는
데 아직 봉투, 명함케이스, 포스트잇은 본격적으로 홍보되기 전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8월 매출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매출이 나쁘지 않고 오히려 신장되고 있기 때문에 조직이
더 바쁜 것은 당연합니다.
이 상황에서 저는 특히나 젊은 구성원들이 걱정이 됩니다. 걱정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뭐랄까 제가 인생의 선배로서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있습
니다. 일만 시키고 젊은 직원들의 성장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
음이 듭니다.
사실은 요즘 그 고민을 참 많이 합니다. 지난 번 CEO 전언에도 썼지만 회사가 성장하고
조직이 커지면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지 않을 수는 없는데, 과연 그럴 때 그동안 고생한 조
직원은 어떻게 성장시켜야 하는가 하는 것이 고민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성장은 본인이 하는 것입니다. 제가 젊은 직원이라고 하지만 모두 성인입니다. 다
장가 가고 시집 가서 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나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걱정할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또 어떤 면에서는 걱정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닐 지고 모른다는 생각도 듭
니다. 다 큰 성인인데 알아서 해야지 중고등학생처럼 신경 쓸 일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면서도 저는 제 조카들을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저 자신이 20대 후반, 30대 초반일
때를 생각해봅니다. 그 생각을 하면 여수룬의 젊은 직원에게는 아직도 좋은 멘토가 있어야
할 나이라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1
저도 이제 나이가 쉰이 넘었습니다. 이만큼 나이가 든 저도 힘들고, 또 어려움이 있으면
저의 멘토들에게 달려 갑니다. 그 분들 스스로는 저의 멘토인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만, 저에
게는 그 분들이 멘토입니다. 힘들면 위로를 받으려고 달려갑니다.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조
언을 구합니다. 지혜를 구하기도 합니다. 마음이 힘들면 기도도 부탁합니다. 위로를 청하기
도 합니다.
저는 회사 경영자입니다. CEO입니다. 그러므로 회사 전체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
문에 경계선을 허물기는 힘듭니다만, 그래도 젊은 직원들을 생각할 때는 만약 내 동생이라면,
또 내 조카라면 하고 생각을 합니다. 과연 내가 저들의 좋은 삼촌, 좋은 형, 그리고 좋은 멘
토 역할을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하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과연 저 친구들에게 지금 나는 무엇을 해줘야 할까 하는 생각을 꽤
자주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미 저들이 성인이니까 내가 해주는 것 말고 스스로 당
연히 해야 할 일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젊은 직원 유학 보내기
저는 젊은 직원들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회사 형편이 되면, 회사
가 적절히 지원을 해줘서 일본이나 중국 등에 유학하게 하고 싶습니다.
저는 교육의 힘을 믿습니다. 한국이 급속도로 발전한 배경에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학교
에 보내기 위해 헌신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대학을 보통 상아탑(象牙塔)이라고
부릅니다. 지금 찾아봐도 대학을 왜 상아탑이라고 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60년
대와 70년대 한국에서는 부모들이 학비 대느라 키우던 소도 다 팔아 없앴다고 해서 대학을
우골탑(牛骨塔)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렇게 공부를 시킨 결과가 한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에서는 1년 씩 해외의 원하는 곳에서 그냥 생활하라고 한다지요? 실상은 모르겠습
니다. 그렇지만 말 그대로라면 정말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을 흉내 내는 것은 아닙니다. 저 자신이 젊은 직원들을 그렇게 성장시키고 싶은
것뿐 입니다. 제가 여수룬에 있으면서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직원들을 선발하다가 보니까 대
개의 경로가 비슷했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일본에 가는데 대개 갈 때 준비를 충분히 하
지는 않습니다. 더러는 일단 일본에 가고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에 가서 1년 혹은 2년
동안 어학원에 다닙니다. 어학원에 다니면서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혹은 신문도 돌리고
온갖 궂은 일을 다 합니다. 그리고는 돈을 조금 모아서 외국인 특례로 대학교에 입학 합니다.
심할 경우는 하루에 서너 시간 자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를 합니다. 정말 힘들었을 겁
니다. 공부가 제대로 되었는지도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일본 대학교에서의 공부만이 아니라
일본에서 생활한 전부를 공부라고 생각하면 정말 제대로 공부한 것입니다. 그 공부를 거쳤기
때문에 그 분들은 여수룬에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합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 분들은 ‘뭐 그냥 일본 가게 되면 어떻게든 살아
요’ 하고 겸손하게 말합니다. 그렇지만 저도 그렇고 절대 다수의 사람은 그런 모험을 하지
않았습니다. 절대 다수의 사람은 생각만 할 뿐이고, ‘뭐 그냥 일본 간 사람’은 실천을 한 사
람입니다. ‘뭐 그냥 일본에 갔다가 어찌 어찌해서 아르바이트 하고 대학에 간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자부심을 가지고 돌아옵니다. 그 자부심이 그 분들의 실격입니다. 능력입니다. 그 어
려움을 이겨낸 것이 그 분들의 힘입니다.
한국에 온 일본인 직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분들은 도전했습니다. 전혀 다른 환경의
한국에 왔습니다. 공부했고 또 경험했습니다. 어쩌면 그 분들도 ‘그저 한국이 좋아서 온 것
뿐인데요’ 하고 말할 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 차이, 즉 다른 사람들은 실천하지 않은 것을
실천한 차이가 엄청난 경험과 능력의 차이를 만들어줬다고 생각합니다. 그 엄청난 경험의 차
이가 곧바로 실력의 차이로 나타납니다.
저는 일본어가 익숙하지 않고, 혹은 아예 모르는 직원이라도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일본
에 보내고 싶습니다. 다행히 여수룬에는 일본 오사카 본사가 있습니다. 또 동경 영업소가 있
습니다. 아무래도 아무 근거도 없이 일본에 가는 것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오사카 본사 혹은
동경 영업소에서 전단지라도 뿌리는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력이 조금 더 되

2
면 방문 영업도 해볼 수 있을 겁니다. 여수룬과 전혀 인연이 없는 사람이 전단을 돌리고 방
문 영업하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회사에서도 어느 정도는 생활할 수 있게 지원
하고 싶습니다. 혼자 덜렁 일본에 가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물
론 고생하는 것도 인생에서는 큰 공부지만, 여건만 되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는 것
이 더 낫습니다.
젊은 직원들은 정말 젊습니다. 지금은 사람의 평균 수명이 길어져서 80은 기본이고 아
마 좀 지나면 100살까지 살 것 같습니다. 젊은 직원들에게 앞으로 5년 혹은 10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닙니다. 인생 전체를 생각해보면 짧은 시간입니다. 일본에서 보내는 4년 혹은 5년
의 시간은 긴 시간이 아닙니다. 아니 짧은 시간입니다.
여수룬은 계속 성장할 겁니다. 여수룬에는 꿈이 있습니다. 내년일지, 2년 뒤일지 혹은 3
년 뒤일지 혹은 4년 뒤일지 모르겠습니다. 여수룬은 아마 중국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인도 등 동남아와 미국, 영국 등에도 현지 법인을 열게 될 겁니다. 여수룬의
비즈니스 모델은 그 자체로 글로벌한 것입니다. 절대로 일본에 한정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리고 여수룬의 현재 비즈니스 모델은 전혀 다른 형태로 진화를 할 겁니다. 여러분은 아직 생
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겁니다.
제가 젊은 직원들을 해외로 내보내고 싶다는 것은 그 때를 대비한 것이기도 합니다. 당
장은 일본에라도 내보내서 개인을 성장시키는 게 목표지만, 장기적으로는 향후 5년 혹은 10
년을 내다보는 것입니다.
물론 그 때 가서 이미 언어가 되는 사람들을 채용하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거기에만 매달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떤 것이 더 좋은지 저는 지금 알 수 없습니다. 그런
것 따지기 전에 저는 지금 같이 일한 젊은 직원들의 성장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삶의
참된 보람을 느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늘 외부 인재 영입에 관심을 기울이
는 것보다 지금 구성원들의 성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입니다.
저는 최소한 내년 정도 되면 한두 명 정도에게는 일본에 유학할 기회를 줄 수 있으리라
고 생각합니다. 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막연한 생각입니다. 그렇지만 이 막
연한 생각이 반드시 구체적인 정책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젊은 직원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우리 모두에 해당 됩니다. 인생은 이제
깁니다. 설사 40 대 후반 50대라고 해도 앞으로 살아야 할 날이 참 많이 남았습니다. 여건만
된다면 공부할 기회를 갖는 것은 무조건 중요합니다. 40대, 50대를 위한 계획은 또 생각을
해봅시다. 우선은 40대 50대라고 해도 자기 계발을 위한 노력만큼은 게을리 하지 말라고 권
하고 싶습니다. 늘 공부하는 사람이 되기를 권합니다.

여수룬 아카데미
젊은 직원을 유학 시키는 것 말고, 국내에 여수룬 아카데미를 설립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규모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직원을 포함해서 여수
룬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입니다. 저는 앞으로의 세상은 결코 기술만 있으면 되는 세
상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기술과 함께 인접 학문에 대한 이해가 있
어야 직장 생활도 혹은 이후 사회 생활도 잘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술 지식은 절대로 필요합니다. 제가 기술만으로는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하
는 것은 기술이 있다고 전제를 하는 것입니다. 자기 직무에 해당하는 기술능력 혹은 업무 능
력, 혹은 실무능력이 없다면 제가 하는 말 전체가 무의미해집니다. 발송도 무역에 관한 지식
이 있어야 하고, 또 해외 발송에 관한 지식이 풍부해야 합니다. 제작도 마찬가지입니다. 고
객 지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직무를 처리하는 직무처리 능력은 기본으로 갖춰야 합니다. 이
점을 소홀히 하면 더 할 말은 없습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자기가 맡은 직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반드시 갖춰야 하고, 직무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
다.
자기가 처리해야 할 직무능력을 갖추고 나서 필요한 것은 통합 능력입니다. 지금이나 이
전이나 지식의 융합은 지식에 관한 시너지 효과를 내므로 반드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구
글이며, 애플 등의 예를 들어서 지식의 융합이 마치 새로운 조류인 것처럼 언론과 방송은 이

3
야기합니다만 기초 학문을 튼튼히 해야 한다는 것은 예부터 지금까지 늘 있었던 이야기입니
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은 지식을 대하는 태도를 말해줍니다. 옛 것을 미루어 오늘의 것을 안
다는 말입니다. 옛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사실은 원리와 기초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인생
의 선배들, 직장의 선배들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교양을 넓혀야 한다는 말도 다 같은 말
입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면 기술 지식도 제대로 활용할 방법이 없습
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실무 지식을 배양함과 동시에 여수룬 구성원들이 인접 학문, 기초 학
문에 대한 소양도 부지런히 닦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제 지식은 인터넷을 뒤
지면 언제나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중요한 능력은 지식을 통합하는 것입니다. 지식
을 통합하는 능력은 인문학을 비롯한 기초를 잘 닦지 않으면 갖춰질 수 없습니다.
저는 젊은 시절 무엇을 해야 할 지 몰랐습니다. 목표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교 2
학년 때 학생운동 그룹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그룹에서 활동이 참 좋았습니다. 학
생운동 그룹은 공부를 꽤 많이 합니다. 저는 그 때 이후 30대 초반까지 정말 엄청난 책을
읽었습니다. 학생운동 할 때 교도소 독방에 수감되기도 했는데 할 거라고는 책 읽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 경제학, 철학, 역사, 정치학, 인식론, 논리학, 조직론, 전쟁방법론, 문학
등 온갖 책을 읽고 공부했습니다. 저는 그 때 공부한 것을 지금 경영하면서 활용하게 될 줄
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 때 공부한 기초가 없었다면 내가 경영을 하면서도 회사 경영 방향
을 잡을 수 없었겠구나 하고 느낍니다.
저는 여수룬 젊은 직원 혹은 뜻있는 직원들이 폭넓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고
싶습니다. 우리끼리 여수룬 아카데미를 만든다고 해서 안 될 게 뭐가 있겠습니까? 두 명, 혹
은 다섯 명만 수강하는 아카데미라고 해서 안 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저는 CEO전언을 쓰
면서도 자부심이 있습니다. 제가 쓰는 CEO전언을 읽는 사람은 여수룬 구성원 뿐입니다. 기
껏해야 40명 입니다. 저는 40명을 위해서 매 주 CEO전언을 씁니다. 숫자로 따지면 몇 명
안 됩니다. 그렇지만 저에게는 이 40명이 세상의 전부입니다. 세상 전 독자를 위해 쓰는 거
나 여수룬 구성원 40명을 위해 쓰는 거나 비중은 마찬가지입니다. 저에게는 여수룬 구성원
이 전부이기 때문에 1만 명, 혹은 10만 명에게 쓰는 것과 똑같습니다. 저하고 직접 연결되지
않는 1천 명, 혹은 1만 명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저는 제가 책임져야 할 일만 확실히 책
임지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수룬 아카데미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으면 작은 대로 소중합니다. 작지만 알찬 아카데
미를 만들어서 지금 있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공부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
니다. 우리가 직접 만들면 우리 실정에 맞는 아카데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직은 무르익지
않은 구상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구상도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도(制度)의 활용
제가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일들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제가 혹은 여러분이 앞으로 여수
룬에서 해야 할 일을 얘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실력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회사
는 회사대로 구성원들이 자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길을 열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도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서 스스로 노력할 각오를 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질책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좀 질책을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아직 공부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습
니다. 그렇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시간을 그냥 흘려 보내고 있지 않나 걱정이 됩니다.
여수룬에서는 직무 관련 수강을 하겠다고 하면 수강료를 전액 지불합니다. 어학(語學)
조차도 팀장이나 부서장이 결재하면 100%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수강료 지원 제도를
이용하는 분들은 별로 없습니다. 회사 직무와 관계 없는 것도 부서장 혹은 팀장이 결제를 하
면 100% 지급합니다. 물론 직무와 아예 상관 없는 경우는 100%까지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
도 어느 정도는 지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용하지 않습니다.
이건 여러분 책임입니다. 지금 여수룬 구성원들에게는 어느 정도 시간이 보장되고 있습
니다. 잔업도 많지 않습니다. 지난 주에는 발송팀이 일주일 내내 늦게 끝났다고 하지만, 전
체적으로 보면, 시스템을 조정하면 해결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시스템을 조정해도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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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을 해야 한다면, 인원을 보충해드리겠습니다. 발송팀을 포함해서 여수룬 구성원들이 정시
에 퇴근할 형편은 만들겠습니다. 대신 여러분은 그 남는 시간을 여러분의 능력을 개발하고,
자기를 계발하는데 활용해주셨으면 합니다. 기껏 서로 노력해서 만든 정시 퇴근을 술 마시고,
노는 데만 다 써버리면 난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시 퇴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당연히 회사가 해야 할 일이므로 생색내는 것은 아닙니다. 또 퇴근 이후 시간은 개인에게 속
한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렇지만 그저 고용자와 피고용자 관계로만 바라보면 서로 너무 딱
딱해집니다. 고용자와 피고용자로만 보면 공부를 하든, 놀던 상관할 일이 아닙니다. 실력이
부족하면 해고하면 되고, 또 공부 안 하면 외부에서 사람 데려다가 채우면 됩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여수룬을 사람이 살아가는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퇴근 이후 시간에 대해서도 잔소리 하는 것입니다.
여수룬에서는 도서실에서 빌려볼 수 없는 책을 보고 싶다고 하면 100% 지원합니다. 그
런데 최근에 책 사보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고 여러분이 도서실에서 책을 많이 빌
려보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개인 생활을 잘 알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내부 게시판
에 도서관에서 책을 택배로 대출하는 방법을 적어두었는데도 도서관에서 택배로 오는 책이
별로 없고, 책 구매 신청도 별로 없는 것을 보면, 대체로 별로 책을 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저는 좀 안타깝습니다.
저는 회사 CEO 입장에서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공부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여러분 인생입니다. 여수룬을 위해서 공부하지는 마십시오.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 공부하시
기 바랍니다.
여러분이나 저나 여수룬에서 만난 것은, 조금 죄송한 말씀이지만, 약간은 뒤쳐진 상황이
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은 대기업도 아닙니다. 상장(上場) 회사도 아닙니다. 겨우 안정되어 가
고 있는 소기업입니다. 여러분이 여수룬에 들어왔을 때는 월급도 제 때 지급하지 못하는 회
사였습니다. 여러분이나 저나 실력이 뛰어나고 어디든 갈 수 있다면 여수룬에서 만나지 못했
습니다. 저나 여러분이나 부족한 게 너무 많다는 말입니다. 아직 실력이 너무나 모자란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열심히 자기 계발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여러분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 또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아도 여러분은 스스로 해야 합니다. 일찍 끝나면 시간을
활용하십시오. 여러분이 스스로 발전하지 않으면 회사도 도울 수가 없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하고 경쟁하라고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부를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누르고 더 빨리 진급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공부를 하는 것은 어제의 자기와 비교해서 성
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저는 사람이 살아가는 목표는 자기 자신의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격의 성장이 목표
입니다. 인격의 성장은 실무 능력의 성장과 함께 사람과 세계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져야 가
능합니다. 그러므로 실무능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과 사람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동시에 키우
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세계관, 인생관, 사람관,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이루고 싶으십니까?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아직 여러분은 어쩌면 70년, 혹은 80년을 더 살아야 합니다. 그 때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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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직장

2011. 08. 26. 금요일.

요즈음은 과연 이래도 되는 걸까 할 만큼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약해졌습니다. 평생직


장이라는 개념이 없어져버렸기 때문에 개인의 삶은 개인이 무조건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입
니다. 세상이 개인에게 너무 가혹해져 버렸습니다. 물론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합
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개인에게 맡겨버리면 버틸 수 있는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요?
저는 이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과연 이게 옳은 것일까? 그리고 도대
체 맞다 혹은 틀렸다는 것의 기준은 뭘까? 여수룬은 어떻게 해야 할까? 회사는 평생직장이
라는 개념을 버려놓고, 직원더러는 회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과연 정당
한가? 고민이 안 될 수 없습니다. 그럼 반대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을 때, 과연 이
극심한 경쟁사회에서 여수룬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인가? 그런데 평생직장 개념을 도입한다
고 해서 회사 경쟁력이 과연 떨어질까? 이 두 개념이 조화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할까?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도 살리고 회사 경쟁력도 유지하는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이 고민은 저에게는 매우 중대합니다. 이 고민은 저에게 도대체 여수룬을 운영하는 목표
가 뭔가? 나는 여기서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 것일까 하는 고민으로 연결이 됩니다.
CEO전언에서 ‘사람을 중시한다’, ‘공동체’라는 말을 해놓고, 평생직장을 만들겠다는 말을
아직 하지 않고 있는 나는 과연 정당한 걸까?
이 질문에는 세계관, 사람관, 경영관이 다 들어있습니다. 이 질문에 저 스스로 대답을
하지 못하면 여러 가지 모순이 발생할 겁니다.
이 고민을 하면서도 저는 아직 여수룬 구성원에게 ‘여수룬을 평생직장으로 만들겠다’는
말을 하지 못 합니다. 아직 잘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확신이 안 들기 때문입니다. 덜컥
‘여수룬을 평생직장으로 만들겠다’고 선언을 하고 나서 제가 책임을 못 지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회사는 여러분 하는 것을 보고 평가해서 급여 줄 테니 알아
서 하라’는 식의 회사는 만들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 경계선을 잘 찾아야 합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약속하지 않고, 또 할 수 있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그 경계선을 찾아야 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찾아야 합니다.

평생직장
저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을 살리고 싶습니다. 아직 여수룬의 실력을 잘 알 수 없고, 또
제 능력도 잘 알 수 없기 때문에 선언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어떤 형태로든 살려보고 싶습니다.
저는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구성원의 삶을 책임지려고 최선을 다하는 여수룬을 만들어보
고 싶습니다. 정말 여수룬에 평생을 걸어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습
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살아있는 회사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저만이 아니라 조금이
라도 생각이 있는 CEO라면 다 그러고 싶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이론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평생직장은 회사가 망하지 않고 끊임
없이 성장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경쟁 기업과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아야 합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성립 되려면 여수룬이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합
니다. 기업이 경쟁에서 도태되는 순간 평생직장은 불가능해집니다.
그런데 태어나면 죽는 것은 정해진 이치입니다. 만들어졌으면 없어지는 것도 세상의 이
치입니다. 기업도 언젠가는 사라집니다. 100년 가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는 사람도
있지만, 도대체 자기 죽은 이후의 일까지 고민하는 것도 참 쓸데 없는 짓입니다. 어쨌든 탄
생하고, 성장하다가 한계에 이를 것이 명확한 기업을 두고 끊임없이 성장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것 역시 지키지 못할 약속에 불과합니다. 더군다나 지
금의 시대환경은 기업의 생명도 개인용 PC나 휴대폰, 스마트폰처럼 짧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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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환경에서 끊임 없이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것은 불로초를 구하는 것만큼이나 어
려운 일입니다.
이 두 가지는 명백히 배치됩니다. 여수룬은 끊임없이 성장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평생직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물론 어쩌면 현재 여수룬 구성원들이 살아있는 동안까지라면
여수룬이 살아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 역시 기간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여수룬도
사라질 것입니다. 그럴 때 여수룬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런 점에서 근본을 이야기한다면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성립되기 힘들다고 할 수 있습
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참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저는 그냥 제 능력과 한계 안
에서 최선을 다해 구성원들과 열심히 살아가는 방향을 택하려고 합니다. 저 역시 한계가 있
는 사람입니다. 제가 무턱대고 평생직장으로 보장한다고 이야기해도 그것은 선언에 그칠 뿐
제 뜻대로 이루어질 수는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압니다. 다만 저는 최선을 다해서 여수룬에서
만난 구성원들의 삶이 최대한 평안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가 덜컥 평생직장이 되게 하겠다고 덜컥 선언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떠맡기는 것은 더더욱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최선을 다해서 개인의 삶을 회사가 보호하려고 애쓰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낳은 자식도 저는 책임을 지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자식이니까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책임을 지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이 정도가 사람의 한계 아닐까요? 할 수 있
는 데까지는 해보겠다, 나머지는 나의 몫은 아니라는 마음으로 평생직장의 개념을 살려보는
정도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런 한계를 인정하면서 구성원의 성장과 안정을 책임지려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회
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에게 직장
세상 풍조가 직장은 더 이상 개인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식이 되면서 직장인들도 고민하
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런 풍조에서는 회사에 충성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입니다. 회사가 이미 동반자 되기를 포기하는데 개인이 회사를 평생을 함께할 직장으로 생
각하고 충성하는 것은 그야말로 이루지 못할 짝사랑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많은 사람들은 늘 떠날 준비를 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주변을 봐도
그렇습니다. 제 주변도 그렇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나이 50도 되지 않아서 퇴직을 합니다.
퇴직을 하고 나서도 이전 수준과 같이 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당장 생활에 압박
을 받습니다. 앞으로 살아야 할 날은 너무 깁니다. 나이 60이면 현직에 있는 것이 오히려 희
소한 일입니다. 이런 상황을 우리는 봅니다. 그리고 언론과 방송을 통해 너무 많이 들립니다.
그러므로 회사를 다니면서도 늘 퇴직 이후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회사에 집중하는 형태가 달라집니다. 이런 개인에게 문제가 있다는 말은 전혀 아닙니다. 오
히려 저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절대 다수 직장인들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
여줍니다. 특히 여수룬 구성원들은, 회사가 어떤 것을 보장한다고 아무 것도 약속하지 않았
지만 성실하게, 또 최선을 다합니다. 이런 여수룬 구성원들을 보면서 CEO로서 어떻게 보답
을 해야 할 지를 늘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실에 충실하기
‘평생 함께 가자, 회사가 책임질게’라고 확실하게 얘기하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회사는
여러분과 어떻게 만나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하다가 저는 나름대로 답을 찾았습니다. 그것은
‘현실에 충실하기’라는 지극히 평범한 원리를 적용하는 것입니다.
개인의 삶도 기업도 사람 손에 달려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여수룬이 여기까지 온 것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길을 따라왔습니다. 저에게는 재미있는
통계가 하나 있습니다. 2010년10월부터 2011년7월까지 환율변동표입니다. 참고하시라고 이
전언 제일 뒤에 붙여뒀습니다. 이 표를 기준으로 따져봤습니다. 보통 원화와 엔화의 환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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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10 : 1입니다. 오랫동안 10 : 1을 기준으로 오르락내리락했습니다. 2010년1월에서 7월까지
환율 1 : 10 이하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는 계속 1 : 10 이상입니다. 환율 1 : 10을 기준으로
할 경우 2008년1월부터 2011년 7월까지 여수룬이 얻은 환차익은 무려 14억 원입니다. 이
말은 여수룬이 환차익으로 얻은 14억을 회사 운영자금으로 썼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
다.
이 해석이 맞는다면, 만약 환율이 1 : 10으로 유지 되었을 때 과연 여수룬이 생존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여수룬을 처음 만들었을 때, 이렇게까지 돈이
많이 들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작년 6월인가 한국의 메이저 합판업체가
일본에 사이트를 연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듣던 일이 현실에서 발견된 것입
니다. 그 때 우리가 파악한 정보로는 그 업체가 오픈까지 이미 20억을 썼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바보자식이라고 비웃었습니다. 그때는 환율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돌
아보니 여수룬 역시 그에 준하는 비용을 사용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여수룬 식 사업을
하려면 어쩌면 이 정도 비용은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까지 비용이 많이 들 줄
알았다면 이 사업은 시작할 수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무식하니까 용감했던 것뿐입니다. 성공
하면 이것조차 ‘예리한 통찰력으로 사업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치밀한 준비를 거쳐 대담하게
시작했다’고 평가가 뒤바뀌는 것입니다.
천재들은 다릅니다. 천재는 내다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의 운명은 사람에게 별
로 달려있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우리 힘으로 우리 인생을 어떻게 할 수 있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사람 별로 없습니다. 지금이야 다른 사람이 알아주든 말든 우리 자신은 여수룬
이 발전할 가능성이 큰 회사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묘한 자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2년 전만 해도 겨우 목숨을 부지하며 전전긍긍하는 보잘 것 없는 회사였
습니다. 그런 보잘 것 없는 회사에서 만난 우리들도 사실은 별로 대단하지는 않은 사람들입
니다. 우리 원하는 대로 인생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금의 자기와 이전에 꿈꿨던
자기가 일치한다면 정말 위대한 사람입니다. 대개는 그렇지 못합니다.
인생이란 게 그런 것 같습니다.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고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좀 부족하다고 실패하는 것도 아닙니다. 내일 일은 알 수가 없습니다. 여수룬이 우리가 알
지 못하는 길을 더듬더듬하면서 이끌려왔듯이 우리 미래 역시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는
그저 그 때 그 순간에 충실했던 것뿐입니다. 저도 그리고 간부들도 그리고 여러분도 그 때
그 순간에 충실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오늘
하루만 잘 살아가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걱정하는 것 중 90%는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합니다. 또 염려하고
걱정한들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사람은 이 염려와 걱정 때문에 현
재를 즐겁게 살지 못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 역시 지난 달 이전까지는 늘 근심, 염려, 걱정, 불안에 시달
렸습니다. 지난 달 이전이라고 해도 냉정하게 보면 별로 걱정할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비록
자금이 약간 부족하기는 했지만, 여수룬의 미지급금이 최대 1억5천 만 원 가량 되었던 때에
비하면 부족금 규모도 크지 않았고, 매출이 계속 성장하던 중이었고, 환율도 나쁘지 않았으
므로 별로 걱정할 일은 아니었습니다. 남들이 보면 걱정하는 것이 좀 배가 부른 짓거리일 수
도 있을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저는 늘 불안했습니다. 사실 불안해하고, 근심하고, 걱정한다
고 해서 해결될 일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냥 불안해하고, 근심하고, 걱정을 합
니다.
이게 제 모습입니다. 제 자신이 이 모양이면서도 사람들에게는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고
오늘 하루만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게 참 웃깁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말하는 것
은 원리로서 맞고, 또 그렇게 살려고 하면 그래도 조금씩은 그렇게 살 수 있다는 것을 경험
했기 때문입니다.
불안해 하는 중에도 내일 일은 신께 맡기고 오늘 하루 열심히 살자는 마음을 가졌기 때
문에 그나마 훨씬 평안하게 살 수 있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그 대화명을 안
씁니다만 제 엠에스엔 메신저 대화명은 오늘 하루였습니다. 그 의미입니다.

3
지나간 것은 이미 다 지나갔으므로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며,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서도


염려나 걱정하지 않도록 하고,

오늘 하루 잘 살아서,
먼 훗날에 오늘을 아름답게 기억하자.

이 기도문에서 따온 것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여수룬은 탄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신생아입니다. 그리고 발육상태로 봐
서는 꽤 오랫동안 성장을 할 것 같습니다.
최근 여수룬에는 40대 후반까지도 입사를 합니다. 50대도 있습니다. 저는 여건이 되는
한, 그리고 여건을 만들어서라도 평생직장의 정신이 살아 있는 여수룬을 만들어보고 싶습니
다. 이 역시 제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 어떻게 해야 할 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습
니다. 그렇지만 제가 가지는 확신이 있습니다. 간절히 구하면 이루어집니다. 업무도 마찬가
지이듯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명확히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면 어떤 형태로
든 해결은 됩니다. 당장 선언은 못할지라도, 지금은 그 정신을 가지고 여수룬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몫만 다하면 되고, 저는 제 몫만 다하면 됩니다. 여러분은 미래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말고, 현재를 즐겁고 충실하게 사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삶이라고 생
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여수룬이 그래왔듯이, 현재 여수룬 생활을 충실히 하고, 즐겁게 하
는 것이 미래에 대한 가장 확실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일은 미래에 맡기는 것이 좋
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당장 뭘 계획한다고 해서 그렇게 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여러분
인생이 그래왔던 것과 똑같습니다.
확실한 것은 현재뿐입니다. 지금 여수룬에 충실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여수룬에서 즐거
움을 찾기 바랍니다. 지금 즐거운 사람은 미래에도 즐거울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지금 즐겁
고, 충실하게 살지 못하는 사람은 미래에도 즐겁고 충실하게 살기 힘듭니다. 미래는 한 순간
한 순간의 현실이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4
[전언(傳言)]

다른 사람의 잘못을 다루기

2011. 09. 02. 금요일.

회사 일 중 제일 힘든 것 가운데 하나가 조직에 악영향을 끼치는 사람과 관계 맺기 입


니다. 조직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잘 적응하지 못할 뿐 아니라 조직에 명
백하게 악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잘못은 누구나 합니다. 사람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 한 사람 제외할 수 없이 다
잘못을 합니다. 문제는 잘못의 정도가 심해서 조직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입니다. 같이 일
하면 서로 돕는 게 아니라 방해가 되는 경우입니다.
지나치게 고집이 강한 사람이 있습니다. 무슨 주장을 했다고 하면 절대로 양보하지 못합
니다. 궤변을 늘어놓습니다. 자기가 틀렸을 때조차 빡빡 우깁니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진
이 빠지게 만듭니다. 다른 사람 의견을 전혀 들을 능력이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지적을 당하
면 인격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 당한 것처럼 온갖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스스로 문제가 있다
고 느끼면 인정하는 대신 오히려 상대방의 문제를 끄집어내서 자기 자신의 문제를 합리화
시킵니다. 다른 사람 문제를 끄집어 내면 자기 문제가 사라지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주변 사
람들이 지칩니다. 같이 일하기 싫어합니다.
다른 사람과 소통이 거의 안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생활하면서 다른 사람과
거의 어울리지 못 합니다. 자기와 의견이 맞는 사람 한두 사람과만 만납니다. 스스로 고립됨
으로써 패거리를 만듭니다. 고슴도치처럼 웅크리고 누가 자기 영역에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그 정도가 지나칩니다. 사람과 사람으로서 교감이 되질 않습니다. 일의 반 이상
은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면서 이루어지는데, 그것을 애써 무시하고 자기 일만 잘 하면 된다
고 우깁니다.
자기가 싫어하는 일은 절대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회사 조직은 기본적으로 상명
하복(上命下服)의 관계입니다. 겉으로는 아무리 토론을 많이 하는 민주적인 조직이어도 그것
역시 명령을 하는 한 가지 형태일 뿐입니다. 어떤 조건에서도 조직은 명령과 지시로 움직입
니다. 조직원은 명령과 지시에 복종해야 합니다. 자기가 싫어하는 일은 절대 하지 못하는 사
람은 복종을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노골적으로 이야기 합니다. 마치 무슨 대쪽 같은 성격이
라도 되는 것처럼, ‘나는 하기 싫은 일은 못 해요’라고 선언을 해버립니다. ‘그 쪽으로 가라면
회사 그만 둘 거예요’. 그런 사람들은 당연히 언젠가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 있습니다.
다른 사람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기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자기 의견과 맞지 않는 주장은 정말 알아듣지를 못합니다. 이
런 사람은 알아듣지 못하는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알아듣지 못합니다. 생각이 전환되
지 않는 사람입니다. 자기가 알아듣지 못한다는 사실 조차도 거의 알지 못합니다.
사생활이 복잡한 사람이 있습니다. 힘들고 괴로우니까 늘 술을 마십니다. 술 마시고 그
다음날 업무에 지장을 줍니다. 그러면서도 본인은 일은 일대로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회사일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카카오톡으로 다른 사람과
놀기 바쁩니다. 여러 메신저를 켜놓고 끊임없이 대화합니다. 회사일과 개인일이 전혀 구분이
되질 않습니다.
양다리 걸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회사의 허락도 받지 않고 투잡을 하는 경우입니다.
미묘한 것도 있습니다. 말을 할 때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사람입니다. 전혀
부드럽지 않고 고슴도치처럼 다른 사람을 찌릅니다. 본인도 어느 정도는 압니다. 그렇지만
전혀 고치질 못합니다.
골치 아픈 경우도 있습니다. 업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잘못 뽑은 경우
입니다. 이것도 어쨌든 처리를 해야 합니다.
직장 생활 뿐 아니라 사회 생활에서도 이런 경우는 너무 많이 당합니다. 너무 많이 당한
다고 하기보다 항상 그렇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경우가 심하냐 좀 덜 심하냐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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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이것은 사람이 불완전한 데서 생기는 일입니다. 사람마다 다 약점이 있습니다. 이 약점
때문에 고집, 궤변, 접근차단, 불필요한 반발, 변명, 합리화, 전가(轉嫁) 등등 온갖 악한 수법
이 다 나옵니다. 사람인 이상 어쩔 수가 없습니다. 다만 정도가 심해서 조직 전체를 위험하
게 할 정도냐 아니냐 만 있을 뿐입니다.
조직을 분열 시키고, 조직을 위험하게 만드는 구성원의 잘못을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것
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성숙한 조직은 이 문제를 잘 처리합니다. 성숙하지 못한 조직은
이 문제 때문에 속은 속대로 썩고, 문제는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이라
고 했습니다. 꼭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친구라는 아주 느슨한 조직, 식구라는
깰 수 없는 조직, 동호회 등에서도 반드시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여수룬은 여러 면에서 어린 조직 치고는 꽤 성숙된 조직입니다. 그렇지만 동료의 잘못을
처리하는 점에서는 아주 미성숙한 상태입니다. 일은 사람이 합니다. 그러므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잘 처리하는 것이 회사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수룬은 관
계의 개선, 인격의 성장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그동안 아주 많은 시간을 인간
관계 개선에 투여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의 잘못을 처리하는 데는 아직 성숙되
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수룬의 미성숙 수준도 사회 일반에 비하면 아주 높습니다. 무
슨 말이냐면, 일반 사회는 잘못하고 있는 사람을 고쳐주기라는 영역에서는 여수룬보다도 훨
씬 못한 갓난 아기 수준이라는 말입니다. 그나마 여수룬은 이 분야에서도 수준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아직 한참 어립니다. 이 말은 사람의 잘못을 고쳐주기가 그만큼
고난도 작업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 문제는 여러분도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 때문
에 겪는 어려움을 쉽게 해소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구성원이 잘못했을 때 대부분
은 그냥 넘어갑니다. 참고 맙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잘못한 사람이 잘
못을 인정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인간은 사악하기까지 합니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습니다. 왜 죽었지 하고 물어보면, 암 때문에, 교통사고 때문에, 늙어서
등등 뭔가 이유가 있다는 뜻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절대로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못합니다.
또 인정하지 않습니다.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잘못을 순순
히 인정하는 사람은 이미 인격이 어느 정도 완성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조직에서 문제
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은 거의 절대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습
니다.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은 대개 인격이 성숙되지 못한 사람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변명, 회피, 저항, 합리화, 반격 등등 정말 안 좋은 방법은 다 동원합니다. 그러므로 잘
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에게 잘못을 인정하게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사
람들은 이런 경험을 여러 번 했기 때문에 잘못을 지적하여 고쳐주려는 노력을 포기합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그냥 참고 넘어갑니다.
잘못을 고쳐주려면 월등히 우월한 위치에 있지 않으면 안 됩니다. 병법에 공격을 하려면
수비하는 자보다 열 배는 병력이 많아야 한다고 합니다. 고쳐주려면 잘못한 사람에 비해 월
등히 뛰어난 지혜를 갖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육체에 병이 든 사람은
오랫동안 교육 받고 훈련 받은 사람만 고칠 수 있습니다. 문제가 있는 사람은 대개 마음에
병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에 병이 든 사람을 고치려면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공
부를 아주 많이 하고, 또 훈련 받은 사람만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
의 병을 알 지도 못하고 치료를 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잘못을 다루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잘못을 고쳐주려는 노력 자체를 포기하
는 것도 어쩌면 당연합니다.
잘못을 고쳐줄 실력은 안 되고 그렇다고 해서 같이 있기 힘들 때 우리는 흔히 비열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따돌리기 입니다. 상대를 안 해버립니다. 전혀 효과는
없지만 따돌리는 사람은 순간적으로 편합니다. 그렇지만 곧바로 상태가 더 안 좋아진 상대를
발견할 뿐입니다. 고통의 연속입니다. 회사에서는 따돌리는 방법의 하나로 부서를 바꾸는 방
법을 쓰기도 합니다. 써서는 안 되는 방법입니다. 보통 회사는 이 방법을 많이 씁니다. 이
방법 외에 회사가 흔히 쓰는 방법은 협박입니다. 예를 들어 연봉을 삭감하는 것입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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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잘못을 고치는 방법으로는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고치는 방법은 사실상 거의 없습니다. 이미 30년 이상 굳어버린
생활 습관을 어떻게 고치겠습니까? 그 사람의 부모도 못 바꾼 것을 우리가 어떻게 바꾸겠습
니까? 그리고 잘못을 지적 받으면 변명하고, 핑계를 대고, 합리화를 하고, 물귀신 작전을 쓰
는 사람을 어떻게 고치겠습니까? 고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그냥 둘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또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 방법을 배우는 것도 인생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다른 조직에서
어떻게 하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알지 못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거의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적용하지 못 합니다. 그러다 보니 여수룬 뿐 아니라 대개 모든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잘못을 처리하는 방법을 잘 배우지 못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거듭 잘못을 범하는 사람은 조
직에서 따돌림을 당하다가 스스로 그만두게 됩니다. 가장 안 좋은 경로입니다.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여수룬은 룰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여수룬은 점점 더 커집니다. 구성
원도 점점 늘어납니다. 조직의 단결과 화합, 그리고 소통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우리는 사람
입니다. 사람은 반드시 약점이 있습니다.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은 약점이 늘어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문제점이 더 많이 모인다는 뜻도 됩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잘못을 잘 처리하
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 아주 중요합니다.

방법 이전에 잘못을 대하는 관점


사람의 잘못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를 생각할 때 먼저 가져야 하는 것은 ‘상대를 안타
깝게 여기는 마음’입니다.
대개의 경우, 잘못을 범한 사람은 그 잘못을 이번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수 백 번도 더
저질렀습니다. 수 백 번 지적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도 고치려고 몇 백 번 결심했습니
다. 그리고 노력합니다. 본인 자신도 그것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물론 자기가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알 지도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런 사람은 정말 대책이 안 서는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문제를 어느 정도, 혹은 잘 압니다. 자기 자신도 고치려고
엄청나게 노력하지만 잘 안 되는 것입니다.
화를 내지 말아야지 하지만 화가 나는 상황에 부딪히면 자기도 모르게 화를 냅니다. 그
리고 후회 합니다. 긍정적으로 이야기해야지 하고 다짐을 하고 나오지만 어느 순간에 식당
반찬을 놓고 투덜거리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자기는 평범하게 한 말이지만 듣는 사람은 비난
을 받는 말투 때문에 스스로 괴롭습니다. 그냥 무심코 받아들이고 싶지만 끊임없이 평가를
하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누구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나쁜 점이 먼저 보입니다.
이런 자기 자신을 쉽게 고칠 수가 없습니다.
사람의 성향은 하루 아침에 형성되지 않습니다. 대개는 어렸을 때, 3세 혹은 5세 이전에
이미 80%가 형성 됩니다. 3세 혹은 5세 이전에 형성된 성향은 잠재의식 깊숙이 남아 있습니
다. 잠재의식은 자기도 알지 못하는 의식입니다. 그러므로 자기가 왜 그런 상황에서 화를 내
는지 자기도 알지 못합니다. 알지 못하므로 통제를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성향을 고친다는 것은 육체의 불치병을 고치는 것만큼이나 어렵습니
다. 육체의 병, 형질도 쉽게 고칠 수 없습니다. 체질 개선이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마음의 어려움도 일종의 병입니다. 이것은 육체의 병을 고치는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그런데 육체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우리는 안타깝게 여기지 무조건 비난하지 않습니
다. 비난해서도 안 됩니다. 잘못을 범하는 사람은 대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봐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잘못을 범하는 사람을 안타깝게 여기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물론 화가 납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효자라도 부모가 오래
동안 아프면 잘 모실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마음의 병이 있는 사람에게 화가 납니다.
안타깝게 여겨야 하지만 그것은 생각일 뿐이고 화가 납니다. 이것은 사람이므로 어쩔 수 없
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화를 내면서도 상대의 마음의 병을 이해하면 그 화를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은 비난을 하지 않습니다. 함부로 정죄(定罪)하지 않습니다. 판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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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습니다. 오히려 잘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마음을 가질 때 우리는 비로소 다른 사람의
잘못을 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우리가 신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잘
못을 고칠 능력이 없습니다. 아예 없습니다. 조금도 없습니다. 우리는 고칠 능력도 없으면서
어쨌든 다른 사람의 잘못을 다루어야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계를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
가 어떤 사람의 잘못과 맞서지만, 우리가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한
계를 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만 우리 의견을 전달할 뿐이고, 고치고 안 고
치고는 그 사람의 선택이라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치려다가 잘 안 되니
까 상대방에게도 화를 내고, 자기 자신에게도 화를 내게 됩니다. 육체의 병도 치료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마음의 병이 그렇게 쉽게 치료가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잘 고치지 않는다고,
혹은 자기가 잘 고쳐줄 수 없다고 화를 내기보다 그게 현실이라고 인정을 해야 합니다. 그래
야 고치려는 자기 자신을 상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사람을 고치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교만한 행동입니다. 자기 자식
도 제대로 고치지 못하고, 심하게는 자기 자신도 고치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을 고치겠다는
생각 자체가 교만 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고치겠다는 생각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옳을 수
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는 그저 우리 생각을 전달하는 것뿐입니다. 강요할 수도 없습니다.
선택은 상대가 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불편한 것을 이야기 해야 합니다. 고치고 안 고
치고는 그 사람의 문제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잘못과 맞서 싸워야 합니다. 맞
서 싸우는 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과 맞서 싸우
지 않으면 어차피 그 사람과 관계는 끝납니다. 관계가 끝난다는 것은 꼭 그 사람의 잘못만은
아닙니다. 관계를 맺은 우리의 잘못도 있는 것입니다. 상대의 잘못을 고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곧바로 우리 자신이 다른 사람과 올바른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
정이 생략되면, 상대가 포기하는 순간 우리에게도 많은 상처와 문제를 남기게 됩니다. 그러
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상대의 잘못과 잘 맞서서 싸워야 합니다.
상대의 잘못과 맞서 싸울 때는 정직해야 합니다. 회피해서는 안 됩니다. 정면으로 문제
에 맞닥뜨려야 합니다. 돌아가려고 하면 안 됩니다. 힘들지만 정직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정직만이 최선입니다. 너무 어렵습니다. 어쩌면 거의 불가능하기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정직
하게 맞서야 합니다.
그리고 성실해야 합니다. 말씀 드렸지만 우리가 말하는 대부분의 잘못은 정신적 혹은 성
격적 결함입니다. 육체적 결함을 치료하는 것이 힘든 것처럼, 정신적 혹은 성격적 결함도 치
료하기 힘듭니다. 정말 꾸준한 노력과 인내가 절대로 필요합니다.
이것은 그저 힘든 과정만은 아닙니다. 말씀 드린대로 이 전 과정은 상대를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이 과정에서 정말 성장하는 것은 바로 자기자신입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정말
용감하게, 진지하게, 정직하게, 성실하게 상대의 잘못을 바라봐야 합니다.

당사자에게 혼자 이야기하세요
다른 사람의 잘못을 고치고 싶을 때는 일단 혼자 시작해야 합니다. 정말 어려운 일입니
다. 진짜 용기가 필요 합니다. 이런 분야에서 나름대로 조금은 훈련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저
역시도 다른 사람의 문제를 다뤄야 할 때면 식은 땀이 납니다. 정말 입에서 할 말을 몇 십
번이고 굴려보고 나서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몇 십 번 생각하고도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을 놓친 경우도 몇 십 번입니다.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시기를
놓쳐서 일이 크게 터지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경우가 생깁니다.
두렵기 때문입니다. 괜히 이야기를 했다가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의 문제를 다루려면 긴장이 됩니다.
그리고 문제를 논리적으로 파악하고 설명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나는 당신이
당신 나이에 비해 제대로 일을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해야 할 때, 과연 근거가 있습니
까?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당신 말이 너무 까칠해서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합니다.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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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조심해서 하면 안 되나요?’ 이런 말을 어떻게 합니까? 느낌일 뿐이지 않나요? 이런 경우
가 너무너무 많습니다. 그러므로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고 고쳐준다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직접 말을 못하고 뒷담화를 하게 됩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본능입니다. 우
리는 이 본능과 싸워야 합니다. 뒷담화를 하기보다 어쨌든 정면에서 솔직하고, 정직하게 이
야기를 해야 합니다. 너무 힘든 일입니다.
그렇지만 다른 길은 없습니다. 용감하게 부딪히지 않는 한 관계는 어차피 끝입니다. 대
개의 경우 회피하면서 지내다가 그 사람이 회사를 그만두게 됩니다. 가장 안 좋습니다.
일단 이야기 해야 합니다. 이야기 하는 방법으로는 ‘I-messege 전달 방식’이 가장 좋습
니다. ‘I-messege 전달 방식’은 다른 기회에 다시 설명합니다. 이야기 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이야기 하지 않으면 어차피 관계는 끝납니다. 어차피 끝날 관계니까 이야기하는 것이 훨
씬 좋습니다. 어차피 끝날 관계니까 얘기하지 않는 게 좋을까요? 그러게 되면 습관이 붙습니
다. 이후에 조금이라도 불편한 관계가 생기면 회피하는 습관이 붙습니다. 그러면 그런 습관
이 든 사람도 병이 들게 됩니다.

혼자 말해서 안 들으면 두셋(팀)이 혹은 집단으로 다시 이야기합니다.


혼자 말했을 때, 잘못을 시인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사람은 잘못을 인정하기 너무
힘들어 합니다. 잘못을 쉽게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성숙된 사람입니다. 이미 지적당할
만큼의 잘못을 저질렀다면 상태가 좋을 리 없습니다. 그러므로 더더욱 인정하기 힘들어 합니
다.
이 때 지적 받는 사람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 개별화입니다. 예를 들어 고집이 지나치
게 강한 사람에게 혼자 가서 이야기하면, 그 사람은 ‘당신하고만 문제지 다른 사람하고는 괜
찮다’고 이야기를 해서 문제를 당사자끼리에 국한된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너무나 자주
쓰는 방법입니다. 다른 사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지적하는 당신과만
형성되는 문제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당신도 문제라는 물귀신 작전입니다. 다른 사람과
는 아무 문제 없다는데 할 말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혼자서 지적했을 때 안 듣는 사람에게는 두셋이 같이 이야기를 합니다. 팀 단위
에서 이야기 합니다. 혹은 적절한 단위를 만들어서 같이 이야기 합니다.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같이 느끼는 것이라는 의견을 전합니다.
알코올중독자를 치료 센터에 보낼 때 이 방법을 씁니다. 알코올 중독자들은 절대로 자기
는 알코올 중독이라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흔히 ‘술을 마셨지만 정신은 말짱하다’고 주장하
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일은 정상으로 한다고 주장합니다. 오히려 지적하는 사람을 아무 것
도 아닌 것을 가지고 문제를 삼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몰아 부칩니다.
이럴 때, 직장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 배우자, 친척, 공동체의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같
이 모여서 알코올 중독자에게 치료 받기를 권합니다. 이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즉
그 사람의 문제를 객관화 시키는 방법입니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인정시키
는 방법입니다.
이것도 거의가 불가능한 일입니다. 다행히 이 정도만 받아들여도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상태는 아닙니다. 그만큼 사람들은 지적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합니다. 혼자 지적
하는 것은 더더욱 안 받아들이고, 몇 사람이 지적하는 것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역시 용기와 정직함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잘못을 지적하기 위
한 자리에 끼기 싫어합니다. 대개 그렇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 불
편한 자리에 누가 가고 싶겠습니까? 오늘 보고 말 사람이 아닙니다. 내일도 봐야 합니다. 그
런데 그 사람에게 ‘당신 잘못이야’ 하고 지적하는 자리에 가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그렇지만 우리는 이런 회피하고 싶은 본능과 싸워야 합니다. 그 사람을 안타깝게 여긴다면,
그 사람이 회복되기를 바란다면,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피하면 안 됩니다. 이것은 의사가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 칼을 들고 배를 째는 행위입니다. 칼을 다른 사람 몸에 대는 것은 그
렇게 유쾌한 행위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사람을 살리는 행위이므로 숭고합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는 자리 역시 유쾌하지는 않지만 귀한 자리입니다. 그러므로 함께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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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렵지만 그 자리에 동참함으로써 잘못을 범한 사람을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하니까 그
거북한 자리에 참가하는 것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이 이런 자리를 두려워하고 주저합니다. 어쩌면 혼자 살아남으려
는 이기주의 입니다. 그리고 술자리나 뒷담화 자리에서 떠듭니다. 뒷담화 자리에서 이야기하
는 것은 비난입니다. 비겁한 행동입니다.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이 가장 정직하고 성실한 행
동입니다.

집단으로 이야기해도 안 들으면 전체 자리에 세웁니다.


이 과정은 사실상 결별 과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이야기해도 안 되고, 집단으로
이야기 해도 인정하지 않고 고치지 않으면 사실상 해결 수단은 없습니다. 우리는 해결할 방
법이 거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전체 자리에 그 문제를 제기합니다. 전체 자리는 최대한
큰 집단이라는 뜻입니다. 여수룬 정도면 회사 구성원 전체 자리입니다. 이건 거의 있기 힘든
일입니다. 그렇지만 혼자 얘기해도 안 되고, 집단으로 얘기해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인정하
게 하기 위해서 전체 자리에 세울 수도 있습니다.
무슨 인민재판도 아니고 이렇게 할 필요가 있냐 싶습니다. 그렇지만 원리는 이것만이 맞
습니다. 물론 대개는 이 이전에 끝납니다. 그렇지만 끝까지 동의하지 않는 경우, 전체 자리
에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집단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 경우도 집단 전체는 끝까지 잘못을 범한
사람을 구하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비난하는 자리가 되는 순간, 이런 자리는 아무 의
미가 없어집니다. 전체 자리에서도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것은 잘못과 사람을 분리하는 과정
입니다. 사람을 구하려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겪은 후에도 본인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우리는 서로 할 수 있는 바를 다했으므로 그나마 최선의 모습으로 헤어
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대개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조차 힘들어 합니다. 용기가 없어서만은 아


닙니다. 때로는 이것이 정말 지적해야 할 잘못인지 아닌지조차 구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잘못을 지적하려다 보면 혹시 저 사람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 지적하려다 보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 지 몰라서 당황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상
황이 악화될 데까지 악화된 뒤에야 겨우 나서보지만 이미 수습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경우
가 많습니다. 이까지 가지 않아야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까지
갑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동료의 잘못을 잘 다루고 있습니까?
이 문제를 한번 나누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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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거래처

2011. 09. 09. 금요일.

우리 회사는 마쿠마쿠에서 판매하는 주력 제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외부 공장에 발주


해서 제품을 생산합니다. 그렇다 보니 거래처가 아주 많습니다. 생산업체 말고도 회계, 통관,
금융, 세무 업무 등등 때문에 거래하는 회사나 만나는 기관도 늘어났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앞으로 여수룬은 최소한 한-일-중 3국을 연결하는 일을 계속 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생산해서 일본과 중국에 팔고, 일본에서 생산해서 한국과 중국에 팔고, 중국에서
생산해서 한국과 일본에 팔게 됩니다. 한-일-중을 연결하는 것은 최소한이고 앞으로는 미국,
유럽 등을 연결하는 무역업으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명함의 경우는 한국 명함 업체가 이
미 미국,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중국, 필리핀 등에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여수룬도 그렇게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 취급하는 아이템도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명함, 스티커, 전단,
현수막, 봉투, 포스트잇 등 인쇄물을 넘어,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모든 사무용품과 일반 물품
까지도 취급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거래처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취급하는 아이템이 늘어나고, 거래하는 국가가 늘어나면, 여수룬은 기획과 관리에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거래처를 잘 관리하는 일은 여수룬에 매우 중요한 일이 됩니다.
거래처가 여수룬을 그저 결제 잘해주는 좋은 고객 정도로 생각하면 끊임없는 불량, 검수,
재제작, 납기지연, 신뢰상실로 이어질 것입니다. 거래처가 여수룬을 앞으로 같이 가야 할 귀
한 파트너로 생각하면, 납기단축-신뢰구축-매출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일도 훨씬 수월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거래처로 하여금 여수룬을 귀한 파트너로
대접하게 여기도록 행동해야 합니다.
여수룬 사업은 거래처 한두 군데에 의해 좌우되지 않습니다. 극단적으로는 말 안 듣는
거래처는 바꾸면 그만입니다. 그렇지만 거래처를 바꾸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거래처를 바꾸면 품질이 안정되는 데만도 족히 3~4개 월 이상은 걸립니다. 시간 낭비입니다.
그리고 노력 낭비입니다. 그런 것도 모두 비용입니다.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는 것도 기업에
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거래처를 잘 관리하는 것이 여수룬에는 매우 중요한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여수룬에서 거래처를 관리하는 몫은 최일선 사원에게 맡겨져 있습니다. 바로 제품
을 인수하러 가는 사원이 바로 거래처를 관리하는 담당자입니다. 물건을 인수하러 가는 일은
그저 생산된 물건을 가지고 오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외
주 업체를 관리하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맞습니다. 외주 업체와 만나는 직원은 물
건을 가지러 가는 직원이 아니라, 외주 업체를 관리하는 직원입니다.
저는 생각이 사람을 바꾼다고 믿습니다. 관점이 사람을 바꿉니다. 그런 관점이 자기 자
신도 바꿉니다.
저는 외부 사람을 만나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관리자라는 생각을 하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여러분 자신을 관리자라고 생각하면 그에 맞는 행동과 그에 맞는 생각을 하게 됩
니다. 누구든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 자리에 앉으면 대통령 같은 행동을 하게 되어 있습니
다. 주변이 그렇게 만들어 주고 자기도 그렇게 행동하게 됩니다. 여러분이 그저 나온 물건
가지러 가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그렇게 될 겁니다. 거래처 사람들도 당연히 그렇게
대접을 합니다.
이 일은 비단 발송부 직원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택근무자를 관리하는 일,
고객을 응대하는 일도 원리는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연락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건 삼발이 아저씨도 하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관리하는 일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관리를
하게 되면 메니저가 되는 것입니다. 관점이 중요합니다. 태도가 중요합니다.
개인도 외국에 나가면 그 나라를 대표합니다. 민간 외교관이 됩니다. 자기 자신이 한 나
라를 대표한다는 자부심과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많으면 그 나라의 품격과 자존감도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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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집니다. 그러면 그 나라 국민들 전체가 또 그렇게 대접을 받습니다.
여수룬도 마찬가지입니다. 물건을 인수하러 가는 발송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 그리고
재택근무자를 관리하는 담당자 한 사람 한 사람, 고객응대를 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여
수룬입니다. 중간 관리자는 이 영역에서만큼은 두 번 째입니다. 고객, 거래처와 직접 만나는
최일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여수룬이고, 여러분들에 의해 여수룬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 좌우됩니다.
이제 거래처 관리, 재택근무자 관리, 약간 멀리는 고객 관리에 대해서 의견을 좀 나눠봤
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을 위해 먼저 제 생각을 전합니다.

품위를 잃지 마십시오.
일선에서 거래처를 만나는 분들 혹은 재택 근무자나 고객을 만나는 분들에게 먼저 드리
고 싶은 말씀은 어떤 경우에도 사람으로서 품위를 잃지 말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상대방도
존중하라는 말입니다.
우리 일선 직원들은 나이가 어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래처 사장들이 여수룬 직원들에
게 함부로 행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말도 함부로 하고, 행동도 함부로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일선 직원들도 장가 가서 한 가정을 이룰 나이입니다. 이십 대 후반이면 결혼해서 가정
을 이룰 어른 입니다. 그 누구도 우리 직원에게 함부로 행동하고 함부로 말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여러분 자신이 그런 대접을 받으면 당연히 그 상대방으로 하여금 더 이상 그
렇게 말하거나 행동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우리가 갑이라고 해서 절대 교만하면 안 됩니다만, 상대방으로 하여금 우리를 함부로 대
하게 해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그것은 갑과 을의 관계를 떠나서 사람이 당연히 지켜야 할
예의입니다.
말을 함부로 하는 거래처 사장에게는 또박또박 말을 하십시오.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저도 어른입니다. 저에게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은 아주 기분이 나쁩니다. 사과하시고 앞으로
는 조심해주시기 바랍니다.’ 하고 꼭 이야기 하십시오. 물론 이 과정에서 거래처를 바꾸겠다
고 협박하지는 마십시오. 그것은 또 다른 잘못입니다. 우리는 갑을 내세우지 않고도 우리가
찾아야 할 권리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항의하지 않는 것도 잘못입니다. 인쇄동네가 원래 말이 험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환경을 그저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 기분이
나빴다면 당연히 이야기해야 합니다. 최근에 들어오신 분들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그렇지
만 오래된 직원들은 잘 알 겁니다. 우리가 몇 차례에 걸쳐서 인간관계론을 공부하고, I-
messege대화법을 공부한 것은 이럴 때 쓰라고 한 것입니다. 상대방을 위협하거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할 말을 다하는 법을 배운 이유입니다.
거래처와 만나는 직원 여러분의 품위는 곧 여수룬의 품위입니다. 여러분에게 함부로 대
하는 거래처는 여수룬 물건도 함부로 대합니다. 여러분이 품위를 지키는 것은 여수룬과 여수
룬 물품을 소중히 여기게 만드는 일입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어려운 사람의 물건은 어렵
게 대합니다. 함부로 대해도 되는 사람의 물건은 함부로 대합니다. 그러므로 거래처와 만나
는 직원 여러분은 스스로 자기의 자존감과 존엄을 지켜야 합니다. 누구도 함부로 대하게 행
동하거나 말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거래처에서 해야 할 일을 먼저 나서서 돕지 마십시오. 제품을 정리한다거나 하는
일은 거래처가 해야 할 일입니다. 여러분이 어리다고 일을 시킬 경우 거부하십시오. ‘그건 사
장님이 하셔야 할 일입니다. 아주 바쁘면 제가 도울 수는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사장님
이 하셔야 합니다’ 하고 정색을 하고 이야기 하시기 바랍니다. 우물쭈물 이야기하지 마세요.
아주 어색해도 정색을 하고 말하세요. 가끔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관계가 깨지고 거래가 끊
어지는 한이 있어도 정색을 하고 말하세요. 지나가는 식으로 이야기하지 마세요. 그럼으로써
여러분 자신을 지켜야 합니다. 여러분은 여수룬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거래처 직원
처럼 일을 하게 되는 것은 여수룬이 그렇게 대접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어른입니다. 어른답게 행동하고, 또 어른답게 대접을 받아야 합니다. 또
한번 말씀 드립니다만 절대로 갑의 위치를 이용해서 말하지는 마세요. 물론 갑의 위치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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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해서 말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만 그것은 최후의 수단입니다. 권력과 권위의 문제입니다.
권력도 써야 할 때면 써야 합니다. 그렇지만 될 수 있으면 권위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부당한 대우에 정확하게 대응하는 것 자체가 권위입니다.
아울러 좀더 덧붙인다면 여러분이 만나는 거래처의 작업을 스스로 공부하라는 것입니다.
권위는 실력에서도 나옵니다. 물론 여러분은 관리를 하는 처지이므로 세부적인 모든 실무지
식을 거래처 사장이나 기장(機長)보다 잘 알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실무지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어야 적절히 따질 수 있습니다. 이 역시 여러분의 자세에서 시작됩니다. 만들어 놓
은 물건을 찾아오는 일을 하는 직원은 공부할 필요 없습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을 대표해서
거래처를 관리하는 직원이라면 당연히 공부하게 될 것입니다. 진짜 여수룬 직원이 되려면,
해당 물품과 해당 물품 제조 방법, 해당 물품의 제조 원가 등을 공부해야 합니다. 다른 회사
에서 판매하는 가격도 알아봐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훌륭한 관
리 능력을 갖추게 되고,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스스로 권위를 확보
해나가게 됩니다.
이런 권위를 바탕으로 거래처를 지도해나가야 합니다. 당장은 우리가 스스로 포기함으로
써 받은 부당한 대우는 중단시켜야 합니다. 여수룬 직원이기 때문에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로부터도 함부로 대우 받으면 안 됩니다. 항의를 하고 고치게 해
야 합니다.

거래처로부터 식사 대접을 받지 말기 바랍니다.


우리는 대체로 갑의 위치입니다. 고객지원팀을 제외하고는 대개 우리가 갑의 위치에서
일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대접하려는 거래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접 받지
마세요.
같이 식사할 자리가 있으면 오히려 우리 쪽에서 내기 바랍니다. 특히 거래처에 가는 직
원들이 어리면 어릴수록 회사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세요. 법인 카드를 안 가지고 갔으
면 일단 자기 돈으로 내고 회사에 보고하시기 바랍니다. 부서장은 그런 면에서 특별히 관심
을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밥 한끼 얻어먹고 몇 백 배 토해내야 할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
고 얻어먹는 것이 습관이 되면, 너나들이 하게 됩니다. 밥 샀다는 것을 계기로 말도 행동도
함부로 하게 됩니다. 거래처와는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거래처와 밀접해져서
좋을 일은 전혀 없습니다. 거래처와 밥 먹어야 할 일이 있으면 우리 쪽에서 결제하도록 하시
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쪽에서 한 번 사면, 우리도 한 번 사는 식으로 거래하지 말기 바랍니
다. 그런 것은 대등한 위치 때 하는 것입니다. 거래처는 을입니다. 우리가 한 달에 작게는
몇 백 만 원, 많게는 몇 천 만 원 결제해줍니다. 몇 백 만 원, 몇 천 만 원 결제해주는 밥
값 10~20만 원 더 쓴다고 해서 문제될 것 없습니다. 오히려 그 만큼 결제하면서 1-2만 원
짜리 얻어먹는 게 웃긴다는 말입니다. 나이 든 간부들이면 밥을 먹어줄 수 있지만, 나이 어
린 직원이면 오히려 우리 쪽에서 지불하도록 하세요. 부서장들께서는 꼭 그렇게 하도록 분위
기를 만들어주세요.
2011년 초 설 때, 저는 거래처에 제가 먼저 선물을 보냈습니다. 뭘 보냈는지 기억은 잘
안 납니다만 2만 원 미만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수룬은 갑입니다. 우리가 선물을 받아야 할
처지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것을 바꿨습니다. 상식을 뒤집는 것은 재미 있습니다. 계본부
장 말로는 거래처 사람들이 다소 신기해했다고 합니다. 충무로 관습으로는 갑이 을에게 선물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 겁니다. 여수룬은 뒤집었습니다. 약간은 신선했었나 봅니다.
저는 실리면에서도 이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거래처로 하여금 여수룬을 존중
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또 우리가 그렇게 행동해야 합니다.

거래처에 술을 사지는 마세요.


거래처에 선물을 해야 하거나 접대를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술을 사지는 마세요. 한국에
서는 관례가 되어 있습니다만, 접대를 술로 하는 것은 돈을 버리는 일입니다. 그야말로 낭비
입니다. 굳이 접대를 하려면 술 말고 다른 것으로 하세요. 술 대신 선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선물을 할 때도 생각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저 남이 하던 대로, 세상 사람들이 하는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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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하면 똑 같은 돈을 쓰고도 효과는 반감합니다. 저도 선물 받으면 좋습니다. 그렇지만 솔
직히 말해 누가 보내왔는지 기억도 잘 못 합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거래를 지속하거나 하
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전혀 뜻밖의 선물은 기억합니다. 선물을 하더라도 생각을 하기를 바
랍니다. 접대를 하더라도 기억에 남는 접대를 하기 권합니다.
접대도, 선물도 일인데, 습관처럼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술 마실 접대면 차라리 뮤지컬 표를 두 장 사서 드리세요. 선물은 기억에 남으라고 하는
것입니다. 천편일률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술 마시는 것도 천편일률
적인 행동입니다. 뮤지컬 표가 너무 비싸면 차라리 영화표를 두 장 드리세요. 아들이 있는
기장이면 차라리 야구장 표를 끊어주세요. 비싸지 않으면서도 신선한 충격을 주는 선물을 하
세요.
술 마시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술자리는 대개 술자리일 뿐입니다.
저도 너무 많이 경험했습니다. 아무 것도 아닙니다. 선물과 마찬가지입니다. 습관처럼 하는
교제도 개선을 해야 합니다.
개선이라는 것이 꼭 업무에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개선은 생각하는 방법을 바꾸는 것입
니다. 일상 생활에서도 개선하는 방법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하는 방법도 습관입니
다.

인간관계의 일반 원리를 적용합니다.


저는 직원 여러분이 거래처를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를 가지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거
래처를 파트너로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래처를 만날 때도 사람과 관계를 맺는 일반원
리를 잘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을 만날 때 잔재주 부리는 것을 참 싫어합니다. 거래처와 만날 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서로 신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쪽이 어떻게 하든 우리 쪽에서는 거래를 하는 이
상 신뢰를 하는 것이 좋고, 지켜야 할 것은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저쪽에서 신뢰를 거듭해
서 깨면 계약을 파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거래를 하는 이상 신뢰를 하고, 존중을
하기를 권합니다.
그래서 저는 결제할 것 미루지 말라고 하고, 일단 정해진 청구금액은 깍지 말라고 합니
다. 정해진 청구금액을 깎을 거면, 거래단가를 처음부터 낮추라고 합니다. 세상 사람들의 야
박한 관행을 따르기 보다, 처음에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원칙을 만들고 지키라고 지시합니다.
거래처를 파트너로 생각한다면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도 어느 정도 정해집니다. 존중해
주되, 파트너가 무례하게 행동하지 않게 하는 것이 기본 원리입니다. 이 원리는 가족끼리도
지켜야 할 원리 입니다. 파트너로 생각한다는 것은 저쪽 요구를 잘 들어주는 것과 전혀 관계
없습니다. 저는 제 자식의 요구라도 이치에 합당하지 않으면 들어주지 않습니다. 원리와 원
칙에 맞게 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거래처의 부당한 행동은 거침없이 지적하고 개선을 시키지
만, 관계를 쉽게 끊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거래처가 우리에게 공급가를 높인 것을 알았다면, 거래처를 바꾸지 말고, 고치게 하고, 이
전에 부당하게 받아간 것은 토해내게 하세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는 거래처를 바꿉니
다. 이런 식으로 거래처를 만나라는 뜻입니다.
반대로 거래처의 어려움을 무시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역지사지입니다. 그 사람들도 회
사를 운영해야 하고,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합니다.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기 바랍니다. 대신
여수룬 일을 헌신적으로 하도록 요구하기 바랍니다.
우리가 최선을 다했는데도 우리 일을 대충하는 거래처는 신뢰할 수 없는 거래처입니다.
경고를 하고, 개선을 요구하세요. 안 받아들이면 거래처를 바꾸세요. 그렇지만 거래중단은
될 수 있으면 쓰지 기 바랍니다. 거래처 바꾼다고 새 거래처가 기존 거래처보다 더 잘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거래처든 사람이든 바꾸는 것보다는 고쳐서 쓰는 것이 좋습니다. 배우자를 바꾼다고 더
좋은 배우자 만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사람을 바꾼다고 더 좋은 사람 만날 가능성이 크
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관계가 안 좋은 것은 상
대방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똑 같은 국가대표 축구팀도 히딩크가 맡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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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월드컵 4강에 들어가는 팀이 됩니다. 그렇지만 다른 감독이 맡으면 아시아 예선전을 통과
할 지도 장담을 못합니다. 거래처를 상대하는 자기 자신이 더 문제일 수 있습니다. 물론 도
저히 상대할 수 없는 거래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개는 고쳐서 쓸 수 있는 범위
안에 있습니다. 거래처에 문제가 생겼다면, 대개는 관리하는 여수룬 담당자에게도 문제가 있
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부서장이나 간부들은 그런 관점에서 지도를 해야 합니다.
또 담당자 본인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합니다.
거래처 접대도 말했습니다. 거래처와 술 마시지 말라는 것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고,
굳이 거래처와 관계에서만 지켜야 할 원칙은 아닙니다. 직원들끼리 술 마시는 것도 생각해봐
야 합니다. 교제가 술 밖에 없다는 것도 참 답답합니다. 즐거운 놀이가 얼마나 많은데 술을
마시면서 교제를 해야 할 지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가볍게 한 잔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술을
안 마십니다만 직원들끼리 술 마시는 것을 뭐라고 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저는 왜
늘 하던 거, 습관적으로 하는 것에 만족하는지, 그리고 교제나 놀이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건지를 생각해봤으면 한다는 겁니다. 왜 그래야 할까? 익숙한 것과 헤
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을 바꾸고, 발상을 바꾸는 연습이기도 합니다. 개선은 결코, 절대
로 익숙한 것에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일반 생활에서도 과연 이게 맞을까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거래처와 만나든, 여러분끼리 교제를 하든 원리는 똑같습니다. 목표를 명확히 하면 됩니
다. 최종 목표는 서로의 인격을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일반 원리는 다른 사람
을 조종하는 것입니다. 잔재주를 부리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잔재주는 절대로 오래 가지 못
합니다. 여수룬의 내부 모토를 다시 기억해보시기 바랍니다.

‘직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입니다.

거래처와 만남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원과 만남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래처를 인격적으로


만나고 거래처를 성장시킨다는 마음으로 만날 때, 우리 태도도 올바로 정해질 수 있습니다.
직원끼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의 삶을 보호하는 데서부터 올바른 인간관계는 시작됩니다.
거래처를 만나면서, 직원을 만나면서 결국은 자기 자신과 만나야 합니다.
이번 전언을 마치면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을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인격적으로
만난다고 해서 거래를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우리의 품격은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합니다. 우리에게 함부로 대하는 거래처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의
무입니다. 우리의 뜻을 무시하고 우리 직원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거래처에게는 단호하게 대
하는 것도 우리 의무입니다. 정중하게 대하는 것이 무분별한 관용은 아니라는 점은 꼭 기억
하기 바랍니다.(*)

(*) 거래처와 관계는 사람과 관계의 연장에 서 있습니다.


거래처에 다니는 분들은 주제가 직접 관련이 되니까 그것으로 생각해보시고, 직접 관계
없더라도 당연히 생각해볼 수 있는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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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2012년 3월 매출 5천 만 엔을 향해

2011. 09. 28. 금요일.

저는 내년 3월에 5천 만 엔 매출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4/4분기(2011년 10월~12월)


여수룬을 운영하려고 합니다. 이번 달인 2011년 9월 매출은 3천 만 엔 전후일 것으로 예측
됩니다. 내년 3월에 월 매출 5천 만 엔을 달성하려면 올해 9월 보다 대략 70% 정도 매출을
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광고 예산을 더 늘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조직의 역량을 신상품 등록
에 집중시키려고 합니다.
아직은 저 자신도 이 목표가 달성하기 쉬운 것인지 어려운 것인지 명확하게 분석할 수
없습니다.
사람에게는 감(感)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느낌입니다. 인식론(認識論)에서는 이것을 직관
(直觀)이라고 부릅니다. 그동안 공부해온 것과 실천해온 것을 바탕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방
법입니다. 직관 역시 사물을 인식하는 한가지 방법입니다. 명확하게 이론을 가지고 설명할
수 없지만, ‘그럴 것 같다’는 인식에 기초하여 판단하는 방법입니다. 공부를 많이 한 만큼,
경험을 많이 한 만큼 직관이 정확하게 됩니다. 리더들은 이 직관이라는 인식 방법을 많이 활
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도 앞날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예측
을 하더라도 시간이 걸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는 결정을 해야 합니다. 이 때, 리더
가 쓸 수 있는 예측 방법은 직관밖에 없습니다.
리더가 직관이라는 인식 방법밖에 사용할 수가 없을 때, 이 결정을 옳으냐 틀리냐 따지
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예측 역시 맞을지 틀릴지 아
무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때로는 목표를 명확히 해야 일이 추진될 때가 있습니다.
여수룬은 지금 바로 그 때를 맞이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목표를 제시합니다. 여수룬의
다음 단계 목표는 ‘2012년 3월 매출 5천 만 엔 달성’입니다. 물론 저 나름대로는 분석을 한
것입니다.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입니다.
이제부터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일
단 목표를 제시했기 때문에 전 조직은 이것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만 짜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매출을 목표로 내거는 방식은 저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어느 정도
아시겠지만, 저는 카리스마가 강한 리더는 아닙니다. 여수룬을 운영하면서 저 자신이 앞에
나서서 매출 목표를 제시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저는 원리를 중시하고, 근본을 중시해서
조직을 운영합니다. 그래서 조직 운영 모토도 ‘직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고 ‘직원이 행복한 회사’, ‘고객을 부자로 만드는 회사’입니다. 대 고객 슬로건도 ‘업자가 믿
을 수 있는 파트너’입니다. 서비스 방향도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게’입니다. 저는 세
계 제일, 최고의, 최대의 등등 최상급 형용사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냥 평범하
게, 원칙에 맞게, 법을 지키며 일합니다. 제가 여러분과 만나면서 잘 하지는 못 했을 지 모
르지만, 할 수 있는 한 법을 지키고, 원칙을 지키려고 애를 쓴 것도 저의 그런 성향 때문입
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2012년 3월 매출 5천 만 엔 달성이라는 숫자를 목표로 내세웁
니다. 조직 운영에서 약간 무리가 따르더라도 2012년 3월에 매출 5천 만 엔을 달성해야겠다
는 뜻입니다. 이 시기에 힘을 집중해서 매출을 올려 여수룬을 안전한 상태로 올리려고 합니
다.
여수룬의 현재 매출은 원-엔 환율이 1300 : 1이어야 버틸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다시 말
해 올해 9월 매출을 3천 만 엔으로 잡을 경우, 우리가 여수룬을 운영하려면 번 돈을 다 써
야 한다는 뜻입니다. 남는 게 없습니다. 다행히 2008년 10월부터 지금까지 무려 3년 간 원-
엔 환율이 1300 이상이었습니다. 여수룬이 엄청난 행운 속에 회사가 운영되었다는 뜻입니다.
물론 우리가 흘린 땀과 또 노력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환경까지도 아주 좋았습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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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왔습니다.
문제는 이 환경은 너무 아슬아슬하고 위험하기까지 하다는 것입니다. 환율이 1300 : 1
이하로 떨어지면 당장 우리 회사는 자금부족 상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매출이 5천
만 엔이 되면 환율이 1000 : 1인 상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이 상태로 빨리 가야 합니다.
환율은 우리가 좌지우지 할 수 없는 변수입니다. 원-엔 환율은 하루 아침에 1000 : 1 이
하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절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우리 외부의 환경입니
다. 이 글을 쓰는 오늘 현재 원-엔 환율은 1536.65 : 1입니다. 정말 여수룬에는 환상에 가까
운 환율입니다. 그렇지만 세상 이치가 그러하듯이 오를 때가 있으면 내릴 때가 있는 법입니
다. 물론 원-엔 환율의 경우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은 별로 크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조차
도 역시 모르는 일입니다. 세상에서 말하기는 ‘환율은 귀신도 모른다’고 합니다. 우리는 다만,
좋은 시절에 나쁜 날이 올 것을 대비할 수 있을 뿐입니다.
지금 회사 자금 사정을 감안하고, 내년 2월까지 환율이 1300 이상을 유지해준다고 하면,
아마 회사 자금 사정은 여유자금이 약간 있는 상태가 되리라고 여겨집니다. 이 여유자금을
환율이 떨어질 때를 대비해서 안 쓸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선택입니다. 그런데 저는 차라리
이 돈을 쓰고 매출을 올리는 쪽을 택하겠다는 뜻입니다.

1000 : 1에서도 버틸 수 있는 환경 만들기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은 일단 원-엔 환율이 1000 : 1일 때도 버틸 수 있는 상황을 만드
는 것입니다.
여수룬 상품의 이익률을 감안하면, 매출 5천 만 엔에 비용 4억5천 만 원이 기본적인 안
정선입니다.
내년 3월 5천 만 엔 매출이라는 규모는 어떤 규모일까요?
전월대비 전년동월
매출 전월대비 전년동월대비
증가액 대비증가액
2010 1 13,962,967 212,036 101.5% 5,554,511 166.1%
2010 2 15,450,200 1,487,233 110.7% 7,206,932 187.4%
2010 3 19,091,300 3,641,100 123.6% 7,839,657 169.7%
2010 4 18,983,663 -107,637 99.4% 5,717,182 143.1%
2010 5 18,059,458 -924,205 95.1% 8,738,121 193.7%
2010 6 19,821,018 1,761,560 109.8% 6,492,569 148.7%
2010 7 19,991,740 170,722 100.9% 7,715,866 162.9%
2010 8 18,219,952 -1,771,788 91.1% 5,239,547 140.4%
2010 9 20,255,188 2,035,236 111.2% 4,067,782 125.1%
2010 10 21,636,556 1,381,368 106.8% 4,383,246 125.4%
2010 11 22,810,055 1,173,499 105.4% 7,609,652 150.1%
2010 12 21,112,439 -1,697,616 92.6% 7,361,508 153.5%
2011 1 20,159,612 -952,827 95.5% 6,196,645 144.4%
2011 2 22,278,163 2,118,551 110.5% 6,827,963 144.2%
2011 3 24,670,842 2,392,679 110.7% 5,579,542 129.2%
2011 4 27,536,603 2,865,761 111.6% 8,552,940 145.1%
2011 5 25,866,697 -1,669,906 93.9% 7,807,239 143.2%
2011 6 29,260,078 3,393,381 113.1% 9,439,060 147.6%
2011 7 30,676,173 1,416,095 104.8% 10,684,433 153.4%
2011 8 30,072,313 -603,860 98.0% 11,852,361 165.1%
2011 9
2011 10
2011 11
2011 12
위 표를 보시기 바랍니다. 이 표에서 제가 기준으로 삼는 항은 제일 오른쪽의 전년동월
대비매출증가율(前年同月對比賣出增加率) 항입니다. 이 표를 보면, 2011년의 경우 1월에서 6
월까지는 전년도 같은 달 대비 매출이 150%를 넘지 못했습니다. 평균 142%입니다. 그런데
2
7월, 8월에 153%와 165%를 기록했습니다. 9월에도 대략 163~165% 정도될 것으로 예측됩
니다. 매출 증가율이 빨라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기간 매출 증가율이 빨라진 데는 마쿠마쿠 정비, 전단지 정비, 신제품 출시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마쿠마쿠는 2011년 1월부터 정비를 했습니다. 3월 무렵 가격을 조정한 것 같습니다.(이
것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기록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3월에 2백 만 엔을
넘었고, 5월에 3백 만 엔을 넘었고, 7월에 4백 만 엔을 넘었습니다.
전단지는 3월에 정비를 했습니다. 그래서 3월에 2백 만 엔을 넘었고, 8월에 3백 만 엔을
넘었습니다.
신제품은 올해 7월에 포스터가 출시되었습니다. 7월에 봉투가 출시되었습니다. 그리고 8
월에 후센, 전표, 명함케이스가 출시되었습니다. 9월에는 조직을 정비하느라 아무 것도 출시
하지 못했습니다. 등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매우 많습니다. 6월에 등록한 포스터부터 봉투,
후센, 전표, 명함케이스가 9월에 기록한 매출 56만6천 엔입니다. 결코 적지 않습니다. 전체
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2,74%입니다. 신제품은 등록하면 3~6개 월 정도 뒤부터 매출 상승에
기여를 합니다.
우리가 2012년 3월에 5천 만 엔 매출을 달성하려면, 올해(2011년) 3월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3% 매출을 기록해야 합니다. 거의 두 배 입니다. 2011년 8월 매출은 한 해 전인 2010
년 8월에 비해 65% 증가했습니다. 즉 우리가 신제품을 추가하지 않고, 그냥 지금까지처럼
한다면 자연증가분은 70% 정도가 될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아마 약간 더 될 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올해 6~8월에 출시한 상품들이 좀더 팔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는 자연증가분은 70%를 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2012년 3
월에 매출 5천 만 엔을 달성하려면 자연증가분 70%에 덧붙여 30% 정도의 매출을 더 올려
야 합니다.
현재 상태 그대로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것만 따지면 내년 3월에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매출은 3천7백 만 엔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내년 3월에 5천 만 엔 매출을 달성하려면 1천3
백 만 엔 정도의 매출을 더 올려야 합니다. 그냥 이대로면 전혀 불가능합니다. 이제 우리는
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신상품을 등록하는 것입니다. 신상품마다 다릅니다. 그렇지만
수요가 있는 상품을 정확하게 발굴하면 6개 월이면 1백 만 엔 매출을 만드는 것은 별로 어
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수요가 확실한 신상품을 발굴하는 것입니다. 신상품을 대략 6개 정도
발굴하면 내년 3월까지는 적어도 600만 엔의 추가 매출은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기존 상품을 보완합니다. 봉투의 경우, 창봉투, 색봉투, 뚜껑풀발이 봉투 등
봉투를 집중적으로 보완합니다. 전단도 중철, 동호회지, 논문집 등 보완합니다. 잘 된다면 만
화책 등을 발굴합니다.
고객을 관리합니다. 부서장 회의에서는 신규 고객에게는 샘플을 무조건 보내기로 했습니
다. 기존 고객에게도 매 달 한 번씩 새로 나온 상품 샘플과 카다로그를 모조건 보내기로 했
습니다.
그리고 수요를 창출합니다. 예를 들어 정치인만 집중 공략하는 방법을 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광고를 강화합니다. 남는 재원(財源)을 광고에 투입합니다. 오버츄어 광고도
아직 보완할 것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광고는 하면 즉각 현찰이 될 수 있습니다.
세부적인 것은 더 따져봐야 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신상품 등록과 홍보에 집중하면 내년
3월 5천 만 엔 매출은 그다지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문제 대비
이렇게 하면 이제 많은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우선 일이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새 상품
샘플을 보내는 것만 해도 매 달 3천 개 이상은 보내야 합니다. 만드는 것부터 포장, 발송까
지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신제품이 나올 때 포장도 연구해야 합니다. 당연히 제품 인수, 검수, 포장, 발송까지 일
이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최근에는 뜻밖에 일본 택배사인 사가와에서 월요일에는 전표를 붙

3
이는데 시간이 걸려서 발송을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일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일 때문에 우리가 내년 3월 목표를 매출 5천 만 엔 달성으로 내걸고 일을 하는 것
을 걱정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목표를 내거는 방식은 항상 문제를 낳을 수밖에 없습
니다.
여러분, 부서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해주십시오.
부서에서 생길 문제를 미리 예측해주십시오.
그리고 머리를 맞대고 상의를 해주십시오.
자, 이제부터 우리가 그동안 소통을 위해 같이 노력해서 키워온 그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같이 대화하고, 같이 방법을 찾아 봅시다.
저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 마인드라고 생각합니다. 안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되지
만,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긍정하는 마음을 가지고 대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나눔을 한 이유는 대화를 잘 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가 쌓아온 노
력을 바탕으로 대화하고, 문제를 예측하고, 해결 수단을 강구해봅시다.
여기서부터는 개인의 역량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물량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서
프로세스를 정비해야 합니다. 프로세스를 정비하기 위해서 사람이 필요하면 사람도 늘여야
합니다. 각 부서도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냥 사람을 늘리는 것이 아닙니다. 3개 월, 6개 월
후를 대비해서 지금 잠시 사람을 늘려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프로세스를 정비하려면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여유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불평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조치를 취하면 됩니다.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각 개인도
이제 끊임없이 예측하고, 또 해결 수단을 찾는 즐거운 시기를 맞이한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개인들은 엄청나게 성장하게 됩니다. 진짜 일을 배울 수 있습니다. 도전을 기쁘게 생
각하고 응전해나가시기 바랍니다.
저는, 비축을 통해 대비하는 길을 버리고, 재원을 소진해서 매출을 늘리는 길을 택했습
니다. 여러분께서 잘 받아들여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번 주 나눔은 아래와 같이 진행합니다.


09 : 00 ~ 09 : 30 전체가 모인 상태에서 본 주제 나눔. 3분 모래시계 활용.
09 : 30 ~ 10 : 00 그룹 나누어서 생활나누기 + 피드백

4
[전언(傳言)]

사람과 쉽게 친해지는 법

2011. 11. 11. 금요일.

인정받고 싶은 욕구 역시 본능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사람은 다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이 욕구를 충족시켜주면 사람들은 이 욕구를 충족시켜준 사람을 당연히 좋아합니다. 좋아하
는 사람과 대화는 잘 됩니다.

진심으로 관심 갖고 들어주기
저는 사람과 만날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편안한 관계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짧
은 만남일 때도 기왕이면 편안한 관계를 만들려고 애를 씁니다.
제가 다른 사람과 편안한 관계, 즐거운 관계를 만드는 방법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또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듣고, 그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은 꽤 즐겁습니다.
지난 달에 친구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장지가 경남 고성이었습니다. 우등고속을
타고 갔습니다. 돌아올 때는 상을 당한 친구의 초등학교 동창의 차를 얻어 타고 왔습니다.
상을 당한 친구의 초등학교 동창의 집이 평택이었고 마침 그 분이 차를 가지고 왔기 때문입
니다. 생판 처음 보는 관계인데 어쩌다 같이 오게 되었습니다. 참 어색해지기 쉽습니다. 평
택까지만도 대략 세 시간 이상 좁은 차를 같이 타고 와야 하는 상황입니다. 저는 기왕 같이
오는 길이니까, 편안한 관계를 만들어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이럴 때 제가 사용하는
방법은 ‘질문하기’ 입니다.
질문했습니다. 그 분은 작은 기업을 운영하는 분이셨습니다. 그 분이 하는 일을 정확하
게 이해해보려고 계속 질문을 했습니다. 지금은 회사가 어떤 사정인지, 그리고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등등 최대한 관심을 가지고 묻습니다. 그러다가 그 분이 정말 말하
고 싶어하는 것을 물어줬습니다. ‘하시면서 정말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습니까?’ 이 질문을 할
수만 있으면 사실 분위기는 거의 정리가 됩니다. 제 경험 상 이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
들은, ‘너 잘 만났다. 내가 내 이야기 들어줄 사람 찾느라 몇 년을 헤맸다’ 하는 태도로 자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연마재 회사에 다니다가 연마재를 따로 개발하려고 그 회
사를 나와서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드럼통에 원료를 넣고 막대기를 휘저어 배합했
습니다. 그 때는 방독면도 안 쓰고 해서 약품에 중독되기도 했습니다. 돈이 없어서……’ 그
분에게는 절대절명(絶對絶命)의 순간이었을 겁니다. 그 분은 그 이야기를 정말 하고 싶어 했
습니다. 저는 몇 마디만 하면 됩니다. ‘정말 힘들었겠어요’, ‘와! 첫 거래 때 신났겠습니다’.
그가 힘들었을 때를 마음 놓고 이야기하게 해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가 신났을 때의
이야기를 마음껏 이야기해주게 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 분이 한 시간 이야기 하는 동
안 저는 대체로 2~3분도 얘기 안 합니다. 추임새만 넣어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 분으로서는 맺힌 감정을 푸는 시간입니다. 즐거웠던 일, 힘들었던 일, 화났던 일, 행
복했던 일을 스스로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대신 저는 그 분이 하는 일을 잘 이해할 수 있습
니다. 이해해서 뭘 할지는 잘 모릅니다만, 최소한 차 타고 오는 시간이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어색하지도 않습니다. 또 새로운 비즈니스를 배울 수 있습니다. 듣는 동안 한국에는 자동차
연마재를 판매하는 업체가 서너 개 밖에 없다는 것, 시장규모는 별로 크지 않다는 것 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충분히 감정을 풀고 나면, 화제를 슬쩍 돌립니다. ‘부인께서도 참 힘들었겠어요. 잘 견디
셨네요.’ 또 한 시간짜리 이야기가 나옵니다. 부인을 처음 만났을 때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자식들 이야기, 원가족(原家族) 이야기 정말 상상도 하지 못한 이야기가 다 쏟아져나옵니다.
그리고 꼭 한 마디 더 붙입니다. ‘이런 이야기 정말 처음 합니다.’ 두 시간 전에 만난 저에게
누구에게도 하지 않은 이야기를 처음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경우 한두 번 겪는 것이 아
닙니다. 정말 누가 알면 큰 일 날 이야기도 나에게 해줍니다.
1
헤어질 시간입니다. 안양까지 데려다 드릴까요? 허걱. 아직도 하고 싶은 말이 많이 남아
있나 봅니다. 아닙니다. 수원까지만 데려다 주세요. 수원역에서 전철 타고 가면 됩니다. 헤어
졌습니다. 그 다음날 문자 메시지가 옵니다.
‘어제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에는 김사장님 이야기 들려주세요.’ 저는
그 날 서너 시간 같이 있는 동안 대략 20분 정도 이야기했을까요?
사람들은 정말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합니다. 자기 속에 응어리진 이야기를 누군가가
들어주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자기가 힘들었던 것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자기가 이룬 것 칭
찬받고 싶어합니다. 이걸 하게 해주면 사람들은 가까워집니다.
조카 사위가 있습니다. 좋은 대학 나오고 좋은 직장 다니다가 그만두고 지금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제품도 나왔습니다. 조카 사위의 장인과 장모, 즉 저의 매형과 누나는
이 친구가 하는 일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 합니다. 조카 사위의 처, 즉 제 조카도 자기 신
랑이 좀 못 마땅합니다. 멀쩡한 직장 집어치우고 돈이 될 지 안 될 지도 모르는 일을 한다는
게 영 떨떠름합니다.
조카 사위 부부가 사무실에 찾아왔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사업을 하니까 조언을 듣고 싶
은 마음도 있었겠지요. 점심을 같이 먹었습니다. 또 ‘질문하기’ 방법을 썼습니다. 이 때도 저
는 정말 이 친구가 하는 비즈니스를 이해하려고 애를 씁니다.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어떻게
하려는 것일까? 이 친구의 비전은 무엇일까? 진정으로 이해하려고 하나하나 질문했습니다.
저는 이런 경우 결코 가르치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조언도 하지 않습니다. 그냥 내가 이해
하려고 질문합니다. 질문이 계속되면서 조카 사위 역시 신이 났습니다. 정말 자세히도 이야
기 합니다. 저는 잘 알지 못하는 대목은 또 질문하면서 비즈니스의 본질을 알기 위해 노력합
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을 때 참 좋은 대목에는 진심으로 칭찬하고 격려 합니다. 점심 시간
이 끝나고 다시 커피점에 앉아서 또 물어봤습니다. 그 비즈니스를 거의 다 파악했습니다.
그 시간이 되자 제 조카가 얘기합니다. ‘저는 이 사람이 하는 비즈니스가 어떻게 될 지
잘 몰랐어요. 외삼촌 하고 이야기하는 걸 들으니까 좀 알겠어요’. 사실은 저도 잘 모릅니다.
다만 어떤 비즈니스인 줄을 알게 된 것뿐입니다.
그 조카 사위가 하는 일을 우리 집안에서 제대로 아는 사람은 저 하나입니다. 다른 사람
들은 그 친구가 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 대부분 모릅니다. 그리고 안다고 해도 피상적입니다.
이 조카 사위와 조카는 집안 행사가 있으면 나에게는 이야기 합니다. 다른 사람과 사업 이야
기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하긴 다른 사람들은 조카 사위 사업을 건성으로만 물을 뿐 제대로
알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저는 여전히 조언하지 않습니다. 충고도 하지 않습니다. 가르치
지도 않습니다. 꼭 필요하면 제 경험만 짧게 이야기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조차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조카와 조카 사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집안에서 지지해주는 사람은 외삼촌 밖
에 없어요’ 합니다. 다른 가족이라고 지지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가족은 다만 그 친
구가 뭘 하는지 잘 알지를 못할 뿐입니다. 사실 다른 가족은 그 친구가 하는 일에 별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혹은 관심이 있지만 관심을 표시하는 방법을 전혀 모릅니다.
또 다른 조카가 있습니다. 이 녀석도 웹 홍보 수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역시 저만 만
나면 자기 하는 일을 이야기하고 싶어 합니다. 또 들어줍니다. 질문해줍니다. 한참 이야기하
다 보면 이 조카의 어머니, 즉 나의 누나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쟤가 뭐 하는지 잘
몰라’.
조카 입장에서는 참 암담합니다.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답답한 걸 이야기
하면 면박을 주고, 좀 자랑하고 싶어하면 ‘성공하고 말해’하면서 핀잔을 줍니다. 얘기할 곳이
없습니다. 외삼촌이 들어주니까 신나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저는 이런 경험을 여러 번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 하는 일에 관심이 없습니다. 혹은 관심이 있지만 관심을
표시하는 방법을 전혀 모릅니다. 대신 자기 이야기하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 그
렇습니다. 남자들은 특히 자신의 경험 뿐 아니라, 세계 경제, 세계 정치, 한국 경제, 한국 정
치, 스포츠스타 이야기하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무슨 선거 나갈 것도 아니면서 쓸 데 없는
이야기하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자기가 경험한 것, 남한테 들었던 것, 상상 속 이야기까지

2
동원하여 자기 이야기하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조차 자기 이야
기하기 위한 사전 작업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정말 자기 이야기하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참 어리석은 행동입니
다. 다른 사람은 별로 듣고 싶어하지도 않는 이야기를 왜 저렇게 에너지를 써가며 하는지 이
해가 되지 않습니다. 결국은 나 좀 봐다오 하는 것뿐입니다. 나 잘 났다 나 좀 봐줘 하는 어
린애 같은 마음, 혹은 뻐기고 싶은 마음일 뿐입니다.
성경에도, 지혜는 들음에서 난다고 했습니다. 말을 많이 해 봤자 말 잘 하는 연습은 될
지 몰라도 지혜가 더해지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듣
기 보다 자기 이야기하기를 더 좋아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자기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나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질문하는 방법을 통해서 100명 가운데 99명에게 말을 시키는데 성공 합니다. 이
방법은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 갑자기 어울려서 어디를 갈 때도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모임에서 회원이 초상이 나서 가는 경우 꽤 멀리 가야 하는데 별로 친한 사람이
없습니다. 옆자리에 별로 친하지 않은 분과 앉게 될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도 참 어색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단 한 사람과 이야기 합니다. 또 ‘질문하기’ 방법을 사용합니다.
거의 99.9% 성공 확률입니다. 정말 술술술 거의 모든 이야기를 합니다. 자기 가족에게도 하
지 않은 이야기를 거의 다 합니다. 정말 세상에 알려지면 큰일날 이야기도 합니다. 제 이야
기를 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 분은 자기 이야기하기에 바쁩니다. 저는 그냥 몇 가지 질문만
하고, 그 분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질문만 던지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한 시간이든 두 시간
이든 이야기하게 할 수 있습니다.
끝날 때 반응은 거의 100% 고맙다는 표정입니다. 그야말로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입
니다. 저도 물론 힘듭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는 과정은 꽤 힘듭니다. 운이 없게도 이야
기하기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들어주는 일이 고역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더군다
나 자기 이야기는 하지 않고 세상 이야기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날은 완전히 망치는 날입니
다. 가장 재수 없는 경우는 훈계하기 좋아하고, 가르치기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입니다.
자기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은 적당히 조율하면 즐겁게 대화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훈계하
기 좋아하고, 가르치기 좋아하는 사람 만나면 그날 나들이는 완전히 고통입니다. 차창 밖 보
다가 잠이나 자는 게 더 도움이 됩니다. 이런 사람 일수록 세계 정세에서부터 국내외 정세까
지 다 이야기하고 싶어합니다. 그야말로 듣는 게 고역이 됩니다.
그렇지만 대개의 경우 듣는 과정을 통해서 제가 많은 지식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
람을 잘 이해하게 됩니다. 저를 좋아하게 만들려고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과정
이 끝나면 그 사람은 대체로 저를 좋아하게 됩니다.

잘 듣는다는 것은 상대의 감정을 읽는 것입니다


사람은 완전하지 못합니다. 심지어는 말을 하면서도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 지 모르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우리도 그렇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읽은 책이나 본 영화를 소개할 때
도 첫 번 째 소개하는 경우와 두 번 째 소개하는 경우가 전혀 다릅니다. 첫 번 째 소개할 때
는 줄거리를 연결하기도 힘듭니다. 두 번 째 소개할 때는 줄거리뿐 아니라 자기 감정까지도
섞어서 이야기합니다. 말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사람들은 자기 생각을 정확하
게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들을 때는 그 사람의 감정까지 읽는 것이 잘 듣는 것입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일단은 귀를 기울여서 잘 듣도록 훈련을 해야 합니다만, 궁극에서는 자기 자신이 인격적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듣는 것 역시 듣는 사람의 지식과 지혜만큼만 들을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은 어른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듣는 사람의 경험과 인식능력, 인격 성장 정도만큼만 들을 수 있습니다. 지식이 발달해
야 하고, 감정이 발달해 있어야 하고, 옳고 그름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잘
들을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지식이 없으면 지식 있는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자

3
기 자신의 감정이 발전해 있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을 수가 없습니다. 옳고 그름에
대해 판단할 수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을 수가 없습니다.
지식이 없으면 지식 있는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
다. 그런데 감정이 분화되지 않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은 잘
이해가 안 갈 것 같습니다.
사실은 이게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논리인 것 같지만 사실은
70% 이상이 감정입니다. 똑 같은 사건을 두고도 아침에 하는 반응과 저녁에 하는 반응이 다
릅니다. 또 배가 고팠을 때 반응과 배가 불렀을 때 반응이 다릅니다. 사람의 감정은 상황에
엄청나게 지배를 받습니다. 이 감정이 사람을 움직입니다. 또 사람은 감정을 기반으로 행동
합니다.
이 감정이 잘 분화되지 못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지 못합니다. 다른 사람의 감
정을 잘 읽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말하는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잘 듣지 못
하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경우는 너무 많습니다. 왜 이렇게 안을 짰습니까? 하고 물었을 때, 잘 듣지 못하는
사람은 온갖 반론을 폅니다. 안을 잘못 짰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내용을 정확하게 분석하기
보다 우선 화가 나서 지적할 수도 있습니다. 즉 지적하는 사람 자신이 준비가 덜 되어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대놓고 ‘그게 아니고……’ 하고 반론을 펴는 것은 정말 어리석
은 행동입니다. 일단은 감정을 받아줘야 합니다. 감정을 받아주는 것이 공감이고, 경청입니
다.
제일 바보 같은 행동은 지적을 논리로 받는 사람입니다. 지적하는 사람은 이미 화가 났
는데, 그 화난 것을 잘못이라고 지적하면 남는 것은 싸움밖에 없습니다. 상대의 감정을 읽으
라는 것은 그런 의미입니다. 잘 듣는 것은 상대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 역시 성숙하지 않으면 거의 불가능합니다. 화가 난 상대를 차근차근 논리적으로 논박
하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붙이는 행동입니다. 이런 상황을 통제하고 상대가 화를 내려놓을 수
있도록 들어주는 것이 경청이고, 성숙한 태도입니다. 이렇게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대단히 발전한 사람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여기서 걸립니다. 지적을 받으면 사실은, 무조건 ‘아! 그래요? 그런 점
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하고 받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엉뚱하면, ‘아 그런가요? 생각해보겠
습니다. 조금 있다가 이야기 하죠’ 하고 일단은 상대의 의견을 받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받
아준다는 것은 그 의견에 동의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당신 마음을 알겠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지적을 받으면 곧장 반론을 펴기 바쁩니다. ‘그게 그런 게
아니고요’, ‘잘못 아셨는데요’ 하고 부정하는 것은 곧바로 ‘지적하는 너가 틀렸다’는 뜻입니다.
화가 난 사람에게 기름을 끼얹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돌아보지 못하
는 것입니다. 이것은 미성숙입니다. 지적을 받으면 곧 자기의 인격이 지적을 받은 것으로 착
각하기 때문에 즉시 반격을 하는 것입니다.
오해든 혹은 실제로 지적한 사람이 틀렸든 지금 상대는 좋은 기분이 아닙니다. 어쨌든
기획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이 상태에서 똑똑한 것처럼 반론을 펴는 건 참
뜻이 없는 행동입니다.
잘 듣는다는 것은 그저 논리적으로 잘 분석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잘 듣는다는 것은
상대의 감정을 읽는 것입니다.

도와달라고 하기 전까지는 말 안 하기
듣는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가르치려는 행동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듣
는 것도 힘들어합니다. 그리고 듣다가 반응을 한다면서 가르치는 태도로 전환하는 경우가 너
무 많습니다. 사람은 원래 교만합니다. 남자들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동물들이 짝짓기 싸움
할 때 보면 누가 더 키 큰가 과시하려고 고개를 하늘로 뻗는 모습을 봅니다. 사람들 특히 남
자들은 한 마디라도 더 큰 것처럼 보이려고 고객을 빳빳하게 듭니다.
제가 관찰한 바 어쩌면 100명의 남자들 가운데 100명이 다 말할 기회가 생기면 즉각 조
언을 하고 가르치려고 대듭니다. 잘 난 척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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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도 마찬가지고, 회사에서도 마찬가지고,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현명해지
려면, ‘도와달라고 할 때까지 돕지 않아야 합니다’. 가르쳐달라고 할 때까지는 나서서 가르치
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들도 가르쳐준다고 하면 좋아하지 않습니다. 갓 말을 배운 애들이 곧장 하는 말이
바로, ‘싫어, 내가 할 거야’ 입니다. 이것이 사람의 본성입니다. 물론 자기가 원할 경우는 전
혀 다릅니다.
그러므로 잘 듣는 것은 절대로 조언하거나 가르치는 행동이 아닙니다. 대부분 상급자나
어른이 실패하는 것은 가르치려고 덤비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저 기다릴 뿐입니다. 스스로 깨우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가르쳐달라고
하면 감사한 것입니다. 잘 듣는 것은 공감을 잘 하는 것이지, 함부로 가르치는 것은 아닙니
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은 질문을 잘 하기 입니다.
그런데 질문을 잘 하는 것 역시 실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저는 면접을 볼 때, 참여자에게 질문을 하도록 합니다. ‘여수룬에 궁금한 것 있습니까?’
여수룬에 물어보는 수준이 그 사람 수준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서도 사람들 수준이 드
러납니다. 정말 수준이 높은 사람은 여수룬이 사업을 어떻게 하는지를 궁금해하는 사람입니
다. 여수룬을 잘 알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비즈니스의 특징이 무엇인지? 경쟁력은 무엇인
지? 경쟁상대는 있는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CEO의 철학은 무엇인지? 비전은 무엇인지?
지난 해 매출은 얼마나 되는지? 올해 매출은 얼마가 될 것으로 추정하는지? 몇 명이 일하는
지? 일본에서 하는 일은 무엇인지? 정말 사나흘을 물어도 다 알지 못하는 여수룬의 역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질문할 것 있으면 하세요’ 하면, 주5일제인가요? 4대 보험은
제공되나요? 점심값은 따로 주나요? 정도 질문하고 끝입니다. 상대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습
니다. 오로지 나에게 제공되는 것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이런 면접은 정말 하고 싶지 않습니
다.
물론 이것으로 사람을 다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정말 늘 질문 당하던 면접에서 질문하라
고 하니 당황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혹시 다른 회사에 면접 보러 가면, 제 방법을 쓰기 바랍니다. 합격될 확률이
최소한 30~40%는 올라갑니다. 사람은 자기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월급 얼마 주나요? 보너스는 얼마인가요?만 묻는 사람과, CEO에게 아주 부
드러운 형태로 당신은 어떻게 살아오셨어요? 하고 물을 수 있는 사람은 격이 다릅니다. 수준
이 다릅니다. 물론 저는 그런 질문에 대답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속으로는 ‘어, 이 친구 봐
라’ 하고 감탄합니다.
질문을 잘 하는 것은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더군다나 질문을 잘 해서 스스로 깨우치도
록 유도하는 것은 질문하는 사람이 매우 훈련이 잘 되어 있고, 실력이 있을 때 가능한 일입
니다. 즉 돕거나 가르치려고 표를 내지 않으면서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
다.
정신과 의사나 심리치료사들은 절대로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환자로 하여금 아주 부
드러운 분위기에서 충분히 말할 수 있게 돕기만 합니다. 그저 몇 마디만 합니다. 그 몇 마디
가 사람의 무의식 세계를 건드리는 말입니다. 무의식에 있는 문제를 의식위로 떠올리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실력입니다.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으로 하여금 스스로 깨우
치게 하는 것이 실력입니다. 가르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렇지만 스스로 깨우치게 하려고 질문하는 것조차 별로 권할 방법이 못 됩니다. 우리는
그런 실력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저 잘 들어주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잘 들어주는
과정에서 스스로 깨우치면 고맙고, 못 깨우치면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나눔을 하면서 잘 들어주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나눔을 할 때, 말한 사람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마무리 합니다. 왜냐면 들어줌으로 인해 정리할 기회를 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들은 사람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말합니다. 잘 들어서 지혜를 넓힐 수
있었다고 하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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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는 들음에서 납니다. 그리고 경청은 사람을 사귀는 아주 강력한 수단이 됩니다. 덧
붙이자면 경청이야말로 사람이 스스로 깨닫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가르치고 조언하
는 것은 꽤 하급입니다.
일단은 자기를 중심에서 내려놓고 다른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도록 노력해보십시오. 내
이야기를 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데 노력해보시기를 권합니다. 이것 역시 가르
치는 태도입니다만 씨이오 전언은 그럴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저는 씨이오 전언 쓰
면서도 늘 가르치는 태도를 최소로 만들려고 애는 쓰고 있습니다만,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잘 들을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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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목표

2011. 11. 18. 금요일.

절반만 성공한 올해 목표
올해 초, 여수룬에서 제가 공표한 2011년 여수룬의 목표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새
상품을 5~6개 등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신주쿠 영업소와 같은 영업소를 5~6개
오픈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구성원들은 잘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 목표를 잊지 않았습니
다. 결과를 놓고 하나는 성공했고, 하나는 실패한 셈입니다. 새상품은 카렌다, 포스터, 롤스
티커, 후센(포스트잇), 명함케이스, 봉투, 전표를 올렸습니다. 대기중인 상품도 플라스틱카드,
중철, 메탈스티커가 있습니다. 사실 올해는 전단지도 새로 올렸다고 해도 됩니다. 이렇게 보
면 새상품 5~6 종류를 올린다는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습니다.
반면 영업소는 신주쿠 영업소만 오픈했습니다. 그리고 성과도 뚜렷하지 않습니다. 영업
소를 5~6개 오픈한다는 목표는 달성되지 못했습니다.
올해 초에 제가 세운 목표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잘 기억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것은
구성원들의 책임은 전혀 아닙니다. 사실은 제가 세운 목표가 구성원들의 에너지를 모아낼 만
큼 적절한 목표는 못되었다는 뜻입니다. 구성원들이 조직 전체의 목표라고 뚜렷하게 기억하
지 못하는 목표는 사실 제대로 수립된 목표가 아닙니다. 혹시 목표는 적절했는데도 구성원들
이 잘 기억하지 못한다면 집행 과정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정확하게 설명을 하
거나 강조하지 못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지만 올해 초 세운 목표는 뚜렷하게 기억할 만한
포인트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올해 초 제가 제시한 목표는 별로 잘 세워진 목
표는 아닙니다만, 저 자신에게는 무척 도움이 되었습니다.
최근에 제가 제시한 목표는 내년, ‘2012년 3월에 월매출 5천 만 엔 달성’입니다.
회사를 경영할 때 흔히 매출을 목표로 내세웁니다. 저는 이런 방식, 즉 너무 흔하고 결
과만 따지는 목표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번에는 ‘2012년 3월 월매출 5천만 엔
달성’을 내세웠습니다.
이 목표는 구성원들에게도 어느 정도 전달이 된 것 같습니다. 이유는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여수룬 구성원들 모두 월 5천 만 엔은 환율이 안 좋아져도 회사의 자금이 크게 문제
가 안 되는 분기점이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구성원들이
내년 3월 월매출 5천 만 엔 달성이 단기 국면의 목표라는 것을 뚜렷하게 인식하고 있다면
이 목표는 잘 잡혀진 목표일 것입니다.
이 목표는 저에게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최근에 제가 제일 잘한 일이 있다
면 신입직원을 과감하게 확충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정말 회사를 사랑
합니다. 저는 최근 신입사원 교육을 세 그룹으로 나눠서 그룹마다 4회에 걸쳐서 하고 있습니
다. 신입사원 교육 내용 가운데 2회 차는 여수룬의 장점과 단점 분석하기 입니다. 저는 여수
룬의 장점 가운데 하나로 여수룬의 구성원을 꼽습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정말 성실합니다.
그리고 긍정적입니다. 회사를 사랑합니다. 회사를 사랑하기 때문에 걱정도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 직원을 확충할 때도 회사를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에 사람이 늘어나서 혹시라도 회
사가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들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도 확충하는 것을 신중하게 생각
하라고 몇 번인가 건의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내년 3월 5천 만 엔 달성이 실제로 가능
한 목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 역시 걱정하면서도 과감하게 충원을 했습니다.
물론 자금흐름을 꼼꼼하게 따졌습니다. 회사에서 CEO 혹은 재무담당자가 가장 중요하게
들고 다니는 표는 자금흐름표입니다. 자금흐름이 막히면 당장 엄청난 고통이 따르기 때문입
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저는 임직원들을 잘 믿습니다. 그래서 실무에는 별로 개입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자금흐름표는 하루에 한 번 이상 아주 깊이 체크를 합니다. 그리고 몇
년 통계를 기반으로 6개 월 후의 자금흐름도 계속 체크를 합니다. 이 흐름표는 경영지원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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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제공하는 표가 있어도 제가 직접 따로 체크를 합니다. 자금 흐름이 무너지면 회사가 흔들
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골판지 상자를 팔았던 때 매출추이 변동표와 ㈜여수룬의
매출추이 변동표가 있습니다. 일계표도 따로 작성해서 갖고 있습니다. 왜냐면 일계표와 월계
표를 같이 보면서 매출의 변화와 자금흐름을 계속 체크하기 대문입니다. 통계가 있기 때문에
예측은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여수룬의 자금흐름 통계가 흔들리는 경우는 환율이 급변할 때
입니다. 그것을 제외하면 자금흐름은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제가 인원을 과감하게 확충한
것은 이 통계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매출의 증가 추세를 보면, 내년 3월 5천 만 엔 달성은 별로 어려운 목표는 아닙니
다. 약간은 버거울 수 있지만 크게 무리인 목표는 아닙니다. 목표가 약간 버겁다는 것은 적
당한 긴장을 주기 때문에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약간 버거운 목표를 달성하려면 조금은 무
리가 따를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 직원을 확충하면서 혹시 내년 2월에 자금이 약간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그냥 우려일 뿐이고,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설사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내년 3월 5천 만 엔 달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직원을 확충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조치로 인해, 기획마케팅실에 많은 사람이 보강되었습니다. 수출사업부도 많이 충원
되어서 지금은 수출사업부도 정시에 퇴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명함사업부 제작파트
와 고객지원팀, 그리고 마쿠마쿠 제작파트가 약간 힘이 들 수 있습니다만, 신입사원이 보강
되었기 때문에 두어 달 지나면 상당히 안정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실은 약간 심각하게
인원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 문제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으니
해결이 될 겁니다. 아, 경영지원팀도 한 명 충원해야 하는군요.
전언을 쓰기 직전에는 인원부족은 많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꽤 많이 부족
하군요.
어쨌든 내년 3월 5천 만 엔 달성이라는 목표가 있었고, 그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최근의 인원 확충은 상당히 과감하게 집행이 되었습니다.
목표는 이런 힘이 있습니다. 목표가 뚜렷하면 확실히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강구하는 의지도 강해집니다. 또 구성원들의 집중력도 높아집니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았다
면 어쩌면 올해 기획마케팅실을 보강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리고 TM실 구축도 불
가능했을 겁니다.

조직의 힘은 목표로부터도 나온다


가정이든 회사든 나라든 잘 되려면 목표가 뚜렷해야 합니다. 리더란 극단으로 말해 목표
를 정확하게 제시하는 사람입니다. 또 능력 있는 집단이란 그 목표를 잘 정하는 집단입니다.
목표라는 점에서 한국의 대통령을 예로 들어 봅시다.
박정희 대통령은 극심한 독재와 인권탄압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민 다수로부터 훌륭한
리더였다고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것은 경제개발에 끼친 그의 리더십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
다.
박정희 대통령은 60년대부터 70년대에 걸쳐 한국이 가야 할 길을 상당히 정확히 제시했
습니다. 그는 ‘중화학공업 우선’, ‘수출입국’, ‘새마을운동’이라는 슬로건과 목표를 내세웠습니
다. 그리고 그는 이 목표를 위해 수많은 노동자와 농촌을 희생시키면서 자원을 중화학공업
육성과 수출에 집중했습니다. 노동자와 농촌을 희생시킨 대가는 엄청나게 컸습니다. 그렇지
만 이로 인해 오늘날 한국을 이룬 경제기반이 형성된 것 역시 사실입니다. 노동자와 농촌을
희생시키지 않고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길도 반드시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은 어쨌든 박
정희는 정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역량을 집중시키고, 국민의 에너지를 모으면서 나름대로 리
더의 역할을 해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내세운 슬로건은 지금도 국민들 머릿속에 뚜렷하
게 기억될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은 쿠데타로 집권한 독재자입니다. 몇 천 억을 착복한 지저분한 정치가입
니다. 그런데 이 지저분한 정치가 역시 경제에서 나름대로 기여를 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
은 쿠데타로 집권하고, 광주에서 시민을 학살하고, 부패한 정치가였지만, 그래도 신기하게
그가 집권한 시기에 물가를 안정시켰습니다. 쿠데타로 집권한 정부가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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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전두환 씨는 독재 정권임에도 불구하고, 경제분야
에서 만큼은 전문가들에게 큰 역할을 주어서 물가를 안정시켰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도 다수
국민들은 전두환 시대에 경제가 안정되었다는 평가를 줍니다. 이 당시 전두환 정권은 물가안
정에 사활을 걸었고, 그것을 지켰습니다. 역시 시대의 요청에 맞는 목표를 제시했다고 여겨
집니다.
노태우 대통령의 별명은 물(水)태우였습니다. 무색무취하다는 뜻입니다. 노태우 정권이
내세운 슬로건은 전혀 기억되지 않습니다. 정말 물태우였습니다. 목표가 없는 정권이란 뜻입
니다. 그가 정말 무능한 리더로 평가 받는 이유입니다.
김영삼 대통령 역시 목표가 없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 시대를 기억하게 하는 슬로건이
없습니다. 문민(文民)정권이란 별명일 뿐 결코 슬로건이 아닙니다. 오히려 김영삼 시대는
IMF 구제금융이란 비참한 단어로 기억이 됩니다. 김영삼 대통령도 머리가 나쁜 사람은 결코
아닐 겁니다. 한 시대를 이끌었고, 또 수 많은 국회의원을 거느린 그가 머리가 나쁠 리가 없
습니다. 그렇지만 목표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김영삼 씨는 ‘머리는 빌릴 수 있지만,
건강은 빌릴 수 없다’는 그의 말과 겹쳐져서 머리가 텅 빈 지도자로 평가를 받아버리게 된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대는 ‘IT육성’, ‘남북화해’라는 두가지 슬로건으로 기억될 거라고 생각합
니다. 저는 앞으로 세월이 가면 갈수록 김대중 대통령은 ‘IT육성’이라는 슬로건으로 기억이
되리라고 여겨집니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이 내놓은 ‘IT육성’이라는 목표와 슬로건을 대단한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문제는 그 강도가 상당히 약했다는 점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어쩌면
다소 소심했던 것 같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처럼 강하게 밀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꾸준하게 ‘IT육성’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자금을 IT
육성에 쏟아 부었습니다. 이 때문에 엄청난 뜨내기들이 IT육성자금의 덕을 봤습니다. 저 역
시 그 중 한 명입니다. IT육성에 자금이 몰리면 그림자가 생깁니다. 즉 연구와 개발 대신 그
돈 따먹기에 힘을 쏟는 파리도 들끓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쏟아 부었기 때문에 오
늘날 한국의 IT 기반이 갖춰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열매를 따먹고 있습니다.
그 다음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 민주주의의 길을 열고 권위주의를 타파했습니다. 어쩌면
노무현 정부는 나중에 권위주의 타파, 정치 민주주의 확장으로 기억될 지 모르겠습니다. 아
니면 한-미FTA 타결로 기억될까요? 한-미FTA타결을 생각보다 무척 중요한 업적일 수 있습
니다. 그렇지만 노무현 정부는 전체적으로 보면 역시 슬로건으로 기억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
다. 다시 말하면 노무현 정부는 국민의 에너지를 집결하는 목표를 제시하는데는 실패한 것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연 노무현 정부는 어떻게 평가될까요?
현재의 이명박 정권은 후대에 어떻게 평가될까요? 정권 내내 4대강 사업으로 세월을 다
보냈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 외, 기억할 수 있는 슬로건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
다. 목표가 없는 정권이란 뜻입니다. 철학도 없는 정권입니다. 목표가 없으니 국민들의 에너
지를 모을 길이 없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4대강 사업이 시대 흐름에 일치하는 사
업일까요?
목표가 없으면 구성원의 에너지를 모을 수가 없습니다. 리더가 일을 잘한다는 것은 극단
으로 말하면 목표를 정확하게 제시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다음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
단을 적절히 강구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우선은 목표 설정입니다. 목표가 정확하게 설정되
면, 수단은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목표를 설정한 리더와 그룹이 수단을 찾아내지 못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목표라는 것은 슬로건이기도 합니다. 슬로건은 경제에 빗대 이야기하면 카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단 한 줄로 제품의 핵심을 찌르는 것이 카피 아닙니까? 최근 카피는 잘 기억이
안 납니다만, 저는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는 카피를 최고의 광고 카피로 기억
합니다. 이 카피는 상품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 카피를 기업 내부 목표로 내세
웠다고 해도 뭘 해야 할 지 아주 뚜렷하게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카피의 힘입니다. 카피는
그저 광고문구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진정이 더해지면 그것은 목표가 됩니다. 진정이
없으면 사기가 되는 것이구요.
중국 정치는 슬로건의 정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삼민주의’, ‘신민주주의론’, ‘대약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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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문화혁명’, ‘실사구시’ 등등 역시 무엇을 목표로 하는 지가 아주 뚜렷합니다.
슬로건이든, 카피든 어쨌든 구성원들의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으는 목표입니다. 이 목표
가 뚜렷할 때, 부서든, 회사든, 나라든 에너지가 모입니다.

나의 길, 나의 비전, 나의 목표, 나의 슬로건


여수룬도 이제 조직이 커졌습니다. 개발실, 경영지원팀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업본부와
그 산하에 명함사업부, 스티커사업부, 현수막사업부, 수출사업부가 있습니다. 부사장 직속의
후가공팀이 있습니다.
각 단위마다 목표가 수립되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슬로건도 있어야 합니다.
저는 외부에 내세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형식적인 것을 싫어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회사창립기념일도 따로 안 챙깁니다. 몇 천 만 원짜리 기계가 들어오면 그래도 간단
한 행사라도 할만 하지만 안 합니다. 저는 우리 회사가 큰 건물을 짓더라도 그런 일 안 하고
싶습니다. 그런 일 하면 홍보는 될 지 모르지만, 구성원들만 쓸데 없이 고생하게 되어 있습
니다. 형식적인 것, 겉치레는 안 하고 싶습니다.
목표며 슬로건 역시 겉치레라면 안 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렇지만 리더의, 그리고 부서
의 소중한 마음이 담긴 목표라면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정성과 마음이 담긴 목표라
면 반드시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부서장들이라면 ‘나의 슬로건’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남이 보라고 하는 것이 아
닙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이고, 자기 부서를 위해서입니다. 지휘자나 리더는 목표를 설정
하는 사람입니다. 1년 뒤 자기가 책임지고 있는 부서의 모습이 목표이고, 그 목표를 표현하
는 것이 슬로건입니다.
누구의 목표, 누구의 슬로건이라는 것이 분명하다는 것은 리더라면 당연히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노태우씨는 비극입니다. 뭐 하나 분명한 것 없이 물태우라는 별명을 들었습니다.
이명박 씨 역시 비극의 주인공일 것 같습니다. ‘4대강’, 참 시대에 뒤떨어지는 별명입니다.
그래도 이명박 씨는 낫지 않습니까? 완전히 실패했지만 기억이라도 됩니다. 물태우보다는 훨
씬 낫습니다.
저는 여수룬 리더들이 자기만의 목표, 슬로건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각 부서의
구성원들은 리더를 도와서 부서의 목표를 뚜렷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 역시 성
장하는 과정입니다. 우리 부서의 목표가 무엇이 되어야 할까를 생각하는 것은 중요한 성장
과정입니다.
부서의 목표를 만들 때, 혹은 목표를 슬로건을 만들 때 중요한 것은 경제적인 면입니다.
클린턴 대통령은 꽤 잘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이 후보로 나섰
을 때 공화당 후보는 아버지 부시였습니다. 그 때 부시후보는 현직 대통령이었습니다. 후보
로 나섰을 때 그는 대이라크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서 지지율이 90%였습니다. 반면 클린턴
후보가 나온 민주당에는 도토리 키재기식의 후보가 7명이어서 부시후보에 비교하여 ‘7명의
꼬마들’이라고 불렸습니다. 꼬마들과 싸움에서 이긴 클린턴이 후보가 되었습니다. 클린턴은
유세 내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It's The Economy, Stupid!)’ 하고 외치고 다녔습니다.
이 슬로건에 90% 지지를 받던 부시가 무너졌습니다.
1992년 한국 대통령 선거 때 현대그룹 정주영씨가 후보로 나왔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슬로건은 두 가지입니다. ‘아파트를 반값에 공급하겠다’, ‘경춘 고속도로를 이층으로 짓겠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때 선거에서 정주영씨는 15%라는 엄청난 득표를 했습니다.
경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앞서 든 한국의 대통령을 보더라도 문제는 경제
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면 박정희 대통령도 전두환 대통령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
습니다. 물론 최선은 경제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끌고 가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물적 토대인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민
주화는 경제민주화와 직결되었기 때문에 어쩌면 나중에 더 큰 평가를 받을 수 있을 지 모르
겠습니다.
부서도 여수룬 전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목표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잘 먹고, 잘 사
는 것보다 더 좋은 목표는 없습니다. 저는 여수룬 운영하면서 세상 사람들이 하는 경쟁 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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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운영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공평한 것을 지향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반대입니다. 자발성에 기초한 운영이 더 많은 부를 생산할 것이라는 확신
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경제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입니다. 개인도 부서도 이 목표를 등한히 하는 것은
바보짓입니다. 이 관점을 가지고 부서의 목표를 세워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개인으로서 여러분께서는 여수룬에 계속 있게 되든, 아니면 다른 회사에 가든 그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충실한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연습입니
다. 훈련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속한 부서가 어떤 목표를 가지는 것이 좋을까
생각하고 제시하는 것이 꼭 여수룬을 위한 것이겠습니까? 여러분 자신을 위한 것 아닐까요?
겸하여 저는 여수룬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인생의 목표, 그리고 여수룬에서 목
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기를 권합니다. 확실히 달라집니다. 목표가 있는 인생과 목표가 없는
인생은 전혀 다른 삶입니다.
여러분께서 여수룬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입니까? 오늘 나눔에서는 이것을 나눠
봅시다.
그리고 내년 1월8일~9일 여수룬 직원수련회에서 부서의 목표가 무엇이어야 할 지도 정
해볼 수 있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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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기다림

2011. 11. 25. 금요일.

사람은 자기 중심이기 때문에 잘 복종하지 못합니다. 몇 번 말씀 드렸지만 아기가 자라


서 자기를 인식하게 되면 ‘싫어, 내가 할 거야’라는 말을 먼저 배웁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복종하지를 못합니다.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배우자 말도 안 듣고, 부
모 말도 안 듣습니다. 스승의 말도 안 듣습니다. 당연히 상사의 말에도 잘 복종하지 못합니
다.
그런데 이것이 진짜 수양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로 말하자면 내 의견과 전혀 다른 상사
의 말에 복종하고, 부하의 말에 순종하는 것, 이것이 진짜 수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해내면 인격이 한 단계 완전히 업그레이드 되는 것입니다.
어렵고도 어려운 일입니다. 어쩌면 평생을 수양해야 조금 좋아지는 것이 바로, 내 의견
과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상사에게 복종하고 부하 말을 용납한다
고 했지만, 말을 조금 바꾸면 다른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은 저 역시 이것이 엄청나게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에 잘 알 수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상사의 말에 복종하기
도 어렵지만,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부하의 반론을 들어줘야 하는 것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저는 쉰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내 생각에 반대되는 의견을 들으면 반론을 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그나마 최근 몇 년 나름대로 훈련을 해오면서, 반대되는 의견을
들으면 일단 입을 닫을 수는 있게 되었습니다. 반대되는 의견도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조금은
생겼습니다. 요만큼 발전하는 것도 정말 무수히 훈련하면서 겨우 이룬 것입니다. 계속 훈련
을 해보면 저 자신이 반대 의견을 들었을 때 변하는 나의 마음 상태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반론을 들으면 일단 말을 중단합니다. 듣기가 아주 거북하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
에는 말 같지도 않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대가 말을 하는 동안 즉각 반박하면 안
되기 때문에 혼신의 힘을 다해 참습니다. 이렇게 참는 것부터 정말 힘듭니다. 다행히 성공합
니다. 여기서 성공이란 즉각 반박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 다음 성공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이야기해주는 것입니다. 이것도 정말 어렵습니다.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일단
이 말을 해야 합니다. 이 말 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말을 할 때는 의식적으로,
‘정말 이 말이 옳을 수도 있겠지?’하고 생각합니다. 형식이 안 되도록 노력합니다. 진심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또 듣습니다. 두 번 째 단계의 성공입니다. 그런데도 불구
하고 반론을 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또 말을 잠시 멈춥니다. 그리고 톤이 올라가는
것을 주의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말의 톤을 낮춥니다. 흥분을 가라앉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천천히 이야기합니다. 말의 톤이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여기까지 하면 세 번
째 단계의 성공입니다. 이렇게 하는 경우는 아주 자주 있습니다. 그만큼 저에게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과정이 힘들다는 뜻입니다. 반박하고 싶은 생각이 올라올 때,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참아야지’, ‘정말 저 의견이 옳을 수 있지’, ‘말할 때 톤을 낮춰야지’하는 소리
가 들립니다.
이 과정을 거쳐서 제가 반론을 폈을 때, 상대가 받아들여주면, 정말 감사합니다. 어쨌든
제가 반박을 했는데 이 단계에서 제 반박을 수용해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지금까
지 딱 두 명 만났습니다. 이 분들은 정말 존경 받을만한 사람입니다. 반론을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은 온유한 사람이고, 겸손한 사람입니다. 이 분들은 인격이 대단히 뛰어난 분들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제 반박을 재차 반박합니다. 이 경우 저는 성공으로 가는 길과 실패로
가는 길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그날 컨디션이 좋고 마음이 넓을 때는, 상대의 반박에 ‘아,
그런가요? 그럴 수도 있겠군요. 다음에 한번 다시 시간을 가지고 검토를 해봤으면 합니다’
하고 논쟁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날 아침에 집사람하고 싸웠다거나 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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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션이 안 좋으면, 목소리 톤이 올라가고, 강압적이 되며, 싸움개가 되어 버립니다. 완전히
내 자신을 통제하는데 실패하는 경우입니다.
저는 젊었을 때 진보정당 운동을 하는 진영 안에서 꽤 유명한 이론가였습니다. 1990년
무렵 우리 나라 사회과학 출판사에서는 초판을 2,500부 가량 찍었습니다. 그 때 제가 쓴 책
이 대략 1만 부 가량 팔렸습니다. 다른 사람의 책을 번역한 것도 아니고, 베낀 것도 아니고,
순전히 제 스스로 고안한 이론이었습니다. 그 만큼 저도 논쟁하는 데는 이력이 난 사람이었
습니다. 다른 사람 이론의 약점을 굉장히 빨리 파악해냈고,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었습니
다.
이 무렵,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고립이 되는 현상을 경험했습니다. 사실 당시 제가 한
주장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도 진보정당 운동에 나름대로 정확한 길을 제
시한 의견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고립이 되었습니다. 결국 그 말
때문에 더 이상 제가 진보정당 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립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물론 이 때 경험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상대편 의견을 비판하거나 반박하지 않으려는 습
관이 생긴 것은 아닙니다. 제가 과거에 비해 저 스스로 조금이라도 상대편 의견을 비판하려
하지 않거나 혹은 비판을 할 때도 매우 조심하게 된 것은 한참 후의 경험 때문입니다.

회복 모임 경험과 기독교 신앙
제 의견과 다른 의견에 부딪혔을 때, 될 수 있으면 반박하지 않으려는 습관을 갖게 된
것은 대략 5년 전에 있었던 일 때문입니다. 당시 제 인생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책을 세 권
쓰면서까지 해보려고 한 정치 활동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제 인생관의 약점이 드러났습니다.
그렇게 드러난 제 취약한 인생관이 제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렸습니다. 술 마시고, 노는 생
활이 계속 되었습니다. 부부의 삶이 악화될 대로 악화되었습니다. 결국 극도로 위험한 상황
까지 갔습니다. 그 때 이혼하게 되면 모든 책임은 제가 져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정말 치사
하게도 이혼하게 되었을 때 손가락질 당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도망간 곳이 교회였
습니다. 그리고 제 아내가 이혼하지 않으려면 회복모임에 참여하라는 권고를 했습니다. 그래
서 기독교인이 운영하는 회복모임에 참여했습니다. 이 회복모임은 이혼위기, 알코올 중독,
쇼핑중독, 일중독자 등 여러 가지 나쁜 습관 때문에 삶이 망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정상 생활
로 돌아가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자기를 성찰하는 곳입니다.
참 가기 싫었습니다. 다 찌질한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저 한심한 패배자, 실패자들과 모
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참 비참했습니다. 그래도 이혼하기 싫어서 참여했습니다. 참여하면서
참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모임에서 제일 먼저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 찌질한
사람 중에 제가 가장 한심한 인간이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회복 모임에 꽤 오래 다녔습니다. 2년 정도 매 주 토요일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교
회에도 계속 다니면서 기독교 신앙을 접했습니다.
이 때부터 저는 저 자신과 사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제가 가지고 있던 세계관
과 인생관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이 때부터 저와 다른 의견을 대하는 태도도 바꾸게 되었습
니다.
이 때 제가 저와 다른 의견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게 된 생각의 원리는, ‘사람은 가르쳐
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원리를 받아들이면서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전에는 정말 가르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책을 썼을 만큼 나름대로 논리적이었기 때
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약점을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을 가르
치는 걸 즐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판하고 반박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가르침입니다. 즉
상대편의 틀린 점을 비판해서 상대편이 그것을 인정하게 하여, 고치게 만드는 형식이 가르치
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도 가르치고, 마누라도 가르치고, 부하도 가르치고, 심지어는 윗사
람도 가르치려 들었습니다. 물론 제 의견을 따라주는 몇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점점 더 어긋나게 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역시 집사람과 아이입니
다. 늘 가르치려 드는 배우자와 아버지를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집에서 가르침은 형식조차
도 엉망입니다. 지적과 비판과 비난입니다. 가정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경에는 자기가 싫어하는 것은 남에게 하지 말라고 합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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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나를 가르치려고 덤비는 사람입니다. 물론 한두 번은 참아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말만 시작했다고 하면 가르치려고 덤비는 사람은 질색입니다. 짜증이 납니다. 저는 대체로
여러 사람 의견을 들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제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집안의 몇 사람에게
전화를 합니다. 집안에 아동 문제 전문가, 상담 전문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
람에게 전화를 하려고 생각하다가 중단할 때가 있습니다. 충고를 많이 하고 가르치려고 덤벼
드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전화도 하기 싫습니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전화를 하고
싶어집니다. 이 사람은 공감을 잘해주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내가 전화를 하면, 자기도
얼마나 힘들었는지만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해서 저 스스로 깨우치게 해줍니다. 때로는 저
역시도 그냥 이해 받고 싶고 위로 받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굳이 조언을 안 받아도 되는 상
황입니다. 그냥 내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하면 되는 때입니다. 그런데 이럴 때 가르치려는 사
람에게 전화를 하게 되면, 기분만 왕창 잡치게 됩니다. 위로하고 공감하기는커녕 또 가르치
려 달려들기 때문입니다.
가르치려 덤비는 사람을 사람들이 힘들어한다는 것도 회복모임과 교회에서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회복모임과 교회에서 가르쳐준 방법은 그냥 들어주기 입니다. 그리고 공감해주기 입니다.
이 과정의 가장 끝은 깨우칠 때까지 기다려주기 입니다. 제가 이 방법을 받아들임으로써 가
장 크게 회복된 곳은 가정입니다. 그리고 지금 여수룬입니다.
저는 회사 리더입니다. 아무리 조심해도 가르치게 되어 있습니다. 전언도 가능하면 가르
치는 태도를 취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만, 이 자체도 이미 가르치는 형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정말 주의하고 또 주의를 해야 합니다. 제가 전언에서 제 경험을 많이 이야기하
는 것은 가르치는 것을 피하려고 애쓰는 과정입니다. 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각자 알아서
자기 길을 가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나눔에서 ‘자신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누세요’라고 하는데, 이것도 이 원리입니다.
나눔 가이드 라인에서는 ‘가르치세요’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냥 나누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눔에는 정말 중요한 원리가 또 하나 깔려 있습니다. ‘스스로 알아서 깨우치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눔에서는 ‘들어주셔서 감사’하는 것이고 ‘나눠주셔서 감사’ 하는 것입니
다.
가르치기를 포기할 때 사람관계가 비로소 회복됩니다. 저는 집사람과 그리고 특히 제 딸
과 관계가 발전하는 것을 느낍니다. 이것도 교만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말하기 참 주저스럽
습니다만, 경험을 나눈다는 차원에서 말씀 드립니다. 제가 딸에게 가르치는 것을 포기하고,
공감하고 제 삶을 나누는데 주력한 지 대략 4~5년 입니다. 그리고 가르치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아빠로서 해야 하는 일만 한 것도 그 정도 시간이 지났습니다. 요즘은 아이가 정말 부
드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건강 조심해, 아빠’, ‘사랑해, 아빠’ 하고 저를 이해하려고
꽤 많이 애씁니다. 더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정말 나를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을 저는 느
낍니다. 그 전에 그렇게 가르치려고 애쓰는 노력을 거의 포기했는데도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
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에서 기다리기
이 원리는 여수룬에서도 나름대로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가르치지 않기.
깨우칠 때까지 기다리기.
다른 사람은 어떻게 볼 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저 나름대로 이 원리를 지키려고 노
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여전히 가르치는 모습을 보이고, 기다리는 모습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면, 제가 부족하기 때문이지, 노력하지 않기 때문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
게까지 노력하는데도 아직 잘 안 될만큼 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다른 사람이 별로 말도 안 되는 의견을 제시하거나 제 의견에 반박하면, 일단 그
자리에서 토론하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래서 쓰는 방법은,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다시
한번 정식으로 자리를 만들어서 논의를 해봅시다. 나도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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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은 제가 형식적으로 이 말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하
기까지는 그 짧은 시간에도 제 마음 속에는 엄청난 갈등이 일어납니다. 제일 먼저 일어나는
마음은 역시, ‘반박하고 싶은 마음, 논박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 마음과 싸우는 게 정말
힘듭니다. 그 자리에서 토론판을 벌이고 싶습니다. 이걸 참아내는 게 정말 힘듭니다. 참는
과정에서도 호흡이 가빠집니다. 뭔가 말을 하고 싶은데 참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말
을 할 때는 대체로 한 호흡을 쉬고 난 다음에 억지로 하는 때입니다. 그렇지만 억지로라도
‘다음에 다시 검토해봅시다’ 하고 말할 수 있으면 성공입니다. 이 말을 하고 나면 저도 반박
하고 싶은 압박에서 해방됩니다. 상대편의 의견을 비판하지 않을 수 있고, 또 시시비비를 가
리지 않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다음에 논의해보자’라고 말 하고 나서 보면, 상대방 역시 깊이 생각한 반론이 아닌 경
우가 대부분입니다. 깊이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는 반론입니다.
그러므로 그 순간만 넘기면 저도 상하지 않고, 상대편도 전혀 상하지 않는다는 것을 무척 여
러 번 경험했습니다.
이 경험을 여러 번 하면서는, 저는 될 수 있으면 말을 하지 않는 것도 훈련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말을 하더라도 정말 꼭 말해야 할까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그냥 안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으로 얻은 유익은 정말 많습니다. 꼭 지적하거나 확인하고 싶은데, 지적하지 않고
확인하지 않고 넘어가고 나서 나중에 보면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을 아주 자주 경험하
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적하지 않고, 확인하지 않는 것에 감사하게 되는 경우를 여러 번
경험합니다. 오히려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유익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사이에 저는 기다리는 훈련을 한 것입니다.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굳이 지적하지 않아도, 기다리면 스스로 깨우치는 것을 경험한 것입니다.
대신 제가 취하는 태도는 내 할 일이나 잘 하자는 것입니다. 이 역시 다른 사람이 볼 때
는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역시 제가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잘 안 되고 있다면 이
원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저 자신이 워낙 교만한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이해
하시기 바랍니다. 어쨌든 저는 집에서나 회사에서는 제가 모범을 보이자는 태도는 가지려고
애를 씁니다. 가르치기 보다 보고 스스로 느끼도록 제 태도를 바꾸는데 애를 씁니다.
이 역시 회복모임과 교회에서 배운 원리입니다. ‘남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자기가 바뀌
어야 한다’는 원리입니다.
저도 여전히 수양중인 사람입니다. 아무리 이렇게 하려고 해도 안 되는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말 안 하려고 애쓰는 과정이 고통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제일 상대하기 힘들어 하는 사람은 ‘저를 가르치려고 덤벼드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 다음에 힘든 사람은 제가 하는 말을 다 듣지 않고, 자기 주장을 펴는 사람입니다. 저
조차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박하려고 하면 한 호흡 쉬고, 톤을 낮추려고 마
음 먹은 다음에 이야기를 하는데, 제 이야기를 듣자마자, 혹은 다 듣기도 전에 자기 말을 하
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화가 납니다. 물론 이럴 때도 저는 참습니다만, 참는 것이 참 어려
운 경우입니다.
변명이 많은 사람, 마치 수용하는 것처럼 하지만 꼭 토를 다는 사람, 말도 안 되는 의견
을 억지로라도 고수하는 사람을 참는 것도 참 어렵습니다. 대체로는, 정말 지기 싫어하는 사
람들입니다.
이런 경우, 저도 꼭 한 마디해주고 싶지만 참습니다. 나는 더했지 하고 생각하고 참습니
다. 언젠가 스스로 깨우치겠지 하고 견딥니다. 이 견디는 과정이 정말 힘들지만 문제는 상대
가 아니고, 저 자신이니까 저 자신이 수양하는 과정으로 삼고 견딥니다.

복종하기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저는 복종한다는 것을 생각해봅니다. 사람은 복종하기 어려워합니
다. 부모에게 복종하지 못하고, 상사에 복종하지 못하고, 권위에 복종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복종하기를 배우는 것이 수양에는 정말 중요합니다. 직장에서는 자기와 뜻이 다르더라도 상
사의 뜻에 복종하고, 순종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상사는 상사가 될만한 이유가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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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설사 상사가 자기보다 못하다고 해도 그 권위를 존중하고, 그 권위에 복종하는 것이 정
말 중요합니다. 상사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저는 부하와 상대하면서도 이 훈련을 합니다. 부하의 의견에 순종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리고 일단 수용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합니다. 반론을 펴더라도 정말 조심합니다.
부하의 입장에서는 상사의 권위에 복종하고, 순종하려는 노력을 통해서 자기 자신이 훈
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부하에게 화나는 때가 있어도 말을 조심하려고 무척 애를 씁니다. 심지어는 둘만
있는 자리에서 이야기를 할 때도 험담을 하게 되거나 혹은 비판하는 말을 하게 될까봐 정말
조심합니다. 아무리 편한 자리에서도 부하의 장점을 먼저 이야기하려고 노력합니다. 메모를
할 때 조차도 나쁜 점보다 좋은 점을 쓰려고 애를 씁니다. 물론 화가 나서 부하를 비난하는
말을 할 때가 꽤 있습니다만, 그래도 궁극에는 좋은 점을 말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을 합니
다.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왜 늘 좋은 말만 하려고 그러느냐, 잔소리 할 때는 잔소
리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도 의식적으로 좋은 말, 칭찬하는 말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왜냐면, 제가 아무리 의식적으로 좋은 말, 칭찬하는 말을 하려고 해도 실제로는
비난하는 말, 비판하는 말, 시시비비를 가리는 말이 더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제가 요즘 자주 예를 듭니다만,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좋은 말보다는 나쁜 말, 부
정적인 말이 훨씬 많습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먹기까지 과정을 한번 봅시다. 칭찬하고 긍정하는 말은 몇 가지 안 됩
니다. 분위기 참 좋다, 정말 맛있다, 괜찮다 등 사용하는 단어가 몇 가지 안 됩니다. 그렇지
만 비판하고, 평가하고, 비난하는 말은 큰 강처럼 많습니다. 더럽다, 지저분하다, 불친절하다,
맵다, 짜다, 달다. 시다, 소금이 많이 들었다, 조미료가 많다, 너무 익혔다, 덜 익혀졌다, 싱
겁다, 뜨겁다, 식었다 등등 한도 없이 나오는 것이 부정적이고 비난하고 평가하는 말입니다.
사람의 본래 모습이 이렇습니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걸 좋아합니다. 이것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단이 나지만 사람은 평가하고, 비판하고, 비난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과 싸우는 것이 바로 자기를 수련하는 과정입니다.
지금 젊은 구성원들에게는 권하고 싶습니다. 물론 저도 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권위에 복종하는 연습을 하십시오. 특히 상사에게 복종하십시오. 토를 달지 말고, 평가
하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일단은 수용하도록 노력해보십시오. 한 가지 원리가 있습
니다. 사람은 가르쳐서 바뀌지 않습니다. 모범을 보여서 스스로 바꾸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원리는 상사가 부하에게만 적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하의 위치에서 토를 달고 반박하는 것
은 상사를 가르치려는 마음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부하 역시 상사를 가르쳐서 바꿀 수가
없습니다. 부하의 위치에서는 복종하고 순종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상사 스스로 바꾸게 하
는 것입니다. 그리고 복종하는 것이 좋은 또 한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상사가 설사 틀렸다
고 해도 그것이 그렇게 심각한 일이 아닌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부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복종하는 마음, 순종하는 마음입니다.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훈련을 통해서 몸에 익히면, 가정에서도 잘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상사의 입장에서는 부하의 반론을 즉각 반박하지 않고 견디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하는 그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 성장합니다.
가르치지 않는 것, 상사는 견디고 부하는 복종하는 것을 배우는 것을 통해서 우리 모두
가 한 단계 성장해나갈 것입니다.

여러분은 상사에게 잘 복종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여러분은 부하의 반박에 잘 견딜 수 있습니까?

‘충언(忠言)은 역이(逆耳)이나 이어행(利於行)’이란 말이 있습니다.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말은 귀에는 거슬리나, 즉 듣기는 싫으나 그에 따라서 행동하면 이롭다’는 뜻입니다. 자기
마음에 안 드는 말을 잘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려주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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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여러분을 반대하는 의견을 만나면 어떤 태도를 취하십니까?
그리고 여러분은 왜 그런 태도를 취하게 되었을까요?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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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감정을 나누세요

2011. 12. 02. 금요일.

얼마 전에 TV프로그램을 봤습니다. 저의 집에서는 TV를 안 켠지 일년 반 이상 되었으니


까 집에서 본 것은 아닙니다. 어디서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인터넷 웹사이트에 뜬 동영
상을 본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어쨌든 제가 흥미를 갖는 내용이었습니다.
미국의 어떤 사람이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음……여기까지 썼는데, 쓰다가 갑자
기 ‘이거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나오지 않을까’ 하고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했습니다. 이럴
수가…… 역시 나오는군요. 참 허무한데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제가 하려던
이야기를 하고 다시 인터넷에서 검색한 것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 시작할 때의 그 사람은 심장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을 한 뒤 이상한 경험을 합니
다. 차를 타고 가다가 어떤 음악을 들었는데 갑자기 가슴이 멍해지면서 눈물이 주루룩 흘러
내리더랍니다. 심장이식 수술하기 전에는 모르던 곡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이와 비슷한 경험
을 몇 번 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전과 전혀 다른 감정, 전혀 다른 느낌을 갖게 됩니다. 궁금
했습니다. 혹이 이것이 이식된 심장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이 심장의 주
인은 누구일까? 그는 자기가 심장이식 수술하던 직전 신문과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어떤 스
턴트맨이 죽은 뒤 장기를 기증했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스턴트맨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의
가슴을 적신 그 노래는 죽은 스턴트맨이 가장 좋아했고, 들으면서 자주 눈물을 흘린 바로 그
곡이었습니다. 그가 느낀 감정과 느낌도 그 스턴트맨이 느끼던 감정과 느낌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 사례가 소개되었습니다. 한국 사람이었습니다. 이 분도 심장이식 수술을 받
았습니다. 이 분은 매우 온화한 분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당연히 부인과 사이도 무척 좋았습니다. 그런데 수술 후 무척 당황스런 사태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온화하던 분이 자주 화를 내게 된 것입니다. 부인과도 자주 다투게 되었습니다. 수술
전의 그 사람과 감정 처리가 다른 사람이 된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본 TV프로그램 내용입니다. ‘심장은 기억한다’는 검색어로 인터넷 검색을
했습니다. 정말 많이 나옵니다. 그 중 [SBS스페셜]에서 2011년 6월 무렵에 방송한 컨텐츠
가 있습니다. 2회차 제목이 ‘심장 이식 받은 소녀, 범인을 잡다’입니다.
어떤 소녀가 심장 이식을 받은 후 계속 살인자에게 쫓기는 꿈을 꿨습니다. 살인자의 모
습도 또렷합니다. 경찰에게 살인자의 모습을 이야기했습니다. 용의자를 체포해서 심문하니
실제 살인자였습니다.
애리조나 주립대 게리 슈왈츠 교수는 장기를 이식함으로써 기억이 이전된 사례를 70여
건도 넘게 알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미국 하트매스연구소의 롤린 맥크레이티 박사 역시 같은
주장을 내놨습니다. 그는 ‘심장에는 신경세포들로 이뤄진 작은 뇌가 있어, 두뇌의 명령과 통
제 없이도 스스로 박동하며, 기억과 감정까지 인지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이와 같은 주장을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하는 이론도 많습니다.
동양의학에서는 옛날부터 마음을 병의 원인으로 인정했습니다. 마음이 곧 감정일 수 있
습니다. 이걸 따지고 분석할 능력이 없으므로 대강만 전합니다.
동양의학에서는 기쁨(喜), 화(怒), 근심(憂), 근심(憂), 생각(思), 슬픔(悲), 두려움(恐),
놀람(驚)을 칠정(七情)이라고 하여 마음의 근본 상태라고 부릅니다. 이 마음의 근본이 흔들
리면 병이 된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당연합니다. 너무 기뻐도 기절하거나 심장마비로 죽을
수 있습니다. 화를 많이 내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기절하기도 하고, 피를 토하기도 하고,
설사를 하기도 합니다. 중풍도 화를 낸 후에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생각은 염려(念慮)입니
다. 염려가 많으면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배가 부른 것 같이 더부룩하고, 팔다리에 힘이
없이 나른해지고, 심해지면 위암으로 발전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마음을 상하면 당연히 몸도 상한다고 보는 것이 지극히 정상일 것 같습니다. 마음이
상한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병의 원인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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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마음과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은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그리고 집단에도 매우 중요
합니다. 마음과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무너집니다. 회사도 마찬가
지입니다. 사람과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사람이 많으면 늘 충돌하고, 불만이 쌓이고, 불평
이 난무합니다. 충돌, 다툼, 분쟁, 시기, 불평, 불만이 많은 조직에서 효율이 날 리가 없습
니다. 의사 소통이 원만한 조직,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한 조직이 효율이 크다는 것은 상식
입니다.

치료 받지 못한 마음으로 살다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은 정상이 아닙니다. 상담심리학 교수들은 가끔 강의 중, 정상적
인 사람이 대체로 10%라고 하는데 나는 아직 그런 사람을 못 봤다고 농담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은 농담이 아니고 진실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 문제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 문제가 있는 부모로부터 양육되었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세대를 이어서
전수되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있는 부모로부터 마음에 상처를 입고, 그 상처를 제대로 치
료받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가 있습니다.
부모의 폭력, 부모의 지나친 꾸지람, 부모의 지나친 기대, 너무나 어린 시절에 부모와
사별, 부모의 이혼 등등 모두 마음에 상처를 줍니다. 지나친 가난도 마음을 병들게 합니다.
자라고 나서도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믿었던 애인으로부터 갑자기 배신
을 당하면 큰 상처가 됩니다. 이것이 이후 부부관계를 힘들게 만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러저러한 상처를 받으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 병든
마음을 전혀 치료받지 못한 채 살아간다는 점입니다.
몸을 다치고 치료를 제대로 안 받으면, 날이 궂거나 비가 오면 쑤시고 아픕니다. 그리
고 작은 자극에도 곧바로 통증을 느낍니다. 제대로 치료를 안 받아서 상처가 전혀 고쳐지
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을 다치고 나서 그 마음을 잘 치료하지 못한 채, 상처만
싸매두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 마음은 엉망입니다. 마음을 다치고 치료하지 않고 싸
매두었다는 말은, 비유하자면 몸에 큰 상처가 났는데 병원에서 치료하지 않고 붕대로 감아
두어서 평생 고질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마음을 다치는 것은 몸을 다치는 것보다 더 위험합니다. 사람들은 아이가 코피
만 나도, 혹은 손가락만 베어도 호들갑을 떱니다.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음을
다치면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잘 알지를 못합니다. 부모나 어른 자신이 상처투성
이여서 상처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알지도 못합니다.
아이가 보는 데서 부모가 크게 싸우면 아이는 전쟁터에서 전우가 적의 총에 맞아 죽는
것을 보는 것만큼 충격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부모는 크게 싸우고 아이에게 위로하
지도 못합니다. 부모 자신이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아니 어쩌면 삶 전체가 그런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그랬습니다. 부부가 된다는 것, 부모가 된다는 것이 뭘 의미하는지도
모르고 부부가 되고, 부모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상처를 주고 받으면서 살아왔습니
다. 그리고 내 아이를 키웠습니다.
살면서 상처는 누구나 받습니다. 문제는 상처를 받았을 때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했다
는 뜻입니다. 마음의 상처는 위로 받고, 격려 받고, 지지 받음으로써 치료가 됩니다. 그런
데 어릴 때든, 성장해서든 적절히 위로 받고, 격려 받고, 지지 받지 못하면 다친 마음을 치
료받지 못하고, 심해지면 세상을 보는 눈이 차가워집니다. 즉, 세상을 전혀 믿을 수 없습니
다. 세상은 자기를 돌보기 보다 오히려 불편하고 때로는 자기를 위협하는 곳이 됩니다. 사
람을 믿을 수 없습니다. 의심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도 왜곡됩니다. 자기 자신은 그렇게 취급 받
아도 상관 없는 사람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큽니다. 귀하게 대접받은 사람은 자기 자신을
귀하게 대접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인식합니다. 늘 무시 당하고 사는 사람은 자기 자신은
당연히 무시 당해도 괜찮은 사람으로 인식합니다.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적절히 돌봄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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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못한 사람은 자기 자신은 적절히 돌봄을 받지 않아도 되는 사람으로 인식합니다. 즉 자
존감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자존감이 떨어지면 무서운 일이 생깁니다. 어떤 사람은 지적이나 비판을 견뎌내는 힘
이 약합니다. 왜냐면 그 사람은 지적이나 비판을 곧 자기의 잘못에 대한 지적이나 비판으
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지적이나 비판을 받으면 전가(轉
嫁), 역비난, 변명, 핑계 등 온갖 합리화 수단을 동원하게 됩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어떤 사람이 자기에게 지적을 하거나 비판을 하면, 지적하고 비
판하는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 간주하므로, 별로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때로는 상대의 지적과 비판에 대단히 관대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혹시 자기가 잘못했더
라도 쉽게 사과할 수 있습니다. 자존감이 높기 때문에 그런 것이 별로 문제가 안 됩니다.
이것은 이미 상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일입니다. 즉 적절하게 보호 받은 사람이 성
장하면 당연히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고, 적절하게 보호 받지 못한 사람은 성장하면 당
연히 여러 가지 문제를 낳게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감정을 아는 것
자기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바로 감정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 역시 매우
어렵습니다. 감정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몸은 금방 파악 됩니다. 몸이 아프면 즉각 인
식할 수 있습니다. 속병이라고 해도 설사나 혹은 하혈(下血)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물
론 속병 중에도 아주 깊이 진행될 때까지 통증도 못 느끼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마음과
감정을 다루기 힘든 것은 대부분의 마음과 대부분의 감정은 아주 깊이 진행될 때까지는 본
인도 다른 사람도 거의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관계를 잘 맺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은 마음에 문제가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
우 큽니다. 아무 이유 없이 관계를 잘 맺지 못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것이 정상적인 판
단일 겁니다. 다른 사람과 쉽게 충돌하거나, 혹은 다른 사람과 친하게 지내기 힘들다거나
하는 것이 관계를 잘 맺지 못하는 것입니다. 압축해서 말하면 ‘친밀한 관계를 잘 맺지 못
하는 것’이 사람과 관계를 잘 맺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부분 감정, 마음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인격이 완성되는 것은 지(知), 정(情), 의(意)가 균형을 이루는 것입니다. 즉 지성(知性),
감정(感情), 의지(意志)가 균형 있게 발전하는 것입니다. 이 중 지성과 의지는 그런대로 사
람들이 잘 이해합니다.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독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감정입
니다. 감정이 무너져 있어서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쌍한 사람을 보면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 정상입니다. 자기가 옳지
못한 일을 한 경우는 부끄러워 하는 마음이 생겨야 하고, 남이 옳지 못한 것을 보면 미워
하는 마음이 생겨야 합니다. 자기 사정만큼 남의 사정도 헤아릴 줄 알아야 합니다. 잘잘못
을 잘 분간할 줄 알아야 합니다.
기쁨(희,喜), 노여움(노,怒), 슬픔(애,哀), 두려움(구,懼), 사랑(애,愛), 싫어함(오,惡), 바
람(욕, 欲)이란 감정이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것이 무너진다는 것은 감정이 무너진 것이고, 이 감정이 무너져 있으면 관계를 제대
로 맺어나가기도 힘들어집니다. 혹은 관계를 맺어나가더라도 피상적 관계에 머무르고 친밀
한 관계로 발전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자기의 감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연습을 해야 하고,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사람들이 기도를 하고, 명상을 하는 것도 자기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자기의 마음 상태를 파악하는 면에서 나눔은 매우 효과가 큰 방법입니다.
감정을 회복하는 과정은 대체로 들여다보기(Uncovery)→발견하기(Discovery)→회복
(Recovery)을 통해서 입니다. 즉 내 감정을 파악해보고, 그 원인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서 회복합니다.
들여다보기(Uncovery) 과정에서 수단으로 쓰는 것 중 하나가 ‘남의 경험을 듣기’입니
다. 남의 경험 혹은 남의 말을 잘 들음으로써 다른 사람이 감정을 느끼는 과정을 잘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기 감정도 발견(Discovery)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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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원인일 수 있는 것도 잘 파악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 감정의 원인을 분석하고
나눔으로써 회복(Recovery)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두려움이 지배합니다. 잘못했다고 지적 받을까봐 두렵습니다. 어떤 사람
은 건강염려증후군에 빠집니다. 어떤 사람은 우울합니다. 어떤 사람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지나칠 정도로 두렵습니다. 어떤 사람은 너무 화를 잘 냅니다. 어떤 사람은 감정 기
복이 지나칠 정도로 심합니다. 어떤 사람은 사람을 전혀 믿지를 못 합니다. 어떤 사람은
늘 부정적입니다.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이 걱정이 되어서 늘 불안합니다.
어떤 사람이 두려움에 휩싸여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면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
다. 어떤 사람이 너무 우울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면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너무 쉽게 화를 잘 낸다면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사람을 잘
믿지 못한다면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두려움 때문에 정상 생활을 할 수
없고, 아무 이유 없이 화를 잘 낸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합니다. 현상과 결과에는 이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 훨씬 타당한 일입니다.
사람의 행동을 규정하는 것의 70% 이상은 감정이라고 합니다. 이성적인 판단보다 감
정에 따라 행동한다고 합니다. 이 감정이 적절하지 못하면 관계가 헝클어집니다. 회사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의견이 안 맞아서 힘든 경우는 별로 많지 않습니다. 의견이 안 맞아도 일
을 같이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음이 안 맞으면 대화를 하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물
론 의견이 맞으면 마음도 잘 맞습니다. 이런 경우는 문제가 안 됩니다. 말하자면 사랑하는
사람과 잘 지내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의견이 안 맞아도
일을 잘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잘 지내는 것만큼 어려운 일
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의견이 맞는 사람과 만날 확률보다 의견이 맞지 않는 사람
과 만날 확률이 훨씬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 관계를 잘 맺어나
가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기 감정을 잘 들여다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자기 감정을 잘 들여다보고 컨트롤 할 수 있어야 마음이 안 맞는 사람과 적절히 관계를 맺
으면서 잘 일할 수 있습니다.

감정을 나누세요.
감정을 들여다보고 그 감정을 이해하는 과정의 하나가 감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우리
가 생활 나누기를 하든 텍스트 나누기를 하든 감정을 나누라고 하는 것은 그런 이유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감정을 나누지 못하고, 사실을 나눕니다. 중요한 것은 감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사람의 행동 중 70%가 감정에 따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느낌, 마음, 감정이 중
요합니다.
어떤 사람이 화를 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사실 앞에서도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이 화를 낼만하다고 느껴서 동정합니다. 동정하는 것은 마음입니다. 어떤 사람은 지나
치다고 생각해서 경멸합니다. 경멸은 미워하는 마음입니다. 어떤 사람은 두려워합니다. 두
려워하는 것도 마음입니다. 어떤 사람은 짜증을 냅니다. 싫어하는 마음입니다. 이처럼 어떤
사람의 행동에 대해 느끼는 마음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러므로 어떤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실에 대해 느끼는 마음입니다.
감정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 감정이 지나쳐서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입니다.
지나치게 인정받으려는 마음, 지고는 못 배기는 마음, 부정적인 평가, 지나친 소심함, 걸핏
하면 화가 나는 마음, 배우자를 사랑할 수 없는 마음, 남의 잘못에 관대하지 못한 마음 등
등. 이런 마음이 지배하면 정상 생활이 힘들어집니다.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루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문제를 평소에 훈련하는 방법이
감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많이 느낄 겁니다. 정말 화가 나고 짜증이 나서 친구에
게 얘기했는데 친구가 맞장구 치면서 잘 받아주면 화와 짜증이 급감하는 경험을 해봤을 겁
니다. 마음을 다룬다는 것은 이런 것입니다. 문제가 되는 감정을 정확하게 이야기 하고, 이
야기를 듣는 사람이 그 감정을 수용해줄 때 문제가 되는 감정을 적절히 완화하고 통제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감정을 정확하게 이야기 하고, 듣는 사람은 그 감정에
될 수 있으면 공감해주기 입니다. 이것 역시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눠주셔서 고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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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하는 인사말의 배경입니다.
여수룬에 오래 있었던 분들은 이 말에서 I-messege 기법을 발견했을 것입니다. 다음
에 다시 I-messege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만 오늘 간단히 설명하면, I-messege 방식은
‘나는, 너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을 봤는데(사실), 이런 느낌이야(감정)’하고 이야기하는 방
식입니다. 이것이 감정을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잘 안 됩니다. 그렇지만
연습을 거듭하면 조금씩 좋아집니다. 우리 회사 분위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저는 우리 회
사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이유 가운데 중요한 것이 바로 나눔을 통한 감정 나누기 연습 때
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감정을 정확하게 나누면, 감정으로 인해 악화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완화시
킬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만이 아닙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을 갖고 다투지 말
고 사실을 둘러싼 감정을 나누는 연습을 부지런히 하면 사람관계가 대단히 원만해집니다.
이것은 곧바로 I-messege 훈련과 연결이 됩니다만, 오늘은 감정 나누기가 매우 중요하다
는 것만 이해하는 정도에서 머물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감정을 나눈다고 해도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누구나 알아서 합니다
만, 감정을 나눌 때는 안전한 곳에서 나눠야 합니다. 공감하는 훈련이 전혀 안 되어 있는
사람과 감정을 나누는 것은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즉 지나치게 가르치려는 사람, 잘 난 척
하는 사람, 입이 가벼운 사람, 평가하기 좋아하는 사람들과는 감정을 나누는 것이 위험합
니다. 그리고 자기가 감정을 나눌 때 스스로 보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를 지배하는 감정
사람마다 지배하는 감정이 다릅니다. 저를 지배해온 감정은 ‘욕(慾)’이었던 것 같습니
다. 저는 욕심이 참 많았습니다. 특히 명예욕, 권력욕, 출세욕이 저를 지배했습니다. 이 배
경에는 인정받고 싶은 지나친 마음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 때문에 지금까지도 엄
청나게 고통스러웠습니다.
인정받고 싶었고, 출세하고 싶었습니다. 이 욕구가 지나치게 컸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협조를 잘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의기소침해지고, 사회 생
활도 기피하게 됩니다.
물론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사람의 기본 욕구입니다만, 저의 경우는 지나치다는 점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제가 이 욕구에 시달리게 된 원인도 어느 정도는 압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한 가지는 아직 얘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나마 얘기할 수 있는 한 가지는 형들에 비한
열등감입니다. 제게는 형이 둘 있는데 두 분 다 매우 뛰어난 분들이었습니다. 두 분을 저
는 따라가지 못합니다. 당연히 학교 성적도 비교가 될 만큼 낮습니다. 우리 부모님께서는
그걸 가지고 비교하지는 전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스스로 위축이 되었습니다. 이 위축에
서 벗어나려고 지나칠 정도로 출세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더 근본 원인은 아마 제가 말하지 않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말하지 않는 이유는 여수룬 전체가 모인 자리는 저에게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더 근본 원인은 지난 주 제가 말한 ‘회복 모임’에서 많이 나눴습니다.
그런 감정 나눔을 통해 저는 참 많이 해방되었습니다.
저를 지배하는 지나친 욕망이라는 감정을 제가 받아들이고, 또 안전한 자리에서 나누
고, 또 그 자리에서 수용됨으로써 저는 지나친 욕망이라는 감정에서 부분적으로 풀려났다
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좋은 만남에서 저는 지
나친 욕망이라는 감정이 수용됨으로써,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실에서 만족하는 마음을 가
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나친 욕망이라는 기본 정서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사람마다 누구나 자기를 지
배하는 정서, 혹은 사회생활에서 다소 문제가 되는 정서를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문제되는 정서가 없다면 이미 완성된 사람입니다. 사람은 살아 있는 동안 결코 완성될
수 없습니다. 두 종류의 문제 인간이 있다고 합니다. 즉, 자기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아는
문제 인간과 자기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문제 인간이 있다고 합니다. 사람은 다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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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있습니다. 다 감정에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사실은 진짜
엄청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입니다. 위장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을 힘들게 하는 감정과 마음이 있습니까?
그 감정과 마음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요?
오늘은 그것을 나눠봅시다.
다만, 안전한 범위에서 나누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나눈 것을 옮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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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I-messege 그리고 감정을 수용하기

2011. 12. 09. 금요일.

지난 주에 감정을 나누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어떻습니까? 감정을 나누는 것이 쉬웠습니


까? 뜻밖에 감정을 나누는 것이 꽤 어렵다는 것을 발견하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아
직도 감정을 나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습니다. 말은 쉽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금은 다만, 감정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
다는 것만 제대로 알아도 충분합니다. 계속 나눔을 하다 보면 저절로 배우게 될 겁니다.
사람들은 사실을 나누는데 익숙합니다. 그렇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감정을 나누는 것입
니다. 부부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감정을 나누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감정을 나누려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방법도 배워야 합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배워서,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는 것
을 잘 압니다. 그것이 감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가장 기초입니다. 물론 이 기초조차도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자식에게 사랑한다고 잘 말할 수 있습니까? 배우자에
게 사랑한다고 잘 말할 수 있습니까? 오래된 관계의 연인에게 사랑한다고 잘 말할 수 있
습니까? 여기까지는 된다고 칩시다. 그러면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잘 말할 수 있습니까? 긍
정적인 감정인 사랑한다는 감정조차 나누는 것이 그다지 쉽지 않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사랑한다는 긍정적 감정을 나누는 것조차 만만하지 않은데 부정적인 감정은 어떨까요?
더 어렵습니다. 감정을 나눈다는 의미를 꽤 잘 안다고 생각하는 저조차도 부정적 감정을
나눌 때는 무척 어렵습니다. 그런데 꼭 나눠야 할 감정의 대부분은 부정적인 것입니다. 짜
증, 분노, 불만,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사람을 힘들게 만들고, 관계를 힘들게 만듭
니다. 그래서 정말 나눠야 하는 감정은 바로 이런 부정적인 감정입니다.
예를 들어 부하가 일하는 게 마음에 안 든다고 할 때, 이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일종의
감정입니다. 나에게는 불만이고, 못마땅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부하가 하는 일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함부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상사가 해야 할 일은 지적이 아닙니다. 상사가 해야
하는 일은 부하가 갖고 있는 소중한 재능을 살려주는 일입니다. 잘 못하는 것을 꾸짖어서
고치는 것만이 목표는 아닙니다. 부하의 장점을 살려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
문에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불만도
정확히 전달해야 합니다.
부하가 잘못한 것을 지적하는 일도 참 어렵습니다. 여러분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저
는 정말 힘듭니다. 저는 부하의 잘못을 처리하면서 나의 감정도 해소해야 할 일이 생기면,
어떤 경우는 며칠을 고민하고, 또 조언을 구해서 처리합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극단으로
말해, ‘너 일을 잘못해서 내가 너무 힘이 들어!’라는 말을 화를 내지 않고 잘 전달하는 일
이 그렇게 쉬울 리가 없습니다.
부하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사는 늘 가르치려고 달려듭니다. 어제까지는 분명히 그 일
을 하지 말라고 해놓고 오늘 하라고 합니다. 지시를 명백하게 하지 않고, 잔소리는 엄청나
게 합니다. 부하들 불만을 CEO에게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합니다. 계획이 뒤죽박죽이고,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정말 화가 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불만을 정확하게 처리
하는 일이 쉽겠습니까?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뒤통수에 대고 종주먹을 휘두르는 일은 쉽
습니다. 술자리에서 취중진담(醉中眞談)이라며 말하는 것은 쉽습니다. 뒷담화는 쉽습니다.
그러나 제 정신으로 정확하게 상사에게 자기의 감정을 전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배우자가 하는 일도 못마땅한 것 투성이입니다. 마루에 커튼을 달아달라고 한 지가 6
개 월이 넘었는데도 달아주질 않습니다. 차 운전할 때 방향 전환 깜박이를 켜지 않아서 늘
조마조마합니다. 친구들한테는 그렇게 잘 하는데 왜 마누라 부탁은 걸핏하면 잊어먹는 지
모르겠습니다. 처가에 뭘 좀 갖다 달라고 하면 늘 못마땅해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옷을
제자리에 안 벗어놓는다고 온갖 잔소리를 다 합니다. 그리고 뭘 물어보면 친절하게 설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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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를 않습니다. 정말 화가 납니다. 이 화를 잘 처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화를 잘 처리한
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경험해본 사람은 다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방법도 잘 모르고,
훈련도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을 잘 안다고 해도 상대가 그
감정처리를 응대하는 방법을 모르면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의 노력도 무산되기
일쑤입니다.
감정을 처리하고, 또 상대의 감정을 수용하는 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습
니다. 그래서 감정을 잘 전달하거나 처리하고, 또 감정을 잘 수용하는 방법도 사람들은 정
리를 했습니다. 그들도 너무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방법을 한번
생각해봅시다.

I-messege로 말하기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이 I-messege로 전달하기입니다. I-
messege 전달 방법은, 말할 때 ‘나는’으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뒤집어서 말하면 절대로
‘너는’이라는 말, 혹은 ‘당신은’이란 말을 쓰지 말라는 뜻입니다.
‘나는’이라고 시작하는 말에는 이미, 나만의 의견이니까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의미
가 자동으로 들어갑니다. 다른 사람들 전부가 그러는 것이 아니고, 나만 말하는 것이기 때
문에 상대편도 조금은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말을 하거나 자기 감정을 표현할 때, ‘나는’이란 말로 시작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가 금요일 나눔을 할 때, ‘너, 우리라는 말은 사용하지 마십시오.’라고 합니다. 왜 그렇
습니까? 의견이나 감정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너’도 느낀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같이 느끼는 감정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의견에
는 감정이 담겨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므로 의견을 낼 때도, 될 수 있으면 ‘나는’
으로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거 정말 어렵습니다. 평소에 자주 올라오는 감정은 ‘화’입니다. 마음에 안들기 때문에
‘화’가 납니다. 화가 나는데도 ‘너는, 혹은 당신은……’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어려
운 정도가 아니라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화가 나서 말을 할 때, ‘너는 혹은 당신은’이란
말이 나오는 순간 그 다음에 이어지는 말은 100% 비난하는 말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을 전달할 때, 혹은 감정이 저절로 드러날 때는, 일단 ‘나는……’으로 출발하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권하지만, 저도 전혀 안 됩니다. 화가 나면 일단 터뜨리고 봐야지, 어느 세
월에, ‘나는……’ 합니까? 그래도 ‘나는……’으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면, 확실히 조금
씩 개선이 됩니다.
감정을 전달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말은 ‘나는……’이라는 말입니다. 그 다음에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전달합니다.
나는, ‘당신이 내가 지시한 일을 제 때에 끝내지 않아서……’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
때는 상황 자체를 정확하게 표현합니다. 추상적인 지적을 하면 안 됩니다. 객관 상황을 정확
하게 표현합니다. 나는, ‘당신이 책상 위를 전혀 정리하지 않아서……’ 이것도 분쟁의 소지는
있지만, 누가 봐도 그러한 상황일 경우, 객관적 상황입니다. 나는, ‘내가 고객과 통화하는 중
에 당신이 너무 큰소리로 얘기를 해서……’, 역시 객관적 상황일 수 있습니다. 저는, ‘사장님
께서 외모를 갖고 말해서……’ 역시 객관적 상황입니다.
‘나는’이라고 말한 다음에는 객관적인 상황을 묘사합니다. 이것도 참 중요합니다. 객관적
상황을 정리하는 훈련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막상 해보면 참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내가 왜 화가 났지? 내가 왜 이렇게 짜증이 나지? 스스로 질문을 하게 됩니다. 질문을 하고
생각해보면 어쨌든 뭔가가 정리됩니다. 객관적인 상황을 잘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반응이 급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됩니다.
‘나는’으로 시작해서, ‘객관적 상황을 잘 정리’해서 말한 다음, ‘나의 감정을 전달’합니다.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꽤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감정은 ‘분노’입니다. ‘화가 난 것’입니다. 이
감정은 그래도 그나마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섭섭하다’는 감정은 잘 전달하기가 힘듭니다.
‘무시당한 것 같다’는 감정도 전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람이 쩨쩨해 보일 수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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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섭섭하다’고 하면 곧 이어서 ‘뭐 그런 것 가지고 그러냐?’ 하는 말을 들을 수도 있
습니다.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방법은 이렇다는 것입니다.
I-messege 방식에 익숙하다고 해도 부정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면 여전히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부하가 부족해서 강등을 시켜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극단으로는
어떤 이유로 사직을 권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I-messege를 아무리 잘 쓴다고 해
도 정말 어렵습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해야 하고, 또 말하는 방법을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핵심을 피해가면 안 됩니다. 이 정도가 아니더라도 부정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것
만도 정말 어렵습니다. 어떻게 표현하든, ‘나는 너가, 혹은 당신이 마음에 안 들어’ 하고 말
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용기일지도 모릅니다. 정직하면서, 또 용감해
야 합니다. 그런데 정직하고, 용감하기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I-messege 전하기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I-messege 이전에 필요한 것은 정직함과 용기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정을 수용하기
I-messege는 말하는 사람만 잘 해서는 소용이 없습니다. I-messege 대화를 수용하는
사람이 훈련이 안 되어 있으면 I-messege 방법은 반쪽 짜리가 되고 맙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껏 I-messege 방식으로 전달했는데, ‘당신은 왜 그런 걸 가지고 화
가 난다는 거야?’하고 반박을 당하면 I-messege 방식으로 또 대응할 수 없습니다.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라는 말을 듣고도 참을 수 있으면 이 글을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듣는 사람은 감정을 수용하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먼저 감정의 본질을 이해해
야 합니다. 가장 염두에 둬야 하는 감정 다루기의 본질은 ‘감정에는 옳고 그른 것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듣는 사람이 가장 크게 실수하는 것은 감정에 옳고 그런 것이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입
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화’, ‘분노’라는 감정은 부정적 감정으로 비춰집니다. 그렇지만 ‘화’
와 ‘분노’는 화를 내거나 분노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기능을 합니다. 누가 자기를 공격하는데
적당히 화를 내지 않으면 자기를 지킬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지나칠 때 문제
가 됩니다. 온유한 것은 좋지만 지나치면 자기를 지키지 못합니다. 감정 자체는 지극히 자연
스러운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은 옳다, 그르다로 판별하면 안 됩니다.
아이가 선생님에게 이유 없이 매를 맞고 들어오면서, ‘엄마 그 선생 죽여버리고 싶어’라
고 말을 하면, 대부분의 부모는, ‘못써, 그런 나쁜 말 하면……’하고 말을 못하게 합니다. 그
런데 아이가 한 이 말은 ‘죽이겠다’는 계획이 아닙니다. 아이는 그 만큼 화가 났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우선은 아이의 이 감정
을 수용해주어야 합니다. 정답은, ‘화가 났구나. 속상했나 보네’ 입니다. 화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고, 화를 내는 것이 꼭 나쁜 것이 아니라고 인정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루어지고 나서 그 다음에 대화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감정이 수용되지 않으면 조언을 해
줄 수가 없습니다.
배우자가 터무니 없이 화를 낼 때, ‘왜 그 딴 것 같고 화를 내고 그래?’ 하는 순간, 감정
이 솟구쳐올라 큰 싸움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결혼한 사람은 여러 번 경험했을
겁니다. 별 것도 아닌 가벼운 지적이 큰 싸움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대개의 경우 감정이
수용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감정은 무조건 수용되어야 합니다. 웬만한 감정은 있을 수 있는 것으
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성경에 나오는 예를 가지고 한번 체크를 해봅시다. 성경에는 자기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보고 어떻게 해보고 싶은 생각이 나면 그것도 죄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어떻게 해보고 싶은 생각이 나면’은 진짜 죄일까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마
다 다 다른 답을 갖고 함부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모범답안은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모범답안은 ‘실제로 유혹하지 않는 이상 죄가 아니다’입니다. 감정과 느낌은 저절로 올
라오는 것입니다. 그것은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 감정 그대
로 행동하느냐 안 하느냐에서 갈라집니다. 욕구 자체는 죄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그 욕
구대로 행동했을 때 죄가 됩니다. 그런 점에서도 감정은 일단 무조건 수용이 되어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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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감정을 수용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바로 그 감정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랬구나’ 하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화가 났구나’, ‘짜증이 났구나’하고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입니다. 평가하지 말
고 받아주는 것입니다. 감정이 폭발해서 행동이 되는 게 아닌 이상, 대부분의 감정은 그대로
수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은 회사 대화에도 잘 적용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대화할 때는 ‘안 됩니다’, ‘그것
은 틀렸어요’하고 상대방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은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이런 대화법을 구사하는 사람은 좀 바보입니다. 멍청하기까지 합니다. 제가 지난 번에
도 말했지만, 나와 다를 경우,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무조건 좋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것은 ‘동의한다’는 것과 전혀 다른 말입니다. ‘당신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인
정입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맞다고 동의한 것은 전혀 아닙니다.
사람의 의견에는 거의 반드시 감정이 들어있다고 봐야 합니다. 감정이 들어있지 않다면
거절 당했을 때 기분이 나쁠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안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의견이 거부 당하거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기분이 나쁩니다. 기분이 나쁘다는 것은 의견안
에 이미 감정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의견 역시 일단은 받아들여지고,
용납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말하는 ‘받아들여지고, 용납된다는 것’은 동의
한다는 개념과 완전히 다릅니다. 제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의견이 충분히 존중된다’는 뜻입
니다.
감정은 무조건 존중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아빠 미워, 정말 없어졌으면 좋겠어’라고 했
을 때 조차, ‘안돼, 그건 나쁜 말이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결코 효과가 없는 방법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지금 ‘아빠 미워, 정말 없어졌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아이는 아빠를
없애기 위해서 아빠를 죽일 계획을 짜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미운 감정을 표시하는 것뿐 입
니다. 이 감정은 그냥 수용되어야 합니다. 의견도 마찬가지입니다. 의견은 수용되어야 합니
다. 의견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의견을 존중한다면, ‘틀렸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
습니다’ 하고 말하는 방법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오히려 ‘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진짜 독특한 발상이다’ 하고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가 큽니다. 부인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판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난하지 말아야 합
니다. 일단은 수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극단으로는 어떤 의견에도 ‘그렇구나’하고 출발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이걸 어떤 전문가는 ‘그렇구나 용법’이라고 까지 합니다. 즉 어떤 의견에도 일단은 ‘그렇
구나’하고 공감(共感)해준다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가정에서 사용하면 거의 100% 효과가
있습니다. 가정에서 자녀가 어떤 말을 해도, ‘그렇구나’하면 정말 부모-자녀 관계가 눈에 띄
게 개선됩니다. 이건 제가 직접 경험을 해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의견을 관철하는 것이 중요합니까? 목표가 의견을 관철하는 것입니까? 저는 좋은 관계
에서 의견을 일치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저와 의견이 달라도 별
로 개의치 않습니다. 요즈음은 회사 내부 실무를 거의 대부분 부사장이 처리합니다. 저도 동
의했습니다. 저보다 부사장이 더 잘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도 미숙하니까 끼어들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안 끼어듭니다. 멀리 보면 별 거 아니니까요. 대개의 경우 이렇게 해
도, 저렇게 해도 큰 차이가 안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살다 보면 아주 큰일 날 것 같아도 하
룻밤 지나고 나면 별 거 아닐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냥 동의하고 진행합니다. 무엇을 하
려다가 반대에 부딪히면 안 하는 것도 익숙해졌습니다. 별로 기분 나쁘지 않습니다. 의견이
야 틀릴 수도 있으니까요. 정말 중요한 것은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보면 당장 회사가 문을 닫을 만큼 중요한 일은 별로 많지도 않습니다. 또 그 정
도 일은 사전에 다 상의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상에서 서로 부딪히는 일은 내가
더 강행하지 않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나이가 들면서는 더 많은 일을
그렇게 처리하게 되었습니다.
살다 보면, 꼭 그렇게 해야만 되는 일이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또 절대로 안 되
는 일도 많지 않습니다. 제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만, 어떤 일도 1안이 안 되면 2안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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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안이 안 되면 3안이 있습니다. 1안이 반드시 2안보다 나은 것도 아니고, 2안이 반드시 3안
보다 나은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1안이 2안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심지어는 1안이
아니면 안 된다고 착각을 합니다.
아직 어리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정말 이게 안 되면 다 끝날 것 같은 때가 있
지만, 막상 지나보면 별 것도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 일도 그렇습니다. ‘이건 절대 양보
못합니다’ 하지만, 한 발 물러서서 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반대하는 의견,
부정하는 의견을 될 수 있는 대로 내지 말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믿
는 게 대개의 경우는 아집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자기 생각일 뿐입니다.
의견도 감정도 수용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듣는 입장이면, 수용을 해주는 연습을 부단
히 해야 합니다. 아니, 부단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을 수용하는 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 의견을 수용하는 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제가 있는 방에서는 ‘리액
션이 좋다’ 혹은 ‘리액션이 없어서 답답하다’는 농담을 많이 합니다. 주로 제가 농담처럼 ‘리
액션 좀 해달라’고 사정을 합니다. 그러면 제 방에 있는 구성원들이 장난처럼 리액션을 해줄
때도 있습니다. 이 리액션도 일종의 감정을 수용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제가 의견에는 감정
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사람들은 의견을 내면 인정을 받고 싶어하고, 칭찬을
받고 싶어 합니다. 반드시 그렇습니다. 이건 나이가 칠 십이 되어도 버리기 힘든 사람의 욕
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직 그 나이가 아니어서 잘 모릅니다만,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으
로 미루어보면 그러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잘 반응하지 않습니다.
지난 주 부사장이 정말 좋은 강의를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
만, 저는 어디서도 그 정도 강의를 듣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지나가면서라
도 ‘참 좋았습니다’하고 말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 강의에
반응이 미미하다면, 어떤 경우에 반응을 할 수 있을까요?
충분히 지지하고, 격려하고, 인정해줘야 합니다. 그 정도 가치가 있었습니다. 아부하는
것과 전혀 다릅니다. 누가 말하더라도 좋은 점을 충분히 인정해주는 것은 참 중요합니다.
감정을 수용하는 것은 칭찬하는 것과 통합니다. 칭찬은 적극 인정하는 행동입니다. ‘칭찬
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을 참 많이 하지만, 충분히 칭찬하는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그 점에서 저는 리액션이 좋은 편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습을 참 많이 했습니다. 그
런데 저는 적극 반응하고, 칭찬하고, 인정하면서 저 자신이 엄청나게 긍정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러 번 말했지만 저 자신은 원래 매우 비판하고, 비난하고, 지적하는 사람이었
습니다. 칭찬에 인색한 사람이었습니다. 역시 5년 전 사건 이후 제 태도를 바꾸게 되었습니
다.
저는 상대의 감정을 수용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상대방이 의견을 말하면, 무조건 ‘그럴
수도 있겠네’ 하고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항상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많이 노력
했습니다. 상대방 의견을 부정하지 않으려고 정말 애썼습니다. 계속 훈련하면서 제가 상대방
의견을 적극 받아들이고, 좋은 점을 적극 칭찬하고 인정하는 쪽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
런 이야기하기 쑥스럽습니다만, 저는 이제는 누가 잘 되면 진심으로 기뻐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남이 안 되었을 때 같이 슬퍼하기는 쉽다, 그런데 남이 잘 되었을 때 같이 기뻐하기는
힘들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 본성을 제대로 찌른 말입니다. 형제가 잘 되면 기뻐할 수 있
습니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에게는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기본에 깔
려있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그냥 나온 속담이 결코 아닙니다. 남
잘 되는 것을 보고 부러워하지 않고, 시기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 역시 대단한 인격의 소유
자입니다. 회사 입사 동료가, 혹은 나이 적은 후배가 자기를 추월해서 승진했을 때, 진심으
로 축하해줄 수 있습니까? 혹은 나보다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알고 보니 자
기보다 월급을 더 받는다면 그걸 견딜 수 있습니까? 정말 고통스런 일입니다. 견디기 힘든
일입니다. ‘남하고 비교하지 말라’고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습니까?
저도 힘듭니다. 나보다 더 출세한 동창을 만나면 부럽습니다. TV에서 어떤 사람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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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생각이 납니다. ‘저 정도 되는 녀석도 저렇게 되었는데……’ 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보다 더 잘 된 사람을 칭찬하고 인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정말 어려웠습니다. 저는 저의 좁은 마음과 싸우느라 저 스스로 기진맥진했습니다. 얼마
나 옹졸합니까? 남과 비교해서 주눅이 들고, 또 그를 인정하기 참 힘들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면 제가 얼마나 못나 보일까요? 저 자신도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칭찬하고, 인정하고, 수용하는 연습을 부지런히 하면서, 조금씩 그 고통에서 벗
어날 수 있었습니다. 칭찬, 인정, 수용을 대충대충 습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정을 수용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사람의 감정을 느끼려고 애를 쓰고, ‘그렇구나’
하고 연습을 하면, 상대의 감정을 잘 수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아내에게도 요청합니다. ‘나 좀 칭찬 좀 많이 해주라’고. 이 나이에 좀 한심하지 않습니
까? 그래도 요청합니다. 칭찬도 한번만 하지 말고 동작을 크게 여러 번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크크크. 참 쑥스럽습니다. 그런데 그게 정말 중요합니다. 여담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의 칭찬
보다 배우자의 한 마디 칭찬이 훨씬 더 사람을 바꿉니다. 결혼한 분들은 많이 활용하시기 바
랍니다.
인정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고, 감정이 수용되기를 원하는 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
는 것입니다. 이것을 해주면 관계가 개선됩니다.

당신은 화가 날 때, 어떻게 처리합니까?


I-messege 방법을 잘 쓸 수 있습니까?

당신은 다른 사람을 충분히 칭찬할 수 있습니까?


여러분 자신을 돌아보면 어떻습니까?

당신은 당신과 다른 의견을 잘 용납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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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기회

2011. 12. 22. 목요일.

찬스!
살면서 정말 좋은 기회는 여러 번 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성공하려면 좋은 기회가 왔
을 때 잡아야 합니다. 누구나 아는 말입니다.
그런데 기회가 왔는데도 그것이 기회인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예민하지 않기 때문입니
다. 그러면 얼마나 안타깝습니까? 그런데 예민하지 못한 사람은 기회가 왔다가 지나가는데도
기회가 왔다는 것을 모르니 본인은 전혀 안타까워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서 자
기에게는 좋은 기회가 한번도 오지 않았다고 신세만 한탄할 뿐입니다.
그렇지만 옆에서 그걸 지켜보는 사람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텔레비전 퀴즈에 출연한 가
족을 보는 마음입니다. 그 문제만 맞추면 상금이 1억 원으로 껑충 뜁니다. 시청하는 가족은
밑에 자막이 나오니까 정답을 압니다. 너무 쉬운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출연한 가족은 겉돌
기만 할 뿐 정답을 맞추지 못합니다. 그럴 때 느끼는 안타까움이라고 할까요? 정말 손만 내
밀면 붙들 수 있는 기회가 지나가고 있는데, 당사자는 그걸 전혀 모른 채 딴짓만 하고 있다
면, 보는 사람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저는 여수룬의 몇몇 구성원들을 보면 약간 안타깝습니다. 기회가 왔는데 기
회가 왔는지도 모르고 그냥 평범한 날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
문입니다.
저는 여수룬이 여러분과 저에게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수룬 CEO입니다. 여수룬
CEO가 여수룬 자랑을 하면 좀 웃깁니다. 그래서 저는 여수룬 자랑을 별로 하지 않습니다.
또 제가 여수룬 자랑을 하면 알게 모르게 저를 자랑하는 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별로 대
놓고 자랑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옛말에 귀한 것일수록 조금은 숨기라고 한 것처럼 별로 얘
기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수룬 구성원들은 여수룬이 좀 괜찮은 회사인 것 같다는 정
도로만 여길 뿐, 여수룬의 참된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그 점이 참 아쉽습니다. 정말 여수룬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평가한다면, 저는 여수
룬의 적지 않은 구성원들이 지금처럼 행동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하는 말은 여러분이 성실하지 못하다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
보다 더 성실한 사람은 결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수룬 구성원들보다 정직한
사람도 결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수룬 구성원들보다 회사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절대
로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여수룬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자기 일을 사
랑합니다. 그리고 동료들과 관계도 좋습니다. 그 어떤 조직의 구성원보다도 여수룬 구성원들
은 훌륭한 분들입니다. 다만 제가 느끼는 것은 그 좋은 마음, 그 좋은 품성에도 불구하고,
여수룬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지식의 문제이지 품성의
문제는 전혀 아닙니다.
초일류 기업에 다니는 사람과 작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의 마음과 확실히 다릅니다. 초일
류 기업에 다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간절히 바래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회사도 그만큼
대접해줍니다. 사람들도 인정해주고 부러워하기까지 합니다. 당연히 월급도 많이 받습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삶고 인생을 거는 사람이 많습니다.
작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은 간절히 바래서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들어가기도 쉽습니다.
남들이 알아주지도 않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인생을 쉽게 걸 수 없습니다. 급여도 많지 않습
니다.
초일류 회사 구성원과 작은 회사 구성원은 회사 생활을 하는 태도가 다릅니다. 성실하고
선한 것과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인생을 거는 것과 몇 개월 혹은 몇 년만 거는 것의 차이입
니다.
여수룬은 작은 회사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회사입니다. 남들이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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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도 않는 회사입니다. 이제는 그래도 사람을 가려서 뽑지만 2년 전만 해도 사람을 가려서
뽑을 처지도 못 되는 회사였습니다. 정말 덜컥 인생을 걸 수 있을 지 확신을 갖기 힘든 회사
입니다. 제가 여수룬의 CEO지만 이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5년 후, 혹은 10년 후를 생각하면, 느낌이 전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
다.
저는 만약 새로 사회에 진출하는 조카가 ‘초일류 기업에도 합격을 했고, ㈜여수룬에도
합격을 했는데 어디로 갈까요?’ 하고 저에게 질문을 했을 때 저는 어떻게 대답할까 하고 자
문(自問)해봅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에게 여수룬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방편입니다. 결론은
초일류기업에 들어가라고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50위~100위급 기업과 여수룬을 놓고 선
택하라고 하면 저는 여수룬을 추천하겠습니다.
이것은 순전히 제 감각입니다. 저는 회사 생활을 안 해봐서 이런 것 잘 모르지만, 제 감
각으로는 그렇게 추천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저는 여수룬은 가치가 크다고 생각합니
다.
지금 제가 하는 말이 혹시라도 마음을 불편하게 할까봐 걱정이 됩니다. 그렇지만 현실을
직시하는 차원에서 말씀 드립니다. 현재 여수룬에 있는 우리는 50위~100위 기업에 들어가
기 어렵습니다. 혹시 들어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제대로 대접받는 위치에 들어가기는 어렵
습니다. 이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 모두에게 여수룬은 정말 축복의 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저는 어쩌면 10년 혹은 20년 후 여수룬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회사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
렇다면 여수룬은 확실히 우리 모두에게 ‘찬스!’입니다.

여수룬은 발전 속도가 빠르고 가능성도 큽니다.


여수룬은 성장 속도가 빠릅니다. 아래표는 여수룬의 연 매출증가표입니다.

연도 매출 매출증가율
2007(10 월 오픈) 3,386,960
2008 68,178,756 2012.98%
2009 151,467,963 222.16%
2010 229,394,536 151.45%
2011 346,764,713 151.17%

작년과 올해 모두 전년도 대비 50%씩 성장했습니다. 이것도 성장이 빠른 것입니다. 그


런데 여수룬의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것입니다.
작년과 올해 9월까지는 오버츄어 검색을 제외하고는 애드프린트를 홍보하지도 않았고,
또 홍보할 방법도 찾지 못했습니다. 즉, 작년과 올해 9월까지는 자연성장에만 의존하고 있었
습니다.
그렇지만 올해 9월 이후 조직이 보강되었습니다. 내년을 예측하기 위해 올해 변한 것을
한번 점검해봅시다.
우선 기획마케팅 분야가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이현철실장, 황정미팀장, 김혜령대리, 양
상원님, 오가타 나오미님, 카메야마 미사님이 새로 합류했습니다. 여기에 신주쿠 영업소 구
보타 소장도 마케팅 파트입니다. 여수룬 전체 인원 중 14.3%입니다. 2011년 상반기까지 한
명도 전담 인원이 없었던 기획마케팅 분야가 엄청나게 보강되었습니다.
그리고 개발실이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2012년 1월에 1명이 더 합류하면 개발실에는 개
발담당 4명, 디자인 파트 2명입니다. 전체 인원의 12.2%입니다.
올해 또 한 곳 두드러진 분야는 고객지원 파트입니다. 고객지원 파트는 대충, 명함사업
부에 5명, 스티커사업부에 2.5명, 현수막 사업부에 1.5명, 수출사업부에 0.5명 정도로 계산
할 수 있습니다. 대략 14.5명이 고객지원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전체 인원의 29.6%입니다.
수출사업부도 역시 대폭으로 보강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수출사업부는 올해 하반기 들
어서 정시 퇴근을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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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전력의 보강은 대체로 2011년 하반기 이후에 이루어졌습니다. 기획마케팅 분야
는 이현철 실장이 9월 말에 합류했으므로 사실상 4/4분기에 이루어진 일이라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고객지원파트도 대체로 비슷합니다. 고객지원팀장인 후지와라님이 입사한 지
겨우 6개 월인 것을 보면 사정을 알 수 있습니다.
제작쪽에도 전력이 보강되었지만, 전략적으로 보강된 곳은 역시 기획마케팅 분야와 개발
실쪽입니다. 그리고 고객지원 분야입니다. 즉 2012년에 매출 증대와 직결되는 부서에 전력이
집중적으로 보강된 것입니다.
전력의 보강에 따라 당장 우리가 알 수 있는 발전이 있었습니다.
우선 신주쿠 영업소에서 루트세일을 하고 있습니다. 루트콜(Routr Call)업무가 시작되었
습니다. 카타로그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메일마케팅이 원활합니다. 신규샘플이 제 때 공급되
고 있습니다. 신상품 등록 업무가 원활해질 조건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전력이 보강됨에 따라 내년, 2012년 여수룬-애드프린트은 많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신상품이 대거 등록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올해는 1월에 현수
막 가격을, 3월에 전단지 가격을 조정했습니다. 그리고 6월에 포스터, 7월에 봉투, 8월에 후
센(포스트잇)과 전표, 10월에 롤스티커, 11월에 달력을 출시했습니다. 매달 한 개의 아이템이
등록된 셈입니다. 물론 봉투의 보강도 신상품 등록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이렇게 보면 대체
로 한 달에 한 개 정도 신상품이 올라갔다고 보면 좋습니다.
그런데 아마 내년에는 일주일에 한 개 씩, 2012년 통틀어 50개 이상도 아이템이 등록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왜냐면 올해 상반기에 상품 등록 프로세스가 어느 정도 정비가 되었고,
또 개발실이며, 기획마케팅실이 정비가 되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여겨집니다.
지난 달(2011년11월)의 경우, 2011년 하반기에 등록한 신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
는 비율은 8.3%였습니다. 매우 높습니다. 다시 말하면 신제품만 꾸준히 등록해도 매출은 상
당히 늘어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년에는 기존 상품의 보강도 매우 활발해질 겁니다. 아직 다소 부족한 것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명함, 스티커, 현수막 사업부는 일단 정상 퇴근이 가능할 정도로 조직이 보완되었
습니다. 그리고 다소 부족하면 또 보충하면 됩니다. 정상 운영이 가능해지면, 이제 각 사업
부 자체적으로 기존 상품을 보강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말이 기존 상품이지 신상품 개발
과 마찬가지인 아이템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예를 들어 명함사업부에서 즉석명함을 출시하면
그것은 신상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가지 아이템이 많을 겁니다. 이것까지 감안하면 내
년에 등록할 수 있는 신상품은 50개를 훌쩍 뛰어넘을 것입니다.
내년에는 마케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일단 앞서 말한 대로 기획 및 마케팅
분야 전력이 대폭 보강되었습니다. 당연히 마케팅이 활발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역량
보강이 되면서, 가격표 카다로그가 나온 것과 루트세일, 루트콜이 조합을 이루어 엄청난 위
력을 발휘하리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마케팅에 많은 경험이 있고, 또 확신을 가지고 지
휘하는 지휘자가 있기 때문에 엄청난 성장이 있을 것입니다.
내년에 신상품을 대거 출시하고, 마케팅이 활발해지면, 역시 구성원들의 삶의 질도 당연
히 높아질 것입니다. 9월 말에 제가 내년 3월에 5천 만 엔 매출을 달성하자고 했을 때, 조직
안에서 적지 않은 우려가 있었습니다. 매출이 늘어나는 건 좋지만 당장은 일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오히려 거의
대부분의 부서가 정시에 퇴근하게 되지 않았습니까? 내년에 우리 회사 매출이 늘어나고 일
이 더 많아지더라도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가 의지를 갖고 있는 한, 장사가 잘 되고,
매출이 늘어나면 오히려 구성원들이 더 편해지게 될 겁니다.
지난 주에 토요일에 근무하는 것을 연구한다는 경영전략회의 결정이 있었습니다. 토요일
에 근무한다는 말만 들으면 노동강도가 높아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어떤 현상이 저절로 어떤 결과를 가져온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토요근무 제도를 잘 활용하면 여러 사람이 더 편한 근무환경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역시 어떤 상황이 어떤 결과를 저절로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을 어떤 의도로
만들었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 긍정적인 방향에서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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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하면 긍정적인 결과가 생기고, 무슨 일이든 부정적인 방향에서 생각하고 운영하면 부정
적인 결과가 생길 뿐입니다.
내년에는 회사가 큰 폭으로 성장을 할 겁니다. 그리고 근무여건도 더 좋아질 것입니다.

우리에게 최소한 2~3 년의 시간은 주어져 있습니다.


사업을 할 때는 늘 추격자를 염려합니다. 여수룬이라고 별 도리가 없습니다. 어쩌면 여
수룬보다 더 싸고 질 좋은 상품을 파는 회사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회사가
나오더라도 앞으로 2~3년 정도의 시간은 확실하게 여수룬에게 주어져 있다고 판단됩니다.
현재 여수룬은 싸고!, 질 좋고!, 편리하고! 빠르다!는 점에서는 매우 강점을 갖고 있습니
다.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데 4년이 걸렸습니다. 물론 우리보다 실력이 더 뛰어난 사람이 나
올 수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보다 월등히 빠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집객(集客)도 그렇습니다. 보통은 검색어를 통한 광고가 기본인데, 우리가 경험한 바로는
아무리 돈을 많이 투자한다고 해도 검색어 광고를 통한 집객은 한계가 있습니다. TV광고를
생각해볼 수도 있는데, 이것도 만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아무리 안 좋은 상황
에서도 여수룬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은 주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했지만, 이제 여수룬은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개발실, 기획마케
팅실, 고객지원실 등도 정비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달려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한 주
에 한 아이템을 런칭시키게 되면, 내년에는 꽤 큰 발전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2012년 상반기
에 1주 1아이템을 런칭시킨다면, 내년 하반기에는 1주 2아이템을 런칭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 몇 개의 영업소가 열릴 겁니다.
이 상황이 되면, 제 생각에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 미국 등 몇 군데에 인쇄물을 런칭시킬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늦어도 내후년, 그러니까 2013년에는 애드프린트
사이트와 마쿠마쿠사이트를 일본 외 다른 나라에 런칭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무렵 동시에 의류, 화장품 등을 일본과 중국에 런칭시킬 준비를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
니다.
또한 내년 하반기부터는 일본의 제품을 한국과 중국으로 역런칭 시키는 계획도 하게 될
것입니다.
내년에도 여수룬은 활발하게 활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기세로 2013년에서 2020년을
내다보면 여수룬의 장래를 어느 정도는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지난 4년 2개 월 간 여수룬은 토대를 다지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확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나아가고 싶었지만, 우리 실력이 부족해서 제자리에서 조금씩만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 조직은 정비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 여수룬은?
저는 여러분이 속한 여수룬이 이렇게 발전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준비가 되셨습니까? 이 발전을 여러분의 발전으로 만들 준비가 되셨습
니까? 저는 적지 않은 구성원들이 제대로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민한 사람들은 분명하게 느낍니다. 확실히 기회가 왔다! 그런데 예민하지 않은 사람들
은 뭔가 좋은 것이 온 것 같다는 정도로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찬스라고 느낍니다. 저는 원래 과장을 잘 안 하고 자랑을 잘 안 합니다. 여수
룬을 놓고도 별로 큰 자랑을 안 합니다. 제 스타일입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은 엄청나게 큰
회사가 될 가능성이 있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도 결코 나쁜 회사가 아닙니다.
물론 부족한 것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매우 좋은 회사입니다. 가장 중
요한 급여? 물론 적습니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회사 전체가 성장하기 때문에 결코 부족하지
않게 될 겁니다.
그 외의 조건은 일반 회사에 비해 결코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가장 중요
한 것은 정시퇴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의 제조업 분야에서 정시퇴근을 보장할 수 있
는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딱 6시에 나가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대체로 잔업을 할 일
은 별로 없습니다. 저는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는 이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을 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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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에게는 정시퇴근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사람들은 미래를 생
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입니다. 돈은 실력이 있으면 따라옵니다. 실력
은 공부를 해야 늡니다. 공부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는 여수룬이 젊은 직원들에게 시
간을 보장해주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여수룬에서는 잔업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
고 주5일 근무제를 철저히 보장해줍니다. 그리고 공부하겠다고 하면 돈을 다 대줍니다. 저는
이런 회사 별로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수룬의 구성원들, 특히 젊은 구성원들은 여수룬이라는 환경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나눔한 것을 써라, 보고를 해라 하고 각 개인에게 과제를 많이 내줍니다. 저는 제
가 내주는 숙제를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권합니다. 물론 안 했다고 질타하는 경우는 별로 없
습니다. 그렇지만 속으로는 참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제가 과제를 내주는 것은 일을 시키기 위한 것이 주는 아닙니다. 나눔 소감, 혹은 학습
소감 잘 쓴다고 회사 매출이 올라가는 것도 아닙니다. 회사에 특별히 이익이 되는 것도 아닙
니다. 회사 매출과 관련시킨다면 업무보고 하라고 지시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그런데 저는
업무보고 보다 나눔 소감, 학습 소감, 혹은 개인의 업무 소감 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
다.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개인이 발전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의 내부 모토의 첫 번째는,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입니다.
이것은 절대로 듣기 좋으라고 붙여놓은 것이 아닙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이 모토를 가장 중
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새벽에 인간관계론 강좌도 열고, 나눔도 열고, 또 각종 교육을
강하게 시킵니다.
그리고 이런 요구에 충실하게 따르는 사람을 중용하려고 합니다. 예민하지 않은 사람들
은 제가 요구하는 것을 잘 따르는 것이 연봉인상과 직결되고, 승진과 직결된다는 것을 압니
다. 그런데 역시 적지 않은 사람들은 연봉이 오르기만 막연하게 바라고, 또 승진되기만 막연
하게 바랄 뿐, CEO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따르지 못합니다.
저는 연봉과 승진을 목표로 회사 생활하기를 권하지는 않습니다. 연봉과 승진은 일을 즐
겁게 한 결과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연봉과 승진을 우선에 두지 말라는 것이지
연봉과 승진을 무시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연봉과 승진을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기까지 한 일
입니다.
여수룬에서 연봉을 더 받고, 승진하려면 CEO가 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원하는 사람은 제 말을 잘 듣고, 제 지시를 정확히 이행하려고 애쓰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또 어떤 사람은 반대 의견도 말하지 말라고 이해할까 봐 두렵습니다. 정
책면에서 반대 의견은 적극적으로 환영합니다. 다만 결정된 지시는 정확히 이행하라는 뜻입
니다. 그런 면에서 나눔 소감, 학습 소감 발표라는 아주 기본이 되는 것을 충실히 하라는 것
입니다. 제가 구성원 전체에게 요구하는 것은 소감문 작성, 조직 행사 참여, 학습 정도입니
다. 저는 프로세스를 개선하자, 원가를 줄이자, 생산량을 늘리자라는 말을 한 적이 별로 없
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지금 여수룬 구성원들이 너무 잘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그
것은 요구한다고 쉽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여수룬 안에서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여수룬 안에서 정말 성장하기를 원하십니까? 여러분은 여수룬에서 성
공하기를 원하십니까?
2012년 말이면 아마 여수룬은 최소 120명 이상 직원이 일하는 회사가 되어 있을 겁니
다. 2013년에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2014년에는요? 2020년에는요? 10년 뒤입니다. 여러
분은 여수룬의 10년 뒤를 생각하고 있습니까?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10년 뒤를 생각하고
있습니까? 여러분은 그 때를 준비하고 있습니까?
여수룬은 계속 발전합니다. 똑같이 출발하지만 어떤 사람은 주임이 되고, 대리가 되고,
과장이 되고, 차장이 되고, 부장이 될 겁니다. 그리고 이사가 되고, 전무, 상무가 될 겁니다.
여러분 몫입니다. 늘 똑 같은 자리에 있는 것도 여러분 몫이고, 더 많은 책임을 맡는 것도
여러분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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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잔소리를 합니다.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부디 술 마시고, 노는 일에 정신 팔지
말기 바랍니다. 지금은 공부를 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제가 지시하는 것을 깊이 생각하면
서 해야 합니다. 타성에 젖어서, 그냥 남들처럼 생활하면, 몇 년 후 회사가 500명이 되어 있
을 때도 여전히 지금하고 있는 일을 하고 있을 겁니다. 그것은 제 책임이 결코 아닙니다. 그
것은 여러분의 책임입니다.
공부 잘 하는 지름길은 여전히 학교 생활에 충실하고 교사의 지시에 잘 따르는 것입니
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수룬에서 성공하는 지름길은 일상 생활을 충실히 하고, 상급
자의 지시에 잘 따르는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10년 뒤 여수룬을 생각하시기를 권합니다. 그 때를 생각하면서 내년을 계획
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 나눔 주제를 미리 드리겠습니다.
11년 후인, 2022년 12월의 당신이 2012년 12월의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11년 후인 2012년에 당신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 동안 어떻게 살았습니까? 그리고 그
때, 여수룬이 120명으로 늘어난 2012년이 당신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2012년 마지막 달
의 당신에게 그 의미를 설명해주는 편지를 써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나눔에서는 그것을 나누
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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