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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확신, 열정, 끈기, 철학

2015. 01. 09. 금요일.

최근 해외직판 강화가 한국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의제(議題)가 되었습니다.


한국 유력 경제 전문지 매일경제신문이 1면, 3면과 사설을 통해 ‘온라인 해외직판에 나
서자’고 제안한 이래 연일 관련 기사를 실었습니다. 또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연구소
소장인 민병두 국회의원이 ‘온라인 해외직판 중소기업 지원법’을 만들겠다고 기자회견을 했
습니다.
매일경제신문과 야당 정책연구소장은 국민을 대변해서 활동하는 중요한 기관이고 사람
입니다. 저는 유력 언론사와 주요 국회의원이 온라인 해외직판을 나라의 중요 의제로 올려준
것에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한국무역협회의 손태규상무님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한국무역을
지휘하는 한국무역협회 상무님께서 ‘티쿤글로벌’이라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작은 회사와 ‘온
라인 해외직판 성공 사례 세미나’를 공동개최하기로 해주셨습니다. 이건 대인(大人)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 세미나 공동개최가 최근 상황의 중요 매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전에 해외직판에 관심을 기울여준 언론과 방송에도 감사합니다.
저는 누구보다 먼저 티쿤글로벌 전 구성원에게 감사 드립니다. 최근 상황 밑바탕에는 티
쿤글로벌 구성원 여러분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자기 자리를 잘 지켜줬기 때문에 제
가 몇 개월간 이 일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일 할 때마다 정말 여러분에게 감사합니
다. 그리고 여러분과 같이 일하고 있어서 행복하다는 고백을 다시 드립니다. 마음껏 일할 수
있게 해주시고, 혹시라도 실패하더라도 티쿤글로벌 본체는 전혀 문제 없게 해주시니 안심하
고 일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CEO입니다. 그렇지만 개인으로서는 티쿤글로벌 구성원 대부분에게 인
생의 선배입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저는 여러분과 만날 때, 먼저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리더로서 또 인생의 선배로서, 할 수만 있다면 모범을 보
이려고 노력합니다. 지시하거나 명령하기 전에, 저 자신도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그로써 부하이고 후배인 여러분이 잘 배울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이번 일을 여기까지 해오면서 그래도 여러분에게 모범을 보일 수 있다는 걸 참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는 결과가 좋게 나오지 않았더라도 부끄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열심히
했기 때문입니다. 실패는 늘 있는 일입니다. 사람은 그저 최선을 다할 뿐, 성패는 하늘이 정
합니다. 저는 제가 옳다고 생각한 일을 여러분에게 충분히 설명했고, 그에 걸맞게 최선을 다
했습니다. 그걸로 끝입니다. 그렇지만 이번 일은 그래도 열매를 잘 맺게 된 것 같아서 정말
뿌듯합니다.
이번 일을 하면서 제가 느낀 것을, CEO로서 또 인생 선배로서 나눕니다.
이번 전언은 아무래도 한국 중심으로 쓰게 됩니다. 우리 회사에는 한국인도 있고, 일본
인도 있고, 중국인도 있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을 운영하면서 혹시라도 외국인이기 때문에
차별 받는다고 느끼지 않을까 조심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마음을 씁니다. 저는 한국-일본
-중국인 이전에 역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 사람이니까 한
국 중심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게 곧 이웃 국가를 배타(排他)하는 건 아닙니다. 그것은
내 가족을 사랑하는 게 이웃을 해롭게 하지 않는 것과 완전히 일치합니다. 한국과 일본, 중
국은 정당한 방법과 규칙으로 선의를 갖고 경쟁하면서 서로 발전해야 합니다.
일본, 중국 국적 직원이 티쿤 프로그램을 가지고 자기 나라에 이익이 되게 쓰는 것을 저
는 환영합니다. 또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어떤 일을 하든 기준은 티쿤글로벌
을 이롭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건 지켜야 할 도리입니다. 여러분은 입사할 때, 최선을 다해
티쿤글로벌을 성장시키겠다고 약속했고, 저는 여러분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런 약속
을 지키면서 각자가 속한 공동체를 위해 일해야 합니다.
티쿤글로벌은 성장하게 되면 반드시 이름 그대로 글로벌 기업이 됩니다. 지금 3개국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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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이 모여 일하는 게 티쿤글로벌이 앞으로 글로벌 기업이 될 때 행동의 기준이 됩니다. 이런
것을 감안하고 이번 전언을 읽어주십시오.

확신
이번 일을 여기까지 이룬 데는 Cross Border Trade가 전 세계 온라인 상거래에서 매우
중요한 현상이 되리라는 저의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사회가 해외직판을 주요 의제
로 받아들이게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 점을 누구보다 일찍 간파했고, 또
실제로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큰 기업이 그렇게 하는 것은 그럴 수 있지만, 2007년에
자본금 5천만 원으로 회사를 시작하면서부터 그렇게 생각한 것은 나름대로 특별했다고 생각
합니다. 이런 구상은 2009년 초기 전언(傳言)에 우리 회사의 목표는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
을 만드는 것’이라는 표현으로 나옵니다.
저는 리더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하
자면 비전을 밝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실패하면 그 어떤 것도 이루기 어렵습니다. 리더는 지
도(指導)하는 사람입니다. 지(指)는 손가락을 들어 갈 곳을 가리키는 것이고, 도(導)는 이끄는
것입니다. 손가락을 들어 집단이 갈 곳을 가리키고 무리를 이끌어 가는 것이 지도인데 이 중
에서 손가락으로 갈 곳을 가리키는 것이 우선입니다. 손가락을 들어 가리키는 곳이 명확하고
흔들리지 않으면 집단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여기가 아닌가 벼’ 하는 우스개 소리가 있지 않습니까? ‘저 산을 넘으면 된다, 가자’ 하
는 지휘관을 믿고 헉헉 하고 올라왔더니 원래 오르려고 한 산이 아니라는 우스개입니다. 헉
헉거리면서 허탈해 하는 병사들이 눈에 선합니다. 원래 산을 찾아 또 올라야 하는 짜증이 느
껴집니다.
리더가 방향을 잘못 제시하면 집단이 붕괴됩니다. 방향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방향은 확신을 동반해야 합니다. 방향을 가리키기는 하지만 확신이 없으면 힘이
없습니다. 확신이 동반된 방향이라면 어떻게든 무리로 하여금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방향이 옳고 확신이 생기면 개인조차도 한 나라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번이 그런 경우입니다. 저는 한 개인이었지만 주변의 큰 도움을 받아 온라인 해외직판을 나
라 경제의 중요한 의제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게 마지막 과정까지 받아들여질지 아닐지는
제 소관이 아닙니다. 노력은 하겠지만 제 손에 달려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는 제
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여기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후는 모르지만 여기까지 올 수 있었
던 것은 방향이 옳았고, 확신이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원리는 여러분께서 사업부의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확신하는 목표를 잡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공부하고, 집단에서 같이 상의하고, 토론하고, 또
경험해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리더를 중심으로 잘 단결해야 합니다. 각 개
인이 확신을 가지기는 어렵지만 집단이 같이 상의해서 결정하면 확신을 갖기 쉽습니다. 그리
고 같이 정하기 때문에 실행하기도 쉽습니다. 제가 온라인 해외직판을 나라의 중요 의제로
올리는 과정에서도 티쿤글로벌의 간부들과 같이 논의하고 보낸 몇 년의 시간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작년에 우리는 사업부제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업부가 정말 잘해줬습니다. 올
해는 작년 성과를 바탕으로 각 사업부서가 도약을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올해는 확신하는
방향을 정하는 게 특별히 중요한 때입니다. 그리고 열정을 갖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게 회사
도, 부서도, 개인도 성장하는 길입니다.

열정
확신이 생기면 열정은 따라 나옵니다. 열정이 사람을 움직입니다. 열정이 없는 확신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저는 지난 3~5개 월 간 정말 즐겁게 일했습니다. 저는 온라인 해외직판을 더 확산시키
기 위해 언론과 방송을 매개체로 삼기로 했습니다. 언론, 방송을 설득해서 해외직판을 국가
의제로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언론과 방송 그리고 중요한 분들에게 매일 상황과 정보를 제공
했습니다. 정보를 지나치게 열심히 정리하고 글로 쓰다 보니 지금은 오른쪽 새끼 손가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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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마비가 왔습니다. 지난 3~5개 월만 놓고 따지면 우리 나라에서 제가 글을 제일 많이
썼을 지도 모릅니다.
기자를 설득하기 위해서 인터넷 사이트에 실린 기자 이메일 6천 여 개를 모았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개발실장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 6천 여 개 이메일로 거의 매일 해외직판 관련
기사를 보냈습니다.
보낸 기사 제목을 한번 모아봤습니다.

9/30 해외직구 기사를 쓰는 경제부 기사 여러분!

10/13 [생각나눔] 해외직판, 국경 밖에는 65억 소비자가 있습니다.


10/18 [장보고] 은퇴자, 시니어가 더 잘 할 수 있는 일
10/23 [해외직판] 일본에 명함 90억 원어치를 팔 수 있었던 것은……
10/24 저희조차 새 아이템을 출시할 때 전담팀을 만듭니다.
10/30 해외직구 기사 정말 잘 읽었습니다.
10/31 (티쿤) 훨씬 중요한 기사는 해외직판인데, 쏟아지는 것은 해외직구 기사입니다.

11/3 [티쿤] 보도요청자료-일본에 인쇄물을 80억 원어치 파는 노하우 공개


11/3 [티쿤] 드디어, 일본 10월 직판액 1억 엔 돌파
11/7 [티쿤] 류현진, 손흥민보다 대단한 강철용, 이정호
11/7 [티쿤] 해외직구, 역직구, 해외직판
11/8 [티쿤] 해외직구, 역직구, 해외직판 어떻게 다른가?
11/11 [티쿤] ‘역직구’가 ‘해외직판’ 아닌가요?
11/12 [티쿤] 블랙 프라이데이 해외직구 기사 유감
11/13 [티쿤] 해외직판 9번째 사이트 탄생, 가방판매 DS1
11/14 [티쿤] 한겨레신문 김정필 기자께서 잘 정리해 준 해외직판 소개 기사
11/15 [티쿤] 머니투데이 김이슬 기자께서 정리해서 소개해주신 해외직판 기사
11/17 [티쿤] 해외직판 전자상거래의 개념과 유형 정리
11/18 [티쿤] 동남아 인터넷 시장에 진출하는 중, 일 거대쇼핑몰(일본경제신문 기사)
11/19 [티쿤] 동남아시사 넷통판 독일계 Lazada가 앞서다(일본경제신문 기사)
11/19 [신문에 난 티쿤] 김종박 여수룬 대표 “명함도 해외에 파는데 뭘 못 팔까?”
11/20 [티쿤] ‘역직구’라는 말은 틀린 말입니다.
11/23 [티쿤] 한국 홈페이지 1백 만 개가 전세계에서 영업하는 꿈
11/28 과도한 블랙프라이데이 기사, 또 다른 포퓰리즘
11/30 [티쿤] 전자상거래 세계 패권 투쟁 속에 한국은 어디로 가나?

12/3 [해외직판] 티쿤, 명함 스티커 일본 직판으로 500만 불 수출의 탑 수상


12/4 [매경기고] 해외직구, 전문몰 해외직판으로 대응하자
12/9 여수룬, 명함 등 해외직판으로 '500만 불 수출의 탑' 수상
12/14 <해외직판기> 1. 연재를 시작합니다.
12/16 <해외직판기> 2. 토착 사이트와 똑같이
12/17 <해외직판기> 3. 해외 쇼핑몰 입점으로는 안 됩니다
12/18 <해외직판기> 4. 해외 쇼핑몰 입점으로는 내 고객을 모을 수 없습니다.
12/24 <해외직판기> 5. 해외직판 상품 성장 그래프
12/28 <해외직판기> 6. 해외직판으로 못 팔 물건은 없다

1/3 <해외직판기> 7. 온라인 해외직판이 별거냐?


1/4 <온라인 해외직판기> 8. 내 상품이 경쟁력이 있을까요?

이 사이사이에 해외직판 설명회, 또 제 동정(動靜) 등 작은 기사도 공급했습니다.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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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든, 중요한 분이든, 모두 제 친구라고 저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습니다. 친구끼리는 소소
한 일을 전해도 결례가 아니니까요 저는 간접이지만 정말 교제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
은 소식을 마음 편하게 전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기사를 실어달라고 애걸하지 않았고,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중소기업 해외직판이
위기에 빠진 중소기업을 살리는데 정말 중요하다고 끊임없이 호소하고, 설득하고, 교육했습
니다.
저는 200여 명에게 거의 매일 카카오톡으로 단문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
으로 또 알렸고, 블로그, 카페로 알렸습니다.
어쨌든 열정을 갖고 일했습니다.

끈기
확신이 있고,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끈질길 수 있었습니다. 손가락이 마비되면서
도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확신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 확신과 열정 때문에 지치지
않고 끈질기게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세 사람이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정말이 됩니다. 끈질기게 설득하면 어느 정도는 설
득됩니다. 그게 극좌, 극우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고, 나치즘, 파시즘, 사이비 종교가 한
나라까지도 지배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극단의 주장도 그러한데, 내용이 옳고 많은 사람에게 유익한 것이라면 당연히 받아들여
질 것입니다.
중소기업을 살리는 해외직판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끈기 있게 설득하면
당연히 확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부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끈기 있게 고객에게 메일을 보내니까 성과가 보이지 않습
니까? 끈기 있게 홍보하면 성과가 나오지 않습니까? 기왓장을 타고 떨어지는 낙수가 주춧돌
을 뚫습니다.
끈기는 인내를 동반합니다. 끈기 있게 하려면 성과가 잘 안 보일 때 견딜 수 있어야 합
니다. 온라인 전자상거래는 고객이 서서히 늘어납니다. 서서히지만 늘어는 나니까 끈기 있게
하면 반드시 됩니다. 우리가 티쿤글로벌을 정상으로 만드는데 최소한 6년이 걸렸습니다. 일
본 오프라인 영업을 어느 정도 정상으로 만드는데 4년이 걸렸습니다. 중국 법인이 모양을 갖
추는데 3년이 걸리고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모든 게 힘들었습니다. 계속 비용은 들어가고,
행정도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방향이 옳았기 때문에 인내했고, 인내한 결과 이제
모두 모양이 잡혀 가고 있습니다. 인내한다는 것은 곧 끈기 있게 한다는 말입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 그것 아닙니까? 노인네가 호미 하나 가지고 산을 파기 시작하니까
산신령이 놀라 산을 옮겨버렸다는 것 아닙니까?

철학
중소기업 온라인 해외직판을 추진하면서 티쿤글로벌은 무슨 이익을 얻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생각이 올라올 때마다 저는 철학으로 돌아갑니다. ‘돈을
좇지 말자.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이게 이런 일을 할 때 지키는 제 철학입니다.
저는 공동의 선을 추구하면 공동체가 최소한 그걸 추진하는 당사자들을 굶게 하지는 않
을 거라고 믿고 일합니다. 그리고 그게 안 되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바보가 아니니까 이 일의 결과로 티쿤글로벌이 엄청나게 큰 회사로 성장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렇지만 그걸 먼저 추구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건 추구한다고 해
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최선을 다해서 공동의 선을 추구해 나가고, 그 가운데서 사람이 살 수 있게 해보
는 겁니다.
저는 중소기업 해외직판은 우리 나라만의 과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는 전부
대기업 위주로 움직입니다. 우리가 하는 이 흐름은 각 나라 중소기업을 살리는 일입니다. 그
런 점에서 참 보람이 큽니다.
앞으로 티쿤은 엄청나게 커질 겁니다. 저는 우리 구성원 모두가 삶의 근본을 생각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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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랍니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돕는 것은 티쿤글로벌 안에서만 할 일은 아닙니다. 세상에서
도 할 일입니다.
회사 운영하는데 뭐 이렇게 거창하냐고 할 지 모르지만, 그것도 제 경영철학입니다.

새해입니다. 엔저 타개책으로 가격을 올렸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는 천만다행으


로 고객 이탈이 크지 않았습니다. 신년 인사 겸 과장급 이상이 모인 자리에서 제가 고객이탈
은 크지 않을 거라고 얘기했는데, 저는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있습니다. 이 근거는 잠
시 동안은 노하우로 보관하려고 합니다. 제가 가졌던 근거는 우리 비즈니스에서 핵심입니다.
이 근거 때문에 우리가 살았고, 이 근거 때문에 가격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우선 당장은 엔저 대책으로 가격을 인상한 것은 적절했다고 보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비상한 조치보다 최근에 제가 경험한 것을 각자가 잘 적용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명확히 하고, 확신을 가지고, 열정으로, 끈기 있게 하면 안
될 일이 없습니다.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에 덧붙여 돈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면서
올 한 해를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그리고 같이 일하는 게 정말 행복하다는 고백을 다시 한번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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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제가 만들고 싶은 회사

2015. 01. 23. 금요일.

티쿤은 운이 정말 좋은 회사입니다. 저는 신이 돕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습니다. 마치 자기가 잘 나서 회사를 키운 것
같지만 돌이켜 보면 90% 이상. 아니 100%는 운입니다. 잘난 척 할 것도 없고, 혹시 실패했
더라도 지나치게 자책할 것도 없습니다. 초일류 기업이었던 회사에는 인재가 넘쳤을 겁니다.
그런데도 그런 회사조차 아주 쉽게 망합니다. 사람에게 많은 게 달려 있다면 초일류 기업이
그렇게 쉽게 망할 리가 없습니다.
1980년 대 전 세계 대기업의 80%가 사용했던 워드 프로세싱 중심의 왕(wang), 1996년
웹 브라우저 70~80%를 점유했던 넷스케이프, 2000년 대 초반 최고의 온라인 사진 관리 및
공유 어플리케이션이었던 플리커, 1983년 시장의 25%를 장악했던 IBM PC, 80년 대 워드 프
로세서의 최강자 워드퍼펙트, 주가가 하늘 높이 올라갔던 서버 장비업체 선 마이크로시스템
즈, 아이폰이 등장하기 전의 RIM, 2000년 초반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곧바로 페이스북에 뒤
덮였던 마이스페이스, 닌텐도 직전 비디오 게임 최강 회사 아타리, 워크맨과 함께 몰락한 소
니.
모두 세계 최고의 천재들이 모인 회사였고, 기술 변화 동향에 예민했던 기업들입니다.
그렇지만 모두 사라졌거나 혹은 이전의 명성을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이외에도, 노키아, 코
닥 등등. 인재(人才)가 넘쳤고, 기술이 앞섰지만 모두 몰락했습니다.
이런 걸 보면 성패가 하늘에 달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티쿤은 2008년~2012년의 엔고 시절이 없었으면 오늘이 없었습니다. 조그만 구멍가게
정도로 유지할 수는 있었을지 모릅니다. 오늘 티쿤이 있기까지 엔고 말고도 엄청난 도움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정말 티쿤을 위해 등장해준 티쿤 임직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위험할 때 티쿤을 믿고 물건 값을 나중에 받아준 고마운 거래처가 있었고, 또 티쿤에게 돈을
꿔준 분들이 있었고, 투자해준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 중 한두 개라도 어긋났으면 정말 생존하기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설사 생존했더라도
지금의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돌이켜 보면 정말 하나하나가 다 신의 도움이
었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해준 신이라면 나에게 뭘 요구할까를 생각합니다. 사실은 이 생각에서 제 삶의
목표와 가치가 나옵니다.
저는 참 행복한 CEO입니다. 해외직판이라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기 때
문에 경쟁도 그다지 하지 않고 편안하게 회사를 운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 일본,
중국에서 모인 정말 멋진 티쿤 구성원들과 같이 합니다. 조금 힘이 든 적도 있지만 대체로
큰 어려움 없이 회사는 성장했습니다. 신으로부터, 사람으로부터 받은 게 너무 많습니다. 이
렇게 받고 산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가 제 삶의 과제인 셈입니다.
CEO에게는 막강한 권한이 있습니다. CEO가 제대로 못살면 조직이 흩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회사도 안 망할 방법이 없습니다. 제가 잘못 살면 회사가 망하는 거고, 그건 결코 신이
원하는 바가 아닐 겁니다. 신이라면 잘 키운 티쿤 안에서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
거고, 그런 바램을 CEO로서 잘 감당하기를 바랄 거라고 생각합니다.

행복한 회사
저는 티쿤에서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또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티쿤의
두 번째 모토는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입니다. 관리자 페이지에 티쿤의 목표가 적혀 있습니
다.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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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이 행복한 회사
고객이 부자 되는 회사

저는 신이 바라는 첫 번째가 바로 구성원이 행복하게 사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행복한 회사가 되려면 무엇보다 사람이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제가 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무척 조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돈이 무척 중요하지만 돈
이 삶의 궁극 목표가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센티브 제도가 곧바
로 돈이 삶의 목표가 되는 회사로 연결되지는 않겠지만, 저는 돈 중심으로 빠질까 봐 몹시
걱정이 되므로 도입하는 걸 주저합니다.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일선 직원 급여를 위로 올린 이유이기도 합니
다. 직원의 입장에서는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
고, 부족한 것은 제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겁니다. 상위직 기술직은
또 그렇게 대접받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상위직과 하위직의 차가 크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상위직은 상위직대로 대접받고 하위직은 다른 회사 등에 비해 더 대접을 받
아야 합니다.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도전해보고 있습니다. 말하기 조심스럽
습니다만 회사 안에서 대우의 차가 할 수 있는 한 지나치게 크지 않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게 좋은지 혹은 나쁜지를 저는 더 이상 스스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그냥 저는 그걸 티
쿤 운영 목표로 삼을 뿐입니다. 저는 최일선 직원의 삶이 회사 복지의 평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이 십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인 것은 확실합니다. 우리는 그 한 사람을 존중해
야 하고, 그 한 사람이 필요하면 많은 희생도 감수하고 데려 와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만큼
또 일선 구성원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스위스는 한 회사의 최고 급여를 최저 급여의 12배를 넘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들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 부결된 것 같습니다만 그 정신이 참 갸륵합니다. 만약 CEO가 최고
수급자가일 경우, 자기 급여를 높이려면 최저 급여자 급여를 높이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들
어 놓은 것입니다. 저는 이런 노력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직장은 밥벌이 터가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곳입니다. 그러면서도 개인이 발휘하는 능력을 존중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재택 근무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직원입니다. 계약직 사원 제도는 채용하
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도 제 생각이 반영된 것입니다. 역시 돈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고,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회사가 먹고 살기 위해 억지로 출근해야 하는 곳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종종 말하
지만 티쿤을 ‘저녁이 있는 삶’이 보장되는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여건이 되면, 1년에 한 달 간 유급휴가를 갈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고, 임신 하면 10
시-5시 근무를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그렇게 한다고 해서 회사가 더 힘
들어질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쥐어짜는 회사만큼 발전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만,
망하지만 않는다면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내심 확신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 철학을 가지고 다른 회사와 경쟁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정말 사람이 존중되는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기도 합니다. 물론
다 헛된 야심이고 허영심입니다. 그렇지만 가끔은 그런 쓸데 없는 경쟁심도 발휘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래서는 안 됩니다. 각자 자기 삶이 있고, 자기 삶에 충실하면 되는
거지, 남하고 비교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세상이 하도 돈 중심으로 돌아가니까 반발
심이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굳이 초일류 기업이 안 되더라도 사람이 같이 어울려 살
아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면서도 발전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티쿤 안에서 서로 존중하고 존중 받고, 사랑 하고 사랑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회사가 커
졌기 때문에 부서를 넘으면 서로 대화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그건 서로 존
중하는 것과 전혀 상관 없는 문제입니다. 친하게 지내자는 게 아닙니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
는 제도와 풍토를 만들자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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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에게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제도와 풍토를 제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제도와 풍토를
만드는 데는 임원들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는 티쿤 모든 구성원을 아끼고 사랑하
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임원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다 사랑하지만 임원들을
더 아끼고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임원은 회사의 중심입니다. 회사 중심을 이루는 임원
들이 사람을 존중하는 품성을 갖추지 않으면 제가 원하는 제도와 풍토는 만들 수 없습니
다.
그런 점에서는 저는 티쿤의 임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는 티쿤 임원들과 일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티쿤 임원들은 일을 사랑하고 일
을 즐깁니다. 노동의 가치를 압니다. 그러면서도 사람을 존중하고 사랑합니다.
저는 목구멍이 포도청이어서 일하는 사람 말고, 일을 즐기고,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은데 티쿤 임원들은 다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티쿤 임원들은 부하를
정말 잘 보호합니다. 제가 가끔 화가 나서 직원에게 불평하면 임원들은 절대 동조하지 않습
니다. 그 사람의 장점을 먼저 이야기합니다. 제가 불평할 수가 없습니다. 때로는 좀 지나칠
정도로 부하를 감싸고 도는 것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하들을 감쌉니다. 참 고마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티쿤 임원들이 단호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티쿤도 초창기에 임원급이나
고위 간부를 해고한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때마다 임원 내부에서 의견이 갈렸
던 적은 없습니다. 모두 충분히 동의한 상태에서 해고를 단행했습니다. 그만큼 티쿤 임원들
은 사람을 소중히 여겼고, 문제가 있더라고 개선할 여지를 남기고 인내했다는 뜻입니다. 도
저히 안 될 때까지 기다려서 임원들이 모두 동의한 상황에서 단호하게 대처했다는 뜻입니다.
저는, 일을 사랑하고 부하를 돌볼 줄 아는 임원들을 사랑합니다.

간부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임원들이 일을 사랑하고 부하를 사랑하는 만큼 티쿤 간부들도 정직하고 성실합니다. 최
소한 야비한 사람이 없습니다. 다른 회사라고 해서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할 지 모르지
만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회사 임원들이 야비하고 부하를 사랑할 줄 모르면 간부들은 자연스럽게 눈치를 보고, 야
비해집니다. 거래처에 나가서 소위 갑질을 하게 되고, 하부 직원에게 군림하게 되어 있습니
다. 규율보다 무서운 것은 풍토입니다.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대접 받은 대로 다른 사람을
대접합니다. 사랑이 많은 사람은 사랑 받고 산 사람이고,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
은 대체로 함부로 대접받은 사람입니다. 임원들로부터 간부가 함부로 대접 받으면 다른데 가
서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회사 이전에 그 사람의 성장 과정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현재를 규정하는 데는 임원의 영향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저는 티쿤 간부들이 아직 서툴기는 하지만 기본 품성이 매우 훌륭한 것 때문에 정말 기
쁩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저는 제가 현재 우리 회사 간부들이었던 때를 생
각해봅니다. 저도 역시 서툴렀고, 참 실수를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주위의 도움을 받아서
그런대로 성장했습니다. 저는 티쿤 간부들의 좋은 품성을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임
원들보다 훨씬 훌륭한 기둥이 될 거고 세상에 도움을 주는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평직원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저는 ‘요즘 사람들이……’라는 말을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티쿤 직원들을 보면 정말
성실하고, 정직하고, 최선을 다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기만 안다’는 말도 저는 전혀 이
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티쿤 초창기를 기억합니다. 그때 저녁 11시, 12시 넘어서까지 데이터를 정리했던
젊은 직원들을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최선을 다했고, 책임을 다해줬습니다. 지금도 마찬가
지입니다. 추운 날 포장 작업하고, 발송 작업하는 젊은 직원들을 보면 저는 미안한 마음이
생깁니다. 정말 열심히 해줍니다. 그리고 불평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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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이 예의가 없다는 말도 저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티쿤 직원들은 밝고 아름답
습니다. 그리고 예의를 잘 지킵니다.
티쿤 평직원들을 보면 도대체 직원에게 불평하는 사람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오
히려 고마운 것뿐입니다.
저는 참 고마운 사람들에게 CEO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해야 합니다.

결국 우리 일입니다.
우리 회사는 해외 직판 직영 사이트도 운영하고 해외직판 플랫폼 사업도 같이 하고 있
습니다. 엔저 때문에 해외 직판 직영 사업이 엔저 때문에 매우 위험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가
격 인상으로 극복해 가고 있습니다. 정말 고마운 고객들 덕분입니다.
직영 사이트 운영과 플랫폼 사업을 둘 다 하기는 역시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둘 다 잘 해야 합니다. 플랫폼 사업을 성공 시키지 못하면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도 솔직히 쉽지 않습니다. 저는 행복과 돈은 매우 밀접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가 잘
살지 못하면 구성원이 행복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플랫폼 사
업을 개척해왔습니다. 다행히 플랫폼 사업도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직영 판매 사업도 어느 정도 순조롭고, 플랫폼 사업도 착실히 진전되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공과 실패는 또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성공
과 실패는 100% 신에게 달려 있지만, 동시에 100%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사람 손이 못
미치는 영역은 어차피 우리가 신경 써도 안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
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서로 돕는 사람이 되어 주세요. 지금까지처럼 서로 지지해주고, 지원해주고, 칭찬
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이 되어 주세요. 굳이 비판하지 말고, 비난하지 말고요.
서로 믿고, 상의하는 조직을 만들어 주세요. 집단의 힘은 확실히 강합니다. 서로 믿고
의지하는 힘은 스스로 망하는 것은 피하게 해줍니다. 협력은 위대합니다. 우리끼리, 그리고
티쿤을 돕는 제조사와 함께, 또 티쿤을 이용하는 제휴사와 함께 해야 합니다. 늘 말씀 드리
듯이 우리끼리 잘 단결하고 화합해야 제조사, 그리고 티쿤 이용사와도 잘 단결하고 화합할
수 있습니다. 같이 해야 합니다. 때로는 어쩔 수 없을 때도 있지만 기본 정신은 잘 단결하고
화합해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 생각과 상관 없이, 사람이 존중되는 회사,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대로 일을 즐기고, 동료들과 같이 행복하게 지내도록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이게 우리가 올해 살아가는 삶이 되기를 기원하고, 또 그런 한 해를 같이 만들어 가기를
원합니다.
일을 즐기고,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고, 사람이 우선되는 행복한 직장을 같이 만들어 가
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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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피드백

2015. 01. 30. 금요일.

어떤 기관장 비서에게 보낸 편지
아래는 제가 어떤 공기관(公機關) 대표의 비서에게 보낸 메일입니다. 저는 그 공기관을
비판하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공기관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은 조금 바꿉니다. 이
이메일을 우리 내부에 공개하는 것은 그 기관의 분들이 제게 한 행동을 우리가 다른 사람에
게도 똑같이 할 가능성이 너무도 크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분들을 비판하려는 게 아니라 우
리를 스스로 경계하려고 우리 내부에 한정하여 메일을 수정한 다음 공개합니다.

[전해주세요] 기관장님의 직접 사과를 요청 드립니다.

1월12일 귀 기관 간부들 여러 명이 배석한 상태에서 기관장님을 만나 뵙고, ‘귀 기관이 해외직판


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건의 드렸던 ㈜티쿤글로벌의 김종박입니다.

저는 건의자로서 아주 기분 나쁜 대우를 받았기 때문에 기관장님의 직접 사과를 받고 싶습니다.

올해 들어 우리 경제에 주요 이슈로 떠오른 ‘해외 직판’은 제가 제기한 이슈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ㅇ 지난 6개 월 간 해외직판이 중요하다는 것을 매일경제신문에 꾸준히 설득해서 1월5일 매경이


‘이제는 해외직판이다’는 1, 3면 기사와 사설을 싣는데 도움을 줬습니다.
ㅇ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이 2월 국회에서 ‘해외직판 중소기업 지원법안’을 상정한다고 하는
데 그 자료도 제가 제공했습니다.
ㅇ 1월13일, 무역센터에서 열린 ‘해외직판 성공 사례 세미나’에는 800명이 모였습니다. 이 세미
나에서 제가 2시간 동안 해외직판 성공 방법을 설명했습니다.
ㅇ 2월5일, 민병두 의원이 주최하는 ‘중소기업 해외 직접 판매 지원을 위한 정책 세미나’에 제가
토론자로 참가합니다.
ㅇ 2월12일부터, 매일경제신문과 티쿤글로벌이 ‘해외직판 전국 설명회’를 공동 개최합니다.

최소한 이 분야에서는 제가 최상급의 전문가입니다.

저는 기관장님께 정말 큰 꿈을 걸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경이나 민병두 의원과 만나기 전에 어려


운 경로를 통해, 12월1일 귀 기관의 주요 경제정책 입안자와 만났습니다. 그리고 제안을 했습니다. 제
안 이후 1월12일 기관장님을 만날 때까지 그 분들 중 그 누구도 저에게 어떻게 되고 있는지 먼저 연
락하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또 길을 찾아서 1월12일 기관장님과 만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날 기관장님은 실무 부서가 이 문제를 협의해서 검토를 해보라고 지시했습니다.
1월12일 면담 이후 두 주 동안 귀 기관의 그 누구도 저에게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1월26일, 귀 기관 관계자에게, ‘최소한 피드백은 해주는 게 예의가 아니냐’고 연락했습니다. 저는,


‘지난 번에도 아무 응답이 없었다. 솔직히 나는 귀 기관에 큰 기대 안 한다. 나에게 피드백을 하라는
게 아니고, 기관장님께서 귀한 시간을 30분이나 내서 직접 만난 제안자에게도 피드백을 안 하면 다른
사람에게는 어떻게 할 것인지 걱정이 된다, 귀 기관이 그러면 안 된다, 늘 피드백 하는 풍토를 만들어
달라’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제 제안을 처리해달라고 한 게 아닙니다. 저는 제 제안을 귀 기관이 받아들이지 않아도 안타깝기


는 하겠지만 화가 나지는 않을 겁니다. 견해 차이는 있을 수 있으니까요. 저는 제가 할 일을 할 뿐입
니다. 그러나 제안에 응답조차 하지 않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화가 나는 일입니다.

담당자는, 굳이 제가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미안하다. 관계 부서에 확인하고 연락을 주겠다’고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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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습니다.

저녁 8시 무렵, 그 기관의 하위 부서인 S팀 담당자가 전화를 해왔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에 상품


밴더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는데 와서 제안해주시겠어요?’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무슨 행사인지도 설
명하지 않고, 제가 어떤 얘기를 해야 하는지도 설명하지 않고, 그냥 자리 만들었으니 와서 이야기하라’
는 것이었습니다. 그 담당자는 지시를 받고 단순히 연락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저에게 할애된 시간이
몇 분이냐고 물었습니다. 10분이라는 겁니다.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담당자는 이미 프로그램이 정해
진 것이어서 10분 이상은 할애할 수 없다는 겁니다. 안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좀 있다가 메일이 왔습니다. 유선으로 연락해서 미안하다, 행사 안내서 보내니 보고 판


단해달라는 겁니다. 행사 안내서에는 제가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제가 가겠다고 요청한 게 아닙니다. 부랴부랴 끼워 넣은 것입니다. 그래도 뭔가 했다는 증거라도


남기려는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특별한 대접을 받자고 이러는 게 아닙니다. 제가 그저 제 잇속 차리려고 이러는 것도 아닙


니다. 정말 오래 기다리면서 기관장님을 만나 뵌 것은 기관장님께서 우리 나라 중소기업을 위해 이
이슈를 가장 잘 다뤄주실 수 있는 분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 이슈는 매경이며 국회의원이 다루고 있는 핫이슈입니다. 이런 이슈를 이렇게 취급하는 것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소 잡는데 쓸 칼을 닭 잡는데 쓰는 격입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기는 하지만 제가
항의할 일은 아닙니다. 결정은 귀 기관의 몫이니까요.

간부들도 배석한 상태에서 기관장님과 면담하여 제안한 정도의 건이면 그래도 그에 준하는 급의
사람이 연락하는 게 예의입니다. 최소한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 정도가 연락을 해야 할 겁니다. 그런
데 아무 연락도 안 하다가 제가 먼저 연락을 하니 실무 팀장을 시켜서 부랴부랴 연락하는 것은 도대
체가 전혀 격이 맞지를 않습니다.

저는 정말 울고 싶을 뿐입니다.
이런 일을 동네방네 떠들 수도 없습니다. 정말 동네가 부끄러울 일입니다. 안 받아들여지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치부할 뿐입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사람을 이렇게 대접하는 건 아닙니다. 사랑해서
다가간 사람에게 무슨 동냥아치 대하듯이 해서는 안 됩니다. 작은 회사도 이렇게는 일을 처리하지 않
습니다.

이제는 이런 메일을 보내도 기관장님에게 전달될 지 조차 의문입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참 절망


스러울 겁니다.

(한 문장 생략……)

저는 이렇게 처리 되는 것 때문에 몹시 기분이 나쁩니다.


괜찮으시면 저는 기관장님으로부터 직접 사과를 받고 귀 기관과 만난 것은 잊고 싶습니다.

이렇게 이메일을 보내자 그날 오후에 기관장 최측근이, ‘연락을 잘 하려고 자료를 준비


해서 안 그래도 내일 보내드리려고 했다’고 직접 전화를 해왔습니다. 12월1일 이 최측근과
만난 이래 처음입니다. 무려 60여 일만에 첫 연락입니다. 그리고 그날 오후에 그 기관의 방
계 조직 S팀 팀장이 직접 우리 사무실에 와서 몇 가지 협의를 하고 갔습니다. 그리고 어제
놀랍게도 S팀 팀장이 회신까지 주었습니다.
아마 제가 보낸 이메일을 기관장의 비서가 최측근들에게는 회람을 시켰나 봅니다. 그래
서 즉각 회신을 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내일 회신 자료를 보내준다고 한 그 최측근은
또 자료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 최측근의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사람을 최측근
으로 두고 있는 그 기관장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기관의 정치력은 솔직히 말해서 한심한 수준입니다. 이 기관의 비서는 제가
기관장에게 직접 사과를 요청하지 않고, 기관장에게 전해달라는 형식으로 메일을 쓴 게 어떤
뜻인지 거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외교에 둔감한 겁니다. 답답한 거고, 가르쳐서 해결될 일
도 아닙니다. 그냥 수준이 낮은 겁니다. 이런 문제를 그 기관이 가장 잘 처리하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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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가 그 기관장에게 보고를 하고, 기관장이 직접 저에게 간단하게 직접 전화해서 사과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제가 그나마 마음이 풀렸을 겁니다. 이 정도를 기대하는 건 힘들겠지요?
이 일 전 과정을 잘 살펴보면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해야 할 일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잘 배울 수 있습니다.

피드백(feed back)
피드백을 억지로 직역하면 ‘되먹이다’는 뜻입니다. feed가 ‘먹이다’는 뜻이니까 feedback
은 먹인 것을 ‘되먹이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고, 보통은 그렇게 해석해도 무방합니다. 반
응을 보인다는 뜻입니다.
사회와 직장 생활하면서 피드백만 잘 해도 일을 정말 잘 하는 겁니다. 꼭 뭘 물어봐야
대답하면 답답해집니다. 답답해지는 게 되풀이 되면 불만이 됩니다. 그리고 그건 일을 잘 못
하는 겁니다. 소통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저는 즉각 피드백 하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저는 메일이 오면 형편이 되는 한
즉각 회신합니다. 당장 처리할 수 없는 요청일 때는, ‘메일 잘 받았다. 언제까지 1차 회신을
드리겠다’고 즉각 회신합니다. 1차 회신 약속 날까지 처리가 안 되면, ‘아직 결정을 못 했다,
언제까지 다시 회신 드리겠다’고 또 메일을 보냅니다. 처리할 수 없으면 처리 못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힙니다. 최소한 상대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모르게 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부서로 보내야 할 메일인 경우는, 어디서 온 어떤 메일인데 처리하세요 하고 해당
부서로 보내면서 처음에 저에게 메일을 보낸 사람을 참조로 넣어서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를 알게 해줍니다. 저에게 처음 말을 건 사람을 답답하게 하지 않는 건 정말 중요한 일입니
다. 부서로 보낼 때도 특정인을 지정해서 일을 처리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어떤 사람이 카톡 등 SNS로 요청하면 즉각 해당 부서의 특정인을 그 창에 초대해서 연
결해줍니다. 그렇게 해서 혹시라도 제가 잊고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를 없앱니다. 요청
자에게는 저 외에 확실한 통로를 만들어줍니다.
즉각 회신하면 사람들은 그것만으로도 고마워합니다. 그리고 신뢰하기까지 합니다. 아무
돈도 안 들이고 이런 평가를 얻는 건 즐겁습니다. 그리고 잊어 버리는 실수를 원천 차단합니
다. 사회와 직장에서 생활하면서 이 습관을 들이면 참 좋습니다.
당장 결정할 수 있는 일은 그 자리에서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야 상대방도 편하기 때
문입니다. 굳이 다른 사람을 기다리게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이 저한테 쌓이지 않도록 관
리합니다. 그래야 제 일이 아닌 걸 안고 있지 않아도 되고, 또 부탁한 사람에게도 믿음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드백은 소통입니다. 저는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구성원에
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적절히 공개하려고 애를 씁니다. 전언은 소통하는데 가장 중요한 수
단입니다. 그리고 밴드를 활용합니다. 아마 우리 나라에서 밴드 등으로 내부 소통을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잘 하는 조직도 드물 겁니다. 제가 전언을 처음 쓴 건 2009년9월인데, 네 번째
전언 제목이 ‘소통’이었습니다. 그만큼 저는 그때도 지금도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가 묻기 전에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궁
금해 하지 않도록, 궁금하면 알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입니다.
카톡, 라인, 밴드, 메일 등 여러 가지 수단이 있습니다. 이 수단을 잘 이용해서 정보를
공유시키면 됩니다.

고객과 거래처에 피드백


가장 중요한 곳은 내부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안에서 피드백, 소통이 잘 이루어져야 합
니다. 그 다음에는 거래처, 고객과 소통이 잘 되어야 합니다.
한 때 우리 회사에는 ‘30분 이내 고객 응대’라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목표가
없어졌습니다. 왜냐면 이미 그렇게 잘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떤 곳에 전화했을 때 화가 나는 것은, 어디로 연락하려면 1번, 뭐뭐 하려면 2
번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끌고 다니는 것입니다. 답답해서 상담사와 연락하려고 하면 어디로
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다가 다행히 상담사와 연락 되면 또, ‘지금 다른 전화를 받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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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연결이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 연결되기까지는 0분 0초 정도 대기하셔야 합니다’할 때
입니다. 피드백을 제대로 못 받으면 당연히 화가 납니다. 자주 하는 말이지만 ‘밥 먹으라’고
했는데, ‘안 먹는다’고 해서 화가 나기 보다, 응답을 안 해서 화가 날 때가 더 많습니다. 아
마 무시 당했다고 느끼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응답이 없으면 당연히 화가 납니다.
처리를 못한다거나 심지어는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건 견해차
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응을 하지 않으면 화가 납니다.
지금은 어떤 지 모르겠습니다. 일본에서 우리 최대 경쟁사인 P사는 전화를 잘 받지 않습
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가요? 그 전에는 이 문제를 제가 체크를 자주 했는데, 최근에는 거의
잊고 살았습니다.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고객이나 거래처에 우리 상황을 잘 알려주고, 또 고객과 거래처 요청에 즉각 반응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내부 고객이란 말이 있습니다. 우리 회사 구성원이 내부 고객입니다. 거래처도 중요한
고객입니다. 모두 중요합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내부 구성원, 거래처, 고객 모두 역할과 상관 없이 모두 사람입니다.
우리는 거래 이전에 사람과 만나는 것입니다. 예의를 갖추는 게 무척 중요합니다. 피드백과
소통은 예의이기도 합니다.

예의(禮儀), 온유(溫柔), 엄정(嚴正)


우리도 가끔은 ‘갑’입니다. 우리가 하청 주는 거래처에는 우리가 무서운 갑입니다. 그러
나 갑과 을 이전에 우리는 다 사람입니다. 우리 안에서도 서로가 사람으로 만나고, 거래처와
도 사람으로 만나고, 고객과도 사람으로 만나야 합니다.
예의와 품격을 갖추고, 위력을 사용하지 않고, 그렇다고 규칙을 무너뜨리지 않고 사람과
만나야 합니다.
앞에서 제가 공기관에 저런 이메일을 보냈다고 했습니다. 그 때문에 몇몇 사람은 좀 난
처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 메일을 받고 그 기관의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아, 고쳐야겠구나 하고 마음 먹을까요? 99%는 아니올시다입니다. 웬 미친놈이 나와서 생지X
를 하는 바람에 귀찮은 일만 잔뜩 생겼네 할 게 뻔합니다. 반성할 수 있는 사람이면 애당초
그렇게 행동하지도 않습니다. 사람이 자기 잘못을 고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저는 그
기관 분들이 고치면 참 고맙고 감사할 일이지만 고치든 안 고치든 저하고는 상관 없는 일입
니다. 그저 제가 책임질 수 있는 우리라도 저러지 않게 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고치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 저는 왜 메일을 보냈을까요? 저는 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서였습니다. 제가 받은 무시에 적당하게 항의하는 게 저를 보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뿐입니다.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그건 그 분들의 몫일 뿐입니다.
저는 그 기관장이 잘 되기를 무척 바랬습니다. 이제는 그 기관장이 좀 한심하게 느껴집
니다. 내부도 전혀 못 추스르는 주제에 더 큰 일을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까지도 듭니다. 그
나마 그 기관장의 라이벌 쪽이 더 한심하니까 지금은 지켜보는 중입니다. 저는 아직도 그 기
관장이 이런 문제를 잘 수습하고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런데 결코 쉽지 않을 겁
니다.
제가 살아보니까 이 기관만 이런 게 아닙니다. 대부분 이 정도 수준입니다. 그런 걸 보
면 우리 조직은 정말 수준이 높습니다. 높아도 무척 높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조직이 자
랑스럽습니다.
다만 미세한 영역에서 혹시 부족한 게 있을 수 있으니까 이런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조금 다듬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안에서도, 거래처에게도, 고객에게도 우리는 사람으로서 예의를 갖춥시다. 그리고
교만하지도 말고, 비굴하지도 맙니다. 약자에게 강하지 말고, 강자에게 비굴하지 맙시다. 당
당하게,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그러면서도 엄정하게 만나갑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조건도
만듭시다. 우리가 더 잘 살아야 하고, 우리가 더 강해져야 하고, 또 우리 인격이 성장해야
합니다.
정말 지저분한 세상에 살면서 우리라도 좀 품위와 품격을 지키고, 또 주변에 그걸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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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서 살아갑시다. 티쿤글로벌이 그저 돈벌이나 하는 직장이면 모르겠지만 여기서 우리는 사
람으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품위를 지키고, 스스로 존엄을 지키면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
다.
티쿤글로벌 안에서 각자가 존엄과 품위를 지키면서 살아가게 되면,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들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티쿤은 지금 잘 나가고 있습니다. 직영사업도 정상 운영되고
있고, 플랫폼 사업도 착실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늘 두렵습니다. 조심스럽습니다. 이
럴 때일수록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일을 잘 지키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 각자가 부쩍 성장할 거고, 조직도 부쩍 성장할 겁니다. 하늘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줍니다. 우리가 성숙하고 성장하는 만큼 세상을 향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집니다.
이렇게 말하면 잔소리처럼 들릴 텐데, 저는 그 어느 조직보다 품위 있는 우리 조직과 구
성원들이 자랑스럽고, 또 사랑합니다.(※)

5
[CEO전언]

다르게 생각하기

2015. 02. 06. 금요일.

다르게 해온 티쿤
다르게 생각한다는 건 정말 가치가 큽니다.
피카소는 다른 사람이 표현하지 않는 방법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위대한 거라는 글을 읽
고 비로소 예술을 이해했습니다. 잘 그렸냐 못 그렸냐가 아니라 남들과 다르게 표현했느냐가
위대함을 가르는 기준이라는 뜻입니다. 명화와 구분을 못하게 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이
런 사람을 위대한 작가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어떤 화풍이 유행할 때 그 화풍으로 잘 그리
는 사람은 진정한 예술가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냥 손재주가 좋은 사람일 뿐입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 진짜 예술입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방법으로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개인, 회사, 사회를 발전시키는 중요
한 원동력입니다. 그리고 이걸 높이 평가해야 합니다. 남들이 다 하는 걸 뭐 하러 한번 더
하겠습니까? 그건 반복일 뿐입니다.
티쿤글로벌은 어떨까요? 티쿤글로벌은 위대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대단히 뛰어난
집단입니다.
우선 우리는 남들이 잘 안 하는 해외직판을 하고 있습니다. 대단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
은 이렇게 하는 사람이나 회사가 벌써 여럿 있기 때문입니다. 동대문 옷을 중국에 1천억 원
이상 판매하는 ㈜에이컴메이트나 동대문 옷을 일본에 1천억 원 이상 판다고 하는 ㈜다홍은
우리보다 훨씬 더 잘 합니다. 우리는 그에 못 미칩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해외직판이라는 생
소한 분야에서 우리는 나름대로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들이 안 하는 ‘해외직판 플랫폼 & 서비스’를 비즈니스로 하고 있습니다. 이 분
야도 역시 큐텐도 있고, 카페24도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해외직판 플랫폼 & 서비스’ 사업
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이 일을 하는 회사는 소수입니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만큼은 우리가 매우 앞서 있습니다.
우리는 소규모 온라인 해외직판 업체로서는 드물게 오프라인 영업소를 운영하고 있습니
다. 오프라인 영업소는 누구나 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온라인 해외직판 회사가 오프라인 영
업소를 낸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아직도 매우 작은 회사입니다. 우리는 매
우 작은 회사지만 서비스 개시 2년 째인 2009년에 벌써 동경 영업소를 오픈했습니다. 남들
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우리는 중국 상해에 상품 공급 기지를 만들었습니다. 상품 공급 기지를 중국에 만든 회
사는 많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온라인 해외직판 플랫폼 &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중국에
서 상품을 만들어 일본에 판매하는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또 그렇게 실제로 시스템을 구축
한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티쿤글로벌 전 구성원의 인내를 밑돌 삼아 강력한 개발실을 구축했습니다. 국내
의 웬만한 회사도 이 정도 개발실을 만들고 운영하기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일본 온라인 마케팅을 관할하는 사업부를 갖고 있습니다. 이 역시 흔하
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는 남들이 절대 못하는 정도로 독특한 일을 하는 회사는 전혀 아닙니다. 그런 점에
서 대단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극소수의 사람이 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점
에서 뛰어난 집단이고, 그 극소수의 사람이 하는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고 있다는 점에
서는 매우 뛰어난 집단입니다.
이 외에도 우리는 정말 새로운 시도를 서슴없이 합니다. 그리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
게 행동하기는 우리 회사의 풍토가 되고 있습니다.

다르게 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기
1
노동은 자연을 바꿔서 사람에게 유용하게 만드는 행동입니다. 노동을 잘 하려고 쓰는 게
도구입니다. 노동 효율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구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이 외에서 생
산 과정을 개선해도 노동 효율은 높아집니다. 이렇게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사회나 자연을
바꾸는 게 사람이 가지는 독특한 행동입니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자연이나 사회를 바꾸는
게 곧 개선이고 혁신입니다.
도구를 개선하든 생산 과정을 개선하든 중요한 것은 개선이고 혁신입니다.
개선과 혁신은 지난 방식을 버리는 데서 시작됩니다. 개선과 혁신은 익숙한 것에서 떠나
면서 시작됩니다.
사람은 익숙한 것에서 떠나기 싫어합니다. 하던 대로 하고 싶어합니다. 행동뿐 아니라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은 자기 생각에서 떠나지 못합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걸
힘들어합니다. 늘 다니는 길, 늘 먹던 음식, 늘 듣는 음악, 늘 가던 곳에 갑니다.
익숙한 걸 떠나면 객지에 들어선 것처럼 불편하고 두렵습니다. 불편하고 두려운 것은 사
람이 싫어합니다. 그렇지만 익숙한 것에서 떠나지 않으면 새로워질 수 없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이 익숙한 것을 쉽게 떠나는 걸 보면서 참 고맙게 생각합니다.
어쩌면 티쿤글로벌 안에 새롭게 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유전자가 조금은 심어졌는지도 모
르겠습니다.
최근에 각 사업부가 여러 가지 개선안을 내는 걸 보면 참 기쁩니다. 역시 다르게 생각하
고, 다르게 행동하는 걸 힘들어 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저는 이런 걸 보면
서 우리가 참 많이 성장했다고 느낍니다. 사업부를 비롯해서 각 사업단위는 엄청나게 많은
것을 새롭게 해내고 있습니다.
저는 고정관념, 익숙한 것을 떠나는 이런 노력이 존중되어야 하고, 또 계승되어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실패를 용납하기
저는 우리 회사 각 사업부가 새로운 일을 하는데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우리 회
사가 실수와 실패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좋은 풍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운영하면서 실수한 걸 가지고 크게 잔소리한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몇 백 만 원 손해나는 큰 실수를 한 것도 있었지만 그걸 가
지고 꾸중한 적은 없습니다. 언젠가 포장을 개선한다고 수축 포장기를 샀다가 몇 번 쓰지도
못하고 되판 적도 있고, 화상인식기를 만들었다가 한번도 안 쓰고 버린 적도 있습니다. 티쿤
글로벌 이전에 오더몰을 만들었다가 크게 실패한 적도 있습니다. 그럴 때도 우리는 그걸 가
지고 서로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속이 편할 리는 없습니다. 잃어버린 돈과 시간이 아깝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구성원이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또 실수는 저도 하고 누구나 하니까 그걸 가지고 꾸중할 수가 없
습니다. 실패는 누구나 겪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일부러 하는 야비한 행동, 일에 전념하지 않는 게으름, 자기만 편하자고 하는 치사
한 행동, 스스로 발전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나태, 자기 경력을 속이거나 투잡을 하는 거짓말
에는 단호하게 대처했습니다. 제가 내보낸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일을 잘하지 못하는 것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실수하고 실패하는 것도 받아들입
니다. 야비하고, 부도덕한 것이 아니면 다 받아들입니다.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심하
게 야단친 경우도 없습니다. 그건 제가 했어도 어쩔 수 없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풍토가 티쿤글로벌 간부들에게도 있기 때문에 우리 회사에서는 실패하는 일 때문
에 크게 자책하지 않아도 됩니다. 애당초 그걸 문제 삼지도 않습니다. 티쿤글로벌 구성원은
정말 정직하고, 성실합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니까 우리 안에서 실패와 실수는
용납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용납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풍토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풍토 위에 많은 일을 개선해왔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서로 이런 분위기, 이런 풍토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닌 한 실패와 실수는 용납되어야 하고, 개선해보려다가 실패하고 실

2
수한 것은 오히려 칭찬받고 격려 받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일 할 때 조심하라는 말도
할 필요 없습니다. 이미 충분히 조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심하면서는 개선할 수 없습니
다. 주의를 기울이라는 말도 할 필요 없습니다. 그렇게 주의해서는 개선할 수 없습니다. 조
심하고 주의하는 것은 늘 하던 식으로 할 때 쓰는 방법입니다.
대담하고 용기 있게 도전해야 우리는 늘 하는 방식, 늘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 다르게 생
각할 수 있게 됩니다.
정직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만 전제하면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대담해야 합니
다.

회의, 그리고 경청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해보려면 회의를 중요히 여겨야 합니다. 그리고 회의에서 경청
하는 게 중요합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게 실속 있습니다. 말을 하는 것은 있는 지식을
가다듬는 데는 조금 도움이 되지만 새로운 지식을 늘리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말을 많이 하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말을 하는데 열을 올립니다.
실속이 있는 것은 듣는 것입니다. 입도 안 아프고 집중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들어주면
상대편에게 호감을 줍니다.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전혀 지혜롭지 못한 행동입니다. 어쩔 수
없이 말을 해야 할 때도 조심스럽게 하는 게 유익합니다.
회의에서는 들어야 합니다. 특히 리더일수록 많이 들어서 지식을 챙겨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할 때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기 쉽습
니다. 말도 안 되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도 받아들여보려고 노력할 때 다르게 생각하
는 방법이 나오기 쉽습니다. 듣는 게 좋은 말 하는 것보다 더 좋습니다.
남의 생각을 잘 듣는 기회이기 때문에 회의는 중요합니다. 자기 생각을 관철 시키려고
대화하고 회의 하는 게 아닙니다. 다른 사람 말을 잘 듣고 자기 생각을 바꾸려고 대화하고
회의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회의는 자기 생각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참 소중한 장입니
다. 부서에서 회의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
저는 익숙한 것에서 빠져 나오려면 우선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연습을 많이 할 것을 권합니다.
반대하지 말 것, 부정하지 말 것, 비판하지 말 것, 비난하지 말 것, 안 된다고 하지 말
것.
저는 고정관념이나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일단 그대
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많이 합니다. 자주 소개하지만 그 방편으로, 일단은 ‘그렇구나’하고 말
하려고 애씁니다. 그리고 회의에서 저한테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나 사업방식이 나오면 수용
할 걸 먼저 생각합니다. ‘될 수도 있겠지’ 하고 생각해 봅니다. 이건 연습하면 됩니다. 그리
고 조롱하고 싶은 말, 야유하고 싶은 말, 비꼬고 싶은 말이 제 마음에서 올라오면 즉각 차단
합니다. 이것도 계속 연습하면 확실히 됩니다. ‘안 된다’, ‘아니다’는 말이 올라오는 것도 차
단합니다.
안 된다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어제는 안 되던 것이 오늘은 될 수 있고, 나는 못 하지
만 다른 사람은 할 수도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그건 안 됩니다’ 하는 말은 무조건 안 쓰
는 게 최고입니다. ‘안 된다’는 말을 안 쓰면 다른 말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안 된다’는 말이
나오려고 하면 즉시 입에서 ‘그럴 수도 있겠네요’하는 말로 바꾸도록 노력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안 된다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무척 노력하면서 제가 바뀌는 걸 스스로도 느낍니
다.
제가 원래 정치를 했던 걸 알 겁니다. 제가 정치를 하다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다른
사람을 지나칠 정도로 잘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지나칠 정도로 너와 나를 갈랐고, 다른 사람
의 의견이 틀렸다고 지나칠 정도로 면박을 주고,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정말 문
제가 된 것은 제가 갈수록 비판하는 사람이 되어 갔다는 점입니다.

3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은 그런 점에서 저보다 훨씬 훌륭합니다. 참 수용을 잘 합니다. 아
무래도 제가 전언을 통해서 비판하지 말고, 비난하지 말고, 충고하지 말고, 가르치지 말고,
반대로 지원하고, 지지하고, 칭찬하고, 격려하라고 늘 얘기했던 영향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비판과 비난은, 칭찬과 격려를 열 번 했을 때 한 번 정도 쓸만한 수단입니다. 사람은 어
릴 때부터 칭찬보다 비판과 비난을 열 배는 더 듣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람은 일부러라
도 비판과 비난, 지적질을 안 하려고 노력해도, 보고 들은 게 그거기 때문에 저절로 비판,
비난, 지적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일단은 남의 말은 부정하지 말고 억지로라도 받아들이도록 노력하는 게 좋습니다. 부하
의 말이든, 거래처의 말이든, 고객의 말이든 대화할 때는 일단 수용하려고 노력하는 게 좋습
니다.

자기를 부정하기
일하다 보면 자기 뜻대로 하지 않으면 일이 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런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 방법으로 해도 훌륭한 결과가 나올 때가 많습니다.
지난 번에도 소개했지만 우리 회사가 처음에 사업부별 조직이었다가 기능별 조직으로
바꿀 때 제 뜻과 달랐지만 수용했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러지 않는 게 좋다
고 생각했지만 수용한다고 큰일 날 게 아니었고, 수용하면 또 장점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조직 체계를 바꾸었습니다.
사업부별 조직과 기능별 조직 중 어느 것이 더 효율이 높은지를 평가하는 것은 전혀 무
의미합니다. 저는 조직을 운영하면서 꼭 누가 옳고, 누가 틀렸는지를 평가하지 않으려고 애
를 씁니다. 평가는 관점에 따라 늘 바뀌는 것인데 자잘못을 따지는 것 자체가 아무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사업부별 조직과 기능별 조직으로 왔다 갔다 했지만 아무 문제 없습니
다. 그 과정에서 간부들 사이에 심각한 쟁점을 만들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성과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조직을 당장 해치는 일이 아닌 한 웬만하면 다른 사람 의견대로 해도 전혀 문
제가 없다는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자기 생각대로 안 되면 큰일 날 거라고 착각합니다. 자기 생각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합니다. 저 정도 살아보면 그걸 참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이 길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는데 다른 길로도 충분히 갈 수 있다는 걸 아주 많이 봅니다. 그래서 굳이 내 방식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물론 아직 모두 젊으니까 저처럼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많은 인생
선배들이 권하는 대로 자기 생각에 갇히지 않으려고 무진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곧 봄이니 또 다르게 생각합시다


이제 티쿤글로벌은 도약대에 올랐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노력해서 상품의 품질이 좋아졌
고, 서비스도 엄청나게 개선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올해 초에 가격을 올렸지만 손님들께서
떠나지 않고 이용해주고 계십니다.
특히 명함, 스티커, 현수막 등 가장 중요한 상품의 매출이 우려와 달리 잘 올라가고 있
습니다.
티쿤 플랫폼 & 서비스 사업도 착실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이제 티쿤글로벌은 어려움에서 벗어나서 도약대에 올라섰습니다. 이제 우
리는 올해 플랫폼 & 서비스 사업을 중국에 진출 시키게 될 거고, 중국 상인들을 일본 직판
에 참여 시키게 될 겁니다. 서서히 직영 사이트 상품 판매망을 해외로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도약기에 접어들면 많은 것이 바뀌게 될 겁니다.
상황이 바뀌면 가장 먼저 자기를 바꿔야 합니다. 잘 듣고, 같이 토론하고, 주저하지 말
면서 남과 다르게 생각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4
[CEO전언]

경쟁력 만들기, 품질

2015. 02. 13. 금요일.

티쿤은,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하게,

를 서비스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이걸로 경쟁력을 키워 왔습니다. 꾸준히 경쟁력을 키워 오면서 느끼는 것은 역시 경쟁력
은 있고 없는 게 아니라,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라는 점입니다.

품질 경쟁력 키우기
2007년에 www.adprint.jp를 열고 명함과 스티커를 일본 고객에게 팔 때, 가격 경쟁력은
탁월했지만 품질은 매우 조악했습니다. 그때는, 여러 회사의 주문 명함 90개를 한꺼번에 찍
어내서 비용을 절감하는 합판인쇄소에 맡겨서 명함을 생산했습니다. 합판인쇄소는 품질보다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웁니다.
합판인쇄소에 맡기면 일단 매수가 안 맞았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한국 합판인쇄소는
기본 단위가 500매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500매를 기본단위로 해서 일본에 판매를 시작했습
니다. 그런데 합판인쇄소는 500매를 판다고 해놓고 보내는 것은 500매 밑으로 줍니다. 이유
는 명함 500매를 제대로 색을 맞춰 찍으려면 여분지가 150매~200매는 되어야 하는데 싸게
공급해야 하니까 여분지를 50매밖에 투입하지 않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아주 운이 좋은 날
을 제외하면 대부분 시험 인쇄에 50매 이상 들어가니까 본 상품은 500매 이하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받는 상품은 매수가 부족하고, 그걸 보내니, 고객은 항의를
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초창기였기 때문에 합판인쇄소를 이용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고객으
로부터 클레임을 받고, 사과하고, 합판인쇄여서 어쩔 수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고객응대 담당자는 수시로 울고 하는 고통스런 시절을 겪었습니다.
또 문제는 색이 안 맞는 겁니다. 어제 인쇄한 것과 오늘 인쇄한 것 사이에 차이가 너무
컸습니다. 그것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합판인쇄소에서는 어떤 기준표를 보고 인쇄를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시제품을 보고 인쇄하는 것도 아니니 색을 맞추기가 힘들었고,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합판인쇄소든 합판인쇄소를 이용하는 손님이든 색깔은 맞추지 못한다는 걸
전제로 하고 사고 팔았습니다. 그거야 한국 사정이지 일본 손님이 납득할 수는 없는 일이었
습니다. 역시 계속 클레임이 들어왔고, 고객응대 담당자는 늘 울면서 못 하겠다고 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합판인쇄소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재단이 제대로 안 되는 것도 다반사였습니다.
매수 안 맞고, 색깔 안 맞고, 재단이 잘못 되면 인쇄업은 할 수 없습니다. 고객응대 담당
자는 고객응대를 할 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비즈니스가 성립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워낙
싸니까 매출은 꾸준히 올랐습니다. 우리가 욕을 하면서도 합판인쇄소를 떠날 수 없었듯이,
일본 고객도 욕을 하면서도 우리를 떠나지 못했던 겁니다.
매출이 늘어나고 주문이 늘어나면서 일대 개선을 했습니다. 여러 회사 명함을 주문 받아
한꺼번에 제작하는 회사를 떠났습니다. 우리 물건만 맡아서 합판인쇄 방식으로 인쇄해주는
회사와 계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여분지도 넉넉하게 줬습니다. 재단도 우리가 따로 하청을
줬습니다.
1
일단 매수 부족 현상이 사라졌고, 재단이 안정되었습니다. 색이 틀리는 것을 제대로 개선
한 것은 한참 뒤의 일입니다. 색틀림은 한참 후에 우리가 일반 프린터로 인쇄 시안을 보내줌
으로써 해결했습니다.
이 과정 동안 우리는 품질을 올리기 위해 명함 전수검사도 했습니다. 그리고 전수검사를
개선해서 90개를 합쳐서 인쇄한 뒤 재단하기 직전의 판을 검수하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저는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사이에 인쇄소도 여러 번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인쇄 방
식도 바꿨습니다. 그때마다 기존 명함과 색상이나 인쇄감이 달라집니다. 고객으로부터 항의
를 많이 받으면서 그래도 품질을 개선해왔습니다.
품질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고객응대팀이 죽어납니다. 클레임 때문에 고객응대팀
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스트레스가 접수와 제작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초창기 스티커는 늘 스티커 옆면에 접착제가 묻어 있었습니다. 이걸 떼느라 저도 고무지
우개로 접착제를 문질러서 떼는 일을 했습니다. 이유는 역시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공장이
스티커 재단칼을 자주 바꾸지 않고 써서 재단칼 절삭력에 문제가 있었던 겁니다. 우리가 어
떻게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 역시 매출이 늘어나면서 우리 일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와 계
약하면서 해결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노력하면서 최소한 명함, 스티커, 현수막 상품은 일본 상품에 비해 품질에서도 오
히려 앞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품질과 관련해서는 정말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방법을 찾으면 반드시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목표를 견지하기
저는 이 전 과정에서 이석주 부사장의 노력과 의지가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
각합니다. 이석주 부사장은 ‘왜 안 된다는 거지?’, ‘도대체 안 되는 게 어디 있어?’ 하면서 방
법을 찾았습니다. 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과 안 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의 차이는
무척 컸습니다. 충무로의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럴 수밖에 없어’, ‘어쩔 수 없어’라고 이야기
할 때, 이석주 부사장은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어디 있어?’하고 의심했습니다. 그 점은 정말
대단합니다.
명함을 인쇄하다가 보면 여러 가지 잉크를 섞어서 갈색과 같은 묘한 색깔을 만들고 그걸
배경색으로 해서 주문하는 손님이 있습니다. 이런 명함은 한국 합판인쇄소에서는 색을 맞출
생각조차 안 합니다. 또 이런 방식으로 인쇄를 하면 거의 100% 뒤에 있는 명함에 묻어나옵
니다. 이런 것도 인쇄 방법을 바꿈으로써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은 개선하면 되는 겁니다. 품질 관리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도대체 왜 안 된다는 거
야?’하고 의문을 갖고,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됩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다른 사람이 만들어 내는 걸 우리가 왜 못 만든다는 것입니까? 고객
은 현존하는 품질을 기준으로 문제를 제기했을 뿐입니다. 못 만드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품
질 수준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다만 이 품질을 합판인쇄 방식으로 만들어내는 것뿐이기 때문
에 이건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석주 부사장이 참 잘한 것은, 이미 개별 인쇄
에서 해결한 것이기 때문에 합판인쇄에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끊임 없이 품
질을 개선해냈다는 점입니다.
품질을 개선하는 전 과정에서는 정말 인내가 필요했습니다. 시간이 흘러야 하고, 경험이
쌓여야 하고, 의지가 죽지 않아야 합니다.
저는 인쇄상품은 매우 팔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은 명함이라면 조금 우습게
생각하는데 명함은 기제품도 아니고 상품 하나하나가 다 색깔이 다릅니다. 주문 매수도 다릅
니다. 어떻게 보면 팔기 가장 어려운 상품입니다. 더군다나 온라인으로 주문 받아서 생산해
서 판다고 생각하면 거의 불가능한 상품입니다.
이런 상품도 노력하면 품질을 맞춰낼 수 있습니다.
흔히 한국 상품은 일본 상품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고 말합니다. 이런 것도 고정 관념
일 뿐입니다. 최소한 티쿤에서 인쇄물을 가지고 우리는 그런 고정관념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
했습니다.

2
부직포(不織布)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직포 품질 때문에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도대
체 첨단 반도체 제품도 아닌데, 일본 고객이 주문한 걸 서울에서 접수해서 상해지사로 이관
하고, 온주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이니 품질을 관리하는 건 당연히 어렵습니다. 더군
다나 품질 판단 기준이 한국, 일본, 중국 다 다릅니다. 중국 소비자에게는 전혀 문제 없는
것도 한국은 문제가 있다고 하고, 한국 기준을 통과한 것도 일본 소비자는 클레임입니다.
이 기준을 끌어올리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포기하지 않고 공장을 설
득하고, 때로는 공장을 바꾸면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현수막도 마찬가지고, 쇼핑백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티쿤 생활을 해오면서 품질관리 면에서는 이석주 부사장과 이현철 전무로부터 참
많이 배웠습니다. 이 두 분은 이 방면에서는 인재들입니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역시, 왜 안 된다는 거야 하고 의문을 갖는다는 점입니다. 두 분 모
두 인쇄업에 종사한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치를 따질 줄 압니다. 멀쩡하게 만드
는 회사도 많은데 왜 그 공장은 안 된다는 거지? 이런 의문을 가지고 끝까지 추적합니다. 그
러면 당연히 해결이 됩니다.
이런 경우, 경험이 있었던 사람들이 오히려 ‘그건 안 됩니다’하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
다. ‘안 되긴 뭐가 안 돼? 법으로 정해 놓은 게 아닌데’하는 게 두 분이 품질을 대하는 태도
입니다.
생산자를 바꾸고, 검수 방법을 바꾸어서라도 최고의 품질을 만들어내는 게 두 분이 일하
는 방법입니다. 그렇다고 생산 단가가 올라간 것도 아닙니다.
어쩌면 항상 문제가 된 것은 고정관념인지도 모릅니다.
현지 사이트와 똑 같은 독립몰
이건 보통 사람들에게는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안 될 일이 아니었습
니다. 명함을, 택배박스를 일본 소비자에게 온라인으로 직판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
입니다. 명함은 그렇다고 쳐도 도대체 택배박스를 어떻게 한국에서 일본에 판다는 겁니까?
그런데 택배박스는 그냥 일본에 창고만 하나 구하면 되는 일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생각하고
말고도 없는 일입니다. 문제는 되는 방법을 찾는 것과 안 되는 방법을 찾는 것의 차이일 뿐
입니다. 일본에 창고를 구하는 일은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냥 돈만 주면 됩니다. 물론 그
사이에 복잡 다단한 일이 있기는 하지만 본질만 놓고 보면 한국서 창고 구하는 거나 일본에
창고 구하는 거나 아무 차이가 없습니다.
중국도 품질이 뒤질 리가 없는 나라입니다. 다만 관리를 안 하는 것입니다.
품질은 가격과 반드시 연동됩니다. 그렇지만 같은 가격 안에서도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
습니다. ‘좋은 품질’은 확실히 경쟁력입니다.
그리고 품질은 관리를 하면 올라갑니다. 생산단가를 낮추려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로 가면 됩니다. 일본 상품도 이미 대부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할 수밖에 없
습니다. 나머지는 관리입니다.
그러므로 일본을 상대하면서 품질을 따라갈 수 있어요 하고 묻는 것은 좀 이상합니다.
품질 경쟁력은 만드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안 된다는 생각을 안 하는 연습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

3
[CEO전언]

흑자시대

2015. 02. 27. 금요일.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사람의 일이어서 또 입 빠른 소리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이제 우리가 흑자시대에 들어섰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2008년~2012년에도 흑자를 낸
해가 있기는 했지만 그때는 엔고 때문에 만들어진 흑자시대였고, 지금은 엔저인데도 흑자니
까 차원이 다릅니다. 이제부터 나는 흑자는 제대로 된 흑자입니다. 혹시 원-엔 환율이 100
엔-800원으로 내려가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지면 흑자기조가 무너질 수도 있겠지만, 전문가
들이 현재보다 엔저가 심해질 것 같지는 않다고 하니, 우리는 흑자시대에 들어섰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경쟁사가 등장한다고 해도 고객이 갑자기 이동하지는 않을 테니 흑자기
조가 꽤 견고하다고 해도 상관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면서도 사설이 길고, 주저주저하는 것은, 아시다시피 최근 3년 동
안 흑자가 날 듯 날 듯하다가 적자 골이 깊어졌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사람이 지나치게 조심스러우면 그것도 못 쓰는 법이고, 예측이 틀리더라도 지
금 근거와 예측으로 흑자가 날 거 같으면 그에 맞춰서 사는 게 좋으니까 지금 판단을 기반
으로 생각도 행동도 바꾸는 게 옳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한국, 일본, 중국에 있는 구성원 모두 열심히 했습니다. 늘
감사 드린다고 말씀 드립니다만, 여러분께서 애써주신 것, 정말 감사합니다. 또 늘 말씀 드
리지만 정말 같이 일하게 되어서 행복하고, 또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가 이룬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닙니다.
100억 가까이 매출을 올리는 전자상거래 업체가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흑자시대로 진
입한 것은 기적입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플랫폼 사업을 주력으로 할 작정입니다. 이런 업체
가 직영 사업으로 이미 흑자를 낸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겁니다.
우리와 비슷한 사업을 하는 큐텐이라는 회사는 2010년에 세워졌고 자본금 1천3백 억 원
입니다. 이 업체는 아직 한참 남았습니다. 우리 자본금을 다 합쳐도 2억 원이 안 됩니다. 큐
텐이 우리보다 3년 늦게 시작했다고 하지만 시작한 기반이 다른 걸 감안하면 우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합니다. 정말 초승달 같아서 계속 커나갈 기반을 갖추
었습니다.
이걸 우리가 같이 이루었습니다. 사무실은 누추하고, 화장실도 깔끔하지 못하고, 밖에서
보면 정말 지저분한 건물입니다만, 내실 만큼은 웬만한 큰 회사도 우리를 홀대하지 못합니다.
저도 여러분도 자부심을 가져도 됩니다.
모양은 이제부터 가꾸어 가면 됩니다. 사람들은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 어떤 사람을 만나도 ‘우리가 훨씬 나아’하면서 자부심을 갖습니다. 우월감과 다릅니다. 저
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려고 애쓰고, 잘난 척 하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강한 회사, 강한 사람
에게 결코 주눅들지 않습니다. 우리가 내실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 손 안 빌리고, 우
리 힘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 사업부 하나는 웬만한 사업체 하나보다 더 내실이 있습니다. 제1사업부 매출은 이
미 명함천국의 일본 총 매출보다 많습니다. 제2사업부도 명함천국 일본 총 매출보다 많습니
다. 우리는 그런 회사입니다.
한국 제1경제신문인 매일경제신문이 우리를 파트너로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정부 각 기
관도 우리와 일하고 싶어합니다. 우리는 그런 회사입니다.
이런 자부심을 바탕으로 흑자기조에 들어선 우리가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흑자시대라고 특별히 뭘 해야 할 지를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뭘 해야 할 지는 늘
따져야 하지만 흑자시대에 진입한 기념으로 한번 더 따져보는 겁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상황
이 바뀌면 한번 점검하고 마음도 몸도 추스를 필요는 있습니다.
1
삶의 본질을 회복하기
저는 흑자시대를 맞았으면 그에 맞게 인생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울 때는 잘 견뎌
야 하니까 좀 힘들더라도 견디면 되고, 여유가 생겼으면 여유를 즐기면서 사는 게 옳습니다.
좀 여유가 있는데도 미래를 대비한답시고 궁상을 떠는 건 바보짓입니다. 조심하자는 건 좋지
만 궁상을 떠는 건 좋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미 어려울 때 불평하지 않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잘 해 나온 경험이 있습니다. 한 때는 월급을 두 번에 나눠서 준 적도 있었지만 그때도 우리
는 회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잘 단결했고, 잘 견뎠습니다. 지금 좀 여유를 찾으면서 살다가 또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게 인생입니다. 여유 있게 살다가 어려워진다고 비난할 일도 아
닙니다. 뒤집어서 지금 흑자 났다고 크게 칭찬받을 일도 아닌 겁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려울 때는 어려울 때대고 곰곰이 생각하는 거고, 좋을 때는
즐기면서 사는 게 좋습니다.
흑자시대면 흑자시대에 걸맞게 즐기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흥청망청 쓰자는 게
아닙니다. 주의는 해야 하지만,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흑자시대 회사 환경을 만드는 게 좋다
고 생각합니다.
사무실 환경도 개선하고, 근무여건도 좋게 하는 걸 먼저 하고 싶습니다. 모두가 행복해지
는 근무 환경부터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야 합니다. 일도 즐
겁게 해야 합니다. 일하는 게 고역인 건 참 불행합니다. 일하는 것도 행복해야 합니다.
일하고 나서 쉬는 게 아니라 쉬고 나서 일해야 합니다. 물론 환경이 안 되면 어쩔 수 없
습니다. 환경이 안 되면 또 밤 늦게까지 일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환경이 되는데 미
리 안 좋아질 걸 대비한답시고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물론 조심하겠지만 조심이 지나치지 않도록 할 겁니다. 그리고 여건이 되는 한 근무 환
경도 개선하고, 우리들 회사 생활의 질을 높이는 일부터 할 겁니다. 흑자시대는 여러분이 만
든 것이니까 여러분이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것부터 해야 합니다. 환경을 좋게 만드는 것은 기
본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것도 행복한 일입니다.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게 일을 즐겁게 하는 겁니다. 저는 해외직판 사업을 펼치면서 정말 집중해서 일합니다. 쉴
틈 없이 글 쓰고, 설명회 하고, 사람 만납니다. 제가 생각해도 이렇게 열심히 일해본 적이
없을 만큼 열심히 일합니다. 저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기 때문에 즐겁고 행복합니
다. 그래 봤자 이렇게 일한 건 1년도 안 됩니다. 그 1년 사이에도 캄보디아에 여행도 다녀왔
고, 미국도 놀러 갔다 왔습니다. 집중하는 것과 즐기는 것은 일치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게
진짜 인생이기도 합니다.
좋은 환경을 만들고,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듭시다.

내부 살림부터 견고하게
즐겁게 사는 걸 먼저 하면서 즐겁게 할 일도 생각해봅시다.
흑자시대는 자체 자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걸 의미합니다. 일을 펼칠 수 있
는 겁니다.
저는 먼저 직영사업 매출 증대 방안을 마련하는 걸 제일 우선 사업으로 삼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티쿤 사업이라고 부르겠습니다만 티쿤 사업은 무조건 성공할 사업입니다. 그렇지만
그건 앞으로 일입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티쿤이 안 될 때도 대비는 해야 합니다. 그리고 티
쿤사업을 포함한 우리의 모든 기반은 직영사업입니다. 직영사업이 잘 되어야 티쿤도 여유를
가지고 할 수 있습니다. 매사가 그렇듯이 여유가 없어지면 삶이 지칩니다. 지친 몸과 지친
마음으로 일을 하면 사람이 상합니다. 사람이 상하는데 일이 될 리도 없습니다. 직영사업은
우리 삶의 근원입니다. 직영사업을 견고하게 만드는 것은 모든 일에 우선합니다.
직영사업을 보강하는데 우리는 집중해야 합니다. 기준은 뭘까요?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하게’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동양3국을 활용해야 합니다. 중국에서 물건을 발굴하고, 그동안 한국
에서 생산한 것을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도 검토해야 합니다. 이미 우리는 부직포백으로 충분

2
히 연습했습니다.
직영 아이템을 확대하고, 기존 상품의 가격을 낮추면서도 품질을 올려야 합니다. 이 일
을 위해서는 중국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중국을 활용할 방안을 같이 생각해보고 싶습니
다.
좋은 제품을 싸게만 팔아도 회사는 발전합니다.

사업부제를 더 보강
내실을 기하는 방안의 하나로 저는 사업부제를 더 보강하려고 합니다. 사업부제를 보강
할 때 목표는, 사업부가 독자 예산을 배정 받고, 기획에서 마케팅까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으로 독립 회사처럼 활동하는 것입니다.
저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사업부가 본부장의 지휘를 받되 최대한 독자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이미 한 부서가 웬만한 사업체만큼 되었으니까 독립 사업체처럼 활동해
도 좋고, 또 우리 각 사업부는 그만한 능력이 있습니다. 조금 부족한 것은 본부장님이 계시
니까 채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좀 부족해도 하다 보면 다 채워집니다. 그래도 부족한 것은
저도 있고, 부사장도 있고, 간부도 있으니까 충분히 지원해줄 수 있습니다.
사업부가 최대한 독립해서 활동하도록 지원하고 보조하는 게 사업부제를 보강하는 거고,
저는 그렇게 해볼 생각입니다.

마케팅 보강
일단 직영 사업을 더 잘하기 위해 마케팅을 더 보강해야겠습니다. 2013년 가을부터 지금
까지 우리는 마케팅을 엄청나게 잘했습니다.
티쿤은 올해 1월과 2월, 전년도 동월 대비 58%, 48% 매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매출이 적은 상태에서 100% 느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만, 이미 매출 규모가 큰 상태
에서 58%, 48% 늘어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티쿤은 그렇게 성장했습니
다. 이 성장으로 티쿤은 흑자 기조에 확실히 들어섰습니다.

올해 1,2월의 성장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확실히 눈을 비비고 봐야 할 정도입니다.


작년(2014년) 1월, 2월에는 그 전 해(2013년)에 비해 9%, 17% 성장하는데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올해 1월과 2월은 58%, 48%로 비약했습니다.

3
사람들은 흔히, 티쿤이 명함 등 인쇄물을 팔기 때문에 쉽게 성장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많은 회사가 명함, 인쇄물로 일본 시장에 도전했다가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티쿤
도 정말 위험한 시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결과만 보면 쉬워 보이지만 동안에는 살아 남
은 게 기적인 시기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위 표에서 붉은 글자로 되어 있는 2013년8월~2014년8월까지 성장률을 보면 티쿤
은 그 때 문을 닫았어야 했습니다. 13개 월 동안 전년도 동월 대비 10%도 성장하지 못
한 달이 네 달, 10% 대 성장이 세 달입니다. 2014년 5월과 6월은 각각 2천만 엔짜리 특
수 매출이 있었는데 이 특수 매출을 빼면 17%와 30% 성장입니다. 이 상태면 회사에 미
래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2014년 9월부터 드라마처럼 반전해서 매출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전년도 같
은 달 대비 최저 45% 이상 성장합니다. 그렇게 해서 올해 1월과 2월에 57%와 47% 성
장했습니다. 올해 1월에 엔저 극복 대책으로 가격을 8% 정도 인상한 것을 감안해도 대
단한 성장입니다.
저는 이 성장 배경에 마케팅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SNS, SEO, 이메일로 대표되
는 마케팅 수단의 개척은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성과를 가져다 줬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무기
가 되었습니다. 이 무기는 비용이 매우 적게 듭니다.
이 분야를 잘 활용하도록 준비해야겠습니다.

일본 직판에 성공하는 업체 10개 만들기


해외직판 플랫폼 앤 서비스 사업은 티쿤은, 성공하기까지 5~10년은 걸릴 지도 모릅니다.
직영 사업도 흑자를 내기까지 7년이 걸렸습니다. 옥션도, 지마켓도, 아마존도, 알리바바도 다
시간이 엄청나게 걸렸습니다. 티쿤 사업을 제가 설치고 다니니까 당장 무슨 큰 일이 날 것처
럼 보이는데 실제로 이게 사업으로 정착되고 제대로 성과를 내려면 한참은 더 있어야 할 겁
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일했는데 빨라지면 좋은 거고, 제 생각에는 그렇게 빨리 끝날 일이
아닙니다.
저는 그렇게 마음 먹고, 올해 티쿤 사업은 성공하는 한국 직판 업체 10개 만들기를 목표
로 하려고 합니다. 그걸 이룰 수만 있다면 내년에는 훨씬 큰 목표를 세울 수 있을 겁니다.
그동안 스스로 점검을 못해봤는데, 그 정도면 엄청난 일입니다.

내년 이후
내년 이후는 이런 일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일본에 직판할 중국업체 모으기
한국, 일본 상품을 중국에 판매할 서비스 구축
직영 인쇄 사업을 세계로 확장
직영 패션 사이트 중국이나 동남아에 구축
이 전언을 쓰기 전까지는 이들 사업도 올해 시작은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
니다. 그런데 전언을 쓰면서는 다 줄여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지금 곰곰이 생각해보니 다
과욕입니다.
올해는 금방 갑니다. 올해는 목표를 다 줄여서, 중국을 활용해서 직영 사업 강화하기와
마케팅 보완, 성공하는 티쿤 이용 업체 10개 만들기만 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다음 목표
는 내년에 세워도 될듯합니다.
막상 이렇게 정리를 하고 보니 이게 옳을 것 같습니다. 일 욕심을 줄여야겠습니다. 많이
하려고 하지 말고 조금만 해야겠습니다.
3월23일~24일 한-중-일 수뇌부 회의가 있습니다. 그때 오늘 거론한 주제들을 논의 해
서 목표를 정할 겁니다. 그때까지 여러분께서도 이들 주제를 놓고 의견을 모아봤으면 좋겠습
니다. (※)

4
[CEO전언]

티쿤을 흑자시대로 진입시킨 힘


경쟁력, 영업, 개발, 사람

2015. 03. 06. 금요일.

티쿤은 확실히 흑자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월 매출은 기본 1억 엔이 됩니다. 그리고 이 매출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빨리 늘어납
니다. 더군다나 100엔-920원 엔저를 뚫고 이룬 흑자 기조 진입이니까 더 가치가 큽니다. 인
터넷 전자 상거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출이 계속 늘어납니다. 그래서 한번 일등이 되
면 여간 해서는 뒤집어지지 않습니다. 반면에 고정비 비중은 줄어듭니다. 당연히 이익은 갈
수록 커집니다.
이제 티쿤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번 돈으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티쿤은
더 빨리 성장하게 될 겁니다. 지난 7년4개 월 간 외부 자금을 유치하지 못하고 티쿤의 힘만
으로 돌파해서 흑자시대에 들어왔으니, 짓눌렸던 스프링이 튕기는 것처럼 성장할 겁니다.
티쿤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을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이 원인을 잘 기억하고
앞으로 각자 각 부서 일에 잘 적용하면 좋겠습니다.

경쟁력
티쿤이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건, 무엇보다 상품에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티쿤 상
품은 싼데도 품질이 좋습니다. 싸고 좋으니까 잘 팔립니다.
티쿤은 2007년 10월에 명함과 스티커를 가지고 처음 일본에 진출했습니다. 그때 가장
많이 쓰는 명함 100매를, 일본 업체는 2,700엔, 한국에서 일본에 진출한 업체는 1,300엔에
팔았는데, 티쿤은 980엔에 팔았습니다. 티쿤이 가장 쌌습니다.
최근에는 일본 인쇄물 가격도 무척 싸졌습니다. 즉석명함 분야에서는 티쿤이 경쟁력을
잃어버릴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회사 주력 상품인 비닐 가공된 옵셋 인쇄 명함 분야에
서는 여전히 싸고 품질이 좋습니다.
그리고 스티커류 현수막 등 실사출력물류에서도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뚜렷합니다.
이렇게 가격을 바탕으로 초기 진입에 성공한 다음에도 티쿤은 계속 경쟁력을 키웠습니다.
티쿤 경쟁력의 핵심은 다음 네 가지로 집약됩니다.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게

티쿤은 이 네 가지 서비스 슬로건을 가지고 경쟁력을 키웠습니다.


일단 가격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건 티쿤 영업에서 가장 기본입니다. 그리고 싼 데도 정
말 좋은 품질을 유지합니다. 거기에다가 빠릅니다. 더욱 강력한 건 편리함입니다. 티쿤은 이
네 가지를 충족 시키기 위해 대담하게 투자했습니다.
2012년에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보강하기 위해 중국 법인을 만들었습니다. 2012년
이면 티쿤이 자리도 제대로 잡기 전입니다. 돈 없이 법인을 만들면서 많은 혼란을 겪었습니
다. 그렇지만 중국 법인을 만들었고, 중국에서 일부 상품을 생산했습니다. 그 결과 일본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티쿤이 취급하는 제품들은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티쿤
이 취급하는 제품이 아니어도 대부분의 경우 가격 경쟁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서 밀리면
다른 서비스로 경쟁력을 얻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티쿤은 제품 생산 공정을 바꾸고, 제조 방법을 바꾸고, 제조 지역을 바꿔서라도 가격 경
1
쟁력을 유지했습니다. 이런 노력이 티쿤을 키웠습니다.
티쿤은 좋은 상품을 싸게 공급하는 것이 상인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영업
바보를 빼면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면 다 삽니다. 안 사는 사람은 모르기 때문입니
다.
티쿤은 알리기 위해 광고와 마케팅, 영업에 엄청나게 투자했습니다.
지금도 티쿤은 직접 광고비로 대략 6천만 원 가량을 씁니다. 그리고 영업에 8명, 마케팅
에 3명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직접 광고는 검색어 광고, SNS 광고비 등으로 직접 쓰는 돈입니다. 영업 인원 8명은 동
경 영업소에 4명, 오사카에 2명, 서울에서 전화 영업 담당 2명 등 오프라인 영업을 하는 인
원입니다. 마케팅 3명은 서울에서, 검색어 광고, 이메일 광고, SNS등 온라인 마케팅을 담당
합니다. 여기에 영업과 마케팅 총괄 지휘 임원 1명이 또 있습니다. 또 개발실이 하는 일 중
상당한 분량은 마케팅과 영업을 위한 것입니다.
마케팅과 영업에 투입된 인건비는, 세금을 포함하여 1인 당 4백 만 원으로 치면, 한 달
에 총 12명 X 4백 만 원 해서 4천8백만 원입니다. 여기에 개발실이 투입하는 인원도 포함되
어야 합니다.
이렇게 따지면 티쿤은 직영 사업 영업-마케팅 비용으로 한 달에 1억 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3월 이후부터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월매출은 1억 엔 이상입니다. 1억 엔을 기준으로
하면 대략 매출의 10% 이상을 영업-마케팅 비용으로 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티
쿤은 매출이 5천 만 엔~6천 만 엔일 때도 이 정도를 영업과 마케팅에 썼습니다.
티쿤은 2009년에 동경 영업소를 열어서 처음 오프라인 영업 인원을 뒀습니다. 이후 조금
씩 늘어서 지금은 영업-마케팅 전임 인원이 총 12명 입니다. 그런데 이 12명이 만들어내는
직접 수익은 여전히 적자입니다. 물론 큰 거래를 개척하고, 큰 클레임을 막음으로써 만들어
내는 간접 이익이 상당히 크므로 오프라인 영업은 이미 회사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
합니다. 그렇지만 직접 이익은 여전히 적자입니다.
그런데 이 오프라인 영업이 이나마 자리잡기까지 무려 5년이 걸렸습니다. 무려 5년 간
적자를 냈다는 뜻입니다. 이 시간을 티쿤은 투자했습니다.
이제 이 오프라인 영업이 있기 때문에 티쿤에 미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티쿤은 일본에
10만 명 영업사원을 두는 게 꿈입니다.
저는 매출이 오르더라도 매출의 10% 이상은 광고-영업-마케팅비로 지출할 작정입니다.
저는 광고-영업-마케팅비로 얼마 정도를 쓰는 게 적당한지 잘 모릅니다만, 어쨌든 여건이
되는 만큼 광고-영업-마케팅비를 지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티쿤이 정말 잘했던 것은 매출이 없었던 초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고 광고를 계속
했고, 오프라인 영업과 마케팅을 계속 보강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회사 안에서도 정말 괴로운 일이 많았습니다. 때로는 광고 집행자가 구박을
받고, 오프라인 영업 사원이나 전화 영업자나 마케팅 담당자들이 천덕꾸러기로 대우받을 때
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꾸준히 영업과 마케팅을 보강하면서 성장했습니다. 그 결과가 오늘
날의 흑자라고 생각합니다.

개발
티쿤은 개발에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현재 티쿤 개발실에는 개발자 6명, 시스템 관리자 1명, 퍼브리셔 2명이 있습니다. 아시
다시피 티쿤 개발실 수준은 매우 높습니다.
저는 티쿤의 10배 정도 매출을 가진 회사도 이 정도 수준 개발실을 가진 곳은 거의 없으
리라고 생각합니다.
한 때 개발을 외주 주자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저는 그것만큼은 단호히 배격했습니다. 그
리고 부담을 안고 개발실을 육성했습니다.

2
적지 않은 CEO들이 개발실을 두는 걸 부담스러워합니다. 개발자 출신이 아닌 이상 개발
자와 호흡을 맞추는 게 정말 힘들다는 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어떤 CEO는 ‘개발자
를 두고 해야 하는 일이라면 절대 안 한다’고까지 선포합니다. 그만큼 성품도 좋고, 실력도
좋은 개발자를 만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편애한다고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티쿤 개발실은 티쿤의 심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다행스러운 것은 제가 이렇게 이야기해도 티쿤 개발실 구성원들이 쓸 데 없는 우월감
을 가지지 않을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하늘은 사람들을 위해 잘 쓰라고 좋은 재능을 줬습
니다. 뻐기라고 주지 않았습니다. 티쿤 개발실 구성원들은 그런 점을 잘 이해합니다. 물론
티쿤 구성원들은 전부 그런 귀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티쿤에 정말 대단한 개발자들이 있기 때문에 티쿤이 세계 최고의 인쇄 프로그램과 또 세
계 최고의 온라인 해외직판 플랫폼-티쿤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티쿤 개발자들이 개발을 잘 했기 때문에 티쿤 직영 판매 서비스는 편리합니다. 티쿤 직
영 판매 서비스를 이용해 본 고객은 다른 사이트로 가면 불편해서 못 씁니다. 이런 경험이
이제 해외직판 지원 서비스에도 다 적용이 될 겁니다.
개발실로 인해 각종 통계를 잘 뽑아서 볼 수 있게 되었고, 이 통계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고, 고객 지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 개발실을 유지하려면 월 4천 이상의 경비가 들어갑니다. 이 역시 2, 3년 전부터
유지해 온 규모입니다. 투자로 따지면 어마어마한 투자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 투자 역시
가장 현명한 투자였습니다.
티쿤은 이제 흑자 시대로 들어갔으니까 개발실도 할 수 있는 만큼은 또 늘릴 겁니다.

사람
이 항목은 CEO가 쓰기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정리할 필요가 있으니 할 수 없
이 씁니다.
티쿤에는 이직자가 거의 없습니다. 장기 근속자가 많습니다. 당연히 기술과 작업 숙련도
가 높고, 이것이 품질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제가 정한 티쿤의 목표는 세 가지입니다.

직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직원이 행복한 회사
고객이 부자 되는 회사

저는 나름대로 사람에게 걸었습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만큼은 사람이 중요하게 여겨지


는 회사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티쿤에는 잔업이 없습니다.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려고 노력합니다. 주5일제를 보장합
니다. 눈치 보지 않고 연차 휴가를 씁니다. 출퇴근 시간을 체크하지 않습니다. 고객 응대는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하게 합니다.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고객 전화 받는 건 사람을 지
치게 하기 때문입니다.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좀 쉰 다음에 전화를 받는 게 고객에게도 좋기
때문입니다. 급여 조건도 동종 업종 분야에서는 상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티쿤이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물론 이익률이 좋기 때문입니다. 야근과 철야를 시켜야 돌
아가는 회사가 아니니까 인원을 조금 여유 있게 둡니다. 여기에 덧붙여 어쨌든 CEO인 제가
사람이 존중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마음을 강하게 먹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
합니다.
저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귀히 여기는 회사를 만들려고 합니
다. 저는 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쉬어야 창의력이 나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티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정말 소중합니다. 사랑하고 믿습니다. 저는 티
쿤 구성원들에게 미래를 맡깁니다. 티쿤 구성원들은 회사가 적자로 힘겨워할 때도 불평하지
않고 그 시절을 같이 견뎌온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3
잘 되고 못 되는 데는 CEO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잘 된다고 CEO 스스로 이렇
게 평가하는 게 참 웃깁니다. 그렇지만 정리한다는 핑계로 이렇게 평가합니다. 잘 된 것은
더 잘 하고, 못 된 것은 고치자는 취지입니다. 여러분은 티쿤이 흑자시대로 들어선 원인을
어디서 찾으실까요?(※)

4
[CEO전언]

다른 사람의 잘못을 고쳐주는 방법

2015. 03. 13. 금요일.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잘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 때문에 조직 전체가 힘들 때


도 있습니다. 바로 잡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바로 잡는 건 매우 어렵고, 위험하지만 그래도 처리해야 합니다. 다
른 사람의 잘못을 바로 잡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매우 힘든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앞
서 간 현인(賢人)들이 조직에서 다른 사람의 잘못에 대처하는 방법을 정리해두기도 했습니다.
이 방법을 잘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이 방법은 회사에서만 아니라 다른 데서도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다른 사람 잘못을 바로 잡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대개는 잘못을 바로
잡으려다가 사람을 잡습니다. 다른 사람을 바로 잡는 게 하도 어려우니까, ‘사람은 안 바뀌어’
하고 포기하곤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약점을 잘 알면서도 다른 사람 앞에서 인정하
기 힘들어 합니다. 잘 인정하지 못하니까 바뀌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잘 안 바뀌는
줄 알면서도, 사람을 버릴 각오를 하고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해야만 할 때가 있습니다.
괴롭고 힘든 일이지만 그래야만 할 때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처리 규칙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는 것


다른 사람 잘못을 고쳐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 잘못을 바로 잡으려고 하지 않
는 건 지도 모릅니다.
원래 사람은 한심할 정도로 훈계와 조언 듣는 걸 싫어합니다. 어린 아이가 자아(自我)를
갖게 되면서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내가 할 거야’입니다. 다른 사람이 개입하는 걸 싫어하는
건 사람의 본능에 가깝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의 잘못을 고쳐준답시고 조언하
고, 충고하는 건 거의 대부분 실패할 뿐 아니라 관계만 틀어지기 십상입니다. 심지어 도와주
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람 관계를 가르치는 과정에는, ‘도와달라고 할 때까지는 도와주지
말아라’하고 딱 나옵니다.
그나마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범을 보여주어서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는 것입니
다.
회사에서는 작풍(作風), 기풍(氣風), 풍토(風土)를 만드는 게 모범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스스로,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하는 것을 자기도 모르게 깨우치게 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가정에 적용하면, 부모가 올바르게 살아감으로써 자녀가 저절로 배우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
서 부하의 잘못을 바로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사가 모범을 보이는 것이고, 회사에 좋은 작
풍을 만드는 것입니다.
자녀의 잘못은 부모로부터 나올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부하의 잘못도 상사의 잘못된 태
도 때문에 나올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부모와 상사의 역할은 매우 큽니다. 자식과 부하는
부모와 상사의 좋은 점과 문제 점을 동시에 거의 고스란히 물려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와 상사로서 모범을 보이는 게 자식과 부하의 잘못을 고쳐주는 가장 좋은 방법
입니다. 모범을 보이는 걸 통해 심각한 잘못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잘못을 고치려고 도우려면 모르게 도와주는 게 좋습니다. 어린 아이 놀이 중에
세모, 네모, 동그라미 조각을 틀 안에 집어 넣는 게 있습니다. 어려서 네모, 세모, 동그라미
를 잘 구분하지 못해서 짜증을 내려 할 때, 지혜로운 부모는 아이 모르게 아이 손이 잘 닫는
곳에 아이가 잡으려는 조각을 놓아줍니다. 아이는 그 조각을 틀 안에 넣습니다. 그때 부모는
폭풍 칭찬을 합니다. 그 폭풍 칭찬에 힘 입어서 아이는 다시 힘을 얻고 놀이를 계속하면서
지혜를 쌓아갑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참 유치할 정도로 똑 같습니다. 그저 칭찬하고, 지원하고, 지지하고, 격
려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성장하도록 인내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1
비판, 비난, 지적으로는 사람을 바꿀 수가 없습니다. 비판하고 싶고, 비난하고 싶고, 지적
하고 싶을 때 이를 악물고 참는 게 훨씬 현명합니다.
혹시 못 참고 지적하거나 충고를 했는데 그걸 수용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그 자리에서 엎
드려서 ‘아이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할 일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은 충고
나 지적을 받으면 즉각, ‘그게 아니고……’하는 온갖 변명을 늘어놓게 되어 있습니다. 거의
자동기계입니다. 그게 사람입니다. ‘그게 아니고……’ 하는 말이 나오면 더 말해봤자 아무 소
용 없습니다. 될 수 있으면 더 말 안 하는 게 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잘못을 지적해야 하고, 고쳐줘야 할 때가 있습니다. 당
장 일을 해야 할 때입니다. 혹은 더 이상 같이 일하기가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을 때입니다.

잘못
회사에서 상사의 가장 큰 잘못은 이끌고 가지 못하는 것이고, 부하의 가장 큰 잘못은 따
라가지 않는 겁니다.
상사는 부하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 의견을 설득하고, 교육
하고, 토론하고, 대화해서 납득 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부하를 이끌고 가야 합니다. 설득, 교
육, 토론, 대화로 안 되면 강제로라도 끌고 가야만 합니다. 그건 상사가 마땅히 해야 할 일
입니다. 설득하고, 대화하고, 교육하고, 토론하는 것은 가장 좋은 방법일 뿐 그게 목표는 아
닙니다. 상사의 목표는 강제로라도 부하를 끌고 가는 것입니다. 이걸 못하면 다 죽습니다.
부하 역시 최선을 다해서 상사를 설득하고, 조언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지루하고 힘들
수 있습니다. 의견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토론하고, 의견을 개진합니다. 상사
를 바꾸려고도 노력합니다. 그렇지만 가장 마지막에 해야 하는 것은 복종하는 것입니다. 정
말 동의하지 못해도, 도저히 납득하지 못해도, 설사 잘못된 결정이어도 부하는 복종해야 합
니다.
단, 부정, 불법일 때만 예외입니다. 부정과 불법은 다른 사람을 헤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헤치는 것이 아닌 한, 그 어떤 지시와 명령도 부하는 따라야 합니다. 옳고 그름의 문
제가 아닙니다. 그냥 그렇게 해야 합니다.
상사는 강제로 시키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해야 하지만 그래도 시켜야 할 때는 강제로
시키는 게 옳고, 부하는 상사를 설득해보지만 그래도 안 될 때는 억지로라도 복종해야 합니
다.
이게 안 되니까 문제가 생깁니다.

먼저 혼자 지적합니다.
잘못을 보면 일단 혼자 행동하는 게 좋습니다. 내가 생각했을 때, 그건 잘못이라고 느껴
지면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굳이 확인하지 말고 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합니다.
이건 정말 힘든 일이고 엄청난 용기가 필요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내 판단이 틀려서 잘
못 지적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확인할 때까지는 인내해야
하고, 시간이 걸려야 합니다. 그런데 혼자서 이야기하지 않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묻는 순간, 이미 험담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래서 다른 사람에게 충고하는 것 자체
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라는 겁니다.
티쿤이 활용하는 나눔 가이드 라인에는, ‘이 자리에서 들은 것은 이 자리에 두고 가십시
오. 들은 것을 옮기지 마십시오’ 해서 다른 사람 말을 하지 말라는 조항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 의견을 듣지 말고, 혼자 느낀 것은 혼자 이야기 하십시오.
정말 인내가 필요하고, 지혜가 필요하고,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 사람이 잘못했다고
덜컥 지적하기 전에, 스스로 고치도록 기다려줘야 하고, 왜 그런 잘못을 범하는지 깊이 생각
해봐야 하고, 또 어떻게 이야기할 지 고려해야 하고, 또 지적하고 나서 관계가 깨질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서라도 일단은 혼자 이야기하는 게 좋습니다. 무섭고 떨리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혼자 해야 합니다.
혼자 지적했을 때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사실은, 저 사람 좀 문제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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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데 하고 느낄 정도면 다른 사람도 거의 다 그렇게 느낍니다. 그런데도 잘못을 지적 받는
사람은 거의 백프로 수용하지 못합니다. 왜냐면 이미 그 지적은 어려서부터 수십 번 다른 사
람으로부터 들었던 지적인데도 고치지 못하고 여기까지 왔기 때문입니다. 이때 잘못을 지적
받는 사람은 대부분, 자기 잘못은 지적하는 사람과만 일어날 뿐 다른 사람과는 일어나는 게
아니라고 변명하게 되어 있습니다.
흔히, 지적하는 사람은,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야. 다른 사람도 너가 다 그렇다고
해’하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지적 당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 누구?’ 하는 식으로 변명하는
형식입니다.
지적 당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하고는 안 그런데 너만 그래, 오히려 너가 문제야’ 하는
겁니다. 대부분 이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혼자 지적했을 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도 있기 때문에 확률은 거의 없지만 혼
자 충고하고 지적하는 과정을 빼먹을 수는 없습니다. 다음 단계로 가는 과정입니다.

두셋이서 지적하기
오래 지켜보고, 오래 참고, 오래 생각하고 또 몇 번 반복해서 이야기를 했는데도 안 고칠
경우, 그 다음에는 두세 명이 같이 이야기를 합니다. 이미 이야기가 번지긴 했지만, 그래도
전체로 확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훨씬 지혜롭습니다.
두세 명이 같이 상의해서 잘못한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티쿤에서 이 상황이 벌어졌다고
싶으면 지적 당하는 사람은 즉시 잘못을 시인하고 고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오면
상황은 사실 끝난 겁니다. 더 저항하는 게 무의미 합니다.
그런데도 사람은 정말 어리석습니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느니 차라리 죽기를 택합니다.
회사에서는 뛰쳐나가버리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바보입니다. 티쿤에서 생긴 문제가 다른
데라도 안 나타나는 게 아닙니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는 들에 나가서도 샙니다.
이 상황에서 살아 남으려면 진지하게 자기를 돌아보고 반성할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평
가에 복종하고 자기 잘못을 고치는 게 훨씬 지혜롭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는 사람을 보기
는 정말 어렵습니다.
티쿤 조차 이런 자리를 만든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일 대 일 지적 상황에서 끝
나버립니다. ‘두셋이서 지적하기’까지만 갈 수 있어도 그나마 훌륭한 조직입니다.

전체 앞에서 공개하기
두셋의 지적을 수용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전체 문제로 삼을 수밖에 없습니다. 거의
있기 힘든 일입니다. 그렇지만 지적 당하는 사람도 그렇게 확인하고 싶어할 경우 전체 앞에
서 지적할 수 있습니다. 어느 조직도 여기까지 오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만 처리하
는 방식은 이렇다는 겁니다.
잘못을 지적하는 건 고치라고 하는 겁니다. 사람을 죽이자는 게 아니고 고쳐서 같이 가
자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자폭을 택합니다. 조직도 자폭하는 사람까지 구할
방법도 필요도 없습니다.

수용하고 복종하기
‘두셋이서 지적하기’까지 오면 이미 어렵습니다. 1 대 1에서 끝나야 합니다.
상사는 끌고 가야 하고, 부하는 복종해야 합니다. 그 상사의 문제는 그 위 상사가 해결할
겁니다.
부하이면서 복종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만과 무지 때문입니다. 내가 이해 못할
때는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겁니다. 내가 납득되어야 한다는 것은 조직 원리를 무시하는
행동입니다.
상사의 지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상사가 틀려서가 아니라 본인이 무지해서일 가능성
이 훨씬 높습니다. 그렇다면 부족한 자기를 인정하고 어떻게든 이해를 하려고 해야 하는데,
이해가 안 되는 건 상사가 틀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나를 납득 시켜야 할 책임이
상사에게 있다고 잘못 생각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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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험입니다. 티쿤을 만들 때도 설득하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안 된다는 겁니다. 이
해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는 기다려서 해결했습니다. 디자인 공모전도 작년 초에
이야기한 게 작년 말에 겨우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런 경우는 잘 처리가 되었지만, 이때도 하
부에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안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그다지 납득하려고 노력하지 않았
습니다.
물론 내가 납득이 되지 않을 때 그 일을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부하는
최소한 상사의 의견을 납득하려고 무진 애를 써야 합니다. 나를 납득시켜 보세요 하는 건 부
하가 취할 태도가 아닙니다. 더군다나 저는 ‘납득되지 않으면 못 합니다’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발언입니다. 부하는 납득하지 못하더라도 해야 합니다.
이건 훈련이 필요합니다. 제가 전언을 통해서 그리고 여러 경로를 통해서 가장 많이 한
말은, 제발, ‘그건 아니고요’라는 말 좀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아니고요’라는 말
대신, ‘Yes’, ‘그렇군요’라는 말을 먼저 하라고 가장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도 정말 대부분의 사람은, ‘그게 아니고요’를 먼저 말합니다. 지적하고, 충고했을
때, ‘아, 맞아요. 제가 그렇죠’라는 말을 하는 사람을 보기가 정말 힘듭니다. 대부분은, ‘그게
아니고요’로 시작합니다.
‘맞아, 그렇구나’ 하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성숙한 사람입니다. 상대편도 지적
하기까지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때, 성장합니다.

사족(蛇足)
티쿤에서 오늘 주제는 다룰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면 티쿤은 오히려 복종을 너무 잘하는
게 문제일 정도기 때문입니다. 상사들은 대부분 온유하고, 강제하지 않고, 부하들은 잘 복종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조직이 그렇습니다.
문제는 극히 일부에서 일어납니다. 극히 일부에서 일어나지만 조직을 마비 시킬 수도 있
습니다.
문제는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게 훨씬 좋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문제를 예방할 수 없
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방법도 알고는 있어야 합니다.
최근 조직이 계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조직에서 잘못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차
원에서 말씀 드립니다.
각자 조직에서 문제가 생길 때 어떻게 대처하는 지를 한번 생각해봅시다.(※)

4
[CEO전언]

중국 보강, 티쿤 사업은 길게

2015. 03. 23. 금요일.

한-중-일 간부회의에서는, 중국 조직 보강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정하고, 티쿤 사업은


호흡을 길게 하면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정부의 기업지원자금을 융자 받거나 투자
를 유치하기 위해 전담 인원을 두기로 했습니다.

멀리 봐야 할 PS(장보고) 사업
저는 티쿤글로벌의 미래는 플랫폼앤서비스(PS) 사업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7년 티쿤글
로벌을 만들 때부터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을 회사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국경을 넘는 오픈
마켓’ 사업이 ‘해외직판 플랫폼 앤 서비스 사업’으로 바뀌긴 했지만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라는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 개념은 이미 세계 유수의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가 적극 시작했고, 올해 들어 한국 정
부에서도 강력하게 추진할 만큼 차세대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미래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자상거래는 처음에 자사(自社) 종합몰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다음에 오픈마켓이 등장했
고, 그 다음에 타국에 진출하기 시작되었습니다. 영토를 넓히려는 서비스 욕구는 지극히 당
연한 일입니다. 이런 가운데 티쿤이 추구하는 중소기업 중심의 해외직판 플랫폼 사업은 국경
을 넘는 온라인 비즈니스 형태에서 가장 앞서 있습니다. 그리고 티쿤글로벌은 경험에서도 가
장 앞서 있습니다.
해외직판 플랫폼 앤 서비스 사업(이하 장보고 사업)은 티쿤글로벌의 미래입니다. 최근 몇
년 간의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와 각국 정부의 움직임은 이것을 입증하는 사례입니다.
그런데 장보고 사업은 돈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사업입니다. 알리바바, 아마존, 라쿠텐을 만
드는데 들어간 만큼 돈이 들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작게 할 수도 있습니다. 티쿤은 지금 작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비즈니스는 작게 하면 작게 하는 대로 작은 모양이 나올 거고, 크
게 하면 크게 하는 대로 모양이 나올 겁니다. 어떤 걸 선택할 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저는 큰 사업 만들기를 선택합니다. 저는 티쿤이 큰 꿈을 꾸면서도 현실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저는 티쿤이 전 세계에 장보고호를 띄우는 꿈을 꾸면서 현
재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중-일 간부들도 이 점에서는 충분히 동의하고 있습니다. 장보고 사업에는 지금 당장
도 우리가 매월 4천 만 원 혹은 5천만 원 이상 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장보고 사업을
안 하면 당장도 매달 4천만 원 이상 추가 이익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걸 포
기하고도 장보고 사업을 준비하는 쪽을 선택합니다. 저는 장보고 사업이 없으면 티쿤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티쿤 직영 사업만 생각하면 솔직히 말해 이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도 않고, 간부급
임직원도 필요 없습니다. 그냥 현재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조금씩만 개선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현재 임직원 모두 마흔이 넘으면 회사를 그만 둘 생각을 해야 합니다. 개선도 할 게 없
고, 개척도 할 게 없는데 마흔 넘은 경험을 어디에 쓸 겁니까? 쓸 데가 없습니다.
티쿤에는 같은 업종의 다른 회사에 비해 나이도 많고 경험도 많은 간부들이 꽤 많습니
다. 다른 회사에서는 더 일하게 하지 않을 나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티쿤은 이 임직원
들을 매우 소중하게 여기고, 그 분들에게 의지하고 있습니다. 왜입니까? 우리가 계속 개선하
고 개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갈 때 경험과 지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더 넓은 시장으로 나가지 않고, 안 가본 시장에 도전
하지 않는 한 몇 년만 지나면 지금 30대인 구성원도 이직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다른 회사까지 걱정할 처지는 아니고
제가 맡은 티쿤글로벌에서라도 의욕만 있다면 나이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회
1
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도전해야 하고,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7년 4개 월 동안 장보고
사업을 잊지 않았고,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장보고
사업을 하는 동안 같이 하는 임직원들도 결코 잊지 않을 겁니다.
올바른 노선은 시간이 가면 힘이 더 붙습니다. 티쿤은 올해 들어 많은 사람으로부터 지지
를 받았습니다.
한국 1위 경제지인 매일경제신문은 올해 첫 신문의 헤드라인을 ‘이제는 해외직판’이다’는
기사로 채웠습니다.
한국 제1야당은 ‘해외직판중소기업 지원법안’을 국회에 제출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
직판 지원을 당론으로 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두 사건에는 티쿤이 확실히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대통령도 독자로 온라인 수출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티쿤은 정말 작은 업체인데도 불구하고 한국무역협회, 매일경제신문과 공동으로 설명회를
개최했고, 매일경제신문과는 지금도 같이 전국 순회 설명회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단체인 중소기업진흥공단은 티쿤글로벌을 중소기업을 해외에 진출 시키는
일을 돕는 파트너로 선정했습니다.
또한 국내 모은행은 티쿤글로벌과 해외직판지원사업을 같이 하자는 제안을 보내왔습니다.
티쿤글로벌 정도 작은 회사가 제1경제신문, 제1야당, 정부 관련 거대 기관과 공동으로 활
동할 수 있는 것은 티쿤글로벌이 추진하는 사업이 그만큼 중요한 사업이고 미래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들어 겨우 흑자가 날 지 안 날 지도 불투명한 작은 회사에 이런 제휴사가
생기는 것은 신기한 일입니다. 이건 흐름이기 때문입니다.
흐름은 물과 같습니다. 물은, 막으면 잠시 머무를 뿐 둑을 넘어 흘러갑니다. 너무 심하게
막으면 둑을 허물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흐름은 누구도 막지 못합니다. 국경을 넘는 전자상
거래는 막을 수 없는 흐름입니다. 티쿤글로벌은 이 흐름에 정확하게 올라타 있습니다. 아니
개별 기업 단위로 해외직판 하는 흐름은 티쿤글로벌이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장보고 사업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다만 우리 힘만으로는 더 큰 흐름을 만들
수 없는 거대한 사업입니다.
이 상황에서 한-중-일 간부회의는 장보고 사업은, 차분하게 지금 하는 일을 보강 하면서
미래를 노리는 전략을 채택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처럼 소규모로 장보고 이용사를 모집하고,
성공할 수 있는 기업을 차분하게 지원하면서, 한-중-일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거나 투자
를 유치하려고 합니다.
장보고 사업에 이미 매달 들어가는 5천만 원은 그냥 쓰면서 정세를 지켜보려고 합니다.
언젠가는 우리가 큰 사업을 할 기회는 반드시 옵니다. 지금은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닙니
다. 장보고 사업은 더 확대하지 않고 지금 하는 수준에서 차분하게 일하면서 기다리면 됩니
다.

중국 보강
중국 보강은 현 직영사업을 강화한다는 명제를 실천하는 핵심 과제입니다.
장보고 사업은 미래 핵심 사업이긴 하지만 당분간은 길게 봐야 할 사업인 반면, 직영사업
은 당장 우리 목숨을 좌지우지 하는 사업입니다. 직영 사업이 무너지면 장보고 사업은 해볼
수도 없습니다. 꿈이 아무리 커도 발은 땅을 딛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은 어떻게든 직영사업에서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키우는 일입니다.
매출을 올리고, 이익을 키우는 방법은, 좋은 물건을 싸고, 빨리, 편리하게 서비스하는 것입
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티쿤글로벌에게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싸게 입니다. 이걸 실현하
려면 당장은 중국을 보강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언젠가는 중국에서도 티쿤글로벌 같은 업체가 나올 것이라고 가정합니다. 우리가 한
걸 중국 업체가 못할 리가 없습니다. 돈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중국 회사가 일본 직판을 시작
하게 되면 우리도 편히 가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어쩌면 삶이 위태로워질 겁니다. 물론
해외직판 플랫폼 앤 서비스 사업은 돈이 많다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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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못할 일 또한 절대 아닙니다. 저는 이게 참 두려웠습니다.
저는 이 일에 대처하려고 우리가 중국에서 일본에 직판하는 선두 업체가 되기로 마음 먹었
습니다. 그래서 2012년에 중국에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2012년에 정말 돈도 제대로 보내주지 않고 고성석 대표더러 중국 사업을 부탁했고, 산 넘
고 물 건너 올해, 2015년 3월 정식으로 샹하이디쿤샹마오유시안공시shanghai dikun
shangmao youxiangongsi가 설립되었습니다. 2년6개 월이 걸렸습니다. 고성석 대표에게 진
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중국 법인 직원들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지난 2년6개 월 사이에도 우리는 실사출력물 일부와 부직포백을 중국에서 생산하게 되었
고, 고성석 대표 외에 4명의 직원이 같이 일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사이엔가 빠른 속도로 성
장하고 있습니다.
한-중-일 간부 합동회의에서, 일본 영업부 임직원들은 중국이 있기 때문에 영업을 할 때
자신 있게 제안할 수 있다고 보고해주었습니다. 솔직히 저에게는 약간 뜻밖의 보고였습니다.
뭐랄까, 그 정도까지였어 하는 느낌입니다.
저에게는 중국 사업이 훨씬 오래 전인 2009년경 시작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만큼 많은
일이 있었고, 또 우리가 많은 일을 했다는 뜻입니다. 그런 기간을 거쳐 이제 중국 법인은 우
리 회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중국 법인이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반면 중국 법인은 당장도 숫자가 너무 적습니다.
대표 1인 외 회계 담당자 1인, 사이트 운영자 1인, 포장과 발송 담당자 2인입니다. 이 숫자
로 현재 중국에서 생산하는 물건을 관리하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입니다.
업무의 중요함에 비해 조직은 터무니 없이 취약한데 이건 전적으로 제 책임입니다.
이번 한-중-일 간부 회의에서, 일본 영업 담당 임직원들이 중국 생산이 중요한 것을 확인
해준 건 정말 귀중한 일이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한-중-일 간부 회의는 엄청나게 소중한
성과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중국이 중요한 것을 확인한 것을 계기로 저는 중국 조직을 최대한 보강하려고 합니다. 무
엇보다 중국 임직원을 대폭 늘리는 것부터 하려고 합니다. 지금 있는 중국 직원들도 어려운
시절을 같이 보낸 소중한 분들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정말 유능한 간부급 직원들을 대폭 보
강해야겠습니다. 저는 이미 중국 고대표에게 중국 조직을 최대한 강화해 달라고 따로 부탁을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상황에 맞게, 중국에서 생산하는 게 유리한 제품은 대거 중국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업부 간부들과 상품 관리자도 이제는 중국 출장을 자
주 가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럴 일은 거의 없고 극단의 예겠지만 명함, 스티커 주력 상품조차 중국에서 생산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저는 그런 가능성을 열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본에 오프라인 영업소를 두고, 중국에 법인을 둔 것은 이전부터 여러 가지 가능
성을 염두에 두고 계속 모색해왔기 때문에 이루어진 일입니다. 그런 상상과 모색이 없었으면
남들과 똑같았을 겁니다. 상상과 모색이 현실을 만들어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핵심 아이
템조차도 중국에서 생산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때 여러 가지 새로운 길이 열릴
겁니다.
중국 법인은 우선 당장은 상품 경쟁력을 키우는 곳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곳입니다. 또한 중국에서 일본에 직판할 업체를 발굴하는 중국의 장보고 사업을 하는 곳입니
다. 이런 것을 미리 생각하면서 사업부의 일을 구상해야 합니다.

투자 유치와 자금 확보도 사업으로


저는 이 시점에서 투자 유치와 운영 자금 확보를 책임지는 담당자를 두려고 합니다. 당연
히 외부에서 영입합니다.
경영전략회의에서 검토했을 때, 현재 조직을 유지하는 조건이면 올해 우리 회사는 대략 3
억5천만 원 정도 흑자가 납니다. 이것도 대단한 일입니다. 전자상거래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연간 14억 엔 파는 회사가 겨우 3천5백만 엔 흑자를 낸다면, ‘에계’ 할 지 모릅니다. 그렇지
만 전자상거래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라면, 해외직판 플랫폼 앤 서비스 사업에 돈을 써대면서

3
직영 사업만으로 흑자를 내는 건 거의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티쿤은 하늘이 도운 회사라고 말하는 거기도 합니다.
마윈이 알리바바를 만드느라 유치한 자본금이 1조2천억 원입니다. 아마존은 8년 간 어마
어마한 규모의 적자를 냈습니다. 우리와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큐텐은 현재 자본금 1천3백
억 원입니다. 이거에 비교하면 티쿤은 정말 기가 막히게 사업을 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티쿤은 흑자를 내고 있고 비즈니스 모델은 글로벌 하지만 돈이 너무 없습니다. 올
해 생기는 3억 원은 아마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겁니다. 어쩌면 올해 마무리를 하면 또 적자일
가능성이 무척 큽니다. 지금대로 운영하면 흑자가 날 수도 있겠지만 흑자를 내려고 애쓰는
순간 우리 비즈니스는 한참 뒤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올해는 어떻게 하든지 일부 이
자를 감수하고라도 자금을 최대한 확보해서 투자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 정부의 기업 지원 자금을 찾아서 자금을 확보해야 하고, 일본에서 융자를 받아
야 하고, 또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영에서 반 이상은 감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고 저는 그 감각을 존중합니다. 저는 지
금 티쿤은 자금을 확보해서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게 중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투자 유치와 자금 확보를 담당할 전문가를 영입하려고 합니다.
투자 유치와 자금 확보는 매우 중요한 사업입니다. 매우 중요한 만큼 이 일을 잘 할 수 있
는 전문가를 영입해서 처리하려고 합니다.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고, 자금을 확보하지 못 하더러도 살아가는 데는 크게 지장 없을 수
있습니다만, 좋은 기회를 날리게 될 겁니다. 저는 지금 티쿤에게는 정말 또 한번 하늘이 돕
는 기회가 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장보고 사업의 가치를 놓치지 않으면서 중국을 최대한 보강하는 것, 그리고 자금을 확보하
는 것이 그 준비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두가 또 돈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저도 또 긴장됩니다. 이럴 때 저는 조직을 돌아봅
니다. 정말 늘 격려하고, 지지하고, 지원해준 여러분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잘 할 수 있을 겁
니다. 당장 조금 안락한 것을 넘어 미래를 향해 손을 뻗을 때, 우리 모두의 미래는 빛날 겁
니다.(※)

4
[CEO전언]

미래(未來)

2015. 04. 10. 금요일.

회사의 미래
티쿤 플랫폼 앤 서비스 사업은 무조건 크게 성공합니다. 이미 우리 자신이 티쿤으로 애
드프린트, 마쿠마쿠, 애드사인을 성공시켰습니다. 그리고 우리 말고도 danboru.net,
thejamy.com, deholic.jp, deholicmens.jp, shishangqiyi.com, meishi21.jp. i-insatsu.jp 모두
독립몰 형 해외 직판으로 성공했습니다. 아이템 역시 택배박스, 실사출력물, 동대문 의류, 인
쇄물 등 평범한 것들입니다. 우리도 성공했고, 다른 사람들도 성공했으니까 독립몰 형 해외
직판 모델은 계속해서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Cross Border e-Commerce)는 다음 세대 전자상거래 유형입니
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 독립몰 형 해외직판은 뚜렷한 흐름이 될 겁니다. 티쿤은 독립몰로
국경을 넘는 해외직판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서비스입니다. 그렇
기 때문에 티쿤은 이미 성공 모델을 충분히 가진 미래 사업입니다. 그래서 티쿤 서비스는 반
드시 대세가 되고 반드시 성공합니다.
서부 개척 시대에 진짜 돈을 번 사람은 청바지 업자와 곡괭이 상인이었다는 말이 있습
니다. 티쿤은 그와 비슷합니다. 개별 상인은 크게 성공하지 못하지만 오픈마켓은 돈을 버는
것과 같고, 판매자는 돈을 못 벌어도 호스팅 업체는 돈을 버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티쿤은
해외직판이 번성하는 한 반드시 크게 돈을 법니다.
독립몰 형 해외직판 플랫폼 앤 서비스 사업에서 우리보다 잘하는 업체가 나오기도 힘들
지만 나와도 겁날 게 없습니다. 우리보다 잘 하는 업체가 한두 개 나오면 우리 회사 가치는
덩달아 올라갑니다. 우리는 이미 성공한 모델을 갖고 있고, 운영 경험도 갖고 있습니다. 우
리가 자금이 부족해서 조금 뒤쳐지더라도 내실은 더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보다
잘하는 업체가 나오면 우리와 손 잡으려는 사람도 많아집니다. 세상은 넓고 넓어서 절대로
혼자 다 차지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조건에서도 우리는 실패하기가 어렵습니다.
설사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우리보다 더 잘 운영하는 업체가 나온다고 해도
인쇄물 등 주문형 상품까지 취급할 수 있는 모델이 나오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주문형 상품
을 취급할 수 있는 플랫폼은 일반 상품을 취급하는 것에 비해 훨씬 어렵고, 경험을 해야만
만들 수가 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인쇄물 분야는 확실히 티쿤이 앞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시간은 절대로 우리 편입니다. 유일하게 아쉬운 것은 자금이 부족하고 또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건 지난 번에 말씀 드린 대로 앞으로 전담자를
둬서 해결해 나갈 겁니다. 마음 먹고 전담자를 배치하면 이 문제도 해결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미 우리가 조금씩이나마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설령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더라도 비즈니스를 천천히나마 확장할 수 있습니다. 투자
를 받으려는 것은 티쿤글로벌을 더 빨리 성정 시키려는 이유 때문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
우리는 일본에 팔 상품을 발굴하고 공급하는 기지로 중국 법인을 더욱 키워야 합니다.
물론 이것은 지금 상황에서도 조금씩은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좀더 제대로 키우려면 투
자해야 합니다.
우리는 실사출력물 일부와 부직포 백, 그리고 일본 영업팀이 따로 요청한 상품을 중국에
서 발굴한 경험을 통해 상품 공급 기지로서 중국의 가치를 충분히 확인했습니다. 중국 이후
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안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으로 상품 공급 기지를 계속 확대해야
하지만 지금 당장은 상품의 품질과 다양함에서 중국이 훨씬 중요하고, 그 중요함은 상당 기
간 갈 겁니다. 중국을 보강하는 것은 중요하면서도 급한 일입니다.
중국에서 일본으로 진출하려는 티쿤 이용사를 모집해야 합니다. 이 일은 시스템에 손을
1
대는 게 아닙니다. 한국의 티쿤 이용사가 일본에 판매하는 것과 중국의 티쿤 이용사가 일본
에 판매하는 것은 완전히 똑같습니다. 그저 티쿤플랫폼을 중국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언어만
바꿔주면 됩니다. 배송 등은 이미 우리 중국 법인이 개척해두었습니다. 한국에서 제가 이용
사를 모은 경험을 가지고 중국에서 티쿤 플랫폼 이용사를 모집하면 됩니다. 시스템에 손을
대는 게 아니니까 쉽기도 하고 우리 인력이 많이 투입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면서도 수익
은 무척 높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중국 회사가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한국 회사들
보다는 많습니다.
티쿤을 이용해서 일본에 진출할 중국 회사를 모으는 일은 한국에서 성공하는 티쿤 이용
사가 다섯 개 혹은 열 개가 나온 뒤에 착수하면 됩니다. 성공 사례가 나오고 나면 티쿤 이용
중국 회사를 모으는 일은 큰 돈벌이가 될 겁니다.
티쿤 서비스를 일본 외에 유럽이나 미국에 진출 시키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저는 티쿤 서비스를 먼저 유럽과 미주에 진출 시킬 생각입니다. 중국과 동남아 쪽은 뒤로 미
루려고 합니다. 중국은 잘 모르겠고, 동남아는 지나치게 취약합니다. 차라리 유럽과 미주처
럼 사회 시스템이 안정된 곳이 비즈니스 하기는 훨씬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
니다. 물론 이것은 이후 좀더 조사를 해서 정할 일입니다. 티쿤플랫폼 앤 서비스를 유럽이나
미국에 하게 되면 한-중-일 상인들이 유럽이나 미주로 같이 진출하게 됩니다.
우선은 일본에 10만 명 영업조직을 만드는 것도 제 꿈입니다. 그리고 유럽에 티쿤 서비
스가 진출하면 유럽에도 10만 명 영업조직을 만들고, 동남아에 티쿤 서비스가 시작되면 거
기도 영업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 직영 아이템을 유럽과 미주에 팔 걸 고민해야 합니다. 어쩌면 유럽이나 미주에 티
쿤 서비스를 처음 진출 시킬 때 가장 첫 번째 판매 아이템은 우리 직영 아이템일 겁니다. 우
리 직영 아이템만으로도 글로벌한 회사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티쿤이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많습니다. 저는 전 세계 모든 나라의 사이트가 전 세계 다
른 나라에 진출할 수 있는 티쿤 서비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 한국에 있고, 성공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하니까 티쿤은 한국 중소상인이 해외
로 나가는 툴이라고 설명했지만, 티쿤의 진짜 가치는 모든 나라의 중소상인이 다른 나라로
진출할 때 쓸 수 있는 툴이라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국경을 넘는 직판은 주로 알리바바, 라쿠텐, 아마존, 라자드 등 초거대 기업이
주로 했습니다. 티쿤은 중소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플랫폼 앤 서비스입니다. 이것은 티쿤만
의 독특한 특징이고 강점입니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앞으로 계속 나올 겁니다만 지금까지
는 티쿤이 단연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자상거래는 개별 종합몰-오픈마켓-전문몰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국경을 넘는 전자상
거래도 그렇게 갈 겁니다. 국경을 넘는 종합몰도 성장할 거고 그 사이에 전문몰은 전문몰 대
로 살아남게 될 겁니다.

각자(各自)
세상이 정말 격렬하게 바뀝니다. 하도 빨리 바뀌니까 미래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한국
을 예로 들면 하도 빨리 바뀌다 보니 직장인들은 나이 마흔 중반이면 이미 회사에서 은퇴를
해야 하는 처지에까지 몰렸습니다.
세상이 이렇게까지 급격하게 바뀌는 판이니 티쿤의 미래도 아무도 모릅니다.
그나마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건, 유통은 그래도 생명이 길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물건을 사야 하고, 상인들은 팔아야 합니다. 먹고 살아야 합니다. 티쿤이 유통 회사
라는 건 큰 위로입니다. 제 생각에는 티쿤은 상당히 오래 유지될 것 같습니다.
생명력이 긴 회사에 속해 있다는 건, 저나 여러분 모두 참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직장
은 정말 소중합니다. 여러분이 어떤 직장에 속하느냐에 따라 여러분 개인과 가정의 삶도 완
전히 바뀝니다.
미래도 없는데다가 매일 저녁 9시 또는 10시까지 일하는 회사에 다니면 개인도 힘들지
만 가정이 평화롭기 참 어렵습니다. 당장은 9시, 10시까지 일한다고 치지만 성장할 길이 없
다면 그 속에서 개인은 무엇을 목표로 살아야 합니까?

2
저는 마흔 살이 되어서야 경제 활동을 했습니다. 처가 어느 정도 벌어서 굶지는 않았지
만 궁핍했습니다. 가난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전혀 여유가 없었습니다. 상당히 고통스러웠습
니다. 가난은 고통입니다. 아이들에게 가난은 그 자체로 엄청난 상처입니다. 나물 먹고 물
마시더라도 마음만 편하면 된다는 건 환상입니다. 당장 이가 흔들려서 임플란트라도 해야 하
는데 돈이 없으면 이빨을 뽑아야 합니다. 이빨을 뽑으면 먹는 즐거움도 사라지고 영양 상태
도 나빠져서 관절도 약해집니다. 사는 게 괴로워집니다. 행복은 마음 먹기 나름만은 결코 아
닙니다. 어느 정도 살만해야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 발전하고 있는 티쿤글로벌에서 같이 일한다는 건 정말 다행스런 일입
니다. 당장 우리 주변 충무로 인쇄골목 상인들을 보십시오. 극히 일부 회사만 제대로 운영될
뿐 거의 대부분 회사가 해마다 줄어드는 매출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골목의 인
쇄 가게는 하루가 다르게 간판이 바뀌고, 인쇄업이 힘들어지니까 식당도 하루가 다르게 간판
이 바뀝니다.
이런 판에 세 명으로 시작해서 한-중-일 합쳐서 90명 가까이 성장한 회사에 속해 있다
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입니까? 더군다나 될 지 안 될 지는 모르지만 서비스를 유럽, 미주,
아시아로 확대할 꿈을 꾸는 회사입니다. 이런 회사에 속해 있는 저나 여러분 모두 큰 복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속에서 저는 여러분들도 꿈을 꾸기 바랍니다.
제 꿈은 전 세계 상인들이 티쿤 플랫폼 앤 서비스를 이용해서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
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온라인 무역에 새로운 기원을 여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꿈은
무엇입니까?
아시다시피 저는 2005년 무렵부터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 구축’을 꿈꿨습니다. 그 꿈을
한번도 놓지 않았고, 그 꿈을 티쿤플랫폼으로 이루어 가고 있습니다.
이상민 실장은 저와 동갑입니다. 이상민 실장은 지금도 세계 최고의 프로그래머가 되겠
다는 꿈을 꿉니다. 저는 그 꿈을 존중합니다.
소박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는 한 꿈을 갖고
사는 인생도 나쁘지 않습니다.
또 큰 꿈을 꾼다고 인생을 힘들게 사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큰 꿈을 꾸지만 최근 몇 개
월만 꽤 바빴지 늘 여유 있게 살았습니다. 큰 꿈을 꾼다고 아등바등 사는 건 아닙니다. 올바
른 방법을 마련하면 큰 꿈은 이루기 위해 살면서도 여유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도 꿈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유럽에 명함을 팔려면 주문은 한국에서 받고 조판을 해서 체코나 동유럽의 인쇄소에 넘
깁니다. 동유럽 인쇄소에서 인쇄한 것을 인쇄소가 있는 나라에서 찾아서 검수하고 포장하고
발송해야 합니다. 이 일을 제일 잘 하는 사람은 바로 현재 한국에서 일하는 수출사업부원입
니다. 우리가 유럽에 명함을 팔려면 현재 한국 티쿤글로벌에서 지점장 한 명, 관리 책임자
한 명이 유럽에 나가야 합니다
수출사업부원 중에서 주책임자 한 명과 보조자 한 명이 체코에 가서 한국말을 할 줄 아
는 체코인을 채용해서 체코 법인을 운영하면 됩니다.
일본서 주문을 받아서 한국서 인쇄해서 일본에 보내는 것이나, 영국서 주문 받아서 체코
서 인쇄해서 영국으로 보내는 것이나 완벽하게 똑같습니다.
유럽 지점장으로 나가는 게 별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런 기회조차 아예 없는 회사보
다는 훨씬 선택할 수 있는 게 많은 건 무조건 좋은 일입니다. 조심스런 말이지만 이런 환경
과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특히 현재 우리 회사에 속해 있는 사람
들에게 이런 기회는 그야말로 또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입니다. 신나는 일 아닙니까?
그런 기회를 이용할 지 말 지는 각자의 선택입니다만, 티쿤에서는 그런 기회가 매우 많
이 제공됩니다. 각자의 인생이 바뀔 수 있습니다. 인생을 바꿀 지 말 지는 각자의 선택일 뿐
입니다.
저는 우리 구성원, 최소한 지금 이 글을 읽는 티쿤 구성원들에게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거 말고도 기회는 엄청나게 많습니다. 티쿤플랫폼 앤 서비스를 프랑스에 열면, 우

3
리 중 누군가는 프랑스에 가야 할 지 모릅니다. 이런 게 기회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만, 최
소한 미래가 없는 인쇄 판매 회사에서 평생 일해야 한다는 것과 비교하면 무척 좋은 일입니
다.

준비
선택할 수 있는 건 많습니다. 기회도 많습니다. 각자는 준비하기 바랍니다. 가장 좋은
준비는 지금 티쿤글로벌 일에 충실한 겁니다.
제 입으로 말하기 어색합니다만 티쿤글로벌은 매우 좋은 회사입니다. 티쿤글로벌은 회사
규모는 작아도 차원이 다른 경영을 합니다. 티쿤글로벌에 있으면 많은 것을 제대로 배울 수
있습니다. 일부러 학습 시간을 둬서 배우지 않아도 회사 생활 자체에서 매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가정 교육은 시간을 따로 정해서 가르치고 배우는 게 아니고 가정에서 삶 자체
를 통해 가르치고 배우는 것입니다. 회사도 그렇습니다. 회사 생활하면서 저절로 가르치고
배우는 게 훨씬 많고 가치도 큽니다.
그런 점에서 각자에게 티쿤글로벌은 훌륭한 수련장입니다. 티쿤글로벌에서만 제대로 생
활해도 회사를 운영하는 법, 목표를 정하는 법, 목표를 가지고 설득하는 법, 의견을 조율하
는 법, 사업하는 법, 직장 생활의 목표와 개인의 관계, 사람을 만나는 법 등 정말 많은 것을
제대로 배울 수 있습니다. 최소한 전언만 제대로 읽어도 사람이 살아가는 원리를 무척 많이
알 수 있습니다.
티쿤에는 한국 최고 수준의 간부들이 있습니다. 저는 어떤 대기업 간부들보다 우리 티쿤
간부들이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티쿤 간부들은 무엇보다 사람을 존중할 줄 압니다. 사람들
을 키울 줄 압니다. 조직에서 일하는 법을 압니다. 실무도 뛰어납니다. 주어진 틀을 넘어 창
조할 줄 압니다. 솔직히 우리 나라 어디를 가도 티쿤글로벌 간부들 같은 사람을 만나기 어렵
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티쿤글로벌에서 생활만 충실히 잘 해도 정말 엄청나게 많은 것을 배
울 수 있습니다. 단언하건데 티쿤글로벌에서 생활하다가 다른 회사 가면 정말 답답하게 느낄
겁니다. 그만큼 티쿤글로벌은 강합니다.
간부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겸손하게 순종하는 게 성장하는 지름길입니다. 성장은 수
용하는 데서 옵니다. 상대의 강점을 인정하고, 상대를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 성장하는 사람
입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사람이 성장하는 사람입니다.
목이 뻣뻣한 사람은 티쿤글로벌에서 꺾일 겁니다. 왜냐면 티쿤글로벌은 부드럽지만 정말 강
한 조직이어서 제대로 되지 않은 건 자연스럽게 걸러내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티쿤
글로벌의 강점을 잘 받아들이고, 간부들을 존중하고 간부들의 의견을 잘 수용하면 저절로 성
장할 수 있습니다.
어떤 유명한 멘토가 야구 선수에게 한 말이 참 인상 깊습니다. ‘야구를 진지하게 하는
게 공부하는 겁니다’. 공부는 그저 책 읽는 게 아닙니다. 삶을 진지하게 대하고 진지하게 살
아가는 게 가장 훌륭한 공부일 수 있습니다. 가끔 세상 기준으로 보면 참 하잖은 일을 하는
데도 깊은 철학을 가진 분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삶 자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성실히 살
아가는 분들입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이 티쿤글로벌에서 삶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충실하게 살기
를 바랍니다. 물론 다 그렇게 하고 있는 걸 잘 압니다. 다만 앞으로도 그렇게 하자는 겁니다.
반드시 각자 성장할 것이고, 티쿤글로벌에 주어진 기회를 활용하면서 멋진 인생을 살게 될
겁니다.(※)

4
[CEO전언]

안정, 도전

2015. 04. 24. 금요일.

자금 흐름을 생각하면 꽤 답답합니다. 매출은 상당히 좋지만 엔저, 투자, 충원 때문에 자


금 흐름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모든 구성원이 노력해준 덕분에 매출은 상당히 좋습니다. 우리 구성원들은 CEO로서 정
말 아무 더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모두 열심히 해주었고, 그 결과가 매출 증대로 나타났습니
다. 최근 3년 동안 4월 매출이 3월 매출을 넘는 경우가 없었는데, 올해는 4월 매출이 3월
매출을 넘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군다나 올해 들어 4월까지 전년도 같은 달에 비해 1월
157.5%, 2월 147.2%, 3월 133.5%, 4월 147%(추정)로 상당히 좋습니다.
매출이 이렇게 좋은데도 올해 전체를 놓고 보면 이익금이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
됩니다. 어쩌면 이익은 안 나고 손실만 날 수도 있습니다. 지금 경영지원팀에서 올해 전체
자금 흐름을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나오면 좀더 흐름을 잘 추정할 수 있겠지만 올해
4월까지만 놓고 보면, 흐름이 예측에 비해 꽤 안 좋게 나오고 있습니다.
대체로 엔저, 투자, 충원 등 조직 확대가 원인입니다.
물론 이게 꼭 안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환경과 정책은 같이 검토를 해야 하고,
큰 맥에서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매출이 좋은데도 자금 흐름이 안 좋아지는 것은 CEO로서 구성원들에게 참 면목
이 없어지는 일입니다.

엔저
해외직판 사업에서 환율은 참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전언을 쓰는 지금 원-엔 환율은
100엔-902.98원입니다. 100엔-1,000 원 기준에 비하면 대략 월 7천 만 원 이상, 1년으로
따지면 무려 8억 원이 훌쩍 넘는 환차손이 발생합니다. 만약 100엔 930원이던 환율이 920
원으로 10포인트 정도만 떨어져도 우리는 한 달에 700만 원, 연간 8천2백만 원 환차손이 발
생합니다. 환율은 생각보다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20포인트 떨어지면 금액으로는 930원에
서 910원이 되지만 1년이면 우리에게 1억6천 만 원 이상 손해가 생깁니다.
몇 번 말씀 드렸지만, 티쿤글로벌은 엔저에 섭섭해 할 처지는 못 됩니다. 왜냐면 티쿤글
로벌은 2008-2012년 사상 유례 없는 엔고 때문에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 엔저를 탓하는 건 좀 민망한 일입니다. 그러나 100엔-1,000원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지
금 상황은 아쉬워도 너무 아쉬운 일입니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이 엔저에도 우리가 이나마 버틸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점
입니다. 엄청나게 성장했습니다.
환율은 사람이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2003-2006년 무렵 100엔 750원까지 갔을 때
는 앞으로 더 이상 100엔-1,000원 시대가 안 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엄청난 엔고로
갔습니다. 그러다가 2008-2012년 100엔-1,530원까지 갔는데 이때는 앞으로 100엔-1,000
원 시대가 안 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엔저로 바뀌었습니다. 환율이 어떻게 움직
일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앞으로 2-3년은 지금보다 엔저가 조금 더 심해질 수도 있을
것 같고, 그 이후 어쨌든 지금보다 엔고 쪽으로 움직일 것 같기는 합니다. 만약 지금을 잘
견디면서 100엔-1,000원 시대를 맞을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만으로도 또 한번 황금기를 맞
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올 겁니다.
엔저가 좀더 심해졌을 때 일본 물가가 오르면서 다시 우리가 가격을 인상해서 대응할 수
있을 지, 그것도 지금은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럴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는 있습니다.
어쨌든 지금은 100엔-850원 수준까지 버틸 각오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참 괴롭습니다.
환율은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일이므로 지금은 견뎌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회사는 매출과
환율의 추이를 계속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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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엔-850원 수준이면 몹시 고통스럽긴 하겠지만 그래도 못 견딜 정도는 아닐 겁니다.
힘은 들 겁니다. 그렇지만 견딜 수 있을 거고, 그 이후 훨씬 좋은 환경을 맞이할 수 있을 겁
니다.

투자
구성원들이 노력해서 매출이 이렇게 좋아졌는데도 자금 상황이 안 좋은 데는 엔저가 가
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우리가 이 상황에서 끊임 없이 투자를 하고 있는 것도 큰 영향을 미
쳤습니다.
티쿤사업에는 담당 부서 3명과 개발실의 7인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저와 또 영업
마케팅본부의 역량, 그리고 보이지 않는 역량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직접 지출되는 현금만도
한 달에 대략 5천 만 원, 연간으로는 6억 이상입니다. 이렇게 투입한 상태에서 나오는 수입
은 그다지 없습니다. 올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수출컨소시엄에 참가해서 받는 돈은 나중에
간접 수익으로 돌아오기는 하지만 직접 수익이 아닙니다. 이렇게 보면 정말 우리 회사 사정
에서는 엄청난 투자입니다.
회사는 늘 현재와 미래를 놓고 선택을 합니다. 회사만이 아니라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를 여유 있게 살면서 미래를 천천히 대비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당장은 조금 고달프
고 여유 없게 살면서 미래를 위해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둘 다 선택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지금 아끼고 미래에 투자한다고 꼭 성공한다는 보장
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래는 젖혀두고 현재 좀 여유 있게 살면서 미래를 천천히 대비한다고
꼭 실패하는 것도 아닙니다. 미래는 누구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다만 선택할 뿐
입니다. 회사에서 이 선택은 결국 CEO와 경영전략회의의 몫입니다.
저는 미래를 위해 연간 5~6억 원을 투자하는 걸 선택했습니다. 이 선택에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이 모두 동의해준 게 저는 너무 고맙습니다. 저는 경영전략회의가 티쿤사업을 충분
히 이해했고, 동의해줬고, 동의를 넘어 지지하고,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엔저가 오고, 자금 흐름이 좋아지지 않고 조금 불안해지니까 저조차도 티쿤사업을 좀 천
천히 할 걸 그랬나 하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저는 지금 선택을 바꿀 것 같지 않습니다. 저는
여전히 연간 5억 이상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쪽을 택할 겁니다.
잘 한 건지 못한 건지 저는 따지지 않을 겁니다. 아무도 모르는 일을 따져서 무슨 유익
이 있겠습니까? 다만 저는 선택한 것일 뿐입니다.
CEO로서 저는 구성원 여러분께서 저의 선택을 잘 받아주시고 그로부터 혹시 어려움이
오더라도 잘 견뎌주시기를 당부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치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손바닥에 침 뱉고 탁 쳐
서 방향을 정할 정도로 허술하지도 않습니다. 저도 저 나름대로 끊임 없이 자금 사정을 헤아
려보고 또 사업이 될 지를 따져봅니다.
제 판단으로는 티쿤글로벌은 어렵겠지만 견뎌낼 수 있는 정도는 될 거고, 티쿤 사업은
계속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이 고난이 지나면 티쿤글로벌은 정말 엄청나게 성장한 회사가
되어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과실을 회사와 함께한 여러분도 고스란히 손에 쥐게 될 겁니다.
저는 그렇게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선택할 수 있듯이 여러분도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어른입니다. 누
구 말을 듣고 그 말에 무조건 따를 게 아니고, 스스로 판단해서 선택할 수 있는 어른입니다.
저는 회사 사정과 저의 선택을 자세히 말씀 드립니다. 이유는 여러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정보를 차단해서 선택할 수 없는 일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하는 겁니다.
저는 미래를 위해 지금 겪는 어려움을 여러분께서 이해해주시기를, 그리고 잘 견디시기
를 부탁 드립니다. 대신 저는 열매를 여러분과 같이 나누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충원, 급여 인상
4월23일 현재 한-중-일을 아우른 티쿤그룹의 총 인원은 91명입니다. 3월25일 87명에 비
하면 4명이 늘었습니다. 앞으로도 경영지원팀 1인, 제4사업부 1인은 기본으로 충원해야 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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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93명입니다. 참 많습니다.
여기에 올해 들어 자금 사정이 좋아지지 않았지만, 기본 5% 급여를 인상했습니다.
더 인상해주지 못하는 게 화가 나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금에 여유가 없는 가운데 그래
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증원을 안 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이것 역시 선택입니다.
저와 경영전략회의는 이걸 선택했습니다.

선택에 충실
지금 제가 또는 경영전략회의가 선택한 길이 최선일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결과
를 가지고 어느 정도는 판단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결과가 꼭 정답을 보여주는 것도 아닙
니다. 어떻게 보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아무 의미 없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경영전략회의가 선택한 것을 존중하고 충실히 따
르는 것입니다.
괴롭지만 견딜 수는 있을 겁니다.
좀더 좋아지려면 매출을 늘려야 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국에서 더 많이 생산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든 투자도 유치해야 합니다. 아니면 차입을 해야 합니다. 또 조직
을 좀더 효율 높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 전언 앞부분에서 말씀 드렸지만 지난 3년과 다르게 올해는 4월 매출이 3월보다 많습
니다.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 제 판단으로는 이것도 추세인 듯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영업과 마케팅에 많이 투자했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해도 무리는 아닙
니다.
전자상거래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새 회원을 유치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전에 좋은
상품을 싸게 공급하고 있어야 하고, 좋은 서비스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제 좋은 상품, 좋
은 서비스는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새 회원을 유치하는 게 매우 중요
한데, 우리가 영업과 마케팅에 많은 투자를 한 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큰 효과를 낼 것이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국 법인이 안정되면서 생산 품목을 조금씩 확대하게 될 거고, 시
간이 가면 갈수록 회사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하반기로 가면 갈수록 매출은 더욱 증대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
다.
여기에 덧붙여 서울의 각 사업부가 정말 안정된 가운데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 매출 쪽
은 우리가 예측하는 것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조직은 강합니다. 또 다른 몇 가지 조치를 내릴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특별
히 조직을 효율 높게 만드는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경영전략회의도, 모
두에게 더 좋은 방법을 찾는데 늘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
은 지혜롭습니다. 잘 인내하면서 모두를 발전시키는 방법을 찾아낼 겁니다.
또 어느 정도 자금을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상황을 이렇게 판단하기 때문에 저는 고통스럽지만 견딜 수는 있으리라고 봅니다.
티쿤글로벌은 좋았을 때도 힘들었을 때도 계속 투자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물론 운
이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적절한 때 적절한 도움의 손길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도 노
력했습니다. 지금도 그 기조를 유지할 겁니다.
지금은 2012년 가을부터 시작되었던 고통스런 시기에 비하면 그다지 상황이 나쁘지 않
습니다. 골이 깊으면 산도 높은 게 이치입니다. 지금은 엔저가 끝날 것 같지 않지만 또 끝나
고 엔고 시대로 가는 것도 흐름입니다. 멀리 보면 평균입니다. 지금 힘들 때는 이게 끝나지
않을 것 같지만 또 끝납니다.
지금은 정한 길을 꾸준히 가야 합니다. 그게 경영전략회의가 선택한 길입니다.(※)

3
[CEO전언]

제가 선호하는 일하는 방법

2015. 05. 01. 금요일.

집에 가풍(家風)이 있듯이 회사에는 작풍(作風), 즉 일하는 풍토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작풍은 대체로 CEO의 작풍에 맞춰질 수밖에 없습니다.작풍(作風)은 규정에 우선합니다. 법
과 제도는 작풍을 표현한 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이 작풍을 놓고 이런 작풍이 좋다, 또는 저런 작풍이 좋다고 따지
는 건 어리석습니다. 작풍에 옳고 그른 건, 좋고 나쁜 건 없습니다.
성공한 회사라고 해도 어떤 회사 CEO는 무대포이고, 어떤 회사 CEO는 소심하고, 어떤
회사 CEO는 개방형이고, 어떤 회사 CEO는 은둔형입니다. 사람이 다 다르듯이 CEO도 다
다르고, 회사마다 작풍이 다 다릅니다.
섬김의 경영, 나눔의 경영 다 듣기 좋은 얘기일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사람을 마구
잡이로 몰아붙이고, 욕하고, 무시하고, 마음에 안 들면 그 자리에서 해고했던 건 유명합니다.
마윈이 그렇게 민주적이었습니까? 성공한 CEO 대부분은 책에 나오는 바람직한 CEO상과 안
맞습니다. 겉에서 보면 그럴듯한 남편이지만 그 아내는 ‘그럼 데리고 살아보실래요?’ 하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CEO가 다 괴짜라는 뜻은 물론 아닙니다. CEO
는 혹은 회사는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회사 작풍의 강점을 잘 살리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장단점을 동시
에 가지듯이, 자기 회사 작풍의 장단점을 잘 살리면 됩니다. 사람이 단점을 고치면서 사는
게 아니라 장점을 살려서 살듯이, 우리는 우리 회사의 장점을 갖고 살면 된다는 뜻입니다.
티쿤글로벌은 티쿤글로벌의 장점을 가지고 살면 그걸로 충분하고, 티쿤글로벌 CEO가 원
하는 작풍의 강점을 잘 살려서 운영하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이게 사람이 살아가는 원리이고,
회사 생활을 하는 원리입니다. 가풍을 존중하듯이 작풍을 존중하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작풍을 존중하고 강점을 잘 살리면 효율 높은 조직이 됩니다.
저는 회사가 잘 되려면 CEO가 원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은 일사
불란(一絲不亂) 하면 좋습니다. 조직도 사람 사는 곳이므로 절대 일사불란할 수 없지만 그래
도 할 수만 있으면 일사불란한 게 좋습니다. 일사불란 하려면 작풍을 맞춰야 합니다. 그러려
고 저는 CEO 전언과 나눔을 통해 티쿤글로벌 조직의 작풍을 만들어 왔습니다.
오늘은, 최근에 많은 사람이 입사를 했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조직의 작풍을 다시 정리
해서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전언이 늘 그렇듯이 한 얘기를 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있고, 또 있었던 사람도 잊어먹기 때문에 새로 깨우치는 것입니다. 이 주제
는 일년에 한번 이상은 다루는 주제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지만 실
제로는 잘 적용해서 살지 못하기 때문에 또 이야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소통(疏通)되는 조직
제가 가장 강조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통입니다. 회사가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
지, 사업본부가 무엇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사업부가 무엇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를 아
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구성원은 회사, 본부, 사업부가 하려는 일을 어떻게 이해
하는 지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 회사는 그래도 자율이 조금은 자리잡고 있습니다. 자율은 엄청난 책임을 요구합니
다. 그 점에서 우리 회사는 자율과 책임이 매우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율은 전체 흐름을 잘아는 만큼 작동됩니다. 전체 흐름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잘 알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따로 지시를 받지 않아도 알 수 있고, 그럴 때 스스로 움
직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소통이 잘 되려면 리더들이 현재 상황을 잘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높은 산을
올라갈 때 리더가 할 일은, 현재 이 산의 높이는 얼마인데 우리가 지금 어디까지 왔고, 앞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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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어떤 험한 지형이 나타날 거고, 체력이 고갈 되기 쉽다, 기온이 계속 떨어질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하고, 물은 부족하니 아껴 먹어야 한다, 우리는 어디서 얼마 동안 쉴 거고, 길이
매우 험하니 앞 사람에게서 너무 떨어져서는 안 된다, 맨 뒤는 문제가 생기면 이러저러하게
연락하도록 해라 하고 자세히 설명을 합니다. 설명이 정확하면 할수록 구성원 각자는 스스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도 덜 당황하게
됩니다.
제가 바라는 리더는 설명하는 리더입니다. 리더는 지도자(指導者)입니다. ‘지(指)’는 손가
락을 들어 가리키는 것입니다. ‘도(導)’는 인도한다는 뜻입니다. 제가 바라는 지도자의 상(像)
입니다.
리더는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하게 가리켜야 합니다. 그리고 부하나 조직원들이 그 길
을 잘 따라서 스스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저는 이걸 위해 전언(傳言)을 씁니다. 그리고 해외직판기(海外直販記)를 씁니다. 전언과
해외직판기를 통해서 저는 현재 우리 조직 혹은 티쿤이용사를 둘러싼 상황과 내부 상황을
부지런히 설명합니다.
상황을 모르면 답답해지고 답답해지면 화가 납니다. 고속도로에서 차가 막히는 것도 화
가 나지만 도대체 왜 막히는지, 또 얼마나 막혀 있는지 모르면 정말 화가 납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제일 화나는 안내 방송은, ‘앞 차량이 서행하는 관계로 서행하고 있습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차내에서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같은 방송입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
을 어떻게, 왜’라는 6하원칙(六何原則)에 따른 안내가 빠졌기 때문에 답답해지는 것입니다.
승객이 알고 싶은 것은 어떤 사고가 났고, 언제 수습될 수 있으며, 얼마나 늦어질지 하는 자
세한 사정입니다. 물론 사고가 나서 자세한 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는 범위에서라
도 자세하게 설명하면 그만큼 분노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제가 지하철 안내 방송을 들으면
서 최소한이라도 손님의 분노를 줄이는 방송을 듣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전혀 훈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원들에게 회사, 본부, 사업부 책임자는
전체 상황을 관장하고 알려주는 관제탑입니다. 관제탑은 정확해야 하지만 친절해야 합니다.
방향을 가리키는 ‘지(指)’는 흔한 말로 비전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
우리의 목표를 분명히 알려주는 것입니다. 인도하는 ‘도(導)’는 무엇을, 어떻게, 왜 해야 한다
고 일러주는 것입니다.
전언과 해외직판기는 이 일을 하는 수단입니다.
최근에 경영전략회의 성원들이 지휘서신을 씁니다. 일부 부서장은 따로 지시를 하지 않
았는데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 부서장 전언을 쓰고 있습니다. 정말 훌륭합니다. 대단합니다.
이런 게 티쿤글로벌의 힘입니다.
저는 거의 빼놓지 않고 전언을 씁니다. 저는 전언 쓰는 걸 제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
로 삼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이미 한국-중국-일본에 걸쳐 90명 이상이 장소를 달리해서 일하
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전언이 없으면 지금보다 훨씬 소통이 안 되는 채 일을 하게 될 겁
니다. 어쩌면 극도로 짜증나는 상황에서 일을 하게 될 겁니다. 그나마 전언이라도 있으니 안
개 속으로 흐릿하게 보는 것 같으나마 대략 방향은 알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경영전략회의 성원들이 지휘서신을 써주는 것, 그리고 부서장들이 부서장 전언을
써주는 게 우리 회사에서 참으로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앞으로도 간부가 되려면
꼭 해야 할 일로 정하고 티쿤글로벌의 작풍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글로 정리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또 훈련 받지 않고, 연습하지 않았으면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건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입니다. 티쿤글로벌 CEO가 원하니까
해야 합니다. 글 쓴 내용 가지고 저는 잔소리 안 합니다. 쓴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할 뿐입니
다. 하다 보면 익숙해지니까요.
글로 정리하는 건 어렵지만 글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이 가장 많이 정리가 됩
니다. 저는 전언과 해외직판기를 쓰면서 사실은 말을 더 조심하게 되고, 말을 덜 하게 되었
습니다. 저는 구성원 여러분과 일 하나하나를 가지고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정리해서 말하
려고 애쓰게 되고, 또 정리된 것을 말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리더는 지휘서신이든 부서장 전언이든 계속 쓰기를 바랍니다.

2
구성원들은 리더를 존중하고 따르기 바랍니다. 저도 존중하고 제 지시와 명령을 따르기
바랍니다.
소통하려고 리더는 ‘지(指)’하고 ‘도(導)’합니다. 구성원이 해야 할 일은 순종하는 것입니
다. 명령이 내려지면 따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설사 그 명령이 잘못되었어도 따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조직입니다. 따르지 않아도 되고, 따르면 안 되는 것은 그 명령과 지시가 불
법일 때입니다. 불법인 명령은 거부하시기 바랍니다. 안 해도 됩니다. 그렇지만 불법이 아닌
한 따라야 합니다.
회사와 상사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구성원은 필요 없습니다. 잘난 척하지만 결국은 조직
을 해롭게 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리더들에게 함부로 명령하지 못하게 합니다. 설득하고, 토론하고, 대화하고, 교육하
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충분히 설득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시하고 명령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부하는 불법이 아닌 한 당연히 따라야 합니다.
이게 원리지만 소통이라는 점에서 보면 부하는 일단 회사와 상사를 존중하고, 그들의 권
위를 마음으로 인정하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상사를 보면서 ‘네까짓 게’ 하는 마음이 드는
순간 끝입니다. 조직과 상사의 권위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소통의 출발이고, 동시에 자
시 성장의 출발점입니다.

함께하기
저는 상의하면서 일하는 풍토를 좋아합니다.
2012년 2월에 회의하는 방법을 전언으로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핵심 요지는 회의는,
결정하는 자리이고, 결정하려면 토의를 해야 하는데 토의는 회의 전에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
니다.
이 말은 사전에 충분히 토론하고 조정해서 안건을 올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모든 일이
그렇습니다. 무슨 일을 할 때는 사전에 충분히 토론하고 조정하는 게 절대로 필요합니다. 회
의 석상에서 토론하자는 것은 좀 어리석습니다.
사람들은 따로따로 토론하고 조정하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 한 방에
해결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깊이 생각해봐야 할 일이 있습니다.
회의를 하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자기가 하려고 하는 것을 관철 시키는 것입니까? 회사에서 회의를 하는 목적은 관철이
아닙니다. 이해를 구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그리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교육하고, 설득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조직은 리더가 결정하면 끝입니다. 회사만이 아니라 나라도 그렇습니다. 결정하기 위한
것이면 굳이 회의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리더라면 회의를 안 해도 자기 의견을 관철 시킬
수 있습니다. 회사 조직에서는 다수결로 결정하지 않습니다. 회사 조직에서는 리더 독재입니
다. 그러므로 회사 조직에서는 회의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회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유는 회의는 설득하는 자리이고 설득이 되지 않아도 이해를 시키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는 일을 하는 조직입니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가
입니다. 제가 소중히 여기는 것은 혼자 해대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것입니다.
저도 제가 꼭 해야 하는 건 합니다. 티쿤 사업은 제가 고집을 부리다시피 해서 하는 일
입니다. 조직을 계속 확대하고 투자한 것도 제가 고집을 부리다시피 했습니다. 솔직히 CEO
가 하고자 하면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라면 저는 그다지 다수 의견을 존중하지 않습니다. 하려고 하는 것은 고집스
럽게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일을 하면서 그래도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을 충분히 설득했
습니다. 다 설득하지 못하더라도 제가 뭘 하려고 하는지는 꾸준히 알립니다. 전언을 통해서
도 알리지만 따로 만나서도 부지런히 의견을 나눕니다. 전언은 사후 발표인 경우가 대부분입
니다. 제가 전언으로 알리는 대부분은 사전에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과 어느 정도는 협의를
끝낸 일들입니다.
저는 외부와 점심 먹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경영전략회의 성원들

3
과 먹습니다. 점심을 먹거나 차를 마시면서 저는 제가 하려는 일을 설명합니다. 하루 만에
설명하는 게 아니고 몇 달에 걸쳐서 설명합니다. 그래서 안건으로 낼 정도가 되면 대개 충분
히 논의가 된 것들입니다.
저는 상의하지 않고 일하는 걸 극도로 싫어합니다. 상의하지 않고 일하면 정보와 경험과
지식을 조직에 보존하지 않고 개인이 소유하게 됩니다. 때로는 개인이 소유한 정보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조직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회사에서 월급을 받으면서 일하면서 얻은 정보와 지식과 지혜는 회사의 것입니다. 회사
에 남겨주어야 합니다. 그걸 개인 소유로 하면 아주 잘못된 일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지혜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이 잘 나면 얼마나 잘났겠습니까? 대개 고
만고만합니다. 그러니까 지혜를 모아서 실수를 줄이고 더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잘 의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같이 상의하면서 일하는 것이 조금 천천
히 가더라도 훨씬 빨리 가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뜻밖에 일을 상의하면서 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매우 많습니다. 혼자 결
정하고 혼자 집행하고 성과가 나면 혼자 차지하고, 실패하면 조직에 큰 타격을 줍니다. 매우
위험한 작풍입니다. 저는 이런 작풍을 정말 싫어합니다.

수용
소통하고 함께하려면 대화를 많이 해야 합니다. 전언은 대화의 수단입니다. 대화를 하려
면 너, 우리라는 말을 하지 말고 내 생각, 내 의견, 내 감정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되는 집은 대화를 많이 하는 집입니다. 상식입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 마음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내 마음을 그렇게도 모르겠어?’ 당연합니다. 상대 마음은 내가 모릅니다. 내 마음
도 내가 잘 모르는데 다른 사람 마음을 어찌 알겠습니까? 감정을 나눠야 합니다. 리더는 어
떤 형태로든 대화를 즐겨야 합니다. 기질이 다르니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인 경우가 많지만
대화하는 방법을 여러 가지 찾아서 대화를 해야 합니다.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했지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내 생각을 충분히 이야기
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 말을 잘 수용해야 합니다. 수용하고 경청하는 사람은 정말 엄청나게
발전합니다.
제 주변에도 남의 말을 잘 수용하고 경청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긍정하면서 듣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방을 인정합니다. 인정하면서 경청하고, 수용하는 것만으로 그 사람의
지식과 지혜와 실력이 엄청나게 높아지는 것을 저는 여러 번 봤습니다. 공부라는 게 꼭 책을
열심히 들여다 보는 것만은 아닙니다. 책을 통해서 배우는 게 가장 좋습니다. 왜냐면 잘 정
리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존중하고, 경청하고, 수용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경험과 지혜를
힘 안 들이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티쿤글로벌과 또 선임자들을 인정하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하고, 잘 받아들이
는 게 개인에게는 무척 도움이 됩니다.
다른 사람 의견을 잘 수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깊이 자기를 들여다봐야 합니다. 대개의
경우 교만하거나 열등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줏대 있어 보이지만 내면이 약한
경우입니다.
다른 사람의 장점과 강점을 마음으로 인정할 때 긍정하는 마음이 생기고 수용하는 능력
이 생깁니다.
쓸데 없이 고집이 센 건, 대개는 열등감 때문입니다. 정말 중요한 의견은 끈기 있게 설
득해서 통과 시키지만 웬만한 건 그냥 남이 하자는 대로 해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잘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건 성장했다는 뜻입니다. 억지로라도 받아들이는 연습을 부지런
히 하면 수용하는 능력도 커집니다.(※)

4
[CEO전언]

새 고객, 새 상품

2015. 05. 08. 금요일.

4월에 티쿤글로벌은 1억1,450만 엔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역대 최고입니다. 더군다나 최


근 3년 간 4월 매출이 3월 매출을 넘은 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넘었습니다. 4월 매출을 그래
프로 보면 더욱 대단합니다.

작년 4월 대비 46% 성장했으니 성장도 많이 했습니다.


매출증대는 엔저에 대응하는 매우 강력한 수단입니다. 계산을 해보면 우리 매출이 월 1
억4천만 엔이면 100엔-900원 환율을 견딜 수 있습니다. 1억2천5백만 엔이면 100엔-850원
을, 1억1천만 엔이면 100엔-900원 환율을 견딜 수 있습니다.
조직을 줄여서 엔저에 대비하는 것은 실제로는 거의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지금 티쿤글
로벌 조직을 줄이려면 티쿤 사업을 축소 시키는 게 유일한 길인데, 그것은 당장 힘들다고 미
래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외에 조직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은 거의 없습니다.
설사 줄일 수 있다고 해도 저는 차라리 조직을 최대로 가동시켜서 매출을 올리는 쪽을 택하
겠습니다. 엔저가 어디까지 갈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유력한 환율 관련 기관 중 어떤 곳은
100엔-800원까지도 갈 수 있다고 하지만 대체로는 100엔-850선까지가 한계일 거라고 하고,
거기까지도 급속히 가지는 않을 거라고 합니다.
회사는 가장 안 좋은 상황을 전제하고 운영하는 게 좋습니다. 자금은 현실이고, 자금이
떨어지면 당장 조직이 마비되니까 가장 안 좋은 상황을 가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현
재로는 100엔-800원을 가장 안 좋은 상황으로 가정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우리는 1억4
천 만 엔 매출을 올리면 우선 최악은 피할 수 있고, 그 다음을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경영전략회의에서도 다소 엇갈리는데, 저는 올해 9월~11월 사이가 대략 1억2천만 엔~1
억3천만 엔 수준이면 선방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경영전략회의 성원은 9월~11월에 1
억3천5백만 엔~1억5천5백만 엔은 어렵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마 저 말고 다른 경
1
영전략회의 성원의 의견이 맞을 겁니다.
올해 말까지 엔-원 환율이 100엔-850원 선에 머무른다고 가정하면 일단 지금 추세로는
올해 어쨌든 매우 어렵지만 버틸 수는 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간신히 버티는 걸 목표
로 하는 것처럼 보여 참 민망합니다만, 어쨌든 지금은 엔저에 무너지지 않는 걸 목표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외부 차입이나 투자 유치는 되면 좋지만 역시 최악을 가정하는 게 올바르
므로 배제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을 좀 명료하게 정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매출 월
1억4천만 엔을 만들면 우리는 100엔-800원이어도 대체로 안전합니다.
할 수 있을까요? 실무를 담당하는 경영전략회의 성원들께서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
라고 말씀하십니다. 참 다행스런 일입니다.
저는 월매출 1억4천만 엔은 우리가 목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우리 장단점을 잘 분석해
서 전략을 짜면 달성할 수 있는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상반기 성장 동력
올해 상반기에 우리는 꽤 좋은 성적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신규 회원을 잘 유치한 것과 새로운 유력 상품을 내
놓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장 밑바닥에는 좋은 상품을, 싸고, 빨리 편리하게 살
수 있게 한 전 조직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신규 회원이 들어와도 나가는 회원이 많으
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그런데 새로 회원이 가입해서 물건을 구매하고, 또 그 다음
달에도 구매하는 것은 우리 상품이 좋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몇 가지 표를 한꺼번에 게시합니다.

첫 번째 표에서 우리는 3월을 제외하고 작년 동원 대비 매출이 크게 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월도 그래도 31% 성장했습니다. 눈에 확 띄는 것은 4월 매출이 아주 크게 는 것
입니다.
동시에 봐야 할 것은 4월 신규 가입 고객이 2천 명을 넘었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마케
2
팅을 잘 했다는 뜻입니다.
신규 고객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올해 4월에 새로 가입한 고객이 올려준 매출
은 2천3백만 엔입니다. 만약 우리 영업이익이 30%라고 하면 새 고객이 만들어준 이익이 6
백90만 엔입니다. 그달 광고비를 그달에 회수한다는 뜻입니다.
마지막 통계도 매우 뜻 깊습니다. 에어간판, 부직포백, 종이쇼핑백 매출이 전체 매출에
서 무려 14.1%나 차지했습니다. 금액으로는 1,534만 엔입니다.
이 통계를 보면 매출을 증대 시키는 방법은 아주 분명해집니다.

기본 서비스를 잘할 것
새 손님 유치
상품 다듬기
새 상품 출시

기본 서비스를 잘할 것
모든 일이 그렇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을 잘 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새 손님을 유치해도 기본 서비스가 안 좋으면 물건도 안 살 거고, 한번은 사더라도
두 번은 안 살 겁니다.
저는 역시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게’가 가장 중요한 우리 서비스 방향이라고 생각
합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싸고’입니다. 우리 상품은 브랜드 상품이 아닙니다. 싼
걸로 승부해야 합니다. 나머지는 우리가 잘 하고 있습니다. 사업부에서 좋은 상품을 공급하
려고 애쓰고 있고, 또 티쿤글로벌 임직원들은 손님에게 정말 친절합니다. 개발실을 중심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힘씁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정말 잘 하고 있습니다. 지금 하
고 있는 것보다 더 잘 하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앞으로도 지금 하는 것처럼, 원칙을 지키
면서 하면 됩니다.
우리는 원칙을 더욱 보강해서 견고하게 해야 합니다. 이미지를 파는 비즈니스가 가장 강
력합니다. ㈜애드프린트가 파는 물건은 싸고, 좋다. 그리고 배송은 빠르고, 사이트는 편리하
다는 이미지가 형성되면 그 다음부터는 어떤 물건을 내놓아도 손님들이 삽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70%가 감정입니다. 사람은 결코 이치를 따져서 행동하지 않습니
다. 장사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입니다. 신뢰를 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지입니다. 물론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가장 좋은 것은 싸고, 좋
고, 빠르고, 편리하게 입니다. 그리고 이 이미지가 형성되면 강력한 지지 소비자가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 원칙을 잘 지켜야 합니다. 마케팅보다, 영업보다, 상품 다듬기보다,
새상품 출시보다 더 중요한 게 이 기본 서비스 원칙 지키기입니다.
가격은 어떻게 해서든 싸게 해야 합니다. 도매 가격으로 소매해야 합니다. 일본에서 제
일 싸야 합니다. 방법은 반드시 있습니다. 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못할 리가 없습니다. 고
정 관념을 깨서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서 가격을 싸게 해야 합니다.
더 빨리, 그러면서 더 싸게 보낼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그렇게
해야 합니다.
더 좋게 해야 합니다.
더 편리하게 해야 합니다. 이용도 편리해야 하지만, 각 아이템마다 전문몰을 만들어야
합니다. 전문몰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점은 이미 충분히 확인했습니다.

새 손님 유치
우리는 광고 해야 하고, 홍보 해야 하고, 영업 해야 한다는 것을 2012년 10월~2013년
10월까지 광고를 소홀히 했던 경험을 통해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매출 증대와
새 손님 유치가 밀접하게 연결된 것을 위 표로도 확인했습니다.
고객 정책도 쓸 수 있는 게 정말 많습니다.
단골 고객 지원
기존 고객에게 물건 더 팔기

3
새 고객 유치 등
가장 좋은 것은 기존 고객에게 더 팔기입니다. 혹은 잠자는 고객 깨우기입니다.
새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정책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적절한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상품 다듬기
상품 다듬기로 성공한 전형이 부직포백과 쇼핑백입니다. 부직포백은 생산지를 중국으로
옮기면서, 쇼핑백은 상품을 다듬으면서 성공했습니다.

새상품 출시
에어간판이 전형입니다. 최근에 비닐백도 그런 조짐을 보입니다.

(※)

4
[CEO전언]

분양

2015. 05. 13. 금요일.

분양
티쿤글로벌이 직판하던 상품 판매권을 분양합니다.
티쿤글로벌은 이제 일본에 상품을 파는 데는 선수입니다. 어떤 상품도 우리가 조금만 더
투자하고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잘 팔 수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최근 1년 사이에만도 에어간판(www.ad-sign.jp), 부직포백, 쇼핑백을 일
본 시장에 출시해서 완벽하게 성공 시켰습니다.

세 상품은 출시 혹은 재정비한 지 1년도 안 되어서 티쿤글로벌 전체 매출에서 6%,


4,7%, 3.5% 등 총 14.2%를 차지할 만큼 맹렬하게 성장했습니다. 이 세 상품 각각의 매출
신장 속도는 티쿤글로벌 창립 초창기 같은 기간의 전체 매출 성장 속도보다 빠릅니다. 최근
에는 비닐봉투 인쇄 상품을 출시했는데 또 대박의 조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지난 7년 반 동안 경험으로 상품을 어떻게 다루면 잘 팔리는지 잘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티쿤글로벌은 취급하고 있는 대부분의 상품을 대박 상품으로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각 상품을 잘 팔려면 투자하면 됩니다. 사람을 투입해서 시장을 조사하고, 거래처를 바
꾸거나 생산공정을 개선해서 원가를 낮추고, 집중해서 마케팅 하면 대부분의 상품은 일본 시
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할 수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이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이
미 충분히 입증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쉽게도 티쿤글로벌은 조금 더 투자하고 조금 더 신경 쓸 여력이 없고, 또
여력이 있어도 직접 판매 상품을 계속 늘리면 다른 문제가 생길 만큼 조직이 하는 일도 많
아졌고 비대해져 버렸습니다.
티쿤글로벌의 본업은 해외 직판 플랫폼 앤 서비스 사업입니다. 즉 해외 직판 플랫폼과
서비스를 계속 개선해서 다른 업체로 하여금 해외직판을 잘 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본업입니
1
다. 티쿤글로벌이 하는 직판은 본업이 아닙니다. 티쿤글로벌이 직영 판매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은 우리가 만든 플랫폼을 직접 이용하면서 플랫폼과 서비스를 더 좋게 만드는 수단입니다.
남들더러 쓰라고 내놓는 물건인데 자기는 안 쓰는 건 말이 안 됩니다. 내가 만든 프로그램을
내가 먼저 써서 쓸모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옳고, 또 직접 쓰면서 계속 고치는 게 훨씬
효과가 크니까 직판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플랫폼을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돈도
많이 들어가니까 운영비를 벌려고 직판을 하는 것입니다. 티쿤글로벌은 이 점에서 완벽하게
성공했습니다. 직판으로, 먹고 살면서 연구 개발할 수 있는 돈을 벌고 있기 때문입니다.
티쿤플랫폼이 쓸모가 많다는 것은 이미 완벽히 입증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만든 티
쿤플랫폼을 우리도 이용하기 때문에 앞으로 티쿤은 더욱 좋아질 겁니다.
그런데 돈벌이가 좀 된다고 해서 티쿤글로벌이 직판 상품을 계속 늘려나가는 것은 문제
를 낳습니다. 티쿤플랫폼 사업만도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덧붙여 티쿤글로
벌이 직접 운영하는 핵심 두 개 직영 판매 사이트도 이미 웬만한 회사 매출보다 큽니다. 작
년에 출범시킨 두 개 새 사이트도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판국에 계속 상품마다 전문몰
을 만들고, 또 새 상품을 출시하다 보면 서로 다른 성격의 조직이 계속 확대되면서 조직이
비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조직이 비대해지면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필연입니다. 이미 티쿤
글로벌은 그렇게 되어 버렸습니다.
한-중-일을 통할(統轄)하는 티쿤글로벌은 이미 구성원 수만 100여 명에 이릅니다. 플랫
폼 사업과 직판 사업이라는 두 이종(異種) 사업을 꾸리고, 여기다가 현재 직판 사업을 운영
할 능력이 티쿤글로벌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티쿤글로벌은 엔저 때문에 큰 타격을 받아 자금을 축적하고 있지 못합니다. 물론
티쿤글로벌은 지금 당장도 100엔-900원 환율을 버틸 수 있고, 가을이면 100엔-850원 환율
을, 내년 봄이면 100엔-800원 환율을 버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엔저가 꽤 지속될 것 같
은 현재 상황에서 추가 투자 자금을 스스로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투자를 유치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것은 되면 다행일 뿐이므로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설사 투자를 받아서 직영 아이템을 늘릴 수 있다고 해도 그렇게 하면 조직이 비대해지
면서 효율이 전혀 나지 않으므로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티쿤글로벌은 현재 직판하고 있는 아이템을 원하는 회사에 분양합니다. 물
론 무상으로 주지는 않습니다. 티쿤글로벌이 닦아둔 기반 위에 어느 정도 수익도 나게 만든
상품을 무상으로 주거나 혹은 무상으로 달라고 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남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공짜로 달라고 하면 안 됩니다. 티쿤글로벌은 대가를 받고 분양합니다. 다만 티쿤
글로벌은 지금까지 한국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해왔던 만큼 분양 받는 회사에게 매우 유리
한 조건으로 분양합니다. 그리고 분양 받은 회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할 겁니다.

분양 받는 장점
티쿤글로벌은 이미 6만8천 고객사(顧客社)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6만8천 고객사는 개인
이 아닙니다. 모두 기획사거나 법인입니다. 최소한 일러스트레이터 파일을 작성할 수 있는
직원이 있는 회사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티쿤글로벌 6만8천 회원사는 개인 회원에 비해 훨
씬 큰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이 이미 확보한 이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면서 새로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니까 창업 조건치고는 최상의 창업 조건입니다. 더 이상 좋을 수가 없
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티쿤이 유치하는 고객도 계곡 피분양사의 고객이 됩니다. 다른 피분양
사가 모집하는 고객도 피분양사의 고객이 됩니다.
분양하는 상품 중에는 이미 매출이 상당액에 이르는 것도 있습니다. 이런 상품은 조금만
더 다듬으면 매출이 급증할 수 있는 거고, 팔릴 수 있다는 게 확인되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이미 5개 사이트를 성공 시켰고, 또 지금도 새로운 상품을 계속 성공 시키
고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이 지원하므로 성공하기도 무척 쉽습니다.
이런 조건, 이런 상품을 가지고도 돈을 벌지 못한다면 장사는 아예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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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상품 리스트
집중하고 투자하면 잘 팔 수 있다는 것은 부직포 가방, 오리지널 종이 쇼핑백, 애드사인
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이 세 아이템은 상품을 손 보거나 사이트를 독립 시키면서 눈에
두드러지게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제대로만 다루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좋은 예입니다.
대부분의 상품이 그렇습니다. 우리는 강력한 플랫폼과 고객을 갖고 있고, 때로는 중국에서
생산하고, 때로는 일본 업체와 제휴하면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아래 아이템 중 색을 칠하지 않은 상품을 우선 분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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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칠한 아이템은 이미 티쿤글로벌이 충분히 개발했고, 이윤도 넉넉하게 내므로 분양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색을 칠한 것도 티쿤글로벌보다 운영을 더 잘할 회사가 있으면 분양합
니다. 물론 그에 따른 대가는 받을 겁니다. 티쿤글로벌보다 더 잘하는 회사가 있는데 분양
안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이미 충분히 개발을 했기 때문에 분양을 한다고 해도 티
쿤글로벌은 많은 권리금을 요구할 수밖에 없으니까 굳이 서로 불편할 수 있는 걸 피하기 위
해 색칠한 아이템은 분양 대상에 넣지 않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피분양 회사도, 가능성은 크지만 아직 개발이 덜 된 걸 잡는 게 훨씬 돈이 덜 듭
니다.
그런 걸 감안하고 분양 대상 상품 리스트를 보시기 바랍니다.

분양조건
분양은 티쿤글로벌과 피분양사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티쿤글로벌이 분양하는
것은 물건을 버리는 게 아닙니다. 티쿤글로벌은 형편만 되면 이 모든 물건을 직접 운영하고
싶습니다. 다만 지금은 그게 욕심이라는 걸 너무 잘 아니까 이 귀한 아이템을 잘 키워줄 회
사를 찾는 겁니다. 티쿤글로벌로서는 귀한 딸을 시집 보내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멍청한
신랑에게 귀한 딸을 맡기고 싶지는 않습니다. 티쿤글로벌은 물건을 잘 팔 수 있는 능력 있는
회사를 찾습니다.
성패는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능력 있는 회사라면 티쿤글로벌이 잘 키워둔 아이템을
몇 백 배 성장 시켜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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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전언에서 말씀 드렸듯이, 일본 직판에 도전한 한국 인쇄업체는 무려 10여 개였
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성공한 업체는 티쿤글로벌뿐입니다. 티쿤글로벌은 돈도 없었고, 기술
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직판에 도전한 업체 중 두 업체가 조금
성공했고 나머지 일곱 업체는 실패했습니다. 아이템이 문제가 아니라 누가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실증입니다.
능력도 의지도 없는 사람에게 멀쩡한 상품을 분양해서 죽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모두 티
쿤글로벌 일본 법인의 이름으로 판매할 상품입니다. 한 상품이 죽으면 다른 상품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반대로 분양한 회사가 잘 되면 주변 회사도 덩달아 혜택을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티쿤글로벌은 아무에게나 상품을 분양하지 않습니다. 능력 있는 회사, 책임지려는 회사, 정
말 의지가 있는 회사에게 분양할 겁니다.
그리고 돈도 있는 회사여야 합니다. 물론 신랑감이 기가 막히게 마음에 들면 돈 없어도
딸을 시집 보내겠지만, 돈이 너무 없으면 기반을 잡는데 너무 힘들고 인생이 고단해집니다.
기반도 어느 정도 갖추고 성품도 되는 사람이 좋습니다.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이 많지는 않
겠지만 티쿤글로벌은 분양을 안 하면 안 했지 아무에게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 지금 당장 분
양 안 한다고 티쿤글로벌에 무슨 큰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능력과 의지는 탁월한데 자금이 조금 부족하면 같이 할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티
쿤글로벌 역시 돈 없이 이만큼 온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1순위 분양 대상은 티쿤글로벌 구성원입니다. 저는 누가 뭐라고 해도 티쿤글로벌 구성원
들이 일본 직판 원리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충분히 훈련을 받았습니다.
티쿤글로벌 구성원 중에서 상품을 분양 받아서 독립 회사를 운영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최혜(最惠) 조건으로 상품을 분양할 겁니다. 이건 티쿤글로벌이 마땅히 같이 고생한 구성원
에게 해야 할 일입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원이 성공하면 좋겠습니다.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티쿤글로벌 구
성원이었다가 분양 받아서 성공한 사람이라면, 혹시라도 제가 나중에 망했을 때 그래도 밥술
은 뜨게 해줄 것 같습니다. 그걸 떠나서 저는 정말 티쿤글로벌 구성원이 성공하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CEO
회사 성패의 90% 이상은 CEO에게 달려 있습니다. 회사는 CEO 기질이 있는 사람이 운
영하는 게 좋습니다.
사람은 기질이 다 다릅니다. 다르다는 건 좋고 나쁘다거나 옳고 그른 것과 아무 관계 없
습니다. 회사CEO도 그저 역할일 뿐입니다. CEO하는 걸 즐기는 사람이 있고, 참모 역을 즐
기는 사람이 있고, 실무가 편한 사람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CEO하는 걸 좋아하는 사
람은 좀 별난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더군다나 회사 CEO는 정말 위험한 직업인데 그걸 좋아
하는 사람은 생각이 없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는, ‘장사치 똥은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CEO 속은 다 썼었습니다. CEO는 권한이 크고, 성공하면 열매를 많이 차지하
는 건 맞습니다. 그렇지만 책임은 무한에 가깝고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그나마 월급
제 전문 경영인은 좀 낫습니다. 그런데 창업 CEO는 정말 힘듭니다.
저도 한국 나이로 마흔 한 살이던 1999년에 회사를 만들었다가 2001년에 접은 적이 있
습니다. 그 회사 직원수가 가장 많았을 때 50명을 넘었고, 투자 받은 금액이 46억에 이르렀
습니다. 그 회사가 망했을 때 가족, 친인척 돈도 다 털어 넣어서 병신 취급 당하고 폐인처럼
몇 년 살았습니다. 직원들로부터 임금 체불로 고소도 당했습니다. 폐업 처리를 잘못해서 국
세를 못 냈고, 그 때문에 2013년까지 신용불량 상태였습니다. 지금도 수 많은 기업이 도산하
고, 대표가 신용불량에 빠지기도 합니다.
CEO는 장사가 잘 되면 잘 되는대로, 못 되면 못 되는 대로 걱정을 잔뜩 안고 삽니다.
그런데도 작은 규모든 큰 규모든 사업을 해서 성공하기는 정말 힘듭니다. 이석주 부사장은
참 발이 넓은 사람인데, 살아오면서 그나마 회사다운 모양을 갖추면서 성공하는 걸 본 건 티
쿤글로벌뿐이라고 합니다. 저 역시, 맨손으로 시작해서 이 정도 규모로 큰 회사는 대학교의
대충 아는 선배 회사 하나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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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티쿤글로벌을 놓고, 마치 무슨 큰 성공이라도 거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티쿤글
로벌이라는 회사는 아직도 몇 억 빚더미에 100엔-900원일 때 겨우 눈곱만큼 흑자 나는 소
기업입니다. 저는 늘 돈 부족으로 전전긍긍합니다. 조직이 늘어나도 걱정, 위축되어도 걱정
입니다.
이나마 티쿤글로벌이 여기까지 온 것도 2008년~2012년 사상 유례 없는 엔고 혜택 때문
이었습니다. 돈이 있는 사람이 돈을 벌거나, 혹은 부모 도움으로 돈을 버는 건 쉽습니다. 긁
어 모아서 1억 정도로 시작해서 티쿤글로벌 정도라도 만드는 건 기적입니다. 더군다나 요즘
한국 경제 환경은 티쿤글로벌이 출발할 때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CEO 해보는 걸 아담한 카페 하나 열어서 시간 나면 책도 읽고 자기 시간도 가져 보는
걸로 생각하는 사람하고는 애당초 얘기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런 사람은 귀농을 전원생활
로 착각하는 사람하고 똑 같습니다. 회사는 달리는 자전거입니다. 크지 않는 회사는 99% 망
합니다. 오붓하고, 소담한 회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99.99%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작은
회사 잘 운영하면서 직원들과 서로 나누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사람은 사업 안 하는 게
좋습니다. 순진한 걸 넘어서 남의 인생까지 망치기 십상인 사람입니다. 회사 CEO는 무한 경
쟁 사회에서 죽든가 살든가 둘 중 하나에 자기 인생을 걸어야만 하는 사람입니다.
장사가 잘 되면 CEO는 대가를 많이 받습니다. 어쩌면 평생 노후 걱정 안 하고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경우보다 그렇지 않을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로또복권은 매주 1
등 당첨자가 서너 명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 성공하는 회사가 1주에 서너 개 나올까
요? 절대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공했다가도 다시 실패하는 CEO가 성공하는
CEO 숫자보다 더 많은 게 요즘은 현실입니다. 더군다나 한번 실패하면 재기하기가 너무 어
려운 게 한국에서 CEO의 삶입니다.
확률이 이런데도 CEO하겠다는 사람은 좀 정신이 이상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
은 이래도 CEO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취업을 못하니까 마지 못해
구멍가게라도 해볼까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사람 말고 기질 때문에 CEO해보고 싶은 사
람도 있습니다. 보통 사람은 미쳤다고 하는데도 극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과 마찬가지입니
다. 그냥 그 사람 기질입니다. 그 사람이 무슨 대단한 의지나 가치, 사명감으로 그런 일 하
는 건 아닙니다. CEO 기질인 사람은 망할 때 망하더라도 CEO하는 게 좋습니다. 그렇게 해
야 그 사람은 행복합니다.
저도 그런 경우입니다. 저는 CEO하는 게 즐겁습니다. 저는 구상하고 기획하고, 그 구상
과 기획을 실행하는 걸 좋아하는데, 제 구상과 제 기획을 저보다 더 큰 틀에서 수용해줄 수
있는 분을 만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무모한 짓도
그다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합니다. 용감하고 대담한 것과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잘못 되고
나서야 깊이 후회하지만 잘못 되기 전까지는 잘못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뿐입니다. 저는,
성공한 CEO라면서, 방송 등에 나와 원래 꿈이 있었고, 비전이 있었고 하는 소리를 들으면
잘 이해를 못합니다. 저는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뿐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대담하고 끈질기게 보이는 것도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것뿐입니다. 이런 기질은 그냥 이대로
살아야 합니다. 천성이 그러니까 어쩔 수가 없습니다. 조심하고 때로는 소심한 것도 기질이
고, 무모한 것도 기질입니다. 저 같은 사람은 구상과 기획이 저보다 작은 CEO 밑에 있으면
불평불만자가 됩니다. 그리고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니까 불행합니다. 저 같은 기질은 어쩌
지 못하고 모험을 하게 됩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기업가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고 새로운 것에 과감히
도전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여기 덧붙여, 고객 제일주의, 산업보국, 인재 양성, 공
정한 경쟁, 구성원의 후생 복지, 사회에 책임의식까지 갖춘 기업가를 진정한 기업가라고 합
니다. 이런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미래를 예측하고, 새로운 것에 과감히 도전하는 것은 좀 덜 떨어진 사람이 하는 짓입니
다. 두 손 두 발로 기어서 내려와야 될 바위산에서 자전거 타고 내려오는 걸 즐기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새로운 것에 과감히 도전하다 보면 편하게 살기는 글렀습니다. 회사
CEO는 망할 때 혼자 망하지 않고 온 가족을 생사의 갈림길까지도 끌고 가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런 도박 같은 일을 해보고 싶어한다고 해서 좋은 기질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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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니다. 좋게 말하면 모험이고 도전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유별난 것이고 생각이 없는 행동
입니다. 그저 기질일 뿐입니다.
모험하지 않고 평범하게 산다고 해서 무슨 잘못된 게 아닙니다. 인생의 성공과 실패는
인격의 성장에 달려 있지 기질에 달려 있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회 전체로 봐서는 모험하고 도전하는 사람을 양성해야 합니다. 수 많은 모험가
와 도전자를 앞세워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게 해야 사회는 발전합니다. 어쩌면 수 많은 무모
한 모험가와 도전자를 부추겨서 앞서 가게 해놓고는 안전하게 열매를 취하는 게 지혜로운
지도 모르겠습니다. 수 많은 도전가와 모험가는 죽거나 다칩니다. 성공하는 사람은 극소수입
니다. 그렇지만 다수는 이들의 도전과 모험을 통해 평안할 수 있습니다.
저는 2001년도에 바탕화면을 포탈로 쓰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드게이터컴을 운영하
다가 망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도에 누가 하다가 포기하고 버린 일본 야후 경매/구매 대행
서비스를 주워 억지로 조금 살려 다른 사람에게 팔았습니다.
그리고 2004년에 ㈜지즐에, 경영을 책임지는 CEO자격으로 참가하면서 반 동업을 했습
니다. 이 당시 자본은 후배였던 동업자가 대고 저는 돈이 없어서 경영을 책임졌습니다. 이때
제 나이가 마흔 다섯 살이었습니다. 월급은 270만 원이었습니다. 동업자는 선했습니다. 이
동업자는 당시에 한국 오픈마켓에 소파를 팔고 있었는데 될 사업이 아니었습니다. 있는 거라
고는 조립식 창고 하나였고, 허접한 소파 팔아서 버는 돈으로 억지로 운영되는 수준이었습니
다. 그야말로 영세 사업자였습니다. 그 사업체 역시 동업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구조가
참 엉망입니다. 기존 소파 사업체도 동업이고, 거기에 별도 법인도 없이 또 동업 형식이니,
생각 있는 사람이라면 결코 일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소파 파는 업체를 운영하면서 대출도 받고 해서 일본 창고도 구하고 일본 직원 월급도
주고 했습니다. 어쨌든 선한 동업자가 돈을 댔습니다.
그때 환율은 100엔-800원 대였습니다. 간신히 택배박스 사이트를 열고 운영했는데 다행
히 잘 팔렸습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에서 잘 팔린다는 건 서서히 매출이 늘어나는 것일 뿐
매출이 폭증하는 건 아닙니다. 회사는 꾸준히 성장했지만 계속 적자가 났습니다. 적자가 줄
어들어 언젠가는 흑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만 확실할 뿐이었습니다.
이 무렵 빈털터리였던 저에게 마침 그 전 회사 주식을 판 돈 2천 만 원이 들어왔습니다.
저는 그 돈을 아무 조건 없이 회사에 빌려줬습니다. 회사로부터 차용증을 받지도 않았습니다.
어차피 망하면 받을 수도 없는 돈이었기 때문에 차용증을 받을 필요도 없었고, 또 어정쩡한
CEO였지만 CEO였기 때문에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 있는 친구 두 명으로부터 1백
만 엔과 2백만 엔을 또 꿔서 회사에 줬습니다. 당연히 제가 보증을 섰습니다. 동업이라지만
제가 자금을 책임지는 위치가 아니었는데 저는 그걸 다 해줬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즐을 살렸습니다. 2006년 회사가 성장하는 게 분명해지면서 더 동업하
기는 어려워졌습니다. 후배인 동업자는 택배박스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싶어했고, 저는
포장재 오픈마켓을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노선이 달라지면서 갈등이 생겼고, 제가 그 회사에
있는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그 친구는 제가 만드는 회사 1년 운영비를 대주는 걸 조건으로
해서 헤어졌습니다. 그 회사를 운영하면서 일본에 있던 친구로부터 빌린 돈은 ㈜지즐에서 갚
았지만, 제가 넣은 2천만 원은 끝까지 받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만든 게 ㈜티쿤글로벌입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저는 어설픈 사람의 본보기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런 모습에서도 제
특징이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일에 집중하고, 돈 대기로 한 동업자를 탓하지 않고
제가 돈을 만들면서까지 힘을 다해서 ㈜지즐을 살렸습니다. 앞에서 누가 버린 일본 야후 경
매/구매 대행 프로그램도 저는 주워서 살렸습니다.
한편으로는 정말 어리석고 무모하지만, 뚝심으로 버텨내는 게 CEO 기질인지도 모르겠습
니다. 저는 다른 사람은 안 된다고 한 사업을 된다고 보고 살려냈습니다.
저는 이럴 때 살아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런 일을 할 때 행복합니다. 저는 이
렇게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게 티쿤글로벌 전체도 성장하고, CEO 기
질을 가진 사람이라면 개인도 성장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권리금, 보증금을 떠나서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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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CEO 해보고 싶은 분 혹은 창업해보려는 사람은 이 기회를 잡으십시오. 저는 이것보다
더 좋은 창업 기회를 만나기 힘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혹시 기질은 잘 안 맞아도 미래를 대비해야만 하는 사람도 이 기회를 잡아보라고 권하
고 싶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을 운영하면서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놓았습니
다. 그렇지만 이것도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입니다. 제가 아무리 좋은 뜻을 가졌다고
해도 모든 사람을 끝까지 챙길 방법은 없습니다. 그건 나라도 못합니다. 이미 나이가 많은
직원들은 적극 생각해야 합니다. 티쿤글로벌은 8년 밖에 안 된 회사입니다. 이미 나이가 많
은 직원은 회사가 노후를 책임져줄 수 없습니다. 물론 그 어떤 회사보다 조금은 낫게 대우하
려고 노력하겠지만, 평균 연령이 지금처럼 늘어난 세상에서 회사가 개인에게 책임질 수 있는
건 뚜렷한 한계가 있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될 수 있으면 빨리 독립 사업체를 가지는 것
도 적극 검토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를 활용하는 걸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살다 보면 기질을 넘어 어쩔 수 없이 도전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칼을 물고 뜀
뛰기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대담하게 칼을 물고 뜀뛰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고
사합니다. 아무리 도전하기 싫어도 가족을 생각해서 도전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기질이 CEO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적극 참여하기 바랍니다. 다른 사람 눈치 볼 필요
없습니다.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사는 것입니다. 저 역시 그렇게 살았습니다.
티쿤글로벌로서는 대전환이고, 개인에게도 중요한 선택 순간입니다. 여러 번 생각해봐도
이 길이 티쿤글로벌과 새 사업을 찾는 회사 모두에게 좋다는 확신이 듭니다.
인생에서 기회는 여러 번 오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같은 기회는 만나기 힘들겁니
다.(※)

8
[CEO전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2015. 05. 20. 금요일.

파격
개선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때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고정관념에서 쉽게 벗어나는 사람을 보는 건 쉽지 않습니다.
최근에 티쿤 이용사인 adcard.jp를 애드프린트에 메뉴로 넣는 건을 놓고 매우 위험한 상
황이 있었습니다. 애드프린트의 일부 제품과 애드카드의 일부 제품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그
럴 수밖에 없는 게, 겹치는 상품은 그 동안 애드프린트가 애드카드에 발주했던 상품이기 때
문입니다. 이 상품들은 애드프린트에도 애드카드에도 주력 상품입니다.
이 상황을 해결하는 방책으로 나온 게, 같은 소재 상품을 두께에 따라 혹은 매수에 따라
어떤 건 애드프린트에서 팔고, 어떤 건 애드카드에서 팔자는 것이었습니다. 적절한 안이 아
니었습니다. 이 외에도 종이 카드의 경우 모양만 바꾸면 명함이므로 애드프린트는 애드카드
가 종이 카드를 만드는 걸 무척 꺼려했습니다.
애드카드는 핍박 받는 기분을 느꼈고, 애드프린트는 멀쩡히 돈 잘 벌어오는 상품을 버려
야 하는 억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애드카드를 애드프린트에 메뉴로 넣어 주기로 한 때부터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은 필연
이었습니다. 처음에 애드카드를 애드프린트 메뉴에 넣어준다는 약속을 안 했으면 모르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 메뉴에 넣어준다고 해버렸기 때문에 이 문제가 생겼고, 풀기가 매우 어려
웠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을 다 내놓았지만 그 때마다 또 다른 문제가 튀어 나왔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애드프린트는 애드프린트 대로 팔고, 애드카드는 애드카드대로 판다는 방
안을 내놓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임기응변이고 전혀 대책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똑 같은
제품을 한 사이트 안에서 다른 가격으로 파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판매하는 회사는
둘 다 애드프린트입니다. 말하자면 한 백화점에서 똑 같은 제품을 두 코너에서 다른 가격에
파는 셈입니다. 매우 황당한 일입니다. 손님이 물을 수 있습니다. 애드프린트에서 파는 것과
애드카드에서 파는 것은 어떻게 다릅니까?
우리는 하나는 직영이고 하나는 입점이라고 설명하고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 문제가 앞
으로 어떤 문제를 나을지 혹은 어디로 발전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저는 같은 상품을
두께에 따라, 혹은 매수에 따라 나눠서 판매한다는 것보다는 훨씬 낫고, 훨씬 낫지는 않아도
새로운 해결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이트에서 같은 상품을 두 코너에서 팔지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이로써 논쟁이 끝났습니다. 물론 새로운 논쟁거
리가 나올 수는 있습니다. 한 사이트에서 같은 상품을 다른 가격으로 팔 수 있다는 것은 고
정관념을 깬 결정입니다.
이 일을 처리하는 동안, 티쿤재팬 이름으로 팔던 시슈프린트의 단체모자를 애드프린트
사이트 메뉴에 넣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독립몰로 만들어서 팔기로 했습니다. 이것도 티쿤
이용사는 별도 사이트를 만들어서 팔도록 한다는 결정에 사로잡힌 고정관념이 만들어낸 일
입니다. ‘단체 모자를 애드프린트에서 팔면 득인가 손해인가?’ 하고 자문해보면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갖고 이야기하다 보면, ‘티쿤 이용사는 별도 사이트를
만들어서 팔기로 했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는 좀 당황스런 답변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늘 조금 전에 정한 것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삽니다. 물론 한번 한 결정이 오
래 가면 좋겠지만 저는 그러지 못합니다. 저는 제가 그렇게 행동하기 때문에 조금 전에 한
행동을 바꾸는 사람을 비난하지 않습니다. 그럴 수 있다고 보고, 또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하
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결정하는 기준은 매출과 이익입니다. 이익이 되면 좀 전에 결정한 것도 바꾸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결정한 대로 했다’고 하는 건 사실은 아주 잘못입니다. ‘시키는
대로 했다’는 것도 아주 잘못하는 일입니다. 시슈프린트를 애드프린트 그룹에 넣는 것은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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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프린트가 인쇄-판촉물 사이트라는 걸 생각하면 못할 일이 아니었는데 우리는 어느 사이엔
가 ‘독립몰’이라는 단어에 갇혀서 애드프린트에 메뉴로 넣을 생각을 전혀 못했습니다.
시슈프린트를 애드프린트 그룹에 넣다 보니 이번에는 이용사 중에 단체 모자를 파는 하
우엔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건 또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가 골치였습니다.
경영전략회의는 이 문제를 애드프린트 안에서 같은 아이템을 파는 여러 사이트를 둘 수
있다는 결론을 내면서 해결했습니다. 이것도 파격입니다. 또 고정관념을 깬 것입니다. 잘한
건지, 못한 건지는 모릅니다. 어쨌든 고정관념을 깨면서 해결을 했다는 겁니다.
다만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생각의 한계를 제거하면 정말 여러 가지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생각의 한계를 깬다는 것은 개인이나 집단에
게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애드프린트 안에서 같은 물건을 파는 사이트가 여러 개인 걸 어떻게 설명할 거냐 하는
것도 문제긴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가 생길 때 많은 사람은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쪽을 택합니다. 저는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불편하고 곤란한 문제가 생길 때
문제를 회피하는 것과 해결하려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낫습니다.
기준은, 애드프린트 사업 전체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입니다.
우리는 회사 이름도 ㈜여수룬에서 ㈜티쿤글로벌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1년 전에는 사업
부제를 도입했고, 또 최근에는 아이템을 분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회사가 큰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모든 것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데 별로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이 전혀
다른 방법을 자주 내놓습니다. 어쩌면 해외직판도 새로운 것이었고, 해외직판 플랫폼 앤 서
비스라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도 어려운 서비스도 새로운 것입니다.
전환하다 보면 잘못된 길로 갈 수도 있습니다. 전환이 꼭 옳은 것은 아닙니다. 한 길 잘
가다 다른 업종에 손 대서 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 길을 가는 게 또 꼭 옳은 것도 아닙
니다. 수 많은 회사가 인터넷 발전에 적응하지 못해서 도산했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꼭 하나
만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도 역시 선택입니다. 그리고 선택하게 하는 건 기질입니다.
저는 새로운 생각,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는 걸 즐겨 하고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급변하
는 인터넷 시대에는 새로운 생각,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는 쪽이 한길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대에는 모든 것이 빨리 바뀝니다. 이것은
흐름입니다. 이 흐름에 따라가는 게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시대 흐름을
선도하는 인터넷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제가 티쿤글로벌 구성원들과 같이 일하면서 제일 힘들어 하는 것 중 하나가 고정관념에
갇혀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 보는 겁니다.
물론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이 정말 정직하고, 성실하고, 또 그 어느 집단 구성원들
보다 인격에서도 훌륭하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걸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것만으로
도 저는 더 바라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연
습을 많이 하기를 바랍니다.
저는 삶의 목표는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장해야 할 가장 중요한 영역은 인격과 품성
이고요. 인격과 품성의 성장은 자연이나 사회를 개조하는 과정에서 가장 잘 이루어질 수 있
다고 믿습니다. 제가 그렇게 믿기 때문에 저는 자연 또는 사회를 개조하는 과정, 즉 노동과
정을 개선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늘 하는 대로 해서는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그건 반복이고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성장과
는 거리가 좀 멉니다. 반복과 익숙함에서도 개인은 성장할 수 있지만 그 성장은 미미합니다.
진정한 성장은 도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인류의 역사가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하는 것도
그런 의미일 겁니다.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은 성장할 수 없습니다. 도전은 늘 하던 방법에서 벗어나는 것입
니다. 늘 하던 일을 더 잘 하는 것도 도전이지만 그런 건 인터넷 시대에 안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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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침이 그래요’, ‘그 전에도 그렇게 했어요’, ‘부장님이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그건
원래 안 되는 거예요’ 이런 말을 하다 보면 고정 관념에서 절대 못 벗어납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면 ‘늘 하던 방법’, ‘누가 시킨 방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억지로
라도 벗어나야 합니다.
저에게 가장 강렬하게 영향을 준 고정관념 벗어나기 사례가 있습니다. 이 사례는 제 삶
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카이사르가 로마 시내 성벽을 허문 이야기입니다. 로마는
정복한 나라 귀족을 로마 시민으로 인정했습니다. 로마 시민은 로마 성 안에서 살 수 있습니
다. 로마가 계속 정복지를 넓히면서 로마 성안에는 새로 시민이 된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땅이 없어졌습니다. 이때 카이사르는 로마 성벽을 허물어버렸다고 합니다. 더 이상 로마 성
안과 성밖은 없어졌습니다. 이 성벽이 고정관념입니다. 이 고정관념을 허무는 것은 정말 어
렵습니다. 마음 속에 있는 로마 성벽을 수백 번 허물어야 합니다.

(1) 수용하기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연습을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생소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적극
수용하는 것입니다. 고정관념에 쉽게 빠지는 사람은 생소한 방법이 제시 되면, 즉각 거부감
을 갖습니다. ‘원래 그래요’, ‘이렇게 하셔야 해요’ 하면서 정한 틀에다 상대를 몰아 넣게 되
고, 이게 쌓이면 관료주의가 됩니다. 이게 습관이 되면 고정관념에 갇히는 사람이 됩니다.
이런 사람은 티쿤글로벌과 잘 안 맞습니다.
수용하려면 경청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맞장구 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자기와 다른 생각, 자기와 다른 판단을 ‘그럴 수도 있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잘 하는
사람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쉽습니다. 부정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
이는데 늦을 수밖에 없고 그게 쌓이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습관이 듭니다. 이건
뇌과학에서 이미 충분히 입증되었습니다.

(2) 좋아하기
그리고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생소한 의견을 잘 받아들이려면 사실은 자기 안에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실력이 있는
사람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과 새로운 정보를 자신 있게 처리할 수 있기 때
문에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실력은 그 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여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미 여러
가지 변수를 충분히 생각하고 있으면 새 정보가 좋은지 나쁜지 쉽게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자기 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느냐에 좌우됩니다. 그런데 자기 일에 많
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일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좋아하면 일부러 투자하
지 않아도 자기 일에 시간을 많이 쓰게 됩니다.
자기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실력자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회사 일은 회사에서만 하고,
집에서는 회사 일을 완전히 잊어 버린다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중용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사는 건 그 사람 몫이니까 제가 뭐라고 얘기할 건 없습니다만 그
사람을 중용하고 안 하고는 제 몫입니다.
좋아하면 억지로 일하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생기는 문제 푸는 걸 게임처럼 즐기는 사람
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하루 종일 회사 일 생각한다고 쉬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
다.
저는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해주려고 무척 애를 씁니다. 그래서 8시간 노동제를 준수하
고, 법정 공휴일을 거의 지킵니다. 연차를 쓸 때도 눈치보지 않고 쓰게 하려고 합니다. 당연
히 그렇게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사회 풍토에서 그렇게 하는 건 의지가 없으면 안
됩니다. 저는 쉬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도 회사에서 땡 하면 퇴근하고 휴일
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저는 충분히 쉽니다. 그렇지만 저는 24시간 회사 일을 생각합니다.
저는 늘 일을 생각합니다만 저는 저대로 무척 잘 놉니다. 말을 안 할 뿐이지, 열심히 여
행 다닙니다. 24시간 회사일을 생각한다고 놀고 쉴 시간이 없는 것과 전혀 상관 없습니다.
저는 제발 자기 하는 일을 좋아하기 바랍니다. 그렇지 못하면 불행한 일입니다. 좋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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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않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해야 되는 인생은 불행합니다. 자기 일을 좋아하고 만족하는
사람은 표가 납니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좋아하면서 하는지 억지로 하는지를 모르겠습니
까? 물론 좋아하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될 수 있으면 정말 미친 듯이 좋아하기 바랍니다. 좋
아하지 않으면 그만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좋아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어쩔 수 없
이 나와 같이 사는 사람을 보는 건 괴로운 일입니다.

(3) 노력하기
좋아하는 게 가장 바람직합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살아야 하는 거면 좋아하도록 노
력해야 합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좋아하지도 않고 좋아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그냥 같
이 사는 건 가장 잘못 사는 겁니다. 헤어질 게 아니고 떠날 게 아니면 의지를 동원해서 어떻
게든 좋아해야 합니다. 저절로 좋아하면 가장 좋습니다만 그렇지 못할 때 억지로라도 좋아하
려고 노력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감정은 의지에 종속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억지로는 잘 안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노력하라는 말을 잘 하지는 않습니다. 그렇
지만 노력도 해야 합니다. 다르게 생각하기,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기도 노력하면 좋아질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부하는 겁니다. 고정관념은 없애려고 해서 없어지지 않습니다. 머릿
속에 좋은 게 많이 들어가면 나쁜 게 나갑니다. 병 속에 공기를 없애는 방법은 병 속에 있는
공기를 빼는 게 아니라 물을 가득 붓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고정관념을 없애는 건 새로운 생
각을 머릿속에 집어 넣어줄 때 가장 잘 빠집니다.
공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고 그 다음은 경청입니다. 잘 듣는 것도 훌륭한 학습법
입니다. 그러나 가장 효과가 큰 것은 역시 잘 정리된 책을 읽는 것입니다.

(4) 행동하기
티쿤글로벌 안에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참 다양한 상황이 많이 주어집니다. 지금 회
사에서는 아이템을 분양하고 있습니다. 억지로 할 필요는 없지만 저는 도전해보기를 권합니
다. 지난 전언을 잘 읽어보면 그 속에도 매우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신세계를 향해서 떠나기로 결심하고 준비를 시작하면 정말 많은 고정관념이 깨지는 걸
느끼게 될 겁니다. 새로운 도전은 새로운 생각을 불러옵니다. 끝에 가서는 안 하더라도, ‘내
가?’하는 생각을 버리고 도전해보기를 진심으로 권합니다.
물론 억지로 하지는 말기 바랍니다. 억지로라도 해보라고 권하면서도 억지로 하지는 말
기 바란다는 건 모순입니다. 그런데 모든 사물은 바로 그렇게 모순 상태로 존재한다는 걸 이
해하면 제 말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회사가 이런 제안을 내놓을 때 적극 수용해보는 것도 참 중요합니다.
어쩌면 이번 주 혹은 다음 주에 회사는 또 다른 선택할 걸 내놓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적극 도전하기 바랍니다.
도전은 어려움을 낳습니다. 위험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도전 없이는 도약도 없습니다.
도전 없이는 생각이 바뀌기 어렵습니다. 물론 이런 것만이 도전과 도약은 아니기도 합니다.
자기 기질을 잘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조직 안에서 여러 형태로 많은 게 바뀌기를 바랍니다. 특히 모든 것이 급하게 바뀌
는 세상에서는 잔잔하고 차분하게 일하는 것은 그대로 도태로 갈 수 있습니다. 이 급하게 바
뀌는 흐름이 짜증나면 빨리 퇴사해서 급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합니다. 티쿤글로벌은 아침 다
르고 저녁 다른 회사입니다. 여기서 살려면 이 흐름을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좋고 나쁘고,
옳고 그르고가 아닙니다. 티쿤글로벌은 그런 곳입니다. 어제까지 하던 생각, 조금까지 하던
생각으로 일을 하면 어느 사이엔가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 티쿤글
로벌입니다. 티쿤글로벌이 그렇게 된 것은 티쿤글로벌 CEO인 제가 그걸 좋아하고, 그걸 좋
아하는 사람들로 조직을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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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홈페이지 구성 원리

2015. 05. 29. 금요일.

인터넷 전자상거래는 홈페이지에서 시작됩니다. 오프라인 가게는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


나지만 온라인 가게는 손님과 직접 만나는 경우가 무척 드뭅니다. 티쿤글로벌의 일본 법인인
㈜아도프린트만해도 가입 고객이 7만사에 이르지만 직접 얼굴을 본 고객은 별로 많지 않습
니다. 그나마 티쿤글로벌은 오프라인 영업도 하기 때문에 직접 얼굴을 본 고객이 꽤 있을 뿐
입니다. 온라인으로만 거래하면 고객과 얼굴을 맞댈 일이 거의 없습니다. 대신 모든 일은 홈
페이지를 중심으로 처리됩니다. 그러므로 홈페이지를 잘 만드는 건 무척 중요합니다.

홈페이지보다 더 중요한 것
전자상거래의 출발점은 역시 홈페이지입니다. 그렇지만 홈페이지보다 더 중요한 건 역시
상품의 경쟁력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칠 수 없기 때문에
또 한번 이야기합니다.
상품이 좋고 싸면 홈페이지가 좀 형편 없어도 물건을 팔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홈페이지
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상품이 좋지 않으면 물건을 팔 수 없습니다. 전자상거래든 오프라인
장사든 우선은 상품이 싸고 좋아야 합니다. 상인이 할 일은 좋은 상품을 싸게 공급하는 것입
니다. 물건이 안 팔리는 이유는 홈페이지 때문이 아니라 경쟁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애드프린트에는, 최근 1년 사이에,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서 매출을 크게 올린 상품이 두
개 있습니다. 부직포백과 쇼핑백입니다.
부직포백은 2013년 5월에 처음 출시했습니다. 이후 2014년 6월까지 1년 동안 애드프린
트 전체 매출에서 1.5%를 차지한 것이 최고였습니다. 2014년 7월에 부직포백 경쟁력을 높이
기 위해 생산 공장을 중국으로 바꿨습니다. 이미 한국 다른 업체들도 부직포백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물론 티쿤글로벌은 중국에 법인
이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생산 공장을 중국으로 바꾸면서 제조
원가를 낮추었더니 부직포의 매출 점유율이 평균 4.5%대로 치솟았습니다. 이익도 훨씬 커졌
습니다.
쇼핑백은 2013년 5월에 처음 출시했습니다. 2014년 7월까지 점유율이 1%를 넘은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2013년 7월에 수소문 해서 쇼핑몰 제작처를 바꾸었습니다. 2014년 11월
부터 점유율이 3.4%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직판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정말 뼈저리게 느낀 건, ‘싸고 좋아야 한다’는 점입니
다. 저는 전자상거래에서는 박리다매가 옳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전자상거래는 이용자들
이 클릭 몇 번이면 상품 가격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가격에서 경쟁할 수 없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정말 어렵습니다. 일단 가격경쟁에서는 우위를 차지해야 합니다. 대신 인터넷에서
는 가격에서 우위를 점하면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오프라인보다 수월합니다.
그리고 저는 기왕 우위를 차지할 거면 압도했으면 합니다. 제가 아직도 궁금한 것 중 하
나는, 도대체 가격과 품질에서 압도하는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가 일본에서 왜 이렇게 성장
이 더디냐 하는 점입니다. 명함, 스티커와 실사출력물 분야에서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는 품
질과 가격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2~3년 전에는 더 그랬습니다. 그런
데도 성장률은 생각보다 더딥니다. 물론 해마다 평균 30% 이상 성장했으니 그것만으로는 성
장률이 낮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생각하면 소비자들이 애드프린트
나 마쿠마쿠에서 안 사고 다른 데서 사는 걸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좋은 상품
을 이처럼 싸게 팔고, 그걸 고객들도 인정해주고, 홍보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벌써 7년
반 장사를 했는데 아직도 시장에서 1% 점유율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게 현실입니다. 애드프린트보다 더 잘하기도 어렵습니다. 저는 티쿤글로
벌이 일본 시장에 이 정도라도 진입한 것은 가격 경쟁력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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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 경쟁력으로도 아직 제대로 뚫지 못하는 곳이 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이
조금 더 안정되면 가격을 더 내릴 작정입니다. 그렇게 해서 시장 전체를 장악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티쿤글로벌 일본 직판 직영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정말 많은 아이템을 출시했습니다. 티
쿤글로벌은 파격 저가, 고품질, 전문몰이라는 세 가지 기본 방향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습
니다. 티쿤글로벌은 오랜 경험을 통해 이 세가지 기본을 지키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일본 판매가의 70% 수준으로는 시장 진입이 만만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일본 판매가의 60% 또는 50% 이하로 낮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티쿤글
로벌은 그런 원칙을 가지고 운영해왔습니다. 정밀하게 분석해보지는 않았지만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에서 일본 판매가의 70~80% 수준인 상품들의 매출 성장세는 매우 저조한 경험이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본 100엔샵, 한국의 다이소, 이케아가 박리다매를 무기로 큰 기업으로 성장한 걸
늘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 1억3천만 인구를 생각합니다. 저는 물 쓰듯이 광고비를
쓸 수 있는 조건이 아닌 한, 좋은 제품을 엄청나게 싸게 팔아서 시장에 들어가는 수밖에 없
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중국, 나아가 세계 여러 곳에서 일본에 직판할 수 있는 티쿤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티쿤글로벌 뿐 아니라 한국 판매자들이 가지는 특별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장점을 잘 살려서 일단 절대 경쟁력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우선해서 해야 할 일입니다.
홈페이지를 잘 만들기 전에 먼저 해야 하는 건 역시 상품 경쟁력 갖추기입니다.

신뢰
상품 경쟁력이 있다는 걸 전제로 할 때, 초기 진출 홈페이지가 먼저 확보해야 할 것은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신생 사이트는 믿기 어렵습니다. 아주 잘 알려진 사이트가
아닌 한 이건 늘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 자신에게 비춰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에서도 인
터넷으로 거래할 때면, 제대로 된 물건인가, 반품은 제대로 받아주나, 환불은 잘 해주나 하
고 걱정하게 됩니다. 작은 거래도 그렇습니다. 오프라인도 마찬가지지만 온라인에서는 신뢰
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됩니다.
상거래에서 신뢰는 모든 일의 기본입니다. 전자상거래에서도 우선은 기본에 충실해야 합
니다. 티쿤글로벌이 해외직판 하려는 분들에게, 원어민자를 고용하고, 일본 사이트와 구분되
지 않게 하라고 강조하는데 이건 신뢰와 연결되는 가장 기본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티
쿤 이용사들의 사이트는 일본 고객이 봤을 때, 다른 일본 사이트와 전혀 구별할 수 없습니다.
홈페이지도 일본 원어민자가 만들었고, 고객응대도 일본 원어민자가 하고, 결제도 일본 결제
회사를 통해서 하고, 발송도 일본 택배회사 전표를 붙여 발송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티쿤이 이런 원칙을 제시한 걸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을 편안하게
해줘야 합니다. 이거 좀 이상한데 하고 생각을 여지를 아예 없애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물
론 제가 엄청나게 강조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티쿤 이용사는 잘 따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기
본을 소홀히 하고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대규모로 광고하면 신뢰는 올라갑니다. 우선 돈을 그만큼 쓸 수 있는 회사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합니다. 그런데 작은 사이트는 그 정도 돈을 쓸 수가 없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건 시간 밖에 없습니다. 우선은 노출을 계속 시키는 수밖에 없습니
다. 리스팅 혹은 검색어 광고를 꾸준히 하고, 같은 고객을 겨냥해서 꾸준히 광고를 노출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주 보면 익숙해 지고, 익숙해 지면 믿게 됩니다.
여기에 덧붙여 홈페이지에서 믿을 수 있는 요소를 집어넣습니다. 저는 초창기 때 회사
소개 난에 일본 대표 사진을 게시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믿음을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이건
다른 사이트들도 많이 쓰는 방법입니다. 다른 사이트들은 대표이사를 알리는 것에 덧붙여 점
장, 파트장 사진을 올려둡니다.
회사 소개를 정확하게 하려고 애쓰는 것도 정말 중요합니다. 초창기에는 회사소개 코너
가 꽤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초창기 회사여서 쓸 게 없는 게 아니라, 초창기기 때문
에 포부를 밝힐 수도 있습니다. 논리는 만들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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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가 손님과 마음을 다해서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하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정말 내가
이 장사를 왜 하나, 손님과 어떻게 만나고 싶은가 하는 마음이 전달되면 회사 소개서는 성공
합니다. 그냥 약사(略史)를 쓰는 걸 넘어 진심을 전달하는 것이 소개서입니다.
구매후기를 다는 것도 신뢰를 주는데 무척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티쿤글로벌 직영
사이트는 아이템 마다 될 수 있으면 구매후기를 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용사 사이트도 구
매 후기를 달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구매 후기는 매우 효과 높은 구매 유도 역
할을 합니다. 이것보다 더 고객에게 신뢰를 주고, 또 입소문을 유도하는 방법도 드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문몰
홈페이지는 전문몰이어야 합니다. 상식입니다. 우리도 전문몰을 더 신뢰합니다. 어차피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종합몰을 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종합몰은 그래도 월 거래량이 몇
백 억 원 단위는 되어야 할 겁니다. 인터넷에서는 종합몰이 지배를 하겠지만 그 사이에 전문
몰이 활동할 영역은 무척 넓게 열려 있습니다.
저는 전문몰이란 아이템이 풍부하고 컨텐츠가 정확한 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없
는 게 없으면서 하나하나 깊이 있고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몰이 전문몰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초창기에 인원이 충분히 투입되어야 하고, 이후에도 꾸준히 관리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만들기 위해 티쿤글로벌은 인쇄물 사이트에서 실사출력물, 에어간판, 부직포 상
품 사이트를 전부 분리 시켜서 독립몰을 만들었습니다.
인쇄물, 실사출력물, 에어간판, 부직포 상품 모두 기획사(일본에서는 프린트점)나 법인이
나 가게가 주고객입니다. 고객이 같습니다. 그런데도 이 상품들을 한 사이트에서 팔지 않고,
각각 사이트를 따로 만들어서 판매합니다. 운영하는 팀도 전부 독립 시켰습니다. 이게 효과
가 큰지 혹은 통합해서 운영하는 게 효과가 큰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우리는 이게 효과가 크
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게 믿기 때문에 티쿤글로벌은 adprint.jp, makumaku.jp, ad-sign.jp,
adbest.jp 네 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아이템 단위로 따로 사이트를 만들
생각입니다. 티쿤글로벌은 이렇게 하는 것이 전문몰을 만드는 가장 기본 방식이라고 생각합
니다.
이렇게 한 다음에 아이템 단위로 최대한 다양한 상품을 구축합니다. 저가 보급형부터 고
가 고급형까지, 그리고 여러 나라 상품을 팝니다. 여러 나라 상품을 파는 것도 전문몰을 만
드는 길입니다.
명함을 일본에 팔 경우, 한국의 명함도 팔아야 하지만, 일본의 점자 명함, 일본의 당일
발송 명함, 일본의 점자 명함, 일본의 화지(和紙)명함, 일본의 재생지 명함도 입점 시켜서 팔
아야 합니다. 고객이 글자 데이터만 입력하면 명함을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애드프린트에
입점 시킬 수 있다면 해야 합니다. 중국에 초저가 명함이 있다면 당연히 입점 시켜서 팔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정말 전문몰다운 전문몰이 됩니다. 명함과 관련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는 몰이 되는 게 판매에는 무척 유리합니다.
티쿤글로벌에는 티쿤이라는 플랫폼이 있습니다. 각종 상품을 입점 시키는 걸 아주 쉽게
해줍니다. 이 플랫폼을 이용해서 명함 고객에게는 명함 원스톱 서비스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티쿤글로벌은 앞으로 이 방향에 따라서 움직여야 합니다. 그리고 티쿤 이용사도 할 수
있는 만큼은 최대로 전문몰로 발전 되어야 합니다. 티쿤에는 티쿤이용사가 또 다른 납품점을
입점 시킬 수 있는 수단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참여, 개방, 공유
홈페이지를 잘 만드는 원리로 참여, 개방, 공유의 웹2.0 정신을 잘 적용하면 좋습니다.
참여, 개방, 공유의 전형이 오픈마켓입니다. 누구나 와서 팔 수 있고, 누구나 와서 살 수 있
고, 구매후기 등으로 정보를 공유한다, 이걸로 오픈마켓은 대박을 친 겁니다.
페이스북, 트위터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고, 댓글로 반응할 수 있고, 공유
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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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는 각종 게시물 대부분에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위키패디아 같은 경우는 공동으로 백과사전을 만듭니다.
리눅스는 컴퓨터 운영 체계 자체를 같이 만들어 나가도록 합니다.
웹3.0 정신도 있다고 하지만, 참여, 개방, 공유라는 웹 2.0의 기본 정신만 제대로 구현하
는 것도 어렵습니다. 이것만 살려도 훌륭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이용자들이 참여할 공간을 마련해주는 게 좋습니다. 특히 이벤트 같은 것
은 이용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무조건 좋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이라는 존재는
관심에 목말라합니다. 그래서 돈 한 푼 안 줘도 긴 글을 써서 올리고, 댓글 달고, 또 음식
물 사진을 올립니다. 표현하고 싶은 욕구입니다. 이 기본 욕구를 충족 시킬 수 있는 마당
을 열어주는 게 좋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에서 디자인 공모전을 하기를 무척 바라고 있는데, 그것도 역시 그런 마
음에서 하는 겁니다. 티쿤글로벌 안에서 디자인을 사고 파는 코너를 만들고 싶은데 역시
그런 마음입니다. 앞으로 좀 여유가 되면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운영자들은 이용자들이 어떻게 하면 참여하게 할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단독몰에서 이용후기를 개설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오픈마켓에서는 이용후기가 모
든 판매자에게 강제로 열려 있기 때문에 모든 판매자에게 똑 같은 부담이 주어집니다. 그
런데 단독몰에서는 악성 이용자 한두 명 때문에 단독몰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티
쿤글로벌도 한때 이용자 게시판을 개방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칭찬하는 글은
원래 잘 안 올립니다. 대신 불만, 비방글은 넘쳐 나게 되어 있습니다. 어떤 악성 이용자는
혼자서 하루 종일 악성글을 답니다. 좀 정신 이상자입니다. 그런데도 개방한 게시판에서는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 사람 구매 이력을 조회해봤더니 달랑 한 건 주문한 사람이었습
니다. 이런 걸 적절히 거를 장치를 두는 게 좋습니다.
티쿤글로벌의 이용후기는 이용후기 중 좋은 것만 골라서 올리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도 되냐 안 되냐 문제 이전에 단독몰에서 완전 개방형은 장사를 못할
정도의 어려움을 가져다 줍니다. 이 때문에 단독몰의 경우 완전 개방형 게시판을 운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런 고민도 참여, 개방, 공유라는 웹2.0의 정신이 이미 우리들 머리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나옵니다. 이번에는 이 정신을 우리가 먼저 일부러 잘 활용하는 게 좋습니
다.

애정
홈페이지를 만드는 데는 물론 요령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그 많은 요령을
넘어서는 묘약이 있는데 그건 애정입니다.
그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홈페이지를 잘 만들고 잘 가꾸게 됩니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여기도 적용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당연히 홈페이지를 가꾸려고 합니다.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고
객이 불편한 걸 내가 불편한 것보다 더 못 견딜 때 홈페이지는 좋아집니다.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 마음이 저절로 들 때 진짜 일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 마음이 안 들면 가지려
고 노력해야 합니다. 억지로 되느냐고 체념하며 묻는 사람이 있는데, 뜻밖에 사람의 뇌는
억지로 하려고 하면 그렇게 바뀝니다.
기술과 의지는 같이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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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매출 올리기

2015. 06. 05. 금요일.

엔저가 우리를 무척 괴롭힙니다. 매출 상황은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비록 영업일수가


적었다는 걸 감안해도 5월 매출이 기대보다 좋지 않았지만, 평일 평균 매출을 보면 아주
나빴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만큼 각 사업부가 무척 열심히 했고, 또 잘해주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저가 계속 되면서 자금 사정은 전혀 좋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애를
써서 공부하는데도 성적은 전혀 안 올라가는 것처럼 괴롭기조차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까
지 열심히 잘하고 있는데 잘하는 만큼 엔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참 실망스럽습니다.
CEO인 저로서는 구성원 여러분의 헌신에 그저 감사할 수밖에 없고, 더 열심히 하세요
하고 다그칠 수도 없는데, 자금 흐름이 좋아지지 않으니 지금은 하늘을 탓하게 됩니다. 그
런데 천만 다행으로 6월, 7월은 영업일수가 많아지고, 8월을 견디면 9월부터 성수기로 접
어드니까 어쩌면 조금만 더 견디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이 상황도 잘 이겨낼 수 있으리라
고 생각합니다. 하늘은 견딜 수 있을 만큼만 시련을 준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이 말은 지
금 무척 힘들지만 견딜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골이 깊으면 산도 반드시 높습니다.
환율이라는 게 낮아지면 또 높아집니다. 지금은 다시 엔고 시절이 올까 하고 의심이 들지
만 그렇지 않았던 적이 오히려 없습니다. 지금은 견디면 되는 시기고 견뎌야 할 시기입니
다. 그나마 조금만 더 애를 쓰면 되니까 그만큼만 힘을 내자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상황은 여러분도 저도 책임질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잘 성장해왔습니
다. 아주 잘했습니다. 저는 누가 뭐라고 해도 이것보다 더 잘 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
다. 평일 평균 매출은 계속 올랐고, 신규 고객 유치도 잘 했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도 비난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조직을 줄였어야 했다고 잘난 척 할 사람도 있지만, 우리에게 지표
는 평일 평균매출이고, 신규 고객 유치입니다. 이 지표가 좋으면 잘한 겁니다. 결과가 나
쁘지 않습니다. 아마 조직을 이 규모로 가지고 가지 않았으면 상황은 더 어려웠을 수도 있
습니다. 가정은 필요 없습니다. 우리는 잘 했습니다. 우리가 책임질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생긴 일까지도 자책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사람이 신이 아닌 이상 완벽할 수 없습니다.
정도면 훌륭하기까지 한 겁니다. 살다 보면 원하지 않는 병에 걸리기도 하는 거고, 사람이
어쩌지 못하는 재난도 당하는 겁니다. 건강 관리를 아무리 잘 해도 암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 사람더러 더 조심하라고 하는 것은 신이 되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
다.
모든 일에 우리는 책임을 지지 못합니다. 뭐 좀더 잘 하지 하는 정도라면 그냥 받아 넘
길 수 있지만 잘못했다고 하는 말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저도 CEO로서 자금 흐름
이 안 좋기 때문에 무척 괴롭기도 하고, 힘도 듭니다. 그렇지만 우리 회사 상황에서 더 잘
대처할 수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여러분도 잘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지금도
우리가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므로 지금은 저도 여러분에게 칭찬과 격려를 받아야 하
고, 여러분도 저로부터, 그리고 동료들로부터 칭찬과 격려를 받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6월에 조금은 흑자를 낼 수 있습니다. 대단한 것 아닙니까?
전체 자금 부족금은 7억 가까이 됩니다만, 부족금이 크게 더 늘어나지는 않을 겁니다. 이
어려운 환경에서 외부 자금을 들여오지 않고도 버틸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도 여러분도 정말 잘 했습니다. 다만, 현실은 조금 곤란하니까 기조를 흔
들지 않는 범위에서 조금씩만 더 노력하자는 말씀을 드립니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조
금만 더 신경 쓰면 상황이 더 나빠지는 상황을 피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우리
에게 확실히 유리하게 펼쳐질 테니까, 지금은 그야말로 반 걸음만 더 내디디도록 해보자고
말씀 드립니다.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매출을 조금만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1
봅시다. 그리고 이걸 계기로 매출 증대 방안도 한번 공부해 봅시다.
참 좋은 일은 이번 달부터 영업 마케팅비의 상당 비중을 사업부가 직접 집행하게 되었
다는 점입니다. 참 신나는 일입니다. 사업부가 독립되고 나서 드디어 마케팅 업무까지도
사업부가 관장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마케팅비도 사업부가 독자로 집행할 수 있게 되었
습니다. 사업부제가 서서히 완성되어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잘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회사는 매우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비록 현금 흐름
이 좋지 않아 무척 고생하고 있지만, 우리 회사만큼 목표가 뚜렷하고, 지도부가 견고하고,
간부 역량이 뛰어나고, 구성원의 자질이 훌륭한 회사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충무로뿐 아
니라 전국에서도 이 정도로 훌륭한 구성원과 조직을 갖춘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우리가 우리를 보면 부족한 게 많아 보이고, 조직도 허술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자
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살펴 보십시오. 우리보다 더 훌륭한 조직을 찾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저는 우리 힘이 이 정도 되기 때문에 조금 어려운 시기에 조금만 더 힘을 내는 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동료들이 있고, 자금 흐름이 좋지 않다고 했지 나쁘다고 하는 게 아닙니다. 그렇
다면 우리가 조금 더 매출을 올리는 것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걸 위해 매출 증대와 관련된 원칙을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다.

역시 기본부터
매출을 올리는 방법은 역시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게’라는 원칙을 지키는 것입니다.
다급해도 가격은 낮춰야 합니다.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을 수 없고, 바늘 허리에 매어서는
못 씁니다. 급하다고 많은 이익을 노리면 안 됩니다. 그저 미련할 만큼 꾸준하게 가는 게
오히려 지혜롭습니다.
우리는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게’를 서비스 원칙으로 삼아 꾸준히 지켜왔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성장했고, 이 악조건을 버티고 있습니다. 고객을 실망시키면 안 됩니다. 신
뢰를 최우선으로 고객을 만나야 합니다.
이 기본은 설명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증대를 이야기 하면서도 또
여기서 시작합니다. 모든 것은 기본이 충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늘 가슴에 새겨야 할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하기 때문입
니다.

단골을 늘리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기본을 유지하면서 매출 증대라는 항목만 놓으면 여기도 기본 원리가 있습니다.
매출을 늘리려면 단골을 늘리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면 됩니다. 대부분의 원리가 그렇듯
이 지극히 평범합니다. 기존 고객이 단골이 되고, 새 고객이 늘어나면 매출은 저절로 늘어
납니다.
기존 고객을 단골로 만드는 방법은 다시 기본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뿐입니다. 싸고, 좋
고, 빠르고, 편리하게. 전화 한번 더하는 것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고, 카다로그를
잘 만들어서 보내는 것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존 고객이 무엇을 사려고
할 때 일단 티쿤글로벌 사이트에서 찾는 걸 먼저 하게 환경을 만들어 두면 됩니다. 그건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때 이루어집니다. 또 전문몰이 되면
됩니다.
신규고객 유치는 조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일단 확보한 고객에게는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게가 중요하지만, 그걸로 신규 고객을 모으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입소문으로 들
어오는 사람도 있지만, 올해 들어 입소문으로 가입했다는 고객은 16%밖에 안 됩니다. 그
렇기 때문에 신규 고객 유치 활동은 특별히 더 힘써야 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광고비는 줄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우리가
원칙으로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이 2012년 10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엔저를
견디지 못하고 광고비를 대폭 줄였다가 매출증가세가 확 꺾여서 회사의 존폐를 걱정하는
상황까지 몰렸던 것을 기억할 겁니다. 그야말로 농사꾼은 아무리 주려도 종자는 삶아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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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야 하는데, 그때 배고프다고 뿌릴 씨를 다 먹었다가 정말 그 다음 해에 굶어 죽을 뻔
한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홍보비는 당장 부담스럽습니다. 우리는 직접 홍보비로 월
6백 만 엔, 영업 활동비로 6백만 엔 가까이를 씁니다. 티쿤글로벌 같은 작은 회사로서는
어마어마한 지출입니다. 그런데 이걸 줄이는 순간 급한 불은 끌지 모르지만 조직은 시간이
가면 더 어려워지게 되어 있습니다.
저도 지금 몹시 힘들지만, 그래도 이 엔저에 회사가 유지되고 조금이나마 흑자를 낼 수
있는 데는 홍보비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조직을 줄이지 않
은 것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금이 쪼들리면 누구나 광고비 또는 홍보비를 줄이고 싶어 하고, 조직을 줄이고 싶어
합니다. 사람의 본능입니다. 이 본능과 싸워야 합니다. 신규 고객을 유치하려면 알려야 하
고, 알리려면 돈이 들어가야 합니다.
자금 사정이 안 좋으니까 조직 안에서도 조심하자는 말을 하게 되고, 또 홍보비도 조직
도 줄이자는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지만 이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아야 합니다.

새 상품 보강
단골들이 더 많이 사게 하는 건 우리에게도 좋은 거고, 단골들에게도 좋은 겁니다.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게 라는 기본이 채워지면, 새 상품을 공급하는 게 매출을 올
리는데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혹은 기존 상품을 잘 다듬어서 가격을 낮추면 됩니다. 그런
데 이것도 현재 우리가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조직을 늘리지 않는 한 더 잘 하기 어렵
습니다. 그리고 새 상품을 늘리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는 게 지금 꼭 더 좋다는 보장
도 없습니다. 너무 무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새 상품 보강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 역량으로 이쪽을 보강하기는 어렵
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티쿤 이용사를 통해 공급되는데 이걸 잘 활용하는 게 빠릅니다. 캐
리커처 상품, 플라스틱 명함, 종이컵, 단체 모자로 잠들어 있던 고객을 깨우고, 한번만 구
매했던 고객이 사이트에 또 올 이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새 상품으로 잠자고 있는 고객을 깨울 수도 습니다. 뜸했던 손님도 자주 오게 할 수 있
습니다.
이용사의 상품을 티쿤글로벌은 이용하지만 이 자체가 이용사에게는 엄청난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7만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 고객들에게 신상품을 적극 알리는 기회입니다.
지금은 우리 자체로 새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는 게 좋습니다. 새 상
품 개발은 무척 중요하지만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이용사
를 지원하면서 애드프린트와 티쿤 전체를 키우는 게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홍보 채널과 제목
매출을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 손님을 유치하는 것과 기존 손님을 깨우는 건데, 이
둘 모두 홍보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이 분야와 관련 제가 제일 아쉬워하는 것은, 아주 사소해 보이지만 온라인에서는 무척
중요한 홍보 매체의 제목 잡기 또는 메인 타이틀 꾸미기입니다.
다양한 온라인 홍보 채널을 이용하는 것은 티쿤글로벌이 정말 잘 합니다. 일본의 웬만한
중소기업보다도 잘 합니다. 이것은 우리 회사 영업 마케팅부가 특별히 능력이 있기 때문입
니다. 잘 했습니다. 야후리타겟, 구글리타켓, 야후와 구글 리스팅, 이메일, 페이스북, 야후
서치, 어필리에이트 활용, 블로그, 디스플레이 광고, 트위터 등등을 이미 잘 이용하고 있습
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채널을 확보하고 또 어느 게 더 효과가 높은 지를 구분해야겠지만
지금까지 잘해온 것만큼 앞으로도 잘할 겁니다.
다만 홍보문안을 잡는 것은 많이 개선해야 합니다. 온라인 홍보에서는 단 한 줄로 승부
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요령만 알면 꽤 쉽게 고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즉효입니다. 이것은 따로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일입니다. 온라인은 매체 노출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이 점을 무척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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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티쿤글로벌은 홍보비의 많은 부분을 사업부가 직접 쓰기 때문에 이 사소해 보이는
부분을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하고, 지금 하고 있는 홍보도 조금만 손 보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 또 생각해야 합니다.
이메일은 제목 하나로 승부가 나버립니다. 리스팅 광고도 한 줄에서 끝납니다. 배너도
작은 한 페이지에서 끝나 버립니다. 온라인에서는 거의 모든 광고와 홍보가 첫 줄에서 승
부가 나버립니다.
이 점이 이전 TV나 신문과 근본에서부터 다릅니다. TV나 신문은 강제로 보게 합니다. 신
문 광고 등은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신문을 넘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게 됩니다.
이미지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광고는 대부분 텍스트에서 출발하고, 이미지라고 해도 배너라는 극히 좁
은 공간에서 승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텍스트 위주가 안 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온라인 홍보에서 승부처는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스팅, 리타겟, 배너, 이메일
모두 제목에서 승부가 나버립니다. 여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야후에서 ‘横断幕’이라는 검색어로 검색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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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쿤글로벌을 운영하면서 제가 틈날 때마다 실무지도하지만 가장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광고문안 뽑기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이 정말 못하는 게 이겁니다.
그나마 横断幕@激安5900円과 オリジナル横断幕/25%OFF은 좀 낫습니다. 나머지는 어
떤 사이트에 적용해도 다 쓸 수 있습니다.
고객이 위 광고 문안 중에서 무엇을 열어봐야 할까요? 특징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배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티쿤글로벌은 다른 회사들에 비하면 무척 잘합니다만, 그래도 이게 참 약합니다.
아무래도 카피를 만드는 것은 전문 영역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척 어렵습니다. 그런데
욕심 내지 않고 요령대로만 하면 기본은 할 수 있으니까 조금 설명합니다.
보통 초보자들은 광고문을 만들라고 하면 구름 잡는 소리, 또는 여기 붙이나 저기 붙이
나 똑 같은 단어를 씁니다. 초저가(超激安), 고품질이라는 말을 쓰거나 하나마나한 말을 합니
다. 고품질, 초저자, 오리지널, 오더메이드라는 단어는 하나마나한 소리입니다. 누구나 하는
소리입니다. 누구나 하는 소리는 하나마나한 소리입니다.
‘오리지널’ 또는 ‘현수막이라면’ 따위는 그야말로 하나마나한 말입니다. 현수막은 원래
오리지널이 기본입니다. 현수막을 사는 사람이 기제품을 찾을 가능성은 무척 낮습니다. 현수
막 사이트에 오는 사람은 당연히 오리저널 현수막 사이트라고 본다는 뜻입니다. ‘현수막이라
면’은 이 사람이 검색어로 현수막을 쳤다는 걸 생각하면 하면 안 되는 말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오리지널, 오더메이드, 현수막이라면 같은 단어는 동어반복이거나 단어 낭비입니다.
뻔한 이야기를 하면 잔소리입니다. 동어반복, 뻔한 소리는 돈을 갖다 버리는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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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横断幕’라는 단어로 검색할 수 있게 만든 모든 광고문안이 이렇습니다. 이게 다 돈
내고 하는 광고입니다. 참 어렵습니다. 리스팅 광고 문안만 그런 게 아닙니다. 이메일 제목
도 이렇고, 배너 광고 제목도 그렇습니다.
이것만 제대로 고쳐도 광고문과 홍보문이 바뀌고 생각하는 습관이 바뀝니다. 제가 지나
치게 작은 것을 가지고 이야기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온라인 비즈니스에서는 홍보문이
바로 거대한 성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비즈니스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나만의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티쿤글로벌만의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티쿤글로벌만의
장점, 티쿤글로벌만의 강점, 티쿤글로벌만의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한 줄에 나만의 이야기
를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따라 올 수 없는, 다른 사람이 쓸 수 없는 문장, 다른 사람이
쓸 수 없는 단어를 쓰는 게 홍보입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문장, 누구나 쓸 수 있는 단어로
는 홍보가 되지 않습니다. 효율이 너무 떨어집니다. 효율이 떨어지면 돈을 낭비하는 것입니
다.
지금 리스팅 광고, 이메일 제목, 배너 제목을 들여다 보십시오. 우리만 쓸 수 있는 단어
이고 우리만 쓸 수 있는 문장입니까? 정말 여기서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만 쓸 수 있는 것,
그게 홍보여야 합니다.
저는 대화를 하거나 나눔을 할 때도 내 이야기를 하려고 애씁니다. 나눔가이드 라인에도’
너, 우리라는 말을 하지 말라’고 되어 있지 않습니까? 이건 홍보문에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이야기, 티쿤글로벌의 이야기입니다. 남과 다른 티쿤글로벌, 티쿤글로
벌만의 비즈니스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건 내가 안 해도 됩니다. 그건 그
사람들이 하게 놔둬도 됩니다. 앵무새도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누구나 쓸 수 있는
문장, 누구나 쓸 수 있는 단어를 써서 지면을 어지럽힐 이유가 없습니다.
여기서 깊이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만 쓸 수 있는 내용이 무엇인가? 반드시 있습니
다. 없으면 그걸 만들기 위해서 우리 내부를 바꿔야 합니다.
제일 앞에 나온 激安!高品質オリジナル横断幕 광고를 만든 사람은 정말 생각 없는 친
구입니다. 네 단어 모두 누구나 쓰는 말로만 채웠습니다. 이런 건 아무 생각 없이도 만들 수
있습니다. 아무 생각도 안 하고도 만들 수 있는 건 그만큼 가치가 떨어집니다.
저는 지금 광고 문안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중소기업 홍보, 마케팅이
이런 수준입니다. 저는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고 홍보 문안도 마찬
가지입니다. 자기만의 것을 해야 합니다.
티쿤글로벌은 다른 것 다 잘 합니다. 홍보 문안 만드는 것도 잘 합니다. 그렇지만 신규
고객 유치와 기존 고객 깨우기에서 가장 잘 쓸 수 있는 키가 홍보문이라고 생각하면 아직
다듬을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돈을 들이지 않고 조금만 더 원리를 생각하고 고
민을 하면 당장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벤트
이벤트도 기존 손님을 깨우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데 무척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벤트
를 할 때도 부디 천편일률, 누구나 하는,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일에 매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나만의 이벤트, 다른 사람이 잘 못하고, 잘 안 하는 것을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걸 위해 회의를 하시고, 이걸 위해 지혜를 모으십시오. 우리만의 홍보문안, 우리만의
이벤트를 만들기 위해 애쓰십시오.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방법입니다. 목표는 그다지 손댈 일이 없습니다. ‘무엇’은 그래도
정하기 쉽습니다. 정말 어려운 것은 ‘어떻게’입니다.
‘어떻게 해줄까’ 하고 물었는데, ‘잘’,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라고 하면 농담 따먹기가
됩니다. 수단은 방법이고, 수단이 곧 목표를 달성하게 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도 우리
만의 것이 꼭 필요합니다.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이게 창의입니다.

이런 걸 생각하면서 우리가 매출 증대 방안을 고민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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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가르치는 대신 나누기

2015. 06. 12. 금요일.

제가 쓰는 온라인 해외직판기를 읽고 보내온 어떤 분의 회신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종박 대표님.
저는 설명회에 참석했던 ○○○라고 합니다.
꾸준히 이메일, 카톡, 홈페이지, 블로그 등으로 정보를 알려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사업이든 인생이든 먼저 길을 가 보신 분이 뒤에 따라 오는 사람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주시는 게 많이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현실적으로 대부분 그렇지 못하죠.
제가 김종박대표님 글을 아주 꼼꼼히 보는 편인데요, (홈페이지에 직접 작성하신 모든
편을 꼼꼼히 모두 정독 했습니다) 상당히 독특하게 느껴집니다. 어떤 면에서 그렇게 생각되
느냐면, 보통 일정한 사회적 지위 혹은 역할을 수행하시는 분들은 대개 강의하듯 내지는 훈
계(?), 더 나아가 전문가의 규격을 항상 유지하며 글을 쓰는 것이 관례인데요, 대표님의 글
을 읽으면 너무나 솔직하고 가감이 없고 전문가의 냄새를 다 제거하여 참으로 읽기에 편하
고 진실성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가고 신뢰가 갑니다. ^^
이렇게 까지 독자들이 알아 들을 수 있는. 그것도 실경험으로부터의 지식을 잘 설명하
는 것을 최근에 본적이 없습니다.
앞으로 더욱 사업 발전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처럼 뒤에 따라 오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아무래도 회사 안에서나 회사 바깥에서나 가르쳐야 할 때가 많습니다. 이때 참 조


심합니다. 왜냐면 제가 청중일 때, 혹은 가르침을 받아야 할 때, 정말 괴로웠던 걸 생각하면,
제가 가르치는 게 다른 사람에게는 고통일 수도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빠져
나갈 수도 없는 자리에서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은 내용, 지루한 잔소리를 듣는 건 고문입니
다.
온라인 해외직판 설명회나 전언 말고도 회사 대표이고 또 이미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하
기 때문에 가르쳐야 할 때가 많습니다. 비단 이런 조건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가르치
는 위치에 설 때가 적지 않습니다. 가정에서는 부모이고, 또 형이고, 언니이고, 누나입니다.
직장에서는 상사입니다. 사회에서는 선배입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르쳐야 할 때가 있습
니다.
저는 그래도 잘 가르치는 축입니다. 잘 가르치는 쪽이다 보니 제가 배워야 하는 위치에
있을 때 다른 사람보다 훨씬 괴롭습니다. 논리를 잘 따지는 사람은 논리가 엉망인 걸 못 견
디고,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은 정리를 못하는 걸 못 견디는 것처럼, 잘 가르치는 사람은 못
가르치는 사람의 약점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견디기가 참 힘듭니다.
가르친 경험이 무척 많기 때문에 요령도 쌓였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저는 사람을 가르
치는 제 규칙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 경험을 나눌까 합니다. 왜냐하면 티쿤글로벌
이 해외직판 분야에서는 아무래도 앞서 있기 때문에, 우리 회사 구성원이 바깥 사람을 만나
게 되면 아무래도 설명하고 가르치는 자리에 설 때가 많을 수 있는데 이때 활용하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꼭 회사 일이 아니더라도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도 가르치는 방
법을 잘 알면 여러 모로 쓸모 있기 때문입니다.

가르침 대신 나눔
저는 온라인 해외직판 설명회나 금요일 전언 발표 때, 가르치려고 하지 않게, 그리고 잔
소리 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부터 합니다. 정말 기도합니다. 제 경험을 나누는 자리가 되게
1
해달라고, 그리고 격려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가르친다는 생각 자체가 참 교만이
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르치는 대신 경험을 나눠주려고 애를 씁니다.
해외직판 설명회도 거의 대부분 제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다른 회사 이야기도 주로 저와
연결 시켜서 설명합니다. 듣는 분들은 대부분 제 경험으로 듣습니다. 그러니까 긴 시간이어
도 크게 지루해하지 않습니다. 경험 나눔으로 진행하면 대부분의 강의나 설명회에서 실패는
면할 수 있습니다.
경험을 나누면 반감이 없습니다. 주장을 하면 옳다 그르다 분쟁이 생기지만, 경험은 옳
고 그르다고 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경험을 나누면 설사 어떤 분야에서 저보다 지
식이 많은 사람도 잘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르치는 게 아니고 나누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이게 옳습니다. 적용되지 않는 이론, 실행해보지 않는 이론은 공허합니다. 자기
는 해보지도 않은 이론을 가르치는 건 힘이 없습니다. 힘이 없다는 것은 감동을 주지 못한다
는 뜻입니다. 내가 해보니까 이렇더라 혹은 저렇더라고 전하는 것이 훨씬 생생하고 재미 있
습니다. 이론을 이론으로 푸는 것도 물론 좋습니다만, 이론을 적용해본 경험을 푸는 게 훨씬
쓸모 있습니다.
나눔 가이드 라인에는 이것을, ‘너, 우리라는 말을 하지 말고, 나 이야기를 하라’고 알려
주고 있습니다. 일반론, 이론은 내 이야기가 아닙니다. 남의 이야기입니다. 일반론과 이론을
내가 해보니 어떻더라고 하는 게 훨씬 좋다는 뜻입니다. ‘나는 이렇게 한다. 내가 이렇게 한
이유는 이런 것 때문이다. 해봤더니 어떻더라’ 이렇게 내 이야기를 하라는 겁니다. 나눔 가
이드라인에서는 이것을 ‘자신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누세요’라고 가르칩니다. 이론 말고, 자
신의 경험과 힘, 희망을 나누라는 것입니다.
저는 경험을 나누는 방식으로 가르치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이 방법을 쓰면, 대개 처음
에 제게 메일 보내온 분과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보통 일정한 사회적 지위 혹은 역할을 수행하시는 분들은 대개 강의하듯 내지는 훈계


(?), 더 나아가 전문가의 규격을 항상 유지하며 글을 쓰는 것이 관례인데요, 대표님의 글을
읽으면 너무나 솔직하고 가감이 없고 전문가의 냄새를 다 제거하여 참으로 읽기에 편하고
진실성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가고 신뢰가 갑니다. ^^

경험을 나누는 방식으로 하면, ‘전문가의 냄새가 제거됩니다’. 제게 이메일을 보낸 분 글


에는 잘난 척하고 전문가인 척 하는 사람들에게 시달린 경험이 녹아 있습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는 것


가장 잘 가르치는 방법은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이미 기원전 5세
기에 소크라테스가 정립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질문을 해서 상대방이 스스로 모순된 것을
발견하게 하거나, 상대방이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했습니다. 이 걸 산파술이라고 불렀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어머니가 바로 산파였습니다. 산파는 애를 직접 낳는 게 아니라, 임산부를 돕
는 역할을 합니다. 억지로 주입하는 게 아니고 스스로 깨닫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좋은 교
육이라는 뜻입니다.
내 경험을 나눠주는 것도 일종의 산파술입니다. 내 경험을 잘 듣고 자기와 비교해보게
하는 방법입니다. 혹은 모르는 것을 알게 하는 방법입니다.
어른을 상대할 때는 이 방법이 매우 효과가 높습니다. 분명히 지식을 전하는 것인데도
성공하고 실패한 경험을 이야기하면 거부감이 없습니다. 저도, 경험한 이야기를 들을 때 가
장 잘 집중합니다. 어떤 사람이 고객을 만나서 설득한 이야기, 전시회에 참가한 이야기, 상
품을 개발한 이야기를 들으면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 속에서 저 스스로 깨닫습니다. 그런데
이론과 원리를 들을 때면 금방 지쳐버립니다. 제 경험으로는 이론은 경험 속에 녹아야 진짜
이론이 됩니다. 그러니까 경험을 나누는 것이 훨씬 이론을 잘 전달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뜻
입니다.
경험을 나누면 바보가 아닌 이상 스스로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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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쿤글로벌이 나눔이라는 단어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장 잘 가르치는 것은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것입니다.

배우려고 하지 않을 때, 가르치지 않기
나눔의 위력을 알고부터는 말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가르치지 않으려고 애
를 씁니다. 상대방이 틀린 소리를 해도, ‘그게 아니고요’ 하고 끼어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좀
틀리게 알고 있다고 해서 살아가는데 크게 문제가 안 되는 거면 억지로 고쳐주려고 하지 않
습니다.
이런 습관이 들다 보니, 반박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 잘 보입니다. 굳이 고쳐줘야 할
할 것 아니고 바로 잡아줘야 할 것도 아닌데도, ‘그게 아니고’를 남발하는 사람을 보면 딱하
기까지 합니다. 사람은 틀린 걸 바로 잡아준다고 해서, 가르쳐준다고 해고, 도와준다고 해서
고맙게 여기는 경우가 드뭅니다. 가르쳐주면 잘 받아들이는 사람도 간혹 있겠지만 그런 사람
은 이미 성인의 반열에 올라간 사람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틀린 걸 바로잡아주면 고까워
합니다. 그러니까 사활이 걸린 게 아니면 억지로 가르치고, 충고하고, 도와주려고 애쓸 필요
가 없습니다. 그냥 묵묵히 지켜 보는 게 상수입니다.
가끔 이야기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가르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가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제가 무심코 가르치거나 충
고하고 있다고 깨닫는 순간, 제어 능력도 나옵니다. ‘또 무슨 미친 짓을 하는 거야?’ 하고 스
스로 제동을 걸고 서둘러 이야기를 마무리 하고 평범한 주제로 신속히 빠져 나옵니다.
가르치기 좋아하는 사람한테 걸리면 그날은 참 재수없는 날이 됩니다. 별로 듣고 싶지도
않은데 끊임 없이 가르치려고 덤비면, 피할 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상대가 저보다 연배가
위고, 직책이 상급자면 죽을 맛입니다. 말을 아무리 돌려도 가르치기 좋아하는 사람은 계속
가르치는 자리에 서고 싶어 합니다. 지루해 하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스스로 이런 자리에 서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가르치는 것과 똑 같은 게 충고입니다. 저는 충고하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제가 그
반대 자리에 자주 서봤기 때문입니다. 제가 정말 놀라는 건, 사람들이 충고하는 걸 엄청나게
좋아한다는 사실입니다.
회사 바깥에서 저는 주로 듣는 역할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습
니다. 그러다 보니 저한테도 온갖 충고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대체로 들어주지만, 속으로는
참 주제 넘는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저는 그래도 세 명으로 출발해서 남들이 안 한 해외
직판을 가지고 회사를 이만큼 키웠고, 또 해외법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저
보다 경험한 게 훨씬 적은 사람들조차, 회계는 이렇게 해야 하고, 마케팅은 이렇게 해야 하
고, 조직은 이렇게 해야 하고 하면서 참 충고를 많이 합니다. 저야, ‘맞아, 그런 점이 있어.
나는 그런 거 잘 못해, 자네 말이 맞네’ 하지만, 대부분은 쓸 데 없는 소리입니다. 당사자인
저도 잘 아는 문제들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이 경영하는 것에 일체 충고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 삶에도 거의 충고
하지 않습니다. 물어 보면 제 경험을 이야기할 뿐, 물어보지 않는데 먼저 충고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직원들과 만나서 밥을 먹을 때도 가르치는 쪽에는 거의 서지 않습니다. 다 쓸 데 없는
짓이라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입니다. 굳이 가르쳐야 할 일이 있으면 제 경험을 나누는 방
법을 택합니다. 이건 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경험을 이
야기해주는 방법으로 전달합니다. 딸은 제 이야기를 듣다가 자기도 모르게 메시지를 전달받
으니까 그다지 저항하지 않습니다.
가르치지 않고, 충고하지 않는 게 차라리 좋습니다. 도움조차, 도와달라고 먼저 요청하
기 전에는 먼저 나서서 도와줄 일이 아닙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종종 도와주려고 나서다
가 오히려 핀잔 들을 때가 많습니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사는 게 오히려 낫습니다.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멀리서 응원할 뿐입니다. 대신해준다고 고마워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기 때문
입니다. 물론 도와달라고 하면 범위에서만 도와줍니다.
이 원리는 이미 너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스스로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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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많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도와달라고, 가르쳐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도 시도 때도 없이
도와주고, 충고하고, 가르치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만하기 때문입니다.
그저 스스로 깨우칠 때까지 묵묵히 있는 게 훨씬 낫습니다.

사람의 집중력은 20분


보통 어른도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20분을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설득하는 것도 7분
을 넘어서면 잘 안 된다고 합니다. 20분 넘어가는 말은 이미 잔소리고 고문일 수 있다는 뜻
입니다.
20분 넘어가는 것도 힘든데 30분, 50분, 한 시간을 넘기면서까지 가르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역시 배우려고 하지 않는데 억지로 가르치는 행동입니다. 억지로 해서 좋을 일이
없는데도 그냥 습관이 되어서 그렇게 합니다.
이 분들은 콩나물 키우기 이론으로 자기를 무장합니다. 콩나물에 물을 주면 다 빠져나가
는 것 같지만 그래도 콩나물은 큰다는 이론입니다.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강제로 전해지는 가르침, 도움 모두 저는 싫습니다. 저는
내가 싫은 걸 남한테 강요하고 싶지 않습니다.
억지로라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은 교만입니다. 그리고 상대의 능력을 무시하는 행동이
기도 합니다. 알아들을 사람은 대충 얘기해도 알아듣습니다. 20분 얘기해도 못 알아듣는 사
람은 2시간 얘기해도 못 알아듣습니다. 지식과 지혜를 억지로 집어넣어주다 보면 부작용이
생깁니다.

질문하기
가르치거나 충고는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내 경험을 나누는 게 가장 좋습니다. 아니면
그나마 쓸 수 있는 것이 질문하기입니다. 질문하면 상대방은 존중 받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최소한 관심을 갖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질문하기만큼, 좋은 관계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방법을 찾기 어렵습니
다. 제가 여러 번 말씀 드리지만, 우연히 만난 사람들 모임에서도 그 사람을 알기 위해 질문
을 하면 정말 그 사람은 저를 좋은 사람이라고 인지합니다.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신기
할 것도 없는 게,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이야기하기 바쁘지 남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
입니다. 그런데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주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가끔은 오래된 친구도 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저는 그 친구 삶을 어느
정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친구가 어떻게 사는 지 꽤 자세히 물어보고, 그 친구는
자기 삶 이야기하는 게 신나서 많이 이야기하지만, 그 친구는 저에게 질문하는 경우가 극히
드뭅니다.
조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잠깐 만나도 조카들이 최근에 어떻게 사는지 질문을 합
니다. 회사는 지금 몇 명인지, 아침에는 뭘 타고, 몇 시까지 출근하는지, CEO는 어떤 사람인
지, 회사는 어떤 건물에 들어 있는지, 몇 평인지, 보증금은 얼마인지, 하는 일은 뭔지, 일은
재미 있는지, 주로 만나는 사람은 누구인지 등등. 질문을 해보면 사람들이 자기 얘기 하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정말 조카가 또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합니다. 또 상대방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식을 많이 얻습니다. 얼마 전에도 집안 일 때문에 가족들이 다 모였는
데 조카사위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펀드 회사로 옮겼다고 하더군요. 30분 정도 질문했는데
펀드 회사 운영 방법을 어느 정도는 다 알았습니다. 운영할 수 있는 펀드 총액을 지나치게
크게 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고, 적게 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 지도 알았습니다. 펀드 운영
회사 CEO가 개인 자격으로도 프로젝트에 투자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자세히 알지는 못했
지만 펀드 회사 운영 방법은 어느 정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조카 사위는 역시 신나
게 이야기했습니다.
대신 조카들은 제가 무슨 일 하는 지 거의 모릅니다. 해외직판 한다는 건 알지만 그게
어떻게 하는 건지 거의 모릅니다. 그들은 거의 질문하지 않으니까요. 저도 좀 자랑하고 싶은
데 묻지를 않으니 자랑할 수도 없습니다.

4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하기 바쁘지 남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 자기 이야
기를 해서 얻을 수 있는 건 거의 없습니다. 잘난 척 하고 앉았네 하는 비아냥이나 들을 뿐입
니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자기에게는 관심도 없으면서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
을 이유가 없습니다.
정말 간단한 원리인데도 이걸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질문하면 참 편합니다. 20초 질문하면 20분을 떠들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물론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질문하면 안 됩니다. 그건 스스로 목에 올가미를 매는 짓입니다. 안 그
래도 말하기 좋아하고, 가르치기 좋아하고, 충고하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질문을 하면 참 곤
란합니다. 여러 사람이 모였을 때는 이런 사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앉는 최상입니다. 안 그
러면 끊임 없이 화제를 돌려야 합니다. 피곤한 일입니다.

지혜
인터넷에 많이 돌아다니는 노인의 기도는 음미할 만 합니다.

어느 노인의 기도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로 늙어버릴 것을
저보다도 잘 알고 계십니다.

저로 하여금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하시고
특히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 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잡고자 하는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 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가진
크나큰 지혜의 창고를
다 이용하지 못하는 건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저도 결국엔
친구가 몇 명
남아 있어야 하겠지요.
끝없이
이 얘기 저 얘기 떠들지 않고,
곧장 요점으로 날아가는
날개를 주소서.

내 팔다리, 머리, 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막아 주소서.

5
내 신체의 고통은 해마다 늘어나고
그것들에 대해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얘기를 기꺼이 들어줄
은혜야 어찌 바라겠습니까만,
적어도 인내심을 갖고
참아줄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제 기억력을 좋게 해주십사고
감히 청할 순 없사오나,
제게 겸손한 마음을 주시어
제 기억이
다른 사람의 기억과 부딪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들게 하소서.
나도 가끔 틀릴 수 있다는,
영광된 가르침을 주소서.

적당히 착하게 해주소서.


저는
성인까지 되고 싶진 않습니다만ᆢ
어떤 성인들은
더불어 살기가
너무 어려우니까요.....
그렇더라도,
심술궂은 늙은이는
그저,
마귀의 자랑거리가 될 뿐입니다.

제가 눈이 점점 어두워지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저로 하여금 뜻하지 않은 곳에서
선한 것을 보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재능을 발견하는
능력을 주소서.
그리고 그들에게
그것을 선뜻 말해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소서.
아멘.

이 주제도 참 여러 번 다룹니다. 이미 많이 들은 사람은 얼마나 나아졌는지 한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처음 듣는 분은 적당히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전언도 오래 썼기 때문에 이
전에 한 걸 반복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잠시 잊기 때문에 못합니다. 그러니까 때때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6
[CEO전언]

매체(媒體) 활용하기

2015. 06. 19. 금요일.

8천 명과 만나기
저는 티쿤플랫폼 사업을 홍보하는 메일을 7,900여 명에게 보냅니다.
제가 아는 분들도 있지만 모르는 분들이 훨씬 많습니다. 기자도 있고, 경제 단체 분들도
있고, 정부 기관 분들도 있습니다.
메일 외에 전언을 받아보는 분들도 몇 분 있고, 밴드, 카카오톡, 페이스북, 카페를 통해
만나는 분들도 있습니다. 메일만 7,900여 곳이니까 나머지 매체로 만나는 분까지 합치면 8
천 명 이상 사람과 저는 매체를 통해 만납니다.
이 분들과 만나려고 저는 전언, 해외직판기, 티쿤뉴스를 씁니다.
물론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분들은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입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
원들과 소통하려고 매주 전언을 씁니다. 전언은 가장 정성 들여 쓰지만 읽는 사람은 티쿤글
로벌 구성원 94명과 바깥에 대략 10명 정도입니다. 겨우 100명 남짓이지만 가장 소중한 사
람들이니까, 이 백 명과 소통하려고 일주일 내내 생각하고, 목요일 아침 7시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다 써서 번역하는 분들에게 송고(送稿)합니다. 어떻게든 쓰려고 목요일 아침이면 새
벽 2시, 3시에 일어나서 정리를 합니다. 거의 빼먹지 않습니다. 미련한 짓이고, 효율이 떨어
지는 짓입니다. 또 너무 많이 쓰다 보니 내용이 부실할 때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내용
도 중요하지만 형식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일주일에 한번 하는 형식을 깨지 않으려고 합니
다. 그래서 내용이 부실해도 시간이 되면 마감하고 넘깁니다.
전언이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측량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저는 제 뜻을 조직
구성원들에게 잘 전달하는 수단으로 전언보다 더 좋은 방법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조직은
생각도, 행동도 통일되는 게 좋습니다. 저는 조직의 통일을 위해 전언을 씁니다.
조직원이 30명만 넘어도 평사원들과 따로 만나기 무척 어렵습니다. 제가 특별히 잘하지
는 못하지만 그래도 평직원들과 만나려고 노력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러려고 해도 이제
는 만날 기회를 만들기도 어렵습니다. 만난다는 게 얼굴을 보는 게 아니고 최소한 소통을 한
다는 건데 그런 만남은 정말 어렵습니다. 사람을 제대로 만나려면 최소 40분 이상은 할애해
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야 교감되는 만남이 된다고 합니다. 이런 만남을 가지기는 정말 어렵
습니다. 이 상태에서 제가 조직원과 만나는 방법이 전언입니다. 제가 따로 만나지는 못하지
만, 제 구상, 제 생각, 제 감정, 제 느낌을 전하는 방법이 전언입니다.
티쿤글로벌 조직은 이미 일본과 중국에 까지 뻗어 있습니다. 말로 전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목요일 아침까지 전언을 탈고해서 번역자에게 넘겨, 중국어와 일본어로 번역하여 밴
드로 전달합니다.
그나마 이 전언이 있기 때문에 조직이 조금은 통일되고 있는 거고, 그나마 티쿤식 작풍
이 생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전언이 있으면 잘못 가더라도 다 같이 잘못 가게 됩니
다. 조직은 어떤 일을 꾸준히, 체계 있게, 일관 되게 하는 수단입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전
언을 쓴 것은 저로서는 꼭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전언은 소통 수단입니다. 소통이 되지 않으면 조직은 분열되기 쉽습니다. 소통을 잘해도
분열을 피하기 어려운 게 사람 사는 세상인데, 소통마저도 잘 안 되면 사람이 도구가 되고
맙니다.
저는 스무 개도 안 되는 티쿤이용사 씨이오들을 대상으로 해외직판기를 씁니다. 티쿤글
로벌 구성원보다 적습니다. 그런데도 역시 매주 씁니다. 앞으로 정말 중요한 분들이기 때문
입니다. 그런데 스무 명도 안 되지만 일주일에 한번 만나기 어렵습니다. 이 어려움을 해소하
는 것이 해외직판기입니다.
해외직판기는 전언보다는 그나마 활용도가 높습니다. 해외직판기는 7천9백 명에게 배달
됩니다. 이 중 몇 명이 제대로 보는 지는 모릅니다. 어쨌든 7천9백 명에게 메일로 보냅니다.
1
해외직판기로 인해 티쿤이용사는 제가 경험하고, 생각하는 해외직판 이론과 방법을 이해
하게 됩니다. 그리고 덤으로 메일을 받는 사람들도 해외직판을 조금은 더 잘 알게 됩니다.
해외직판기로 인해서 매스컴 종사자들이 해외직판도 알게 되고 티쿤글로벌도 알게 되었
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티쿤글로벌이 어떻게 되는지, 해외직판이 어떻게 되는지 깊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고 있습니다. 또 해외직판기 때문에 용기를 가지고 해외직판에 참여하
는 분도 계시고, 해외직판 방법을 알게 되는 CEO도 계십니다.
해외직판기도 꾸준히 보내고 있기 때문에 이제 티쿤글로벌 사업이 성과를 거두게 되면,
더 많은 분들이 해외직판 사업에 참여를 하게 될 거고, 더 많은 분들이 우리를 주변에 소개
하게 될 거고, 더 많은 분들이 해외직판 사업을 돕게 될 겁니다.

언론 매체 활용의 위력
제가 이렇게 했기 때문에, 최소한 한국에서,는 이제 해외직판이라는 말이 역직구라는 말
과 구분되었습니다. 해외직판이라는 단어는 제가 만들었는데, 언론도 이제는 이 말을 당연하
다는 듯이 씁니다. 이전에는 해외직판도 역직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역직구 회사조
차 자기 비즈니스를 해외직판이라고 부르기까지 합니다. 완전히 뒤집어졌습니다. 언론도 이
네는 모든 것을 해외직판이라고 부르고 역직구를 종으로 취급합니다. 이렇게 되도록 만든 것
은 저입니다. 매스컴을 활용해서 거의 저 혼자 했습니다.
저는 이 일 때문에 일부러 기자를 만나지 않았습니다. 사무실에 앉아서 한 나라에서 통
용되던 역직구라는 단어를 해외직판이라는 단어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해외직판 분야 선두
주자가 티쿤임을 해외직판에 관심을 갖는 사람 상당수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매체 또는 매스컴을 잘 활용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당장 제가 조직 구성원과 만나고, 티쿤 이용사, 해외직판에 관심을 갖는 분들, 그리고
사회 여론주도층과 만나는 데 매체를 활용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습니다. 8천 명은커녕 티쿤
이용사 20명 씨이오와 만날 방법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한계를 매체는 극복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제가 활용하는 매체
저는 여러 매체를 활용합니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제가 활용하는 매체는 참 많습니
다.

인쇄물
이메일
밴드
카카오톡, 카카오톡 옐로우 아이디, 라인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카페

저는 이들 매체를 매우 적극 활용합니다. 아마 밴드를 티쿤글로벌 만큼 잘 쓰는 회사도


드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성향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저는 이 여러 매체를 이용해서 사람과 만나고 관계를 맺습니다.

언론 매체를 잘 쓰기
매체를 잘 이용하면 아주 저비용 고효율 홍보를 할 수 있습니다. 올해 티쿤글로벌은 엄
청나게 많은 TV와 방송에 나왔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티쿤글로벌이 취재를 부탁하면서
쓴 돈은 거의 없습니다. 기습을 당해서 초반에 신문과 잡지 몇 종을 구독한 적은 있지만 우
리가 먼저 금품을 제공한 경우는 단 한번도 없습니다. 지금은 구독을 조건으로 취재하겠다고
하는 경우도 단호히 배제합니다. 우리가 먼저 단돈 한 푼 내지 않았지만 티쿤글로벌은 언론
과 방송에 엄청나게 많이 나왔습니다.
그만큼 홍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뜻밖의 엄청난 분들과 만나기도 합니다.

2
저는 전언, 해외직판기로 대단히 만나기 어려운 분과 만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매체를
잘 쓰면 분신술(分身術)을 쓸 수가 있습니다. 또 다른 저를 1천 명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매체를 잘 쓰는 방법은 잘 나누는 겁니다.
잘 나누는 것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삶을 정직하게 나누는 것입니다. 매스컴을 잘 활용
하는 것은 기술이 아닙니다. 물론 기술도 조금은 필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사회에 꼭 필
요한 것을 정직하게 나누는 것 자체입니다.
저는 8천 명과 이메일 혹은 허접하게 보이는 전자통신수단으로 만나지만 진심으로 만나
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8천 명과 일대일로 만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정보를 잘
전달하려고 애씁니다. 때로는 제 삶도 이야기 하고, 제 감정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무엇보
다 정보를 잘 정리하려고 애씁니다.
저는 일주일에 한번 전언과 해외직판기를 씁니다. 그리고 틈틈이 티쿤뉴스를 만듭니다.
이 자료를 잘 정리하는 것이 제가 많은 사람을 만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꾸준하게 관계를 맺습니다. 비록 전자통신이라는 수단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정말
꾸준히 관계를 맺습니다.
저는 다음의 무역유통인모임이라는 카페의 정보공유방이라는 코너에 [일본판매기]와
[해외직판기]를 싣고 있습니다. 첫 글은 2004년에 실었습니다. 그래도 좀 내용이 있는 글들
인데 총 130개 글을 실었습니다. 뭐 이 정도 쓰고도 책으로 나온 게 하나도 없으니 좀 내용
이 떨어진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줄기차게 쓴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중간중간 쉬기도 했습
니다만.
저는 비록 얼굴도 모르는 분들도 만나지만, 정성을 다해 꾸준히 만납니다. 좀 문제는 제
가 오프라인에서는 사람을 잘 안 만난다는 점입니다. 어쨌든 저는 이렇게 사람과 만나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매스컴을 활용하면서 티쿤글로벌의 외연이 크게 확장된 것은 사실입니다.

다수를 상대로 일하기


저의 이런 경험을 티쿤글로벌 임직원들도 잘 활용하기 바랍니다. 일을 잘하려면 다수를
상대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당장 우리 고객이 7만 명이 넘습니다. 티쿤이용사도 20사가 넘었고, 티쿤글로벌의 거래
처는 아마 50여 곳이 넘을 겁니다. 이 많은 사람을 우리는 상대해야 합니다.
저는 정보를 부지런히 잘 가공해서 최대한 넓은 범위에 전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
고 될 수 있으면 집단을 묶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8천 명을 일일이 만나지 못합니다. 이 중에는 제가 직접 만난 사람이 300명도 안
될 겁니다. 설사 만났다고 한들 기억도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저는 8천 명과 만나고 있습
니다.
먼저 정리를 하기 바랍니다. 정리한 것을 최대한 넓은 범위에 제공하면 직접 만날 일이
확실히 줄어듭니다.
매체 외에 다수를 만나는 방법으로 저는 설명회를 개발했습니다. 오는 사람을 일일이 만
나려면 너무 힘드니까 일주일 혹은 몇 주에 한번 설명회를 개최해서 여러 사람을 만났습니
다.
이렇게 했기 때문에 티쿤 플랫폼 이용사를 모집하는 초기 과정에서 저 혼자서 그만큼
일할 수 있었습니다. 이걸 사람을 들여서 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도대체 몇 명이나 투입이
되어야 그만큼 알릴 수 있겠습니까? 초기에 이 작업을 혼자서 하기 위해 그런 장치와 수단
을 활용한 것입니다.

부지런히 정리하고 알리세요


하는 일을 먼저 정리하고, 최대한 넓은 범위로 알리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룹을 좁히기
바랍니다. 이 그룹에도 알리고 저 그룹에도 알려야 할 거면 그룹을 통합 시키는 게 좋습니다.
보안은 그다지 두려워할 게 없습니다. 제가 쓰는 해외직판기는 어떻게 보면 회사의 노하우를

3
거의 전부 알려줍니다. 해외직판기 때문에 경쟁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다지
두려워 할 게 없습니다. 우리가 그렇기 정리하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더 많은 노하우를 또 축
적하게 됩니다. 또 그 정도 간접 정보 공개로 따라 잡힐 일이면 그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도
경쟁사는 생깁니다. 우리가 정말 두려워 해야 할 것은 우리 정보가 공개되는 것보다 우리 정
보가 우리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입니다.
전언은 기업 정보가 거의 대부분 노출됩니다. 저는 기업 정보가 노출되는 것보다 기업
정보를 구성원들이 잘 모르는 게 더 두렵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내부입니다. 내부가 서로
잘 알지 못해서 조직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지, 조직의 기밀이 누설되어서 무너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나라가 망하는 것은 주로 외침보다 내홍(內訌) 때문입니다.
제대로 전하지 않기 때문에 조직은 답답해집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을 일주일에 한 번, 해외직판기를 포함하면 거의 두 번 길게 보고합니
다. 그리고 수시로 각종 일을 보고합니다. 형식은 다양한데 대부분은 제 생각과 제 경험을
나누는 작업입니다.
이렇게 하는 게 맞습니다. 이렇게 하는 게 맞기 때문에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도 매주
지휘서신을 씁니다. 지휘서신을 통해서 하부 구성원들에게 사업부가 가는 방향을 명확하게
알려주고, 다른 사업부에게도 해당 사업부의 목표와 계획과 의도를 알려줍니다.
제가 늘 하는 말입니다. 지도는 가야 할 곳을 알려주고,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입
니다. 제대로 지도하려면 정리해야 하고, 일러줘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하는 일을 잘 정리해서 알려주지 못하면 일을 잘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동
료를 답답하게 만들고, 궁금하게 만들면 일을 못하는 것입니다. 소통을 잘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밴드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소통을 잘하지 못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
니다.
직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매체를 활용하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침 7시 조찬부터 만찬까지 아무리 많은 사람을 만나도 시간이 부족할 겁니
다.
그리고 마케팅에서도 매체를 활용하는 것을 검토해야 합니다.

부지런히 연습하세요
하는 일을 잘 정리하세요. 부지런히 정리하세요. 많이 쓰는 것도 중요한 훈련입니다. 그
리고 널리 알릴 방법을 찾으세요. 너, 우리라는 말을 하지 말고, 자신의 경험, 힘, 희망을 나
누세요. 우리가 늘 연습하는 겁니다. 다른 사람 말, 남이 한 말이 아니고 내가 경험하고 느
낀 것을 나누는 것부터 출발하면 됩니다.
남을 의식하지 말고 자기에게 소중한 것을 나누면 세계에서도 소중한 게 됩니다.
그리고 범위를 자꾸 넓히세요. 저는 스무 명을 상대로 쓰는 해외직판기도 기자들에게 보
냅니다. 전언도 때로는 보냅니다. 친구라고 생각하면 전혀 이상할 게 없습니다.

(*) 금요일 아침 9시 전체모임에 늦지 마세요. 전체가 모이는 자리입니다. 시간보다 조


금 일찍 오는 건 예의입니다.
그리고 CEO가 주제하는 모임입니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형식도 중요합니다. 전체모임이
라는 형식을 존중해주시기 바랍니다.

4
[CEO전언]

협력

2015. 06. 26. 금요일.

조직
일은 함께 합니다. 자연을 바꾸는 데 가장 요긴한 것은 도구입니다. 도구를 개선하면 생
산력이 높아집니다. 사회를 바꾸는 데 가장 요긴한 것은 조직입니다. 조직이 강하고 효율이
높으면 생산력이 높아집니다. 조직이 강하고 효율이 높다는 것은 협력하는 능력이 높다는 것
입니다.
조직은 사람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니까, 조직이 강하다는 것은 사람들이 모였을 때 서
로 플러스 알파의 힘을 내는 현상입니다. 조직은 사람 능력의 단순한 합 이상의 힘을 발휘하
게 해줍니다. 그러니까 이런 조직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다른 사람과 잘 협력해서 일하는 사
람이 진짜 일을 잘하는 사람입니다.
조직이 강하면, 평균 실력이 부족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라도 실력이 좋은 선수들로 구
성된 팀을 이길 수 있습니다.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의 축구 선수들은 대체로 독일 선수들보
다 개인기가 좋습니다. 그렇지만 그 개인기도 독일의 조직력을 만나면 힘들어 합니다. 월드
컵에서 우승을 제일 많이 한 나라는 브라질이지만 독일도 만만치 않습니다. 독일은 사회 구
조 자체가 시스템이 강하고, 조직이 강합니다. 조직은 개인이 부족한 것을 보완해줄 수 있습
니다.
개인으로서 일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는 협력해서 일하는 능력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조직을 잘 운영한다는 것은 협력해서 일하도록 하는 것이고 그걸 통해서 플러스
알파의 힘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훌륭한 리더는 다른 사람이 즐겁게 일할 수 있게 하는 사람입니다. 좀 유치하게 말하면
상대방을 우쭐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나아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스스로 나를
돕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성과를 그 사람이 가지게 해주면 됩니다. 상대의 얼굴이 빛나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 일
을 잘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조직을 살리는 사람입니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도와주
고 싶게 만드는 게 일을 잘 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잘 도와주는 사람이 훌륭한 리더
일 수밖에 없습니다.

상대방에게 맞춰주기
제가 나이 쉰 살에 탁구 레슨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한번은 코치와 공을 한번도 중단
시키지 않고 연속으로 1,642번을 쳤습니다. 저도 놀라서 그 숫자를 기억합니다. 안양탁구교
실에서 30대 후반인 사람이, 거짓말 하나 안 보태서 딱 그 숫자를 친 적이 있어서 아쉽게도
동타(同打)였습니다만, 어쨌든 엄청난 사건이었습니다. 제가 그때 안양탁구교실에서 어른 꿈
나무였습니다. 공을 한번도 중단 시키지 않고 1,642개를 치려면 대략 40~50분 가까이 걸립
니다. 그 기간 동안 공을 한번도 중단 시키지 않고 치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그것도 배운
지 석 달도 안 된 때였습니다. 정말 탁구 천재입니다. 그 이후 체력이 받쳐주지 않고, 일도
바쁘고, 탁구를 계속 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중단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1,642개나 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은 코치가 훌륭했기 때문입니다. 코
치가 제가 잘 칠 수 있도록 계속 공을 보내주었고, 제가 잘못 친 공도 다시 제가 잘 칠 수
있는 곳에 보내주었기 때문에 제가 실수하지 않고 그만큼 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저도 잘했
습니다. 저는, 배울 때, 코치가 하라는 대로 합니다. 동작을 어떻게 하라고 하면 그대로 하려
고 애를 쓰고, 연습하라고 하면 연습합니다. 코치가 하라는 대로 하니까 코치도 저를 좋아하
고, 또 성의를 갖고 가르쳐줍니다. 저는 코치를 거스르지 않았고, 코치는 제가 잘 할 수 있
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플래카드를 걸어둘 만큼 훌륭한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진짜 리더는 이런 사람입니다. 잘 도와서 초보자인 저로 하여금 40여 분 이상 한번도
1
실수하지 않고 공을 칠 수 있게 만드는 사람이 진짜 잘 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해서 저로
하여금 우쭐하게 만들고, 계속 레슨을 받게 만드는 사람이 진짜 잘 하는 사람입니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잘난 척 하는 사람은 조직을 깨는 사람입니다. 일은
잘 할 지 모르지만, 조직을 망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전투에서는 이기고 전쟁에서 지
는 사람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자고 하면 대체로 거부하지 않습니다. 그냥 하게 합니다. 그
러다 보니 가끔씩은 이 사람에게는 이렇게 말하고, 저 사람에게는 저렇게 말해서 저 자신도
곤란할 때가 있습니다만, 대체로는 다른 사람 제안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줏대가 없어서라기
보다, 저는 대부분의 일은 대체로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
입니다. 대신 국경을 넘는 해외직판은 끝까지 붙잡고 있고, 일본과 중국에 법인을 만드는 것
과 개발실을 보강하는 것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저는 티쿤 서비스를 유럽 어느 한 나
라로 확장하는 걸 계속 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거 말고는 다른 일은 이렇게 하든, 저
렇게 하든 별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하자는 대로 합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 가끔 반대 의견도 내지만, 의견을 내는 사람이 좀 강하게 이야기하면
그냥 하라고 합니다. 그게 멀리 보면 그다지 큰 차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이것도 나쁘지 않고, 저것도 나쁘지 않은 것 투성이인데, 적지 않은 사람
이 한 방법에 꽂히면 거기서 거의 벗어나지 못하는 걸 봅니다. 저는 좀 멍청하다고 생각합니
다. 이 방법이 아니면 안 되는 것처럼 여기는 건 좀 바보입니다. 살아보면 방법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각각의 방법대로 해도 결과는 그다지 틀리지도 않습니다. 또 틀린다고
해도 그다지 문제가 안 됩니다. 핵심 목표 하나만 잡고 나머지는 조금씩 틀려도 큰 상관이
없습니다.
좀 똑똑한 채 하는 사람들 중에, 고집 센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사람들은 조직이 자기
뜻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마치 조직이 큰일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결국에는 조직이 잘못
된 길을 가고 있다면서 조직을 떠나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조직을 떠나는 사람을 무수히
봤지만, 나간 사람들이 또 다른 조직에서 성공하는 걸 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지나치게 똑똑한 것처럼 보이고, 지나치게 자기 주장이 강하면 조직은 그
사람을 품기 어렵습니다. 축구 선수 중에는 가끔 그런 선수가 있습니다. 개인으로서는 천재
입니다. 그렇지만 조직에서는 늘 떠돕니다. 진짜 훌륭한 감독은 이런 선수들을 써먹기는 하
지만 중용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개인 플레이어는 감독의 통제권 조차 뛰어넘기 때문입니다.
그런 천재는 좀 지나면 대부분 선수 생활을 조기 종료합니다.
자기를 죽이는 연습을 부지런히 하기를 권합니다. 상대방에 맞춰서 일하는 연습을 하기
권합니다. 그래도 그다지 문제 없습니다. 상대방과 맞설 시간이 있으면, 자기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자기 목표가 명확하면 대충 상대방에게 맞춰서 살아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논쟁을 많이 하는 사람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굳이 그럴 일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유능제강(柔能制剛)입니다.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제압합니다. 힘이 있어도 힘을 함부로
쓰지 않는 게 온유한 것입니다. 하자는 대로 다 해주지만 결국은 큰 목표에서 벗어나 있지
않으면 됩니다. 저는 그런 게 훨씬 지혜롭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을 잘 설명하기
같이 일하려면 지금 상황을 잘 설명해줘야 합니다. 리더는 말을 많이 해야 합니다. 아니
면 조직원들이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어떤 장치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상황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 리더는 조직을 위태롭게 합니다. 상황을 잘 설명해주면
대부분의 사람은 스스로 자기가 할 일을 알아서 합니다. 상황 설명을 잘 해주고 있는데도 스
스로 자기가 할 일을 알아서 하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에서 제거해야 합니다. 그 사람은 게으
르거나 우리 조직과 전혀 맞지 않고, 우리 조직을 이용만 해먹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대등
해야 합니다. 조직은 개인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성장을 도와야 하지만 개인도 마땅히 조직에
그래야 합니다. 조직을 이용만 해먹으려는 사람은 조직에서 제거하는 게 옳습니다.

2
티쿤글로벌 조직원은 그런 면에서 매우 훌륭합니다. 정말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이
좋고, 또 사랑합니다. 모두 조직을 생각하고, 조직과 더불어 성장하기를 원합니다. 티쿤글로
벌이 이렇게 성장한 원동력은 우리 자신입니다.
이 정도 조직에서는 상황을 잘 설명하면 다 잘 알아서 합니다. 그런 점에서 리더나 상급
자들은 상황을 알려주는데 부지런해야 합니다.
저는 이걸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늘 말씀 드리지만, 전언을 쓰고, 해외직판기
를 쓰고, 또 밴드, 페이스북, 카카오톡, 라인, 메일,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서
제 감정을 나누고, 제 생각을 나누는데 시간을 많이 씁니다. 저는 말을 많이 하는 대신 글을
많이 써서 제 상황을 알립니다. 그게 한국-일본-중국에 걸쳐 있는 구성원들에게 제가 인식
하는 상황을 설명하는데 효율이 크기 때문입니다.
저는 상급자일수록 간부들일수록 밴드, 카카오톡, 라인, 게시판을 더 많이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황 공유를 게을리 하는 간부들은 거의 반드시 부하로부터 불만을 삽니다.
그리고 할 수만 있으면 상황을 자기 부서만이 아니라 전체에게 전할 방법을 찾아야 하
고, 노력해야 합니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읽지도 못한다는 불만은 신경 쓸 게 없습니다. 세상에는 정보가 훨
씬 더 많습니다. 신문, 방송, 라디오, 인터넷 신문, 인터넷 방송. 그게 전혀 문제 되지 않습
니다. 지금 티쿤글로벌은 정보가 부족해서 문제입니다. 정보를 제공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
고, 필요하다면 정확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티쿤글로벌만 놓고 보면 아직까지 정보 가공 능력과 공유 능력은 무척 떨어집니다. 우선
은 정보량 자체가 너무 적습니다. 또 갖고 있는 정보를 확산 시키는 능력이 무척 떨어집니다.
이건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간부, 상
급자들은 단순 정보조차도 더 많은 정보를 조직에 전하려고 애를 써야 합니다. 얘기를 많이
해야 합니다.
저는 저를 드러내는 게 어색해서 잘 안 씁니다 하는 말을 하는 사람도 바보입니다. 드러
내지 않고 쓰면 됩니다. 일 대 일 관계든, 일 대 다 관계든 가장 중요한 것은 상황을 잘 알
려주는 것입니다. 그게 안 되고는 협력을 잘할 방법이 없습니다.
정보를 충분히 주면 일을 하기 편합니다. 저는 전언이나 해외직판기로 제 뜻을 전합니다
만 이 외에도 중요한 안건이 생기면 한 사람 한 사람과 충분히 대화합니다. 6개 월 뒤에 할
일도 미리 꾸준히 이야기합니다.
저는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때, 같이 심의할 사람 한 사람 한 사람과 충분히 대화하고
의견을 조율한 다음에야 회의에 안건으로 올립니다. 저는 중요한 안건일수록 통과가 될 상황
을 다 만들어놓고 나서야 안건으로 올립니다. 저에게 이것은 대화 과정입니다. 회의에서 안
건 처리는 형식일 뿐입니다. 중요 안건은 회의에서 안건으로 올리기 전에 미리 다 결정이 되
게 해놓고 올립니다. 어떤 사람은 이걸 지루하다고 하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않고 본 회의에
올렸다가 논쟁이 붙으면, 이미 안건 자체가 변질될 수밖에 없습니다. 통과 되지 않을 안건이
면 올리지를 않는 거고, 조율되지 않은 안건도 올리지를 않습니다.
그만큼 무슨 일을 할 때는 충분히 대화를 합니다. 이건 제가 정말 잘하는 일이고, 또 주
변에도 꼭 권하고 싶은 일 처리 방법입니다. 중요한 사안을 사전 조율도 하지 않고 안건으로
내놓는 것은 멍청한 일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안을 올려놓고 통과 되지 않는 사태가 생기
면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아도 할 말이 없습니다. 제가 안건 처리를 이야기했지만 이건 살아
가면서도 늘 적용하면 좋습니다.
덜컥 이야기하지 않고 늘 상의하면서 보완하면 실수도 줄어들 뿐 아니라 실제로는 일
처리에 걸리는 전체 시간조차 줄어듭니다.

돕기
웬만하면 상대방에게 맞춰서 일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대화를 많이 해서 충분히 동의를
얻은 다음에 일을 하기 바랍니다. 단 상대방에게 맞춰준다고 해도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경계선은 지켜야 합니다.
희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상대방 뜻대로 해주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3
얼마 전에도 조각 맞추기 하는 아이를 돕는 엄마를 예로 든 적이 있습니다. 겨우 사면체,
육면체, 공형을 구분할 줄 아는 아이에게, 각각의 모형을 넣을 수 있도록 구멍이 뚫려 있는
박스를 주고, 아이로 하여금 사면체, 육면체, 공형을 각각 구멍에 넣도록 하여 아이의 인지
능력을 높여주는 놀이 도구가 있습니다. 어른에게는 쉽지만 아이에게는 무척 어렵습니다. 몇
번 해보면 잘 안 맞아서 신경질을 낼 수 있습니다. 지혜로운 엄마는 아이가 보지 않을 때 아
이 손이 잘 닿는 곳에 적절한 모형을 놓아줍니다. 아이는 무심코 그 모형을 잡아 제 구멍에
넣고 좋아라 하며 손바닥을 칩니다. 아이 부모는 같이 손바닥을 치면서 ‘아이, 잘했네. 아이
구, 똑똑하네. 너무 잘했다’ 하고 폭풍 칭찬을 합니다. 아이는 그 칭찬에 힘입어 쉬지도 않고
계속 모형 집어넣기를 하면서 스스로 인지 능력과 손 능력을 높여 나갑니다.
이 엄마가 진짜 지혜롭습니다. 아이로 하여금 스스로 놀이를 계속해나갈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이렇게 하는 겁니다. 도와줬지만 상대방이 도움 받았다는 것조차 알
아채지 못하고, 스스로 신나서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 진짜 일을
잘 하는 겁니다.
상대방이 빛나게 하려고 자꾸 연습하면 말투며 행동도 조금씩은 원만하게 바뀔 겁니다.
말투 때문에 사람을 자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기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 부족합니다. 심하게 부족합니다. 그래서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조직은 서로
부족한 것을 채워서 완전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남이 실수한 걸 그냥 내가 받아서 처리해줄 수 있을 때, 진짜 인격이 성숙합니다. 상대
방 실수를 꼭 집어 지적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승복하지는 않습니다. ‘너가 하는 말은 맞아,
그런데 기분이 나빠’ 이게 보통 사람들입니다. 상대방의 약점을 감싸 안아줄 때, 개인도 조
직도 성숙합니다.


젊었을 때 어려운 사람을 돕는 조직에서 일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결원이 생기면
서 한 명이 갑자기 왔습니다. 당연히 실무를 모릅니다. 그런데도 이 친구는 기가 막히게 일
을 잘했고, 내담자들에게 엄청나게 일 잘 하는 분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친구는 내담자가 오면 느긋하게 이 내담자와 같이 행동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사람이 누군지 찾습니다. 그리고 데리고 갑니다. 가면서 자기가 지금 금방 와서 잘 모른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잘 아는 사람에게 데리고 갑니다. 일단 한 가지 해결하고,
다음 문제를 해결할 또 다른 사람을 찾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내담자를 데리고 갑니다.
내담자는 안심할 뿐 아니라 마치 전문가를 대하듯이 이 사람을 믿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해
결될 때까지 내담자와 같이 행동합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합니다. 정말 기가 막힐 정도로
일을 잘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 친구에게 배운 방법을 무척 많이 씁니다.
저는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좇아 다닙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러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습니다. 이 친구가 한 방법 그대로 입니다.
저는 토스하는 걸 정말 싫어합니다. 자기가 이해도 못하면서 문제를 이곳 저곳으로 던지
는 사람은 중개소입니다. 자기가 이해하면서 해결해내야 합니다. 직접 못하면 잘 하는 사람
의 협조를 이끌어내면 됩니다.
역시 남의 힘을 빌리는 것이고, 일을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신속한 피드백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무척 많은 도움을 줍니다. 저는 처리할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웬만한 일은 보는 즉시 처리를 하려고 합니다. 배분도 처리입니다.
어쨌든 일이 저한테 머무르지 않게 합니다. 신속한 배분, 신속한 처리, 신속한 피드백은 사
람을 안심 시킵니다.

(*) 금요일 아침 9시 전체모임에 늦지 마세요. 전체가 모이는 자리입니다. 시간보다 조


금 일찍 오는 건 예의입니다.
그리고 CEO가 주제하는 모임입니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형식도 중요합니다. 전체모임이
라는 형식을 존중해주시기 바랍니다.

4
유일하게 성과를 보여준 온라인 수출 방법, 독립몰 해외직판

지금은 전 세계를 놓고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패권을 다투는 엄중한 시대입니다.


아마존은 미국, 캐나다, 영국 등 14개 국에 진출했습니다.
이베이는 아르헨티나, 호주 등 29개 국에 진출했습니다.
라쿠텐은 자료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동남아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독일계 라자다는 필리핀,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큰 성과
를 거뒀습니다.
알리바바 그룹에게 동남아는 안방이나 다름 없습니다.
한국은 어떻습니까? 옥션과 지마켓은 이미 이베이 손에 넘어갔습니다. 1조 투자를 받았
다는 쿠팡은 미국 기업입니다. 우리 나라는 말만 IT 강국이지 이미 자국 전자상거래 시장까
지도 외국 자본에게 내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오프라인이 아니니까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생활에 밀접한 유통이 잠식 당하
면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길 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온라인 생활 유통망을 외국 기업에게 내
준 채 무슨 IT강국입니까? 모두 어버버 하는 사이에 한국은 인터넷 제국주의 시대에 식민지
로 전락하고 있는 셈입니다.
유통망을 빼앗기면 몸통을 빼앗기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정말 기적처럼, 이 한국 소기업들이 해외시장을 향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가장 앞선 비즈니스 모델로 해외시장을 향해 나가고 있습니다.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독립몰 해외직판


㈜티쿤글로벌은 작년에 인터넷을 이용해서, 일본 소비자들에게 인쇄물, 판촉물, 실사출
력물을 팔아서 9억9천만 엔 매출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티쿤글로벌은 중소기업이 해외 소
비자에게 직판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을 만들어서, 2015년 6월 말 현재 일본에 14개 사이
트를 진출 시켰고, 20여 개 사이트의 진출 준비를 돕고 있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이 일본에 소기업 사이트 14개를 진출 시킨 것만도 대단하다고 생각합
니다. ㈜티쿤글로벌은 조그만 회사입니다. 이 조그만 회사가 짧은 기간에 자기 사이트 4개를
포함해서 14개 사이트를 일본에 진출 시켰습니다. 다른 나라 쇼핑몰에 입점 시킨 게 아니라,
독립 도메인을 가진 독립몰로 진출 시켰습니다.
그런데 매우 짧은 기간이지만 이렇게 일본에 진출한 사이트가 거둔 실적이 만만하지 않
습니다.
6월에만 1억9백만 엔 매출을 올렸습니다.
아래는 6월 현재 일본에 진출한 14개 사이트와 영업 실적 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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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카드를 판매하는 애드카드는 오픈 두 달 째인 6월 매출이 1백 만 엔에 육박했
습니다.
부직포를 취급하는 애드베스트는 5백 만 엔 가까이, 택배박스도 3백만 엔을 넘는 등 대
부분의 사이트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패션 계열인, 디에스원, 세컨로그, 패션포유를 제외한 11개 사이트가 이미 성공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전자상거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두 번 째 달에 20만 엔~30만 엔이라면 ‘애걔’ 할 지
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는 해외직판 14년 차입니다. 두 번 째 달에 20만 엔이면 충분히 대박
입니다. 애드프린트는 6월에 8천 만 엔 가까이 매출을 올렸습니다. 애드프린트는 영업이익만
1천 5백만 엔 이상 됩니다. 이런 애드프린트도 처음에는 이 수준이었습니다.
해외직판 전자상거래는 중간 바이어가 없습니다. 손님을 한 명 한 명 모아서 매출을 만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출은 서서히 올라갑니다. 그런데 매출이 일단 올라가기 시작하면
거의 멈추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가속도가 붙습니다. 그러니까 초반에 증가하기만 하면
대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 째 달에 20만 엔~30만 엔이면 1년 안에 손익분기점을 넘습
니다. 더군다나 이들 업체는 아직도 제대로 홍보하는 법조차 제대로 모릅니다. 홍보비도 제
대로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14년 째 해외직판을 하고 있는 제 경험으로는, 이 매출은 그야
말로 대박입니다.
저는 말씀 드린 대로 한국 온라인 수출 분야에서는 제1세대입니다. 저는 2002년부터 온
라인 수출을 해왔습니다. 그동안 많은 업체를 봐왔습니다. 짧은 기간에 이 정도 회사가 일본
에 진출하고, 또 이렇게 성과를 낸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정말 대단한 수치입니다. 더군다
나 아이템을 보면 인쇄물, 판촉물, 실사출력물, 부직포백, 공기간판, 플라스틱 카드, 모자, 종
이컵, 캐리커처, 단추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상품입니다. 이런 상품으로 해외에 진출해서
성공하기 때문에 더 대단합니다.

독립몰 해외직판 방법을 써야 합니다.


온라인 수출하는 방법은 크게 보아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제가 강력히 추천하는 독립몰 해외직판 방식입니다. 나머지 두 가지는 해외쇼핑
몰 입점과 역직구입니다.
역직구는 한국 쇼핑몰을 해당 국가 언어로 번역만 해놓고 외국 손님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정말 눈먼 고기가 어쩌다가 길을 잘못 들어 그물에 걸리기를 바라는 식입니다. 비
유하자면 한국 할인마트에 외국 손님이 오게 하겠다는 게 역직구입니다. 외국 손님은 반품하
려면 우체국 항공 우송으로 한국에 보내야 합니다. 전화를 해도 원어민자조차 없습니다. 말
이 안 되는 사업입니다. 물론 한국에서만 나는 한류 상품 등으로 돈을 버는 한두 사이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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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긴 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은 절대 못 됩니다.
해외쇼핑몰에 입점하는 것은 제가 해외 판매를 처음 하던 2002년에도 있었습니다. 저도
처음에 쓴 방식입니다. 이베이, 타오바오, 라쿠텐, 아마존, 라자다 등 다른 나라 사이트에 들
어가서 판매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쇼핑몰 입점 판매 대행업체도 많습니다. 그런데 어느
자료를 봐도 성과다운 성과를 내놓은 것을 볼 수 없습니다. 물론 제가 모를 수 있습니다. 그
렇지만 해외 쇼핑몰 입점 판매 대행업체가 진짜 성과를 거뒀다면 제가 모를 리가 없습니다.
만약 해외쇼핑몰 입점 판매 대행업체가 성과를 거뒀다면 난리가 났을 겁니다. 업체도 엄청나
게 홍보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그런 업체가 없지 않습니까? 이미 15년 이상 된 비즈니스
모델이 이 정도면 더 할 일은 못됩니다. 그런데도, 지금도 대부분 이 방법으로 온라인 수출
을 하려고 합니다. 이 방법은 해외쇼핑몰에 돈만 퍼주는 일입니다. 넓고 편하지만 망하는 지
름길입니다.
독립몰 해외직판은 위에서 내놓은 것처럼 뚜렷하게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독립몰 해
외직판은 비유하자면, 중국에 할인마트를 열고 중국 다른 가게와 똑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대등하게 중국 토착 할인마트와 경쟁할 수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이미 성공한 사례를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티쿤 말고도 홀로 독립몰 해외
직판 사이트를 열어 크게 성공한 케이스가 이미 여럿 있습니다. 이들 사이트는 해외직판 사
업을 한 지도 오래되었고, 크게 성공했지만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 분들은 이 비즈니스 모델이 알려져서 경쟁사가 생기는 걸 꺼려합니다. 이 분들은 그
냥 조용하게 돈 벌기를 원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어쩔 수 없이 독립몰 해외직판으로 성공한 사이트를 알립니다. 온라인 수
출이 우리 나라에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아래가 제가 알고 있는 독립몰 해외직판으로
성공한 업체 리스트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중국에 동대문 옷을 팔아서 1천 억 매출을 올린 더재미가 있습니다.


일본에 동대문 옷을 팔아서 1백 억 매출을 올린 디홀릭이 있습니다. 일본에 택배박스를 팔아
서 1백 억 매출을 올린 지즐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 독립몰 해외직판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독립몰 해외직판 방식이란, 해외에 법인을 두고, 해외법인을 통해 그 나라 사이트와 전
혀 차별이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티쿤 이용사는 티쿤글로벌의 일본 법인인 ㈜아도프린트와 ㈜티쿤재팬 이름으로 사이트
를 열고, 일본의 다른 사이트와 전혀 차이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원어민자가
사이트를 만들었고, 원어민자가 응대합니다. 결제며 배송도 전부 일본 회사를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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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이용자는 이 사이트 실제 운영자가 한국 회사라는 걸 전혀 모릅니다. 이렇게 되면 판
매자도 오로지 상품의 품질과 가격으로 승부를 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을 쓰는 독립몰 해외직판은 이미 아주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고, 그 성과를 입증
하고 있습니다.
독립몰 해외직판이 이렇게 확실하게 성과를 내고 있고, 그 성과를 입증할 수 있는 데도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성공한 사이트들이 경쟁자가 등장하는 것을 꺼려서
바깥으로 전혀 알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티쿤글로벌은 누구나 해외직판 하는 길을 열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직접 해본 경험을 살려 누구나 해외직판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티쿤글로벌과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회사가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그 회사들은 자기가
직접 해외에 판매를 해본 경험이 없이, 상상으로 플랫폼을 만들었기 때문에 반쪽 짜리 서비
스입니다. 아직 이렇다 할 내놓고 있지 못합니다. 자기가 직접 팔아본 것과 머릿속으로 팔아
본 것은 비교도 하면 안 됩니다.
티쿤글로벌은 스스로 독립몰 해외직판을 해서 작년에 9억9천만 엔 매출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해외직판만 14년을 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회사의 진출을 돕는 서비스
를 만들었기 때문에 티쿤을 이용한 회사들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것입니다.

독립몰 해외직판을 키워야


현재까지 온라인 수출에서 제대로 성과를 낸 것은 독립몰 해외직판 방식뿐입니다. 다른
방식은 성과를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해외쇼핑몰 입점과 역직구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백 마디 말보다 한 가지 증
거가 우선입니다. 해외쇼핑몰 입점과 역직구로 온라인 수출을 하는 회사는 성과를 보여주면
됩니다. 일반 상품을 파는 해외쇼핑몰 입점 업체, 역직구 업체가 100억, 1천 억 매출을 올린
사례가 있습니까?
이치를 따져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직구는 애당초 비즈니스 자체가 성립이 안 되니까
논외입니다. 그나마 조금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해외쇼핑몰 입점도 이치를 따져보면 안 되
는 일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해외 쇼핑몰 입점으로는 단골을 모을 수가 없습니다.
매출은 단골이 올려줍니다. 단골을 만들 수 없는 장사는 될 수가 없습니다.
우리 나라를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지마켓이나 11번가는 기억해도
그 안에 어떤 가게에서 샀는지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물론 구매 이력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만, 대부분의 경우 꼭 그 물건을 산 데서 사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산다고 해도 회사 이름이
나 브랜드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비즈니스로 성립되기 어렵습니다. 해외도 마찬가지일 뿐입니
다. 다른 쇼핑몰에서는 단골을 만들기 어렵고, 독립 마케팅을 할 수 없습니다. 단골도 만들
지 못하고 홀로 마케팅 할 수 없는 비즈니스는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해외쇼핑
몰 입점은 이치에도 안 맞고, 성공 사례도 희귀합니다. 이런 비즈니스를 계속 해야 할 이유
가 없습니다.
우리 나라는 독립몰 해외직판 방식으로 세계로 나가야 합니다. 그것도 관민이 힘을 합쳐
서둘러 나가야 합니다.
이미 전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은 선진국 거대 자본의 패권 투쟁 아래 놓여 있습니다.

이런 판에 독립몰 해외진출이라는 방식을 만들어낸 것은 기적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독립몰 해외직판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영역에서 아직까지는 우리 나라가 강자인 것 같
습니다. 이유는 한국 시장이 워낙 좁은데다가 경쟁은 지나치게 치열해서, 중소기업이 살아남
으려고 몸부림 친 결과입니다. 이런 흐름을 타고 티쿤글로벌처럼 아예 중소기업의 해외직판
지원을 전업으로 삼는 회사가 생긴 건 정말 하늘이 도운 일입니다.
거대 공룡과 싸울 때는 전면전을 피해야 합니다. 게릴라 전이 좋습니다. 해외직판은 게
릴라전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거대 시장은 내줄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실속을 차려서 보
이지 않게 시장을 지배해야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때가 되면 거대 시장 전체를 장악하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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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써야 합니다.
이미 우리는 뒤졌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독립몰 해외직판이라는 새로운 무기가 있
다는 점입니다. 이 무기를 언제까지 먼저 사용하게 될 지는 모릅니다만, 최소한 2-3년의 시
간은 있을 겁니다. 이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인터넷 시장은 선점이 중요합니다. 중소
기업 중심의 온라인 해외직판 분야에서 우리가 선점해 들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큰 바다로 나간 나라가 다 잘 살았습니다.
15세기 대항해(大航海) 시대에 세계로 나간 나라는 다 잘 살았습니다.
17세기 유럽 여러 나라가 신대륙으로 진출하면서 강대국들이 되었습니다.
19세기 후반, 일본을 비롯한 제국주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모두 새로운 길을 뚫었습니다. 새로운 길을 뚫으면 부자가 됩니다.
티쿤의 애초 이름은 장보고였습니다. 저는 장보고호 100만 대를 인터넷 큰 바다에 띄우
고 싶습니다. 저는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 호 두 대로 100명이 일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최소한 2백 명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1만 대만 성공해도 2
백 만 명 일자리가 생깁니다. 10만 대가 성공하면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라 일할 자리가 없
는 상황이 옵니다.
일단 잘 살아야 합니다. 잘 살아야 마음도 넓어지고 여유가 생깁니다.
티쿤글로벌은 올해 티쿤 이용사 매출을 포함해서 대략 15억 엔 매출을 올릴 거라고 생
각합니다. 100엔-900원이라고 하면 135억 원 가량 됩니다. 이 중 35억 정도는 일본에서 홍
보비, 일본 내 물류 이용비 등으로 쓰고, 100억 정도를 한국에 가지고 올 겁니다. 이 100억
중, 티쿤글로벌이나 이용사의 인건비 등은 30억을 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거의 70억을 충
무로의 인쇄 업자나 이용사에게 물건을 공급한 회사들에게 돌려줍니다.
티쿤글로벌만으로는 대략 80억 가까이를 협력사에게 돌려주게 될 겁니다. 생색 낼 일은
아니지만 티쿤글로벌이 큰 애국했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티쿤글로벌 혼자 했습니다.
저는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혹은 헌법기관이든 독립몰 해외직판에 힘을 모아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제가 해보니까 한국에서 장사하는 것보다 해외로 나가는 게 돈벌기가 정말
쉽고, 또 편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국내 매출은 0원입니다. 전부 일본에 팝니다. 저 개인으
로는 국내에서 장사하고 싶은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습니다. 해외로 나가면 경쟁자도 없는,
그야말로 블로오션인데, 이 좁은 땅에서 동포들 하고 피 터지게 싸우면서 장사하고 싶은 생
각이 전혀 없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직영 사이트만으로 작년에 9억9천만 엔 매출을 올렸습니
다만, 그 매출을 올리는 동안 그 어떤 국내 업체도 우리 때문에 매출이 준 건 없습니다. 티
쿤글로벌 주위의 회사는 모두 덕만 봤지 해를 입지는 않았습니다.
독립몰 해외직판은 매우 좋은 온라인 수출 방법입니다. 이 방식을 이용해서 우리 나라는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제가 오늘 무척 단호하게 말씀 드립니다만, 제가 생각했을 때는 이
방법 말고는 다른 방법으로 세계로 나갈 길이 없습니다.

정치권에 드리는 부탁의 말씀


지금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 온라인 영역에서도 글로벌 거대기업이 전 세계를 놓고 패
권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격심한 국내 경쟁 때문에 중소기업 단위로 독립몰
해외진출이라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이 한국에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모델이 티쿤글로벌
을 통해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플랫폼으로 개발되었고, 성과를 내게 되었습니다. 티쿤글로
벌 모델은 지금 현재는 세계에서 유일합니다.
개별 기업의 이익을 떠나서 말한다면 저는 지금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가 티쿤글로벌을
이용해서 우리 나라 중소기업 1만 개를 해외에 내보내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티쿤
글로벌은 혼자서 14개 사이트를 일본으로 진출 시켜 11개 사이트를 성공 시키고 있고, 올
한 해만 15억 엔 가까이 수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소한 100명 이상 일자리를 직접 창출
했습니다. 관련 기업까지 따지면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가 지원을 하면 쉽게 1만 배 사이트는 만들 수 있으리라고 생각
합니다. 2~3년 안에 해외직판 사이트 10만 개를 만들면 일자리만 최소한 몇 백만 개가 생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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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저는 이 일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티쿤글로벌은 사기업입니다. 그런데 지금 해외진출은 티쿤글로벌의 티쿤 시스템을 이용
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앞으로 3~5년 안에 티쿤 같은 시스템은 누구도 만들지 못합니다.
이게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다행히 티쿤 같은 시스템이 한국 여러 회사에서 만들어지면 그
것도 참 좋은 일입니다. 어쨌든 티쿤 시스템 같은 걸 이용해서 한국 중소기업이 해외에 직판
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중소기업도 살고, 일자리도 창출되고, 나라도 삽니다.
물론 매우 어렵지만 티쿤을 통하지 않고 홀로 해외직판에 성공한 사이트처럼 또 성공하
는 사이트가 나오는 것도 좋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온라인 독립몰 해외직판이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이해해주면 좋겠습
니다. 중요하다는 걸 이해하면 정치권에서 어떻게 풀어야 할 지, 저는 모르지만 정치하는 쪽
에서는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우선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께서 발의한 중소기업 해외직판 지원 법안
이 빨리 입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충분히 준비된 법인이니까 그 안에 독립몰 해외직판
지원을 위한 내용이 다 들어 있는 훌륭한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전에 저는 지금이라도 새정치민주연합이 집권하고 있는 지방정부에서라도 지역 내
중소기업에게 독립몰 해외직판을 소개하고, 또 실제로 판매하는 일을 지원했으면 좋겠습니다.
문제는 확신입니다. 정말 해외직판이 기업을 살리는 일이라는 확신이 있으면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일도 무척 많습니다.
저는 단 10개의 기업이라도 정상 방법으로 지방정부가 살릴 수 있는 길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단 1개 기업이라도 정상 경영 활동을 지원해서 지방정부가 살릴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독립몰 해외직판은 소개하고 지원하는 것만으로 여러 기업을 살
릴 수 있습니다. 그것은 티쿤글로벌이 이미 충분히 입증했습니다.
저는 관심을 가지면 길은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에서는 우선 독립몰 해외직판이 길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
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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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안정, 그리고 확장

2015.07.10

상반기를 결산해보면, 드디어 적자 행진이 끝났고, 티쿤 사업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적자 시대 마감
상반기 결산을 바탕으로 경영전략회의는 하반기 매출, 당기 순익, 현금흐름을 다음과 같
이 예측하고 있습니다.

하반기는 8월에 적자가 나겠지만 나머지 달은 전부 흑자가 날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


다. 물론 여기에는 추정 매출을 달성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추정매출액은 조금 많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설사 많다고 해도 크게 많지 않으니까 그다지 문제가 될 것 같지
는 않습니다. 조금 머리를 갸웃하게 만드는 것은 12월 추정 매출입니다. 해마다 12월은 11
월보다 매출이 적었는데 올해 추정 매출표에는 더 많게 나와 있습니다. 어쨌든 각 사업부에
서 면밀하게 검토한 추정매출이니까 맞다고 보고 흐름을 추정해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직영사업본부장 지휘서신에는 ‘통계를 믿어야 한다’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맞습니
다. 통계를 믿어야 합니다. 물론 통계에 입력된 기초 데이터가 어느 정도 옳다는 게 전제입
니다. 지금 경영전략회의가 갖고 있는 기초 데이터는 어느 정도 정확해졌습니다. 그렇기 때
문에 이 통계는 믿을 수 있습니다.
이 표를 보면 연말 시재는 여전히 2억6천만 원 정도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6월 말 시재
6억4천만 원 부족에서 보면 현저히 개선 됩니다.
이 상태에서 내년 봄을 맞으면, 우리는 매달 당기 순익을 1억 원 이상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금액은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도 우리가 하려고 하는 일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는 정도
입니다.
정말 꿈 같은 일입니다. 2012년 10월부터 급작스럽게 시작된 엔저가 어느 새 2년 8개월
째입니다. 2년8개 월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우리는 거의 8억 가까
이 적자를 내면서도 쓰러지지 않고 버텨왔습니다. 티쿤글로벌처럼 작은 회사가 외부 투자를
거의 받지 못하고 8억 적자를 내고 버텼다는 것 자체가 대단합니다. 그 사이에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이 1억2~3천만 원 가까이 회사에 투자해줬고, 몇몇 고마운 분들이 투자를 해주고,
또 자금을 대여해주었습니다. 정말 고마운 분들입니다. 그렇지만 이 기간을 버텨온 배경에는
바로 한-중-일의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급여를 두 번에 나눠 받느라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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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형편을 잘 견뎌줬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꾸준히 매출을 끌어올려줬고, 비용을 절감해줬습
니다.
그 사이에 매출은 아래표와 같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2015년 상반기에 이미 전년도 대비 63% 매출을 기록했으니 올해를 마무리 하면 전년도


에 비해 40% 정도 신장하게 될 겁니다.
매출이 꾸준히 올라가 준 게 적자 탈출에 가장 큰 동력이었습니다. 이 동력은 바로 우리
로부터 나왔습니다. 각 사업부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외부투자를 받지 못하고 이 정도 규모 전자상거래 업체가 이 정도 적
자 시대를 거치고 흑자 시대로 들어간다는 것은 거의 기적입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그 사이
에 플랫폼을 만들고, 일본에 영업조직을 만들고, 중국에 근거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제가 생
각해도 대단합니다. 이걸 저와, 간부들, 그리고 여러분이 해냈습니다.
저는 하반기가 엄청 기대됩니다. 내년은 더 기대가 됩니다. 우리 앞에 펼쳐질 빛나는 날
을 생각하면 솔직히 흥분이 됩니다.

티쿤 이용사의 성장
상반기에 티쿤 이용사도 성장 궤도에 접어들었습니다. 7월에는 티쿤 이용사의 매출은 전
체에서 6%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회사는 플랫폼 사업이 주업(主業)입니다. 그동안은 주업이라고 부를 준비가 안 되


2
었기 때문에 남들에게, ‘우리는 일본에 인쇄물이나 판촉물을 파는 회사’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티쿤글로벌은 기업으로 하여금 다른 나라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이 플랫폼을 이용해서 우리도 직접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플랫폼을 우리가 직접 이용해서 이 플랫폼이 쓸모 있다
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이고, 또 직접 써봐야 더 잘 개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고 소개
하는 게 옳습니다.
우리 회사 본질이 이러니까, 티쿤 이용사 매출이 증대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본질을 분
명히 드러내는 것이어서 정말 바람직합니다. 티쿤이 쓸모가 있다는 게 입증되기 때문이고,
이것은 또 우리 주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티쿤이용사 매출을 구성하는 것은 유패키지(택배박스), 애드카드(플라스틱카드), 시슈프
린트(단체모자) 3개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 회사 매출을 합치면 티쿤사업본부
매출의 94.4%입니다. 겨우 이 세 회사로 티쿤글로벌 전체 매출의 6%를 차지하고 있는데 매
출이 급속히 커질 회사는 줄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캐리커처, 또 다른 단체모자,
종이컵, 원단, 비닐봉투, 포켓폴더 등 계속해서 티쿤 이용사 매출이 늘어날 겁니다.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급속히 늘어날 겁니다.

이후 사업 전개
앞으로 티쿤 사업은 더욱 발전하게 됩니다. 사업 범위도 중국과 일본으로 확대됩니다.
당장 하반기부터는, 일본 직판 중국 티쿤 이용사를 모집하는 일이 시작될 겁니다. 8월
초에 중국에서 운영하는 일본 노보리 판매 사이트가 열립니다. 이 일은 정말 중요합니다. 중
국 제작 노보리 일본 직판 사이트는 지금 한국의 도움 없이 중국 법인이 직접 하고 있습니
다. 이것은 이제 일본 직판 중국 판매자를 모았을 때, 현재 중국 법인이 판매자를 교육할 수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중국 법인은 부직포 일본 직판 사이트, 애드베스트를 만드는 일에 참
여했고, 지금 애드베스트를 훌륭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7월 말까지 노보리 판매 사
이트 애드플래그(adflag.jp)를 단독으로 만들게 됩니다. 티쿤 이용 중국 판매자를 모으고 교
육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일본에 직판할 티쿤 이용사를 모집함과 동시에, 일본에서 한국에 직판할 티쿤
이용사를 모집할 준비도 하게 됩니다. 이 일은 중국 법인과 조금 다르게 진행이 될 겁니다.
아마 한국에서 일본에 파견되어서 이용사 교육을 시키게 될 겁니다. 지금 한국의 티쿤 이용
사 교육은 영업마케팅본부가 맡고 있습니다. 이 팀이 티쿤 일본 이용사를 교육할 수 있습니
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 판매자는 내년에 독일에 직판할 수 있습니다. 현재 티쿤 서비
스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통로만 개설되었습니다. 이 길이 올해부터 내년 사이에, 지금
현재 역량으로 중-일노선, 일-한노선을 개설하고 운영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한중일-독일 노
선을 개설하려고 합니다. 독일을 우선 대상으로 삼는 이유는 우선 유럽에서 경제력이 가장
앞선 나라가 독일이고, 유럽연합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독일이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해외직판은 경제력 차가 크면 클수록 더 위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독일
을 우선 대상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경영전략회의에서 ‘티쿤 서비스 유럽으로 확대 타당 여부 조사 담당자’를 두
기로 결정하고, 최욱 부장을 담당자로 임명했습니다. 유럽으로 확대를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유럽 한 나라에 법인을 내고, 실제로 가장 적당한 아이템을 팔 겁니다.
프로그램은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결국은 돈이 문제인데, 앞에서 본 것처럼 돈은 어느
정도 마련이 됩니다. 필요한 돈은 한 나라 진출에 2년 간 대략 3억이고, 월로 따지면 1천5백
만 원이 안 되니까,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서두른다고 여겨질 수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느낍니다. 그렇지만 저는 조금 서두
르더라도 해야겠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실 일을 할 때 꼭 그래야만 하는 필연은 별로 없
는 것 같습니다. 당장 한중일-독일 노선을 개설하지 않는다고 큰일 날 건 없습니다. 그리고
한중일-독일 노선이 열린다고 큰 성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저는 꼭 한중일
-독일 노선을 개설하고 싶습니다. 이런 건 거의 경영자의 감각입니다. 이론으로는 그다지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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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냥 오랜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 오는 느낌, 그야말로 감에 의
존하는 것입니다. 그 감으로 저는 한중일-독일 노선을 개설해야 할 때라고 판단하고 있습니
다.
조금 지나친 구상일까요? 그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조금 늦어질 수도 있고,
더 늦어질 수도 있지만 이미 모든 준비는 다 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꿈꾸던 국경을 넘는 직판 플랫폼 앤 서비스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티쿤 플랫폼은 거대한 바퀴입니다. 하도 커서 처음에 돌 때는 간신히 돌아갑니다만, 일
단 돌아가기 시작하면 누구도 막을 수 없도록 힘차게, 더욱 힘차게 돌아갑니다.
다른 모든 것을 떠나서, 8월부터는 당장이라도 일본 직판 중국 사업자를 모을 수 있게
된 것만도 어마어마하게 중요합니다. 우리 말고 누가 이렇게까지 준비할 수 있겠습니까? 그
것도 실제로 직접 판매를 해서 성과를 내고 있고, 그 성과를 낸 프로그램과 서비스로 일본
직판 중국 사업자를 모집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중국 티쿤 이용사의 실적도 한
국 티쿤 이용사처럼, 아니 순식간에 한국 티쿤 이용사 실적을 뛰어넘을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그 다음은 굳이 이야기할 게 없습니다.

적응
이 상황에 개인도 부서도 잘 적응해야 합니다. 조직은 계속 바뀔 겁니다. 어디로 바뀔
지는 누구도 잘 모릅니다. 확실한 것은 바뀐다는 그 사실뿐입니다.
이럴 때는 흐름을 잘 읽어야 합니다. 우리 비즈니스가 어디로 흘러갈 지를 잘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흐름은 본질이고 바뀌는 것은 본질이 드러나는 결과일 뿐입니다. 본질
을 잘 파악하고 있으면 바뀌는데 적응할 수 있습니다.
저도 조직이 어디로 어떻게 갈 지 모릅니다. 다만 우리 비즈니스의 본질을 놓치지 않으
려고 노력할 따름입니다.
이미 조직이 바뀌고 있습니다.
중국 법인은 일본 직판 티쿤 이용사를 모집하게 되면서 더욱 독립하게 될 겁니다. 아마
일본 법인도 지금까지는 영업 담당이었던 데서 벗어나서 독립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한국 직영사업본부는 어떻게 될까요? 좀 복잡해집니다.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흐름만 잘 파악하고, 바뀌는 데 그때그때 잘 적응하려고 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회사 전체가 티쿤 플랫폼 운영 회사와 판매 회사가 별도 법인으로 분리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의 판매 회사와 발송 회사가 분리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 판매 본부 안에서도
사업부 단위로 자회사를 설립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우 복잡해질 겁니다. 이렇게 복잡해지는 것만큼 프로그램도 복잡해질 겁니다. 이러다
보면 반드시, ‘뭐가 뭔지 모르겠고, 너무 복잡해집니다’는 불평이 나올 수 있습니다. 거대 기
업은 이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나라는 이것보다 훨씬 더 복잡합니다. 그래도 다 운영됩니다.
발전이란,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필연
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본질만 붙잡고 나머지는 그냥 흐름에 맡겨두는 수밖에 없습니다. CEO
인 저 역시, 조직 세부 상황을 전혀 파악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임원과 간부들을 믿고 그
냥 큰 흐름만 잡고 있을 뿐이지, 세부 상황은 이미 잘 모릅니다.

자율, 그리고 대화
상황이 복잡할 때는 그냥 자기 맡은 일을 잘하고 있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여러분을
어떻게 하지 못하고, 여러분도 저를 어떻게 하지 못합니다. 오로지 자기 자신만 조금 통제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공동체에서는 각자
알아서 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렇게 하려면 정말 대화를 많이 해야 합니다.
사업 단위 안에서, 그리고 사업 단위끼리 대화를 정말 많이 해야 하고, 정보를 부지런히
공유 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개인과 전체도 활발하게 의견을 교류해야 합니다. 이런 소통과
나눔을 바탕으로 자율을 증진 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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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업단위는 자율을 바탕으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합니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결과
에 책임지는 걸 의미하지 않습니다.
티쿤글로벌에서는 실적이나 결과를 가지고 평가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소신껏 일하다가
실수한 것을 가지고 시말서나 경위서를 받은 적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물론 고
과를 하지만 과정을 빼고 결과만 가지고 고과하지도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열
심히 했으면 그걸로 충분한 거지, 그걸 가지고 평가하지는 않을 겁니다.
티쿤글로벌이 문책을 할 때는 책임지고 일하지 않을 때, 그리고 소통하지 않을 때입니다.
그 점에서만큼은 단호했습니다. 대충 일하는 것, 대화하지 않고 독단으로 처리하는 습관은
조직에서 단호히 배제했습니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티쿤글로벌 전체는 지금도 소통이 그나마 유지되고 있고, 무엇보다
부서는 크게 자율을 바탕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어디로 발전할 지는 누구도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자율을 바탕으
로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면 어디론가 발전은 할 겁니다. 그리고 최소한 각자가 조직과 함께
발전할 겁니다.
자율, 그리고 소통은 복잡한 국면에 대처하는 가장 큰 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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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플랫폼 중심으로 각 나라 단위로 사업하는 체제

2015.07.24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이제는 티쿤 플랫폼 서비스를 중심으로 회사를 정비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티쿤글로벌은 인쇄물, 판촉물, 실사출력물, 에어간판, 부직포백을 파는 게 중심이
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플랫폼 사업으로 중심을 옮겨야 합니다.
전자상거래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플랫폼 사업이 돈 벌기도 쉽고 생명도 깁니다. 플
랫폼 사업은 자기가 직접 판매를 하기보다 다른 사업자가 잘 팔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수
익을 얻는 사업입니다. 대형 할인마트, 백화점도 일종의 플랫폼입니다. 할인마트, 백화점을
열어놓고 제조사나 생산자들이 활동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포탈도 일종의 플랫폼이고, 게
임 유통업체, 영화 유통업체도 일종의 플랫폼입니다. 판을 깔아놓고 이용료를 받는 게 플랫
폼 사업입니다.
그런 점에서 티쿤 비즈니스는 플랫폼 사업의 전형입니다. 티쿤은 다른 나라 소비자를 만
날 수 있는 잘 정비된 길을 깔아놓고, 이용사들이 그 길을 이용하는 대가를 받습니다.
우리에게 티쿤 플랫폼이 있다는 건 크나 큰 위로입니다.
직판만으로는 후발 주자가 진입할 걱정 때문에 편히 자기 어렵습니다. 중국 인쇄 업체가
일본 직판에 뛰어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베트남 실사출력물 업체가 일본에 뛰어들
수도 있습니다. 당장만 해도 일본 직판에 뛰어든 한국 인쇄물 업체가 여럿입니다. 메이시21,
와이엠카드, 메가프린트, 프린트샵, 아이인샤츠 등.
물론 우리도 잘 대응할 수 있겠지만 만만한 싸움이 아닙니다. 우선 무기에 큰 차이가 없
습니다. 일본 직판에서 티쿤글로벌이 매출에서 압도하지만 매출이 압도하는 게 다른 업체가
장사하는데 전혀 장애가 되지 못합니다. 뒤집어서 말하면 후발 업체가 시장에 뛰어드는데 티
쿤글로벌은 아무 장벽이 못됩니다. 직판 자체만 놓고 보면 쇼핑몰 하나만 있으면 되니까 마
구잡이로 시작하면 됩니다. 티쿤글로벌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고, 후발 주자로서는 못할 이유
가 없습니다. 무기에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화력이 같은 무기로 싸워서는 1승1패입니다. 일본에 한국 인쇄물을 직판하는 한국 업체
도 그렇지만 이제 중국 업체도 들어올 겁니다. 역시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이 싸움에서는
어느 쪽이 제조 단가를 더 잘 낮추느냐가 승부를 좌우합니다. 제조단가를 낮춘다는 점에서는
중국, 베트남, 장래는 미얀마 등이 유리합니다.
물론 우리도 이럴 걸 대비해서 중국에 제조 기지를 만들긴 했지만 만만한 싸움은 아닙
니다. 중국, 베트남의 저임금을 기반으로 하면 우리가 꼭 유리하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편한 싸움은 상대가 활을 들고 있고 이쪽이 총을 들고 있을 때입니다. 상대가 총으로 덤
빌 때 대포가 있으면 편합니다. 상대가 보병이고 이쪽이 공군이면 승패는 저절로 갈립니다.
그런데 현재의 직판은 무기가 같기 때문에 언제든지 승패가 뒤집힐 수 있습니다.
티쿤은 다릅니다. 티쿤 같은 플랫폼은 쉽게 만들 수 없습니다. 물론 만들려고 마음 먹으
면 못 만들 리 없겠지만, 설사 만든다고 해도 우리보다 더 잘 만든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또
아무나 만들 수도 없습니다. 인쇄물 직판은 금방 서너 업체가 따라서 했지만 플랫폼은 그렇
게 쉽게 따라 할 수 없습니다.
티쿤은 자기 물건을 외국에 파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티쿤은 다른 업체가 외국
에 직판하는 걸 돕는 플랫폼입니다. 플랫폼은 먼저 시장을 지배하면 다음 플랫폼이 따라오기
무척 어렵습니다. 인터넷 플랫폼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몸집이 커지고, 영향력이 커집니다.
플랫폼이 아닌 홈페이지는 아무나 따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인쇄물 일본 직판에서
선두지만 한국의 서너 인쇄업체가 일본 직판에 서슴없이 뛰어든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후발
주자라고 해서 경쟁에서 특별히 불리할 게 없습니다. 그러나 플랫폼은 후발 주자가 선발 주
자를 따라잡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리고 무척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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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쿤글로벌은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에서도 결국은 플랫폼이 주도하게 될 걸 알았습니
다. 그래서 2013년부터 국경을 넘는 직판 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에 국경을
넘는 플랫폼을 오픈마켓 방식으로 만들었다가 실패했습니다. 그때 만든 플랫폼 이름이 만텐
몰(滿天 万店 滿点) 입니다. 만텐몰은 지금의 큐텐(www.qoo10.jp)과 거의 똑같습니다. 즉 한
국의 지마켙 같은 걸 일본에 만들어 놓고 한국 판매자도 상품을 등록하여 팔 수 있게 한 것
입니다. 만텐몰은 실패했습니다. 만텐몰은 고객을 우리가 모아야 하는 구조입니다. 즉, 지마
켙 고객을 지마켙이 모아야 하는 것과 완전히 똑같습니다. 그리고 만텐몰 구조에서는 판매자
가 적극 활동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지마켙 안의 판매자가 따로 검색어 광고 등을 하지 않
는 것과 완전히 똑같습니다. 티쿤글로벌이 고객을 모을 돈이 없고, 만텐몰 이용사가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이상 만텐몰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텐몰이 실패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2014년에 호스팅 앤 서비스 방식으로 티쿤을 만들
었습니다. 티쿤은 성공했습니다. 티쿤이 성공한 이유는 티쿤은 길만 닦고, 이용사가 직접 모
든 것을 다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또 그런 구조로 플랫폼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티쿤을 이용해서 일본에 직판하는 사이트는 14개입니다. 이 중 두 개는 거의 휴면
상태입니다만 뚜렷이 성과를 내는 사이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픈 하려고 준비 중
인 사이트가 20개를 넘습니다. 이미 영업을 하고 있는 사이트도 대부분 올해부터인 셈이니
까 성장 속도가 엄청납니다. 되는 일은 억지로 하지 않고 살짝만 환경을 만들어줘도 저절로
늘어납니다. 티쿤이 완전히 성공했다고는 아직 확실히 말 못합니다만, 저는 이미 성공했다고
확신합니다. 느낌이 있습니다. 되는 일인지 안 되는 일인지 압니다. 그것도 모르면 바보입니
다. 티쿤 서비스는 성공했습니다.
티쿤을 만들려고 우리는 개발실을 육성했습니다. 티쿤글로벌 정도 작은 회사가 이 정도
규모 개발실을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돈과 에너지를 아껴서 이 개발실을 만
들었습니다. 티쿤글로벌 개발실은 티쿤글로벌 구성원이 만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실
은 특별히 티쿤글로벌 구성원을 존중해줘야 합니다.
티쿤은 다른 회사가 해외직판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이고 서비스입니다. 티쿤은
인쇄물이나 박스처럼 주문형 상품도 취급할 수 있는 해외직판 홈페이지 호스팅 앤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프로그램은 티쿤글로벌 정도 능력 있는 회사가 아니면 쉽게 만들 수
없습니다. 이 정도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경
험이 있어야 합니다. 더군다나 인쇄물까지도 취급할 수 있는 해외직판 홈페이지를 제공할 수
있으려면 몇 년의 경험이 필요합니다. 단언하건데 티쿤 같은 플랫폼을 만들려면 몇 년의 경
험을 거치지 않고는 안 됩니다. 프로그래머는 돈 주고 채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몇 년의
경험은 돈 주고 사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몇 년의 경험은 티쿤글로벌 전 구성원 몸 속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도 쉽게 만들 수 없습니다. 다른 회사가 티쿤 같은
플랫폼을 만들려면 몇 년은 걸릴 겁니다. 그 사이에 우리는 저 멀리 앞서 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두 업체가 나와서 우리를 추월한다고 해도 우리는 더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티쿤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회사가 한국에 몇 개 있습니다. 한 유형은 국내에서 호스팅
사업을 하면서 해외직판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고, 또 한 유형은 해외에 쇼핑몰을 만
들어 놓고 입점을 받는 방식입니다.
호스팅 사업을 하면서 해외직판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회사들은 자기가 직접 판매를
해본 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 회사들이 만든 플랫폼이 온전한 해외직판 플랫폼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서비스는 호스팅업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억지로 해외
로 연결시킨 것이니까 복잡한 해외직판 무역업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이 유형 비
즈니스는 보여 줄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습니다.
해외에 쇼핑몰을 만들어 놓고 입점을 하라고 하는 서비스는 일단 해외에 만든 쇼핑몰
조차 제대로 살아 남을 지가 의심되는 형편입니다. 해외에 연 쇼핑몰도 어마어마한 규모여야
한국 판매자가 상품을 올려서 팔 수 있을 텐데, 그 정도 규모 해외 쇼핑몰을 연다는 것 자체
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지금 한국계 회사로서는 한 회사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자체가 논리 모순입니다. 왜냐면 그 한국계 회사를 이용할 거면, 그냥 일본에 있는 큰 회사
에 입점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별 의미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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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호스팅 사업을 기반으로 해외직판업도 하는 서비스나 해외에 쇼핑몰을 만들고
입점을 받는 서비스는 좀더 잘 만들고, 못 만들고 차이만 있지, 중급 정도 개발자와 디자이
너 두서너 명만 있으면 6개 월 정도면 만들 수 있습니다. 아니 더 극단으로는 시중에 돌아다
니는 쇼핑몰 프로그램을 사서 해도 됩니다. 남들이 들으면 비난할 지 모르지만 이들 서비스
는 무슨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복잡할 게 없습니다.
우리는 10여 년 해외직판 경험을 고스란히 살려서 티쿤을 만들었고, 이미 티쿤을 이용
하는 이용사가 생겼고, 그 이용사가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서비스를 한-일, 한-
중, 중-일로 확장할 수 있는 오프라인-온라인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서비스를
한중일-독일로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티쿤은 인쇄물 등 주문 상품도 처리
할 수 있습니다.
티쿤 비즈니스는 우리의 미래입니다. 이제 이 미래가 현재가 되었습니다. 이 흐름에 맞
춰 조직을 정비해야 합니다.
저는 8월 말까지 여러분과 같이 상의하면서 조직 정비 방안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매우 중요한 일이니까 지도부가 정해서 구성원에게 통보하는 게 아니고,
같이 안을 짜려고 합니다. 최종 의견을 만들 때까지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저는 제
의견을 부지런히 낼 겁니다. 그리고 더 좋은 의견으로 보완할 겁니다. 그리고 최종 안을 마
련할 겁니다. 오늘 제가 내는 안은 토론을 하기 위한 겁니다. 이 안을 기본으로 계속 같이
보완을 해서 8월 말 한중일 임원 간부 연석 회의 때 정할 겁니다.

직판 사업 담당 회사를 분리
가장 먼저 저는 현재 티쿤글로벌에서 일본 직판 사업 부문을 분리해서 별도 법인을 만
들려고 합니다. 별도 법인은 티쿤글로벌이 지분을 가지는 자회사입니다.
일단 티쿤글로벌과 직판 사업 담당 부문을 분리하는 것은 티쿤글로벌의 정체를 확립한
다는 점에서 무척 중요합니다. 티쿤글로벌은 플랫폼 앤 서비스를 하고, 직판 사업 담당 부문
은 티쿤 이용사처럼 활동해야 업무가 구분이 됩니다. 이렇게 구분이 안 되면 재정도 복잡해
집니다. 현재 티쿤글로벌은 직판사업도 관리하고, 티쿤 이용사 사업도 관리하면서 정말 복잡
해져 버렸습니다. 이래서는 업무가 너무 복잡해집니다. 티쿤글로벌과 직판 사업 담당 회사를
분리하는 것은 이제는 무조건 해야 할 일이 된 것 같습니다.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급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소 혼란스럽긴 하지만 당
장도 사는데 지장은 없으니까 천천히 진행하면 됩니다.
지금 수준이라면 각 사업부 단위로 독립 회사를 만드는 건 시기 상조일 수 있습니다. 지
금은 직판 사업 부문 전체를 묶어서 한 회사로 만드는 정도가 적절할 것 같습니다. 각 사업
부문 단위로 독립 회사로 분리하는 것은 나중에 다시 검토해도 됩니다.

발송 회사의 분리
현재 국제 발송 사업 부문을 독립 회사로 분리 시키는 것도 고민할 수 있습니다. 국제
물류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한-중-일-유럽 사이 물류가 활발해지면 티쿤의 국제물류를
전문으로 다루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국제 물류를 담당하는 회사를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러나 발송 부문을 분
리해서 법인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고민해야 합니다.

티쿤글로벌은 국가 단위 편제로
티쿤글로벌에서 직판 사업 담당 회사를 분리 시키고 나서는, 기본 편제를 한국본부, 일
본본부, 중국본부, 독일본부로 할 수 있습니다. 각 나라 본부의 기본 활동 목표는 각 나라에
서 티쿤 이용사를 모집하여, 또 다른 나라에 직판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목표를 명확히 하
면 나머지 문제는 서서히 해결이 될 겁니다.
각 나라 단위에서 직영 사업을 하는 것은 될 수 있으면 피하고, 각 나라에서 직영 사업
부문은 각 나라 안에서도 별도 회사로 분리 시키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경우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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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부직포백과 중국 노보리를 생산해서 판매하고 있는데 이것도 언젠가는 법인을 분리하는
것이 정체를 분명히 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각 나라 본부는 티쿤 이용사 모집과 이용사의 판매 지원이 목표입니다.
각 나라는 다른 나라에 독립 대응 회사 또는 사람을 두면 됩니다. 일본 본부는 다른 나
라에 직판할 이용사를 모으고 지원하는 것이 임무입니다. 일본 본부가 한국 본부의 서포터
역할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멀리 보면 한국 본부의 일본 사업 부문은 한국 본부가 알아서
따로 마련해야 합니다. 다만, 지금은 일본 본부 안에 한국 본부 사업을 지원할 담당자를 두
는 형태를 취할 수 있습니다.
궁극으로는 한국 본부는 한국 본부가 알아서 다 하고, 일본 본부는 일본 본부가 알아서
하는 방식으로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남는 문제
티쿤글로벌 전체와 각 나라 본부가 구분 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는 티쿤글로벌 본부
와 한국 티쿤은 별개 회사여야 합니다.
일본 영업조직은 어떻게 되어야 할 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일본 영업 조직 역시 별도 법
인으로 분리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분리를 하는 순간 사람이 꽤 늘어날 수 있습니다. 지금 티쿤글로벌에서 직영 사
업 부문이 분리하는 순간에 당장 재무 담당자가 늘어나야 합니다.
이럴 때는 방향은 분명히 하고 천천히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 말씀 드린 것처럼 어차피
혼란스러운 거고, 혼란스러운 대로 살아가고 있느니, 이 상태에서 서서히 해나가면 됩니다.
개편이 이루어지면 많은 일이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각자 신분도 바뀔 수 있고, 하는 일
도 바뀔 수 있습니다. 그냥 받아들일 일입니다. 태풍이 불고, 비바람이 치고, 눈이 오는 걸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그냥 주어지는 환경일 뿐입니다.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게 지
혜롭습니다. 태풍이 불고, 비바람이 친다고 짜증내고 불평해서 해결될 일은 아무 것도 없습
니다.
지금은 축소하는 게 아니라 확대하는 겁니다. 축소해야 할 때도 우리는 그 속에서 희망
을 찾고, 감사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하물며 확대하고 발전하는 과정입니다. 기뻐해야 할 일
입니다.
정말 티쿤글로벌은 멋지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혼란이 오히려 축복입니다. 기쁘게 받아
들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같이 상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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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티쿤 그룹의 미래

2015.07.31

앞날
내년 1월까지는 티쿤글로벌에서 현재 제1~제5사업부를 묶어 새 법인으로 분리하기로
했고, 그 일을 배정환본부장께서 맡아서 해주시기로 했습니다. 티쿤글로벌에서 직영 판매 사
업 부문을 떼내면 가장 큰 가닥을 정리하는 셈입니다.
직영 판매와 플랫폼 사업은 성질이 전혀 다릅니다. 지금은 직영 판매 부문으로 우리 전
부가 먹고 살고 있습니다. 직영 판매 부문이 인원도 많습니다. 그런데 장차 회사는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가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티쿤글로벌에서 직영 판
매 부문을 떼야 티쿤플랫폼 사업이 자기 특징을 찾아 갈 거고, 또 직영 판매 사업도 독립해
서 자기 자리를 잡아 갈 겁니다. 그러므로 전체 조직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티쿤글로벌로부터
직영 판매를 분리하는 걸 일순위로 처리합니다. 배정환본부장께서 이 일을 지휘하시고, 이후
배본부장께서 직영 판매 부문 법인의 CEO로 활동할 겁니다.
올해 9월 이후부터 회사는 확실히 흑자 기조로 진입할 겁니다. 내년에 조직을 둘로 나누
고 1~2년 정도 지나면 직영 판매 부문 법인과 티쿤글로벌은 각자 먹고 살 수 있게 될 겁니
다. 각자 먹고 살 수 있게 되는 게 훨씬 빨라질 수도 있습니다. 넉넉잡아 그렇습니다. 그런
데 그때까지는 만의 하나에 대비해야 합니다. 그래서 배정환본부장님더러 직영 판매 부문 법
인을 맡아서, 어떤 조건에서도 그룹 전체가 위험해지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부탁 드리는
겁니다. 배본부장님께 그런 부탁을 드리는 것은 현재 제1~5사업부 구성원들에게 그런 부탁
을 드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같이 고생하면서 티쿤글로벌을 일구었습니다. 조직을 나누더라도 각자
가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완전히 분리되었을 때, 각자가 더 큰 부를 만들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완전히 분리되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직영 판매 부문이 티쿤글
로벌을 먹여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티쿤글로벌에서 직영 판매 사업 부문이 분리되면, 나머지 조직은 티쿤글로벌이란 그룹의
본체와 한국티쿤, 중국티쿤, 일본티쿤, 독일티쿤 등 각 나라 티쿤으로 편성됩니다. 좀더 엄밀
히 말하면 티쿤글로벌이란 법인이 있고, 한국티쿤, 중국티쿤, 일본티쿤, 독일티쿤, 각 나라티
쿤이 각각 법인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직영 판매 부문을 맡는 새 법인은 특수 관계 법인이긴
하지만 티쿤이용사와 같은 지위를 가집니다. 이게 일차 궁극의 모양입니다. 과정에서는 한국
티쿤이 티쿤글로벌에 포함되어 있고, 독립법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멀리 보면 그렇게
될 거라는 뜻입니다.

티쿤글로벌
티쿤글로벌은 티쿤 프로그램을 소유합니다. 티쿤글로벌은 각 나라 티쿤법인으로부터 티
쿤 이용료를 받습니다. 각 나라 티쿤 이용사 매출의 몇%를 이용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티쿤글로벌은 티쿤플랫폼 서비스를 새로운 나라로 확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각 나라 티쿤법인이 사업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티쿤플랫폼을 개선 시키는 일을
하고, 각 나라 티쿤의 정보와 경험을 소통 시키고, 각 나라 물류를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특히 국가 간 물류는 티쿤글로벌이 다뤄야 하는 중요한 영역이 될 수 있습니다.

각 나라 티쿤 법인
각 나라의 티쿤 법인은 이용사를 모집하고 교육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 됩니다.
각 나라 티쿤이 직영 판매 사업을 하고 안 하고는 각 나라 티쿤이 할 일입니다. 각 나라
에서 직영 판매 사업을 한다는 것은 각 나라 티쿤이 본업을 하면서 또 다른 투자 사업을 한
다는 개념입니다. 각 나라 티쿤은 결국 이익으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직영 판매를 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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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하면 하는 거고, 아니면 안 할 겁니다. 분명한 것은 각 나라 티쿤의 본업은 티쿤이용사
를 모집해서 이용 수수료를 올리는 것입니다.
이용사를 모집하는 걸 비즈니스 모델로 가지는 이상, 직영 판매는 부업입니다.

현재의 일본 오프라인 조직
이 문제는 매우 잘 다뤄야 합니다. 저는 실제를 중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오프라인
영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들은 온라인 비즈니스가 본질인 회사에서 오프라인
영업 부문을 굳이 둬야 하느냐고 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되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어떤 형태로든 오프라인 조직을 보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본 아도프린트의 오프라인 조직의 위력을 확실히 봤습니다. 이 위력을 잘 살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 오프라인 조직은 어디에 속해야 하느냐가 문제가 됩니다. 지금 해법으로 나온
것은 각 나라 오프라인 영업 조직은 따로 독립된 법인으로 활동한다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수익 배분을 어떻게 하고, 성과 측정을 어떻게 할 거냐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됩니다. 이것만 명확해지면 오프라인 조직은 더 큰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각 나라 오프라인 조직이 물류까지 담당하는 것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아스컬이라는 문구류 통신 판매 회사는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배달해줍니다. 이렇게 유통
을 장악하고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지고, 회사 경쟁력도 더욱 커집니다. 일본 오
프라인 조직이 각국 티쿤의 물건을 직접 배송해주는 영역도 비즈니스로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저는 오프라인 영역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프라인 영역을 어떻게 발전 시킬까 하는 것도 앞으로 집중 고민해봐야 합니다.

중국에서 한국, 일본으로 진출과 일본에서 한국 진출


하반기부터는 여건만 되면 중국 법인이 중국에서, 일본에 직판하기를 원하는 중국 판매
사를 티쿤이용사로 모아야 합니다. 그리고 올해 안으로는 프로그램이 준비가 될 텐데, 프로
그램이 준비가 되면 중국과 일본 법인이 한국에 판매할 이용사를 모아야 합니다.
이 사업은 이미 한국에서 일본 직판 티쿤 이용사를 모아서 실적을 냈기 때문에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될 겁니다.
한중일이 서로 판매를 하게 되면, 이 경험을 가지고 티쿤글로벌 서비스가 확대되는 모든
나라로 같이 나갈 수 있습니다.
정말 신나는 일입니다.

새 나라로 확대
내년에 티쿤 서비스를 독일로 확대할 작정입니다. 관건은 티쿤서비스를 독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언제 완성되느냐입니다. 저는 잘 모릅니다만 올해 안에는 되리라고 생
각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금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만, 매출 흐름 등으로 추정
해보면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독일 진출 준비책임자인 최욱부장의 보고에 따르면, 우리가 직접 관리하는 몇몇 상품도
경쟁력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 상품 외에도 원단, 비닐봉투, 단체모자, 플라스틱 카드
등도 충분히 나갈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처음에 준비할 때는 막막하기가 안개 속을 헤매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 티쿤 이용사 분
들이 우리 도움 없이 일본에 진출하는 게 무척이나 힘들었던 것처럼, 우리도 독일에 진출한
다는 게 아주 힘들었습니다.
제가 억지로 최욱부장을 지명해서 최욱부장에게 독일 진출 전략을 짜달라고 한 건 참
잘한 일입니다. 최욱부장은 어떻게 보면 황당한 업무를 받았습니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으니까요. 회사 입장에서도 최욱 부장을 다른 일 일체 못하게 하고, 독일 진출 전략만
짜게 한 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일을 할 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정말 안
된다는 걸 저는 너무 많이 경험했습니다.
이 방식은 자칫하면 큰 희생이 따릅니다. 만약 최욱 부장이 성과를 못 내면 최욱 부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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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칠 수 있고, 회사도 손실을 입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하다 보
면 거의 나가지 못하고 늘 고민만 하다가 끝나게 됩니다.
막연하더라도 할 수 있겠다고 판단하면 그 다음에는 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마쿠마쿠
사이트를 애드프린트에서 분리할 때도 그랬습니다. 아무도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될
거 같다는 막연한 감만 가지고 다섯 명으로 전담팀을 만들었습니다. 그 다섯 명으로 하여금
그 일만 하게 했습니다. 무려 9개 월에 걸쳐서 마쿠마쿠 사이트를 만들어서 런칭했습니다.
이 일은 우리가 독일로 진출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했습니다. 더군다나 그 당시에는 지금보다
돈이 더 없었습니다.
독일서 경쟁할 수 있는 상품을 찾았기 때문에 이제 독일 가는 건 티쿤프로그램이 정비
되고 자금만 조금 준비하면 됩니다. 독일 법인 대표를 뽑고, 독일서 고객 응대할 팀을 만들
고 하는 일이 남았지만, 그런 거야 그냥 하면 됩니다. 일본에 처음 진출할 때도 했던 고민
일 뿐입니다.
독일에 진출하고 나면 다른 나라로 티쿤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은 아주 쉬워집니다. 독일
에 진출할 수 있으면, 영국, 프랑스로도 할 수 있습니다. 처음 할 때가 어렵지, 한번 하고 나
면 그 다음부터는 그까짓 거입니다. 그냥 하면 됩니다.
이용사도 훈련이 될 겁니다. 이용사도 독일에 나가고 나면, 영국, 프랑스도 쉽고, 미국,
멕시코도 쉬울 겁니다.
정말 흥분되고 기대됩니다.

직영 판매 사업 부문의 해외진출
티쿤글로벌이 새 나라에 서비스를 확대하게 되면 확대된 새 나라에 각 사업부가 진출할
지 여부는 직영 판매 사업 부문의 판단에 따릅니다.
티쿤글로벌은 독일로 가는 길을 뚫는 거고, 명함사업부가 진출할 지 여부는 명함사업부
가 결정하면 되는 겁니다.
당장, 내년에 티쿤 독일 서비스가 열렸을 때 티쿤글로벌의 현재 각 사업부가 진출할 지
말 지는 각 사업부 소관입니다. 이렇게 하려고 티쿤글로벌에서 직영 판매 사업 부문을 떼서
독립 법인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목표
직영 판매 사업 부문은 전체로 보면 적절한 속도로 잘 발전하고 있습니다. 티쿤 이용사
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플랫폼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환율도 생각보다 좋습니다.
이런 게 합쳐져서 지금 조직 전체는 활발합니다.
활발해지면 복잡해지게 됩니다. 모든 사물은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쉬운 것에서
어려운 걸로 발전합니다. 이럴 때는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게 무척 중요합니다. 목표가 명확하
면 눈앞에 일을 잘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밭 가는 부자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들이 묻습니다. 아버지 제가 밭을 갈면 고랑
이 왜 똑 바르지 않고 삐뚤빼뚤 할까요? 너는 소뿔을 보고 쟁기질을 하는구나. 나는 밭 저쪽
소나무를 보고 쟁기질을 하는데.
그렇습니다. 밭 저쪽 소나무를 가늠대로 삼아서 쟁기질을 하면 고랑은 저절로 똑발라집
니다. 바로 앞에 소뿔은 기준 없이 이리저리 흔들리지만 밭 저쪽 소나무는 일정하기 때문입
니다. 목표는 바로 밭 저쪽 소나무입니다.
티쿤글로벌을 만들 때부터,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운영 회사로 발전 시키는 걸
목표로 했었다는 말씀은 드렸습니다.
그런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개발실을 튼실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에 실제로 국경
을 넘는 오픈마켓 플랫폼, 만텐몰을 만들었습니다. 만텐몰은 만들자마자 실패로 끝났지만,
실패를 디딤돌로 삼아서 곧 이어서 티쿤으로 발전 시켰습니다. 그리고 티쿤은 순항하고 있습
니다.
이것도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만들기’라는 목표가 없었으면 있을 수 없는 일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 역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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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회사들이 독립몰 해외직판 방식으로 해외로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성공하기도 했습
니다. 그렇지만 이들 회사는 플랫폼으로 발전 시킬 생각은 안 했습니다. 목표로 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해외직판 플랫폼을 구상해서 티쿤을 만들기까지 7년이 걸렸고, 성공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하기까지 8년이 걸렸습니다. 그 기간 동안 목표를 놓치지 않았다는 것은 높이 평가
받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인식은 추상에서 구체(具體)로 넘어갑니다. 말하자면 아이디어에서 시작해서 서
서히 실체를 갖추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처음 생각은 허술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허술한 아이디어지만 생명
력이 있으면 서서히 모양을 갖추게 됩니다. 정자와 난자가 결합한 그 순간은 아무 것도 아니
지만, 그 안에 생명력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분열하고 자라서 아이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
니다. 갓난 아이는 혼자 살 능력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꼬물꼬물하는 핏덩어리입니다. 그 핏
덩어리 안에 생명력이 있습니다. 조금만 도와주면 무럭무럭 자라서 어느 사이엔가 또 다른
생명을 낳는 존재로 성장합니다.
목표도 그렇습니다. 처음에 목표를 세우면 허술할 수밖에 없고, 방금 결합한 정자와 난
자처럼 아무 것도 아니지만, 그게 세상 흐름에 맞다면, 큰 흐름이 됩니다.
팀 혹은 리더는 막연하더라도 좀 먼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이 목표가 자기 자신과 팀을
이끌어 줍니다.
내년부터는 독일 서비스도 열립니다. 독일 서비스를 열고 나면 다른 나라 서비스도 계속
열릴 수 있습니다. 각 사업부문의 목표는 뭐가 되어야 할까요? 단기, 중기, 장기 목표가 있
어야 할 때입니다.

4
[CEO전언]

도전

2015.08.07

공동체
주제 넘는 게 문제입니다. 그냥 제 몸뚱이 하나 챙기고, 제 가족이나 편안하게 살면 되
지 하고 마음 먹으면, 이렇게 계속 투자를 하면서 자금 여유 없이 살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
고 저 개인도 어렵게 살 이유가 없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처음으로 경제 활동을 한 건 마흔 살 때부터였습니다. 그
때 회사를 만들었는데 2년 만에 크게 망했습니다. 한참을 근근이 살다가 2010년 무렵부터
급여를 제대로 받았는데 이미 쉰 살이었습니다. 쉰 살 때까지 경제활동을 못했던 여파로 지
금도 살림을 여유 있게 꾸리기는 힘듭니다. 아주 사적인 이야기지만, 저는 올해 처음으로 은
행 대출을 왕창 받아서 제 집을 샀습니다. 그동안 계속 전세를 전전했습니다. 그리고 부양해
야 할 주변이 또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저에게, 연 매출 20억인 사장도 좋은 차 타고 겨울이면 스키 타러 다니면
서 사는데, 왜 매출 100억이나 되고 매년 30% 이상 성장하는 회사 사장이라면서 그러고 사
냐고 핀잔을 줍니다. 당장 제 처도 속상하면, 바깥에는 뭐 대단한 회사 사장처럼 행세하면서
집안은 이게 뭐냐고 하면 참 할 말이 없습니다.
마음이 문제입니다. 지금도 제 급여를 터무니 없이 올리면 눈치 보이니까 그것까지 손
대지 않고, 제 주식 일부를 헐값에라도 팔면 제 한 몸은 편안하게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은 둘째 치고, 저는 최소한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을 생각합니다. 저하고 제일
가까운 사람들입니다. 어려운 시대를 같이 살았거나, 또 특별히 각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들
입니다. 경영전략회의 구성원 눈치 안 보고 저만 챙기고 살 자신이 없습니다.
티쿤글로벌 다른 구성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의 인생 각자가 삽니다. 솔직히 남의
인생까지 돌봐주려는 건 주제 넘은 짓인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CEO입니다. 제가 어
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공동체 구성원의 삶이 너무나 달라집니다. 자칫 하면 다른 사람의
삶을 파괴할 수도 있습니다.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
니다. 여기서 저는 좋은 영향을 미치는 쪽으로 살아보자고 선택한 겁니다.
그건 제 기질입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과 더불어 살아가기를 원하
고, 티쿤글로벌 구성원들과 더불어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저를 희생하면서까지 할 수는 없지
만 여건이 되는 한 선한 영향을 미치면서 살고 싶습니다.

투자
다 같이 살아갈 근거를 만들려면 지금 티쿤글로벌은 계속 투자해야 합니다.
그동안도 티쿤글로벌은 정말 심하게 투자했습니다. 우선은 티쿤플랫폼 사업에 정말 많이
투자했고 지금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개발실 인원도 소수만 투입했는데 지금은 개
발실 거의 전원, 티쿤사업본부 구성원, 마케팅부 등 13~17명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티쿤글
로벌 정도 규모 회사에서는 한 사람 당 세금 포함 월 4백 만 원 정도 비용이 들어간다고 계
산하면 됩니다. 15명으로 치면 한 달에 6천 만 원 가까이를 티쿤플랫폼 사업에 투자하고 있
습니다. 연간으로는 7억2천만 원입니다. 티쿤플랫폼으로 거두는 수익은 월1천~2천만 원 정
도 아닐까 싶습니다. 그나마 이 수익도 최근에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규모는 아니
지만 어쨌든 플랫폼을 개발하기 시작한 게 2012년 하반기부터였으니 이미 투입된 자금만 해
도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합니다.
꼭 이랬어야 하나? 잘 한 짓일까? 티쿤플랫폼 사업을 안 하고 직영사업 개선에만 집중
했으면 훨씬 편하지 않았을까? 이런 의문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경영지원팀으로부터 현금흐름표를 받으면 늘 가슴이 무너집니다. 개선되지 않는 현금흐
1
름 때문에, 언제나 돈 걱정 안 하고 살아보나 하는 탄식이 나고, 정말 힘들다는 생각도 듭니
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보면 그 동안 도대체 어떻게 살아낼 수 있었지 하는 의문도 듭니다.
2012년 11월 말 시재가 +1억8600만 원이었습니다. 2013년 말 시재는 -4억6750만 원,
2014년 말 시재는 -6억3480만 원, 2015년 7월 말 시재는 -7억4600만 원입니다. 시재가 가
장 많았던 때와 비교하면 2년8개 월 동안 9억3천만 원을 까먹었습니다. 8월도 적자입니다.
이 작은 회사가 10억을 까먹고도 안 망하고 버틴 게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물론 늘 희망을 붙잡고 살았습니다. 때로는 저 자신을 속이면서 견뎌왔습니다. 작년 10
월 말 시재가 -4억9천만 원이었을 때는, 2015년 봄부터는 해결이 될 거라고 믿고 견뎠습니
다. 2015년 봄이 되면서 자금 흐름이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나빠지지도 않았으니까 견뎠습니
다. 그러다가 6월부터 8월까지 현금흐름이 더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10월부터는 괜
찮아지니까……’ 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회사를 경영하는데 버틴다는 표현이 참 어색하기
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투자는 계속 했습니다. 플랫폼 사업만이 아닙니다. 중국 법인 설립, 일본 오
프라인 영업 조직 구축도 다 투자였습니다.
그 사이에 정말 뜻밖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게는 멘토가 계십니다. 작년 말에 그
분이 잠시 오라고 하셔서 갔는데, 돈이 좀 생겼으니 1억2천5백만 원 가까이 쓸 거냐고 물었
습니다. 아무 조건이 없었습니다. 정말 마음으로 울면서 받았습니다. 작년 말 시재는 -6억
3400만 원이었으니 이 돈이 없었으면 정말 난처할 때였습니다.
올해 봄에는 기업은행에서 선뜻 1억 원을 꿔줬습니다. 역시 뜻밖의 일이었습니다.
이런 도움을 받고 살았는데, 저는 저 하나만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투자를 안 했으면 이런 도움을 안 받고 살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제가 저 자신의 삶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도 계속 투자를 한 데는 직영 사업
만으로는 모두가 먹고 살 기반을 만들기 힘들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간단하
게는 해외직판 직영 사업만으로는 티쿤글로벌이 큰 회사로 발전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
문입니다.
이 판단은 옳습니다. 지금 당장도 한국 인쇄 업체들이 계속해서 일본으로 진출하면서 가
격 인하를 하고 있고, 일본 업체들도 우리한테 자극을 받아서 계속 가격을 낮추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중국 업체도 들어올 겁니다. 물론 이런 걸 대비해서 우리가 이미 중국서 생산해서
일본에 팔고는 있지만 이건 근본 해결이 못 됩니다. 이건 무한 경쟁 체제에 빠지는 구도입니
다. 이 구도에 말려들어가면 나머지 평생을 경쟁자들과 계속 경쟁하면서, 경영전략회의 구성
원은커녕 제 한 몸도 지탱할 수 있을 지 걱정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해외 직판 직영 사업은 국내에서 사업하는 것보다는 편하지만, 곧 그 장점이 없어집니다.
지금은 거대 기업이 국경을 넘어가지만, 해외직판 경험이 일반이 되면 소기업도 국경을 넘습
니다. 이미 우리가 했고, 여러 소기업이 했습니다. 이 결과는 국내 정도는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상당한 정도로 경쟁 체제가 구축된다는 말입니다.
저는 이 정도나마 개발된 티쿤 플랫폼이 없는 티쿤글로벌은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
는 구성원들을 밤 9시까지 일하게 하고, 구성원들의 시간을 관리하면서 사업할 기질이 전혀
못됩니다. 저는 제 기질을 압니다. 제 기질은 다른 사람과 같은 조건에서 피 말리는 경쟁을
하면서도 살아 남을 정도는 아닙니다.
저는 그런 경쟁체제가 온다는 것을 본능으로 알았기 때문에 좋은 차 안 타고, 스키 안
가고, 골프 안 치면서 투자를 한 셈입니다.
직영 직판 사업만으로도 돈을 벌 수는 있습니다. 그러려면 정말 구성원들을 들들 볶아야
합니다. 솔직히 지금 당장도 구성원들을 들들 볶고, 급여를 낮추면 연간 2~3억 돈을 더 만
드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게 꼭 오래가는 방법은 아니니까 또 자신 있게 말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저는 그런 식으로 하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는 제 길을 갑니다.
직영 직판 사업은 한계가 있습니다. 결코 미래 사업일 수 없습니다. 이 무한 경쟁 구도
에서 벗어나려고 저는 티쿤플랫폼을 구상한 것이고, 많은 고통을 감수하면서 계속 투자한 것

2
입니다.

고통 그러나 미래
지금 당장도 시재가 턱 없이 부족합니다. 물론 한 달에 10억 이상 매출을 올리는 회사
에서 대출금 4억에 미지급금 4~5억이면 아주 안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티쿤
글로벌은 매출이 계속 오를 수 있는 회사입니다. 그렇게 보면, 자금 사정이 당장은 나쁘긴
하지만 아주 안 좋다고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지금 당장은 무척 고단합니다.
그렇지만 그동안 편한 삶을 포기하고 꾸준히 투자한 대가로 티쿤플랫폼을 가졌기 때문
에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티쿤플랫폼 없으면 그냥 대충 살 겁니다. 물
론 직판 직영 사업을 해서도 돈을 벌 겁니다. 앞에서 제가 무한 경쟁구도에서 구성원을 들
들 볶으면서 살고 싶지는 않고 기질과 안 맞는다고 했지만, 또 자잘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
를 내서 잘 살았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건 거기까지입니다. 새로운 것도 없고, 비약도, 도
약도 없습니다. 그냥 그저 그만한 작은 회사일 뿐입니다. 수익이야 몇 십 억 낼 수 있을지
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거기는 꿈이 없습니다. 꿈이 없는데 무슨 재미를 누리며 살겠습니
까?
저는 저에게 주어진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저는 소박하게 사는데 별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도전하고 싶습니다 티쿤글로벌을 세계 최고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
다. 안 되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겁니다. 그렇지만 할 수만 있다면 티쿤글로벌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거기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친구는 제게, 나이 들어서 쓸 데 없이 벌이지 말고, 노후나 잘 대비하면서 살라고 충고
도 하고 조언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제 생각에 충실하게 살려고 합니다. 저는 꿈을
이루려고 열심히 일하는 게 행복합니다. 또 티쿤을 가지고 더 많은 소기업을 돕는 게 정말
행복합니다. 더 열심히 돕고 싶습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티쿤이 아름답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티쿤은, 알리바바, 아마존과 겨뤄볼 수 있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입니다. 좀더
정직하게 말한다면 티쿤은 알리바바, 아마존 따위는 개념에서 훨씬 능가하는 플랫폼입니다.
소기업이 국경을 넘어 직판할 수 있는 플랫폼은 세상에 몇 개 없습니다. 그 중에서 티쿤
만큼 성과를 내는 플랫폼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명함, 인쇄가 들어가는 박스처럼 주
문형 상품까지 거래할 수 있는 국제 거래 플랫폼은 없습니다.
저는 티쿤플랫폼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티쿤이 있기 때문에 직영사업부문도 전 세계로 진출할 꿈을 꿀 수 있습니다. 또 티쿤이
세계로 나가야 티쿤 이용사도 전 세계로 나갈 수 있습니다.
티쿤플랫폼이 전 세계로 나가려면 거대한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물론 투자를 못 받으면
우리가 투자하면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정말 운입니다. 운이 닿으면 거대한 기업
을 만들어 보는 거고, 운이 안 닿으면 작은 기업에 머물 겁니다. 그건 저도, 그리고 누구
도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저는 거대한 투자가 눈앞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감입니다만, 오래 걸리지 않
을 겁니다. 거대한 투자가 멀지 않아 이루어집니다.
독일로 진출하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티쿤에 꾸준히 투자해온 것의 연장일 뿐입니다.
특별히 새로운 투자가 아닙니다. 독일 진출은 기껏해야 2억~5억 정도 규모 투자입니다.
그냥 우리가 늘 해오던 투자 수준입니다. 독일 진출은 곧 올 거대한 투자와 연결될 겁니다.
거대한 투자를 노려서 독일로 진출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자연스럽게 연결될 겁니다. 우리
는 늘 하던 수준에서 투자하면 됩니다.
저는 계속 지금까지처럼 투자를 할 겁니다. 자금은 어느 정도 될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
니다. 8월까지는 무척 어려울 겁니다. 9월은 소강, 10~12월은 호전, 1월 어려움, 2월 이후
평안.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하고 독일 진출을 생각합니다.
예상과 달리 환율이 안 좋아지거나, 매출이 생각만큼 안 올라가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
으면 할 대답이 별로 없습니다만, 최악의 경우도 생각하면서 조절을 하겠습니다.
저도 편한 게 좋습니다. 정말 힘들게 살아봤기 때문에 저 개인도 좀 여유 있게 살고 싶

3
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그 여유를 바라다가는 남은 인생이 고단해질 겁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고, 모두 그렇습니다.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매출을 올리는 것입니다. 직영사업본부만 흔들리지 않고,
지금까지처럼 해주면 큰 문제는 안 생깁니다. 문제가 생겨도 해결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직영사업본부는 충분히 그럴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서로 지원하고, 지지하고, 격려하고, 칭찬하기


어렵게 살면서도 계속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의 지원과, 지지 때
문이었습니다. 같은 무리끼리 모인다고,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도 알고 보면 삶에 여유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장성한 자녀들이 있는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의 삶의 질이 평직원
들보다 못할 수도 있습니다.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이야말로 투자 좀 그만하고 우선 있는
돈 좀 쓰자고 요구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티쿤글로벌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은 정말 단 한번도 그런 말 안 했습니다. 투자
하는 게 옳다, 지금은 좀 힘들지만 해결된다고 늘 저를 격려해줬고, 늘 저를 지지해줬습니
다. 살다 보면 이런 지지와 지원과, 격려와 칭찬 때문에 살아냅니다. 저는 그게 너무 고맙
습니다. 뜻을 같이 해주고, 또 개인의 어려움을 견디면서 전체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맙습니다.
티쿤글로벌 구성원 전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티쿤글로벌에 와본 사람들은 다 우리를 칭찬
합니다. 사무실은 깨끗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참 맑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무실에는 기운이
있습니다. 맑고 밝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는 맑고 밝은 기운이 흐르게 되어 있습니다. 각자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여러분이 저로 하여금 저만 생각하지 않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형편만 따지면, 내년에 독일로 나가는 것은 조금 이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꼭
필요하다고 결정했고, 또 경영전략회의가 마음을 같이 했습니다. 잘 안 될 일도 마음이 뭉
쳐지고, 단결하면 됩니다. 우리는 늘 그렇게 해왔습니다.
전자상거래업은 대담하게 투자하면서 지경을 넓히는 일입니다. 우리는 우리 힘으로도 그
렇게 할 수 있는 데까지 왔습니다. 별일이 없겠지만, 혹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오더라도
잘 단결하고, 잘 인내하면서 나갑시다.
독일로 가는 것은 돈이 엄청나게 드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엄청난 도전입니다. 누
구도 그다지 시도하지 않습니다. 같이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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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도전

2015.08.07

공동체
주제 넘는 게 문제입니다. 그냥 제 몸뚱이 하나 챙기고, 제 가족이나 편안하게 살면 되
지 하고 마음 먹으면, 이렇게 계속 투자를 하면서 자금 여유 없이 살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
고 저 개인도 어렵게 살 이유가 없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처음으로 경제 활동을 한 건 마흔 살 때부터였습니다. 그
때 회사를 만들었는데 2년 만에 크게 망했습니다. 한참을 근근이 살다가 2010년 무렵부터
급여를 제대로 받았는데 이미 쉰 살이었습니다. 쉰 살 때까지 경제활동을 못했던 여파로 지
금도 살림을 여유 있게 꾸리기는 힘듭니다. 아주 사적인 이야기지만, 저는 올해 처음으로 은
행 대출을 왕창 받아서 제 집을 샀습니다. 그동안 계속 전세를 전전했습니다. 그리고 부양해
야 할 주변이 또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저에게, 연 매출 20억인 사장도 좋은 차 타고 겨울이면 스키 타러 다니면
서 사는데, 왜 매출 100억이나 되고 매년 30% 이상 성장하는 회사 사장이라면서 그러고 사
냐고 핀잔을 줍니다. 당장 제 처도 속상하면, 바깥에는 뭐 대단한 회사 사장처럼 행세하면서
집안은 이게 뭐냐고 하면 참 할 말이 없습니다.
마음이 문제입니다. 지금도 제 급여를 터무니 없이 올리면 눈치 보이니까 그것까지 손
대지 않고, 제 주식 일부를 헐값에라도 팔면 제 한 몸은 편안하게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은 둘째 치고, 저는 최소한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을 생각합니다. 저하고 제일
가까운 사람들입니다. 어려운 시대를 같이 살았거나, 또 특별히 각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들
입니다. 경영전략회의 구성원 눈치 안 보고 저만 챙기고 살 자신이 없습니다.
티쿤글로벌 다른 구성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의 인생 각자가 삽니다. 솔직히 남의
인생까지 돌봐주려는 건 주제 넘은 짓인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CEO입니다. 제가 어
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공동체 구성원의 삶이 너무나 달라집니다. 자칫 하면 다른 사람의
삶을 파괴할 수도 있습니다.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
니다. 여기서 저는 좋은 영향을 미치는 쪽으로 살아보자고 선택한 겁니다.
그건 제 기질입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과 더불어 살아가기를 원하
고, 티쿤글로벌 구성원들과 더불어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저를 희생하면서까지 할 수는 없지
만 여건이 되는 한 선한 영향을 미치면서 살고 싶습니다.

투자
다 같이 살아갈 근거를 만들려면 지금 티쿤글로벌은 계속 투자해야 합니다.
그동안도 티쿤글로벌은 정말 심하게 투자했습니다. 우선은 티쿤플랫폼 사업에 정말 많이
투자했고 지금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개발실 인원도 소수만 투입했는데 지금은 개
발실 거의 전원, 티쿤사업본부 구성원, 마케팅부 등 13~17명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티쿤글
로벌 정도 규모 회사에서는 한 사람 당 세금 포함 월 4백 만 원 정도 비용이 들어간다고 계
산하면 됩니다. 15명으로 치면 한 달에 6천 만 원 가까이를 티쿤플랫폼 사업에 투자하고 있
습니다. 연간으로는 7억2천만 원입니다. 티쿤플랫폼으로 거두는 수익은 월1천~2천만 원 정
도 아닐까 싶습니다. 그나마 이 수익도 최근에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규모는 아니
지만 어쨌든 플랫폼을 개발하기 시작한 게 2012년 하반기부터였으니 이미 투입된 자금만 해
도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합니다.
꼭 이랬어야 하나? 잘 한 짓일까? 티쿤플랫폼 사업을 안 하고 직영사업 개선에만 집중
했으면 훨씬 편하지 않았을까? 이런 의문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경영지원팀으로부터 현금흐름표를 받으면 늘 가슴이 무너집니다. 개선되지 않는 현금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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름 때문에, 언제나 돈 걱정 안 하고 살아보나 하는 탄식이 나고, 정말 힘들다는 생각도 듭니
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보면 그 동안 도대체 어떻게 살아낼 수 있었지 하는 의문도 듭니다.
2012년 11월 말 시재가 +1억8600만 원이었습니다. 2013년 말 시재는 -4억6750만 원,
2014년 말 시재는 -6억3480만 원, 2015년 7월 말 시재는 -7억4600만 원입니다. 시재가 가
장 많았던 때와 비교하면 2년8개 월 동안 9억3천만 원을 까먹었습니다. 8월도 적자입니다.
이 작은 회사가 10억을 까먹고도 안 망하고 버틴 게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물론 늘 희망을 붙잡고 살았습니다. 때로는 저 자신을 속이면서 견뎌왔습니다. 작년 10
월 말 시재가 -4억9천만 원이었을 때는, 2015년 봄부터는 해결이 될 거라고 믿고 견뎠습니
다. 2015년 봄이 되면서 자금 흐름이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나빠지지도 않았으니까 견뎠습니
다. 그러다가 6월부터 8월까지 현금흐름이 더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10월부터는 괜
찮아지니까……’ 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회사를 경영하는데 버틴다는 표현이 참 어색하기
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투자는 계속 했습니다. 플랫폼 사업만이 아닙니다. 중국 법인 설립, 일본 오
프라인 영업 조직 구축도 다 투자였습니다.
그 사이에 정말 뜻밖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게는 멘토가 계십니다. 작년 말에 그
분이 잠시 오라고 하셔서 갔는데, 돈이 좀 생겼으니 1억2천5백만 원 가까이 쓸 거냐고 물었
습니다. 아무 조건이 없었습니다. 정말 마음으로 울면서 받았습니다. 작년 말 시재는 -6억
3400만 원이었으니 이 돈이 없었으면 정말 난처할 때였습니다.
올해 봄에는 기업은행에서 선뜻 1억 원을 꿔줬습니다. 역시 뜻밖의 일이었습니다.
이런 도움을 받고 살았는데, 저는 저 하나만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투자를 안 했으면 이런 도움을 안 받고 살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제가 저 자신의 삶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도 계속 투자를 한 데는 직영 사업
만으로는 모두가 먹고 살 기반을 만들기 힘들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간단하
게는 해외직판 직영 사업만으로는 티쿤글로벌이 큰 회사로 발전하지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
문입니다.
이 판단은 옳습니다. 지금 당장도 한국 인쇄 업체들이 계속해서 일본으로 진출하면서 가
격 인하를 하고 있고, 일본 업체들도 우리한테 자극을 받아서 계속 가격을 낮추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중국 업체도 들어올 겁니다. 물론 이런 걸 대비해서 우리가 이미 중국서 생산해서
일본에 팔고는 있지만 이건 근본 해결이 못 됩니다. 이건 무한 경쟁 체제에 빠지는 구도입니
다. 이 구도에 말려들어가면 나머지 평생을 경쟁자들과 계속 경쟁하면서, 경영전략회의 구성
원은커녕 제 한 몸도 지탱할 수 있을 지 걱정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해외 직판 직영 사업은 국내에서 사업하는 것보다는 편하지만, 곧 그 장점이 없어집니다.
지금은 거대 기업이 국경을 넘어가지만, 해외직판 경험이 일반이 되면 소기업도 국경을 넘습
니다. 이미 우리가 했고, 여러 소기업이 했습니다. 이 결과는 국내 정도는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상당한 정도로 경쟁 체제가 구축된다는 말입니다.
저는 이 정도나마 개발된 티쿤 플랫폼이 없는 티쿤글로벌은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
는 구성원들을 밤 9시까지 일하게 하고, 구성원들의 시간을 관리하면서 사업할 기질이 전혀
못됩니다. 저는 제 기질을 압니다. 제 기질은 다른 사람과 같은 조건에서 피 말리는 경쟁을
하면서도 살아 남을 정도는 아닙니다.
저는 그런 경쟁체제가 온다는 것을 본능으로 알았기 때문에 좋은 차 안 타고, 스키 안
가고, 골프 안 치면서 투자를 한 셈입니다.
직영 직판 사업만으로도 돈을 벌 수는 있습니다. 그러려면 정말 구성원들을 들들 볶아야
합니다. 솔직히 지금 당장도 구성원들을 들들 볶고, 급여를 낮추면 연간 2~3억 돈을 더 만
드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게 꼭 오래가는 방법은 아니니까 또 자신 있게 말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저는 그런 식으로 하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는 제 길을 갑니다.
직영 직판 사업은 한계가 있습니다. 결코 미래 사업일 수 없습니다. 이 무한 경쟁 구도
에서 벗어나려고 저는 티쿤플랫폼을 구상한 것이고, 많은 고통을 감수하면서 계속 투자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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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고통 그러나 미래
지금 당장도 시재가 턱 없이 부족합니다. 물론 한 달에 10억 이상 매출을 올리는 회사
에서 대출금 4억에 미지급금 4~5억이면 아주 안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티쿤
글로벌은 매출이 계속 오를 수 있는 회사입니다. 그렇게 보면, 자금 사정이 당장은 나쁘긴
하지만 아주 안 좋다고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지금 당장은 무척 고단합니다.
그렇지만 그동안 편한 삶을 포기하고 꾸준히 투자한 대가로 티쿤플랫폼을 가졌기 때문
에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티쿤플랫폼 없으면 그냥 대충 살 겁니다. 물
론 직판 직영 사업을 해서도 돈을 벌 겁니다. 앞에서 제가 무한 경쟁구도에서 구성원을 들
들 볶으면서 살고 싶지는 않고 기질과 안 맞는다고 했지만, 또 자잘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
를 내서 잘 살았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건 거기까지입니다. 새로운 것도 없고, 비약도, 도
약도 없습니다. 그냥 그저 그만한 작은 회사일 뿐입니다. 수익이야 몇 십 억 낼 수 있을지
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거기는 꿈이 없습니다. 꿈이 없는데 무슨 재미를 누리며 살겠습니
까?
저는 저에게 주어진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저는 소박하게 사는데 별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도전하고 싶습니다 티쿤글로벌을 세계 최고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
다. 안 되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겁니다. 그렇지만 할 수만 있다면 티쿤글로벌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거기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친구는 제게, 나이 들어서 쓸 데 없이 벌이지 말고, 노후나 잘 대비하면서 살라고 충고
도 하고 조언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제 생각에 충실하게 살려고 합니다. 저는 꿈을
이루려고 열심히 일하는 게 행복합니다. 또 티쿤을 가지고 더 많은 소기업을 돕는 게 정말
행복합니다. 더 열심히 돕고 싶습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티쿤이 아름답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티쿤은, 알리바바, 아마존과 겨뤄볼 수 있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입니다. 좀더
정직하게 말한다면 티쿤은 알리바바, 아마존 따위는 개념에서 훨씬 능가하는 플랫폼입니다.
소기업이 국경을 넘어 직판할 수 있는 플랫폼은 세상에 몇 개 없습니다. 그 중에서 티쿤
만큼 성과를 내는 플랫폼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명함, 인쇄가 들어가는 박스처럼 주
문형 상품까지 거래할 수 있는 국제 거래 플랫폼은 없습니다.
저는 티쿤플랫폼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티쿤이 있기 때문에 직영사업부문도 전 세계로 진출할 꿈을 꿀 수 있습니다. 또 티쿤이
세계로 나가야 티쿤 이용사도 전 세계로 나갈 수 있습니다.
티쿤플랫폼이 전 세계로 나가려면 거대한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물론 투자를 못 받으면
우리가 투자하면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정말 운입니다. 운이 닿으면 거대한 기업
을 만들어 보는 거고, 운이 안 닿으면 작은 기업에 머물 겁니다. 그건 저도, 그리고 누구
도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저는 거대한 투자가 눈앞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감입니다만, 오래 걸리지 않
을 겁니다. 거대한 투자가 멀지 않아 이루어집니다.
독일로 진출하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티쿤에 꾸준히 투자해온 것의 연장일 뿐입니다.
특별히 새로운 투자가 아닙니다. 독일 진출은 기껏해야 2억~5억 정도 규모 투자입니다.
그냥 우리가 늘 해오던 투자 수준입니다. 독일 진출은 곧 올 거대한 투자와 연결될 겁니다.
거대한 투자를 노려서 독일로 진출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자연스럽게 연결될 겁니다. 우리
는 늘 하던 수준에서 투자하면 됩니다.
저는 계속 지금까지처럼 투자를 할 겁니다. 자금은 어느 정도 될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
니다. 8월까지는 무척 어려울 겁니다. 9월은 소강, 10~12월은 호전, 1월 어려움, 2월 이후
평안.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하고 독일 진출을 생각합니다.
예상과 달리 환율이 안 좋아지거나, 매출이 생각만큼 안 올라가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
으면 할 대답이 별로 없습니다만, 최악의 경우도 생각하면서 조절을 하겠습니다.
저도 편한 게 좋습니다. 정말 힘들게 살아봤기 때문에 저 개인도 좀 여유 있게 살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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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그 여유를 바라다가는 남은 인생이 고단해질 겁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고, 모두 그렇습니다.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매출을 올리는 것입니다. 직영사업본부만 흔들리지 않고,
지금까지처럼 해주면 큰 문제는 안 생깁니다. 문제가 생겨도 해결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직영사업본부는 충분히 그럴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서로 지원하고, 지지하고, 격려하고, 칭찬하기


어렵게 살면서도 계속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의 지원과, 지지 때
문이었습니다. 같은 무리끼리 모인다고,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도 알고 보면 삶에 여유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장성한 자녀들이 있는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의 삶의 질이 평직원
들보다 못할 수도 있습니다.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이야말로 투자 좀 그만하고 우선 있는
돈 좀 쓰자고 요구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티쿤글로벌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은 정말 단 한번도 그런 말 안 했습니다. 투자
하는 게 옳다, 지금은 좀 힘들지만 해결된다고 늘 저를 격려해줬고, 늘 저를 지지해줬습니
다. 살다 보면 이런 지지와 지원과, 격려와 칭찬 때문에 살아냅니다. 저는 그게 너무 고맙
습니다. 뜻을 같이 해주고, 또 개인의 어려움을 견디면서 전체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맙습니다.
티쿤글로벌 구성원 전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티쿤글로벌에 와본 사람들은 다 우리를 칭찬
합니다. 사무실은 깨끗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참 맑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무실에는 기운이
있습니다. 맑고 밝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는 맑고 밝은 기운이 흐르게 되어 있습니다. 각자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여러분이 저로 하여금 저만 생각하지 않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형편만 따지면, 내년에 독일로 나가는 것은 조금 이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꼭
필요하다고 결정했고, 또 경영전략회의가 마음을 같이 했습니다. 잘 안 될 일도 마음이 뭉
쳐지고, 단결하면 됩니다. 우리는 늘 그렇게 해왔습니다.
전자상거래업은 대담하게 투자하면서 지경을 넓히는 일입니다. 우리는 우리 힘으로도 그
렇게 할 수 있는 데까지 왔습니다. 별일이 없겠지만, 혹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오더라도
잘 단결하고, 잘 인내하면서 나갑시다.
독일로 가는 것은 돈이 엄청나게 드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엄청난 도전입니다. 누
구도 그다지 시도하지 않습니다. 같이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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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수용

2015.08.21

원하지 않는 일
티쿤글로벌의 사업 중심이 티쿤플랫폼으로 옮겨 가면서 직영 부문 직원들이 회사의 중
심에서 멀어진다고 생각하면서 동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배정환 본부장님께서 직영 부문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까 봐 거듭 걱정하는 지휘서신을 쓴 것을 잘 봤습니다. 저라고 걱정
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실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중심에 있고 싶어합니다. 아무리 중심이
어디 있고 외곽이 어디 있나 하지만, CEO가 집중하고 있는 일이 중심일 수밖에 없습니다.
중심에서 멀어진다고 느끼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당황하고 화가 나
면 일할 의욕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내가 한 행동과 아무 상관 없이, 내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 처해지게 되면 당연히 당황하
게 되고, 때로는 화가 납니다.
얼마 전에는 제3사업부가 열심히 개발해 놓고 잘 관리해온 아이템들을 회사에서 다 외
부에 분양해버렸습니다. 제3사업부는 아무 잘못도 없이, 계획했던 게 틀어지고 사업부 존폐
를 걱정할 처지까지 몰렸습니다. 제3사업부 구성원들 역시 무척 당황했고, 허탈해 했습니다.
최근에도 제5사업부 사업을 분양하기로 결정하면서 제5사업부 담당자들이 원하지 않는
상황에 대처해야 할 처지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나와 전혀 상관 없이, 내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 부딪혀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데, 회사는 그 일 대신 다른 일을 하라고 합니다. 정말 기분이
나쁘고 하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장 황당한 일은 내가 어떤 일을 지휘하고 있는데, 내 위에 상급자를 영입하는 경우입
니다. 이럴 때는 당황한 걸 넘어 분노하게 됩니다. 능력을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때
로는 내 상급자로 오는 사람이 나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 같기도 합니다. 이 정도 상황은
견디기 참 힘듭니다. 이 상황에 부딪히면 많은 사람이 회사를 그만둡니다.
늘 있는 일입니다. 어쩌면 인생 자체가 원래 그렇습니다. 원하지 않는 질병, 원하지 않
는 가족의 사고나 죽음, 원하지 않는 가정 환경, 원하지 않는 관계 맺음 등. 정말 내가 책임
질 일도 아니고, 혹은 책임 질 수 있는 일도 아닌 일 때문에 내 삶 자체가 흔들리고 무너지
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나라 경제가 엉망이 되어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에게 개인 책임은 어
디까지 일까요? 100세 시대라는데 겨우 쉰 살이 되어서 회사에서 밀려난 장년들은 본인 책
임일까요? 전부 개인 책임이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환경이 만들어 낸 어려움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냥 그런 일이 생긴 겁니다. 암에 걸린 것은 그냥 암에 걸린 것뿐입니다. 개인의
책임하고 그다지 상관 없습니다. 이런 일은 정말 견디기 힘듭니다.
인생 자체가 정말 원하지 않는 상황을 끊임없이 강요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여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도 잘 공부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내 잘못도 아닌데 나를 괴롭히는 환
경이 만들어졌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심리
내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 부딪혔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이미 어느 정도
파악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회복될 수 없는 암에 걸리면 사람들은 대체로, 부정→분노→
타협→우울→수용의 단계를 거친다고 합니다.
부정의 단계에는, 의사 진단이 잘못 되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 헤
맵니다.
1
분노의 단계에는, 왜 하필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냐는 식으로 분노하는 단계.
타협의 단계에는, 내 자식이 결혼할 때까지만 살게 해준다면…… 하는 식으로 타협하는
시기.
우울의 단계에는, 슬픔과 침묵에 젖어 아무하고도 얘기하지 않는 우울의 시기
수용의 단계에는, 죽음을 받아 들이는 수용의 시기.
물론 각 단계가 순서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단계가 한꺼번에 나타나기도 합
니다. 혹은 4단계까지 갔다가 다시 1단계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죽을 때까지 죽음을 수용하
지 않고 침묵으로 저항하다 죽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암 환자를 예로 들었지만, 큰 일에 부딪히면 대체로 이런 단계로 심리가 바뀐다고 연구
되어 있습니다. 작은 일도 유사한 과정을 겪습니다. 이런 것도 하나하나 연구하는 걸 보면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연구한 것을 우리 삶에 잘 적용해서 그나마 자기 자신
을 잘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사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분노하는 게 당연하고, 우울해지는 게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는 것, 대부분의 사람이 그
렇게 된다는 것을 아는 건 크게 위로가 됩니다.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고, 대체로 다 그러하
다는 것을 아는 건 정말 도움이 됩니다.
큰 일이 아니고 작은 일에도 사람의 마음은 위와 같이 변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
는 적절히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 좋습니다.

화를 내세요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당해서 화가 나면 화를 내시기 바랍니다. 다만 터트리지 말고 화
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70% 이상이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이성에 따라서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 사랑, 미움, 욕망, 두려움, 걱정, 불안, 우울
이런 감정들이 때로는 차를 돌진 시켜 스스로를 죽게 만들고, 또는 남을 다치게 합니다.
자기 집에 불을 지르게도 하고, 아이를 두드려 패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을 미워하고 어떤
사람을 좋아하면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게 되기도 하고, 해야 할 일을 안 하게 되기도 합
니다. 이치를 따지면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알지만, 감정이 허락하지를 않습니다. 감정은 그
렇게 사람을 움직입니다.
이런 감정을 그나마 다스리는 방법은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나는 정말 화가 나, 나는 정말 슬퍼, 미워 죽겠어, 갖고 싶어, 기뻐, 행복해, 사랑해 이
런 감정을 이야기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가 매주 금요일 회사에서 나눔을 할 때 같이 읽는 나눔 가이드라인에는, ‘감정을 나
누세요, 자신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누세요’ 라고 되어 있습니다. 회사에서 생활하면서 느끼
는 감정을 나누는 것은 감정이 터지는 것을 예방합니다. 화가 나는 건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화를 터트리는 것과 화를 적절히 제어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화가 나면 이야기하시기 바랍니다. 화 말고 여러 가지 감정이 가슴에 맺혀 힘들게 하면
이야기 하시기 바랍니다. 요령이 있습니다. 감정을 나눌 때는 ‘I-messege 방식’을 사용합니
다. 즉, 주어를 ‘나’로 하는 겁니다.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면서 마무리 하는 겁니다. 중간에
는 그런 감정을 갖게 한 상황을 묘사합니다.
‘나는 회사가 갑자기 다른 일을 하게 해서 정말 화가 나’식입니다.
‘나는 내 밑에 실무자를 넣어주기를 원했는데, 내 위에 상급자를 넣어줘서 정말 견딜 수
가 없어’
‘나는 자네가 내가 요청한 걸 즉각 하지 않고 미루는 걸 보면 울화가 치미네’
즉, 너, 우리 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는 겁니다.
‘아이 메시지’ 방법은 상대방을 지적하는 게 아니고, 상대방의 어떤 행동에 따른 나의
반응을 전하는 것이므로, 상대를 다치게 하지 않습니다. 상대가 어떤 행동을 했는데 그 행동
자체가 옳은지 그른지를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로 상대방은 직접 공격 당
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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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감정을 표현하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우선은 훈련이 안 되어 있고, 훈련
이 되어 있어도 천천히 설명해야 하니까 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원리를 알고 조
금씩만 응용해도 큰 도움을 얻게 됩니다.
아이메이지로 전달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이렇게 감정을 표현할 때 들어줄 줄 아
는 사람이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들어줄 사람이 없으니 감정을 표현하는 대신 속으로 삭힙니다. 감정을 속으로 삭히면 병
이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터져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당장 터져 나오지 않으면 40년 뒤
에 다른 사람에게라도 터집니다.
감정은 표현해야 되는 것인데 들어줄 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게 비극입니다.

감정을 수용하면서 듣기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은 그래도 다른 사람의 감정을 조금은 잘 수용할 줄 압니다. 형식뿐
인 것 같지만, 우리는 금요나눔 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나눔을 마무리하는데 이것도 무척 중요한 과정입니다.
정말 들어줘서 고마운 겁니다. 중간에 끼어드는 말이나, 충고를 전혀 받지 않고, 자기의
감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나눠줘서 감사하다는 것은 말하는 사람의 감
정을 이해하면서 자기 감정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감정은 반박하지 않고, 충고하지 않고,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감정은 옳고 그른 게 없습니다. 감정은 감정일 뿐입니다. 감정이 다른 사람을 상하게 하
지 않은 이상 감정은 그 사람의 것입니다. 남을 죽이고 싶은 감정 자체는 결코 옳고 그름으
로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러므로 감정은 부인하면 안 됩니다. 감정이 부인 당하면
대화가 막힙니다.
저의 경우인데 저도 제 감정을 나누기 정말 힘듭니다. 저도 사람이니까 힘들 때가 있습
니다. 그런데 힘들어도 거의 얘기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제가 힘들다고 얘기했을 때 제대로
받아줄 줄 아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힘들다고 얘기했을 때, 그렇겠지, 얼마나 힘들겠어. 너 잘 했어. 애썼잖아. 이런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야기 했을 때, 상대가 ‘다른 사람도 다 힘들어. 그 정도 힘 안 든 사람이 어딨
냐. 힘들어도 참고 견뎌. 이런 말을 듣게 될까 봐 두려워서 제 감정을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이런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다른 사람의 고백을 잘 수용하는 훈련이 된 사람이 많지 않습니
다.
그냥 들어주고 수용해주면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즉각, 충고하고 가르치려고 덤벼듭
니다.
이런 경우에 부딪힐까 봐 저는 거의 이야기를 안 합니다. 별로 좋지 않죠. 그렇지만 그
래도 저에게는 제 이야기를 잘 들어줄 줄 아는 사람이 몇 있습니다. 무조건 저를 지지해주는
사람입니다.
감정은 그게 어떤 것이든 일단 수용될 필요가 있습니다. 자녀들하고 대화할 때도 마찬가
지입니다. 어린 자녀가 선생님을 욕하면 대부분의 부모는 즉각 그러면 안 돼 하고 감정을 부
정합니다. 그런데 훨씬 좋은 방법은 선생님을 같이 욕해주는 겁니다. 일단 분노를 잠재우는
게 훨씬 좋기 때문입니다.
딸이 외국에서 외롭다고 전화했을 때, ‘참아’ 하는 것보다 아빠가 외로워서 울었던 때를
이야기해주는 게 훨씬 딸에게 도움이 됩니다.
감정이든 의견이든 부정 당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감정과 의견
을 수용해주는 게 그 어떤 충고, 그 어떤 조언보다 훨씬 우리에게도 상대에게도 좋은 결과를
나을 수가 있습니다.
저는 전언을 통해 수시로, 가르치려고 하지 마세요, 충고하지 마세요, 먼저 상대방 의견
을 받아들이세요 하고 말합니다. 그러다 보니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은 말하고 듣는 것도 성숙
되어 있습니다.

3
수용
우선은 감정을 잘 나누시기 바랍니다. 그나마 티쿤글로벌에는 나눔 시간이 있습니다. 이
때 감정을 나누는 연습을 하시기 바랍니다. 혹시 저에게 화가 나면 저에게 화난다고 말씀하
시기 바랍니다. 섭섭한 게 있으면 얘기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저한테는 들어줄 수 있는 능
력이 조금은 있습니다. 정말 얘기해야 할 게 있으면 얘기하시기 바랍니다.
감정을 나누는 것은 때로는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상당히 많은 감정은 얘기를 하기조
차 힘들 정도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들은 사람은, 들은 것을 옮기지 말아야
하고, 이 자리에서 들은 것은 이 자리에 두고 가야 합니다. 안전한 곳이 아니면 감정이라고
해도 함부로 이야기하면 곤란합니다. 그 감정이 다시 자신을 공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각자가 동료들에게 안전한 곳이기 바랍니다. 말이 옮겨지지 않는 곳, 감정을 토로해도 있는
그대로 수용되는 곳이기 바랍니다. 충고하지 않고, 함부로 가르치지 않고, 조언하지 않는 곳
이기 바랍니다.
감정을 나눈 다음에는 할 수 있으면 상황을 수용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와서 보면 지나간 모든 순간이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대학2학년 때 일본어를 배운 것, 30대에 조직론 책을 쓴 것, 30대에 정치를 한 것,
40대에 회사가 망한 것, 가정이 위기를 겪은 것, 이후 티쿤글로벌에서 몇 년을 가슴 졸이며
살았던 것, 아직도 투자를 못 받는 것 이 모든 게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는 걸 너무 뚜렷하게
압니다.
갖다 붙이는 거긴 하지만, 모든 순간이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면 현실을 받아들이는 게
꼭 어렵지는 않습니다. 상황에 굳이 저항하지 말고 상황을 잘 수용하는 과정에서 인내도 배
우게 되고, 개인도 성장하게 됩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만, 그 고통을 잘 견
뎌내면 사람은 부쩍 성장합니다. 고통과 고난이 정말 축복일 수 있습니다.
최근 저를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는 투자를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저는 티쿤 플랫폼과
그것을 가지고 이룬 우리 성과로 투자를 받지 못하는 게 오히려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
다.
어쨌든 세계 최고인 국경을 넘는 플랫폼을 구축했고, 그 플랫폼으로 확실히 성과를 내고
있는 이용사가 있고, 매출이 월 10억 가까이 되고, 이제 흑자를 낼 수 있는데도 투자를 받지
못하는 것은 화가 나는 일입니다.
조금만 투자를 하면 지금보다 성장 속도를 몇 십 배는 빨리 할 수 있습니다. 그게 지금
막혀 있습니다. CEO 책임입니다.
화도 좀 적당히 내고, 모든 게 다 이유가 있으려니 하면서 상황을 수용하고, 이제부터
다시 투자를 유치해볼 생각입니다.
직영 사업 부문, 3사업부, 5사업부의 일도 멀리 보면 지금 상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
겁니다. 저는 좋은 일로 매듭지어질 거라고 믿습니다. 그때그때 감정은 이야기하는 게 좋습
니다. 욕하고 싶으면 욕하면서 지금 하는 일은 하는 겁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이 속에
서 전혀 다른 미래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정한 것은 그대도 진행이 될 겁니다.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어도 티쿤글로벌이 가야 할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CEO인 저는 그대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밑바
탕에 깔고 갈 겁니다. 다행히 티쿤글로벌 간부들은 저보다 더 사람을 더 소중히 여깁니다.(*)

4
[CEO전언]

방향

2015.08.28

저는 CEO니까 늘 회사가 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생각합니다.


이번 주에 한국-일본-중국의 간부들이 모여서 회사가 가야 할 방향을 좀더 깊이 이해하
고, 그 이해 위에 각 사업부, 또는 각자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이 회의를 준비하면서 저 스스로 좀 당황하고 있는 건, 특별히 논의할 게 많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기껏 중국, 일본의 간부들까지 다 오라고 해놓고 별로 논의할 게 없는 상황이
되니까, 괜한 돈을 쓰나 하는 걱정도 됩니다.
물론 이렇게 된 건 좋은 일입니다. 왜냐면, 이 간담회를 소집할 때만 해도 회사가 앞으
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하기가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이에 회사가 나아
가야 할 방향이 큰 무리 없이 명확하게 되어서 생긴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간담회를 하다 보
면 또 여러 가지 점검해야 할 게 많아지겠지만, 일단 최고 지도부 단위에서 이미 큰 맥을 잡
았다는 건 무척 중요합니다.
물론 방향이 잡혔다고 해도, 서로 이해하고 있는 게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고,
또 이해의 정도를 깊이 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니까, 간담회를 열기로 한 것 자체는 무척 시
의적절하다고 여겨집니다.

티쿤그룹의 향후 일정
2015년 하반기 이후 티쿤그룹은 다음과 같은 일정으로 일을 하게 됩니다.

ㅇ 티쿤 직영사업본부는 내년에 티쿤글로벌에서 분리해서 독립법인을 만들게 되고, 배정


환이사님이 CEO로서 지휘를 하게 됩니다.
ㅇ 2015년 하반기 또는 2016년부터 일본에 판매할 중국 판매자를 모집합니다.
ㅇ 2016년 상반기부터는 한국-일본-중국 판매자가 각각 다른 나라에 직판하는 구조를
만듭니다.
ㅇ 2016년 상반기에 유럽으로 서비스를 확대합니다.

이게 티쿤그룹의 기본 사업 일정입니다.

방향은 맞는가?
위 향후 일정은 티쿤글로벌을 해외직판 지원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키운다
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저는 해외직판 지원 플랫폼 & 서비스를 티쿤글로벌의 향후 핵심 사업으로 삼은 것은 시
기에서도 방향에서도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티쿤 이용사 현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지금 한→일 노선만 운영하고 있지만 티쿤글로벌 직영 사이트를 제외하면 11개 사이트
가 열렸습니다. 이 중 9개 사이트가 올해 열렸습니다. 그리고 대략 15개 이상 사이트가 오
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티쿤 플랫폼 사업은 올해 들어 본격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들어 제대로 시작된 플랫폼 사업이 티쿤글로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
우 빠른 속도록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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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쿤 이용사의 매출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이용사들의 매출은 순조롭게 증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티쿤 플랫폼 사업이 된다는 증거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되는 사업은 저절로 커지고, 안
되는 사업은 아무리 하려고 해도 안 됩니다. 티쿤 플랫폼 사업은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용사는 늘어나고 있고, 영업하는 회사는 매출이 올라가고 있고, 영
업하는 회사 CEO들은 꿈과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끔 말씀 드립니다만, 다음 세대 전자상거래는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겁니다. 거대 쇼핑몰에 의한 각국 내 영토분할 전쟁은 이미 끝났습니다. 그리
고 각국 내 경쟁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격렬해집니다. 인터넷은 지역의 경계를 없앱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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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렇기 때문에 한 나라 안에서도, 영역마다 소수의 강자만 남기고 다수의 약자는 모두
없애버리게 되어 있습니다. 언젠가는 세계 전체가 그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소기업들이 각국 내 격렬해진 경쟁을 피해 해외로 나갈 기회를
노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본인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저절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티쿤 플랫폼 앤 서비스는 바로 그 지점에 서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티쿤 플랫폼 사업은 지금 시대에 가장 적합한 사업이고, 지금이라는 시점
에서 보면 매우 유망한 미래산업입니다.
티쿤 플랫폼 사업이 없으면 티쿤 직영 사업이 너무 큰 부담을 안게 됩니다. 솔직히 지금
도 일본 내 인쇄, 판촉물 등 경쟁 업체들의 가격 인하는 매우 급속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경쟁 업체들의 가격 인하 정책에 똑 같은 가격 인하 정책으
로 대응하는 것은 참으로 피곤한 일입니다. 그런데 플랫폼 비즈니스가 안정이 되어 가면,
직영 사업부가 조금 여유 있는 상태에서 응대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직영 사업부가
일본 외 다른 나라에서도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역시 플랫폼 사업은 방향이 올바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기는 어떨까요? 시기를 가름하는 것은 회사의 유동성입니다. 우리 회사는 100엔-930
원을 기준으로 1억1천만 엔부터 약간 여유 있게 흑자를 낼 수 있습니다. 8월은 1억 엔 매
출을 달성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러나 9월에는 1억1천만 엔, 10월에는 1억2852만 엔,
11월에는 1억2924만 엔 가까이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됩니다. 내년 3월부터는 1억3천
만 엔 이상은 쉽게 될 겁니다.
이렇게 보면, 유동성에서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티쿤플랫폼을 개발하느라 이미 2
년 이상 시간을 투여했고, 그만큼 투자를 했기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현
실입니다.
우리는 살았고, 우리는 플랫폼을 가졌고, 우리는 이용사를 모았고, 우리는 이용사를 통
해서 매출을 만들었습니다. 시기가 적절했냐는 문제는 현재를 가지고 과거를 평가하는 게 옳
습니다. 우리는 살아남았고, 우리가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시기도 잘 맞췄다고 할 수 있습
니다.
이 점에서 우리는 성공했습니다.

구조와 역할의 재설정


이 기본 사업 일정에 따라 조직 구조와 각 사업단위의 역할도 새로 정해야 합니다.
멀리 보면, 회사는 티쿤글로벌이라는 최상위 회사를 둡니다. 티쿤글로벌은 그룹의 총괄
재무, 티쿤 개발, 기획, 지원 업무를 관할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각 나라에 티쿤코리아, 티쿤재팬, 티쿤차이나, 티쿤도이치라는 독립법인이 있게
될 겁니다. 현재 일본의 ㈜아도프린트와 ㈜티쿤재팬도 멀리 봐서는 통합을 해야 하는데, 그
실무가 만만하지 않습니다.
각 나라의 법인은 티쿤 이용사 모집 및 관리와 지원, 그리고 구매 고객 관리를 맡게 될
겁니다. 일본 영업 조직이 일본 법인과 어떤 관계로 만날 것인가도 매우 깊이 생각해야 합니
다.
1월에 설립될 직영사업 독립법인은 전 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게 되므로 오히려
할 일이 명료해질 수 있습니다.

내부
해야 할 일이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티쿤글로벌 정도 수준 회사로서는 지나치게 큰 일입
니다. 그런데 내부 조직력은 이 정도 일을 감당할 만 합니다. 저는 그렇게 판단합니다. 티쿤
글로벌은 오래된 조직입니다. 오래된 조직은 내공이 있습니다. 중간 간부진을 포함해서 오랫
동안 같이 일해왔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축적된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티쿤글로벌에는 여전히 여유 간부 역량이 있습니다. 저는 조직은 조금 여유 있게
운영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보유한 간부 역량이 있기 때문에 내년까지 할 일은
잘 감당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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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큰 일이 많으니까 하다 보면 많은 어려움을 겪기는 하겠지만, 간부 대오가 약하지
않으니까 잘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자금
역시 문제는 자금입니다. 한 나라에 서비스를 개척하고 안정 시키려면 엄청난 자금이 투
입되어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걸 저는 가늠할 수 없습니다.
일본에 티쿤글로벌 직영 서비스를 구축하는데, 2008-2012년 엔고로 번 환차익을 다 투
자한 것을 감안하면 최소한 50억 이상이 투입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처음에 아무 것
도 없었던 데서 시작했다는 걸 감안해도, 다른 나라에 서비스를 제대로 구축하려면 역시 많
은 돈이 들어갈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다른 나라에 진출할 때는 우리 직영 사업 본부의 아이템이나 티쿤 이용사 아이템 중에
서 그 나라에 확실히 먹히는 것을 집중 육성하여 기반을 만드는 방식을 쓰려고 합니다. 그런
데 한 나라에 한 아이템이라도 제대로 육성하려면 큰 돈이 들어갑니다. 일본에 명함, 스티커,
현수막을 팔려고 8만 고객을 만드는데 들어간 비용만큼 많은 돈의 들어가야 한 나라에 어느
정도 기반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애드프린트가 일본에 만든 8만
고객도 무척이나 적습니다. 최소한 80만, 또는 800만 정도는 되어야 정말 제대로 사업을 한
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한 나라 당 최소한 몇 백 억은 있어야 사업다운 사업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일은 지금은 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게 이루어지고 안 이루
어지고는 지금 검토해도 다 공상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규모를 줄여서 할 수 있는 만큼만 생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들어, 티쿤글로벌에게는 참 좋은 경제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환율도 100엔-
1,000원을 넘었습니다. 이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만, 100엔-850원을
걱정하던 우리 처지에는 가뭄 끝에 단비처럼 달콤한 상황입니다. 이 상황이 당분간 간다고
해도 물론 앞서 말한 한 나라에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는 비용으로는 터무니 없이 모자랍니
다. 그러나 이 상황은 작으면 작은 대로 티쿤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겁니
다.
티쿤글로벌은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직영 사업 부문이 꾸준히 발전해주고,
지금처럼 티쿤 이용사가 늘어나면서 성과도 거두게 되면 시간만 문제일 뿐, 투자는 반드시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제, 그리고 해법
방향은 대체로 뚜렷합니다. 그렇지만 이 방향을 추구해 나가려고 하면 매우 많은 어려움
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티쿤글로벌은 무척 성장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작은 조직입니다. 그런데 꿈은 지나칠 정도로 큽니다. 물론 작은 조직이 큰
꿈을 이루어나갈 때는 시간을 느긋하게 잡고 하나하나 하면 됩니다만, 그래도 꿈이 좀 크니
까 아무래도 조직에서 여러 가지 불편한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서로를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을 믿는 것입니다. 또
CEO를 믿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기질이 다릅니다. 일하는 스타일도 다릅니다. 장단점도 다릅니다. 이걸 서로
인정하고, 또 무조건 믿는 수밖에 없습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데 만약 그렇게 되면 어떡하실 거냐고 묻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찍힐 때 찍히더라도 믿을 겁니다. 안 믿으면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믿다가 망하면 어
떡할 거냐는 질문에도 똑같이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망하더라도 할 수 없고, 그냥 믿을
거라고.
CEO로서 이런 말 하면 무책임하다고 할 지 모릅니다만, 저는 일이 되고 안 되는 게 사
람에게 달려있다는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운이 90%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일을 대충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합니다. 전언 쓰고, 해
외직판기 쓰는 것만 해도 웬만한 사람이 일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 양입니다. 저는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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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합니다만 제가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회사가 꼭 성공하고, 대충한다고 해서 회사가 망한다
는 생각은 안 합니다. 저보다 형편 없는 CEO들이 사업을 훨씬 잘하고, 저보다 훌륭한 CEO
들이 저보다 사업을 훨씬 못하는 것도 많이 봅니다. 그러다 보니 열심히 일하지만 어떤 틀에
갇히지는 않습니다.
제가 사람을 믿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믿었는데 배신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
는 것이고, 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와 상관 없이 나는 믿고 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
니다.
다행히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은 성실하고, 지혜롭고, 인격도 성숙되어 있습니다. 정말 티
쿤글로벌은 인재의 보고입니다. 서로 믿어도 손해 볼 일이 거의 없습니다.
믿는다면 기다려야 합니다. 서로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일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어떤 일을 할 때 당장 안 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을 처리하는
속도가 느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게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대체로는 그렇습니
다. 저는 의견은 제시하지만 당장 관철 시키려고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알아서 하기를 기다
리고, 또 할 수 있도록 돕는데 그칩니다.
제가 이렇게 일을 하게 된 데는, 사람을 다그쳐서 일을 하게 만들 방법이 그다지 많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간은 먼 미래의 목표를 제시하고, 그 목표를 자
기 것으로 만들게 하고, 기다리는 방법을 택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일을 처리해왔기
때문에 티쿤글로벌이 단기 목표를 세우고, 집행했는지 여부를 가지고 평가를 하는 데는 긴장
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반면 조직은 무척 안정되고 평안할 수 있습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식입니다.
저는 이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중장기 목표에 맞춰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 믿으면서 일
을 해나가는 게 단기 목표에 목숨 거는 분위기보다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정책을 쓸 수
있는 것도,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이 인격이 높고, 성실하고, 지혜롭기 때문입니다. 구성원들이
성실하지 않고, 인격이 뛰어나지 않으면 이런 정책을 썼을 때 회사는 금방 망합니다.
저는 우리가 우리를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믿음 위에서 기다리고,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려하고, 칭찬하고, 도와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을 이루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티
쿤글로벌 구성원을 믿고, 그 믿음에 승부를 겁니다.
우리가 꾸는 꿈은 큽니다. 그 큰 꿈을 이루고 못 이루고는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서
로 믿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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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천천히

2015.09.04

나이가 들면 조금 바뀌는 것에 왔다 갔다 하지 말고 의연해야 하는데, 저에게는 참 어려


운 일입니다. 매출이 좋은 날은 기분이 좋고, 매출이 안 좋은 날은 우울해지고, 환율이 오르
면 기분 좋고, 환율이 안 좋으면 울적해지는 걸 아직도 잘 통제하지 못합니다. 또 어느 때는
잘 참다가 또 어느 때는 조급해집니다. 조급해지면 할 수 없는 걸 하겠다고도 합니다.
물론 전체로 보면 저도 정말 잘 참아왔습니다. 티쿤글로벌을 만들고 7년10개 월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잘 이끌어 왔고, 처음에 계획했던 대로 티쿤플랫폼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 영업조직을 만들었고, 중국에 법인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누가 뭐라고 해도 매출이
10억 엔이 넘는 회사로 만들었습니다. 그 사이에 매출 올리라고 구성원들을 들들 볶지 않았
고, 그래도 평안한 가운데 일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때와 안
좋았던 때를 가리지 않고 끊임 없이 투자해서 회사 규모를 키웠습니다.
크게 보면 회사 모양을 잘 만들어왔지만 그 사이에 끊임없이 조급해하고 흔들리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살아왔습니다.
이제 8월이 지나갔습니다.
경영전략회의가 추정하는 우리 회사 향후 손익과 현금흐름표를 보면, 올해 8월이 가장
어렵고 9월부터는 이익도 꾸준히 나고 현금흐름도 계속 좋아지게 됩니다.

이 표대로면 이제 우리 회사는 지난 7년 10개 월 간의 긴 투자와 정비 시기를 끝내고


수확과 성장기에 들어서게 됩니다. 저 역시, 티쿤글로벌을 만든 이래 7년10개 월 만에, 늘
가슴 졸이던 아슬아슬한 시기를 뒤로 하고 흑자 시대에 살 수 있게 됩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흑자시대가 있긴 했지만, 그건 엔고가 가져다 준 특수 상황이었고, 지금은 정상
환율에서 흑자를 이루는 것이니까, 지금 이루는 흑자는 매우 단단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추정 손익 계산표를 바탕으로 하면 대략 내년 3월 이후는 매 달 1억 원 이상 흑자가 날
것 같습니다. 이 정도 규모 흑자는 티쿤그룹이 이루려는 큰 꿈을 추구하는 데는 큰 소용이
없겠지만, 티쿤 비즈니스의 바탕을 좀더 견고하게 다지고, 그동안 미진했던 것을 보완하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될 겁니다. 나아가서 이걸 바탕으로 반드시 투자를 유치하게 될 거고, 투
자를 유치할 때도 매우 좋은 여건으로 유치하게 될 겁니다. 운영자금이 없으니까 투자를 해
달라는 것과 사업을 확대하려고 투자를 하라는 것은 천양지차이기 때문입니다.
투자가 유치되면 회사가 그려둔 그림에 따라 좀더 사업을 빨리 확대할 수 있게 될 겁니
다. 설사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더라도 한결 여유 있게 운영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상황에 덧붙여 최근 우리 회사에 매우 유리해진 원-엔 환율이 또 큰 부조가 되고 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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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이 상황에서 저는 회사 운영을 물 들어올 때 배 젓는 식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
니다. 일단 흑자 기조로 접어든 상태에서 상황을 둘러보면 회사 운영 기조를 조금 정비할 필
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티쿤 시스템은 무척 앞서 있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상당 기간 티쿤과 비슷한 서비스는
나오기 어려울 겁니다.
현재 티쿤 시스템과 그나마 비슷한 서비스는, 카페24를 운영하는 ㈜심플렉스인터넷(대표
이재석)의 해외직판 지원 서비스와 ㈜지오시스(대표 구영배)의 큐텐 정도입니다. 이 외에는
해외직판 지원 서비스를 제대로 하는 데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 나라 사정도 그다지 다르
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심플렉스인터넷의 경우는 2013년부터 온라인 해외수출 지원 사업을 시작한 것 같은데,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것인지, 판매 대행을 하는 것인지조차 모호하고, 검증할 수 있
는 성과조차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오시스 사정은 잘 모릅니다만, ㈜지오시스 역시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 개념은 많이
줄어들고, 각국 안의 오픈마켓으로 발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심플렛스인터넷과 ㈜지오시스 사정을 거의 모르는 게 좀 답답하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지금 현재로는 다른 나라에 해외직판 지원 서비스를 제대로 하고 있는 회사는 우리 회사 외
에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티쿤글로벌은 해외직판 지원 서비스를 제대로 하는 유일한 회사면
서도 이미 성과다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다니다 보면, 인터넷을 좀 안다는 사람들이, ‘좀 된다고 하면 대기업이 금방 따라 들어올
텐데……’하면서, 한편으로는 걱정해주는 척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은근히 무시합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대기업이 대규모로 투자해서 해외직판 지원 서비스 분야에서 티쿤글로벌
을 따돌리고 금방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일이 생기면 티쿤글로벌에 불리
할까요? 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티쿤글로벌의 성과를 인정하면서 대기업이 뛰
어들 정도면, 티쿤글로벌의 가치는 엄청나게 올라갑니다. 설사 2위만 해도 지금보다는 몇 백
배, 몇 천 배 기업 가치가 올라갑니다. 저는 거대기업이 티쿤글로벌과 같은 서비스에 뛰어드
는 게 그다지 겁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생기기도 사실은 쉽지 않습니다. 한때 삼성이 현 이재용부사장을 중심
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고, 삼성옥션까지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포탈이나 이커머
스나 이게임 분야에서 대기업은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비즈니스
는 돈만으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해외직판 지원 서비스 분야도 대체로 마찬가지
일 겁니다. 단기간에 티쿤을 능가하는 서비스가 나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또 대기업이 이런 시장에 들어와주면, 우리는 스스로 살아 남던가 혹은 또 다른 대기업
과 제휴할 수 있게 됩니다.
대기업이 해외직판 지원 사업에 들어오면 티쿤글로벌이 어려워질 거라는 것도 오해고
편견일 뿐입니다. 결코 그렇게 쉽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티쿤 시스템을 여기까지 만드는데 8년이 걸렸습니다. 이 8년 이전에 또 다른 7년의 경
험도 깔려 있습니다. 이 경험은 제 몸 속에, 부사장 몸 속에, 또 우리 임원들 몸 속에, 우리
직원들 몸 속에 축적되어 있습니다. 이 경험을 종합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한 회사
의 전통과 경험은 그저 한두 사람에게 쌓여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이 경험을 다 빼고 티쿤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제가 봤을 때, 이베이, 페이스북, 유튜브, 아마존, 라쿠텐, 알리바바, 티몰 같은 것은 어
쩌면 지금 당장도 1년이면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컨텐츠의 양이나 품질을 따라
가기는 힘들 겁니다. 그렇지만 기본 뼈대는 충분히 개발할 수 있습니다. 이들 서비스는 상상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티쿤 시스템은 그 누구도 1년 혹은 3~4년 안에 제대로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왜냐면 다른 인터넷 서비스는 오프라인 경험이 전혀 없어도 다 되는 일인 반면, 티쿤 서비스
는 오프라인 경험이 무척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기제품만 판매하는 거면
모르지만, 티쿤처럼 오더메이드 요소까지도 충분히 들어간 서비스는 만들기 정말 곤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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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어려워서가 아닙니다. 경험이 매우 큰 요소를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2000년부터 전자상거래를 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1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 정도 경험을 가진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티쿤 서비스는 저를 중심으로 같이 힘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새로 해보자고 하면, 정말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유튜브라
면, 페이스북이라면, 혹은 트위터라면, 인스타그램이라면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런 서비스는 개념일 뿐이고 복잡하지 않습니다. 어려울 게 없습니다. 그러나 티쿤서비스는
하려면 정말 많은 지혜가 모여야 합니다. 지금 우리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대단한 인재들이
다 모여도 쉽게 하기 어렵습니다. 무조건, 경험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제 판단은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회사가 일단 흑자기조에 들어가면 조금은 여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좀 여유를 가지고 일을 해야겠습니다. 바닥을 다지면서 가야겠습니다. 급할 것도 없고,
또 누가 앞서 간다고 우리가 죽을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은 제가 문제였습니다. 무척 조급했습니다. 늘 돈이 부족하여 조마조마했던 상황
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흑자가 난다지만 당장 8월 말이면 부족한 자금 총액
이 8억5천만 원을 넘습니다. 이 중 대여 받은 것이 4억 정도니까 당장 부족한 돈만도 4억 5
천만 원 이상입니다. 여기에 퇴직금은 전혀 적립하고 있지 않습니다. 보낼 물건이 부족해서
장소가 모자란다는데 당장 이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곳곳에 여전히 사람이 부족합
니다. 사업을 조금 더 안정 시키려고 해도 당장 돈이 있어야 합니다. 저 개인으로도 지금 여
기저기 급하게 돈이 들어가야 할 데가 많습니다. 저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이
상황이 하루 이틀 된 게 아니고 거의 지금까지 늘 그랬으니까 저를 참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저를 서두르게 만들었습니다.
8월이 지나면서 다시 생각을 해보는 중입니다. 정말 티쿤글로벌 구성원들과 같이 여기까
지 왔습니다. 흑자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제 이 상황에 걸맞게 조직을 운영해야겠고,
호흡을 골라야겠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초조해했고, 왔다 갔다 했고, 이랬다 저랬다 했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그랬습니다. 그런데 다른 임원과 간부들, 그리고 일선 구성원들이 오히려 자기 일에 집중해
주면서 우리 회사는 상당히 안정될 수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흑자 기조에 들어서고 환율
도 나쁘지 않으면 저도 편안해지고 운영 기조도 다시 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8월을 보내고 9월을 맞으면서 조금 천천히 운영해야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출 증대
저도 사람이니까 매출이 처지거나 환율이 안 좋아지면 마음이 힘들어집니다. 마음이 힘
들어지면 조급해집니다.
다행히 9월부터는 추정 손익이며, 추정 현금흐름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실
제로 그렇게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직영 사업부 매출을 계획대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직영사업본부 배정환 본부장께서 8월30일 지휘서신을 통해 매출 증대를 강조한 것은 정
말 적절해도 아주 적절했습니다.

<회사 분할이나 플랫폼 사업은 뒤로 하고, 도약의 9월을 맞이하여 직영사업본부는 오


늘부터 매출 대약진에 집중하자>
- 모든 사업은 매출로서 능력을 보여줘야 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최근 들어 큰 이슈가 되었던 회사 분할이나 플랫폼 사업 등에 대해서는 지난 주 금, 토


양일간 개최되었던 한중일 합동 간부 회의를 기점으로 정리될 것이며 각각의 담당부서에서
세부적인 사항들을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도약의 9월을 맞이하여 직영사업본부는 오
늘부터 매출 대약진에 집중하겠습니다. 앞서도 말씀 드렸듯이 9월의 매출은 하반기 매출을
선도하는 매출일 뿐 아니라 10월과 11월, 12월 나아가 내년 매출의 흐름까지 결정짓는 중
요한 매출입니다. 따라서 이번 9월에 직영사업본부는 총력을 결집하여 매출 대약진을 이루
어야 합니다. 모름지기 사업의 결과는 매출로 집약됩니다. 아무리 과정이 훌륭하고 조직이
안정되어 있고 담당자들이 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매출이 저조하면 아무런 소용
3
이 없습니다. 모든 것은 매출로 증명하고 보여줘야 합니다. 즉 매출은 우리 직영사업본부의
전 과정의 집약이자 결과이고 전부입니다. 물론 과정이 훌륭하고 조직이 안정되어 있고 담
당자들이 제 역할을 잘하고 있다면 당연히 매출은 상승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직
영사업본부 전 구성원은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전력으로 하나의 목표를 향하여 전진하기 위
해 결의하고, 선언할 필요가 있습니다. “9월에는 모든 역량을 매출 대약진에 집중하겠습니
다.”

본부장님 말씀대로, ‘사업의 결과는 매출로 집약됩니다. 아무리 과정이 훌륭하고 조직이
안정되어 있고, 담당자들이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매출이 저조하면 아무런 소
용이 없습니다.’
저는 직영 사업 본부장님께서 정말 조직을 잘 이끌어주신다고 생각합니다. 직영 사업본
부장님께서는 그간 단 한번도 매출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습니다. 한 때 제
가 어떻게든 매출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써야 한다고 했을 때, 본부장께서는 조직 상황이 그
정책을 쓸 수 없다고 말씀하셨고, 저는 본부장님 의견을 존중해서 매출 체크를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본부장님께서 9월에는 총력을 기울여서 매출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선포하셨습
니다. 본부장님은 늘 조직 내부가 준비되어야 다음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이제
그렇게 할 수 있는 형편이 되었다고 판단하시는 겁니다. 저는 완전히 동의합니다. 아무리
CEO라고 해도 일선의 상황을 지휘하는 지휘자를 넘어서 지시할 수는 없습니다. CEO는 일선
지휘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하고, 기다려야 합니다.
이제 직영 사업 본부장께서 9월부터는 매출 증대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으니
그렇게 될 겁니다.
저는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잘 참아낸 저도 잘 했고, 적절한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
는 직영사업 본부장님께서도 정말 잘 하셨습니다.
정말 9월부터는 최선을 다해서 매출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매출만 예측대로 올라가면 만
사가 편안해집니다. 원엔 환율이 100엔-970까지 와준 건 정말 하늘이 준 도움입니다. 이 상
황에서 9월 1억1250만 엔, 10월 1억2800만 엔, 11월 1억2900만 엔 매출 계획을 세웠는데,
제 판단으로는 달성하기 그다지 어렵지 않은 목표입니다. 배본부장님께서 말씀하신 건 아마
이 계획을 훨씬 능가하는 매출을 달성하자는 취지라고 생각됩니다.
배본부장님께서는 지금 조직 전체를 생각하고 멀리 보시고 계십니다. 당장도 직영사업본
부 매출이 올라가야 하지만, 9월~11월의 활동이 내년 전체를 좌우한다고 보고 계시는 거고,
9~11월 활동 결과가 내년 매출과 내년 우리 활동의 폭을 정한다고 보고 계시는 겁니다. 그
래서 설사 투자를 못 받아도 자체 힘으로 우리 활동 폭을 넓힐 궁리까지 하고 있는 겁니다.
이 방향은 정말 옳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활동의 중심을 조직 안정에 뒀다면, 이제 우리
는 매출 증대에 둬야 합니다.
매출을 증대시키는 가장 기본 원리는 어느 정도 해명이 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직영 사업 본부장님 말씀대로 신규 회원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 서비스 모토 네 가지를 지키고 또 개선하는 것입니다.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하게

이 점은 늘 점검해야 합니다. 그리고 늘 새롭게 해야 합니다.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


하게에는 끝이 없습니다. 개선하고, 개혁하고, 혁신하면 완전히 또 다른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반값에는 팔 수 없는지, 지금보다 더 빨리 보낼 수는 없는지, 더 편리하게 할 방
법은 없는지를 늘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직영사업본부의 매출이 예정대로만 유지되면, 우리는 안전합니다.

4
[CEO전언]

신규 회원 유치

2015.09.11

그 동안 회사가 너무 빨리 달려왔습니다. 그 결과 8월이 가장 어려운 달인데도 잘 지나


왔고, 조직도 안정되고, 티쿤 플랫폼 사업도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덩달아 원-엔 환
율도 연초 예측보다 우리에게 상당히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지금 조직과
사업을 돌아보고 조금 다지면서 가야겠습니다. 그러면서도 힘을 효율 있게 써서 매출 증가세
를 유지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회사는 전년도 동월 대비 35% 수준만 매출을 증대시키면 앞으로 상당히 편
안하게 회사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올해 8월까지 전년도 동월 대비 월 평균 매출 증대율은
40.5%였습니다. 그걸 감안하면 35% 수준 매출 증대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냥 하던 대
로만 해도 됩니다. 그래도 35% 수준은 성장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안전하다 싶을 때 조심해야 하고, 만사 불여튼튼이라고, 매출을 올리는 일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100엔-950원 수준일 때, 1억1천 만 엔 매출은 되
어야 월 손익분기점입니다. 10월부터는 1억2천5백만 엔 가까이 매출이 나올 거기 때문에 괜
찮다고 판단됩니다만, 혹시라도 여러 가지 변수가 생겨서 매출이나 손익에 차질이 생기면 많
은 일들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거기 때문에 매출을 올리는데 무척 신경을 써야 합니다.
생각을 많이 해봤습니다. 일을 많이 벌이지 않으면서도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는 방법은
뭘까?
제 생각에는 내년 3월까지는 신규 회원을 유치하는데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보통 매출을 올리려고 할 때는 신상품을 출시하는 것과 신규 회원을 유치하는
방법을 씁니다.
이 중에서 즉각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신규 회원을 유치하는 것입니다. 신상품을 출시하
는 것은 멀리 내다보고 해야 할 일입니다. 신규 회원 유치는 유치하는 즉시 효과가 나타납니
다. 이현철 전무의 보고에 따르면 우리가 회원을 유치하려고 이번 달에 투입한 돈은 대체로
2~3개월이면 회수합니다.
막상 이렇게 써놓고 나니까, 신규 회원 유치 활동의 가치가 다시 한번 크게 다가옵니다.
세상에 이런 투자가 어디 있습니까? 투자하자마자 2~3개 월에 원금을 회수하고 그 다음부
터는 이익이 생기는 투자가 신규 회원 유치 활동입니다.
신규 회원 유치 활동이 이렇게 성과가 좋은 것은, 그만큼 우리 상품 이익률이 좋다는 뜻
이고, 또 고객이 살만한 상품이 많다는 뜻이고, 우리 홍보 활동의 효율이 높다는 뜻입니다.
살다 보면 무척 소중한 일인데 소홀히 하거나 별로 가치 없는 일인데 매달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막상 효율 높은 매출 증대 활동을 생각하다가 신규 회원 유치 활동을 점검
한 것인데, 점검하면 할수록 신규 회원 유치 활동은 가치가 무척 높습니다. 당분간은 신규
회원 유치를 통해 매출을 증대시키는데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규 회원 유치를 통한 매출 증대는 또 다른 투자 없이 즉각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매우 잘 하는 일이고, 또 조금만 정비를 하면 효과도 크게 낼 수 있는 상황
입니다.

관심과 집중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과 집중입니다. 관심을 가지고 보면 그냥 흘려
보냈던 많은 일들이 보입니다.
신규 회원 유치에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조직을 보면 정말 그동안 보지 못한 소
중한 자산들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우리에게는 홍보와 마케팅 분야에 엄청난 역량이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에는 웹마케
팅 전문 연구 전담 인력만 최소한 세 명입니다. 웹마케팅에 전담 인력을 세 명이나 배치하고
1
또 실전을 해본 우리 규모 회사는 일본에서도 많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여기에다
가 오프라인 영업 인력까지 있습니다.
더군다나 우리 회사 웹마케팅 전담팀의 능력은 매우 우수합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에는 웹마케팅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조직이 안정되
면서 각 사업부에서는 일선 요원들이 맡은 바 일을 전문가답게 잘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각
사업부 간부들은 이미 마케팅을 담당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로 정비가 되
어서 부서의 책임자가 마케팅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조직도 있기 힘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마케팅과 홍보를 매출로 직결 시킬 수 있는 정말 좋은 물건들이 엄
청나게 많습니다. 마케팅은 물건이 좋을 때 힘을 발휘합니다.
이런 조건이면 신규 회원 유치를 위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주객관 조건을 더 갖추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이, 회원 유치를 중요한 활동으로 놓으려고 하니까 보이는 것입
니다.
실제 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관심을 가지고 집중을 하면 방법이 보일 겁니다.

직영 사업본부, 티쿤 사업본부
직영 사업본부는 직영 사업본부대로 신규 회원 확보 작업을 할 수 있지만, 티쿤 사업본
부는 이용사로 하여금 신규 회원 확보를 독려할 수 있습니다. 전체 가입 회원 중 티쿤 이용
사를 통해 회원으로 가입하는 비율은 꽤 높아졌습니다. 7월에는 8.6%, 8월에는 11.6%, 9월
에는 18.0%로 그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직영 사업본부의 각 사업부는 사업부대로, 티쿤 사업부는 사업부대로 신규 회
원을 획득하려고 노력하면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의 획득과 전수
티쿤글로벌이 마케팅팀을 따로 구성하고 각종 홍보 방법을 연구한 결과 우리 안에는 홍
보 마케팅 관련 좋은 경험과 지식이 상당히 많이 쌓여 있습니다.
이 방법들은 더 연구되어야 하고, 또 각 사업부 홍보 마케팅 담당자와 티쿤 이용사에 효
율 있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일은 같이 해야 합니다. 그리고 조직 안에 쌓인 경험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당분간은 신규 회원 유치를 조직의 중요 사업으로


저는 경영전략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겠지만, 지난 번에 이미 천천히 가기로 한 걸 바탕으
로, 가장 효율이 좋은 매출 증대 전략인 신규회원 유치를 전략 사업으로 삼아서 운영해보려
고 합니다.

들어오는 문은 넓히고 나가는 묻는 닫고


팔 물건이 있는 상태에서 손님을 많이 유치하고, 손님이 나갈 문은 좁히면 사업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2
[CEO전언]

세 개의 축

2015.09.18.

경영전략회의는, 내년 2월까지는 ▲신규 고객 유치 ▲오프라인 영업 집중 ▲티쿤 이용사


확충과 지원,, 이 세 가지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결정함에 따라 내년 2월까지는 한국→일본 라인 외, 독일 진출과 일-중-한 교차
판매 라인 구축 등은 프로그램만 준비할 뿐 실제 활동 준비는 당분간 중단하게 됩니다.
이 결정은 내년 2월까지 오로지 매출 증대에 조직 힘을 집중시키겠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결정한 배경에는, 우리 회사 미래 먹거리인 티쿤 플랫폼 사업을 어느 정도 자리
잡게 하는 데는 성공했는데, 없는 역량으로 이걸 하느라 기초 체력이 약간 약해졌으니 우선
급한 기초 체력을 좀 길러야 하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티쿤플랫폼 사업을 하는 것에 우려를 많이 했습니다. 당장 수익이 안
되는데 계속 투자를 하느니 우선은 자금을 축적하고 나중에 티쿤플랫폼을 개발하는 게 좋지
않느냐는 의견이었습니다.
저는 생각이 좀 달랐습니다. 저는 미래를 확보하지 않으면 현재조차 위태롭다고 생각했
습니다. 그래서 많은 어려움을 무릅쓰고 미래에 투자했습니다. 그 결과가 티쿤플랫폼 사업이
조금은 자리를 잡아가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매우 위험한 결정이었고, 고통스런 과정이었습니다만, 지금 와서 보면, 우리가 지금 당
장은 현금이 조금 부족해서 조금 괴롭긴 합니다만 아주 위험한 형편이 아닌 상태에서 미래
로 가는 디딤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고생한 결과가 저는 참 좋게 나타나고 있다고 믿고 있고, 고생한 만큼 과실도 공
유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확보했기 때문에 지금은 우선 안정에 집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확
보한 미래가 과연 어떻게 발전해야 할 지도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2월까지 앞서 말한 세 가지를 축으로 운영하겠다는 조치에는 우리가 투자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가정이 깔려 있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이 큰 투자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투자를 못 받으면 못 받
는 대로 살아가겠지만, 티쿤글로벌의 꿈을 이루려면 대규모 투자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
다.
저는 우선 일본 고객을 100만 명으로 늘리고 싶습니다. 현재 8만 명입니다. 10배를 늘리
면 매출도 10배까지는 아니어도 크게 늘어날 겁니다. 5배만 늘어나도 연간 70억 엔 규모입
니다. 그리고 늘어난 100만 고객을 따라 티쿤 이용사가 진출할 겁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8만 고객을 확보하느라 8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계산하기 어렵지만,
광고비로 월5천만 원을 썼다고 가정하면 광고비로만 40억 이상 썼습니다. 현재 우리가 일본
고객을 한 명 유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3천 엔 가량입니다. 100만 명을 늘리려면 30억 엔이
필요합니다. 물론 우리도 이제 회원을 유치하는 좋은 방법을 많이 찾아놨기 때문에 그 정도
는 들지 않겠지만 그래도 100만 명을 만들려면 20억 엔 이상은 들여야 할 겁니다. 회원을
500만 명으로 늘리려면 100억 엔은 들어간다고 보는 게 정상일 겁니다.
사람들은 애드프린트는 비투비가 기본이니까 500만 명은 커녕 100만 명도 모으기 힘들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애드프린트는 언젠가 티쿤재팬으로
통합이 될 거고, 티쿤재팬은 사무용품을 포함해서 종합몰로 발전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
면 회원의 가치가 크게 달라지고, 회원의 특징도 많이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유치 대상 잠재
고객은 몇 천만 명이 될 겁니다.
저는 애드프린트만 가지고 일본 사업을 확장하는데도 몇 천 억 엔을 투입해야 할 거라
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한국의 어떤 소셜커머스 업체가 1조 원을 투자 받았습니다. 우리 상
상을 초월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현실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1
우리와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인 큐텐을 운영하는 ㈜지오시스는 자본금이 1천3백억 원입
니다.
저는 일본 한 나라에만 우리 비즈니스를 제대로 펼친다고 해도 1~2조 원은 들어갈 거라
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황당하다고 여길 사람이 많을 겁니다. 티쿤글로벌 CEO가 원래
좀 허황되기는 했지만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다고 할 지도 모릅니다.
솔직히 저는 언젠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저조차 이런 이야기하는 게
꺼려졌습니다. 회사는 충무로 낡아빠진 건물에 세들어 살고, 당장도 미지급이 상당한데 몇
천 억 혹은 몇 조가 들어가는 사업을 꿈꾼다고 하면 비웃을까 봐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스스
로 꿈과 비전을 좁혀서, 사람들이 들어도 비웃지 않을 만큼만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 꿈을 정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남 눈을 의식하지
말고, 내 꿈과 비전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게 정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속도전의 세계입니다. 어쩔 수 없을 때는 차분하게 사업을 펼쳐나갈
수밖에 없지만, 여건만 되면 속도를 최대한 내서 나가야 합니다. 한국에서 카카오톡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라인은 거의 힘을 못 씁니다. 한국에서 옥션과 지마켓이 자리잡고 있는 오
픈마켓 시장에서 11번가가 진출할 때, 진출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들었습니다. 인터넷 비즈
니스는 거의 승자독식의 세계입니다. 그리고 인터넷 비즈니스는 많은 돈을 들여서 많은 컨텐
츠를 확보하여 다음 사람이 따라올 엄두가 못 나게 만드는 비즈니스입니다.
티쿤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라면 일단 특별하게 인도네시아에
먹히는 아이템 하나를 가지고 집중 홍보하면서 고객을 확보하겠습니다. 100만 명 고객을 확
보하면 그 다음 아이템들이 줄줄이 따라 들어갈 수 있습니다.
독일은 에어간판이 먹힐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에어간판을 집중 홍보
하면서 회원을 확보하고, 연관 아이템이나 이용사를 진출 시키고, 마지막에 종합몰로 발전
시키는 방식을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특별한 어떤 아이템이 있는데 그 아이템을 한 나라에 집중 진출 시킨다고 하면 도
대체 얼마 정도의 돈이 필요할까요? 저는 우리가 일본에서 확장하려는 만큼 비용이 든다고
가정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용사 스스로 고객을 만들게 하려고 생각했습니다. 이건 한계가 있습니
다. 그래서는 부지하세월입니다. 우리 직영 아이템으로 시장을 만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이용사 아이템 중 해당 시장에 먹히는 것이 있으면 그 아이템에 우리가 투자를 해서
라도 시장을 열어 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큰 돈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투자를 받아야만 합니다.
그런데 투자라는 게 칼자루를 투자하는 사람이 쥐고 있고, 우리가 결정하지는 못합니다.
투자 받고 투자하는 것은 코드가 맞아야 합니다. 그야말로 운이 닿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투자를 받지 못할 것도 대비를 해야 합니다. 최악을 가정해서 운영
하고, 투자를 받게 되면 고맙게 생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신규 고객 유치 ▲오프라인 영업 집중 ▲티쿤 이용사 확충과 지원이라
는, 따로 큰 자원을 투입하지 않고 조직을 강화할 수 있는 일, 그러면서도 우리 회사에 가장
기본이 되는 일에 집중해서 내년 이후를 대비하는 정책을 만들었습니다.

신규 고객 유치
신규 고객 유치는 지난 번 전언에서 따로 다룰 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신규 고객 유치는
우리 회사 모든 업무 중에서 가장 기본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데, 그 중요한 만큼 사안을 중
요하게 취급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명확히 제 책임입니다. 저는 신규 고객 유치가 그저 중
요한 것일 뿐, 모든 것에 앞서는 매우 중요한 정책이라고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이
점은 제가 크게 반성해야 할 대목입니다. 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모든 것의 기본
이라는 인식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놓여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인정합니다.
지난 주 전언으로 정리한 이후 다시 생각해봐도, 신규 고객 유치야말로 매출을 증대 시
킨다는 단기 목표에서도 매우 중요하고, 사업 기반을 확충한다는 장기 목표에서는 더더욱 중

2
요하다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뚜렷해집니다. 이 점을 저 스스로 좀더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고, 저부터 시작해서 조직 전체가 뚜렷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규 고객 확보가 단기로도 무척 중요하기 때문에 내년 2월까지 조직 운영에서 가장 기
본 사업으로 배치합니다.
이를 위해 경영전략회의는 비상설이긴 하지만 마케팅 담당자 협의회를 만들었고, 배정환
직영사업본부장님을 책임자로 임명했습니다. 배정환 직영사업본부장님을 책임자로 한 것은
이미 우리 회사에서 신규 고객 유치 마케팅비를 직영 사업부가 가장 많이 쓰고 있고, 또 당
장은 직영 사업부 쪽에서 신규 고객 유치에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분간
이 협의회를 통해서 직영사업본부, 마케팅본부, 티쿤사업부의 마케팅 업무를 조율하고, 정보
를 공유 시키고, 나아가서 공동의 회원 유치 사업을 기획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마케팅 담당자 협의회를 둔 것은 당장 업무 공유가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내년 2월까지 신규 고객 유치를 통해 조직을 더욱 안정 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영업 강화
일본 오프라인 영업 파트는, 이후에 일본에서 한국, 중국, 혹은 동남아시아로 진출하기
원하는 이용사를 모집하는 업무도 맡게 되는지 등도 같이 검토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오프라인 영업파트가 현재 일본 고객을 상대로 티쿤 이용사가 되게 하는 일도 할 지 말 지
를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내년 2월까지 일본 오프라인 영업 조직은 지금까지 해온 대로 ㈜아도프린트와 ㈜
티쿤재팬의 상품 판매에만 집중해주기를 바랍니다. 이 외의 다른 업무는 지금 논의하지 않겠
습니다.
앞으로 티쿤을 이용할 일본 이용사를 모집하는 일도 하기는 해야 하지만 검토할 게 너
무 많습니다. 과연 일본 판매자들더러 한국에 판매하라고 하는 것이 적절한지조차 잘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일본 이용사를 모집한다면 동남아쪽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
각도 들고, 동남아쪽이라면 과연 지금이 적기일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판단해야 할 게 너무 많으므로 이럴 때는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게 훨씬 좋다고 생
각합니다.
그러므로 일본 오프라인 영업 조직은 다른 거 신경 쓰지 말고, 2월까지는 오로지 지금까
지 하던 일에 집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티쿤 사업
티쿤 사업도 어느 새 우리 전체 매출에서 9%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9월의
경우 17%의 고객이 이용사를 통해 가입했습니다. 티쿤 사업 파트는 이용사가 늘어나면 회원
유치 역량과 재원도 저절로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티쿤 플랫폼 사업은 아직 개선해야 할 게 참 많습니다만 그래도 지금 당장도 이용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매출도 늘어나고 있고, 회원 유치도 많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용사가 서비스를 시작하고 2-3개 월만 지나면 더 이상 우리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스
스로 알아서 하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습니다. 티쿤플랫폼은 갈수록 더 좋아질 거고, 서비스
도 더 좋아질 겁니다. 우선은 들어온 이용자를 잘 보호하고 지원하면서 티쿤 직영 부문 뿐
아니라 이용사 서로 간에서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게 무척 중요합니다.
저는 당장은 티쿤 사업부가 이용사로 하여금 회원 유치가 중요한 일이 아니라 모든 일
의 기본이라는 점을 더 깊이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에 더 많이 신경을 썼으면 좋겠
습니다.
그리고 또 우리는 늘어나는 티쿤 이용사 고객이 다른 티쿤 이용사 뿐 아니라 직영 사업
부 아이템도 구매하는 고객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문제도 마케팅 담당자 협의회에서 충분히 논의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티쿤 이용사 고객도 넓게 보면 티쿤글로벌 직영 사업 부문과 다른 티쿤 이용사의 고객
입니다.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게 무척 중요합니다.

3
티쿤 사업부는 신규 이용사를 유치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만, 또 한편으로는 현 이용사
들이 고객을 모집하는 일에 더 신경 쓰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앞서 저는, 회원 유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지, 모든 일에서 기본이라고 명확하게 인식하
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고 말씀 드렸는데. 이 점은 티쿤 사업부문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택, 그리고 집중
티쿤 사업 부문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회사가 목표로 한 국경을 넘는 판매 플랫
폼 구축이라는 뼈대도 마련되었습니다.
뼈대가 완성되었다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도 이제 크게 헛갈리지 않을 만큼 되었다
는 뜻입니다.
없는 역량에도 뼈대를 만드느라 힘을 쏟다 보니 지금 기초 체력이 약간 부실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내년 2월까지는 기초 체력을 보강하는데 힘을 쏟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만들
어진 뼈대를 보강하고, 또 회사가 나갈 방향을 다시 점검해서 내년 2월 이후 사업 방향도 명
확히 해야겠습니다.
기초 체력을 보강하는 데는 신규 고객 확충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점은 티쿤 사업 부문
에도 해당 됩니다. 아울러 매출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일본 오프라인 영업 부문이 다른
업무나 논의를 최소로 하고,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오프라인 영업을 통해 회사가 부족한 매
출을 채우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는 현재 조건에서 1억2천 만 엔 매출이면 크게 문제가 생기지 않고 갈수록 자
금흐름도 좋아질 겁니다. 10월 이후 그렇게 될 겁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생각을 집중하고 행
동을 조정해서 매출을 올리는데 힘을 쏟아 확실하게 기초체력을 보강할 때입니다.
올해 10月부터 내년2월까지 확충하는 신규 고객이 내년 3월 이후 매출에서도 매우 중요
한 역할을 합니다. 그걸 통해 내년에 확실하게 안정을 구축하도록 합시다.

4
[CEO전언]

100만 회원, 1천 개 이용사

2015.09.25.

지난 전언을 바탕으로 좀더 뚜렷한 목표를 세웠으면 합니다.


지난 전언에서 저는, 당분간 한국→일본, 중국→일본 서비스만 하고, 신규회원 확보, 오
프라인 영업, 이용사 확충에 집중하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걸 좀더 뚜렷하게, ‘100만 회
원, 1천 개 이용사 확보’를 당면 회사 목표로 세웠으면 합니다.
목표를 이렇게 세우게 되면, 독일 진출이며, 일→한, 일→중, 한→중, 중→한 서비스는
당면 목표에서 빠지게 됩니다. 오로지 한→일, 중→일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일본에 100만
회원과 1천 개 티쿤 이용사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뜻입니다.
이 목표는 간결하고 명료합니다.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목표를 이렇게 다듬고
나니까 저 자신조차 무엇을 해야 할 지 아주 분명하게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늘 말하는 거
지만 목표는 간결해야 하고,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목표가 간결하고 쉽게 알 수
있게 되면 그 다음에 남는 것은 어떤 방법을 쓸 거냐 입니다.

100만 회원
이 글을 쓰는 9월23일 현재, 우리 회원수는 79,683명입니다. 넉넉잡고 8만으로 칩니다.
이 8만으로 우리는 9월에 대략 1억1천만 엔 매출을 올립니다. 회원수를 열 배 늘리면 매출
이 10배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5배는 올라갑니다. 반면 비용은 결코 지금 보다 두 배 혹은
세 배 늘어나지 않을 겁니다. 그만큼 우리 프로그램과 우리 작업 프로세스가 좋아져 있습니
다. 더군다나 이 일은 새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일도 아니고, 시설 투자를 해야 하는
일도 아닙니다. 회원 유치는 지금도 우리가 중점을 두고 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더 잘, 더
효과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회원(고객) 확보는 모든 비즈니스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과제입니다. 지난 번에 말씀 드
렸지만 저는 이 점을 상당히 깊이 이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확고하게 이해하지는 못했
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보통 사람에 비하면 좀더 이해를 하고 있었지만, 저보다 전자상거래
업 혹은 인터넷 서비스에 성공한 사람들에 비하면 좀 덜 이해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최근
에 불현듯 이 점을 정말 명확하게 깨달으면서 저는 우리 목표도 좀더 명료하게 세울 수 있
게 되었습니다.
회원 확보는 우리 사업에서, 아니 세상 모든 비즈니스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일입니다.
제품 또는 서비스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회원만 늘리면 매출은 저절로 늘
어납니다. 매출이 늘어가면 이익도 커집니다. 참 단순하지만 가장 분명한 진리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고객을 100만 명 늘리면 우리 회사 가치와 이익은 최소한 지금보다
5배는 늘어납니다. 그러니까 당분간은 다른 것을 조금 미뤄두고 회원을 늘리는데 집중하자는
겁니다.
회원을 100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그에 걸맞는 수단도 나올 거라고 생각
합니다. 물론 투자를 받아 돈을 더 쓸 수 있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지만, 현재 우리 조건이
면 시간은 비록 조금 더 걸리겠지만 투자를 받지 않고도 100만 명을 유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이 안정되었고, 각 사업부 능력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각 사업부 안에 경험도 잘 쌓
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환율도 예상보다 훨씬 좋습니다. 통계로 봤을 때 10월부터는 무조건
흑자입니다. 이런 조건이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지 않고도 우리 힘으로 100만 고객
만들기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이라는 게 꼭 돈을 들여야 되는 건 아닙니다. 지혜를 모아, 좋은 방법을 찾으면 돈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회원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방법을 찾는 게 과제입니다. 방법을 찾기 위해 우리는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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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느 정도 방법을 찾았습니다. 저는 좀더 가다듬고, 같이 상의하면서 그 방법을 써보도
록 할 겁니다. 그렇지만 이 과제는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서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거의 무에서 시작해서 8만 고객을 모았습니다.
이 경험을 잘 살리고 새로운 방법을 보충하면 매우 재미있는 회원 확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분명히 한다고 해서 수단이 저절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목표가 분명하면 수단을
찾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이제 우리는 수단을 찾아야 합니다. 아무리 찾아도 수단이 나오
지 않는다면 이 목표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그러나 목표가 손에 잡힐 듯이 뚜렷한
데 방법을 찾지 못할 리는 절대로 없습니다.
같이 생각해 봅시다. 저도 생각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이 목표를 이룰 방법이 무엇인지.

1천 개 티쿤 이용사
한국과 중국에서 일본에 직판할 1천 이용사를 모집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목표가 선
명합니다.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이것도 지혜를 잘 활용하면 충분히 좋은 방법을 찾아내고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13개 티쿤 이용사로 월1천만 엔 매출을 만들고 있습니다. 13개 이용사 중
9개 사이트는 영업을 한 지 6개 월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월 1천만 엔 매출을 만들
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략 80~90만 엔 매출이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1천 개 이용사를 만들면 그 이익이 얼마나 될 지 계산을 해봐야 하지만, 이렇게
만 되면 따로 계산해보지 않아도 우리 회사는 엄청난 가치를 지닌 회사가 될 겁니다.
이용사를 유치하는 것도 우리가 이미 잘 하고 있는 일입니다.
이용사들이 이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용사가 늘어나는 속도
는 더 빨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벌린다는 게 확인 되면, 사람들은 당연히 몰립니다.
그 점은 걱정할 게 없습니다. 문제는 이용사가 되어도 성공한다는 게 보이지 않을 때입니다.
그렇지만 이미 이용사가 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입증되고 있습니다. 저는 시간은 우리 편
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미 성과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에서 일본에 직판할 회
사 1천 개를 모으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방법
우리가 할 일은 방법과 수단을 찾는 것입니다.
‘무엇’도 중요하지만, ‘어떻게’가 중요합니다. 목표를 달성할 수단을 찾아내는 게 우리가
할 일입니다.
방법을 놓고 말한다면 저도 할 말이 좀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에는 다른 회사에서 찾아보
기 힘든 여러 가지 제도가 있습니다.
전언, 나눔은 티쿤글로벌에서만 합니다.
독립몰식 해외직판 지원 플랫폼은 티쿤글로벌에서 개발했습니다.
티쿤글로벌에서는 고객 응대를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합니다.
질문 받기 방식의 면접도 티쿤에서 개발하다시피 했습니다.
남들이 그다지 쓰지 않는 독특한 티쿤의 제도는 티쿤만의 조직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이
조직 문화가 티쿤의 발전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방법은 무조건 찾아낼 수 있고,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도
마찬가지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할 수단을 계속 만들어봤기 때문에, 우리가 ‘1백 만 고
객, 1천 이용사 유치’라는 목표를 세우면 그에 맞는 수단을 찾아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걸
해내는 게 진짜 능력입니다.
방법을 찾을 때는 반드시 방법이 있다고 믿고 포기하지 않고 궁리하면 됩니다.
그렇게 해서 티쿤글로벌을 여기까지 키웠습니다. 그리고 독립몰식 해외직판 지원 플랫폼
을 만들었습니다. 티쿤 이용사를 발굴했습니다. 저는 제가 해봤기 때문에 말씀 드립니다. 목
표가 황당한 게 아니면, 포기하지 않으면 방법은 반드시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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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고객, 1천 이용사 유치.
이것은 황당한 목표가 아닙니다. 고객이 1백 만 명 넘는 사이트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고객이 8만 명인 게 오히려 참 이상한 일입니다.
1천 이용사도 참 소박한 목표입니다. 한 나라 안에서만도 수 만 개 입점사를 가진 종합
쇼핑몰이 몇 개는 됩니다. 일본으로 진출하려는 한국과 중국의 이용사를 1천 개 모은다는 건
정말 소심하기까지 한 목표입니다.
별로 어렵지 않은 목표라는 것이 확인 되면, 우리는 수단과 방법을 잘 찾을 수 있을 겁
니다.

미래
당장은 하나하나 해나가면서 같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면 됩니다.
큰 목표를 이루는 방법도 작은 걸 하나하나 실천하는 과정에서 발견 됩니다.
저는 늘 먼저 행동합니다. 티쿤 이용사를 모을 때도 그랬습니다.
우선은 페이스북으로 설명회부터 엽니다. 그리고 해외직판 방법론을 연재하기 시작합니
다. 더 잘 기획할 방법이 없습니다. 내용이 어설프고 빠진 게 많아도 일단 시작합니다. 그러
다 보면 어설픈 것, 빠진 것도 보충되면서 살이 붙습니다. 그러다 보면 더 좋은 방법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기획을 잘 해서 하는 사람도 많지만, 저처럼 한다고 해서 꼭 나쁜 건 아닙니다. 현실이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어쨌든 티쿤글로벌은 실천을 앞세우면서 성장했고, 티쿤 플랫폼도 성
장했습니다.
각 사업부에서 여러 방식으로 회원을 유치하는 시도를 해보기를 바랍니다. 티쿤사업부도
이용사를 모집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실천을 해보기를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더 좋은 방법이
발견될 겁니다.
100만 고객, 1천 개 회원사 유치는 일단은 각 사업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 하고,
집중해서 하는 데서 출발하면 됩니다.
경영전략회의는 또 그 위치에 걸맞게 더 좋은 프로젝트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일
단은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지혜를 모아 여러 가지 시도를 합시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고, 여건도 좋습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를 돕는 환경도 만나게 될 겁
니다.
우리가 100만 고객, 1천 이용사 유치에 성공하면, 다음 목표는 1천 만 고객, 1만 개 이
용사 유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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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조직의 안정

2015.10.02.

조심스런 예측이긴 합니다만, 100엔-950원 이상이 유지되는 조건에서 티쿤글로벌은 흑


자 기조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티쿤이용사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8%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데, 티쿤 매출을 포함하여 1억1천만 엔 정도면 손익분기점이라고 추정됩니다. 추정된다고 하
는 것은 아직도 우리 회사가 손익분기점 계산을 정확히 하고 있지 못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
습니다. 그렇지만 큰 맥에서 보면 100엔-950원 전후에서 1억1천만 엔을 손익분기점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9월 추정매출은 1억1천2백만 엔 정도입니다. 조금이기는 하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었습니
다. 환율이 100엔-950원을 넘고 있는 덕도 봤습니다.
10월, 11월은 1억3천만 엔, 12월과 내년 1월은 1억1천만 엔, 내년 2월은 1억3천만 엔, 3
월은 1억5천 만 엔 정도 매출이 예측됩니다.
이 추정대로라면 환율이 갑자기 100엔-950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우리는 확실히
흑자를 내면서 어느 정도 자본도 비축하게 됩니다.
티쿤글로벌이 2007년에 서비스를 시작했으니까 무려 8년만에 회사가 정상이 된다는 말
입니다. 저 개인으로는 정치를 하다가 사업을 한 게 2000년이니까 사업을 시작한 지 15년만
의 일이고, 일본 직판을 처음 한 2004년으로부터 따지면 11년만입니다. 생각보다 정말 오래
걸렸습니다.
어떤 분들은 자본금도 없이 시작해서 여기까지 온 것만도 참 대단하다고 칭찬하고 격려
합니다만, 저로서는 생각한 것보다 너무 오래 걸렸고, 여기까지 오느라고 힘들었던 걸 생각
하면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흑자기조에 들어섰다는 것조차 실감나지 않습니다. 9월부터 흑자가 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도 계속 흑자가 날 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니까 실감이 나기도 어렵습니다.
통계와 예전 경험으로는 반드시 흑자기조가 유지될 텐데, 하루 앞 일도 모르는 게 세상 일이
니까 의심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의심은 의심이고, 통계에 의지해서 우리 갈 길을 정하긴 해야 합니다.

당분간은 안정을
일단 조심스럽긴 하지만 흑자 기조에 들어섰다고 전제하고, 누차 말씀 드린 대로 당분간
은 안정을 최우선 기조로 삼아 운영하겠습니다.
그 동안 상당히 무리하게 투자하면서 회사를 운영해온 것은 사실입니다.
일본 영업 조직과 중국 조직을 구축한 것, 그리고 티쿤 플랫폼 사업을 시작한 것은 매우
무리였습니다. 없는 형편에 끊임 없이 빚을 내서 투자한 셈입니다. 그런데 상당히 무리를 한
것치고는 결과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면 결과가 아주 좋았습니다. 무리해
서 투자하느라 정말 힘들었지만, 그 무리한 투자 때문에 우리 회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직
영 사업과 플랫폼 사업이 균형을 이루면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운이 참 좋
았습니다.
티쿤글로벌을 하면서 운이 좋았다는 걸 여러 번 느낍니다. 그런데 운이 아무리 좋아도
그냥 운에 기대어 살 수는 없고, 사람이 할 일은 마땅히 해야 하는데, 그 점에서 저는 당분
간 무리하지 않고 회사를 안정 시키는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 기조는 우리가 투자를 받으
면 또 바뀔 겁니다. 그렇지만 투자를 받지 못한다는 걸 전제로 안정을 추구하면서 회사를 운
영하겠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안정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미래지향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는 티쿤플랫
폼 사업이 있습니다. 티쿤플랫폼 사업이 없으면 안정을 추구하는 건 정체로 가는 길일 수 있
습니다. 그러나 티쿤플랫폼 사업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차분하게 운영하기만 해도 티쿤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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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고, 그 자체가 우리 미래 사업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차분하게 운영
하기만 해도 직영 사업은 계속 매출이 늘어날 거고, 티쿤 이용사도 늘어날 겁니다.
직영 사업이 있고, 티쿤플랫폼 사업이 있어서 우리는 양 날개를 달고 있는 셈입니다. 모
양이 참 좋습니다. 모양이 좋기 때문에 지금은 착실하게 양 날개를 안정 시키면서 운영하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안정을 추구하는 세부 방침은 이미 여러 번 말씀 드렸습니다.
무엇보다 직영 사업에서 회원 유치를 잘 해서 매출을 올리는 게 가장 우선입니다. 나아
가 신규 아이템을 발굴해서 우리 자체 매출을 신장 시켜야 합니다. 신규 아이템의 발굴 업무
는 국내 직영 사업 부문뿐 아니라 특별히 중국 조직에서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현재 일본 영업 조직은 다른 일에 신경 쓰지 말고 당분간은 지금까지 본업으로 해온 영
업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티쿤사업부도 지금까지 잘해온 것처럼 신규 이용사를 늘리는 데만 집중하면 됩니다.
신규 고객유치, 영업에 집중, 티쿤 이용사 확보가 우리가 해야 하는 안정 정책입니다.
이걸 저는 일본에 1백만 고객-1천 이용사 확보로 압축했습니다. 이제 서서히 실행 계획을
마련하게 될 거고, 반드시 성공하게 될 겁니다.
이 일 외에 저는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은 자제하겠습니다. 티쿤글로벌에서 일을 벌이는
것은 저입니다. 저만 새로 일을 벌이지 않고 차분하게 위 과제에만 집중하면 조직은 저절로
안정 위주로 운영되게 되어 있습니다. 제가 전언을 통해 연속해서 당분간 안정을 조직 운영
기조로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사실은 저 자신에게 하는 말이나 다름 없습니다. 전언을 통
해서 제가 이렇게 이야기했으니 저 스스로 무리가 되는 일은 하지 말자고 주의를 주는 것입
니다.
일단 흑자 기조에 들어섰으니 무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흑자 기조에 들어서지 않았더라
도 무리해서 좋을 건 하나도 없습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차분해야 합니다. 다만, 저는 그
러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렇게 무리를 했는데도 여기까지 온 것은 정말 운이 좋았기 때문입
니다. 이제 우여곡절 끝에 여기까지 왔고, 지금 상황도 잘 파악했으니, 무리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겁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하면 됩니다. 다만 신규 고객유치에 좀더 신경을 쓰
고, 돈이 되는 신규 아이템 발굴에 조금 더 신경 쓰면 됩니다. 그렇게 당분간 일합시다.

조직의 안정
회사를 안정되게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조직도 안정되게 운영해야 합니다.
다행히 지금까지 우리 회사는 그 점에서 정말 잘했습니다.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제가
여러 가지 일을 무리하면서까지 벌이는 중에도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은 맡은 조직을 정말
차분하게 이끌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회사 모든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해서 개인의 발전과 조
직의 발전을 잘 조화 시키면서 일해주었습니다. 여러 차례 이야기하지만 저는 우리 회사 구
성원들처럼 성숙된 구성원들을 어디서도 만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늘 감사
드립니다. 서로 성숙된 사람으로 만나서 일하는 우리 전부는 복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조직을 안정되게 운영하려면 지금까지처럼 하면 됩니다. 뭘 새롭게 할 건 없습니다. 다
만 지금까지처럼 잘해나가기 위해서 조직원끼리 서로 협력하여 일하는 원리를 조금만 더 이
해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잘 협력하여 일을 하려면, 우선은 각자가 다 부족하다는 것만 제대로 알고 인정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를 들여다 보면서 사람이 얼마나 부족한 지를 다시 깨닫습니다.
바깥에서 보면 저도 그럴듯한 사람입니다. 기업을 운영하다가 한번 망한 사람이 재기하
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그리고 자본금도 거의 없이 시작해서 여기까지 이끌고 온 것도 대단
합니다. 또 해외직판 이론을 저만큼 정리할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저를 뚝심도 있고, 나름대로 직관도 있고, 논리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란 사람도 알고
보면 별 것도 아닙니다.
진짜 뚝심도 있고, 직관도 있고, 논리도 있었으면 지금까지 이렇게 계속 실패를 했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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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까? 마흔 살까지 정치를 하다가 실패했고, 회사를 만들었다가 또 실패했고, 티쿤글로벌을
만들어서 8년만에 겨우 여기까지 왔을 뿐입니다.
그 사이에 부사장이 저를 도와줬고, 이실장님이 저를 도와줬고, 이현철 전무가 도와줬고,
배정환 본부장님이 도와줬습니다. 최근에는 양본부장님이 합류해서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리
고 티쿤글로벌을 지나간 수 많은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같이 있는 여러분들이 도와
줬습니다.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 그리고 여러분이 없는 저는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초창기 구성원들은 밤 11시, 12시까지 일을 했습니다. 그 구성원들 덕분에 살았습니다.
초창기 프로그램은 누군가, 거미줄로 엮은 것 같다고 할 만큼 부실했습니다. 그걸 이실장님
이 들어와서 튼튼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초창기 돈이 없을 때, 제조사에서 돈을 몇 개월씩 못 받으면서 만들어
줬습니다.
한 때는 급여조차도 한 달에 두 번 나눠줘야 했습니다.
그 사이에 여러 번 위기가 있었고, 그 위기 때마다 정말 하늘의 도움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기적 같은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언젠가 인쇄공장을 인수하려고 깊이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만약 인수했으면 회사가 망
했을 겁니다. 또 언젠가는 우리가 단독 건물로 이사를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계약
전날 계약을 안 하겠다고 통보를 해왔습니다. 그때 그 건물로 가려던 때에 엔저가 시작되었
습니다. 그 건물에 들어갔어도 아마 회사 운영이 아주 곤란했을 겁니다.
무엇보다 2008년에서 2012년까지 엔고가 없었으면 티쿤글로벌은 있을 수 없습니다.
최근 엔저가 어느 정도 해소된 것도 기가 막힐 정도로 절묘한 때 찾아온 좋은 환경입니
다.
무슨 직관과 무슨 판단력과 무슨 논리와 무슨 뚝심이 있었던 걸까요?
저 자신을 보면 정말 제 힘으로 살아왔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듭니다. 거의 남의 도움으로
살았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정말 운이 좋았다’고 하면 겸손한 척 한다고 말할 지 모릅니다
만, 저는 제가 잘해서 티쿤글로벌을 여기까지 끌고 왔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말 운
이 좋아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는 운7기3(運7技3)이 아니라 운9기1이라고 생각합니다. 저가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
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잘난 사람도 없고 특별히 못난 사람도 없습니다.
소니, 코닥, 노키아에 인재가 없어서 그 회사들이 어려움에 빠진 게 아닙니다. 거기도
수 많은 경영 이론을 갖춘 천재들이 있었고, 세계 최고급의 CEO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간발의 차로 경쟁에 밀려버렸습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등 프로그램 측면에서는 별 것도 아
닙니다. 그런데 어마어마하게 성공을 거뒀습니다. 저는 꼭 이들 회사를 운영한 CEO들의 실
력이 뛰어나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망한 회사 CEO나 간부들이 특별히 어리석은 게 아니
듯이 잘 된 회사 CEO나 간부들이라고 해서 특별한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00년에서 2001년 사이에 제가 첫 번째 회사를 하면서 46억을 투자 받았습니다. 투자
받고 나서 벤처인들 사교계에 입성했습니다. 거기서 대략 50~60명의 벤처계 스타들을 만났
습니다. 지금도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스타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그 이후에도 여러 경로
로 한국 경영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는 분들도 만났습니다. 지금 바깥 활동을 거의 안 하는
저를 보면 전혀 상상할 수 없겠지만, 그 당시에는 밤 하늘에 빛날 것 같은 많은 IT업계 스타
들과 교제했습니다.
13,4년이 지난 지금 그 중 정말 단 한 명도 그때보다 발전해 있는 사람을 찾기 힘듭니
다. 당시는 뭐 대단한 것 같았지만 지금 보면 그저 그런 필부(匹夫)요 범부(凡夫)들일뿐입니
다. 그 때, 그 환경에서 대단한 것이었을 뿐, 특출한 개인이 그다지 없다는 겁니다.
저뿐 아니라 대단해 보이는 어떤 사람도 사실은 별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잘난 척 할
것도 없고, 또 못났다고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대개는 때와 운일 뿐입니다.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제 기량, 제 능력을 그다지 믿지 않습니다. 물론 개인이
갖고 있는 기량 차는 분명이 있습니다. 근데 그 기량 차이가 과연 성공과 실패의 차이와 직
결되는지는 정말 의문입니다. 저보다 크게 성공한 사람이라고 해서 저보다 뛰어난 것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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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저보다 성공하지 못했다고 해서 저보다 못한 것도 아닙니다. 그냥 어쩌다 보니 그 사람
은 성공한 것이고, 어쩌다 보니 어떤 사람은 성공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
니다.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제 주장을 강하게 펴지 않습니다. 제 한계와 사람의 한계
를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결정 안 해도 되는 일이거나 웬만한 일은 제 주장을
강하게 펴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반대해야 할 일이 아니면 다른 사람 의견을 웬만하
면 받아들이려고 노력합니다. 지금 저의 경우 티쿤플랫폼 사업을 하지 말자는 것만 빼고는,
어떤 것도 다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때는 좀 가볍게 결정하기도 합니다.
살아보니까 정말 한두 가지 말고는 끝까지 관철 시켜야 할 게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저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은 결점투성이입니다. 아무래도 티쿤글로벌을 만들었으니까
이 분야에서는 제가 조금은 나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저도 티쿤글로벌 일조차 제대로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 저도 이런데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은 다 결점투성이라고 보기 때문에 저는, 다수결을 존중하고, 또 상사를 존중하는
조직 원리를 신봉합니다. CEO에게는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저는 이 권리조차 극
히 제한해서 행사합니다.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잘 모르기 때문에 꼭 해야 할 때는 결정하
지만 대체로는 다른 사람 의견을 많이 따릅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조직 전체도 그렇기를 바랍니다. 웬만하면 다수 의견에 따르고, 또 웬
만하면 상사에 따르기를 바랍니다. 또 웬만하면 다른 사람 의견을 받아들이기 바랍니다. 자
기의 의견은 충분히 내놓더라도, 다수 의견과 다르면 접는 게 좋고, 상사 의견과 다르면 접
어도 큰 문제가 안 납니다.
저는 이걸 기본 원리로 삼으면 조직이 상당히 평안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을 지
나치게 믿지 않는다면 결국은 다수결과 상급자에 복종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믿다 보면 고집이 생깁니다. 고집은 대부분 쓸 데 없는 행동입니
다. 그게 꼭 옳다는 증거가 어디 있습니까? 다 옳은 결정을 한 사람이라면 지금 티쿤글로벌
에 있지는 않을 겁니다. 어쩌면 나라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믿지 않으면 자기 주장을 끝까지 관철할 이유가 없습니다. 자기
주장을 끝까지 관철하는 것을 포기하면 상대방을 받아들일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조직
은 안정됩니다.

믿음, 지지, 지원, 격려, 칭찬


자기 자신이 반드시 옳다고 믿지 않게 되면 다수결에 복종하고, 상사에게 복종할 수 있
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그게 겉으로 나타나면 겸손
이 됩니다. 서로 겸손하면 조직은 평안해집니다.
그리고 조직이 평안해지고 안정되는 방법은 서로를 믿는 겁니다. 신이 저에게 준 참 고
마운 특징 중 하나는 같이 일하는 사람을 정말 잘 믿는다는 점입니다. 저는 경영전략회의 구
성원들을 진심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 간부들을 믿고, 또 구성원들을 믿습니다. 어떤 사
람은 저더러 ‘참, 무방비 상태로 믿으시네’라고 까지 하는데,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물론 사
람을 무조건 믿으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막으려고 시스템을 몇 가지 도입해두고 있습니
다만, 그건 그 사람을 견제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경우도 기
본으로는 같이 일하는 사람을 믿습니다.
믿기 때문에 여간 해서는 그 사람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비난도 비판도 지적도 될 수 있
으면 안 합니다.
대신 믿고,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려하고, 칭찬합니다. 그걸 통해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
이 자신을 갖고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제가 그렇게 하는 것은 제가 그렇게 대접받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많은 약점을 갖고 있는 걸 압니다. 저는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는 못 됩니다.
또 회사 CEO라면 꼭 가져야 할 숫자를 다루는 능력이 무척 떨어집니다. 그리고 큰 구상은
좀 할 줄 알지만 세밀한 계획을 잘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제가 못하는 것을 지적하면 기분만 나빠질 뿐, 그걸 고치지는 못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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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제 약점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가지고 온 약점입니다. 전혀 고치지 못했습니다.
이걸 지금 지적한다고 해서 제가 고칠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제 약점을 잘 다루는 사람은 제 약점을 약점으로 지적하기 보다 그냥 저의 한 특징으로
받아들이고, 제 강점을 살리도록 도와준 사람입니다. 사람은 약점을 고쳐서 살기보다, 강점
을 가지고 사는 게 더 낫습니다. 옆에서 그렇게 도와주는 게 참 중요합니다.
동료는 서로 돕는 사람입니다. 서로 부족하니까 서로 도우라고 있는 게 동료입니다. 약
점이 있으니까 동료가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믿고,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려하고,
칭찬해야 합니다. 지적, 비판은 칭찬을 열 번 하고 한번 정도만 해도 됩니다. 우리는 살면서
이미 지적을 너무 많이 받았고, 비판도 너무 많이 받았습니다. 지적과 비판으로는 사람을 살
릴 수가 없습니다.
저는 누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말을 하면, 찍으려면 찍어보라는 배짱으로 사람을
믿습니다. 악착같이 안 속으려고 한다고 해서 안 속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사람이 저를 어떻게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운이라는 게 있고, 때라
는 게 있는데 사람이 저를 어떻게 하겠습니까?
저는 티쿤글로벌 안에서 구성원들이 편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안 그래도 세상이 서로를
못 믿고, 서로 약점을 들춰내기 바쁜데 굳이 티쿤글로벌 안에서까지 그렇게 살 필요가 있겠
습니까? 지금 티쿤글로벌 안에서 서로 최선을 다하고 잘 살아 가고 있는데 굳이 부족한 것
을 들춰낼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자기 자신은 자기가 부족하다는 걸 인정해야 하고, 다른 사람이 부족한 것은 굳이 드러
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자기가 약점투성이라는 걸 자기가 인정할 때, 고집이 없어지고, 상대편을 용납할 수 있
습니다. 상대편도 마찬가지로 약점투성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서로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대편을 용납하면 그때부터 조직이 안정됩니다.
이 원리는 조직에서는 가정에서는 모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건 누구나 다 압니다. 그
렇지만 실제에 적용하는 건 꽤 어렵습니다. 직장도 가정도 이걸 잘 연습하는 장이라고 생각
합니다. 연습을 하면서 잘 익히고, 적용을 잘 하면서 조직을 안정 시킬 수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이런 걸 정말 잘 하는 조직입니다. 그만큼 구성원들이 무척 성숙되어 있습
니다. 이렇게 잘 하고 있는 것을 굳이 전언으로 또 말하는 것은 그냥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는 취지입니다.
자기 주장을 버릴 때, 다수와 상사에 복종하는 게 편해지고, 그걸 조직 원리로 모두 받
아들일 때, 조직은 편안해지고 안정됩니다.
지금은 하던 일을 잘 하면서 매출을 안정 시키고, 조직원들끼리 서로 믿고 서로 지지하
고 격려하면서 조직을 안정 시켜야 할 때입니다. 그러면서 다음에 올 도약기를 대비해서 부
족한 것을 채워나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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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금요나눔

2015.10.16.

티쿤글로벌 CEO로서 저는 금요나눔을 참 중요하게 여깁니다.


티쿤글로벌에서는 매주 금요일 아침 9시30분부터 10시까지 전 구성원이 조를 나눠서 금
요나눔 시간을 갖습니다. 5~6명으로 한 조씩 만들어서 각자가 회사 생활과 조직현안에 대해
자기 감정을 이야기 하고, 다른 사람은 잘 들어주는 시간을 갖습니다. 토론회나 회의가 아니
니까 결론을 내리지도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전 조직원이 30분 동안 잡담하는 셈입니다. 물
론 금요나눔 전체는 9시부터 시작하지만 앞의 20~30분은 제가 조직 현안을 설명하는 시간
이니까 구성원들이 나눔을 하는 시간은 대략 30분 전후입니다.
한국의 경우 전 조직원이 참여하는 30분을 비용으로 따지면 300만 원 가량 됩니다. 한
달은 4.5주니까 한 달에 한국에서 금요나눔 행사를 치르는 데만 1천4백만 원을 쓴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은 하는 지 따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금요나눔에서 발표할 조직 현안을 설명하는 자료를 준비하려고 매주 전언(傳言)을
씁니다. 여러 번 말씀 드리는 것이지만 전언을 쓰는 과정은 저에게도 무척 어렵습니다. 글을
좀 쓴다는 저도 어쩌면 일주일 내내 전언 내용을 뭐로 할까 고민하고, 또 실제로 글을 쓰는
데만도 짧게는 5시간, 길게는 10시간 이상을 꼬박 투여합니다.
그만큼 저는 금요나눔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하니까
저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자기 인생의 주인이기를 원합니다. 회사 생활도,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햐여 일하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평구성원들이 회사의 리더그룹 또는 CEO인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또는 무슨
구상을 갖고 있는지를 될 수 있는 한 자세히 알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전언을 통
해 제 생각을 자세히 설명하려고 노력합니다. 저도 다른 조직에서는 피지도자인 경우가 있습
니다. 피지도자일 때, 지도자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하려는지 모르면, 답답하고 때로는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제가 리더인 한 구성원들이, 지금 조직이 무엇
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몰라서 스스로 자기 행동을 정하지 못하는 일은 없게 하려고 노력
합니다.
저는 리더는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리더는 구상하는 사람입니다. 비전을 만
드는 사람입니다. 리더는 설계자입니다. 그리고 그 구상, 비전, 설계를 가지고 조직을 움직이
는 사람입니다. 각 구성원들이 그걸 이해하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사람입니다.
이걸 위해 저는 전언을 씁니다. 전언을 통해 제가 진단하는 조직의 현황, 그리고 조직이
하려는 일을 자세히 전합니다.
전언은 제가 선택한, 구성원과 소통하는 수단입니다. 티쿤글로벌은 이미 한국에만 70여
명 이상입니다. 저는 이 70여 명 이상 되는 구성원들과 따로 만날 방법이 없습니다. 더군다
나 티쿤글로벌은 일본에도 중국에도 구성원들이 있습니다. 이 분들과는 애당초 만나는 거 자
체가 불가능합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고, 만나도 말이 통하질 않습니다. 이 불가
능한 만남으로 인한 소통의 부재를 그나마 메워줄 수 있는 게 전언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매주 나오는 전언을 일본어와 중국어로 번역해서 일본어 원어민자 직원과 중국어 원어민자
직원에게 공급했습니다. 일본어 전언을 공급한 건 5년 전, 중국어 전언을 공급한 건 올해부
터입니다. 번역도 번역비가 들어가는 일입니다.
아마 이 정도 분량 전언을 거의 빼놓지 않고 쓰는 CEO는 전 세계에서도 없을 거고, 티
쿤글로벌 정도 작은 규모 회사에서 돈을 들여서까지 매주 전언을 일본어와 중국어로 번역해
서 원어민자 직원에게 제공하는 경우도 없을 겁니다.
1
어떻게 보면 참 미련한 짓입니다. 그렇게 보면 저도 참 미련하면서 끈기 있는 사람입니
다. 말 같지도 않는 내용도 많았지만 지치지도 않고 전언을 썼습니다. 이렇게 안 하고도 돈
많이 버는 회사를 운영하는 CEO도 참 많은데 말입니다.
어쨌든 저는, 구성원들이 그냥 시키는 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싶었고, 또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싶었습니다.
2009년 6월부터 전언을 썼으니까 이렇게 한 지가 6년이 지났습니다. 금요나눔은 아마 5
년 정도 되었을 것 같습니다. 전언을 바탕으로 한 금요나눔의 성과는 제가 평가할 일은 아닙
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금요나눔이 참 지루한 시간일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소중
한 시간일 수 있습니다.
한 때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설문조사를 한 이유는, ‘전언이 너무 길고 사
람들이 잘 안 읽는다’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설문조사 결과는 그 의견과 전혀 다르게
당시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전언을 잘 읽고 있고,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지금 설문
조사를 해보면 어떨까 갑자기 궁금해지긴 합니다. 설문조사를 했다가 도움이 안 된다고 하면
그만해야 되는데……. 말이 나온 김에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저 개인으로서는 티쿤글로벌의 오늘을 만든 데는 금요나눔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구성원들이 회사 상황과 CEO가 원하는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티쿤글로벌의 문화와 의식(意識)이 만들어졌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전체로 봐서 차분합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매우 헌신하고, 책임이 강하
고, 정직하고, 회사를 사랑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이토록 개인의
자유와 조직에 대한 책임을 잘 조화 시키는 조직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간부부터 평사
원까지 정말 훌륭합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을 이렇게 만든 것은 티쿤글로벌의 조직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조직 문화를 만드는데 전언과 금요나눔은 큰 역할을 했습니다.
금요나눔은 이 외에도 같은 회사에 있지만 만날 일이 거의 없는 서로 다른 부서 사람들
이 만나서 5~8차례 같이 나눔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다른 부서를 이해할 수 있는 교류
의 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지도그룹과 피지도그룹만이 아니라 일반 구성원끼리 교류도 회사
전체의 문화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면에서 금요나눔은 또 다른 소통의 수단입니
다.

자기를 들여다보기
금요나눔에서 구성원들은 일주일 동안 회사 생활하면서 느낀 감정을 나누고 CEO의 전
언을 읽고 느낀 것을 나눕니다.
저는 삶을 나누는 게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0분은 제가 전언을 다시 설명하고,
회사 공지할 거 있으면 공지하고 나면, 우리가 나누는 시간은 30분입니다. 이 중 생활 나눔
은 15분도 안 됩니다. 그걸 나눠서 뭘 하겠습니까? 그렇지만 그 짧은 15분 동안 각자 감정
을 나누고, 경청하는 연습을 오랫동안 하면 뜻밖에 많은 훈련을 스스로 하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를 들여다 보는 것입니다. 사람은 가정과 직장에서 거의 모든 시
간을 보냅니다. 직장은 그만큼 소중한 곳입니다. 직장에서 내 삶이 어떤가를 들여다 보는 것
은 그 자체로 무척 귀중하고 소중합니다.
요즘 직장에서, 기쁜가, 화가 나는가, 슬픈가, 즐거운가, 내 일을 사랑하는가, 인간 관계
는 괜찮은가, 여기서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들여다 보는 것은 각자에게 무척 중요한 일입
니다. 이런 걸 술 마시면서 할 수도 있지만 따로 시간을 내서, 말하는 사람은 정리해서 말하
고, 들어주는 사람은 집중해서 들어주는 과정을 통해 자기를 정리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와 오랫동안 회사 생활을 같이 한 몇몇 동료를 떠올립니다. 꼭 금요나눔 때문은
아니겠지만 그들을 보면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말이 정말 확실하게 생각납니다. 그들은 나
눔을 할 때도 나눔 가이드 라인을 충실하게 따랐습니다. 그리고 감정을 나눈다는 말을 이해
하려고 애썼고 감정을 나누는 일에 충실했습니다. 몇 년이 지났을 때, 그들이 정말 엄청난
리더로 성장한 것을 저는 제 눈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나눔 가이드 라인을 가정 생활에도 잘
적용하려고 애쓰는 것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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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 홈페이지의 관리자 코너에 들어가면 회사의 내부 목표가 적혀 있습니다. 첫
번째 모토는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입니다. 여러 사람에게 이 모토
는 그냥 하나의 무늬로 인식되고 전혀 기억조차 되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에
게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모토가 저로 하여금 끊이지 않고 전언을 쓰게 만드는 것이고,
그래도 구성원을 성장 시킬 방법을 늘 생각하게 만드는 원천입니다.
저는 각자를 성장하게 만드는 가장 큰 힘은 성찰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감정을 잘 들
여다 보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의 근원을 이해하는 것, 그 감정과 자기 행동이 어떻게 연결되
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0분 나눔으로 별 걸 다 얻으려고 한다고 할 지 모릅니다만, 저는 금요나눔을 통해 이
런 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금요나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가 자기 삶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나눔을 할 때, 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마무리합니다. 그
리고 자기 스스로 자기를 잘 이해하지 못할 때는 다른 사람의 나눔을 통해 자기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눠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합니다.

<나눔 가이드 라인>


우리는 나눔을 하기 전에 나눔 가이드 라인을 같이 읽습니다.

1. 나눔은 5분으로 제한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가 다 돌아갈 때까지 한번씩만 나


누십시오.
2. 감정을 나누십시오. 자신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누십시오.
3. '너', '우리' 라는 말은 사용하지 마십시오. 각 사람은 오로지 자신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습니다.
4. 지금 여기(here & now)에 머무십시오. 오늘 또는 이번 주에 자신이 다루고 있는 것을
나누십시오.
5. 끼어드는 말(cross-talk)이나 충고, 논쟁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6. 나눔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질문은 모임이 끝난 후에 해 주시기 바랍니다.
7. 모두가 나눌 것을 권하지만 원치 않을 때는 '통과'하셔도 됩니다.
8. 이 자리에서 보고 들은 것은 이 자리에 두고 가십시오. 들은 것을 옮기지 마십시오.

나눔 가이드 라인을 처음에 같이 읽다 보면 마치 종교 단체 같습니다. 되게 어색하기도


합니다. 지금도 조금 어색한데 처음에 이걸 도입했을 때 얼마나 쑥스럽고 어색했겠습니까?
이렇게 쑥스럽고 어색한 걸 도입해서 하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어쨌든 저는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도입해서 하고 있습니다.
이 나눔 가이드라인은 100여 년 전에 미국에 있는 알코올중독자 회복 모임에서 처음 만
들어졌다고 합니다. 원래 이름은 지원 그룹 가이드 라인입니다. 지금은 구글링을 해봐도 유
래를 설명한 걸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제가 하는 말이 정확한 지 알 수는 없
습니다. 그저 제 기억에 의존한 것인데 대체로 그럴듯하니까 믿어도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시에 어떤 교수가 자기 생각이나 행동 패턴을 스스로 이상하다고 여겨서 자기 자신을
연구하고, 주변에 자기 생각이나 행동 패턴과 비슷한 학생을 찾다 보니까 공통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공통점은 부모가 알코올중독자였다고 합니다. 이걸 계기로 알코올중독자 치료 모
임을 결성했고, 그 모임에서 성찰하는 방법을 찾으면서 위의 지원그룹가이드 라인이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원그룹 가이드 라인을 준수하면서 삶을 나누는 방식은 매우 간단한데도 불구
하고 뜻밖에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를 돌아보는 기회를 주면서 곳곳에서 이 방식을 쓰고 있
고, 100년 이상 유지되어 왔습니다. 저도 이 지원그룹 가이드 라인을 회사에 적용한 것입니
다.
이 나눔 가이드 라인의 8개 원리는 직장과 가정 생활에 잘 적용하면 엄청나게 많은 도
움을 줍니다. 지금 일일이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이 가이드라인은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원리와 원칙을 정확하게 정리해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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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가이드라인을 제 삶에 적용하려고 꽤 많이 애씁니다. 이런 지원그룹을 아는 사
람은 한계가 많은 사람입니다. 저 역시 한계가 많고 문제가 많기 때문에 지원그룹을 알게 되
었습니다. 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많은 한계와 문제를 안고 있습니
다. 다만 지금은 제가 많은 한계와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
이 그 전과 다른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지원그룹 가이드 라인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걸 생활 여러 곳에 잘
적용하면서 살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제가 이 지원그룹 가이드 라인을 통해서 너무 크게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회사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금요나눔을 통해 각자가 서로 소통
하는 방법을 연습하기를 바랬습니다.

기왕이면 성실하게 참여하기


저는 비록 CEO지만 조직에서 정한 것을 스스로 잘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CEO라고 해서
함부로 행동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것도 참 중요한 훈련입니다.
저는 금요나눔이 회사의 공식 활동인 한, 각자가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게 임하기를 바랍
니다. 조금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따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또 많은 것을
얻게 되어 있습니다.
조별 나눔 때, 통과해도 좋지만 할 수만 있으면 적극 자기 감정을 나누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주어진 시간입니다. 그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게 훨씬 좋습니다.
생활하면서 감정을 나누시고, CEO 전언도 잘 읽고 감정을 나누시기 바랍니다. CEO전언
은 금요일 하루 전인 목요일에 배포합니다.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기 때문입
니다.
주어진 30분을 그냥 잡담하듯이 보낼 수도 있고, 또 같이 자기 성찰(省察)하는 시간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리더는 리더들대로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이 되도록 노력하고, 참여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행동하면 그 30분들이 모여서 각자를 성장 시키는 요소가 될 겁니다.
제가 늘 말씀 드리는 것 중 하나입니다만, 사람은 남을 위해서 살 수 없습니다. 자기 자
신 삶이나 제대로 운영하면 그것만으로도 아주 훌륭한 일입니다. 나눔도 마찬가지입니다. 자
기 자신을 위해 잘 쓰기 바랍니다.
여기는 티쿤글로벌입니다. 티쿤글로벌은 티쿤글로벌의 규칙에 충실한 사람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귀히 여기고 귀히 씁니다.
6년 동안 한 나눔입니다. 그리고 CEO인 제가 무척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저는
CEO입니다. 저는 구성원들이 CEO를 존중해주기 바랍니다. 저도 여러분을 존중하니까 제 생
각과 비전을 열심히 나누고 여러분과 소통하려고 애씁니다. 나눔을 소중히 여기고 적극 참여
하는 것이 저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세월이 흐르고 환경이 바뀌어서 티쿤글로벌이 나눔을 폐할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그때
일이고, 지금은 나눔을 소중히 여겨주시기 바랍니다. 나눔만이 아닙니다. 조직이 결정한 것
을 소중히 여기고 같이 존중할 때, 조직은 개인의 연합이 아니라 개인의 연합 플러스 알파의
힘을 낼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조직력입니다.
티쿤글로벌이 9월 이후 드디어 흑자 시대에 접어들고, 10월 들어서도 꾸준히 매출을 올
리면서 흑자시대를 견고하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역시 조직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오늘은 금요나눔을 나눕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금요나눔을 나누어주시기 바랍니다.

4
[CEO전언]

8년의 회고(回顧)

2015.10.23.

아직은 손에 쥔 것처럼 확실하지는 않지만, 티쿤글로벌이 흑자 기조에 들어선 건 어느


정도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무려 8년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대충 2년 정도만 하
면 흑자 시대에 접어들 줄 알았습니다. 그랬던 게 8년이 걸렸습니다. 어떤 사람은 기업이 8
년 정도 버티면 안정이 된 거라고 하던데, 티쿤이 지금 그 8년을 지났습니다. 좀더 빨리 흑
자기조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요? 그럴 수도 있었고, 안 그럴 수도 있는 문제니까 따지는 게
무의미합니다. 다만 지금 티쿤글로벌은 8년만에 흑자 기조에 들어섰습니다.

운(運)
티쿤글로벌이 흑자 기조에 들어선 데는 90% 이상 때와 운이 작용했습니다. 티쿤글로벌
이 서비스를 처음 시작하던 2007년 무렵, 한국 인쇄물 가격은 일본에 비해 엄청나게 쌌습니
다. 그리고 한국에서 일본에 인쇄물을 제대로 파는 회사도 없었습니다. 이런 환경이었기 때
문에 티쿤글로벌은 경쟁자 없는 시합에 참여하여 혼자 뛰어 일등 한 셈입니다.
게다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엔고가 오면서 환차익으로 대략 50억 이상 이익을 확보
했습니다. 이 자금을 몽땅 재투자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와 이석주부사장을 포함하여 5명
이 시작한 회사가 70명 이상으로 늘어났고, 일본 영업 조직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엄청난 운이 따랐습니다. 물론 우리가 잘한 것도 있습니다. 그 당시 엔고
시대에 티쿤글로벌 말고도 최소한 한국의 두 회사가 우리와 같은 업종의 사업을 하고 있었
는데, 그 두 회사는 티쿤글로벌처럼 성장하지 못했고, 우리만 두드러지게 성장한 것은, 우리
가 잘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티쿤글로벌의 성장에서 2008년~2012
년의 엔고시대는 두 번 다시 만나기 어려운 절호의 환경이었습니다. 이때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으면 어떤 조건에서도 티쿤글로벌은 지금처럼 성장하기 어려웠습니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보통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합니다. 넓게는 인생 자체가 운칠기
삼이라고도 합니다. 저는 이 말에 동의합니다. 그러니까 잘 되었다고 잘난 척 할 것 하나도
없고, 어려워졌다고 자책할 거 하나도 없습니다. 잘 되든 못 되든 때와 운이 90% 이상 작용
한다면 사람은 그저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처분만 기다릴 일입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을 만난 과정도 돌아보면 정말 우연이 여러 번 겹친 일들 입니다.
제가 스스로 정할 수 있었던 게 아닙니다.
이석주 부사장은 2000년에 처음 만났습니다. 무려 15년 전입니다. 2000년부터 2002년
무렵까지 ㈜애드게이터컴에 같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 애드게이터컴이 망하고 나서 저는 저
대로 먹고 살 일을 찾아 헤매고, 이부사장은 이부사장대로 이것 저것 하면서도 계속 연락을
했습니다. 이부사장은 제가 새로운 일을 하거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늘 와서 도와줬습니다.
회사에 같이 있다가 헤어지면 만나기도 어려운데 늘 가까운 데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07
년부터 다시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이석주 부사장이 그래도 인쇄물을 좀 알았기 때문에 티
쿤글로벌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마쿠마쿠 사업을 일군 것, 애드사인을 개척한 것
모두 이부사장이 했습니다.
이상민 실장은 제 대학교 동기입니다. 1학년 때 딱 1년 동안 붙어 다니다가 제가 학생운
동하면서 인연이 끊어졌습니다. 그러다가 2002년에 이상민 실장이 갑자기 보고 싶다면서 저
를 수소문하여 찾아왔습니다. 1980년부터 사실상 헤어졌으니까 22년만에 만난 셈입니다. 그
이후 간혹 연락을 하다가 티쿤글로벌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뜻밖에 이상민
실장이 프로그래머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상민 실장이 저를 만나고 싶다고 불쑥 온 것도 참
신기한 일이지만, 세계 최고의 프로그래머가 될 꿈을 꾸면서 성장하고 있었다는 것도 정말
신기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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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철 전무는 언젠가 말씀 드리겠지만 정말 만나기 어려운 특별한 인연입니다. 도저히
만나서 같이 일하게 되기 어려운 조건인데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전무는 영업과 마케팅 분야에서 우리 나라 최고입니다. 특히 영업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핵심을 잡아내는 데는 탁월합니다.
배정환 본부장님은 1986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안양 배정환 본부장님 집에서 시청한 적
이 있습니다. 그 당시 제가 정치를 할 때였습니다. 그 이후 헤어졌다가 저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선배를 통해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만나게 될 때는 이미 배정환 본부장님께
서 충무로에서 10년 이상을 인쇄 업무에 종사한 뒤였습니다.
양계성본부장은 또 다른 대학동창인데, 30년 가까이 출판사 일을 하면서 적자이던 출판
사를 흑자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최근 몇 년 간은 매달 동창 모임에서 등산하면서 더 자주
만나게 된 인연입니다. 적자였던 출판사를 맡아서 20여 년 간 운영하고 흑자 기조로 만든다
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카오 유키오 대표는 티쿤글로벌 사업을 처음 구상하던 2006년에 이 사업을 위해 만났
습니다. 나카오 유키오 대표는 정말 티쿤글로벌 초창기 멤버입니다. 초창기 돈 없고 체계도
전혀 없던 시절부터 같이 고생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중국 고성석 대표는 중국에 사는 제 처의 친구와 인연이 있어 만났습니다. 제 처와 중국
에 사는 제 처의 친구는 대학 1학년 때부터 붙어 다니던 절친이었습니다. 고대표가 없는 중
국도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의 인연은 모두 우연입니다. 그리고 초창기 회사는 대체로 기존 인연에 따라 지도부
가 구성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티쿤글로벌 리더들이 이렇게 모인 것을 특별하다고
할 것도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느끼지 않습니다. 티쿤글로벌 지도부 각 사람은 회사가 꼭 필요한
때 꼭 맞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티쿤글로벌을 만들고 경영전략회의 멤버들을 만나면
서 지금까지 이탈한 사람은 단 한 명이었습니다. 모이기로 한 사람은 다 모였고, 모인 사람
은 다 지금 경영전략회의에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모인 경영전략회의 멤버 한 사람 한 사람
을 저보다 더 믿습니다. 과장이라고 할 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저보다 더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을 믿습니다. 저도 물론 잘 하는 게 많지만 한계가 무척 많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
리고 실패를 참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보다 오히려 동료를 참 많이 신뢰합니다.
지금 티쿤글로벌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물론 기술 분야에서는 약간
떨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리더십은 기술 영역만으로 구성되지 않습니다. 품성, 열정, 의지가
모두 포함됩니다. 그런 면에서 티쿤글로벌 경영전략회의 구성원과 같은 분들을 만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현재 티쿤글로벌 경영전략회의가 이런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은 티쿤글로벌이 얼마나 운이 강한 회사인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모이고 흩어지는 인연은 바람에 날리는 콩깍지 같아서 의지로 되는 게 아닙니다.
상당 부분은 운입니다.
경영전략회의 구성원 말고 티쿤글로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생각해 봐도 마찬가지
입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이런 구성원들과 일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저에게는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부 사람들은 저에게, 티쿤글로벌 분들은 정말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게 눈
에 보입니다, 사장님은 정말 복이 많으세요 하고 부러워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
도 복이 많고, 같이 일하는 여러분도 복이 많습니다. 물론 회사에 이렇게 좋은 구성원이 모
이는 것은 우리 전부가 좋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근묵자흑(近墨者黑), 근적자적(近赤者赤)
이라고 했습니다. 검은 걸 가까이 하면 검어지고, 붉은 걸 가까이 하면 붉어진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새로 들어온 사람도 좋은 사람으로 된다는 뜻입니다. 티쿤글로
벌에서는 이 정도 되는 사람이 아니면 스스로 나갔습니다. 그럼으로써 조직 자체가 자기 수
준을 유지한 것입니다.
이렇게 성장한 것, 또 이런 조직을 구성한 것은 우리가 한 일이지만, 또 우리가 한 일이
아닙니다.

용납(容納)

2
티쿤글로벌이 성장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큰 이유는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과 조직 전
체가 저를 잘 받아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CEO의 역할은 무척 큽니다. 정직
하게 이야기하면 회사 사활을 좌우합니다. 그런데 CEO 역시 특별한 사람은 결코 아닙니다.
CEO를 살리고 죽이는 것은 동료입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8년 동안 제가 잘못한 일이 정말 많습니다. 특히 회사를 무리하게 운
영한 것은 위험하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을 운영하면서 무리라고 할 정도로 계속
확장 정책을 썼습니다. 뭐 뚜렷하게 생각을 해서라기보다 그냥 그때는 그래야 할 줄 알고 그
렇게 했습니다.
2009년에 일본 영업조직을 만들었고, 2012년에 디자인 사업부문을 만들었고 또 중국 조
직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2013년부터 티쿤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개발실을
계속 늘렸고, 조직도 계속 늘렸습니다.
이런 확장 정책 때문에 2012년 엔저 시대가 왔을 때 자금 부족 상태에 빠졌고, 그게 지
금까지 왔습니다.
물론 저는 이런 일 하면서 늘 지도부와 상의를 하고, 조직 구성원들에게도 사정을 잘 알
렸습니다. 그렇지만 상의를 한다고 해도 결국은 CEO가 한 일일 뿐입니다.
제가 계속 확장하는 정책을 쓸 때,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 중에는 말리는 사람도 당연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참 감사한 게,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이 제가 잘못하고
있을 때조차도 지나칠 정도로 비난하지 않았고, 그 와중에도 격려와 지지를 더 많이 보내줬
다는 점입니다. 제가 잘못을 시인할 때조차도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은 오히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잖습니까 하고 저를 위로했고, 그때 그랬던 게 지금 오히려 득이 되
고 있습니다 하면서 저를 격려해주었습니다.
저는 비난과 비판으로 사람을 세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많은 잘못을 했지만, 경
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이 제가 잘한 점을 늘 이야기하고, 잘못한 점을 들어 비난하지 않은 것
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 지지와 격려 때문에 그래도 힘든 시절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때 벌였던 많은 무리한 일들이 몇 년이 지난 후 우리 성장의 발판이
되는 것을 지금 보고 있습니다. 일본 영업 조직이 그렇고, 중국 조직이 그렇고, 티쿤사업이
그렇습니다. 그 당시에는 무리였는데 나중에는 기반이 된 셈입니다. 이것도 제가 미리 예측
을 하고 한 일은 전혀 아닙니다. 그때는 그렇게 해야 하는 줄 알고 했는데 지나고 보니 잘한
일이었다는 정도일 뿐입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당장 일어나는 일에 너무 급한 평가를 내리고 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
도 그다지 적절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일이 사람이 뜻하는 대로 되는 것도 아
니므로 좀 느긋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역시 운이 작용하는 것이겠지
요.
어쨌든 저는 소중한 동료들의 지지와 격려 덕분에 많은 잘못을 했지만, 그 잘못 때문에
상하지 않고, 지금도 건강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많은 지지와 격려를 받으면서 힘을 얻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경험이 조직에
도 잘 퍼지기 바랍니다. 물론 지금도 우리 회사에는 이런 기풍이 잘 퍼지고 있습니다. 티쿤
글로벌에서는 누가 잘못했을 때 비난과 비판을 심하게 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게 옳다고 생
각합니다. 특히 리더가 잘못했을 때 잘 감싸주고, 격려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부러
잘못하는 리더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누구나 잘못은 저지르는 것이니까요.
티쿤글로벌이 그저 돈만 버는 곳이면 참 슬픈 일입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이 사람이 모여
같이 일하고, 같이 성장하는 곳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곳이 각자의 장점을 잘 살리는 곳
이기를 바랍니다. 저는 사람이 살아가는 곳에서 기업이 진짜 성장한다고 믿고, 티쿤글로벌이
그런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곳은 서로 격려하고, 지지함으로써 각자가 성
장할 수 있는 곳입니다.

시간(時間)
티쿤글로벌이 성장할 수 있었던 또 한 이유는 시간이었습니다. 힘들었지만 버텼던 게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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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할 수 있는 이유였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광고한 것, 상품을 개발한 것, 새로운 시
도를 한 게 하나하나 쌓여서 성장했습니다. 어느 하나를 특별히 잘해서라고 하기도 어렵습니
다.
해보니까 전자상거래업은 무조건 시간이 지나야 자리를 잡습니다.

신규 회원이 들어오고, 신규 회원이 물건을 사고, 물건을 산 고객이 단골이 되는 과정이


부단이 되풀이 되고 나서야 회사가 안정이 되는 게 전자상거래업입니다.
이 표를 보면 고객이 늘어나면 당연히 구매고객이 늘어나고, 구매고객 한 사람이 사는
구매액도 커집니다. 지금은 고객이 8만 가까이 되니까 좀 마음이 놓입니다만, 이 과정까지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표를 보면 회사가 만들어지고 3년이 지난 2010년에도 누적고객은 2만 명이 되지 않고
연 매출은 2억엔 조금 더 됩니다. 이렇게 서서히 늘어서 조직이 안정되는데 이 기간을 버티
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버텨냈고, 이제는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일반 오프라인 사업과 달리 전자상거래업은 시작하면서부터 규모가 엄청나게 클 수밖에
없는 사업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늘 연 매출 100억이 넘는 회사가 왜 이러냐, 엔고 시절에
50억을 벌어서 썼다는데 그 돈 어디 쓴 거냐 하고 묻는데, 전자상거래업을 제대로 아는 사
람이라면 이렇게 물을 수 없습니다.
전자상거래업을 제대로 하려는 회사들이 기초 자본금 1천 억으로 출발하는 데는 다 이
유가 있고, 전자상거래업체에 몇 천 억, 심지어 1조까지 투자하는데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외부 투자를 못 받고 성장하려면 시간이 걸려야 합니다.
티쿤글로벌은 그 시간을 잘 견뎌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난 시절을 회고하고 앞으로 일을 생각하면서 이 ‘시간’을 다시 한번 생각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제일 잘못한 점은 조급해 했다는 점입니다.
발버둥을 치고 온갖 난리를 치고도 티쿤글로벌이 흑자 기조에 들어서는 데까지 8년이
걸렸습니다. 애드베스트며 애드사인처럼 독립 사업단위를 꾸리고 사이트를 운영할 때, 현재
티쿤글로벌 실력을 갖고도 1년 이상 걸려야 흑자가 납니다. 이게 사업의 현실입니다.
한국에서 G마켓을 성공 시킨 구영배 사장이 2009년에 일본 등 6개 국에 만든 큐텐도
아직까지 적자입니다.
이게 현실인데도 저는 티쿤플랫폼을 만들자마자 곧 흑자가 나기를 기다리고 재촉합니다.
이치를 따지면 티쿤플랫폼 정도면 5년 정도는 지나서 흑자가 나도 대성공입니다. 그런데도
뭘 시작만 하면 흑자가 나기를 기다립니다.
지금은 분양을 많이 해줬는데 제3사업부 소관 아이템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제3사업부
가 관리하던 아이템이 많아진 데는 2012년 무렵 ‘1주일에 한 상품 등록’이라는 황당무게 한
정책의 영향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애드베스트와 애드사인의 예에서 보듯이 한 아이템을 제대로 성공 시키려고 해도,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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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갖춰야 하고, 광고비도 충분히 써야 하는데, 그런 준비 없이 상품 발굴하는데 급했던 것
도 모든 일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여러 상품을 발굴만 해놓고 충분히 홍보를 하지 못하면 오히려 관리비만 손해날
수밖에 없습니다.
상품 하나가 안정이 되든, 사업 하나가 안정이 되든 시간과 돈이 들어가야 하는 일입니
다. 이것은 티쿤 이용사를 보면서 절실히 깨닫는 이치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힘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뭔가 해서 당장이라도 어려움을 벗어나려고 몸부림
을 쳤습니다. 그다지 효과가 없는 일입니다. 이걸 흑자기조로 들어서면서 조금 여유를 갖고
보니까 보입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 동안 쓸 데 없는 애를 너무 많이 썼습니다. 바
쁠수록 돌아가라는 격언을 잊었던 것입니다.

다지면서
다급해한다고 되는 게 아닌 줄 알면서도 어려울 때일수록 오히려 초조해지고 마음이 급
해지는 건 그만큼 제가 어리석기 때문입니다. 제가 다급해할 때 저 혼자 다급하게 놔두고 차
분하게 각자 맡은 일을 잘해준 구성원들이 있었던 것은 참 다행입니다.
결과 지금 흑자 기조로 들어섰습니다.
어떻게 하든 시간이 걸린다는 것, 급해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했으니 이제 흑자 기조에서는 이렇게 이해한 것을 잘 적용 시켜야겠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준비를 잘한다고 해도 우리 뜻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잘 이해하고 무엇
보다 서로를 잘 받아들이고, 지지하고 격려하는 관계를 만들어야겠습니다.
최근 들어 저는,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이 좀 다져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흑
자 기조로 들어가서 여유가 생긴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좀 다져지기를 기다리기 때문에
제가 새로 다른 일을 안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CEO가 서두르면 조직은 급해질 수밖
에 없습니다.
투자가 이루어지면 또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해나가겠지만,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
을 대비해서 하나하나 다지면서 나가도록 할 작정입니다.
이루고 싶은 게 너무 많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제가 그것을 여러분과 같은
속도로 해나가도록 스스로 조절을 하려고 합니다. 제시는 하겠지만 여러분이 충분히 하고 싶
은 마음이 들어서 할 때까지는 먼저 움직이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게 흑자 기조에 들어선 기업이 할 수 있는 느긋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조급해 하던 저 때문에 더 힘들었을 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여러분께서는 제가 조급하면서 잊었던 여러 가지 이치를 되풀이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급해도 실을 바늘 허리에 매어서는 못 쓴다는 한국 속담이 있습니다. 하나하나 단단
히 다지면서 갑시다. 저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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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8년의 회고(回顧) 2.
일본 진출에 성공한 티쿤글로벌이 잘한 것

2015.10.30.

지난 전언에서, 티쿤글로벌이 흑자 기조에 들어섰다고 말씀 드리면서, 그 원인 중 제일


큰 게 운이었으니까, 잘했다고 자랑하지 말고, 못했다고 누구 탓하지 말고, 서로 잘 받아들
이고 힘 합쳐서 일하자고 했습니다.
저는 정말 티쿤글로벌이 성공한 데는 운이 90% 이상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이 한 건 10%나 될까요? 저나 티쿤글로벌의 경우 운칠기삼(運七技三)도 후하다고 생각합니
다.
그런데 일단 운칠기삼이라고 하면 그래도 삼만큼은 사람의 노력이 작용했다는 건데, 티
쿤글로벌의 경우 그나마 사람이 한 30%는 어떤 것이었을까를 한번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운과 때가 일의 성패를 좌우하는 건 맞습니다. 그렇지만 30% 정도는 사람의 노력도 영
향을 미친다는 것도 맞다고 봅니다. 2008년~2012년 엔고라는 특별한 환경은 티쿤글로벌에
게만 오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에도 이미 한국의 최상위급 인쇄 회사 두 곳이 일본에 진출해
있었고, 또 2~3개 중소 인쇄 회사도 일본에 진출해 있었습니다. 이 중 티쿤글로벌만 두드러
지게 엔고 흐름을 타고 급성장했습니다. 이런 차이는 아무래도 일을 성사 시키는 30%에 해
당하는 사람의 영향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영향이라는 건, 정책의 차이였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8년 간 티쿤글로벌의 성장을 회고하면서 우리가 잘한 게 뭘까를 돌아보면서 그 교
훈을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아이템
티쿤글로벌이 잘한 것 중 하나는 아이템 선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티쿤글로벌이 제일 처음 취급한 상품인 인쇄물은 당시에 한국 생산가가 일본에 비해 워
낙 쌌습니다. 그리고 소비재면서 반복 구매재였습니다. 그러니까 손님을 모으기 쉬웠고, 한
번 산 손님이 다시 샀습니다.
장사는 손님을 모으고, 온 손님이 물건을 사게 하고, 한번 산 손님이 단골이 되게 하면
됩니다.
우리가 공급한 인쇄물이 딱 그랬습니다. 싸고 좋으니까 계속 샀습니다. 다른 마케팅을
따로 하지 않아도 싸고 좋으니까 한번 산 손님은 단골이 되었습니다.
아이템을 잘 선정한 경험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져서, 실사출력물, 부직포백, 공기간판,
일본 노보리 사이트로 이어졌고, 오픈하는 사이트마다 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다른 아이템이었으면 어땠을까요? 꼭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중국에 한국 동
대문 옷을 연간 1천 억 원어치 이상 파는 회사가 있고, 동대문 옷을 일본에 1천 억 원어치
이상 파는 회사가 있습니다.
다만 티쿤은 그나마 자금이 부족해도 어느 정도 할 수 있고, 특별히 경쟁력이 있었던 인
쇄물을 첫 상품으로 하면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담대
티쿤글로벌이 성장할 수 있었던 또 하나 이유는 담대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결단력이라
고도 할 수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2007년에 자금이 거의 없이 시작했습니다. 그런데도 런칭 첫 해에 매달 4
백 만 원 가량, 그 이듬해부터는 매달 1천만 원씩 광고비를 썼습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업
을 하면서 매달 광고비 4백만 원을 쓰는 것은 애들 장난입니다. 이건 절대 비즈니스가 아닙
니다. 그런데 티쿤글로벌을 처음 연 2007년~2008년에는 비축한 자본금이 전혀 없었습니다.
1
그걸 감안했을 때 매달 4백 만 원 가량 광고비를 집행한 것은 나름대로 대담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티쿤이용사들이 광고비를 충분히 집행하지 못하는 걸 보면, 2007년 무렵 티쿤글
로벌의 광고비 지출은 확실히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당시에는 아무래도 클릭 당 단
가가 지금에 비해 1/10 수준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미래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초창기 상황에서 지치지 않고 광고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무모할 정도로 대담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때도 딱 한 달 광고를 해보니까 매
출이 올라가는 걸 봤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돈을 억지로 만들면서 광고를 계속
했던 것은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경험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매달 6천만 원~7천만 원 광고비를
집행합니다. 절대액으로 보면 꽤 큽니다. 적지 않습니다. 과거 경험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
습니다.
그런데 매출액 대비 광고비라는 개념에서 보면 지금 집행하는 6천만 원~7천만 원은 많
지 않습니다. 지금 광고비 지출 비율이 높지 않은 것은 내부 자금 사정 때문입니다. 2008년
에는 엔고 시대여서 자금을 조금씩이나마 확보할 수 있었고, 지금은 엔저 시대에다가 계속
적자시대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도 돈만 확보할 수 있으면 무조건 광고에 쓸 겁니다.
제 경험으로는 경쟁력만 있다면, 광고만 하면 무조건 매출은 오르고, 매출이 오르면 이
익이 커집니다. 티쿤글로벌이 직영하는 5개 사이트는 원재료 매입비 비중이 꽤 작고, 이익이
큰 상품이니까 광고만 하면 무조건 매출이 오르고, 이익이 잘 익은 복숭아에서 과즙이 줄줄
흐르는 것처럼 나오는 걸 알면서도 자금이 부족해서 광고를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지금 티쿤글로벌은, 광고비 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다른 업체
들에 비하면 광고비를 상당히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이건 초창기 경험으로 얻은 교훈을 아직
도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전
티쿤글로벌이 성장할 수 있었던 또 한 요소는 대담하게 도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티
쿤글로벌이 인쇄물로 해외직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도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2007년 당시 티쿤글로벌은 돈도 없었고, 인쇄 경험도 없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일본에 인쇄
물을 팔겠다고 나섰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우리는 도전했
고, 이만큼 일궜습니다.
이후에 우리는 일본에 영업소를 만들었고, 중국에 상품 발굴 법인을 만들었고, 티쿤플랫
폼을 만들었습니다.
하나하나 다 도전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무모했지만 좋게 생각하면 대담했습니다. 무모
한 도전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물론 이 성공에는 어마어마한 운이 따랐습니다.
운이 따르기도 했지만 무모할 만큼 대담하게 도전한 것이 티쿤글로벌의 성장을 이끌었
습니다.
이 도전의 전통을 살려 우리는 사이트를 다섯 개 운영하게 되었고, 수많은 상품을 취급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질은 잘 살려야 하지만, 이제는 조심해서 써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지금까
지는 운이 좋아서 무모한 도전이 그래도 좋은 성과로 나타났지만, 지금부터는 수성(守城)에
비중을 둬야 하는 때입니다. 수성에 비중을 둬야 할 때는 무모한 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
니다. 일단 안정 시키는 게 우선입니다. 그러나 대담하게 도전하는 기질을 버리면 안정이 아
니라 안주가 될 겁니다.
도전과 안정을 조화 시켜야 한다는 데 기업 경영의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초창기는 무조건 도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면밀하게 고려한다고 해도 사람
이 하는 일이 완벽할 수 없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않은 일이 발생합니다. 이런 걸 생각하면
새로운 일을 한다는 건 두렵습니다. 그렇지만 기업은 도전해야 합니다. 누구나 하는 평범한
일에는 먹을 게 없습니다. 기업은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먹을 게 있고, 새로운 일은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위험한 일을 하려면 도전 정신이 없으면 안 됩니다.

2
품질, 속도, 편리함
티쿤글로벌이 성장한 또 하나 원인은 일찍부터 서비스 목표를 분명히 했다는 점입니다.
티쿤글로벌은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하게

이 네 가지를 서비스 방향과 목표로 잡고, 또 끊임 없이 이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했습


니다. 이 점에서는 정말 이석주부사장, 이현철전무, 이상민 실장 등 초창기 간부들과 구성원
들이 큰 기여를 했습니다.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하기 위해 검수 체계를 만들고, 거래처를 바꾸고, 생산 방법을 바
꾸면서 서비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짧게 쓰지만, 생산 과정과 검수, 포장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애쓴 노력은 대단했습니다.
이 서비스 목표는 지금도 여전히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단순하게 만들었
지만 이 목표는 서비스업을 하는 모든 회사의 목표여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하면 고객을 모을 수 있고, 고객이 물건을 사게 할 수 있고, 단
골로 만들 수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이 목표를 늘 새겼습니다. 그리고 간부들과 구성원들이 이 목표를 달성하
기 위해 정말 애써주었습니다. 일부러 시키지 않아도 이 일에 헌신했습니다.
이 전통은 지금도 티쿤글로벌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저는 그걸 몸으로 느낍니
다. 최고 간부들부터 중간 간부, 그리고 평조직원까지도 거래처와 관계를 만들어가는 걸 보
면 티쿤글로벌이 기본 서비스 목표를 이루는 걸 정말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
다.
이 경험이 지금도 경쟁력 강화 회의를 매주 꾸준히 개최하는 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람
티쿤글로벌이 성장할 수 있었던 또 하나 힘은 사람을 존중한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
론 매우 좋은 회사에 비하면 티쿤글로벌은 그다지 좋은 회사는 못 됩니다. 그러나 작은 회사
치고는 그래도 바른 길로 가려고 애를 쓰고 있고 그게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
합니다.
티쿤글로벌의 내부 모토는,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 ‘고객이 부자 되는 회사’입니다.
제1슬로건을 ‘구성원의 성장’으로 둔 만큼 나름대로 회사는 그런 방향으로 운영되었습니
다.
그래서 주5일제를 대체로 철저히 지켰고,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했습니다. 그리고 휴가
를 쓰는데 눈치 보는 일 없게 했고, 회사 안에서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이직률이 현저히 낮은 회사가 되었습니다.
나머지는 제가 평가할 수 없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지표 중 이직률이 무척 낮다는 것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존중했기 때문에 티쿤글로벌에는 엄청난 실력자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최고 지도
부뿐 아니라 중간 간부, 평직원에 이르기까지 진짜 대단한 실력자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리고 성실하고, 열정이 넘치는 구성원들이 정말 많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만큼 구성원들이 훌륭하고 조직이 단단한 데도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
합니다. 물론 세상에는 정말 좋은 회사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그렇지만 티쿤글로벌도 상
위급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좋은 구성원들을 뽑은 저의 공도 꽤 컸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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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글로벌은 사람을 뽑는데 정말 공을 들였습니다. 아무나 뽑지 않았습니다. 정말 더불어 살
수 있는 사람, 성실하고 인생을 진지하게 살 사람을 뽑았습니다. 이건 제가 정말 잘한 일입
니다. 그래서 지금 티쿤글로벌에는 모두 좋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좋은 사람을 뽑으려는 노력을 계속하는 한, 그리고 현재 있는 구성원들이 서로 격려하면
서 성장하려는 풍토를 유지하는 한, 저는 어떤 조건에서도 티쿤글로벌은 성장할 거라고 생각
합니다.

과제
모두 합심하고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직 아슬아슬 합니다만, 9월부터는 흑자 기조에 들어섰다고 판단됩니다. 아슬아슬하다
는 건 환율 변수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요나눔을 하는 오늘 일본 은행이 엔
화를 추가 발행할지 여부를 발표합니다. 어떻게 될 지……. 티쿤글로벌은 환율이 100엔 950
원인 조건이라면 월매출 1억1천~2천 만 엔 정도가 손익분기점입니다. 환율이 바뀌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는 월 1억3천만 엔 정도 매출을 올려야 그나마 안심할 수 있습니다. 10월, 11
월은 1억2천만 엔 조금 웃돌 거고, 12월, 1월은 좀 어렵겠지만, 내년 3월부터는 확실하게 1
억3천만 엔을 웃돌 겁니다. 그래서 흑자기조로 들어섰다고는 하는 겁니다만, 올해 12월과 내
년1월은 역시 어려울 거고, 게다가 그 동안 적자가 누적되었기 때문에 그것도 메워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올해 12월과 내년 1월만 조금 고달프면 우리는 편안해집니다.
이제 우리는 성장할 토대를 만든 겁니다.
이 토대 위에 지금까지 우리가 잘한 것을 곰곰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잘한 것을 잘 살리
고, 못한 것을 되풀이 하지 않는 건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티쿤글로벌은 워낙 잘한 게 많습니다. 그러니까 여기까지 성장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까지 한 것처럼만 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위에 기록하지 않은 것을 한 가지 말씀 드리고 마치겠습니다.
티쿤글로벌이 성장한 원인 중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인데, 티쿤글로벌에는 스스로 성장
하려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사실입니다. 티쿤글로벌은, 참 감사하게도, 간부들이 공부를 많
이 하고 있고, 또 중간 간부들이며 평사원들도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
니다.
일일부독서(一日不讀書)면 구중생형극(口中生荊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루라도 책을
안 읽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는 뜻입니다.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말도 있습니다. 괄목상대
는 오(吳)나라 장군 여몽(呂夢)이, ‘선비는 모름지기 여러 날을 떨어져 있다가 만나면 눈을
비비고 봐야 할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는가’ 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한 말로
알려졌습니다.
저는 회사 운영하면서 구성원들에게 회사를 위해서 일한다는 생각은 하지 말라고 기회
있을 때마다 말합니다. 저는 회사를 위해 헌신하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저부터는
저를 위해 일하지, 회사를 위해 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회사가 잘 되면 개인도 잘 됩
니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건 ‘나’입니다. 저는 각자가 자기를 소중히 여기고 자기를 더 성장
시키는데 더 많이 집중하기를 바랍니다. 개인을 조화 시켜서 조직력을 만드는 것은 저를 중
심으로 지도부가 해나갑니다. 우선은 각자가 부쩍 성장해야 합니다.
저는, 조직의 미래는 여전히 사람에게 있고,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있다고 믿습니
다. 그래서 ‘구성원의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저는 공부하는 구성원을 중시합니다. 공부하는 사람은 다릅니다. 머리에 새로운 것이 들
어가야 새로운 생각이 나옵니다. 들어가는 게 없으면 나오는 것도 없습니다. 대화하면서 공
부하는 것도 좋지만 대화 상대가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습니다. 자기
업무 관련 분야만이 아니라 폭넓은 인문학, 사회학, 철학, 문학 책도 읽어야 합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독서는 가장 좋은 공부 방법입니다. 타고나면서 천재인 사람이
야 우리가 따라 갈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보통 사람인 우리는 독서를 통해 성장하는 게 가
장 빠릅니다.
기업은 사람을 바탕으로 합니다. 회사는 지금 있는 사람들 수준보다 더 수준 높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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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영입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어떤 회사는 최고 간부의 업무 수행 평가 기준
의 하나로 인재 영입을 두고 있습니다. 저는 이게 정말 옳다고 생각합니다. 더 좋은 사람을
영입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는 우리 자신의 능력과 수준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독서하지 않고,
공부하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표가 납니다.
선비가 여러 날 보지 않고 있다가 만나면 달라져 있어야 하듯이, 우리도 늘 성장해야 합
니다.
스스로 성장하려고 애쓰는 구성원이 있는 조직은 늘 새로울 수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에
는 그런 구성원들이 참 많았고, 그 구성원들이 주변 구성원들을 잘 이끌었습니다. 그 구성원
들이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성장하는 구성원이 많은 조직은 발전합니다.
티쿤글로벌은 스스로 성장하려고 애쓰는 구성원들을 귀중히 여깁니다.
이제 기반도 잡았으니 각자 성장하려고 애쓰시기 바랍니다.
각자 성장하는 구성원으로서 다른 구성원을 만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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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100만 회원, 1천 개 이용사 2

2015.11.06.

티쿤글로벌의 이후 1차 목표는 100만 회원과 1천 개 티쿤 이용사를 모으는 것이라고 선


언하자 이 선언을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선언은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1차로 회원 100만 명을 모아야 합니다. 그리고 티쿤 이용사 1천 개를 모아야 합
니다. 이 목표는 어려운 게 아닙니다. 또 이루어야 합니다.
이 정도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티쿤글로벌은 동네 구멍가게입니다. 물론 꿈을 소박하게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할 수만 있다면 티쿤글로벌을 큰 회사로 만들
어서 더 많은 사람이 풍요롭고, 더 많은 사람이 티쿤글로벌을 통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회사가 커지고 부유해지면, 그 안의 구성원도 부자가 될 개연성이 커집니다.
물론 물질이 삶의 궁극 목표는 아닐 지 모르지만, 회사를 경영하고, 회사를 다니는 가장 1차
목표가 물질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니까, 이 목표를 이루는 데 충실한 게 옳고, 그런 면
에서는 회사를 키우고 부강하게 만드는 걸 가장 기본 목표로 삼는 건 무조건 옳습니다.
티쿤글로벌이 부자가 되려면, 1차로 신규 회원을 100만 명 유치하고, 이용사를 1천 개
모아야 합니다.
지난 8년 동안 생고생을 해서 모은 회원이 2015년 10월 현재 8만3천 명입니다. 여기서
중복을 빼면 대략 7만 명 조금 넘을 겁니다. 그리고 10월 유치 회원이 2,671명이니까, 이
속도면 1년에 3만2천 명 정도 모을 수 있고, 10년이면 32만 명을 모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회원 100만 명을 만들려면 2~30년은 걸리는 일입니다. 이렇다 보니 회원 100만
명을 모으자는 말이 그냥 해보는 소리거나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지, 실제로 이루려는 게 아
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용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티쿤 이용사이트가 직영사이트를 포함해서 겨우 20개인
데도, 각 사이트 이용사들은 원하는 기능이 없고, 원하는 기능을 제때 만들어주지 않는다고
아우성입니다. 이게 100개가 되고, 200개가 되면 과연 제대로 운영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이것만 놓고 보면 역시 티쿤이용사 1천 개는 한바탕 봄날의 꿈 같은 주장일 수도 있습니다.
회사 사정도 창업 8년을 꽉 채운 올해 9월에야 간신히 흑자기조에 접어들었고, 겨우겨
우 누적 적자를 줄여나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100만 회원, 1천 개 이용사 모집은 그냥 방향일 뿐, 꼭 이루어야 할
목표로 다가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100만 회원, 1천 개 이용사 유치는 달성해야 할 목표


그러나 저는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막연한
목표가 아니라 우리가 꼭 이룰 수 있고, 이뤄야 하는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말씀 드린 대로
100만 회원, 1천 개 티쿤이용사를 모집하지 못하면 티쿤글로벌은 회사가 아닙니다. 그냥 먹
고 사는 소박한 삶의 터전으로 끝나고 맙니다. 참 재미 없는 일입니다.
이 목표는 3년만에 달성할 목표로 삼느냐, 5년만에 달성할 목표로 삼느냐 차이만 있을
뿐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목표입니다. 기업에서 5년은 짧습니다. 5년만에 100만 회원과 1천
개 이용사를 모집하는 걸 목표로 삼는다고 하면 어떨까요? 그다지 달성하기 어렵지 않는 목
표가 되지 않습니까? 3년을 기한으로 한다고 해도 저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
목표는 서로 잘 상의해서 기한을 정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 목표는 그저 방향이
아니라 손으로 잡을 수 있고, 달성해야 할 뚜렷한 목표가 됩니다.
티쿤글로벌은 갈수록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겁니다. 더군다나 이 정도 규모 회사면서 투자
도 받지 않고 자력으로 성장한 내공이 있습니다. 아직 우리를 압도하는 경쟁자도 없습니다.
우리 경험은 충분히 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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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힘있는 우리와 함께하려는 세
력도 생깁니다. 이건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걸 생각해서 저는 100만 회원과 1천 개 이용사 유치는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는 겁
니다.

전자상거래업, 인터넷 서비스업 폭발, 비약, 도약


인터넷 비즈니스는 늘 폭발, 비약, 도약하면서 성장했습니다.
아마존은 1994년에 만들어졌습니다.
라쿠텐은 1997년에 만들어졌습니다.
한국의 옥션 사이트는 1998년에, 지마켓은 2000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이베이는 1999년에 만들어졌습니다.
페이스북은 2003년에 만들어졌습니다.
타오바오도 2003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카카오톡은 2010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인스타그램도 2010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최근 급격히 유명해진 샤오미도 2010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전자상거래업이나 인터넷 서비스업은 폭발, 비약, 도약을 속성으로 갖고 있습니다. 아마
존도 겨우 20여 년밖에 안 된 회사입니다. 샤오미는 5년밖에 안 되었습니다. 이게 현대라는
시대의 전자상거래업의 속성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게 속성이 된 이유는 인터넷이 서비스 사용자들을 실시간으로 연결해두었기 때문
입니다.
전자상거래업, 인터넷 서비스업이 폭발, 비약, 도약을 속성으로 갖는다는 것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 속성을 잘 활용하면 회사도 폭발, 비약, 도약할 수 있습니다만, 이것을 활용하
지 못하면 빛의 속도로 회사가 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시대는 정말 무서울 정
도로 빨리 바뀝니다. 나는 이런 게 싫다고 해도 아무 소용 없습니다. 산에 들어가서 자연인
으로 살 게 아니면 이 흐름에 우리는 적응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티쿤글로벌이라는 회사에서
우리가 만난 이상 이 흐름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이 흐름을 활용하지 못하면 티쿤글로벌도
소멸됩니다.
노키아, 코닥, 소니 등이 순식간에 망하거나 어려워지는 걸 우리는 생생히 봤습니다. 시
들어가는 트위터, 에버노트 등도 보고 있습니다. 인터넷서비스업은 속전속결입니다. 성장도
빠르고 망하는 것도 빠릅니다.
이렇기 때문에 폭발, 비약, 도약은 인터넷 서비스업에서 늘 나타나는 속성이니까, 이 속
성도 우리가 세운 목표에도 당연히 반영되어야 합니다. 목표에 반영하면서 서비스 개선에도
미리 예측을 해야 합니다.

사용자
인터넷 서비스업의 속성을 잘 활용하면 급격히 성장할 수 있고, 속성을 활용하는데서 실
패하면 급속히 망합니다.
이는 인터넷 시대 사용자들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망으로 연결되어 있다
는 데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 시대는 사용자가 정보의 소비자이면서 생산자가 됩니다. 이 점에서 2004년도에 웹
2.0의 정신이 개방, 참여, 공유라고 정의한 팀 오라일리와 배틀러는 정말 천재 중 천재입니
다.
사용자가 정보의 소비자이면서 생산자가 된다는 말은 입소문이 회사를 죽이고 살리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샤오미는 따로 홍보를 하지 않습니다. 오프라인 매장도 없습니다. 대신 사용자의 의견을
매우 적극 경청하고 반영합니다. 샤오미는 그야말로 사용자가 정보의 소비자면서 생산자라는
말의 뜻을 아주 정확하게 이해했을 뿐 아니라, 그걸 마케팅에도 매우 정확하게 적용했습니다.
이 점에서는 티쿤도 꽤 잘했습니다. 꽤 잘 했으니까 이만큼 성장했습니다. 그렇지만 티

2
쿤글로벌은 잘하긴 했지만 최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장은 했지만 이 정도
인 것입니다.
저는 100만 회원, 1천 개 이용사 유치 목표를 이루려면, 현대의 소비자를 좀더 잘 이해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서비스에서 참여, 개방, 공유를
어떻게 반영할 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관점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해서는 100만 회원, 1천 개 이용사 유치는 요원합니다. 부지하세
월일 수 있습니다.
새로운 목표는 새로운 방법을 요구합니다.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고정관념에
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게 무엇일지는 잘 모릅니다만, 아주 확실한 것은 지난 8년 간 8만 명
을 모은 방식으로는 100만 회원, 1천 개 이용사 유치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8년 간의 성과를
올바로 해석하고,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사용자를 제대로 알아야 새로
운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되는 방법도 수 백 가지고, 안 되는 이유도 수 백 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은 할 수 있는
일도 어떤 사람은 할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 일본에 인쇄물을 직판한 회사만 따져도 최소한
열 개 이상입니다. 지금은 기억도 하지 못합니다만 열 개 이상 회사가 인쇄물 일본 직판에
뛰어든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 회사들 중 제대로 살아남은 회사는 티쿤글로벌 한 곳이고, 지
금은 두셋 회사만 그나마 조금씩 발전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회사들은 다 서비스를 중단했습
니다. 서비스를 중단한 회사 중 두 곳은 한국에서도 메이저에 속하는 큰 회사였습니다.
티쿤글로벌은 돈도, 기술도, 사람도 없었지만 그래도 성공했습니다.
무엇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느냐도 무척 중요합니다. 방법은 곧 관점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목표는 지금까지와 다른 관점을 요구합니다. 특히 마케팅에서는 새로운 관점이
무척 중요합니다.

다시 한번 개방, 참여, 공유
저는 개념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이론이 중요한 것과 완전히 똑같습니
다.
웹2.0의 정신을 압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개방, 참여, 공유는 사용자가 정보의 소비
자이면서 생산자라는 개념을 절대 전제로 합니다. 그리고 이 말은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연결
되는 환경을 기반으로 합니다. 저는 이 말을 사용자와 같이 만들고 운영한다는 말로 해석하
고 싶습니다.
이 개념에서 사용자는 정보의 소비자이면서 생산자이기 때문에, 중요한 걸 넘어서 기업
의 생사를 좌우하는 힘을 갖고 있는 동반자입니다. 그리고 소문의 진원지입니다. 소위 말하
는 입소문을 내는 사람입니다. 웹2.0의 정신에서 보면 입소문은 마케팅에서 핵심 요소입니다.
샤오미가 따로 돈 들여서 홍보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이 관점을 정확하게 적용한 것
입니다.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하게>


입소문 마케팅이라는 점에서는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보다 더 좋은 게 없습
니다. 이 중에서 좋고, 싸다는 것은 모든 서비스에서 핵심일 수밖에 없습니다.
샤오미는 ‘대륙의 실수’라고 불릴 만큼 싼 데도 좋습니다. 싼 데도 좋으니까 팔립니다.
이 점에서 우리는 그래도 잘했습니다. 그런데도 티쿤글로벌은 돈이 너무 없었기 때문에
더 잘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흑자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더 잘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좋고, 싸게 공급해야 하고 그것을 마케팅의 핵심 무기로 삼을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미지>

3
입소문에서는 이미지가 생명입니다.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하다는 이미지를 유지하는
게 무척 중요해집니다.
이 점에서 우리가 2014~15년에 스팸메일을 마케팅 수단으로 삼았던 것은, 급하니까 어
쩔 수 없었다고 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앞으로 다시 해서는 안 될 수단인지도 모르겠습니
다.
우리 직영 사이트 뿐 아니라 아도프린트와 티쿤재팬 이름으로 운영되는 티쿤 이용사 사
이트들도 공동의 이익을 위해 정말 소비자를 존중해서 소비자들이 입소문을 내는 서비스가
되도록 무척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여>
웹2.0에서 개방은 참여를 전제로 합니다. 참여하면 공유하게 됩니다. 웹2.0에서는 소비
자와 생산자가 나눠지지 않는 게 좋습니다.
타오바오의 프리미엄 서비스 티몰은 개발자들도 참여해서 프로그램을 제공해주고 돈을
벌 수 있도록 해두었다고 합니다. 이런 개념은 정말 중요합니다. 커다란 판을 만들어서 누구
나 서로 정보뿐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의 대가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게 웹2.0의
정신이기도 합니다.
인터넷 서비스는 글 올리기, 댓글, 상품 올리기, 후기 등이 자연스럽습니다. 누구나 참여
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누구나 서비스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준비 상태가 다르고, 순서가 있으니까 무분별하게 할 수는 없지만, 이 개
념을 잘 살리느냐 못 살리느냐에 따라 서비스가 더 빨리 성장하느냐 천천히 성장하느냐가
결정될 겁니다.
티쿤글로벌 서비스는 그나마 생명력이 긴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월등히 앞선 선발주자입
니다. 그러니까 티쿤글로벌은 성장은 예약되어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현대에 맞는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면 빨리 성장할 거고,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면 천천히 가거나 혹은 정체되거나,
망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서비스에서도 마케팅에서도 사용자를 참여시킬 방법을 찾는데 무척 관심이 많습니
다. 그리고 티쿤글로벌 각 사업부도 사용자가 정보 소비자면서 생산자라는 것을 어떻게 서비
스에 반영할 지를 깊이 고민해보기를 바랍니다.

목표
저는 우리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관점을 가져볼 것을 제안합니다.
저는 관악산(冠岳山) 정상 연주대(戀主臺)에 종종 갑니다. 시계(視界)가 좋은 날에 연주
대에서 보면 멀리 북한산(北漢山)이 보이고, 반대쪽으로는 인천(仁川) 앞바다가 보입니다. 산
밑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
위치를 바꾸면 새로운 것이 보입니다.
티쿤글로벌은 미흡하지만 흑자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 환경을 활용하고, 관점을 바꾸
면 100만 회원, 1천 개 이용사 유치가 막연한 방향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게 현실의 목표가 되면 참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100만, 1천 개를 넘어 훨씬 넓고 큰 세상으로 우리는 가야 합니다.

4
[CEO전언]

성격(性格)

2015.11.20.

에니어그램
사람의 성격 유형을 분류하는 에니어그램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위키피디아에는, 에니어그램은 기원전 2500년 경 바빌론 또는 중동 지방에서 유래되었
다고 합니다. 정말 오래되었습니다. 그 이후 기원전 100년경 피타고라스와 신플라톤 학파를
거쳐 서기 500년 동방정교회, 14~15세기 이슬람의 수피즘을 통해 현대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에니어그램은 사람의 성격을 다음 9가지로 나눕니다.

1번
이성적이고 완벽주의적인 유형이다. 이들은 스스로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
지 않는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부도덕함과 결함이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 때
문에 완벽하고 올바른 것에 집착한다. 이들은 '완벽주의자', 혹은 '개혁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1번 유형의 장점 : 매사에 완벽하고 끝맺음이 정확하다. 공정하고 정직하다. 깔끔하다.
자제력이 있다. 믿음직하다.
1번 유형의 단점 : 세부사항에 지나치게 집착한다. 지나치게 비판적이다. 인간관계를 별
로 중요시하지 않는다. 독선적이고 강박적이다. 매우 완고하다. 사소한 일에 걱정이 많고, 흠
잡기를 좋아한다.

여기에 속한 사람은 바른 생활자다. 모든 것을 완전하게 하려고 하고, 자기 자신이나 주


변환경(집, 인간관계, 직장)도 완벽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떤 일이 너무 쉽게 풀리면 의심
부터 한다. 모든 일이 다 그만한 값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수와 무질
서는 그들에게 부담을 주고, 그들을 화나게 만든다. 그들의 약점은 ‘화’다. 다른 사람들이 고
집스럽고, 심술궂다고 생각하는 분노를 품고 있다. 그들의 장점은 인내심과 끈기와 여유다. 1
번 유형의 사람들은 삶의 목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한다. 삶이 지고한 목표를 갖고 있
다는 생각이 그들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그들은 정치, 사회, 종교적 이념에 개방적
이고, 일반적으로 그들의 목표는 이렇게 표현될 수 있다. “나는 뭔가 새롭게 변화시키고 싶
어.” 9가지 성격유형의 각 유형별로 그러한 특성을 갖고 있는 나라가 정해진다. 1번 유형에
맞는 나라는 스위스다. 물론 그렇다고 스위스에 1번 유형의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의미
는 아니다. 그러나 국민성의 근간에는 완벽주의와 융통성의 부족 그리고 농담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진지함이 숨어 있다. 그들은 체면을 중시하면서 동시에 실속을 차린다. 그들은 출처
가 불분명한 돈도 먼 외국에서 일어난 일이라 자기들은 모른다며 그냥 받아들인다. 고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1번 유형은 미키 마우스, 아스테릭스와 돈 카밀로 등이다. 1번 유
형의 특징은 까다로운 비평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글을 직접 쓰지는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잘못에 대해 가차없이 지적하는 냉혹함을 지니고 있다.

2번
매우 사교적이고 남을 도와주기 좋아하는 유형이다. 타인들에 대해 민감하고 예리하기
때문에 남들의 기분을 이해하고 잘 맞춰준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자신이 사랑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자신이 사랑 받기 위해서 남에게 베푸는 데 집착한다. 이들은
'조력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2번 유형의 장점 : 정이 많고 마음이 넓다. 친절하고 세심하다. 사람을 잘 돌본다. 눈치
가 빠르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잘 이해하고 칭찬해 준다.
2번 유형의 단점 : 헌신의 뒷면에 대가를 바란다는 욕구가 있다. 남을 돌보느라 자신의
1
문제를 보지 못한다. 뭐든지 돌려서 표현한다. 타인을 조종하고 독점하려 한다. 감정이 너무
강해 논리적이지 못하다. 히스테리가 심하다.

3번
성공과 유능함을 추구하며, 야망이 있고 역할이나 지위에 대해 주목 받기를 원하는 유형
이다. 또한 실용적이고 실적 중심적이다. 이들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몸의 희생도 불사할 수
있으며, 가슴 중심 유형이지만 성공을 위해 감정을 내려놓기도 한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
움은 자신이 가치 없는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래서 성공에 집착하게 된다. 이
들은 '성취자', 혹은 '선동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3번 유형의 장점 : 유능하고 어디서나 주목 받는다. 자신감이 많다. 판단력과 화술이 뛰
어나다. 정열적이고 실용적이다.
3번 유형의 단점 : 남을 쉽게 믿지 않는다. 자기도취에 빠지기 쉽다. 자만과 잘난 척이
심하다.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적대적이다. '성공이냐 실패냐'만을 인생의 가치로 본다. 약삭빠
르고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만을 한다.

4번
매우 자기중심적이며 예술적이고 독특한 것을 추구하는 유형이다. 수줍음이 많고, 감동
적인 것을 추구한다. 타인에 대한 이해심이 많지만 자기를 꾸미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
한다. 평범한 것을 거부하고 결코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인정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을 추구하
고 특별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이들은 '예술가', 혹은 '개인주의자'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4번 유형의 장점 : 따뜻하고 이해심이 많다. 자기성찰이 뛰어나다. 독창적이고 개성이
뚜렷하다. 예술적 재능이 있다. 감수성이 풍부하다.
4번 유형의 단점 : 사소한 일에도 쉽게 상처받고 우울해진다. 자의식과 죄책감이 지나치
게 심하다. 지나치게 내성적이다. 쉽게 고민에 빠진다. 질투심이 심하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
다. 자신에게 지나치게 몰입해서 다른 사람에게 무심하다.

5번
분석력과 통찰력이 있고 지식을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유형이다. 객관적이고 관찰력이
뛰어나다. 말수가 적고 조심스러운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혼자 있는 것을 즐기며,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사생활에 대해 경계심이 강하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
은 자신이 무능한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유능한 사람이 되기 위해 지식과 정보
수집에 집착한다. 이들은 '사색가', 혹은 '관찰자'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5번 유형의 장점 : 분석적이고 객관적이다. 현명하다. 끈기가 있다. 통찰력과 자제력이
뛰어나다. 지적이고 사려 깊다. 지식이 풍부하다.
5번 유형의 단점 : 오만하고 고집이 세다. 지식을 나누기를 아까워한다. 흠잡기를 좋아
한다. 지나치게 내성적이고 소극적이다. 참여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한걸음 물러서서 판단만
한다. 행동하기 전에 항상 생각하지만 생각을 너무 하느라 막상 행동하지 못할 때가 많다.

6번
폐쇄적이고 겁이 많으며, 짜여진 지침과 틀에 잘 적응하는 유형이다. 책임감이 강하고
안전을 추구하며, 전통이나 단체, 혹은 친구에게 특히 충실하다. 협동심이 강하고 주위로부
터 믿음직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따라서 자신을 옳은 방향으로 가이드 해 줄 사람에게는 남다
른 충성심을 보인다. 이들은 '충성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6번 유형의 장점 : 규범과 규칙에 충실하다. 공동체의식이 강하다. 주변과 조화롭게 지
낸다. 정이 많고 다른 사람을 잘 돌본다. 책임감이 있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준다.
6번 유형의 단점 : 지나치게 신중하다. 피해망상적이다. 자기방어가 심하다. 사고에 융통
성이 없다. 화를 잘 낸다. 안전하고 확실한 것이 아니면 절대 하지 않는다. 자신감과 주체성

2
이 없이 남이 시키는 대로만 하려고 한다. 우유부단하다. 지나치게 보수적이다. 자립심이 부
족하다.

7번
낙천적이고 명랑하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유형이다. 자기도취적인 면이 다소 있으며 언제
나 쾌락과 재미를 추구한다. 무언가에 도전하기를 좋아해서 남다른 재능이 많다. 아이디어가
많지만 그 아이디어의 질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고통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자신이 고통받지 않고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 어떤 일에서든 즐거움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이들은 '낙천가', 혹은 '만능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7번 유형의 장점 : 항상 남들을 즐겁게 해 준다. 자신감과 자주성이 강하다. 상상력과
호기심이 많다. 건설적이고 변화를 추구한다. 다재다능하다.
7번 유형의 단점 : 지나치게 자기도취적이고 충동적이다. 한가지에 오래 집중하지 못한
다. 낙관주의가 과장되어 있다. 깊은 인간관계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쉽게 열광적인 상태
에 빠진다. 고통에 대한 공포가 지나치게 심하다.

8번
리더십이 강하고 권력과 승리를 추구하는 유형이다. 이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걸고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나는 강하고 힘이 넘친다는 자아이미지
를 가지고 있어 자신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가려고 노력한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통제 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통제 당하지 않기 위해 거꾸로 남을 통제하는
데 집착한다. 이들은 '지도자'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8번 유형의 장점 : 단도직입적이고 단호하다. 권위 있다. 자신감이 넘치고 성실하다. 게
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상대방에게 안정감을 준다. 남다른 행동력이 있다.
8번 유형의 단점 : 남을 조종하려 한다. 지나치게 반항적이고 오만하다. 고집이 세다. 자
신이 원하는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신만의 정의를 너무 추구한다. 자신의 행동을 부
끄러워하지 않는다. 자신의 약점과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다. 파괴적이고 독재적이다. 자신의
몸만을 지키려 하기 때문에 동료를 쉽게 버린다.

9번
안정과 평화를 추구하고 넓은 포용력을 가진 유형이다. 갈등이나 긴장을 피하는 사람들
이며 주위 사람들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 편견이 없고 냉정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
의 고민을 잘 들어주기도 한다. 어떤 상황이 와도 불만을 표출하지 않으며 언제나 만족감에
차 있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혼자 남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친구와 동료를 잃
지 않기 위해 평화로운 것에 집착한다. 이들은 '조정자', 혹은 '평화주의자'라는 별칭을 가지
고 있다.
9번 유형의 장점 : 붙임성이 있고 온순하다. 인내심이 강하다. 포용력이 많다. 편견이 없
다.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9번 유형의 단점 : 현실적인 대처능력이 부족하다. 자신에게 무관심하다. 강박관념이 심
하다. 둔감하고 수동적이다. 타인에게 지나치게 쉽게 동일시한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못한다. 자아 존중감이 낮다. 게으르고 나태하다.


저는 이런 검사를, 대체로 신뢰하고 좋은 점을 적극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이런 검사는
학자들이 오랜 시간을 투여해서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서 만든 결과입니다. 그러니까
저보다 낫습니다, 그래서 믿습니다. 그렇지만 완벽할 리는 없습니다. 그래서 맹신하지는
않습니다.
에니어그램 검사를 해보면 저는 딱 3번 유형입니다.
저는 원칙이나 기준보다 효율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한 것을 쉽
게 바꿉니다. 당연히 쉽게 왔다 갔다 합니다. 결정한 것을 뒤집는 것도 저에게는 별로 어

3
렵지 않습니다. 왜냐면 어제까지는 그렇게 하는 게 좋았지만 오늘은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
에 어제까지 결정을 지킬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을 잘하는 사람’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같은 3번 유형은 옳고
그름, 원칙 같은 걸 별로 따지지 않습니다. 위에 나와 있는 대로, ‘성공과 실패’가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조심하지 않으면 아주 야비해지기도 합니다.
모든 유형이 그렇듯이 3번 유형은 좋은 유형이거나 나쁜 유형이 아니고, 그냥 그런 특징
을 가진 한 가지 유형일 뿐입니다. 3번 유형도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습니다. 좋은 환경에
서는 3번 유형의 장점이 잘 발휘되고 나쁜 환경에서는 3번 유형의 단점이 잘 발휘될 뿐입
니다.
저 같은 사람은 상황이 안정되면 매우 일을 잘 하고, 또 조직을 잘 이끌어나가지만, 상
황이 어려워지면 자기만 살아남으려는 비열한 짓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개연성이 큽니다.
제 성격은 유전자, 생활환경, 성장과정 등이 복합하여 만들어졌고, 또 앞으로도 조금씩
바뀌어 나갈 겁니다. 저는 제 성격의 장점과 단점을 잘 이해하고, 살려야 할 것과 조심해
야 할 것을 잘 구분하면서 살면 훨씬 더 풍요롭게 살 수 있게 됩니다.
3번 유형은 다른 유형을 이해하기 무척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저 같은 경우, 원칙을 앞
세우는 걸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또는 그 전에 정한 것을 기준으로 얘기하면 답답해 합니
다. 왜냐면 저에게는 과거의 기준은 이미 지나간 것이기 때문입니다. 원칙을 강조하는 사
람 입장에서 보면 저 같은 3번 유형은 참 갑갑합니다.
말한 것을 잘 바꾼다고 하면 엄청난 단점입니다만 이것도 반대로 생각하면 엄청난 장점
입니다. 저는 어제까지 하던 주장을 오늘 저 앞에서 뒤집고 다른 이야기를 해도 전혀 상대
방을 힐난하거나 비난하지 않습니다. 바꾸는 게 더 좋으면 그대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입
니다.
3번 유형은 6번 유형의 단점을 보면 굉장히 힘들어집니다. 저는 어떻게든 문제를 풀어
가는 스타일입니다. 6번 유형의 단점은 의존적(依存的)이라는 점입니다. 저로서는 참 이해
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6번 유형의 최대 장점은 정말 충성한다는 점입니다.

받아들이기
에니어그램을 공부하면서 제가 가장 도움을 받은 것은,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
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 그리고 상대방이 무슨 의도를 갖고 그러는 게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의
특질일 뿐이라고 받아들이면서 대화를 하기가 무척 쉬워졌습니다.
의도를 갖고 그렇게 행동한다고 생각하면 믿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그냥 성격 때
문에 그렇게 행동한다고 생각하면 의심할 일이 없습니다.
저는 같이 일하는 사람을 무조건 신뢰합니다. 왜냐면 저와 다른 것은 성격차이 때문일
뿐, 그 사람이 어떤 의도를 갖고 그렇게 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격 차라고
생각하면 아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저는 의견이 부딪힐 경우 성격 차 때문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저 스스로 한발 물러서
는 훈련을 참 많이 했습니다. 한발 물러서고 시간이 지나면 성격 때문에 한 발언을 이성으
로 다시 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방법은 저에게 엄청난 도움을 줬습니
다.
사람들은 흔히 8번 유형이 지도자가 되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모든 유형이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고, 모든 유형이 나쁜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각
유형의 장점을 살리면 좋은 지도자도 좋은 참모도 될 수 있고, 각 유형의 단점이 발동되면
나쁜 지도자 나쁜 참모가 되고 맙니다.
또는 조직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서 각 유형의 장점과 단점이 발동될 뿐입니다.
이렇게 보면 각 우리가 할 일을 각 성격 유형을 잘 이해하고, 그 유형을 있는 그대로 받
아들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 말은 각 성격 유형을 공부하자는 뜻이 아니고, 사람
은 다 다르다는 것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4
검사
에니어그램을 가지고 자기 성격 유형을 파악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위키피디아에도 검사
지가 나와 있고, 또 우리 회사 여러 곳에 ‘최강 조직 만들기’라는 책이 여러 권 굴러 다닙
니다. 그 책을 가지고 해봐도 좋습니다. 신뢰하되 맹신하지 말고, 자기 성격을 파악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무리를 만들어 생활하면서 인간 관계 때문에 고민을 했습니
다. 그리고 무리가 잘 조화하면서 살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가 여러 가지 성격유형
검사입니다.
이건, 사람이 무리를 이루어사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역설해주는 것입니다. 기원전
2500년 이전에도 사람들은 무리를 만들어서 잘 사는 게 어려워서 잘 지낼 방법을 연구할
만큼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것을 지극히 당연한 일로 여길 필요도 있
습니다. 기원전 2500년 대 사람이 한 고민을 지금도 하는 것뿐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자
기 자신의 한계 때문에 고민하는 것도 좀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갈등 때문에 힘들
어하는 것도 좀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성격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사람 그 자체는 신뢰하는 것.
이것이 참 좋습니다.
환율이 나쁘지 않은 가운데 매출이 참 좋습니다. 여러분이 이루신 겁니다. 대단합니다.
잘 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 기초를 더욱 단단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모든 기초에는 사람
이 있습니다. 우리는 조직을 만들어 활동합니다. 서로 믿는 게 참 중요합니다. 믿으려면
우리가 이해하지 못했던 상대방의 특질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5
[CEO전언]

대화의 목표

2015.11.27.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의 행동
사람을 움직이는 건 70% 이상이 감정입니다. 사람이 이치에 따라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
지만 사람만큼 어처구니 없게 행동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에는 사람이 어처구니 없이 행동하는 사례를 아주 많이 보
여줍니다. 지금 제가 책을 갖고 있지 않아서 인용하기가 어렵습니다만 원리는 인터넷에서 볼
수 있으니까 원리를 정리해봅니다.

<상호성의 법칙>
뭔가 받았을 때 주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아서 별 것도 아닌 걸 받은 뒤 터무니 없이
보상하는 경우입니다. 이걸 이용한 것이 공짜 샘플 보내기이고,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시식코
너입니다. 별 것도 아닌 걸 받고는 미안해서 사주는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게 사람입니다.
상대방을 빚진 상태로 만들면 설득하기 쉽습니다. 사람은 원치 않는 호의에도 빚진 감정
을 갖습니다. 이 때문에 되로 주고 말로 받습니다. 먼저 무리한 요구를 받고 나면 조금 덜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게 됩니다. 책임감을 심어주면 터무니 없는 요구에도 응합니다.

<일관성의 법칙>
사람은 늘 하던 대로 행동하려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걸 교묘하게 이용해서 판매자가 구
매자 손에 계약서와 볼펜을 쥐어주면 성공입니다. 사람은 볼펜을 손에 잡은 이상 사인을 안
하는 게 어색해서 사인을 하게 됩니다. 잘못된 약속인줄 알면서도, 약속했기 때문에 어쩌지
못하고 하는 게 이 법칙에 따른 행동입니다.
한번 선택하면 그 선택에 갇힙니다. 약속했기 때문에 또 다른 약속도 합니다. 스스로 선
택했다고 기억하게 하면 못 빠져 나갑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한 약속은 오랫동안 지키려고
합니다.

<사회적 증거의 법칙>


많은 사람이 선택했으니까 옳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홈쇼핑 광고에서 설문 조사 결과 판
매 1위라고 하면 좋다고 생각하는 게 이런 경우입니다. 많은 사람이 선택했으니 분명 좋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다른 사람의 행동에 따라 더 쉽게 설득됩니다. 한 사람을 설득하면 다른 사람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판단하기 어려울 때일수록 사회적 증거는 힘을 발휘하고, 비슷한 사례가 있으면
사회적 증거가 역시 힘을 발휘합니다.

<호감의 법칙>
호감을 주는 사람의 의견이 더 좋은 의견이고 옳은 의견이라고 믿습니다. 사기꾼이 잘
생긴 이유입니다.
친구의 부탁은 거절하기 힘듭니다. 잘 생긴 사람의 말을 잘 따릅니다. 사소한 공통점에
도 호감을 갖습니다. 칭찬해주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익숙해지면 좋아합니다. 공동의 목표가
생기면 좋아합니다. 협력하게 되면 좋아합니다. 경찰이 조사를 할 때 조사관을 두 명을 집어
넣고 한 명은 악역을, 또 한 명은 착한 역을 맡습니다. 똑 같은 경찰일 뿐이고 경찰의 목표
는 한 가지입니다. 그런데 착한 경찰에게 다 토해 놓습니다. 만찬을 하고 나면 좋은 느낌을
갖습니다. 선물의 위력도 마찬가지입니다.

<권위의 법칙>
1
권위가 있는 사람의 말을 더 믿습니다. 문제는 진짜 전문가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
다. 전문가처럼만 보이면 사람들은 믿습니다.
직함은 권위를 대변해줍니다. 옷차림에 따라 대우가 달라집니다. 고급 자동차에 관대해
집니다.

<희귀성의 법칙>
희귀하면 희귀할수록 가치가 올라갑니다. 홈쇼핑에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한정 판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구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합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금지하면 더하고 싶어집니다.
희귀하다고 하면 경쟁심이 생깁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 결코 이론이나 이치가 아니라는 증거들입니다. 우리 역시 어처구


니 없는 행동을 얼마나 많이 합니까?

목표는 동의하게 하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부터 하는 말은, 마치 사람을 설득하는 잔재주를 설명하는 것으로 여겨질까 봐
참 조심스럽습니다. 저는 잔재주로 사람을 설득하는 걸 정말 싫어합니다. 그런데 이 주제는
잘못 다루면 꼭 사기치는 법을 소개하는 것처럼 되어서 정말 조심스럽습니다. 진의를 잘 이
해해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사람들은 대화하고 토론하다가 보면, 대화와 토론의 목표를 잊어버리고 자기 주장이 정
당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걸 목표로 삼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것 역시 일관성의 법칙이 작동
하기 때문입니다.
대화와 토론의 목표는 그 사람을 내편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내 의견에 찬성하게 하는
게 목표고 더 나아가서는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나를 좋아하게 만든다? 이런
표현이 참 조심스럽습니다. 사기꾼처럼 보입니다. 그저 제가 말하는 진의를 받으시기 바랍니
다.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굳이 자기 주장을 강하게 펼 이유가 없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적당히 동조해주고, 적당히 공감해준 다음에 이쪽 의견을 제시하면 상대
방은 자기가 주장한 게 뭔지도 헛갈리면서 동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의 저자 카네기가 경청을 무기로 순식간에 식물학자를 자기편으로 만
든 경험을 책에 적어두었습니다. 카네기가 모임에서 식물학자를 만났습니다. 식물학자에게
식물을 키우는 법 등 여러 가지를 질문 했습니다. 그리고는 공감하고 맞장구만 쳤습니다. 식
물학자로 하여금 잘난 척 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식물학자는 오랜만에 자기를 인정해주고,
자기 잘난 걸 마음껏 뻐길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것입니다. 카네기는 한 시간 이상을 식물학
자가 떠들도록 만들었습니다. 카네기는 몇 가지 질문만 했을 뿐이고 나머지는 듣기만 했습니
다. 모임 뒤 식물학자는 다른 사람에게, 카네기가 식물에 조예가 깊고, 참 신사라고 평가해
주었습니다.
호감의 법칙이 작동한 것입니다.
자기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을 이론으로 설득하는 것은, 말을 끌고 물가로 데려가서 강제
로 입을 벌려 물을 먹이려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상대방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고 상대방도 어쩔 수 없이 인정하게 하면 좋은 일
이 생깁니까? 그렇게 되면 대부분의 상대방은 반감을 갖게 되어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패배
감을 주어서 좋을 일이 전혀 없습니다. 진짜 목표는 사람을 얻는 것이지 상대방을 이기는 게
아닙니다. 사람은 설득 당하면 기분이 나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스스로 따르게 하지 않으면
설득은 할 수 있지만 사람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전투에서는 이기고 전쟁에서 지는 게 이런
경우입니다.
목표는 상대가 스스로 동의해서 내 의견을 따르게 하는 것입니다.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논리는 전혀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게 사람입니다.
아무리 조심해서 쓰려고 해도, 나를 좋아하게 만든다는 둥, 제가 제일 싫어하는 표현을

2
쓰게 됩니다. 저는 말 중에서 ‘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가장 싫어합니다. 내 사람을 만들어
서 어디에 쓸 겁니까? 이런 제 마음을 이해하시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믿고 기다려주기
설득의 심리학은 자칫하면 잔재주가 됩니다. 그렇지만 설득하는 기본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면 옳게 행동하면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믿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설
득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설득보다 더 중요한 건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
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생각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전언은 그게 목표입니다. 저는 전언을 가지
고 여러분을 설득할 생각이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설득되고 안 되고에 관심을 가지지 않
습니다. 저는 다만 CEO로서 제 생각을 자세히, 그리고 정확하게 설명할 뿐입니다. 납득하고
따라주면 고마운 거고, 받아들여주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일일 뿐입니다. 납득되지는 않지
만 조직이니까 따라줄 거고, 납득되지는 않더라도 무슨 의도인지는 이해를 해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세히 설명하고 기다립니다. 받아들여줄 때까지 기다립니다. 저에게 정말 중요
한 것은 같이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설사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면 어느 정도는 같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을 관철 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
한 것은 그 목표를 향해 같이 가는 것입니다.
해외직판 플랫폼은 10년 전에 구상해서 끊임 없이 설명했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저는
그런 식으로 제 생각을 전하고 동의를 구할 뿐입니다. 강요하거나 무리하게 설득하지 않습니
다.
저는 믿고 기다립니다. 저는 믿는 만큼 관계가 맺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자식을 키울 때
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될 거라고 굳게 믿으면 잘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끊임 없이 믿
는다고 표현하고, 격려할 뿐입니다. 잔소리, 꾸중, 윽박지름으로 사람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어른은 몸만 어른이지 감정이나
마음은 여전히 어린아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성인아이’라는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는데,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은 여전히 어린 아이 같은 경우를 이릅니다. 그런데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은 성인 아이입니다. 칭찬 듣기를 바라고, 인정 받기를 바라고, 사랑 받기를 갈망합니다.
믿어주고, 칭찬해주고,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는 게 무엇보다 우선입니다. 이게 되면 불 속에
도 뛰어 들고, 도둑질 강도질에도 함께 하는 게 사람입니다. 참 어처구니 없지만 이게 사람
입니다. 잘못 되는 줄 알면서도, 믿어줬기 때문에, 칭찬해줬기 때문에, 인정해줬기 때문에,
사랑해줬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합니다.
다만 우리가 사기꾼이나 잔재주꾼과 다른 것는 옳은 일을 전제로 믿어주고, 칭찬해주고,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는 점입니다.
저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어나가는 게 목표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믿어주
고, 기다려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동료는 설득의 대상이 아닙니다. 동료
는 스스로 선택해서 같이 할 동반자입니다.
믿다가 배신 당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 걱정하는 대신 일단 믿고 봅니다. 나중 일
은 나중에 생각합니다.

고객응대
고객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는 물건을 사주는 사람이 고객이고, 티쿤플
랫폼 이용사도 고객입니다. 제조사도 어느 면에서는 고객입니다. 회사 경영자에게는 직원도
내부 고객입니다. 이렇게 보면 고객을 대하는 것 역시 사람을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 범주의
일입니다.
고객을 대할 때는 사람을 대하는 기본 원리를 적용하면 됩니다.
사람을 대하는 가장 기본 목표는 무엇입니까? 그 사람과 이론을 다퉈서 이기는 게 아닙
니다. 너가 잘 했냐 내가 잘 했냐를 따지는 게 아닙니다. 목표는 티쿤글로벌을 좋아하게 만

3
들고 믿게 만드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옳은 걸 내세워서 고객을 설득하는
게 아닙니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고객 스스로 우리를 이해하고 동의하게 만든다
는 것입니다. 설득 당하게 해서는 실패합니다. 설득은 당했을 지 모르지만 기분이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이해하고 동의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감입니다. 공감(共感)과 동감(同感)
은 다릅니다. 동감하지 못해도 공감은 할 수 있습니다. 이게 정말 중요합니다. 사람은 공감
받으면 움직입니다. 공감한다는 것은 마음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당신과 뜻을 같이 하지는
않지만 당신이 그러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표현이 공감입니다.
공감은 인간 관계를 원만하게 만드는 어마어마한 무기입니다. 그렇지만 이건 정말 많은
경험과 훈련을 하지 않으면 잘 할 수 없습니다. 공감(共感)은 감정을 같이 한다는 뜻입니다.
공감은 감정을 이해할 때 잘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면 공감하기 어
렵습니다. 상대방이 화가 난 건지, 당황한 건지, 혹은 허탈해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상대
방 감정에 공감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공감하는 능력은 젊은 사람일수록 갖기 어렵습니다.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렇구나’ 하는 겁니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럴 수 있겠다는 마음을 스스로 불러일으키는 연습
을 하는 겁니다. 연습을 오래하면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생깁니다.
긍정하는 마음, 수용하는 마음이 공감하는 능력을 키워줍니다. 부정하는 말을 자주하는
사람은 공감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고객이나 상대방이 말을 했을 때, 일단 받아들여주는 게 무척 중요합니다. 무엇을 받아
들여줘야 합니까? 상대방의 마음입니다. 상대방의 감정입니다. 상대방의 감정과 마음을 받아
들여줄 때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제일 피해야 하는 것은 사실의 전달입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입니다. 질문을 했을
때 앵무새처럼 매뉴얼만 반복하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입니다. 그 따위 걸 몰라서
질문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도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혹은 훈련이 안 된 사람은 질
문의 정합성, 심지어는 질문 자체가 옳고 그른지를 따집니다. 그리고는 그렇게 질문하면 안
된다는 훈계까지 늘어놓습니다.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들으라는 말이 있습니다. 읽어야 하는 것은 사실 여부, 옳
고 그름이 아닙니다. 읽어야 하는 것은 상대방의 감정과 마음입니다.
제가 나눔을 계속하고, 나눔 가이드 라인에서 감정을 나누라는 말을 계속 강조하는 이유
가 여기에 있습니다. 감정을 이해하기 바라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사실 여부가 결코 아닙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감정입니다.
공감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긍정하는 마음, 수용하는 마음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칭
찬과 인정과 격려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사람을 억지로 끌고 가서 내가 옳다는 것을 입증 시키는 순간 그 사람은 적이 됩니다.
우리 목표는 같이 일하는 것입니다. 설사 잠시 틀렸다고 하더라도 동반자가 되는 게 훨
씬 중요합니다. 정말 추구해야 하는 것은 궁극의 목표이지 눈 앞의 목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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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I-messege 그리고 감정을 수용하기

2015. 12. 04. 금요일.

최근에 감정을 나누라는 말씀을 많이 드렸습니다. 어떻습니까? 감정을 나누는 것이 쉬웠


습니까? 감정을 나누는 것이 꽤 어렵다는 것을 발견하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아직도
감정을 나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은
쉽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이 감정을 나누는 것을 자꾸 듣고, 조
금씩 연습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게 될 겁니다. 어쩌면 사실을 나누는 게 아니라 감정을 나
누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살아가는데 무척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사실을 나누는데 익숙합니다. 그렇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감정을 나누는 것입
니다. 부부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감정을 나누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감정을 나누려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방법도 배워야 합니다.
요즘은 그래도, 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것이 감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가장 기초입니다. 물론 이 기초조차도 잘 하지 못하는 경
우가 훨씬 많습니다. 자식에게 사랑한다고 잘 말할 수 있습니까? 배우자에게 사랑한다고
잘 말할 수 있습니까? 오래된 관계의 연인에게 사랑한다고 잘 말할 수 있습니까? 여기까
지는 된다고 칩시다. 그러면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잘 말할 수 있습니까? 긍정적인 감정인
사랑한다는 감정조차 나누는 것이 그다지 쉽지 않습니다.
긍정적 감정을 나누는 것조차 만만하지 않은데 부정적인 감정은 어떨까요? 더 어렵습
니다. 감정을 나눈다는 의미를 꽤 잘 안다고 생각하는 저조차도 부정적 감정을 나눌 때는
무척 어렵습니다. 그런데 꼭 나눠야 할 감정의 대부분은 부정적인 것입니다. 짜증, 분노,
불만,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사람을 힘들게 만들고, 관계를 힘들게 만듭니다. 그래
서 정말 나눠야 하는 감정은 바로 이런 부정적인 감정입니다.
부하가 일하는 게 마음에 안 든다고 할 때, 이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일종의 감정입니
다. 나에게는 불만이고, 못마땅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부하가 하는 일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함부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상사가 해야 할 일은 지적이 아닙니다. 상사가 해야
하는 일은 부하가 갖고 있는 소중한 재능을 살려주는 일입니다. 잘 못하는 것을 꾸짖어서
고치는 것만이 목표는 아닙니다. 부하의 장점을 살려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
문에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불만도
정확히 전달해야 합니다.
이런 일을 처리하는 것은 저에게도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다른 사람의 잘못을 처리하
면서 나의 감정도 해소해야 할 일이 생기면, 며칠을 고민하고, 또 조언을 구해서 처리합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너가 일을 잘못해서 내가 너무 힘이 들어!’라는 말을 화를 내지 않고 잘
전달하는 일이 그렇게 쉬울 리가 없습니다.
상사가 못마땅하기는 부하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사는 늘 가르치려고 달려듭니다. 어제
까지는 분명히 그 일을 하지 말라고 해놓고 오늘 하라고 합니다. 지시를 명백하게 하지 않
고, 잔소리는 엄청나게 합니다. 부하들 불만을 CEO에게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합니다. 계
획이 뒤죽박죽이고,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정말 화가 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불만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일이 쉽겠습니까?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뒤통수에 대고 종주먹
을 휘두르는 일은 쉽습니다. 술자리에서 취중진담(醉中眞談)이라며 말하는 것은 쉽습니다.
뒷담화는 쉽습니다. 그러나 제 정신으로 정확하게 상사에게 자기의 감정을 전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배우자가 하는 일도 못마땅한 것 투성이입니다. 마루에 커튼을 달아달라고 한 지가 6
개 월이 넘었는데도 달아주질 않습니다. 차 운전할 때 방향 전환 깜박이를 켜지 않아서 늘
조마조마합니다. 친구들한테는 그렇게 잘 하는데 왜 마누라 부탁은 걸핏하면 잊어먹는 지
모르겠습니다. 처가에 뭘 좀 갖다 달라고 하면 늘 못마땅해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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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에 안 벗어놓는다고 온갖 잔소리를 다 합니다. 그리고 뭘 물어보면 친절하게 설명하
지를 않습니다. 정말 화가 납니다. 이 화를 잘 처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화를 잘 처리한
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경험해본 사람은 다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방법도 잘 모르고,
훈련도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을 잘 안다고 해도, 상대가 응
대하는 방법을 잘 모르면,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의 노력도 무산되기 일쑤입니
다.
감정을 처리하고, 또 상대의 감정을 수용하는 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습니
다. 그래서 감정을 잘 전달하거나 처리하고, 또 감정을 잘 수용하는 방법도 사람들은 정리
를 했습니다. 그들도 너무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방법을 한번 생
각해봅시다.

I-messege로 말하기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이 I-messege로 전달하기입니다. I-
messege 전달 방법은, 말할 때 ‘나는’으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뒤집어서 말하면 ‘너는’이
라는 말, 혹은 ‘당신은’이란 말을 쓰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이라고 시작하는 말에는 이미, 나만의 의견이니까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의미
가 자동으로 들어갑니다. 다른 사람들 전부가 그러는 것이 아니고, 나만 말하는 것이기 때
문에 상대편도 조금은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너에 대해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생각해’ 이렇게 말하는 것은 흔히 하는 방법입니다.
말하는 사람이 전체 속에 숨어버렸습니다. 듣는 사람은 즉각, ‘도대체 그렇게 말하는 사람
이 누군데?’하고 반응합니다. 이렇게 되어서는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그렇게 말했
느냐를 따지는 엉뚱한 논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말을 하거나 자기 감정을 표현할 때, ‘나는’이란 말로 시작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회사에서 금요나눔을 할 때, ‘너, 우리라는 말은 사용하지 마십시오.’라고 합니다. 왜 그렇
습니까? 의견이나 감정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너’도 느낀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같이 느끼는 감정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의견에
는 감정이 담겨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므로 의견을 낼 때도, 될 수 있으면 ‘나는’
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게 정말 어렵습니다. 평소에 자주 올라오는 감정은 ‘화’입니다. 마음에 안 들기 때문에
‘화’가 납니다. 화가 나는데도 ‘너는, 혹은 당신은……’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어려
운 정도가 아니라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화가 나서 말을 할 때, ‘너는’ 혹은 ‘당신은’이
란 말이 나오는 순간 그 다음에 이어지는 말은 100% 비난하는 말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
기 때문에 말을 할 때는, 일단 ‘나는……’으로 출발하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권하지만, 저도
잘 안 됩니다. 화가 나면 일단 터뜨리고 봐야지, 어느 세월에, ‘나는……’ 합니까? 그래도 ‘나
는……’으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면, 확실히 조금씩 개선이 됩니다.
감정을 전달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말은 ‘나는……’이라는 말입니다. 그 다음에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전달합니다.
나는, ‘당신이 내가 지시한 일을 제 때에 끝내지 않아서……’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
때는 상황과 사실을 정확하게 표현합니다. 막연하게 이야기 하면 안 됩니다. 사실을 정확하
게 표현합니다. 나는, ‘당신이 책상 위를 전혀 정리하지 않아서……’ 이것도 분쟁의 소지는
있지만, 누가 봐도 그러한 상황일 경우, 뚜렷한 사실입니다. 나는, ‘내가 고객과 통화하는 중
에 당신이 너무 큰소리로 얘기를 해서……’, 역시 분명한 사실일 수 있습니다. 저는, ‘사장님
께서 다른 사람이 다 있는 자리에서 크게 질책해서……’ 역시 사실입니다.
‘나는’이라고 말한 다음에는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이것도 참 중요합니다. 분명한 사실을
정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해보면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내가 왜 화가 났지? 내가 왜
이렇게 짜증이 나지? 스스로 질문하게 됩니다. 자기에게 질문하고 생각해보면 어쨌든 뭔가가
정리됩니다. 사실이나 상황을 잘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반응이 급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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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으로 시작해서, ‘사실이나 상황을 잘 정리’해서 말한 다음, ‘나의 감정을 전달’합니
다.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꽤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감정은 ‘분노’입니다. ‘화가 난 것’입니다.
I-messege 방식을 쓰면 이 감정을 조금은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섭섭하다’는 감정은 잘
전달하기가 힘듭니다. ‘무시당한 것 같다’는 감정도 전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람이 쩨쩨
해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섭섭하다’고 하면 곧 이어서 ‘뭐 그런 것 가지고 그러냐?’ 하
는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방법은 이렇다는 것입니다.
I-messege 방식에 익숙하다고 해도 부정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면 여전히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부하가 부족해서 강등을 시켜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극단으로는
어떤 이유로 사직을 권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I-messege를 아무리 잘 쓴다고 해
도 정말 어렵습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해야 하고, 또 말하는 방법을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핵심을 피해가면 안 됩니다. 이 정도가 아니더라도 부정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것
만도 정말 어렵습니다. 어떻게 표현하든, ‘나는 너가, 혹은 당신이 마음에 안 들어’ 하고 말
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용기일지도 모릅니다. 정직하면서, 또 용감해
야 합니다. 그런데 정직하고, 용감하기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I-messege 전하기는
방법일 뿐입니다. 방법을 쓰기 전에 더 필요한 것은 정확한 판단과 정직함과 용기인 지도 모
르겠습니다.
‘나는’으로 시작하고, 사실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감정을 전하는 것이 I-messege로 전하
기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써보면 써볼수록 참 신통방통입니다. 연습을 많이 하고 늘 쓰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회사 안에서도, 고객을 상대할 때도, 거래처와 대화할 때도 이 방법은 무
척 좋습니다.

감정을 수용하기
I-messege는 말하는 사람만 잘 해서는 소용이 없습니다. I-messege 대화를 수용하는
사람이 훈련이 안 되어 있으면 I-messege 방법은 반쪽 짜리가 되고 맙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기껏 I-messege 방식으로 전달했는데, ‘당신은 왜 그런 걸 가지고 화
가 난다는 거야?’하고 반박을 당하면 I-messege 방식으로 또 대응할 수 없습니다.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라는 말을 듣고도 참을 수 있으면 이 글을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듣는 사람은 감정을 수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먼저 감정의 본질을 이해
해야 합니다. 가장 염두에 둬야 하는 감정 다루기의 본질은 ‘감정에는 옳고 그른 것이 없다’
는 사실입니다.
듣는 사람이 가장 크게 실수하는 것은 감정에 옳고 그른 것이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입
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화’, ‘분노’라는 감정은 부정적 감정으로 비춰집니다. 그렇지만 ‘화’
와 ‘분노’는 화를 내거나 분노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기능을 합니다. 누가 자기를 공격하는데
적당히 화를 내지 않으면 자기를 지킬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지나칠 때 문제
가 됩니다. 온유한 것은 좋지만 지나치면 자기를 지키지 못합니다. 감정 자체는 지극히 자연
스러운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은 옳다, 그르다로 판별하면 안 됩니다.
아이가 선생님에게 이유 없이 매를 맞고 들어오면서, ‘엄마 그 선생 죽여버리고 싶어’라
고 말을 하면, 대부분의 부모는, ‘못써, 그런 나쁜 말 하면……’하고 말을 못하게 합니다. 그
런데 아이가 한 이 말은 ‘죽이겠다’는 계획이 아닙니다. 아이는 그 만큼 화가 났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우선은 아이의 이 감정
을 수용해주어야 합니다. 정답은, ‘화가 났구나. 속상했나 보네’ 입니다. 화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고, 화를 내는 것이 꼭 나쁜 것이 아니라고 인정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루어지고 나서 그 다음에 대화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감정이 수용되지 않으면 조언을 해
줄 수가 없습니다.
배우자가 터무니 없이 화를 낼 때, ‘왜 그 딴 것 같고 화를 내고 그래?’ 하는 순간, 감정
이 솟구쳐올라 큰 싸움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결혼한 사람은 여러 번 경험했을 겁니다.
별 것도 아닌 가벼운 지적이 큰 싸움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대개의 경우 감정이 수용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감정은 무조건 수용되어야 합니다. 웬만한 감정은 있을 수 있는 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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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감정과 느낌은 저절로 올라오는 것입니다. 그것은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문
제가 되는 것은 그 감정 그대로 행동하느냐 안 하느냐에서 갈라집니다. 감정 자체는 죄가 아
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그 행동했을 때 죄가 됩니다. 그런 점에서도 감정은 일단 무조건 수
용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감정을 수용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바로 그 감정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랬구나’ 하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화가 났구나’, ‘짜증이 났구나’하고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입니다. 평가하지 말
고 받아주는 것입니다. 감정이 폭발해서 행동이 되는 게 아닌 이상, 감정은 그대로 수용해주
는 게 좋습니다.
이것은 회사 대화에도 잘 적용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대화할 때는 ‘안 됩니다’, ‘그것
은 틀렸어요’하고 상대방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은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이런 대화법을 구사하는 건 매우 안 좋습니다. 손해 보는 짓입니다. 제가 지난 번에도
말했지만, 나와 다를 경우,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대부분 좋습니다. ‘그럴 수
도 있겠다’는 것은 ‘동의한다’는 것과 전혀 다른 말입니다. ‘당신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인정
입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맞다고 동의한 것은 전혀 아닙니다.
감정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아빠 미워, 정말 없어졌으면 좋겠어’라고 했
을 때 조차, ‘안돼, 그건 나쁜 말이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결코 효과가 없는 방법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지금 ‘아빠 미워, 정말 없어졌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아이는 아빠를
없애기 위해서 아빠를 죽일 계획을 짜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미운 감정을 표시하는 것뿐 입
니다. 이 감정은 그냥 수용되어야 합니다. 의견도 마찬가지입니다. 의견은 수용되어야 합니
다. 의견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의견을 존중한다면, ‘틀렸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
습니다’ 하고 말하는 방법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오히려 ‘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진짜 독특한 발상이다’ 하고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가 큽니다. 부인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판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난하지 말아야 합
니다. 일단은 수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극단으로는 어떤 의견에도 ‘그렇구나’하고 출발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이걸 어떤 전문가는 ‘그렇구나 용법’이라고 까지 합니다. 즉 어떤 의견에도 일단은 ‘그렇
구나’하고 공감(共感)해준다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가정에서 사용하면 거의 100% 효과가
있습니다. 가정에서 자녀가 어떤 말을 해도, ‘그렇구나’하면 정말 부모-자녀 관계가 눈에 띄
게 개선됩니다. 이건 제가 직접 경험을 해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의견을 관철하는 것이 중요합니까? 목표가 의견을 관철하는 것입니까? 저는 좋은 관계
에서 의견을 일치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저와 의견이 달라도 별
로 개의치 않습니다.
의견도 감정도 수용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듣는 입장이면, 수용을 해주는 연습을 부단
히 해야 합니다.

감정을 수용하는 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 의견을 수용하는 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감정을 수용하는 것은 칭찬하는 것과 통합니다. 칭찬은 적극 인정하는 행동입니다. ‘칭찬
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을 참 많이 하지만, 충분히 칭찬하는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그 점에서 저는 반응이 좋은 편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습을 참 많이 했습니다. 그런
데 적극 반응하고, 칭찬하고, 인정하면서 저 자신이 엄청나게 긍정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습
니다.
저 자신은 원래 매우 비판하고, 비난하고, 지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칭찬에 인색한 사
람이었습니다. 2006년 무렵 관계를 공부하는 모임에 참여하면서 많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상대의 감정을 수용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상대방이 의견을 말하면, 무조건 ‘그럴
수도 있겠네’ 하고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항상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많이 노력
했습니다. 상대방 의견을 부정하지 않으려고 정말 애썼습니다. 계속 훈련하면서 제가 상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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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을 적극 받아들이고, 좋은 점을 적극 칭찬하고 인정하는 쪽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
런 이야기하기 쑥스럽습니다만, 저는 이제는 누가 잘 되면 진심으로 기뻐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남이 안 되었을 때 같이 슬퍼하기는 쉽다, 그런데 남이 잘 되었을 때 같이 기뻐하기는
힘들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 본성을 제대로 찌른 말입니다. 형제가 잘 되면 기뻐할 수 있
습니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에게는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기본에 깔
려있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그냥 나온 게 아닙니다. 남 잘 되는
것을 보고 부러워하지 않고, 시기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 역시 대단한 인격의 소유자입니다.
회사 입사 동료가, 혹은 나이 적은 후배가 자기를 추월해서 승진했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습니까? 혹은 나보다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알고 보니 자기보다 월급
을 더 받는다면 그걸 견딜 수 있습니까? 정말 고통스런 일입니다. ‘남하고 비교하지 말라’고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습니까?
저도 힘듭니다. 나보다 더 출세한 동창을 만나면 부럽습니다. TV에서 어떤 사람을 보면,
옛 생각이 납니다. ‘저 정도 되는 녀석도 저렇게 되었는데……’ 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보다 더 잘 된 사람을 칭찬하고 인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정말 어려웠습니다. 저는 저의 좁은 마음과 싸우느라 저 스스로 기진맥진했습니다. 얼마
나 옹졸합니까? 남과 비교해서 주눅이 들고, 또 그를 인정하기 힘들어 한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면 제가 얼마나 못나 보일까요? 저 자신도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칭찬하고, 인정하고, 수용하는 연습을 부지런히 하면서, 조금씩 그 고통에서 벗
어날 수 있었습니다. 칭찬, 인정, 수용을 대충대충 습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정을 수용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사람의 감정을 느끼려고 애를 쓰고, ‘그렇구나’
하고 연습을 하면, 상대의 감정을 잘 수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아내에게도 요청합니다. ‘나 좀 칭찬 좀 많이 해주라’고. 이 나이에 좀 한심하지 않습니
까? 그래도 요청합니다. 칭찬도 한번만 하지 말고 아주 분명하게 여러 번 해달라고 요구합니
다. 참 쑥스럽습니다. 그런데 그게 정말 중요합니다. 세상 모든 사람의 칭찬보다 배우자의
한 마디 칭찬이 훨씬 더 사람을 바꿉니다. 결혼한 분들은 많이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인정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고, 감정이 수용되기를 원하는 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
는 것입니다. 이것을 해주면 관계가 개선됩니다.

당신은 화가 날 때, 어떻게 처리합니까?


I-messege 방법을 잘 쓸 수 있습니까?

당신은 다른 사람을 충분히 칭찬할 수 있습니까?


여러분 자신을 돌아보면 어떻습니까?

당신은 당신과 다른 의견을 잘 용납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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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지난 8년, 앞으로 8년

2015. 12. 18. 금요일.

흑자 시대 진입
올해 우리는 흑자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서비스 시작한 지 8년만입니다. 9월, 10월, 11월
연속해서 당월 흑자를 냈습니다. 연간으로는 1억 원 전후로 흑자가 날 것 같습니다.
2008년~2012년에도 흑자를 냈습니다만, 그때는 엔고라는 특수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
리고 2012년, 2014년에 흑자였지만 이때는 우리 회사에 있던 전혀 다른 사업체에서 낸 이익
을 합쳐서 억지로 흑자를 냈습니다. 제대로 된 흑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올해는 우리
사업만으로 흑자를 냈습니다. 더군다나 올해는 원-엔 환율이 여전히 연간 평균 100엔-940
원 이하였습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흑자를 냈습니다.
전자상거래업을 잘 모르는 사람은, 연간 매출 12억 엔 이상인 회사가 겨우 1억 원 흑자
내는 건 형편 없다고 할 지 모릅니다. 그러나 12억 엔 이상 매출을 올리는 전자상거래 업체
가, 투자 받지 않고 자력으로 흑자를 낸다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해외직판 독립몰 플랫폼까지 만들었고, 초기 서비스를 훌륭히 출범 시켰
습니다. 직영 판매를 하면서 해외직판 독립몰 플랫폼까지 만들면서 흑자를 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그리고 조직은 안정 되었습니다.
각 사업부마다 하반기 들어서면서 뚜렷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규 고객도 잘 유치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티쿤글로벌 조직은 손 볼 데가 없을 정도로 잘 정비되었고, 부족한 곳
은 잘 보완하고 있습니다.

직영사업본부 여러분 감사합니다.


직영사업본부가 애를 많이 썼습니다. 직영사업본부가 돈을 많이 벌어와서 먹고 살았고,
회사의 미래에 투자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정말 생리 현상을 처리할 시간까지 아끼면서
일해야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참 미안했습니다. 그렇게 힘든 중에 서비스까지 크게 개선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드디어 ‘싸고, 좋은 것’을 넘어서 ‘좋고 싼 것’을 지향하는, 한 차원 다른
서비스 목표까지 세웠습니다.
불량률을 눈에 띄게 떨어뜨렸습니다. 그리고 매출을 올렸습니다. 신상품을 만들어냈습니
다. 사이트를 정비했고, 또 전문몰로 나갈 준비들을 하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직영사업 각 부문이 마케팅도 직접 하면서, 검색 결과 최상위권에 등장하는
엄청난 성과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를 잘 보살피는 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직영사업본부가 번 것으로 직영사업본부 관련 일에만 썼다면, 올해 엔저 상황에도 정말
풍족하게 살 수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직영사업본부가 번 돈으로 미래를 위해 투자하면서
어쩌면 가장 여유 없게 산 부문이 직영사업부문이었습니다. 고생도 참 많이 했습니다.
감사하다는 말 다시 전합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개발실 여러분 감사합니다


늘 그렇듯이 개발실은 칭찬 받기보다 욕 먹기 쉬운 부서입니다. 개발 수요는 한이 없습
니다. 저도 전자상거래업에 종사한 게 15년 가까이 되니까 개발부문을 조금은 이해합니다.
회사가 발전하는 속도보다 개발실을 더 빨리 키워도 신기할 정도로 개발 수요를 충족 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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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어렵습니다.
직영사업부문만 해도, 벌써 9년 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개발해야 할 것은 아직도 무척
많습니다. 해달라는 건 끝이 없고, 해줄 수 있는 건 많지 않습니다.
개발실은 욕과 요청은 한 귀로 흘리면서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주셨습니다. 개발하다 보
면 혼란을 피할 방법이 없습니다. 사업 자체가 예상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
런 혼란 중에도 자기 길을 간 것은 대단했습니다.
다른 부서도 마찬가지지만 개발실 구성원도 거의 바뀌지 않고 지금 몇 년 째 한 팀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본 멤버가 거의 바뀌지 않는 이유는 개발실 전체가 성장하기 때문입니
다. 개발실이 성장하지 못하면 개발자는 머무를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개발실은 스스로
잘 성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성장하면서 폭증하는 개발 수요를 잘 감당해주셨습니다.
정말 훌륭한 지도부와 간부들 그리고 팀원들이기에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바깥에서 보면
참 부러울 수밖에 없는 개발실입니다.
욕 먹고 비판 받으면서도 잘 견뎌준 것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참 잘 성장하셨습니다.

티쿤사업본부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어느 새 티쿤사업부도 조직의 중심에 든든히 뿌리 내렸습니다.
12월 이용사 매출은 전체에서 14%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확실하게 성장해주었습니다.
때로는 돈 먹는 하마 신세였고, 과연 저게 제대로 발전할까 하고 걱정하는 눈길도 견뎌
야 했습니다.
맷집도 실력입니다. 걱정하는 눈길, 때로는 한숨 소리를 흘리면서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실력입니다.
시행착오, 부족한 시스템, 우리 자신의 인지 능력의 한계는 시간만이 해결해 줄 수 있었
습니다. 그걸 티쿤사업부 구성원들께서 잘 견뎠습니다.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 몫을 하는 부문으로 성장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경영지원팀 여러분 감사합니다.


정직하셨고, 헌신하셨습니다. 정말 최소 인원으로 버텨주셨습니다. 없는 형편에 회사 꾸
려나가느라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늘 먼저 희생했습니다. 늘 늦게까지 일했습니다. 그러면서
도 조직 전체의 화합을 위해 작은 일도 소홀하지 않았습니다.
잘 보이지 않는 곳, 잘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하는 일이었습니다. 살림이 어려운 회사가
그나마 이 정도 평안한 데는 살림 사는 사람의 수고와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해도 표가 안 나지만, 하루만 안 해도 표가 나는 게 집안일인 것처럼 경영지원
부문의 일이 그렇습니다. 회사가 이 정도라도 평안했던 것은 경영지원팀 여러분 덕분이었습
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마케팅팀도 수고하셨습니다.
12월에 깜짝 놀랐습니다. 일본 야후와 일본 구글에서 명함이라고 검색해보니, 애드프린
트가 1위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실(=스티커)은 2위였습니다.
작은 회사가 광대한 일본 시장에서 검색 결과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
니다.
물론 직영사업본부와 개발실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지만, 이 성과의 상당 부분은 마케팅
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신규 고객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진 데도 마케팅팀이 연구하고 구축한 방법론이 전수되
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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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쿤글로벌 마케팅팀은 정말 빨리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직 일본 내 최고는 아닐지 모르
지만 최고가 될 수 있는 기반은 확실히 만들고 있습니다.
경이롭습니다. 아마 티쿤글로벌 마케팅팀은 일본 내 마케팅 전문 회사보다 더 잘 할 날
이 아주 빨리 올 것 같습니다.
때로는 분리되고, 때로는 합치는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일입
니다. 그렇지만 그 모든 과정이 우리에게는 영양분이 되고 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일본에서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기본 업무와 함께 영업에서도 큰 성과를 내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미 통계가 보여주듯이 영업한 것만 따져도 흑자입니다. 놀랄 일입니다.
티쿤글로벌 영업 부문은 단순히 영업만 하는 게 아니라, 고객 불만 사항도 접수해야 하
고, 또 클레임 처리도 맡아야 합니다. 고객 지원 전반을 일본 영업 부문이 지원하고 있습니
다.
영업만 해서 이익을 내는 것도 사실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회사 고객 지원 업무까지
감당하면서 이익을 내는 것은 무척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일본 영업 조직이 흑자를 낸 게 티쿤글로벌의 이후 비즈니스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합니다.
동경 영업소가 생긴 게 2011년입니다. 쿠보타 소장 혼자 3㎡도 안 되는 골방서 출발했
습니다. 지원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살아남아서 이익을 냈습니다.
고마울 따름입니다.
일본 영업 조직이 어디까지 발전할 지 정말 기대됩니다.
회사도 앞으로 일본 영업 조직을 많이 지원할 겁니다.

중국의 여러분 고맙습니다.


부직포백, 노보리.
이미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습니다.
돈을 보내긴 했지만 제대로 보내지도 못했습니다. 지원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미 크게 성장했습니다.
중국 사업부에는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러면서 이만큼 성장 해준 데 감사합니다.
이제 중국은 일본 직판 분야에서 상상하지 못한 일을 하게 될 겁니다.
중국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일본 직판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이 없었으면
늘 조마조마하게 살았을 겁니다. 그 힘이 이후에 우리가 한-중-일과 세계로 나가는데 큰 기
반이 될 겁니다.
중국 여러분들께서는 그 기반을 만들어주셨습니다.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
티쿤글로벌은 이미 흑자가 나는 회사입니다.
티쿤글로벌에는 현재와 미래가 같이 있습니다.
직영사업부는 직영사업부 대로 무한한 미래로 나가게 될 겁니다. 한국 1위 인쇄통판회사
는 올해 매출이 1천 억 원입니다. 세계 40개 나라에서 그 회사 물건을 사 가서 파는 사람들
이 있습니다. 직영사업부에는 일본 내 1위가 될 꿈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 인쇄업에 우리
물건을 내밀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직영사업부는 큰 미래 사업입니다.
티쿤사업부는 시간과 함께 성장하게 될 겁니다. 티쿤사업부가 어디까지, 얼마나 빨리 갈
지를 지켜보는 것도 참 즐거운 일입니다.
직영사업부와 티쿤사업부가 각각 멋진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면 티쿤글로벌도 갈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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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해지고 또 멋질 겁니다.
앞으로 무엇을 할 거라는 걸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을 가지고
는 앞날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티쿤의 미래는 지금까지 우리가 걸어온 길의 연장
에 있습니다.
우리는 외부 투자 없이 우리가 벌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인쇄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출발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는 부단히 발전해왔습니다. 매출도 성장했고, 플랫폼 사업
도 안정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 연장에 우리 미래가 있습니다.
걱정할 게 없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해나가면 앞날도 밝을 수밖에 없습니
다.
우리는 100만 고객 모으기와 1천 개 이용사 모집을 목표로 천천히 나가면 됩니다.
저는 서두르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실 언제라도 서둘러서는 안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흔들렸고 많이 서둘렀습니다. 잘 될 때도 서둘러서 되는 게 아닌데, 어려울 때 서둘렀습니다.
조급했기 때문입니다. 잘못한 일입니다. 이제 천천히 해나가려 합니다.
그리고 일보다 사람을 중심에 두는 회사를 만드는 일에 늘 깊이 관심을 가지겠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가끔 그런 꿈도
꿨습니다만, 그냥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기업을 방향으로 삼으면서 100만 고객과 1천 개 이용사를 모집하면 됩
니다. 일단 먹고 사는 게 되는데 서두를 일이 없습니다. 우리가 취할 전술은 ‘소걸음으로 걷
기’입니다. 서두르지 않되, 지쳐서 중단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하나하나 하면 언젠가는 될 겁
니다. 그렇게 하다가 세계 최고 기업이 되면 고마울 뿐입니다. 억지로 추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필요한 것은 창의입니다. 방법을 찾는 겁니다. 억지로 하려고 해서 될 일이 세상에
없습니다. 좋은 방법을 찾는 게 필요합니다. 좋은 방법을 찾으려면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 점에서 우리는 참 훌륭한 자질을 이미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왔
습니다. 그리고 많은 일들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까지처럼 하면 됩
니다.
더 잘 하려고 너무 애쓸 필요도 없고, 안 되는 걸 억지로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편하게, 다만 생각은 깊이 하면서 하나하나 해나가면 됩니다.
미래는 지금까지 온 길의 연장에 있습니다.
계속 발전해왔으니까 앞으로도 발전할 겁니다.
우리 자신을 믿고 천천히 하면 됩니다.
다만, 목표는 분명합니다. 1백 만 고객과 1천 개 이용사 확보. 이걸 머리로 하자는 겁니
다. 내년에 할 일이 많긴 합니다만,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주구해야 할 큰 목표는 1백 만 고
객과 1천 개 이용사 확보입니다.
지금까지 잘해왔으니까 우리는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잘해온 것도 여러분이고, 앞으로 잘 할 수 있는 분도 여러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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