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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리허설2)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거리두기' 효과 극대화를 위한 연출과 연기술 연구 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 中心으로 불편함의 미학
(면역리허설2)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거리두기' 효과 극대화를 위한 연출과 연기술 연구 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 中心으로 불편함의 미학
창안 ․ 연출 김현탁
제작 극단 성북동비둘기
장소 뚝섬플레이스
일시 2020년 6월 30일 ~ 7월 12일
기 이
에 관객의 몰입이나 감정이입(Empathy)이 불가능하
연中
효 구心
재
민
다. 이렇게 불편한 공간은 두 시간 동안 펼쳐지는
불편한 몸의 향연을 반복적인 연극적 놀이로 변화시
과 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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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다. 진정성의 몸이 반복 불가능한 돌발적 사건을 만들어 낸다면, 불편한 공간은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연극적 놀이를 만든다. 불편한 몸이 만들어내는 진정성과 불편
한 공간이 만들어내는 유희성. 김현탁의 연극에서는 진정성과 유희성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경향이 충돌하면서 극적인 긴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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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퍼포먼스 텍스트 = 다중노출
▼
비동시성의 동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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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풍크툼의 순간이
’ 특유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김현탁 연출의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거리두기효과
’ 극대화를 위한 연출과 연기술
연구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中心으로>는 뚝섬플레이스(took some PLAYS)라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공연되었다. 극단 성북동비둘기는 <면역리허설>이라는 제목으
로 세 개의 작품을 시리즈로 공연할 예정인데,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거리두기’ 효과
극대화를 위한 연출과 연기술 연구>는 그중에서 두 번째 작품에 해당한다. 공연 제목
을 보면 독일 극작가 브레히트의 서사극 이론을 연극으로 만든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실제 공연에서도 역사화, 이화효과, 게스투스 등과 같은 서사극 개념들이
장면 제목으로 들어가 있다. 극장에 처음 들어섰을 때 무대는 강의실을 재현해 놓은
것처럼 보였다. 배우들은 객석과 똑같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자리에 앉아있
고, 무대 뒤편 칠판에는 장면 제목이 번호순으로 적혀 있었다. 관객들은 70분 만에
서사극을 이해할 수 있는 ‘단기집중과정의
’ 수강생이 되는 것이다.
실제 공연은 서사극 개념들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김현탁 연출
은 서사극이라는 프레임으로 다양한 시공간을 횡단하면서, 자신만의 시각으로 서사극
의 본질로 접근한다. 그래서 십여 편의 단막극들이 서사극이라는 주제어로 자유롭게
연결된 옴니버스 구성을 하고 있다. 결국 브레히트의 서사극 개념들은 그리스 비극,
대중문화, 동양연극 등과 겹쳐지면서 다중노출 이미지로 전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전체 장면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1. 서론
2. 가면의 사용 (관객과 함께 ‘시장에 가면’ 게임 진행)
3. 경극의 영향 (배우 두 명이 가면을 쓰고 베트맨과 조커의 대화를 경극 스타일로
공연)
4. 역사화 (오이디푸스 왕 이야기를 인형극 스타일로 공연.)
5. 이화효과 (이조년의 고전 시조 <이화에 월백하고> 분석)
6. 게스투스 (핑크퐁의 <아기상어>를 선거운동, 코로나19 캠페인 스타일로 공연)
7. 자기소개 기법(브레히트의 자기소개와 코로나19 사태로 격리된 배우의 자기소개
병치)
8. 노의 영향 (독도 문제/반도체 재료 수출 제재로 인한 한일 간의 갈등을 노가쿠
스타일로 풍자)
9. 서사적이란 (TV 대담형식으로 브레히트 인터뷰 진행.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정책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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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노래의 도입 (DJ DOC의 노래 <나 이런 사람이야>를 <나 ‘이란’ 사람이야>로
가사 바꿔 부름. 장면 후반에 곡이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바뀌면서 이한열
열사 사건이 겹쳐짐)
11. 제사의 벽사용 (4명의 배우가 이한열 열사의 주검 주위에서 처용무를 춤)
12. 막간극 (앞 장면이 끝난 후 배우들이 정지 후 긴 침묵이 이어짐. 불편한 몸의
전시. 침묵이 끝나갈 무렵 무대 밖의 배우들이 등장해서 처용무를 추던 배우들을
위로하면서 장면이 끝남)
13. 결론 (배우들이 노래 <상록수 2020/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전 세계 의료진에게
(feat. 정은경 본부장)>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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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김현탁 연출이 비극적인
사건을 인형극으로 재현한 것도 운명이라는 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허덕거리는 모습을
강조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김현탁 연출은 운명의 노리개라는 인간의 조건(conditio
humana)을 고전의 역사화를 통해 제시한 것이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이를 넘어서기
위한 성찰을 촉구한다. 코로나바이러스 왕의 마지막 대사는 다음과 같다. “모든 백성들
에게 나의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너희들은 그대로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오이디
푸스 왕이 운명을 받아들이고, 신들의 목소리에 순응한다면 코로나바이러스 왕은 신화
의 세계를 깨고 밖으로 나온 것이다.
인형극의 특성상 인물의 행동과 감정은 분리되었고, 관객은 인형 조정자가 전달하
는 격정적인 대사와 줄인형의 동작을 직접 연결시켜야 한다. 그래서 4. 역사화 장면은
잔인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적어도 인형의 동작 측면에서는 배우 자신의 감정과 거
리두기가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기 때문에, 거대한 격정은 파편화되어 관객에게 전달된
다. 디드로의 표현처럼 좋은 배우는 스스로 “아무것도 느끼지 않지만 탁월하게 감정을
나타낼 줄 아는 사람”2)이다. 줄인형은 디드로가 말하는 ‘차가운’ 배우, 그러니까 자신의
‘뜨거운’ 감정으로부터 거리를 둔 배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관객들은
코로나바이러스 왕의 비극적인 운명에 감염되어 같이 눈물을 흘리기보다는, 거리두기
를 지키면서 성찰할 수 있다.
6. 게스투스(사회적 몸짓) 장면에서는 <아기상어> 노래에 맞추어 배우들이 춤을
춘다. 처음에는 동요를 즐겁게 부르는 것처럼 보이다가, 중간부터는 상어송이 선거용
노래로 바뀌고 배우들은 손가락으로 기호 2번을 외친다. 마지막에는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손 씻기 노래로 변한다. 같은 노래, 비슷한 율동이지만 손의 게스투스가 달라지면
서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서 손동작이 개인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와 코로나19 사태라는 사회적 관계/맥락을 암시하는 게스투스로 전환되면
서, 노래가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된다.
브레히트가 동양연극을 사진이 아니라 공연으로 접한 것은 1935년 모스크바에
서 매란방의 경극을 본 것이 유일하다. 노(能)의 경우 브레히트는 젠찌구의 작품 곡행
(谷行) 을 개작해서 긍정자, 부정자 라는 학습극을 만들었을 뿐이다. 브레히트가 동
양연극을 언급하는 것은 배우가 자기 감정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연기법이 인상적이었
기 때문이다. 김현탁 연출은 브레히트가 열광했던 거리두기 연기술을 8. 노의 영향
장면에서 재현한다. 이 장면에서는 세 명의 여자 배우가 하야시가타(악사) 및 지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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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거리두기’효과 극대화를 위한 연출과 연기술 연구
–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中心으로>, (사진제공: 극단 성북동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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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거리두기’효과 극대화를 위한 연출과 연기술 연구
–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中心으로>, (사진제공: 극단 성북동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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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이 크게 박수를 치면서 관객들을 자리로 안내한다. 무대와 객석 사이에는 투명
한 막을 쳐서 비말이 전파되지 않도록 했고, 배우가 객석으로 건너올 경우에는 장갑을
끼고 마스크까지 착용한 상태에서 이야기한다. 게다가 검역 규정 때문에 무대와 객석
에는 딱 13개의 좌석만 설치되어 있다. 김현탁 연출은 1980년대 금지되었던 극작가
브레히트를 호출해서 코로나19 사태를 풍자하고 있다. 그래서 브레히트의 거리두기
효과와 코로나19 방역대책인 사회적 거리두기는 자연스럽게 겹쳐지면서 다중노출
프레임을 형성하고 있다. 나아가 김현탁 연출은 코로나19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감염예방에 필수적인 조치라면, 브레히트의 거리두기는
우리의 삶과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태도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그래서 브레히
트의 눈으로 우리의 삶과 역사 곳곳을 누비면서 거리두기 효과의 유용성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젊은 배우들의 역량이다. 평균나이가 20대 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나이 어린 배우들이었지만, 몸동작이나 발성 등이 모자람 없이 훌륭
했다. 그의 연출노트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대중적인 시선으로부터] 한 발
더 나아가는 그 지점에서부터 작품은 존재한다. 자, 저기 아름다운 연못이 있다. 자,
왼발에 무시, 오른발에 무식! 패기 있게 앞으로 갓!”(181). 극단 성북동비둘기가 코로나
19를 끝내 이기고 “아름다운 연못까지
” 진전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거기에 도달하기까
지 김현탁 연출은 매너리즘의 혐의를 벗기 위해 과거의 김현탁과 부단한 싸움을 벌여
야 한다.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이재민
연극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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