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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과 결혼해줘
내 남편과 결혼해줘
원인은 다양했다. 망가진 식습관과 생활패턴, 끔찍한 스트레스와 그걸 달래기 위해 밤마다 혼자 마시던
소주.
간병을 해달라거나 보고 싶다거나,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싶다거나 하는 이유로 전화한 것도 아니었다.
봄이었다.
“택시!”
“우야노, 마이 아픈가베.”
무심결에 쳐다본 백미러 안에서는 환자복에 낡은 카디건, 푹 눌러쓴 모자로도 감춰지지 않는 민머리를
가진 여자가 두꺼운 안경 너머로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죠, 뭐.”
여자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해주던 아빠와, 아빠만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었던 여자의 고향이 부산이기
때문이었다.
열아홉 살.
꿈 많은 소녀는 서울에서도 내로라하는 대학교에 합격했다.
당연히 기숙사에 들어가거나 자취를 할 생각이었지만, 누구보다 기뻐할 줄 알았던 아빠가 펄펄 뛰면서
반대했다.
철없는 소녀는 아빠에게 바락바락 대들고 문을 쾅 닫았다. 평생 부산에서 벗어난 적 없는 아빠가 처음으로
밉고 원망스러웠다.
기억 속 아빠가 껄껄 웃었다.
이제 곧 만나겠지.
“기사님, 이쪽 길 아닌데요.”
“보이소. 내 아는 길이 전부가 아이라 카이. 쪼매만 대가리 굴리모 이래 편하게 올 수 있는데, 만다꼬 앞만
보고 갑니꺼.”
“그라모예, 아가씨.”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말들이었다.
의사는 이미 시한부 선고를 내렸고 병원비를 낼 돈조차 없어 야반도주해야 할지도 모르며, 이미 결혼한
남편은…….
“……네, 약속할게요.”
여자는 멀어지는 택시를 바라보다 손에 든 지폐를 펼쳤다. 꼬깃꼬깃한 만 원짜리 한구석에 누구의
작품인지 모를 파란색 하트 하나가 삐뚤빼뚤 그려져 있었다.
“……고마워요.”
**
강지원. 올해로 서른일곱 살.
그럼에도 지원이 삐뚤어지지 않고 자라 어엿한 사회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쁠지언정 늘 애정을 퍼부어
준 아버지와 유일한 친구인 정수민 덕분이었다.
지원은 콩닥콩닥 뛰는 가슴을 향해 왜 이렇게 염치가 없냐고 나무라면서 민환이 내민 핸드폰에 번호를
찍었다.
습관적인 부정이었다.
그러나 이튿날부터 날아온 문자메세지는 철벽처럼 단단한 그 부정을 조금씩 깨뜨리기 시작했다.
어느덧 지원은 그의 메세지를 기다리게 되었다. 뭐라고 답장할지 고민하면서 몇 번이나 메세지를 썼다
지웠다 하기도 했다.
이건 너무 딱딱해.
좋은 꿈 꾸세요, 대리님.
이건 너무 낯간지럽고.
야근하시던데 안 피곤하세요?
이건 관찰하는 것 같잖아.
결국, 지원은 그의 메세지에 단 한 번도 답장하지 못했다.
‘취했어요?’
‘말씀하세요.’
그 후, 지원과 민환은 연애를 시작했다. 멋지고 다정한 그는 평생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살아온
지원에게 있어 세상의 반쪽이었다.
지원은 정말 행복했다.
전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시모가 찾아와 동네가 떠나가라 통곡을 하자 민환은 다짜고짜 지원에게 소리부터 질렀다.
그렇게 살았다.
원래 이런 집에 살았던 건 아니다.
그땐 행복했다.
-철컥.
2 화. 과실치사
유난히 작고 마른 정수민은 지원의 고향 친구였다. 그것도 어릴 적부터 자매처럼 지낸 유일한 친구.
두 사람은 지원이 서울로 진학하면서 헤어졌고, 먼저 취직한 지원이 지인 추천으로 정수민을 입사시켜 한
회사에 다니게 되었다.
새하얗게 굳어 버린 머리가 애써 변명했다. 하지만 본능은 머리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한겨울이 온 것처럼
이가 딱딱 맞부딪히고 온몸이 가누기 힘들 정도로 벌벌 떨렸다.
닫힌 안방에서 마시멜로처럼 달콤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처음 나란히 앉았던 회식날, 지원의 귓가에
속삭였던 바로 그 목소리였다. 결혼하고 6 개월이 지난 후부터 한번도 듣지 못한 목소리이기도 했다.
“오 억.”
아직도 생각을 제대로 굴리지 못하는 지원은 민환이 말한 보험금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원의 세상에는 민환과 수민뿐이었다. 그 세상이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지원은 호흡조차 멈춘
채 문고리를 아래로 꾹 눌렀다.
-끼익.
“여보!”
정수민과 똑같이 알몸인 박민환이 후다닥 일어나 앉았다. 그 뒤에서 정수민이 엉거주춤 이불로 몸을
가렸다.
“미친 새끼.”
“뭐? 지금 뭐라고…….”
“이 더러운 새끼야!”
“강지원, 너 미쳤어!”
박민환이 이렇게 소리를 지르면 지원은 잘못한 게 없어도 움츠리고 사과부터 했었다. 물론 지금은
아니었다.
“내가 이대로 죽을 줄 알아? 위자료 받고, 회사에 대자보 붙이고, 너네 둘 집안에 알리고 얼굴 싹 다
인터넷에 뿌려서 평생 고개도 못 들게 할 거야! 보험금? 꿈도 꾸지 마, 지금까지 받은 것도 토해내게 될
테니까!”
“지원아!”
“친구?”
너무나 황당한 나머지 실소가 터졌다. 지원은 카디건 자락을 붙잡는 수민의 손을 벌레라도 되는 것처럼
거칠게 털어냈다.
커다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지원은 툭하면 질질 쏟아지는 저 눈물 때문에 수민에게 꼼짝도 못
하던 지난날을 진심으로 후회했다.
“정수민, 죽여 버릴 거야!”
지원은 바닥에 꿇어앉은 정수민의 머리채를 콱 휘어잡았다. 두 사람이 언쟁하는 동안 주섬주섬 팬티부터
주워 입던 박민환이 기겁하고 달려와 지원을 말렸다.
“강지원, 너 이거 안 놔!”
“못 놔, 이 새끼야! 너나 이거 놔!”
“야, 강지원!”
“……지금 나 때렸어?”
민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공기를 쨍쨍 울렸다. 지원은 바닥에 엎드려 더듬더듬 안경을 주워 썼다. 다리가
휘어져 크게 삐뚤어진 안경 너머로 혐오 가득한 박민환의 표정이 보였다.
“이게 진짜!”
다리가 부러진 안경이 방바닥에 나뒹굴었다. 미동도 없이 축 늘어진 지원의 머리에서 미지근한 액체가
줄줄 흘러나와 흰 모자를 시뻘겋게 물들였다.
“꺄아아악!”
“가…… 강지원!”
꽉 눌러 참았던 눈물이 옆으로 주르르 흘렀다. 부릅뜬 눈에는 발을 동동 구르는 정수민과 정신없이 상처
부위를 지혈하려고 애쓰는 박민환이 담겼다.
하지만 곧 그마저 형광등이 꺼지듯 어둠에 묻히고, 희미한 의식에 남은 것은 기계음처럼 윙윙거리는
소음뿐이었다.
말도 안 돼.
“양…… 대리님?”
“괜찮아? 물 좀 줄까?”
“어떻게 여기 계세요?”
오래전에 퇴사하셨잖아요.
“나 얼마 전에 육휴 끝났잖아, 지원 씨. 이제 워킹맘이야.”
지원의 기억에 의하면 양주란 대리는 십 년 전,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했다가 얼마 못 가 퇴사했다. 그것을
정확히 기억하는 이유는 지원이 그해에 박민환에게 프러포즈를 받고 이듬해 결혼식을 올렸기 때문이었다.
“……양 대리님.”
넋 나간 듯 창밖을 응시하던 지원이 다시 양 대리에게 시선을 돌렸다.
“물 다 마셨어? 더 줘?”
“오늘…… 며칠이죠?”
“4 월 10 일.”
숨이 턱 막혔다.
미쳤어. 그럴 리가 없잖아.
떨리는 손이 굳게 닫힌 폴더를 열었다. 달칵, 경쾌한 소리를 내며 드러난 액정에는 2009 년 4 월 10 일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죽은 날. 2019 년 4 월 10 일.
오늘은 2009 년 4 월 10 일.
3 화. Thank U, Daddy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물리적으로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원 씨, 이거 떨어뜨렸어.”
“아, 네…….”
귀퉁이에 삐뚤빼뚤한 하트가 그려진 만 원짜리 지폐. 무심결에 내민 지원의 손이 허공에 멈췄다.
아빠.
“아나, 연필 사고 남은 거는 까까 사무래이.”
까칠한 아빠의 수염에 뺨을 비비듯, 지원은 만 원짜리 지폐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무리 더듬어도 택시에서
본 아빠 얼굴이 기억나지 않았다. 누군가 그 기억에만 화이트를 칠한 것 같았다.
약속할게.
"어머머, 양 대리님도.”
“지원아?”
“왜 그래? 울었어?”
차분하고 다정한 목소리 위에 그 끔찍한 독설이 겹쳐졌다. 지원은 손에 든 지폐를 주머니에 넣고 안경을
대강 닦았다.
“저리 비켜.”
“이거 놓으라고!”
민환이 멍하니 지원을 쳐다보았다. 다정한 척하는 그 얼굴을 보고 있자니 토악질이 올라올 지경이었다.
지원은 몸서리를 치며 탕비실 문을 홱 열어젖혔다.
“꺄앗!”
“미친년.”
“지원아……?”
“강지원 씨!”
멀리서 굵직한 목소리가 지원을 불렀다. 지원은 덕분에 자연스럽게 수민을 지나쳐 그의 책상으로 갔다.
투박한 타이를 메고 셔츠 소매를 대강 걷어 올린 남자가 뿔테 안경 너머로 지원을 올려다보았다.
“부르셨어요? 저기, 그…….”
“강지원 씨?”
남자가 다시 한번 불렀다.
“괜찮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거.”
이걸 왜 주는 거지?
“여기.”
“죄송합니다. 몸이 좀 안 좋아서…….”
죽었다 살아나자마자 쓰레기들과 마주친 것도 모자라 상사에게 지적까지 받았다. 늘 평탄하지 못했던
인생다웠다. 지나치게 현실적인 탓에 돌아왔다는 사실이 더욱 생생하게 와닿았다.
“……일단 세수하고.”
이 상황, 분명 한 번 겪은 것 같은데.
“강지원 씨.”
책상 옆에 놓인 쓰레기통에 발이 걸렸다.
“……부장님?”
그런데 왜 하필 옆자리가 박민환일까. 지원은 그녀를 부르는 민환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도망치듯
사무실에서 나왔다. 혹시 따라오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다행히 그러지는 않았다.
-띠링.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로비로 내려가 회전문을 통과한 지원의 머리 위로 오후의 햇살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와아…….”
하늘이 파랬다. 벚꽃 핀 계절의 서울 하늘이 어떻게 물감처럼 새파랄 수 있을까. 아무리 깊숙이 숨을
들이마셔도 텁텁한 미세먼지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돌아왔어. 진짜 돌아왔다고.
가슴이 벅찼다. 지원은 손을 올려 머리에서 고무줄을 풀어냈다. 가슴 아래까지 내려오는 풍성한 머리카락이
찰랑찰랑 어깨를 덮었다.
일단 주어진 일부터 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공기를 크게 들이마셨다가 내뱉은 지원은 기억을 더듬어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벤치에 앉아 늘 갖고 다니던 수첩을 뒤져 보니 명함에 적힌 주소로 가는 길이 적혀
있었다.
지원은 스스로를 칭찬하고 때마침 온 버스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역삼동. 무사히 거래처에 도착해서
서류를 내밀자 담당 직원이 복사를 마친 뒤 도장을 찍고 돌려주었다.
“고맙습니다. 부장님께는 따로 연락 드리겠다고 전해 주실래요?”
“그럴게요. 수고하세요.”
“네, 들어가세요.”
유지혁 부장은 병원에 다녀오라고 했지만, 지원에게 필요한 건 커피였다. 항암치료를 하면서 가장 먹고
싶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
길 건너에 익숙한 초록 간판이 보였다. 건널목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던 지원의 시선이 작은 천막과 거기
적힌 팻말에 멈췄다.
“운명이라…….”
신호등 불빛이 바뀌었다. 지원은 천막에서 눈을 떼고 횡단보도를 건넜다. 샷을 추가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쭉 빨아들이면 머리가 맑아질 게 분명했다. 암세포를 발견하기 전에 항상 그랬으니까.
-위이잉.
반대편에 도착했을 때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분홍색 폴더폰을 꺼내 펼치자마자 지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박민환]
4 화. 쓰레기는 버리고, 돈은 줍고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일이잖아, 라고 누군가 말하면 할 말은 없다. 끔찍하고 처참한 결혼 생활도, 암투병도,
박민환과 정수민의 바람과 과실치사도 오직 지원의 머릿속에만 존재했다.
지금은 2009 년이다. 불구덩이에는 아직 뛰어들지 않았고 두 사람은 회사에서 공식적인 연인 관계였다.
미래를 바꾸기 위해선 먼저 이 관계를 깔끔하게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삼동.”
지원의 목소리는 스스로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싸늘했다. 당황한 민환이 머뭇거렸다.
수첩을 펼친 지원은 서류를 전달한 시각과 담당 직원의 이름을 메모하고 외근 보고를 위해 핸드폰을
열었다.
“감사합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아, 미안합니다.]
[병원, 다녀오세요.]
마무리 인사를 하고 폴더를 덮기 직전, 누군가 뒤에서 지원의 어깨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지원아.”
“아니야.”
지금 박민환이 거품 키스를 한다면, 지원은 그 커피잔으로 박민환의 머리를 후려칠 자신이 있었다.
헤어지자.
“잠깐만. 부장님이야.”
이사부터 해야겠네.
카푸치노 같은 새끼.
“돈이 더 필요한데…….”
로또 번호라도 외워둘걸.
박민환. 주식에 미친 놈.
수첩에 꾹 누른 볼펜 끝에서 잉크가 천천히 번졌다. 창밖에서는 여전히 꽃잎이 흩날리고, 횡단보도의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었다.
[반쪽]
폴더를 닫기도 전에 답장이 왔다. 지원은 메시지를 확인하고 수첩에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2009 년, 민환은 주식 몇 가지로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2010 년에는 지원과 결혼식을 올리고 나서
아예 회사까지 때려치우고 주식에 몰두했다.
2011 년부터는 지원에게 폭언을 퍼부었다. 너 때문에 재수 옴 붙어서 손대는 것마다 족족 말아먹는다고.
왜 그렇게 살았을까. 뭐가 그렇게 무서워서 혼자 세상으로 나오지 못하고 아등바등 살았을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우스웠다.
저녁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다. 지원은 카페에서 나와 지하철을 탔다. 출퇴근 시간이면 사람에 치여 잘 볼 수
없는 차창 밖 한강의 풍경이 상쾌하게도 펼쳐졌다.
도어락 비밀번호는 민환의 생일이었다. 지원은 으으, 하고 육성으로 끔찍해하며 당장 비밀번호를 바꿨다.
090410,
2009 년 4 월 10 일.
**
“왜 그러세요, 박 대리님?”
“그랬구나.”
굵직한 목소리가 불쑥 끼어들었다. 돌아보니 유지혁 부장이 일어서서 파티션 너머로 두 사람을 주시하고
있었다.
“됐습니다. 두 사람 다 일에 집중하세요.”
유지혁의 모습이 다시 파티션 뒤로 사라졌다. 수민은 휴우, 안도의 한숨을 쉬고 민환을 향해 눈꼬리를 조금
휘어 보였다.
수민이 입사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두 사람이 친하다는 건 유명했다. 민환 외에는 누구와도 가깝게 지내지
않는 강지원에게 이렇게 예쁘고 외향적인 친구가 있을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잘 웃지 않는 지원도 수민과 함께 있으면 표정이 풀어지곤 했다. 민환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수민이 폴짝폴짝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바로 그 맞은편이 민환의 자리, 거기서 옆으로 두 칸 떨어진 책상이
지원의 자리였다. 민환은 아까 가져온 박스와 서류를 들고 창가에 있는 유지혁의 자리로 갔다.
“박민환 씨.”
“예?”
“아홉 개네요.”
“아홉 개네요?”
재수 없는 새끼.
민환은 자신과 비슷한 나이에 떡하니 부장 자리에 앉은 유지혁을 속으로 욕하며 돌아섰다.
민환은 자신의 책상에서 지원과 커플로 맞춘 파란색 롤리팝을 집어 들었다. 그때, 파티션 뒤에서 작고 하얀
손이 꼬물꼬물 올라오더니 노란 포스트잇 하나를 붙이고 다시 쏙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