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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제작일 | 2019.09.17
지은이 | 스탕
펴낸곳 | (주)피플앤스토리
전자책값 | 2,000원
전자책_(주)블루마운틴소프트
www.ebook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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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독주 아몬틸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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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도 안 돼.’
흐
“ ….”
“ 흐읏…….”
‘ 어떻게 해야 하지?’
“ … 흐 으…….”
읏
“ …….”
“흐으, 아…….”
히
“ ….”
힉
“ ……!”
헉
“ …….”
손가락들이 날 움켜쥐고 훑었다. 그 순간 나는 빳빳하게 몸을 굳히며 사정
했다.
투툭, 속옷에서 성기가 꺼내져서 형의 손안에 쥐어져서, 배에 뜨끈한 액체
가 흘렀다.
그 일련의 과정 동안, 나는 눈을 감고 있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게 현실이란 말이야?
손은 사정하고 난 뒤에도 내 성기를 단단히 쥐고 있었다. 한참 동안. 떨림이
잦아들기를 기다린 듯했다. 그 손의 압력에 움찔거리면서, 나는 그대로 굳어
있었다.
손이 곧 내 페니스에서 떨어졌다. 아랫배를 뭔가가 물기 있는 것이 닦았을
때 내 몸은 거의 펄쩍 뛰어올랐다. 그런데도 손은 조금도 놀란 기미 없이 배
에 묻은 것을 다 닦고 파자마 웃옷을 내려 주었다.
그리고 다시 조금 젖은 속옷을 입힌 뒤 파자마 바지를 다시 발목 위로 끌어
올렸다.
마치 인형 옷을 갈아입히듯이…….
이불을 목 끝까지 끌어 올려준 손길은 이윽고 내 몸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침대를 내리눌렀던 무게도 덜어졌다. 꼭 남자 한 사람 분의 무게만큼, 그리
고 문이 닫혔다.
그 기척을 듣고 느끼고서도 나는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눈을 뜨면
이 일은 정말로 현실이 되고 말 테니까.
‘ 믿을 수 없어.’
“ 일어났어?”
형에 대해서 말해 보자.
***
“ 너도 내가 싫니?”
형은 가끔 웃으며 내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무섭니?”
“너와 네 형은 전혀 다른 사람이야.”
아마 내가 상처받으리라 생각해서였겠지?
“데이트 할까?”
‘ 그게 사이가…… 좋은 건가?’
“…… 아니.”
형
“ .”
응 왜?”
“ ,
“뭐가? 취업?”
형은 이제 곧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 학년이었다. 나는 형이 어련히 알아서
잘할까 생각했다. 형은 앞치마를 벗고 물기를 닦은 손을 매만지며 자리에 앉
았다.
그리고 수저를 드는 대신 나를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다음 말을 해 보란 무
언의 제스처였다.
“사람들 누구?”
“…….”
“난 괜찮아.”
“……응.”
“그거 소스 괜찮아?”
사실 형 괜찮으라 한 말이 아니었다. 나 괜찮으라고 한 말이었지, 집에서 나
좀 편하자고……. 형의 손이 저 멀리서부터 여기까지 뻗어왔다.
손길에 머리칼이 헝클어졌다.
“머리 좀 길었다.”
“…….”
***
어 어?”
“ ,
어
“ ……?”
“수빈아?”
“나는…….”
“괜찮아.”
형이 그보다 먼저 나를 끌어안았다.
“괜찮아, 괜찮아. 수빈아.”
“엄마는?”
그리고 물었다.
형 엄마는? 아빠는?”
“ ,
형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시간은 그 사건으로부터 몇 달이나 지나 있었다. 나는 부모님의 장례식조
차 보지 못했다.
사고 당시의 충격은 운전석과 바로 그 뒤에 타고 있는 내가 심하게 받았다
고 했다. 그래서 비교적 멀쩡했던 형이 날 구할 수 있었다고.
그 후로 재활에만 일 년이 걸렸던 것 같다. 나는 장애를 얻었다. 눈에 띄는
장애는 아니었지만 왼쪽 다리가 부서져서 철심을 박고 몇 번이나 수술을 받
은 뒤 그 다리를 절 수밖에 없었다.
장마는 매년 찾아왔다.
비가 오는 밤이면 나는 다리가 쑤셔 견딜 수 없었다. 사건은 그런 식으로 나
의 몸에 영구적인 흉터를 남겼다.
사건이 일어났던 해 형은 스물여섯, 법적 성인이 되기에 충분한 나이였다.
자연스럽게 형은 나의 법적 후견인이 되었다.
형은 모든 일을 이성적으로 처리했다. 너무도 이성적으로, 자칫 냉정하게
느껴질 정도로, 나는? 나는 정말로 비이성적이었다.
부모님의 재산에 얹어진 거액의 보험금을 보고 나는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이 일이 있고 나서 형은 한 번도 운 적이 없는데, 울고 싶은 것은
오히려 형일 텐데, 형이 감정적으로 굴었던 것은 병문안을 겸해 친척들이 찾
아왔을 때뿐이었다.
“수빈아, 날 믿지?”
형은 나중에 내게 말했다.
“…… .” 흑
‘ 내가 뭘 잘했다고 울어.’
‘ 형은 또 왜 날 위로하고 있고.’
‘ 나를 원망하지?’
하고 싶은 말이 혀끝에서 맴돌았다.
‘ 형 선택을 원망하지?’?
“나는…….”
나는 뭔가 말하고 싶었다.
“ 그건 사고였어, 수빈아.”
‘ 형도 후회하지? 왜 나였어?’
“ 함께 내려가자.”?
나를 혼자 두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겠지, 나는 형을 따라 형의 학교
근처로 순순히 이사를 갔다.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렇게 살면 안 돼, 수빈아.”
정론이었다.
“잃어버린 것들을 곱씹지 마. 그런다고 돌아오지 않아. 산 사람들은 살아야
지 부모님도 네가 그러길 바라실 거야.”
.
***
“ 그냥…….”
“ 가족… 이랑 같이 있고 싶었거든.”
모든 것이 사건을 잊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잊을 수
있을까, 모든 걸 버리고 떠나와도 그 일을 나와 형이 기억하는데.
형이란 존재를 통해 다시 내가 기억하는데, 과거에 찍힌 사진을 보고 내가
그날이 불러일으키는 추억을 기억하는 것처럼.
사실 갈라서야 하는 건, 버려야 하는 건 유품들이 아니라 형이었다.
하지만 그걸 깨닫기 앞서 우리의 그림자는 하나로 용해되었다. 형의 말대
로, 우린 이제 하나였다. 서로에게 섞여 떨어질 수 없었다.
사건 이후, 형은 변했다. 형은, 그러니까 그 사건 이후부터 나를 강박적으로
싸고 돌았다. 마치 편집증이라도 생긴 듯했다.
형은 내 안의 엄마와 아빠의 자리를 차지하려 들었다. 그 빈 공간을 메꿀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도, 형은 내 보호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했
다.
내게 아침과 저녁, 용돈을 챙기고 정기적으로 신발과 옷을 사 입히고 입학
식 때 꽃을 들고 학교로 왔다. 성적을 신경 쓰는 것도 이제 형의 몫이 되었다.
형은 그 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형의 학비를 지원하던 회사에 입사
했다. 생각해 보면 나보다 훨씬 바빴을 텐데, 나를 챙기는 것은 여전히 형이
었다.
그동안 나는 그냥 멍했다.
“그냥…….”
“형은?”
“나?”
“형은 같이 밥 먹는 사람 있어?”
“…….”
형이 식탁에 앉아 턱을 괴며 말했다.
나는 형의 눈치를 보았다.
“넌 내 문제에 대해 신경 쓸 필요 없어.”
“알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 .”
“으응.”
“하고 싶은 거 있어?”
“어디 가고 싶은 데는?”
“…….”
생각했다.
‘ 뭐야? 뭐야?’
‘ 이게 뭐야?’?
‘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다음 날 아침, 나는 떨면서 일어났다. 무슨 꿈을 꾼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당
연히 현실일 리 없었다. 일어나서 허겁지겁 욕실로 들어갔을 때 화장실 거울
에 비친 내 파자마 단추는 원래대로 목까지 채워져 있었다.
나는 떨면서 단추를 풀어 내 가슴을 만져 보았다.
모르겠다, 아무런 느낌도 나지 않았다.
그래, 그럴 리가 없잖아.
나는 안심하려 했다. 그건 분명 꿈이었다고. 거울 속엔 파자마를 풀어헤친
내 모습이 비쳤다. 마르고 볼품없어 보이는 소년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그날 아침 식탁에 앉았다.
왜 나 뭐 묻었어?”
“ ?
‘ 오늘 잠은 다 잤다.’?
왜 이렇게 될 걸 몰랐을까, 후회하며 일어나 밀린 공부라도 하려던 찰나였
다.
끼익―
방문이 밀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방 안에 들어왔다. 그리고 침대에 앉았
다.
아
‘ …….’
‘ 말도 안 돼.’
그리고 속옷 위를 덮는 따스한 손.
눈물이 찔끔 나올 것 같았다. 두 눈이 마치 목공예 풀로 붙인 듯 파르르 떨
리면서도 떨어지지 않았다.
형이 나를 만지고 있다. 만지고 있다. 만지고…….
‘ 어째서…?’
헉 허억…….’
‘ ,
나는 허우적거렸다. 헤어나올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오랫동안 자극을 잊었던 허벅지에 힘이 들어갔다. 참아 보려
했지만 형의 손은 점점 더 집요해졌다. 혀끝에서 허덕이는 소리가 났다. 내
것이 점점 일어서는 게 느껴졌다.
정신이 없었다. 속옷을 빠듯하게 밀어 올리는 감각에 나는 울 것 같았다.
흐
“ …….”
“흐으, 으. 으….”
“흐으.”
히
“ ….”
헉
“ ….”
흑 흡, 흐읍, 으…….”
“ ,
어 어떡해.’
‘ ,
따뜻함과 습윤함. 그 강렬한 감각에, 무슨 짓을 당했는지도 모르게 사정했
다. 형의 입안에서, 도리가 없었다. 빨아당기는 압력에 형이 빨아 주면서 어
디를 만지는지도 몰랐다. 날이 갈수록 상황은 심각해졌다. 뜨거운 형과 손가
락에 탈출구가 꽉 막힌 채로 나는 길들여져 갔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성기 끝이 혀로 핥아지면서 엄지로 아랫부분이 문질러질 때, 집요하게, 오
로지 나의 쾌락을 위해 손가락들이 섬세하게 날 만져갈 때, 겁이 났는데 의
지할 곳이 이 손가락밖에 없을 때, 나는 절망적으로 몸을 뒤틀었다.
아주 혹시나 이게 호기심이라면… 모르는 척 할 수 있으니까 언젠가 끝나
기를 빌었다.
거의 매일 밤 형의 손에 쥐어져 단단하게 몸을 굳히다 허물어지기를 반복
한지가 벌써 몇 달이었다.
형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그리고 난 왜 만지면 만져진다고, 또 빨리고 핥아지면 핥아진다고, 정신없
이 쥐어짜이며 쾌감에 헐떡대는 것일까, 형인데, 처음엔 겁에 질려 냈던 신
음에 점차 무엇인가 섞였다. 소리를 참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
나는 내 몸이 무서웠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매일 밤이 가까워질 때마다 정신이 없어졌다.
이게 공포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 알 수 없어서…….
‘ 제발…….’
***
흐
“ ……!”
‘ 어떻게 하면 이 일을 멈출 수 있을까?’
머릿속이 시끄러웠다.
누군가한테 도움을 청할까? 그런데 누구한테? 학교에? 혹은 경찰? 할 수 있
더라도 도대체 뭐라고 하지? 친형이 매일 밤 방에 찾아와 나를 더듬는다고?
나는 그 손에 매일 밤 발기하고? 할 수 있다 한들 그 다음에? 나한테는 형밖
에 없는데?
나는 한때 부모님의 영광이었던 형을 흠집 낼 수 없었다.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수치스럽고 증명할 수도 없는 일을 도저히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가
없었다. 이 일을 믿고 털어놓을 사람이 없었다. 나는 그 주에 있던 시험을 완
전히 망쳤다.
성적을 확인한 형은 눈살을 찌푸렸다.
‘ 알면서?’
‘ 내가 미쳐가는 걸까?’
“……?”
허리가 붕 떴다.
‘…… ?’어
흑 흡, 흐으…….”
“ ,
“수빈아.”
다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아파?”
“많이 아프지?”
흑
“ …….”
“ , 흑 흐흑…….”
“ , 흑 흐흡, 흡…….”
‘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지?’
흡 아, 아흑…….”
“ ,
“옳지.”
“예를 들어 전립선이라거나.”
“기분 좋지?”
“ 수빈아…….”
‘ 왜 나한테 말을 걸지?’
“헉, 아, 으, 읍.”
헉 흐으… 읏….”
“ ,
“ , 흑 흐윽, 흐아아….”
‘ 뭐가…? 뭐에 비해?’
“흐악, 형! 혀엉!”
나는 형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싫어, 아, 으아…….”?
“그만해…!”
나는 손을 아래로 내려 형의 손을 막아보려 했다. 하지만 형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내가 두려워하던 것과 유사하게 닮아 있었다. 쉬이, 달래는 듯한
목소리.
“착하다.”
헉 허억, 헉……!”
“ ,
봐 훨씬 기분 좋잖아.”
“ ,
‘ 이대론 안 돼.’
“ , 혀 형….”
“ . 응 왜?”
형이 물었다.
이제… 그만하면 안 돼?”
“
“…….”
나를 바라보는 형의 눈이 가늘어졌다.
뭘
“ ?”
“…….”
뭘 그만하냐니…….
형이 말했다.
“ 질질 짜지 말고 말을 해 봐. 어?”
내가 알던 형은 어디로 간 걸까?
그 사건과 함께 내가 알던 형은 죽어 버린 걸까?
생각해 보니 법적으로 나는 성인이었다.
“ 이럴 줄 알았다.”
형이 밤의 별처럼 눈을 빛냈다.
“ 어딜 가려고?”
구둣발로 문지방을 턱 밟고 형이 들어왔다. 회색 코트 차림, 검은 머플러,
형이 내 멱살을 잡아 올렸고 나는 침대에 처박혔다.
“날 두고 어딜 가려고?”
어
“ ?”
내 내가 잘못했어, 잘못했어.”
“ ,
뭘 잘못했는데?”
“
그러자 형이 물었다.
미 미안, 형, 흑. 미안….”
“ ,
뭐가 미안한데?”
“
“제발….”
“그러지 마….”
나는 형 동생인데?
형한테는 금기가 없어 보였다. 예전엔, 부모님이 살아계실 적엔 이런 형이
아니었는데.
그 일이 형을 미치게 만든 걸까? 겉으론 보이지 않지만 머릿속을 뒤흔들어
서 형을 돌아 버리게 한 걸까?
나는 두 손으로 엉망진창이 된 얼굴을 가렸다. 그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아…!”
“ ,
“흐으, 힉, 히익…!”
형이 배와 배가 맞닿은 곳 안으로 손을 넣어 흐물흐물한 성기를 감싸 쥐었
다. 그 익숙한 감촉에 나는 흐느꼈다.
힉 싫어어.”
“ ……
“울지 마. 응?”
“아으, 아, 아…….”
“수빈아, 눈 떠.”
형이 머리 위에서 속삭였다.
“허윽, 헉, 흐아…….”
형의 말에 울음이 터졌다.
힉
“ …….”
젖은 손에 다시 내 것이 쥐어졌다.
“쉬이.”
형이 어르듯이 말했다.
읏 우…… 으응.”
“ ,
아 으앙…….”
“ ,
흡
“ ……!”
“이제 좀 긴장 풀려?”
형이 뭉근히 허리를 흔들었다. 맞은 곳이 달아오르면서 정신이 몽롱해졌
다. 형이 아직 예민한 감각이 남아 있는 내 것을 다시 쥐고 흔들었다.
아 아아……?”
“ ,
학 흐악, 아……!”
“ ,
아 안 돼, 안 돼.”
“ ,
술에 취한 사람처럼 나는 웅얼거렸다.
“착하다, 응?”
형은 허리를 굴려 내 안쪽을 뭉근히 문지르며 망쳐놓았다. 내 입이 벌어졌
다. 가득 고였던 군침이 밖으로 흘렀다.
압 아읍, 아, 아…….”
“ ,
아 안 돼, 하지 마, 만지지 마아…!”?
“ ,
“만지지 마?”
흑 으윽…….”
“ ,
헉 으흑, 아, 아, 아아……!”
“ ,
“형이 잘못했어.”
다정한 목소리였다.
형이 날 주의 깊게 바라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마치 이게 뭔지 가
르쳐 주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춘 듯한 행위에 줄줄 울면서 쾌감을 쫓았다. 한
번 레일 위에 올려진 기차처럼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멈출 수가 없었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뒤덮였다.
형이 내 브레이크를 부순 듯했다.
발기한 성기가 내 아랫배와 형의 아랫배 사이에 끼어 비벼졌다. 나는 두 번
째로 사정했다.
“싫어, 싫어어…….”?
흑 흐흑…….”
“ ,
날 위에서부터 짓눌렀던 형의 몸이 떨어져 나갔다. 나는 형이 내게서 떨어
지자마자 몸을 돌려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악몽이라면 어서 깨고 싶었다.
머리도 어질어질하고 토할 것 같고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형이 빨리 밖으
로 나가 줬으면 싶었다. 혼자서 울고 이게 무슨 상황인지 정리를 하고 싶었
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형의 손이 내 허리를 짚었다. 그리고 엉덩이골 사이로 무엇인가 들어왔다.
그리고 화끈거리는 내 안쪽으로 뭔가 차갑고 끈적거리는 것이 쭉 짜서 발라
졌다. 겔(gel) 같은 것이었다.
매일 손가락에 발려 내 안을 적시던…. 놀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가 다시 짓눌렀다.
퉁퉁 부은 그곳에 뜨끈한 형의 물건이 다시 파묻혔다. 단단하게, 힘이 실려.
“아니야? 뭐가 아닌데?”
뭐가 안 되는데? 양손으로 허리를 움켜쥔 형이 내 위로 엎어지며 물었다.
나는 손에 잡히는 걸 쥐어뜯었다. 끼익, 끼익, 아까부터 나던 소리가 있었다.
침대 스프링이 망가지는 소리였다. 내 몸을 단단히 침대에 눌러 붙이고 형
이 쑤욱 안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머리 끝부분만 내 안에 남긴 채로 다시
쑤욱 안으로 파고들었다.
꼬챙이 꿰이듯 어딘가가 찔려 나는 순식간에 발기했다.
아 아… 아…?”
“ ,
읍 아, 으아,”
“ ,
“그런데 수빈아.”
“왜 가출하려고 그랬어?”
형이 물었다.
응
“ ?”
“으헉, 엉, 아, 으아아앙……!”
형이 두 손으로 내 머리를 꾹 눌러 내 입을 침대에 묻었다. 형의 물건이 리
드미컬하게 내 안을 훑으며 밀고 들어왔다 다시 빠져나갔다. 허리를 터는 움
직임이 빨라졌다. 형이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열이 좀 있네.”
“상처에 약도 좀 발랐어.”
속삭이는 목소리.
‘왜 가출하려고 그랬어.’
‘형 두고 어디 가려고, 나한텐 너밖에 없는데.’
나는 그 말에 무력해졌다.
사고로 형은 미쳐 버린 건지도 모른다. 내 다리에 박힌 철심처럼, 형도 무엇
인가 도움이 필요한 건지도 모른다. 정신의 지지대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다음 날이 되어서야 겨우 침대에서 나올 수 있었다. 입을 벌렸는데 목이 쉬
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비틀비틀 걸으며 욕실로 들어가 보니 화장실 거울에
얼룩덜룩한 내 얼굴이 비쳤다. 시커먼 멍이 들어 있었다.
“아야…….”
“…….”
자
“ ?”
“수빈아, 자?”
형의 그림자가 내 위를 덮었다.
참자, 나는 생각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고3이었다. 형이 만일 화가 난 거라면 내가 받아 주면
언젠가 이 일이 끝나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라도 믿고 싶었다. 형이 정상으
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번 해가 끝나기 전에. 만약 이번 해가 끝나도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대
학으로 도망치자고, 나는 생각했다.
1년은 길었다. 그래도 끝이 있다고 생각하니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아 아으, 하…….”
“ ,
나는 형이 만져 주는 손에 금방 섰다. 형이 매일 밤 나를 만져 준 뒤로 난 한
번도 내 몸을 만져 본 일이 없었다. 매일 밤 끝도 없이 사정했다, 적어도 두어
번은. 형의 손이 몸에서 떨어지자마자 수마에 빠져들고, 지쳐서 눈물이 다
날 정도였다.
그런데 이 주간 안 만져졌다가 다시 만져지고 나니…….
“기분 좋지?”
힉
“… !”
하 하지 마! 하지 마!”?
“ ,
훅 욱, 우으….”
“ ,
흑
“ ……!”
“힘 빼.”?
“참아.”
“ … 흐 흐으….”
“ …!힉 아, 아, 아……!”
‘ 대학에만 가면…….’
대학에만 가면, 기숙사에라도 들어가서 형과 떨어지면 이 일이 끝나겠지?
아니 그 전에라도 형이 여친만 생기면, 그러니까 날 대체할 사람이 생기면
이 일도 끝이 나겠지?
“무슨 생각해?”
“으아, 아, 아…….”
***
형이 물었다. 나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고 보니 꿈이 있었다.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물들, 나는 사람보다 동물들과 더 편하게 지냈
다. 유치원에서도 초등학교에서도 토끼를 키웠는데 나는 당번을 자처해서
맡고 내 동물처럼 키웠다.
부모님도 동물을 싫어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내가 부모님께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그땐 시간이 무
한한 줄 알았다.
적어도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진 부모님과 함께 있을 줄 알았다.
“…… 의사.”
나는 웅얼거렸다.
“수의사가…… 되고 싶어.”
형은 테이블에 앉아 턱을 괴고 한참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
다.
***
일 년, 나는 형과 자는 것이 익숙해졌다. 모든 일이 그런 식으로 길이 드는
법이다. 처음엔 발에 물집이 나게 하던 구두도 이내 길이 들 듯이.
차라리 익숙해지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
흑 으흡, 으…….”
“ ,
나는 이제 잠에 든 척 하는 일을 그만뒀다. 매일 밤 형이 내 침대 위에 올라
와 내 몸을 꾹꾹 밀고 들어와 두 쪽으로 갈라올 때면 몸을 뒤틀며 비명을 지
르지 않곤 견딜 수 없었다.
형과의 이 행위에서 내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면 좋을 텐데.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뚝뚝 땀을 흘리며 머리를 침대에 문대다가 형이 만
져 주는 손길에 다시 아래를 세웠다. 형의 손길은 나를 이 행위에 동참하도
록 강요하고 있었다. 집요했다.
내가 하루에 몇 번이나 느끼고 또 사정하는지 어제의 자신과 내기라도 하
고 있는 것 같았다.
가끔은 다시 도구를 사용하는 일도 있었다. 그 일에 대해선 설명하고 싶지
않다. 뒤로는 형의 물건이 박힌 채 앞이 쥐어짜이던 날 나는 정말로 별을 보
았다.
내가 하도 패닉에 빠져 울기에 그 다음 그걸 사용하는 일은 없었지만……
나는 형이 나한테 썼던 그 장난감 취급을 받고 있는 것 같아 견딜 수 없었다.
차라리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이 편했다.
생각을 하면 고통스러웠다.
“무슨 생각해?”
이번이 벌써 세 번째였다.
‘ 이제 끝이야.’
“… .”형
그리고 나를 끌어안았다.
고생했어.”
“
그 말에 눈물이 났다.
형이 예약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었다.
“어땠어?”
“그냥…… 그랬어.”
“잘 본 것 같아?”
“잘 모르겠어.”
“그래, 그렇겠지. 천천히 먹어, 체한다.”
이럴 때 우리는 마치 평범한 형제, 아니 가족…… 부모 자식 사이 같기도
했다.
나는 형이 여전히 내가 아는 형이라고 믿고 싶었다. 바로 이럴 때는.
이 망가진 관계를 어떻게든 되돌리고 싶었다. 이제 이 세상엔 우리 둘밖에
없으니까, 돌아가신 부모님도 그걸 원하실 것이다. 밤만 함께 보내지 않으면
형은 아직도 내게 너무도 완벽하고 다정한 사람이다.
잘 모른다고 대답하긴 했지만, 성적은 내가 예상하던 대로 나왔다. 나는 드
디어 이 문제에 대해 말을 꺼낼 수 있었다.
어
“ ……?”
“ 그런데 너 밥은 해 먹을 줄 아나?”
“……어?”
나는 그 말에 아무 저항도 하지 못했다.
“알겠지?”
“고생했어.”
“고생했어, 수빈아.”
“난 그냥 원룸이면 돼.”
왜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 ?
형의 한숨에 나는 흠칫했다.
“전에 살던 집이라니?”
“서울 집 말이야.”
“안 팔았어?”
‘…… 그런 뜻이 아니잖아.’
‘ 아니야.’
“ 으흑….”
“입 벌려야지… 수빈아.”
흡
“ …!”
읍 흐, 후으…!”
“ ,
나는 형의 허벅지를 밀어내려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형
의 것을 입안 깊숙이 받아들었다. 입가로 고였던 침이 줄줄 흘렀다.
형이 버둥거리는 내 두 손에 깍지를 끼워 내리눌렀다. 그리고 천천히, 힘을
주어 가며 허리를 털었다. 턱이 뻐근하게 벌어졌다. 맛과 향과, 그 부피에 나
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흡 흐윽, 흑…….”
“ ,
“수빈아…….”
***
월
2 .
‘ 이게… 끝이야?’
나는 생각했다.
수능 시험을 치고 난 후와 같은 심정이었다. 이토록 허망하게 삼 년 만에 나
는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난 것이다.
‘ 정말로?’
포르노그라피(Pornography).
사람의 성적 행위를 묘사한 책이나 영화나 사진, 그림. 내 또래의 남자애들
은 다 즐겨 보는 것들, 성적인 환상을 자극하는 모든 산물들. 나도 당연히 그
런 걸 봤다. 보고 얼굴을 붉히며 자위에 열중했던 적도 있었다.
난 처음에 그걸 잃었는지도 몰랐다.
학교생활에 열중했기 때문이었다.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생활이 캠퍼스 속에서 펼쳐졌다. 수강 신청과 개
강과 OT와 MT, 강의를 듣고 말고까지 모든 것을 한 사람의 자율에 맡기는
나날들, 그곳엔 내가 형과 무슨 짓을 했는지 지금까지 어떤 생각으로 살아왔
는지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리고 술이 있었다.
나는 엉망진창이 된 게임의 리셋 버튼을 누른 것처럼 탁 하고 숨통이 트였
다.
형의 말을 내가 들을 게 뭐야, 형은 여기 없는데.
여긴 일탈이 가능한 세상이었다.
개강 후 몇 주간은 고삐 풀린 말처럼 대학에서 빠르게 사귄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새벽에 집에 들어왔다. 집이 가까워 친구들을 재워 준 일도 있었다.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는 친구들은 집을 보더니 부러워했다.
“여기서 산다고?”
“야, 이건 거의 신혼집 아니냐? 너희 집 부자야?”
“ 부자… 그런 거 아냐.”?
처음엔 엉망진창으로 살면서도 판옵티콘 속 죄수처럼 혹시 잠을 자고 있을
때 형이 몰래 내 방문을 밀고 들어오는 게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당연하다. 형은 형의 일로 바쁘다. 이제 형의 그림자가 내게 드
리우기에 우리의 물리적 거리는 너무도 멀었다.
나는 곧 익숙해졌다, 형이 없는 삶이 말이다.
‘ 형도 내가 질린 거야.’
나는 후회하기까지 했다.
그러는 동안 긴장은 점점 풀어졌다. 형이란 그늘이 치워지자 따스한 볕이
직접적으로 내 머리 위에 드리우는 것 같았고, 대학생이 되어 새로 하는 것
중 재미없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질색하며 대학 친구들의 장단을 맞춰 주긴 했지만 사실 강의와 과제조차도
너무 재미있었다.
형의 빈 자리를 술과 공부와 친구들과 빼곡한 과제, 그리고 퀴즈가 채웠다.
첫 중간고사, 나는 그럭저럭 괜찮은 성적을 받았다. 전액 장학금은 아니어도
장학금을 받을 만큼은 되었다.
자랑할 만한 성적이 떴을 때 나는 신이 나서 무심코 형한테 전화를 걸려 했
다.
하지만 그러려다 멈칫했다.
통화음이 세 번 가기 직전 나는 전화를 끊었다.
“…….”
“…….”
“…….”
놀란 가슴이 가라앉지 않았다.
‘ 말도 안 돼.’
‘ 끔찍해.’
나는 그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내 몸은 기억하고 있었다. 길이 잘 든 구두처럼 형의 몸을, 형이 내게 했던
것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직면하고 싶지 않았던 현실을 그제야 맞닥뜨
렸다.
나는 형에게 어둠을 빼앗겼다. 형은 나의 그림자를 훔쳐 갔다. 밤의 시간,
몇 분의 쾌감 후 다가오는 안식, 혹은 현실을 잊을 수 있는 몇 시간의 수면,
나의 밤은 여전히 형에게 있었다.
내 포르노와 마스터베이션과 밤과 잠은 형의 소유였다.
부재, 나는 잃은 것들에 사로잡혔다.
‘ 내가 그걸 원한다고?’
‘ 말도 안 돼.’
‘ 그만 생각하자.’
머리를 젓는데 문득 형이 풀숲에 나를 눕히며 짓던 표정이 기억났다. 그 표
정은 인간다웠다. 형은 그때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다
음에 일어난 모든 해석 불가능한 일들, 도대체 형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알 수 없었다.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것도 알 수 없었다.
‘ 이제 난 어떻게 하면 좋지?’
“…… 차수빈.”
“눈 떠, 너 안 자는 거 다 알아.”
화가 난 듯한 음성이었다.
“…… 가자.”
그리고 나를 움켜쥐었다.
놔
“ !”
그 순간 나는 폭발했다.
날 이렇게 만든 게 누군데, 형이면서.
“놓으라고!”
“수빈아.”
바로 그 때를 기다렸단 듯이.
나는 그 말에 하려던 말을 모두 잃었다.
응
“ ?”
“…….”
“너도 즐겼으면서?”
형이 새카만 동공에 내가 비쳤다.
“…….”
“그래.”
형이 내린 결론이었다.
“너 데리고 집에 들어가야겠다.”
“… ,시 싫어.”
“그럼 네가 뭘 어쩔 건데.”
“ 지금 널 봐.”
“괜히 힘 빼지 말자.”
뭐 뭐야?”
“ ,
“뭐긴.”
‘ 언제 준비를 다 끝낸 걸까?’
‘ 언제부터?’
형은 아주 오래전부터 내가 썩어가고 있으리란 걸 짐작했던 게 아닐까? 하
지만 그 생각을 형이 했던 말이 막아섰다.
“ 씻기 전에 한 번 할까?”
시 싫어.”
“… ,
“뭐가?”
형 이제부터라도….”
“ ,
“나한테 호모냐며.”
나는 그 말을 단박에 후회했다.
형은 그런 것조차 아닌 것처럼 보였다. 형의 두 손이 내 어깨에 얹어졌다가
이내 꽈악 짓눌렀다. 형의 혀가 내 귓불을 깨물었다.
응 수빈아.”
“ ?
“그만해 줘….”
“ 왜 그래야 하는데?”
“ 바디로션 좀 발라야겠다.”
흣
“ ….”
“으흐….”
“힘 풀어, 알잖아.”
“흑….”
“여기 기분 좋지?”
말도 잇질 못할 만큼의 쾌감이었다. 형의 무릎에 무릎 뒤쪽이 짓눌린 채로
나는 입을 뻐끔뻐끔 벌렸다.
“… 흐아….”
“그렇게 좋아?”
아으아아앙, 전립선이 헤집어진 내가 결국 소리 내어 울자 형이 손가락 개
수를 늘려가며 물었다. 머리를 박고 비비는 침대의 시트가 동그랗게 젖어 갔
다. 눈물과 섞인 침 때문이었다.
그리고 허리 아래도, 뒤로 느끼면 나는 제대로 세우지도 못하고 전립선액
을 흘리곤 했는데 지금이 그랬다.
형의 손가락이 세 개가 되었을 때였다. 나는 바짝 몸을 굳히며 온몸을 벌벌
떨었다.
“많이 굶었네.”
헉
“ ….”
아 아파, 아파.”
“ ,
흐 흐악.”
“ ,
헉 흐읏, 앗, 아.”
“ ….
흐 흐아아…….”
“ ,
아 아… 아!”
“ ,
왜 뭐가 하고 싶은데?”
“ ?
흡 흐아아…….”?
“ ,
소 손 놔줘, 손…….”
“ ,
“왜?”
아 아아…….”
“ ,
나는 형의 마음에 드는 말을 하지 않으면 이 일이 끝나지 않을 것이란 걸 깨
달았다. 사정감에 지금 내 두 손목을 파고드는 넥타이끈처럼 죄어져 나는 제
정신이 아닌 채로 웅얼거렸다.
힉 히익…!”
“ ,
“흐아아…….”
***
“흐악!”
“ , 헉 으응, 헉…!”
‘ 이제 다 끝났어…….’
헉 흐억….”
“ ,
싸 쌀 거 같아…….”
“ ,
“아흐…… 아아…….”
“옳지, 착하다.”
할 힘이 없었는데… 아까보다 더 아래가 잘 받아먹는 게 느껴졌다. 힘을 잃
고 흔들리는 머리를 형의 커다란 손이 받쳐 쥐어 고정시켰다.
장골과 장골이 다시 붙었다.
“허윽…….”
“너 좋을 때까지, 응?”
“아, 아, 아….”?
헉 읍. 으응….”
“ .
“으앙….”
악
“ !”
“일어났어? 앉아.”
“ 그런데 왜?”
‘ 왜냐니?’
“쉬어. 알겠지?”
‘ 나한테 왜 이래?’
그것이 실은 가장 먼저 해야 했던 고민이었다.
왜 나지?
왜 나인가?
***
형은 왜 나한테 욕정하는가?
욕망하는가? 집착하는가?
혹은 분노하는가?
통제하려 하는가?
…망가뜨리려 하는가?
왜?
***
응
“ …….”
“…… 그럴게.”
***
《아몬틸라도의 술통》이다.
나는 생각했다.
이게 무대고, 나와 형이 배우라면, 극의 대본은 《아몬틸라도의 술통》이
다.
이 무대는《아몬틸라도의 술통》일 수밖에 없다. 나는 형의 저택 아래 지
하 감옥 속에 갇힌 것 같았다. 형은 회반죽을 바른 회벽돌을 내 발치에 쌓아
올리고 있고, 나는 쇠사슬에 묶여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형한테 울면서 ‘아몬틸라도의 술통’은 어디에 있냐고 묻고 있었다. 하지만
실은 ‘아몬틸라도의 술통’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사
실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형도 알고 나도 알고 있었다.
나는 형의 ‘포르투나토’였다.
***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 《아몬틸라도의 술통》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
집에 다시 돌아와 한 섹스 이후 형은 행위 중 나를 묶는 것을 즐기게 되었
다. 나는 그런 형의 손길에 툭 하면 눈물을 터뜨리며 빌게 되었다.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나는 정말 형이 용서해 주길 바랐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형은 그런 내 모습이 꽤 재미있는 듯했다.
“으악… 악….”
길쭉한 카테터가 처음 발기한 성기의 요도 안으로 밀려 들어왔을 때 나는
반쯤 정신을 잃고 목을 놓아 울었다.
사 살려줘… 아앙…….”
“ ,
흑 흐아악…!”
“ ,
앗 아아, 아아앗……!”
“ ,
“… 좋아?”
“이게… 뭐야?”
“이게 뭔데……?”
“뭐긴. 네가 정상적으로 군대 생활을 할 수 없으리란 증거지.”
형이 테이블에 턱을 괴며 웃었다.
나는 겨우 말을 쥐어 짜냈다.
“그것 봐.”
나는 계속 술에 취한 듯이 몽롱했다. 내 삶은 나와 멀리 떠나 있었다. 내가
아무 반응을 하지 못하자 형이 내 눈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왜
“ ?”
“뭐가 억울해?”
“……”
‘ 이제 난 어떻게 되는 거야?’
“……”
‘ 나를 말려 죽이고 싶어서……?’
나는 형이 언젠가 나한테서 질릴 줄 알았다. 형은 여자든 남자든 원하는 사
람을 얼마든지 가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 형이 품고 있는 게 나에 대한 호기
심이라면, 언젠가는 식을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형은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햇수로 이미 오 년 이상이 흐르
고 있다.
“ 울지 마.”
“ 괜찮아.”
‘ 뭐가?’
헉 아, 아, 으아아… 읍…….”
“ …
나는 애걸복걸했다.
왜 뭐가 어때서?”
“ ?
형이 쓴웃음을 지었다.
‘ 아무것도?’
“ 무슨 생각해?”
‘ 이제 와 형이 사라지면?’
그럼 어떻게 될까?
나는 예전에 내 인생에서 형이 사라지길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이제 내가
두려운 것은…… 그 반대였다. 지지대를 잃은 덩굴식물은 어떻게 될까?
이제 나는 형이 사라진 내 삶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형이 해 주는 것들, 형
은 내가 형의 영향력 안에서 벗어날 생각만 하지 않으면 다정했다.
“ 수빈아. 수빈아…….”
“수빈 씨.”
“네?”
“실례합니다만―”
“무슨 일인데?”
나는 그러고도 형이 화난 줄 정말 몰랐다.
팔목을 붙잡은 손아귀 힘이 너무 아팠다. 나는 당황했다. 집안일이라는 게
뭔데? 집안이라고 해봤자 가족은 우리 둘뿐이잖아…….
“아파! 형, 아파. 아파, 무슨 일인데?”
“이제 와서?”
“…….”
“ 저 밖에서 뭘 찾고 있는 거야?”
“무슨 뜻이야?”
“ 그래서 나는?”
“ 그럼 난?”
“그럼 나는?”
옷을 벗으려던 형이 내게 다가왔다.
“내가 왜 없어?”
“수빈아, 내가 왜 없어?”
“쉬이….”
나는 형을 바라보았다.
“난 널 안 떠나.”
형이 말했다.
네 곁에 있을 거야. 앞으로도 내 가족은 너뿐이야. 뭘 걱정하는 거야.”
“
형의 눈이 태양처럼 반짝였다.
그럴게.”
“
내가 책임져줄게, 끝까지.”
“
“…정말?”
“그래, 정말. 그러니까 이제 그런 짓 하지 마.”
이 순간 내가 느낀 것은 안도감이었다.
“안 할 거지?”
형이 나를 끌어안고 쓰러졌다.
그때 화염 속에 있지 못해 지금 있는 것 같았다.
“나한테 널 맡겨.”
‘ 어째서?’
***
‘ 실수였는데.’
“…….”
‘ 나는 자유야.’
***
‘ 이제 이 세상엔 너와 나 둘뿐이야.’
***
“ 사고였어.”
“ 그만, 그만….”
혀 형….”
“ ,
“응. 왜?”
“그만하면 안 돼?”
“…….”
“뭘?”
“…….”
“뭘 그만하라는 건데?”
“구체적으로 뭘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아야 내가 들어주지.”
“수빈아. 질질 짜지 말고 말을 해 봐. 어?”
하지만 그날 아침 식탁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던 수빈이 짐을 싸 도망치려
했을 때 우성은 잠시 핀트가 나갔다.
아침의 반응에 이럴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그걸 아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
과는 별개였다.
“ 어딜 가려고?”
우성이 말했다.
“ 너도 즐겼으면서?”
‘ 이 정도면 충분하잖니.’
우성은 생각했다.
***
“으앙….”
아 아아……? 아, 아.”
“ ,
“ 살려줘… 살려줘….”
‘ 내 인생은 완벽해.’
우성은 생각했다.
‘ 제가 왜 결혼을 하겠습니까.’
우성은 속마음을 말하는 대신 미소지었다.
몇 달 전 그 몰래 소개팅을 하려다 실패한 동생이 엉엉 울며 말했다.
아 정말 귀여워 죽겠어.’
‘ ,
수빈아, 내가 왜 없어?”
“
난 널 안 떠나.”
“
난 네 거야. 네가 내 것인 것과 마찬가지로….”
“
진심이었다.
“ 나한테 널 맡겨.”
‘ 난 네가 너무너무 귀여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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