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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이 오하이오
나로부터 시작되는, 정말 원하는 것들에 집중해 작업합니다. 손끝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들을
그리며, 스스로와 주변을 재발견하고 표현합니다.
인스타그램 @ohio_oo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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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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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은 저절로 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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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아무것도 아닌,
보통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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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날이 실은 아무것인 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럴
수 있지- 하고 고개를 끄덕거리던 어제와, 아무것도 아닌 날의 평화에 진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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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날들이 모여 아무것이 된다.’
라고 다시 적는다.
다.
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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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다시 전화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위로를 건넸다. 친구는
조금 안도하는 듯했다. 전화를 끊고 잠시 마음으로 기도했다. 정말로 자
을 읽고, 글을 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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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누워 하늘을 바라보거나 나뭇잎이 바람에 산들거리는 모습을
보며 하루를 보내는 아름다운 보통날을 늘려가는 일. 마음에 치유의 이불
을 덮어주는 일. 그럼으로써 유리문 안에 갇혀 있는 마음을 유리문 밖으
그리고 당신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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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우리는 모두 첫 어른이야
누구나 청춘을 지난다
우리는 모두 첫 어른이야
길을 잃어도 괜찮아
마음의 낯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흔들려도 괜찮아
편의점에서 먹는 한 끼
어른에게 필요한 용기
이봐요, 당신 삶이 참 아름다워요
앉은 자리가 꽃자리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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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쌉싸름한 어른의 맛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
슬플 때 나를 위로하는 방법
신뢰를 기반으로 한
행복이란 이상
상상 일탈로 숨 쉬기
언니에 대하여
어른의 맛
숨어 있는 마음의 키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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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아
편견에 나를 가두었나
철들지 않는 어른이로 살고 싶다
걱정을 대신 맡아줘
아름다운 나의 오늘
오늘의 감정에게
나에게 보내는 편지
혼자 보내도 좋아요
수고했어, 오늘도
아름답고도 쓸쓸한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아
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
눈이 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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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는 언제 해도 늦는 거라지만
할 수 있는 게 늘어간다
퇴근 후 맥주 한 잔
오늘 후회한다면
세찬 바람이 멈추는 곳
말하는 대로
기쁠 때 사심 없이 기뻐해주는 사람이고 싶다
전세 계약서
공간이 주는 위로
봄은 또다시 온다
어른의 형태
이번 생,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아
혼자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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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 염려보다 가벼울지 몰라
모든 것이 좋은 날
마음의 면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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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에 가기로 한 날 아침, 비가 내린다. 초고를 끝내면 길상사 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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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노래를 연이어 듣다 창밖을 보니 빗줄기가 잦아들었다. 비가 와도 괜
찮아, 날이 궂어도 괜찮다고 말하며 커다란 우산을 꺼내고, 비에 젖어도
다.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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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청춘을
지난다
로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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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의 <언젠가는> 노랫말처럼, 젊은 날엔 우리가 얼마나 눈부시게
아름다운지 모르고 보낸다는 것만 빼면 청춘의 시간은 더없이 완벽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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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첫 어른이야
나의 오늘은 늘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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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하고 실망스럽고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 없는 것 같은 나라도,
괜찮다고 두 팔 벌려 껴안아주자. 처음부터 잘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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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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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마법을 경험한다. 그런데도 처음 가보는 공간을 발견하는 기쁨
을 좋아해 대부분 새로운 곳으로 찾아가는 탓에 자주 길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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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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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친구가 대기업으로 이직을 했다. 오랜 시간 준비해온 꿈이었기에
진심을 다해 축하해주었다. 역시, 준비하고 노력하고 오랫동안 꿈을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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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삶이 이토록 쓸쓸하고 이토록 애처롭다. 이 시절의 고민이 지나
가면 또 어떤 고민이 우리에게 닥칠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전화가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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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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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말에 K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의 첫 만남은 오랜만에 나
간 모임에서 너무 많은 인원에 당황스러워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가리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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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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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오늘 내가 실수했어.’
을 진정시키려 연신 물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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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려도
괜찮아
나무의 말이다.
듣는다.
“흔들려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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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도
연습이
필요하다
다.
‘그 일을 했어야 했나?’
‘나는 그 일을 왜 거절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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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감정노동이 이미 지난 일을 후회하는 거라지
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내 안에 마침표가 찍힐 때까지 고민
하는 습성 탓에 며칠 밤을 지새우곤 한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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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먹는
한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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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불빛은 알록달록하고 사람들은 유리문 밖에서 보기엔 즐겁다.
유리문 안, 그들의 마음도 즐거운지는 알 수 없다. 웃고 있는 이들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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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까 귀걸이라도 하나 사러 갈까? 아니야, 지금 있는 액세서리들도 차고
넘치는데.
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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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에게
필요한
용기
더 이상 열심히 살지 않을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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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일상을 벗어나 훌쩍 여행을 떠날 용기.
무엇보다 필요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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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요,
당신 삶이
참 아름다워요
이봐요, 당신 삶이 아름다워요.
_고수리,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 수오서재,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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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리 작가의 책을 펼쳐 프롤로그 첫 줄을 읽고, 또 읽었다. 이 문장을
읽으며 문득 아버지가 떠올랐다. 올해 칠순을 맞은 아버지의 어깨가 생각
아니었을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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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내 나이를 견디던 아버지에게 말해주고 싶다.
좋은걸요, 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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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자리가
꽃자리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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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불편을 겪으면서도, 냉장고의 반이 비어 있었음에도 방에 얹은 짐을
치울 줄 몰랐다(심지어 집에서 김치는 나만 먹는다). 집 안에 짐이 있는 게 아니라,
게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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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부모에게 독립해 내 취향과 습관이 무엇인지를 발견해나가는 내가
있다. 살아간다는 건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를 끊임없이 발견하는
오늘 나의 일상 속 고마움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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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숙취에 눈을 뜨자마자 속이 쓰려온다. 라면을 끓여 국물을 마실까
하다 몸에게 미안해진다. 김치찌개를 끓여볼까, 삼일 전에 끓여둔 된장국
스 겨우 몸을 떼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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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작업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작업을 시작하려면 자연스레 커피가
필요하다. 나 외에도 커피를 사랑한 문인들이 많다. 카페인 각성 효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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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몽상을 원고로 옮기며 하루를 시작할 시간이다. 오른손에 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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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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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 달려야 하는데. 문득 얼마 전 받은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항진증이
우려된다며 “산책하는 공주처럼 사세요”라던 의사의 말이 뇌리를 스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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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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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과정이니 하나를 꾸준히 하지 못한다는 타박을 받지 않아도 된다. 원
치 않으면 언제든지 그만둘 자유도 있다.
정에 등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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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기타를 치면 굳은살이 생겨 글쓰는 손이 상할까 봐 망설이다 배우지
않았다. 그럼에도 기타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나는, 올해
어찌나 좋은 날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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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의 음악을 들으며, 좋아한다 믿었던 기타 치는 행위를 더 늦기 전에 ‘경
험’해본 기특한 나에게 믹스커피 한 잔을 선물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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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하며
산다는 것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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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다잡고 글을 써보려다가 막막해진다. 14인치 노트북 빈 화면이
망망대해 같다. 다 때려치우고 근처 펍으로 가 맥주 한 잔을 시켜 왈칵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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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안다. 어느 날 이 축복이 버거워 벗어나려 몸부림치며 원
망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렇지만 역시 안다. 벗어나려 몸부림쳐도 결국
하는 예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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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에게도
위로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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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일상 속에서 잿빛을 견디며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살아가고 있다는
걸 그 누구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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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고 있으니까. 어른에게도 위로가 필요할 때 찾는 ‘취향’ 같은 것들
이 있으니까.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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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때
나를
위로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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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거나 책 읽기. 세 번째는 쇼핑하기(이럴 땐 집에 택배 반품 박스가 쌓여 남편이 공포
스러워해요). 이 모든 걸 해도 감정이 해소되지 않을 땐 혼자 여행을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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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른 행동을 기록하고 내가 어떤 부분에서 행복을 느끼고 힘들어하는지
한눈에 들어오면 스스로 치유하는 힘이 길러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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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를
기반으로 한
니랑 싸웠잖아. 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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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수록 어려운 일은 인간관계다. 이십 년 가까이 해온 일이 매번
쉬운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노력을 하면 성과가 따르는 건 예측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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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자유로우며, 인생 경험이 많다. 나이와 상관없이 정신적으로 어른인
사람들이다.” 이 구절은 다름 아닌 요조를 염두에 두고 쓴 거랍니다.
_<오, 크리에이터뷰>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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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다고 모두 어른은 아니다. 졸렬한 위안을 찾자면, 진짜 어른들도 입을
모아 인간관계가 어렵다고 말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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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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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시간을 제외하고 말이다. 20퍼센트의 행복으로 남은 80퍼센트의 시간
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사소할지라도 마음먹기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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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일탈로
숨 쉬기
그다음엔 홍콩에서 딤섬 콜?
쿠바에서 올드 카 사진 좀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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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폭발할 것 같던 답답한 마음이 조금은 진정된다. 다행이다. 이렇게라
도 잠시 쉬어갈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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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게
정성스러운 음식을
대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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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서울 떡볶이 맛집 지도’를 그릴 수 있을 만큼 투어를 하며 떡볶이
를 주식으로 먹고 살았다. 그때는 왜 상체에 비해 하체가 이리도 뚱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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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을 감수해야 하나 억울한 생각도 들었다. 요리하는 시간에 비해 먹는
시간은 너무도 짧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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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에
대하여
“언니 뭐해?”
“언니 밥 먹었어?”
“언니~ 쇼핑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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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막내 본능으로 언니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꿈
을 향해 달려가는 나를 기꺼이 배불리 먹여주고, 고민도 들어주고, 응원
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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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 입술을 깨물어본다. 동생들이 조잘거리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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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내게 무해한
사람인가요
그리고
그냥 스쳐 지나가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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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해 보여도 어쩔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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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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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위로해주려는 친구의 마음을 받아 들고 이미 백반 한 상을 해치워 부
른 배를 부여잡으며 달달한 마들렌을 음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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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나를
칭찬하게 되었다
나올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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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은하수 다방 문 앞에서 만나~ 홍차와 냉커피를 마시며~ 매일
똑같은 노래를 듣다가 온다네.”
주 많이.”
사랑을 고백한다.
때론 쉬어가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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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는
마음의
키 찾기
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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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를 꼬박 누워 지낸 후 키와 몸무게를 재보고 깜짝 놀랐다.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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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던 키를 생각하다, 문득 마음의 키도 숨어 있지 않을지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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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_김애란, <서른>, 《비행운》, 문학과지성사, 2012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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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슬픔이란 감정부터 배워버린 아이는 자라서 기쁨과 웃음이라
는 감정을 관망한다. 저이는 왜 웃는 걸까. 어떻게 하면 저렇게 티 없이
“엄마 좋아요.”
긴 녀석이 마냥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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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입술을 내밀고 시무룩하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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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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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딩북 녹음 날에 만난 싱어송라이터 시와 언니에게 선물 받은 책 제목
이 시야에 박힌다.
‘당신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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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도 그렇다. 슬픔이나 무기력, 외로움 같은 감정도 날씨와 비슷하다.
감정은 병의 증상이 아니라 내 삶이나 존재의 내면을 알려주는 자연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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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한 발전과 현대화가 심화시킨 질병들이 더 이상 질병이 아닌 그저
삶의 한 조각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구태여 빨리 우울감에서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
요즘 마음은 어떠세요-
아야겠다.
이루더라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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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울컥하는 순간이
많아졌다는 건
긴 생각여행으로 나를 데려간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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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갈수록, 어른이라는 무게를 마음으로도 짊어진 후부터 자다
다.
“하아…….”
다시 숨을 깊게 내쉰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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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에
나를
가두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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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면 발이 아파 많이 걷지도 못하고 신발 안에 구겨져 있는 발이 해방
되는 순간만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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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조금씩 깨달아가고, 배워가고, 자라난다. 좀 부족해서 다행이
다. 자라면서 채울 여백이 남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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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그저
감기같이 시간이 지나야
나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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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출처 : 네이버 사전
레 치유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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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들지 않는
어른이로
살고 싶다
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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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 어른도 아닌 중간 지점인 어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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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하고 화내고 슬퍼하며
삶의 소소한 순간들을
땅에 발이 조금 덜 닿은 것 같아 보여도 괜찮다.
아무도 정하지 않은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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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대신
맡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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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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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뿐만 아니라 예술가라면 작품을 알리기 위해 적어도 하나의 소통
채널은 열어두고, 본인이 직접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품
하면 좋겠다.
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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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작가님처럼 책을 많이 쓸 수 있어요?”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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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잊으려 했다. 이번에도 당선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매
해 떨어졌으니까.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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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생활을 육 년쯤 했을 때 생각했다. 어차피 이 일을 평생 해야 하는
훌훌 털고 새로운 책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의 방법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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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글쓰기 실력을 높이고자 할 수 있는 일은 모든 삶을 글쓰기에
헌신하는 것이다. 글을 쓸 때 휴대폰을 꺼두는 습관 때문에 연인이 불만
아마도 이런 말을 하겠지.
오늘도 내가 했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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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보살핌과 넓은 아량으로 부족하고 모난 부분이 채워진다. ‘근사해
보이는’ 이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그들도 나와 비슷하다. 어느
신의 옷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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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감정에게
만히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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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나를 데리고 살았는데, 아직도 나는 나를 잘 모른다. 익숙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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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보내는
편지
천천히 해.
조금 느려도 괜찮아.
뛰지 말고 걷자고 해봐.
뛰건, 걷건 어찌 가도 가기만 하면 되지.
물 한 잔 마시고 걸으며
산도 보고 구름도 보고
바람도 느껴봐.
행여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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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일어나려 하지 말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어도 돼.
모든 걸 잘하려고 애쓰지 마.
애쓰는 자신이 너무 애처롭잖아.
어른이라고 너무 참기만 하지 말고
잊지 마,
너는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존재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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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보내도
좋아요
십이월 삼십일일,
“해피벌스데이 투-미.”
해의 소망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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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고, 평온하고, 아름답길.
소란스럽지 않아 더 좋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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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어,
오늘도
“수고했어, 오늘도.”
‘수고했어,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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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는 나누면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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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도
쓸쓸한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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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선생님의 산문집 제목처럼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지만, 가
보지 못한 길을 아름다운 이상으로 두지 않고 생생한 발자국을 남기고 싶
행이 아닌 소풍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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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아
그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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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졌던 게 사오 년 전인데, 몇 년 사이
인테리어 시장은 새롭고 예쁘면서 가격도 착한 가구들을 잔뜩 내놓았다.
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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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안에서 최대한 멋지게 꾸미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점점 다크 서클이
턱 끝까지 내려왔다.
바꿀까?”
다.
그만해.”
싶은 성격이지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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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긍정적 영향은 사소한 물건이라도 마음에 드는 최적의 것을
찾아낸다는 점이다. 지난달엔 마음에 드는 노와이어 브래지어를 구매하
인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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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커피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미워하려고
작정하면 끝이 없다.
테니까.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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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된다면 화양연화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가 아닌, 바로 오늘이
다.
있는 그대로의 나, 오늘의 나.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그대로, 오늘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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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여행의 방식이 다르듯,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다. 개인이 느끼는
움이 소멸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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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솔직히 나도 여전히 두렵다. 두려운 건 제아무리 노력해도 두려운
것이다. 다만 기쁨, 슬픔, 분노, 화, 우울, 짜증, 무덤덤함처럼 두려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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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
하는 기분으로 늘 동동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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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이 고단한 생의 순간들 앞에서 나는 살아 있다. 살아내고 있
으며, 앞으로도 힘차게 단단한 두 발로 내딛을 것이다. 두려움은 정면으
도 함께 안으며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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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비교를
멈추기로 했다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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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들리던 말소리를 애써 무시하려고 볼륨을 키웠는데, 그 여자
의 목소리도 함께 커졌다. 듣고 싶지 않아도 이야기를 듣게 된다.
는 게 아니라 배로 불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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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의 순간처럼 타인의 삶이 윤택해 보이더라도 그게 전부가 아니다.
쉽고 원활하게 가는 것 같아 보이는 이들도 자세히 속을 들여다보면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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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지
않아도
괜찮아
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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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으로 “그래, 고마워”라고 말한다. 괜찮은 척 웃어 보여야 하는 고단함
이 동반되기 일쑤다. 힘든 사람에게 쉽게 건네는 말이 “힘내”이기도 하지
쥐며 말했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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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생각으로 흐트러졌던 마음을 다잡고 내 앞에 있는 이를 꽉 안아주
었다. 심장의 뒷부분을 토닥토닥 어루만져준다. 나의 뜨거운 가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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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힘내”라고
말해주기
찾아오기도 하니까.
을 잘 잡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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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는
언제 해도
늦는 거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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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는 언제 해도 늦다.
‘투-둑.’
도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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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감정들을
모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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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인생에서도 빨리 채우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사소한 욕심 때문
에 채우며 배를 불리려 무리하고 있는 건 아닐까? 조금 비어 있는 대로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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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수
있는 게
늘어간다
한 달째 연습 중이다.
내일은 용기 내서 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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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라도 한 잔 마시고 전화를 해야 할까…….’
“엄마, 엄마 이거 변신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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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스스로가 기특해 온 얼굴에 미소를 머금는다.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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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나의 공간에
들이는 일
“어디서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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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와 어울리는 음악을 틀고 새싹채소를 깨끗하게 씻는다. 아보카도
를 예쁘게 자르고, 저염 명란을 꺼내 손질한다. 초록색과 다홍빛을 잘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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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맥주 한 잔
결국 같이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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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를 주무르며, 강연장에서 눈을 맞추고 진심을 나눈 사람들을 떠올린
다. 언제 다시 볼지 모를 청중이지만 오늘 나의 마음을 모두 그들에게 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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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후회한다면
마흔다섯의 현이 말했다.
카페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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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내리는 현의 모습은 더없이 편안해 보이고 잘 어울렸다. 경제적
인 문제 때문에 후회할 수도 있고, 막상 꿈꾸던 일을 하긴 했는데 생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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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찬
바람이
멈추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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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작업과 유연한 인간관계만 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미래는 불안
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갇힌 기분이랄까. 기대와 전혀 다른 실
른을 인정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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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거린다면
마음껏
흔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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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흔들리는 과정을 극복할 수 있으니 오늘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연습하
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슬프지만) 견디어보는 것이다. 견디다 보면, 문제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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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서울시청에서 행복을 주제로 특강 요청을 받았다. 청년들을
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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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내내 울고 싶은 날이 있다. 글을 읽어도 마음이 아프고, 신나
픔이 길을 잃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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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대로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니,
“‘연애하기’라고 적어줘.”
“‘건물주’라고 좀 써줘.”
“그 노트 좀 구할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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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는다. 사람들에게 내 꿈을 이야기하면 터무니없다고 비웃을 것 같아 가
슴에 간직하기 버거운 꿈들을 혼자 노트에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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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순간 물거품처럼 사라진 인어공주가 되지 않기 위해 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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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쁠 때
사심 없이 기뻐해주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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찼다. 좋은 기운을 받고 돌아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나의 작업을 이어나
간다.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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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기운을 달고 살던 어느 날 거울 속에 비친 나를 보았다. 젊은 나
이가 무색하게 마음의 생기가 죽어버린 듯 표정이 없는 거울 속 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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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길이가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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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게 많은 장난감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씨 좋은 지인들이 소
중히 간직했다 물려준 장난감과 책들이 늘어나 점점 나의 공간은 줄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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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데, 나는 그 편에 속하는 것이다. 홀로 외롭게 보내는 시간이 잠시라
도 있어야 생각도 자유롭게 흘러 글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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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계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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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컷 넘어진 것 말고는 아직도 경험해보
자로 뻗어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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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은
물건처럼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
공감해줄 수 있지 않은가.
물건처럼 쉬이 고쳐 쓸 수 없는 게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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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 부분까지도 나의 일부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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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주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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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좋은 점 하나는 공간이 주는 위로를 안다는 것이다. 그 공
간에서 위로받는 작은 사치를 부릴 수 있는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것도
있다.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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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또다시
온다
가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은 가고
오지 않을 것 같은 계절도 온다.
영원한 어둠도 없고
영원한 빛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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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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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형태
잡고 하루를 보냈다.
“엄마, 치호 도넛 사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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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호야, 이거 말고 저거 먹고 싶어?”
만나 일을 정리하고 바삐 몸을 움직였다.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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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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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엄마.”
“엄마 볼에 뽀뽀.”
“반짝반짝 작은 별~.”
는다.
193
오늘 하루도 무사히. 이렇게.
194
혼자가
아니야
지.
195
어쩌면
내 염려보다
가벼울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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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귀찮아서 집으로 갈 텐데 오늘은 왠지 입어보고 싶다.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틀리지 않는다. 어울리지 않을 걸 예감하면서도 충동 구매한 옷은
197
소심하게 망설이던 내가 무색하리만치 흔쾌히 환불이 진행된다. 아, 왜
가슴을 졸였던가……. 만약 가슴 졸이고 망설이는 일이 있다면 눈 딱 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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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좋은 날
길을 걷다 낡은 벽에 붙은 문구를 보았다.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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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면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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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도 되는 세계, 알고 싶지 않은 세계가 점점 많아졌다. 듣지 않고 보
지 않고 알고 싶지 않지만, 듣게 되고 보게 되고 알게 되어버린다. 대책
눈물들이 모여 어둠 속 별이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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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잘 모르지만
길만 걸을 거라 믿을 만큼 무지몽매했다. 꽃이 피고 진다는 걸, 진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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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꽃봉오리를 맺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지 알지 못
했다.
간이 걸렸다.
203
“시시해지면 어때. 별 볼 일 없어지면 어때. 그게 나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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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투성이일지라도 매일 조금씩 자라고 있어 다행이다. 어제의 실수
에 사과할 줄 아는 인간이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스스로가 기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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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잘 모르지만
지은이 | 윤정은
그린이 | 오하이오
펴낸이 | 이범상
펴낸곳 | ㈜비전비엔피·애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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