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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ongu 47 58
Nowongu 47 58
월이를 기다리는
호랑이 바위
월이는 새벽에 일어났습니다. 산속
우물가에서 깨끗한 물을 떠다가 당집(신을
모셔두는 곳)에 올리기 위해서입니다. 오늘은
마을에 큰 굿이 벌어지는 날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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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이가 찬바람을 맞으며 추수가 끝난 마들평야를 지날
때였어요. 갑자기 어디선가 ‘끄응’ 하는 신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살펴보니 길가 풀숲에 호랑이 한
마리가 심하게 다쳐서 쓰러져 있지 뭐예요. 벌어진 상처에서
피가 퀄퀄 쏟아지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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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집으로 돌아온 월이는 창고에서 송진을 조금 꺼내
호랑이에게로 달려갔습니다. 그러고는 호랑이의 상처를 살핀
후 조심스럽게 약을 발라줬어요. ‘끙끙’ 신음 소리를 내는
호랑이가 가여워서 월이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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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이의 어머니는 무당입니다. 월이의 친부모님은 월이가
아기 때 모두 돌아가시고, 지금의 양어머니가 월이를
키워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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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이 끝난 다음 날 새벽, 우물가로 달려간 월이는 큰 소리로
호랑이를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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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부터 월이와 호랑이는 매일같이 우물가에서
만났습니다. 둘은 단짝 친구가 됐거든요.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눈빛으로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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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쩌죠?
월이와 호랑이가 헤어져야만 한데요. 월이 어머니가 원인
모를 큰 병에 걸려 갑자기 돌아가셨거든요. 마을 사람들은
홀로 남겨진 어린 월이를 무당의 딸이라며 구박하고
받아주지 않았어요. 돌봐줄 친척 한 명 없는 월이는 어쩔 수
없이 절로 들어가게 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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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나기 전날 밤, 월이는 호랑이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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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월이가 떠난 후에도 호랑이는 우물가로 내려와 계속
월이를 기다렸습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가여웠던지 동네
할머니 한 분이 호랑이를 달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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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월이를 기다리던 호랑이가 우물가에 앉아 돌이 되어 버렸지
뭐예요. 그래서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겁니다. 수
백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우물가에는 집채만 한 호랑이
바위가 월이를 그리워하며 꿈쩍 않고 앉아있답니다.
한 뼘 더 높이
호랑이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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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목숨과 용이의 미래를 맞바꾼 할머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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