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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학의 네 가지 빛깔

(2) 장마-②

[1~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눈초리를 뒤통수에 느껴 가면서 마당도 쓸고 마루도 닦


고 집 안팎의 거미줄도 걷었다.
(가) 그 뒤로 빨치산과 국군의 전투가 벌어지고 빨치산
의 주검을 읍내에 벌여 두었다는 소식이 들리자, 식구
(마) 마침내 진시였다. 진시가 시작되는 여덟 시였다.
들은 삼촌이 죽었을 것이라는 체념에 빠진다. 그러나
모두들 흥분에 싸여 초조하게 기다리는 가운데 자꾸만
할머니는 삼촌이 살아 돌아온다는 점쟁이의 말을 듣고
시간이 흘렀다. 아홉 시가 지나고 어느덧 열 시가 다
그 말을 신앙처럼 믿으면서 삼촌을 맞이할 준비를 하도
되었다. ㉢그런데도 우리 집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
록 식구들을 채근한다. 점쟁이가 삼촌이 살아 돌아오는
았다.
날이라고 말해 준 그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할머
니는 밤새도록 등을 환하게 밝혀 놓으라고 한다.
1. 이 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작품 속 인물이 자신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
(나) 그런데 우리 할머니만이 청청해 가지고 첫새벽부
② 작품 속 인물이 사건을 관찰하여 전달하고 있다.
터 기진맥진한 사람들을 게으른 소 잡도리하듯 했다.
③ 작품 밖 서술자가 사건을 요약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대문간에 나란히 불러 놓고 무섭게
④ 작품 밖 서술자가 등장인물의 심리까지 파헤쳐 전달
닦아세우는 중이었다. 장명등이 꺼져 있었다. 기름이
하고 있다.
아직 반나마 들어 있는데도 어느 바람이 언제 끄고 갔
⑤ 작품 속 다양한 인물이 여러 시선에서 사건을 서술
는지 유리 갓에 물기가 촉촉했다. 장명등 일로 할머니
하고 있다.
는 몹시 심정이 상해버렸다. 하느님이 간밤에 몰래 들
어와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정성을 시험하고 간 증거로
삼아 버렸다.

(다) 할머니의 노여움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것


한 가지만으로도 하나밖에 없는 동생, 시동생을 끝까지
돌봐 줄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면서 정성의
2. 이 글로 미루어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닌 것은?
기미가 보일 때까지 광과 장롱의 열쇠를 당신이 직접
① 할머니는 아들이 무사히 돌아올 것이라고 믿었다.
맡아 관리하겠다고 선언해 버렸다.
② 집안사람들은 삼촌을 맞을 준비를 하느라 지쳤다.
“경사시런 날, 아적부텀 예펜네가 집 안에서 큰소리
③ 가족들은 할머니의 시선을 의식하며 청소를 열심히
를 하면 될 일도 안 되는 벱이니께 이만침 혀 두고
하였다.
참는다만, 후사는 느덜이 알어서들 혀라. 나는 손구
④ 할머니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삼촌을 맞이할 정성이
락 한나 깐닥 않고 뒷전에서 귀경만 허고 있을란다.”
부족하다고 여겼다.
말을 마치고 돌아서면서 할머니는 거듭 혀를 찼다.
⑤ 할머니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다시 한번 믿고 아버지
“큰자석이라고 있다는 것이 저 모양이니 원, 쯧쯧.”
와 어머니에게 삼촌을 맞을 준비를 맡겼다.
할머니는 양쪽 팔을 홰홰 내저으며 부리나케 안채로
향했다.
㉡“지지리 복도 못 타고난 년이지. 나만침 아덜, 메
누리 복이 없는 년도 드물 것이여.”
사랑채 앞을 지나면서 또 혼잣말을 했다. 말이 혼잣말
이지 실상은 이웃에까지 들릴 고함에 가까운 소리였다.

3. ㉠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와 거리가 먼 것은?


(라) 할머니는 정말로 손가락 한 개도 까닥하지 않았
① 아들이 꼭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
다. 방문을 꽝 닫고 들어앉은 후로, 밖에서 일어나는
② 아들의 생환에 대한 간절한 기다림
일은 죽이 끓든 밥이 끓든 일절 상관하지 않았다. 그런
③ 아들에 대한 모성애로 인한 강한 집착
대신 봉창에 달린 작은 유리 너머로 늘 마당을 감시하
④ 아들이 무사히 돌아오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
면서 일일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우리는 수
⑤ 아들이 오는 길을 밝혀 주고 싶은 어머니로서의 정성
대로 하나씩 빗자루나 연장 같은 걸 들고나와 감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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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라고 말한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은? (나) 미리 정해 놓은 순서라도 밟듯 외할머니는 놀라우
① 집안의 경제권을 잡기 위해서 리만큼 침착한 태도로 하나씩 하나씩 혼란을 수습해 나
② 해이해진 집안의 기강을 바로 잡기 위해서 갔다. 맨 먼저, 사람들을 몰아내는 일부터 서둘러 했다.
③ 아들과 며느리가 장명등을 꺼트린 것을 질책하기 위 외할머니는 구장 어른과 진구네 아버지 등의 도움을 받
해에 아 ⓒ집 안에 들어온 사람들을 모조리 밖으로 내쫓은
④ 아들과 며느리가 집 떠난 아들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다음 대문을 단단히 걸어 잠갔다. 대문 밖에 내쫓긴 아
여기기 때문에 이들과 어른들이 감나무가 있는 울바자 쪽으로 우르르
⑤ 아들과 며느리가 빨치산인 아들을 맞이하는 일을 실 몰려갔다. 고비에 다다른 혼란의 사이를 틈탄 구렁이는
제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욱과 상추가 자라고 있는 텃밭 이랑을 지나 어느새
감나무에 올라앉아 있었다. ⓓ감나무 가지에 누런 몸뚱
이를 둘둘 감고서는 철사처럼 가늘고 긴 혓바닥을 대고
날름거렸다. ㉢무엇에 되알지게 얻어맞아 꼬리 부분이
거지반 동강 날 정도로 상해서 몸뚱이의 움직임과는 각
놀고 있었다. 아이들의 극성이 감나무에까지 따라와 아
5. 이 글의 내용상 ㉢의 구체적인 의미를 한 문장으로 직도 돌멩이나 나뭇개비들이 날아들고 있었다.
쓰시오. “돌멩이를 땡기는 게 어떤 놈이냐!”
외할머니의 고함은 서릿발 같았다.

(다) 하지만, 아무리 간곡한 말씨로 거듭 타일러 봐도


구렁이는 좀처럼 움직일 기척을 안 보였다. 이때 울바
자 너머에서 어떤 아낙네가 뱀을 쫓는 묘방을 일러 주
었다. 모습은 안 보이고 목소리만 들리는 ⓔ그 여자는
머리카락을 태워 냄새를 피우면 된다고 소리쳤다.
[6~1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외할머니의 지시에 따라 나는 할머니의 머리카락을
얻으러 안방으로 달려갔다.
(가) 꿈틀꿈틀 기어 오는 기다란 것이 거기에 있었다.
눈어림만으로만 사람 키보다 훨씬 큰 한 마리의 구렁이
6. 이 글을 연극으로 만든다고 할 때, 그 계획으로 적
였다. 꿈틀거림에 따라 누런 비늘 가죽이 이리저리 번들
절하지 않은 것은?
거리는 그 끔찍스런 몸뚱어리를 보는 순간, 그것의 울음
① 할머니는 눈이 움푹 들어가게 분장을 하도록 하자.
소리를 듣던 간밤의 기억이 얼핏 되살아나면서 ⓐ오금쟁
② 작대기와 머리카락을 소품으로 준비해 두도록 하자.
이가 대번에 뻣뻣이 굳어져 버렸다. 그러나 ⓑ나는 별
③ 감나무, 울타리, 대문이 있는 시골집의 마당을 무대
수 없는 어린애였다. 한순간의 공포를 견디고 나서 나
로 설정하도록 하자.
는 고함을 지르며 돌팔매질을 해 대는 패거리들과 조금
④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배역은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도 다를 바 없는 하나의 어린애로 재빨리 되돌아왔다.
구사할 수 있도록 하자.
모든 꿈틀거리는 것들에 대해서 소년들이 거의 본능적
⑤ 외할머니는 사태를 차분히 수습하기 위해 아이들에
으로 품는 적의와 파괴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나는
게 작고 부드러운 말투로 말하도록 하자.
잽싸게 헛간으로 달려갔다. 지겟작대기를 양손으로 힘
껏 거머쥐었다. 내 쪽으로 가까이 오기만 하면 단매에
요절을 낼 요량으로 작대기를 쥔 양쪽 팔을 높이 들었
다. ㉠그러자 억센 힘으로 내 팔을 움켜잡는 누군가의
손이 있었다.
돌아다보니 외할머니였다. 동시에 째지는 듯한 비명
7. 외할머니가 ㉠과 같이 행동한 이유로 적절한 것은?
이 등 뒤에서 들렸다. / “아악!”
① 할머니가 받을 충격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면서 마치 헌 옷가지가 구겨져
② 구렁이를 삼촌의 현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흘러내리듯 그렇게 마루 위로 고꾸라지는 할머니의 모
③ 미물이라도 생명을 해치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이
습을 나는 목격했다. 외할머니가 내 손에서 작대기를
다.
빼앗아 버렸다. 말은 없어도 외할머니의 부릅뜬 두 눈
④ 사람들이 보는 앞이라서 더욱 큰 소란을 일으킬 수
이 나한테 엄한 꾸지람을 던지고 있었다.
있기 때문이다.
난데없는 구렁이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우리 집은 삽
⑤ 자신이 정해 놓은 순서에 따라 직접 구렁이를 처분
시에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무엇보다 큰 걱정이 ㉡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졸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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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 글의 전개 과정에서 ㉡이 하는 역할로 적절한 것 서 잠시 머뭇거린 다음, 구렁이는 꿈틀꿈틀 기어 외할
을 <보기>에서 모두 골라 묶은 것은? 머니 앞으로 다가왔다. 외할머니가 한쪽으로 비켜서면
<보기> 서 길을 터 주었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대로 뒤를 따라
ㄱ. 새로운 갈등을 유발한다. 가며 외할머니는 연신 소리를 질렀다. 새막에서 참새
ㄴ. 인물의 성격을 변화시킨다. 떼를 쫓을 때처럼 / “숴이! 숴이!”
ㄷ. 사건을 이끌어 가는 주체를 바꾸게 한다. 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손뼉까지 쳤다. 누런 비늘 가죽을
ㄹ. 사건을 더욱 비극적인 방향으로 전개시킨다. 번들번들 뒤틀면서 그것은 소리 없이 땅바닥을 기었다.
ㅁ. 갈등이 해결되는 데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게 한다.
(다) “고맙네, 이 사람! 집안일은 죄다 성님한티 맽기고
① ㄱ, ㄷ ② ㄴ, ㄹ ③ ㄷ, ㅁ 자네 혼자 몸띵이나 지발 성혀서 ㉡먼 걸음 펜안히
④ ㄴ, ㄷ, ㄹ ⑤ ㄷ, ㄹ, ㅁ 가소. 뒷일은 아모 염려 말고 그저 펜안히 가소. 증
말 고맙네, 이 사람아.”
장마철에 무성히 돋아난 죽순과 대나무 사이로 모습
9. ㉢에 나타난 구렁이의 모습이 상징하는 바를 다음 을 완전히 감추기까지 외할머니는 우물곁에 서서 마지
<조건>에 맞추어서 쓰시오. 막 당부의 말로 구렁이를 배웅하고 있었다.
<조건>
•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민족적 차원에서 연관 지 (라) 외할머니로서는 벌써 오래전에 할머니하고 한 다
을 것. 래끼 단단히 벌인 이후로 처음 있는 큰방 출입이었다.
“고맙소.” / 정기가 꺼진 우묵한 눈을 치켜 간신히
외할머니를 올려다보면서 할머니는 목이 꽉 메었다.
“사분도 별시런 말씀을 다…….”
10.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외할머니도 말끝을 마무르지 못했다.
① ⓐ: ‘나’가 공포스러움을 느끼고 있음을 나타낸 것 “야한티서 이얘기는 다 들었소. 내가 당혀야 헐 일을
이다. 사분이 대신 맡었구랴. 그 험헌 일을 다 치르노라고
② ⓑ: ‘나’가 어른이 된 시점에서 회상하며 쓴 표현이다. 얼매나 수고시렀으꼬?”
③ ⓒ: 아이들을 구렁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한 행 “인자는 다 지나간 일이닝게 그런 말씀 고만두시고
동이다. 어서어서 묌이나 잘 추시리기라우.”
④ ⓓ: 외양 묘사와 비유를 통해 긴장감을 표현한 것 “고맙소, 참말로 고맙구랴.”
이다.
⑤ ⓔ: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역할 (마) 대소변을 일일이 받아 내는 고역을 치러 가면서 할
이다. 머니는 꼬박 한 주일을 더 버티었다. 안에 있는 아들보
다 밖에 있는 아들을 언제나 더 생각했던 할머니는 마지
막 날 밤에 다 타 버린 촛불이 스러지듯 그렇게 눈을 감
았다. 할머니의 긴 일생 가운데서, 어떻게 생각하면, 잠
[11~1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도 안 자고 먹지도 않고 그러고도 놀라운 기력으로 며칠
동안이나 식구들을 들볶아 대면서 삼촌을 기다리던 그
(가) “자네 오면 줄라고 노친께서 여러 날 들여 장만헌
짤막한 기간이 사실은 꺼지기 직전에 마지막 한순간을
것일세. 먹지는 못헐망정 눈요구라도 허고 가소. 다
확 타오르는 촛불의 찬란함과 맞먹는, 할머니에겐 ㉢가
아 자네 노친 정성 아닌가? 내가 자네를 쫓을라고
장 자랑스럽고 행복에 넘치던 시간이었었나 보다.
이러는 건 아니네. 그것만은 자네도 알어야 되네. 남
새가 나드라도 너무 섭섭타 생각 말고, 집안일일랑
11. 이 글의 서술자를 어린아이로 설정한 이유로 가장
아모 걱정 말고 머언 걸음 부데 펜안히 가소.”
적절한 것은?
이야기를 다 마치고 외할머니는 불씨가 담긴 그릇을
① 사건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 주기 위해서
헤집었다. 그 위에 ㉠할머니의 흰머리를 올려놓자, 지
② 순수한 시각으로 동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글지글 끓는 소리를 내면서 타오르기 시작했다. 단백질
③ 상황에 맞지 않는 표현을 통해 비극성을 완화하기
을 태우는 노린내가 멀리까지 진동했다. 그러자 눈앞에
위해서
서 벌어지는, 그야말로 희한한 광경에 놀라 사람들은
④ 비극적 사건을 가치 판단 없이 객관적으로 전달하기
저마다 탄성을 올렸다.
위해서
⑤ 때 묻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오히려 어른들
(나) 감나무 가지를 친친 감았던 몸뚱이가 스르르 풀리
의 모습을 비판하기 위해서
면서 구렁이는 땅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떨어진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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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이 글에 대해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 14. ㉠의 의미로 적절한 것을 <보기>에서 모두 골라
은? 묶은 것은?
① 할머니는 명재경각(命在頃刻) 상태에서 일주일을 더 <보기>
버티다가 돌아가셨군. ㄱ. 구렁이의 원한을 풀어 주는 매개체
② 외할머니는 동병상련(同病相憐) 입장에서 할머니의 ㄴ. 아들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주술적 묘방
처지에 공감하는 것이겠군. ㄷ. 죽어서 돌아온 아들을 위로하는 모성애
③ 지성감천(至誠感天)이라고, 외할머니는 구렁이를 정 ㄹ. 가정의 안녕을 귀신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수단
성껏 대접하여 구렁이가 간 것이겠군. ㅁ. 할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한 부적과 같은 역할을 하
④ 할머니와 외할머니는 서로에게 감사와 위로의 말을 는 장치
건네며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통하고 있군.
⑤ 결초보은(結草報恩)이라고, 외할머니는 할머니 집에 ① ㄱ, ㄴ ② ㄱ, ㄷ ③ ㄴ, ㄷ
서 얹혀사는 입장에서 할머니를 대신해 구렁이를 배 ④ ㄷ, ㄹ ⑤ ㄹ, ㅁ
웅한 것이겠군.

15. 다음 밑줄 친 시어 중, ㉡의 의미와 거리가 먼 것


은?
13. <보기>를 바탕으로 이 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 ① 눈물 아롱아롱 / 피리 불고 가신 임의 밟으신 길은
하지 않은 것은? /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 리. / 흰 옷깃 여며
<보기> 여며 가옵신 임의 /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리
이 글은 육이오 전쟁을 둘러싸고 빚어진 남과 북의 - 서정주, 「귀촉도」
이념적 갈등을 한 가정에서 벌어지는 사건 속으로 압축 ② 옥수수밭에 옆에 당신을 묻고 돌아오네. / 은하 건
해 놓은 것이다. 이 가정에서도 할머니와 외할머니는 너 구름 건너 한 해 한 번 만나게 하는 이 밤 / 은
각각 빨치산과 국군을 아들로 둔 이유로 갈등하게 된 핫물 동쪽 서쪽 그 멀고 먼 거리가 / 하늘과 땅의
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아들이 아무 날 아무 시 거리인 걸 알게 하네.
에 살아 돌아온다는 점쟁이의 말을 굳게 믿고 아들을 - 도종환, 「옥수수밭에 옆에 당신을 묻고」
맞이할 준비를 한다. 그러나 그날에 온다던 아들은 나 ③ 삼수갑산이 어디뇨 내가 오고 내 못가네 / 불귀로다
타나지 않고 구렁이가 등장한다. 이 구렁이의 출현으로 내 고향 아하 새가 되면 떠가리라 아하하 // 님 계
갈등이 해결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신 곳 내 고향을 내 못가네 매 못가네 / 오다가다
야속타 아하 삼수갑산이 날 가두었네 아하하
① 수환: 두 할머니는 모두 무속 신앙을 믿고 있다는 - 김소월, 「삼수갑산」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 ④ 저녁 밥상에 애기가 없다. / 애기 앉던 방석에 한
② 형선: 원한 맺힌 구렁이에게 할머니의 냄새를 느끼 쌍의 은수저 / 은수저 끝에 눈물이 고인다. // 한밤
게 하여 구렁이를 안심시켜 돌려보내는 것도 무속 중에 바람이 분다. / 바람 속에서 애기가 웃는다. /
신앙에 근거한 주술적 묘방이야. 애기는 방 속을 들여다본다. / 들창을 열었다 다시
③ 민정: 결국 무속 신앙을 바탕으로 갈등을 극복하고 닫는다. // 먼 들길을 애기가 간다. / 맨발 벗은 애
있는 거네. 작가는 이를 통해 민중의 삶에 있어 무 기가 울면서 간다. - 김광균, 「은수저」
속 신앙이 지니는 의미를 조명하려는 것이군. ⑤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 니 뭐락카노, 바람에
④ 승민: 이런 민족의 전통적인 정서를 통해 이데올로 불려서 //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가는 뱃머리에
기의 대립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 서 / 나의 목소리 바람에 날려서 // 뭐락카노 뭐락
이 아닐까. 카노 / 썩어서 동아밧줄은 삭아내리는데 // 하직을
⑤ 종현: 두 할머니를 보면 이념보다는 모성애가 우선 말자 하직 말자. //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
이야. 무속 신앙이나 모성애 같은 동질성을 통해 이 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카노 / 너 흰 옷자라기만 펄
념적 갈등은 해결될 수 있다고 보는 거지. 럭거리고... - 박목월, 「이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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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이라고 판단한 이유로 적절한 것은? “네가 살아날 방법이 한 가지 있긴 하지만 그것은
① 삼촌의 행방을 확인했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② 비로소 외할머니와 화해했기 때문에 “그게 무, 무엇이오?”
③ 구렁이의 원혼을 풀어 보내 주었기 때문에 “오늘 밤이 새기 전에 저 위의 절에서 종소리가 세 번
④ 가족들의 보살핌 속에서 인생을 마감했기 때문에 들리면 부처님이 너를 살려 주라는 뜻으로 알겠다.”
⑤ 삼촌의 생환에 대한 기대감에 보낸 시간이었기 때 청년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깊은 밤에 절에서 종소
문에 리가 울릴 리 없었기 때문이다. 구렁이는 청년의 몸을
칭칭 감은 채 밤이 새기를 기다렸다. 청년은 곧 죽을
듯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런데 동이 틀 무렵 갑자기 종소리가 뎅 하고 울리
더니 이어 뎅, 뎅 두 번 더 이어졌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종소리가 세 번 울리자 청년을 감고 있던 구
[17~2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렁이는 스르르 몸을 풀더니 밖으로 기어 나갔다. 겨우
목숨을 구한 청년은 벌떡 일어나 그 집에서 뛰쳐나왔
(가) 장마철에 무성히 돋아난 죽순과 대나무 사이로 모
다. 저만치 달리다 문득 돌아보니 기와집은 온데간데없
습을 완전히 감추기까지 외할머니는 우물곁에 서서 마
이 사라져 버렸다.
지막 당부의 말로 ㉠구렁이를 배웅하고 있었다. <중략>
“그렇다면 그 여인이 바로…….”
“갔냐?” / 이것이 맑은 정신을 되찾고 나서 맨 처음
청년은 소름이 돋았다. 구렁이가 여인으로 변해 청년
할머니가 꺼낸 말이었다. 고모가 말뜻을 재빨리 알아듣
을 홀린 것이 분명했다. 청년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종
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인제는 안심했다는 듯이 할머니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갔다. 산 위쪽에는 작은 절이 하
는 눈을 지그시 내리깔았다. 할머니가 까무러친 후에
나 있었고 종탑에 종이 매달려 있었다. 청년은 종 아래
일어났던 일들을 고모가 조용히 설명해 주었다. 외할머
쪽에 죽어 있는 꿩을 보고 깜짝 놀랐다. 꿩은 이마와
니가 사람들을 내쫓고 감나무 밑에 가서 타이른 이야
부리가 심하게 깨져 있었다. 그 꿩은 바로 어제 청년이
기, 할머니의 머리카락을 태워 감나무에서 내려오게 한
살려 준 꺼병이들의 어미였다.
이야기, 대밭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시종일관 행동을
같이하면서 바래다준 이야기……. 간혹가다 한 대목씩
17. 이와 같은 글의 특성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빠지거나 약간 모자란다 싶은 이야기는 어머니가 옆에
① 사건을 전달하는 서술자가 있다.
서 상세히 설명을 보충해 놓았다. 할머니는 소리 없이
② 갈등과 사건을 통해 주제를 드러낸다.
울고 있었다. 두 눈에서 하염없이 솟는 눈물방울이 훌
③ 인물들의 성격을 직간접적으로 나타낸다.
쭉한 볼 고랑을 타고 베갯잇으로 줄줄 흘러내렸다. 이
④ 신화, 민담 등의 역사적 갈래가 포함된다.
야기를 다 듣고 나서 할머니는 사돈을 큰방으로 모셔
⑤ 주로 함축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사건이 전개된다.
오도록 아버지한테 분부했다. 사랑채에서 쉬고 있던 외
할머니가 아버지 뒤를 따라 큰방으로 건너왔다. 외할머
니로서는 벌써 오래전에 할머니하고 한 다래끼 단단히
벌인 이후로 처음 있는 큰방 출입이었다.

18. (가)를 다음과 같이 나타낸다고 할 때, 이에 대한


(나) [앞부분 줄거리] 옛날 강원도에 활을 잘 쏘는 한 청년이
살았다. 그는 한양으로 가던 중, 커다란 구렁이가 꺼병이(꿩의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어린 새끼) 세 마리를 잡아먹으려는 것을 보고 구렁이에게 화
외할머니
살을 쏘아 꺼병이들을 구해 준다. 계속해서 산길을 걷던 청년
구렁이의 할머니의 외할머니 와
은 날이 저물자, 어느 집에 찾아가 하룻밤 묵어가기를 청한다. ⟶ ⟶ ⟶
출현 졸도 의 배웅 할머니의
집주인은 청년을 빈방으로 안내하고 음식을 정성껏 대접한다.
대면
배가 고팠던 터에 갑자기 밥을 든든히 먹자 청년은 [A] [B] [C] [D]
몸이 풀리면서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얼마나 시
① [A]는 [B]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간이 지났을까. 청년은 무언가 가슴을 조이는 듯한 느
② [B]는 외할머니에게 사건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낌이 들어 자기도 모르게 눈을 번쩍 떴다. 정신을 차려
하기 위한 장치이다.
보니 커다란 ㉡구렁이가 청년의 몸을 칭칭 감고 혀를
③ [B]~[C]에서 일어난 일들은 요약적으로 제시된다.
날름거리고 있었다. / “사람 살려!”
④ [B]~[C]에서의 일은 고모가 정보 제공자 역할을
청년이 비명을 지르며 몸을 빼려 하자 구렁이가 말
한다.
했다.
⑤ [D]에서 ‘사랑채’는 갈등의 공간이며, ‘큰방’은 갈등
“잘 만났다, 이 원수야. 네가 쏜 화살에 맞아 죽은
해소의 공간이다.
구렁이가 바로 내 남편이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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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가)와 (나)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가)보다 (나)에서 비현실적인 사건이 전개된다.
② (나)보다 (가)에서 공간적 배경이 구체적으로 제시
된다.
③ (가)와 (나)는 모두 동물이 사건 전개 과정에서 중요
한 역할을 한다.
④ (가)는 작품 속 인물이 서술자인 반면, (나)는 작품
밖 인물이 서술자이다.
⑤ (가)는 갈등이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형성되는 반
면, (나)는 인간과 동물 사이에서 형성된다.

20. ㉠과 ㉡을 비교한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① ㉠은 죽은 삼촌이 환생한 것이며, ㉡은 여인이 환생
한 것이다.
② ㉠은 갈등 해소의 매개체이며, ㉡은 갈등을 일으키
는 주체이다.
③ ㉠은 억울하게 죽은 원한을 풀고자 하며, ㉡은 원수
를 갚고자 한다.
④ ㉠은 주인공에게 정성껏 대접 받으며, ㉡은 주인공
을 정성껏 대접한다.
⑤ ㉠은 주인공과의 대결에서 승리하여 사라지며, ㉡은
주인공과의 대결에서 패배하여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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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에게 감동하여 할머니는 외할머니와 화해하게 된다.
결국 할머니의 졸도는 갈등이 해결되는 데에 중요한 계
2. 문학의 네 가지 빛깔
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2) 장마

9. 구렁이는 꼬리가 동강 날 정도로 상처를 입은 상태


형성 평가 ➁ 이다. 이를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인 육이오 전쟁과 연
관시키면 육이오 전쟁으로 분단된 우리 민족의 상처 입
1. ② 2. ⑤ 3. ④ 4. ③ 5. 삼촌이 돌아오
은 모습을 상징한다.
지 않았다. 6. ⑤ 7. ② 8. ③ 9. 육이오 전
쟁으로 분단된 우리 민족의 상처 10. ③ 11. ④
10. 집 안에 들어온 사람들을 모조리 밖으로 내쫓는 것
12. ⑤ 13. ③ 14. ② 15. ③ 16. ⑤ 17.
은 돌팔매질을 하려는 아이들로부터 구렁이를 보호하
⑤ 18. ⑤ 19. ② 20. ②
고, 호기심에 구렁이를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소란스러
운 분위기를 진정시켜 경건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구렁
1. 이 글은 작품 속 등장인물인 ‘나’가 서술자이다. 이를 내보내기 위해서이다.
‘나’는 어린 소년으로, 할머니와 외할머니에게 일어난
일을 관찰하여 서술하고 있다. 11. 이 글은 어린 소년을 서술자로 설정하여 어린아이
의 시각에서 관찰한 내용만을 서술함으로써 남북한의
2. 할머니는 장명등이 꺼진 일을 아버지와 어머니의 탓 이데올로기 대립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나 가치 판단
으로 돌리며 앞으로 후사는 알아서 하라고 한다. 이는 없이 이데올로기 문제와 그 비극을 객관적으로 다룰 수
삼촌을 맞아하는 일에 정성을 들여 철저히 하라는 뜻이 있다.
담겨 있다. 일을 맡겨 놓고 유리 너머로 늘 감시하면서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것으로 볼 때, 아버지와 어머니 12. 외할머니는 구렁이를 삼촌이 죽어서 환생한 것이라
를 믿었다고 보기 어렵다. 생각하여 할머니를 대신해 구렁이를 배웅한다. 이는 아
들을 잃은 같은 입장에서 할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3. ‘장명등’은 할머니의 모성애와 정성, 삼촌의 생환에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외할머니가 할머니 집에서 같이
대한 할머니의 간절한 기다림을 의미한다. ‘장명등이 사는 것을 은혜를 입은 것으로 보고, 구렁이를 배웅하
꺼지는 일’이 삼촌과 관련된 불길한 일(삼촌의 죽음)이 는 것을 은혜를 갚기 위한 행동으로 보아 ‘결초보은(結
일어날 것을 암시한다. 草報恩)’과 연결하여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4. 할머니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정성을 들이지 않아서 13. 이 글은 이념적 대립으로 빚어진 한 가족의 비극과
장명등을 꺼뜨렸다고 생각하여 그들을 질책하고 있는 화해의 과정을 무속 신앙을 바탕으로 그림으로써 육이
것이다. 오 전쟁이 불러일으킨 이념적 대립을 민족이 가진 정서
의 동질성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
5. 점쟁이의 예언에 따르면 그날 진시에 삼촌이 살아 고 있다. 따라서 무속 신앙은 민족이 동질성을 가질 수
돌아와야 한다. 그러나 열 시가 다 되어가도록 아무 일 있는 하나의 경우일 뿐, 이 작품이 무속 신앙이 민중의
도 일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은 예언과 달리 삼촌이 삶에 있어 지니는 가치를 조명하려는 의도로 창작한 것
돌아오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은 아니다.

6. 외할머니는 갑작스런 구렁이의 등장에도 당황하지 14. 할머니의 머리카락을 태우는 것은 무속 신앙에 근
않게 침착하게 일을 수습한다. 그러나 돌멩이를 던지는 거한 주술적 묘방으로, 할머니의 머리카락을 태움으로
아이들에게 서릿발 같은 고함을 지르는 것으로 볼 때 써 원한 맺힌 구렁이에게 할머니의 인간적인 냄새와 숨
작고 부드러운 말투로 연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결을 느끼게 하여 구렁이를 안심시켜 돌려보내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은 구렁이의 원한을 풀어 주는 매개
7. 외할머니는 구렁이를 삼촌의 현신이라고 생각하였기 체이자 죽어서 돌아온 삼촌을 위로하는 할머니의 사랑
때문에 작대기로 구렁이를 해치려는 ‘나’의 행동을 막 을 내포하고 있다.
은 것이다.
15. 구렁이를 죽은 삼촌의 현신이라고 할 때, ‘먼 걸음’
8. 구렁이의 출현을 계기로 할머니가 졸도함으로써 사 은 죽은 사람이 가는 곳인 저승을 의미한다. ①의 ‘서
건을 이끌어 가는 주체가 할머니에서 외할머니로 바뀌 역 삼만 리’는 사별한 임이 간 곳, ②의 ‘하늘’은 사별
게 된다. 또한, 외할머니에 의해 구렁이의 문제가 해결 한 아내가 있는 곳, ④의 ‘먼 들길’은 죽은 자식이 간
되는데, 자신을 대신해 구렁이를 정성껏 배웅한 외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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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 ⑤의 ‘저편 강기슭’은 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이므로 저승 세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삼수갑산’은 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 원인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화자가 갇혀서 벗어날 수 없는 공간을 의미
한다.

16. ㉢의 앞의 문맥으로 볼 때, 잠도 안 자고 먹지도


않고 그러고도 놀라운 기력으로 며칠 동안이나 식구들
을 들볶아 대면서 삼촌을 기다리던 그 짤막한 기간을
말한다. 따라서 ㉢은 삼촌이 살아 돌아온다는 기대감
속에서 보낸 시간을 의미한다.

17. (가)는 소설, (나)는 전설이다. 이 둘은 서사적 갈


래에 포함된다. 서사적 갈래는 서술자를 통해 실제 있
을 법한 문제를 그려 내며, 일정한 구조를 갖추어 인물
이 겪는 사건과 갈등을 통해 주제를 드러낸다. 인물의
말과 행동, 서술자의 서술과 묘사를 통해 사건이 전개
된다. 함축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서정 갈래의 특
징이다.

18.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갈등은 자신을 대신해 구렁이


를 배웅한 외할머니를 큰방에 들임으로써 갈등이 해소
된다. 따라서 ‘큰방’은 갈등 해소의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외할머니가 거주하는 ‘사랑채’를 갈등의
공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19. (가)는 시골집 마당이나 대밭, 큰방이라는 공간적


배경이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고, (나)도 산길이나 빈방,
절 등 공간적 배경이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다. 따라서
(나)보다 (가)에서 공간적 배경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는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20. ㉠은 (가)에서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갈등을 해소하


게 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며, ㉡은 (나)에서 주인공
인 청년과 갈등하는 주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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