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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삶의 고비에서 좋은 느낌을

만난다는 것은

우리가 겪는 모든 불행과 실패에는 기분 나쁜 느낌이 씨앗처럼


작용한다. 그러니까 불행과 실패의 뿌리에는 기분 나쁜 느낌이 있
다는 말이다. 그 기분 나쁜 느낌에는 누군가를 향한 분노와 원망뿐
만 아니라 일상에서 자주 경험하는 두려움과 걱정, 불안함 등의 사
소한 느낌도 모두 포함된다. 그런 느낌을 무시하거나 방치할 때 삶
은 내리막길을 향해 거침없이 내달리기 시작한다. 필자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였다. 일을 잘한다고 인
정받아 직급도 올라가고 승진도 했지만 늘 뭔가 불만족스러웠고 못
마땅했다. 처음에는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입사해 낮은
직급으로 일해야 한다는 것에 큰 자괴감을 느꼈다. 그러다 보니 나
이가 비슷한 높은 직급의 직원들과 사사건건 비교하면서 큰 실망감
을 느꼈다. 연봉과 업무 등 회사와 관련된 모든 것에서 필자만 손
해보고 있는 것 같아 화가 치밀기도 했다. 그렇게 기분 나쁜 느낌
속에서 회사생활을 이어가는데 이번에는 유독 한 직원에게만 불쾌
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일도 성실하게 하고 모두에게 잘 대했던
직원이었는데 그 직원만 보면 괜히 기분이 나빠져서 마음에 먹구름
이 몰려들었다. 항상 웃음 띤 얼굴로 활기차게 행동하는 직원의 모
습이 모든 것이 냉소적이었던 필자와 대비가 되자 “나는 이렇게 차
별받으면서 일하는데 저 직원은 뭐가 그리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물론 그 순간에도 상사에게 업무적으로 칭찬을 받았지
만 집에만 돌아오면 필자 스스로에 대한 원망과 탐탁지 않게 생각
하는 직원에 대한 미움이 북 받쳐 올라왔다.

그래서였을까? 직원들과 회식을 마치고 노래방에 가면 꼭 슬픈


노래만 불렀다. 마치 필자의 인생이 불행하게 마감되는 듯 좌절감
을 가득 느끼며 김광석의 서글픈 노래를 선곡했다. 노래방을 나와
집에 가서도 잠들기 전까지 신세한탄은 이어졌다. 그렇게 나쁜 느
낌 가운데서 직장생활을 계속 하자 이상하게 몸이 안 좋아졌다. 처
음에는 속이 쓰렸고 소화가 잘 되질 않았다. 그러다 보니 새벽마다
잠에서 깨 뜬눈으로 아침을 맞으며 비몽사몽 출근하는 날이 많아졌
다. 그래서 늘 피곤했고 무기력했으며 특히 무릎이 쑤셔 제대로 걸
을 수가 없었다. 마음도 더 불안정해져 사소한 것에도 예민해졌고
짜증도 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회사는 노사가 극한의 대립에 휩
싸여 조용한 날이 없었으며, 주위에서 들어오는 소개팅도 별 소득
없이 끝나 결혼에 대한 꿈은 멀어져 갔다. 필자와 관련된 모든 것
들이 원하는 것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급격하게 내몰렸다. 정말 되
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승진을 해서 팀장이 됐지만 기쁨은 잠시
뿐이었다. 마음에 구멍이라도 난 듯 기분 좋은 느낌은 술술 빠져나
갔고, 그 자리를 다른 기분 나쁜 느낌이 순식간에 메웠다. 그 후 단
식과 자연치유 등 건강에 대한 책을 읽고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
하면서 건강은 회복했지만 마음에 쌓여있던 기분 나쁜 느낌은 치유
하지 못해 결국 가장 쓰라린 아픔을 맛보게 되었다. 만약 그때로
돌아가 기분 나쁜 느낌을 무시하거나 방치하지 않고 적절하게 정화
했더라면 필자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갑자기 찾아온 삶의 태풍을 온몸으로 맞으며 이리저리 휘청거리


던 시절, 할 수 있는 일은 집 뒤에 있는 숲에 가서 눈을 감고 심호
흡을 하는 것뿐이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숲에 올랐는데 특히 시내
야경이 한눈에 보이는 밤에 바위에 앉아 명상을 할 때면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묘한 희열과 충만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5
분 정도 명상에 빠져들면 무언가 에너지가 꽉 차오르면서 가슴이
환해졌고 기분도 한결 좋아졌다. 그 느낌이 너무 감미롭고 따뜻해
마치 필자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필자를 위로해주는 것 같
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도,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가을비도
모든 것이 괜찮다며 필자의 등을 두드려주는 것 같았다. 직장생활
을 할 때와는 전혀 상반되는 느낌을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난생처
음으로 겪는 인생의 시련이 오히려 축복처럼 느껴지면서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해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까지도 치유되는 경험이었다. 그렇게 명상에 심취해 여러 가지
마음과 의식에 대한 책을 읽다 보니 필자의 삶이 수렁에 빠진 이유
를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빠진 수렁에서 나올 수
있는 방법도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다. 필자는 그 방법 중에서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꿈을 이뤄 인생을 극적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필자만의 방법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오랜 탐구 끝에 드디
어 필자만의 방법을 찾았고, 그 방법을 필자의 삶에도 적용해 엄청
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과 그 방법을 공
유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필자가 발견한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것은 음악을 듣는 것


이다. 그렇다고 아무 음악이나 들으면 효과가 없다. 자신의 느낌을
가장 좋게 하는 음악, 즉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듣는 것이다. 눈과
귀만 자극해 즐거움과 재미만을 안겨주는 음악이 아니라 가슴을 깊
이 떨게 하면서 진한 감동과 전율을 선사해 벅찬 희열과 황홀함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을 듣는 것이다. 우리 누구에게나 자신의 영혼을
울리는 그런 음악이 있다. 가요가 됐든 국악이 됐든 클래식이 됐든
상관이 없다. 그렇게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통해 느낌이 가장 좋을
때 삶은 여러 차원에서 극적으로 변화된다. 아픈 몸과 마음이 치유
되고, 잠자고 있던 창의력과 잠재력이 드러나며 스트레스와 트라우
마에서 벗어나게 된다. 아무리 화가 나고 절망스럽고 고통스러운
순간이라도 음악을 통해 느낌을 조금이라도 좋게 변화시키면 삶이
원하는 방향으로 천천히 길을 만든다. 필자가 몇 차례 낙방한 끝에
그토록 바랬던 직장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이것이다. 결
국 삶의 아픔이나 고비 혹은 선택의 기로에서 좋은 느낌을 만난다
는 것은 인생을 역전시키고 도약시킬 수 있는 엄청난 발판을 마련
하는 셈이다.

영혼을 울리는 음악이 삶을 변화시키고 인생을 도약시키는 이유


는 바로 느낌에 있다. 고요함과 평화로움, 행복, 기쁨 등의 좋은 느
낌에는 삶을 원하는 대로 펼칠 수 있는 엄청난 에너지가 숨어 있
다. 특히 일상 속에서 가장 좋은 느낌을 만난다는 것은 인생을 획
기적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맞는 것이다. 미래는 느
낌에 따라 얼마든지 변하기에 삶을 바꾸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알아차리고 현재보다 좋은 느낌을 가슴에서 불러내야 한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가장 좋은 느낌을 자주 깨워 몸과 마음, 영혼을
적셔야 한다. 좋은 느낌을 깨우는 것과 함께 나쁜 느낌을 관리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전쟁터 같은 치열한 삶 속에서 나쁜 느낌이
순식간에 들 때마다 그 느낌을 무시하거나 억압하거나 방치하지 말
고 있는 그대로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좋은 느낌으로 변화
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쁜 느낌이 필자가 그랬듯이 인생을
내리막길로 이끌기 시작한다. 영혼을 울리는 음악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축복과 기적으로 이끄는 마법의 도구이자 자
신을 가장 아름답고 위대하게 만드는 신비로운 선물이다.

흘러나온다고 아무 음악이나 듣지 말고 지식이 아닌 느낌으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음악을 들을 때 그리고 가슴의 떨림과 영혼
의 울림을 선사하는 음악을 들을 때 자신의 삶은 물론 우리 사회와
전 세계가 상상하지도 못할 정도로 달라질 것이다. 이 책은 음악과
느낌의 관계, 느낌과 삶의 함수를 풀어내는 책이다. 감미로운 음악
을 듣는 것처럼 편안하게 따라가다 보면 음악이 하나의 오락거리가
아니라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광대한 힘 그 자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이 영혼이 털리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떨림이 되길 바란다. 메마른 가슴을 부여잡고 무기력함과 좌절감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울림이 되길 바란다. 영혼을
울리는 느낌 속에 우리가 찾는 모든 것이 숨어 있다.
목차

프롤로그 - 삶의 고비에서 좋은 느낌을 만난다는 것은 5

Part 1 느낌일 뿐이라고 무시하지 말자

1장 나쁜 느낌이 삶을 집어삼키고 있다 14

1. 나쁜 느낌 끝에서 무너진 나를 발견하다 14


2. 나쁜 느낌이 몸과 마음, 영혼을 파괴한다 20
3. 느낌이 나쁠 때 어떻게 하느냐가 그 사람을 보여준다 26
4. 지금 우리에겐 좋은 느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31

2장 우리는 느낌을 모른다 38

1. 느낌은 지혜롭고 심오한 영혼의 신호 38


2. 좋은 느낌과 나쁜 느낌의 진짜 의미 47
3. 느낌이 바뀌면 기분만 변할까?
느낌이 바뀌면 변하는 것들 54
4. 운동선수들이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 62
5. 느낌과 기분이 좋을 때가 본연의 내 모습이다 70
6. 느낌과 기분이 가장 좋을 때는 영혼이 울리는 순간 77
7. 영혼이 울릴 때는 어떤 느낌일까? 83
3장 좋은 느낌이 인생을 바꾼다 91

1. 좋은 느낌, 운명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 91


2. 행운과 기적을 부르는 특별한 느낌 97
3. 창조적 영감과 천재성은 언제 깨어날까? 104
4.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최고의 내가 되는 순간 110
5. 나의 길, 나의 삶을 찾는 방법 117
6. 편안한 느낌이 건강을 회복시킨다 124
7. 홀가분한 느낌 속에서 꿈은 이루어진다 131
8. 지금 이 순간의 느낌에 따라 미래는 바뀐다 137

Part 2 한 곡의 음악이 느낌을 바꾸고,


느낌이 삶을 변화시킨다

4장 나쁜 느낌을 부르는 음악들이 넘쳐난다 144

1. 나쁜 느낌을 부르는 나쁜 음악들이 너무 많다 144


2. 영혼을 울리는 음악이 사라져 간다 150
3. 슬픈 음악을 자주 들으면 눈물 쏟을 일만 생긴다 156
4. BTS, 아이돌 음악도 영혼을 울릴 수 있다 162
5. 라디오를 들을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168
6. 아무거나 들으면 그저 그런대로 살게 된다 175
5장 음악으로 느낌을 가장 좋게 하는 방법 180

1. 느낌을 가장 좋게 하는 음악, 스피릿 뮤직 180


2. 스피릿 뮤직은 몸과 마음, 영혼의 치유제 186
3. 우리에게는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이 있다 193
4. 스피릿 뮤직으로 나쁜 느낌 정화하기 200
5. 스피릿 뮤직으로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우는 3단계 210
6.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우는 이장민의 스피릿 뮤직 217
7. 하루 5분, 나만의 스피릿 뮤직으로
기적을 만드는 시간 223
8. 음악만 잘 들어도 삶은 순탄하다.
어떤 음악을 들을까? 230
9. 제대로 들어야 효과가 있다. 어떻게 들을까? 236

6장 느낌으로 특별한 삶을 창조하는 비밀 241

1.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틈틈이 알아차린다 241


2. 매일 혼자만의 고요하고 충만한 느낌을 경험한다 248
3. 중요한 일을 앞두고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운다 254
4. 느낌이 좋을 때는 느낌대로 행동한다 260
5. 느낌이 나쁠 때는 판단이나 결정, 행동을 미룬다 268
6. 느낌과 기분이 좋으면 원하는 것을 상상한다 273

에필로그 279
Part 1.

느낌일 뿐이라고
무시하지 말자
1장

나쁜 느낌이 삶을
집어삼키고 있다

1. 나쁜 느낌 끝에서 무너진 나를 발견하다

필자가 서울 중구 신당동에 있는 공연장에서 일할 때였다. 30대


초반인 2004년에 입사해 40대 초반까지 근무하며 젊은 시절을 보
낸 직장이었다. 처음 문을 여는 공연장이라 출근하자마자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많았다. 공연장의 핵심 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음향과
조명, 객석 공사는 물론 화장실과 주차장 그리고 홈페이지와 갖가
지 홍보물들, 여러 가지 신경 써야 할 일은 많았고 시간은 촉박했
다. 출근하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
야말로 눈뜨면 사무실, 눈 감으면 집이었다. 그 당시는 주5일제가
시행되기 이전으로, 토요일에도 출근해 오후 1시까지 일하고 퇴근
했다. 팀별로 업무를 나눠 준비했지만 다들 공연장의 개관 작업은
처음이고 손발을 맞춘 지 얼마 안 돼 어수선했다. 일주일에 반은
야근을 해야 했고, 야근으로 쌓인 피로는 신당동 떡볶이를 안주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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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동료들과 마시는 소주로 풀었다. 떡볶이가 술안주로 익숙해질
때쯤 유난히 매서웠던 겨울이 지나고 개나리와 벚꽃이 피기 시작했
다. 겨우내 회색이었던 남산이 알록달록하게 물들기 시작한 3월 말,
드디어 공연장이 문을 열었다. 클래식과 무용, 뮤지컬 등의 공연을
개관 페스티벌의 이름으로 한 달 가까이 펼치며 공연장의 생활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렇게 정신없이 시작된 공연장 생활이 해를 넘기면서 7년이 지


나고 8년이 지나자 어느덧 필자의 나이 40대로 접어들었다. 20대였
던 직원들은 결혼해서 돌잔치 초대장을 손에 쥐여줬고, 50대였던
부장님들은 정년퇴직 이후의 삶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서
결혼도 못 하고 정년퇴직은 멀게만 느껴졌던 필자의 마음에 어느
순간부터 봄철 몽골 사막에서 불어오는 푸석푸석한 모래바람이 일
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찰나의 순간에 가장 빛나는 30대에서 중년
의 40대로 건너뛴 것 같아 씁쓸했다. 마음에 구멍이라도 난 듯 자
신감과 자존감이 스멀스멀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이러다 영영 결
혼도 못 하고 혼자서 늙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암울한
기분이 해가 갈수록 깊어졌다. 그동안 몇 번의 짧은 연애와 적지
않은 소개팅 그리고 결혼정보업체에서 주선해주는 기계와 같은 만
남 등을 거쳤지만 마음에 드는 상대자를 만나지 못했다. 주말마다
들려오는 친구와 동료, 지인들의 결혼 소식은 마음을 더욱 움츠러
들게 했고, 바닥나기 직전이었던 한 조각의 희망마저 가뭄에 물 마
르듯 점점 사라져 가게 했다. 결혼 소식에 애를 태우고 계셨던 부
모님을 뵐 면목도 없었고 하물며 명절 때 만나는 친척들의 눈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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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 척 외면하기 바빴다. 아직 40대 초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
혼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좌절감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그러면서
어느 날부턴가 잠들기 전에 기분 나쁜 생각이 밀려들면서 절망감을
가득 느끼며 잠들기 시작했다. 잠을 자기 위해 눈을 감으면 ‘나는
정말 쓸모가 없는 사람이구나’, ‘나는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고 사
랑받을 자격도 없구나’라는 비관적인 생각이 떠오르면서 한강의 차
가운 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무섭다
는 느낌이 들었지만 우울함과 무기력함이 더 컸기에 상상은 계속됐
다. 몸서리치게 느껴지는 생각과 참혹한 느낌 속에 겨우 잠이 들면
찌뿌둥한 몸과 비몽사몽한 마음으로 출근하기 바빴다. 그런 생활이
반년을 넘기자 삶에 대한 의욕과 열정이 모조리 사라져버렸다. 만
사가 귀찮고 모든 게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고향에 아는 분의 조카가 아직 결혼을 안 하고 있다는데 한번


만나봐라. 서울과 멀지 않은 인천에 산다고 하니 편하게 얼굴이나
봐.” 내키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의 제안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네
아버지! 그럴게요.” 전화를 끊고 며칠 후 조카라는 여성에게 전화
를 걸었다.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가 목소리와 뒤섞여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저 이장민이라고 합니다. 고모부님 소개로 전화드렸
어요.” 제주도에서 여행 중이라는 여성의 목소리는 발랄했다. 협재
해수욕장에서 지인들과 스노클링을 즐기고 있다는 그녀는 여행을
마치는 대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남들은 한창 일할 시간에 제주
도에서 여유롭게 놀고 있다니 대체 뭐 하는 여자일까 하는 궁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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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살짝 일었다. 그러는 한편 밤마다 기분 나쁜 생각과 절망적인
느낌의 드라마는 계속되었다. 강도가 세졌다가 약해지기를 반복했
지만 괴롭고 힘든 날들의 연속이었다. 마치 필자를 저주하는 누군
가가 밤마다 나타나 필자를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는 것 같았다. 우
울함과 절망감, 좌절감 등 가장 기분 나쁜 느낌을 한꺼번에 경험하
는 생활이 이어지자 회사 생활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가 뒤엉키
기 시작했다. 동료들에게 자주 짜증을 냈고, 심지어 부장님에게도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모두가 필자를 일부러 힘들게 하는 것 같다
는 생각이 들자 분노가 일었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숨고만 싶었다.

고통스러운 감정으로 회사 생활을 이어가던 2013년 5월. 그녀를


만났다. 필자는 평소처럼 풀이 죽은 채로 아무 기대도 없이 만나기로
약속한 노량진역으로 향했다.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멀리서 한
여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한 눈에도 그녀임을 알 수 있었다. 옅은 미
소를 띤 채 대합실을 향해 걸어오는 그녀를 가벼운 미소로 맞았다.
대충 인사를 끝내고 우리는 노량진역 근처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청
하와 몇 가지 안주로 술을 마셨다. 전화에서 느꼈던 대로 그녀는 활
발하고 유쾌했다. 대화는 끊이질 않고 계속 이어졌다. 취미와 이상형,
결혼에 관한 생각 등 두서없는 질문에 두서없는 답변이 오갔지만 오
랜만에 필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만났다는 것이 기분을 좋
게 했다. 특히 자연을 좋아하고 숲 속에서 행복감을 느낀다는 그녀의
이야기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인천으로 가는 마지막 지하철을 앞두
고 서둘러 술집을 나와 그녀를 배웅하면서 묘한 설렘이 느껴졌다.
그녀와의 소소한 만남이 몇 차례 계속되면서 기분은 조금 나아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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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여전히 밤마다 찾아오는 악몽 같은 생각과 비참한 느낌이 필
자를 괴롭혔다. 6개월 후, 필자와 그녀는 고향의 오래된 성당에 함
께 섰다. 많은 사람의 환호를 받으며 꽃으로 단장된 성당의 복도를
팔짱을 낀 채 걸었다. 사람들은 이런 결혼식은 처음 본다며 놀란
눈치였다. 그러나 필자는 빨리 결혼식을 끝내고 싶었다. 예약하고
결혼식 전날 내려와 짐을 푼 펜션은 보일러가 고장 나 밤새 추운
상태로 잠을 자야 했다. 또한 결혼식 당일 아침에 먹은 죽이 체했
는지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감기 기운이 든 몸에 위장은 탈이 나서
몸 상태가 엉망인 데다가 긴장감이 밀려오자 배는 더욱 아팠다. 결
혼식장이 아니라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다.
그렇게 좋지 않은 몸으로 간신히 결혼식은 마쳤지만, 이상한 일은
계속 벌어졌다. 결혼식 음식을 먹은 몇몇 하객들이 복통을 호소하
며 응급실에 실려 갔고, 서울에서 온 손님은 식사를 마치고 경부고
속도로를 통해 서울로 돌아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하기도 했
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모든 것이 결혼에 대한 징조처럼 느껴지
기도 했지만, 그 당시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0개월 후 우리는 헤어졌다. 정확하게는 필


자가 먼저 끝내자고 말했다. 그녀는 결혼 생활 내내 결혼 전 필자
를 밤마다 괴롭혔던 기분 나쁜 느낌을 말로 쏟아냈다. 송곳으로 찔
리는 기분이었다. 가슴에서 피가 흐르는 것처럼 아팠지만 한편 신
기하기도 했다. ‘어떻게 밤마다 내가 경험했던 느낌이 현실에서 똑
같이 보일 수 있지?’라는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다. 필자가 결혼 전
에 품었던 기분 나쁜 느낌을 아내의 입을 통해 그대로 경험하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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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결혼 전의 불쾌하고 비참
한 느낌이 결혼 생활 내내 이어졌다. 다시 혼자가 된 필자는 그때
부터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내 삶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무엇
이 문제였을까?’라고 스스로 질문하면서 내면을 탐구했다. 문제를
찾다 보니 결국 몸과 마음, 영혼의 관계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러
면서 필자가 품었던 느낌이 어떻게 현실로 나타날 수 있었는지를
파고들었다. 답은 생각과 느낌이었다. 특히 느낌이 문제였다. 좋은
느낌이든 나쁜 느낌이든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은 언젠가 현실이 된
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세상의 모든 일은 지금 이 순간 자신
이 체험하는 느낌과 기분에 영향을 받고, 그 느낌과 조화로운 일들
이 펼쳐진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결국 나쁜 느낌 끝에서
무너진 필자를 발견하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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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쁜 느낌이 몸과 마음, 영혼을 파괴한다

“그냥 느낌이 나빠서.”, “기분이 안 좋아 나도 모르게.” 최근에


느낌이나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폭력
을 행사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남
녀노소 가릴 것이 없이 모든 계층에서 벌어지는데 특히 여성들에게
는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 우리가 흔히 이
야기하는 ‘묻지 마 범죄’다. 범죄의 이유를 물으면 하나같이 대답한
다. “느낌이 나빠서.”, “기분이 안 좋아서.” 느낌이나 기분이 안 좋
아지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왜 이렇게 무자비하
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걸까? 주위 사람들로부터 품성이 좋아 칭
찬을 받던 사람이 느낌과 기분이 나빠지면 마치 다른 사람인 양 갑
자기 돌변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대학생 시절, 학교
에서 축제가 벌어져 학과 친구들과 야외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있
었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학생들과 시비가 붙었다. 거나하게 취한
학생 한 명이 우리 쪽으로 다가오더니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쌍욕을 해대는 것이었다. 기분 좋게 술을 마시고 있던 우리는 영문
도 모른 채 욕을 진탕 먹고 같이 덤벼들어 거의 패싸움 일보 직전
까지 갔었다. 다행히 주위 사람들의 제지로 큰 싸움 없이 일단락됐
지만, 그때 우리에게 욕을 하며 싸움을 걸어온 그 남자의 이유 역
시 ‘째려보는 게 기분 나빠서’였다. 우리 일행 중 누구도 그 남자를
째려본 사람은 없었다. 오직 누군가가 나를 노려봤을 거라는 기분
나쁜 생각과 느낌이 문제였다. 한편 2019년 8월 6일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의 한 쇼핑몰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20명 이상의 시민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총격범은 21살의 미국 남성으로 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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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우월주의 사이트에 ‘이민자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미
국문화를 망가뜨리고 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고 한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에
서도 총격 사건이 벌어져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전 세계적으
로 벌어지고 있는 이와 같은 극단적 인종주의나 타종교에 대한 혐
오를 바탕으로 한 범죄 역시 느낌과 기분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민자들에 대한 반감이나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미움
역시 피부색과 종교가 다른 사람들을 싫어하는 나쁜 느낌에서 출발
한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는 직장이나 학교에서 느낌이 나쁘다는 이유


로 상대방을 미워하곤 한다. 단순히 얼굴 생김새나 스타일 혹은 전
체적인 이미지가 싫어서 그런 경우도 있고, 행동이나 말투가 마음에
안 들거나 성격이나 취향이 맞지 않아서 상대방을 혐오한다. 특별히
자신에게 해를 입히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느
낌이 안 좋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을 헐뜯고 배척한다. 예전에는 출
신 학교나 출생지 혹은 사는 지역이 달라서 상대방과 편을 갈랐다
면 요즘은 느낌으로 상대방과 자신을 구분한다. 이처럼 느낌은 우리
가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이자 원인이다. 좋은 느낌
은 행복과 기쁨 등의 즐거운 감정 상태에 빠져들게 하고 다른 사람
을 기분 좋게 하지만 나쁜 느낌은 불행과 우울함 등의 부정적인 감
정 상태로 내몰며 다른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한다. 장기화된 경기침
체와 극심한 취업난 때문일까? 요즘 나쁜 느낌에 따라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그에 따라 갖가지 분노 범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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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조직적 갈등도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나쁜 느낌은 우리의 몸과 마음, 영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먼저 나쁜 느낌은 몸을 아프게 한다. 두려움과 걱정, 분노, 초조


함, 좌절감, 우울함 등의 나쁜 느낌은 육체를 병들게 한다. 우리에게
는 생기를 불어넣고 활력을 넘치게 해 몸을 건강하게 하는 에너지
의 원천이 존재한다. 이 에너지의 원천은 가슴 깊은 곳에 존재하는
데 느낌과 기분에 따라 에너지의 원천이 열리기도 하고 닫히기도
한다. 그러니까 좋은 느낌과 기분일 때 에너지의 원천이 열려 몸
전체로 생명력 가득한 에너지가 흘러든다. 반면 나쁜 느낌과 기분일
때는 에너지의 원천이 닫혀 몸 전체로 에너지가 흘러들지 않는다.
고요함과 평화로움, 행복과 기쁨, 살아있음과 황홀함 등의 좋은 느
낌을 들 때 에너지가 충만하게 차오르면서 몸의 장기와 세포는 물
론 온몸으로 에너지가 전달돼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각종 유익한 호
르몬이 분비되면서 본연의 생명력이 살아난다. 이를 통해 자연 치유
력이 좋아져 어떤 병이 닥쳐도 스스로 물리칠 수 있게 된다. 기운이
넘쳐난다는 이야기다. 반면 두려움과 걱정, 분노와 원망, 슬픔, 무기
력함, 우울함 등 나쁜 느낌이 들 때 몸속의 에너지가 고갈돼 혈액순
환과 세포 재생 등의 문제가 생겨 생명력도 점점 약화되고 자연 치
유력도 훼손된다. 그에 따라 몸 여기저기에서 탈이 나기 시작한다.
큰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마음의 병 즉 나쁜 느낌과 기분에
깊이 빠져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분노와 원
망을 오랜 시간 느낀 사람들 가운데 암 환자가 많고, 화병에 걸리면
혈압이 오르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하는 등 금세 몸이 불안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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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나쁜 느낌과 기분이 에너지의 흐름을 막아서
생기는 문제다. 그리고 느낌이 나쁠 때 몸이 더욱 빨리 축나고 지치
는 것도 같은 이치다. 나쁜 느낌과 기분 속에서 무리한 활동을 하게
되면 더 피곤하고 회복이 더딘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좋은 느낌을
통해 에너지만 잘 흘러도 우리 몸은 본연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좋은 느낌과 기분은 몸에 유익한 고단위 비타민인 셈이다. 나쁜 느
낌과 기분을 통해 에너지를 고갈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 에너지는 무한한 샘물과 같아


서 나쁜 느낌과 기분을 통해 막지만 않는다면 영원히 사용할 수 있
다는 것과 그리고 느낌과 기분은 자신의 에너지 수준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느낌과 기분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생명력 가득한 에너
지와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 그를 통해 에너지가 얼마나 가득 차
있는지를 나타내는 나침반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느낌과 기분
은 에너지 수준이 높다는 뜻이고, 나쁜 느낌과 기분은 에너지 수준
이 낮다는 뜻이다. 두번째로 나쁜 느낌은 마음을 무너뜨린다. 마음
에 치명적인 독을 퍼뜨린다는 이야기다. 마음을 무너뜨린다는 것은
감정의 균형을 잃게 해서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게 한다는 뜻이
다. 감정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있
어도 좋은 느낌을 발판으로 긍정적인 감정을 회복해 일상적인 생활
을 해나갈 수 있다. 그러나 감정의 균형이 무너지면 부정적인 감정
에 점점 깊이 빠져들어 결국 긍정적인 감정의 상태로 돌아오지 못
한다. 늘 침울하고 무기력하며 조금만 느낌이 나쁘면 상대방을 향
해 분노와 적개심을 표출한다. 스트레스에도 취약해 환경이 조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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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어도 극도로 예민해져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자존감도
땅바닥에 떨어져 스스로 자책하는 모습을 보인다. 당연히 사회생활
도 힘들고 인간관계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게 나쁜 느
낌을 통해 마음이 무너진 결과다.

우리는 느낌이 나빠 기분이 언짢으면 음악을 듣거나 친구를 만나


고 여행을 가는 등의 활동을 통해 느낌과 기분을 좋게 하려고 한
다. 그러나 감정의 균형을 잃어 마음이 무너진 사람들은 현재의 부
정적인 감정 상태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이 상태를 변
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긍정적인 감정 상태
로 돌아가려는 행동을 아예 하지 않는다. 우리 주위에 이런 상태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 그 시작은
사소한 나쁜 느낌에서다. 마지막으로 나쁜 느낌은 영혼을 파괴한다.
영혼이 파괴되면 우리 스스로가 지금의 모습 그대로 아름답고 눈부
신 사랑의 존재라는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오
랫동안 꿈꿔왔던 소망을 이룰 수 있는 강력한 힘과 탁월한 잠재력,
창조성이 불타오르고 있다는 것을 망각하게 된다. 분노와 원망, 무
력함, 우울함 등의 나쁜 느낌에 오래 물들게 되면 자신이 우주에서
가장 빛나는 찬란한 존재라는 것을 잊어버린다. 그렇기에 자신을
존중하거나 사랑하지 않는 것은 물론 다른 누군가에 대해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재난이나 테러를 당해 어려움에 빠
진 사람들을 돕는 이유는 우리 스스로가 사랑으로 빚어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의 본질적인 존재 상태이다. 그러나 나쁜 느
낌 때문에 숭고하고 고귀한 느낌이 묻혀버릴 때 자신을 사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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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으며 갖가지 ‘묻지 마 범죄’와 같은 공동체에 해를 가
하는 파괴적 행동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우리는 소망을 실현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광대한 힘과 자신만의 특별한 재능과 창의
력, 영감을 가지고 있다. 그 힘의 뿌리가 바로 설렘과 열정, 행복,
기쁨 등의 좋은 느낌이다. 설렘과 열정 등의 좋은 느낌은 꿈을 이
루게 하는 엄청난 에너지인 동시에 자신만의 탁월한 잠재력과 창의
성을 깨우는 마중물이다.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운명을 바꿀 수 있
는 바다와 같은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힘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늘 삶이 재미없고 건조하며 푸석거린다.
이와 같이 나쁜 느낌은 몸과 마음, 영혼을 한꺼번에 무너뜨리기에
알아차림을 통해 자신의 느낌이 어떤지를 틈틈이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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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느낌이 나쁠 때 어떻게 하느냐가 그 사람을 보여준다

예전에 같이 일했던 상사 중 유별나게 인자한 분이 있었다. 늘


밝은 표정을 지으며 직원들을 따뜻하게 대했다.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평소에 화를 거의 내지 않으신다는 것이었다. 화를 낼 일이
생겨도 폭발하듯 거칠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눈치를 못
채도록 조용하게 삭히셨다. 비교적 오랜 기간을 같이 일했지만 화
내는 것을 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언제나 친절하고 매너가 좋아
인기 만점의 상사였다. 그런데 그렇게 마음씨 좋은 상사가 돌변할
때가 있었는데 바로 운전할 때였다. 상사는 운전대를 잡으면 그동
안 억눌린 감정과 숨겨왔던 성격을 마음껏 표출하려는 듯 완전히
딴 사람으로 돌변했다. 한번은 서울역 근처에 있는 모 은행 본사에
문화마케팅을 제안하기 위해 상사가 모는 차를 타고 을지로 3가에
서 을지로 입구 쪽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1차선에서 있
던 차가 2차선에 있는 우리 차 앞으로 끼어드는 것이었다. 깜빡이
를 켠 채 비교적 여유 있게 끼어들어 그런가 보다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상사의 입에서 거친 욕이 쏟아져 나왔다. “이 XXX야! 그렇
게 끼어들면 어떻게 해!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게 안 보이냐!” 순간
놀란 나는 상사의 얼굴을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다.
평상시의 온화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짜증이 가득 묻어난 불쾌
한 얼굴이었다. 붉게 상기된 얼굴과 핏줄로 충혈된 눈이 상사의 흥
분된 감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평생을 욕 한번 하지 않고 기분 좋
게 살 것 같았던 상사의 입에서 뜻밖에 욕이 나오니 당황스러웠다.
물론 약속했던 미팅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마음이 급해 그럴 수
있겠다 싶었지만, 상대 운전자가 난폭운전을 한 것도 아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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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움은 더욱 컸다. 그때 의문이 들었다. 사람의 진짜 모습은 어떤
걸까? 평상시 남들에게 보이는 좋은 모습이 본 모습일까? 아니면
특별한 상황에서 나쁜 느낌대로 행동하는 모습이 본 모습일까?

이런 모습은 필자도 마찬가지다. 일주일에 한 번씩 먹거리를 사


기 위해 방문하는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산 후 계산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상쾌한 느낌에 기분이 좋으면 줄이 길어도 별다른 투정
이 안 생기지만, 다리도 아프고 불편하면 짜증이 생기곤 했다. “저
계산원은 왜 이리 일 처리가 늦는 거야.”, “사람들이 무슨 물건들을
이리 많이 사서 기다리게 하지.” 등 온갖 트집거리를 지어낸다. 필
자도 느낌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면 평상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느낌이 좋을 때는 누구나 좋은 사람이 된다. 얼굴에
는 웃음꽃이 피고 상대방에게 친절과 호의를 베푼다. 상대방을 이
해하려는 마음도 당연히 커진다. 반면 불쾌함과 짜증스러움 등의
나쁜 느낌이 들면 있지도 않은 꼬투리를 잡아 상대방에게 뒤집어씌
운다. 그러다 심해지면 화를 내거나 심지어 폭력을 행사하는 등 심
각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느낌이 나쁠 때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가 그 사람의 본 모습과 진면목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느낌이 좋을 때 보이는 생각과 행동이 아닌, 느낌이
좋지 않아 기분이 나쁠 때 보이는 생각과 행동이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말이다. 결혼해서 부부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
대부분도 상대방의 진짜 모습을 보지 못했거나 모르기 때문이다.
사랑의 감정이 뜨거운 연애 시절에는 황홀한 느낌과 행복한 기분에
젖어 연인에 대해 배려하는 태도가 깊어진다. 연인이 원하면 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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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달이든 다 따다 줄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막상 결혼해서
살다 보면 소소한 갈등이 생기면서 달콤한 느낌은 사라지고 이해하
는 마음은 점점 작아진다. 그리고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상대방에
대한 안 좋은 모습들이 눈에 띄게 된다. 그러다 보면 연애 시절 혹
은 결혼 초기에 하지 않았던 기분 나쁜 행동들이 자연스럽게 나오
게 되면서 서로에게 실망하게 된다.

이처럼 우리는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그 사람이 느낌이 나쁠 때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를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특히 그 사
람과 공동으로 사업을 벌이거나 직원 혹은 가족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는 더 그렇다.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을 있는 그대로 거칠게
말하고 감정대로 행동하는지, 아니면 나쁜 느낌이 들 때 그 느낌을
잠시 내려놓고 숨을 고른 후 차분하게 말하고 행동하는지를 꼼꼼하
게 따져봐야 한다. 시대를 초월해 존경받는 사람들과 남들보다 앞
서나가는 혁신적인 기업가들의 공통점은 훌륭한 인품을 가졌다는
것인데, 그 밑바탕에는 느낌이 나쁠 때일수록 고요하게 생각하고
평화롭게 행동하는 습관이 깔려 있다.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
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행동하는 사람치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사
람은 없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열정이 남다르다고 해도 나쁜
느낌을 관리하지 못하면 언제든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하루에
도 몇 번씩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나쁜 느낌에 매달려
있으면 의식이 맑지 않아 명쾌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느낌이 나쁠수록 차분함과 편안함을 가장 먼저 찾아야
한다. 물론 이것이 아주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나쁜 느낌이 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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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느낌이 어떤 느낌인지만 알아차려도 잘못된 결정을 줄일 수 있
고,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멈출 수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우리는 대부분 느낌이 나쁘면 앞날을 걱


정하고 미래를 염려하며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큰
일이나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나쁜 느낌이 부정적인 생각을 더 크
게 부채질해 사업이 실패하고 계약을 망치는 등 일이 잘 못될 것
같은 생각에 빠져들게 한다. 그러면 불안함과 초조함은 물론 두려
움과 걱정이 더욱 심해진다. 이것이 바로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가르는 중요한 차이다. 성공한 사람들 즉 열정과 영
감을 통해 탁월한 능력을 뽐내면서 독보적인 콘텐츠로 부와 명예를
거머쥔 사람들은 느낌이 나쁘더라도 그것이 부정적인 생각으로 옮
겨가지 않도록 마음을 관리한다. 나쁜 느낌과 기분을 흘려보내 생
각의 물길을 부정적인 방향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려놓는다. 어
떤 일로 인해 나쁜 느낌에 휩싸여도 설렘과 열정, 자신감, 영감이
사라지지 않도록 고요하고 충만하게 감정을 챙긴다. 자신의 분야에
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은 느낌과 기분이 나빠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은 물론 생각을 통해 감정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엄청
나게 노력한다. 그래서 매일 명상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혹은 고
요하게 산책을 하면서 나쁜 느낌을 비워내고 좋은 느낌과 함께 따
라오는 직관과 영감, 통찰 등을 따른다. 그리고 유명 화가의 작품이
나 갖가지 공예품 등을 집에 두고 관람하면서 느낌과 기분이 부정
적인 생각으로 옮겨지지 않도록 감정을 고양시킨다. 우리가 하는
모든 생각은 하나의 에너지를 만드는데, 생각이 깊어지고 감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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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질 수록 그 에너지와 비슷한 성향의 일과 사람들이 달라붙게
된다.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은 좋지 않은 상황과 사람을 자신에게
끌어당긴다. 만약 오늘 예상치 못하게 기분 나쁜 일이 벌어졌다면
분명 며칠 전 혹은 그 이전의 언젠가 자신이 오늘 벌어진 일에 대
해 좋지 않은 생각을 한 것이다. 어떤 일이든 우연하게 벌어지는
것은 없다. 자신의 생각이 만들어낸 결과가 현실로 보여질 뿐이다.
느낌이 나쁠 때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 아니면 나쁜 느낌을 씻어
내고 생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지가 인생을 결정한다. 이
것이 건강과 풍요, 행복은 물론 바라는 꿈과 소망을 이루는 핵심이
다. 그런 의미에서 느낌이 나쁠 때 어떻게 하느냐가 그 사람을 보
여주고 그 사람의 미래를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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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금 우리에겐 좋은 느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필자가 어렸을 때, 40대였던 필자의 아버지는 말이 없고 무뚝뚝


했다. 다정함하고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혈기 왕성한 노동자였
다. 페인트업에 종사했던 아버지는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식사를
하시고 어느 서커스단의 공연 때 경품으로 받아온 그 당시로써는
상당히 귀했던 컬러텔레비전으로 뉴스를 보신 후 바로 잠자리에 드
셨다. 밥을 먹으면서도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거의 말을 하지 않으
셨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으면서 그날 있었던 일을 서로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가족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였다. 가족끼리
외식 한 번 할 수 없었던 가난한 시절, 아버지는 나를 포함해 누나
나 동생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여유도 없이 온몸으로 고단한
삶의 터널을 지나고 계셨다. 아버지가 받기로 했던 일당을 받지 못
한 날에는 더욱더 무거운 침묵이 흘렀고, 밥을 먹거나 텔레비전을
보다가 가족 중 누구 하나 실수라도 하면 큰 소리로 화를 내셨다.
긴장감이 흐르는 무서운 밤이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완전히 달라질 때가 있었다. 무슨 좋은 일이 있


으셨는지 술을 한잔 걸치시고 기분이 좋아지시면 아버지는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됐다. 얼굴에 함박웃음을 머금고 나타난 아버지는 양
손에 소풍 때나 먹을 수 있었던 과자나 호빵을 사 오셨다. 그리고
우리 남매 옆에 앉으시고는 직접 까주시면서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셨다. 그러다 기분이 더 좋아지시면 우리들의 머리를 쓰다듬
은 후 낡은 지갑에서 용돈을 꺼내주셨다. 놀라운 일이었다. 평소 말
한마디 없고 차갑기만 했던 아버지가 이렇게 따뜻할 줄이야.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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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는 서로 곁눈질하면서 아버지의 촉촉한 눈을 의아스럽게 바라
보며 먹기에 바빴다. 그때 처음, 기분이 좋아지면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어렴풋하게 알았다. 그리고 사람을 완전히 딴 사람으
로 만들어 놓는 신비롭고 오묘한 기분이 궁금했다. 그 후 필자는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아버지의 기분을 살피게 되었다. 필자
가 어렸을 때 경험했던 것처럼 기분이 좋고 나쁘냐는 자신은 물론
가족과 공동체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분이 좋아지면 천사가
되고 기분이 나빠지면 악마라도 되는 것일까? 기분이 도대체 무엇
이기에 기분에 따라 이렇게 사람이 달라지는 걸까?

최근 필자도 아주 오랜만에 기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어


느 더운 여름날, 필자가 일하는 곳과 멀지 않은 곳에서 작은 행사가
열려 참석하게 되었다. 30도가 넘는 폭염에 행사장을 가득 메운 사
람들로 자리에 앉자마자 비지땀이 흘러내렸다. 다행히 행사장의 냉
방 상태가 좋아 쾌적했으나 며칠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고, 행사
당일에는 새벽까지 신문 칼럼을 쓰느라 잠을 푹 자지 못해 몸 상태
가 썩 좋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몸은 피곤했고 정신은 몽롱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사회자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많은 말을
했지만 무슨 이야기인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냥 꿀벌이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만사가 귀찮아 행사장을 빨리 벗
어나고 싶었다. 사회자의 이야기가 끝나자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
나왔다. 브라스 밴드의 연주곡이었는데 처음에는 흥겨웠다. 발랄한
연주가 무거웠던 몸을 가볍게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시끄럽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관악기가 심하게 거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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렸는데 그날따라 거칠게 느껴지는 관악기의 음색이 귓가를 강하게
때렸다. 그러다 보니 음악이 가슴으로 전달되지 않고 허공에 겉도는
것 같았다.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연주를 계속 듣고 있으니 몸과 마
음, 영혼이 탈탈 털리는 느낌이었다. 그 순간, 기분이 축 처지면서
갑자기 미래가 막막하다고 생각됐다. 이상한 일이었다.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나에게 다시 사랑이 찾아올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불안감이 밀려들었다. 그런 생각은 평상시에도 가끔 떠올랐
는데 그럴 때면 명상을 하거나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기분을 전
환했지만, 오늘처럼 느닷없이 기분 나쁜 느낌이 솟구치니 당황스러
웠다. 미래가 암울할 것 같은 생각이 계속되자 마음마저 괴로웠다.
그런 와중에 브라스 밴드의 연주곡이 끝나고 이번에는 완전히 새로
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뉴에이지풍의 밝고 경쾌한 곡으로 TV 광고
의 배경음악에서 접할 수 있을 것 같은 빠른 템포의 전자음악이 생
동감을 넘치게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음악을 들은 지 몇 분이 지
나자 조금 전의 기분 나쁜 생각과 느낌은 사라지고 활기찬 에너지
가 샘솟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기분이 좋아지더니 필자가 원하는 대
로 미래가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게 아닌가? 흡사 암울한 감
정과 다른 주머니에 있던 설렘과 열정의 행복한 감정이 불쑥 튀어
나온 것 같았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고 즐겁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과 바라던 꿈이 이루어질 것 같은
희망이 좋은 기분과 함께 피어올랐다. 그렇게 기분이 바뀌자 불가능
할 것처럼 여겨졌던 일들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
다. 놀라운 경험이자 대단한 의식의 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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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경험했던 것처럼 나쁜 기분과 좋은 기분을 짧은 시간 동
안 함께 경험하는 일은 우리에게 종종 일어난다. 기분 나쁜 일이
생겨 화가 났다가 잠시 후에 좋은 일이 벌어져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 순간 말이다. 물론 조울증 등의 장애를 앓고 있지 않다면 기
분이 나빴다가 순식간에 좋아지는 것은 어렵겠지만 어쨌든 나쁜 기
분과 좋은 기분을 짧은 시간에 경험하는 일은 비교적 흔하게 발생
한다. 그렇게 기분이 나쁠 때는 에너지가 고갈돼 의욕도 없고 설렘
과 희망을 느끼지 못하지만, 감정이 바뀌어 좋은 기분을 느끼면 에
너지가 차올라 새로운 기대와 열망이 생긴다. 무언가를 꿈꾸면서
도전하고 싶고, 불확실한 미지의 세계에 뛰어들고 싶다. 그리고 기
분이 나쁠 때는 창조적 발상과 삶의 여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보
여주는 직관과 영감, 깨달음 등이 떠오르지 않지만, 기분이 좋을 때
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통찰, 비전 등이 봇물 터지듯 샘솟는다. 또한
기분이 좋고 나쁘냐에 따라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감과 열정이 피어오르지만 반대로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과 함께 좌절감과 무력감에 빠져들기도 한다. 이와 함께 기분
이 좋을 때는 자신만의 탁월한 재능과 천재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 사람의 내면에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할 수 없다고 한다. 오직 잠든 채 깨어나기만을 기다리
고 있는 능력을 밖으로 표출하도록 이끄는 좋은 기분에 따라 결정
된다. 그러니까 좋은 기분이 통찰력과 상상력, 창조력 등 모든 잠재
력의 뿌리인 셈이다.

사랑에 빠졌을 때를 생각해 보자. 사랑의 감정은 가장 좋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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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에 하나다. 사랑의 감정을 느낄 때 우리는 어떤 행동을 보이는
가? 지치지 않는 에너지 속에서 황홀한 기분을 느끼며 밤을 새워
연인에게 편지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음악을 만든다. 난생처음 요
리를 하기도 하고 어렵다는 집을 짓기도 한다. 내면에서 창조성과
감성이 마구 솟아난다. 평상시에는 자신에게 있는지 몰랐던 숨겨진
능력들이 좋은 기분에 의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가장 높은 에너지를 가진 감정의 힘이다. 사랑을 느끼
는 순간, 좋은 기분을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에 우리는 이미 독창적
인 예술가이자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가 된다. 사랑이라는 가장 좋
은 기분이 몸과 마음, 영혼을 뒤흔들어 울리면서 내면의 에너지를
한껏 끌어올린 결과다. 우리는 이 에너지를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어떻게? 기분을 통해서. 기분은 특히 건강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기분이 좋을 때는 몸에 에너지가 흘러들어 자연 치유력이 좋아지고
생명력이 살아난다. 그래서 활력과 생기, 생동감 등을 느낄 때의 좋
은 기분은 몸이 건강하다는 신호다. 그런데 기분이 나빠지면 에너
지가 약해져 몸 여기저기에서 탈이 나기 시작한다. 부정적인 감정
이 심장과 간, 위장 등 인체의 모든 장기는 물론 뇌까지도 좋지 않
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 어린 시절,
심리적 학대를 받으며 부정적인 감정에 노출된 아이들의 뇌에 심각
한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무엇보다도 기분이 좋으면 취업과 입시, 사업, 대인관계 등 모든


일이 자신이 생각한 대로 순탄하게 흘러가지만, 기분이 나쁘면 모
든 일이 어긋나면서 좋지 않은 방향으로 펼쳐진다. 우리는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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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으면 미래를 긍정적 상상하고 바라는 대로 꿈꾼다. 반면 기분이
나쁘면 앞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좋지 않은 일이 닥칠 거라고
지레 걱정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좋은 기분으로 미래를 긍정적
으로 상상하면, 어느 순간 상상한 것이 현실이 된다는 것이다. 마찬
가지로 좋지 않은 기분으로 미래를 걱정하면 어느 순간 걱정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 이것이 바로 시크릿의 원리인 양자물리학의
관찰자 효과다. 그래서 기분은 자신이 미래를 어떤 방향으로 그려
나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표시판인 셈이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는지 아니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미래를 그
려나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은 기분밖에 없다. 이처럼 기분이
라는 에너지는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기분을 통해
원하는 것과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오도록 허용할 수도 있
고, 반대로 밀어낼 수도 있다. 지구상의 모든 것이 에너지라는 사
실은 이미 밝혀졌다. 기분이 좋을수록 자신의 에너지는 높아지고,
에너지가 높아진 만큼 높은 에너지 수준에서만 벌어질 수 있는 기
적과도 같은 일들과 자신이 좋다고 여기는 일들을 현실로 불러낼
수 있는 힘은 더 커지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이 삶을 살아가는 데
축복이자 선물인 이유도 지금 이 순간에 느끼는 기분을 통해 삶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좋은 기분을 더 자주, 더 깊게 느낄수록 그 힘은


배가 된다. 특히 어떤 특정 대상에 대해 미움과 분노, 두려움과 걱
정을 내려놓고 좋은 기분을 느끼는 것이 삶을 변화시키는 출발점이
다. 마치 손흥민이 축구를 잘하려면 좋은 기분으로 축구를 즐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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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했던 것처럼,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늘 기분 좋은 표정으로
경기에 나서고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어떤 일과 사람에 대해 좋은 기분을 가지는 것이 자신의 삶을 성공
으로 이끄는 비밀이다. 그런데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좋은 생
각과 느낌이 꼭 필요하다. 짜증이 나고 불쾌한 상황이 벌어져 기분
이 상했어도 우리는 얼마든지 생각과 느낌을 통해 기분을 변화시킬
수 있다. 좋지 않은 상황을 다른 관점으로 해석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거나 짜증 나고 불쾌한 느낌 자체를 아예 좋은 느낌으로 바꿔 기
분을 고양하는 것이다. 그런데 좋은 생각을 통해 기분을 전환하는
것보다 좋은 느낌을 통해 기분을 전환하는 것이 훨씬 쉽고 빠르다.
왜냐면 느낌은 통합적이고 직관적이며 근본적이기 때문이다. 생각
이 몸과 마음의 차원에서 작용한다면 느낌은 영혼의 차원에서 작용
하기 때문에 느낌의 힘이 더 세다. 그래서 느낌을 바꿔 기분을 상
승시키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삶을 도약시키는 강력한 에너지인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는 좋은 느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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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우리는 느낌을 모른다

1. 느낌은 지혜롭고 심오한 영혼의 신호

얼마 전에 끝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방송


국 피디 역할을 맡은 안재홍이 드라마 작가 역할을 하는 천우희와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안재홍은 천우희에게 “서른 되면
괜찮아져요. 나 그거 흥미롭던데, 가슴이 폴짝폴짝. 나랑 한번 해
보는 거 어때요? 그거.” <서른 되면 괜찮아져요>라는 천우희의 드
라마 대본을 안재홍이 읽어보고 가슴이 폴짝폴짝 뛰었다며 자신과
함께 드라마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하는 장면이다. 그런가 하면 일본
에서 소프트웨어 유통회사이자 IT 기업인 소프트뱅크를 설립해 세
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손정의 회장을 오늘날에 있게 한 것도
가슴속의 작은 떨림인 `느낌’이었다. 손정의 회장은 “휘황찬란한
반도체 집적회로 확대 사진을 본 것이죠. 인류 생활을 한 단계 끌
어올릴 인류 최고, 최대의 지적 결집체를 보고 ‘바로 이것이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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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흥분에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그 사진을 오려내 투명 비닐에 싼
뒤 반년 가까이 항상 안고 다녔습니다. 잘 때도 품고 잤고요.” 손
정의 회장이 오늘날 일본에서 가장 돈이 많으면서 존경받는 기업
인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도 설렘과 흥분이라는 느낌이
었다. ≪행복한 CEO는 명상을 한다≫란 책을 지으며 국내에서 명
상 바람을 일으켰던 명상 코칭가 김범진의 ≪섬세≫란 책에 나오
는 내용이다.

한편 1990년대 초, 미국 심리학자 팀 윌슨은 자신이 가르치는 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다섯 개의 포스
터를 보여주고 이들을 두 집단으로 나눴다. 한쪽 학생들에게는 포
스터를 보고 어떤 포스터가 끌리는지 선택하기 전에 각 포스터의
장단점이 무엇인지를 짧게 적으라고 했고, 다른 쪽 학생들에게는
포스터를 본 후 즉흥적으로 선택하라고 했다. 학기가 끝날 무렵 팀
윌슨은 학생들에게 각자가 고른 포스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여러 가지 비교 분석 후 심사숙고 끝에 고른 쪽
은 자신의 선택에 그다지 만족하지 못하였지만, 즉흥적으로 고른
쪽은 긍정적인 평가를 했을 뿐만 아니라 포스터를 자기 집 벽에 붙
여두었다고 대답했다. 2006년 네덜란드의 심리학자 아프 데익스테
르후이스도 비슷한 실험을 했는데, 네 종류의 자동차에 관해 설명
하고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실물을 직접 볼
수는 없고 자동차에 대한 설명만 들을 수 있었다. 네 종의 자동차
중 한 가지는 우수한 특징이 많았다. 새 차인데다가 서비스가 좋기
로 소문이 난 회사의 제품이다. 나머지 두 종은 중간 정도의 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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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었고, 마지막 한 종은 상태가 최악이었다. 첫 실험에서 참가자들
에게 각 자동차의 특징 네 가지를 읽어주었다. 그러니까 참가자들
은 총 열여섯 가지의 정보를 듣게 된 셈이다. 그리고 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한쪽은 각 자동차에 대해 여러 가지를 따져
보도록 했고, 나머지 집단은 언어 문제를 풀게 해 무의식적으로 생
각하게 했다. 그 후 모두에게 자동차 중 한 종을 고르게 했는데 결
과는 의식적으로 생각한 참가자들이 최고의 자동차를 선택한 경우
가 많았다. 두 번째 실험에선 자동차당 열두 가지 특징을 들려주었
다. 그러니까 총 마흔여덟 가지의 자동차 정보가 참가자들의 머릿
속에 흘러들어 간 것이다. 그 결과 이번에는 무의식적으로 생각한
참가자들이 최고 성능의 자동차를 골랐다. 너무 많은 특징이 머리
에 주입되면서 이성적 판단력이 흐려진 것이다.

위 실험은 독일의 저널리스트 바스 카스트가 지은 ≪지금 그 느


낌이 답이다≫란 책에 소개된 내용이다. 바스 카스트는 대학에서
심리학과 생물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과학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데
의학 저널리즘 부문에서 여러 번 수상할 정도로 심리학과 의학, 과
학을 넘나들며 깊은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제목을 통해서
도 알 수 있듯이 이성적 지식이나 판단보다는 느낌과 기분, 직관이
훨씬 더 정확하며 특히 감정이 모든 창조성의 뿌리라는 것을 다양
한 사례와 함께 풀어내고 있다. 바스 카스트는 책에서 더 많은 분
석이 더 나은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와 가슴에는 머리가 미
처 모르는 정보가 많이 있다는 것 그리고 중요한 결정일수록 이성
을 믿지 말라고 주장하며 이를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가며 펼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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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팀 윌슨과 네덜란드 심리학자 아프 데익스
테르후이스의 실험처럼 머릿속에 들어있는 갖가지 정보와 지식을
활용해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것보다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가운데
가슴 깊은 곳에서 샘솟는 순간적 느낌이나 기분이 어떤 것을 결정
하거나 선택할 때 더 정확한 경우를 우리는 수 없이 경험한다. 최
근 필자가 ‘몸과 마음, 영혼을 살리는 음악치유’라는 주제로 강연
을 하면서 참가자들에게 느낌과 기분의 중요성을 음악을 통해 일
깨우고 있는데, 한 참가자가 자신의 사례를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참가자는 집안에 사정이 생겨 급하게 이사를 가야했는데, 새롭게
거주할 아파트를 고르면서 한참 애를 먹었다고 했다. 가격과 교통
여건, 생활 인프라, 자연환경 등 몇 가지 조건을 염두에 두고 아파
트를 고르는데 마음에 쏙 드는 게 없어 도저히 못 고르겠다는 것
이었다. 가격이 맞으면 교통이 안 좋고, 가격과 교통이 맞으면 이
번에는 생활 인프라가 부족해 마음에 안 들었다고 했다. 그렇게 며
칠을 다리품을 팔면서 고생을 하다가 순간 모든 생각을 비우고 느
낌이 가장 좋은 아파트로 결정하겠노라 다짐했다고 한다. 그리고
몇몇 아파트를 다녀본 후 느낌이 가장 편안하고 좋은 아파트로 결
정하고 계약을 마친 후 이사를 해서 살아보니 그렇게 만족스러울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아마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이런 경
험을 했을 것이다. 불현듯 떠오른 예감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거나
왠지 모르게 느낌이 좋은 사람과 따뜻한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
는 일들 말이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CEO부터 야구나 축구 등 스포츠 감독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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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기까지 많은 사람이 순간적 느낌과 기분, 직관을 활용해 뭔가를
결정하고 그 느낌에 따라 행동한다. 사업의 투자처를 고르거나 특정
선수를 경기에 빼거나 넣거나 할 때도 데이터라는 과학적 자료를
기본적으로 활용하지만, 최종적으로 결정할 때는 느낌에 의존한다.
필자도 이와 유사한 일을 비교적 많이 겪었는데 가장 놀라웠던 것
은 오랫동안 근무했던 서울의 공연장에 입사할 때 벌어졌던 일이었
다. 입사 원서를 내기 위해 접수처인 구청으로 걸어가는데 왠지 편
안하고 기분 좋은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처음 가는 길인데도 낯이
익었고, 입사 시험에 합격해서 일할 수 있을 것 같은 묘한 행복감이
계속 솟구쳤다. 그 느낌은 면접 때도 이어졌는데 결국 느낌대로 입
사 시험에 합격했고 성취감을 느끼며 오랜 시간 일을 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인체 내에서 심장이 맡고 있는 놀라운 기능을 연구하
고 있는 하트매스연구소의 닥 췰드리와 하워드 마틴은 심장에도 지
능이 있다고 주장한다.
심장은 우리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분
명한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닥 췰드리와 하워
드 마틴이 함께 지은 ≪스트레스 솔루션≫이란 책에서 그들은 “우
리가 심장의 도움을 받지 않고 두뇌로부터의 지시에 따르는 삶을
살 때 우리의 편협한 마음은 어리석고 부주의하며 수치스럽게 생각
했던 행동을 하게 된다.”라고 주장한다. 세계 최고의 과학자와 경영
가로 손꼽히는 아인슈타인과 스티브 잡스도 비슷한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아인슈타인은 “정말로 중요한 것은 직관이다. 직관은 정신
의 신성한 선물이며, 이성은 정신의 충직한 시종이다. 우리는 시종
을 예우하면서 선물은 망각해 버린 사회를 만들었다.”라고 했고,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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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 잡스도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이다. 마음과 직관은 네가 진정으로 되
고 싶어 하는 것들을 이미 알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어린 왕
자≫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작가 생텍쥐페리도 “지금 여기에 나의
비밀이 있다. 그것은 간단한 비밀, 사람이 가장 올바르게 볼 수 있
는 것은 오직 심장을 통해서다. 왜냐하면 가장 소중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바 있다. 그렇다면 심장과 직관, 마
음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는 느낌은 무엇이고 어디에서 오는 것일
까? 심장이 멈춰 죽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나 사후 세계를 경험했
고, 그 경험을 책으로 출판해 큰 화제를 모았던 아니타 무르자니는
그의 책 ≪나로 살아가는 기쁨≫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는 내
면의 안내 시스템 같은 것이 있어서 늘 저를 안내하고 있다고 믿고
있어요. 이 안내 시스템은 누구나 갖고 있고, 항상 우리와 소통하려
고 하지요. 저는 마음을 고요히 할 때마다 그런 안내를 받고 그때마
다 바깥의 온갖 소리에 내 힘을 주어선 안 된다는 걸 느껴요.” 아니
타 무르자니는 그러면서 삶의 여러 가지 기로나 선택해야 할 상황
에서 그것들이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를 살펴보고 그 가운데
기쁨이나 열정, 행복을 주는 쪽으로 결정하라고 말한다. 느낌이 가
장 좋은 쪽을 선택하라는 말이다.
느낌이 가장 좋은 쪽이 행복과 풍요, 건강은 물론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현실로 불러들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아니타 무르
자니의 말처럼 내면의 안내 시스템은 바로 느낌과 기분이다. 마음이
고요하고 평화로울 때 가슴의 깊은 곳에서 샘솟는 느낌과 기분이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안내해주는 신호라는 말이다. 하트매스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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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말하고 있는 심장이 보내는 직관적 메시지와 아인슈타인의 직관,
스티브 잡스의 마음, 생텍쥐페리의 심장 모두가 결국 느낌과 기분을
말하고 있다. 이 느낌과 기분은 우리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느낌과
기분을 삶의 나침반으로 삼아 좋은 느낌과 기분이 느껴지는 것을
찾아 그 일에 용기 있게 도전하는 것이 성공하는 삶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바스 카스트도 그의 책 ≪지금 그 느낌이 답이다≫에서
“감정은 나침반과 같다. 감정은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행동해야 마
땅한지를 말해준다.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를 감지하여 우리의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라고 말하고 있다. 천재성과 창
의력 계발에 있어 세계 최고 권위자인 독일의 신경생리학자 볼프
징거 뮌헨대학교 교수도 “모든 아이들이 이런 비이성적 소통 수단
과 표현 수단을 갖고 태어나 이용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그 능력을
너무 적게, 너무 늦게 키워주며 그마저 이성적 언어를 통해 홀대하
고 억압한다.”라고 이야기한다. 볼프 징거 교수가 말하는 비이성적
소통 수단과 표현 수단도 바로 느낌과 기분이다.

그렇다면 내면의 안내시스템이자 삶의 나침반인 느낌과 기분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미국에서 ‘영혼의 의자 재단’이라는 비영리
재단을 설립해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와 목적을 일깨우고 있는 린다
프랜시스는 “당신이 가진 모든 감정, 당신이 느끼는 감정 하나하나
는 당신 영혼이 보내는 메시지다.”라고 말한다. 또한 잘나가는 변호
사를 그만두고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세계적인 마음의 스승을 만
나 대화를 나눈 뒤 그 이야기를 담아 ≪마음의 힘≫이란 책을 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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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트 드 파프도 그의 책에서 “각각의 모든 감정은 내면의 원천
에서 보내는 문자메시지와 같다. 중요한 것은 영혼이 보내는 그 메
시지를 지우지 않고 주목하고 기록하고 받아들이는 일이다.” 그러
니까 느낌과 기분은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존재하는 내면 존재인
영혼이 보내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보이는 몸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혼이 보내는 안내 시스템이 느낌과 기
분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영혼을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어떤
유명한 소설가는 ‘창조적 자아’라고 했고, ‘진정한 존재’, ‘참나’ 혹
은 ‘Real Me’, ‘진짜 나’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그러니까 우
리 내면에는 창조성과 천재성을 깨우고 영감을 북돋우며, 미래를
내다보는 가운데 올바른 길로 이끄는 진정한 자아가 있는데 그게
바로 영혼이라는 이야기다. 중요한 것은 이름이야 어떻게 불리든
상관없이 영혼은 가장 나답고 온전하며 행복한 삶을 위한 소명과
비전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영혼은 가장 지혜롭
고 심오하며 깊은 통찰력을 지닌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삶 속
에서 벌어지는 무수한 사건과 사고 속에서 영혼은 매 순간 행복하
고 풍요로우며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과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가
장 쉬운 길을 느낌과 기분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영혼은 느낌과 기분을 통해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목소리


를 들려준다. 그 메시지와 목소리는 매 순간 가장 옳은 길을 안내
하는 영혼의 지혜이자 통찰이다. 모든 보이지 않은 것을 알아차리
는 방법은 오직 느낌뿐이다. 바람이 불 때 시원한 느낌을 통해 바
람의 존재를 알 수 있고, 폐부를 찌르는 상쾌한 느낌을 통해 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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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심장을 두근거리는 황홀한 느낌을 통해
가슴속에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
안에 영혼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아는 방법도 매 순간 경험
하는 느낌과 기분을 통해서다. 느낌은 영혼이 전달하는 언어이고,
영혼은 느낌을 통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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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좋은 느낌과 나쁜 느낌의 진짜 의미

오랜만에 TV를 보면서 휴일 오후를 여유롭게 보내고 있는데 갑


자기 옛날에 힘들게 했던 사람이 떠오른다. 직장인들의 처절한 생
존 싸움을 코믹하게 그린 공영방송 드라마의 한 장면이 잠들었던
기억을 깨운 것이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전 직장에서 자신을 유
난히 괴롭혔던 상사였다. 콤플렉스가 많았던 상사는 업무처리나 보
고, 발표는 물론 하다못해 사소한 문서 작성 하나라도 팀원들이 자
기보다 잘하는 게 눈에 띄면 결재를 일부러 늦춰 애간장을 태운다
거나 사소한 일로 꼬투리를 잡아 화를 내곤 했다. 요즘 같으면 괴
롭힘 금지법으로 신고라도 할 수 있겠으나 예전에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 불현듯 생각
나자 분노와 짜증의 감정이 솟구쳤다. 그러면서 좀 전에 느꼈던 여
유로움은 사라지고 불쾌한 느낌이 밀려와 편안했던 휴일 오후가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또 이런 일도 있다. 아이들 학원비와 부모님 요양원 비용, 아파
트 대출 이자 등 다달이 나가야 할 돈은 정해져 있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세금청구서가 우편함에 꽂혀 있다. 그걸 본 순간 하늘이 노
랗게 보인다. 빠듯한 살림살이 때문에 아이들 고기 한번 제대로 사
주지 못했는데 무슨 세금을 또 내야 한단 말인가? 주 5일제다 52
시간 근무제다 해도 초과근무수당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야근
도 하고 휴일 근무도 하는데 적지 않은 세금을 또 내야 한다고 생
각하니 억울하기도 하고 정말 이 나라를 떠나고 싶은 심정이다. 절
망이란 이런 것일까 하는 우울한 기분에 휩싸이자 다리에 힘이 빠
지면서 모든 에너지가 사라지는 기분이다.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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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하는 걸까 생각하니 의욕도 열정도 메말라 버렸다.

위와 같은 모습이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이다.


여기저기서 치이고 위아래서 채이면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간만에 편안한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맛본다
해도 어느 순간 불안감과 두려움, 걱정이 엄습해 감미로운 순간을
마음껏 즐길 틈도 없다. 반드시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생각과 그에
따른 팽팽한 긴장감으로 무장한 채 다시 총성 없는 전쟁터로 나간
다. 어쩌면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은 불안함과 두려움 등 부
정적인 느낌과의 싸움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직장이나 학교에서
받는 상당한 중압감 속에서 조금이라도 좋은 느낌을 맛보기 위해
엄청난 돈과 시간을 쏟아붓는다. 비싼 돈을 들여 아름다운 휴양지
로 해외여행을 가고, 수십 개월 할부를 내서라도 명품 쇼핑을 한다.
아픔을 나눌 친구와 새벽까지 대화를 하거나 없는 시간을 쪼개 캠
핑과 낚시, 운동, 스포츠 등 레저 활동을 즐기는 이유도 느낌을 조
금이라도 좋게 하기 위해서다. 그래야 살 수 있으니까. 그래야 살아
갈 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니까.

그나마 여행과 쇼핑, 운동 등을 통해 느낌을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은 마음이 아직 건강하다는 신호다. 마음이 건강하지 못해 감정
의 균형을 잃어버리면 평범한 활동으로는 좋은 느낌을 경험할 수
없다. 그래서 손을 대는 것이 환각제인 마약과 술이다. 이렇게 해서
라도 짧은 시간이나마 좋은 느낌을 경험해야만 삶을 유지할 수 있
기 때문이다. 그것은 좋은 느낌을 느끼는 상태가 우리의 본성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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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그렇다. 느낌이 좋아 행복한 상태가 우리의 가장 자연스러운 삶
이자 그 상태를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이 우리의
본능이다. 그래서 좋은 느낌을 추구하고 행복한 기분을 경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행동이다. 그것이 우리에게 가장 안온
하고 익숙하며 편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 감성이 메마르고 감정이 무뎌져 좋은 느낌을 경


험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가
점점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감성
이 예민한 학창시절에 좋은 느낌을 자주 그리고 깊이 느껴야만 자
신만의 잠재력과 창조성이 깨어나는데 느낌이 둔감해져 좋은 느낌
을 경험하지 못하다 보니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지 못한 채 또래
친구들을 비롯해 타인에 대한 아픔을 공감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학교폭력과 왕따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 이것은 직장
인들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VR 기술을 활용해 가상 세계에서 자
신이 원하는 좋은 느낌이나 기분을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도 선
보이고 있는데 앞으로 이런 감정 시장이 엄청난 성장세를 보일 것
이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세계적인 영성가 에크하르트 톨레는 그의
책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에서 “사랑과 기쁨은 진정한 자신과
깊이 연결될 때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우리 본연의 상태가 곧 사
랑과 기쁨의 상태이기 때문에 그 감정들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사랑과 기쁨, 평화는 자신의 진정한 존재와 내적으로 연결된 상태
인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삶은 나쁜 느낌을 어떻게 좋은
느낌으로 바꿔 본연의 존재 상태에 머물 것인가로 귀결된다고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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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다.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건강과 풍요, 행복을 찾는 것은 물
론 꿈을 이뤄 원하는 삶을 사는 비결이다. 얼마 전 유시민 작가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10주기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서 이런
말을 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감정노동이 수반되는 책임이 큰
자리인데 두 분께서 극심한 감정의 기복, 좌절감들을 어떻게 이겨
냈고 어떤 감정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을까 이런 점을
관심 있게 보려 한다.”고 말했다. 상당히 통찰력 있는 말이다. 대통
령이 됐든 일반 시민이 됐든 일상에서 수시로 경험하게 되는 부정
적인 느낌을 어떻게 정화하고 좋은 느낌으로 바꿔내느냐가 국가정
책은 물론 개인의 인생을 결정짓는다. 그렇다면 좋은 느낌과 나쁜
느낌의 의미는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의 가슴속에는 진정한 자아로서 내면 존재인 영혼이 살아 잘


숨 쉬고 있다. 그 영혼은 우리 자신이 건강하고 행복하며 풍요롭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심오하고 정확한 지혜와 통찰, 비전을 매 순간
보여주고 있다. 바로 느낌을 통해서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의 느낌
은 영혼이 보내는 내밀한 신호다. 느낌은 영혼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목소리인 셈이다. 결국 영혼은 가슴의 떨림과 울림을 통해 우
리들 각자와 대화를 하는데 그 은밀한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이 남
이 조종하는 삶이 아닌 자신이 주인공인 온전한 나의 삶을 사는 길
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 편안함과 상쾌함, 홀가분함, 행복감 등의
좋은 느낌을 느끼고 있다면 당신의 영혼은 활짝 웃고 있으며 가슴
에서 잘 숨 쉬고 있는 것이다. 반면 불편함과 불쾌함, 답답함, 갑갑
함 등의 나쁜 느낌을 느끼고 있다면 당신의 영혼은 찌푸린 채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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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숨 막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느낌이 좋아 영혼이 활짝 웃고
있다는 것은 당신의 몸과 마음이 영혼과 하나로 연결되었다는 뜻이
다. 반면 느낌이 나빠 영혼이 찌푸린 채 숨 막혀 있다는 것은 당신
의 몸과 마음이 영혼과 분리되어 있다는 뜻이다.

몸과 마음이 영혼과 연결될 때 고요하고 충만한 느낌에 휩싸여


열정과 영감에 이끌리는 삶을 살게 된다. 몸과 마음이 영혼의 본성
에 맞게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누리게 된다. 반면 몸과 마음, 영
혼이 분리될 때 두려움과 걱정에 휩싸여 외부의 자극에 동물적으로

반응하는 삶을 살게 된다. 몸과 마음이 영혼의 본성과 조화를 이루

지 못해 몸이 여기저기 아프고 마음이 괴로워진다. 일상생활 속에


서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랐는데 설렘과 희망, 열정 등 좋은 느
낌이 느껴진다면 영혼이 느낌을 통해 그 생각을 지지하는 것이다.
그 생각대로 행동하라고 손짓하는 것이다. 그 생각대로 행동하면
좋은 일과 원하는 일들이 생길 것이라고 응원하는 것이다. 반면 두
려움과 걱정, 좌절감 등이 느껴진다면 영혼은 역시 느낌을 통해 그
생각을 그만하라고, 생각을 바꾸라고 등을 떠미는 것이다. 시험에
떨어질 것 같은 생각에 걱정이 앞서거나,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질
투할 때 아니면 통장에서 빠져나갈 세금과 고지서를 생각할 때 우
울함이 생기는 등 느낌이 나빠지는 것은 영혼이 감정을 통해 그런
생각을 계속하면 그 생각과 어울리는,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이라
고 경고하는 것이다. 우리 본연의 상태인 행복과 기쁨에서 멀어져
불행과 가난, 질병이 닥쳐올 것이라고 주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영
혼에는 나쁜 느낌이 없다. 좋은 느낌과 나쁜 느낌이라는 신호를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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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앞길을 보여줄 뿐이다. 우리는 보통 마음을 깊이 나눌 수 있는
친밀한 사람을 소울메이트(soulmate)라고 하는데, 이때 소울메이트
도 어떤 일이나 취미에 있어 비슷한 느낌을 공유하는 사람을 말한
다. 어떤 일에 대해 같은 느낌을 지니고 교감할 수 있으면 그 사람
과 영혼의 단짝이 될 수 있다. 감정의 공통분모가 많다는 것은 가
슴 깊이 영혼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TV를 보거나 길을 걷다가 어떤 특정한


생각을 통해 좋은 느낌을 경험했다면 그것은 영혼이 그 생각과 느
낌을 유지하면서 계속 행동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 길 속
에서 행복과 기쁨, 풍요와 건강을 발견할 수 있다고 안내를 보내는
것이다. 반면 나쁜 느낌을 경험했다면 생각과 느낌을 바꾸라는 신
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 생각과 느낌을 계속해 나간다면 불행해진
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영혼의 은밀한 메시지인 느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 우리는 영혼의 본성대로, 자유롭게 꿈을 꾸면서 소망
을 이루며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느낌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
다. 자신과 상관없이 느껴지고 그냥 흘려버리면 그만인 단순한 감
정이 아니다. 그것은 불확실하고 희미하게 보이는 미래를 밝혀줄
보석과 같은 찬란한 에너지로서 삶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등대이다.
오늘부터 틈틈이 느낌을 알아차리고 어떤 느낌이 생겼을 때 잠시
멈춰서 영혼이 지금 나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를 음미해
보자. 그리고 생각에 따라 행동하기보다는 느낌에 따라 행동할 때
가 더 자연스럽다는 것을 명심하자. 특히 편안하고 상쾌한 좋은 느
낌이 솟아날 때 그 느낌대로 움직이면 일이 막힘없이 풀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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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좋지 않은데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잠시 기다렸다가 느낌을
좋게 변화시킨 후 행동한다. 또 한 가지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
던 새로운 좋은 느낌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 새로운 느낌 속에 자
신의 색다른 에너지, 드러나지 않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꿈틀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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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느낌이 바뀌면 기분만 변할까? 느낌이 바뀌면 변하는 것들

가슴속에 존재하는 내면 존재인 영혼이 우리를 행복과 풍요, 건


강의 길로 안내하는 신호인 느낌이 바뀌면 무엇이 변할까? 느낌이
바뀐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필자가 경험했던 일을 통해
그 비밀의 문에 들어가 보자. 필자는 2014년 5월, 인도로 한 달간
배낭여행을 갔었다. 여행의 막바지에 이르자 필자는 예정대로 인도
의 휴양 도시인 마날리에서 세계적인 영혼의 성지로 불리는 히말라
야 북부 도시 레로 이동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마날리에서 레
로 가는 구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험난한 코스 중 하나로, 해발 4천
미터가 넘는 깎아질 듯한 히말라야 산맥을 20시간 넘게 통과해야
하는 코스다. 히말라야 만년설이 손에 잡힐 듯 보이는 험준한 설산
을 끼고 돌면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 급경사를 올라갔다 내려
가기를 반복해야 하는 루트다. 테마파크의 어떤 놀이 기구와도 비
교도 안 될 정도로 극한의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길로 유명하다.
더군다나 인도의 도로 사정은 무척 열악한데 그중에서도 상황이 가
장 안 좋은 곳이 바로 마날리에서 레로 가는 히말라야 구간이다.
운전 중에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거나 졸기라도 하면 바로 낭떠러지
로 추락이다. 실제로 낭떠러지에 굴러떨어진 차량과 부품들이 주인
을 잃은 신발처럼 여기저기 황량하게 나뒹구는데, 그 장면을 볼 때
마다 등골에서 식은땀이 났다.

레로 가는 여정에서 필자를 두렵게 한 것이 또 있었으니 바로 고


산병이었다. 보통 해발 3천 미터를 넘어가면서 시작된다고 알려진
고산병에 한 번 빠져들면 정상적인 생활과 활동이 불가능한 것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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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병원에 실려가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들었기에 공포감은 이
루 말할 수가 없었다. 필자는 고산병의 고통에서 벗어나 맑은 정신으
로 20시간 동안 펼쳐지는 히말라야의 멋진 풍광을 제대로 즐기고 싶
었다. 그래서 레로 출발하기 며칠 전부터 활동량을 줄여 체력을 아꼈
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어 잠을 푹 자려고 노력했다. 특히 떠나
기 전날 밤에는 배운지 얼마 안 되는 명상을 하면서 시각화를 통해
히말라야를 온전히 즐기는 필자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드디어 레로 출발하는 날이 밝았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인 새벽 4


시, 레로 향하는 미니버스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올랐다. 명상도
하고 시각화도 했지만, 막상 버스에 오르니 겁이 나기 시작했다. 쌀
쌀한 날씨 탓인지 아니면 두려움 때문인지 소름이 돋으면서 짙은
어둠과 함께 무서움이 밀려들었다. 그 순간 갑자기 이 두려움을 안
도감으로 바꿀 수만 있다면 고산병의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마침 운전석 앞에 매달린 작
은 인형이 필자의 눈에 들어왔다. 레의 전통복장을 입은 귀엽고 앙
증맞은 인형이었다. 필자는 인형이 필자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기로
하면서 ‘저 인형이 나를 지켜줄 거야! 나는 지금 너무도 편안하고
안전해’라고 마음속으로 주문을 걸기 시작했다.

어느덧 버스가 출발하자 서서히 아침이 밝아왔다. 잠시 후 말로


만 듣던 히말라야의 높은 산들이 눈앞에 나타났다. 웅장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압도적인 풍광이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히말라야
산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그렇게 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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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야 산맥을 지나면서 무서움이 밀려들거나 졸다가 깨 정신을 들
면 인형을 바라보며 ‘나는 안전하고 평온하다’라고 심호흡을 하면
서 안도감을 깊이 느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마음이
편안해졌고 공포감이 조금씩 누그러졌다. 이제 버스는 본격적으로
히말라야 낭떠러지 고갯길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1시간쯤
히말라야에서 가장 위험한 구간을 지나자 일행 모두가 고산병의 고
통에 빠져들었다. 버스에는 운전기사와 인도 현지인 2명 그리고 필
자를 포함해 우리나라 여행객 4명이 타고 있었는데, 필자를 제외한
20대 청년 두 명과 30대 여성 한 명이 극심한 고산병을 겪기 시작
한 것이었다. 다들 눈을 감은 채 흔들리는 의자에 몸을 맡기며 의
식을 잃은 듯 고통스러워했다. 버스 밖에서는 히말라야의 눈부신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지만 고개조차 돌리기 힘든 상황이었다. 휴게
소 같은 허름한 곳에서 몇 번 쉬기도 했지만, 버스 밖으로 나갈 엄
두도 내지 못하고 차 안에서 괴로움에 신음하고 있었다. 그런데 신
기하게도 필자만 멀쩡했다. 조금 어지러웠으나 크게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고 호흡도 편안해 필자만 창밖으로 보이는 거짓말 같은 히말
라야의 풍경을 홀로 즐기고 있었다. 체격도 건장하고 몸도 튼튼해
보이는 20대 청년과 30대 여성이 고산병에 신음할 때 여행객 중
유일하게 40대로서 나이가 제일 많았던 필자만 고산병 없이 히말
라야를 무사하게 넘을 수 있었다.

그렇게 20시간 가까이 험난한 여정을 마치고 우리 일행은 천신


만고 끝에 레에 도착했다. 그리고 각자 예약해둔 숙소로 향했고 멀
고도 길었던 하루를 마무리했다. 필자는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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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면서 왜 필자만 고산병에 걸리지 않았을까를 생각했다. 체격이나
체력이 훨씬 좋은 20대 청년들도 엄청나게 고생을 했는데 왜 필자
에게만 고산병이 비켜 간 것일까를 조용히 탐구했다. 필자는 버스
안에 있던 작은 인형이 필자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과 안전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깊이 느낀 것이 원인이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고산병의 두려움을 안도감으로 바꾸었고, 그 느낌이 온
몸의 세포까지도 전달되도록 한 것이 고산병을 이겨낸 이유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고산병은 두려운 것이라는 생각에서 생겨나는 자
동 반사적 공포감을 의식적으로 안온한 느낌으로 바꾼 것이 현실로
그대로 나타난 것이었다. 필자는 그때 하나의 느낌에 빠져들면 그
것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고, 그 느낌과 비슷한 현실이 펼쳐진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느낌의 힘을 절실하게 확인하며 레에서 맞는
첫날 밤을 편안하게 보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다면 필자의 경험처럼 느낌이 바뀌면 무엇이 변할까? 가장


먼저 기분이 바뀐다. 느낌이 바뀌면 느낌에 맞게 기분이 변한다. 좋
은 느낌은 기분을 좋게 하고, 불쾌한 느낌은 기분을 나쁘게 한다.
느낌은 좋은데 기분이 나쁠 수 있을까?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데 기
분이 나쁠 수는 없다. 간혹 서로 상이한 느낌이 들어 찜찜할 수는
있어도 느낌이 좋으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진다. 느낌을 통해 기분
이 바뀌면 무엇이 바뀔까? 기분은 에너지, 특히 우주의 에너지와
얼마나 연결됐는지를 보여준다. 우주의 에너지는 지구는 물론 우주
만물을 창조한 에너지로서 이 에너지에 우리는 언제든 접속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에너지를 몸과 마음, 영혼이 건강하고 조화를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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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하는 데 활용할 수 있고, 바라는 꿈을 실현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다. 에너지에 접속하는 방법이 바로 느낌을 바꿔 기분을 좋게 하
는 것이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지면 우주의 에너지와 연결돼 무언
가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 들고, 기분이 나쁘면 에너지와 연결되지
않아 무언가 고갈되고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사실 우리 주위에는 우주의 에너지가 가득 차 있다. 속이 체한


것처럼 막혀 불편할 때 숲이나 바다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면 어느 순간 위장이 뻥 뚫린 듯 시원한 느낌을 받는

것도 에너지가 몸으로 들어와 흐르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기획서를


작성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창조적인 작업을 하다가 어느 순간
막혀 새로운 아이디어가 안 떠오를 때, 바람을 쐬거나 산책을 하면

서 기분을 전환하면 영감이 떠오르는 것도 에너지로 인해 생기는

일이다. 고요하고 충만한 느낌 속에서 행복과 기쁨을 넘어 황홀함


과 사랑을 느끼는 등 기분이 가장 좋을 때가 에너지가 가장 꽉 차
있는 상태다. 이때 하늘을 날 수 있을 것처럼 기분이 좋고 밥을 먹
지 않아도 잠을 자지 않아도 지치지 않고 피곤한 줄 모른다. 기운
이 넘치는 상태로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느껴진
다. 반면 실망과 좌절감 속에서 우울함과 무기력함, 죄책감을 느끼
는 등 기분이 가장 좋지 않을 때는 에너지가 완전히 바닥난 상태
다. 아무런 의욕도 없고 열정도 식어버려 무언가 새롭게 시도할 마
음이 생기지 않는 가운데 미래가 암담할 것 같은 생각만 든다.

이 우주의 에너지를 신(神) 혹은 창조주, 우주의 지성이라고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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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도 한다. ≪행복한 이기주의자≫란 책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세계적인 자기계발 전문가 웨인 다이어는 ≪확신의 힘≫이란 책에
서 “우리의 내면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라고 언급해온 신(神)의 불꽃
이 있다. 이것은 감각기관으로는 느낄 수 없는 존재이다. 우리는 신
(神)의 일부이므로 내면에 신(神)이 들어있다. 따라서 스스로의 신성
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한다. 또한 ≪3분 고전≫, ≪고전의
대문≫ 등을 통해 고전의 가치를 전파하고 있는 박재희 민족문화콘
텐츠연구원 원장도 사서삼경인 ≪대학≫을 인용하면서 인간은 태어
날 때부터 하늘의 본질인 천성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주장한다. 인간
의 내면에 하늘이라는 무한하고 광활한 존재의 본성이 살아 숨 쉬
고 있다는 말이다. 박원장은 “영혼이 떨릴 때 그 천성과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한다. 불교에서도 불성이라는 부처님의 마음과 모습이
모든 인간에게 들어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우리에게는 신성이나
천성, 불성 등 초월적 에너지를 가진 존재의 본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렇다면 언제 그런 존재의 본성과 가장 가까워지는 것일까? 바
로 느낌과 기분이 가장 좋을 때다. 느낌과 기분이 가장 좋을 때 우
리는 우주의 에너지 혹은 신(神), 창조주와 가장 가깝고 깊이 연결
된 존재가 돼 신성과 천성, 불성과 하나 된 존재가 된다. 바로 그때
가장 높은 차원의 존재로 거듭나게 되며, 가장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는 본연의 자신을 되찾는 순간이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로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럴 때 어릴 적 받
았던 마음의 상처나 콤플렉스,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부정
적인 감정에 의해 억눌려 있던 자신만의 잠재력과 천재성, 창조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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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을 드러낸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탁월한 재능과 감성이
뿌리 깊게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런 능력들은 의식적인 노력보다도
기쁨과 성취감, 살아있다는 느낌 등 좋은 느낌을 경험할 때 자연스
럽게 샘솟는다.

그리고 느낌이 바뀌어 기분이 좋아지면 몸과 마음, 영혼이 서로


연결되면서 조화를 이룬다. 몸과 마음, 영혼이 연결되고 조화를 이
룬다는 것은 몸과 마음이 영혼의 본성에 맞게 변화된다는 의미다.
몸은 활력이 넘쳐 건강해지고 마음은 감정의 균형을 되찾아 부정적
인 감정에 휩쓸리지 않게 된다. 무엇보다도 느낌이 바뀌어 기분이
좋아지면 스트레스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심각
한 마음의 병 중 하나인 스트레스도 느낌과 기분이 나쁠 때 더 심
해지는데, 느낌과 기분이 좋아지면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스트레스
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세짐과 동시에 스트레스 만성화에 빠지지
않게 된다. 느낌이 바뀌어 기분이 좋아지면 더 이상 인간관계 때문
에 힘들어하지 않는다. 모든 관계가 어긋나고 뒤틀어지는 지점인
타인에 대한 생각 자체가 본질적으로 사랑의 관점으로 변하기 때문
에 인간관계가 따뜻하고 깊어진다. 느낌이 바뀌어 기분이 좋아지면
꿈을 이루고 소원을 성취할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갖게 된다. 감정
을 통해 샘솟는 광대한 우주의 에너지와 신성한 힘이 꿈을 이루고
소원을 성취하는 데 발휘되면서, 꿈을 상상하고 소원을 그리면 의
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언젠가 현실로 드러난다.

마지막으로 느낌이 바뀌어 기분이 좋아지면 우리가 생각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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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시하는 사물의 본질이 변한다. 우주의 모든 것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경험하는 느낌과 기분에 큰 영향을 받는다. 어떤 사물이나
대상에 대해 좋은 기분을 느낀다는 것은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대
로,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필자가 히말라야 고산병
을 두려움이 아닌 안도감으로 느낀 것이 현실에 그대로 나타나 건
강하게 여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것이 모든
기적의 시작이다. 지금 이 순간의 느낌과 기분에 따라 미래는 얼마
든지 바뀔 수 있다. 느낌이 바뀌어 기분이 좋아지면 미래가 자신의
뜻대로, 자신이 꿈꾸는 대로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느낌이 바뀌
어 기분이 변하면 몸과 마음, 영혼은 물론 우주도 그것에 맞춰 움
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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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운동선수들이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

2017년 6월 11일, 국민 타자 이승엽은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경기에서 1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세우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승엽은 경기가 끝난 후 “타격감
이 꾸준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유지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하며
타격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2019년 8월 2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
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 3안타 4타점을 기록
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LG 트윈스 이형종도 경기가 끝난 후 “타격
감은 나쁘지 않지만, 이 감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
다.”라고 말했으며, NC 다이노스의 이동욱 감독은 팀이 3연승에 성
공하자 선수들을 칭찬하면서 “선수들의 전반적인 타격감이 올라온
게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타격감은 야구에서 팀이 승리를
거두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모든 선수가 이 ‘감’을 찾
고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붓는다. 그렇다면 축구
는 어떨까? 축구에서는 ‘골 감각’이란 말을 사용한다. “손흥민, 엄청
난 골 감각 과시”, “절정의 골 감각 김신욱, 벤투호 승선할까?”, “역
시 황의조! 골 감각 절정에 올랐다.” 이런 신문기사에서 보여지듯이
축구에서는 공격수들의 골 감각이 살아있는지가 팀이 승리하는 데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골 감각이 무뎌지면 메시든 호날두든 그 어
떤 세계적인 선수도 버티기 힘든 곳이 프로축구 세계다. 농구에서도
비슷한 표현을 쓴다. 인천 전자랜드의 농구선수 김낙현은 경기가 끝
난 후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슛 감각이 좋아지고 있다. 그대
로 이어졌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물오른 슛 감각 오리온, 중위권
맹활약”, “강이슬, 놀라운 3점 슛 감각” 등의 기사에서처럼 농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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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 슛 감각은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처럼 타격감, 골 감각, 슛 감각 등의 단어에서 볼 수 있듯이 야


구와 축구, 농구는 물론 수많은 스포츠에서 ‘감’을 중요하게 여긴
다. 운동선수들은 부상을 당해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그라운드나
집에서 이 ‘감’을 잃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어떤 선수
는 배트나 공을 잠시도 손에서 떼지 않고 계속 만지작거리면서
‘감’을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어떤 선수는 축구공을 24시간 눈에 보
이는 장소에 두고 가장 멋지게 활약했을 때의 기쁨과 성취감 등 좋
은 느낌을 떠올린다. 농구선수도 마찬가지다. 농구공을 늘 가지고
다니면서 손의 촉감이 사라지지 않도록 행동한다. 부상을 당했던
선수가 몸 상태가 좋아져 복귀가 임박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 역시
잃어버린 ‘감’을 찾아 예전의 경기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만큼 운
동선수들에게는 자신의 ‘감’을 찾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리
고 팀 차원에서도 선수들이 ‘감’을 잃지 않고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그렇다면 운동선수들이 자신의 기량과 기술을 완전히 발휘하는


데 꼭 필요한 ‘감’은 도대체 무엇일까? 단순한 감각일까? 아니면 감
각 너머의 무엇일까? 미국의 저명한 리더십 컨설턴트이자 스포츠
심리학자 스탠 비첨이 쓴 ≪엘리트 마인드≫는 최고의 성적을 거두
는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의 감정적⋅행동적 특성을 분석한 책이다.
최고의 성적을 내면서 엄청난 부와 명예를 거머쥔 선수들은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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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책은 인간에게는 자신에 관한 기본적인 신념이 있는데 그 신념
은 둘 중 하나라고 말한다. 하나는 자신은 지금보다 더 나아져야 한
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은 지금도 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런데 대다수의 선수나 사람들은 자신이 더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하
며, 아무리 큰 성공을 거둔다 해도 계속해서 나아지길 원한다는 것
이다. 그 이유는 자신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
한 지속적인 자책과 비판, 현재 상황에 대한 불만족이 오히려 자신
을 제약한다고 스탠 비첨은 지적하며, “선수들은 최상의 상태로 경
기에 임했을 때 어떤 내적 갈등도 없었고, 별로 애를 먹지도 않았으
며, 모든 게 쉽게 풀렸다. 핵심은 더 나은 것과 가장 좋은 것을 동시
에 추구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만약
더 나은 것에 집착한다면 결코 가장 좋은 것에 이를 수 없다.”라고
말한다. 자신의 부족함이나 실수를 자책하는 대신 지금 이 순간 자
신은 완벽하다는 생각을 마음속으로 품고 경기에 나섰을 때 최상의
결과가 나타나며, 그런 상태로 경기에 나가면 자신의 모든 능력이
자연스럽게 펼쳐진다는 것이 스탠 비첨이 주장하는 핵심이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재능과 기술, 창의력 등 자신의


능력을 완전히 발휘하면서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그
순간은 기쁨과 성취감, 살아있다는 느낌 등 좋은 느낌을 강렬하게
경험하면서 어떤 것을 이룬 순간이다. 또 한편 우리는 자신이 가장
아름답고 멋있게 보일 때가 있다. 인위적으로 그렇게 보이려고 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러운 어떤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감동하고, 때
로는 흠모하며 사랑까지 하게 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런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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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아름다우며 멋진 모습을 보일 때는 무언가 더 잘하려고 노력
하거나 혹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사라진 상태라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자만이나 자책, 앞날에 대한 걱정 등 모든 부정적인 생각이
사라지고 하나의 느낌에 머물 때가 바로 그 모습을 보이는 순간이
다. 그 순간에 완전히 빠져들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최선
을 다한 것이 환상적인 결과를 불러온다. 가장 뛰어나고 아름다우
며 멋진 모습은 고요하고 충만한 느낌이 차올라 마음이 가벼우면서
기분이 좋을 때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우리 모두의 본성이다.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을 있는 그대로 느낄 때 그 본성에 접근할 수 있다.
이런 상태를 영감에 빠진 상태 혹은 무언가에 몰입한 상태 또는 무
언가와 연결된 상태라고 하기도 한다. 이는 마치 명상 상태에서 황
홀경을 느끼며 내면에 있는 신비로운 존재와 하나가 된 상태이기도
하다.

그럴 때 세상은 우리가 예전부터 봐왔던 세상과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 그리고 무언가 강력한 힘이 자신을 이끄는 것 같은 느낌에
휩싸이기도 한다.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것은 자신을 제약하는 생각
과 믿음이 사라져 시공간의 감각이 없어졌기 때문이고, 어떤 힘에
이끌리는 것 같다고 느끼는 것은 우주의 에너지와 깊게 연결되었
기 때문이다. 이럴 때 운동선수들은 공이 크게 보이기도 하고, 자
신의 발놀림이나 손놀림이 마치 깃털처럼 가벼워졌다고 이야기한
다. 어떤 가수는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입을 통해 노
래하는 것 같았다고 표현하고, 어떤 무용가는 어떤 존재가 자신의
몸을 통해 춤추고 있어 자신은 단순히 춤의 통로가 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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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말한다. 이런 상태에 돌입하면 자신의 모든 능력이 살아나 최대
치로 극대화되면서 가장 뛰어난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게 된다. 운
동선수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쳐 보이고, 가수나 무용가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 가장 훌륭한 퍼
포먼스를 선보인다. 창조적 발상과 아이디어가 솟구치고, 그동안
풀지 못해 끙끙 앓았던 문제의 답이 쉽게 떠오르기도 한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존재하는 영혼이 보내는 신호인 느낌, 그중에서도
가장 기분 좋은 느낌 안에 가장 눈부시고 탁월하며 위대한 자신의
모습이 들어있다. 부정적인 느낌을 정화해 깊고 충만한 느낌을 경
험할 때가 가장 눈부신 모습으로 녹아드는 시간이고, 가장 기분 좋
은 느낌을 만끽할 때가 가장 탁월하며 위대한 모습으로 거듭나는
순간이다.

반면 느낌이 좋지 않아 기분이 나쁠 때는 나약하고 부족하며


이기적인 모습으로 빠져든다. 직관과 내면의 에너지를 연구해온
미국의 작가 삭티 거웨인은 ≪직관형 인간≫이란 책에서 한 인간
의 내면에는 통제하는 자아, 비판하는 자아, 거부된 자아, 연약한
자아, 부모 자아, 완벽한 자아, 성취지향적인 자아 등 여러 가지
자아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우리 안에는 우주만물의
특성과 에너지가 축소되어 들어가 있다. 우리가 살면서 이루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업 중 하나가 우리 안에 있는 여러 자아의 에너
지를 가능한 한 다양하게 표출해 우리의 잠재력을 모두 발휘하는
동시에 균형 잡힌 삶을 사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또 자신을 온
전히 표현하는 가운데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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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존재하는 자아들이 전하는 총천연색 감정들을 깊이 느끼고
열정적으로 드러내되 부정적인 감정에 압도되거나 휘둘리지 말아
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면에 존재하는 여러 자아는 느낌을 통해
각각의 목소리를 전달하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자신을 자책하고
부족하다고 여기는 부정적인 느낌에 빠져 위대한 자아들이 전하
는 가장 좋은 느낌들, 기쁨과 살아있음, 황홀함, 경이로움 등을 외
면하고 살아온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는 자신도 미처 알지 못하는 수많은 능력이 존재하는데


그 능력들은 모두 하나의 느낌으로 깨어난다. 가장 좋은 느낌 안에
가장 눈부시고 위대한 자신의 모습이 존재한다. 탁월함은 자신이
탁월하다고 생각될 때 느끼는 기쁨과 환희에서 깨어나고, 경이로움
도 역시 경이롭다고 여겨질 때 느끼는 놀라움과 황홀함에서 깨어난
다. 그 느낌을 가슴을 통해 온몸으로 깨우고 세포까지 전달되도록
하면서 현실에서 자주 불러내야 한다. 특히 자신이 못나 보이고 무
력함과 좌절감에 빠져 있을 때 자신만의 탁월하고 경이로운 에너지
를 느낌을 통해 불러내야 한다. 결국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느
낌과 기분 속에 자신만의 숨겨진 잠재력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그렇
게 자신의 존재를 느낌대로 규정하면서 느낌에 따라 자연스럽게 행
동할 때, 이전과는 확연하게 다른 차원의 자신이 된다. ≪지금 그
느낌이 답이다≫의 저자 바스 카스트는 “우리 내면에는 창의적이고
천재적인 자아가 살아있다. 느낌과 감정은 창조적 사고의 엔진이다.
어떤 사물에 대해 섬세한 느낌이 드는 것과 다채로운 감정을 갖는
것은 사물을 새롭게 볼 수 있는 밑바탕이 되며 창조적 사고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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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되기도 한다.”라면서 느낌과 기분을 활용할 때 창의성과 천재성
이 살아난다고 말한다.

일본에는 스즈키 이치로라는 전설적인 야구선수가 있다. 미국 메


이저리그에서 사십을 넘긴 나이에 통산 3천 안타를 기록하며 미국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치로의 성공 비결도 결국 자신의
느낌을 잃어버리지 않고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이치로는
거의 도인처럼 생활했는데, 항상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똑같은 밥
을 먹고 똑같은 시간에 자면서 생활 패턴을 엄격하게 지켰다. 철저

한 몸 관리를 통해 좋은 컨디션을 지속시키는 가운데 편안한 느낌,

평정심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느낌을 유지한 것이다. 우리도 이치로


처럼 탁월하고 경이로운 에너지를 깨우는 자신만의 느낌을 찾아야
한다. 그 느낌 속에 가장 뛰어나고 아름다우며 멋진 모습이 깨어난
다. 명상 코칭가 김범진은 “감각은 영혼과 연결되어 있다. 감각이
살아나면 영혼이 깨어난다. 미세한 감각을 알아차리고 활용하는 것
은 생각과 감정, 영혼을 더 섬세하게 깨어나도록 한다.”라고 말한
다. 감각이 살아나야 느낌이 깊고 풍부하게 드러나면서 자신만의
느낌에 다가갈 수 있다. 운동선수들이 감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감각을 통해서만 자신만의 특별한 느낌을 찾을 수 있고, 그
느낌 속에 가장 완벽한 모습을 보이도록 이끄는 강력한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야구든 축구든 스포츠에서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요소 대부분


은 기술이나 체력이 아니라 생각과 감정을 관리하는 데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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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대부분은 경기 중에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이리저리 생각하며
긴장하거나 흥분 혹은 자책하면서 어떻게 플레이를 이어나갈지를
걱정한다. 많은 선수가 경기 중에 불안함과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느낌을 느끼면서 경기에 나선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세계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는 그런 부정적인 느낌을 비우고 오직 자
신만의 특별한 에너지를 깨우는 감각과 좋은 느낌에 집중하면서 홀
가분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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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느낌과 기분이 좋을 때가 본연의 내 모습이다

우리는 매일 음악을 듣는다. 집에서 듣기도 하고 차에서 또는 이


동 중에 듣기도 한다. 또한 길거리를 걷다가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음악에 빠져들기도 하고, 훌륭한 음향 시설을 갖춘 공연장에서 관
객들과 함께 듣기도 한다. 우리의 일상은 음악과 떼어놓을 수 없
다. 특히 조용한 아침부터 TV와 라디오에서 댄스음악이 흘러나오
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그래서일까? 언제부턴가 우리는 음악을 귀
로 듣는 것이 아닌 눈으로 보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현란한 춤을
곁들인 빠른 템포의 음악을 눈으로 즐기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음악을 왜 듣는 것일까? 여러분은 음악을 왜 듣


는가? 그냥 취미로? 심심해서? 단지 음악을 좋아하니까? 우리가 음
악을 듣는 이유는 느낌과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이다. 느낌을 좋
게 해 기분을 더 나아지게 하려고 음악을 듣는다. 그러기 위해 시
간을 내고 돈을 쓴다. 음악을 듣고 있으면 느낌은 편안해지고 기분
은 가벼워진다. 짜증과 걱정 등 부정적인 감정은 누그러지고 즐거
움은 커진다. 마음이 심란해 불안한 감정이 휘몰아칠 때 고요한 음
악을 들으면 조용한 호숫가의 물결처럼 차분해진다. 슬픈 음악을
듣고 싶을 때도 있다. 슬픈 음악을 들으면 타인에 대한 원망이 가
라앉고 용서와 화해의 마음이 생기며 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된다. 어떤 사람들은 슬픈 음악 속에서 희망과 열정을
느끼기도 한다.
명상 음악은 부정적인 생각과 느낌으로 인해 오염된 몸과 마음,
영혼을 맑게 해 본연의 자신을 찾게 한다. 댄스음악이나 전자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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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M)은 반복적인 전자 리듬과 심장을 뛰게 하는 폭발적인 사운드
로 우리를 몽환적인 황홀경에 빠뜨린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의 괴
로움과 우울함을 잊게 만들어 궁극에는 무아지경과 엑스터시의 상
태에 빠져들게 한다. 이처럼 음악은 우리의 지친 하루를 위로하고
번잡한 삶에 평화로움을 선사한다. 또한 새로운 열정을 솟아나게 해
무기력함과 나약함을 극복하게 한다. 그래서 음악은 감정 치유의 도
구로서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많은 사람이 좌절감과 공허함을
호소하는 우리나라에서 음악은 내면의 탁월한 에너지를 깨워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자신을 발견하도록 하는 데 쓰일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음악이 좋은 느낌과 기분을 불러일으키진 않는다.


강렬한 비트와 불규칙한 리듬을 지닌 음악 중에는 난폭함과 폭력성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나 행동을 자극하는 음악도 있다. 또한 애잔
함과 슬픔 등 침울한 감정을 유발하는 음악도 있고, 맹목적인 이념
과 광기에 순응하도록 이끄는 음악도 있다. 이처럼 음악의 종류만
큼이나 음악에 따라 느낌과 기분이 작용하는 방식도 무척 다양하
다. 그래서 음악은 몸과 마음, 영혼을 조화롭고 건강하게 하면서 꿈
을 이루게 하는 선물이 될 수도 있고, 몸과 마음, 영혼을 파괴하는
위험한 흉기가 될 수도 있다. 모든 게 빠르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우리나라에서는 내면을 천천히 돌아보게 만드는 느린 음악을 자주
접할 필요가 있다. 전통음악 중 정악 계통의 음악이나 감미롭고 격
조 있는 클래식이 그런 음악이다. 느린 음악을 통해 자극에 즉각적
으로 반응하는 삶이 아닌 고요함과 충만함 속에서 영감에 이끌리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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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했듯이 우리가 음악을 듣는 이유는 비루한 현실에서
경험하게 되는 좋지 않은 느낌과 기분을 전환해 좋은 느낌과 행복
한 기분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느낌을 좋게 하
고 기분을 행복하게 변화시키려고 하는 걸까? 그것은 어쩌면 느낌
과 기분이 좋은 상태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품고 있었던 가장 순
수한 존재 상태이자 본연의 모습이기 때문은 아닐까? 물론 느낌이
나 기분은 자신만의 내밀한 것이기에 가정의 관습 등 고유의 역사
나 문화, 전통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연어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벌이는 것처럼, 우리도 본래의 존재
상태인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으로 돌아가기 위해 음악을 듣는
다. 우리가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원하는 것은 그것이 바로
우리의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가장 자연스러
운 상태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가운데 행복과 기쁨, 사랑을 가득 느
끼는 상태다. 이유 없이도 행복하고 조건 없이도 누군가를 사랑하
며 지금 있는 그대로의 삶을 축복으로 여기는 상태다. 그것이 우리
의 원래 모습이다.

뭔가 이상하다고? 말도 안 된다고? 해맑게 웃으며 모든 것을 놀


이이자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을 떠올려 보라! 아이들의 천
진난만한 모습에서 우리의 가장 순수한 존재 상태를 확인할 수 있
다. 물론 배가 고프거나 몸이 아프면 짜증을 부리지만 그것은 생존
을 위한 반응이다. 생존에 대한 욕구가 채워지면 아이들은 걱정이
나 두려움, 분노와 원망 없이 다시 삶을 있는 그대로 즐기기 시작
한다. 요즘은 아이들이 더 영악스럽다고? 그건 어른들의 탓이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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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해 다른 아이
들과 경쟁하고 비교를 당하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눈부신 모습을
잊어버리고 자신 안에 있는 빛을 외면한 채 어둠만을 쫓는다. 세계
적인 심신의학자 디팩 초프라는 “순수함과 순진함 속에 본질적인
위대함이 담겨있으며, 참모습을 발견하는 것만이 본래 지닌 아름다
움과 진실을 빛나게 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본래의 존재 상태는 삶 속에서도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


다. 우리는 느낌이나 기분이 좋지 않으면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
고 혹은 쇼핑과 여행, 모임, 산책, 낚시 등의 활동을 통해 느낌과
기분을 좋은 방향으로 전환하려고 한다. 그리고 느낌과 기분이 좋
으면 그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느낌과 기분을
더 좋게 하기 위해 애쓴다. 고요함에서 행복으로, 행복에서 기쁨과
환희로, 기쁨과 환희에서 황홀함과 경이로움으로 그리고 축복과 사
랑의 감정까지 한 단계 높은 느낌과 기분을 경험하려고 한다. 그것
은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이 본연의 모습이란 증거다. 몸이 아프
면 그 상태에서 빨리 벗어나 건강을 되찾으려고 애쓰는 것도 마찬
가지다. 반면 몸이 건강할 때 우리는 그 상태를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건강한 상태가 원래 모습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명상과 요가 등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접하는 것도 내면의 평화
로움과 고유한 생명력을 찾기 위해서다. 스페인의 산티아고로 순례
여행을 떠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평화로움과 생명력이 넘치는 상태
가 본연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느낌과 기분이 좋은 상태로
지내게 되어있다. 우리가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리그인 영국 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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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리그뿐만 아니라 프로야구에 열광하는 것도 결국 기쁨과 희열
등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서다. 그것이 우리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느낌과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우리는 무척 낯설고 어색하


다. 느낌과 기분이 나빠지면 빨리 그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다. 불편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존감에 상처를 받으면 견디기 어려울 만
큼 힘들다. 또한 누군가로부터 미움이나 원망을 받으면 쥐구멍이라
도 숨고 싶다. 그것은 그런 감정들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생소하다. 특히 삶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감정 상태인 우울함과 아무런 열정, 의욕을 느끼지 못하는
무기력함 그리고 자신 스스로가 가치 없다고 느끼는 무가치함, 더
는 삶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는 절망감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한 감정이다. 그런 감정에 장기간 노출돼 본연의 긍정적인 감
정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고 판단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
다.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이 더 깊어지기 전에 서둘러서 치유를 해
야 한다. 특히나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꺼려하는 우리나라에서
는 타인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섬세한 관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신뢰 관계가 꼭 필요하다.
우리는 행복하지 않은 것은 찜찜하고 건강하지 않은 것이 불쾌
하다. 기쁨과 살아있음을 느끼지 못할 때 가슴이 답답하고 성취감
을 느끼지 못할 때 자신이 가야 할 길이 아닌 듯 공허함이 밀려온
다. 그렇게 느낌과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본연의 모습과 어긋나 있
는 것이고, 몸과 마음, 영혼이 분리돼 조화롭지 않은 상태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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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나 이제는 행복하지 않은 것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다. 행복을 느
끼지 못하더라도 하루하루 잘 버티는 것이 목표가 되어 버렸다. 우
리가 가진 본연의 활력과 자연 치유력을 잃어버린 채 약에 의존하
면서 생기 없이 살아가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기쁨과 살
아있음, 성취감을 추구하는 삶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삶이 되었다.
경쟁과 효율, 속도와 결과를 중심으로 하는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
남을 이겨야만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살벌한 생존의 각축장에
서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마음껏 느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좋은 느낌과 기분 대
신 짜증과 분노, 무기력함과 우울함, 두려움과 불안감을 본연의 감
정인 양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다. 영혼의 본성과는 완전히 동떨
어진 부정적인 느낌과 기분에 체념하면서 지내고 있다. 심지어 어
쩌다 경험하는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불편해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과 가장 낮은 행복도, 빈곤한
자존감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묻지 마 범죄가 늘어나는 것도
자신의 느낌과 기분이 나쁜 것이 다른 사람들 때문이라고 생각하
기 때문이다. 마약범죄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것도 나쁜 느낌과 기
분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 좋은 느낌과 기분을 인위적인 약물을
통해서라도 경험하기 위해서다. 마약이라는 강력한 환각제를 사용
해야만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나쁜 느낌
과 기분에 중독된 것이다.

우리 본연의 모습은 고요와 평화, 행복과 기쁨, 환희와 사랑을


가득 느끼는 상태다.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경험할 때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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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감을 느끼고, 그렇지 않을 때 불안감을 느낀다. 그것은 본연의
감정 상태에 따른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
을 느낄 때 진정한 자아인 영혼과 조화로운 존재가 된다. 그렇지
않을 때 영혼과 조화롭지 못한 존재가 된다. 조화로움을 회복하느

냐와 회복하지 못하느냐가 행복과 풍요, 건강 등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우리는 지금껏 아파트와 땅을 통해 재산을 모으는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해왔다. 집을 넓히고, 자동차를 바꾸고 아이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고 통장의 잔고를 채우는 것을 행복이라고 여겨왔
다. 그러나 그런 행복은 오래가지 못하는 일시적 만족감이다. 마음

이 헛헛해지는 이유 있는 행복이다. 진정한 행복은 이유가 없다.

조건에 따른 행복이 아닌 내면의 행복, 존재 자체의 행복이다. 그것


이 가장 밝게 빛나는 본연의 우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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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느낌과 기분이 가장 좋을 때는 영혼이 울리는 순간

느낌이 가장 좋아 최고로 행복한 기분을 만끽했을 때가 언제였는


가? 우리에게는 그런 멋진 순간들이 존재한다. 노르웨이에서 피오
르 해안을 방문해 경이로운 순간을 만끽하거나, 캐나다에서 새벽에
오로라를 보며 신비로움을 경험할 때,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
는 음식을 먹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축구팀이 짜릿한 승리를
거뒀을 때, 그때 우리는 느낌이 가장 좋고 행복하다. 공연 기획을
오랫동안 해왔던 필자는 주로 공연을 보거나 음악을 들을 때 그런
순간을 맞이하곤 했는데 그 기억을 더듬어 보니 꽤 오래전이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미국의 팝스타 휘트니 휴스턴과 배우 케빈 코스
트너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영화 <보디가드>를 관람했을 때였던
1991년 봄이었다. 필자는 그때 대학교에 갓 입학한 신입생이었는데
충북 옥천의 시골에서 태어나 제대로 된 영화 한 편 보지 못하고
자랐기에 대전이라는 대도시에서 개봉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
로 신나고 즐거웠다. 그래서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부모님이 주시던
용돈을 아껴 틈틈이 개봉 영화를 관람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서 TV를 보는데 영화 <보디가드>의 광고가 방송되고 있었다.
필자는 뛰어난 가창력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던 가수이자 배우
휘트니 휴스턴과 그녀의 보디가드 케빈 코스트너가 사랑에 빠지는
장면에서 나오는 <I Will Always Love You>란 노래에 완전히 마
음을 빼앗겨 버렸다. ‘저 영화는 꼭 봐야겠다’라고 마음먹고 며칠이
지난 후, 지금은 사라진 오래된 영화관으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
고 들어섰다.
그렇게 두 시간이 지나 영화를 보고 밖으로 나왔을 때 필자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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슴에는 황홀한 기쁨과 뜨거운 사랑의 감정이 휘몰아쳤다. 여자 친
구도 없었고 연애 한 번 못 해봤지만, 그때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사랑의 설렘이 가슴에서 가득 피어올랐다. 마치 뭉게구름을
타고 하늘 위를 떠다니듯 세상이 온통 아름답고 눈부시게 느껴졌
다. 필자는 그때 세상의 모든 것에서 사랑을 느꼈고 특별한 조건이
나 이유 없이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무언가에 취한 듯 몽환
적인 기분에 젖어 버스가 도착한 줄도 몰랐다. 그야말로 필자 자신
이 사랑 그 자체가 된 것 같았다.

또 한번은 필자가 서울의 공연장에서 근무할 때였던 2009년 12


월 31일이었다. 필자는 같이 근무하는 직원과 함께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열리는 제야 음악회를 관람하기 위해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
트홀에 있었다. 그 당시 필자가 일했던 공연장에서는 제야 음악회
를 진행하지 않았는데, 예술의전당에서 일하시던 분이 필자의 공연
장에 새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제야 음악회를 벤치마킹하라는 지
시를 내렸던 것이었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인데 일을 해야 하나. 제
야 음악회면 새벽에나 끝날 텐데, 집에는 어떻게 가야 하지?’ 대표
이사로부터 지시를 받자마자 공연을 보기 싫은 여러 이유가 머릿속
에 떠올랐다. 그렇다고 일을 안 할 수는 없었다. 예술의전당 근처에
서 저녁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신 후 티켓을 받아 자리에 앉았다. 밤
10시였다. 그렇게 제야 음악회는 시작됐다. 다가오는 새해를 희망
속에서 맞이하기 위해 펼쳐진 음악회는 시종일관 즐겁고 흥겨웠다.
누구나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친숙한 레퍼토리가 연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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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지막 곡인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의 4악장이 시
작되자 필자의 느낌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합창교향곡을 라
디오나 음반을 통해서는 자주 들었지만, 공연장에서 오케스트라 연
주로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연주가 4악장의 하이라이트로 점점 치
닫자 감동이 밀려오면서 전율이 일더니 가슴 벅찬 행복과 기쁨이
샘솟기 시작했다. 4악장이 모두 끝나고 바로 이어진 앙코르곡도 종
료되자 무대 위에서 벚꽃이 바람에 휘날리듯 꽃가루가 뿌려졌다.
그 순간의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격스러웠다. 뜨거운
환희와 황홀함이 차올라 세상이 온통 눈부시게 보였고 어떤 일이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마구 피어올랐다. 그리고 주변
모든 사람이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공연을 보기 전에 가
졌던 불만과 불평은 어느덧 사라졌고 지금의 삶이 무척이나 감사하
게 생각됐다. 30대 후반에 접어들어 한층 심해지고 있었던 결혼에
대한 걱정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새로운 업무에 대한 부담감도 눈
녹듯 사라졌다.
강렬한 느낌을 만끽하며 공연장 밖으로 나오니 새해를 맞이하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잠시 후 시계가 새해를 가리키자 여기저기
서 폭죽이 터졌는데 공연장 안에서 깨어난 충만한 느낌에 설렘과
흥분이 더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희열이 북받쳤다. 그래서인지 영
하 10도가 넘는 날씨였는데도 불구하고 춥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기분 좋은 느낌과 그에 따른 용광로와 같은 에너지가 매섭
기로 소문난 우면산의 칼바람을 잠재운 것이었다. 눈부신 느낌에
휩싸여 집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넘었다. 피곤함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겨울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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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경험했던 것처럼 가슴의 가장 깊은 곳을 자극하며 감동과
전율을 안겨주는 음악을 보통 ‘영혼을 울리는 음악’이라고 한다. 심
금을 울리는 음악, 영혼을 적셔주는 음악으로도 표현하는데 모두
가슴의 떨림과 울림을 통해 행복과 기쁨을 넘어 황홀함과 사랑의
느낌을 솟구치게 만드는 음악이다. 가슴이 환해지면서 기분이 한없
이 좋아지는 느낌 그리고 기쁨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듯한 벅찬 감
정을 안겨주는 음악이다. 그러니까 영혼을 울리는 음악은 최고의
감동을 안겨주는 음악을 말하며, 영혼이 울린다는 것은 인간이 경
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
다. 느낌이 가장 좋을 때가 바로 영혼이 울리는 순간이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 같이 무언가에 홀린 듯 경이롭고 황홀한 느낌에 휩싸
여 모든 근심 걱정과 분노, 원망을 잊어버린다. 또 상대방을 이해하
면서 배려하는 마음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그럴 때 음
악이 단순히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하나의 오락거리가 아닌 몸과 마
음, 영혼을 건강하고 조화롭게 하는 치유제가 된다.

영혼이 울린다는 것은 영혼이 자극을 받아 깨어났다는 의미이기


도 하다. 기분 나쁜 생각과 느낌으로 덮여 있던 장막을 벗겨내고
가슴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영혼이 햇빛 속으로 모습을 드
러내는 순간이다. 영혼은 행복과 기쁨에 반응해서 깨어나고, 환희
와 사랑에 감응해 얼굴을 내민다. 즐거움과 재미 등 일시적이고 표
피적인 느낌이 아닌 내면의 가장 깊은 곳, 심연(深淵)에서 올라오
는 존재론적인 울림이 느껴질 때 영혼은 깨어난다. 영혼을 울리는
음악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음악이기도 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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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있는 진정한 자아인 영혼을 깨운다는 의미에서 신성한 매개
체이기도 하다. 이렇게 영혼이 울릴 때 자신만의 독특한 재능과 자
질, 천재성이 터져 나오는 것은 물론 찾고 있는 인생의 여러 문제
에 대한 해답과 길이 영감과 직감, 통찰 등의 내밀한 느낌을 통해
보이기 시작한다. 또한 영혼이 울릴 때 우리는 현실에서 부닥치는
실패와 좌절, 아픔을 삶의 골칫거리로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행복
을 위한 새로운 기회로 인식해 꿈과 소망으로 연결한다. 또한 영혼
이 울릴 때, 마음속에 깊이 잠들어 있던 부정적인 감정과 그 응어
리가 풀어진다. 그래서 미움과 분노, 원망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완화되거나 치유되면서 상처로 얼룩졌던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떠
나보낼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도 영혼이 울릴 때 우리는 내면에서 위대한 신성한 불꽃


을 발견한다. 무기력하고 좌절하며 메마른 가슴을 안고 살던 자신
이 아니라 이 땅에 태어난 삶의 목적을 깨달은 가운데 꿈을 이루고
소망을 실현할 수 있는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자신으로 새롭게 태
어난다. 즉 영혼이 울린다는 것은 진정한 자신을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잊고 있었던 가장 순수하고 가장 나다운 나를 만나는 일이다.
그렇게 깨어난 나는 남들에게 인정받기 전에 이미 탁월한 존재이
고, 사랑받기 이전에 이미 사랑스러운 존재이다. 신(神)과 창조주의
본성을 닮아 광대한 힘을 가진 존재이며, 온 우주가 사랑하기로 작
정해 이 땅에 태어난 존귀한 존재이다. 작은 이익에 집착하지 않고
삶의 의미를 실천하는 높은 수준의 존재로 거듭나는 순간이다.
영혼을 울리는 상태를 영감을 느끼는 상태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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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자기계발 전문가 웨인 다이어는 ≪인스퍼레이션≫이란 책
에서 “어떤 위대한 목적이나 특별한 프로젝트를 통해서 영감을 느
낄 때 모든 생각은 구속에서 벗어나고 정신은 한계를 넘어서며 의
식의 지평이 사방으로 확대되어 마침내 새롭고 위대한 멋진 세계로
들어선다.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힘, 능력, 재능이 다시 살아나고
자신이 지금까지 꿈꿔왔던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한 존재임을 깨닫는
다.”라고 말한다. 영혼이 울릴 때 우리는 위대한 본성을 되찾을 수
있다고 웨인 다이어는 말하고 있다. 조선일보 이지훈 기자도 그의
책 ≪혼창통≫에서 “혼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며 내가 여기에 있
어야 하는 이유이고 개인을 뛰어넘는 대의다. 혼은 우리를 움직이
게 하고 버티게 하고 극복하게 하는 근본적인 힘인 것이다. 당신이
가슴에 혼을 품었다면 그 어떤 역경과 고난도 당신을 주저앉힐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느낌이 가장 좋아 영혼이
울릴 때 우리는 근본적인 힘을 갖게 된다. 느낌이 가장 좋을 때는
바로 영혼이 울리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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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영혼이 울릴 때는 어떤 느낌일까?

가슴을 가장 깊게 떨리게 하는 음악인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통


해 행복과 기쁨, 황홀함 등 가장 좋은 느낌과 기분을 경험할 때 영
혼이 울린다. 그리고 영혼이 깨어난다. 영혼이 깨어난다는 것은 영
혼과 연결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의 생각과 느낌, 기분
이 영혼의 본성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작곡가 엔니오 모리꼬네가 만든 <가브리엘의 오보


에>란 곡은 너무나도 유명해 달리 설명할 필요 없는 곡이다. 영화
<미션>의 주제곡으로 수많은 사람의 영혼을 울리며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 불후의 명곡이다. 필자는 이 곡을 매일 듣는데 특히
걱정거리가 생기거나 일이 뜻대로 안 풀려 좌절감을 느낄 때, 컨디
션이 좋지 않아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 같을 때 빼놓지 않고 듣는
다.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가슴에서 기쁨이 샘솟고 황홀함이 느껴
지며 생명력 가득한 에너지가 용솟음치는 것 같다. 아무리 현실이
괴롭고 고달파도 삶이 선물처럼 느껴진다. 어떤 위대한 존재가 필
자를 보살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고 지금 여기가 천국이
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이 노래를 듣기 전의 필자와
듣고 난 후의 필자가 달라져 있다는 것이다. 느낌과 기분이 변하면
서 의식과 존재 상태가 바뀐 것이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이 노래를
들은 사람들의 댓글을 보면 필자와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감
동의 탄식을 연발케 합니다.”, “삶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천국에 온 것 같습니다.”, “정말 구름에 떠 있는 느낌, 행복합니
다.” 이렇듯 사람들은 어떤 음악이 가슴 깊은 곳을 지나 영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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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면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끼며 천국에 온 듯한 기분을
경험한다.

이처럼 우리는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금세 알아본다. 영혼은 행


복과 기쁨, 황홀함, 사랑 등의 가장 좋은 느낌 안에 머물다가 그 느
낌을 통해서 깨어난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고 어
떤 길을 걸어가야 기쁨에 넘치는지를 느낌과 기분, 직관과 영감 등
의 내밀한 느낌을 통해 알려준다. 우리가 삶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기쁨과 성취감을 경험하면서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영혼의
본성을 반영한 삶을 살고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거꾸로 우리가 영
혼의 본성을 반영한 삶을 추구할 때 행복해지고 기쁨이 넘치며 사
랑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다. 영혼의 본성을 반영한 삶은 결국 설렘
과 열정 등의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나침반으로 삼아 걸어가
는 삶이다. 반대로 불행하다고 느끼면서 무기력함과 좌절감을 느끼
는 것은 영혼의 본성과 완전히 반대되는 삶을 살고 있다는 뜻이다.
진정한 자신과 동떨어져 에너지가 고갈된 채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
간다는 말이다.

영혼은 우리가 두려움이나 걱정, 질투나 분노가 아닌 열정과 행


복, 사랑을 기준 삼아 무언가를 결정하고 행동하도록 이끈다. 그렇
다면 가슴의 가장 깊은 곳을 자극하는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영혼을 울리는 느낌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영혼
의 울림을 통해 영혼이 깨어날 때 어떤 기분일까? 영혼이 울릴 때
우리는 즐거움과 재미 등의 표피적이고 일시적인 느낌이 아닌,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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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함과 충만함 속에서 감동과 전율을 통해 이유 없는 행복과 기쁨
등의 내밀한 느낌은 물론 황홀함, 경이로움, 사랑 등 존재론적인 느
낌을 경험한다. 그리고 심장을 고동치게 만드는 열정과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성취감, 온전히
살아있다는 느낌 등을 만끽한다. 매일 펼쳐지는 사소하고 평범한
일들, 아침을 깨우는 새들의 지저귐과 바람을 가르는 부드러운 햇
살, 우산을 통해 들려오는 빗소리 등에서 가슴 벅찬 기분을 느낀다.
이와 함께 삶은 오직 지금 이 순간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눈부신
현재를 감사하게 받아들이며, 사랑이 남녀관계에서만 경험할 수 있
는 특별한 감정이 아니라 어떤 생명체와도 나눌 수 있는 신비로운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인식한다. 그래서 조건 없이도 누군가를 사랑
할 수 있을 것 같고,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래서 영혼을 울리는 느낌은 행복과 건강, 풍요를 가로막는
부정적인 믿음을 씻어내 삶을 기적적으로 변화시키는 인생의 리셋
버튼인 셈이다.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영혼이 울리는 느낌에
대해 알아보자.

# 감동

자신 안에 있는 순수함과 아름다움, 고귀함을 깨우는 영롱한 느


낌이다. 무언가에 감동할 때 자신의 순수함과 아름다움, 고귀함
이 깨어난다. 무언가에 감동하는 것은 그것이 자신의 내면에도
존재한다는 뜻이다. 어린아이의 순수함에 감동하는 것은 그 순수
함이 자신에게도 있다는 것이고, 어떤 예술 작품에 감동하는 것
은 그 작품의 아름다움이 자신에게도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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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이다. 누군가의 숭고하고 고귀한 행
동에 감동하는 것도 마찬가지. 자신의 내면에 사랑의 본성인 숭
고함과 고귀함이 흐르고 있다는 뜻이다. 감동을 자주 그리고 깊
이 할수록 그래서 전율을 느낄수록 삶은 더욱더 맑고 향기로워지
며 눈부시게 변한다. 삶의 모든 것에서 감동하고 전율하는 습관
이 영혼을 울리게 한다.

# 전율

기분을 점점 좋게 해 감정의 단계를 보다 높은 쪽으로 상승시키


는 느낌이다. 전율을 느낄 때 느낌은 더 좋아지고 기분은 높은
단계로 올라간다. 무언가에 감동하여 행복을 느끼고 그 감동이
깊어져 전율을 느낄 때, 행복은 기쁨과 환희, 황홀함으로 변한다.
전율은 느낌을 좀 더 좋게 하면서 기분의 단계를 높이는 디딤돌
과 같은 느낌이다. 전율을 통해 좀 더 좋은 느낌과 기분을 느낄
때 영혼이 울리면서 영혼의 지혜로운 신호를 명확하게 접할 수
있다. 한편 전율은 부정적인 감정의 때를 벗기는 데도 효과적이
다. 전율을 통해 좋은 기분을 느낄수록 무의식에 남아있는 분노
와 원망 등 부정적인 감정의 응어리들이 풀려난다.

# 고요함과 충만함

부정적인 생각과 느낌, 기분이 멈춰 마음이 평화롭고 홀가분한


상태. 영혼이 울리는 데 가장 토대가 되는 깊이 이완의 느낌이다.
이 고요한 상태에서 가슴에 에너지가 꽉 차오른 느낌이 바로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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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함이다. 충만함을 느낄 때 열정과 영감이 샘솟으면서 삶의 어
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 행복

행복은 일시적인 만족감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맛있는 것을


먹고 멋진 풍광을 즐기고 좋아하는 팀의 프로야구를 즐기거나 대
화가 통하는 사람과 교감할 때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 기분이 좋
아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다. 행복을 자주 느끼면 삶의 어두운
지점들이 밝게 보이고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상황도 극복할 수 있
을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유가 있고 대상이 있는
행복은 쉽게 사라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유 없는 행복,
외부의 무언가에 기대지 않는 행복을 찾아야 한다. 내밀하고 존
재론적인 행복 말이다. 행복에 조건이 붙고 단서가 있으면 그 행
복은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아무런 이유가 없는 행복이 영혼
이 바라는 진정한 행복이다.

# 기쁨(희열, 환희)

내면의 지혜롭고 심오한 존재인 영혼과 깊이 연결됐을 때 느껴지


는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기쁨은 즐거움과 행복 이상의 감정으로
서 영혼이 깊이 울리거나 영혼이 깨어나면서 숨겨진 능력과 잠재
력이 발휘돼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느껴지는 환희와 희열 등의
높은 수준의 감정이다. 어떤 일에서 기쁨을 느낀다는 것은 그 일
이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일이라는 것이고, 자신의 영혼과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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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일이며, 나다움을 찾을 수 있는 일이라는 뜻이다. 기
쁨을 느낀다는 것은 그 순간 영혼과 하나 되었다는 뜻이다. 천재
성과 창의력 등 자신의 모든 능력이 살아 움직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 황홀함

행복과 기쁨을 넘어 기분이 계속 좋아지면 황홀함이 밀려든다.


황홀함은 느낌과 기분이 가장 좋은 단계에서 접할 수 있는 감정
이다. 세상의 모든 것에서 빛을 볼 수 있으며 모든 것이 눈부시
고 아름답게 보인다. 두려움과 걱정, 분노와 원망은 깨끗이 사라
져 모든 것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가운데 우주만물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황홀함은 세상을 경이롭게 보이도록 하는 느낌이자 불
가능을 가능케 하는 기적을 만드는 느낌이다.

# 열정

위대하고 눈부신 삶을 사는 데 필요한 가슴의 불꽃 같은 에너지


다. 열정도 상당히 높은 수준의 감정으로서 자신만의 탁월한 재
능과 잠재력을 깨우는 씨앗이자 창조적 영감과 아이디어를 샘솟
게 하는 밑거름이다. 열정의 어원이 ‘신(神)의 발현’인 것처럼,
열정을 품는다는 것은 자신이 신(神) 혹은 창조주와 하나가 되었
음을, 신성함을 가득 채운 존재로 빛나고 있음을 뜻한다. 그것은
신(神) 혹은 창조주의 마음으로 어떤 일을 한다는 것 그리고 영
감을 가득 느끼면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열정을 잃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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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고 유지한다면 반드시 어떤 일이든 성공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신(神)이나 창조주가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 자신감(성취감)

자신이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는 신성한 느낌이


다.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초월적 존재로서 신(神) 혹은 창조
주의 본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신성, 불성, 천성 등으로 다양하
게 불리지만, 우리의 내면에는 신(神)을 닮은 초월적인 에너지가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다. 그 불꽃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위대한 삶과 평범한 삶이 나뉜다. 가장 먼저 자신감이라는 느낌
을 통해 자신 안에 있는 신성한 능력을 깨우고 드러내야 한다.

# 살아있음

심장이 고동치면서 전율을 느끼며 생명력이 샘솟는 순간, 무언가


를 해냈다는 성취감과 기쁨이 느껴지는 순간이 바로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이다. 온전한 생명이자 신성한 에너지로서 몸과 마음,
영혼이 막힘없이 숨을 쉬는 순간이다.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는 것은 자신의 재능과 잠재력을 발견하고 발휘하고 있다는 것과
함께 이 땅에 태어난 목적과 소명을 깨달았다는 뜻이다. 우리는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일을 하면서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이며

기쁨이 넘치는 삶을 살 수 있다. 살아있음은 재능과 소명이 만나


는 지점에서 생기는 가장 눈부신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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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이로움(신비로움)

삶에서 가장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것을 경험하는 순간으로서


삶이 온통 기적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비록
하루하루가 고통스럽고 비루하더라도 사실 삶은 그 자체로서
축복이라는 것을 깨닫고, 삶의 모든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감사
하게 받아들인다. 경이로움은 기적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느낌이다. 기적을 바란다면, 삶을 도약시키고 싶다면 경
이로움을 자주 느껴야 한다. 경이로움을 느낄 때 기적이 일어난
다. 그러기 위해서는 삶의 소소함에 감동하고 평범함에 감탄하
며 사소함에 감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자주 감동하고 깊이 감
탄하며 모든 것을 감사하는 습관 속에서 경이로움이라는 기적
의 느낌이 움튼다.

# 감사함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빠르게 도약시키는 출발선의 느낌


이다. 감사함을 찾고 감사함을 느낄 때 삶의 모든 것이 축복이라
는 것을 느낀다. 어떤 것이 있어서, 어떤 것을 충족해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삶에서 감사함을 찾고 감사함을 느낄 때 바
라는 것들이 이뤄지고 소망이 실현된다. 지금 이 순간의 자신과
삶은 이미 완벽하기에 지금의 삶에서 감사함을 찾는 것은 자신이
바라는 좋은 것들이 다가오도록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다. 온 우
주가 돕도록 영혼의 빗장을 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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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좋은 느낌이 인생을 바꾼다

1. 좋은 느낌, 운명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

현재 방송되는 TV 프로그램 중 가장 오래된 프로그램은 단연


<전국노래자랑>이다. 1980년 11월 9일 처음으로 정규 편성됐으니
올해로 벌써 40년째를 맞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이자 국
내 최장수 오락 프로그램으로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전국
노래자랑>을 30년이 넘게 지키고 있는 ‘일요일의 남자’ 송해가 최
근 한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근황을 전한 적이 있었다. 송해는 아
흔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아무리 힘들고 고단해도 손주들 보면 힘이 불끈해요. 저의
이야기를 변함없이 경청해주시고 격려해줄 때 하늘로 뜨는 기분이
나요.”라고 말했다. 하늘로 뜨는 기분이란 날아갈 것처럼 기분이 좋
다는 뜻으로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하고 기쁘다는 말이다. 이렇게
아침마다 좋은 느낌과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고령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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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하고 믿기지 않는 열정과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로 매주 전국
을 누비며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는 비결이 아닐까?

그런가하면 한국 축구의 아이콘 손흥민의 영국 생활을 다룬 TV


프로그램이 한때 큰 화제였다. 매주 금요일 밤에 시작됐던 프로그
램은 불금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
했다. 방송은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
약하고 있는 손흥민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손흥민의 사생활을 그대로 방송했는데, 다른
20대 청년들과 별 차이 없는 손흥민의 평범한 모습을 지켜보는 재
미가 쏠쏠했다. 가령 축구가 없는 날에 옷을 사기 위해 쇼핑을 한
후 자주 찾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다거나 경기가 없는 날 집에서
뒹굴뒹굴하며 쉬는 모습 그리고 런던의 거리를 걸으며 기분을 전환
하는 모습들이 무척 친근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최정상의 선수
로서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놓을 때는 필자의 눈시울도 촉촉해
졌다. 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했거나 결정적인 기회를 놓쳐버렸을
때 새벽까지 잠을 못 이룬다는 그가 얼마나 큰 압박감을 받는지 느
낄 수 있었다. 그런데도 손흥민은 “(제 활약으로 인해) 많은 분이
행복해하는 걸 몸소 느끼는 것 같다. 응원 많이 해주시는 게 행복
하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다. 더 많이 웃으면서 축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필자가 손흥민의 인터뷰에서 눈여겨
본 대목이 바로 “더 많이 웃으면서 축구를 해야겠다.”라는 부분이
다. 소속팀의 핵심 공격수이자 국가대표팀의 주장으로서 엄청난 심
리적 무게감을 가질 텐데도 손흥민은 오히려 웃으면서, 좋은 느낌

92
으로 축구를 하겠다고 하니 세계적인 선수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고 보니 손흥민은 늘 웃으면서 좋은 느낌으로
경기를 뛴다. 리버풀과의 2019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
전에서도 손흥민은 여유 있고 편안한 모습으로 경기장에 입장해 끝
까지 멋진 모습을 보였다.

필자는 손흥민이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며 월드 스타로 인정받


게 된 이유가 바로 느낌이 좋은 상태로 경기에 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느낌이 좋을 때는 자신의 육체적 기량과 잠재력이 극대
화되면서 한 차원 높은 선수로 거듭나게 된다. 예전에는 하지 못했
던 플레이나 기술들이 좋은 느낌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실제
로 운동선수든 일반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나 학생이든 느낌이
좋을 때는 날아갈 것 같은 가벼움과 홀가분함, 활력, 열정, 자신감,
용기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느낌과 어울리는 자신만의 재능들
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많은 운동선수들이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이미지 트레이닝이나 시각화를 통해 승리했을 때의 황홀한
느낌과 기쁨을 만끽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느낌이 좋지 않을
때는 가슴이 답답하고 에너지가 막힌 듯 무거워 몸도 느려지고 운
동감각도 떨어진다. 컨디션에 이상이 있거나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
때문에 느낌이 상쾌하지 않다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
프로야구에서도 타석에서 기분이 나쁜지 잔뜩 인상을 쓰거나 긴장
한 선수보다 여유가 있으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는 선수
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프로축구나 농구에
서도 마찬가지다.

93
비단 스포츠만이 아니다. 세계적인 K-POP 스타 방탄소년단이 지
난해 유엔에서 ‘자신을 사랑하라’라는 내용의 연설을 했는데, 이 역
시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할 때 느껴지는 좋은 느낌을 계속 일깨우
면서 그 느낌을 삶의 등대로 삼아 용기 있게 행동하라는 뜻은 아닐
까? 설렘과 열정, 행복과 기쁨 등의 좋은 느낌을 주는 일을 찾아
자신만의 에너지를 뜨겁게 분출하라는 말일 것이다. 자신을 비난하
고 자책할수록 가슴에서 터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눈부신 에너지가
숨어들기 때문에 자신의 에너지를 활짝 꽃피우기 위해서는 사랑이
라는 거름을 줘야 한다. 우리는 좋은 느낌을 갖고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을 즐겁게 하면서 영혼을 바치게 된다. 그러면 그 일이 마치
자신을 살아 움직이게 하면서 결국 일이 술술 풀린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했다. “문제가 만들어질 때의 사고로는
그 문제를 풀 수 없다.” 이게 무슨 말일까? 삶의 중차대한 문제이
든 아니면 일상의 소소한 문제이든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문제
가 만들어질 때보다 좋은 느낌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느낌이 좋아
져 기분의 수준이 높아지면 의식이 깊고 충만해져 평상시의 상태에
서는 풀 수 없는 문제들의 해결책이 직관과 영감 등 내밀한 느낌을
통해 드러난다. 내면에서 잠자고 있던 창조성의 수문이 좋은 느낌
을 통해 크게 열리는 것이다.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작품을 창작할
때 본격적인 작업에 앞서 기분 나쁜 느낌을 정화하는 것도 창조성
의 수문을 열기 위해서다. 또한 희열과 경이로움, 살아있음과 같은
최고 수준의 좋은 느낌은 그 느낌에 걸맞은 재능을 깨운다. 그러니
까 자신을 기쁘게 하고 황홀하게 하며 살아있게 만드는 잠재력들이
최고 수준의 좋은 느낌을 통해 열등감과 좌절감 등 부정적인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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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뚫고 수면 위로 분출한다. 이와 함께 좋은 느낌을 느낄수록 삶
을 풍요와 행복, 건강으로 채우는 에너지와 깊이 연결된다.

전 세계 자기계발서마다 삶을 긍정하고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하게


여기라는 이유도 지금 이 순간의 느낌 속에서 미래가 결정되기 때
문이다. 무엇보다도 느낌이 좋아져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면 미래를
희망적으로 생각한다. 자신이 꿈꾸는 대로 미래가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소망을 상상하고 꿈을 그린다. 반면 느낌이 좋지 않
아 기분이 나빠지면 미래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시험에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에 휩싸이고, 사업이 실패할 것 같은 걱정이 밀려온
다. 앞날의 모든 것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괴
로움이 파고든다. 우리는 언제나 자신이 느끼고 있는 것들을 현실
로 불러 모은다. 느낌이 비슷한 사람들이 호감을 느끼고 서로에게
끌리듯 지금 어떤 느낌이 든다면 그 느낌과 조화되는 현실이 언젠
가 다가온다. 그리고 느낌이 더 강렬하고 기분이 더 뜨거울수록 현
실로 불러들이는 힘은 더 커진다.

그래서 꿈을 상상하며 미래를 원하는 대로 바라보는 것과 두려


움이나 걱정에 파묻혀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인생을
전혀 다른 길로 인도한다. 실패나 좌절했을 때도 지레 포기하는 것
이 아니라 더 강렬한 느낌과 좋은 기분을 만끽하면서 꿈과 소망을
더 뜨겁게 품는 것이 실패를 물리치는 길이다. 세계적인 CEO들도
좋은 느낌이 최상의 결과를 불러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앤 마리 사바스는 그의 책 ≪백만장자가 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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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52가지 공통점≫에서 백만장자들의 18가지 특성을 제시하는
데, 그 특성 중 세 번째가 백만장자들은 감성지수가 높다는 것이다.
감성지수가 높다는 것은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아
좋은 느낌과 기분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정주영 현대그룹 전 회장
도 “나는 골치 아프고 힘든 일이 잔뜩 있을 때는 그 일이 해결되었
을 때의 기쁨을 생각하면서 출근한다.”라고 말했다. 느낌이 좋아
덩달아 기분도 좋아질 때가 행복과 성공, 건강에 이르는 최적의 상
태다. 모든 인간은 성공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설계되어 있다고 한
다. 그런데 우리는 부정적인 생각과 느낌을 통해 본연의 성공을 스
스로 방해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 순간의 좋은 느낌을 경험하
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결국 지금 이 순간 좋은 느낌을 만
끽하는 것이 설계된 대로 성공을 마음껏 누리는 길이자 운명을 바
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을 제대로 활용하는 길이다.

인간의 내면에 대한 심오한 지혜를 일깨워온 네빌 고다드는 “우


리가 추구하는 상태가 현실이 되었다고 느낀다면 기적을 일으키는
수단을 손에 넣은 셈이다. 느낌이 변하면 운명이 변한다.”라고 말한
다. 하나의 느낌을 깊이 각인하면서 그 느낌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때, 우리는 원하는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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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행운과 기적을 부르는 특별한 느낌

우리 주위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들이 도처에서 일어난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도 없고, 실제 가능하리라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바로 기적이다. 현대 의학으로는 치료 불
가능한 병에 걸렸다가 깨끗하게 완치되거나 자동차 밑에 깔린 자식
을 구하기 위해 엄마가 자동차를 번쩍 들어 올려 자식을 살렸다는
이야기, 산속에서 길을 잃은 여학생이 아무런 음식을 먹지 못하고
도 열흘 만에 구사일생으로 구조되었다는 뉴스 등이 그런 경우다.
또한 몇 년 동안 아기를 갖기 위해 좋다고 하는 것은 다 했음에도
결국 임신이 안 돼 포기한 상황에서 갑자기 아이가 생기거나, 어릴
적 부모님과 헤어져 외국으로 입양 보내졌는데 성인이 되어 우연한
기회에 극적으로 부모님을 만나는 일 등은 모두 기적이라고 부를
만하다.

이렇게 우리에게는 삶이나 죽음과 직결되는 큰 기적도 벌어지지


만, 일상생활과 관련한 소소한 기적도 많이 벌어진다. 예를 들면 몇
번의 실패 끝에 간절히 원하는 직장에 합격하거나 오랜 외로움 끝
에 자신이 바라는 이상형을 만나 결혼하는 것, 많은 시행착오 끝에
창업했는데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성공 단계에 접어드는 것 말이
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나는 것만이 기적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이
기적이다. 꿈을 이뤄 원하는 삶을 사는 것도 기적이고 노력의 결실
을 올곧게 보는 것도 기적이다.

사람들은 그런 기적을 노력 끝에서 얻은 보상이라고 할지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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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모든 사람이 노력의 보상을 얻는 것은 아니다. 몇 년씩 노량
진 고시원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지만 누군가는 합격하고 누군
가는 떨어진다. 합격한 자와 떨어진 누군가를 단순히 노력의 양과
질에 따라 나눌 수 있을까? 식당을 창업하고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와 같이 어떤 일이든 돈이 된다 싶으면
너도나도 몰려들어 치열한 생존경쟁을 뚫어야만 하는 사회에서는
모두가 밤낮없이 피땀 흘리며 노력한다. 자신만의 기술이나 메뉴를
개발하고, 상권을 분석하며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마케팅전략을 총
동원한다. 그렇게 죽도록 노력해도 결국 성공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 그렇다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를 벌여
사업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노
력 이외의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노력보다 더 중요한 그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사는 지구는 자신이 세상을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대로


그에 맞는 현실이 펼쳐진다. 이것은 마치 자석과도 같다. 세상을 슬
프다고 생각하고 슬픔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슬픈 일들만이 계속 벌
어진다. 세상이 원망스럽고 사람들에게 분노를 느끼면 화낼 수 밖
에 상황들이 이어진다. 반면 매 순간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선
물처럼 여기며 감사하게 생각하면 그와 부합하는 좋은 일들이 다가
온다. 우리가 보통 행운이라고 하는 것이다. 설렘과 열정으로 현실
을 바라보거나 기대와 흥분으로 하루하루를 맞는다면 만나고 겪는
모든 일이 새로운 기회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일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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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마음가짐을 어떻게 먹느냐, 정확하게는 어떤 느낌과 기분으로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생각을 바꾸면 느낌을 바꿀 수 있고, 느낌
을 바꾸면 기분도 변화시킬 수 있다. 이것은 반대로도 가능하다. 기
분을 바꾸면 느낌이 변하고 생각도 변한다.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
분 속에는 긍정적인 생각이 떠오른다. 반면 나쁜 느낌과 불쾌한 기
분 속에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KBS에서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 중에 <동행>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가족의 질병이나 실직, 파산 등으로 급작스럽게 가난의 굴레
에 갇혀 벼랑 끝에 내몰린 이웃들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펼쳐지는
프로그램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
기가 눈물을 자아낸다. 그중 가야산 국립공원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며 아들을 키우고 있는 신충재 씨의 방송이 오랜 여운을 갖게
한다. 글을 쓰지도 읽지도 못 하는 지적장애인 신충재 씨는 늘 환
한 미소와 성실한 모습으로 가야산의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그러
던 중 숙제를 며칠 미뤘다가 할머니에게 혼이 나 삐진 아들 인성에
게 신충재 씨는 “기분 나쁘면 안 돼. 기분 나쁘면 나쁜 사람 돼.”라
고 말하는 것이었다. 신충재 씨는 기분과 행동의 관계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비록 지적장애를 앓고 있어 이성
적인 능력은 부족할지 몰라도 그 어떤 지식인보다 현명하다는 것을
아들 인성에게 들려준 이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이처럼 느낌과 기분이 나빠지면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이어


지고 종국에는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나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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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될 수 있다. 남을 해코지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쁜 행동을
벌이면서 쾌감 등 좋은 느낌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
람들을 보통 사이코패스라고 부른다. 반면 느낌이 좋아 행복하면
나쁜 생각을 할 수가 없거니와 좋은 생각이 느낌과 기분을 행복하
게 하는 것도 당연하다. 실망스러운 일이 벌어져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좋은 생각을 하면 느낌과 기분이 한결 편안해지고 가벼워진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시험에 떨어져 무척 우울하고 절망스럽지
만, 나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기에 언젠가 합격할 거야.’ 이렇게 긍
정적으로 생각하면 느낌과 기분이 훨씬 나아진다. 그렇게 느낌과
기분이 좋은 방향으로 바뀌면 느낌과 기분에 맞는 좋은 일들이 다
양한 방면에서 다가온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일들이 바로 행운, 기
적, 축복, 은총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들이다. 자신이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이 우연한 기회에 찾아오고, 간절하게 바래왔던 일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현실로 펼쳐진다. 이것이
바로 행운과 기적 등이 현실로 드러나는 방식이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느낌과 기분에 따라 세상이 달라 보이고,


달라 보이는 만큼 그에 부합하는 일들이 더 빨리 펼쳐진다는 것이
다. 그 부합하는 일들 속에는 우리가 쉴 틈도 없이 노력해온 결과
물들도 포함된다. 그러니까 노력의 결과물도 어떤 느낌과 기분을
가지고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어느 정도
노력해서 원하는 결실을 보는데 어떤 사람은 죽도록 노력해도 결실
은커녕 형편이 더 나빠지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그렇다면 자
신이 어떤 느낌과 기분을 가지고 평소에 일하는지를 따져봐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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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결국 느낌과 기분이 결과를 만들고, 느낌과 기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특히 매일 분주한 일상 속에서 잠시라도 소소한 것에 감동하고


평범한 것에 감탄하며 사소한 것에 감사하는 가운데 경이로움과 신
비로움 등의 찬란한 느낌을 경험할 때 기적이 시작된다. 경이로움
과 신비로움, 황홀함 등의 눈부신 느낌이 가슴에서 피어나는 순간
몸과 마음, 영혼은 물론 자신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좋은 방향으로
빠르게 변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몸과 마음, 영혼이 느낌을 통해 서
로 연결돼 통합적 차원에서 변화가 일어날 때 행운과 기적, 축복,
은총이라고 여겨지는 온갖 좋은 일들이 여기저기서 생긴다. 그야말
로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일들이
가능하게 된다.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그래서 경이로움과 신
비로움, 황홀함 등의 좋은 느낌은 행운과 기적을 부르는 특별한 느
낌이다. 운은 스스로 만들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
도 결국 느낌과 기분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고양할 때 운이 자연스
럽게 다가오고 하늘도 돕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은 사람들을 보면 처음


에 분노와 원망, 우울함 등의 부정적인 느낌을 통해서 건강을 잃기
시작한다. 그 후 병이 점점 깊어져 불치병으로 판정을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 어느 순간 모든 부정적인 생각과 느낌을 놓아버린
다. 죽음이 코앞에 다가오자 모든 삶의 애착과 미련이 사라지면서
무의식에 남아있는 부정적인 생각과 느낌마저 비워지는 것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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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면 자신에게 분노와 원망을 안겨준 사람들을 용서하면서 사랑의
감정을 조금씩 되찾는다. 그런데 신기하게 그렇게 사랑의 감정이
생기자 몸에 에너지가 돌면서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활력과 생동감
을 느끼고 마침내 건강이 회복된다. 이처럼 사랑의 감정을 되찾으
면서 경험하게 되는 느낌이 바로 경이로움과 신비로움, 황홀함이다.
하루하루 살아있는 것 자체를 감사하게 여기고 삶의 모든 순간을
아름답게 바라본다. 세상에 처음 태어난 듯 모든 것이 신기하고 황
홀하기만 하다. 그런 찬란한 느낌이 가장 높은 수준의 에너지를 끌
어당겨 몸과 마음, 영혼의 차원에서 동시에 작용하면서 기적을 만
드는 것이다.

느낌이 좋아 기분이 절정에 다다르면 떨어지는 빗방울이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감미로운 생명수처럼 느껴지고, 불어오는 바람 한
자락에서 천사의 향기와 같은 신성함을 느낀다. 삶의 모든 일을 감
탄하는 순간, 행운의 물결이 출렁이기 시작한다. 삶의 모든 것들을
축복이라고 여길 때, 기적의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마더 테레
사 수녀가 극찬한 세계적인 영적 스승 데이비드 호킨스가 쓴 ≪놓
아버림≫이란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우리가 살면서
기적을 겪는 것은 어떤 부정적인 감정이 상위 감정으로 대체되었
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계속해서 항복하면 이런 일이 더욱 잦아진
다.” 자신에 대한 자책이나 멸시, 타인에 대한 분노와 원망 등 모
든 부정적인 느낌과 기분을 대신해 경이로움과 신비로움, 황홀함
등의 가장 좋은 느낌을 경험할 때 행운과 기적이 벌어진다는 것이
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강연가인 가브리엘 번스타인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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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우주에는 기적의 에너지가 있다≫라는 책에서 그녀는 “긍정
적인 생각과 힘이 솟는 에너지 안에 존재할 때 우리는 기적을 끌
어당기는 자석이 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가장 좋은 느낌과 기분
을 통해 에너지가 높이 차오를 때 기적을 끌어당길 수 있다는 것
이다. 또한 구글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내면 검색 프로그램을
통해 진정한 행복과 잠재력을 일깨워 온 차드 멍 탄이 지은 ≪기
쁨에 접속하라≫에 보면 행운을 부르는 세 가지 요소가 나온다. 첫
번째는 사람들을 애정으로 대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선(善)을 행함
으로써 사람들의 존중을 얻어내는 것이며 세 번째는 친절과 사랑,
자비심이다. 차드 멍 탄은 “자기이해, 자신감, 용기, 사랑과 친절,
자비심 같은 몇몇 특징은 훈련할 수 있으면서도 행운의 가능성을
크게 늘려준다. 이러한 성질은 또한 모두 기쁨의 영역과 함께 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결국 기쁨이라는 좋은 느낌이 행운을 불러온
다는 것이다. 경이로움과 신비로움, 황홀함, 감사함 등의 좋은 느
낌이 행운과 기적을 부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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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창조적 영감과 천재성은 언제 깨어날까?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이 작곡가가


만든 음악을 한두 번은 꼭 들어봤을 것이다. 잔잔하고 감미로운 곡
부터 화려하고 웅장한 곡까지, 듣는 사람의 기분을 변화무쌍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만드는 천재 음악가! 수많은 광고와 드라마, 영화
에 삽입돼 사람들을 웃게 하고 울게 만든 독창적인 작곡가! 바로
베토벤이다. <월광>, <비창>, <합창>, <전원>, <운명> 등 그가 남
긴 주옥같은 음악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의 가슴에 깊은 감동과 환
희를 안겨주고 있다. 특히 매년 마지막 날, 제야 음악회에서 울려
퍼지는 합창교향곡은 새로운 희망과 환희를 불러일으키는 명곡으로
손꼽힌다. 그렇다면 베토벤의 창의성과 천재성은 어디에서 나온 것
일까? 무엇이 베토벤을 이 시대 최고의 음악가로 만든 것일까?

많이 알려진 것처럼 베토벤은 감정 기복이 무척 심했다. 이 기복


을 흔히 광기라고 표현하는데 베토벤 본인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타인에 대한 감정이 너무나도 쉽게 요동쳤다. 감정 기복의 대표적
인 대상은 조카이자 양아들이었던 카를이었다. 베토벤이 1819년 카
를에게 쓴 편지에 그의 감정 기복이 얼마나 심했는지가 드러난다.
베토벤은 편지에서 카를에게 “무정하고 감사할 줄 모르며 감수성이
라고는 없는 놈”이라고 비난했다가 “말은 그래도 생각은 그렇지 않
다.”라며 생각을 바꿔 옹호했고, “나는 그 아이를 아직 예전과 똑같
이 사랑한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편지 끝부분에서는 “살
아생전 그 쓸모없는 종자를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라며 다시
심한 분노를 쏟아냈다. 이처럼 그는 한 통의 편지에서도 상대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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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감정이 애정과 분노 사이에서 극단을 오갔다. 그래서 많은 작
가와 평론가들이 베토벤을 ‘야생동물’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반쯤
미쳤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위 내용은 독일의 저널리스트 바스 카스트가 쓴 ≪지금 그 느낌


이 답이다≫에 나오는 내용이다. 책에서는 베토벤이 겪은 감정 기
복 즉 기분의 급작스러운 변화가 그의 인간적 삶에는 부정적인 영
향을 끼쳤으나,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온 그의 예술적 삶에
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소개하고 있다. 베토벤의 즉흥적인
기분 변화와 창의성, 천재성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비단 베토벤만이 아니다. 천재라도 불리는 수많은 예술가는 베토


벤과 비슷한 감정적 혼란 속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독창적인
작품을 완성했다. 독일의 음악가 슈만과 극작가 괴테 역시 마찬가
지였다. 슈만은 곡을 완성할 당시 베토벤보다 더 심한 감정 기복을
경험한 끝에 결국 라인강에 뛰어들었고, 구조된 후에는 정신병원에
서 남은 삶을 보냈다. 괴테 역시 우울증을 동반한 자살 충동을 지
속해서 겪었는데 자살하는 장면을 작품 속에서 묘사하며 대리만족
을 느끼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의 정신과 의사들이 세계적인 명성
을 자랑하는 유명 인사 1천 명의 자서전을 분석했더니 창의력과 독
창성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 자살
부분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창조적 예술가들이 경험하는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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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혼란 즉 가장 좋은 기분과 가장 나쁜 기분이 순식간에 오르내리
는 극단적 기분의 변화가 그들의 창조적 영감과 천재적 재능을 깨
우는 데 의미 있는 작용을 한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가장 좋은 느
낌과 기분을 느낄 때 즉 행복을 넘어 가슴 벅찬 환희와 황홀함, 경
이로움, 사랑을 느낄 때 에너지가 꽉 차올라 영감이 충만해지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제약하는 부정적인 생각이나 신념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러면 막혀 있거나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들의 답이 직관적
으로 떠오르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봇물 터지듯 쏟아
진다.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무한한 자신감도 느끼면서 불
가능이란 개념이 아예 사라져버린다. 모든 것이 가능한 세계로 진입
하게 되는 것이다. 잠들어 있던 재능과 창조성과 천재성이 살아나
는 순간이다. 반면 느낌이 좋지 않아 기분이 나쁠 때, 우울함과 좌
절감, 두려움, 걱정 등을 느낄 때 에너지가 메말라 영감이 사라지면
서 의욕과 열정도 식는다. 그러면 터지길 기다리고 있던 재능과 창
조성, 천재성이 막혀버린다. 만약 극단적 감정이 아닌 좋은 느낌과
기분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그래서 영감이 가득한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뛰어난 창의성과
천재성을 마음껏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엘리트들이 어떻게 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했는가


를 연구하는 미국의 스포츠 심리학자 스탠 비첨은 그의 책 ≪엘리
트 마인드≫에서 “당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은 실제로 진정한
자신이 아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삶의 소명도 실제로 진정한 소명
이 아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능력의 최대치는 실제로 당신의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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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상의 성과를 끌어
올릴 수 있는 4단계 비법을 소개한다. 처음은 뜨거운 열정으로 최
대한 도전하고 노력하는 분투다. 그다음이 방출인데 도전과 노력에
서 잠시 벗어나 숨을 돌리는 것이다. 그다음이 가장 중요한 몰입이
다. 그런데 스탠 비첨은 몰입을 ‘분투+재미 = 환상적인 기분’으로
표현하며, 최대한 집중해서 가장 좋은 기분을 만끽하는 것으로 이
야기한다. 즉 잠재력을 극대화하여 성과를 최대로 올리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기분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회복이다.

최근 명상 분야에서는 창의력을 깨우는 데 기쁨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마음을 차분하게 이완하는 것
을 넘어 존재론적인 기쁨과 성취감, 살아있다는 느낌 등을 경험할
때 창의력은 자극을 받아 솟아난다는 것이다. 만약 오늘 기쁨을 느
낀다면 기쁨이 사라지기 전까지, 그것이 언제가 됐든 창의력은 계
속 유지된다고 한다. 창의성과 천재성 등 탁월한 잠재력이라고 부
르는 개인적 자질은 높은 수준의 마음 상태에서 나온다는 것이 에
너지 진동을 연구하는 발레리 헌트 박사 등 많은 과학자에 의해 밝
혀졌다. 높은 수준의 마음 상태란 바로 행복과 기쁨, 황홀함 등의
가장 좋은 느낌과 기분을 뜻한다. 이처럼 가장 좋은 느낌과 기분은
내면의 잠재력은 물론 창조적 영감과 천재성을 최대치로 이끄는 디
딤돌이자 씨앗이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만드는 등 예술을 창작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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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도 그렇다. 본격적인 작업에 앞서 어떤 주제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지를 정해야 한다. 방향을 먼저 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방향만 정하면 나머지는 쉽게 풀린다. 그런데 이 방향을
정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왜냐하면 영감이 필요하기 때문이
다. 고요함 속에서 좋은 느낌이 가득차 있을 때 샘솟는 영감이 모든
창조적 활동의 뿌리다. 모든 잡념과 생각이 사라져 자신이 완전히
텅 비워진 상태에서 오직 충만함을 느낄 때 창조성과 천재성이 고
개를 내민다. 영감 없이는 어떤 예술도 탄생할 수 없다.

꼭 예술이 아니어도 우리가 하는 모든 창조적 작업에는 영감이


필요하다. 최근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명상 센터나 힐링
센터를 운영하는 것도 시대를 앞서는 창조적 발상과 혁신적 아이디
어가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며, 그 출발점이 고요함과 충만함 속에서
생각은 비우고 좋은 느낌은 채워 자신만의 영감을 발견하는 것이다.
영감이 없는 가운데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면 고통이 따른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 짜내도 색다른 무언가가 떠오르지 않고, 이전에는 존재
하지 않았던 특이한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영감은 고요하고
충만한 가운데 기분 좋은 느낌 속에서 피어나는 창조적 발상의 샘물
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잘 느끼지 못했던 좋은 느낌을 더 자
주, 더 깊이 체험할 필요가 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좋은 느낌을 경험할수록 평소 드러나지 않던 창조적 영감과 천재성
이 드러난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구루이자 마케팅 천재
라고 찬사를 받는 세스 고딘은 그의 책 ≪이카루스 이야기≫에서
“신이 우리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면, 우리가 신과 같은 존재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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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면서 “신(神)은 우리 안에 존재한다.”라
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신(神)의 모습대로 특
별한 재능과 창조성이 존재하는데 우리는 그런 능력에 대해 너무나
도 소심하고 소극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제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
는 자신만의 창조성과 천재성을 깨워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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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최고의 내가 되는 순간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


프≫, ≪행복한 이기주의자≫를 지은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
웨인 다이어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기계발 강사들에게 깊은 영감
을 준 네빌 고다드. 잠재의식과 마음에 대한 심오한 탐구를 통해
상상력을 바탕으로 꿈을 이루고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방법을 가르
쳤던 네빌 고다드는 가슴에서 빛나고 있는 위대한 자아를 발견해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최고의 자신으로서 살아가는 길을 제시한다.
그는 자신의 책 ≪네빌 고다드의 부활≫에서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느끼는 바로 그대로이며,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도 우리
를 그렇게 본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자신이라고 믿고 있는 존재
입니다.”, “나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 존재할지를 결정
하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관념 그 자체다. 만물은 그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라고 말했다. 웨인 다이어도 “당신
은 당신이 생각하는 바대로 존재하게 될 것이다.”라며 “우리에게는
신(神)의 본성을 닮아 전지전능한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최상위
자아가 존재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네빌 고다드와 웨인 다이어의 말은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는


대로 우리의 존재 상태가 바뀐다는 것이다. 자신을 어떤 존재로 규
정하고 자신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에 따라 하위 자아, 상위 자아,
최상위 자아 등 자아의 수준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느낌과
기분에 따라 다양한 차원의 존재가 깨어나는데 즐거움과 재미 등의
표피적인 느낌에 깨어나는 존재가 있고 행복과 기쁨 등 내밀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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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감응하는 존재가 있으며, 경이로움과 황홀함, 경외감, 숭고함 등
의 존재론적인 느낌에 반응하는 존재가 있다. 그래서 특정한 느낌에
깊이 젖어 드는 순간에 그 느낌과 조화되고 그 느낌과 같은 차원의
존재로 변하게 된다. 이것은 하나의 느낌 속에 온전히 빠져들 때 그
느낌 자체가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행복한 느낌에 완전히 젖어 들
면 우리는 행복 그 자체가 된다. 그래서 특별한 이유나 조건이 없어
도 그냥 행복하고 다른 사람에게 밝고 따뜻한 에너지를 전달한다.
기쁨을 온몸으로 가득 느끼면 존재 자체가 기쁨으로 바뀐다. 사소한
일들이 경이롭게 보이고 평범한 것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면서 삶이
귀중한 선물처럼 생각된다. 그렇게 존재 상태가 바뀔 때 의식이 깊
어져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고, 느낄 수 없었던 것이 느껴
진다. 직관과 통찰이 커져 삶에 대한 목적과 소명은 물론 미래에 대
한 비전을 깨닫게 된다. 활력에 고스란히 빠져들면 몸은 활력 그 자
체가 된다. 에너지가 막힘없이 흘러들어 혈액순환이 잘되고 독소가
배출되기 시작한다. 병든 조직과 세포들이 재생되면서 예전에는 경
험하지 못했던 생동감을 느끼며 결국 건강을 되찾게 된다. 사랑의
느낌을 느끼며 하나로 녹아들 때 우리는 사랑 그 자체가 된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이 가득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에너지를 내뿜으면서
삶의 모든 것에서 사랑을 느끼며 용서하고 화해하는 가운데 매 순간
을 신성하게 바라본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등 조건 없는 사랑을 실
천하며 숭고하고 고귀한 마음을 나눈다.

일본의 히에이산에 거주하는 스님들은 독특한 수행 과정을 거친


다. 그것은 7년 동안 1,000일의 산행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인데,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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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거리가 지구의 둘레보다 긴 4만 6,572㎞다. 7년 동안 1,000일이
면 1년에 평균 142일, 대략 2.5일에 한 번씩 40㎞ 이상을 걸어야
한다. 그걸 7년 동안 거르지 않고 해야 한다. 특히 7년 차의 마지막
9일은 어떤 종류의 음식과 물도 없이 걷기만 해야 한다고 한다. 극
한의 고통을 참아야 하는 인내의 길이다. 더 놀라운 것은 기도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쉬는 것이 잠시도 허락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산행 마라톤을 완주한 스님은 총 46명인데 그중 두 명의 스


님이 두 번을 완주했다. 그중 한 명이 사카이 스님이다. 사카이 스
님의 초인적인 완주 과정은 미국의 리더십 컨설턴트이자 스포츠 심
리학자인 스탠 비첨이 지은 ≪엘리트 마인드≫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그와 함께 히에이산에서 스님들을 연구한 존 스티븐스는 “스
님들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부처의 본성이나 정신력을 이끌어 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고 믿
는다. 다시 말해 자신 안에 신(神)을 만나지 못하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지 못하고 따라서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지도 못한다고 믿
는다.”라고 말한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이 마라톤을 두 번이나 성
공한 사카이 스님이 육체의 한계를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자
신 안에 있는 부처의 본성, 즉 불성(佛性)과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
라는 것이다. 불성(佛性)과 만나면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진정한
자아를 찾은 것이다.

신(神)을 깨달은 존재는 물질계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말


이 있다. 신(神)을 깨달았다는 것은 신(神)의 본성을 알아차렸다는

112
말이다. 그리고 그 본성과 하나가 돼 본성에 따라 행동한다는 의미
다. 1,000일 산행 마라톤을 두 번이나 완주한 사카이 스님은 인간
의 능력이 얼마나 무한한지를 보여준다. 그 잠재력의 뿌리에 신(神)
의 본성인 조건 없는 사랑과 시작도 끝도 없어 한계가 없는 광대한
에너지가 자리를 잡고 있다. 불성(佛性)과 하나가 돼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 스님들은 평범한 자신을 뛰어넘는 위대하고 눈부신 존재의
모습, 신(神)의 본성을 보여준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자신에게 신성한 힘과 능력이 있다는 것을 모


르거나 외면한 채 살아가는 평범한 자신과 자신의 신성함을 믿으면
서 비범한 능력을 드러내는 최고의 자신이 있는 게 아닐까? 분명한
것은 매사를 두려움과 걱정, 불안함의 눈으로 바라보며 생존에 집착
하는 자신과 고정관념이나 편견 등 마음의 때 없이 매사를 기회와
도전의 눈으로 바라보며 열정과 영감에 이끌리는 삶을 사는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아마 후자가 신성한 모습에 가깝지 않을까? 그리고
그 모습이 가장 멋지고 아름다우며 최고의 내가 되는 순간이지 않
을까? 신성한 모습은 자신을 한계 짓는 믿음과 자신만이 가장 똑똑
하다는 자만심이나 허영심을 내려놓을 때 깨어난다. 어린아이와 같
은 맑고 순수한 마음에서 설렘과 열정을 느끼며 행복과 기쁨, 경이
로움, 황홀함 등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경험할 때 밀려온다. 그때 불
가능은 가능으로 바뀌고, 비루한 세상에서 고귀한 사랑을 실천하며
잠재력을 마음껏 펼쳐 보이는 찬란한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
우리 모두에게는 지구를 포함해 우주 만물을 창조한 에너지가 매
순간 살아 숨 쉬고 있다. 가슴에 생명력이 가득한 에너지의 불꽃이

113
타오르고 있다. 이 에너지는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선
천적인 것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품고 있고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강력한 힘이다. 그 에너지는 우리가 태어나 자라오면서 받은 상처와
아픔 때문에 생기는 부정적인 느낌과 기분으로 인해 고갈되고, 이성
적 지식과 아집, 경험에 따른 고정관념에 의해 훼손되기도 하지만 언
제나 가슴속에서 꺼지지 않고 있다. 그 불꽃은 행복과 기쁨, 열정과
황홀함, 사랑과 같은 좋은 느낌과 기분 속에서 더욱 뜨겁게 타오른다.
가슴에서 타오르는 이 에너지의 불꽃을 터뜨릴 때 열정과 영감이 샘
솟으면서 잠재력이 깨어나고 최고의 자신으로 한발 한발 다가갈 수
있다. 우리 모두에게 그런 엄청난 에너지가 있다. 이 세상을 사랑으
로 물들이면서 자신의 인생을 자신만의 무대로 만들어갈 마르지 않
는 성공의 샘물이 우리에게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특별하고
존귀하다. 필자는 필자대로 특별하고 당신은 당신대로 존귀하다. 우
리는 모두 눈부시게 멋지고 아름다운 존재이며, 타고난 에너지를 통
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이다.

우리의 가슴에는 에너지로 출렁거리는 광대한 가능성의 바다가


넘실대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자신이 그렇고 그런, 평범한
존재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무기력하고 의기소침하며 낙담하고
좌절하는 존재가 아닌 꿈을 이루고 소망을 성취하면서 행복과 기쁨
속에서 풍요롭게 살아갈 존재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할 본연의 삶이자 존재 상태다. 우리 스스로가 자신

의 존재를 진실대로 규정할 때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신(神) 혹은


창조주가 생각하는 것이고, 우리가 바라는 것은 신(神) 혹은 창조주

114
가 바라는 것이다. 우리의 가슴에 매 순간 불타오르는 에너지를 어
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위대하고 신성한 힘을 가진 본래 모습과 가
까워질 수 있다.
심장을 고동치는 설렘과 열정, 새로운 도전에 대한 희망과 흥분,
자신감과 성취감이 가슴에서 느껴진다면 불꽃이 잘 타오르고 있는
것이다. 삶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 감
사하며 사랑을 베풀고 있다면 불꽃은 제대로 유지되고 것이다. 그
야말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최고의 내가 되는 순간이다. 반면 가
슴이 메마르고 갑갑해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거나, 새로운 꿈
과 소망이 피어나지 않을 때 불꽃은 타오르지 않는 것이다. 이기심
과 질투, 두려움과 걱정, 분노 등의 부정적인 느낌과 기분에 사로잡
혀 있다면 불꽃은 꺼지기 일보 직전이다. 타고난 유산인 신성한 힘
을 잃어 가는 순간이기도 하며, 가장 멋지고 아름다우며 최고의 나
와 정반대의 자신이 되는 순간이다. 삶의 도약과 기적은 본연의 나
를 찾는 데서 시작한다.

필자가 대전의 공공기관에서 일할 때 웃는 모습이 너무나도 맑고


아름다운 후배가 있었다. 성격도 표정만큼이나 순하고 착했다. 필
자는 그 후배에게 “지금처럼 순수한 모습 속에서 환한 표정을 지을
때 그리고 그 표정으로 자연스럽게 행동할 때가 가장 멋지고 좋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가 후배에게는 에너지가
활활 타오르는 최고의 순간이었다. 지금은 일 년에 고작 몇 번밖에
못 만나지만, 볼 때마다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성격도 차갑고 냉
소적으로 변했는데 직장상사에게 받은 멸시와 모욕 때문인 것 같았

115
다.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하면서 어깨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말
을 들으며 마음이 아팠다. 에너지가 사라지는 것을 몸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삶을 결정하고 인생을 만드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삶은 외부 조건에 의해 변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을 어떤
존재로 규정하고 자아 이미지를 어떻게 형성하느냐를 출발점으로
매 순간 어떤 느낌과 기분을 경험하느냐로 결정된다. 우리는 위대
한 성취를 이룬 사람을 동경하고 거룩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에게
감동하며 불의를 보면 분노한다. 또한 가슴을 떨리게 하는 것을 보
면 설레고, 끌리는 무언가에 열정을 느낀다. 행복과 기쁨, 사랑이란
단어만 들어도 심장이 고동친다.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깊고 푸른
에너지의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바다에 온몸을 적셔 솟
구치는 느낌과 하나가 될 때 우리는 위대하고 신성하며 무한한 가
능성 그 자체가 된다. 그리고 가장 멋지고 아름다우며 최고의 내가
되는 순간이다.

임사체험의 경험을 책으로 펴내 큰 화제를 몰고 온 아니타 무르


자니는 그의 책 ≪나로 살아가는 기쁨≫에서 “죽음의 영역에서 신
의 눈으로 본 나는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고, 우주는 내 존재 자체
를 무조건 사랑했으며, 나는 그 우주의 아름다운 자식이었다. 나는
더할 나위 없이 장엄했고 상상할 수 있는 한 가장 완벽했다. 그리
고 나는 이 세상의 모든 존재처럼 신성으로 창조된 존재였다. 우리
는 다름 아니라 신성이 지금 몸으로 현현한 존재이다. 우리의 이
두 눈에 신이 깃들어 있다.”라고 말한다.

116
5. 나의 길, 나의 삶을 찾는 방법

청소년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음악치유 강연을 하다 보면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마음을 모르겠다고 말한다. 어떤 학과를 선택하고,
어떤 분야에서 일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우리 집안
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금은 대학생이 된 큰 누나의 막내아들
이 고등학교 3학년 때 벌어진 일이었다. 대학교 진학을 위해 학과
를 결정해야 하는데 자기 마음을 모르겠다며 마치 남의 일인 양 행
동하는 바람에 누나와 매형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수
능은 다가오는데 어떤 과에 입학할 건지를 물어보면 관심 없다는
듯 신경질만 내니 예민해진 수험생 아들에게 계속 물어보지도 못

하고 전전긍긍하다가 급기야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었다. 필

자는 누나의 성화에 못 이겨 휴일을 맞아 게임 삼매경에 빠진 조카


를 집 근처의 야외 농구장으로 불러냈다. 자유투 던지기를 몇 차례
하면서 긴장을 푼 후 본격적인 탐색 작업에 들어갔다.

“찬빈아! 이제 슬슬 어느 학과에 입학할지 정해야 하지 않을까?”


“어! 그렇지 삼촌!”
“너는 대학에서 어떤 걸 공부하고 싶니?”
“모르겠어.”
“모르면 어떻게 해! 대학교 안 갈 거야?”
“가긴 가야겠지”
“너는 어떤 과목이 제일 재미있니?”
“역사나 사회 같은 암기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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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외우면 답을 맞힐 수 있으니까.”
“아니 그런 거 말고 진짜 좋아하는 과목이 뭐냐고?”
“음. 다 그저 그래.”

필자는 더 묻지 못했다. 아니 물을 수가 없었다. 한 시간 동안의


줄다리기 끝에 남은 건 뙤약볕에 그을린 피부와 아무런 생각이 없
어 보이는 조카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걱정뿐이었다. ‘자신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일이 코앞에 닥쳤는데 어떻게 아무 계획도
없단 말이지?’ ‘누나와 매형이 막내아들이라고 너무 품속에만 키워
서 그런 걸까?’, ‘학교에서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걸까?’ 등 별
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시간이 흘러 우여곡절 끝에 조카는 필자의
조언에 따라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우리는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원한다. 많은 돈을 벌어 넉넉하게


살고 싶고 평화로운 일상 속에서 깊은 만족을 느끼고 싶어 한다. 또
한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활력이 넘치면서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
계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이것은 누구나가 간절히 원하는 삶이자
모두가 꿈꾸는 삶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그런 삶을 살 수 있
을까? 이 시대의 독보적인 경영인으로 불렸던 스티브 잡스는 “진정
한 만족을 얻는 방법은 오로지 자신이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위대한 일을 하는 방법은 오로지 자신이 하
는 일을 사랑하는 것뿐입니다. 아직까지 그런 일을 못 찾았거든 절
대 안주하지 말고 계속 찾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리고 세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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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인정받으며 많은 존경을 받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도 “성공하는 최선의 방법은 여러분이 사랑하는 것을
발견한 후 열심히 일하고, 또한 우주의 에너지가 여러분을 인도하도
록 내맡기는 가운데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봉사의 형태로 타인들에
게 내어 주는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와 오프
라 윈프리의 이 말속에 우리가 원하고 꿈꾸는 삶에 대한 해답이 들
어있다. 그것은 바로 나의 길을 걸으면서 온전한 나의 삶을 사는 것
이다. 취업이 잘 된다고 남들이 가는 길을 무작정 따라가거나, 부모
님의 강권에 따라 마지못해 미래를 정하거나 혹은 연예인이나 유튜
버가 되고 싶다며 다른 일은 쳐다보지도 않는 것은 나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진정한 자신인 영혼에 따르는 삶이 아닌 누군
가에 의해 조종당하는 삶이다. 그리고 별처럼 눈부시고 우주처럼 광
대한 자신을 영영 잃어버리는 길이다.

생각해 보니 필자도 그런 삶을 살았다. 책 읽는 걸 좋아해 초등


학교 때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전과를 새로 사면 종이에
서 나는 잉크 냄새에 빠져 전과를 얼굴에 덮고 자기도 했다. 중학
교 때는 자유문학사에서 출간됐던 이육사, 박두진, 조지훈 등 당대
유명 시인들의 시집을 사서 읽었다. 문학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즐
기며 사색에 심취했던 필자였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취업이 잘될
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컴퓨터공학과에 원서를 넣었고, 그렇게 전
혀 어울리지 않는 공대생이 되었다. 대학교에 입학해 봉사 동아리
에 가입한 필자는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하면서 학과 공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기쁨과 성취감, 살아있다는 느낌을 경험했고, 급기

119
야 동아리 회장에 당선돼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며 필자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전환점을 갖게 되었다.

만약 필자가 좋아했던 문학이나 문화예술 분야로 진로를 정했다


면 시행착오를 줄여 좀 더 일찍 본연의 일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위대한 삶의 본보기가 된 두 사람의 말처럼 우리가 모두 원하고 꿈
꾸는 삶을 사는 출발점은 나의 길과 나의 삶을 찾는 것이다. 찾았
다고 생각하면 뜨거운 열정과 영감을 바탕으로 용기 있게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이 사랑하는 일
을 발견해야 한다. 왠지 모르게 심장이 뛰고 가슴이 설레며 흥분되
는 일을 찾아야 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 일을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하는 일, 그 일을 하면 왠지 자신이 하나의
생명으로서 살아있다는 느낌이 드는 일, 자신이 대견스럽고 자랑스
럽게 느껴지는 일, 그 일이 바로 자신이 사랑하는 일이다. 우리에게
는 누구나 그런 일이 있다. 가슴을 떨게 하고 영혼을 울리게 하는
일 말이다. 그 일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느낌을 민감하게 알아차려
야 한다. 틈틈이 느낌이 어떤지를 섬세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느
낌은 우리 자신보다 훨씬 현명하고 통찰력 있게 미래를 내다보는
내면 존재인 영혼이 보내는 신호이기에 믿고 의지해도 된다. 아니
믿고 의지하고 따라야 한다. 어떤 일을 할 때 느낌이 좋고 설레며
행복하면 영혼이 그 길로 가라고 응원하는 것이고, 재미없고 뭔가
막힌 듯 답답한 느낌이 든다면 그 길을 가지 말라고 영혼이 말리는
것이다. 영혼은 앞일을 정확하게 내다보면서 우리가 행복하고 건강
하며 풍요로울 수 있도록 그리고 꿈을 이루며 원하는 삶을 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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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도록 매 순간 느낌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그래서 설렘과 흥분,
열정, 기쁨, 살아있다는 느낌 등의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불러일으
키는 일을 찾고, 찾았다고 생각되면 서슴지 말고 끝까지 밀고 나가
야 한다.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자신에 대한 믿음과 용기다. 그런데 중간


에 용기를 잃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
고 그 일을 나의 길과 나의 삶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들
이 반드시 생긴다. 그것이 경제적인 어려움이 될 수도 있고, 잠깐
벌어지는 관계의 단절이 될 수도 있으며 때론 생각보다 시간이 오
래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다면 나의 길과 나의 삶은
반드시 열린다. 그것은 나 혼자서 가는 길이 아니라 나를 가장 잘
알고 매 순간 나를 열렬히 사랑하고 지지하는 영혼과 우주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와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해 자신의
길을 걸으면서 성공한 사람들, 박지성, 손흥민, 봉준호, 박찬욱, 손석
희, 백종원 등이 그걸 증명한다. 그렇게 자신을 살아있게 만들면서
사랑하는 일을 할 때 눈부신 재능과 창조성을 최대한 발휘하는 가
운데 다른 사람이 아닌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살 수 있다. 온전한 나
의 인생을 펼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고 꿈꾸는 삶을
사는 방법이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멋지고 위대해지는 길이다. 이
길 속에 자신을 빛나게 할 찬란한 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가슴 뛰지 않는 현실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계유지나 가족 부양 또는 다른 현실 때문에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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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없이 답답하고 가슴이 죽어있는 듯한 현실 속에서 산다고 해도
나의 길과 나의 삶을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나의 길과 나의 삶을
반드시 직업 속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 그것을 직업으로 삼아 그
일 속에서 영혼이 이끄는 삶을 사는 것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
면 취미나 레저, 여가 등을 통해 살려 나갈 수 있다. 그래야 몸과
마음, 영혼이 건강하면서 조화를 이뤄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지속
적인 행복을 누릴 수 있다.
결국 나의 길과 나의 삶을 찾고 싶다면 영혼이 사는 가슴에 물어
야 한다.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찾을 때까지 묻고 물으면 언젠가
가슴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영혼이 약동하고 영혼이 꿈틀대는 가슴
의 소리에 나의 길과 나의 삶이 있다. 인생의 진정한 목적을 찾기
위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적 지도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책으로
출간한 바티스트 드 파프는 그의 책 ≪마음의 힘≫에서 “진정으로
풍요롭게 사는 법은 마음과 가깝게 느끼는 일, 심장이 더 세차게
뛰게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성취감과 보답 받는
기분을 느끼고 분명한 보상을 받을 기회다.”라고 말한다. 가슴이 시
키는 일,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면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해
야 기쁨이 넘치고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이렇게 나의 길과 나의 삶을 추구할 때 반드시 유념해야 하는 것


이 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이 모여 나의 삶과 나의 길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미래는 지금 이 순간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기
에 지금 내가 한 선택이 진정한 나를 위한 선택인지 아니면 과거의
습관 혹은 타인에 따른 선택인지를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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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을 할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면 좋다. 이 선택은
가슴을 설레게 하는가? 아니면 아무런 느낌도 주지 않는가? 이 선
택은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당장의 만족만을 가져
다주는가? 이 선택은 영혼을 울리는 느낌이나 영감에 기반한 행동
인가? 아니면 두려움과 걱정에 기반한 행동인가? 이 선택은 미래를
향하고 있는가? 아니면 과거로 돌아가도록 하는가? 어떤 선택을 앞
두고 최소한 이 네 가지라도 자신에게 물으면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아등바등 살아가는 것에 매달려 편하고 익숙한 길을 거부할
때 나의 길과 나의 삶은 시작된다.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살지 않은
인생은 쉽게 흔들리고 이리저리 요동치며 풍선에 바람이 빠지듯 공
허해진다. 그것은 몸만 자신의 것일 뿐 마음과 영혼은 타인에 의해
지배당하는 삶이기 때문이다. 그런 삶은 순간적으로 빛나 보여도
결국에는 허무하고 언젠가는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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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편안한 느낌이 건강을 회복시킨다

당신은 자신의 건강과 질병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건강과 질병에 대해 자신이 어떻게 생각
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자. 첫째, 독감 등 바이러스 질환이 유행한다
는 보도에 얼마나 큰 두려움과 걱정이 드는가? 둘째, 자신이 계속
건강하리라 생각하는가 아니면 건강이 점점 안 좋아지리라 생각하
는가? 셋째, 암이나 고혈압, 심장병 등 각종 질병에 대해 집안 내력
이 있다고 믿는가? 넷째, 평소 TV에서 방송되는 건강 정보 프로그
램을 시청하면 유익한 정보라고 생각돼 기분이 좋아지는가 아니면
방송에서 나오는 병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하고 염려되는가? 다섯째,
건강보험에 가입했지만 충분하지 않은 것 같아 걱정스러운가?

이 질문들은 자신이 평소에 건강과 질병을 얼마나 부정적으로 생


각하는가를 판단하는 자료다. 다섯 가지 질문에서 세 가지 이상의
답변이 부정적이라면 건강과 질병에 관해 좀 더 다르게 생각할 필
요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 몸은 마음, 즉 생각과 느낌, 기분에 따라
바뀌기 때문이다. 건강염려증이 병을 만들고, 모든 병은 부정적인
감정에서 시작되며, 부정적인 감정이 깊어지면 혈액순환과 호르몬
에 이상이 생겨 면역력이 떨어지고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이미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 올해
독감이 크게 유행한다고, 40대부터는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
다고, 나이가 들면 치매나 파킨슨병에 걸리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하
는 등의 뉴스를 접하면 자신도 그런 게 아닌가 싶어 겁이 나고 걱
정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정보가 사실이라고 믿으면서 불안감과 두

124
려움을 지닌 채 살게 된다.

그러나 그 정보는 사실 통계일 뿐이다. 우리 주위에는 그런 뉴스


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이 무척 많다. 최근 신문을 보니 우리나라
에서 1년에 병원을 한 번도 가지 않는 사람이 무려 28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필자도 올해 초 코와 귀에 염증이 생겨 몇 차례 병원
을 찾았는데 무려 10여 년만이다. 10여 년 동안 한 번도 병원을 방
문한 적이 없다. 병원에 가지 않으니 언제 병원을 갔는지 기억조차
없다. 약을 먹지 않은 것도 물론이다. TV를 거의 보지 않는 필자가
저녁 뉴스를 보기 위해 TV를 켜면 수많은 보험 광고가 쏟아진다.
암, 치매, 성인병, 치과, 자동차 사고 등 다양한 질병에 대비해야 한
다며 보험에 가입하라고 손짓한다. 그와 함께 공포감을 불러일으키
는 과장된 장면이 계속 방송된다. 그러면서 병을 이기고 각종 질환
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유일한 길은 보험에 가입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하며, 보험에 들어야만 평생을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그런 방송을 볼 때마다 광고가 병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병에 대한 공포심을 계속해서 키워 활력과 생기 등
생동감 넘치는 느낌을 위축시키면서 몸이 지닌 본연의 생명력을 훼
손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런 광고가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에
는 큰 돈벌이가 되겠지만 국민에게는 없던 병을 생기게 한다.

필자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몸이 크게 상한 적이 있었


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체력은 한창이고 가슴에는 뜨거움이 흐르
고 있어 많은 사람들을 밤낮으로 만났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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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은 일상이었고, 쓰린 속을 푼다고 맵고 짠 음식으로 점심을 먹었
다. 체질상 술이 잘 받지 않음에도 업무상 마시다 보니 한두 잔 가
볍게 마실 때의 좋은 느낌을 지나 불편하고 속 쓰림 등의 통증이
들었지만 참으면서 자리를 버텼다. 저녁에 약속이 없어 집에 일찍
들어가는 날에는 마음이 허전해 혼자서 맥주를 마셨다. 특히 혼자
맥주를 마실 때는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술로 인해 증폭돼 취
기가 오를수록 원망과 분노, 무기력함이 커졌다.

그렇게 3년을 마시자 몸에 탈이 생기기 시작했다. 위장에 통증이


심해져 약을 먹어야만 겨우 잠을 잘 수 있었고, 소화가 안 돼 조금
만 먹어도 더부룩했다. 특히 무릎이 쑤셔서 걷기조차 힘들었고 몸
이 무거워 만사가 귀찮고 짜증스러웠다. 처음에는 관절염인 줄 알
고 정형외과를 찾았는데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했다. 위장 전문 한
의원에서 큰돈을 들여 특별 검사를 하니 무릎을 포함해 모든 병의
원인이 위장에서 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한약을 먹고 한번 치료를 받는데 15만 원이나 드는 위장


재생 시술을 받으면서 몸을 조금씩 회복해 가던 어느 날, 서점에서
자연 치유에 관한 책을 접하게 되었다. 책을 펴든지 이틀 만에 다
읽었을 정도로 그 책은 필자에게 깊은 영감을 심어주었다. 책에 따
르면 우리 몸에는 본연의 치유력이 있으며, 치유력을 잘 관리할 때
활력과 에너지가 넘치는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필자는 그 책을 통해 건강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
다. 특히 단식과 생명 에너지에 대한 깨우침은 강렬했다. 필자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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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밤이건 새벽이건 무조건 배부르게 먹는 게 좋은 것으로 생각
하고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먹어왔는데 그런 생각이 위장에
독소를 채우는 결과를 불러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까 필자의
병은 가공식과 밀가루, 술 등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너무 많이 그
리고 너무 자주 먹어서 생긴 것이었다. 한 마디로 우주의 리듬과
조화되지 않는 행동과 그로 인해 에너지가 차단됐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때부터 식습관을 채식과 자연식으로 바꾸고 매일 단식을 했다.


아침 식사를 가볍게 먹고 점심은 사과나 복숭아 등 제철 과일로 대
신한 후 저녁 식사를 7시 전에 마치고 잠들기 전까지 아무것도 먹
지 않았다. 점심시간에는 회사 옥상 공원에서 맨발로 자갈을 밟으며
지압을 했고 틈틈이 근력운동을 했다. 그렇게 한 달쯤 운동하자 전
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배고픔이 밀려오면서 상쾌함과 생동감이 솟
구쳤다. 몸이 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하자 신체의 감각
들이 깨어나는 것 같았다. 예전에는 맡을 수 없었던 풀 냄새와 또렷
하게 들을 수 없었던 새소리가 분명해졌다. 몸의 독소는 배고픔의
공복 상태에서 배출되고, 마음의 독소는 명상을 통해 비워진다는 것
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 후 식단 관리와 단식, 운동, 명상을
병행하며 지금까지 병원을 가지 않으면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필자가 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직접 체험한 몸과 감정의 변화를


통해 그리고 다양한 에너지 관련 책을 읽으며 알게 된 것은 우주에
는 몸과 마음, 영혼을 치유하는 에너지가 가득하다는 것이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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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그 에너지는 느낌과 기분을 타고 흘러들어 온다는 것이다. 필자
가 단식과 지압, 운동을 통해서 경험한 상쾌하고 활력 넘치는 느낌
은 필자의 몸으로 에너지가 원활하게 흘러들어 에너지와 하나로 연
결되었음을 보여주는 신호였다. 그러니까 느낌과 기분은 에너지가
자신에게 흘러들어 오는지, 그 에너지와 연결되어 있는지를 나타내
는 신호라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은 에너지가
자신에게 흘러들어 그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고, 나쁜 느낌과
불쾌한 기분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다. 사실 우리는 위와 같은 일을
일상 속에서 자주 경험한다. 편안한 느낌 속에서 고요하게 산책할
때 가슴에서 무언가 충만하게 차오르는 것을 느껴봤을 것이다. 혹
은 사랑에 빠졌거나 간절히 원하는 소원을 이뤄 황홀하고 기쁨에
넘칠 때는 뜨거운 에너지가 용솟음치면서 날아갈 듯 가볍고 지치지
않는다. 또한 마음이 홀가분한 상태에서 어떤 일에 몰입할 때도 신
비로운 느낌이 들면서 어떤 에너지가 자신을 이끄는 것처럼 느껴진
다. 이것이 바로 에너지가 내면에 가득 차면서 생기는 일들이다.

이처럼 에너지는 느낌과 기분에 따라 흐름이 좌우되고, 느낌과


기분에 매우 빠르게 반응한다. 세계적인 심신의학자 디팩 초프라는
그의 저서 ≪마음의 기적≫에서 건강과 질병도 마음에서 시작된다
고 주장하며 “행복한 느낌은 뇌에서 생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몸의
생리에 심오하고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한다. 미국의 자기
계발 전문가 마이클 A. 싱어는 그의 책 ≪한 발짝 밖에 자유가 있
다≫에서 “에너지 흐름으로써 몸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떤 병이 나기 시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그저 이완하고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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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을 열라. 마음을 열면 몸에 더 많은 에너지가 흘러들고 그것이
치유를 일으킨다. 에너지는 치유의 능력이 있다. 사랑이 병을 치유
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모든 질병에는 정
화되지 않은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 일상 속에서 겪는 스트레
스가 뿌리 깊게 도사리고 있다. 이 느낌과 감정, 스트레스를 비우면
자연스럽게 본연의 좋은 느낌과 감정을 되찾게 되고, 에너지가 흘러
들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몇 년 전 의학계에서 다이돌핀이라는 최강의 호르몬을 발견했다


며 대대적으로 보도한 적이 있었다. 다이돌핀은 엔도르핀보다 4천
배나 강한 호르몬이라고 한다. 다이돌핀이 생성될 때 우리 몸에 놀
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이전에는 반응하지 않았던 호르몬 유전자가
활성화돼 암을 비롯한 불치병을 이겨낼 수 있는 최강의 면역체계가
구축된다. 그렇다면 다이돌핀은 언제 몸에서 생성될까? 바로 감동
했을 때다. 가슴이 떨리고 영혼이 울려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에
휩싸이는 순간이다. 행복을 넘어 환희와 황홀함, 경이로움 등 느낌
이 더 좋아질수록 다이돌핀은 더 많이 분비된다. 그 시작은 편안한
느낌이다. 질병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마음을 편안하게 풀어놓
으며 홀가분한 느낌을 갖는 것 그리고 일상에서 경험하게 되는 나
쁜 느낌을 최대한 비우고 고요하고 충만한 느낌을 오래도록 유지하
는 것이 건강을 회복하는 근본적인 길이다.
몸이 아프고 육체에 질병이 드는 것은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
정에서 처음 시작된다. 음식을 많이 먹어 생긴 병이든, 잘 먹지 못
해서 생긴 병이든, 운동을 하지 않아 생긴 병이든 모든 병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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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에서 비롯된다.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을 편안한 느낌으로 바꿀 때 치유가 이뤄진다. 질병은 단지 두
려움과 걱정, 불안함, 분노와 원망, 스트레스 등 나쁜 느낌이 부정
적인 감정으로 깊어져 에너지의 흐름을 막으면서 생긴 것이다. 몸
이 아파 통증이 느껴져도 최대한 긴장을 풀고 편안한 느낌을 갖도
록 해야 한다. 통증은 에너지가 몸을 치유하고 있다는 신호다. 편안
한 느낌이 에너지의 흐름을 정상화시켜 본연의 건강을 되찾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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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홀가분한 느낌 속에서 꿈은 이루어진다

경제가 어렵고 취업난이 심하다 보니 꿈을 꾸면서 용기있게 도전


하는 행동이 조롱을 받고 있다. ‘이런 시국에 무슨 어린이처럼 꿈
타령이냐’라며 타박을 받는다. 최근에 나오는 가볍고 말랑말랑한
에세이 대부분이 주로 이런 내용이다. “너 아직도 꿈을 꾸고 사
니?”, “꿈이 없는 삶도 괜찮아.”, “그냥 하루하루 버티는 것도 의미
있어.” 그렇다면 과연 꿈을 꾸지 않는 삶은 괜찮은 삶일까? 개천에
서 용 나기도 힘들고, 계층이동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사회구조에서
그렇다면 무엇으로 자신의 삶을 도약시킬 수 있을까?

세상은 크게 꿈을 이룬 사람과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 그리고 꿈


을 가질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꿈을 이룬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마음껏 즐기며 사는 사람이고, 꿈을 이
루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삶은 아니더라도 주어진 삶에 순
응하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꿈을 가질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모르거
나 외면한 채 열정과 생동감 없이 갑갑한 현실을 근근이 버티고 있
는 사람이다. 한때 꿈을 꾸었으나 끝내 이루지 못한 사람보다 꿈꿀
생각을 하지 않은 사람이 더 위험하다. 꿈을 포기할 수는 있지만,
꿈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삶은 희망이 없어진다. 희망이 없는
삶은 생명력을 잃은 삶이다. 몸만 살아있지 한여름 뙤약볕에 풀이
시들듯 마음과 영혼이 시든 삶이다.

몇 년 전, 필자는 오랜 고민 끝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기로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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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했다.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지 넉 달이 지난 시점이었
다. 영혼이 없는 삶을 강요받는 직장에서 더는 버틸 수가 없었다.
지인들은 좀 더 다니면서 다른 직장을 알아보라고 했지만 계속 직
장생활을 하다보면 무언가 새롭게 시작할 에너지마저 완전히 사라
질 것 같았다. 더 늦기 전에 필자의 내면에서 숨죽이고 있는 창조성
의 불꽃을 터뜨려 보고 싶었다. 친분이 있는 공무원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으니 대뜸 “장민 씨는 대단해! 정규직 직장을 그만두다니.
그리고 아직도 꿈이 있다는 것이 놀라워!”라고 조롱하듯 말하는 것
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기분은 나빴지만, 한편으로 그가 불
쌍했다. 그 공무원의 나이는 이제 40대 후반. 필자는 ‘아무리 정년
이 보장된 공무원이라도 어떻게 꿈이 없을 수 있어요? 직장 생활이
사는 게 다는 아니잖아요?’라고 되묻고 싶었다. 평생직장에 다니면
삶에 생기를 북돋우는 꿈이 없어도 되는 걸까? 꿈이 없을 정도로
지금의 삶이 완벽하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가슴 뛰지
않는 현실에 적당히 타협하면서 사느라 꿈을 잃어버렸을 것이다.
어쩌면 자신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잊어버렸을
수도 있고 아니면 처음부터 그 사실을 몰랐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엄청난 힘과 소망을 이룰


수 있는 광활한 에너지가 꿈틀거리고 있다. 그 힘과 에너지의 원천
이 바로 느낌과 기분이다. 예전에 우리나라에 ≪시크릿≫이란 책이
크게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상상력을 활용해 꿈을 실현하는 법칙
을 다룬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도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었다. 사
실 ≪시크릿≫이 나오기 전부터 미국 등지에서는 상상력과 잠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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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을 통해 꿈을 이루게 하는 비법을 담은 책들이 이미 출간됐는데
호주의 방송국 PD 론다 번이 그런 책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 대박
을 터뜨린 것이다. 상상력과 잠재의식을 통해 꿈을 이루게 하는 책
들을 읽어보면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좋은 느낌과 기분 속에서 꿈
이 지금 이 순간 이루어진 것처럼 사실적으로 상상해야 하며, 둘째
로 꿈이 이루어졌을 때의 행복과 기쁨을 일상 속에서 자주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꿈을 상상할 때 ‘제 꿈은 취업하는 것이니 입사 시
험에 꼭 합격하게 해주세요!’라며 간청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취
업에 성공해 환호를 지르며 기뻐하는 자신의 모습이나 친구들로부
터 축하를 받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취업이 됐을 때의
행복을 일상 속에서 자주 느끼라는 것이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을 통해 꿈을 이뤘고 필자 또한


이 방법으로 꿈에 그리던 직장에 합격했으며 지금 이렇게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우리가 꿈을 상상하거나 바라
는 무언가를 간절하게 생각할 때 내면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그 에너지는 보통 가슴에서 감정의 형태로 솟구치는데, 흥
분과 설렘, 행복과 기쁨, 열정과 황홀함 등의 좋은 느낌이 그것이
다. 이 좋은 느낌과 기분이 꿈을 이루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
인 셈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좋은 느낌과 기분을 깊게 만끽하
면서 상상을 해야 한다. 아무런 감정 없이 그냥 밋밋하게 상상해서
는 절대로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꿈을 꾸는 자신과 꿈을 이룬
자신을 연결해 주는 것이 바로 좋은 느낌과 기분이다. 그래서 느낌
과 기분을 꿈을 이뤘을 때처럼 높은 수준으로 올려 놓은 후 상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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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한다. 긍정적인 감정은 꿈을 이루게 하는 밑거름이고, 꿈은 좋은
느낌과 기분을 먹고 자라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그리고 느낌과 기
분이 더 좋을수록 꿈은 더 빨리 실현된다. 꿈을 상상하면서 느낌과
기분을 더 강렬하고 더 뜨겁게 만끽할 때 꿈은 현실 속에서 더 빨
리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데 꿈이 이뤄지는 것을 방해하는 에너지도 있으니 바로 두려


움과 걱정, 실망, 의심, 초조함 등의 나쁜 느낌이다. 우리는 꿈을 상
상할 때 행복과 기쁨도 느끼지만 또 다른 한편 두려움과 걱정도 느
낀다. 원하는 직장에 합격하는 꿈을 상상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 순
간, 행복과 기쁨이 가득 피어오르는데 머릿속에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정말 꿈꿨던 직장인데 집에서 멀어 매일 늦게 퇴근하면 어
쩌지.’, ‘마음에 꼭 드는 직장인데 직원들이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이렇게 꿈을 기분 좋게 상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꿈을 이뤘을
때의 어려움이나 두려움을 생각하면서 나쁜 느낌을 경험한다. 이
나쁜 느낌이 바로 꿈을 방해하는 에너지다. 그래서 꿈을 상상할 때
는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의식을 집
중해야 한다. 생각이 옆길로 새 부정적인 느낌이 생기지 않도록 주
의해야 한다. 꿈의 실현을 방해하는 또 다른 에너지는 실망과 의심,
초조함 등의 나쁜 느낌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기분 좋게 상상하고
좋은 느낌을 유지했지만 결국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되면
실망과 의심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러면서 꿈은 언제 이뤄질까
하는 생각에 초조함이 깊어지면 꿈은 결국 이뤄지지 않고 멀리 달
아난다. 그렇게 꿈을 이루지 못하면 꿈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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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믿음이 깊어지고 종국에는 체념하며 꿈을 꾸지 않는 삶을 살게
된다. 현실 앞에 무릎을 꿇게 되는 순간이다.

결국 꿈을 상상할 때 느껴지는 흥분과 설렘, 행복 등의 좋은 느


낌과 기분은 꿈을 이루게 하는 긍정적인 에너지이지만 두려움과 걱
정, 실망과 의심, 초조함 등의 나쁜 느낌은 꿈이 실현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에너지다. 그래서 꿈을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을
행복하게 상상하되 홀가분한 느낌을 일상 속에서 갖는 것이다. 두
려움과 걱정을 비우고, 실망과 의심, 초조함 등을 내려놓아 홀가분
하고 가벼운 느낌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을 전문가들은 ‘허용하
기’라고 부른다. 꿈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상태라는 것인데,
바로 홀가분하고 가벼운 느낌이 그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꿈에
대한 무거운 기대와 희망 또는 두려움과 걱정, 실망과 의심, 초조함
이 사라져 부담이나 중압감 없이 그야말로 날아갈 것 같은 가뿐한
느낌이 지금 이 순간 꿈을 허용하는 상태다. 실제로 이런 상태에서
대부분의 꿈은 이루어진다. 꿈을 품되 잔뜩 기대하고 있거나 언제
이뤄질지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으면 꿈은 더 멀리 도망간다. 꿈을
상상하되 결과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내는 것
이 꿈을 실현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마음에 걸쳐 있는 기대와 희망
을 떨쳐버리고 매 순간 감동하고 감사해 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지낼 때 꿈은 다가온다.

꿈을 상상하고 소망을 품는 것은 숭고한 일이다. 행복을 위해 무


언가를 바라고 기쁨을 위해 어떤 것에 욕심을 내는 것은 나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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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오히려 축하받아야 마땅한 행동이다. 그것은 좌절과 절망
이 가득한 현실을 뛰어넘어 미래를 원하는 대로 그릴 수 있는 인간
만이 가지고 있는 천부적인 능력이다. 그리고 우리가 몸과 마음의
존재만이 아니라 무한한 사랑의 에너지로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광대한 영혼의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꿈은 상상하기 쉽
지만 이루기는 쉽지 않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꿈을 받아
들일 수 있는 느낌과 기분이 필요하다. 홀가분하고 가벼우며 상쾌
한 느낌이 꿈을 허용하는 상태다. 꿈에 저항하지 않으면 꿈은 언젠
가 이루어진다. 지금 이 순간의 홀가분한 느낌 속에서 꿈은 이루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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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지금 이 순간의 느낌에 따라 미래는 바뀐다

몇 년 전 양자물리학의 이론 중 하나인 관찰자 효과를 국내에 소


개해 큰 화제를 몰고 온 ≪왓칭≫이란 책이 있었다. 이 책은 그동
안 일반인들에게 생소했던 관찰자 효과를 이해하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관찰자 효과는 원자를 구성하는 작은 입자인 소립
자에 관한 이론이다. 관찰자가 주의를 집중해 바라볼 경우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서 소립자가 물질인 입자로 나타났다가, 주의를 거둬
들여 바라보지 않을 경우 보이지 않는 파동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소립자를 물질로 생각하고 바라보면 물질이 되고, 파동
으로 생각하고 바라보면 파동이 된다는 것이다. 이 관찰자 효과는
마음과 물질이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
며, 마음이 물질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모든 것이 원자로 이루어진 우주는 순수한 가능성의 장으로서 관찰
되지 않는 동안에는 파동의 상태로 존재한다. 그러니까 관찰되기
전까지는 모든 곳에 있으면서 동시에 아무 곳에도 없는 상태, 모든
것이 존재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사는 세상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순수한 가능성의 장임을 의미한다. 어떤 것이
든 마음만 먹으면 현실로 벌어질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가 땅을
밟고 서 있는 이곳이다.

우리가 원하는 미래의 경험을 의도적으로 바라보고 상상하기 시


작할 때 그것은 언젠가 현실이 될 수 있다. 바라는 소망을 구체적
으로 그리면서 행복과 기쁨 등의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면, 소
망은 이미 가능성으로 존재하며 그 문턱을 넘어 현실화될 시점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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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플라세보≫ ≪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 등
을 지으며 마음의 변화를 통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원리를 전
파하고 있는 자기계발 전문가인 조 디스펜자는 ≪브레이킹≫이란
책에서 “어떤 사건을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면 지금
미래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경험 속 현재가 바로 양자장 속
에 존재하는 모든 가능한 현실에 접속한 순간이다. 양자장 속에 접
속하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 그 존재가 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양자장은 우주의 순수한 가능성의 장을 말한다.

관찰자 효과의 핵심은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면 사물의 본


질이 바뀐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물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바꾸면 사물의 본질이 그 생각에 맞춰져 달라진다는 뜻으로
사물을 사랑의 감정으로 바라본다면 사물의 본질이 사랑과 유사하
게 바뀐다는 것이다. 이것을 보여주는 일이 일본에서 벌어졌다. 토
마토 농장을 운영하는 우다라라는 농민은 어떤 이유 때문인지 토마
토의 수확량이 떨어지자 걱정이 커졌다. 애지중지 키운 토마토가 제
대로 영글지 않으니 속도 상하고 낙담해 잠도 자지 못했다. 토마토
만 생각하면 짜증이 치밀고 화가 났다. 그러던 중 우다라는 토마토
만 떠올리면 솟구쳤던 짜증과 화를 다른 감정으로 바꿔보기로 했다.
짜증과 화 대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 보기로 한 것이다. 우다라는
비닐하우스에 들어갈 때마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절을 하기 시작했
다. 남들이 뭐라고 하던지 신경 쓰지 않고 토마토를 바라보며 가장
좋은 느낌을 보낸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놀랍게도 토마토가
아주 조금씩 굵어지는 게 아닌가? 몇 달 후 우다라는 주변의 농장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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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세 배 이상의 토마토를 수확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난 이 일은 사물을 대하는 느낌을 바꾸면


사물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다뤄 몇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던 책이 있었다. 바로 에모
토 마사루가 지은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이다. 물에 사랑
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더니 물의 결정체가 아름다운 모양으로 바
뀌었고, 분노와 미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했더니 물의 결정체
가 찌그러지면서 아름다운 모양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에모토 마사루는 “물은 마음의 거울이다. 물은 다양한 얼
굴로 인간의 의식을 형상화해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이 책이 발간
된 후 세계 각지에서 에모토 마사루의 강연을 듣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때 실험에 대한 적정성 등 과학적 논란이 일기도 했
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매 순간 경험하는 느낌과 기분이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위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주는 모든 만물과 교감하면서


그에 어울리는 것들을 서로 끌어당기게 한다. 그때 교감하는 신호
가 바로 느낌과 기분이다. 생명력이 고동치고 매 순간 진동하는 우
주는 우리가 내보내는 느낌과 기분이라는 신호에 반응해 그 신호와
어울리는 현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필자가 언젠가 차를 타고 이
동하는데 갑자기 누군가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올라왔다. 한때 필자
의 마음을 괴롭게 했던 직장 후배였다. 후배를 향한 분노의 감정이
정화되지 않은 채 무의식에 남아있었던 것이었다. 분노와 원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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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엉켜 순간적으로 폭발할 것 같은 마음이 들자 이를 비우려고 틈
틈이 심호흡을 했는데 그날따라 잘 되지 않았다. 운전하면서도 빨
갛게 달아오른 감정 때문에 힘들었는데 결국 감정에 압도될 때쯤
교차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어르신과 추돌사고가 발생할 뻔
했다. 천만다행으로 급제동하여 실제 사고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인명 사고가 날 뻔한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처럼 하나의 느낌에 빠
져들면 그 느낌과 조화로운 현실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온 우주가
정확하게 그 느낌대로 진동하기 시작한다. 한편 최근에 이런 일도
있었다. 막 퇴근하려는데 상사와 마찰이 있었다. 서로 감정이 상한
채 사무실을 나와 집으로 가는데 불쑥 ‘나에게는 왜 이리 되는 게
하나 없을까? 희망이 없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기분 나쁜 느낌이 솟
구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생각을 하자마자 세 대의 오토바이가
시차를 두고 필자를 향해 무섭게 질주하듯 다가오는 것이었다. 아찔
하고 겁이 났다. 세 번의 위험한 상황을 경험한 후 생각을 바꿔 ‘나
의 미래는 괜찮을 것이고 행복한 일들이 많을 것이다’라고 마음 속
으로 주문을 거는 순간 또 한 대의 오토바이가 필자의 앞에 나타나
더니 이번에는 옆으로 그냥 지나가는 것이었다. 이는 특정한 느낌에
녹아들면 삶의 모든 것에서 그 느낌과 유사한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약 당신이 사랑의 감정에 빠져 있다면 당신은 만
나는 사람과 먹고 마시는 것 등 당신과 관계된 모든 것에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거나 황홀한 느낌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여러분은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지리라 예측할 수 있는가? 내일 누


굴 만나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실지 생각할 수 있는가? 미래를 정확
하게 내다보고 내다 본 대로 미래가 펼쳐진다면 안도감은 생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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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재미는 없을 것이다. 결과가 다 정해져 있기에 드라마틱한 반전
도, 그에 따른 흥분이나 설렘도 없을 것이다. 매일 똑같은 삶이 반
복될 뿐이다. 이것은 엄청난 비극이자 악몽이다. 다행스럽게도 미
래는 예측할 수 없고 우주는 시시각각 변하는 미지의 영역이다. 안
개에 휩싸인 듯 불확실하고 바다처럼 가늠할 수 없이 펼쳐지는 무
한한 시공간이다. 그렇기에 모든 것이 잠재적으로 가능하고 누구나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꿈의 무대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 꿈을 이루고 소망을 실현해 자신만의 신세계로 나아갈 멋진
기회를 맞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누구나 성공할 수 있고 건강해질
수 있으며 영혼의 단짝을 만날 수 있다.

결국 자신이 원하고 꿈꾸는 삶은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새로운


생각이나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느낌과 기분에서 시작된다. 특히
바꾸고 싶은 현실의 특정 부분이나 어떤 것에 새로운 느낌과 기분
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어 살을 빼고 싶다면,
살을 빼야 한다는 생각과 그에 수반하는 느낌을 기분 좋게 변화시
켜야 한다. 살을 빼야 한다는 생각이 고통스럽고 좌절감을 유발한다
면, 바로 그 나쁜 느낌을 바꿔야 한다. 살이 빠져 활력이 넘치고 생
동감이 가득한 자신을 상상하면서 좋은 느낌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다. 변화시키고 싶은 어떤 것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느낌과 기분을
체험하는 것은 언제나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 과거의 습관적인 행
동이 아닌, 새롭게 생각하고 색다른 느낌을 추구해 외부환경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모두 가지고 있는 선천적인 위대한 힘이다.
예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느낌과 기분을 갖는 다른 것은 또 하나
의 우주를 만나는 것이고 우주를 확장하는 일이자 자신의 또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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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을 발견하는 일이다. 자신의 성격이나 외모는 물론 다른 사람에
대한 생각 등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평상시와 다른 느낌과 기분을
갖게 된다면, 이는 그에 대해 또 다른 세계가 열렸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언제나 자신이 느끼고 있는 것에 현실로 불러 모은다. 느끼
는 바를 감정적으로 저항하거나 방해하지 않는다면 지금 경험하고
있는 좋은 느낌과 기분의 일들이 마치 거울처럼 앞날에 펼쳐질 것이
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의 느낌에 따라 미래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
다. 느낌이 좋아지는 순간, 그 느낌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하는 것은 세상의 모든 것이 에너지 차원에서 서로 연결
되어 있기 때문이다. 행복과 기쁨을 온몸으로 가득 느끼면 느낄수록
현실에서 경험하는 많은 것에서 행복과 기쁨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행복해지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 행복을 느끼고, 풍요롭게


살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서 풍요로움을
만끽해야 한다. 건강해지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 활력과 생동감을
느껴야 하고, 사랑받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 사랑을 느끼고 사랑을
나눠야 한다. 느낌이 바뀌면 기분이 바뀌면서 미래가 바뀌고 운명이
바뀐다.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의 의식 수준, 느낌과
기분이다. 세계적인 정신의학자 조셉 머피도 ≪마음수업≫이란 책에
서 “우리의 생각과 느낌이 운명을 만들고 경험을 결정한다.”라고 말
한다. 느낌 속에 우리가 바라는 미래가 꿈틀거린다. 간절히 바라는
미래를 그것이 마치 현실인 것처럼 지금 이 순간 충만하게 느낄 때,
그것은 언젠가 당당히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지금 느끼는 것이 언
젠가는 현실이 되고, 지금 이 순간의 느낌에 따라 미래는 바뀐다.

142
Part 2.

한 곡의 음악이
느낌을 바꾸고, 느낌이
삶을 변화시킨다
4장

나쁜 느낌을 부르는
음악들이 넘쳐난다

1. 나쁜 느낌을 부르는 나쁜 음악들이 너무 많다

클럽 ‘버닝썬’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을 보면서 필자는 어떤 음


악을 듣느냐가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사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
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현란한 조명을 배경으로
중독성 있는 전자음악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클럽은 젊은이
들에게는 현실의 중압감과 무력감을 잊게 하는 삶의 탈출구임이 분
명하지만, 그런 음악에 깊이 빠지면 빠질수록 삶은 더 곤궁해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클럽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트랜스 음악
은 심장이 터질 듯한 흥분과 쾌감,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취업난
등으로 고통받는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열정을 샘솟게 하고 열망을
솟구치게 만든다. 그리고 억눌린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날아갈 것 같
은 해방감을 만끽하게 한다. 또한 클럽 음악은 듣는 사람을 무아지
경과 황홀경에 빠져들게 해 여러 가지 부족하고 나약한 자신을 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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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만드는 명상효과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음악에 오랫
동안 심취할 때 생긴다. 이런 종류의 음악에 장시간 빠지면 불같은
욕망에 사로잡혀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되고 분노와 증오, 모욕감,
불안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에 과격하고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클럽 음악을 듣고 난 후에는 반드시 고요한 음악을 들으며 깊은 호
흡을 통해 달아오른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이완시켜야 한다. 그래
야 몸과 마음, 영혼의 존재로서 불같은 욕망과 충동적인 감정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자신을 되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클럽 음악은 좋
은 음악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편 이런 일도 있었다. 몇 년 전 필자는 성탄절을 앞두고 어느
가정집에서 열린 하우스콘서트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서울 인근의
작은 숲속에 지은 집은 깨끗했고 정갈했다. 특히 1층 거실이 꽤 넓
어서 작은 콘서트를 열거나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안함과 품격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고급
스러운 주택이었다. 이날 콘서트는 집들이를 축하하기 위한 공연이
었는데 대략 40여 명의 관객들이 거실에 둘러앉아 빵과 케이크를
먹으며 연주회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콘서트는 바이올리
니스트와 기타리스트가 협연하는 무대였다. 한눈에 봐도 연주력이
뛰어나 보이는 두 사람이 연주를 시작하자 거실에 모인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공연에 빠져들었다. 비교적 친숙한 첫 번째와 두 번
째 곡이 클래식 특유의 감미로움과 잔잔함을 불러일으키자 관객들
의 표정이 한껏 밝아졌다. 관객들은 오늘 음악회가 무척이나 감동
적인 연주회가 될 것 같은 설레는 모습이었다. 필자 역시 오늘 음
악회를 찾은 것을 아주 잘했다고 생각하며 흥분된 마음으로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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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세 번째 곡부터는 이전의 곡들과는 완전


히 다른 분위기의 곡들이 연주되기 시작했다. 처음 듣는 난해한 곡
이었는데 불규칙한 리듬에 바이올린과 기타의 선율이 낯설고 이질
적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비슷한 느낌의 네 번째와 다섯 번째 곡이
연주되자 관객들의 표정이 완전히 굳어버렸다. 두 사람의 음악적
호흡은 여전히 매끄러웠으나 관객들은 곡이 너무 어려워 마음에 와
닿지 않는지 자리를 빨리 뜨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행복과 감동을
느끼기는커녕 연주회를 지켜보는 것 자체가 힘겨워 보였다. 연주회
가 어서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그렇게 다섯 번째 곡이 끝나자 바이올리니스트는 관객들의 표정이
얼음처럼 차가워진 것을 눈치챘는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연주자가
혼신의 힘으로 연주를 할 때는 관객들이 즐거운 표정을 지어주는 게
예의예요. 예의 끝까지 지켜주시고요. 계속 연주하겠습니다.” 그 말
을 마치고 두 곡을 더 연주했는데 필자의 마음에도 지루함을 넘어
짜증이 밀려왔다. 공연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는 연주회를 찾은 것
이 후회되기도 했다. 연주를 마치자 바이올리니스트는 “오늘 음악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현대음악 작곡가들의 곡으로 준비했어요. 오늘
연주 괜찮으셨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짧게 말하고 퇴장했

다. 필자는 그제야 감옥에서 해방된 것 같았다. 필자뿐만 아니라 함

께 콘서트를 관람한 사람들의 표정에도 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공


연장에서 무수히 많은 클래식 음악회를 접해봤지만, 오늘 공연처럼
몸과 마음이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필자는 마음속으로 ‘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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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를 찾은 관객들이 클래식 애호가가 아니면 좀 더 대중적이고 쉬운
곡을 연주해야 하는 게 아닌가? 자신의 연주 실력과 고귀함을 자랑
하려면 공연장에서 연주해야 하는 거 아냐?’라고 거칠게 항의하고
있었다. 난해한 곡을 연주해야만 훌륭한 연주자라는 인식을 가진 듯
한 두 연주자의 공연은 필자뿐만 아니라 그날 모인 관객들에게도 전
혀 감동을 주지도 않았고 가슴을 떨리게 하지도 않았다. 그냥 고통스
러운 시간이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그날 관객들의 영혼을 울리지
못하고 지루함과 괴로움 등의 나쁜 느낌을 선사한 클래식을 좋은 음
악이라고 할 수 있을까? 클래식을 듣고 감동하지 못한 것이 클래식
을 잘 몰라서 혹은 음악에 대한 소양이 부족해서였을까?
우리 주위에 나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나쁜 음악들이 차고 넘친
다. TV를 켜면 빠른 템포의 아이돌 댄스음악이 거의 도배를 하다
시피 나오고, 마음을 차분하게 하려고 켠 클래식 라디오 프로그램
에서는 마음을 무겁고 불편하게 하는 어려운 곡들이 흘러나온다. 대
중가요를 듣기 위해 라디오를 켜 놓으면 사랑의 슬픔과 이별의 애
잔함을 노래하는 곡들이 쏟아진다. 특히 우리나라는 공중파건 종합
편성채널이건, 케이블이건 아이돌 음악에 너무 빠져 있다. 아이돌
음악이 K-Pop이란 이름으로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으며 우리나라
의 이미지를 높이는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마땅히 축하받아야 할 일이지만, 그렇다고 방송에서 한 가지 종류
의 음악만을 주로 내보내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
라 사람들의 마음이 급하고 충동적이며 우울증과 화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빠른 음악과 무관하지 않다. 빠른 음악은 마음
을 성급하고 즉흥적이며 격정적으로 이끌어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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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은 물론 급격한 분노와 우울증에 몰아넣는다. 최근에는 가창력과
호소력을 바탕으로 감미롭고 차분한 노래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
들이 생겨나 다행이지만 많은 사람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우리
나라에서는 발라드나 뉴에이지, 재즈, 국악 등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크게 늘려야 한다.

마음의 여유와 평화는 물론 깊은 울림을 느끼기 위해 듣는 클래


식 라디오 방송도 아쉬운 점이 있다. 특히 아침 방송에는 아침 특
유의 상쾌함이나 생동감과 어울리지 않는 슬픈 곡조의 음악들이 자
주 나오고, 마음을 뒤숭숭하게 하거나 어수선하게 만드는 심란한
음악들이 제법 많이 나온다. 물론 잔잔하고 감미로운 곡들도 나오
긴 하지만 많은 곡들이 어렵거나 무겁다. 유명한 작곡가나 연주자
를 선호하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 아닐까 하지만, 이제는 음악을 선
곡할 때 듣는 사람의 느낌과 기분을 먼저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한
다. 클래식 전문가들은 “클래식은 원래 그런 거예요. 클래식은 대중
가요랑 달라서 지식이 필요하고, 다른 관점으로 즐겨야 합니다.”라
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클래식 애호
가뿐만 아니라 클래식이 친숙하지 않은 일반 청취자들도 듣는 프로
그램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곡이 아무리 유명한 작곡가의 곡
이든 아니면 세계 최고 연주자의 연주든 많은 청취자가 느끼기에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경험할 수 없다면 그 음악이 무슨 의미
가 있냐는 것이다. 클래식 애호가를 제외한 일반 청취자들은 채널
을 돌리면서 ‘역시 클래식은 어렵군’이라고 생각하며 클래식에 대
해 마음의 문을 더 단단하게 걸어 잠글 것이다. 클래식 음악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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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든지 편안하고 행복한 느낌을 불러오는 곡들이 많이 있다. 문
제는 그런 곡들은 대중적이고 쉬운 곡들이어서 클래식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아집과 편견이다. 우리나라 클래식계에서는 쉽고 편안한
음악은 고상하지 않거나 격조가 없다며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모든
클래식이 다 좋지 않듯이 모든 음악이 다 좋은 음악은 아니다. 자신
에게 행복과 기쁨을 느끼게 하고, 활력과 생동감을 넘치게 하며 영
감을 자극하는 음악이 좋은 음악이다.
오락거리처럼 감각적인 재미와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거나 혹은
너무 어렵고 심란해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샘솟게 하지 않은 음악
은 좋은 음악이 아니다. 우리 주위에는 그런 음악들이 너무나도 많
다. 느리고 유장한 음악을 시작으로 고요하고 평화로운 음악, 재미
와 즐거움, 흥겨움을 안겨주는 음악. 깊은 감동과 희열을 북돋우는
음악, 경이로움과 황홀함을 선사하는 음악 등 다양한 느낌과 기분을
깨우는 음악을 골고루 접해야 한다. 그래야 몸과 마음, 영혼이 건강
하고 균형을 잡게 되며 진정한 행복을 경험하게 되는 가운데 스트
레스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게 된다. 무엇보다도 천재성과 창조성
등 내면의 잠재력을 깨울 수 있다. 빠른 음악을 너무 많이 들어서일
까? 우리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도한 경쟁에 매몰돼 있다. 학교에
서든 직장에서든 빨리 성과를 내야하고 빠른 시일 내에 남을 추월
해야 한다. 그리고 빨리 잊어버린다. 그런 빠른 리듬과 템포 속에
가슴의 끌림과 떨림, 울림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자신을 돌아
볼 겨를도 없이 장마철 강물에 물살이 떠내려가듯 우리의 몸과 마
음, 영혼도 그리고 자신의 눈부신 본성도 휩쓸려 가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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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혼을 울리는 음악이 사라져 간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느낌은 무척 다양하다. 좋은 느낌에서부


터 나쁜 느낌에 이르기까지 그 폭이 굉장히 넓다. 그리고 좋은 느
낌은 좋은 느낌대로, 나쁜 느낌은 나쁜 느낌대로 각 느낌의 스펙트
럼 또한 다채롭다. 좋은 느낌은 편안함, 고요함, 감미로움, 시원함,
따뜻함, 상쾌함, 홀가분함, 뿌듯함, 자신감, 성취감, 충만함, 즐거움,
설렘, 흥분, 행복, 기쁨, 아름다움, 신비로움, 경이로움, 감격스러움,
황홀함, 경외감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좋은 느낌은
느낌별로 에너지의 수준이 다른데, 편안함과 고요함, 즐거움과 설렘,
행복과 기쁨, 황홀함과 경이로움, 경외감 등의 순으로 기분을 좀 더
좋게 만드는 느낌들이 에너지의 수준이 높다. 편안함보다는 행복을
느낄 때, 행복을 느낄 때보다는 황홀함과 경이로움을 느낄 때 기분
이 더 좋아지고 에너지 수준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에너지
의 수준이 높은 느낌들이 영혼을 울리는 느낌이다. 이런 느낌을 경
험할 때 기분이 날아갈 것처럼 좋고 지금 여기가 천국인 것처럼 느
껴진다. 또 이런 좋은 느낌을 얼마나 깊이 느끼는지도 중요한데 그
것은 어떤 대상에게 좋은 느낌을 느낄 수 있는 능력, 즉 감성에 달
려있다. 감성이 무딘 사람은 감동적인 음악을 듣거나 훌륭한 미술
작품을 감상해도 별다른 느낌이 없어 무덤덤하거나 예사롭게 생각
하지만, 감성이 발달한 사람은 아름다움을 깊이 느끼면서 감동하고
전율한다. 그래서 감성이 발달한 사람이 아름다움과 경이로움 등 높
은 에너지의 느낌들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나쁜 느낌도 답답함, 갑갑함, 불편함, 어색함, 시끄러움, 혼란스러
움, 무서움, 낯섦, 심란함, 뒤숭숭함, 어수선함, 불안함, 초조함, 두

150
려움, 불쾌함, 우울함, 죄책감, 무기력함 등 다양하다. 그리고 나쁜
느낌을 느낄 때 덩달아 기분도 나빠진다. 나쁜 느낌도 어떤 사람은
무시하고 넘길 수 있을 정도로 가볍게 느끼는데, 어떤 사람은 깊이
느끼면서 부정적인 감정으로 이어져 난폭한 말과 폭력적인 행동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일상 속에서 좋은 느낌을 다양하고 깊게 느


끼는 것이 우리 삶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편안함부터
황홀함과 경외감에 이르기까지 좋은 느낌을 다채롭고 깊게 느끼면
서 그에 상응하는 좋은 기분을 경험할 때 삶에는 멋진 일들이 축복
처럼 쏟아진다. 예상치 못한 선물이 들어오고 원했던 일들이 여기저
기서 펼쳐진다. 높은 에너지 차원에서 일어나는 기분 좋은 일들이
느낌과 기분이 좋아져 에너지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끌려온다.
또한 좋은 느낌과 기분은 오랫동안 꿈꿔왔던 소망을 이루게 하고,
부정적인 감정에 억눌려 있던 잠재력과 창조성을 깨우며, 몸에 생기
와 활력을 불어넣어 건강을 되찾게 한다. 그리고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자존감을 높인다. 여러분이 지금 어떤 일을 앞두고 있다면,
현재의 느낌과 기분을 조금이라도 좋게 변화시켜 보라. 그러면 분명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면 중요한 시험이나 발표, 행사가 있
어 불안하고 걱정이 된다면 그 나쁜 느낌을 좋은 느낌으로 바꾸는
것이다. 중요한 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잘 끝났다고 상상하고 그때
느껴지는 행복과 기쁨, 성취감 등의 좋은 느낌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면 분명 결과가 달라진다. 이처럼 좋은 느낌과 기분은 미래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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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좋은 느낌을 최대한 다양하고 깊게 경험하고, 나쁜 느낌
은 좁고 얕게 경험하는 것이 자신만의 특별한 삶을 살아가는 데 무
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 대부분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거의 매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은 느낌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날마다 생각하고 느끼는 게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우리는 좋은 느
낌이건 나쁜 느낌이건 매일 유사한 느낌을 경험하면서 지낸다. 특
히 좋은 느낌은 더욱더 그렇다. 다양한 좋은 느낌 중 우리가 경험
하는 좋은 느낌은 대부분 편안함과 즐거움 등 일시적인 만족감이다.
좋은 느낌을 경험하는 폭이 무척 좁고 제한적이다. 좋은 느낌 중
좀 더 높은 에너지를 가진 고요함, 충만함, 기쁨, 황홀함, 경이로움,
경외감 등은 경험하기가 쉽지 않다. 만나는 사람이나 밥 먹고 차
마시는 사람도 거의 비슷하고 특정한 사물이나 대상에 대해서도 똑
같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높은 에너지를 가진 좋은 느낌을 다양하고
깊게 경험하려면 에너지를 고양시키는 내부 자극이 필요한데 그런
것이 우리에겐 너무나 부족하다. 내부 자극은 명상과 묵상, 산책, 음
악듣기, 운동 등 느낌과 기분을 좋게 하는 자신만의 활동을 말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삶을 도약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을 놓치고
산다.

그렇게 매일 비슷한 생각과 느낌에 묶여 있으면 같은 패턴으로


행동하게 돼 과거와 똑같은 현실을 창조하게 된다. 똑같은 생각과
느낌에 따라 어제와 같은 오늘만 펼쳐질 뿐이다. 그야말로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이다. 날짜만 바뀌었을 뿐 자신을 둘러싸고 있
는 모든 것이 변하지 않는다. 매일 반복하는 따분한 삶에 변화를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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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감이 넘치는 삶을 살고 싶다면, 꿈을 이뤄 원하는 삶을 살고 싶
다면, 자신이 좋다고 여기는 온갖 좋은 일들을 일상 속으로 불러들
이고 싶다면 그리고 자신만의 잠재력과 천재성, 창조력을 깨우고 싶
다면, 높은 에너지를 가진 좋은 느낌을 자주 경험해야 한다. 높은
에너지를 가진 좋은 느낌을 자주 경험하다 보면 나쁜 느낌이 마음
속 깊이 새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깊게 새겨진 나쁜 느낌은 콤
플렉스나 트라우마 등 부정적인 감정의 응어리로 남아 건강하고 행
복한 삶을 방해한다. 콤플렉스나 트라우마도 어떤 상황이나 대상,
사람에 대해 유독 나쁜 느낌이 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몸과 마음,
영혼이 건강하고 조화를 이룬다면 나쁜 느낌을 깊이 경험해도 부정
적인 감정의 응어리가 쌓이지 않아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나쁜 느낌은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방해하는 독소
같은 존재다. 나쁜 느낌이 부정적인 감정으로 이어져 눈부신 본성과
에너지를 고갈시키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좋은 느낌을 다양하고 깊게 경험하고, 나쁜 느낌을 줄이는 데 일


상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음악이다. 음악 말고
도 TV, 영화, 운동, 독서, 모임, 스포츠, 레저 등 느낌과 기분에 긍
정적인 영향을 주는 활동이 많이 있지만, 가장 손쉽게 느낌을 변화
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악을 듣는 일이다. 그리고 어떤 음악을
듣느냐에 따라 편안한 느낌을 깨우거나 높은 차원의 좋은 느낌을
깨우거나 아니면 나쁜 느낌을 불러낼 수도 있다. 모든 음악이 좋은
느낌을 불러일으키진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음
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좋은 느낌을 다양하고 깊게 경험하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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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것은 물론 높은 차원의 좋은 느낌인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즐기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것은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샘솟게
하는,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만나기가 무척 어렵다는 말이다. 특히
가장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방송과 라디오에서는 더 그렇다.
예전에도 문제가 되었지만 요즘은 특히 눈과 귀만 자극하는 음악들
이 너무 많이 나온다. 화려한 의상과 섹시한 춤으로 무장한 아이돌
그룹의 음악은 눈만 자극하고, 빠른 비트의 몽환적인 클럽 음악은
귀만 자극한다. 눈과 귀를 지나 가슴 깊은 곳을 자극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재미와 즐거움, 흥겨움 등의 표피적인 느낌만 경험하게
될 뿐 고요함과 평화로움, 행복과 기쁨, 황홀함과 경이로움 등의 내
밀하고 존재론적인 느낌, 즉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경험하기란 쉽
지 않다. 영혼을 울리는 음악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이다.

이렇게 눈과 귀만 자극하는 음악만 듣다 보니 늘 쫓기는 듯 허둥


지둥 정신없이 살아간다. 봄이 오면 꽃이 피는지 여름이 오면 매미
가 우는지 가을이 오면 낙엽이 지는지 겨울이 오면 눈은 내리는지
도 모른 채 허겁지겁 시간을 보낸다. 자신이 지금 올바른 길을 걷
고 있는지, 타인이 조종하는 삶이 아닌 자신이 주인공인 삶을 온전
히 살고 있는지, 지혜로운 영혼의 신호인 느낌과 기분을 제대로 알
아차리고 있는지를 차분하게 성찰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마음
이 늘 답답하고 공허하며 생명력을 잃은 듯 푸석푸석하다. 그리고
눈과 귀만 자극하는 음악은 충동적인 성향을 부추기고 감정적인 자
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유도한다. 그래서일까? 운전 중에 난폭
운전을 일삼으며 욕설과 고함을 지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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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들어가서 친절하고 다정한 직원을 만나기 어려운 것도, 우리나
라 사람들의 표정이 화난 것처럼 무뚝뚝한 것도 빠르고 감각적인
음악만을 너무 많이 들어온 데서 기인한 것은 아닐까? 이와 함께
눈과 귀만 자극하는 음악은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통해 깨어나는
자신만의 소명과 비전을 놓치게 하는 것은 물론 삶을 도약시키는
데 디딤돌 같은 느낌인 설렘과 열정, 살아있다는 느낌도 경험하기
힘들게 한다.

재미와 즐거움의 느낌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전쟁터처럼 늘 치


열하고 고단한 삶 속에서 그런 느낌을 경험한다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지치고 버거운 삶에 휴식과 윤활유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을 보다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싶다면 그리고 자신의 탁
월한 재능과 꿈을 펼치게 하는 강력한 에너지를 깨우고 싶다면, 소
망을 이뤄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좋은 느낌 그중에서도 높은
차원의 좋은 느낌인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자주 느끼는 것이 필요
하다. 고요하고 충만하며 황홀한 느낌을 전해주는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통해 좋은 느낌을 폭넓게 그리고 가슴 깊이 느낄수록 삶은
빠르게 도약한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좋은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영
혼을 울리는 음악이 우리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중문화의
상업성과 선정성, 순수예술의 예술지상주의 등으로 인해 점점 설자
리를 잃어가는 영혼을 울리는 음악이 우리 곁에서 더 자주 울려 퍼

질 수 있도록 맑은 가슴과 영혼을 가져야 한다. 눈과 귀만 자극하는

음악이 아닌 영혼까지 자극하는 음악을 더 자주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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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슬픈 음악을 자주 들으면 눈물 쏟을 일만 생긴다

필자가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 직원들과 회식을 마치고 노


래방을 가면 꼭 불렀던 노래가 있었다. 술을 한잔 마시면 유독 그
노래를 입속에서 중얼거렸는데 다름 아닌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였다.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 내 텅 빈 방문을 닫은
채로 / 아직도 남아있는 너의 향기 / 내 텅 빈 방 안에 가득한데”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는 사랑했던 연인을 보내고 홀로 남은 방 안
에서 느끼는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을 서정적으로 묘사한 곡이
다. 슬픈 멜로디와 애잔한 가사로 1990년대 청춘들의 가슴을 후벼
파며 많은 인기를 끌었던 곡이다. 아무리 회식이 즐겁고 유쾌해도
이상하게 노래방에 가면 슬픈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이 노래를 고르
곤 했다. 직원들이 신나는 노래를 불러 한껏 분위기를 끌어올리면
필자가 나서서 뜨거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듯 서글픈 곡조의 이
노래를 불렀다. 마치 지금부터는 슬픈 감정을 느껴야 한다고 필자
의 내면에서 누군가가 등을 떠미는 것처럼 말이다.

필자는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외에도 김광석의 또 다른 노


래인 <불행아>도 자주 불렀다. <불행아>는 부모 형제와 친구들을
볼 수 없는 외딴 곳에서 떠돌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노래다.
필자는 이 노래를 부를 때 필자 스스로가 정말 불행한 사람인 것처
럼 생각했다. 처량한 멜로디와 우울한 가사에 완전히 녹아들면 과거
에 벌어졌던 안 좋았던 일들, 학창 시절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
했던 일과 청소년기에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고통을 받았던 순간,
대학시절에 했던 소소한 연애가 잘되지 않아 우울했던 시간이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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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면서 필자의 인생은 완전히 실패한 것처럼 여겨졌던 것이었
다. 그렇게 인생이 끝난 것 같은 좌절감과 패배감을 가득 느끼면서
노래방을 빠져나와 풀이 죽은 채로 상도동의 어두운 터널을 터벅터
벅 걸어 집에 가곤 했다.

그 당시 필자는 행복과 기쁨보다는 패배감과 절망감을 훨씬 자주


느꼈던 것 같았다. 직장에서 누구보다 빨리 승진도 하고 연봉도 올
라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던 시절이었는데, 정화되지 못한 부정적인
감정들이 불쑥불쑥 올라와 필자가 원하는 삶과 꿈꾸는 미래를 가로
막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런 나쁜 느낌을 계속 경험하면서 위
장과 무릎 등 몸 여기저기가 안 좋아지기 시작했고, 결혼해야겠다
고 마음먹고 시작했던 결혼정보회사를 통한 만남도 진척이 없었으
며, 가끔 들어오는 소개팅도 결실을 보지 못했다. 또한 그때부터 회
사의 노사갈등이 심해져 노동조합 간부를 맡고 있었던 필자는 엄청
난 스트레스를 받은 끝에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으며, 몇 년 동안
공들였던 업무와 관련된 몇 개의 학습 모임도 조금씩 삐거덕거리기
시작했다. 필자가 그 당시 김광석의 노래를 왜 불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분명한 것은 그 노래를 통해 슬픔을 느끼며 필자
의 삶이 불행하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런 슬픔과 불행하다는 느낌을 자주 느낄수록 건강과
회사 등 모든 것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더욱 빠르게 내달리기 시작
했다는 것이다.

필자가 경험했던 것처럼 좋지 않은 일들이 벌어질 때는 그에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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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하는 좋지 않은 느낌과 기분이 반드시 씨앗처럼 작용한다. 뿌린
대로 거두고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처럼
나쁜 느낌은 미래를 부정적인 방향으로 몰고 간다. 몸이 아프고 관
계가 틀어지며 취업이나 진학에서 어려움을 겪고 잘나가던 사업이
위기를 맞는다. ‘설마 이 모든 게 단순히 느낌과 기분 때문이겠어?’
라고 할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지금 이 순간 경험하고 있는 느낌과
기분은 미래를 어떻게 여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다. 그래서 좋은 느
낌과 행복한 기분은 미래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열리고 있다는
뜻이고, 나쁜 느낌과 불행한 기분은 미래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
향으로 열리고 있다는 말이다. 느낌과 기분은 그냥 흘려보내거나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 영혼의 차원에서 드러나는
깊고 심오한 메시지다.

우리가 사는 이 우주는 자석과 같은 거대한 전자기장이 매 순간


흐르고 있어 느낌과 기분에 상응하는 일들이 정확하게 다가오게 되
어있다. 특정한 느낌과 기분이 솟구칠 때 가슴에서 고유한 에너지
장이 형성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심장이 심신에 미치는 영향을 연
구하며 스트레스 해소와 몸과 마음의 치유, 잠재력 개발 등의 분야
에서 놀라운 연구 성과를 보인 미국의 하트매스연구소는 감정 상태
에 따라 심장에서 강력한 에너지장인 전자기장이 형성된다는 사실
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 전자기장은 대뇌가 만들어내는 것보다
무려 5,000배가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우주의 전자기장은 매 순간
느낌과 기분을 통해 형성되는 에너지장과 유사한 것들을 자석처럼
현실로 불러들인다. 느낌과 기분에 맞는 현실이 창조된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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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또한 이 연구소는 기분이 좋을 때와 나쁠 때 심장의 패턴이 달
라지면서 건강에도 상이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느낌이 좋아
기분도 덩달아 좋아질 때는 심장의 리듬이 규칙적인 통일성을 유지
하면서 노화 억제 호르몬인 DHEA와 같은 좋은 호르몬이 늘어나고
혈압이 정상화하며 인지 기능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면역 시스템
이 좋아진다고 말한다. 반대로 느낌이 좋지 않아 기분이 나쁠 때는
심장의 리듬이 불규칙한 패턴을 보이면서 스트레스 호르몬과 콜레
스테롤이 분비되고 혈압이 올라간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심장에 두뇌처럼 지능이 있다는 것


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이를 심장 지능이라고 하는데, 심장이 어떤
대상이나 사람에 관해 정확하게 판단하고 결정 내릴 수 있는 능력
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느낌과 기분, 직관, 영감처럼 가슴에
서 샘솟는 내밀한 감정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고요하고 평화로
운 가운데 행복을 느끼고 있다면 심장이 그 길을 계속 걸어가라고
응원하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고, 찜찜함과 불편함, 무기력함
을 느끼고 있다면 심장이 다른 길을 가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행복과 기쁨을 느끼며 가장 좋은 기
분을 만끽하는 것이 미래를 좋은 방향으로 여는 가장 확실한 방법
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행운과 기적 속에서 살며 꿈을 이루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이유 없는 행복을 잠깐이라도 경
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언가 조건이 붙고 이유가 생기면 그 행복
은 일시적인 만족감에 지나지 않는다. 만족감이 사라지면 풍선에
바람이 빠지듯 행복은 사라지고 허무감만 남는다. 그러면 허무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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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두려움이 생겨나 행복을 맛보려고 노력하지 않게 된다. 그래
서 조건과 이유에 휘둘리지 않는 존재 자체로서의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 가볍게 볼을 스치는 바람에 감사하고, 따뜻하고 상
쾌한 햇살에 감동하며 누군가의 낯선 미소에 고마움을 느끼고 몸이
아픈 가족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것 말이다.

그래서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솟구치게 하는 아름다운 음악


을 자주 듣는 게 우리의 삶에 절실하다. 하지만 요즘 TV와 라디오
등에서 애잔하고 서글픈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슬픈 음악이 너무 자
주 나온다.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서 혹은 시청자나 청취자들이 원해
서 그렇다 하더라도 슬픔이란 감정이 과잉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시민들이 슬픔의 감정을 최대한 많이 느끼도록 하는 것
이 국가경제 측면에서 유리한지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시민들의
삶에는 결코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슬픈 음악을 자주 들으면 눈물 쏟을 일만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TV의 가요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노래와 각종 드라마 및 예능의 배
경음악에서도 슬픈 음악을 너무 쉽게 접할 수 있고, 라디오의 가요
프로그램이든 클래식 프로그램이든 애잔함과 서글픔을 느끼게 하는
음악을 지나치게 많이 방송한다. 예전에 국악계에서는 우리나라를
한(限)의 민족이라고 주장하면서 눈물 흘리고 슬픔을 느끼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정말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다.

특히 대중가요에서 연인과의 이별을 노래하거나 연인과 헤어진


후의 원망과 복수의 마음을 담은 노래들이 나올 때 그 노래가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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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슬픔과 원망, 복수의 감정이 자신의 가슴으로 녹아들지 않도
록 주의해야 한다. 노래의 느낌에 휩쓸려 자신의 기분까지 우울해
지거나 격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만 미래에 자신에게
그런 일이 닥치지 않는다. 그만큼 느낌과 기분은 우리의 삶에 엄청
난 영향을 미치는데도 감정을 다루는 데 있어서 우리의 인식은 너
무도 안이하다. 감정은 그냥 느껴지는 대로 어쩔 수 없이 경험해야
만 하는 것이 아니다. 느낌과 기분에 따라 건강과 풍요, 성공 등 삶
의 모든 것이 영향을 받고, 취직과 입시 등 자신이 오랫동안 노력
한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며, 감정에 따라 꿈을 이룰지도 결정되니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최근 필자가 사는 지역의 대형 공연장에서 클래식 음악회가 개최


된다고 하여 현수막을 들여다보니 제목이 <불안의 시대>였다. 안
그래도 마음이 힘들고 답답한데 굳이 돈을 내면서까지 불안을 떠올
리고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음악을 들어야 하는지 납득이 가질 않
았다. 우리에게 슬픔과 불안함, 쓸쓸함, 우울함 등의 나쁜 느낌을
부추기는 것들은 이미 넘쳐난다. 이제는 그런 부정적인 감정이 아
니라 희망과 용기, 설렘, 행복, 기쁨과 같은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
분을 북돋우는 것들이 절실한 시점이다. 밝고 희망차며 가슴을 고
동치게 하는 노래와 고요하고 충만한 느낌을 샘솟게 하는 음악을
자주 들으며 삶에 생명력을 더해야 한다. 생명력을 앗아가는 음악
이 아닌 생명력을 북돋우고 삶을 빛나게 하는 영혼을 울리는 음악
을 들어야 한다. 슬픈 음악을 자주 들으면 눈물 쏟을 일만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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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BTS, 아이돌 음악도 영혼을 울릴 수 있다

눈과 귀만 자극하는 음악이 넘쳐나다 보니 모든 아이돌 음악이


다 그럴 것으로 생각했다. 현란한 춤과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가사, 마음을 정신없게 만드는 리듬을 바탕으로 여기저기 흘러나오
는 댄스음악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달랐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차원이 달랐다. 20대를 지나면서 아이돌 음악과 거리를 두
고 살아왔던 필자에게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아이돌 음악도 가슴을
떨게 하고 영혼을 울릴 수 있다는 것을 뜨겁게 보여줬다. 특히 가
사와 멜로디가 아름다웠다. 방탄소년단이 선보이는 노래와 춤 등
모든 퍼포먼스도 환상적이지만 노랫말 하나하나가 가슴 깊이 파고
드는 것은 물론 멜로디도 심장을 적신다.

그런 대표적인 노래가 <소우주>란 곡이다. 잔잔하고 몽환적인


멜로디로 시작되는 초반부를 지나면서 노래는 우리가 모두 별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존재이자 큰 존재임을 따뜻한 목소리로 전한다.
밤이 아름다운 건 어둠이나 달빛 때문이 아닌 우리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는 가장 깊은 밤에, 밤이 깊을수록 더 빛나는 별빛이라
는 것을 들려준다. 그러면서 우린 우리 대로 빛나고, 우린 그 자체
로 빛난다고 읊조리면서 노래는 끝을 맺는다. 아이돌 음악에서 어
떻게 이런 가사와 멜로디가 나올 수 있을까? 기존의 아이돌 음악에
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우주적이고 심오하며 존재론적인 메시지다.
이 무거운 메시지를 방탄소년단은 쉽고 경쾌하고 발랄하게 승화시
킨 것이다. 우리가 모두 별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존재이고 밤이 깊
을수록 더 빛난다는 것은 엄청난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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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노래처럼 사실 우리는 모두 우주에서 가장 아름답
고 영롱한 존재들이다. 매 순간 우주를 창조하는 에너지를 품고 있
는 신성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신(神)
혹은 창조주의 본성이 살아 숨 쉬고 있어 매 순간 신성(神性)의 불
꽃이 가슴속에서 타오르고 있는 존재들이다. 명문 대학에 들어가는
몇몇 학생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학생을 낙오자 같은 존재로 취급하
는 현실에서, 공부 외에 자신만의 능력과 감성을 개발할 기회가 거
의 없는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 속에서, 돈이 있어야 공부를 잘하고
돈이 있어야 좋은 대학을 들어가는 불공정한 사회구조 속에서, 이
노래 자체가 하나의 큰 별처럼 느껴진다. 많은 청소년들이 방탄소년
단을 좋아하는 이유도 존재 자체를 울리는 강렬한 느낌 때문은 아
닐까?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자신도 우주를 반짝이는 영
롱한 별과 같은 존재임을 이 음악을 통해서 느꼈을 것이다.

자신만의 길을 찾고 꿈을 그리는 청소년들에게 이런 음악을 들려


준 방탄소년단이 자랑스럽게 생각된다. 신해철이 20대 시절 <나에
게 쓰는 편지>, <영원히>,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등의 노래
를 통해 가슴 뛰는 삶을 살며 자신의 길을 걸으라고 응원했다면, 지
금의 방탄소년단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우리 존재에 대한 근본
적인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어떤 유명 강사의 강의보다도 더
큰 떨림과 깊은 울림을 이 노래는 전해주고 있다.
삶을 창조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오직 자신을
어떤 존재로 규정하느냐를 시작으로 매 순간 어떤 생각과 느낌, 기
분을 품느냐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을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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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존재이거나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하찮은 존재라고 규
정하도록 길들고 있다. 공부를 잘하면 더 잘할 수 없어 못난 존재
이고 공부를 못하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보잘것없는 존
재라고 자신을 자책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사실일까? 우리
는 그렇게 못나고 부족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특별하고 존
귀한 존재이다. 우리는 모두 별처럼 반짝이고 바다처럼 끝을 알 수
없으며 꽃처럼 독특한 향기를 지닌 존재이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외모가 어떻든, 돈이 많고 적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우리는 모두
눈부시게 빛나는 존재이고, 자신만의 특별한 잠재력을 통해 꿈을
이뤄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이다. 우리
내면에 꿈틀대고 있는 신성한 능력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도 넓다. 이제부터라도 자신이 하찮고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방탄소년단의 <소우주>에서 느낄 수 있듯이 우리는
좌절하고 낙담하는 무기력한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뜨겁게 물들일 존재들이다. 방탄소년단의 <소우주>는 그런 깨달음
을 심어주는 영혼을 울리는 노래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방탄소년단의 <Paradise>도 영혼을 깨우는 멋진 노래다. 마라톤과


같은 긴 삶 속에서 목적지도 없이 숨이 차오르도록 달릴 때 잠시 멈
춰서도 괜찮다고, 목적도 이유도 모른 채 달릴 필요가 없다고 이 노
래는 말한다. 원대하고 거창한 꿈은 없지만 잠시라도 행복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노래한다. 우리는 남들과 똑같은
길을 걷고 비슷한 삶을 살기 위해 가끔은 무리한 경주를 펼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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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서 사는 게 늘 고단하고 힘겹다. 어떻게 보면 우리에게는 매 순간
이 천국과도 같은 낙원의 시간이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에 매일 악전고투를 펼치면서 지옥과도 같은 삶을 산다. 이 노
래는 이제 그런 삶에서 벗어나 인생에 관한 자신만의 목적과 이유,
꿈을 찾으라고 말하고 있다. 배는 항구가 가장 안전하지만 바다로
나가야만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말처럼, 타인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삶의 목적과 이유를 찾아 가슴의 소리를 들으며
용기 있게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영감이다. 고
요하고 충만한 느낌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 영감을 느낄
수 있으며 그 순간 삶에 대한 소명과 비전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노
래 또한 여타의 다른 아이돌 음악과 다르게 온전한 삶을 위한 메시
지를 통찰력 있게 담고 있다. 물론 깊이 있는 메시지를 담아야만 좋
은 노래라고 할 수는 없으나 이 시대 청소년들과 청년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상처를 어루만지면서 자신의 길을 용기 있게 걸으라고 응
원하고 있으니 분명 아름다운 노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Answer : Love Myself>란 노래도 무척 매력적이다. “눈을 뜬다 /


어둠 속 나 심장이 뛰는 소리 낯설 때 / 마주 본다 거울 속 너 / 겁
먹은 눈빛 해묵은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나 자신을 용서하
고 사랑해야 함을 나지막하게 말한다. 어제의 나도 오늘의 나도 미래
의 나도 빠짐없이 남김없이 모두 나라고 말하며, 사랑으로 가는 길에
서 가장 필요한 일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노래
또한 우리가 모두 사랑의 존재라는 것을 밝히는 가운데 우리 스스로
가 자신을 태워 주위를 밝히는 사랑의 불꽃이라는 것을 노래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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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리고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며, 그것이 가
장 나다운 일이라는 것을 일깨우고 있다.

이 밖에 <I’m fine>, <Magic shop>, <봄날> 등의 노래도 어떤


클래식 못지않게 감동적이고, 어떤 아리아나 발라드에도 뒤지지 않
을 만큼 가슴을 전율케 한다. 방탄소년단을 세계 최고의 아이돌 그
룹이라고 부를 만한 이유는 수없이 많을 테지만 필자가 방탄소년단
의 노래에서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경험하는 이유는 우주적 진실을
전하는 가사와 가슴 깊은 곳을 적시는 멜로디, 강렬한 퍼포먼스가
있기 때문이다. 가사는 스님의 가르침처럼 묵직한데 멜로디는 봄
햇살처럼 따사롭고 퍼포먼스는 화려하며 역동적이다. 확실히 방탄
소년단의 노래는 10대 청소년들만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이 아니라
무언가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며 갑갑한 삶에 치여 있는 사람들 그
리고 살아있다는 느낌을 만끽하면서 자신의 길을 찾고 싶어 하는
모든 청년과 어른들에게 축복과 같은 노래다.

삶에 이것저것 경험이 많고 머리에 지식이 쌓일수록, 자리가 높


아져 정신없이 바쁘고 명예가 채워질수록, 오히려 가슴은 비어가기
쉽다. 가슴이 비어갈 때 인생의 답을 찾지 못해 허둥대거나 방황한
다. 모든 것을 과거의 경험에서 찾고 머리에서 구하려 하기 때문이
다. 삶은 매 순간 변화하고 지금 이 순간만이 유일한데 과거와 머
리에서 답을 찾으려 하는 어른들에게 방탄소년단의 노래는 죽비 같
은 음악이다. 인생의 모든 답은 가슴에서 찾을 수 있고, 삶의 변화
와 도약은 영혼이 울릴 때 시작된다. 그런 면에서 방탄소년단의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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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진정한 자신을 찾으려면 어
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길을 보여주는 영혼을 울리는 노래다. 머
리와 가슴의 때를 벗겨주는 청량제 같은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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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라디오를 들을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필자의 학창 시절에는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라디오 프로그


램이 큰 인기였다. 매일 밤 10시에 시작하는 이 프로그램은 당대
최고의 인기 디제이였던 이종환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
다는 것과 그 시절 한창 유행하는 인기 가요를 죄다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라디오를 켜면 그때
부터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시작되었다. 재미없고 무미건조했던 시
간에서 웃음과 즐거움이 끊이질 않는 유쾌한 시간으로 바뀌는 것
이었다. 감미로운 시그널 음악과 중저음이 매력적인 이종환의 목소
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이었던가? 특히 금요일
에는 애청자들이 보낸 사연 중에서 재미있는 것을 골라 이종환과
여성 성우가 TV 드라마에서 연기하듯 실감 나는 라디오 드라마를
진행해 전국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아직도 이종환이 특유의 구수
하고 능청스러운 입담으로 애청자들의 사연을 읽어 내려가던 기억
이 선명하다.

그 시절 오후 2시에는 김기덕의 <두 시의 데이트>를 반드시 들


어야 했다. 이 프로그램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팝은 물론
당시 흔하게 접할 수 없었던 제3세계 음악 등 비주류 음악을 소개
해 많은 애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두 시의 데이트>는 단지 노래만
좋았던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김기덕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좀
처럼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는데 그중 하나가 대중음
악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그램에서 장르가 전혀 다른 국악을 소개했
다는 것이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명창을 스튜디오로 직접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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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판소리나 민요를 듣고 국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던 모습이 신
선함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런가 하면 군 복무 시절에는 이문세가 진행하는 <별이 빛나는


밤에>를 빼놓지 않고 들었다. 열 개가 넘는 내무반을 정신없이 쓸고
닦아 점호를 받은 후 취침구호와 동시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시
그널 음악과 이문세의 목소리는 입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낯선 문
화에 적응하느라 힘들었던 필자에게 따뜻한 위로 그 자체였다. 당시
근무 장소였던 지하 벙커와 내무반에서 신참으로서 엄청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필자와 필자의 동기들은 모두 밤 10
시만을 기다렸고, 방송이 시작돼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이문세의
목소리를 자장가 삼아 고단한 하루를 마쳤다. 그 시절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는 필자와 같은 군인들에게는 정기휴가와 같은
설렘을 느끼게 하는 방송이었고, 제대를 앞둔 고참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만약 그 시절,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가 없었다면 군대 생활을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니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필자의 사례처럼 많은 사람들이 라디오에 특별한 경험과 잊지 못


할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 경험이 라디오를 진행하는 디제이의 목
소리에서 나오든 아니면 디제이의 목소리를 타고 소개되는 음악을
통해서든 라디오는 삶의 순간들을 특별하게 만들고 그 순간들을 잊
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라디오를 통해 헛헛한 마음을 달래
거나 전쟁 같은 삶을 치르면서 받은 상처를 위로받고 다시 일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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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선물 받는다. 그리고 라디오는 가슴이 뛰지 않는 메마른 삶
을 촉촉하게 적셔주기도 한다. 그래서 아직도 많은 사람이 라디오
를 켜고 라디오에 몸과 마음, 영혼을 맡기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치유해 몸과 마음, 영
혼이 건강하고 조화되도록 이끄는 음악치유가 입장에서 보면 라디
오가 꼭 유익한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느낌과 기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음악에 대한 아집에 빠져
있는 특정 프로그램이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듣는 사람들이 어떻게
느낄지에 관한 감정적 배려 없이, 지나친 상업성과 예술에 대한 편
협한 고집을 바탕으로 제작되는 일부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삶에 부
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는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적으로 라디오를 켠다. 주파수는 클


래식을 전문으로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맞춰져 있다. 클래식 방송
에서 나오는 차분한 음악을 들으며 명상과 요가 그리고 가벼운 스
트레칭을 한 후 출근한다. 보통 1시간 정도 매일 음악을 듣는다. 그
런데 라디오를 듣다 보면 아침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곡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 잔잔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감미로운 곡이나 설
렘과 열정을 깨우는 흥겨운 곡도 나오지만, 기분을 심란하게 하거나
애잔하고 서글픈 감정을 샘솟게 하는 곡 또는 음악이 너무 어려워
들으면서 불편함과 짜증이 느껴지는 곡도 많이 방송된다. 그래서 라
디오를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 하루가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니라 뭔가 답답하고 꽉 막혀 하루가 꼬일 것 같은 느낌
이 들 때가 많다. 주말을 맞아 방송을 끝까지 듣고 나면 기분 나쁜

170
느낌과 감정이 밀려와 괜히 들었다고 후회할 때도 많다. 그래서 요
즘은 라디오를 듣고 있다가 기분 나쁜 느낌이 들면 라디오를 끄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명상 음악을 듣는다.

클래식을 전문으로 하는 방송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클래식 전


문 방송이면 클래식에 관한 지식이 있는 사람들만 들어야 한단 말
인가? 클래식에 관한 지식이 없으면 들으면 안 되는 것인가? 그렇
지 않다. 클래식 애호가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오후 시간대에 따로
매일 방송되고 있다. 분명 그 프로그램의 취지는 클래식을 잘 모르
는 사람까지도 편안하게 들으면서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도
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취지와는 다르게 가슴을 떨리게 하지 않는
곡들이 너무 많이 나와 기분 좋은 아침을 오히려 방해한다. 클래식
은 어려워야 제맛이고 난해한 클래식을 즐겨야 교양과 품위가 넘친
다고 제작진이 판단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만약 그렇다면
그 생각이 예술은 예술가 중심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시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오늘날 클래식과 국악 등 순수예술이 대중으로부터 폭넓은 사랑


을 받지 못하는 것도 이런 시각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도 클래식과 국악을 암기과목 대하듯 하나의 지식으로
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따져봐야 한다. 음악은 분명 느낌과
감정을 기반으로 한 예술이고 음악을 듣고 난 후 느낌의 흐름이나
감정의 변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함에도 여전히 배경지식을
모르거나 정보가 없으면 음악을 제대로 들을 수 없다고 판단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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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예술을 즐기는 대중의 눈높이, 대중이 어
떻게 느끼고 어떤 기분을 경험하는지를 좀 더 세심하게 알아차리면
서 대중보다 반발 앞선 기획을 할 수는 없을까? 최근 필자는 지역
의 한 국악 전용 공연장에서 악단 광칠이라는 국악 그룹의 콘서트
를 관람했다. 황해도 굿과 서도민요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굿판
에 일렉트로닉을 접목하여 독창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뜨거
운 전율과 신명을 경험할 수 있는 멋진 공연이었다. 빠르게 휘몰아
치는 장단과 구음이 강렬한 전자음악과 절묘하게 어울리면서 관객
들을 황홀한 무아지경에 빠져들게 하는데 어떻게 이런 음악을 만들
었는지 대단하게 느껴졌다. 굿은 어렵고 민요는 재미없다는 대중의
고정관념을 한 방에 무너뜨린 대단한 콘서트였다.

이와 같은 공연처럼 대중의 목마름을 깊이 이해하는 가운데 순수


예술의 가치를 일깨우는 클래식은 불가능한 것일까? 꼭 그렇게 감
동적이지도 않은 음악을 클래식이란 이름으로 방송을 통해 내보내
야 하는 건지 묻고 싶다. 많은 사람이 클래식을 통해 편안함과 여
유,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도록, 그래서 좋은 느낌과 기분 속에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좀 더 쉽고 감미로운 음악을 선곡해야 한
다. 대중에게 클래식을 가르쳐야 한다고 여기는 한 대중은 클래식
을 점점 외면할 것이다.

오후 시간대에 방송되는 라디오 가요 프로그램도 필자가 볼 때는


문제를 안고 있다. 대중가요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겠지만
너무도 많은 프로그램들이 이별의 아픔과 사랑의 고통 등을 나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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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곡들을 아무 생각 없이 들려준다. 즐겁고 신나는 음악이 나오다가
도 연인과 헤어진 절절한 슬픔을 다룬 곡이나 이별의 괴로움에 눈물
짓는 내용의 음악들이 아무렇지 않게 흘러나온다. 우리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대중가요라고는 하지만 애청자들은 음악을 통
해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급격하게 탈 수밖에 없다. 즐겁고 유쾌한 기
분을 안겨주는 음악이 나왔다가 애잔하고 슬픈 감정이 느껴지는 음
악이 나오고 그 후에는 분위기를 전환한다고 빠른 리듬의 댄스음악
이 나오면서 기분이 좋아졌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하면서 종잡을 수
없게 된다. 음악에 따라 느낌과 기분이 널뛰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심리적 특성상 신나는 음악을 듣다가 돌연 슬픈


음악을 듣게 되면 슬픔이 더욱 깊게 느껴진다. 그러면 과거에 경험
했던 아픈 기억이 다시 생각나고, 상처 입었던 묵은 감정이 되살아
나게 된다. 이처럼 느낌을 오락가락하게 만들고 기분을 이리저리 춤
추게 만드는 가요 프로그램이 너무도 많다. 느낌과 기분이 변덕스러
워질 때 의식은 산만해지고 집중력은 떨어져 업무 중 큰 실수를 하
거나 위험한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심장의 리듬이 불규칙
하게 변해 건강은 물론 마음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
다도 삶을 도약시키는 뜨거운 에너지가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지 못
한다. 예전에 받았으나 아물지 않은 상처와 고통이 스멀스멀 피어올
라 결국 기분 나쁜 느낌과 감정만 남게 돼 미래가 점점 암울하게 느
껴질 뿐이다. 그래서 라디오를 들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느
낌과 기분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 음악을 듣는데 기분 나쁜 느낌
이 든다면 차라리 음악을 끄고 눈을 감는 것이 좋다. 심호흡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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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게 더 낫다. 기분 나쁜 느낌을 경험하
면서 음악을 계속 듣는다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음악을 듣는 자
신뿐이다.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음악에 따라 느낌이 요동
칠 때 자신의 인생도 요동친다. 기분이 출렁거릴 때 자신의 삶도 출
렁거린다. 그래서 라디오를 들을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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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무거나 들으면 그저 그런대로 살게 된다

몇 해 전, 대전의 한 종합병원에 지인이 입원하여 병문안을 간


적이 있었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문화예술계에서 헌신해온 분인데
너무 치열하게 살아온 탓인지 갑작스레 암이 발병해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은 것이었다. 6인실의
병실에 누워있던 지인은 체중이 많이 줄어 야위어 보였지만, 표정
은 밝아 보였다. 필자는 지인이 건강을 조금씩 되찾아 가고 있는
것 같아 안도감을 느끼며 지인이 좋아할 만한 주제로 이런저런 이
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30분 정도 대화를 나누고 병실을 나오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보통의 병실은 대체로 조용한 편인데 이 병실은
왠지 소란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병실에 들어갈 때는 긴장해서 잘 몰랐는데, 나올 때 보니 병실에


있는 TV에서 액션 영화가 방송되고 있었다. 영화 전문 케이블 방
송에서 미국의 특수부대원들이 험준한 산악지대에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총에 맞아 피가 튀고 비명
을 지르며 죽어가는 잔혹한 장면이 계속 나왔다. 집이나 영화관이
라면 그런대로 재미있게 봤을 영화였을 텐데, 일반 환자도 아닌 중
증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병실에서 고통에 신음하고 처절하게 울
부짖는 장면을 담은 영화가 방송된다는 게 당황스러웠다. 환자들
또한 아무렇지 않다는 듯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이 놀라웠다. 분명
환자들이 영화를 보면서 무서움과 공포, 섬뜩함을 느꼈을 텐데 그
런 나쁜 느낌이 환자들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를 생각하니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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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사람의 몸과 마음은 물론 영혼에 이르기까지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때 생기는 일이다. 아마 지금도 전국
의 많은 병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병을 고치는
의술이 마음은 빼놓은 채 몸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일어나는 현
상이다. 그래서 요즘은 몸과 마음의 관계성을 인식하고 몸과 마음
을 함께 돌보는 통합치료나 심신의학이 대중화되고 있어 그나마 다
행이다.

이처럼 우리는 여전히 느낌과 기분, 마음과 감정에 대해 소홀하


고 안이하다. 이런 일은 비단 병원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주
말을 맞아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여유를 만끽하기 위해 ‘힐링 카
페’라는 곳을 찾았다. 창가 자리에 앉아 주문한 음료를 마시면서
책을 읽고 있는데, 빠른 비트의 댄스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
가? 카페 분위기도 이름처럼 편안하고 아늑한데 정작 나오는 음악
은 고요함과 평화로움을 방해하는 음악이다. 춤을 추게 만드는 빠
른 음악을 들으며 힐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필자의 고향에서는 매년 봄마다 ‘정지용 문학제’란 행사가 열린


다. <향수>로 유명한 정지용 시인의 문학 세계를 문학과 전시, 공
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조명하기 위한 축제이기에 필자도
빠짐없이 부모님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이런 시골에서 품격 높은
문학 행사가 열린다고 생각하니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막상
행사장에 들어서면 품격과 격조는 온데간데없다. 막걸리와 파전,
수육 등을 파는 난장에서 흘러나오는 트로트와 댄스음악을 섞어 놓

176
은 듯한 심란한 음악 때문에 발걸음을 돌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
다. 요상한 옷을 입고 각설이 타령을 부르거나 몸에 좋다고 무슨
약을 파는 데 듣기 거북한 음악이 들려와 기분이 상했던 적도 있
었다.

또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 공연


이 늦게 끝나 11시쯤 퇴근해 동대문운동장에서 버스를 타고 상도
동의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늦은 밤까지 일하느라 몸은 피곤했고,
직원들끼리 손발이 잘 안 맞아 답답하고 짜증스러웠는데 버스에 올
라 자리에 앉자마자 편안한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그 음악을 듣는 순간 푸석거렸던 몸과 마음에 단비라도 내린 듯 기
분이 상쾌해졌다. 고요한 숲 속을 걷는 느낌도 들었고, 제주도 어느
해변에서 싱그러운 바다를 편안하게 응시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
도 들었다. 피곤함이 싹 가시면서 눅눅했던 감정도 뽀송뽀송해졌다.
그야말로 기분이 가볍고 좋아졌다. 맨 뒷자리에 앉아 연주자가 누
구인지 정확하게는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외국의 뉴에이지 피아
니스트가 연주하는 곡 같았다. 보통 버스에서는 중년층이 자주 듣
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나오기 마련인데 이런 멋진 곡을 들려주는
기사분은 어떤 사람일까 한참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면서 꿈을 이뤄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기분 나쁜 느낌을 불러오는 환경을 최소화해야 한다. 꿈을 이뤘을
때의 느낌을 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
러기 위해서 아무거나 듣고 아무거나 보지 말아야 한다. 무의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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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도 기분 나쁜 느낌을 샘솟게 만드는 음악이나 드라마, 예능 등
의 방송은 물론 라디오와 신문도 멀리하는 게 좋다. 오직 고요함과
평화로움, 행복과 기쁨, 황홀함 등의 영혼을 울리는 느낌만을 경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보다 좀 더 좋은 느낌을
만끽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그런 좋은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이나 방송 프로그램이 없다


고? 그렇지 않다. 부정적이고 표면적인 느낌을 깨우는 프로그램이
아닌 좀 더 내밀하고 존재론적인 느낌을 깨우는 프로그램도 많이
있다. 심심하다며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아무 음악이나 듣거나 따분
하다며 여기저기 방송국 채널을 돌리면서 아무 프로그램이나 보는
것은 자신의 삶을 그저 그런대로 만드는 일이다. 그렇게 아무 음악
이나 듣고 아무 TV 프로그램이나 보면 기분 나쁜 느낌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은 물론 좀 더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것에 끌리게 된다.
그래서 더 슬프거나 충동적인 음악 또는 더 잔인하고 무섭거나 아
니면 흔한 말로 막장 프로그램에 눈길이 가게 된다. 막장 프로그램
을 즐겨보면 막장 같은 인생이 펼쳐지고, 아름다운 프로그램을 보
면 아름다운 인생이 펼쳐진다. 가정이 화목한 삶을 꿈꾸면서 매일
싸우고 바람피우는 드라마를 즐겨보면 어떻게 될까? 안전하고 건강
한 삶을 꿈꾸면서 자동차 블랙박스를 통해 교통사고 장면만을 계속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면 어떻게 될까? 행복한 삶을 꿈꾸면서
엽기적인 살인사건 등의 강력범죄를 다루는 시사 프로그램을 자주
보면 어떻게 될까? 평온한 삶을 꿈꾸면서 긴장감과 공포를 불러일
으키는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낀다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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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도 마찬가지다. 자신만의 길을 찾고 싶은데 발라드에 빠져
있다면 길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창조적 발상과 아이디어를 바라
는데 댄스음악에 빠져 있다면 그런 것은 영영 얻지 못할 것이다.
우울함과 무기력함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슬프고 애잔한 음악을 즐
겨 듣는다면 그런 상태에 영영 묶이게 될 것이다. 건강을 되찾고 싶
은데 느리고 조용한 음악만을 자주 듣는다면 건강은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사랑하고 싶은데 이별 노래만 듣는다면 사랑은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이제부터 꿈을 이루면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꿈을


이루었을 때의 느낌만을 자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
다. 흘러나온다고 아무 음악이나 듣고 방송된다고 아무 프로그램이
나 본다면 그저 그런 삶을 살게 된다. 그런 환경 속에서는 꿈을 실
현해 원하는 삶은 사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단지 느끼는 대로
의 삶이 펼쳐질 뿐이다. 이제부터는 의도적이고 의식적으로 좋은
느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음악과 방송만을 접할 수 있도록 환경
을 바꿔야 한다. 그래서 좋은 느낌을 나침반 삼아 무언가를 선택하
고 행동하며 판단해야 한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틈틈이 지금보다
좋은 느낌과 고요하고 충만한 느낌을 경험할 때 삶이 원하는 방향
대로, 꿈꾸는 지점으로 흘러간다.

179
5장

음악으로 느낌을
가장 좋게 하는 방법

1. 느낌을 가장 좋게 하는 음악, 스피릿 뮤직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3층. 문재인 대통


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환영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 만찬을 축하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가수는
제주도의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오연준 어린이. 오연준 어린이가
부를 노래는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었다. 오연준 어린이
는 남한과 북한의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TV
로 지켜보는 가운데 역사에 남을 만한 열창을 선보였다. 깨끗한 계
곡물을 연상케 하는 맑은 음색과 순백의 목소리가 아름다운 멜로디
와 더해져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 것이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
가로서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를 지구촌의 화약고 한반도가 오연
준 어린이의 노래 한 곡으로 일순 평화의 분위기로 바뀐 것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표정에서도 읽을 수 있

180
었다. 오현준 어린이의 노래를 현장에서 듣고 있던 양국 정상을 비
롯한 참석자들은 공연 내내 밝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어디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뿐이겠는가? TV로 이 장면을 시청한 남한과 북한의
국민 그리고 세계 각국의 사람들까지 모두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
던 경이로운 기쁨을 만끽했을 것이다.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쏘
아 올리며 전쟁의 위기가 가득했던 한반도에 평화의 새 시대가 열
릴 것 같은 감격스러운 희망을 경험했을 것이다. 서로를 향해 내뿜
었던 증오의 감정이 화해의 마음으로 조금씩 변할 수 있게 되었다.
그야말로 노래 한 곡이 느낌을 바꾸고, 기분을 변화시켜 이전과는
다른 세상을 펼쳐 보인 것이다.

이처럼 좋은 음악은 느낌과 기분을 좋게 하는 음악, 느낌과 기분


을 고요하고 충만하게 하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오연준 어린이
가 부른 노래처럼 많은 사람의 마음을 환하게 하면서 가슴에서 행
복과 기쁨, 설렘 등의 좋은 느낌이 샘솟도록 하는 음악이 좋은 음악
이다. 단순히 눈과 귀만 즐겁게 하는 음악을 넘어서 마음을 적시면
서 가슴을 떨게 하는 음악이다. 그렇다면 느낌을 가장 좋게 하는 음
악은 무엇일까? 바로 영혼을 울리는 음악인 ‘스피릿 뮤직’이다. 스
피릿 뮤직은 음악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전율, 울림과 여운이
가장 깊은 음악으로서 가슴 가장 깊은 곳, 심연(深淵)에서 벅찬 희
열과 황홀함, 경이로움 등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이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가장 좋은 느낌을 샘솟게 하는 음악이 스피릿 뮤직이다.

이와 같은 스피릿 뮤직은 음악을 듣는 사람은 물론 그가 사는 지

181
구와 우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몸과 마음, 영혼에
도 동시에 작용해 기적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아픈 몸을 치유하고
우울함과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며 자신이 눈부신 사랑의 에너지
임을 깨닫게 한다. 그래서 스피릿 뮤직을 듣고 영혼이 울리는 느낌
에 완전히 녹아들 때 에너지가 꽉 차오르면서 가장 순수하고 아름
다우며 최고의 자신으로 거듭나게 된다.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도
웃음이 나오면서 행복하고, 특별한 조건 없이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으며, 지금 있는 그대로의 삶을 축복으로 여기며 감사하게 생
각한다. 이렇게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깨우는 음악이 바로 스피릿
뮤직이다. 또한 스피릿 뮤직은 느낌을 가장 좋게, 기분을 가장 황홀
하게 하는 음악이자 자신을 신(神) 혹은 창조주, 우주의 에너지와
가장 가깝게 하는 음악이기도 하다. 우리는 느낌과 기분이 좋아질
수록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며 기적을 일으키는 신(神) 혹은 창조
주, 우주의 에너지와 연결되는 반면, 느낌과 기분이 나빠질수록 그
들과 분리돼 인생에서 온갖 어려움과 고통을 경험한다.

음악은 가슴에 다양한 느낌을 불러온다. 그 느낌은 가슴의 어느


지점을 자극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가슴의 표면을 울릴 때 우
리는 즐거움과 재미, 유쾌함을 느낀다. 반면 가슴의 깊은 곳을 울릴
때 좀 더 내밀한 느낌을 체험하는데 그것이 바로 고요와 평화, 행
복과 기쁨과 같은 감정들이다. 가슴의 가장 깊은 곳을 울릴 때 우
리는 희열과 경이로움은 물론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황홀함과 조
건 없는 사랑 등의 존재론적 느낌을 경험한다. 이처럼 음악은 여러
차원의 느낌을 만들고, 그 차원들에 반응하는 다양한 자신을 깨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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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표면적인 느낌에 반응하는 자신이 있고, 내밀한 느낌과 교감하
는 자신이 있으며 존재론적인 느낌과 하나 되는 자신이 있다. 어떤
차원의 느낌과 조화되느냐에 따라 자신은 물론 삶도 확연하게 달라
진다. 느낌을 다채롭게 깨우는 무수히 많은 음악 속에서 지금 우리
에게 가장 필요한 음악은 가슴의 표면을 지나 가슴의 가장 깊은 곳
을 자극하는 영혼을 울리는 음악, 스피릿 뮤직이다.

스피릿 뮤직을 들을 때 가슴은 끌림과 떨림을 지나 깊은 울림의


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그 순간 행복과 기쁨이 물결처럼 흐르고, 주
위의 모든 것에서 황홀함과 사랑을 느낀다. 비루하고 답답한 일들
이 펼쳐지는 이곳이 마치 천국처럼 느껴진다. 이 느낌을 체험하는
순간 자신은 더 이상 무기력하거나 나약한 존재가 아닌 자신의 인
생을 꿈꾸는 대로 창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며 위대한 존재로 깨
어나게 된다. 즐거움과 재미 등 일시적이고 즉각적인 느낌이 아닌
가슴의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심연의 울림이 최고의 나를 일으켜
세운다. 눈으로 즐기고 귀에 달라붙는 음악이 아닌 가슴을 적셔 영
혼을 울리는 스피릿 뮤직을 통해 느낌과 기분이 가장 좋을 때 가장
눈부시고 영롱한 최고의 자신이 빗장을 풀고 모습을 드러낸다. 스
피릿 뮤직은 음악이 전해주는 찬란한 느낌을 통해 영혼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진정한 자신을 깨우는 매개체인 셈이다.

우리는 깊은 울림과 진한 감동, 오랜 여운을 안겨주는 스피릿 뮤


직을 좋아한다. 신기하게도 그런 음악들은 오랫동안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다. 영국의 세계적인 그룹 비틀스가 1970년에 발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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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Let It Be>가 대표적이다. 5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엄
청난 사랑을 받는 이 노래는 자신이 과연 제대로 살고 있는지 그리
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 또한 있는 그대
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게 만든다. 음악을 좋아하는 필자에게
도 필자만의 스피릿 뮤직이 많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곡이 일본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에 나오는 히사이시 조의 <Summer>란 곡
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도 어디선가 한두 번은 들어봤을
텐데 영화도 유명하지만, 음악도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가슴에 사는 맑고 순수한 존재가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밝고 경쾌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묵직한 울림과
여운이 향기롭다. 이 두 곡의 음악처럼 스피릿 뮤직은 어렵지 않다.
오히려 가장 쉽고 편하게 잔잔한 가슴의 바다에 파문을 일으키는
음악이다. 어떤 장르의 음악도 상관없다. 가슴에 와닿지 않는 어렵
고 심란한 음악, 눈과 귀만 자극하는 음악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내면에서 좋은 느낌을 피어나게 해 기분을 환하게 하면서 영혼을
깨우는 음악이 그것이다.

스피릿 뮤직을 통해 느낌과 기분이 가장 좋을 때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존재이자 가장 높은 수준의 에너지를 내뿜는 존재가
된다. 그 순간 더는 타인으로부터 상처를 받지 않게 되고, 억눌렸던
감정의 응어리에서 벗어나 일상을 괴롭혀온 트라우마나 스트레스로
부터 자유로워진다. 또한 그동안 살아오면서 골칫거리로 여겨왔던
문제들이 삶을 성장시키는 디딤돌이나 기회의 장으로 여겨진다. 그
러면서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걱정이 눈 녹듯 없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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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불평과 불만도 지워져 지금 이 순간을 기쁨과 감사함으로
받아들인다. 이처럼 스피릿 뮤직은 우리의 존재 상태를 하늘의 별
과 우주의 오로라처럼, 봄의 장미와 가을의 국화처럼 돌려놓는다.
신(神) 혹은 창조주, 우주의 에너지와 깊게 연결돼 원하는 어떤 것
도 이룰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탈바꿈시킨다. 사랑
이 넘쳐 아름다운 생명력으로 가득한 본연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느낌이 좋아지면서 기분이 행복과 기쁨, 환희로 빠져들고 그 단


계에서 더 깊은 전율이 샘솟아 경이로움과 황홀함, 사랑을 느끼게
하는 음악이 바로 스피릿 뮤직이다. 가슴을 떨게 하면서 영혼을 울
려 느낌과 기분을 최고조에 이르게 하는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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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피릿 뮤직은 몸과 마음, 영혼의 치유제

자기계발서로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왓칭≫이란 책에는 다음


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2009년 8월, 경기도의 한 조용한 마을에서
발걸음을 떼기도 어려운 고령의 할아버지와 눈이 침침해 앞을 제대
로 볼 수 없는 할머니를 대상으로 이색적인 실험을 펼쳐졌다. 그것
은 정확하게 20년 전인 1989년 8월로 돌아가는 과거로의 시간 여
행이다. 그러니까 1989년 8월로 모든 것이 맞춰진 집에 들어가 일
주일간 살아보는 것이다. 거실의 달력과 시계, 가구와 냉장고, 서가
의 책은 물론 TV 뉴스 등 집안의 모든 환경을 20년 전으로 돌려놓
고 생활하는 것이다. 그렇게 일주일간 20년 전에 살았던 모습 그대
로 보고 듣고 느끼고 행동하자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몸에 큰 변화
가 찾아왔다. 굽었던 허리가 펴지고 관절통이 사라졌으며 불편했던
시력과 청력이 좋아졌고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범위 내로
돌아왔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몸이 20년 전으로 돌아가 젊어진
것이다.

이것이 과연 우연일까? 필자는 최근에 일본의 소아정신과 의사인


도모다 아케미가 쓴 ≪아이의 뇌에 상처 입히는 부모들≫이란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 이 책은 어린 시절에 받았던 마음의 상처가 신체
의 발달과 성격 형성은 물론 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과학
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서 말하는 마음의 상처란 강압과 폭력에 의해
아이가 부정적인 느낌과 기분을 경험하는 것을 말한다. 아이가 부모
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협박과 위협, 욕설, 폭력 등의
학대는 물론 계속 무시 또는 방치당하거나, 부부싸움에 반복해서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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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될 경우 아이의 뇌가 크게 손상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의 뇌
는 점차 성장을 멈춰 IQ와 기억력, 학습능력, 언어능력, 소통능력,
감정조절 능력 등 뇌의 전반적인 기능이 떨어진다고 한다.

저자는 아이에게 가해지는 학대와 방임의 종류에 따라 손상을 입


는 뇌의 부위가 달라지며 부모가 서로에게 퍼붓는 욕설이나 위협마
저도 아이의 뇌에 강한 흔적을 남긴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는 부
모들의 심리적⋅신체적 학대가 자녀에게 불안감과 우울증 등의 정
서장애를 일으켜 건강한 사회생활을 방해한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
나 최근 들어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학대와 방임이 정서장애를 넘어
공포와 슬픔, 분노, 자괴감, 죄책감 등의 부정적인 느낌과 기분을
유발해 뇌의 변형을 가져오고 결국 몸과 마음에 각종 질환을 일으
킨다고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부정적인 느낌과 기분에 의한 뇌의
변형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올바른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게 하거나, 낮은 자존감과 성취감 때문에 반사회적 행동
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부정적인 감정은 단순히 심리나 정서의 문제로 끝나지 않


고 뇌를 포함해 시각과 청각은 물론 몸 구석구석에 치명적인 독을
퍼트린다. 사실 이러한 감정과 몸의 관계는 우리 민족의 사상적 원
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음양오행론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오행의 목,
화, 토, 금, 수에 따라 분노가 심하면 간이 상하고, 즐거움이 넘치면
심장이 약해지며, 걱정이 많으면 비장이 안 좋아지고, 슬픔이 크면
폐가 허해지며, 두려움이 넘치면 신장 기능이 떨어진다고 음양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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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오장과 오부의 관계에 따라 쓸개, 소장, 위
장, 대장, 방광이 함께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우리 조상들은 이미 분노와 걱정,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신
체의 각 장기에 직접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부정적인 느낌과
기분이 장기 중 하나인 뇌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히는 것은 당연하
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손상된 뇌는 다시 회복될 수 있을까? 도모다 아케미는


당연히 그렇다고 주장한다. 최근의 뇌과학 연구에서는 아이의 뇌는
물론 성인의 뇌도 충분히 회복될 수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기에 빠른 대응이 가장 필요하지만, 그러지 못했다면
상처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부정적인 느낌과 기분을 정화하는 감
정 치유를 약물치료와 병행한다면 뇌가 지닌 자연 치유력에 의해
충분히 재생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느낌과 기분은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생명력을 깨워 건강을 회복시키기도 하지만 뇌
를 포함해 신체의 모든 장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특히
앞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례처럼 몸이 점점 젊어지고 있다는 느
낌인 활력과 생기, 생동감은 실제로 몸을 젊고 에너지 넘치게 변화
시킨다는 것이 다양한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아는 플라세보 효과다. 결국 뇌를 포함해 모든 신체적 질병은 부정
적인 느낌에서 시작된다. 느낌이 나빠지면 에너지의 흐름이 막혀
심장의 리듬이 비정상적으로 바뀌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돼
각종 호르몬 작용에 이상이 생긴다. 그 결과 면역력과 자연 치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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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떨어져 질병에 취약해진다.
그렇다면 마음은 어떨까? 입사 시험이나 자격시험에 떨어져 의
욕이 없고 우울할 때 혹은 상사가 말도 안 되는 업무를 지시해 짜
증과 화가 나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우리는 기운이 처져 무
기력해지고 땅이 꺼질 듯 가라앉은 느낌과 기분을 경험한다. 그때
그 축 처진 느낌과 기분을 고양시키는 생각이나 활동은 본연의 생
명력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그러면 느낌과 기분이 한결 좋아져 의
욕이 생기고 열정에 불이 붙어 새롭게 도전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그런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은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에 에너지를
채워 순간의 좌절과 낙담을 이겨내고 살아갈 또 다른 힘을 불어넣
는다. 그리고 기분이 들떠 가볍게 출렁거릴 때나 기분이 너무 좋아
계속 날아갈 것 같을 때도 고요하고 충만한 느낌은 마음이 이리저
리 튀지 않도록 안정감을 높여준다.

무엇보다도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은 마음의 중심, 즉 감정의


균형을 잡아준다. 일상 속에서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소소하
게라도 자주 느끼는 사람은 화병과 무기력함, 우울증 등이 심해져
생기는 마음의 병을 긍정적인 느낌을 통해 정화하면서 감정의 균형
을 되찾아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회복한다. 그러나 좋
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느끼지 못한다면 감정의 균형이 무너져
마음의 병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되는 것은 물론 점점 더 깊은 수
렁에 빠져들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작고 사소한 것에서도 좋은 느
낌과 행복한 기분을 자주 느껴 감정의 균형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
다.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자신만의 활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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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감정 치유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다.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은 우리 본연의 감정 상태이자 존재 상


태이기 때문에 심각한 마음의 병에 걸렸다고 해도 느낌과 기분을
조금이라도 좋게 한다면 본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우리나라
의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는 것도, 그만큼 사는 것이 힘
들고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감정의 균형을 잃은 사람이 많다는 뜻
이다. 매사를 슬프고 우울하게 그리고 나쁜 쪽으로 바라보는 사람
이 많다는 것이다. 무기력함과 좌절감 등 에너지가 고갈된 느낌을
열정과 생동감 등 에너지가 고동치면서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으
로 바꾸는 것이 시작이다. 영혼의 차원에서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
분은 우리 자신을 고귀한 사랑의 존재로 거듭나게 한다. 전 세계에
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나 이민혐오 범죄 및 학교폭력 문제도 우리
가 모두 사랑에서 왔고 사랑 그 자체라는 것을 잊어버렸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만끽할 때 우리는 생명
력 가득한 사랑의 존재로 돌아가 남을 괴롭히거나 헐뜯지 않고 시
기하거나 질투하지 않으며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손을 내민다.
우리 내면에 고귀한 사랑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는 증거다. 우리
는 언제나 가장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통해서 본연의 모습인
사랑의 존재로 돌아갈 수 있다.

그리고 자신만의 탁월한 잠재력과 천재성을 깨우고 싶다면 기쁨


과 성취감, 살아있다는 느낌 등 높은 수준의 느낌과 기분 즉 영혼
을 울리는 느낌을 통해 영감을 자극해야 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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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만물을 창조한 신(神) 혹은 창조주 또는 우주의 에너지의 본성
이 내재하고 있다. 영감이 자극받아 영혼이 울릴 때, 부정적인 생각
과 감정에 의해 신성함을 잃어버렸던 작고 초라한 자신으로부터,
가장 눈부시고 아름다우며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는 무한한 가능
성을 가진 존재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영혼을 울리는 충만한 느낌
을 경험할 때가 간절하게 꿈꿔왔던 소망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순간이기도 하다. 꿈이 없는 사람은 영혼이 없는 사람이고 영혼이
없는 사람은 생명을 잃은 사람이다. 요즘 꿈을 꾸고 소망을 그리는
것을 유치하고 어리석은 행동인 양 폄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
다. 최근 쏟아져 나오는 많은 책들이 꿈 없이 살아도 괜찮다거나
꿈을 꾸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주장하며 꿈꾸는 삶을 비판하고 있
다. 필자는 이런 책들이 위로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사람들에게 읽
히는 것이 무척 우려스럽다. 문제는 가슴을 떨게 하지 않는 허황된
꿈을 꾸거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잘못된 꿈을 꾸는 것이지 원하
는 것을 꿈꾸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다. 꿈을 꾸지 않으면
서 현실에 안주하는 삶 자체를 나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
나 현실을 변화시키고 인생을 도약시킬 엄청난 힘이 우리의 가슴에
서 타오르고 있는데 그 힘을 제대로 써보지도 않고 낭비하는 것은
결코 길지 않은 인생에서 아까운 일이 아닐까?

꿈을 상상하고 소망을 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원하


는 삶을 이루는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꿈과 소망을
실현할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있다. 그 에너지의 원천이 바로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이다. 느낌이 좋아 행복한 기분을 만끽할 때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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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경험할 때가 꿈을 이루고 소망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꿈과 소망은 느낌이 가볍고 기분이 홀가분해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어느 것에도 매달리지 않을 때 이뤄진
다. 이처럼 영혼을 울려 느낌을 가장 좋게 하는 음악인 스피릿 뮤직
은 몸과 마음, 영혼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최고의 치유제이자 몸과
마음, 영혼이 서로 조화로울 수 있도록 돕는 최고의 영양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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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에게는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이 있다

언젠가 TV를 보는데 트로트 가수 박상철이 나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노래는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많은 <무조건>이란 곡이었다.
박상철이 2005년에 발표한 3집 앨범 가운데서 가장 큰 사랑을 받았
던 곡이다. 경쾌한 리듬과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가사가 재미있으면서
도 중독성이 있다. 박상철이 노래를 시작하자 객석은 열광의 도가니
에 빠졌다. 40∼60대 관객들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을 추는데 마치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장을 보는 것 같았다.
그 순간 TV 카메라가 노래에 흠뻑 취해있는 관객들을 비추는데 관
객들의 표정이 무척 행복해 보였다. 걱정과 스트레스는 물론 아픈 데
가 모두 사라진 듯 아주 신나고 흥겨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음악의
힘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그중에는 어림잡아 90세는 되어 보이
는 할아버지도 있었는데, 걸음을 떼기도 힘들 것 같은 가냘픈 할아버
지가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흔들며 어린아이처럼 몸을 흔드는 것
이었다. 몸과 마음, 영혼이 모두 즐거워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
면서 나이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이가 많
든 적든 우리 가슴속에는 뜨거운 열정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게 박상철의 <무조건>은 관객들에게 활력과
생동감 등의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선물하며 긍정적인 에너지
를 일깨웠다.

가수 이애란이 부른 <백세인생>도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선사하는 대표적인 노래다. 2년 전쯤 부모님과 옥천의 작은 식당에
서 밥을 먹고 있는데 TV에서 <전국노래자랑>을 하고 있었다.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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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들의 경연 무대가 끝나자 송해가 “요즘 대박 난 가수를 모시겠습
니다.”라고 말하면서 이애란을 무대 위로 불렀다. 필자는 국밥을 떠
입안으로 넣으면서 ‘그냥 그런 느낌의 트로트를 부르겠지.’라고 생
각하며 TV 쪽으로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 노래가 시작되자 묘하게 가슴이 떨렸다. 비록 필자가 완


전히 공감하기는 어려운 노래였지만,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는 노래임이 틀림없었다. 특히 가사에서 상당
한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가 알고 있던 트로트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육십 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 아직
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 / 칠십 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
거든 / 할 일이 아직 남아 못 간다고 전해라 / 팔십 세에 저세상에
서 날 데리러 오거든 / 아직은 쓸 만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 구십
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 알아서 갈 테니 재촉 말라 전
해라 / 백 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 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 필자가 트로트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렇게 어르신들
에게 희망을 전하는 트로트는 처음 본 것 같았다. 나이가 들수록
몸 여기저기 아프고 마음은 쓸쓸해지며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어
사는 게 재미없다고 하는데, 이 노래는 구십 세를 넘어 백 세가 돼
서도 인생이 즐거울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느낌을 샘솟게 한다.

이 노래가 당시 국민가요로 불릴 만큼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것


도 단지 흥겹고 즐거움만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 깊은 곳
에서 행복과 열정, 생동감 같은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깨웠기 때문

194
일 것이다. <전국노래자랑>이 열리던 현장에서 이 노래를 따라 부
르시던 어르신들의 환한 표정과 밝은 웃음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다. 그리고 싸이가 부른 <예술이야>란 노래도 심장을 고동치게 하
면서 엄청난 활력과 에너지를 용솟음치게 만드는 스피릿 뮤직이다.
이 노래는 폭발적인 박자와 리듬에 싸이만의 강렬한 퍼포먼스가 더
해져 극한의 희열과 황홀함을 선사한다. 특히 ‘기분이 미친 듯이
예술이야.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이야. 죽어도 상관없는 기분이야.
심장이 터질듯이 예술이야’로 시작되는 가사는 스피릿 뮤직을 들을
때 느낌과 기분이 어떤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처럼 단순히 눈과
귀만을 자극하는 현란한 음악이 아니라, 사랑의 이별과 연인에 대
한 원망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통속적인 노래가 아니라, 가슴 깊
은 곳을 울리면서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샘솟게 하는 스피릿
뮤직이 우리 곁에는 무수하게 많다.

우리에게는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이 있다. 여러분은


어떤 음악, 어떤 노래에서 영혼이 울리는 느낌을 경험하는가? 그 음
악과 노래를 들었을 때 심장에 빛이 들어오면서 영혼이 행복과 기
쁨 속에서 깨어나 세상을 눈부시게 보이도록 하는 음악 말이다. 그
것이 클래식이 됐든 재즈가 됐든 아니면 국악이나 가요, 오페라 심
지어 빠른 비트의 음악을 포함해 그 어떤 음악이 됐든, 우리에게는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이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울림이 없고 감동이
없는데 유독 자신에게만 깊은 울림과 진한 감동, 오랜 여운이 느껴
지는 음악. 그 음악이 바로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이다. 화려한 춤으
로 눈만 즐겁게 한다거나 빠른 박자와 경쾌한 리듬으로 귀만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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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하는 음악이 아닌 눈과 귀를 지나 가슴의 가장 깊은 곳을 울리는
음악 말이다. 고요한 가운데 충만한 느낌을 깨우거나, 짜릿한 전율
과 감동으로 행복과 기쁨, 황홀함을 깨우는 음악이 그런 음악이다.

언젠가 가수 이상은이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노래를 들어온 팬


중 한 명이 자신의 노래를 듣고 마음의 깊은 상처를 치유했다는 사
연을 밝히는 장면이 기억난다. 이상은뿐만 아니라 많은 대중음악
가수나 클래식, 국악, 뉴에이지 등의 장르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
은 자신의 음악을 듣고 위로와 치유를 경험했다는 팬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공연장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필자는 감동적인 뮤지컬
과 클래식 연주회가 관객들을 얼마나 크게 변화시키는지를 수없이
봐왔다. 그것은 공연장에 들어갈 때 관객들의 표정과 공연을 보고
나설 때 관객들의 표정이 확연하게 달라진 것에서 알 수 있다. 특
히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전해주는 공연들은 더욱더 그렇다. 공연
장을 들어갈 때는 약간의 기대와 설렘, 흥분을 보이거나 아니면 무
뚝뚝하고 심드렁한 표정인데 공연장을 나설 때는 관객 대부분이 행
복한 표정을 지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어떤 관객은 감격스러
운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어떤 관객은 지금 이 순간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듯 깊은 황홀경을 느끼며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공
연장 문을 나서기도 한다. 이럴 때 관객들은 엘리베이터를 타는 데
도 서로 양보하고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데 시간이 다소 지체돼도
화를 내거나 신경질을 부리지 않는다. 이런 모습은 기분이 좋아지
면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사소한 행동의 변화라고 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의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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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나타내는 것이고 자신의 몸과 마음, 영혼에 가장 좋은 선물
을 선사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에게는 자신의 가슴에 감동과 전율을 샘솟게 하고 영


감을 깨우는 스피릿 뮤직이 있다. 만약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이 없
다면 지금부터라도 찾아야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부터 하나씩
듣다 보면 어느 순간 가슴을 가장 환하고 빛나게 만드는 음악을 발
견할 수 있다. 만약 느낌이 무뎌져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경험하기
힘들다면 고요한 숲에서 산책을 한다거나 조용한 곳에서 명상이나
묵상을 하거나 혹은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여행을 하는 등
높은 차원의 느낌을 깨우기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처져
있는 심장의 리듬을 깨워 메마른 감성을 촉촉하게 함으로써 느낌이
살아나도록 유도해야 한다. 눈과 귀만 자극하는 음악만을 즐겨왔다
는 가슴에 집중해 가슴 깊은 곳까지 와닿는 음악을 들어보라. 심장
의 가장 깊은 곳을 전율하게 만드는 음악을 들어보는 것이다. 자신
만의 스피릿 뮤직이 있고 없고는 삶을 살아가는 데 엄청난 차이를
불러온다.

느낌이 바뀌면 기분이 변하고, 기분이 변하면 에너지의 수준이


달라져 세상이 다르게 보이면서 그렇게 다르게 보이는 만큼 온갖
좋은 일들, 행운과 기적 같은 일들이 쏟아진다. 그래서 느낌은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축복과도 같은 선물이기도 하고, 인생
을 빠르게 도약시키는 마법의 열쇠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영혼을
울리는 느낌은 몸과 마음, 영혼을 치유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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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재능과 창조성을 깨우는 것은 물론 에너지 수준을 최고치로 상
승시켜 삶을 한 차원 높게 만든다. 삶의 차원이 높아질 때 불가능
할 것 같은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꿈꿔왔던 일들이 눈앞에서 펼
쳐진다. 자신이 원하는 것들이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끌려온다. 영혼을 울리는 느낌 속에 가장 멋지고 아름다우며 최고
의 내가 존재한다.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만끽하는 가운데 그 느낌대로 행동할 때,


즉 영감에 이끌리듯 행동할 때가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위해 가장
지혜롭고 현명한 행동이다. 특히 삶에 위기가 닥쳤을 때나 시련이
밀려왔을 때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통해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깊
게 느끼면서 느낌대로 행동하면 위기가 기회로, 시련이 희망으로 뒤
바뀌어 삶이 편안하게 흘러간다. 취업하기 위해 여기저기 줄을 대고,
사업 때문에 무리하게 도움을 받지 않아도 바라는 대로 흘러간다. 그
리고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 삶의 기로에서 스피릿 뮤직은 행복과
풍요, 건강에 이르는 길을 안내한다.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느
끼게 하는 선택이 가장 탁월한 길이자 훌륭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에서 좋은 느낌이 샘솟는다면 자신의 영혼이 그 길을 걸어
가라고 응원하는 것이다. 그 길이 지금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처럼
보여도 언젠가는 상상할 수도 없을 행복과 풍요가 밀려올 것이라는
것을 안내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느낌을 바꾸고 기분을 변화시키면 그에 걸맞


게 일과 사람, 상황들이 펼쳐진다. 특히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통

198
해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일상적으로 불러낼 때 삶의 많은 부분이
획기적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스피릿 뮤
직이 반드시 있다. 찾았거든 그 느낌을 일상으로 불러내 기분 나쁜
느낌과 감정이 밀려올 때 영혼을 울리는 느낌으로 갈아타는 것이
다. 만약 스피릿 뮤직이 아직 없다면 반드시 찾아야 한다. 가슴을
울리고 영혼을 울리는 당신만의 스피릿 뮤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
다. 어떤 음악이나 노래도 상관없다.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은 인생
을 행복하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데 가장 든든한 보험이다.

199
4. 스피릿 뮤직으로 나쁜 느낌 정화하기

최근 필자는 일을 통해 알게 된 지인과 관계가 틀어진 적이 있었


다. 서로의 업무 스타일이 맞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필자로
서는 지인의 행동이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몇 번 있었다. 업무적으
로 공유할 것이 있으면 빨리 알려줘야 필자가 다음 단계의 업무를
해나갈 텐데 지인은 업무 공유를 제대로 하지 않는 채 일의 진척이
더디다며 성화만 부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앙금이 쌓이고
쌓여 며칠 전 나눈 전화 통화에서는 다시는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증폭됐다. 지인은 전화 통화에서도 자신의 주장만을 일방적
으로 쏟아내더니 필자가 이해해야 한다고 강요하듯 말했다. 순간적
으로 화가 치밀어 그동안 일을 도와준 필자 자신이 원망스럽게 느
껴지기도 했다. 지인과 사이가 깨지다 보니 기분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 가슴에 돌덩이가 앉은 듯 마음이 무거웠다. 마음이 무거워지
자 모든 것이 귀찮고 모든 상황이 짜증스럽게 느껴졌으며 무언가
단절된 느낌도 들었다.

이틀이 지나자 지인이 만나서 풀자며 전화를 걸어왔다. 필자도


찜찜한 느낌이 싫어서 지인의 제안을 승낙했고 우리는 오랜만에 얼
굴을 맞대고 비교적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채 한 시간도 걸
리지 않아 우리는 예전의 관계로 돌아갈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서
로 신뢰하는 사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관계를 회복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가슴을 누르고 있던 돌덩이가 사라진 듯 마음이 후련해
지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무언가와 연결된 듯한 느낌이 들더니 기
분이 좋아지면서 새로운 활력과 열망이 생겼다. 에너지가 차오르는

200
느낌이었다.
필자의 경험처럼 우리에게는 마음이 무겁고 찜찜하며 답답한 느
낌이 자연스럽지가 않다. 두려움과 걱정, 분노, 무기력함 등 부정적
인 느낌이 편하지 않다. 그래서 그런 느낌을 경험할 때 기분이 나
빠지고 에너지와 단절된 느낌을 받는다. 인간을 제외하고 어떤 생
명체도 부정적인 느낌을 경험하지 않는다. 여러분은 짜증 내는 새
와 침울한 꽃을 본 적 있는가? 두려움에 떠는 나무와 슬픔에 젖은
물고기를 본 적 있는가? 인간과 함께 살면서 인간의 부정적인 느낌
에 전염된 동물만이 그런 느낌과 유사한 신경질적인 증세를 보일
뿐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소소하고 잔잔한 행복이라도 자주 느끼지
못하면 두려움과 걱정, 불안감을 더 자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기
쁨과 열정, 살아있다는 느낌 등 높은 수준의 좋은 느낌을 틈틈이
경험하지 못하면 공허함과 허전함, 답답함을 느낀다. 삶의 순간마
다 좋은 느낌을 자주 느껴야만 그에 반대되는 나쁜 느낌과 부정적
인 감정에 깊이 빠지지 않는다.

이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생활환경의 영향이 크다. 그중에서


TV와 인터넷 등 각종 방송 매체가 제일 문제다. TV에서는 방송되
는 뉴스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그리고 인터넷 포털에서 접할 수
있는 뉴스와 광고는 나쁜 느낌을 엄청나게 자극하고 증폭시킨다.
뉴스에서는 연일 높은 실업률과 취업난, 장기화된 경기 침체, 천정
부지로 치솟는 아파트값을 보도하면서 공포감과 불안감을 부채질한
다. 드라마는 어떤가? 요즘 드라마를 보면 살인과 납치, 폭력 등의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소재를 다루면서 두려움과 무서움을 불러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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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일반인들과 다른 연예인들의 특별한 삶
을 내보내면서 열등감과 상실감을 샘솟게 한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대중매체는 사랑 그 자체로서


아름답고 숭고한 본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시청
률을 높이기 위해 가장 낮은 수준의 느낌들을 끊임없이 확대재생산
하고 있다. 우리가 계속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들 수밖
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우리 주위 사람들은 어떤가? 가족과 친구,
동료들이 조언이라고 하는 충고도 대부분 두려움과 걱정을 기반으
로 한다. 자신만의 능력과 창조성, 가능성을 발견해 그 길을 용기
있게 걸어가도록 응원하기보다는 온갖 두려움과 걱정거리를 찾아
내 현실에 항복하도록 만든다. 이런 환경 속에서 열정과 영감을 바
탕으로 자신의 삶을 온전하게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는 느낌과 기분을 바꿔 자신의 삶을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시킬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시련을 도전으로 이끄는 차원이
자 꿈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단계이다.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
분을 삶 속에서 자주 느낄수록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들이 줄
어들면서 행복과 기쁨을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이 밀려온다. 뱃살이
빠지면 본연의 근육이 드러나고 구름이 걷히면 태양이 나타나듯,
나쁜 느낌이 사라지면 부정적인 감정도 정화돼 우리가 행운이나 축
복, 기적이라고 부르는 일들이 막힘없이 흘러들어 온다.
우리에게는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신념 혹은 고
정관념을 쌓아둔 저장소가 따로 있다. 그 저장소는 대부분 무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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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서 자리하고 있기에 무의식을 정화해야만 나쁜 느낌을 만드는
신념과 고정관념이 사라진다. 무의식을 정화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
법이 있겠지만, 필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들
으면서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깊이 만끽하는 것이다. 자신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느낌인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통해 가슴 깊이 전
율해 소름이 돋을 때, 무의식 속에 또아리를 뜬 채 행복하고 건강하
며 풍요로운 삶을 방해해온 신념과 고정관념이 풀려 나간다. 그로
인해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들, 각종 트라우마와 콤플렉스, 상
처도 씻겨 내려간다. 더 이상 특정 사람이나 대상에 대해 나쁜 느낌
이 들지 않을 때까지 이 작업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을 괴
롭혀온 모든 것이 편안하게 느껴지고, 한발 한발 마음을 열고 새롭
게 도전하면서 열정과 영감을 이끄는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분명한 것은 나쁜 느낌을 제대로 정화하지 않고 가슴에 쌓아두면


그 느낌과 상응하는 좋지 않은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진다. 슬픔이
쌓여 있으면 슬픈 일이 계속 일어나고, 두려움에 갇혀 있으면 두려
움을 느끼게 하는 공포스러운 일들이 닥친다. 나쁜 느낌이 부정적
인 감정으로 이어지면 우리가 겪는 삶의 모든 것들이 좋지 않은 방
향으로 쏠려간다. 건강이나 인간관계, 재정 상황 등 모든 것에서 좋
지 않은 결과를 빚어낸다. 그러나 나쁜 느낌을 놓아버려 기분이 나
아지면서 건강과 인간관계, 재정 상황 등 모든 것이 좋은 쪽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데이비드 호킨스의 <놓아버림>이란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203
나온다. “어느 화랑에서 일하는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몇 주간 작
품을 한 점도 팔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시각화와 긍정적 사고,
확언 등 몇 가지 의식기법을 시도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결국 그녀
는 좌절에 빠졌고 ‘나는 못 하겠다’라는 부정적인 느낌에 사로잡혔
다. 끝내 절망 속에서 그냥 모든 답답한 심정을 완전히 놓아 버리고
항복했다. 마음속에서 그녀는 모든 노력과 시도에서 자유로워졌음을
느꼈고 그러자 평화로움이 밀려왔다. 그런 홀가분한 느낌을 경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두 점의 작품을 팔았다.” 이것은 우주의 모든 것
이 느낌과 기분이라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 차원에서 연결되어 있고,
느낌과 기분이 비슷한 것끼리 서로를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필자는
데이비드 호킨스가 창안한 놓아버림 비법을 나쁜 느낌이 들 때마다
틈틈이 활용하는데, 그 효과가 상당하다.
한번은 미술 작가인 지인의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차를
몰고 가는데 집에서 꾸물대다 보니 늦게 출발했다. 차는 막히고 개
막식 시간은 점점 다가오자 조급함이 느껴졌다. 개막식이 이제 곧
시작한다는 생각이 밀려들자 조급함은 다급함으로, 다급함은 짜증과
원망으로 바뀌면서 곡예 운전을 벌이듯 과격하게 운전했다. 입에서
는 계속 거친 말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평소와 다르게 흥분된
감정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는 팔자가 낯설게 느껴졌다. 그 순간 필
자는 조급함이라는 기분 나쁜 느낌을 알아차렸고 그 느낌을 내려놓
기 시작했다. 조급함이 몸을 통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도록 통로를
만들었다. 그랬더니 마음이 조금씩 편해지면서 여유가 생겼고 기분
도 나아졌다. 그리고 갤러리에 도착했더니 무슨 이유 때문인지 개
막식이 30분 뒤로 늦춰진 것이다. 개막식이 아직 열리지 않은 것이

204
었다. 필자의 사례처럼 나쁜 느낌을 비우면 이런 일들이 자주 일어
난다.
한편 모든 나쁜 느낌의 밑바탕에는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다. 우리 대부분은 내 것에 집착하며 살아간다. 내 의견, 내 지위,
내 재산, 내 자존심 등에 매달리는 것도 내가 지금 가지고 있거나
누리고 있는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자신보다
유능하고 힘 있는 대상을 두려움과 공포 혹은 부러움과 시기심의
눈으로 바라볼 때 우리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마음의 문을 닫는다.
그리고 이기심과 질투에 휩싸여 살아간다. 그렇게 나쁜 느낌대로
삶을 살아갈수록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것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다. 이기심과 질투를 바탕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보라. 그 사람 한
명 때문에 관계가 헝클어지고 모두에게서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부
정적인 감정이 생겨간다. 그래서 언제든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회사든 학교든 우울한 사람이나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
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금세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을 확인
할 수 있고 반려동물도 주인의 나쁜 느낌에 반응해 예민하고 공격
적으로 행동한다.

나쁜 느낌을 정화해 고요함과 열정, 행복, 자신감 등 좋은 느낌


이 커질수록 삶의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것을 찾으려 하고 주변에
밝은 에너지를 심어준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사는 사람들 즉 어떤
대상에 대해 좋게 생각하고 좋은 느낌을 가지려는 사람들은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포기나 절망 등 극단적인 생각에 빠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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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고요하고 충만한 느낌 속에서 열정과 영감
을 깨우면서 1%의 가능성에 도전한다. 나쁜 느낌을 내려놓으면 미
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길이 직관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
길을 설렘과 열정, 영감으로 뚝심 있게 걸어갈 때 눈부신 미래를
마주할 수 있다. 우리에게 ≪EQ 감성지능≫이란 책으로 유명한 다
니엘 골먼은 그의 책에서 “인생에서 성공은 우리의 지적 능력보다
는 감성을 관리하는 능력에 달려있으며,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감성을 잘 관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여
기서 ‘감성’이 바로 어떤 것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는 능
력을 말한다. 사람마다 감성이 달라서 어떤 사람은 활짝 핀 꽃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반면 어떤 사람은 무덤덤하게 아무런 느낌 없이
지나친다. 그렇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내면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느낀다는 것은 느끼는 무언가가 자신
의 내면에 존재한다는 뜻이다. 쏟아져 내릴 듯한 무수한 별들과 신
비로운 오로라를 통해 경이로움을 느끼는 것은 자신의 내면에 경이
로운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다. 그런 찬란한 느낌이 삶을 진정한 행
복으로 이끌고 기적을 만든다. 그렇다면 결국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순간순간 떠오르는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정화
할 것인가로 귀결된다.

그런 측면에서 음악은 나쁜 느낌을 정화하는 데 일상에서 가장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음악을 듣는 이
유는 느낌과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고,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
은 우리의 가장 자연스러운 존재 상태이다. 그렇기에 언제든지 나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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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을 좋은 느낌으로 바꿀 수 있는 매개체로서 음악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음악으로 나쁜 느낌을 정화하
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나쁜 느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받아
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아침 출근길 운전 중에 난폭운전자 때문에
화가 났다면 자신이 화가 났음을 알아차리고 화라는 분노의 느낌을
받아들여야 한다. 분노의 느낌을 억누르거나 다른 사람에게 감정적
으로 터뜨리거나 회피하지 말고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다. 그렇게 분
노의 느낌을 정확하게 느끼는 것만으로도 화는 서서히 생명력을 잃
어간다. 5초 만이라도 분노의 느낌을 인식하고 느낌을 통해 정확하
게 파악하면 화는 조끔씩 씻겨 내려간다. 자신이 지금 이 순간 경
험하는 나쁜 느낌을 알아차리고 인정하는 것이 그 느낌을 정화하는
첫 번째 단계다.

음악을 활용해 나쁜 느낌을 정화하는 두 번째 단계는 나쁜 느낌


의 반대되는 좋은 느낌을 깨워 나쁜 느낌을 씻어내는 것이다. 두려
움은 용기, 걱정은 자신감, 분노는 연민, 원망은 감사함, 슬픔은 희
망, 불안은 고요와 평화, 우울함은 생동감과 열정 등 나쁜 느낌의
반대가 되는 좋은 느낌을 자극시켜 나쁜 느낌을 정화하는 것이다.
용기, 자신감, 연민, 감사함, 희망, 열정 등의 좋은 느낌을 샘솟게
하는 음악을 깊이 느끼면서, 각각의 나쁜 느낌이 지나가도록 길을
열어두는 것이다. 음악을 들을 때는 잠시라도 눈을 감고 최대한 집
중해서 들어야 한다. 음악이 온몸으로 스며들도록, 그래서 뼈마디
와 세포까지 전달되도록 깊고 풍부하게 듣는 것이 좋다. 그렇게 나
쁜 느낌에 대비되는 좋은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에 완전히 젖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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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때, 나쁜 느낌이 가슴에 흔적을 남기지 않고 깨끗이 씻겨 내
려간다. 나쁜 느낌이 씻겨 내려간다고 구체적으로 상상하면서 음악
을 들으면 효과가 더욱 좋다. 두려움과 걱정이 밀려들 때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음악을 들으면서 두려움과 걱정이 머리와 목,
가슴, 배를 지나 발로 빠져나간다고 이미지를 그리는 것이다. 마치
밝고 따뜻한 빛이 머리에서 시작해 가슴을 거쳐 발로 통과하면서
온몸이 눈부시게 빛난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이렇게 나쁜 느낌을 정화하면 그 느낌이 수반하는 다른 나쁜 느
낌이나 부정적인 감정, 생각도 사라진다. 예를 들어 회사 동료 때문
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가정해보자. 화가 계속 끓어오르면 회사
동료와 상관없이 자신을 화나게 했던 또 다른 누군가가 생각나고
그로 인해 분노의 감정은 더욱 증폭된다. 이처럼 특정한 사건으로
화가 날 때 그 느낌을 처음에 정화하지 못하면 그 사건과 상관없는
다른 나쁜 느낌이나 부정적인 감정, 생각으로 확산된다. 하나의 나
쁜 느낌이 비워지면 다른 나쁜 느낌이나 부정적인 감정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마련이다. 만약 좋은 느낌을 불러오는 음악을 찾기가
어렵거나 당장 들을 수 없다면 고요함과 평화로움을 느끼게 하는
음악을 들으면 된다. 마음을 차분하게 진정시키는 음악을 들어도
나쁜 느낌을 충분하게 비울 수 있다.

음악을 통해 나쁜 느낌을 정화하는 세 번째 단계는 자신만의 스


피릿 뮤직을 자주 듣는 것이다. 그래서 감동을 깊이 느끼면서 행복
과 기쁨, 황홀감, 경이로움, 사랑 등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일상 속
에서 자주 깨울 때 나쁜 느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나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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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고통을 받지 않는다. 특히 가슴 뜨거운 전율과 벅찬 희열을
느끼며 소름이 돋을 때 무의식에 숨어든 나쁜 느낌과 고통스러운
기억, 뼈아픈 상처가 제거된다. 무언가에 전율하는 것은 자신의 무
의식을 치유하고 변화시킬 좋은 기회다.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통
해 내밀한 느낌을 넘어 존재론적인 느낌을 경험할 때 자신을 존엄
하고 고귀한 사랑의 존재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오랫동안 자신을 괴
롭혀온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이 자취를 감춘다. 사랑이라는
가장 높은 에너지가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을 녹여 지금 이 순
간을 축복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나쁜 느낌을 정화하면 본연의 자
존감과 자신감, 성취감, 살아있다는 느낌 등 영혼을 울리는 다른 느
낌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느낌들이 커지면 나쁜 느낌에 억눌
려 있던 창조성과 영감, 직관, 통찰은 물론 진정한 행복이 꽃을 피
운다. 나쁜 느낌이 사라지면 삶의 매 순간이 새롭게 빛나고 아름답
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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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스피릿 뮤직으로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우는 3단계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들으며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일상에서


자주 깨울 때 삶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진다. 삶이
달라지는 것을 넘어 자신이 좋다고 여기는 온갖 좋은 일들이 쏟아
져 들어온다. 행운과 축복, 기적이라고 부르는 일들 말이다. 예상치
않았던 돈이나 선물이 생기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건강이 회
복된다. 그리고 일자리가 갑작스럽게 들어오거나 사업을 함께하자
고 제안받기도 한다. 이처럼 자신이 좋다고 여겼거나 오랫동안 원
했던 일들이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이뤄진다. 때론 그것이 의식
적으로 다가와 눈에 보일 수도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다가와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다. 눈에 바로 보이질 않으니 이것이 좋은 일인
지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멀리 내다보면 자신이 꿈꾸는 대로 미래
가 열리고 있는 중이다.

가장 좋은 느낌을 선사하는 스피릿 뮤직이 몸과 마음, 영혼을 치


유하는 것처럼 기분을 나쁘게 하는 느낌은 몸과 마음, 영혼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우리는 나쁜 느낌이 들 때 그 느낌을 외면하
거나 회피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야 한다. 그리고 나쁜 느
낌이 부정적인 감정과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영혼을 울리는 음
악을 통해 나쁜 느낌을 정화해야 한다. 꼭 음악이 아니어도 괜찮다.
여행을 간다거나 운동을 하고 스포츠를 즐기거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를 만나는 등 느낌을 조금이라도 좋게 바꿀 수 있는 활
동이면 다 괜찮다. 그러나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은 나쁜 느낌을 정
화하고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우는 데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편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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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다. 음악은 어디서든 들을 수 있고 혼자서도 즐길 수 있으며 큰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음악은 종류가 무척
많다.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자주 들으면 지겨워지는 법이다. 그
래서 스피릿 뮤직도 한두 곡이 아니라 여러 곡을 준비하는 게 좋은
데, 그런 면에 있어서 음악은 장르도 다양하고 새로운 음악들이 계
속 선보이므로 장점이 많은 치유 도구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무엇보
다도 음악은 좋은 느낌에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
점이다. 여행이나 운동, 스포츠 등은 느낌을 유지하는 데 외적인 변
수가 많아 좋은 느낌에 안정적으로 다가갈 수 없으나 음악은 자신
의 느낌만 잘 관리한다면 가장 좋은 느낌을 수시로 깨우고 일상에
서 자주 체험할 수 있는 독보적인 수단인 셈이다.

그렇더라도 스피릿 뮤직으로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우기 위해서는


단계가 필요하다. 아무런 준비 없이 지금 당장 가장 좋은 느낌을 경
험하기란 불가능하다. 앞일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 때문에 마음이 심
란하거나 짜증과 화가 치밀어 기분이 좋지 않은 상황 혹은 몸이 아
파 만사가 귀찮은 상황에서 영혼을 울리는 느낌에 접속할 수는 없다.
그래서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우는 첫 번째 단계는 느낌을 고요하고
평화롭게 하는 것이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느낌에 젖어 감정을 차분
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걱정과 분노, 두려움, 불안함이 사라져
느낌이 고요한 호숫가의 물결처럼 잔잔할 때 그 순간이 가장 좋은
느낌이 솟아날 수 있는 준비 상태다. 만약 지금 이 순간 나쁜 느낌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 느낌을 알아차린 후 고요함과 평화로움의 상태
로 들어가야 한다. 그 상태에서만 두 번째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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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단계는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들으며 가장 좋은 느낌
을 만끽하는 것이다. 여기에도 순서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느낌을 가장 좋게 할 스피릿 뮤직을 고르기 - 눈을 감
고 모든 잡념을 비운 후 온전히 음악에 집중하기 - 음악에서 흘러
나오는 선율과 리듬, 소리에 흠뻑 빠지기 - 가슴에서 솟아나는 좋
은 느낌을 있는 그대로 느끼기 - 그 느낌이 온몸의 구석구석, 뼈와
장기, 세포까지 도달하도록 깊고 풍부하게 느끼기(전율이 일어나면
서 소름이 돋으면 더 좋다) - 그때 가슴에서 샘솟는 행복과 기쁨,
환희, 황홀함 등 가장 좋은 느낌 만끽하기. 주의할 점은 솟구치는
좋은 느낌이 꼭 행복과 기쁨이 아니라 다른 좋은 느낌이어도 괜찮
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편안함과 상쾌함, 자신감과 성취감, 살아
있는 느낌과 경이로움, 활력과 생동감, 열정 등이 솟아난다면 그런
느낌도 좋은 느낌이기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특정한 느
낌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지금의 느낌보다 더 좋거나 느낌이 너무
좋아 황홀하고 눈부시면 된다.

그리고 음악을 듣는데 딴생각이 나서 마음이 어수선하거나 혼란


스럽다면 음악 듣는 것을 중단하고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힌 후
다시 시작하는 게 좋다. 또한 음악을 듣는데 곡명이나 가수 혹은
작곡가 이름이 궁금하다면 그냥 무시해야 한다. 이 작업은 행복한
삶을 위해 잊어 버렸던 자신의 가장 좋은 느낌을 다시 찾는 일이지
지식을 배우려고 하는 일이 아니다. 지식은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
그러나 느낌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가슴에 남는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만 실상은 느끼는 만큼 깨닫고 통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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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풍부하게 느낄수록 대상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작업은 단순히 곡명이나 가수, 작곡가 이름을 아는 것보다 훨씬
숭고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잊어버린 자신의 본성을 찾는 일이고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생각, 감정으로 인해 자신이 오랜 시간 밀쳐
냈던 본연의 행복과 건강, 풍요와 사랑을 다시 불러들이는 일이다.
음악에 대한 지식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지식이 느낌을 방
해할 때가 있으니 오직 머리 대신 가슴을 통해 좋은 느낌을 깨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

좋은 느낌을 만끽하는 데 죄책감이나 자책감과 같은 나쁜 느낌이


든다면 그 느낌도 무시해야 한다. 간혹 스피릿 뮤직을 통해서 행복
과 기쁨, 환희 등의 좋은 느낌에 사로잡혀 있는데 ‘지금 나 혼자만
이런 좋은 느낌에 빠져 있어도 되는 건가’, ‘지금 내가 이렇게 좋은
느낌에 젖어있을 때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가 스피릿
뮤직을 통해 가장 좋은 느낌을 경험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진정으
로 변화시키고 도약시키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와 함께 자신의 주변
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물들이는 일이기도 하다. 주변에도 좋은 영
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자신의 느낌과 기분이 좋아져 에너지가 차
오르면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도 에너지가 전달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죄책감이나 자책감이 들면 그냥 무시하고 계속 좋
은 느낌과 함께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인 세 번째 단계는 가장 좋은 느낌을 일상생활 속에


서 자주 불러내는 것이다. 잠에서 깨어난 아침과 출근해 본격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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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업무를 시작하기 전,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업무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퇴근해 잠들기 전에 그 느낌을 가슴에서 깨워 온몸
으로 느끼는 것이다.

특히 잠에서 깨어난 아침에 자리에 누운 채로 스피릿 뮤직을 들


으며 가장 행복하고 황홀한 느낌을 만끽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
하다. 잠에서 막 깨어났을 때는 에너지가 오염되지 않아 가장 맑고
깨끗한 순간이다. 그래서 높은 수준의 에너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최상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때 자신의 에너지를 행복과 황홀함
등의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통해 높은 수준으로 맞춘다면 기분이
충만하면서도 날아갈 것처럼 좋아져 불쾌한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짐으로써 스트레스를 덜 받고 대인관계가 좋아지는 것은 물론
창조적 발상이나 아이디어가 훨씬 많이 떠오른다. 그리고 자신의
에너지가 가장 좋은 느낌을 통해 높은 수준으로 정렬되어 그 수준
에서 벌어지는 좋은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진다. 평소대로 아침에
일어나 귀찮고 짜증 나는 느낌이 생기거나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
내야 할지를 걱정한다면 당신의 앞날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런 낮은
수준의 느낌 속에서 하루를 맞는다면 낮은 수준의 현실에서 벌어질
만한 일들이 꼬여 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특히 아침에 일어나 의식
적으로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우는 것이 원하는 삶을 사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함께 출근이나 등교해 본격적으로 일과를 시작하기 전, 점


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일과를 시작하기 전, 집에 돌아와 하루를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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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하면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우면 미래가
점점 더 자신에게 우호적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물론 좋은 일이 오
늘 당장 벌어질 수도 있고 내일 혹은 앞날에 생길 수도 있지만 분

명한 것은 미래가 좋은 방향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출근하고 퇴근

해 잠들기 전까지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일들이


워낙 많이 벌어지기에 틈틈이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알아차리고
가장 좋은 느낌으로 갈아타야 한다. 그리고 어떤 중요한 행사나 발
표, 시험, 계약, 결정 등을 앞두고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우는 것도
인생의 질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잠시 후 회사의 실
적에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PT를 앞두고 있다고 하자. 당신은 지
금 무엇을 하겠는가? 외웠던 PT의 시나리오를 다시 중얼거리면서
확인하겠는가? 아니면 초조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물을 마시거
나 담배를 피우면서 PT를 기다리겠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눈을 감
고 심호흡을 하면서 기분을 차분하게 유지하겠는가? 가장 좋은 것
은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듣거나, 음악을 들 수 없다면 가장 좋
은 느낌을 가슴에서 불러내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깊고 충만하
게 가장 좋은 느낌을 만끽하며 긴장하지 않은 채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PT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여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내맡기고 편안하게 기다리는
것이다.

이렇게 가장 좋은 느낌을 느끼면서 원하는 결과를 상상하고 내맡


기는 것이 최고의 미래를 만드는 방법이다. 중요한 일일수록 이와
같은 방법은 무척 유용하다. 하다못해 직장 동료들과 간식 내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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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를 타거나 게임을 할 때도 가장 좋은 느낌을 느끼며 바라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창출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
다. 여러분도 직접 해보기 바란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 가위바위보
를 하는데 아무런 느낌 없이 할 때와 자신만의 가장 좋은 느낌을
느끼면서 승리를 상상할 때 어떤 쪽이 승률이 높은지 직접 경험해
보라. 그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가장 좋은 느낌이 안 든다면 고요함
과 평화로움, 차분함 등의 편안한 느낌을 느끼는 것도 괜찮다. 불안
감과 초조함, 결과가 좋지 않을 것 같은 걱정과 두려움 등 나쁜 느
낌이 아니면 괜찮다. 가장 좋은 것은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깊이
느끼는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편안한 느낌도 얼마든지 좋다. 나
쁜 느낌이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 있어서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
온다는 것을,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는지를 유념해야 한다. 가장 좋
은 느낌을 깨울 때 인생은 극적인 반전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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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우는 이장민의 스피릿 뮤직

가슴의 가장 깊은 곳이 자극될 때 샘솟는 영혼을 울리는 느낌이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느낌이다. 그렇다면 자신만의 스
피릿 뮤직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영혼을 울리는 느낌은 어떤 것일
까? 영혼이 울릴 때 즐거움과 재미 등 표피적이고 가벼운 느낌이
아닌, 마음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가운데 감동과 전율이 밀려오면서
행복과 기쁨 등의 내밀한 느낌을 경험한다. 가슴이 환해지는 가운
데 벅찬 희열과 환희가 느껴지고 새로운 희망과 열정이 피어난다.
이에 따라 무기력함과 우울함, 좌절감도 조금씩 사라져 무언가에
다시 도전하고 싶은 용기와 자신감이 용솟음친다. 이런 느낌에서
감동과 전율이 깊어지면 황홀함과 경이로움, 사랑 등 생명력이 넘
치는 에너지가 꽉 차오르는 존재론적인 기쁨을 경험한다. 마치 천
국에라도 온 듯 모든 것이 아름답고 모든 것이 눈부시게 빛난다.
세상의 모든 사람과 생명들이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가슴속에서 오
랫동안 응어리져왔던 화병과 트라우마, 콤플렉스도 녹아내린다.

이때는 미래에 대한 어떤 두려움과 걱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불


안함과 초조함, 시기심도 사라지고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이 극대
화된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지금 이 순간에 온전하게 존재하고 깨
어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느낌과 감각도 더욱더 또렷해지고 예민해
져 바람과 햇살, 파도 소리 등 자연의 모든 것이 더욱 크고 분명하
게 느껴진다. 또한 모든 사람, 생명체와 하나로 연결된 것 같은 느
낌이 들면서 온 우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이런 상
태에서 어떤 의도와 소망을 품고 행동을 하면 우연히 누군가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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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거나 동시다발적으로 일이 벌어진다. 자신의 의도와 소망을 실현
하기 위해 온 우주가 나서서 계획을 세우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것이 바로 가장 좋은 느낌인 영혼을 울리는 느낌이 들 때 경험


할 수 있는 일들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도 행복하고 조건 없이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으며 삶을 있는 그대로 감사하게 생각하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우는 스피릿 뮤직
은 어떤 것이 있을까? 다음에 소개하는 곡들은 필자의 영혼을 울리

는 스피릿 뮤직이며, 또한 음악치유 강연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과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나누고 있는 곡들이다. 필자의 주관적 느낌


에 따라 고른 곡이지만, 누가 들어도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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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치유가 이장민이 추천하는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우는 스피릿 뮤직

ㅇ 고요함
(지금 이 순간을 깨어 있게 하는 음악)
- Peder B. Helland <Flying>
- 황병기 가야금 독주곡 <침향무>
- 나왕 케촉 <Wanting Peace>
- 대금독주 <청성곡>
- 피리독주 <상령산>
- 가야금 정악 <수연장지곡>
- 정악 <신수제천> <종묘제례악> <여민락>
- 김영동 <바람의 소리> 중 ‘영가’
- 싱카우르 <Spark In The Night>
- 밀린드 다테 <아유타에서 불어 온 바람> 중 ‘하늘의 꿈’

ㅇ 편안함(평화로움)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에너지가 흘러 들어오도록 하는 음악)
- Peder B. Helland <Together> <Always>
- 마이클 호페 <Beloved>
- 김영동 <바람의 소리> 중 ‘바람의 소리’
- 브라이언 크레인 <A Walk in the Forest> <Butterfly
Waltz>
- 콜린 블런스턴 <Tiger in the night>
- 아일랜드 민요 <The Sally Gardens>
- 빌더글라스 <Hymn>
- 한충은 소금연주곡 <모닝>
- 앙드레 가뇽 <조용한 날들>
- 마스네 오페라 <타이스> 중 ‘명상곡’
- 슈만 <어린이의 정경> 중 제7곡 ‘꿈’
- 정수년 해금연주곡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
- 그림 <은하수를 보던 날>

219
- 생소병주 <수룡음>
- 국악연주곡 <헌천수>
- 이루마 <River Flows in you>
-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 중 ‘허밍 코러스’
- 그리그 <페르귄트 모음곡> 중 ‘아침’
-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3번 1악장
- 바흐 평균율 1번 프렐류드
- 리스트 <사랑의 꿈>
- 쇼팽 에튀드 제3번 <이별의 곡>
- 시크릿 가든 <Serenade to Spring> <Illumination>
- 헌델 오페라 <리날도> ‘울게 하소서’
- 영화 <남과 여> 주제곡 ‘겨울 호수’
-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
-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3번
- 스탠리 마이어스 기타 연주곡 <Cavatina>
- 야니 <In the Morning Light>
- 캐니 지 <사랑을 위하여>
- 엔야 <Anywhere is> <Water Shows The Hidden Heart>
- 데이비드 란츠 <Return To The Heart> <Behind
the waterfall>

ㅇ 행복(감동과 전율)
(느낌과 기분을 좋게 해 에너지를 높이는 음악)
- 바흐 골든베르크 변주곡 중 아리아
- 바흐 G선상의 아리아
-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 프렐류드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8번 ‘비창’ 2악장
- 베토벤 피나노 협주곡 제5번 ‘황제’ 2악장
- 슈베르트 즉흥곡 작품 90-3
- 히사이시 조 <Summer>
- 신영옥 <사랑의 기쁨>
- 차이콥스키 안단테 칸타빌레 내림 나장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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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팽 전주곡 제15번 ‘빗방울’
- 뮤지컬 <캣츠> 중 ‘Memory’
- Elliphant <Whers is Home>
- Epic soul Factory <Everdream>

ㅇ 열정(활력과 생동감)
(심장을 고동치면서 에너지를 증폭시키는 음악)
- The Piano Guys <A Sky Full Of Stars> <What Makes
You Beautiful>
- 김덕수패 사물놀이 <삼도농악가락>
- 양방언 <프론티어>
- 영화 <화장> 영상 ‘임권택감독 + 안성기 명콤비 영상’ 배
경음악
- 영화 <화장> 영상 ‘안성기 HE'STORY 영상’ 배경음악
- 아바 <Dancing Queen>
- 공명 <해바라기>
- Thomas Bergersen <New Life>
- 그룹 NEXT <영원히>
-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5번 1악장
- 싸이 <예술이야>
- 국악관현악 <신모듬> 중 3악장 ‘놀이’
- 국악행진곡 <대취타>

ㅇ 자신감과 성취감(용기)
(에너지를 크게 증폭시켜 광대한 힘을 느끼게 하는 음악)
- 안드라 데이 <Rise up>
- 반젤리스 <Anthem>
- 임형주 <You raise up>
- 몽세라 카바예 <March with me>
- 조수미 <Champions>
- Epic soul Factory <Sun And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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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환희와 황홀함
(느낌과 기분을 가장 좋게 해 에너지를 가장 높게 하는 음악)
- 엔니오 모리꼬네 <가브리엘의 오보에> <넬라 판타지아>
-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 4악장 ‘환희의 송가’
- 파헬벨 <캐논>
- 마스카니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 드로브작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2악장 ‘라르고’
- Franck Barre <Eternity>
- Epic soul Factory <Awaking Hearts> <Shine Like
The Sun>

ㅇ 사랑(숭고함과 경외감)
(우리 스스로가 사랑의 존재임을 느끼게 하는 음악)
- 자닌토 <Ave Maria>
- Amazing Grace
- The Choirboys <Tears in Heaven>
- 리베라 소년합창단 <상투스>
- 마이클 잭슨 <You're not alone>
- 펜타토닉스 <The First Noel>

222
7. 하루 5분, 나만의 스피릿 뮤직으로 기적을 만드는 시간

필자가 서울 생활을 접고 대전에 내려와 지내던 때였다. 서울의


문화예술기관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대전에서도 문화예술기관에
서 일하고자 시험을 보는데 계속 떨어지는 것이었다. 두 번째 시험
마저 낙방하자 이대로 직장 없이 지낼 수는 없어 문화예술과 관련
이 없는 공공기관에 시험을 쳤는데 운 좋게 합격했다. 다시 일할
수 있게 된 것이 기쁘고 좋았지만 문화예술과 관련 없는 기관이라
는 것이 찜찜하기도 했다. 그 기관은 요즘 한창 주목을 받는 도시
재생을 주 업무로 하는 곳이었다. 면접시험을 마치고 합격했다는
소식을 통보받으니 어떻게 알았는지 여기저기서 축하 메시지가 쏟
아졌다. 그것은 대전의 도시재생 업무를 총괄하는 기관이자 정부
정책 중에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사업을 수행하는 곳이라는 기대감
과 부러움의 표시였을 것이다.

그렇게 출근해 업무를 시작한 지 석 달째가 지나자 불편하고 답


답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필자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공허함이 밀려와
평소에 잘 보지 않던 TV를 늦게까지, 그것도 아무 생각 없이 보다
가 잠들었다. 그 불편함과 답답함, 공허함은 필자가 일하는 곳이 문
화예술과 관련이 없는 일을 하는 기관이어서 그렇기도 했지만, 박
사학위를 딴 사람들 위주로 운영되는 조직 체계에서 오는 것이 더
컸다. 사업 방향을 세우고 예산 계획을 수립하는 등 중요한 의사결
정이 박사학위를 딴 몇몇 사람에 의해 이뤄지다 보니 벌어지는 문
제였다. 필자처럼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거나 학사학위를 소지한 직

223
원들은 의사결정에서 배제된 채 결정된 내용을 따를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거나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없
는 경직된 조직이었다. 직원도 몇 명 되지 않는 작은 회사에서 왜
이렇게 비민주적일까를 생각하면 할수록 어이도 없고 화도 났다.
그렇게 몇 달이 흐르자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의욕과 열정이 흔적
없이 사라져 모든 걸 체념하게 되었다.

그러자 두 차례 고배를 마셨던 대전의 문화예술기관에서 일해보


고 싶다는 꿈이 다시 샘솟는 것이었다. 문화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
며, 학력으로 직원들을 재단하지 않는 그 기관에 반드시 합격하겠
다는 소망을 강하게 품기 시작했다. 그렇게 꿈이 생기자 꿈을 이루
기 위한 필자만의 노력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아침에 출
근해 조용한 분위기에서 필자만의 스피릿 뮤직을 들으며 영혼을 울
리는 느낌을 만끽하는 가운데 간절하게 바래왔던 문화예술기관에
합격해 일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었다. 대략 5분 정도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들으며 꿈을 상상하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그때 들
었던 음악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화장>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동영상의 배경음악이었다. 그 음악을 듣고 있으면 설렘과 열정이
샘솟으면서 가슴이 환해지고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들
었다. 그리고 그 음악을 들으며 꿈꿔왔던 직장에 합격하는 상상을
할 때의 느낌과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는데 하늘을
나는 것처럼 감격스러워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출근과 동시에 필자만의 스피릿 뮤직을 들으며 꿈을 상상하기 시


작한 후 며칠이 지나자 그토록 바랬지만 두 번이나 떨어졌던 그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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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에서 다시 사람을 채용한다는 공고가 올라왔다. 공고를 보는 순
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고동치는 심장을 차분하게 진정시킨 후
서류를 접수하고 논술시험과 면접을 봤다. 그러는 동안에도 계속
스피릿 뮤직을 들으며 좋은 느낌을 만끽하는 가운데 상상을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낙방했다. 불합격 소식을 접하고 바쁘다는 친구를
불러내 맵기로 유명한 두부두루치기 집에서 소주를 마시며 북받치
는 울분을 토해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회사에 가면 감옥
에 갇힌 것처럼 갑갑했고, 문화예술기관으로 이직하려니 계속 떨어
지고, 그렇다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 생활할 자신도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생활이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도전해 보자고 생각했다. 포기
하지 않는다면 길은 반드시 열릴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다시 스피릿
뮤직을 들으며 좋은 느낌 속에서 상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달
이 지나자 세 번 떨어진 그 문화예술기관에서 사람을 채용한다는
공고가 다시 떴다. 이번에는 마음이 차분했다. 침착하게 서류를 제
출하고 논술시험과 면접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계속 스피릿 뮤직을
들으며 좋은 느낌을 유지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논술시험과 면접을
마치자 ‘이제는 떨어져도 여한이 없다’라는 홀가분한 느낌이 들면
서 기분이 오히려 상쾌해졌다. 며칠이 지나 합격자를 발표하는 날
이 돌아왔다. 조금은 떨리는 마음으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최
종 합격자 명단에 필자의 수험 번호가 적혀 있었다.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기뻤다. 그야말로 기적이 벌
어진 것이었다. 네 번째 만에 드디어 필자가 그토록 원하던 직장에
합격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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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필자가 꿈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필자만의 스피릿
뮤직과 영혼을 울리는 느낌 속에서 꿈을 상상한 것이 결정적인 영
향을 미쳤다. 물리학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는 에너지가 흐르
는 전자기장의 공간이기에 같은 성질의 에너지는 서로를 끌어당기
게 되어있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감정도 하나의 에너지이기
때문에 어떤 느낌과 기분을 품으면 그 느낌과 기분을 경험할 수 있
는 상황이 다가온다. 그러니까 행복하다고 느낄 때 행복한 상황이
벌어지고 생동감이 넘치면서 건강하다고 느낄 때 몸은 건강해진다.
부유하다고 느낄 때 풍요가 찾아오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 사
랑스러운 관계나 환경이 형성된다. 감사함을 느낄 때 감사하는 대
상이 밀려오듯 언제나 지금 이 순간 느끼고 있는 것이 미래의 현실
속에 나타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느낌을


뒤로 미루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깊고 풍부하게 느껴야 한
다. 그래서 행복해지고 싶다면 지금 행복을 느껴야 하고 풍요롭게
살고 싶다면 지금 풍요를 느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자신의 주된 감정으로
만들 때 온갖 좋은 일들, 행운과 축복, 기적이 밀려오고 꿈이 실현
된다. 기대와는 달리 좋지 않은 일이 벌어져 좌절감과 실망감을 느
끼더라도 그런 부정적인 느낌에 깊이 압도되지 말고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으로 갈아탈 때 꿈을 이뤄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

그렇다면 언제 느끼는 것이 가장 좋을까? 언제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들으며 가장 좋은 느낌 속에서 꿈을 상상하는 것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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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아침이다. 그것도 잠에서 깨어난 직후가 가장 좋다. 잠에서 깬
후 바로 일어나지 말고 누운 채로 스마트폰을 통해서든 음반을 통
해서든 5분간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에 빠져드는 것이다. 5분이면
충분하다. 음악을 듣는 5분 동안 가장 좋은 느낌인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가득 경험하면서 꿈이 지금 이 순간 여기에서 이루어졌다고
상상하며 기쁨과 희열을 만끽하는 것이다. 그 순간이 바로 나만의
스피릿 뮤직으로 기적을 만드는 시간이다.
우리가 모두 간절히 바라는 기적은 신(神) 혹은 창조주, 우주의
에너지와 가장 가까울 때 다가온다. 그때가 바로 가장 좋은 느낌을
경험할 때이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작가이
자 꿈을 현실화시키는 명상과 기도의 비밀을 밝혀내고자 티베트 고
산지대 등에서 20년 넘게 연구해온 그렉 브레이든은 그의 책 ≪절
대 기도의 비밀≫에서 “인간과 신(神)을 연결시키는 언어는 누구나
겪는 아주 평범한 경험 안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느낌과
감정의 경험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느낌과 감정을 통해 우리
는 신(神)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느낌과 감정일
때 신(神)과 연결된다는 것일까? 바로 느낌과 기분이 가장 좋을 때
다. 느낌과 기분이 가장 좋아 날아갈 것처럼 행복하고 기쁠 때, 황
홀함과 사랑의 감정이 샘솟을 때 즉 영혼을 울리는 느낌일 때 꿈을
이루게 하며 기적을 펼치는 신(神)과 우리는 연결된다. 부지불식간
에 무의식적으로 샘솟는 나쁜 느낌에 자신을 방치하거나 휘둘리지
않고, 아침마다 의식적으로 가장 좋은 느낌과 하나가 되는 것이 꿈
을 실현하고 기적을 이루는 비밀이다.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이 하루의 주된 감정이 되도록 감정을
관리해나간다면 더욱 확실하다. 회사에서 성과가 부진해 좌절해도,

227
학교에서 성적 때문에 실망해도 그런 좋지 않은 느낌은 잠시만 느
끼고 좀 더 좋은 느낌으로 갈아타는 것이다. 사실 이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오랫동안 준비한 프로젝트가 예상 밖으로 참담한 실
패를 맞았을 때 그 절망감이 왜 깊지 않겠는가? 필자도 공을 많이
들여 음악치유 강연을 준비했는데, 참여자들의 반응이 썰렁하면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들면서 온몸에 힘이 빠
진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무수한 일들 속에서 나쁜 느낌에 사로
잡혀 몸서리를 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좋은 느
낌을 만끽하라니 이게 도대체 제정신인가 할 것이다. 그러나 중요
한 것은 우리는 상황을 반전시켜야 하며, 상황을 반전시킬 힘과 에
너지가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다. 절망을 느끼고 체념할 수만
은 없지 않은가? 절망을 계속 느낄수록 패배감을 부르는 일만 생길
뿐이다. 벗어나야 한다. 탈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절망감에
서 중간 단계의 느낌인 고요함과 평화로움으로 옮겨와야 하고 그리
고 그 느낌에서 가장 좋은 느낌인 영혼을 울리는 느낌으로 갈아타
야 한다. 어떻게?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5분 동안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들으며 가장 좋은 느낌을 만끽하는 가운데 지금 이 순간 꿈
을 이뤘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그 눈부신 느낌 속에서 하루를 시작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잠에서 깨어난 아침일까? 잠들기 전이나 혹은 일과 중


에는 효과가 없을까? 잠들기 전이나 일과 중 스피릿 뮤직을 듣고 가
장 좋은 느낌을 만끽하는 것도 분명 효과가 있다. 그러나 잠에서 깨
어난 직후가 가장 좋은 것은 그때가 좋은 느낌을 아무런 저항 없이
가장 깊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잠들기 전이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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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중에는 여러 가지 안 좋은 일이 벌어져 느낌과 기분이 좋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가장 좋은 느낌에 접속하는 데 저항이 만만
치 않다. 영혼을 울리는 느낌에 다가서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잠에서 막 깨어난 아침에는 과거에 경험했던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이 잠을 통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기에 아무런 저항
없이 가장 좋은 느낌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 에너지가 가장
맑고 깨끗해 높은 수준의 에너지와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잠에서 바로 깨어난 아침이 가장 좋다. 잠에서 깨어난 아침 5분은
나만의 스피릿 뮤직으로 기적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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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음악만 잘 들어도 삶은 순탄하다. 어떤 음악을 들을까?

≪노르웨이의 숲≫, ≪상실의 시대≫, ≪1Q 84≫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음악을 무척이나 사
랑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클래식과 록, 팝 재즈를 자세히 소개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100곡≫이란 책을 내기도 했고, 그 음악으로
구성된 콘서트를 열 정도로 하루키에게 음악은 단순히 취미 그 이
상의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시작된 그의 음악 사랑은 팝으
로 시작해 재즈와 클래식으로 이어진다. 1974년에는 직접 재즈 바
를 열어 5년간 운영하기도 했는데 그가 재즈 바를 연 이유도 하루
종일 음악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새벽에 일어나 자신이 좋
아하는 클래식을 들으며 글을 쓰고 오후에는 록을 들으며 조깅을
한다는 그는 2018년 8월 일본 FM 라디오의 일일 DJ로 나서 “나
는 음악에서 글쓰기를 배웠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음악에서 글쓰
기를 배울 수 있을까? 하루를 음악으로 시작해 음악으로 마치는
그에게 음악은 때론 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하지만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도록 이끄는 영감의 자극제 혹은 창조력의 샘물이지 않을
까? 그리고 좋은 느낌으로 하루를 열거나 마치면서 원하는 일들을
불러들이고, 꿈을 이루게 하는 원천이지 않았을까?

하루키처럼 새벽이나 아침에 눈을 떠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통


해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에 젖을 때 가슴이 떨리고 영혼이 울리
면서 창의력과 감성이 최대치로 분출된다. 그리고 원하는 일을 상
상하면 미래의 모든 일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거기다가 잠들기 전에도 스피릿 뮤직을 들으며 좋은 느낌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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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감할 수 있다면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하루하루 살아가
면서 매 순간 경험하는 느낌과 기분에 따라 삶은 달라진다. 삶이
즉각적으로 달라질 수도 있고 비교적 시간이 걸리면서 달라질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의 느낌과 기분이 미래의 모든 것
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은 미래를 원
하는 방향으로, 꿈꾸는 대로 펼쳐가도록 하지만 나쁜 느낌과 불행
한 기분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꿈과는 정반대의 길로 이끈다. 지
금을 뜻하는 영어 표현 ‘present’가 명사로는 선물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게 엄청난 선물이기 때문이다. 삶
은 오직 지금 이 순간뿐이고, 지금 이 순간의 느낌과 기분이 삶을
변화시키고 인생을 도약시키는 축복과 같은 선물이란 뜻이다. 그래
서 틈틈이 느낌과 기분이 어떤지를 알아차리고, 느낌을 좋게 하면
서 기분을 고양할 수 있는 충만한 활동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느낌과 기분은 자신이 어쩔 수 없다고, 자


신이 통제하거나 관리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느껴지는
대로 느끼고, 느껴지는 기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느
낌과 기분은 외부에서 벌어지는 일들,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일
이나 상황,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좋은 일
이 생기면 느낌과 기분이 좋아지는 게 당연하고, 나쁜 일이 생기면
느낌과 기분이 나빠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좋은 일이 생겨 느낌과 기분이 좋아지면 괜찮은
데 나쁜 일이 생길 경우에 문제가 커진다. 나쁜 일이 발생해 느낌
과 기분이 안 좋아지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순간 삶이 꼬이기

231
시작한다. 좋지 않은 일이 생겨 느낌과 기분이 나빠지면 미래를 걱
정하고 앞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걱정과 부
정적인 생각은 불안감과 두려움, 초조함을 불러와 맑은 의식을 방
해해 시야를 좁게 만들고 판단력과 통찰력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잠재력을 크게 위축시킨다. 무엇보다도 무언가를 걱정하고 부정적
으로 생각한 그것이 언젠가 현실에서 그대로 벌어지게 된다.

우리가 겪는 모든 실패와 좌절은 엄밀히 말해 노력이나 열정이


부족해서 생긴 것이 아니다. 그것은 대상에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
분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떤 대상에게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갖는다는 것은 자신의 몸과 마음, 영혼을 바쳐 빠져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열정과 영감, 잠재력 등 모든 에너지가 투입돼 몰입
된 상태에서 신명을 바친다는 뜻이다. 단순한 노력을 뛰어넘어 그
대상과 완전히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나쁜 일이라고 판단되는 외부
의 자극에 자신의 느낌과 기분이 나쁘게 반응하도록 유도하는 오래
된 습관에서 벗어날 때 삶은 비로소 제 자리를 잡아간다. 사실 나쁜
일이라고 판단되는 일이 지나고 나면 오히려 좋은 길로 안내하는
길잡이가 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을
좋음과 나쁨으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우주적 진실과는 부합하지 않
는다.

우리는 매 순간 자신의 삶을 창조한다. 삶의 창조적 흐름이 제대


로 펼쳐지고 있는지 아닌지를 보여주는 것은 판단과 분석이 아닌
느낌과 기분이다. 매 순간의 느낌과 기분을 민감하게 알아차려야 하

232
는 게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나쁜 일이라고 생각돼 느낌과 기분이
나빠져도 그 순간의 나쁜 느낌에서 영혼을 울리는 느낌으로 갈아타
거나 나쁜 일 자체를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때 삶은 꿈꾸는 방
향으로 길을 만든다. 이것은 자신이 삶의 피해자라는 인식, 다른 사
람들 때문에 일자리를 빼앗겼고 다른 학생들 때문에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지 못했으며 다른 사람들로 인해 건강이 나빠졌다는 생각에
서 벗어나게 해 매 순간 자신의 삶은 결국 자신이 만들어간다는 것
을 인식하게 한다.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은 자신이 바라는 좋은 일들을 불러들이


는 감정이고, 나쁜 느낌과 불행한 기분은 자신이 바라지 않는 일들
을 불러들이는 감정이다. 그래서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우는 자신만
의 스피릿 뮤직을 틈틈이 들어야 한다.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은
삶을 변화시키고 인생을 도약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마중물 같은
감정이자 에너지다. 꼭 가장 좋은 느낌이 아니어도 고요함과 편안
함, 평화로움을 주는 음악도 괜찮다. 순간적인 만족이나 일시적인
쾌감에 빠지게 하는 음악이 아니라 잔잔한 떨림과 충만한 울림을
전해주는 음악이면 어떤 것이든 좋다. 그런 의미에서 매일 음악만
잘 들어도 삶은 순탄해진다. 음악을 통해 느낌과 기분을 좋게 해
느낌대로 행동할 때 삶은 자연스럽게 나아간다.

밤낮으로 일하고 열정적으로 몰아쳐도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


가는 실패하는 게 우리 인생이다. 우리가 성공의 철칙처럼 믿고 있
는 에디슨의 “성공은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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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말도 사실은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 아니라 영감의 중
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그러니까 99% 노력하는 것에 앞서 1% 영
감을 가지는 것이 성공을 위해서는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말인데 열심히 노력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말로 우리에게 잘못
알려져 왔다. 성공을 위해서는 영감을 통해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
분이라는 긍정적인 감정의 뿌리를 단단하게 세운 뒤 열정을 바쳐
노력하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영감이란 무엇인가? 바로 좋은 느낌
이 내면에 가득 차올라 고요하면서도 충만해 기분이 아주 좋은 상
태를 말한다. 미래를 자신의 뜻대로, 소망대로 펼쳐나가는 데 필요
한 우주의 에너지가 꽉 들어차 있는 경이로운 순간이다. 영감이라
는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에 깊이 뿌리내리지 않고 무작정 노력
할 때 그 노력은 알맹이가 빠진 노력이자 허공으로 흩어지는 노력
이다. 두려움과 불안감, 질투, 열등감, 성공에 대한 집착 등 부정적
인 느낌에 기반하여 벌이는 노력이 아니라 행복과 기쁨, 배려와 존
중, 사랑과 상생 등 좋은 느낌 속에서 벌이는 노력이 성공을 보장
한다는 말이다.

음악을 아무 생각 없이 무의식적으로 선택해 나오는 대로 들어왔


다면, 이제부터는 느낌과 기분을 좋게 하는 자신만의 음악을 골라
들어보자. 그중에서도 느낌과 기분을 가장 좋게 해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샘솟게 하는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들어보자.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랬던 것처럼 하루의 시작을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으로
열어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만끽하면서 영감이 가득한 시간을
맞이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자극과 그에 따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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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생각과 감정, 행동이라는 습관적인 반응에서 벗어나야 한
다. 이것이 나쁜 느낌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법이자 나쁜 느낌에
인생을 휘둘리지 않는 길이다. 그리고 자신이 주인공인 자신만의
세상을 펼쳐 보이는 길이기도 하다. 느낌이 바뀌면 세상이 달라 보
인다. 기분이 바뀌면 우주가 달라져 보인다. 세상과 우주가 달라져
보이면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자신이 꿈꿔왔던
삶의 길이 펼쳐진다.

지금 이 순간, 느낌을 좋게 하고 기분을 고양할 수 있는 음악을


들어보자. 이전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좋은 느낌과 특별한
기분으로 이끄는 음악을 선택하자. 남들의 기준이 아닌 오직 자신
의 느낌과 기분을 잣대로 영감을 자극하는 음악을 골라보자. 유명
한 연주자나 세계적인 작곡가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감정을 뜨겁
게 고양하는 음악에 빠져보자. 대중적인 트렌드에 휘둘리지 말고
지금 이 순간 가슴에서 생동감과 열정, 살아있다는 느낌을 불러일
으키는 음악에 취해 보자. 그리고 클래식과 가요 등 다양한 음악을
한 자리에서 섞어 듣지 말자. 눈과 귀를 지나 가슴의 가장 깊은 곳
을 자극시켜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깨우는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들어보자. 깊은 떨림과 진한 울림, 오랜 여운을 불러일으키는 음악
을 듣고 그 느낌대로 움직인다면 삶은 뜻한 바대로 편안하게 흘러
갈 것이다. 음악만 잘 들어도 삶은 순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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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대로 들어야 효과가 있다. 어떻게 들을까?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찾았어도 제대로 들어야만 효과가 있다.


음악을 듣는 방법이나 음악을 들을 때의 마음에 문제가 있다면 아
무리 훌륭한 스피릿 뮤직을 듣는다 해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그
렇다면 어떻게 들어야 스피릿 뮤직을 제대로 들을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온전하게 들을 수 있


는 시간을 정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고요하고 충
만한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 시간은 내면에서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신성의 불꽃을 만나는 시간이자 몸과 마음, 영혼이
건강하고 조화를 이루는 시간이다. 그리고 미래를 행복과 풍요, 건
강으로 열며 꿈을 이뤄가는 고귀한 시간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자신의 느낌과 기분을 마주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하다. 늘 바쁘고 온갖 생각에 짓눌려 있어 생각과 생각 사이의
빈 공간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다. 거기에서 어떤 느낌과 기분이 솟
아나는지를 알아차릴 여유가 없다. 그러다 보니 매일 반복되는 일
상은 갑갑하고 무언가에 갇혀 있는 듯 억눌린 느낌이 든다. 그리고
무언가 성취하고 나면 금세 공허해지고 좌절하면 쉽게 무너진다.
생각과 생각 사이의 빈 공간 속에 우리가 찾고 있는 모든 것이 들
어있다고 세계적인 자기계발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그 빈 공간
속에 심오한 내면 존재인 영혼이 거주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뿌연 안개에 휩싸인 듯 정확하게 보이지 않은 미래의 삶을 안내할
지혜와 통찰이 숨어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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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스피릿 뮤직을 듣기에 언제가 가장 좋을까? 잠에서 깨
어난 직후의 새벽이나 아침이 가장 좋다. 스피릿 뮤직을 통해 느껴
지는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이 몸과 마음, 영혼에 가장 잘 스며들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이때다. 과거나 전날 받았던 마음의 상처나 스
트레스 등 나쁜 느낌과 부정적인 감정들이 모두 비워져 에너지가
가장 투명한 시간이다. 그 시간에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들으며
오랫동안 꿈꿔왔던 소망이 지금 눈앞에서 이뤄졌다고 상상하면서
가슴 벅찬 희열과 황홀함을 만끽하는 것이다. 또는 오늘 하루도 활
력과 기쁨이 넘치고 매 순간 축복이 쏟아진다고 상상하면서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게 매일 5분간 영혼을 울
리는 느낌을 몸과 마음, 영혼에 적시며 하루를 시작하면 된다.

만약 아침이 어렵다면 잠들기 전도 좋다. 오늘 하루 벌어졌던 많


은 일들 속에서 받았던 나쁜 느낌과 기분이 깨끗하게 씻겨 내려간
다고 상상하면서 스피릿 뮤직을 듣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를 마감
하는 것만으로도 나쁜 느낌과 기분에 휘둘리지 않게 돼 악몽 없이
편하게 잠잘 수 있고 아침에도 상쾌하게 일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디딜 수 있다. 그리고 점
심을 먹고 오후 일과를 시작하기 직전도 좋다. 이 시간도 자신만의
시간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오전에 경험했던 불쾌한 생각과 기
분 나쁜 느낌이 오후에도 이어지지 않도록 잠시 생각의 공백을 만
들고 그 공백을 좋은 느낌으로 채우는 것이다. 아침이나 잠들기 전
그리고 오후 일과를 시작 전, 적어도 하루 한 차례 5분만이라도 느
낌과 기분을 가장 좋게 하는 데 투자해 보라. 삶이 어떻게 바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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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금방 드러날 것이다.

그다음이 장소다. 어디서 듣느냐도 중요하다. 가족이나 친구들로


부터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장소가 좋다. 어수선한 환경에서는 아
무리 좋은 음악을 들어도 깊은 울림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혼자만
의 공간에서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에 접속해 내면을 눈부신 에
너지로 채울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이어폰으로 들어도
좋고, 컴퓨터에 저장된 음악 파일로 들어도 좋다. 쉽고 편안하게 자
신만의 스피릿 뮤직에 빠져들 수 있는 공간과 최소한의 음향 장비
만 있으면 된다. 물론 고가의 오디오와 스피커를 갖춘 감상실이 있
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공간에서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에 녹아들 수 있는 최소한의 기기만 있어도 괜찮다. 다
만 되도록 헤드폰이나 이어폰은 돈을 조금 들여서라도 좋은 것을
구입해 생동감 넘치는 음질로 듣는 게 좋다.

그리고 어떤 감정 상태로 음악을 듣느냐도 중요하다. 마음이 불


안하거나 초조할 때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힌 후 스피릿 뮤직을
들어야 한다. 분노가 치밀거나 짜증이 솟구칠 때도 달궈진 감정을
식힌 후 음악을 들어야 한다. 마음이 안정돼야만 몸과 마음, 영혼에
찬란한 느낌이 전달된다. 그리고 기분이 좋긴 한데 가볍게 들떠 있
을 때도 들뜬 마음을 내려놓은 후 음악을 듣는 것이 좋다. 마음이
들떠 있으면 좋은 느낌이 쉽게 사라질 수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음악을 통해 이전에는 잘 느껴보지 못했던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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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을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다. 매일 같은 스피
릿 뮤직을 듣다 보면 익숙해져서 처음에 들었던 좋은 느낌을 경험
하기 어렵다. 지루하다는 생각이 좋은 느낌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낯선 눈부신 느낌과 생소한 특별한 느낌을 경험해 볼 필요
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 5곡 이상의 스피릿 뮤직을 준비해
서 요일별로 매일 다른 음악을 듣거나, 나쁜 느낌이 생길 때 그와
반대되는 좋은 느낌의 음악을 선택해 듣는 것이 좋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좋은 느낌은 종류가 무척 많다. 고요함과 편안함, 평온함,
설렘, 열정, 행복, 기쁨, 살아있음, 경이로움, 신비로움, 고귀함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좋은 느낌을 최
대한 다양하게 경험하고 그 느낌을 갑갑한 일상에서 자주 깨우는
것이 건강하고 행복하며 풍요롭게 사는 길이다. 우리가 일상 속에
서 경험하는 좋은 느낌은 편안함과 즐거움 등으로 무척 제한적이고
폭이 좁다. 그렇게 특정한 느낌만을 경험할 때 삶이 무료해지고 재
미없으며 열정은 사라져 무기력해진다. 그리고 자신만의 잠재력도
점점 숨어든다. 그렇기에 가슴 벅찬 기쁨과 황홀함, 살아있다는 느
낌, 경이로움 등 친숙하지 않은 좋은 느낌을 자주 경험할수록 삶에
활력이 넘치고 새로운 열정이 샘솟으며 자신만의 탁월한 능력과 천
재성이 드러난다. 하나의 느낌이 깨어나면 그 느낌 속에 잠들어 있
던 재능도 모습을 비춘다. 높은 수준의 느낌과 기분을 경험할 때
그 수준에 맞는 높은 차원의 능력들이 솟구친다.

음악을 들을 때 되도록 라디오는 피하는 게 좋다. 라디오를 통해


음악을 듣다보면 좋은 느낌을 선사하는 음악도 나오지만 슬프고 애

239
잔한 음악도 나오고 아무런 느낌을 깨우지 않은 음악 혹은 어렵거
나 심란한 느낌을 유발하는 음악도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음악을 들었을 때 과거에 벌어졌던 안 좋은 일들이 생각나면서 나
쁜 느낌이 다시 올라올 수 있으므로 라디오보다는 다른 도구를 이
용하는 편이 낫다. 느낌과 기분에 대한 이해 없이 다양한 음악이 나
오는 라디오보다는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듣고 에너지를 충전하
는 편이 훨씬 좋다. 라디오를 통해 음악을 이것저것 섞어서 듣다 보
면 느낌만 혼란스러워질 뿐이다. 그러니 아무거나 듣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의 느낌과 기분을 좋게 하는 음악을 골라서 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일, 행사나 발표, 시험, 면접, 수술 등 중차대


한 일을 앞두고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들으며 가장 좋은 느낌을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음악을 들을 수 없다면 가장 좋은
느낌을 가슴에서 깨워 몸과 마음, 영혼에 채워야 한다. 좋은 느낌은
미래에 닥칠 일들을 좀 더 긍정적이고 좋은 방향으로 그리고 자신
이 원하는 대로 이끄는 강력한 힘이다. 그래서 중대하거나 시급한
일을 앞두고 있다면 불안감과 초조함, 걱정을 가라앉힌 후 자신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느낌을 만끽해야 한다.

240
6장

느낌으로 특별한
삶을 창조하는 비밀

1.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틈틈이 알아차린다

대전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의 일이다. 매주 화요일마다 간부 전


체가 참석하는 주간 회의가 열리는데 그날따라 분위기가 심상치 않
았다. 부서별로 그 주에 진행할 업무나 예정된 행사를 공유하고 서
로 의견을 내는데, 필자의 부서에 대한 질책이 쏟아졌다. 대표이사
의 질타가 끝나면 본부장의 꾸지람이 이어졌고 각 부서의 팀장들도
한마디씩 쓴소리를 이어나갔다. 필자의 부서에서 맡고 있는 사업계
획을 논의하는 과정이었는데 모든 직원에게 민감한 주제이기도 하
고 첨예하게 엇갈리는 부분도 있어 거의 2시간 가까이 진땀을 빼야
했다. 간신히 회의를 마치고 나오자 몸과 마음은 이미 녹초가 되어
있었다.

자리에 앉아 숨을 고르려고 하니 이번에는 지역의 신문 기자들이

241
찾아왔다. “팀장님! 요즘 시끄럽다면서요. 무슨 문제에요?” “아니
왜 매일 문제가 그렇게 많이 터져요? 무슨 일인지 이야기 좀 해주
세요.” 어수선한 회사분위기에서 한 가지 정보라도 더 얻기 위해
방문한 기자들을 회의실로 이끌고 오전의 회의 분위기를 잇는 열띤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렇게 자리로 돌아오자 완전히 기진맥진해
졌다.

그리고 곧바로 점심시간이었다. 기운이 하나도 없어서 그런지 뭔


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밥맛도
없었고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했다. “팀장님! 식사하러 가셔야죠?”
“생각이 없네요. 다들 먹고 와요.” “이럴 때일수록 잘 드셔야 해요.
빨리 일어나세요.” 부서원들의 손에 이끌려 사무실에서 가까운 중식
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얼큰한 걸 먹으면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
같아 짬뽕밥을 시켰다. 식사를 기다리는 사이, 부서원들은 각자의
스마트폰을 보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그 이야기
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고 귓불을 스치고 달아나는 것 같았다.

드디어 주문했던 짬뽕밥이 나왔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한참을


기다렸지만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알 수 없었다. 김이 모락모
락 나는 뜨거운 국물을 마시고 밥을 목구멍으로 밀어 넣는데 시원
한 감칠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가슴을 막고 있는 무언가가 국물과
밥이 위장으로 내려가지 못하게 하는 것 같았다. 밥을 먹으면서도
머릿속은 온통 오전에 벌어진 일뿐이어서 밥이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른 채 밥을 겨우 우겨넣었다. 맛을 전혀 느낄

242
수도 없었다. 간신히 밥을 다 먹고 사무실에 도착했는데 속이 라면
끓듯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밥을 먹은 지 채 30분도 지나
지 않아 필자는 화장실로 달려가야 했고, 먹은 것을 다 쏟아 내고
야 말았다. 속을 비우고 나니 그제야 정신이 맑아지면서 의식이 또
렷해졌다. 그리고 지금 필자의 기분이 몹시 무기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직장 생활을 하든 학교생활을 하든 필자와 같은 경험을 한두 번


씩 해봤을 것이다. 머리에는 기분 나쁜 생각이 가득 차 가슴이 답
답하거나 심장이 벌렁거려 자신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
르는 상황 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밥을 먹든 공부를 하든 그
밖의 어떤 일을 하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밥을 먹으면
필자가 그랬던 것처럼 소화가 안 돼 체하기 쉽고, 마음이 심란해
집중력도 떨어져 공부도 안 된다. 일도 마찬가지다. 의식이 산만하
게 흩어져 있어 중대한 실수를 하거나 치명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 이것은 지금 이 순간을 온전하게 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완전하게 깨어있지 못
해 발생한 일이다. 지금이라는 이 순간만이 오직 유일한 순간인데
우리는 자주 지금을 놓치고 산다. 그럴 때 우주로부터 흘러드는 에
너지를 받아들이지 못해 몸과 마음, 영혼이 아프면서 조화롭지 않
게 돼 괴로움이 커지고 미래가 자신의 뜻과 다르게 어긋나기 시작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온전하게 살 수 있

243
을까? 어떻게 하면 지금 이 순간에 완전하게 깨어있을 수 있을까?
그것은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명료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알아차
릴 때 맑은 의식 속에서 지금이라는 이 순간에 살게 되고 깨어있게
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지금 이 순간에 빠져들게 된
다.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알아차릴 때 판단하고 분석하며 비교하
는 등의 모든 생각을 멈추고 지금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
면 된다.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을 빼고 나머지 시간 속에서
틈틈이 매 순간의 느낌이 어떤지를 깨닫는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 이 순간의 느낌이 어떤지를 아는 것이다. 오랜만에 잠을 푹
자 몸이 날아갈 것처럼 상쾌한 느낌인지 아니면 몸이 찌뿌둥해 무
거운 느낌인지를 아는 것이다. 막 사무실에 도착해 컴퓨터를 켜는
순간, 컨디션도 좋고 출근길 날씨도 괜찮아 행복한 느낌인지, 아니
면 컨디션도 안 좋은데 날씨도 흐려 짜증스러운 느낌인지를 알아차
리는 것이다.

특히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은 더욱 필요하


다. 회사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심사나 발표를 앞두고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좀 더 세심하게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차
분하고 편안한 가운데 자신감이 넘치는지 아니면 초조한 가운데 뭔
가 일이 꼬일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드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자신감과 불안감, 이 두 가지 상반된 느낌은 미래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데 엄청난 차이를 유발시킨다. 하물며 퇴근해 프로야구를 보
기 전에도, 아파트 주차창에 들어와 주차할 곳을 찾는 순간에도,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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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점에서 겨울맞이 세일 상품을 사는 순간에도 지금 이 순간의 느
낌을 알아차리는 것은 삶에 엄청나게 유익하다. 일과 중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틈틈이 알아차리고, 만약 나쁜 느낌이 든다면 좀 더
좋은 느낌으로 전환하는 것이 소소한 일상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물론 꿈꾸는 삶을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 유명
한 자기계발서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의 저자 에크하르트 톨레
는 “지금 이 순간을 충만하고 강렬하게 집중하고 있을 때만이 진정
한 존재 상태를 느낄 수 있습니다.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드는 힘은
현재 순간에 있습니다. 좋은 현재를 만든 것이 좋은 미래를 만드는
일입니다.”라고 말한다. 지금 이 순간의 좋은 느낌은 미래를 잘 풀
리게 하는 긍정적인 에너지인 반면 지금 이 순간의 나쁜 느낌은 미
래를 암담하게 하는 부정적인 에너지다. 우리의 삶은 하나의 느낌
에서 시작하고 하나의 느낌으로 인해 변한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매 순간 자신의 느낌이 어떤지를 알


아차리지 못한다. 여기저기 걸려오는 전화와 매시간 예정된 회의,
오늘 안으로 끝내야 할 업무들까지, 숨통을 조이는 환경 속에서 틈
틈이 느낌을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취직과 입시 경쟁을 치르는 학
생들도 마찬가지다. 당장 꺼야 할 발등의 불이 있으니 느낌에 신경
을 쓸 여력이 없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하
다. 지금 이 순간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눈부신 시간이다. 사랑이 넘치고 생명력이 가득한 에너지가 충만하
게 흘러넘치는 순간이다. 그 눈부신 에너지가 생명을 유지시키고 행
복을 불러일으키며 열정을 샘솟게 해 원하는 삶을 실현한다. 에너지

245
는 편안한 느낌 속에서 가슴을 열어야 들어오는데 에너지가 차오를
때 활력과 생기, 열정과 희망, 기쁨 등의 좋은 느낌이 자연스럽게
샘솟는다. 심호흡을 통해 공기를 깊게 들이마실 때 느껴지는 상쾌함
과 청량감도 에너지가 가슴을 통해 들어왔기 때문이다. 가슴을 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
이다.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알아차려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할 때,
강하게 맥동치는 광대한 에너지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행동이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 때론 귀찮아 무시


하고 넘어갈 때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틈틈이 느낌을 알아차리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일과 중 잠시 여유가 찾아와도 여유가 불안하
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굉장히 쫓기는 삶을 살고 있다는 방
증이다. 그렇다고 가정에서는 마음 편하게 여유를 부려볼 수 있을
까? 그럴수록 좀 더 차분하게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알아차려 보
라. 지금 이 순간의 느낌에만 집중해 보라.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은 과거의 실패와 아픔을 오늘에 되풀이하지 않으며
미래를 원하는 방향으로 여는 출발이다. 지금이라는 순간 속에 행복
하고 건강하며 풍요로운 삶으로 향하는 씨앗이 숨겨져 있다.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알아차릴 때 씨앗이 발아하기 시작하고, 지금 이
순간의 느낌보다 좀 더 좋은 느낌을 가질 때 씨앗이 열매를 맺기 시
작한다.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지금 이 순간의 느낌만이 미래를
결정한다. 치유심리학자 김영아는 “삶에는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
르는 희망의 씨앗이 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현재를 외면하지
말고 미래를 포기하지도 말고 지금 여기에서 삶의 의미를 좇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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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히 살면 어느덧 그 씨앗이 보인다. ‘here & now’가 모여 결국 미
래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 현재에서 도망
가지는 말자. 미래는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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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매일 혼자만의 고요하고 충만한 느낌을 경험한다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이란 책으로 국내에도 유명한 일본의


대학교수이자 강연가인 사이토 다카시는 사람은 혼자 있을 때 성
장한다고 말한다. 다카시는 그의 책에서 혼자 수업을 받는 학생이
친구들과 함께 몰려다니는 학생에 비해 학습 에너지와 몰입도가
높으며, 무리 지어 다니면서 성공한 사람은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
로 자신도 대학 입학에 실패한 열여덟 살부터 첫 직장을 얻은 서
른두 살까지 철저하게 혼자였으며, 그 시기에 공부에 몰입해 묵묵
하게 내공을 쌓은 것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그
러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나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
하며, 성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타고난 두뇌나 공부의 양이
아닌 혼자 있는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라고 말한다. ≪생각
버리기 연습≫이란 책으로 많이 알려진 코이케 류노스케도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미래를 결정한다고 생각한
다.”라며 비슷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자신을 성장시킨다는 다카시의 주장과 혼자 있


는 시간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류노스케의 말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
고 있다. 필자 역시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겼
다. 사춘기가 찾아온 중학교 3학년과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방황했던
고등학교 1학년 때 필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보냈다. 친구들
과 어울리지 않은 채 홀로 사색하고 뭉게구름이 흘러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몽상에 잠기기도 했다. 대학 때는 그나마 동아리 활동을
하고 학과 친구들과 재미있게 지내면서 단체 활동을 많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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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혼자 있는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특히 학생회관
5층에 위치한 동아리방에 혼자 있을 때 기분이 무척 좋았다. 동아리
방 뒤에 있는 산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날, 동아리 방에 혼자
있으면 마음이 무척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동아리 회장을 맡았던 대
학 2학년 때도 비슷했는데 행사로 시끌벅적했던 동아리방에 사람들
이 모두 떠나면 스멀스멀 올라오는 적막감이 무척 기분 좋게 느껴
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문화예술기획 일을 할 때도 틈틈이
홀로 있는 시간을 가졌다. 신당동에 있는 공연장에서 일할 때 직원
들과 함께 점심을 먹은 후 혼자 청계천을 걸으며 물소리를 들으면
공연 티켓을 많이 팔아야 한다는 마케팅 담당자로서의 부담감도 떠
내려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여러 가지 삶의 우여곡절을 겪은 후 명
상을 배우고 필자만의 스피릿 뮤직을 통해 느낌을 바꿔 삶을 변화
시켜오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왜 중요한지를 여실히 깨달을 수 있
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혼자 있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회


사에서든 학교에서든 혼자 있으면 왕따를 당하는 것 같고 능력이
없는 것처럼 생각한다. 특히 유교문화를 바탕으로 한 권위적인 조
직문화가 남아있는 우리나라에서 라인이나 파벌에 속하지 않고 혼
자가 된다는 것은 조직 생활을 못하거나 출세와는 거리가 먼 사람
으로 낙인찍히기 쉽다. 최근 들어 혼자 사는 사람이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많아졌다지만, 스마트폰과 게임 등으로 온라인상에서 누
군가와 만나느라 정작 제대로 된 혼자만의 시간은 갖지 못하고 있
다. 혼자 살고는 있지만 홀로 존재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249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생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 한다. 회사에서 살아남고 조직에
서 인정받거나 혹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모임을 만들고 세력을
규합하며 낯선 누군가를 온라인상에서라도 만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느 집단에 소속돼 있어도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다.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 같은 부정적인 느낌이 없어지지
않는 한 아무리 많은 모임에서 활동해도 뒤돌아서면 마음만 헛헛해
질 뿐이다. 오직 고요하게 홀로 있을 때 두려움이 사라진다. 혼자
있으면서 충만한 느낌을 경험할 때,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이 솟
구칠 때 더는 외롭지 않고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주 속에서
따뜻하게 보호를 받으며 내면으로부터 빛을 내뿜는 존재가 된다. 가
장 사랑받는 존재가 되는 순간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라
느끼는 존재라고 한다. 그것은 생각하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 더 편
하다는 이야기다. 생각하는 것은 복합한 사고와 인지 과정을 거치지
만 느끼는 것은 직관적이기에 훨씬 빠르고 강력하다. 느낌이 가장
높은 수준일 때 우리는 신(神) 혹은 창조주, 우주 에너지와 가장 가
까워지고 깊이 연결된다. 그때 완전무결한 사랑의 에너지와 하나 돼
두려움과 불안감, 외로움을 더 이상 느끼지 않는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어제와 같은 느낌을 가지고 오늘을


맞는다면 오늘은 물론 내일이나 미래에도 다른 일이 벌어질 가능성
은 거의 없다. 어제의 삶이 오늘로 이어지고 내일도 반복된다. 그것
은 과거의 삶을 다시 사는 것이고, 변화도 없고 도약도 없는 생동
하지 않은 삶일 뿐이다. 우리 대부분은 이런 삶을 산다. 과거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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픔과 실패를 오늘 되살려 내 미래로 불러들인다. 특히 삶에 위기가
닥쳤거나 기로에 섰을 때, 무언가 결정을 내리거나 답을 찾아야 할
때 어제와 비슷한 느낌을 바탕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올바른 해
법이나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 바로 그때 필요한 것이 새로운 느
낌이다. 낯설지만 좋은 느낌, 익숙하지 않지만 특별한 느낌 말이다.
그런 느낌 속에서 새로운 해법이나 돌파구가 직감적으로 떠오를 때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꿈꿔왔던 또 다른 차
원의 현실로 들어설 수 있다. 불확실한 미래를 자신만의 특별한 삶
으로 안내하는 내면 존재의 현명한 신호 덕분이다.

우리가 삶의 길을 찾을 때,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실마리


를 찾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마음을 텅 비우고 고요하게 존재할
때 갑자기 떠오르는 순간의 느낌이나 불현듯 스치고 지나가는 직관
이나 영감, 깨달음, 통찰을 통해 답을 발견했던 경험 말이다. 이것
은 우주에는 우리를 행복과 풍요, 건강으로 이끌고 우리들 각자의
소망을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에너지가 가득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통 그 에너지는 느낌과 직관, 영감 등 가슴의 내밀한 촉수를 통
해서만 감지할 수 있거나 또는 동시성이나 우연의 일치와 같은 외
부적인 사건을 통해서 보여진다. 그런 측면에서 우주는 우리가 행
복과 풍요, 건강을 누리면서 본연의 삶과 가깝게 살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삶의 방향을 보여주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해결책은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미묘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섬세한 감각을 바탕으로 촉수를 예민하게 해야만 파악할 수 있을
정도의 느낌이다. 생각이 많아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심란하면

251
절대로 다가갈 수 없다. 그래서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이 필요하다.
번잡하지 않고 조용하며 평화로운 순간에만 그에 다다를 수 있다.
답답한 일상 속에서 불쑥불쑥 올라오는 기분 나쁜 생각과 나쁜 느
낌을 비워내고 고요하고 충만한 느낌이 솟아날 때, 그 비밀스럽고
은밀한 안내에 다가갈 수 있다.

우리가 삶 속에서 길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것은 혼자만의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홀로 있는 순간 속에서 우주가 전달하
는 신호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느낌
이 좋고 행복할 때 온 우주가 우리를 돕기 시작한다. 그럴 때 우주
는 다양한 방면에서 무수하게 많은 가능성으로 우리에게 길을 보여
주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 가능성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경
험하지 못했던 낯선 방식으로 다가온다. 안개처럼 뿌연 미래에서
성공의 기회를 창출하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은 이성적 판단
과 논리적 분석이 아니라 오직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경험하는 지
금 이 순간의 느낌이다.

국제코치연맹 인증 마스터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폴정은 저서 ≪바


라보면 가슴 뛰는 것들≫에서 중국에 진출해 글로벌 기업의 임원들
을 대상으로 코칭을 하면서 겪었던 무수한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는
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우주가 나에게 준 소명을 감당하
고 있을 때는 온 우주가 모든 것을 통해서 나를 지원하고 도와주는
것을 분명하게 경험한다. 모든 환경이 나를 격려하고 후원해 준다는
느낌이다.” 자신의 재능과 열정, 영감을 최대한 발휘하는 가운데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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슴 뛰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매일 혼자만의 고요하고 충만한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고요하고 충만한 가운데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에
휩싸여 영혼의 안테나를 켠 채 우주의 신호를 찾는다. 그 신호 안에
우리가 찾는 인생의 모든 답은 물론 행복하고 건강하며 풍요롭게 사
는 삶의 비밀이 숨어 있다. 삶이 궤도를 벗어났다고 생각되면 혼자만
의 시간을 가져라. 인생의 돌파구를 찾고 싶다면 홀로 고요해라. 외
롭거나 괴롭거든 사람에 기대지 말고 고독을 즐겨라. 그리고 느낌을
깨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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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요한 일을 앞두고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운다

우리는 중요한 일을 앞두고 초조하고 불안해진다. 그 중요한 일이


아무리 즐거운 일이라 해도 일이 어긋날까 봐 걱정이 밀려온다. 하물
며 그 일이 회사의 명운이 걸린 대규모 프로젝트이거나 자신의 미래
를 결정짓는 일생일대의 일이라면 어떻겠는가? 심장이 벌렁거리고
입에 침이 마르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마음이 타들어 간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차원에서 사는 것


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남들은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능력
으로 세계를 자신만의 무대로 만든 사람들. 그 대표적인 사람이 세
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이다. 스페인 출신의 나달은 로
저 페더러, 노박 조코비치와 함께 세계 테니스계의 절대 강자다. 검
게 그을린 피부와 탄탄한 근육, 뛰어난 순발력은 물론 상대가 아무
리 약하다고 해도 괴성을 지르며 혼신을 다하는 모습에서 왜 나달
이 세계 최고의 선수인지를 알 수 있다. 세계 2위 나달은 지난해 4
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2019 US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세계 5
위 메드베데프를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나달은 US오픈
에서만 4번 우승하는 등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19번이나 우승하는
기염을 토하며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을 열광시켰다. 남들은 한번 하
기도 어려운 메이저 대회 우승을 19번이나 하다니 어디서 그런 실
력이 나오는 걸까?

나달이 경기하는 장면을 유심히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위기에 몰렸을 때 깊은 평정심을 바탕으로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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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집중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승전이나 절체절명의 마
지막 세트일수록 경기력이 좋아져 그의 진가가 여실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나달은 연거푸 실수를 저질러 게임을 내줄 위기에 처했을
때 이전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과감한 공격 기술을 사용한다거나 상
대의 허를 찌르는 전술을 구사해 위기에서 벗어난다. 결승전이나 마
지막 세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지켜보는
결승전,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끝장 승부에서 나달은 긴장
하지 않고 차분하게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치며 경기를 승리로 이끈
다. 마지막 세트에 체력이 고갈돼 몸 여기저기가 성한 데가 없는 가
운데서도 흐름을 뒤집는 상상도 못 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경기를
역전시키곤 한다. 보통의 선수 같으면 위기에 몰렸거나 결승전 혹은
마지막 세트에서 한두 번의 실수로 흔들리기 마련인데 나달은 오히
려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위기를 발판 삼아 더 강해지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류현진도 마찬가지


다. 우리나라 선수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최근 토론토 블루제
이스로 팀을 옮긴 류현진도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난다. 류현진은
실점을 허용할 수 있는 위기의 순간에 더 냉철하고 담대해지면서
노련한 볼 배합과 과감한 승부로 타자들의 허를 찌른다. 그리곤 병
살을 유도하거나 삼진을 잡으면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다. 한국
무대에서 활동할 때보다 세계 최고의 리그인 미국무대에서 활동할
때 류현진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한국에서 멋진 기량을 펼쳤던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류현진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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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세계적으로 성공한 스포츠 스타는 물론 혁신적인 기업가
나 예술가들은 한결같이 심각한 위기에 빠졌거나 중대한 도전에 직
면했을 때 더 크게 성장하고 더 멀리 도약한다. 결과를 부정적으로
예단해 주눅이 들거나 실패하리라 생각하면서 의기소침하지 않고
자신감과 성취감 속에서 성공을 꿈꾸며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
한다. 결국 이 작은 차이가 결과를 가른다. 어떤 사람은 시작 전부
터 결과가 좋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 패배감을 느끼며 실망부터 하
지만, 어떤 사람은 반드시 잘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성공을 그리면서 기쁨과 열정을 내뿜는다. 마음이 흔들려 불안하고
초조한 가운데 자신감을 잃어버리면 판단력과 통찰력은 물론 체력
이나 기술도 급격하게 위축되는 반면 냉철함을 유지하면서 성공에
대한 열망과 성취감을 깊이 느끼면 잠재력과 체력, 기술 등 자신의
모든 에너지가 극대화된다. 결국 이 사소한 감정의 차이가 성공과
실패를 나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 느끼고 있는 것들을 언제나 현실로 불러 모


은다. 느낌이 비슷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끌리듯 지금 이 순간 어
떤 느낌을 가지고 있다면 그 느낌과 조화되는 일들이 반드시 벌어
진다. 그래서 느낌이 좋을 때 일이 술술 잘 풀리고 관계도 좋아진
다. 행복하다고 느낄 때 행복한 상황들이 계속 벌어지고, 활력을 느
낄 때 건강이 회복된다.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 사랑이 찾아오고,
풍요롭다고 느낄 때 여기저기서 돈이 들어온다. 안도감을 느낄 때
불안한 상황들이 줄어들고, 온전히 살아있다고 느낄 때 재능과 창
조성이 깨어나고 삶의 목적을 발견해 진정한 기쁨을 맛본다. 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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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움을 느낄 때 삶이 축복임을 깨닫게 돼 기적 같은 일이 발생하
고, 경외감과 숭고함을 느낄 때 자신이 무한한 사랑의 에너지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삶의 소소한 것들에 대해 감사하고 평범한 것에
감동할 때 가장 빛나는 선물을 받는다.

언제나 지금 이 순간 느끼고 있는 것이 미래에 벌어지고 지금 이


순간의 느낌에 따라 미래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지금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느낌을 나중으로 미루는 것이 아
니라 지금 이 순간 느껴야 한다. 그래서 행복해지고 싶다면 지금
행복을 느껴야 하고 풍요롭게 살고 싶다면 지금 풍요를 느껴야 한
다.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좋은 느낌과 행
복한 기분을 일상의 주된 감정으로 채워 느낌대로 행동할 때 즉 영
감이 이끄는 삶을 살 때, 온갖 좋은 일들과 자신이 좋다고 여겨왔
던 일들이 밀려오고 꿈이 이뤄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일을 앞두고 의식적으로 가장 좋은 느낌인 영


혼을 울리는 느낌을 깨우는 것이야말로 더 큰 성공과 도약을 만드
는 지름길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입사하고 싶었던 기업에서 시험
을 친다거나 큰 수술을 앞뒀거나 창업이나 입대, 입학 등 삶의 분
수령이 될 중차대한 일이 예정되어 있다면, 두려움과 걱정, 불안감
과 초조함 대신 벅찬 희열과 황홀함, 경이로움, 사랑 등 가장 좋은
느낌을 깨워 몸과 마음, 영혼을 채우는 것이다. 잠에서 깨어난 아침
에 가장 좋은 느낌을 채워 하루를 여는 것이 가장 좋고, 자기 전에
도 괜찮다. 중요하고 위급하며 결정적인 일일수록 자신이 경험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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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가장 좋은 느낌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최악의 상황을 벗어
날 수 있고, 결과를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으며 성공의
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 가슴에서 가장 좋은 느낌을 깨우는
것은 신(神) 혹은 창조주, 우주의 에너지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은
것이고, 그 무한한 힘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의 다양한 가능성에 성공의 길을 내는 것이다. 가장 좋은 느낌을
두려움과 걱정, 불안함 등 나쁜 느낌에 다시 빼앗기지만 않는다면
반드시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것이다.

우리는 중차대하면서 시급한 일을 목전에 두고 있거나 결정적인


순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 불안하고 초조해하면서 결과를 부정적
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그것은 자신의 에너지를 가장 낮은 수
준으로 몰아넣으면서 낮은 에너지 수준에서 발생하는 좌절과 실패
를 불러들이는 중이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기술을 허공으
로 날려 버리는 것이다. 가장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들이는 순간이
며, 자신의 미래를 낭떠러지로 내몰고 있는 중이다. 그 순간, 나쁜
느낌을 알아차리고 마음을 고요하고 차분하게 안정시키는 것이 중
요하다. 마음이 평화로워지면 나쁜 느낌이 사라지면서 편안함과 안
도감 등의 좋은 느낌이 샘솟기 시작한다. 기분이 나아지는 것은 물
론이다. 에너지 수준이 점차 높은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일생일대의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거나 엄청난 위기가 닥쳤다고


생각될 때 혹은 가장 두렵고 걱정되는 일이 발생했을 때, 의식적으
로 가장 좋은 느낌을 깨워야 한다. 필요할 때 언제든 자신이 느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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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가장 좋은 느낌인 영혼을 울리는 느낌과 마주해야 한다.
기쁨을 통해 전율을 느끼며 가슴 벅찬 환희와 황홀함을 몸과 마음,
영혼에 주입해야 한다. 그때 온 우주가 우리를 지지하며 응원하기
시작한다. 그것이 그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자,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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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느낌이 좋을 때는 느낌대로 행동한다

대전에서 몸과 마음, 영혼을 치유하는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진행


해보자고 뜻을 함께하는 지인과 함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명상
은 물론 무용, 연극, 음악, 미술 등 장르별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묶
고 대상자에 맞게 특성화시켜 웰니스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의기투
합한 것이었다. 그래서 필자와 지인은 대전 인근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만한 쾌적한 장소를 찾아다녔다. 그렇게 다니면서 사람들이
필자가 기획한 예술치유 프로그램에서 깊은 행복과 잠재력을 발견
하는 모습이 상상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차를 타고 둘러보는 여
기저기마다 느낌이 상쾌하고 좋았다.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 괜찮
은 곳도 있었고, 적절하지 않은 곳도 있었지만 공간을 둘러보는 것
자체가 설레고 가슴이 뛰었다.

조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 지인과


몇 차례 만나 회의를 이어가던 어느 날, 만나기로 한 시간에 지인
이 나타나지 않자 약간의 짜증이 올라왔다. 필자는 저녁 식사도 하
지 않고 서둘러 약속 장소에 왔는데 지인은 손님들과 저녁 식사 중
이라며 먹거리를 사 갈 테니 조금만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미리
이야기라도 해줬으면 밥이라도 먹고 올걸, 이게 무슨 일이야’라는
생각이 들자 순간적으로 화도 났다. 그러자 지금의 나쁜 느낌을 정
화해 좋은 느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어차피 잠시
후면 얼굴 맞대고 사업계획을 논의해야 하는데 괜히 기분 나쁜 감
정에 빠져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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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느낌을 부르는 필자만의 스피릿 뮤직을 들을 수 있는 환경
이 아니었기에 눈을 감고 예전에 배낭여행을 가서 깊은 인상을 받
았던 영혼의 성지 인도 레를 떠올리기로 했다. 레에서 버스로 다섯
시간을 이동해 도착한 투루툭이란 마을에 있었던 작은 초원을 생각
한 것이었다. 나무 한 그루 자라기도 힘든 건조한 고원지대에서 인
더스강을 끼고 형성된 작은 숲을 방문했는데, 그때의 좋은 느낌을

불러낸 것이다.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 마주

한 숲에는 키가 제법 큰 나무들과 파란 보리밭이 경이로운 분위기


를 연출하며 공존하고 있었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과 보리잎이 하
늘거리며 날리는데 그 풍광이 주변의 모습과 대비를 이루며 아름다
움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평화롭게
숲을 걸었던 기억을 되살리자 느낌이 한결 좋아졌다. 그렇게 5분쯤
생각을 이어나가자 기분도 편안해졌다. 그러던 중 초인종이 울리더
니 지인이 포장한 육개장을 들고 허겁지겁 나타났다. 그 순간 남아
있던 짜증이 올라와 필자는 퉁명스럽게 인사를 건넸지만 그 이상의
감정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육개장으로 늦은 식사를 하면서 한참 사업계획을 논의하고 있는


데 큰누나에게서 뜻밖에 전화가 걸려왔다. 저녁에 웬만해서는 전화
를 하지 않는 누나였기에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누나는 “요즘
일 때문에 바쁠 테니 주말에 자신이 엄마를 병원에 모시고 가서 약
을 처방받아 오겠다.”라고 말했다. 엄마가 최근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에서 약을 타서 드셨는데, 약이 떨어져 가는 걸 누나가 알고
연차를 내서 약을 타오겠다는 것이었다. 고향에서 공무원으로 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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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누나는 필자보다 더 바쁘게 생활하고 있었기에 오늘처럼 먼저
나서서 엄마를 병원에 모시고 가겠다고 한 적이 없었다. 마침 필자
도 주말에 일이 있어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 걱정하고 있었는
데 기가 막힌 순간에 전화가 온 것이었다. 필자는 누나의 전화가
무척 고맙고 기분 좋게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신기했다. 그리고 누나의 전화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짜증과 화라는 나쁜 느낌을 좋은 느낌으로 바꾸자
우주가 필자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동시성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은
아닐까 생각됐다. 느낌을 바꾸자 느낌에 맞는 일이 생긴 것이다.

느낌이 좋아 기분이 좋아지면 우리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삶


을 긍정적이고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
그러다가 만약 느낌과 기분이 더 좋아지면 어떻게 될까? 모든 근심
걱정과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마음의 상처가 녹아내리면서 삶이 온
통 눈부시고 아름답게 보인다. 오래돼서 칙칙한 가로등 불빛이 그
어떤 불빛보다 은은하게 빛나 보이고 사소한 바람과 아무렇지도 않
은 햇빛이 찬란하게 느껴진다. 여기서 느낌이 더 좋아져 기분이 가
장 좋아지면, 지금 이곳이 천국이라고 느껴지면서 자신이 누군가로
부터 사랑받고 있으며 우리는 모두 사랑이라는 에너지로 가득 찬
존재라고 느낀다. 그래서 어제와 다를 게 없는 똑같은 일상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서 특별한 기쁨과 황홀함을 느끼
며, 평범하고 사소한 것들이 경이롭게 보인다.

우리는 부모님이나 가족, 동료들이 느낌과 기분이 좋을 때 한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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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 깜짝 놀란 적이 있을 것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행
동에 당황한 적 말이다. 환한 얼굴로 갑자기 나타나 선물을 준다거
나 오래전 잘못한 일을 사과하고, 아무 말 없이 따뜻하게 포옹을 한
다. 이처럼 우리는 느낌이 좋아 기분이 좋아지면 자신도 전혀 예상
하지 못했던 행동을 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무의식적인 행동 패턴에
서 벗어나는,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행동이다. 보통 그런 행동들
은 높은 차원의 에너지 수준에서 일어난다. 높은 차원의 에너지 수
준에서는 분석하고 판단하고 비교하는 이성적인 능력을 대신해 느
낌과 기분, 영감, 직관, 통찰 등의 내면의 감각능력을 기반으로 행동
한다. 또한 어떤 일을 두려움이나 걱정, 불안감 때문에 하기보다는
행복과 기쁨, 열정과 영감 등 좋은 느낌에 따라 한다. 그래서 느낌
과 기분이 좋을 때는 누군가에게 비싼 선물을 해도 아깝다는 생각
이 들지 않는다. 더불어 느낌과 기분이 좋을 때는 이해력과 수리력,
집중력 등 학습능력이 높아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뭔가 막혀있는
듯 답답해 학습능력도 떨어지고 공부도 잘되지 않는다.

이처럼 느낌이 좋을 때와 느낌이 나쁠 때 우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전혀 다른 존재로 바뀌게 되는데, 느낌이 가장 좋을 때가 가
장 멋지고 아름다운 최고의 내가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느낌이 좋
을 때 우리는 가장 나다운 모습에 가까워진다. 재미와 즐거움 등의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만족을 넘어 행복, 기쁨, 황홀함, 사랑 등 내밀
하고 존재론적인 만족감을 느낄 때, 즉 느낌이 가장 좋아 영혼이 울
릴 때 본연의 자신이 드디어 깨어난다. 그렇게 깨어난 나는 이전의
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에너지를 분출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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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에너지 상태일 때는 예전부터 찾고 있었으나 평소에는 찾을 수
없었던 것들, 진로나 진학, 사업, 결혼 등 인생의 방향이나 삶의 길
을 직감적으로 찾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우연한 기회에 도움을 받
기도 한다. 그리고 예전에는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일을 자신감과
성취감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기도 한다. 우리가 보통 초능력
이라고 하는 초감각 지각이 꿈틀거리는 순간이다.

필자는 20대 초반에 수지침을 배운 적이 있었다. 지금도 가끔 가


족들이 가벼운 통증으로 고생할 때 수지침을 놔주곤 하는데, 특히
어머니에게 침을 놓을 때면 신기한 일을 경험한다. 위장이 약한 어
머니에게 위장혈에 침을 꽂으면 필자의 위장이 도리어 편안해지는
것이다. 꼭 침이 아니어도 속이 답답해하는 어머니의 등을 두들기
면 역시나 필자의 속이 뻥 뚫린 듯 시원해진다. 이런 일은 필자와
필자의 어머니와의 에너지 관계에서 벌어지는 일로서 사랑이라는
높은 수준의 에너지가 전달되고 교류되는 방식을 보여준다. 아무런
감정의 교류가 없는 무미건조한 관계 속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일
이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에서는 느껴지는 것이다.

느낌이 좋아 행복한 기분을 만끽한다는 것은 우주에서 가장 사랑


이 넘치고 가장 강력한 에너지와 연결돼 있다는 뜻이다. 그 뜨거운
에너지가 흘러들어 몸과 마음, 영혼에 이르기까지 사랑의 생명력을
전달한다는 이야기다. 그럴 때 세상은 느낌과 조화로운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킨다. 자신이 좋다고 여
기는 일들이 밀려 들어오고 여기저기서 행운이 쏟아진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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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느낌에 반응해 움직이는 것은 온 우주가 사람과 사물, 생명
체와 연결된 촘촘한 에너지의 그물망이기 때문이다. 이 에너지의
그물망 안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서로 교감하면서 유기적이고 동
시다발적으로 움직이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생각(의
도)과 느낌이다. 특히 느낌이 좋을 때는 온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
로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론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느낌이 좋을 때 어떤 생각이나 의
도를 품으면 우연한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예상하지 못했던 누군
가를 만나거나 뜻밖의 일들이 한꺼번에 발생한다. 세계적인 심신의
학자 디팩 초프라는 그의 저서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에서
“우연의 일치와 그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며 살아갈 때 당신은 무한
한 가능성의 장과 연결된다. 바로 그 순간 마법은 시작된다. 이것이
내가 동시성 운명이라고 부르는 상태다. 그 안에서 우리의 모든 소
망은 저절로 성취될 수 있다. 우주 전체가 당신 개인의 운명을 창
조하기 위해 상호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나쁜 느낌을 좋은 느
낌으로 변화시키고 바라는 것을 의도할 때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동
시성을 경험하게 되는데, 동시성이 바로 디팩 초프라의 말처럼 운
명을 창조하는 비밀의 문이다.

고정관념이나 선입견 혹은 과거의 습관에 따라 마치 기계처럼 행


동하는 것이 아니라 느낌에 따라, 특히 느낌이 좋을 때는 그 느낌
대로 행동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퇴근해 집에 오면 아무런
생각 없이 TV를 보면서 느낌을 나쁘게 하는 뉴스와 폭력성이 난무
하는 영화에 빠져드는 대신 느낌을 좋게 하는 고요하고 충만한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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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을 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마찬가지다. 나쁜 느낌을 솟
구치게 하는 정보를 차단하고 고요와 평화, 활력을 느끼면서 하루
를 맞을 때 삶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의식적으로 좋은 느낌을 유발
시키는 생각을 하고, 그 느낌에 몸과 마음, 영혼을 맡기는 것이 세
상과 우주를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느낌이 좋을 때 미래
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여는 중이고, 느낌이 나쁠 때 자신이 원하
는 것과 반대방향으로 미래를 여는 중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주말에는 쉽게 경험하지 못했던 이색적인 좋은 느낌을 만끽


할 수 있도록 색다른 활동에 빠지는 것이 좋다. 자신이 늘 느끼고
체험하는 일상적인 감정의 범위를 벗어나서 좀 더 깊고 충만한 느
낌 혹은 자신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느낌을 경험하는 것이 평
범한 일상을 비범한 일상으로, 지루한 일상을 특별한 일상으로 바
꾸는 길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느낌은 극히 일부분이고
무척 제한적이다. 좋은 느낌 하나하나는 삶에 생기를 더하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있게 만드는 보석이자 특별한 재능이다. 암기력이
좋고 그림을 잘 그리는 것만이 재능이 아니다. 남들보다 다양한 느
낌을 경험하고 깊이 느낀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엄청
난 능력이다. 창조성과 감성, 무궁무진한 아이디어, 누구도 생각하
지 못했던 혁신적인 발상이 그 느낌 속에 숨어있다.

그리고 경험하지 못했던 특별한 좋은 느낌을 만난다는 것은 자신


의 인생에서 새로운 길이 열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길을 용기
있게 걸어가느냐와 그렇지 않고 늘 걸어왔던 익숙한 길을 걸어가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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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가 자신만의 온전한 삶을 좌우한다. 내면에서 존재하고 있는 찬
란한 느낌들을 방치하지 않고 가슴에서 깨워 좋은 느낌대로 행동할
때 필자가 누나의 전화에서 느꼈던 것처럼 우리는 우주로부터 끝없
는 보살핌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특히 활력과 생기, 설렘, 열정
등의 좋은 느낌을 느끼고 유지한다면 온 우주가 성공을 위해 끝까
지 도울 것이다. 느낌은 자신보다 훨씬 현명하고 미래를 멀리 내다
보고 있는 내면 존재인 영혼이 보내는 신호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를 행복과 풍요, 건강으로 이끌기 위해 영혼은 느낌이라
는 신호를 매 순간 보내고 있다. 영혼을 믿고 따라가다 보면 지금
은 당장 잃는 것이 많아 보여도 조금만 지나면 그 길 속에 탁월한
미래가 숨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느낌이 좋으면, 그 느낌을 믿고 느낌대로 행동해 보자. 느낌이


펼쳐놓는 무한한 가능성에 발을 담가 보자. 느낌은 좋은데 머리가
이것저것 분석하고 판단해 느낌과는 다른 길로 안내할 때는 과감한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머리는 가슴을 이길 수 없고 지식은 느낌
을 따라올 수가 없다. 선택의 기로에 있는데 둘 다 느낌이 좋다면?
그중에서 느낌이 더 좋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느낌이 좋
은 상태이자 영감이 가득한 상태라고 불리는 열정을 느낀다면 열정
그대로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열정은 그 영어표현에서 알 수 있듯
이 신(神)의 발현이란 뜻이다. 그러니까 열정을 품었다는 것은 신
(神)의 마음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이야기다. 소설 ≪그리스인 조르
바≫를 지은 작가 카잔차키스는 “우리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무언
가를 열정적으로 믿음으로써 그것을 창조해낼 수 있다.”라고 말했
다. 느낌이 좋을 때는 느낌대로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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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느낌이 나쁠 때는 판단이나 결정, 행동을 미룬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후회를 한다.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적인 행동을 후회한다. 후회하지 않은 삶을
살아야겠다고 늘 이야기하지만 돌아서면 ‘왜 그랬을까’라며 반문하
고 자책한다. 스테디셀러를 기록하고 있는 많은 자기계발서마다 후
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후회하지 않
거나 후회를 덜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사는 데 꼭 필
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후회를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일단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고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면 후회가 줄어
든다. 늘 꿈을 꾸면서 열정과 영감이 이끄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
라 꿈을 포기하고 빈 가슴으로 살면 후회할 일이 없어질 것이다.
평생을 무난하게 지내는 삶이다. 새로운 걸 시도하지 않으니 실패
할 일도 없고, 다른 것에 도전하지 않으니 좌절할 일도 없다. 그러
나 그런 삶을 괜찮은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삶을 살면 진짜
행복할까? 취업난이다 자영업이 불황이다 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꿈을 포기하고 안정적인 삶을 추구할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전 세계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열정적으로 자신의 꿈을 위해 신명을
바치는 민족도 별로 없다. 해가 뜨기 전인 새벽, 불이 환하게 켜진
동대문 의류 시장에 가면 밤인지 낮인지도 모를 만큼 많은 젊은이
가 큰 보따리를 짊어지고 여기저기 바삐 움직인다. 밤을 환하게 밝
히고 있는 청춘들의 뜨거운 꿈을 만날 수 있다. 일 년에 수백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창작의 현장에는 영화감독이나 촬영감독,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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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을 꿈꾸며 젊음을 불태우고 있는 청년들의 거센 숨결이 흐르고
있다. 평생직장에 입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만큼이나 현실이 고
통스럽더라도 꿈을 이루기 위해 인내하며 미래를 열정적으로 그리
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곳이 우리나라다.

그렇다면 꿈을 꾸는 가운데 열정과 영감이 이끄는 대로 살면서


후회를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바로 느낌이 나쁠 때 무언가를 판단
하고 결정하거나 행동하지 않고 잠시 미루는 것이다. 그래서 느낌
이 고요하고 차분해질 때 판단하고 결정하며 행동하는 것이다. 느
낌이 좋지 않아 기분이 언짢을 때 느낌대로 행동하면 가슴은 잠시
후련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부정적인
감정이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행동을 유발시켜 결국에는 후회를 하
게 만든다. 그리고 나쁜 느낌 속에서 어떤 것을 판단하면 올바른
결과와 정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나쁜 느낌이 맑고 또렷한 의
식 상태를 방해해 명확하게 사고할 수 없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화
가 나 흥분해 있거나 우울해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또는 질투나
이기심, 집착하는 마음이 생기는 등 나쁜 느낌에 빠져들면 판단력
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럴 때는 느낌을 고요하고 차분
하게 되돌리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서 느낌이 편안해지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안정된다. 마음이 안정되면 사람이나 사물을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보게 되고 깊이 사고할 수 있으며 통찰력을 가지
고 멀리 내다볼 수 있다.

그런데 알게 모르게 이런 나쁜 느낌 속에서 무언가를 판단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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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일상에서 너무 흔하게 벌어진다. 그러다 보면 상대방을 오해
해 다툼이 발생하고 관계가 틀어진다. 그리고 심해지면 사람들에게
외면받아 아끼는 사람들이 떠나간다. 물론 일이 잘못되는 것은 당
연지사고 조직과 사업이 모두 침체되는 것도 불 보듯 뻔하다. 나쁜
느낌 속에서 무언가를 판단하면 정확하지 않을뿐더러 실패의 싹을
키우는 것이다. 나쁜 느낌 속에서 무언가를 결정하는 것도 상당히
위험하다. 우리가 성공의 문턱에서 넘어지는 이유도 대부분 나쁜
느낌 가운데서 무언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두려움과
걱정, 불안함 등의 느낌이 솟구칠 때 이런 느낌을 바탕으로 무언가
를 결정하거나 선택하면 꼭 뒤탈이 생긴다. 두려움과 걱정, 불안함
이 생기면 생존에 대한 방어 본능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돼 시
야가 좁아지는 것은 물론, 참신한 생각이나 색다른 길이 떠오르질
않는다. 나쁜 느낌이 에너지를 가로막아 무언가 꽉 막힌 듯 답답하
고 초조한 가운데 미래를 안내하는 신호인 직관과 영감, 지혜, 통찰
등의 내밀한 느낌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빨리 이 상황에서 벗
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 그러다 보면 옛날부터 계속해 왔던 익
숙하고 안전한 길을 선택하게 된다. 눈을 돌리면 전혀 다른 길을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부터 걸어왔던 그 길을 다시 걷는다.
시간이 지나 환경과 제도, 욕구 등 모든 것이 바뀌었는데도 과거의
길을 걸으니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사실 두려움과 걱정, 불안함이 허깨비 같은 것이라는 것


을 잘 알고 있다. 실체도 없고 가능성도 없는 손님 같은 존재이자
오염된 에너지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쁜 느낌의 80% 이상이 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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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우리는 이것과 매일 전쟁을 치
르고 있다. 무언가를 결정해야 할 때는 느낌이 어떤지를 알아차리
고 좀 더 좋은 느낌 속에서 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나쁜 느낌이 들 때는 행동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 좋


다. 나쁜 느낌이 들 때 느낌대로 행동하면 가장 크게 후회하게 된다.
누군가로부터 욕을 먹거나 싫은 소리를 들어 나쁜 느낌이 강한데,
느낌대로 행동한다고 해보자. 분명 욕을 한 상대에게 달려들어 받은
대로 돌려주듯 행동하거나 만만한 상대에게 화풀이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혼자서 분풀이할 것이다. 그러면 잠시 마음이 편안해질지 모
르나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하게 된다. 상대방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자신의 몸과 마음, 영혼에도 깊은 상처가 남는다. 운전 중에 옆의
운전자가 갑자기 차선을 바꿔 앞으로 끼어들면 화가 난다. 그럴 때
화나는 상태에서 바로 행동한다면 경적을 크게 울리며 화풀이를 하
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그런 행동들이
결국 자신의 분노와 화를 키울 뿐이고, 나쁜 느낌에 점점 더 감정적
으로 반응하는 사람으로 변화할 뿐이다. 몸과 마음, 영혼이 병들기
시작하는 순간이자 삶에 생채기가 나기 시작하는 때이다.

어떤 사람들은 상대방의 예의 없는 행동과 몰상식한 태도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사람을 변화
시키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사랑의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 신
체적 피해를 입히거나 정신적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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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한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게 분노와 화가 치밀 때 3초
만 숨을 고르면 감정적인 대응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 나쁜 느낌
이 들 때 흥분하거나 불안하게 행동하지 않고 느낌을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킨 후 행동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절
대적으로 유리하다. 이것이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들의 특징이자 모
든 존경받는 사람들의 행동양식이기도 하다.

나쁜 느낌에 휩싸여 그 감정대로 행동하는 것은 행복과 풍요, 건


강 등 자신이 좋다고 여기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저항하는
것이며, 자신의 삶을 불행과 빈곤, 질병으로 몰아넣는 일이다. 결국
자신의 본성을 파괴하는 일이자 자신의 인생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나쁜 느낌이 들 때 우리는 본연의 자신과 동떨어진 상태가 된다. 이
렇게 동떨어진 상태는 몸과 마음, 영혼이 건강하지 못하고 조화롭지
않은 상태로서 자신의 삶을 좋지 않은 방향으로 내몬다. 느낌이 나
쁠 때는 무조건 판단하거나 결정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잠시 미루는
게 좋다. 느낌을 좋게 변화시킨 후 무언가를 해도 늦지 않을뿐더러
그것이 더욱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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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느낌과 기분이 좋으면 원하는 것을 상상한다

일본의 자기계발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혼다 켄은 여러


가지로 대단한 사람이다. 일본 고베에서 태어나 경영 컨설턴트와
투자가로 활동하다가 29세였던 2001년에 육아를 전념하기 위해 업
계에서 은퇴했다. 4년간 육아 생활을 하던 중에 작가가 되겠다는
새로운 꿈을 발견한 혼다 켄은 자신이 고안한 소원을 달성하는 비
법을 통해 마침내 꿈을 이뤄 ≪운을 불러오는 이야기≫, ≪돈과 인
생의 비밀≫ 등의 책을 발간하며 엄청난 인기 작가가 됐다. 혼다
켄이 그동안 발간한 책은 100권이 넘고, 전체 판매 부수만 따져도
700만 부 가까이 된다. 인터넷 라디오 <혼다 켄의 인생 상담>은
무려 1,80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
였고, 지금은 ‘돈과 행복’ ‘두근거리는 삶’을 주제로 전 세계를 다
니며 강연을 한다. 작가가 되기 위해 전문적으로 글쓰기를 배운 적
도 없고 이전에 글을 써 본 적도 없었던 혼다 켄이 작가로서의 꿈
을 품자 마침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것이다.

그가 창안했다는 소원을 달성하는 비법은 무엇일까? 혼다 켄이


소개하는 비법은 총 4단계이다. 첫 번째는 꿈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으로 상상을 통해 소원이 이뤄진 미래의 한 부분을 정하는 것이
다. 두 번째는 소원을 달성하는 데 장애가 되는 부정적인 관념을
없애는 것이고 세 번째는 소원 실현에 필요한 우연한 일들이 차례
대로 다가와 만나는 지점, 즉 운명의 약속 장소를 설정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가장 두근거리는 일을 하면서 삶을 꿈꿔왔던 차원으로
상승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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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켄의 소원을 달성하는 비법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첫
번째 단계인 상상력을 통해 자신의 꿈이 이뤄진 미래의 한순간을
설정하는 것이다. ‘3년 후에는 결혼하고 싶다.’, ‘5년 후에는 내 회
사를 가지고 싶다.’, ‘10년 후에는 유럽에서 살고 싶다.’ 등 자신이
바라는 미래의 모습을 명확하게 그리는 것이다. 그렇게 지금 자신
을 위한 최고의 미래를 선택하면 시간이 미래에서 현재로 흘러들어
최고의 미래가 현재 속에서 펼쳐진다고 주장한다. 미래는 여러 가
지 패턴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최고의 인생을 살고 싶다면 최고
의 미래를 선택하고 두근거리는 느낌에 따라 자연스럽게 행동하라
는 것이다.

그러면서 혼다 켄은 꿈을 설정하면 그 이후에는 모든 일이 특별


한 노력 없이도 자동으로 진행된다고 강조한다. 시간이 미래에서
현재로 흐른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양자물리학에서
말하는 평행우주 이론처럼 우리의 미래는 다양한 차원에서 존재하
며 그중에서 가장 원하는 미래의 삶을 선택하면 그것이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진다는 말이 인상 깊게 들린다.

이렇게 상상을 통해 꿈을 그리면 인위적인 노력 없이도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또 있다. 바로 성공학의 교과서로
불리며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심어준 ≪성공의 법칙≫의 저자 맥스
웰 몰츠다. 맥스웰 몰츠는 그의 책에서 모든 인간에게는 성공으로
이끄는 자동적인 메커니즘이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
내부에 있는 이런 창조적인 메커니즘은 인격을 갖추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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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성공과 행복 또는 불행과 실패 등 우리가 설정한 목표에 따
라 자동적이고 비인격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즉 우리가 성공목표
를 설정하면 성공 메커니즘이 스스로 작동할 것이고, 만일 부정적인
목표를 설정한다면 비인격적인 실패 메커니즘이 작동할 것이다.” 맥
스웰 몰츠는 우리가 어떤 일의 성공을 목표로 삼는다면 성공으로
이끄는 상황들이 자동으로 펼쳐진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 가
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을 통해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이며,
오직 인간만이 상상력을 이용해서 성공 메커니즘을 완전히 지배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모든 사람은 성공할 운명을 타고났다는 맥스웰
몰츠는 상상력을 통해 목표를 상세하게 그리면서 목표에 맞는 자아
이미지를 형성하면 누구든지 목표대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혼다 켄과 맥스웰 몰츠처럼 꿈을 상상해 원하는 미래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꿈이 이루어지는 것일까? 사실 혼다 켄과 맥스웰 몰츠의
주장처럼 큰 성공을 거둔 사람 중에는 의외로 자신의 성공은 힘들
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뤘다고 말하는 사람이 꽤 많다. 요즘 같은
자영업 불황의 시대에 무슨 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엄연히 사실이
다. 그리고 혼다 켄과 맥스웰 몰츠 말고도 성공은 자연스러운 것이
라고 주장하는 자기계발 전문가가 무척 많다.

그렇다면 그들이 그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느낌과 기분에 있다. 느낌과 기분이 좋을수록 꿈을 실현하는 에너지
가 점점 더 채워지게 되는데, 느낌과 기분이 가장 좋을 때, 즉 영혼
을 울리는 순간이 꿈을 실현하는 에너지가 가장 꽉 들어찬 상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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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때가 인위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꿈을 이룰 수 있는 최적의
순간이다. 꿈을 상상하고 느낌과 기분을 가장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꿈을 저절로 이루는 길이다. 고요하고 평화로울 때보다는 행복
과 기쁨을 느낄 때가, 행복과 기쁨을 느낄 때보다는 황홀함과 경이
로움을 느낄 때가, 황홀함과 경이로움을 느낄 때보다는 감사함과 사
랑을 느낄 때가 꿈을 더 빨리 이룰 수 있는 상태다. 이렇게 가장 좋
은 느낌과 기분을 경험할 때 에너지가 가득 차올라 꿈을 끌어당길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가 된다. 반면 절망과 슬픔, 우울함,
좌절감 등의 나쁜 느낌과 기분이 들 때는 에너지가 고갈돼 의욕이
나 열정도 없지만 꿈을 불러올 힘도 전혀 없는 상태가 된다.

이처럼 느낌과 기분이 좋을수록 꿈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은 더


커진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 속
에서 꿈을 상상하면서도 평상시에 꿈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에
머무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꿈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란 꿈을
상상할 때만 좋은 느낌과 기분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
상에서도 평온함과 행복 등 좋은 느낌을 자주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고요함과 평화로움, 홀가분함 등을 평소에 느끼거나, 적어도 나쁜
느낌과 기분에 빠져들지 않으면 꿈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에 접
어든 것이다. ≪유쾌한 창조자≫, ≪감정연습≫ 등의 책을 통해 소
망을 실현하는 법을 일깨워 온 제리 힉스는 이를 허용의 기술이라
고 이야기한다. 허용의 기술을 발휘해 꿈을 허용하는 상태, 즉 고요
하고 평화로우며 행복할 때, 마음이 가볍고 홀가분해 나쁜 느낌이
사라졌을 때가 꿈을 받아들일 수 있는 순간이라고 주장한다. 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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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온 우주가 꿈을 실현하기 위해 우연하고 신비로운 일들을 발
생시키면서 꿈이 이뤄지도록 아낌없이 지원한다.

느낌과 기분이 좋을 때는 단순히 그것을 즐기고만 있기에는 아까


운 시간이다. 오랫동안 바라고 꿈꿔왔던 소원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
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한다. 느낌
과 기분이 날아갈 것처럼 좋은데 이를 이용하지 않은 것은 자신의
강력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행위이자 주어진 권능을 버리는 행위다.
이 위대한 에너지를 꿈을 이루는 데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삶을 누려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이 땅에 온 이유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이 발생해 느낌과 기분이 좋아지기를 기
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의식적으로 느낌과 기분이 가장 좋
은 상태, 영혼을 울리는 상태가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자신만의 스
피릿 뮤직을 듣거나 고요하게 산책을 하거나 혹은 자신을 가장 행복
하게 하는 활동을 통해 영혼을 울리는 느낌을 깨워야 한다.

그렇게 느낌과 기분이 좋을 때 꿈꿔왔던 소원을 최대한 자세하게


상상해야 한다. 자세하게 상상하라는 이유는 그렇게 상상할수록 느
낌과 기분이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대충 상상할 때보다 아주 세부
적으로 묘사하면서 상상할수록 느낌과 기분이 더 좋아진다. 그리고
매일 특정한 시간대를 정해 상상하는 것이 좋다. 잠에서 깨어난 직
후에 스피릿 뮤직을 통해 영혼을 울리는 느낌 속에서 상상하는 것
이 가장 좋지만 잠들기 전에도 괜찮다. 회사나 학교에서도 틈틈이
느낌과 기분이 좋을 때 상상하면 효과가 더 빠르다. 상상은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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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하는 것이 아니다. 소원이 이뤄질 때까지 꾸준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소원을 상상하며 중간에 포기하지 않거나 소원과 상충하는
부정적인 생각이나 두려움, 초조함, 불안감 등의 나쁜 느낌에 빠지
지 않는다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스타벅스를 창업해 전 세계
적으로 성공시킨 하워드 슐츠, 디즈니랜드를 통해 환상적인 즐거움
을 선사하고 있는 월트 디즈니 등을 비롯해 수많은 경영자가 자신
의 성공 비결로 꼽는 것은 열정과 노력이 아닌 바로 상상력이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앤 마리 사바스가 지은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들의 52가지 공통점≫이란 책에는 자수
성가한 백만장자들의 공통된 생활습관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습관 중 하나가 무엇이든 시각화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시각화가 원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다.

≪비울수록 가득하네≫라는 명상 에세이를 지은 정목 스님은 책


에서 “마음이 바로 소원을 성취하는 나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사
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마음의 힘으로 얻을 수가 있습니다. 그
렇게 되면 주어진 인생을 뜻대로 펼쳐나갈 수 있지요.”라고 말한다.
소원을 성취하는 나무에 좋은 느낌과 행복한 기분이라는 거름을 줄
때 소원이라는 열매는 더 빨리 맺을 것이다. 인도에는 이런 말이 있
다. “나 자신으로 돌아가서 나는 창조하고 창조한다. 내 몸을 만들
고 마음을 만들고 지각을 만들고 우주를 만든다. 내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이 모든 것을 내가 만든다.” 느낌과 기분이 좋을 때 원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이자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든든한 보험에 가입하는 일이다.

278
에필로그

책이 나오기까지 정확하게 5년이 걸렸다. 2014년 가을, 인천 제


물포의 한 도서관에서 책을 쓰기 시작해 용인을 거쳐 2020년 봄
대전에서 대장정을 마치게 되었다. 책을 쓸 때, 필자의 인생은 어
둠의 골짜기에 완전히 갇힌 듯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을 것만 같
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둠의 골짜기 바로 옆에 눈부신 햇살이 비추
는 계곡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계곡에서 감미로운 햇살을
즐기게 되었다. 책을 쓰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고 본격적으로 집필
하면서 그리고 틈틈이 음악치유 강연을 다니면서 필자의 의식이 많
이 성장했음을 느낀다. 의식이 성장했다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
다. 그것은 매 순간 느낌에 깨어있으면서 그 느낌을 오롯이 알아차
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려움이나 걱정, 불안함 등의 나쁜 느
낌에 휘둘리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고요함과 평화로움을 더 자
주 느끼는 가운데 가장 좋은 느낌을 필자만의 스피릿 뮤직으로 불
러낸다는 것이다. 삶의 위기가 다시 찾아와도 가장 좋은 느낌을 통
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필자가 꿈꾸는 소
망들이 가장 좋은 느낌을 발판으로 언젠가 현실로 드러날 것임을
좀 더 확실하게 믿게 되었다.

책을 쓰면서 좋은 일들도 생겼지만 좋지 않은 일들도 계속 발생


했다. 간절하게 원했던 직장에 합격했고 여기저기서 칼럼 및 강연
요청이 들어왔으며 많은 사람들이 필자의 작업에 관심을 가져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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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반면 어머니는 뇌동맥류 수술을 받으신 후 정상적인 생활을 힘
겨워하셨고, 몸담고 있던 직장은 소소한 갈등이 끊이질 않았다. 필
자 역시 미래의 삶이 어떻게 펼쳐질지 초조함이 밀려들 때가 있다.
우리 인생이 그렇듯 삶은 늘 위태롭고 아슬아슬해 보인다. 그럴 때
일수록 자신만의 스피릿 뮤직을 통해 가장 좋은 느낌을 깨워 가슴
에서 불타오르고 있는 불멸의 영혼을 만나야 한다. 생명력이 가득
한 우주의 에너지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 순간 우리 인생은 더
이상 위태롭거나 아슬아슬하지 않다. 따뜻하고 안전하며 누군가에
게 사랑받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것이 바로 스피릿 뮤직의
힘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사랑


하는 부모님과 가족들, 지인들 그리고 책을 만들어주신 이담북스
관계자분들께도 고마움을 전한다. 이 책을 통해 필자의 삶이 어떤
변화를 맞을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늘 하던 대로 지금 이 순
간의 느낌에 깨어 있으면서 열정과 영감을 바탕으로 행동할 것이
다. 음악을 지식으로 생각해 학습의 대상으로 여기거나 하나의 오
락거리로 여긴다면 우리는 음악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음
악은 느낌의 영역이고 느낌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만나게 하는 신
성한 매개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삶은 느낌이
가장 중요하고 인생의 모든 것은 느낌에 달렸기 때문이다. 마지막
으로 필자에게 늘 새로운 열정과 영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는 필
자의 영혼에게 이 모든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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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민

이장민 음악치유가. 치유기획가

충무아트센터와 대전문화재단, 전주세계소리축제 등 다양한 문화예술기관에서 일하며


문화기획자로 활동했다. 수많은 예술의 현장에서 가슴을 깊게 떨리게 하는 영혼을 울리
는 음악이 몸과 마음, 영혼을 치유하면서 삶을 빠르게 도약시킨다는 것을 깨달은 후 음
악치유가와 치유기획가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영혼을 울리는 음
악(스피릿 뮤직)이 있으며, 그 음악을 통해 가장 좋은 느낌을 일상에서 자주 깨울 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고, 창의력과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으며 꿈꿔왔던 소망을 이
뤄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일깨우고 있다.

이메일 navi4012@gmail.com
브런치 https://brunch.co.kr/@navi4012

좋은 느낌이 특별한 인생을 만든다

초판인쇄 2020년 2월 28일


초판발행 2020년 2월 28일

지은이 이장민
펴낸이 채종준
펴낸곳 한국학술정보㈜
주소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230(문발동)
전화 031) 908-3181(대표)
팩스 031) 908-3189
홈페이지 http://ebook.kstudy.com
전자우편 출판사업부 publish@kstudy.com
등록 제일산-115호(2000. 6. 19)

ISBN 978-89-268-9818-5 05670(e-book)

이 책은 한국학술정보(주)와 저작자의 지적 재산으로서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책에 대한 더 나은 생각, 끊임없는 고민, 독자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보다 좋은 책을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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