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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자기 회사에 투자하기

2016. 1. 8. 금요일.

티쿤글로벌 주주총회는 주 당 20만 원에 신주 3천 주를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신주는


기존 주주들이 먼저 매입하게 됩니다. 기존 주주들이 다 매입하지 못하면 우선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이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예정입니다.
㈜티쿤글로벌 CEO로서 또 인생 선배로서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에게 ㈜티쿤글로벌
주식을 매입하라고 권합니다.
지금 사회에서 재산을 만들려면 적절히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월급을 아끼고 저축
해서 재산을 불리는 건 어렵습니다. 부동산 투자를 하든, 기업에 투자를 하든 적절히 투자해
서 재산을 불려야 합니다.
저는 상당히 자주, 티쿤글로벌 일선 구성원들의 미래를 생각합니다. 20년 뒤, 또는 30년
뒤 지금 일선 구성원들은 어떤 모습일까? 평균 수명은 길어지는데 노후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과연 그때 티쿤글로벌이 큰 회사가 되어 있다면, 회사 초기에 고생한 지금 구성
원들에게 그 큰 회사는 무엇일까?
저는 티쿤글로벌이 30년 혹은 40년 뒤에도 유지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마어마
한 회사가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티쿤글로벌의 미래는 거대할 겁니다

<티쿤글로벌은 전자상거래를 바탕으로 합니다>


전자상거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아닙니다.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이용하는 이유는 먹
고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재미로 이용하는 게 아니니까 전자상거래업은 한번 자
리 잡으면 오래갑니다. 싸이월드, 트위터, 에버노트 같은 서비스는 눈 깜짝할 사이에 기업가
치가 떨어지고 사라지기도 하지만, 아마존닷컴(1994), 이베이(1995), 라쿠텐(1997), 타오바오
(2003), 한국의 옥션(1998), 지마켓(2000), 11번가(2008) 같은 전자상거래 서비스는 생명이
깁니다. 이들 대부분은 싸이월드, 트위터, 에버노트 같은 서비스보다 더 오래 되었지만, 쇠퇴
할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자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
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다른 어떤 비즈니스
에 비해서도 오래갈 겁니다. 티쿤글로벌도 전자상거래 서비스업체고 일단 자리 잡았으니까
상당히 오래 갈 겁니다.

<티쿤글로벌은 국경을 넘는 플랫폼입니다>


티쿤서비스는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플랫폼 서비스는 전자상거래업 중에서도 가장 장래
가 밝습니다. 티쿤플랫폼은 이미 직영 5개를 포함해서 26개 사이트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어
엿한 플랫폼 사업입니다.
더군다나 티쿤 플랫폼은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한국과 중국에서 일본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엄연히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이미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플랫폼을 이용해서 26개 사이트가 2015년에 총 12억8천만 엔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 중 티쿤글로벌이 직영하는 5개 사이트를 제외하고 이용사가 올린 매출만 8,435만 엔입니
다. 티쿤서비스를 제대로 시작한 게 2015년 5월로, 채 8개 월 성과라는 걸 감안하면 대단한
겁니다.
다른 나라 소비자들에게 자기가 직접 물건을 팔고 다른 회사도 물건을 팔 수 있는 플랫
폼을 운영하면서 두 영역에서 모두 뚜렷하게 성과를 낸 회사는 티쿤글로벌 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1
티쿤글로벌과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회사가 조금씩 생기고는 있습니다. 한국에는 큐텐,
카페24 등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라쿠텐이 조금 시도하고 있습
니다. 그렇지만 그 어떤 서비스도 티쿤 플랫폼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 못합니다.
이유는 티쿤글로벌은 플랫폼을 운영하기 전에 이미 10여 년 이상 일본에 직판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플랫폼 운영사는 자기가 직접 물건을 팔아본 경험이 없습니다.
자기가 팔아보지 않고 다른 사람이 팔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 국경을 넘는 전자상
거래업에서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티쿤에서는 주문품(order-made)도 거래할 수 있습니다>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여기에 명함, 스티커, 현
수막, 단체모자, 의류라벨, 유니폼 같은 주문품을 다른 나라 소비자와 거래할 수 있도록 돕
는 플랫폼을 만들고 운영하기는 훨씬 어렵습니다.
우리가 명함, 현수막 등 주문품을 일본에 직판하면서 발전 시킨 일련 프로그램을 머리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 실제 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합니다. 우리가 지나온 8
년의 세월은 그 어떤 개발자도 줄이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국경을 넘는 주문품 거래 프로세스는 시간이 걸려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단연 선두입니다>
주문품도 거래할 수 있으면서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돕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티쿤글
로벌 뿐입니다. 주문품을 거래할 수 있다는 걸 빼고 국경을 넘도록 돕는 플랫폼만 따져도 우
리가 단연 선두입니다.
언젠가 우리를 넘어서는 업체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세계 전체를 놓고 겨루
는 마당에 2위, 3위도 충분히 먹고 살고도 남습니다. 한국이라는 좁은 땅에서도 옥션, 지마
켓, 11번가, 쿠팡, 티몬, 위메프가 경쟁을 하면서 그래도 서너 개 업체는 먹고 살고 있습니다.
세계를 놓고 경쟁하는 거라면 훨씬 많은 업체가 참여해도 그다지 좁지는 않을 겁니다. 티쿤
은 선두그룹에 속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쟁사가 나타나도 우리가 질 거 같지 않습니다. 티쿤글로벌 실력이나 조직원들
의 품성, 그리고 조직 풍토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런 조직은 돈으로 만들 수가 없습니
다. 우리 자신 때문에 우리는 지지 않을 겁니다.

<티쿤글로벌은 이미 흑자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100억 원 대 이상 거래를 취급하면서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도 흑자 기조에 접어든 것
은 그 자체로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티쿤글로벌 매출은 꾸준히 성장합니다. 해외직판은 경쟁자
가 거의 없습니다. 경쟁력은 막강한데 경쟁자가 없으니까 매출은 꾸준히 올라갑니다. 그 동
안은 기반을 만드느라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만, 이제는 기반도 다 만들었습니다.
겸손해야 하고, 조심해야 하겠지만, 티쿤글로벌이 위축되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해도 그다지 지나친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티쿤글로벌이 흑자시대에 접어
들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의미가 있습니다.

<티쿤 플랫폼은 확장하기 쉽습니다>


우리는 이미 한국에서 일본으로뿐 아니라, 중국에서 일본으로 직판하는 것도 훌륭히 성
공 시켰습니다.
한국, 중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길을 뚫었으면 그 반대길이나, 유럽, 남미 등 다른 대륙
으로 가는 길을 뚫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돈만 있으면 됩니다. 이미 기반이 잡혔으
니까 어떤 식으로든 자금은 생길 겁니다. 다만 시간 문제일 뿐입니다. 투자를 받지 못한다고
해도 그다지 아쉬울 것도 없습니다. 아직 우리에게 꽤 긴 시간이 남아 있고, 또 우리 자신이
있습니다.

2
티쿤글로벌에 투자하십시오
저는 여러분에게 티쿤글로벌에 투자하라고 간곡히 당부합니다. 회사를 생각해서가 아닙
니다. 여러분을 생각해서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두 번에 걸쳐 회사 구성원들로부터 투자를 받았습니다. 그 두 번 모두 회
사를 운영할 자금이 없어서였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상황만 설명했을 뿐 투자를 꼭 해달라고
호소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따로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회사가 필요로 했
기 때문에 부담까지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회사에 돈이 없다고 알렸고, 각자가
형편에 따라 스스로 판단했을 뿐입니다.
다행히 그때 투자한 직원들은 다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이번에는 회사를 운영할 자금이 없어서 신주를 발행하는 게 아니고, 앞에 말한 대로 구
성원들의 장래를 생각해서 신주를 발행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저는 간곡하게 당부할
수 있습니다. 약간 무리를 해서라도 티쿤글로벌에 투자 하십시오.
신주를 발행해야겠다고 처음 생각했을 때는 혹시라도 1월이나 2월에 자금이 부족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모두 열심히 해줘서 이제 회사는 자금이 모
자랄 일은 없어졌습니다. 물론 세상일은 모릅니다. 혹시라도 환율이 또 안 좋아져서 자금이
모자라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는 그렇게 될 것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주 발행을 하지 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신주를 발행하
면 자기 지분율이 떨어지니까 꼭 좋은 게 아닙니다. 저만해도 이번에 신주를 발행하면 지분
율이 무려 4% 이상 떨어집니다. 돈만 따지면 저는 신주 발행하는 게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나중에 회사가 지금보다 1백 배 또는 1천 배 커졌을 때, 저 혼자만 돈 벌
었다는 말 듣는 것도 싫고, 또 같이 일한 사람들은 어렵게 사는데 엉뚱하게 새로 참여한 사
람들이 오히려 부자가 되는 게 싫어서, 지금 구성원들이 주주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려고
신주를 발행합니다.
주는 사람은 선의인데 받는 사람이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저는 정보를 있는 대
로 공개해서 각자가 판단할 수 있게 합니다.
경영지원실에서,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기업평가 기준으로 티쿤글로벌 기업가치를 따져보
니까, 현재 티쿤글로벌의 가치는 100억 원 정도라고 합니다. CEO인 제가 봤을 때는 정말 박
한 평가입니다. 2008년~2012년 엔저 때 환차익으로 번 돈 50억 원 가량을 다 집어넣었고,
이미 업력이 8년이고, 흑자가 나는 전자상거래 기업을 100억짜리로 밖에 인정 안 한다니까
약이 오릅니다. 금융감독원 기준은 당연히 제조업 중심입니다. 그 기준으로 티쿤글로벌을 평
가하니까 100억 원짜리로 밖에 안 나옵니다.
100억을 주면 이런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요? 글쎄요. 티쿤글로벌과 개념이 비슷한 서
비스를 운영하는 큐텐의 운영사 ㈜지오시스는 자본금이 1,300억 원입니다. 그 돈을 투자했지
만 아직 흑자까지는 한참 멀었습니다. 누가 저더러 티쿤글로벌하고 ㈜지오시스하고 바꿀래
하고 물으면, 저는 ‘죄송합니다’하고 말할 겁니다. 우리 내부 문서니까 이렇게 좀 무례하게
말합니다만, 저는 지금 큐텐이라면 저더러 월급 많이 줄 테니 사장하라고 해도 전혀 하고 싶
지 않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제조업을 기반으로 만든 금융감독원의 평가 기준으로 현
재 티쿤글로벌을 100억 원 회사로 평가하는데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나마 쓸
수 있는 기준이 그거밖에 없으니 그 기준에 따라 티쿤글로벌의 가치를 100억 원으로 칩시다.
2009년에 이상민 실장님은 4천만 원을 투자해서 현재 25.11%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100억 원 가치로 치면 25억1천 만 원입니다.
어떤 주주는 2010년 무렵, 2천5백만 원으로 당시 김미정 씨의 주식 500주를 인수했습니
다. 그 주식이 현재 1,677주(4.83%)가 되었습니다. 4억8천3백만 원어치입니다.
진종원실장님은 2012년에 100주를 3천 만 원에 샀습니다. 그 주식이 지금 335주(0.96%)
가 되었고, 티쿤글로벌 가치를 100억 원으로 치면 현재 9,600만 원으로 불었습니다.
ㅅ 모 직원은 이때 50주를 1,500만 원에 샀습니다. 지금 168주(0.48%)이고 가치로는 4
천7백만 원입니다.
티쿤글로벌 가치를 100억 원으로 치니까 이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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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영지원실에서 가장 안 좋게 잡은 2020년 티쿤글로벌 기업가치는 980억 원입니
다. 제가 아주 못마땅하게 여기는 금융감독원 기준에다가, 아무 것도 안 해도 달성되는 티쿤
글로벌 성장률을 적용한 기준이 그렇습니다. 이 기준으로 2020년 티쿤글로벌 가치가 1천억
원이 된다고 하면 진종원 실장님은 3천만 원 투자해서 수익만 9억1천만 원을 얻게 됩니다.
이거 무슨 사기꾼 같은 숫자놀음이 되었습니다만, 이게 티쿤글로벌에 투자했을 때 생기
는 수익입니다.
경영지원실에서 추정한 티쿤 성장율은 5년 동안 겨우 10배 성장한다고 친 숫자들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 또는 티쿤글로벌의 젊은 구성원들이 은퇴를 고민하는 20년 뒤의 티
쿤글로벌 가치는 얼마가 될까요? 각자 생각해볼 일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에게 투자하라고 간곡히 권합니다.

자기 회사에 투자하세요
저는 자기가 다니는 회사가 투자할 가치조차 없는 회사라고 생각하면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회사를 그만두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따위 회사에 다니는 것은 인생 낭비입니다.
자기 스스로 투자할 만하다고 인정하지 못하는 회사에 다니는 것은 그야말로 갈 데가 없어
서 마지못해 다니는 회사일 뿐입니다. 먹고 사는 게 중요하니까 그런 회사에라도 다닌다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만, 곰곰이 생각해볼 일입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이 여러분에게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회사이기를 바랍니다. 여기서 결
혼하고, 아기 낳고, 또 돈 벌고, 노후도 보장받을 수 있는 회사이기를 바랍니다. 그저 갈 데
없어서 억지로 다니는 회사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2년 전에는 모든 게 흐릿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웬만한 지력만 있어도 판단할 수 있
습니다. 지금도 티쿤글로벌이 성장할 거라는 걸 믿지 못하면 저도 참 답답할 뿐입니다. 더
좋은 투자 대상을 저는 보여줄 수 없습니다.
회사 밖에 있는 사람이라면 제 형제나 친척도 설득할 자신이 없습니다. 하고 싶지도 않
습니다. 사람들은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이해도 잘 못합니다. 그렇지만 티쿤글로
벌 구성원이라면, 회사의 모든 통계를 볼 수 있고, 회사의 경영자를 잘 알고 있고, 회사의
형편을 잘 알 수 있습니다.
판단할 수 있습니다.
수입의 10% 정도는 투자하는 게 좋습니다. 투자를 할 거면 자기 회사에 투자하는 게 큰
복입니다. 최소한 투자할만한 회사에 다닌다는 뜻이니까요. 티쿤글로벌은 그 정도는 되는 회
사입니다.

보상
투자를 하면 회사는 이익을 배당합니다. 지금까지는 회사가 흑자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전혀 배당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내년부터는 이익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배당하게 됩니다.
경영지원실이 만든, 정말 말도 안 되게 짜게 잡은 추정 손익을 보면 2020년까지 회사는
총130억 가량 흑자가 납니다. 지분을 갖게 되면 이 중 일부를 배당금으로 받게 됩니다.
티쿤글로벌은 2020년경 주식시장에 상장하게 됩니다. 제대로 준비한 상장이라면 상장하
는 순간 기업 가치가 커지고, 주식도 공개 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게 됩니다.
가장 큰 보상은 회사 가치가 커지는 겁니다. 100배 커지면, 1천만 원을 투자했을 때 10
억 원을 보상 받습니다.

믿음
저는 티쿤글로벌을 운영하면서 자금이 어려울 때면 자금이 어렵다고 정직하게 말했습니
다. 그리고 정보를 가지고 장난 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있는 한, 정직하려고 애썼습니다. 왜
냐면 모두가 소중한 분들이니까 자기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 제가 드리는 말씀도, 제가 생각하는 그대로입니다.
인생은 늘 선택입니다.

4
제 의견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오로지 각자가 선택할 일입니다.

제 투자 경험
저도 크게 투자한 적이 있습니다. 2004~2007년 한국 택배박스를 일본에 직판하려고 준
비하던 ㅈ사에 경영자로 참여했을 때입니다.
ㅈ사는 오너인 후배가 직원 두어 명을 데리고 인터넷으로 소파를 팔던 회사였습니다. 저
는 그때 운영하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신용불량에 걸렸고 빈털터리였습니다.
제 후배인 오너는 국내에서 소파를 팔아서는 미래가 없다고 보고 한국 택배 박스를 일
본에 팔 궁리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경험이 없었습니다. 몇몇 사람에게 제안을 했지만 다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저에게 전문경영인(?)으로 참가해달라고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작은 회사에 지분도 없이 경영전문인(?)으로 참여했습니다. 어차피 실업자 신세였으
니까 저로서도 조건을 내걸 형편이 못되었습니다.
그때 구두로 약속한 것은 회사가 잘 되면 지분을 나눈다는 정도였고, 약속을 서류로 남
기지도 않았습니다. 참 어수룩한 짓입니다.
어쨌든 시작했습니다. 한국 택배박스 일본 직판 사업은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성장은 했
지만 자금은 계속 부족했습니다.
저는 오너가 아니었지만, 마침 그때 그 전에 제가 꿔줬던 돈을 받은 게 있어서 2천만 원
을 회사 운영자금으로 넣어줬습니다. 그리고 일본에 있던 친구들로부터 제 이름으로 3백만
엔을 꿔서 회사에 빌려줬습니다.
후배로부터 아무 언질도 받지 않고 그렇게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ㅈ사는 성장했습니다.
성장한 뒤에 우리 둘은 헤어졌습니다. 헤어질 때 일본 친구로부터 빌린 3백만 엔은 ㅈ사에서
갚았고, 제가 꿔준 2천 만 원은 받지 않았습니다. 대신 후배가 제가 새로 하는 회사, 지금의
티쿤글로벌 지분 30%를 갖고, 1년 간 운영비를 대는 것으로 했습니다. 이 친구가 갖고 있던
지분 30%를 이상민 실장이 인수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게 ㈜티쿤글로벌입니다.
저는 신용불량 상태에서 현금 2천 만 원과 빌린 돈 3백만 엔을 투자한 셈입니다. 그리
고 될 지 안 될 지 모르는 ㅈ사에 인생을 투자했습니다. 이 투자 뒤에 ㅈ사와 관련된 모든
권리를 걸고 다시 ㈜티쿤글로벌(옛 여수룬)에 모든 걸 걸었습니다.
제 투자는 현재까지는 대박입니다. 빈털터리에서 연매출 12억8천만엔 회사 CEO가 되었
으니까요.
저는 지금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연 12억8천만 엔 넘게 매출을 올리는 큰
회사입니다. 그런데 이런 회사 CEO인 저도 작년까지 집 한 채 없을 만큼 어렵게 살았습니다.
지금도 사는 게 팍팍합니다. 그 동안 벌어놓은 게 없기 때문에 50대 후반의 삶은 꽤 어렵고,
돈도 많이 들어갑니다. 저 역시 회사로부터 받는 월급으로 살아야 합니다. 많다면 많지만 그
동안 기반을 만들어두지 못했고, 제 개인 사정이 있어서 여전히 부족합니다. 12억8천만 엔
매출을 하는 회사 CEO면 돈을 좀 넉넉하게 받아도 뭐랄 사람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회사 전체를 생각해서 견딥니다. 제가 먼저 막 쓰면 회사 꼴이 말이 아니
게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저에게는 투자입니다.
돼지는 키워서 잡아 먹어야 합니다.
마시멜로 실험이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하나씩 주면서 얼마 동안 안 먹
고 잘 견디면 하나 더 준다고 했습니다. 어떤 아이는 못 견디고 먹습니다. 어떤 아이는 안
먹고 견뎌서 마시멜로를 하나 더 얻습니다.
세월이 지나 조사해보면 역시 견뎌서 마시멜로를 하나 더 먹은 아이가 성공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적절한 투자는 메쉬멜로 먹는 걸 참기입니다. 확실하다면 견뎌야 합니다.
티쿤글로벌은 더 좋은 조건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유망한 투자처입니다. 어떻게든
여건을 만들어서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난 가치가 지금 눈앞에서 지나가고 있습니다. 잡을지 말
지는 오로지 각자가 선택할 일입니다.

5
티쿤글로벌을 운영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티쿤글로벌은
정말 성장할 거 같다고 말하지만 작게라도 투자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보통
사람들의 삶입니다. 말로는 유망하다고 하지만 실천은 하지 못합니다.
한국택배박스를 일본에 팔려던 ㅈ사가 여러 사람에게 제안했지만 다 안 된다고 포기했
습니다. 티쿤글로벌 안에서도 1차, 2차 때 투자에 참여한 사람은 소수입니다. 기회는 모두에
게 주어졌지만 손을 뻗어 잡은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그게 인생입니다.
저는, 제 손으로 여러분 손을 잡고, 억지로라도 이 기회를 잡게 하고 싶습니다. 티쿤글
로벌 주식을 이 가격에 살 수 있는 건 이게 마지막입니다. 이제부터는 그렇게 하려고 해도
할 수 없습니다. 상장할 무렵에 우리사주를 내놓을 수는 있지만 그때 내놓는 우리사주는 재
산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수준은 절대로 될 수 없습니다.
인생은 각자가 선택하는데 달려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정직하게 상황을 설명
하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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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티쿤글로벌에 투자하기

2016. 1. 8. 금요일.

티쿤글로벌 주주총회는 주 당 20만 원에 신주 3천 주를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신주는


기존 주주들이 먼저 매입하게 됩니다. 기존 주주들이 다 매입하지 못하면 우선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이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예정입니다. 총액 6억이니까 기존 주주들이 다 매입하
기는 힘들 겁니다.
㈜티쿤글로벌 CEO로서 또 인생 선배로서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에게 ㈜티쿤글로벌
주식을 매입하라고 권합니다.
지금 사회에서 재산을 만들려면 적절히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월급을 아끼고 저축
해서 재산을 불리는 건 어렵습니다. 부동산 투자를 하든, 기업에 투자를 하든 적절히 투자해
서 재산을 불려야 합니다.
저는 상당히 자주, 티쿤글로벌 일선 구성원들의 미래를 생각합니다. 20년 뒤, 또는 30년
뒤 지금 일선 구성원들은 어떤 모습일까? 평균 수명은 길어지는데 노후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과연 그때 티쿤글로벌이 큰 회사가 되어 있다면, 회사 초기에 고생한 지금 구성
원들에게 그 큰 회사는 무엇일까?
저는 티쿤글로벌이 30년 혹은 40년 뒤에도 유지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마어마
한 회사가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티쿤글로벌의 미래는 거대할 겁니다

<티쿤글로벌은 전자상거래를 바탕으로 합니다>


전자상거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아닙니다.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이용하는 이유는 먹
고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재미로 이용하는 게 아니니까 전자상거래업은 한번 자
리 잡으면 오래갑니다. 싸이월드, 트위터, 에버노트 같은 서비스는 눈 깜짝할 사이에 기업가
치가 떨어지고 사라지기도 하지만, 아마존닷컴(1994), 이베이(1995), 라쿠텐(1997), 타오바오
(2003), 한국의 옥션(1998), 지마켓(2000), 11번가(2008) 같은 전자상거래 서비스는 생명이
깁니다.
이들 대부분은 싸이월드, 트위터, 에버노트 같은 서비스보다 더 오래 되었지만, 쇠퇴할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자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다른 어떤 비즈니스에
비해서도 오래갈 겁니다. 티쿤글로벌도 전자상거래 서비스업체고 일단 자리 잡았으니까 상당
히 오래 갈 겁니다.

<티쿤글로벌은 국경을 넘는 플랫폼입니다>


티쿤서비스는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플랫폼 서비스는 전자상거래업 중에서도 가장 장래
가 밝습니다. 티쿤플랫폼은 이미 직영 5개를 포함해서 28개 사이트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어
엿한 플랫폼 사업입니다.
더군다나 티쿤 플랫폼은 국경을 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한국과
중국에서 일본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엄연히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이미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플랫폼을 이용해서 26개 사이트(2015년 기준)가 2015년에 총 12억8천만 엔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 중 티쿤글로벌이 직영하는 5개 사이트를 제외하고, 이용사가 올린 매출만
8,435만 엔입니다. 티쿤서비스를 제대로 시작한 게 2015년 5월로, 겨우 8개 월 성과라는 걸
감안하면 대단한 겁니다.
다른 나라 소비자들에게 자기가 직접 물건을 팔고, 다른 회사도 물건을 팔 수 있는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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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을 운영하면서 두 영역에서 모두 뚜렷하게 성과를 낸 회사는 티쿤글로벌 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티쿤글로벌과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회사가 조금씩 생기고는 있습니다. 한국에는 큐텐,
카페24 등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라쿠텐이 조금 시도하고 있습
니다. 그렇지만 그 어떤 서비스도 티쿤 플랫폼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 못합니다.
이유는 티쿤글로벌은 플랫폼을 운영하기 전에 이미 10여 년 이상 일본에 직판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플랫폼 운영사는 자기가 직접 물건을 팔아본 경험이 없습니다.
자기가 팔아보지 않고 다른 사람이 팔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 국경을 넘는 전자상
거래업에서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업은 전자상거래업 + 무역업입니
다. 국내 상거래와 차원이 다릅니다.

<티쿤에서는 주문품(order-made)도 거래할 수 있습니다>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만 해도 무척 어렵습니다. 여기에 명함,
스티커, 현수막 등 실사출력물, 단체모자, 의류라벨, 유니폼 같은 주문품을 다른 나라 소비자
와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을 만들고 운영하기는 훨씬 어렵습니다.
우리가 명함, 실사출력물 등을 일본에 직판하면서 발전 시킨 일련 프로그램을 머리로 만
들 수는 없습니다. 실제 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합니다. 해보지도 않고 프로그램을 만드
는 사람은 천재 중 천재니까 우리가 어쩔 수 없지만, 대체로는 우리가 겪은 8년을 그 어떤
개발자도 줄이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국경을 넘는 주문품 거래 프로세스는 시간이 걸려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단연 선두입니다>
주문품도 거래할 수 있으면서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돕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티쿤글
로벌 뿐입니다. 주문품을 거래할 수 있다는 걸 빼고 국경을 넘도록 돕는 플랫폼만 따져도 우
리가 단연 선두입니다.
언젠가 우리를 넘어서는 업체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세계 전체를 놓고 겨루
는 마당에 2위, 3위도 충분히 먹고 살고도 남습니다. 한국이라는 좁은 땅에서도 옥션, 지마
켓, 11번가, 쿠팡, 티몬, 위메프가 경쟁을 하면서 그래도 서너 개 업체는 먹고 살고 있습니다.
세계를 놓고 경쟁하는 거라면 이보다 훨씬 많은 업체가 먹고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지금은 티쿤이 선두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업이 활발해지면
활발해질수록 돈만 조금 없을 뿐 갖출 것 다 갖춘 티쿤에 관심을 가질 사람은 더 많아집니
다.
그리고 경쟁사가 나타나도 우리가 질 거 같지 않습니다. 티쿤글로벌 실력이나 조직원들
의 품성, 그리고 조직 풍토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런 조직은 돈으로 만들 수가 없습니
다. 우리 자신 때문에 우리는 지지 않을 겁니다.

<티쿤글로벌은 이미 흑자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100억 원 대 이상 거래를 취급하면서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도 흑자 기조에 접어든 것
은 그 자체로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티쿤글로벌 직영사업부문 매출은 꾸준히 성장합니다. 티쿤
글로벌 직영사업부문은 경쟁자가 많지 않고, 경쟁자가 있어도 한국만큼 많지는 않습니다. 경
쟁력은 막강한데 경쟁자가 없으니까 매출은 꾸준히 올라갑니다. 그 동안은 기반을 만드느라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만, 이제는 기반도 다 만들었습니다.
겸손해야 하고, 조심해야 하겠지만, 티쿤글로벌이 위축될 일은 없다고 해도 그다지 지나
친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티쿤글로벌이 흑자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어
마어마한 의미가 있습니다.

<티쿤 플랫폼은 확장하기 쉽습니다>


우리는 이미 한국에서 일본으로뿐 아니라, 중국에서 일본으로 직판하는 것도 훌륭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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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 있습니다.
한국, 중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길을 뚫었으면 그 반대길이나, 유럽, 남미 등 다른 대륙
으로 가는 길을 뚫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돈만 있으면 됩니다. 이미 기반이 잡혔으
니까 어떤 식으로든 자금은 생길 겁니다. 다만 시간만 문제입니다. 투자를 받지 못한다고 해
도 그다지 아쉬울 것도 없습니다. 아직 우리에게 꽤 긴 시간이 남아 있고, 또 우리 자신이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에 투자하십시오
저는 여러분에게 티쿤글로벌에 투자하라고 간곡히 당부합니다. 회사를 생각해서가 아닙
니다. 여러분을 생각해서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두 번에 걸쳐 회사 구성원들로부터 투자를 받았습니다. 그 두 번 모두 회
사를 운영할 자금이 없어서였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상황만 설명했을 뿐 투자를 꼭 해달라고
호소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따로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회사가 필요로 했
기 때문에 부담까지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회사에 돈이 없다고 알렸고, 각자가
형편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도록 했습니다.
다행히 그때 투자한 직원들은 다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이번에는 회사를 운영할 자금이 없어서 신주를 발행하는 게 아니고, 앞에 말한 대로 구
성원들의 장래를 생각해서 신주를 발행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저는 간곡하게 당부할
수 있습니다. 약간 무리를 해서라도 티쿤글로벌에 투자 하십시오.
신주를 발행해야겠다고 처음 생각했을 때는 혹시라도 1월이나 2월에 자금이 부족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모두 열심히 해줘서 이제 회사는 자금이 모
자랄 일은 없어졌습니다. 물론 세상일은 모릅니다. 혹시라도 환율이 또 안 좋아져서 자금이
모자라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는 그렇게 될 것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주 발행을 하지 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신주를 발
행하면 자기 지분율이 떨어지니까 꼭 좋은 게 아닙니다. 저만해도 이번에 신주를 발행하면
지분율이 무려 4% 이상 떨어집니다. 돈만 따지면 저는 신주 발행하는 게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나중에 회사가 지금보다 1백 배 또는 1천 배 커졌을 때, 저 혼자만 돈 벌
었다는 말 듣는 것도 싫고, 또 같이 일한 사람들은 어렵게 사는데 새로 주주로 참여한 사람
들이 오히려 부자가 되는 게 싫어서, 지금 구성원들이 주주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려고 신
주를 발행합니다.
주는 사람은 선의인데 받는 사람이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저는 정보를 있는 대
로 공개해서 각자가 판단할 수 있게 합니다.
경영지원실에서,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기업평가 기준으로 티쿤글로벌 기업가치를 따져보
니까, 현재 티쿤글로벌의 가치는 100억 원 정도라고 합니다. CEO인 제가 봤을 때는 정말 박
한 평가입니다. 2008년~2012년 엔저 때 환차익으로 번 돈 50억 원 가량을 다 집어넣었고,
이미 업력이 8년이고, 흑자가 나는 전자상거래 기업을 100억짜리로 밖에 인정 안 한다니까
약이 오릅니다. 금융감독원 기준은 당연히 제조업 중심입니다. 그 기준으로 티쿤글로벌을 평
가하니까 100억 원짜리로 밖에 안 나옵니다.
100억을 주면 이런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요? 글쎄요. 티쿤글로벌과 개념이 비슷한 서
비스를 운영하는 큐텐의 운영사 ㈜지오시스는 자본금이 1,300억 원입니다. 그 돈을 투자했지
만 아직 흑자까지는 한참 멀었습니다. 누가 저더러 ㈜티쿤글로벌하고 ㈜지오시스하고 바꿀래
하고 물으면, 저는 ‘죄송합니다’하고 말할 겁니다. 우리 내부 문서니까 이렇게 좀 무례하게
말합니다만, 저는 지금 큐텐이라면 저더러 월급 많이 줄 테니 사장하라고 해도 전혀 하고 싶
지 않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제조업을 기반으로 만든 금융감독원의 평가 기준으로 현
재 티쿤글로벌을 100억 원 회사로 평가하는데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나마 쓸
수 있는 기준이 그거밖에 없으니 그 기준에 따라 티쿤글로벌의 가치를 100억 원으로 칩시다.
2009년에 이상민 실장님은 4천만 원을 투자해서 현재 25.11%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100억 원 가치로 치면 25억1천 만 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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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주주는 2010년 무렵, 2천5백만 원으로 당시 김미정 씨의 주식 500주를 인수했습니
다. 그 주식이 현재 1,677주(4.83%)가 되었습니다. 4억8천3백만 원어치입니다.
진종원실장님은 2012년에 100주를 3천 만 원에 샀습니다. 그 주식이 지금 335주(0.96%)
가 되었고, 티쿤글로벌 가치를 100억 원으로 치면 현재 9,600만 원입니다.
ㅅ 모 직원은 이때 50주를 1,500만 원에 샀습니다. 지금 168주(0.48%)이고 가치로는 4
천7백만 원입니다.
티쿤글로벌 가치를 100억 원으로 쳤을 때 이 정도입니다.
현재 경영지원실에서 가장 안 좋게 잡은 2020년 티쿤글로벌 기업가치는 980억 원입니
다. 제가 아주 못마땅하게 여기는 금융감독원 기준에다가, 아무 것도 안 해도 달성되는 티쿤
글로벌 성장률을 적용한 기준이 그렇습니다. 이 기준으로 2020년 티쿤글로벌 가치가 1천억
원이 된다고 하면 진종원 실장님은 3천만 원 투자해서 수익만 9억1천만 원을 얻게 됩니다.
이거 무슨 사기꾼 같은 숫자놀음이 되었습니다만, 이게 티쿤글로벌에 투자했을 때 생기
는 수익입니다. 저는 이 숫자가 매우 작게 잡혔다고 확신합니다.
경영지원실에서 추정한 티쿤 성장률은 5년 동안 겨우 지금의 10배 성장한다고 친 숫자
들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 또는 티쿤글로벌의 젊은 구성원들이 은퇴를 고민하는 20년
뒤의 티쿤글로벌 가치는 얼마가 될까요? 각자 생각해볼 일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에게 투자하라고 간곡히 권합니다.

자기 회사에 투자하세요
저는 자기가 다니는 회사가 투자할 가치조차 없는 회사라고 생각하면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회사를 그만두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따위 회사에 다니는 것은 인생 낭비입니다.
자기 스스로 투자할 만하다고 인정하지 못하는 회사에 다니는 것은 그야말로 갈 데가 없어
서 마지못해 다니는 회사일 뿐입니다. 먹고 사는 게 중요하니까 그런 회사에라도 다닌다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만, 곰곰이 생각해볼 일입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이 여러분에게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회사이기를 바랍니다. 이곳이 결
혼하고, 아기 낳고, 또 돈 벌고, 노후도 보장받을 수 있는 회사이기를 바랍니다. 그저 갈 데
없어서 억지로 다니는 회사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2년 전에는 모든 게 흐릿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웬만한 지력만 있어도 판단할 수 있
습니다. 지금도 티쿤글로벌이 성장할 거라는 걸 믿지 못하면 저도 참 답답할 뿐입니다. 더
좋은 투자 대상을 저는 보여줄 수 없습니다.
회사 밖에 있는 사람이라면 제 형제나 친척도 설득할 자신이 없습니다. 하고 싶지도 않
습니다. 사람들은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이해조차 하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티쿤
글로벌 구성원이라면, 회사의 모든 통계를 볼 수 있고, 회사의 경영자를 잘 알고 있고, 회사
의 형편을 잘 알 수 있습니다.
판단할 수 있습니다.
수입의 10% 정도는 투자하는 게 좋습니다. 투자를 할 거면 자기 회사에 투자하는 게 큰
복입니다. 최소한 투자할만한 회사에 다닌다는 뜻이니까요. 티쿤글로벌은 그 정도는 되는 회
사입니다.

보상
투자를 하면 회사는 이익을 배당합니다. 지금까지는 회사가 흑자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전혀 배당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내년부터는 이익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배당하게 됩니다.
경영지원실이 만든, 정말 말도 안 되게 짜게 잡은 추정 손익을 보면 2020년까지 회사는
총130억 가량 흑자가 납니다. 지분을 갖게 되면 이 중 일부를 배당금으로 받게 됩니다.
티쿤글로벌은 2020년경 주식시장에 상장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준비한 상
장이라면 상장하는 순간 기업 가치가 커지고, 주식도 공개 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게 됩니다.
가장 큰 보상은 회사 가치가 커지는 겁니다. 100배 커지면, 1천만 원을 투자했을 때 10
억 원을 보상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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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저는 티쿤글로벌을 운영하면서 자금이 어려울 때면 자금이 어렵다고 정직하게 말했습니
다. 그리고 정보를 가지고 장난 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있는 한, 정직하려고 애썼습니다. 왜
냐면 모두가 소중한 분들이니까 자기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 제가 드리는 말씀도, 제가 생각하는 그대로입니다.
인생은 늘 선택입니다.
제 의견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오로지 각자의 몫입니다.

제 투자 경험
저도 크게 투자한 적이 있습니다. 2004~2007년 한국 택배박스를 일본에 직판하려고 준
비하던 ㅈ사에 경영자로 참여했을 때입니다.
ㅈ사는 오너인 후배가 직원 두어 명을 데리고 인터넷으로 소파를 팔던 회사였습니다. 저
는 그때 운영하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신용불량에 걸렸고 빈털터리였습니다.
제 후배인 ㅈ사 오너는 국내에서 소파를 팔아서는 미래가 없다고 보고 한국 택배 박스
를 일본에 팔 궁리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경험이 없었습니다. 몇몇 사람에게 제안을 했지만
다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저에게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작은 회사에 지
분도 없이 경영전문인(?)으로 참여했습니다. 어차피 실업자 신세였으니까 저로서도 조건을
내걸 형편이 못되었습니다.
그때 구두로 약속한 것은 회사가 잘 되면 지분을 나눈다는 정도였고, 약속을 서류로 남
기지도 않았습니다. 참 어수룩한 짓입니다.
어쨌든 시작했습니다. 한국 택배박스 일본 직판 사업은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성장은 했
지만 자금은 계속 부족했습니다.
저는 오너가 아니었지만, 마침 그때 그 전에 제가 꿔줬던 돈을 받은 게 있어서 2천만 원
을 회사 운영자금으로 넣어줬습니다. 그리고 일본에 있던 친구들로부터 제 이름으로 3백만
엔을 꿔서 회사에 빌려줬습니다.
후배로부터 아무 언질도 받지 않고 그렇게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ㅈ사는 성장했습니다.
성장한 뒤에 우리 둘은 헤어졌습니다. 헤어질 때 일본 친구로부터 빌린 3백만 엔은 ㅈ사에서
갚았고, 제가 꿔준 2천 만 원은 받지 않았습니다. 대신 후배가 제가 새로 하는 회사, 지금의
티쿤글로벌 지분 30%를 갖고, 1년 간 운영비를 대는 것으로 했습니다. 이 친구가 갖고 있던
지분 26%를 이상민 실장이 인수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게 ㈜티쿤글로벌입니다.
저는 신용불량 상태에서 현금 2천 만 원과 빌린 돈 3백만 엔을 투자한 셈입니다. 그리
고 될 지 안 될 지 모르는 ㅈ사에 인생을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ㅈ사와 관련된 모
든 권리를 걸고 다시 ㈜티쿤글로벌(옛 여수룬)에 모든 걸 걸었습니다.
제 투자는 현재까지는 대박입니다. 빈털터리에서 연매출 12억8천만엔 회사 CEO가 되었
으니까요.
저는 지금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연 12억8천만 엔 넘게 매출을 올리는 큰
회사입니다. 그런데 이런 회사 CEO인 제가, 작년까지, 집 한 채 없을 만큼 어렵게 살았습니
다. 지금도 사는 게 팍팍합니다. 그 동안 벌어놓은 게 없기 때문에 50대 후반의 삶은 꽤 어
렵고, 돈도 많이 들어갑니다. 지금 저는 회사로부터 받는 월급으로 살아야 합니다. 많다면
많지만 그 동안 기반을 만들어두지 못했고, 제 개인 사정이 있어서 여전히 부족합니다. 12억
8천만 엔 매출을 하는 회사 CEO면 돈을 좀 넉넉하게 받아도 뭐랄 사람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회사 전체를 생각해서 견딥니다. 제가 먼저 막 쓰면 회사 꼴이 말이 아니
게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저에게는 투자입니다.
돼지는 키워서 잡아 먹어야 합니다.
마시멜로 실험이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하나씩 주면서 얼마 동안 안 먹
고 잘 견디면 하나 더 준다고 했습니다. 어떤 아이는 못 견디고 먹습니다. 어떤 아이는 안
먹고 견뎌서 마시멜로를 하나 더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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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 조사해보면 역시 견뎌서 마시멜로를 하나 더 먹은 아이가 성공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적절한 투자는 메쉬멜로 먹는 걸 참기입니다. 확실하다면 견뎌야 합니다.
티쿤글로벌은 더 좋은 조건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유망한 투자처입니다. 어떻게든
여건을 만들어서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난 가치가 지금 눈앞에서 지나가고 있습니다. 잡을지 말
지는 오로지 각자가 선택할 일입니다.
티쿤글로벌을 운영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티쿤글로벌은
정말 성장할 거 같다고 말하지만 작게라도 투자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보통
사람들의 삶입니다. 말로는 유망하다고 하지만 실천은 하지 못합니다.
한국택배박스를 일본에 팔려던 ㅈ사가 여러 사람에게 제안했지만 다 안 된다고 포기했
습니다. 티쿤글로벌 안에서도 1차, 2차 때 투자에 참여한 사람은 소수입니다. 기회는 모두에
게 주어졌지만 손을 뻗어 잡은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그게 인생입니다.
저는, 제 손으로 여러분 손을 잡고, 억지로라도 이 기회를 잡게 하고 싶습니다. 티쿤글
로벌 주식을 이 가격에 살 수 있는 건 이게 마지막입니다. 이제부터는 그렇게 하려고 해도
할 수 없습니다. 몇 년 뒤, 상장할 무렵에 우리사주를 내놓을 수는 있지만 그때 내놓는 우리
사주는 재산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수준은 절대로 될 수 없습니다.
인생은 각자가 선택하는데 달려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정직하게 상황을 설명
하는 여기까지입니다.(※)

6
[CEO전언]

방법

2016. 1.15. 금요일.

평안
제가 2000년부터 경제 활동을 한 이래 지금이 가장 평안한 때입니다.
흑자기조에 들어섰습니다. 2월까지는 여전히 자금이 부족해서, 경영지원실이 고생할 겁
니다. 그래도 2월이 지나면, 계속 흑자가 날 거기 때문에, 월급날만 되면 또 돈을 좀 꿔야
하나, 어느 공급사 돈을 나중에 줘야 하나 하는 고민은 안 해도 될 겁니다. 9월부터 11월까
지 큰 금액은 아니지만 계속 흑자가 났습니다. 12월도 흑자거나 부족하더라도 조금 부족합니
다. 1월도 지금 추세면 12월 수준일 겁니다. 2월부터는 매출이 올라갑니다. 2월 이후는 큰 실
수만 하지 않으면 아주 확실하게 흑자시대에 들어섭니다. 이런 시절은 저도 처음 맞습니다.
정상 영업 상태에서 흑자가 나고 있습니다.
환율도 크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작년 초만해도 2015년 겨울 원-엔 환율을 100엔-
820원까지 예측했습니다. 천만 다행으로 1월 현재 100엔-1010원입니다. 천우신조(天佑神助)
입니다. 2012년 가을부터 2015년 가을까지 이어진 엔저는 우리에게 돌밭이었습니다. 이 길
을 우리는 서로 격려하고 참으면서 견뎌냈습니다. 이 길을 걸어오면서 우리는 강해졌습니다.
조직이 날렵해졌고, 사업방향도 분명해졌습니다.
더군다나 이 기간 동안 우리가 벌어서 썼습니다. 투자를 받으려고 했지만 받지 못했습니
다. 이 역시 하늘이 도운 것입니다. 투자를 받았으면 아무래도 다지지 못하고 나가게 됩니다.
그때는 정말 하늘을 원망했습니다. 어떻게 이 좋은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이가 없냐고 한탄도
했습니다. 그러나 투자 받지 못한 게 지금은 우리에게 살이 되고 약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조직이 정비 되었습니다. 티쿤사업본부와 제조유통사업본부를 축으로 개발실, 영업본부,
경영지원실, 일본, 중국이 잘 포진되었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지금 티쿤글로벌 조직은 매우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눈 비비고 봐야 할 만큼 성장했습니다. 저는 어디 나가서도, ‘티쿤
글로벌의 최대 강점은 구성원입니다’ 하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티쿤글로벌 구성원 같은
사람들은 쉽게 만날 수 없습니다’ 하고 자랑합니다. 저는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다. 여러분처
럼 성실하고, 정직하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분들과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정말
큰복입니다. 티쿤글로벌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과 우리 자신입니다. 지금 제가
평안하다고 느끼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역시 자금부족에서 해방되고 있는 상황이고, 그 다
음은 구성원들이 성큼 성장해서 각 조직이 안정된 것입니다.
저는 2년 전, 3년 전과 비교해봅니다. 각 구성원이 성장한 모습은 정말 눈부십니다. 정
말 엄청나게 성장했습니다. 실력만 성장한 게 아닙니다. 인격이 성장했습니다. 어마어마하게
성장해주어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여기에는 저와 함께하는 훌륭한 간부들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부사장님, 개발실장님,
티쿤사업본부장님, 일본의 나카오 대표님, 중국의 고성석 대표님, 그리고 최근 합류한 진종
원 경영지원실장님. 우리 회사 고위 간부들은 초일류입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품성도 초일
류입니다. 이 분들 모두 사람을 성장 시키는데 발군의 자질을 갖추고 있고 사람을 성장 시키
는 걸 좋아합니다. 이런 고급 간부들은 흔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일하는
걸 즐거워하고 행복해합니다. 티쿤글로벌 최고 간부들은 치사하지 않고, 야비하지 않습니다.
회사 생활하면서도 사람이 살아가는 길을 생각하는 분들입니다. 제 동지들입니다. 이 분들과
같이 일할 수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그리고 이 최고 간부들과 함께 여러분과 만나는 게 또
행복합니다.
티쿤글로벌의 제1 목표는,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입니다. 저는
최고 간부들이 이것을 추구하는 분들이라는 걸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 분들이 있어서
1
티쿤글로벌이 있는 것이고, 이 분들이 있어서 여러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이제
이분들처럼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게 티쿤글로벌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안할 때 어려울 걸 생각하라고 합니다만, 저는 평안할 때는 평안한 걸 즐겼으면 합니
다. 평안할 때도 어려울 걸 생각하면 사람이 평생을 염려와 근심만 하면서 살게 됩니다. 평
안할 때는 즐거워하고, 어려울 때는 생각하면 됩니다. 어차피 장래 일은 알지 못합니다. 걱
정과 근심을 미리 사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미래는 주시해야 합니다. 즐기되 멀리 앞날을 내다보는 것은 지혜입니다.

우리가 정한 것
멀리 보기 전에 우리가 하기로 한 걸 한번 확인해봅시다.
우리는 당분간은 일본 시장 확대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한 때는 독일에 진출할 수 있
을지도 조사해봤고, 중국으로 진출하는 것도 생각해봤습니다만, 여러 가지 조사를 하는 중에
지금은 일본 한 곳이라도 제대로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업 영역을 일본으로 제한하고, ‘100만 고객 확보, 1천 개 이용사 유치’를 1차
목표로 삼기로 했습니다.
이 목표는 적절할까요?
저는 참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 목표는 ‘하던 일을 더 잘 하기’에 속합니다.
‘안 하던 일을 새로 해보기’는 참 어렵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고, 돈도 더 많이 투
자해야 합니다.
일할 때는 ‘쉽고. 간단한 일부터 하자’는 게 제 방침입니다. 쉽고 간단한 일을 하다 보면,
실력이 쌓여서 어렵고 복잡한 일도 감당할 수 있게 됩니다.
일본에서 고객을 더 모으고, 일본으로 갈 티쿤 이용사를 모집하는 것은 늘 하던 일입니
다. 이미 경험도 많이 쌓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도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분간 사
업 영역을 일본으로 제한하고, 회원을 100만 명으로 늘리고, 이용사를 1천 개사 모으기로 한
것은 참 적절합니다.
우리는 지난 해에 8만7520명 고객으로 12억8662만 엔 거래액을 올렸습니다. 이 중 우
리 직영으로 만든 거래액이 12억255만 엔이었고, 티쿤이용사가 만든 거래액이 8400만 엔이
었습니다. 이 8만7520명 중 31.9%가 구매를 했고, 고객 한 명이 구매한 금액은 4만6069엔
입니다.
8만7520명 고객으로 만든 거래액 치고는 무척 많습니다. 그리고 고객 한 명이 구매한
평균 금액도 무척 많습니다.
우리가 8만7500여명 고객을 열 배 늘리면 거래액은 적어도 다섯 배는 늘어날 거라고 생
각합니다. 그래봤자 티쿤플랫폼 이용 총 고객은 87만5천 명밖에 안 됩니다. 물론 티쿤플랫폼
이용 고객 중에는 기획사나 법인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1억2500여 명이 사는 일본에 87만5
천 명은 그다지 많은 숫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티쿤 이용사이트는 우리 직영 5개를 포함해서 총 28개입니다. 이 중 3개 사이트
는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티쿤은 우리를 포함하여 21개 회사에서 25개 사이트
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티쿤 이용사 거래액은 확실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역시 전문몰의 모
양을 갖추고 있고, 각 이용사가 검수, 포장, 고객등대 등 상품과 서비스 품질을 계속 개선하
고 있기 때문입니다.
티쿤 이용사를 늘리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이미 성공한 사이트들이 나왔
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 갈수록 티쿤 이용사는 늘어날 겁니다.
일본에 집중하고, 일본에서 1백 만 고객을 모으고, 일본으로 갈 한국과 중국 이용사 1천
개를 늘리는 일은 어렵지 않고, 매우 적절한 목표이면서 효율 좋은 사업 방향입니다.

기업은,

새고객이 들어오고,

2
들어온 고객이 물건을 사고,
한번 산 고객이 단골이 되면,

무조건 성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새고객을 유치하려고 마케팅을 해야 하고, 들어온 고객이 물건을 사게 하


려고,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마케팅을 하면, 새고객이 들어오고, 들
어온 고객이 물건을 사고, 물건을 산 고객이 단골이 됩니다.
이 가장 기본 원리에 충실하면, 도대체 안 될래야 안 될 방법이 없습니다.
이 기본을 잘 지키면서 고객을 1백만으로 늘릴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그리고 돈이 벌리면 이용사는 무조건 늘어납니다.
이용사에게도,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됩니다. 그러면서 회원사
를 1천 개로 늘릴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할 수 있을까?
100만 고객, 1천 개 이용사 유치라고 하면 어마어마해보입니다. 그러나 느긋하게 생각하
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12월에 티쿤 직영 사이트와 이용사 사이트를 합쳐서 2천8백 여 명 신규 고객을 유치했
습니다. 이용사까지 포함해서 대체로 1억 원을 썼다고 칩시다. 한 명 모으는데 3만5천 원입
니다. 3백20억 원만 있으면 되는 일입니다. 전자상거래업에서 3백20억은 그다지 큰돈이 아닙
니다. 3백20억을 3년 간 쓴다고 생각하면 연간 1백억원, 월 10억원이 안 됩니다. 별 거 아니
란 뜻입니다.
물론 우리는 이제 마케팅을 돈만으로 하지 않습니다. 그냥 생각하기 편하게 말씀 드려봤
습니다.
이용사 유치도 중국 판매자까지 염두에 두면 훨씬 빨라집니다.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다만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떤 방법을 쓸 거냐입니다.
여기가 숙제입니다. 저는 어느 정도 답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각자가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해봅시다.
문제는 ‘무엇’이 아닙니다. ‘어떻게’입니다. 문제를 인식할 수 있고, 과제를 정할 수 있습
니다. 이제부터 가장 중요한 것은 ‘방법 찾기’입니다.
100만 고객과 1천 회원사를 모을 방법을 찾는데 힘들 기울여야 합니다. 방법은 무수히
많습니다. 이 무수히 많은 방법 중 어떤 것을 택할까가 전략이고 전술입니다.
저는 100만 고객과 1천 개 이용사 유치라는 목표를 좀더 분명히 머리에 넣었으면 합니
다. 꼭 이루어야 할 과제입니다. 이걸 못하면 우리가 뭘 하겠습니까? 그냥 구호가 아니어야
합니다. 저는 꼭 이루려고 합니다. 그리고 천천히 방법을 찾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전제
이 모든 일은 누가 뭐라고 해도 제조 유통사업 본부가 튼튼하게 서줘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지금 평안함도 직영 사업 부문이 흔들리면 다 깨집니다. 중국을 포함해서 직영사업부문

3
이 매출을 올리고 있고, 이익을 내고 있고, 고객을 모으고 있습니다. 직영사업부문은 우리의
현재이고, 미래를 밝혀주는 빛입니다.
플랫폼 사업은 미래입니다. 미래는 현재의 연장에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가 없으면 현재
도 빛날 이유가 없습니다.
현재의 직영사업부문은 도전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제조유통사업본부의 각 부장들이 쓰
는 글을 보면, 일본의 제조사,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판매사들과 경쟁하느라 무척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조건은 우리가 좋습니다. 선발 주자고, 그동안 품질을 잘 관리
해왔고, 또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가 흑자기조로 들어가
고 있습니다.
이 조건을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대담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역시 방법입니다.
세상에 살면서 경쟁은 피할 수 업습니다. 그리고 정정당당히 겨뤄서 경쟁하는 것은 당연
합니다. 경쟁을 한 이상 이겨야 합니다. 그러려면 조건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조건을 잘 활
용하고 방법을 찾는 게 부서 그리고 리더가 할 일입니다.
새해입니다.
평안한 중에도 멀리 내다보고, 목표를 이루는 방법 찾기를 생각해봅시다.

4
[CEO전언]

격려

2016. 1.22. 금요일.

회사가 만들어지고 흑자시대로 들어서기까지 꼬박 8년이 걸렸습니다. 모두 힘들었겠지만


저도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힘든 시기를 잘 견디게 해준 것은 여러 사람의 격려였다고 생
각합니다.

이상민실장님
이상민실장님은 여러분도 알다시피 저와 대학교 동창입니다. 대학교 1학년 내내 수업은
대충하고, 당구 치고 카드 치고 놀다가, 2학년 때 제가 학생운동을 하면서 헤어진 뒤, 30년이
지나 2009년에 티쿤글로벌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티쿤글로벌에서 최근까지도 정말 대화를 많이 했습니다.
설마 그랬을까 하실지 모르지만, 새벽 4시~5시에 카카오톡으로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보
내면 거의 대부분 답변을 해줍니다. 실장님도 그 시간에 자기 아이디어를 보내곤 했습니다.
이 나이 되면 새벽잠이 없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거의 매일 그러기는 쉽지 않습
니다. 새벽 4~5시 무렵에 카카오톡으로 대화하고, 카톡 대화가 길어지면 전화로 대화를 하
곤 했습니다. 요즘은 새벽에 채팅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해도 아주 짧게 하지만 아마 작
년까지만 해도 꽤 길게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회사에 오면 또 아침에 한 시간 정도 대화하고, 오후에 또 한참 대화하곤 했습니
다.
제 처가 혹시 연인인가 하고 오해할 정도였으니까요.
이상민실장님과 이렇게 오랜 기간 이야기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상민실장님이 여간
해서는 반박하지 않았던 게 큰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상민 실장님은 제 의견 대부분에 엄청나게 공감해주었습니다. 물론 서로 새벽에 채팅하는 걸
싫어하지 않았던 것도 원인이었겠지만, 더 큰 원인은 이실장님의 이 공감 능력이었다고 생각
합니다.
새벽에 제가 카톡으로 메시지를 날렸을 때, ‘아니, 사무실에서 이야기하면 되지 왜 새벽
에 문자냐?’했다면 저는 대화를 더 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 작은 일에서 막히면 큰 것도
당연히 막힙니다. 물론 이실장님 역시 그렇게 대화하는 걸 좋아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무슨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면, 그냥 받아줬습니다. 굳이 반박하지 않았고,
굳이 안 될 수 있는 이유를 끄집어 내지 않았습니다. 그냥 말할 기회를 줬고 들어줬습니다.
물론 이실장이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면 저도 대체로는 받아줬습니다. 이게 몇 년을 대화할 수
있는 거름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하는 금요나눔도 이실장님은 넘치도록 지지해주었습니다.
금요일 아침에 모두 모여서 제가 전언을 설명하고 조별 나눔을 한 게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이현철 전(前) 전무가 입사를 한 뒤, ‘전언이 너무 길어서 사람들
이 다 읽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해서 제가, ‘그럼 설문조사를 해보라’고 한 적이 있는데, 이
전무가 입사한 게 2011년이니까 그 무렵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전언은 2009년부터 발표를
했지만, 처음에 전언으로 나눔을 한 건 간부들만이었습니다. 간부들만 나눔을 하다가 전체로
확대한 때를 모르겠습니다. 회사 관리자 페이지 게시판을 뒤져봐도 알 수가 없군요.
어쨌든 이 어색한 형식을 정착시키는 것도 사실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회사에서
생활 나눔을 하고, CEO가 A4 용지로 4∼5매로 정리해서 발표하고, 임직원들은 서서 CEO
발표를 20∼30분 듣고 하는 건 정말 어색할 수도 있습니다. 거기다 무슨 종교 집단도 아닌
데, 나눔 가이드 라인을 같이 낭독하고…….
별 것도 아닌 것 같은 이 형식을 정착 시키는 과정에서, 만약 이상민 실장이 지나는 말
로라도, ‘뭘, 이런 걸 하냐? 정말 어색하다’고 한 마디 했다면, 그리고 ‘나눔 가이드 라인 낭
1
독은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하고 말했다면 이 형식을 갖추기 정말 힘들었을 겁니
다.
사람은 결코 강하지 않습니다. 몇 번 부딪히면 피하게 되어 있습니다.
일본 스모 선수 둘이 3년 연속 결승에서 부딪힌 적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덩치가 작고,
또 한 사람은 덩치가 큽니다. 첫 해에 작은 선수가 그냥 사정 없이 돌진해서 큰 선수에게 쾅
하고 부딪혔습니다. 물론 큰 선수가 버티고 작은 선수가 튕겨 나가면서 졌습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큰 선수도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듬 해에도 또 작은 선수가 엄청나게 돌진해서 또 들이받아버렸습니다. 역시 덩치에 밀
려 졌습니다. 그렇지만 큰 선수도 또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삼 년 째 또 두 사람이 맞부딪혔습니다. 작은 선수는 또 들이받을 준비를 하고, 심판의
시작 소리와 함께 박차고 나갔습니다. 큰 선수는 움찔하고 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하면
서 자세가 흩뜨려졌고, 작은 선수는 그 틈을 잡아채서 큰 선수를 눕힐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다 마찬가지입니다. CEO라고 해도 강하게 저항을 받으면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
다. 그 저항을 무력하게 만들려면 관계를 끊게 됩니다.
겉으로 보면 저도 정말 끈질깁니다. 물론 제가 글을 조금 쓸 줄 안다고 하지만, 매주 A4
용지 4~6매로 전언을 쓰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매주 나눔하는
걸 거르지 않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것조차 사실은 이상민 실장님의 어마어마한 격
려가 있어서 할 수 있었습니다.
이상민 실장님은 제가 쓴 전언을 놓고 늘, ‘누에가 실 뽑아내듯이 참 잘 쓴다’고 격려해
줬습니다. ‘전언’도 계속 쓰다 보면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새 직원도 들어
오고, 또 회사 환경이 그 전에 한 말을 다시 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한 말을 또 하는 때도 있고, 또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고 지극히 상식에 해당하는 주제, 예를
들면 ‘회사 생활에 최선을 다하자’ 같은 걸 발표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오늘 주제도 그런
유형입니다. 반복하는 이야기를 하게 되면 저 스스로 약간 쑥스러워집니다. 그 때도 이상민
실장님은, ‘교회 목사님은 똑 같은 소리를 30년 동안 해. 그래도 듣는 사람은 또 감동 받아.
교회 설교라는 게 한 일 년 들으면 그게 그 소리지 별 게 뭐가 있냐? 같은 내용이지만 그걸
갖고 성찰하는 거지’ 하면서 크게 격려해줍니다.
저 스스로도 어색해할 수 있는 나눔 가이드라인 낭독도 이상님 실장님은, ‘내용이 좋잖
아. 계속 하면 몸에 익게 된다고’ 하면서 지지해줍니다.
늘 이런 식입니다. 사실은 모든 사물과 사건에는 긍정 요소와 부정 요소가 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회사 명운이 걸려 있는 게 아닌 이상 CEO가 하는 걸 지지하고, 지원하
고, 격려해줘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명운이 걸려 있는 게 아닌 이상 말입니다.
이실장님은 이걸 정말 잘해줬습니다. 매사가 그랬습니다.
제가 낸 아이디어 중 쓸모 없는 게 훨씬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실장님은 말
하게 내버려뒀습니다. 그리고 적당히 공감해줬습니다. 저는 이실장님으로부터 반박 받은 기
억이 거의 없습니다. 있었겠지만 저는 이실장은 내가 무슨 소리를 해도 일단 들어준다는 인
식이 아주 강하게 박혔기 때문에 이전에 반박 받은 기억이 없어져 버린 것입니다.
사실, 사람 생각이라는 게 아침 다르고 저녁 다릅니다. 사람들이 뭐라고 평가할 지 모르
지만 일관되다는 면에서는 저도 크게 보면 무척 일관되게 행동하는 편입니다. 저는, 국경을
넘는 온라인 해외직판이라는 개념을 붙잡고 10여 년을 버틴 사람입니다. ‘참여, 개방, 공유’
라는 개념을 가지고 10여 년을 버틴 사람입니다. 그 정도로 일관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
루 하루, 한 시간 한 시간을 놓고 보면 저 역시 생각이 왔다 갔다 하고, 아침에 해보려고 한
걸 저녁에 집어 치우는 적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당연히 생각을 한 것도 말만 꺼내고 포기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 잡
다한 생각들을 가지고 조합하고, 다듬고, 버리고 하면서 쓸만한 걸 건집니다. 그 과정에서
이실장님은 정말 훌륭한 경청자였습니다. 아침에 낸 의견을 버려도 그걸 당연하다고 격려해
줬습니다. 그리고는 쓸만한 게 나오면, 참 훌륭하다고 칭찬해줬습니다.
제가 처음 전언 쓸 때, 가장 크게 지지해주고, 격려해준 사람은 이상민 실장이었고, 또
한 사람은 신문 기자를 하는 제 친구였습니다. 이 친구도 오래된 친구입니다. 회사 외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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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지만 늘 저를 격려해줬기 때문에 이 친구에게는 전언을 보냈습니다. 전언을 보고 이 친
구가 제게 보내온 메일입니다.

3. 차제에 출판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문장만으로도 너무 좋은 글입니다. 쉽고, 간결하고, 명확하고, 풍부한 사례들. 경험 많고 박식한
사람의 탁월한 글쓰기 능력입니다. 경영학 교과서로 써도 좋을 듯 합니다. 바로 실전에 대입할 수 있
는, 아주 유용한 참고서가 되겠지요. 결코 쉽지 않겠지만, 많은 기업들이 따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최고의 격려입니다. 이 메일을 받은 게 2010년 12월 19일입니다. 이 메일을 저는 따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저에게 큰 힘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저는 언제부터인가 사람들 반응에 좌우되지 않고 내 생각을 정직하게 전하려고 노력하
고 있습니다. 사람들 반응을 의식하다 보면 제가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칭찬과 격려도, 비
판과 비난도 개의치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많이 연습했습니다. 이런 저조차도 칭찬과 격려,
그리고 비판과 비난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합니다.
회사 CEO인데도 사실은 격려와 지지 덕분에 살아갑니다.
이상민 실장님은 저를 기다려준 겁니다. 충고하지 않았고, 조종하지 않았습니다. 간혹
충고도 했겠지만 그걸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스스로 깨우치고 잘 하겠지 하고 기다려만
줬습니다. 제 스스로 말한 걸 포기할 때도, ‘거 봐라’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리 조급하냐, 왜 그리 덤벙대냐, 왜 그리 불안해 하냐’ 하는 정말 사소하지만 사람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그런 말을 몇 번 했지만, 제가 그
런 말하기보다 내 감정을 그냥 받아달라고 부탁한 이후부터는 그런 말을 거의 하지 않고 오
히려 ‘그렇구나. 그럴 거다’ 하면서 받아줬습니다.
사람은 다 조급하고, 다 덤벙대고, 다 불안해합니다. 감정 때문입니다. 감정이 없는 사람
은 성숙되지 못한 사람입니다. 지식, 지혜, 감정은 사람이 갖춰야 할 삼박자입니다. 감정이
있으니까 당연히 걱정하고, 때로는 불안해하고, 때로는 조급해합니다. 이 감정을 토로할 때,
‘왜 나이 들어서 왜 동동 그러는 거야’ 하고 한 마디만 하면 감정이 막힙니다. 이실장님은
그런 점에서 정말 저의 훌륭한 멘토였습니다.
제 형님도 저의 멘토십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제가 학생운동 하다가 구속 되었고,
마흔 무렵에는 정치를 하다가 구속되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제
형님은 끝까지 너가 잘 될 거다, 잘 해라고만 말씀하셨지, 너 왜 그렇게 사냐 하고 비판도
비난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도둑질 한 게 아니니까 비난할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동생
이라면서 생활비도 제대로 못 벌고 사는데도 비판하지 않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그나마 회사 생활하면서 구성원들에게 질책하지 않고, 비난하지 않는 면이 조금이
라도 있다면 그건 절대로 제 형님의 영향을 제가 받은 탓입니다.
격려는 정말 사람을 살리는 명약입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회사를 경영하게 된 데는 저의 아버님 영향이 무척 컸던 것 같습니다.
저의 아버님께서는 가끔씩 저에게 주문을 거셨습니다. 그 주문 내용은, ‘우리 중시조로부터
14대 때에 큰 부자가 난다고 했는데 너가 14대야’하는 말이었습니다. 물론 저의 아버님도 저
에게 욕 한번 안 하고, 매 한 번 안 대고, 늘 ‘너는 잘 될 거다’고 격려만 했습니다. 뭐 모든
분야에서 훌륭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저에게는 칭찬과 격려를 했지, 비난한 적은 없
습니다. 그런 격려와 함께 주문을 거셨습니다. 물론 아버님은 주문을 건다고 생각한 건 아니
고 당신이 들은 말을 한 것입니다만.
그 때문에 저는 살아오면서 너무나 당연하게 경상대학에 갔었고, 너무나 당연하게 회사
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말에는 어마어마한 힘이 있습니다. 격려하는 말, 칭찬하는 말, 지지하는 말, 지원하
는 말은 사람을 살립니다.
비판과 비난은 사람을 죽입니다.
조심해야 할 것은 충고와 가르침입니다. 충고와 가르침도 사실은 비판, 비난과 마찬가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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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험으로는 비판, 비난, 충고, 가르침은 차라리 안 하는 게 낫습니다. 그걸로는 사람
을 바로 잡을 수 없습니다.
정말 열 번 격려한 뒤에야 한번 정도 그것도 간신히 충고 정도 할 권리가 생기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용
격려하면서 서로 성장하는 것은 사람과 만나는 모든 영역에서 적용할 수 있습니다. 회사,
가정, 거래처, 고객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든 가정이든, 고객과 관계든 가장 밑바닥에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원리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사람은 서로 돕는 관계로 만나면 가장 편하고 바람직합니다. 서로 부족하니까 도
우면서 사는 겁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한계가 있습니다. 격려하고, 지지하고, 지원하고, 칭찬하는
걸 기본으로 하려는 저조차도 참 많은 사람을 강제로 떠나게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그겁
니다.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다만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데까지는 격려하고, 지
지하고, 지원하고, 칭찬하는 겁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 회사 구성원들은 역시 훌륭합니다. 비난하는 사람, 비판하는 사람, 안
좋은 말 하는 사람, 다른 사람 깎아 내리는 사람이 없습니다. 부정보다는 긍정하는 마음이
그만큼 크다는 뜻입니다. 참 멋진 분들입니다.
우리가 회사에서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는 연습을 잘 하면, 가정에서도, 또 다른 사람들
과 관계에서도 그걸 잘 적용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저는 회사든 가정이든 모두
가 자기 인격을 성장 시키는 터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이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격려도 칭찬도 많이 받은 사람이 줄
수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이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함으로써 각자가 다른 사람에게도 베풀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곳이기 바랍니다.

4
[CEO전언]

백만 회원, 천 이용사 유치

2016. 2.05. 금요일.

‘백만 회원, 천 이용사 유치’를 회사 당면 목표로 하자고 했을 때 모두 조금은 당황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황한 이유는 2007년부터 2016년 1월까지 총 8년3개 월 동안 모은
고객이 다 합쳐서 9만 명인데, 2~3년 안에 열 배 이상 모으자고 했기 때문입니다. 계산으로
는 도저히 안 되는 일입니다.

위 표는 우리가 회원을 유치한 현황입니다. 재작년과 작년에 회원을 참 잘 유치했습니다.


보다시피 작년과 재작년에 유치한 월 평균 회원수는 급속히 늘었습니다. 이용사가 모집한 회
원을 빼더라도 2014년과 2015년 각각 1,246명, 2,046명을 모집했습니다. 그 사이에 광고비
를 거의 늘리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우리 마케팅 능력이 커졌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 마케팅 능력이 커졌고, 또 재작년과 작년에 회원을 잘 유치했다고 해도, 이
속도로는 회원을 100만 명 늘리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직영과 이용사 회원을
합쳐서 월 5천 명을 유치한다고 해도, 연으로는 6만 명이고, 3년을 모으면 겨우 18만 명입니
다. 여기에 현재 9만 명을 더하면 27만 명입니다. 백 만 명과 한참 차이가 납니다.
이런 형편인데 갑자기 회원을 100만 명 모으자고 하니까 당황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
니다.
이 점은 1천 이용사 유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티쿤글로벌 아이템을 분양해주는 방식
까지 포함해서 지금 겨우 25개 일본 직판 사이트를 오픈했습니다. 한 달에 평균 5개씩 오픈
한다고 해도 1년이면 60개 3년이면 180개입니다. 1천 개까지는 정말 차이가 큽니다.

목표가 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백 만 회원, 천 이용사 유치’는 목표로서 적당하지 않은 것일까요?
적당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본 1위 인쇄통판회사인 프린트팩의 현재 온라인 회원수
는 56만 명이라고 합니다.
프린트팩의 2014년 매출은 206억 엔입니다. 직원수는 700명, 일본 전역에 3개의 공장
과 3개의 지점이 있습니다. 1970년에 창업했습니다. 2002년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고,
2009년부터 TV광고를 시작했습니다. 프린트팩이 온라인 고객 50만 명을 돌파한 것이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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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입니다.
우리가 따라가기 무척 힘든 프린트팩이라는 거인을 이용하는 회원이 56만 명인데 우리
가 100만 회원을 유치한다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는 100만 고객이라고 했을 때, 티쿤 이용사 고객까지 포함했습니다. 그러니까 어
려운 문제는 아닙니다. 위 표에서 보다시피 지금 현재도 티쿤 이용사가 유치하는 회원의 비
율이 벌써 30% 가까이 됩니다.
‘백 만 회원, 천 이용사 유치’는 좀더 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다듬어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목표로 내건 것은 조금 문제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제
일하는 방식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저는 직관(直觀)으로 먼저 목표를 잡습니다. 그리고 검토를 합니다. 검토한 다음에 목표
를 수정합니다. 그 사이에 조직 전체는 다소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직관으로 목
표를 제시하지 않으면 토론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이 방식을 씁니다. 그리고
저는 더 나아가서 이렇게 해서 생기는 혼란에 비해 얻는 이익이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스스로 완벽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저는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래서 다른 사람이 실수해도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합니다. 마찬가지로 제가 범한 실수에도 관
대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하고 자기에게는 엄격하라는 말이 있지만, 그랬으면 저는 살
수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2004년에 한국 택배박스를 일본에 직판하는 일을 할 때도,
2007년에 애드프린트를 만들었을 때도, 2004년 무렵부터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도 정밀하게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정밀하게 계산하려고
했다면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대체로, ‘될 것 같다’는 느낌만 가지고 일을 시작합니다. 계획을 잘 세우는 사람이
보면 좀 한심하고 무모합니다. 물론 저는 그렇게 시작하면서도 위험에 빠질 상황까지 처음부
터 밀고 가지는 않습니다.
티쿤플랫폼도 마찬가지입니다. 티쿤플랫폼도 처음 계획과 전혀 다르게 발전했습니다. 처
음에 만들려고 했던 것은 큐텐과 흡사한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이었습니다. 지금의 티쿤플
랫폼은 한국으로 따지면 카페24처럼 완전히 독립쇼핑몰인데, 큐텐은 이베이 방식입니다. 이
방식으로 만텐몰을 만들었다가 실패하고, 실패를 경험으로 새로 만든 것이 티쿤플랫폼입니다.
저처럼 개념만 잡고 일을 추진하면 아무래도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이게 사물과 일이 발전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입
니다.
저는 이상민 실장이 이 방식으로 개발한다는 것을 듣고 크게 위로 받았습니다. 이전에는,
개발자들이 개발을 할 때 처음부터 완벽한 기획을 한 다음에 개발을 했다고 합니다. 시행착
오를 줄이려고 기획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고 그냥
뼈대만 만들고 필요할 때마다 추가하는 방식으로 개발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기획 과정을
대폭 줄인다는 겁니다. 이유는 사람이 아무리 치밀하게 기획을 해도 실제에 들어가면 기획대
로 되지를 않는다는 걸 알고, 개발을 할 때 처음부터 시행착오가 있으리라고 전제해서 개발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사업을 구상하고 집행할 때도 이 방식을 씁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제가 세부 계획
을 치밀하게 구상하지 못한다고 말하지만, 어쩌면 저는 세부 계획을 치밀하게 구상하는 게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회사를 운영하면서 1년 계획을 세우라고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도 1년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물론 지금처럼 ‘백 만 고객, 천 이용사 유치’ 같은
슬로건을 내긴 하지만, 그걸 위해 정밀하게 계획을 세우라고 요청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방
향만 잡고 나머지는 하면서 조정하자는 주의입니다. 제가 내놓는 슬로건은 방향입니다. 세부
사항은 시행착오도 거치고, 그걸 통해 배우면서 서서히 모양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
니다.
저는 이 방법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은 ‘백 만 고객, 천 이용사 유치’가
옳은 방향이냐만 계속 검토하는 것이고 세부 사항은 방향이 맞다는 게 확인이 되면 서서히

2
정밀하게 짜나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런 작풍이 무척 불편할 수 있습니다. 목표를 일단 정해놓고 하면서
수정한다는 것은 무모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목표를 치밀하게 짰다고 해서 성공
확률이 높은 건 결코 아닙니다. 어떤 걸 발명하려고 하면 사람들은 막연하게 그 어떤 걸 생
각하고, 999번 실패한 다음에 천 번째 성공합니다. 사업도 그렇습니다. 저는 이걸 인정하는
게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관(直觀)은 과거의 경험과 학습에 바탕을 둡니다. 그러니까 직관은 점쟁이가 점치는
것과 차원이 다릅니다. 직관은 사람이 인식을 하는 한 방법입니다. 직관에서 시작해서 상세
한 검토로 갑니다. 추론(推論)하고 검증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과정에서 혼란은 피할 수 없습니다.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이상 검토되지 않습니다.
검토되지 않는 이상 발전도 없습니다.
저는 이렇게 행동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제안을 했다가 스스로 철회해도 전혀 문제
삼지 않습니다. 오히려 엉뚱하기까지 한 제안도 환영합니다.
이런 점을 전제로 하면서 ‘백 만 고객, 천 개 이용사 유치’를 다시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저는 세부 사항은 조금 조정할 수 있지만, ‘백 만 고객, 천 이용사 유치’라는 목표는 우
리에게 정말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1억2천만 명 이상이 사는 일본에서 플랫폼 사업을 하는데 겨우 백 만 고객을 모을 목표
를 세우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요? 무슨 구멍가게를 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저는
내심으로는 직영 아이템 고객만 백만 명 모으는 게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프린트팩이 56만 명이라고 하니까 조금 조정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앞으로
온라인 상거래 이용 고객이 계속 늘어날 걸 감안하면 직영 사이트 고객을 이후 3년 안에 1
백 만 명으로 늘리자는 것도 전혀 황당한 목표는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발상 전환
‘백 만 회원, 천 이용사 유치’는 돈을 질러서 할 일이 아닙니다. 그런 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1월에 직영 사이트가 유치한 고객이 2천5백 명입니다. 여기에 투입된 마케팅 비와
인건비는 대략 얼마일까요? 직접 경비만 8천 만 원 이상일 겁니다. 여기에 지원 쪽 경비를
넣어야 하는데 직접 경비만 따져봐도 회원 한 사람을 유치하는데 3만 원 이상 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90만 명을 더 모으려면 270억 원이 필요합니다. 돈으로 할 일이 아
니라는 겁니다.
지금까지 한 방법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백 만 회원, 천 개 이용사 유
치’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우리가 회원 백 만 명도 유치하지 못한다면, 이건 일을 하
자는 게 아니라 그냥 심심풀이로 놀자는 뜻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재미 없습니다.
저는 일을 죽기살기로 할 생각이 없습니다. 죽기살기로 하는 것은 방법을 개선하지 않고
일을 더 세게, 더 열심히 일하자는 겁니다. 저는 생각을 하자는 겁니다. 수단과 방법을 찾자
는 것입니다.
참깨 백 바퀴 굴러도 수박 한 바퀴 구르는 것만 못합니다. 삽질 천 번 하는 걸 포크레인
으로 열 번 뜨는 거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일은 방법을 찾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노동 하는 게 아니라 열심히 생각
하는 게 일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백만 회원, 천 개 이용사 유치’는 지금까지 해온 방법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습니다. 지
금까지와 전혀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어쩌면 모든 걸 뿌리에서부터 새로 생각해봐야
할 지도 모릅니다.
팀에서 할 일과 회사 차원에서 할 일을 구분한 다음, 팀이 해야 할 일도 생각해봐야 합
니다.
저도 몇 가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 재미있습니다. 정말 2~3년 사이에 백만 회원이 아니라 5백만 회원을 모집할 구
상을 해보는 것, 이건 게 정말 최고급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3
말이라는 건, 정말 힘이 큽니다. 백만 명을 모아봐야지 하는 말을 하면 그에 따라 구상
도 커집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5백 만이라는 숫자를 얘기했는데, 이 말을 하는 순간 또
생각이 커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이제 흑자로 들어선 기업입니다. 투자 받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경험이 있습
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못할 일이 아닙니다. 못한다고 생각하는 게 오히려 이상합니다.
‘백만 고객, 천 이용사 유치’는 올바른 방향입니다.
다만, 직영 사이트 고객 유치와 이용사를 통한 고객 유치를 나눌지 말지, 담당팀을 어떻
게 둘 지 등 좀더 다듬을 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지도 확실히 고
민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전부 즐거운 구상입니다.
‘백만 고객, 천 개 이용사 유치’를 목표로 삼아 같이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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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가격인하

2016. 2.12. 금요일.

경영전략회의, 가격 인하 결정
<직영사업본부와 중국사업본부의 가격 정책>
1. 각 아이템은 최저가격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특히 명함, 스티커, 현수막, 부직포,
노보리 등 주력 상품 가격을 최저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2. 최저 가격을 유지하되 자금이 경색되지 않도록 순차 적용한다.
3. 가격 인하 정책 집행은 제조유통사업본부와 중국사업본부에 일임한다.

2월16일 경영전략회의 결정 사항입니다.


한마디로 각 아이템, 특히 주력 상품 가격을 최저로 유지한다는 선언입니다.

최저가 정책을 핵심 마케팅 수단으로


저가 정책은 매우 효과 좋은 마케팅 수단입니다. 더군다나 현재 우리 직영 아이템은 저
가 정책을 펴지 못하면 살아남기도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를 내세우기도 쉽지
않고, 품질에 차이를 두기도 어렵습니다. 우리 직영 아이템들은 가격이 구매를 결정하게 하
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최저가 정책을 써야 합니다. 경영전략회
의 결정은 그걸 확인하는 내용입니다.
저는 좋은 상품을 싸게 파는 거보다 더 좋은 서비스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 서비스 모토도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하게

입니다.
초창기에 티쿤글로벌은 이 모토를 잘 지켰습니다. 그 때문에 성장했다고 저는 생각합니
다.
그런데 2~3년 전부터 이 흐름이 곳곳에서 깨졌습니다. 특히 ‘싸다’는 가장 기본 가치가
상당히 훼손되었습니다. 일본 경쟁사들이 비코팅 명함에서 우리보다 훨씬 싸게 팔고 있습니
다. 그리고 한국에서 일본으로 진출한 회사들이 코팅 명함과 스티커를 우리보다 싸게 팔고
있습니다.
일본 1위 인쇄통판회사인 프린트팩은 아트포스트-비코팅-양면 칼라-7영업일-100매를
송료 포함 970엔에 팔고 있습니다. 3영업일 명함도 1,10엔입니다. 우리 대응상품 마트코트-
비코팅-양면 칼라-3영업일-100매는 송료 제외 980엔입니다. 프린트팩의 7영업일 명함은 우
리보다 490엔, 3영업일 명함은 우리보다 460엔 쌉니다. 이래서는 경쟁을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코팅 명함은 우리가 압도합니다. 프린트팩은 아트포스트-코팅-양면 칼라 -7영업일
-100매를 송료 포함 3,360엔입니다. 우리는 3영업일 상품이 송료 별도 1,260엔입니다. 송료
를 포함해도 우리가 압도합니다.
이렇게 보면 코팅명함은 우리가 압도하지만 비코팅 명함 100매~300매 정도 구간에서
프린트팩에 압도당하고 있습니다. 프린트팩은 세트마다 송료를 포함한 가격이고, 우리는 여
러 세트를 사도 송료는 한번만 내니까 비코팅 명함에서도 400매 이상 구간은 우리가 더 싸
긴 합니다. 그렇지만 명함은 100매가 기본 단위니까 100매만 따지면 됩니다.
이러다 보니 우리 명함 매출의 80% 이상(이 비율은 정확하지 않습니다)이 코팅 명함에
1
서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지(마트코트) 비코팅 명함 외 고급지 명함도 있으니까 비코팅 명함
매출은 10%가 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일본 명함 시장에서 코팅 명함이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비코팅 명함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코팅 명함을 더 고급으로 치는지 몰라도 대체로는
비코팅 명함을 씁니다. 물론 비코팅 명함이 싸기 때문일 겁니다.
저는 비코팅 명함을 좋아합니다. 비닐 가공한 코팅명함은 찢어지지도 않고, 명함에 메모
하기도 힘들어서 저는 안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우리 코팅 명함이 워낙 싸니까 일본 손님들이 많이 사줬고, 그 때문에
티쿤글로벌 초창기에 사업을 안정 시키는데 코팅 명함 덕을 엄청나게 봤습니다.
조사가 충분하지 않아서 덜컥 얘기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코팅 명함은 일본 명함 시장
에서 틈새 시장인지도 모릅니다. 그 틈새 시장을 뚫어서 우리가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우리가 명함 상품 전체 점유율을 높이려면 반드시 비코팅 명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본 명함 시장에서 비코팅이 기본이라고 생각합
니다. 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지 않고는 행세할 수 없습니다.
저는 비코팅 명함-235g-3영업일-양면 칼라-100매를 470엔에 송료 500엔, 총 970엔에
팔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면 프린트팩에 비해 모든 면에서 좋아집니다. 종이 품
질도, 영업일도, 가격도 압도합니다.
2007년 애드프린트 사이트를 처음 오픈했을 때, 일본 프린트팩은 마트코트 명함-양면칼
라-비코팅-7영업일-100매를 2,300엔에 팔았습니다. 우리는 마트코트-양면칼라-코팅-3영업
일-500매를 980엔에 팔았습니다. 당시 환율은 100엔-850원 수준이었습니다.(2007년 1월
17일 100엔-777원, 1월31일 100엔-885.96, 2008년 8월 29일 100엔-1003.96) 이 가격으로
팔아서 우리는 성장했습니다.
우리는 환율 100엔-850원 수준에서 코팅명함 500매를 980엔에 내놓은 2007년 시절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 내부 환경은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그때에 비하면 월등
히 좋습니다.
혹시라도 이익이 줄어서 힘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은 저에게도 있습니다. 지난 8년 노
심초사하면서 억지로 버텨 겨우 흑자 시대에 들어섰는데, 가격을 낮추면 당장 큰 타격이 올
수 있습니다. 저도 두렵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가격을 낮추지 않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을 피할 방법이 없습니다. 프린트팩은 살을 깎고, 혁신
을 해서 비코팅 명함 분야에서 우리를 오히려 압도해버렸습니다. 코팅 명함 분야에서는 우리
보다 더 싸게 파는 몇몇 한국 회사들이 생겼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이런 상황에서 우유부단하게 대처하면 우리 발 밑 땅이 허물어질
겁니다.
저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대담한 개혁, 대담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마트코트 235g-비코팅-양면칼라-3영업일-100매를 470엔 + 송료 500엔에
팔자는 겁니다.
저는 지금 비코팅 명함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비코팅 명함 가격이나 구조를 제가 조금
이해를 하니까 이걸 예로 들었습니다만, 저가(低價) 전략은 모든 기본 상품에 적용 되어야
합니다.

그래도 괜찮을까?
경영을 하다 보면 계산은 열심히 해보지만 최종 결정은 결단에 의존해야 할 때가 많습
니다. 바꾼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비코팅 명함을 980엔 + 송료 500엔에서 470엔 + 송료 500엔으로 낮추면, 송료를
빼고 상품만 따졌을 때 거의 52% 깎아서 48%에 파는 겁니다.
이렇게 팔았는데 주문량이 늘지 않으면 1년에 최대 2억까지도 이익이 줄어듭니다. 한
달에 최소한 1천8백 만 원 가까이 이익금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것만 생각하면 조마조마해집니다. 멀쩡하게 눈 뜨고 있는데, 자기 주머니에서 한 달에
1천8백 만 원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부들부들 떨리기조차 합니다.

2
그러나 저는 이론에 의지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격을 낮추면 주문량은 반드시
늘어납니다. 신규 고객도 늘어납니다. 신규 고객은 다른 물건도 삽니다. 이걸 믿고 우리는
기본 상품 가격을 낮춰야 합니다.
마트코트 235g-비코팅-양면칼라-100매 제조원가는 얼마일까요? 노무비를 제외하면 대
략 3천 원 미만이라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3천 원이라고 치면 지금은 다른 것 빼고 제조원가
기준으로, 680엔 정도 남기던 걸 170엔만 남겨야 합니다. 정말 눈물 납니다. 그런데 명함
100매를 팔아서 170엔 또는 190엔 남기면 어떤가요? 그 전에 남기던 거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줄어들지만, 그 자체로는 여전히 좋은 장사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합판인쇄 회사 성원애드피아는 스노우지 백색 250g-코팅-양면칼라-500매를
4,200원에 팝니다. 성원애드피아는 이 가격에 팔고도 회사를 엄청나게 키웠습니다. 이에 비
하면 우리가 명함 100매를 팔아서 170엔 또는 190엔 남기면 그다지 나쁘지 않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이건 되는 장사입니다.
다행히 당분간 환율이 100엔-1000원 대로 유지될 거라고 여겨집니다. 떨어지더라도
100엔-950원은 유지될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는 흑자기조에 들어섰습니다.
지금은 대담하고 과감하게 명함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쟁을 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모
든 것이 유리합니다. 1년에 2억 원을 광고비로 썼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진격하면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비코팅 명함 매출이 늘어날 뿐 아니라, 다
른 상품 매출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려움 떨치기
저도 가격인하 카드를 벌써 1년 이상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저도 두렵습니다. 이치를
따지면 전혀 두려울 게 없는데 실제로 하려면 당장 들어올 돈이 안 들어오니까 두렵습니다.
이 두려움과 저는 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 근거 없는 두려움과 싸워서 시장 판도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비코팅 명함에 대담하게 손을 대고, 다른 주력 상품은 조금씩만 낮춰서 최저가를
유지하도록 해야겠습니다.
고착된 시장은 흔들어야 합니다. 한국 성원애드피아만 해도 한 해 매출이 1천 억 원 가
까이 됩니다. 우리는 일본에서 겨우 128억 원입니다. 우리는 지금 소꿉놀이 하고 있는 셈입
니다.
명함은 회사용품 중에서 가장 기본입니다. 명함은 고객사 문을 여는 키입니다. 조금 확
대하면 명함, 스티커, 현수막은 고객과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여기서 실패해서는 답이 안 나옵니다. 티쿤글로벌은 초창기에 이 상품이 성공해서 여기
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가격을 낮춘다고 해도 한국 합판인쇄가 얻는 마진보다 결코 적지도
않습니다.
상품 가격을 책정할 때는 최적의 조건을 가정하면 됩니다. 지금보다 주문량이 10배 늘
었을 때 제조원가를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는 그렇게 해서 기반을 만들어왔습니다.

각자가 할 일
저는 비코팅 명함-코팅 명함-스티커-현수막을 순서를 잘 정해서 가격을 인하하기 시작
하면 주문량이 무조건 늘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격을 대폭 낮췄는데도 주문이 안 늘어난
다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무조건 늘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객단가는 줄어들지만 주문 건수는 늘어날 거고, 매출 총액도 늘어나고, 이익도 늘어날
겁니다. 그리고 티쿤 이용사 매출도 늘어날 거고, 이용사도 늘어날 겁니다. 단기간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멀리 보면 반드시 그렇습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건, 주문 총수가 늘어날 거라는 겁니다.
우리는 주문이 늘어나는데 대비해야 합니다. 자동처리를 더 잘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개
선해야 합니다. 문의를 줄이기 위해 설명을 보강해야 합니다. 주문이 늘어날 때 우리가 무엇
을 해야 할 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3
그리고 제조원가를 낮출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은 지혜가 많고, 성
실한 분들입니다.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목표가 제시되면 당연히 해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100만 고객 확보 수단
가격 할인은 고객을 100만 명으로 늘리는 핵심 마케팅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실패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터무니 없이 목표를 높이 잡는 것도 문
제지만 실패할 걸 두려워해서 지나칠 정도로 목표를 낮게 잡는 것도 문제입니다. 저는 100
만 고객은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달성 수단을 여러 가지 생각하다가 가격인하까지
왔습니다. 물론 100만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건 절대 아닙니다. 가격은 모든 비즈
니스를 앞섭니다. 가격을 낮춘 결과가 100만 고객 유치로 나타날 거라는 뜻입니다.

가격인하는 아직 논의중인 사안입니다. 제 의견이 아예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최종 결


정은 어떻게 내려질 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와 같은 의견도 염두에 두고 같이 논의를 해봤
으면 합니다. 모든 걸 다 결정하고 통보하는 것보다 이렇게 논의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
다.
그리고 이번 전언에서 몇몇 숫자는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틀린 것은 이후에라도 보완해
서 발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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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최저가

2016. 2.19. 금요일.


970엔짜리를 460엔에 팔기로
경영전략회의는 마트코트-92ⅹ55-비코팅-100매-양면칼라-3영업일 명함을 460엔-송료
별도로 팔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그 동안 970엔-송료 별도 500엔에 팔던 겁니다. 상품 값
만 따지면 기존 가격의 42.4%입니다.
다른 게 바뀌지 않는 한, 이 상품 가격 인하로 회사는 적어도 연간 1천만 엔 이상 수익
이 줄어들게 됩니다.
물론 경영전략회의가 이렇게 결정한 것은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비코팅 명함 가격을 낮추면 당연히 구매자가 늘어날 거고, 또 그렇게 늘어난 구매자가 다른
물건도 살 거고, 회사 이미지도 좋아져서 총 이익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
지만 당장만 따지면, 버리는 것은 현찰이고 얻으리라 기대하는 것은 어음이니까, 자칫하면
생돈만 날리게 됩니다.
저도 이 결정을 주도하면서, 지금처럼 장사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없는데 괜히 어설픈
짓을 해서 멀쩡한 돈을 날리는 건 아닐까 꽤 걱정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뜻밖에 매우 중요한 문제를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처음에는 비코팅 명함 가격을 낮추는 문제였는데 이게 결국은 우리 비즈니스 본질을 생각하
는 데로 연결 되었습니다.
대체로 그렇지만, 생각하고 대화하고 토론하다 보면 처음 제기한 문제 밑바닥에 깔린 본
질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생각은 한꺼번에 싹 정리되지 않습니다. 토론을 하고,
반대 의견을 듣고, 그 반대 의견을 논박하면서 생각이 깊어지고 정리도 됩니다. 어떤 사람은
처음 이야기할 때 충분히 생각하라고 충고하지만 그건 절대 안 됩니다. 처음부터 이론의 여
지 없이 정리할 수 있다면 대화를 왜 해야 하고 토론을 왜 해야 합니까? 의견을 처음 낼 때
는 아무래도 깊이 정리할 수 없습니다. 반론에 부딪히고 반론에 반박하면서 의견이 정립됩니
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처음에 비코팅 명함 가격을 내리자고 제안한 것은 당연히 충분히
생각한 안일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투박하고, 정리가 덜 된 안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
만 그 안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기 때문에 토론을 거듭하면서 서서히 안이 정비되는 것입니
다. 그리고 그 안 밑바닥에 있는 본질을 따져보게 되는 겁니다.
저는, 비코팅 명함 가격을 내리는 걸 검토하면서, 가격을 내린다면 어디까지 내릴 것인
지, 가격을 내리면 우리는 어떤 문제에 부딪힐 지 등을 검토했습니다. 솔직히 정말 많은 항
목에서 알 수 없는 것이 많았습니다.
처음 생각했을 때는, 마트코트-92ⅹ55-비코팅-100매-양면칼라-3영업일 명함 제조 원
가를 2,800원 이하로 하고 460엔에 판다면 일단 손해가 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가
격을 낮췄을 때 주문이 얼마나 늘지를 전혀 판단할 수 없고, 주문이 늘어나는데 따라 제조원
가가 얼마까지 낮아질 지를 알 수 없고, 제조 원가 외 관리비가 얼마 들지를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이 점은 따져본다고 한들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파일검수와 조판, 상품검수와
포장을 자동 처리할 수 있으면 관리비가 더 줄어들 것이고, 또 총수주량에 따라서도 관리비
는 크게 바뀔 텐데, 가장 기본이 되는 여러 사항들은 막연하게 추정만 할 수 있을 뿐 정확하
게 계산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어떤 일을 하면 결과가 어떻게 나올 거라고 예측하지만 실제
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아주 많습니다. 최근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냈을 때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은 엔화 마이너스 금리는 시중 통화량을 늘리는 것이나 마찬
가지이므로 엔이 약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마이너스 금리 적용 이후에 엔은 오히
려 강해졌습니다. 일본 금융 천재들이 낸 정책도 현실에서는 잘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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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입니다.
거대 기업이 상품을 낼 때는 보통 몇 십억에서 몇 백 억을 들여서 시장조사를 합니다.
그런데도 안 맞습니다.
한 때 한국 삼성이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실패했습니다.
거대 기업이 충분히 시간과 돈을 들여 예측을 했지만 그 예측이 잘 맞지 않습니다. 디지
털 세상이 오고 스마트폰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해 문 닫은 초거대 기업
이 한둘이 아닙니다. 이게 사람의 한계입니다.
지금 우리가 마트코트-92ⅹ55-비코팅-100매-양면칼라-3영업일 명함을 460엔에 내놓는
게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예측은 해보지만 무척 알기 어렵습니다.
물론 계산은 합니다. 제1사업부는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의견서를 냈습니다. 경영전략회
의는 그 의견을 기본으로 하면서 여러 가지를 감안하여 460엔 안을 결정했습니다.
앞날은 누구도 모르지만 조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우리는 결정합
니다.
이와 함께 이것을 계기로 제가 다시 깨달은 우리 비즈니스의 원칙도 말씀 드리려고 합
니다.
제가 이번에 깨달은 것은 우리 상품은 최저가로 내놓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최저가가 아니면 의미 없습니다


명함, 인쇄물 같은 상품은 브랜드 상품이 아닙니다. 이런 상품은 최저가로 팔지 못하면
장사를 계속하기 힘듭니다. 최저가가 아니어도 물론 살아 남을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생업이지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최저가가 아니면 경쟁할 수 없고, 경쟁하지 못하면 도태됩니다. 필연입니다. 경쟁력은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명함 등 인쇄물 세계에서는 아무래도 가격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
격에서 밀리면 그 자체로 비즈니스는 끝입니다.
한국 합판인쇄 시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충무로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한국 합판
인쇄 시장에서는 적어도 10여 개 가까운 회사가 활동했습니다. 그런데 8년이 지난 지금 성
원애드피아를 절대 강자로 해서 명함천국 그리고 중부 이남을 지배하는 와우프레스가 3분한
국면이 되었습니다. 나머지 회사들은 거의 명맥만 유지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누가 시켜서
가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전국에서 힘들면 직접 배달을 해서라도 그 지역에서만
큼은 경쟁력을 가져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나마 남보다 빨리 일본 시장에 진출했고, 특별한 몇몇 아이템 덕분에 성장을
거듭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렇지만 8년이 흐른 동안 일본 제조사도 원가 절감 방안을 찾
아냈고, 우리보다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아이템도 만들어냈습니다.
우리는 돈이 없었고, 잠시 이익을 까먹어서라도 점유율을 넓히는 정책을 쓰지 못하면서
주력 아이템들조차 성장이 다소 정체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유는 몇몇 아이템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은 기능이나 디자인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순히 가격만으로 점유율을 높이기 무
척 어려운 상품입니다. 그런데 한때 중국 시장 점유율 1위였던 삼성 스마트폰이 최근에 샤오
미, 화웨이, 애플, 비보에 밀려 중국에서 점유율 5위 업체가 되었습니다. 샤오미 스마트폰을
두고 한 때는 짝퉁이라고 비웃었지만, 저가의 위력을 여지없이 보여줬습니다. 샤오미와 화웨
이 제품은 초기에 기능이나 디자인에서 삼성을 따라올 수는 없었습니다. 초기에 저가로 진격
해서 자본을 축적하고, 경험을 쌓은 다음 기능에서도 따라잡은 것입니다.
기능을 중요하게 여기는 스마트폰에서조차 이렇습니다. 명함, 스티커, 인쇄물 시장은 더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2007년 초창기 티쿤글로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초창기 티쿤 명함은 품질이 형편 없었
습니다. 500매를 기본 단위로 팔았지만 제조사에서 500매를 맞춰준 적은 없습니다. 늘 500
매 미만이었습니다. 그리고 색은 애당초 맞지 않았습니다. 스티커는 절단면 본드를 떼지 않
아서 우리가 지우개로 문질러서 떼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금 인쇄물에 비하면 초창기 제품은 상품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했습니다. 그런데도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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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계속 늘었습니다. 매출이 계속 늘면서 우리도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가격이 그
만큼 중요합니다. 고객은 욕을 하면서도 삽니다. 사이트가 불편해도 삽니다. 고객 응대를 제
대로 못해도 삽니다.
그 당시는 고객응대가 엉망이었습니다. 당장 고객응대 할 사람이 달랑 한 명이었고, 응
대할 지식이 없었습니다. 그 당시 고객응대 담당자는 몇 번이고 울면서 고객응대를 했습니다.
상품 품질이 안 좋은데다가 개선할 방법도 없으니 욕을 바가지로 먹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매출은 계속 올랐습니다.
저는 명함과 인쇄물 분야에서는 가격보다 더 중요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상품은
꼭 그렇지 않습니다. 세계를 지배하는 초저가 가구업체 이케아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한국
가구 업체는 힘들 거라고 했지만 한국 가구 업체는 죽지 않았습니다. 가구는 설치가 더 중요
한 아이템이었고, 또 한번 사면 오래 쓰니까 상담을 하고 사는 물건이었습니다. 그리고 가구
를 구매하는 큰손은 신혼부부였습니다. 이케아의 저가 공세가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명
함, 인쇄물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명함, 인쇄물 상품은 가격이 절대 기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가격경쟁력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다소 소홀했습니다. 때로는 어
떤 제품은 절대 일본 경쟁사를 이길 수 없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쟁에서 밀리
는 제품은 포기하고 다른 제품을 개발해서 부족한 매출을 채우자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는 앞날이 없습니다. 기본 상품에서 밀려서는 답이 없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면 우리가 일본 경쟁사와 경쟁해서 밀릴 아이템은 단 하나도 없습
니다. 단 하나도 없다고 하면 지나칠 수 있으니까 조금 양보하면 거의 없습니다.

부직포백과 노보리
우리가 직접 경험한 예가 있습니다.
우리는 부직포백과 노보리를 중국에서 생산해서 일본에 팔고 있습니다. 부직포백과 노보
리를 처음에 한국에서 만들었더니 도대체 일본 판매자와 가격에서 경쟁할 수가 없었습니다.
일본 판매자가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직포와 노보리도 명함처럼 브랜드
상품이 아닙니다.
중국 고성석 대표께서 노보리를 중국에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이상민 실장과 열
심히 준비했습니다. 중국에서 만들어서, 정확하게 기억할 수 없지만 정말 몇 개월 만에 월매
출이 4백 만 엔인가 6백 만 엔까지 올랐습니다.
처음에는 중국 공장에서 노보리를 한 매씩 만들면 비싸게 받겠다고 했는데, 고성석 대표
께서 여러 회사를 교섭하고 제조사를 설득해서 결국 노보리 한 매를 만들어도 정말 싸게 납
품 받았습니다. 그래서 일본 업체에 비해 절대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부직포백은 여러분도 알다시피 지금 중국 온주(溫州)에서 생산합니다. 그러니까 일본 고
객은 일본에 있는 ㈜아도프린트가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주문하고, 우리는 상해에서 접수하고,
제작은 온주에서 합니다. 온주에서 생산해서 상해로 가지고 온 뒤 일본으로 직송합니다.
이런 시스템은 누구나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시스템
을 실제로 만든 건 거의 우리뿐입니다. 다른 사람도 이와 비슷한 시스템을 갖고 있을 수는
있겠지만 우리처럼 수준이 높지는 못할 겁니다.
일본에서 노보리 한 장 주문한 걸 중국서 만들어서 배송시킨다는 것은 일본 판매자라고
해도 쉽지 않습니다. 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무척 어렵습니다. 시스템도 문제지만 그걸 관
리하려면 오랜 노하우가 있어야 합니다. 정직하게 말하면 이 정도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어쩌
면 중국 고성석 대표 한 사람뿐인지도 모릅니다. 저도, 그 누구도 중국에서 할 수 없고, 중
국에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하기 만만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런 걸 해냈습니다.
부직포백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직포백도 고성석 대표와 중국사업부가 없으면 절대 못합
니다. 티쿤글로벌은 고성석 대표가 없었으면 중국 사업 손도 못 댔을 겁니다.
이런 경험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이 경험을 생각하면 어떤 물건이라도 우리가 일본에서 최저가를 유지하지 못할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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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만들어서 최저가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명함과 스티커도 중국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서 해도 안 된다면 인도네시아, 베트남, 라오스, 미안마,
캄보디아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해본 일인데 안 될 게 뭐가 있고, 주저할
게 뭐가 있습니까?
이거야말로 누구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우리만의 강점입니다.
생각을 넓혀 봅시다. 중국 또는 베트남에서 생산해도 일본 업체와 경쟁할 수 없는 아이
템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 화지(和紙)로 만든 명함, 재생지 또는 점자 명함, 즉석 명함,
다이어리, 일본풍 부채, 대량 생산 전단지 등은 일본 제조사 또는 판매사와 경쟁하기 어렵습
니다. 생산 분야에서 일본이 압도하는 제품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품도 우리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일본 제조사가 만들게 하고 우
리가 팔아주면 됩니다. 일본 제조사로부터 1%가 되든 10%가 되든 수수료를 받으면 됩니다.
프린트팩이 아무리 일본 인쇄통판 1위라고 해도 최소한 프린트팩 판매 가격에 생산해서 판
매할 수 있는 회사는 일본 안에도 많습니다. 프린트팩이 일본의 절대 강자일 방법이 없습니
다.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에서 만들어서도 경쟁력이 없으면 일본에서
생산하면 됩니다.
우리가 전 세계에서 생산해서 전 세계로 팔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은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재산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최소한 일본에서는 상당히 괜찮은 고객군을 형성하고 있
는 꽤 강력한 유통조직입니다. 이 정도 유통망과 좋은 상품군을 갖추고 있는 사이트 많지 않
습니다. 이 유통망을 이용하고 싶은 일본 제조사와 판매사는 널리고 널려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상품은 직접 생산해서 팔고, 안 되는 것은 일본 제조사와 판매사에게 망을 빌
려주면 됩니다.
이게 우리 위치입니다.
이 위치를 활용하면 우리는 모든 상품에서 무조건 일본 내 최저가를 유지할 수 있습니
다.

가격과 품질, 서비스


중국 또는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생산하면 품질이 떨어질 거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걱정은 늘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노보리와 부직포백을 처음 생산했을 때, 황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노보리에 구
두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기도 했고, 부직포백을 대충 접어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때 고대표의 대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고
대표의 답변이었습니다. 저는 이 당시 품질이 안 좋다는 말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고대표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초창기에 한국 합판인쇄소에서 명함과 스티
커를 구매해서 팔 때 저 역시 고스란히 겪었던 일이기 때문입니다.
팔리기만 하면 품질은 잡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의지입니다. 팔리는 상품인데 품질을
유지하지 못하는 건 사람 때문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품질은 좋아집니다. 그리고 적절히 투
자하면 됩니다. 우리 명함과 스티커는 일본 어떤 회사 것에 비해도 좋으면 좋았지 결코 나쁘
지 않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이렇게 품질을 올리려고 제조사를 여러 번 바꿨고, 전수(全數)
검사도 했고, 경쟁력 강화 회의체를 만들어서 수십 차례 회의를 했습니다. 품질은 좋아집니
다. 팔리기만 하면 품질은 올릴 수 있습니다.
저가로 팔아서 고객이 늘면 고객 응대가 힘들어질 거라고 걱정할 수 있습니다. 이걸 개
선하는 게 우리가 할 일입니다.
고객이 늘어나도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것, 이거야말로 우리가 도전해야 할 일
입니다.
고객이 늘어나서 서비스 품질이 떨어질 걸 걱정하는 사람은 장사하면 안 됩니다. 이런
말은 입밖에 내서도 안 됩니다. 우리는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만약 상품 품질을 유지하면서 저가로 했더니 고객이 늘었고, 고객 응대가 힘들다면, 고
객 응대를 포기해도 됩니다. 상품 품질만 유지할 수 있으면 고객 응대를 못해도 큰 상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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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니다.
프린트팩 매출은 우리 열 배가 넘어 스무 배 가까이 됩니다. 프린트팩 고객 응대, 형편
없습니다. 연결도 안 됩니다. 그런데도 매출은 계속 올라갑니다.
서비스를 잘 하자는 것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것입니다. 매출을 못 올리면서 서비스를
잘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저는 가격이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이 품질, 그 다음이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발전했고, 프린트팩이 그렇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직접 경험했고,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 걸 보면서 못 따라 하는 것도 참 웃기는 일입니다.

포기하지 않기
우리는 모든 상품에서 최저가를 구현해야 합니다. 할 수 있으니까 해야 합니다. 다른 나
라에서 생산해서라도 최저가를 구현해야 합니다. 이익은 하나도 안 남겨도 좋으니까, 일본에
서 생산해서라도 최저가를 구현해야 합니다.
이게 제1의 목표입니다.
이걸 위해서는 서비스를 포기해도 좋습니다.
최저가 구현은 포기하면 안 됩니다. 방법은 찾으면 나옵니다. 즉석명함조차 일본에서 생
산하면 됩니다.
이건 당연히 해야 하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서비스 모토를 다시 생각합니다.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게

싸고가 가장 먼저입니다.
각 사업부는 독립사업단위입니다. 스스로 해외 생산하면 됩니다.
다행히 지금 매출도 많이 올랐고, 환율도 좋습니다. 지금이 기회입니다. 미래를 위해 투
자해야 합니다.
일단 최저가를 목표로 해서 방법을 찾으면 또 다른 길이 열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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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홍보 경험 나눔

2016. 3.4. 금요일

티쿤 이용사는 지금까지 거의 저 혼자 SNS를 활용한 홍보로 모았습니다.


그 결과 해외직판 플랫폼 티쿤을 이용해서 일본에 직판하고 있는 사이트가 현재 서른
개가 되었습니다. 그 중 4개는 활동을 중단한 상태지만 나머지 26개는 상당히 활발하게 활
동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1년 반 정도 홍보해서 겨우 서른 개 사이트냐고 할 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티쿤글로벌 성장 속도에 비하면 티쿤플래폼 사
업은 성장 속도가 아주 빠릅니다.
더군다나 티쿤플랫폼 사업은 미래가 밝습니다. 티쿤플랫폼 사업은 그 동안도 이미 꾸준
히 성장해왔고, 관심 갖는 사람이 더 많아졌습니다. 미래사업은 시간이 지나면 꾸준히 성장
하게 되어 있습니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해외로 진출하려는 업체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1년 반 정도해서 서른 개 사이트를 오픈 했으면 아주 잘한 겁니다.
각 사이트가 성장하는 모습이 확실히 보이면 이용사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지
금은 그냥 지켜보던 사람도 해외직판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만 확인하면 달려들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용사들이 아주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서른 개 이용
사는 어마어마한 숫자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용사를 이 만큼 모으는 동안 저는 직접 홍보비로 다달이 50만 원도 안 썼습니다. 그
런데도 티쿤글로벌은 무수히 많이 신문, 방송에 나왔습니다. 신문과 방송에 나온 티쿤글로벌
소개 기사가 광고였다면 엄청난 돈을 지불했어야 할 겁니다. 저는 이 미디어를 활용해서 티
쿤글로벌을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저는 제가 한 홍보 활동에 아주 만족합니다. 그래서 이 방법을 우리 회사 구성원과 이용
사에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상품과 서비스는 달라도 이 방법은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글을 쓸 때 제 경험을 나누는데 집중합니다. 이번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홍보
일반론을 쓰지 않습니다. 왜냐면 저는 홍보 일반론을 쓰는데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한 걸 잘 전달하는데 집중합니다. 저는 제가 한 걸 잘 정리하면 그게 홍보 일반론이라
고 생각합니다. 읽는 사람들은 제 경험을 잘 활용하면 그만입니다.

목표는 미디어에 나오게 하는 것


제가 홍보 활동을 하면서 겨냥하는 것은, 제가 만든 뉴스가 대형 미디어에 실리게 하는
것입니다.
미디어를 잘 활용하면 우리가 스스로 홍보하는 것보다 훨씬 싸게 들이면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참깨 백 번 굴러도 수박 한 번 구르는 걸 못 따라 갑니다. 대형 미디어는
그런 매체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홍보 활동의 목표를 미디어에 실리게 하는 걸로 잡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티쿤글로벌은 중소형 미디어뿐 아니라 대형 미디어에도 무척 많이
실렸습니다.
물론 공중파 방송에는 KBS에 달랑 한 꼭지 실린 게 다입니다만, 신문에는 매일경제신문,
한국경제신문, 한겨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중소미디어에 실린 걸 다 합치면 상당한 분량입
니다.
기사는 광고보다 눈에 더 잘 띕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더 믿습니다. 가치로 따지면 광고
의 몇 배입니다. 그러니까 이걸 다 돈으로 따지면 정말 몇 억 원어치는 될 거라고 생각합니
다.
방송만 해도 그렇습니다. 제가 방송에 나온 것만도, 꽤 긴 시간 촬영한 게 3개고, 짧은
영상도 대략 10개 가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영상들은 품질이 무척 좋습니다. 이걸
우리가 직접 제작하려고 하면 번거롭기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스튜디오도 빌려야 하고,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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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 꾸며야 하고, 진행자도 섭외해야 할 지 모릅니다. 그런데 초청 받아서 가면 정말 좋은
카메라에, 좋은 무대에, 일류 진행자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이야기만 실컷 하면
방송도 해줍니다. 그리고 그 방송 영상을 우리가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속성을 알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홍보를 직접 하면서 계속 미디어를 쳐
다봅니다.
최근에도 소형 미디어이기는 하지만 저에게 정기 기고를 요청해왔습니다. 기고하면 자기
미디어에 실을 거고, 그 미디어는 검색 포탈에 노출될 겁니다. 저는 제가 직접 해야 할 광고
를 미디어를 통해서 훨씬 권위 있게 하게 됩니다.
미디어를 잘 활용하면 대형 포탈에 노출됩니다. 돈 주고 리스팅 광고하는 것보다 효과가
큽니다. 우리 단독으로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공중파 방송이나 대형 언론, 대형포탈에 실리
는 것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중앙 미디어에 제가 쓴 글이나 우리 관련 컨텐츠가 실리도록 작업합니다.
그리고 중앙 미디어에 실린 기사가 포탈에 검색되게 합니다. 나머지 모든 활동은 이 목표에
맞춥니다.
제가 티쿤이나 해외직판 기사가 대형 미디어에 실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용하거나
활용하는 소형 미디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스북 페이지
티쿤 홈페이지
다음 카페 두 곳
다음 블로그

다음 아고라
네이버 카페 한 곳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톡 옐로우 아이디
카카오톡 단체방

밴드 두 세 곳
이메일

저는 이 소형 미디어를 이용해서 뉴스를 전파합니다. 이 뉴스를 보고 소형 미디어들이


저를 인터뷰해서 기사를 만들거나 방송합니다. 소형 미디어 기사는 검색 포탈에 게재됩니다.
이걸 보고 다시 대형 미디어가 접촉해옵니다.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해외직판으로 검색하면 티쿤글로벌 기사가 압도합니다. 제가 이용
하는 소형 미디어에 실린 컨텐츠가 계속 검색되기 때문입니다. 회사 규모로만 따지면 티쿤의
몇 십 배 되는 유사 사이트도 기사 양에서는 티쿤에 압도 당합니다.
돈 주고 하는 광고도 하기는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건 그거대로 하되, 대형 미디어에
실리게 만드는 것은 따로 해야 합니다.
목표를 대형 미디어에 실리게 하느냐, 아니면 그냥 자기 돈 내고 홍보하는 것으로 하느
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미디어가 취재하게 하는 걸 목표로 하면 자기 돈 내고 홍보하는
컨텐츠는 저절로 만들게 됩니다. 그렇지만 반대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미디어에 실릴 수 있
게 컨텐츠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은 홍보 활동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
니다.

미디어는 좋은 기사거리를 찾는다


사실 미디어로 하여금 제가 공급한 기사를 싣게 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어
렵지 않습니다. 왜냐면 미디어 담당자들도 좋은 기사를 찾거나 만드는 게 쉽지 않기 때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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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좋은 기사거리만 제공하면 기자는 저절로 옵니다. 안 그래도 기사 쓸 게 없어서 골머
리를 앓는 판에 좋은 기사가 제공되면 얼씨구나 할 수밖에 없습니다. 택시 기사가 손님을 찾
아 돌아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미디어는 좋은 기사거리를 찾습니다. 기사만 좋으면
미디어는 언제라도 찾아옵니다.
이런 관계를 생각하면 기사를 미디어에 노출 시키는 게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시작해서 이메일로 마감


제가 기사를 제일 먼저 싣는 곳은 제 개인 페이스북입니다. 제 페이스북은 지인들만 봅
니다. 조금 실수하더라도 문제가 안 됩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올려두고 때로는 서너 시간
때로는 하루 정도 시간을 보냅니다. 시간을 보내다가 고칠 거나 덧붙일 게 있으면 고칩니다.
그리고 내보내도 되겠다 싶으면 위에 나열한 작은 미디어에 싣습니다.
이 중 유료로 이용하는 곳은 페이스북 페이지 유료 광고와 카카오톡 옐로우 아이디입니
다. 페이스북에 실은 기사 중 유료로 광고하는 것은 1일 7만 원 광고비를 집행합니다. 옐로
우 아이디는 여러 명에게 보내는데 메시지 하나를 보내는 비용은 11원입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와 카카오톡 옐로우 아이디는 제 홍보 작업에서 무척 중요한 수단입니
다.
내부나 지인 대상으로는 밴드를 씁니다. 노출을 잘 되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카카오톡
기반인 옐로우 아이디입니다.
이렇게 기초 작업을 하고 나서 가장 기대를 많이 하는 미디어는 메일입니다.
저는 개발실의 도움을 얻어서 ‘해외직구’, ‘역직구’, ‘온라인수출’이라는 단어를 써서 기사
를 만든 기자 이메일을 수집했는데 6천 개 이상이었습니다. 저는 ’해외직구’ 또는 ‘역직구’
등 단어를 써서 기사를 쓴 기자 이메일이 6천 개 이상 수집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
했습니다. 어쨌던 이 이메일에 제가 작성한 기사를 송고합니다.
작년에 이렇게 써서 보낸 이메일을 보고 소형 미디어들이 저를 취재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자들은 하루에 몇 십 개에서 몇 백 개 이메일을 받습니다. 쓰레기 처리하기도 힘겹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웬만한 이메일은 눈에 띄지도 않습니다.
이 쓰레기 더미에서 살아남으려면 제목이 눈에 띄어야 합니다. 이메일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목입니다.
2014년 가을에 제가 보낸 이메일이 소형 미디어 기자 눈에 띈 겁니다. 몇몇 소형 미디
어에서 기사를 썼습니다. 물론 제목이 절묘했습니다. 소형 미디어에서 쓴 기사가 포탈에 실
렸고, 검색에 노출되기 시작했습니다.
중소형 미디어에서는 소형미디어에 실린 기사를 보고 다시 취재를 해왔습니다.
이런 작업이 계속 되다 보면 기자들 중에서도 지지자가 생깁니다. 어떤 기자가 무역협회
를 소개해줬습니다. 2015년 1월, 한국무역협회, 매일경제신문과 티쿤이 합동으로 해외직판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코엑스 초대형 전시회장을 빌렸고 1천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우리는
돈 한 푼 안 냈습니다. 준비는 무역협회에서 다 했습니다. 그리고도 제가 두 시간 동안이나
무대에 섰습니다.
제가 최근에 “쇼핑몰, 해외직판으로 승부하라”는 책을 냈습니다. 이 책도 제가 보낸 기
사를 본 기자가 출판사 사장께 알려서, 출판사 사장이 방문하여 내게 된 것입니다.
컨텐츠를 가지고 주변을 활용하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컨텐츠만 달랑 들고 다니고,
컨텐츠가 필요한 사람들이 우리를 써주는 겁니다. 우리는 우리 얻을 걸 얻고, 그 분들은 그
분들 얻을 걸 얻습니다.
어떤 미디어에서 해외직판 설명회를 한다면서, 우리더러 돈을 내면 발표 시간을 주겠다
고 했습니다. 저는, ‘내가 돈을 받고 해야 하는 사람인데, 돈을 왜 내냐, 안 한다’고 했습니다.
그 미디어에서는 제가 없고는 설명회가 격이 떨어지니까 저에게 다시 연락을 해왔습니다. 강
의료는 못 주지만 해줄 수 있느냐고 교섭해왔고 저는 그러라고 했습니다.
컨텐츠가 있으면 대접받으면서 미디어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이 홍보에서는 가장 효과가 높습니다. 티쿤플랫폼 이용사 모집은 그렇게 했습니다.

3
내용
미디어를 활용하는 걸 목표로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컨텐츠입니다. 컨텐츠가 되면 그
다음에는 미디어 속성을 잘 활용하는 기사와 기사제목 만들기입니다.
이 건 기술입니다. 물론 기술도 잘 익히지 않으면 쓸 수가 없습니다.
컨텐츠가 된 상태에서 이걸 잘 가공하는 기술을 가르쳐야 되는데 어떻게 할까 참 고민
이 많습니다.
프로그램을 만들까 생각중입니다.

끈기
컨텐츠가 되고 가공 기술을 갖추면 기본은 됩니다.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은 꾸준하게 노
출 시키는 겁니다.
만든 컨텐츠를 직접 운영하는 8개~10개 미디어에 올리는 것도 때로는 지겨운 일입니다.
각종 미디어에 올리는 데만 거의 30~40분 걸립니다. 각종 미디어에 올리다 보면 지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작업을 1년 반째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응용
이 방법은 제가 이용사 모집할 때 썼지만 고객 모집에도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티쿤 이용사도 여러 방면에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4
[CEO전언]

내 생각 알리기

2016. 3.18. 금요일

소통의 기본, 나 알리기


저는 CEO로서 구성원들에게 제 생각을 잘 알리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매주 전언을 씁니다.
제 생각을 정확하게 알리면 상대방도 적절한 태도를 취합니다. 아니 제 생각을 정확하게
알려야 상대방도 적절한 태도를 취할 수 있습니다. 적극 동의할지, 아니면 반대할지 정할 수
있습니다. 동의하든, 반대하든 제 생각을 정확히 알아야 소통이 됩니다. 소통은 꼭 의견을
같이 하는 게 아닙니다. 소통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수단을
쓰려고 하는지, 그 일을 하는데 무엇을 장애로 여기는지를 잘 알리려고 합니다.
제가 제 생각을 잘 전달하려고 하는 가장 첫 번째 대상은 당연히 경영전략회의 구성원
들입니다. 경영전략회의 성원은 티쿤글로벌의 구심입니다. 극단으로 이야기하면 저는 경영전
략회의 성원과 소통하기 위해 전언을 씁니다. 경영전략회의 성원 다음은 티쿤글로벌 구성원
들입니다. 전언은 간혹 외부에 공개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티쿤글로벌 구성원에 제한해서
공개됩니다.
어떻게 보면 참 미련한 짓입니다. 겨우 100여 명만 읽는 글을 매주 쓰고 있습니다. 전언
을 처음 쓰던 2009년 무렵에는 직원이 15~20명이었습니다. 최대 100여 명이 읽는 글을 지
금까지 쓰고 있습니다. 저는 이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몇 번 말씀 드리지만
전언 쓰는 건 저에게도 꽤 힘듭니다. 저는 전언을 쓰려고 일주일 내내 고민합니다.
30대 초반, 조직 책임자였던 때도 그랬습니다. 조직을 운영할 때마다 구성원들은 우리
조직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늘 불평했습니다. 그때도 저는 매주 글을 썼습니다. 그런
데도 조직원들은 늘 방향을 모르겠다고 불평했습니다. 그만큼 저를 이해시키는 게 어려웠습
니다.
그런 경험 때문에 저는 어떻게든 조직의 대표로서 제가 하려는 일을 잘 전달하는 걸 무
엇보다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현재 상황 또는 상대방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면 적절히 행동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회사 상황과 리더가 나가려고 하는 방향을 정확히 알면 회사와 개인의 발전을 적
절히 조화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거짓말을 하지 않고, 그리고 공동의 이익을 전제로
해서 행동하고, 그 행동을 설명하면 구성원들은 대체로 제가 하는 일을 지지하고 옹호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지금 티쿤글로벌 조직이 그렇습니다.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은 자기 하는 일을 무척 사랑
하고, 또 전체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저를 정말 믿어주고 도와줍니다. 그
리고 스스로 알아서 합니다. 모두 선한 분들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제가 구성원들에
게 회사가 하려고 하는 바를 있는 그대로 잘 알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불만을 가진다면 리더는 즉각 자기자신 혹은 조직이 하려고 하는 바를 정확하
게 알려줬는지를 되짚어봐야 합니다.
사람들은 이유 없이 화를 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화를 내
지도 않습니다. 대체로는 리더가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답답해서 화를 내고 불평합니다.
설사 문제가 있더라도 그 문제를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일이면 이해해주는 경우가 많습
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은 어쩔 수 없다고 정직하게 이야기하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해결하
려고 하는 지를 있는 그대로 알려주면, 불평을 하지는 않습니다. 동의하거나 반대할 뿐입니
다. 동의하고 참던가 혹은 동의하지 않고 나가던가 합니다. 화를 내는 것은 동의를 해야 하
는지 반대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화가 나는 것은 지금
1
그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회사만 그런 게 아닙니다.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이 또는 아내가 현재 상황을 어
떻게 인식하고 있고, 또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를 정확하게 설명하면 문제는 어쨌든 풀립
니다. 아주 나쁜 방향으로 풀린다면 헤어질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황은
해결됩니다. 가장 답답한 것은 말을 안 하는 겁니다.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어떻게 해결
하려고 하는지를 아예 알리지 않아버리면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고 벽만 생기게 됩니다.

알리기도 어렵다
그런데 리더가 상황을 알리는 일은 그 자체로 무척 어렵습니다. 알리려고 하면 현 상황
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할지도 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걸 잘 정리해야
합니다.
저는 끊임 없이 정리합니다. CEO전언으로 정리하고, SNS로도 정리합니다. 정리할 때마
다 느끼는 거지만 도대체 지금 상황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
는 것조차 무척 어렵습니다.
현재 상황이 어떤지,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수단을 써야 하는지, 그 수단을 구성원들이 받아들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전언을 쓰는 건 그래서 어렵습니다. 늘 생각을 해야 하고, 생각한 것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구상해야 하고, 실제로 글로 써야 합니다. 그것도 매주 써야 합니다.
제가 전언 쓰는 게 힘들다고 하면 가끔 쓰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전언을 쓰는 게 힘
들다는 것은 글을 쓰는 게 힘들어서가 아니라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힘들다는 뜻입
니다. 지금 뭘 해야 하는지가 명료하면 글을 쓰는 건 그래도 좀 덜 어렵습니다. 진짜 어려운
건 지금 뭘 해야 하는지가 명료하지 않은 겁니다.
현재는 미래에 비교하면 늘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문제는 늘 있습니다. 당연히 그
문제를 파악해야 하고, 정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전언으로 정리해야 할 일은 늘 많지만 그
많은 것 중 시급하고 중요하면서 전체에서 중심이 되는 내용을 찾아내는 게 어렵습니다.
글로 정리하는 건 일입니다. 그런데 글로 정리를 안 하면 사실 정리가 되었다고 하기도
힘듭니다. 글로 잘 정리해서 조직원들에게 전달해도 제 뜻을 제대로 전하기 어려운데 글로
정리 안 한 상태에서 제 생각을 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더군다나 티쿤글로벌은 조직이 한-중-일에 걸쳐 있습니다. 글로 전달하지 않으면 한국
과 중국 그리고 일본에 있는 구성원들에게 상황을 알릴 방법이 없습니다. 설사 방송을 할 수
있다고 해도 방송을 하려면 원고가 있어야 합니다. 100명 가까운 조직을 운영하면서 말로만
한다는 건 정말 위험합니다. 저는 전언을 기본으로 하면서 금요일 아침 모임에서 말로 설명
합니다. 전언이라는 원고를 바탕으로 말을 하는데도 실수가 계속 됩니다. 한 말을 또 하고,
할 말을 빠뜨립니다. 그런데 원고도 없이 방송으로 전한다는 것은 정말 위험합니다. 저는 원
고 없이도 말을 잘합니다. 그렇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원고 없이는 말하지 않습니다. 물
론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 설명은 좀 다릅니다. 설명회만 거의 100번 이상 했으니까 대체
로 그냥 하지만, 특별한 경우 아니면 원고 없이 말하지 않습니다. 원고 없이 말해야 될 때가
되면 아주 간단히 하고 맙니다.
그리고 글로 정리하지 못하면 이용사 CEO들과 소통할 방법도 없습니다. 글이 아니면 아
예 소통이 불가능합니다.
나아가 티쿤과 교류하기 원하는 많은 사람들, 또 잠재 이용사와 소통할 방법이 없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바깥에 거의 나가지 않습니다. 일본과 중국에도 거의 안 갑니
다. 그런데도 그나마 조직이 이렇게 유지되고 사업이 운영되는 것은 제가 글로 부지런히 정
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스스로 생각해도 정말 열심히 글을 무기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
면 이것보다 더 효과 높은 소통 수단이 별로 많지 않습니다.
경영전략회의라는 좁은 성원들뿐 아니라 잠재 이용사라는 넓은 범위에 이르기까지 가장
효과 좋은 소통 수단은 글입니다.

2
상황을 파악하고, 파악한 것을 정리한 다음, 내 생각을 전하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걸 하는 게 높은 직위 리더가 되면 될수록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리더들도 마찬가지지만 각자도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자기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어떻게 하려고 하는 지를 주변에 잘 정리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까?
자기가 하는 일을 잘 전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무척 중요하지만 소통을 위해서는
훨씬 더 중요합니다. 잘 정리해서 전했는데도 주변에서 계속 불평을 합니까? 대개 불평을 하
는 건 일단 잘 정리가 안 되었거나, 잘 정리한 걸 제대로 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소통은 내가 하는 일을 잘 정리해서 전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저는 전언을 쓰든 혹은 다른 글을 쓰면서 다른 사람을 설득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저는
사람은 설득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설득이라는 건 의견이 다른데 내 의견을 받아들이게
하는 겁니다. 그런데 생각이 다른데 내 의견에 동의하게 만드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저는 다만 제 생각을 잘 전달하는데 집중합니다.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는 제 소관이
아닙니다. 아무리 잘 정리해서 전달해도 어떤 사람은 받아들이고 어떤 사람은 안 받아들입니
다. 그래서 저는 제 생각을 잘 전달해서 다른 사람이 저를 이해하게 하는데 집중합니다.
사람은 꼭 설득이 되지 않아도, 생각이 같지 않아도 일을 같이 할 수는 있습니다. 상대
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면, 비록 생각이 같지 않아도 상대방에 맞춰서 일
을 할 수 있습니다.
답답한 것은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때입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니까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 생각을 알리는 게 중요합니다.

어떻게 알릴까
자기 생각을 정확하게 잘 전달하는 건 소통의 기본입니다. 다른 사람 말을 정확하게 듣
는 것도 무척 중요하지만 기본은 내 생각을 잘 전하는 것입니다.
티쿤글로벌에서는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끼리 자기 생각을 잘 정리해서 전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경영전략회의는 회사 모든 일이 집중되는 기구입니다. 경영전략회의 내부에서
소통이 잘 되면 조직 전체도 소통이 잘 됩니다. 이래서 저는, 전언은 가장 먼저 경영전략회
의 구성원들에게 쓰는 것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때그때 가장 중요한 것을 정리하면서 주변의 좀 덜 중요한 정보도 정리해서 먼저 정
보가 소통되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각자가 맡은 곳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 또
그것을 하기 위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를 잘 알려줘야 합니다.
부서장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서장들은 해당 부서에서는 최고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습
니다. 그리고 평조직원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는 자기 상사, 동료, 부하에게 자기가 하는 일을 잘 전달하고, 자기 구상을 잘 전하
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각자 알아서 할 일이지만 무엇을 어떻게 소통시킬 것인가는 고민해야 합니다. 우선은 단
순 정보부터라도 잘 소통시키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지금 스스로를 돌아보면 그걸 잘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그다지 많
지 않을 겁니다. 왜냐면 저처럼 열심히 정리하는 사람도 과제를 잘 정리해서 전하는 게 어렵
다고 느끼는데 다른 사람들이 저보다 잘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려운데도 우리는 해야 합니다. 그게 소통의 기본이고, 발전의 디딤돌이 되기 때문입니
다.
우리 안에서, 또 거래처와, 또 고객과 소통하는 기본은 역시 우리 하는 일을 잘 알리는
것입니다.
간단한 정보부터 고급 인식까지 적절하게 전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3
[CEO전언]

독립몰 연합 tqoon.jp

2016. 3.25. 금요일

경영전략회의는 일본에, 티쿤플랫폼을 이용해서 만든 독립몰의 연합 사이트, tqoon.jp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 결정은 결정만 안 했던 것일 뿐 티쿤플랫폼을 처음 만들 때부터 예정한 것입니다. 아
마 빠르면 올해 여름이 가기 전까지는 만들게 될 겁니다.
tqoon.jp에는 애드프린트에 속한 독립몰을 포함해서 직영 사이트도 다 모을 겁니다.
adprint.jp 도메인을 유지할 지 말 지는 논의해서 결정할 겁니다. 언젠가 스티커 사이트가
adprint.jp에서 독립할 거고 명함 관련 사이트도 독립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adprint.jp
는 인쇄통판 사이트의 연합이 됩니다. tqoon.jp에 인쇄 사이트 연합체인 adprint.jp가 합류할
지, adprint.jp조차 버릴 지는 우리가 같이 논의해서 결정하면 됩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앞으
로 tqoon.jp가 주가 될 거라는 점입니다.
독립몰 연합에서는 한 독립몰에 가입하면 해당 아이디로 tqoon.jp에 속한 모든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각 독립몰은 독자 로고를 가지지만 모든 사이트 같은 위치에
tqoon.jp로고를 표시합니다. tqoon.jp에 속한 각 독립몰은 ㈜티쿤재팬, ㈜아도프린트 외 사이
트 운영사가 자기 회사 이름을 걸 수도 있습니다. 이 연합몰은 티쿤플랫폼을 이용하고, 회원
을 공유하지만 독립해서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형식이 일본법에 저촉이 되지 않는지는
따져봐야 하지만 일단 저는 일본 티쿤플랫폼의 미래 모습을 이렇게 그리고 있습니다.
꽤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습을 이렇게 그린다고 해도 실제로 할 수 있을
지 없을 지 잘 모르는 것도 있습니다. 이 미래상은 아직은 제 개인 의견입니다. 경영전략회
의에서는 세부 사항까지 다 결정한 게 아니고, tqoon.jp를 만든다는 것까지만 결정했습니다.
확정이 안 된 미래상을 마치 결정된 것인 양 발표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런데도 이렇
게 전언으로 발표하는 것은 논의를 잘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상은 제가 먼저 꺼낸 거니까
제가 먼저 초안을 내놓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중요한 문제일수록 다 결정하고 통보만 할 게 아니라 같이 토의하는 게 좋
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논의해서 좋은 건 살리고, 부족한 것 보충하고, 나쁜 건 빼면서 회사
전체의 생각으로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우리 회사의 미래’는 정말 중요한 주제입니다. 제가 오늘 제 생각을 알리는 것을 계기
로 우리 회사의 미래 모습도 같이 논의를 해봤으면 합니다.

느슨한 연합몰
tqoon.jp는 매우 느슨한 연합몰을 지향합니다. 연합몰은 독립해서도 살 수 있는 것을 전
제로 합니다. 라쿠텐 같은 경우는 라쿠텐에서 빠져 나와서 독립해서 존립하는 것은 어렵습니
다. 비즈니스 모델이 전혀 다릅니다. 티쿤플랫폼 이용사는 tqoon.jp에 속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 없이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이 mall in mall인 라쿠텐과 근본에서 다릅니다.
tqoon.jp에 속하면 tqoon.jp에 속한 사이트들끼리는 아이디를 공유하게 됩니다. 아이디
를 공유한다는 정도에서 결합이므로 매우 느슨합니다.
티쿤플랫폼 이용사는 tqoon.com에 들어오기 싫으면 안 들어와도 됩니다. 그렇지만
adprint.jp 운영 경험으로는 tqoon.jp에 안 들어올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어떤 사이트 운영자는 내가 모은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기기 싫어서 안 들어오겠다고 할
지 모르지만 다른 사이트가 모은 고객을 내 고객으로 만들 수가 있는데도 안 들어오겠다고
하는 건 이상합니다.
물론 내가 모은 고객을 경쟁사가 이용하는 건 싫습니다. 그렇지만 경쟁사 외에 다른 사
이트 고객이 훨씬 많습니다.
애드프린트에는 같은 종류 상품을 파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이 두 사이트는 아무래도 거
1
북해 합니다. 그렇지만 그 누구도 나가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표가 설명해
줍니다.

물론 어떤 사이트는 스스로 모은 고객만으로도 훌륭히 장사합니다만, 대부분의 사이트는


애드프린트나 마쿠마쿠가 모은 고객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이 도움을 포기하는 건 장사꾼
치고는 참 이상한 장사꾼입니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연합몰을 잘 만들어서 스스로 들어오고 싶게 해주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로서는 연합몰에 안 들어오고 바깥에서 장사를 잘한다고 해서 손해날 게 없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수수료를 받기 때문입니다.
굳이 안 들어오고 싶은 사이트는 안 들어와도 되게, 들어오고 싶은 사이트는 들어오게
하면 됩니다.
우리는 다만 들어오면 좋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 하면 됩니다.

연합몰을 만드는 이유
연합몰을 만드는 것은 티쿤플랫폼 이용사들이 매출을 잘 올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입
니다. 티쿤은 가입비도 월이용료도 받지 않습니다. 오로지 거래 성사에 따른 수수료만 받습
니다. 그러니까 티쿤은 이용사가 장사를 잘해야만 수입이 생깁니다. 이 점에서 티쿤은 이용
사가 물건을 잘 팔 수 있도록 도와줘야만 합니다.
그런데 위의 표에서 애드프린트에 속한 이용사들 매출을 보면 애드프린트 고객이 만들
어준 매출이 무척 많습니다.
표에서 보다시피 매출 상위 12개 이용사의 매출 구성을 보면,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
고객이 만들어준 매출이 대체로 40% 이상이고 70% 이상도 꽤 됩니다.
그리고 이용사가 모집한 고객이 다른 이용사 물건을 사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이 표를 보면 연합몰을 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해집니다.
당장은 아니어도 연합몰은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되고, 그 자체로 신용이 생깁니다. 그러
니까 고객은 티쿤 그룹에 속해 있기 때문에 티쿤연합몰에 들어와 있는 쇼핑몰도 믿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티쿤이 책임을 집니다.
이것은 백화점 안에 들어와 있는 브랜드를 일차로는 백화점이 책임을 지는 것과 완전히
똑같습니다.
위 통계를 보면 연합몰을 만들 때 확실히 플랫폼 전체 매출은 올라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율은 작지만 이용사가 모집한 고객이 우리 직영아이템을 사주기도 합니다. 물론 총매
출의 1% 미만입니다.
어쨌든 연합몰을 만들면 총 매출이 올라가는 것은 확실합니다. 총매출이 올라가면 수수
2
료 수익도 올라갑니다.
연합몰을 만듦으로써 우리는 총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은 개별 사이트 매출도 올라
간다는 뜻입니다. 상생이고 시너지입니다. 그래서 연합몰을 만드는 겁니다.

연합몰에서 이용사 책임
연합몰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 중 하나는 이용사가 연합몰에 편승만 하고 홍보를 안 하
는 경우입니다. 물론 이 경우조차도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최소한 손해나는 건 없습니다. 어
쨌든 편승을 하더라도 그 회사 물건이 팔리면 우리가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우리가 재계약을 수단으로 방지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매출을 못 올리는 회사와 재계약을 안 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연합몰을 좋은
판매자로 채울 수 있습니다.
대체로 기준은 매출입니다. 그 회사가 매출만 잘 올린다면 우리는 따로 얘기할 게 없습
니다. 그렇지만 매출을 못 올리는 회사는 그 자체로 이미 경쟁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참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가 자체 상품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애드프린트, 마쿠마쿠, 애드베스트, 애드플래그, 애드사인 사이트를 광고하고 있습니다. 우리
는 우리 상품을 팔려고 고객을 모으고 그 고객으로 하여금 다른 이용사 상품도 사게 하고
있습니다. 참 바람직합니다. 우리 자체 상품이 없다면 우리는 연합몰 자체를 홍보해야 합니
다.
이까지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 회사 비즈니스 구조는 여러 가지 면에서 참 절묘합
니다. 이 모두는 우리가 직접 물건을 팔면서 플랫폼을 만든 데서 나오고 있습니다.

도약
연합몰을 만드는 것은 회사 전체로 보면 도약입니다. 자연스럽게 회사 전체를 플랫폼 중
심으로 바꾼다는 뜻이 됩니다.
이 말을 할 때마다, 늘 ‘그럼 제조유통사업부문은?’하는 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상하
리만큼 플랫폼과 직영사업부문을 이분하는듯한 뉘앙스가 있고,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다는 말
이 곧 제조유통사업부문은 보조 사업이라는 뉘앙스가 있습니다.
물론 사업 자체로는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갑니다. 그냥 그것뿐입
니다. 플랫폼을 중심에 둔 전체가 있을 뿐입니다. 회사 전체가 플랫폼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는 것이지 각 개인은 여전히 각자 맡은 일을 할 뿐입니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다고 해서 그 전에는 덜 중요한 일을 하던 사람이 더 중요한 일을
하는 게 아니고, 그 전에는 중요한 일을 하던 사람이 이제는 덜 중요한 일을 하는 게 아닙니
다. 각자는 그냥 자기가 하는 일을 하는 것뿐입니다. 다만 생각하는 방법이 바뀌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은, 생각하고, 일할 때 플랫폼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각자는 스스로 있는 곳에서 전체를 생각하면 됩니다. 자기가 있는 곳에서 전체를 바라보
는 사람이 다음 세대 리더입니다. 직영사업부문에 있다가 플랫폼 사업으로 옮기기도 하고,
플랫폼 사업에 있다가 직영사업으로 옮기기도 합니다.
각자는 여전히 똑같습니다. 그렇지만 회사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우리 물건을 우리가 파는 회사에서, 다른 회사도 물건을 팔 수 있게 해주는 회사로, 그
리고 이제는 연합몰을 운영하는 회사로 바뀌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제 우리 경쟁 상대는 라쿠텐입니다. 일본 아마존입니다.

장래
우리는 연합몰에 한국 사이트만 입점 시키지 않습니다. 중국에서 일본에 직판하는 사이
트, 또 다른 나라에서 일본에 직판하는 사이트뿐 아니라 일본 사이트도 입점 시킬 겁니다.
이렇게 되면 일본 라쿠텐이 하지 못하는 상품 구성을 할 수 있게 됩니다.

3
전 세계에서 가장 좋고 싼 물건이 공급되는 사이트.

이게 tqoon.jp이 추구하는 상입니다.


이거라면 라쿠텐과 경쟁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일단 한국 사이트를 일본에 더 많이 진출 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중국
사이트도 일본에 진출 시켜야 하고, 나아가서는 미국 사이트도 일본에 진출 시켜야 합니다.
미국에서 일본은 너무 멀지 않을까요?
연구를 해봐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사례가 있습니다. 한국의 많은 사람이 이베이와 아
마존에서 물건을 사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으로 하여금 이베이와 아마존에서 사지 않고, 한
국에 직판하는 사이트에서 사게 하면 됩니다. 일본 사람들도 미국 사이트에서 살까요? 조사
해봐야겠지만 살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는 있지만 저기는 없는 것, 이것이 국경을 사이에 두고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저는, 멀지만 없기 때문에 미국에서 일본에 팔 물건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이 멕시코 술 데킬라를 일본에 팔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직 실현은 안 되었지만
이런 일을 하면 됩니다.
티쿤플랫폼 방향은 이 방향입니다.
일단 일본에 연합몰을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이후에 다른 나라로도 나갑니다.
다행히 우리 회사 자금 사정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섣부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우리가 꿈꿨던 멋진 회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저
는 여러분과 같이 잘 되고 싶습니다. 그 동안 어려웠을 때도 여러분에게 소홀하지 않았습니
다. 좋았을 때도 그러고 싶습니다.
미래를 같이 구상해봅시다.

4
[CEO전언]

월매출 1억5천만엔을 넘고서

2016. 4.1. 금요일

3월 비약
이번 달 월매출은, 오늘이 끝나야 확정되겠지만, 최소한 1억5천5백만엔을 넘습니다. 작
년 3월에 비해 48% 가량 성장했습니다. 대단합니다. 이 성장이 대단하다는 것은 월별매출그
래프를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오늘 하루 추정 매출을 넣은 것입니다.)

올 3월 성장세는 정말 대단합니다.
더 대단한 것은 매출에서 직영사업부 비중이 지난 달에 비해 늘었다는 점입니다. 직영
사업 자체가 매출 성장 동력이었다는 뜻입니다.

전체 매출에서 직영 사이트 매출의 비중은 앞으로 갈수록 줄어들겠지만, 이번 달만 놓고


보면 직영 사이트 매출 비중은 지난 2월에 비하면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직영 사이트 매출 합계액은 오늘을 빼고도 이미 역대 최고입니다.
이렇게 된 데는 큰 매출이 하나 끼어 있어서이긴 하지만 그것은 600만 엔 정도이므로
그게 핵심 기여 요소는 아닙니다. 그리고 그 정도 매출은 이제 수시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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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인(變因)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3월 매출이 이렇게 좋아진 것은 그냥 우리 실력인 것 같습니다.
각 사업부 별 평일평균매출 그래프를 보면 우리 실력이 무척 많이 높아졌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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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일평균매출이 우리 활동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월 전
체 매출은 영업일수에 따라 상당히 바뀌기 쉽습니다. 일본 직판을 하다 보면 골든위크가 낀
5월, 오봉야스미가 낀 8월, 새해 1월이 영업일수가 보통 18일 전후로 적고, 3월, 4월, 6월, 9
월, 10월 등이 영업일수가 22일인 경우가 꽤 있습니다. 영업일이 크게는 4일까지 차이가 납
니다. 그러므로 월 전체 매출보다 영업일 평균매출이 추세를 보는 데는 훨씬 정확하다고 판
단하고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전체, 제1, 제2, 제3, 제4, 중국, 티쿤글로벌의 평일 평균 매출그래프입니다.
하나 같이 평일 평균 매출이 올라갔습니다. 뭐 특별이 어느 사업부가 더 잘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정말 서로 격려하고 칭찬할만 합니다.
이 중에서 제1, 제2사업부는 격심한 경쟁을 뚫고 예년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정도로 전
월 대비 성장률을 만들어냈습니다. 더 싸게 파는 곳도 생겼기 때문에 무척 걱정했습니다. 더
군다나 두 사업부는 티쿤 그룹 전체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나 기여도가 가장 높습니다.
그러니까 이 두 사업부가 흔들리면 티쿤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
잘 견뎌줬고 정말 잘 해줬습니다. 특별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마쿠마쿠 사업부도 혹시 정체 되는 게 아닌가 우려했는데 3월 들어서 놀랄 정도로 성장
했습니다.
애드사인 사업부도 3월에 다소 제자리 걸음을 하기는 했지만, 2월에 너무 많이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사업부는 여전히 한 건이 있었습니다.
티쿤사업부 역시 약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못한 사업부가 없습니다.
3월에 일본 동경영업소와 오사카영업소는 큰 기여를 했습니다. 일본 최대 광고 기획사
덴츠로부터 큰 수주를 받았습니다. 고맙다는 말씀 드립니다.
잘 보이지 않지만 신규 고객 유치를 담당하는 기획마케팅부도 정말 잘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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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래프를 보면 기획마케팅부가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회원을 잘 유치해줬는
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장사는,

새 손님을 모으고,
온 손님이 물건을 사게 하고,
한번 산 손님이 단골이 되게

하면 됩니다.

모두 중요합니다. 상품과 서비스가 좋아야 새 손님이 오고 한번 산 손님이 단골이 됩니


다. 그렇지만 상품과 서비스가 아무리 좋아도 새 손님을 모으는 일에 실패하면 끝입니다. 그
점에서 뒤를 잘 받쳐준 각 사업부도 정말 잘했고, 새 손님을 모으는 일을 맡은 기획마케팅부
도 정말 잘했습니다.
이 외에도 개발실, 지원사업부 모두 열심히 했기 때문에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
다.
전체 지휘를 맡은 경영전략회의도 참 잘 한 겁니다.

재정안정
3월 손익계산서는 아직 나올 때가 안 되었습니다. 2월까지만 놓고 보면, 작년 9월부터,
올해 1월을 빼고 매달, 회사는 조금씩이긴 하지만 흑자가 났습니다. 규모는 미미합니다. 올
해 2월은 8천만 엔 정도 흑자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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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갑자기 온 엔저로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무려 3년을 너무 힘들게 보냈습니
다. 그때 받은 타격으로 참 고통스러웠지만 모두 잘 이기고 이제 조금씩 좋은 환경을 맞이하
고 있습니다.
현재 추세로 조금씩 더 발전하면 우리 회사도 연말에는 조금이라도 상여금을 줄 수 있
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주들에게는 적은 금액이어도 배당금을 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
렇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티쿤글로벌 CEO로서 저는 회사가 적자가 날 때도 급여를 한번도 동결하지는 않았습니
다. 구성원을 믿었고 비즈니스 미래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기본으로는 조금 올렸습니
다. 간부들은 동결했습니다. 어쨌든 올 3월처럼만 유지하고 잘 하면 연말에는 기분 좋은 일
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다소 우려 되는 것은 여전히 경쟁이 격심해지고 있고, 또 환율이 최근 들어 조금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전보다는 아주 좋은 환경입니다.
서로 믿고, 낙관하면서 같이 잘해봅시다.

미래
지금 각자 하고 있는 일을 잘 하면서 우리가 최근에 설정한 목표들을 한번 되짚어봤으
면 합니다.

100만 고객과 1천 티쿤플랫폼 이용사 유치


일본에만 집중

이 둘이 우리 회사가 하려는 기조입니다.


저는 여전히 이 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잊지 않았습니다. 다만 생각한 것보다 우리 내
부에서 조정할 게 많아져서 눈에 띄게 이 일을 추진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저는 지금 열심히 기반을 만들고 있습니다.
각자 이 목표를 놓치지 말아야겠습니다.
저 개인으로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저는 이 일 하는 게 정말 즐겁습니다.
그 어떤 것보다 즐겁습니다. 회사가 돈을 벌면 저도 돈을 버니까 그게 좋은 것도 분명히 있
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돈을 못 벌었을 때도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잘 살아왔습니다. 저를 움
직이게 하는 것은 당장 돈보다 꿈과 희망입니다.
저는 제 꿈, 제 능력, 제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때 행복합니다. 그 점에서 티쿤글로벌,
그리고 구성원들은 저에게 가장 소중한 동반자들입니다.
저는 위 일에 집중하면서 유럽과 미국으로 진출하는 꿈을 꿉니다. 자칫하면 일본에 집중
하겠다는 목표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만, 때가 되고 기회가 닿으면 유럽과 미주로 진출할 생
각도 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구성원들의 힘을 믿고, 또 재무상태로 봐서는 어쩌면 시도해보게 될 지도 모
르겠습니다.
물론 여러분과 또 상의를 할 겁니다. 다만 여러 상황이 그런 꿈도 다시 꾸게 하고 있습
니다.
제가 이 일을 처음 시작했던 2007년 또는 2008년 무렵 성원애드피아 월매출이 20억원
수준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 성원애드피아 월매출이 60억이라고 합니다.
일본은 확실히 더딥니다. 그렇지만 속도가 붙으면 더 빨라집니다.
티쿤그룹은 플랫폼까지 달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매우 빨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
다.
이 속도면 아마 3~4년 뒤에는 주식 거래 시장에 상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그건 기본으로 하게 될 겁니다. 코스닥에도 자스닥에도 상장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이 모든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입니다.
기업의 성장은 개인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기업이 커지면 그에 맞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기업이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돌볼 수 없습니다. 각자는 티쿤글로벌의 미래를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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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안타까운 것은 지금 고생해서 맺은 열매를 지금 고생한 사람은 못 따먹고 나중에 들어
온 사람이 따먹는 경우입니다. 성장하는 기업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공부해야 합니다. 성장해야 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 머무르면 기업이 성장했을 때, 기업
이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늘 이게 고민입니다. 지금 있는 구성원 개개인을 어떻게 성장 시킬 수 있을까?
저는 한 때 개인을 성장 시키기 위해서 회사 안에 독서클럽도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저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개인을 성장 시키는 특별한 프로그램은 없을까?
이건 제 고민입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은 여러분 미래를 스스로 생각해야 합니다. 성장하는 티쿤글로벌에서 나
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이건 여러분 숙제입니다.
회사는 계속 성장할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각자는 어떤 미래를 꿈꿔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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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회의(會議) - 2012.2.9. 전언 일부 수정
2016. 4. 8. 금요일.

리더는 회의를 활용해서 조직을 정비할 수 있습니다. 회의 참석자는 회의를 통해서 자기


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리더에게는 회의 소집권(召集權)이 있습니다. 좋은 리더는 이 회의 소집권을 잘 활용할
줄 압니다.
저는 어떤 조직을 이끌게 될 경우, 일단 정기회의를 만듭니다. 이 정기회의를 통해서 조
직을 정비합니다. 티쿤글로벌을 처음 만들고 일 년 정도는 매일 아침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아침회의를 통해서 업무를 점검하고, 동시에 조직을 정비했습니다.
리더는 회의를 소집할 뿐 아니라, 안건을 만들고, 또 발언권을 부여하고, 회의 안건을
준비시키는 과정을 통해서 조직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평조직원 혹은 부하도 회의를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회의에 참가하는 사람은 누구나
발언권이 있습니다. 그리고 성안(成案, 안을 내는 것=제안)할 수 있습니다. 좋은 안을 내고,
그 안이 무리 없이 통과되게 할 줄 알면 매우 뛰어난 일꾼입니다.
그러므로 회의를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준비하는지를 잘 아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조직과 회의의 본질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오늘은 조직과 회의의 본질을 이해해보는 시
간을 갖습니다. 나눔을 통해 그 동안 여러분이 회의를 어떻게 이해했고, 또 어떻게 활용했는
지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회의의 목적은 결정(決定)입니다.


회의는 한자(漢子)로 ‘모을 회(會)’에 ‘의논할 의(議)’ 자(字)를 씁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
들은 회의를 ‘모여서 의논(議論)하는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런데 의논하는 것은 회의의
본질이 아닙니다. 회의의 본질은 결정하는 것입니다.
왜 회의를 합니까? 뭔가 하려고 합니다. 논의는 뭔가 하려고 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
므로 회의의 본질은 ‘뭔가 할 것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물론 아이디어 회의처럼 의논 자체가 목표인 회의도 있을 수 있습니다. 평가회(評價會)
처럼 굳이 결론을 내지 않아도 되는 회의도 있습니다. 이런 회의는 그야말로 모여서 논의하
는 게 목적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의는 결정하는 게 목적입니다.
회의의 본질이 결정을 하는 것임을 이해하면 회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회
의에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도 여기에 맞춰 다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회의를 왜 하는지 잘 모르면 정말 회의(會議)가 회의(懷疑) 됩니다. 결론도 안 나는 회의
를 밑도 끝도 없이 해야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고역입니다. 미숙한 리더가 이끄는 회의는 대
개 길기만 하고 결론이 잘 안 납니다. 결론이 나도 내려진 결론이 뭔지 뚜렷하지 않습니다.
그런 회의는 사람들이 회의를 싫어하게 만들고 심할 경우는 짜증을 내게 만듭니다. 그렇게
되면 리더와 관계가 좋아질 수 없습니다.

회의는 짧아야 합니다.


제가 주재하는 회의는 대개 짧습니다. 저는 회의는 정식으로 결정하는 자리이고 이미 다
정한 것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회의를 준비합니다.
이렇게 하려고 본회의 전에 사전 토론을 충분히 합니다. 개개인과 상의도 미리 다 합니
다.
이렇게 하기 때문에 저는 통과되지 않을 안건은 아예 상정도 하지 않습니다. 통과되게
해놓고 회의를 진행합니다. 그러니까 회의 시간이 짧습니다.
물론 사전 토론을 생각하면 총 시간이 길어질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안건은 이
렇게 하는 게 총 시간이 오히려 짧아집니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중요한 조직의 단결을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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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할 수 있습니다.
국가 원수의 정상회담을 생각해보십시오. 국가 원수의 회담은 대부분은 한두 시간 안에
끝납니다. 그리고 밥 먹고, 사진 찍고 마칩니다. 회담하는 그 한두 시간조차 진지하게 이야
기할 시간도 없습니다. 정상회담은 대체로 순차 통역을 합니다. ‘가’ 나라 정상이 발언하면
‘가’ 나라 통역자가 ‘나’ 나라 통역자에게 말하고, ‘나’ 나라 통역자가 ‘나’ 나라 정상에게 통
역합니다. 그리고 반대 과정 답변을 거칩니다. 이런 걸 두 시간 동안 해봐야 얘기할 시간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정상끼리 하는 얘기는 쇼입니다. 그래도 전혀 상관 없습니다. 왜냐면 그
회담을 위해서 몇 개 월 전부터 실무자들이 양국을 오가며 안건을 충분히 조율했기 때문입
니다. 정상끼리 굳이 회담을 한다면, 조정이 잘 안 되는 문제 한 두 가지 뿐입니다. 그것도
대개 사소한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주 중대한 문제를 정상끼리 회담 자리에서 타결할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그런 중대한 문제를 담판하게 되면 자칫 한 쪽에 큰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회담 전에 결정되어 있습니다. 사전에 그렇게 충분히 실무회담
을 하기 때문에 국가 정상 회담조차 한두 시간이면 다 끝납니다.
회의를 잘 준비하는 것은 이렇게 하는 겁니다. 안건을 사전에 주요한 사람과 충분히 상
의를 하고, 조정한 뒤에, 본 회의에 올리는 것입니다. 본회의는 기록만 남기고 형식에 따라
결정만 하면 됩니다.
회의에 보지도 못한 안건을 내놓고, 토론하고 결정하자는 사람은 좀 문제입니다. 조직
전체에도 좋지 않고, 제안하는 당사자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제안을 하는 것은 통과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통과될 상황을 만들어 놓지도 않고 안을 낼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그저 재미 삼아 안을 내는 것일까요?
미숙한 사람들은, 좋은 의견을 내놓으면 회의 참석자들이 ‘그렇지’ 하고 쉽게 동의할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착각도 유만부득(類萬不得)입니다. 사람은 너무나 복잡합니다. 그
리고 사람들은 남이 하는 말을 반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합니다. 말하는 사람도 자기 뜻을 정
확하게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그게 사람입니다. 사람의 본질이 이러니까 사전 조율 없이 안
건을 내놓고, 토론하고, 결정하자는 것은 어리석기까지 한 행동입니다. 머리 구조가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현재 처한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 자기 편한 대로 해석합
니다. 이런 사람이 여럿 모여 회의를 하는데 그 회의에 처음 보는 안건을 던진다는 것은 안
건을 통과시킬 생각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티쿤글로벌에서는 나눔을 합니다. 그리고 제가 전언을 전합니다. 그런데 제가 전한 전언
(傳言)은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자구(字句)에 매달립니다. 어떤
사람은 예화(例話)에 매달립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제 의도와 전혀 다르게 해석합니다. 그
사람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그 사람이 악의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언어에 한계가 있고, 그
사람의 경험과 인식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주저합니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의견을 내
놓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을 내놓는 것입니다. 그럴 경우, 사람들은 자
기도 모르는 사이에 저항합니다. 나쁜 뜻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냥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
니다.
그렇기 때문에 CEO인 저조차 회의 하기 전에 주요 당사자들과 충분히 조율을 한 다음
에 안건을 냅니다.
저는 CEO입니다. 까놓고 말하면 티쿤글로벌에서 저는, 회의 안 해도 됩니다. 세상 모든
조직은 집행할 때 독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독재를 하라고 법으로 보장해놓았습니다. 법으로
보장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독재를 해야 한다고 인정합니다. 동창회와 동호회 같은 느슨한 조
직에서도 그렇습니다. 동창회나 동호회 회의에서도 의견이 분분해지면, ‘어이, 그만하고, 그
냥 총무가 결정하는 대로 하자’ 하고 매듭짓습니다. 흔히 듣던 말 아닙니까? 독재를 하라는
것입니다. 그냥 리더가 결정하는 대로 하자. 사실은 이게 맞는 말입니다.
대통령이든, 회사 CEO든, 동창회 동호회 회장이든 최고 결정권자 마음대로 입니다. 조
직은 그렇게 운영되는 것입니다. 심지어 다수결을 가장 존중할 수 밖에 없는 동호회도 그렇
습니다.
다수결은 선출할 때만 적용합니다. 장(長) 마음대로입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집행(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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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할 때는 다수결로 하지 않습니다. 집행할 때는 독재로 합니다. 이것이 조직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조직은 최고의결기구(最高議決機構)에서 결정하는 형식을 취합니다. 그렇
지만 최고의결기구는 최고 리더가 구성합니다. 그러니까 최고의결기구는 최고의결권자를 위
한 형식적인 기구일 뿐입니다. 대부분 조직의 최고의결기구는 리더의 뜻이 반영되도록 법적
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수상이 각료(閣僚)를 선임하는 게 그겁니다.
모든 조직이 그런데 회사는 더 그렇습니다. 회사는 철저히 소유자 독재입니다. 집행 과
정에서는 회의가 필요 없습니다. 그냥 수직으로 내려가면서 상명하복(上命下服)해야 합니다.
저는 형식에서 민주주의를 매우 존중합니다.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저만큼 형식에서 민주
주의를 존중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여기서도 ‘형식에서
민주주의’라고 할 수밖에 없는 점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회사 조직, 아니 모든 조직의 본질
은 독재이기 때문입니다.
회사 조직은 인선 자체가 없습니다. 주식수로 CEO를 결정하므로 철저히 소유자 독재를
보장합니다.
이런 회사 조직에서도 저는, 회의에 안건을 올릴 때 사전에 조율합니다. 이유는 사람이
새로운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개개인과
충분히 조율하고 나서 회의에 부치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고 또 이후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철학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너 혹은 CEO 이전에
사람입니다. 저는 사람으로서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싶습니다. 저는 저와 같이 일하는 다른 사람을 당황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또 각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저는 그렇게 하는 것이 오너 혹은
CEO 이전에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중요한 안건은 거의
반드시 사전에 개별 토론하고 본 회의에 올립니다.
제가 조율하지 않고 회의에 올리는 안건은 통과되지 않아도 별로 상관 없는 안건들입니
다. 혹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 너무나 분명한 안건(案件)뿐입니다. 조금이라도 중요한 안건은
거의 반드시 사전에 조율합니다. 문자로도 조율하고, 밥 먹으면서도 조율하고, 때로는 전언
을 통해서도 조율합니다. 아주 중요한 안건은 조율하는 기간만 몇 개 월이 걸립니다. 전언을
통해서 암시하고, 또 밥 먹으면서 개개인과 협의하고 상의합니다.
저는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성안(成案) 과정에서부터 충분히 상의하고,
또 각자의 이해 정도에 따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해놓고, 회의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최상은 제출하는 안을 충분히 상의했기 때문에 누가 먼저 제출했는지도 헛갈릴 정도로
의견이 모인 상태에서 제출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너무 걸린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그것이 오히려 ‘돌아가지만 바로 가는 길’ 입니다.

사전에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오히려 시간을 단축합니다.


‘(실을) 바늘 허리에 매어서는 못 쓴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다급해도 실을 바늘 귀
에 꿰지 않고, 바늘 허리에 묶어서는 바느질을 할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저 되는 일이 없습니다. 가치 있는 일일수록 시간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의견일수록 조직이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이 시간은 숙성되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안건을 내고 다른 사람이 그냥 승인해주면 좋겠지만, 결코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은 일에는 저항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설사 안건이 쉽게 통과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좋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중요한 안건을 급하다고 해서 조율하지 않고 의사결정회의에 올리면 거의 대부분 더 많
은 시간을 끌게 됩니다. 사람 심리 가운데는 일관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가
말로 약속을 해놓으면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보험 영업 사
원이 이런 심리를 잘 활용합니다. 처음에 앙케이트를 조사한다고 접근합니다. 그리고 상대의
손에 볼펜을 쥐어주는데 성공하면, 그 때부터는 이 사람이 결국 계약서에 서명까지 하게 된
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은 볼펜을 쥐어버렸기 때문에 이 볼펜을 그냥 놓을 수 없는 이상한 심
리상태에 빠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상에서 참 많이 경험합니다. 예를 들어 무슨 이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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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가 한번 반대를 해버리면 또 다른 이유를 붙여서라도 반대를 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말싸
움이 전형입니다. 일관되려는 심리입니다.
어떤 안을 사전에 조율하지 않고 회의에 올리면, 이 안을 잘 모르기 때문에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 질문은 대체로 반대 입장에서 질문을 하게 되는데, 이 반대 입장의 질문이 일관
성의 법칙을 따라 흐르면서 반대의견으로 고착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전 조율 없이 안건을 본회의에 올리는 것은 자기가 관철하려고 했던 것을
관철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기 쉽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모이면 전혀 관심이 없는 안건도 있습니다. 이런 안을 가지고 전체
토의에 붙이면 시간 낭비가 생깁니다.

회의에 임하는 리더의 자세


회의는 결정하는 곳입니다. 양국 정상회담에는 보통 6개 조항 정도의 짧은 합의문이 발
표됩니다. 이 짧은 합의문을 위해 실무자들은 몇 개월을 조율합니다. 양국 정상은 정말 지극
히 짧은 합의문에 서명만 합니다. 리더는 이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합니다.
좋은 리더는 뭘 결정하는 것인지를 명확히 해주는 리더입니다. 간결하면서도 분명하게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참여자들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사람은 스스로 주인이 되어 결정하고 일할 때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리더는 부하들로
하여금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리더가 먼저 나서서 안건을 정리하고 일하
게 하면 따르기는 따르지만 흔쾌히 따르지 못합니다. 부하들이 충분히 숙고할 수 있는 시간
을 줘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회의를 할 때 안건을 부하들이 사전에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전에 충분히 알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중요한 안건일 경
우, 사전에 미리 개별적으로 상의하는 게 좋습니다. 회의 참석자가 많으면 주요한 참석자와
상의를 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CEO전언을 활용합니다. 저는 전언을 통해서 회사가 나갈 방향을 계속 그려줍니다.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최선을 다해서 회사가 나가야 하는 방향을 보여주려고 애씁니다.
이유는 이 방향을 잘 이해하고 각자가 취할 행동을 알아서 결정할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회사 조직에서 리더가 굳이 회의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리더가 결정
해서 한다고 하면 하는 거지 부하가 그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할 수도 없고, 또 부하는 왈가왈
부해서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가 회의라는 형식을 통해서 결정하는
것은, 리더가 부하와 일을 할 때는 명령과 지시라는 수단이 아니라, 설득하고, 대화하고, 토
론하고, 교육해서 일을 한다는 원칙이 조직을 결속시키는데 가장 좋기 때문입니다.

회의에 임하는 부하의 자세


회의는 부하에게도 자기 능력을 발휘하는 참 좋은 기회입니다. 회의에서 좋은 결론이 나
도록 도움을 주고, 또 대립되는 의견을 잘 조정하는 것 자체도 매우 중요한 능력입니다.
승진이 회사 생활의 목표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할 수만 있다면 승진해서 자기 자신의
능력을 더 많이 발휘하고, 주변을 더 많이 돕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회의 활동은 개인의 능
력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참 좋은 장입니다. 회의를 잘 준비하고 치러내는 것은 매우 훌륭하
고, 또 고급 능력입니다. 회의에서 능력을 잘 발휘하는 것은 승진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회의에 참가하는 사람은 안건을 미리 검토해봐야 합니다. 대부분의 회의는 정기적으로
열립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회의에는 미리 안건을 준비해서 들어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티쿤글로벌에서든 다른 조직에서든 안건을 준비하는 것은 가장 적극적인 활동입니다. 안건은
리더만 만드는 것입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안건을 내는 것은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 누
구에게나 주어진 권리입니다. 좋은 안을 내는 것이 승진의 지름길입니다. 안건을 내지 않는
다는 것은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개선할 생각이 없다는 것과 거의 마찬가지입니다. 리더가
되려면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생각을 건의해야 합니다. 그 건의가 성안(成案)입니다.
그리고 안건을 낼 때는 리더와 미리 상의하는 게 좋습니다. 상사도 부하를 당황하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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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 좋지 않지만, 부하도 상사를 당황하게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미리 알려주는 것
은 타인에 대한 배려입니다. 그리고 안건을 내면서 회의 전에 미리 충분히 상의하는 것은 배
려입니다.

회의에서 다른 의견을 대하기


회의에서는 의견이 충돌하기 쉽습니다. 아무리 사전조율을 해도 의견에 찬성하거나 반대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견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회의 참석자들이 잘 알아
야 하는 게 있습니다.
그것은 최종 결정하는 사람은 최종 책임자라는 점입니다. 회사만이 아니라 대개 조직은
다수결로 결정하지 않습니다. 최종 결정하는 사람은 최종 책임자입니다. 그러므로 최고 결정
권자가 아니면 의견을 개진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화를 내거나
섭섭해 하는 것은 좀 바보 같은 행동입니다. 결정한 사항에 책임을 지는 것은 최종 결정권자
입니다. 책임지는 사람에게 권한을 줘야 합니다. 이것을 정확히 이해하면 특별히 충돌할 이
유는 없습니다.
회의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반대의견을 내는 태도입니다. 사람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
람은, 자기가 의견을 낼 때, 어떤 의견에 반대한다는 것을 뚜렷하게 밝힙니다. 예를 들면, ‘K
과장님 의견에 저는 반대합니다’ 하고 선언을 해버리는 것입니다. 유치원생이나 하는 행동입
니다. 그 소리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이 누가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일에 참 많이 단련된 사람
입니다. 그런 저조차도 누가 대놓고 ‘사장님 의견에 반대합니다’ 하면 떨떠름해집니다. 사람
이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자기가 무척 똑똑한 줄 압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헛똑똑이 행동입니다.
어떤 사람 의견에 반대하지 말고, 그냥 자기 의견을 말하면 됩니다. 티쿤글로벌의 나눔
가이드 라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너, 우리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기 이야기
를 하는 것’입니다. ‘I-Messege기법’입니다. 잘 안 됩니다. 그렇지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내 의견에 동의하고, 동의하지 않고는 나의 몫이 아닙니다. 나는 나
의 의견을 이야기할 뿐, 다른 사람이 내 의견에 동의한다고 해서 기뻐할 일이 아니고, 동의
하지 않는다고 속상할 일이 아닙니다. 이 과정에서도 자기를 버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억지
로 주장할 일도 못 됩니다. 나의 주장이 100% 옳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나의 주장이든,
상대의 주장이든 맞고 맞지 않고는 사람에게 달려있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므로
회의에서 논의되는 사항, 결정되는 사항은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집행에
서는 독재’ 라는 조직의 운영 규칙에 따라 최고 의사 결정권자가 결정하는 대로 따르는 것이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최고 의사 결정권자 의견대로 할 걸 왜 회의합니까? 의견을 내서 혹시 최고 의사 결정
권자가 의견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최고 의사 결정권자가 의견을 바꾸든 바꾸지 않
든, 그것도 역시 내 소관이 아닙니다.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사장님은 제 의견을 받아주지 않잖습니까?’ 하고 투덜거리는 사
람을 봅니다. 바보입니다. 조직에서는 리더의 의견대로 진행하는 것이라는 기본 원리를 모르
니까 하는 소리입니다.
오해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본질은 분명히 그렇습니다.

오늘은 직장에서 참 중요한 회의를 가지고 나눠봅시다. 여러분은 회의에 참여할 때 어떻


게 준비합니까? 안건을 준비합니까? 안건을 준비하면 사전에 토론합니까? 혹시 안건은 리더
가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지금까지 회사에서 여러분 자신이 안건을 제안한
적이 많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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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보고(報告)
2016. 4. 15. 금요일.

지난 주 전언, ‘회의(會議)’를 티쿤밴드와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티쿤밴드와 페이스북은


외부 사람에게도 개방되어 있습니다. 올린 ‘회의’에 붙은 댓글입니다.

- 최고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좋은 말씀입니다. 많이 공감됩니다.
- 지금 제게 꼭 필요한 글이었습니다.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전 직장 생활 때가 되새겨지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공감되는 내용입니다.
- 100% 공감, 특히 중소기업은 200% 동감합니다. 시원하고 명쾌한 글 잘 읽었습니다.
- 정리를 잘해주신 것 같아요. 구성원도 그렇고 리더도 그렇고 뭐든지 기준을 잡고 있어
야지, 그렇지 않으면 갈등이 생길 때 걷잡을 수 없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 모호한 부분들에 기준을 잘 짚어주신 것 같아요. 원칙과 기준이 없으며 나중에 서로
감정 상하고 직원들끼리 편가르기 하고 난리가 아닙니다.
- 고마운 글 잘 읽었습니다.
- 엄청 긴~~~문장입니다. 참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티쿤밴드와 페이스북에는 주로 저만 게시하니까 댓글이 거의 없습니다. CEO전언은 밴드


나 페이스북 같은 SNS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긴 글입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댓글이 많이
달렸습니다. 그리고 어떤 CEO는 그 전언을 회사 간부들에게 읽고 의견서를 제출했다고도 했
습니다.
그만큼 ‘회의’처럼 누구나 아는 것 같을 일도 다시 한번 근본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예라
고 생각합니다.
저는 늘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을, 진짜 그러한가 하고 생각해 봐야 한다고 봅니다. 회의
가 뭔지, 회사가 뭔지, 직업이 뭔지, 대화가 뭔지, 의사 결정이 뭔지, 집행이 뭔지를 늘 생각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걸 생각하지 않고 그냥 일하면 개인은 성장하지 못합니다. 근본을
자꾸 생각해야 개인이 발전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저는 나눔 주제로 ‘공감(共感)’이니, ‘경청
(傾聽)’이니, ‘대화법’이니 하는, 일반 회사에서는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주제를 많이
다룹니다.
최근에 ‘연봉협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사람들과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연봉
협상’ 역시 사람을 성장 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연봉협상은
고과(考課)를 전제로 합니다. 고과가 그저 항목 몇 개에 점수를 매기는 거면 그건 어렵지 않
은 일입니다. 그러나 고과를 부하를 성장 시키기 위해 대화하는 기준이라고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저는 고과는 부하를 성장 시키는 과정에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일 시키고, 일한 대가를 지불하는 게 연봉이고, 그런 연봉을 정하려고 고과하는 거라면 저하
고는 안 맞습니다. 저는 회사도 사람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곳이고, 연봉협상도 사람과 사
람이 관계를 맺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을 그런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일 시키고, 일 시켰으니까 돈 얼마 주고 받는 곳으로 생각하면,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라는 목표를 빨리 내려야 합니다. 다른 CEO가 어떻게 하는지 저는
관심 없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바탕 위에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
하는 곳이기를 바라니까 연봉협상 과정이 사람을 성장 시키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
다.
고과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직계 상사입니다. 직계 상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부하를 성장 시키는 겁니다. 성장 시키는 과정에서 고과가 필요한 겁니다. 부하

1
를 잘 파악하기 위해 고과를 하는 것이고, 그 결과가 연봉협상입니다. 연봉협상이 궁극 목표
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돈 주고 받는 걸 정하는 고과라면 10분~20분에 후다닥 끝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1
년에 한번 만나는 중요한 자리라면 충분히 준비해야 하고, 충분히 대화해야 하고, 납득 시키
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납득 시키지 못하고 통보를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최대한 그렇
게 노력해야 합니다.
저는 연봉협상이나 고과를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일년 중 특정한 달에 몰아서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각 사람과 충분히 대화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충분히 대화하
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이 바탕에 깔린 연봉협상이나 고과가 되어야 한다고 생
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거의 대부분 다른 CEO들은 처음 듣는 말이라고 합니다. 이 역시 생각을
하지 않고, 누구나 하는 일을 반복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흔히 겪는 연봉협상과 고과도 이렇게 바라보면 전혀 새로운 일입니다. 저는 우리가 하는
각종 일을 이렇게 하기 바랍니다. 누구나 하는, 습관처럼 하지 말고 왜 그 일을 하는지 깊이
생각해보자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저는 티쿤식 면접 보는 방법도 만들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저는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이라는 개념도 만들었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 거냐? 그게 맞는 거냐? 남들이 다 하는 그게 정말 맞는 거냐? 나도 거
기 동의하나? 이렇게 계속 물어봐야 합니다.
‘회의’라는 흔하디 흔한 사안을 가지고 저처럼 정리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
문에 사람들이 신선하게 봤다고 생각합니다. 동의하고 안 하고는 둘째고 평범한 사안을 가지
고 그렇게 본 것입니다.
이렇게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게, ‘보고(報告)’입니다.
우리는 ‘보고’가 뭔지,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꼭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보고’가 뭔지 깊이 생각해본 사람과 그다지 생각하지 않고 남이 하는 대로 하는 사
람 사이에는 넘지 못할 큰 강이 흐릅니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습관처럼 하는 일도
내가 하게 될 때는 다시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보고는 회사 생활에서 기본 중 기본입니다. 그런데 저는 보고를 제대로 하는 사람을 그
다지 보지 못했습니다. 우선 간부가 되면 보고를 잘 안 합니다. 마치 보고는 하부가 상부에
게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착각도 그런 착각이 없습니다. 보고가 뭔지, 회사나 조직에서
보고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보고는 기본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정말 부지런히 보고합니다. 티쿤글로벌에서 보고를 제일 잘하
는 사람은 저입니다. 아니 보고를 열심히 하는 순으로 따지면 전세계 CEO중에서도 최상위권
에 들 겁니다. 어쩌면 1위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매주 전언을 씁니다. 그리고 하루에 한 꼭지 이상은 SNS로 여러 가지 사항을 보고
합니다. 티쿤조직원에게도 보고하고, 이용사CEO에게도 보고하고, 또 티쿤글로벌에 관심 있
는 분들에게도 보고합니다.
저는 저나 티쿤글로벌에 관심 가지는 분들에게 제가 하고 있는 일, 그리고 하려는 일을
잘 설명하는데 집중합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자세하게 보고합니다.
저는, 보고는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의 경험, 힘, 희망
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대화는 상대편을 지적하고, 비난하고, 비판하는 게 아닙니다. 상
대편이 어떤 반응을 하는지에 관심을 크게 두지 않고, 자기를 개방하는 것입니다.
저는 저를 개방합니다. 제가 하는 일도 개방합니다. 제가 무슨 일을 하려는 지를 잘 알
리려고 애씁니다. 저나 제가 하는 일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관심 없습니다. 저는 저와 관계
를 맺어 가려는 분들에게 제가 하는 일을 잘 알리는데 집중합니다.
저는 직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열심히 보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구성원들
에게 더 많은 정보를 줘서 구성원들이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

2
니다.
전언 ‘회의(會議)’에서 안건을 사전에 공개하고, 사전에 토론하는 것은 배려라고 했습니
다. 저는 예의라고까지 생각합니다.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고, 충분히 이해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보고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조직원에게 자기와 자기 활동을 잘, 그리고 충분히 공개하
는 것은 깊은 배려입니다.
그런 점에서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것은 제가 생각하는 간부의
모습은 아닙니다.
잘 알아야 잘 도와줄 수 있습니다. 뭐가 힘든지, 뭐가 부족한 지 모르는데 어떻게 돕겠
습니까?
보고는 자기를 잘 알리면서 좋은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이며, 모든 활동의 기본입니다.
보고가 안 되고는 다음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보고는 관계를 맺어 가는 과정
회사 일은 절대 혼자서 못합니다. 다른 일도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동료, 간부, 부하와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좋은 관계는 나를 개방하면서 시작됩니다. 나를 잘 알리면 다른 사람이 도와줄 수 있습
니다. ‘회의(會議)’ 전언에서도 말씀 드렸습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합
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친밀한 사람 의견은 잘 받아들이게 되어 있습니다. 친밀하다
는 것은 잘 알아야 이루어집니다.
평소에 부지런히 보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부지런히 보고하는 것은 나를 알기는 과정
입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타인(他人)은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에게는 매주 전언으로 보고합니다. 티쿤글로벌 구성원에게 보고하는 것은 제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매우 힘들어도 합니다.
그 다음은 고객입니다. 고객과 소통은 제가 언어 때문에 잘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개월간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고민을 시작했으니까 곧 해
결이 될 겁니다.
다음은 이용사 CEO와 관계자들입니다. 그 다음은 관심 갖는 분들입니다.
저는 이 분들에게 저와 회사를 공개함으로써 관계를 맺어갑니다.
저는 이 과정을 통해 저를 도와줄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이렇게 보면 보고는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겁니다. 자기와 자기 일을 잘 공개함으로써,
돕는 사람을 많이 만드는 과정입니다. 잘 보고하면 지지하는 사람도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상사로부터 신뢰를 받고, 부하로부터 존중 받게 되어 있습니다. 상사, 동료로부터 신뢰를 얻
고, 부하로부터 존중 받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은 정말 묘한 존재입니다. 절대 옳다고 따르지 않습니다. 틀린 줄 알면서도 우기는
게 사람입니다. 사람을 이론으로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 사람을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흔히, ‘자기는 옳은데 왜 주변에서 안 따라주지?’ 하고 이상하게 생
각합니다. 관계를 맺어가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자기는 공격 당한다고 생각하는데,
상대편 얘기를 들어보면 답답하니까 공격하게 된다고 합니다. 관계를 맺어가는데 문제가 있
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결코 이론으로만 설득되지 않습니다. 이게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는 건 의미 없습
니다. 사람은 그런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평상시에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보고는 회사 같은 조직에서 관계를 맺어가는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친밀한 관계를 만든다고 술 마시고, 식사하는 건 나쁘지는 않지만 그건 핵심 수단일 수
없습니다. 한국-중국-일본에 뻗어있는 티쿤글로벌에서 술 마시고, 식사하는 방식으로 몇 명
과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까? 회사만이 아니라 회사 바깥에 있는 이용사 분들, 더 멀리 있는
잠재 고객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까? 술 먹고 밥 먹으면서 만드는 관계는 유치원
생이나 하는 겁니다. 그런 관계는 자칫하면 패거리를 만들기 십상입니다.

3
관계는 주변 사람과만 맺는 게 아닙니다. 관계는 광범위한 사람과 맺어나가야 합니다.
그러니까 구두로 보고 받고 구두로 보고한다는 게 얼마나 협소한 방식입니까?

어떻게 보고할 것인가?


저는 티쿤글로벌 정도 되는 조직에서는 글 외에는 보고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보고는 모든 조직원이 다른 모든 조직원에게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조직
바깥 사람에게도 보고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직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보고하는 수단을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직급이 높은 사람
은 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입니다. 직급이 높은 사람은 더 자주, 더 열심히 보
고해야 합니다.
한국-일본-중국에 걸쳐 있는 조직원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소통할 게 얼마나 많습니까? 알려야 할 자기 생각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 걸 통해
부하들에게 가르쳐줘야 할 것은 얼마나 많습니까?
저는 써야 할 주제가 너무 많아서 괴롭습니다. 더 많은 정보가 제 안에 쌓이고, 더 많은
걸 저는 배울 수 있는 위치입니다. 전할 시간이 없습니다.
고급 간부는 그런 사람입니다. 자기 부서 일이나 하는 건 실무 책임자입니다. 고급간부
는 전체를 대상으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지시를 하라는 게 아닙니다.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정보를 얻어 잘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뜻입니다. 그게 진짜 돕는 겁니다.
저는 전언을 기본 보고 수단으로 삼고, SNS와 카톡 등을 보조 수단으로 삼습니다. 그리
고 짧게 자주 보고합니다.
저는 있는 그대로 보고하고, 제가 생각하는 그대로 보고합니다. 굳이 꾸미지 않습니다.
그리고 상황을 잘 알 수 있게 보고하려고 애씁니다.
자주 보고하면 상황도 잘 알 수 있게 되고, 또 정직하게 보고하게 됩니다.
제가 보고하는 형식은 최대한 공개입니다.
저는 미디어에 보도되는 걸 전제로 글을 씁니다. 그러면서도 내밀한 자료도 될 수 있으
면 공개합니다. 저만 갖고 있는 통계, 이런 건 없습니다. 티쿤글로벌만 가질 수 있는 자료도
공개합니다.
저는 정보를 무기로 삼는 건 유치하다고 생각합니다. 장맛은 며느리도 모른다는 식은 작
은 장사꾼이나 하는 행동입니다. 굳이 그런 사람들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저는 정보
를 무기로 삼는 것보다는 큰 틀을 짜나가는 능력을 무기로 삼고 싶습니다.
저는 2004년부터 개방된 온라인 카페에 일본 직판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누가 따라 할
까 봐 겁내지 않았습니다. 궁상맞은 짓입니다. 근데 정보는 개방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정
보가 들어옵니다. 신기합니다. 그리고 정보를 개방한다고 해도 더 신기한 것은 그 정보를 적
극 활용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웬만한 정보를 다 개방해도 걱정할 게
없습니다.
올해 제가 ‘쇼핑몰, 해외직판으로 승부하라’라는 책을 냈습니다. 그 책을 편집해주던 분
이, ‘이런 노하우를 이렇게 다 알려줘도 되나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까짓 노하우 알
려주고 알려주고 알려줘도 해외직판 하는 사람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리고 제가 아무리 알려
주려고 해도 제 몸 속에 있는 걸 다 알려줄 방법이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제가 노하우를
알려주려고 정리하는 동안 제 속에는 훨씬 더 많은 노하우가 축적된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이렇게 개방하기 때문에 저는 제 일에 관심을 갖는 분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과 일일이 만날 수는 없습니다. 저도 제 생활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디어를 잘 활용하면 많은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바깥에 거의 나가지 않습니다. 약속도 별로 없습니다. 그렇지
만 세상과 전혀 고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디어를 통해서 만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바깥으로 아무리 돌아다닌다고 해봐야 하루에 몇 명을 만나겠습니까? 진정한 만남은 자기를
잘 개방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4
감정을 나누세요
보고는 관계를 맺어 나가는 과정이며, 또 한편으로는 자기를 관철 시키는 과정입니다.
회사라는 조직에서 관계를 맺어 나가는 건 자기 하려는 일을 쉽게 결정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회사에서는 자기 맡은 일을 잘해야 합니다. 회사는 취미 클럽이 아닙니다. 평조직원들은
맡은 일이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의견을 내야 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고, 집행을 관철 시켜야 합니다. 그러니까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더 많은 사람을
설득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보고는 아래에서 위로 하는 것보다 위에서 옆이나 아래로 하는
게 더 많아야 정상입니다. 간부가 되어서 올라오는 보고가 더 많다면 저하고는 좀 안 맞습니
다.
보고는 일을 하기 위한 과정이고 수단입니다. 보고는 하부, 상부, 외부로부터 온 것을
전하는 게 아닙니다. 평조직원들은 전하는 걸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보고
는 그냥 늘 하는 보고니까 그다지 얘기할 게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하고 고급 보고일 때는 보고자의 의견이 충분히 들어가야 합니다. 남이 준
걸 전하는 건 우체부가 제일 잘합니다. 그냥 전하면 되니까요. 그런 건 보고가 아닙니다.
내 의견이 담긴 보고가 진짜 보고입니다.
자기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누는 보고가 진짜 보고입니다.

보고 잘 하시나요?
저는 보고를 잘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횟수가 너무 부족합니다. 그리고 자기 생각, 의도, 구상을 담은 보고를 보기가 참
힘듭니다.
어쩌면 글로 쓰여지지 않은 보고는 보고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티쿤글로벌 정도되는 조직에서는 글로 하는 보고를 빼면 보고가 아닙니다.
평조직원들은 다릅니다. 평조직원은 엑셀로 표 만들어 놓고 표에 숫자만 채워서 게시판
에 올려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간간부, 고급간부가 되면 전혀 다릅니다.
그 보고를 한국과 일본에서 봐야 하고, 그 보고를 중국과 한국에서 봐야 하고, 그 보고
를 일본과 중국에서 봐야 합니다.
실무자일수록 해당 부서 안에서만 봐도 되지만, 고급 지휘자일수록 그 보고를 한-중-일
에서 봐야 합니다.
읽을 가치가 있는 보고를 하는 것, 그게 진짜 실력입니다.
또 읽고 싶은 보고를 만드는 것, 그게 진짜 실력입니다.
여러분은 보고를 잘 하십니까?
그리고 충분히 자주 보고 하십니까?
내가 왜 보고하는지, 보고를 왜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5
[전언(傳言)]-외전

가격 정하기

2016. 4. 26. 화요일.

저는 명품이 아닌 이상, 싸야 팔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든 싸게 팔려고


합니다. 그리고 싸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2004년 한국 택배박스를, 2007년 한국 인쇄물을 일본에 직판할 때, 상품 가격은 제가
직접 정했습니다. 그 이후 티쿤글로벌 상품 가격은 대체로 제가 정한 가이드를 따릅니다.
저는 상품 가격을 정할 때, 몇 가지 규칙을 적용합니다. 이 규칙은 경험하면서 보완되었
습니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제 경험을 나눕니다.

<최적 생산비를 상품 가격으로>


저는 최적 생산 조건에서 생산된다고 가정하고 가격을 정합니다.
티쿤글로벌 주력 명함을 예로 들면, 최적 생산 조건은 90명 분을 모아서 한꺼번에 찍는
것입니다. 그래야 싸집니다. 저는 90명 분을 모아서 찍는다고 가정하고 원가를 따져 판매가
격을 정합니다.
신상품 명함이면 처음부터 90명 분이 모일 리가 없습니다. 어쩌면 3개월, 6개월이 걸려
야 90명 분을 한꺼번에 찍을 수 있습니다. 3개월, 6개월이 지나야 한꺼번에 90명 분을 찍을
수 있다면 그 전에 파는 것은 전부 적자입니다. 저는 그렇게 적자를 감수하면서 시장을 확보
합니다. 투자입니다.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당장 손해가 나니까 이렇게 하기는 꽤 어렵습니다. 누구나 손해
보기 싫어합니다. 지금 새로 시작해서 안 그래도 자금이 부족할 수 있는데 최적 생산 조건
가격으로 팔면 당분간은 손해가 계속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싫습니다. 영세한 회사면 더 그
렇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지 않고는 시장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초기 손해는 시장개척비입니다.
손해보지 않으려는 마음과 싸워야 합니다. 경쟁 업체보다 ‘살짝 낮은 가격’, 이게 대부분
판매자들이 택하는 가격입니다. 싸게 하려는 마음과 얼마라도 더 남기려는 마음이 버무려져
서 ‘살짝 낮은 가격’을 낳습니다. 소탐대실(小貪大失)입니다. 구멍가게 하는 마음입니다. 돼지
는 키워서 잡아먹어야 합니다. 먼저 버리고 나중에 거둬야 합니다. 이렇게 한 게 100엔샵이
고, 이케아고, 샤오미입니다.
저는 명품이 아닌 한 저가보다 더 좋은 마케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고 싸면 팔립니
다.
제가 일본 직판을 처음 할 때, 일본에 있던 친구는, ‘일본 사람은 품질을 따지는데 한국
서 만드는 인쇄물은 흠이 많아서 힘들 거다, 일본 사람은 거래처를 잘 안 바꾸니까 어렵다’
며 만류했습니다. 저는, ‘싸고 좋으면 사게 돼 있어. 바보가 아닌 이상 싸고 좋은 데 안 바꾸
지 않아’ 하고 시작했습니다. 제 말이 맞았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게,

를 서비스 목표로 삼았고, 이 목표대로 움직여서 성장했습니다.


저는 ‘저가필승(低價必勝)’ 신봉자입니다. 물론 명품이 아닌 경우입니다.
올해 3월에 티쿤글로벌은 주력인 마트코트 비코팅 명함 100매 가격을 970엔에서 460엔
으로 내렸습니다. 마트코트 비코팅 명함은 일본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명함입니다. 달포 지
난 지금, 티쿤글로벌은 가격 인하를 잘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가격을 인하하면서 그 제

1
품 이익률은 떨어졌지만, 그 제품으로 인해 가입하는 회원이 확실히 늘었고, 가입한 고객이
다른 물건도 사면서 오히려 이익은 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좋은 효과를
가져올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가격을 970엔에서 460엔으로 내리려면, 누구나 주저합니다. 그때 저는 CEO로서 결단했
습니다. 이때야말로 CEO가 결단할 수밖에 없는 게 조직 생리입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내놓고 시장을 키워서 장차 큰 수익을 얻는 게 해외직판에
서는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2007년에 명함을 일본에 팔 때, 당시 일본 1위 인쇄통판업체는 같은 종류 명함을
7영업일 발송에 2,300엔~2,600엔에 팔았습니다. 한국에서 넘어간 회사들은 1,300엔~1,500
엔에 팔았습니다. 저는 3영업일, 980엔에 팔았습니다. 저는 이걸로 초기를 버틸 수 있었습니
다. 마진은 조금 줄었지만 매출이 꾸준히 늘었기 때문에 힘든 걸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명함 가격을 정할 때, 한국 인쇄통판 1위 업체인 성원애드피아를 생각합니다. 성원
애드피아 주력 명함은 500매 4,200원입니다. 물론 성원은 기계를 갖고 있습니다. 이걸 감안
해도 500매 4,200원이면 정말 쌉니다. 이렇게 싸게 팔아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저는 일본
에도 이 가격으로 팔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싸게 팔려고 마음 먹으면 그에 따른 대책
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렇게 할 때 시장을 크게 지배할 수 있습니다.
‘허벅지 살을 베는 마음으로 내놓은 저가’는 무척 중요한 방책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싸게 보이게>
물건을 팔려면 일단 싸야 합니다. 제일 중요합니다. 그 다음에는 싸다는 걸 보여줘야 합
니다. 그리고 싸게 보이게 표기해야 합니다.
홈페이지 가격은 소비세와 송료는 괄호 안에 넣고, 상품가만 표기할 걸 권합니다.
사람들은 겉에 나온 것, 보이는 것부터 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사기만 아니
라면 우선은 싼 숫자가 보이게 하는 게 좋습니다. 이건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그러니까 송
료와 소비세는 따로 표기해주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기본을 잊는 판매자가 꽤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당장 고치기
바랍니다.
리스팅 광고를 염두에 두면 고객 인도(引導) 상품은 파격 저가인 게 좋습니다. 앞서 말
한 460엔 명함이 바로 그 경우입니다. 460엔 명함은 일본에서 가장 많이 쓰는 재질 명함입
니다. 안 팔리는 상품이 아니라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을 최저가로 내놓았습니다.
저는 싸다는 걸 충분히 강조하는 게 가장 중요한 마케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옵션 가격 제시>
여러 옵션 가격을 내놓는 게 좋습니다.
인쇄물은 2영업일, 3영업일, 4영업일, 7영업일까지 발송 날짜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 있
습니다. 상품도 당연히 그렇게 구성해서 손님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히는 게 좋습니다.
보통, 명함은 3영업일 상품을 기본으로 하고, 비행기로 보내는 2영업일 상품을 옵션가로 내
놓습니다. 다양한 주문옵션이 있으면 손님에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가 하는 해외직판은 배송 방법에 따라 이중 가격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품을 예로 들어, 컨테이너를 이용하는 5영업일 발송 상품을 기본으로 제시하고,
옵션으로 2영업일, 또는 3영업일 상품(비행기로 보내는 것)을 제시하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일단 싸게 보일 수 있고, 또 손님이 원하면 빠르게도 보내줄 수 있습니다. 손님은 선택할 수
있는 게 많아집니다.
컨테이너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건 무척 큰 장점입니다.

<소매가와 도매가를 한꺼번에>


상품 가격을 표시할 때, 1개, 10개, 100개, 1천개, 1만개 때 단가(單價)를 달리 표시하는
게 좋습니다. 옵션을 다양하게 하는 것과 통할 수 있습니다.
‘5매는 못 만듭니다’ 하는 바보 같은 경우가 있습니다. ‘왜 못 만듭니까?’ ‘5개 만드나 1

2
백 개 만드나 가격이 같아서요’. 그럼 5개 만들어주고 1백 개 가격 받으면 됩니다. 손님도
그 물건은 5개는 못 만든다는 걸 압니다. 생각을 바꾸면 됩니다. 5개 만들어 주는 가격을 95
개 만들 때 가격으로 팔면 됩니다. 어쨌든 손님은 한푼이라도 아꼈습니다. 그걸로 윈-윈입니
다. 1매만 만들어달라면 그걸 만드는 데 드는 돈을 받으면 됩니다. 아주 간단한 건데도 그렇
게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에 안 되는 게 어디 있습니까?
이렇게 하면 소매가와 도매가를 한꺼번에 표기하게 됩니다. 갯수에 따라 단가가 달라지
니 옵션도 다양해집니다.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주문품일 경우 1매부터 10만 매, 100만 매까지 있을 수 있습니다.
손님이 원하는 대로 해줄 수 있는 게 좋습니다. 번거로울 것도 없습니다. 1매 팔 때 손해 안
나는 가격을 제시하면 됩니다. 손님에게는 안 된다는 말을 안 하는 게 좋습니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소량 판매가 더 흔합니다. 매수에 구매 받지 말고 가격을 제시하는
게 좋습니다. 1매도 팔아야 하고, 1백만매도 팔아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상품 나열 방법
은 저절로 마련됩니다.

<고급과 일반을 한꺼번에>


일반품을 기본으로 하고 고급품도 옵션으로 내놓는 게 좋습니다. 상품이 다양해지고, 전
문몰이 됩니다.
저는 같은 물건도 한국산과 중국산 일본산을 같이 넣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옷도 세
벌에 1만원짜리도 있고, 한 벌에 3만원짜리도 있고, 한 벌에 100만원짜리도 있습니다. 당연
합니다. 홈페이지도 그렇게 따라가야 합니다.
왜 하나만 내놓아야 합니까?
손님에게는 여러 가지를 제시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명품만 취급하는 사이트라면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현재 티쿤 이용사 정도 수준
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제조원가는 정해진 게 없습니다>


가격은 가장 중요한 마케팅 요소입니다. 어떻게든 좋은 상품을 싸게 팔아야 합니다. 경
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티쿤글로벌은 부직포(不織布) 제품과 일부 배너(banner)를 중국에서 생산합니다. 일본
판매자도 중국서 생산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중국서 생산해도 경쟁력이 없으면,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안마, 네팔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제조원가에 하한은 없습니다. 생산지를 바꾸거나 생산공정을 고치면 원가는 낮아집니다.
어쨌든 우리는 최저가를 유지해야 합니다.
100엔샵, 이케아, 샤오미를 생각해야 합니다.

<일본직판일 때는 100엔-900원을 기준으로 합니다>


판매가를 정할 때는 환율은 100엔-900원을 기준으로 하면 크게 문제 없습니다. 간혹
100엔-900원 이하로 내려가는 수도 있지만 드뭅니다.
그런데 또 무섭다고 100엔-1,000원 기준으로 잡으면 자꾸 가격이 올라가게 됩니다.
또 말씀 드리지만, 어떻게든 판매가를 낮춰야 합니다. 겁난다고 조금씩 올리다 보면 가
격이 계속 올라가서 경쟁력이 사라집니다.

<상품 가격 조사는 인터넷 상위 사이트를 철저히>


상품 가격을 조사할 때는 해당 아이템 카테고리 인터넷 상위 사이트만 집중해서 조사하
면 충분합니다.
인터넷에 노출된 가격이 제일 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차피 인터넷으로
팝니다. 그러므로 인터넷 사이트와 경쟁해서 이길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대신 철저히 조사하는 게 좋습니다. 조사하는 과정이 곧 준비 과정입니다.

3
저는 박스와 인쇄물 팔 때, 10대 사이트를 조사했습니다.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티쿤글로벌에서는 대체로 이 방법을 쓰고 있는데 문제 없습니다. 직접 일본에 가서 시장
조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4
[전언(傳言)]

프로세스

2016. 4. 29. 금요일.

채용 과정
최근에 제가 오랜만에 직원을 직접 뽑고 있습니다. 홍보 담당자입니다. 저는 아래 순서
로 사람을 뽑습니다.

ㅇ 구인 사이트에서 후보자를 추립니다. 구인 사이트에서는 돈을 내면 제가 추린 후보자


의 이메일과 전화번호를 볼 수 있습니다.
ㅇ 후보자들에게 먼저 입사지원요청 메일을 보냅니다.
ㅇ 입사요청메일을 보냈다는 문자를 보냅니다.
ㅇ 회신한 사람에게 면접 안내 메일을 보냅니다.
ㅇ 면접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사지원요청 이메일을 잘 준비하는 것입니다. 티쿤글로벌을


잘 소개하고, 티쿤글로벌이 뽑으려는 직무를 잘 안내합니다. 이번에 제가 준비한 입사지원
요청 메일은 아래와 같습니다.

[입사지원요청] 일본 미디어 겨냥 일본어 원어민자 홍보 담당 구합니다.


귀하의 이메일은 잡코리아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주)티쿤글로벌의 대표이사 김종박입니다.
중요한 직책이어서 오랜만에 직접 구인합니다.
좋은 분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볍게 흥분되는군요.

(주)티쿤글로벌은 독립몰식 해외직판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해외직판, 온라인수출 플랫폼 운영분야에서는 세계 최고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120억 대 매출 회사가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흑자를 내면 기적이라
고 할 수 있습니다.
(주)티쿤글로벌은 외부 투자 받지 않고 흑자를 이루었습니다.

ㅇ흑자기업
ㅇ2015년 128억 일본에 수출
ㅇ2014년 500만 불 수출의 탑 수상
ㅇ직원 총 101명
한국본사(83명근무)
일본 오사카 현지법인(4명)
동경영업소(4명)
중국 상해법인(10명)

ㅇ미디어에 보도된 티쿤글로벌 관련 기사(전부 링크를 걸어둡니다)


티쿤글로벌 검색
티쿤글로벌 대표이사 김종박 검색
해외직판 검색
티쿤글로벌 대표가 쓴 책

ㅇ이번에 모집하는 요원이 할 일은,


티쿤글로벌 사업을 일본 기존 고객과 잠재 고객에게 소개하고
일본 미디어에 실리도록 홍보하는 일입니다.
1
SNS 작업도 맡게 됩니다.

ㅇ자격
홍보 업무를 잘 알아야 합니다.
기사 작성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일본어로 SNS에 회사를 홍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본어로 보도자료를 작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ㅇ지원하실 생각이 있으시면 아래를 이메일로 회신해주세요.


1. 이력서
2. 자기소개서
3. 최근에 쓴 글이나 기사 2편 (일본어로 쓴 기사면 좋고, 한글이어도 괜찮습니다)

이후 면접 날짜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ㅇ면접 전 사전 요청사항 및 알림입니다.


면접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30분 정도 일본어로 직접 기사를 작성하는 테스트가 있습니다.
혹시 번거로워 하실 수도 있어서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게 충족되지 않으면 무척 곤란합니다.

이렇게 사람을 제가 먼저 추려서 입사지원요청 메일을 보내면 소수가 연락을 해옵니다.


왜냐면 제일 마지막 문장, ‘면접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30분 정도 일본어로 직접 기사를 작
성하는 테스트가 있습니다’가 많은 사람을 걸러주기 때문입니다.
이 마지막 문장도 장애지만 자기가 쓴 기사도 보내야 한다는 것도 장애입니다.
이 요청에 응하는 사람은, 제가 원하는 조건에 어느 정도 맞는 사람입니다. 저는 메일만
으로도 어느 정도 사람을 가리게 됩니다.
이메일로 지원한 사람 중 제가 봐서 괜찮다 싶은 사람은 회사 내 원어민자로 하여금 전
화를 하게 합니다. 전화로 일본어 테스트를 합니다.
전화 일본어 테스트를 통과한 사람에게는 면접 안내 메일을 보냅니다.

[제목] 면접안내. 티쿤글로벌입니다. 면접 보러 올 수 있는 날을 알려주세요.

입사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면접 보러 올 수 있는 날짜를 알려주세요.

가능한 날짜는 아래와 같습니다.

4월28일(월) 오전 10:30, 14:00, 16:00


4월29일(화) 오전 10:30, 14:00, 16:00

이 중 선택해서 알려주세요.
안 될 경우 다른 날짜를 알려주세요.

(주) 티쿤글로벌 위치를 알려드립니다.


지하철 3호선이나 4호선 [충무로역] 8번 출구로 나오셔서 30미터 오면 2층에 파리바게트가
있습니다.
파리바게트로 올라가지 말고 에스컬레이터가 시작되는 바로 그 상가길을 따라 20미터만 오세
요.
건물 1층에 구일상사가 있습니다.
구일상사 옆 경비실 있는 쪽에서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2
서울시 중구 퇴계로 217
진양상가 1동 4층 463호
로 오세요.

그리고 면접합니다.

<다수와 접촉하고, 소수를 만나다>


채용은 정말 어렵습니다. 우선 시간이 참 많이 듭니다. 그런데 이 어려운 일을 끈기를
가지고 해야 합니다.
지금은 제가 직접 구인 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한참 동안은 제가 직접 했습니다.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은 정말 훌륭합니다. 실력도 성격도 좋습니다. 이걸 보면 제가 쓴
채용 방법이 괜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 방식은 제가 원하는 수준의 후보를 여럿 만날 수 있고, 꼭 필요한 사람을 채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효율이 무척 높습니다.
대부분 회사 채용 담당자는 구인 사이트에 회사 소개를 올려놓고 지원하는 사람 중에서
면접 대상을 뽑습니다.
제가 하는 방법은 사람을 찾아나서는 방식이고, 다른 사람이 하는 방법은 찾아온 사람
중 뽑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제가 하는 방식이 뽑는 사람 위주입니다.
제 방식의 약점은 아무래도 시간이 더 걸린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아무리 걸려도
우리 회사에 맞는 사람을 뽑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와 안 맞는 사람이
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뽑았으면 정말 최선을 다해서 서로 맞추려
고 노력합니다만, 뽑을 때만큼은 확신이 안 들면 뽑지 않으려고 합니다. 일은 사람이 합니
다. 사람이 제일 중요합니다. ‘의심 나면 쓰지 않고, 일단 쓰면 의심하지 않아야 한다[의인
불용(疑人不用), 용인불의(用人不疑)]’는 말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는 사람 중심이
아니라 직접 찾은 사람을 중심으로 뽑습니다.
입사지원요청 메일을 만들고 다듬는데도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저는 똑 같은 주제
로 전언을 써도 이전 걸 복사해서 쓰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기 때
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입사지원요청서도 한 개를 만들어 놓고 여러 부문 사람 뽑는데 다
쓴 적이 없습니다. 같은 부문이라도 새로 사람을 뽑아야 할 때면 회사 소개하는 내용이며,
부서의 일을 다시 정리해서 최신판으로 업데이트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아무래도 채용하
는 일 하기가 싫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게 좋은 사람 만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합니다.
입사지원요청서를 잘 만들면, 그걸로 구인 사이트에 채용 공고를 등록합니다.
그리고 기다리지 않고 제가 먼저 찾아서 그 사람에게 입사지원요청 이메일을 보냅니다.
입사지원요청서를 받은 사람은 어쨌든 선택되었다는 데서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자세
한 회사 소개서를 받아서 일단 회사에 호감을 갖게 됩니다. 이건 정말 중요합니다. 먼저 제
안 받았고, 자세한 회사 소개서를 받은 것만으로도 취업이 되면 오래 일할 마음을 먹게 됩
니다. 적어도 여느 회사와 조금 다릅니다.
지원하는 사람을 기다리면 힘은 덜 듭니다만 원하는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없습니다. 채
용 후보자를 직접 선발하는 과정은 대략 하루에 한 시간 이상 걸립니다. 입사지원요청 메
일을 만드는 데만 보통 몇 시간은 걸립니다. 구인 등록하는 날은 꽤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그 이후에도 하루에 뽑질 못하니까 새로 등록한 구직자를 대상으로 몇 일 동안 계속
사람을 찾습니다. 이 과정이 참 지루합니다.
이게 제가 쓰는 채용 프로세스입니다.
제가 쓰는 방식은 다수 후보를 접촉할 수 있으면서도 저절로 실제 면접 볼 인원은 최소
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사람을 뽑을 때는 일단 다수를 만나야 합니다. 그렇지만
쓸데 없이 다수 전체와 만날 상황은 피하고, 꼭 필요한 사람으로 압축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제가 쓰는 방식에서는 그대로 적용됩니다.
제가 원하는 다수 인재에게 메일을 보내고, 문자를 보내지만 관심 없는 사람이나 자신

3
없는 사람은 연락을 안 할 거니까 서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저는 후보자를 추리는
데는 시간이 들지만 그 다음은 그냥 손으로 키보드만 치면 됩니다. 모든 일을 이메일로 처
리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직접 왔다갔다하는 일이 없어서 조용하지만 수십 명을 면접 보
는 셈입니다.

<장황하게 채용 과정 설명한 이유>


제가 채용 과정을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이런 세세한 항목에 녹아 있는 회사 비결이 회사 비전만큼 중요하니까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이걸 통해서 대량 처리하는 예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책을 꽤 많이 읽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채용과 면접 과정을 독특하고 쓸만하
게 정리한 글을 그다지 찾지 못했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거창한
건 잘 정리하지만 사소해 보이는 건 잘 정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발표한 전
언, ‘회의’도 그랬습니다. 많은 CEO들이 좋아했습니다. 면접 방법은 지금은 따로 안 밝혀서
모르겠지만, 이 채용 방법도 많은 CEO들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저는 다른 CEO들보다 우
선은 우리 회사 안 간부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회의하는 방법이며, 연봉 협상의
의미며, 채용 과정 등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깊이 이해해야 하는 일에 녹아 있는 비결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큰 철학은 작은 일에도 베여 있어야 합니다.
저는 다중(多衆)과 일하는 법을 이야기하려는 목적에서 예로 채용 과정을 들었습니다.
제가 쓰는 채용과정은 대량 처리 시스템입니다.
시스템은 대량을 쉽게 처리하게 만듭니다.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대기표입니다.
한국의 요즘 세대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제가 30대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은행이나
주민센터(그 당시는 동사무소) 같은 곳에 가면 창구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정
말 혼잡했습니다. 복불복(福不福)이 심했습니다. 자칫 엉뚱한 줄에 서면 먼저 오고도 나중
에 일을 끝내게 됩니다. 눈치를 잘 봐야 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요즘은 거의 찾아볼 수 없
지만 새치기가 횡행했습니다. 이 무질서를 대기표는 한번에 잡았습니다. 대기표가 생기면서
사람들은 자리에 앉아서 잡지를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일을 보다가 자기 순서를 알리는 번
호가 뜨면 그때서야 움직이면 되었습니다. 무질서를 바로 잡은 것은 대기표라는 시스템이
었습니다.
한 줄로 서기도 시스템입니다. 은행이나 주민센터에서 창구마다 줄을 섰듯이 화장실도
공중전화도 칸마다 줄을 섰습니다. 공중전화에서 부스마다 줄을 서다 보니 재수 없게 말
많은 사람 뒤에 선 사람은 살의(殺意)가 올라옵니다. 옆줄은 자기보다 늦게 온 사람도 벌써
전화 걸고 가버렸는데 자기 앞 사람은 10분째 통화합니다. 이러다가 정말 싸움이 나고 살
인 사건이 난 경우도 있습니다. 이 모든 혼란을 한 줄로 서기가 해결해줬습니다. 칸마다 사
람이 기다리면 볼일도 마음 놓고 못 봅니다. 한 줄로 서기에서는 그래도 볼일도 마음 놓고
보고, 늦게 온 사람이 먼저 볼일 보는 것도 없어집니다. 이게 시스템입니다.
채용과정도 분명히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 때문에 저는 많은 사람과 접촉하면서도 꼭
필요한 사람과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시스템은 다량을 쉽게 처리할 수 있게 해줍니다.

<다중 상대가 기본>


이제 티쿤글로벌 직영과 티쿤 이용사 고객을 합쳐 10만 명이 넘었습니다. 티쿤이용사는
30개 가까이 됩니다. 우리는 10만 명이 넘는 고객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고 30개
넘는 이용사와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고객도 이용사도 계속 늘어날 겁니다. 수백 만
고객, 수만 이용사와 일하는 방법을 연습해야 합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생각합니다. 3월 매출이 1.5억엔을 넘었습
니다. 4월도 1.4억엔을 넘습니다. 평일매출이 6백만 엔을 넘었습니다. 4월에는 하루 구매횟
수가 700회를 넘은 날이 엿새였습니다. 3월까지 누적순이익이 2.3억을 넘었습니다.
드디어 흑자가 나기 시작했고,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에는 흐름이 있습니다. 지금 흐름으로 봐서는 특별히 문제가 없는 한 우리는 더 빠른

4
속도로 발전할 겁니다. 이렇게 예측할 수 있는 배경에는 우리 자신이 있습니다.
일은 사업내용과 돈과 사람으로 이루어집니다. 우리 비즈니스는 경쟁력이 뚜렷합니다.
그리고 기반이 잡혔습니다. 흑자니까 자금도 여유가 생깁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우
리 자신이 있습니다. 안 될 리가 없습니다.
이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만들 겁니다. 그리고 그 국면이 우리 예측보다 더 빨리 전개될
겁니다.
매출은 더 빨리 늘어날 거고, 이익도 더 커질 겁니다. 회원도 더 빨리 늘어날 거고, 티
쿤 이용사도 더 빨리 늘어날 겁니다. 그때 우리가 어떻게 일해야 할 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경제 관계 뒤에는 사람과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회원과 관계를 잘 맺어야 하고,
이용사와 관계를 잘 맺어야 합니다. 회원, 이용사가 늘어났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다중을 상대하기>
굳이 앞으로가 아니라 지금 당장도 우리는 다중과 상대하는 방법을 써야 합니다. 회원이
10만 명이든 1만 명이든, 이용사가 30개든 10개든 우리는 다중을 상대하는 방법을 써야
지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지치지 않아야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개인이 희생해야 하는 프로세스는 좋지 않습니다. 우리가 편해야 합니다. 그게 우리에게도
고객에게도 좋습니다.
그러려면 1 : 1 관계를 맺는 건 피하는 게 좋습니다. 최소로 해야 합니다.
모집을 하든, 중개를 하든, 교육을 하든, 컨설팅을 하든 1 : 1 관계를 피하고 프로세스,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건 지향입니다. 지향은 1 : 1 관계를 피하는 걸 기본으로 하면
서 어쩔 수 없을 때 1 : 1 관계를 맺는다는 뜻입니다.
제 경우는 전언(傳言)이 다중을 상대하는 좋은 예입니다. 저는 전언을 통해 한-중-일에
있는 100여명 임직원과 만납니다. 다른 방법은 아예 없습니다. 제가 아무리 경영전략회의
에서 이야기한다고 해도, 저도 제 뜻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고 듣는 사람도 제 뜻을 정확
히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제 뜻을 구성원 전체에게 전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경영전략회의를 넘어서 중간 간부나 평조직원에게 제 뜻을
전하는 방법은 전언말고는 없습니다. 글로 쓰는 게 말로 하는 것보다 더 정확합니다. 저는
전언으로 다중과 만납니다.
제가 티쿤이용사를 모집하는 것도 다중을 상대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페이스북, 밴드,
이메일로 다중을 만납니다. 대략 9천 명 정도와 교신합니다. 역시 이 방법 말고는 없습니
다.
저는 티쿤이용사 CEO와 밴드, 카카오톡 단체방을 통해 만납니다. 다른 어떤 방법보다
효과가 큽니다.
교육도 이런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이 일을 할 때도 참가, 개방, 공유의 웹 2.0 정신을 잘 활용하면 참 좋습니다.
교육도 이용자끼리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게 좋습니다. 정보 공유도 그렇습니다.
디자인도 회원끼리 사고 팔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회원끼리 이용사끼리 서로 교류하고 정
보를 공유하게 하면 우리가 일하는 걸 피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전반에 걸쳐 우리가 직접 하는 걸 될 수 있는 대로 없애야 합니다.
남의 힘을 빌려야 합니다. 우리가 개입해야 하는 일을 최대한 없애야 합니다. 그래도 우리
가 해야만 하는 일은 넘치고도 넘칩니다.
티쿤 이용사 계약도 웹에서 이루어지면 끝입니다. 계약 갱신도 웹에서 이루어지게 시스
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용사 선발도 사업성 검토도 우리가 하면 안 됩니다. 문은 완전히
열되 그렇지만 스스로 걸러지게 해야 합니다. 제가 다수에게 면접 메일을 보내지만 회신은
극소수만 오게 하는 방법입니다. 될 수만 있다면 교육도 계속 바깥으로 빼야 합니다. 심지
어는 프로그램도 외부 사람이 공급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최선입니다. 우리는 뼈대는 꽉
잡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외부에서도 우리 안에 와서 놀 수 있게 하면 그게 최선입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가 개입하지 않아야 합니다. 작은 일 하나하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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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그런 원칙을 적용해야 합니다.
하루에 이용사가 30개씩 들어오고, 회원이 1천 명이 늘 때, 우리가 이용사와 회원을 1 :
1로 상대하는 건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6
[전언(傳言)] 226회

전언 쓸 때 원칙

2016. 5. 13. 금요일.

전언 225편
여러 번 말씀 드립니다만, 전언쓰기는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일 중 앞자리에 있습니다.
저는 2009년 6월부터 매주 A4 4-5매 분량으로 전언을 써왔습니다. 이번 전언을 쓰면서 총
몇 편인지 헤아려봤습니다. 225편이었습니다. 6년 11개월이니까 해마다 47편을 썼습니다. 한
해는 52주입니다. 매해 5회 정도만 빼먹고 썼다는 뜻입니다. 연말연시나 5월 골든위크, 8월
오봉야스미(お盆休み)를 감안하면 1년에 평균 두세 번 빼고는 매주 썼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저에게 소중한 일입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CEO입니다. 저도 가치 없는 일은 안 합니다. 글쓰기는 저에게도 어렵
습니다. 부사장님도 작년부터 지휘서신을 쓰시는데 역시 어렵다고 하십니다. 그 어려움을 4
월24일 지휘서신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지휘서신을 쓰는 일은 정말 힘듭니다. 시간과 끈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업무 중


에서 가장 어려운 업무가 이 지휘서신을 쓰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많은 노
력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제 경우 10포인트 글자로 A4 한 장 분량의 글을 쓰려면 한 시
간 이상이 걸립니다. 그것도 생각이 잘 정리되어 있을 때 그렇습니다.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훨씬 많은 시간이 듭니다. 제가 지휘서신을 쓸 때 분량을 보통 10포인
트 글자 양끝 맞추기로 A4 용지 3페이지 ~ 4 페이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분량에
맞게 글을 늘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 분량의 글을 쓰기 위해 준비를 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지휘서신 한 편을 쓰는 데 들어가는 시간은 보통 4시간 이상입니다. 그것도 집중
해서 그렇습니다. 보통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이 걸립니다. 그래서 저는 집중이 잘되는 새
벽 시간까지 지휘서신을 작성하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지휘서신을 쓰다 보면 그
만두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적당히 쓰고 말면 되지 뭘 이렇게 집착해서 글을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냥 적당히 끊고 적당히 마무리하고 싶은 유혹이 생깁
니다. 그 때마다 저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마무리를 짓습니다. 참 힘든 작업입니
다. 그렇게 해서라도 내용이 충실한 지휘서신을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에게나 부사장님에게나 글쓰기는 모두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빼먹지 않고 씁니다. 그


만큼 중요하고 가치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부터 티쿤글로벌 부서장들도 지휘서신을 쓰고 있습니다. 저나 부사장님도 어려워하
는 일을 같이 해주는 부서장들이 정말 고맙습니다.
가끔, 지휘서신 쓰는 걸 강요하다시피 하는 분위기가 적절한지 자문(自問)합니다. 혹시라
도 저나 부사장님이 글을 좀 쓰니까 이걸 무기로 임직원을 통제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해봅니다. 제 강점으로 남을 통제하는 건 제가 원하는 게 아닙니다. 그랬기 때문에 저는
2009년부터 전언을 썼지만 임원이나 간부들에게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강요하지 않았지만
개발실장께서 꾸준히 글을 써주셨고 작년부터 부사장께서 본격 지휘서신을 쓰셨고, 작년 말
부터 사업부장들도 지휘서신을 써주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 티쿤글로벌에서는 최소한 부
서장급만 되어도 지휘서신을 쓰는 게 당연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래 동안 지휘서신 쓰는 게 지휘자의 임무일 수 있는가를 놓고 생각해 보고 있습
니다. 지휘서신 쓰는 걸 지휘자의 임무로 규정하게 되면 지휘서신을 안 쓰는 지휘자는 지휘
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지게 됩니다. 무척 위험한 일입니다. 맞는지 틀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휘서신이 조직에서 매우 중요하고 훌륭한 소통과 지휘 수단이라는 점은 분명
합니다. 어쩌면 대체하기 어려운 수단입니다.
지휘서신을 쓰는 것은 지휘자 자신의 사상, 철학, 생각, 감정, 전략, 전술을 정리하는데
1
도 무척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조직이 나갈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을 충분히 알리는데도 무
척 도움이 됩니다.
이건 2009년부터 거의 빼먹지 않고 매주 전언을 써온 저의 경험을 근거로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좋은 점이 없다면 제가 결코 이렇게 꾸준히 전언을 썼을 리가 없습니다.
정말 오래 동안 생각해 온 끝에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티쿤글로벌에서는 지휘서신을 쓰
는 걸 지휘자의 임무로 삼아야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건 옳고 그름을 가릴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CEO로서 하는 선택일 뿐입니다.
저는 이제 초급, 고급 지휘자 모두 지휘서신을 쓰고 있으니까 이것도 지휘자의 임무로
넣겠습니다.
지휘자는 지휘서신을 씁니다만, 평직원도 보고서를 씁니다. 사실은 지휘서신이나 보고서
나 마찬가지입니다. CEO전언은 지휘서신일 수 있지만, 제가 조직원에게 드리는 보고서입니
다. 지휘서신을 어떻게 쓰는지를 생각해보는 건 평조직원이 보고서를 쓸 때도 원용할 수 있
습니다.
이런 점에서 오늘은 제가 전언 쓰는 원칙을 나누고자 합니다.

목표는 방향 제시와 이끎
전언을 쓰는 목표는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지도자가 해야 하는 일은 ‘지(指)’와 ‘도(導)’라고 생각합니다. ‘지(指)’는 손가락을
들어 갈 곳을 가리키는 행동입니다. ‘도(導)’는 이끄는 것입니다.
저는 ‘지도(指導)’하기 위해 전언을 씁니다.
우리 회사가 나가려는 방향을 제시하고, 같이 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게 목적입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현재 우리 회사가 처해 있는 상황과 하려고 하는 일을 자세히 알리려
고 노력합니다.
일본 영업소 설치, 티쿤플랫폼 사업 등 주요한 안건이 생기면 연속 3주 이상 전언으로
왜 그걸 하려고 하는지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무리 잘 설명해도 설명하는 저에게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 뜻을 다 전달하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설명하는 저 자신도 이 일을 잘 모를 때가 많다는 겁니다.
듣는 사람도 또 반만 알아 듣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할 수 있는 한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저
는 그 과정이 내용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니까 말하는 것도 듣는 것도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그만큼
소통이 됩니다.
저는 단순히 목표를 내걸고, 촉구하는 게 아니고, 각 구성원이 목표를 스스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저는 될 수 있으면 구성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해서, 스
스로 움직이기를 바랍니다. 왜냐면 저 자신이 시켜서 하는 일은 싫기 때문입니다. 내가 싫어
하는 일을 남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세히 설명하고 스스로 판단해서 따라주기를 바라는 수단이 전언입니다.

정책 해설
전언이 제시하는 목표는 경영전략회의에서 정합니다. 저는 CEO니까 경영전략회의와 관
계없이 회사가 나갈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저는 경영전략회의로부터 구속 받지 않습니다.
경영전략회의가 반대해도 제가 하겠다고 결정하면 경영전략회의는 따라와야 합니다. 이건 조
직의 원리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경영전략회의가 반대하는 것을 무리해서 하지 않습니다. 경영전략회의에
서 소수가 반대해도 여간 해서는 하지 않았습니다. 최대한 설득합니다.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대화합니다. 끈질기게 설득합니다. 그래서 마지못해서라도 동의하고 나서야 정책으로 채택했
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강압해서 의견을 관철 시키지 않습니다. 때로는 반대 의견이
있으면 몇 년이라도 기다립니다. 때로는 반대 의견을 따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몇 년 전에

2
하려고 한 것을 하지 못하고 여건이 되기를 기다리는 것도 여러 개 있습니다.
최근에 기획조정회의에서 다시 디자인 공모전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이 공모전은 3년
전에 제가 내놓았습니다. 전혀 집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한번도 질책한 적
도 없고 다그친 적도 없습니다. 왜냐면 우리 구성원들이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태에서
도 안 되는 건 우리 전체가 아직 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다시
시작합니다. 세 번째입니다. 저는 우리 구성원을 믿기 때문에 결정된 것이 집행되지 않을 때
는 결정을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빨리 준비한 것입니다. 다행히 지나치게 다그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전언으로 발표하는 것은 최소한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충분히 상의한 것들입니다.
기타 교육하기 위해서 쓴 전언은 경영전략회의에서 논의까지 할 필요는 없는, 그러니까
이미 대부분이 당연하다고 느끼는데 우리가 소홀히 하는 것들입니다.
제가 225편 전언을 발표하고도 큰 문제가 없었던 것은 이처럼 철저히 협의를 중시해왔
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티쿤글로벌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티쿤
글로벌 경영전략회의 구성원들은 정말 성숙된 분들이었습니다. CEO가 꼭 하고 싶어하는 것
중에서 조직에 큰 문제가 없는 것은 하도록 허용했습니다. 그렇지만 하면 안 되는 것은 적절
히 반대해주었습니다. 티쿤글로벌 최고 지도자들은, 조직은 CEO 결정대로 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제가 그릇되고 위험한 결정을 하지 않도록 잘 도와주었습니다.
이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전언은 경영전략회의가 결정한 정책을 해설하는 해설서였습
니다.
이 해설서를 꾸준히 냈기 때문에 최소한 전언을 읽는 조직원이라면 회사가 어디로 가려
고 하는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어느 정도는 압니다.
저는 조직이 어디로 가려는지 알 수 있게 하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한 소통이라고 생각합
니다. 술 마시고, 같이 놀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 이해가 안 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
다.

제 의견을 분명히 밝히기


저는 전언 쓸 때 제 의견을 분명히 밝히려고 애씁니다. ‘우리’ 속에 숨지 않습니다. 경영
전략회의 결정사항이어도 제가 책임집니다. 경영전략회의 속에 숨지 않습니다.
결정사항을 전하는 해설서가 아니고 제 철학, 제 의견, 제 생각을 밝힐 때도 분명히 밝
힙니다.
저는 막연한 원론, 막연한 이야기, 누구라도 할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주제가 설사
평범한 것이어도 제 의견을 뚜렷하게 밝힙니다.
구름 잡는 이야기도 하지 않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럴 때는 꽤 용기가 필요합니다. 전언은 공개됩니다. 그러니까 실수하기 쉽습니다. 두
려워집니다. 두려움을 이기고 제 이야기를 정확히 하려고 애씁니다.
일을 하면서 여러 보고서를 봅니다. 적지 않은 보고서가 뭘 말하려는 것인지 흐릿합니다.
결론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심할 경우는 자기 의견은 빼고 상황만 보고하는 형태를 취합니다.
저는 자기가 분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감정, 의견을 내놓아야 합니다. ‘했다는
데요’하는 유체이탈(幽體離脫)식 표현을 피해야 합니다. 저는 제 말과 제 보고에 제가 책임을
지려고 합니다.

경험 나눔
저는 전언을 통해 제 경험을 나누려고 애씁니다. 전언은 이끌려고 씁니다. 교육이 목적
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될 수 있으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억지로 이끄는 걸 피합
니다. 이 방법이 제 경험을 나누는 것입니다.
경험을 나누면, ‘너’라는 말을 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이게 옳다’는 독선에서 벗어나
게 됩니다. 충고하지 않게 되고, 가르치지 않게 됩니다. 한 것을 보여줌으로써 스스로 선택

3
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리고 저 자신도 옳지 않은 것을 옳다고 믿고 가르칠 수 있는 위험에
서 피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정말 지독할 정도로 가르치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지식이 좀 있고 나이가 들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가르치는 태도를 취합니다. 저는 좀 심할 정도로 가르치는 자
세를 취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가르쳐야 되는데 가르치는 자세를 취하지 않는 게 경험 나눔
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자꾸 가르치려는 사람만큼 어리석은 사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성인 대 성인 사이에는 가르치려는 태도가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쉽습니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성인입니다. 성인은 성인으로 대접해야 합니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여건
을 만들어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더군다나 저 자신도 완전하지 않은 주제에 가르치려고 하
는 것 자체가 주제 넘는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가르치는 게 그다지 유익하지 않다는 걸 제대로 알게 된 뒤부터는 가르치려는 행
동을 최대한 자제합니다. 그런 저조차도 전언을 쓰다 보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훈계를 하고
있는 걸 봅니다. 참 한심합니다.
가장 좋은 가르침은 스스로 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따라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스스로 하는 걸 좋아합니다. 억지로 시켜서 될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생
각하기 때문에 저는 제가 하려는 말을 제 경험을 이야기해서 합니다.
금요나눔 가이드라인에 ‘자기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눕니다’고 한 것에 충실히 따릅니다.
금요나눔 가이드라인에는 ‘끼어들지 않습니다. 충고는 허락되지 않습니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가이드라인을 저는 전언에도 적용하려고 애를 씁니다.
가장 잘 가르치는 방법은 솔선수범입니다. 그리고 경험을 전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
록 돕는 것입니다.
저는 전언을 통해 가르치려고 합니다. 다만 경험을 나누는 방법을 씁니다.
그래서 제 전언에는 제 경험이 늘 소개됩니다.
경험도 옛 경험을 예로 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쓰려고 하는 주제와 관련해서 최근에 제
가 한 일이 반드시 있습니다. 만약 없다면 저 자신이 실천하고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이것
은 나눔가이드 라인에서 ‘지금’, ‘여기’에 머무십시오 하는 것을 따른 것입니다.
나이가 든 사람은 한 얘기 하고 또 하면서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10년
전에 한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그만큼 스스로 발전하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저는 제가 전하려고 하는 주제를 제가 최근에 어떻게 해봤는지를 묵상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하면 전언이 생생해집니다. 제가 쓴 전언을 놓고 생생하다 어떻다 이야기하는 게
참 웃깁니다만, 글은 이렇게 쓰는 게 맞습니다.
제가 경험한 것이니까 다른 사람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생각한 게 아니고 실제로
경험한 것이니까 생생합니다. 제가 생생하게 경험한 것은 최소한 다른 사람을 지겹게 하지는
않습니다.
경험 나눔은 옳고 그름과 전혀 상관 없습니다. 옳고 그름이 없기 때문에 당위가 아닙니
다. 이 방식이 가르치는 수단으로도 훨씬 효과가 큽니다.
저는 분명히 가르칩니다. 그렇지만 당위를 가지고 가르치지 않고, 제 경험을 나눔으로써
가르칩니다. 저는 이 방식이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방식으로 저는 전언을 써왔습니다.

일주일에 한번도 부족하다


저는 CEO이기도 하지만 젊은 구성원들에게는 인생 선배입니다. 저는 제 경험을 충분히
나눠주고 싶습니다. 현황을 분석하는 법, 통계를 이용하는 법, 사업구상 하는 법, 가격 정하
는 법, 조직운영 하는 법, 교육하는 법, 사는 법 등 제 경험을 나눠주고 싶습니다.
하루하루 삶은 다 다릅니다. 어제 있었던 경험은 이미 낡았습니다. 저 자신이 죽은 게
아니라면 제가 하는 경험은 늘 새롭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주 전언을 쓰면서도 늘 전하고
싶은 게 남습니다.
무엇을 쓸 것인가는 전혀 고민되지 않습니다. 제가 늘 고민하는 게 많기 때문입니다. 제
가 고민하는 게 전부 전언 소재입니다. 다만 어떻게 쓸 것인가가 늘 고민입니다. 전할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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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데 잘 전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습니다.
전언을 처음 쓴 2009년 6월 매출은 1,332만 엔이었습니다. 인원수는 한중일 통틀어 19
명이었습니다. 이때도 저는 전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습니다.
지금 각 사업단위는 2009년 티쿤글로벌 전체와 맞먹습니다.
각 지휘자는 그만큼 많은 경험을 갖고 있고, 그만큼 많은 전할 걸 갖고 있어야 정상입니
다. 그래서 리더입니다. 비전을 내놓아야 하고, 비전을 전해야 하고, 또 조직원들을 교육해야
합니다.
저는 일주일에 한번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일주일에 한번 정리하기도 어려우니까
늘 할 말은 밀려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일주일에 한번 정도라도 꾸준히 정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225번을 써봐서 압니다. 이렇게 정리하지 않고는 스스로 정리되지도 않고, 제대로 지도
하기도 어렵습니다.
물론 이렇게 하지 않고도 조직을 훌륭하게 이끄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은 타고난
분들이고, 천재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다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평범하니까 노력해야 합니
다. 티쿤글로벌이 그나마 여기까지라도 온 것은 천재가 아닌 우리가 천재들을 따라 가려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이 노력과 천운이 더해졌을 때, 티쿤글로벌은 비약할 수 있습니다. 지휘서신을 쓰고 있
는 분들은 빼먹지 말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 꾸준히 쓰시기 바랍니다. 평조직원은 보고를 이
방식으로 해보시기 바랍니다.
선택은 각자 하면 됩니다. 저는 전언 쓰는 제 경험을 나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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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227회]

글쓰기

2016. 5. 20. 금요일.

글쓰기도 전언의 주제가 될 수 있을까요? 당연히 됩니다. 회의, 홍보, SNS, 조직, 가격,
품질, 공감, 대화처럼 무척 중요한 주제입니다.
지난 주에 저는 부서장들이 지휘서신을 쓰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제가
전언 쓸 때 지키는 원칙을 나누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지키는 글쓰기 요령을 나누려고 합
니다.
글쓰기는 전언 소재로 하기 약간 곤란한 점이 있기는 합니다. 티쿤글로벌에는 한-중-일
에 걸쳐 70여 명의 한국인, 20여 명의 일본인, 10여 명의 중국인이 같이 일하는데, 글쓰기는
아무래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글이라는 게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본인이나 중국인 임직원에게는 이 전언이 쓸모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글 쓰는 원칙 중에는 나라와 관계 없이 적용할 수 있는 영역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쓸모 있는 것만 받아들이고 각 나라 실정에 맞게 응용할 수 있을 겁니다.
글 쓰는 요령은 말하기에도 응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말을 천천히 하는 이유는 여기 나
온 규칙을 적용하려고 애쓰기 때문입니다.

이해하기 쉽게 쓴다
글 쓸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이해하기 쉽게’입니다. 저는 좋거나 멋있게
글 쓰는 데는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문학가가 아닙니다. 저는 제가 전하려는 뜻을 잘 전하
는데 관심이 있습니다. 저는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입니다. 철저히 실용을 추구합니다. 제가
전하는 글쓰기 역시 철저한 실용 글쓰기입니다.
저는 글씨를 읽을 줄만 알면 제 글을 읽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쓰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요. 어쨌든 저는 이해하기 쉽게 쓰는 걸 제 글쓰기의 최고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주장을 명확히 한다
주장이 분명하면 글이 쉬워집니다. 전언을 226편 썼고, 책도 몇 권 내면서 느끼지만 자
기가 주장하려는 게 명확하지 않으면 애당초 글이 되질 않습니다. 안 되는 글을 억지로 끌고
가면 어렵기만 합니다. 주장이 뚜렷하면 나머지는 처리하기 쉽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제 생각입니다. 전언에서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전합니다. 하고 싶
은 게 뚜렷하면 글도 뚜렷해지는 건 당연합니다. 하고 싶은 게 뚜렷하지 않으면 글도 당연히
횡설수설, 중언부언 됩니다. ‘도대체 뭔 말 하고 싶은 거야?’ 하는 말만 안 들으면 좋은 글입
니다.
글쓰기 전에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결론부터 씁니다
주장을 뚜렷하게 하기 위해 저는 결론부터 쓰고 설명은 나중에 하는 두괄식(頭括式)을
선호합니다. 이렇게 하면 글이 좀 투박해지기는 하지만 쓰기 편합니다. 주장이 명확해지면
나머지는 설명이니까 아무래도 수월합니다.
주장과 결론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제목도 뚜렷하게 답니다. 허리멍덩한 제목은 흐
리멍덩한 내용을 낳습니다. 저에게 제목은 곧 결론입니다.
글을 자주 쓰지 않은 사람은 이 방법을 쓰면 그래도 쉽게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글이
잘 안 될 때일수록 저는 두괄식을 씁니다. 주장이 명확하면 그 다음은 쉬우니까요.

단문(短文)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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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단문으로 씁니다. 주어 + 목적어 + 서술어로 끝냅니다. 그리고 또 주어+목적어+서
술어로 씁니다. 제 전언은 대개 단문이 계속 됩니다. 단문으로 글을 쓰면 실수를 줄일 수 있
습니다. 간결해집니다. 저더러 글을 잘 쓴다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결코 문장가(文章家)가 아
닙니다. 잘 쓰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이유는 제 글이 단문이어서 문장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한눈에 들어오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제 글은 이해하기 쉬운 글이지 좋은 글은
아닙니다. 이해하기 쉬운 글이 좋은 글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좋은 글은 감동을 주는 글입
니다. 그런 점에서 제 글은 철저히 실용일 뿐입니다. 저는 사람 가슴에 호소하는 글을 쓸 능
력도 없고, 그런 글을 쓰고 싶은 욕심도 전혀 없습니다. 저는 제 뜻만 제대로 전할 수 있으
면 그만입니다. 그래서 저는 수식과 수사도 배제하고 철저히 단문으로 씁니다.
한 문장은 두 문장으로, 두 문장은 세 문장으로 나눕니다. 나눌 수 없을 때만 연결합니
다. 단문쓰기는 제 글쓰기 비결입니다. 문장을 연결하면 실수하기 쉽지만 나누면 손해 볼 일
이 거의 없습니다.

언제 갑자기 상승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트렌드는 상당히 안정적인 하락이기 때문에 지금 사는


게 맞는 건지 조금 더 봐야 하는 건지는 여행을 하시거나 유학을 하시는 분들의 판단이지만 1016원
까지 하락한 엔화 환율이 내일이라도 1030원 근처로 상승한다면 그 때 할 걸이라는 후회를 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제가 자주 가는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그야말로 복잡한 문장의 보기입니다.


내용은 참 좋습니다. 그런데 문장이 아주 안 좋아서 읽기가 무척 힘듭니다. 다이아몬드를 화
장지에 싸놓은 꼴입니다. 고치기도 어렵습니다. 저는 이런 글, 정말 싫어합니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단문으로 쓰면 됩니다. 처음에는 단문으로 쓰는 것부터가 조금 어
렵습니다만, 그래도 제일 쉬운 게 단문 쓰기입니다.

쉬운 단어 쓰기
이해하기 쉽게 쓰려면 쉬운 단어를 쓰는 게 무조건 좋습니다. 저는 보통 사람이 쓰는 말
을 고르려고 애씁니다. 보통 사람이 쓰는 말은 누구나 쓰는 말이니까 쉽게 받아들여집니다.
그리고 따로 공부하지 않고 잘 찾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 글을 읽다 보면 신통
할 정도로 어려운 말을 골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ㅇ 전화 가능해? → 전화 할 수 있어? 전화 돼?
ㅇ 지속 가능한 : 이런 말 쓸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합니다. 노인에게 이렇게 말하면 알
아들을까요? ‘가능’이란 말은 ‘할 수’, ‘될 수’로 대부분 바꿀 수 있습니다.
ㅇ 조식(早食), 중식(中食), 석식(夕食) → 왜 아침, 점심, 저녁으로 안 쓸까요?
ㅇ 유의미(有意味)한 → 의미 있는, 뜻있는

쉬운 말을 쓰는 것은 친절한 겁니다. 알아 듣기 쉽게 말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쉬운 말을 두고 어려운 말로 쓰는 경우는, 많아도 너무 많아서 일일이 지적하기도 어렵
습니다.
한국 사람에게는 외래어보다 한글이 쉽게 받아들여집니다. 한글을 쓰라고 자꾸 권하는
이유는 한글을 쓰면 알아먹기 쉽기 때문입니다. 자기 나라 고유어는 외래어보다 훨씬 쉽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감각과 직관을 건드리기 때문입니다.

버리기
저는 없어도 되는 단어, 문장은 다 뺍니다. 뼈다귀만 남깁니다. 그런데도 쓰고 나면 중
언부언입니다. 이건 제가 고치려고 해도 잘 안 됩니다. 제 글은 읽어 보면 한 말 또 하는 경
우가 많습니다. 노파심이 많다는 뜻입니다. 뺄 건 다 빼려고 하는데도 이렇습니다. 그만큼
제가 글을 질질 끈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제 원칙만큼은, 없어도 되는 단어, 구절, 문단은 다 뺀다, 뼈다귀만 남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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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입니다.
잘 버리는 사람이 정리를 잘하는 사람입니다. 글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뜻만 통하
면 된다고 생각하고 겉치레 인사말도 없이 본론부터 들어가는 때가 많습니다. 글을 쓰는 이
유 같은 것도 생략합니다. 접속사, 부사도 웬만하면 없앱니다. 꼭 있어야 할 단어, 구절, 문
단만 남기려고 애를 씁니다.
그래도 제 글은 깁니다. 간결하지만 깁니다. 중언부언해서 길기도 하지만 꼭 필요한 설
명도 그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예(例)는 저에게 뼈다귀에 속합니다. 저는 경험을 나눔으로써 교육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는 뺄 수 없습니다.
필요한 것만 있어야 간결해집니다. 간결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제가 지키는 글쓰기 상세 규칙들


이번 전언에서 제 글쓰기 규칙 전부를 전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몇 가지를 더 나눕니다.

<-‘화(化)’, ‘-적(的)’, ‘, ‘-성(性)’, ‘-시(視)’ 등 안 쓰기>


-화(化)’, ‘-적(的)’, ‘, ‘-성(性)’, ‘-시(視)’ 같은 접미사를 안 쓸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안 쓸 수 있다면 안 쓰는 게 좋습니다.

ㅇ 변화(變化)
ㅇ 가변성
ㅇ 확실시 되다
ㅇ 통상적으로

정말 당장 추방하고 싶습니다. 정말 엄청나게 씁니다.


‘티쿤글로벌은 변화가 심한 조직입니다.’ → ‘티쿤글로벌은 뭐든지 자주 바뀝니다.’ 등으
로 쓸 수 있습니다. ‘변화’는 정말 많이 쓰죠? 대체로는 ‘바꾸다, 바뀌다’로 쓸 수 있습니다.
저는 이들 접미사를 안 쓰려고 무척 노력합니다. 안 쓰려고 하다 보면 대안을 찾게 됩니
다. 예를 ‘변화’로 들어서 그렇지, -‘화(化)’, ‘-적(的)’, ‘, ‘-성(性)’, ‘-시(視)’로 끝나는 단어는
정말 많이 씁니다.

ㅇ 교육인적자원부

한때 한국 교육부 이름이었습니다. 인적(人的)자원부. 도대체 이제 무슨 뜻일까요? 그것


도 교육부 이름인데.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삽니다.
제 전언에서 -화(化)’, ‘-적(的)’, ‘, ‘-성(性)’, ‘-시(視)’ 같은 접미사를 찾아보기 정말 어
려울 겁니다. 이런 접미사를 안 쓰고도 뜻을 전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뜻이 더 분
명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이런 접미사를 안 쓰려고 하는 이유는 이런 접미사는 대체로 사물을 명확하게 가
리키지 않고 막연하게 가리켜서 글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들 접미사를 안 쓰고 사
물을 분명히 가리키는 단어로 대체하면 글 전체가 훨씬 명료해집니다.
이번 한 주, 자기 자신 또는 다른 사람이 ‘변화, 변하다’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쓰는지
시험 삼아 한번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말을 안 쓰면 말이 잘 연결이 안 될 정도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만큼 많이 씁니다.
누구나 다 마구 쓰니까 그냥 습관처럼 써도 괜찮은 걸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
니다. 그 습관 때문에 글이 어려워지고 말이 어려워진다면 당연히 나는 바꿔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무슨 짓을 하든 상관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는 게 아니고, 나한테 이익이
되는데 안 하는 건 바보입니다.
제 글은 이런 걸 피하면서 쉬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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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얘기지만 다른 사람이 하는 걸 피했기 때문에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이라는 비
즈니스 모델이 생겼습니다. 여기도 ‘현지화’라는 ‘-화’가 들어갔습니다? 이건 도저히 바꿀 방
법이 없었습니다. 이럴 때는 쓰는 게 맞습니다.

<겹조사 안 쓰기>
ㅇ 작가와의 대화 → 작가와 대화
ㅇ 세계로의 전진 → 세계로 전진
ㅇ 권력에의 의지 → ‘권력에 의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문장 전체를 손봐야 합니다.

겹조사를 쓰면 문장이 복잡해집니다. 안 써도 되는 건 안 쓰는 게 최고입니다. 겹조사는


원래 한글 문장에서는 거의 쓰지 않습니다. 한글에는 아예 겹조사라는 단어 자체가 없습니다.
겹조사라는 현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겹조사는 대부분 안 써도 됩니다. 안 써도 되는 걸
쓰면 무조건 복잡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작가와의 대화’라는 말을 예로 들어 보면, ‘작가와 대화’보다 글자수도 하나 많습니다.
도대체 ‘의’를 쓸 이유가 단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남들이 쓰니까 태연하게 손해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에 대하여’, ‘-에 있어서’, ‘-에 의하여’, ‘-에 관하여’ 등 안 쓰기>


정말 이것도 어마어마하게 쓰죠? 역시 안 쓸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줄이는 게 좋습니
다. 제가 전언을 쓰면서 해봤습니다. 역시 안 써도 지장 없습니다. 이번 전언에도 전혀 쓰지
않았군요. 안 써도 지장 없으면 안 쓰는 게 좋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튀어 나오는 ’-에 대
하여’, ‘-에 있어서’, ‘-에 의하여’, ‘-에 관하여’는 눈을 참 어지럽힙니다.

<조사 ‘의’ 안 쓰기>


‘의’를 안 쓰고도 문장을 만드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한글은 일본어 영향을 아
주 강하게 받아서 그 전에는 안 쓰던 ‘의’를 마구 씁니다.

ㅇ 나의 살던 고향은 → 내가 살던 고향은

대표되는 예입니다.
이 전언을 다시 읽어 보시고, 이전 전언도 보시기 바랍니다. ‘의’를 거의 안 썼습니다.
‘의’를 안 쓰면 사람이 주어가 되게 글을 쓰게 됩니다. 바로 뒤랑 연결되지만 사람이 주어가
되게 글을 써야 뜻을 잘 전할 수 있습니다.
‘의’를 안 쓰면 문장이 정말 좋아집니다.
그리고 제가 입증했지만, ‘의’를 아주 적게 쓰거나 거의 안 쓰고도 글을 쓰는데 그다지
지장 없습니다.

<사람이 주어가 되게 쓰기>


요즘 황당하게도 ‘–되어 지다’ 같은 피동형을 많이 씁니다.
영어와 일어 영향입니다. 역시 생각 없는 행동입니다. 사람은 당연히 다른 사람 영향을
엄청나게 받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주관을 가지려고 노력
해야 합니다. 글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남이 하는 대로 하는 건 좋지 않
습니다.
글을 쓸 때 사람이 주어가 되게 쓰면 글이 쉬워집니다. 피동형은 사물이나 행동이 주어
가 됩니다. 피동형은 어렵게 느껴집니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시어 안 쓰기>
아무 데나 ‘부분’ 같은 막연한 지시어를 쓰면 어려워집니다. ‘일정 부분’ 같은 단어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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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난감한 단어입니다. ‘거시기’, ‘머시기’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막연한 지시어는 글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요즘 가장 대표되는 게 ‘부분’입니다.
이것, 저것, 그것 등 지시어를 대상어로 바꿔보면 글이 훨씬 쉬워진다는 것을 알 수 있
습니다.

<종결형 어미 ‘것이다’ 안 쓰기>


글 쓰다 보면 ‘-것이다’를 참 많이 쓰게 됩니다. 안 쓰려고 하면 안 쓸 수 있습니다. 글
이 단조로워지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명사형을 쓰지 않고 동사를 쓰기>


‘대화를 한다’, ‘생각을 한다’, ‘사고를 한다’ ‘추정을 한다’는 말은 전부 ‘대화한다’, ‘생각
한다’, ‘사고한다’, 추정한다’로 바꾸면 됩니다.
저도 쓰다 보면 잘 안 될 정도로 명사형을 많이 씁니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씁니다. 그
만큼 습관이 들었다는 뜻입니다.
동사를 중심에 놓으면 글이 움직입니다.
조금 어려운 내용이지만 원래 한글은 동사를 중심으로 형용사, 부사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멀쩡한 동사를 두고 요즘은 방금 말한 대로 ‘명사형’을 씁니다. 동사를 많이 쓰면 글
이 쉬워집니다.

<다듬기>
저는 전언 쓸 때 계속 고칩니다. 한두 시간 뒤, 다음 날, 다시 보고 고칩니다. 전언은
매주 목요일 아침 7시가 마감이니까 도저히 안 될 때면 그냥 넘깁니다만 다행히 일찍 끝나
는 때면 틈틈이 보고 고칩니다.
뜻이 잘 통하나? 내 글쓰기 원칙을 잘 적용하고 있나? 살펴봅니다. 글은 고치는 게 90%
입니다. 고치고 다듬으면 좋아집니다. 고치고 다듬다 보면 아 괜찮구나 하는 느낌이 옵니다.
그럴 때 마무리 합니다. 그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만.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글 맨 아래 왜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
는 지 알 수 있는 인용문을 붙였습니다.

많이 써보기
저는 제가 스스로 매주 전언을 쓰기로 하고 계속 쓴 걸 참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걸 통해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그건 지난 주 전언에서 말씀 드렸습니
다.
그렇게 얻은 것 외에도 저는 매주 전언을 쓰면서 제 글 솜씨도 많이 좋아졌다고 느낍니
다.
많이 하면 익숙해지고 잘하게 됩니다.
때를 정해놓고 쓰십시오. 그러면 좋아집니다.

글쓰기까지 공부해야 할까?


다른 일도 많은데 글쓰기까지 연습해야 하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회사가 글쓰기
로 고과(考課)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어느 정도는 교양과 상식이 있어야 하듯이 어느 정도 글쓰기는 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더군다나 티쿤글로벌 부서장 정도 되려면 지휘서신도 써야 하니까 글 쓰는 것도 연습이
되어야 합니다. 대화하는 법, PPT 자료 만드는 법도 공부합니다. 그런데 그 모든 기초에 사
실은 글쓰기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글쓰기는 공부해야 할 대상으로 삼지 않는 게 저는 정말
이상합니다.
요즘은 기업 입사 시험에 한국사가 들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사가 입사 시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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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들어간다면, 저는 글쓰기를 한국사의 열 배 비중 과목으로 넣겠습니다. 저는 그만큼 글
쓰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는 암기로 해결할 수 있지만 글쓰기는 논리여서 절대
금방 해결 못합니다. 저는 글쓰기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작가가 되는 글쓰기가 아닙니다. 의사 소통을 잘 하는 글쓰기입니다.
글쓰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기사를 붙이면서 마칩니다.

하버드는 왜 글쓰기 교육에 올인하는가?

하버드대학의 교육목표는 세계적인 리더를 만들어내는 데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미국의 대통령


부터 정치, 외교, 행정, 비즈니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하버드 출신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지
요. 그런데 이 하버드대학이 하버드 출신을 배출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분야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글쓰기’입니다. 작가양성소도 아니고, 그렇다고 졸업생을 모두 언론사 기자로 만들 것도 아니
면서, 왜 글쓰기 과목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으면 졸업도 안 시켜주는 걸까요?
그것은 바로 이 명문대학이 목표로 하는 세계적인 리더의 양성을 위해 가장 필요한 자질이 글쓰
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이렇게 철저히 글쓰기교육을 시키는 학교이기 때문에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요.
이 대학 교육대학원의 리처드 라이트(Richard Wright) 교수는 『하버드 수재 1,600명의 공부법』에

"하버드생들이 4년 동안 가장 신경쓰는 분야가 바로 글쓰기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은 대학생활은 물론 직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이다."

라고 강조합니다.

하버드대학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글쓰기 프로그램을 갖고 있습니다. 1872년에 만들어진 것이지


요. '익스포스(Expos)'라고 부르는데, 바로 논증적 글쓰기 프로그램(Expository Writing Program)입니
다. 그들이 '하버드의 전통' 이라고 자랑하는 이 프로그램은 하버드에 입학하면 누구나 한 학기를 수
강해야 하는 과목입니다.

(중략)

하버드대학뿐만 아닙니다. 경제계의 리더를 육성하는 비즈니스 스쿨도 마찬가지입니다. 와튼스쿨은


글쓰기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교육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습니다. 모든 학생이
'글쓰기세미나'를 수강해야 합니다. 비판적인 사고와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와튼스쿨은 비즈
니스 교육을 예술, 과학 교육과 결합하고 있습니다.

(중략)

미국의 기업들도 글쓰기능력을 우선순위에 두고 인재를 뽑고 있습니다. 글쓰기 능력은 비즈니스


전공자들이 일자리를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베스트뱅크, 컨설팅회사뿐 아니
라 테크놀로지회사까지 리쿠르팅 기준 최상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중략)

그렇다면 인재양성이나 리더교육을 위해 왜 글쓰기가 이렇게 중요한 걸까요? 보다 효율적인 커뮤


니케이션, 보다 합리적인 사고의 정리를 위해 글쓰기보다 더 유효한 수단은 없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면서 자신의 주장을 정리하고, 글로써 보다 명료하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고, 보다 선명한 '소통'
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위로 납작 짓눌리지 않고 세대구분 없이 원활하게 '소통'
하고, 자기 삶의 키를 스스로 쥐고 살아가며, 나아가 어떤 분야에서든 리더가 되려면 이렇듯 글쓰기
능력이 필수적입니다.[2010년. 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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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228회]

내년 6월 미국 진출

2016. 5. 27. 금요일.

미국 진출 결정
경영전략회의는 내년 6월에 티쿤 서비스를 미국에 진출 시키기로 했습니다. 늦어도 그때
까지입니다. 준비가 잘 되면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미국 진출 시기는 영어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이 언제 완성되느냐에 달려 있습
니다. 티쿤 V2가 대략 8~10월에 1차 완결된다고 했으니까 그때 봐서 영어 사이트를 구축할
때를 정하면 됩니다.
미국에 진출할 때 가져갈 첫 아이템으로 공기간판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있으니
까 좀 천천히 조사를 해보겠습니다만.
공기간판을 내보낼 경우, 이미 우리 일본 사이트가 있고, 상품도 대체로 간단하니까 사
이트를 만드는 데는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티쿤플랫폼의 장점
입니다. 한 나라 사이트만 제대로 만들어 두면 다른 나라 사이트를 만드는 데는 그다지 품이
들지 않습니다.
미국 진출은 영어 사이트를 한국에서 구축하면서 동시에 미국 법인을 운영할 대표를 뽑
고 그를 중심으로 미국 법인을 설립하면 됩니다. 미국 사업을 하려면 창고를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창고를 구하고, 결제대행사, 배송사와 계약하는 일은 실무에 지나지 않습니다.
제일 어렵고 중요한 일은 미국 법인대표를 뽑는 일입니다.
미국 사업 성장 속도는 미국 법인대표를 누구로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미국 사업은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무조건 성공합니다. 다만 속도가 다를 텐
데 그 속도가 미국 법인대표에게 달려있습니다. 사람 뽑는 건 반은 운입니다. 다만 지금까지
우리 회사에 온 사람들이 다 좋았다는 걸 생각하면 이번에도 훌륭한 사람을 만날 수 있으리
라고 기대해봅니다.
미국 법인대표는 45세 전후 사람을 뽑아볼까 합니다. 한국말을 잘 하는 미국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꽤 힘들 수 있겠지요? 잘 안 되면 한국인이면서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뽑는 수
밖에 없겠습니다만. 어쨌든 한국말을 잘하는 것은 전제입니다. 가장 중요한 게 미국 법인대
표로 누굴 뽑느냐이니까 이 점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합니다.
아는 사람을 뽑지 않으려고 합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보
내지는 않을 겁니다. 이런 사람을 뽑으려면 미국에 있는 사람에게 면접을 부탁할 수도 없고.
면접을 보러 우리가 미국에 가는 것도 만만하지 않고. 자칫하다 보면 적당히 아는 사람을 뽑
을 수밖에 없는 사정도 생기게 됩니다. 난제입니다.
이번에는 돈이 꽤 들더라도 제대로 된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서 뽑는 걸 생각 중입니다.
대표만 잘 뽑으면 미국 진출은 어려울 게 없습니다.

미국에 꼭 가야 하나
세상에 꼭 해야 하는 일은 그 다지 많지 않습니다. 미국에 안 가면 다른 나라에 가도 되
고, 다른 나라에 못 가면 지금 하는 일만 잘 해도 됩니다. 미국 가는 것은 여러 가지 방향
중 하나일 뿐입니다. 제목을 ‘내년 6월 미국 진출’이라고 대단한 것처럼 붙였지만 대단한 일
은 아닙니다. 더 어려울 때 일본에도 진출했고, 중국에도 진출했습니다. 일본, 중국에 진출하
는 것에 비해 거리만 멀 뿐 더 어려운 점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이런 일 할 때 늘 문제는
자금입니다. 일본, 중국에 진출할 때는 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진출할 때는 돈 걱
정은 할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별 일 아닙니다.
왜 유럽이 아니고 미국이지 하고 물으면 대답이 궁합니다. 유럽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다만 티쿤 플랫폼 비즈니스를 글로벌 시장에 내보낼 경우, 세계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나라가 지금은 미국이니까 미국에 근거지를 만들어 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미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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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했을 뿐입니다.
작년 하반기에 경영전략회의는 당분간 일본에 집중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100만 고
객, 1천 개 이용사’ 모집을 목표로 했습니다. 이 목표를 추진하고 있는 중에 미국에 가는 걸
결정했습니다.
둘이 충돌하는 건 아닙니다. 비중이 다릅니다. 지금은 일본에서 100만 고객을 모으고,
일본으로 가는 한국과 중국 이용사 1천 개를 모으는 게 우리 회사 핵심 과제입니다. 미국에
가는 것은 미래를 대비하는 포석이지 당장 핵심 과제는 아닙니다. 미국 간다고 당장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돈을 쓰게 될 겁니다. 미국에 간다고 해도 법인대표와 웹디자이
너 한 명으로 시작하는 규모여서 우리 핵심 과제에 그다지 부담을 주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모색입니다. 물론 저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고 확신합니다만 시기가 지금이 꼭 맞는지는 저
도 잘 모르니까 조심해서 접근할 뿐입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말지를 판단할 때, 저는 이 일이 티쿤글로벌 본업에 어떤 영향을
줄 지를 생각합니다. 저는 많은 일을 기획했습니다. 때로는 무모해 보이는 일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동경 영업소와 중국 법인을 오픈한 일이 그렇습니다. 티쿤플랫폼 사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때는 돈이 없었습니다. 무모한 일이었지요. 보통 사람들은 엄두를 못 냅니다. 그런
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실패를 했다고 해도 그 일들은 조직 본체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
했습니다. 물론 부담은 적지 않았지만 본 사업 존폐를 가르는 일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15억
짜리 인쇄기를 들여 놓는다거나, 혹은 큰 건물을 구해서 이사한다거나 하는 일과 차원이 다
릅니다. 인쇄기를 들여놓고, 큰 건물을 구하는 것은 자칫하면 비즈니스 본질이 아니면서도
사업 전체를 휘청거리게 할 수 있습니다. 대단히 위험합니다. 저는 이런 일은 안 합니다. 논
의는 할 지 모르지만 정말 조심스럽게 접근하기 때문에 잘 안 합니다.
미국 진출 같은 일은 실패를 하면 저나 경영전략회의나 티쿤글로벌이 조금 체면이 깎기
는 정도일 뿐 본업이 위험할 정도는 전혀 아닙니다. 대신 성공하면 성과는 무척 큽니다. 그
렇기 때문에 안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저는 미국 가는 일뿐 아니라 어떤 일이든, 꼭 해야 할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 안 할 이
유가 없어서 하는 정도가 오히려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살면서 어떻게든 해야 할 일이
라는 게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꼭 지금 해야 할 일도 많지 않습니다. 저는 미국진출
을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직영이 뒤를 받쳐줘야
티쿤플랫폼 사업을 하면서, 수시로 직영사업부문이 뒤를 받쳐줘야 한다고 말씀 드렸습니
다. 미안한 일입니다. 이제는 미국 진출도 직영사업이 뒤를 받쳐줘야 한다고 말씀 드립니다.
플랫폼 사업과 미국 진출을 안 하고 직영사업만 잘하고 있으면 지금도 훨씬 더 풍족할
수 있을 겁니다. 이 길도 우리가 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직영사업을 해서 번 돈으로
티쿤플랫폼 사업을 했고, 이제 미국에 진출하려고 합니다.
직영사업만 했다면 아마 조마조마해서 속이 뭉그러졌을 겁니다. 여러분도 봐서 아시겠지
만 명함, 스티커, 현수막 판매 사업은 앞으로 경쟁자가 계속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경쟁사가 생겨도 우리는 잘 대처해나갈 겁니다. 그런데 이 영역에서 잘 대처하는 것은 한계
가 있습니다. 이 영역은 경쟁이 전제가 되는 구도입니다.
저는 경쟁구도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홀로 가는 길에 있고 싶습니다. 티쿤플랫폼 사업
은 그런 사업입니다. 정말 풍요롭지만 아무도 잘 갈 수 없는 길 위에 티쿤플랫폼 사업이 있
습니다. 지금 아무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비슷한 서비스는 있지만 그들 서비스와 우리는 차
원이 다릅니다.
티쿤플랫폼 사업은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커질 수밖에 없는 사업입니다. 이 사업을 미국
으로 확장하는 것은 현재 일본 직판하는 우리 자신과 이용사에게 풍요로운 땅을 더욱 넓혀
주는 일입니다.
티쿤글로벌은 저와 또 여러분이 십 년 후에도 먹고 살아야 할 터전입니다. 몇몇은 떠나
게 될 지 모르지만 지금 있는 상당히 많은 사람이 그때도 이곳에서 먹고 살아야 합니다. 그
걸 생각하면 지금 흑자가 날 때 새 시장을 개척해야 합니다. 다행히 작년 9월 이후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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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가 나고 있습니다. 흑자 규모도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이익 난 걸 지금 잘 쓰면 앞으
로 우리는 훨씬 더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직영사업부문이 지금까지 해온 대로만 잘 해줘도 미국 사업하는데 그다지 어려움을 겪
지는 않습니다. 다만 번 걸 계속 투자만 하는 게 미안할 뿐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게 모두
에게 유익하다고 믿습니다.
직영사업부문 여러분. 잘 부탁 드립니다. 대담하게 운영해서 많이 지원해주시기 바랍니
다.
경영전략회의는 최근에, 이익금을 사내에 쌓아두지 않고 마케팅비로 쓰겠다고 결정했습
니다. 저는 각 사업부가 대담하게 마케팅비 또는 영업비를 쓰기 바랍니다. 그래서 돈을 더
많이 벌어주기 바랍니다.
우리 회사는 마케팅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새 손님을 모으고,
온 손님이 물건을 사게 하고,
한번 산 손님을 단골로 만든다.

이게 우리 영업 방침입니다.
시작은 손님 모으기입니다. 손님을 모으는 일이 마케팅입니다. 새 손님이 물건을 사고,
또 단골이 된다는 게 확인되면 새 손님 모으기에 집중하면 됩니다.
우리 상품이 경쟁력이 있다는 건 이미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키우고 돈을 더 많
이 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 손님을 모으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일은 위험에 대비하는 가
장 종은 방법입니다. 그래서 경영전략회의가 번 돈을 마케팅비에 다 쓰겠다고 결정한 것입니
다.
쓰라고 한 돈은 써야 합니다. 대담하게 집행해서 새 손님을 많이 유치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더 전문몰이 되고, 더 가격을 낮추고, 더 품질을 개선하기 바랍니다.
회사 전체로는 회사 전체 홍보를 더 잘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홍보팀도 보강했습니다.
디자인공모전을 다시 꺼낸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새 손님을 모으기 위해서입니다.
직영사업부문은 이미 흑자 기조에 들어섰습니다. 흑자 기조에서는 신나게 일해도 됩니다.
지금은 살아남을지 문을 닫을지 모를 정도로 힘들어서 어떻게든지 손님을 모아야 하는 때와
다릅니다. 먹고 살 건 확보했고 이제 더 잘 살려고 마케팅 하는 겁니다. 재미있게 해보시기
바랍니다. 직영사업부문이 더 성장하면 직영사업부문도 좋아지지만 티쿤플랫폼 사업부문과
미국사업부문도 안전해집니다.

국제망
티쿤글로벌 본업은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운영입니다. 이 말에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습니다.
지금은 한→일, 중→일 노선이 열렸습니다. 이제 한→미, 중→미 노선이 열립니다. 여기
까지 가면 국경을 넘는 티쿤식 모델의 원형은 확립됩니다. 물론 지금도 훌륭히 확립되어 있
습니다만, 그래도 한-중-일 만으로는 관할 지역이 협소하고, 또 대상국가가 일본 한 나라이
기 때문에 원형이 확립되었다고 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한→미, 중→미 노선이 열
리면 달라집니다.
이제 하반기가 되면 일본 직판할 중국 이용사를 모집하는 일도 시작해야 합니다. 티쿤글
로벌이라는 회사는 그 어느 나라에서도 다른 나라 소비자에게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시스
템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한국 이용사를 모아서 일본 소비자에게 물건을 팔도
록 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중국 법인에서 일본에 물건을 팔 중국 이용사를 모집해야 합니
다.
이후에 한국과 중국의 티쿤 이용사가 미국에 물건을 팔아야 합니다.
그 다음은 국경을 서로 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저는 티쿤플랫폼 사업은 서서히 발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티쿤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한
3
지 이제 갓 1년이 되었습니다. 이 비즈니스는 독특합니다. 세상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국경
을 넘는 행위는 거대 글로벌 기업과 특별한 소기업만 했습니다. 그런데 티쿤플랫폼이 생기면
서 하고 싶은 소기업은 모두 국경을 넘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서비스가 초기이기 때문에
확산되는 데는 당연히 시간이 걸립니다. 이베이, 옥션 등 오픈마켓이나 아마존, 라쿠텐 같은
기업은 어마어마한 돈을 퍼부으면서도 자리를 잡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렸습니다. 우리도 아
마 그 정도 시간이 걸릴 겁니다. 5년 어쩌면 10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성
공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 참여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이 플랫폼으로 우리 직영사업을 하고 있다는 게 큰 위안입니다. 극단으로 우리가
이용사 모집에 실패하더라도 우리 직영사업만으로도 전 세계를 누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티쿤글로벌은 무조건 성장합니다.
티쿤플랫폼 사업은 후발 주자에게 장벽이 무척 높습니다. 자사만 진출해서 성공하기도
매우 어려운데 여기에 다른 회사가 진출할 플랫폼을 만든다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여기에
오더메이드 제품까지 무리 없이 취급하는 것은 훨씬 어렵습니다.
후발 주자가 우리를 추월해서 성공한다고 해도 우리에게는 오히려 좋은 일입니다. 우리
도 성공했는데 후발 주자가 우리 보다 더 성공하면 우리 가치는 훨씬 올라갑니다. 세상은 1
위만 살 게 되어 있지 않습니다. 2위도 먹고 살 건 충분합니다. 한 나라도 아니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에서 2위만도 매우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티쿤글로
벌은 자기 스스로 자기 물건을 판매하면서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자기 물건을 직접 팔아
성과를 낸 플랫폼 사업자는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2위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압도
하는 1위로 만들 겁니다.
우리는 직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우 안전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미 흑자기 때문에
이용사도 잘 도와줄 수 있습니다. 시간은 우리 편입니다. 느긋하게 하면 됩니다. 이미 흑자
인데 우리가 급할 게 뭐가 있습니까? 좋은 아이템이 있으면 우리가 직영하고, 이용사는 이용
사대로 도우면 이용사도 장사가 잘 될 거고, 새로운 이용사가 올 겁니다. 그걸 기반으로 우
리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됩니다.
내년 6월까지 미국에 진출하는 것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서 중요한 계기가 될 겁니
다. 일단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 유럽과 중남미, 동남아, 서남아, 중동도 가시권에 들어옵니다.

미국 진출과 사업부
미국에 진출하게 되면 각 사업부도 생각할 게 많아집니다. 여건이 되면 각 사업부도 미
국에 진출할 걸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재미있지 않습니까?
명함을 미국에 팔고, 스티커를 미국에 팔고, 현수막을 미국에 팔 생각을 해보십시오.
방법은 무척 많습니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무리 재미있다고 한들 이것보다 재미있
겠습니까?
먼저 에어간판을 가지고 미국에 진출하지만 사업부에 따라서는 당장 같이 나가도 되는
아이템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티쿤 이용사들도 서서히 준비를 하게 될 겁니다. 한국에서 생산해서 일본에 파는 걸 넘
어, 중국에서 만들어서 일본에 팔고, 중국에서 만들어서 미국에 팔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런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활용하지 못하는 건 우리 책임이 아닙니다.
활용하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일입니까?
시간이 아직 있으니까 천천히 같이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정말 재미있는 일이 생깁니다. 같이 즐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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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233회]

정책

2016. 6. 03. 금요일.

꿰어야 보배
저는 손에 잡히는 목표를 내놓으려고 애씁니다. 저에게 지도(指導)는 목표를 세우는 일
입니다. 더 좁히면 지도는 슬로건을 만드는 일입니다.

국공합작(國共合作, 모택동)
대약진운동(大躍進運動, 모택동)
문화혁명(文化革命, 모택동)

흑묘백묘(黑猫白猫, 등소평)
선부론(先富論, 등소평)
남순강화(南巡講話, 등소평)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빌 클린턴)


마누라, 자식 빼고는 다 바꿔라(이건희)
해보기는 해봤어?(정주영)

이런 슬로건은 뭘 하자는 것인지가 매우 분명합니다. 세월이 한참 지나도 사람들은 기억


합니다. 그만큼 그 시대, 그 조직의 핵심 과제를 응축해서 정확하게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이 슬로건을 읽는 사람은 뭘 해야 하는 지 그냥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지도자가, 또는 조직
이 이런 목표를 내세우거나 갖는 게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은 조직이 합니다. 조직
은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같이 움직여야 힘을 발휘합니다. 같이 움직이려면 같은 방향을
봐야 합니다. 목표는 조직이 같은 방향을 보고 같이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푯대입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지도(指導)는 갈 곳을 일러주고[指],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導]
일입니다. 갈 곳을 일러주는 게 목표 세우기이고, 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인도하는 게 설득
이고, 설명이고, 교육입니다.
지도자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목표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리로 하여금
목표를 향해 나갈 수 있도록 이끄는 일입니다.
지도자가 뭘 하려는 지 분명히 하지 못하면 무리는 우왕좌왕 합니다. ‘이 산이 아니여?’
하는 우스개 소리는 목표를 바로 세우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줍니다. 헉헉거리고 열
심히 올라갔는데 원래 오르려던 산이 아니면 얼마나 허무한 일이고, 힘 빠지는 일입니까?
‘열심히’보다 ‘바른’이 훨씬 중요합니다.
지도자가 목표라고 내놓긴 내놓았는데 그게 뭔지 막연하면 목표를 내놓지 않은 것만 못
할 때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중구난방(衆口難防)이 되고, 지리멸렬(支離滅裂)이 됩니다.
지도자는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압축해서 손에 잡힐 듯이 보여줘야 합니다. 집단 또는 참
모는 지도자가 그런 목표를 내놓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같이 그 목표를 향해 나가야 합
니다. 지도자가 목표를 세울 줄 모르고, 조직도 지도자를 그렇게 만들지 못하면 그 조직은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조직이 발전하려면 장단기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저는 리더를 평가할
때 목표를 분명히 세울 줄 아는지, 그리고 그걸 잘 전할 줄 아는지를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
다.
‘열심히’, ‘잘’,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같은 막연한 목표는 목표가 아닙니다. 숫자를
나열하는 것도 목표 세우기가 아닙니다. 내놓아야 하는 것은 목표로 나가는 방법입니다.
국회의원은 어떤 법을 만들었는가로 평가 받습니다. 국회는 입법기관이기 때문입니다.

1
티쿤글로벌에서 리더는 어떤 정책을 내놓았는가로 평가 받아야 합니다.
‘아, 저 정책은 누가 내놓았지’ 하고 기억에 남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내놓았던 정책

마트코트 비코팅 명함 460엔 판매


용기(容器) 사이트 직영
백만 회원, 천 이용사 모집
이익 전액 마케팅에 투입
내년 6월 미국 진출

최근에 제가 내놓은 정책입니다. 이 정책이 모두 옳다는 게 아닙니다. 제가 내놓은 정책


은 뭘 하자는 것인지 만큼은 매우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문장이지만 뭘 하자는 것인
지 모를 게 없습니다. 정책을 이렇게 내놓아야 구성원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그래야 집단의
에너지를 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해야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습
니다. 성패를 확실히 알아야 원인도 잘 진단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뭘 하자는 것인지 눈에 확 들어오지 않으면 그야말로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이 활동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V2 제작(개발실)
마케팅강화회의신설(제조유통사업본부)
티쿤제이피 오픈(티쿤사업본부)

이런 게 목표 세우기고 정책입니다. 뭘 하려는지 확실히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리더와 조직은 이렇게 정책을 내고 또 조직 전체가 잘 알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잘 알리
는 것도 리더가 할 일입니다. ‘저 부서는 요즘 뭘 하는 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오면 이미 문
제가 있습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하고 있는 일을 잘 하는 것도 매우 훌륭합니다.
그것만도 대단합니다. 티쿤글로벌은 각자가 자기 하고 있는 일을 잘하고 있기 때문에 이만큼
성장했습니다. 다만 저는 한걸음 더 나가자고 말씀 드리는 겁니다.
개인도 목표를 분명히 하고, 그걸 잘 알리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리더와 실무자는 구분
되지 않습니다. 정책을 내고 집행 계획을 짜면 집단으로 하여금 집행하게 하면 그 사람이 곧
지도자입니다. 이름은 리더인데 정책을 짤 줄 모르고 정책을 집행할 줄 모르면 이름과 직책
만 지도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누가 진짜 리더인지 알게 됩니다.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게.

제가 만든 우리 회사 서비스 정책입니다. 저는 이 정책이 우리 서비스 방향을 정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오게 하고,
사게 하고,
또 사게 하고.

최근에 제가 계속 보급하는 매출을 올리는 우선 순위를 정하는 슬로건입니다. 마케팅 우


선 순위이기도 합니다. 일단 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고, 와서 살 게 있게 만드는 게
그 다음이고, 또 단골이 되게 하면서 마무리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2
조직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우리 회사 내부 목표입니다. 사람을 바탕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합니다.


저는 목표를 선명하게 만들고, 슬로건을 만들면서 조직이 해야 할 일을 제시하려고 합니
다.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이것도 목표를 분명히 알리는 정책입니다.

간결하고 뚜렷한 정책
정책은 간결하고 뚜렷하게 내놓는 것은 참 힘듭니다.
우선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복잡한 상황을 타개하거나, 여러 가지 해야 할 일 중 핵심
을 잡아내는 게 정책입니다. 사물, 사건, 상황의 본질을 꿰뚫을 수 있어야 간결하고 뚜렷한
정책을 만들 수 있습니다. 본질을 꿰뚫지 못하는 내놓는 정책은 잡다하고, 명료하지 못하고,
뭘 하자는 건지 알기도 힘듭니다. 본질을 꿰뚫는 게 진짜 실력입니다. 이론을 알아야 하고,
경험이 풍부해야 합니다. 실력은 이론과 경험으로 이루어 집니다. 그리고 연습해야 합니다.
대담해야 합니다. 솔직히 이론과 경험이 있다고 해서 내놓는 정책이 옳다는 보장이 없
습니다. 명함 100매를 460엔에 판다고 했을 때 이게 효과를 거둘지 못 거둘지 누가 압니까?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지도자는 또는 참모는 또는 부서는 결정해야 합니다. 잘못되면
누가 책임 집니까? 지도자도 참모도 부서도 책임을 집니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부담스럽습
니다. 비난을 받을 수도 있고, 조롱 당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문책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압박을 이겨내야 합니다. 실패를 감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 무리 속에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일을 하는 것은
정책을 대중 앞에 내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당하게 도전하는 것입니다. 실패가 두렵고, 비
난, 조롱, 문책이 두려워서 정책을 무리 앞에 내놓는 걸 주저하면 일이 되지를 않습니다.
정책을 관철 시킬 줄 알아야 합니다. CEO인 저조차도 어떤 정책을 만들고 그걸 조직에
관철 시키려면 논리를 만들고, 또 꾸준히 설득해야 합니다. 물론 CEO니까 무조건 말 들으라
고 강요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같이 동의하는 가운에
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정말 노력해야 합니다. 살아보면 다른 사람이 내 의견에 동의해주
는 게 기적입니다. 배우자도 자식도 말 잘 안 듣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이야 오죽하겠습니까?
동의를 기다리는 게 아니고, 동의하도록 상황을 만들어야 합니다. 설득하고, 교육하고, 대화
하고, 토론해서 동의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게 참 어렵습니다. 저는 CEO인데도 다른 사람이
쉽게 제 의견에 동의할 거라는 생각을 아예 안 합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상황을 설명하고,
전언을 쓰고, 교육합니다. 다른 사람이 동의하게 만들어서 정책을 관철 시키는 것 역시 능력
이고 실력입니다.
정책을 옳게 세우려면, 실력이 있어야 하고, 대담해야 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
어야 합니다. 하나라도 부족하면 정책을 하나 세우는데도 엄청나게 시간이 걸립니다. 정책
하나 내놓는데 몇 달이 걸리고, 내놓았는데 계속 심의가 반복되는 것 자체가 벌써 에너지 낭
비입니다.
올바른 정책을 내놓고, 신속하게 결정하고, 정확하게 집행하는 게 능력입니다.
정책은 간결하고 뚜렷해야 합니다. 신속히 결정하고 정확하게 집행해야 합니다.

올바른 정책은 집중에서 나온다


올바른 정책이나 슬로건은 결국 조직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압축한 것입니다. 저는 올바
른 정책을 세우는 게 열심히 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정책은 관심을 깊이 가질 때 만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오래 들여다봐야 합니
다. 오래 들여다보는 사람보다 일을 더 잘 할 방법은 많지 않습니다. 자기 맡은 일을 유심히

3
살펴볼 때 비로소 생각할 거리가 생깁니다. 뇌로 들어가는 정보가 많아야 나올 수 있는 생각
도 많아집니다. 들어가는 게 없는데 나올 게 많을 리가 없습니다. 일을 잘하려면 그 일에 시
간을 많이 들여야 합니다.
오래 들여다 보려면 일을 좋아해야 합니다. 억지로는 안 됩니다. 일을 좋아하면 오래 보
게 됩니다. 게임을 좋아하면 하지 말라고 해도 하고, 몰래 PC방 가서도 합니다. 돈 들여서
아이템을 사고 밤에 잠도 안 자고 게임 합니다. 낚시를 좋아하면 혼자서도 차 타고 몇 시간
이고 저수지로 가고 먼 바다로도 갑니다. 골프를 좋아하면 관광도 안 하고 골프만 치러 외국
도 갑니다. 모형자동차 좋아하면 돈을 꿔서라도 좋은 모형자동차 삽니다. 딴 사람이 보면 그
저 장난감인데도 그럽니다. 저도 한때 인터넷 바둑을 열심히 둬서 2단까지 올라갔습니다. 아
무 쓸 데 없는 일에 시간을 엄청 퍼부은 셈입니다. 요즘은 당구 치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
당구 쳐서 뭘 건질까요? 당구를 150치다가 300치면 뭐가 좋아지는 걸까요? 바둑은 두뇌를
발전 시킬까요? 당구는 건강을 증진 시킬까요? 그냥 시간과 돈 낭비입니다. 그래도 좋아하니
까 자기 돈 쓰면서 합니다.
자기 일을 좋아해야 합니다. 좋아하면 당장 손에 잡히는 이익이 없어도 열심히 합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이 회사 일을 좋아하기를 바랍니다.
저는 회사 일을 좋아하는 사람하고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휴일에는 회사 홈페이지는 거
들떠도 안 보는 사람은 피하고 싶습니다. 휴일에 회사 관리자 페이지에는 절대 안 들어가는
사람, 퇴근 후는 회사 밴드를 쳐다보지도 않는 사람하고는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휴일에 회사일 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개인 사생활을 보장하려고 애씁니
다. 그래서 잔업이 없게 했고, 휴가 쓰는데 눈치 보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주5일을
철저히 지켰습니다.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으려고 제가 주관하는 회식은 송년회 말고는
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일이긴 하지만 휴일에 회사가 체육대회를 하면 대체근무
로 처리 합니다. 저는 조직이 개인의 생활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쉬는
날 직원들에게 특별하지 않는 한 연락하지 않습니다. 한 때 제조유통사업부에서 토요일도 근
무하기로 결정한 적이 있는데 저는 반대했습니다. 하루 더 일하겠다는 걸 CEO가 반대하는
것도 드문 일입니다. 제가 고객응대 시간을 오전 10시~오후 5시로 한 것도 구성원이 일에
시달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출근했으며 커피도 한 잔 마셔야 되고, 동료들과
잡담도 좀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오후 5시 이후에 고객응대를 하지 않게 해야 일도 잘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생색낼 일은 결코 아닙니다. 회사는 개인의 삶을 보호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앞으로도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도 제가 휴일에도 회사 일에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하는 것은 억지로가 아니라
회사 일을 그냥 좋아하기를 바란다는 뜻입니다. 일이 좋아서 그냥 관심을 가지기 바란다는
뜻입니다. 사람은 하란다고 하지 않습니다. 억지로 안 됩니다. 저는, 그냥 좋아서, 그냥 궁금
해서 쉬다가도 가끔은 회사 홈페이지를 보고, 밴드 뉴스를 보는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그리
고 그게 즐거운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그런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저만큼 토요일, 일요일, 휴일 열심히 챙기면서 노는 사람도 없습니다. 저는 휴일에도 일
을 꽤 많이 합니다. 저는 일하는 게 즐겁습니다. 회사 CEO여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저는
제가 일하는 동안은 늘 그랬습니다. 제 소유 회사가 아닌 곳에 다닐 때도 저는 즐겁게 일했
습니다. 오죽하면 제 회사도 아닌 회사에 제가 돈을 꿔주고, 또 남의 돈도 빌려서 꿔줬겠습
니까?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휴일에 회사 홈페이지 보는 게 싫으면 티쿤글로벌 하고는 안 맞습니다. 다른 일을 찾아
보는 게 낫습니다. 그런 사람은 티쿤글로벌에서 중용하지 않습니다. 직장 구하기 힘들고, 또
먹고 살아야 해서 마지 못해 다니는 거면 참 불행한 인생입니다. 뭐든지 억지로 되는 건 없
습니다. 좋아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좋아할 수는 없습니다. 조언할 방법도 없습니다. 그런
사람과 일하는 건 괴롭습니다. 발전하지도 않을 거고, 정열도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 일을 좋아하고 열정을 가져야 정책이 나옵니다. 물론 요령도 약간은 필요합니다만
더 중요한 건 자기 일을 좋아하는 겁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입니다.’ ‘미치지 않
으면 이르지 못합니다.[불광불급(不狂不及)]’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시기 바랍니다. 일과 자기

4
는 결코 분리될 수 없습니다. 일을 좋아하는 게 자기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티쿤글로벌 조직이 대단한 이유는 임직원들이 자기 하는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기 때문
입니다. 티쿤글로벌 임직원들은 휴일에도 생각을 밴드에 올리고, 또 열심히 댓글도 답니다.
그리고 평소에도 보면 정말 열심히 일합니다. 바깥에서 우리 회사 오는 분들은 하나 같이 티
쿤글로벌 와 보면 정말 직원들이 밝고 친절하다고 칭찬이 자자합니다. 저는 이런 말 들으면
뿌듯합니다. 저는 여러분과 같이 활동한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고 기쁩니다. 티쿤글로벌 임직
원들은 자기 일을 사랑합니다. 그만큼 자기도 사랑하는 겁니다. 티쿤글로벌 임직원들이 그렇
기 때문에 여기서는 밥벌이로 다니는 사람더러 굳이 나가라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나갑니다.
조직은 스스로 자기를 다듬어가는 힘이 있습니다. 이 분위기에 안 맞는 사람은 이곳이 아주
불편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나갑니다. 조직은 그런 사람을 뱉어 냅니다.
자기 일을 사랑하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한테서 무슨 정책이 나오고, 무슨 개선책이 나오
겠습니까? 정책은 관심에서 나오고 관심은 좋아하는 데서 생깁니다. 회사 일, 자기 일을 사
랑하시기 바랍니다. 회사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각자를 생각해서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해집니다. 잘 안 되면 노력하십시오. 감정은 의지에 종속됩니다. 그렇지 못하다고 해도
좋아하려고 노력하면 좋아집니다. 이건 제가 해봤습니다. 남이 억지로 시켜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본인이 억지로 하면 됩니다. 자기 일을 사랑하기 바랍니다.
일을 좋아해야 할 일이 생각 납니다. 할 일을 보기 좋게 잘 가다듬으면 그게 정책입니다.
가다듬는 것은 실무일 뿐입니다.
티쿤글로벌 일은 초특급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온라인 삼국지로 삼국을 통일하는
게임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일본에서 100만 고객을 모으는 게임을 하고 있습
니다. 전략과 전술을 짭니다. 소비자와 심리게임을 합니다. 일본 미디어를 움직여보려고 합
니다. 또 중국 판매자를 설득하고, 미국 소비자를 움직이게 하려고 합니다. 이것은 수천 억
돈이 움직이는 게임입니다. 어떤 게임이 이것보다 더 재미 있겠습니다.
저는 우리 모두가 커다란 게임에서 주인공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작전을 짤 수 있
고, 전략과 전술, 정책,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미국으로 갑니다. 미국에 뿌리 내리면 다른 나라로 나가는 것은 거저먹기입
니다. 게임 규모가 지금까지와 전혀 다릅니다. 이런 일은 사랑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사랑하
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정책으로 만드시기 바랍니다. 간결하고, 명료한 정책을 내
놓고 조직을 설득하고 집행해보기 바랍니다.
티쿤글로벌은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국내 그 어떤 회사보다 일하기 좋은 회사
입니다. 그 점은 제가 보증할 수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자기 일을 사랑하면서 해본 시도라
면 어떤 실패를 해도 눈곱만큼도 비난하지 않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
을 사랑하고, 그 사람을 보호하고, 존중합니다.
정책을 내시기 바랍니다.

5
[전언(傳言) 234회]

정책 상정(上程)

2016. 6. 10. 금요일.

<심의에 부치면 통과 시켜야 한다>


저는 미리 통과되게 해놓고 상정(上程)합니다. 제가 올린 안건이 부결되거나 재심의에
회부되지 않게 합니다.
심의에 부치는 목적은 통과 시키는 것입니다. 공을 차는 목적이 골을 넣는 것과 같습니
다. 토론하려고 상정하는 건 아닙니다. 통과 시킬 게 아니면 뭐 하려고 상정해서 심의에 붙
입니까? 되나 안 되나 보려고? 연습 삼아? 저는 프로라면 자기가 상정한 안건이나 정책이
가결되지 않게 되면 민망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을 들여서 심의에 부친 정책이 통
과되지 않으면 저한테도 회의 참석자한테도 큰 손실입니다. 준비하고 논의한 시간이 아깝습
니다. 될 수만 있으면 토론도 안 하고 박수 치고 통과되게 하는 게 최고입니다. 저는 통과시
키지도 못하면서 심의에 올리고, 몇 번이고 재심의 하게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토론회라면 상관 없습니다. 토론회는 결론을 내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그러나 의결 회
의는 다릅니다. 토론회에서는 토론하고, 의결 회의에서는 의결해야 합니다. 연습은 연습장에
서 하고, 시합장에서는 시합해야 합니다.
열심히 준비해서 심의에 부쳤는데 부결되는 건, 애써 상대 골대까지 공을 몰고 가서 공
중으로 헛발질하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뭐 하러 골대까지 몰고 갑니까?
자기가 낸 안건이 통과되지 않아도 그다지 민망해하지도 않고 난처해 하지도 않는 경우
가 많습니다. 심의에 부치는 목표는 통과 시키는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그다지 크지 않습니
다. 신기한 일입니다. 이건 아주 큰 잘못입니다. 시간은 돈입니다. 돈을 낭비하는 건 어디서
건 하면 안 됩니다.
똑 같은 안건이라고 생각해봅시다. ‘가’라는 사람이 안건을 냈을 때 다른 사람은 다 박수
만 치고 통과 시켰습니다. ‘나’라는 사람은 갑론을박하면서 서너 시간 토론하고 통과 시켰습
니다. ‘다’라는 사람이 냈을 때는 재의(再議)하기로 했습니다. ‘라’라는 사람이 냈을 때는 부결
시켰습니다.
누가 일을 잘한 것입니까? 넷 다 똑같습니까? 넷 다 똑같다면 세상에 이런 불공평한 일
이 어디 있겠습니까?
비록 부결되었지만 토론을 많이 해서 인식이 깊어졌기 때문에 괜찮은 걸까요? 회사는
학교가 아닙니다. 연습장도 아닙니다. 토론하는 곳도 아닙니다. 공부하는 곳도 아닙니다. 개
인을 훈련시키는 곳도 아닙니다. 기업은 훈련된 사람이 와서 일을 하는 곳입니다. 물론 저는
훈련 시키고 양육하는데 누구보다 관심이 많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독서토론회까지 운영했겠
습니까? 전언 말고도 여러 가지 글로 지식을 전하느라 애쓰겠습니까? 제가 드리고 싶은 말
씀은 기업의 본질입니다. 기업은 훈련되고 준비된 사람이 와서 일을 하는 곳입니다. 훈련키
는 곳이 아닙니다. 연습하는 곳도 아닙니다. 흔히,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하면서 성장하는 것
이라고 말합니다. 이건 실수한 사람이 민망해 하고 부끄러워할까 봐 옆 사람이 위로 삼아 해
주는 말이지, 당사자가 변명으로 쓸 말은 아닙니다. 실수 안 하고 잘못 안 하는 게 낫습니다.
얼마 전에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감독이, ‘비록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선수들이 큰 대회에 나가서 좋은 경험을 했으니 나라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
고 생각합니다’ 하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 인터뷰를 보던 해설자가 정말 똑 부러지게 말했
습니다. “월드컵 대회는 평가전이 아니고 본 시합입니다. 대표팀은 실패했습니다.” 이게 맞습
니다. 실패한 사람이 스스로 나서서 실패는 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면 안 됩니다. 그건
옆 사람이 기죽지 말라고 해주는 소리여야 합니다. 그리고 실패하면 미안해해야 합니다. 물
론 옆사람은 실패를 용납해야 합니다.
회사는 돈 벌 일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곳입니다. 신속히 결정하고 신속히 집행해서 비용
을 아껴야 합니다. 이런 말을 하면 오해를 할까 봐 또 덧붙이게 되는데, 티쿤글로벌은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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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것 가지고 문책하지 않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실패에 관대합니다. 다만 그런 관대함을 오
해해서 마치 실패해도 아무 문제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에는 전혀 관대하지 않습니다. 실
패했다고 기죽을 필요는 없습니다. 실패했다고 미안하다는 말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라는 것입니다. 실패에 주눅들지 말면서도 실패에 스스로 관대해지지
않는 게 성숙된 태도입니다.
시간이 곧 돈입니다. 회사는 아무도 이의 달지 않도록 안을 내는 사람을 제일 높이 쳐줘
야 합니다.
저는 통과 되게 해놓고 심의에 부치는 게 프로가 일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비단 정책이나 안건만이 아닙니다. 일을 처리할 때 물 흐르듯이 처리되게 하는 게 잘하
는 겁니다. 처리할 때마다 여기저기서 지적 받고 수정해야 하면 일을 못하는 겁니다.

<사전에 충분히 토론하면 부드럽게 통과 시킬 수 있습니다>


미리 통과되게 해놓는 건 사전에 이해 당사자들과 충분히 협의하면 됩니다.
저는 중요한 안건을 처리할 때면 그 안건 이해당사자들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합니다. 저
는 안을 낼 때는 중요한 사람들과 미리 충분히 조율합니다. 최소한 다수를 확보해놓고 안건
이나 정책을 상정합니다.
저는 이 과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주요 정책을 상정하고 통과 시키지 못하면
회의 관계자를 피곤하게 만듭니다. 상정하는 안건은 아무래도 상정하는 사람이 집행할 안건
인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자기 일이라는 뜻입니다. 자기가 가장 많이 책임지고, 또 그 성과
도 가장 많이 누릴 사람이 안건을 처리하지 못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입니
다.
저는 통과 되지도 않을 안건을 토론하느니 차라리 빈둥거리고 노는 게 더 낫다고 생각
합니다. 빈둥거리고 놀면 재충전이라도 됩니다.
어떤 사람은 사전 토론을 1:1 공략이라고 오해합니다. 저는 안건 사전 조율이 의견을 모
으는데 훨씬 효율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1:1로 상의해 보면 사람들 의견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해하는 폭도 정말 다릅니다.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복잡한 문제면 사
전 조율하지 않고 토론에 부치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제안자는 나머지 사람 모두를 전혀
다른 근거로 설득해야 합니다. 애당초 토론이 되질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깊이 토론할 수
없습니다. 결국 시간은 낭비되고 안은 통과되지 않습니다. 회의에서는 전혀 다른 근거가 모
여 안건을 부결 시킵니다. 오해를 미리 배제하고 사안의 본질만 논의하기 위해서도 1:1 논의
는 필수입니다. 1 : 1 사전 조율을 저는 경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회의
를 준비합니다.
티쿤2.0 특징 규정도 일종의 안건이고 결정입니다. 티쿤2.0 특징 규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무척 복잡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래와 같이 정리해서 경영전략회의에서 통
과 시켰습니다.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쿤 2.0이 9월에 오픈 됩니다.

지금 운영중인 티쿤1.0만 해도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거의


유일한 플랫폼입니다. 그리고 티쿤1.0은 주문형 상품도 거래할 수 있는 특별한 기능까지
갖췄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티쿤 2.0이 되면,

ㅇ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안정됩니다.
오류가 생길 수 있는 여지가 현저히 줄어들고, 오류가 나더라도 1.0 때보다 신속하
게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ㅇ 프로그램을 쉽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ㅇ 고객은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서도 데스크톱과 같이 주문 및 결제를 할 수 있습니
다.
ㅇ 이용사는 향후, 티쿤이 제공하는 다양한 디자인 템플릿을 이용하여 홈페이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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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 수 있습니다.

이 정리가 맞냐 틀리냐는 별개입니다. 저는 이 정리에 만족합니다. 그리고 이 정리에 가


장 큰 발언권을 가진 개발실의 이동하부장, 신상현수석, 이찬희수석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세 차례 회동해서 충분히 토론했고, 축조심의(逐條審議)했습니다. 그리고 수정했습니다. 티쿤
2.0 성격을 정하는데 세 분이 동의했으면 다른 사람은 반대할 명분도 이유도 없습니다.
저는 이렇게 일합니다. 중요한 사람과 충분히 협의하면 통과 안 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이걸 하는 데도 안목과 실력이 필요합니다. 복잡한 사안 중 핵심을 끄집어 내고,
복잡하게 설명되어야 할 걸 간결하게 만드는 것은 확실히 실력입니다. 이 실력을 바탕으로
중요한 사람과 충분히 토론하면 물 가볍게 통과 시킬 수 있습니다. 반대할 여지를 미리 없애
버리는 것입니다. 회의 길게 해서 좋을 게 뭐 있습니까? 연습하는 장도 아닌데 짧게 하고 통
과 시키는 게 최고입니다.
최근에 제가 경영정략회의에서 통과 시킨, 내년에 서비스를 미국에 진출 시키는 안은 그
안이 가지는 중요함에 비하면 아주 쉽게 통과 되었습니다.
이유는 이 안이 2007년 회사가 설립된 때부터 토론했던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거의 8년
을 틈틈이 상의했기 때문에 가볍게 통과 되었습니다.
저는 사전토의의 본질은 이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미리 앞날을 꾸준히 설명해두
는 것입니다.
티쿤글로벌처럼 한중일에 100명 이상 조직원이 있으면 좀 중요한 정책은 몇 년 전부터
틈틈이 꾸준하게 설명을 해서 다른 사람들도 같이 준비하게 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잘 모르거나 생소하면 반대합니다. 사람들은 하던 거에 익숙합니다. 새로운 걸
내놓으면 일단 거부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익숙하면 쉽게 찬성합니다. 중요한 안건은
훨씬 이전부터 충분히 알리고 평소에 같이 토론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전언(傳言)은 제가 먼 앞날에 할 일을 미리 이야기 하는 수단입니다. 저는 제가 하려는
일을 전언을 통해 충분히 설명 합니다. 당장 할 일이 아니라 먼 미래의 일도 미리 이야기합
니다.
우리가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중동,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북중미로 진출해야
한다는 것은 회사 설립 때부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가 인쇄물 판촉물을 판 경험을 바탕
으로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만들어서 글로벌 비즈니스로 나갈 거라는 것도 2007
년부터 이야기했습니다. 밥 먹으면서 이야기 하고, 캠핑 가서도 이야기했습니다. 그런 중에
문제도 같이 토의했습니다.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 지도 토의했습니다.
일본에 영업소를 낼 때도, 중국에 법인을 낼 때도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충분히 사전에
토의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했기 때문에 큰 문제를 놓고도 조직은 분란이 없었고, 안건을 내면 거의
대부분 토론 없이 통과 되었습니다. 사전에 충분히 토론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렇게 해서 ‘거부할 수 없게’ 제안합니다.
저는 준비하는데 시간을 많이 들입니다. 각자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까지 만들
어서 의결하게 합니다. 반대 의견이 많으면 시간을 두고 아주 천천히 상의합니다. 누가 반대
하면 더 이상 설득하지 않고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다가 잘 설득이 안 되면 그 사안은 더 이
상 거론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여건이 바뀌면 그때 다시 의견을 냅니다. 중요한 사람
이니까 그 사람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넉넉한 기간을 잡고 간결하게>


정책이나 안건을 물 흐르듯이 처리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대강(大綱)만 간결하게 해서
통과 시키고, 세부 사항은 이후에 통과 시키는 것입니다.
미국으로 진출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졌다고 해서 쉬운 건 아닙니다. 실행안(實行案)을
잘못 내면 또 중구난방, 난상토론이 되면서 처리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럴 때 저는 또 거부할
수 없게 제안합니다.
미국 진출을 결정할 때 첫 안건은 간결했습니다..

3
‘2017년 6월 1일, 티쿤 한→미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아이템은 에어간판을 기본으로 하려고 합니다.
재무사정 등을 감안했을 때 할 수 있고, 이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한다는 것만 통과 시키고 천천히 준비했으면 합니다.’

이걸 반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만약 여기에 준비책임자는 누구로 하고, 재정계획은 어떻게 한다는 걸 붙여서 논의하면
통과되기 어렵습니다.
안건을 처리할 때는 주문(注文)만 통과 시키고, 세부 계획은 제출하지 않습니다. 세부 계
획은 나중에 처리해도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걸 모르고 주문과 세부계획을 같이 내서 세부계획 때문에 주문도 통과되지 못하는
사태를 맞기도 합니다. 대강(大綱)을 먼저 통과 시키고 세부안(細部案)은 나중에 통과 시키면
됩니다. 이게 제가 안건을 처리하는 요령입니다.
이렇게 하면 회의 참가자들도 편해집니다. 저는 정책을 낼 때는 토론 없이 통과될 수 있
는 분량만 통과 시킵니다. 부속 사항은 나중에 처리합니다.
미국 관련 후속 세부안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미국 진출 상세 계획]
10월에 홈페이지 제작 시작, 1월 런칭

-첫 아이템은 공기간판
-티쿤2.0으로 홈페이지 제작
-담당은 4사업부(임정선 부장)

미국 진출은 공기간판 판매 사이트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티쿤2.0을 이용할 수 있는 10월에 홈페이지를 제작하기 시작해서 내년 1월부터 판매
합니다.

상세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ㅇ 6월 : 에어간판 미국 판매 준비팀 구성(김종박, 임정선 외)
ㅇ 7월 : 인턴사원 채용, 상품, 배송사, 결제대행사 조사
ㅇ 8, 9월 : 세부사항 점검
ㅇ 10월~11월 : 홈페이지 제작 시작, 미국 법인 대표 채용, 미국 내 법인 설립, 창고
구하기
ㅇ 12월 : 배송계약, 결제계약, 에어간판 몸통 보내기, 기타 영업 준비
ㅇ 영업 : 고객응대는 미국 대표가 직접함. 거래량 늘어나면 그때 채용

이건 제가 참석하지 않은 기획조정 회의에서 뜻밖에 부결되었습니다. 도대체 부결될 이


유가 없는데 부결 되었습니다. 검토해봤습니다. 이 세부 계획안에는 임정선 제4사업부장이
미국 진출 책임을 맡는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 원래 의도는 총괄을 제가 하고 공기간판 관련
해서 조사만 임정선부장 도움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안건이 이렇게 해석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 정도 되는 사람이
내는 안건도 오해를 사서 부결됩니다. 이게 사전 토론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렇게 부결되면 안건을 다시 준비해야 합니다. 조정회의는 또 심의해야 합니다. 쓸 데
없는 일을 또 하게 된 것입니다.
이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99%는 안건 상정자인 저에게 있습니다. 방심한 것입니다.
저는 기껏해야 착수 시기만 조정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부결 되었지만, 대강(大綱)을 먼저 처리하고 세부안(細部案)을 처리한다는 것은
이렇게 하는 겁니다.
이 짧은 안건도 부결되었습니다. 그런데 경정할 사항이 텍스트로 두 페이지 넘어가면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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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할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핵심 사안부터 조금씩 처리해나
가야 합니다. 또 그렇게 해야 회의 참석자들로부터 도움을 얻기도 편합니다. 한꺼번에 50쪽
사업계획서를 갖다 들이밀면 줄기를 찬성한다고 해도 가지 때문에 반대해야 하는 경우가 너
무 많이 생깁니다.
줄기만 통과 시키는 데 덧붙여 기간도 넉넉하게 잡습니다. 미국 진출은 1년 뒤 일이기
때문에 결정해야 하는 사람들도 여유가 있습니다. 누구나 대강만 정하고 세부 사항은 나중에
처리해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고, 그건 이치에 합당합니다.

<수시로 알리면서 집행합니다>


저는 대강을 통과 시키고 세부 사항은 결정되는 대로 알립니다. 미국 진출 계획이 예입
니다.
제가 조직을 운영하면서 답답한 것은 안을 간결히 통과 시키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일
을 할 때 진행 사항을 그때그때 알려주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 놓고는 갑자기 한꺼번에 10
장, 20장짜리 계획서를 들이밉니다.
무슨 일을 해도 대강(大綱)이 있습니다. 대강은 대체로 몇 줄이면 됩니다. 길어야 A4 한
페이지를 넘지 않습니다. 대강을 먼저 정하자고 하면 벌써 PPT 자료 몇 십장 짜리 보고서를
만듭니다. 대강이 통과 되지 않으면 그 만든 수고는 어떻게 됩니까?
저는 절대로 그렇게 일하지 않습니다.
텍스트로만 구성하면 A4 한 장이면 웬만한 대강은 다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진행한
프로젝트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리고 저만큼 일을 많이 처리해본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제
경험을 말씀 드리는 겁니다.
A4 한 장, 길어야 두 장이면 충분합니다. 그 정도로 6하 원칙에 맞추어 대강을 짜서 먼
저 통과 시키고 나면 시행세칙이야 집행 담당자가 알아서 해도 됩니다. 상급회의에서는 대강
만 통과 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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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235회]

기안(起案)

2016. 6. 17. 금요일.

일을 지시하고 나서 기안해 온 걸 보면 제 의도를 잘 반영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대


개는 그 기안조차 지시하고 꽤 시간이 지난 뒤에 가지고 옵니다. 꽤 시간이 지나서 가지고
온 기안이 제 의도를 잘 반영하지 못하면 당황하게 됩니다. 자주 그렇습니다. 차라리 초안
상태일 때라도 가지고 왔으면 좋았을 텐데요.
시간은 곧 돈인데, 낭비입니다. 2~3일이면 끝날 걸 몇 주, 몇 달 걸리면 손해가 이만 저
만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제가 나서서 할 수도 없습니다. 맡겼으니 될 때까지 기다릴 밖에요.
답답하다고 때마다 나서면 제가 배겨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성장 과정인 것도 분명합니다.
이 상황을 저는 견뎌야 합니다.
다만 이 과정을 단축시킬 방법은 없을지 고민해봅니다.

질문
기안할 때는 먼저 물어봐야 됩니다. 저는 질문이야말로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을 하려면 당연히 조사를 해야 되는데, 조사하는 방법 중 가
장 빠른 게 질문입니다.
지난 주 전언에서 제가 티쿤2.0 특징을 정리한 경험을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개발자들에
게 계속 질문했습니다. 제가 이해될 때까지 물었습니다. 이해될 때까지 물으면 당연히 이해
가 됩니다. 물론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저는 저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됩
니다. 이해가 되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고 다시 확인합니다. 이렇게 하면 어느 정도
는 핵심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질문만으로 어느 정도 사안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기자는 질문으로 취재를 시작합니다. 형사는 취조하면서 실체를 가립니다. 재판부는 심
문하면서 사안을 파악합니다. 질문은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데 회사일을 할 때 질문이라는 그야말로 매우 중요하고 유용하고 기본이 되는 수단
을 잘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충 자기 식으로 이해하고 기안합니
다. 당연히 엉뚱합니다. 다시 기안하라고 하면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또 고칩니다. 또 틀립
니다. 시간은 가고 손해는 커집니다. 일단 이해될 때까지 물어보면 되는 것 아닐까요? 충분
히 이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하면 안 됩니다.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천체물리학, 의학 같은 건 안 되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접하
는 웬만한 것은 물어보는 것으로도 웬만큼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저한테 온라인 수출 또는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을 취재하러 오는 기자들이 꽤 있습니
다. 유능한 기자는 질문만으로 기가 막힐 만큼 정확하게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을 파악합니
다. 그리고 기사를 만듭니다. 쓴 기사를 보면 저보다 더 설득력 있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이 기자는 한 시간 정도 저에게 질문한 것뿐입니다. 외부 기자도 이럴진대, 우리 회사 직원
이면 질문만으로 우리 회사에서 하려는 일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물어보면 됩니다. 왜 그런 제안을 했는지, 배경은 뭔지, 어떤 어려움이 있으리라고 보는
지,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지 등등. 이해될 때까지 물어보면 됩니다.
면접 볼 때 질문합니다. 질문으로 우리는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미팅, 소개팅,
선 볼 때도 우리는 질문합니다. 질문은 대상을 파악하고 지식을 축적하는 가장 쉽고 좋은 방
법입니다.
질문만 잘해도 10년지기 친구보다 그 사람을 더 잘 알 수도 있습니다.
질문을 잘하려면 당연히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해외직판을 해보려고 저에게 직접 찾아오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당연히 수준이 천차
만별입니다. 와서, ‘해외직판 어떻게 하는 거예요?’. ‘어떤 물건이 잘 팔려요?’ 이런 질문하는
사람이면 그 미팅은 저에게 곤욕입니다. 수준이 너무 낮으니까 대화가 어렵습니다. 저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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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도 어렵게 온 분인데 친절하지 못해서 섭섭해하지는 않을까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모릅니
다. 질문 수준이 지나칠 정도로 낮으면 설명을 해주기도 어렵습니다.
초등학생이 아무리 똑똑해도 해외직판을 파악할 질문을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
다. 사람은 실력만큼만 질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 사람은 질문을 통해서 지식과
실력을 늘리고 키울 수도 있습니다.
상황이나 사안을 파악하는데 질문만큼 쓸모 있는 수단도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기자들이 취재하는 현장을 보십시오. 어떻게든 만나려고 하고, 어떻게든 질문하려고 합
니다. 몸싸움까지 하면서 취재합니다.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게 옳지 않습니까?
우리도 사안을 파악하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사장이야 불편하든 말든, 여러분은 사장
에게도 물어야 합니다. 불편한 건 사장 몫이고 알건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일을 하니까요.
사장이 그런 걸 싫어하면 그런 회사 안 다니는 게 좋습니다. 별로 낙이 없는 회사니까요. 저
는 그렇게 상사와 실랑이 하는 직원이 좋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질문은 정말 여러 곳에 쓸 수 있습니다.
저는 질문하는 방법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속내를 다 이야기하게 하면서 짧은 기간
에 친밀한 관계를 만들고, 또 상대방 생각을 알기도 합니다. 어떨 때는 단 한번 만남으로 십
년지기보다 그 사람을 더 잘 알 때도 있습니다.
저는 사람과 만날 때 상대방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들어주려면 질문해야 합니다.
이 사업하신 지 얼마 되셨습니까?
오, 오래 되었네요. 혹은 아, 생각보다 짧군요.
힘든 적도 많으셨겠어요.
그런 걸 어떻게 생각해내셨어요?
여기까지만 하면 상대방은 거의 한 시간을 혼자 이야기합니다. 말을 잘 안 하는 사람에
게는 조금만 더 질문합니다.
제일 힘들었던 때가 언제였습니까?
이 질문을 하면 상대방은 ‘당신 잘 만났네. 내가 내 힘들었던 이야기 들어줄 사람 돈 주
고라도 살 판이었어’하면서 자기 이야기를 합니다.
좀더 덧붙여서, ‘그때는 가족들도 힘드셨겠어요. 부인도…….’
이 질문이 나오면, 이제 상대방은 술값 자기가 낼 테니 술 마시러 가자고 합니다. 그리
고 할아버지 때부터 가족사를 이야기합니다.
제가 다 합쳐서 10분만 질문하면 상대방은 세 시간이고, 네 시간이고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은 자기 마음을 전하고 싶어 합니다. 때로는 과시하고 싶어하고, 자랑하고 싶어하
고, 하소연하고 싶어합니다.
이 방법을 써서 실패한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걸 반대로 생각하면, 사람 만날 때 말을 절제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면 가르치려고 덤빕니다. 충고하고, 조언하려고 합니다. 인디언 노인의 기도처
럼 나이가 들면 말을 하기보다 들어야 되는데 늘 말하려고 합니다. 저는 말을 안 하는 대신
글로 말을 대신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글로 말을 대신하는 건 한결 낫습니다. 안 읽
어도 되고, 또 꼭 읽고 싶을 때 읽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도망도 못 가게 앞에 앉혀 놓고 30
분, 한 시간 이야기하는 것은 고문입니다. 말은 안 하는 게 남는 겁니다. 웅변은 은이고, 침
묵은 금입니다.
질문을 잘하면 상사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고스란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
도 상사를 잔뜩 부추겨주면서 말이죠.

경청(傾聽)
경청하면 핵심을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경청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저
는 화학이며 수학 쪽은 지식이 약해서 무슨 말을 해도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문학 예술 쪽
은 곧잘 알아듣습니다. 경청은 태도를 포함해서 지식이 있어야 잘 할 수 있습니다. 지식이
없으면 아무리 잘 알아들으려고 해도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똑 같은 조건에서는
잘 알아들으려고 하면 그냥 듣는 것보다 훨씬 더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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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은 귀 기울여 듣기입니다. 주의를 집중하고,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파악하려
고 애쓰면서 들으면 확실히 내용을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질문과 쌍을 이루는 게 경청입니다. 상사 말은 경청해주는 게 좋습니다. 상사 말을 무조
건 따르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만, 웬만하면 상사 말을 잘 듣는 게 좋습니다. 상사는 경험이
많습니다. 지식도 많습니다. 자기 기안에 상사가 의견을 낸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보라는 뜻
입니다. 왜 이렇게 질문하지? 무슨 뜻일까? 생각해봐야 합니다.
상사도 딱 부러지게 지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천재가 아닌 이상 상사도 생각을 해봐
야 합니다. 그런데 오랜 경험과 그 동안 지식으로 ‘뭔가 이상한데, 뭔가 부족한데’하는 느낌
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사입니다.
물론 상사와 부하는 서로 존중해야 합니다. 그러나 확률을 놓고 말한다면 아무래도 상사
가 옳은 경우가 훨씬 많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 조직은 무능한 상사가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정상이라면 상사 의견은 경청하는 게 이치에도 맞고, 유리합니다.
질문과 경청으로 사안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자기 주장을 확실하게
사안을 파악하면 자기 의견을 정립해야 합니다. 자기 의견 없이 두루뭉술한 기안을 하면
도대체 뭘 하자는 건지 알 수 없게 됩니다.
뭘 하자는 건지가 뚜렷해야 합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1안, 2안, 3안을 같이 가지고 오거나 잡다한 설명이 많은 기안입
니다. 결론이 분명하면 기안서는 대개 A4 1-2장이면 충분합니다. 그 이상 넘어가면 군더더
기가 많을 수 있습니다. 좋은 글은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그 자리에 꼭 있어야 할 거만 있으
면 됩니다. 없으면 안 되는 것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다른 리더는 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1안이면 1안, 2안이면 2안 하나만 내는
걸 좋아합니다. 1안에는 이미 2안, 3안이 같이 들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1안으로 2안, 3안
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1안으로 2안, 3안을 유추하지 못하면 그 분야는 제가
지도하면 안 됩니다. 제 전문 분야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제대로 된 상사라면 다 그렇습니다.
상사가 듣고, ‘그렇게 하세요’ 혹은 ‘다른 안을 찾아 보세요’ 둘 중 하나로 답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그게 최상입니다.
지난 전언에서 저는 박수만 치고 통과되는 안이 가장 좋은 안이라고 했습니다. 상사에게
내놓은 기안도 그냥 ‘좋네’하고 승인 받는 게 가장 좋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하고 쓴 내
용을 파악하려고 하면 다시 할 준비를 하는 게 좋습니다.
지난 전언에서 박수만 치고 통과되는 안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충분히 공개되고
충분히 사전 토론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기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을 찾아서 질문하고, 토론하면 됩니다. 그 과정이 사전에 충분히 토론하는 과정입니다.
그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사장이면 사장을 취재하면 됩니다. 저는 취재하는 직원
이라면 환영합니다. 저는 당연히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 질문과 취재를 피하는
사장이라면 문제입니다. 대신 해주지는 않지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상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저는 부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제 일정표를 밴드로 공개하고 있습
니다. 만나기 원하면 나한테 일정 묻지 말고 빈 시간에 등록하면 됩니다. 물론 상의하려는
걸 미리 알려주면 저도 생각을 하게 됩니다. 덜컥 미팅 신청하는 것보다 모든 게 편합니다.
이것도 일종의 시스템입니다.
이런 점에서 저에게 질문하러 오는 담당자가 적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물론
편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해도 제가 CEO니까 부담스러울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친절한
사람은 못 됩니다. 또 일 가지고 말을 많이 하는 유형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가 불편하든 말
든 담당자는 당연히 저에게 질문해야 합니다.

초안을 만들어서 또 확인합니다

3
일단 납득이 되면 초안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초안을 가지고 일차 토론합니다. 그 문제
를 제일 잘 아는 사람에게 보여주고 자문을 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걸 부담스러워합니다.
아이에게 글쓰기를 지도하다 보면 아이는 초안일 때 보여주기 싫어합니다. “다 쓰고 나
서 보란 말이야”. 초안은 어설프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설플 때 보여줘야 시간 낭비를 줄
일 수 있습니다.
백두산의 물은 왼쪽으로 흐르면 압록강이 되고, 오른쪽으로 흐르면 두만강이 됩니다. 첫
출발에서 어긋나면 태평양으로 가야 할 게 대서양으로 갑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엉뚱한 걸 길게 작성하면 그 수고가 뭐가 됩니까? 잘못한 걸 통해
서도 배울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잘못한 걸 통해서 배운 것과 잘해서 배운 것은 가치가
다릅니다. 권투 선수를 육성할 때 처음부터 센 선수와 붙이지 않습니다. 이기는 것도 익숙해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자신감이 생깁니다.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일이 되풀이 되면,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기왕 잘못했을 때는 거기서 교훈을 얻어야 하지만 교훈을 얻으려고 잘
못할 필요는 없습니다. 잘한 걸 통해서 교훈을 얻는 게 훨씬 좋습니다.
물어보고, 이해하고 기안하고, 또 확인하면 전체 자리에서 잘못된 기안을 발표해서 모두
를 괴롭게 하는 걸 피할 수 있습니다. 그 문제에 가장 정통한 사람으로부터 이미 충분히 자
문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 문제에 정통한 사람 자문을 이미 받았는데 누가 시비를 걸 수 있
겠습니까?
그렇게 해서 회의나 전체에 발표를 해야 쉽게 통과 됩니다.

실력
질문, 경청, 정리, 사전 점검.
이렇게 기안하는 게 길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에서 바탕이 되는 건 실력입니다. 말
씀 드렸듯이 질문하는 것부터가 실력입니다. 어린 아이는 천체물리학을 질문하지 못합니다.
초등학생이 기하학을 질문하지 못하고 경제사상사를 질문하지 못합니다.
무역, 전자상거래를 잘 모르면 질문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경제를 알려면, 경제원론, 통계, 경제사상사, 거시경제학, 미시경제학, 통화론 등
등 알아야 할 게 많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어디까지 공부했느냐에 따라 질문이 달라집니다.
질문, 경청, 정리, 사전 점검도 실력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참 다행스럽게도 질문, 경청, 정리, 사전 점검을 하는 과정이 실력을 키우는 과
정이기도 합니다.

4
[전언(傳言) 236회]

획기(劃期)

2016. 7. 01. 금요일.

내년에 미국직판을 시작하게 되면 새로운 시대가 열립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한국, 중국에서 일본으로 팔았습니다. 이제 미국직판을 시작하게 되면
영국직판, 인도네시아직판 등 전 세계로 나가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역방향도 됩니다. 미국
에서 일본에 팔고, 인도네시아에서 일본에 팔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티쿤식 Cross Border
Online Trade(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모양을 갖추게 됩니다.
모두 아시겠지만 현재 국경을 넘을 수 있게 돕는 걸 목표로 만든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티쿤이 거의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서비스가 있어 보이지만 플랫폼과 서비스가 국
경을 넘는 걸 뚜렷한 목표로 하고 또 그 목표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은 거의 티쿤 뿐
입니다. 제가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또 있다고 해서 티쿤의 가치가 특별히 약해지
지는 않습니다. 최소한 한국에서 전 세계로 나가거나 중국, 일본에서 전 세계로 나갈 수 있
게 해주는 서비스가 매우 드물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다 보니 다른 나
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직구를 하기 때문에 마치 미국 서비스들이 해외직판을 지원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것도 미국의 초거대쇼핑몰들의 경우입니다. 미국 역시 소형 쇼핑몰은 해외직
판 하는 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판매자 입장에서 편하게 해외직판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
는 티쿤이 거의 유일합니다. 유일한 것만으로 대단할 건 없습니다. 티쿤이 대단한 건 그 서
비스를 성장 사업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일본직판을 하면 미국직판은 당연히 하게 됩니다. 일본직판이나 미국직판이나 근본에서
다를 건 미세합니다.
거리가 멀어서 상당히 많은 상품을 미국 창고에 놓고 팔아야 한다는 것과 시차가 커서
고객 응대를 미국에서 해야 한다는 정도가 다릅니다. 그런데 이런 걸로 비즈니스 본질이 다
르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한 나라 판매자가 다른 나라 소비자에게 팔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
하는 것입니다. 재고를 미국 창고에 놓아두든, 고객 응대를 미국서 하든 그런 건 부차입니다.
어떤 사람은 우리가 미국직판을 할 거라고 하니까 굉장히 생경해합니다. 일본에 직판할
수 있으면 미국이든, 오스트리아든, 네덜란드든, 인도든, 스웨덴이든, 칠레든 다 할 수 있다
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저는 우리가 미국직판 하는 걸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게 참 신기합니다. 2 더하기 3은 5다, 그럼 3 더하기 2는 뭐지? 갑자기 새로운 문제처럼 보
는 게 정말 놀랍습니다
거리가 멀면 거리를 좁히면 됩니다. 어떤 물건은 멕시코에서 만들어서 미국에 팔면 됩니
다. 이미 우리가 그렇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부직포백과 노보리를 이미 중국에서 만
들어서 일본에 팔고 있습니다. 카메룬에서 만들어서 영국에 파는 게 왜 안 된다는 걸까요?
안 해봐서 점검할 게 좀 많달 뿐이지 원리는 완전히 똑같지 않습니까?
이제는 어려울 거도 없고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처음 일본에 직판할 때, 초기 2년 동안은 일본에 나카오 대표 혼자였습니다. 그
러다가 구보타 소장이 합류했습니다. 미국직판을 시작한다면 한국에 한 명, 미국에 법인 대
표 한 명만 있으면 됩니다. 처음에는 미국 법인대표가 고객응대까지 해도 됩니다. 서비스한
다고 매출이 당장 느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매출이 늘어났을 때 사람 늘리는 것은 이도
아닙니다. 사이트 운영은 한국에서 꽤 많이 지원할 수 있습니다.
광고비 외에 돈도 그다지 많이 들지 않습니다. 아이템도 이미 있고, 시스템도 그때는 완
성 됩니다.
미국을 이 규모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나라로 이 정도 규모로 시작할 수 있다
는 뜻입니다.

1
글로벌 해외직판 플랫폼 회사로
미국에 가는 것은 티쿤글로벌이 그야말로 글로벌 회사로 발전한다는 뜻입니다. 일본직판
과 미국직판은 창고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빼면 똑같습니다. 미국직판이 되면 세계 모든
나라로 직판이 됩니다. 그야말로 획을 긋는 일입니다.
이것은 또 한국서 미국에 직판하는 걸 넘는 뜻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미국에 직판하는
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중국과 일본에서 미국에 직판하는 서비스가 열린다는 뜻입니다. 그리
고 반대로 미국에서 일본과 중국에 팔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야말로 티쿤이 국경을 넘는 직판을 전 세계 규모에서 할 기초가 마련됩니다.

현재
우리가 미국직판을 하지 못했던 것은 프로그램과 돈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티쿤1.0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 플랫폼을
처음 만들었던 2년 전에는 우리도 경험이 부족했고, 또 플랫폼 사업이 진짜 될 지 전혀 몰랐
기 때문에 투자를 제대로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 상태에서 만들다 보니 아무래도 프로그램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이건 당연한 일입니다. 이걸 가지고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네 없네 하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입니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마라톤을 할 수는 없습니다. 티쿤
1.0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한계를 능가하는 서비스는 없습니다. 그렇게 보면 역시
티쿤1.0은 현재로서는 세계 최고의 프로그램입니다.
최근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가 세계 최고 바둑 기사인 이세돌을 이겼습니다. 바둑 프
로그램이 처음 나왔을 때는 18급도 안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세월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경우의 수가 무한대인 바둑에서조차 사람을 이겼습니다.
8비트 컴퓨터 시대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컴퓨터 성능은 어떻습니까?
티쿤1.0이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은 미안한 일입니다. 이용사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
공하지 못하는 것은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부
족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최고입니다. 우리는 발전할 겁니다. 그것 때문에 지나치게 위축
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직영 사이트 프로그램은 매우 뛰어납니다. 그런데도 문제는 많습니다.
개발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8년 전 이 프로그램은 어땠을까요?
티쿤 2.0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월이 지나야 발전합니다. 우리는 기다려야 합니다. 기다
리면서 끈기 있게 개선하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우리는 우리 프로그램에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외부에서 문제를 지적하는 건 당연합
니다. 그건 그냥 감수할 일입니다. 미안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고쳐나갈 뿐입니다.
외부 지적 때문에 우리 내부를 위축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말씀 드렸듯이 컴퓨터도, 프로그램도, 스마트폰도, 의학도 다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집니
다. 티쿤도 그렇게 계속 좋아질 겁니다. 많은 문제가 있어도 티쿤은 이 분야에서만큼은 세계
최고 프로그램입니다.
돈 문제도 해결되었습니다. 물론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그렇게 보면 부족합니
다. 그러나 우선 할 수 있는 만큼은 우리가 법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하루 벌어 하루 먹을
정도였던데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지금은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미래
앞으로 우리 회사는 플랫폼 서비스 중심으로 바뀝니다. 이에 맞춰 한국, 중국, 일본, 미
국 법인도 역할을 새로 생각해봐야 합니다.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등 각 나라 법인은 그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물건을 팔 이용사
를 모집하고 모집한 이용사가 사업을 잘 하게 돕는 일을 기본 업무로 삼아야 합니다. 직영
사이트 운영은 보조 업무입니다. 보조 업무라고 덜 중요한 건 아닙니다. 우리만 해도 직영사
업이 있기 때문에 플랫폼 사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직영사업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자체 광고를 해서 고객을 모아 이용사 매출 신장을 돕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직영사업은 그

2
자체로 해외에 나가야 합니다. 다른 나라 법인의 물건을 수입하거나 팔아주는 일은 어느 나
라 법인이 맡아야 하는지는 좀더 생각을 해볼 문제입니다. 업무를 어떻게 분장할 지가 이제
중요한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이걸 현재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 법인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앞으로 일본 법인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일본에서 이용사를 모집해서 한국과 중
국에 팔도록 돕는 일입니다. 그리고 일본 법인이 직영하는 게 좋은 아이템은 일본 법인이 직
접 한국과 중국으로 팝니다.
현재 일본 법인은 이용사를 모집하는 일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건 티쿤이 한국과 중
국에서 일본에 파는 쪽만 개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한국, 중국으로 팔려고 하면
내년 이후에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일본은 한국과 중국법인의 일을 돕는데 머무르고 있는 셈
입니다. 이후는 당연히 한국과 중국 법인 일을 돕는 건 보조 업무가 되고 일본 판매자를 모
집하여 한국과 중국에 파는 걸 돕는 게 본업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한국과 중국에서 일본 판매 관련 마케팅 업무와 영업 업무를 지휘하고 있는 형세
입니다. 여기가 약간 어려운 대목입니다. 온라인마케팅 업무는 파는 쪽 나라 이용사가 직접
하지만 회사 이미지 홍보와 오프라인 영업은 어디서 관장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남을 것
같습니다.
일본 고객을 겨냥하는 회사 이미지 홍보와 오프라인 영업은 현재 한국에서 하다시피 하
는데 이 일이 한국 법인이 해야 하는 일인지는 잘 판단하지 못하겠습니다. 과연 어느 나라
법인이 하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글로벌 타워에서 해야 할까요?
지금 당장 문제는 아니지만 이런 문제도 곧 현안이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당장 확실하게 정할 수 있는 것은 각 나라 법인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이용사를
모집해서 다른 나라에 잘 팔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티쿤 2.0
9월 말에 티쿤 2.0이 배포됩니다.
이미 보고한대로 티쿤2.0이 되면,

ㅇ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안정됩니다.
오류가 생길 수 있는 여지가 현저히 줄어들고, 오류가 나더라도 1.0 때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ㅇ 프로그램을 쉽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ㅇ 고객은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서도 데스크톱과 같이 주문 및 결제를 할 수 있습니다.
ㅇ 이용사는 향후, 티쿤이 제공하는 다양한 디자인 템플릿을 이용하여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기획조정회의는 티쿤 2.0을 기반으로 내년 6월에 한국에서 미국에 직판할 어떤 아이템


사이트를 준비하기로 하고, 책임 맡을 사람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티쿤2.0은 9월말에 나오니까 한국에서 미국에 직판하는 사이트를 만들기 시작하는 내년
6월까지는 대략 1년이 남았습니다. 9월말에 배포되는 2.0의 준비 상태를 보면서 중국에서 일
본에 팔 입점사를 모집하는 일 등은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미국 현지 법인 설립은 어쩌면 9월이나 10월경에 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일
정은 미국 사업을 책임질 사람이 정해지고 나서 충분히 협의하고 정하게 될 겁니다.
최근 저는 일본에서도 미국 물건을 직구하는 소비자가 꽤 많다는 정보를 들었습니다. 이
게 사실이라면 미국 사업도 미국에서 일본에 직판할 이용사를 모집하는 걸 먼저 하게 될 수
도 있습니다. 이 정보는 최근에 제가 미국직판 라인을 개설할 거라고 알렸더니 해외물류를
잘 아는 분이 알려줬습니다. 일이라는 게 늘 이렇습니다. 중심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러면서 조율됩니다.
더 조사해봐야겠지만 일본에서 미국 직구 흐름이 확실이 있다면 이건 시스템을 많이 손
보지 않고도 꽤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중국 파는 건 준비를 많이
해야 하지만 중국에서 일본에 직판할 이용사를 모집하는 건 쉬운 것과 매 한가지입니다.
3
생각할 게 참 많습니다. 저도 요즘은 이 관계들을 골똘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생
각을 많이 해야 할 때입니다.

자율
티쿤 2.0이 준비되고 있고, 재정도 안정되면서 티쿤글로벌 확장은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일은 자율입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이 정말 고맙습니다.
세상에 어느 회사 구성원들이 지금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처럼 훌륭하겠습니까?
저는 가끔 어떤 잘난 사람이, ‘요즘 사람들은’, ‘또는 요즘 청년들은’ 하면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말을 들으면, ‘도대체 그 사람들이 누군데?’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아집니다. 같이 일한다는 게 행복합니다.
이용사 CEO들도 티쿤 사람들은 정말 친절하고 또 열심히 한다고 부러워합니다. 제가 느
끼는 걸 다른 이용사 CEO들도 느낍니다.
저는 이걸로 충분합니다. 물론 저는 티쿤글로벌을 세계에서 알아주는 기업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걸 현재 티쿤글로벌 구성원을 희생 시켜야 얻을 수 있다면 절대 안 할
겁니다. 그건 제가 바라는 바가 아닙니다.
저는 우리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먹고 살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합니다. 물론 이게 제일 어
려운 일인 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걸 추구합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안에서 모두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최선을 다하는 이유가 회사를 위해
서가 아니라 자기를 실현하는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기를 바랍니다. 돈을 벌기 위해, 승진하
기 위해, 남한테 인정 받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건 피곤한 일입니다. 노동이 즐거운 삶이기를
바랍니다.
저는 돈 벌려고 경영지원실더러 세금 덜 낼 궁리하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세금 많
이 내는 것도 세상에 기여하는 일입니다. 굳이 절세할 궁리 너무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물
론 탈세는 절대 하면 안 됩니다. 정말 기분 좋은 일은 우리 경영지원실 구성원들은 법 어기
는 걸 질색한다는 사실입니다. 행복하지 않습니까?
모두 행복해야 합니다. 물론 살다 보면 이게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회사가 위기
에 빠지게 되면 구조 조정을 하게 될 수도 있고, 때로는 개인 능력이 지나치게 기준을 못 따
라와서 내보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모두 행복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조직 수준을 높이는 걸
포기하는 건 바보짓입니다. 여러 차례 말씀 드리지만 저는 티쿤글로벌 본체가 위험해진다면
무슨 일이라도 할 겁니다. 구조조정이 필요하면 구조조정도 할 겁니다. 소를 희생 시켜야 할
일이 있으면 희생 시킬 겁니다. 우리가 아무리 잘해도 티쿤글로벌 수명이 영원할 수는 없습
니다. 다만 저는 할 수 있는 만큼 모두가 행복한 티쿤글로벌을 만드는 것뿐입니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라나 지금은 그런 고민할 때가 아닙니다. 회사도 발
전하고 있고, 또 모두 너무 잘하고 있습니다. 더 바란다는 게 복에 겨운 일일 정도로 모두
잘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실력은 더 키워야 합니다.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모두가 진지하고,
성실하고, 정직하게 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력을 더 키우면서 지금까지처럼 각자 맡은 바를 잘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자신을 위
해서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각 사업단위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이미 잘 모릅니다.
알려고 해도 잘 알 방법도 없습니다. 티쿤글로벌 조직 규모만 해도 제가 파악할 수 있는 수
준을 넘습니다. 부사장님은 저보다 더 잘 파악하시는데 저는 그걸 따라갈 수 없습니다. 좀더
지나면 부사장님도 힘들어지실 겁니다.
이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서로를 믿는 것입니다. 서로 믿고 각자 맡은 일을 잘
책임지면 됩니다. 그것보다 더 잘할 방법이 그다지 없습니다. 믿고 각자 책임을 다하는 게
자율입니다. 우리가 서로 충분히 믿을 수 있다는 게 정말 다행입니다. 이게 티쿤글로벌의 힘
입니다.
저는 전체 방향을 잘 잡아가겠습니다. 각 사업단위는 지금까지처럼 스스로 알아서 잘하
는 풍토를 계속 발전시켜주십시오.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네 나라만 해도 각자 잘 알아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티쿤글로벌을 초기에 정착시킬 때 저와 이상민실장은 늘, 사람은 관리 대상이 아니라는

4
말을 주고 받았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관리하고 싶지 않습니다. 누구도 관리하고 싶지 않
습니다. 그리고 저도 관리 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제 일을 합니다. 여러분도 여러분
일을 하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회사니까 관리를 안 할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관
리를 안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한-중-일을 따지지 않고 모두 좋은 구성원으로 이루어져서 관리를 안 해도 된다는 게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지금까지처럼 하면 됩니다.
소신껏 일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행복하게 일하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나중 일
은 우리가 알 수 없습니다.
당장 하반기부터 우리 회사는 여러 방면으로 확대되고, 급성장할 겁니다.
같이 그 날을 대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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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237회]

꿈-티쿤의 미래

2016. 7. 08. 금요일.

저는 티쿤을 세계 최고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될 거라고 생각합니


다. 안 될 리가 없습니다.
티쿤은 이미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지원 플랫폼 중에서는 단연 최고입니다.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을 뿐입니다. 이것은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지원 서비스 자체가 거의 개척
기이기 때문입니다.
큐텐, 라쿠텐 등이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원활하지
않습니다. 이베이와 아마존이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를 지원한다고 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스스로 살펴보니 아직도 저조차 개념이 명료하지 않다는 걸 확인하게
됩니다. 저는 현재 티쿤을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지원 플랫폼’이라고 하고, 티쿤글로벌은
티쿤 플랫폼을 이용해서 ‘세계 최고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만드는 걸 목표로 하는 회사라
고 규정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 차이는 잘 이해되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 개념을 좀더 정치(精緻)하게
정의할 필요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개념을 잘 정의하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겉으로는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개념이 헛갈리면 정책을 세울 때마다 무척 많은 혼란을 부를 수
있습니다. 당장은 논의 수준 정도로 두고 이후에 조금씩 더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운영 회사가 뜻을 가지고 국경을 넘는 판매를 지원하도록 시스템을 만든
경우는 큐텐과 라쿠텐 일부 서비스뿐인 것 같습니다. 이베이나 일본야후옥션, 아마존은 그
회사가 해외판매를 지원했다기 보다 판매자들이 이베이나 일본야후옥션이나 아마존을 이용
했다고 보는 게 옳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판매자들이 해외 고객에게 팔 수 있도록
목적을 가지고 시스템을 구축한 것과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은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좀더 자세히 살펴봐야겠습니다. 어쨌든 해외판매를 지원할 뜻을 가지고 있었든, 하다 보
니 그렇게 되었든 해외판매를 지원하는 여러 가지 서비스가 최근 계속 나오고는 있는데, 이
중에서 판매자들을 충분히 만족 시키고 또 제대로 성과를 내게 하는 서비스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반면 티쿤은 처음부터 해외판매를 지원하는 걸 목표로 삼아 만든 서비스이고, 또 실적다
운 실적을 내고 있는 유일한 서비스입니다. 더군다나 티쿤은 주문생산품까지도 취급할 수 있
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전 세계의 그 어떤 시스템과 서비스도 해외직판 지원 플랫폼
분야에서 티쿤을 따라오는 서비스는 없습니다.
이 강점은 어마어마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이 환경을 활용하면
나라마다 초거대 쇼핑몰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 티쿤은,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 소비자에게 직판하는 걸 돕는 플랫폼으로만 인식되
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티쿤을, 다른 나라 판매자도 상당히 자유롭게 참여하지만 그 나라
판매자도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각 나라에 국내외 판매자가 참
여할 수 있는 온라인 장터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티쿤재팬(tqoon.jp)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티쿤재팬(tqoon.jp)은 일본 외 판매
자가 일본 판매자 만큼이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일본 내 독립몰 연합 쇼핑몰(오픈마켓)
입니다. 그런데 티쿤재팬에는 일본 외 판매자 뿐 아니라 일본 판매자도 참가할 수 있습니다.
지금 티쿤재팬에는 한국과 중국 판매자만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판매자와 일
본 판매자가 참여하는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한국, 중국, 미국 판매자가 참여할 수 있으면
또 다른 나라 판매자도 참여하는 것은 밥상에 숟가락만 하나 더 얹는 격입니다.
이렇게 되면 티쿤재팬 쇼핑몰 사이트에는 일본을 포함해서 전세계에서 가장 좋고,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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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상품이 모이게 됩니다. 세계 곳곳에서 좋고 싼 물건이 모이면 손님은 저절로 꼬입니다.
손님이 모이면 판매자도 또 옵니다. 일본라쿠텐도 일본아마존도 일본야후옥션도, 일본조조클
럽도 이렇지 않습니다. 전세계 상인이 자국 소비자를 상대하는 것만큼 편하게 일본소비자를
상대할 수 있는 장터는 없습니다. 오로지 우리가 운영하게 될 티쿤재팬만 그런 장터입니다.
이 장터에 일본 판매자도 참여합니다.
어떤 사람은 일본 판매자가 티쿤재팬에 올 이유가 있냐고 묻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장사꾼은 당연히 오게 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질문을 하는 게 참 이상합니다. 장사꾼은
한푼 이익 때문에 염라대왕 수염이라도 잡습니다. 안 올 이유가 없습니다.
세계 모든 나라 상인이 자유롭게 장사할 수 있는 초거대 쇼핑몰을 미국에, 영국에, 페루
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인도에, 아프리카와 유럽에 만드는 게 티쿤글로벌의 미래입니다. 그
리고 각 나라 티쿤은 tqoon 이라는 브랜드로 통합합니다.

티쿤글로벌 다음 목표는 미국직판


각 나라에 국내외 판매자가 참가하는 쇼핑몰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는,
지금까지 한국과 중국에서 일본으로 직판하는 선을 까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음 목표는 한,
중, 일에서 미국 가는 직판선을 까는 것입니다.
왜 미국일까요?
전자상거래업을 포함한 IT본산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를 묶는 게 가장
쉽고 빠릅니다.
미국직판선을 깔면 다른 나라 직판선을 까는 건 같은 일의 반복일 뿐입니다.
미국직판은 2017년 6월에 우리가 먼저 한 개 또는 두세 개 직영 사이트를 오픈 하는 걸
로 시작할 겁니다. 그 다음에 한국이나 중국 이용사들 중 몇 개를 미국에 내보냅니다. 어느
정도 자리 잡히면 일본직판 하는 한국, 중국 사이트를 대거 내보내고, 이어서 일본에서도 미
국에 직판하는 사이트를 대규모로 모아야 합니다. 한,중,일에서 미국에 직판하는 일이 시작
되는 셈입니다.

미국에서 일본직판 먼저
미국으로 직판하기 전에 먼저 미국에서 일본에 직판하려고 합니다. 미국에서 일본에 직
판하는 일은 중국에서 일본에 직판하는 것보다 조금은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시차가 있고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프로세스 기본은 똑같습니다.
좀더 조사해봐야 하겠지만 미국 물건도 일본에 잘 팔린다고 합니다. 사실이라면 흥미진
진합니다.
한,중,일에서 미국직판선을 깔려면 미국에 법인을 만들어야 하는데, 먼저 미국에서 일본
직판을 시작하면 미국법인을 당장 만들어서 내년을 미리 준비할 수 있습니다.
미국으로 직판은 시간이 걸리지만 미국에서 일본으로 직판은 시간이 그다지 걸리지 않
습니다. 그리고 미-일직판을 구축하면서 한,중,일-미직판에 필요한 인프라도 조금씩 구축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일본직판은 당장 효용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미래를 준비하게 됩니
다. 그래서 미국직판 라인을 깔기 전에 미국-일본라인을 먼저 깔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대략 9월부터는 미국 법인대표를 뽑고 10월이나 11월에 미국 법인을 설립하려고
합니다.

한, 중국-일본직판 속도가 글로벌로 가는 속도


미국직판 전에 일본직판을 좀더 견실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일본직판은 미국직판의 미래
입니다. 그리고 일본으로 직판을 견실하게 만드는 속도가 글로벌로 가는 속도를 결정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걸 잘하는 게 곧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때가 많습니다. 그런 점
에서 지금 한국, 중국서 일본직판을 잘 키우는 게 세계로 나가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일본직판은 이미 잘 되고 있습니다. 이걸 더 잘 키워야 합니다.
최근 들어 일본직판 이용사가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
본직판 서비스는 1년 갓 지났을 뿐입니다. 티쿤글로벌을 생각해보십시오. 우리 직영사이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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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시키는데도 몇 년이 걸렸습니다. 그걸 생각하면 일본직판 이용사가 늘어나고 성장하는
속도는 결코 늦지 않습니다.

2014년에 티쿤 이용 사이트는 7개였는데 이중 3개가 직영이었습니다.


2015년 6월에 티쿤 이용 사이트는 12개였고, 3개가 직영이었습니다.
2015년 12월에는 23개에 직영 5개였습니다.
2016년 7월 현재 티쿤이용사이트는 30개에 직영 5개입니다. 5개 사이트는 폐업했습니다.
저는 초기에 이 속도면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우리 총 매출에서 일본직판 이용사가 차지한 게 17.23%였습니다.


2016년 들어 그 비율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월별로 봅시다.
1월 22.56%
2월 30.30%
3월 28.03%
4월 27.88%
5월 29.16%
6월 31.75%

추세가 보이지 않습니까?


6월에 매출 300만 엔 이상 사이트가 12개, 100만엔 이상 사이트가 18개였습니다. 지금
까지 연 사이트는 35개이고,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것은 26개입니다. 정말 훌륭합니다. 성공
사이트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직판 사이트는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늘어 납니다. 성
공 사례가 생기고 많아지면 참여 업체도 더 빨리 늘어납니다. 해외직판 앞날 걱정은 쓸데 없
습니다. 저절로 됩니다. 다만 우리는 더 빨리 하려는 것뿐입니다. 더 빨라지면 세계로 더 빨
리 갈 수 있습니다.
일본직판 하는 한국, 중국 이용사를 이제 더 효과 있게 모으면 됩니다. 그러면 미국직판
도 빨라집니다. 그 사이에 미국서 일본직판 하는 서비스도 시작합니다.

조직 재구축
이미 티쿤글로벌 조직은 플랫폼 사업 중심으로 재구축되었습니다. 굳이 선포를 하지 않
아도 모두 그렇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회사는 티쿤플랫폼 사업을 중심에 두고, 티쿤한국본부, 티쿤중국본부, 티쿤일
본본부가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본부가 생깁니다. 여기에
별도 사업단위로 명함, 스티커, 현수막, 부직포, 노보리, 용기 사업부가 있습니다. 일본 영업
부도 별도 사업단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 모양은 이렇습니다.
제1~제5사업부와 영업부문은 앞으로 더 독립해서 활동해야 합니다. 자식이 크면 분가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묶여서 활동하면 더 복잡해집니다. 법인으로 분리를 하든
안 하든 활동은 독립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법인까지 분리하는 게 좋은지는 깊이 고민
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법인이 분리되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생깁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 문제는 잠시 미뤄두더라도 각 사업부문은 독립해서 활동해야 합니다. 각 사업부는 이미
웬만한 이용사보다 규모도 크고, 경험도 많습니다.
그리고 각 직영사업부도 각자 해외로 진출할 생각을 해야 합니다.
또 각 사업부 자체로도 전 세계 상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드는 걸 고민해봐
야 합니다.
한국, 중국, 일본, 미국본부는 다른 나라에 팔 이용사를 모집하는 게 주임무입니다.
한국, 중국은 당장 일본에 팔 이용사를 모아야 합니다. 미국법인이 세워지면 미국법인도
우선은 일본에 직판할 이용사를 모으는 게 주임무가 됩니다. 그러면서 내년 하반기 이후는
한국, 중국, 일본에서 미국직판 할 회사를 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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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를 허락하기
저도 정리를 꽤 잘하는 편입니다. 그런 저도 지금 우리 회사를 놓고 생각하면 지휘라인
도 복잡하고, 각 사업단위 관계도 꽤 복잡합니다. 할 일도 많습니다. 각 나라 사업본부, 직영
사업, 영업부문에다가 각 나라 판매조직을 생각하면 어렵습니다. 이건 성장하는데 따라 자연
스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생물이 진화하면 복잡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럴 때는 중심만 명확히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해도 막상 일을 하
게 되면 어려움이 생기고, 어려움 속에서 일하다 보면 시행착오를 많이 겪게 됩니다.
이럴 때는 모두 다른 사람의 실수를 용납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저도 실수를 많이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복잡한 때는 조직 기본 원리를 잘 받아들여야 합니다. 특히 재구축 시기에는 더 그렇습
니다. 충분히 상의하되, 결정이 내려지면 서로 따르는 게 중요한 때입니다. 복잡하니까 상급
기관이 결정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승복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복잡하다고 해도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기간이 길고, 우리가 서로 잘 도우면서
해왔기 때문에 기본이 흔들릴 정도는 아닐 겁니다. 그렇게 믿고 각자 맡은바 일을 잘하면 됩
니다.
우리는 지금까지도 자율을 기반으로 잘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자율은 우리 회사에서 매우
소중한 가치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율은 성숙된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티쿤글로벌 구
성원들은 무척 성숙한 사람들입니다. 그걸 서로 믿고 스스로 알아서 하는 풍토를 더 잘 만듭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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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237회]

자치 확대

2016. 7. 29. 금요일.

직영 사이트는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고, 자금 사정도 꾸준히 좋아지고 있고, 이용사도


영업을 잘하고 있습니다. 여러 지표가 다 좋습니다. 여기에 우리가 나갈 방향도 이제 뚜렷해
지고 있습니다.
이번 달 매출은 1억6천만엔 좀 넘거나 좀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신기록입니다. 지금까
지는 지난 3월 1억5,500만엔이 최고였습니다. 7월 매출 중에는 직영사이트 매출이 70%를
넘습니다. 직영사이트가 그만큼 잘했다는 뜻입니다. 그 동안 직영이 차지하는 비율이 계속
줄어들었는데 이달에는 지난 달보다 조금 늘었습니다. 신규회원도 4,700명을 훌쩍 넘어 신기
록입니다. 평일평균매출도 직영 사이트 모두 신기록입니다. 모두 정말 잘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분석할 수는 없지만 지난 5월에, 이익금을 마케팅에 투자한다고 결정하고, 6월부
터 집행한 영향이 꽤 큰 것 같습니다. 좋은 결정이었습니다. 이 결정에 덧붙여 각 부문이 참
잘해줘서 이런 결과가 생겼습니다.
플랫폼사업쪽도 이번 달에 매출이 100만엔 이상 되는 사이트가 17~18개 될 것으로 보
입니다. 지난달도 1백만엔 이상 매출 사이트가 18개였습니다. 300만엔 이상 되는 사이트가
조금 줄어든 게 아쉽긴 하지만 안정되어 가고 있다는 표지입니다. 월매출 100만엔만 넘으면
미래를 보고 운영할 수 있습니다.
자금 사정도 좋아졌습니다. 작년말만해도 우리 회사는 빚이 3억5천만원에, 미지급급이
대략 6억원이었습니다. 올해 8월말이 되면 빚이 3억3천만원정도에 시재가 2억 이상 됩니다.
8개월 사이에 자금 사정이 8억원정도 좋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회사 살림이 나빠질 일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자신 넘쳐 보이는 걸 꺼려해서 나빠
질 일은 없다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무척 좋아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계획도 어느 정도 정해졌습니다.
가장 큰 목표는 내년 6월 이후에 한, 중에서 일본으로만 연 직판길 말고 또 다른 한 나
라고 직판하는 길을 여는 것입니다.
지금은 한, 중, 일에서 미국으로 직판하는 길과 한, 미, 일에서 중국으로 직판하는 길 중
하나를 택하려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미국으로 직판하는 길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중국 직판길도 검토
하게 된 데는 지난 주에 중국 전문가가 티쿤에 합류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티쿤 사
업을 오래 전부터 봐왔습니다. 그러다가 티쿤에 힘을 보태는 게 자신의 꿈도 실현하는 것이
라고 생각하고 합류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경영전략회의는 환영했습니다.
우리는 중국을 전혀 모릅니다. 전혀 모르기 때문에 진출할 계획을 세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한, 중, 일에서 미국 가는 길을 뚫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중국 전문가가 합류하
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일은 사람이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중국 가는
길을 열어줄 사람이 채워지면서 순서를 조정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중국 전문가가 활약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지금은 미국보다 중국 쪽에 먼저 손을 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
느 쪽을 먼저 할 지는 좀더 상의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시차만 조금 둘 뿐 두
라인을 거의 동시에 구축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과제는 다시 원점에서 고민을 해
보겠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으로 직판 외 또 한 나라 직판을 개척하는 걸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는 건 바꾸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일본에 직판하는 일은 계획대로 내년 초에는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걸
위해 하반기에 미국법인도 설립하고 대표도 뽑으려고 합니다.
일본에 tqoon.jp를 만드는 일도 현안입니다. Tqoon.jp가 어떤 모양일 지는 아직 명확하
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우리는 독립몰을 기반으로 한
종합몰을 만들 수 있고, 독립몰을 기반으로 아이템 별 오픈마켓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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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오픈마켓은 전혀 별개 사업이기도 합니다. 우선은 예정대로 독립몰을 기반으로 한 종합몰
을 만드는 걸 추진하려고 합니다. 딱 확정할 수 없는 게 안타깝습니다. 티쿤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보니 하나를 하려고 하면 또 더 발전된 모양이 나타나고 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사실은 참 즐겁고 행복한 일입니다.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건 크게 발전할 수 있
다는 말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 일정 외에 중국에서 일본직판할 이용사를 모으는 것은 9월말 티쿤2.0이 나오는 걸
계기로 시작해야 합니다.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을 한꺼번에 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서서히 되는 만
큼 할 작정입니다. 되는 만큼 할 거면서 쏟아 붇듯이 일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방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는 방향을 알아야 각자가 알아서 할 수 있
기 때문입니다.

자율, 자치
회사 일이 많아지고, 규모도 커지고 범위도 확대됩니다. 당연히 비효율이 발생할 거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될 겁니다. 어차피 문제는 생깁니다. 없을 수가 없습니다.
대책으로 저는 자율과 자치를 확대하는 방향을 생각해봅니다.
지금 규모 조직을 중앙집권으로 운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미 저는 각 사업단
위가 뭘 하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밴드에 올라오는 자료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그리고
가끔 조언하고 싶은 게 있어도 조언할 시간을 마련하기 조차 어렵습니다. 요즘은 전언 쓰기
도 힘들 정도입니다. 앞으로는 일본과 중국도 종종 가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더 바빠질 겁니
다.
제 형편이 이런데 지금까지 해온 방식으로 조직을 돌보기는 무리입니다. 기획조정 회의
가 있어도 이건 마찬가지입니다. 기획조정회의와 저는 한 몸입니다. 제가 결정하기 힘들면
기획조정회의도 당연히 힘듭니다. 조직 각 부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제대로 모
르는데 조직을 지도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더군다나 각 사업부문은 이미 웬만한 회사 규모를 넘어서고 있고, 각 사업부문 책임자와
구성원들 수준도 무척 높습니다.
6월 명함사업부 매출만 3천만엔이었습니다. 웬만한 회사보다 규모가 큽니다. 이런 직영
사이트가 명함 외 4개, 8월에 용기사이트가 열리면 다섯 개입니다. 여기에 영업부문, 홍보마
케팅부문, 그리고 한국 티쿤사업본부, 일본, 중국이 있습니다. 모든 사업부문이 규모가 큽니
다.
당연히 각자 움직일만 합니다.
일단 이렇게 생각해보니 이 방향이 맞습니다. 자식이 크면 분가 시키는 것과 이치가 같
습니다. 같은 집에서 살면 돈은 덜 듭니다. 분가하면 돈이 더 듭니다. 그렇지만 돈이 더 들
어도 분가를 해야 크게 봐서 성장합니다.
분권과 자치증대는 당장은 손해입니다. 인원도 더 있어야 하고, 공간도 분리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돈이 들어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조직이 비대해져서 오히려 기회비용을 잃게 되고
큰 손해를 낳게 됩니다.
저는 각 직영사업부와 영업부 등은 분가한 것처럼 조직을 운영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
다. 법인을 분리하지는 않지만 분리된 조직처럼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
다.

목표는 사업부문을 최대로 분리


언젠가는 명함사업부, 스티커사업부 등과 영업 부문이 따로 법인을 만들어서 독립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결정은 미국법인 설립보다 조직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기도 합니다. 법인이 분리되고 나면 사람 이동도 자유롭지 않을 수 있고, 분리되지 않을
때 장점을 못 살릴 수도 있습니다.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법인 분리는 좀 시간을 두
고 생각해보고 우선은 분리된 것처럼 운영하는 쪽을 택하면서 상황을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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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하반기부터 사업부서 단위로 공간을 최대로 분리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비좁은
것을 먼저 해소하는 걸 우선 순위로 삼으려고 합니다. 다행히 자금 사정도 좋아졌고, 또 주
변에 여러 공간이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작업장이 분리되고, 작업장 단위로 여유가 있어야 심정도 분리가 됩니다. 그리고
복작거려서는 일이 안 됩니다. 그렇게 공간을 분리해서 운영하다가 확신이 서면 법인을 분리
하는 쪽으로 결정을 해보려고 합니다.
각 사업부문도 그걸 대비하면서 지금부터 여러 가지를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각 사업부문은 이미 거의 자치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할 겁니다. 못할 일이
뭐 있습니까?
아들과 딸을 보면 늘 어려 보이지만 바깥에서는 부모보다 훨씬 성숙되어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도 저보다 훨씬 젊은 직원들을 보면 제가 그 나이 때보다 인격면에서는 훨씬 성숙
되어 있습니다. 진지하고, 성실하고, 성숙하고. 전체로 보면 역시 인류는 시간이 지나면 더
진화하게 되어 있습니다. 나이 들었다고 대단한 체 하지만 전체로 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
다.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자치를 확대하는 걸 대책으로 세우려고 할 때 어떤 문
제가 있을지, 또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를 같이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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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239회]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2016. 8. 04. 금요일.

One spirit, one goal, one team!


이걸 처음 들었을 때, 정말 잘 만든 슬로건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렇습니다. 팀보다 위대
한 선수는 없습니다. 일은 조직으로 합니다.
티쿤은 정말 운이 좋은 회사였습니다. 그리고 티쿤에는 조직을 이해하는 간부들이 많았
습니다. 이제 우리 회사는 자치와 분권을 넘어 분리, 독립으로 가야 합니다. 조직으로 일하
는 좋은 풍토가 이미 충분히 자리 잡았기에 분리를 해도 각 단위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게
확실하기 때문에 어쩌면 분리, 독립하는 시간도 빨라질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시점에 그렇게
할 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티쿤 조직은 이미 방대합니다. 성격이 다른 사업이 섞여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미 각
사업부 활동을 경영전략회의가 지도할 수 있는 상태를 넘었습니다. 이 현실을 인정하고 조직
을 분리, 독립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잠시 직영사업부를 총괄하는 단위를 둬서 중앙집권을 더 해볼 생각도 했는데, 직영사업
부를 묶어서 사업단을 둔다고 해도, 지금보다 더 낫다는 보장이 없었습니다. 역시 직영사업
부는 각 직영사업부대로 움직이게 두는 게 낫다는 생각이 더 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각 사
업단위 지도부를 뛰어넘는 지도자를 데려오는 것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영업부도 마찬가지입
니다. 결국 각 사업부마다 법인으로 내보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법인 자체는 티쿤이 100% 출자한 회사가 됩니다. 일본, 중국 법인을 티쿤글로벌이
100% 출자해서 설립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법인을 분리함으로써 각 법인의 성과가
뚜렷해지고, 각 법인대표는 경영을 책임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법인도 집단으로서 책임을
지고, 또 성과도 집단으로 보상받게 됩니다.
이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분리와 독립으로 나가게 될 때, 티쿤의 미풍(美風)을 잘 생각하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잘 정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팀은 대화로 유지된다
일은 조직으로 합니다. 조직으로 일하는 데는 대화가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티쿤 초창기에 이상민 실장이 있었던 것은 저에게도 티쿤에게도 정말 큰 축복이었습니
다. 사람에게는 돕는 이가 있어야 합니다. 독불장군은 없습니다. 사람은 다 약합니다. 그리고
한계가 있습니다. 어느 게 옳은 지 어떻게 압니까? 그저 처음 가는 길을 더듬거리며 갈뿐입
니다. 저도 늘 우왕좌왕하고 우물쭈물하고 주저주저합니다. 이럴 때 상의를 받아주고, 격려
해주는 동반자가 있다는 건 그야말로 큰 축복입니다.
지금은 그렇게까지는 안 하지만 초창기에 이상민 실장님은 정말 한 없이 들어줬습니다.
새벽 4시 반에 카톡으로 말을 걸고 전화로 연결하여 한 시간 이상 대화하고, 사무실에서 또
이야기하고, 또 대화했습니다. 다행히 언제라도 연결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수용해줬습니다. 언제라도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고, 더군다나 반박하지 않고 들어줄 수 있
는 동료가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입니다.
CEO 하는 건 겁나는 일입니다.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런 CEO를 반박하지 않고, 평가
하지 않고 그냥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면 CEO는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해야 합니다. 혼
자 결정하게 되면 독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독재는 하는 사람도 두렵습니다. 모든 책임을 혼
자 진다는 건 으스스한 일입니다.
이실장께서 제게 해준 것은 결정할 수 있게 도와준 것입니다. 저로 하여금 용기를 준 겁
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연습을 하게 해준 겁니다.
스스로 정리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동료가 있을 때 사람이 가장 잘 성장할 수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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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최근만 해도 저는 티쿤이 다음에 갈 길을 고민하면서 정말 많이 왔다갔다했습니다. 아니
지금도 왔다갔다하는 중입니다. 처음에는 미국직판 라인을 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미
국서 일본에 파는 걸 하겠다고 했습니다. 최근에 박영만님이 합류하면서 중국직판 길을 열겠
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어느 걸 먼저 해야 하는 지 저도 잘 모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럴 때는 이상민 실장과 대화하는 게 참 편합니다.
제가 왔다갔다하면서 한 달 전에 한 말은 이미 없어진 지 한참 되었고, 일주 전에 한 말
과 하루 전에 한 말도 바꾸는 상황이 되었을 때, 이상민실장은 그러는 게 당연하다고 인정을
해줍니다. 농담 삼아, 어떻게 시간 단위로 말을 바꾸냐 하고 핀잔을 주기는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인정해줍니다.
어떤 사람들은 저더러 좀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이야기 하는 게 좋지 않냐고 합니다. 그
런데 사실은 저처럼 하는 게 정상입니다. 인식은 시간이 가면서 정교해지고 발전하게 되어
있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사물을 인식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입니다. 처음에는 자
기가 말하는 게 뭔지도 모를 정도로 막연할 수 있습니다. 먼산을 봤을 때 앞산 뒷산 분간되
지 않고 마치 한 덩어리 산처럼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가까이 가면 그제서야 첩첩 산
이 구분되어 보입니다. 막연하게 여겨지는 걸 가지고 대화하다 보면 그게 모양을 갖춰가게
됩니다. 이걸 당연하게 받아들여주는 게 팀을 만들어가는 첫걸음입니다.
저 정도 정리 잘하는 사람도 이렇습니다. 혼자서 아무리 생각을 깊이 한다고 해서 처음
부터 딱딱 아귀가 맞을 수는 없습니다. 부족한 것을 채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 대화입니다.
어설픈 첫 생각을 이야기해야 하고, 또 말하면서 정리를 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들어주는 사
람이 있어야 합니다. 뭐라고 말을 하려고 하면 ‘좀 정리해서 말해라’ 하는 사람이 아니라, 우
선은 있는 그대로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은 제 생각을 딱 꼬집어서 평가해주고 지적해주고 충고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냥 들어주고, 저 스스로 정리할 수 있게 기다려주는 사람입니다.
저도 그렇게 합니다. 다른 사람이 의견을 내면 좀 틀렸어도 그냥 들어주는데 집중합니다.
틀린 걸 틀렸다고 입증한다고 그 사람이 자기 생각을 곧바로 고치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그
사람 생각이 틀렸는지 맞는지 알지도 못합니다. 저만해도 그렇습니다. 한때는 이게 옳은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저게 옳은 것도 하도 많아서 이제는 함부로 이야기하지
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의견을 잘 들어주는 데 집중합니다.
누구도 평가를 받으면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평가를 자꾸 하는 사람과는 대화하기 어
렵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게 우선입니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 정리합니다. 적당
히 조언은 할 수 있지만 우선은 받아줘야 합니다. 옳은 방향은,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
도 있습니다. 나오면 다행이고 안 나오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일단 마음 놓고 생각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잘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시행착오는 필수입니다. 그리고 꼭 성공 시키는 것만 능사는 아닙니다. 실패해도 나쁜 게 아
닙니다. 저는 누구라도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내놓도록 도와주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
니다. 팀은 그렇게 운영되어야 합니다.
제가 어설프게 미국직판선을 뚫겠다고 해서 시작된 일입니다만, 그렇게 어설프게 시작했
지만 모두 잘 받아주면서 참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미국직판선을 뚫겠다고 이야기하고 나서
보니 왜 중국직판은 안 하냐는 생각도 들어온 것이고, 미국직판과 반대로 미국에서 다른 나
라로 판매가 더 중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왔고, 온갖 생각이 뒤죽박죽 마구잡이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티쿤이 비즈니스 중심을 한국에 두면 안 된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
습니다. 전에도 알고는 있었습니다만 확실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확실히 압니다. 확실히 이해
했으니 새로운 것입니다.
저는 아무래도 한국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한국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들어버렸습
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출발해서 미국, 일본, 중국으로 가는 걸 기본으로 생각했습니다. 물론
중국에서 일본이나 동남아로 가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하기는 했습니다만 그 생각이 전혀
견고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들어 한국, 미국, 중국, 일본을 1차 대상으로 놓고 생각이 정리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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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습니다.
티쿤은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티쿤 사업 밑바탕에는 무역이 있습니다. 무역
은 경제력 차이가 큰 나라 사이에서 효과를 더 크게 발휘합니다. 그렇다면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 전 세계로 팔고, 중국에서 전 세계로 파는 게 기본축이 되어야 합니다. 왜냐면 미국,
일본, 독일은 선진국을 대표하고,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걸
막연하게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뚜렷하게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과 일본에서 미국직판하는 걸 훨씬 중요한 과제로 설정했습니다.
우리는 미국, 일본, 독일에서 전 세계로, 그리고 중국에서 전 세계로 나가는 걸 기본으
로 해야 합니다.
이 생각까지 오는 계기는 미국직판라인 개설이었습니다. 생각은 꼬리를 물고 발전합니다.
동료가 해줄 일은 이 생각까지 오는 동안 잘 들어주는 것이고, 적절히 조언해주는 것입니다.
이건 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화를 중히 여기는 티쿤의 미풍(美風)


이제 각 사업단위는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지난
번에 저는 사업단위별로 자치를 확대해야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때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말씀 드렸습니다. 일주가 지났습니다. 저는 자치확대를 최대한 빨리 사업부별 법인분리로까
지 밀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 방향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티쿤 각 사업 단위는 이미 실력이 충분합니다. 각 사업부가 운영되는 걸 보면 정말 훌륭
합니다. 그러므로 각 사업부, 혹은 사업단위 위에 또 다른 지휘 단위를 두는 것 자체가 이미
옥상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조직이 그렇게 비대해지고 방대해지면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재미도 없습니다. 엎치락뒤치락 하더라도 개인이 결정력을 많이 가지면 그
게 재미있습니다.
각 사업단위가 독립하게 될 때 진짜 중요한 게 팀으로 일하기입니다.
팀으로 일하려면 대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대화상대가 되어 주어야 합
니다.
대화는 지식과 지혜를 교류하고, 불완전한 생각을 완전하게 만들고, 집단을 집단이게 만
드는 수단입니다.
티쿤에는 대화를 많이 하는 매우 훌륭한 풍토가 있습니다. 특히 최고 간부들은 매우 훌
륭한 대화 교수(敎授)자들입니다. 티쿤 최고지도자들은 하나 같이, 설명하고, 설득하고, 대화
하고, 토론하는 훈련이 잘 되어 있습니다. 티쿤 최고지도자들 중에는 지시하고, 명령하는 사
람이 아예 없습니다.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하고, 설득하고, 교육합니다. 그리고 기다립니
다. 정말 잘 기다립니다. 성장하길 기다리고, 스스로 정리하기를 기다립니다. 저도 잘 기다리
지만 저보다 더 잘 기다립니다.
저는 오늘날 티쿤을 그나마 이 정도 따뜻한 분위기 회사가 된 건 최고 간부들이 대화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회의도 많이 하고, 개별 상담도 엄청나게
합니다.
때로는 사람들이 회의 때문에 지친다고 할 지 모릅니다만, 저는 지치더라도 회의하고 대
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도 그룹이 이런 미풍(美風)을 갖고 있어서인지 티쿤의 각 사업단위 책임자들도 하나
같이 온화한 사람들이고 대화를 많이 하는 사람들입니다. 정말 회사 어디를 가나 사업부장들
이 부원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대화 많이 합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
서 큰소리가 그다지 나지 않습니다.
저는 이런 분위기가 조직에 충분히 배어있기 때문에 각 사업부를 독립시키면 오히려 더
좋은 성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화하고 상의하는 풍토는 미풍(美風)입니다. 비록 더디 가더라도 함께 가는 게 더 먼
길을 더 빨리 가는 방법입니다. 이게 아무리 위대한 개인보다 팀이 낫다고 하는 이유입니다.
같이 상의하고, 같이 토론하고, 같이 결정해야 개인이 죽지 않습니다. 회사는 반드시 살
아남고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나 죽지만 않는다면 천천히 가도 전혀 상관 없습니다. 티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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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성장하자는 주의는 아닙니다. 티쿤은 개인이 성장하고, 그 성장한 개인의 힘으로 더
크게 성장하기를 원하는 회사입니다. 같이 가려면 지시와 명령, 독재 대신 상의하고, 협력하
고, 협의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회의해야 하고, 대화해야 합니다. 회의하고 대화하려면 기다
릴 줄 알아야 합니다. 상대방을 고쳐주려고 애쓰기보다 그냥 이야기할 수 있게 놔둘 줄 알아
야 합니다.
티쿤 구성원들은 이미 이 분야에서는 거의 선수들입니다.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티쿤 조직이 훌륭한 겁니다.

일단 결정하면 지도자에게 승복
대화하고, 협의해서 결정하고 나면 집행을 해야 되는데, 집행할 때는 리더에게 권한을
충분히 줘야 합니다. 리더가 옳아서가 아닙니다. 그냥 리더이기 때문에 따라주는 것입니다.
대화를 잘하고, 협의도 잘하면 리더는 잘 집행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대화하고, 협의해
도 사람이 살다 보면 무조건 다 의견이 일치하는 건 아닙니다. 틀릴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그냥 리더가 하자는 대로 해야 합니다.
초창기에 이상민 실장께서 제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또 스스로 의견도 충분히 내지
만, 마지막에는 꼭 제 결정을 존중해준 게 저는 정말 감사합니다. 물론 저도 이상민 실장이
반대하는 건 거의 안 하긴 했습니다. 이 흐름은 이후 경영전략회의에서도 거의 그대로 이어
졌습니다. 경영전략회의에서 반대하는 걸 제가 우겨서 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제가 꼭 하겠다고 한 것은 경영전략회의가 못마땅했겠지만 지지해줬습니다. 저는
이게 앞으로 독립하는 사업단도 잘 받아줬으면 좋으리라고 생각하는 풍토입니다.
충분히 대화하지만 리더를 존중하는 것, 대신 리더는 독단하지 않는 것, 이게 지도자와
피지도자의 관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존중하는 것, 이게 티쿤을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유치원에서 가르치는 일입니
다. 그런데도 이걸 원활하게 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이걸 가능하게 하는
건 각자의 실력입니다.

실력
리더가 꿈이 없고, 하고 싶은 게 없으면 대화하고 협의하기 어렵습니다. 리더가 하고 싶
은 게 없으면 잘하라고 윽박지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조직의 성패는 90% 이상 리더에게 달려 있습니다. 어쩌면 100%입니다. 리더가 비전을
갖지 못하면 발전할 방법이 없습니다.
리더는 24시간 일을 생각해야 합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나면서부터 정통하지 않는 이상
오래 들여다보고 오래 생각해야 길이 보입니다.
독립사업단위가 되면 더 그렇습니다. 리더의 능력이 곧 조직의 능력이 됩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구상하고, 열심히 들어야 합니다.
부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더를 잘 키우는 것은 부하입니다. 부하 수준이 낮으면 리더
가 대화할 사람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소통은 쌍방의 문제이긴 합니다. 호흡이 맞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일단은 서로 하고 싶
은 말이 많아야 대화가 성립됩니다.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싶은 일에서 나옵니다. 리더든 부
하든 하고 싶은 게 없으면 할 말도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집중해야 합니다. 집중해서 자기 일을 보면 반드시 하고 싶은 일이 많아
집니다. 집중하고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잡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이제 각 사업단위가 점차 독립해나갈 준비를 해야 할 때, 팀으로 움직일 걸 계속 생각해
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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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240회]

직영사업부문 법인 분리

2016. 8. 11. 금요일.

명함사업부, 스티커사업부, 실사출력물사업부, 공기간판사업부, 용기사업부를 모두 각각


법인으로 분리 시키려고 합니다.
각 법인으로 분리 되면 사무실도 분리합니다. 딴살림이 나는 겁니다.
각 법인은 100% 티쿤글로벌이 출자해서 설립합니다. 각 법인은 티쿤글로벌에 기본 분담
금을 내는 조건으로 사이트를 인수하고, 티쿤 시스템 이용료로 매출의 8%를 내게 됩니다.
작년에 일부 티쿤 이용사들이 애드프린트에서 아이템을 분양 받아간 것과 똑같습니다.
각 법인에는 따로 법인대표를 둡니다. 법인을 운영하는 것은 법인대표 소관입니다. 티쿤
글로벌에서는 대체로 1년에 한차례 결산을 가지고 법인을 평가하게 됩니다.
각 법인이 추가로 번 돈을 어떻게 사용할 지는 티쿤글로벌에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관여하지 않습니다. 법인 운영은 그 법인대표가 알아서 할 일입니다. 각 법인 대표이사 급여
는 주총에서 정하기로 되어 있는 상법에 따라 한도만 정하고, 법인 구성원 급여는 그 법인
대표가 정합니다. 임직원 채용도 그 법인이 알아서 합니다. 저는 법인을 분리하기로 했으면
철저히 분리하자는 주의입니다. 각 법인 운영에 굳이 개입하지 않을 겁니다. 한 조직인 지금
도 크게 개입하지 않는데 별도 법인 일에 개입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통제 장치는 있습니다. 티쿤글로벌 단독 주주이므로 법인대표 임명과 해임 권한을
가집니다. 이 권한은 쓸 겁니다.
이 방침이 확정되면 법인대표가 될 사람을 지명하고, 그 사람을 중심으로 각 사업부는
회사 이름도 짓고, 사무실도 알아보고 해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수익 관계가 분명해지면 다른 사업부문도 분리하려고 합니다. 머지 않은
시기에 일본 영업부도 분리하고 싶고, 물류사업부문도 분리하고 싶습니다.

책임과 권한이 더 많이 주어지는 구조


저는 목표를 세우게 하고 그걸 달성했냐 못 했냐를 그다지 따지지 않습니다. 따져서 어
떻게든 일을 시키려고 하기 보다 각자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
까지도 티쿤은 각자 알아서 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저는 사람은 관리 대상이 아
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쩔 수 없이 관리도 하지만 관리보다 자율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법인이 분리되면 각 법인은 손익으로 평가 받으면 그만입니다. 모(母)조직인 티쿤글로벌
이 목표를 제시하는 게 아니고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방법을 찾고, 스스로 실행해서
결과를 내면 됩니다. 결정도 운영도 모두 각 법인과 법인대표가 책임집니다.
경영 성과에 따라 법인과 법인대표는 더 많이 분배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성과를 더 내려고 법인을 분리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좀더 많은 사람이 좀더 많은
권한을 갖고, 좀더 스스로 행동할 수 있게 하려고 법인을 분리합니다. 그렇게 해서 티쿤 그
룹 전체가 성장하는 길을 찾으려고 합니다.
저는 책임을 묻는 일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대신 철학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일하는
환경을 만드는데 관심이 있습니다. 분리를 하는 것은 권한을 더 많이 주고, 자기 철학과 소
신을 가지고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자기 힘과 지혜와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거대
한 조직보다 분권된 작은 조직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단위는 개인의 개성과 능력이 큰
단위 때보다 훨씬 더 잘 발휘될 수 있습니다.
저는 티쿤 그룹을 세계 일류 기업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세계 일류 기업이 되려
면 개인이 더 개성을 발휘하고, 조직 안에서 편안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저는 행복한 개인이
모여야 집단도 힘을 발휘한다고 믿습니다. 혹시 이렇게 해서는 세계 일류 기업을 만들 수 없
다면, 세계 일류 기업 만드는 걸 포기하고, 개인이 좀더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기업을 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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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걸 선택하겠습니다.
자기 실현은 사람에게 가장 높은 차원의 욕구입니다. 조직이 크면 개인이 자기를 실현
시킬 기회가 좁아집니다. 개성이 사라지고 시스템만 남습니다. 어떤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없어도 표시가 안 나는 조직이 강한 조직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런 조직을 만들고 싶지 않습
니다. 사람은 개미가 아닙니다. 각자가 소중한 주체입니다. 할 수만 있으면 각자 개성을 조
금이라도 더 잘 살릴 수 있는 방향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살아가면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만 저는 형편이 닿는 한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으로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게 되려면 각 개인이 높은 도덕과 품성을 갖고 있어야 됩니다. 그런데 티쿤에
서는 그럴 수 있었습니다. 각 개인은 정직했고, 성실했고, 책임을 졌고, 인품이 뛰어났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모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전체 상황을 이해하는 가운데 각자가 높은 도
덕과 인품을 가지고 스스로 알아서 하는 풍토를 추구하고 싶습니다.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


각 사업부를 각각 법인으로 만드는 일은 안 해본 일이니까 조금 불안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전혀 불안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든 지금보다는 나을 겁니다. 지금 각 사업부는 티쿤글로벌 중앙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자기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못하고 있습니다.
조직이란 게 원래 그렇습니다. 규모가 커지면 중앙으로서는 자꾸 질서를 유지하려 하게
되고, 또 하부에 요구하는 게 많아집니다. 가만히 놔두면 되는 것도 계획을 내라, 돈을 썼으
면 어디에 썼는지 알려다오, 돈 쓴 만큼 효과가 나왔는지 보고해라 하고 다그치게 되어 있습
니다. 왜냐면 중앙의 해당 부서도 CEO나 최고집행기구에 보고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러다 보면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게 되고, 좀더 진행되면 관료조직으로 됩니다. 이건 운영하
는 사람 마음과 아무 관계 없습니다. 조직의 생리입니다. 그래서 조직이 커지면 효율이 떨어
집니다. 가만히 둬도 되는데 간섭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제거하는 게 사업부 독립입니다.
각 사업부는 지금도 거의 독립해서 잘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사업부는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해도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더 잘하면 더 잘했지, 결코 못하지 않을 겁
니다.
그리고 실패해도 상관 없습니다. 살다 보면 실패는 늘 옆에 있는 친구입니다. 그리고 각
사업부 법인 뒤에는 그룹이 있습니다. 어려움에 빠지면 그룹은 조용히 도울 겁니다. 그룹은
조용히 잘 도울 능력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돈과 사람이 부족할 때도 각 사업부는 잘 해왔습니다. 지금 그룹 전체 자금은
부족하지 않습니다. 물론 150억 원 거래액 회사에서 여유자금이 10억원도 안 된다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입니다만 빚만 10억 있었던 1년 전에 비하면 상황이 확 바뀌었습니다. 편안
하게 마음 놓고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됩니다. 뒤에는 여전히 그룹이 있습니다.
실패할 일도 없고, 실패해도 도와줄 그룹이 있으니까 실패할 걸 걱정하는 건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질까 봐 하는 걱정일 뿐입니다.

지켜야 할 건 상식과 원칙
법인이 분리되든 안 되든 우리는 지금까지 해온 원칙을 잘 지키면 실패하지 않습니다.
티쿤글로벌이 이나마 괜찮은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지도부를 포함해서 구성
원 전체가 상식과 원칙을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상식과 원칙에는 조직뿐 아
니라 개인이 발전하는데 필요한 기본 요소가 다 들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식과 원칙을
지키면 조직은 발전합니다.

<법을 지켰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배울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지만 배운 대로 하는 게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그
룹도 계열사도 가장 먼저 법을 지키는 전통을 잘 발전시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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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노동법을 지켰고, 상법에 따라 회계 원칙대로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라고
신신당부했습니다. 정말 다행스런 것은 티쿤글로벌 간부들이나 구성원 모두가 그렇게 당부하
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저보다 더 법을 지키려는 참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신생 회사는 모든 법을 다 지키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애쓰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법을 지켜도 형식으로 지킬 게 아니라 마음으로 지켜야 합니다. 법
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는 기준입니다. 법만 잘 지켜도 큰 문제는 생기
지 않고, 오히려 바람직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법을 지키려고 애썼기 때문에 티쿤에는 잔업이 없고, 휴가 내는데 눈치 보지 않는 문화
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경영지원실도 소신껏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편법도 쓰지 말고 절세하려고 애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 말라고 한 건 적
극적으로 하지 않고, 세금도 일부러 더 낼 필요까지는 없지만 억지로 안 내려고 아끼지 말았
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같이 있든 떨어져 있든 이렇게 가장 기본 되는 걸 잘 지키면 큰 문
제가 생기지 않을 겁니다.

<사람을 지켰습니다.>
일을 하는 건 먹고 살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먹고 사는 것보다 더 위대한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티쿤글로벌의 CEO인 저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임무는 회사를 존속시키고 발전 시
켜 구성원의 삶을 지키고 나가서 구성원들이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제가 저
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죄는 회사를 망하게 하는 것입니다. 저는 회사를 위험에 빠뜨리는 내
외의 어떤 요소와도 싸울 겁니다. 저는 웬만한 일로 문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얼핏 보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조직을 위험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어떻게든 제거합니다.
생존이 확보되면 그 다음에는 삶을 풍요롭게 해야 합니다. 저는 티쿤 바깥 세상까지 신
경 쓰고 싶지 않습니다. 일단은 티쿤구성원들이 풍요롭게 살게 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싶습니
다. 풍요롭지 않고는 삶을 누리며 살기 무척 어렵습니다.
그 다음에 저는 이곳이 그저 먹고 사는데 필요한 수단을 얻는 곳에서 끝나지 않고, 이곳
에서 각자의 가치가 실현되고, 개인의 인격이 성장되는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는 서
로를 지켜야 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돕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지시하는 사람, 명령하는
사람,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 돕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다행히 티쿤 최고위 간부들과 구성원 모두 이 점에서 같은 가치를 추구하고 있고, 또 그
렇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저는 법을 넘어 서로 돕는 사람으로 설 때 회사가 제대로 발전한다고 믿습니다.
몇 해 전 어떤 직원이 저에게, “회사에서 외국인이라고 차별 당하지 않았습니다. 참 고
맙습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고용인과 피고용인, 판매자와 손님, 남자와 여자, 외국인
이전에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는 차별이라는 개념 자체
가 그다지 없습니다.
티쿤 한국에는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 공기간판, 용기 사이트가 있습니다. 천용재,
김혜령. 타카하시 모모코, 임정선, 타마루 시오님이 책임자입니다. 여성 네 명에 일본인이 두
명입니다. 사업부는 티쿤의 뿌리입니다. 이 뿌리 책임자가 국적과 성별에 전혀 관계 없습니
다. 티쿤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저는 티쿤을 각자가 능력껏 일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소
신껏 일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반면 무사안일, 무기력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직
을 좀먹는 행위에는 단호히 대처할 겁니다. 저는 일하다가 실수한 것을 가지고 문책한 적이
없습니다. 그건 스스로 성장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장을 멈추는 경우는 단호히
공격합니다. 이곳에는 우리 모두의 삶과 가족의 삶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성장하기를 멈
추는 사람은 조직 전체를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원칙과 상식을 지키고, 사람을 보호하는 것은 도덕과 철학이 아닙니다. 저는 그거야말로
가장 중요한 생산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인을 분리하는 것도 어쩌면 상식입니다. 많은 사람이 뒤엉켜 살아가기보다 소단위로
나누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그 소단위들이 법과 규칙을 지키고 사람을 보호할 때, 진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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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할 수 있을 겁니다.
법인이 분리되는 건 참 신나는 일입니다.
좀 속된 말일 수 있지만, 갑자기 CEO가 다섯 명 더 생기는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책임을 지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방향은 확실히 옳습니다.
이 방향으로 나갈 때 필요한 것을 같이 생각해봅시다.

4
[전언(傳言) 241회]

신뢰는 효율이다

2016. 8. 19. 금요일.

모두 적극 나서 대처해주어서 고맙습니다.
최근 티쿤글로벌 서버에 해커가 침투하여 고객 카드정보를 빼가서 불법으로 쓰고 있는
중이어서 우리가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습니다. 지금은 다소 수습이 되어 가고 있는 듯이 보
입니다만, 이 사건이 어디서 마무리 될 지 모릅니다. 저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만큼 힘들
었습니다. 피해액이 10억원 수준이면 현 상황에서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100억원 수
준이면 매달 1억씩 갚는다고 하고 교섭을 해야 하나, 자칫하면 회사 문을 닫고 처음부터 새
로 출발해야 하는 거 아닐까, 다행히 프로그램과 경험은 살아 있으니 재기는 할 수 있겠지만
처음부터 새로 해야 하면 어떻게 하나 등등 생각할 게 많아 정상 생활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위가 뒤틀리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CEO니까 고민도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어떻게 마무리 되느냐와 무관하게, 수습 과정에서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이
보여준 헌신에 감격했습니다. 제가 정말 좋은 분들과 일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사고 통보 받은 다음 날, 토요일 비상대책회의까지 열면서 정확하게 판단해준 경영전략
회의 구성원들, 차분하게 순서를 밟아 잘 대처해주고 있는 나카오대표, 쉬어야 할 때 쉬지도
못하고 카드사와 부지런히 연락하고 이용사도 챙긴 강미선과장, 제일 어려운 일인 고객응대
를 기꺼이 맡아준 임철현부장, 사고 후 수습에 최선을 다하는 개발실, 사고 후 자기 자리를
잘 지켜준 티쿤글로벌 구성원 모두 놀랄 만큼 차분하게 잘 대응했습니다. 따로 하나하나 지
시하지 않았는데도 늘 하던 일인 것처럼 잘 대응했습니다.
사고는 안 나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런데 사고는 납니다. 물론 이번 사고는 우리가 미
리 보안에 좀더 관심을 뒀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크게 자책되는 사
고입니다. 저 자신도, 도대체 왜 보안 문제를 한번도 제대로 체크하지 않았단 말인가 하고
크게 질책하고 있습니다. 바보였습니다. 200억원 가까운 매출을 낸다고 자랑할 거면 무조건
체크했어야 했습니다. 저 자신이 참 어처구니 없고, 할 말이 없습니다.
이 사고 피해가 어디까지 확산될 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게 무척 답답합니다. 당장
고객에게 미치는 피해며, 우리가 입을 피해, 그리고 무엇보다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는
게 쓰라립니다. 신뢰를 잃으면 당장 매출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회복하는데 얼마나 걸릴지
도 모릅니다.
그나마 모두 최선을 다해 어느 정도 소강 상태로 들어갈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아직
은 전혀 예측할 수 없습니다. 대략 3억 원 아래에서 수습이 된다면, 할 말은 아닙니다만 수
업료 치고는 참 싸게 먹혔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전 세계로 진출하기 전에 이런 일이 생긴
게 오히려 감사하다고 여길 참입니다. 그렇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저는 티쿤 구성원들이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그리고 솔선해서 수습에 나선 것에 진심
으로 감사 드리고, 또 서로를 격려했으면 좋겠습니다. 사고 났는데 서로 격려한다는 게 참
이상한 일입니다만 다행히 사람이 다친 것도 아니고, 아직은 어마어마한 피해액이 보고된 게
아니니까 사고에 대한 자책과 별개로 수습 과정에서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을 가지고 서로
격려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은 자칫하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을 만큼 중차대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전(全)
과정에서 직접 지휘한 게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직접 지휘한 것보다 더 효율 높게 대처가
되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립니다만 상황이 아직 끝난 것도 아니고, 이렇게 대처를 했다고 해
서 피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대처과정에서 구성원들이 스스로 헌신한 것에
감사 드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고객에게 피해를 조금이라고 줄이고 있고, 또 우리 자신
도 보호하고 있습니다.
수습 과정에서 각자 자기가 처리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서 잘 처리 했습니다. 또
피하지 않고 대처했습니다. 정말 잘했습니다.

1
저는 이번 사고 대처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 구성원들이 참 성숙되었고, 실력도 뛰어나다
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이번 사고가 회사 문을 닫아야 할 정도가 아닌 정도에서 수습된
다면 동료들과 함께 지금보다 훨씬 더 좋고 멋있는 회사로 성장 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하
게 되었습니다. 사고 이전에도 그렇게 믿었지만 사고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회사가 큰 위기에 빠져 있을 때 티
쿤구성원들 모두 솔선해서 잘 감당해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신뢰
저는 이렇게 믿을 수 있는 구성원이 있으므로 이번 사고가 수습되면 티쿤을 크게 발전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믿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생산력이고 또 경쟁력입니다.
선진국은 대체로 사람들이 서로 신뢰하는 사회입니다. 선진국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사람들은 환불이나 교체를 걱정하지 않습니다. 믿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믿으면 유통이
잘 됩니다. 경제가 잘 돌아갑니다. 쓸데 없는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최근에 저는 한국 홈쇼핑 판매자들이 물건을 써보고 마음에 안 들면 반품해도 된다는
후불제 판매를 많이 하는 걸 보고 솔직히 놀라고 있습니다. 신뢰는 소비자가 판매자에게 보
내는 것만이 아니라 판매자도 소비자에게 보내는 것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판매술이라고 할 지 모릅니다만, 그래도 물건을 받고 모른 척 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다고 믿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신뢰는 효율을 높입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믿다가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게 무서
워서 믿지 못하고 관리하는 건 하지 않습니다. 저는 열 포졸이 도둑 하나 못 지킨다는 말을
믿습니다. 저는 아무리 감시해도 마음 먹고 부정을 저지르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생
각합니다.
물론 저는 무방비 상태로 방치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관리합니다. 그런데
저는 관리하는 목표가 다릅니다. 저는 부정을 막기 위해서 관리하지 않습니다. 저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서 관리합니다. 사람은 선과 악을 같이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선은 나올 수
있게 하고 악은 못 나오게 해야 합니다. 저는 적절하게 관리해야 그 사람을 보호할 수 있다
고 생각합니다. 신뢰한다고 아예 확인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맡기면 사람이기 때문에 악용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서로 적절히 관심을 가져줘야 합니다. 이점에서
저는 처벌하기 위해 관리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기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관리합
니다.
사람이 나쁜 짓을 할 거라고 생각하고 관리하는 것과 선하지만 스스로 조심할 수 있게
도우려고 관리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저는 정보를 공개합니다.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문제가 드러나게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저 자신도 공개합니다. 전언도 공개하는 수단 가운데 하나입니다. 저는 비리는 비밀에서 나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될 수 있으면 최대한 공개합니다.
재정사정도 영업비결도 될 수 있으면 공개합니다. 공개를 하면 그에 맞는 더 높은 수준
의 시스템이 생깁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재정 상황조차도 구성원 모두가 볼 수 있게 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
다. 이것도 최대한 공개하지만 지나치지 않는 선을 찾아야 할 겁니다. 신뢰하지만 무방비는
아닌 선을 찾는 것처럼요.
공개되면 어두움에 빛이 들어가는 것처럼 비리는 움츠러듭니다. 공개함으로써 각자 마음
속에 있는 어두움도 나오지 못하게 해주는 것이 제가 사용하는 관리입니다.
저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관리합니다. 그러므로 관리한다면서 실적을 체크하지 않습니다.
특히 영업쪽은 전혀 관리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저만큼이나 열심히 실적을 내려고 애쓰고 있
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실적만큼은 정말 체크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이것도 실적을 공개하는 것으로 해결합니다. 이게 제일 심한 관리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하나하나 체크하고, 지시하고, 질책하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알아서 하고, 스
스로 결과에 책임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2
이렇게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뽑을 때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을 뽑는
것입니다. 사람을 알아보기는 정말 힘듭니다. 그렇지만 정직하고 성실한 것을 기준으로 삼으
려고 노력하면 아무래도 그런 사람을 뽑게 됩니다. 이점에서 티쿤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
습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기풍이 넘치는 조직에서는 부정직하고 불성실한 사람은 무척 불편해지
고, 있기 힘들어집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기풍이 넘치는 조직에서 부정직하고 불성실한 사람
들은 스스로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조직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렇게 되어야 모두 편합니다.
저는 한 달 동안 급여 나가는 서류에 사인하는 게 결제의 전부입니다. 거기는 왜 사인해
야 되는지 모르지만 사인하라니까 합니다. 회사 만들고부터 지금까지 거의 그랬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지금 출퇴근을 체크합니까? 저는 출퇴근 잘하는 걸 평가 기준으로 삼지
않기 때문에 모릅니다. 출퇴근기에 카드를 대는 보니까 체크를 하는 것 같은데 저는 거기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아마 기준은 있어야 하니까 체크는 하겠지만 그걸 가지고 조금
늦었다고 스트레스를 주고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연월차건도 체크는 하겠지만 그건 체크를 안 하면 기준이 사라져서 하는 거지 그걸로
통제를 하려고 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연월차를 다 썼는데 회사에 출근하지 못
하는 사정이 생기면 담당 간부 직권으로 유급휴가를 더 줘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악용할까
봐 두렵지 않습니다. 저부터도 그러지 않습니다. 제가 안 그러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겠습니
까?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거고, 유급휴가를 써야 할 사정이 생긴 걸 겁니다. 믿고, 걱정하
지 않고 출근 하지 않아도 되도록 해주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같은 부서원도 마땅히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좋습니다.
악용할 게 걱정되는 사람이면 제거하는 게 옳습니다. 제거할 사람이 아니면 모두 서로
믿는 게 훨씬 좋습니다. 의심 가는 사람이면 같이 하지 말고, 일단 같이 하기로 했으면 믿어
야 합니다. 내가 안 그러면 다른 사람은 더 안 그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나는 안 그러는데
다른 사람은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건 교만입니다. 나를 믿듯이 남을 믿으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관리할 필요 없고, 체크할 필요 없습니다. 서로 알아서 최선을 다하면 효율
이 높아집니다.
정보를 공개하고, 또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일하는 회사를 만들려고 노력했기 때문
에 티쿤이 그래도 이 정도 견실하게 성장했습니다.

리더
조직의 풍토는 90% 이상 리더에게 달려 있습니다.
리더가 정직하면 구성원도 정직합니다. 조직이 잘 되고 못 되고의 90% 이상은 리더에게
달려 있습니다. 특히 풍토는 거의 100% 리더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 조직이 그런 게 아니고,
그 조직의 리더가 그런 겁니다.
이제 우리는 천천히 흩어지게 됩니다. 각자 성장한 것을 바탕으로 법인도 분리하게 됩니
다. 이번 고객 정보 누출 사건이 어떻게 매듭지어질지에 따라 시기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겠
습니다만, 3억 또는 5억 정도 이하 손실로 막을 수만 있다면 큰 흐름을 되돌릴 필요는 없으
리라고 생각합니다. 법인을 분리하게 되면 분리된 법인의 운명은 상당 부분 리더에게 달려
있습니다.
저 자신을 돌아보면, 다른 건 몰라도 돈에 관한 한은 그래도 최대한 자제하면서 깨끗하
게 운영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돈 문제만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어도 훌륭한 리더입니다.
종종 말씀 드리지만 워낙 기반을 만들지 못하고 살았기 때문에 저 자신도 돈이 많이 필
요한 사람입니다. 바깥에서는 올해 180억 가까이 매출이 나고, 작년 9월부터 흑자가 나는 회
사라고 하면 제가 무척 돈이 많을 걸로 생각하는데 저 자신도 월급 외에 다른 돈을 쓸 수
없고, 쓰지도 않습니다. 월급도 경영지원실이 아니까 눈치 보면서 정합니다. 저는 이게 당연
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회사가 망하면 무한책임을 집니다. 그러므로 위험부담을 보상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곳에서 구성원 여러분과 함께 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
만 지나치게 먼저 보상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3
저는 리더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조직이 보존됩니다. 저는 상급
과 하급의 지나친 격차를 원하지 않습니다.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라는 건 동
의합니다. 천재 한 명에서 몇 십억, 혹은 백억 이상 연봉을 주는 회사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회사는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무조건 평등해야 한다는 데는 더 크게 반대하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풍토는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저는 스위스에서
국민투표에 붙였다가 부결된, 회사 CEO의 연봉상한은 최저 연봉의 12배로 한다는 법안의
정신을 늘 생각합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자회사 리더들을 그런 사람으로 앉히고 싶습니다. 늘 가장 밑단을 생각
하는 사람들이기를 바랍니다.
지나친 평균주의는 더 위험합니다. 천재는 평범한 사람을 늘 생각해야 하고, 또 평범한
사람은 천재를 우대해야 합니다. 형용 모순 같지만 ‘전체는 한 사람을, 한 사람은 전체를’이
라는 슬로건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뛰어난 사람을 최고로 우대해서 데려 와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연봉을 주고라도 데려와야 합니다. 그런 마음을 먹어야
합니다. 그걸 시기하는 건 바보입니다. 다만 리더는 그 정도 되는 사람으로 하여금 전체를
생각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 시발이 리더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사실은 옳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전체를 늘 생각하는 리더, 정직하고 성실한 리더가 조직을 살립니다. 제가 원하는 리더
는 그런 리더입니다.

전통과 계승
우리 회사는 서로 믿는다는 점에서 참 훌륭합니다. 이 전통을 잘 발전시키고 계승하면
우리 회사는 더 크게 발전할 겁니다.
정직한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처음에 문제가 생기면 수습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습
기간을 둡니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 정직해야 합니다. 정직한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부정직하고 불성
실한 사람은 스스로 떠나게 됩니다.
공개해야 합니다. 공개는 스스로를 관리하는 수단입니다. 자기 자신을 공개해야 하고,
잘못된 것이 저절로 드러나도록 공개해야 합니다.
리더가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저는 각 자회사에 그런 리더를 앉힐 겁니다. 그런 리더를
앉히면 관리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저보다 더 우리 조직원을 믿습니다. 진짜입니다. 우리 구성원들은 저보다 훨씬 정
직하고, 저보다 훨씬 성실합니다. 그래서 관리하지 않고, 실수를 질책하지 않습니다. 저나 잘
하면 됩니다.
이런 것도 우리 조직에서 전통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게 서로 편하게 살아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번 우리가 한 큰 실수가 수습이 된다면, 이것조차 도약의 큰 디딤돌로 삼아 재
구축 해봅시다.

4
[전언(傳言) 242회]

국경을 넘는 순서

2016. 8. 26. 금요일.

곰곰 생각해 보니 미국에서 일본, 한국, 중국, 태국으로, 일본에서 한국, 중국, 태국으로
팔 판매자를 모으는 게 우리에게 가장 유리할 듯싶습니다.
한, 중에서 일본으로 가는 노선은 이미 잘 닦았습니다. 다음에 어느 나라에서 어느 나라
로 가는 라인을 개설할 지는 우리 회사 발전 속도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런
데 방향 결정도 여전히 끊임 없이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그러면서 원칙을 세워야 하는 일이
었습니다. 그다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는데 막상 검토를 해보니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처음에 저는 한국, 일본,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걸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제가 해외직
판 사업을 한국에서 일본으로 파는 걸로 시작했는데 그게 뇌를 지배하고 있어서 생긴 일입
니다. 일종의 고정관념입니다.
저는 한국 택배박스와 인쇄물을 일본에 파는 걸로 해외직판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어떻
게 보면 대성공입니다. 한번 성공했기 때문에 여기서 벗어나기 꽤 힘듭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일본에 파는 상품을 가지고 미국이나 유럽에 가려고 했습니다. 이 방향 자체는 그다지
나쁘지 않습니다. 지금 티쿤을 이용해서 일본에 파는 상품들은 미국이나 유럽에 팔아도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습니다. 대체로 손이 많이 가는 아이템이거나 경쟁력이 상당한 아이템들입
니다.
그런데 일반 상품을 생각하면 오히려 그 반대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최근에 국제 물류 전문가가 저에게, ‘일본에서 미국에 팔 게 많겠습니까? 미국에서 일본
으로 팔 게 많겠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생각해 보는 동안 제 고정관념이 깨졌습니다. 미
국 사람이 굳이 한국, 일본서 살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 나라에 다 있는데……. 그 전문가
의 질문은 제 고정관념을 크게 깼습니다.
더 생각해봤습니다. 한국에서 일본에 팔 수 있는 게 많을까, 아니면 한국에서 태국, 말
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 팔 수 있는 게 많을까? 당연히 한국에서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
시아 방향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니까, 무역은 선진국에서 중진국 또는 개발도상국으로 가는 게 순방향이
고, 그 반대는 오히려 역방향이었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건 중진국 또는 개발도상국에서 선
진국으로 가는 게 낫겠지만, 일반 상품은 선진국에서 중진국 또는 개발도상국으로 가는 게
훨씬 자연스러웠습니다. 전체로 놓고 보면 앞선 나라에서 뒤쳐진 나라로 가는 게 순방향입니
다. 극단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아주 가난한 아프리카에서 미국에 팔 게 뭐가 있겠습니까?
미국, 일본에서 한국, 중국, 태국으로, 한국에서 태국으로 가는 게 순방향이고 우리가 먼
저 눈을 돌려야 하는 방향입니다. 여기에다가 무역이 순조로울 수 있는 사회 여건이 갖춰졌
는지를 봐야 하고, 우리 내부 상황도 생각하여 한국, 중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다음 진로를
정해야 할 거 같습니다.

미국에서 다른 나라 직판은 기본
세계를 놓고 생각하면 미국에서 다른 나라로 직판하는 것은 기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앞의 국제 물류 전문가 말이 맞습니다. 미국에서 일본, 한국, 중국, 동남아, 중남미로 파는
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건 급한 일이 아닙니다. 미국은 디자인을
앞세우고 전 세계를 공장으로 삼으면서 물건도 싸게 만듭니다. 한국인이 미국 사이트에서 구
매하는 경우가 상당한 이유입니다.
이 점에서 제가 처음에 한국, 중국, 일본에서 미국으로 직판하는 라인을 개설한다는 것
은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일단은 미국에서 일본, 한국, 중국으로 팔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
니다.
다행히 미국에서 일본 직판은 거의 당장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일본에 12만 명이라

1
는 적지 않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숫자는 우리가 8년 동안 모은 숫자입니다. 가치
가 큽니다. 일본에는 마케팅 경험도 있고, 물류도 확보했습니다. 일본 고객에게 미국 물건을
팔면 됩니다. 미국서 일본직판은 당장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 법인 대표를 정하는 대로 미국에 법인을 세울 계획을 짜야겠습니다.
미국에 법인을 세우는 것은 기본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미국에 법인을 세우는 비용은
한 달에 2천만 원 미만이니까 그다지 큰 부담은 아닙니다.

미국, 중국, 일본에서 한국 직판


일본 향(向) 다음에 개설하고 싶은 라인은 미국, 일본에서 한국 향 라인입니다. 일본직판
경험을 쌓은 미국, 중국 판매자에게 한국 시장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일단 일본직판 경험을
쌓은 판매자에게 한국 직판을 열어주면 얼씨구나 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한국에는 우리가 있습니다. 따로 법인을 만들 필요도 없고, 사무실도 당장은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도 당장은 구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미국, 중국 판매자가 한국
에 직판하는 전후해서 한국에 팔기 원하는 일본판매자도 모아야 합니다.
일본 판매자를 모으기는 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건 지혜와 전략
과 전술이 성패를 좌우하는 일입니다. 일본 판매자에게 보여줄 사례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국 향 일본 판매자를 모으는 데는, 12만 명이나 되는 우리 고객이 큰 자산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일본 고객은 잠재 판매자이거나 혹은 잠재 판매자의 지인입니다.
이번 카드유출 건으로 많이 실망 시켜드렸지만, 카드 건을 빼면 우리도 나름대로 소비자들에
게 꽤 신뢰를 받았습니다. 그런 우리 일본 지인이 12만 명입니다. 팔 사람이 아니고 우리 물
건을 산 사람이긴 하지만 12만 명 고객과 만났거나 만나고 있다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그리고 매달 5천 명 정도 신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자산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물건을 팔 이용사를 모집하기 시작했을 때, 모집하는 걸 알릴
수 있는 대상이 개인적으로 아는 100명도 채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용사를 모집하려고
매달 100만 원~300만 원을 써서 아무 인연도 없는 사람들에게 페이스북, 카카오 친구, 블로
그, 카페, 밴드 등을 통해 알렸고 또 3주에 한번씩 설명회를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본에 12만명 고객과 교신을 하고 있고 매달 5천 명 회원을 만나고 있
습니다. 지혜롭게 활동하면 일본에서 한국으로 갈 이용사를 모으는 건 아주 쉬울 수 있습니
다.
12만 명 중 0.1%면 120명입니다. 지난 3년 간 한국에서 일본으로 직판하는 이용사를
모았는데 36개입니다. 이렇게 보면 일본 우리 고객 12만 명은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일본에 팔고 있는 미, 중 이용사를 한국으로 돌리고, 여기에 일본 이용사를 모집해서 한
국 향 라인을 열어야 합니다.

한, 일, 중, 미에서 태국
태국직판 라인을 여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태국이 아니면 동남아시아의 한 나라입니다.
태국 향 라인에는 즉각 참여할 한국 이용사가 이미 있습니다. 일본 향 36개 한국 사이
트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 사이트는 동남아시아로 즉각 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태국
향 라인이 열리면 미국과 일본 판매자에게 보기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특히 일본 판매자에
게 그렇습니다. 여기에 중국 판매자도 붙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는 보여줘야 합니다. 설명은 힘이 없습니다. 실제는 아주 강력한 설득 도구입
니다. 여러 판매자가 이미 나가고 있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안심 시킵니다.
시스템에서는 여러 판매자가 나가고 있는 것만 보이니까 한국 판매자인지 미국 판매자
인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 시스템을 이용해서 여러 판매자가 태국에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
은 일본 판매자를 모으는데 엄청난 힘이 될 겁니다. 이 점에서 우리 직영 사이트가 어쩌면
태국 진출에서 선봉장이 되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열리면 동남아시아로 갈 한국 판매자는 많을 겁니다.
태국 또는 동남아시아의 한 나라는 그래서 중요합니다.
태국은 사회 시스템이 안정되어 있고, 통관이나 물류도 상당히 정비가 잘 되어 있다고

2
합니다. 인구도 6,700만 명 가량이고, 동남아에서 맹주 국가입니다. 태국을 놓고 한, 일, 중,
미 이용사들이 진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모두는 확인해야 합니다.

한, 미, 일에서 중국
중국으로 가는 길은 간절히 바라지만 아직 미지수입니다. 이 길을 꼭 뚫고 싶어서 박영
만 부장을 티쿤에 합류하게 했습니다. 저는 중국을 전혀 모릅니다. 시스템이 너무 다릅니다.
그래서 중국은 박부장이 길을 뚫고 개척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 에이컴에이트 외에 두세 개 한국 사이트가 에이컴메이트 방식으로 중국에 진출
해서 에이컴메이트의 1/5 수준 매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에이컴메이트가 개
척했고, 두세 개 업체가 따라가고 있다고 하니,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가는 길은 확인이 되면 다시 전체 일정에 넣을 일입니다.

동시에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이야기하면 이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
다.
이 점에서 티쿤 시스템은 어마어마한 강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제일 잘한 건 초기에 교
육만 잘하면 이용사가 우리 지원 없이 거의 혼자서 판매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티쿤 플랫폼 이용사는 스스로 고객응대를 하고, 마케팅을 하고, 홈페이지를 운영합니다.
이렇게 했기 때문에, 여성의류를 파는 GW인터내셔널은 월 700만 엔어치 이상을 팔면서도
우리에게 거의 연락하지 않습니다. 플라스틱카드를 파는 애드카드, 택배박스를 파는 유패키
지 등도 우리에게 거의 연락하지 않습니다. 혼자서 알아서 다 합니다. 아직은 시스템이 조금
덜 발달해 있기 때문에 연락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만, 앞으로 더 정비가 될 겁니다. 우리
는 길만 닦고, 그 길을 이용해서 가는 건 이용사의 몫으로 했기 때문에 되는 일입니다. 이
시스템과 프로세스는 우리가 만들었지만 정말 탁월합니다.
우리가 물류를 조금 돕긴 하지만, 때가 되면 물류도 이용사가 알아서 하게 하면 됩니다.
이번 카드유출사고 때문에 조금 늦어질 수는 있겠지만 티쿤2.0이 나오면 이용사 홈페이
지 유지, 보수, 개선도 훨씬 더 빨라지고 인력 투입도 티쿤1.0에 비해 줄어들게 됩니다. 정
말 우리가 시스템을 잘 만들었습니다.
오픈마켓이라면 오픈마켓이 고객을 모집해야 합니다. 한 나라에 오픈마켓을 열려면 몇
천 억은 기본입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돈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우리 시스템은
우리가 길만 뚫는 방식입니다. 길만 뚫는 데는 해당 나라에 법인 사무실을 유지할 비용과 법
인 대표 인건비만 있으면 됩니다. 물론 한국에 담당자가 한 명 있어야 합니다. 이 방식은 돈
이 많이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동시다발로 한다고 해서 특별히 어려울 일도 없습니다.
문제는 돈입니다만, 미국은 최대 월2천만 원, 태국 정도면 월 500만 원이면 법인을 유지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카드사고로 우리에게 얼마만큼 추가 자금 부담이 생길지는 모릅니다만,
지금 추정하는 수준이라면 미국과 태국에 법인을 내는 것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중, 일에는 이미 법인이 있습니다.

사이트 역할 조정
이렇게 구도를 잡으면 지금 있는 각 사이트 도메인과 역할도 조금씩 조정이 될 필요가
있으리라고 봅니다.
우리가 운영해야 하는 사이트는, 각 나라마다 이용사를 모집하는 사이트와 소비자를 상
대로 하는 사이트, 둘입니다.
tqoon.jp는 일본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사이트입니다. 마찬가지로 tqoon.kr, tqoon.나라
사이트들이 계속 열려야 합니다.
tqoonglobal.jp는 일본 이용사를 모집하는 사이트입니다. 마찬가지로 tqoonglobal.kr은
한국 이용사를 모집하는 사이트입니다. Tqoonglobal.나라 사이트도 계속 열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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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다면 각 역할에 맞는 상위 사이트로 tqoon.com과 tqoonglobal.com을 둘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일정
미국, 한국, 중국, 태국으로 가는 일은 티쿤2.0완성과 맞물려 있습니다. 개발실에서는 이
번 카드 유출 사건으로 티쿤2.0 완성을 한 달 늦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될 겁니다.
10월 말에 티쿤2.0이 완성됩니다. 행복합니다. 오랜 기간 준비해서 이제 완성이 될 데까
지 이르렀습니다.
개발되기를 기다려 본 사람은 기다리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압니다. 95년 PC통신 시절부
터 여러 차례 개발이 완성되기를 기다렸는데 익숙해지지 않고 늘 힘듭니다. 기다리는 사람도
힘든데 개발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힘들 겁니다. 아마 책 쓰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마
무리를 하고 싶은데 계속 고쳐야 할 게 보이고, 또 보강할 게 보입니다. 구상은 있는데 쓰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끊임 없이 해야 합니다. 개발을 하는 사람도 개발되기를 기다리는 사람
도 이 과정은 꽤 힘듭니다. 이렇게 기다리다 보면 시간이 가고 완성이 됩니다. 인생은 늘 기
다리는 거죠. 티쿤이 궤도에 올라올 때까지 8년이 걸렸습니다. 카드 유출 사태가 수습될 때
까지도 또 기다려야죠. 시간이 약입니다. 시간이 흘러야 하고, 우리는 기다려야 합니다. 인내
하면서…….
두 달은 길지만 또 금방 갑니다. 연초에 보면 1년이 길어 보이지만 어느 새 ⅔가 흘러갔
습니다.
그런데 카드 유출 사고를 수습하기도 바쁜데 제가 다음 일을 이야기하는 걸 너무 서두
르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할 수 있습니다.
저는 수습은 수습이고 영업은 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모두 수습에 매
달린다고 매출도 올라가는 건 아닙니다. 저는 더 적극 마케팅 해서 손실을 메워야 한다고 생
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편으로 수습하고 또 한편으로는 정상 활동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한 나라를 개척하는 것은 아무리 서두르고 싶어도 서두를 수 없는 일입니
다. 일본에 갈 중국과 미국 이용사를 모으는 건 지금 논의하고 착수 해도 과연 내년 상반기
까지 한 회사라도 모을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한국에서 이용사를 모집하는 설명회를 하고
한 사이트를 오픈하기까지 11개월 가까이 걸렸습니다.
한국에서 일본직판하는 이용사를 모집하는 설명회를 한 건, 2013년 7월10일이었습니다.
이때도 페이스북으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첫 이용사인 디자인메이커가 오픈한 게 2014년
5월이었습니다. 6월에 패션포유, 10월에 ds1이 오픈 되었습니다. 설명회를 하고 첫 이용사를
모집하기까지 10개 월이 걸렸습니다.
첫 설명회를 하고 3년이 지난 지금 겨우 36개입니다. 그 중 반은 애드프린트 상품을 분
양한 사이트들입니다.
그 사이에 우리에게 많은 경험과 지식이 쌓이긴 했습니다만 또 한 나라를 개설하고 그
나라로 갈 이용사를 모집하는 게 그렇게 만만할 리는 없습니다.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이
분야 전문가인 우리 조차도 일본 향(向) 용기 사이트를 하나 오픈하는데 반 년 가까이 걸리
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아무리 서두른다고 해도 중국이나 미국에서 해외직판할 사이
트를 하나 여는데 반 년이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빨라진다고 해도 몇 개나 되겠습니까?
제가 서두르는 것 같지만 아무리 서둘러도 일은 정말 느릿느릿 진행됩니다. 지금 하는
건 그야말로 준비 작업이고 방향잡기입니다. 그냥 준비하는 수준입니다.
물론 이 일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가속도가 붙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은 정말 미
약합니다. 진짜 되기는 되는 걸까 하면서 하다가 보면 어느 새 집채만한 눈덩이가 되어 있는
걸 보게 될 겁니다. 왜냐면 이게 흐름이기 때문입니다. 졸졸 흐르는 물이 곳곳에서 합수(合
水)되어 장강(長江)이 되고 대하(大河)가 되고, 대양(大洋)이 되는 모양입니다.
지금 아무리 서둘러도 서두르는 게 아닌 게 이 일입니다. 사람을 무더기로 집어 넣는다
고 해서 해결될 일도 아닙니다. 그냥 지치지 말고 꾸준히 해야 할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방
향입니다. 방향을 제대로 잡고 꾸준히 해야 합니다.
저는 일본 향 한국 이용사를 모으기 위해 2004년부터 SNS를 했습니다. 그때부터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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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활동을 꾸준히 해뒀기 때문에 2013년에 해외직판 할 업체를 모집한다고 했을 때 그
나마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중국에서 지금 당장 시작해도 아주 더딜 겁니다. 미국은 더할 거고요. 우리는 그 시간을
감안해야 합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여전히 방향입니다. 물론 이제 시작도 했습니다. 늘 그렇듯이 멀
리 봐야 합니다. 그리고 서두르지 말고 하나하나 해나가야 합니다. 제가 카드사고 수습 때문
에 난리가 난 상황에서도 다음 일을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배가 산호초에 들었습니다. 난파 위기입니다. 선장이 직접 키를 잡았습니다. 그때 뒤에
서 선원이 외칩니다. ‘선장님. 불이 났습니다’. 선장이 해야 하는 일은 단 하나입니다. 키를
꽉 잡고, ‘불을 끄도록’ 하고 지시하는 것뿐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수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모두 자기 자리를 지켜주셔서 고맙습니
다. 수습하면서도 늘 다음을 생각합시다.
이번 위기는 세계로 나가는 매우 중요한 디딤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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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홍보 경험 나눔 증보(增補)

2016. 9. 2. 금요일

이제 중국에서도 티쿤 이용사를 모집해야 합니다. 제가 한국에서 티쿤 이용사를 모집한


경험을 다시 한번 정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저는 제 경험을 전하는데 집중합니
다. 제가 이용사를 모집할 때 쓴 홍보 경험은 직영사업부의 상품 홍보와 마케팅, 영업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모두 사람과 대화하는 방법의 연장이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을 나눕니
다. 제 경험은 다른 분들에게 참조거리일 뿐입니다. 각자 잘 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경험을 경청하면 자기 장점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전언은 올해 3월4일 쓴 전언을 증보(增補)한 것입니다. 새로 쓰려했는데, 과거 글을
살펴보니까 증보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SNS로 이용사를 모으다


티쿤 이용사이트는 오늘 현재 36개가 만들어졌는데 이중 5개는 우리 직영이니까 31개
사이트를 유치했습니다. 최근에는 조금 규모를 갖춘 회사들도 꾸준히 일본 진출 상담을 신청
하고 있습니다. 이용사 모집은 지금까지는 주로 제가 맡아서 했습니다.
제가 SNS로 독립몰 해외직판 이용사를 모집하기 시작한 건 2014년 6월 무렵이니까 2년
조금 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2년 홍보해서 겨우 31개냐고 할 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31개 일본직판 사이트가 올해 8월 말 현재, 3억1400만엔(한화 33억6천만 원)입니다. 이
는 직영 포함 티쿤 전체 매출 10억9천91099000000백만 엔(117억6천만 원)의 28.6%입니다.
이 비중은 갈수록 급속히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걸 감안할 때, 2년 정도해서 31개
사이트를 오픈 했으면 아주 잘한 겁니다. 더군다나 해외직판 지원 플랫폼이 전무하다 싶은
상태였고 티쿤플랫폼 완성도도 떨어진 상태였던 걸 감안해야 합니다.
31개 사이트를 유치하는 동안 홍보비를 달에 100만 원도 채 안 썼는데 티쿤글로벌은 무
수히 많이 신문, 방송 등 미디어에 실렸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한국 검색 엔진에서 ‘해외직
판’, ‘온라인수출’을 검색하면 티쿤으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신문과 방송, 인터넷으로 검색되
는 티쿤글로벌 관련 기사를 값어치로 치면 엄청날 겁니다. 이걸 미디어에 돈 한 푼 안 주고,
때로는 오히려 돈을 받아 가면서 나오게 했습니다. 저는 티쿤이 미디어로 다가가지 않고, 미
디어가 티쿤에 오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먼저 미디어에 다가가려면 돈을 내야 하지만, 미디
어가 저에게 다가오게 하면 제가 오히려 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톰소여의 모험에는 벽에 페인트 칠하는 벌을 받은 톰소여가, 마치 재미있는 놀이인 양
하면서 친구들을 꼬드겨, 사탕이나 구슬을 받고 대신 칠하게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사이
에 톰은 그늘에 누워 휘파람만 휘휘 붑니다. 아이들은 제 돈 내고 땀 뻘뻘 흘리며 톰이 받을
벌을 대신 받습니다.
마차가 처음 나왔을 때 부자들은 오히려 돈 내고 마차 몰고 왔다 갔다 했다지 않습니까?
지금도 새 차 사면 갈 일도 없는데도 기름값 쓰면서 드라이브 합니다.
생각하기 나름이고 활동하기 나름입니다.
저는 제 방법을 소개 합니다. 홍보 마케팅의 기본 원리입니다. 응용은 각자 몫입니다.

미디어에 나오게 하기
미디어를 잘 활용하면 우리가 스스로 홍보하는 것보다 훨씬 노력을 덜 들이고 큰 효과
를 거둘 수 있습니다. 참깨 백 번 굴러도 수박 한 번 구르는 걸 못 따라 간다고, 대형 미디
어는 수박 같은 매체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홍보 활동의 목표를 미디어에 실리게 하는 걸로
잡습니다.
지금까지 공중파(空中波) 방송에는 KBS에 달랑 한 꼭지 실린 게 다입니다만, 신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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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한국경제, 한겨레 등 대형 신문에 실렸습니다. 중소미디어에 실린 걸 다 합치면
상당한 분량입니다.
기사는 광고보다 눈에 더 잘 띕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더 믿습니다. 가치로 따지면 광고
의 몇 배입니다.
방송만 해도 그렇습니다. 제가 방송에 나온 것만도, 꽤 긴 시간 촬영한 게 3개고, 짧은
영상도 대략 10여 개 가까이 됩니다. 이 영상들은 품질이 무척 좋습니다. 이걸 우리가 직접
제작하려면 번거롭기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스튜디오도 빌려야 하고, 무대도 꾸며야 하고,
진행자도 섭외해야 할 지 모릅니다. 그런데 초청 받아서 가면 정말 좋은 카메라에, 좋은 무
대에, 일류 진행자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이야기만 실컷 하면 방송국에서 편집까지
해줍니다. 그리고 그 방송 영상을 우리가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돈도 줍니다.
저는 이런 속성을 알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홍보를 하면서 계속 미디어를 쳐다봅니
다.
저는 중앙 미디어에 제가 쓴 글이나 우리 관련 컨텐츠가 실리도록 작업합니다. 그리고
중앙 미디어에 실린 기사가 포탈에 검색되게 합니다. 나머지 모든 활동은 이 목표에 맞춥니
다.
제가 티쿤이나 해외직판 기사가 대형 미디어에 실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용하거나
활용하는 소형 미디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스북 페이지

다음 카페 세 곳
다음 블로그
다음 아고라

네이버 카페 두 곳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톡 옐로우 아이디


브런치(카카오다음이 블로그로 미는 것. 웹과 모바일 동화(同化) 기능 막강)

밴드 두 세 곳
이메일

저는 이 소형 미디어를 이용해서 뉴스를 전파합니다. 이 뉴스를 보고 소형 미디어들이


저를 인터뷰해서 기사를 만들거나 방송합니다. 소형 미디어 기사는 검색 포탈에 게재됩니다.
이걸 보고 다시 대형 미디어가 접촉해옵니다.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해외직판으로 검색하면 티쿤글로벌 기사가 압도합니다. 제가 이용
하는 소형 미디어에 실린 컨텐츠가 계속 검색되기 때문입니다. 회사 규모로만 따지면 티쿤의
몇 십 배 되는 유사 사이트도 기사 양에서는 티쿤에 압도 당합니다.
돈 주고 하는 광고도 하기는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건 그거대로 하되, 목표는 늘 대
형 미디어에 실리게 하는 걸로 잡으면 좋습니다.
목표를 대형 미디어에 실리게 하느냐, 아니면 그냥 스스로 홍보로 하느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미디어가 취재하게 하는 걸 목표로 하면 자기 돈 내고 홍보하는 컨텐츠는 저절로
만들게 됩니다. 그렇지만 반대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미디어에 실릴 수 있게 컨텐츠를 구축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은 홍보 활동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일본 고객에게 상품이나 서비스 홍보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이트 또는 상품이 야
후나 구글에 꾸준히 게재 되다가 일본 아사히, 요미우리, 마이니치,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실
리거나 NHK에 방송되면 수백 번 작은 기사를 생산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큽니다.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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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미디어에 게재된 기사를 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들 매체의 권위는 정말 대단합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목표를 그렇게 둬야 합니다. 절대 안 될 일이 있습니까? 저
는 반드시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들도 흥미를 가지는 뉴스를 생산하는 것, 그게 진짜 홍보
고 마케팅입니다.
제가 입증했습니다. 티쿤글로벌은 작은 회사지만 그 어떤 큰 회사보다 미디어에 많이 노
출되었습니다. 해외직판 하는 다른 회사도 꽤 많습니다. 그 회사들도 홍보합니다. 그렇지만
미디어에 실린 홍보 양에서 우리를 전혀 따라오지 못합니다. 그건 미디어의 속성을 이해하는
실력에서 우리가 나았고, 또 가치 있는 뉴스를 생산했기 때문입니다.
굳이 해외직판이어서가 아닙니다. 어떤 소재든 우리는 미디어에 노출 시킬 수 있습니다.

미디어는 좋은 기사거리를 찾는다


미디어로 하여금 제가 공급한 기사를 싣게 하는 것은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 어
렵지 않습니다. 왜냐면 미디어 기자도 쓸 게 없어서 골머리를 앓는데 좋은 기사거리가 있으
면 얼씨구나 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기사거리가 제공되면 기자들은 자기 돈 들여서 택시 타
고 충무로 진양상가로 옵니다.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는 택시 기사와 손님 관계와 비슷합니다.
손님은 택시를 잡으려고 애쓰고, 택시는 손님을 찾으려고 애씁니다.
이런 관계를 생각하면 기사를 미디어에 노출 시키는 건 쉽습니다. 좋은 기사거리만 제공
하면 미디어는 옵니다.
홍보대행사의 실력은 결국 미디어에 얼마나 실리느냐로 판가름 납니다. 홍보대행사가 미
디어 담당자와 친하게 지내는 것도 결국 홍보대행사가 생산한 뉴스를 미디어에 쉽게 싣기
위해서입니다. 홍보대행사와 계약하면 계약 이행보고서로 매체에 나온 실적을 철해서 줍니다.
인터넷 광고대행의 경우는 클릭수와 유입수로 평가하지만 매체 홍보대행은 다릅니다.
컨텐츠가 좋으면 미디어 관계자를 전혀 만나지 않아도 됩니다. 인맥도 필요 없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을 무수히 많은 미디어에 실리게 만들었지만 단 한 번도 먼저 미디어를 접
촉하지 않았습니다. 저라고 유력 미디어에 친구며 아는 사람이 왜 없겠습니까마는 그들 만나
는 시간에 좋은 컨텐츠 생산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성철(李性徹)이라는 한국 불교 최대 종파의 종정(宗正)이 있었습니다. 종정이었지만 속
세(俗世)에는 거의 내려오지 않고 산속에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깊은 산에 있는 종정을 만나
려면 부처상에 3천배 절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3천배 절하고 만나려는 사람이 줄을 이
었습니다. 컨텐츠가 좋기 때문입니다.
좋은 컨텐츠를 생산하는 게 관건입니다.
짝 맺어주는 한국 회사가 성공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열심히 했지만 홍보하기가 만만
하지 않았습니다. 사장이 이벤트를 만들었습니다. 서로 감정이 안 좋은 양지역 남녀를 만나
게 해주는 행사였습니다. 신문에서 알아서 엄청나게 홍보해줬습니다. 단박에 일어섰습니다.
이 회사는 이후에는 계속 미디어에 실릴만한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재미있으니까 신문에서는
알아서 실었습니다. 몇 억 원 홍보를 대신해준 셈입니다. 컨텐츠를 제공하면 미디어는 정말
좋아하고 알아서 홍보해줍니다.
저는 좋은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저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데 집중합니다. 일반론은 쓰지
않습니다. 상품을 소개할 때도 상품 자체도 소개해야 하지만 제가 왜 이 상품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이 상품을 만들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이 상품이 나에게 왜 소중한지를 씁니
다. 상품 자체도 쓰지만 이 상품을 둘러싼 이야기를 만듭니다. 상품을 쓰더라도 내가 느끼는
감정을 씁니다.
저는 홍보할 때 나를 깊이 들여다봅니다. 내가 왜 그렇게 했는지, 내가 왜 이렇게 생각
하는지. 내 마음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그러다 보면 내 감정, 느낌을 알 수 있습니다. 자기
감정과 자기 느낌을 이야기하면 독특한 컨텐츠가 나옵니다. 나와 상관 없는, 객관적인 이야
기로 감동을 주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건 다른 사람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금요일마다 금요나눔을 합니다. 그때 ‘감정을 나누세요. 자기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누세요’라는 가이드라인을 읽습니다. 이 가이드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고, 사실을 대하는 자기의 감정, 느낌을 나누라는 것입니다.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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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대화하는 것은 사실 전달과 함께 이 감정과 느낌을 나누는 것입니다. 홍보와 마케팅은 대
화입니다. 설득은 소통이 될 때 가장 잘 이루어지고, 소통은 감정과 느낌을 나눌 때 이루어
집니다. 고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감정과 느낌을 나눌 때 이루어집니다. 늘 그럴
수는 없지만 이 원리를 생각하면 많은 일을 좀더 쉽게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종교에는 간증이라는 게 있습니다. 자기가 경험한 신앙 체험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게
성직자들의 설교나 법어보다 훨씬 설득력이 큽니다. 일반은 구체를 통해서 구현될 때 힘이
있습니다. 진짜 설교자는 일반론을 이야기하지 않고 자기 경험을 이야기 합니다. 어느 종교
든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똑 같은 설교가 수천 번 수만 번 행해졌습니
다. 듣는 사람도 이미 다 아는 내용입니다. 죽은 설교입니다. 그런데 이 똑 같은 내용이 개
인을 통과할 때는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그 사람의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친구의 연애 이야기는 흥미진진합니다. 연애는 연애일 뿐, 인류가 탄생하고부터 지금까
지 모든 짝 사이에서 형태만 조금 달리할 뿐 수도 없이 이루어진 일입니다. 연애원론은 들을
것도 없고 재미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둘만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합니다. 왜냐면 그들만의 이
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컨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만의 이야기를 하면 컨텐츠가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홍
보 담당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재미가 없고, 독자들에게 다가가
지도 못하고, 미디어 담당자로 하여금 오게 하지도 못합니다.
내 이야기를 하면 됩니다. 남들이 다하는 이야기 말고 내 이야기를 하면 컨텐츠는 생명
을 얻습니다. 내 이야기는 다른 사람 이야기와 전혀 다릅니다. 내가 느낀 것,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행동한 것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컨텐츠는 나와 결합되어야 생생해집니다. 모든 일
이 그렇습니다. 누구나 하는 것, 나와 동떨어진 것은 힘이 없습니다. 내가 느끼는 것,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 내가 했던 것, 내 경험으로 홍보와 마케팅을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지금 홍보 일반론을 쓰는 게 아닙니다. 저는 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옳고 그
른 걸 평가할 필요가 없게 합니다. 저는 제가 한 걸 잘 정리하면 그게 홍보 일반론이라고 생
각합니다. 읽는 사람들은 제 경험을 잘 활용하면 그만입니다. 이게 문학에서 흔히 이야기하
는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입니다. 내 속에 우주가 들어와 있습니다. 내 이야
기를 해야 합니다. 그게 무슨 이야기든.

끈기
컨텐츠가 되면 다음에 필요한 것은 끈기입니다. 저는 홍보는 반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는 하루에 한번 정도는 해외직판 또는 이용사 모집과 관계된 컨텐츠를 생산해서 배포합니다.
지겨워할 사람은 이미 저와 관계를 다 차단했을 겁니다.

무관심한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하고,


관심 갖는 사람은 적극 지지자로 만들고,
적극 지지자는 참여하게 만든다.

홍보하는 목표입니다.

좋은 상품과 컨텐츠를 보여주고,


관심 갖게 만들고,
사거나 참여하게 만든다.

똑같습니다.
관심 없는 사람에게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관심 가지는 사람한테 잘해주면 그만입니
다.

물론 저는 좋은 컨텐츠를 생산하려고 노력합니다만, 그만큼 중요한 것은 접촉이라고 생


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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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수는 자주가 좋습니다. 정치인은 나쁜 뉴스로라도 미디어에 실리는 게 좋다고 합니다.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잊혀지는 것입니다.
일관되게 주장하면 지지자가 생기는 게 홍보입니다. 사교(邪敎)가 존재하는 이유고 극우
와 극좌가 살아남는 이유입니다. 말도 안 되는 주장인데 지지자를 획득하는 것은 끈기 있게
홍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말이 되는 주장이라면 끈기 있게 홍보하면 지지자
가 생기게 되어 있습니다.
다단계는 성공 확률이 거의 제로입니다. 그런데도 다단계는 계속 등장합니다. 다단계 판
매자들의 집요한 홍보는 정평 나 있습니다.
홍보는 반복입니다. 꾸준히, 끈기 있게, 집요하게 해야 합니다. 광고학에서는 지겨울 정
도로 홍보해도 홍보 효과 커지는 속도가 조금 줄어들 뿐 효과 자체가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걸 이미 입증했습니다. 너무 심하게 홍보하는 것 같은데요 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
론 하루에 백 번해도 괜찮다는 것은 아닙니다. 적당한 선에서는 지나치게 홍보할까 봐 겁먹
을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컨텐츠는 좋아야 합니다.
끈기 있게 홍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저도 만든 컨텐츠를 8개~10개 채널에 올리는
게 때로는 지겹습니다. 각종 채널에 올리는 데만 거의 3~40분 걸립니다. 각종 채널에 올리
다 보면 지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작업을 3년 째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만큼이나마 알렸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시작해서 이메일로 마감


제가 기사를 제일 먼저 싣는 곳은 카카오다음에서 만든 브런치입니다. 브런치는 다음에
서 블로그로 미는 채널입니다. 브런치에 올려놓고 몇 시간, 또는 하루 이상을 다듬습니다.
내보낼 수 있으면 그때 페이스북, 카페, 블로그, 트위터, 카카오옐로우아이디, 이메일 등으
로 배포합니다. 브런치가 좋은 점은 원 소스로 여러 채널에 배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중 유료로 이용하는 곳은 페이스북 페이지와 카카오톡 옐로우 아이디입니다. 페이스
북에 실은 기사 중 유료로 광고하는 것은 1일 10-20만 원 광고비를 집행합니다. 옐로우 아
이디는 동보 서비스인데 메시지 하나를 보내는 비용은 17원입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와 카카오톡 옐로우 아이디는 제 홍보 작업에서 무척 중요한 수단입니
다.
내부나 지인 대상으로는 밴드를 씁니다. 노출을 잘 되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카카오톡
기반인 옐로우 아이디입니다.
이렇게 기초 작업을 하고 나서 가장 기대를 많이 하는 미디어는 메일입니다.
저는 개발실의 도움을 얻어서 ‘해외직구’, ‘역직구’, ‘온라인수출’이라는 단어를 써서 기사
를 만든 기자 이메일을 수집했는데 6천 개 이상입니다. 이 이메일에 제가 작성한 기사를 송
고합니다.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김에 여러 경로를 통해 확보한 이메일로도 동보합니
다. 총 8,700통 가량입니다.
작년에 이렇게 써서 보낸 이메일을 보고 소형 미디어들이 저를 취재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자들은 하루에 몇 십 개에서 몇 백 개 이메일을 받습니다. 쓰레기 처리하기도 힘겹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웬만한 이메일은 눈에 띄지도 않습니다.
이 쓰레기 더미에서 살아남으려면 제목이 눈에 띄어야 합니다. 이메일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목입니다.
2014년 가을에 제가 보낸 이메일이 소형 미디어 기자 눈에 띈 겁니다. 몇몇 소형 미디
어에서 기사를 썼습니다. 물론 제목이 절묘했습니다. 소형 미디어에서 쓴 기사가 포탈에 실
렸고, 검색에 노출되기 시작했습니다.
중소형 미디어에서는 소형미디어에 실린 기사를 보고 다시 취재를 해왔습니다.
이런 작업이 계속 되다 보면 기자들 중에서도 지지자가 생깁니다. 어떤 기자가 무역협회
를 소개해줬습니다. 2015년 1월, 한국무역협회, 매일경제신문과 티쿤이 합동으로 해외직판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코엑스 초대형 전시회장을 빌렸고 1천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우리는
돈 한 푼 안 냈습니다. 준비는 무역협회에서 다 했습니다. 그리고도 제가 두 시간 동안이나
무대에 섰습니다. 자기들 행사에 와달라는 경우는 요즘도 많습니다. 가서 점심 잘 먹고, 설

5
명회 하고, 돈도 받습니다.
올해 초에 제가 “쇼핑몰, 해외직판으로 승부하라”는 책을 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비출
판(自費出版)한 줄 압니다. 이 책은 제가 원고료를 받고 출판사가 낸 책입니다. 이 책도 제가
보낸 기사를 본 기자가 출판사 사장께 알려서, 출판사 사장이 방문하여 내게 된 것입니다.
컨텐츠를 가지고 주변을 활용하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컨텐츠만 달랑 들고 다니고,
컨텐츠가 필요한 사람들이 우리를 써주는 겁니다. 우리는 우리 얻을 걸 얻고, 그 분들은 그
분들 얻을 걸 얻습니다.
어떤 미디어에서 해외직판 설명회를 한다면서, 우리더러 돈을 내면 발표 시간을 주겠다
고 했습니다. 저는, ‘내가 돈을 받고 해야 하는 사람인데, 돈을 왜 내냐, 안 한다’고 했습니다.
그 미디어에서는 제가 없으면 설명회가 격이 떨어지니까 저에게 다시 연락을 해왔습니다. 강
의료는 못 주지만 해줄 수 있느냐고 교섭해왔고 저는 그러라고 했습니다.
컨텐츠가 있으면 대접받으면서 미디어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이 홍보에서는 가장 효과가 높습니다. 티쿤플랫폼 이용사 모집은 그렇게 했습니다. 홍보
마케팅에 종사하는 분들도 응용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응용
이 방법은 제가 이용사 모집할 때 썼지만 고객 모집에도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상품을
홍보할 때 상품 홍보에 집중하지 말고, 우리를 알리면 됩니다. 우리도 고객과 친하고 싶어하
지만 고객도 당연히 우리를 알고 싶어합니다. 알면 친해집니다. 친하면 믿게 됩니다. 믿으면
삽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는 이미지를 팔아야 합니다. 참 솔직한 회사, 정직한 회사, 믿을 수 있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팔아야지 상품을 파는 것은 하급(下級)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친해져야 합니다. 홍보글도 1:1로 만나듯이 구성하고 써야 합니다. 소곤
소곤 이야기하듯이 내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다중(多衆)으로 대하면 실패합니다.
상품 소개를 안 할 수 없지만 상품을 소개하는 게 아니라 상품을 소개하는 나, 또는 우리를
알려야 합니다.
정말 어려운 겁니다만, 제가 하는 이 말을 이해하면 홍보가 됩니다.
각자는 평소에 연습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저는 앞서 말한 대로 참 많은 매체를 이용합
니다. 그리고 글을 많이 씁니다. 2004년부터 해외직판 하라는 글을 써왔습니다. 이게 제 취
미생활입니다. 저는 잠 안 오면 SNS활동을 합니다. 저에게 해외직판을 알리고, 티쿤을 알리
는 건 즐거운 놀이입니다. 제가 아무리 CEO지만 이게 일이고 마지못해 하는 일이면 참 지겹
기도 하고 이런 일 하는 제가 불행할 겁니다. 저는 해외직판을 권하는 활동이 정말 재미있고,
또 재미있는 일이 제 직업이라는 게 참 행복합니다.
저는 여러분도 그러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삶과 회사 일이 구분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회사 일이 즐겁고 행복하고 또 자기를 실현하는 일이기를 바랍니다. 이미 그런 분들은 SNS
를 통해서 이용사 모집하는 일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회사에서 여러분이 하는 일을 기
록하고 그걸 통해 주변과 또 세상과 소통해보시기 바랍니다. 정말 많은 걸 배우게 될 거고,
여러분이 성장하는 걸 느끼게 될 겁니다.
많은 분들이 사내, 혹은 사업부 내 밴드에 글을 씁니다. 그런데 할 수만 있으면 그걸 공
개된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써보시기 바랍니다.
전언은 회사 내부 구성원을 상대로 쓴 글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글조차 자주 공개합니
다. 최근에는 좀 사정이 있어서 공개를 안 합니다. 그런데 저는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쓰
는 글조차 공개할 수 있는 상태로 쓰려고 애를 씁니다. 개인 일 내부 일도 공개할 수 있게
해보면 훨씬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는 공유, 개방, 참여라는 웹2.0 정신을 삶의 곳곳에 적용하려고 애씁니다. 글 쓰는데
도 적용합니다. 해외직판하면서 어떤 사람은 경쟁자가 나올까 봐 안 알립니다. 저도 처음에
는 살짝 주저했습니다. 그런데 용기를 내서 알렸습니다. 그 결과가 현재 티쿤플랫폼으로 발
전했습니다. 일은 세상을 향하는 것입니다. 일과 관련된 건 될 수 있으면 공개하는 게 좋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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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밴드에 싣는 생각나눔을 SNS로 확장해보기를 권합니다. 개인의 활동이 회사에 크게
기여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상품 홍보든 혹은 개인으로서 SNS 활동을 하든 글쓰기를 관통하는 기본 방법은 내 이야
기를 하는 겁니다. 남도 할 수 있는 이야기 말고 내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해서 상대와 소통
하는 것입니다. 그게 홍보와 마케팅의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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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244]

개인, 회사, 그리고 SNS

2016. 9. 16. 금요일

SNS는 자기를 성장시키는 좋은 훈련터이면서 일을 더 잘하게 도와주는 좋은 수단입니다.


직장인에게 더 소중할 수 있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이 SNS를 적극 이용하기를 바
랍니다.
SNS는 소통수단이고, 홍보수단이고, 연습장이면서, 또 인정받을 수 있는 소중한 터입니
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정받는 것도 정말 중요합니다.

매슬로우는, 사람은

1. 생리적 욕구
2. 안전해지고 싶은 욕구
3. 소속되고 싶은 욕구
4. 인정받고 싶은 욕구
5. 자아 실현 욕구

를 갖고 있고, 낮은 차원 욕구가 충족되면 높은 차원 욕구를 충족시키려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이 욕구가 충족될 때 사람은 행복하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저는 이 이론을 지지합니
다.
일을 잘 하고, 적절히 인정받아야 행복해집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SNS는 일을 잘하도록 돕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돕는 아주 좋은 수
단입니다.

소통 수단
SNS는 강력한 소통 수단입니다. 소통이 잘 되면 소속감을 충족시켜줍니다. 소속감은 매
우 중요한 욕구입니다. 티쿤은 밴드를 정말 잘 쓰고 있습니다. 밴드는 강력한 소통 수단입니
다. 그러면서 ‘우리’라는 것을 서로 확인합니다.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행복해집니다. 관계를 잘 맺는데 필요한 가장 기본은 소통입
니다. SNS는 조직 내외 사람과 소통하는데 무척 강력한 수단입니다.
저는 바깥에서 사람을 잘 안 만납니다만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도 제 근황을 잘 압니다.
제가 SNS를 잘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서로 알아야 이야기하기 좋습니다. SNS를 잘 활용하면
멀리 있는 사람과 쉽게 연결될 수 있고, 또 막연한 지지자 또는 후원자, 관심자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소통은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를 잘 전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조직 안에서 ‘그 사람은 요즘 뭐해?’하고 물을 정도면 ‘그 사람’이 소통능력이 떨어진다
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질문을 받는 상황이 되면 곤란합니다.
정당한 욕구는 억눌러서 못 나오게 할 게 아니고 충족시켜서 해소시켜야 합니다. 이걸
이해하면 자기 하는 일을 적극 알려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또 자기 활동 성과를 인정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정받고 칭찬받는데 목을 매는 건 바보
짓이지만 인정을 아예 무시하는 것도 똑같은 바보짓이고, 자기자신을 포함해서 사람을 이해
하지 못하는 행동입니다.
‘나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 받는 거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하는 말은 스스로
고립되어 있다는 말 밖에 아무 것도 아닙니다. 사람은 인정 받아야 하고, 칭찬 받아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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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 받아야 하고, 지지 받아야 하고, 지원 받아야 합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인정 받으려면 가장 먼저 자기 하는 일을 잘 알려야 합니다. 자기 일, 꿈, 바람, 욕망,
희망을 잘 알리는 것이 소통의 기본입니다. 그래서 나눔 가이드라인에서는 ‘감정을 나누세요.
자기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누세요’ 하는 것입니다. 소통은 자기 상황을 잘 전하는 데서 시작
됩니다.
고객, 관심자들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를 알려야 서로 대화할 수 있습니다.
리더나 간부들에게 자기 생각, 구상, 계획을 잘 알리라고 당부하는 것은 소통을 잘하는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리더가 자기 부하 그리고 다른 부서 사람들에게 뭘 하려고 하는지를
잘 알리지 못하면 부하나 다른 부서 사람이 따라 가거나 지지해줄 수가 없습니다. 리더론을
말할 때마다 하는 말입니다만, 리더는 손가락을 들어 갈 곳을 가리키고, 사람들로 하여금 따
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리더나 간부는 말을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지적하는 말, 가르치는 말, 비평, 평가,
평론 말고 자기가 하려는 일을 잘 설명하는 말을 해야 합니다.
제가 전언(傳言)쓰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저는 전언으로 조
직을 이끌어 왔습니다. 제가 하려는 일을 정확하게 밝히려고 노력했고, 일이 어디까지 왔는
지를 알렸고, 제가 힘들어 하는 것, 원하는 것도 알렸습니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티쿤구성
원들은 회사의 목표와 비전, 현황을 상당히 정확하게 이해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저만큼
자세히 알리는 CEO도 드물 겁니다.
리더와 간부들은 과연 부하들에게, 그리고 옆 부서원들에게 자기의 비전을 충실히, 그리
고 충분히 알렸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상황이 아니고 비전, 꿈, 희망을 알렸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상황을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목표고 비전입니다. 조직
은 리더에게 달려 있습니다. 리더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고, 조직원들은 같이 가
줘야 합니다. 그러므로 리더는 상황만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해야 하고, 제시한 방향으로 같
이 갈 수 있게 설득해야 합니다.
리더던 부하든 이 과정을 통해 소속감을 느껴야 하고, 안전하다고 느껴야 하고, 인정받
아야 합니다. 그래야 행복해집니다.
각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개인도 자기의 꿈, 희망, 경험을 계속 나눠야 합니다. 그
럼으로써 인정받고, 칭찬받고, 격려 받아야 합니다.
알리는 것을 회사 안 밴드로 제한하지 말고 페이스북, 브런치, 블로그, 카페 등으로 확
장하기 바랍니다.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더 많은 사람으로부터 격려도 받고, 인정도 받
기 바랍니다. 그리고 더 넓은 곳에 소속되기 바랍니다. 그런 사람을 회사 CEO는 더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회사일을 가지고 SNS 활동하기를 권합니다. 회사는, 평일 하루의 반 혹은 ⅔를 보
내는, 각자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회사가 중요한 곳이면 회사일로 세상과 소통할
이유도 충분합니다.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은 글을 참 잘 쓰고 많이 씁니다. 각 부서 밴드에 보면 업무보고며
생각나눔 등 많은 글을 씁니다. 저는 이 좋고 귀한 내용을 폐쇄된 공간에만 두지 말고 공개
했으면 좋겠습니다.

공개
저는 될 수 있으면 쓴 글을 페이스북 등 SNS로 공개하기를 권합니다. 개인 사생활은 될
수 있으면 SNS에 안 쓰는 게 좋지만, 일은 될 수 있으면 공개하는 게 좋습니다.
회사일은 외부와 관계 맺어야 발전합니다. 개인이 하는 회사일은 사적인 영역이 아닙니
다. 개인이 하는 일을 SNS에 공개함으로써 개인의 영향력도 키우고 회사도 홍보하기 바랍니
다.
주변 지인이 자기가 어떤 일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어떤 회사를 다니는지도 모르
는 게 오히려 비정상 아닐까요? 무슨 범죄조직에 속한 게 아니면 내가 하는 일을 지인들에
게 또 주변에 널리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평사원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중간 간부급만 되면 언제 어디서도 회사를 홍보해야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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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물론 홍보하려고 SNS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억지로 하면 즐겁지 않습니다. 저는 간부
라면 삶을 나누는 데 회사일이 당연히 포함되어야 하고, 자연스럽게 SNS를 통해 회사를 홍
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사원도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저는 SNS로 제 꿈을 나눕니다. 생각을 나눕니다. 굳이 홍보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제 생
각, 경험, 꿈, 비전을 이야기하면 해외직판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됩니다.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기록할 뿐이지만 그게 회사를 홍보하는 일이 됩니다. 2002년부터
SNS 활동을 했는데 그때부터 그랬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을 잘 키워서 세상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티쿤글로벌을
잘 키우는 건 제 꿈이고, 소망이고, 바람이고, 희망입니다. 티쿤글로벌을 홍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 꿈, 소망, 바람, 희망을 이루기 위해서 저는 SNS 활동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저는 잠이 안 올 때는 글을 씁니다. 나
를 표현하는 것이고, 내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일이 즐겁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알리고 싶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진짜 행복한 인
생입니다.
해외직판 플랫폼을 개발하는 개발자로서, 일본어 쇼핑몰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운영자로
서, 해외직판 사이트를 지원하는 마케터로서, 해외고객을 상대하는 응대자로서, 제작자로서,
물류담당자로서 자기 일을 정리하고 알리시기 바랍니다.
가끔 직장인이면서 회사일과 전혀 관계 없이 소설을 쓴다거나, 여행기를 쓴다거나, 농기
구를 연구한 책을 쓴 사람을 볼 때가 있습니다. 대단할 수 있지만 저는 분열이라고 생각합니
다.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일은 딴 거고 회사일은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수단으로
삼은 것입니다. 회사는 이용당한 겁니다. 물론 그 정도 하는 사람이면 회사일도 최선을 다했
을 겁니다. 그렇지만 차라리 소설가가 되거나, 여행가가 되거나, 농기구 연구소에 속해 있었
다면 정말 행복했을 겁니다.
저는 책을 쓰던, SNS를 하던 제가 하는 일을 소재로 했습니다. 그 사람들보다 유명하지
는 않을지 몰라도 저는 제 방식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직장이 가족 다음으로 소중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일을 기록해서 다른 사람을 잘
돕기 바랍니다. 그러면 소통도 되고 또 회사 홍보도 하게 됩니다.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일 수 있는 것처럼 가장 개인적인 게 오히려 가장 보편
적일 수 있습니다. 저는 늘 글을 쓸 때나 생각을 할 때 이걸 염두에 둡니다.
저는 32살 때 책을 썼습니다. 철저히 제가 운영하는 조직운영원리를 기록했습니다. 그
책이 당시 7,500부 정도 팔렸습니다. 보통 첫 판을 2,500부 찍던 때입니다. 무명인 32세 청
년이 쓴 사회과학 이론서가 그 정도 팔린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지금도 그렇듯이 그때 저는
남의 글 훔쳐오지도 않고, 남의 생각을 가져오지도 않습니다. 제 생각, 제 의견, 제 활동을
썼습니다.
각자가 하는 일은 그 일과 연관된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공개하는 연습을 하기 바랍니다. 부서 밴드로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세상에 공개해
도 됩니다. 세상에 공개하는 걸 주저하는 건 소심한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좀 잘못된 태도
입니다. 마땅히 자기를 공개하고 회사를 홍보하는 게 올바른 직장인의 자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세상으로 멀리 나갈 때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습니다.
조금 다르지만 대부분 영역에서 공개는 경쟁력을 키워주고 능력을 키워줍니다. 참여, 개
방, 공유의 2.0 정신은 이타행위가 아닙니다. 저는 참여, 개방, 공유는 이타행위이긴 하지만
이 행위로 가장 큰 이득을 얻는 것은 대개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될 수 있으면 자기 생각, 꿈, 비전, 희망을 공개하는 습관을 들이기를 권합니다.

SNS를 하면 표현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SNS는 소통수단이면서 일 잘하는 수단인데, 이걸 잘하면 표현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을
얻습니다.
글을 잘 쓰는 것은 회사 생활하는데 엄청나게 도움을 줍니다.
제가 전언을 안 썼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리고 SNS를 활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해보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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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오늘 같은 티쿤을 만들기 어려웠을 겁니다. 저는 글을 정말 잘 활용했습니다.
글을 잘 쓰는 건 회사 생활에서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하는 무기를 갖는 것과 마찬가지입
니다. 이 무기를 벼르고 갈아야 합니다. SNS는 글쓰기를 연습하는 매우 좋은 장입니다.
글은 공개 범위가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더 가다듬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페이스
북이나 브런치, 블러그를 운영하면 저절로 표현력을 키울 수 있게 됩니다.
물론 글쓰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어렵다고 안 하면 발전할 수 없습니다. 선택은 각
자 몫입니다. 어렵다고 안 하고 포기하는 것도 자유입니다. 발전을 포기하는 사람은 저도 포
기합니다. 그건 제 자유입니다.
티쿤에서 간부가 되려는 사람은 글을 잘 써야 합니다. 다른 회사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습
니다만 제가 CEO로 있는 티쿤에서는 글을 잘 써야 합니다. 간부는 여러 사람을 가르쳐야 합
니다. 때로는 국내외의 몇 십 명, 몇 백 명을 지휘해야 합니다. 시간을 달리하고 공간을 달
리하는 몇 십 명, 몇 백 명을 지휘하는 사람이 글을 못쓰면 자격미달입니다. 티쿤에서 글 쓰
는 능력은 꼭 갖춰야 할 필수 능력입니다.
글은 논리입니다. 말은 대충 넘어갈 수 있지만 글은 논리가 안 맞으면 금방 표가 납니다.
글을 못 쓴다는 것은 사고능력이 약하다는 것이고, 논리가 약하다는 뜻입니다. 사고 능력이
떨어지고 논리가 약하면 어떻게 간부가 됩니까? 저는 실력은 있는데 글을 못쓴다는 것은 그
다지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글을 잘 쓰려면 연습하면 됩니다. SNS는 정말 좋은 연습장입니다. 일부러라도 SNS 활동
을 하십시오. 개인에게는 연습장이면서 회사를 홍보하는 장이 됩니다. 작가만큼 잘 쓰는 것
은 재능입니다만, 자기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 정도는 연습을 하면 어느 정도는 얻을
수 있는 능력입니다. 테니스 연습을 부지런히 하고, 아침마다 골프장에서 골프채 휘두르면
실력이 늘게 되어 있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쓰기는 마치 천부적인 재능인 것처
럼 생각하는 것은 크게 잘못되었습니다. 많이 읽고 많이 쓰면 늘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 우리 회사는 한국에서 해외직판 할 이용사를 발굴하고, 앞으로 중국, 일본, 태국,
미국을 비롯한 각 나라에서 이용사를 발굴하는 게 가장 기본 활동이 됩니다.
저는 티쿤 구성원들이 각자의 언어로 자기 일을 나눔으로써 이용사를 모집하는데 힘을
보태기를 바랍니다. 우리 구성원이 이미 100명이 넘습니다. 100개의 해외직판 이용사 모집
페이스북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회사를 홍보하는 게 즐겁고 행복한 일이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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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245]

또 한 나라로 진출을 당면 목표로

2016. 9. 23. 금요일

경영전략회의는 일본 외 또 다른 한 나라 해외직판선을 구축하는 걸 회사의 당면 목표


로 삼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본 외 다른 나라향 해외직판선 구축은 이미 하고 있는 것인데 당
면 목표로 삼는다는 말을 붙여 다시 결정한 것은, 이것이 티쿤 발전에서 질을 달리하는 지표
임을 분명히 하고, 이 목표를 이루는데 조직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 결정은 카드정보 유출 사태가 최근 일주일여처럼 수습된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
다.

수습되는 카드정보 유출 사태
좀더 지켜봐야 합니다만, 카드정보를 해킹 당했는데도 매출이 급감하지 않고 사태가 수
습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에서 수습되면 정말 이런 다행이 없습니다. 고객에게 참
미안하면서도 고맙습니다. 그리고 배정환부사장님, 진종원실장님, 나카오대표, 임철현부장님
을 필두로 한 고객응대특별팀, 개발실, 각 사업부, 그리고 전 직원에게 감사 드립니다. 모두
들 헌신했고 차분하게 대응해주셨습니다. 대책위는 대책위대로 끈기 있게 하나하나 실무를
챙기셨고, 나카오대표와 일본팀은 각계에 자문을 구하면서 침착하게 대응하셨고, 임철현부장
을 중심으로 한 고객응대팀은 휴일에 조차 생수를 옆에 사놓고 먹으면서 응대해주셨고, 각
사업부도 인원을 빼주면서까지 협조해주셨고, 나머지 분들도 사태를 있는 그대로 잘 받아들
여주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고객 피해 최소화, 투명하게 공개’라는 원칙을 가지고
잘 응대했고, 대책위는 이 원칙을 잘 관철시켰습니다.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이번 사태는 명백히 인재(人災)입니다.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매출이 100억이 넘어가는
회사라면 당연히 해킹에 대비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소홀했습니다. 제 책임이 가장
큽니다. 리더는 이런 걸 대비하라고 있는 존재입니다. 앞날을 개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
길 문제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게 리더가 할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해킹에 대비할 것을 지시
해야 했던 사람은 저입니다. 저는 그 점을 소홀히 했습니다. 그로 인해 조직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사과 드립니다.
그런데 이런 사태를 가지고 저를 비롯해서 누구도 지나치게 자책하거나, 누구를 지나치
게 질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이번 사태는 자칫하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을 정도로
위중했습니다. 다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만 살다 보면 이런 일은 늘 있습
니다. 앞으로도 있을 겁니다. 잘못해서 그럴 때도 있지만 아무 잘못이 없는데도 그럴 때도
있습니다. 사람살이가 다 그렇습니다. 뒤에서 버스가 추돌해서 사고를 당하기도 하고, 정신
질환자로부터 아무 이유 없이 해를 당하기도 합니다. 큰 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이웃집 잘못
으로 불이 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번 카드정보유출 사태는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다는 점
에서 이런 사건과 구별됩니다만, 말하자면 인생이 그렇다는 겁니다. 도둑 맞으려면 백 명이
있어도 아무도 문을 안 걸고 나갑니다. 저는 대비할 수 있었던 것을 못 막았다는 점에서는
자책합니다만 이것도 그럴 수 있다고 스스로 위로하려고 합니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구성원들이 보여준 지혜와 헌신과 희생을 먼저 생각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고객을 생각하려고 합니다. 우리를 지지해준 고객과 우리 자신 때문
에 다행히 매출은 격감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기반이 다져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사태
가 이 정도에서 머문다면 우리 자신과 고객을 위하는 일에 더 힘써야겠습니다.
경영전략회의는 이제 카드정보유출 사태를 마무리하면서 정상 운영하려고 합니다. 반성
하고 재발을 방지하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거기에 너무 오래 머무르는 것은 그다지 좋지 않
습니다. 전략회의는 앞으로 나가는 걸로 지난 것을 평가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
는 것이 지금까지 희생하고, 헌신한 구성원들의 노고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
다.
1
저도 동감합니다. 매출이 급감하지 않는 이상 갈 길을 꾸준히 가는 게 좋습니다. 이 점
에서 또 다른 나라로 진출을 회사의 당면 제1목표로 삼는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동남아 한 나라 진출을 제1순위로


저는 이제, 우리가 한 단계 차원을 달리해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향일선(向日
線)을 보강하는 것은 하는 일을 더 잘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한 나라 선을 여는 것은 차원
을 달리하는 것입니다. 이 둘 중 어느 것을 택할 거냐는 그야말로 선택일 뿐입니다. 이게 맞
고 저게 틀린 게 아니고, 저게 맞고 이게 틀린 게 아닙니다. 이럴 때는 리더가 결정해야 하
고, 리더가 결정한 것을 따라줘야 합니다. 전략회의는 회사 최고지도부입니다. 그런 전략회
의가 결정했으니까 모두 이 방향을 향해 집중해주시기 바랍니다.
어느 나라로 먼저 갈 지는 이제 티쿤전략기획실에서 안을 내고 경영전략회의에서 결정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티쿤전략기획실이 없었으니까 제가 안을 냈지만 담당부서가 생겼으
니까 제가 낸 안을 바탕으로 기본안을 마련하게 될 겁니다.
저는 지난 번에 태국으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계속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태국은 후순위로 미루고 방향을 조금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 역시 제 의견입니다. 결정은 티쿤전략기획실에서 할 겁니다. 다만 지금까지 상황을 잘
정리해야 앞으로 나갈 때 참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서 정리합니다.
저는 일할 때 대개 이렇게 합니다. 먼저 큰 틀에 맞는 세부 목표를 정합니다. 그리고 조
사하고 추진해보면서 수정합니다. 태국은 동남아를 상징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일단 태국
을 목표로 세우고 조사하면서 수정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목표가 왔다 갔다 하는 약점은 있
습니다만 일은 확실히 진척됩니다. 막연하게 그림만 그리는 것보다, 큰 그림에 속하는 작은
일을 실제로 해보면 큰 그림으로 가는 방향이 뚜렷해집니다.
‘일본 외 또 다른 나라로 진출’이 큰 그림입니다. 이 그림을 그리려고 여러 번 세부 목
표를 정하고 조사하고 수정했습니다.
2015년 7월에 독일진출 조사팀(팀장 최욱)을 구성했습니다. 조사만 하고 더 이상 진행하
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올해 미국으로 진출하겠다고 말하고 준비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도
진행하다 보니 순조롭지 않았습니다. 이때 월경(越境) 비즈니스는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 향
하는 게 기본임을 배웠습니다. 이 교훈을 바탕으로 태국진출을 모색했습니다. 이것도 해보니
까, 태국은 법인을 만들 때 태국인이 51% 지분을 가져야 하는 규정이 있어서 진척이 잘 되
지 않았습니다.
독일-미국-태국으로 계속 바뀌니까 참 낯 뜨겁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치밀하지 못하
고, 말부터 덜컥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방식은 장점도 참 많습니다. 무엇보다 조사할 게 명확해지고, 비용이 덜 들어
갑니다. 만약, ‘다음에 어느 나라로 할 지를 조사한다’고 범위를 넓혔으면 오히려 막막하고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방식이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느낌으
로 어떤 나라를 찍고 조사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러면 늘 생각만 하고 일이
진척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해서 크게 손해난 것도 없습니다. 독일, 미국,
태국 관련 정보도 잘 얻었습니다. 독일 진출을 조사하면서 미국 진출 아이디어를 얻었고, 미
국 진출을 준비하면서 월경(越境) 비즈니스 방향을 알게 되었고, 태국 진출을 추진하면서 동
남아 진출 원칙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제 월경 방향과 원칙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방식으로 해외직판 지원 플랫폼 사업까지 왔고, 일본 영업소와 중국 법인을 세웠습니
다. 계속 계산만 했으면 이것도 다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틀릴 수 있습니다만 저는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해외진출 원칙과 기준을 다
음과 같이 정하려고 합니다. 이것은 제 기준입니다. 회사 전체로는 티쿤전략기획실이 생겼으
니 제 기준을 참조해서 다른 기준을 정할 겁니다.

1. 동남 아시아 한 나라로 티쿤 직영 아이템을 먼저 내보낸다.


2. 한국 이용사를 데리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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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본 이용사를 모집한다.
4. 미국, 중국 이용사를 모집한다.
5. 동남 아시아 한 나라에 기반이 닦이면 또 다른 나라로 간다.

대상 동남아시아 국가는 다음과 같아야 한다.


1. 영어로만 사이트를 만들어도 되는 나라
2. 해외법인 설립이 자유로운 국가
3. 통관 등 문제가 적은 나라
4. 전자상거래가 적절히 발전해 있는 나라

이런 기준으로 봤을 때 저는 태국은 선순위이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전략기


획실은 다른 이유로 태국을 선순위로 둘 수 있습니다.
저는 일본 외 제1순위 타국(他國)으로 영어 공용어 국가가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을 것 같
습니다. 태국 진출을 추진하다가 많은 조언을 얻었습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조언은, 영어
사이트는 하나만 만들면 여러 나라에 쓸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이걸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우선 한 나라로라도 나가는 데 정신이 팔렸기 때문입니다.
조사를 해보니 영어 공용어 나라는 무려 73개국입니다. 이중 인구 5천만 명 이상 나라
가 6개, 1천만 명~5천만 명 나라가 11개였습니다. 이중에는 법으로는 영어가 공용어가 아니
지만 공용어처럼 쓰는 미국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 나라 외에
말레이시아등은 공용어는 자국어인데 영어로만 된 전자상거래 홈페이지가 통하는 나라였습
니다. 이런 것도 조사를 하기 전에는 전혀 알지 못하던 사실이었습니다.

영어를 쓰는 동남아시아로 진출하면 그 운영 인력으로 또 다른 영어 공용어 국가로 진


출하는 게 무척 쉬워집니다. 이 점을 그다지 생각하지 못했다는 게 어떻게 보면 참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제 한계입니다만 인식이 발전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생각할 수
있는 게 조금이다가 조사를 진행하면서 풍부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글도 처음에 쓸 때는 간
단한 줄 알았는데 쓰다가 보면 계속 관련되는 사실이 늘어납니다. 이게 사람 생각이 발전하
는 경로이기도 합니다.
이래서 저는 지나치게 깊이 생각하기 보다 일단 작은 실천을 하는 쪽을 택합니다. 생각
과 현실은 아무래도 잘 맞지 않습니다. 위험하지 않은 범위에서 시작해보면 실체가 조금씩
드러납니다.
가려고 하는 동남아 한 나라의 범위는 많이 좁혀졌습니다. 이제 이 범위에서 다시 조사
를 해보고 결정하면 됩니다. 해보니 술술 풀리면 그 나라로 하면 되고, 잘 안 풀리면 또 다
른 나라를 조사해보면 됩니다. 고집만 부리지 않으면 됩니다. 처음 결정했으니까 어떻게든
해야 한다는 것은 아집일 뿐입니다. 목표는 어떤 한 나라로 나가는 것이니까 과정에서 나라
는 언제라도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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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관이 쉬워야 하고, 전자상거래가 어느 정도 발전되어 있어야 하고, 국제배송이 잘 되
어야 합니다. 법인 설립도 쉬워야 합니다. 태국은 말씀 드린 대로 법인을 세우려면 태국인이
51% 지분을 가져야 하고, 언어도 태국어여서 확장하기 어려워 일단 후순위로 돌리는 게 낫
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특별지구입니다. 동남아로 나가기 전에도 나갈 수만 있으면 나가야 합니다. 다만
중국은 나라도 크고 도전할 가치도 워낙 큰 반면, 규제가 심하고 상황 파악도 어려워서 특별
히 다루고 있습니다. 특별히 다루기 위해 중국 전문가인 박용만 실장을 합류 시켜서 계속 조
사하는 중입니다. 특별히 배치했기 때문에 곧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직영, 한국, 중국, 일본이용사


동남아 한 나라로 나갈 때 선발은 현재 티쿤 직영 사이트입니다. 티쿤의 강점은 직영사
이트가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나라로 나갈 때 우리 자신이 나가면 되니까 다른 사이트 눈치
를 안 봐도 됩니다. 조사도 다해놓고 준비도 다해놨는데 나갈 사이트가 없으면 참 난감해집
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 스스로 나갈 수 있습니다. 나가서 어느 정도 기반을 닦아두면
안 따라올 사이트가 그다지 없습니다.
우리가 먼저 나가고 한국 현 티쿤 이용 사이트들이 따라 나가고, 중국 사이트들이 따라
나간 상태에서 일본 이용사를 모집하면 됩니다.
여기서 일본이 정말 중요합니다. 지난 번에도 말씀 드렸지만 현재 아도프린트와 티쿤재
팬 고객은 12만5천 명입니다. 이중 60% 정도는 법인(法人)으로 추정됩니다. 아도프린트와
티쿤재팬 고객은 구매자입니다만 이 중 상당수는 가망(可望) 판매자일 게 분명합니다. 우리
가 12만5천명 고객을 갖고 있다는 건 어마어마한 강점입니다.
저는 2년여 동안 고군분투(孤軍奮鬪)하여 직영 외 겨우 30개 사이트를 오픈 했습니다.
이중 5개는 폐점했고 25개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결코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많지 않습니
다. 이유는 일본으로 나가자고 얘기할 대상이 아예 없어서 황무지를 개척한 셈이기 때문입니
다.
12만5천명 고객 중에는 2007년부터 만난 분들도 계십니다. 3년 이상 만난 분들만 따져
도 5만 명이 넘습니다. 이분들 모두 판매자는 아닙니다. 다만 이분들 중 꽤 많은 사람이 가
망판매자일 것이고, 아니더라도 최소한 우리가 일본에서 설명회를 하면 주변에 추천해줄 수
있는 분들입니다. 12만5천 고객 중 0.1%만 참여시켜도 115개 사이트입니다. 0.1%면 천 명
중 한 명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비록 한국에서 일본으로이지만 뚜렷한 실적이 있습니다. 실적이 있다
는 게 우리 강점입니다. 몇몇 해외직판 지원 사업체가 있지만 그들에게는 이렇다 할 실적이
없습니다. 입으로는 뭘 못합니까? ‘할 수 있다’는 말과 ‘했다’는 말은 차원이 완전히 다릅니
다. 우리는 이미 일본에 직판한 경험이 있고, 이용사를 내보낸 경험이 있습니다. 이 경험을
정확하게 전달하면 12만5천 고객을 기반으로 많은 이용사를 모을 수 있을 겁니다.
시스템도 이전보다 훨씬 안정되었고, 마케팅 경험도 쌓였고, 이용사를 지도한 경험도 있
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최근에 우리는 티쿤플랫폼을 쓰지 않고 자사(自社) 쇼핑몰로도 해외
직판할 수 있는 길까지 열어뒀습니다.
이 정도 조건이면 또 다른 한 나라로 나가는 길만 열면 매우 빨리 안정이 될 거라고 생
각합니다. 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것도 시간이 많이 걸릴
거라고 하면 신중하게 보일 거고 실수는 안 하게 되겠지만, 저는 한국 이용사를 모은 것에
비하면 엄청난 속도로 빠를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건 일본에 12만5천 명 고객이 있기 때문
입니다.
일단 동남아 한 나라를 열어 한국이 먼저 진출하고 일본과 중국이 진출하게 되면, 이 모
두를 데리고 또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은 그냥 가던 길을 계속 가는 것만큼 쉽습니다. 흥분되
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동남아로 간 다음에 세계 각지로 나가는 것 역시 시간 문제입니다.
중국법인에게도 동남아는 정말 매력 넘치는 시장입니다. 거리가 가깝습니다. 그리고 중
국의 공산품은 동남아에서 먹힙니다. 또 가망판매자가 넘칩니다. 이를 위해서도 중국은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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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직판 이용사를 모아서 연습해야 합니다. 동남아가 열릴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중국에서는 주중한국대사관이나 주중한인회를 상대로 먼저 설명회를 해도 됩니다.
중국법인은 이미 일본직판 직영사이트를 운영하고 있고 경험도 축적했습니다. 조금은 더
서둘렀으면 좋겠습니다. 중국에서는 한국 이용사들이 진출한 상황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관
리자 페이지를 열어놓고 설명해도 됩니다. 전혀 문제 없습니다.
처음에 한국에서 일본직판 이용사를 모집할 때는 우리를 빼고는 사례도 없었고, 시스템
도 약했고, 경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일단 설명회를 열었고 이용사를 모집했습니다. SNS
로 홍보부터 했습니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다 갖추고 하려 했다면 절대로 여기까지
못 왔을 겁니다. 일단 설명회부터 열면 됩니다. 한 명이 오든 두 명이 오든…….

직영사업부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동남아 한 곳으로 나가게 되면 직영사업부도 나갈 준비를 했으면 합니다. 일단 한 나라
가 정해지면 나갈 수 있는 곳인지 없는 곳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동남아로 나갈 때 최소한 공기간판과 용기는 무조건 되리라고 봅니다. 다른
사이트들도 판단하면 됩니다.
당장 할 일이 없다고 해도, 생각을 하고 있는 것과 아닌 것은 전혀 다릅니다. 정확하지
는 않지만 페이퍼마트(http://www.papermart.com/)는 포장재만 팔아서 한국 대기업에 준하
는 매출을 올리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각 사업부는 사업부 아이템만으로도 큰 규
모 사업을 일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템마다 독특한 오픈마켓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금 오더메이드
상품 월경 오픈마켓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오더메이드 상품 월경 오픈마켓을 만들어서 우
리 것도 팔고 각 나라 것도 팔았으면 합니다.
이런 걸 염두에 두고 직영 사업부도 월경 비즈니스를 구상하기 바랍니다.

각 사업부문의 독립
회사 전체는 월경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직영 사이트는 분리하기로 이미 결정했습니다. 저
는 월경비즈니스에 집중하기 위해서도 직영 사이트는 빨리 분리하는 게 좋고, 직영 사이트를
위해서도 분리는 빨리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직영사이트, 영업부문, 일본과 중국의 법인도 형식만 분리하는 게 아니라 내용도
더 철저히 분리했으면 합니다.
관리하거나 감독하지 않을 것이고, 수익을 어떻게 쓰는지도 따지지 않을 겁니다. 다만
티쿤글로벌은 주주로서 권한만 행사할 겁니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뜻입니다. 경영
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알아서 하라는 것입니다.
제가 봤을 때, 티쿤 각 직영사업부 리더와 구성원의 기량은 티쿤이용사를 훨씬 능가합니
다. 혼자 하면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성장한 조직에게는 자율권과 재량권을 많이 줘
야 오히려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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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246회]

생각하는 방법

2016. 9. 30. 금요일.

저도 새로운 수단이나 방법을 잘 만들고 남들이 하지 않는 생각을 해낸다는 평을 듣습


니다.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 지원 플랫폼 자체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시피 합니다. 온라인
판매 회사가 일본에 오프라인 영업 조직을 연 것도 드문 일입니다. 최근에는 ‘(가칭) 자사(自
社)몰 현지화 해외직판 지원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직영사업부를 분사(分社)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템 별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 방면에 걸쳐 남들이 하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내고 추진하곤 합니다. 결과가 그다지
나쁘지 않았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일을 잘한다는 것은 결국 수단과 방법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목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수단과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목표는 누구나 세
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는 잘 찾기 어렵습니다.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매출을 올릴지는 찾기 어렵습니다. 다이어트
를 목표로 세우는 것은 쉽지만 방법과 수단은 마련하기 어렵습니다. 누구나 공부 잘하기를
목표로 세우지만 ‘수단’과 ‘방법’을 찾아내는 건 극히 소수입니다.

목표가 뚜렷해야
그래도 목표가 뚜렷하면 수단과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됩니다. 가끔씩 사람들은 목표와
수단을 혼동하기도 합니다.
플랫폼 사업이 우리 사업에서 중심이라고 선포한 뒤에도 저는 약간 밀어 부치다시피 하
면서 용기(容器) 직판을 시작했습니다. 플랫폼 사업을 중심에 둔다고 하더니 다시 직판에 손
대는 걸 보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제 목표는 이익을 내는 겁니다. 그 당시 저는, 용기 직판이 플랫폼 사업보다 규모는 작
지만 확실하게 이익이 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플랫폼 사업에 집중한다고 해놓
고도 용기 직판하는 게 저에게는 전혀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그때 의문을 가져야
하는 것은 용기가 잘 팔릴 거냐 아니냐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그건 플랫폼 사
업이 아니니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목표와 수단을 혼동했기 때문에 생긴 혼란입니
다. 저는 확실히 돈벌이가 되니까 플랫폼 사업을 합니다. 돈벌이가 안 되면 플랫폼은 당장
집어치워야 합니다.
이점에서 저는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 잘 잡는 고양이가 최고라는 실용주의를
존중합니다. ‘가난이 사회주의가 아니다’는 등소평(鄧小平)의 말도 수단과 목표라는 점에서
음미 할만 합니다. 가난할 거면 그게 어떤 주의든 하면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플랫폼은 목
표가 아닙니다. 목표는 이익을 내는 겁니다. 다만 지금은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 플랫폼 사
업이 가장 큰 돈벌이가 된다고 판단하니까 그걸 목표로 삼을 뿐입니다.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은 매우 훌륭한 방침입니다. 이 방침도 현실에 적용하게 되면 당
연히 바꾸어야 합니다. 이 방침은 제가 만든 것입니다만 저도 이걸 계속 쓰다 보면 틀렸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유스킨 사이트를 운영하는 최윤정 대표가 일본 아마존에 상품을 올렸더니 광고도 안 했
는데 매출이 독립몰의 반이 나왔다고 경험기를 썼습니다. 또 어떤 분이 한류 상품을 아마존
에서 잘 판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저는 독립몰도 더 이상 고집하면 안 되는 개념
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유스킨과 아마존 판매자의 경험을 들어보면 온라인 수출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은 현지화입니다. 독립몰이 유일한 수단은 아닙니다. 어떤 상품이 해외 오픈마켓
에서 잘 팔리면 당연히 그것을 지원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은 여전히 우리에게 핵심 정책이지만 해외쇼핑몰 현지화 입점도 보조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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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정책은 현실에 맞게 바뀌어야 합니다. 정책이 현실을 잡아먹게 되면, 침대 길이에 맞춰
남으면 다리를 자르고, 모자라면 잡아 늘이는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려면 생각이 유연해야
합니다. 생각이 유연 하려면 방법을 마련해야 합니다.

경청하고 수용하기
생각이 유연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 생각을 잘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 생각을 잘 받아들이려고 제가 쓰는 방법은 ‘안 된다’는 말을 안 하고, 평소에 ‘남을 비
판하지 않기’입니다. 저는 이 방법으로 정말 큰 효과를 봤습니다.
저는 원래 따지기 좋아하고 평가하기 좋아했습니다. 저는 학생운동을 했고, 정치를 했습
니다. 30대 때는 한 정치 진영의 대표 논객이었습니다. 그 무렵 정치 잡지를 만들었는데, 제
가 만든 정치 잡지가 꽤 인기 있었습니다. 제가 유명인들을 인터뷰하면서 논쟁을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무수히 많은 논쟁을 했습니다. 말씀 드렸듯이 30대 때 이미 정치 관련 책
을 썼습니다. 책 쓰는 건 이미 어떤 주장에 반대하는 걸 전제로 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도
토론과 논쟁을 많이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파악하는 능력도 있습니
다.
그러다가 정치에서 실패했고, 1차 사업도 실패하면서 그다지 말을 안 하게 되었습니다.
이 무렵 사람을 탐구하는 어떤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이때, 가르쳐서 사람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것, 수용과 긍정이야말로 상대도 나도 성장시키는 힘이라는 것을 제대로 배웠습니
다.
그 전에도 약간 그렇긴 했지만 이때 이후 저는 사람과 대화할 때 부정하는 말을 안 하
게 되었습니다. 부정하는 말을 안 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목에서 부정하는 말이 나오면 저
자신이 즉각 알아채고 부정하는 말을 막고, 저쪽 구석에 있는 긍정하는 말을 데리고 올 수
있게 됩니다. 가끔 통제가 안 될 때도 있지만 상당히 많이 성공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건 안 된다’는 말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저는 누가 의견을 내어도 일단
수용하는 말부터 합니다. ‘그래?, 좋은 의견 같은데……’ 하는 말부터 합니다. 말을 그렇게
하면 생각도 말을 따라갑니다. 이것도 연습하면 됩니다. ‘좋은 의견일 수 있지’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그렇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그게 되게 할 방법을 같이 진지하게 찾아
봅니다. 이렇게 되면 상대방도 무척 편안해집니다. 억지로 논쟁할 필요가 없어지고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런데 방법을 찾아도 방법이 찾아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의견이 적당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상대가 먼저 ‘이건 좀 재검토 해봐야겠네’하고 말합니다. 제
가 먼저 안 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는 게 힘들 것 같지만 사실은 훨씬 힘이 덜 습니다.
안 된다는 말을 먼저 해버리면 안 되는 이유를 찾게 되고, ‘그래?’ 하고 호기심을 가지는
말을 먼저 하게 되면 당연히 같이 방법을 찾게 됩니다. 안 된다는 말은 상대를 거부하는 말
이고, 된다는 말은 상대를 수용하는 말입니다.
말은 행동이고 실천입니다. 긍정하는 말을 하면 긍정 에너지가 나오고, 부정하는 말을
하면 부정 에너지가 나옵니다.
앞서 말한, 사람을 탐구하는 모임의 고수와 다른 모임에 속한 적이 있습니다. 그 모임의
단톡방이 있는데 그 중 세 명이 하루 종일 정치와 경제 얘기를 하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이
질려 할 때가 있었습니다. 세 명 다 은퇴자였고 세상 일 간섭하기 좋아하고, 정말 말이 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단톡방에서 전 세계 정치와 경제를 들었다 놨다 합니다. 이 단톡방은 모
임 성격상 빠져 나가기 좀 그렇습니다. 하루 종일 셋이 떠드는 게 한심해 보여 메시지 도착
알림 소리를 죽여놓기도 하지만 카톡에 안 읽은 메시지가 있다고 표기되는 것도 싫은 멤버
도 많았습니다. 그때 따로 고수에게 상의한 적이 있습니다. ‘이 분들 위해 따로 방을 하나 만
들라고 할까요?’. 답변은, ‘놔두세요. 언제까지 저러겠습니까? 좀 지나면 할 말도 없습니다.’
그리고는 태연하게 ‘덕분에 세상 이야기 잘 들어서 참 좋습니다’하고 오히려 추임새를 넣습
니다. 과연 그랬습니다. 한 두어 주 열심히 메시지 하더니 안 합니다. 그리고 요즘은 그 중
한 분이 매일 아침에 어디서 받은 아침 메시지를 카톡방에 올립니다. 생각해보면 그 분이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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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아침 그렇게 어디서 받은 메시지라도 전해주니까 단톡방이 유지가 됩니다. 고수의 조치가
정말 현명했습니다. 고수는 그 분이 올린 아침 메시지에 적당히 응대를 해줍니다. 고수는 어
쨌든 수용해준 것입니다. 고수가 손해 본 게 뭐가 있습니까? 고수는 수고한 거라고는 가끔
응대한 것뿐인데 그 단톡방에서 확실한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굳이 제제하지 않아도 저절로
정화되는 거였고,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이었습니다. 굳이 대화하는 걸 제재해서 썰렁하게
할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저는 그 인내심에 정말 놀랐습니다.
고수와 같이 바닷가에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밤 늦게 들른 술집에서 회가 정말 바닥에
깔릴 정도로 나왔습니다. 제가 좀 투덜거렸더니, 이 분이, ‘주인이 밤 늦게 많이 먹으면 살찔
까 봐 조금 준 거야. 그냥 이것만 먹어’. 정말 대단한 내공입니다. 제가 주인에게 투덜거린다
고 해서 바뀔 게 뭐가 있고, 또 기분 좋을 일이 뭐가 있었겠습니까? 고수가 옳았습니다. 고
수는 다른 일에서도 절대 투덜거리거나 비난, 비판하지 않습니다. 고수가 확실히 옳았습니다.
부정하는 것은 참 편합니다. 될 수 있는 것보다 안 되는 이유는 당연히 훨씬 많기 때문
입니다. 사람 말 중에 긍정하는 표현보다 부정하는 표현이 10배 이상 많다고 합니다. 음식
맛도 맛있다는 단어는 ‘맛있네’, ‘환상적이네’ 정도지만 마음에 안 드는 표현은, 달다, 쓰다,
시다, 짜다, 맛이 넘었다 등등 훨씬 많습니다.
안 된다는 말을 안 하려고 애쓰는 게 정말 개인이 성장하는 데는 엄청나게 도움이 됩니
다. ‘그건 안 돼요’ 대신 ‘아 그럴 수도 있나요?’ 하고 말하는 게 훨씬 자기 자신에게도 상대
에게도 좋습니다. 안 된다고 하면 방법을 찾을 노력을 아예 안 해도 되지만 수용하려고 하면
자연스럽게 방법을 찾게 되거나 상대 의견을 잘 듣게 됩니다.
특히 비즈니스를 할 때는 ‘안 된다’는 말은 하는 게 아닙니다. 누가 요구했을 때 도저히
안 될 경우도, ‘이러저러한 게 충족 되면 되겠네요’ 하고 말해야 합니다. 비즈니스 하는 사람
은 상대방이 스스로 낸 제안을 스스로 철회하게 만들어야지, 먼저 안 된다고 하는 건 정말
하수입니다.
제일 화가 나는 경우는 제도 때문에 안 된다고 하는 때입니다. 얼마 전에 주거래 은행에
가서 융자건을 상담했습니다. 그랬더니 과장이 ‘이제 티쿤글로벌은 중기업으로 분류되기 때
문에 이자가 더 올라갑니다’ 하는 겁니다. 그래서, ‘아니 중기업이 되었으면 돈도 더 많이 쓰
고 회사도 안정되었다는 건데 왜 이자를 더 받습니까?’ 했더니, 이 바보가 ‘은행 규정이 그
래요’ 하는 겁니다. 당연히, ‘왜 그런 규정이 생겼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본점 규정이 그래
요’하는 겁니다. 더 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람이 꽤 있습니다. 본질을 알아듣지 못하
고 규정과 제도를 얘기하는 사람하고는 말해봤자 피곤해집니다.
제도와 규정은 본질을 지키기 위한 것이어야지, 제도와 규정 때문에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을 안 하는 게 참 이상합니다.
그런데 뜻밖에 ‘우리는 그런 거 안 합니다’ 하는 말을 참 많이 합니다.
사람들은 안 된다는 말을 참 쉽게 합니다. 심지어는 저하고 이야기할 때도 안 된다는 말
을 쉽게 합니다. 사실 이 분야에서는 제가 훨씬 더 많이 생각했고, 또 성과도 많이 냈습니다.
엄연한 사실입니다. 제가 해보라고 하면 일단 될 일이 훨씬 많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참
많은 사람들이 안 된다는 말을 먼저 해버립니다. 이건 적절하지 않습니다. 안 된다고 했는데
되면 어떻게 할 겁니까? 바보 같은 행동입니다. 그리고 처세도 참 잘못하는 겁니다. 그래도
명색이 CEO인데 안 된다고 해서 좋을 게 뭐가 있습니까? 물론 저는 제가 CEO니까 따르라
는 요구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상급자에게 ‘안 된다’는 말을 하는 건 어리석기까
지 한 행동입니다.
요령은 말씀 드린 대로, ‘아 그게 될 수도 있겠네요. 이런 문제는 해결해야겠습니다.’ 하
고 말해주는 게 무조건 좋습니다. 상대에게도 좋고, 자기에게도 좋습니다. 처세술로서 좋다
는 게 아닙니다. 일단 수용하면 내 생각도 유연해지기 때문입니다.
이와 비슷한 건데 ‘Yes, But 화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일단은 수용부터 해놓고 그 다음
에 안 되는 걸 이야기하라는 뜻입니다. 대화 원리로서는 무척 비슷합니다. 이 이야기도 전언
에 여러 번 썼습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3
‘(가칭) 자사(自社)몰 현지화 해외직판 지원 서비스’는 분명히 개선입니다. 지금까지는
티쿤이 만든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으면 해외직판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를 활
용하면 각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를 일본어로 번역한 걸 기본으로 현지화 해외직판
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포토북처럼 특별한 프로그램이 들어간 사이트, 오더메이드 상품, 사
이즈 베이스 상품, 기제품 판매 사이트여도 그 사이트만 갖고 있는 서비스 등도 모두 일본어
로 번역만 하면 우리를 이용해서 현지화 해외직판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이용사는 자사몰을 쓸 수도 있고 티쿤2.0을 쓸 수도 있으니까 우리는 더
많은 이용사와 만날 수 있습니다.
작아 보이지만 이건 매우 큰, 조금 더 세게 이야기하면 엄청난 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이 개선은 프로그램을 손 대야 하는 영역이 무척 적습니다. 나중에는 물론 정산이
나 물류 관련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지만 당장은 수동으로 해도 될 정도입니다. 수동으
로 하다가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충분합니다.
당장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우리가 포괄하지 못하던 영역도 할 수 있다는 점은 엄청
난 장점입니다.
자사몰 현지화 해외직판 지원 서비스는 큰 흐름에서 보면 큰 진전입니다. 이건 우리 내
부에 있는 현지화 쇼핑몰 구축은 티쿤플랫폼 안에서만 된다는 고정관념을 깬 것입니다.
저는 고정관념을 깨는 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가져다 준다고 생각합니다. 남들과 똑
같이 해서는 이기기 어렵습니다. 자기만의 비즈니스를 해야 합니다.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은 많은 사람이 하고 있는 역직구, 해외쇼핑몰 입점이라는 방법
을 깬 것입니다. 그리고 이걸 플랫폼으로 만든 것은 티쿤글로벌만 제대로 했습니다. 역시 고
정관념을 깬 것입니다.
최근 고객 카드정보가 유출되어서 무척 곤란한 사정이기는 합니다만, 전체로 보면 티쿤
은 크게 성공했습니다. 우리가 성공한 건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을 했기 때문입니다. 현지
화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였습니다. 현지화는 온라인 무역에서 성패를 가르는 요인입니다. 여
러 사람들이 온라인 수출에 뛰어들었지만 철저히 현지화한 것은 티쿤이 거의 유일했습니다.
그리고 홍보와 마케팅에 대담하게 투자한 것도 고정관념을 깬 것입니다. 이건 특별하다
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다른 회사가 하지 않았거나 못한 건데 우리는 했습니다.
도구를 개선하면 생산력이 오릅니다. 새 생산방법을 도입해도 생산력은 오릅니다. 개선
은 생산력을 올리는 가장 유력한 수단입니다.
개선은 그 동안 하던 방법을 버리고 새 방법을 쓰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고정관념을 버
려야 합니다.
왜 꼭 구상(具象)을 그려야 하나 하는 의문에서 추상(抽象)이 나옵니다. 왜 꼭 있는 사실
만 묘사해야 하나 하는 의문에서 자연주의를 넘어서 지향(指向)을 추구하는 사실주의가 나옵
니다. 정신의 흐름을 묘사하면 안 되나 하는 의문에서 심리주의나 초현실주의가 나옵니다.
늘 하던 데서 벗어나야 합니다. 생각도 정책도 늘 하던 거기서 벗어나야 합니다.
개선을 할 때 개인도 성장합니다.
도구를 개선해서 자연을 바꾸면, 그 바꾼 자연이 사람을 한 단계 성장 시킵니다. 노동은
사람들을 만족시키려고 자연을 개조하는 행동입니다만 그 결과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사람이 활동해서 사회를 개조하면 그 결과 사람을 성장시킵니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개선, 개혁하는 것은 회사를 발전 시키기도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개인을 확실히 성장시킵니다.
개선, 개혁은 성장하려면 꼭 해야 하는 일입니다. 늘 하던 대로 하는데 무슨 개선이 있
고, 개혁이 있고, 성장이 있겠습니다.
사람의 목표는 성장일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얼핏 말했지만 해외쇼핑몰 입점에 현지화를 접목 시키는 것도 고정관념을 깨는 것
입니다.
고정관념을 깨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용하는 말, 긍정하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아, 그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겠네요. 그게 되면 참 좋겠네요 하고 말하면 방법을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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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갖고 있는 생각하는 방법은 어떤 게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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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247회]

세상과도 소통하기

2016. 10. 7. 금요일.

티쿤 구성원들은 글을 많이 쓰는 편이고 또 꽤 잘 쓰는 편입니다. 참 잘하는 일이고 더


발전시켜야 할 미풍(美風)입니다. 구성원들이 글을 많이 써서 소통하기 때문에 티쿤이 이나
마 안정되어 있습니다.
저는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저는 2009년 6월부터 전언을 썼는데 처음 세 편
은 조직 상황을 정리해서 알리는 글이었고, 네 번째가 ‘소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틈
만 나면 소통하라고 썼습니다. 저도 노력했지만, 전략회의원들이 힘을 보태주면서 티쿤에서
는 많은 사람들이 글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전략회의원들에게 정말 감사 드립니다. 제가 하
부로 하여금 지휘서신을 쓰게 하라고 지시하지 않았습니다. 전략회의원들께서 먼저 산하 조
직에 지휘서신을 쓰라고 지시했습니다. 지휘서신을 쓰도록 하는 게 간부들 성장에 그리고 소
통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휘서신을 쓰는 간부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지시를 잘 이행해주신 덕분에 글로 소통하는 미풍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일선에
서 지휘서신 대신 정기로 생각나눔을 쓰는 직원들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모두가 이렇게 글로
소통해주는 덕분에, 한, 중, 일 세 나라에 걸쳐 100명을 넘을 만큼 급성장한 티쿤이 오래된
조직처럼 안정되어 있습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자유로운 가운데 질서와 규율을 지키는 것도 티쿤의 강점입니다. 일일
이 지시하고, 명령하고, 관리하지 않아도 리더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게 훨씬 더 좋습니다.
티쿤은 대체로 자유롭지만 관리하는 조직보다 규율이 훨씬 강합니다. 자유로운 가운데 질서
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조직상입니다.
사람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요령소리만 듣고 따라가는 눈먼 소가 아닙니다. 또
누구도 티쿤인을 그렇게 대접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티쿤인은 자기 운명을 자기가 결정할
수 있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스스로 알아서 자기 할 일을 하는 자기 인생의 주인입니다. 시
키고, 명령하고, 지시하고, 관리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저는 그런 티쿤을 바라지 않습니다.
상부는 갈 길을 분명히 제시하고, 하부는 자기 의지를 가지고 따르는 티쿤이기를 바랍니다.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회사의 목표가 뭔지, 비전이 뭔지 모르겠어요’하는 불평이 반드
시 나옵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많이 나옵니다. 저는 여러 조직을 이끌어
봤는데 이 불평과 불만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전에도,
저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조직이 하려는 일을 정리하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도 하부 구성원
들은 늘 ‘조직이 뭘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습니다. 정말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제가 조직의 목표와 비전을 더 열심히, 그리고 잘 전하려고 애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나눔 하던 중에 어떤 티쿤인이 ‘그 전 회사에서는 사장님하고 만날 기회도 없었
는데, 티쿤에서는 이렇게 매주 전언으로 회사가 하려는 일을 알려주어서 너무 좋습니다’ 하
는 말도 들었습니다. 저도 참 기뻤습니다.
저는 전언쓰기를 가장 중요한 일로 여깁니다. 때로는 내용이 그다지 잘 정리되지 않아서
발표하기 민망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매주 금요일은 빼먹지 않고 전언을 발표하려고 노력합
니다. 억지로라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저조차도 전언쓰기를 하지 않을
거기 때문입니다. 또 이렇게라도 해야 할 만큼 전언쓰기는 저에게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전
언은 조직 내 소통의 핵심입니다.
조직은 어차피 리더 몫이 90% 이상 입니다. 더구나 티쿤처럼 선례가 없는 일은 리더 역
할이 더 큽니다. 그리고 티쿤은 자금도 여유가 없습니다. 한번 크게 실수하면 회복하지 못할
만큼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리더는 핵심을 꿰뚫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핵심을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저대로 큰 책임을 지고 있지만, 각 사업단위
핵심 간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상품을 다른 한 나라에 파는 일은 단순합니다. 한 상품을 여러 나라에 파는 일도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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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합니다. 그러나 여러 나라의 여러 회사를 또 다른 여러 나라에 나가게 돕는 일은 복잡한
정도를 넘습니다. 선례도 없습니다. 새로 만들어야 할 개념도 많고, 발전시켜야 할 개념도
많습니다. 이 상황에서 제가 전언을 통해 끊임 없이 개념을 정리하지 않는다면 저부터 쓰러
졌을 겁니다.
물론 지금 하는 정도에 머무르면서 적당히 먹고 살려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지
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싶습니다. 일을 재미 삼아 하면 안 되겠지만 저는 이게 재미있고 또 살아가는 보람으로 여겨
집니다. 저는 티쿤을 전 세계로 내보내고 싶고, 또 전 세계 온라인 전자상거래 패러다임을
바꿔보고 싶습니다.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와 관계 없이 저는 그렇게 할 겁니다. 그렇기 때
문에 제가 리더인 한 티쿤에서는 안정이라는 게 없을 겁니다.
늘 도전할 거기 때문에 저와 리더들이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하고, 정리한 것을 잘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조직은 큰 혼란에 빠질 겁니다. 잘 정리하고 잘 전하는 수
단이 글쓰기입니다. 전략회의원들은 제가 지시하기 전에 이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쓰
고, 또 하부에 쓰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티쿤에서는 지금 평조직원도 곧 간부가 됩니다. 제
판단으로는 티쿤은 지금보다 몇 십 배 빨리 성장할 겁니다.
경영전략회의는 내년 3월까지 싱가포르 티쿤을 열기로 했습니다. 싱가포르 티쿤이 열리
면 그 다음부터는 똑 같은 일을 반복하면 됩니다. 어마어마한 속도로 티쿤은 커질 겁니다.
이 상황에서 티쿤인들이 자율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잘 유지하려면 지금 평직원들까지도 소
통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왜냐면 지금 평직원들이 곧 미래의 간부이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 관련해서 저는 다른 사람 하는 말을 잘 알아듣는 축에 속하고 또 상황을 잘
파악합니다. 그건 제가 전언을 쓰는 과정에서 개념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에 된 일입니다. 단
언컨데 일기를 쓰듯이 매주 전언으로 정리하지 않았다면 새로운 상황을 이치에 맞게 이해하
는 것조차 힘들었을 겁니다.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개념을 정리하지 못하면 전하는 건 아예 안 됩니다. 정리되어
있어도 이해시키기 어려운데, 정리조차 되어 있지 않으면 조직은 각자 따로 놀 수밖에 없습
니다. 간부들은 간부들대로 이야기하고, 부하들은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그냥 기계처럼 일하
게 될 뿐입니다. 각자 정리가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대화하고 토론하다 보면 CEO인 제가 이토록 정리해서 설명을 하는데도 우리 비즈니스
의 핵심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를 상당히 자주 봅니다. 제가 설명하는 능력이 부
족해서일 수도 있습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저보다 더 잘 글로 써
서 설명할 수 있고, 저보다 더 자주 반복해서 설명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만큼 티쿤
글로벌의 비즈니스를 제대로 이해하게 만드는 게 힘듭니다.
그런데 비단 티쿤 비즈니스만 그런 게 아닙니다. 소통 자체가 원래 어렵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말하려는 걸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듣는 사람은 제대로 듣지 못합니다.
다수와 다수가 서로 소통하려면 글을 통하지 않고는 어렵습니다. 글을 통한 소통 없이는
상부는 다수에게 자기 의견을 전달할 수 없고, 하부도 충분히 알 수가 없습니다. 티쿤인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모두 글로 소통하는데 힘써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꾸준히 전언을 쓰겠습니다. 간부들께서도 꾸준히 지휘서신을 쓰고, 일선
구성원들은 생각나눔을 쓰기 바랍니다. 이건 서로 격려하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시켜야
할 미풍입니다.
글로 하는 소통이 진짜배기입니다. 말은 반 푼입니다. 벌써 세 나라에 흩어져 백 명이
넘는 조직에서 말로 소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글로 소통하는 일을 꾸준히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생각나눔이든 회고든 매주 쓰라고 강요하는 간부들에게 고맙다고 말씀하시기 바
랍니다. 전세계 어느 회사에서도 다른 건 그다지 강요하지 않으면서 생각나눔, 제언 쓰라고
강요하는 간부들 만나기 어렵습니다. 티쿤에서는 매출 목표를 달성했냐를 가지고 닦달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모두 열심히 했는데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매출 목표 달성은 우리가 어쩔 수 없는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지휘서신은 아주 특별한 경우
가 아니면 지킬 수 있기 때문에 강요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글로 정리하는 게 그만큼 중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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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것을 간부들이 잘 알고 있고, 그건 강요를 해서라도 하게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
문입니다. 정말 훌륭한 간부들입니다. 강요 받는 평조직원은 그런 강요를 감사하게 여기고
억지로라도 하시기 바랍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는 지금 잘하고 있는 소통 수준을 한 단계 높여보라고 제안하고 싶습
니다.

세상과도 소통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을 2004년부터 블로그와 카페로 소개했습니다. 중간에 한참 안 한 적
도 있지만 대체로 지금까지 꾸준히 그렇게 해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SNS로 이용사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SNS로 이용사를 독려하고
있고, SNS로 티쿤 비즈니스를 알리고 있습니다. SNS 활동으로 정말 많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그리고 이걸 통해 저는 참 많이 성장했습니다.
저는 SNS 활용은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해야 할 기본업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 저
는 회사의 본질을 생각해봅니다.
거의 대부분 회사는 경쟁 상황에 존재합니다. 아름다운 공생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경쟁
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회사의 힘을 키워야 하고, 회사원들은 회사
의 힘을 키우는데 무조건 힘을 보태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라는 조직은 ‘나는 세상에
관심이 없어. 그냥 내 할 일이나 잘하고 싶어’하는 성향을 무조건 배척하고 싫어합니다. 그
런 말을 들으면 회사라는 조직은 생존에 위협을 느낍니다. 그런 마음이라면 혼자 농사를 짓
거나 아니면 예술 활동을 하는 게 좋습니다. 전투조직인 회사와 맞지 않습니다.
회사에 속한 이상 전투원이 되어야 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게 싫으면 회사에 다
니면 안 됩니다. 그건 전투할 마음이 없으면 직업군인이 되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회사라는 조직은 경쟁을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니까 바깥으로 나가는 걸 좋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걸 받아들인다면 여러분이 부서 안에 머무르면 안 되는 이유도 이해할 겁니다. 할 수
있으면 조직원 전부가 영업 사원이 되어야 하고, 홍보 사원이 되어야 합니다. 최소한 그런
태도를 가지는 사람을 회사는 우대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여러분이 부서 테두리를 넘어 세상과 소통하기를 권합니다. 지금까지
티쿤인들은 주로 회사 밴드로 부서 안에서 소통했습니다. 참 잘했습니다. 이것만도 대단합니
다. 그런데 저는 한 단계 더 나가기를 권합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블로그, 카
페를 통해 세상과 교류하고 소통하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는 게 회사에도 도움이 되고 여러분도 성장하는 길입니다. 세상을 향해 창을
열고 세상과 소통하기 바랍니다. 세상을 향해 창을 열면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개방해야 합니다. 개방은 수 많은 도전거리를 가져다 주지만 도전 없이 응
전 없고, 응전 없이 발전 없습니다. 경제도, 정치도 폐쇄정책으로 발전한 경우는 거의, 어쩌
면 아예 없는 것 같습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개방해야 합니다. 세상과 교류하
고 소통할 때 발전합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웹2.0의 정신에도 참여, 개방, 공유라는 개념
이 있는데, 참여, 개방, 공유는 개인의 삶에도 무척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습니다.
부서 안에 갇혀 있는 건 온실 속 화초나 마찬가지입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바깥으로 나
가지 않고 부서 안에 머무는 건 유치하지 않을까요? 저는 세상으로 나가기를 원하는 사람이
티쿤에 많기를 바랍니다. 저는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하고 같이 할 사람을 찾습니다. 티쿤에서는 그런 사람을 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좀더 개방
하고, 좀더 공유하면서 세상으로 같이 나가기 바랍니다.
티쿤은 전세계로 나가려고 합니다. 이런 조직에서 구둘장군은 곤란합니다. 방안에서만
장군노릇 하지 말고 세상과 교류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과 교류한다는 게 특별한 게 아닙니다. 자기의 생각, 경험을 세상 사람과 나누는 게
첫 출발입니다. 얼마 전에 어떤 티쿤인이, 굳이 안 알리려는 건 아니지만 SNS 프로필 난에
티쿤이라고 적고 있지 않다는 글을 쓴 걸 봤습니다. 그리고 자기는 티쿤을 자랑스럽게 생각
하지 못하나 보다 하고 고백했습니다. 이렇게 고백할 수 있는 이 티쿤인은 참 용감합니다.

3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해주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티쿤인 대부분이 그렇지 않을까요?
저는 이런 걸 이야기하는 겁니다. 세상과 소통한다는 건 대단한 게 아닙니다. 개인의 삶
과 회사인으로서 삶을 일치시키자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처음 블로깅을 한 때는 한국 택배박스를 일본에 팔던 지즐 때였습니다. 그때 지즐
은 한국에 두 명, 일본에 세 명 있는 구멍가게였습니다. 자랑할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
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정말 자랑스럽게 일했고, SNS로 지즐을 알렸습니다. 그렇게 공개하
는 건 무조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회사는 크든 작든 자랑스럽게 생각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더 자랑스럽게 키워야 합니다.
내가 다니는 회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자랑스럽게 알리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닐까요?
저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먼저 오픈해야 회사일도 주변과 나눌 수 있습니다. 내가 나를 감추고는 세상과 소
통할 수 없습니다.
저는 회사원이라면 자기 회사를 소중히 여기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널리 알리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는 가정 다음으로 소중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조직은 가정입니다. 가정은 자
기 자신의 연장입니다. 가정이 없으면 자기도 아예 존재할 수 없습니다. 가정은 자기 자신이
니까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 가정을 지탱해주는 건 회사입니다. 동호회, 동창회, 친목회는 없어도 살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은 삶을 풍성하게 해줄 뿐이지 없다고 못 살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친한
친구도, 아니 친구보다 더 가까운 친척도 자기 가정 유지하기도 힘든 판에 내 가정을 돌봐주
지 않습니다. 내 가정은 나만 지킬 수 있습니다. 그 가정을 지킬 수 있는 힘은 회사에서 나
옵니다. 회사가 없으면 가정은 그대로 붕괴됩니다.
당연히 회사를 소중히 여겨야 하고 회사가 잘 되도록 도와야 합니다. 억지로 애쓸 필요
는 없지만 SNS에 음식 사진 올리고 풍경 사진 올리는 정도만큼은 회사 홍보글을 올리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삶이 통일되는 것입니다. 회사는 회사, 나는 나라는 건 불행한 삶
입니다.
개인의 삶과 회사가 분리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는 SNS가 온통 먹는
거와 여행 사진으로 도배가 되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생활을 누구보다 보호
합니다. 회사를 위해 희생하지 말라고 합니다. 솔직히 회사는 회사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회
사는 회사고 내 삶은 내 삶일 뿐이라는 생각은 더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소중히 여긴다면 알리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회사를 홍보하는지 안 하는지 체크하지 않
습니다. 회사 홍보하지 않는다고 잔소리하지도 않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렇게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무엇이든 억지로 강요하지 않습니다. 마음에서 우
러나오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세상과 소통도 억지로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안 한다고 티쿤이 망하지 않습니다. 그
러나 제가 오늘 하는 말을 잘 들어보고 옳다고 생각하면 적극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렇게
하는 게 옳고 또 좋다고 여기니까 권하는 것입니다.
회사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하기 싫은 사람은 할 필요 없
습니다. 티쿤에는 스스로 알아서 하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어차피 티쿤은, 티쿤을 귀히
여기고 티쿤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스스로 티쿤을 홍보하는 사람 힘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티쿤은 그런 사람을 알아봅니다. 제가 바보가 아닌 이상 티쿤을 귀히 여기는 사람을
몰라보겠습니까?
저는 티쿤을 귀히 여기는 사람을 사랑합니다. 티쿤을 귀히 여기지 않는 사람을 제가 귀
히 여길 리는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도 티쿤을 귀히 여기기를 권합니다.
홍보하고 싶지 않은 회사에 다니는 건 불행한 일입니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
는 회사에 다니는 것도 불행한 일입니다. 그런 사람을 데리고 있는 회사도 불행하고, 그런
회사에 다니는 사람도 불행합니다. 빨리 집어치우는 게 낫습니다. 알리고 싶지도 않은 회사

4
에 다니는 것은 인생의 반 이상을 허비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회사에 다니면 언젠
가는 어차피 회사에서 나가라고 합니다. 빨리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
보는 게 좋습니다.
티쿤을 귀히 여기는 사람은 티쿤을 적극 홍보하기 바랍니다. 그 동안은 여러 가지 이유
로 안 했으면 지금부터라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그게 가정을 위하는 길이고, 자기 자신을 위하는 길입니다. 그리고 이게 잘 통일된 삶입
니다. 더군다나 티쿤글로벌은 일부러 그렇게 생각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정말 자랑할만한 회
사입니다. 알릴만한 회사입니다.
회사에서 자기가 하는 고민을 세상과 나누시기 바랍니다. 저는 글 쓸 때 제가 고민하는
걸 씁니다. 자랑하고 싶은 걸 씁니다. 저와 멀리 떨어진 건 안 씁니다. 그런데 원래 고전이
라는 게 개인의 사상과 철학을 관철 시키는 수단으로 여러 가지 소재를 끌어들이는데 불과
합니다. 자기 이야기를 쓰면 됩니다. 단, 자기가 쓰는 이야기 중에서 회사에서 생활이 중심
이 되면 그게 세상으로 나가는 통로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살짝 형식을 덧붙인 게 SNS 활용
일 뿐입니다.
티쿤은 세상으로 나갑니다. 그에 맞는 티쿤인이 되도록 합시다.

5
[전언(傳言) 248회]

싱가포르로 간다

2016. 10. 14. 금요일.

내년 3월까지 싱가포르 진출
경영전략회의는 내년 3월까지 싱가포르향 티쿤 서비스를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본향
외 첫 번째 타국향 서비스입니다.
경영전략회의는 싱가포르가 인구는 550만 명으로 적지만, 외국 기업이 활동하는데 장애
가 거의 없고, 전자상거래업이 활발하고, 티쿤 직영 아이템이 진출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
습니다. 그리고 일본 외 타국에는 처음 가는 것이어서 나라 규모만 보고 가기 보다 인구는
작아도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곳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싱가포르에 진출하고 나면 또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은 더 쉬워지고, 빨라집니다. 뭐
든지 처음 할 때가 어렵지 한번 하고 나면 수월해집니다.
티쿤글로벌이 투자 없이 이렇게 살아남아 100명 넘는 규모로 성장한 것은 기적입니다.
투자 없이 스스로 벌어서 살았기 때문에 확대는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냥
제자리에서 열심히 경험을 쌓고, 비즈니스 모델을 정교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돈이 있어
서 막 벌렸더라면 오히려 실패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다져서 이제 일본향 외 싱가포르
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정말 흥분됩니다.
개별 기업이 자기 물건을 다른 나라 소비자에게 파는 경우는 이제 꽤 늘었습니다.
thejamy.com, dholic.jp 등이 대표입니다. 티쿤은 기업으로 하여금 해외에 팔 수 있도록 돕
는 게 주 서비스입니다. 자기 물건을 파는 서비스와 전혀 다릅니다.
티쿤처럼 개별 기업을 해외에 팔 수 있는 월경(越境) 플랫폼 서비스를 하는 회사도 이제
계속 생기고 있습니다. 큐텐(qoo10.jp) 카페24, 메이크샵, 그리고 라쿠텐의 일부 서비스가
티쿤과 같은 월경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월경 플랫폼 서비스는 티쿤을 포함
하여 이렇게 다섯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중 티쿤이 규모는 가장 작지만 내용에서는 압
도하고 있습니다. 이 다섯은 비즈니스 모델이 조금씩 다른데 티쿤은 독립몰해외직판을 중심
으로 철저한 현지화에서 다른 넷과 구별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월경전자상거래 플랫폼 서비스는 차세대 전자상거래 모델입니다. 저
는 티쿤을 포함한 다섯 서비스 외 다른 서비스를 알지 못합니다. 과문한 탓일 수 있지만, 해
외정보에 밝은 이찬희 과장도 모른다고 하니 아직은 다섯 사이트 외에는 월경 플랫폼 서비
스는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있다고 해도 우리가 모를 만큼 아직은 세력이 약합니다.
이베이, 아마존, 타오바오나 티몰, 라자다 등의 월경은 판매자를 해외로 나가게 하는 모
델이 아닙니다. 그 나라에 자기 쇼핑몰을 새로 여는 방식입니다. 말하자면 미국의 코스트코
가 한국에 코스트코를 여는 식입니다. 이건 월경전자상거래가 아닙니다.
월경전자상거래 플랫폼 서비스 분야에서만큼은 티쿤이 선두 주자입니다. 선두 주자인 티
쿤이 이제 일본 경험을 바탕으로 싱가포르로 향하는 것입니다.
티쿤 모델은 효율이 매우 높습니다. 티쿤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운영 책임을 이용사가 집
니다. 티쿤은 오로지 인프라만 제공합니다. 이 방식은 영업 관련 모든 책임은 이용사가 지므
로 이용사가 회원을 유치하고, 고객을 응대하고, 마케팅을 합니다. 모든 책임을 이용사가 지
고 성패도 이용사의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영업 관련해서 이용사는 티쿤에게 전혀 의존하지
않고 티쿤도 전혀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이 방식 때문에 이용사는 매우 적극적입니다. 현재
일본향 티쿤 이용사들은 티쿤플랫폼에 불만을 갖지만 하지만 영업 영역에서만큼은 누구도
우리를 탓하지 않습니다.
이 방식으로는 사이트 운영을 이용사가 하므로 해외로 나갈 때 티쿤이 감당해야 할 비
용이 매우 적습니다. 극단으로는 나가려는 나라에 우리는 법인만 만들면 됩니다. 그러므로
티쿤 비즈니스 모델은 싱가포르에 진출하는 순간 전 세계로 나가는 것도 무척 쉽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직영 아이템이 있습니다. 다른 나라로 나갈 때 나가는 회사가 없을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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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가 만들었지만 기가 막힐 정도로 잘 만들었습니다.
내년 3월까지 싱가포르에 진출하는 일은 우리 핵심 과제입니다. 이 일 말고도 해야 할
일이 참 많습니다. 당장은 마쿠마쿠사업부가 이사를 해야 하고, 나머지 직영사업부와 물류사
업부도 길 맞은 편 좋은 건물로 옮기기로 했으니까 옮겨야 합니다. 또 마쿠마쿠 사업부를 분
리해서 별도 법인을 설립해야 합니다. 이후에 다른 사업부도 분리해야 합니다. 티쿤2.0이 완
성되면 각 이용사 사이트를 2.0으로 개편도 해야 합니다. 대체로 굵직굵직한 일입니다. 이런
중에 우리는 싱가포르 진출을 핵심으로 삼고 추진합니다. 사실 이렇게 하는 게 적절한지 여
부는 아무로 모릅니다. 다만 경영전략회의는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경영전략회의가
결정했으니까 우리는 총의(總意)와 지혜를 모아 잘 집행해야 합니다.

미래 모습
싱가포르에는 우선 우리 직영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명함 등 인쇄
물, 스티커, 실사출력물, 공기간판, 부직포백, 노보리, 용기 중 먼저 내보낼 수 있는 걸 내보
내면서 한국 이용사 사이트들을 진출시킵니다.
우리 직영 사이트와 이용사를 묶어 싱가포르 독립몰 연합 사이트 tqoon.sg(티쿤 싱가포
르)도 만들게 됩니다. 그 다음에 싱가포르에 진출할 중국과 일본 이용사를 모읍니다.
중국과 일본 이용사가 싱가포르 진출에서 자리를 잡으면 중국, 일본 이용사에게 한국향
서비스와 대만향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사이에 별건(別件)으로 중국향 서비스를 준비합니
다. 중국향 서비스를 늘 별건으로 취급하는 건, 나라가 워낙 크기도 하지만 체제가 달라서
기간을 정해서 준비하기가 조금 어렵기 때문입니다. 부사장님 산하 전략기획실이 방안을 만
들 겁니다.
여기까지 하면 한, 중, 일, 대만, 싱가포르 양방향 서비스가 어느 정도 구축이 됩니다.
미국에서 한, 중, 일, 대만, 싱가포르로 파는 서비스를 언제 구축할지는 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내년 말까지는 미국에 법인을 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시간
이 얼마나 걸릴까요? 아무래도 꽤 걸릴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싱가포르에
지출하는 순간 나머지는 시간이 가면 거의 저절로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자금은 우리가 벌어서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고객카드정보를 해
킹 당하는 사건이 있었지만 9월은 선방했습니다. 10월 매출이 조금 안 좋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적자가 날 달은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은 환율이 큰 변수입니다만, 100엔
-950원 이하로는 안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진행합니다. 또 떨어져도 어느 정도는 감당할
수 있습니다. 내년 1/4분기 중에 카드정보를 유출한 데 따른 배상금을 내야 하는데 그 금액
이 적지는 않겠지만 감당 못할 수준은 아닐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렇게 되면 내년 상반기로
이어지면서 자금에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경험으로는 매출이 계속 올라갈 겁니
다. 투자를 받으면 좋겠지만 투자를 못 받아도 운영하는 데는 지장 없을 것 같습니다. 싱가
포르 진출에 성공하고 나면 그 이후 비즈니스 규모는 서서히 키우면 됩니다. 월경전자상거래
지원 플랫폼을 운영하는 어떤 회사는 시작하면서 6개국에 서비스를 오픈했다가 허덕이고 있
는데, 우리는 돈이 없어서 한 나라씩 순차로 하게 된 게 참 다행입니다. 티쿤 방식은 처음에
는 작게 해도 갈수록 빨라집니다.
미래는 정말 생각만 해도 벅찹니다. 싱가포르 진출은 그 모든 일의 첫 출발입니다.

3월말까지 준비해야 할 것
2017년 3월말은 금방 다가옵니다. 벌써 10월 중순에 접어들었으니 연말 연시를 빼면 5
개 월 남았습니다. 그런데 3월에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2월말까지 서비스할 수 있는 준비를
모두 끝내야 합니다. 그래야 3월에 빠진 것 채우고, 부족한 것 보완해서 오픈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남은 시간은 달랑 4개 월입니다.
4개 월 만에 서비스를 오픈하려면 이미 늦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집중해야 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열심히 예상도(豫想圖)를 그려야 합니다. 저는 기한을 정했으면 맞추기 바랍
니다. 기한을 정해놓고, 못 지켜도 어쩔 수 없다는 풍토가 조직에 자리잡지 않았으면 좋겠습
니다. 기한을 잘 지키려면 열심히 추상(抽象)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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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진출할 때 중요한 출발점은 책임자 선정입니다. 책임자가 정해지면 일은 됩
니다.
이용사가 티쿤을 이용할 때를 생각해보면 됩니다. 운영할 회사가 우리와 계약을 하면 운
영사가 홈페이지를 만들게 되고, 결제수단과 배송을 준비하게 됩니다. 이용사가 확정되었으
니까 이용사는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 타마루 시오님이 책임자가 되어서 용기 사이트를 열었습니다. 회사는 용기 사이
트를 오픈한다고 결정한 다음 타마루 시오님을 책임자로 임명했습니다. 타마루 시오님은 정
말 힘든 과정을 겪었지만 결국 사이트를 오픈했습니다. 사실 용기 사이트는, 저라면 할 수
있었을까 싶을 만큼,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타마루님을 책임자로 정하고 타마루님
이 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되게 했기 때문에 용기 사이트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무조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와 관련 타마루님 혼자에게 큰 짐을 지운 것은 참 미안한 일입니
다. 마쿠마쿠를 오픈할 때는 5명을 투입해서 대략 9개월이 걸렸습니다. 그에 비하면 타마루
님은 정말 잘해줬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미안했다는 말과 함께 감사하다는 말씀
을 전합니다.
저는 사이트 오픈할 때마다 그 일을 전담하는 사람을 배치했습니다. 그렇게 전담자를 배
치하면 일은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이트를 오픈할 때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여러 번 경험하지만 일은 사람이 합니다. 일을 할 때는 맡을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맡
는 사람이 분명해야 일이 진척됩니다. 그런 점에서 싱가포르 사이트를 오픈하는 지휘자를 정
해야 합니다. 직영 사업부 각 부장이 지휘할 지 아니면 부사장님 산하 전략기획실에서 지휘
할 지, 아니면 아예 따로 정할지는 사업부장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 사업부장이 지휘
하기를 원하면 그렇게 하는 게 우선입니다. 저는 당연히 각 사업부장이 해당 아이템 싱가포
르 직판 사이트를 오픈할 사람을 지휘하기를 바랍니다. 인원은 충원할 겁니다.
저는 인원을 충원하지 않은 채, 현 사업부더러 해당 아이템 싱가포르 사업을 하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하는 일도 힘든 판에 그 일까지 하라는 것은 무리입니다. 제 생
각에는 각 아이템마다 싱가포르 진출을 책임질 담당자를 따로 뽑아야 합니다. 어쩌면 아이템
당 1~2명 정도는 배치를 해줘야 해당 아이템을 싱가포르에 진출 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
니다. 이게 안 되고는 싱가포르 사업은 지지부진해집니다.
티쿤 정도 회사면 사람을 한 명 채용하는데 따라, 사무실 임대료, 세금 등 다 따져서 평
균 400만 원 이상이 들어간다고 봐야 합니다. 여기에 사이트가 열리면 홍보비도 들어갑니다.
모두 감안해야 합니다. 한 나라를 개척하면서 돈이 안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싱가포
르로 가기로 했고, 그 돈을 준비해야 합니다.
영어원어민자와 홈페이지를 만들 담당자를 뽑아야 합니다. 영어원어민자는 처음에는 한
명만 뽑아서 다섯 개 또는 여섯 개 사이트를 다 응대하게 해도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
용자가 많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이렇게 하면 홈페이지를 만들 때 시간이 무척 많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지혜로워야 합니다.
홈페이지 만드는 건 막상 해보면 적어도 2~3개월은 걸립니다. 원어민자도 뽑아야 하면
2~3개월이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단단히 결심하고 결정하지 않으면 직영 아이템으로
내년 2월말까지 싱가포르 판매 사이트를 만들고 3월말까지 서비스를 시작하는 게 어려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집중해야 합니다.
일은 늘 미적대다가 시간을 보냅니다. 그나마 티쿤 지도부는 결정하면 집행했습니다. 일
본 동경 영업소를 열고, 중국법인을 연 것은 지금 생각해봐도 대단한 결단과 추진력이 있어
서 될 수 있었습니다. 플랫폼 사업도 결단하고 추진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정도 잘
못하고 결정하고 나서도 미적댑니다. 그러다가 흐지부지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
금 여러 이용사가 매출을 제대로 올리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 뽑는 걸 주저하
고, 투자하는 걸 주저하다 보니 성장이 더딥니다. 성장이 더디다는 것은 고통이 길어진다는
것뿐입니다. 지도자는 결단을 내리는 사람입니다. 지도자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전
투 중에 전진할지 후퇴할지 결정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지도자 자리에 앉아서 판
단하지 못하고 결정하지 못해서 조직을 위기로 몰아넣는 것은 늘 있는 일입니다.
저는 싱가포르 건은 동경영업소와 중국법인 만들 때처럼 단호히 결정하고, 투자하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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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해야 마무리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전담자를 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당장 홈페이지를 만들어야 합니다. 주춤거리지 말
고 확고히 집행해야 합니다.
법인을 만들고, 결제를 붙이고, 배송사와 계약하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먼저 할 일은
일단 전담 책임자를 정하고, 싱가포르용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입니다. 홈페이지를 만들다 보
면 약관도 새로 만들게 되고, 연합몰 구축을 어떻게 할지도 따지게 됩니다. 일은 실제로 하
지 않으면 가닥이 잡히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 플랫폼 운영실 밴드에 애자일 방법론은 회사
운영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던데, 전체 모양을 그리는 대신 전담자를 정하
고 홈페이지 만드는 것부터 해나가는 것도 애자일 방식입니다.

중국과 일본도 준비해야


중국은 일본에 직판할 이용사를 모으는 일을 서둘러야 합니다. 일본은 예상도(豫想圖)를
많이 그려봐야 합니다. 중국에서는 일본에 직판할 이용사를 모으는 게 곧 싱가포르에 갈 이
용사를 모집하는 것입니다.
중국에는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경쟁력 있는 아이템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이용사를 모집하는데 서둘렀으면 합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이야기한 것이니까 구상은 되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중국과 일본에는 이용사 모집용 tqglo.cn과 tqglo.jp사이트를 만들어서 이용사를 모집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Tqoon.com 사이트에 올라온 자료들을 잘 활용하면 됩니다. 이용사 모
집은 이용사 모집용 사이트를 만드는 것부터 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런 사이트도 거창하기
보다 일단 만들면서 모양을 갖춰가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중국과 일본 모두 조직을 어떻게 편성할 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일은 사람이 합
니다. 사람을 정하지 않고는 어떤 일도 이루어지기 힘듭니다. 일본에는 현재 한국, 중국에서
온 상품 판매를 돕는 영역, 영업부문, 싱가포르로 갈 이용사 모집 등 세 영역이 생기고 있습
니다. 이걸 어떻게 나눠서 맡을지, 또는 사람을 보완할 지 정해야 합니다.
저는 일본에 많은 기대를 합니다. 저번에도 말씀 드렸습니다만 내년 3월이면 애드프린트
와 티쿤재팬 고객을 합쳐 우리 고객이 15만 명이 됩니다. 이번 카드정보유출 사건에서 봤지
만 애드프린트와 티쿤 고객은 우리를 믿어줍니다. 그만큼 우리도 잘했습니다. 그런 고객이
15만 명이고 이 중 60%는 법인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15만 고객 중 0.1%, 그러니까 천
명 당 한 명만 이용사로 참가 시킬 수 있어도 한꺼번에 무려 150개 이용사를 확보할 수 있
습니다. 더군다나 일본에는 뛰어난 영업부문 일꾼도 있습니다. 무리한 숫자일까요? 제가 아
무 기반이 없는 한국에서 2년 동안 이용사를 모집한 경험으로는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
고 지금은 한국에서 이용사를 모집한 경험이 고스란히 쌓여 있습니다.
결과는 하기 나름일 겁니다만 적어도 15만 고객이 있다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지혜로
워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매우 많습니다. 이 데이터를 잘 이용하면
일본에서 이용사를 모집하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동경과 오사카에서 싱가포르 진출 설명회를 열어야 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격주(隔週)로 해외직판설명회를 열고 있습니다. 요즘은 참가자가 조금 적어져서 기간을 늘릴
까 생각하는 중입니다만 이런 일은 꾸준히 하는 게 참 중요합니다. 어차피 해외직판은 미래
비즈니스입니다. 미래 비즈니스는 시간이 가면 이용사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설명
회를 하고 있으면 됩니다. 중국에서도 기본은 설명회 개최입니다. 한국에서 저도 그렇게 했
으니까요.
일단 설명회로 이용사 모집을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설명회 할 공간을 또 확보해야겠지
요. 이런 구상을 하면서 내년을 맞으시기 바랍니다. 중국은 조금 더 빨리 해줘야 합니다. 일
본도 금방 닥칠 일입니다. 추상(抽象)을 잘해야 합니다. 추상을 바탕으로 구상(具象)으로 넘
어가기 바랍니다.

한국사업본부와 직영 사업부 그리고 전략기획실


직영사업부는 관할 아이템 싱가포르 진출을 직접 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할 거면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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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전담자를 뽑아야 합니다. 용기사이트를 론칭할 때 타마루님이 있었던 것처럼 전담자가 있
어야 합니다. 직접 하지 않겠다면 회사에서는 별도로 전담팀을 만들게 될 겁니다. 저는 사업
부가 전담자를 따로 뽑아서 직접 하기를 바랍니다. 어렵더라도 도전해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재미있는 일입니까? 신나는 일입니다.
한국사업부는 현 이용사로 하여금 싱가포르로 나갈 준비를 시켜야 합니다. 지금 일본 하
는 것도 힘들어하는 판에 몇 이용사가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현 이용사를 준비시키
는 것과 함께 싱가포르로 갈 이용사를 따로 모을 필요가 있습니다. 재미있을 겁니다.
그리고 전략기획실은 싱가포르 진출을 성공시킬 전략을 짜야 합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어
떻게 판매 전략을 짤지를 조사해야 하고, 싱가포르 상거래 관행을 조사해서 진출하는 이용사
들을 잘 도와야 합니다. 여러 가지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진출하는 이용사를 잘 연합시켜
시너지를 내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연합몰 구축을 준비해야 합니다.
실무도 무척 많습니다. 이용약관 등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막상 해보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싱가포르 연합몰 구축할 때 회사 소개서 등 소소한 것을 준비하다 보면 시간
이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이후를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 끝내고 준비할 게 아니고 하나 하면서 다음을 생
각해야 합니다. 싱가포르로 가는 걸 잘 활용하면 다음 나라로 가는 걸 당기는 게 오히려 회
사로서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중국으로 가는 건 이제 서둘러 확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략기획실이 전체를 조율하는 역할을 잘해야 합니다. 싱가포르 가는 과정에서 자료를
잘 보관해서 다음에 갈 매뉴얼도 잘 만들어야 합니다. 전략기획실은 싱가포르 진출 성패를
책임져야 하는 부서입니다.
정말 재미있는 일이 우리 앞에 놓여져 있습니다. 장담하지만 우리 일은 정말 빠른 속도
로 확장됩니다.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일은 진행될 겁니다. 같이 즐겨봅시다.
이 일을 추진하면서 현재 티쿤 전구성원들에게는 참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계속 확장
하느라 늘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도 힘듭니다. 이러다 보면 개혁 증후군처럼 확장
증후군으로 구성원들이 힘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직의 질을 바꾸는 기점인 싱가포르 진출까지는 잘 견뎌주시기 바랍니다. 저
는 싱가포르에 우리가 진출하고, 일본이나 중국 이용사 30개 정도만 진출시키는 걸 전환의
1차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 정도만 되면, 잠시 한숨 돌리고 다음을 구상할 수 있을 겁니
다. 그때가 되면 티쿤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을 띠고 있을 겁니다. 그 기간이 결코 오래지
않을 겁니다. 그 기간을 당기느냐 미루느냐는 우리 지혜와 행동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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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249]

사업부 독립

2016. 10. 21. 금요일

이제 사업부를 하나하나 분사(分社) 시킬 겁니다. 결혼해서 새살림 차리는 거라고 생각


하면 됩니다. 분가해서 새살림을 차리면 본가는 마음으로는 지지해주지만 기본은 딴살림이
나는 겁니다. 부부가 알아서 자기 가정을 운영합니다. 분사는 이와 같습니다. 떨어져나간 사
업부는 독립사(獨立社)로서 스스로 살아야 합니다.
기본 운영비는 보장합니다. 이후 더 번 것은 티쿤글로벌과 적절한 비율을 정해서 나눕니
다. 독립사는 사장이 있고, 그 사장이 지휘합니다. 티쿤글로벌로부터 경영을 간섭 받지 않습
니다. 독립사 사장은 1년에 한번 주총에서 경영실적으로 평가 받습니다.
독립사 사장은 현 사업부장들이 될 겁니다. 현 사업부장이 싫다고 하면 다른 사람을 선
임할 겁니다. 이렇게 되면 티쿤글로벌에서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 공기간판, 용기 사이트
부문이 분리되어 독립사가 되고, 다섯 명의 사장이 탄생합니다. 장차 중국에서도 부직포백,
노보리 사이트가 분사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티쿤 운영하면서 싫다고 하는 사람을 억지로 하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사장하는
건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니까 억지로 할 일은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기질이
다르니까 자기 기질을 잘 살펴보고 사장을 하든 안 하든 결정해야 합니다. 사장 한다고 대단
해지는 것도 아니고 안 한다고 평가절하 되는 것도 아닙니다. 기질대로 사는 게 좋습니다.
어쨌든 저는 현재 사업부장들이 거부하지 않으면 독립사 사장으로 임명할 겁니다.
독립사는 새 사장을 중심으로 스스로 살아가야 합니다. 이익을 많이 내면 독립사 사장도,
구성원도 보상을 받을 것이고, 이익을 못 내면 받을 게 줄어듭니다. 이익을 많이 내서 새 사
이트를 열 수도 있고,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사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독립사가 사
업을 못해서 망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주겠지만, 될 수 있으면 독립사
경영에 개입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자식이 장성해서 분가하면 자식 살림에 개입하지 않는 게
원칙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티쿤글로벌은 지배 주주로서 권리는 행사하지만 경영에는 될
수 있으면 관여하지 않을 겁니다.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책임과 권리를


분사를 하게 되면 당장 사장이 다섯 명 생깁니다. 사장은 성과에 따라 보수도 많이 받고
스톡옵션 등 여러 가지 보상을 받게 되지만 실패하면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럴 일은 거의
없지만 독립사가 되면 주총 결의만으로 사장은 쉽게 해고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사장은
받을 것도 책임질 것도 많아집니다.
회사가 성장하지 못하면 평직원도 괴롭기는 하지만 사장만큼 힘들지는 않습니다. 사장은
잠을 자지 못하게 됩니다. 사장이 되면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
장은 하고 싶은 사람은 하면 좋고, 하기 싫은 사람은 하면 괴롭기만 합니다.
사장이 많아진다는 것은 큰 책임을 지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뜻입니다. 큰 책임을 지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효율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저는 그 때문에 분사시키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미 현 티쿤글로벌 규모는 제 통솔범위를 넘어섰습니다. 각 사업단위에서 뭘 하
겠다고 결정하는 것을 저는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러면서도 뭔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런 상태는 자연스럽지 못 합니다. 물론 CEO가 회사 일을 다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습
니다. 그렇지만 잘 모르는 게 좋은 것도 아닙니다. 판단은 다 다르겠지만 저는 현재 티쿤은
분사 시키는 게 적절하다고 봅니다.
분사는 더 많은 사람이 더 큰 책임을 짐으로써 더 많은 성과를 거두고, 거둔 성과를 더
널리 나누기 위해서 합니다.
티쿤글로벌에서 분리되는 독립사는 실패할 리 없습니다. 이미 잘하고 있으므로 바보가
하지 않는 이상 실패할 리 없습니다. 다만 더 잘하려면 사장과 구성원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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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니다.
일을 하는 건 조직입니다. 조직은 분업과 협업을 통해 개인의 힘을 합친 것보다 더 큰
힘을 냅니다. 한 사람이 각자 움직여서는 집채만한 바위를 굴릴 수 없지만 한꺼번에 힘을 쓰
면 할 수 있습니다. 독립사가 더 크게 성공하려면 구성원들이 잘 협력해야 합니다. ‘세 명이
모이면 제갈량보다 낫다’는 말은 그 원리를 말해줍니다.
집단이 힘을 발휘하는 원리는 간단합니다. 지도자와 피지도자가 각자 제 역할을 잘하면
됩니다.

지도자는 부모의 마음으로


저는 티쿤글로벌 운영하면서 한번도 ‘가족’이라는 말을 입 밖에 낸 적이 없습니다. 회사
는 회사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래도 뭘 결정할 때는 늘 ‘집에서는 내가 어떻게 하지?’
하고 생각합니다.
가장은 가족 전체를 무한 책임집니다. 지금 한국에서 백혈병은 보험이 적용됩니다. 그런
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백혈병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았을 때
백혈병을 치료하려면 한 회에 대략 2천5백만 원씩 6회에서 8회 치료를 받습니다. 한 회에 2
천5백만 원씩 6~8회 치료비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3억짜리 집을 갖고 있는 어머니
가 아들 둘을 키우다가 백혈병에 걸렸습니다. 그 어머니가 아들 둘을 생각해서 치료를 포기
하고 그냥 죽는 걸 봤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은 이런 겁니다.
물론 사장은 직원을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릴 리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족이라
는 말을 못 씁니다. 그렇지만 부모의 마음을 기준으로 생각은 합니다.
사장은 돈을 많이 받아야 합니다. 일단 사장이 여유가 있어야 구성원을 돌볼 마음이 생
깁니다. 사장부터 사는 게 팍팍하면 주변을 돌볼 여유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주변에서는 사
장을 챙겨줘야 합니다. 사장은 자기를 먼저 보호하고 구성원을 챙겨야 합니다.
사장으로서 어느 정도 삶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 구성원을 챙겨야 합니다. 사장 이전에
사람으로서 도리이기도 합니다. 직원이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데 사장이 지나칠 정도로 챙기
면 그건 도리가 아닙니다. 저는 사장과 직원, 판매자와 소비자 이전에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
고 생각하면 많은 문제가 풀린다고 봅니다.
사람과 관계를 맺어나가는 기본 원리는 ‘자기를 먼저 보호하고 상대를 돌본다’는 것입니
다. 저는 누구에게도 희생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남을 돌보기 위해서도 자기를 먼저 보
호하는 게 지혜로운 겁니다.
사장은 기다려야 합니다. 부모는 자식이 성장하기를 기다립니다. 그냥 기다립니다. 포기
하지 않는 거고, 아니 포기할 수 없는 거고, 지나치게 나서지도 않는 겁니다. 물론 회사는
가정이 아니니까 때로는 정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만 기본 마음은 부모의 마음이어야 합니
다.
사장이 되고 지도자가 되면 가르치는 자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물론 티쿤 간
부들은 정말 품성이 좋고, 대부분이 오히려 지나칠 정도로 겸손합니다. 그런데 세상의 리더
99%는 잔소리꾼입니다. 리더가 아니더라도 사람은 늘 가르치려고 덤벼듭니다. 가르치고, 훈
계하고, 충고하기 좋아합니다. 훈계하지 않는 사람을 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심지어 저한
테도 가르치려고 하는 사람을 많이 봤습니다. 물론 저는 그런 경우를 당하면 다 들어줍니다.
손해날 일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도대체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늘 가르치려는 사람
의 마음은 참 무섭기까지 합니다. 부하는 물론 가르쳐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 방법이 지혜로
워야 합니다.
저는 제일 듣기 싫은 게 잔소리, 훈계, 충고입니다. 제가 듣기 싫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게 안 하려고 정말 애를 씁니다. 교육, 훈계, 충고 대신 제가 쓰는 방법은 조언입니다. 그런
데 조언도 될 수 있으면 안 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래서 저는 도와달라는 말을 하기 전까지
는 돕지 않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나눔이라는 방법을 씁니다. 제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것입니다. 그걸 통해
스스로 깨우치기를 바랄 뿐입니다. 스스로 깨우치지 못하는 사람은 가르쳐줘도 깨닫지 못합
니다.

2
직영사업부로서 독립사를 지휘하다가 답답해지면 배정환부사장께서 직영사업부를 어떻
게 돌봤는지를 생각해보면 됩니다. 늘 모범을 보이고, 믿어주고, 기다리고, 길을 열어주셨습
니다.

미래를 대비하세요
회사는 어려울 때도 미래를 생각해야 합니다.
티쿤은 회사 초창기에 일본에 영업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중국 법인도 만들었습니다. 티
쿤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싱가포르향 해외직판도 시작합니다.
여유가 있었던 적은 없습니다. 싱가포르향 해외직판을 준비하는 지금이 가장 여유롭습니
다. 형편이 어려운데도 했습니다. 물론 이 때문에 구성원들이 내핍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
렇게 했기 때문에 지금 티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각 독립사가 미래를 살기 바랍니다. 큰 꿈을 꾸기 바랍니다. 티쿤글로벌은 시작하
면서 ‘국경을 넘는 오픈마켓’을 꿈꿨습니다. 그렇게 꿈꿨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고, 이제 세계
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티쿤글로벌보다 꽤 일찍 해외직판을 해서 성공한 회사도 몇 있습니다. 그 회사들은 여전
히 매출만 조금 더 커졌을 뿐 고만고만한 회사에 머물고 있습니다. 물론 그 회사들은 편안합
니다. 사장도 좋은 차 타고, 좋은 집에 살고, 여름 겨울이면 멋진 휴가를 즐깁니다. 그렇지만
그걸로 끝입니다.
우리는 힘들었지만 세계로 나갈 토대를 닦았고, 티쿤 구성원 모두도 훨씬 멋진 삶을 누
릴 수 있는 기반을 같이 만들었습니다. 꿈은 이루어집니다. 큰 꿈을 꾸시기 바랍니다. 독립
사도 전부 해외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더 많은 보상을 받기 바랍니다. 독립사를 만드는 것은 일만 실컷
시키고 티쿤글로벌이 편하게 살자는 게 아닙니다. 지금까지 저를 봐왔으니까 알 겁니다. 저
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결정권을 갖게 하고 싶은 것뿐입니다. 그
렇게 해서 더 많은 성과를 내고 더 많은 성과를 나눠가지기를 바랍니다.
인내는 보상으로 연결될 때 의미가 있습니다. 미래를 위해 같이 노력하고, 더 많은 결과
를 나누기를 바랍니다.

단결하세요
리더를 존중하십시오. 조직은 리더 역할이 90% 이상입니다. 그리고 리더로 하여금 리더
답게 활동하게 만드는 것은 구성원들입니다. 리더라고 뭐 특별할 게 있습니까? 결정할 때면
겁나고, 또 구성원들이 반대하면 조심스러워지는 보통 사람입니다.
리더를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려하고, 칭찬하시기 바랍니다. 존중해주기 바랍니다. 리더
가 틀린 결정을 하더라도 따라가시기 바랍니다. 틀린 결정대로 했다고 반드시 다 잘못되는
것도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단결입니다. 같이 틀리면 돌아올 길이 있지만, 분열되면
같이 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망하면 어떻게 하느냐고요? 단결하지 못하면 어차피 망합니다. 같이, 죽기 전
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게 되면 같이 살 방법이 있습니다. 그게 분열되어서 확실히 망하는 것
보다 훨씬 현명합니다.
물론 리더는 구성원들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게 살 길입니다.
‘논의는 민주주의 원칙으로, 집행할 때는 독재로’가 조직 운영 원리입니다. 잘 적용하면
단결하게 됩니다.
단결해서 지혜를 모으기 바랍니다. 각자 지혜로 해결하지 못하는 일도 집단지성으로 해
결할 수 있습니다. 서로 대화를 많이 하고, 소통하면서 지혜를 모으기 바랍니다.

정직하세요
저는 모두 정직하기 바랍니다. 여러 번 말씀 드렸지만 저는 다른 건 몰라도 회사 전체에
편법을 쓰지 말라고 늘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돈 문제에서 맑고 투명하게 하려고 애썼습니다.
저는 회사라는 곳이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기를 바랬습니다. CEO가 편법과 불법을 써대기 시

3
작하면 조직 전체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리더가 정직하고, 구성원이 정직할 때 우리
는 편해집니다. 우리 내부, 나라와, 거래처와 관계에서 정직하기 바랍니다.
정직하면 믿게 됩니다. 믿으면 생산력이 극도로 높아집니다. 믿을 수 있기 때문에 관리
를 안 하게 됩니다. 믿을 수 있기 때문에 소신껏 일할 수 있습니다. 믿음은 곧 성장의 원동
력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것만큼은 정말 잘했습니다. 독립사로 나가더라도 모두가 지금까지처
럼 정직하기를 바랍니다.
이상한 건 하지 말기 바랍니다.
최근에 굉장히 좋은 신문사에서 광고비조로 얼마만 내면 티쿤글로벌 관련 기사를 수시
로 실어주고, 또 제 연재물도 실어주고, 신문사 소유 디비로 설명회 안내도 해주겠다는 제안
을 해왔습니다. 그 금액이 제가 이용사 모집할 때 쓰는 페이스북 홍보비보다 조금 더 내면
되는 정도였습니다. 정말 솔깃했습니다. 그리고 제안자와 몇 차례 만났기 때문에 거절하기도
좀 난처했습니다. 그렇지만 거절했습니다. 신문사 독자를 기만하는 행위였기 때문입니다.
아무 표도 안 나는 것이었으므로 했으면 티쿤글로벌에는 무조건 유리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옳지 않아서 안 했습니다. 아쉽긴 하지만 속이 시원합니다.
살다 보면 이런 제안도 무척 많이 받게 됩니다. 떳떳하지 않은 것이면 하지 말기 바랍니
다.
우리는 그렇게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그릇된 방법을 배척하고, 정직하게 만나면
모두 안전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 진짜 우리 힘을 낼 수 있습니다.
근묵자흑(近墨者黑)이고, 근주자적(近朱者赤)이라고 했습니다. 검은 걸 가까이 하면 검어
지고, 붉은 걸 가까이 하면 붉어진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정직하면, 그릇된 물이 조직에 침
투해도 겉돌게 됩니다.
티쿤글로벌이 지금처럼 좋은 사람들로 가득 찬 것은 기존 구성원들이 정직하고 성실했
기 때문입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가득찬 조직에서는 거짓되고 게으른 사람은 견디
지 못하고 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만든 이 좋은 기운을 독립사에서 더 활짝 피우시기 바랍니다.

인재를 소중히 여기세요.


조직은 사람으로 구성됩니다. 집단 자체가 인재를 육성하고 인재를 영입해야 합니다. 특
히 인재 영입에 조직이 원칙을 가져야 합니다. 가장 좋은 원칙은 자기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을 사람을 뽑는 것입니다.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즉각 거부감이 생깁니다. 그렇지
만 사실은 이게 맞습니다.
조직이 잘 되면 나도 혜택을 봅니다. 조직이 잘 되려면 좋은 인재가 들어와야 합니다.
자기보다 월급을 더 받는 사람이 더 많이 들어오면 자기는 저절로 더 많은 혜택을 받습니다.
그런데도 사람은 이걸 해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조직이 이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해낼 수
있습니다. 저는 티쿤글로벌도 독립사도 이걸 해내기 바랍니다. 본능을 이겨내고 이성을 발동
시키시기 바랍니다.
정말 좋은 회사에서는 최고 간부들 고과 때 인재영입 결과를 반영합니다. 인재를 영입하
려고 자가용 비행기를 보내기도 합니다. 저는 육성과 양육은 늘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기존 구성원을 소중히 여기는 것과 영입을 소중히 여기는 것도 균형을 이뤄야 합니
다.
‘이걸 만드느라 고생한 건 우린데……’라는 마음도 틀린 거고, ‘이젠 회사가 컸으니까 새
인재 중심으로……’라는 마음도 완전히 틀린 겁니다. 이전을 존중하고 새로움도 존중해야 합
니다. 그러려면 기존 구성원은 자기보다 더 대우받는 새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조직은 풍토입니다. 더 능력 있고 더 대우받는 사람이 오면 그걸 기뻐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 때 조직에 뛰어난 인재들이 들어옵니다. 더 능력 있는 사람을 위해 자기 자리도 비워줄
수 있는 풍토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조직은 더 발전하고, 새 사람들로 인해 각 개인도 더
풍족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늘 밑바탕에는 기존 조직원을 보호하는 마음이 깔려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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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독립되어 있지 않더라도 이미 독립되었다고 생각하고 활동하시기 바랍니다. 독립시
키는 것은 법으로도 독립을 완성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법인을 분리
하기까지는 시간이 약간 걸릴 겁니다. 그렇지만 방향은 확실히 정했으니 지금부터도 독립된
것처럼 활동합시다. 좋은 연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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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250]

판매의 기본

2016. 10. 28. 금요일

제가 쓴 판매기법을 정리해두려고 합니다. 여러 군데서 다 이야기한 것입니다만 종합해


서 정리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정리합니다. 제 경험이긴 하지만 이렇게 종합해두어야
새로 직원이 오거나 새로 이용사가 왔을 때 도움을 잘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수시로 자기가 한 일 또는 하는 일을 정리해두면 그게 곧 일종의 메뉴
얼이 됩니다. 이전에 정리를 했더라도 새로 추가할 게 생기고, 강조할 게 생깁니다. 먼저 한
말이 있더라도 수시로 업데이트해서 매뉴얼을 보강해야 합니다.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가
격표기 방법은 여러 번 해서 또 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만 막상 내부에서도 그렇고 이용
사도 그렇고 기본 원리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볼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아는 사람은 다
시 확인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고, 또 모르는 사람은 기존 원리를 아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
다.

저는 팔 때, 티쿤의 서비스 방침인,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게

를 적용했습니다.

싸게 합니다
티쿤이 직판하는 인쇄물, 스티커, 실사출력물, 부직포백, 노보리, 공기간판, 용기(容器)
같은 상품은 싼 걸 기본 마케팅 요소로 합니다. 이 주제로 전언을 쓸 때마다 늘 강조하지만,
비(非)브랜드 상품은 싼 게 가장 강력한 경쟁력입니다. 원가를 줄이든, 합포(合包)하든, 발송
방법을 바꾸든, 가격전략을 구사하든 싸게 팔아야 합니다. 저는 다른 어떤 것보다 이게 중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합판인쇄 회사 성원애드피아는 초저가 전략을 구사해서 업계 부동의 1위가 되었습
니다. 우리 거래처 사장 중 한 분은 성원애드피아 사장과 10여년 전만 해도 가게 앞에서 바
둑 두던 사이라고 합니다. 지금 성원애드피아는 이 동네 땅만 나오면 마구 사들인다는 소문
이 나 있습니다. 우리와 안 맞는 것도 있겠지만 기본 원리는 잘 보고 배워야 합니다. 저는
성원애드피아에 뒤쳐진 다른 합판회사들이 존폐의 위기에 빠진 게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우리도 경쟁에 뒤쳐지면 도태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인격을 존중하고, 사람답게 살
고 하는 것도 회사가 망하고 나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일입니다. 인격 존중하고 사람답게
사는 분위기를 만들다가 회사가 망하면 사장은 병신 되는 거고 구성원은 이력서 들고 취직
자리를 알아보러 다녀야 합니다. 회사는 살아남는 게 목적입니다. 저는 사람을 존중하는 회
사가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매사가 그렇듯이 한쪽으로 지나치면 문제가 생깁니다. 회사
는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그 조건에서 사람을 존중해야 합니다. 매출이 떨어지고 적자가 나
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됩니다.
저는 대표상품을 아주 싸게 내놨습니다. 애드프린트를 처음 출범시켰던 2007년에는 기
본명함 500매를 980엔에 팔았습니다. 그 당시 같은 종류 명함 100매의 일본 최저가는
2,700엔이었습니다. 애드프린트는 이 대표상품으로 회사를 일궜습니다. 품질은 일본 명함에
비해 조금 떨어졌지만 가성비(價性比)는 최고였습니다.
올해 3월에는 일본에서 가장 많이 쓰는, 양면 칼라 100매 비코팅 명함을 460엔에 내놨
1
습니다. 3영업일 발송입니다. 품질도 일본 1위 인쇄통판회사 제품보다 더 좋으면 좋았지 결
코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460엔이면 한국 인터넷 최저 소비자가(消費者價)보다 쌉니다. 한국
에서 이 상품 도매가격이 부가세 포함 4,600원입니다. 일본에서 소비자가(消費者價) 460엔이
면 싸도 엄청 쌉니다.
저는 기업이 팔아야 하는 것은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믿을 수 있는 회사’, ‘싸고 좋은
제품을 파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팔아야지, 인쇄물, 실사출력물을 파는 회사여서는 하급(下級)
이라고 생각합니다. ‘애드프린트 제품은 좋으면서도 싸’라는 말을 들어야 합니다. 그러면 회
사는 발전합니다.
싸게 팔기 위해 원가 또는 매입가를 낮춰야 한다는 건 배 고프면 밥 먹어야 한다는 것
만큼이나 당연한 일입니다. 품질을 유지하는 걸 조건으로 원가를 낮추는 건 기본입니다. 더
싼 제조사를 찾을 수도 있고, 기계를 들여놓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파는 부직포백과 노보리는 한국에서는 도저히 원가를 낮출 수 없어서 중국에서
제조하고 있습니다. 정말 잘했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 회사는 제조사가 아닙니다.
그리고 부직포백과 노보리를 다뤄본 경험도 많지 않습니다. 중국에는 뿌리도 약했습니다. 그
런데도 우리는 부직포와 노보리를 중국에서 만들어서 원가를 낮췄습니다. 물론 중국에 고성
석 대표가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점에서 고성석 대표님이 회사에 기여한 공로
는 어마어마합니다. 지금도 고성석 대표님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게 유리한 제품은 거의 대부
분 구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회사 초창기에 이미 중국에 법인을 만들어서 원가를
낮추었습니다. 원가절감에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대담해야 합니다.
남들이 하는 것처럼 해서는 답이 안 나옵니다. 극단으로는 명함을 중국에서 왜 못 만들겠습
니까? 당장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이치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어리바리하다가 중국 업체가
뛰어들면 생존이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중국 업체가 뛰어들 것까지 감안해서
중국에 법인을 만들어두었습니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들면 언제라도
중국에서 생산해야 합니다. 우리가 회사 초창기 돈도 없는 상태에서 중국에 제조사 발굴을
했던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회사가 직영 판매 부문을 독립시키는 것도 이런 일에서 담대하기를 바라는 점도 있습니
다. 물론 지금처럼 함께 있으면서도 제조처를 다른 나라로 바꿀 수도 있겠지만 이런 일은 좀
더 절실하지 않으면 잘 진행이 안 됩니다.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실사출력물은 우리가 기계를 직접 도입해서 원가를 낮췄습니다. 이것은 이석주 전부사장
이 주도했습니다. 실사출력물 기계는 비싸지 않습니다. 그래서 직접 제조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고, 주효했습니다.
공기간판은 배송료를 줄이려고 일본에 창고를 구해서 기기는 먼저 갖다 놓고 표시부만
따로 보내서 일본서 조립합니다. 참 좋은 방법입니다.
쥐어짜는 것 말고 보통 사람은 잘 하지 못하고 할 엄두도 못 내는 방법을 찾아서 원가
를 절감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명함을 미국에 팔 때 멕시코에 있는 공장에 하청 주자는 것도 늘 하던 생각에서 벗어나
서 경쟁력을 갖추자는 뜻이 있습니다.
저는 여러 가지를 경험했지만 한계라는 게 그다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더 싸게 만
들 수 있는 방법,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여전히 많습니다.
생산수단을 바꾸고, 공정을 바꾸고, 장소를 바꾸는 등으로 여전히 더 싸게 만들 수 있습
니다. 실사출력물처럼 기계를 직접 살 수도 있습니다. 극단으로는 공장을 인수할 수도 있습
니다. 문제는 생각입니다. 지금까지와 다른 방법을 생각해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중국, 베트남으로도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전혀 다른 공정을 도입
할 수도 있습니다. 생각하는 방법을 바꾸어봐야 합니다.
한국 합판인쇄 회사는 명함 크기를 약간 줄이고, 효율을 극도로 높인 사이즈의 원단을
이용해서 제작합니다. 시험 인쇄에 쓰는 여분지를 줄이고, 재단 간격을 좁히고, 자동공정을
도입해서 생산 원가를 낮추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양면 칼라 명함 5백매를 부가세 포함
4,600원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조원가를 줄이는데 성공한 합판인쇄소는 살아남아서 더 커졌고, 실패한 곳은

2
망했습니다.
비(非)브랜드 제품은 하나 당 이익을 많이 남기기보다 많이 팔아서 이익을 남겨야 합니
다. 가격을 낮춰, 시장을 지배하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이익률이 좋다고 좋아하는 건
초짜입니다. 이익률은 좋지만 많이 팔리지 않으면 소용 없습니다. 마진율을 줄이더라도 마진
총액을 늘려야 합니다. 시장은 넓고 큽니다. 더군다나 이제 국경도 다 무너집니다. 대량생산,
박리다매가 비브랜드 제품이 성공하는 길입니다. 한 푼이라도 더 남길 게 아니고,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합니다.
월마트, 코스트코, 100엔샵, 이케아를 따라 해야 합니다. 이들은 싸고 좋은 것을 바탕으
로 회사 자체를 브랜드로 만들었습니다.
가장 좋은 사이트는 싸게 파는 사이트입니다. 가장 친절한 서비스도 싸게 파는 것입니다.
싸고 맛있으면 차 타고 한 시간 들어가야 하는 산골짝 음식점에도 손님이 넘칩니다.

최적 상황을 전제로 가격 책정
최적 상황을 전제로 가격을 정하면 싸게 팔 수 있습니다.
저는 새 명함을 낼 때, 최적 생산 조건일 때에 맞춰 가격을 정했습니다. 명함은 한 개
제작할 때와 천 개 제작할 때 제작 단가가 당연히 다릅니다. 그런데 천 개 제작할 때와 만
개 제작할 때는 제작 단가가 그다지 차이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계효용체감(限界效用遞
減)의 법칙이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주문량이 늘어도 제작단가가 그다지 줄어들지 않는 그
지점을 제조원가로 삼아야 합니다.
티쿤 주력 명함은 90명 분을 한꺼번에 찍을 때 가장 싸집니다. 이 상품의 제조원가는
70명 분 정도를 한꺼번에 찍을 때로 잡으면 적당합니다. 제조원가를 이렇게 정하면 70명분
이 안 될 때는 적자가 납니다. 이 적자는 당연히 감수해야 합니다.
발송도 그렇습니다. 한 개 발송할 때와 만 개 발송할 때는 가격차가 납니다.
제작도 발송도 최적 상태일 때를 전제로 해서 상품 가격을 정하고, 그 이전에는 손실을
보는 게 오히려 멀리 보는 장사입니다. 이때 손실은 마케팅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참 많은 사람이 하나 팔면서도 손해를 안 보려고 합니다. 소탐대실(小貪大失)입니다. 구멍가
게를 할 때는 그렇게 해도 될지 모르지만 비즈니스는 그렇게 해서는 답이 안 나옵니다.
손님을 모을 때까지는 당연히 손해를 봐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원리도 참 여러 번 이야
기했지만 아이템이 바뀌거나 다른 사업 영역에서는 잘 적용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3 + 4
= 7이라고 배웠는데 4 + 3이 뭐냐고 물으면 마치 생전 처음 본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과 마찬
가지입니다.
제작에서도 운송에서도 최적 상황을 전제로 가격을 정한다는 원리를 잘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합포(合包)로 배송비를 줄여주려면 송료는 분리 표시해야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합포(合包)는 필수입니다.
애드프린트는 지금도 명함과 스티커를 같이 주문하면 같이 포장해주고 송료는 한번만
내게 합니다. 손님은 송료를 줄일 수 있습니다. 명함, 스티커 사면서 서너 번 낼 송료를 한
번만 내면 큰 이익입니다. 더군다나 애드프린트 고객은 기획사가 많습니다. 여러 개를 살 때
합포해주면 배송비를 크게 줄여줄 수 있습니다.
이제는 아이템이 많아져서 다 합포할 수 없습니다만 단일 아이템 안에서는 합포를 해야
합니다. 물론 합포하면 손이 갑니다. 손이 너무 가서 일에 방해가 될 정도면 당연히 합포하
면 안 됩니다. 그러나 할 수만 있으면 합포해서 손님에게 이익을 안겨줘야 합니다. 특히 초
창기 기업은 더 그래야 합니다.
합포해서 배송비를 줄여주려면 배송비는 반드시 별도로 표시해야 합니다. 정말 간단한
건데 초보자들은 이걸 쉽게 잊습니다. 배송비가 상품 가격 안에 포함되어 있어서 명함 하나
살 때 900엔인데, 두 개 살 때 1,800엔이면 누가 납득하겠습니까? 소비자는 안 내도 될 돈
을 내는 겁니다. 명함 100매면 300g 정도입니다. 두 사람 분이라야 600g입니다. 일본에서
15~20kg 정도까지는 대체로 500엔~700엔입니다. 그런데 300g 두 개를 받으면서 천 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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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기분 좋을 소비자가 누가 있겠습니까?
가격을 표시할 때는 상품가와 송료를 떼야 합니다.

싸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기


판매가를 낮게 정했으면 싸다는 걸 충분히 드러내야 합니다. 싸게 해놓고도 싸다는 걸
충분히 드러내지 못하면 비단옷을 입고 밤길 가는 것과 같습니다. 손님이 딱 봤을 때 싸다고
느끼게 하면 최고입니다.
포장을 그럴듯하게 하자는 게 아닙니다. 정말 싸야 하고, 거기에 덧붙여 싸다는 걸 잘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싸게 보이기 위해서도 송료는 반드시 상품가격과 분리시켜야 합니다. 그러니까 ‘0000엔
(세, 송료 별도)’라고 표기해야 합니다.
송료를 뺀 가격을 보여주면 당연히 싸게 느껴집니다. 사람은 보이는데 따릅니다. 그래서
99엔, 999엔으로 표시합니다. 일단 싸게 보이는 건 장사에서 기본입니다. 바보 같은 사람은
‘손님이 다 따져볼 텐데요’하고 말합니다. 디스플레이가 왜 필요합니까? 좋다는 걸 보여주고,
싸다는 걸 보여주는 게 디스플레이입니다. 싸게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싸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송료를 넣은 가격을 제시하면 얼핏 봤을 때 비싸 보입니다.
그리고 하나 당 단가를 표시하는 게 좋습니다. 100개에 얼마 보다 1개에 얼마가 훨씬 좋
습니다. 100개에 2,300엔보다 하나에 230엔인데 백 개 단위로 판매라는 식입니다. 단체모자,
단추, 박스처럼 여러 개를 묶어 파는 게 기본인 상품에 적용하면 좋습니다. 확실히 싼 제품
일 경우 낱개 가격을 표시해야 싸다는 걸 확실히 보여줄 수 있습니다.
묶음 판매 상품은 낱개 가격을 알려주는 게 친절한 겁니다. 손님더러 송료, 세금 빼고,
낱개 가격을 따져보게 해서는 안 됩니다. 시스템이 안 되면 그냥 표기라도 해주는 게 좋습니
다. 방법은 찾으면 대체로 있습니다.

같은 상품 여러 배송료
일본 외 나라로 갈 때는 그때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 한-중-일만 놓고는 다중 배송료 정
책을 쓰는 게 좋습니다.
상품 가격은 똑같아도 배송일에 따라 송료를 달리할 수 있습니다. 배송일에 따라 송료를
달리한다는 것은 배송 수단을 다양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배송수단을 다양하게 하면, 비싸지
만 빨리 받는 것, 좀 늦지만 싼 것 등 고객이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고, 궁극으로는 고객에
게 가장 싸게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한-일간 제 경험을 말씀 드리면 배송 방법은 아래와 같이 다양합니다. 기제품이라고 가
정합니다. 인쇄물, 주문품 등도 제작완료 시간을 기점으로 하면 마찬가지입니다.

오후 6시 주문, 당일 발송 --- 비행기 핸드캐리 이용(도쿄, 오사카 주요 지역 한정)


오후 3시 주문, 당일 발송 --- 사가와 글로벌 택배 이용
오후 6시 주문, 다음날 발송 --- 사가와 글로벌 택배이용, 기본상품
오후 6시 주문, 3영업일 발송 --- 컨테이너 이용

이 모든 경우, 상품 가격은 똑같은데 송료가 다릅니다. 아이템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피


가 크거나 무거운 상품은 컨테이너 배송 가격을 기본으로 제시하는 게 좋습니다. 상품에 적
절한 배송수단에 따른 배송가격을 제시하는 게 좋습니다.
옵션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게 다양한 것은 편리한 거고 손님을
돕는 겁니다.
한국을 기반으로 일본에 인쇄물을 팔 때, 당일발송상품도 만들 수 있습니다. 주문은 지
금처럼 받되, 일본 공장에 하청 주면 됩니다. 주문 받아서 한국 공장에 하청 주는 거나 일본
공장에 하청 주는 거나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당일발송상품은 비싸지지 않냐고 묻습니다. 당일방송상품은 일본에서도 비쌉니다. 여전
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4
저는 한국에서 운영하면서도 일본에 즉석명함도 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석명함을
주문 받아서 해당 여러 지역 일본 즉석명함 거래처와 연결하면 됩니다. 우리는 유통회사입니
다. 복잡할 뿐 시스템은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 시간이 없어서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당일발송명함은 가격만 조금 비싸게 받을 수 있으면 한국에서도 만들 수 있습니다. 가격
을 좀 따져봐야 합니다만. 당일발송명함은 대체로 일본에서도 12시까지 입고한 것을 당일
제작, 당일 발송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오늘 발송하면 일본에서 오늘 밤에 발송할 수 있습
니다. 가장 늦는 경우는 오늘 밤 9시까지 동대문에 있는 비행기 핸드캐리 회사에 갖다 주면
그 다음날 오사카, 동경의 주요 도시에 배달까지 끝내줍니다. 송료는 기본 3만 원에 무게에
따라 추가 금액이 붙습니다. 일본에 하청 주는 게 좋을지 한국에서 제작하는 게 좋을지는 가
격에 따라 정하면 그만입니다.
더 극단의 방법도 있습니다. 아침 7시 또는 8시까지 인천국제공항 터미널 12번 입구까
지 가져다 주면 당일 6시 이내에 일본 손님 손에 물건을 갖다 줍니다.
방법은 정말 다양합니다. 머리를 쓰고, 찾기 나름입니다. 싸게 공급해야 한다는 것을 명
제로 놓고 방법을 찾는 게 경영이고 운영입니다. 남들이 다하는 방법, 누구나 생각하는 방법
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당장 내일까지 물건이 필요한 손님에게는 가격이 결코 문제가 안 됩니다.
인쇄물은 약간 어렵지만, 용기(容器) 같은 건 당일 발송도 됩니다. 6시 이후는 일하지 말
자는 게 제 방침이니까 안 하는 것뿐이지 저녁 6시에 주문한 기제품을 그 다음날 동경, 오사
카의 주요 지역에 갖다 주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상품을 구성할 때는 이런 걸 감안해서 발송일에 따라 운송비가 달라지게 하는 게 좋습
니다.
참고로 잠시 용어를 정의하자면, 발송일은 우리가 물건을 보내는 날이고, 배송일은 손님
이 물건을 받는 날입니다. 발송일은 우리가 확정할 수 있지만 배송일은 확정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발송일만 표기하는 게 확실합니다.
발송일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게 상품을 구성하면 손님은 정말 편해집니다. 급하면 돈 더
내고 받으면 되고, 급하지 않으면 싸게 받으면 됩니다. 컨테이너까지 이용하게 되면 부피가
큰 물건이든 무게가 무거운 물건이든 싸게 팔 수 있습니다.
저는 홈페이지를 화려하고 멋있게 만드는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보다 상품을 싸고 빨리
받을 수 있게 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손님이 원하는 배송일에 맞추
는 것은 손님을 이롭게 하는 일입니다.
저는 극단으로 ‘6시 주문, 당일 발송’ 또는 즉석명함도 말씀 드렸지만, ‘싸고, 빨리’도 한
계가 없습니다. 부단히 추구해야 합니다.

전문성과 편리함
저는 작은 회사는 종합몰로 승부하면 필패(必敗)라고 생각합니다. 철저히 전문몰로 가야
합니다.
공구(工具) 사이트도 전 세계 각 나라의 공구, 저가품부터 고가까지 있는 종합 사이트가
되면 이길 수 있습니다. 악기 사이트도 전 세계의 저가품부터 고가품까지 모으면 반드시 됩
니다. 대부분 상품이 그렇습니다.
이베이, 아마존, 라쿠텐, 타오바오 등이 세계를 지배할 때, 비스무리한 종합몰로 가서는
이기기 힘듭니다.
전문몰로 가고, 전문몰 안에서 검색기능이나 유사상품 추천기능, 주문제작기능, 세트상
품구성기능 같은 편리한 기능을 넣어서 종합몰이 따라올 수 없게 해야 합니다. 상품마다 또
판매자마다 독특한 기능과 특징이 있습니다. 종합몰에서는 이런 걸 잘 구현하지 못합니다.
말씀 드린 대로 검색, 추천, 주문제작, 세트상품 등 해당 상품에만 있을 수 있는 기능을 발
전 시키면 고객은 편리하게 느낍니다.
요즘 용기가 잘 팔리고 있습니다. 용기가 팔리는 이유는 플라스틱 용기를 가장 많이, 그
리고 100개 단위부터, 즉각 보내기 때문입니다.
손님이 원하는 용기는 대부분 다 있고, 100개부터 살 수 있고, 사면 당장 보내는 사이트

5
는 정말 전문몰이고, 편리한 몰입니다. 안 팔리면 이상합니다. 여기에 찾기도 편합니다. 이런
걸 계속 보완하면 반드시 큰 사이트로 키울 수 있습니다.

생각을 바꿉시다
저는 동경, 오사카 중심부 지역을 우리가 직배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봅니다.
동경과 오사카 물량이 대략 35~40% 전후일 텐데요. 동경과 오사카까지 가는 비행기 값
만 송료로 받고, 일내 운송료는 무료로 하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그다지 손해가 크지 않으
면서 손님을 유치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발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할 지 안 할 지는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싸
게 팔면서 이익을 높일 방안을 끊임없이 찾는 게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쥐어짜는 건 아무나 합니다. 진짜 일은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판매기법도 계속 발전시
켜야 합니다.

6
[CEO전언 2501]

신언서판(身言書判)

2016. 11. 4. 금요일

신언서판은 당(唐)나라 때 관리를 선발하는 기준이었습니다. 조선시대 때는 선비가 갖춰


야 할 자질이었습니다. 이 기준은 직장인이 갖춰야 할 자질로 바꾸어 해석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리더가 되려면 수많은 자질이 있어야 할 겁니다. 옛 사람들도 그 많은
자질을 정리하면서 넷으로 압축했습니다. 이 넷이 필수면서도 다른 걸 포괄한다고 생각한 것
입니다.

신(身)
풍채로 해석했지만 건강이라고 해석하는 게 옳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건강해야 합니다.
걸핏하면 머리 아프다, 배 아프다, 몸살로 이번 주는 쉬어야 한다, 감기 걸려서 못 나간다
하면 듣는 사람도 맥 빠집니다. 늘 아프다고 하는 사람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사람은
좋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나쁜 말을 들으면 기분이 안 좋아집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힘들어, 피곤해, 짜증나, 죽겠어, 아파 이런 말 하지 않도록 스스로 관리해야 합니
다.
물론 건강도 대체로 체질 탓이니 본인 마음대로 조절하기 어렵습니다. 건강 관리도 쉬운
게 아닙니다. 운동하기 싫어하는 사람더러 운동 열심히 하라고 하는 건 공부하기 싫어하는
사람에게 공부하라는 것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회사로서는 어렵다고 해서 하지 말
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회사는 몸이 허약하고 자꾸 아픈 사람을 계속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괴로운 일입니다. 회사는 뽑을 때 허약하거나 병약한 사람은 애당초 뽑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단 채용했으면 어떻게든 같이 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처음에 선택을 잘
못하면 괴롭습니다. 개인도 그런 상태면 먼저 몸을 만들고 입사해야 합니다. 늘 아프고 힘든
몸으로 입사하는 건 일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일하겠다고 한 것이니까 무책임한 일이고 일종
의 속이기입니다.
체질 문제가 아니고 잠시 아픈 건 회사가 무조건 돌봐줘야 합니다. 병은 특별한 경우를
빼면 개인 잘못으로 걸리는 게 아닙니다. 많은 병은 걸리고 싶어서 걸리는 것도 아니고 원인
도 잘 모릅니다. 이런 경우는 회사가 충분히 돌봐 주어야 합니다. 마음 편하게 쉴 수 있게
해줘야 하고 돌볼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아픈 사람이 쉬고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야 합니다.
나아가 회사는 충분히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회사 형
편이 좋지 않아서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구성원이 쉬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꼭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쉬기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고 쉼은 그 자체가 목표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쉬고 나서 일해야 합니다. 달력에는 일요일이 제일 앞에 있는 데 이건 쉬고 나
서 일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하더군요. 맞고 틀리고를 떠나 저는 이 말대로 하고 싶습니다.
노동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수단이어야지, 그저 돈 버는 수단이어서는 참 난처합니다.
우선 쉬어야 합니다. 이건 회사가 할 일입니다.
회사가 할 일은 회사가 해야 하지만 개인은 자기 몸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체질이 좋은
사람은 좋은 유전자를 물려 받았거나 어릴 때 돌봄을 잘 받았습니다. 축복 받은 몸입니다.
노력 없이 받은 것이니 잘난 척 할 건 없습니다. 감사하며 잘 관리해야 합니다.
허약한 사람은 안타깝습니다. 반 이상은 본인 책임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건강이 회사원
이 갖춰야 할 자질 중 가장 앞에 있으니 어떻게든 노력해야 합니다. 허약하게 태어난 건 본
인 책임은 아닙니다. 그러나 어떻게든 몸을 만들어야 합니다. 힘들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듭니다. 몸이 지치면 좋은 생각을 하기 어렵습니다. 저
는 새벽에 요가 할 때, 주말에 등산할 때, 참 많은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하루 종일 일하면
서, 몸이 아프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무척 어렵습니다. 적절히 쉬어야 하고, 여유가 있
1
어야 좋은 생각이 나옵니다.

언(言)
잘 말하기도 리더를 뽑는 기준입니다.
잘 말하는 것은 말을 청산유수(靑山流水)처럼 한다는 게 아닙니다. 정확하게 그리고 조
리 있게 하는 것입니다. 조리(條理)있다는 것은 이치에 맞는다는 것입니다. 웅변가나 사기꾼
이나 개그맨이나 사이비 종교꾼처럼 말하는 거와 다릅니다.
정확한 내용을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잘 말하는 것입니다. 말을 정확하고 이치에 맞게
하는 것은 마지막 판(判)과 연결이 됩니다. 말을 조리있게 하려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판단력이 있어야 됩니다.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 본질과 부차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설득을 잘 하려면 사람
을 알아야 하고 상대방 수준에 맞춰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잘 말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앞뒤가 어울리지도 않고, 한 말을 또 하고, 지금
할 말이 아닌데 하고, 말실수가 잦고, 말을 해서 우리 쪽도 난처하게 할 뿐 아니라 상대방을
화나게 해서는 곤란합니다.
말을 잘하는 것은 기술이기도 하지만 본질에서는 논리입니다. 논리를 갖추는 게 우선이
고 설득하는 기술은 그 다음입니다.
잘 말하는 것은 실력입니다. 지식과 경험이 겸비 되지 않고는 어렵습니다.

서(書)
글쓰기는 제가 무척 강조하는 것입니다만 잘 말하기보다 한 단계 높은 자질입니다. 글쓰
기 실력은 그 사람 진짜 실력입니다. 말은 흔적이 남지 않으니까, 혹은 흔적이 남아도 분간
하려면 시간이 걸리고 휙 지나가기 때문에 어쨌든 대충 때울 수 있어도, 글은 그 사람 실력
을 아주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본질과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글은 안 됩니다. 괴발새발인 글은 글이 아닙니
다. 내용이던 형식이든 틀렸다면 쓴 사람이 그걸 알아채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티쿤에서는 자기 의견을 글로 정확하게 드러내는 게 힘들면 간부 되기 어렵습니다. 티쿤
일은 월경(越境)이 기본입니다. 월경은 말로 전하는 게 거의 안 됩니다. 글이 필수입니다.
글쓰기 역시 말하기와 마찬가지로 기본 실력과 기술이 겸비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기본
실력은 결코 짧은 기간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정말 오랜 시간에 걸쳐 기본
소양을 다지고, 학습하고, 다양하게 경험해야 쌓을 수 있습니다.
글을 잘 쓰려면 부지런히 써봐야 합니다. 많이 써야 연습이 됩니다.

판(判)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판단력입니다. 이게 옳은 지 그른 지, 나아가야 할 지 머
물러야 할 지 후퇴해야 할 지, 누구에게 맡겨야 할 지, 어느 부서 일인 지, 지금 결정할 지
미룰 지, 상의해야 할 지 내가 처리해야 할 지 등 리더는 끊임 없이 선택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빨리 결정해도 안 되지만 결정을 미뤄서도 안 됩니다. 집단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혼자 결정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도와야 하지만 돕는 게 잘못일 때도 있습니다. 뭐
든지 지나치면 탈이 납니다.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판단력에 좌우됩니다.
티쿤만 해도 결정할 일이 끊임 없이 밀려 옵니다. 빨리 결정해야 정체되지 않습니다. 결
정하는 거야말로 실력입니다. 이 실력은 앞서 말한 대로 오랜 시간에 걸쳐야만 습득할 수 있
는 지식과 경험에서 옵니다.

공부해야 합니다
조리 있게 말하고, 설득할 수 있는 글을 쓰고, 판단을 정확하게 내리려면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무능하면서 부지런한 리더가 가장 위험합니다. 리더만이 아닙니다. 직장인도 마찬가
지입니다. 무능은 죄입니다. 몰라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면 곤란합니다. 자기 맡은 일을 잘
모르는 것은 다른 사람을 힘들게 만듭니다. 폐를 끼치는 일입니다. 잠시는 모르지만 어느 정

2
도 시간이 지나서도 모르면 그 일을 계속하면 안 됩니다. 자기 실력으로는 안 되는 거기 때
문입니다.
자질을 갖추려면 공부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지런히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판단하는데 쓸 수 있는 수단은 직관입니다. 며칠 생각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실력
자는 순간순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순간순간 판단하려면 감각이 있어야 합니다. 감각은 평
소에 공부하고 경험한 만큼 생깁니다.
저는 해외직판 분야에 오래 있었고 이 분야는 책을 쓸 만큼 공부를 했기 때문에 무슨
말을 들으면 듣는 순간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 혹은 대단하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이런
건 생각을 오래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평소에 이 분야를 계속 경험하고 공부해서 생기는
겁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새로 공부해서 판단하는 건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진폐(眞幣)를 오래 다룬 사람은 위폐(僞幣)를 만지면 금방 알아챕니다. 그림 공부를 오래
한 사람은 그림을 보는 순간 좋은 그림인지 아닌지 딱 압니다.
회사 일도 그렇습니다. 회사 일에 관심을 갖고 집중한 사람은 당연히 회사 일을 깊이 압
니다.
실력은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생깁니다. 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도 결국 한 분야에 투
자하는 시간이 길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는 말입니다.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대학시절과 청년 때 꽤 많이 독서하고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학생 때와 청년 때 꽤 오래 독방 수감(收監)생활을 했습니다. 책 읽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저에게는 축복 받은 시간이었습니다.
철학, 정치학, 경제학, 조직론, 선전홍보론, 문학, 예술, 논리학, 수사학 등 닥치는 대로
공부했습니다. 정말 재미 있었습니다.
그렇게 공부한 걸로 올해 초 출판한 책까지 포함해서 책을 여섯 권 썼습니다. 이 중 한
권은 출판은 못했지만 가편집까지 했으니 출판한 거라고 해도 됩니다.
제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노동자와 노동삼권
모순으로서의 조직
힘 있는 조직만들기(모순으로서의 조직 증보판)
우리 시대의 사회주의 당
글쓰기도 운동이다
쇼핑몰, 해외직판으로 승부하라

그동안 전혀 얘기한 적이 없군요. 특히 노동자와 노동삼권, 우리 시대의 사회주의 당은


참 뜻밖의 제목이죠? 글쓰기도 운동이다도 생경합니다. 지금 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책 제
목입니다.
저는 정치를 하다가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기업
활동 밑바닥에는 위 책 제목에 담겨 있는 철학이 깔려 있습니다. 지금 저는 저 책이 보여주
는 정신을 그래도 보존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사람을 존중하고, 조직으로 일하는 정신 말
입니다.
저런 종류 책을 쓰려면 다양하게 공부하지 않고는 안 됩니다. 많이 공부하고, 많이 생각
하고, 많이 해봐야 합니다.
저 책 중 『모순으로서의 조직』과 증보판 『힘 있는 조직 만들기』는 합쳐서 세 판을
찍었습니다. 당시 한 판이 2,500부였습니다. 세상에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사람이 홍보도
안 하는 출판사에서 낸 책이 3판까지 찍혔다는 것 자체도 대단한 일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그 당시도 전혀 베끼지 않았고, 남의 의견을 따오지 않았습니다. 제 경험과 제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2~3년 전에도 어떤 대학교수가 제 책을 인용한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우리
시대의 사회주의 당』은 몇 년 전까지도 진보정당 내 일부 소그룹에서 학습 교재로 썼습니
다.
저는 공부해봤습니다. 공부하면서 책을 썼고, 책을 쓰면서 공부했습니다. 지금도 전언을

3
해마다 한 권씩으로 묶어뒀습니다. 이미 여섯 권입니다. 전언 한 권은 보통 책 2~3권 분량
입니다.
요즘은 공부를 그다지 안 하는 편입니다. 게으른 거죠. 옛날에 공부한 걸로 우려먹고 있
습니다. 반성할 대목입니다.
그다지 내놓지는 않습니다만 저는 저 책을 쓸 무렵 보통 사람은 거의 읽지 못하는 철학,
논리학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때 단어 하나가 가지는 의미를 이해했습니다. 그때 공부한
게 지금 저에게 어마어마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솔직히 역사, 문학, 철학, 경제학, 논리학. 인간론 등을 제대로 공부한 사람은 상대의 공
부 수준을 곧바로 알아봅니다. 실력이 낮은 사람이 실력이 높은 사람을 알기는 어렵지만 그
반대는 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수준에 따라 사용하는 단어가 다르고, 사용하는 논리 체계가
다릅니다.
저는 부디 공부하기를 권합니다. 젊은 시절에 공부한 것으로 나이 들어서 씁니다.
이상민 실장님은 플랫폼 운영실 직원들에게 필수 도서 목록을 지정해주고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표를 만들어서 체크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티쿤글로벌 플랫폼운영실장이 뭐 하는
짓일까요? 이상민 실장님은 플랫폼운영실 종합 계획 설명 같은 글은 그다지 쓰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늘 공부하라는 글만 관점을 바꿔 이리저리 씁니다. 다른 건 체크하지 않으면서 책
읽었는지, 생각나눔 썼는지를 체크합니다. 이실장님은 관리하는 것도 관리 당하는 것도 정말
싫어합니다. 그런데 쩨쩨하게 책 읽었는지, 일기(생각나눔) 썼는지를 표를 만들어서 체크합니
다.
플랫폼운영실원들은 이실장님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세상에 어떤 리더가 이렇게 하겠습
니까? 책 안 읽으면 재계약 안 한다는 상사가 어디 있습니까? 책만 제대로 읽고 생각나눔만
제대로 쓰면 재계약은 보장하는 리더가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개발 제대로 했나 안 했나로
재계약 하는 게 아니고 책 읽고 글 쓰는 걸 재계약 기준으로 삼다시피 합니다.
저는 이걸 지지합니다. 직원이 성장하도록 간절히 바라고 성장하도록 돕는 리더가 진짜
리더입니다. 성장하도록 강요하는 리더가 진짜 리더입니다. 성장은 알아서 하고 능력을 빼먹
는 곳이 회사가 아닙니다.
회사는 직원이 성장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러려면 리더 스스로도 성장해야 합니다. 이
실장님이 자기도 안 읽은 책을 리스트에 넣겠습니까? 자기도 안 쓰는 생각나눔을 쓰라고 강
요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공부하는 조직이 성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직장 생활은 이런 조직에서 해야
합니다. 그저 돈 많이 주는 회사가 좋은 회사는 아닙니다.
제 경험으로는 이런 훈련을 받고, 스스로 연습해서 한 십 년은 공부해야 진짜 지도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지도자는 나이가 들어도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얄팍한 실력으로는 마흔 살 넘으면 회사에서 일을 시킬 수가 없습니다. 없는 게 차라리
낫습니다. 방해만 됩니다.
나이 들면 잘릴까 봐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공부하고 있으면 됩니다. 열심히 일하고 있
으면 됩니다. 실력은 저절로 붙습니다. 이상민 실장님 같은 분하고 십 년만 있으면 어디 가
서도 대접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책 안 읽는 간부는 적절한 때 내보냈습니다. 저는 공부 안 하는 간부, 책 안 읽는
간부는 중용하지 않습니다. 지금 중용되었다고 안심하지 마십시오. 어차피 제가 정리하지 않
아도 스스로 정리됩니다.
늘 공부하세요. 지금 일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은 상관 없습니다. 지금 실력이 조금 부족
한 것도 용납합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생기는 지식만으로 버티는 것은 난처
합니다. 이렇게 되면 제가 정리하지 않아도 저절로 정리하게 됩니다.
근묵자흑(近墨者黑)이요 근적자적(近赤者赤)입니다. 리더가 술 마시고 밤 늦게 다니면 간
부들도 그런 사람이 많아지고, 리더가 공부하면 간부들도 그렇게 됩니다. 티쿤에서는 공부
안 하는 리더는 저절로 물에 기름 뜨듯이 따로 놀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 일에 집중하세요. 실천도 중요한 공부 방법입니다. 메시지 보내고, 밴드에
글 올렸는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들여다 보지 않는 사람은 조심해야 합니다. 잘 놀

4
면서도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티쿤은 회식 안 합니다. 6시면 퇴근하게 합니다. 휴가도 눈치 보지 않고 쓰게 합니다. 메
시지도 못 볼 만큼 혹사시키지는 않습니다. 자기가 소속된 부서밴드의 글도 제 때 안 읽는
사람이 무슨 회사 일을 하겠습니까? 그런 사람은 자기 관련 일에 비상이 발생해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휴일에는 일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오죽하면 부서가 먼저 토요일
근무를 하겠다고 해도 반대했겠습니까? 저는 고객응대 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로 했습니다. 직원이 일에 휘둘리지 않게 하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연락을 주고 받고, 관
심을 갖는 정도는 반드시 휴일에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도 안 하는 것은 관심이
없다는 뜻입니다. 회사 일에 관심도 없고, 자기 하는 일에 애정이 없는 채 회사에 다니는 것
은 약속 위반입니다. 서로 만났을 때는 성실하게 일한다고 약속했습니다. 서로 배려한다고,
서로 돕는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쉰다고 메시지도 보지 않게 되는 회사를 다니는 것은
개인에게도 인생낭비일 뿐입니다.
어느 부서에서 어떤 역할을 하든 공부하기 바랍니다. 성장해야 합니다. 성장해야 주변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주변 사람이 성장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각 부서 밴드에 매주 생각나눔을 쓰기 바랍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절대 성장하지 못합니
다. 어느 부서에서 어떤 일을 하든 우리 모두는 인격에서도 실력에서도 성장해야 합니다.

미래 티쿤과 개인
제가 생각하는 티쿤글로벌의 경쟁 상대는 이베이, 아마존, 알리바바, 라자다, 라쿠텐입니
다. 저는 한국 지마켓, 옥션, 11번가, 쿠팡과 비교 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의 티쿤
글로벌 모든 성원이 성장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과 같이 티쿤글로벌을 만들
어 왔습니다. 앞으로도 같이 만들고 싶습니다.
어느 부서에서 어떤 일을 하든 여러분 모두가 소중한 존재고 또 여러분 속에 무한한 가
능성이 있습니다. 좀더 자기를 소중히 여기고, 좀더 자기를 돌보고, 좀더 자기를 성장 시키
시기 바랍니다.
많은 사람이 저를 일본에 명함 파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고, 또 지금도 그렇게 알고 있습
니다. 티쿤 비즈니스를 틈새 비즈니스로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그다지 설명하지 않았
고 설명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은 다 만들고 보여줘야 겨우 압니다. 수준이 낮습니다.
진주 목걸이를 주면 돼지 목에 걸어줄 수준입니다.
티쿤은 이미 일본향 해외직판 플랫폼 운영에서 성공했습니다. 내년에 싱가포르향, 중국
향은 시작하게 됩니다. 어쩌면 미국발도 시작하게 될 겁니다.
티쿤은 시시한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보통 사람은 꿈도 꾸지 못할 비즈니스입니다. 저와
여러분이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티쿤을 여러분과 같이 만들고
싶습니다.
대 티쿤을 이끌어가는 사람으로 성장하시기 바랍니다. 건강해야 하고, 잘 말할 수 있어
야 하고, 글도 잘 써야 합니다. 무엇보다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그
리고 회사 일을 좋아하기 바랍니다. 충분히 쉬면서도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가 같이 일궜습니다. 우리가 같이 누려야 합니다.

5
[CEO전언 252]

안과 밖
2016. 11. 11. 금요일

회사에도 안일과 바깥일이 있습니다. 당연히 안일을 중심으로 해야 합니다. 바깥일은 보


이는 거고 본질은 안입니다. 물론 바깥일도 적절하게는 해야 합니다. 아예 무시하면 안 됩니
다. 대개가 그렇듯이 안과 밖은 같이 가야 합니다. 다만 중심은 안입니다.

바깥일을 줄이다.
저는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아버지 부시와 경선할 때 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을 매우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당시 공화당 부시 대통령은 대이라크 전쟁 승
리로 지지율이 90%를 넘었습니다. 물론 이 슬로건만으로 클린턴이 부시를 이긴 것은 아니겠
지만 이 슬로건은 당시 미국 서민들 마음을 제대로 파고 들어갔고 결국 대통령으로 당선되
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슬로건은 너무나 강렬해서 지금도 각국 선거에서 그대로 쓰일
정도입니다. 이 슬로건은 정치의 본질은 국민을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것임을 제대로 보여줍
니다. 이 슬로건은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으로 연결되고, 잘 사는 게 사회주의라는 슬로건으
로 연결됩니다. 저에게 이런 슬로건은 본질이 무엇인지를 늘 생각하라는 교훈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조직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라고 생각합니다. 외교가 아니라 내치가 핵심
이듯이 바깥이 아니라 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본질은 내부입니다. 저에게는
조직 내부가 안정되는 게 중요하고, 우리 본업을 잘하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전언쓰기’를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회사는 사람이
운영하고,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은 조직으로 활동합니다. 조직은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뭉
쳐져야 힘을 발휘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모여서 플러스 알파의 힘을 내려면 조직안
에 정보가 흘러야 하고 공동의 목표가 정확하게 제시되어야 하고 조직원들이 목표를 정확하
게 인식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목표가 정확히 세워져야 하고 소통이 되어야 합니다. 저에게
소통은 본질입니다. 본질이 중요하니까 저는 소통을 잘 하고 또 소통이 되게 하려고 애를 씁
니다. 회사 비즈니스가 어느 정도라도 경쟁력이 있다면 성패는 조직 내 소통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에 목표가 제대로 서고 소통이 되면 그때서야 조직이 단결됩니다. 단결은
조직의 본질입니다.
물론 저도 적절히 외교를 합니다. 티쿤 플랫폼 사업에서 2015년 1월, 한국무역협회, 매
일경제신문과 티쿤이 공동개최한 ‘온라인수출’ 설명회는 매우 중요했습니다. 이 공동설명회
를 계기로 티쿤은 해외직판 대표기업이 되었고, 이용사를 더 쉽게 모집할 수 있게 되었습니
다. 이 공동설명회 전에 많은 외교 활동을 했습니다. 매일경제신문을 설득해서 신년호에 온
라인수출을 국가 주요 과제로 만들자는 1면 두 번째 기사를 내게 했고 민병두의원을 설득해
서 해외직판지원기업 지원 법률을 발의하게 했습니다. 이런 외교활동은 내치로 하지 못하는
일을 풀어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외교는 우리가 해외직판을 잘한다는 기반 없이는 아무 짝에도 힘이 되지
않습니다. 늘 그렇듯이 외교는 내치의 연장입니다. 나라가 부강해지면 외교력은 저절로 커지
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성장하면 외부에 미치는 영향력은 저절로 커집니다. 성
공하는 이용사가 생기면 이용사는 저절로 늘어날 겁니다. 일본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우리는
싱가포르로 중국으로 갈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성공하면 투자는 저절로 따라옵니다. 핵은 우
리 자신의 성장입니다. 성장하면 나머지는 거의 저절로 해결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외
교 활동은 조금만 하고 내치에 전력합니다.
저는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 안에서 보내고 바깥 사람을 만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어떤 사람은 티쿤도 연간 거래액이 150억 원을 넘고 한-중-일에 걸쳐 110명이 넘는 조직이
니까 대표가 바깥 일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하는데 할 바깥일 자체가 그다지 없습니다. 저도
1
㈜애드게이터컴 시절에 난다 하는 CEO들이 모이는 클럽에 가입해서 활동도 해봤고, 언론인
과 관료와 정치인도 많이 만나봤고, 투자사도 만나봤습니다. 그 모두가 그다지 실속 있지 않
았습니다. 저는 그런 외교 활동 하느니 차라리 작지만 이용사 대표와 만나는 게 오히려 실속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심하게는 혼자 노는 게 더 낫습니다.
내부 일이 잘 되면 굳이 바깥에 나가지 않아도 외교 일이 많아집니다. 티쿤이 꽤 성장하
니까 지금도 찾아오겠다는 사람이 많아서 오히려 거절하느라 곤란 합니다. 방문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초청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개는 쓸 데 없는 일입니다. 손님을 귀히 여겨야 하니
까 정성껏 만나지만 될 수 있으면 안 만나고 싶습니다.
물론 지금도 저는 관료도 만나고 일부 투자사도 만나지만 지나가는 정도입니다. 거기에
큰 비중을 두지 않습니다. 앞으로 직영사업부가 독립사가 될 텐데 저처럼 하기를 권합니다.
바깥은 안의 연장일 뿐입니다.
저는 하는 외교 활동조차 내부를 강하게 만드는 일의 연장에 둡니다. 저는 초기 외교 활
동을 철저히 SNS로 했습니다. 해외직판 설명회 개최, 이용사 성과 소개, 마케팅과 가격 책정
방법 등 이용사를 모으고 이용사를 지원하기 위해서 쓰는 글을 외부에 배포하는 걸로 외교
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외교를 위해 따로 작업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회사의 핵심 과제인 이
용사 모집과 지원을 위해 하는 일을 외교로 연결시켰습니다.
올해 초 저는 『쇼핑몰, 해외직판으로 성공하라』는 책을 썼습니다. 이 책은 이용사를
모집하기 위해서 썼고, 이용사들에게 해외직판 방법론을 잘 전달하기 위해 썼습니다. 그리고
철저히 티쿤을 알리기 위해 썼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이용사 모집과 교육을 위해 썼습니다.
그런데도 이 책은 여전히 티쿤 외교에 잘 활용되고 있습니다.
저는 가장 좋은 외교는 내치를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교를 위한 외교는 그다지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이용사를 모집하고 현 이용사를 지지, 지원하는 활동을 꾸준히 한 결과, 한국 정부 기관
이나 산하 기관 또는 공공단체에서 온라인 수출을 논의할 때는 티쿤을 부릅니다. 제가 보내
는 내용을 보고 언론사에서도 초청하거나 또는 방문해서 기사를 씁니다. 이용사를 모집하고
지지, 지원하는 내부 일이 곧 외교로 연결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것은 내부입니다. 내부가 강해지면 바깥으로 가는 영향력을 키우는 건 매
우 쉽습니다. 음식점 본질인 맛만 좋으면 깊은 산속에 있어도 손님이 몰리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깊은 산속에서 혼자 수도하는 수도자에게도 대중들은 찾아갑니다. 인생에 지혜를 주
기 때문입니다. 이용사가 늘어나고, 이용사가 성공하면 우리를 찾는 사람은 저절로 많아집니
다.
티쿤은 잘 견디면서 지난 2년여 간 이용사를 모으고 육성했습니다. 그래서 38개 사이트
를 열었고 지금은 이 중에 33개 사이트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 적습니다. 그렇지만 이 오
랜 시간을 견뎠기 때문에 최근에는 꽤 실력 있는 이용사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10월에 4개
신규 이용사 계약을 맺었는데 꽤 괜찮은 규모 회사들입니다. 내용이 괜찮으면 시간만 지나면
일은 됩니다. 지금까지 잘 견뎠기 때문에 앞으로는 폭발할 겁니다.
물론 저도 뭔가 해서 좀더 빨리 성장했으면 합니다. 그렇지만 실력을 키우지 못하면 백
약이 무효입니다. 설사 외인으로 성장한다면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내실을 다지고 있
으면 시간은 우리 편입니다. 내실이 있어 바깥으로 나가는 힘이 강해지면 그만큼 안으로 끌
어들이는 힘도 강해집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티쿤글로벌 구성원입니다. 두번째는
우리 직영 사업 거래처이고, 그 다음은 티쿤 이용사입니다. 고객은 중요하기는 하지만 저에
게는 이용사 다음입니다. 우리 자신, 우리와 같이 일하는 사람이 중심이고 고객은 대상입니
다. 우리가 잘 단결하는 게 고객을 위하는 길입니다.
조직에서 안은 티쿤글로벌 구성원입니다. 안이 단단해지는 게 먼저입니다. 그래서 저는
티쿤글로벌 구성원이 서로 잘 소통하고 잘 단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
즘은 제가 좀 덜 합니다만 회사 평구성원들과 점심을 먹는 일정을 만드는 것도 그런 이유입
니다. 저는 바깥 사람과 밥 먹으면 돈이 아깝습니다. 외부 사람과 밥 먹으면서 중요한 이야
기를 하는 적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외부 사람은 제가 만나든 부서에서 만나든 별로 차이

2
가 없습니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데 괜히 밥 먹고 돈 내는 게 아깝습니다. 조직 구성원하
고 밥 먹으면 밥값은 훨씬 많이 듭니다만 훨씬 좋습니다. 조직 평구성원들과 밥 먹을 때 저
는 일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냥 같이 밥 먹는 시간을 즐길 뿐입니다. 저에게는 외
부 거창한 사람과 법 먹는 것보다 조직 평구성원과 밥 먹는 게 훨씬 더 소중합니다.
우리 회사는 구성원들 도움으로 살았습니다. 회사가 정말 어려워 자금을 모을 때도 평구
성원들이 도와줬습니다. 외부에서 응한 사람은 극히 적습니다. 저는 이럴 줄 알았습니다. 내
부가 외부보다 몇 백 배 소중합니다.
이제 티쿤 직영사업부는 서서히 분리 독립해서 자회사가 됩니다. 저는 독립해서 자회사
가 되었을 때, 리더와 구성원 모두 내부가 중요하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기를 바랍니다. 아무
리 바깥이 화려해도 핵심은 내부입니다. 내부가 단단해야 바깥으로 멀리 나갈 수 있습니다.

민주와 집중
내부가 단단해지려면 민주와 집중의 원리를 이해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즉 의견은 자유
롭게 내되, 리더에게 무조건 승복해야 합니다.
이건 어제 오늘 만들어진 조직 원리가 아닙니다. 왕조시대에 조차 제대로 된 집단은 회
의할 때는 거침없이 의견을 냈고 리더가 결정하면 무조건 따랐습니다. ‘의견은 자유롭게 그
렇지만 결정에 복종’은 강한 조직의 운영 원리입니다.
제가 열심히 설득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가끔씩은 제가 결정해도 이견을 계
속 내고 집행을 안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옳은 태도가 아닙니다. 불법이 아닌 한 리더가
결정하면 틀린 것도 그냥 집행하는 것이 옳습니다. 리더가 다 올바를 수는 절대 없습니다.
틀린 결정도 많이 합니다. 그렇지만 틀린 결정이어도 내려졌으면 무조건 따라야 합니다. 그
렇게 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집행되지 않아서 조직 자체가 붕괴되기 때문입니다. 조직이 붕
괴되는 것보다는 틀린 결정을 집행하느라 손해를 보는 게 낫습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
니 리더가 결정해도 한번 더 생각해달라고 요청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건 특별한 일입니다.
본질은 그냥 집행하는 것입니다. 리더가 지혜로우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해도 리더 결정에 따
라야 합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리더가 멍청하면 배는 산으로 갑니다. 멍청한 리더를 가진 조직의 숙명입니다. 리더가
바보인데 리더를 잘 보필할 능력이 안 되면 같이 죽든가 리더를 버리든가 둘 중 하나입니다.
리더로 세워놓고 결정을 거부해서는 안 됩니다.
이 원리는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더 잘 지켜집니다. 상사가 잘못된 결정을 내렸
을 때 따르는 비율은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높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고는 조직이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경험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발전할수록 명령에
따르지 않았을 때 처벌 강도도 높아집니다.
티쿤 조직은 이 점에서 조금 약합니다. 저는 간부들에게 글을 써서 소통하라고 강요합니
다. 그런데 이게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도는 억지로라도 해야 하는 일입니다.
다른 일을 다 잘 하고 있고, 또 그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니까 제가 글쓰기로 고과(考課)
를 하거나 평가하지 않습니다만 조직 리더가 이런 정도로까지 당부를 하면 군소리 없이 무
조건 따라줘야 할 일입니다. 저는 어떻게든 설득하는 방법을 택하고, 명령, 지시 형태는 어
지간해서는 택하지 않습니다.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명령과 지시로 유지하면 당장은 쉽지만
마음으로 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리더는 그래야 합니다. 반면 간부들은 명령과 지시가
아니어도 마땅히 따르려고 애써줘야 조직이 됩니다. 불법이 아닌 한 간부들은 따라야 합니다.
매출을 얼마까지 올리라는 것은 사람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어쩔 수 없지만 글로 소통하
라는 것은 사람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일입니다. 리더는 설득을 무기로 삼아야 하고, 피
지도자는 리더의 요구에 복종해야 합니다.
조직은 지도와 피지도로 성립됩니다. 지도자는 지시하고 명령할 줄 알아야 하고, 피지도
자는 복종해야 합니다. 다만 지도자는 지시와 명령 대신 설득하고 동의를 구하는 방법을 본
질로 삼아야 합니다.
이게 되어야 조직이 단단해집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실수를 많이 하겠지만 조직은
발전할 겁니다. 지도와 피지도 관계가 무너지면 실수로 끝날 것도 붕괴로 연결됩니다.

3
내부가 단단하다는 것은 자유로운 논의와 일사불란한 집행이 통일될 때 생깁니다.

다시 개인
조직의 단결은 개인이 성장해야 이루어집니다. 자유로운 논의 자체가 구성원 개인의 성
장을 전제로 합니다. 개개인이 못 따라오면 자유롭게 논의할 수가 없습니다.
조직은 개인이 모여 있습니다. 조직을 이루는 개인이 성장하지 않으면 집단이 단단해질
수 없습니다.
금요일 나눔은 간부와 평사원들이 섞여서 진행합니다. 나눔을 하면서 저는 티쿤인들이
참 생각이 깊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어느 부서, 어떤 일을 하든 상관 없이 티쿤인들은 정말
성숙되어 있습니다.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닙니다. 경영기술에서는 제가 조금 앞서 있을 지 모
릅니다만 인격이라는 면에서는 부서나 업무, 나이와 상관 없이 많은 평티쿤인들이 저보다 낫
습니다. 그런 면에서 모두 진짜 귀합니다.
조직은, 그리고 이후 독립사로 나갔을 때 지도자들은, 평조직원을 믿어야 하고 평조직원
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마음껏,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조직
은 결국 개인 능력을 바탕으로 합니다.
잘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
럼으로써 각 구성원들이 실력도 키우고 인격도 다질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각 구성원들은 자신이 인생의 주인이고 귀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잘 깨닫
고 스스로 성장해야 합니다.
저는 최근에 조직 모든 구성원들이 제가 전언 쓰는 것처럼 생각나눔을 쓰게 하려고 마
음 먹었습니다.
저는 이미 봤습니다. 몇몇 부서는 평조직원도 의무로 생각나눔을 쓰게 하고 있습니다.
그 글을 쓰면서 힘들어 하는 걸 봤습니다. 그러면서도 성장하는 걸 봤습니다. 저는 다른 건
그다지 강요하고 싶지 않습니다. 정한 기한 내 목표를 달성하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습니다.
매출을 올리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생각나눔을 쓰라고, 또 지휘서신은 쓰라
고는 강요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무한히 자발적이면서 무한히 게으릅니다. 하고 싶은 건 밤을 세워서 하지만 하기
싫은 건 죽어도 못합니다. 모든 게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적절한 강요는 필요합
니다.
저는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조직을 만들 겁니다. 그걸 위해 저는 생각을 글로 표현하라고
강요할 겁니다. 다른 건 몰라도 그건 하려고 합니다. 그 정도 강요는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
다. 그렇게 해주시기를 당부합니다.
제가 이미 생각나눔을 쓰는 많은 평조직원들을 봤기 때문에 요청하는 것입니다. 물론 아
주 어려우면 조금 천천히 하기 바랍니다. 그렇지만 천천히 하더라도 꼭 하시기 바랍니다. 조
직이 그렇게 될 때, 조직 전체는 크게 비약하리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지난 주에도 말씀 드렸습니다만 티쿤은 세상에 흔히 있는 회사가 아닙니다. 저는 티쿤이
비약하리라고 확신합니다. 조금 지나서 우리가 우리를 돌아보면서 우리 회사가 언제 이렇게
컸지 하고 놀랄 때가 곧 온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평조직원들이 어느 새 늠름한 간부가 되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를 우리는 대비해야 합니다.
내부가 중요합니다. 내부가 단결해야 합니다. 단결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각
자 성장해야 합니다. 가장 내부는 결국 티쿤인 한 사람 한 사람입니다.

4
[CEO전언 253]

이용사 모집 경험 나눔
2016. 11. 18. 금요일

내년 3월부터는 싱가포르향 해외직판을 할 수 있게 되고, 6월부터는 중국향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됩니다. 플랫폼운영실이 받쳐주면 한국향 서비스는 한국에 이미 우리가 있기 때문에
곧바로 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되면 다국향 해외직판 프로세스는 어느 정도 완성됩니다.
이후 전 세계로 나가는 것은 플랫폼운영실 개발 속도에 달려 있습니다. 우여곡절과 시행착오
를 겪고, 실수도 하겠지만 지난 10여 년 쌓은 경험과 지난 3년 플랫폼을 운영한 경험이 있
기 때문에 그다지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이제 일본향 외 다른 나라로 가는 첫 단추인 싱가포르향 해외직판을 잘해야 합니다. 그
전에 중국발 일본향 서비스도 성공 시켜야 합니다.
1월부터는 중국에서 일본향 이용사 모집 설명회를 시작해야 하고, 동시에 한국, 일본,
중국에서 싱가포르향 이용사를 모집하는 설명회를 해야 합니다. 일단 중국발 일본향 직판과
한, 중, 일발 싱가포르향 직판을 성공 시키는 게 급선무입니다. 내년 1월이라고 해야 달포
남았습니다. 이제 진짜로 준비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 이용사를 모집한 제 경험을 나누려고 합니다. 일본과 중국에서 이용사를 모집
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용사 모집 경험 나눔이지만 여기에도 마케팅 일반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글을 통해서 마케팅을 공부할 수 있습니다. 경험 나눔은 일반론을 특수상황에 적용시킨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생생합니다. 그리고 경험은 나누면 풍부해집니다.

설명회
저는 이용사를 모으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설명회를 택했습니다.
기록을 뒤져보니 2013년 7월에 처음 일본직판설명회를 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매주,
혹은 2주, 혹은 3주, 혹은 한 달에 한번 등 꾸준히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초창기 어떤 때는
6회에 걸쳐 매주 수요일 새벽에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리치버튼 김관영 사장은 이때 만났습
니다. 이 6회 새벽설명회에 플랫폼운영실 신상현수석도 참석했습니다.
저는 이용사를 모집하는 핵심 수단으로 설명회를 택한 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용사를 모집하는 핵심수단으로 설명회를 선택함으로써 나머지 일은 거의 저절로 정해졌습니
다.
설명회를 한다는 걸 알리려면 홍보해야 합니다. 설명회를 해야 하니까 자료를 정리하게
됩니다. 설명회를 하면 이용사가 되겠다고 오는 분들이 있으니까 상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당연히 이용사들을 지원하는 홈페이지도 만들어야 합니다. 설명회를 하면 설명회를 전후해서
필요한 모든 일을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저는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듦으로써 일이 되
게 하는 방법을 선호합니다. 또한 핵심 수단을 정함으로써 다른 것도 풀리게 하는 방법을 씁
니다.
설명회를 하면 일이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막연하게 생각했을 때는 생각나지 않는 일
들도 직접 하게 되면 하나하나 모습을 드러냅니다. 물론 실수도 시행착오도 필수입니다. 그
렇지만 실수하지 않고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면 알 수조차 없습니다.
초기 설명회 때 실수도 참 많이 했습니다. 초기 설명회 때는 내용도 뒤죽박죽이고, 강조
해야 할 점을 놓치고, 쓸 데 없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주요한 점과 청중이 듣
고 싶어하는 게 달랐습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준비할 것도 챙기지 못했습니다. 곳곳에서 펑
크가 났습니다. 그런 한계를 안고 꾸준히 하면서 개선되었습니다.
물론 능력이 더 있었다면 완벽히 갖추면서도 시간을 늦추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건 제 능력 밖입니다. 제 능력으로는 준비가 덜 되었더라도 하면서 보완하는 쪽
을 택하는 게 최선입니다.
진땀 흘린 설명회가 기억 납니다. 2014년 11월11일부터 했던 6회짜리 새벽 설명회 내용
1
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1강 : 해외 판매 성공 사례와 동향
2강 : 해외 판매의 장점과 어려움
3강 : 해외 판매 방법 비교 분석
4강 : 티쿤을 이용한 해외 진출
5강 : 가격책정, 관세, 물류, 고객응대 방법
6강 : 해외 마케팅

이걸 다 설명할 만큼 준비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일정을 발표했다가 6회를 채우느라 정


말 힘들었습니다.
2014년 1월에 한국무역협회, 매일경제신문, 티쿤이 같이 ‘온라인 해외직판 성공사례 세
미나’를 열고 그 다음주에 상세설명회를 또 열었는데 내용이 첫 번째 세미나와 중복되면서
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이 설명회에 이어 매일경제신문사와 공동으로 전국 순회설명회를 열었는데, 부산까지는
참여자가 많았지만 그 이후 참여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미 공지는 했기 때문에 억지로 진
행했습니다. 이때 강미선 과장과 당시 김대성부장이 고생했습니다.
지금은 2시간짜리 1회로, 된다는 것만 이해시키고 나머지는 개별 상담으로 처리합니다.
이 방식까지 오는데 거의 2년 이상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이 방법도 또 바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아주 확실한 것은 꾸준히 하면 앞으로 더 세련되어 질 거라는 점입니다.
설명회 내용과 방식을 정비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설명회 전후 상담과 교육과
지원할 내용을 준비하는데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겠습니까? 그런 걸 생각하면 시작하
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시작하지 않았으면 결코 정비되지 않았을
거고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이 일은 일단 시작하는 게 훨씬 더 빨리 정비하는 길이
었습니다.
얼마 전에도 인용한 바 있지만, 개발도 이전에는 미리 다 기획을 해놓고 시작하는 걸 정
석으로 여겼는데 지금은 꼭 필요한 것만 개발하고 더 필요한 것은 그때그때 추가하는 방향
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사람이 절대 완벽할 수 없고 미리 계획을 다 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설명회를 핵심 수단으로 삼는 것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하면서 개선하고 보충했습
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성공했습니다. 물론 더 잘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지금까지 성과에
그다지 불만이 없습니다.
늘 말씀 드립니다만, ‘어떻게?’가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설명회는 ‘어떻게’라는 수단
또는 방법에 해당합니다. 설명회를 핵심 고리로 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일을 할 때 추구하는, 핵심고리를 먼저 정하고 나머지를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꾸준히
2013년 7월에 처음 설명회를 열었으니 벌써 3년이 넘었습니다. 처음에는 전혀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무턱대고 시작했습니다. 3년 전 설명회는 티쿤플랫폼 이용사가 아니라 ‘오더
몰’ 동행사(同行社) 모집이 목표였습니다. 오더몰은 지금의 큐텐(qoo10.co.jp)과 흡사한, 우
리가 만든 월경오픈마켓플랫폼이었습니다. 이 플랫폼은 고객 유치를 우리가 하는 구조였습니
다. 이 플랫폼을 만들고 나서 이 모델은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없다
는 것을 깨닫고 곧바로 접었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금방 접을 플랫폼을 어렵게 만
든 셈이니까요. 물론 완성도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잠시 쉬다가 우리는, 우리가 플랫
폼만 운영하고 이용사가 독립몰로 직접 장사하는 현재 모델을 고안해서 개발했습니다. 그러
니까 2013년 7월에는 오더몰 이용사를 모집한 것입니다.
되지도 않는 비즈니스 모델로 동행사를 모집했기 때문에 성공하기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보면 참 무책임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완성되지도 않았는데 그걸로 이용사를 모집했으니까
요. 이때 오더몰에 참여한 업체가 유패키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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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하고 무책임했지만 그때도 저는 된다고 확신해서 한 것이지 안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무지했던 겁니다. 무모하고, 무책임하고, 무지한 채 플랫폼 사업을 했습니다. 당
연히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줄기차게 설명회를 열고, 비즈니스 모델
을 개선했습니다. 낯 두껍게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고도 지금 여기까지 온 건 운이 참 좋았
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편으로는 거듭 실패하면서도 꾸준히 했던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
다. 그리고 더 밑에는 이미 성공하고 있는 티쿤글로벌 직영사업이 있었습니다.
저는 월경비즈니스는 된다고 확신했습니다. 우리가 성공함으로써 검증도 마쳤습니다. 그
리고 무엇보다 되지도 않는 설명회, 되지도 않는 비즈니스 모델이었지만 같이 해준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같이 어리석었기 때문에 같이 실수해서 분란 없이 계속 할 수 있었습니
다. 같이 착각했던 게 참 다행입니다.
월경전자상거래 플랫폼은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시행착오야 누구
나 겪는 일입니다. 시행착오로 희생자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해야 합니다.
그 과정을 겪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습니다. 누구 말대로 999번 실패한 게 아니라 999번 개
선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꾸준히 하면 개선됩니다. 당연합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제가 제일 잘하는 것 중 하나가
‘꾸준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매주 전언을 썼습니다. 이번이 253회째입니다. 세계 최고일
것 같습니다. 만약 세계 최고면 앞으로 계속 쓰는 한 누구도 못 따라 옵니다. 매일 쓰는
CEO가 나오면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그때부터 매주 금요나눔을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참
어색한 건데도 꾸준히 해서 조직 문화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꾸준히’보다 더 효과 좋은 것
도 드물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건 꾸준히 하지 못합니다. 헬스도, 수영도, 운동도 하다 만 게 셀 수도 없습
니다. 다만 티쿤 일은 저와 잘 맞아서 꾸준히 합니다. 그러고 보면 자기와 잘 맞는 걸 하는
게 참 중요합니다.
어쨌든 저는 월경전자상거래플랫폼 만드는 게 참 좋았고, 설명회를 중심으로 한다는 방
법이 저한테 잘 맞아서 꾸준히 했습니다. 지금은 이 분야만큼은 최소한 한국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도 저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업도 실
패하지 않았지만 이론과 실제 분야에서도 제가 전 세계에서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히’는 정말 힘이 있습니다. 그러려면 자기한테 잘 맞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단 잘 맞으면 꾸준히 하면 뭔가 이루어집니다.
다행히 설명회라는 방식은 이용사를 ‘꾸준히’ 모집하는데 참 좋습니다.

미디어 활용
저는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미디어를 노렸습니다. 올해 9월2일 전언으로, ‘가장 좋은 홍
보는 미디어가 받아쓰게 하는 거’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설명회를 알리려고 미디어를 활용했습니다. 저는 해외직판이 중요하다는 내용과 실
적을 꾸준히 미디어에 알렸습니다. 국내 대략 8천여 개 기자 이메일을 확보해서 꾸준히 보냈
습니다. 그 기자들은 ‘역직구’ 또는 ‘온라인 수출’이라는 단어를 써서 기사를 작성한 경험이
있는 기자들입니다. 이 이메일은 이상민 실장이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추출해줬습니다.
이 방법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 쓰지 않습니다. 기자가 좋아할 글을 쓰지 못하기 때
문입니다. 제가 이 방법을 썼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돈을 그다지 들이지 않고도 수많은 미디
어를 통해 우리를 알릴 수 있었습니다.
이 결과 티쿤글로벌이 매일경제신문, 한국무역협회와 온라인 수출 세미나도 공동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SNS로 내용을 축적하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미디어를 활용하는 홍보전략을 주로
씁니다. 저는 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것보다 돈이 덜 들고 효과가 큰 홍보 방법은 없다고 확
신합니다.
이 방법을 쓰려면 평소에 꾸준히 자료를 모아둬야 합니다. 블로그를 운영해야 하고, 필
요하다면 카페를 운영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쓸만한 블로그를 만들어 두면 미디어와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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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참 좋습니다.
중국법인은 이미 애드베스트와 애드플래그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블로그
나 SNS를 운영하는 게 좋습니다.
SNS를 활용하고 미디어와 만나려면 우리를 공개해야 합니다. 두려워 할 게 없습니다.
해외직판에 성공한 몇몇 회사는 경쟁자가 나타날까 봐 철저히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어떻게든 개방하고 공개하는 정책을 추구합니다. 숨어서 해서는 큰 사업을 만
들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공개된 곳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어야 진짜 사업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다 보면 거기에 맞는 전략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인쇄물을 일본에 직판하는 애드프린트를 운영하면서, 아니 그 전에 택배박스를 일본에
직판한 ㈜지즐을 운영할 때부터 저는 해외직판 비즈니스만으로는 오래 갈 수 없다고 생각했
습니다. 이런 비즈니스는 중국 등 더 싼 나라에서 들어오면 경쟁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일단 중국에 공급기지를 만들었습니다. 중국 판매자가 진출했을 때 대응하기 위해서였
습니다. 그리고 근본 대응으로 우리가 플랫폼이 되는 길을 찾았습니다. 플랫폼이라면 웬만해
서는 경쟁에서 지지 않고, 먼저 출발하면 따라 잡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플랫폼은 제가 일
을 비밀스럽게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달할 수 있었던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뭐가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저는 개방하고 공개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2004년부터
카페 등에 「 일본직판기를 연재했습니다. 이런 자료가 쌓여서 결국 2013년 이후 미디어를
만나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중국과 일본도 미디어를 만날 준비를 하는 게 무조건 좋습니다. 저는, ‘이용사 모집은 설
명회로’라는 뚜렷한 수단을 갖고 있었던 것처럼, ‘홍보는 미디어 활용으로’라는 뚜렷한 수단
을 갖고 있습니다. 미디어를 활용한 홍보는 정말 싸고도 효과 만점입니다. 강력히 추천합니
다.

오게 하다
저는 이용사를 모집할 때 찾아가지 않습니다. 찾아오게 합니다. 어떤 회사에 가서 일본
에 진출하세요 하는 순간 우리가 을이 됩니다. 우리가 을이 되면 힘이 듭니다. 우리가 힘이
들면 우리도 이용사도 손해입니다. 우리가 갑이 되어 쉽게 쉽게 해야 이용사에게도 좋습니다.
찾아 가서 설득하는 건 온 사람에게 안내하는 것보다 몇 백 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방
문 영업을 안 합니다.
오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설명회입니다. 설명회에 온 분들은 이미 90%는 설득 당해
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에게는 해외직판이 성공한다는 증거만 보여주면 됩니다.
이미 17개 사이트가 올해 1천만 엔 이상 매출을 올렸습니다. 그거면 충분합니다.
오게 하려고 설명회를 했고, 설명회는 SNS로 알렸습니다. 가장 중요한 SNS는 페이스북
이었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유료 광고로 홍보했습니다. 지금은 한 주에 한번 하든, 한 달
에 한번 하든 한 회 당 100만 원 정도를 홍보비로 씁니다. 설명회 홍보를 SNS로 한다는 게
좀 규모가 작아 보이지만 저는 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홍보하면 보통 30명 전후가
모입니다. 이거면 충분합니다.
갈 때도 있습니다. 초청받을 때입니다. 꾸준히 설명회를 하고 미디어를 이용하면 초청받
습니다. 초청 받아서 가는 건 매우 기분 좋은 일입니다. 굳이 우리 돈 내고 홍보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모여 있고, 또 강사료도 줍니다. 꿩 먹고 알 먹는 셈입니다.
설명회를 하면서 오게 하는 방식은 우리 역량이 크지 않은 지금 우리가 채택하기 좋은
전술입니다. 역량도 없는데 나가는 것은 어차피 힘들기 때문입니다. 설명회는 오게 하는 가
장 효율 높은 수단입니다.

유료
한국에서는 이용사가 되려면 세팅비 1백만 원을 내야 합니다. 100만원을 내고 계약하면
우리가 부지런히 교육해야 합니다. 가격 정하기, 일본 배송비 정하기, 상품 등록하기, 원어민
구하기, 고객응대, 마케팅 등 입이 아프게 설명해야 합니다. 세팅비 1백만 원은 그 수고입니
다. 세팅비가 문턱일 수 있습니다. 이 문턱이 없으면 더 많은 사람이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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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렇지만 더 많은 사람이 한다고 해도 지금은 우리 능력이 안 됩니다.
매뉴얼이 정말 잘 되어 있어서 혼자서도 할 수 있다면 세팅비를 안 받아도 될 지도 모
릅니다. 그러나 이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누구나 다 알 것 같은 라쿠텐도 일본 전역에서 판
매자 교육을 합니다. 한국 옥션도 판매자 교육을 합니다.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은 교육이
필수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유료로 하면서 살짝 턱을 만든 것은 적절한 조치입니다.
저는 지금은 문턱을 두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교육을 안 하고 할 수
있는 방법은 그다지 없습니다. 문턱이 없으면 아무나 와서 상담을 합니다. 지금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100만 원 정도도 내기 힘들어 하는 사람은 어차피 해외직판을 할 수 없습
니다. 한국에서 100만 원 내는 것 때문에 불평한 이용사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그것도 안
내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만 지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이 100만 원은 일본에서 중
국향, 싱가포르향, 한국향 서비스를 할 때 매우 소중한 자금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턱을 아예 없애고 완전히 개방하려면 시스템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개선 되어야 합니다.

바탕에는 Tqoon.com
한국에서 이용사와 소통하는 기본 통로는 tqoon.com 홈페이지입니다. 중국은 당장
tqoonglobal.cn을 만들어야 하고, 일본은 tqoonglobal.jp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 도메인은 너
무 기니까 tqglobal.cn이나 tqglobal.jp로 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tgcbt.cn, tgcbt.jp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제 각 나라에는 이용사를 모집하고 지원하는 사이트를 만들
어야 합니다. 기획실에서 안을 낼 일입니다.
당장 만들기 어려우면 블로그나 카페를 이용해도 상관 없습니다. 어떤 게 유리할 지도
우리는 검토해야 합니다. 멀리 보면 그래도 역시 홈페이지를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만.
어쨌든 해외직판을 하려면 이용사 모집과 지원 통로인 홈페이지는 필수입니다.
한국에서는 tqoon.com이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만드는 것도 시간이 걸립니다.

일본과 중국
이 글 머리에서 말씀 드렸습니다만 기껏 달포 뒤인 내년 1월부터는 각국에서 일본향, 싱
가포르향 티쿤 이용사를 모아야 합니다. 4월부터는 중국향 이용사도 모집해야 합니다. 어쩌
면 7월에는 러시아향 또는 베트남향 서비스를 시작하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사이에 다
른 나라발 한국향 서비스도 준비해야 합니다. 이후 일정은 기획실에서 마련할 겁니다만 우리
서비스는 무조건 확대됩니다.
일본에서는 동경과 오사카에서 싱가포르향 직판 설명회를 열 준비를 해야 하고, 중국에
서는 일단 상해에서 일본, 싱가포르향 설명회를 열어야 합니다. 나중에는 중국도 상해 외 여
러 지역에서 설명회를 해야 합니다.
설명회를 열기 전에 설명회를 열만한 장소를 마련해야 하고, 또 홈페이지를 준비해야 합
니다. 누가 할 것인가? 중국법인은 책임자를 정해야 하고, 일본에서는 영업부가 할 지 아니
면 따로 운영조직을 만들 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일은 사람이 합니다. 그 일만 전담하는 사
람을 정하지 않으면 일은 진행되지 않습니다. 누구를 책임자로 할 지를 정해야 합니다.
저는 이용사를 모집하는 가장 기본 수단으로 설명회를 권합니다. 1월부터 설명회를 열
거면 12월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이제는 막연하게 준비할 게 아니라 실제로 준비해야 합니
다. 한국에서는 제가 있었으니까 준비를 안 하고도 할 수 있었지만, 중국과 일본은 다릅니다.
전혀 경험이 없습니다. 당장은 설명회를 할 장소조차 없습니다. 한국에서 저는 언젠가 설명
회를 할 때가 오리라고 생각하고 직원 교육용으로 교육장을 미리 만들었습니다. 중국과 일본
에는 이런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상상력을 최대한 발동해서 설명회를
어떻게 할 것인지 실제로 준비를 해야 일이 됩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실수도 하고 내용을 채우기도 힘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단 하다
보면 좋아질 겁니다. 물론 저도 중국과 일본에 가서 설명회 하는 요령을 설명할 겁니다.
일본은 우리 고객을 상대로 이용사가 되라고 권할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여러 번 말씀
드립니다만 내년이 되면 일본법인 산하 고객이 15만 명이 됩니다. 이 15만 명은 소비자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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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판매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뭔가 팔지 않고 먹고 살 수는 없습니다. 이 15만 명
중 1%만 싱가포르향, 중국향, 한국향 이용사로 전환 시키기 바랍니다. 1,500명입니다. 1,500
명으로부터 세팅비를 10만 엔씩 받으면 그것만도 1억5천만 엔입니다.
중국은 워낙 상인이 많으니 해외로 나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
다나 중국 상품은 막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일본으로 진출하고 싶은 사람은
무척 많고, 싱가포르로 진출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무척 많으리라고 추정됩니다. 강력하게 추
진해서 이용사를 모으시기 바랍니다. 이용사를 모으는 일은 무조건 남는 장사입니다. 정말
거의 무조건 남는 장사입니다. 플랫폼 사업은 프로그램으로 하니까 추가 투자 비용이 적습니
다. 우리가 몇 년을 고생해서 프로그램을 만든 이유고, 제가 무리를 하면서까지 개발실을 계
속 키워 개발분야 인원만 스무 명이 넘게 한 이유입니다.
저는 일본과 중국 양쪽 모두 한국에서보다는 월등히 쉽게 이용사를 모을 수 있다고 확
신합니다.
생각하기 바랍니다. 방법은 찾으면 됩니다. 한국에 경험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요구할
게 있으면 요구하기 바랍니다. 지금은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상상할 때입니다. 운동 선수들
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중국과 일본은 이용사를 모으기 위해 이미지 트
레이닝을 많이 해야 합니다.

일단 해보기
저는 생각나면 일단 합니다. 하면서 고칩니다. 제가 오더몰 이용사를 모집하던 3년 전에
는 프로그램도 거의 갖춰져 있지 않았습니다. 이론도 정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버벅거렸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계속 하면서 저도 세련되어졌습니다.
다 그렇게 됩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저는 이게 오히려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완성된 다음에 하려고
했으면 절대로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정말 많은 사람이 완벽주의에 빠져서
일을 하지 못합니다. 계속 검토만 하고, 조사만 합니다. 물론 저처럼 하라고 권할 수는 없습
니다. 그래서 저는 실패를 참 많이 했습니다. 다만 설명회 정도는 일단 시작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손해날 게 전혀 없으니까요.
비행기를 발명할 때 라이트 형제는 매일 비행기를 날리고 실패한 다음 고치면서 결국
성공했는데, 당시 유명한 역학자는 연구만 하다가 실패했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모
든 일을 이렇게 하면 안 되지만 상당히 많은 경우 실천을 통해 검증하고, 개선하면서 성공합
니다.
3년 전에 제가 시작했습니다. 지금과 3년 전 환경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지금 뭔가
부족하다고 얘기하는 것은 말이 아예 안 됩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애드베스트와 애드플래그로 직판을 하고 있고, 일본에는 15만 구매자
가 있습니다. 구매자 중 10% 이상은 가망고객입니다. 한국에서는 접촉대상조차 없는 상태에
서 이용사를 새로 모았습니다. 일본에 접촉할 사람 15만 명을 갖는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
입니다.
프로그램도 티쿤 2.0이 나왔고, 한국발 일본향 서비스로 연간 1천만 엔 이상 파는 사이
트가 17개가 나왔습니다. 플랫폼운영실 성원도 20명이 넘었습니다. 자금도 넉넉하지는 않지
만 부족하지도 않습니다.
대담하기 바랍니다. 일단 시작하기 바랍니다. 지금은 해야 할 때입니다.
우선 중국과 일본에서 이용사를 500개만 모읍시다. 500개가 한국돈으로 월 평균 천만
원어치만 팔면 티쿤플랫폼 월거래액이 50억 원이고, 연간으로는 600억 원이 됩니다. 600억
원의 8%면 48억원입니다. 꿈 같은 이야기일까요? 꿈이라고 해도 상관 없습니다. 티쿤은 그
런 꿈을 꾸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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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254]

된다는 것만 보여주면(설명회 내용 구성)

2016. 11. 25. 금요일

설명회를 이용사 모집의 핵심 수단으로 삼으면 설명할 내용을 마련해야 합니다. 말씀 드


렸듯이 설명회를 처음 할 무렵 저도 여러 번 실패했습니다. 1년 반 정도 실패를 거듭하면서
내용을 어느 정도 정돈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설명회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를 정
리해보려고 합니다. 역시 제 경험나눔입니다.

된다는 걸 보여주기
설명회 목표는 이용사 유치입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해외직판 하면
돈 벌기 쉽다는 걸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거면 끝입니다. ‘장사꾼은 10원 이문이면 염라대왕
수염이라도 뽑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천박해 보이지만 핵심입니다. 청자(聽者)가 해외직판
하면 돈 벌 수 있다는 것만 납득하면 나머지는 저절로 입니다.
그래서 저는 설명회를 할 때 처음에 다음 도표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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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쿤을 이용해서 일본에 연 직판사이트가 지금까지 37개인데 이중 28개가 활동하고 있
다. 활동하고 있는 28개 사이트가 올해 11월 중순까지 올린 매출은 14억8천만 엔인데 연말
까지는 16억5천만 엔 정도 될 것 같다. 한화로 약 175억원 정도다.’ 이 정도만 이야기해도
사람들은 거의 설득됩니다. 한국에서 일본에 특별하지도 않은 물건을 175억원어치 판다는데
도 설득되지 않는 사람은 장사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굳이 설득할 필요가 없습
니다. 설득하려고 하면 시간이 너무 걸립니다. 그 사람 말고도 설득할 사람이 넘칩니다. ‘연
간 5천만엔 이상 파는 사이트가 6개고, 달에 1백만 엔어치 이상 파는 사이트가 15~19개 된
다. 보시다시피 이 사업은 겨우 2년밖에 안 되었다. 1년 반 또는 2년만에 월3백만 엔 올린다
는 게 얼마나 대박사업인지 아느냐?’ 하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해봤듯이 해외직판은
일단 매출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내려오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월3백만 엔 매출을 올렸
으면 월3천만 엔 매출은 시간만 가면 달성할 수 있습니다. 경쟁사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티쿤 말고도 해외직판으로 성공한 ㈜에이컴메이트, ㈜다홍, ㈜지즐, ㈜시온의 사례를 보
여줍니다. 신문기사도 보여주고, 또 각 사이트도 보여줍니다. 기사를 보여줬으니까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설명하는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사례, 저 사례를 들어
서 된다는 것만 설명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된다는 것만 납득하면 장사꾼은 불구덩이에 뛰어
들라고 해도 들어갑니다. 아마 밥 사고 술 살테니 방법을 가르쳐달라고 통사정 할 겁니다.
장사꾼이 그렇지 않으면 좀 이상한 겁니다.
우리가 하는 건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 방식입니다.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을 알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 방식으로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방법을 설명하는 것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보조 수단일 뿐입니
다.
물론 실패하는 이유도 설명해야 하고, 성공하는 이유도 설명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우리 식으로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을 해서 돈을 번 사람들을 천천히, 자세히 설명해주면 듣는 사람
은 귀가 쫑긋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듣고 싶은 말이니까요.
‘강철용 사장은 80년 생으로 나이가 37세인데 한국 동대문 옷을 중국에 2천억 원어치
판다, 이 사람도 한국에서는 먹고 살기 힘들어서 달랑 5백만 원 갖고 중국에 건너갔다. 그런
데 이제는 크게 성공했다.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 방식이다. ㈜다홍 사장은 똑같은 한국 동
대문 옷을 일본에 1천억 원어치 판다, ㈜지즐 이정호 사장은 한국 택배박스를 일본에 100억
원어치 판다. 모두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고 신문에도 났다. ㈜티쿤글로벌도 인쇄물, 판촉
물, 광고물을 일본에 120억 원어치 판다, 티쿤을 이용해서 일본에 파는 회사들도 총 60억
원어치를 판다. 모두 현지화 독립몰 해외직판 방식이다.’ 이렇게만 이야기해도 사람들은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강철용 사장이나, ㈜다홍, ㈜지즐, ㈜시온 이야기를 다 빼고 티쿤플랫폼 이용사 성장만
천천히 설명해도 사람들은 움직입니다.
이런 자료는 이미 제가 어느 정도 모아뒀습니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것을 중국과 일본
에 맞게 적절히 가공하면 됩니다. 필요하면 중국과 일본 사례를 모으십시오. 거긴들 왜 없겠
습니까? 사례를 잘 모아서 된다는 걸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자기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가장 생생한 사례는 자기입니다. 저는 설명회를 할 때 제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회사를
하다가 망해서 빈털터리가 되었다가 한국택배박스를 일본에 팔면서 기반을 잡았고, 인쇄물을
팔아서 어느 정도 회사 모양을 만들었다. 나는 택배박스를 어떻게 만드는 지 모른다. 명함을
어떻게 제작하는지도 모른다. 일본어도 간신히 읽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일본에 직판해서 성
공한 이유는 한국 제품이 가성비(價性比)가 좋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한-중-일에 110
명이 넘는 임직원들이 일하는 티쿤을 만들었다.’ 이렇게 제 이야기를 합니다. 이것보다 더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있을까요?
중국과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부직포백과 노보리를 일본에 직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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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습니다. 중국에서 일본으로 직판할 수 있는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중국이 통제를 많이 하
기 때문에 중국에서 일본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하는 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일본 인터넷폰을
중국에 가져가서 쓰려면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런 난관을 뚫고 우리는 중국에서 일본에 팔
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 자체가 감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가망(可望) 이용사는 이걸 듣고
싶어할 겁니다. ‘처음에 일본에 부직포백을 팔았을 때는 이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가 이
러저러한 방법으로 직접 응대하는 방법을 찾았다. 이제는 중국에서 일본에 직판해서 이 정도
매출을 올리다. 이 경험을 전하고 싶다.’ 이런 이야기가 사람을 움직입니다. 나도 하면 되겠
다는 감정을 불러 일으킵니다.
일본은 처음부터 한국티쿤파트너로서 같이 일해 온 경험이 있습니다. 해외직판을 누구보
다 잘 압니다. 일본 나카오대표, 함병준소장, 구보타님이 겪은 이야기를 진솔하게 해주면 그
것으로 충분합니다. 말만 살짝 바꾸면 됩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일본에 직판한 게 이런데,
이 시스템으로 싱가포르와 중국으로 갈 수 있다.’고 설득하면 됩니다. ‘이 시스템이 벌써 3년
이 되었고, 이미 중국발 일본, 한국발 일본이 무리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 이제 일본이 활
용할 차례다’하면 됩니다. 논리는 만들면 됩니다. 우리에게는 성공한 데이타가 있습니다. 꾸
미지 않아도 되는 생생한 사례가 이미 넘칩니다.
내가 겪은 이야기로 설득하지 못하면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듣겠다는 사람이라면 이미
데이터가 있고, 사례가 있는데 설득하지 못할 리 없습니다. 웅변으로 설득하는 게 아닙니다.
말을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증거보다 사람을 더 잘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
다. 증거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직접 경험했고, 성공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한국에서, 일본에
서, 중국에서 같이 성공 했습니다. 이 경험을 전하면 됩니다.
저는 늘, ‘너, 우리라는 말을 하지 마세요. 사람은 오로지 자신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습
니다’와 ‘자기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누세요’라는, 말하는 방법을 생각합니다. 남이 한 말, 남
이 겪은 게 아니라 내가 겪은 것, 내 생각, 내 감정을 이야기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일본과 중국에는 이미 경험이 풍부하게 쌓여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 이야기를 하면 충분
히 설득할 수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 이야기로 설득할 수 없는 사람이면 설득할 필요도 없는
사람입니다.

확신
설명을 잘하려면 확신이 중요합니다. 설명하는 사람이 확신이 없으면 감동을 줄 수 없습
니다. 확신은 감정입니다. 감정은 전달됩니다.
지난 주에도 말씀 드렸습니다만 3년 전에는 이용사가 전혀 없었습니다. 프로그램도 엉망
이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설명회를 했습니다. 된다고 확신하고 설명회를 열어 이용사를 모았
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우리 걸 포함해서 37개 사이트를 일본에 내보냈습니다. 그 중
28개 사이트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6개 우리 사이트를 빼도 22개 외부 사이트가 영업하고
있습니다. 이 22개 외부 사이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35%가 되었습니다. 연매출로는 5억엔
을 넘습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매달 천만 원 이상 파는 사이트가 16~19개 됩니다. 겨우
2~3년밖에 안 된 일입니다.
어떤 사람은 ‘겨우 37개?’, ‘에게 달에 천만 원? 이거 저거 빼면 뭐가 남아?’ 라고 할 수
도 있습니다. 전자상거래를 아예 모르는 사람입니다. 물론 친절하게 설명해야 하지만 전자상
거래를 한 사람은 이 숫자가 대단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씀 드렸듯이 해외
직판은 매출이 끊임 없이 올라갑니다.
‘2~3년 해서 37개’라는 숫자는 저도 물론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초창기 상황에서
이 정도면 결코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숫자는 기하급수로 늘어날 겁니다. 이런 확신이
있기 때문에 저는 계속하고 강력히 권합니다.
이게 과연 될까? 우리 프로그램이 문제가 많은데 소개해도 될까? 이런 마음으로는 사람
들을 설득하지 못합니다. ‘그래 우리 프로그램에 문제 있다. 그렇지만 판매하는 데는 문제 없
다. 9년 전 우리 애드프린트는 간신히 돌아가는 수준이었는데도 그걸로 물건을 팔았다. 계속
개선 될 거다. 하기 싫으면 마라. 이거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이 어디 있냐? 하고 있는 사람
들 중 시스템에 문제 있어서 나간 사람 한 사람도 없다. 좀 부족하지만 이 시스템으로 매출

3
잘 올리고 있다. 시스템은 우리가 책임지고 보완한다. 우리 개발실은 무에서 이걸 만든 사람
들이다.’ 이런 배짱이 있어야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우리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있는 문제는 전부 사소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터넷
전자상거래업 초창기 세대입니다. 1995년에 지역 피씨통신망을 운영했습니다. 2000년에 컴퓨
터 바탕화면 포탈서비스 회사 ㈜애드게이터컴을 운영했습니다. 이 회사는 46억원을 투자 받
았습니다. 2002년에 일본야후경매 이용 서비스 제공사 ㈜애니유니드를 운영했습니다. 2004년
에 한국택배박스를 일본에 파는 ㈜지즐을 운영했습니다. 2007년에 ㈜티쿤글로벌을 만들어서
이제 9년을 넘겼습니다.
저는 웬만한 사람보다 전자상거래와 프로그램 속성을 잘 압니다. 그리고 월경(越境) 전
자상거래 분야에서는 제가 최고입니다. 제가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지만 티쿤 플랫폼은 매우
잘 만들어진 시스템이고 프로세스입니다. 3년만에 2.0 서비스까지 발전시킨 건 대단한 겁니
다.
들어온 이용사들이 시스템 때문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이용사 매출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용사가 되겠다는 회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입니까? 아무 문제 없습니다. 더군
다나 반응형 서비스도 이제 하게 되었습니다. 세계에서 티쿤보다 더 좋은 월경(越境) 전자상
거래 서비스 제공 업체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오로지 문제가 있다면 이 서비스를 개발한지 3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웹은 시
간이 걸려야 해결이 됩니다.
서비스가 세계 최고고 성과가 나고 있으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우리 서비스는 날이 갈
수록 더 좋아질 겁니다. 우리 개발실은 매우 수준이 높습니다. 이제 인력도 꽤 늘었습니다.
개발자만 따지면 겨우 13명입니다. 더군다나 신입이 많습니다. 이 인원으로 직영사업 서비스
를 개선하면서 티쿤1.0을 만들고, 2.0을 만들고, 이제 3.0을 만들어서 내년에 싱가포르에 진
출합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인원은 계속 늘리면 됩니다. 티쿤 개발실은 단단합니다.
저는 우리가 세계 최고라고 확신하니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습니다. 일부 오류는 시간
이 지나면 무조건 해결이 됩니다. 별 거 아닙니다.
인터넷 서비스업에서 산전수전공중전을 다 겪은 제가 내리는 판단은 정확할 겁니다. 우
리 개발실에 대한 판단도 매우 정확합니다. 경영자 입장에서 개발팀을 저만큼 많이 만나본
사람도 드뭅니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제 판단을 믿기 바랍니다. 그리고 개발실을 비롯해서 티쿤 구성원을
믿기 바랍니다. 티쿤은 지금까지 성장해왔고, 플랫폼 사업도 성장해왔습니다. 일부 있는 문
제는 대체로 사소합니다. 계속 개선될 겁니다.
티쿤이 걸어온 길 자체가 어려운 길이었습니다. 아무 경험 없는 상태에서 애드프린트를
성공 시켰습니다. 그리고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9년 전 애드프린트가 프로그램이었겠습니
까? 9년 전 회사가 회사였겠습니까? 그렇지만 우리는 된다고 믿었고, 매출이 올라가는 걸 보
면서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대담하게 투자했습니다. 주변에 우리보다 먼저 인쇄물로 일본에
진출했던, 우리보다 훨씬 큰 회사도 있었습니다. 그 회사는 지금도 힘들어 합니다. 경험도,
돈도, 사람도 우리가 열악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훨씬 빨리 성장했습니다.
저는 힘들었지만 매출이 늘어나는 걸 보고 엄청난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된다
고 믿고 대담하게 밀고 나갔습니다. 정말 고마운 건, 그때나 지금이나 그 많은 문제를, 해결
될 문제라고 생각하고 같이 해준 임직원들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임직원들이 월급을 분할해
서 받으면서도 지켜줬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사소한 문제에 너무 겁먹지 말고, 확신을 갖
기 바랍니다. 이 사업은 무조건 됩니다. 안 되면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된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고, 안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겁니다.
저는 의지보다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의지의 힘을 결코 무시하지
않습니다. 지금 환경은 그다지 문제 없습니다. 지금은 특별히 의지가 중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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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255]

장사는 모객(募客)

2016. 12. 2. 금요일

<핵심개념을 꽉 잡아야 합니다>


253회 전언에서 ‘이용사 모집은 설명회를 중심으로’라는 핵심개념을 세웠던 것을 설명했
고, 254회 전언에서 ‘설명회에서는 된다는 것을 납득시키기’를 핵심개념으로 삼았던 것을 설
명했습니다.
핵심개념을 뚜렷하게 하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개념이 뚜렷하지 않
으면 구멍가게는 할 수 있지만 비즈니스는 할 수 없습니다. 티쿤이 참 잘했던 게 개념세우기
였습니다.
월경전자상거래, 전언, 금요나눔, 좋고-싸고-빠르고-편리하게,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
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토론은 자유롭게 결정에는 복종, 오게 하고-사게 하고- 되게 하고.
이런 게 전부 개념입니다. 저는 이 개념들을 제 경영에서 뼈대로 삼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
이 만든 것 중에는 ‘참여, 개방, 공유’를 매우 소중하게 받아들입니다.
저는 영업/마케팅에서는 ‘장사는 모객(募客)’을 핵심개념으로 받아들입니다.
저는 이 개념을 이현철 전(前)전무한테 배웠습니다. 이전무 이전에도 이 개념은 있었지
만 저는 이전무를 통해 제대로 배웠습니다.
개념은 철학이고 가치입니다. 사람은 개념으로 움직입니다. 개념이 확실하면 그에 맞게
행동합니다.
저는 ‘장사는 모객(募客)’이라는 개념이 매우 약했습니다. 모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막연했습니다. 막연히 아는 것은 아는 게 아닙니다. 이전무는 ‘장사는 모객’이라는 개념이 매
우 강했습니다. 이현철 전무는 모객을 ‘깔때기’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깔때기는 위가 넓고 아
래가 좁습니다. 이것은 들어오는 게 많으면 남는 게 많다는 비유입니다. 유입 인구가 많으면
사는 사람도 많고, 단골도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참 단순합니다. 그런데 진리입니다. 마케팅
의 정곡(正鵠)입니다.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손님이 많이 오면 사는 사람이 많아지고,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 단골도 늘어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그런데 영업과 마케팅에서 이
것보다 더 중요한 개념을 찾기도 힘듭니다.
그리고 이전무는 늘 손님을 분석했습니다. ‘우리 물건을 사주는 손님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는 말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손님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지금 이전무는 독립해서 리본 판매 전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정말 잘하고 있습니다.
이전무가 떠나고 1년이 지난 지금, 이용사 모집을 전언으로 정리하면서 비로소 ‘장사는
모객’이라는 개념이 저에게 확실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직영사업부도 이용사도 손님을 모아야 합니다. 손님을 모으면, 손님이 물건을 사게 하려
고 애쓰게 되고, 한번 산 손님을 단골로 만들려고 노력하게 되어 있습니다. 온 손님이 사게
하고, 단골이 되게 하는 건 본능이니까 따로 강조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게 하는 게 무엇보
다 중요합니다. 비즈니스의 출발은 모객에 있습니다.
이전무는 이 개념을 저에게 확실히 심어줬습니다.
이베이도, 아마존도, 라쿠텐도, 타오바오도, 라자다도, 페이스북도, 트위터도, 카카오톡도,
라인도, 위챗도 결국은 손님 모으는 게 일이었습니다.
전자상거래업은 손님 모으기에서 시작해서 손님 모으기로 끝납니다.

<모객(募客)>
손님만 오면 나머지는 거의 저절로 해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번에 저는 설명회를 하면 많은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설명회를 하
려면 자료를 준비해야 하고, 자료를 모아두려면 홈페이지를 만들어야 하고, 청중이 오게 하
1
려면 장소를 구해야 하고, 플랫폼을 이용하려는 사람을 응대해야 하고, 이용사 홈페이지를
만들게 지원해야 하고, 마케팅 교육을 해야 하고 등등등.
쇼핑몰이 손님을 오게 하려면 홈페이지를 잘 정비해야 하고, 홍보를 해야 하고, 가격도
적당하게 조정해야 하고, 고객응대도 해야 하고, 검수도 잘 해야 하고, 포장도 신경 써야 하
고 등등등.
식당을 생각해봅시다. 손님이 오면 흥이 나고, 청소도 더 잘하고, 음식도 더 신선하게
내고, 양념도 더 하고, 인사도 열심히 하고, 주차도 더 신경 쓰고, 구성원들 교육도 시키고,
확장 준비도 합니다. 이 모든 게 손님이 오면서 이루어집니다. 손님이 없으면 청소할 일도,
음식을 더 잘 만들 일도, 양념을 푸짐히 쓸 일도, 인사를 열심히 할 일도, 주차 공간을 만들
일도, 구성원을 교육할 일도 없습니다.
일단 손님이 와야 해결해야 할 문제가 분명해지고, 하나하나 해결하게 됩니다. 이 모든
일이 모객(募客)에서 시작됩니다.
손님이 드문드문 오면 수동으로도 다 해결이 되니까 문제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장사는
일단 손님이 와야 됩니다. 그것도 많이 오면 많이 올수록 문제도 더 드러나고 해결책도 찾게
됩니다.
비즈니스는 경쟁력이 어느 정도 있다는 걸 전제로 합니다. 경쟁력이 없는 사이트는 애당
초 존재할 가치가 없습니다. 경쟁력이 어느 정도만 있으면, 사람을 오게 하면 살 거고, 사면
단골이 될 겁니다. 이 단순한 원리를 이해하면 우리가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이걸 저는,

수요가 있고,
경쟁력이 있으면,
광고하면 팔린다.

고 압축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도 단순하지만 진리입니다. 살 사람이 있고, 경쟁력이 있으면, 광고하면 팔립니다.
그런데 이 개념도 확고하지 않으면 집행을 못합니다.
광고는 모객입니다. 저는 ‘광고가 핵심이다’는 개념을 아주 뚜렷이 갖고 있었습니다. 이
개념과 ‘장사는 모객’은 일맥상통합니다. 똑 같은 건데 ‘광고하면 팔린다’보다 ‘장사는 모객
(募客)’이라는 개념이 훨씬 선명하고 손에 잡힙니다. 그만큼 단어 하나, 개념 하나가 중요합
니다.

<실천>
안다고 해도 저절로 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해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수요가 있고, 경쟁력이 있으면, 광고하면 팔린다’는 단순하고, 초등학생도 아는 이
론을 표어로 만들었습니다만 이런 저 역시 실천은 어렵습니다. 몇 년 경험한 저도 잘 안 됩
니다.
아래 표는 2007년 10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티쿤플랫폼 총 거래액을 표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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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체 그래프를 보면 해가 갈수록 거래액 증가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과 2013년 이후
매출이 더 빨리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그래프에서 굵은 원은 매우 중요한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원 안은
2012~2013년시절입니다.
2012년 10월부터 엔저가 왔습니다. 회사에 돈이 떨어져서 광고비를 줄였습니다. 처음에
는 광고비를 줄였어도 매출이 그다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년이 지난 2013년 하
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성장이 정체되는 게 확연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프는 2013년 8월부
터 전년도 대비 성장이 더뎌진 것을 보여줍니다. 2014년 2월까지 그렇습니다.
2012년 10월, 광고비를 줄이기로 결정했을 무렵, 이현철전무가 광고비를 줄이면 회사가
위험해진다고 경고했지만 회사는 사람을 줄이기 싫어서 광고비를 줄였습니다. 그 결과 매출
정체가 나타났습니다. 이현철전무는 2013년 위 표를 내놓고 광고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
습니다. 회사는 받아들였고 광고비 지출을 대폭 늘렸습니다. 그 결과가 2014년 3월 이후 그
래프입니다.
티쿤은 이 경험을 했기 때문에 최근에는 광고비를 쓰자는 데는 그다지 반대가 없었습니
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시간이 지나자 또 광고비를 쓰는데 주저하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이현철전무는 광고비를 써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각종 분석을 통해 우리가 광고비를
지출하면 3개월만에 투입비를 다 뽑고 이후는 이익이 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광고비는 지출의 6.5%로 한다는 제한 규정을 둡니다. 누구를 탓하는 게
아닙니다. 저부터 알면서도 광고에 충분히 투자하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입
니다. 이전무가 있던 2013년에는 돈이 없었는데도 광고비를 대폭 증액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은 그때보다 형편이 훨씬 나은데도 광고비 집행에 상당히 부담을 갖습니다. 물론 지금도 우
리는 한 달에 1억5천만 원 가량을 광고/영업 경비로 지출합니다. 그리고 저는 광고/영업비를
많이 지출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쪽에 속합니다. 그런데 이런 저조차도 1억5천만 원
이상 광고비를 지출하자고 하면 떨립니다. 충분히 경험한 저조차 이렇습니다.
저조차 이런데 전자상거래 초보자들은 오죽하겠습니다.
티쿤글로벌은 광고/영업비에 돈 쓰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의 본능과 맞서서 광고와
마케팅에 돈을 썼기 때문에 이 정도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는 오사카와 동경에 영업부문이 있습니다. 영업부문도 어떻게 보면 다 비용입니다.
저는 영업부문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영업부문을 늘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 역시 어정쩡한 태도입니다. 저는 머리로는 당연히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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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결정을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지시를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비용 지출이 부담스러운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2011년, 지금으로부터 5년 전에 동
경영업소를 만든 제 모습이 이렇습니다.
영업과 마케팅에 돈을 투자하는 건 이만큼 어렵습니다.
애드프린트의 경우 단골 고객을 한 명 만드는데 43만 원 가량 듭니다. 생각해보면 엄청
난 돈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투자해서 단골 고객을 만들어서 티쿤을 키운 것입니다.
이 소중한 경험을 지금 어떻게 적용할 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광고/마케팅/영업에 지출하는 것은 대담해야 합니다. 비난을 두려워해서는 아무 것도 못
합니다. 부서장으로서는 지출했는데 성과가 나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을 가질 수밖
에 없습니다. 이해합니다. 이 전언을 쓰는 저조차 그렇습니다. 다만 우리는 이성을 가지고
본능과 싸워야 합니다. 이 두려움은 오너여도 마찬가지고, 부서장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누
구나 가지는 부담입니다.

<영업, 마케팅을 주저하게 만드는 완벽주의>


대담하게 광고하지 못하게 만드는 데는 광고를 비용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 또는 지
나친 소심함이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대담하게 광고하지 못하게 만드는 또 한 가지 원인
이 완벽주의입니다.
모객할 때 많은 사람이 완벽주의에 빠집니다.
모객 하려면 상품도 좋아야 하고, 홈페이지도 멋있어야 하고, 설명도 잘 되어 있어야 하
고, 배송시스템도 잘 되어 있어야 하고, 반품도 잘 받을 수 있어야 하고, 고객응대 시스템도
잘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초기 사이트가 이럴 수 있을까요? 있을
수도 있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홈페이지 하나만 예로 들어 봅시다. 티쿤이 온전히 자기 힘으로 처음 만든 사이트가 실
사출력물 전문 판매 사이트 마쿠마쿠(makumaku.jp)입니다. 2009년에 만들었습니다. 이 무렵
티쿤은 2008년부터 시작된 엔고 특수로 돈을 벌었습니다. 그 돈을 바탕으로 마쿠마쿠 사이
트를 만들었습니다. 이때 고급개발자 1인, 퍼브리셔 1인, 기획자 1인, 보조 기획자 1인, 일본
어 원어민자 1인해서 다섯 명을 배치했습니다. 오로지 이 일만 전담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9
개 월에 걸쳐 만들었습니다. 사무실 임차료, 운영비, 세금 등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이 한 사
람을 고용했을 때 평균 4백만 원이 드니까 월 2천만 원씩 썼습니다. 9개 월 걸렸으니 1억8
천만 원이 들었습니다. 온전히 여기에 들어간 비용입니다. 정성껏 만들었습니다. 웬만한 중
소기업이 이렇게 투자할 수 있습니까? 웬만한 작은 사이트는 못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든
사이트지만 온갖 부족한 것 투성이였습니다. 지금은 아예 새로 만들어야 할 상황입니다. 이
게 전자상거래 홈페이지의 생멸(生滅)과정 입니다.
웹사이트를 만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웹사이트가 완벽할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그리고
바깥 사람들 말 듣고 온갖 비평을 합니다. 훈수는 초보자도 9단처럼 할 수 있습니다. 입으로
야 하룻밤에 궁궐을 100채도 못짓겠습니까? 그런데 직접 해보라면 못합니다.
인쇄물을 파는 애드프린트 사이트는 이미 9년이 되었습니다. 이 애드프린트 사이트는 디
자인뱅크며 기성 디자인 이용 명함 제작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 명함 업
자를 유치하는 프로세스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선하려고 하면 할 게 천지지만 전혀
하지 못합니다. 이게 20명이 넘는 개발자를 갖고 있는 티쿤글로벌의 현실입니다.
프로그램도 프로세스도 문제투성이입니다. 상품의 품질, 고객응대, 배송, 반품의 처리,
환불, 포인트 지급 등 전 프로세스에 걸쳐 완전한 것은 그다지 없습니다. 이게 9년된 애드프
린트 프로그램이고 프로세스입니다.
사람은 진화했고, 사회는 발전했지만 여전히 문제투성이인 것과 전혀 다를 게 없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여전히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프로그램도 똑같습
니다.
9년 전 애드프린트를 생각합니다. 프로그램도 문제였지만 서비스는 더 문제가 많았습니
다. 명함은 500매를 주문하면 480매만 나왔고, 뒷묻음이 있었고, CMYK 4색 인쇄는 나올 때
마다 색이 달랐습니다. 스티커는 본드가 심하게 묻어 있었습니다. 지금에 비하면 상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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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도 없었습니다.
프로그램과 프로세스가 갖춰져 있지 않아서 거의 매일 저녁 11시까지 일을 해야 마무리
가 되었습니다. 고객응대자는 단 한 명이었습니다.
김혜령부장과 이찬희수석은 이 시절 일을 조금은 알 겁니다. 그런데 김혜령부장과 이찬
희수석도 회사가 설립되고 1년 정도 지나고 입사했으니 그 전은 어땠을까요? 지금에 비하면
프로세스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오죽하면 그때 프로그램이 돌아가고 물건이 팔리는 게 기적
이라고 할 정도였겠습니까?
그런데도 회사는 고객을 계속 모집했고, 프로그램을 정비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손님이 오고, 물건이 팔리고, 조금씩이라도 이익이 생기면 그걸로 된 겁니다. 더 잘 되
면 좋지만 일단 되면 장사는 할 수 있습니다.
완벽주의에 빠지면 아무 것도 못합니다.
저는 결과를 가지고 판단합니다. 프로그램이 일단 돌아가고, 매출이 늘어나면 괜찮은 겁
니다. 늘어나고, 손실이 줄어들면 언젠가는 손익분기점을 넘습니다.
티쿤은 운이 좋았습니다. 시작하고 1년이 지난 2008~2012년에 엔고환경이 왔습니다.
천우신조였습니다. 그렇지만 2004~2007년 택배박스 일본직판 사이트 www.danboru.net을
운영할 때는 100엔-750원~900원 시절을 겪었습니다. 돈도 없는데 환율도 아주 안 좋았습니
다. 그런데도 매출이 조금씩 늘고 손실이 조금씩 줄어드는 걸 보고 언젠가는 손익분기점을
넘는다는 확신을 가지고 꾸준히 했습니다. 그 결과 www.danboru.net은 큰 흑자를 내는 회
사가 되었습니다.
저는 티쿤플랫폼이 문제가 많다고 하는 사람들 마음을 이해합니다. 직영사업부가 프로그
램 때문에 불편해 하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이해하는 거지 동감하지는 않습니다. 그
분들은 프로그램도 프로세스도 잘 모릅니다. 저는 어쩌면 개발자보다 더 잘 압니다. 여러 번
말씀 드리지만 1995년 PC통신 시절부터 지금까지 인터넷 비즈니스를 한 사람 많지 않습니
다. 몇 십 억 투자를 받아보고, 망해도 보고, 성공도 해본 사람 많지 않습니다. 늘 개발자와
함께 해왔습니다. 이 경험 때문에 저는 손님이 늘어나기만 하면 프로그램 탓할 건 전혀 없다
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장사가 안 되는 게 프로그램 때문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애드프린트, 마쿠
마쿠, 티쿤1.0을 쓰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말 하면 안 됩니다. 티쿤 1.0은 문제가 많고 불편
한데다가 모바일도 안 됩니다. 그렇지만 장사하는 데는 큰 지장 없습니다. 결코 근본 문제가
아닙니다.
티쿤 이용 사이트 중 올해 연매출 1천만엔을 넘은 사이트가 18개입니다. 11월에 매출 1
백만 엔을 넘은 사이트가 20개입니다.
다른 일 때문에 문을 닫았지만 민스샵은 8개월만에 월매출 800만엔까지 갔습니다. 민스
샵 역시 티쿤1.0을 썼습니다. 최근에 리벨, 용기, 아동복 사이트가 약진하고 있습니다. 모두
티쿤 1.0입니다. 도대체 무슨 근본 문제가 있습니까?
애드프린트도, 마쿠마쿠도, 티쿤1.0도 문제가 있습니다. 아니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 때
문에 광고를 해도 밑 빠진 독처럼 고객이 빠져나갔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더 많은
고객이 남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고객은 남습니다. 2007년에 가입한 애드프린트 고객
중 7~10%는 아직도 우리 고객입니다. 일본은 주민번호가 없으니까 2007년에 가입한 고객
중 아이디를 잊어서 새로 가입한 고객들도 많을 겁니다. 어쨌든 2007년에 만든 애드프린트
를 이용했던 고객이 2016년에도 여전히 애드프린트 고객입니다.
문제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결정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지난 주에도 아래 표를 보여드렸습니다만 티쿤 이용 사이트들은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많지만 장사하는 데는 별 문제 없다는 걸 이것보다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통계
가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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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쿤 각 사업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씩 들쑥날쑥 하기는 하지만 크게 봐서는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고, 평일평균매출도 오르고 있고, 구매고객수도 늘고 있습니다. 그다지 문제
가 없다는 훌륭한 증표입니다.
리더는 데이터를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안 되는 사업이라고 판단이 되면 아예 접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매출이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으면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고 모객(募
客)에 집중해야 합니다. 불만인 고객은 떠날 거고 마음에 드는 고객은 남을 겁니다. 떠나는
고객보다 남는 고객이 많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더 많은 고객이 남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
입니다.
애드프린트 때도 그랬고 마쿠마쿠 때도 그랬습니다. 이치가 그렇습니다. 똑같은 홍보비
를 쓴다고 전제하고 단골이 늘어나면 성장 속도가 다를 뿐이지 성장만큼은 확실히 합니다.
물건이나 서비스가 좋고 나쁘고는 모두 상대적인 겁니다. 판단하는 기준은 들어온 사람
이 나가는 사람보다 많은가 어떤가 뿐입니다. 이게 실사구시(實事求是)입니다.
고객이 늘고 있다면 모객하시기 바랍니다.
고객이 늘지 않는다면 상품을 바꿔야 합니다.
프로그램과 프로세스는 문제 없습니다.

<직시(直視)하고 대담해지기>
프로그램이 문제가 아닙니다. 프로세스도 문제가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소심함과 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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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입니다. 완벽주의와 소심은 같은 것입니다. 소심하니까 완벽을 추구합니다. 비난 받기
싫어서.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담해야 합니다.
매출이 올라가고 있다면, 그래서 손실이 줄어들고 이익이 커지고 있다면, 대담하고 또
대담해야 합니다.
2007년에 돈이 없을 때도 저는 광고비로 월3백만 원을 썼습니다. 그리고 2008년부터
월1천만 원을 썼습니다. 지금은 광고/영업비로 1억5천만 원 이상을 쓰는 것 같습니다.
티쿤글로벌은 나름대로 성공했습니다. 말씀 드린 대로 이런 저조차 광고/마케팅/영업에
돈을 지출할 때는 여전히 조심스럽고 주저주저합니다.
승부는 이 마음에서 갈립니다. 되는 걸 알면서도 확신하지 못할 때 마케팅과 영업은 끝
입니다.
이용사든 직영사업부든 모객(募客)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돈이 없다는 것은 할 말이 아닙니다. 돈을 갖고 비즈니스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돈은
늘 부족합니다. 이걸 타개하라고 리더라는 직책이 있는 것입니다.
직영사업부는 광고/마케팅 비용 지출 승인권자를 설득해야 합니다. 지원해주면 돈을 벌
어오겠다, 6개월만 테스트해달라, 각종 통계를 들이밀고 설득해서 광고/마케팅비를 배정 받
아야 합니다. 그게 일입니다. 주어진 돈으로 집행만 하는 것은 실무자도 할 수 있습니다. 마
음의 부담을 이겨내고 믿는 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지도자입니다. 정책을 바꾸는 게 일입니다.
예산을 더 따내는 것도 능력입니다.
이용사 대표라면 어떻게든 돈을 만들어야 합니다. 힘든 줄 압니다. 그렇지만 그게 승부
수입니다. 그걸 해내면 성공하는 거고, 못하면 그냥 거기 머물 뿐입니다. 저도 겪어봐서 어
렵다는 거 잘 압니다. 저는 하청 제조사 사장을 설득했습니다. 신용 거래 기간을 늘려서 광
고비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데 당시 이석주라는 걸출한 부사장의 도움을 받았
습니다. 직접 해결을 하든 누구 도움을 받든 리더는 해결해야 합니다.
모객은 비즈니스의 시작이고, 모객하려면 광고/마케팅/영업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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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전언 256]

글쓰기는 필수 능력

2016. 12. 9. 금요일

<쓰기 어려운 건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


매우 어려운 일인데도 많은 구성원들이 생각나눔을 쓰고 있습니다. 일본 직원들은 일본
어로도 쓰기 어려운데 한글로까지 쓰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분과 같이 일한다는 게 참 기쁩
니다.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이 쓴 생각나눔을 읽다 보면 ‘역시!’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사
람 속에 참 많은 에너지가 있다고 믿습니다. 리더로서 저는, 구성원 각자에게 잠재해 있는
에너지가 마음껏 발동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나눔을 통해
각자 속에 잠재해 있는 에너지를 봅니다. 생각나눔 쓰기를 독려하지 않았으면 어떡할 뻔 했
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멋진 생각을 하는 걸 보는 것도 기쁘지만 생각나눔을 쓰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더 기쁩니다.
그런데 대부분 생각나눔 쓰는 걸 힘들어 합니다. 이해합니다. 저도 전언 쓰는 게 어렵습
니다. 부사장님도 작년부터 지휘서신을 쓰는데 역시 어렵다고 합니다. 그 어려움을 4월24일
지휘서신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지휘서신을 쓰는 일은 정말 힘듭니다. 시간과 끈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업무 중


에서 가장 어려운 업무가 이 지휘서신을 쓰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많은 노
력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제 경우 10포인트 글자로 A4 한 장 분량의 글을 쓰려면 한 시
간 이상이 걸립니다. 그것도 생각이 잘 정리되어 있을 때 그렇습니다.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훨씬 많은 시간이 듭니다. 제가 지휘서신을 쓸 때 분량을 보통 10포인
트 글자 양끝 맞추기로 A4 용지 3페이지 ~ 4 페이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분량에
맞게 글을 늘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 분량의 글을 쓰기 위해 준비를 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지휘서신 한 편을 쓰는 데 들어가는 시간은 보통 4시간 이상입니다. 그것도 집중
해서 그렇습니다. 보통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이 걸립니다. 그래서 저는 집중이 잘되는 새
벽 시간까지 지휘서신을 작성하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지휘서신을 쓰다 보면 그
만두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적당히 쓰고 말면 되지 뭘 이렇게 집착해서 글을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냥 적당히 끊고 적당히 마무리하고 싶은 유혹이 생깁
니다. 그 때마다 저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마무리를 짓습니다. 참 힘든 작업입니
다. 그렇게 해서라도 내용이 충실한 지휘서신을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에게나 부사장님에게도 글쓰기는 어렵습니다.


저에게 글쓰기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생각을 정리하는 게 어렵기 때문입니다. 생각은
늘 막연합니다. 처음에 떠오른 생각은 조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빙산의 일각이라고 할까요?
그 생각을 추적하고 파고 들어가서 본체를 확인하고 그 본체를 보기 좋게 드러내는 일이 정
말 어렵습니다.
이번 전언도, 쓰는데 아주 애를 먹었습니다. 생각나눔 쓰는 걸 돕겠다는 마음으로 시작
했는데 이 전언을 완성하기까지 도대체 몇 번을 고쳤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겨우 수요일 새벽이 되어서야 어떻게 써야 할 지 구상이 잡혔습니다.
그런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언 쓸 때마다 늘 겪는 일입니다. 주제는 잡을 수 있지만
그 주제가 왜 중요하고, 그 주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논리를 세우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그리고 설득까지 해야 합니다. 말로 할 때는 그럴 듯 하지만 막상 글로 정리하
려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글을 쓰는 게 어려운 게 아니고 논리를 세우고 입증하고 설득하는 게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내 생각, 철학, 사상, 비전이 뚜렷할 때는 어떤 사건이나 의견에 대해 글 쓰는 게 쉽습
1
니다. 그런데 별로 생각해보지 않은 주제나 사건에 대해 쓰는 건 당연히 어렵습니다.
이렇게 보면 생각나눔을 쓰기 어렵다는 것은 어떤 주제에 대한 의견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좀더 확대하면 철학과 사상과 관점이 빈곤하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가정을 제게 적용해보면 맞습니다. 해외직판과 관련된 내용, 가격, 마케팅, 홍보는 쉽
게 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늘 생각해왔던 것이고, 또 여러 번 썼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생각나눔처럼 그다지 많이 다뤄보지 않은 주제는 논리를 세우기 어렵습니다.
써본 적이 없다는 것은 생각을 깊이 해본 적이 없다는 뜻입니다. 저는 글로 표현하지 않
은 생각은 정리된 게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이건 글을 많이 써본 제가 확실히 느낍니다. 생
각을 글로 표현하다 보면 생각이라는 게 얼마나 부실한지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
는 뭘 할 때 꼭 글로 정리를 합니다. 글로 쓴 게 아니면 허술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
입니다.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말씀 드린 대로 생각은 조각일 뿐이기 때
문입니다. 생각을 말로 한 다음 말을 풀어서 글로 써보면 전혀 논리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
습니다. 글로 정리되지 않은 말은 겉으로는 그럴듯해도 뜯어보면 허술하기 이루 말할 수 없
습니다.
저는 말을 잘하는 편입니다. 즉흥 연설도 곧잘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제가 말을 해야
하는 자리에 갈 때는 꼭 원고를 써서 갑니다. 즉흥연설은 하지 않습니다. 격식을 따지지 않
는 회사 송년회 때 송년사도 꼭 원고를 써서 합니다. 그러지 않은 적이 거의 없습니다. 왜냐
면 말로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확하게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 말 또 하고, 할
말 못하는 게 말입니다. 글로 써도 실수가 빈발하는 판에 준비도 안 하고 말한다는 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생각도 말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생각도 말도 글로 정리되지 않은 이상 제대로 된 것일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이건 말
을 참 잘하는 제 경험입니다.
글을 잘 쓰려면 사상, 철학, 비전이 뚜렷해야 합니다. 사상, 철학, 비전이 뚜렷하지 않으
면 결코 글이 되질 않습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도 반드시 그럴 거라고 생각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사상, 철학, 비전, 관점, 지식이 부족
한 게 문제라는 것입니다.
글은 사상, 철학, 신념을 표현하는 것이지만 글을 쓰는 과정에서 다시 사상, 철학, 비전,
관점, 지식이 채워지기도 합니다. 노동은 자연을 바꾸지만 그 바꾼 자연이 다시 사람을 발전
시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글을 씀으로써 사상과 철학과, 비전과 관점과 생각이 발전하고,
그 발전한 것들이 다시 글을 발전 시킵니다.
글은 그 사람 수준을 매우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글쓰기는 그 사람 수준을 한 단
계 올려줍니다. 글은 생각하지 않고는 결코 쓸 수 없습니다. 저는 전언을 쓰면서 저 자신이
성장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낍니다.

<제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건 소통>


제가 부단히 전언을 쓰는 것은 사람이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게 소통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소통에 가장 중요한 방법이 글쓰기라는 신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철학과 신념이 없었으면 제가 전언을 매주 써서 255회에 이르지는 못했을 겁니다. 저에게
전언은 제 철학을 실천하는 수단입니다. 사람이 그렇듯이 저도 철학과 신념으로 움직입니다.
저는 청년 때부터 많은 조직을 이끌어왔습니다. 그때마다 구성원들의 불만을 접했습니다.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불만은, ‘지도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
다.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청년 때부터 그 어떤 지도자보다 제 생각, 제 비전을 잘 전했습니
다. 그런데도 조직원들은 끊임 없이 ‘조직이 어디로 가려는지 알 수 없다’고 불만을 털어 놓
았습니다. 저는 이게 너무 괴로웠습니다.
다행히 저는 조직원들이 이렇게 불평하는 걸 고깝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저는 대
중이 지도자를 비판한다면 그 책임의 70%는 지도자에게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
종의 철학이고 사상입니다. 이런 철학과 사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어떻게 하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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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에게 조직이 하려는 일을 잘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조직을 운영할 때면 주1회 메시지를 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계속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조직이 하는 일이나 리더의 생각을 구성원들
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글로 쓴 메시지보다 더 좋은 수단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
문입니다. 그리고 매주 글로 쓴 메시지를 통해서 조직원들이 회사의 정책을 이해하는 것을
봤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도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티쿤글로벌 구성원들은 제가 매주 쓰는 전언
을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는 형편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적지 않은 구성원들
이 이렇게 상황을 알려주는 게 고맙다고 저에게 말해줍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저는 전언 쓰
는 걸 가장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최근에 상해의 고성석 대표가 중국 형편과 계획을 알리는 지휘서신을 제대로 써주었습
니다. 10년 묵은 체증이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더군요. 그리고 중
국 일을 어떻게 전개할 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저와 구성원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인데 사
실 그 동안 좀 미흡했기 때문에 써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웠습니다.
저는 솔직히 일본 조직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일본 지도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답답하지만 아직은 참습니다.
서울의 각 사업단위 책임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할 지도 잘 모릅
니다. 그래도 아직은 참습니다.
때가 되면 다 잘할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티쿤 구성원들은 저에게 매우 소중한 동반자입니다. 저는 소중한 사람들이 억지로 시켜
서가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자기 운명을 선택하게 하고 싶습니다. 티쿤에서 일하는 게 좋아
서 적극 같이 하든, 싫어서 떠나든 스스로 상황 전체를 알고 판단하게 하고 싶습니다.
티쿤직영사업부 고객과 티쿤플랫폼 이용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분들이 있어서 저도,
그리고 티쿤글로벌 구성원들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저는 마땅히 알려야 할 정보를 소비자에
게 또 티쿤플랫폼 이용사에게 공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직원이기 전에 사람이고, 이용사 구성원이기 전에 사람이고, 소비자이
기 전에 사람입니다.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는 게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소통입니다. 이게 제 철학입니다. 그리고 저는 제 철학을 회사에서도 실천하려고 합
니다.
소통이 기본이라는 제 철학을 실천하는 것이 전언입니다. 전언은 전하는 것 자체가 목표
입니다. 그래서 ‘전할 전(傳)’, ‘말씀 언(言)’해서 전언입니다. 전언은 제 뜻을 관철 시키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조직의 속성은 상명하복이기는 합니다. 상사는 지시하고 명령해야 합니다.
부하는 복종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지시와 명령 대신 이해와 자발(自發)을 동력으로 삼
으려고 합니다. 자발을 존중하기 때문에 저는 제 생각을 전하려고 애씁니다. 그간 티쿤 구성
원들은 제 생각이 정확하게 전달되면 제 생각과 의지를 무척 존중해줬고 진심으로 지지하고
도와줬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저는 더욱 애써서 정직하게 조직 상황과 제 생각을 전하려고
합니다.
티쿤글로벌만 그런 게 아닙니다. 저는 현 티쿤이용사들에게도, 또는 가망 이용사들에게
도 제가 하는 일, 제 생각, 제 뜻을 알리려고 애씁니다. 선택은 그 분들 몫입니다. 저는 다만
제 생각을 전할 뿐입니다. 사람들은 잘 판단합니다.
저는 이렇게 소통하는 게 조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전하는 것을 받아
들이느냐 받아들이지 않느냐는 상대의 몫입니다. 상대가 제 선의를 안 받아들여도 섭섭할 건
없습니다. 저는 다만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잘 전하는 데만 집중합니다. 상대가 안 받아들
이면 섭섭하다기 보다 안타깝습니다. 제가 잘 전하지 못해서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받아들일
만한데도 완고해서, 또는 환경이 안 되어서 안 받아들이거나 못 받아들이는 게 안타깝습니다.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저도 한계가 있고 상대도 한계가 있으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다만 저
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해서 전할 뿐입니다.
내 생각을 정중하게 잘 전하는 것, 저는 이것이 소통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공개 소통을 추구합니다. 개별로 속닥속닥하는 것도 소통은 소통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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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는 전체와 소통할 수 없습니다.
저는 될 수 있으면 제 의견을 외부에도 알립니다. 개방 소통입니다. 내부 구성원들에게
쓰는 전언이지만 내용에 무리가 없으면 이용사 밴드에도 올리고 페이스북에도 올립니다. 이
렇게 하다가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개방을 하다가 어려움에 빠지는 것보다 폐
쇄하다가 어려움에 빠질 확률이 훨씬 높다고 생각합니다.
개방해야 합니다. 웹2.0의 정신을 저는 높이 삽니다. 웹2.0의 정신은 참여, 개방, 공유입
니다. 생각을 개방하고, 자기를 개방하고, 조직을 개방해야 합니다. 될 수 있으면 그렇게 해
야 합니다. 자기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개방하면 안 되지만 할 수 있는 한 개방해야 합니
다.
진짜 개선은 간부들이 조직의 평구성원과, 소비자와 소통할 때 이루어집니다. 대담하게
소통하고, 책임지고 소통하려면 글을 통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글 말고는 다수와 소통할 수 없다>


티쿤에서, 그리고 이용사와 관계에서 소통하려면 글 말고는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일일
이 만나서 대화하는 건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그럴 시간도 없지만 공간이 다르니까 아예 불
가능합니다.
티쿤은 이미 중국의 상해, 일본의 동경과 오사카, 싱가포르에 걸쳐 110명이 넘는 구성원
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이 공간은 계속 확대될 것입니다. 당장 한국만 해도, 충무로(忠武路)
에 본사가 있고, 실사출력물 사업부는 200미터 떨어진 곳에 있고, 직영사업부는 길 건너에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에서도 상해 말고 최소한 10대 도시에는 법인 또는 지사를 설립해서
이용사를 모으고, 교육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일본 5대 도시 또는 10대 도시에도 법인 또는
지사를 세워야 합니다.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로도 조직을 확대해야 합니다. 어쩌
면 내년 하반기에는 미국에도 법인을 세우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글을 사용하지
않고는 소통할 방법이 아예 없습니다. 이제는 일하는 시간도 다 달라집니다. 미국 로스엔젤
레스는 한국보다 17시간 느립니다.
제가 전언을 처음 쓴 때는 2009년 6월이었습니다. 그 달 매출은 1,332만엔이었고 한일
통틀어 구성원이 19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19명일 때부터 전언을 썼습니다. 그렇게 쓴
게 이미 7년5개월째입니다.
전언이 없는 티쿤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나마 전언이 있었기 때문에 조직 전체가 큰
분란 없이 운영될 수 있었습니다. 조직이 가장 위험해지는 것은 리더가 하려는 것을 구성원
이 모를 때입니다. 리더와 구성원 사이에 엇박자가 나면 구성원들은 스스로 알아서 할 수가
없습니다. 리더는 지시하고 명령하게 되고, 피지도자는 시키는 거만 하게 됩니다. 알아서 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리더는 자기가 이런 상황을 만들어놓고도 구성원들이
시키는 것도 제대로 못한다고 불평하게 되고, 부하는 회사가 도대체 뭘 하려는 지도 모르겠
다고 불평하게 됩니다. 의사 소통이 안 되고 조직에 불협화음이 생기는 책임의 90%는 상사
에게 있습니다.
소통을 중히 여기기 때문에 저는 매주 전언을 쓸 뿐 아니라 외부에 있는 번역자들에게
맡겨 일본어와 중국어로 번역해서 배포합니다. 외부 번역자에게 부탁하는 것은 전언 번역을
매우 소중히 여기기 때문입니다. 티쿤 안에도 일어, 중국어 원어민자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외부에 맡깁니다. 번역 품질만 따지면 상황을 더 잘 아는 내부 성원이 더 잘할 수도 있
습니다. 그런데도 외부에 맡기는 것은 전언 번역이 다른 일을 하면서 할 일이 아닐 만큼 소
중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제 전언만이 아니라 주요 간부들 지휘서신도 일어와 중국어로 번역 시켜서 관
련 밴드에 게재합니다. 역시 소통이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별로 크기 않은 회사가 주요 간부들 지휘서신까지 일본어와 중국어로 번역해서 게시하
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애당초 글을 쓰는 간부들도 그다지 없습니다.
티쿤글로벌 내부, 그리고 이용사와 소통에서 글 외에 방법이 있습니까? 전혀 없습니다.
SNS는 채널일 뿐입니다. 글이 없으면 채널은 아무짝에도 쓸 수 없습니다.
국경을 넘는 경우는 고사하고 국내에서조차 글을 통하지 않고 의사 소통하는 것은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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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합니다. 이미 국내만도 구성원이 90명을 넘었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글을 통하
지 않고는 소통할 수가 없습니다.
글을 통하지 않고는 소통할 수 없으니까 소통을 중시하는 저는 글을 매우, 아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글쓰기도 연습하면 된다>


글쓰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걸 인정하면 됩니다. 글쓰기는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글을 쓰지 않고는 생각을 정리할 수가 없습니다. 메모, 파워포인트 자료는 완전하
지 않습니다. 텍스트로 작성한 글이 진짜 글입니다.
저도 급해서 메모만으로 연설한 적이 여러 번이고, ppt 자료만으로 설명한 적이 여러 번
입니다만 모두 부실합니다. 그나마 나은 것이 텍스트로 작성한 원고입니다.
제대로 글쓰기는 어렵지만 글을 통하지 않고는 의사 전달을 할 수 없다면 결론은 하나
입니다. 글을 잘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봤을 때, 사람들은 글을 잘 쓰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 자체를 그다지 받아들이
지 않습니다. 글을 잘 쓰는 걸 그림 그리기나 악기 다루는 것 같은 재능으로 취급합니다. 그
렇기 때문에 글을 잘 쓰려고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음악가가 될 게 아니면 어느 정도
연습하면 피아노를 칠 수 있고 기타를 칠 수 있고, 어느 정도 연습하면 그림을 그릴 수 있습
니다. 글도 그런 정도는 제대로 배워야 합니다.
글을 쓰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고, 글을 잘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선포를 하는 게 구성
원들에게 부담을 주는 게 아닐까 하고 무척 고민했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몇
년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열심히 썼지만 다른 사람들더러 쓰라고 요구하지 않았습니
다. 자기 재능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압박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
처럼 단정해서 글쓰기가 기업 활동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
다. 그런데 저는 결론을 내리려고 합니다.
티쿤글로벌에서 일을 제대로 하려면 글을 잘 써야 합니다. 그러므로 티쿤글로벌에서 성
장하려면 글을 잘 쓰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앞으로 티쿤글로벌 조직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겁니다. 앞으로
미국에, 인도에, 러시아에 유럽에 아프리카에 남미에 티쿤글로벌 법인이 생길 겁니다. 이 상
태에서는 글로만 소통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글로 밖에는 소통할 수 없습니다. 국
내에서도 각 부서에 자기 할 일을 알리려면 글로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므로 티쿤글로벌에서 간부가 되려면 글을 제대로 쓸 줄 알아야 합니다. 짧은 글 말
고 자기의 비전, 계획, 상황분석을 제대로 하는 긴 글을 쓸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글로
사람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민주주의 시대의 리더는 말과 글로
지도합니다. 말과 글 중 기본은 여전히 글입니다. 말을 하려면 원고를 써야 합니다. 그리고
말을 드러내줄 수 있는 것은 글입니다. 영상 역시 글이 바탕에 있습니다.
평사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확언하지만 지금 티쿤글로벌의 평사원은 간부로 성장할
기회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저는 외부에서 사람을 영입하는 것도 하기는 해야 하지만 지
금 구성원들이 성장해서 간부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낙하산은 저도 싫습니다. 기회는
널려 있지만 잡는 것은 각자 몫입니다. 각자 간부가 될 준비를 하십시오.
글쓰기도 연습하면 됩니다. 엑셀, 파워포인트 공부하듯이, 글쓰기도 공부하십시오. 제가
봤을 때 엑셀, 파워포인트보다 글쓰기가 훨씬 더 가치가 큽니다.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는 대
충하면 써먹을 수 있습니다. 아무나 합니다. 그렇지만 글쓰기는 효용은 훨씬 높으면서도 사
람들이 잘 안 익힙니다. 글쓰기를 공부하기 바랍니다.
글쓰기 안내 책을 읽어본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저는 『글쓰기도 운동이다』는 글
쓰기 학습책을 쓰면서, 그리고 그 전에도 글쓰기 학습책을 참 많이 읽었습니다. 이론과 지식
을 머리에 많이 넣으면 조합해서 자기 이론이 생깁니다. 저절로 되는 건 없습니다. 일단 지
식을 머리에 넣고, 생각을 해야 자기 것이 되어 나옵니다. 글쓰기 공부는 매우 중요합니다.
저절로 되는 게 아닙니다. 공부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일단 날을 정해놓고 쓰기 바랍니다. 저는 매주 한번 전언을 쓸 수밖에 없는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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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매주 한번 몇 년째 쓰고 있습니다. 발전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합니다.
매주 생각나눔을 쓰십시오. 쓰면 늡니다. 글 쓰는 기술이 느는 게 아니라 사람이 성장합
니다. 단상(斷想)을 쓰는 데서 출발하지만 긴 글을 써보기 바랍니다.
하고 안 하고는 자유입니다. 그렇지만 조직은 자기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또 사람
을 설득하는 사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말과 글은 곧 생각입니다. 글로 옮길 수 없으면 말로도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애당초 말
은 그다지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글은 그 사람의 생각과 수준을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그것도 아주 정확한 거울입니다.
이렇게 보면 글을 잘 쓰려고 연습하는 건 성장하려고 연습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은 생각의 결과입니다. 논리 훈련이 안 되
면서 잘하는 일은 단순 반복 작업일 뿐입니다.
현대 사회는 모든 사람이 지식노동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발전합니다. 티쿤글로
벌, 나아가 이용사의 모든 구성원이 지식노동자입니다. 지식노동자는 지식을 갖춰야만 합니
다. 그렇지 않으면 당연히 도태됩니다.
대통령 비교 연구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 프레드 그린스타인 교수는 <위대한 대통령
은 무엇이 다른가>하는 책에서 대통령의 5가지 덕목은 소통능력, 통찰력, 감성지능, 정치력
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소통능력은 말하기와 글쓰기 능력이라고 단정했습니다.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대통령만 그런 게 아니라 리더도 그렇습니다.

6
[CEO전언 257]

전언(생각나눔)쓰는 방법

2016. 12. 16. 금요일

<목표가 뚜렷해야 쓸 게 있다>


간절히 바라는 게 있으면 말을 하게 되고, 행동하게 됩니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수시
로 꽃을 사게 되고,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추워도 공 차러 갑니다. 하루 종일 그림을 그리
는 아이한테서 물감을 빼앗았더니 엉엉 울다가 흘린 눈물로 그림을 그리더라는 실화도 있습
니다.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이 분명해야 생각나눔 쓸 것도 뚜렷해집니다.
생각나눔에 뭘 써야 할 지 모르겠다는 것은 조금 곤란합니다. 어쩌면 목표가 뚜렷하지않
거나 막연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 그럴 겁니다. 이루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이
뚜렷하면 그걸 잘하기 위해서도 다른 사람과 대화하게 됩니다. 생각나눔은 대화입니다.
목표는 철학이고 세계관입니다. 철학과 세계관이 뚜렷하면 실천하게 되어 있습니다.
시험을 칠 작정이면 학원에도, 도서관에도 가게 됩니다. 영국 축구 프로리그로 진출하는
걸 목표로 세우면 그에 맞게 열심히 연습하게 됩니다. 지극히 당연합니다. 목표는 세웠지만
달성하려고 행동하지 않는다는 건 목표 자체가 공상이거나 막연하기 때문입니다.
티쿤에서 목표가 뚜렷하면 당연히 자기 하는 일을 알리고, 협조를 구하는 데 관심을 갖
게 되고, 그렇게 되면 말할 게 뚜렷해집니다. 이 상태가 되면 쓰지 말라고 해도 생각나눔을
쓰게 됩니다.
제가 전언을 줄기차게 쓰는 것은 제 목표가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목표를 이루
기 위해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습니다.
저는 티쿤플랫폼을 전 세계 판매자들이 쓰게 하고 싶습니다. 한국발 수십 개 나라향, 중
국발 수십 개 나라향, 영국발 수십 개 나라향, 칠레발 수십 개 나라향, 인도발 수십 개 나라
향, 각 나라발 수십 개 나라향 서비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마존, 이베이, 타오
바오, 라쿠텐, 라자다보다 더 큰 월경전상(越境電商) 플랫폼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깨끗한 회사, 구성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구성원들이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 꿈에 비춰보면 티쿤의 현실은 초라합니다. 티쿤을 만든 지 10년 가까이 되어서 겨우
적자에서 벗어났습니다만 아직도 여유 있는 건 아닙니다. 나가고 싶은 나라는 많지만 아무리
빨리 해야 3개 월에 한 나라 나가기도 어렵습니다. 조직도 아직 단단하지 않습니다.
꿈을 이루려면 이 현실을 개선해야 합니다. 개선해야 할 것 투성이고, 해결해야 할 것
천지입니다. 계획도 세워야 하고, 실행 방안도 짜야 하고, 제 계획을 각 곳 구성원들에게 전
해야 하고, 또 구성원들도 훈련을 시켜야 합니다. 조직도 정비하면서 늘려야 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저는 전언으로 쓸 게 너무 많습니다. 부족한 건 시간입니다. 할 말, 하고
싶은 게 많아도 잘 정리하지 않으면 진양상가, 세정IT빌딩, 자이, 상해, 오사카, 동경, 싱가포
르에 알리기조차 힘드니까 잘 정리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시간이 모자랍니다.
모든 게 부족하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이미 저는 꿈을 이뤘습니다.
우리는 한국, 중국발 일본향 서비스를 성공시켰습니다. 일본은 다른 나라 판매자가 성공
하기 어려운 나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본에 올해 직영상품을 115억 원어치 팔았고, 22개
이용사 사이트 상품 50억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자금도 안정시켰습니다. 올해 꽤 많은 돈을 벌어 빚을 다 갚았습니다. 동경에 새 사무실
을 구했고, 직영사업부를 세정IT빌딩과 자이 지하의 새 사무실로 이사 시켰습니다. 싱가포르
법인도 설립했습니다. 전부 자체 자금으로 해결했습니다. 내년에 중국과 오사카 사무실을 확
장하는 것도 자체 자금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두어 달 사이에 한-중-일 합쳐
서 구성원이 10여 명 이상 늘었지만 큰 부담은 없습니다. 해마다 1월은 영업일이 적어서 매
출이 떨어지지만 내년 1월은 떨어진다고 해도 크게 부담되지 않습니다. 2월부터는 또 매출이
1
올라갑니다. 전상업(電商業)에서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벌어서 확장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
한 일입니다. 우리가 그 일을 해냈습니다.
티쿤2.0도 아직 손볼 게 있긴 하지만 기본은 완성했습니다. 이로써 플랫폼은 안정될 거
고 반응형 웹 서비스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티쿤플랫폼은 주문형 상품도 취급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플랫폼입니다. 세상에 있는 대
부분의 전상(電商) 플랫폼은 기제품 혹은 기제품의 조합만 취급할 수 있습니다. 주문형 상품
을 월경직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은 더더욱 없습니다. 티쿤플랫폼은 월경직판 플랫
폼 중 가장 앞서 있습니다.
내년에 싱가포르향, 중국향, 한국향, 대만향 서비스가 열릴 겁니다.
조직 구성원들이 안정된 가운데 실력을 갖추고 있고, 플랫폼이 업그레이드 되었고, 프로
세스가 안정되었고, 경험이 축적되었고, 자금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이미 성공한 셈입니다.
다만 더 크게 성공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이룬 것을 바탕으로 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저는 꿈을 꾸기 때문에 현재 문제를 인식할 수 있고, 해결 방법을 끊임 없이 찾습니다.
꿈이 없으면 문제를 느낄 수도 없습니다. 저는 문제를 느끼기 때문에 전언으로 쓸 게 많습니
다.

<여러분의 꿈은?>
여러분은 티쿤에서 어떤 꿈을 가지고 있습니까? 무엇을 바라고 있습니까? 티쿤은 꿈꿀
만한 곳입니다.
티쿤에서 분명한 목표를 세우시기 바랍니다.
이상민 실장은 구글보다 더 좋은 개발조직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저는 이
런 포부가 참 좋습니다. 정말 이 초라한 곳에서 구글보다 더 좋은 개발조직을 만들겠다고 목
표를 세우면 하고 싶은 일, 할 일도 분명해질 겁니다. 이런 꿈이 있으면 행복하고 즐거울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기업 리더입니다. 기업리더이기에 저는, 소박하게 살자는 꿈은 좋아할 수 없습니다.
소박하게 살려면 결코 기업을 하면 안 됩니다. 기업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활동합니다. 소
박하게 살려면 또박또박 월급 나오고, 정년과 노후가 보장되는 직업을 가져야 합니다. 기업
은 페달을 밟지 않으면 쓰러지는 자전거입니다. 언제 어느 순간에 더 좋은 월경지원플랫폼이
나올지 모릅니다. 티쿤플랫폼도 뒤쳐지면 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박한 활동은 기업하고
전혀 맞지 않습니다. 저는 기업 리더니까 조직 내 이런 풍토를 단호하게 차단해야 합니다.
기업은 도전, 모험, 혁신이 생리입니다. 그리고 그걸 즐겨야 합니다.
더군다나 저에게는 큰 꿈이 있습니다. 저는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조
직을 짜야 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게 책임과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목표가 뚜렷
한 사람을 좋아하고, 그런 사람을 중용합니다.
저는 티쿤 구성원들도 티쿤에서 뚜렷한 목표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티쿤 안에서 부자가 될 목표부터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목표를 세우기 바랍니다.
티쿤에서 여러분은 부자가 될 수 있고, 여러분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습니다. 꿈
을 가지면 여러분은 현실을 개선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될 겁니다. 그 개선하고 싶은 마음
을 생각나눔과 생활나눔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티쿤 안에서 부자가 되는 것은 어쩌면 참 쉽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생각해서 두 차례에
걸쳐 회사에 투자하게 했습니다. 올해 초 두 번째 사모(社募) 때는 회사 가치를 80억 원으로
쳤습니다. 많은 구성원들이 참여했습니다. 올해 중반에 국내 3위 벤처투자회사와 교섭했을
때 마지막에 투자가 결렬되기는 했지만 티쿤 가치를 300억으로 합의했습니다. 몇 달 사이에
투자한 게 3.5배로 뛴 것입니다. 1차 투자 때 참여한 사람들은 이미 투자금이 10여 배 이상
으로 늘었을 겁니다. 주식을 잘 모르는 사람은 자기 투자한 게 얼마로 늘었는지도 모르지만
이미 그렇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티쿤 가치를 6~7백 억 원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
론 투자협상을 한다면 500억 원 정도에서 교섭할 것 같습니다만.

2
내년 3월에 싱가포르향 직판이 열리고, 중국, 한국, 대만향 직판이 열리면 티쿤 가치는
보통 사람이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상승합니다. 제 생각에는 5년 정도 안에 10조 또는
20조 원, 아니 훨씬 더 큰 가치로 평가 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10년 후면 지금보다 100배
또는 천 배가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은 저를 과대망상 환자처럼 볼지 모르겠습니다만, 크게 봐서 티쿤은 그렇게 발
전하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가 1975년에 지어진 우중충한 진양상가에 자리잡고 있으니
까 없어 보이는 것이지 기업 내실은 정말 엄청난 회사입니다. 사람들, 아니 우리 자신도 우
리를 잘 모릅니다. 저는 그게 참 안타깝습니다. 꼭 꺼내서 닦아줘야 다이아몬드인 걸 아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저는 티쿤에서 여러분이 부자 될 생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10년 뒤, 20년 뒤, 50년 뒤
자기 삶도 지금부터 대비해야 합니다. 티쿤에 있으면서 어떻게 해야 돈을 벌겠습니까? 사모
(社募)할 때마다 저는 티쿤에 투자하라고 했습니다. 조금만 투자해 둬도 10년, 혹은 20년 뒤
면 평생 돈 걱정 안 하고 살 게 될 거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저는 이미 이루어졌다고 생각합
니다. 지금도 티쿤에 투자하면 크게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또 한번 투자할 기회
를 만들어볼까 생각 중입니다.
굳이 투자하지 않아도 티쿤에서 성공하면 잘살 게 됩니다. 티쿤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크게 성장합니다.
티쿤에서는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것을 그 어떤 회사에서보다 더 잘할 수 있습니다. 티쿤
에서는 생각나눔 써라, 생각해라, 제발 공부하라 정도는 강요하지만 나머지 일은 자기가 하
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오히려 그렇게 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돈만으
로 살 수는 없습니다. 자기를 실현해야 합니다. 티쿤은 그런 점에서는 어느 정도 괜찮은 회
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각자 어떻게 성장할 지 생각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구글이나 네이버에 다
니고 싶습니까? 저는 제 딸에게 권한다면 무조건 티쿤을 권하겠습니다. 구글이나 네이버는
이미 보름달입니다. 거기는 회사가 커지는 거지 새로 들어가는 사람이 먹을 건 없습니다. 티
쿤은 초승달입니다. 여기는 먹을 게 많은 걸 넘어 넘칩니다. 아주 먼 미래의 일도 아니고 곧
다가올 일들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티쿤이 그저 월급 타기 위해 일하는 곳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늘 말씀
드립니다만 이곳이 여러분의 삶을 완성 시키는 터전이기를 바랍니다. 티쿤이 다른 회사와 아
무 차별 없는 곳, 티쿤에서 일하나 다른 데서 일하나 삶에 아무 차이가 없는 곳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루 9시간, 출퇴근까지 포함하면 최소 열 시간, 열한 시간 일하는 회사가 그냥
밥벌이하는 곳이면 참 불행합니다. 회사를 발전시키는 것이 자기의 목표가 되는 삶이 행복한
삶입니다. 안 그러면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회사로 옮기는 게 좋습니다. 재미도 없는 일, 아
무 의미 없는 일을 하는 인생에서 무엇이 나오겠습니까? 티쿤은 발전하는 회사입니다. 티쿤
은 확장됩니다. 여러분 인생을 던져 볼만한 회사입니다. 조금 부족하면 그렇게 만드시기 바
랍니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고, 토대도 되어 있는 회사입니다.

<목표를 뚜렷이 하고 행동하기>


부자가 되고 또 자기를 실현하려면 뭔가 행동해야 합니다. 티쿤 안에서라면 여러분 스스
로 간부가 되고, 진급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여러분 자신이 성장하고, 능력을 보여줘야 합니
다.
직책과 직급은 상관 없습니다. 여러분이 처한 환경을 고치시기 바랍니다. 조직도 바꾸고,
작업 환경도 바꾸고, 공정도 바꾸시기 바랍니다. 제조사도 바꾸고, 발송 방법도 바꾸기 바랍
니다. 새로운 발송사를 찾고, 새로운 발송방법을 연구하기 바랍니다. 티쿤 3.0을 만들고, 새
로운 프로세스를 찾기 바랍니다.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찾아내기 바랍니다.
익숙한 것과 헤어지기 바랍니다. 늘 하던 방식을 버리기 바랍니다. 티쿤은 비즈니스 자
체가 새롭습니다. 그리고 티쿤에서는 남들이 하지 않는 많은 새로운 일들을 합니다. 이 전언
이 그렇고, 간부들 지휘서신이 그렇고, 금요나눔이 그렇고, 고객응대를 10시부터 5시까지만
하게 하는 것도 그렇고 등등. 남들이 안 하는 걸 해서 티쿤은 성공하고 있습니다.

3
목표를 뚜렷이 하면 남들과 달리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걸 위해 동료들과 대화하기 바
랍니다. 협의하기 바랍니다. 설득하기 바랍니다. 때로는 화를 내기 바랍니다.
그게 생활나눔과 생각나눔으로 나오면 됩니다.
감정을 나누세요. 자기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누세요. 너, 우리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습니다.
감정을 왜 나눕니까? 결국은 관철하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의 꿈, 여러분의 생각, 여러
분의 목표를 관철시키시기 바랍니다. 그러려면 먼저 티쿤에서 여러분의 목표를 다시 한번 확
인해보기 바랍니다.

<깊이 들여다 보면 보입니다>


제가 티쿤 직원, 이용사에게 쓰는 글을 보고 참 다양하게 쓴다고 말합니다. 여러 주제를
다룬다는 뜻이겠지요.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많이 쓸 수 있냐고 묻습니다.
제가 티쿤 각종 통계를 들여다 보는 시간이 누구보다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
고 각종 밴드를 통해 올라오는 보고서를 깊이 들여다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회사에 쏟는 시간이 제가 가장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회사 관리자 페이지에 있는 통계를 매우 자주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따로 엑셀 파
일을 만들어서 통계를 관리합니다. 통계는 시시각각 변합니다. 그리고 지난 달과 또 작년과
다른 사실을 보여줍니다. 각각 변하는 그 모든 통계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통계를 잘 관찰하
고, 그 의미를 해석하고, 해석한 것을 현실에 적용합니다.
밴드에 올라와 있는 보고서를 보면 느낌이 옵니다. 저는 제 마음이 느끼는 것이 뭔지를
알아보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이게 뭐지? 하는 느낌은 거기에 뭔가가 있다는 뜻입니다.
희망, 혹은 안타까움, 분노가 느껴집니다. 그럴 때 그 감정의 실체를 분석합니다. 대부분 제
꿈과 연결된 것이고 해결해야 할 것들입니다. 역시 관찰하고, 해석하고, 적용합니다.
제가 전상(電商) 분야에서 무척 오래 경험하고 전상(電商) 분야 공부를 꽤 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상(電商) 분야도 다기(多岐)합니다. 범주가 다른 전상 유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려면 경험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저는 책을 쓸 만큼 전상
분야를 이론으로 정립했습니다.
물론 이전에 정치를 하면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것도 어마어마하게 도움이 되었습니
다.
저는 생각나눔을 쓰는 힘은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험하고, 공부하고, 노력하지 않으
면 당연히 쓸 게 없습니다. 회사 일에 깊이 관심을 가질 때 생각할 것도 많아집니다. 늘 말
씀 드리지만 머리에 들어가는 게 없으면 글로 나올 게 없습니다. 많이 본다는 것은 머리에
많이 집어넣는다는 뜻입니다.
쉬는 날이면 회사 밴드에 무슨 글이 올라왔는지 아예 관심이 없거나 볼 생각도 나지 않
으면 회사 다니는 걸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런 회사를 뭐 하러 다닙니까? 인생 낭비입
니다.
저는 정말 성실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구성원들과 티쿤에서 활동하는 것을 너무 고맙
게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티쿤 구성원들이 조금은 더 공부를 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티쿤 구성원들이 앞으로 커질 티쿤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준비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같이 고생한 여러분과 성과도 같이 나누는 보람을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티쿤 구성원들은 자기 일, 회사 일에 깊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각자 목
표를 조금 더 뚜렷하게 해서 좀더 다른 시선으로 일을 하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목표를 뚜렷이 하고, 일에 시간을 투자하면 확실히 다른 게 보이고, 다른
게 보이면 생각나눔 쓸 것도 많아집니다.

<회사일을 나눕니다>
생각나눔을 쓰거나 금요일 생활나눔을 할 때는 회사 생활과 관련된 것을 나누면 됩니다.
지금, 여기에 머무십시오. 지금 내가 꿈 꾸는 것,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을 나누십시오.
나눔 하는 여기는 회사입니다.

4
여러분이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을 나누면 됩니다.
자기 이야기를 하세요. 관찰-해석-문제 해결이 순서입니다.
저는 회사에서 활동하면서 정말 많은 일을 겪습니다. 티쿤 구성원들과 대화, 티쿤 구성
원들이 하는 일, 이용사와 만나는 일, 해외법인의 일 등. 그 일을 하면서 많은 감정을 느낍
니다.
기쁨, 노여움, 안타까움, 즐거움, 짜증, 미움, 욕구 등.
이런 감정이 생기면 감정을 관찰합니다. 왜 화가 나지? 왜 노엽지? 왜 짜증이 나지? 왜
밉지? 이 감정의 원인을 들여다 봅니다. 감정을 유발한 현상이 있습니다. 이 현상을 해결하
거나 해소하는 과정이 전언을 쓰는 과정입니다.
비즈니스 현황을 들여다 볼 때도 감정이 일어납니다. 기쁜 일, 화나는 일, 안타까운 일,
짜증, 즐거움이 생깁니다. 이 감정 원인도 스스로 관찰합니다.
이러면서 저는 제 이야기를 씁니다. 제 전언에는 남의 이야기가 거의 없습니다. 책에서
읽은 이야기도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본 이야기도 없습니다. 저는 철저히 제 이야기를 합니
다.
전언 쓸 소재는 회사 활동을 깊이 들여다 보면 무궁무진하게 나옵니다. 그럴 수밖에 없
는 게, 현실은 이상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실은 바램을 따라가지 못하니까 해결할
거 투성이고, 해결할 건 전부 전언이나 생각나눔의 소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는 가정 다음으로 중요한 곳입니다. 중요한 곳이니까 깊이 들여다봐야 합니다. 들여
다보면 생각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쓸 게 없다는 것은 생각을 깊이 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살아 있다면 뭔가 느껴야 합니다. 느끼는 게 없으면 살아있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5
[CEO전언 258]

전언(생각나눔)쓰는 방법

2016. 12. 23. 금요일

<상하이와 오사카에서 티쿤 설명회>


1월 12일 상하이에서, 2월 22일 오사카에서 중국과 일본 판매자를 위한 1차 티쿤 설명
회를 엽니다. 상하이와 오사카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설명회를 열겁니다. 그리고 상하이와
오사카에 이어 도쿄와 싱가포르에서도 열겁니다.
상하이와 오사카 설명회는 한국발 일본향에 한정되었던 티쿤 플랫폼 비즈니스가 확장되
는 시발점입니다. 이제 티쿤은 일본, 싱가포르, 중국, 한국, 대만향으로 확장됩니다. 그러므
로 상하이와 오사카 설명회는 티쿤으로서는 무척 중요합니다. 그런데 무척 중요하기는 하지
만 실패할 가능성이 0%니까 긴장할 일은 전혀 아닙니다.
상하이 설명회는 멋질 겁니다. 고성석 대표님을 중심으로 한 상하이 티쿤은 중국에서 일
본직판 부직포백 전문 판매 사이트(www.adbest.jp)와 노보리(のぼり, 幟) 전문 판매 사이트
(www.adflag.jp)를 이미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훌륭한 성과도 냈습니다.
폐쇄 체제인 중국에서 일본 고객을 직접 응대하면서 직판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일본 인터넷폰을 중국에 가지고 가서 이용하는 것, 신속한 배송, 국제 송금, 서버를 중국에
두지 않을 때 생기는 문제 등을 상하이 티쿤 고성석 대표와 구성원들이 직접 해결했습니다.
위업(偉業)입니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상하이 티쿤이 중국발 일본직판 시스템과 방법을 구축한 것만으로도 중국 판매자들은
껌뻑 죽을 겁니다. 더군다나 실적도 있습니다. 실적까지 있는 상하이 티쿤은 설명회에서 특
별히 할 게 없습니다. 그저 '우리는 이렇게 하고 있다'는 말만 해주고, 관리자 페이지를 열어
실적만 보여주면 사람들은 무조건 하겠다고 달려들 겁니다.
저도 한국에서 설명회를 할 때는 현재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만 부지런히 보여줍니다.
하는 세세한 방법은 나중에 알려줘도 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
키는 것입니다. 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은 해서 돈
벌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거면 설명회 끝입니다. 더 무슨 이야기를 하겠습니
까? 양념을 곁들인다면 했던 경험을 자세히, 많이 이야기해주는 겁니다.
중국 상인 입장에서는 일본과 싱가포르로 나가는 겁니다. 중국 상인은 일본에서 경쟁력
이 있다고 생각할 거고, 싱가포르는 동남아 10개국으로 가는 교두보면서 중국계 주민이
70~80%니까 중국 앞마당입니다. 부쩍 흥미 있어 할 겁니다.
중국 상인들도 자국 안에서 자국 상인들과 경쟁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국경 안
에서는 어느 나라든 피바다입니다. 피바다를 벗어나는 것은 어느 나라 상인에게든 간절한 소
망입니다. 티쿤식 해외직판은 아직까지는 블루오션입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블루오션일
겁니다.
중국에는 인구가 많은 만큼 상인도 많습니다. 대국인만큼 상인들의 자본 규모도 큽니다.
그들을 일본으로, 싱가포르로, 동남아시아로, 대만으로, 한국으로 내보내는 것은 그야말로 신
나는 일입니다.
오사카 설명회도 대단할 겁니다. 일본에는 14만 애드프린트 고객이 있습니다. 14만 고객
중 상당수는 구매자이지만 동시에 판매자입니다. 애드프린트 주력 상품 구매자 중에는 법인
고객이 많습니다. 법인 고객은 뭔가 판매를 하는 회사입니다. 이 판매자들은 티쿤플랫폼 가
망(可望) 이용사입니다. 이 일본 가망(可望) 티쿤 이용사들에게 싱가포르, 중국, 한국, 대만으
로 가는 길을 우리가 열어주는 것입니다. 저는 할 수만 있다면 직접 오사카에 가서 설명회
강사가 되고 싶습니다. 오사카 팀을 못 믿어서가 아닙니다. 그냥 너무 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한국에서는 아무 기반도 없는 상태에서 티쿤 이용사를 모았습니다. 프로그램도 제대로
개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성과라고 해도 우리 것밖에 없었습니다. 그러고도 이용사를 모았
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티쿤 2.0이 나왔고, 프로그램과 프로세스가 안정되었습
1
니다. 한국, 중국발 일본향으로 제한되기는 하지만 이미 32개 사이트가 활발하게 활동해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처음 할 때에 비하면 천양지차(天壤之差)입니다.
이용사 모집을 책임지는 나카오 대표는 티쿤글로벌 창립 멤버입니다. 간난신고(艱難辛苦)
를 같이 겪었습니다. 경험이 풍부합니다. 오사카 설명회에서 10년 경험을 이야기해주면 됩니
다. 그리고 한국에서 일본으로 한 것을 일본에서 중국과 싱가포르와 세계로 하자고 하면 됩
니다.
상하이와 오사카에서 이용사를 모집하는 일은 단 1%도 실패할 리가 없습니다. 100% 성
공합니다. 속도만 조금 더 빠르고 더딜 뿐입니다. 일본 라쿠텐은 싱가포르에서 철수했습니다.
우리는 결코 실패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시스템이 다릅니다. 우리는 우리가 직접 고객을 모
으지 않습니다. 고객을 직접 모으려고 하면 정말 돈이 많이 듭니다. 그렇지만 길만 닦는 거
면 그렇게 돈이 많이 들지 않습니다. 우리는 길을 닦아서 다른 회사로 하여금 나가도록 도울
뿐입니다. 한, 중, 일에서 싱가포르로 갈 회사는 넘치고 넘칩니다. 우리는 그분들이 잘 갈 수
있도록 도우면 됩니다. 이용사가 성공하면 우리도 같이 성공합니다. 적절한 역할분담이기 때
문에 우리도 큰 부담이 없습니다.

<열쇠는 홍보 - 늘 그렇듯이 꾸준하게>


상하이와 오사카에서 이용사 모집을 더 잘하고, 못하고는 오로지 홍보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홍보는 아무래도 기술에 속하므로 요령을 잘 알아야 합니다. 홍보하는 방법도
이미 전언으로 정리해서 알렸습니다만 올해 가기 전에 한번 더 전언으로 정리를 해서 전하
겠습니다. 비록 연말이어서 금요나눔은 못하지만 온라인으로 발행을 하더라도 정리하겠습니
다.
우선 급한 대로 이야기하자면 홍보는 반복입니다. 반복은 '끈기 있게'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는 '끈기 있게 계속'을 홍보 원리로 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설명회가 끝나
면 그다음 날부터 다음 설명회를 홍보합니다. 한 달 내내 여러 방법으로 꾸준히 홍보합니다.
그렇게 해서 겨우 20~30명을 모아 설명회를 하여 한 달에 평균 한 개 이용사를 늘린
것이니까 잘한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는 직영 빼고 33개 사이트를 오픈시켜서 된다는
걸 보여줬다는 것만도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된다는 것을 보여줬고, 이걸 바탕으로
더 뛰어난 설명자는 더 많은 이용사를 모으게 될 겁니다.
된다고 자신하고 끈기 있게 하는 것보다 더 잘할 방법은 없습니다. 저도 언젠가 달랑 한
명 놓고 설명회를 한 적도 있습니다. 정말 맥 빠지는 일입니다. 그래도 또 준비해서 했습니
다. 지금은 그래도 20여 명까지는 꾸준히 옵니다. 그럼 된 겁니다.
상하이와 오사카 티쿤은 저보다 더 잘할 겁니다. 꾸준히 홍보하면 안 될 리가 없습니다.
설명회 홍보 방법도 꾸준히 개선하면 됩니다. 일단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티쿤플랫폼이 여기까지 오는데, 준비기간까지 쳐서 딱 10년 걸렸습니다. 애드프린트를
오픈하고부터도 9년 2개월이 지났습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뭘 하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저
한국에서 일본에 인쇄물 파는 회사로 알았습니다. 심지어는 티쿤글로벌 구성원들도 그렇게
알았습니다. 그 당시에도 우리는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구축이 티쿤플랫폼의 목표'
라고 말했지만 이게 무슨 말인지 안 사람은 회사에서도 극히 일부였습니다. 우리는 그런 상
태에서 직영사업을 하면서 기반을 만들어왔고, 드디어 중국발 일본향 서비스를 해냈고, 플랫
폼을 만들어냈고, 이제 싱가포르향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티쿤글로벌의 특질(特質)은 '끈기'입니다.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합니다. 그리고 마
침내 이룹니다. 사람들은 뭘 하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티쿤은 꾸준히 해서 보여줬습니다.
티쿤이 일본에 처음 명함을 팔 때도 그랬습니다. 그야말로 미미한 성장을 보면서 무려 8
년 반 적자를 견뎠습니다. 물론 중간에 50억 환차익을 가져다준 2008~2012년 엔고라는 천
우신조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티쿤은 그 긴 시간을 잘 견뎠습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티쿤은 된다는 것을 확인하면 잘 참고 꾸준히 하는 특질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영업소(營業所)도 흑자를 내기까지 몇 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
습니다.
특질은 DNA가 됩니다. 티쿤에는 되는 걸 확인하면 포기하지 않는 DNA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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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도, 오사카도, 도쿄도, 싱가포르도 이제 그렇게 하게 될 겁니다.
이게 되면 서서히 대만, 동남아 10개 국, 인도, 미국, 유럽, 러시아, 브라질발 혹은 향
티쿤이 만들어질 겁니다.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이걸 우리 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면, 기우제를 지내기만 하면 비가 옵니다.

<이후 일정>
1월 12일 상하이, 2월 22일 오사카에서 설명회를 연다고 해도 어느 정도 지나야 계약사
가 생깁니다. 설명회에 참가하고 곧바로 하겠다고 하는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설명회 하기 몇 년 전부터 작게나마 해외직판을 꾸준히 홍보했습니다. 그런데도 이 정도 속
도입니다. 상하이와 도쿄는 한국보다 훨씬 더 빨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를 기대합
니다. 그렇지만 대체로는 시간이 걸린다고 보는 게 적절할 것 같습니다.
저는 설명회 할 때, 돈이 적어도 1~2억 정도는 들 수 있고, 손익분기점을 넘기까지 1년
반에서 2년은 걸리는 게 월경전상(越境電商)이라고 얘기합니다. 중국과 일본이라고 해도
1~2억 정도는 들 거라고 하면 덜컥 결심하기 쉽지 않습니다. 원어민을 구하고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막상 하겠다고 결심하는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계약하고 홈페이지를 만들려면 짧아도 2개 월, 좀 길어지면 4-5개월은 걸립니다. 제대
로 거래가 이루어지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보면 3월에 싱가포르향 서비스를 오픈하려면 설명회는 최소 6개 월 전에 열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6월에 중국 서비스를 하려면 지금부터 중국향 직판 설명회를 열어
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저는 이런 일정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치밀하지 못한 것입니다. 싱가포르, 중국
으로 간다는 생각만 막연하게 했고, 일정을 꼼꼼히 따져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3월에 싱가포
르향 서비스가 다 준비되어도 막상 갈 사이트는 없는 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물론 직영 아
이템이 먼저 가겠지만 그것도 지금 속도라면 3월 오픈이 만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좀 계면쩍게 되었습니다. 3월에 오픈한다고 해놓고 실제 준비는 전혀 안 되어 있는 셈이
니까요. 지금부터라도 다시 점검하고 부지런히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싱가포르로 가는 일에서 차질이 빚어진 걸 되짚어보고 이후 중국이며, 한국이며, 다른
나라로 갈 때는 그러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대면하지 않아도 되는 프로세스>


우리는 한, 중발 일본향에서 성공했습니다. 이것만도 대단합니다. 그리고 이제 싱가포르
향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이어서 한국, 대만, 중국향 서비스가 열릴 겁니다. 이때부터는 각
나라끼리 교차로 사고파는 일이 시작됩니다. 티쿤 이용사는 기하급수로 늘어날 겁니다.
각 나라끼리 교차 판매하게 되면 우리는 우리가 끼지 않을 방법을 더 만들어야 합니다.
전상(電商)은 사람이 중간에 끼는 일을 최소로 하는 게 기본입니다. 국내든 월경이든 이용자
스스로, 그리고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에도 전 세계에 걸쳐 몇 만 건 거래가 일어날 텐데 개입하기 시
작하면 끝이 없습니다. 지금부터도 부지런히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프로세스로 더욱 발전시
켜야 합니다.
설명회는 도시마다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지나면 설명회조차도 동
영상이나 온라인으로 대신해야 합니다. 지금 제가 직접 설명회를 하는 것은 이 비즈니스가
초창기여서 온라인만으로는 사람들에게 잘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비즈니스도 몇 년
이 지나면 웬만한 판매자에게는 상식이 되고 또 티쿤과 같이 가는 보조 서비스 업체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우리가 끼지 않아도 됩니다. 동반 서비스 업체를 많이 늘리고, 그분들과 티쿤
이용사가 좀 더 쉽게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게 티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쇼핑몰 제작이며 광
고 대행도 우리는 좋은 회사를 교섭해서 공식 추천사만 두고 나머지는 이용사가 알아서 하
게 해야 합니다.
계약도 온라인으로 해야 합니다. 재계약도 자동으로 이루어지게 해야 합니다. 그게 이용
사에게도 좋습니다. 사람이 직접 오고 가고 하는 것도 다 낭비입니다. 대면 상담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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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남한이니까 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는 410km입니다. 일본 도쿄에서
오사카까지가 552km입니다. 지도로만 보면 도쿄에서 오사카까지는 그다지 멀어 보이지 않습
니다. 그렇지만 그 거리가 서울~부산보다 멉니다. 중국을 생각해 봅시다. 사람이 왔다 갔다
한다는 건 그 자체가 온갖 낭비 투성이입니다. 비즈니스를 세계로 넓히려면 직접 만나지 않
고 같이 일할 방법을 부지런히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시스템을 잘 갖추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한 나라 판매자가
다른 나라 소비자에게 가는 길을 닦는 회사입니다. 바르고, 빠르고, 안전하고, 편리한 길을
닦아야 합니다. 나머지는 판매자 스스로 네비게이터를 보면서 가도록 해야 합니다. 그동안도
엄청나게 많은 프로그램과 프로세스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이걸 더 잘하는데 집중해야 합
니다.

<전상혁명(電商革命)>
우리는 지금 무역혁명을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처음이 힘듭니다. 한국발 일본향은 미
미했습니다. 중국발 일본향도 사실은 대단한 것이었는데 초기고 규모가 작다 보니 파장이 형
성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일본향에 이어 싱가포르향 티쿤이 열리고, 이어서 중국, 한
국, 대만향 티쿤이 열리면 모든 게 달라집니다. 사람들도 이제는 티쿤이 무엇을 하려는지 알
게 됩니다. 애벌레였을 때는 이게 나비 애벌레인지, 나방 애벌레인지, 매미 애벌레인지 도대
체 구분이 안 되지만 껍질을 벗으면 구분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제 진정한 월경전상(越境電商) 시대가 열리는 거고, 무역혁명(貿易革命)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판매자가 월경해서 타국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걸 월경전상이라고 분류합니다.
소비자가 월경해서 물건을 사는 거나 전상업체가 월경해서 그나라 판매자가 참여하는 몰을
여는 것은 제 기준에서 월경전상이 아닙니다.
이베이는 세계 29개 나라에, 아마존은 13개 나라에, 라쿠텐, 라자다, 큐텐이 아시아 몇
개 나라에 사이트를 연 것은 전부 사이트를 연 나라의 판매자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말하자
면 쇼핑몰을 이식한 것입니다. 일본 아마존에서는 일본 판매자와 일본 소비자가 만납니다.
일본 아마존에서 외국 판매자가 활동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본 외 다른 나라 상인들이 물건을
팔기는 하지만 전체 거래량에 비하면 미미합니다. 이베이는 한국 지마켓과 옥션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한국 지마켓과 옥션에서 판매하는 상인의 99.99%는 한국 상인입니다. 외국인이래
봤자 한국에 사는 외국인입니다. 사는 사람도 대부분 한국인입니다. 이 점은 타오바오도, 라
쿠텐도, 큐텐도, 라자다도 마찬가지입니다.
티쿤은 다릅니다. 티쿤을 이용해서 일본에 판매하는 판매자는 100% 외국 판매자입니다.
고객은 99.99% 일본인입니다. 싱가포르향 티쿤이 열리면 99% 이상 판매자는 외국 상인이고,
구매자 99%는 싱가포르인입니다. 중국향 티쿤도 한국향 티쿤도, 대만향 티쿤도 마찬가지입
니다. 판매자는 절대다수가 외국인이고, 구매자는 절대다수가 내국인입니다. 이 점이야말로
티쿤이 이베이, 타오바오, 라쿠텐, 아마존, 라자다, 큐텐과 다른 점입니다. 저는 판매자가 다
른 나라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걸 진짜 월경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티쿤은 각 나라에 티쿤 플랫폼 이용사 연합몰을 만들 겁니다. 그리고 연합몰에는
그 나라 판매자도 들어오게 될 겁니다. 그 나라 판매자는 수수료 무료입니다. 손님을 모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다른 나라 판매자가 월경해서 다른 나라 소비자에게 물건
을 직접 파는 월경전상은 더 활발해지게 됩니다.
한 나라에서 타국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월경전상 서비스 업체는 몇 개 있습니다. 이 사
람들은 진짜 개척자입니다. 그렇지만 다중이 사용하는 월경전상 플랫폼은 아직까지는 티쿤
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서비스가 몇 개 있지만 완성도에서나 성과에서나 티
쿤에 전혀 미치지 못합니다. 티쿤만이 제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월경(越境) 전상혁명(電商革命)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세계로 갑니다. 제 앞에도 여러분 앞에도 어마어마한 세상이 펼쳐지고 있습
니다. 티쿤과 함께하는 모든 이용사에게도 그동안 전혀 관계없어 보였던 세계가 손에 잡힐
듯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 펼쳐진 세계로 나가고 안 나가고는 각자가 선택할 문제입니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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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는 이 펼쳐지는 세계가 정말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저는 우리 티쿤글로벌의 판매 사업부문이 전 세계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국
의 티쿤 이용사들이, 그리고 중국과 일본의 티쿤 이용사들이 전 세계로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티쿤을 이용하는 회사들이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티쿤 상품관리부도 전 세계를 잇는 물류 회사로 발전하고, 개발실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마케팅팀도 전 세계 마케팅 수단을 통합했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티쿤과 함께 하
지 않으면 꿈꿔보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일이 우리 눈앞에, 그것도 우리가 만든 플랫폼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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