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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들 1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은?

여러분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첫째,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많이


번다. 둘째, 하고 싶은 일을 하지만 돈은 적게 번다. 셋째, 하기 싫은 일이지만 돈은 많이
번다. 넷째, 하기 싫은 일인데 돈도 많이 벌지 못한다.

위의 네 가지 삶 중에서 가장 가고 싶지 않은 길을 선택하라면 대개 네번째를 꼽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가고 싶은 길은 당연히 첫번째일 것이다.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경제적인 풍족함을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이는 현실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대개의 경우는 두번째와 세번째 길을 놓고 어디로 갈 것인지
그 선택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우리 사회에서 예술은 춥고 배고픈 일이었다. 그래서 대부


분의 부모는 자식들에게 예술적 재질이 보여도 그 길을 포기하고 판검사나 의사 혹은
교수가 되기를 권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해서는 밥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두번째 길을 택할 경우 돈을 조금밖에 벌지 못하기 때문에 정작 하고 싶은 일도 하지
못하게 되는 수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자존심은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세번째 길의 경우, 비록 하기 싫은 일을 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돈이
많으면 그래도 행복할 것 같기 때문에 선택할 수도 있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옛말에 위안을 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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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두번째와 세번째 선택의 갈림길은 행복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그
길이 전혀 달라질 수 있다. 삶의 행복을 하고 싶은 ‘일’에 두느냐, 아니면 그 대가로 받는
경제적 여유에 두느냐의 문제이다. 이것은 나이가 한 살씩 먹을 때마다, 또 자신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어떤 것이 더 좋고 나쁘냐의
객관적인 평가는 있을 수 없다. 행복은 다른 사람에 의해 매겨지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이 스스로 느끼는 바에 의해 평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각자가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지수 102위의 대한민국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오래 전에 인기리에 상영되었던 영화 제목이다.


행복의 크기가 학창 시절에 받은 성적순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데 많은 사람들은
공감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무조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라.”고 말한다. 다른
한편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돈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난하면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선택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므로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한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말을 하면서도, 그래도 좀 더 상위권의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너도 나도 입시공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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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리고, 성적을 좀 더 올리기 위해 과외 수업에 엄청난 시간과 돈을 지불하기도 한다.
이것은 사람들이 ‘행복이 성적순’이라고 생각한다는 증거가 아닐까? 아니, 행복은
성적순이라기보다 학벌순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듯하다. 사실 우리 사회에는 상위권의
대학에 들어가면 남 보기에 번듯한 직장 또는 직업을 가질 수 있고, 그러면 자연히
경제적 안정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성적이, 학벌이 그리고 경제력이 각자의 삶에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나라별 행복지수 순위
영국 신경제학 재단 영국 레스터 대학
1. 바누아투 1. 덴마크
2. 콜롬비아 2. 스위스
3. 코스타리카 3. 오스트리아
4. 도미니카 4. 아이슬란드
5. 파나마 5. 바하마
6. 쿠바 6. 핀란드
7. 온두라스 7. 스웨덴
8. 과테말라 8. 부탄
9. 엘살바도르 9. 브루나이
10.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10. 캐나다
… …
102. 대한민국 102. 대한민국

※ 자료 : 영국 신경제학 재단과 영국 레스터대학, 2006년.

2006년에 영국의 신경제학 재단과 레스터 대학은 세계의 각 국가별 국민 행복지수를


각각 조사발표하였는데, 매우 충격적이게도 우리나라는 양쪽에서 모두 102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현재 지구상에 몇 개의 나라가 있는지는 조사기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세계


지도정보 237개국, 세계은행 통계 229개국, 국정원 자료 231개국), 아무튼 200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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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는 나라들 중에서 겨우 102등으로 중간에 속한다니 OECD 가입국으로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두 기관의 평가기준은 조금씩 달라서, 신경제학재단의 경우 삶의 만족도, 평균수명,


생존에 필요한 면적과 에너지 소비량 등에 바탕하여 계산을 하였고, 레스터 대학의 경우
건강상태, GDP✽, 평균수명, 교육 여건 등을 바탕하여 계산하였는데, 어떻든 양쪽에서
모두 102위에 있었다.

GDP : 국내 총생산. 일정 기간 국내에서 생산한 모든 것을 합한 것으로 국민 경제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국민소득 : 한나라의 국민 전체가 일정한 기간 동안(보통 1년) 에벌어들인 소득

영국 신경제학 재단의 조사를 보면 조사대상국 178개국 중 행복지수 1위의 나라는


바누아투이다. 바누아투라니?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조차 생소한 이 나라는 남서태평양
솔로몬제도와 뉴질랜드 사이에 있는 작은 섬(제주도보다 약간 크다)으로, 1인당 국민
소득이 2,000달러에도 미치지 않는다. 1인당 국민 소득이 우리나라에 비해 10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나라의 행복지수가 1위라니, 일반적인 생각으로 보면 뭔가 이상해도
한참 이상하지 않은가? 보통 사람들의 상식과는 정반대인 것 같은 이 결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좋은 직업의 조건은?

직업은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편이다. 하지만 직업을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으로만 보기에는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 특히 하루 중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계산해 보면 더욱 그렇다. 많은 사람들은 24시간 중 8시간 이상,
그러니까 3분의 1 이상을 직장에서 보낸다. 출퇴근 시간에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까지 합치면 하루 중 절반이 넘는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직업은 한 사람의 행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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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중요한 직업을 선택할 때 사람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까?

2008년 리쿠르트(취업 포탈 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238명 중 30.5%가


직업 선택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조건으로 안정성을 선택했다. 안정성이란 오래도록
변함없이 일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2위의 소득(연봉)은 27.9%이다. 이 둘은 별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신적 만족보다 현실적으로 안정된 경제생활을 유지하게 해준
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대학생들이 직업 선택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조건

안정성 377명 30.5%


소득(연봉) 345명 27.9%
발전 가능성(비전) 309명 25.0%
흥미 적성 161명 13.0%
명예 46명 3.7%
합계 1,238명 100%
※ 자료 : 리쿠르트(취업포탈사이트), 2008년
※ 주 : 대학생 1,238명에게 질문지법으로 조사했음

이 통계치로 보면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비전)이나 자신의


흥미, 적성 따위보다 안정적이거나 보수가 많은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인 성취보다 생활의 안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그런데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그 결과가 이와 정 반대이다.


이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적성과 흥미를 직업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으로
꼽았다. 안정성과 수입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치를 보인다. 대학생들의 경우와는
사뭇 다른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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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생이 직업 선택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

적성·흥미 248명 42.1%

보람·자기 발전 122명 20.7%

수입 89명 15.1%

발전성·장래성 65명 11%

안정성 41명 7%

명예·명성 24명 4.1%

※ 자료 : 교육과학기술부, 2007년
※ 주 : 초·중학생 450명을 대상으로 조사(중복 허용)

교사 66명 14.7%

의사 44명 9.8%

사람마다 다른
연예인행복의
43명 기준 9.6%

디자이너 25명 5.6%


그러면 현재 직업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과학자·기업가 24명 5.3%
있을까? 상상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자신의 일에 가장 만족하며 살아가는 직업의 1위는
법조인 19명 4.2%
‘사진작가’로 조사되었다. 돈도 많이 벌고 안정적인 직업에 속하는 의사는 오히려 꼴찌
공무원 18명 4%
에서 두번째이다.
경찰관 15명 3.3%
안정적이면서만화가
경제적인
13명
여유도 누릴 수 있다고 생각되는 항공기 조종사가 상위 3위에
2.9%
든 것을 빼면, 나머지 상위 그룹에 속한 직업은 경제적 안정과 그다지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어쩌면 자신의 소질이나 적성을 무시한 채 안정성과 소득을 가장 중요한 기준
으로 삼아 직업을 선택할 경우 일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것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직업과 관련하여 보내는 시간은 하루의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직업


속에서 행복을 얻지 못한다면 그 삶이 행복할 확률은 훨씬 낮아진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자신의 적성이나 소질을 바탕으로 직업을 선택했다면 많은 사람들의 삶은 지금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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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씬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102위로 조사된
것은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한 것이다.

경제적 안정이나 풍요는 일부러 멀리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것만이 행복의
열쇠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삶에 대한 행복감은 직업이 무엇인지, 돈이 얼마만큼
있는지, 자신이 속한 대학의 순위가 어디인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이 얼마나
거기에 만족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삶 찾아 의사에서 요리사로


요리사 노종헌(40) 씨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나파밸리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공상의 나래를 편다.
‘그 골목에는 프랑스 레스토랑이 적당하겠어. 요리는 열 가지는 넘어야겠지?…’
그는 원래 의사가 되기로 되어 있었다. 큰 병원의 후계자인데다 명문대 의대생이었던 그가 하얀
가운을 입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에게 의사는 ‘좋지도, 재미있지도 않은’ 직업이었지만,
부모가 모두 의사인 집안에서 그가 할 일은 애당초 그것 말고는 없었다. 미리 정해진 대로 의대를
졸업한 뒤에 떠난 미국 유학길에서 그는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그곳에서 만난 미국 친구들은 그에게 “자신의 인생을 왜 다른 이를 위해 살려고
하느냐”고 나무랐다.
그러던 중 일본 음식점 아르바이트가 그에게 새로운 인생의 길을 열어 주었다. 그곳에서 일하면서
그는 음식 하나로 손님들을 행복에 빠뜨리는 마술 같은 광경에 쏙 빠져 버렸다. “난생 처음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때 나이 29살. 의학을 미련 없이 버리고 그는 미국 요리학교에
입학했다. 그의 반란은 당연히 부모의 극심한 반대의 벽에 부닥쳤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 처음으로
번진 행복한 웃음은 결국 부모의 성난 마음을 가라앉혔다. 자신이 좋아서 택한 일이니만큼 일에 푹
빠져 살았다. 그는 병든 몸을 고쳐주는 의사 대신 행복감을 맛보게 해 주는 요리사가 된 것에 스스로
만족스러워한다. - ○○신문, 200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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