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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Collateral Trust and the Lotting-out


Guarantee Trust)

이 계 정(Lee, Kye Joung)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84 이 계 정

요 지
본 논문에서는 비교적 활성화되어 있는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의 법률관
계에 대하여 논하였다. 담보신탁과 관련하여 담보목적이라는 경제적 기능을
강조하여 담보권 법률관계로 규율할지 아니면 소유권이전의 형식을 중시하여
수익자신탁의 법리에 따라 규율할지 문제가 된다.
필자는 담보신탁에서의 위탁자, 수탁자, 수익자의 지위에 비추어 담보신탁
을 수익자신탁의 한 유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담
보신탁에서도 신탁재산의 독립성을 인정할 수 있고 도산절연성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담보신탁에서 우선수익자의 원인채권이 양도 또는 전부된 경우에
우선수익권도 소멸하는지 문제가 되나, 수익자신탁의 일반 법리에 따라 규율
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담보권에서 인정되는 수반성과 부종성을 인정하기 어렵
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우선수익권은 소멸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담보신탁에 있어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가 누
구인지 문제가 되나 수익자신탁에 있어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에 관한 논의
에 따라 결정될 문제이다.
한편 분양보증신탁은 관리신탁과 담보신탁이 결합된 형태이므로 담보신탁
에서의 법리가 분양보증신탁에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분양보증신탁
에서 도산절연성은 인정된다. 실무에서 환급이행을 한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취득한 경우에 그 취득이 유상취득인지 무상취득인지 문제가 되는데, 분양보
증신탁이 담보신탁의 구조를 띠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탁자의 신탁재산의
취득은 무상취득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분양보증신탁에서 누가 부가
가치세 납세의무자인지 문제가 되나 담보신탁에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에
대한 논의에 따라 결정될 문제이다.

주제어: 신탁, 담보신탁, 분양보증신탁, 도산절연성, 신탁재산의 독립성, 부


종성, 부가가치세

󰋮논문접수: 2017. 7. 31. 󰋮심사개시: 2017. 8. 2. 󰋮게재확정: 2017. 8. 18.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85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이 계 정

I. 서론

가. 신탁에 있어서 위탁자는 신탁재산에 대한 일체의 권한을 명의까지 포함하


여 수탁자에게 맡기고, 수탁자는 신임관계에 기하여 신탁재산을 관리할 의무가 있
고, 수익자가 수탁자의 권한남용을 통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신탁이 다른 재
산관리제도와 다른 점은 수탁자에게 재산관리를 맡기면서 그 명의까지 이전한다
는 점에 있다. 민법상 재산관리제도에는 대리, 위임, 조합, 유언집행 등이 있는데,
신탁이 위 재산관리제도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바로 수탁자로의 명의 이전이다.
이를 통하여 수탁자는 위탁자로부터 독립하여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수익자의 최
선의 이익을 위하여 권한을 행사할 수 있고, 위탁자가 사망하거나 파산하더라도
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신탁의 재산관리기능이 유지될 수 있다.
나아가 신탁재산은 수탁자 앞으로 명의가 이전되지만 재산관리의 일환으로 이
전된 것이므로 신탁에 있어서 소유와 이용의 분리가 존재하며, 이 과정에서 신탁
재산은 수탁자로부터 독립된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신탁재산은 수탁자의 일반
채권자의 책임재산이 되지 않으며 수탁자의 파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와 같은 신탁의 장점에 힘입어1) 영미법의 산물인 신탁은 대륙법계에서도 그
활용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2)

* 본 논문은 2017. 3. 2.에 있었던 <대법원 비교법실무연구회>에서 발표된 글을 수정·보완한 것으로 본


논문에서 검토하고 있는 판례가 선고하기 전에 쟁점에 대하여 필자의 의견을 개진한 글임을 밝혀둔다.
당시 소중한 토론을 하여 주신 판사님, 귀중한 심사의견을 주신 익명의 심사위원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
씀을 전한다. 이 논문은 서울대학교 신임교수 연구정착금으로 지원되는 연구비에 의하여 수행되었다.
1) 신탁의 장점에 대하여는 Henry Hansmann & Ugo Mattei, “The Functions of Trust Law: A Comparative
Legal and Economic Analysis”, 73 N.Y.U. L. Rev. 434, 466~479 (1998); John H. Langbein, “The secret
life of the trust: the trust as an instrument of commerce”, 107 Yale L. J. 165, 179~185 (1997) 참조.
2) 이런 경향에 대하여는 이 부분에 대하여는 Maurizio Lupoi, Trusts: A Comparative Study, Cam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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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우리나라에서 신탁이 가지는 장점을 활용하고자 여러 가지 신탁이 활용되


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이다.
담보신탁은 담보의 목적으로 채무자인 위탁자가 채권자를 수익자로 하여 수탁
자에게 소유권을 이전하고 채무자가 채무를 불이행하면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처
분하여 그 매각대금을 채권자인 수익자에게 반환하는 방법의 신탁을 의미한다.3)
담보신탁은 담보권신탁과 구별하여야 한다. 담보권신탁에서는 담보권을 신탁재산
으로 하여 신탁을 설정하고, 채권자를 수익자로 지정하면 수탁자가 채권자에게 수
익권증서를 발행해준다.4) 그러나 담보신탁에서는 신탁재산에 대한 소유권을 수탁
자에게 이전하는 방법으로 신탁이 설정되는 것이지 담보권을 설정하는 방법으로
신탁이 설정되지 않는다.
현재 부동산담보신탁은 저당권 설정보다 소요되는 비용이 적고, 채무자의 채
무불이행 시에 경매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어서 부동산 처분절차가 간편하다는 등
의 이점이 있어 그 수탁고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5) 이에 따라 담보신탁의
성질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증가하고 있어서 담보신탁의 법리를 명확하게 하는 연
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University Press(2000), p.267 이하 참조. 아울러 대표적인 대륙법 국가인 프랑스는 2007. 2. 19. 프랑
스민법에 총 21개의 조문을 가진 신탁(fiducie)을 도입하였다[이 점에 관하여는 F. Lefebvre ed., La
Fiducie : Mode d’emploi, 2007, p.11 이하; Paul Matthews, “The French Fiducie: And Now for
Something Completely Different?”, Tru.L.I. 2007, 21(1), p.17 이하; Delphine Baudouin, “Fiducie in
French Law”, I.B.L.J. 2007. 2, p.276 이하; 정태윤, “프랑스신탁법”, 비교사법 19권 3호(통권 58호,
2012), 941 이하; 심인숙, “프랑스 제정법상 ‘신탁’ 개념 도입에 관한 소고”, 중앙법학 13집 4호(2011.
12.), 257 이하 참조].
3) 한민, “신탁제도 개혁과 자산유동화”, 신탁법의 쟁점 2권(정순섭·노혁준 편저), 서울대학교 금융법센
터(2015), 242; 고일광, “부동산신탁에 관한 회생절차상 취급 󰡈 부동산담보신탁의 경우를 중심으로”,
사법 9호, 사법연구지원재단(2009), 81~82; 김상용, “부동산담보신탁제도개발의 필요성과 법적 문제
점 검토”, 경영법률 5집(1992), 한국경영법률학회, 663; 양진섭, “부동산담보신탁에 관한 소고 󰡈 신탁
법 전면개정과 관련하여”, BFL 52호(2012. 3.), 77. 담보신탁을 이와 달리 채무자(위탁자 겸 수익자)
가 자기 소유의 부동산 등을 신탁재산으로 하여 자익신탁을 설정한 후 수탁자로부터 발급받은 수익권
을 채권자에게 담보목적으로 양도하는 내용의 신탁이라고 설명하는 견해도 있으나[최동식, 신탁법,
법문사(2007), 48], 위와 같은 신탁은 도산절연성, 조세 관련 논의 등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담보신탁의 정의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4) 김상용 감수, 신탁법 해설, 법무부(2012), 7. 개정 신탁법에서는 담보권신탁을 도입하였다(법 제2조).
5) 부동산신탁사의 담보신탁 수탁고는 2013년 말에는 76조 4,000억 원, 2014년 말에는 80조 원, 2015년
말에는 86조 3,000억 원, 2016년 말에는 91조 7,000억 원으로 그 수탁고가 증가하고 있다. 신탁 관련
통계는 http://phishing-keeper.fss.or.kr/fss/kr/bbs/view.jsp?url=/fss/kr/1366595458384&bbsid=136
6595458384&idx=1498805973864&num=18&stitle=%BD%C5%C5%B9%B0%FC%B7%C3%20%C5%E
B%B0%E8(2017%B3%E2%201%BA%D0%B1%E2. (2017. 7. 25. 방문) 참조.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87

한편 분양보증신탁은 주택건설사업을 시행하는 주택건설사업자 또는 건축물


을 분양하려는 분양사업자가 수분양자와의 분양계약상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하여 사업부지와 지상에 건축된 건물을 수탁자에게 이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탁이다. 뒤에서 보겠지만 분양사업자가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 수탁
자 내지 분양보증을 한 자가 분양보증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데, 위 분양보증의무
이행에 따른 구상금채권의 만족을 위하여 신탁재산을 처분할 수 있다. 분양보증신
탁은 선분양에 따른 위험을 제3의 보증기관으로 이전시켜 수분양자 보호, 주택시
장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마련된 것이다.6)
분양보증신탁에 관하여도 그 법률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분
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가 많지 않은 상황이므로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검토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분양보증신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담보신탁에 대
한 이해가 필요하므로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을 같이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 신탁의 종류에는 수익자를 위한 신탁인 수익자신탁과 수익자가 존재하지


않는 특정 목적을 위한 목적 신탁이 있다. 그리고 수익자신탁은 다시 수탁자에게
특정의 재산을 이전하는 신탁과 담보권을 설정하는 담보권신탁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수탁자에게 특정의 재산을 이전하는 수익자신탁7)이 가장 전형적인 신
탁에 해당한다. 신탁의 법리는 이러한 가장 전형적인 신탁을 중심으로 발전한 것
인데, 담보신탁, 분양보증신탁과 관련하여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수익자신탁의
법리가 담보신탁, 분양보증신탁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담보신탁
에 있어서 수탁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되었다는 형식(形式)을 중시하는 법리를 전개
하는 것이 타당한지 아니면 위탁자가 담보를 제공한 것이라는 실질(實質)을 중시
하여 이에 따른 법리를 전개하는 것이 타당한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하에서는 담보신탁, 분양보증신탁의 법적 성질을 검토하기 위하여 ① 수익
자신탁의 기본 법리를 검토하고, ② 담보신탁을 수익자신탁과 달리 취급하여야 하
는지 비교법적으로 검토하고, ③ 담보신탁을 수익자신탁과 같이 취급할 것인지 아
니면 담보권으로 취급할 것인지 논함으로써 담보신탁의 도산절연성 여부, 부종성

6) 조흥연, “주택분양보증”, 부동산 금융의 현황과 과제, KDI(2012), 350.


7) 이하에서는 ‘수탁자에게 특정의 재산을 이전하는 수익자신탁’을 ‘수익자신탁’으로 약칭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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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여부에 관하여 필자의 의견을 개진하고, ④ 분양보증신탁의 법적 성질이 담


보신탁에 가까운 것인지, 수탁자가 분양보증의무를 이행한 후 위탁자 소유의 건물
과 토지를 양수한 경우에 그 취득이 유상취득인지 무상취득인지 여부를 집중적으
로 논하고자 한다.

Ⅱ. 수익자신탁의 기본 법리

1. 수익자신탁의 의의와 수익자의 지위


가. 영미에서 수익자신탁은 “신탁재산에 관한 신임관계를 말하며, 신탁재산의
소유권을 가지는 수탁자는 수익자의 이익을 위하여 신탁재산을 취급하여야 하는
형평법상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설명된다.8) 수탁자가 부담하는 형평법상의 의무
에 대응하여 수익자는 형평법상의 권리(equitable right)를 가지는데, 수익자의 권
리를 형평법상의 소유권(equitable ownership)이라고 칭할 정도로9) 수익자에게
강력한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수탁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되었으므로 수익자로서
는 상당한 위험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익자가 수탁자를 통제하는 것
이 중요한 데 이를 위하여 수익자에게 수탁자의 처분행위에 대하여 수탁자의 행위
를 취소하거나, 불법적으로 처분된 신탁재산을 추적하여 그 재산의 회복을 꾀할
수 있는 형평법상의 추급권10) 등 보통법상의 소유자에 맞먹는 강력한 권한을 부여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수익자의 강력한 권리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와 관련하여 수익권이 대
인적 권리인지 아니면 대물적 권리인지에 대하여는 계속하여 다툼이 있어 왔다.11)

8) 제2차 신탁법 리스테이트먼트(이하 ‘Res 2nd’라고 한다) §2; George T. Bogert, Trusts, 6th ed., West(1987),
p.1.
9) Austin W. Scott, William F. Fratcher & Mark L. Ascher, The Law of Trusts(이하 ‘Scott & Ascher on
Trusts’라고 약칭한다), vol. 1, 5th ed., Aspen Publishers(2006), p.7; Ayerst (Inspector of Taxes) v C
& K (Construction) Ltd. [1976] A. C. at 177.
10) 형평법상의 추급권에 대하여는 이계정(a), “형평법상 추급권과 신탁의 법리”, 저스티스 통권 157호
(2016. 12.), 116 이하 참조.
11) 영미신탁의 수익권의 성질에 대한 견해 대립에 대하여는 이계정(b), “신탁의 수익권의 성질에 관한
연구”, 민사법학 77호(2016. 12.), 111 이하 참조. 수익권이 대인적 권리라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학
자는 메이틀랜드(Maitland)이고[F. W. Maitland, Equity and the Forms of Action, Chaytor &
Whittaker ed., Cambridge University Press(1916), pp.28~29], 대물적 권리라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학자는 스콧(Scott)이다[Austin W. Scott, “The Nature of the Rights of the Cestui Que Trust”,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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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수익권을 대인적 권리로 설명하는 견해에 따를 때, 형평법상의 추급권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지 의문이 있다. 신탁재산의 소유자가 변동된 경우에도 여
전히 수익자의 수익권이 존속함을 전제로 한 형평법상의 추급권은 수익권을 대물
적 권리로 보아야 설명이 자연스럽다. 더군다나 신탁재산이 처분되어 그 형상이
변경되었음에도 신탁재산의 대위물에 대하여 수익자가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대위물추급권은 수익권의 대물적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영미 신탁법에서 수탁자의 고유채권자는 신탁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없고, 수탁자가 파산한 경우에 신탁재산은 파산재단을 구성하지 않는다.12)
만일 수탁자의 채권자가 강제집행을 하려고 하는 경우에 수익자는 그 집행을 저지
할 수 있다. 특히 수탁자가 파산하여 파산관재인이 신탁재산을 파산재단의 재원으
로 사용하려고 하는 경우에 수익자는 신탁재산을 회복하고 이에 대한 우선권을 주
장할 수 있다.13)
결국 수익자는 일탈된 신탁재산의 회복을 꾀할 수 있는 형평법상의 추급권과
수탁자의 고유채권자의 신탁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저지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
받음으로써, 신탁재산에 대한 보통법상의 소유자(legal owner)였을 경우 누렸을 지
위와 유사한 지위를 보장받고 있는데, 수익권이 대인적 권리로서의 성격뿐만 아니
라 대물적 권리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 우리 신탁법상 수익자신탁에 있어서 수익권의 성질에 대하여도 견해의 대


립이 있다.14) 판례는 채권설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지만,15) 수익권은 기본
적으로 채권이나 물권의 표지도 갖추고 있으므로 ‘물권화된 채권’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16) 즉 수익권이 수탁자에 대하여 신탁재산에 관한 급부를 구하는 권리라
는 점에서 채권이지만, 신탁재산에 대한 강제집행 시 수익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Colum. L. Rev. 269, 270~290 (1917)].


12) 통일신탁법(이하 ‘UTC’라고 한다) §507; Henry Hansmann & Ugo Mattei(주 1), p. 454; Scott &
Ascher on Trusts, vol. 3, p. 885; Philip H. Pettit, Equity and the Law of Trusts, 12th ed.,
Oxford(2012), p. 537; 영국의 Insolvency Act of 1986 §283(3)(a); 미국의 11 U.S.C. §541(d).
13) Scott & Ascher on Trusts, vol. 4, pp. 1794~1795.
14) 우리 신탁법상 수익자신탁에 있어서 수익권의 성질에 대한 견해의 대립에 대하여는 이계정(b)(주
11), 122 이하 참조.
15) 대표적으로 대법원 2014. 11. 27.ᅠ선고ᅠ2012두26852ᅠ판결 (공2015상, 70) 등 참조.
16) 이계정(b)(주 11), 132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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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는 점(법17) 제22조 제2항), 수익자가 수탁자와 제3자의 법률행위를 취소하고


일탈된 신탁재산의 회복을 꾀할 수 있다는 점(법 제75조), 수익권에 기한 방해배제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수익권은 물권의 표지도 아울러 갖추고 있
으므로 수익권을 ‘물권화된 채권’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2. 신탁재산의 독립성과 도산절연성


가. 신탁재산은 수탁자의 명의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수탁자의 고유재산이 되
는 것이 아니고, 타인을 위한 재산관리제도라는 신탁의 본질상 위탁자나 수탁자의
고유재산과는 별개의 재산으로 취급하여야 한다. 이러한 신탁재산의 특성을 ‘신탁
재산의 독립성’이라고 한다.18)
신탁재산을 위탁자의 재산이나 수탁자의 고유재산과 분리하여 취급할 것을 요
구함으로써 위탁자나 수탁자의 경제적 사정의 변화에 영항을 받지 않고 신탁이 지
속되고 수익권이 보장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신탁은 위탁자나 수탁자에 대한 도산
절차 개시로 인한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19)

나. 우리 신탁법에서도 신탁재산은 수탁자 앞으로 명의가 이전되지만 수탁자의


고유채권에 대한 책임재산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수탁자에 대하여 도산절차가 개
시되더라도 신탁재산은 파산재단, 회생절차의 관리인이 관리 및 처분권한을 가지
는 채무자의 고유재산이나 개인회생재단에 속하지 않는다(법 제24조). 이처럼 신탁
재산은 수탁자의 도산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신탁재산에 관하여 이해관계
를 맺은 수익자의 권리나 신탁채권자의 권리가 안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신탁법은 수탁자에 대하여 도산절차가 개시된 경우와는 달리 위탁자에 대하여
도산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러나 신탁재산은

17) 이하 법명을 표시함이 없이 ‘법’이라고 표시한 것은 ‘신탁법’을 지칭하는 것임을 밝혀둔다.


18) 최수정, 신탁법, 박영사(2016), 257 이하; 이중기, 신탁법, 삼우사(2007), 157 이하; 오영준, “신탁재
산의 독립성”, 민사판례연구(XXX), 박영사(2008), 851. ‘신탁재산의 독립성’은 주로 신탁재산과 수탁
자의 고유재산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되는데, ‘협의의 신탁재산의 독립성’은 신탁재산은 수탁자의 고
유재산과는 별개의 재산으로 취급하여야 하는 법리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본 논문에서는
신탁재산은 위탁자의 고유재산과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위와 같이 신탁재산을
̇ ̇ ̇ ̇ 수탁자
위탁자나 ̇ ̇ ̇ 의 고유재산과는 별개의 재산으로 취급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신탁재산의 독립성’
의 개념을 설정하였다.
19) John H. Langbein(주 1), pp.179~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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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자로부터 수탁자에게 이전된 재산이라는 점에서 위탁자의 책임재산이 아니므


로 위탁자에 대하여 도산절차가 개시되더라도 파산재단에 속하지 않고, 회생절차
의 관리인이 관리처분권한을 가지는 채무자의 고유재산이나 개인회생재단에도 속
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위탁자가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면
회생법원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만 한다)
제43조에 따라 위탁자인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보전처분을 하는데, 이미 수탁자
앞으로 이전된 신탁부동산에 대하여는 보전처분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20) 또한
이미 수탁자 앞으로 이전된 신탁부동산에 대하여는 위탁자에 대한 포괄적 금지명
령(동법 제45조 제1항)의 효력이 미치지 않아 신탁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를 진행
할 수 있다.
결국 우리 신탁법상 신탁재산은 위탁자나 수탁자의 도산에 영향을 받지 않는
바, 신탁의 대표적인 기능인 ‘도산절연성(insolvency protection)’이 보장되고 있다.

Ⅲ. 담보신탁의 법적 성질

1. 문제점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담보신탁은 채무자인 위탁자가 채권자를 수익자로 하여 수
탁자에게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하고 채무자가 채무를 불이행하면 수탁자가 신
탁재산을 처분하여 그 매각대금으로 채권자인 수익자에게 반환하는 방법의 신탁
을 의미한다. 담보신탁은 위탁자가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신탁재산을 수탁자에
게 이전하고 채권자에게 수익권을 부여하는 것이므로 경제적으로 담보신탁이 수
익자의 채권의 담보 역할을 한다.
담보신탁은 채무자가 위탁자, 채권자가 수익자가 되는 타익신탁이며, 다른 유형
의 신탁과 달리 채권자인 수익자에게 처분요청권이 부여되어 있다.21) 환가 여부에

20) 同旨: 남동희, “부동산신탁의 위탁자에 대한 회생절차의 실무상 쟁점”, 사법 15호(2011. 3.), 사법발
전재단, 133.
21) 대한토지신탁 주식회사의 부동산담보신탁계약서 제18조(http://www.reitpia.com/download/%EB%
8B%B4%EB%B3%B4%EC%8B%A0%ED%83%81%EA%B3%84%EC%95%BD%EC%84%9C.pdf, 2017.
7. 26. 방문), KB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의 부동산담보신탁계약서 제18조 참조(https://kbret.co.kr/File
/KONG/%EB%8B%B4%EB%B3%B4%EC%8B%A0%ED%83%81%EA%B3%84%EC%95%BD%EC%84%
9C.pdf, 2017. 7. 26.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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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최종적인 결정은 채권자가 결정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형적인 담보


신탁의 표지는 ① 채권담보의 목적일 것, ② 채권자가 수익자가 되는 타익신탁일
것, ③ 수익자에게 처분요청권이 부여될 것 세 가지라고 할 수 있다.22)
담보신탁과 관련하여 담보 목적이라는 경제적 기능을 강조하여 담보권 법률관
계로 규율할지 아니면 소유권이전의 형식을 중시하여 수익자신탁의 법리에 따라
규율할지 문제가 된다. 특히 위탁자가 도산한 경우에 위탁자가 담보를 제공한 것
으로 보아 도산절연성을 부인할지 문제가 된다.23) 이하에서는 담보신탁의 법적 성
질을 규명하기 위하여 비교법적인 검토를 하고, 현재 우리나라에서 행하여지고 있
는 담보신탁의 내용을 검토함으로써 담보신탁의 법적 성질을 논하고자 한다.

2. 비교법적 고찰

가. 미국의 Deed of Trust


미국의 경우 담보신탁과 유사한 제도로 Deed of Trust가 있다.24) Deed of
Trust는 위탁자(채무자)가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소비대차로 발생한 채무를 담
보하기 위하여 수탁자에게 이전하는 것으로, 수탁자는 위탁자(채무자)가 채무를
변제하면 그 소유권을 위탁자(채무자)에게 반환하고 위탁자(채무자)가 채무를 변
제하지 않으면 해당 부동산을 매각하여 채권자의 채무를 변제하고 남는 것은 채무
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25)
미국에서는 Deed of Trust에 대해서 신탁과는 별개의 것으로, 즉 담보로 취급
하였는데,26)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Deed of Trust에 있어서 수익자는 신탁재산에 대하여 담보권(security

22) 同旨: 양진섭(주 3), 77.


23) 특히 회생절차에서 담보신탁의 채권자(수익자)의 권리를 회생담보권으로 인정하면, 채권자(수익자)
는 회생계획에 의하여 상당한 손해를 감수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그 논의의 실익이 크다. 회생계획이
회생담보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는 김재형, “도산절차에서 담보권자의 지위”, 민법론 III, 박영사
(2007), 241 참조.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이 있는 때에는 회생계획에서 인정되지 않은 채무자의 재산
에 관한 담보권은 소멸한다.
24) Deed of Trust를 우리나라에 소개한 문헌으로는 가정준, “신탁인 듯 신탁 아닌 ‘부동산담보신탁’”, 법
학논총 36권 1호(2016. 3.), 전남대학교 법학연구소, 564 이하.
25) Steven L. Schwarcz, “Commercial Trusts as Business Organizations: Unraveling the Mystery”, 58
BUS. LAW. 559, 570 (2003).
26) 제3차 신탁법 리스테이트먼트(이하 ‘Res 3rd’라고 한다) 제5조에서는 Deed of Trust는 신탁이 아니라
고 규정하고 있다.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93

interest)을 가지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27) 앞서 본 바와 같이 영미 신탁에 있


어서 수익자는 보통법상의 소유자와 맞먹을 정도의 형평법상의 권리(equitable
interest)를 가지는데, Deed of Trust의 수익자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
둘째, Deed of Trust에서 수탁자는 위탁자(채무자)가 채무불이행 시 부동산을
매각하는 권리 이외에는 아무런 권리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28) 앞서
본 바와 같이 영미 신탁에서 수탁자는 신임관계에 의하여 제한을 받지만, 보통법
상의 소유자로서 신탁재산의 관리를 위하여 일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29) 그러나 Deed of Trust에서 수탁자는 신탁재산의 관리자(manager)가 아니
라 단순한 보유자(stakeholder)에 불과하므로, Deed of trust는 신탁과는 별개의
것으로 취급되었다.30)
셋째, Deed of Trust에서 위탁자는 Deed of Trust를 설정한 이후에도 계속하여
신탁재산을 점유하고 신탁재산에 대하여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31) 영
미 신탁에서 신탁은 위탁자의 일방적인 신탁설정의 의사의 표시와 신탁재산의 이
전에 의해서 성립한다고 보고 있으므로, 일단 신탁이 성립되면 신탁은 위탁자의
손을 떠나 수탁자와 수익자 사이에서 조율되어야 하는 법률관계로 파악된다. 따라
서 신탁을 논함에 있어서 위탁자의 지위는 그 중요성이 떨어진다. 철회가능신탁
(revocable trust)을 설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탁자는 수익자의
이익을 위해 수탁자에게 신임관계에 기한 의무를 부과하고 신탁재산을 이전하는
지위를 가지나, 신탁재산을 이전한 뒤에는 연혁적 권리(historical interest)만을 갖

27) Doug Rendleman, “Foreclosure of a Deed of Trust in Virginia”, 51 U. Rich. L. Rev. 147, 160~161
(2016).
28) Long v. Williams, 671 P.2d 1048 (Idaho 1983). 캘리포니아는 Deed of Trust가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데, Deed of Trust에서 수탁자는 단순한 보유자에 불과하므로 채무자(위탁자)의 채무불이행이
있기까지는 수탁자로서 해야 할 일이 없으며, 채무자(위탁자)가 채무를 변제하면 소유권증서(deed)
를 채무자(위탁자)에게 돌려주고 채무자(위탁자)의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이를 매각하는 소극적 역
할을 담당하므로 보통법상의 소유자로 보기 어려운 것이다[Mary Randolph, Deeds for California
Real Estate, 8th ed, Nolo(2010), p.62 참조].
29) Res 3rd와 UTC는 신탁조항에서 제한하고 있지 않는 한, 수탁자는 신탁재산에 대하여 미혼의 행위능
력 있는 소유자가 단독으로 소유하는 재산에 대하여 가지는 권한(powers which an unmarried
competent power has over individually owned property)과 동일한 권한을 가진다고 하여 수탁자
에게 포괄적인 권한을 인정하고 있다[Res 3rd §85(1); UTC §815(a)].
30) John H. Langbein(주 1), p.168.
31) Doug Rendleman(주 27), p.159; Long v. Williams, 671 P.2d 1048 (Idaho 1983).
94 이 계 정

는 전(前)소유자와 유사하다.32) 그러나 Deed of Trust에서 위탁자는 여전히 소유


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므로 신탁과는 별개의 것으로 취급되는 것이다.
Deed of Trust에서 이러한 위탁자의 지위는 수탁자가 부동산을 매각하는 권리 이
외에는 아무런 권리를 보유하고 있지 못한 점과 관련이 깊다.
이와 같이 Deed of Trust를 담보로 취급하므로, 위탁자가 Deed of Trust를 설
정한 경우에 수익자는 위탁자로부터 담보를 설정받은 것으로 보아 위탁자 파산 시
도산절연성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33) 즉 위탁자(채무자)에 대한 파산절차가 개시
된 경우 연방파산법상의 자동중지(the automatic stay)34)가 적용되어 신탁부동산
의 처분이 금지된다고 해석하고 있다.35)

나. 프랑스의 담보신탁36)
프랑스는 2007. 2. 19. 프랑스민법에 총 21개의 조문을 가진 신탁(fiducie)을
도입하였다. 프랑스민법은 fiducie를 “1인 또는 수인의 위탁자(constituant)가 현재
또는 장래의 물건(biens), 권리 또는 담보 또는 일체의 물건, 권리, 담보를 1인 또는
수인의 수탁자(fiduciaire)에게 이전하고, 수탁자는 이를 자신의 재산과 구분하여
보유하면서 특정 목적을 위하여 1인 또는 수인의 수익자(bénéficiaire)를 위하여
행위하여야 하는 거래”라고 정의하고 있다(동법 제2011조).
fiducie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위탁자, 수탁자, 수익자가 있어야 하고, 수탁자에
대한 재산의 이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영미 신탁과 다를 바 없다. 다만 fiducie에
서는 “위탁자 또는 수탁자는 신탁계약의 수익자 또는 수익자들 중의 1인이 될 수
있다(동법 제2016조).”라고 하여 문언상으로 수탁자가 단독 수익자가 될 수 있다

32) Robert L. Mennel & Sherri L. Burr 저, 임채웅 역, 미국신탁법 󰡈 유언과 신탁에 관한 새로운 이해, 박
영사(2011), pp.226~227.
33) Deed of Trust가 신탁으로 취급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약인(consideration)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신탁의 경우 약인(consideration)을 요구하지 않으나(Scott & Ascher on Trust, vol 1. pp.156~159),
Deed of Trust의 경우 위탁자(채무자)와 수익자(채권자) 사이의 금전소비대차계약에서 비롯된 관계
이므로 신탁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다[同旨: 가정준(주 24), 566].
34) 11 U.S.C. §362(2002). 미국의 자동중지제도는 채무자의 파산신청과 동시에 채권자의 권리 행사를
자동적으로 중지시키는 보전처분(an automatic injunction)이다.
35) Steven L. Schwarcz(주 25), p.570.
36) 프랑스의 신탁법과 담보신탁에 대하여는 이계정, 신탁의 기본 법리에 관한 연구 󰡈 본질과 독립재산성,
경인문화사(2017), 91~100, 308 참조. 이하의 내용은 위 글에 기재한 내용을 축약한 것임을 밝혀둔다.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95

는 점에서 특색이 있다.


프랑스의 담보신탁은 위탁자(채무자)로부터 수탁자로의 소유권의 이전을 전제
로 하며, fiducie 중의 하나이다. 즉 미국과 달리 원칙적으로 신탁의 법리에 따라
규율되는 것이다.
만약, 수탁자와 채권자인 수익자가 동일인인 경우에 담보신탁의 실행을 통해
채권자인 수탁자는 담보로 양도된 물권 또는 권리에 대하여 ‘자유로운 처분권(la
libre disposition)’을 취득한다(프랑스민법 제2372조의3 제1항, 제2488조의3 제1
항). 수탁자이자 수익자인 채권자는 신탁계약을 체결할 때 이미 소유자가 되었기
때문에, 담보신탁의 실행으로 채권자가 취득하는 것은 소유권이 아니라 단순히
“처분할 수 있는 자유”라는 것이다.37) 이와 달리 수탁자가 채권자인 수익자가 아닌
경우에는, 위탁자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그 효과로서 채권자는 담보로 제공한
물건의 소유자가 되고, 따라서 그는 수탁자에 대하여 그 물건의 인도를 요구할 수
있다.38)
이와 같은 담보신탁의 실행방법은 이전된 물건에 대한 배타성을 주장하여 수
익자가 위탁자의 다른 채권자와 경합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39)
그런데 프랑스상법은 위탁자인 채무자가 신탁재산을 사용 또는 향익한다고 하
는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위탁자(채무자)의 도산절차 개시 시 담보신탁을 실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도산절연성의 불인정, 프랑스상법 제L622조의23의1 참
조). 학설은 프랑스상법 제L622조의23의1의 반대해석상 위탁자인 채무자가 신탁재
산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수탁자의 담보신탁의 실행은 위탁자에 대한 도산절
차가 개시되더라도 방해를 받지 않는다고 해석하고 있다(도산절연성의 인정).40)

다. 유럽민사법의 공통기준안(DCFR, Draft Common Frame of Reference)


유럽민사법의 공통기준안(DCFR)은 제10권에서 신탁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데, ‘담보를 목적으로 하는 신탁의 경우에는, 본 권은 제9권(동산의 물적 담보)의
규정들이 적용됨을 전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Ⅹ.-1:102). 제9권은 부동산이

37) 정태윤(주 2), 989.


38) Aynès Laurent/Crocq Pierre, les sûreté, 4e éd, no 789.
39) 정태윤(주 2), 990.
40) M. Bourassin/V. Brémond/M.-N. Jobard-Bachellier, Droit des sûreté, 2e éd., p.691 참조.
96 이 계 정

아닌 동산에 적용되는 규정이기는 하나 그 취지에 비추어 담보신탁에 대해서 형식


이 아닌 실질을 우선시한다는 입장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르면 담보신탁에 대해서
도산절연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라. 일본
일본의 경우 담보신탁을 신탁과 별개의 제도라고 설명하기 보다는 여러 신탁
의 유형 중에 하나로 설명하고 있다. 담보신탁을 타익신탁의 요소를 포함하면서
위탁자의 신용상황악화를 염두에 두면서 신탁재산을 수익자를 위하여 확보할 것
으로 목적으로 하는 신탁, 즉 채권자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확보하기 위한 도구로
신탁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41)
신탁법 개정 전에도 담보신탁과 진정한 신탁(수탁자에게 실제로도 소유권이
완전히 이전된 신탁)을 구별해야 하고 담보신탁의 경우 당사자가 소유권이전의 형
식을 취하였지만 도산 시에는 실질에 착안하여 실질에 맞게 법적 효과를 부여하여
야 한다(즉 도산절연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견해가 있었고,42) 신탁법 개정 후에도
수탁자가 신탁재산의 완전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만, 수익권의 내용이 신탁재산
전체에 대응하지 않고 담보목적인 경우(앞서 정의한 담보신탁에 해당하는 경우)
실질에 따라 담보권으로 구성해야 하므로 도산절연의 효과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43) 다만 위와 같은 주장이 담보신탁이 신탁이 아니라 담보
에 지나지 않는다는 논거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담보의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것
이 요구된다는 점에 근거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44)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즉 ① 담보신탁의 경우 위탁자(채무자)
로부터 수탁자 앞으로 신탁재산이 이전된 상태에서 수익자(채권자)에게 제공된 것
이므로, 담보신탁은 물상보증이나 인적 보증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바, 이러한
물상보증이나 인적 담보가 주채무자의 도산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이상 담보신탁도
위탁자의 도산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점, ② 담보신탁에서 수탁자는 재산
을 관리처분하는 권한이 있는바, 이 점에서 담보신탁을 양도담보와 같이 취급하는

41) 新井 誠, 信託法, 第4版, 有斐閣(2014), 480.


42) 金融法委員會, “信託法に關する中間論点整理”, ジュリスト 1217号(2002. 2. 15.), 有斐閣, 160 이하.
43) 道垣内弘人, “擔保としての信託”, 金融法務事情 1811号(2007. 8.), 28 이하; 新井 誠(주 41), 483.
44) 新井 誠(주 41), 481 참조.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97

것은 타당하지 않은 점, ③ 도산법이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 법률관계를 재구성하


려고 하더라도, 사적자치의 원칙은 존중해야 한다는 점 등을 논거로 담보신탁에
관하여 통상의 신탁과 마찬가지로 도산절연의 효과를 인정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45)

3. 우리나라에서의 논의

가. 대법원판례의 태도
대법원은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하
에서 담보목적으로 위탁자가 신탁재산을 수탁자에게 이전하고 타익신탁방식으로
채권자에게 수익권을 제공한 사안에서 신탁의 법리로 규율하면서 담보신탁의 도
산절연성을 전면적으로 인정하였다.

“신탁법상의 신탁은 위탁자가 특정의 재산권을 수탁자에게 이전하거나 기타의 처분을


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수익자의 이익을 위하여 또는 특정의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권
을 관리, 처분하게 하는 법률관계를 말하므로, 신탁자가 어음거래약정상의 채무에 대
한 담보를 위하여 자기 소유의 부동산에 대하여 수탁자와 담보신탁용 부동산관리·처
분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자에게 신탁원본 우선수익권을 부여하고서, 수탁자 앞으
로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면, 위탁자의 신탁에 의하여 신
탁부동산의 소유권은 수탁자에게 귀속되었다고 할 것이고, 그 후 신탁자에 대한 회사
정리절차가 개시된 경우 채권자가 가지는 신탁부동산에 대한 수익권은 회사정리법 제
240조 제2항46)에서 말하는 ‘정리회사 이외의 자가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를
위하여 제공한 담보’에 해당하여 정리계획이 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할 것이므
로 채권자가 정리채권 신고기간 내에 신고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정리계획에 변제의
대상으로 규정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로써 실권되는 권리는 채권자가 신탁자에 대
하여 가지는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에 한하고, 수탁자에 대하여 가지는 신탁부동
산에 관한 수익권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ᅠ2001. 7. 13.ᅠ선고ᅠ
2001다9267ᅠ판결,47) 밑줄 󰡈 필자)

45) 鈴木秀昭, “信託の倒産隔離機能”, 信託法硏究 第28号(2003), 信託法學會, 118 이하.


46) 채무자회생법 제250조 제2항 제2호에 해당한다.
47) (공2001, 1854). 같은 취지로는 대법원ᅠ2016. 5. 25.자ᅠ2014마1427ᅠ결정(공2016하, 835).
98 이 계 정

위 판결의 핵심논리는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된 이상


신탁재산은 위탁자로부터 독립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채권자에 대한 수익권은 수
탁자가 제공한 것이므로 위탁자의 도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수탁
자가 위탁자(채무자)의 물상보증인의 지위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48) 최근에 대법
원은 “신탁법상의 신탁은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특정한 재산권을 이전하거나 기타
의 처분을 하여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권을 관리·처분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위탁자가 금전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금전채권자를 우선수익
자로, 위탁자를 수익자로 하여 위탁자 소유의 부동산을 신탁법에 따라 수탁자에게
이전하면서 채무불이행 시에는 신탁부동산을 처분하여 우선수익자의 채권 변제
등에 충당하고 나머지를 위탁자에게 반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담보신탁을 체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라고 판시하여 담보신탁은 기본적으로 수익자신탁의 법
리에 의하여야 함을 밝혔는바,49) 현행 신탁법하에서도 담보신탁의 담보절연성은
굳건하게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의할 점은 위탁자가 자익신탁을 설정하여 수익권을 취득한 후 그 수익권을
담보목적으로 양도한 경우에는, 위탁자가 담보를 제공한 것이 되므로 그 수익권은
회생담보권에 해당하여 위탁자에게 개시된 회생절차의 제약을 받는다는 점이다.50)

나. 견해의 대립
위와 같이 담보신탁의 도산절연성을 인정하는 대법원판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찬성하는 견해가 있다. 즉, 담보신탁에 있어서는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의 이
전이 있으므로 그 신탁재산은 위탁자(채무자)의 책임재산이 아니므로 찬성하는 견

48) 관련하여 대법원은 위탁자가 자익신탁을 위하여 수탁자 앞으로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를 마친 후, 수탁자로 하여금 위탁자의 채권자의 채권을 위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도록 한
사안에서 수탁자는 위탁자를 위한 ‘물상보증인과 같은 지위’에 있다고 보고, 위 근저당권은 위탁자의
회생절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ᅠ2003. 5. 30.ᅠ선고ᅠ2003다18685ᅠ판결(공
2003하, 1452)]. 위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는 김상준, “신탁자에 대한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된 경우 토
지신탁회사가 신탁자를 위하여 기존에 제공한 물상담보의 효력”, 판례해설(44) 참조.
49) 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두22485 전원합의체 판결.
50) 임채웅, “담보신탁의 연구”, 신탁법연구, 박영사(2009), 125; 고일광(주 3), 94; 남동희(주 20), 140;
대법원ᅠ2002. 12. 26.ᅠ선고ᅠ2002다49484ᅠ판결(공2003상, 478)에서 방론으로 “물론 신탁계약 시에
위탁자인 정리 전 회사가 자신을 수익자로 지정한 후 그 수익권을 담보목적으로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에는 그 수익권을 양도담보로 제공한 것으로서 정리절차개시 당시 회사 재산에 대한 담보권이
된다고 볼 것이다.”라고 설시한 바 있다.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99

해,51) 회생담보권은 채무자(위탁자)의 재산에 대하여 설정된 담보권이어야 하는


데, 담보신탁된 부동산은 수탁자의 재산이지 채무자(위탁자)의 재산은 아니므로
도산격리기능이 인정된다는 견해52)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대법원판례에 대해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즉,
① 담보신탁에서의 신탁재산이전을 계약해석론의 입장에서 고찰하면, 담보신탁에
의한 수탁자 앞으로의 재산권의 이전이 완전한 권리이전이기는 하나 당사자의 의도
는 담보제공이며 그 권리이전에 양도담보에서와 동일한 조건53)이 붙어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담보신탁의 도산절연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견해,54) ② 부동산담보신
탁은 신탁설정을 통해 위탁자의 재산의 가치를 감소시켜 이를 수익자에게 이전시키
는 확정적 법률관계를 창설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조건이 발생하면 위탁자의 재산
을 수익자에게 이전시키는 대리적인 역할을 창설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담보신
탁에 신탁의 법리를 적용함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55) 등이 그것이다.56)

4. 담보신탁의 내용과 법적 성질에 대한 검토

가. 담보신탁의 내용
담보신탁에서 위탁자는 자신의 재산을 채권자의 담보목적으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을 이전하고, 수익자는 이를 담보로 위탁자에게 대출을 하거나 위탁자에 대
한 채권을 발생시키는 계약을 하게 된다. 거래 실무에서 수익권은 채권자의 우선
수익권과 위탁자의 수익권을 나누어 규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57) 채권자의 우
선수익권은 신탁재산을 처분하여 발생하는 금전, 신탁재산의 대체물로부터 우선
적으로 채권의 만족을 얻을 권리를 의미한다.

51) 임채웅(주 50), 131; 최수정(주 18), 539; 한민(주 3), 255.
52) 고일광(주 3), 94.
53) 양도담보거래에서 당사자는 담보제공의 목적으로 특정한 재산에 대한 완전한 권리를 일단 이전하
되, 양도인이 채무를 완제하면 그 권리가 다시 양도인에게 반환된다는 등 그 이전에 일정한 조건이
붙어 있는데, 담보신탁에서도 같은 조건이 결부되어 있다고 한다[함대영, “신탁형 자산유동화에서의
진정양도 판단 󰡈 민법과 신탁법의 교차영역에 대한 고찰의 일환”, BFL 39호(2010. 11.), 서울대학교
금융법센터, 80].
54) 함대영(주 53), 79~81.
55) 가정준(주 24), 569.
56) 이하 위와 같은 주장을 ‘담보권설’로 약칭한다.
57) 대한토지신탁 주식회사의 부동산담보신탁계약서 제7조, KB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의 부동산담보신탁
계약서 제7조 참조.
100 이 계 정

담보신탁에서 수탁자, 위탁자, 수익자의 지위를 분설하면 다음과 같다.


담보신탁에서 수탁자는 신탁재산의 보전 및 처분에 필요한 재산관리 행위를
하고, 자신 명의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등 제한되지만 소유자로서 권리
행사가 가능하고,58) 무엇보다 위탁자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신탁재산을 매각
하여 우선수익자에게 환가대금을 교부할 의무가 있다. 부동산 담보신탁계약에서
는 일반적으로 행하고 있는 환가방식은 공매를 통한 공개매각방식이다.59) 만약 공
매에 앞서 위탁자가 채무를 완제한 경우에는 해당 신탁재산을 위탁자에게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
한편 담보신탁에서 위탁자는 수탁자에게 소유권을 이전하고 수탁자로부터 수
익권증서를 교부받는데, 위탁자는 위 수익권증서를 금융기관 등 우선수익자에게
양도하고 금융기관 등으로 대출을 받는다.60) 위 수익권증서는 유가증권 내지 지시
증권이 아니라 채권증서에 해당한다.61) 위탁자는 신탁재산이 이전된 이상 더는 소
유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고, 다만 신탁계약에 의해 일정한 권리를 가질 수 있
다. 미분양 부동산에 관한 담보신탁계약의 경우 위탁자에게 신탁부동산의 점유와
사용권능을 부여하는 대신 위탁자로 하여금 신탁부동산의 보관과 일체의 관리행
위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62)
끝으로 담보신탁에서 우선수익자는 위탁자(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수탁자에게 신탁재산의 환가를 요구할 수 있고, 환가가 이루어진 경우 환가대금의
교부를 요구할 수 있다. 위탁자도 수익자로 지정되는데, 우선수익자(채권자)의 피
담보채권을 변제하고 잔여액이 있으면 이를 위탁자(수익자)에게 지급한다.63)

58) 대한토지신탁 주식회사의 부동산담보신탁계약서 제9조 제4항, 제10조, KB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의


부동산담보신탁계약서 제9조 제4항, 제10조 참조.
59) 윤미영, “부동산신탁”, 부동산 금융의 현황과 과제, KDI(2012), 302. 대한토지신탁 주식회사의 부동
산담보신탁계약서 제19조, KB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의 부동산담보신탁계약서 제19조 참조.
60) 대한토지신탁 주식회사의 부동산담보신탁계약서 제6조, KB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의 부동산담보신탁
계약서 제6조 참조. 경우에 따라 수탁자는 수익권증서를 우선수익자에게 직접 교부할 수도 있다.
61)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다84359 판결. 채권증서 반환청구권은 변제와 동시이행관계에 있지
않다(대법원ᅠ2005. 8. 19.ᅠ선고ᅠ2003다22042ᅠ판결 참조).
62) KEB하나은행 분양관리신탁 표준계약서 제11조(https://image.kebhana.com/cont/download/docume
nts /provide/00KEB20160051_20160607.pdf. 2017. 7. 25. 방문). KB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의 분양관리
신탁계약서 제11조(https://kbret.co.kr/File/KONG/%EB%B6%84%EC%96%91%EA%B4%80%EB%A6%
AC%EC%8B%A0% ED%83%81%EA%B3%84%EC%95%BD%EC%84%9C.pdf. 2017. 7. 25. 방문) 참조.
63) 위와 같이 위탁자에게도 수익권이 인정되므로 이를 타익신탁 및 자익신탁 결합형 담보신탁이라고
설명하는 견해도 있으나[신영수·윤소연, “부동산신탁의 쟁점”, BFL 62호(2013. 11.), 49], 우선수익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101

[그림 1] 부동산 담보신탁의 구조

④ 대출
부동산 소유자 금융기관
(위탁자, 채무자) (우선수익자)
③ 수익권 증서 양도

⑤ 환가요청
① 담보신탁
(소유권 이전) ⑥ 환가대금
② 수익권 정산교부
증서발행

수탁자
⑦ 환가대금 (신탁회사)
잔여분 교부

나. 담보신탁과 Deed of Trust의 구별


앞서 본 바와 같이 미국에서는 Deed of Trust를 신탁으로 보지 않고 위탁자가
제공한 담보로 취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담보신탁을 이와 같이 취급해야
하는지 문제가 된다. 그러나 담보신탁은 Deed of Trust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다
르므로 이를 동일선상에 놓고 논의를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첫째, 우리 신탁법상 수익자의 지위와 영미 신탁에서 수익자의 지위는 다르다.
영미 신탁의 경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수익자는 형평법상의 소유권을 가지지만, 소
유권의 분할을 부정하고 소유권의 혼일성64)을 전제로 하는 우리 법에서 수익자가
형평법상의 소유권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법 제31조는 “수탁자는 신탁재산에 대
한 권리와 의무의 귀속주체로서 신탁재산의 관리·처분 등을 하고 신탁목적의 달

자인 채권자가 주된 수익자이고 실제로 위탁자가 잔여액을 받을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타익신탁의 일종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64) 소유권의 혼일성은 소유권의 각 권능, 즉 사용권능, 수익권능, 처분권능이 각각 독립한 권리로서 소
유권이란 이름하에 결합되어 있는 여러 가지 권리의 집합이 아니라 하나의 소유권에서부터 이러한
각각의 권능이 유출되는 성질을 의미한다. 편집대표 곽윤직, 민법주해(V), 물권(2), 박영사(1999),
29(김상용 집필) 참조.
102 이 계 정

성을 위하여 필요한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다. 다만 신탁행위로 이를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밑줄 󰡈 필자), 위 법 제31조는 수탁자가 신탁재산의 소유
자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익자가 가지는 권리는 채권일 수밖에 없다.65)
더군다나 법 제2조는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담보권을 설정하는 방법으로 신탁
을 설정하는 담보권신탁을 신탁의 한 유형으로 규정함으로써, 수익자가 담보권에
대하여 이해관계를 맺는 경우에도 수익자의 지위를 인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신탁재산에 대하여 실질적인 소유자로서의 지위가 인정되지 않더라
도 신탁법상 수익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있는바, 영미 신탁과 달리 수익자의 지위
를 인정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 따라서 Deed of Trust에서 수익자가 형평법상의
소유권을 가지지 않고 단순히 담보권을 가지는 자에 불과하여 신탁의 법리를 적용
할 수 없다는 논리를 우리 담보신탁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둘째, 담보신탁에서 수탁자의 지위는 Deed of Trust의 수탁자의 지위와 다르
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담보신탁에서 수탁자는 신탁재산의 보전 및 처분에 필요한
재산관리 행위를 하고, 자신 명의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등 제한되지만
소유자로서 권리 행사가 가능하다. 단순한 명의 보유자가 아니며 법 제31조의 ‘권
리의 의무의 귀속주체’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Deed of Trust에
서 수탁자는 신탁재산의 관리자가 아니라 단순한 보유자에 해당하므로 담보신탁
에서의 수탁자의 적극적인 지위와 차이가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Deed of
Trust의 논리를 담보신탁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셋째, 담보신탁에서 위탁자의 지위는 Deed of Trust의 위탁자의 지위와 다르
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담보신탁에서 위탁자는 담보신탁의 설정 이후에 소유자로
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고, 다만 신탁계약에 의해 일정한 권리를 가질 수 있을 뿐이
다. Deed of Trust에서는 위탁자가 여전히 소유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한다는 점을
근거로 신탁과 별개의 것으로 취급한 것인데, 이러한 논리는 앞서 본 담보신탁에
서 위탁자의 지위에 비추어 우리에게 적용되기 어렵다.
결국 Deed of Trust와 담보신탁은 구별되고, 우리나라의 담보신탁에 Deed of
Trust의 법리를 적용하려고 하는 시도는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65) 수익권이 가지는 다음과 같은 물권적 측면, 즉 신탁재산에 대한 강제집행 시 수익자의 이의권, 수익
자취소권, 수익권의 방해배제청구권 등에 비추어 수익권은 ‘물권화된 채권’이라고 볼 수 있다는 점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103

다. 담보신탁의 법적 성질에 대한 검토
1) 담보권설에 대한 비판
가) 법 제2조는 ‘재산의 이전’을 신탁의 필수 요건으로 하고 있고, 법 제31조
본문에서는 수탁자가 ‘신탁재산의 권리와 의무의 귀속주체’라고 하여 수탁자가 신
탁재산의 소유자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66) 담보신탁의 경우에 앞서 본 바와 같이
수탁자는 소유자로서 권리 행사를 할 수 있는바, 담보신탁은 신탁의 전형적인 모
습, 즉 수익자신탁과 다르지 않다. 이 점에서 수탁자가 위탁자의 단순한 대리인 역
할을 한다고 보는 담보권설은 타당하지 않다. 한편 담보신탁의 장점 중의 하나가
수탁자가 담보부동산의 처분방법을 유연하게 정할 수 있다는 것인데, 수탁자가 이
러한 권한을 가지는 것은 수탁자가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담보신탁을 양도담보와 유사하다고 하여 담보권으


로 보아야 하는 견해가 있다. 그런데 양도담보와 담보신탁은 그 구조가 다르다. 양
도담보의 경우에는 채무자가 채권자 앞으로 직접 소유권을 이전하는 형식을 취하
는 반면, 담보신탁은 채무자가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을 이전하고 채권자는 신탁재
산에 대하여 담보로서 수익권을 취득하는 것이므로 담보인 수익권이 채무자(위탁
자)에서 채권자 앞으로 직접 이전되는 구조는 아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채권자
의 수익권을 양도담보와 같이 회생담보권으로 취급하여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
는 것이다.

다) 무엇보다 담보신탁을 일종의 담보권으로 파악하는 담보권설은 물권법


정주의에 반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67) 물권법정주의는 물권의 종류와 내용
은 민법 그 밖의 법률이 정하는 것에 한하여 인정되며, 당사자가 그 밖의 물권을 자
유로이 만들어 내는 것을 금지하는 법원칙을 말한다.68) 담보신탁이 담보로서 경제

66) 이와 달리 법 제31조의 해석과 관련하여 위탁자가 신탁자에게 신탁재산을 이전하는 것은 소유권이


아니라 신탁재산의 명의(권원)을 이전(title transfer)하는 것이라는 해석론으로는 안성포, “신탁방식
에 관한 비교법적 검토 󰡈 소유권개념과 수익권의 법적 성질을 중심으로”, 법학논총 37권 1호(2017.
2), 전남대학교 법학연구소, 166 참조. 참신한 견해이나 형식과 실질을 분리하는 해석론이라는 점에
서 의문이 있다.
67) 同旨: 한상곤, “부동산 담보신탁의 수익권에 관한 고찰”, 경희법학 49권 1호(2014), 7.
68) 곽윤직·김재형, 물권법[민법강의 II], 8판(전면개정)보정, 박영사(2015), 17; 양창수·권영준, 권리
104 이 계 정

적으로 기능한다고 하여 이를 담보권으로 파악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담보권


설은 수익자가 담보권을 취득한다고 주장함으로서 새로운 유형의 담보물권을 명
문의 규정이 없이 창설하는 해석론이라는 점에서 타당하지 않다.

라) 담보신탁에서 수익권의 대상이 되는 신탁재산은 해당 부동산에 한정되


지 않는다. 담보신탁을 담보권으로 보면 민법상의 물상대위(민법 제342조, 제355
조, 제370조)에 따라 담보의 대상이 되는 재산이 결정되겠지만, 담보신탁은 신탁의
한 유형이므로 법 제27조가 적용된다.
법 제27조는 신탁의 법리에 기인한 것이므로 신임의무 등 신탁의 다른 법리
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수탁자는 신탁재산을 이용하여 어떠한 이
익도 취득하여서는 아니 되므로(이익취득금지원칙, 법 제36조), 신탁재산으로 인
한 이득 전부가 그 액수의 과다 여부를 논할 필요 없이 법 제27조에 의하여 신탁재
산이 되는 것이다. 또한 신탁재산은 운용을 통한 수익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원
래의 신탁재산과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아도 폭넓게 신탁재산의 범위를 인정할 수
있는 반면, 민법상의 물상대위는 운용을 전제로 하지 않으므로 단순한 가치 변형
물에 한정하여 그 범위를 인정하는 것이다.69)
이와 같이 담보신탁에서 수익권의 대상이 되는 신탁재산의 범위는 신탁법
에 따라 그 범위가 넓은바, 담보신탁은 담보권과 구별된다. 실제로도 신탁된 재산
의 범위와 관련하여 신탁부동산 또는 물상대위로 취득한 재산, 수탁자가 임대인으
로서 취득 및 보관하는 임대차보증금, 신탁부동산의 처분대금 및 처분절차와 관련
하여 발생된 위약금, 신탁재산에 속하는 금전의 운용에 의하여 발생한 이익, 신탁
재산에 대한 보험계약에 지급받는 보험금 및 기타 이에 준하는 것으로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다.70)
이처럼 담보신탁은 담보권의 법리에 따라 규율되는 것이 아니라 수익자신
탁의 일반법리에 의해 규율되는 면이 강한 것이다.

의 변동과 구제(민법 II), 2판, 박영사(2015), 15~20; 송덕수, 물권법, 3판, 박영사(2017), 16.
69) 이계정(a)(주 10), 135 참조.
70) 한상곤(주 67), 16. 대한토지신탁 주식회사의 부동산담보신탁계약서 제4조, KB부동산신탁 주식회
사의 부동산담보신탁계약서 제4조 참조.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105

2) 수익자신탁의 한 유형으로서 담보신탁과 도산절연성


가) 위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담보신탁은 Deed of Trust와는 다르고, 담보권
설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필자는 담보신탁에서의 위탁자, 수탁자, 수익자의
지위에 비추어 담보신탁을 수익자신탁의 한 유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담보신탁에서 ① 수탁자는 위탁자로부터 신탁재산에 대한 소유권을 이
전받아 이를 우선수익자를 위하여 처분하고 ② 우선수익자는 환가대금에 대한 채
권을 가지며 ③ 위탁자는 신탁을 원인으로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을 이전함으로써
소유권을 상실하는데, 수익자신탁에서의 위탁자, 수탁자, 수익자의 지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담보신탁이 경제적으로는 담보로서 기능하는 특수성이 있지만 담보
신탁의 기본구조 자체가 수익자신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상 담보신탁을 수익자
신탁의 한 유형으로 보고 신탁법에 따라 규율하는 것이 논리적이다.
신탁제도는 유연성이 높은 제도로 신탁관계자의 합의에 따라 다양한 목적
을 위해 사용이 가능한바, 개정 신탁법은 다양한 신탁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의규
정의 외연을 확대하였다. 이에 따라 법 제2조는 ‘신탁은 수탁자에게 재산을 이전하
고 수탁자로 하여금 수익자의 이익을 위하여 수탁자가 재산의 관리, 처분, 운용, 개
발, 그 밖에 신탁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행위를 하게 하는 법률관계’라는 취
지로 규정하고 있다. 담보신탁은 수익자의 채권 만족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하여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환가하여 수익자에게 환가대금을 교부하는 등의 필요한 행
위를 하는 법률관계로 위 신탁의 정의에 부합한다. 따라서 담보신탁이 기능에 있
어서는 기존 담보제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지만 신탁법 체계 내에서 설명이 이루
어져야 하고, 신탁법이 전형적인 신탁의 모습으로 삼고 있는 수익자신탁의 법리에
따라 규율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만 담보신탁이 경제적으로 담보로서 기능한다는 점이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수익자신탁의 법률관계가 신탁조항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담보신탁의 특징이 신탁조항에 편입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법
률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 담보신탁에서 도산절연성을 인정하는 경우에 실질에 있어서 담보에 해


당하는 채권자의 수익권은 도산절차상의 제약을 피할 수 있는데, 채무자의 회생에
106 이 계 정

상당한 차질을 빚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법 제2조는 ‘재산의 이전’을 신


탁의 필수 요건으로 하고 있고, 법 제31조 본문에서는 수탁자가 ‘신탁재산의 권리
와 의무의 귀속주체’라고 하여 수탁자가 신탁재산의 소유자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담보신탁에서도 신탁재산이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 이전된다. 따라서 담보신탁
에서 신탁재산은 위탁자로부터 독립되어 있다는 점에서 ‘신탁재산의 독립성’이 인
정되고 담보신탁에서 도산절연성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점에서도 담보신
탁은 수익자신탁의 법리와 다르지 않은 것이다.

다) 판례가 담보신탁의 도산절연성을 인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판례의 입장


은 타당하다. 다만 대법원이 분양형 토지(개발)신탁에서 위탁자가 채권 담보목적
으로 제3자를 수익자로 지정한 사안에서 담보신탁과 다른 논리를 전개한 것은 납
득하기 어렵다. 즉 대법원은 위 사안에서 “정리담보권(채무자회생법상 회생담보권
에 해당한다)이 되기 위해서는 그 담보권이 정리절차개시(채무자회생법상 회생절
차개시에 해당한다) 당시 채무자 재산을 대상으로 한 담보권이어야 하는데, 제3자
의 수익권은 신탁계약에 의하여 원시적으로 그 제3자에게 귀속되는 것이고 위탁자
(채무자)에게 귀속되어야 할 재산권이 제3자에게 담보목적으로 이전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그 수익권은 회생절차개시 당시 채무자 재산에 속한 것으로 볼 수 없
다.”라는 취지로 판시하면서 수익권은 정리담보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71)
이를 찬성하는 견해도 있으나72) 담보신탁에서 전개한 논리와 다른 논리를 굳이 전
개할 이유는 없다. 왜냐하면, 담보신탁이나 분양형 토지(개발)신탁 모두 수탁자 앞
으로 소유권이전의 형식을 갖추고 있고, 이러한 형식을 중시한다면 담보신탁의 법
리대로 수익권은 수탁자의 소유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위탁자의 도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판시하는 것이 논리적이기 때문이다.

라. 담보신탁의 부종성, 수반성 인정 여부


1) 문제의 제기

71) 대법원ᅠ2002. 12. 26.ᅠ선고ᅠ2002다49484ᅠ판결(공2003상, 478). 위 판결에 대한 평석으로는 이주현,


“신탁법상의 신탁계약을 체결하면서 담보목적으로 채권자를 수익권자로 지정한 경우 그 수익권이
정리계획에 의하여 소멸되는 정리담보권인지 여부”, 판례해설(42) 참조.
72) 남동희(주 20), 145~146.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107

담보신탁에서 우선수익자의 원인채권(예를 들면 위탁자에 대한 대여금 채권)


이 양도 또는 전부된 경우에 우선수익자가 여전히 우선수익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우선수익권이 소멸하는 것이 아닌지 문제가 된다. 즉 저당권에서 인정
되는 부종성, 수반성을 담보신탁에서도 인정할 수 있는지 문제가 되는 것이다.

2) 예상되는 견해의 대립과 판례


이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견해의 대립이 있을 수 있다.
제1설로는 원인채권의 전부 또는 양도로 우선수익권도 같이 이전된다고 보는
견해가 있을 수 있는데, 담보신탁을 일종의 담보물권으로 보고, 저당권에서 인정
되는 부종성과 수반성을 담보신탁의 우선수익권에도 그대로 적용하자는 입장으로
볼 수 있다.
제2설로는 부종성에 따라 우선수익권이 소멸한다고 보는 견해가 있을 수 있
다. 담보신탁은 저당권과 다르므로 수반성은 인정되지 않지만 부종성만은 인정된
다는 입장으로, 부종성에 따라 원인채권이 소멸하였으므로 우선수익권도 소멸한
다는 견해로 볼 수 있다.
제3설로는 저당권에서 인정되는 수반성과 부종성 모두 인정되지 않으므로 우
선수익권은 소멸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원인채권과 담보신탁은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원인채권이 양도 또는 전부되더라도 우선수익
권이 따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견해로 볼 수 있다.
제4설로는 저당권에서 인정되는 수반성과 부종성 모두 인정되지 않지만, 원
인채권이 양도 또는 전부된 경우에 신탁의 종료 사유가 발생하여 더는 우선수익권
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수의견은 “위탁자가 금전채


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그 금전채권자를 우선수익자로, 위탁자를 수익자로 하여 위
탁자 소유의 부동산을 신탁법에 따라 수탁자에게 이전하면서 채무불이행 시에는
신탁부동산을 처분하여 우선수익자의 채권 변제 등에 충당하고 나머지를 위탁자
에게 반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담보신탁을 해 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우선
수익권은 경제적으로 금전채권에 대한 담보로 기능할 뿐 금전채권과는 독립한 신
108 이 계 정

탁계약상의 별개의 권리가 된다. 따라서 이러한 우선수익권과 별도로 금전채권이


제3자에게 양도 또는 전부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우선수익권이 금
전채권에 수반하여 제3자에게 이전되는 것은 아니고, 금전채권과 우선수익권의 귀
속이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우선수익권이 소멸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여 수반
성과 부종성을 모두 인정하지 않는 제3설을 지지하였다.73)
한편 소수의견은 담보신탁계약서에 신탁기간을 신탁계약 체결일부터 ‘우선
수익자의 채권 소멸 시까지’로 정하고 있는 점에 착안하여, 원인채권이 전부명령
등으로 제3자에게 이전되어 우선수익자의 위탁자에 대한 원인채권이 소멸한 경우
에 담보신탁계약에서 정한 신탁종료 사유가 발생하였으므로, 우선수익자는 우선
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보아 제4설을 따랐다.

3) 검토
앞서 본 바와 같이 담보신탁이 실질에 있어서는 기존 담보제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지만 담보권으로 볼 수 없고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 이전된다는 점에서
수익자신탁의 일반 법리에 따라 규율되는 것이 타당하므로, 담보신탁에 대하여 담
보권에서 인정하는 수반성과 부종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원인채권의
원인이 되는 (소비대차) 계약은 위탁자(채무자)와 우선수익자(채권자) 사이에 체
결된 것이고, 우선수익권의 원인이 되는 담보신탁계약은 위탁자(채무자)와 수탁자
사이에 채결된 것이어서 원인관계와 담보신탁 설정행위는 별개로 행하여진다. 따
라서 법률적으로는 상호독립적이므로 원인관계가 담보신탁계약에 직접적으로 영
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제1설과 제2설은 타당하지 않다.
문제는 담보신탁계약서에 신탁기간을 신탁계약 체결일부터 ‘우선수익자의
채권 소멸 시까지’로 정하고 있으므로 원인채권이 양도 또는 전부된 경우에 신탁이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이다. 원인채권이 양도 또는 전부로 소멸하였음
에도 여전히 우선수익자가 우선수익권을 행사하는 것을 허용하면 이중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이 점을 고려하면 신탁이 종료되었다고 적극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그런데 원인채권이 양도 또는 전부된 경우에 우선수익자의 원인채권은 소멸
하나 양도인 또는 전부채권자에게 양수된 채권은 소멸하지 않으므로, 이렇게 상대

73) 대법원 2017. 6. 22. 선고 2014다225809 전원합의체 판결.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109

적(相對的)으로 소멸한 것을 가지고 신탁종료 사유로 해석할 수 있는지 의문이 있


다. 예를 들어 원인채권을 양도하면서 우선수익권도 같이 양도된 경우에, 수익자
의 지위가 이전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신탁의 종료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이 원인채권이 양도되면서 우선수익권도 같이 양도된 경우와
원인채권만이 양도되었을 뿐 우선수익권은 양도되지 않은 경우를 서로 다르게 볼
합리적 근거가 약하다. 후자의 경우에도 신탁이 종료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균
형 잡힌 해석이 아닐까 한다. 결론적으로 ‘우선수익자의 채권 소멸 시’의 의미는 우
선수익자의 채권이 변제 등으로 절대적으로 소멸한 경우를 의미하지 원인채권의
귀속이 변경되어 원인채권이 상대적으로 소멸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 않
은가 생각이 든다.
이 점에서 제3설이 타당하다. 다만 원인채권이 전부 또는 양도된 경우에는 우
선수익자가 우선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으로 명확히 약정하였다면 우선수익
자의 권리 행사는 제한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74) 결론적으로 제3설에 따르되 의
사 해석에 따라 우선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75)

5. 담보신탁과 부가가치세
담보신탁에 있어서 신탁부동산이 제3자에게 처분된 경우에 부가가치세 납세의
무자가 누구인지 문제가 된다. 담보신탁을 수익자신탁의 한 유형으로 보는 이상
수익자신탁에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가 누구인지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담보신탁에서 수탁자는 위탁자(채무자)로부터 신탁재산인 부
동산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다음 그 처분 권한에 기하여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여
우선수익자에게 환가대금을 교부하게 된다. 이 경우에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

74) 현재 주식회사 코람코자산신탁에서 사용하는 담보신탁특약서는 “우선수익자가 갖는 수익권의 유효


기간은 이 신탁계약에 의한 우선수익자의 우선수익권으로 담보되는 채권의 발생일로부터 당해 우선
수익자의 위탁자(또는 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소멸한 때 또는 신탁 종료일까지로 한다.”라고 기재하
여(제1조의2 제4항) 우선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를 이전보다 명확히 하였다. 다만 위탁자에
대한 채권(원인채권)이 전부 또는 양도된 경우를 신탁의 종료 사유로 특정하여 기재하는 것이 분쟁
예방을 위해 필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5) 위 2014다225809 전원합의체 판결은 우선수익권에 질권이 설정된 사안으로 원인채권과 분리하여
우선수익권에 대해서만 질권을 설정하는 것이 허용되는 것인지에 대하여도 다투어졌으나 다수의견
은 우선수익권에 대하여만 질권을 설정하는 것을 긍정하였다.
110 이 계 정

에 대하여 위탁자가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는지 문제가 되나 이 단계에서


는 신탁재산의 이전과 구별되는 별도의 재화의 공급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위탁자
는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76) 그러나 수탁자가 이전받은 신탁재
산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에는 재화의 공급이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가 발생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수익자신탁에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를 위탁자 또는 수익자로 보
아야 한다는 종전 판결을 변경하면서 수익자신탁에서 수탁자가 납세의무자라고
판시하였고, 이를 근거로 담보신탁에서도 수탁자를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로 보
아야 한다고 결론을 도출하였다.77) 부가가치세는 실질적인 소득이 아닌 거래의 외
형에 대하여 부과하는 거래세의 형태를 띠고 있으므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역시 원칙적으로 그 거래에서 발생한 이익이나 비용의 귀속이 아
니라 재화의 공급이라는 거래행위의 외형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을 논
거로 삼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담보신탁은 수익자신탁의 한 유형으로 파악할 수 있으므로
담보신탁에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를 확정함에 있어 수익자신탁에서의 법리와 다
르게 판시할 이유가 없다. 대법원이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이러한 논리에 기초
하여 담보신탁을 수익자신탁과 구별하지 않고 부가가치세 의무자를 확정한 것은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Ⅳ. 분양보증신탁의 법적 성질

1. 분양보증신탁의 내용
가. 우리나라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완공 전에 분양하는 선분양제
를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선분양제는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분양대금을 한꺼번에
지급하지 않고 공정별로 나누어 지급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금조달의 부담을 완화시
키고, 건설사업자 입장에서는 용이하게 수분양자로부터 건설자금을 조달함으로써
많은 자금을 투여함이 없이 건설업을 영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선분양

76) 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4두13393 판결 참조.


77) 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두22485 전원합의체 판결.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111

제는 분양 이후 입주할 때까지 시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리스크,


예를 들면 사업부도로 인한 공사중단의 피해를 분양계약자에게 전가시키는 문제
를 가지고 있다.78)
이러한 문제를 시정하고자 마련된 것이 분양보증신탁이다. 분양보증신탁은 주
택건설사업을 시행하는 주택건설사업자 또는 건축물을 분양하려는 분양사업자가
사업부지와 지상에 건축된 건물을 수탁자에게 이전하는 신탁으로 분양보증이 결
부되어 있다.79) 분양보증은 “사업주체가 파산 등의 사유로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는 경우 신탁업자 내지 분양보증을 한 자가 해당 주택의 분양의 이행 또는
납부한 계약금 및 중도금의 환급을 책임지는 보증”을 의미하는데,80) 전자의 분양
보증 방식(해당 주택의 분양의 이행을 보증하는 방식)을 분양이행이라고 하고, 후
자의 분양보증 방식(수분양자가 납부한 계약금 및 중도금을 환급해 주는 방식)을
환급이행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주택법에 따라 주택건설사업을 시행하는 주택건
설사업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구 대한주택보증 주식회사, 이하 ‘주택공사’라고만
한다)와 분양보증신탁계약을 체결하는데, 만약 주택건설사업자가 채무를 이행하
지 못하는 사정이 발생한 경우에 주택공사는 주택을 완공하여 수분양자에게 소유
권을 이전해주고 입주를 완료하는 ‘분양이행’ 방식 또는 수분양자가 납부한 계약금
및 중도금을 환급해 주는 ‘환급이행’ 방식으로 분양보증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81)
분양보증신탁은 선분양제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선분양제를 허용하는 국가를 찾
기 어려운 관계로 분양보증신탁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신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아파트의 경우에 시장수요가 충분한 지역에서 선분양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대부분 청약금만 내고 중도금 없이 잔금은 입주 시에 납부하여 건
설자금은 건설사업자가 조달하는 구조이다.82)

78) 조흥연(주 6), 349.


79) 주택의 분양과 관련하여서는 주택법이, 주택 이외의 건축물(오피스텔, 상가건물 등)의 분양에 대하
여는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이하 ‘건분법’이라고만 한다)이 적용된다.
80) 주택도시기금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1호 (가)목, 건분법 제4조 제3항 참조. 대법원은 분양보증의
법적 성격을 사업승인을 받은 자가 공동주택의 준공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를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제3자를 위한 계약으로 보고 있다(대법원ᅠ2006. 5. 12.ᅠ선고ᅠ2005다68783ᅠ판결).
81) 주택도시기금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1호 참조.
82) 조흥연(주 6), 355. 일본에서 신탁법을 개정한 이후에 일본의 사단법인 부동산협회가 만든 자료를
보면 분양용지 취득, 개발과 관련하여 신탁제도를 활용하고자 하는 논의만 엿보일 뿐 본격적인 논의
는 보이지 않은 점에 비추어 대규모 건설공사와 관련하여 아직까지 신탁이 널리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http://www.mlit.go.jp/kisha/kisha06/01/010609_2/06.pdf (2017. 7. 25. 방문).
112 이 계 정

나. 분양보증신탁에는 주택공사가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영위하는 주택분양


보증신탁과 건분법에 따라 분양보증과 신탁이 결합되는 형태가 있을 수 있는데,
위 두 분양보증신탁은 기본적으로 내용이 유사하므로 이하에서는 주택분양보증신
탁을 중심으로 설명을 하고자 한다.
주택분양보증신탁은 주택공사의 분양보증을 전제로 한 신탁이다. 주택분양보
증신탁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분양사업자가 분양계약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신탁부동산을 관리하는 것이고, 분양보증의무를 이행한 경우에
주택공사의 분양사업자에 대한 구상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신탁부동산을 처분
하는 것이다.
주택분양보증신탁에서 분양사업자가 위탁자 겸 수익자이고, 주택공사는 수탁
자 겸 우선수익자이다.83) 주택분양보증신탁이 설정되면 분양사업자는 우선 사업
부지를 주택공사 앞으로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야 한다(주택
분양신탁표준계약서84) 제4조).85) 분양사업자가 분양계약을 충실히 이행하여 신탁
계약이 종료된 경우에 주택공사는 분양사업자에게 사업부지에 대한 신탁등기의
말소 및 소유권이전등기를 행한 후, 원본과 수익을 분양사업자에 인도하여야 한다
(표준계약서 제24조 제1항). 이처럼 분양계약이 충실히 이행된 경우에는 오로지
분양사업자만이 수익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분양사업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
하여 주택공사가 분양보증의무를 이행한 경우에 사업부지와 건축물은 주택공사의
분양사업자에 대한 구상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신탁재산이 된다. 즉 이 경우에
주택공사는 이미 신탁된 사업부지뿐만 아니라 건축물에 관하여 수탁자로서 소유
권을 이전받아 이를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방법 및 가액으로 신탁재산을 처분할 수
있다(표준계약서 제4조, 제8조 제3항). 우선수익자인 주택공사는 그 처분대금을
구상금채권의 변제에 사용할 수 있으며, 잔여금액이 있는 경우에 위탁자 겸 수익
자인 분양사업자에 지급한다(표준계약서 제8조 제3항, 제4항).86)

83) 건분법에 따른 분양보증신탁에서는 분양사업자가 위탁자 겸 수익자이고, 신탁업자가 수탁자이고,


위탁자에 대하여 대출금 채권이나 구상금 채권을 가지고 있는 자가 우선수익자가 될 것이다.
84)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계약서이며 이하 ‘표준계약서’라고 약칭한다. 필자는 이
를 주택도시보증공사에 요청하여 입수하였으나 아래 사이트에도 표준계약서가 있다. http://blog.n
aver.com /PostView.nhn?blogId=kkstony&logNo=220664299238&redirect=Dlog&widgetTypeCall
=true (2017. 7. 28. 방문).
85) 이를 통해 토지에 대하여 분양사업자의 채권자가 보전처분이나 강제집행을 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86) 건분법에 따른 분양보증신탁의 경우에도 분양보증의무를 이행한 우선수익자의 요청에 의하여 수탁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113

원래 수탁자의 이익향수금지원칙에 따라 수탁자와 수익자가 동일인이어서는


아니 되나, 예외적으로 수탁자가 공동수익자의 1인인 경우에는 가능하다(법 제36
조). 주택분양보증신탁에서 주택공사는 수탁자와 수익자의 지위를 겸하기는 하나,
분양사업자가 공동수익자에 해당하므로 신탁이 성립하는 것이다. 주택분양보증신
탁에서 주택공사는 분양사업자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우선수익자가 되는
조건부 수익권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건분법에 따른 분양보증신탁에서도 수익자
(채권자)는 분양사업자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우선수익자가 되는 조건부 수
익권을 가지고 있다.

[그림 2] 주택분양보증신탁의 구조

분양보증 신청 분양보증 채무 부담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기관)

사업부지
보증승인
(신탁)

시행사/시공사
관할관청 분양계약자
(사업계획 승인) 입주자 모집
공고신청
승인

분양계약자 모집/청약

2. 분양보증신탁의 법적 성질

가. 관리신탁과 담보신탁의 결합
위에서 살펴본 분양보증신탁의 내용에 비추어 분양보증신탁은 관리신탁과 담
보신탁이 결합된 형태로 볼 수 있다. 원래 관리신탁은 부동산 소유자가 신탁계약

자는 신탁재산을 처분하여 처분대금을 우선수익자의 채권의 변제에 충당하여야 한다.


114 이 계 정

을 통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수탁자에게 이전하면, 수탁자는 신탁계약에서 정한 바


에 따라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 등의 관리를 수행하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신탁수익
을 수익자로 지정된 자에게 교부하는 것을 말한다.87)
주택분양보증신탁에서 주택공사는 신탁부동산의 등기부상 소유권 관리, 신탁
부동산에 대하여 적정한 방법으로 수선, 보존, 개량을 위한 필요행위를 할 수 있고
(표준계약서 제8조 제1항), 분양사업자가 분양계약을 충실히 이행하여 신탁계약이
종료된 경우에 주택공사는 분양사업자에게 토지에 대한 신탁등기의 말소 및 소유
권이전등기를 행한 후, 원본과 수익을 분양사업자에 인도하여야 하는데 관리신탁
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분양보증신탁의 핵심적인 성질은 담보신탁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전
형적인 담보신탁의 표지는 ① 채권담보의 목적일 것, ② 채권자가 수익자가 되는
타익신탁일 것, ③ 수익자에게 처분요청권이 부여될 것 세 가지이다.
주택공사는 분양사업자에 대한 구상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사업부지 및 건
축물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받는다는 점, 분양사업자가 위탁자가 되고 주택공사가
우선수익자가 되는 타익신탁인 점, 주택공사가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방법 및 가액
으로 신탁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주택분양보증신탁은 위와 같은 담
보신탁의 표지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주택분양보증신탁은 전형적인 담보
신탁과 달리 수탁자인 주택공사가 우선수익자가 된다는 점에서 특색이 있다.
마찬가지로 건분법에 따른 분양보증신탁에서도 구상금 채권이나 대출금 채권
을 담보하기 위하여 신탁재산의 이전이 이루어지고, 채권자가 우선수익자인 타익
신탁이며 채권자에게 신탁재산에 대한 처분요청권이 있는바,88) 담보신탁에 해당
한다고 볼 수 있다.

나. 분양보증신탁과 도산절연성

87) 신영수·윤소연(주 63), 47; 고일광(주 3), 65~66; http://www.reitpia.com/download/관리신탁계약


서.pdf (2017. 7. 25. 방문). 관리신탁은 갑종관리신탁과 을종관리신탁으로 구별되는데, 수탁자는 임
대차관리, 시설의 유지관리, 소유권의 법률, 세무관리 등 일체의 관리를 해주고 그 수익을 수익자에
게 교부하는 하는 신탁을 ‘갑종관리신탁’이라고 하고, 부동산 소유자가 자신의 부동산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소유권을 안정하게 보존하기 위하여 소유권 명의만을 신탁하는 것을 ‘을종관리
신탁’ 이라고 한다.
88) KEB하나은행 분양관리신탁 표준계약서 제19조, 제24조 참조.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115

분양보증신탁에 대하여도 담보신탁과 마찬가지로 도산절연성을 인정할 수 있


는지 문제가 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분양보증신탁은 관리신탁과 담보신탁
이 결합된 형태로 담보신탁에서의 논의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분양보증신탁에서도 신탁재산의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신탁재산은 위탁자로부터 독립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위탁자에게
도산절차가 개시되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분양보증신탁
은 분양사업자의 채권자가 신탁재산인 사업부지나 건축물에 강제집행을 하지 못
하게 함으로써 분양사업자의 사업부도로 인한 수분양자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
고자 고안된 것이다. 따라서 도산절연성의 인정은 분양보증신탁이 제 기능을 발휘
하게 함에 있어 필수적이다.
한편 분양보증신탁에서의 신탁재산은 수익자신탁의 기본 법리에 따라 수탁자
의 고유재산과는 별개의 재산으로 취급되어야 하므로 수탁자에 대한 도산절차 개
시에 의하여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법 제24조).

3. 분양보증신탁에서 수탁자의 신탁재산 취득은 무상취득인지 여부

가. 문제점
분양보증신탁에서 수탁자(주택공사 등)가 환급이행을 한 후 신탁재산에 대하
여 양도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바, 이 경우에 수
탁자의 신탁재산 취득이 유상취득인지 무상취득인지 문제가 된다. 어떻게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이전받으면서 납부해야 할 등록세와 지방
교육세 등의 액수가 달라지므로 실무상 중요한 문제이다. 이하에서는 이해를 돕기
위하여 실제로 위 문제가 쟁점이 되었던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4두38149 판
결의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위 쟁점에 대하여 검토하고자 한다.

나. 사실관계
1) A 건설회사는 2005. 12. 22. 원고(대한주택보증공사, 이하 ‘대주보’라고 한
다)와 아파트 신축공사에 관하여 주택분양보증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아파트 부지
인 X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에 관하여 신탁을 원인으로 하여 원고 앞
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주택분양보증계약상 원고는 수탁자 겸 우선
116 이 계 정

수익자의 지위에 있다.


2) 원고는 2008. 7. 28. 이 사건 토지 위에 건축된 아파트(이하 ‘이 사건 건물’
이라 한다)에 대하여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 결정을 받아 그 가처분등기의 촉탁을
원인으로 하여 A 건설회사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3) A 건설회사가 사업을 포기하자, 원고는 주택분양보증계약에 따라 2008. 9.
25.부터 2008. 12. 11.까지 수분양자들에게 수분양자들이 납부한 분양금의 총액인
금 43,513,917,400원(이하 ‘이 사건 환급이행금’이라 한다)을 환급하였다.
4) 원고는 2008. 11. 27. A 건설회사와 사이에 원고가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양도받기로 하는 약정(이하 ‘이 사건 양도약정’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2008. 12.
18.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이 사건 양도약정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
쳤다.
5) 원고는 2008. 11. 27. 이 사건 양도약정에 따라 A 건설회사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취득한 사실에 대하여 시가표준액인 18,648,552,821원을 등록세 등의 과세
표준으로 하고, 그에 대한 구 지방세법(2008. 12. 31. 법률 제9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1조 제1항 제2호의 무상취득 세율인 등록세율 1.5%89)를 적용하여
산출한 등록세 279,728,290원과 지방교육세 55,945,650원을 신고·납부하였다.
6) 원고는 2010. 6.경 B 건설회사에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매각하고, 그 매각
대금으로 이 사건 환급이행금의 지급에 의하여 원고가 A 건설회사에 대하여 가지
는 구상금채권에 변제충당하였다.
7) 피고(진주시장)는 2011. 12. 7. 원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을 유상취득하
였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환급이행금 전액을 과세표준으로 하여 구 지방세법(2008.
12. 31. 법률 제9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1조 제1항 제3호의 유상취득 세율인
등록세율 2%90)를 적용한 등록세 906,730,530원과 지방교육세 169,535,080원을 추징
한다는 내용의 세무조사 결과통지 및 과세예고를 하였다.

다. 양도약정에 따른 건물취득이 유상취득인지 여부

89) 등록세는 현재 ‘등록면허세’에 해당하며 무상취득의 경우에 등록면허세율은 현재도 마찬가지로 1.5%
이다[지방세법 제28조 제1항 제1호 (나)목 참조].
90) 유상취득의 경우에 등록면허세율은 현재도 마찬가지로 2%이다[지방세법 제28조 제1항 제1호 (나)
목 참조].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117

위 사안에서 원고(대주보)가 환급이행을 한 후에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이 사


건 양도약정을 원인으로 이전등기를 하였는데, 외관상 원고(대주보)가 환급이행금
을 대가로 지급하고 이 사건 건물을 유상취득한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조세심판
원, 제1심법원,91) 제2심법원92) 모두 원고의 소유권취득을 유상취득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분양보증신탁의 법적 성질을 이해하지 못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위 사안에서 원고는 A 건설회사와 사이에 주택분양보증신
탁계약을 체결하였다. 주택분양보증신탁계약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토지와 건
물을 수탁자로서 이전받을 지위에 있고93) A 건설회사의 채무불이행이 있는 경우
에 이 사건 건물을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방법 및 가액으로 처분하여 원고의 환급
이행에 따른 구상금채권에 충당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원고는 수탁자로서 신탁재
산인 이 사건 건물을 이전받을 지위에 있었다. 만약 위 사안에서 원고가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신탁등기와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면 신탁의
법리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을 무상취득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원고(대주보)가 이 사건 양도약정을 원인으로 소유권이
전등기를 마쳤다. 그 양도약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A 건설회사의 부도·파산 등의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사업을 계속할 수 없


게 되는 경우에는 수분양자에 대하여 보증책임을 부담하는 조건하에 사업부지 및 지
상 건축물에 관한 일체의 권리, 분양 관련 분양계약자 및 제3자에 대한 일체의 권리,
기타 사업과 관련된 일체의 권리를 원고에게 양도한다.’

위 양도계약은 당시 작성된 주택분양신탁표준계약서 제2조94)에 따른 부속계


약으로 주택분양보증신탁과 별개의 약정이라기보다는 주택분양보증신탁의 내용

91) 창원지법 2013. 7. 9. 선고 2013구합336 판결.


92) 부산고법 2014. 5. 15. 선고 (창원)2013누10048 판결.
93) 주택공사가 아파트를 매각하기 위해서는 대지권 등기를 하여야 하므로, 사업부지와 건축물 모두에
대하여 소유권이전을 받아야 한다.
94) 당시 작성된 주택분양신탁표준계약서 제2조의 취지는 다음과 같다. ‘이 신탁의 목적은 “갑(A 건설회
사)”이 토지 위에 사업계획승인내용에 따라 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을 건설하여 수분양자에게 분양계
약을 이행하거나, “갑(A 건설회사)”이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경우 주택법시행령 제106조의 제1
항 제1호 (가)목에 따라 분양보증을 한 “을(대주보)”이 분양보증을 이행할 목적(분양이행 또는 환급
이행을 말한다)으로 신탁부동산을 관리·분양 및 처분하는 데에 있다.’ 현재 표준계약서 제3조에 해
당한다.
118 이 계 정

을 이루는 약정으로 볼 수 있다. 즉 주택분양보증신탁에 따르면, A 건설회사의 채


무불이행이 있는 경우에 A 건설회사는 원고(대주보)의 구상금채권을 담보하기 위
하여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수탁자인 원고(대주보) 앞으로 이전하기로 되어 있
는데, 이를 확인하는 내용의 약정으로 볼 수 있다.95) 따라서 이 사건 양도약정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분양보증신탁에 따른 소유권이전
의 무상성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96)
주의할 점은 위 사건에 적용되는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
부 개정되기 전의 것)은 신탁 등기를 신탁의 효력발생요건이 아니라 대항요건으로
하고 있는바(현행 신탁법도 마찬가지이다97)), 원고(대주보)가 신탁 등기를 하지
않고 이 사건 양도약정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건물이 신탁재산이므로 그 소유권이전은 무상임을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라. 환급이행금의 성격
이 사건에서 조세심판원, 제1심법원, 제2심법원은 원고(대주보)가 수분양자에
게 지급한 이 사건 환급이행금을 이 사건 건물의 취득가액으로 보았다.98) 그러나
이 사건 환급이행금은 주택분양보증신탁에 따라 원고가 지출하고 신탁재산으로부
터 변제받은 것일 뿐 그것이 이 사건 건물의 취득가액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건물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대주보)가 주택분양신탁표준계약에 따라 무상취
득하기로 되어 있던 신탁재산으로 이를 취득함에 있어 대가를 지급할 이유가 없다.
만약 이 사건 환급이행금이 이 사건 건물의 취득가액이라면 다음과 같은 문제
점이 있다. 첫째, 이 사건 환급이행금을 취득가액으로 보면 수분양자가 적어서 대
주보가 소액의 환급이행금을 지급한 경우에 그 소액의 환급이행금을 이 사건 건물
의 취득가액으로 보아야 하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 즉 환급이행금의 액수는 수분

95) 실제로도 이 사건 양도약정은 “본 계약서는 2005. 12. 22. 체결된 주택분양보증신탁계약의 부속계약
임을 인정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96) 당초 체결된 주택분양보증신탁계약 이외에 이 사건 양도약정을 체결한 이유는 주택분양보증신탁계
약 당시에 장차 완성될 건축물을 완전히 특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양도약정을 통해 수탁자 앞으
로 이전되어야 할 건축물을 특정함으로써 수탁자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 절차이행을 용이하게 하
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97) 이에 대하여는 김상용 감수(주 4), 45 이하 참조.
98) 다만 제2심[부산고법 2014. 5. 15. 선고 (창원)2013누10048 판결]은 이 사건 환급이행금에는 이 사건
토지의 취득비용에 해당하는 부분도 있다고 보았다.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119

양자들의 숫자와 그들이 지급한 액수와 상관성이 있는 것이지 이 사건 건물의 가


액과 관련이 없다. 둘째, 만약 이 사건 환급이행금이 이 사건 건물의 취득가액이라
면 건물의 처분대금에 대한 정산의 문제는 남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주택분양보증신탁계약에 따르면, 신탁부동산을 처분한 경우에 우선수
익자[원고(대주보)], 수익자(A 건설회사) 순으로 처분대금을 지급하게 되어 있는
데, 이 사건 건물의 처분대금에 대하여 원고(대주보)와 A 건설회사 사이에 정산의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이 사건 환급이행금을 이 사건 건물의 취득가액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만약 원고(대주보)가 이 사건 건물을 대가를 주고 취득한 것이
라면, 원고(대주보)가 이 사건 건물을 처분한 경우에 그 처분대금을 A 건설회사에
지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마. 대법원의 판단
̇ ̇ ̇ ̇ ̇ 원고가 A 건설회사로부터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이전등
대법원은 타당하게도
기를 넘겨받은 것은 수탁자 지위에서 신탁부동산을 관리·운용·처분을 하기 위
한 것으로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취득은 무상취득에 해당한다고 판시하면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다.99) 대법원은 위 사건에서 “신탁법상의 신탁은 위탁자가 수탁자
에게 특정한 재산권을 이전하거나 기타의 처분을 하여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목적
을 위하여 그 재산권을 관리·처분하게 하는 것으로서 수탁자는 위와 같이 재산권
을 이전받기 위하여 따로 대가를 출연하는 것이 아니므로,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이전받아 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면 이는 구 지방세법(2008. 12. 31.
법률 제93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31조 제1항 제2호에 정한 ‘제1
호 이외의 무상으로 인한 소유권의 취득’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무상
으로 인한 소유권의 취득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등기신청서 또는 등기부의 기재에
불구하고 등기원인 또는 권리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고 법리를 전
개하였다.

바. 소결

99) 필자는 위 판결이 선고되기 전에 열린 <대법원 비교법실무연구회> 세미나(2017. 3.)에서 위와 같은


주장을 개진한 바 있다.
120 이 계 정

분양보증신탁에서 수탁자의 소유권취득이 무상취득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


어 분양보증신탁의 법적 성질, 즉 분양보증신탁은 관리신탁과 담보신탁이 결합된
형태라는 점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분양보증신탁을 둘러
싼 다양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는 바로 분양보증신탁의 법적 성질을 정
확하게 이해하는 데 있다고 할 것이다.
위 대법원판결은 이런 점에서 의의가 깊다. 필자가 주장한 바와 같이 주택분양
보증신탁이 담보신탁과 마찬가지로 신탁에 적용되는 일반 법리에 의하여 규율되
어야 함을 밝히고 있고, 그에 따라 담보신탁과 마찬가지로 주택분양보증신탁의 수
탁자의 신탁재산 취득은 수익자신탁에서의 수탁자의 신탁재산 취득과 같이 무상
취득으로 보아야 함을 천명하고 있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은 주택분양보증신탁
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고, 담보신탁을 신탁법의 틀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당하다.100)

4. 분양보증신탁과 부가가치세
담보신탁은 수익자신탁의 한 유형으로 파악할 수 있으므로 담보신탁에서 부가
가치세 납세의무자를 확정함에 있어 수익자신탁에서의 법리와 다르게 판시할 이
유가 없고, 대법원도 이러한 논리에 기초하여 담보신탁을 수익자신탁과 구별하지
않고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를 확정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분양보증신탁을 담보신탁으로 보는 이상 담보신탁에서의 부가가치세 납세의무
자 확정 논의를 그대로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즉 주택분양보증신탁에서 주택공사
가 환급이행을 하고 분양사업자 소유의 건축물에 대하여 주택공사 앞으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당초 신탁재산의 이전과는 구별되는 재화의 공급
이 있다고 볼 수 없어 분양사업자는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101)
그러나 주택공사가 위와 같이 이전받은 건축물을 처분한 경우에는 담보신탁에서

100) 대법원은 2017. 5. 18. 선고 2012두22485 판결에서 “신탁법상의 신탁은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특정
한 재산권을 이전하거나 기타의 처분을 하여 수탁자로 하여금 신탁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권을 관
리·처분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위탁자가 금전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금전채권자를 우선수익자
로, 위탁자를 수익자로 하여 위탁자 소유의 부동산을 신탁법에 따라 수탁자에게 이전하면서 채무
불이행 시에는 신탁부동산을 처분하여 우선수익자의 채권 변제 등에 충당하고 나머지를 위탁자에
게 반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담보신탁을 체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라고 함으로써 담보신탁을
신탁법상의 신탁으로 규율해야 함을 명확히 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101) 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4두13393 판결 참조.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121

수탁자를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로 본 위 2012두22485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주택공사가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를 부담하게 될 것이다.

Ⅴ. 마치면서

본 논문에서는 비교적 활성화되어 있는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의 법률관계에


대하여 논하였다. 담보신탁과 관련하여 담보목적이라는 경제적 기능을 강조하여
담보권 법률관계로 규율할지 아니면 소유권이전의 형식을 중시하여 수익자신탁의
법리에 따라 규율할지 문제가 된다.
필자는 담보신탁에서의 위탁자, 수탁자, 수익자의 지위에 비추어 담보신탁을 수
익자신탁의 한 유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담보신탁에
서도 신탁재산의 독립성을 인정할 수 있고 도산절연성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담
보신탁에서 우선수익자의 원인채권이 양도 또는 전부된 경우에 우선수익권도 소
멸하는지 문제가 되나, 수익자신탁의 일반 법리에 따라 규율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담보권에서 인정되는 수반성과 부종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
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우선수익권은 소멸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담
보신탁에 있어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가 누구인지 문제가 되나 수익자신탁에
있어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에 관한 논의에 따라 결정될 문제이다.
한편 분양보증신탁은 관리신탁과 담보신탁이 결합된 형태이므로 담보신탁에서
의 법리가 분양보증신탁에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분양보증신탁에서 도
산절연성은 인정된다. 실무에서 환급이행을 한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취득한 경우
에 그 취득이 유상취득인지 무상취득인지 문제가 되는데, 분양보증신탁이 담보신
탁의 구조를 띠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탁자의 신탁재산의 취득은 무상취득으
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분양보증신탁에서 누가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인지
문제가 되나 담보신탁에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에 대한 논의에 따라 결정될 문
제이다.
신탁의 강점은 그 유연한 체계에 있다. 향후에도 이러한 강점을 활용한 다양한
신탁이 등장할 것이다. 그때마다 신탁의 기본 법리에서 출발하여 해당 신탁의 법
리를 규명하는 학문적 진지성이 필요할 것이다.
122 이 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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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이 계 정

<Abstract>

A Study on the Collateral Trust and the Lotting-out


Guarantee Trust

Lee, Kye Joung

This paper makes comprehensive research with regard to the collateral trust
and the lotting-out guarantee trust (hereinafter “the LOG trust”), which has been
frequently used in Korea. As for the collateral trust, the settlor transfers his asset
to the trustee, with a view to setting up collateral to the creditor, i.e. the
beneficiary. In case the settlor fails to repay, the trustee is entitled to dispose of
the asset and provide proceeds from sale to the beneficiary. The most
controversial issue in the area of the collateral trust is whether it should be
governed mainly by the principle of collateral law or the law of trusts.
In my view, the collateral trust must be deemed as a kind of the cestui que
trust to be governed by the law of trusts on the following grounds. When we
focus o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parties, we can find high similarities
between the status of the settlor, the trustee and the beneficiary in the collateral
trust and those in the cestui que trust. The settlor transfers the ownership of his
asset in the collateral trust, as the settlor in the cestui que trust does.
Based upon such understanding, it is reasonable to say that in case the settlor
becomes insolvent, the trust asset is not subject to the settlor's creditors. This
means that the collateral trust has the function of insolvency protection as is the
same in the cestui que trust. Also, it can also safely be said that even though the
settlor's obligation to the beneficiary based upon the promissory note is
transferred, the beneficiary can claim his right against the trustee as a
beneficiary, since the beneficiary's right is not dependent upon the promissory
담보신탁과 분양보증신탁에 관한 연구 127

note but upon the trust contract. As such, the collateral trust falls right into the
scope of the law of the trusts. Another controversial issue in the collateral trust
is on whom the duty of VAT payment must be imposed. Given that the
collateral trust is a kind of the cestui que trust, the issue can be decided by the
logic of the cestui que trust.
In addition, this paper deals with the issues of the LOG trust. The LOG trust
means that the settlor, the condominium construction company who parcels out
the apartment, transfers both the construction site and the condominium to the
trustee in order to protect the contractors 󰡈 the beneficiaries 󰡈 who are expected
to claim the possession and ownership against the condominium when the
construction is completed. In case the settlor becomes insolvent, the trustee is
supposed to assume the obligation of the settlor to return the purchase money
offered by the contractors. Once the settlor returns the purchase money, he is
entitled to dispose of the trust asset (the construction site and the
condominium) and appropriate proceeds from the sale for reimbursement for
his payment to the contractors. This paper argues that the LOG trust is the
mixture of the management trust and the collateral trust. Therefore, it is
reasonable to say that the legal principle to be applied to the collateral trust can
also be applied to the LOG trust. This might lead to the conclusion that the LOG
trust has the function of insolvency protection as in the collateral trust, and
further, the transfer of the construction site and the condominium to the trustee
is a gratuitous conveyance.

Keywords: trust, collateral trust, lotting-out guarantee trust, deed of trust,


insolvency protection, the separateness of the trust asset, value-added tax
pay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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