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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영(신라대학교 한국어교육원)
1. 들어가기
한국인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의사소통을 할 때 호칭어를 사용한다. 이와 마찬가
지로 외국인 한국어 학습자들도 한국어로 소통하는 상황에서 호칭을 자연스럽게 사
용하게 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학습한 정보를 바탕으로 상황에 맞는 호칭어를 사
용하게 되지만 종종 부적절한 호칭어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호칭 실수로
인해 효율적이고 원활한 한국어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를 한국어 학습자가 단순한 실수 정도로 인식하고 지나쳐 버리게 된다면 지속적
으로 타인과의 소통과 관계에 있어 문제점에 부딪힐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문화에 친숙하지 않은 외국인 학습자들은 처음 만난 상대의 나이나 직함을
묻는 한국인을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눈빛으로 보거나 같은 상황과 역할에서 다양
한 호칭어를 구사하는 한국인을 이상하게 생각할 수 도 있다. 한국어와 다른 호칭
의 언어문화권에서는 첫 만남에서 통성명을 한 후에는 단순히 상대의 이름을 부르
면 되는 간단한 호칭 문화를 가지고 있는 곳이 많다. 그런데 굳이 상대의 나이나
위치를 알려고 하는 한국인의 호칭 문화가 이해가 안 되는 것도 당연하다. 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인들은 처음 만난 상대의 이름을 기억하려고 하기보다는 그 사람과
의 호칭 관계를 더 의식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며 다양한 한국어 호칭으로
인해 한국인에게조차 어색하거나 불편하게 들리는 호칭도 있다. 이러한 한국어 호
칭의 다양함으로 인해 외국인 한국어 학습자들은 호칭을 익힐 때 가끔 혼란을 느끼
거나 한국어가 어렵다는 고민을 토로하기도 한다. 따라서 원활한 한국어 의사소통
을 위해서는 한국어 호칭의 사회적 배경과 영역별 호칭의 구분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에 본고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한국어 호
칭에 대한 배경과 역할에 대해 살펴보고 한국어를 가르치는 현장의 교사들의 한국
어 호칭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3. 한국어 호칭의 기능
호칭어의 대표적인 기능은 어떤 사람이 그를 둘러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서 갖는 사회적 위치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 밖에도 한국 언어문화에서 호칭어가
갖는 일반적인 기능은 다음과 같다.
4.4 간접적 이름 호칭
상대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부르지 않거나 상대의 직함이나 그 사람의 사회적 위
치나 자격 등에 초점을 두고 호칭어를 사용하는 직함 호칭이나 가족 구성원 이름
호칭어 등도 있다.
4.4.1 직함 호칭
직함 호칭이란 직장인들이 상대를 부를 때 이름 대신 그 사람의 직함으로 부르는
것이다. 종종 이름과 직함이 함께 불리는 경우도 있는데 직위가 화자보다 높거나
존대해야 할 상황인 경우 직함에 ‘ 님’을 붙여 부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름
과 직함을 같이 붙여서 부르는 식이다. 예를 들면 ‘김영수 부장님’, ‘김 부장님’ 등으
로 부르는 것을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다.
4.4.2 가족 구성원 이름 호칭
가족(친척)간에도 직접 상대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가족 구성원 중의 자녀의 이름
을 따서 가족관계를 나타내는 ‘ㅇㅇ어머니’, ‘ㅇㅇ아버지‘ 등으로 칭하거나 시부모가
며느리의 이름 대신에 ‘아무개의 에미’로 칭하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4.6 대명사 호칭
한국어의 경우 2인칭 대명사가 발달하지 못한 언어이다. 그런데다가 현대 국어에
남아 있는 2인칭 대명사조차도 그 용법이 매우 까다로워 무의식중에 사용했다가 실
수를 범하는 한국어 학습자가 적지 않다. 초급 이상의 한국어 학습자에게 참고가
될 만한 한국어의 2인칭 대명사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5. 나가기
이상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 한국어의 호칭은 너무 다양하고 호칭의 역할과 의미
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해도 원래의 의미와 다르게 사용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어 호칭에 대해 이해하기 위
해서는 한국 사회의 근저에 깔려 있는 유교사상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한국 사
회에서는 나이나 위치에 따라 존댓말과 반말을 뚜렷하게 구분하고 그 상하 관계에
따라 호칭도 달라진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언어학적 측면에서 보면 사실 한국어에는 이름과 직업을 모르는 상대방을
지칭할 수 있는 말이 존재하지 않으며 한국인들이 제3자를 지칭할 때 일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명사가 없는 관계로 한국인이 누군가를 지칭할 때에는 그 사람의
이름, 직업, 사회적 위치 등을 알고 있어야 호칭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호칭이 필요한 순간에 정보의 공백이 생기면 대신할 수 있는 표현
이 필요하게 되고, 영역과 상황에 맞게 임의로 가져와 사용하다 보니 다양한 호칭
표현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한국인들은 상대방
혹은 나를 지칭하기 위해 상대방에 관한 정보들을 최대한 탐색하고 그에 맞는 호칭
어를 골라 사용하여야만 하는 것이다. 외국인 학습자들이 이러한 한국인의 호칭에
대한 인식과 영역에 대한 배경을 이해한다면 좀 더 자연스럽게 한국어 호칭어를 사
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