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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9안유진 - 2023-P1-3주차
2419안유진 - 2023-P1-3주차
도요새에 관한 명상
절규
1 모든 것은 등 뒤에 있다.
2 몇 개의 그림자, 그리고
3 거리의 나무들은 침묵을 지키거나 아무도
4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만 몸을 떨었다.
5 곧 네거리에 서 있는 거대한 주유소를 지나야
6 할 테지만 나는 아무래도 기나긴 페이브먼트,
7 이 낯선 거리의 새벽 공기가 다만 불안하였다.
8 천천히 붉은 구름이 하늘을 흐르기 시작했으며
9 흐릿한 전화 부스에는 이미 술 취한 사내들
10 어디론가 가망 없는 통화를 날리며 한량없었으므로
11 나는 길 끝에 눈을 둔 채 오 분 후의 세계를
12 다만 생각할 수 있을 뿐. 어느 단단한 담 안쪽
13 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믿을 수 없는 고음역의
14 레퀴엠, 등 뒤를 따라오는 몇 개의 어두운
15 그림자, 쉽게 부러지는 이 거리의
16 난간들, 나는 온힘을 다해 아주 오래된 멜로디를
17 떠올렸으나 네 거리의 저 거대한 주유소,
18 그리고 붉은 불빛의 편의점 앞에서
19 결국 뒤돌아보게 되리라, 결국 뒤돌아
20 보는 그 순간 나는 어떤 눈빛을 지니게 될는지
21 두 손으로 두 귀를 막고 어떻게
22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를는지
23 다만, 몇 개의 그림자, 그리고
24 등 뒤의 세계.
- 이 시는 뭉크의 ‘절규’를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하여 창작한 작품이다.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해석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