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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양희, 밥
나는 쓴다.
2. 정호승, 여행
떠나서 돌아오지 마라
3. 박준, 낙서
봄날에는
4. 이훤, 그대도 오늘
무한히 낙담하고
자책하는 그대여
의구하는 영혼이여
고갤 들어라
5. 정호승, 영등포가 있는 골목
마음에 꽂힌 칼 한자루보다
6. 박연준, 캐러맬의 말
이별이라는 아침
우리는 밤에 돋아난 햇살
밤이 앓는 몽유병이야
천천히,
곡선으로 잊혀지겠지
봄은 파열음이다
8. 장승리, 체온
당신의 손을 잡는 순간
시간은 체온 같았다
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손을 놓았다
가장 잘한 일과
가장 후회되는 일은
다르지 않았다
9. 도종환, 바람이 오면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10. 박준, 문병
당신의 눈빛은
나를 잘 헐게 만든다
아무것에도
익숙해지지 않아야
울지 않을 수 있다
마음에 돌을 던진 적이 있지요
지금도 그대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뛰는 걸 보니,
그 돌, 아직도
내려가고 있나 봅니다.
우리는 늘 다쳤다.
어디에도 눕지 않은 채로 상처를 안고
흐느낄 수 있었다.
행복해라.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13. 이제니, 발 없는 새
14. 유희경, 불면
사랑하며 살아가는 일
보호받으며 살아가는, 그런
아버지, 어머니,
당신이 잘못 산 게 아니잖아요
못 배웠어도, 힘이 없어도,
이 삶 이토록 아무것도 아닌 건가
때로 기다림이 길어지면
헤어질 리 없고 헤어지지
않았어도 손 잡을 수 없으니
20. 김기택, 다리 저는 사람
한걸음 옮길 때마다
미안해.
당신이 아니라
내가 잊을 수가 없었어.
하루 종일 너를 생각하지 않고도 해가 졌다
너를 까맣게 잊고도
꽃은 피고 이렇게 날이 저물었구나
23. 곽효환, 그날
울컥 울음이 터졌다
멈출 수 없어 그냥 두었다
오랫동안 오늘 이전과 이후만 있을 것 같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 밤, 다시 견디는 힘을 배우기로 했다
내려 놓으면 된다.
부는 바람이 예뻐
그 눈부심에 웃던 네가 아니었니
받아 들이면 된다.
너는 달빛에 더 아름답다.
내가 밤일 때 그는 낮이었다
그가 낮일 때 나는 캄캄한 밤이었다
그것이 우리 죄의 전부였지
26. 김병훈, 아름다운 너를 잊을 수 있을까
사랑은 너를
영원히 믿을 수 있는
종교로 만들었고
이별은 너를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신으로 만들었다
내 나머지 삶이
나는 지금
후회 없겠다
행복하겠다
내 눈물에 침몰하는 내가 싫다
보고 싶다
살고 싶다
한 사람이 엎드려서 울고 있다
쓰지 못하리.
르완다에서는
기린이 수천마리나
더 이상 뻗을 곳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