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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문화

2012. 1. 20. 목요일.

문화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강력하게 영향을 미칩니다.


조직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에는 그 조직의 문화가 있습니다. 삼성(三星)에는 삼성의
문화가 있습니다. 도요타에는 도요타의 문화가 있습니다. 구글에는 구글의 문화가 있습니다.
그 문화가 조직을 만듭니다. 기업의 문화는 그 자체가 기업의 힘입니다.
서로를 격려하는 문화,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 정직한 문화, 충분히 토론하지만 집행할
때는 상명하복 하는 문화, 품위 있는 개인을 만드는 문화가 있습니다.
반면에 서로 비난하는 문화, 끊임없이 경쟁하는 문화, 배척(排斥)하는 문화, 질시(嫉視)
하는 문화, 거짓말이 횡행(橫行)하는 문화, 개인의 창의성을 말살(抹殺)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문화는 삶입니다. 사람을 살리는 문화가 있고, 사람을 죽이는 문화가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키우는 문화가 있고, 다른 사람을 짓밟지 않으면 자기가 죽는 문화도 있습니다. 그
문화가 조직을 만듭니다.
여수룬에는 여수룬의 문화가 있습니다. 나눔은 여수룬에서 잘 발전하고 있는 문화입니다.
나눔을 통해 형성되는 여수룬 문화는 개인을 존중하는 문화며, 개인을 배려(配慮)하는 문화
입니다. 여수룬이 지향하는 문화는 여수룬의 내부 모토로 집성(集成)되어 있습니다. ‘구성원
(構成員)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바로 여수룬이 지향하는 기업 문화입니
다.
여수룬은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수룬에는 ‘단결하자’
는 구호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개인의 개성을 존중합니다.
자율에 맡기는 것도 여수룬의 문화입니다. 여수룬에서는 출근 시간을 별로 체크하지 않
습니다. 휴가 신청도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그리고 일일이 통제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고
객에게 환불하는 것도 일선 담당자에게 상당 부분 일임되어 있습니다. 꽤 큰 금액도 부서장
이 결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각 문화들이 모여서 여수룬의 기업 문화가 형성됩니다. 여수룬에는 이미 여수룬
의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이러한 여수룬의 문화도 조금은 더 정립을 해야 할 때
가 되었습니다.
여수룬 비즈니스는 조금 안정되었습니다. 물론 겨우 한 달에 3천5백 만 엔 매출을 놓고
안정이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조금 우스운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당분간 큰 위험에 빠질
상황은 피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아직은 당분간입니다. 우리가 이 당분간 위험하지 않은
기간에 부쩍 성장하면 우리는 상당히 오랫동안 안정될 수 있을 테고, 당분간 위험하지 않은
기간에 그냥 머무르면 당연히 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단 당분간은 안전합니다. 이
기간에 우리는 매출도 성장시켜야 하지만, 또 한편으로 조직을 정비해야 합니다. 조직을 정
비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조직의 문화를 정비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일은 사람이 합니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중요하
다고 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는 사람마다 그리는 상(像)이 다릅니다. 이 상을 일
치시키는 것 역시 조직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수룬에는 이미 만들어
져 있는 문화가 있습니다. 또 만들려고 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 중, 오늘은 대체로 너무나
상식적이지만 주의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을 잠시 생각해봅시다.

돈[錢]
저는 여수룬이 돈을 잘 다루는 조직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른 일에도 정직해야겠지만 돈
에서는 약간 심하다고 할 정도로 정직한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돈은 너무 중요합니다. 행복해지려면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어느 수준 이
상 올라가면 돈이 가져다 주는 행복은 제한됩니다만 그래도 어느 정도 돈은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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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곧 생명줄이기도 합니다. 먹어야 하고, 아이들을 공부 시켜야 하고, 아프면 병원에 가
야 합니다. 그만큼 돈은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돈을 잘못 다루면 인생을 망치고 회사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돈은 조직을 살릴 수도 있지만, 조직을 죽일 수도 있습니다. 돈은 깨끗하게
다뤄야 하고 조심해서 다뤄야 합니다.
저는 여수룬의 CEO이고 또 최대 주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더더욱 돈을 잘 다뤄
야 합니다. 저는 여수룬이 저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여수룬이 저와 여수룬 구
성원 모두의 삶의 터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수룬이 어려워지면 저만 어려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수십 명의 구성원과 그 가족들이 위험에 빠집니다. 여수룬이 망하면 젊은 구
성원들에게도 작은 일이 아닙니다만 나이든 구성원들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점에서 여수룬 CEO로서 저는 여수룬을 저 혼자 판단으로 이끌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수룬 자금흐름표를 최고 간부들에게 공개합니다. 혹시라도 저 혼자 잘못
판단해서 여수룬을 망하게 할까 봐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수룬의 돈과 재산은 여수룬
구성원 전체의 돈과 재산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자금흐름을 간부들에게 공개하는 이유 중 하
나는 저 자신도 회사 돈을 제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금흐름표를 간부들에게 공개하는 것을 보고 ‘경악(驚愕)’했다고 합니다. 회사 자금흐름을
공개하는 것은 비교적 드문 일입니다. 특히 여수룬처럼 작은 회사는 자금 흐름을 공개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회사가 이미 제 개인의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공
개하고, 저 자신도 통제를 당하는 위치에 스스로 섭니다.
그리고 이미 저는 회사에서 자금을 결제하지 않습니다. 여수룬의 자금 결제는 부사장이
합니다. 물론 결제한 자금의 흐름은 제가 확인합니다. 여수룬 자금 결제를 부사장에 맡긴 것
역시 마찬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제가 CEO이고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제 친인척을 경리 담
당자로 앉히고, 자금흐름을 감추고, 결제도 제가 하면 돈도 제 마음대로 쓸 수 있습니다. 하
지만 저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신이 저에게 여수룬을 관리하라고 맡긴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려고 합니다. 실제로
도 그렇습니다. 여수룬이 지금 이만큼 성장했지만 돌아보면 여수룬은 정말 제 실력 혹은 우
리들의 실력으로 성장했다고 하기 참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환율이 이렇게까지 좋지 않았다
면 과연 여수룬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살기는 살았을 지 모르지만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삶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확실한 것은 정말 삶이 고통 그 자체였을 것이라
는 점은 분명합니다. 환율 외에도 정말 어설프게 만든 초기 프로그램이 구동이 되었다는 것
도 신기하고, 2009년1월 프로그램 업그레이드할 때도 사실은 기적처럼 돌아갔을 뿐입니다.
여수룬은 사람의 힘만으로 따진다면 지금 존재하기 어려운 회사입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사
람의 힘으로 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사람의 힘으로 한 것이 별로 없으니까 여수룬을 제가
만들고 운영했다고 주장하기도 참 어렵습니다.
이 과정을 겪으면서 저는 여수룬에 지나칠 정도로 매달리지 않으려고 마음을 먹었습니
다. 사람의 힘으로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나칠 정도로
책임지려는 것도 포기하고, 또 결과에 집착하는 것도 그만두려고 애를 씁니다. 마찬가지로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신 과정을 즐기면서 살려고 합니다. 일을
즐겁게 하고, 여수룬에서 주변을 돌보면서 살려고 합니다. 이런 생각이 돈에 관한 저의 태도
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 용도로 법인카드를 쓰지 않습니다. 회사 일 외에 법인카드를 쓴 적은 거의 없
습니다. 이 점은 재정부에서 잘 알 겁니다. 직원 부조를 할 때도 저는 제 개인 돈을 냅니다.
회사 돈을 내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지급하는 경조비 외에 개인 경조비는 따로 냅니다. 회사
에서 내는 경조비가 제 개인 경조비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늘 저에게 배정된 활동비
가 부족합니다. 이제는 제가 여수룬 사장이니까 경조사비를 내더라도 보통 사람이 내는 만큼
낼 수는 없습니다. 좀더 내야 합니다. 집안 행사에서도 어쨌든 조금 더 낼 수밖에 없습니다.
친구들과 관계에서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깥에서 회사 얘기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조심해도 회사가 성장한 것을 아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적당히 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너무 인색하게 살기도 그렇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늘 돈이 부족합니
다. 돈이 정말 부족하면 저는, 제가 회사를 처음 만들 때 넣어둔 개인 돈을 씁니다. 회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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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대표이사 차입금으로 잡힌 계정이 있습니다. 이 계정은 제가 회사에 빌려준 돈입니다. 이
돈을 씁니다. 회사 돈은 쓰지 않습니다.
제가 바깥에서 법인카드 좀 쓴다고 해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저
부터 그렇게 살지 않으면서 원칙대로 운영되는 회사를 만들자고 얘기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렇게 합니다.
추석이나 설 때 거래처에서 선물을 보내옵니다. 그것도 저는 손을 대지 않습니다. 어쨌
든 저는 회사에서 공식으로 저에게 배정된 급여와 활동비 외에는 따로 손을 대지 않습니다.
다른 직원이 개인적으로 손을 대지 않는 것에는 저도 개인적으로 손을 대지 않습니다.
제가 개인 일에 회사 돈을 쓰지 않는 것은 제 자존(自尊)의 문제고 제 인격의 문제입니
다. 단순히 다른 사람 눈치를 보고 안 보고 문제가 아닙니다.
회사가 커지면 조심해도 터지는 게 돈 문제입니다. 공금을 함부로 쓰는 일이 생기고, 때
로는 접대가 오가고, 리베이트가 오갈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조직에 많은 갈등이 생기고,
심지어는 불신이 생깁니다. 정말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주변을 보십시오. 정말 돈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 태반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사기,
횡령, 배임(背任), 뇌물수수 등등. 돈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로 인해 조
직이 무너지고, 가정이 깨집니다. 조심해도 이런 일은 벌어집니다. 정말 주의해야 합니다.
저는 여수룬을 운영하면서 실수 때문에 금전적 손실을 입힌 것을 가지고 질책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그게 설사 50만 엔 손해가 나는 일이어도 그것을 가지고 질책하지는 않았습
니다. 저도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을 가지고 질
책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의도적인 잘못일 경우 어떻게 해야 할 지는 참 고민입니다. 다행히 여수룬에서
는 그런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에게 참으로 감
사하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정직한 구성원들과 같이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입니
다. 더군다나 여수룬의 재정파트는 정말 정직합니다. 어쩌면 체질적으로 부정적인 것을 싫어
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 또한 여수룬 구성원 전체의 복입니다. 돈을 다루는 부서가 조직원의
신뢰를 잃으면 조직 전체가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수룬에서 재정파트
는 정직했고, 성실했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여수룬 전체가 돈을 다루는 것은 아직까지는 매
우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지금까지 돈과 관련된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고 해서 앞
으로도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같이 조심하자고 하는 것입니다.
돈 문제는 그냥 돈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돈 문제는 인격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자
존(自尊)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거래처를 관리하는 직원들에게 거래처에서 자잘한
식사 대접을 받는 경우도 식사 대접을 받지 말고 반대로 우리가 대접을 하라고 권하고 싶습
니다. 아직은 회사가 작으니까 거래처에서 여수룬 직원에게 식사 대접하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이런 일도 생길 겁니다. 이런 경우 식사비는 우리 쪽에서 냈
으면 좋겠습니다. 회사 카드를 가져가지 않았으면 일단 자기 카드로 결제하고 회사에서 돈을
받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대접 받는 위치에 서지 말고 대접하는 위치에 서기를 권합니다.
자존(自尊)의 문제입니다.
돈을 둘러싼 문화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문화입니다. 이 문제를 잘못 다루면 회사가 성
장하는 것이 복이 아니라 화가 될 수 있습니다. 돈을 벌어서 관계가 깨지고, 심지어 가족도
깨질 수 있습니다. 여수룬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가 성장해서 오히려 사람을 다치게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수룬은 돈과 관련해서 돈을 잘 다루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회사 돈을 정말 아껴서 쓰고, 또 사적(私的)으로 쓰는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술 마시는 경우는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간혹 회사 돈으로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서운영비로 술을 마십니다. 부서운영비로 회식을 하고, 술을 마실 수는 있습니
다. 그렇지만 부서원 전체가 아니고 개인적 만남 혹은 일부의 만남에서 부서운영비로 술을
마시는 것은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경계가 참 모호합니다. 서너 명이 모여서 술을 마시는
데 과연 부서운영비를 써도 되는 것인지 경계가 모호합니다. 이렇게 경계가 모호한 경우는
사실은 개인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건 술을 마시는 본인들이 가장 잘 아는 문제
입니다. 일의 연장인지, 아니면 일의 연장이라기 보다 그냥 술 마시는 것인지는 본인들이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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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니다. 제 생각에는 술 마시는 자리의 돈은, 전체 회식이 아닌 한, 개인이 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성(性)
사람 살아가는 세상에서 돈 만큼 다루기 힘든 것이 성 문제입니다. 사건 사고 있는 곳에
는 반드시 돈과 치정(癡情)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즉 돈과 남녀문제는 사람이 지구상에
생기고부터 지금까지 늘 문제가 됩니다. 그 둘 중에서 어쩌면 돈보다 남녀 문제가 더 심각한
지도 모릅니다. 남녀 문제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회사 안에서만큼은 남녀 문제에 극히 조심하는 풍토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남
녀 문제, 성 문제는 누구도 나는 괜찮다고 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성 문제는 상상을 초월
합니다. ‘설마 그런 일이……’하는 문제가 버젓이 벌어지는 것이 바로 성 문제입니다.
성경(聖經)에는 정말 성을 둘러싼 엄청난 사건이 연속으로 등장합니다. 그래서 성경(聖經)
을 성경(性經)이라고 부르는 우스개가 있습니다. 성(聖)스러운 경전이 아니라, 성(性)에 관한
경전이라는 말입니다. 시아버지와 관계한 며느리, 또 부하의 아내를 차지하기 위해 부하를
최일선에 놔두고 부대를 빼서 그 부하를 죽게 한 다윗의 이야기, 동생을 강간한 다윗의 장남
이야기 등등. 이것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 세상의 이야기입니
다.
회사에서도 성문제는 늘 주의 대상입니다. 성추행, 성폭행부터 시작해서 부적절한 관계
까지 온갖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 역시 지금까지 여수룬에서는 일어나지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여수룬 조직원들은 절
제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 역시 지금까지 일어
나지 않았으므로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일은 결코 아닙니다. 더군다나 앞으로 조직은 급속
도로 늘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최소한 지금 여수룬에 있는 구성원들부터 이 문제에
예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수룬의 문화는 지금 우리가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잘
만들면 이후에도 어느 정도는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때 여수룬에도 위험한 일이 감지되기도 했습니다. 밤 12시가 넘도록 술을 마시고, 대
한극장 앞에서 유부남 사원이 처녀 여사원을 무릎에 앉히고 시시닥거린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유부남 사원이 주동이 되어 회사에 알리지도 않고 1박2일 MT를 가려던 시
도도 있었습니다. 물론 같이 가려던 여직원들이 나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닙니다만,
유부남 사원이 그런 행사를 주도할 이유는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더군다나 회사에 알리지도
않고.
저는 젊은 직원들이 서로 좋아하는 것까지 막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그 경우도
될 수 있으면 신중하게 사귈 것을 권합니다. 사내 연애를 하다가 깨지면 거의 대부분 한쪽이
회사를 그만두게 됩니다. 연애를 하다가 깨져서 한 사람이 나가면 회사도 큰 불편을 겪습니
다만 당사자에게도 좋을 일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내 연애는 정말 신중해야 합니다. 사내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게 되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본인뿐 아니라 주변에 큰 해를 입힙니
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회사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여수룬은 그렇게 쉽게 만날
수 있는 회사가 결코 아닙니다. 가볍게 만나고 가볍게 헤어지게 되어서 회사를 그만두는 것
은 인생에 매우 큰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정말 신중하기를 권합니다. 깊이 생각하고, 진지
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상사와 부하 간의 연애는 젊은 직원끼리 연애에 해당합니다만, 이 경우는 깨지면 거의
100% 한쪽이 그만 두게 됩니다. 역시 신중해야 합니다. 연애라는 게 막는다고 막히는 건 절
대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걸 놓고 어떤 조치를 취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문화와 풍
토로 조절해야 합니다. 상사와 부하 간의 연애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이 경우, 상사
는 더욱 큰 책임을 느끼고 해야 합니다. 상사와 부하가 연애를 해서 깨지면 대개 부하가 회
사를 떠나야 되게 되기 때문입니다. 상사의 책임은 부하를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
사라는 지위를 활용해서 연애를 한 뒤 깨지고 부하가 떠나면 상사는 회사에 책임을 질 필요
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사와 부하 간 연애에서 상사 역시 회사에서 자기 자리를 걸고
연애를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인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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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만남은 정말 주의해야 합니다.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 여수룬이 100명 200
명이 되었을 때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가 용인되어서는 안 됩니다. 세상에서는 그것
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할 지 모릅니다만, 여수룬에서는 엄격하게 다뤄질 문제입니다. 부
적절한 만남은 회사 내부에서 발생하든 회사 바깥에서 발생하든 회사에서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부적절한 만남은 문제가 되는 즉시 가정을 파괴할 수 있고, 가정이 파괴되는 순간
회사에 엄청난 타격을 미칩니다.
성추행, 성폭행, 부적절한 만남, 스토킹 등 성과 관련된 온갖 사건이 나타날 가능성은
사전에 환경을 잘 조정하면 그나마 조금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서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서 해결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는 다 욕망이 있는 인간입니다. 주의하고 주의해야 할
문제입니다.
다행히 지금 여수룬에는 여성이라고 해서 특별히 차별하는 문화는 없습니다. 또 될 수
있으면 여성을 배려해줍니다. 이 자체로서 좋지 않습니까? 지금 여수룬 여성을 차별하지 않
고, 어떤 면에서는 보호하는 문화가 우리 모두를 조금은 편하게 만들어주고 있지 않습니까?
이 풍토는 잘 가꾸어야 합니다.
여수룬이 원하는 인재상(人才像)은 일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인격이 성장하는 사
람입니다. 성 문제 역시 인격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 문제는 그냥 인격의 문제
라고 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힘든 문제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지나치게 억압적이지 않으면서
도 지나치게 가볍게 다루지 말아야 할 사안이 성문제입니다. 지금 여수룬은 이와 관련된 관
점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들어 가는 도중에는 함부로 실험하기 보
다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두 건강하고 명랑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어야 합니다.

술[酒], 그리고 여가(餘暇)


여수룬이 만들어 가야 할 문화 가운데 하나가 여가 문화입니다. 지금은 여가 문화가 거
의 한 가지입니다. 여수룬의 여가 문화는 음주가 다입니다. 술 외 여수룬의 여가 문화는 거
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연장자 그리고 간부들이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합니다. 술이 과연 조직을
단결시키는 것인지, 친목을 도모하는데 그만큼 도움을 주는지는 좀 따져봐야 합니다.
저도 술을 마신 사람입니다. 술을 아예 안 마신지 5년 정도 되었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꼭 술을 마셔야 교제를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아주 분명합니다. 오히려 제 마음
을 정확하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술을 마실 때 만난 친구들은 아닙니다. 술이 교제에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하겠지만 술이 교제를 촉진하는데 가장 좋은 수단은 분명히 아닙니다.
술은 개인의 기호입니다. 회사가 술을 마셔라 마라 하고 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각
자 알아서 할 일입니다. 그렇지만 연장자와 간부들은 좀 깊이 생각을 해야 합니다. 과연 술
외에 다른 문화는 개발할 것이 전혀 없는가 하는 점입니다. 왜 술을 안 마시는 사람은 배려
하지 않고 늘 술 마시는 사람끼리 무리를 지어서 술을 마시는가 생각해봐야 합니다. 술 문화
는 아예 안 마시는 사람을 전혀 배려할 수 없는 문화입니다. 특히 부서모임의 경우 술을 안
마시는 사람은 무조건 손해를 보고 들어가는 셈입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부서 모임이라고 하면 무조건 회식입니다. 먹고 마시는 것이 전부입니
다. 문화 치고는 참 빈약하지 않을까요? 부서가 같이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
문화를 잘 만드는 것도 연장자와 리더의 몫 아닐까요?
요즘은 송년회도 술자리 송년회 대신 문화행사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저는 연장자, 간부들이 먼저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모범을 보여주기를 부탁합니
다. 가사일 힘듭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이 가사일입니다. 전업주부도 힘듭니다. 아이들
까지 있으면 정말 고단합니다. 가장이 밤 늦게까지 술 마시고 들어가면 가정생활이 정상이
되기 어렵다는 것은 상식 아닐까요? 물론 총각들이야 또 다른 문제입니다만, 가장들이 밤 열
시 심지어는 한 시, 두 시까지 술을 마시면 무슨 모범이 되겠습니까?
그리고 지금 여수룬의 젊은 구성원들은 공부를 해야 할 때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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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하는 것으로 들릴까 봐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이해하시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여수룬
젊은 구성원들은 솔직히 말해서 세상 같은 또래들에 비해 뒤쳐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는 여수룬 젊은 구성원들의 자질을 믿습니다. 여수룬 젊은 구성원들은 성실합니다. 정직합니
다. 그리고 영혼이 맑습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사정으로 세상 다른 사람들에 비해 살짝 뒤
쳐졌지만, 자질이 있고, 성실하기 때문에 환경만 적절히 주어지면 금방 따라갈 수 있습니다.
이 젊은 구성원들이 공부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연장자와 간부들의 몫입니다.
연장자 간부들이 젊은 구성원 데리고 술 마시는 자리 만드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연장
자와 간부들이 술 마시고 싶어서 젊은 구성원을 핑계 삼아 데리고 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저는 그러지 말기 바랍니다.
연장자 간부들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공부를 다한 것입니까? 이미 세상 다
산 것인가요? 충분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습니까? 저는 전혀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저도 부족한 것 투성이입니다. 인간적으로도 약점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여수룬 간부들
이 저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연장자, 간부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는 말입
니다. 인생에서도 더 진지해야 합니다.
젊은 구성원들 역시 이 문제에서만큼은 연장자와 간부들과 다른 길을 걷기 바랍니다. 여
러분은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에게 주어진 미래를 여러분 스스로 헤치고 나가
야 합니다. 지금은 정말 공부해야 할 때입니다.
이 말을 해서 혹시라도 연장자와 간부들에게 불편함을 드렸다면 미안합니다. 여수룬 연
장자와 간부들은 이 문제에서 조금 조심하지 않는 것을 빼고는 다들 저보다 모범입니다. 다
만, 저는 술자리 문화에 관해서 말씀 드렸을 뿐입니다.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늘 말씀 드립니다. ‘가르치려고 하지 말아라. 스스로 모범이 되어라’. 여가 문화를
잘 쓰는 것도 후배, 부하들에게 가르쳐야 할 일입니다. 노는 것, 참 중요합니다. 일주일의 배
치를 보십시오. 일요일부터 시작합니다. 휴식은 일을 한 대가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고 합니
다. 먼저 휴식을 취하고 그 다음에 일을 하라는 것이 일주일에 일요일이 앞에 있는 이유라고
합니다. 중요한 뜻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까? 휴식, 여가를 잘 관리하는 것 자체가 매우 중
요한 일이라는 뜻입니다.
어떻게 놀 지, 어떻게 여가를 활용할 지가 문화입니다. 생각하면서 여가문화를 만들기를
원합니다.

돈, 성(性), 술 문제는 해마다 한번씩 전언 주제로 다룹니다. 올해는 사실 이 주제가 각


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판단했을 때 이제 여수룬은 지금까지 성장해온 것보다 훨씬 빨
리 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
니다. 저는 일주일의 한 시간을 나눔에 씁니다. 그리고 교육에 많은 시간을 배정합니다. 당
장은 쓸모 없는 시간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나눔과 교육은 모든 일의 기초가 됩니다. 그래
서 꽤나 어려운 처지에서도 나눔과 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회사의 일상 생활도 마찬
가지입니다. 돈, 성, 술은 늘 조직을 위협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인데, 조금만 방심하면
큰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이 주제는 일 년에 한번은 다룹니다. 특히 성문제는 노동부에서
일 년에 한번은 정기적으로 교육을 하라고 하는 주제입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그만큼 중요
하기 때문입니다. 나라에서 하라고 하는 교육이면 저는 합니다. 순종하는 법도 배워야 하니
까요. 오늘 주제는 그냥 조심하세요 하고 넘어가도 될 문제지만 나눔에서 다룹니다. 별 것도
아닌 것 같지만 기본이 되어야 하는 일이므로 다룹니다.
오늘은 우리가 여수룬에서 같이 만들어가고 싶은 문화에 대해 나누어봅시다. 이 주제 외
에도 여수룬에서 만들고 싶은 문화를 이야기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6
[전언(傳言)]

가격

2012. 1. 27. 금요일.

(*) 주의 : 이 글에서 전단지 A4를 예로 든 것, 그리고 컨테이너 운송비의 책정 등은


다소 부정확 할 수 있습니다. 그 점은 추후 보완을 합니다. 지금 이 전언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여수룬이 판매 가격을 정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각 담당자가
실제로 가격을 정할 때는 구체적 비용을 좀더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감안하고
읽으시기 바랍니다.

모든 것은 변합니다. 변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변하는 환경에 맞추


어 우리 전략과 전술을 바꾸어야 합니다. 가격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격은 주요한 정책입니다.
가격정책은 전략적으로 생각해야 할 주요한 사항입니다. 여수룬이 시작된 2007년 이래, 환경
도 바뀌었고 우리 자신의 실력도 바뀌었습니다. 환경이 바뀌었고, 우리 자신도 바뀌었으니까
당연히 가격 정책도 바뀌어야 합니다. 가격에 영향을 주는 주객관적 조건 가운데 어떤 것이
바뀌었을까요?

환율
여수룬 사업은 환율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아직 사업규모가 크지 않고, 자금에
전혀 여유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환율은 우리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환율이 바뀐 것을 봅시다.

연도(年度) 환율(換率)

2007 1 17 777.00
2008 1 31 885.96
2 29 898.99
3 31 995.88
4 30 964.90
5 30 976.58
6 30 993.35
7 31 935.83
8 29 1003.96
9 30 1152.28
10 31 1335.39
11 28 1535.15
2008 12 31 1452.33
2009 12 30 1262.21
2010 12 31 1376.26
2011 12 30 1480.51

여수룬이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07년 10월 15일입니다. 2008년 기록은 현재


외환은행 사이트에서 조회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07년 기록은 조회가 안 되는군요. 사이
트를 뒤져서 조사해보니 2007년 1월에 100엔에 777원이었던 적이 있군요. 이 무렵 엔저 현
상이 무척 심해서 일본에 쇼핑하러 가는 한국인 여행객이 넘쳤던 기억이 납니다.

1
여수룬은 이 분위기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므로 원가를 계산할 때, 엔이 100
엔 대 777원 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었으므로 100 대 700을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이 점에서 여수룬은 신이 도왔습니다.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 1년이 지나면서부터 엔고가
시작되었습니다. 신입직원이나 경제를 잘 모르는 직원은 금방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여수룬
은 엔고일 때 유리합니다. 여수룬이 가격을 책정할 때 100 대 700을 기준으로 했는데, 환율
이 100 대 1,000으로 엔이 높아진 만큼 우리에게는 추가 마진이 생깁니다. 즉 환경을 최악
으로 가정했는데, 환경이 상당히 좋게 바뀐 것과 마찬가지 효과가 생기는 것입니다.
여수룬이 지금 상품 가격을 정할 때 사용하는 수식에는 사실 777 때 고생한 의식이 반
영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때 너무 고생했던 기억 때문에 바뀐 환율을 전혀 적용하지 못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해도 그 때 환율 때문에 고생한 기억에서 크게
탈피하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우리가 판매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는데도 가격을
낮추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제가 최근에 전단지 가격을 확인해봤습니다. 코트86kg A4 4천 매를 우리는 7,990엔에
팔고 있습니다. 환율 14를 적용하면 111,860원입니다. 한국에서 A4 4천 매 매입가는 아무리
비싸도 6만 원이고 최저 가는 5만 원입니다. 우리는 6만 원에 제작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포장비와 발송비와 해외운송료, 일내 운송료가 들어갑니다. 이것을 다 합쳐서 넉넉하게
1,000엔을 칩시다. 그러면 우리는 기타 비용을 제외한 전단지의 상품가격을 6,990엔으로 판
매를 하므로 환율 14를 적용하면 97,860원이 됩니다. 원가 6만 원을 제하면 37,860원이 남
는다는 의미입니다. 환율 12를 적용해 봅시다. 상품 판매가격은 83,880원으로 원가 6만 원
을 제하면 이익은 23,880원입니다. 이것은 A4 양면4도 전단지 4천 매의 매입가를 6만 원으
로 했을 때입니다. 그런데 그 전단지는 원가를 5만 원으로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럴 경우 환
율 12로 해도 마진이 33,880원입니다. 원가 대비 마진은 67%에 가깝습니다. 한국에서는 이
런 일이 절대 불가능합니다. 한국에서는 A4 양면 8도 4천 매를 팔아서 1만 원을 남기는 것
도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 됩니다. 지금 우리의 전단지 판매 가격은 절대로 싸지 않고
어떤 면에서는 지나치게 높습니다. 이 높은 판매가격은 일본 내 최대 인쇄 통판 회사인 프린
트팩 가격에 비교했을 때 명함이나 스티커 만큼의 경쟁력을 갖추게 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
고 있습니다.
현재 전체 매출에서 전단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10%~13%입니다. 물론 중철 등 페이지
물과 종이 재질이 다양하지 못한 점을 감안해도 이 비율은 대단히 낮다고 여겨집니다. 한국
의 합판 인쇄 업체에서 전단지류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0% 가까이 된다고 하는데,
이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우리는 현재 전단지를 거의 팔지 못하고 있다고 봐도 됩니다.
더 정밀하게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저는 우리가 판매하는 전단지의 가격이 애매하기 때
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파는 전단지 가격은 앞서 말한대로 프
린트팩의 85~90%선입니다. 기획사 입장에서 전단지 매입처를 프린트팩에서 애드프린트로
굳이 옮길 이유가 크지 않은 것은 아닐까요?

명함, 스티커가 중심을 이루고 있는 상황


우리가 전단지 판매가격을 적절하게 정하지 못한 데는 우리 현실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
한 점도 있습니다.
매출

스티커 엽서 2 절명함 명함 합
2011 1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5,995,780 450,600 577,500 8,494,650
기여율 33.19% 2.49% 3.20% 47.02% 85.90%
2011 2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6,100,200 486,500 651,300 9,585,960
기여율 30.46% 2.43% 3.25% 47.87% 84.01%
2011 3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6,626,260 589,700 721,200 9,773,706
기여율 30.03% 2.67% 3.27% 44.29% 80.26%
2011 4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7,567,400 557,400 631,100 11,347,508
기여율 30.53% 2.25% 2.55% 45.79% 81.12%
2011 5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6,469,100 539,300 625,100 10,376,200
기여율 28.06% 2.34% 2.71% 45.01% 78.12%

2
2011 6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7,342,390 826,400 762,600 11,210,890
기여율 28.13% 3.17% 2.92% 42.95% 77.17%
2011 7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8,208,490 581,700 665,000 10,911,336
기여율 29.77% 2.11% 2.41% 39.58% 73.87%
2011 8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6,780,350 419,600 829,000 11,106,846
기여율 25.18% 1.56% 3.08% 41.24% 71.06%
2011 9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7,383,480 565,900 859,900 11,060,896
기여율 27.09% 2.08% 3.16% 40.58% 72.91%
2011 10 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8,478,350 836,100 802,600 11,845,852
기여율 31.11% 3.07% 2.94% 43.46% 80.58%
2011 11 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8,004,980 983,800 810,100 12,930,612
기여율 24.93% 3.06% 2.52% 40.28% 70.79%
2011 12 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8,192,230 1,147,200 913,600 11,014,316
기여율 27.87% 3.90% 3.11% 37.47% 72.35%

이 표는 작년 상품별 매출표 중 스티커와 명함이 차지하는 비중을 표시한 것입니다. 엽


서와 2절명함은 명함계열입니다. 이 매출표를 보면 작년의 경우, 여수룬의 기본 상품인 명함
과 스티커의 매출이 최저 70.79%~85.90%였습니다. 제가 정확하게 추출해내지는 못합니다
만, 명함과 스티커의 경우 이익률도 상당히 높습니다.
이 상황이 우리가 신규상품의 가격을 책정할 때 감안해야 할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기본 상품에서 어느 정도 매출과 이익을 얻고 있다면, 나머지 상품의 이익률
과 판매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이 좋을까요?
저는 당분간은 명함과 스티커의 가격은 그대로 두되, 새상품의 판매 가격은 대담하게,
그것도 아주 대담하게 낮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해외운송료 0원인 시대
초기 여수룬에 비해 변한 것 가운데 또 하나가 해외운송료입니다. 보통 우리가 상품 가
격을 구성할 때는 매입가 + 매입가 기준 마진 + 포장비 + 부산으로 보내는 비용(trucking
fee) + 해외운송료 + 일본 내 트러킹 비용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 회사는 마진을 매입가
를 기준으로 책정합니다.(이것도 일종의 노하우입니다. 부대비용을 기준으로 마진을 책정하
면 부피가 크거나 무게가 많이 나가는 물건의 경우 운송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마진을 책정
할 때 기준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비용은 전부 실비로 처리합니다. 그리고
이 가격표는 해상운송(海上運送)을 기준으로 합니다. 왜냐면 신규상품의 경우 항공운송(航空
運送) 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해상운송을 기준으로 할 경우, 10CBM(1CBM=1㎥)
이상이면 추가되는 물품의 해상운송료는 0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즉 10CBM을 벌크 단위로
운송할 때의 해상운송료는 20피트 컨테이너(=30CBM 전후)를 단독으로 운송할 때, 해상운송
료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20피트 컨테이너 해상운송료와 40피트 컨테이너 해상운송료
(=63CBM 전후)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10CBM 이상이면 해상운
송료는 상품 가격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실력이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커진 우리 실력을 우리는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사람은 자기가 잘 하는 것을 가지고 살
아야 합니다.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강점을 잘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국
에서 일본으로 인쇄물이나 판촉물을 파는 업체가 몇 있습니다. 이 중 여수룬은 여러 가지 강
점을 갖고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주 2회 컨테이너를 운행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라는 강
점은 두드러진 것입니다. 이 점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저는 명함, 스티커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의 경우 사실상 해외운송료를 0원으로 책정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좀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긴 합니다만, 그렇게 해도 괜찮을 것 같
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되면 각 상품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여수룬의 가격 책정 철학
가격을 정할 때는 철학 혹은 방침도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3
저는 여수룬의 상품은 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명품이나 예술작품처럼 사람의 전혀 다
른 욕구를 채워주는 것 외에 일반적인 상품은 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먹고, 입고, 살아가
는 기본 용품과 관련된 제품을 취급할 경우,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하는 것이 상인의 도리’
라는 철학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수룬이 취급하는 상품은 먹고 입는 정도는 아니지만 장사나 영업을 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기본물품입니다. 없으면 안 되는 물품입니다. 기본 물품은 싸야 합니다.
한국 포탈 사이트 다음(daum)에 가면 ‘무역, 유통인들의 모임
http://cafe.daum.net/aktnftk’ 이라는 카페가 있는데, 거기에 <정보공유(情報公有)방>이란 코
너가 있습니다. 거기에 [일본판매기(日本販賣記)]라는 연재물이 실려 있습니다. 첫 글은
2004년 11월22일에 올라왔군요. 마지막 49번째 꼭지가 실린 것은 2011년 9월 2일입니다.
글쓴이는 ‘따뜻한 강’입니다. 제 대화명입니다. 틈날 때마다 쓴 글입니다. 어떤 때는 일년 넘
게 안 쓴 적도 있습니다. 최고 조회수가 많은 글은 1,649회를 기록했군요. 댓글도 많이 달려
있군요. 제가 일본에 단보루넷(www.danboru.net)으로 골판지 상자를 판매할 때부터 쓴 제
경험입니다.
여기서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일본에 어떤 물건이 잘 팔려
요?’입니다.
저는 대답합니다. ‘싼 거요’ 사람들이 또 묻습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요?’ 저는 대답
합니다. ‘싸고 좋은 거요’ 저는 이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싸고 좋으면 팔립니다.
물론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설득의 심리학’에 나온 예입니다. 진주 목걸이를 파는 가게
에서 10만 불이라고 가격을 매겨 둔 좋은 진주목걸이가 전혀 팔리지 않았답니다. 그러다가
낡은 가격표를 바꿀 때 실수를 해서 100만 불이라고 적어두었다는 거죠. 그랬더니 그 다음
날 팔리더라는……. 제가 6개 월 정도 모셨던 고(故)김영일 회장도 직접 경험했다고 합니다.
당시 김영일 회장께서는 현대백화점 사장이셨습니다. 그 때 영업부에서 좋은 양복을 일괄 매
입 방식으로 아주 싸게 사와 이벤트용을 5만 원에 내놨는데 별로 팔리지 않더랍니다. 그래서
담당자를 불러 엄청나게 야단을 쳤다고 합니다. 고(故)김영일 회장님 정말 무섭거든요. 부하
들도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야단 맞은 담당자가 열 받아서 가격표를 15만 원으로
바꿨답니다. 별 생각 없었겠지요. 그랬더니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더라는……. 믿기 힘든 실
화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은 특별한 경우입니다. 앞에 예를 든 명품이나 예술작품처럼 먹고, 살
고, 입는 기본 범주에서 벗어난 아이템이거나 혹은 아주 특별할 경우입니다.
상품 품질에 뚜렷한 차이가 없는 제품일 경우는 99.99% 사람들은 가격이 싼 걸 삽니다.
이건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긴 합니다만 그래도 예를 한번 봅시다. 제가 늘 드
는 예입니다만 다이소를 봅시다. 다이소는 일본에서는 100엔 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
의 자료는 제가 지금 취합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한국다이소를 봅시다. 한국다이소는 보통
1,000원에 판매합니다.
한국다이소는 1997년5월에 천호동에 1호점을 열었습니다. 500호점에서 600호점을 내기
까지 1년3개 월 걸렸다고 합니다. 600호 점에서 700호점을 내기까지는 5개 월이 짧아져서
10개 월 걸렸다고 합니다. 2010년 매출액은 2009년 대비 39.3% 증가한 4,600억 원입니다.
그야말로 급성장입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 품질에 그 가격이면 싸기 때문’입니다.
올해 1월에 한일전자상거래 강좌에서 김범수대리가 메이시21 운영경험을 발표했습니다.
그 때 김범수 대리는 메이시21의 캐치플레이즈는 ‘싸고! 빠르게!’였다고 했습니다. 그 때 김
범수 대리는 품질 개선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하고 일했다고 했습니다. 왜냐면 본사인 한국에
서 품질을 포기하고 가격으로 승부한다는 방침을 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매출이 1천 만 엔까지 꾸준히 올라갔다고 합니다. 저는 김범수 대리의 발언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품질에 현저히 문제가 있지만 어쨌든 싸면 어느 정도는 팔린
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명함천국이 성장하지 못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
다. 저는 그 이유를 어쩌면 명함천국 사장보다 더 잘 알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여기
서 다룰 주제가 아니므로 생략합니다.
마침 이 글을 쓰는 중에 세계 최대의 가구업체인 이케아 가구의 기사가 인터넷에 떴습

4
니다. 같은 주제이므로 인용합니다.

[창업닷컴 유재수] "아버지, 사업자금을 빌려 주십시오. 성공하면 갚아 드리겠습


니다."
1943년 17세의 스웨덴 청년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는 성공하면
갚는다는 조건으로 아버지로부터 소액의 사업자금을 빌려 사업의 길로 나섰다. 그에
게는 큰 돈을 벌어보겠다는 원대한 꿈도, 미래에 대한 어떤 계획도 없었다. 가족농
장에서 밭을 갈고 가축을 키우는 일로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사업을 시작
했을 뿐이었다.
이케아(IKEA)는 스웨덴 남부에 있는 아군나리드(Agunnaryd)라는 작은 농촌
마을에서 시작됐다. 이케아(IKEA)라는 회사이름도 창업자 자신의 이름(Ingvar
Kamprad)과 그가 자란 가족 농장이 있던 곳(Elmtaryd), 고향마을(Agunnaryd)
을 합성한 것이었다. 자신과 그가 자란 마을에서 성공하는 것이 그의 소박한 꿈이었
던 것이다.
그러나 작고 소박한 청년의 꿈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결과로 나타
났다. 그의 꿈의 산물인 이케아는 지역과 국경을 넘어 세계 37개국에 313개의 매
장을 운영하고 있는 세계적인 조립식가구 업체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의 조립식 가구로 승부>


이케아의 첫 번째 품목은 성냥이었다. 캄프라드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이웃
들에게 성냥을 팔아 목돈을 만들었다. 그리고 취급품목을 생선, 크리스마스 장식품,
씨앗, 불펜 등으로 늘려나갔다.
캄프라드의 잡화상은 통신판매회사로 성장했다. 그런 가운데 그는 서민들이 너
무 비싼 가구 때문에 고민하는 것을 보고 놀라운 사업기회를 발견했다. 당시 유럽에
서 가구는 대형 백화점이나 지역의 작은 가구점이 장악하고 있었는데, 가격은 비쌌
고 선택의 폭은 매우 좁았다. 그래서 소득이 낮은 서민들에게 가구를 고르는 일은
엄청난 고역이었다. 무엇보다도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높은 가격이 원인이었다.
캄프라드는 좋은 품질의 가구를 매우 낮은 가격을 팔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
다. 조립되지 않는 가구를 상자에 넣어서 파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것이
다. 고객들이 쇼룸에서 선택한 가구를 창고에서 찾아 차에 싣고 집으로 가져가 조립
하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엄청난 비용절감을 의미했다. 조립식 가구를 완제품 보
다 20~30% 싸게 팔면서도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가 28세
가 되었던 해인 1953년, 스웨덴의 남부에 있는 암홀드라는 소도시에 이케아의 첫
번째 점포는 열었을 때, 저소득층의 소비자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서민
들은 이케아가 진정으로 자신들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아 차린 것이다.
파란 페인트칠을 한 2층의 이케아의 점포들은 도심을 벗어난 교외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이들 점포는 넓은 주차장을 가지고 있고 주요도로에서 접근하기 쉬
운 곳에 있다. 표준적인 이케아의 점포에서는 40여개국의 1,500개의 생산업체에서
공급되는 1만 2,000개 품목을 준비해 놓고 있다.

<고객을 오랫동안 점포에 머물게 하려면 >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지금도 변함없이 지켜지고 있는 원칙이 있다. 그것은
이 회사가 주요 고객인 서민들이 생활하는 것처럼 인색함에 가까울 정도로 비용을
중시하는 경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캄프라드의 검약정신은 유명하다. 값이 싼 음식을 먹고 숙박비가 싼 호텔만을
골라서 투숙하고 있다. 구멍난 스웨터를 입고 있으며 다른 종업원들과 마찬가지로
이케아의 제품을 15% 할인해서 구입한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기업가로서 그의 최대 관심은 사람들을 그의 매장으로 오게
해서 물건을 살 때까지 거기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몇 년 전 그는 암홀트의 매장에

5
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 혹은 귀찮게 구는 어린이들 때문에 점포를 떠나는 사람들
을 보았다. 그래서 가볍게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과 어린이를 위한 놀이방을
이케아의 매장에 추가하였다. 이로써 사람들이 머무는 시간이 대폭 늘어났고 판매액
도 그 만큼 신장되었던 것이다.
좋은 품질. 폭넓은 선택 그리고 저렴한 가격의 조립식 가구를 저소득층의 소비
자에게 가져옴으로써 캄프라드는 엄청난 보상을 받았다. 그는 230억 달러(한화 약
26조 4,500억원, 포브스)로 추정되는 재산을 소유한 세계 11위 부자의 자리에 우
뚝 올라서게 된 것이다.

저는 여수룬이 취급하는 상품은 가격에서 밀리면 무조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


수룬 제품처럼 브랜드 상품이 아닐 경우, 일본 시장에서 가격이 밀리면 우리가 발전할 방법
이 없습니다.
저가 전략은 철학이나 방침 이전에 우리가 살려면 무조건 고수해야 할 원칙이기도 합니
다.

포지셔닝(Positioning)
여수룬이 일본에 판매를 할 때, 가격과 관련하여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포지셔닝입
니다. 포지셔닝은 우리가 일본에서 어떤 고객을 상대로 할 것이냐와 연동되어 있습니다.
여수룬은 도매업(都賣業)으로 포지셔닝 합니다. 지금은 잘 쓰지 않고 있습니다만, 여수룬
의 대고객 슬로건은 ‘업자가 믿을 수 있는 애드프린트’ 였습니다. 최종 소비자가 아니고 철
저히 소매점을 타켓으로 했습니다. 이 전략은 적절했습니다. 이 전략을 따라 회사를 운영한
결과, 현재 3회 이상 구매자가 구매하는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우
리가 가격을 책정할 때 매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우리 고객은 재판매자(再販賣者)입니다. 소매점(小賣店)입니다. 소매점에게는 우리가 마
진을 포기하고 상당한 마진을 소매점에게 양보를 해야 합니다. 소매점 입장에서는 여수룬에
서 사서 또 파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싸게 구매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프린트팩의
85%~90% 판매 가격으로는 소매점이 구매할 동기가 크게 유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소매점은 스스로 고객을 발굴해서 우리에게 주문을 합니다. 그야말로 우리 대리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대리점을 우대해야 합니다.
우리는 도매업자입니다. 도매업자가 되려면 마진을 적게 하고, 소매점에 마진을 많이 줘
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가격이 과연 소매점이 달려들만한 가격인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전단지 가격은 그런 면에서 어정쩡할 수 있습니다.
마쿠마쿠의 포지셔닝은 다소 어정쩡합니다. 도매와 소매의 절충 가격 아닌지 모르겠습니
다. 어떤 일을 해도 절충은 매우 위험합니다. 확실하게 한 노선을 추구하면 그에 맞는 고객
이 형성됩니다.
깊이 생각해봐야 할 일입니다.

매입가(買入價=제조비製造費)의 하한(下限)?
우리가 가격을 책정할 때, 또 하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매입
가가 고정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습관적으로 명함 한 개 매
입 혹은 제조가는 3,500원 가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애즈랜드에서는 명함 5백 매를
1,8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갭이 작은가요? 우리는 또 습관적으로 A4 8도인쇄 4천 매
는 제조비 5~6만 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충무로에 돌아다니는 광고물에는
A4 8도 4만 매는 46만 원입니다. 이 경우 제가 정확히 조사를 못하고 있습니다. 4천 매가 곧
4만 매의 1/10 가격에 제작할 수 있는지는 모릅니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가 생각하
는 제조비가 언제나 그런 것은 절대 아니라는 뜻입니다.
제작비 혹은 매입가는 우리 바잉파워(Buying Power)에 따라 변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신규 기술을 도입한 업체를 찾으면 제작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어떤 물건이든 마찬가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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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우리는 우리 고객인 소매점에게 낮은 가격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매입가를 낮출 방
법을 찾아야 합니다.
물론 이 경우, 공급업자 혹은 납품업자를 쥐어짜는 식의 운영은 곤란합니다. 균형을 유
지하는 것은 물론 쉽지 않습니다만, 어쨌든 우리는 매입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을 꼭 염두에
두고 가격을 책정해야 합니다.
많이 팔면 또 싸게 살 수 있습니다.

소탐대실(小貪大失), 혹은 착각(錯覺)
판매 가격을 정할 때 우리는 늘 우리 욕심과 싸울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당장 생기는
이익에 먼저 눈이 돌아갑니다.
예를 들어 최근 전단지가 그렇습니다. 최근 전단지 판매 현황이 좋습니다. 그리고 현재
전단지 판매 가격은 이익면에서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이 전단지가 이번 달 하반기 들어 매
출이 좋습니다. 이렇게 되면 가격을 낮추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당장
손에 잡히는 이익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욕심입니다. 소탐대실(小貪大失)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착각입니다. 최근 전단지
매출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이제 전단지 매출이 본격적으로 올라가니까 전단지 가
격을 낮추지 말아야겠다는 욕심이 생기고, 이 욕심이 현상을 과대하게 부풀려 보게 만듭니다.
욕심에 눈이 어두워지는 것입니다.
최근 전단지 매출표를 봅시다.
건수 전단지매출 전체매출 전단지비율
16 월 10 125,510 1,247,030 10.06%
17 화 6 78,870 1,296,870 6.08%
18 수 7 214,756 1,366,454 15.72%
19 목 10 179,840 1,433,710 12.54%
20 금 6 41,860 1,424,234 2.94%
21 토 4 26,330 375,890 7.00%
22 일 4 124,480 391,390 31.80%
23 월 18 302,020 1,372,380 22.01%
24 화 17 329,220 2,051,340 16.05%
25 수 12 124,210 1,161,670 10.69%
94 1,547,096 12,120,968 12.76%
최근에 전단지 매출이 꽤 좋았던 것 같은데, 꽤 좋아 보이는 최근 열흘의 통계를 보면
전단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12.76%에 불과합니다.

전단
2011 7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2,699,510
기여율 9.79%
2011 8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3,615,820
기여율 13.43%
2011 9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2,983,430
기여율 10.95%
2011 10 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4,193,130
기여율 15.39%
2011 11 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3,880,222
기여율 12.09%
2011 12 월 매출(송료, 수수료제외) 3,578,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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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여율 12.17%
12.76%는 지난 몇 개 월의 전단지 매출률에 비해 특별히 높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순간적인 착시 역시 가격을 결정하는데 매우 영향을 미친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건수로는 겨우 94건 입니다. 이건 매출도 아닙니다.
역시 중요한 것은 원칙(原則)입니다. 상황은 부단히 바뀝니다. 사람의 인식도 여러 가지
영향에 의해 온전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과 개인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결정하지
말고, 원칙에 충실해서 결정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가격 인하 혹은 조정의 필요성
이런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전단지를 비롯해서 새로운 제품의 판매 가격을 최대한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여수룬이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은 최대한 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회사 전체가 위험해지면 안 되니까 명함과 스티커의 가격은 현재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소한 명함과 스티커의 현재 가격을 유지하는 조건이면 다른 제품의 가격을 과감
하게 인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과감하게 입니다. 아주 과감하게 입니다.
다이소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다이소에서는 자기 제품의 영업이익
률이 채 1%도 되지 않아 1,000원짜리 상품 하나 팔면 5~10원 정도 남는 상황이라고 합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소가 망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제가 막연하게 추정해보았습니다. 일본 전국에서 제작되는 명함 개
수의 1%를 차지하려면 1년에 60만 개는 만들어야 합니다. 한 달에 5만 개입니다. 한 달 영
업일 수는 22일이니까 하루에 2,270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여수룬에서 하루에
만드는 명함은 대략 600개 전 후입니다. 여수룬은 이제 겨우 일본 명함시장의 0.25% 정도
진입하지 않았을까 추론해봅니다. 저는 더 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명함, 스티커는 놔
두고 다른 제품은 좀더 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더 싸게 팔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운송료 뿐 아니라 후가공 가격을 실비로 처리하는 것도 적극 검토
를 해봐야 합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마진을 붙이는 경향이 있습니
다. 그러다 보니 후가공비를 좀 넉넉하게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철저한 저가 정책입니다. 이 점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특히 매출이 잘 안 올라가는 아이템은 먼저 가격이 적정한지, 특
히 우리가 목표하는 고객에게 맞는 가격인지를 반드시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경쟁사의 가
격을 늘 살펴봐야 합니다.
환율과 관련해서 말하자면 가격을 정할 때, ‘몇 월까지 유효’라는 개념을 쓸 수도 있습니
다. 우리가 견적을 내줄 때, 반드시 ‘이 견적은 몇 월 몇 일까지 유효입니다’는 구절을 붙입
니다. 왜냐면 시간이 지나면 원재료 값이 폭등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로서는 환율의
변화가 매입비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 개념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
이 개념을 적극 활용해서 가격을 최대한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당분간은 명함, 스
티커는 제외입니다. 이것 역시 전략입니다.

또 하나의 조언(助言)
지금까지 가격을 정하는 데 필요한 의견을 말씀 드렸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면서 약간
다른 겁니다만, 또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 나름대로 생각하자는 것입니다.
환경이 바뀝니다. 그리고 우리의 힘도 바뀝니다. 환경이 바뀌고, 우리가 성장하거나 후
퇴하면 그에 맞는 전략과 전술을 짜야 합니다. 모든 것이 바뀝니다. 이 바뀌는 것에 우리는
잘 적응해야 합니다.
제가 곤란을 겪는 경우는 제가 만들어놓은 규칙이나 혹은 원칙을 그대로 답습할 때입니
다. 충실한 조직원입니다. 그렇지만 그럴 때 저도 참 힘이 듭니다. 제 관념은 보다시피 환율
1 : 7.5일 때 형성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명함 제작을 외주(外注) 줄 때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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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과연 그러한가?’하고 늘 의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기준을 가지고 저
와 논쟁을 해줘야 합니다. 가격만이 아닙니다. ‘정말 지금하고 있는 것이 최선인 거야?’ 하고
여러분 자신에게 늘 물어봐야 합니다. 저는 그것이 공부고 그것이 가장 중요한 성장 방법이
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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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오프라인

2012. 2. 2. 금요일.

( * ) 이번 전언은 토론할 것이 참 많은 내용입니다. 아무 것도 확정된 것이


없습니다. 그만큼 논란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생각하는 데는 도움이 된
다고 생각합니다. 확정되지 않은 것이지만 이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면 여수룬의 발
전 방향도 새롭게 조명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영감( 靈感) 을 얻
는 소재라고 생각하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여수룬의 발전 속도는 고객수를 얼마나 빨리 늘리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단순하지만 너무나 명확한 이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심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일입니다. 참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하고 저 자신에게 물어봐도 유구무언(有口無言)인 상태 입
니다.
저는 너무나 당연한 이 사실을 놓친 대신, 신상품 등록을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
니다.
물론 신상품 등록은 중요한 일입니다. 자금에 여유가 없는 우리 회사에서 신상품 등록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우리 회사는 자금에 별로 여유가 없습니다. 물론 그동안 모두가 노력한 덕분에 미지급금
(未支給金)도 없앴고, 차입금(借入金)도 꽤 갚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미지급금도 그다지 많
지 않고, 차입금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사무실도 여러 개 늘어났고, 무엇보다 미래를
대비한 인원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만큼 상황은 개선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한 달 한 달 따지
면 여수룬은 자금에 전혀 여유가 없습니다.
작년 12월, 여수룬의 매출은 3천2백70만 엔입니다. 원엔환율을 14 : 1로 치면, 4억5천7
백80만 원입니다. 우리가 한 달에 써야 할 돈은 한국과 일본 합쳐서 5억 원 정도입니다. 많
이 부족합니다. 물론 10월과 11월을 기준으로 하면 겨우 적자 없이 운영할 수 있는 상황입
니다. 10월의 경우, 원엔환율 14 : 1 기준으로 4억8천2백 만 원이었고, 11월은 5억2천3백 만
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14 :1 원엔환율 기준으로는 월 매출 3천5백만 엔이 손익분기점이라
고 봐도 됩니다. 그러므로 현재 환율이 유지된다면 2월부터 자금이 부족한 현상은 많이 없어
질 것입니다. 그리고 작년까지는 스탭조직(기획마케팅실, 개발실)을 확장하느라 인원도 심할
정도로 급속하게 늘었지만 앞으로는 작년처럼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원엔환율이 올해 상반기까지 유지가 된다면 현금유동성은 그다지 나쁘지 않으리라고 생각합
니다. 그렇지만 당장의 현금유동성은 좋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타개하는 것은 신상품등록입
니다. 다른 어떤 마케팅도 지금 당장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그
점에서 신상품 출시는 매우 중요합니다.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신상품 출시가 큰 역할을 하지만 신상품 출시는 기존 고
객에게 또 다른 상품을 파는 것이지, 새 고객을 만들어내는 일은 아닙니다. 물론 신상품을
출시해서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키고 그 유입된 고객으로 하여금 명함을 사게 하는 일도 가
능은 합니다만, 그 점에서는 별로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우리 회사 주력 상품이 어떤 것인지를 살펴보면, 신제품 출시와 신규 고객 유치의 상관
관계를 어느 정도 파악해볼 수 있습니다.
아래표는 지난 해 네 가지 기본 아이템이 우리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
타낸 것입니다.

1
명함+스티커+전단지+현수막 명함+스티커+현수막 명함+스티커 매출
매출 비중 매출 비중 비중
2010 1월 기여율 95.29% 88.68% 87.62%
2011 1월 기여율 94.32% 87.52% 80.21%
2월 기여율 94.32% 87.23% 78.33%
3월 기여율 94.06% 84.86% 74.32%
4월 기여율 95.21% 87.77% 76.32%
5월 기여율 94.94% 86.38% 73.07%
6월 기여율 93.33% 82.97% 71.08%
7월 기여율 93.79% 84.00% 69.35%
8월 기여율 92.87% 79.44% 66.42%
9월 기여율 91.24% 80.29% 67.67%
10 월 기여율 90.96% 77.53% 65.09%
11 월 기여율 86.12% 74.03% 65.21%
12 월 기여율 86.66% 74.68% 64.30%
2012 1월 기여율 89.88% 78.86% 70.54%
이 표를 보면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 4대 상품이 우리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떤지를 잘 보여줍니다. 우리 회사의 주력 상품은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입니다. 지
난 해, 이 네 가지 아이템이 우리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최저 86%입니다.
이 표를 보면 이 고객을 발굴한다는 면을 놓고 보면, 사실상 이 네 가지 상품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타 엽서,
플라스틱카드, 포스터, 롤스티커, 2절명함, 후센, 전표, 명함케이스, 봉투 등 상품의 매출은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을 통해서 들어온 고객이 만들어낸 것이 상당할 것이라고 판단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대략은 맞을 것 같습니다. 간단히 정리한다면, 신
상품 출시는, 기존 고객에게 새로운 상품을 판매해서 매출을 올리는 데 큰 기여를 하는 사업
인 반면, 신규 고객을 만들어내는 데는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CEO인 저 자신에게 질문을 해봅니다. 그렇다면 신상품 출시를 중시하는 동
안 여수룬은 신규 고객을 만들어내기 위해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느냐 하는 질문입니다.
물론 저는 여기에 답을 할 수는 있습니다. 저는 이 질문에, 오프라인 영업을 답으로 내
놓았습니다. 그래서 작년 3월에 도쿄 신주쿠 영업소를 열었고, 올해 10개 구(區)에 오프라인
영업근거지 확보를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겉으로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신규고객 창출이라는 과제를 핵심 과
제로 놓고 집중해서 생각하지 못했다는데 있습니다. 저 자신의 문제입니다. 저 자신이 신규
고객 창출이라는 개념을 명확히 하지 못했기 때문에, 막연하게 오프라인 확대라는 개념을 쓴
것입니다.
개념이 명확한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신규 고객 창출이라는 개념과 오프라인 영업소 확
대라는 개념은 겉으로는 비슷합니다. 그렇지만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해 오프라인 영업소를 확
대한다는 것과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해 오프라인 영업소를 확대한다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얼핏 보면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 행동에서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 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신규 고객 창출을 핵심 과제로 놓지 못한 것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막연하게나마 매출 증대를 위한 오프라인 영업 확장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매출
증대는 역시 오프라인 고객 확대의 결과입니다. 그러므로 집중해야 하는 것은 신규 고객 확
보입니다.
여수룬이 지금 하고 있는 신규 고객 창출 사업은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검색어 광고입
니다. 또 하나는 TM입니다. 그리고 세 번 째는 일본 신주쿠 영업소에서 하고 있는 루트세일
입니다.

성과급제 영업인
저는 여수룬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해 일본 애드프린트에 성과급(成果給) 영업인(營業人)
을 5만 명 두는 프로젝트를 추진해보려고 합니다. 이것은 아직 생각입니다. 전언(傳言)에서

2
생각을 말한다는 것은 약간 위험한 점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같이 상의해볼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또 여수룬 구성원들이 전언을 통한 나눔과 결정된 정책 정도는 충분히 구
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달해봅니다.
성과급 영업인의 표본은 보험설계사(保險設計事)입니다. 즉 처음에는 어느 정도 기본급
여를 지급받지만 점차 기본급여는 줄어들고 영업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는 영업인입니다. 예
를 들면 교육기간에는 매 달 3만 엔 정도를 받습니다. 영업 첫 달에는 20만 엔 기본급에 매
출의 7%를 성과 수당으로 받습니다. 대신 최소 매출 5만 엔을 달성하는 것이 조건입니다.
둘째 달에는 기본급 18만5천 엔에 매출의 7%를 성과 수당으로 받습니다. 최소 매출 10만
엔을 달성하는 것이 조건입니다. 셋째 달에는 기본급 17만 엔에 매출의 7%를 성과 수당으로
받습니다. 최소 매출 15만 엔을 달성해야 합니다. 넷째 달에는 15만 5천 엔의 기본급과 7%
수당을 받습니다. 최소 매출 20만 엔을 달성해야 합니다. 물론 여기서 제시된 기본급과 수당
비율, 그리고 옵션은 예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영업인 개념은 이러한 것입니다. 대체로 보험
설계사의 활동 여건과 비슷하게 설계를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좀더 정밀한 것은 보험설계
사 혹은 영업인들의 조건을 조사해서 정하면 됩니다. 저는 이런 식의 성과급제 영업인을 두
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검색어 광고의 한계
우리가 지금하고 있는 검색어 광고는 한계가 있습니다. 삼 개 월 전에 테스트를 했습니
다. 그리고 이 테스트는 1년 전에도 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오버츄어를 통해서 검색어 광고
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구글 광고를 추가해봤습니다. 효과는 없었습니다. 이것은 구글로
명함을 검색하는 고객이 오버츄어를 통해 야후에서도 똑같이 명함을 검색한다는 뜻이라고
해석 됩니다. 즉 고객은 구글 뿐 아니라 야후에서도 검색을 하므로 두 곳에 다 검색어 광고
를 할 필요는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오버츄어에 광고비를 더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요? 하루에 인터넷에 접속해서 명함이라
고 검색하는 사람 숫자의 총수까지가 한계입니다. 즉 아무리 투입을 해도 검색어 광고를 통
해서 유입시킬 수 있는 사람의 수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뜻입니다.

아직은 대면(對面) 영업이 중요한 애드프린트


저는 애드프린트에서는 아직은 對面 영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면 영업의
중요성이 얼마나 오래 갈 지는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앞으로 최소 10년 이상은 애드프린
트 사업에서 대면 영업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규 고객 확보라는 점에서 생각하면 당분간은 대면 영업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
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TM을 시작할 때 일본 신주쿠에 있는 1,200여 개 인쇄 관련 업체 데
이타를 확보해서 비교를 했습니다. 이 중 우리 회사에 등록한 사람은 10명도 안 되었습니다.
나머지는 애드프린트를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이 점은 늘 의문입니다. 인터넷이 이렇게 발전한 시대에 4년4개 월 간, 명함이라고 검색
하면 늘 1~4위에 노출된 업체고, 또 가격이 이렇게 저렴한 업체를 인쇄 관련업을 하고 있는
사람 혹은 업체 가운데 1%도 알지 못한다는 것이 의문입니다. 왜 이럴까? 전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현실입니다.
이와 비슷한 의문이 또 하나 있습니다. 도대체 이렇게 좋고도 싼 애드프린트 명함을 구
매하는 사람이 왜 이렇게 천천히 늘어나느냐는 것입니다. 가격과 품질만 비교하면 애드프린
트 명함은 일본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고객
이 늘어나는 숫자와 매출이 늘어나는 숫자를 따져보면 정말 신기할 만큼 천천히 늘어납니다.
매년 매출 50% 성장이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은 대단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정도 좋으면서도 싼 명함이 이 정도 속도로 밖에 늘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놀랍습니다.
숫자 놀음을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별로 근거가 없기는 합니다만, 생각은 해볼 수 있습
니다.
[일본]
총 인구 140,000,000 명

3
경제 활동 인구(총 인구의 60%) 84,000,000 명
경제 활동인구가 연 1 회 명함을 만들 경우 1 년에 제작되는 명함수 84,000,000 통
한 달에 만들어지는 명함수 7,000,000 통
한 달에 만들어지는 명함수의 1% 70,000 통
애드프린트가 2011 년 12 월 한 달에 만는 명함수 8,706 통
애드프린트의 점유율 0.124%

단순한 숫자놀음일까요?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명함 총수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대략 저렇게 잡아도 생각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위와 같이 따지면 현재
명함만 놓고 봐서 애드프린트의 일본 점유율은 0.12%라는 말입니다.
저는 이런 숫자놀음을 떠나서 생각해봐도 애드프린트가 일본에는 명함 분야에서조차 발
도 못 내밀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새로운 마케팅 전술을 택할 필요가 있고, 지금 그 방법으로 성과급을
바탕으로 한 영업인 제도를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절대 경쟁력이므로 쓸 수 있는 영업인 제도
애드프린트의 명함과 스티커는 가격과 품질에서 절대 강세입니다. 이것은 굳이 지금 따
로 입증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리고 여타 인쇄물과 판촉물도 가격과 품질에서 절대 강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가격과 품질에 절대 결정력이 있고 영업활동 필수품이라면 못 팔 이유
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게나 기업 가운데 애드프린트가 공급하는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적어도 명함은 필요합니다. 눈을 돌려서 동네를 봅시다. 옷 가게, 이발소, 미용원,
피부관리실, 학원, 슈퍼, 작은 회사, 큰 회사, 신발가게, 생선가게, 과일가게, 식당……길거리
는 전부 가게이고 기업입니다. 이 중 우리 회사가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곳
을 단 한 곳이라도 발견할 수 있습니까? 전혀 없습니다. 이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을 우
리보다 더 싸게 공급할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됩니까? 최소한 명함과 스티커에서만큼은 우리
가 절대 우위에 있습니다.
저는 이런 곳에 우리 제품을 팔지 못한다면 어떤 제품도 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인이 우리 제품을 팔고 싶어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합니
다. 물론 영업수당이 과연 일할 의욕을 불러일으키느냐 하는 것은 또 검토를 해봐야 합니다
만, 저는 이것 역시 조건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익이 어느 정도 된다는 것만 전제
가 되면 애드프린트 상품 영업은 결코 어렵지 않고, 오히려 아주 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보험이나 자동차 영업보다는 쉽고, 수익은 더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전제에서 저는 성과급제 영업인을 두려고 생각합니다.

성과급제 영업인 5만 명
저는 성과급제 영업인을 일본 전역에 5만 명 정도 두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험설계사 숫자(한국),
생명보험 손해보험 기준년
총 141,664 85,089
미래에셋 7,446
ING 생명 8,560
2009 년 7 월
대한생명 21,863
삼성화재 24,842
LIG 손해보험 13,090

2009년 기준입니다만, 삼성화재는 2만5천 여 명의 보험설계사를 두고 있습니다. 단일


4
회사입니다. 또 일본은 인구가 한국의 세 배이며, 경제규모는 대략 한국의 10배 입니다. 어
쩌면 일본 전역에 10만 명 이상 영업인을 두는 것이 적절할 수도 있지만, 일단은 5만 명을
목표로 생각을 해봅니다.
5만 명은 일본1억4천만 인구를 기준으로 하면, 인구 2,800명 당 한 명입니다. 결코 많
이 않은 숫자입니다.
이것을 이루는데 몇 년이 걸릴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금은 추상적인 목표이며, 여전히
저 개인의 생각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것을 목표로 일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CEO가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참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생각이
정리되고, 경영전략회의에서 어느 정도는 이야기했기 때문에 나눔 주제로 올립니다.
일본 전역에서 애드프린트 영업인이 5만 명이 활동한다는 것은 우리 사업에 또 다른 비
전을 만드는 것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게 될 것입니다.
영업조직이 구축되면 새로운 물건을 파는 것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둔
영업인 5만 명 구축 프로젝트입니다.

소식지, 웹기획, 단체명함, 디자인뱅크


영업인 5만 명 구축 프로젝트를 서포트 하는 작업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 물론 이들 작
업은 영업인이 없고 지금처럼 온라인으로 모집만 하는 경우도 당연히 필요한 일들입니다. 그
렇지만 영업인 조직을 염두에 두면 몇 가지 조치들이 좀더 중요한 의미를 갖고 다가옵니다.
월간소식지입니다. 영업인이 고객과 쉽게 만나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웹기획. 정말 이용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체명함. 개인고객과 단체(기업)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디자인뱅크. 인쇄 및 디자인 관련 산업과 사람을 촘촘히 엮는 망입니다.
이 작업 하나하나 설명은 지금은 생략합니다.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어느 정도 논의가 끝
난 이야기들입니다. 다 준비하고 있는 일입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는 새로운 구상을 요구합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지금은 전부 희미하게만
보입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고, 프로젝트가 좀더 모습을 드러내면 우리가 해야 할 일도
좀더 분명해질 것입니다.
지금은 이미지 트레이닝 기간입니다.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그려보는 것입니다.

급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걱정이 될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벌리기 좋아하는 CEO인데 큰
난리가 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 여수룬의 여건은 한 달 전보다는 다소 나빠졌지만, 전체적으로는 계속 개선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수룬의 최대 문제는 회사 전체의 성장 속도가 인력 확보에
비해 너무 빠르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도 현실에서 자금에 여유는 없습니다. 자금 문제는
올해 상반기 안에 해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인원 문제는 그다지 쉽게 해소가
되지 못합니다. 사실 교육을 시킬 시간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직원을 미리 여유 있
게 뽑아놓고 교육을 시킬 여건은 전혀 안 됩니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꼭 해결해야 할 과제
입니다.
다만,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환경이 더 나빠질 정도로 일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CEO가 자기 생각을 잘 전달하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다 결정이 된 뒤에 전달하기보


다 때로는 구상도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면 CEO의 생각은 조직 구성원 전체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언은 그런 뜻에서 준비를 했습니다. 의견을 나눠보는 시
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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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회의(會議)

2012. 2. 9. 금요일.

회의를 참 많이 합니다. 어떤 조직이든 마찬가지입니다. 회의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회의는 중요합니다. 리더는 회의를 활용해서 조직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회의
참석자는 회의를 통해서 자기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리더에게는 회의 소집권(召集權)이 있습니다. 좋은 리더는 이 회의 소집권을 잘 활용할
줄 압니다. 저는 어떤 조직을 이끌게 될 경우, 일단 정기회의를 만듭니다. 이 정기회의를 통
해서 조직을 장악합니다. 여수룬을 처음 만들고 일 년 정도는 매일 아침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아침회의를 통해서 업무를 점검하고, 동시에 조직의 통일성을 높였습니다. 리더십이 강한 리
더일수록 회의를 잘 소집합니다. 회의를 통해서 하부를 설득하고, 회의를 통해서 조직에 일
체감을 심어줍니다. 리더는 회의를 소집할 뿐 아니라, 안건을 만들고, 또 발언권을 부여하고,
회의 안건을 준비시키는 과정을 통해서 조직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회의를 잘 활용할 줄 아
는 사람은 조직을 잘 장악하는 사람이라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뒤집어서 말하면
회의를 잘 조직하지 못하는 리더는 소통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평조직원 혹은 부하도 회의를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회의에 참가하는 사람은 누구나
발언권이 있습니다. 그리고 성안(成案, 안을 내는 것=제안)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좋은
안을 내고, 그 안을 무리 없이 통과되게 하면 그 자체로 이미 아주 일을 잘 하는 사람이 됩
니다.
그러므로 회의를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준비하는지를 잘 배우는 것은 조직에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회의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회의의 본질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오늘은 회의의 본질을
이해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여러분이 회의를 어떻게 이해했고, 또 어떻게
활용했는지도 한번 나눠보시기 바랍니다.

회의의 목적은 결정(決定)입니다.


회의는 한자(漢子)로 ‘모을 회(會)’에 ‘의논할 의(議)’ 자(字)를 씁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
들은 회의를 ‘모여서 의논(議論)하는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것은 회의의 본질 가운데 작
은 것입니다. 뭘 하기 위해서 의논합니까? 행동하기 위해서 합니다. 행동하려면 결정해야 합
니다. 그러므로 회의의 본질은 ‘결정하는 것’입니다. 의논이 목표는 아닙니다. 의논은 결정으
로 가는 과정일 뿐입니다.
물론 아이디어 회의처럼 의논 자체가 목표인 회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평가회
처럼 굳이 결론을 내지 않아도 되는 회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모여서 논의하는 회의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의는 결정하기 위해서 합니다. 이처럼 회의의 본질이 결정을 하는 것
임을 이해하면 회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회의에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도 생각
해볼 수 있습니다.
회의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 잘 모르면 정말 회의(會議)가 회의(懷疑)스럽게 됩니다. 결론
도 안 나는 회의를 밑도 끝도 없이 해야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고역입니다. 제대로 준비가
안 된 리더가 이끄는 회의는 대개 길기만 하고 결론이 잘 안 납니다. 결론이 나도 뭐가 결론
인 지 뚜렷하지 않습니다. 그런 회의는 사람들이 회의를 싫어하고 심할 경우는 짜증을 내기
까지 합니다. 결국 그런 회의를 만든 리더를 믿을 수 없게 됩니다.

의논은 회의 전에 해야 합니다.
회의를 잘 하려면 역시 준비를 잘 해야 합니다. 모든 일이 그렇습니다. 준비 작업이 충
분해야 본 작업이 쉬워집니다. 회의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의를 잘 하려면 사전에 준비를 충
분히 해야 합니다.

1
회의를 잘 준비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참여자들이 회의에 참여하기 전에 안건을 충분히 알게 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안
건을 사전에 충분히 토론하고 오게 하는 것입니다. 본 회의에서는 토론하지 않게 하거나 혹
은 토론을 하더라도 간단히 자기 의견을 말하게 하는 것입니다. 결정할 것이 무엇인지를 분
명히 알고 오게 하고, 자기 의견을 세우고 오게 합니다. 그래서 회의가 난상토론이 되는 것
을 미리 방지하고, 결론이 명확할 수 있게 합니다.
안건을 사전에 충분히 토론하지 않은 채, 본 회의에서 토론하자고 하는 것은 좀 어리석
을 뿐 아니라, 심하게 말하면 조직을 분란으로 몰아넣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국가 원수의 정상회담을 생각해보십시오. 국가 원수의 회담은 대부분은 한두 시간 안에
끝납니다. 그리고 밥 먹고, 사진 찍고 마칩니다. 회담하는 그 한두 시간조차 솔직히 말해 뭐
그렇게 진지하게 이야기할 거 같지도 않습니다. 왜냐면 국가 정상의 회담을 위해서 몇 개 월
전부터 실무자들이 양국을 오가며 안건을 충분히 조율하기 때문입니다. 정상끼리 굳이 회담
을 한다면, 조정이 잘 안 되는 문제 한 두 가지 뿐입니다. 그것도 대개 사소한 문제일 수밖
에 없습니다. 아주 중대한 문제를 정상끼리 회담 자리에서 타결할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그
런 중대한 문제는 자칫 잘못하면 한 쪽에 큰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회
담 전에 결정되어 있습니다. 사전에 그렇게 충분히 실무회담을 하기 때문에 국가 정상 회담
도 한두 시간이면 다 끝납니다.
회의를 잘 준비하는 것은 이렇게 하는 것입니다. 안건을 사전에 주요한 사람과 충분히
상의를 하고, 조정한 뒤에, 본 회의에 올리는 것입니다.
본 회의에, 한번도 본 적 없는 안건을 덜컥 올리는 것은 회의가 뭔지도 잘 모르는 사람,
조직을 잘 모르는 사람, 또 사람을 잘 모르는 사람이 하는 행동입니다.
회의는 결정할 것을 공식으로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혹은 결정할 것을 조금 수정하는 자
리입니다. 극단으로 말해서 회의에서는 논의하는 것이 아닙니다. 회의에서는 그저 형식적으
로 논의하고, 사전에 이미 다 결정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회의에 보지도 못한 안건을 내놓고 토론하고 결정하자는 사람은 좀 문제라는
것입니다. 조직 전체에도 좋지 않고, 제안하는 당사자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제안을 하는 것
은 통과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별 생각 없이 안을 내지는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통과될 상
황을 만들어 놓지도 않고 안을 낸다는 것은 어린 행동입니다. 이런 행동은 사람을 잘 이해하
지 못해서 나옵니다.
사람들은 좋은 의견을 내놓으면 회의 참석자들이 ‘그렇지’ 하고 쉽게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착각도 유만부득(類萬不得)입니다. 사람은 너무나 복잡합니다. 그리고 사
람들은 남이 하는 말의 50%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합니다. 말하는 사람도 자기 뜻을 정확하
게 전달하는 게 어렵습니다. 그게 사람입니다. 사람의 본질이 이러한데 그냥 안건을 내놓고,
토론하고, 결정하자는 것은 어리석기까지 한 행동입니다. 머리 구조가 다르고, 살아온 환경
이 다르고, 현재 처한 조건이 다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 다르게 해석합니다. 생각하는
방법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처한 조건이 다른 사람이 여럿 모여 회의를 하는데
그 회의에 처음 보는 안건을 던진다는 것은 안건을 통과시킬 생각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여수룬에서는 나눔을 합니다. 그리고 제가 전언을 전합니다. 그런데 제가 전한 전언(傳
言)은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자구(字句)에 매달립니다. 어떤
사람은 어떤 예화(例話)에 매달립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제 의도와 전혀 다르게 해석합니
다. 그 사람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그 사람이 악의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언어에 한계가
있고, 그 사람의 경험과 인식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가 없는 일이고, 이것을 현
실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나쁜 의도가 없을 때조차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주저합니다. 익숙한 것이
편합니다. 누구나 그렇습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들을 수 있는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새로운 것은 익숙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의견을 내놓는
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을 내놓는 것입니다. 그럴 경우,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저항을 하기 쉽습니다. 나쁜 뜻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냥 익숙하지 않기 때

2
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회의 하기 전에 주요 당사자들과 충분히 조율을 한 다음에
회의에 안건을 제출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므로 극단적으로 말하면, 회의는 형식적
이어야 하고 실제 결정은 사전에 이미 다 내려져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저는 회의에 안건을 올릴 때면 사전에 일일이 만나서 조율(調律)을 합니다. 인사
이동을 시킬 때도 관계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일일이 설명을 하고 양해를 구합니다.
대부분의 일을 저는 그렇게 처리합니다.
저는 여수룬 CEO입니다. 까놓고 말하면 여수룬에서, 제가 회의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세상 모든 조직은 독재를 합니다. 독재를 하라고 법으로 보장을 해놓았습니다. 법으로 보장
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독재를 해야 한다고 인정합니다. 동창회와 동호회 같은 느슨한 조직에
서도 그렇습니다. 동창회나 동호회 회의에서도 의견이 분분해지면, ‘어이, 그만하고, 그냥 총
무가 결정하는 대로 하자’ 하고 매듭짓습니다. 흔히 듣던 말 아닙니까? 독재를 하라는 것입
니다. 그냥 리더가 결정하는 대로 하자. 사실은 이게 맞는 말입니다.
대통령이든, 회사 CEO든, 동창회든, 동호회든 사실은 최고 결정권자 마음대로 입니다.
회사 만이 아닙니다. 인간 세상은 그렇게 되지 않으면 운영이 안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
습니다. 모든 조직이 그렇습니다. 심지어 민주주의를 가장 존중한다는 노동조합 조차도 결정
은 최고 리더가 합니다.
대통령 혹은 수상이 다수결(多數決)을 묻고 그것을 집행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민
주주의는 딱 한번, 투표하고 선출할 때만 적용합니다. 뽑히고 나면 대통령, 수상 맘대로입니
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집행(執行)할 때는 다수결로 하지 않습니다. 집행할 때는 독재로 합
니다. 이것이 조직입니다.
물론 최고의결기구(最高議決機構)에서 결정하는 형식을 취합니다. 그렇지만 최고의결기
구는 최고 리더의 의견을 반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리더와 최고의결기구가 대립하게 되
면, 잠시 소강 상태가 유지될 수는 있지만 결국은 리더가 교체되거나 최고의결기구를 재구성
하게 되거나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최고의결기구는 리더의 뜻이 반영되도록 법적으로 보
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수상이 각료(閣僚)를 선임하는 식입니다.
모든 조직이 그렇습니다. 회사는 더 그렇습니다. 사회주의든 자본주의든 가리지 않고 회
사는 철저히 소유자 독재입니다. 좀더 정직하게 말한다면 회사에서는 회의가 필요 없습니다.
그냥 수직으로 내려가면서 상명하복(上命下服)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어떤 사람은 여수룬 CEO는 독재를 좋아하나 보다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형식에서 민주주의를 매우 존중합니다. 어쩌면 대한민국에
서 저만큼 형식에서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여기서도 ‘형식에서 민주주의’라고 할 수밖에 없는 점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회사 조
직, 아니 사실은 모든 조직의 본질은 독재이기 때문입니다. 조직에서 민주주의는 형식입니다.
그나마 회사 외 국가의 각종 조직이나 노동조합 등은 ‘인선(人選)’ 때 다수결 제도를 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회사 조직은 애당초 주식수로 CEO를 결정하므로 철저히 소유자 독재
를 보장하는 조직입니다. 주식소유자 독재라는 점에서, 독재 중에서도 가장 낡아빠진 봉건적
독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회사 조직에서도 저는, 회의에 안건을 올릴 때 사전에 조율을 합니다. 이유는 사람
이 새로운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개개인
과 충분히 조율하고 나서 회의에 부치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고 또 이후 일을 하는데 도움
이 된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철학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너 혹은
CEO 이전에 사람입니다. 저는 사람으로서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
을 배려하고 싶습니다. 저는 저와 같이 일하는 다른 사람을 당황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또 각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저는 그렇게 하는 것
이 오너 혹은 CEO 이전에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중요한
안건을 사전에 토론하지 않고 본 회의에 올리지 않습니다.
제가 조율하지 않고 회의에 올리는 안건은 통과되지 않아도 별로 상관 없는 안건들입니
다. 혹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 너무나 분명한 안건(案件)뿐입니다. 조금이라도 중요한 안건은

3
거의 반드시 사전에 조율합니다. 문자로도 조율하고, 밥 먹으면서도 조율하고, 때로는 전언
을 통해서도 조율합니다. 아주 중요한 안건은 조율하는 기간만 몇 개 월이 걸립니다. 전언을
통해서 암시하고, 또 밥 먹으면서 개개인과 협의하고 상의합니다.
저는 올해 두 가지 과제를 설정했습니다. 다 알다시피 매 주 신제품 등록과 오프라인 강
화입니다. 이 두 가지 안도 작년 12월부터 계속해서 조심스럽게 의논을 해서 정한 것입니다.
다른 안도 그렇습니다. 사전에 주요한 사람들과 충분히 상의했고, 그 상의한 것을 다시 조율
하고, 또 전언을 통해서 어느 정도 사전에 분위기를 만들고 나서 최종 결정한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성안(成案)[=안건을 만드는 것] 과정에서부
터 충분히 상의하고, 또 각자의 이해 정도에 따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해놓고, 안을 만드
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최상의 방법은 제출하는 안을 충분히 상의했기 때문에 누가 먼저 제출했는지도 헛갈릴
정도로 의견이 모인 상태에서 제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걸릴 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그것이 오히려 ‘돌아가지만 바로 가는 길’ 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전에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오히려 시간을 단축합니다.


‘바늘 허리에 매어서는 못 쓴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다급해도 실을 바늘 귀에 꿰
지 않고, 바늘 허리에 묶어서는 바느질을 할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저 되는 일이 없습니다. 가치 있는 일일수록 시간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의견일수록 조직이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이 시간은 말하자면 숙성되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안건을 내고 다른 사람이 그냥 승인해주면 좋겠지만, 결코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은 일에 저항하기 때문입니다. 설사 안건
이 쉽게 통과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좋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중요한 안건을 급하다고 해서 조율하지 않고 의사결정회의에 올리면 거의 대부분 더 많
은 시간을 끌게 됩니다. 사람 심리 가운데는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
어 자기가 말로 약속을 해놓으면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보
험 영업 사원이 이런 심리를 잘 활용합니다. 처음에 앙케이트를 조사한다고 접근합니다. 그
리고 상대의 손에 볼펜을 쥐어주는데 성공하면, 그 때부터는 이 사람이 결국 계약서에 싸인
까지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은 볼펜을 쥐어버렸기 때문에 이 볼펜을 그냥 놓을 수 없
는 이상한 심리상태에 빠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상에서 참 많이 경험합니다. 예를 들어 무
슨 이유에서인가 한번 반대를 해버리면 또 다른 이유를 붙여서라도 반대를 하게 되는 경우
입니다. 말싸움이 전형입니다. 일관성을 유지하는 심리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안을 사전에
조율하지 않고 회의에 올리면, 이 안을 잘 모르기 때문에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 질문은 대
체로 반대 입장에서 질문을 하게 되는데, 이 반대 입장의 질문이 일관성의 법칙을 따라 흐르
면서 반대의견으로 고착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전 조율 없이 안건을 본회의에 올리는 것은 자기가 관철하려고 했던 것을
관철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기 쉽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빨리 결정하고 싶지만, 급할수록 돌아가야 합니다. 느긋하게 시간을 갖고
충분히 사전에 조율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빨리 가는 길입니다.

회의에 임하는 리더의 자세


회의는 결정하는 곳입니다. 양국 정상회담에는 보통 6개 조항 정도의 짧은 합의문이 발
표됩니다. 이 짧은 합의문을 위해 실무자들은 몇 개월을 조율합니다. 양국 정상은 정말 지극
히 짧은 합의문에 서명만 합니다. 양국 정상이 실제로 토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리더는
이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합니다.
리더는 회의를 잘 이끄는 사람입니다. 리더에게는 회의 소집권(召集權)이 있습니다. 이
회의소집권은 사실 무시무시한 권한입니다. 행정에 밝은 사람은 이 회의 소집권의 위력을 누
구보다 잘 압니다.
대개의 정상적인 조직은 그 조직 리더에게 긴급회의 소집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긴급

4
회의 소집권이 부여되지 않으면 긴급상황에 대처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리더는 이 소집
권을 잘 행사해서 자기 의견을 관철할 수가 있습니다. 대개의 조직은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리더에게 독재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는 형식에서는 민주적이지만 내
용에서는 독재를 허용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다만 리더는 독재권이 있다는 것은 명확히 인식하되, 그 독재권을 될 수 있으면 쓰지 않
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결정하는 것
을 좋습니다. ‘하던 짓도 멍석 깔아놓으면 안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의 심리입니다.
마크 트웨인이 쓴 『톰소여의 모험』에서도 사람의 이런 심리가 나타나 있습니다. 말썽꾸
러기 톰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처벌은 담벼락 칠하기입니다. 톰은 뙤약볕에서 담벼락
칠하기 벌을 받아 죽을 지경입니다. 그렇지만 휘파람을 불며 담벼락을 칠합니다. 지나가던
친구가 놀립니다. ‘너 또 까불다가 벌 받는구나’, 톰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휘파람만 불며
재미있게 담벼락을 칠합니다. 친구가 슬슬 심심해집니다. ‘나도, 한번 칠해보자.’ 톰은 상대도
안 합니다. 친구는 안달이 납니다. ‘사탕 줄게. 나도 한번 칠해보자’. 톰은 마지못해 사탕을
받고 칠 막대기를 넘겨줍니다. 그 다음부터는 아이들이 올 때마다 사탕이며, 구슬을 받고 칠
하게 합니다. 이 책에 또 한 가지 예가 나옵니다. 마차가 처음 나온 시절 귀족들은 마차를
몰고 어슬렁거렸습니다. 그 때 돈을 줄 테니까 마차를 몰고 다니라고 하면 어떤 귀족도 안
했을 일입니다.
사람은 스스로 원해서 일할 때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리더는 부하들로 하여금 하고 싶
은 상태에서 일을 하게 해줘야 합니다. 결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더가 먼저 나서서 안건을
정리하고 일하게 하면 따르기는 따르지만 흔쾌히 따르지 못합니다. 부하들이 충분히 숙고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회의를 할 때 안건을 부하들이 사전에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전에 충분히 알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중요한 안건일 경
우, 사전에 미리 개별적으로 상의하는 것도 좋습니다. 회의 참석자가 많으면 주요한 참석자
와 상의를 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CEO전언을 활용합니다. 저는 전언을 통해서 회사가 나갈 방향을 계속 그려줍니다.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최선을 다해서 회사가 나가야 하는 방향을 보여주려고 애씁니다. 이
유는 이 방향을 잘 이해하고 각자가 취할 행동을 알아서 결정할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회사 조직에서 리더가 굳이 회의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리더가 결정
해서 한다고 하면 하는 거지 부하가 그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할 수도 없고, 또 부하는 왈가왈
부해서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가 회의라는 형식을 통해서 결정하는
것은, 리더가 부하와 일을 할 때는 명령과 지시라는 수단이 아니라, 설득하고, 대화하고, 토
론하고, 교육해서 일을 한다는 원칙이 조직을 결속시키는데 가장 좋기 때문입니다.

회의에 임하는 부하의 자세


회의는 부하에게도 자기 능력을 발휘하는 참 좋은 기회입니다. 회의에서 좋은 결론이 나
도록 도움을 주고, 또 대립되는 의견을 잘 조정하는 것 자체도 매우 중요한 능력입니다.
승진이 회사 생활의 목표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할 수만 있다면 승진해서 자기 자신의
능력을 더 많이 발휘하고, 주변을 더 많이 돕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회의 활동은 개인의 능
력이 잘 드러나는 참 좋은 장입니다. 회의를 잘 준비하고 치러내는 것은 매우 훌륭하고, 또
고급 능력입니다. 회의에서 능력을 잘 발휘하는 것은 승진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회의에 참가하는 사람은 안건을 미리 검토해봐야 합니다. 대부분의 회의는 정기적으로
열립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회의에는 미리 안건을 준비해서 들어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여수룬에서든 다른 조직에서든 안건을 준비하는 것은 가장 적극적인 활동입니다. 안건은 리
더만 만드는 것입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안건은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주
어진 권리입니다. 좋은 안을 내는 것이 승진의 지름길입니다. 안건을 내지 않는다는 것은 자
기가 하고 있는 일을 개선할 생각이 없다는 것과 거의 마찬가지입니다. 리더가 되려면 생각
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생각을 건의해야 합니다. 그 건의가 성안(成案)입니다.
그리고 안건을 낼 때는 리더와 미리 상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사도 부하를 당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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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하는 것이 좋지 않지만, 부하도 상사를 당황하게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미리 알려주
는 것 그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입니다. 그리고 안건을 내면서 회의 전에 미리 충분히 상의하
는 것은 배려입니다.

회의에서 다른 의견을 대하기


회의에서는 의견이 충돌하기 쉽습니다. 아무리 사전조율을 해도 의견에 찬성하거나 반대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견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회의 참석자들이 잘 알아
야 하는 사항이 있습니다.
최종 결정하는 사람은 그 단위 최종 책임자입니다. 회사만이 아니라 대개 조직의 회의에
서는 다수결로 결정하지 않습니다. 회의에서 최종 결정하는 사람은 최종 책임자입니다. 그러
므로 의견을 개진하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화를 내거나 섭섭
해 하는 것은 좀 바보 같은 행동입니다. 결정한 사항에 책임을 지는 것은 최종 결정권자입니
다. 책임지는 사람에게 권한을 줘야 합니다. 이것을 정확히 이해하면 특별히 충돌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반대의견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사람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은, 자기가 의견을 낼 때, 어떤 의견에 반대한다는 것을 뚜렷하게 밝힙니다. 예를 들면, ‘K과
장님 의견에 저는 반대합니다’ 하고 선언을 해버리는 것입니다. 유치원생이나 하는 행동입니
다. 그 소리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이 누가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일에 참 많이 단련된 사람입
니다. 그런 저조차도 누가 대놓고 ‘사장님 의견에 반대합니다’ 하면 떨떠름해집니다. 사람이
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자기가 무척 똑똑한 줄 압니다. 그렇지만 대
부분 헛똑똑이 행동입니다.
어떤 사람 의견에 반대하지 말고, 그냥 자기 의견을 말하면 됩니다. 여수룬의 나눔 가이
드 라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너, 우리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I-Messege기법’입니다. 잘 안 됩니다. 그렇지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습
니다.
다른 사람이 내 의견에 동의하고, 동의하지 않고는 나의 몫이 아닙니다. 나는 나의 의견
을 이야기할 뿐, 다른 사람이 내 의견에 동의한다고 해서 기뻐할 일이 아니고, 동의하지 않
는다고 속상할 일이 아닙니다. 이 과정에서도 자기를 버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억지로 주장
할 일도 못 됩니다. 나의 주장이 100% 옳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나의 주장이든, 상대의
주장이든 맞고 맞지 않고는 사람에게 달려있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므로 회의에서
논의되는 사항, 결정되는 사항은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집행에서는 독재’
라는 조직의 운영 규칙에 따라 최고 의사 결정권자가 결정하는 대로 따르는 것이 맞을 수밖
에 없습니다.
최고 의사 결정권자 의견대로 할 걸 왜 회의합니까? 의견을 내서 혹시 최고 의사 결정
권자가 의견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최고 의사 결정권자가 의견을 바꾸든 바꾸지 않
든, 그것도 역시 내 소관이 아닙니다.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사장님은 제 의견을 받아주지 않잖습니까?’ 하고 투덜거리는 사
람을 봅니다. 바보입니다. 조직에서는 리더의 의견대로 진행하는 것이라는 기본 원리를 모르
니까 하는 소리입니다.
오해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본질은 분명히 그렇습니다.

오늘은 직장에서 참 중요한 회의를 가지고 나눠봅시다. 여러분은 회의에 참여할 때 어떻


게 준비합니까? 안건을 준비합니까? 안건을 준비하면 사전에 토론합니까? 혹시 안건은 리더
가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지금까지 회사에서 여러분 자신이 안건을 제안한
적이 많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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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갈등(葛藤)

2012. 2. 24. 금요일.

사람 사이 갈등은 누구도 쉽게 풀기 어렵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같이 일하기 힘든 사람이 있습니다.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 스타일이 있습니다.
스타일이 충돌하다 보면 얼굴 보는 것도 괴로워집니다. 갈등이 생깁니다. 여수룬에서도 마찬
가지입니다. 여수룬에서도 서로 충돌하는 스타일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옆에서 도와주기도 어렵습니다. 사람 사이 갈등을 해결하는데 무슨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닙니
다. 관계 때문에 힘들 때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를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부부관계, 부모-자식관계, 상사-부하관계, 동료관계에 치입니다. 풀어가는
데 무슨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누구도 섣불리 도와줄 수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어
떤 형태로든 우리는 방법을 찾아가야 합니다.

한계
저는 어떤 사람에게 문제가 보이면, 그 문제는 그 사람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
각합니다. 제가 그림을 정말 못 그리듯이, 수학을 잘 못하듯이, 기계를 잘 못 만지듯이, 실무
를 꼼꼼하게 챙기는 것을 잘 못하듯이 그 사람도 그 일을 잘 못하는 것이라고 인정을 합니
다.
그 분야는 그 사람에게는 날 때부터 잘 못 하는 분야입니다. 그것은 저에게도 날 때부터
잘 안 되는 분야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잘 안 되는 것은 노력해도 잘 안 됩니다.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잘 못 하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획을 세우는 법, 조직을
운영하는 법이나 사람과 관계를 맺는 법, 회의를 운영하는 법, 보고를 하는 법 같은 것은 제
대로 배우지 못하면 잘 못합니다. 이것 역시 한계입니다.
원래 잘 못하거나 혹은 배우지를 못 해서 잘 못하는 것은 당장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
다. 좀 짜증이 날 수도 있고,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불평과 불만이 터져나올
수도 있습니다. 뭐 이런 일도 못하나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한계라고 생각
하면 짜증도 화도 어느 정도는 통제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 정말 머리가 비상해서 가장 좋은 대학을 나온 분이 계십니다. 연세가 예순이 되
십니다. 그런데 이 분은 아직 젓가락질을 못합니다. 나이 들고 점잖은 분인데 밥상에 앉아서
나물을 먹을 때는 숟가락으로 나물을 먹는 것처럼 젓가락질을 합니다. 정말 꼴 보기 싫은 모
습인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런 것은 그야말로 한계 아닐까요?
성격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절대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늘 가
르치려고 덤비는 사람도 있습니다. 작은 일에도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가지
일에 빠지면 옆에서 불이 나도 모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던 일을 하던 대로 안 하면 불안
한 사람도 있습니다. 남을 쉽게 비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마음의 한계는 너무 많습니
다. 까닭 모를 불안, 공황장애, 사람을 못 믿는 마음 등도 모두 한계입니다. 그 사람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늘 조금씩 늦는 사람이 있고, 공부하기 정말 싫어하는 사람
이 있고, 결단을 못 내리고 늘 우물쭈물하는 사람이 있고, 불편한 것을 전혀 개선하지 못하
고 늘 하던 대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역시 한계입니다.
고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한계구나 하고 인정하면 좀 덜 힘듭니다. 탓하면 안
됩니다. 왜냐면 그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을 잘 하
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는 한계가 없을까요? 그 사람에게는 더 무서운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는 교만이라는 한계입니다. 교만이라는 한계는 자기 자신도 잘 모른다는데 더 큰 무
서움이 있습니다. 교만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못해서, 결
국은 다른 사람을 좌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가르치려 덤벼들고, 훈계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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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해서 인간 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돕는 자
저는 상대방에게 문제가 보이면 돕는 자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고치는 자가 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합니다.
상대방에게 문제가 보인다는 것은 저에게 그 문제를 잘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깔끔한 사람에게는 지저분한 것이 보입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에게는 잘 쓴 글인지 못 쓴
글인지가 보입니다. 논리 정연한 사람에게는 논리가 보입니다. 그런 것처럼 자기 눈에 문제
가 보인다는 것은 자기에게 그것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 능력을 잘 쓰면 돕는 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능력을 잘못 쓰면 교만한 자가
됩니다. 젊었을 때는 이 능력을 남을 비판하는데 주로 씁니다. 저는 나름대로 논리를 잘 따
집니다. 이 논리로 주변 사람을 정말 들들 볶았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 말을 왜 조리
있게 못 하냐? 왜 그것도 못 하냐? 잘 따지고, 논박도 잘했습니다. 결과는 왕따의 길, 독불
장군의 길입니다.
제가 진보 정당을 했던 것은 잘 아실 겁니다. 진보정당을 하면서 책을 썼고 그 책이 진
보정치권 안에서 매우 많이 팔렸다는 것도 말씀 드렸습니다. 그만큼 논리를 잘 따졌다는 말
입니다. 그렇지만 그걸로 동료를 모으지는 못했습니다. 진보정치권 안에서조차 외톨이가 되
어 버렸습니다. 그 결과 더 이상 정치를 할 수가 없게까지 되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교만했던 것입니다. 모든 것을 제가 제일 잘 하는 논리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결코
논리로 사는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심지어는 가족에게도 그랬습니다. 모든 것을 논리로 따지고, 상대방이 못하는 것을 인정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따지는 것을 그만두었습니다. 저는 의견이 부딪히면 더 이상 따지지 않고
잠시 미뤄둡니다. 내 맘에 안 맞아도 상대를 고치려고 하는 것도 그만두었습니다. 시간이 지
나가기를 기다립니다. 이것이 이제 습관이 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도저히 납득 되지 않는 것
은 명확히 반대하지만, 반대할 때도 당장 결정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반대 의사만 표시하
고 저 역시 기다립니다.
이제 저는 상대방이 못하는 점을 고치려는 노력은 별로 하지 않습니다. 대신 잘 하는 것
을 칭찬하는데 관심을 갖습니다. 어떤 사람은 저더러 칭찬이 과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저
는 의도적으로 칭찬하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 습관이 되어서 정말 마음으로 칭찬하게 됩니
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을 보면 다 좋습니다. 정말 잘 하는 것이 보이고 장
점이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못하는 것은 아예 보고 싶지도 않고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의 약점을 고치기 보다 장점을 살리는데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격려를
많이 하고, 약점을 지적하는 것은 될 수 있으면 피합니다. 간혹 약점을 지적하고, 충고를 할
때는 그 사람에게 충분히 지원하고, 지지하고, 격려한 이후입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칭찬보다는 지적을 훨씬 더 많이 듣고 삽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적을
받으면 속에서 화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지적을 하고 충고를 하려면 그것보다 열
배는 더 많이 칭찬하고 격려한 다음에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회사 말고 다른 데에서는 윗분을 모시고 있습니다. 그 윗분은 정말 정직한 분이십
니다. 말할 수 없이 선(善)하십니다. 누구보다 성실하시고 집단에 헌신하셨습니다. 그리고 집
단 최고 어른에게는 절대 복종했습니다. 그곳에서 청년 때부터 계셨습니다. 세월이 지나 그
분이 이제 그 집단에서는 리더그룹에 속하십니다. 그런데 이분은 행정(行政)은 완전히 무능
하십니다. 판단력 역시 제로에 가깝습니다. 이 분이 집단에서 리더가 아닐 때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어느 집단에서나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는 판단력입니다. 그런
데 이 분에게는 그 판단력이 없습니다. 가장 안 좋은 리더는 무식하면서 성실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분을 제가 모시고 있습니다.
이분은 이미 다른 사람들로부터 엄청나게 무시를 당했습니다. 그렇지만 본인은 별로 무
시 당한 것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아니, 아는지 모르는지를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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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어떤 일을 놓고 상의하다 보면 정말 황당할 때가 많습니다. 일단 관점이 없습니다. 판단
력이 떨어집니다. 회의를 운영하는 방법도 모릅니다. 일년 계획이 머릿속에 없습니다. 이삼
개월 뒤에 할 일을 정해야 하는데 그런 생각이 없습니다. 회의는 전혀 준비하지 않고 하려고
합니다. 결정한 것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기억을 하지 못하니 결정한 것과 전혀 다른 것을
또 결정합니다. 이분을 상사로 모시는 일은 정말 괴롭습니다. 작년부터 제가 이분을 모셔야
했습니다.
처음에 정말 당황했습니다. 대략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젊었
을 때였으면 아마 허수아비를 만들었을 겁니다. 사실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제가 노골
적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냥 가만히 계셔요. 제가 회의도 주관하고 일도 처리할 테
니 보고만 계셔요’라고 하면 그분은 아마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게 어쩌면 일을 하
는 데는 더 편할 수도 있습니다. 좀더 노골적으로는 아예 이름만 걸게 하고 운영은 따로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철저히 지원했습니다. 그분이 황당하게 하는 일
도 그냥 하게 놔뒀습니다. 좀 안 되어도 별로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황당한 일을 하
면 잘 수습해줬습니다.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늘 중심에 세웠습니다. 그 분과 미리 상의를
했고, 공식회의에서는 그분이 그 결정을 주도하게 했습니다. 물론 둘이 있을 때는 좀 윽박지
르기도 하고, 좀 화를 내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는 철저히 그분이 리더로
역할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렇게 일년을 지냈습니다. 지금은 그분도 편안해 합니다. 또
집단 전체도 편안해졌습니다.
저는 인정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슬로의 욕구 5단계설을 설명
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은 인정받지 못하면 죽습니다. 사람은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제가
그 분과 일하는 방법은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 분을 리더로서 인정해야만 그 분도 살고 조직
전체도 살게 됩니다.

저는 제 할 일만 합니다
조직 안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면 저는 제 할 일만 합니다. 앞서 말한 그 분과 관계에
서 저는 참모입니다. 저는 참모이기 때문에 참모 역할만 잘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 분에게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제가 참모 역할을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 분에게 문제
가 있다는 것은 그 분 문제를 커버할 수 있을만한 역량이 제게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
난 주에 저는 저우언라이(周恩來)를 소개했습니다. 저우언라이는 마오쩌뚱(毛澤東)을 비난하
지 않았습니다. 그저 총리(總理)로서 자기일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중국에는 최대의
축복이었습니다.
살아보면 이 방법 밖에 없습니다. 상대방의 행동이나 반응에 관계없이 그냥 자기일이나
묵묵하게 하는 것이 자기에게도 상대방에게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조직 전체가 무
너지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되어도 어쩔 수가 없습
니다. 조직이 무너지더라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저 그 상황에서도 묵묵하게 자기 할 일을
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저도 조직이 무너지는 경험을 몇 번 했습니다. 그
때 안달복달해도 그것을 되돌릴 방법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수룬도 작은 조직이 아니니까 크고 작은 일이 많이 발생합니
다. 저는 될 수 있으면 개입 안 하려고 노력합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봅니다. 물론 조언
도 하고 충고도 합니다만 될 수 있으면 지켜봅니다. 그리고 제가 할 일만 합니다.
요즘 여수룬에서 제가 하는 일은 일본 오프라인 영업을 지원하는 일, 여수룬의 중국 진
출을 모색하는 일, 그리고 임직원 교육, 이 세 가지입니다. 회사 내부 은 부사장이 진두지휘
합니다. 물론 부사장이나 본부장에게 잔소리 할 때도 있지만 그 분야는 이미 제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될 수 있는 한 자제하고, 개입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을 고치려는 노력을 포기하려고 애씁니다. 그래도 안 됩니다. 저 자신이
전언을 통해서 상대방을 고치려고 하지 말라고 말하면서도 저 자신부터 그게 안 됩니다. 어
느 순간엔가 또 가르치고 훈계하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람의 본성이 완악(頑惡)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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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스스로 깨우쳐서 스스로 고치도록 기다리는 것 외에는 다른 사람이 해줄 수 있
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꾸짖고 때려서 고칠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스스로 깨우쳐서 스스로 고치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 자신이 모범이 되어야 하고,
또 상대로부터 신뢰받는 사람이 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것뿐입니다.
그러므로 잘 하는 것을 보고 칭찬하고, 지지하고, 격려함으로써 신뢰 관계를 회복하고,
모범을 보임으로써 따라 하게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이 원리를 체득(體得)할 때까지는 끊임없이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고, 반성을
촉구하는 일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다가 그런 질문을 받게 된 것입니다. ‘너는 너 잘못 잘 고
치냐?’ 나 자신도 안 되는 일입니다. 이걸 깨닫고부터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고치는 데 에너
지를 쏟는 일을 거의 중단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다소 제 맘에 안 드는 사람에게도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않습니다. 물론 도
저히 안 되면 해당 직책에서 해임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직을 권고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비난이나 비판과 다른 일입니다. 도저히 안 될 때 조치일 뿐, 그 사이에는 최선을 다해서 격
려하고, 잘 하는 점을 가지고 그가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남 탓하지 않기
사람들은 누구나 남 탓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누구 때문에……’라는 말은 사람이 입에
달아놓고 사는 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릴 때, ‘쟤가 자꾸 그러잖아’ 부터 시작해서, 결혼
하고 나서는 ‘마누라 때문에’, ‘남편 때문에’라는 말을 합니다. 아이 낳고는 또 ‘애 때문에
……’가 시작됩니다. 회사에서는 ‘과장 때문에……’, ‘부장 때문에……’라는 노래를 부릅니다.
여수룬에서 저도 ‘사장 때문에……’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정말 터무니없
는 말을 들을 때도 있습니다. ‘사장님이 실무에 자꾸 개입하셔서……’. 다른 말은 그나마 이
해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저를 놓고 실무에 개입한다고 하면 정말 개가 들어도 웃을 일입
니다. 그만큼 사람들은 남을 탓합니다. 그래서 한국 속담에 ‘잘 되면 내 탓, 못 되면 조상(祖
上) 탓’이란 말이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성경(聖經) 첫 책(冊)은 창세기(創世記)입니다. 창세기에서 사람이 가장 처음에 타락하는
장면은 ‘남 탓’으로 시작됩니다.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를 만든 뒤, 어떤 일을 해도 좋지만 동
산(動産) 가운데 있는 선악과(善惡果)는 먹지 말라고 합니다. 뱀이 와서 하와를 꾑니다. 먹으
면 너도 하나님처럼 된다. 하와가 선악과를 먹습니다. 그리고 아담에게 줍니다. 하나님이 아
담에게 묻습니다. 너는 내가 먹지 말라고 한 선악과를 왜 먹었느냐? 아담이 대답합니다. 당
신이 나를 위해 만들어준 저 여자가 먹으라고 했습니다. 이 대답이 기가 막힙니다. 저 여자
가 먹으라고 해서 먹었습니다가 아닙니다. ‘당신이 나를 위해 만들어준 저 여자’입니다. 저
여자만 끌어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까지도 끌어들입니다. 당신이 저 여자를 만들지 않
았으면 됐을 게 아니냐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이 하와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왜 선악과를 먹
었느냐? 하와가 대답합니다. ‘뱀이……’
성경, 불경, 유교의 경전, 위대한 문학 등은 사람의 본성을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창세기
의 선악과 사건은 사람이 얼마나 핑계를 잘 대는 지를 가감(加減)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관계가 틀어져서 혹은 뭔가 문제가 생겨서 물어보면 100명
가운데 90명은 ‘부장이 이러저러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고 대답합니다. 좀더 안 좋은 답
변은 ‘과장님이 일 처리를 잘못 합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닙니다.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어보세요’ 입니다. 상대를 끌어들이는 것을 넘어서 3자까지 끌어들입
니다.
저는 지난 주에 ‘말 전하기를 하지 말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저는 지시를 할 때, 두렵기
조차 합니다. 팀장에게 이야기합니다. ‘그 게시물은 내리라고 하세요’ 했습니다. 그런데 팀장
이 팀원에게 말할 때는, ‘그 게시물, 사장님이 내리랍니다’ 하고 전해버립니다. 내가 팀원 에
게 직접 이야기하면 되지 왜 팀장에게 먼저 지시를 했겠습니까? 팀장도 그 일을 통해 배우
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왜 그 게시물을 내려야 하는지를 알아야 그 팀원만이 아니라, 다른
팀원들을 제대로 지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팀장은, ‘사장님이 내리랍니다’ 하고 끝
냅니다. 그러면 저와 그 팀원 사이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 팀원 입장에서는 ‘직접 얘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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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되지, 왜 팀장한테 지시하는 거야’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 팀장이 게시물
을 내려야 하는 이유는 ‘사장이 지시했기 때문일까요?’ 제가 지난 주에 말씀 드렸던 것은 자
기가 책임을 지라는 것이었습니다.
남을 탓하는 것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행동의 전형(典型)입니다.
제가 부부학교에 다녔다고 했습니다. 저도 참 책을 많이 읽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사람
공부도 나름대로 참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공부는 부부학교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했던
것 같습니다.
부부학교에 오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부부관계가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입니다. 처음에는
전부 상대방 탓을 합니다. 저 사람이 경제적으로 무능해서, 저 사람이 알코올 중독이어서,
저 사람이 노름을 해서, 저 사람이 바람을 피워서, 저 사람이 쇼핑 중독이어서, 저 사람이
사람에게 휘둘려 빠져 나오질 못해서, 저 사람이 일 중독이어서, 저 사람이 폭력을 쓰기 때
문에…… 등등. 부부학교 강사들이 흔히 하는 농담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시간 입
니다. A4 용지 한 장을 나눠줍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장점을 적으라고 합니다. 상대방의 장
점을 적는 시간이면 무얼 적을까 모두 끙끙댑니다. 그리고 겨우 두세 개 간신히 적습니다.
이번에는 약점을 적는 시간입니다. 시간이 약간 지났습니다. 그리고 소리가 들립니다. ‘강사
님! 종이가 모자라면 뒷면에 적어도 됩니까?’
어려움에 빠진 부부는 서로를 비난하기 바쁩니다. 한도 없고, 끝도 없이 상대방을 비난
합니다. 자기 책임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모두 상대방 탓입니다.
저는 이 학교에서 정말 자기 책임을 끝까지 통감하는 말을 만났습니다. ‘나는 왜 그런
배우자를 만났을까?’ 정말 자기에게 잘못이 하나도 없다고 해도 마지막 책임은 남는다는 것
입니다. 정말 당신 배우자가 그렇게 엉망이라면 왜 당신은 그런 배우자를 선택했느냐 하는
말입니다.
무서운 질문 아닙니까? ‘왜 당신은 그런 사람인 줄 몰랐느냐?’하는 질문입니다. 최종 책
임은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무거운 선언입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저는 다른 사람 탓하는 것을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여수룬에서 충돌
여수룬에서 갈등이 생기면 저는 과거를 돌아봅니다. 여수룬에는 역사가 녹아 있습니다.
4년4개 월 동안 해온 나눔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중심에 놓고 살아온 세월이 있습니다.
저는 이 역사를 믿습니다.
지난 4년4개 월도 살아왔습니다. 그동안 월급도 제 때 못 주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
고 밤 11시 혹은 새벽까지 데이터를 체크하고, 발송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환경이 안
좋았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은 지쳐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조직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또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정말 부정적인 사람도 있었습
니다. 저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제일 황당한 사람은 ‘나는 나눔
이 싫습니다’ 하면서 나눔을 거부한 사람입니다. 또, ‘저는 공부하는 것 정말 싫습니다’ 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조직인으로서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사람입니다. 회사 사장 앞에서 나는
공부하는 게 싫습니다 하면 도대체 사장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것도 네, 그렇습니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먹고 살려고 다닙니다만……’ 한 사람도 있습니다. 사장이 먹고
살려고 다니는 사람하고 일하고 싶겠습니까? 기왕이면 스스로 발전하고 싶어하는 사람과 일
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말하는 것은 솔직한 게 아닙니다. 무식하고 무지한 것입니다.
그리고 늘 부정적인 사람도 있었습니다. 공개된 자리에서 조직을 노골적으로 비난한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그 때는 환경이 너무 안 좋았습니다. 회사가 그 분들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
었던 사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그런 말은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습니다. 여
수룬은 그 분들과 부대끼면서 살아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람 관계를 올바로 맺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자
기 역할을 다해줬습니다. 그리고 회사도 발전했습니다.
지금 여수룬 구성원들은 정말 에너지가 넘칩니다. 그리고 자기 일을 사랑합니다. 또 성
장하려고 애씁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 절대 다수가 긍정심(肯定心)과 자긍심(自矜心)을 갖

5
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구성원들이 있기 때문에 여수룬 안에서 생기는 갈등을 지나칠 정
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여수룬의 임직원들은 내면이 강하고, 또 사람과 관계를
잘 맺는 법을 알기 때문에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해결될 것을 믿습니다.
이런 사고가 저에게는 엄청나게 도움이 됩니다. 좀 갈등이 있어도, 잘 해결될 거라고 믿
기 때문에 그다지 조급하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믿다가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히는 일이 생
기면 어떻게 하냐구요? 저는 그것조차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위에서 부은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듯이, 사물과 사건의 발전은 과거와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일어난다고 해도 쉽사리 수습할 수 있으
리라고 믿습니다.

상사와 부하
여수룬에는 세월이 녹아 있습니다. 많은 시련을 겪겠지만 우리 내부에 힘이 있기 때문에
문제들을 잘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문제가 생기면 우선은 좀 기다리기를 바랍니다. 다급하게 고치려다 보면 일을
그르치기 쉽습니다. 기다리는 것도 훈련입니다. 더 어려울 때도 살았습니다. 당장 안 하면
안 될 것 같지만 막상 살아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어렵고 때로는 속상할 때
일수록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상사든 부하든 각자 자기 일을 잘 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 문제는 다른 사람이 해결할 겁니다. 다소 실수는 하겠지만 그것도 멀
리 보면 꼭 나쁘지 않습니다. 서로 비난하거나 비판하거나 판단하지 마십시오.
부하는 복종하십시오. 상사가 실수해도 감싸주시기 바랍니다. 실수한 상사를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마십시오. 기다리면 상사는 스스로 돌아옵니다. 스스로 돌아오지 못하면 스스로 조
직을 나갈 겁니다.
상사는 권력을 쓰지 마십시오. 상급자는 지시하고 명령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
시와 명령은 극히 제한해서 사용하십시오. 부하를 존중하고, 대화하고, 설득하고, 토론하고,
교육한다는 네 가지 방법을 사용해서 조직을 이끄시기 바랍니다.
비난하고 비판할 수 있지만 감쌀 수 있는 것과 지시하고 명령할 수 있지만 설득하고 대
화하는 것도 지시나 명령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여러분은 같이 일하기 힘든 사람과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십니까? 오늘은 이것을 나눠보


는 것으로 합니다.(*)

6
[전언(傳言)]

2012년 목표 보강

2012. 3. 09. 금요일.

점검(點檢)
2012년에 세운 목표를 다시 점검해봅니다.
올해 여수룬은 매 주 한 개 씩 신상품을 등록하는 것과 오프라인 영업 거점을 10개 이
상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2개 월이 지났습니다. 지금 보면 이 목표는 잘 된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신상품 매출 추이를 봅시다. 우선 올해 2월 매출 통계입니다.
올해 2월 매출은 3천8백47만 엔입니다. 작년 동기(2011년 2월)에 비해 72.7% 증가했습
니다. 이 매출 중 작년 2월에 없었던 제품, 즉, 포스터, 봉투, 후센, 전표, 롤스티커, 플라스
틱 카드, 중철이 기록한 매출이 3백84만5천 엔입니다. 전체 매출의 11.05%입니다.
신상품 매출 3백84만 원(전체 매출의 11.05%)은 큰 금액입니다. 애드프린트는 2007년
10월에 오픈했습니다. 오픈하고 6개 월 뒤인 3월 매출이 3백37만 엔입니다. 우리는 작년 7
월에 신상품을 처음 출시했습니다. 봉투입니다. 8개 월 뒤인 올해 2월 신상품의 전체 매출은
애드프린트가 처음 오픈하고 6개 월 뒤 매출보다 조금 많습니다. 그러므로 작년 7월 이후
지금까지 올린 신상품만을 놓고 보면 애드프린트와 같은 사이트를 하나 새로 오픈한 것에
준하는 위력을 갖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새로 올린 신상품은 마케팅이나 광고비도 그다지 들
지 않습니다. 제작 인건비도 아무래도 적게 듭니다. 그런 것을 감안하면 새 아이템을 등록하
는 것이 새로 사이트를 오픈하는 것보다 더 위력이 크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총매출 신상품매출 신상품 비율 등록신상품
2011 년 6 월 26,101,210 151,800 0.58% 포스터
2011 년 7 월 27,571,123 464,600 1.69% 봉투
2011 년 8 월 26,932,520 674,310 2.50% 후센, 전표
2011 년 9 월 27,254,377 960,650 3.52%
2011 년 10 월 31,222,542 1,183,820 3.79% 롤스티커
2011 년 11 월 32,075,326 2,663,180 8.30%
2011 년 12 월 29,347,738 1,445,290 4.92%
2011 년 1 월 27,537,023 1,408,710 5.12% 플라스틱카드
2011 년 2 월 34,821,556 3,845,306 11.04% 중철, 마우스패드, 백라이트, 롤스크린
2011 년 3 월 37,476,960 4,081,915 10.89%

신상품 전체를 봅시다. 아래는 전체 매출에서 신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신상품 비율
12.00%
10.00%
8.00%
6.00%
4.00%
2.00%
0.00% 신상품 비율
2011년 10월

2011년 11월

2011년 12월
2011년 6월

2011년 7월

2011년 8월

2011년 9월

2011년 1월

2011년 2월

2011년 3월

1
확실히 신상품의 비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6월에 등록한 포스터는 전단의 변형
입니다. 본격적인 것은 7월 봉투부터 입니다. 6개 월이 지난 올해 1월부터는 신상품이 차지
하는 비중이 더욱 분명히 커졌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늘 경험해서 알고 있는 것처럼 새로 상
품이 출시되면 적어도 3개 월 혹은 6개 월이 지나야 매출이 서서히 올라가는 것 때문에 나
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런 통계를 보더라도 우리가 올해 신상품 등록을 제1과제로 잡은 것은 적절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목표였던 오프라인 영업은 어떻습니까? 아래 그래프는 시부야구와 신주쿠구가
기록한 매출 그래프입니다.

2,000,000
1,800,000
1,600,000
1,400,000
1,200,000
1,000,000
800,000
신주쿠
600,000
시부야
400,000
200,000
0
2010년 1월

2010년 3월

2010년 5월

2010년 7월

2010년 9월

2010년 11월

2011년 1월

2011년 3월

2011년 5월

2011년 7월

2011년 9월

2011년 11월

2012년 1월

2012년 3월

이 표를 보면 작년 11월부터 신주쿠의 매출이 시부야의 매출을 바짝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12월에는 역전이 일어나고, 1월, 2월 역시 신주쿠와 시부야 매출의 차이가 거의 없어
지고 있습니다. 3월에는 비록 월초이긴 하지만 신주쿠 매출이 시부야 매출을 넘어서고 있습
니다.
작년(2011년) 3월에 신주쿠 영업소를 오픈했습니다. 그리고 11월부터 신주쿠에 TM을 했
고, 12월에 루트세일을 정착시켰습니다. 일단 이 표는 3월부터 시작한 오프라인 마케팅이 조
금씩 효율을 내다가 12월에 루트세일 방식을 정착시키면서 효율이 상당히 좋아지진 것이라
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혹은 최소한 오프라인 영업이 먹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할 수
는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오프라인 영업 강화를 목표로 세운 것 역시 적절했다고 할 수 있습
니다.
2012년이 시작되고 두 달이 지났습니다. 처음에 세운 목표는 어느 정도 적절하다고 판
단이 됩니다. 이제 올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확인하고 보강할 것을 체크해보려고 합니다.

신상품 등록과 아이템 보강, 그리고 제작 프로세스 재검토


통계에서 보다시피 우리에게 신상품 등록은 정말 중요합니다. 신상품을 얼마나 잘 등록
하느냐에 6개 월 혹은 1년 뒤 여수룬 살림이 상당히 달려 있습니다. 물론 신상품을 등록하

2
지 않아도 매출이 어느 정도는 성장합니다. 그렇지만 좀더 성장하려면 신상품을 등록해야 합
니다.
연초(年初)에 우리는 일주일에 한 아이템을 등록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
어 신상품은 1월에 플라스틱 카드, 2월에 중철과 마우스패드, 백라이트 필름, 롤스크린을 등
록했습니다. 총 다섯 개 아이템을 등록했습니다. 한 주에 한 개 아이템을 등록하려던 계획에
비해 약간 저조합니다.
원인은 신상품을 등록할 인원을 확보하지 못했고, 또 제작에 부하가 걸렸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상황에서 신상품 등록을 목표대로 추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조치하려고 합니
다.
(1) 새로운 아이템 발굴과 등록 업무는 기획마케팅실에 맡기고, 인원이 필요하면 과감하
게 채용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기획마케팅실이 인큐베이팅까지 담당하게 합니다.
(2) 사업부는 기존 아이템 보강을 주요 업무로 맡게 합니다.
(3) 제작에 부하가 걸리면 과감하게 외주를 주는 방향을 검토합니다.
저는 신상품을 한 주에 한 개 올리자는 목표를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새상품을 등록
하는 것도 새상품 등록이지만, 사업부가 아이템을 보강하는 것도 신상품 등록입니다. 사업부
마다 한 달에 한 개 정도 아이템을 보강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제작에 부하가 걸리면 과감하게 외주를 주는 방향을 모색합니다. 이 문제
는 이미 몇몇 단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 방향을 저는 지지합니다. 아니 정
말 적절한 때, 정확한 처방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은 우리가 우리 제품의 원가도 몰
랐습니다. 또 제품의 제작 방법도 몰랐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외주를 주고 싶어도 주는 게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우리에게도 어느 정도 실력이 쌓였습니다. 이 실력이
있기 때문에 외주를 주고도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제작에서 상당한 영역을
외주로 돌리는 것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우리는 관리만 잘하면 됩니다. 제작은 솔직히 말해 국내 다른 업체가 더 잘하고, 또 더
싸게 합니다.
이러한 프로세스 개선 혹은 조정을 전제로 말씀 드립니다. 현재 여수룬에는 명함, 스티
커, 전단, 현수막 사업부가 있습니다. 각 사업부마다 한 달에 한 개씩만 아이템을 보강해주
고, 기획실이 한 달에 한 개 정도만 제대로 된 아이템을 등록하면 한 주에 한 개 새상품을
등록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제는 팔리는 물건을 선별하는 것입니다. 한 주에 한 개 올린다는 숫자에 매달
려 팔리지도 않는 물건을 올리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어쨌든 저는 사업부가 올리는 아이템까지 포함해서 한 주에 한 개 신상품을 올리는 프
로젝트는 계속 추진해 나가려고 합니다.
조금 보충합니다.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 봉투 등 기존 아이템 보강은 또 다른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인터넷 시대에는 하드웨어만큼, 아니 어쩌면 더 소프트웨어, 혹은 컨텐츠가 중요합니다.
특히 여수룬처럼 하드웨어에 특장(特長)이 없는 경우는 컨텐츠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
다.
야후옥션, 라쿠텐 혹은 한국의 옥션은 상품이 많기 때문에 성공했습니다. 상품 자체가
컨텐츠였습니다.
한국의 잡코리아는 구인 구직 정보만 모아서 성공했습니다.
한국의 벅스뮤직은 음원(音源)을 모아서 성공했습니다.
한국의 부동산 114는 부동산 정보만 모아서 성공했습니다.
또 어떤 사이트는 사이트 정보만 모아서 사이트 순위를 제공함으로써 성공했습니다.
오프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문 오디오샵, 전문 공구샵 등 모두 성공합니다.
모두 컨텐츠의 승리입니다. 컨텐츠를 모으면 고객도 모을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의 경
우, 가격, 품질, 배송, 편리함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만, 이 요소는 어떻게 보면 쉽게 따라
올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물론 이 조차도 쉽지는 않습니다만…… 그렇지만 컨텐츠는 한번

3
앞서가면 계속 앞서갈 수 있습니다.
저는 명함이 계속 보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티커도 계속 보강되어야 하고, 전단,
중철, 현수막, 봉투 모두 계속 보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애드프린트가 명함을 가지고 초기 일본 시장 진입에 성공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일본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인, 28종류 다양한 재질을 제공한 것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본 명함인 마트코트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0%에 가깝
습니다. 그렇지만 다양한 재질을 통해서 전문가 그룹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도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장기적으로 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은 스티커,
현수막, 전단지, 중철, 봉투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각 아이템마다 재질, 후가공 등에서 정말 다양해져야 합니다. 명함은 명함사이트 중, 스
티커는 스티커 사이트 중, 현수막은 현수막 사이트 중, 전단은 전단 사이트 중, 중철은 중철
사이트 중 가장 전문적인 사이트로 발돋움하면 그것 자체가 매우 오래 가는 사업이 됩니다.
전문적인 사이트에서는 손님이 와서 원하는 것을 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부서
마다 각 아이템을 보강하는 일을 기본 업무로 놓고 일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각 부서의 책임자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부서의 책임자는 사람이 없다
는 말을 하면 안 됩니다. 과감하게 사람을 채용할 계획을 세우고, 대신 매출을 늘리는 것이
부서 책임자가 할 일입니다. 취급하는 아이템이 많다고 해서 일이 늘어나는 것은 결코 아닙
니다.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해서 아이템을 늘리면서도 일을 줄이는 지혜를 찾을 수 있습니
다. 기존 사업 부서는 독자로 아이템을 보강할 방법을 찾아야 하고, 또 과감하게 아이템을
보강해야 합니다.

오프라인 마케팅
오프라인 마케팅이 다소 늦어지고 있는 것은 안타깝습니다만, 일본 나카오대표와 구보타
소장이 오프라인 마케팅을 소중히 생각하고 진두지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상황
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프라인 마케팅을 제대로 하려면 장기로 봐서는 영업 사원을 500명, 1,000명 운영할
계획을 만들어야 합니다.
가능성은 이미 확인이 되었습니다. 이제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
다.
오프라인 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는 이미 이루어지고 있고, 또 보강이 될 것입니다.
월간 소식지와 종합 카다로그는 오프라인 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CRM 솔루션
을 구입하는 것도 오프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기성 템플릿에 텍스트만 입
력하는 명함 제작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도 오프라인 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들 조치가 이루어지면 오프라인 마케팅은 더욱 수월해질 것입니다.
앞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오프라인 마케팅은 우리 여수룬을 확장시키는 중요한 매
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미 확인하였듯이 오버츄어를 통한 검색어 광고는 명확히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광
고비를 투입해도 하루에 우리가 등록한 검색어를 검색하는 사람의 숫자는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검색어 광고를 통한 모객(募客)은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과 전혀 상관이 없습
니다. 오프라인 마케팅은 그동안 우리가 만나지 못하는 고객과 만나는 수단입니다.
아시다시피 신주쿠에는 인쇄 관련 기업이 1,200개 가량 있습니다만, 이 중 우리 사이트
에 가입한 고객은 20명도 채 되지 않습니다. 인쇄 관련 기업이 아닌 일반 기업, 가게 등은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오프라인 마케팅은 이들과 만나는 수단입니다.
한국 굴지의 생명보험 회사 한 곳의 보험설계사 숫자만 5만 명입니다. 인구 차를 감안하
면 우리가 가동할 수 있는 오프라인 영업사원의 숫자는 아마 10만 명 이상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5만 명 이상 영업사원을 운영해야 합니다.
그 기간을 얼마나 빨리 당기느냐 하는 것은 나카오 대표와 구보타 소장에게 달려 있습
니다.
오늘(3월9일,금) 신주쿠 영업소가 이사합니다. 3월 중에는 동경에 두 명, 오사카에 한 명

4
영업사원을 채용합니다. 작년 3월2일 신주쿠 영업소를 오픈하고 테스트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본격적으로 일본 오프라인 영업을 시작하는 셈입니다.

보강(補强)- 10월1일 애드프린트 영어판 런칭


회사가 계획대로 발전하면 올해 10월1일 애드프린트 영어판을 미국에서 런칭시킬 생각
입니다.
물론 미국 런칭 이전에 가장 기본으로 해야 할 것은 일본의 토대 강화입니다. 그동안 하
늘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발전했습니다. 이 발전을 기반으로 미국에 런칭시킵니다. 그런데 미
국 런칭도 일본 토대가 약해지면 헛수고일 뿐 아니라, 일본 사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
니다. 계획은 세우지만 일본 토대가 약해지면 더 이상 진행시킬 수 없습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10월 런칭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물론 계획입니다.
계획은 수정될 수도 있고, 폐기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조건에서는 런칭시킬 준비
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 토대를 강화하는 것은 위에서 말씀 드린 대로 새 아이템을 발굴해서 판매를 하고,
기존 아이템을 보강하는 것을 기본으로, ‘좋은 물건을, 싸게, 빨리, 편리하게’라는 영업 원칙
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발전시키면 됩니다.
일본에 명함, 스티커, 전단지, 현수막 등 제품을 판매하면서 여수룬 전체 비즈니스를 발
전시키는 것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중국에 의류를 팔까? 일본에 의류나 화장품을 팔
까? 미국에 인쇄물, 판촉물을 팔까? 어느 것이 여수룬에 가장 유리할까? 생각을 많이 했습니
다.
중국 시장은 확실히 매력이 큽니다. 중국에 의류를 파는 것도 반드시 될 사업입니다. 이
미 우리가 일본에 인쇄물을 판매하는 것처럼 중국에 한국 의류와 화장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여럿 있습니다. 이들은 2004년부터 중국에 한국 의류를 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와 일
하는 패턴이 거의 유사합니다. 이들은 철저히 도매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물건도 한국
에서 직송합니다. 참 존경스런 분들입니다. 이 분들이 중국 의류시장에서 2004년부터 활동을
했다는 것은 중국에 한국 의류 수요가 크다는 뜻입니다.
저는 정말 중국 시장에 진출을 해보고 싶습니다. 전세계적인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독
립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은 어쩌면 무한성장 중이라고 여겨집니다. 또 한류가 흐르고
있고, 한국 상품을 찾는 사람도 많습니다.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성장이 빠를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중국 옆에는 인도가 있고 동남 아시아가 있습니다. 중국은 정말 매력이
넘치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매력이 큰 시장을 두고 애드프린트 영어판을 런칭 시킵니다. 왜냐면
제가 경험한 바, 다른 나라 소비자에게 직판 방식으로 시장에 들어가서 정착하는 데까지는
적어도 4~5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그 때까지 들어가는 비용도 상당합니다. 그런 점
에서 중국에 옷을 팔려면 그야말로 4~5년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옷이란 컨
텐츠는 우리가 새로 하나하나 이해해야 합니다.
반면 인쇄물, 판촉물은 우리가 비록 일본이지만 판매를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컨텐츠도 나름대로 풍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단계 비즈니스는 인쇄물, 판촉물을 미국
시장에 런칭시키는 것으로 하려고 합니다.
또 미국에 인쇄물, 판촉물 사이트를 런칭시키는 것은 현재 여수룬의 프로그램을 대폭 업
그레이드 시키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지금 우리는 www.adprint.jp와 www.makumaku.jp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Adprint.jp는 현재 개발실이 만든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Makumaku.jp는
현재 개발실에서 만들었습니다. 시월에 영어판 인쇄-판촉물 사이트를 열 때는 makumaku의
프로그램을 활용할 겁니다. 새로 들어온 분들은 모르겠지만, makumaku.jp는 우리가 직접 만
든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우리는 장보고(Chang Bogo)라고 부릅니다. 장보고는 7세
기 동아시아 해상왕(海上王)입니다. 저는 우리가 만든 장보고로 세계 시장으로 항해하기를
원합니다. 이 장보고는 정말 제대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입니다. 이번에 영어판을 만들면서 다
시 한번 정비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어판을 운영하면서 효율을 확인하면 현재 애드프린트
도 장보고로 다시 업그레이드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5
장보고가 업그레이드 되면, 새로 사이트를 만드는 것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일단 저는 영어판 인쇄, 판촉물 사이트로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싱가폴
등 영어권 나라들을 집중 공략하고 싶습니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장보고가 업그레이드 되고 정비가 되고, 영어판 사이트가 조금씩 자리를 잡으면, 스페인
어판 인쇄 판촉물 사이트, 독어판, 불어판도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최소한 인쇄-현수막-판촉물 사이트 운영은 이제 우리도 자신이 있습
니다. 일단 우리가 잘 하고 성공시킨 것을 더 잘 하는데 조직의 역량을 모으려고 합니다.

저는 늘 여러분에게 말씀 드립니다. 회사를 위해서 일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그렇지만


회사의 발전과 여러분의 발전이 같이 갈 수 있다면 회사에 전력투구하시기 바랍니다. 여수룬
에는 기회가 넘칩니다. 올해 신상품 등록과 오프라인 확장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미국
진출이 성공하면, 여수룬의 지경(地境)이 넓혀집니다.

넓혀지는 공간에서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오늘 나눔 주제는 이것입니다.(*)

6
[전언(傳言)]

보고(報告)

2012. 3. 16. 금요일.

보고를 잘 하는 것은 특별하고 귀중한 능력입니다. 보고를 잘 한다는 것은 상황을 정확


하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황을 해석해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대책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보고는 상황파악-해석-대책으로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가능해지려면 사건의 핵심
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고,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고, 더 나
아가서는 보고받는 사람의 마음도 헤아릴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 뜻에서 보고를 잘 하려면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보고가 곧 그 사람 실력의 전부는 아닙니다만, 그 사람 실력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
또한 사실입니다.
여수룬은 겨우 50명 정도 되는 작은 조직입니다. 이 정도 조직이지만 저는 이미 구성원
개개인의 특징을 정확히 모릅니다. 그 사람의 잠재 능력도 잘 모릅니다. 이 말은 구성원을
정확히 평가하고 대접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저는 회사안에
서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별로 바깥에 나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점심도 직원들과 먹으려
고 애를 씁니다. 많이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매 주 목요일에 리더십 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여수룬의 과장 이상 직급자들이 매 주 한
명씩 자기가 생각하는 리더십을 이야기함으로써 각자의 리더십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입니
다. 왜 자기는 리더십을 그렇게 생각하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를 자기 삶과 연동
시켜서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각자의 삶을 자세히 설명하게
되었고, 지금은 삶을 설명하는 것이 더 큰 비중이 되어 버린 상태입니다. 그런데 각 사람의
살아온 과정을 듣다 보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저 사람에게 저런 시절이 있
었다는 건가 하는 놀라움입니다. 또 그 사람의 능력을 재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저에
게는 목요 리더십 강좌가 정말 큰 충격입니다. 과장 직급자 이상이면 그나마 평직원들에 비
해 조금은 더 알 수 있는 분들인데도 저는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지 못하는 것입니다. 저만 그런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참석자 대부분이 서로의 진면목을 잘
알지 못하는 듯 합니다.
과장 직급 이상도 이런데 평직원은 어떨까요? 아예 모른다고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사람을 안다는 것은 꽤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고(報告)는 자기를 알릴 수 있는 소
중한 기회입니다. 특히 여수룬처럼 내부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조직에서는
보고를 통해 자기를 드러내는 것이 매우 중요할 수 있습니다.
저는 보고를 보고 그 사람 실력을 파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일하는 모습을 보거
나, 그 사람의 상급자의 보고를 통해서도 실력을 파악하지만, 보고서를 통해서 실력을 파악
할 때가 많습니다. 직접 드러난 것을 보고, 또 이야기하면서 실력을 파악하는 것도 한 방법
이지만, 보고서를 통한 보고는 구두보고 혹은 대화를 통한 것보다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
보고를 명확하게 한 사람이 간부로 발탁되는 경우는 일반 회사나 다른 조직에서도 비일
비재(非一非再)합니다. 거래처에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할 때도 대개 회사에서 능력 있는 사
람을 보냅니다. 이유는 말하려고 하는 바를 간결하고, 명확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기 때문
입니다. 간결하고, 명확하고 정확하게 프리젠테이션 할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실력입니다.
사안을 꿰뚫지 못하고는 간결하고, 명확하고, 정확한 보고를 할 수가 없습니다. 사안을 꿰뚫
으려면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고를 잘 하는 것이 그 사람 실력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 사람 실력의
상당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경험으로도 그렇습니다. 보고를 잘 하는 사람은 실력
이 있습니다.
보고를 잘 하기 위해서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연습을 통해서 실력도 늘어납
니다.

1
생각하는 보고
게시판을 읽다 보면 어떤 사람의 보고는 꼭 읽습니다. 그 사람 글이 올라오면 반갑기까
지 합니다. 왜냐면 그 사람 보고에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하는 일의 상황을 정
확하게 알려주고, 현재 부딪히고 있는 장애를 드러내고, 해결책을 찾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
보고만 봐도 그 사람이 하는 일의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보고가 진짜 보고입니다.
이렇게 보고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대부분의 보고자는 그냥 습관처럼 보고를
하고 맙니다. 물론 다른 부서와 연락하기 위한 보고는 굳이 생각이 들어갈 필요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진짜 보고는 해석이 필요하고, 대책이 필요한 보고입니다.
가끔 보고를 보다가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목은 어제 제목과 같고, 전주(前週)
보고서 제목과 같은데 안에 있는 내용은 누구나 다 알아야 할 중요한 내용이 있는 경우입니
다. 이런 보고를 보면 화가 납니다. 왜 이런 내용을 꼭 읽어야 하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전혀 안 하기 때문입니다. 보고서 제목도 그렇습니다. 일상 보고인 줄 알고 열었
는데, 그 안에 시스템 에러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거나, 대형 클레임이 보고된 걸 보는 적도
있습니다. 기절할 것 같습니다.
물론 하나하나 가르쳐야 합니다. 그것이 회사의 의무인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되는 일입니다. 생각을 하지 않고 습관으로 일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이런
보고를 하면 찍힙니다. 실력을 인정받기 정말 어려워집니다. 회사에서 승진하기 어렵습니다.
보고를 하나 하더라도 읽히는 보고를 해야 합니다. 게시판에 제목을 달아도 생각하게 만
드는 제목을 달아야 합니다. 물론 늘 있는 일이면 오히려 똑같은 제목을 다는 것이 옳을 것
입니다. 그렇지만 늘 있는 일이어도 누계(累計)를 단다거나 전체 상황을 알 수 있게 처리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혹시 늘 있는 일이 아니면 읽힐 수 있는 제목을 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굳이 게시물을
열어보지 않아도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제목을 달아주면 더 좋습니다. 매일 하는 일상 보고도
그날 좀 특수한 사정이 있다면 그 특수한 것을 제목에 부제로라도 붙이면 좋습니다.
이것은 친절입니다. 내용을 잘 알 수 있도록 제목을 달고, 내용도 잘 정리되어 있다는
것은 친절입니다. 이것도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생각이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사실,
누구나 알아야 할 특별한 사실을 잘 정리하는 것은 특별한 행동입니다. 특별한 행동은 특별
하게 평가됩니다.
그리고 한 게시물에는 한 가지 사건만 담는 것이 옳습니다. 사건이 두 개면 둘로 나눠서
게시하면 됩니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게시
판을 활용하는 것도 달라집니다. 생각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게시물의 가치에 걸맞
게 대접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어쩌면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닐 지도 모릅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것은
이미 습관입니다. 그 자체가 능력입니다. 그렇지만 습관을 바꾸면 능력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고하는 것이 좋을까를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늘
하는 일도 좀더 좋은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노력이 쌓여서 사물을 보는 새
로운 관점도 생기고, 개선도 하게 됩니다. 실력이 붙게 됩니다.
일부러 눈에 띄려고 행동하는 것은 유치합니다. 그렇지만 정확하게 보고해서 저절로 눈
에 띄는 것은 필요하기까지 한 일입니다.
보고는 조직 활동에서 가장 기본입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보고를 잘 해서 다른 사람으
로부터 인정받는 일은 중요한 일입니다. 보고를 하나 하더라도 정말 생각이 담긴 보고를 할
때 자연스럽게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수룬만이 아닙니다. 어디서나 마찬가지입니다. 똑 같은 일을 다른 각도에서 보도록 노
력하고, 또 고민해야 합니다. 이 점은 제가 여러 조직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것인데, 평범해
보이는 일도 고민하는 사람이 다루면 특별해집니다. 답답한 것은 특별한 것조차 고민하지 않
고, 생각하지 않고, 과거를 답습(踏襲)하면서 평범하게 만들어버리는 일입니다. 도대체 어떻
게 해야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들지 저도 참 고민이 됩니다.

2
비전을 주는 보고
저는 여러분이 승진하려고 애를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좀더 높은 직위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자기 능력을 나눠주는 것은 칭찬받을 일입니다. 저는 각자가 더 높은 직위로 올라
가서 각자가 더 훌륭한 리더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는 성장해야 합니다. 성장이 멈추면 부모는 괴롭습니다. 늘 다섯 살 짜리에 머무르
면 부모에게 근심거리가 됩니다. 늘 평직원으로 있으면 회사는 괴롭습니다. 성장을 해야 하
는데 계속 그 자리에 있으면 약간 난감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건 그 사람이 감당해야 할
몫이긴 합니다만, 난감한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각자가 제자리에 머물지 말고 리더로 성장
하기를 바랍니다.
리더는 비전을 주는 사람입니다. 비전을 줄 수 있으니까 팀장이 되었겠지만, 팀장이 곧
비전을 주는 사람은 아닙니다. 팀원이면서도 비전을 줄 수도 있습니다. 리더는 한자(漢字)로
지도자(指導者)입니다. 저는 이 말이 정말 리더의 본질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
(指)는 손가락을 들어 가리킨다는 뜻입니다. 도(導)는 이끈다는 뜻입니다. 손가락을 들어 목
표를 가리키고, 사람들을 격려해서 그 목표를 향해 나가게 하는 사람이 리더이고 지도자입니
다. 지금은 팀원이지만 실제는 리더일 수 있습니다. 지위로서는 리더가 아니지만, 역할로서
는 리더일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이후 진짜 리더가 됩니다.
보고는 팀장의 고유권한이 아닙니다. 팀원도 자연스럽게 보고할 수 있습니다. 보고를 통
해 팀뿐 아니라 조직 전체에 비전을 줄 수 있습니다. 평직원으로서 보고를 하지만 그 보고
안에 팀이 나가야 할 방향을 담을 수 있습니다. 보고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표를 하나 만들
어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팀의 상황과 실적과 나아갈 바를 보여주는 표를 만들 수도 있
습니다. 의미가 풍성하게 담긴 표가 될 수 있고, 그냥 늘 보는 그런 표를 만들 수도 있습니
다. 생각을 한 만큼, 또 그 실력만큼 보고서가 작성됩니다.
회사 경영진은 상황과 의미가 풍성한 표, 또 그런 보고를 귀하게 여길 수밖에 없습니다.
비전을 주는 보고와 그냥 그런 보고는 격이 다릅니다. 보면 압니다. 생각을 하는 사람만
비전을 주는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자기 생각이 없는데 보고서에 생각이 들어갈 리
는 없기 때문입니다.
한 때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생각하는 사람이어야 의미가 있는
보고서를 쓸 수 있고, 의미 있는 보고서를 쓸 능력이 있어야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정말 평범한 일을 하더라도 방법을 개선하고, 또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서 특
별한 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조직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보고에도 이것은 적용될 수 있습니
다. 누구나 하는 보고지만, 그 사람이 올린 보고는 꼭 열어보게 만들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반드시 리더가 됩니다. 그 사람이 올린 일일보고만 보고도 그 조직의 한달 상황을 알 수 있
게 한다면 그 사람은 리더가 됩니다.

스스로 정리하는 과정인 보고


저도 보고를 합니다. CEO전언은 제가 조직원에게 드리는 보고입니다. 저는 매 주 한번
씩 CEO 전언을 씁니다. 솔직히 매우 힘듭니다. 이 전언 때문에 잠을 잘 못 잘 때가 많습니
다. 이 전언은 목요일 새벽에는 끝내야 합니다. 새벽에 끝내서 번역자에게 넘겨줘야 목요일
오후에 프린트 해서 배포할 수 있습니다. 하루 전에 끝내면 좋습니다만 글이라는 게 꼭 막판
까지 몰고 갑니다. 안 그러려고 어떤 때는 목요일 아침에 넘겨주자마자 미리 생각한 다음 것
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용 없습니다. 금요일, 토요일 되면 이미 조직의 현안은 바뀝니
다. 그리고 쓴 것이 마음에 안 듭니다. 결국 또 수요일 저녁에 약간 일찍 자서 두세 시에 깨
서 마무리 합니다. 잠을 망치는 원인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야기합니다. 그렇게까지 안 하고도 잘 되는 회사 많습니다. 사실입니다.
이렇게까지 안 해도 회사가 잘 굴러갈 수 있습니다. 국내에 있는 합판 업체 사장들은 그렇게
안 하고도 우리 회사보다 매출에서 열 배 이상 합니다. 인쇄업을 벗어나면 여수룬은 여전히
구멍가게입니다. 이렇게 전언 안 쓰고도 운영만 잘하는 CEO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리고 여
수룬에서 제가 CEO 전언 안 쓴다고 꼭 안 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3
‘내가 이거 왜 쓰나’ 하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정기적으로 A4 5~6매 쓰는 것 힘듭니다. 그것도 썼다 파기한 것을 생각하면 그 양이 결
코 적지 않습니다. 도대체 CEO 전언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무엇일까요?
CEO전언은 저 스스로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저는 CEO전언을 쓰면서 조직의 CEO로서
저 자신을 정리합니다. 전언을 쓰면서 조직의 현안이 무엇인가를 고민합니다.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점검합니다. 조직 상황을 파악하고 개선할 것을 찾습니다. 전언은 저에게 생각을 하
도록 강요를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저는 조직의 여러 가지 현안에 저 나름의 관점과 비전
을 갖습니다. 전언이 없었어도 여수룬을 지금 정도까지는 운영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모
릅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전언이 있었기 때문에 저 자신이 확실히 정리가 된다는 그 사실입
니다. 제 생각이 정리가 된다는 것은 여수룬에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조직에서도 CEO의 영
향은 정말 중요합니다. CEO가 생각이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그 여파는 일파만파입니다. 그
런 점에서 CEO전언은 저를 정리하는 과정이고, 그 결과로서 조직이 정리되는 과정입니다.
전언이 있기 때문에 할 말도 아낍니다. 당장 지적하지 않게 됩니다. 전언을 통해서 잘
정리해서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말이 글로 될 때는 정리가 됩니다. 또 글을 다듬는 퇴고(推
敲)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저 자신이 정리가 되고, 말도 성급하게 하지 않게 됩니다.
이 과정은 몇 주 전 조직에 관한 전언에 담겨 있습니다. 조직에 몇 가지 문제가 있었을 때
저는 전언을 통해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개개인과 부딪히지 않고도 어느 정도 정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CEO전언을 준비하면서 정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웬만한 조직 현안에는 제가 적절히 대
응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한번 이상 생각을 했던 사안들이므로 관점은 갖고 있습니다. 물론
저만의 생각일 수는 있습니다만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CEO전언을 써서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것은 확실히 저입니다.
저는 이것이 CEO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사람의 삶에 책임이
있는 처지이기 때문에 그 만큼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이 생각
을 잘 정리하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과거의 CEO전언은 다시
활용하지 않습니다. 똑 같은 주제여도 새로 씁니다. 왜냐면 조직의 상황과 주변 환경이 바뀌
었기 때문에 똑 같은 주제여도 해석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CEO전언을 통해 저 자신
을 정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조직을 이끌기 때문에 우려먹지 않습니다.
남을 위해 살지 말고 자기나 잘 하라는 것은 여수룬에서 충분히 통용되는 말귀입니다.
전언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언은 결국 저 자신을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보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장, 혹은 상급자를 위해서 보고하는 것은 이차적인
목표입니다. 자기 삶과 활동을 정리하는 과정이 보고서입니다. 남을 위해서 하면 아무래도
수동적이 됩니다. 경쟁 상대는 자기 자신입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정리하는 과정의 결과
가 보고인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일기를 왜 중요하다고 합니까? 자기 삶을 돌아보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일기는 남을
위해 쓰지 않습니다. 일기는 자기 자신을 위해 씁니다. 일기를 쓰면 정리가 됩니다. 묵상을
왜 합니까?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 자기를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기 자신을
정리하는 능력이 바깥으로 나올 때는 실력이 됩니다. 보고는 그런 의미입니다. 일기도 꾸준
히 쓰면 실력이 늘듯이 보고도 꾸준히 하면 실력이 늡니다.
기록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매출, 사업별 현황 등을 꾸준히 기록합니다. 저 자신을 위
해서입니다. 그런 기록이 있어야 제가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CEO인 저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대화 수단으로서 보고
저는 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으로 CEO전언을 씁니다. 그런데 이 결과물은 소중
한 소통의 수단입니다. 조직원 수가 열 명을 넘어서면 일일이 대면(對面) 접촉(接觸)해서 의
견을 전달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사내 방송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만 사내 방송도 원
고가 있어야 합니다. 열 명이 넘어서면 보고서는 매우 중요한 소통 수단이 됩니다.
리더는 생각을 개방해야 합니다. 리더는 다른 사람에게 목표를 가르쳐 주고 이끌고 가는

4
사람입니다. 무겁든 가볍든 다른 사람의 운명을 조금은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리더
는 자기 생각을 알려줘야 합니다. 비전을 알려줘야 합니다. 상급자에게도 알려줘야 하고, 동
급자에게도 알려줘야 하고, 하급자에게도 알려줘야 합니다. 또 자기가 파악하고 있는 상황도
알려줘야 합니다.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실컷 산꼭대기까지 끌고 와서는 ‘이 산이 아닌가봐’하면 곤란하지 않습니까? 지휘자는
가야 할 길을 명확히 해줄 의무가 있습니다.
명령이라면 무조건 따를 것 같은 군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어설픈 지휘자나 지시와
명령을 앞세웁니다. 군대에서도 진짜 지휘자는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합니다. 부대의 임무가
적의 진공을 끝까지 막아서 아군의 퇴로를 확보하는 것일 때도 지휘자는 이 임무를 설명합
니다. 이것이 진짜 지휘입니다. (생식기로 밤을) 까라면 까는 조직은 어설픈 조직입니다.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하는 보고는 설득하고, 대화하고, 교육하고, 토론하는 수단입니다.
지시와 명령으로 조직을 통솔하는 것은 전국시대(戰國時代)에도 권하지 않는 일입니다.
상급자가 자기 생각을 잘 정리해서 부하들과 대화하는 수단은 정리한 보고서가 제일입
니다. 그만큼 기록된 보고가 중요합니다.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대화가 풍부한 조직이 대화가 단절된 조직보다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하는 보고만 풍부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급자도 하급자에
게 제대로 보고해야 합니다.

여수룬의 보고 풍토
여수룬의 보고 실력은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저는 어떤 사람이 올린 보고는 기대를 갖고 읽습니다. 그 보고서는 상
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그 사람의 감정까지도 실려 있습니다. 저는 그런 보고
서가 좋은 보고서라고 생각합니다. 그 보고서를 보면 그 사람이 이후에 어떤 일을 하려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그 보고서를 보면 제가 그 사람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 지도 알 수 있습
니다.
보고의 기본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보고의 기본이 무엇입니까? 현상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두 번 째는 해석을 하
는 것입니다. 그리고 적용하는 것입니다. 상황 파악-해석-응대 이것이 보고의 정석입니다.
여수룬에서 보고를 이렇게 하고 있는 사람은 정말 극히 드뭅니다. 한 손으로 꼽을 수 있
는 상황입니다.
대부분은 별 생각 없이 보고 합니다. 많은 사람이 별 생각 없이 보고한다는 것은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은 보고를 아예 안 하는 경우입니
다. 여수룬에서 이 상황은 다소 심각합니다. 특히 여수룬에서는 간부들이 오히려 보고를 안
합니다.
간부는 간부이기 때문에 자기 생각을 좀더 솔직하고 용감하게 내놓고 검증을 받아야 됩
니다. 그런데 간부들이 생각을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리더로서는 약간 책임감이 떨어지는
행동입니다. 리더는 손가락을 들어 가리키는 사람입니다. 목표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끌어야 합니다. 설득하고, 교육하고, 대화하고, 토론해야 합니다.
구두 보고도 나쁘지는 않지만, 기록으로 남기는 보고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결근자가
있을 수 있기도 하고, 말은 글보다 더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말은 또 근거를 남기
지도 않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기가 하는 말을 자기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전언을 쓰면서 여러 번 경험합니다. 처음에는 A라는 주제로 시작합니다. 그 주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쓰다가 보면 쓸 게 없는 경우가 자주 생깁니다. 이
미 해결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쓰다가 보면 더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하게 되어서 주제 자체
를 바꾸게 됩니다. 문제가 심화되는 것입니다. 이 현상은 사람의 생각이 글보다 정교하지 않
다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저는 부서장 혹은 간부들이 자기의 생각, 자기의 구상, 자기의 고민을 글로 보고하기를
바랍니다. 사실 보고하라는 말을 여러 번 했습니다. 전언을 뒤져 봤습니다. 2010년 8월 25일
‘미래 지향의 보고’라는 간부를 향한 글을 발표했습니다. 2010년 9월29일에는 ‘구성원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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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향한 보고’라는 글을 발표했습니다. 내용을 훑어봤습니다. 그 글들에는 똑 같은 호소가
있습니다. 간부들에게 제발 보고를 하라는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부들은 여전히
보고를 잘 하지 않습니다. 잘 하지 않는다기 보다 아예 하지를 않고 있습니다.
물론 글을 쓰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장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 보고는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만큼은 아주 분명합니다. 구두 보
고보다 정리된 문서보고가 훨씬 가치가 크다는 것도 아주 분명합니다.
사람들은 말로 하는 것을 편하게 느낍니다. 당연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말
로 하는 것과 글로 정리한 것의 차이는 비교를 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조직이 커지면 커질
수록 글로 하는 보고가 더욱 중요하게 됩니다.
여수룬은 100명, 200명, 1,000명, 2,000명 늘어납니다. 지역도 일본, 미국, 캐나다, 인도,
중국으로 넓어집니다. 말로 하는 보고는 명확하게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
황에서 간부들이 글로 하는 보고를 연습하지 않으면 반드시 한계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보고는 자기를 드러내는 과정이면서 조직 구성원과 대화하는 과정입니다. 간부는 자기를
드러내야 합니다. 그걸 통해 조직 구성원과 대화해야 합니다.
일반 조직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보고는 조직에 대한 의무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기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스스로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또 승진하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승진
은 연봉과 연동됩니다. 기술은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간부로 성장하려면 기술과 함께 리더십
을 갖춰야 합니다. 리더십은 목표를 가리키는 것이고, 그 목표로 나가게 설득하는 과정입니
다. 말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보고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조직원이면 너무나 당연하게 해야 되는 일입니다. 보고를 하
라고 가르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조직에서 글씨도 쓸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았다
고 하는 말처럼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보고를 잘 하고 있습니까?
여러분은 여러분이 하고 있는 일을 기록하고 있습니까? 각 사람마다 임무가 다 다릅니
다. 자기 임무를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록을 갖고 있습니까? 기록이 없으면 보고도 힘
듭니다. 한번 점검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간부들은 부서원들이 어떻게
보고하도록 지도하고 있는지 같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기 원합니다.(*)

6
[전언(傳言)]

프로

2012. 3. 23. 금요일.

여수룬은 이제 프로를 요구하는 시대로 들어갑니다. 생존기(生存期)는 끝났습니다. 이제


는 진짜 기업다운 기업으로 활동해야 할 시기입니다. 여수룬이 기업다운 기업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것은 여수룬의 직원들도 직장인다운 직장인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야말로
프로인 직장인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룰이 적용될 것이고, 각 사람은 새로운 룰에 적응해야 합니다. 새로운 룰이
어떤 것일지 솔직히 저도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명확한 것은 유소년기(幼少年期)에는 유소
년기에 맞는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있고, 청소년기(靑少年期)에는 청소년기에 맞는 사고방
식과 행동양식이 있듯이, 기업의 생존기에는 생존기에 맞는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이 있고, 발
전기에는 발전기에 맞는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가끔 여수룬 초창기 직원들은, ‘이전에는 다른 부서와 대화도 많이 했는데, 요즈음은 다
른 부서 사람들과 얘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또 부서에서는 회사 전체 일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 부서 일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고 말합니다. 이것도 일종의 바뀐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는 현상입니다. 그 때는 사무실이 4층에 세 칸 뿐이었습니다. 직원도 전부 합쳐서 20여
명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여수룬은 5층 두 칸, 4층 일곱 칸, 3층 한 칸을 쓰고 있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야 할 일입니다. 만약 여수룬이 100명을 넘어서면 다른 부서에
누가 있는지도 모를 수 있습니다. 100명이 되고, 200명이 되면 그에 맞는 룰이 필요합니다.
회사가 더 발전해서 일본에 영업소가 100개가 되고, 미국에 영업소가 50개 면, 서로 모르는
것이 오히려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됩니다. 이럴 때는 소통 방식 자체가 아예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잘 적용해야 합니다.
프로인 직장인을 요구하는 새로운 환경은 개인에게도 새로운 도전입니다. 잘 생각해야
합니다. 바뀌는 환경이 개인에게 어떤 것을 요구할 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상황
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그에 잘 적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있습니다.
그것은 기본에 충실한 것입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이고,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물건을,
싸고,
빠르게,
편리하게
그리고 고객이 부자 되게

이것이 여수룬의 서비스 모토입니다. 이 모토를 잘 지키면 바뀐 상황에도 여전히 잘 적


응할 수 있습니다. 조직 내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

이것이 여수룬 내부 모토입니다. 이 모토를 잘 지키면 역시 조직 내부도 바뀌는 현실에


잘 적응할 수 있습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에 충실하면 됩니다. 프로는 어떤 사람입니까? 기본은 확실
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기본이 안 되고 프로가 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기본을 잘한
다고 프로가 되지는 않지만, 기본이 안 된 채 프로가 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한 기본은 갖춰야 합니다.

1
지금까지 여수룬은 아마추어 같은 태도도 상당히 용납해줬습니다. 프로라면 하지 않을
행동도 때로는 모르는 척, 관심 없는 척 하면서 봐줬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지금까지처
럼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이 때는 봐주던 일도 청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면 용납하지 않
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것은 CEO 개인의 취향 혹은 기호와 전혀 상관이 없을 수도 있
습니다. 조직이 커지면 저절로 그렇게 됩니다. 아마 곧, ‘그 전에는 정(情)이 있었는데 어느
새 조직이 관료주의(官僚主義)에 물들었고, 딱딱해요’ 하는 소리가 나올 겁니다. 이미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은 관료주의가 아닌데, 이전처럼 개개인의 목소리를 전체가 수용하지 못
하는 현상을 하기 좋은 말로 관료주의라고 한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개인을 이전처럼
배려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역시 바뀐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는 현상입니다.
바뀐 상황, 앞으로 바뀔 상황에 미리 잘 적응해야 합니다. 우선 눈에 띄는 몇 가지를 살
펴보겠습니다. 이게 전부는 아니지만, 이것을 통해 제가 드리려는 말씀의 내용을 잘 알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부 강좌 불참
저는 내부 강좌를 듣지 않는 임직원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러 가지 사정으로 도저히 들을 수 없는 직원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 경우는 인정하고,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조금만 노력하
면 들을 수 있는데도 강좌를 듣지 않는 직원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웬만한 사정은 다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인정하려고 애를 씁니다. 내부 강좌에 들
어오고 안 들어오고가 그 사람의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은 분명히 아닙니다. 그렇지만 별 이
유 없이 마케팅 강좌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보다 애를 써서 마케팅 강좌에 들어오는 사람을
더 인정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매일 있는 강좌면 또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일주일에 한번, 그것도 30분만 일찍 오면
들을 수 있는 강좌에 빠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참 무감각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좀 하기 싫은 일도 전체를 위해서 어느 정도는 하는 것 아닐까요? 특별한 이유
는 없지만 그냥 귀찮아서, 혹은 마음에 안 들어서 참여하지 않는 것은 좀 미성숙한 태도 아
닐까요? 정 안 되면 정시 출근 시간보다 10분이라도 일찍 와서 참석할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요? 미안해서 안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어른이라면 이런 것 가지고 미안해하는 게 아닙니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은 어쩔 수 없는 사정이고, 참석할 수 있는 범위에서 참석하는 것이 어른
스러운 일입니다. 조직 행사에 결과적으로 빠지는 것보다 늦어도 꾸준히 참석하는 태도가 어
른스럽지 않을까요?
아침 잠이 많아서 강좌를 듣지 못한다는 말은 성인이 할 말은 아닙니다. 인사고과 담당
자가 그 말을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약간 허탈한 웃음이 나옵니다. 정말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걸까? 일주일에 한번 30분 일찍 나오는 게 안 되는데 그럼 그 사람에게 더 많은 책
임을 맡길 수 있을까? 정말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또 여러분이 고과 담당자라면, 혹은 인사 담당자라면 그런 경우를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
요?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볼 줄도 알아야 합니다.

조직 행사 불참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나무라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평가할 때 당연히 반영합니다. 조직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사람과 조직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을 동등하게 평가하는 것은 오히려 불공평합니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이해는 합니
다. 또 그런 사정이 없어지게 하려고 도와도 드립니다. 그렇지만 평가는 합니다.
지금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만 초창기에는 조직 야유회 등에 빠지는 걸 별로 어려워하
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직원들은 오래지 않아 조직을 떠납니다. 사실 이런
직원은 성장하도록 돕기도 정말 어렵습니다. 늘 부정적이고, 늘 소극적이어서 회사가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가 없습니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은 있습니다. 인정합니다. 문제는 그런 어쩔 수 없는 사정이 너무 잦
은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결국 마음의 문제고 태도의 문제입니다.

2
지각
저는 출근 체크를 하지 못하게 합니다. 어린애도 아니고 유치원생도 아니니까 지각을 체
크하지 하지 못하게 합니다. 모두 어른입니다. 어른을 애 대접하기 싫어서 그렇습니다. 어른
들이 일하는데 출근체크기를 동원해야 할까요? 알아서 할 일입니다. 그래서 역시 지각해도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따지지 않습니다. 잔소리도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평
가도 달라집니다. 그 정도도 컨트롤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고 싶겠습니까?
역지사지(易地思之) 아닐까요? 늘 5분, 10분 늦어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역시 별로 생각이
깊지 않은 행동입니다. 회사는 여전히 출근, 퇴근 혹은 외출을 체크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
각하고, 외출하고, 조퇴할 일이 있으니까 할 겁니다. 그런 것을 일일이 체크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무서운 것은 그 사람의 이미지가 구성원 마음 속에, 그리고 간부들 마음 속에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어른이라면 그런 것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그저 머리만 아궁이에 파묻은 꿩처럼 행동해
서는 안 됩니다. 알아서 해야 할 일입니다. 고과(考課)에는 저절로 반영됩니다.

근무 중 딴짓
안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은 거의 다 봅니다. 여러분이 저를 잘 아는 것처럼 저도
여러분을 꽤 잘 압니다. 제가 다 알 수 없지만 간부들 눈을 다 합치면 여러분을 어느 정도는
압니다. 저는 근무 중에는 일에 집중하기를 바랍니다. 사적인 메신저 이용, 카톡 등 스마트
폰 메신저 이용,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회사 일을 하면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모습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빈번한 사적 전화, 역시 문제가 됩니다. 사생활을
잘 관리하지 못하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은 전혀 없지만 간부가 되어서 복도를
서성이며 개인전화에 열중하는 모습을 직원이 보는 것이나, 직원이 개인 전화 때문에 수시로
복도를 서성거리는 모습이나 다 보기 안 좋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회사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일 뿐입니다. 뭔가 감춰야 할 비밀스러운 일이 많은 사람은 간부들을 안심시키지 못합니
다.

연차
연차 사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계획을 세워서 한 달을 쉬겠다고 하면 찬성합니다.
그렇지만 당일 아침에 갑자기 연차 신청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물론 아프면 쉬어야
합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시도 때도 없이 당일 아침에 연차를 신청하는 것은 정
말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그 정도 상태면 문제입니다. 개인 관리에 문제가 있든지, 건강 관
리에 문제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정도로 시도 때도 없이 당일 아침에 연차를
신청할 상태면 좀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건강도 관리해야 합니다.
평소에 그런 일 없던 사람이 갑자기 연차를 쓰면 사람들이 걱정을 해줍니다. 문제가 되
고 안 되고는 평소에 그 사람의 행동에 달려 있습니다.

근무 중 이어폰 듣기
다른 사람 말은 듣기 싫다는 것일까요? 가정에서도 그렇습니다. 애가 하루 종일 귀에 이
어폰 꽂고 대화를 차단하면 정말 답답해집니다.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입니다. 소
통이라는 게 평상시 대화이고, 때로는 흘러가는 말이기도 한데, 이어폰을 꽂고 근무하는 것
은 거의 남 얘기 듣지 않겠다는 태도입니다. 의도와 무관하게 전혀 어른답지 못한 행동이고,
또 직장인답지 않은 행동입니다. 축구시합장에서 선수가 이어폰 꽂고 시합에 임하는 것과 다
를 바가 없습니다. 축구 감독이 시합에 나가는 선수들에게 대화를 많이 하라고 주문하는 것
은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소통도 마찬가지입니다. 흘러가는 말을 차단하는
것은 꽤나 어리석은 행동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간부라고 생각해보십시오. 뭘 시키려고 불렀는데 전혀 듣지를 못하는 상태라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절대 곱게 보이지 않습니다. 역시 관계를 생각하지 못하고, 역지사지하

3
지 못하는 태도이기도 합니다.

소통
이유야 어쨌든, 조직 생활하면서 사람과 많이 부딪히는 성격 혹은 말투가 있습니다. 고
쳐야 합니다. 평사원일 때는 괜찮습니다. 그렇지만 간부가 되려면 부딪히는 성격, 말투는 곤
란합니다. 본인이 임명권자라고 생각해보면 과연 부딪히는 성격을 그렇게 쉽게 용납할 수 있
을 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고치기 정말 어렵습니다. 여수룬에서 이 때문에 스스로 사직한 사람이 정말 엄청나게 많
습니다. 특히 여수룬은 소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잘 다루고 있기 때문에, 자주 부딪히는 사람은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조직에서 스스로 떠납니다. 나가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문제를 일으키고, 스스로 나갑니다.
정말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고쳐야 합니다.

가정 생활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가정을 잘 챙길 것을 바랍니다. 이 문제는 말하기 참 조심스럽
습니다. 저 역시 결혼 생활에서 심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가정을 잘 꾸리는 일의 어려움
을 어느 정도는 압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일을 말해야 합니다. 여수룬에는 여수룬이 원하는
조직의 풍토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수룬이 원하는 인간상이 있습니다. 저는 여수룬 조직원들
이 가정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기를 바랍니다. 뭘 이런 것까지 얘기하냐고 불평해도 할 수 없
습니다. 저는 여수룬 CEO로서 여수룬 구성원들이 가정을 소중히 여기기를 바랍니다. 이건
제 철학입니다. 저라고 잘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는 가정을 잘 관리하는 사람
을 중용할 겁니다.
가정이 붕괴되는데 회사일을 잘 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또 있어서도 안 됩니
다. 가정이 무너지는데 회사일을 잘 하는 사람은 비정상입니다. 가정이 무너지면 인생에서
가장 큰 축이 무너지는 것인데도 아무 영향을 안 받고 태연하게 회사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무서운 일입니다.
돈을 벌어서 뭐할까요? 가정이 무너지는데 회사일을 잘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입니다. 기본을 무시하지 말기 바랍니다. 제대로 된 CEO라면 가
정을 챙기지 못하는 간부를 중용하지 못합니다. 물론 너무 탁월하기 때문에 안 쓸 수 없는
사정도 있을 수 있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가정을 건실하게 운영하는 사람을 쓸 겁니다.
이미 어려움에 겪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불편한 말일 수도 있습니다. 불편하게 했다면 참
미안합니다만 그래도 이 말을 해야 만 합니다. 가정을 소중히 여기기 바랍니다.

술, 여가
가정 생활과 연결됩니다. 여수룬이 정시 퇴근을 보장하려고 애쓰는 것은 저녁에 술 먹으
라는 게 아닙니다. 충분히 휴식하고 업무에 집중하라는 뜻입니다. 회사가 애를 써서 정시 퇴
근을 보장했더니 술로 세월을 보내면 참 난처합니다. 개인 시간이니까 회사가 터치할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분은, 고과(考課) 역시 개인이 터치할 일이 아니라는 것
도 동시에 기억해야 합니다. 반드시 반영됩니다. 저녁 시간을 술 마시면서 보내는 사람과 저
녁 시간을 휴식으로 보내는 사람은 반드시 구분합니다.
저녁에 회사 사람과 술 마시는 것은 될 수 있으면 피하시기 바랍니다. 오래 근무한 분들
은 잘 알 겁니다. 역시 저녁에 늦게까지 술 마시던 직원들 대부분 스스로 나갔습니다. 혹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술 마시고도 끄떡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술 마시고 실수 안
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여수룬 초창기가 생각납니다. 술 마시고 술 냄세 풀풀 풍기면서
일하던 직원들이 있었습니다. 회사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었습니다.
저 역시 40대 중반까지 그러고 다녔습니다. 술을 마시면서 결속력을 다진다고 생각했습
니다. 그렇지만 술을 마신다고 결속력이 다져지는지는 참 의문입니다. 확실한 것은 술 말고
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결속력을 다질 수 있는 길이 너무나 많다는 것입니다.
저는 여수룬 CEO입니다. 모두가 건강한 문화를 만들기를 권합니다.

4
공부
진짜 전문가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CEO 중에서 그나마 개인
이 성장할 수 있도록 조금은 돕는 편에 속합니다. 작은 회사에서 저만큼이나마 그렇게 하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분의 책임입니다. 저의 책임은 아닙니다.
승진은 누가 시켜주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스스로 하는 것입니다. 실력이 없으면 승
진할 수 없습니다. 승진 되지 않으면 조직에서 내보내지 않아도 스스로 나가게 됩니다.
공부하든 안 하든 그것은 제가 관여할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거기에 여
러분의 승진이 달려있다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상식
사람들은 여수룬이 잘못도 대체로 용납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용납하려고 노력합
니다.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합니다.
그렇지만 평가할 때는 합니다. 잘못을 이해는 하지만 그 잘못에 책임은 묻습니다. 저는
잘한 것은 잘한 대로 평가하고, 못한 것은 못한 대로 평가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성장하도록 돕지만 동시에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각을 해도, 조직 행사에 참여를 안 해도, 연차를 무분별하게 써도, 근무 중 이어
폰을 들어도 별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잘못이라는 것을 몰라서일까요? 저도 다 압니다. 다
만 굳이 이야기하지 않을 뿐입니다. 스스로 알아서 하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그런 기본을 잘 지키지 않는 당사자들에게는 제가 좀 부탁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그런
일을 놓고 하나하나 잔소리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런 일을 평가도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가끔, 사람들이 참 생각 없이 산다고 여겨집니다. 그런 일 하나하나가 고과에 다
반영이 되는데, 고과 때 반영된다는 생각은 왜 전혀 안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연봉
협상 때 무엇으로 협상을 할까요?
저는 지금 여수룬이 유소년기(幼少年期)를 넘어 청년기로 진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초대형 사고를 치지 않는 한 생존을 걱정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보다 빨리 발전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제 회사가,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를 요구하는 때
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지금까지는 여러분에게 여수룬은 ‘one of them’ 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행
동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각도 하고, 태연하게 당일 아침에 전화로 연차라고 신고하고, 강좌
도 안 듣고 했을 겁니다. 여수룬도 지금까지는 그런 행동을 어느 정도 묵과했습니다. 어쩌면
여수룬도 그렇게 전문가는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여수룬은 그런 시절과 작별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여수룬은 전문가를 요구합니다. 여수룬을, 자기 인생에서 한 단계 성
취를 이룰 아주 중요한 곳으로 여기는 사람을 요구합니다. 꼭 기술이 아닙니다. 여수룬을 스
쳐지나 가는 곳이 아니라 아주 중요한 곳, 전심전력(全心全力)할 곳으로 여기는 사람을 요구
합니다.
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바뀌고, 여건이 바뀌면 그 시대, 그 환경, 그 여건에 적응해야 합
니다. 그리고 그 시대, 환경, 여건을 활용해야 합니다. 지금 여수룬은 그런 점에서 전문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일단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조직 행사에 잘 참석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유치원에서 배운 것입니다.
지각하면 안 된다는 것도 따로 가르쳐야 할 내용이 아닙니다.
근무 중 딴짓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새로 배워야 할 게 아닙니다.
휴가를 쓸 때는 최대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상식입니다.
건강을 잘 관리해서 회사에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새로운 내용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과 잘 조화해서 일하라고 굳이 알려줘야 합니까?
가정에 충실 하라는 게 회사의 지침이라면 좀 우습지 않습니까?
저녁에 쓸 데 없이 술 마시지 말고 공부하라고 알려둬야 합니까?

5
모두 상식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수룬은 이제 이런 상식을 지키는 사람이 중용되는 시대
로 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제 새로운 시대로 나가고 있는 여수룬에서 지금까지 여러분 삶을 한번 점검
해보시기 바랍니다. 여수룬은 여수룬을 진정으로 아끼는 사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서로 압니다. 정말 애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지, 아니면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냥 다니는지
서로 압니다. 혹시라도 애정이 없는 분들께서는 이 원리를 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사랑은
의지입니다. 지금 다소 애정이 안 생기더라도 사랑하려고 노력하면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사
랑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입니다. 여러분께서 여수룬을 진심으로 사랑하시고, 혹시라도 지금
그렇지 못하면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려고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6
[전언(傳言)]

월 매출 1억 엔 시대

2012. 3. 30. 금요일.

지난 주 금요일 나눔 모두(冒頭)에 저는, ‘3년 내 P사 따라잡기’를 목표로 세워볼까 한다


고 말씀 드렸습니다. 아직 실제 목표로 제시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간부들이 이 말을 적
극 수용해서 사용하면서 거의 목표로 확정이 된 셈입니다. 이렇게 되고 보니 과연 이게 달성
할 수 있는 목표인가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일 일도 모르는 게 사람인데 3년 뒤
일을 어떻게 알겠습니까마는 그래도 따져봤습니다.
현재 P사는 월 7억 엔 정도 매출이라고 추정됩니다.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3년 지나면 P
사도 성장한다고 봐야겠지요? 월 10억 엔으로 추정해봅니다. 우리는 올해 3월 5천만 엔이니
까 월 10억엔 매출을 이루려면 무려 스무 배 성장해야 합니다. 대략 1년 뒤인 2013년 3월
1억5천만 엔, 2년 뒤인 2014년 3월 4억 엔, 3년 뒤인 2015년 10억 엔의 성장 속도여야 합
니다. 이 숫자를 놓고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연 가능한 걸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제 입에서 나온 이 숫자를 보면서, 처음에는 ‘이건 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좀 과하다’, ‘좀 심한 걸’ 하는 느낌입니다. 그러다가 그럼 아예 불가능한 걸까 하고 자문(自
問)해봤습니다. 계속 보니, ‘꼭 안 된다기 보다……’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계속 생각해봤습
니다. 방법이 있는 걸까?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2015년 3월, 매출 10억 엔!’은 달성할 수 있는 목표입니다. 3년
뒤 3월에 매출 10억 엔을 만드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월 매출 1억 엔이 실제로 이룰 수 있는 목표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자 갑자기 다른 문제
가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물량으로 따지면 지금보다 스무 배라는 건데 제작, 검수,
발송, 고객지원은 어떻게 되는 건가 하는 의문입니다. 과연 지금보다 스무 배 늘어난 물량을
감당할 수 있을까? 제작, 검수, 발송 쪽만 감당할 수 있다면 2015년 3월, 매출 10억 엔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다소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스무 배 늘어난 물
량을 제작, 검수, 발송하는 것도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이렇게 펼쳐놓고 보니 여수룬의 과제도 아주 분명해졌습니다.
‘2015년 3월에 지금보다 스무 배 물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여수룬을 바꾸는 것’ 이것이
진짜 과제입니다.

다르게 해야 합니다
지금보다 스무 배 물량을 처리하려면, 열심히 해서는 안 됩니다. 더 잘해서도 안 됩니다.
다르게 해야 합니다.
양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입니다.
열심히 하고, 더 잘 하는 것은 양으로 접근하는 방법입니다. 이건 그야말로 쥐어짜기 입
니다. 이 방법으로는 노동강도가 높아져서 회사의 발전이 개인에게는 오히려 고통이 됩니다.
이런 방법으로는 조직원이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회사의 성장이 개인에게는 오히려 퇴보가
될 수 있습니다. 매출을 스무 배 늘리면서 인원도 동시에 열 배 혹은 열다섯 배 늘어나면 그
것 역시 좋은 성장은 아닙니다.
일이 늘어나지만 노동시간은 단축되어야 하고, 단위 생산량 대비 단위 투입노동량은 줄
어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매출 증대가 구성원의 행복으로 연결됩니다. 지금까지도 그
랬습니다. 회사 매출은 해마다 늘었습니다. 그렇지만 퇴근시간은 당겨졌습니다. 일부 부서가
최근 퇴근이 늦어지고 있습니다만 잠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회사
매출이 대폭 늘어나면 틀림없이 노동시간은 단축될 것이고 근로환경은 좋아질 것입니다. 또
그렇게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열심히 할 게 아니라 다르게 해야 합니다.
1
지금까지 데이터를 정리한 방법과 달라야 합니다. 지금까지 제작한 방법과 달라야 합니
다. 지금까지 검수하는 것과 달라야 합니다. 지금까지 포장하는 것과 달라야 합니다. 지금까
지 발송하는 것과 달라야 합니다. 지금까지 공장과 달라야 합니다. 지금까지 발송과 달라야
합니다. 지금까지 고객응대와 달라야 합니다. 지금까지 고객관리와 달라야 합니다. 지금까지
홍보와 달라야 합니다. 지금까지 마케팅과 달라야 합니다.
그러려면 방법이 달라져야 합니다. 지금까지와 달라져야 합니다. 이제부터 여수룬의 진
짜 일꾼은 지금까지와 다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입니다.

각 개인이 달라져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마찬가지입니다. 방법이 달라지려면 생각하는 방법이 달라져야 합니다.
생각하는 방법이 달라지려면 사람이 달라져야 합니다. 스스로 바뀌어야 합니다. 스스로 바뀌
지 않으면 조직은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을 회사에 넣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은 두 가지
다입니다. 스스로 바뀌어야 하고,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을 회사에 넣어야 합니다.
두 배, 세 배의 변화일 때는 생각도 조금만 바꾸면 되고,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도 조
금만 넣으면 됩니다. 또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스무 배의 변화일 때는 대담하게,
정말 황당하다 싶을 정도로 대담하게 개인도 바뀌어야 하고,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도 넣
어야 합니다.
각 개인은 지금 큰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바뀌는 환경은 개인에게 바뀌라는 압력을 넣
습니다. 개인에게는 나쁘지 않은 적당한 스트레스가 됩니다. 개인이 이렇게 바뀌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으면 큰 진보를 이루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 기회는 동시에 큰 위기일 수 있습
니다.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조직이 개인을 토해내게 됩니다. 이건 CEO 개인의
품성, 성품 따위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CEO라고 이런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면 조직이
CEO를 뱉어낼 겁니다. 위기가 곧 찬스이듯이, 지금 오고 있는 찬스는 곧 위기일 수도 있습
니다.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바꿔지게 될 수 있습니다.
세상이 바뀌고 환경이 바뀌는데 늘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으면 퇴보입니다. ‘그 전에는
일 잘한다고 하더니 지금은 왜 일 못한다고 하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이유는 그 전에 그
사람이 일하던 방식이 옳았는데, 이제는 그 사람 방식이 장애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그걸 모릅니다. 뭐가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말하자면 50년 전 사람이 나타나서 현대에 적응
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말은 사람의 변심을 지적하는 말입니다. 토끼가 죽으면 토끼를
잡던 사냥개가 필요 없어져서 주인이 삶아 먹는다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개가 사냥밖에 못하
면 삶아 먹는 수 밖에 없습니다. 사냥할 일이 없어지면 집 지키는 일을 소임으로 삼아야 합
니다. 아니면 마약 탐지견이라도 되어야 합니다.
한(漢)나라 유방이 나라를 세우고 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말 위에서 나라를 세울 수
는 있지만, 말 위에서 나라를 다스릴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창업 때는 무(武)가 중심이지만,
수성(守城) 때는 문(文)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무에서 문으로 넘어갈 때, 이 변
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밀려납니다. 밀려난 사람은 스스로 팽(烹)당했다고 하지만,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시대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뿐입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업기에는 몸으로 때우는 사람이 일을 잘한다고 칭찬받는 경우
가 많습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회사 자체가 시스템도 중요한 역할
을 못하고, 조직도 엉망이니까 우선 급한 대로 몸으로 때우는 사람이 소중합니다. 그런데 일
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효율 있게 하는 사람이 대접을 받습니다. 시스
템으로 일하는 것이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효율이 크기 때문입니다. 시스템으로 일하는 환경
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왜냐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시스템을 바꾸려고 하기보다 지금까지처럼 열심히만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 때문에 개선이 지체됩니다.
여수룬은 지금보다 스무 배를 더 처리해야 합니다. 지금보다 스무 배를 더 처리하려면
열심히 해서는 안 됩니다. 더 잘 해서도 안 됩니다. 아예 다르게 해야 합니다. 아예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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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려면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머리를 쓰고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이 일은 간부들만의 몫이 아닙니다. 머리를 쓰고, 생각을 해서,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
로 일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누구나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개인의 능력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조직이 요구하는 일을 처리하는 것이 능력입니다. 조직이 각자가 하는 일을
개선할 것을 요구할 때, 그 일을 해내는 것이 능력입니다. ‘나는 참 열심히 하는데 안 알아준
다’고 불평할 필요 없습니다. 일을 개선하면 가장 확실하게 눈에 띕니다.
회사는 개인에게 억지로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머리 쓰고 생각하는 것은 강요한다고 되
는 일은 전혀 아닙니다. 각자 알아서 할 일입니다. 본인이 선택할 일입니다. 다만 확실한 것
은 이제 머리를 쓰고, 생각하는 사람이 지금보다 차원이 다르게 대접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
입니다.
머리를 쓰고, 생각을 하는 것은 개선(改善)한다는 말입니다.
흔히 개선은 위로부터 아래로 향한다고 착각합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개선은 쌍방향입니다. 위로부터 아래로 향하는 개선도 있지만, 아래로부터 위로 향하는 개선
이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사안의 특징에 따라 다릅니다. 확실한 것은 개선은 전방위(全方位)
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개발실, 기획마케팅실은 그 단위에서 개선을 하면 되는 것이고, 제작, 검수, 발송, 고객
지원은 그 단위대로 개선하면 됩니다.
3년 뒤 삼 월 10억 엔 매출은 이루어집니다. 여수룬 조직은 강합니다. 여수룬 구성원도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2015년 3월 목표는 이루어집니다. 저는 각 구성원이 각자 맡은 일
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여수룬은 회사에 더 많이 기여한 사
람에게 더 많이 보상합니다. 저는 이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선이 필요한 때, 개선에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개인이 바뀌려면 목표를 정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요가를 할 때 한 발만 디디고 균형을 잡는 자세가 몇 개 있습니다. 균형 잡기 매우 힘듭
니다. 비틀비틀합니다. 그럴 때 균형을 잡는 방법은 어떤 한 곳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시선
이 몸의 중심을 잡습니다. 예능 프로에 나온 김연아도 그러더군요. 빙글빙글 돌면 어지럽지
않냐고 물으니까 한 점을 바라봐서 중심을 놓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시선이 중요합니다.
목표를 정확히 바라보면 개인도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개선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상황을 정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정확한 상황인식만이 개인을
바꿀 수 있습니다. 꼭 이 때만이 아닙니다. 지금까지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조직에 기여
하는 사람은 개선하는 사람입니다.

조직의 흐름에 적응하기


개선하려면 다르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르게 행동해야 합니다.
갑자기 삼성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新經營) 선언이 생각납니다. 올해가 신
경영 선언 20주년 되는 해입니다. 이건희 회장에 대한 평가는 여기서 다룰 주제는 아닙니다.
20년 전에 이건희 회장은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슬로건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슬로건을 기반으로 양 경영에서 질 경영으로 대전환 했습니다. 이 대전환은 삼성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올라선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당시 삼성은 품질에 문제가 있다며 애니콜
전화기 500억 원 어치를 쌓아놓고 불을 질러버렸습니다. 삼성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500억에다가 불을 지른 것입니다. 그 때 태운 것은 애니콜 전화기가 아닙니다. 그 때 태운
것은 삼성 사람들의 의식입니다. 500억을 불질러야 바뀔 만큼 사람의 의식은 잘 안 바뀝니다.
우리는 뭘 태워야 할까요? 우리도 명함을 쌓아놓고 불을 질러야 할 지도 모릅니다.
여수룬에서는 개선이 이루어질 겁니다. 다행히 여수룬에는 다르게 생각하기 좋아하는 사
람들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은 하나하나 개선해 나갈 겁니다. 2015년 3월에 10억
엔 매출을 감당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고, 또 상당히 좋은 프로세스가 구축될 것
입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현재 구성원들입니다.
흐름을 타야 합니다. 흐름을 타야 개인이 인정 받습니다. 승진도 되고, 연봉도 오릅니다.

3
기분도 좋아집니다. 제가 CEO전언을 통해서 줄기차게 하고 있는 것은 여러분에게 흐름을 알
려주는 것입니다. 회사의 미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제가 회사의 미래를 계속 말씀 드
리는 이유는, 여러분 스스로 알아서 잘 적응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
은 CEO로서 제가 생각하는 미래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제가 여
러분 대신 살아줄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알아서 해야 합니다.
2015년 3월에 10억 엔 매출이 달성됩니다. 회사 시스템은 오히려 더 단순해지면서도 정
교해집니다. 프로세스는 더 좋아집니다. 3년 뒤에는 개인에 대한 평가 기준도 지금과 전혀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도 개인에 대한 평가 기준은 계속 달라질 것입니다.
변화에 잘 적응해야 합니다. 이것은 기본입니다. 더 좋은 것은 변화를 이끌어 가야 합니
다. 변화를 이끌어 가는 사람은 개선하는 사람입니다. 일하는 방법을 개선하고, 사람과 관계
를 개선하는 사람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개선해야 할 지는 일선에서 일하는 분들이
더 잘 알 수도 있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이 있습니다. 여수룬의 지난 4년6개 월은 끊임없는
개선의 역사였습니다. 검수 방법도 바뀌었고, 입고 후 포장 방법도 바뀌었고, 제작 프로그램
도 바뀌었습니다. 이 바뀌는 과정을 주도한 사람이 일을 잘한 사람입니다. 여러분 스스로도
생각해야 합니다. 이 중 내가 주도해서 바꾼 것이 ‘이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어떤 것입
니까? 이런 것이 있어야 합니다.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입니다. 입법(立法)기관입니다. 그래서 법에는 ‘홍길동의 법안’이
라는 별칭을 쓰기도 합니다. 이것은 책임을 부여함과 동시에 업적을 기록하는 방법입니다.
여수룬에서는 ‘아무개의 개선안’이라는 말이 기록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중요한 실력의 표시
입니다. 늘 하던 대로, 남이 하던 대로, 시키는 대로 해서는 월 1억 엔 매출 시대에도 개인
의 처지와 처우는 그다지 나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거래처를 바꾸고, 사무실 구조를 바꾸고, 업무를 바꾸고, 프로세스를 바꿀 수 있습니다.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도대체 왜 우리 회사는 이렇게 자주 바뀌는지 모르겠어요’하고 불평하는 사람이 있습니
다. 바보입니다. 갓난 아기에서 유아, 청소년, 청년, 장년, 노인으로 바뀌는 것처럼 조직도
바뀌는 것이 당연합니다. 활기차면 당연히 바뀌어야 합니다. 늘 하던 대로 하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바입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에서는 패망의 길입니다.
이 개선은 내가 한 것이라는 기록을 남길 수 있기 바랍니다. 그래야 여수룬에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공부
개선은 지금과 다르게 생각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지금과 다르게 생각하려면 머리에 다
른 것을 집어넣어야 합니다. 넣는 것은 지금까지와 똑같으면서 나오는 것이 다르기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많이 들으세요. 지혜는 들음에서 납니다. 경청하세요.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세요.
물류(物流) 관련 세미나도 많습니다. 심포지움도 많습니다. 혹은 물류 교육 과정도 있습
니다.
텔레마케팅도 자격증이 있습니다. 고객지원을 하려면 자격증을 따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제작 관련도 실무 공부를 더 해야 하지 않을까요?
언어 공부는 적당히 해도 됩니다. 원어민이 아닌 이상 적당히 하면 외국 사람들이 맞춰
서 말해줍니다. 여수룬에서는 공부하라고 하면 언어공부부터 시작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
기 업무 관련 공부가 우선이어야 하는데 그것은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여수룬을 잠시
거쳐가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수룬은 잠시 스쳐가는 곳일지 모
르지만 여러분의 업무는 따라가지 않습니까? 각자 선택이므로 제가 뭐라고 할 일은 아닙니
다. 다만 저는 여수룬에 어느 정도 자기를 걸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 관련 분야를 제
대로 공부하기를 권합니다.
새로운 생각은 공부를 해야만 나옵니다. 여러 가지 새로운 생각, 지식, 지혜, 경험이 들
어가면 나오는 것도 새로운 생각, 지식, 지혜입니다.
책을 많이 읽으세요.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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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안에서도 여러 가지 경험을 하세요. 거래처에서도 배울 것이 많을 겁니다. 간접 경
험도 경험입니다.
공부하고, 책 읽고, 경험하면서 사물을 새롭게 보는 방법도 배우게 될 겁니다. 여수룬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지금까지 다르게 생각하고, 지금까지와 다르게 일하는 것이 진짜
여수룬의 개선으로 연결됩니다.
물어보고 싶습니다.
여수룬에, 여러분이 주도한 개선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신입직원에게는 아직 적절하지 않은 질문입니다. 그렇지만 3년 뒤에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선을 하려고 했는데 여수룬 문화가 그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할 수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그런 관계를 개선하는 것도 중대한 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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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신상품 등록과 오프라인

2012. 4. 13. 금요일.

지난 번 전언에서 저는 3년 뒤인 2012년 3월에 월10억엔 매출을 올려, 애드프린트를 인


쇄 통판(通販) 분야에서 선두권에 진입시킨다는 목표를 말씀 드렸습니다.
3년 뒤 상황을 누가 알겠습니까? 그리고 3년 뒤 상황을 위해 지금 전략을 짠다는 것도
무모한 일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3년 뒤 월매출 10억 엔은 감각과 추론(推論)으로 설정한
목표입니다. 감각과 추론은 정교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오랫동안의 경험과 학습에서 비롯
된 것이므로 터무니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3년 뒤 월매출 10억 엔을 달성하려면 여러 가
지 수단을 써야 하고,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제 생각을 말씀 드립니다.
3년 뒤에 월매출 10억 엔을 달성하려면, 대략 1년 뒤인 2013년 3월에 1억5천 만 엔,
2014년에 4억 엔, 2015년에 10억 엔 정도 매출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3년 뒤 월매출
10억 엔으로 가기 위한 1단계 목표는 내년 3월 1억5천만 엔 매출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이 목표는 별로 어렵지 않은 목표입니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하면 내년 3월에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매출은 9천 만 엔 전후 입니다. 1억5천 만 엔을 달성하려면 6천 만 엔 정도
만 더 추가하면 됩니다.
일단은 1년 뒤 목표를 달성하면 2년 뒤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역시 어렵지 않습니다.

신상품 출시
이 과제를 달성하려면 역시 신상품 출시가 가장 중요합니다. 신상품 출시는 앞으로 3년
간, 아니 그 이후에도 우리 회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이어야 합니다.
올해, 2012년 3월에 우리는 4,725만 엔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이 중 5백 만 엔은 작년
에 없었던 신상품으로 기록한 매출입니다. 비율로는 10.52%입니다.
신제품은 올리면 우리에게 무조건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신상품 출시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어쩌면 신상품 개발부를 독립 사업부로 유지해야 할 지도 모
릅니다. 그만큼 신상품 출시는 우리 회사의 핵심 과제입니다.
물론 이제는 돈이 되는 신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신상품 개발 파트
도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경험도 쌓았습니다. 어떤 신상품을 먼저 출시해야 하는지
잘 압니다. 잘 알지만 그래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그리고 연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돈
이 되는 신상품을 올리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올릴 수 있는 신상품은 한이 없습니다. 우리가 상품을 발굴해서 올리는 동안에도 신상품
은 계속 개발될 겁니다.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 과제일 뿐 올릴 상품이 없어질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전단, 중철, 무선철만 놓고 생각해 봅시다. 한이 없습니다. 만화를 겨냥한다든가, 문고본
을 겨냥한다든가, 일반 책을 겨냥하는 방법도 있고, 소량책자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혹
은 동호회지가 될 수도 있고, 무가지(無價紙)를 겨냥할 수도 있습니다. 각 대상은 사실상 독
립 아이템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만화, 문고본, 일반 책, 소량책자, 동호회, 무가지 각각 시장
규모가 명함 규모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여기에다가 고급 브로셔도 겨냥할 수
있습니다. 동경과 오사카에 디자인실을 둘 수도 있습니다. 안 될 이유가 없습니다.
아이템은 우리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전단, 중철, 무선철이 끝이 없듯이, 스티커도 마찬
가지이고, 현수막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판촉물 시장으로 들어가면 더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미 신상품은 어느 정도했다고 생각할 지 모릅니다만, 제가 봤을 때 우리가 취
급하고 있는 상품은 시장에서 극히 일부분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신상품 출시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이제 그 연습한 것을 바탕으로 신상품 출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신상품 출시는 신상품 개발 파트만의 과제는 전혀 아닙니다. 명함사업부, 스티커사업부,
1
전단사업부, 현수막사업부는 각각 자기 분야의 신상품을 계속 개발해야 합니다. 명함 사업부
는 일본 제조사와 거래를 하든지, 아니면 일본에 기계를 놓든지 당일 명함을 낼 수 있습니다.
엠보싱 명함이며 각종 명함을 계속 출시할 수 있습니다. 스티커도 마찬가지이고, 현수막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우리가 취급하고 있는 상품군 안에서도 정말 다채로운 상품이 출시될 수 있습니다.
신재료, 신상품은 끝도 없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끝이다 할 수 있는 한계는 결코 없
을 것입니다.
어쩌면 전혀 뜻밖의 발상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종이 출판 시장이 줄어들고 전자출판
이 일반화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문제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것도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시대가 당장 안 오겠지만, 올 때에 맞
춰 우리 사업 내용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3월에 1억5천만 엔을 달성하려면 최소한 올해 9월까지는 돈이 되는 신상품을 대폭
올려야 합니다. 신상품이 어느 정도라도 판매가 될 때까지는 6개 월이 걸린다고 보고, 9월까
지는 올려야 내년 3월 1억5천만 엔 매출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올해 9월
까지 돈이 되는 신상품을 집중해서 올리는 것이 당면 최대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영업
2015년 10억 엔 매출을 이루려면 신상품 등록과 함께 가장 비중을 두고 추진해야 할 일
이 오프라인 영업입니다.
여수룬의 발전 속도는 나쁘지 않습니다. 어쩌면 좋습니다. 그렇지만 더 잘할 수 있는데
멈출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더 잘하는 방법은 온라인과 별도로 오프라인 영업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온라인 영업의 가능성은 이미 여러 번에 걸쳐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물론 아직 검증이
완료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지금까지 쌓아온 데이터와 추론을 바탕으로 온라인 영업을 바짝
강화하려고 합니다.
오프라인 영업을 강화한다는 것은 당연히 오프라인 영업 인원을 확대한다는 뜻입니다.
저는 2014년 상반기까지는 대략 일본 오프라인 영업 인원을 200명 수준까지 확대해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2014년 상반기까지 오프라인 영업 인원을 200명 수준으로 늘린다는 것은 매 달 10명
의 영업사원을 채용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일본에서 영업 사원을 채용하는 방식도 전혀 달
라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언제 얼마의 인원을 어느 속도로 뽑을지도 생각을 해야 합
니다. 어쨌든 영업 사원 200명 규모를 유지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지금까지 사고 패턴과
행동방식으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오프라인 영업 인원이 200명 움직인다면, 매 달 몇 명의 신규 고객이 들어오게 될까요?
영업 사원이 영입하는 신규 고객은 법인과 단체 고객일 가능성도 커집니다. 아마 개인 고객
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회사는 법인과 단체 고객을 수용할 준비를 해야 하고, 개인 고객도 헛걸음하지 않게 해
야 합니다. 서비스에 일대 정비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개인
제 장점 가운데 하나는 꾸준함입니다. 서두르지 않고 끈기를 가지고 처음에 정한 목표를
끝까지 관철해나가는 힘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일과 오프
라인 영업을 강화하는 일은 꾸준하게 하게 될 것입니다. 그 결과는 결국 2015년 3월에 10억
엔 매출을 달성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신상품 출시와 오프라인 영업 강화를 조직의 핵심 과제로 한다는 말은 이미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한번 더 말하는 것은 과제를 좀더 명확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3년 뒤 월 10억 엔 매출 달성은 저에게는 막연한 꿈이 아닙니다. 분명히 달성할 수 있
는 목표입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이 목표를 자기 개인의 목표에 어떻게 반영할 지를 생각하기를

2
원합니다. 3년 뒤 회사가 월 10억 엔 매출을 이룰 수 있다면, 여러분의 삶도 바뀔 여지가 훨
씬 커집니다. 근본에서부터 바뀝니다.
저는 여러분께서 그런 상상 위에 다가올 물량 증가를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걱정이 됩니다. 3년 사이에 물량을 스무 배 늘리면 실무에서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늘릴 겁니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물량을 늘릴 겁니다.
말만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내실을 다지면서 양을 늘려야 한다고 합니다만, 어떤 상황
에서는 양이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지금이 그런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양 위주
성장을 선택합니다. 옳고 그름은 누구도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지금은 선택하는 것입
니다.
많은 문제가 생길 겁니다. 성장 속도를 제도나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불평과 불만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제 여수룬의 리더는 이렇게 다가오는 상황을 미리 내다보면서 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여수룬 모든 구성원들이 리더의 마음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리더는 다가오
는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또 예측하고 대비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과 일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바로 앞 일에 눈
을 돌리지 않고 3년 뒤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을 개선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저
는 그런 마음이 참으로 귀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수룬을 위해서도 귀하지만 개인을 놓고도 참
귀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앞의 일만 보면 재미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도 우리가 꿈이 있고, 3년 뒤에는 그래
도 월 10억 엔 매출을 이루는 회사를 만든다는 것은 재미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도 꿈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바뀌는 것을 상상하고, 대책을 세워보시기 바
랍니다. 힘들다고 생각하는 대신에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까를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3
[전언(傳言)]

다시 가격(價格)

2012. 4. 20. 금요일.

아래 표는 아이템 별로 올해 1~3월 판매횟수를 정리한 것입니다.

3월에 클리어파일은 1회, 플라스틱카드는 평균 8.33회, 메탈스티커는 1회, 롤스티커는


12회, 중철은 18.5회, 후센은 4회, 단식전표는 2.33회, 복사식전표는 12회 팔렸습니다. 이
중 크리어파일이나 메탈스티커는 3월에 출시했으니 지금 평가하기는 이릅니다. 그렇지만 플
라스틱카드, 롤스티커, 중철, 후센, 단식전표, 복사식전표는 어느 정도 평가를 할 수 있는 상
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무슨 산골 문방구도 아니고 한 달 동안 평균 10개가 안 나간 아이템이 많습니다. 이 표
에는 나오지 않지만 마우스패드는 아예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담당 부서장과 담당자들이 좀 긴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가 책임지고 있는 상
품이 팔리지 않으면 원인을 분석하고, 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상품을 전시했는데 안 팔리
면 반드시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문제를 찾아내고 그 문제를 제거해야 합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너무 바빴기 때문에 처리를 못했을 수 있습니다. 이해는 됩니다. 그렇
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담당부서나 담당자들이 책임을 깊이 느끼지 못한 것도 한 원
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수룬 사업부장들의 품성으로 봤을 때는 일단 바빠서 못했을 가

1
능성이 큽니다. 여수룬 사업부장들은 성실한 분들이고 회사를 사랑하기 때문에 결코 태만했
을 리는 없습니다. 단지 깊이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일 겁니다. 어쩌면 방심이라고 할 수 있
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사업본부의 구성원도 어느 정도 보충이 되었고, 조금은 신경을 쓸
수 있는 상황일 것이므로 그동안 매출이 부진했던 상품을 어떻게 취급해야 할 지를 같이 생
각해봤으면 합니다.
이 문제는 주로 간부들이 다뤄야 할 문제이긴 합니다만 평사원들에게도 좋은 공부 소재
입니다. 여수룬에서 나눔은 여러 가지로 쓰입니다. 평사원들에게도 회사 전체 사정을 알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런 주제를 다룸으로써 가격을 어떻
게 결정하는지, 또 판매부진일 때 어떻게 대처하는 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나눔을 하고 이 주제에 대해 자기 의견을 밝힘으로써 회사의 전략을 결정하
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요즘 젊은 직원들이 나눔글을 꽤 씁니다. 정말 좋은 현상입
니다. 이렇게 나눈 것을 정리해서 나눔글로 올려 자기 스스로도 정리할 수 있고, 조직에 영
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판매부진 상품을 잘 다루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지난 주에 저는 신상품 출시와 오프
라인 영업을 양 축으로 삼아 2015년 3월 10억엔 매출에 도전하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이 말
을 할 때는 당연히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어느 정도 한다는 것이 전제가 됩니다. 현재 상황을
추스르지 못하면 미래의 계획은 공염불에 불과합니다. 지금 판매가 부진한 상품을 잘 처리해
야만 앞으로 신상품을 등록하는 과정이나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할 때 실패를 줄일 수 있습
니다.

물건이 안 팔리는 것은 비싸기 때문입니다.


물건이 안 팔리는 것은 비싸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요가 없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지
금 100년 뒤 우주여행권을 팔려면 아마 수요가 없을 겁니다. 빈대나 벼룩을 판다고 해도 수
요가 많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물건을 팔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여수룬에서
등록하는 상품이라면 수요가 없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마우스패드는 하나도 안 팔렸습니다. 일본 사람은 마우스패드를 안 쓸까요? 야후재팬에
서 마우스패드라고 검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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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많은 사이트가 유료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수요가 없는데 이렇게 광고를 할까요?
말이 전혀 안 됩니다. 물건이 안 팔린다고 수요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신기한 발상입니
다.
롤스티커, 잘 안 팔립니다. 야후재팬에서 롤스티커라고 검색해봤습니다.

역시 매우 많은 유료 광고가 떠 있습니다.
수요가 없다는 것은 전혀 말이 안 됩니다. 최소한 여수룬에서 신상품을 등록할 때는 야
후 재팬에서 상품 검색은 합니다. 상품 검색을 해서 광고가 나오니까 신상품으로 등록합니다.
수요가 있는데 안 팔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99.99% 비싸기 때문입니다.
가격을 말할 때마다 제가 노래처럼 부르는 말이 있습니다. ‘싸면 팔립니다’. 물론 명품
등 고가전략을 구사하는 제품은 예외입니다. 여수룬이 취급하는 제품은 ‘싸면 팔립니다’. 물
론 명품 명함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성철 팀장께서 늘 이야기 하는 100매에 50만 원짜리
명함도 있습니다. 이런 것은 예외입니다. 이것을 예외로 하면 여수룬이 취급하는 제품은 싸
면 팔립니다.
품질은 어떨까요? 물론 품질도 좋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싸다’는 개념에는 이미 ‘품질
대비’라는 개념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정도 품질에 이 가격이면 싸다’는 개념이 성립된다는
말입니다.
여수룬 상품의 품질은 좋습니다. 결코 한국의 다른 회사나 일본의 다른 회사 제품에 비
해서 품질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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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면 안 팔리는 물건은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건이 안 나가면 즉시
가격을 재검토 해야 합니다. 저는 99.99% 가격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 합니다.
전단은 두 번에 걸쳐 가격을 조정했습니다.
2011년 3월4일에 대폭 가격을 인하했습니다.(공지참조)
그리고 2011년 11월8일 또 가격을 인하했습니다. 아래 표는 전단의 작년 동월 대비 매
출증가율입니다.

3월 가격 인하 후 5개 월 째 부터 효과가 나타납니다. 전년동월대비 244%~376%까지


매출이 성장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폭발입니다.
이것이 가격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팔리지 않는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담당자와 담당부서가 꼭 참고해야 할 사항입니다.
가격은 모든 것에 우선 합니다.
지금까지 여수룬에는 마케팅다운 마케팅이 없었습니다. 오프라인 영업도 없었습니다.
VIP마케팅도 없었습니다. 이벤트도 없었습니다. 고객 분석도 못 했습니다. 텔레마케팅도 없
었습니다. 메일링은 작년 후반기부터 겨우 시작했습니다. 카달로그 역시 작년 후반기부터 했
습니다. 종합해서 보면 여수룬에는 마케팅다운 마케팅이 정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수룬은 성장했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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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했기 때문입니다.
이 중에서도 결정적인 것은 역시 싸기 때문이었습니다.
싼 것은 모든 것을 덮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여수룬은 도매 가격으로 팔아야 합니다.


여수룬에서 상품 가격을 정할 때는 일본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된 소매 가격의 50% 이
하여야 합니다. 우리 손님들은 소매업자입니다. 소매업자는 우리에게서 물건을 사서 다시 최
종 소비자에게 팝니다. 소매업자는 재판매자(再販賣者)입니다. 재판매자에게는 적정 마진을
보장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소매업자인 재판매자는 현재 일본 인터넷 인쇄 통판 업체 1위사
에서 물건을 사서 재판매 하지 않습니다. 인터넷 인쇄 통판 업체의 가격은 소매가격입니다.
우리 고객인 소매업자는 자기 나름대로 공장으로부터 물건을 공급받는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인터넷에서 1위 통판업체에 비해 70~80%로 판매하겠다고 하면 우리 고객
인 소매업자는 거의 살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미 그 정도 가격이라면 자기 나름대로 구매
루트를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상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정해야 하는 가격은 일본
내 인터넷 소매업자 가격의 50% 이하여야 합니다.
명함이 그랬습니다. 스티커가 그랬습니다. 명함은 우리가 일본에 진출할 당시 일본 내
통판 1위 업체가 대략 3천 엔인 제품을 우리는 1,200엔에 팔았습니다. 스티커는 30% 수준
이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우리가 명함과 스티커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판매가 부진한 클리어파일, 플라스틱카드, 메탈스티커, 롤스티커, 후센, 단식전표, 복사
식전표는 누가 살까요?
위 상품의 115회 구매 횟수를 놓고 분석을 해봤습니다.
총 115 비율
개인 7 6.09%
기획사 33 28.70%
법인 55 47.83%
판단불가 20 17.39%

급하게 분석하느라 자료가 부실합니다. 판단 불가도 있습니다. 그리고 횟수만이 아니라


구매 금액을 알아야 하는데, 그걸 조사를 못 했습니다.
다만 이 표를 보면 잘 안 팔리는 물건을 사는 사람은 개인이나 법인이라는 뜻입니다. 다
시 말하면 기획사는 별로 살 가격이 아니라는 뜻일 수 있습니다. 즉 개인이나 법인은 어차피
최종 소비자이므로 인터넷 통판 업체에 비해 애드프린트가 싸니까 구매를 한다는 뜻입니다.
반면 기획사는 이 가격은 싸지 않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정말 흥미로운 통계입니다. 이
통계는 많이 보완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구매 금액까지 조사가 되면 의미가 훨씬 커질 겁니
다. 이 자료는 일단 내부 관리자 게시판에 올려드리겠습니다. 고객을 더 잘 아는 분들이 보
충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우리 회사에서 명함, 스티커, 전단 계열 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3월 기준
84.2%입니다. 우리는 명함과 스티커 계열 상품을 가지고, 일본 인터넷 선두 업체에 비해
30%~50% 가격으로 진입했고, 지금 그 상품들로 여수룬을 떠받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금 판매가 부진한 상품들은 이 때의 경험을 되돌아 봐야 합니다.
지난 주 금요일 과장 이상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제가 강일(姜一) 차장에게, 한국 합
판 인쇄 업체에서 A4전단 양면인쇄 한 연(連)의 마진은 얼마입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강일
차장은 1,000원이라고 했습니다.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다른 업체는 어떨까 하고 살펴 봤습
니다. 1,000원에서 3,000원이 마진이었습니다.
명함은 어떨까요? 지금 한국 합판 인쇄 업체에서는 아트지 명함(우리는 마트코트) 86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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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양면 500매를 4,200원에 팝니다. 얼마가 남을까요? 2,000원 남기기 힘들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렇게 판매하면서도 한국 선두 합판 인쇄 업체에서는 월 매출 20억 원~40억 원 합니
다. 이런 것을 감안하면 우리가 각 상품에 붙여야 할 도매업자의 마진이 어떠해야 한다는 점
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지난 번에 한번 말씀 드렸습니다만, 한국 다이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다이소가 취급하는
제품의 마진이 1~2%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엄살이 들어가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10%를
넘기기는 힘들 수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 마진으로 한국 다이소는 큰 기업을 구축했습니다.
저는 명함, 스티커 외에 모든 제품에서 마진율을 10~20%로 할 생각을 하고 가격을 인
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대담하게, 아주 대담하게 낮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파는 것은 이미지 입니다.


작은 장사는 물건을 파는 겁니다. 큰 장사는 이미지를 파는 것입니다. 명품은 이미지를
파는 것입니다. 이태원에서 나오는 특A급 짝퉁은 제조사도 구분을 못합니다. 질에 차이가 없
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진품에 열광합니다. 이미지를 사기 때문입니다.
저는 모전자회사 제품을 애용합니다. 물건은 사실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전자회사 제품은 AS가 좋다는 이미지가 저를 지배합니다. 저는 그 회사 제품을 안 사고 싶
지만 안 살 수가 없습니다.
애드프린트의 제품은 ‘좋고 싸다’는 이미지를 팔아야 합니다. 이익을 노려서 이미지를
망치는 것은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전형입니다. 차라리 손해를 보더라도 비싸다는 인상을 남
겨서는 안 됩니다.
특히 한 달에 열 개도 못 파는 물건을 올려두면 물건을 못 파는 것은 둘째 치고 애드프
린트 이미지를 망쳐 버립니다. 세상에서 제일 바보짓이 팔지도 못하면서 비싸게 놔두는 것
아니겠습니까? 팔지도 못하면서 비싸게 놔두면 잘 팔리는 물건 이미지까지 버립니다.
애드프린트는 도매업자입니다. 한 달에 몇 천 개, 몇 만 개를 팔아서 돈을 버는 업체입
니다. 열 개, 스무 개 팔아서 돈을 버는 업체가 아닙니다. 열 개, 스무 개 팔 물건이면 그냥
서비스로 주는 게 낫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각 사업부와 사업부장들은 판매 부진 상품을 처음부터 대담하게 가격
재검토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판매 부진 상품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새 상품을 올
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린 상품을 잘 관리하는 것은 훨씬 더 중요합니다.
특히 팔리지도 않는 상품 때문에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은 엄청난 손실입니다.

가격을 낮추지 못 할 때는 공급 측면을 살펴봅시다


가격을 낮추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봐서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우리가 도매업이라는 사
실을 잊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매입을 잘못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초기진입전
략을 잘못 세우기 때문입니다.
도매업이기 때문에 인터넷 소매가의 70~80% 싸서는 안 된다, 40~50%까지 가야 한다
는 점은 앞에서 설명했습니다.
매입을 잘못한다는 말은 무슨 말일까요? 이 말도 여러 번 했습니다만, 담당자들에게는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본과 한국에서 물건을 만들 때, 여수룬이 취급하는 대부분의 상품은, 한국에서 만드는
것이 무조건 쌀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를 담당하는 분들은 가끔씩, ‘아무
리 해도 일본 상품과 경쟁할 매입가가 나오질 않습니다’ 하고 보고합니다. 아주 가끔은 그런
물건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절대 다수의 물건은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당연히 쌉
니다.
물건 값은 토지비용, 인건비, 전기세 등등 많은 요소가 반영되는데, 일본이 한국보다 대
부분 비싸기 때문에 물건 제작비가 비싼 것은 당연합니다. 일본 도쿄의 시급 아르바이트 비
용은 1,200엔입니다. 한국은 아직 5,000원입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 차가 물건 값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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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계산해봐도 일본 업체에 비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고, 심지어는 역마진도 생긴
다는 말은, 공급업체나 생산방법을 잘못 찾았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전단지 50만 매 원가
를 내면서 우리는 옵셋 생산비를 기준으로 하고 일본은 윤전 인쇄를 기준으로 하면 당연히
우리가 비싸게 됩니다. 우리도 윤전 인쇄 방법을 쓰면 또 우리가 쌉니다.
이 점을 전제로 생각하면 상당수 아이템을 일본 인터넷 통판 1위 업체 판매 가격의
40~60%선에서 우리 도매 판매가를 정할 수 있지 않을까 추론해봅니다.
세 번 째는 한두 개 팔 때부터 이익을 남기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지질
않습니다. 우리가 명함 가격을 정할 때는 한 판, 그러니까 90개를 한 판으로 해서 짜는 가격
을 기준으로 마진을 책정합니다. 그래야 판매가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최근 등록한 제품은
소규모일 때부터 마진을 남기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면서 판매 부진의 늪에 빠져 초반 시장
진입에 실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체적 조건을 감안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우리가 신상품을 제외한 명함, 스티커 계통으로 만드는 매출이 84.2%입니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큽니다. 즉 신상품은 마진 안 남겨도 우리가 먹고 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
다는 뜻입니다.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신상품을 낼 때는 과감하게 시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상
품을 새로 낼 때, 가장 핵심 목표는 시장진입입니다. 밑지더라도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
일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 전략과 전술을 세울 때는 객관 상황과 자기 형편을 같이 보아야 합니다. 내
부 사정이 좋을 때는 다소 공격 지향의 전술을 택하는 게 좋습니다. 내부 사정이 안 좋으면
아무래도 수비를 지향하게 됩니다. 지금은 신상품 출시 때 공격 지향 전술을 택하는 것이 좋
다고 봅니다. 내부가 많이 허술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자금의 면을 생각할 때 그런 것이고,
전체 흐름은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환율 조건에서는 대담하게 공격하는 전술을
택해서 시장 진입을 빨리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우리 형편을 감안하고, 또 신상품 출시라는 점에서는 역시 대담한 가격 정책을 택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고정관념에 사로잡힙니다. 그 중 하나가 ‘가격을 내리기는 쉽지만,
올리기는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말을 마치 ‘가격을 올
리면 안 된다’는 말로 해석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택배 상자 판매 사이트를 운영할 때 두 번 가격을 올렸습니다. 이 때마다 일본 실
무자의 저항은 굉장했습니다. 일본 상인들은 가격을 잘 안 올린다는 말이었습니다. 이것도
정말 이상한 고정관념이었습니다. 저도 일본 상인들로부터 매입을 계속 했는데, 그들도 계속
가격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 실무자는 가격 올리는데 공포감을 가졌습니다.
문제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서 가격을 올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취급하는 물건은 독점
적이기는커녕 시장에 경쟁자가 넘칩니다. 값을 올리면 소비자는 안 사면 그만입니다. 저는
초기 진입에서 대담하게 저가 정책을 택하고, 정말 힘들면 올려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올리는 가격이 여전히 매력이 있으면 불평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산다는
것입니다. 택배 상자 팔 때 가격을 올려서 떨어져 나간 고객은 한 손으로 헤아릴 수 있는 정
도였습니다. 전혀 걱정할 게 없습니다.

오프라인 영업이 시작된다는 점


저는 판매부진 상품을 생각할 때, 지금 우리가 일본 오프라인 영업을 제대로 하려고 하
는 시점이라는 것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프라인에서 우리 영업자들이
나갈 때 어떤 제품에서도 자신을 가지게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업자가 애드프린트의 어떤 제품도 싸고 좋다고 생각할 때, 그리고 실제로 그럴 때, 오
프라인 영업은 질풍노도처럼 시장을 휩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략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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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일이든 장사든 전략이 우위에 있습니다. 큰 판을 짜지 못한 채 전술에 의존하면 큰
판을 짤 수 없습니다.
가격은 전략입니다. 물론 전술로 삼을 수도 있지만 여수룬에서 가격은 전략입니다. 어쩌
면 우리만이 구사할 수 있는 엄청난 무기입니다.
한-중-일 삼국을 엮을 수 있는 업체는 많지 않습니다. 여수룬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
로 한-중-일을 연계한 가격 정책은 전략일 수 있습니다.
여수룬이 취급하는 상품은 가격이 매우 중요한 상품들입니다.
또 여수룬은 이미지를 팔아야 합니다.
여수룬은 오프라인 영업을 시작합니다.
팔리지 않는 물건은 애드프린트의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있습니다.
담당자, 담당부서는 판매 부진 상품을 놔두면 안 됩니다.
판매 부진 상품을 가지고 우리 전체의 전략을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문제를 잘 다루면 신상품 출시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으리라고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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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기업 이미지, 그리고 가격(價格)

2012. 4. 27. 금요일.

지난 주 ‘다시 가격’이란 주제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나눔 이후 여러 경로를 통해 귀한


의견을 많이 들었습니다. 너무 중요한 주제여서 이번 주에 한번 더 말씀 드립니다.
이런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이익을 많이 남기면서 많이 팔면 좋은 것 아닙니까?
짧게 보면 맞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길게 보면 절대로 맞는 말이 아닙니다. 저는 여수룬
을 운영하면서 상식(常識)을 바탕으로 하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이익이 크면서도 잘 팔리
는 물건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스마트폰은 그런 상품입니다. 그렇지만 대체로는 그
런 대박 물건은 없다고 보는 것이 정상 아닐까요? 물 좋고 정자(亭子) 좋은 곳이 없듯이, 이
익도 많이 남으면서 잘 팔리는 물건은 없다고 보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처럼
생활 필수품이면서도 고도의 기술집약 상품이 아닌 다음에야 이익도 많고 잘 팔릴 수 있는
상품은 극히 드물 것입니다.
인쇄물은 전혀 그런 상품이 아닙니다. 인쇄물은 경쟁이 극심한 상품입니다. 경쟁이 극심
한 상품은 이익이 많을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우리는 한국에서 생산해서 일본에 팔기 때문
에 극심한 경쟁에서 다소 비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익이 좀 나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우
리 제품은 여전히 인쇄물일 뿐입니다.
우리 상품은 스마트폰처럼 특별한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판매의 일반 원리를 더 잘 지
켜야 합니다. 아니 판매의 일반 원리는 스마트폰처럼 이익도 많이 남으면서 잘 팔리는 물건
을 팔 때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판매를 할 때 먼저 생각해야 할 원리는 전략입니다. 판매에도 전략이 있습니다. 원리를
따른다는 것은 전략을 잘 지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투에서는 져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전쟁에서는 이겨야 합니다. 부분 전투에서 승리하
고 전쟁에서 지는 경우는 비일비재(非一非再)합니다. 그러므로 늘 전체 국면을 봐야 합니다.
부분 전투가 아니라 전쟁 전체를 바라보는 것이 전략입니다.
단골 고객이 될 수 있는 사람에게, 이익을 많이 남기고 한 건을 팔았지만 그 때문에 단
골 고객으로 만드는 데 실패하는 것이 바로 전투에서는 이기고 전쟁에서 지는 것입니다. 그
손님은 급하니까 샀을 수 있습니다. 사고 나서 보니까 다른 데서 더 싸게 파는 것을 발견했
습니다. 우리와 거래를 끊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면 이긴 것 같지만 진 셈입니다. 그러므로
이익을 많이 남기고 많이 파는 게 좋은 것이 아니고, 이익을 적게 남기더라도 단골 고객을
만드는 것이 진짜 좋은 일이고 전략을 바탕에 둔 행동입니다.
전략을 생각한다는 점에서 저는 장사는 이미지를 파는 것이라고 말씀 드립니다. 물건을
파는 것은 작은 장사입니다. 이미지를 파는 것은 큰 장사입니다. 이미지를 판다는 것은 신용
을 파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미지, 그리고 가격
애드프린트와 거래하면 절대 손해 안 본다는 이미지만 만들 수 있으면 우리는 성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손님을 잘 설득해서 물건을 사게 한다는 것은 작은 장사입니다. 그것은
수단을 부린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손님을 설득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설득
을 하는 게 아니라, 손님이 스스로 좋아서 물건을 사게 해야 합니다. 굳이 설득하지 않아도
애드프린트에 와서 즐겁게 물건을 사게 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해야 합니다. 물건이 싸고 좋으면 굳이 설득
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장 기본 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전략입니다. 좋은 물건을 싸게
파는 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서비스입니다. 좋은 물건을 싸게 파는 것은 고객에게 이익을 주
1
는 것입니다. 고객에게 이익을 주면 고객은 옵니다. 와서 삽니다. 그러므로 물건을 싸게 공
급하는 것은 ‘하면 좋은 일’이 아닙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 비즈니스의 기본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 고객이 애드프린트가 내놓는 신상품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게 해야 합
니다. 우리가 물건을 내놓기만 하면, 기획사인 우리 고객들이, 이 물건을 어떻게 팔아야 하
지? 하고 스스로 궁리하게 해야 합니다.
‘고객이 부자 되게’
이것은 여수룬-애드프린트의 다섯 번째 모토입니다. 홈페이지에는 네 가지 모토만 실려
있습니다.
‘좋은 물건을’,
‘싸고’,
‘빠르고’,
‘편리하게’
이것이 우리 회사의 모토입니다. 그렇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서 저는 우리에게 다섯 번
째 모토가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고객이 부자 되게’
이것이 우리의 다섯 번 째 모토입니다.
우리 회사 관리자 페이지에 들어가면 세 가지 내부 모토가 나오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
‘고객을 부자로 만드는 회사’
이 모토는 보기 좋으라고 만들어 놓은 장식(粧飾)이 아닙니다. 우리 회사의 존립 목표이
기도 합니다.
우리는 고객을 부자로 만들어야 합니다. 고객이 행복하게 해줘야 합니다. 돈이 다는 아
닙니다. 그렇지만 돈을 빼고 행복을 말한다는 것도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익을 많이 남기고 많이 파는 것은 결코 여수룬-애드프린트가 추구해야
할 목표가 아닙니다. 우리는 고객에게 이익을 줘야 합니다. 고객이 애드프린트에서 행복해
하면 우리는 더불어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좋은 물건을, 싸게, 그것도 편리하게 살 수 있고,
거기에다가 신속하게 처리가 되면 행복한 쇼핑이 됩니다.
움켜쥐면 없어지고, 베풀면 남는 게 세상의 이치이기도 합니다. 어디까지 낮출 수 있느
냐 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입니다. 물론 무조건 낮출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고객에게 행복
을 줘야 하지만, 먼저 돌봐야 하는 것은 우리 자신입니다. 나를 해치면서까지 남을 돌보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저는 방향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를 지키
는 범위에서 최대한 낮추어서 고객에게 이익을 돌려야 합니다.
지난 주에 제가 안 팔리는 상품을 잘 팔려면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일면 맞
지만 크게 봐서는 틀렸습니다. 가격을 낮추는 것은 상품을 잘 팔고 못 팔고를 떠나서 무조건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잘 팔리고 있는 상품 조차도 가격을 재검토하는 것이 옳
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두렵습니다. 저도 힘듭니다. 멀쩡히 잘 팔리는 물건을 더 싸게 내놓는 것은 저도
정말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것은 본능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본능, 이런 관념과 싸우는 것
이 진짜 우리가 해야 할 일일지도 모릅니다.
잘 나간다고 생각해서 안주하다가 망한 회사가 한 둘이 아닙니다.
노키아가 나가 떨어졌습니다. 코닥이 망했습니다. 소니가 삼성에 추월 당했습니다. 스마
트폰 시장에서 LG는 한참 저 아래입니다. 잘 된다고 안주하고 혁신과 개선을 게을리 했기
때문입니다.

과거 세계 휴대폰 시장의 절대 강자 노키아가 추락하고 있습니다. 올 1분기 적자만 1조


4000억 원에 이르고 판매량 세계 1위 자리도 삼성전자에 내줬습니다. 오늘(25일)은 신용등
급이 투자 부적격 수준으로 떨어지는 수모까지 당했습니다. 일본의 소니도 마찬가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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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다니면서 음악을 듣는다' 지난 70년대 워크맨 신화가 무색할 만큼 이제는 초라한 신세
가 됐습니다.
신화의 몰락 뉴욕 이현식 특파원이 전해 드립니다.
북유럽의 강소국, 핀란드를 대표하는 기업 노키아.
한때는 세계 휴대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던 모바일 제왕의 몰락은 1등 타이틀에 안주
한 자만 때문이었습니다. '심비안'이라는 자체 운영체제를 갖춘 스마트폰, 그리고 이런 전화기
로 게임과 음악을 살 수 있는 디지털 장터. 노키아는 자사의 이런 장점에만 집착해 애플 아
이폰이 2007년부터 일으킨 스마트 혁명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애플을 능가하는
제품을 내놓지도,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를 구축한 구글 진영에 재빠르게 합류하지도 못한
결과는 최악의 성적표로 이어지며 이제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왕년의 가전 제왕 '소니'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우리 돈 7조 3000억 원. 역
대 최대의 적자를 냈고, 올해 안에 근로자 1만 명을 감원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아날로
그 시절 화질의 절대 강자였지만, 2000년대 디지털TV 혁명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
입니다.
한때 절대 강자였던 노키아와 소니의 몰락은 급변하는 세계 시장에서 지금 가진 것에
안주해 변신을 두려워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줍니다. –SBS 이현식기자.
2012.4.25일 기사-

일본에서 명함, 스티커의 마진이 좋다고 우리가 안주하고 있다가 보면, 다른 나라 혹은


다른 업체에서 진출할 수도 있습니다. 언제까지 봄날일까요?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여름
이 지나면 가을이 오고, 여수룬-애드프린트에도 겨울이 오지 않을까요?
일본에서 여수룬-애드프린트가 제공하는 명함과 스티커 가격은 정말 쌉니다. 이 때문에
중국 명함, 스티커 업체는 진입하고 싶은 의욕이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가격과 경쟁
해서 손익분기점까지 가려면 시간이 매우 많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여수룬의 전략
을 능가하는 중국 업체가 일본 시장에 진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판매 가격은 이런 시장 상황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낮추되, 오래 갈 수 있다면 그것
도 좋은 선택입니다. 명함, 스티커에 이익이 많으면 반드시 경쟁자가 더 많이 생깁니다.
일본에서 여수룬이 저가 정책을 펴는 것은 어쩌면 시장을 길게 지배하는 전략이 될 수
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또 작전이 됩니다. 우리 이익을 노려 뭘 하려는 생각이
나 태도는 될 수 있으면 버리는 게 좋습니다. 여러분을 설득하기 위해서 저가 정책을 펴면
시장을 오래 지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만, 더 근본에서는 여전히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
하는 것이 상인의 도리(道理)’ 라는 기본 철학을 꽉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
식이 중요하고 기본 철학이 중요합니다. 이 기본을 소홀히 하면 회사 경영 방침도 흔들리고
혼란이 옵니다.
가격을 낮추는 것은 판매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가격을 낮추는 것은 여
수룬의 기본 철학을 지키는 것입니다. 가격을 낮추는 것이 수단이 아니고 목적이라는 뜻입니
다. 그런 점에서 지난 주에 제가 판매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한 말은
임시 방편으로 할 수 있는 말일 수는 있지만 여수룬이 추구하는 가격의 의미를 다소 훼손하
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정리합니다. 가격을 낮추는 것은 판매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가격
을 낮추는 것은 그 자체가 목표입니다.

일관성
몇 번 말씀 드린 내용입니다. 정책은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일관성은 이미지를 만들어냅
니다. 어떤 물건은 비싸고, 어떤 물건은 싼 상황은 일관성을 해칩니다.
이미지가 형성되면 그에 맞는 고객이 옵니다. 사람들은 늘 고객을 따라 다닙니다. 역시
작은 장사입니다. 정말 되는 집은 손님이 따라 옵니다. 맛있는 집은 이사를 가면 손님이 따
라 옵니다. 이미지의 힘입니다.
등록된 제품은 싼 데, 견적 가격은 비싸도 이미지는 무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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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한번 구축하는 게 정말 어렵지만, 일단 구축하면 그 자체가 엄청난 힘이 됩니
다.
이미지는 정책이 일관될 때 형성됩니다. 일관되면 이깁니다. 고가 전략도 일관되면 거기
에 맞는 고객이 형성 됩니다. 그런 점에서 회사 가격 정책은 부서에서도 일관되게 지켜줘야
합니다.

보충 - 판매 부진 상품의 판매 촉진
잘 팔리는 물건도 마진이 너무 높으면 가격을 낮춰야 합니다. 물론 이것은 우리 내부 상
황과 주변 여건을 잘 살펴봐서 결정할 일입니다. 다만 방향이 그렇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판매가 부진하면 일단 가격을 살펴보는 것은 기본 가운데 기본입니다. 지난 주
판매 부진 상품을 알렸습니다. 아직 각 부서에서 파악한 결과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만, 구두로 보고된 사항을 추려보면, 역시 판매가 부진한 상품은 애드프린트 고객이 구매할
만한 메릿이 크지 않은 가격이었습니다. 살펴보기를 잘한 것입니다.
판매가 부진하면, 일단 가격을 살펴봐야 합니다.
그 다음에 우리는 전문 업체 이미지를 주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이 점도 정말 중
요합니다.
지금 우리가 판매하는 명함의 재질은 마트코트 1종, 고급지 18종, 플라스틱 8종, 하이브
리드2종으로 총 29종입니다. 그런데 명함 매출의 83%는 마트코트에서 나옵니다. 물론 나머
지 명함에서 나오는 17% 매출도 금액으로는 260만 엔이므로 결코 작지 않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28종 명함 재질이 주는 이익은 단순히 매출 260만 엔 뿐이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
다. 마트코트지를 제외한 명함 28종이 있기 때문에 마트코트가 빛을 발하고 있다고 생각합
니다.
스티커는 어떻습니까? 코트지 1종, 강력 1종(강력도 코트지지만 별도 재질로 분류합니
다), 방수 3종, 마그넷, 메탈로 총 6종류입니다. 이 중 코트지가 스티커 전체 매출의 73%입
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5종류 재질 스티커는 그저 스티커 매출 27%를 감당하는 것으로 끝날
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들 다섯 종류 재질 스티커가 있기 때문에 코트지
스티커가 많이 팔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함, 스티커만 예로 들었습니다만, 현수막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여러 가지 재질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에게는 전문업체라는 느낌을 분명히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어떤 새로운 아이템을 출시할 때는 기본 상품을 중심에 놓고, 다른 상품도 할
수 있는 한 많이 올리는 것이 무조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검증이 되지는 않았습
니다만, 상식으로 봐서는 당연히 그렇습니다.
저는 안양에 삽니다. 핸드폰 사려면 저부터도 안양역 지하상가에 갑니다. 집 바로 옆에
꽤 큰 핸드폰 매장이 있는데도 거의 반드시 지하상가에 가서 삽니다. 지하상가에는 휴대폰
매장이 적어도 50여 곳은 넘는 것 같습니다. 거기 가서 사야 다양한 제품을 비교하면서 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 봤자 판매자가 추천하는 상품 들고 나오기 십상입니다만,
그래도 지하상가에 가서 삽니다. 전문상가, 전문몰이 가지는 위력입니다.
해당 상품 전문점의 이미지를 갖추는 것은 판매에 매우 유리합니다. 이 표현도 역시 적
절하지는 않군요. 이미지를 갖추는 것이 아니라, 진짜 전문점이 되어야 합니다. 재질도 풍부
하고, 제품도 많고, 싸고, 편리한 전문점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당장은 실력이 안 되지만,
전문점이 되려고 애를 써야 합니다.
전문점이 되려면 제품이 다양해야 합니다. 설명도 친절하고, 정확해야 합니다. 웹에서
검색을 쉽게 할 수 있게 하고, 물건을 보기 좋게 만드는 것도 전문점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고객 응대도 잘 해야 합니다. 전문점은 그런 곳입니다.
저는 가격-전문성-편리함과 친절함 순서로 검토하겠습니다. 가격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는 전문성도 편리함도 그다지 소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보충 – 매너리즘과 싸움
판매 부진 상품을 검토할 때, 저는 매너리즘과 싸울 필요도 같이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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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올려 놓은 물건이 안 팔리고 있다면 누군가는 그것에 책임을 느껴야 합니다. 지난
주 나눔 후 임철현 부장께서 판매가 안 되는 물건을 방치한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났다는 귀
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그런 자세가 필요합니다.
물건을 올려놓고 팔리지 않는데 그 누구도 문제라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
로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올려 놓은 물건이 팔리지 않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
다. 올려놓은 물건이 팔리지 않는 문제는 결코 그 상품에 한정해서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
다. 그 물건에 문제가 있으면 기업 이미지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물건이 팔리지 않아도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이것은 매너리즘입니다. 문제가 있는데도 문제라고 느끼지 못하는 심각한 상태입니다.
이런 매너리즘은 조직을 갉아먹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고쳐야 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느
끼지도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견적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견적을 놓치면, 견적이라는 게 으레 열 건 하면 하나 정
도 성립된다는 식으로 생각해버리면 발전이 없습니다. 그것 역시 매너리즘입니다. 한 명의
고객이라도, 견적을 내줬는데 왜 안 살까 하고 의문을 가질 때, 우리는 문제를 개선할 수 있
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그렇게 할 여력이 안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 사례는 검수에서도, 포장에서도, 발송에서도, 클레임 처리에서도, 재제작에서도, 거
래처 발굴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으레 그러려니 하고 바라보는 매너리즘을 이겨내는 사
람이 실력자입니다. 누구나 그런가 보다 할 때, 그게 아니라고 바라보는 통찰력이 실력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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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통계(統計)

2012. 5. 11. 금요일.

저는 통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매일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통계는 직접 작성합니다. 오래된 습관입니다. 일기 같은 것인데
요, 저에게는 무척 중요한 작업입니다.
아래 통계는 제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운영한 www.danboru.net의 매출 기록입니다.

실제 자료는 이것보다 훨씬 깁니다. 다 나열하는 것은 불필요해서 생략했습니다. 이 때도 매일 기록을 하고, 주간 단위로 집계를 했습니
1
다. 오른쪽에는 특기 사항을 기록했습니다. 2004년 12월에는 인보이스 불량으로 무려 3주 간 통관이 안 된 기록이 보입니다. 보라색은 가격
인상을 했군요. 잊었는데 제가 구글 광고도 이미 이 무렵에 해봤었군요. 이 통계는 이미 지나가서 지금 저에게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당시
에는 의미가 있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납니다. 큰 의미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통계처리를 잘못한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 때 경험을
개선해서 지금은 일일 매출 기록 양식을 바꿨습니다.

이렇게 매일 기록 합니다. 오른쪽으로 과거 기록은 계속 남아 있습니다. 다 보여주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 양식은 제가 지금 봐도 참


흐뭇합니다. 이 양식에는 제가 알고 싶은 것이 충분히 나타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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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록만 확대했습니다. 이 기록을 통해 저는 대략 내년(2013년) 1월, 2월, 3월, 4월, 5월 각 달의 매출을 90% 이상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별 것도 아니지만 회사의 현금흐름을 체크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표입니다.
아래표는 제가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통계의 전체입니다.

이 표를 통해 저는 각 아이템의 성장과 실적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통계 역시 가로 세로를 다 펼치면 매우 커집니다. 우리 회사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오늘까지 기록이 다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부분만 확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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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무척 많습니다. 신상품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매출액도 중요하지만 판매횟수도 무
척 중요하다는 사실, 이번 달에 매출이 특히 부진한 상품, 가격 조정과 매출의 상관 관계, 대비(對比)는 전달과 시키지 말고 전년도 동월과
시켜야 정확하다는 사실 등등.

이 표는 동경, 오사카, 그리고 동경의 신주쿠, 시부야, 오사카 중앙구의 매출 변동표입니다.


이 표를 작성한 1차 목적은 오프라인 영업소를 오픈한 뒤, 그리고 루트세일을 했을 때 매출의 추이를 보는 것입니다. 저는 이 표가 있
었기 때문에 오프라인 영업을 대담하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 표가 없으면 오프라인 영업의 미래를 가늠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통계를 중시합니다. 그리고 사이트에 나와 있는 통계를 기본 데이타로 삼아서 저 스스로 가공합니다. 해보면 정말 엄청난 정보를
뽑을 수 있습니다.
이 통계가 있기 때문에 저는 최소 일 년 뒤 여수룬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업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통계를 가공하다 보면 정말 통계 처리 방법도 계속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칸이 계속 늘어납니다. 그렇지만 그것
은 필요한 정보를 뽑는 과정입니다. 기본 데이터를 매일 기록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때 통계를 처리해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얼마 전에도 말씀 드렸습니다만 리더는 지도자입니다. 지도자(指導者)는 손가락으로 가리키고[指], 사람들을 인도하는[導] 사람입
니다. 지도자가 손가락으로 가리킬 수 있으려면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그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통계입니다. 통계는 나침판이고, 때
로는 관리지표이며, 때로는 자기 자신의 일기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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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여러분만의 통계를 갖고 있으신가요?
최근에 많은 분들이 통계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성철 팀장님의 기록입니다.


일간, 월간이 누적과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비록 하루치밖에 안 됩니다. 경의를 표합니다. 이로써 후가공 작업 현황은 누가 봐도 명확
히 알 수 있고, 이후 변동 상황을 예측할 근거가 생겼습니다.
정보를 의미 있게 가공하는 것, 보기 쉽고 알기 쉽게 가공할 수 있는 것은 실력입니다.
프리젠테이션을 잘 하는 것은 확실히 능력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장기였습니다. 프리젠테이션을 잘 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
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의 장점을 잘 안다는 것입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입니다. 정확히 보여주는
통계는 의미가 큽니다.
여러분은 여러분만의 통계를 갖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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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나의 경영 철학

2012. 5. 18. 금요일.

여수룬은 정말 운이 좋은 회사입니다.
여수룬은 2007년 10월 17일 처음으로 사이트에서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그 때 원엔환율
이 8.7 : 1이었습니다. 그리고 10개 월 뒤인 2008년 8월 말에 원엔환율 10 : 1로 회복이 되
었습니다.
제가 일본 관련 사업을 한 것은 2001년부터입니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는 환율이
대체로 10 : 1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제 머리 속에는 원엔환율은 10 : 1이라는 고정관념이 박
혀 있습니다. 제 나이 세대 사람들은 아마 대개 원엔환율은 10 : 1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
렇기 때문에 2008년 8월 말에 원엔환율이 10 : 1이 되었을 때, 저는 이제 원엔환율이 정상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이 때부터 원엔환율을 급격히 오르기 시작합니다. 아래
는 그 표입니다.

제가 참고로 만들어 환차익 계산표입니다. 매출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번 돈, 즉 매출의


30%는 일본 임직원 급여, 사가와[佐川] 운송비 등 일본 경비로 쓴다고 가정합니다. 그 경비
를 제외하고 70%를 한국으로 보냅니다. 이 비율은 어느 정도 사실을 반영합니다. 2011년 무
렵에는 우리 회사에 입금된 금액의 25% 정도를 일본에서 썼지만, 그 이전에는 30% 가까이
됩니다. 왜냐면 우리 회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검색어 광고비가 고정비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할 경우 10 : 1 환율에 비하면 환차익이 무려 35억 원에 달합니다.
이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여수룬을 지금처럼 만드는데 무려 35억 원의 추가자본이 투
입되었다는 뜻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여수룬을 만들 때 운영자금은 매 달 2천 만
원 가량 1년 간 쓸 수 있는 돈이었습니다. 이 자금은 제가 그 전에 동업 비슷하게 일하던 ㈜
지즐의 주식을 포기하는 대신 1년 동안 매 달 여수룬 운영비로 받기로 한 그 돈입니다. 그
당시에는 ㈜여수룬을 만들 수 없어서 ㈜지즐의 이름으로 운영을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운영
비는 ㈜지즐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 돈이면 될 줄 알았습니다. 2억 혹은 2억5천
만 원이면 충분히 안정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정말 터무니 없는
1
생각이었습니다.
여수룬 매출은 꾸준히 늘었습니다. 그렇지만 매출이 늘어나는 것만큼 계속 투자가 되었
습니다. 그 결과 지금 여수룬은 한국에 63명, 일본에 5명의 인원이 일하고, 크기는 다 다르
지만 사무실이 한국에 11개, 일본에 2개가 되었습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환차익으로 벌어들인 돈을 재투자에 모두 쓴 셈입니다. 무려 35억입니
다. 이걸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까요? 저는 운(運)이라고 밖에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저도 열심히 일했고 무엇보다도 임원들, 그리고 직원 여러분들이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었습니다.
짐 콜린스가 쓴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는가?』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을 다시
뒤질 생각은 없는데, 그 책에 보면 기업이 성공하는 데는 운이 크게 작용한다고 합니다. 여
수룬에 딱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해봐도 여수룬은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저의 기업 철학
저는 자주 생각합니다. 도대체 이 운(運)이 나에게 무엇을 의미할까? 나는 여수룬에서
무엇을 이루려고 할까? 여수룬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신이 여수룬을 나에게 맡겼다면 무
엇을 원하는 걸까? 아주 자주 생각합니다.
여수룬이 흥한다고 기뻐하는 동안 여수룬 때문에 고통 당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일본의
경쟁업체는 여수룬 때문에 고통스럽습니다. 저는 여수룬보다 물건을 싸게 파는 업체를 보게
되면 공포를 느낍니다. 일본의 다른 업체 CEO들은 애드프린트를 보면서 반드시 공포를 느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우리가 여수룬 성장을 기뻐하는 동안 여수룬 때문에 잠을 못 이
루는 CEO가 있다는 것을 저는 늘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정말 깊이 생각한 적이 많습니다.
이렇게 싸게 팔면 안 되는 것 아닐까? 다른 업체를 죽이는 것 아닌가? 저 살기도 바쁜데 남
걱정할 처지는 아니지만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것이 아닙니다.
이 상황이 나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신이 보기 좋은 기업을 만들자. 이것이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상식이 통하는 기업, 사
람을 살리는 기업을 만들자. 이것이 운(運)에 보답하는 저의 답입니다. 사람들이 보기에도 좋
고, 신이 보기에도 좋은 기업을 만드는 것이 저의 경영목표입니다.
저에도 엄청나게 큰 회사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문뜩문뜩 듭니다. 그것은 기업하는 사람
의 본능입니다. 이성적으로는 엄청나게 큰 회사보다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큰 회사
는 규모입니다. 좋은 회사는 규모와 상관 없습니다.
저는 사람을 위한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회사를 위해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람
을 위해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어떤 것이 사람을 위한 회사인지는 저도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해나갈 뿐입니다.

가정을 소중히
저는 인원을 보충해서라도 잔업을 안 하는 회사를 만들려고 애를 씁니다. 지금은 그래도
어느 정도 정착이 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저녁 6시면 퇴근합니다만, 가끔 차를 놓쳐서 늦게
나갈 때 보면 6시30분 경에 이미 임직원이 전부 퇴근한 것을 볼 때도 있습니다. 본능으로는
우리가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충무로 인쇄 업체뿐 아니라 대기업도 6시 반에
퇴근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특히 한국 사회는 장시간 노동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본능입니다. 저는 이 관행을 따
르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주5일제를 철저히 지키고, 6시 퇴근을 지키려고 애를 씁
니다. 잘 안 되는 건 아직 우리 형편 때문이지만, 대체로는 잘 지켜집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일찍 집에 들어갈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가장이나 주부가 일찍 집에 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
다. 저는 저녁에 거의 다른 약속을 하지 않습니다. 항상 일찍 집에 들어갑니다. 일찍 집에
들어가도 할 일이 참 많습니다. 6시10분에 퇴근해서 집에 도착하면 7시20분 경입니다. 청소
하고, 밥 먹고, 어리바리 하다 보면 9시입니다. 9시 넘으면 저는 자야 합니다. 새벽에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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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입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교회도 다녀오고, 운동도 좀 하면 곧 아침 시간입니다. 6시
에 퇴근한다고 해도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가정 생활을 하려면 그다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저도 5년 전까지는 저녁에 술 먹고 다녔습니다. 그 때는 어떻게 살았는
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압니다. 뒤치다꺼리를 아내가 다 했습니다. 애 챙기고,
청소, 설거지 등을 아내가 다 했습니다. 아내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제가 집에 일찍 들어가는 이유는 사실상 가정이 깨지고 난 뒤입니다. 가정이 엉망이 되
고 나서 제 전 삶을 돌아보며 충격을 받았습니다. 부부 관계도 엉망이고, 아이도 엉망이었습
니다. 그래서 가정으로 돌아가다 보니 일찍 퇴근해서 집에 가게 된 겁니다.
여러분은 제가 여수룬 직원을 뽑을 때 가정을 무척 중시한다는 것을 알 겁니다. 저는 부
모와 자식 관계가 곧바로 직장 상사와 부하 관계로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부모 밑에
서 자란 아이가 좋은 어른이 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정상 가정 출신을 뽑으려고 애를 씁니
다. 이 말을 할 때면 혹시라도 부모들의 관계가 좋지 않은 직원이 있어서 마음을 상하게 할
까 봐 너무 조심스럽습니다. 혹시라도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면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 부모 때문에 정말 어려운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이해합니다. 하
여간 너무 조심스러워서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그래도 말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이해하기 바
랍니다.
저는 좋은 가정이 행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수룬 구성원
들이 가정을 소중히 여기기를 바라고, 또 그런 풍토가 여수룬의 문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단
지 바랄 뿐 아니라 저는 그에 반대되는 문화와는 싸울 작정입니다.
저는 건강한 가정 구성원이 건강한 직장인이 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건강한 가정의 구
성원이 성과를 내는 직장인이 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일단 구성원들에게 시간을 확보해주
려고 노력합니다.
퇴근 후 저녁 시간까지도 통제한다는 말이냐 하고 물을 수 있지만, 저는 할 겁니다. 저
스스로 반문해봅니다. 회사 CEO가 그럴 권리가 있는가? 저는 회사 CEO로서가 아니라 개인
으로서도 그런 문화에 반대합니다. 저는 만약 제가 가정을 보호하지 않는 회사의 피고용인이
라면, 할 수만 있다면 그런 회사를 떠날 겁니다. 그 회사는 그 회사 오너의 것이니까 그 회
사 CEO나 오너를 바꿀 수는 없을 테고, 제가 그 회사를 떠날 겁니다.
저는 가정을 망치면서까지 회사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 가정은 둘째 치고 구성원 가
정을 흔드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간부들에게 직원들하고 술 마시지 말라, 저녁 시간 아끼라고 강요하다시피
요구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렇지만 제가 지금까지 여수룬 문화를 하나하나
끈기 있게 바꾸어왔듯이 가정을 중시하는 여수룬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겁니다.
저는 여수룬에 건강한 구성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여수룬 매출도 커질 거라고 생각합니
다. 그러므로 저에게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건강한 가정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게 하는 것이 매
우 중요한 경영 활동입니다.
제가 아직은 많이 못해드리지만 기혼 구성원들에게 결혼기념일을 챙겨드리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서로 돕는 직장
저는 여수룬이, 서로를 성장시키는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사랑은 대상이 잘 되도록
돕는 것입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것은 아이의 소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아내
를 사랑하는 것은 아내가 갖고 있는 소중한 자질을 피울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꽃을 사랑하는 것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열매 맺을 수 있게 돕는 것입니다. 춤을 사랑하는
것은 춤으로 사람을 즐겁게 해줄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간부가 부하를
사랑하는 가장 핵심은 부하가 갖고 있는 자질을 드러내고, 그 자질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
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한없이 기다리고, 때로는 질책하고, 때로는 같이 공부하는 것입니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고 하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여수룬에 있어봤자

3
성공하지 못합니다. 여수룬 철학 혹은 여수룬 리더의 철학과 맞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구성원을 성장시키는데 관심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여수룬에서 나가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좋습니다. 아니면 혼자 다른 회사 차리는 게 좋습니다. 철학이 맞지 않는 회사에
다니면 괴롭습니다.
저는 나눔을 빌려서 공부를 시키기도 하는데, 몇 년 전에 과장급 직원이 자기는 공부하
는 게 너무 싫다면서 나눔에 참여하기를 거부했습니다. 처음에 설명을 못해준 것은 제 책임
입니다만, 저는 내보냈습니다. 같이 있으면 서로 괴롭기 때문입니다.
저는 서로 돕는 직장이 발전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여수룬
문화로 만들려고 합니다.
돕는다는 것도 여러 가지입니다. 술 마시면서 고민 들어주는 것도 돕는 것입니다. 저는
여수룬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을 통해서 직원들을 도우려고 합니다. 그리고 자율 분위기를
만들어서 마음껏 해보게 하는 것을 통해 도우려고 합니다. 그것 때문에 저는 전언을 열심히
준비합니다. 그리고 목요 강좌며 목요 리더쉽 강좌를 엽니다. 또 간부 조회를 합니다. 간부
들더러 나눔글 을 쓰라고 강요합니다. 남들이 안 하는 짓을 많이 합니다. 대신 안 하는 것도
많습니다. 저녁에 간부들 데리고 술 마시는 것은 안 합니다. 직원들과도 안 합니다. 직원들
저녁 시간을 뺏지 않습니다. 제 나름대로 돕는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정상 생활을 하려
고 애를 씁니다. 물론 저는 문제가 많은 사람입니다. 적지 않은 잘못을 저지릅니다. 그렇지
만 잘못을 저지르면서도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려고 애를 씁니다.
최근에 제가 마음 먹고 여수룬 구성원을 도우려고 만든 것은 독서토론회입니다. 저는 독
서토론회를 생각하면서 몇몇 구성원들을 떠올렸습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본인이 참여하고 안 하고는 내 소관 사항이 아닙니다만, 참여하기를 바라면서 독서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만드는 독서토론회를 한 십 년 해볼 생각입니다. 만약 지금 참여하는 사람
이 28세면 10 년 후면 38세겠군요. 정말 아름다운 나이입니다. 그 때 여수룬은 아마 엄청난
회사가 되어 있을 겁니다. 멋진 간부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인문학(人文學) 소양을 갖춘 리
더는 많지 않습니다. 저는 독서토론회를 통해서 그런 인재가 자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
다. 저는 그것이 제가 젊은 직원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밝은 직장
지금 세상은 너무 혼탁합니다. 아니 원래 세상은 그렇습니다. 모든 사람이 돈만 벌 수
있다면 횡령, 배임, 사기도 칠 수 있는 분위기 입니다. 정말 돈을 벌려고 온갖 미친 짓을 합
니다.
돈, 정말 중요합니다. 어떤 분은 그렇게 이야기할 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도우려면 돈이
나 많이 주세요. 돈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도 저는 깊이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은 너
무 덜컥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에 자중합니다. 지금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합니다.
돈이 중요하기 때문에 돈 문제를 무겁게 다뤄야 할 때가 올 겁니다. 다만 지금은 지금
다룰 수 있는 문제를 다루는 것입니다.
최소한 여수룬이 유치원과 초등학교 때 하지 말라고 한 것은 안 하는 그건 회사를 만들
고 싶습니다.
밝은 직장을 만들 때 일단 주의해야 하는 것은 돈과 이성(異性) 두 가지 문제입니다. 모
든 범죄에는 돈과 이성이 걸려있다는 말은 대체로 진실입니다.
범인은 이 사건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본 자입니다. 대체로 그렇다는 말입니다. 공금을 중
요하게 여기고, 사적으로 쓰지 않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런데도 회사가 커지면 여기에 반드
시 걸립니다. 그로 인해 조직의 한쪽이 무너지고 신뢰가 깨지게 됩니다. 조심하는 수밖에 없
습니다.
남녀 문제는 성직자도 예외 없이 걸려드는 문제입니다. 기독교의 목사, 천주교의 신부,
불교의 승려 모두 남녀 문제에 걸려 꼼짝도 못합니다. 최근에는 한국 불교 최대종단의 최고
실권자가 성매수 혐의에 걸려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 두 문제는 늘 조심해야 합니다.

4
이 두 문제를 조심하고, 앞서 말한 대로 서로 돕는 문화를 만들고, 가정을 중요하게 여
기는 문화를 만들면 직장은 저절로 밝아집니다.
저는 가정 생활 잘 못합니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습니다. 딱 하나 그나마 잘 하는 것
은 돈에 관해서는 대체로 정직하다는 점입니다. 그것 빼고는 문제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계
속 노력할 겁니다.
사람을 중히 여기는 회사를 만들 거고, 가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를 만들 거고, 또
구성원들의 성장을 돕는 회사를 만들 겁니다.
저는 이렇게 하는 것이 신 혹은 운(運)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 드렸습니
다. 꼭 CEO기 때문이 아닙니다. 개인으로서도 제 철학입니다. 저는 임원들에게도 이런 회사
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같이 해나갈 겁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도 이런 문화를 같이 만들자고
할 겁니다.


저는 늘 꿈을 꿉니다. 제 꿈 속에 여수룬은 참 큽니다. 3년 뒤 월 10억 엔 매출은 이루
어집니다. 직원은 한•일•중•미 합쳐서 700여 명 이상입니다.
모든 직원이 정상 퇴근해서 가정을 잘 관리하는 꿈을 꿉니다. 그리고 결혼한 구성원들이
배우자를 잘 사랑하면서 사는 꿈을 꿉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여기 있는 여러분이 고참
간부 혹은 초급 간부가 되어서 지휘하는 꿈을 꿉니다.
10년 뒤, 여기 있는 젊은 직원들이, 중견 간부로서, 사회의 중요한 기둥으로서,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꿈을 꿉니다.
꿈은 이루어집니다.
여수룬이기 때문에 꿈은 이루어집니다.(*)

5
[전언(傳言)]

일선 단위에서 알아서 해야 할 때

2012. 5. 25. 금요일.

여수룬은 지금 성장 위주 정책을 써야 하는데 조직 상황은 성장 위주 정책을 뒤에서 받


쳐 줄 형편이 못 돼서 어려운 상황입니다.
저는 우리가 빨리 월 6천 만 엔 매출대로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엔-원 환율을
13으로 칠 때, 월 매출이 6천 만 엔이면 한화로 7억8천만 원입니다. 이 정도 되면 그나마
퇴직금도 적립하면서 조직을 안정되게 운영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성장 속도라면 아마 올해 10월이나 11월에 월 6천 만 엔을 기록할 수 있을 겁니
다. 그렇지만 12월, 1월의 비수기에는 또 6천 만 엔 이하가 되었다가 내년 2월 이후나 되어
야 안정되게 6천 만 엔을 넘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속도면 내년 3월에, 목표로 한 1억 엔 매출은 어렵습니다. 올래 3월30일에,
2015년 3월 매출 10억 엔 시대를 맞으려면 내년 3월 매출이 1억5천 만 엔은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처럼 성장하면, 내년 3월 매출은 8천 만 엔 전후밖에 안 됩니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내년 3월 1억5천 만 엔은 고사하고, 월 8천 만 엔 매출 조차 제대
로 이루지 못할 상황입니다. 이번 달 매출은 지난 달 매출 4천4백70만 엔 전후로 예측이 됩
니다. 상당히 답답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정말 열심
히 신상품을 등록했습니다. 아래는 작년 6월 이후 출시한 신상품 현황입니다.

우리는 신상품 출시를 통해 확실히 성과를 거뒀습니다. 보다시피 올해 2월과 3월에는


작년에 없던 신상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었고, 5월 현재는 15%를 넘
었습니다. 역시 전체 매출에서 신상품이 기여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결과는 그래프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여수룬의 월별 매출 추이입니다.

1
이 그래프를 보면 작년 7월 이후 전년도 동월 대비 매출 증가폭이 확실히 커졌다는 것
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서서는 그 폭이 월등합니다. 월등히 증가된 배경에 신상
품 출시가 있었습니다.
신상품 등록과 관련해서 특기할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아래표는 우리 회사 기본 상품의
매출기여율입니다.

작년 5월과 올해 5월의 스티커, 전단, 엽서, 2절 명함, 명함, 현수막의 기여율을 보여주
는 표입니다. 이 중 스티커와 전단, 명함, 현수막만 보면 됩니다. 전단은 기여율이 3.34% 늘
었습니다. 현수막은 0.2% 늘었습니다. 반면 스티커는 7.88% 줄었고, 명함은 10.92% 줄었습
니다. 사실은 줄어드는 것이 정상입니다. 왜냐면 중철, 무선철 등 객단가가 높은 상품들을
비롯하여 출시되는 상품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에 기여율을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
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단과 현수막은 매출이 늘어나거나 현상을 유지했습니다. 이
유는 이제 말을 안 해도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단은 가격을 두 번에 걸쳐서 대폭 조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수막은, 지금 제가
통계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신규상품을 꾸준히 출시했기 때문이라고 추정됩니다. 물론
현수막은 특별히 집요하게 고객을 관리한 것과 품질을 끌어올린 점이 주효했다고 여겨집니
다.
모든 과정이 중요합니다만, 여전히 신상품을 등록하고, 가격을 조정하면서 상품을 관리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증거입니다.
2
매출 증가 요소 정리
매출을 증대시키는 방법을 정리해 보면,
신상품 출시
기존 상품의 가격관리
품질 유지
좋은 포장과 정확한 발송
고객응대
영업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어떤 과정도 중요하지 않은 과정은 없습니다. 다만, 시기에 따라 이 중에서 더 중요
한 요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안정을 택해야 할 때는 품질 유지, 좋은 포장과 정확한 발송
등이 더 중요합니다. (생략)생존기에는 정확한 발송만으로 버텨야 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도
2011년 6월까지는 거의 발송만으로 버텼습니다. 그 때까지는 신상품은 전혀 출시되지 않았
습니다. 고객응대도 그냥 버티는 수준이었습니다. 서비스는 개선할 수 없었습니다. 이 시기
에는 신상품 출시나 기존 상품 가격 관리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신상품을 출시하는 일과 기존 상품의 가격을 관리하는 일이 앞에 나올 때입니다.
그리고 오프라인 영업이 앞으로 나와야 할 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역량은 이 분야에 집중 배치되어 있지 못합니다. 현재 우리
회사에서 신상품을 등록하고, 상품을 관리해야 할 부서는 사업본부 안에 있는 기획팀입니다.
그런데 우리 회사 기획팀은 신입사원 두 명과 전단 중철을 같이 하는 김범수 과장, 세 명입
니다. 이 세 명으로 검색어 광고까지 해야 합니다. 갑자기 답답해집니다.
여기에 개발실 인원 역시 전혀 많지 않습니다.
오프라인 영업 역시 최근에 애드프린트에 합류했습니다. 역시 답답합니다.
가장 앞쪽에서 상황을 타개해야 할 기획팀과 오프라인 영업이 매우 취약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덧붙여 마케팅 혹은 영업을 본격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제작이며, 거래처
관리도 결코 일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최근 조직을 대규모로 개편한 것도 한 원
인이 되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여수룬은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조직이 정비가 덜 되었고, 역량이 부족해서
뒤뚱뒤뚱 거리면서 나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조직이 전혀 날렵하지 못합니다.
급성장하는 조직의 한계입니다.
기록을 뒤져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입직원 교육을 한 것은 3월6일~9일입니다. 그 사이
두 달 반 정도 지났습니다. 지금 신입직원 교육 대상자가 대략 15명 정도입니다. (삭제) 여기
에 일본 직원 3명까지 포함하면 18명 가량이 두 달 사이에 새로 입사했습니다. 물론 적지
않은 사람이 떠나기도 했습니다. 급성장한 조직이므로 조직 규모도 적지 않고, 신규 합류자
도 많습니다.

대화와 협의가 중요한 때


참 난감합니다. 사실 지금은 여수룬에게 정말 좋은 기회입니다. 환율이 이렇게 좋을 때
확장 정책을 쓰는 것은 옳습니다. 그런데 확장 정책을 쓰면 당연히 조직은 정비가 쉽지 않고,
계속 뒤뚱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선택해야 합니다.
천천히 가면서 정비를 할 것인가, 아니면 다소 혼란이 있더라도 속도를 택할 것인가? 이
것은 최고 전략기구의 선택입니다. 저는 당연히 혼란을 감수하고 속도를 택합니다. 지금은
빠져나가야 할 때입니다. 자칫하면 주저 않아야 할 상황에서 신속하게 빠져나가야 할 때입니
다. 저는 여전히 신상품을 더 등록하고, 상품을 관리하면서, 영업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려고
합니다. 저 역시 마음에 부담이 매우 큽니다. 조직이 정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상품을 더
등록하고, 상품을 관리하면 인원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상태로 조직
을 운영하면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인원도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실익은 크지 않
고 덩치만 커질 수도 있습니다.

3
그런데도 저는 이 길을 택하려고 합니다. 제가 겨냥하는 것은 10월 이후입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인원이 늘어나는 구조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시스템의 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개발실이 어느 정도해주느냐에 따라 여수룬의 다음 단
계가 펼쳐진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금 여수룬이 성장하면서도 둔중한 데에는 개발실의 인
력 부족이 큰 원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개발이 각 영역을 충분히 서포트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개
발부문은 사람이 들어가지 않고는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다행히 우리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개발역량이 7월에 어느 정도 채워집니다.
제가 기다리는 것은 7월 이후입니다. 지금은 저도 그리고 그 누구도 효율을 내기가 어렵
습니다. 개발 쪽이 보충되지 않고는 어렵습니다. 개발 쪽이 정상으로 돌아가면 그때부터가
여수룬에 새 장이 열립니다. 지금 둔중한 가운데 계속 조직을 보강하고 확대하는 것은 개발
이 어느 정도 조직을 서포트할 수 있는 10월 이후를 대비한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 때라고 해서 회사가 날렵하게 움직일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그 때는 그 때대
로 또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 인원도 늘어날 것입니다. 다만, 지금처럼 개발 엔진이 없어서
문제를 알면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때는 지나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렇게 계속 발전하면서도 둔중할 수밖에 없는 조직 현실에서 취할 수 있는 기본 조치
는 무엇일까요?
저는 대화, 혹은 머리 맞대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사업 단위별로 머리를 맞대고 현재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충분히 논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위의 책임자를 중심으로 잘 단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제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제가 잘못 판단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만, 제가 느꼈을 때
지금 각 단위의 논의는 깊지 않아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최일선 단위가 그저 주어진 일을
하는데 급급하지 말고, 일을 어떻게 할 지 충분히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더욱 중요하
다고 여겨집니다.
저는 삼 주 전부터 매일 과장 이상 간부조회를 주재합니다. 토론도 하고 또 제가 느끼는
긴급사안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또 지시도 합니다. 제가 거의 쓰지 않는 방법입니다. 여수
룬 초창기에 잠시 일일회의를 하다가 최근까지 거의 쓰지 않은 방법입니다. 제가 조회를 하
기 시작한 이유는 지금은 조직이 너무 늘어나서 조금은 강제로라도 조직의 정책을 통일시키
기 위한 것입니다. 평상시라면 이런 방법은 될 수 있으면 안 쓰지만 지금은 좀 다급하니까
매일 조회라는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지금은 단위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이 커질수록 일선 단위에서 알아서 해줘야 할
일이 많습니다. 일선 단위에서 알아서 하려면 일선 단위 핵심들끼리 깊이 대화하고 상의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어려움이 많습니다. 조직이 너무나 빨리 커지고 있기 때문에 각 일선 단위의 핵심이 형
성되기도 어렵고, 또 간부들도 조직을 챙길 시간이 없고, 또 논의의 룰을 갖기도 어렵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일단은 어떤 형태로든 일선 단위, 혹은 적당한 단위가 논의를 많이 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 알아서 자기 일을 책임져주는 일이 각별히 중
요합니다. 솔직히 이 상황이라면 단위 조직의 책임자라고 해도 개인을 챙겨주기가 만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조금이라도 오래된 직원들이 그 이후 직원들을 잘 챙겨서 조직
을 이끌어주는 게 매우 중요한 때입니다.
직원 명부를 봤습니다. 작년 6월 이전부터 여수룬 일에 참여한 분들 총수는 22명입니다.
뒤집어서 말하면 2/3 이상이 1년 미만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우리 조직의 현실입니다.
필요한 것은 대화와 협의입니다. 일선 단위에서 머리를 맞대고 상의를 해야 합니다.
정말 다행은 현재 여수룬 조직 구성원들이 정말 품성이 좋은 분들이라는 것입니다. 여수
룬 직원 대부분은 여수룬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자기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력하는 능력이 크다는 점입니다. 아쉬움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급격히 늘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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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 비하면 대단히 안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미래는 밝습니다.
우리는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서로 도울 수 있는 능력도 있습니다. 이 능력
을 발휘하기 위해 지금은 단위에서 서로 상의하고 협의하는 것이 각별히 중요한 때이고, 그
리고 조금이라도 먼저 일을 시작한 분들이 뒤에 온 분들을 잘 도와주는 것이 각별히 중요한
때입니다.(*)

5
[전언(傳言)]

지원, 지지, 격려, 칭찬

2012. 6. 8. 금요일.

제가 전언을 쓴 지도 꽤 오래되었습니다. 첫 전언은 2009년 6월 19일이었습니다. 중간


에 나눔을 중단한 적도 있었습니다만, 어쨌든 전언은 지금까지 계속 쓰고 있습니다. 거의 3
년 째입니다.
제가 전언을 쓰는 이유는 조직의 목표를 정확히 제시하고, 또 구성원들이 조직의 목표를
정확히 이해하면서 일을 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전언을 쓸 때마다 두렵습니다. 우선은 사람들의 평가가 두렵습니다. 혹시 어설프게 써서
조롱 받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틀리고 말고 하는 시험이 아닌데도 뭔가 틀릴까 봐 두렵습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전언을 계속 쓸 수 있었던 데에는 두 사람의 뚜렷한 지원과 지
지와 격려와 칭찬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여수룬 안의 사람이고, 또 한 사람은 여수룬 바깥에 있는 사람입니다. 여수룬
바깥에서 전언을 읽는 사람은 딱 두 사람입니다. 한 사람은 전언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사람
이고, 또 한 사람은 오래 동안 신문 기자로 활동한 제 친구입니다.

전언을 계속해서 쓸 수 있게 해 준 두 사람
여수룬 안의 사람은 전언을 전폭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려하고, 칭찬해줍니다. 똑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면, ‘원래 사람은 똑 같은 얘기를 여러 번 들어야 알아먹어. 계속 해, 계속
해’하고 격려해 줍니다. 내용에 문제가 있어서 고민하면, ‘잘못된 말을 들어도 뜻밖에 거기서
교훈을 발견하기도 해. 신경 쓰지 말아’하고 격려해줍니다. 늘, ‘좋아, 계속해’합니다. ‘교회에
가면 목사님 설교 늘 똑같아. 다를 게 뭐가 있냐? 그런데도 일요일마다 설교 듣잖아’하면서
지지해줍니다. 저는 이 지원과 지지와 격려와 칭찬이 없었으면 절대 전언을 계속 쓸 수 없었
을 것 같습니다.
제 글을 칭찬한 신문 기자의 메시지를 소개합니다. 낯이 뜨겁습니다. 자기 글을 칭찬한
사람의 글을 소개하는 것은 낯 두꺼운 짓입니다만 오늘은 그렇게 하겠습니다.

보내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어제 이곳 저곳 이동하면서 틈틈이 읽기는 했으나 아주 감동받았습니다. 소감 몇 가지
적어 보냅니다.

1. 이 기업이 꼭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기업경영에서 믿어오던 상식(?)들(일 예로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가치를 쉽게 내팽개치는 사례들)을 여지없이 파괴하면서 이룩해 나가는
성과들을 놀라운 시선으로 바로 볼 수 있었습니다. 직원들의 인격성장이 기업발전에
핵심이라고 믿는 신념은 누구도 따라 하기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더구나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신생기업의 입장에서 이런 일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게까지
느껴졌습니다. 이 기업이 꼭 성공해서 새로운 경영모델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 사회의 큰 성과가 될 것입니다. 기억이 희미하지만 오래 전에 읽었던 글 중에
정문술이던가, 국정원(國情院) 출신의 기업인이 있었는데 다른 가치와 방식으로 기업운영에
성공하고, 기업을 직원들에게 모두 주고 떠났던 일이 새삼 생각납니다.

2. 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놀랍습니다.


자신의 가치와 철학을 실제 상황에 맞게 개척하고 엮어가는 능력은 아마도 김종박만이 할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금, 인력 등 기본적인 여건이 늘 부족했을 것이라

1
여겨지는데 이를 극복해 간 과정이 궁금하군요. 장보고(張保皐)호 1 만개의 꿈이 조만간
실현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3. 차제에 출판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문장만으로도 너무 좋은 글입니다. 쉽고, 간결하고, 명확하고, 풍부한 사례들... 경험 많고
박식한 사람의 탁월한 글쓰기 능력입니다. 경영학 교과서로 써도 좋을 듯 합니다. 바로
실전에 대입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참고서가 되겠지요. 결코 쉽지 않겠지만, 많은 기업들이
따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흠흠…… 이 글을 쓴 기자는 지방이기는 합니다만 경기도에서는 꽤 잘 알려진 기자입니


다. 지금은 언론계의 추악한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있기 싫다면서 유명한 지방지 편집국장 자
리를 제안 받고도 기자일 을 버리고, [생애사(生涯史) 쓰기 교실]을 열고 있는 친구입니다.
나름대로 글쓰기에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제가 전언을 쓰는 과정에서 이 친구의 격려는 엄청난 힘이 되었습니다.
기왕 부끄러운 짓을 하는 것이니까 이 친구의 메시지를 하나 더 소개합니다.

CEO 전언 잘 읽었습니다.
전언은 잘 만들어 진 경영학 교과서 입니다.
늘 많이 배우고, 지나온 삶이 얼마나 허술했었는지 되돌아 보게 하고, 보완하게 해
줍니다.
이야기너머(이 친구가 운영하는 글쓰기 교실의 이름입니다)가 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포지셔닝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데도 많은 영감과 도움을 줍니다.
그대의 생각, 태도, 노력, 모두 소중한 교훈입니다.

이런 격려 덕분에 저는 CEO전언을 계속 쓸 수 있었습니다.


CEO전언을 쓰는 동안 저를 정말 힘들게 한 평가도 있었습니다.
‘너무 길어요’. ‘다 읽기 힘들어요’. 이건 자기 자신의 느낌이니까 제가 견딜 수 있습니다.
개인의 기질에 따라서 길 수도 있고, 읽기 힘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더 비수 같은 평가도 있습니다. ‘아마 다 읽는 사람이 없을 걸요’. 개인의 평가를 넘어서
집단의 평가를 전하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전언을 계속 쓰는 것은 저 정도 신경이
무딘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할 겁니다. 아, 물론 앞서 말한 두 사람의 지원과 지지와 격려와
칭찬이 저를 지탱해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정도는 약과입니다. 정말 당장이라도 전언 쓰는 걸 집어 치우고 싶은 마음
이 들게 만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약점을 기가 막히게 짚어내는 사람입니다. 끊임없이 비평
하고, 비판하고, 충고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전언 쓰는 일이 고통스러워 집니
다.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는 이롭고[良藥은 苦於口나 耳於病이요],


충성된 말은 귀에는 거슬리나 행동에는 이롭다.[忠言은 逆耳이나 耳於行이요]

이 말을 가슴에 새기기 때문에 웬만하면 들어주려고 애를 씁니다. 사실 저만큼 다른 사


람의 비평과 비판을 들을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저를 비판하는 말조차도 공감하면
서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저조차, 끊임없이 약점을
찾아내서 비판하고 가르치려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그 사람을 보는 것마저 힘들어집니다.
어느 정도는 견디지만, 어느 한계가 지나면 얼굴 보기도 힘듭니다.
저 자신을 놓고 생각해보면, 저를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은 충고, 비판, 비평, 지적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제가 정말 한심한 상황에 놓여 있을 때조차 저의 장점을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려해준 사람이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있습니다. 저는 읽어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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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글의 제목에는 100% 공감합니다.
글만이 아닙니다.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저를 있게 한 것은 결코 충고, 가르침, 비
평, 지적이 아니었습니다.
2006년에 저의 가정은 사실상 무너졌습니다. 이혼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비참했습니다.
완전히 기진맥진한 상태였습니다. 실패한 저의 인생이 저주스러웠습니다. 살아가는 게 힘들
었습니다. 삶을 지탱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그 때, 멘토를 만났습니다. 그 때 그 분은 그 상황에서 단 한 마디도 저를 비난하지도
비판하지도 않았습니다. 충고하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전제는 있었습니다. 제가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전제였습니다. 그 전제 위에서 그 분은 정말 단 한 마디도 비난하지 않
고, 지금부터라도 다시 시작하면 과거도 고쳐질 수 있다는 지지와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
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충분히 칭찬해주고, 격려해주고, 지원해주고, 지
지해주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 분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그 때 그 분의 지지
와 지원과 격려가 없었다면, 지금 저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 경험 이후에 저는 비판하는 일을 중단했습니다. 사람들은 저더러 칭찬을 잘 한다고
말합니다. 아마 그렇다면 제가 칭찬 때문에 일어설 수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저는 꽤 많이
팔리는 책을 쓴 사람입니다. 저도 비판과 비평과 평가와 지적과 충고와 가르치는데 아주 능
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더 이상 그런 걸 안 하려고 애를 씁니다. 이유는 그것이 사람을
바꾸는데 거의 효과가 없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서로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려하고, 칭찬하십시오.


지금 여수룬-애드프린트에는 많은 중간 지도자가 세워지고 있습니다. 여수룬은 급격히
발전했습니다. 급격히 발전했기 때문에 여수룬에 입사하자마자 리더가 되는 분도 많아졌습니
다. 다른 회사에서라면 아직도 지도를 받아야 할 처지인데도 여수룬에서 큰 책임을 지고 최
선을 다하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대부분 리더 교육을 제대로 받을 기회도 많이 받지 못했
습니다. 그러면서도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힘들 수 있습니다.
이 분들을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려하고, 칭찬하시기 바랍니다. 리더들은 외롭습니다.
늘 평가 받아야 하는 처지입니다. 리더라고 해서 대단한 사람도 아닙니다. 어제까지 평사원
이었다가 회사가 급하니까 억지로 맡긴 책임을 두 어깨로 감당하게 된 사람들일 수도 있습
니다. 비판하지 마십시오. 지적하지 마십시오. 충고도 함부로 하지 마십시오. 또 너무 가르치
지 마십시오. 감싸주십시오. 늘 격려해주십시오. 정말 격려하기 싫을 때라도 이를 악물고 격
려하십시오. 그것만이 리더에게 힘을 줍니다.
부하도, 그리고 동료끼리도, 또 상사도 서로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려하고, 칭찬하시기
바랍니다. 한번 비판하려면, 한번 충고하려면, 스무 번을 칭찬하고,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
려한 다음에 하시기 바랍니다. 여러 분께서 비판하고, 지적하기 전에 이미 자기 자신이 먼저
수십 번 자책(自責)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잘난 척하기 좋아합니다. 비판하고, 충
고하고, 지적하고, 가르치면 자기가 잘나 보이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그
런 사람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당신이 비판하고, 지적하기 전에 벌써 수십 명의 사람이 그
리더를 비판하고 지적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은 그 무리에 끼지 말고,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려하고, 칭찬하는 자리에 서시기 바랍니다.

자기나 잘하기
비판과 지적과 충고를 할 시간이 있으면 자기 일이나 잘 해서 모범을 보이는 것이 좋습
니다.
어떤 간부가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저에게 자기의 상급자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시도
때도 없이 했습니다. 말로는 조직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늘 조직을 걱정하고, 염려
하고, 근심합니다. 걱정과 염려와 근심이 많으니까 불평을 하고, 불만을 털어놓고, 비판하고,
지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드러난 것은 자기 맡은 부서는 완전히 엉망인 상황
이었습니다. 대개 불평이 많고, 불만이 많고, 비판하기 좋아하고, 충고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 조직을 잘 이끌지 못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불평이 많고, 불만이 많은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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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그런 사람입니다. 꼭 상사에게 불평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 아닙니다. 동료도 그
리고 부하에게도 사실은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기질이고, 습관입니다. ‘들[野]에서 새는 바
가지가 집에서는 안 새랴’ 하는 속담이 바로 그것을 말해줍니다. 불평과 불만이 많은 사람이
자기 조직을 잘 관리할 리 절대로 없습니다.
비판하고, 지적하고, 충고할 시간이 있으면 자기 일이나 잘 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특히 상사를 비판하는 사람은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바보입니다. 자기 목
을 자기 손으로 죄는 사람입니다.
무능한 상사는 때가 되면 저절로 정리가 됩니다. 누가 앞장서 나서지 않아도 저절로 드
러납니다. 빛은 어둠을 물리칩니다. 스스로 잘 하면 도저히 고칠 수 없는 상사의 문제는 저
절로 드러납니다. 조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능한 상사 때문에 잠시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
다. 그렇다고 해서 비판과 지적과 충고가 무능한 상사를 유능하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정말 능력이 있다면 자기 일이나 잘하면 됩니다. 그걸 통해 상사가 스스로 고치거나 혹
은 스스로 무너집니다. 앞장서서 잘난 척하고 상사를 공격할 이유도, 비판할 이유도, 지적할
이유도 없습니다. 오로지 자기만 잘하면 됩니다. 무능한 상사 밑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은 그
저 자기 일이나 잘 하는 것뿐입니다. 무능한 상사 때문에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
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그것을 감내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왜냐면
무능한 상사를 바꾸려고 덤비면 자기 자신이 무너지는 것은 100%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비판과, 지적과, 충고는 사람을 결코 바꾸지 못합니다. 비판과 지적과 충고는 상대를 바
꾸지도 못할 뿐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도 망칩니다.
비판과 지적과 충고는 교만한 행동입니다. 비판과 지적과 충고는 상대방을 한 수 아래로
보는 행동입니다. 비판하고, 지적하고, 충고하는 것은 하수도 할 수 있습니다. 훈수는 프로라
는 말이 있습니다. 직접 바둑을 둘 때는 5급 밖에 안 되지만, 옆에서 훈수할 때는 5단이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비판하고, 지적하고, 충고하는 것은 쉽지만, 스스로 실력을 보여주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진짜 조직을 사랑하는 사람은 무능한 리더조차 지지하는 사람입니다. 지원하는
사람입니다. 격려하는 사람입니다. 칭찬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해서 리더를 살리는 사람입
니다.
아는 사람 중에 정치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정치 지도자
를 정말 잘도 평가합니다. 월간지도 참 많이 읽고, 주간지도 많이 읽고, 신문도 많이 읽고,
아는 것도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모든 정치인을 평가합니다. 누구는 이래서 문제고, 누구는
저래서 문제고…… 정말 이런 말을 쓰면 안 되겠지만, 아는 것도 더럽게 많습니다.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사람인데, 한번은 못 참고 한 마디 해버렸습니다. 절대 그런 말 하면 안
되는 상대였는데, 제가 견디질 못하고 해버렸습니다. 제 수준이 그만큼 낮다는 것이지요. ‘아
니 직접 출마를 하시지 그러세요’. 정말 하면 안 되는 말이었습니다. 순간 관계가 다 무너져
버렸습니다. 저도 무너졌고, 그 분도 무너졌고, 저와 그 분의 관계도 무너졌습니다. 이런 경
우 많이 겪지 않습니까? 끊임없이 잔소리 하는 부모에게 버럭 화를 내는 자식의 모습과 마
찬가지입니다.
말 없이 묵묵히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이것이 성숙된 인격입니다. 이것이 진짜 가르침
입니다.

칭찬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비판하지 말고, 지적하지 말고, 충고하지 말고, 지지하고, 지원하고, 칭찬하고, 격
려하라고 했지만, 이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은 원래 선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원래 악하기 때문에 칭찬하기 보다 질책하기를 좋
아합니다. 격려하기 보다 꾸짖기가 쉽습니다. 지지하기 보다 무시하는 게 쉽습니다. 지켜보
기 보다 가르치기를 좋아합니다. 우리는 이런 본성과 싸워야 합니다.
묵묵히 지켜봐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 의견에 공감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칭찬해야 합니다.
여수룬에 모인 구성원들은 칭찬받을 자격을 넘치도록 갖추고 있습니다. 정말 성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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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은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조직을 사랑합니다. 정(情)도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뒤틀려버린 세상에서 너무 많은 질책과 너무 많은 비난과 너무 많은 비판을 받
았습니다. 세상이 원래 그렇습니다. 부모들도 비난 받고, 비판 받고, 욕 먹고 자랐기 때문에
우리들을 제대로 칭찬해줄 능력이 없었습니다.
칭찬은 받아 본 사람이 할 줄 압니다. 사랑도 받아 본 사람이 할 줄 압니다. 격려도 받
아 본 사람이 할 줄 압니다. 100% 진실입니다. 특히, 부모님이 중요합니다. 선생님과 친구들
이 중요합니다. 이 중요한 사람들의 지지와 격려와 지원과 칭찬과 사랑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세상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지지와, 격려와, 지원과
칭찬 대신, 무시와 비난과 꾸짖음을 더 많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말을 분석해 보면 긍정의 말 보다 부정의 말이 열 배 이상 많다고 합니다. 그렇
기 때문에 한 번 비판하고 비난하려면 스무 번은 칭찬하고 격려한 다음에 해야 한다는 것입
니다.
우리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지원하고, 지지하고, 격려하고, 칭찬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
다. 그리고 공감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크게 고개를 끄덕여서 공감하고, 박수를 치면서 격려하고 지지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저는 여수룬 간부들, 그리고 평사원들이 지원 받고, 지지 받고, 격려 받
고, 칭찬받고, 사랑 받는 가운데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성장해야 점점 더 커지는 여
수룬에서 그 분들이 부하를 양육할 때, 지지하고, 지원하고, 격려하고, 칭찬하고, 사랑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부가 다정하게 살고, 친구와 다정하게 사는 것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소중한 관계가 주는 행복감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커진다고 합니
다. 하루의 열 시간을 보내는 여수룬에서 서로 따뜻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은 행복해지는
데 아주 중요합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들은 이미 그렇게 잘 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들은 성실하고,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고, 그리고 무
엇보다 조직을 사랑하고, 서로를 격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들은 충분히 칭찬 받고, 충분히 격려 받고, 충분히 지지 받고,
충분히 사랑 받을 수 있는,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칭찬과 격려도 습관이고, 비난과 충고하기도 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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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성장(成長)

2012. 6. 22. 금요일.

여수룬을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일 가운데 하나는 구성원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A님은 여수룬 이전에도 회사를 다녔습니다. 그리고 십여 년 간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여수룬에 왔습니다. 와서 참 열심히 했습니다. 물론 중간에 두어 차례인가 회사를
다닐 수 없는 사정이 있다고 울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날아다닙니다.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
고 있습니다. 정말 놀랍니다.
B님은 간부교실에서 발견했습니다. 그가 발표하는 내용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저런 실력을 갖고 있었던 분이었나…… 그 이후 B님을 보면 다시 보게 됩니다. 물론 B님이
원래 간직하고 있던 뛰어남이지만 그래도 여수룬에 있기 때문에 더욱 빛나는 능력입니다.
C님 역시 간부교실에서 그 뛰어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랬구나…… 그런 일을 한 분이
었구나…… 이 분과 첫 면접이 기억 납니다. 자기가 작업한 것을 갖고 왔더군요. 그 분의 자
부심을 봤습니다. 그 분은 ‘나는 이 일을 사랑합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그 분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잠시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
즘 그 분,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D님, E님, F님은 최근 두 주 사이에 다시 보게 된 분들입니다. 이 분들은 보이기 힘든
곳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계기로 이 분들을 다른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깜짝 놀랐습니
다. 이 분들에게 이런 능력이 있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G님과 H님의 성장을 보는 것은 정말 놀랍습니다. 이 분들은 성장은 나이와 관계 없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줍니다. 여수룬에서 다른 사람에 비하면 나이가 많지만,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분들입니다. 저는 정말 놀랍니다. 성장은 확실히 나이와 상관 없습니다.
반면, I님, J님, K님을 보면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 분들에게는 확실히 능력이 있습니다.
그 분들의 능력을 압니다. 그렇지만 그 분들은 아직도 자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사람
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다 보니, 저는 그게 보입니다. 그 분들에게는 뛰어난 능력이 확실히
있습니다. 그런데 그 능력을 그다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 분 자신
이 자기가 그런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에 관심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은
구성원 개개인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물론 저에게는 그런 능력이 많지 않습니
다. 그렇지만 개개인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저에게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을 돕는 것이 여수룬을 운영하는 목적이기도 하고, 또 수단이기도 합
니다.
개개인의 성장 없이는 회사도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저는 믿습니다. 특히 여수룬처럼
작은 회사는 사람이 보물입니다. 큰 회사도 마찬가지지만 작은 회사는 더 그렇습니다. 그래
서 저는 개인이 성장하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는 저에게는 개인의 성장을 돕는
것이 회사를 성장 시키는 수단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것 떠나서 구성원이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게 즐겁습니다. 어떤 때는 흐뭇하기도 합니다. 누가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흐뭇해한다
는 표현은 성인을 상대로 할 때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나이로 따지면 제 조카
뻘이니까 흐뭇하다는 표현을 써도 될 것 같습니다. 저 자신으로 말하면 저는 개인의 성장을
돕는 것 자체가 제 삶에서는 매우 소중한 가치입니다. 제 가치가 실현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즐겁고 또 행복한 일입니다. 이런 점에서 구성원의 성장은 저에게 그 자체가 목표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성장은 두 가지 영역입니다. 한 가지는 업무 능력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인격입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업무 능력도 커지고, 또 인격도 성장할 수 있게
돕기를 원합니다.
제가 돕는 방식은 모범 보이기 입니다. 직접 가르치는 방법은 최대한 피합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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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릅니다. 저는 가르치는 방법은 최대한 피하려고 하지만, 여러분이 보
시기에는, ‘사장은 늘 가르치려고 들어’할 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
다. 어쨌든 저 자신은 모범 보이기를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여러 가지 제도를 고안합니다.
50% 교육비를 지원하는 것도 돕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업무 능력이 성장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은 회사에 돈이 없을 때도, 직원이 외부에서 업무 관련 강좌를 듣기 원하
면 수강료를 50% 지원했습니다. 특별한 강좌는 100% 지원했습니다.
작은 회사 치고는 초청 강좌도 수시로 했습니다. 인간관계론 강좌를 열었고, 외부 초청
인쇄강좌도 있었습니다. 인간관계론 강좌는 좀 다르긴 합니다만 인쇄 강좌 역시 업무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회사 자체 목요강좌도 업무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강좌입니다. 한일전
자상거래 강좌, 영업강좌, 인쇄강좌가 그것입니다.
여수룬 아카데미를 만들어서, 리더쉽 강좌, 사업계획 발표회를 갖는 것도 실력 향상을
도우려는 것입니다.
신입사원 교육을 제가 직접 하는 것도 역시 구성원 성장이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운영하는 독서토론회도 성장을 돕기 위한 것입니다.
정말, 작은 회사 치고는 강좌를 참 많이 엽니다. 오죽하면 이 규모에서 교육실을 따로
만들겠습니까? 물론 교육실을 만들고 나서 보니 용도가 너무 다양해서 참 좋습니다.
인격의 성장을 돕기 위한 수단은 전언과 나눔입니다. 전언과 나눔은 회사의 방향을 제시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은 최근의 특수한 사정입니다. 물론 회사가 커지면서 금요나눔은
회사 운영 방향과 나갈 길을 이해하는 장으로 많이 쓰입니다만, 금요나눔에서는 삶을 나눔으
로써 개인의 인격을 성장시켜 나가는 장으로도 쓰입니다. 앞으로도 금요나눔 전언은 인격 성
장을 돕는 방향으로 많이 쓰여질 겁니다.
이러다 보니 CEO인 저는 교육하는데 참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저는 현재 여수룬이 안정된 데에는 회사의 이런 노력이 참 많이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조직은 요동을 쳤습니다. 여러분은 잘 느낄 수 없을 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보면 여수룬 조직은 너무 자주 바뀝니다. 안정되어 있었던 적이 거의 없습니다. 지금도 여수
룬에는 부서명도 제대로 없습니다. 개편되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한 부서에서 무려
네 명이 일을 안 하게 되었거나 못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 전체는 큰 흔
들림 없이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배경에 교육의 힘과 성장하는 개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기초가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면 개인도 성장하지만, 조
직이 반드시 크게 성장한다고 믿습니다.

도전해보기
성장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사랑합니다.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습니다. 겸손해서 잘 드
러내지 않지만 내부에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장합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너무 많이 봤습니다. 일을 맡겼을 때,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정말 많
이 봤습니다. 지금도 저는 많은 사람에게서 그 숨겨져 있는 능력을 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은 소중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구성원 각자가 자기가 갖고 있는 능력을 적극 발휘
해보기를 기다리고 또 원합니다. 그리고 저는 도우려고 합니다.
일단 도전해보기를 바랍니다.
여수룬은 이것 해라, 혹은 저것 해라 하고 일러주는 회사는 아닙니다. 다른 간부들은 자
세히 일러주는 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별로 친절하지
않습니다. 대신 해보겠다고 하면 적극 후원하고 지원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실패하는
것을 가지고 질책하거나 야단치거나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여수룬은 기다리는 회사입니다. 본인이 알아서 나올 때까지, 굳이 나오라고
강하게 권하지 않습니다. 직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맡아 보라고 권하지만 강권하지는 않습니
다. 하기 싫으면 시키지 않습니다. 대신 하겠다고 하면 적극 지원합니다.

2
저는 여러분들께서 도전하시기를 바랍니다. 회사 안에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요
청하거나 혹은 지원하시기 바랍니다. 적극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실패해도 좋으니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도전해보면 뜻밖에도 자기에게 숨겨진 능력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이 도전하기를 주저하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가끔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여수룬에 모인 우리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아직 크게 성공하
지 못한 상태입니다. 여수룬은 아주 작은 기업입니다. 충무로 바닥에서조차 그 이름이 제대
로 알려져 있지 않은 회사입니다. 충무로에서는 성원, 성진, 애드코아, 명함천국이라고 하면
그래도 알아주지만, 여수룬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회사일 뿐입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을까
요? 제가 워낙 바깥에 나다니지 않으니 모르겠습니다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기분이 상할까 봐 조심스럽긴 한데, 현재 우리는 그런 회사에 몸 담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
다. 이런 상황은 사람을 위축시킵니다. 자부심을 떨어뜨립니다. 그러다 보면 도전정신을 발
휘할 마음이 살아나기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부러 노력해서 상황을 바꾸어야 합니다.
다행히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지만, 여수룬 안에 있는 우리는 여수룬에 미
래를 걸 수 있는 마음이 생기고 있습니다. 여수룬은 성장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50% 이상
성장합니다. 그리고 여수룬에는 비전이 있습니다. 저에게도 여러분에게도 여수룬은 꿈꿀 수
있는 곳입니다. 이것은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적극 받아들이고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이도 기준이 아니고, 성별(性別)도 기준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마음, 해보려는 마음이
기준입니다. 회사는 열려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도
전할 때, 환경도 바뀌지만, 자기 자신도 바뀝니다.

사랑하기
저는 여러분이 여수룬을 사랑하기 바랍니다.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가장 불행한 사람은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사는 사람입니다. 소중한 인생인데 왜 사랑
하지도 않는 사람과 살아야 합니까? 어쩔 수 없이 살게 되었다면 사랑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랑은 결코 감정이 아닙니다. 사랑하려고 노력하면 사랑하는 감정이 생깁니다. 여러 번
이야기합니다만 이것은 진실입니다. 사랑은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
다.
여수룬이 사랑 받을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는 전혀 별개입니다. 사랑 받을 자격이 있는
대상을 사랑하는 것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문제는 사랑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해도 사랑할 수 없으면 헤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제일 구질구질한 삶은, 사랑하
지도 못하고, 사랑할 마음도 없으면서, 헤어지지도 않는 것입니다. 이런 삶은 정말 구차합니
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밥벌이 수단으로 다니는 곳이라면 차라리 안 다녔으면 좋
겠습니다. 그런 삶은 정말 비참합니다. 그런 삶은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줍니다. 차라리
없었다면 여수룬을 사랑하면서 다닐 수 있는 사람이 그 일을 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인생은 선택입니다. 사랑할 것이냐 말 것이냐도 선택입니다.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여러
분이 여수룬을 사랑하고 안 하고에 따라 여수룬이 더 발전하고 안 하고가 크게 좌우되지 않
습니다. 왜냐면 여수룬에는 여수룬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또 여수룬에서 자기가 하는 일을
참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이미 절대 다수이기 때문입니다. 몇몇 사람 때문에 여수룬이 흔들리
지는 않습니다. 저는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 여수룬을 사랑하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면 소중히 여깁니다. 사랑하면 좋아하게 됩니다. 사랑하면 일하는 것이 즐겁습니
다. 그런 인생을 사시기 바랍니다. 마지못한 삶에는 결코 발전이 없습니다.
앞에서 성장하는 많은 사람들을 소개했습니다. 그 분들은 정말 자기 일을 좋아하고 사랑
합니다. 그리고 여수룬을 사랑합니다. 단언하건데 뜨뜻미지근한 태도로는 결코 성장하지 못
합니다. 그리고 그런 삶의 태도로는 인정받지도 못합니다.
이런 말 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왜냐면 여수룬 모든 직원은 여수룬을 이미 충분히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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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가끔 사랑이 식을 때를 대비해
서 입니다. 가끔 흔들릴 때, 여러분은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사랑하기를 선택하십시오. 그것
이 정말 행복해지는 길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시고, 또 일을 하게 되었으면 그 일을 좋아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권하
는 것은 선택입니다. 사랑도 좋아하는 것도 그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하기로 마
음 먹고, 좋아하기로 마음 먹으면 그렇게 되기 때문에 하라는 뜻입니다.

인정하고, 열기
부족한 것을 인정하는 것은 성장에 아주 중요합니다.
사람이 제일하기 싫어하는 일입니다. 저도 최근에 그런 일을 겪었습니다. 일본 영업지원
방침을 놓고 토론을 했는데, 제 의견이 확실히 부족했습니다. 이럴 때 즉각 인정하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저는 제가 성장했다는 것을 어느 정
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전에는 이런 일 당하면 꽤 우겼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래도
수용을 잘 합니다. 그만큼 제가 성장한 것입니다.
여수룬에서 이런 경험을 참 많이 합니다. 여수룬에서는 날카롭게 대립하는 경우가 거의
드문데 그래도 논쟁을 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그런데 몇몇 분들은 논쟁이 끝나고 곧장, ‘당신
이 맞더라’하고 말합니다. 이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다른 곳에서 별로 경험하지 못하는 일입
니다. 자기 주장을 접고 다른 사람의 주장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여수룬에서는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저에게는 감동입니다. 때로는 이런 분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행복하기까지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성장입니다.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자기 부족한 것을 고백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성장입니다.
말로 고백하고, 말로 인정하는 것은 어쩌면 위대하기까지 한 일입니다. 자기 부족한 것
을 시인하고, 상대를 인정하는 것은 성장의 가늠자이기도 합니다.
내면이 약한 사람은 절대로 자기 약점을 인정하지 못합니다. 저는 지적을 안 하려고 노
력합니다만, 그래도 지적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적을 했을 때 빡빡 우기는 사람들은
정말 얼마 지나지 않아서 꼭 문제를 일으키고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런 분들은 대부분 타인
의 잘못에 관대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내면 세계가 상당히 취약합니다.
당연한 말 아닐까요? 내면에 자부심이 강하면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자기 전체를 무너
뜨리지 않으므로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내면이 약한 사람은 일을 지적하는데도
마치 자기 인격을 지적하는 것처럼 받아들이기 때문에 잘못을 인정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결국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기고 맙니다.
인정하는 것도 연습입니다. 저도 힘듭니다. 논쟁하다가 제가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면
좀 괴롭습니다. 그리고 틀렸다는 것을 말로 밝히는 것은 고통스럽기까지 합니다.
저는 숨을 잠시 멈춥니다. 그리고 저 자신에게 말을 겁니다. ‘이건 인정하는 게 맞아. 이
럴 때 인정을 해야 더 어려운 사정에서 벗어날 수 있어. 인정하자. 인정하자’. 이렇게 저 자
신에게 여러 번 말해서 저 자신을 달래고, 억지로 입을 벌려서 말합니다. ‘자네 말이 맞아.
그게 맞네.’ 이 말을 하면 해방이 됩니다. 자유로워집니다. 한 단계 제가 성장하는 것을 느낍
니다. 그런데 이렇게 할 수 있게 된 것 조차 최근입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일을 닥치면 힘
듭니다.
나이가 들면서는 요령이 생겼습니다. 토론이 격해질 것 같으면 피합니다. ‘좀 생각했다가
나중에 이야기 합시다’ 합니다. 이것도 정말 힘듭니다. 토론을 중단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
습니다.
이럴 때는 ‘열기’ 방법을 씁니다. ‘저 사람이 맞을 수도 있지? 그렇다면 좀 시간을 갖는
게 좋지?’ 하고 저 자신에게 말을 건 다음, ‘좀 생각해봅시다’ 하고 이야기합니다.
어쨌든 틀릴 수도 있다고 인정하면서 할 수 있게 된 일입니다.
이런 일을 통해서 저는 저 자신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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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충고(忠告)

2012. 6. 22. 금요일.

무릇 설득이 어려운 것은 지식이 모자라서도 아니고, 변설(辯舌)이 약해 주장을 밝히기


어렵기 때문도 아니며, 용기가 부족해 감히 할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도 아니다.
진정한 어려움은 상대의 심중을 미리 파악해서 내 주장을 거기에 적중시키는데 있다.
상대가 좋은 명성(名聲)과 높은 지조를 동경하고 있는데, 이익이 크다는 말로 설득하면,
상대는 세객(說客-말하는 사람)을 비루(卑陋)하고 지조(志操)가 없는 사람으로 여겨 멀리할
것이 틀림없다.
반대로 상대가 큰 이익을 원하고 있는데, 명예나 지조를 내세워 설득하려 하면,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라 하여 상대해 주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
상대가 속으로는 큰 이익을 바라고 있으면서 겉으로만 명예나 지조를 대단한 체 할 때,
그를 명예나 지조로 설득한다면, 겉으로는 대우해 주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멀리할 것이며,
그렇다고 이익을 가지고 상대를 설득하면 드러내지 않고 이익 되는 말만 받아 들이고,
겉으로는 나를 버리고 말 것이다.
용(龍)이란 짐승은 잘 친하기만 하면 올라 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목 아래에 붙어 있는
직경 한 자쯤 되는 역린(逆鱗)을 사람이 건드리기만 하면 반드시 사람을 죽이고 만다.
임금도 또한 역린이 있다. 말하는 사람이 임금의 역린 만 건드리지 않을 수 있다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한비자(韓非子)≫ <세난편(說難篇>

≪한비자(韓非子)≫ <세난편(說難篇>은 설득의 어려움을 정말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비자는 왕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이는 왕에게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사람을 설
득하는 것 자체가 원래 어렵습니다. 개인이 존중되는 현대 사회는 모든 사람이 왕이나 다름
없습니다.
설득하고 충고해서 상대를 고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물며 내가 나은 내 아이도
내 말을 안 듣습니다. 건의며 충고 때문에 오히려 조직도 위험해지고 개인도 어려워지는 경
우가 많습니다.
재미 있으니까 <세난편(說難篇>을 조금 더 봅시다.

만사는 은밀히 진행됨으로써 성취하고 말이 새나감으로써 실패한다. 세객(說客-말로


왕을 보좌하는 자)이 왕의 비밀을 들출 의도가 없었지만 전혀 모르는 가운데 군주의 비밀을
언급하면 신상이 위태롭다. 군주의 잘못이 엿보일 때 과오를 들추면 그 논리가 정당하더라도
세객의 신상은 위태롭다.

조조가 백만대군을 이끌고 유비를 공격하기 위해 한중으로 진격했습니다. 유비는 험준한


지세를 믿고 방어에만 전념했습니다. 조조는 초조했습니다. 그날 밤 암호를 정할 때, 조조가
“계륵(鷄肋-닭갈비)이라고 해라”하고 지시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양수(楊脩)가 퇴각을 준비
했습니다. 양수는 조조의 머리속에 들어 앉은 것처럼 조조의 마음을 잘 헤아렸습니다. 이런
양수를 조조는 국가 기밀 누설죄로 죽였습니다. 즉 조조의 속마음을 훤히 꿰뚫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조조의 생각을 톡톡 발설했기 때문입니다.

군주로부터 신임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지혜로 설득하면 설사 군주가 세객의 설을


실행하여 성공했다 하더라도 군주는 세객의 덕을 입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일 실행하여
실패했을 경우에는 의심을 받아 위태롭다.

송나라에 한 부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비가 내려 담장이 무너졌습니다. 그 때 부자의


아들과 이웃집 남자가 똑같이 ‘지금 다시 담을 쌓지 않으면 도둑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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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밤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부자는 아들에게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있다고 칭찬했습니다. 대신 부자는 이웃집 남자
를 의심했습니다.

세객이 군주 앞에서 명군(明君), 현주(賢主) 따위를 논하면 군주는 자신을 헐뜯는 것으로
오해한다. 세객이 어리석은 자를 비판하면 군주는 세객이 남을 헐뜯어 제 장점을 돋보이게
하려는 것으로 오해한다.
군주가 총애하는 자를 칭찬하면 아부한다며 경멸하고, 미워하는 자를 비판하면 얼마나
그자를 미워하는지 시험하는 것으로 오해한다.
말을 간결하게 하면 무식하다며 무시하고, 광범위한 예증을 들어 설명하면 싫증을 낸다.
사실에 입각하여 조리 있게 설명하면 소심한 자로 낙인 찍히고, 단도직입적으로 거침없이
말하면 예의 없이 거만한 촌놈으로 낙인 찍힌다.
무릇 유세의 요령은 군주의 장점을 칭찬하고 단점을 건드리지 않는 데 있다.

남을 설득하고, 혹은 충고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물론 세객(說客)과 우리는 다릅니다. 세객은 말로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니까 죽기
살기로 군주를 설득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 정도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남을 설득하고, 충고
하는 일이 어렵다는 설득의 본질은 마찬가지 입니다.

조언(助言)에 그치기
‘웅변(雄辯)은 은(銀)이요, 침묵(沈默)은 금(金)이다’는 격언(格言)도 있지만, 저는 될 수
있으면, 말을 안 하는 쪽을 택합니다. 저만의 생각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제
가 말을 많이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 자신은 될 수 있으면 말을 많이 안 하려고 합
니다.
특히 충고하고, 설득하고, 가르치는 일은 될 수 있으면 안 합니다. 물론 내 말을 잘 받
아들이는 사람에게는 충고하고, 설득도 하고, 가르치기도 합니다만 한두 번 이야기해 봐서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 정말 어
렵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대신 도와달라고 요구할 때는 개입합니다. 도와달라고 요구하지 않으면 먼저 나서지 않
습니다. 저 스스로 그렇게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전언을 통해, ‘가르치지 말아라, 충고하지 말아라, 대신 모범을 보여라’는 말을
참 자주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자주 하고 또 저 자신도 이렇게 하려고 애씁니다.
말을 해야 할 때면 조언(助言)에 그치려고 애를 씁니다. 그냥 내 의견을 말할 뿐입니다.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고는 신경 쓰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설득과 충고는 상대를 바꾸려는 시도입니다. 제가 말하는 조언은 상대를 바꾸려는 노력
은 아닙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던지는 말이고,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고는 내 소관
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설득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아주 쉽게 말싸움으로 넘어가게 됩니
다. 별 것도 아닌데 계속 말싸움에 휘말리게 되고, 감정도 상하고, 기분도 상합니다. 좀 어리
석은 행동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부분 거기에 휘말려 빠져나올 시점을 놓쳐버립니다.
저는 의견이 대립되는 상황이 되면 신속히 그 상황에서 빠져나옵니다. 이것도 연습하고
훈련을 해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설사 상대방이 명확히 틀렸다고 해도 논쟁하지 않습니다.
제가 쓰는 방법은 ‘점심 먹고 다시 이야기해보자, 혹은 당신 말이 맞을 수도 있겠네, 나도
좀 생각을 해볼게’ 하고 시간을 두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제로 내가 틀렸을 수도
있지 하고 저 자신을 설득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은 설득할 수 없지만, 저 자신을 설득하
는 것은 그나마 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신 말이 맞을 수도 있지’ 하고 말할 때는 진심
이 되도록 저 자신을 설득합니다.
설득하고 충고하는 일을 포기하면 말싸움 할 일도 없어지고, 또 조금은 더 좋은 의견을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저 자신은 조언만 하고 상대방이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사람은 스스로 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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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지 못하면 절대로 스스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 사람을 억지로 움직이
게 하는 일은 뒷걸음질 치는 코끼리를 뒤에서 밀어서 앞으로 보내는 일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아이를 키워본 분들은 정말 잘 아실 겁니다. 아이에게 잔소리해서 아이가 바뀐 일이 있
습니까? 그것은 기적입니다. 그런 부모는 전생에 나라를 구한 영웅일 겁니다. 그런 일은 로
또 복권 맞을 만큼 일어나기 드문 일입니다. 잔소리, 구박은 애당초 쓸모가 없는 일이고, 그
보다 좀 나은 설득과 충고도 대부분 쓰잘머리 없는 일입니다.
그저 바보처럼 기다리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은 자기가
모범을 보이는 일뿐입니다.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모범을 보이고, 나
머지는 스스로 깨우쳐서 하도록 기다리는 게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못마땅한 상사, 못 마땅한 부하


살다 보면 정말 같이 일하기 힘든 사람이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그렇습니다. 정말 못 마
땅한 상사가 있을 수 있고, 못 마땅한 부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못 마땅한 상사가 있고 못 마땅한 부하가 있으면 억지로 그들을 바꾸려고 애쓰지 말고
그냥 자기 일만 열심히 하면 됩니다. 다른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기 일만 열심히 그리고 제대로 하면, 못 마땅한 상사 혹은 못 마땅한 부하 문제
가 거의 저절로 해결이 됩니다. 도저히 안 되면 그냥 받아들이거나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거
나 하는 수밖에 없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어떤 형태로든 해결이 됩니다.
저라고 이런 일 안 겪겠습니까. 부하만이 아닙니다. 사회 조직에서도 아주 자주 겪습니
다. 제가 속한 어떤 집단이 있습니다. 리더파와 반대파로 나뉘어져서 첨예합니다. 제가 봤을
때는 리더에게 90% 이상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리더는 자기에게 책임이 크다는 것을 전
혀 알지 못합니다. 이럴 때 처신이 아주 어렵습니다.
저는 제 할 일만 합니다. 쓸 데 없이 리더파나 반대파에 속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제가
움직여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대신 제 할 일만 꾸준히 합
니다. 그렇게 하면 그나마 조직 전체의 붕괴를 막을 수도 있고, 언젠가 중재라도 할 기회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렇게 하고 있으면 양쪽 모두로부터 많은 정보를 듣게 됩니다. 저는 그 어떤 정보
도 발설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말을 옮기지 않는 사람이라고 확실히 믿습니다. 실제
로 저는 들은 말을 옮기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저에게는 엄청난 정보가 쌓입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경험을 통해서도 말을 안 한다는 게 오히려 아주 적극적인 행위일 수도 있다
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과정을 거치면서 저의 영향력도 날로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 영향력을 그 집단을 개조하는데 쓰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도 제
가 계속 양쪽의 의견을 경청하고, 공감해주는 이유는 혹시라도 저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가
왔을 때 도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제 자리를 지키고, 제 할 일만 하고, 경청하고 공감해주면서 영향력을 키워왔지만,
그 누구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상황이 종료되면 어떻게 할까요? 상황이 종료되었으니까
된 것 아닐까요? 저는 도움을 요청하면 움직이지만, 굳이 요청하지 않으면 어떤 상황도 받아
들이는 마음으로 처신합니다.
여기서 정말 확실히 배운 것은 말 안 하는 게 정말 큰 밑천이라는 사실입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못 마땅한 상사, 못 마땅한 부하가 있으면, 혹은 의견이 대
립되는 상황이 생기면, 그냥 자기 일 열심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누가 의견을 묻거
나, 혹은 개입을 요청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때 자기 의견을 명확히 밝히면 됩니다. 자기 의
견이 없는 것은 좀 곤란합니다. 자기 나름대로 의견을 가지고 해법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다만, 도와달라고 하기 전에는 끼어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기다리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가치는 매우 큽니다.
못 마땅한 상사도 기다려야 하고, 못 마땅한 부하도 기다려야 하고, 갈등도 기다려야 합
니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약(藥)일 때가 참 많습니다. 그러므로 서두르지 말고, 끈기
를 갖고 기다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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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傾聽), 공감(共感), 그리고 삼사일언(三思一言)
충고가 먹히려면 그 이전에 경청과 공감이 충분히 쌓여 있어야 합니다. 지난 전언에서
한번 비판하려면 그 전에 열 번 이상 지지와 지원과 격려와 칭찬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충고하고 가르치려면 그 전에 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고, 그 사람을 공감한 적이 많아야
합니다. 충고 받는 사람이 충고하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을 때는 충고가 곧 비난으로 여겨집
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하는 사람은 확실히 충고였는데 받는 사람은 비난이 될 때,
충고하는 사람이 거두려는 목표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여기서도 결론은 마찬가지 입니다. 경청하고 공감하는 연습을 정말 많이 해야만 충고도
하고 가르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경청은 어렵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서 듣는 것이 경청입니다. 건성건성 듣는
것이 아니고 귀를 기울여서 듣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 어려움 속에 가
치가 있습니다.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공감도 어렵습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공감입니다.
공감은 감정이 잘 분화된 사람이 아니면 할 수가 없는 일입니다. 연습을 많이 해서 훈련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경청과 공감만으로도 사람은 엄청나게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바로 상대방의 마
음입니다. 경청과 공감은 상대방의 신뢰를 얻는데 필수입니다.
그리고 나서 충고를 합니다. 충고할 때는 삼사일언(三思一言)의 원칙을 생각해야 합니다.
세 번 생각하고 한번 말하라는 뜻입니다. 꼭 필요한 말인가? 지금 해도 되는 말인가? 어떻게
말할까 등을 생각하면서 말하라는 뜻입니다.
제 선생님 중 한 분이 생각납니다. 제가 말하는 습관은 그 분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 분은 가르칠 때, 말을 천천히 하기도 했지만 어떤 단어를 쓸까를 생각하는 분이셨습니다.
심지어는 어떤 조사를 쓸까도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 분 말을 녹취해서 풀어보
면 문법에 맞을 정도였습니다. 말을 문법에 맞춰서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처
럼 생각을 해서 말을 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말만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연습하고 훈련하면 된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그 분이 너무 인상 깊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그 분 흉내를 내면서 연습을 한 셈인데, 지금도 말을 할 때는 단어가 맞
는지 틀리는지도 생각 합니다. 그리고 조사도 생각합니다. 좀 웃기는 것 같죠? 그렇지만 사
실입니다. 그래서 말이 느려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도 말실수가 너무 많습니다.
말실수가 잦다가 보니 스스로 말을 줄이려고 애를 쓰고, 대신 경청하고 공감하려고 노력
합니다. 제일 좋습니다. 말을 안 하면 안 할수록 잘 듣게 되고, 또 공감해주기도 쉽습니다.
2주 전에 지지, 지원, 칭찬, 격려를 가지고 나눠봤습니다. 같은 주제일 수 있습니다. 충
고할 때 어떻게 합니까? 혹은 당신의 말 습관은 어떻습니까? 말이나 충고, 가르치기 등등에
대해 나눠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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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영업(營業)

2012. 6. 29. 금요일.

영업 본부 설립
이번 주에 영업본부를 독립시켰습니다.
이제 제대로 영업을 해보겠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오버츄어를 통한 검색어 광고
외에는 이렇다 할 만한 영업을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작년 3월에 신주쿠 영업소를 열고 오
프라인 영업을 시작했고, 고객 상대 이메일 소식지도 꾸준히 발간했고, 오프라인 소식지도
발간했습니다. 이 외에도 잠시 전화 영업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버츄어 검색어 광고 외에
는 뚜렷하게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오버츄어 검색어 광고만 꾸준히 했을 뿐 다른 영업수단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월매출 4천5백만 엔을 넘긴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입니다. 더욱 다행스러웠던
것은 엔고(円高) 덕분에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점입니다. 엔
고가 아니었으면 우리 회사가 안정되기까지 훨씬 더 시간이 걸렸을 겁니다. 엔고 상황이 없
었다면, 어쩌면 지금도 생존을 위협 당할 수 있었습니다.
환경이 크게 도와주었고, 또 우리 나름대로 애쓴 덕분에, 이제 우리 조직은 크게 안정이
되었습니다. 모두 느끼겠지만, 지금 여수룬 조직은 다소 어려운 곳은 있지만, 크게 흔들리는
곳은 없습니다. 이 안정을 바탕으로 영업본부가 독립했습니다.
영업본부가 독립하면서 이제 오프라인 영업을 비롯해서 영업을 제대로 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VIP마케팅이며, 텔레마케팅도 해 볼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졌습니다. 일은 사람
이 합니다. 영업을 하려면 영업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영업을 하는 조직이 있어야 합
니다. 말로 아무리 해도 사람이 없고, 조직이 없으면 할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은 회사에 영업 조직을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내부가 안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
니다. 이제 영업 조직이 생겼다는 것은 내부가 안정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
서 회사에 영업본부가 생겼다는 것은 회사가 내부 정비를 끝내고 확대로 나가는 시기에 접
어들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영업본부가 독립하는 시점을 맞이해서 조직 안에 뚜렷하게 진전된 상황이 있습니다.
첫 번 째는 영업지원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는 점입니다. 현재 여수룬 영업에서 큰 비중
을 차지하는 분야는 오프라인입니다. 현재 여수룬 오프라인 조직은 당연히 일본입니다. 일본
영업 조직의 중심에는 나카오 대표가 있습니다. 그리고 동경 영업소에 구보타 소장과 타나베
님이 있고, 오사카에 나카타니님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는 임철현 차장이 별도 견적 영
업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영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일본 영업과 한국 영업 총괄 지휘는 이
현철 영업본부장이 맡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본 구성원들은 엑셀로 영업 현황을 기록하다가 한 달 전부터는
salesforce.com이라는 프로그램을 썼지만, 우리 실정과 맞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부
터 우리가 자체 제작한 영업 지원 프로그램을 쓰고 있습니다. 영업 지원 프로그램 없이 영업
을 하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또 영업을 하더라도 발전 방향을 설정하기 힘듭니다. 영업
지원 프로그램이 개발된 것은 우리가 영업을 제대로 해보는 데 큰 힘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모든 프로그램이 그렇지만 프로그램은 개선되고 발전합니다. 영업 지원 프로그램도 꾸준하게
발전할 것이고, 영업 지원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두 번 째 진전된 사항은 상품 정비와 신상품 공급이 꽤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되
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사업본부 안에 상품관리기획부가 만들어진 것과 연결됩니다. 저는
이것을 엄청난 진전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수룬에는 상품의 원가를 제대로 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습니다. 거의 주
먹구구식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품의 원가를 정확히 산정할 능력을 갖췄다는 것은 엄
청난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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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 회사는 해외 직판 전자상거래 업체입니다. 우리 회사는 해외
직판 전자상거래 업의 첫 아이템으로 인쇄를 선정했습니다. 인쇄업을 하다가 해외에 판매한
것이 아니고, 해외에 판매하는 일을 먼저 하다가 인쇄분야에 손을 댔기 때문에, 우리 회사에
는 인쇄분야에 전문가가 거의 없었습니다. 물건을 팔면서 물건 원가도 제대로 모른다는 것은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우리는 무려 4년 가
까이 해왔습니다. 망하지 않은 것이 기적입니다. 그런데 이제 전문가들이 합류했고, 우리도
이제 정확하게 원가를 산정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그 의미는 매우 큽니다.
이게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전단지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우리는 지난 해 3월에 전단지 가격을 대폭 인하했습니
다. 그리고 작년 11월에 전단지 가격을 또 인하했습니다.

전단지 가격을 인하한 뒤 전단지의 성장폭입니다. 붉은 선은 가격을 인하한 때입니다.


검은색 박스는 전년도 동월 대비 성장률입니다. 가격을 인하하고 나서 작년 8월부터는 전년
도 대비 2.5배 가까이씩 성장했습니다.

가격 변동이 없었던 명함입니다. 성장 속도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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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입니다. 마찬가지로 성장 속도에 변화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줄어들기도 합니다.
명함, 스티커, 전단지 등은 가격에 민감합니다.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한국 합판 인쇄
업체에서도 어떻게든 다른 업체에 비해 가격을 낮추려고 애를 쓰고, 최소한 다른 업체보다
비싸게 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원가를 제대로 산정하는 일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를 설명하다가 명함과 엽서 성장 속도
를 인용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전단지 가격을 두 번이나 대폭 인하하면서, 같은 계열 상품인 엽서, 포스터 가격
은 전혀 손을 보지도 않았고, 또 손을 볼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이유가 뭐였을까요?
약간 어처구니 없는 일인데, 엽서와 포스터 가격을 제대로 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기 때
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단 가격을 조정하면서도 엽서와 포스터 가격을 조정할 생각을 전
혀 하지 못했습니다.
가격을 제대로 산정할 능력이 없어서 지난 몇 년 간 중철이며 무선철이며 소량인쇄 등
가격을 정할 때마다 정말 시간은 시간대로 들이고, 결과는 결과대로 못 내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되풀이 했습니다.
시행착오라고 하면 참 관대한 평가입니다. 이는 명백히 제가 잘못한 일입니다. 물론 제
가 조직 안에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을 영입하려고 했다고 해서 그렇게 쉽게 될 수 있었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을 영입하려는 노력조차 제대로 하지 않
은 것은 명백히 제 잘못입니다.
어쨌든 이러저러한 과정을 거쳐 이제 우리 조직이 최소한 각종 인쇄물의 원가를 제대로
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은, 영업이 큰 걸음을 내딛는 시점에 엄청난 힘이 되는 일
입니다.
7월 3일에 전단지 가격을 또 낮춥니다. 이 역시 원가를 제대로 정할 수 있는 능력이 생
겼기 때문에 가능해진 일입니다. 최근에 일본 P사의 전단지 가격을 보니 뜻밖에도 A4 2연(連)
이상은 우리가 더 비쌌습니다. 이 경우도 우리가 원가를 제대로 정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기
때문에 대응 수단을 강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격을 또 낮춥니다.
인쇄물 원가를 제대로 책정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사실은 소량인쇄물, 중철, 무선
철 등 가격을 다시 조정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영업에 엄청난 지원군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 전단지 가격을 조정하면서 후가공비도 조정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우리는 후가공
가격 선정 공식이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가공비는 실비로 처리한다는 우리 원칙이 있
었지만 가격 책정 때는 적용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원칙을 적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 다행스런 일입니다.
그리고 상품의 원가를 산정할 능력이 생겼다는 것은 자동 견적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가격을 바꾸는 게 아주 쉬워졌다는 뜻입니다. 아울러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을 제
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원가를 제대로 산정하지 못할 때는 우리가 이윤을 얼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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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여야 하는 지도 제대로 몰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이러한 점들은 일반 직원들은 잘 모르겠지만, 가격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부서나 영업에
서는 엄청나게 중요한 일입니다. 특히 가격은 영업에 극히 민감합니다. 그
세 번 째는 제작 관리가 체계 있게 이루어질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점입니다. 역시 제작
부가 있어서 가능한 일입니다.
이 외에도 고객지원부며 접수부며 곳곳이 안정된 것이 모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러한
안정을 바탕으로 올해는 우리가 일본 판촉 엑스포에 참가합니다. 일본 판촉 엑스포에 들어가
는 경비는 4천 만 원 가량입니다. 거기다가 수고를 합치면 우리로서는 엄청난 비용과 노고가
들어갑니다. 좋은 성과가 있을 것입니다.
전시회 자체에서 거둘 성과도 성과지만 저는, 이번 전시회 참여는 우리가 영업에 힘을
쏟겠다는 선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할 게 참 많은 영업
최근 영업지원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회원들의 구매 상황을 잘 볼 수 있는 통계가 열려
서 그 통계표를 보다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아래 표가 그 통계표입니다.

6월27일까지 통계입니다. 이 통계에서 보면 이번 달 10만 엔 이상 구매자가 겨우 42명


입니다. 저는 이 숫자를 보고 뒤통수를 크게 한 방 얻어맞은 것처럼 느꼈습니다.
우리 회사 고객은 2만7천5백 명 가까이 됩니다. 이 중 이번 달 구매자가 2천7백70여 명
입니다. 그런데 10만 엔 이상 구매 고객이 겨우 42명이라는 것은 충격이었습니다.
개발실에 통계를 달라고 해서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아래는 이번 달 구매 현황을 요약한 것입니다. 이 통계에는 마쿠마쿠가 빠져 있습니다.
마쿠마쿠가 빠져있지만 제가 말씀 드리려는 내용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지금부터 숫자는 6월26일까지 구매자 숫자입니다. 위 통계와는 하루 차이가 납니다. 실
시간으로 처리할 수 없어서 하루 차가 생겼으므로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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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원수 : 27,587명
구매자수 구매금액 비율
전체 2,772 36,393,869
10 만 엔 이상 39 7,939,507 21.82%
5-10 만엔 90 6,174,236 16.97%
1-5 만엔 719 14,478,513 39.78%

상위 20% 구매자 554 25,080,066 68.91%

아직 며칠이 남긴 했습니다만, 이번 달에 어제(2012년 6월 26일)까지 상품을 구매한 손


님은 총 2,772명입니다. 현재 회원 총수가 27,587명이니까 이번 달에 구매한 손님은 등록한
손님 총수의 10.05%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이번 달에 구매한 손님 2,773명 중에서 10만 엔 이상 구매자
가 39명이라는 사실입니다. 즉 이번 달 구매한 손님 2,773명 중 39명 만이 10만 엔 이상을
구매했다는 뜻이 됩니다. 이번 달 구매한 손님 중 1.4%이며, 전체 손님 중에서는 0.1%에 지
나지 않습니다. 이번 달에 5만 엔 이상 구매자를 다 합쳐도 129명(이번 달 구매자의 4.6%)
입니다.
여수룬의 경우도 2:8법칙은 비슷하게 적용됩니다. 이번 달 상위 20% 고객의 구매총액은
2천5백8만 엔 입니다. 이는 회사 전체 매출의 69%에 해당됩니다.
제가 통계를 보면서 또 한번 놀란 것은, 이번 달에 5회 이상 구매자 숫자가 234명이나
된다는 사실입니다. 무엇을 샀던 5회 이상 구매한 사람이라면 최소한 개인은 아니고, 인쇄물
관련 업을 하는 사람이거나 회사라고 추정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5회 이상 구매자
총수는 234명인데 이들이 구매한 금액은 9백97만6천12엔으로 구매자 당 평균 42,632엔입니
다. 이 말은 최소한 한 달에 5회 이상 구매하는 사람이 우리 회사에서 사가는 구매금액이 겨
우 42,000엔이라는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기획사가 우리에게서 사갈 물건이 별로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이 통계표를 놓고 참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 째는 기존 고객만 상대를 해도 정말 팔게 무한정(無限定)이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10만 엔 이상 구매 고객이 39명 밖에 안 된다는 것은 아직도 우리가 기존 고객에게조차 물
건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겨우 39명 만 10만 엔 이
상 산다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물건을 팔 수 있는 고객도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다시 각 상품의 가격을 살펴봐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우리 조직에 인쇄물 가격을 제대로 산정할 능력이 생겼다는 것이 엄
청난 의미를 지닌다고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저는 이제 우리가 제대로 영업할 능력이 생겼
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업종에서는 가격이 경쟁력의 제1순위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가격, 품질, 속도,
편리함을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중에서도 가격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중철, 무선철, 잡지, 플라스틱 카드 등 주문을 할 때 여러 가지 따져야 할 항목이 많은
아이템의 경우는 접수의 편리함이 매우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인쇄물은 품질 대비 가격이 절
대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겨우 39명의 고객만이 10만 엔 이상 구매자라는 사실은 우리가 팔 여지가
엄청나게 크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고, 동시에 기존 상품의 가격을 재점검해보게 만듭니다.
아울러 5회 이상 구매자들이 평균해서 겨우 4만2천 엔 구매하고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 의미
입니다.
도대체 왜 안 살까? 이것은 왜 못 팔까 하는 탄식이기도 하지만, 뭔가 조금만 조율하면
엄청나게 팔겠구나 하는 기대일 수도 있습니다.
두 번 째 드는 생각은 정말 여수룬은 탄탄한 사업구조를 갖췄구나 하는 것입니다.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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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여수룬은 39명을 제외한 2,731명 고객이 10만 엔 미만 구매자라는 점에서 개미군단으
로 이룬 기업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여간 해서는 고객이 잘 이탈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세 번 째는 구매하지 않은 24,800명 고객을 생각합니다. 물론 판매업에서 상위 20%가
판매량의 80%를 차지한다고 하지만, 이번 달에 구매하지 않은 90% 고객도 확실한 가망고객
입니다.
애드프린트는 오락 사이트가 아닙니다. 깊은 관심이나 혹은 구매할 생각도 없이 그냥 한
번 회원등록할 일이 있는 사이트도 아닙니다. 애드프린트에 회원으로 등록한 사람은 관심이
깊은 사람입니다. 이 사람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마케팅을 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입니
다.
영업에 유용한 슬로건이 있습니다.

미가입자는 가입자로!
가입자는 구매자로!
구매자는 단골로!

이 중 구매자를 단골로 만드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그 다음에 쉬운 것은 가입자를 구매


자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 다음이 미가입자를 가입자로 만드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각종 통계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이제 여수룬은 영업에 힘을 쏟는 조직으로 한 단계 발전했습니다.
통계를 보면서 영업을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영업에 힘을 쏟는 이 때, 각 부서나 개인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
까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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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기본(基本)

2012. 7. 13. 금요일.

계속 바빠질 여수룬-애드프린트
이번 달에 참 많은 일이 습니다. 한번 정리를 해보고 싶습니다.
우선은 전단지와 포스터 가격을 내렸습니다.
일본판촉(販促)EXPO에 참가했습니다.
여수(YUSU) EXPO를 구경했습니다.
영업 지원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되고, EXPO 참가 이후 영업본부가 활발해졌습니다.
개발실 신규인력이 충원되었습니다.
인쇄소를 설립할 것인지 활발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개편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중요한 일들이 많이 벌어졌거나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출사업부에서 해외 운송
거래처 변경, 전단지 포장 박스 개선 완료, 제작관리부가 제작 방법을 계속 개선하면서 또 7
월 말~8월 초 한국 여름 집단 휴가철에 거래처로 하여금 일을 계속 하게 한 일이며, 현수막
사업부 새 기계 도입, 고객 지원팀의 안정화 등등 .
위 사항들 하나하나가 결코 작은 일들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엄청난 일들입니다. 이
일을 우리가 힘을 합쳐서 해내고 있습니다. 더 기분 좋은 일은 이 많은 일을 해내면서도 대
부분의 부서가 6시면 일을 마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결과가 이번 달 매출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해 1월부터 통계를 보면, 전년
도 동월 대비 매출 증가율 면에서 이번 달은 올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습니다. 아래는 그
표입니다.
매출 전년동월대비증가율

2011 1 20,159,612 144.4%


2 22,278,163 144.2%
3 24,670,842 129.2%
4 27,536,603 145.1%
5 25,866,697 143.2%
6 29,260,078 147.6%
7 30,676,173 153.4%
8 30,053,418 164.9%
9 30,307,550 149.6%
10 34,475,190 159.3%
11 35,589,241 156.0%
12 32,772,868 155.2%
2012 1 30,836,949 153.0%
2 38,460,227 172.6%
3 47,183,883 191.3%
4 44,720,370 162.4%
5 44,774,997 173.1%
6 46,937,613 160.4%
7 54,279,795 176.9%
이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전년도 동월 대비 이번 달(2012년 3월) 매출 추정 증가율은
177%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그만큼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1
이 추세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무척 큽니다. 즉 매출 증가가 계속 되는 가운데
6시 퇴근과 적절한 휴식도 주어질 수 있으리라고 보여집니다. 저는 이 점을 참 기쁘게 생각
합니다.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장사가 잘 된다는 뜻입니다. 장사가
잘 되면서도 정시에 퇴근하고, 적절히 휴식을 취한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입니다.
가끔, 충무로 다른 업체는 대부분 8시나 9시까지 근무하는데 우리 회사는 대부분 6시
땡 하면 퇴근하는 게 정상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분이 일일 업무보고에, ‘정
상 퇴근하는 게 이미 몇 개월이 되었지만, 우리가 정말 어려워서 전철 막차를 타고 퇴근했을
때 기억이 강하게 남아서, 아직도 정상 퇴근이 생소하다’고 썼더군요. 이 글 읽을 때, 살짝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 때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 때 고생한 것과 지금 다른 업체들이 밤
늦게까지 일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는 참 편해졌습니다. 이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세상이 정상이 아니니까 우리가 이상해 보이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정상 퇴근을 안 하는데 우리는 정상 퇴근을 하니까, 우리가 나태한 것 아
닌가, 혹은 좀 된다고 우리 전부가 풀어진 것 아닌가, 이러다가 된통 당하는 거 아닐까 하는
이상한 생각이 들 때도 가끔 있습니다.
그럴 때 다시 깊이 생각합니다. 그리고 CEO로서 다짐을 합니다. ‘정상 생활을 하자!’ 곰
곰이 생각을 해보면 이것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그리고 이 패턴을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가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장사가 잘 되어서만은 아닙니다. 물론 장사
가 잘 되고 있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우리가 열심히 노력했다는 사실이 놓여
져 있습니다. 우리 전 구성원이 근무 시간에 최선을 다했고, 집중을 했고, 한 사람 한 사람
이 업무를 개선한 결과입니다.
선순환(善循環)의 전형입니다. 전 구성원의 최선의 노력→업무 효율 증대→매출 증대→
정상근무→업무개선과 업무집중→매출 증대라는 선순환(善循環)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기본 아이템의 가격이 계속 정비되고, 신상품이 등록되고, 영업이 활발해지면 당연히 매
출은 증가합니다. 거기에 개발실이 충분히 지원할 역량을 갖추었습니다. 제작부는 이미 안정
이 되었고, 고객지원부 등도 급격히 안정이 될 겁니다. 물론 한두 부서가 아직 정비가 되지
않았지만, 그것도 곧 안정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매출은 또 증대됩니다.
저는 올해 초에 내년(2013년) 3월에 매출 1억 엔을 만들자고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어떻
게 보면 좀 지나친 목표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 보면 어떻습니까? 가능할까요?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저는 이 목표가 결코 지나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내년 3월에 1억 엔 매출을 달성
하려면 올해 3월에 비해 112%를 성장시키면 됩니다. 그런데 사실 올해 3월은 위 표를 보면
유달리 매출 증가폭이 컸던 달입니다. 유달리 매출 증가폭이 컸던 올해 3월을 기준으로 두
배 조금 더 되는 매출을 기록한다는 것은 좀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내년 3월 이 목표는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3월에 월 1억 엔 매출을 달성하려면 올해 9월까지가 무척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신상품 등록처럼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하면 그 결과는 대체로 3개
월 후에 조금 눈에 띄는 영향이 보이고, 그 영향이 제대로 나타나는 것은 6개 월 뒤입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렇다고 보는 게 이치에 맞습니다. 그렇게 보면 올해 9월
까지가 참 중요합니다.
이 사이에 무엇이 바뀔까요?
일단은 영업본부가 큰 역할을 할 겁니다. 전시회 참가 후 영업 조직 구성원들이 확실히
바빠졌습니다. 자신감도 가진 듯 합니다. 전시회에서 우리는 기존 고객도 꽤 많이 만났습니
다. 기존 고객 대부분은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성의 있는 고객 응대에 진심으로
고마워했습니다. 이 평가가 우리 영업 조직 구성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이미 그런
조짐은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형 구매가 이루어질 조짐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그리고 기존 고객 중 잠들어 있는 고객을 깨우는 작업이 활발해질 것이고, 또 기존에 활
발히 구매하던 고객에게는 새상품을 추천하는 일도 반드시 활발해질 것입니다.
영업본부에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지휘자와 간부들과 구성원들이 있습니다. 이제 영업본
부가 여수룬-애드프린트의 매출을 견인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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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매출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중철과 무선철의 가격 정비입니다. 중철과 무
선철 가격은 이달 안에 정비됩니다. 중철과 무선철 가격이 정비가 되면 매출은 급격히 늘어
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철과 무선철은 전단에 비할
바 없이 매출에 큰 기여를 하는 아이템입니다.
물론 매출이 곧 수익은 아닙니다. 그건 저도 압니다. 그렇지만 회사 조직에서는 매출이
무척 중요합니다. 손해를 보면서 파는 게 아닌 이상 매출은 무조건 증대시키고 볼 필요가 있
습니다. 매출이 증대되면 규모의 경제도 어느 정도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중철과 무선철이 정비 되면서 소량 인쇄물이며, 그 다음에 매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패키지 등에 약간 빨리 손을 댈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내년 3월 1억 엔 매출이라는 선언을 현실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오히려 기본을 지켜야 합니다.


앞서, 저는 회사가 활발해졌지만 우리 조직이 정상 근무를 하는 게 참 기쁘다고 말씀 드
렸습니다. 저는 이런 여건에서 일하기를 원합니다. 일할 때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하고,
집중해서 하고, 적당하게 쉬는 회사가 되기를 원합니다.
여수룬의 내부 모토 두 번째는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입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구성원들이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앞으로도 그렇습니다. 내년 3월 1억 엔 매출을 위해서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들이
죽자고 일해야 한다면 저는 이 목표를 포기하고 싶습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끔 충무로에 있는 다른 회사 CEO를 생각해봅니
다. 그 분들도 정말 최선을 다해서 일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CEO들은 구성원들에게 잘해
주고 싶어 합니다. 좋은 사장이 되고 싶어 합니다. 누군들 안 그렇겠습니까? 다만 충무로의
여건이 6시에 퇴근하게 하고, 다른 회사보다 약간은 여유 있게 급여를 주려고 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므로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다행히 여수룬-애드프린트에는 약간의
여지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그런 여지가 있기 때문에 정상 퇴근하면서도 일할 수 있는 것뿐
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 우리 비즈니스 모델이 조금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런 여건에서 사람의 선의를 믿고 일하려고 합니다. 저는 ‘행복한 구성원이 좋은
회사를 만들 것’이라는 추론을 가지고 여수룬은 운영하려고 합니다. 저는 앞서 말한 선순환
이 여수룬에 계속 작동하기를 원합니다.
‘서로를 배려하는 직장, 적절한 휴식, 동종 업종에 비해 얼마간이라도 나은 급여조건→
집중과 개선→생산성 증대→매출과 이익 증대’라는 선순환 가설을 전제로 일해보려고 합니다.
이 가설을 여수룬 조직에 적용할 수 있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이 가설이 성과를 거둘지
도 그렇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저는 그렇게 하기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결과는 저도 모
릅니다. 다만 저는 그게 옳다고 믿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여수룬 각 구성원이 서로를 배려하기를 원합니다. 저는 바쁠수록, 그리고 매출이
증대할수록 기본으로 돌아가기를 원합니다. 삶에서 가장 기본은 ‘좋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저는 유치원에서 배운 그대로 여수룬 구성원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돕는 사람으로
서 살아갈 수 있기를 원합니다. 저는 여수룬을 그런 조직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일할 때 최선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또 그런 조직을 만
들려고 합니다. 쉴 때는 쉬지만 일할 때는 최선을 다하는 그런 조직이기를 원합니다.
이 두 가지가 이루어져야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먹고 살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장사를 잘 해야 합니다. 매출을 올려야 하고, 수익을 증
대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나은 급여와 적절한 휴식 그리고 구성원들이 서로를 배
려하는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이런 것을 뒷받침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개선입니다.
어쩌면 앞으로 여수룬의 화두는 개선(改善)일 것입니다. 이것 때문에 우리는 개발실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참 어색한 일입니다. 왜냐면 개발실 외에 있는 우리 모두
소중한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개발실이 일
을 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프로세스 개선에서 개발실이 무척 중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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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입니다. 사실 여수룬 정도 되는 규모에서 개발실에 쓰는 예산, 인건비 등은 어쩌면 국내
에서도 최상위급일 수 있습니다. 조직을 이렇게 하는 이유는 개선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매출이 증대하는데 따라 조직 외형이 정비례로 늘어나면 구성원들이 행복해지기는 어렵
습니다. 매출이 늘어나는데 따라 오히려 조직 외형은 단순해지고, 구조는 간단해져야 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 개발실 예산을 많이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선은 조직 곳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꼭 개발실이 아니어도 개선할 것은
무척 많습니다. 최근에 이루어진 개선 중 정말 눈에 띄게 획기적인 것은 전단 포장 박스 개
선입니다. 이런 개선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개선입니다. 정확한 보고를 수치로 받지는 못
했습니다만 전단 포장 박스 개선만으로도 투입 노동량과 노동시간을 엄청나게 줄였다고 합
니다. 이 점에서 나이로는 수출사업부원 중 가장 어린 축에 속하는 이지원 팀장이 한 노력은
충분히 칭찬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웹 상의 개선은 하도 많이 이루어져서 일일이 말씀드릴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웹은 개
선이 일상이고, 또 우리 개발실은 개선하는 일이 본업이므로 따로 거론해서 칭찬할 일은 못
됩니다만 여수룬 개발실에 개선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모두에게
행복한 일입니다.
수출사업부의 개선 예를 또 들자면, 판검수(版檢收) 도입입니다. 수출사업부에서 판검수
를 도입하면서 이룬 시간 단축은 놀라운 것입니다. 이 또한 비용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100매 명함을 안전봉투에 담는 것 역시 엄청난 개선입니다.
명함 분류 서랍장을 운영하는 것도 역시 엄청난 개선입니다.
이외에도 많은 부서, 많은 분야에서 엄청난 개선이 있었습니다. 일일이 거명하지 못하는
점은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바로 이런 개선이 앞으로 여수룬의 화두입니다.
매출은 반드시 증대됩니다. 조직이 안정되었기 때문에 매출 증대 속도는 빨라집니다. 매
출 증대가 구성원의 행복으로 이어지려면 반드시 업무가 개선되어서 근로 시간이 단축되어
야 합니다.
매출의 증대가 근로 시간의 연장과 구성원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선순환보다 오히려
악순환이기 쉽습니다.
저는 개선은 편안한 관계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저는 여유와 평안에서 아이디어가 나
온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는 분은 너무나 잘 아시겠지만 저는 사실은 아주 조급한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그 조급함을 억누르고 여유를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여유를 찾아야 조직 전체
도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몸은 여유 있게 두지만 계속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개선을 합니다.
여러분도 여러분 방법으로 개선에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관리자 페이지에는 다른 부서에 요청하는 메뉴가 달려 있습니다.

이 요청 메뉴는 다른 부서와 연락용으로 많이 씁니다. 저는 이 요청란에 업무 개선 제안


이 가득 차기를 바랍니다. 특히 개발실에 요청하는 게 많기를 원합니다. 개발실은 업무 개선
요청을 처리하는 곳입니다. 개선이 화두입니다. 많은 일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난이 아니면 업무보고를 하는 게시판을 통해 제안을 많이 하기를 바랍니다.
지금 여수룬 구성원들은 정말 밝습니다. 그리고 참 긍정적입니다. 이 밝음과 긍정하는
마음 때문에 조직이 지금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이 좋은 점들이 업무의 개선에 이미 많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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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번 전언에서 제가 개선(改善)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공식 확인하는 차원입니다.
쥐어 짜는 것은 결코 개선이 아닙니다. 그리고 노동량을 많게 하는 것도 결코 개선이 아
닙니다.
일을 효율화 하는 것이 개선입니다.
이 개선 역시 선순환입니다.
개선→생산성 증대→근로조건의 개선과 여유→여유와 창의→또 다른 개선
역시 여기서도 기본이 중요합니다.
개인이 존중 되어야 합니다. 개인의 삶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서로 배려해야 합니다. 이
런 분위기에서 진짜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여수룬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습니다. 이 여건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우리 각자는 무엇을 개선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개선을 조직의 주요 화두로 삼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또 각자가 이루는 개선은 자기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이것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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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대화법-수용(受容)

2012. 7. 27. 금요일.

누가 저에게 어떤 것을 제안하면 저는 ‘안 된다’거나 ‘반대한다’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것이면, ‘알았습니다. 시간을 갖고 검토해봅시다’하고 이야기
합니다. 최대한 거부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대로 상대방의 의견을 수
용할 방법을 찾습니다.
실제 생활에서는 이런 식으로 적용합니다. 일단 무조건 상대방의 말을 되풀이 합니다.
‘일을 저 따위로 처리하는 걸 보고 있으면 열 받아요’하고 저에게 얘기하면, 저는 대개, ‘맞
아, 저 따위로 처리하면 정말 열 받지’ 하고 응대합니다. ‘날씨가 더워서 짜증나 죽겠어요.’
하면, ‘정말 날씨가 이렇게 더우면 짜증나지’ 하고 응대합니다. ‘이 문제는 이렇게 처리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하고 말하면, 일단은 ‘그 문제는 그렇게 처리하는 게 좋을 수도 있겠
네’ 하고 응대합니다. 저의 생각에 반대되는 의견을 개진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
장님 생각이 틀린 것 같은데요’하면 저는 거의 대부분, ‘그래? 내가 틀렸나?’하고 응대합니다.
물론 이렇게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날씨가 더운 걸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
야?’, ‘아니 내가 틀렸다고?’ 하는 반발이 저절로 나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연습하니까 반
발하지 않고 의견을 의견대로 수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당연히 안 그랬습니다. 아내가 ‘더워’ 하면 ‘덥긴 뭐가 덥다고 그래?’하면서
면박을 줬습니다. ‘힘들어’ 하면 너무나 당연히 ‘다른 사람도 다 힘들어’ 했습니다. 지금은 최
대한 반복합니다. ‘더워’ 하면 ‘맞아, 정말 덥더라’ 합니다. ‘팀장 때문에 정말 화나’ 하면 ‘팀
장 또 바보짓 했군’ 해줍니다. 정말 연습 많이 했습니다.
무슨 의도를 갖고 이렇게 응대한다는 것보다, 일단 습관처럼 그렇게 응대합니다. 저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때는 더 적극적으로 수용합니다. 일단 ‘내가 틀렸나 보다’ 하고 말
하고 곧바로 생각을 정리합니다. ‘정말 그럴 수도 있겠지?’ 하고 저 자신에게 ‘받아 들이자’
하고 주문을 겁니다. 그리고 수용하려고 노력 합니다.
이 습관은 저에게 엄청난 유익을 가져다 줍니다.

일단 상대방의 반발을 누그러뜨립니다.


사람의 행동과 태도는 70% 이상 감정에서 비롯됩니다. 감정 가운데 아주 쉽게 드러나는
것은 화(禍)라는 감정입니다. 화는 내 뜻대로 안 될 때 나타납니다.
아이에게 밥 먹으라고 했는데 밥을 안 먹으니까 화가 납니다. 이 때는 밥을 먹고 안 먹
고에 따라 아이가 그 날 하루 힘들 수 있고 없고를 따져서 화가 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잘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은 밥을 먹어야 할 때라고 생각해서 하라고 했는데, 내 의견을 부정했
기 때문에 화가 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애가 밥 한끼 안 먹는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꼬박꼬박 먹으면 좋지만 좀 건너 뛴다고 큰일 날 것도 아닙니다. 물론
차려둔 밥을 숟가락도 안 댄 채 치워야 하니까 좀 귀찮기는 하지만 밥 좀 안 먹는다고 큰일
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성을 가지고 생각해보면 밥 먹으라고 했는데 안 먹으면 화가 날 정도
는 아닙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는 화를 내고 아이를 다그칩니다. 잘 생각해보면 내 뜻대
로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그만하라고 했는데 당장 그만 하지 않으니까 화가 납니다. 게임 한 시간 더한다
고 무슨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본질은 아이가 게임을 대하는 태도 전체가 문제
인데, 일단 화가 나는 것은 내 말을 안 듣기 때문입니다.
등교 시간이 다 되어서 일어나라고 했는데 안 일어나면 화가 납니다. 물론 아이가 등교
를 못 하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게 화를 낼 일입니까? 걱정이 되고 염려가
될 일인데 많은 부모는 화를 냅니다. 역시 내 뜻대로 안 되기 때문입니다.
화는 대부분 상대방을 걱정해서 나는 것이 아닙니다. 거의 대부분 내 뜻대로 안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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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니다.
내 뜻 대로 안 된다는 것은 내가 거부 당했다는 뜻입니다. 내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는 것입니다. 내 뜻, 내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람은 화가 납니다. 상대방도 마찬가지
입니다. 무슨 말을 했는데 거부 당하면 당연히 화가 납니다.
사소한 것이지만 사람은 감정을 거부 당하면 화가 납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너무나 쉽
게 다른 사람 감정을 부인합니다. ‘이 식당 정말 지저분하네’. 이 사람의 감정은 불쾌감과 혹
은 짜증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응대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물론 가장 좋은 것
은 수용입니다. ‘그러네. 뭐가 이렇게 지저분해’하는 것은 감정을 수용하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그 반대입니다. ‘식당이 다 그렇지 뭐’ 이 응답은 부인(否認)입니다. 감정을 부인 당하
면 화가 납니다. 그런데도 정말 많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 감정을 수용하지 못하고 부인합니
다. 가장 바보 같은 사람은 따지는 사람입니다. ‘이게 뭐가 지저분하다는 거야?’. 바보도 이
런 바보가 없습니다. 아니, 상대편이 지저분하다고 느꼈으면 그걸로 그만이지, 정말 지저분
한지 아닌지를 따져서 무슨 유익이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좀 똑똑하다는 사람들은 흔히 이
런 따지기에 걸려듭니다.
사소한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며칠 전에 모임을 하다가 어떤 사람이 저에게 말했
습니다. ‘그건 당신이 좋아서 한 일이잖아요’ 저는 정말 화가 났습니다. 저는 정말 제가 좋아
서 라기보다 전체를 위해서 한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설사 제가 좋아서 한 일
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도 다 좋아했습니다. 아니 다른 사람도 다 좋아했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제가 좋아서 한 일이라고 했기 때문에 정말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이걸 어떤
사람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 사람을 비난한 게 아니고, 제 감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음…그
게 계속 섭섭하더라’ 이 때 온 대답이 저를 절망시켰습니다. ‘잊어버려. 별 것도 아닌데……’
이론으로는 맞습니다. 별 것도 아닙니다. 나도 압니다. 다만 저는 인정받지 못한 감정을 갖
고 있었고, 그것을 토로한 것입니다. 그런데 돌아온 응답은 제 감정을 부인한 것입니다. 저
는 두 번 상처를 받았습니다. 첫 번 째는 전체를 위해 한 행동이라고 인정받지 못해서 기분
을 상했고, 두 번 째는 기분 나쁜 감정을 가진 것이 잘못이라고 지적을 받아서 또 한번 기분
을 상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잘못을 너무 쉽게 범합니다. 제가 토로했을 때 그 사람이 저에게 해줬어
야 할 말은, ‘정말 기분 나빴겠다. 나라도 기분 나빴겠어’ 였습니다. 이 말을 듣는다고 바뀐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다만 제 감정을 누군가 받아들여줬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저는 제
감정을 누군가 받아들여준 것만으로 제 감정을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5년 전에 사람의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을 배웠고, 또 감정 처리가 얼마나 중요하다
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부단히 연습했고 실생활에 적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점에서 저는 5년 전, 감정(感情)을 공부한 것이 제 삶을 근본에서부터 바꿨다는 것을 너
무 확실히 압니다.
제 딸 아이와 경험은 2년 전에도 한번 전언에서 쓴 적이 있습니다. 워낙 신입사원이 많
이 들어왔으니 한번 더 이야기합니다. 제 딸이 2년 전에 미국에 1년 교환 학생으로 갔습니
다. 중3을 마치고 갔습니다. 그런데 딸이 미국 생활을 너무 힘들어 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저에게 전화했습니다. 전화통화 카드로 전화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국제전화비가 많이 나오지
는 않았습니다. 심할 때는 하루에 한 시간 통화할 때도 있었습니다. 주된 내용은 ‘외롭다’,
‘친구가 없다’, ‘힘들다’, ‘왜 나는 이런 걸 견디지 못할까’ 등등 힘들어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때 저는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감정은 수용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은 이론이 아
니다’는 것을 배운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끝도 없이 그런 이야기를 할 때, 지치지 않
고 수용을 했습니다. ‘외로운 것 안다. 아빠도 교도소에 있을 때 독방에 있으면서 너가 보고
싶어서 운 적도 있다’, ‘나도 친구가 많지 않다, 인생에서 정말 마음이 통하는 친구 셋만 있
으면 성공이라고 하더라’, ‘사람 사귀는 게 원래 힘든데, 미국에서는 더 그렇겠지’ 하면서 최
선을 다해서 딸의 마음을 수용했습니다.
이 작업은 그 이후 지금까지 계속 합니다. 지금 저와 딸의 관계는 나쁘지 않습니다. 나
쁘지 않다고 하면 지나치게 겸손한 것이고 꽤 좋은 편에 속합니다. 저는 사람의 감정을 공부
할 기회를 가진 것에 참으로 감사합니다. 감정은 거의 무조건 수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몰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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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면 저도 딸에게 아마 이렇게 이야기했을 겁니다. ‘그럴 줄 모르고 갔어?’, ‘그것도 못 견디
냐? 한 해에 교환학생 가는 애가 3천 명이나 되는데, 다 잘 견디잖냐. 너도 좀 참아라’, ‘매
일 전화할 시간에 친구들하고 놀아’ 이렇게 이야기했으면 딸은 정말 견디지 못했을 지도 모
릅니다.
지금 제 딸의 큰 고민은 자기 반에서 자기와 제대로 우정을 나눌 친구가 없다는 것입니
다. 딸이 대인관계가 나쁘냐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딸에게 어쨌든 나도 그렇다는 말
만 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그렇다고 합니다. 그게 문제라고 하지 않습니다. 어느 날 딸
이 자기 친구에게 하는 전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도 그 고민을 딸에게 한 거였습니다.
딸이 이렇게 통화하더군요. ‘나도 그래. 친구 사귀는 게 참 힘들어’.
앞서 말한 대로 사람의 행동은 70%가 감정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 감정은 부인 당하면
참 곤란합니다. 극단의 예도 있습니다. ‘엄마, 선생님 죽여버리고 싶어’ 엄마는 화들짝 놀랍
니다. ‘안돼. 그런 말 하면……’ 꽝입니다. 아이는 선생님을 죽이겠다고 한 것이 아닙니다. 감
정을 그렇게 표현한 것뿐입니다. 정답은, ‘그 정도야? 선생님 정말 밉구나’ 하고 수용하는 것
입니다. 감정을 부인 당하면 대화가 단절됩니다.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사람과 대화하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의견도 마찬가지입니다. 의견 자체는 수용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의견은 정책을 포함
하므로 채택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지만, 설사 채택되지 않더라도 수용은 될 수 있습니
다. 수용은 곧 채택이 아닙니다.
좀 어려운가요? 이것은 공감(共感)과 동감(同感)의 차이입니다. 공감은 상대방의 감정을
수용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수용은 하지만 똑 같은 감정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동감은 똑
같은 감정을 갖는 것입니다.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과, ‘나도 죽여
버리고 싶은 마음을 갖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공감이고, 똑 같
은 마음을 갖는 것은 동감입니다. 우리는 공감을 중시하는 것이지 동감을 중시하는 것이 아
닙니다.
의견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의견을 내면 우선은 그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무조건 중요
합니다. ‘아 좋은 의견이네요. 같이 생각해봅시다’ 하는 것이 수용하는 태도입니다. 그런데,
‘아 좋은 의견이네요. 같이 생각해봅시다’는 것이 곧 채택은 아닙니다.
대화의 기본은 공감입니다. 조직 안에서 의견 교환도 공감과 수용에서 출발하는 것이 훨
씬 좋습니다.
제일 바보 같은 행동은 상대방 의견을 즉시 부정하는 것입니다. ‘그건 아닌 것 같은데
……’ 이 정도면 약과입니다. ‘아 그건 내가 알아. 해봤어.’ 이건 상대방을 무시하는 무례한
행동입니다. 지금 상대방은 의견을 냈습니다. 일단 알아도 좀 모르는 척하고 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바보들은 대화할 때 꼭 내가 옳은 지 네가 옳은지를 따집니다. 바보들은 도
토리 키 재기를 합니다. 현명한 사람은 같이 가는 것을 더 먼저 생각합니다. 같이 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면, 상대방의 의견을 일단은 경청하고 같이 검토할 태도를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잘 난 척 하고 상대방 의견에 토를 다는 것은 관계를 구축하는데 아주 안 좋습
니다.
이 원리를 잘 알면, 대화할 때 상대방 의견을 부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인
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누가 무슨 의견을 내거나, 제시하면, 일단 무조건 수용합니
다.
이것을 이현철 본부장은, ‘Yes, But’ 이라고 표현하더군요. 맞습니다. 상대편이 말을 하면
일단 ‘Yes’, 즉 수용합니다. 그리고 수용 단계가 지난 후에, ‘But’에 해당되는 여러 가지 사항
을 이야기 합니다.
경험으로 이야기하면, 일단 수용하면 거의 대부분 상대방은 고집을 부리지 않습니다.

어쩌면 But도 필요 없습니다.


상대가 틀린 주장을 할 때, 혹은 저와 다른 의견을 주장할 때, 저는 ‘생각해 봅시다’하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시간에 맡깁니다. 시간은 훌륭한 의사입니다. 저는 이 의사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시간은 정말 아팠던 기억도 치료해줍니다. 시간은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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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줍니다. 그러므로 의견이 충돌할 경우, 급하게 해결하지 않고 시간에 맡기면 뜻밖에 문제
가 사라지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지금보다 나이가 적었을 때는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따지기도 많이
하고, 분석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당장 해결되지 않으면 몇 번이고 재촉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둡니다. 그냥 두고 시간이 가기를 기다립니다. 정말 시간은 기가 막히게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그러므로 저는 But을 별로 쓰지 않습니다. But 대신 시간을 많이 씁니다. 시간이 지나면
여러 자기 논증거리가 생깁니다. 상당히 많은 경우 주장한 사람 스스로 주장을 철회하거나
혹은 보강하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저는 급하게 결정할 일이 생기더라도 인내하면서 미룹니다. 어떻게 보면 미적미
적거린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면 급하게 해서 얻는 성과보다 미뤄서
얻는 성과가 훨씬 더 컸다고 생각합니다.

가만히 듣기만 합니다


제가 다른 사람 의견에 반론을 펴지 않는 습관을 갖게 된 데는 아마 스무 살 무렵 읽은,
미하엘 엔데가 쓴 모모(Momo)라는 소설도 큰 영향을 미친 것 갖습니다. 지금은 내용이 어렴
풋하게 밖에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아주 강렬한 영향을 미친 것은 모모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데, 마을 사람들은 싸움을 하다가 모모에게 와서 각자 자기 주장이 옳다는
말을 하면, 모모는 그냥 집중해서 들어주기만 하는데도 문제가 해결된다는 내용입니다.
저는 어느 때부터인가 남의 말을 잘 들어주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철칙이 있습
니다. 들은 말을 옮기지 않습니다.
제가 속한 어떤 집단이 있습니다. 그 집단의 지도부와 주요 간부 사이에 엄청난 알력과
불신이 생겼습니다. 그 집단 전체에서도 저는 잘 들어주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리고 말을 옮
기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양쪽 모두로부터 엄청난 말을 듣게 됩니다. 물론 저는 양 집단
을 화해시키려고 노력하긴 합니다만 양 집단에게 하는 일은 지금은 들어주는 역할 뿐입니다.
제가 양 집단에 조언을 할 지 안 할 지, 아직은 모릅니다. 웬만하면 안 하려고 합니다.
늘 그렇듯이 조언이란 게 대부분은 쓸 데 없는 짓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는 이 과정에서 경청(傾聽)의 힘을 다시 한번 체감(體感)하였습니다. 저는 그저
들어주기만 했을 뿐인데도, 그 집단의 거의 모든 정보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이 정보를 굳
이 활용하려 하면 집단 전체를 파괴할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저는 이 정보를 옮기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그저 듣는 것만으로도 그 집단 전체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중요한 위치에 서서 무엇을 할 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일단 힘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듣기’가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입니다. 살짝
덧붙인다면, 역시 ‘옮기지 않기’의 중요성입니다. 저도 가끔 말을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저는 연습을 좀 해서인지 말을 하고 싶다는 느낌이 오면 즉시 차단을 합니다. 그리고 해도
되는 말인지 하면 안 되는 말인지 생각을 합니다. 대개의 경우 저는 해도 되는 말이라고 판
단이 들어도 안 합니다. 꾹 참고 안 합니다. 경험으로 일단 해도 될 말인지 하면 안 될 말인
지 검토를 하게 되는 말은 안 하는 것이 대부분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침묵은 정말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감은 하지만 옮기지 않으면 내부에 지혜가
쌓입니다. 수용을 하고 반대를 하지 않으면 더 좋은 길을 찾게 됩니다.

적용
대화할 때 수용이 참 중요하다는 것은 고객응대를 할 때도, 동료와 토론을 할 때도 큰
도움이 됩니다.
고객이 클레임을 제기할 때는 화가 난 것입니다. 이 화를 입밖에 내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감정을 수용하는 것입니다. 방법은 말 되풀이 하기입니다.

‘물건을 잘못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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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물건이 잘못되었나 봐요, 미안합니다’

‘인쇄물 색이 틀렸는데 발송대행으로 보냈기 때문에 나도 몰랐어요. 어떻게 할 거예요!’


‘인쇄물 색이 틀렸는데 발송대행으로 보내서 모르셨군요. 어떻게 하죠?

웃기지만, 손님이 한 말을 따라 해주는 것은 공감해주는 아주 쉬운 방법입니다. 이 방법


이 가지는 장점은 손님이 주장하는 것을 되풀이 해줌으로써 내가 당신의 말을 경청하고 있
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고, 또 당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해서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화가 난 손님을 누그러뜨리는데 가장
첫 번째 수단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걸 감정을 배우는 학교에서는 ‘그렇구나’ 요법이라고도 합니다.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일단은, ‘그렇구나’하고 공감해주는 방법입니다.

‘학교 가기 싫어’→’그렇구나. 학교 가기 싫구나’


‘팀장님 정말 그러실 수 있어요? 왜 나만 갖고 그러세요?’→’그렇군요. 기분 나빴군요’

이런 식입니다. 이런 애들 장난 같은 응대가 뜻밖에 엄청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


면, 반대로 ‘아닙니다, 싫습니다’ 식으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지 못하는 말을 하는 것
이 얼마나 위험한 지도 잘 알게 됩니다.
조선에 황희(黃喜) 정승(政丞)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황희 정승 집안 노비(奴婢)가 싸움을 했습니다.
한 노비가 말합니다. ‘사건은 여차저차 했습니다.’ 황희 정승이 말했습니다. ‘네 말이 맞
구나’. 다른 노비가 말합니다. ‘아닙니다 사건은 이러저러했습니다’. 황희 정승이 또 말했습니
다. ‘네 말이 맞구나’ 제3의 노비가 말합니다. ‘이 사람 말도 맞고, 저 사람 말도 맞다면 어떤
사람 말이 맞습니까? 황희 정승이 말했습니다. ‘네 말도 또 맞구나’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은
허허하고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일화가 상징하는 바가 바로 공감과 수용의 중요함입니다.
너무 따지지 말고, 시시비비를 가리지 말고, 상대방의 감정과 의견을 공감하고 수용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예화입니다.
공감과 수용의 반대는 단지 부정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가르치기, 충고하기도 모두 공감
과 수용의 반대입니다.
여성과 남성의 예는 이제 너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이러저러한 얘기
를 할 때 남성에게 바라는 것은 그저 들어달라는 것이고 좀더 적극적으로는 수용해달라는
것인데, 남편은 흔히 해결책을 제시해서 점수를 까먹는다는 것입니다. 제일 바보 남편은, ‘그
래서 뭐 어떻게 하자는 거야?’하고 면박을 주는 것입니다. 이 남편 그날 저녁 밥상에는 반찬
이 없을 겁니다.
시시비비(是是非非) 너무 좋아하지 마라. 이것도 지혜 있는 사람이 주는 조언입니다. 시
시비비가 만악의 근원일 수 있습니다. 충고도 하려 들지 말고, 가르치려 들지 말고, 반대하
지 말고 그저 수용하고 공감하는 데서 출발하라고 하는 것도 감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가
장 먼저 가르치는 내용입니다.
여러분은 대화를 잘 하는 편인가요?
그 비결은 무엇입니까?
배우자, 자녀와 대화가 잘 됩니까?
그 비결은 무엇입니까?
동료, 상사, 부하와 대화를 잘 합니까/
그 비결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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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여수룬이라는 회사

2012. 8. 03. 금요일.

여수룬은 정말 운이 좋은 회사입니다. 물론 여수룬 구성원 전부가 노력한 결과입니다만,


사람의 노력만으로 이 정도로 여수룬을 키우는 것은 결코 불가능했습니다. 몇 번 이야기했지
만 환율의 도움은 말로 할 수 없습니다. 지난 4년 간의 엔고(円高) 상황은 여수룬에 30억 이
상의 자금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 돈으로 우리는 개발을 했고, 또 시설을 마련했고, 조직
을 정비했습니다. 엔고 상황이 아니었더라도 여수룬을 지금처럼 발전시키는 게 가능했을까요?
힘들었을 겁니다. 2002년 무렵부터 2009년까지 원-엔 환율은 10 : 1을 넘지 않았습니다. 그
러던 원-엔 환율이 2009년 무렵부터 13 : 1, 혹은 15 : 1까지 갔습니다. 우리는 그 덕을 톡
톡히 봤습니다.
그리고 여수룬이 서비스를 시작한 2007년 무렵부터 일본 인터넷 전화를 한국에 가져다
가 쓸 수 있는 환경이 무르익었습니다. 이것도 여수룬 비즈니스를 성립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작은 일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제작하고, 고객응대는 일본에서 해야
한다면 여수룬 비즈니스가 과연 성립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두 문제는 여수룬 비즈니스 성립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수룬에는 엄청난 운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긴, 베스트셀러 경영학 책을 쓴 짐 콜린스도 성공한 기업에는 대부분 큰 운이 작용한
다고 했습니다. 그가 쓴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란 책을 보면 대부분 성공한
기업에는 운이 크게 작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성공하고 나면 CEO들이 자기 힘으로 성공했
다고 착각하고, 일을 벌이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망합니다.
위대한 기업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만큼이나마 여수룬이 성장한 데도 짐 콜린스가 말
한 것처럼 환경과 운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결과, 현재 여수룬은 월 5천 만 엔 매출, 70여 명의 구성원, 한국에 10개 사무실, 일
본에 2개 사무실을 갖는 꽤 그럴듯한 회사가 되었습니다.
여수룬을 운영하면서 늘 생각합니다.
신(神)이 있어, 여수룬을 이렇게 키워주었다면, 신(神)은 나에게 무엇을 원할까? 혹은 운
이 있어 여수룬이 이렇게 컸다면, 나는 이 운이 어디로 가게 해야 할까?
여수룬이 잘 된다고 좋아하는 동안 여수룬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루는 수 많은 사람이 있
습니다. 지난 7월 일본 동경서 열린 판촉물 엑스포에서, 일본 1위 인쇄통판업체(印刷通眅業
體)인 프린트팩 상무가 우리 부스를 찾아와, 애드프린트 가격이 낮아서 신경이 쓰인다는 말
을 하고 갔습니다. 프린트팩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일본으로 진출한 동종(同種)업종 CEO들도
애드프린트 때문에 많이 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때문에 많은 업체가 힘들 수 있는데 우리는 잘 되고 있다면 우리는 그저 좋아만
하면 되는 것일까? 저는 그런 것을 늘 생각합니다. 이 질문, 이 생각은 과연 여수룬은 나에
게 어떤 의미일까 하는 질문으로 연결됩니다.

여수룬은 제 삶의 터전
여수룬은 제 삶의 터전입니다. 저도 여기서 일하고, 월급을 타고, 또 그것으로 생활을
합니다. 그 점에서 여수룬은 제 삶에서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사람은 먹고 살아야 합니다.
먹고 사는 것이야말로 기본 가운데 기본입니다. 물론 더 중요한 가치를 위해, 먹고 사는 것
을 등한히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먹고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렇
게 생각하기 때문에 여수룬 CEO로서 저는, 여수룬 구성원이 여수룬에서 먹고 사는 문제 때
문에 심한 고통을 당하지 않게 하려고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형편이 되는 한,
여수룬 구성원들이 여수룬에서 일하는 것을 통해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는 환경을 만들어 보
려고 애를 씁니다. 물론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노력을 하는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1
대기업에 비해서는 아직 턱 없이 부족합니다만, 동종 업종에 비하면 여수룬의 급여 조건
이나 근무환경은 결코 나쁘지 않은 것도 그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사의 자
금 흐름에 비하면 회사가 약간 무리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직까지 자금 형편이 좋지도
않은 회사가 구성원들에게 이렇게 쓰는 것이 정상은 아닙니다. 이러다가 자금 사정이 안 좋
아지면 제가 책임을 져야 할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자금 상황에서는 적절한 조치라
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제가 구성원들의 삶을 소중히 여기다 보니 모질지 못해서 만든
상황입니다. 다행히 이제 월매출이 5천 만 엔을 처음으로 넘었고, 가을로 접어들기 때문에,
구성원들에게 조직 형편을 넘어서 베푼 것이 회사 전체를 위기로 넘길 상황은 어느 정도 벗
어났다고 보여지지만, 사실 지금까지는 무리한 조치였습니다. 역시 제가 구성원들의 삶을 중
시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습니다.
연봉 협상 기간에, 일부 젊은 직원들이, ‘여수룬에서는 나이가 제일 중요해요. 실력은 두
번째 입니다’ 하고 말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그렇게 본 것은 어느 정도는 맞습니다. 저는
나이든 구성원, 또 아이가 있는 구성원을 많이 배려합니다. 물론 회사기 때문에 무한정 배려
할 수는 없지만, 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아이들을 키우고 가정을 운영하는데 조금이라도 좋
은 여건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가정이 있고, 아이가 있는 구성원이
면 조금이라도 더 배려하려고 합니다. 젊은 직원들에게는 이 점이 좀 섭섭할 수 있을 것 같
습니다. 그렇지만 저로서는 이 점은 이해해주십사 하고 말씀 드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저에게도 먹고 사는 것이 매우 중요한 만큼, 구성원들에게도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입니다.
여수룬은 저에게는 삶의 근거지 입니다. 그래서 저에게 소중합니다. 저에게 소중하니까
저는 여수룬을 아끼고, 사랑합니다.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늘 여수룬을 생각합니다. 정말
잠을 잘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여수룬을 생각합니다. 여수룬은 저에게 좋아해야 할 대상이
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조차 전혀 의미가 없는 삶 그 자체입니다. 지금 저에게 ‘여수룬이 없
다면……’ 이란 가정은 꽤 끔찍합니다.
저는 저만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말 대부분의 구성원들에게 여수룬은, 그 정도
의 차는 있지만 저와 마찬가지로 소중한 삶의 근거지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구성원의 삶
에서도 ‘여수룬이 없다면……’이란 가정은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수룬의 많은 구성원들은 여수룬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또 여수룬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여수룬은 사랑 받고 귀하게 여김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습
니다.
여수룬은 발전하는 회사입니다.
여수룬은 동아시아 3국 전자상거래에서 선두권으로 발전할 수 있는 회사입니다.
여수룬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전혀 비교할 수 없는 비전을 가진 회사입니다.
여수룬은 지금까지보다 앞으로 더욱 빨리 발전할 수 있는 회사입니다.
여수룬에는 정말 능력 있는 조직원들이 많습니다.
여수룬에는 정말 조직을 사랑하는 조직원이 많습니다.
여수룬은 사랑 받고 귀하게 여김 받을 충분한 가치가 있는 회사입니다.
여수룬은 저에게 삶의 터전입니다.

여수룬은 인생관을 다듬고 실천하는 곳


삶의 터전이라는 의미 다음에, 여수룬은 저에게 인격 수양의 터전입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사랑을 배웁니다. 미워하지 않고, 경쟁하지 않는 연습을 합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항상 기뻐하는 연습을 합니다. 염려하지 않는 연습을 하고, 걱정하지
않는 연습을 합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사람과 평화롭게 사는 법을 배우고 또 연습합니다. 다투지 않고, 조화
를 이루는 법을 연습합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참는 법을 배웁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상대방을 위하는 법을 배우고 또 연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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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수룬에서 선(善)을 익히고 또 연습합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성실을 배웁니다. 그리고 조직에 충성하는 법을 배우고 또 익힙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남을 포용하는 법을 배우고 또 연습합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절제하는 법을 배우고 또 연습합니다.
여수룬은 저에게 그저 밥벌이 수단이 아닙니다. 저는 인생의 목표는 성장(成長)이라고
생각합니다. 좀더 좁혀서 말하면 인격의 성장이 인생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에서 삶과 회사에서 삶이 굳이 구분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성장이 목표이고,
가정에서든 회사에서든 성장해 나가는 연습을 하고 훈련을 해나가는 터라는 점에서는 마찬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도 올바른 삶을 향해 나가는 곳이고, 사람들과 관계를 제대로 맺
는 연습을 하는 곳입니다.
저는 회사를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그렇기 때문에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도 CEO인 저
의 철학을 잘 이해하고, 또 수용해주기를 바랍니다.
일하러 왔는데 CEO 철학까지도 이해해야 하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해해야 합
니다. CEO의 철학과 비전을 이해하지 못하면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가 없습니다. 물
론 일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일을 할 수 없고, 중요한 일을 할 수 없으면 개
인이 성장할 수 없습니다.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흔히, 일은 사람이 한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결국은 철학과 인생관을 가진 인격체입니다. 철학과 인생관을 가진 구성원이 만나서 일을 합
니다. CEO도 철학이 있고, 인생관이 있습니다. CEO는 그 철학과 인생관을 가지고 조직을 지
도합니다. CEO의 철학과 인생관이 경영 방향을 정합니다. CEO의 철학이나 인생관과 다르면
그 조직에서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구성원들은 CEO의
철학과 인생관을 잘 이해해야 하고, 또 될 수 있으면 수용해야 합니다. 최소한 따르려고 노
력해야 합니다. CEO의 철학, CEO의 인생관, CEO의 비전과 자기의 철학, 인생관, 비전이 전
혀 맞지 않으면 다른 회사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조직은 누가 뭐라고 해도 CEO의 영향이
무척 큽니다. CEO 철학과 맞지 않으면서 회사 생활 한다는 것은 시간 낭비고, 인생 낭비입
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것은 맞는 말입니다.
저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항상 기뻐하려고 노력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잘 참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상대방을 잘 배려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선하게 살려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성실하고, 조직에 충성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남을 포용하려고 애쓰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절제할 줄 아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물론 저도 이렇게 하지 못합니다. 저는 저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압니다. 다만 저는 제
약점을 확실히 알고, 또 인정하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저는 완벽히 위의 일
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러려고 노력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다.
저번 회사에서 ‘회사가 잘 된다고 저에게 좋은 건 아니잖아요’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실수였겠지요. 진심이라면 저는 정말 이런 사람과는 절대 같이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자기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자기 하는 일을 통해 스스로 성장
하려고 노력하고, 자기 하고 있는 일을 진심으로 기뻐하는 사람을 꽤 많이 알고 있습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은 확실히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여수룬에서 여수룬 구성원들과
같이 일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이 그렇기 때문에 여수룬이 어떤 회사보다도
빨리 성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여수룬이 그렇게 발전하기를 원합니다. 사람을 사랑
하려고 애쓰고, 늘 기뻐하려고 애쓰고, 다른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려고 애쓰고, 참는 것을
배우려고 애쓰고, 선하게 살려고 애쓰고, 조직에 충성하려고 애쓰고, 절제하려고 애쓰는 사
람이 조직에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여수룬이 되기를 원합니다.

3
이런 게 싫은 사람은 어차피 여수룬에 오래 있지 못합니다. 제가 내보낸다는 뜻이 아닙
니다. 본인 스스로 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각자 노력하는 수밖에......
이걸 위해서 회사가 무슨 특별한 조치를 취할 방법은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
가 이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여수룬을 이런 조직으로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누구에게 강요하지 않
습니다. 취업규칙으로 만드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이렇게 전언을 쓰는 것 자체가 가장 강력
한 강요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불이익을 주지도 않고, 이것을 잘한다고 특별
히 혜택을 주지도 않습니다.. 다만 저는 여수룬이 그런 구성원으로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뿐
입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 저 스스로 제가 원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을 잘 압니다. 아주 어렵지만 노력합니다.
무리하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무한정 기다리는 것도 아닙니다. 고참 구성원
들은 알 것입니다. 여수룬은 한편으로는 사람을 참 잘 보호하고, 사람이 성장하기를 기다리
지만, 또 한편으로는 적지 않은 사람을 조직에서 떠나게 했습니다. 여수룬의 힘으로 더 이상
보호하고, 기다리기 힘들면 당연히 떠나게 합니다. 그러나 그 때도 회사는 기다릴 수 있는
만큼은 기다렸습니다.
앞으로도 도저히 우리 힘으로 감당하기 힘든 사람은 떠나게 할 겁니다. 그렇지만 그 이
전에 앞서 말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조직은 분위기 입니다. 회사에는 사풍(社風)이 있습니다. 여수룬에는 여수룬의 사풍(社風)
이 있습니다. 이 사풍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노력해서 쌓아가는 것입니다.
지금 여수룬 분위기는 지난 몇 개월 전과 비교해도 훨씬 좋습니다. 여수룬은 ‘구성원이
행복한 회사’를 지향합니다. 여수룬은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어나가는 회사’를 지향합니다.
그런 점에서 여수룬은 ‘스스로 인격을 성장시키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 회사’를 지향합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여수룬은 ‘스스로 알아서 하는 회사’를 지향합니다.
사실 여수룬에서는 이것 저것 세밀한 것을 지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하고 싶다
고 하면 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그러므로 여수룬에서는 기다리고 있으면 손해입니다. 스
스로 알아서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여수룬은 돈 문제와 남녀 문제에서 깨끗한 회사를 지향합니다. 회사 돈은 아껴서
써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회사가 커지면 여러 가지 돈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저는 늘
말씀 드리지만 일을 잘못 해서 회사에 손실을 끼친 것 가지고는 단 한번도 질책하지 않았습
니다. 그것은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회사 돈을 유용하거나 거
래처와 돈 거래를 하는 일은 스스로 막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매우 엄격하게 처리합니다.
그리고 수시로 발생하기 쉬운 불미스런 남녀 관계에도 엄격하게 대처합니다. 조직 안에서 직
장 상사라는 지위를 이용한 성적 학대나 혹은 부적절한 관계에도 엄격하게 대처합니다. 실수
는 인정합니다만, 막을 수 있는데 안 막은 것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저에게 여수룬은 삶의 근거지이면서 제가 성장하는 연습을 하는 소중한 곳입니다.
여러분에게 여수룬은 어떤 곳입니까?
이것도 여수룬의 풍(風)입니다. 늘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생각하
는 것,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개선할 지를 생각하는 것 모두 여수룬이 요구하는 ‘생각
하라’는 것에 속하는 일입니다.
이전에도 이 문제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때에 비해서 여러분의 생각, 삶의
태도는 확실히 발전했습니까?
오늘은 여수룬과 나를 가지고 생각하고 또 나눠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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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확장(擴張)

2012. 8. 17. 금요일.

2012년 오봉야스미가 끝났습니다. 냉정하게 보면 전혀 근거 없는 느낌인데, 저에게는


2012년 오봉야스미가 끝난 것은 이제 여수룬 1기가 끝난 것으로 느껴집니다. 제가 이렇게
느끼는 것은, 일본 소비자에게 직판이라는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한 2004년부터 지금까지 일
년에 세 차례, 즉 연말연시, 5월 골든위크, 8월 오봉야스미가 낀 달은 매출이 툭 떨어져 마음
을 더 졸인 기억 때문입니다. 이 모든 기간 자금에 여유가 있었던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
래서 더 힘이 들었습니다. 지금 전혀 근거가 없는 느낌이라는 것은 사실 올해 8월은 비록 매
출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자금이 아주 위험하지는 않다는 현실 때문입니다. 자금이 위험하지
도 않은데 오봉야스미가 낀 8월은 마음이 힘듭니다. 그 8월의 오봉야스미가 이제 끝났습니
다. 여수룬 1기가 끝났다는 것은 내년 8월 오봉야스미는 마음이 조마조마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봉야스미가 끝나고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남은 8월에는 기대되는 일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4년 10개 월 만에 애드프린트 홈페이지가 개편됩니다.
중철과 무선철 가격 및 후가공 옵션이 정비된 것이 홈페이지에 반영되거나 혹은 반영
직전 상태까지 갑니다.
디자이너 광장이 완성됩니다.
그리고 조직 내부로는 접수부와 고객지원부가 사실상 통합이 됩니다.
이 네 가지 일은 각각 큰 의미가 있습니다.

홈페이지 개편
홈페이지 개편은 그 자체가 완성은 아닙니다만, 개편의 첫 모습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2~3년 마다 한 번씩은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거나 혹은 프로
그램을 전면 개편해야 합니다. 이 작업은 조직이 안정되었을 때 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혹은 프로그램 전면 개편은 결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이번도 마찬가지입니다. 황정미 차장이 개발실 웹 기획 파트를 맡아준 것이 올해 5월
11일입니다. 황정미 차장이 이 일을 지휘한 것이 벌써 3개 월이고, 이찬희 과장, 김유란님
그리고 개발부문 일꾼들을 생각해보면 홈페이지 개편이라는 것이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 선을 보이는 개편된 홈페이지는 사실 기능의 업그레이드 보다
디스플레이의 정비라는 측면이 훨씬 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시간과 이 정도
공수(工數)가 들어갔습니다. 그만큼 홈페이지 개편은 조직이 안정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입
니다. 홈페이지 개편에 이 정도로 역량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그 만큼 안정이 되
었다는 의미도 됩니다.
그리고 기능을 대폭 추가하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디스플레이는 정비했다는 것만으로는
올해 남은 기간, 우리가 신나게 일해볼 수 있는 또 한 가지 조건이 생겼다는 의미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우리 회사의 모토인 ‘편리한 서비스’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일입니다.

중철(中綴)과 무선철(無線綴)의 등록
정비된 중철과 무선철이 등록된다는 것은 신상품 등록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이 끝났다
는 의미입니다. 이번에 중철과 무선철이 정비되어 등록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참 큰 의미가
있습니다. 고객이 표지와 속지를 다르게 해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나, 후가공 역시 손님이
폭넓게 선택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엄청난 개선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 작업이
이제 끝났다는 점입니다. 정비된 중철과 무선철이 끝났다는 것은 이제 가장 어려운 아이템이
끝났으므로 하반기부터는 신상품 등록이 매우 빨라질 수 있다는 점과 통합니다. 인쇄물을 판
매하는 사이트에서 중철과 무선철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데, 그동안 우리는 전문가가
1
없는 상태에서 중철과 무선철을 올렸기 때문에 확신도 없고, 늘 뒤가 켕기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중철과 무선철이 정비되어 등록되었기 때문에 신상품을 발굴하고 등록하는 일
에 족쇄가 풀린 셈입니다.
아마 소량 인쇄물, 티슈, 쇼핑백, 각종 판촉물 등등 새상품이 속속 등록될 것이라고 여
겨집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검토가 있었고, 김범수님, 권순우님, 나카지마님도 참여하고 있
으므로 상품 정비와 신상품 기획은 훨씬 빨라질 것입니다.
우리 회사 올해 목표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신상품 등록이었고, 또 하나는 오프라
인 영업 강화였습니다. 이 두 가지 목표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목표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중 신상품 등록이라는 목표가 원활하게 추구될 수 있는 환경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디자이너 광장
디자이너 광장은 조직 안에서 그 의미가 충분히 공유되지 못한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는 인쇄용 파일을 만들 줄 모르면서도 어떻게든 애드프린트의 싼 가격을 이용
하려는 고객을 디자이너들과 연결시켜줘서 우리 부담을 줄이려는 생각에서 나온 안입니다만,
저에게는 훨씬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디자이너 광장을 여수룬-애드프린트와 관련 업계를 끈끈하게 묶는 수단이라고 생
각하고 있습니다. 제휴와 연대를 최대한 확대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맹(同盟)을 확대
하는 과정입니다.
웹2.0의 정신은 참여(參與), 개방(開放), 공유(共有)입니다. 저는 이 정신을 전폭 수용합
니다. 저는 웹 비즈니스는 참여, 개방, 공유를 수용하면 수용할수록 강해진다고 믿습니다.
참여는 누구나 홈페이지를 열 수 있고, 누구나 블러그를 만들 수 있고, 누구나 댓글로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개방은 시장이 누구에게나 열리는 오픈마켓에서 그 전형(典型)을 보여줍니다. 이전에는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어느 정도 구분이 되었지만 인터넷 세상에서는 누구나 팔고 살 수
있는 훨씬 쉬운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공유는 지식의 공유로 나타납니다.
저는 이것이 아직도 매우 힘이 있는 인터넷 시대의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수룬-애드프린트가 이 시대 정신을 잘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애드프
린트의 최종 모습은 오픈마켓 형태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꽤 먼 미래의 일입니다. 그렇지
만 저는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 자체가 이미 오픈마켓을 준비하고 연습하는 일이라고 생
각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 광장은 참여와 개방과 공유의 초보 형태입니다. 디자이너 광장에서 최종 소비
자와 디자이너가 만날 것이고, 디자이너와 디자이너가 만날 것이고, 그리고 여수룬-애드프린
트와 디자이너가 만날 겁니다.
몇 년 지나면 인쇄 업계도 인터넷 상거래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생산자와 최종 소비자
혹은 제조자와 최종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는 양태가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중
간 상인으로서 기획사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도 벌써 그렇습니다.
최종 소비자를 놓고 여수룬-애드프린트 영업소와 기획사가 맞부딪치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
니다. 이 현상은 갈수록 더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이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
가 하는 점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지금은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만 앞으로
우리가 더 확장하면 할수록 일선 기획사와 충돌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현상은 불편한 일입
니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가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이 일은 좀더 정리된 다음에 이야
기를 더 하기로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디자이너 광장이 이 미래를 대비하는 공간이라는
점만 말씀 드려 둡니다.
디자이너 혹은 기획사는 여수룬-애드프린트 안에 모여들 수밖에 없습니다. 디자이너 혹
은 기획사가 모여들어 마을을 이루면 거기서 여수룬-애드프린트의 새로운 미래가 열립니다.
마을이 형성되면 시장이 생기는 것이고, 시장이 생기면 시장을 지배하는 사람에게 돈벌이 기
회가 열립니다. 디자이너 광장에서 디자이너들이 자기 솜씨를 뽐내게 되고, 또 그런 기회를
우리가 만들어 줄 것입니다. 디자이너들이 광장에 모여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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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디자이너 혹은 기획사가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디자이너 혹
은 기획사에게 없어서는 안 될 회사가 되게 됩니다.
저는 홈페이지가 개편되어서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고, 신상품이 속속 등록되고,
관련 업계와 연계가 강화되는 올 하반기를 생각하면 가볍게 흥분이 됩니다.
이 세 가지도 참 중요합니다만, 8월 말에 시작되는 접수부와 고객지원부의 통합도 정말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접수부와 고객지원부의 통합
여수룬-애드프린트는 너무 많이 그리고 자주 바뀌는 회사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지도부
의 역량 부족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지도부의 역량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
다. 조직 전체로는 다소 피곤할 수 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사무실을 바꾸고, 배치를 바꾸
는 건 귀찮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마땅히 바꿔야 할 때 부담을 안고도 바꾸는 것은 역량이기
도 합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는 이렇게 대담하게 바꾸면서 성장해왔습니다. 그리고 여수룬-애드프
린트는 이렇게 바꾸는 것을 장려하기도 했습니다. 실패하더라도 과감하게 시도하는 것을 자
랑으로 생각했습니다.
접수부와 고객지원부를 합친다는 것은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참으로 대담한 발상
입니다. 이것은 지난 6월, 사업본부 안에 접수부, 제작부, 고객지원부, 상품관리기획부, 현수
막사업부를 두는 것으로 조직을 바꾼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발상의 전환입니다. 저로서는 상
상을 할 수 없는 일인데, 이렇게 바뀌고 있습니다.
고객 지원부를 사실상 없애고 접수부로 통합함으로써 응대의 효율을 높이는 것은 이미
조직 안에서 실험이 끝난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몰랐을 뿐입니다.
이 실험은 현수막 사업부에서 이미 충분히 했습니다. 현수막 사업부에서는 접수와 고객
응대가 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수막 사업부에서는 접수자와 고객응대자가 바로 붙어서
일을 하기 때문에 비록 고객응대자가 데이터를 잘 몰라도 접수자로부터 지원을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어려워지면 접수자가 바로 전화로 상담을 해줄 수도 있습니다.
반면 애드프린트에서는 접수자와 고객지원자가 아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데이터를 모
르는 고객지원자는 매우 어려운 처지에 빠지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수막 사업부
의 경험을 애드프린트로 가지고 오는 것은 매우 소중한 일입니다.

변화 그리고 수용
우리 회사는 성장이 빠릅니다.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빨리 바뀝니다. 모두 바뀌는 데 빨
리 적응해야 합니다. 적응하는 것은 수용하는 것입니다. 빨리 적응하려면 수용을 잘 해야 합
니다.
바뀌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면 상황이 어려워집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은 처세(處世)에 큰 도움을 줍니다.
하반기에는 어쩌면 더 빨라집니다. 더 빨라지는데 적응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상황을
수용해야 합니다. 특히 접수부 쪽에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접수 물량도 늘어나고, 아이
템도 늘어나고, 고객지원과 응대 업무도 접수부로 통합됩니다. 그렇지만 이게 부담을 늘리는
게 아니고 줄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 그렇게 만들어야 합니다. 수용하면 눈이 열립니다.
인생의 지혜입니다. 평안히 수용할 때 의외로 지평이 넓어집니다.
지금 저는 눈 앞에 드러난 네 가지를 이야기 했습니다. 그렇지만 하반기 전체로 보면 훨
씬 더 많은 일이 벌어집니다.
우선 인쇄소 설립 문제를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스마트 명함 서비스를 시작해야 합니다.
발송 형태도 꽤 바뀔 겁니다.
그리고 고객 확대 방안을 새로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여수룬에 올해 남은 기간도 여전히 바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모두 잘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3
지금까지 우리는 대담하게 바꾸면서 크게 성장해왔습니다.
남은 기간도 많은 것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계속 바뀌는 상황에서 이렇게 저렇게 대응하자고 말하는 것 자체가 별로 의미가 없습니
다. 그러므로 할 수 있는 말은 오히려 하나뿐입니다.
바뀌는 것을 적극 수용하자.
늘 말씀 드리지만, 바뀌는 것을 적극 수용하는 과정이 사실은 자기 자신을 적극 바꾸는
과정입니다.
올해 이제 남은 기간, 각자 무슨 계획을 세우시겠습니까?(*)

4
[전언(傳言)]

독서(讀書)

2012. 8. 24. 금요일.

대망(大望) 읽기
회사 내 독서토론회 8회차가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회사 내 독서토론회는 『대망(大
望)』을 읽고 있습니다. 대망은 원제(原題)가 『덕천가강(德川家康)』입니다. 독서토론회에서
는 한국 동서문화사 본(本)으로 읽고 있는데 총 12권입니다. 한 권 당 대략 650쪽 전후이고
회 당 320쪽 분량을 읽고 토론합니다. 8회차가 끝난 지금 4권을 읽었습니다. 전체의 1/3입니
다. 참 깁니다. 첫 회가 5월29일이었습니다. 책을 나눠준 것이 5월23일이었으니까, 현재 1/3
을 읽기까지 걸린 시간이 3개 월입니다. 중간에 5회를 여러 가지 이유로 못했습니다.
독서토론회를 하면서, 회사 다니면서 책 읽는다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습니
다. 대망을 읽는 동안 다른 책은 전혀 읽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대망은 어려운 책이 아닙니
다. 그냥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그런데도 한 달에 겨우 한 권 하고 1/3 정도 읽습니다. 물론
한 권이 650쪽 분량이므로 적지는 않습니다. 페이지 수로는 800여 쪽 분량입니다. 일 주에
소설 책 180쪽 읽는 것입니다.
저는 수감(收監) 생활도 했고, 또 사회운동(社會運動)도 했던 기간이 길어서 책을 많이
읽고, 또 즐겨 읽는 편입니다. 책하고 익숙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저조차도 회사 생활
하면서 책을 읽는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가끔 어떤 사람이 자기 집에 책이 2천 권 된다, 3천 권 된다 하는
말을 듣거나 기사로 읽으면 ‘픽’하고 웃음이 나옵니다. 좀 심하게 이야기하면 ‘미친 놈’하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2천 권이란 분량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고 떠벌리는 게 우스워서 입
니다. 1년은 365일입니다. 10년이면 3천6백60일 정도입니다. 20년이면 7천3백 일 정도입니
다. 책 2천 권을 읽으려면 20년 동안 사흘에 한 권 가까이를 쉬지 않고 읽어야 합니다. 물론
하루에 열 권 정도 읽을 수 있는 만화책이면 모르겠지만 제대로 된 책을 읽는다면 2천 권이
란 숫자는 엄청난 숫자입니다. 제대로 된 책은 한 번 읽는데 1주 정도 걸린다고 쳐봅시다.
일년은 54주입니다. 10년 동안 쉬지 않고 읽어야 겨우 540권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정말 제
대로 된 책을 이해하면서 일주일에 한 권 읽는 것도 어렵습니다. 독서(讀書)는 욕심을 낼 일
이 아니고, 그냥 천천히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게 더 옳은 태도인 것 같습니다.
여수룬 독서토론회는 일곱 명이 출발해서 다섯 명이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3개 월 걸려
서 1/3 읽었으니, 다 읽으려면 딱 1년이 걸리는군요. 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처
음부터 너무 큰 책을 잡았습니다.
우공이산(愚公離山)이란 고사(故事)를 생각합니다.

북산(北山)에 90 세나 되는 우공(愚公)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공에게는


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집 근처를 둘레가 700 리, 높이가 만길이나 되는
태항산(太行山)과 왕옥산(王屋山)이 에워싸고 있어서 북쪽으로는 길이 막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항상 먼 길을 돌아와야 했기에 불만이 많았던 그는 어느 날 가족회의를
열었습니다.
“2 개의 험한 산을 평평히 하면 더 이상 먼 길을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우리가 산을
깎는 것이 어떻겠느냐?”
그의 세 아들들은 모두 아버지의 말에 동의하였지만 아내는 어의가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남편의 나이가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힘으로는 조그만 언덕도 못 옮길 텐데 저 큰 산을 옮기겠다고요? 게다가 산에서
나온 흙과 돌은 전부 어디에 두시려고요?”
우공은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1
“그거야 발해 끝, 저 북쪽에 버리면 되지 않겠소.”
그러나 발해는 한 번 왕복하는 데만 무려 1 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는 곳이었습니다.
아내는 우공의 허무맹랑한 소리에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우공과 세 아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일을 시작했습니다. 돌을
두드려 깨고 흙을 파서 삼태기에 담아 발해쪽으로 나르는 일이었습니다. 심지어 이웃에 사는
과부의 어린아이까지 불러다 일을 돕게 했습니다.
보다 못한 우공의 친구 지수는 그를 타박했습니다.
“거참! 아직도 그렇게 어리석은가. 자네의 나이를 생각해 보게. 산의 터럭 하나도
무너뜨릴 수 없을 것일세.”
우공은 오히려 답답하다는 듯 말했습니다.
“자네는 과부의 어린 자식 보다도 못하네. 비록 나는 죽더라도 자식은 남아 있을 것이고,
내 자식은 또 손자를 낳을 것이고, 그 손자는 또 자식을 낳을 것이 아닌가. 자자손손 대를
잇다 보면 언젠가는 산이 옮겨질 것이고, 산은 한 번 깎이면 더 생겨날 일이 없으니
결국에는 평평해지고 지름길도 나게 될 것일세.”
지수는 친구의 자신 있는 답변에 할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산신령이 우공의 이야기를 엿듣고는 옥황상제에게 아뢰었습니다.
“산을 허무는 인간들의 어리석은 노력이 계속될까 두렵습니다. 우공이 하는 일을 당장
그만두도록 해주십시오.”
그러나 이 말을 들은 옥황상제는 오히려 우공의 정성에 감동해 가장 힘이 센 두 사람을
시켜 두 산을 번쩍 들어 옮기게 했습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지금처럼 계속하면 어쨌든 독서토론회는 대망을 다 읽게 될 것입니


다. 어쩌면 읽다가 나머지는 각자 읽고 다른 책을 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지금 제일 앞서
읽는 회원이 7권을 마쳤으니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냥 읽는 것입니다. 빨리 읽든 천천히 읽든 꾸준히 읽는 것입니다.
대망을 읽으면서 독서토론회원 가운데 표현을 잘 해주는 어떤 회원은, ‘이 책을 읽게 되
어서 정말 기쁘다’고 합니다. 나머지 회원들도 대체로 ‘정말 좋은 책이다’고 합니다.
사실 여수룬 안에 독서토론회가 없으면 이 분들 역시 평생 가도 이 책을 읽거나 혹은
다시 읽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을 읽고 안 읽고가 그다지 중요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에게는 참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지금 세 번째 읽고 있습니다. 손에 댄 것까지 포함하면 네 번 째입니다.
첫 번 째는 중학교 2학 년 여름 방학 때 저의 어머니께서 이웃집 아저씨한테 추천을 받아서
일 권을 가져다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백 페이지를 못 넘긴 것 같습니다. 무슨 내용인
지 전혀 모르고 시작한 것부터 문제였습니다. 거기다가 일본 사람 이름이 나오니 도저히 이
해할 수 없어서 포기한 기억이 납니다.
책 읽는 건 영화 보는 것 하고 약간 비슷합니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도 대충 줄거리를
먼저 읽고 보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저는 영화를 잘 이해를 못 하는 편입니다. 특히
서양 영화를 이해하는 게 힘듭니다. 우선은 서양 영화 주인공들이 옷을 갈아 입으면 똑 같은
사람도 잘 몰라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최근 영화는 변화가 심해서 줄거리를 따라가기도 힘
듭니다. 『문학(文學)과 예술(藝術)의 사회사(社會史)』라는 명저(名著)에 그런 이야기가 나옵
니다. ‘최근 영화는 과거 영화를 이해하는 방법으로는 볼 수가 없다. 독법(讀法)이 다르기 때
문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익숙한 게임도 저에게는 너무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갖고 노는 아주 간단한 게임기부터 익혀서 컴퓨터 게임에 이르지만, 저는 간단한 게임기를
가지고 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온라인 게임은 별로 익숙하지 않은 것입니다. 물론 별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않지만 말입니다. 익숙하지 않아서 영화보기도 게임도 어렵습니다.
배경 지식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대망을 처음 읽었을 때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책을 들었기 때문에 전혀 읽을 수 없었
습니다. 물론 배경을 알았다고 해도 이 어려운 책을 중2 때 읽어냈을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
다.
두 번 째 읽은 것은 1982년 겨울입니다. 그 때는 학생운동을 하다가 서울 구치소에 수

2
감되었을 때입니다. 여름 동안은 독방에 있었는데, 겨울이 되면서 너무 추워 다른 재소자와
합방하겠다고 신청해서 13명이 있는 방으로 옮겼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13명이 살면 좀 어
려운 책 읽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잡은 책이 대망이었습니다. 그 때는 세로로
편집된 책이었습니다. 열 권짜리였습니다. 확실히 읽기는 했는데 그 때 읽은 대망이 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 때 읽은 대목 가운데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단 한 번 겨룬, 비 내리는 산속 전투 장면만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물론 그 기억도 온통 왜곡된 것이겠지만요. 과연 그런 장면이 있기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세 번 째는 여수룬을 만들고 나서였습니다. 2009년 무렵이겠습니다. 이 때는 이미 나이
가 50 가까이 되었습니다. 훨씬 깊이 이해했을 겁니다. 제가 이렇게 했을 거라고 추정하는
것은 2009년에 읽은 것을 지금 네 번째 읽는 것이 오버랩 되어버려 정확히 알 수 없어서 입
니다. 그렇지만 세 번 째 읽고 제가 얻은 지식과 지혜가 너무 컸기 때문에 이번 독서토론회
에 정말 긴 줄 알면서도 이 책을 첫 번 째 소재로 삼게 된 것입니다.

8회 차 나눔
이번 주에 끝난 8회 차는 오닌의 난에서 시작된 100년 전국(戰國)을 종식 시키는 첫 번
째 주자인 오다 노부나가가 부하인 아케치 미쓰히데로부터 혼노지(本能寺)에서 살해 당하고,
오다 노부나가의 직계 부하였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광석화(電光石火) 같은 전술로 아케
치 미쓰히데를 제압하는 장면까지 입니다. 이 기간 동안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아케치 미쓰히
데를 공격하는 듯 협박하여, 아케치 미쓰히데가 도요토미와 맞서는 데 전력(全力)을 집중할
수 없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주요 등장 인물은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아케치 미쓰
히데 네 명입니다.
아시다시피 오다 노부나가는 하급 관리의 자식으로 태어나 오와리(尾張-지금의 아이치
현)의 작은 성주에서 출발하여 일본의 2/3를 통일한 영웅입니다. 기발하고 명석했습니다. 그
런 그가 부하에게 살해 당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졸병의 자식입니다. 오다 노부나가의 열렬한 추종자입니다. 젊은
시절 그는 오다 노부나가의 짚신을 품어 따뜻하게 만들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오다
노부나가를 위해 정말 어려운 일은 다 해내다가 오다 노부나가가 사망한 뒤 아케치 미쓰히
데를 쳐부수고 일본 1인자가 됩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이 책의 주인공입니다. 이 기간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도요토미의
집권을 방조합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성주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오다 노부나
가가 사망했을 때, 오다 노부나가의 부하가 아니라 독립 성주였고, 결코 실력면에서 도요토
미 히데요시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도쿠가와 이에야스였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집권
을 말 없이 돕고 허용합니다.
아케치 미쓰히데는 출신 성분이 명확하지 않은데, 여러 번 주군을 바꾸고 최종으로 노부
나가의 가신(家臣)이 됩니다. 아케치 미쓰히데가 왜 오다 노부나가를 배신하여 살해했는지는
사실 아무도 모릅니다. 이 책에서는 아케치 미쓰히데가 노부나가로부터 여러 차례 모욕을 당
하고, 마지막에는 오다 노부나가가 자기를 변방으로 몰아낸다고 착각하여 노부나가를 살해했
다고 하지만, 사실인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쨌든 이 책의 아케치 미쓰히데는 착각하여
우발적으로 노부나가를 살해한 인물입니다.
이 책을 근거로 저는 여러 가지를 생각해봅니다.
먼저 대국(大局)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빠름과 기다림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재주와 본질
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본바탕을 생각합니다.

대국(大局)
오다 노부나가는 성공 70%, 실패 30%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시 성공 70%, 실패 30%입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성공 95% 이상입니다.
아케치 미쓰히데는 성공 10%, 실패 9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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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자들은 대국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다 노부나가는 전광석화(電光石火)로 상징 됩니
다. 빠르고, 기발하고, 명석합니다. 대신 그는 너무 빠릅니다. 이 빠름으로 그는 일본의 2/3
를 제패했습니다. 오다 노부나가의 시대는 그야말로 사분오열의 시대였습니다. 이 시대에는
힘으로 제압해야 했고, 전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였습니다. 오다 노부나가는 시대 흐름을
정확하게 읽었습니다. 대국을 정확하게 파악했습니다. 전술이 중요한 시대에 전술로 승부했
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시대가 오다 노부나가를 바란다는 것을 정확히 읽었고, 오다 노부
나가를 위해 헌신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오다 노부나가가 죽지 않았다면 끝까지 오
다 노부나가를 위해 충성했을 인물입니다. 물론 가정일 뿐입니다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실패는 자기 아들이 기량이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자기 아들로 하
여금 승계하게 하는 데서 왔습니다. 도요토미 이후는 도쿠가와일 수밖에 없었는데, 그 흐름
을 거부하면서 그의 아들이 결국은 목숨을 읽고, 가문이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오다 노부나가와 20여 년 간 동맹을 유지했고, 졸개 출신인 히데
요시의 집권을 도왔고, 히데요시 아래서 각료(閣僚) 역할을 했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전국(戰國) 종식이 시대의 요구라는 큰 국면을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오다 노부나가
를 도왔고, 히데요시를 도왔습니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세 살 차이, 도요토미 히데
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여섯 살 차이에 불과 합니다. 같은 나이입니다. 이에야스가 히
데요시의 집권을 묵인 혹은 도왔다는 것은 엄청난 인내입니다.
아케치 미쓰히데는 전국 종식이 시대의 요구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 자신의 몰락을 인정
할 수 없었습니다. 오해든 사실이든 그는 노부나가가 자기를 내친다고 생각해서 노부나가를
살해하는 전국 종식에 반대되는 길로 나갔습니다. 노부나가를 살해하는 순간, 일본 전국(全
國)은 전란(戰亂)으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좀 진부(陳腐)한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순천자(順天者)는 흥(興)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亡)한다’는 말과 같다고 여겨집니다. 순리를 따르면 흥하고, 역리(逆理)를 따르면 망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큰 흐름을 읽어내는 것, 여기에 성공의 비밀
이 달려 있습니다.

빠름과 기다림
저는 너무 빠른 것을 경계합니다. 오다 노부나가의 빠름은 시대의 요구였겠지만, 그 빠
름으로 인해 노부나가는 미쓰히데에게 살해될 운명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오다 노부나가는 본
인이 너무 명석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무시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원숭이라고 불
렀고, 미쓰히데가 대머리였다고 해서 귤대가리라고 불렀습니다. 너무 빠르고, 미리 짐작하므
로,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그 결과, 집단 전체가 하나가 되지 못
했습니다.
도쿠가와 집단은 빠름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묵묵합니다. 도쿠가와 집단의 특
징은 일치와 단결입니다. 천천히 가므로 모든 구성원이 조직 전체의 목표를 자기도 모르게
이해합니다. 빠르면 아무래도 뒤쳐지는 사람이 많아지지만, 천천히 가면 뒤쳐지는 사람이 줄
어듭니다. 도쿠가와 집단의 특징은 동행(同行)입니다. 도쿠가와 집단은 그야말로 ‘열 사람이
한 걸음을!’입니다.

재주와 본질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재능이 곳곳에서 번쩍입니다. 오다 노부나가 시대
에 전쟁 전술이 바뀝니다. 이 무렵 포르투갈의 조총이 일본에 전해졌고, 조총이 만들어졌습
니다. 당시 조총은 활보다 장전이 느립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영주는 조총을 주력 무기로 사
용하지 않았습니다. 오다 노부나가는 조총 부대를 3열로 편성합니다. 일렬이 조총을 쏘는 동
안 2열과 3열은 장전을 해서, 연속 발사를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방법으로 1575년 나가
시노 전투에서 당시 일본 최강의 기마대를 보유한 다케다 군에 맞서, 3천 명 조총부대로 다

4
케다의 최강 기마부대 1만2천 명을 섬멸합니다.
오다 노부나가가 살해 당한 뒤, 히데요시가 미쓰히데를 죽이는데 걸린 시간은 12일입니
다. 그야말로 전광석화입니다. 그 사이에 그는 전쟁터 최일선에서 모략을 꾸며 적군의 수비
장수 모리를 자결하게 만들고, 군사를 빼서 미쓰히데를 공격합니다.
이런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천재성은 이 책 곳곳에 나옵니다.
반면 도쿠가와 집단에는 기발함이 없습니다. 그냥 꾸준함만이 보입니다. 도쿠가와 집단
에는 외골수들이 많고, 집단을 위해 희생하는 헌신자가 많을 뿐, 기발한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최종 승자는 도쿠가와 집단이 됩니다.

본바탕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오다 노부나가의 가신 출신입니다. 가신 출신은 정통성이 없습니다.
오다 노부나가에게는 아들이 있습니다. 봉건제 시대에 오다 노부나가가 죽으면 그 아들이 계
승하는 것이 옳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작전을 구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출신의 한계입
니다.
반면,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독립된 성주의 아들입니다. 오다 노부나가의 가신도 아니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가신도 아닙니다. 더군다나 그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거리에서도 어느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서쪽에서 천하를 다스리는 동안도 도쿠가와 이
에야스는 동쪽에서 착실하게 기반을 닦고 있으면 되었습니다.

생각
대망을 세 번 째 읽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할 거리가 머리에 들어간다는 점입니
다. 많이 읽는 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관점, 여러 가지 소재가 머리에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들어가는 게 없으면 나오는 것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늘 하던 일에 익숙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합니다. 생각도 마찬가
지입니다. 새롭게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생각할 것을 머리에 집어 넣
으면 새로운 생각이 저절로 나옵니다.
독서는 새롭게 생각할 소재를 머리에 집어넣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드라마는 새롭게 할 소재는 전혀 아닙니다. 대부분의 드라마는 새롭게 생각하게 만드는
소재라기 보다 주로 가슴을 겨냥한 소재들입니다. 그러므로 드라마를 통해 생각을 만드는 것
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드라마는 정보가 아닙니다. 멍하니 드라마 보고, 영화 보는 방법으로
는 새로운 관점을 가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경험도 새로운 관점을 가지는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경험 조차도 독서를 통
해 훈련된 두뇌가 아니면 새로운 관점을 주지 못합니다. 아는 만큼 보입니다. 실력만큼 경험
을 통해서 얻는 게 달라집니다.
저는 지금까지 하던 것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판단하고,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 발
전과 성장의 본질이라고 여깁니다. 늘 하던 대로 해서는 결코 발전하지 못합니다. 실무 능력
도 판단력도 늘 하던 대로 해서는 절대로 발전하지 못합니다.
발전하고 성장하려면 새로운 생각, 새로운 관점, 새로운 행동이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생각, 관점은 백화점에서 살 수 없습니다.
독서가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독서는 어려운 일입니다.
어려운 일을 할 때는 그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곳에 자기 몸을 던지는 것이 가장 빠릅니
다. 행동이 의지보다 더 중요합니다.
외국어 공부를 하려면 외국어 학원에 등록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건강을 지키려면 헬스 클럽에 돈을 내는 게 좋습니다.
머리를 식히려면 산사(山寺)에 가든지 기도원에 가든지, 혹은 시골로 잠시 가는 것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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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니다.
의지보다 행동이 더 중요합니다.
독서해야 합니다. 하려면 독서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여러분을 던져 넣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독서토론회에서는 토론하지 않습니다. 5분 씩 한번 돌아가면서 책 내용이나 혹은 읽는
과정에서 느낀 것을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또 한번 돌아가면서 이야기합니다. 이 과정도 강
제로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이처럼 억지로 정리하는 과정에 자기를 던져 넣는 것이 사실은
지혜입니다.
꽤 길게 독서토론회를 소개했습니다. 독서토론회에 참여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사실 정
말 하고 싶었던 말은 생각을 바꾸라는 말이고, 거기에 독서가 엄청난 도움을 준다는 말입니
다. 대망을 읽으면서 늘 내 삶에 적용해봅니다. 여러 가지 소재가 있기 때문에 생각을 새롭
게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생각을 새롭게 하는 게 쉽습니까?
어떻게 하면 새롭게 생각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늘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씁니까?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일이 쉽습니까?
한번 나눠보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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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대리점(代理店)

2012. 8. 31. 금요일.

여수룬 영업본부 기획팀은 일본에 애드프린트 대리점을 유치하는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 계획은 회사 내 의견 조율을 거쳐, 확정되면 진행합니다.
애드프린트 대리점은 애드프린트 이름으로 활동을 합니다. 홈페이지도 같이 씁니다. 애
드프린트 홈페이지에 표시된 가격으로 판매를 합니다. 대신 판매 수수료를 받습니다.
자동차, 보험판매와 마찬가지입니다. 혹은 S전자, L전자 대리점과 비슷합니다. 전자제품
판매대리점은 대리점마다 가격이 조금 다르긴 합니다만 원래는 같은 가격으로 판매합니다.
애드프린트가 일본 곳곳에 두는 대리점은 애드프린트 홈페이지를 같이 이용하게 되므로 판
매 가격은 완전히 똑같습니다.
우리는 대리점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대리점이 확보한 고객의 구매 현황과 대리점
이 지급 받을 수수료를 볼 수 있게 해줍니다. 또 하나 우리가 대리점에 공급하는 중요한 도
구는 고객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고객의 구매 상황뿐 아니라 구매 주기, 또 앞으로 팔
수 있는 상품 자동 안내, 메일링 수단 등도 제공해주게 됩니다. 혹은 거래가 중단될 위기에
놓여있는 고객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것은 세상에 너무나 흔한 방식입니다. 보험, 전자 제품, 자동차, 혹은 술집 호객(呼客)
꾼 등 흔하디 흔한 방식입니다. 손님을 유치하고, 관리하여 판매를 한 뒤 그 수수료를 받는
방식은 정말 흔합니다. 이런 판매 방밥을 안 쓰는 업종을 찾아보라고 하면 찾기가 힘들 정도
입니다.
대리점 유치를 계획하면서, 생각을 전환시키는 게 이렇게 힘들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너무나 흔해 빠진 방법인데 왜 지금에야 도입할 생각을 하는 걸까 하고 생각해보
면, 고정관념이 무섭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콜럼버스의 달걀입니다. 정말 별 것도 아닙
니다. 그런데 그 생각을 해내는 게 그렇게 힘이 듭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사람이란 존재에
연민이 느껴집니다. 정말 한계가 있구나 하는 연민입니다. 숨은 그림 찾기입니다. 알고 보면
너무나 선명하게 보이는 그림인데 모르는 상태에서 찾으려면 그렇게 힘든 것과 마찬가지입
니다. 생각을 바꾼다는 것, 정말 쉽지 않습니다.
물론 성공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영업본부의 기획팀은 성공확률이 매우 높다
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성립의 배경
애드프린트의 대리점을 유치하자는 안이 쉽게 성립될 수 있는 배경에는 ‘이익의 여유’가
있습니다. 즉 애드프린트가 판매하는 상품에는, 약간은 여유 있는 이익이 있습니다. 이 이익
을 대리점에 나눠줄 수가 있기 때문에 이 계획은 성립이 됩니다. 대리점 전략은, 하나 팔아
100원 남는 것을 우리가 30 먹고 70을 대리점에 주되, 대리점을 열 개 만들어, 우리 이익을
300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 전략은 우리와 대리점이 나눠 먹을 만큼 이익이 우리 상품 안
에 있어야 합니다.
한국 인쇄업계나 일본 인쇄업계에 대리점 제도가 없고, 영업 사원 제도 조차 별로 없는
것은 어쩌면 이익이 박(薄)하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이 점은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합판인쇄업계(合版印刷業界)에서 각 지역에 대리점을 내는 것이 불가능한
일인가? 이 점 역시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이것도 가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
면 대리점 비즈니스 개념을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요? 연구해볼 과제인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반드시 안 된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대리점 제도가 성립하려면 대리점을 열면 돈을 벌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대리점에 나눠주고도 우리가 돈을 벌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영업본부 내 영업기획팀이 검
토하고 있는 바로는 애드프린트는 확실히 그게 가능합니다. 애드프린트 대리점이 되면 확실
1
히 돈을 벌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그리고 우리도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이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이 비즈니스는 성립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존 한국이나 일본의 인쇄업계가 대리점 제도를 도입하지 못한 데는 아마 이 문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대리점의 유익
애드프린트 대리점이 되면 유익한 점이 있습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돈벌이가 된다는 점입니다. 현재 애드프린트의 한 고객이 발생
시키는 월매출은 1만4천 엔 정도입니다. 수수료를 평균 10%로 칠 경우, 고객 한 명이 대리
점에 가져다 주는 이익은 월1천4백 엔입니다. 이 금액은 엄청나게 큰 금액입니다. 100명의
고객을 유치하면 14만 엔입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만, 애드프린트의 상품 특징을 보면 어
떤 영업보다도 쉬운 일입니다.
애드프린트 제품은 절대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좋고, 쌉니다. 좋고 싸다
는 것은 팔기 쉽다는 뜻입니다.
애드프린트 제품은 누구에게나 필수품입니다. 명함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씁니다. 가게라
면, 애드프린트에서 파는 모든 제품이 가게에 필요한 것들입니다. 대리점이 어떤 중소기업
사장과 절친한 친구라고 하면 그 중소기업에 공급할 수 있는 물건이 산더미입니다. 꼭 필요
한 물건이 아닌 것을 파는 것보다 꼭 필요한 물건을 파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관리하기가 쉽습니다. 애드프린트 대리점은 홈페이지를 갖게 됩니다. 인쇄업에서 홈페이
지가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우리가 홈페이지 없이 100명을 관리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명함은 기제품처럼 파니까 그렇다고 칩시다. 스티커 가격은 도대체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요? 1mm 단위로 다른 스티커, 크기가 같아도 매수에 따라 가격이 다른 스티커를 어떻
게 견적을 내주고, 어떻게 주문을 받아야 할까요? 지금 우리는 최고 수준의 홈페이지를 갖고
있는데도 별도 견적 요청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 86 X 43 스티커 12,000 매면 얼마일까요 하
고 단품(單品) 견적을 묻는 경우를 보지를 못합니다. 2,000매, 4,000매, 8,000매일 때 견적을
각각 알려주시고, 또 각 매수마다 유포일 때와 강접(强接)일 때 견적도 알려주세요 하고 견
적을 요청합니다. 이렇게 되면 견적을 담당하는 직원의 머리는 하얘집니다. 종류를 바꿀 때
마다 견적 가짓수는 기하급수로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러고도 거래 성사율은 10%가 되기
도 힘듭니다. 여기에 전단지 견적, 중철, 무선철 견적이 서너 개만 들어오면 조직이 마비될
수 밖에 없습니다. 견적이 늦어진다는 전화를 받아야 하고, 또 지난 번 견적과 다르다는 전
화도 받아야 하고, 더 싼 데가 있다는 전화도 받아야 합니다. 깎아달라는 전화도 받아야 합
니다. 이건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우리는 홈페이지로 처리를 하기 때문에 하루에 400명의 고객도 받을 수 있고, 1만 명의
고객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인쇄업에서는 홈페이지가 있고 없고가 성장의 갈림길입니다.
애드프린트 대리점이 되면, 세계 최고의 홈페이지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애드프린트 홈페이지가 인쇄물 판매 분야에서만큼은 지금도 세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그리
고 앞으로는 더 좋아지고 더 편리해질 것이기 때문에 세계에서 최고의 자리를 놓치지 않으
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홈페이지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회사 개발실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애드프린트 홈페이지 이용만으로도 대리점은 엄청난 무기를 갖게 됩니다. 더군다나 대리
점은 가입만 시키면 됩니다. 고객응대, 제작, 포장, 발송, 클레임 대응을 애드프린트가 다 해
줍니다. 대리점은 그야말로 자기가 개척한 고객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혹시 클레임이 발생
하면 뒷수습을 조금 거들어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대리점은 현재 애드프린트 영업사원들
이 하는 것처럼 자기가 만나고 개척하고 있는 고객의 명단을 등록만 해두면 됩니다. 어느 날
그 명단에 있는 사람이 애드프린트에 회원으로 가입을 하면, 애드프린트의 프로그램이 후보
자가 회원으로 등록되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우리가 승인을 하면 그 때부터 그 고객은 그
대리점 소속이 됩니다. 그리고 그 손님이 물건을 살 때마다 수수료가 지급됩니다. 극단적으
로는 그 고객이 물건을 사고 나서 받을 때까지 대리점은 전혀 알지도 못할 수가 있습니다.
왜냐면 그 모든 일을 애드프린트가 다 해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좋은 대리점이 되려면 그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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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들을 자주 찾아가고, 혹은 불편한 점이 없는지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이것은 영업자의 기
본일 뿐입니다.
애드프린트 대리점이 손님을 모으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보험 상품을 파는 것은
어렵습니다. 자동차를 파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야말로 남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빼와야 하
는 것입니다. 때로는 살 생각도 없는 사람에게 사게 만들어야 합니다. 또 보험이며 자동차는
비쌉니다.
애드프린트의 상품은 꼭 사야 할 사람에게 싸고 좋은 물건을 소개해주는 행위입니다. 이
것은 남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빼오는 게 아니고, 남의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는 행위입니다.
돈 벌어주는 사람은 예쁩니다. 애드프린트 대리점은 손님에게 꼭 써야 할 돈을 덜 쓰게
해주는 착한 사람입니다.
애드프린트 대리점은 디자인을 할 줄 몰라도 됩니다. 어떤 가게에 갔더니 그 가게 주인
이 디자인도 해달라고 하면, 디자인 해주는 업체에 가서 만들어주면 됩니다. 그리고 그 파일
을 주고 다음부터는 직접 주문하셔요 하면 됩니다. 파일 만드는 비는 따로 받으면 됩니다.
이제 홈페이지 안에 디자이너 광장이 생기면 디자인 조차도 다른 디자이너를 통해서 고객이
직접 만들게 됩니다. 가게 주인도 파일만 있다면 직접 주문하는 게 훨씬 편합니다. 오라 가
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주 밥통이 아닌 다음에야 인터넷에서 전자상거래 하는 게 결코 어
려운 일이 아닙니다. 훨씬 편리한 일입니다. 그야말로 대리점도 좋고 손님도 좋은 일입니다.
대리점의 손님 입장에서도 손해날 일이 전혀 없습니다. 어차피 애드프린트에서 사려면
애드프린트 홈페이지에 등록된 가격으로 구매를 해야 하는데, 대리점이 가끔씩 자기를 도와
주러 오고, 트러블이 있으면 해결해주니 나쁠 게 없습니다.
대리점 입장에서는 조금 불편한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좀 큰 기업을 손님으로 유치했
더니 좀 큰 기업이 우리 대리점으로 등록하는 경우입니다. 좀 큰 기업이 우리 대리점으로 등
록하는 이유는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는 좀 까다로워집니다. 숙제
입니다. 대리점을 어떻게 보호할까 하는 것이 숙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애드프린트의 유익
애드프린트는 대리점 제도를 통해 빠른 속도를 시장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영업본부 기
획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쇄 시장에서 여수룬의 시장 점유율은 0.01%라고 합니다. 그리
고 지금까지 애드프린트의 성장률로는 시장 확대가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입니다.
대리점 제도가 성립되면 시장을 급속히 확대할 수 있습니다.
대리점 제도가 성공하면 애드프린트는 강력한 유통망을 구축하게 됩니다. 유통망은 그
자체로 힘입니다. 때로는 제조업에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입니다.
대리점 제도의 장점은 기존 영업 경험자와 동맹을 맺는 것입니다. 즉 이미 고객을 갖고
있고, 이미 인쇄영업을 하고 있고, 이미 영업 경험이 있는 분들과 손을 잡는 행동입니다. 동
맹은 대체로 유익을 줍니다. 우리 혼자 먹는 게 아니고 같은 업종 사람과 윈윈할 수 있으면
그게 좋습니다.

애드프린트 영업의 역사와 대리점 제도


애드프린트는 2007년 10월 홈페이지 오픈 후 2011년2월까지 오버츄어 광고만 했습니다.
그 외에 팩스디엠, 메일디엠도 일부 시도했지만, 대종은 검색어 광고였습니다. 그러다가 11
년3월에 동경 신주쿠 영업소를 오픈했고, 12년5월에 오사카 중앙구 영업소를 오픈했습니다.
으프라인 영업은 작년 12월부터 루트세일을 기본 영업 수단으로 확정했고, 올해 7월에 영업
지원 프로그램이 완성되고, 또 7월에 일본 동경 판촉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활발해졌습니다.
대리점 제도는 이 오프라인 영업의 경험 위에 구축되고 있습니다. 이미 오프라인 영업에
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에 대리점 제도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나눠먹을 이익이 있느냐 입니다. 이 점은 확인이 되었습니다. 자체 영업이 된다
면 대리점 영업도 됩니다. 수당제(手當制) 영업 사원 제도가 성립된다면 대리점 제도도 성립
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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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그리고 미래
우리는 또 한번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려고 합니다. 여수룬의 역사는 부단한 개혁과 개선
의 역사입니다. 비즈니스 모델 자체도 새로운 것이고,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새롭다시피한
데, 이번에 도입하려는 영업 모델 역시 인쇄업에서는 생소합니다.
같이 의견을 나눠봅시다.
여러분이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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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영업점(營業店) 2

2012. 9. 7. 금요일.

지난 주 대리점이라고 표현했던 것을 당분간 영업점(營業店)으로 바꿔서 부르겠습니다.


아무래도 대리점이라는 단어보다는 영업점이라는 단어가 더 적절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대
리점이라고 하면 단어에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는 느낌이 물씬 납니다. 영업점은 직영점(直
營店)이라는 느낌이 납니다. 그러므로 판매를 할 때는 아무래도 영업점이라는 표현이 더 좋
을 듯 합니다. 물론 이 단어도 또 바뀔 수 있습니다.
며칠 전, 누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결정되면 알려주세요.
여수룬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여수룬은 결정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물
론 제가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으면 제가 결정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결정해서 집행하는 것
보다 결정한 내용을 구성원들이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은 사람이 합니다. 기계가 하지 않습니다. 기계가 일을 하면, 결정하고 명령하면 됩니
다. 그렇지만 사람이 할 때는 이해를 해야 합니다. 이해하지 않고 하는 일은 엉뚱한 결과를
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무리 많이 토론을 하고, 대화를 해도 이해를 다할 수는 없
습니다. 그렇지만 충분히 토론하고, 대화를 하면 아무래도 시행착오가 줄어들고, 다소 틀리
더라도 엉뚱한 결과는 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결정보다 과정을 더 중시합니다.
그리고 영업점 건은 이해를 시키기 위해서 토론을 하는 것만도 아닙니다. 이 건은 저 역
시 충분히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사안(事案)을 더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 이렇
게 토론을 합니다. 토론하고 대화하면 자연히 질문하고 대답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
을 통해서 명확하지 않았던 사안의 본질을 좀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절대
진리를 알 수 없습니다. 사안이나 사건은 우리가 설계하고 기획하지만 그 본질은 본질대로
발전하고 진화합니다. 마치 내가 나은 아이가 내 의도대로 성장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
다. 이것이 사물의 진화와 발전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중요한 일을 할 때, 충
분히 토론하고 검토함으로써 일의 본질을 알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며, 그 노력 위에 최종
결정하는 이유입니다.
9월 중에 10개 영업점을 유치하려고 합니다.
10개 영업점이라고 해봐야, 이미 7명 정도가 해보고 싶다고 한 상태이니, 대단한 일도
아닙니다. 수수료를 정하고, 영업점이 유치한 고객의 정의(定義)를 정하고, 영업점 지원 프로
그램을 짜고, 시작하면 됩니다. 유치라고 해서 뭐 거창하게 사업설명회를 한다거나 광고를
할 일도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홈페이지에 대리점을 모집한다거나 지역에서
사업설명회를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10개 점을 유치해서 어느 정도 진행을 해보면 이 일이
될 일인지 안 될 일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은 되리라는 확신이 있지만, 확인이 되기
전까지는 조용하게 해볼 겁니다. 10개 점을 유치해서 해보다가, 된다는 확신이 있으면 50개
정도로 늘려서 해보고, 확신이 확인되면 강하게 추진할 겁니다.
10개 점을 통해서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 외에 또 검증해봐야 할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영업점을 열게 되면, 현재 애드프린트 주고객(主顧客)인 프린트점(기획사=企劃社)
과 영업점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영업점 관리를 어떻게
할 지도 정해야 합니다. 수수료가 적당한 지도 확인을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10개 점과 진
행할 때는 테스트용 계약서를 작성하고 진행을 할 겁니다. 베타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개 점(店) 정도를 테스트 한다고 하면 따로 교육장을 준비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지
금 있는 오사카 사무실과 동경 사무실을 써도 됩니다. 100개 점(店) 정도도 따로 교육장을
만들 필요가 없을 수 있습니다. 100개 점이라 해봐야 동경 50개 점, 오사카 50개 점인데, 교
육을 꼭 한꺼번에 모아서 할 필요도 없고, 열 점씩 돌아가면서 교육을 해도 되기 때문입니다.
하긴 100개 점이 개설될 정도면 대형 교육실을 만들어도 될 겁니다.
테스트 기간에는 가능하면 추가 자금을 투입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영업점의 온라인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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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리 프로그램, 카다로그, 샘플, 소식지 제공 외 적절한 교육만 지원하려고 합니다. 될 일
은 시스템이 움직입니다. 이 일이 될 일이라면 특별히 지원하지 않아도 됩니다. 현장에서 요
청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알 수 있습니다. 낙엽 하나로 가을이 온 것을 알 수 있듯이 사건에
는 조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통해서 시스템이 움직이는 것을 지켜보려고 합니다.
이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여러 가지를 확인하고 또 논의하고 또 토론을 할 필
요가 있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이후 진로를 모색하려고 합니다.

영업점
우리가 유치하는 영업점은 애드프린트 이름을 쓸 수 있습니다. 원하면 애드프린트 OOO
영업점이라는 간판도 달 수 있습니다.
영업점은 애드프린트 이름으로 기업에 수주(受注)하러 갈 수 있습니다. 해당 업체 혹은
개인이 애드프린트 영업점이라는 이름을 쓰는 순간, 이 업체는 애드프린트 홈페이지에 등록
된 가격으로 판매를 하게 됩니다. 억지로 요구하지 않아도 그렇게 됩니다. 영업점을 통해서
애드프린트를 소개받은 고객은 애드프린트 홈페이지에 가입하고 애드프린트와 거래를 하게
됩니다. 물론 이 고객은 OOO영업점이 유치한 고객이라는 꼬리표가 붙고, 이 고객이 물건을
구입하면 정해진 수수료가 OOO영업점에 지급됩니다.
영업점은 어떤 이익이 있을까요?
저는 영업점이 애드프린트라는 이름을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금까지는 손도 대지
못했던 영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증거가 구보타 소장이고, 나카타니 님이고, 타나베 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구보
타 소장은 굵직굵직한 거래를 성사시키고 있습니다. 다른 두 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영
업팀원들이 애드프린트 직원이라는 직함이 없어도, 혹은 다른 회사의 직원으로서 이런 거래
를 성사시킬 수 있을까요?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구보타 소장, 나카타니님, 타나베님은 개인이 아닙니다. 구보타 소장, 나카타니님, 타나
베님 뒤에는 애드프린트라는 타이틀이 있습니다. 이 타이틀은 지금 비록 작지만 브랜드입니
다.
삼성(三星) 직원은 삼성 직원이기 때문에 힘이 있습니다. 소니(SONY) 직원은 소니 직원
이기 때문에 힘이 있습니다. 개인 뒤에 조직이 있기 때문에 힘이 있습니다. 개인은 믿을 수
없어도 조직은 믿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크든 작든 브랜드의 힘입니다.
저도 처음에 이 논의를 시작할 때, 브랜드로서 애드프린트의 가치를 거의 인식하지 못했
습니다. 그렇지만 사안을 계속 검토하면서 저 자신이 애드프린트의 가치를 가치만큼 인정하
지 못하고 있는 것을 크게 깨달았습니다.
애드프린트는 검색어 광고에서 상위에 나오는 업체입니다.
애드프린트는 일본에서 가격 대비 최고 품질을 공급하는 업체입니다. 특히 명함, 스티커,
현수막, 후가공이 있는 전단 등에서는 절대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공급합니다.
애드프린트는 빨리 배송합니다.
애드프린트는 고객 응대가 뛰어납니다.
애드프린트는 최고의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애드프린트 홈페이지는 보기만 해도
대단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애드프린트는 판촉 엑스포에 참여한 업체입니다.
애드프린트는 카다로그를 제공합니다.
애드프린트는 샘플을 제공합니다.
애드프린트는 소식지를 공급합니다.
애드프린트는 신뢰를 공급합니다.
애드프린트는 수 많은 절대 지지 고객을 갖고 있습니다.
구보타 소장, 나카타니님, 타나베님 뒤에는 이 애드프린트가 있습니다. 애드프린트는 신
뢰를 주는 브랜드입니다. 애드프린트는 업자가 믿을 수 있는 회사입니다. 이 강점으로 구보
타 소장과, 나카타니님, 타나베님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영업점은 이 애드프린트의 강점을 고스란히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강점과 신뢰로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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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은 기업, 기관, 단체, 업소에 영업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골목 가게였던 프린트점이
애드프린트 영업점이 됨으로써 일본 인쇄 통판 1위 회사가 두려워하는 업체가 되는 것입니
다.
이로써 영업점은 그동안 오는 손님이나 받고, 작은 업체를 대상으로 영업하던 데서 벗어
나 큰 기업, 큰 기관에도 영업할 수 있습니다. 구보타 소장이 영업할 수 있다면, 영업점도
당연히 영업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아니더라도 영업점은 애드프린트 이름을 활용해서 새로운 이익을 창출할 수 있
습니다. 기존 거래선에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자기 이름으로 영업하고, 지금까지 영업할 수
없던 곳에만 애드프린트 이름으로 영업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더 극
단으로는 애드프린트 이름으로 영업해서 수주(受注)하고 발주는 다른 곳에 해도 우리는 상관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영업점은 손해날 일이 전혀 없습니다. 오로지 이익만 있습니다.
우리가 영업점을 제어하는 것은 매출입니다. 우리는 영업점에 월매출 얼마를 달성할 것
을 요구합니다. 물론 적용할 때, 첫 달은 얼마, 두 번째 달은 얼마, 세 번째 달은 얼마 식으
로 정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는 영업점이 활동하는데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도 손해나지 않습니다.
극단을 이야기합니다. 영업점은 기존 거래처와는 기존 프린트점 이름으로 영업합니다.
아무 손해가 없습니다. 애드프린트 이름으로 영업을 할 곳은 애드프린트 이름으로 영업합니
다. 이익이 생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애드프린트는 영업점이 애드프린트 이름으로 영업해서
유치한 고객을 공유(共有)합니다. 우리도 손해난 것이 없습니다. 윈윈입니다. 모두가 이익을
봤습니다. 제 생각에는 영업점이 애드프린트 이름을 활용해서 손해날 일은 거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프린트점이 애드프린트에서 700엔에 사서, 3천 엔에 팔면 많이 남는데, 애
드프린트 가격을 공개해서 자기 이익을 줄일까 하고 의문을 갖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현
실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프린트 점 중, 애드프린트에서 사서 이익을 붙여 파는 사람
을 따져봅시다.
8월에 애드프린트에서 물건을 산 고객은 3천93명 입니다. 이 중 10만 엔 이상 구매한
고객은 48명뿐입니다. 30만 엔 이상 구매자는 겨우 9명입니다. 30만 엔 이하로 구매한 고객
이 자기 고객을 애드프린트에 다 넘겨 준다고 해봐야 줄어드는 이익은 극히 미미하다는 것
입니다. 9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고객 전부는 지금까지 얻은 이익을 다 포기해봐야 몇 푼 되
지도 않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10만 엔 판매 고객이 애드프린트에서 1,000엔에 사가서 2,000엔에 팔았다고 가정해봅시
다. 한 달에 얻는 수익은 겨우 10만 엔입니다. 이건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지금 애드프린트
고객 절대 다수가 프린트점이라고 하는데 48명을 제외한 모든 영업점은 애드프린트를 이용
해서 한 달에 겨우 10만 엔 이익을 얻을 뿐입니다. 10만 엔의 수익을 얻기 위해 이 영업점이
거래한 고객은 몇 명일까요? 조사를 해보지 않았습니다. 한 고객 당 1,000엔의 이익을 얻었
다고 하면 100명입니다. 이걸 하기 위해 지금까지 프린트점은 100명 고객에게 파일을 받아
서 애드프린트에 입고하고 또 수금을 했다는 뜻이 됩니다. 그야말로 중노동입니다.
저는 프린트점에게, 당신은 고객만 모으십시오, 파일접수, 수금, 고객응대, 포장, 발송은
우리가 다 하겠습니다 하고 권하고 싶습니다. 우리 동경영업소 구보타 소장처럼 기업, 기관,
관공서, 학교, 학원에 다니면서 영업만 하십시오 하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영업점이 애드프린트 홈페이지를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시
스템이 갖춰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이미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6,500명 정도의 활
성 고객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영업점은 유치만 해놓고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왜
냐면 우리가 관리해주기 때문입니다. 메일을 보내고, 때로는 전화도 받아줍니다. 영업점은
그냥 회원으로만 가입시켜주면 나머지 일은 거의 대부분 우리가 해줍니다.

수당제(手當制) 영업사원
저는 먼저 영업점을 만들려고 합니다. 왜냐면 영업점은 인쇄업(印刷業)을 하던 곳입니다.
템플릿이 뭔지 압니다. 또 디자인 회사를 알고 있거나 자기가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쨌던 잠재 고객 명단을 갖고 있습니다. 잠재 고객 혹은 가망(可望) 고객

3
이 전혀 없는 영업점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좋습니다. 장사한다고 문 열어놓
고 찾아갈 고객도 전혀 없는 점(店)은 점(店)은 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객군(顧客群)을
갖고 있지만 그들에게 접근할 무기가 없던 영업점에게 저는 애드프린트의 가격, 품질, 빠름,
편리함을 주려는 것입니다. 없는 고객을 만드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있는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접근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업점 유치를 첫 번째
목표로 삼습니다.
영업점이 정착되면, 저는 수당제 영업사원을 모집하려고 합니다. 수당제 영업사원은 약
점이 있습니다. 교육을 시켜야 되고, 사무 공간을 줘야 하고, 훈련을 시켜야 하고, 또 기본수
당을 줘야 합니다. 반면 장점은 영업점에 비해 타이트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본
수당을 주기 때문에 매일 출근시켜서 좀 심하게 교육할 수 있습니다. 관리가 된다는 뜻입니
다.
애드프린트 입장에서는 판매 루트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점은
영업점대로 늘리고, 자금이나 조직의 상황이 맞으면 수당제 영업사원을 모집하는 것이 좋습
니다.

인쇄업을 넘기
영업점과 수당제 영업사원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이 되면, 당연히 확대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생략합니다.
영업점과 영업사원제도가 정착이 된다는 것은 유통망이 짜진다는 뜻입니다. 영업점과 영
업사원이 주로 영업하는 곳은 기업이나 기관이 됩니다. 작은 가게도 될 겁니다. 개인은 거의
없을 겁니다. 주로는 기업과 가게가 될 것입니다. 이 망에는 기업에서 필요한 오피스 물품,
가게에서 필요한 물품을 실을 수 있습니다. 기업체 유니폼도 팔 수 있을 겁니다.
한국의 할인마트에서는 안 파는 게 없습니다. 유통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기업과 점
포에 유통망을 구축하면 기업과 점포가 필요한 물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또 영
업점에 또 다른 수익을 준다는 의미가 됩니다.

부수(附隨)의 이익
영업점과 영업사원이 폭넓게 활동하면 고객과 애드프린트가 더 견고하게 맺어집니다. 대
(對) 고객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개선됩니다. 고객은 불평, 불만, 제안을 영업점과 영업사원
에게 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업점과 영업사원은 자기 고객이므로 최선을 다해서 응대합니
다. 클레임의 확인과 처리도 영업점과 영업사원 몫입니다. 애드프린트의 신뢰도는 그만큼
높아집니다.
영업점과 영업사원은 우리의 파트너입니다. 우리는 이들로부터 업계의 동향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타 업체에 비해 비싼 제품은 즉각 신고를 받게 됩니다. 영업점과 영업사
원은 팔아야 하니까 가격을 조정해달라고 당연히 요청하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엄청난 정
보입니다. 정보를 달라고 해서 얻는 게 아니라 일상(日常)에서 정보가 들어오는 구조는 매
우 유익합니다.
영업점과 영업사원은 고객이 원하는 신상품을 개척하는 요원이 됩니다. 영업점과 영업사
원은 물건을 팔면 돈이 되니까,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애드프린트에 계속 요구할 수밖에 없
습니다. 우리는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영업점 유치 사업이 성공하고 수당제 영업 사원 제도가 정착되고 난


뒤 일입니다. 그렇지만 전망은 해보는 것입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한 해에 수만 종류 신상품이 나
옵니다. 대기업에서 나오는 것만도 엄청날 겁니다. 이 모든 상품 혹은 서비스도 나올 때마
다 대박을 기대합니다. 대기업에서 나오는 것은 시장조사 비용만도 10억 이상 듭니다. 그
런데 대부분 실패합니다. 우리 일도 그렇습니다. 제가 확실하다고 주장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을 겁니다. 멀리 다른 사람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여수룬에서 제가 주장했다가 큰 성공
못 거둔 것도 무척 많습니다. 이번 일도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또 계획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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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구상하고 집행하고 실패하고 혹은 성공해야 합니다. 그것이 사물 발전의 필연 코스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가능성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아직도 이 일은 확정되
지 않았습니다. 영업점 유치 사업은 조직에 큰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당분간 계속 같이
논의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번에도 스탠딩 전체 나눔입니다. 적극 발언하시기 바랍니다. 미리 준비를 하시기 바랍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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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영업점 3

2012. 9. 14. 금요일.

지금 다뤄야 할 주제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한번 더 영업점 건을 다룹니다.


제가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직에서 CEO가 중요하게 생각하면 그건
중요한 건입니다. 그러므로 같이 토론하고 검토해주어야 합니다.
영업점이라는 주제로 지난 2주 동안 계속 정리를 했는데, 그래도 나눌 것이 많으므로 한
번 더 정리합니다.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저 자신이 이 주제를 공부하면서
발견한 사항을 나누고 싶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분명하지 못한 것을 좀더 분명하게
할 필요도 있습니다.
영업점 유치 혹은 수당제 영업사원 모집 건은 확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의 의미
를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정보를 좀더 활발
히 교환하고,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것이 공부입니다. 또 여수룬이 일하는 방법입니다. 해석이 다르면 제가 유권해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다르면 다른 대로 두기도 합니다.
억지로 개념과 해석을 맞추는 것은 조금 천천히 합니다. 왜냐면 이론은 이론일 뿐이고, 그
이론이 맞고 안 맞고는 해봐야 아는데, 이론을 갖고 논쟁하다 보면 사람 관계가 힘들어질 때
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을 주입한다고 해서 일을 하는 당사자가 납득이 될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때로는 다르면 다른 대로 두고 일을 하기도 합니다. 조금 다른 것은 시간이 지
나면서 바로 잡히기도 하고,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가기도 할 것입니다. 의도된 것과 다른
방향으로 간다고 꼭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석이 좀 달라도 그렇게 하는 게 좋을 때가
있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조금 시간이 있으니 또 상의하고, 토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조금씩 더 정리가 되어갈 것입니다. 어쨌든 영업점 유치 혹은 수당제 영업사원 모집
과 관련해서 프랜차이즈 현황을 정리하다가 수집한 자료를 잠시 공유하고, 제 느낌을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의 20대 프랜차이즈


아래 표는 한국의 프랜차이즈 랭킹 사이트인 ‘프랜차이즈 가이드(www.fguide.co.kr)’를
통해서 확인한, 2012년 8월 말 현재, 한국 프랜차이즈 총 점포수 랭킹 20위 순위입니다.

영업표지 상호 아이템 가맹점수


훼미리마트 ㈜보광훼미리마트 편의점 5,230
지에스 25(GS25) ㈜지에스리테일 편의점 4,891
해법공부방 ㈜해법에듀 초중고학원 3,307
해법영어교실 ㈜해법에듀 초중고학원 3,029
세븐일레븐 ㈜코리아세븐 편의점 3,022
파리바게트 ㈜파리크라상 제과점 2,675
투다리 ㈜이원 요리주점 1,847
popeyes lousiana kitchen AFC Enterprises, INC 패스트푸드 1,836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편의점 1,610
비비큐(BBQ) ㈜제네시스 치킨전문점 1,548
온누리약국 ㈜온누리체인 약국 1,439

1
블루핸즈(BLUhands) 현대자동차㈜ 자동차유지관리서비스 1,413
뚜레쥬르 씨제이푸드빌㈜ 제과점 1,401
미니스톱 한국미니스톱㈜ 편의점 1,374
크린토피아 ㈜크린토피아 클린서비스 1,373
페리카나 ㈜페리카나 치킨전문점 1,320
한솔플러스수학교실 ㈜에듀베이스 초중고학원 1,226
지지이(GGE)영어전문학원 ㈜천재교육 초중고학원 1,193
아이북랜드 ㈜아이북랜드 초중고학원 1,163
잉글리쉬무무 ㈜잉글리쉬무무 초중고학원 1,151

가맹점이 많은 프랜차이즈는 확실히 편의점이군요. 그런데 학원이 이렇게 많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상위 20개 업체 중 6개 업체가 학원 프랜차이즈입니다. 편의점과
학원을 제외하면 파리바게트가 가장 높은 순위입니다. 검색어로 검색을 해보면 파리바게트
가맹점이 3천 개를 넘는다고 하는데, 기준을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지금 파리바게트 실제 가
맹점수를 조사하는 것은 목표가 아니니, 그냥 이 표의 숫자로 보겠습니다. 투다리라는 프랜
차이즈 가맹점이 이렇게 많았나요? popeyes lousiana kitchen은 저는 처음 보는 브랜드인데,
알고 보니 ‘파파이스’였습니다. 저는 이 브랜드가 ‘뽀빠이’란 새로운 브랜드인 줄 알았습니다.
(^------^). 온누리 약국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이렇게 많았나요? 블루핸즈도 처음 봅니다.

일본의 50대 프랜차이즈

순위 카테고리분류 브랜드명 업종 가맹점수


1 소매업 セブン-イレブン 편의점 13,283
ローソン/ナチュラルローソン/
2 소매업 편의점 9,332
ローソンストア 100
3 소매업 ファミリーマート 편의점 7,577
4 소매업 サークル K/サンクス 편의점 5,960
5 음식업 マクドナルド 패스트푸드 2,029
6 소매업 ミニストップ 편의점 1,908
7 서비스업 明光義塾 개별지도학원 1,808
8 음식업 本家かまどや 도시락 1,770
9 소매업 TSUTAYA CD,DVD 대여,판매 서적, 게임 1,357
10 음식업 モスバーガー 햄버거 1,322
11 소매업 ギフトのシャディサラダ館 선물, 생활잡화 전문점 1,300
11 소매업 JUC 중고차 판매 1,300
13 음식업 サーティワンアイスクリーム 아이스크림 1,073
14 서비스업 おそうじ本舗 하우스 클리닝 1,041
15 음식업 ドトールコーヒーショップ 카페 972
16 음식업 ほっともっと 도시락 946
16 음식업 カレーハウス CoCo 壱番屋 카레전문점 946
18 서비스업 アパマンショップ 부동산 중개 856
19 음식업 ケンタッキー 패스트푸드 833
20 서비스업 センチュリー21 부동산 중개 772
2
がんばる学園/ITTO 個別指導学院/
21 서비스업 개별지도학원 755
みやび個別指導学院/すみれ個別指導学院
22 소매업 BOOK OFF 중고품 매수, 판매 587
23 서비스업 スクール IE 개별지도학원 584
24 음식업 不二家 양과자 제조 및 판매 540
25 서비스업 茶話本舗 소규모 데이서비스 494
26 서비스업 早稲田育英ゼミナール 개별지도학원 465
27 음식업 炭火焼 八剣伝 주점 387
28 서비스업 JUKU ペガサス 학원 367
29 소매업 ポプラ 편의점 316
30 서비스업 ピタットハウス 부동산 중개 314
31 서비스업 宅配クック 123 고령자를 위한 배식서비스 312
32 음식업 リトルマーメイド 베이커리 308
33 음식업 大坂名物いか焼き みなせん 음식, 패스트푸드 303
34 음식업 サブウェイ 패스트푸드 295
35 음식업 大坂王将 만두, 중화식당 291
36 음식업 銀のさら 스시 택배 288
36 서비스업 ホームメイト 부동산 중개 288
38 음식업 小僧寿し 스시 테이크아웃 268
39 소매업 はんこ屋さん 21 도장 268
40 서비스업 介護 24 방문간호 252
41 서비스업 シンテン 완구 진단, 가내 점검 250
42 소매업 HARD OFF PC, 오디오, 악지 등의 재사용 242
43 서비스업 ミッショナリー 페이셜 에스떼 241
44 음식업 道とん堀 오코노미야끼 232
45 음식업 札幌ラーメン どさん子 라면 225
46 음식업 ピザハット 패스트푸드 214
47 음식업 餃子の王将 중화요리 레스토랑 212
48 서비스업 ハウスドゥ 부동산 중개 205
49 음식업 らあめん花月 嵐 라면 204
50 서비스업 個別学習のセルモ 개별지도학원 200
역시 편의점이 많습니다. 패스트 푸드점도 많습니다. 학원도 많고요. 일본 프랜차이즈는
다양합니다. 양과자 제조, 방문 간호, 페이셜 에스떼 등등. 재미있습니다.
일본 프랜차이즈 39위는 도장집입니다. 도장업을 기본으로 하면서 명함 등도 수주를 받
는 애드프린트의 고객입니다.
정말 우리 고객사조차도 프랜차이즈를 하고 있습니다.

세계 100대 프랜차이즈
이어서 세계 전체 100대 프랜차이즈를 봅니다. 종이값도 많이 들고, 자료 만드는 사람도
힘들 것 같아서 생략하려고 몇 번이나 생각했지만, 그냥 붙입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본사
를 두고 있는 프랜차이즈 컨설팅 및 광고 업체인 ‘프랜차이즈 다이렉트(Franchise Direct)에서
발표한 ‘2012년 글로벌 프랜차이즈 순위(1~100)입니다.
3
R
Franchise Name Country Industry
ank
1 SUBWAY® United States of America Sandwich & Bagel Franchises
2 McDonald's United States of America Fast Food Franchises
3 KFC United States of America Chicken Franchises
4 7 Eleven United States of America Convenience Store Franchises
5 Burger King United States of America Fast Food Franchises
6 Pizza Hut United States of America Pizza Franchises
7 Wyndham Hotel Group United States of America Hotel Franchises
Home Improvement Retail
8 Ace Hardware Corporation United States of America
Franchises
9 Dunkin' Donuts United States of America Bakery & Donut Franchises
10 Hertz United States of America Car Rental & Dealer Franchises
11 Snap-on Tools United States of America Automotive Repair Franchises
12 Marriott International United States of America Hotel Franchises
13 InterContinental Hotels Group United Kingdom Hotel Franchises
14 GNC Live Well United States of America Wellness Products & Services
15 Baskin-Robbins United States of America Ice Cream Franchises
16 Circle K United States of America Convenience Store Franchises
17 Choice Hotels United States of America Hotel Franchises
18 Kumon North America, Inc. Japan Child Education Franchises
19 Domino's Pizza United States of America Pizza Franchises
20 Tim Hortons Canada Bakery & Donut Franchises
21 Taco Bell United States of America Fast Food Franchises
22 Hilton Worldwide United States of America Hotel Franchises
23 Wendy's United States of America Fast Food Franchises
24 Papa Johns United States of America Pizza Franchises
Food & Grocery Retail
25 DIA-FRANCHISE Spain
Franchises
26 Century 21 United States of America Real Estate Franchises
27 Re-Bath® United States of America Home Improvement Franchises
28 Europcar France Car Rental & Dealer Franchises
29 ServiceMaster Clean United States of America Commercial Cleaning Franchises
30 Jani-King United States of America Commercial Cleaning Franchises
31 Dairy Queen United States of America Fast Food Franchises
32 ampm Mini Market United States of America Convenience Store Franchises
33 Liberty Tax Service United States of America Tax Franchises
34 Merry Maids United States of America House Cleaning Franchises
35 Jazzercise United States of America Women's Fitness Franchises
36 Vanguard Cleaning Systems United States of America Commercial Cleaning Franchises

4
37 The UPS Store United States of America Mailing & Shipping Franchises
38 Yogen Fruz Canada Frozen Yogurt Franchises
39 Stratus Building Solutions United States of America Maintenance Services
40 Yves Rocher France Cosmetic Franchises
41 Curves United States of America Women's Fitness Franchises
Employment & Staffing
42 Spherion United States of America
Franchises
43 Novus United States of America Automotive Repair Franchises
44 Anytime Fitness Inc. United States of America Gym Franchises
45 Cold Stone Creamery® United States of America Ice Cream Franchises
46 Cartridge World Australia Computer Products Stores
47 Snap Fitness United States of America Gym Franchises
48 Molly Maid United States of America House Cleaning Franchises
49 Cinnabon United States of America Bakery & Donut Franchises
50 ActionCOACH United States of America Business Consulting Services
Printer, Copying & Sign
51 SIGNARAMA United States of America
Franchises
52 H&R Block Canada Financial Services
53 Denny's United States of America Burger Franchises
54 A&W Restaurants United States of America Restaurant Franchises
55 Midas United States of America Automotive Repair Franchises
56 Ben & Jerry's United States of America Ice Cream Franchises
57 Arby's United States of America Burger Franchises
58 Hardee's United States of America Fast Food Franchises
59 Chem-Dry United States of America Carpet Cleaning Franchises
60 JAN-PRO Cleaning Systems United States of America Commercial Cleaning Franchises
61 Long John Silver's United States of America Fast Food Franchises
62 Naturhouse Spain Wellness Products & Services
63 Supercuts United States of America Hair & Beauty Salon Franchises
Employment & Staffing
64 Express Employment Professionals United States of America
Franchises
65 Gold's Gym United States of America Gym Franchises
66 Jiffy Lube United States of America Oil Change Franchises
67 The Maids United States of America House Cleaning Franchises
68 WSI Internet Marketing Canada Internet Franchises
Printer, Copying & Sign
69 FASTSIGNS® United States of America
Franchises
70 Mr. Handyman United States of America Handyman Franchises
71 Papa Murphy's Take 'N' Bake Pizza United States of America Pizza Franchises
Printer, Copying & Sign
72 Sir Speedy United States of America
Franchises

5
73 Almeida Viajes Spain Travel Agency Franchises
74 Auntie Anne's Pretzels United States of America Bakery & Donut Franchises
75 Great Clips United States of America Hair Salon Franchises
76 Sylvan Learning United States of America Children & Education
77 MRI Network United States of America Personnel Services
78 Matco Tools United States of America Automotive Repair Franchises
79 Merle Norman Cosmetics United States of America Cosmetic Franchises
80 Pita Pit Canada Fast Food Franchises
81 Gymboree United States of America Child Fitness & Gym Franchises
Printer, Copying & Sign
82 Minuteman Press United States of America
Franchises
83 Johnny Rockets United States of America Burger Franchises
84 Edible Arrangements United States of America Health Food Franchises
85 Moe's Southwest Grill United States of America Fast Food Franchises
86 Meineke Car Care Center United States of America Automotive Repair Franchises
87 Mathnasium United States of America Child Education Franchises
88 Budget Blinds United States of America Home Improvement Franchises
89 Furniture Medic United States of America Repair & Painting Franchises
90 Color Glo International United States of America B2B Franchises
Advertising & Marketing
91 Coffee News USA Canada
Franchises
92 RE/MAX United States of America Real Estate Franchises
93 Allegra Print & Imaging United States of America Sign, Print & Copy Stores
94 Nathan's Famous United States of America Fast Food Franchises
95 PIRTEK USA Australia Industrial Franchises
96 CertaPro Painters United States of America Repair & Painting Franchises
Advertising & Marketing
97 EmbroidMe United States of America
Franchises
Dry-cleaning & Laundry
98 Martinizing Dry Cleaning United States of America
Franchises
99 Maid Brigade United States of America House Cleaning Franchises
100 American Leak Detection United States of America Maintenance Franchises
<Global Top 100 Franchise Ranking - FranchiseDirect.com>

프랜차이즈 시대
이 표들을 보면서 지금은 프랜차이즈의 시대구나 하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저 편의점이나 먹는 장사가 프랜차이즈가 아니었습니다. 샌드위치점, 패스트푸드 음식점,
닭집, 편의점, 피자집, 호텔, 집수리, 자동차 렌탈과 판매, 자동차 수리, 건강용품, 아이스크
림, 어린이 교육, 부동산, 세탁소, 세무(稅務), 여성전용헬스장, 운송업(運送業), 화장품, 해드
헌팅, 프린터 및 복사기 이용업, 카펫세탁업, 이미용실, 여행대행업, 개인비서업, 광고-마케
팅업 등 대부분의 업이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국은 떡볶이 가게까지 체인으로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은 고령자를 위한 도시락 배달 서비스조차 체인이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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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프린트 아이템은 최강 프랜차이즈 아이템
한국, 일본, 세계 프랜차이즈를 조사하면서, 애드프린트 영업점 유치는 반드시 크게 성
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에 열거한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는 가격에서 우
위를 선점하고 있지 못합니다. 대부분 대등한 경쟁업체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까지
애드프린트는 가격면에서 아주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가격경쟁력은 절대 강점
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이 경쟁력이 유지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재는 일본에서 절
대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 일본, 그리고 전 세계를 상대로 프랜차이즈를 하는 위의 사람들은 가격경쟁력도
없는 상태에서 세계적인 체인을 만들어냈는데, 애드프린트는 최소한 일본 시장에서만큼은 절
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도 체인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무능하기 때문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지나친 이야기일 지 모르지만, 애드프린트를 가지고 프랜차이즈
를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어떤 것으로도 프랜차이즈를 성공시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
정도는 성공을 시켜야 영업이나 마케팅을 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해야 할 개념
영업점 유치 건을 정리하면서, 또 한 가지 정리해야 할 게 생각났습니다. 그것은 개념입
니다. 영업점, 프랜차이즈, 영업사원은 어떤 관계일까 하는 것입니다. 영업점과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같은 것일까요? 수당제 영업사원과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어떻게 다를까요?
이런 단어를 잘 정리하지 않으면 나중에 많은 혼란이 일어납니다. 일단, 저는 이렇게 정
리합니다.

수당제 영업사원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당제 영업사원과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일한 만큼, 수당 혹은 이익을 얻는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다만, 수당제 영업사원은 개인으로 움직이고, 프랜차이즈는 점(店)을
영업 기반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당제 영업사원은 기본 수당을 받으면 속박이 강해지고, 기본 수당도 안 받으면 속박이
즈슨할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는 가맹비를 내는 강한 결속일 수 있고, 꽃배달 서비스처럼
느슨한 결합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은 정도의 차이입니다. 본질에서는 앞서 말한대로 수
당제 영업사원은 개인이 활동 단위이고, 프랜차이즈는 점(店)이 활동 근거라고 하는 게 적당
할 것 같습니다.

애드프린트 영업점
그럼 애드프린트의 영업점은 프랜차이즈일까요, 수당제 영업사원일까요?
이 또한 여수룬 식으로 분류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애드프린트 영업점 개념에는 두
가지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점(店)을 기반으로 애드프린트 간판을 달면 프랜차이즈고, 개인이
움직이면 수당제 영업사원인 셈입니다.
이 점은 약간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 현실에서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으므
로 현실을 반영한 개념을 만들어내는 것이 훨씬 올바른 태도일 수 있습니다. 뒤집어서 해석
하면 애드프린트는 수당제 영업사원 개념과 프랜차이즈 개념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독특
한 아이템이고, 그만큼 활동 방법과 영업이 광범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영업대상
또 하나 토론해볼 수 있는 것은 영업점의 영업 대상이 프린트점 혹은 기획사인가 아니
면 일반 기업인가 하는 점입니다.
저는 애드프린트 영업점의 영업 대상은 거의 대부분 기업 혹은 가게일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맞을지 틀릴지는 저도 모릅니다만, 지금 애드프린트 영업점은 기업 혹은 가게를 대상
으로 영업하는 방향으로 지도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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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 지금까지 애드프린트의 영업 대상을 기획사로 주로 했던 것과 배치되지 않느냐
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저는 애드프린트의 궁극의 방향은 B2C가 맞다고 봅니다. B2C
를 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B2B를 하는 것이지, B2C를 할 수 있다면 당연히 B2C로 가야 합
니다. B2C를 할 수 있는데 B2B를 고집하는 것은 인터넷 비즈니스 특성과 맞지 않습니다.
영업점 혹은 수당제 영업사원제도가 도입되는 것은 우리가 무게를 B2B에서 B2C로 옮기
는 과정입니다.

테스트
이 모든 과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10개 점 정도만으로 테스트를
합니다.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수단은 실천입니다. 해보면 압니다. 그러므로 10개 정도를
어느 정도 테스트하면, 판단할 근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미래
만약 10개 정도 테스트를 해서 성공하면 그 다음은 정말 대단한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
다. 우리가 2천 개 영업점 혹은 영업사원을 움직인다고 생각해봅시다. 편의상 영업사원도 점
이라고 부르겠습니다. 2천 점이 하루에 열 개의 명함을 수주해오면 2만 개 입니다. 명함 한
개 매출을 평균 6백 엔으로 쳐도 명함만 1천2백 만 엔 매출입니다. 우리 상상을 넘어섭니다.
이것이 먼 미래의 일은 결코 아닙니다.
저는 저대로 이 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각 지역마다 사무소가 있어야 하고, 교육장이 있
어야 합니다. 저는 저대로 이것을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상품부, 그리고 수출사업팀, 고객지원팀, 제작팀은?
생각을 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상상은 중요한 무기입니다. 그리고 생각도 중요합니다. 대화와 토론은 생각과 상상을 현
실에서 검증하는 수단입니다. 영업점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개개인은 생각을 하는 방법을 배우고, 사물이 가지는 풍부함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
니다. 영업점 하나를 가지고도 생각할 것, 검토할 것이 이렇게 많다는 뜻입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발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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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일하는 방법

2012. 9. 21. 금요일.

개성(個性)이 다르듯이 일하는 방법도 모두 다릅니다. 리더십도 다릅니다. 지장(智將)이


있고, 덕장(德將)이 있고, 용장(勇將)이 있습니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이 아닙니다. 다만
스타일이 다를 뿐입니다. 스타일에 따라 일하는 방법도 다릅니다. 조직마다 일하는 풍토도
다릅니다. 조직의 풍토는 CEO의 기질이나 리더십 스타일에 많이 좌우됩니다. 조직에서 활동
을 잘 하려면 아무래도 조직의 풍토를 잘 이해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CEO의 기질이나 리더
십 스타일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한 사람이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이 한 걸음을!


저는 ‘한 사람이 열 걸음’ 보다 ‘열 사람이 한 걸음’을 중시(重視)합니다. 개인보다 집단
을 중시합니다. 잘 따라오는 것 보다 같이 가기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제가 CEO 전언을 처음 쓴 것은 2009년 6월 19일입니다. 세 번째 전언은 7월10일이었
는데, 제목이 ‘소통’이었습니다. 그 때도 소통을 무척 중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전언 쓰기라고 생각합니다. 한번 헤아려 보니 이번
이 92 번째 전언입니다. 꾸준히 썼습니다. 이유는 소통하기 위해서입니다. 소통을 중시한다
는 것은 같이 가려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조직의 진짜 힘은 조직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렇
기 때문에 저는 조직원들이 조직의 목표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
다. 당연히 리더는 조직의 목표를 정확히 세우는 것만이 아니라, 조직의 목표를 구성원들에
게 정확히 설명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같이 가려면 지시, 명령이 아니라 설득과, 대화, 교육, 토론을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영업점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3회에 걸쳐서 전언을 썼습니다. 그리고 전체 나눔
방식으로 진행을 해서 구성원들이 조금이라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도우려고 했습니다.
대리/주임교실에서도 이것으로 또 한번 나누고 또 설명을 했습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다 이해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모든 사람이 찬성하리라고 생
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는 설명할 뿐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깊이 이해하면 그것이 참
중요하다고 행각하고, 설사 반대를 하더라도 내용을 충분히 알면 반대를 하면서도 도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몇 사람이라도 더 이해를 하면 그것이 조직 전체의
힘으로 작용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제가 일을 이렇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좀, 리더답게 딱
딱 결정하고 강하게 이끌고 가줬으면 하고 바란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것은 제 기질
하고 맞지 않으므로 택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 방법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는 제 기질하고 맞지 않아서 선택하지 않을 뿐입니다.
물론 저도, 중요하다고 여기고, 확신이 있으면 강하게 밀어붙입니다. 여수룬 비즈니스를
하기로 한 것이 그런 경우입니다. 전단지 가격과 현수막 가격을 낮출 때도 강하게 밀었습니
다. 영업점 건도 강하게 밀었습니다. 저도 강하게 추진할 것은 추진했습니다.
한참 밀다가 슬그머니 포기한 것도 많습니다. 2010년에 아시아미디어 센터로 이사 가려
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한참 알아보다가 포기했습니다. 최근에는 인쇄기를 들여놓던 건도
그랬습니다. 당장 할 것 같이 하다가 포기했습니다.
아직 포기는 하지 않고 조직 상황을 보는 것도 있습니다. 디자인 뱅크가 그 예입니다.
어떤 일은 강하게 추진하고, 어떤 일은 추진하다가 말고, 어떤 일은 아직도 조직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만, 전체로 봐서는 혼자 밀고 가는 경우는 피합니다.
저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끈기 있게 설득합니다. 딱 정하고 따라오라고 하기
1
보다 끈기 있게 설득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이번 영업점 건도 끈기를 가지고 설득했고, 또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설득하고, 집단도 설득합니다. 대립이 되면 양보도 하고, 타협
도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도 지나치게 충돌하지 않도록 하면서 어쨌든 끈질기게 대화하고,
또 설득합니다.

기다림의 유익(有益)
이 방식이 저에게 맞습니다. 또 저 나름으로는 가장 효과가 크다고 믿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를 했습니다. 정치 집단은 논리로 먹고 사는 집단입니다. 그런데 논리가 첨예
하게 대립하면 감정이 상한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정치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어떤 것도
의견이 대립되면 관계가 서먹해집니다. 서로 반대되는 논리를 가지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다
가 사람과 관계가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유달리 그런 게 강합니다. 저는 저와
의견이 대립되는 사람과 관계가 힘들어질 때가 많습니다. 저 자신이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의
견을 강하게 피력하는 것은 스스로 아주 절제를 합니다.
저는 강하게 의견을 내지 않고 끈질기게 의견을 냅니다. 비록 CEO지만, 결정했으니 따
르라고 하기보다 끈질기게 설득합니다. 때로는 결정한 것에 또 반대 의견을 내도 허락을 하
거나 허용을 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감정이 해소되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감정이 해소되지 않으면 관계가 힘들어집니다. 조직은 사
람이 합니다. 감정이 상하는 것을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견의 대립이 감
정의 대립으로 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입니다.
여수룬을 이렇게 운영해왔기 때문에 지금 여수룬에는 그나마 사람끼리 감정 대립 때문
에 힘든 경우는 많이 줄었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인들의 고민 가운데 꽤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직장 내 인간관계입니다. 지시와 명령 대신 토론과 설득을 택함으로써 직장 내 인간관
계가 그나마 나쁘지 않은 것은 제 스타일이 가져다 준 큰 유익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니까, 반대하는 사람은 반대한다는 말을 충분히 해야 합니다. 그래
야만 반대하면서도 움직일 수는 있습니다. 가슴에 반대하는 감정이 가득한데도 자기가 동의
하지 못하는 일을 해야 하는 심정은 편할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자기 감정을 충분히 토로하
면 반대하면서도 조금은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저는 어떤 사람을 징계할 때, 그 징계 위원회에 징계에 반대하는 사람도 참여해서 발언
하게 했습니다. 왜냐면 그 마음을 공개해서 토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입니
다. 저는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 반대한다면 마음껏 이야기하도록 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최근 영업점 개설 정책을 펼 때 전체 나눔을 세 번 한 이유도 그것입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니까 좋든, 싫든, 찬성하든, 반대하든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물론 저는 그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많으면 굳이 씨이오 결정이라는 이유로 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저도 주장하던 것을 접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나이가 들고,
또 연습을 많이 하면서, 내가 한 말을 스스로 접는 것도 많이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나와 반
대되는 의견을 채용하는 방법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람은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 한, 억지로 끌고 가는 게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생각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끈기 있게 설득하고, 움직일 때까지 기다립니다. 시간이 걸려도
기다립니다. 그래도 잘 안 움직이면, 디자인 뱅크를 미뤄둔 것처럼, 더 이상 추진하지 않고
미뤄두고 또 때를 기다립니다.
물론 가끔은 독불장군처럼 밀고 갈 때도 있지만 대체로는 합의, 협의, 설득, 대화, 교육,
토론을 수단으로 삼아 일합니다. 집단 전체의 에너지가 진짜 에너지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 때 저도 천재 경영론에 경도된 때가 있었습니다. 유명한 경영자가, 앞으로 시대는 한
명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한 말이 천재 경영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조차도 집단이 견고히 서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천재는 견고한 집단과 함
께 있을 때만 천재일 수 있습니다.

믿음

2
저는 여수룬의 힘은 집단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수룬에는 정말 여수룬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또 여수룬에서 일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또 여수룬과 같
이 성장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조직원이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수룬에서는 많은 일이 일선에서 이루어집니다. 구성원마다 자기 책임을 기꺼이 맡아서 하
기 때문에 조직이 편합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이 자기 일을 알아서 해주는 덕분에 저는 제 일에 전념할 수 있어서 참
좋고 또 고맙게 생각합니다. 저도 꽤 바쁘게 일합니다. 전언을 일주일에 한번 쓰는 것은 저
에게도 참 어려운 일입니다. 매주 목요일 아침에 일본어 번역자에게 전언을 넘기는데, 목요
일은 대체서 서너 시간 밖에 못 잡니다. 어떤 때는 전언에서 해방 되려고 마음을 독하게 먹
고 그 주 원고를 넘겨주자 마다 다음 주 전언을 준비합니다. 그래서 일요일 정도에 거의 마
무리를 합니다. 그런데 월요일이나 화요일이 되면 정말 중요한 주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럼
다 쓴 것을 버립니다. 그러다 보면 목요일 밤은 잠을 제대로 자기 힘듭니다. 안 그러려고 하
지만 거의 불가능합니다.
신입사원 교육, 대리/주임 교육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것만큼은 당분간 제가 직접 챙기려고 합니다. 왜냐면 제가 제 할 것만
것 하면 나머지는 다른 구성원이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안 믿을 도리가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언은 내가 안 쓰면 안 되지만, 다
른 일은 내가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가 해야 하는 일은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여수룬이, 혹은 CEO가 하려는 일
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도와서, 이미 스스로 알아서 하고 있는 일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돕
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다른 경영자가 볼 때는 정말 되지도 않는 일에 시간을 보낸다고 할 지 모르지만,
저는 전언으로 조직의 방향을 잡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이 배경에는 여수
룬 조직과 조직원에 대한 신뢰가 깔려 있습니다.
제가 이 방식으로 일하기 때문에 다른 일은 거의 돕지를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조직에
는 자연히 여수룬 CEO에게는 별로 기대할 게 없다는 분위기도 있고, 기대할 게 없으니 알아
서 해야 하는 분위기도 생겼습니다. 저는 이게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CEO는 CEO할 일만
잘 하면 되고, 나머지는 또 각 책임자가 잘 알아서 하면 될 뿐입니다.
이렇게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CEO만 그런 게 아니고 부장과 팀장도 대체로는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능력은 한계가 있습니다. 혼자서는 못합니다. 그리고
개인의 그 한계를 돌파하는 것이 바로 집단입니다.
이렇게 하려면 구성원을 철저히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다려야 합니다. 일을 맡겨야
하고, 맡겼으면 기다려야 합니다. 대신 해주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리더가 볼 때, 부하는 아무래도 부족한 것 투성이 입니다. 아버지가 보면 아이는 부족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부족한 게 보이면 못 마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감정과 싸우면서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깨물고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해준다고 되는 일은
아닙니다.
지켜보는 것은 잘 하리라고 믿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잘 하리라고 믿을 것이냐는 것은
어려운 문제이고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기다리고 지켜보는 긴 과정을 가지면서도 직위에서 해임시킨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사장님은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돌아보면 해고한 사람이 많습니다’ 하고
말합니다. 저는 해임 시키기도 하고, 해고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더러 기다리지 않
는다고 할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해고를 할 때도 충분히 기다렸기 때문입
니다. 여수룬에서 해고를 했을 때, 모든 경우에 최고경영기구의 전 구성원이 동의를 했습니
다. 충분히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될 때까지 기다렸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고를 하는
어려운 경우에도 조직은 거의 이견이 없었습니다. 그만큼 여수룬은 기다림을 통해서 중심은
하나로 모일 수 있었습니다.
상급자는 믿고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처럼 기다려야 합니다. 아이

3
의 일을 대신해줄 수는 없습니다. 도와줄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다리
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다리려면 믿어야 합니다. 잘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성장할 거
다 하고 믿고 기다려야 합니다. 그 믿고 기다림의 끝에는 집단 합의가 있습니다. 누구나 납
득이 가는 상황까지는 믿고 기다리는 것이 어쩌면 최선인 것 같습니다.
실수해도 질책하지 말고, 잘 못해도 잘 하리라고 믿고 개입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 이것
도 제가 일하는 방법이고, 또 여수룬이 일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해결자
이런 여수룬의 풍토는 개인에게 끊임없이 생각할 것을 요구합니다. 스스로 판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여수룬 간부 조회(朝會)에서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검토해봐야 한다는 말은 하
지 마세요. 이렇게 하려고 한다는 말을 하세요’ 사람들은 이러 저러한 문제가 있습니다 하고
보고를 합니다. 그런데 여수룬에서는 이러 저러한 문제가 있어서 이렇게 하려고 합니다 하고
해결책을 내놓기를 요구합니다. 왜냐면 보고는 평조직원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문
제를 찾아내는 것조차 능력이지만 여수룬에서는 문제를 찾아내는 것을 넘어 해결책을 내놓
을 것을 요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간부쯤 되는 사람이 문제를 그저 보고만 하게 하는 것은
못하게 합니다.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힘든 일입니다. 그동안은 그냥 보고만 하면 되었는데, 여수룬에서는 해결
책을 내놓으라고 하니 힘든 것입니다.
해결책을 내놓으려면 생각해야 합니다. 또 해결책을 내놓고 관철시키려면 설득하는 능력
을 갖춰야 합니다.
여수룬에서 성장하려면 끊임없이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설득해야 합니다.
이런 조직에서 일하면 개인에게 엄청나게 도움이 됩니다. 생각하는 훈련을 하게 되고,
해결책을 찾는 훈련을 하면서 개인이 크게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조직에 적응하려면 공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생각은 결
코 하는 게 아니고, 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해서 해결책을 내놓는 것도 공상을 통
해 만드는 것이 아니고, 자기 머리 속에 있는 것을 조합해서 내놓는 것에 불과합니다.
대리/주임 교실에서도 저는 가르치기 보다 전언을 읽고 느낀 것을 말하도록 합니다. 스
스로 생각하기를 끊임없이 요구합니다. ‘생각한 것을 말해 보세요’하면 많은 사람이 힘들어
합니다. 저도 기다리기 힘듭니다. 이건 이런 거고, 저건 저런 거다 하고 막 말해주고 싶습니
다. 단어 하나하나를 설명해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저도 그렇게 하지 않고 기다립니다. 서로
힘들지만 그렇게 가지 않고는 갈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수룬은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라고 요구합니다. 그러기 위
해서 독서하고, 공부하라고 강요하다시피 합니다. 일을 빨리 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일을 더 정확히 하라고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제 시간에 끝내라고 득달하지도 않습니다. 그
렇지만 제발 공부해라, 제발 생각하라고 강요합니다. 이 강요를 잘 받아들이면 여수룬에서
빨리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여수룬에서 생각하는 훈련을 하고, 설득하는 연습을 하면 가정에서도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일을 하는 방법은 회사나 가정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자율은 그냥 알아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율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끊임없이 생각해
야 합니다. 생각은 여전히 공부해야 나옵니다. 언어 공부도 중요하지마 인문학에 대한 공부
가 더욱 필요합니다.
여수룬은 문제 제기자가 아니라, 문제 해결자가 되기를 요구합니다.

4
[전언(傳言)]

계획(計劃)

2012. 9. 28. 금요일.

할 일이 여전히 많습니다.
한번 정리를 해봅니다.

신상품 더 많이 등록하기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 사이트 회원 통합
홈페이지 추가 정비
영업점 론칭
일본 내 직배사(直配社) 설립
매입처(買入處) 중국으로 확대
중국으로 판매
이사(移徙)
스마트 명함(기업 단체 명함) 론칭

이 건들은 하나하나가 다 굵직굵직합니다. 이 외에도 할 일이 참 많습니다. 당장 고객지


원실 인원을 보강해야 합니다. 개발실 인원도 보강해야 하고, 경영지원실 인원도 더 보강해
야 합니다. 이제는 시스템 관리자도 있어야 합니다. 현수막 사업부도 인원을 충원해야 합니
다.
이 일들을 생각하면 약간 힘이 듭니다. 개혁피로증후군(改革疲勞症候群)이라고 있습니다.
계속 개혁을 하다가 보면 피로해져서 오히려 악영향이 생기는 현상입니다. 개혁이 귀찮아지
는 것입니다. 여수룬도 어쩌면 개혁피로증후군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끊임없이
일을 만들어 왔습니다.
좀 쉬었다 가면 안 될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천천히 가는 게 정말 두렵습니다.
두려운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역시 갑자기 환율이 떨어지면 당장 현금이 부족해질 수도 있
기 때문입니다. 운영을 잘못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매출은 끊임없이 성장했지만,
사람도 계속 늘어나고, 사무 공간 확보 등에 돈을 쓰면서 지금도 자금은 거의 여유가 없습니
다. 물론 차입금도 없고 미지급금도 없는 만큼 회사 내용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창사(創社) 이래 처음으로, 한국 직원들에게 급여의 몇 %라는 식으로 추석 상여금이 지급됩
니다.(일본은 추석 상여금 대신 연말연시 상여금이 지급될 예정입니다.) 물론 지금 상황이면
환율이 다소 떨어진다고 해도 당장 어려움에 빠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축적해 놓은 자
금이 없다 보니 CEO입장에서는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금 더 계속 돈을 벌 궁리를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할 일
이 여전히 많습니다. 이런 상황이므로 지금은 여전히 집중해서 일을 처리해야만 합니다. 여
러 가지 할 일이 있는데 각 일의 의미와 우선 순위를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이 중 어떤 일
은 일반 직원들에게는 말도 꺼내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신상품 더 많이 등록하기
여수룬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신상품을 부지런히 등록하는 것입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물건을 팔 때는, 기존 고객에게 또 다른 관련 상품을 파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명함을 산
고객에게 전단과 스티커 그리고 현수막을 파는 것이 새로 고객을 발굴하는 것보다 훨씬 빠
르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 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과 관련된 인쇄
물, 포장재, 판촉물 등을 등록하는 것은 내년 3월 매출 1억 엔 달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
입니다. 종이컵, 부직포 쇼핑백, 종이 쇼핑백, 패키지, 비닐 쇼핑백, 소량 인쇄물, 화보집, 동
호회집, 만화책 등등 등록할 새 상품은 너무나 많습니다.
1
올해 우리 매출의 15% 가량은 작년에 없던 상품에서 나왔습니다. 새 상품만 부지런히
등록해도 매 년 매출의 어느 정도 비율 이상은 기본으로 증가합니다. 새 상품 등록의 위력입
니다. 우리는 해마다 전년 대비 대략 60%정도 성장을 합니다. 새 상품 등록이 활발해지면
80% 이상 성장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조건을 따지지 않고 새 상품 등록으로 인한 효과
만 반영할 때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 만큼 새 상품 등록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새 상품 등록 작업이 늦어져서 좀 걱정입니다. 새 상품은 등록하고 6개 월
정도 되어야 어느 정도 눈에 띄는 매출이 발생하는데, 이미 10월 이므로, 새로 상품을 등록
하고 효과를 보기에 약간 늦어져 버린 감이 없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새 상품 등록은 내년 3
월 목표와 관계 없이 계속 추진해야 할 기본 사업입니다.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 회원 통합
일 중에는 눈에 당장 띄지는 않지만 조직 전체에는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있습니다. 애드프린트 사이트와 마쿠마쿠 사이트의 통합이 그렇습니다.
여기서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 직원들이 꼭 기억해야 할 게 있습니다. 인터넷 비
즈니스에서 한 클릭의 차이는 매우 클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애드프린트에 매일 들어가는
저도 마쿠마쿠에는 거의 들어가지 않습니다. 웃기는 일이지만 현실입니다. 왜냐면 마쿠마쿠
에 들어가려면 또 한번 로그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한번 로그인’, 이것은 서울에서 부
산, 혹은 도쿄에서 오사카 가는 길만큼이나 먼 길입니다. 얼마 전까지 유저 페이지와 관리자
페이지가 분리되어 있을 때, 유저 페이지에는 전혀 들어가지 않는 날도 꽤 많았습니다. 귀찮
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브라우저 구동까지 ‘3초’, 이것도 참 긴 시간입니다.
애드프린트와 마쿠마쿠 회원 통합은 그런 의미에서 별로 커 보이지 않지만 회사 전체로
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회원이 통합 되면 별도 로그인 없이 애드프린트와 마쿠마
쿠를 한 사이트처럼 이용할 수 있고, 마이 페이지도 한꺼번에 볼 수 있습니다. 이용자 쪽에
서 보면 참 편리해집니다.
애드프린트 메인 페이지에 명함, 스티커의 세부 상품처럼 마쿠마쿠의 세부 상품이 리스
팅 되고, 마쿠마쿠에 애드프린트 상품이 리스팅 되는 것만으로도 매출 증대에 꽤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회원 통합이 됨으로써 두 사이트의 웹 운영이 통일성을
지니는 효과가 생길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 분리와 통합의 경험은 이후 새로운 아이템을 독립 사이트면서 통합 운영하는 방법에
서 새로운 시도를 하게 해줄 것입니다.
이 작업은 10월 말에 끝날 예정입니다.

홈페이지 추가 정비
8월27일에 애드프린트 메인 페이지가 깔끔하게 정비가 되었습니다. 회사의 외양(外樣)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고객에게 더 많은 신뢰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개편된 홈페이지는 외양 중심이고, 진짜 하려고 했던 기능의 업그레이드
는 더 이상 추진되고 있지 못합니다. 할 계획은 이미 다 수립되어 있는데, 인원 부족으로 진
척이 안 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독촉을 하지 못합니다. 바램은 간절하지만 어떻게 해볼 도
리가 없습니다.
고객의 소리도 만들어야 하고, 다중검색(多重檢索) 기능도 넣어야 합니다. 장바구니 상태
에서 견적서를 출력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홈페이지는 우리 모토, ‘이용이 편리하게’를 구현하는 핵심입니다. 그런데 중간까지만 개
선되고 더 추진하지 못하니 안타깝습니다. 이것 역시 좀 전에 말한, ‘한 클릭의 차이’에 해당
됩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오타가 몇 개 있으면 책을 읽기가 싫어집니다. 오타와 글의 내용은
사실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단순 오타가 몇 개 있으면 책 내용도 엉망인 것처럼 인식이
되어서 책을 읽기 어렵습니다. 저만 그러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홈페이지 내용의 정비
는 이와 비슷합니다. 홈페이지 정비 역시 당장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기초 체력처럼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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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인데, 집중해서 처리를 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영업점 론칭
10월 중에는 영업점이 론칭 됩니다. 계약서도 어느 정도 만들어졌습니다. 전단, 중철,
무선철 수수료 율을 정하는 것이 좀 어려운가 봅니다. 이 건은 이현철 본부장이 집중해서 정
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업점 지원 페이지도 뼈대는 갖춰진 것 같습니다. 상황을 종합하
면 10월 중에는 영업점을 개설할 수 있으리라고 여겨집니다.
이 프로젝트는 저에게도 좀 부담스럽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강하게 추진한 것이어서 안
되면 제 입장이 좀 난처해질 수 있습니다. 우기다시피 해서 추진하고 있는데 안 되면 좀 어
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크게 신경 쓰지는 않습니다. 일이라는 게 하다 보면 실패할
수도 있고, 또 제가 실패한 일이 한두 개가 아닌데, 한번 더 실패한다고 뭐 큰일날 일이 아
니니까 평가에 별로 구애 받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일은 결코 실패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됩니다.
섣부른 이야기입니다만 디자인 광장을 만들고 오픈한 지 40시간이 안 되어서 세 회사가
등록했습니다. 이 중 한 회사는 등록한 내용이 부실하긴 합니다. 그렇지만 세 회사가 등록한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이것도 좋은 예입니다. 돈은 사람을 움직입니다. 너무 천박합니다만, 장사꾼은 본능적으
로 돈을 좇습니다. 디자인 회사에게 고객을 만날 기회는 돈을 버는 기회입니다. 안 움직이면
바보 입니다.
최근에 회사를 방문해서 조언해준 어떤 사람이 배진호 팀장에게, ‘CEO의 덕(德)과 간부
들의 지략(智略)과 직원들의 헌신(獻身)을 넘어서는 게 가격이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여
수룬 비즈니스는 작전이 필요 없는 비즈니스라는 말입니다. 가격 경쟁력은 그 어떤 마케팅
전략보다 우월하다는 말입니다. 고객을 움직이게 하는 것도 이익이고, 디자이너를 움직이게
하는 것도 이익입니다. 이익은 영업점을 불러올 것이고, 이익은 영업점을 움직이게 할 것입
니다.
디자이너 광장에 등록하는 디자인 점은 모두 영업점 후보들입니다. 영업점이 생기면 당
장 매출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부수 효과가 생깁니다.
입소문이 늘어납니다. 입소문이 늘어나면 영업점을 통해 들어오지 않고 소문을 듣고 등
록하는 고객의 수가 훨씬 더 많아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극단으로 말해 영업점이 발생 시킨
이익을 영업점에 다 준다고 해도 우리는 전혀 손해날 것이 없습니다. 저는 영업점에게 최대
한 많은 이익을 주는 것이 우리에게도 이익이라고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영업점이 스스로
발생시킨 이익을 다 가진다고 해도, 소문을 통해 영업점을 통하지 않고 직접 가입하는 고객
으로 인해 생기는 수익이 어쩌면 훨씬 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도 영업점에 이익을 많
이 줘야 한다는 대담한 발상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영업점이 있으면 고객 지원이 엄청나게 강화됩니다. 영업점은 자기 고객을 관리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디자인 지원, 클레임 대응 등등. 고객 밀착 서비스는 사이트에 대
한 신뢰, 회사에 대한 신뢰를 높입니다. 상대적으로 우리 고객 지원이 매우 편해질 수 있습
니다.
영업점이 활발해지면 고객 중 가게와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되면, 우
리가 오피스 엠알오(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 공급 영역으로 진출할 수 있을
지 모릅니다. 엠알오는 ‘기업 소모성 자재’란 뜻입니다. 우리 회사는 유통업체입니다.
인쇄업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고, 이후에는 한국 상품이든, 중국 상품이든, 일본 상
품이든 상관 없이 좋고 값싼 제품을 공급해주는 업체로 발전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
서 영업점을 통해 가게와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면, 우리 회사는 인쇄물을 중심으
로 오피스 엠알오 공급 업체로 회사의 모양을 바꿔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지금 당장은 영업점 교육을 최대한 강화해줘야 합니다. 저는 영업점 사이
트가 오픈 되면, ‘영업경험 나누기’란 메뉴를 만들려고 합니다. 이 메뉴에 당장은 나카오 대
표, 구보타 소장, 나카타니 님, 타나베 님, 이마카와 님이 자기가 경험한 영업을 소개하는 동
영상을 만들려고 합니다. 각 사람마다 10분짜리 동영상입니다. 여기에 임철현 부장, 장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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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임의 텔레마케팅 경험도 각각 10분짜리 동영상으로 제작하려고 합니다. 이것만으로도 70
분 짜리 영업점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습니다. 이현철 본부장의 명작인 루트세일 강좌는
한글로 된 것에 일어자막을 입힌 것인데 이것을 등록할 지 말 지는 고민입니다. 저는 영업은
철저히 현지화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다급해도 영업은 일본에서 벌어지는 일
입니다. 한국은 철저히 서포트 하는 위치입니다. 그러므로 고민이 됩니다. 어쨌든 이런 방식
으로 영업점 지원 사이트를 오픈하면, 정말 영업 지원다운 영업지원이 이루어질 겁니다.
말이 좀 엇나갑니다만 경험을 나누는 방식의 교육은, 교육 준비가 안 되어 있을 때도 유
용하지만, 그 자체로도 매우 유용합니다. 여러분도 많이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내부의 경험을 올리고 나서, 영업점 중에 성과를 거둔 사람이 있으면 계속 동영상
을 올릴 겁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서 교육 자료도 계속 동영상으로 실어줄 겁니다. 영업점
이 굳이 우리 교육장에 오지 않아도 좋도록 조치를 취할 겁니다.
10월 개설되는 영업점은 내년 3월 목표 달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당분간은 테스트로 운영하기로 했기 때문에 내년 3월 10억엔 매출과 큰 연관은 없지만, 준
비라는 점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일본 내 직배사(直配社) 설립
저는 일본 동경과 오사카 고객에게는 일본 내 택배사(宅配社)를 이용하지 않고, 우리가
일본에 택배사를 만들어서 직접 배송을 하려고 합니다. 현재 동경부(東京府)와 오사카부(大阪
府)의 매출을 합치면 전체 매출의 딱 40%입니다. 발송 물량 전체가 몇 건인지 지금 조사를
할 수 없습니다만, 상당 분량이라고 추정됩니다. 내년 3월 이면 훨씬 늘어날 겁니다.
우리가 직접 배송하면 배송료 절약, 대인 수수료 별도 수입 증대라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하게는 고객 밀착 접촉이 가능해집니다. 비록 자회사(子會社)입니다만 애드
프린트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물건을 취급해도 조심하게 되고, 손님의 불편 사항을 회사에
직접 피드백해줄 수 있습니다.
일본 내 직배사(直配社) 설립은 당장도 필요한 일입니다.
한국 합판 인쇄 회사들은 매입액이 얼마 이상인 고객에게는 경기도 권(圈)은 직접 운영
하는 차로, 무료로 배송해줍니다. 그것이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매입처(買入處) 중국으로 확대
저는 매입처를 중국으로 확대시키려고 합니다. 쇼핑백 등은 한국업체 조차 중국에서 만
들어 옵니다. 어떤 제품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사람이, 지금은 애드프린트가 일본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데 만약 중국 등에
서 들어오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을 합니다. 저는 사실 별로 걱정하지 않습니다. 일단은 우리
가 하고 있는 이 영역은 들어와서 TV 광고한다고 해결될 비즈니스는 아닙니다. 우리 회사
조차 갑자기 주문이 세 배 늘어난다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것은 우리
회사 일이 기제품 판매가 아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기제품이야 생산량을 늘리면
됩니다만 우리 회사 사업 영역은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그렇게 한 순간에 되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우리가 겪은 시간만큼은 겪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순간에 우리보다 경쟁력이
강한 업체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진출하는 것보다 우리가 중국에 매입처를 만드는 것이 훨씬 쉽고 빠릅
니다. 지이라도 당장,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월급만 주면 우리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도
준비해두었습니다. 제안을 할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혹은 더 좋은 사람이 있나
없나를 보고 있는 중입니다.
이 건도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면 이미 영업이 활발해지면서 대량 주문이 들어오
고 있는데, 대량 주문은 중국이 쌀 가능성이 반드시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명함 등도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애드프린트에 올려도 됩니다. 대부분의 제
품을 고급품과 보급품(普及品)으로 나눠서 판매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세워, 매입처를 발굴하고, 새 상품을 발굴하는 일은 비용이 크게 들
어가지 않는 일입니다. 현지 사무실 운영 비용과 필요한 인원만 있으면 됩니다. 이 일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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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에 유통망을 만드는 일에 비하면 일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업체의 진출은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들어온다고 해도
우리가 경쟁을 못할 상대는 아닙니다.
지금은 중국의 매입처를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중국으로 판매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비즈니스 모델과 경험 입니다. 우리는 재고 없이, 미수금 없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 소비자를 발굴해서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발전시켜왔습
니다.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가 한국에서 일본에 판매할 수 있듯이, 한국을 중심으로 중국
물건을 일본에 팔 수 있습니다. 혹은 일본을 중심으로 일본 물건을 중국과 한국에도 팔 수
있습니다. 최소한 동양 3국은 우리가 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형편이 되면 우리는 중국으로 진출해야 합니다. 중국에는 명함으로 가지 않습니다.
저는 공구(工具), 미용품(美容品), 기능성 의류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그런데 이 비즈니스는
좀 어렵습니다. 중국이나 다른 나라 업체가 인쇄물을 일본에 진출시키는 것만큼이나 어렵습
니다. 당장 홍보비가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그리고 최소한 4-5년 적자를 감수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제 시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금을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 저는 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건은 당장의 일은 아닙니다만, 중국에 법인을 만들게
되면 어쩌면 다른 방법으로 준비를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사(移徙)
이사도 해야 합니다. 이건 꽤 큰일입니다. 계획을 세우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이사 자체
가 참 큰일입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돈이 필요하고, 적당한 장소를 구해야 하는데 이것도 힘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스마트 명함(기업 단체 명함) 론칭


만들어 놓은 스마트 명함도 서비스를 해야 합니다. 이것은 영업점이 기업으로 들어간다
는 전제에서 생각하면, 정말 중요합니다.
맡을 사람이 없다는 것도 참 힘듭니다.
어쨌든 타개를 해야 합니다.
스마트 명함은 알기 쉽게 기업/단체명함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회사 현안과 또 이후 계획을 말씀 드렸습니다.


여러분은 또 다른 계획이 있습니까?
나눠보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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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전언(傳言), 나눔글

2012. 10. 12. 금요일.

저는 전언을 여러 용도로 씁니다. 전언은 때로는 지휘서신(指揮書信)입니다. 때로는 호소


문입니다. 때로는 교육자료입니다. 때로는 격려문입니다. 제가 쓰는 글을 ‘전언’이라고 한 것
은 이렇게 여러 용도로 쓰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는 과장 이상 간부들에게 나눔글을 쓰라고 강요를 합니다. 이 나눔글도 용도는 마찬가
지입니다. 기본은 자기가 지휘하고 있는 부서나 팀원들을 향한 지휘서신이며, 때로는 저나
다른 상급자에게 보내는 보고서이며, 때로는 다른 부서나 팀과 소통 수단이며, 때로는 자기
의 답답함을 알리는 호소문이며, 때로는 부하를 향한 교육자료일 수 있습니다.
저는 일반 구성원들에게도 나눔글을 쓰라고 권유를 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저 자신이 전
언이라는 나눔글을 통해서 너무나 많은 것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매 주 나눔글을 쓰면
서 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수룬의 CEO입니다. 제가 정리가
안 되어 있으면 당연히 회사도 해야 할 일을 잘 정리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제가 조직에 큰
폐를 끼치게 됩니다. 제가 여수룬 CEO로서 이 정도나마 역할을 하는 것도 제가 매주 전언을
쓰면서 정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매주 쓴다는 것
저도 전언을 매주(每週) 쓰는 것은 괴롭습니다. 가끔은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우선은 시
간이 너무 걸립니다. 아주 빨리 끝나면, 타이핑을 시작해서 마무리 할 때까지 3-4시간 걸립
니다. 그런데 이 경우도 뭘 쓸까 생각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역시 훨씬 더 걸린다고 봐야 합
니다.
전언은 목요일 아침 7시에 일본어 번역자에게 보냅니다. 이 전언을 번역하는 분은 외부
인입니다. 이 분은 대단히 성실한 분입니다. 제가 7시까지 보낸 원고를 보통 오후 3시나 4시
까지 번역해서 돌려줍니다. 경영지원팀에서는 이것을 출력해서 배포합니다. 결국 저는 목요
일 아침 7시까지는 원고를 마무리 해야 하는데, 요즘은 보통 목요일 새벽 3시에 원고를 쓰
기 시작해서 6시 반 정도에 마무리 하여 넘깁니다. 이것은 저에게도 참 힘든 일입니다. 어쩌
면 이 전언 때문에 일주일의 잠이 엉망이 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화요일 정도가 되면
걱정이 시작됩니다.
이런 걱정을 하기 싫어서 어떤 때는 전언 원고를 넘겨주는 목요일부터 다음 주 전언을
준비하는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준비한 전언을 실제로 마무리 해서 써 본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 꽤 많이 써놓고도 결국은 그 주제로 쓰지 못하고 다른 주제로 바꿔
서 씁니다. 그래서 제 전언 폴더에는 쓰다만 전언이 여러 꼭지 있습니다. 언젠가는 쓰다만
꼭지를 써먹어야지 하지만 그렇게 해본 적도 역시 한번도 없습니다.
왜냐면 조직을 둘러싼 환경이 바뀌고, 또 조직이 바뀌고, 또 저 자신의 관점이나 생각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저도 아주 가끔은 이렇게 매주 목요일이라고 정해놓고 써야 하나? 하고 회의(懷疑)에 빠
질 때가 있습니다. 저 자신이 마치 생각을 억지로 쥐어짜는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
런데 이렇게 회의를 느끼지만 아주 가끔입니다. 왜냐면 이렇게 정해놓지 않으면 한 달에 한
번도 안 쓰게 된다는 것을 저 자신이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저는 자율을 존중합니다. 대처로 조직을 운영하는 데도 저 정도 자율에 맡기는 경우도
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자율은 강한 구속 안에서만 자율이라고 생각합니
다. 사람은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괴로운 일을 계속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미국에
서 실험한 결과가 있습니다. 연초(年初)에 스스로 운동을 시작한 100명 가운데 연말(年末)까
지 계속하는 사람은 1%도 안 되었습니다. 이것이 사람의 모습입니다. 우리 자신이 다 그렇
지 않습니까? 전언이나 나눔글 쓰기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운동을 해서 살 빼야지 하고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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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 몇 바퀴 돌다가 그만 둔 적이 몇 번입니까? 미리 돈 내놓으면 다니겠지 하고 헬스 클
럽에 6개 월 치 선불로 내고 두어 달 가다가 그만 둔 적이 한두 번입니까? 운동이 잘 안 되
니까 이번에는 저녁을 덜 먹어야지 결심하고 몇 일 하다가 그만 둔 적도 한두 번이 아닙니
다. 영어 회화 학원에 등록한 것이 몇 번이고, 일본어 학원에 등록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닙니
다. 그래서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도 나온 겁니다. 그러고 보면 몇 kg씩 뺀 사람도 독
한 사람이고, 어학을 마스터 한 사람도 독한 사람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힘든 것을 싫어합니
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어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전언이나 나눔글을 쓰는 것은 다이어트를 하거나 어학을 공부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
입니다. 꼭 해야 할 절박한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장 안 한다고 표가 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배진호 팀장이 투자유치를 하는 자료로 삼겠다고 CEO전언을 다 모아서 제본
을 했습니다. 제가 봐도 꽤 두꺼웠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 분량을 혼자 알아서 쓰라고 하면
과연 쓸 수 있었을까요? 못 쓸 일은 아니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쓸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여수룬 CEO고 또 금요일에는 CEO전언으로 나눔을 해야 한다는 피
치 못할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금요일에 여수룬 구성원 전부가 CEO 전언으로 나눔을 한다는 것이 저에게
는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황이 저로 하여금 전언을 쓰면서 저 자신을 정리
하도록 강요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강요를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저는 이 강요가
저 자신에게 매우 유익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압니다.
저는 내용만큼 형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종교에서 제례(祭禮)는 곧 내용입니다. 매
주 교회에 가는 것, 매주 성당에 가는 것, 때가 되어서 절에 가는 것 모두 형식입니다. 그런
데 이 형식 없이는 내용이 애당초 채워지질 않습니다.
독서토론회라는 형식이 독서라는 행위를 강화시켜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제가 일주일에 일회, 나눔글을 쓰라고 강요를 하는 이유입니다. 이 강요는 유익
한 강요입니다. 쓰고 싶을 때 쓰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은 달콤한 유혹에 불과합니다. 쓰
라고 다그쳐도 못 쓰는데 쓰고 싶을 때 쓰라고 하면 아마 일년에 한번 쓰기도 힘들 겁니다.
일 주에 한번이라는 강요는 그래서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가끔, 평직원들에게도 나눔글을 쓰라고 강요를 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그렇게는 하지 않습니다.

뭘 써야 할까?
전언을 쓰려다 보면 뭘 써야 할까 하고 아주 오랫동안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쓸
게 없는데 뭘 쓰지? 하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저의 경우는 지금 중요한 게 뭘까 하는 고
민입니다.
전언 주제를 고를 때 저는 깊이 생각합니다. 지금 중요한 게 뭐지? 그리고 제 마음을 들
여다 봅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 거지? 나는 왜 답답하게 느끼는 거지? 답답한
게 없을 수가 없습니다.
현실은 이상(理想)에 미치지 못합니다. 현실은 더 나은 것에 비하면 더 못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실은 개선 되어야 합니다. 어떻게 개선되어야 할까? 이것이 나눔글의 주제입니다.
때로는 목표를 정하지 못하는 것이 고민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조직 내부의 갈등이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부하들이 제자리에 머무르고 나가려고 하지 않는 것이 걸림
돌일 수 있습니다. 이 부족한 것을 정리해서 드러내는 것이 리더가 할 일입니다.
현실은 미래보다 확실히 부족하기 때문에 전언이나 나눔글의 소재는 넘쳐 납니다. 현실
에서 부딪히는 갖가지 문제가 다 전언이나 나눔글의 소재입니다. 다만, 어떤 것이 더 중요하
고 긴급한 것인지를 분간하기 어려울 뿐입니다.
철학이나 사유(思惟)는 ‘중요한 모순(矛盾)을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모순(矛盾)이란 단어
가 좀 어려운데, 쉽게 말하면, 철학이나 사유는 ‘우선해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를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 비해 현재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 여러 가지 문제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을 찾아내는 것이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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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실장이 가르쳐 준 게 있습니다. 일은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중요
하고도 급한 일, 중요하지만 급하지는 않은 일, 별로 중요하지는 않지만 급한 일, 별로 중요
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일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네 가지 중에서 우선해야 하는
일은 바로 중요하면서도 급한 일이라는 겁니다. 그 다음이 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우리는 여러 가지 일 중에서 중요하고도 급한 일을 찾아내야 합니다. 일은 반드시 있습니다.
일이 없다면 사물은 이미 발전을 중단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살아 있다면, 혹은 운동(運動)하
고 있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이 말은 뭘 써야 할까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해답을 줍니다.
뭘 써야 할까 하는 고민은 쓸 게 없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쓸까를 고르는 과정이
라는 것을 알면, 아무래도 나눔글의 소재를 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뭘 개선해야 하는 걸까 하고 고민하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 또 직장인으로서 마
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어떻게 써야 하나?
나눔글을 쓰다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비난을 받을까 봐 두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미
묘한 문제여서 쓰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이 때의 답은 이미 여러 번 알려드렸습니다.
‘I-messege로 말하세요’
나눔 가이드 라인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감정을 나누세요’, ‘너, 우리라는 말은 사용하지 마십시오’
특히 ‘너’, ‘우리’라는 말을 안 쓰는 연습을 하면 나눔글을 쓰기가 편해집니다. 이것도 정
말 연습이 필요하지요? 저는 전언을 쓸 때 될 수 있으면 ‘나의 경험’, ‘나의 생각’을 나눕니
다. ‘사람들은’ 이란 말도 될 수 있으면 피합니다. 사람들은 다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은’이
란 단어로 묶일 수 없습니다. 그저 ‘내 생각’일 뿐이고, ‘내 느낌’일 뿐입니다.
다만, 사람의 직책이나 직분에 따라서, ‘개인의 생각’이지만 그것이 조직이 따라줘야 할
의견이 있을 뿐입니다. 그 누구의 의견도 다른 사람의 의견과 같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눔글은 나의 의견, 나의 생각을 쓸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편합니다.
나눔글에서는 지시, 명령, 권고, 권유, 충고, 훈계 등은 될 수 있으면 안 하는 것이 좋습
니다. 물론 될 수 있으면 입니다. 지휘자에게는 조직이 지휘권을 줬습니다. 지휘권은 때로는
명령이고 지시여야 합니다. 지휘자의 나눔글은 때로는 강력한 지휘서신(指揮書信)이어야 합
니다. 그렇지만 늘 지시하고 명령할 수는 없습니다. 상당히 많은 경우는 지휘자라고 하더라
도 설득하고, 설명해서 동의를 구하는 방식이 좋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방법을 많이 씁니다. 전언을 쓸 때도 내 생각을 잘 전달하는데 충실 하려고 애
씁니다.
미묘한 문제여서 쓰기 곤란하다는 바로 그 지점은 나눔글을 쓰기 가장 좋은 소재입니다.
미묘하지만 꼭 해결해야 할 일들이 참 많습니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말로 하면 실수하기
도 쉬운 일은 나눔글로 처리하면 참 좋을 때가 많습니다. 간접 대화이기 때문입니다.
I-messege는 상대편의 무장을 해제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기 때문
입니다.
어떻게 써야 하나? 하는 고민은, 어떻게 처리 해야 하나? 하는 고민과 일맥상통합니다.
매우 중요한 고민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주 부딪히는 대목입니다. 어떻게 말해야 하나?
그 고민을 해결하는 것은 개인의 과제입니다. 이 과제를 해결하면서 사람은 성장합니다.

글 쓰는 게 익숙하지 않다?
글쓰기를 힘들어 하는 것은 극복해야 할 과제일 뿐입니다. 특히 여수룬에서 성장하고 싶
은 사람은 연습해서 꼭 극복해야 합니다. 다른 회사는 안 그러는데 여수룬은 왜 이러지? 하
고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여수룬은 다른 회사 흉내를 내지 않습니다. 여수룬은 여수
룬일 뿐입니다. 더 좋기 때문도 아니고 더 옳기 때문도 아닙니다. 그냥 여수룬에서는 지휘자
들에게 나눔글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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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들 중에는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지휘자가 갖춰야
할 능력 중 글쓰기 항목이 꼭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글쓰기가 논리를
갖추게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논리를 갖춘 지휘와 논리가 부족
한 지휘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글로 정리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제가 전언을 쓰면서 느끼는 것은 글로 정
리할 때, 생각도 정리가 된다는 점입니다. 가끔씩 저 스스로 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어떤
일은 생각할 때는 정리할 게 정말 많아 보입니다. 그런데 막상 글로 정리해보면 기가 막힐
정도로 몇 가지가 안 됩니다. 그리고 전언을 써보면 내 생각의 갈래를 잘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제 경험을 모두에게 적용하기는 무리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글로 정리하는 것이 보통은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어느 정도 통용될 수 있습니다.
이현철 본부장은 영업 사원에게 기록은 생명이라고 강조합니다. 심하게는 기록이란 게
중요한 정도가 아니라 안 하면 안 되는 일이라고 교육합니다.
일반 회사에서는 일일보고서를 반드시 제출하라고 요구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일일보
고서를 작성함으로써 하루를 정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는 모든 회사에서 필수는 아닙니다만, 여수룬에서는 필수입니다. 여수룬에서는 정
리하고, 글로서 소통하는 것을 간부들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수룬에서 성
장하고 싶은 평직원은 지금부터 부지런히 나눔글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글쓰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저는 제 주변에 글을 정말 못 쓰면서도 막상 대학원 다니니
까 논문을 쓰는 사람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써야 되니까 쓰더군요. 요즘
은 아무나 대학원 갑니다. 대학원 간다고 등록금 내고 나면 논문 씁니다. 글쓰기라는 게 작
은 연습일 뿐 별 것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물론 잘 쓰고 못 쓰는 차이는 약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대체로는 밥 먹을 때 숟가락
질 잘 하냐 못 하냐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연습을 안 해서 조금 어려운 정도라
는 것입니다.
글 못 쓴다는 사람도 카카오톡으로 생각을 잘 전달합니다.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는 것이
나 나눔글 쓰는 것이나 본질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어렵다는 관념이 더 큰 문제일 수
도 있습니다.
저는 극단으로 말해서 그냥 쓰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나눔
글 가지고 잘 썼다 못 썼다 평가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안에 담긴 생각만 읽으려고 노력합
니다. 나눔글 쓰기는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물론 지휘자가 되려면 그것도 좀 연습을 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국어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가르칩니다. 쓰기도 기초입니다. 간부가 되어서 잘 못 쓴다고 하면 사실은 좀
난처한 이야기입니다.

정보 공유로서의 글쓰기
저는 정보 공유를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리고 소통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저부터 전언을 씁니다. 그리고 간부들에게 나눔글을 쓰라고 강요합니다. 조회(朝會)도 합니다.
정보를 강제로 공유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조회에서는 각 부서의 주요 사업을 브리핑 시킵니
다. 역시 정보를 강제로 유통시키기 위해서입니다. 간부들에게는 사업 구상을 발표하게 합니
다.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저는 조직은 일선 구성원들이 조직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아느냐에 따라서 발전하고
강해진다고 믿습니다. 너무나 많은 조직이 일선 구성원들을 한정된 일만 하게 만듭니다. 그
렇지만 사람은 기계가 아닙니다.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
습니다. 필요한 것은 상황을 알게 해주는 과정입니다.
저는 그런 여수룬을 만들고 싶습니다. 최대한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들
이 다수를 차지하는 그런 여수룬을 만들고 싶습니다.
간부들더러 나눔글을 쓰라고 하는 이유는 바로 이겁니다. 스스로 판단하기 위해 정리하
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지휘자의 생각을 잘 알려줘서 구성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4
도우라는 뜻입니다.
평조직원들에게도 나눔글을 쓰라고 권유하는 이유도 이겁니다. 평조직원은 직분과 직책
으로는 평조직원이지만 그 자리에서도 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나눔글은 스스로 정
리함과 동시에 조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리이고, 조직으로 하여금 상황을 이해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나눔글은 최소한 여수룬에서는 선택 사항은 아닙니다. 필수 사항입니다.(*)

5
[전언(傳言)]

가정(家庭)

2012. 10. 19. 금요일.

(*) 이번 글은 자칫하면 몇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어서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혹시


라도 이 글로 인해 마음이 아프신 분이 계시더라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미혼인 직원에게 가끔 연애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연애 잘하는 법이라


기 보다 좋은 배우자 만나는 법이라고 하는 게 맞을 텐데요. 하여간 연애를 잘 하고 좋은 배
우자를 만나는 데도 비법이 있습니다.
연애를 잘하려면 좋은 상대를 만나는 게 기본입니다. 사실 좋은 상대를 만날 수만 있다
면 연애를 잘하려고 애를 쓸 필요도 거의 없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첫 걸음이 중요합니
다. 그리고 기초가 중요합니다. 좋은 품성의 사람만 만난다면 그 다음의 일이야 어려울 게
뭐가 있겠습니까? 다소 어렵더라도 해결하기도 쉽습니다. 좋지 않은 사람을 만나서 좋은 관
계를 만드는 것은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기본을 무시합니다.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도 해보지 않고 연
애를 하고, 결혼을 합니다. 그리고는 나오기 힘든 수렁에 빠집니다. 사람의 본 모습을 보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고 만나기 때문입니다.
얼굴이 잘 생겨서, 매력이 넘쳐서, 좋은 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좋은 직장을 다니기 때
문에, 부모가 돈이 많기 때문에, 형제들이 출세해 있기 때문에 좋은 사람일 거라고 착각합니
다.
특히 여성들은, 돈이 많은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 이름이 난 사람을 좋은 사람과 동일
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이것은 여성이라는 DNA의 생존 본능입니다. 즉 자기 자식
에게 전달된 자기 유전자가 다른 유전자와 경쟁에서 이기기를 바라는 여성의 입장에서, 우월
한 유전자를 가진 남성을 판가름하는 기준은, 경쟁에서 이겼다는 사실이 가장 확실하기 때문
입니다. 돈이나 명예나 권력을 가진 남성은 경쟁에서 이긴 남성일 가능성이 크므로 돈 많은
남자, 지위가 높은 남자, 이름이 알려진 남자를 선택하려는 것은, 여성으로서는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다른 선택 기준이 없을 경우, 드러난 결과를 가지고 판별하는 것이야말
로 가장 확실합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자식을 책임지는 DNA가 훨씬 강합니다. 여성은,
아이를 오랫동안 뱃속에 가지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태어난 자식을 상당히 오랫동안 보호
하려는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를 뱃속에 오랫동안 가지고 있어야 하고, 또 혼자서는
살지도 못하는 유아를 오랫동안 책임져야 하는 여성의 입장에서는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남성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기까지 합니다.
반면, 남성은 개그에 흔히 등장하는 것처럼, 여성의 외모에 집중적으로 끌립니다. 남성
은 그야말로 자기를 복제한 유전자를 퍼뜨리는데 집중할 뿐입니다. 출생과 육아를 책임지는
DNA는 여성에 비해 터무니 없이 약합니다. 그러므로 여성의 지위, 명예, 권력보다 외모에
더 끌리게 됩니다.
이것은 이미 확인된 남녀 유전자의 특성입니다. 그런데 이 특성은 그야말로 유전자 퍼뜨
리기, 즉 생존만 생각했을 때의 특성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삶은 그저 유전자를 퍼뜨리는 것
만이 목표는 아닙니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삶의 질입니다.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행복하게 사는 것을 목표로 삼을 때는 상대에게서 정말 중요한 것을 알아야 합니다. 여성은
남성의 돈, 명예, 권력만 보고, 남성은 여성의 외모만 보다가 본질을 놓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본질이 좋은 상대를 만나지 못하고, 당장 보기에 좋은 상대를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잘못에 빠지지 않으려면, 우리는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좋은 사람
좋은 사람은 지(智), 정(情), 의(意)를 균형 있게 갖춘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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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은 어느 정도 지식을 갖춘 사람입니다. 사람과 세계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과 세계에 대해 지식을 갖춘다는 것은 학교에서 배우는 단순한 지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생, 삶, 사회와 그 상호 관계를 어느 정도는 이해하는 사람이어
야 합니다.
삶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람과 세계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관계를 어느 정
도 이해를 해야 관계를 잘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독서를 하고, 또 생각을 하는 능력을 어느 정도는 갖춰야 합니다. 아예 생
각하는 능력이 없고, 세상에 대한 상식조차 없으면 인생을 제대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너
무 무지하면 좋은 사람일 수 없습니다.
좋은 사람은 감정이 발전해 있는 사람입니다. 기쁨, 분노, 사랑, 즐거움, 슬픔, 미움, 욕
망,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감정이 발전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심할 경우 사랑이라는 감정조차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감정이
발전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배우자가 화가 난 것
도 알 지 못하고, 배우자가 슬픈 것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왜냐면 자기 자신이 슬프다는 감
정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이 분화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잘 이해
하지 못하기 때문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도 어렵습니다.
좋은 사람은 어느 정도 의지를 갖춘 사람입니다. 지식만 있고 실천하지 못한다면 참 공
허합니다. 좋은 의도를 갖고 있지만 의지가 약하면 그 또한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의지를 가진 사람은, 감정만큼 이성이 균형 있게 발달하여, 감정 때문에 삶을 망치지 않
는 사람입니다.
이 셋을 묶어 지정의(知情意)라고 부를 수 있고, 좋은 사람은 지(智), 정(情), 의(意)가
균형을 이룬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디 있을까?
그런데 지정의를 균형 있게 갖춘 사람인지를 판별하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왜냐면 대부
분의 사람은 가면을 쓰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되는 모습은 모두 감추고, 좋은 모습,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려 하기 때문에 사람의 본질을 보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특히 학교에서,
직장에서, 클럽에서 만난 사람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철저히 가면을 쓰고 행동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본질을 알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 전에는 안 그랬는데, 결혼하고 나니까 정말 눈을 뒤집고 봐야 할,
말도 안 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연애할 때는 상냥하고 다정했던 사람이 결혼을 하
고 나니 난폭한 사람이고 무심한 사람입니다. 땅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입니다. 이미
친인척 앞에서 많은 돈을 들여서 결혼식도 올렸고, 신혼 여행도 다녀왔으니까 무르기도 참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애도 하나 낳으면 빠져 나오기가 정말 어려워집니다. ‘이럴 줄 몰랐다’
고 해봐야 소용없습니다. 상대가 철저히 가면을 쓰고 행동했기 때문에 알아챌 방법도 사실은
별로 없었습니다. 내 발등을 찍고 싶다고 탄식을 하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가면을 쓴 상대를 어느 정도나마 알아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확률이 100%
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확률이 최소한 90% 이상은 되는 방법입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가족을 보는 것입니다. 특히 상대편 부모의 모습은 그 사람의 거울입
니다.
결혼은 두 사람의 역사가 만나는 것입니다. 자기 조차 잘 알지 못하는 자기의 역사와 보
이지 않는 그 사람의 역사가 만나는 것입니다. 나의 배경과 그 사람의 배경이 만나는 것입니
다. 겉으로 드러난 현재가 만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구성하고 있는 과거도 포함해서 만나
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어른들이 자녀들 결혼상대자를 구할 때, ‘가문(家門)을 보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정답입니다. 머리에 부은 물은 발로 갑니다. 부모의 삶은 자녀에게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부모는 자녀의 역할 모델입니다. 이와 관련된 속담도 참 많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못된 시어미, 미워하면서 닮는다’입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못할 짓을
너무 많이 해서, 시어머니가 살아 있을 동안 며느리는, 나중에 자기는 절대 저런 시어머니는

2
되지 않겠다고 다짐 하지만, 결국 그런 시어머니가 됩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윗대에 이혼한
사람이 많은 가계(家系)에는 아랫대에도 이혼한 사람이 많습니다.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인
가정에서는 자녀가 알코올 중독이 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학대 받고 자란 자녀가 결혼하
고 나면 자기 자녀를 학대합니다. 이것은 무서운 진실입니다.
역할 모델이 중요하다는 증거입니다.
이 사실은 반대쪽으로도 진실입니다. 사랑 받고 자란 사람이 자기 자녀를 사랑할 수 있
습니다. 칭찬 받고 자란 사람이 칭찬할 수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부모를 보고 자란 사람
이 자기도 결혼하면 배우자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식의 미래 모습입니다.
좋은 부모는 서로 사랑하면서 사는 부모입니다. 서로 사랑하면서 사는 부모는 자식에게
최상의 선물입니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면서 사는데, 사랑의 결실인 자식을 미워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사랑 받고 자란 자식이 배우자를 사랑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므로 상대편
을 알려면 상대편의 부모를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면서 살면, 다 그렇진 않지만 대체로 살림도 펴지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저로서는 정말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 부부들을 정말 많이 봤습니다. 제가 봤을 때, 그
들은 결코 수입이 많지 않습니다. 저라면 그 수입으로 도저히 살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부
부는 정말 친밀하게 서로 사랑하면서 삽니다. 그 부부들은 지금 삶만 놓고 따지면, 확실히
저보다 부유하게 삽니다. 그런 부부를 저는 너무 많이 봤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정말 결코
많지 않은 수입인데도 생활을 안정되게 꾸려가는 부부는 대개가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부
부입니다. 서로 위하는 부부의 살림은 어떤 형태로든 좋아집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겠지
만, 저는 그런 부부를 너무 많이 봤습니다.
부부가 사랑하면서 살고, 경제적으로 궁핍 상태에 빠지지 않으면, 가정이 화목해집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입니다. 가정이 화목해지면 모든 일이 잘 됩니다.
이것은 지극히 상식이고, 또 입증된 진리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마음이 울적해지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모가 이혼한 사람이 있을
수 있고, 혹은 부모 중 한쪽이 세상을 일찍 떠났을 수 있고, 또 부모가 불화를 겪었을 수 있
고, 또 부모가 자기를 학대한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할 때, 제가 참 마음이
아픕니다. 괜히, 묻어둔 상처를 건드리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혹시 마음을
상한 분이 있다면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이 점에서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몇몇 분은 알지만 저도 참 말하기 난처한 가정에
서 자랐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적도 없었고, 학대 받은 적도 없었지만, 부부가 전혀 사
랑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라면서 저도 참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의 부모님 두
분은 서로 사랑하지 않았지만, 각자는 저와 형제들을 아껴주고, 믿어주었습니다. 믿을 수 없
는 일이지만 실제로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참 난처한 가정 환경은 제 정서에는 큰 혼란을 주
었습니다. 물론 자라는 과정에서는 이것을 잘 몰랐습니다만, 결혼 하고 나서 보니 제 정서,
특히 부부상(夫婦像)이 엉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부모가 서로 사랑하지 않은
모습은 저에게도 역할 모델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때문에 저 자신은 결혼 생활에서 남편의
모습을 제대로 취하지 못했고, 너무 많은 실수를 했고, 제 처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지금은 열심히 회복하고 있지만, 아직은 과정일 뿐입니다. 제가 남편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가정이 해체 위기에 빠졌던 그 고통은, 제가 그나마 다른 사람들의 정서를 조
금은 알게 된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부모가 안정되지 못한 사람들은 사실 매우 위험합니다. 물론 이 위험은 잘만 다스리면
또 엄청난 축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자기가 겪은 그 어려운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
을 잘 이해할 수 있고, 잘 위로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부모가 안정되지 못한 경
우는 대부분 개인의 삶을 위협합니다. 저나 혹은 다른 형태로 부모로부터 충분히 돌봄을 받
지 못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적극 인정하면, 오히려 많은 축복을 받
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면, 부모가 안정된 상대를 구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굳이 위험을 안고 있는 사람보다 정서가 안정된 사람을 구하는 것이 백 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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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어떤 분이셨어요?
여수룬에서 면접을 볼 때 저는 꼭 이 질문을 합니다. ‘님에게 아버님은 어떤 분이셨어
요?’ 변형하면, ‘아버님을 형용하는 형용사는 어떤 겁니까?’, ‘아버지나 가족과 여행 자주 갔
나요?’ ‘아버님은 어떤 일 하셨어요? 하는 질문입니다.
꽤 거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에서는 면접 볼 때, 그 사람의 가족 관계에
깊은 관심을 가집니다. 여수룬의 질문은 부모가 이혼한 분, 혹은 사별하고 혼자 사시는 분,
또 부모와 관계가 안 좋은 분들에게는 정말 힘든 질문입니다. 알면서도 저는 물어봅니다. 가
족 관계가 어려운 분일 경우 같이 일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같이 일할 때 회사가 배려
할 각오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부모와 관계가 좋지 않아서 오히려 강할
수 있다는 점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도 다 감안합니다.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줄 알
면서도 이렇게 질문하는 이유는 가족 관계가 개인의 심성에 아주 깊은 영향을 미친다고 믿
고 있고, 또 여수룬 활동하면서 너무 많이 확인을 했기 때문입니다.
자식에게는 부모 중 특히 아버지의 존재가 매우 중요합니다. 아버지는 기둥입니다. 상담
쪽에서는 아버지 부재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미국 육군에서 심리학자와 사회학자로
팀을 만들어서 3세부터 18세의 아이들 200명을 조사했습니다. 이 조사팀은 아버지가 군 복
무로 집을 떠나 있는 아이들에게서 ‘아버지 결손 증후군’을 발견했습니다. 아이들은 아버지
가 떠나면 처음에는 아버지와 사별한 아이들과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그 반응은,
분노, 부정 및 공상, 재결합 시도, 죄책감, 두려움, 충동적 변화, 퇴행(退行)입니다. 이 조사
는 유명합니다.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이 주는 충격은 그만큼 큽니다.
그러므로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너무도 당연하게 서로 사랑했던 부부의 자식을 만나는
게 좋고, 또 아버지와 관계가 좋았던 자식을 만나는 게 좋습니다.

가정(家庭)
사람의 특징은 유전적 요소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도 많지만, 환경이 영향을 미치기도 합
니다. 쌍둥이의 DNA를 분석해본 기록이 있습니다. 일란성 쌍둥이는 태어났을 때, DNA가
100% 같다고 합니다. 80세 된 쌍둥이를 비교해보면 20%만 같다고 합니다. 쌍둥이의 DNA는
1년에 1%씩 변한 셈입니다. 유전적 요소와 환경의 상호관계를 짐작하게 해주는 조사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특질은 3세 이전에 이미 50%, 5세 이전에 80%가 정해진다고 합니다. 한
국에는,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말이 일리가 있는 셈입니다. 이
말에 따르면, 지금의 자기는 사실 5세 이전에 이미 형성이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5세 이전
이라면 결국 부모가 자식을 만든 셈입니다.
어린 코끼리를 말뚝에 매어두면, 커서도 그 말뚝을 못 벗어난다고 합니다. 그만큼 어릴
때 환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5세 이전에 형성된 자기는 결국 잠재의식으로 남습니다. 나도 모르게 어떤 것을 좋아하
는 것, 나도 모르게 화를 잘 내는 것 등등 왜 그런 지 모르는 나는 잠재의식이 지배하는 나
이고, 그 잠재의식은 5세 이전에 대부분 형성됩니다.
5세 이전을 지배하는 것은 가정입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부모입니다. 자식에게 부모
는 신과 다름 없습니다. 부모는 자식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여수룬 CEO로서 최소한 여수룬 구성원들에게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은
만들어주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왜냐면 저 자신이 난처한 가정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은
피해자이면서, 가정을 파괴한 파괴자였고, 그래서 엄청난 고통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잔업을 하지 않는 회사를 만들려는 것도 그런 시도입니다. 가장이 혹은 주부가 잔
업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가정에 돌아가서 평안한 가정을 만드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그
래서 저 뿐 아니라 여수룬 구성원들도 그런 삶을 살지 않게 하려고 합니다. 저는 맞벌이 부
부는 안 하는 게 좋겠다고도 생각합니다. 맞벌이 부부는 정말 힘듭니다.
저는 회사보다 가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여수룬 직원들도 그렇게 살기를 바라
고 있습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다는 것은 잘 압니다. 잔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되
는 사정이 있고, 또 몇몇 간부들은 가정을 희생시키면서까지 회사를 지켜주고 있다는 것도

4
잘 압니다. 그 점은 제가 큰 부담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잔업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미안하기도 합니다. 또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작업 프로세스를 바꾸고,
인원을 충원해서라도 잔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저는 형편
이 안 될 때는 어쩔 수 없었지만, 형편이 되는 상황에서는 사람이 부족한 데도 참고 일하라
고 하지는 않습니다. 현재 희생하고 있는 간부 혹은 부서는 어떻게 해서든 잔업을 안 해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저녁에 술을 안 마시고, 또 모임을 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2006년까지는
저도 늘 술 마시고 다녔고, 저녁에 일찍 들어간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핑계는 사회생활을
잘 하고, 또 네트워크를 잘 다지기 위한다는 것이었고, 회사에 일이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네트워크가 반드시 저녁 모임을 잘 해야 유지되는 지 매우 의문이고, 또 술자리
를 해야 사람을 더 잘 알게 되는지도 꽤 의문이 듭니다. 하여간 저는 그 어떤 조건에서도 가
정에 충실하게 하는 것을 방해하는 모임이라면 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주5일제를 철저히 지키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회사보다 가정이 더 중요합니다.
지금도 회사가 부족해서 간부들이 일부러 토요일에도 근무해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분들의 희생이 없었으면 여수룬은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어떻
게든 개선이 되기를 원합니다.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이 좋습니다.
올해 7월에 여수 EXPO를 가족 나들이로 간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여수룬이 가족을 중
시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돈을 벌었는데, 가족이 해체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돈은 벌었지만 자식이 엇나가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그런 것 따지지 않아도 가족이 평안한 사람이 건강도 하고, 또 일도
더 잘한다는 것은 확인된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정을 중시하는 여수룬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자식은 부모가 만듭니다. 여수룬 구성원들이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부모가 되어, 그 자
식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기를 저는 바랍니다. 그것이 제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고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수룬에서 나눔은 그런 부모가 되는 연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수룬 나눔에서는 경청하
는 방법을 배웁니다. 마음과 감정을 나누는 연습을 합니다. 여수룬 나눔에서는 무조건 지지
하고, 지원하고, 격려하는 것을 배웁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이렇게 연습하면 당연히 가정에
서도 조금은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자식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의 부모가 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CEO의 책
임이라는 저 나름의 신념이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는 구성원의 경제 조건을 좋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도 저의 신념입니다.

좋은 시 하나 전합니다.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5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자기도 역시 자기 과거의 연장에 서 있는 것이지만, 상대편도 역시 어마어마한 과거와


현재가 같이 오는 것입니다. 그 과거의 중심에 가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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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일과 가정

2012. 10. 26. 금요일.

집에서도 회사 일을 하세요
저는 여수룬 임직원들이 집에서도 홈페이지를 보고, 관리자 페이지에 들어가서 다른 사
람이 쓴 게시물도 읽어보고, 댓글도 달고, 또 나눔글을 써서 올리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렇게 하는 것이 괴로움이 아니라 즐거움이기를 바랍니다.
물론 안 해도 상관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홈페이지를 보고,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
하는 게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라, 그것 자체가 재미있는 놀이인 사람이 훨씬 빨리 발전하고
성장하리라는 사실입니다. 개인이 발전하고 성장하면 어떤 형태로든 그에 따른 결실을 얻게
될 겁니다.
저는 일을 그저 돈 때문에 하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회사 일은 괴로운 것이고, 어
쩔 수 없이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 회사를 그만뒀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일을 해서는
능률이 안 오르고, 개인도 성장하지 못하고, 회사에서도 전혀 인정받지 못합니다.
즐겁게 일하기 바랍니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을 누를 수가 없고,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일을 즐기는 사람을 당할 수가 없습니다. 정 안 되면 억지로라도
열심히 하십시오.
악기를 다루는 사람은 하루 8시간 이상 연습을 하나 봅니다. 물론 즐기면서 할 수 있으
면 최선입니다. 그런데 사람이라는 게 늘 그렇게 즐거울 수는 없습니다. 악기 연습하는 사람
도 그렇답니다. 그럴 때도 그 사람들은 그냥 습관처럼 연습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연습하다가 보면 다시 즐거움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는 억지로라도 열심히 하는 것
이 결코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여수룬 구성원들은 전부 회사 일을 즐겁게 합니다. 저는 그 점이 보입니다. 그
점에서는 우리 전부 복 받은 사람입니다. 회사 일을 즐겁게 하기 때문에 오래된 고참 사원들
은 확실히 성장했습니다. 개인의 능력도 성장했지만, 직급에서도 성장했습니다. 이렇게 말하
면 그럼 나는 그렇지 않아서 직급이 안 오른 것이냐 하고 말할 분도 있습니다.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은 여수룬이라는 회사가 체계가 안 잡혀 있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다 잘 챙
기지 못해서 생긴 일일 뿐입니다. 여수룬 사람들은 정말 회사를 사랑하고, 또 회사 일에 최
선을 다합니다.
다만 저는 조금 생각해볼 게 있다고 여겨서 이 전언을 씁니다.
저는 회사 일은 회사에서만 하고, 집에서는 절대로 회사 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조금 반대합니다. 저는 일과 삶이 분리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생각에는 회사 일은 괴로운 일이고, 삶을 방해하는 것이라는 사고가 어느 정도 깔려 있다고
여깁니다.
회사 일이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면, 집에서도 적당히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이 정상입니
다. 물론 저는 회사 일이 가정을 화목하게 하는데 지장을 주는 것이라면 결단코 집에서 회사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잔업을 안 해도 되는 회사를 만들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수룬에
는 잔업이 결코 많지 않습니다. 일부 부서가 잔업을 하고는 있지만, 그것도 어떻게든 없애려
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주5일제를 지킵니다. 연차 등 휴가를 쓰는데 눈치보지 않게 합니다.
저녁이 있는 삶을 지켜주려고 노력합니다. 회사 때문에 가정 생활에 불충실하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하려고 합니다. 저는 여수룬 때문에 삶의 질이 낮아지지 않게 하려고 합니다. 이 점
에서만큼은 여수룬이 우리 사회에서 평균 이상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제가 직원들이 집에서도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히 다른 의미
입니다.
저는 직원 여러분에게 여수룬의 일이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회사에 헌신하고

1
충성하기를 바랍니다.

저의 ㈜지즐 시절
저는 저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내가 오너가 아니었을 때, 내가 회사 일을 집에서도 했던
가?’
2004년에 ㈜지즐 사장이었던 이모씨가 저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일본에 택배 박스를 수
출하려는데 이 일을 좀 지휘해주실 수 있으세요?’ 저는 그 자리에서 OK하고 그 다음날부터
경기도 화성시 봉담에 있는 ㈜지즐로 출근했습니다. 물론 실업자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수도
있습니다. 조건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는 참 선했지만 그런 면은 분명하지 않았기 때
문에 그냥 ‘잘 되면 적당히 같이 나눈다’는 어리버리한 조건으로 일했습니다. 그때 월급은
270만 원이었습니다. 8년 전이었습니다만 아주 적은 월급이었습니다. 당신 제 나이가 45세였
으니까요. 그러니까 오너는 아니었고 어쩌면 전문경영인 비슷하게 일을 했습니다. 전문경영
인 비슷하다고 표현한 것은 당시 ㈜지즐의 총 인원이 6명이니 전문 경영인 운운하기 참 어
색하기 때문입니다.
그때, ㈜지즐은 한국에서 싸구려 재질로 만든 소파를 공급받아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회
사였습니다. 회사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습니다. 소파라고 해봐야 겉만 멀쩡할 뿐 뜯어보
면 페인트가 덕지덕지 묻은 못 쓰는 나무로 만든 것들입니다. 이 말에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
다. 당시 ㈜지즐이 악덕 회사였다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정말 싸구려 소파는 그렇게 만들지
않으면 그 가격으로 판매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때 일본 초저가 초밥이 버리는 고기
와 고급과 비슷하게 생긴 생선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드러나자, 업자들이 한 접시에 95엔
하는데 이렇게 안 하면 그 가격이 나오지를 않는다고 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싸구려만 찾
는 시장이 싸구려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어쨌든 ㈜지즐 6명 중 4명은 소파 파는 일을 했습니다. 일본 일은 저와 이모 사장이 했
습니다. 이 때 비즈니스는, 택배 박스를 한국에서 제작해서 일본 창고에 갖다 놓고, 일본어
홈페이지에 주문이 들어오면 배송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여수룬 비즈니스의 원형입니다.
이모씨가 홈페이지를 제작했고, 나머지 일은 제가 다 했습니다. 론칭할 박스 사이즈를
정했고, 박스 제작 회사를 섭외했고, 컨테이너를 수배했고, 인보이스와 패킹리스트를 작성했
습니다. 오버츄어 광고도 그때 처음 해봤습니다. 일본에 법인도 제가 세웠고, 일본 직원도
뽑았습니다. ㈜지즐의 일본 법인 이름은 ㈜조신(常進)입니다. 이 조신이란 이름도 제가 지었
습니다. 나카오 대표와 구보타 소장은 ㈜조신의 직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형태 비즈니스는 여러분도 알다시피 손익분기점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비용이
들어갑니다. 물론 당시에는 비용이 그렇게까지 들어갈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당시 원-엔 환율은 7.5:1까지 떨어지는 극도로 어려운 사정이었습니다. 원래 돈이
없는 회사였고, 비축한 돈도 없었습니다. 늘 자금 부족 때문에 허덕였습니다.
이때, 저는 오너도 아니면서 일본에 있는 친구에게서 300만 엔을 차입해주었고, 제 개인
돈 2천 만 원도 빌려주었습니다. 이 당시도 저에게는 돈이 하나도 없었는데, 마침 제가 주식
을 판매하고 받은 돈이 들어온 게 있어서 2천 만원을 넣어주었습니다.
이것은 이석주 부사장도 아주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제가 한, 이런 짓은 하면 안 됩니다. 바보짓거리입니다.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일
입니다. 누구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기가 오너도 아니면서 남의 돈을 빌려 오
너로 있지도 않은 회사에 빌려주고, 자기 집은 돈이 없는데 집에는 말도 안 하고 회사에 돈
을 빌려주는 짓은 바보나 하는 일입니다.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일입니다.
성경(聖經)에도 나옵니다.

타인을 위하여 보증이 되는 자는 손해를 당하여도, 보증이 되기를 싫어하는 자는


평안하니라(잠언 6:1-2)
지혜 없는 자는 남의 손을 잡고 그의 이웃 앞에서 보증이 되느니라.(잠언 17:18)
너는 사람과 더불어 손을 잡지 말며 남의 빚에 보증을 서지 말라.(잠 22:26)

2
보증을 서지 말고, 또 빚을 얻어서 남에게 꿔주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과 관계
를 끊어버리는 정말 위험한 행동입니다. 설사 집의 돈도 회사에 꿔주는 게 아닙니다. 그 전
에는 아는 사람이 보증해달라고 하는데 안 해주면 치사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경영자
라면 집을 팔아서라도 회사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안 그러면 비겁한 일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성경에도 절대 하지 말라고 한 일입니다. 저 역시 후배 대
출 보증 섰다가 신용불량에 걸린 바 있습니다.
그 때는 그게 바보짓인 줄도 몰랐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저는 그 당시 ㈜지즐을 나의
회사라고 생각하고 일했습니다. 마치 오너인 것처럼 일했습니다. 그렇다고 회사가 망하면
300만 엔과 2천 만 원을 받을 가능성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일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저는 이렇게 일하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건 정도를 벗어난 행동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말하는 것은 그 정신을 이해하라는 의미입니다.
저는 모든 것을 던져 넣고 일했기 때문에 ㈜지즐에서, 일본으로 물건을 보내는데 필요한
모든 사항을 몸으로 배웠습니다. 정말 생전 처음 인보이스도 작성해봤고, 패킹리스트도 작성
해봤고, 초대형 클레임도 맞아봤고, 또 일본 세관에서 전수(全數)검사를 당해서 3주 동안 통
관이 안 되어 입술도 타봤습니다. 이 모든 것을 배운 결과는 고스란히 ㈜여수룬 활동에 반영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학생운동을 할 때도, 정치를 할 때도, ㈜지즐 이전에 사업을 할 때도 저는
거의 전부를 던져서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이것이 꼭 모범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그렇게 했다는 것뿐입니다.
2002년에 이석주 부사장이 운영하다가 포기한 일본 야후 옥션 경매 대행 사이트를 운영
할 때도 그랬습니다. 그 당시 야후 옥션 경매 대행 사이트는 완전히 수동으로 입찰을 대행했
습니다. 이후에는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입찰을 대행했습니다. 수동으로 입찰을 대행하던 시
절에 정말 경매 마감이 새벽 3시에 걸린 건도 계속 입찰하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 때 경험도 역시 지금 모조리 제 경영과 철학 속에 담겨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교도소 수감(收監) 생활한 것조차 고스란히 제 경영 방침에 들어가 있습니
다. 어느 것 한 가지 지금 나를 만드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했던 것이 지금 저를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쳤
다고 확신을 합니다.
저는 바보짓도 많이 했지만, 어쨌든 내가 맡은 일을 내일이라고 생각하고 했고, 또 그
때문에 지금 이만큼이라도 성장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회사 일에 헌신하라고 말하면서 전혀 미안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직
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하려다가 곰곰이 생각을 해봤습니다.
내 동생에게도 이렇게 말할까? 아니면 내 조카에게도 이렇게 말할까? 결론은 분명합니다. 저
는 제 동생, 제 조카에게도 당연히 그렇게 말할 겁니다. 네가 오너인 것처럼 일해라. 여러분
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여러분 동생, 혹은 조카에게, 회사일 대충하라고는 절대 말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하면 개인이 발전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여러분께 회사에 헌신하고 충성하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다시 확인하지만 회사에 헌신하고 충성하라는 것이 가정을 희생하라는 것은 전혀 아니
라는 점은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저는 저만큼 회사가 가정 생활을 보호하려고 애쓰는 사람
도 많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집에서도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하기를 바랍니다.


별로 하고 싶지 않으면 억지로라도 하기 바랍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관리자 페이지에 접
속할 마음이 안 생기면, 여수룬하고는 인연이 안 닿는 겁니다. 다른 회사를 찾아보는 것이
좋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 상태에서는 여수룬에서 핵심 간부로 진급하는데 지장이 있을 겁니
다.
돈 한 푼 안 나오고 오히려 아이템 사느라 돈만 쓰게 되는 게임이 즐겁고, 영화 보는 일
이 즐겁고, 놀러 다니는 일은 즐거운데 회사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면, 차라리 게임회사에 취직하거나, 영화사에 취직하거나, 혹은 여행사에 취직하는 게 더 나

3
을 수 있습니다. 인생은 어차피 선택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도 선택
이고, 마지못해 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도 선택입니다. 기왕이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좋고, 아니면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진짜 나쁜 것은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은 것입니다. 어쩌지 못해 하는 일은 개인을 잡아 먹습니다.
인생은 길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생은 대충 살아도 되는 게 아닙니다. 즐거워야 하고,
행복해야 합니다. 일도 행복해야 합니다. 정말 어쩌지 못해 다니는 회사라면 그만 다니는 것
이 백 번 옳습니다.
집에서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하려면 개발실에 요청하면 됩니다. 아마 이 방법을 몰라서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을 하지 못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상급자들은 신입사원이 들
어오면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몰랐던 분들은 개발실에 협조를 요청해서 집에
서도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하시기 바랍니다.
집에서는 절대 회사 일 안 한다는 분은 어쩌면 회사에서도 회사 일을 안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문제에서는 별로 강요하지 않습니다. 저절로 정리가 될 것이기 때문입
니다. 집에서도 회사 일을 즐기는 사람과 집은 집, 회사는 회사로 분리하는 사람은 그에 따
라 자동으로 정리가 될 것입니다.
좋은 회사일수록 간부들을 회사 근처에 살게 합니다. 고급 간부들은 회사에서 이동 시간
30분 이내에 살게 합니다. 회사와 가정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당연히 집에서도 회사 일을
즐기는 사람이 핵심 간부가 될 겁니다.

다른 사람이 쓴 게시물도 될 수 있으면 다 보십시오.


역시 말씀 드립니다. 안 본다고 불이익을 주지 않습니다. 보든 안 보든 저는 체크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 게시물도 관심을 갖고 보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빨리 승진하고, 더 좋은 대우를 받게 될 겁니다. 그것은 제가 그렇게 하겠다는 뜻이 아닙니
다. 다른 사람 게시물까지 보는 사람은 회사 전체 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입니다. 회사 전
체 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자기 일만 하고 끝내는 사람에 비해 더 빨리 진급하고, 더 좋
은 대우를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여수룬에서 진급하고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여수룬을 사랑하는 사람입니
다. 사랑은 관심에서 출발합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여수룬을 사
랑하는 사람입니다. 여수룬을 사랑하지 않고, 회사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불이익을 주지는 않
습니다. 다만, 여수룬을 사랑하고 회사에 충성하는 사람이 더 빨리 진급하고, 더 좋은 대우
를 받는다는 것도 당연한 사실일 뿐입니다.
다른 사람 게시물을 보면서 댓글도 다시기 바랍니다. 댓글은 관심의 표현입니다.
이렇게 하려면 회사에서는 다 못합니다. 당연히 집에서도 어느 정도는 해야 합니다. 하
든 안 하든 그것은 각자의 선택입니다. 억지로는 하지 마십시오. 그 일이 재미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재미있게 일하면 반드시 보상을 받을 겁니다.

집에서도 게시물을 쓰시기 바랍니다.


회사에서 부서 게시물 읽기도 바쁘고, 남의 게시물 읽기는 거의 불가능한데, 게시물을
쓰고, 또 나눔글까지 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역시 알아서 할 일입니다.
저는 집에서 드라마 다운 받고 노는 일이 회사 게시판에 접속해서 나눔글을 쓰는 것보
다 더 즐겁다면 좀 생각해볼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의 게시물을 읽고 필요하면 간단한 댓글을 다는 데는 30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집에
서 그 정도 시간을 할애하지 못할 정도면 정말 생각을 많이 해봐야 합니다.
나눔글을 쓰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안 해
도 되는 일은 결코 아닙니다. 나눔글을 쓰고 안 쓰고는 지휘를 하고 안 하고의 문제로 반드
시 연결될 겁니다.
저는 열심히 하는 사람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수룬의 간부가 될 사람은 정확하
게 지휘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실무자로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라, 비전을 세우고, 목

4
표를 제시하고, 그것을 정리해서 부하를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이런 일 할 수 있는 사람이 결코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이 지휘자가 되는
것이 합당합니다.
저를 돌아봤습니다. 학생운동 할 때 그런 과제를 많이 받았습니다. 나라의 주객관적 상
황을 분석하고, 전략을 짜고, 전술을 짜라는 지시를 많이 받았습니다. 지금도 힘든데 그때는
얼마나 어려웠겠습니까? 어디 나온 것 베끼고, 또 작은 머리로 되지도 않는 계획을 짰습니다.
그 당시 지시를 한 사람도 하지 못하는 일입니다. 전략과 전술을 짜고 운용한다는 것은 최고
급 기능입니다. 연습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보고 배워야 합니다. 그런 연습을
계속 하면서 겨우 전략과 전술을 짠다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 설득하는 방법을 조금씩 익혔
습니다.
여수룬의 직원과 간부들을 보면 신기합니다. 최근에는 조회 때 실무 담당자들더러 브리
핑을 하게 합니다. 도대체 어디서 저런 능력을 얻었을까요? 제가 그 나이 때는 전혀 하지도
못했던 전략과 전술을 짜서 발표를 합니다. 발표도 기가 막히게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글로 써서 지휘서신을 만들라고 하면 그때는 또 신기할 정도로 하지를
못합니다. 프리젠테이션 자체가 전략이고 전술을 담은 것인데 그것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그
것을 나눔글로 표현하는 것은 힘들어 하는 것입니다.
아마 발표한 내용에 구체성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수룬 임직원들은 확실히 능력이 있고, 또 가능성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사 일에 집중하고, 회
사에 충성하는 것입니다. 좀더 깊이 알고, 깊이 생각하면 구체성이 생깁니다. 또 그렇게 연
습해야 합니다.
좋은 글을 쓰려면,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보면 됩니다. 전략을 짜고, 전술을
구상하고, 설득하려면, 많이 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계속 표현해 봐야 합니다.
여수룬에서는 그렇게 해야 성장하고, 진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수룬은 그런 연습을
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곳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것이 꼭 여수룬에서 성장하고 진급하
는데 필요한 일일까요? 전략을 짜고, 전술을 구상하고, 개선을 생각하는 것은 어떤 회사,
어떤 조직에서도 귀하게 여기는 능력입니다.
이런 능력은 투여하는 시간만큼 나온다고 보면 좋습니다. 물론 천재들은 예외입니다. 보
통 사람은 다 투여하는 시간만큼 전략과 전술, 개선안을 짤 수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면
유혹할 방법을 찾게 되어 있습니다.

24시간 근무
저는 24시간 회사 일을 생각합니다. 새벽 4시 무렵에 카톡으로 누구에게 메시지를 보내
면 그때 답변을 보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꽤 오랜 시간을 카톡으로, 또 형편이
되면 전화로 회사 일을 이야기합니다. 주말에도 이야기합니다. 아내는 당연히 싫어합니다.
눈치 보면서 합니다. 억지로는 절대 못할 일입니다. 저만 메시지 보내는 것이 아닙니다. 그
쪽에서도 마찬가지로 그 시간에 문자를 보내기도 합니다.
저는 이렇게 대화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괴롭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가정 일에 방해를
받지는 않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가사일 많이 합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 이사온 지 이제
만 2년이 다되어 갑니다. 제 처는 1년 되기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어디 버리는 지 몰랐습니
다. 어느 날 제가 없을 때,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려고 가지고 나갔는데 갑자기 어디에 버리
는지를 몰랐다고 합니다.
물론 제가 사회에서는 거의 왕따처럼 생활하니까 시간이 남아서 그런 점도 있습니다. 저
는 회사-집-교회 외 관계는 거의 끊고 삽니다. 그러므로 회사 일은 그냥 생활 가운데 하나
고, 즐거운 일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억지로 하지는 않습니다. 재미있으니까 하는 겁니다.
생각을 바꾸면 회사 일은 즐겁습니다.
시시껄렁한 드라마보다 드라마틱 합니다. 드라마에서는 나와 전혀 상관 없는 사람이 죽
어 가고, 사랑에 빠지지만, 회사 일은 그야말로 큰 성취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여수룬에서 회사가 잘 되면 당신에게 어떤 대우를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같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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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우는 지금까지 없습니다. 돈으로 혹은 물질이 전제가 되는 만남을 피하고 싶었기 때문
입니다. 우리 사주라는 말도 제 입으로 꺼낸 적은 아직 없습니다. 왜냐면 그런 말을 쉽게 뱉
었다가 고통 당한 경험이 참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입을 열어 말하지 않아도 분명한 것은 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면, 그리
고 돈이 많아지면 소속한 사람들은 당연히 그에 따른 대가는 받게 됩니다. 또 열심히 일한
사람이 그만큼 대가를 받게 됩니다.
저는 자주 기도합니다. 여수룬을, 하나님이 저 혼자 잘 먹고 잘살라고 저에게 준 게 아
니라, 세상에 두루 유익하게 쓰일 수 있도록 저에게 잠시 맡긴 것이므로 그 뜻대로 살 수 있
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여수룬에서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런 여수룬입니다.
아이템 사서 점수 몇 점 올리는 것보다 훨씬 의미가 큰 일입니다.
여수룬 일이 재미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재미가 있어서 집에서도 당연히 들여다 보기
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에 합당한 결과가 반드시 있을 겁니다.
다 아는 넌센스 퀴즈 하나 내면서 마칩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장 빠르게 가는 방법이 뭘까요?
예, 이미 다 알고 있는 겁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가는 것입니다.
회사 일을 여러분에게 즐거운 일이기를 기대합니다. 아니면 억지로라도 즐겁게 일하시기
바랍니다. 그게 행복해지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6
[전언(傳言)]

정책 만들기

2012. 11. 02. 금요일.

오늘 나눔 주제는 정책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할 일입니다. 평사원이나 초급 간부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별로 나와 상관 없는 주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 회사들이, 정책은 CEO나 경영진 혹은 고급
간부들이 세우고 평사원이나 초급 간부들은 지시를 받아서 실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렇게 조직을 운영합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조직을 운영하다가 보면 정책을 수립하는 방법은
고급 간부가 되어서야 배우게 됩니다.
그런데 정책을 만드는 것도 평소에 자주 듣고, 옆에서 지켜보면 자기도 모르게 배우는
것이 더 많습니다.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한 것은 그런 이유입니다. 부모가 자녀들과 밥을 먹
으면서 대화를 하는 게 따로 공부 시간을 정해놓고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과 마찬가
지입니다. 제가 아침마다 과장 이상 간부 조회를 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소통도 필요하
지만 제가 경험한 것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가르치려고 하지 말라고 저 스스로 늘 이야기
하지만 그래도 또 CEO로서 가르쳐야 할 것은 있기 때문에 그런 시간을 가집니다. 최상급 간
부들에게는 필요 없지만 초중급 간부에게는 가르칠 게 있기 때문입니다.
평사원들도 성인입니다. 생각할 능력이 있고, 판단할 능력이 있습니다. 당연히 정책을
만드는 과정을 같이 지켜보고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나라 정책도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
는데 이 정도 회사 일에 참여 못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다만 분석하는 틀을 익히고, 경험을
쌓는 게 필요할 뿐입니다.
저는 평사원이라고 해도 회사 전체의 비전이나 정책을 잘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 생각합니다. 저는 조직 구성원들이 조직 전체의 비전이나 정책이나 혹은 일하는 방식을
잘 이해해야 자기가 맡은 일도 잘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정책을 만든다는 것조차
일선 구성원들의 참여가 없으면 반쪽 짜리라고 생각합니다.
전체를 모르는 채 자기 맡은 일만 하면 개인은 조직에서 소외(疏外)되는 일이 발생합니
다. 즉 자기가 회사 일을 하지만 회사는 자기와 무관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내가 만
든 물건을 나는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상품으로부터 소외라고 합니다. 내가 일하는 조직이 나
하고는 별로 상관 없는 현상이 조직으로부터 소외입니다. 이런 일이 생기면 개인은 일할 의
욕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구성원들이 회사 전체의 비전과 전망을 잘 알 수 있도록 하려
고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습니다. 회사가 정책을 세우는 과정을 아는 것도 이 일환입니다.
무척 중요합니다.
여수룬은 정말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래 표는 여수룬 구성원의 증가표
입니다.
인원증가
년도 사원수(명) 비고
2008 9
2009 20
2010 31
2011 62
2012 73 올해 9 월 현재

정말 무서운 속도입니다. 이 속도를 보면 지금 있는 여수룬 구성원들도 곧 간부가 되어


야 한다는 것을 체감하게 됩니다. 아이가 자라지 않으면 부모에게는 큰 근심거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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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나이가 먹으면, 정신도 육체도 성장해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그렇게 자라도록 도
와줄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에서 근무 햇수가 늘어나면 성장
해야 합니다. 실무 능력도 발전해야 하고, 리더십도 키워야 하고, 인격도 성장해야 합니다.
상급자는 자기 부하가 그렇게 클 수 있도록 지원하고 또 지도해야 합니다.
저는 회사에서 직원들의 역량을 키우는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전언을
씁니다. 화, 수, 목요일에는 대리주임교실을 엽니다. 목요일에는 과장 이상 간부 학습회를 주
관합니다. 신입사원 교육도 제가 합니다. 점심 시간도 직원들과 같이 보냅니다. 외부에 나가
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여건이 되는대로 여수룬 간부와 직원을 만납니다. 지금 있는 구성원
들의 성장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고, 또 필요하니까 외부에서 영입을 하지만, 가장 기본은 현 구성원들을 성장
시키는 것입니다. 현 구성원이 성장하지 못한 채 외부 영입만 늘어나면 조직의 응집력이 무
너질 수 있습니다. 개인의 힘을 합친 것이 조직력이 아닙니다. 조직력은 그 자체로 발휘됩니
다. 그러므로 산술적 합이 아닌 조직력을 발휘하려면 응집이 되어야 하고, 응집은 현 구성원
의 성장 위에 새 피가 들어올 때 강해집니다.
현 구성원들의 성장이 조직에서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제 소신 때문에, 평직원이나 초급
간부들에게는 다소 무관해 보이는, ‘정책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는 이번 주 전언의
주제를 다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주제는 사실 어렵지도 않습니다. 자주 해보면 쉬워집니다. 또 이 과정을 통
해 조직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도 있고, 또 생각하는 능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전단지 가격을 조정할 필요


오늘 주제는 원래 엔저 현상이 나타나는데 따른 대처 방안을 찾아보자는 회의에 부쳐졌
던 건입니다. 그런데 엔저에 따른 대처방안을 따지면 너무 복잡해지므로, 오늘은 안건을 좁
혀서 전단지 적자를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한 사례를 통해, 정책을 만들 때는 무엇을 고려해
야 하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전단지는 우리에게 큰 고민이었습니다.
전단지 매출은 확실히 늘었습니다.

주요아이템의 작년 대비 올해 10 월 31 일까지의 성장률

전단지 명함 스티커 현수막


103.8% 5.4% 9.8% 32.4%

주요아이템의 2010 년 대비 2011 년 성장률

전단지 명함 스티커 현수막


95.5% 24.2% 34.9% 317.8%

위 표는 작년 대비 올해 10월 31일까지의 주요 아이템의 성장률이고, 아래 표는 재작년


대비 작년의 주요 아이템의 성장률입니다.
이 표를 보면 다른 품목에 비해 전단지의 성장은 확실히 빠릅니다. 여기에는 올해 2월과
7월 두 차례 전단지 가격을 대폭 인하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여겨집니다.
전단지의 매출이 이렇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단지만 놓고 보면 여전히 적자라는 심
각한 상황이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단지 가격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 지가 문제입니다.
당연히 전단지 가격은 올려야 합니다. 그런데 전단지 가격을 올리려면, 언제, 얼마나 올
려야 하는지를 정해야 합니다. 이렇게 정하는 것이 정책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제 이 과정
에서 고려해야 하거나 감안해야 할 것을 한번 살펴봅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저는 생각을 한
다는 것이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다른 문제를 생
각할 때도 이런 사고 패턴을 참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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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에서 바뀐 것들-주체의 상황
정책을 만들 때는 우리 내부의 상황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그 다음에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주변 상황을 감안해야 합니다. 주체의 조건과 객관의 상황이라는 분석 틀을 가지고
상황을 들여다 보는 것은 다른 일을 계획할 때도 많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도 자꾸
연습을 해야 합니다. 연습하지 않고, 훈련 받지 않고 되는 일이 없습니다.
전단지 가격을 조정하는데 염두에 둘 수 있는 우리 자신의 상황을 살펴 봅시다.

<전단지는 적자 상품이다>
통계가 정확하다면 지금 전단지는 매출이 올라가도 적자가 납니다. 그렇다면 지금 전단
지는 팔아도 남는 게 없기 때문에 안 파는 게 오히려 낫다는 결론이 나버립니다. 이것이 사
실이면 전단지 가격은 무조건 올려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이 통계조차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결론이 날 수도 있
습니다. 10월31일까지의 전단지 가격은 최적의 조건에서 생산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짠 가
격입니다. 그런데 전단지 주문이 늘어나면 현재 적자 구조가 해결될 수도 있다면 어떻게 될
까요? 역시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현재의 상황을 분석했다고 해서 앞으로 일을 정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그러므로 정책을 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전단지는 적자 상품이고, 이 문제는 매출 증대로 쉽게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 점에서 전단지는 우리를 힘들게 하는 상품입니다.

<전단지를 아예 못 팔아도 우리 총매출은 15%만 줄어든다>


10월 말까지 우리 회사 전체 매출에서 전단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5%입니다. 전단지
마진율이 평균 30%라고 하면 전체 영업이익에서 전단지가 감당하는 것은 크지 않을 수 있
습니다. 극단으로 말해서 전단지를 아예 못 판다고 해도 회사에는 거의 타격이 없다는 뜻이
됩니다. 이런 조건 역시 전단지 가격을 조정하는데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충분히 감안
을 해야 합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데는 우리 총매출이 이번 달에 6천4백만 엔 가까이 되는 현실이 있
습니다. 다른 매출이 어느 정도 받쳐주므로 전단지 가격을 결정하는데 부담이 많이 줄어든
것이 우리 조건입니다.

<우리도 강자다>
이 점 역시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일본 인쇄 통판 시장에서 애드프린트는 이제 강자
입니다. 일본 인쇄 통판 시장에서 프린트팩이 1위라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 프린
트팩이 애드프린트를 무척 의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우리가 7월에 동경 판촉
엑스포에 참여했을 때, 엑스포에 참여한 프린트팩 상무가 우리를 찾아와서 “애드프린트 때문
에 정말 신경이 쓰인다”고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프린트팩의 전단지 가격을 조사해
보면 애드프린트를 철저히 의식했다는 것은 매우 분명합니다.
좀더 조사해봐야겠지만 일본 전단지 인터넷 판매 분야에서는 프린트팩과 애드프린트 양
강 구도가 아닐까 여겨집니다. 물론 매출을 말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매출로 따지면 애드
프린트는 일본 전단지 판매 분야에서 아예 있지도 않은 회사입니다.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미래를 놓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 조건도 가격 결정에 매우 중요하게 감안해야 할 사항입니다. 왜냐면 프린트팩이 끊임
없이 애드프린트를 의식한다면, 우리가 먼저 가격을 움직여줄 필요도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
가 판단했을 때 지금 프린트팩도 고통스럽습니다. 우리보다 더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우
리에게는 전단지가 결코 주력이 아니지만, 프린트팩에는 전단지가 주력일 수도 있습니다. 그
주력 상품 가격을 애드프린트에 맞추면 프린트팩도 결코 편할 수가 없습니다.
총량으로 보면 애드프린트는 프린트팩에 비교가 안 되는 회사입니다. 애드프린트는 지금
기껏해야 한 달 매출이 6천 만 엔이고, 프린트 팩은 6억 엔 이상입니다. 애드프린트는 프린
트팩의 1/10도 안 되는 회사입니다. 그렇지만 경영을 하는 입장에서는 아무리 작아도 경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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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생기면 곤란해집니다.
이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명함을 놓고 따져 봅시다. 일본 시장에서 명함 가격은 애
드프린트가 최저입니다. 그런데 이 가격선에 i-insatsu.jp가 있습니다. 판매 총량에서 보면
아이인사츠는 우리에게 비교할 수 없는 작은 회사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이인사츠를 의
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기업이 이미지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팔아야
할 것은 이미지 입니다. ‘애드프린트는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다’는 이미지는 정말 위력
이 있습니다. 특히 ‘싸다’는 것은 강력한 무기입니다. 상품개발부의 배진호 팀장이 인터넷 최
저가를 고수하기 위해 고심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정말 우리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아이인사츠 때문에 명함 가격을 올릴 수가 없습니다. 이 점은 프린트
팩이 눈물을 머금고 전단 가격을 우리 가격에 맞출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격을 올리면 프린트팩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이런 조
건 역시 우리에게는 무척 중요합니다.

<영업점이 시작된다>
이 조건도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애드프린트의 전단지 가격 정책은 프
린트팩의 85% 이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직접 고객을 상대한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가 있습
니다. 얼굴을 본다는 것은 상품을 책임진다는 의미입니다. 온라인의 한계는 구매자에게는 엄
청난 책임을 요구하는 반면, 판매자는 그 책임에서 슬쩍 비켜 서있는 구조입니다. 구매자는
돈을 먼저 냅니다. 판매자는 돈을 받고 나서야 물건을 보냅니다. 이 때문에 고급 물건을 구
매한다거나, 대량 구매를 한다거나, 기제품이 아니라 인쇄물처럼 주문품일 경우 편하게 거래
하기 어렵습니다.
사람이 직접 찾아가면, 특별 사이즈여도, 특수 재질이어도, 대량 주문이어도 직접 상담
을 할 수 있습니다. 물건에 문제가 생기면 담당자를 불러서 상의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엄청난 변화입니다.
이 일을 지금 우리가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영업점 홈페이지는 11월이면 아쉬운 대
로 쓸 수 있게 됩니다. 영업점 홈페이지가 완성되면 영업점 유치 활동을 제대로 시작하게 됩
니다.
이미 우리 제품의 품질은 일본에서 생산된 제품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배송기간도 특별히 늦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홈페이지도 믿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오프라인 영업을 할 경우, 프린트팩에 비해서 굳이 싸게 할 이유는 없어집니다. 같은 조건이
라면, 고객 입장에서는 오히려 우리와 거래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영업점은 고객과 얼굴을 맞대고 관계를 맺어갑니다. 손해날 일이 아니면 얼굴을 맞대는
사람을 통해서 거래합니다. 이 때문에 전단지 나아가서 포스터, 무선철(無線綴), 중철(中綴)
등 페이지물(物) 가격을 인상하는 폭도 어느 정도 기준을 바꿀 수 있습니다.

환경-객관 조건
정책을 결정할 때는 주체의 조건이 어쩌면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객관 상황도 잘
봐야 합니다. 전단지 가격을 조정하려는 지금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도 감안할 사정은 있습니
다.

<프린트팩의 존재>
일본 인쇄 통판 시장에서 프린트팩은 강자입니다. 우리는 프린트팩의 가격을 절대 무시
할 수 없습니다. 지난 번에도 인용했지만, CEO의 덕(德)도, 간부들의 능력도, 직원의 단결도,
직원의 헌신도 가격이라는 경쟁력을 따라가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애드프린트는 ‘좋은 제품을, 싸게 팔아서’ 성장했습니다. 이 반대도 성립합니다. 애드프
린트의 상품 가격이 프린트팩보다 비싸면 지금까지 있었던 일과 반대되는 일이 생길 수 있
습니다. 이 점에서 앞서 말한 대로 일본 인터넷 인쇄 시장에서 프린트팩과 애드프린트는 서
로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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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본 인터넷 인쇄물 판매 분야에서 2위 업체입니다. 이 점을 우리는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고, 적절히 처신할 필요가 있습니다.

<엔저 현상>
지금 엔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환율은 정말 애드프린트가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외부 환경입니다. 엔저 현상은 기존 이익률을 순식간에 떨어뜨립니다. 엔-원 환율이 1
원 떨어지면 1천 만 엔 기준으로 1백 만 엔 가까이 환차손이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한국으
로 오는 돈이 4천 만 엔이면 순식간에 4천 만 원 가까운 돈이 공중으로 사라져버립니다.
애드프린트가 이렇게 성장한 것은 기적입니다. 2008년 이후 엔고 현상이 지속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애드프린트는 조직이 급성장했고, 또 급성장한 만큼 정비가 되었습니다. 엔고 현
상이 없었다면 지금 애드프린트는 결코 있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엔고 현상을 잘 활용해
서 기술연구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했습니다. 이 정도 조직에서 프로그램 개발실, 상품개발
파트, 영업본부를 운영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업체는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이쪽에 엄청난
투자를 했습니다. 그 결과 프로그램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고, 이제 영업 본부에서 이익을 내
고 있고 또 영업점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상품이 속속 올라올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 모든
인력은 극단으로 말하면 당장은 없어도 되는 인력일 수 있습니다. 이쪽에 투입된 자금은 대
부분 투자였습니다. 이 투자로 인해 우리는 이제 엔저 시대에도 어느 정도 대비를 할 수 있
게 된 것입니다.
물론 주체를 강화해서 대비를 할 수는 있지만, 엔저 자체는 우리에게 부담이 됩니다. 엔
이 어디까지 내려갈 지 아무도 모릅니다. 엔-원 환율이 1 : 12 혹은 1 : 11로 가면 판을 다시
짜야 합니다. 어쩌면 무리를 해서라도 엔저에 대비해서 일본 상품을 중국 혹은 한국에 파는
일을 앞당겨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중국 혹은 한국에 물건을 파는 일을 앞당긴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정책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데 5년이 걸렸는데, 중국
진출과 안정에 5년이 안 걸릴 거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물론 경험이 많이
쌓였고, 기반이 어느 정도 갖춰졌으니까 기간은 훨씬 단축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현재 엔저 상황에서는 상품 가격을 조금씩 올릴 준비는 하는 게 좋을 수 있습니
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단지를 제외한 다른 상품들은 가격을 올려도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을 정도의 여분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엔저 현상이 얼마나 지속되고 어디까지 갈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이것은 우리가 어
떻게 할 수 없는 조건이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것입니다.

분석과 정책 수립
상황을 분석할 때는 주객관 조건을 동시에 봐야 합니다. 자기 형편과 외부 상황을 동시
에 본다고 해도 수립하는 전략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아군이 불리하게 때문에 도망갈 수
도 있고, 정반대로 옥쇄(玉碎)를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지휘자의 선택입니다. 그렇
지만 선택을 할 때조차 주객관 조건은 봐야 합니다.
모든 불리한 조건에서도 전단지 가격을 유인 상품으로 내걸고 적자를 감수할 수도 있습
니다. 전단지는 버리고 나머지를 많이 팔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전단지라고 해도
후가공이 들어가면 우리가 가격에서 압도합니다. 이 점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한 일입니다.
주객관 상황을 보면서도 선택은 전혀 별개일 수 있다는 점이 정책을 세우는 데 걸리는
어려움입니다.
이번에 회사에서는 11월부터 전단지 가격은 15% 전후, 페이지물은 30% 가량 인상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책 담당자들은 위의 조건을 다 감안했습니다. 경험을 쌓는다는 것은 자기
도 모르게 위에 검토할 사항들을 같이 검토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한두 가지 요소가 아니라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해서 판단하는 것이 리더가 되는 길입니다. 어쩌면 이 차이입니다. 경
험이 없는 사람은 한 가지 사실로 정책을 결정하고, 경험이 있는 사람은 종합해서 정책을 결
정합니다.
여기서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결정에 사람과 관계, 회사와 소비자의 관계도 놓여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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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점입니다.
저도, 그 누구도 이것을 하나하나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제가 주객관 조건의 예
를 들었지만, 저조차도 이것을 제대로 분석할 수 없습니다. 사실을 말한다면 이 모든 것을
기반으로 해서 직관(直觀)과 추상(抽象)을 동원하여 일단 정책을 세우고, 그 정책의 정합(整
合)을 따져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을 잘 하려면 타고나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렇지만 타고나는 것은 우리 몫이 아닙
니다. 그것은 하늘이 준 재능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못한 우리는 공부하는 수밖에 없습니
다. 경험을 쌓고, 연습을 해야 하는데, 공부는 수 많은 경험을 응집시킨 것이기 때문에 공부
자체가 매우 중요합니다.
늘 결론은 이렇게 내려 집니다.
공부해야 합니다. 경험해야 합니다. 연습해야 합니다.
오늘은 전단지 가격 인상을 계기로 정책을 수립한다는 것을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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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2013년 3월, 매출 1억5천만 엔 매출 목표는 수정되어야 하나?

2012. 11. 09. 금요일.

올해 3월30일 쓴 전언을 봤습니다.

우리는 올해(2012 년) 3 월 5 천만 엔 매출을 달성했으니까, 2015 년 3 월에 월 10 억 엔


매출을 이루려면 무려 스무 배를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대략 1 년 뒤인 2013 년 3 월
1 억 5 천만 엔, 2 년 뒤인 2014 년 3 월에 4 억 엔, 3 년 뒤인 2015 년 3 월에 10 억 엔의 성장
속도여야 합니다. 이 숫자를 놓고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연 가능한 걸까?

내년 3월 매출은 얼마 정도 될까요? 지금까지 흐름으로 보면 매출은 대략 작년도 동월


대비 70% 성장합니다. 이 추세라면, 올해 2012년 3월에 우리가 4천7백만 엔을 달성했으니
까, 내년인 2013년 3월에는 8천만 엔 가량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올해 3월에 목표
로 했던 1억5천만 엔에 비하면 목표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전년도 대비 70% 성장은 나쁜 성적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원래 목표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못 미치는 성적입니다.
원인은, 우리가 처음에 설정한 목표를 달성 수단으로 삼았던 것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입
니다. 올해 초에 목표 달성을 위해 내세운 수단은 두 가지였습니다.

2012 년에 세운 목표를 다시 점검해봅니다.


올해 여수룬은 매 주 한 개 씩 신상품을 등록하는 것과 오프라인 영업 거점을 10 개 이상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습니다.-2012 년 3 월 9 일 전언-

이 수단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2013년 목표를 이루기는 어려워진 것입니다.


올해 3월에서 10월 말까지 우리는, 3월에 메탈스티커, 4월에 무선철 4색 상품과 마우스
패드, 5월에 부채와 무선철 1색 상품, 10월에 달력을 등록했습니다. 8개 월 간 6개 상품을 등
록한 것입니다. 1주 1회 신상품 등록이라는 목표가 참 어색한 실정입니다. 그리고 오프라인
영업 거점을 10개 이상 확보하려던 것은 신주쿠 영업소 보강과 오사카 중앙구 영업소 개점
에 머무르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우리가 하려고 한 것은 10%도 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가 이렇지만 그래도 확실히 얻은 것도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채택한 목표 달성
수단이 옳았다는 확신입니다. 2012년에 수단으로 삼은 오프라인 영업 거점 강화와 신상품 등
록은 확실히 옳았습니다. ‘신상품 등록’과 ‘오프라인 영업 거점 강화’라는 수단은 아직까지도
바꿀 이유가 전혀 없으니까 말입니다.
평가하자면,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은 올바로 설정했지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실력
은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약간 쑥스럽기는 하지만 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실력보다 다소 목
표를 과하게 잡는 것은 여유가 없을 때 흔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올해 3월, 5천만 엔 매출
달성이라는 목표는, 사실 작년(2011년) 9월에 잡은 목표입니다. 작년 9월에는 매출이 3천만
엔이었던 때입니다. 이 때는 5천만 엔을 못하면 회사가 극도로 어려워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
던 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3월에 5천만 엔을 못하면 안 되므로 어쩌면 희망을 이야
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 희망이 올해 3월, 매출 4천7백만 엔 달성으로 현실이 되
었습니다.
올해 3월에 내년(2013년) 목표를 1억5천만 엔으로 잡은 것은, 작년에 막연하게 잡았던
2012년 3월 5천만 엔 달성이라는 목표를 근접해서 이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
로는 방법을 정확히 알았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신상품을 등록하고 오프라인 영업
을 강화하면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정확히 알았기 때문에 2013년 1억5천만 엔 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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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우리에게 매주 신상품을 등록하고, 오프라인 영업 거점 10개를 만들 실력이 없
었던 것입니다.
그럼 내년 3월 1억5천만 엔 매출 달성이라는 목표는 물 건너 간 것일까요? 현재로 보면
이 목표를 달성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내년 3월 목표는 수정되어야 할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저는 현재 우리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보려고 합니다.

가맹 영업점 유치(誘致)가 시작됩니다.


내년 2월까지 오프라인 영업 거점을 10개 이상 만든다는 목표는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10개를 하나하나 차근차근 열어가겠다는 것이 목표였는데 11월 현재까지도 영업점은 더 이
상 열 수 없습니다.
오프라인 영업 거점은 우리가 정직원을 채용해서 만드는 것이므로 영업소를 하나씩 열
때마다 많은 경비가 들고, 영업이 정상이 될 때까지 투자를 많이 해야 합니다. 투자를 유치
해서 무리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루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것
은 올해 초에, 설정할 때부터 잘못된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업 거점을 꼭 직영 형태
로 운영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오프라인 영업 거점 10개 만들기 자체는 꼭 틀린 것이 아니
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오프라인 직영 영업소라고 표현하지 않고, 오프라인 영업 거점이
라고 표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막연하게나마 가맹 영업점 형태를 그 당시에도 이미 생각하
고 있었기 때문에 영업 거점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이 막연했기 때문에 오
프라인 영업 거점은 직영 영업소라고 생각을 했고, 더 이상 다른 변화를 추구하지 못했습니
다.
그리고 직영 영업소 운영 조차 제대로 안 되었기 때문에 생각이 진화하기도 힘들었습니
다.
우리가 직영 신주쿠 영업소를 만들고 1년 8개 월이 되었습니다. 그 간 오프라인 영업관
련 약사(略史)는 아래와 같습니다.

2011년 3월 동경 신주쿠 영업소 오픈


12월영업 방식으로 루트세일 채택
2012년 4월 타나베님 입사(신주쿠 영업소)
5월 나카타니님 입사(오사카 본점)
오사카 중앙구 영업소 오픈
5월 임철현님, 장환석님 한국 영업부로 부서 이동
6월 한국, 영업본부 구성과 이현철님 본부장으로 취임
7월 동경 판촉EXPO 참가
영업 관리 프로그램 시동(始動)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면 우리에게 오프라인 영업 역시 정상이 되는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만큼 우리에게 오프라인 영업을 할 실력이 쌓
였습니다. 정리해놓고 보니 역시 지름길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든 시간이 걸려야 정
리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오프라인 영업 거점을 10개 이상 만든다는 목표를
부분 수정해서 새로운 전술을 채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전술은 가맹 영업점을 확보하
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영업소라고 하는 것은 직영을 지칭했고, 영업점이라고 할 때는 가맹
영업점을 지칭했는데, 혼란을 피하기 위해 우선은 직영 영업소와 가맹 영업점으로 구분하겠
습니다.
가맹 영업점 유치 논의를 시작한 것은 올해 8월 초입니다. 조직 안에서 처음으로 공개
토론한 것은 8월30일 전언을 통해서입니다. 그때로부터 이미 3개 월이 지났고, 지금 4개 월
째로 접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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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해 나가다가 보면, 시간이 가면서 프로젝트가 흐지부지 되는
게 있고, 시간이 가면서 힘이 붙는 게 있습니다. 시간이 가면서 프로젝트가 힘이 붙는 경우
는 그 프로젝트가 되는 프로젝트일 경우가 많습니다.
가맹 영업점 확보 프로젝트는 시간이 가면서 확실히 힘이 붙고 있습니다. 10월 말 들어
서 나카무라님이 실무 집행 책임자로 선임 되었습니다. 그리고 11월 들어서 웹운영팀장이
영업점 홈페이지 기획에 힘을 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업 자료도 준비되고 있습니다. 늦
어도 12월 초에는 영업점 홈페이지를 열 수 있으리라고 여겨집니다.
영업점을 모집하는 프로젝트는 위험 부담이 거의 없습니다. 우리가 정직원을 채용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영업소를 오픈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가맹비를 받고 운영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우리가 영업점에 주는 수수료는 매우 큰 금액입니다. 애드프린트
제품은 법인이나 가게에는 필수품입니다. 품질도 좋고, 가격도 싸고, 빠르고, 편리합니다. 못
팔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영업점을 할 사람은 일본 전역에 넘치고 넘칩니다.
문제는 우리 내부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제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너무 소심했다
는 점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하기로 결정했을 때는 좀더 대담했어야 했는데, ‘우선 10개 정
도 테스트해 본다’는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이런 어정쩡한 태도가 영업점 홈페이지를
만드는데도, 실무 책임자 선정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물론 안 그럴 수도 없었습니다. 일을
하려면 담당자가 뚜렷해야 하는데, 조직에 이 일을 담당할 담당자를 확실히 정할 형편이 못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우리 실력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8월에서 10월까지만 해도 조직에서는 고객지
원팀도, 신상품개발팀도, 수출사업부도 모두 인원 부족에 허덕였습니다. 인원이 부족한데 인
원을 충원하는 일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작아서 잘 안 보이지만 기록하고 넘어가야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조직 정비
의 수단으로 채용 전문 담당자를 뽑는 일부터 했습니다. 이 일을 위해 합류시킨 사람이 이혜
정 대리입니다. 저는 다른 일에 우선해서 조직의 인원을 보강하는 일에 착수했습니다. 이혜
정 대리가 이 일을 정말 잘 수행해주었습니다. 이혜정 대리가 채용에 집중함으로써 지금 조
직은 몰라볼 만큼 안정이 되었습니다.
웹운영팀이 안정되었고, 고객지원팀도 안정이 되어 갑니다. 인원 부족 현상이 해소되면
서 조직 내 부서 이동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상품개발부가 대폭 보강이 되었습니
다. 물론 수출사업부와 현수막 사업부 보강이 다소 늦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위험
한 상황은 벗어났다고 여겨집니다.
이렇게 인력이 보강되면서, 나카무라님이 영업점 실무 책임자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고,
웹운영팀이 영업점 홈페이지 제작에 힘을 쏟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저는 가맹 영업점 유치를 좀더 대담하게 할 작정입니다. 처음에
10개 정도 테스트 하겠다고 했는데, 유치 작업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저는 유치 작업을 강화하기 위해 영업점 홈페이지를 좀더 완성시킨 다음에 유치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처음에 영업점을 소심하게 시작하다 보니 홈페이지가 가지는 의미를 너무 소
홀히 여겼습니다.
영업본부의 활동평가서를 가맹 영업점을 통한 매출 증대 가능성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
다도 훨씬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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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는 영업본부가 작성한 평가표입니다.
이 표를 보면 10월 단 한 달간, 임철현 부장이 직접 만들어낸 매출이 360만 엔입니다.
장환석 주임 220만 엔, 구보타 소장 268만엔, 나카타니님 156만 엔입니다. 타나베님 50만
엔입니다.
구보타 소장이 영업을 시작한 것은 작년 3월, 임철현 부장이 영업 활동을 한 것은 올해
5월, 장환석 주임, 나카타니님, 타나베님은 7월에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영업 활동 기간이 대개 3개 월도 안 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타나베님이 10월에 자력
으로 50만 엔 매출을 기록한 것도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그렇게 보면 나카타니님이 156만
엔은 놀라운 것이고, 임철현, 장환석님이 일본에서 영업한 것이 아니고, 한국에서 전화로 영
업해서 이런 매출을 만든 것은 신기하기까지 한 일입니다.
게시판에 올라온 영업본부 10월 활동 평가서에는 특기(特記)할 사실이 기록되어 있습니
다.

2. 6 월 10 만 엔 이상 구매 고객 47 명에서 10 월에는 77 명으로 증가->대부분이 영업부


관리 고객
3. 5 월 별도견적 성사 금액이 143 만 엔에서 10 월에는 10 배 이상 증가

이 보고 또한, 예측은 했지만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영업을 하면


성과가 확실히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모집할 영업점 혹은 영업인 중에는 초보자도 있지만, 베테랑 영업인도 반드시 있
을 겁니다. 좋은 회사에 근무하다가 은퇴한 분, 또 이미 자동차나 보험 영업을 하는 분들은
우리 상품을 아주 잘 팔 수 있는 분들입니다. 이 통계가 영업의 추세를 반영한다면, 이 분들
이 활약하기 시작하면, 우리 매출은 급격하게 상승할 것입니다.
이미 오프라인 영업을 한 경험이 쌓여 있고, 실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료도 축적이 되
었습니다. 안 될 이유가 없습니다.
대담하게 영업점을 유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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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품 개발팀이 정비 되었습니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신상품 팀은 1.2명이었습니다. 천용재님, 나카지마님, 권순우님 세
분이었지만, 천용재님도 신상품 개발에 주력할 수 없었고, 나카지마님은 템플릿을 손보는 데
주력했습니다. 겨우 권순우님 혼자 신상품을 준비하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배진호 팀장을 중심으로 나카지마님, 권순우님, 전명관님을 배치했습니
다. 온전히 신상품 개발에 힘을 쏟을 사람이 최소한 네 명은 되는 상태입니다. 아마 12월 중
에는 한 명 정도를 더 배치하게 될 것입니다. 이 정도면 매 주 한 가지 신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여겨집니다.
여기에 한 명이 더 있습니다.
내년 1월에는 중국에서 고성석 대표가 활동하게 됩니다. 고성석 대표는 중국에 판매 사
이트를 열기 전까지는 전적으로 중국에서 신상품을 발굴하게 됩니다.
최강 인력 여섯 명이 투입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엄청난 투자입니다. 이 정도 팀이면
신상품 등록은 문제 없습니다.
신상품은 사이트 구매 고객으로부터 매출을 증대시키는 기본 수단입니다. 보통 신상품을
등록하면 3개 월 뒤부터 서서히 반응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고정 구
입 고객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신상품 등록은 중요하다기보다 오히려 기본이 되는 수단이라
고 하는 것이 옳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회사가 신상품 등록을 강화하는 것은 가맹 영업점 유치와 정확히 맞물려 있습니
다. 신상품이 보강 되면 가맹 영업점이 영업하기 좋습니다. 그리고 신상품은 가맹 영업점이
있을 때 훨씬 빨리 매출이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신상품 개발팀이 정비된 것과 가맹 영업점 확대는 정확히 매칭되는 사안입니
다.

기업단체스마트 명함이 출시됩니다


기업단체스마트 명함의 모토는 ‘십만 명 명함도 한번에 입고!!’일 수 있습니다. 다른 회
사도 이미 이런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경쟁
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한 명함’이라는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무기를 장착한
상태에서 ‘십만 명 명함을 한번에 입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최근 한두 번 드린 말씀입니다.
‘리더의 덕도, 간부의 현명함도, 조직의 단결도 가격을 뛰어 넘을 수는 없습니다. ‘
우리 고객은 애드프린트에서 싸고 좋은 명함을 한번에 10만 명 분 주문할 수 있습니다.
꽤 큰 기업에서는 돈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오십 명, 백 명, 천 명 명함을 주문하는 것
자체가 너무 큰 일입니다. 기업단체스마트 명함은 이 고민을 해결해줍니다. 이 고민은 현재
우리 고객인 기획사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원클릭으로 만 명 명함을 주문할 수 있게 해준다
는 것은 지극히 매력적인 서비스입니다.
기업단체스마트 명함도 이제 준비가 되었습니다.
안내 페이지가 조금 더 정비가 되고, 입고 방법이 조금 더 정비 되면 즉각 출시됩니다.
가맹 영업점에게 이 서비스는 엄청나고 무시무시한 무기가 됩니다. 바보가 아니라면 대
부분의 사람은 그래도 한 다리 건너면 기업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사회
생활을 한 어른이라면, 사돈의 팔촌이라도 한두 명 정도 기업하는 사람이 없을 수 없고, 가
게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을 수 없습니다. 기업단체스마트 명함은 기업과 점포로 들어가는데
만능(萬能)키와 같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개발실이 더욱 안정됩니다
나중에 여수룬이 성공해서 지금 이 시기를 회고하면서 우리가 뭘 잘했던 걸까 하고 묻
는다면,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정말 어려운 시기를 잘 참고 개발실에 투자했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11월9일) 현재 여수룬 구성원은 정확히 72명입니다. 이 중
8명이 개발실 소속입니다. 11.1%입니다. 11월 중 한 명이 추가됩니다. 다른 직원이 추가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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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감안하면 대략 16% 수준입니다. 과할 정도 투자입니다. 제가 투자한 것이 아니라 여수
룬 구성원들이 어려움을 감내(堪耐)하면서 같이 만든 것입니다.
이 덕분에 우리는 당장도 큰 성과를 같이 만들고 있습니다. 제작, 고객지원, 수출파트
모두 개발실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개발실에 쏟아지는 요
청을 개발실조차 어떻게 할 수 없었습니다. 개발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할 인력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청을 포기하는 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동하, 신상현 두 분이 합류한 것은
7월입니다. 아주 오래된 일 같은데, 알고 보면 겨우 4개 월 밖에 안 지났습니다. 개발실이
정비가 되면서 지금은 요청하면 처리를 해줍니다. 때로는 요청하지 않은 것도 처리를 해줍니
다. 모든 것이 신속히 처리되지는 않지만, 이제는 요청하면 처리해준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급한 불은 껐습니다.
지금 상태로도 CEO인 저는 감지덕지일 뿐입니다.
더군다나 이제 웹운영팀에도 장우진 팀장이 합류했습니다.
개발실은 인원을 더 늘릴 것이고, 웹운영팀도 또 대폭 보강할 것입니다.
여수룬 전 직원은 개발실을 잘 부려먹어야 편해집니다. 그런 점에서 개발실이 잘 움직이
게 하는 것은 여수룬 전체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개발실이 안정되었다는 것도 내년 3월 1억5천만 엔 매출 목표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정
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전조직의 안정
지금 저는 매출을 올리는 부서를 말했습니다만, 현재 상태를 점검할 때, 우리 조직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제작, 고객지원, 제작관리, 수출 사업부의 안정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정말 우리 회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이 사업부문들의 안정을 보면 약간 과장해서 말
하면 괄목상대(刮目相對)할만 합니다.

중국 오(吳)나라에 매우 무식한 여몽(呂蒙)이라는 장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몸이 날렵하고


무술에 뛰어난 장수여서 싸움에서는 많은 공을 세웠습니다. 어느 날 손권이 여몽에게 글을
배울 것을 권했고, 여몽은 그때부터 학문에 열중했습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여몽과
오랜 친구이며 학식이 뛰어난 노숙(魯肅)이 여몽을 만났습니다. 노숙은 서로 대화하는 중에
박식해진 여몽을 보고 깜짝 놀라 이야기했습니다. “아니, 여보게. 언제 그렇게 공부했나?
자네는 이전의 여몽이 아닐세.” 그러자 여몽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무릇 선비란 헤어진
지 사흘이 지나서 다시 만났을 때 ‘눈을 비비고 대면할’ 정도로 달라져야 하는 법이라네.”

여수룬 전 조직은 너무 몰라볼 만큼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개개인의


발전입니다. 저는 화, 수, 목, 금요일 대리/주임 교실에서 대리/주임들과 공부하는 시간을 갖
습니다. 공부라기보다 전언을 가지고 나누는 시간이고, 필요하면 제가 더 설명을 하는 식입
니다. 이 시간에는 대부분 제작, 고객지원, 수출사업, 제작관리 부서 구성원이 절대 다수입니
다. 같이 대화하다 보면 일년 전, 혹은 몇 개 월 전과 전혀 다른 분들을 너무 많이 봅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참 많이 발전했구나. 조직도 발전했지만, 무엇보다 개개인의 삶이 많이 발
전했구나’ 하는 것을 충분히 깨닫습니다.
저는 여수룬의 힘은 이 일선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기반 부서가 안정되어 있기 때
문에 저는 내년 3월 매출 목표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가맹 영업점을 대담하게 유치하려고 합니다.


조직 내부 사정을 점검해봤습니다. 그리고 영업 본부 활동을 통해서 오프라인 영업의 가
능성을 충분히 확인했습니다.
저는 내년 3월 1억5천만 엔 매출 달성이라는 목표를 수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 목
표를 달성해보려고 합니다. 방법은 가맹 영업점을 대담하게 유치하는 것입니다.
가맹 영업점을 어떻게 확보할 지는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일단 기존 고객을 가맹 영업
점으로 바꾸는 것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적당한 사람을 정해서 해보라고 권하는 것도 안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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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말 영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찾아서 이 일을 하게 해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정말 영업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 지 고민 중입니다.
구인을 하는 방법도 있을 테고, 영업인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홍보해볼 수도 있을 겁니다.
어쨌든 영업을 하려고 마음 먹은 사람을 찾으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디자이너 광장에 등록된
디자이너나 혹은 아는 사람에게 이 일을 소개해보려고 했는데 그런 것을 포기할 생각입니다.
처음에는 소수(小數)여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해야 성과가 나든 안 나든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도 숙제입니다. 영업점 혹은 영업인을 어떻게 유치할 것인가? 고민을 하고 방법을
찾겠습니다. 방법은 찾으면 나옵니다. 그 점에서 실패할 일은 전혀 없습니다.
제가 실무를 직접 지휘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가맹 영업점 사업과 기
업단체스마트 명함은 제가 직접 지휘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저는 이 일에 비중을 두고 있습
니다. 영업점은 확대됩니다. 반드시 매출도 비약적으로 늘어납니다.
우리가 제대로 된 가맹 영업점 혹은 영업인을 오십 개(인)를 확보하고, 각자 내년 3월에
100만 엔 매출을 만들어내면, 그것만으로도 매출은 오천 만 엔 늘어납니다. 저는 여기에 도
전해보고 싶습니다. 내년 3월 1억5천만 엔 매출 달성 목표를 낮추지 않고, 영업점을 확대해
서 이 목표를 달성해보고 싶습니다.
뒤를 부탁 드립니다. 제작, 고객지원, 제작관리, 검수, 포장, 선적을 부탁 드립니다. 신상
품으로 서포트 해주시고, 개발과 웹운영으로 지원해주시기 바랍니다.
힘들 수는 있지만 가치 있는 일입니다.
가치 있는 일 치고 힘들지 않는 일은 없습니다.
도전은 개인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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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질(質) 중심 시대

2012. 11. 16. 금요일.

앞으로 질(質)을 중시(重視)하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계기는 장우진 웹운영 팀장이 합류한 것이었습니다. 장우진 팀장이 합류를 하고, 여러
가지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여수룬-애
드프린트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물론 디자인의 중요함을 제가 몰랐던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 아는 정도라는 게 막
연한 정도였습니다. ‘그럼, 디자인, 참 중요하지’ 하는 정도의, 그러니까 남의 이야기 정도였
습니다. 이런 것은 알았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은 결코 못 됩니다. 행동으로 옮겨져야 아는 것
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막연하게 받아들이는 수준이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겁니다.
우리 회사에는 웹 디자이너가 없다고 합니다. CEO나 되어서 ‘없다고 합니다’고 말하는
게 좀 우습습니다만 사실이 그랬습니다. 저는 이찬희 과장을 웹 디자이너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개월 전부터, 회사에서 웹 퍼브리셔라는 단어를 자꾸 듣게 되었습니다. 단어 뜻으
로는 대충 알아들었습니다. ‘배포(配布)하는 사람’이라는 뜻이구나 하고. 그러다가 김유란 님
을 채용할 때, ‘웹퍼브리셔를 채용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찬희 과
장도 엄격히 말하면 웹 디자이너가 아니고 웹 퍼브리셔로 분류해야 한다는 말을 듣거나 하
게 되었습니다. 이 때는 어느 정도 말뜻은 이해한 상황입니다.
이번 주 초에 차장급 이상 회의에서 웹 퍼브리셔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회의에
참석한 두 간부가 ‘웹 퍼브리셔가 뭐지?’하고 반문을 했습니다. 이 두 분은 그 나이 또래에
서는 웹을 아주 잘 이해하는 분들입니다. 그럼에도 그런 질문을 했습니다. 몇 마디 오고 간
뒤, 당연히 ‘그럼 이찬희 과장은 뭐지?’ 하는 질문이 나왔고, 어떤 사람이 ‘코더지’ 하고 대
답했습니다. 물론 이것도 틀린 답은 아니지만 정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저나 혹은 여수룬 리더 그룹이 웹 혹은 웹 서비스를 이해하는 정도를 보
여주고 있습니다. 즉 웹 서비스를 제대로 하려면 어떤 요소가 필요한 지를 정확히 이해하지
는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 현상은 제가 자책(自責)할 상황도 아니고, 또 간부들이 비난을 받아야 하거나
폄하(貶下)될 일도 아닙니다. 웹 퍼브리셔가 직종으로 제대로 구분된 것 자체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키백과에 웹 퍼브리셔라고 검색하면 아직 검색도 안 됩니다. 상황은 이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웹 퍼브리셔라는 단어를 우리 회사가 사용하고, 또 우리 회사에 웹 디
자이너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 순간, 우리가 디자인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신호가 온 것이고, 우리가 이 신호를 정확하게 받아들일 때가 왔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신호를, 단지 디자인이 아니라 여수룬-애드프린트 서비스의 질(質)을 높이라
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더 큰 도약이 있을 것임을 깨달아야 할 것 같습니다.
더 진행하기에 앞서, 최근 에피소드에는 상식으로 알아둬야 할 것이 있으므로 잠시 저
나름대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웹 기획자는 웹 서비스의 본질을 이용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웹 전체를 설계하는 사람입
니다.
웹 디자이너는 기획된 것을 실제로 구현하는 사람입니다.
웹 퍼브리셔는 디자인된 것을 웹 표준에 맞게 코딩하는 사람입니다.
이해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회사에서 실제로 일이 진행되는 과정을 가지고 한번 설명
을 해보겠습니다.
저는 사업을 구상합니다. 저는 구상만 할 뿐이지 웹으로 구현할 능력은 아무 것도 없습
니다. 저는 개발실이 없으면 껍데기 입니다. 저는 2000년부터 웹 서비스를 했습니다. 많은
개발자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경영을 이해하는 개발자를 만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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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많은 개발자들이 만들어 달라는 것만 만들어줬습니다. 제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남의 생각을 어떻게 압니까?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진짜 개
발자는 끊임 없이 저에게 물으면서 제가 무슨 구상을 하는지 압니다. 그리고 제가 구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줍니다.
이것은 디자인과 관계에서도 나타납니다. 저는 ‘이용자에게 따뜻하게 다가가고 싶다’는
말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따뜻하게 다가가려면’ 어떤 색을 써야 하고, 메뉴를 어떻게 배
치해야 하는지 저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저 말 배우는 어린애처럼, ‘따뜻하게 해주세요,
따뜻하게 해주세요’ 하고 혀 짧은 소리나 할 수밖에 없습니다. 디자이너는 이런 제 의도를
표현해줄 수 있습니다.
저는 ‘다양한 제품을 잘 디스플레이 하고 싶다’는 꿈 같은 이야기를 할 뿐입니다. 이 이
야기를 저는 잘 전달할 능력이 전혀 없습니다. 이것을 도와주는 첫 번째 사람이 기획자입니
다. 요구 사항을 정리하고 그것을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가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입니
다. 기획자가 정리한 것을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또 이용자가 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프로그래밍이고, 디자인이며, 이렇게 프로그래밍 되고 디자인 된 것을 다양한 오퍼레이팅
시스템에 맞춰 이용자들이 차질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웹 퍼브리셔입니다.
이 중 한 분야만 뒤쳐져도 서비스 질은 뚝 떨어집니다.
아이폰은 극단으로 말해서 디자인 입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스마트폰은 아이폰 아니면 갤럭시일 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컴퓨터 기
능이 탑재된 전화기, 혹은 전화기능이 탑재된 소형 컴퓨터를 뜻하는 최초의 스마트폰은 IBM
사가 1992년에 설계해서 출시한 사이먼(Simon)입니다. 사이먼은 이 때 이미 휴대 전화 기능,
주소록, 세계 시각, 계산기, 메모장, 전자 우편, 팩스 송수신, 오락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리고 터치 스크린과 스타일러스 펜을 제공했습니다.
이후 노키아사가 휴대 전화와 PDA모델을 결합시켜, 컬러 스크린을 제공하고, 개방형 운
영 체제를 갖춘 진정한 스마트폰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2002년과 2003년 기존 포켓 PC와 동일한 사양에 전화 모듈
을 넣은 것을 포켓 PC폰 에디션으로 제공하면서 스마트폰으로 명명했습니다.
애플이 iOS를 기반으로 아이팟, 휴대전화, 모바일 인터넷이라는 세 가지 주요기능을 합
친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출시한 것은 2007년이었습니다.
아이폰이 공전(空前)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스마트폰은 곧 아이폰인 것처럼 인식이 되어
버렸는데, 아이폰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일까요?
위키피디아는 아이폰의 기능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의 설치와 실행 : 가장 큰 장점으로 사용하기 쉽다는 점이 꼽힌다.


(…중략…)
위와 같이 기존의 스마트폰의 뛰어난 확장성의 장점을 흡수하면서 가장 쉬운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 아이폰의 가장 큰 성공 원인으로 꼽힌다.

기술이 뛰어나서가 아니었습니다. ‘사용하기 쉽다는 점’. 이것이 승부처였습니다. 이찬희


과장이 아이폰의 뛰어난 점을 설명한 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본인은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폰은 쓰다 보면 꼭 필요한 그 기능이 거기에 있어요.

이용자가 필요할 때 그곳에 그 기능이 있다. 이것은 결코 기술력이 아닙니다. 디자인입


니다.
이것이 디자인의 위력입니다.
디자인은 실용(實用)이면서 동시에 감성(感性)입니다.
여수룬은 지금까지 이 점을 다룰 수 없었습니다.
자책할 일은 전혀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이 점에 눈을 돌릴 수가 없었을 뿐입니다.
문화는 노예제(奴隸制)가 있고 나서 발전합니다. 사람이 자기가 먹고 쓸 수 있는 것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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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것을 생산하고, 일부 계급이 일을 안 해도 되는 조건에서 비로소 탄생하고 혹은 발
전합니다. 문화만 생산해서도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이 되고, 문화를 생산하는 사람이 있어야
문화가 탄생하고 발전하는 것입니다. 물론 원시시대에도 그림이 있고, 음악이 있지만, 문화
다운 문화는 노예제 이후에 시작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여수룬은 생존이 중요했습니다. 살아남기도 바쁘므로 서비스 질이며, 제품의 질
을 따지는 것 자체가 사치였습니다. 지금까지 여수룬은,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게

이 네 가지 슬로건으로 버텨왔습니다.
저는 이 가치가 여전히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쇄 분야에서만큼은 그 어떤 디자
인도 싼 것을 이기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한국 인쇄 시장에서 합판 인쇄가 자리를
잡은 배경이고, 일본 인쇄 시장에서 합판 인쇄가 시장을 넓혀가는 이유입니다.
그 점에서 이 네 가지 슬로건은 지금도 유효하고, 앞으로도 유효할 것입니다. 이 네 가
지 슬로건은 대치되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네 가지 슬로건은 디자인을 만날 때, 그 위력이 몇 백 배, 몇 천 배 배가됩
니다.
여기서 저는 디자인이라는 말을 썼습니다만, 이 단어가 함축한 것은 단순히 디자인이 아
니라 ‘질(質)’입니다.
2011년 4월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100대 기업에는 삼성전자가 33위입니다. 애플은 47
위, 마이크로소프트는 50위입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든 걸 바꾸라’는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합니다. 그런데 뭘 바꿨을까요? 저는 선언의 핵심은 대량생산을 질 중심으로 바꾼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1995년 3월에 삼성전자는 구미사업장 운동장에서 무선전화기, 팩시밀리, 휴대폰 등 10
만 대 이상의 삼성제품을 산산조각 내서 불구덩이에 던졌다고 합니다. 이른바 휴대폰 화형식
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지시였다고 합니다. 사실인지 아닌지 저는 잘 모릅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 일화가 삼성에 또는 사람들 머리 속에 남아 있다는 사실입니다. 핵심 메시지는 ‘품
질’입니다. 이 선언과 이런 류의 활동으로 삼성전자는 초일류 기업이 되었습니다.
삼성에는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저는 그것을 따지자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질(質)’의 의미를 생각합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는 지금까지 ‘가격 대비 품질’이라는 말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품
질이 최고는 아니다, 그렇지만 가격에 비하면 최고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품질도 최고다’를 향해 달려야 합니다.

제품의 품질도,
포장의 질도,
고객 응대 수준도,
홈페이지의 편리함도,
디자인도,

최고를 향해 달려야 합니다.


이런 말을 하면, ‘안 된다’는 말부터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그 말 너무 많이 들었
습니다. 일본에 택배 상자를 파는 일은 안 된다, 일본에 인쇄물 파는 것 어렵다, 이런 말 너
무 많이 들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아느냐, 일본 사람들은 거래처 잘 안
바꾼다, 이런 말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3
저는 일본에 골판지 박스 판매 사이트를 만들어서 멋있게 자리잡게 했습니다.
그리고 애드프린트도 어느 정도 자리잡게 했습니다.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안 되는 일이지만,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되는 일입
니다. 물론 저도 안 된다고 하는 것 많습니다. 안 되는 일은 안 됩니다. 그렇지만 제가 된다
고 하는 정도의 일은 최소한 여수룬 안에서는 될 가능성이 큰 일들입니다.

제품의 품질,
포장의 질,
고객 응대 수준,
홈페이지 편리함,
디자인

모두 최고를 향해 달릴 수 있습니다. 가격 대비가 아니라 품질만으로도 최고를 향해 달


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방법이고 열정입니다.

제품의 품질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우리가 취급하는 상품을 고급품(高級品)과 보급품(普及品)으로 나누어야 한다고 생
각합니다. 저는 애드프린트, 마쿠마쿠가 보급품을 기본으로 하지만, 돈만 제대로 내면 고급
품도 제공할 수 있는 토탈 서비스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도체 만드는 나라에서 왜 고
급 인쇄물을 못 만듭니까? 돈을 그만큼 안 주기 때문에 안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중국 제품
은 품질이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정말 이해가 안 갑니다. 중국 사람들에게 일본 제품 구
매가만큼 줘보십시오. 그런 제품이 안 나오나. 우리는 보급품을 기본으로 하지만, 고급품도
팔면 됩니다. 고급품은 일본 고급품에 비해 싸면 됩니다. 그것으로 충분하고, 그것으로 경쟁
할 수 있습니다.
전단지 생산가격이 높아서 일본 업체와 경쟁할 수 없으면 일본에서 생산하면 됩니다. 반
드시 가능합니다. 어떤 회사가 일본에서 어떤 가격에 생산할 수 있다면, 일본에서는 그 가격
에 생산할 수 있는 인쇄업체가 반드시 있습니다. 극단적으로는 우리가 이익을 포기하고 그
회사 제품을 받아서 판매만 해주면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보급품을 바탕으로 고급품도 만들 수 있습니다.
고급품 중 최고는 고급 브로셔와 화보집입니다. 일본 고급 브로셔와 고급 화보집도 이미
한국에서 만들어 갑니다. 일본에서 만드는 것보다는 훨씬 싸면서 품질은 일본 것과 같은 고
급 브로셔와 화보집을 만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우리 회사는 한국에 있고, 충무로, 혹은 한국에 있는 모든 인쇄업체와 거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회사보다 우리가 일본에 보내는 운송료가 쌉니다. 우리는 반드
시 그 어떤 물건도, 설사 그게 최고급 인쇄물이라고 해도 극히 일부만 제외하면 훨씬 싼 가
격에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한국에 근거를 둔 유통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속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3영업일을 기본으로 하지만, 오전에 주문하면 오후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만들
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유통회사입니다. 신주쿠에서 즉일 배송 완료 제품을 요청하면, 신주쿠에 있는 즉
석 명함 업체를 찾아서 만들어서 주면 그만입니다. 우리가 이익을 포기하면 됩니다. 일본 전
국에 있는 즉석 명함 업체와 제휴해서 오전 주문, 오후 배달 체계를 만들면 됩니다.
우리는 3영일 제품은 3영업일과 비교해서 싸면 되고, 즉일 명함은 즉일 명함과 비교해
서 싸면 됩니다.
속도가 늦을 이유가 없습니다. 일본 생산업체와 제휴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4
우리 장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유통, 무역회사입니다. 우리만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최소한 현재 판매하고 있는 명함, 스티커, 현수막 등 확실하게 강점을 가지는 아이템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운송에 특별한 강점이 있기 때문에, 상당한 기간은 어
느 업체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춘 몇 가지 상품은 확실하게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확실하게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더 많이 확보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점
입니다. 내년 1월에는 중국에서 소싱할 수 있는 기반이 생깁니다. 가격 면에서 밀리면 중국
서 생산하고, 납기에서 밀리면 일본에서 생산하면 됩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할인마트인 이마트가 다른 할인마트에 비해 특별히 경쟁력이 있는 것
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선두가 되고, 선두의 이미지를 활용하고, 적절한 선도 상품을 냄으로
써,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마진율을 높인 것은 우리에게도 본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확실한 제품을 기본으로 냅니다.
그리고 고급품을 추가해서 종합 인쇄물 통판 업체가 됩니다.
그리고, 일본 내 업체와 제휴함으로써 가격과 시간에서도 단연 1위가 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공급 기지를 중국으로 확대함으로써 가격면에서는 완벽한 1위가 될 수 있습니다.

제품의 품질과 속도만이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쪽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불량품은 한국에서 걸러야 합니다. 일본에 넘어가서 클레임이 걸리게 하면 안 됩니다.
손님이 전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안 됩니다.
홈페이지는 더 편리해져야 합니다.
디자인은 손님의 마음을 만져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제품의 품질과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다행히 회사 기반은 갖춰졌습니다. 세상 일을 놓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우
리가 위험한 상태는 모면한 것 같습니다. 이 기반을 바탕으로 우리는 제품의 품질과 서비스
질 향상을 향해 달려가야 합니다.
이제 12월이면, 영업점이 열립니다.
영업점이라는 수단을 우리가 찾아내지 못했다면, 내년 3월에 1억5천만 엔 매출은 도저
히 달성할 수 없는 수치일 겁니다. 그렇지만 영업점이라는 수단을 찾아냈기 때문에 내년 3월
1억5천만 엔은 여전히 이루어야 할 목표가 되었습니다.
2014년 3월에 5억 엔 매출이 목표입니다.
이 목표는 제품의 품질과 서비스의 질이 결정을 해줄 겁니다.
당장은 영업점이 순조롭게 나아가느냐 아니면 또 어려운 길을 갈 것이냐 하는 것은 역
시 품질과 서비스 질이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려면, 회사가 바뀌어야 합니다. 회사가 바뀌는 과정에서 가장 중
요한 것은 역시 개인의 성장입니다.
품질과 서비스 질을 향상 시키는 과정에서 개인 또한 크게 성장할 것입니다.
오늘은 같이 질(質)을 생각해봅시다.

5
[전언(傳言)]

내부(內部)

2012. 11. 30. 금요일.

이상민(李相旼) 실장(室長)이 개발한 여수룬의 쇼핑몰 프로그램 이름은 장보고(張保皐)입


니다. 장보고(張保皐)는8~9세기 동아시아 해상왕(海上王)의 이름입니다. 이 장보고 프로그
램으로 우리는 마쿠마쿠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장보고를 만들었을 때, 저는 전언
을 통해, ‘전 세계 인터넷 바다에 장보고호(號) 10만 대가 떠다니는 것을 꿈꾼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이 꿈을 꿉니다. 그저 꿈을 꾸는 게 아니라 계획도 갖고 있습
니다.
12월부터 영업점을 유치합니다.
영업점이 활발해지면 일본에 있는 기업을 대상(對象)으로 MRO[Maintenance(유지=維持),
Repair(보수=補修), Operation(운영=運營)] 사업을 할 겁니다.
내년 1월부터는 일본에 공급할 물건을 발굴하기 위해 중국 법인이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에 한국 옷이나 일본 옷을 파는 쇼핑몰을 열 생각입니다.
그 다음에는 미국에 명함, 스티커를 판매하는 사이트나 한국, 일본, 중국 옷을 파는 쇼
핑몰을 열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5년 안에는 한국-일본-중국을 연결하는 삼각(三角) 인터넷 무역업을 바탕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 장보고호가 항해를 시작할 겁니다.
이후 10년 안에 열린장터(오픈마켓) 기능을 탑재(搭載)한 장보고호가 전 세계 각 나라,
각 아이템 단위로 진수(進水)될 것입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저는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에 대리/주임 교실을 엽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저는 목요일에 과장 교실을 엽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저는 신입교육은 제가 직접 합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저는 전언을 씁니다.
장보고호 10만 대가 세계 인터넷 바다를 항해하는 꿈을 꾸면서 초급 간부 교실을 말하
는 것은 뜬금 없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실제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무리 큰 꿈도, 원
대한 목표도 지금, 여기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은 결국은 사람이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전언에 최소 10시간을 씁니다. 과장/대리/주임 교실에 5시간을 씁니다. 엄청난 시
간을 초급 간부 교육과 소통에 씁니다. 일주 40시간 노동으로 치면 1/3 이상을 초급 간부
교육과 구성원과 소통에 쓰는 셈입니다.
점심은 직원들 하고 먹습니다.
제가 외부 사람을 만나는 시간은 일주일 통틀어 평균 두서너 시간도 안 됩니다. 외부에
나가는 경우도 일 때문에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외부에 나가는 경우는 병원에 가거
나 드물게 친구를 만나는 때일 뿐입니다.
저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 내부 일에 투여하고, 또 내부 사람을 만나는 데 씁니다.
물론 제가 이럴 수 있는 것은 부사장이 저 대신 외부 사람들을 잘 만나고 있고, 간부들
이 외부 일을 잘 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점, 저는 너무 감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 안에 있고, 회사 사람과 보내는 이유는 제 성격이 소심
해서는 전혀 아닙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소심하거나 외부 사람을 만나는 걸 거북해
하지도 않습니다. 가끔 말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게 질리기는 하지만, 외부 사람 만나도 즐겁
게 접대할 줄 알고, 또 꺼리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거의 대부분 시간을 내부 일, 내부 사
람에게 쏟는 이유는, ‘외인(外因)은 내인(內因)을 통해 발현(發現)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창한 표현이 되어버렸는데 간단히 말하면, 내부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고, 기초가 중
요하다는 뜻입니다.

1
기초가 튼튼하면 나머지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이 원리는 여수룬 영업과 조직 운영에 정확히 적용되고 있습니다.
싸고, 좋고, 빠르고, 편리하면 손님은 반드시 옵니다.
구성원 개개인이 튼튼하면 조직은 단단해집니다.
이것만 소홀히 하지 않으면 여수룬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제가 외부 일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이유는 더 중요하고, 더 본질인 이 두 가지를 지키
는데 집중하기 위해서입니다.
깨달음을 얻은 큰 수도자(修道者)는 깊은 산속에 있어도 방문객들로 문전성시(門前成市)
를 이룹니다. 현대 한국에 성철(性徹)스님이라는 고승(高僧)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깊은 산
속에서 수도를 했는데, 만나려면 3천배(3千拜)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스님을 한번 만나려
고 3천배를 하는 사람이 줄을 이었습니다. 본질, 기초, 핵심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애드프린트 홈페이지 서비스가 엄청나게 개선이 되었고 좋아졌습니다만, 초기네
는 매우 불편했습니다. 그런데도 손님은 꾸준히 늘었고, 매출도 꾸준히 늘었습니다. 손님들
은 전화통을 붙잡고 30분 혹은 한 시간씩 입고 방법을 물으면서 구매를 했습니다. 싸고, 좋
고, 빨랐기 때문입니다. 상품은 싸고, 좋고, 빨라야 한다는 기본이 유지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여수룬-애드프린트가 싸고, 좋고, 빠른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또 내부가 소통이 되고, 개개인이 성장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데 집중하
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큰 꿈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역시 현실에서는 기본을 중요하게 여기는
데 집중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깥 일보다는 내부 일에 절대 시간을 투여합니다.
사실 저는 제 꿈이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는 않습니다. 소중
하게 생각은 하지만,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별로 실망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뜻이기도 합
니다. 꿈이 있어야 하고, 계획이 있어야 하니까, 갖고 있고 제시하는 것이지만, 이걸 이루고
못 이루고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게 제 인생에서 절대 목표일 수도 없고, 또 억지
로 이루려고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꿈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이루려고 안달하면 행복하지 않습니다. 꿈은 갖지만 현실에 충
실해야 그나마 덜 초조하고 행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음이기 때문에 과장/대리/주임 교실을 열고 가르치는 일이 힘들지 않습니다. 물
론 몸은 꽤 힘듭니다. 화, 수, 목, 금 매일 교실을 열다 보면, 시간이 토막이 나서 일이 중단
되기도 하고, 힘이 들기도 하지만 마음이 힘든 것은 아닙니다. 등산을 하면 몸은 힘들어도
몸 컨디션 전체는 오히려 좋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나눔, 독서토론회, 과장/대리/주임 교실 등을 통해 여수룬 초급 간부와 평직원들이 회사
를 잘 이해하고, 의미를 알고 일하고, 또 그런 가운데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은 참 기쁜 일
입니다. 구성원들이 성장해서 여수룬을 크게 키울 것이기 때문에 기쁜 게 아닙니다. 그냥 성
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기쁩니다. 저 스스로 그렇게 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기도 합
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즐기려고 노력합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야망이나 야심, 혹은 이름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욕심이 쓰윽 올라오
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나 혹은 국회의원 선거가 있을 때면, 나도 저렇게
활약해보고 싶다는 욕심과 야망이 제 마음 저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것을 느낍니다. 제가 정
치를 했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나름대로 능력이 있었고, 또 지금 움직이는 사람들보다는 못
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제 마음을 건드립니다. 정치는
화려합니다. 저에게는 무척이나 매력이 있습니다. 그 미련이 때로는 여수룬을 멋지게 성공
시켜서 보상 받고 싶은 마음으로 나타납니다. 이럴 때마다 조심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겉
보기 성공이 아니라는 것을 저 자신에게 주지시킵니다. 멋지게 활약하고, 사람들로부터 박수
받고 싶어하는 마음,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은 저 같은 사람에게는 견딜 수 없는 유혹입니
다. 저는 이 유혹과 싸웁니다.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생각을 많이 합니다. 요즘
은 자주 안 가지만, 제가 교회 새벽기도에서 제일 많이 기도하는 기도 제목이, 제 욕심 때문
에 삶의 본질을 놓치지 않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저는 기본을 중시합니다. 무엇보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회사에서 일을 할 때는

2
구성원 전체의 단결과 소통과 참여를 중시합니다. 내부를 중시하기 때문에 약간 지나칠 정도
로 외부 힘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여수룬을 처음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수룬은 처음부터 오퍼나 바이어를 찾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습니다. 무역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외 바이어를 찾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여수룬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이미 인터
넷이 있어서 해외 고객과 직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우
리 실력이 해외 바이어를 찾을 정도가 전혀 못되었던 원인도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힘으로 고객을 모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했습니다. 회원을 모을
때도 여수룬-애드프린트의 힘에 의지했습니다. 잘 아는 사람을 통한 홍보, 대행사를 통한 홍
보에는 아예 눈도 돌리지 않았습니다. 거의 철두철미 우리 돈을 써서 검색어 광고로 한 명
한 명 회원을 모았습니다. 시간도 많이 걸렸고 돈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기본
에 충실하면서 한 명 한 명의 회원과 만났기 때문에 여수룬-애드프린트 회원의 관계는 견실
(堅實)합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월 10만 엔 이상 구매 고객이 3%가 안 된다는 것은 약점
일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여수룬의 자랑이기도 합니다.
저는 영업점 유치 사업도 그렇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영업점 일을
진짜로 할 수 있는 사람을 한 명 한 명 만들어 나갈 겁니다.
영업점 유치 사업은 무조건 되는 일입니다. 얼마나 빨리 정착시키느냐, 또 얼마나 크게
성공시킬 수 있느냐는 것은 좀 다른 문제입니다만, 영업점 유치 사업은 실패할 가능성이 거
의 없습니다.
저는 영업점 사업을 하면서 여수룬의 장기(長技)를 생각해봤습니다.
여수룬의 장기는 끈질김입니다.
여수룬은 끈질기게 회원을 모았습니다.
여수룬은 끈질기게 나눔 문화를 만들어왔습니다.
여수룬 CEO는 끈질기게 전언을 씁니다.
여수룬은 독서토론회를 만들고 지난 6개 월 동안 대망을 끈질기게 읽어서 이제 2회만
남겼습니다.
과장 한 사람마다 한번씩 사업발표회를 한 것도 6개 월에 걸쳐 끈질기게 했습니다.
여수룬에는 꾸준함과 끈질김이라는 DNA가 있습니다. 이 DNA를 영업점 사업에 적용 시
키고 싶습니다.
영업점은 끈질기게 하면 무조건 성공합니다. 우리와 맞는 사람이 세상에는 많습니다. 그
사람들을 만나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으면 무조건 성공합니다.
이현철 본부장이 도입한 루트세일에서 절대 실패하지 않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살 때까지 찾아가면 됩니다. 물론 안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래도 애드프린트 상품으로는
성공 확률이 너무 높습니다.
마찬가지로 영업점은 서두르지만 않으면, 그리고 포기하지만 않으면 무조건 성공합니다.
저는 이 사업을 여수룬 구성원 전체의 참여와 지원을 얻는 데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중요한 일은 더 그렇습니다. 내부 구성원의 동의와 참여가
가장 중요할 수 있습니다.
제가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들과 소통하려고 애쓰는 것은 여수룬-애드프린트 구성원
이 제 식구 다음으로 중요한 공동체 구성원들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내부의 단결과 소통
이 외부 일의 성공에 큰 토대가 된다는 확신 때문이기도 합니다. 내부가 약해지면 겉으로 드
러나는 성공이 오히려 내부를 붕괴 시키기도 합니다. 저는 멀리 나가려면 내부가 단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부가 견고해야 외부로도 멀리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구심
력(求心力)이 강해야 원심력(遠心力)도 커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일을 같이 한다는 것은 조직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중요한 일을 같이 함으로써
성과도 공유하게 되고, 성취감도 같이 맛볼 수 있습니다. 조직에서는 이런 풍토를 만드는 것
이 무척 중요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여전히 여수룬의 초창기 멤버들입니다. 조직
이 성장하고, 여러분도 성장하면서 여러분이 작은 조직, 또 좀더 큰 조직을 이끌게 되었을
때도 이 원리를 잊지 말기 바랍니다.

3
비록 조금 천천히 가도, 같이 상의하고, 같이 일하는 풍토를 만들어 나가면, 세계 최고
의 조직을 만들 수 없을 지는 몰라도, 조금은 더 행복한 조직을 만들 수는 있습니다. 저는
여수룬이 그런 조직이기를 바랍니다.
그런 점에서 영업점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고 또 지원을 해주었으
면 합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영업점 사업을 알려주시고, 또 영업점으로 참여하라고 권유해주십시오.
헤아려 보니, 현재 여수룬-애드프린트에는 17명의 일본어 원어민자가 있습니다. 이 숫자
만도 무척 많습니다. 그리고 일본에 유학한 사람, 일본에서 생활한 사람은 15명입니다. 역시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일본어 원어민자는 최소 10명, 일본에서 유학한 사람이나 일본에서 생활한 사람은 최소
5명씩이라도 영업점을 모집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225개 영업점이 됩니다.
저는 일본에서 생활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저도 최소한 세 명에게는 영업점을
적극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 간 적 없는 사람도 형제와 자매, 친인척에 일본과 관련 있
는 사람이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영업점을 홍보하고, 영업점으로 참여하라고
권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자기 맡은 일만 잘하는 것을 넘어서 회사의 중요 사업에 관심을 갖고 참
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회사를 위해서 중요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개인이 자기가 속한 조직에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성숙된 태도고, 그런 태도를 가지려고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이것 역시 개인이 성숙되는 과정입니다.
영업점 신청을 할 때는 누구 추천으로 영업점 신청을 한다는 것을 적는 난이 있습니다.
이것을 통해 통계를 뽑을 수 있습니다. 저는 여수룬 구성원들이 조직의 핵심 사업에 꼭 참여
해줄 것을 부탁 드립니다.
아는 사람에게 영업점을 하라고 하는 것은 결코 부담을 주는 게 아닙니다. 부담은커녕
오히려 큰 선물을 주는 것입니다.
‘주고 받는 현찰(現札) 속에 싹 트는 우정(友情)’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습니다만, 사람
들은 돈을 좋아합니다. 영업점을 하라고 하는 것은 돈을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직업 없는
사람에게 직업을 구해주는 일입니다.
일이 묘하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제가 이렇게 말하지 않아도 구성원들이 먼저 주변에 영
업점 하라고 권해야 할 판인데, 짐을 얹어 준 것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톰소여의 모험』에 나오는 에피소드가 생각 납니다. 톰이 할머니로부터 나무 판자 울
타리에 페인트를 칠하라는 벌을 받았습니다. 톰은 휘파람을 불며 페인트 칠을 합니다. 지나
가던 친구가 비웃습니다. ‘또 까불다가 벌 받았구나, ㅋㅋㅋ’. 톰은 아무 소리도 안 하고 휘
파람만 불며 페인트 칠을 합니다. 머쓱해진 친구가 들여다 봅니다.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도와줄까?’ 톰은 가만히 있습니다. ‘나도 한번 해보면 안 돼?’ 톰은 여전히 휘파람을
불며 페인트 칠을 합니다. 친구가 이제 안달이 났습니다. ‘사탕 줄게. 나도 좀 하게 해줘’. 톰
은 사탕을 받고, 페인트 붓 장대를 넘겨 줍니다. 그 다음부터는 구슬 가지고 온 녀석, 딱지
가지고 온 녀석, 먹다 남은 빵 가지고 온 녀석이 입장료 내듯이 다 내놓고 페인트 칠을 합니
다.
이 책에 또 그런 말이 나옵니다. 월급 주면서 말을 몰라고 하면 투덜대면서 멀쩡하게 차
려 입은 신사가 자기 돈을 내면서 말을 탄다고.
재미있는 예화입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영업점을 추천하라고 하면 어느 새 일이 되어버렸습니다만, 여러분 스
스로 생각하면 주변 아는 사람에게 정말 좋은 일거리를 주는 셈입니다.
영업점을 하면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이미 여수룬-애드프린트의 영업본부 구성원
들이 입증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좀 성급한 말일 수도 있습니다만, 영업점을 하면 웬
만한 큰 회사에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나을 수 있습니다. 영업점이 얻을 수 있는 수수료는
명함, 스티커, 현수막의 경우는 대체로 매출의 18% 전후, 전단지는 2.7%, 책자는 4.5% 등
등입니다. 전단지와 책자는 매출액 규모가 크므로 지금까지 영업본부 구성원들의 통계를 보
면 대체로 모두 합쳤을 때 매출의 10% 정도가 영업 수수료입니다.

4
회원으로 가입만 시켜주면, 나머지는 우리가 다 알아서 하는데, 10%의 수수료면 엄청난
액수입니다.
그리고 본인이 유치한 영업점이 올린 매출에서 명함, 스티커, 전단지는 2%, 전단지는
0.3%, 책자는 0.5% 수수료를 지급합니다.
본인이 매출을 3백만 엔 올리면 수수료만 30만 엔~33만 엔 입니다. 매출 3백만 엔은
현재 여수룬-애드프린트 가격과 품질 수준에서는 그다지 달성하기 어렵지 않은 수준입니다.
본인이 가입시킨 영업점 열 곳이 합쳐서 3백 만 엔의 매출을 올리면 이 중 3만 엔의 수수료
가 생깁니다. 서른 곳 영업점을 유치해서 총 매출이 천 만 엔 발생하면 수수료가 10만 엔입
니다. 결코 어려운 일도 아니고,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저는 우리 여수룬-애드프린트
직원들에게 영업점을 유치하는데 힘을 쏟으라고 부탁 드리지만, 그 부탁을 수행하는 여러분
은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이 아니라 돈과 혹은 직업을 주는 귀한 일을 하게 됩니다.
주변 친구, 친인척들에게 이 소중한 정보를 전해주십시오. 영업점 사업부는 주변 사람들
에게 전해줄 메일 문안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이 기본 문안에 여러분의 인사말을 덧붙여서
보내주시고, 전화를 해서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내기를 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영업점 사업을 하면 반드시 웬만한 월급생활자 보
다 수입이 더 많을 겁니다. 여기서 스타가 탄생할 겁니다. 반드시 천만 엔 연봉자가 나올 겁
니다. 그렇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자기 형제, 친구, 친인척에게 영업점 하라고 빨리 권유하
는 게 좋고, 이런 정보를 주는 회사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도 직장 구하기 어렵습니다. 일본도 실업 상태에서 절망하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영업점은 이 사람들에게 기회의 땅입니다. 빨리 참가하면 무조건 유리합니다. 이 기회를 가
족, 친구, 친인척, 지인에게 알리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이 작업을 하면서, 그리고 오늘 전언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기를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간부가 되고 지휘자가 되어서도 잊지 말기를 바라는 저의 부탁이기도 합
니다.
내부가 정말 귀중하다는 것, 그리고 일을 할 때 구성원이 같이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이 점을 잊지 마시기를 부탁 드리고, 또 영업점 유치 작업을 하면서, 이것을 생각해보는 시
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것을 생각하면서, 지금 우리에게 영업점 사업을 성공 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
도 한번 더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5
[전언(傳言)]

에니어그램

2012. 12. 07. 금요일.

전언은 아닙니다. 금요나눔 시간을 빌려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를 가지고 사


람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사람은 사람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사람 자체가 이해하기 거의 불
가능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사람을 알아보려는 노력은 계속 되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오늘 간단하게 살펴보려는 에니어그램입니다.
아래에 나오는 에니어그램은 위키백과에 소개된 것을 제가 더 간단히 정리한 것입니다.
설명문을 보면 알겠지만 에니어그램은 기원전 2500년 경 바빌론 또는 중동 지방에서 유
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이라면 역시 놀라운 일입니다. 기원전 2500년 경에도 사람은 사
람을 알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알려는 노력은 어쩌면 관계 때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에니어그램 4
회짜리 강좌를 들었는데, 그 때 강사가 에니어그램의 유래를 설명해준 것이 기억에 오래 남
습니다.
그 강사는, 에니어그램은 중동 지역 수도자들 사이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도자들은 같이 모여서 수도합니다. 그런데 수도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서로 다투지는 말
아야 할 텐데도, 수도하는 사람들끼리조차, 이 사람은 저 사람을 불편해 하고, 저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못 마땅하게 여기더라는 것입니다. 도대체 왜 이 모양인가 하고 연구하면서 발
전한 것이 에니어그램이라고 했습니다. 위키백과에는 에니어그램의 유래를 기원전 2500년
경이라고 하니 어떤 것이 맞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저는 그 강사의 말에서 옛 사람들 역시 자기 자신의 한계 때문에 힘들어 했고, 다
른 사람과 관계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에니어그
램을 통해 사람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류 검사를 할 때 꼭 주의해야 할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류 검사는 참 많
습니다. 성격검사만 해도 다면적(多面的) 인성 검사, 성격 유형 검사, 표준화 성격 진단 검사
등이 있고, 성격 검사 외에 적성 검사, 지능 검사, 학습 유형 건사 등 무척 많습니다. 이런
검사가 많다는 것은 그 어떤 검사도 꼭 맞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제가 에니어그램을 소개하는 것은 이것을 통해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데 참
조하자는 정도의 의미입니다. 물론 이런 프로그램을 잘 이해하면 이 속에도 일면의 진리는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프로그램을 대하는 기본 태도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정도가 적당
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빠지지도 말고, 지나치게 무시하지도 않는다는 정도 말입니다.
단순한 미신은 아니고, 경험의 축적이기 때문입니다. 경험은 진리를 포함하고 있지만 진리
그 자체는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위키백과에 나오는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1
에니어그램

에니어그램의 상징

에니어그램(Enneagram)은 사람을 9가지 성격으로 분류하는 성격 유형 지표이자 인간


이해의 틀이다.

유래
에니어그램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으나, '에니어그램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고대의 지
혜가 그 유래가 된다고 추정되고 있다. 에니어그램 시스템은 구전되어 온 고대 지혜와 보편
적인 진리를 집대성해 놓은 것으로,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유태교 등 종교의 가르침과 더
불어 여러 가지 철학이 포함되어 있다.
유태교에서는 구약성경의 아브라함을 에니어그램의 창조자로 보고 있으나 정확한 근거
는 없으며, 현대에는 기원전 2500년경에 바빌론 또는 중동 지방(지금의 아프가니스탄 일대)
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현대 에니어그램의 역사
에니어그램 시스템은 피타고라스와 신플라톤학파(기원전 100년경)를 거쳐 그리스와 러
시아의 동방정교회(서기 500년경), 이슬람교의 수피즘(14~15세기)으로 구전이 이어졌다. 입
으로만 전해 내려오던 에니어그램 시스템을 서구에 처음으로 소개한 것은 러시아의 신비주
의자 구르지예프(Gurdjieff)이다. 그는 수피즘의 단체인 나크쉬밴디스(Naqshbandis)를 통해
에니어그램 시스템을 소개받아 자신이 연구한 것을 1915년에서 1916년 사이에 파리에서 공
개하였다. 이후 볼리비아의 이카조(Ichazo)가 1960년대에 칠레 아리카연구소에서 에니어그램
시스템을 기반으로 9가지의 유형을 개발했고 1970년대에 나란조(Naranjo)에 의해 미국 기독
교계에서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그 후 에니어그램의 신비주의적, 종교중심적인 접근법에서 벗어나기 위해 1975년 리소
(Riso)와 허드슨(Hudson)이 구르지예프와 이카조의 에니어그램을 재정리하여 성격심리학적
인 접근을 시도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접하는 에니어그램은 리소와 허드슨이 재정리한
것이다.

9가지 유형
에니어그램의 성격유형은 보통 9가지 유형을 일컫는다. 1에서 9까지의 숫자로 명명된 9
가지의 유형은 3가지 힘의 중심에서 세분화된 에니어그램의 기본유형이다. 각 유형의 특징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많은 학자들이 각자 다른 별칭을 붙이고 있으나 숫자로 부르는 것
이 원칙이다. 각 숫자에 좋고 나쁜 가치가 부여되어 있지는 않다. 따라서 숫자가 크다고 좋

2
거나, 작다고 나쁜 성격은 아니다.
1번
이성적이고 완벽주의적인 유형이다. 이들은 스스로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
지 않는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부도덕함과 결함이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 때
문에 완벽하고 올바른 것에 집착한다. 이들은 '완벽주의자', 혹은 '개혁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1번 유형의 장점 : 매사에 완벽하고 끝맺음이 정확하다. 공정하고 정직하다. 깔끔하다.
자제력이 있다. 믿음직하다.
1번 유형의 단점 : 세부사항에 지나치게 집착한다. 지나치게 비판적이다. 인간관계를 별
로 중요시하지 않는다. 독선적이고 강박(强迫)적이다. 매우 완고하다. 사소한 일에 걱정이 많
고, 흠잡기를 좋아한다.
여기에 속한 사람은 바른 생활자다. 모든 것을 완전하게 하려고 하고, 자기 자신이나 주
변환경(집, 인간관계, 직장)도 완벽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떤 일이 너무 쉽게 풀리면 의심
부터 한다. 모든 일이 다 그만한 값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수와 무질
서는 그들에게 부담을 주고, 그들을 화나게 만든다. 그들의 약점은 ‘화’다. 다른 사람들이 고
집스럽고, 심술궂다고 생각하는 분노를 품고 있다. 그들의 장점은 인내심과 끈기와 여유다. 1
번 유형의 사람들은 삶의 목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한다. 삶이 지고한 목표를 갖고 있
다는 생각이 그들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그들은 정치, 사회, 종교적 이념에 개방적
이고, 일반적으로 그들의 목표는 이렇게 표현될 수 있다. “나는 뭔가 새롭게 변화시키고 싶
어.” 9가지 성격유형의 각 유형별로 그러한 특성을 갖고 있는 나라가 정해진다. 1번 유형에
맞는 나라는 스위스다. 물론 그렇다고 스위스에 1번 유형의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의미
는 아니다. 그러나 국민성의 근간에는 완벽주의와 융통성의 부족 그리고 농담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진지함이 숨어 있다. 그들은 체면을 중시하면서 동시에 실속을 차린다. 그들은 출처
가 불분명한 돈도 먼 외국에서 일어난 일이라 자기들은 모른다며 그냥 받아들인다. 고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1번 유형은 미키 마우스, 아스테릭스와 돈 카밀로 등이다. 1번 유
형의 특징은 까다로운 비평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글을 직접 쓰지는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잘못에 대해 가차없이 지적하는 냉혹함을 지니고 있다.

2번
매우 사교적이고 남을 도와주기 좋아하는 유형이다. 타인들에 대해 민감하고 예리하기
때문에 남들의 기분을 이해하고 잘 맞춰준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자신이 사랑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자신이 사랑 받기 위해서 남에게 베푸는 데 집착한다. 이들은
'조력가(助力家)'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2번 유형의 장점 : 정이 많고 마음이 넓다. 친절하고 세심하다. 사람을 잘 돌본다. 눈치
가 빠르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잘 이해하고 칭찬해 준다.
2번 유형의 단점 : 헌신의 뒷면에 대가를 바란다는 욕구가 있다. 남을 돌보느라 자신의
문제를 보지 못한다. 뭐든지 돌려서 표현한다. 타인을 조종하고 독점하려 한다. 감정이 너무
강해 논리적이지 못하다. 히스테리가 심하다.

3번
성공과 유능함을 추구하며, 야망이 있고 역할이나 지위에 대해 주목 받기를 원하는 유형
이다. 또한 실용적이고 실적 중심적이다. 이들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몸의 희생도 불사할 수
있으며, 가슴 중심 유형이지만 성공을 위해 감정을 내려놓기도 한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
움은 자신이 가치 없는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래서 성공에 집착하게 된다. 이
들은 '성취자', 혹은 '선동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3번 유형의 장점 : 유능하고 어디서나 주목 받는다. 자신감이 많다. 판단력과 화술이 뛰
어나다. 정열적이고 실용적이다.
3번 유형의 단점 : 남을 쉽게 믿지 않는다. 자기도취에 빠지기 쉽다. 자만과 잘난 척이
심하다.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적대적이다. '성공이냐 실패냐'만을 인생의 가치로 본다. 약삭빠

3
르고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만을 한다.

4번
매우 자기중심적이며 예술적이고 독특한 것을 추구하는 유형이다. 수줍음이 많고, 감동
적인 것을 추구한다. 타인에 대한 이해심이 많지만 자기를 꾸미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
한다. 평범한 것을 거부하고 결코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인정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을 추구하
고 특별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이들은 '예술가', 혹은 '개인주의자'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4번 유형의 장점 : 따뜻하고 이해심이 많다. 자기성찰이 뛰어나다. 독창적이고 개성이
뚜렷하다. 예술적 재능이 있다. 감수성이 풍부하다.
4번 유형의 단점 : 사소한 일에도 쉽게 상처받고 우울해진다. 자의식과 죄책감이 지나치
게 심하다. 지나치게 내성적이다. 쉽게 고민에 빠진다. 질투심이 심하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
다. 자신에게 지나치게 몰입해서 다른 사람에게 무심하다.

5번
분석력과 통찰력이 있고 지식을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유형이다. 객관적이고 관찰력이
뛰어나다. 말수가 적고 조심스러운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혼자 있는 것을 즐기며,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사생활에 대해 경계심이 강하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
은 자신이 무능한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유능한 사람이 되기 위해 지식과 정보
수집에 집착한다. 이들은 '사색가', 혹은 '관찰자'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5번 유형의 장점 : 분석적이고 객관적이다. 현명하다. 끈기가 있다. 통찰력과 자제력이
뛰어나다. 지적이고 사려 깊다. 지식이 풍부하다.
5번 유형의 단점 : 오만하고 고집이 세다. 지식을 나누기를 아까워한다. 흠잡기를 좋아
한다. 지나치게 내성적이고 소극적이다. 참여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한걸음 물러서서 판단만
한다. 행동하기 전에 항상 생각하지만 생각을 너무 하느라 막상 행동하지 못할 때가 많다.

6번
폐쇄적이고 겁이 많으며, 짜여진 지침과 틀에 잘 적응하는 유형이다. 책임감이 강하고
안전을 추구하며, 전통이나 단체, 혹은 친구에게 특히 충실하다. 협동심이 강하고 주위로부
터 믿음직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따라서 자신을 옳은 방향으로 가이드해 줄 사람에게는 남다른
충성심을 보인다. 이들은 '충성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6번 유형의 장점 : 규범과 규칙에 충실하다. 공동체의식이 강하다. 주변과 조화롭게 지
낸다. 정이 많고 다른 사람을 잘 돌본다. 책임감이 있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준다.
6번 유형의 단점 : 지나치게 신중하다. 피해망상적이다. 자기방어가 심하다. 사고에 융통
성이 없다. 화를 잘 낸다. 안전하고 확실한 것이 아니면 절대 하지 않는다. 자신감과 주체성
이 없이 남이 시키는 대로만 하려고 한다. 우유부단하다. 지나치게 보수적이다. 자립심이 부
족하다.

7번
낙천적이고 명랑하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유형이다. 자기도취적인 면이 다소 있으며 언제
나 쾌락과 재미를 추구한다. 무언가에 도전하기를 좋아해서 남다른 재능이 많다. 아이디어가
많지만 그 아이디어의 질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고통 받는 것에 대
한 두려움이다. 자신이 고통 받지 않고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 어떤 일에서든 즐거움을 찾으
려고 노력한다. 이들은 '낙천가', 혹은 '만능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7번 유형의 장점 : 항상 남들을 즐겁게 해 준다. 자신감과 자주성이 강하다. 상상력과
호기심이 많다. 건설적이고 변화를 추구한다. 다재다능하다.
7번 유형의 단점 : 지나치게 자기도취적이고 충동적이다. 한가지에 오래 집중하지 못한
다. 낙관주의가 과장되어 있다. 깊은 인간관계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쉽게 열광적인 상태
4
에 빠진다. 고통에 대한 공포가 지나치게 심하다.

8번
리더십이 강하고 권력과 승리를 추구하는 유형이다. 이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걸고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나는 강하고 힘이 넘친다는 자아이미지
를 가지고 있어 자신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가려고 노력한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통제 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통제 당하지 않기 위해 거꾸로 남을 통제하는
데 집착한다. 이들은 '지도자'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8번 유형의 장점 : 단도직입적이고 단호하다. 권위 있다. 자신감이 넘치고 성실하다. 게
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상대방에게 안정감을 준다. 남다른 행동력이 있다.
8번 유형의 단점 : 남을 조종하려 한다. 지나치게 반항적이고 오만하다. 고집이 세다. 자
신이 원하는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신만의 정의를 너무 추구한다. 자신의 행동을 부
끄러워하지 않는다. 자신의 약점과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다. 파괴적이고 독재적이다. 자신의
몸만을 지키려 하기 때문에 동료를 쉽게 버린다.

9번
안정과 평화를 추구하고 넓은 포용력을 가진 유형이다. 갈등이나 긴장을 피하는 사람들
이며 주위 사람들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 편견이 없고 냉정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
의 고민을 잘 들어주기도 한다. 어떤 상황이 와도 불만을 표출하지 않으며 언제나 만족감에
차 있다. 이들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혼자 남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친구와 동료를 잃
지 않기 위해 평화로운 것에 집착한다. 이들은 '조정자', 혹은 '평화주의자'라는 별칭을 가지
고 있다.
9번 유형의 장점 : 붙임성이 있고 온순하다. 인내심이 강하다. 포용력이 많다. 편견이 없
다.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9번 유형의 단점 : 현실적인 대처능력이 부족하다. 자신에게 무관심하다. 강박관념이 심
하다. 둔감하고 수동적이다. 타인에게 지나치게 쉽게 동일시한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못한다. 자아존중감이 낮다. 게으르고 나태하다

날개
날개는 기본유형 이외에 부수적으로 갖는 두 번째의 유형이다. 기존에는 원상에서 기본
유형의 양쪽에 인접하는 두 개의 유형을 날개라고 하였으나, 현대 에니어그램에서는 양쪽 날
개를 균형 있게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으며, 두 개의 날개 중 더 강하게 나타
나는 쪽만을 날개라고 부른다. 성격의 전반적인 부분을 형성하는 것은 기본유형이지만 거기
에 날개의 특성이 합쳐져서 전체적인 성격이 형성된다. 같은 유형이라도 어느 쪽 날개를 사
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주는 인상은 상당부분 다를 수 있다.
예를 들면 기본 유형이 6번인 사람은 5번과 7번 중 하나를, 기본 유형이 1번인 사람은
9번과 2번 중 하나를 날개로 취하게 되며, 날개의 개념을 합치면 총 18가지 유형으로 구분
된다. 기본유형과 날개를 표기할 때는 '기본유형w날개'로 표기한다. 즉 기본유형이 1번이고
날개가 2번인 경우 1w2로 표기한다.
각 유형별 날개의 별칭
1W9 이상주의자 1W2 사회운동가
2W1 봉사자 2W3 안주인
3W2 매력적인 사람 3W4 전문가
4W3 귀족 4W5 보헤미안
5W4 인습타파주의자 5W6 해결사
6W5 방어자 6W7 친구
7W6 엔터테이너 7W8 현실주의자
8W7 독립자 8W9 곰
9W8 중재자 9W1 몽상가

5
분열과 통합
에니어그램에서는 정신적으로 쇠약해진 상태를 분열, 건강해진 상태를 통합이라고 한다.
에니어그램의 각 유형에 연결된 삼각형과 헥사드는 분열과 통합의 방향대로 이어져 있다. 분
열의 방향은 1-4-2-8-5-7-1, 9-6-3-9이고 통합의 방향은 그 반대이다. 이 순서에서 기본
유형을 기준으로 양쪽에 있는 유형 중 더 강한 유형의 방향을 살피면 자신의 분열과 통합
상태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본유형이 1번이라면 4번과 7번 중 더 강한 것이 무엇인지 보면 된다. 만약
4번이 7번보다 더 강하다면 분열의 방향이고, 반대로 7번이 4번보다 더 강하다면 통합의 방
향이다. 1번 유형이 4번 방향으로 분열할 때는 4번 유형의 단점을 닮게 되고, 7번 방향으로
통합할 때는 7번의 장점을 닮게 된다.
분열과 통합은 건강과 불건강의 방향을 나타내는 것뿐으로 유형의 분류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 틀을 기준으로 할 때, 여러분은 자신이 어떤 유형에 속한다고 보세요?

6
[전언(傳言)]

다른 사람과 같이 일하기

2012. 12. 14. 금요일.

다들 그러겠지만 직장 내에서 상의를 할 때는 저도 저 나름대로 철학과 원칙이 있습니


다.

당신 말이 맞을 수 있지
대략 5-6년 전부터 부쩍 강해진 다른 사람의 의견을 대하는 습관입니다.
믿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토론을 하게 되면 잠시 눈을 감고, ‘저 사람 말을 잘 들
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가르치려 하지 않고, 비판하려고 하지 않고, 지적
하려고 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저는 상대가 의견을 내놓으면 일단 수용하려고 노력합니다. 상대 의견의 본질을 찾고,
그 속에 있는 받아들일만한 점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노력의 하나가 대화하는 버릇입니다. 저는 상대가 이야기할 때, 집중해서 들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리고 매우 자주 ‘그럴 수도 있겠네’ 하거나, ‘그렇구나’하고 말합니다. 다른 사람은
제가 ‘그럴 수도 있겠네’ 하거나 ‘그렇구나’ 하고 말할 때, 건성으로 그렇게 말한다고 느낄
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제가 그 말을 할 때는 거의 반드시 그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때입
니다.
이 점은 제가 생각해도 제가 참 많이 성장한 대목이라고 여겨집니다.
젊었을 때는 전혀 이렇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5-6년 전부터는 남의 말을 받아들이려고
무척 애를 쓰게 되었고, 그렇게 애를 쓰면서는 ‘그럴 수도 있겠네’, ‘그렇구나’ 하고 말하는
습관이 들었고, 그 습관이 실제 상대의 말을 수용하는 것으로 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수용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사람은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도 간부들은 저더러 ‘사장님 정말 고집 세요’ 하는 걸 보면,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아직도 제가 수용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것이겠지만, 저 스
스로 저를 보면 엄청나게 성장했습니다.
어쨌든 저는 이전에 비하면 상대방의 말을 수용하려고 무척 애를 쓰게 되었습니다.
배경에는 아마 저의 실패가 깔려 있을 겁니다.
저는 정말 많은 실패를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도 탁월한 인재는 못 되었고, 대학교도 소
위 최고 명문대학교에 들어간 것도 아닙니다. 40대까지 정치를 했지만 정치에서 실패했습니
다. 44세까지 기업을 운영해서 또 실패했습니다. 물론 자잘한 성공도 있었지만 전체로 보면
거듭 실패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실패는 부부 사이가 무너질 데까지 간 것입니다.
이 실패를 겪으면서 저는 제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철저히 받아들였고, 또 내 판단
이 옳지 않을 때가 더 많다는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여수룬 CEO니까 어쩌면 그럴듯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회사 규모도 그럴
싸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전히 국세를 못 내서 경제활동을 하는데 제약이
많고, 여전히 자기 집도 없이 전세를 삽니다. 지난 실패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자금을 유치해야 할 때마다 많은 곤란을 겪습니다.
이런 실패와 한계를 인정하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서 저는 제 주장을 강하게 펴지는 않
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강하게 주장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수룬을 만든 것, 저가를 고수(固守)한 것, 잔업 없는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한 것, 고객
지원팀 응대 시간을 10시부터 5시로 한 것, 고객지원을 한국에서 한 것, 자율 분위기를 만들
려고 노력한 것, 나눔을 꾸준히 하는 것, 교육에 엄청난 시간을 할애하는 것, 독서토론회 첫
책으로 24회를 해야 끝나는 『대망(大望)』을 택해서 어쨌든 끝낸 것, 오프라인 영업본부를
만들고 그 연장에서 영업점사업부를 만든 것 모두 제가 강하게 주장해서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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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직에서 내보내야 할 사람이 있으면 별로 주저하지 않고 끈기를 가지고 내보내
기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도 역시 고집이 셉니다. 그렇지만 전반(全般)을 놓고 보면 그래도 다른
사람의 의견은 최대한 집중해서 듣고, 일단은 수용하려고 애를 씁니다.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은 너무나 많습니다.
가장 큰 이익은 관계를 잘 맺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도 저만의 생각일 수는 있
습니다. 저는 관계를 잘 맺고 있다고 느끼지만 상대는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그
렇지만 어쨌든 저 자신은 관계를 잘 맺게 성장했다고 느낍니다.
회사나 여타 공동체에서 관계를 잘 맺게 되면 당연히 편안해집니다. 관계를 잘 맺고 있
다고 느끼면,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당연히 편안해질 수밖에 없습
니다. 편안해지면 관계는 또 한 단계 성숙해집니다.
악화(惡貨)는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한다고 하는데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악순환
(惡循環) 대신 선순환(善循環)이 이루어집니다.
즉 받아들이려고 애쓰면 상대방도 편안해지고, 상대방과 관계가 좋아지고, 그렇게 되면
상대방에게서 더 좋은 의견이 나오게 됩니다.
‘그럴 수도 있지’, ‘그렇구나’하는 말 습관을 가지면서는 비판하거나, 지적하거나, 가르치
려는 태도는 점점 더 줄어들게 됩니다. 저는 말하다가 저 스스로 목소리의 톤이 올라가는 것
을 알아챕니다. 지적하거나 비판하는 말투가 나오는 것을 스스로 인지(認知)합니다. 그럴 때
는 잠시 말을 멈추고 톤을 끌어 내립니다. 그리고 다시 말투를 바꿉니다.
정말 상대의 말이 맞을 수도 있다고 진심으로 받아들이면서 저는 꽤 성장했습니다.

끈기 있게 설득합니다
저는 사람이 스스로 깨닫지 않는 한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일합니다. 조직은 궁극
으로는 지시와 복종이 기본입니다. 상사는 지시하고 부하는 복종해야 합니다. 이것은 흔들어
서는 안 되는 원칙입니다. 다만, 지시와 명령은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도 분명합니다. 충분히
설명했고, 충분히 설득했는데도 동의하지 못하면 지시하고 명령해야 합니다. 부하는 지시와
명령이 분명해지면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심지어 조직에서 부하는 설명이 충분하지 못했어
도 지시와 명령에는 따라야 합니다. 그것이 조직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지시와 명령 이전에 설득하고, 대화하고, 교육하고, 토론해서 부하가 납
득하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좋다고 권하는 것입니다.
저는 저 스스로 그렇게 합니다.
저는 영업점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을 들였습니다.
영업점 관련 전언만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ㅇ2012년8월31일 전언 --- 대리점
ㅇ2012년9월7일 전언 --- 영업점2
ㅇ2012년9월14일 전언 --- 영업점3
이 세 전언은 전부 영업점을 설명하는 것이었고, 이 세 전언을 가지고 전체 나눔을 했습
니다. 이후 11월2일 전언(정책 만들기), 11월9일 전언(2013년 3월, 매출 1억5천만 엔 목표는
수정되어야 하나?)에서 또 영업점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주임교실, 대리교실, 과장교실에서
또 설명을 했고, 간부 회의에서도 나눔을 했습니다.
저는 끈기를 가지고 설명을 하고, 설득을 했습니다.
이것만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납득을 하거나 혹은 동의를 하는 것은 제가 할 일
이 아닙니다. 그것은 제 말을 듣는 사람들 스스로 선택할 문제입니다. 저는 다만 내 생각을
전달하고, 설명하고, 설득할 뿐입니다.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했는데도 만약 안 되었다면 저는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했을 겁니
다. 하나는 내가 포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시와 명령으로 내 뜻을 관철해 나가는 것
입니다.
그런데 CEO 정도 되면 끈기 있게 설득하면 대부분 어쩔 수 없이라도 동의를 해줍니다.
혹은 타협안을 제시해줍니다. 저는 여기까지 갑니다. 물론 지시와 명령으로 해결할 수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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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그 방법은 거의 쓰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통해 얻는 유익은 무척 큽니다.
역시 관계가 나빠지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해주는 동의도 동의는 동의입니다. 사람
은 동의한다는 말을 입밖에 내면 그 말을 지키려는 경향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어떻게든 설
득하는 과정은 무척 중요합니다.
그리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부족했던 것이 보강됩니다. 혹은 안 드러난 문제가 드러납니
다. 그렇게 보면 설득하는 과정이 이미 일을 하는 과정이라고도 여겨집니다. 이 과정을 거치
면서 실패할 가능성을 줄입니다.

다른 사람의 한계도 인정합니다.


저는 같이 일할 때, 저의 한계도 인정하지만 다른 사람의 한계도 인정합니다.
언어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사람은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아무리 잘 말해도
70% 이상 정확하게 전달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똑같이 ‘알았어’라고 말해도, 그 속뜻은 화를
참는 것일 수도 있고, 정말 기뻐서 받아들이는 것일 수도 있고, 그저 말하기 귀찮아서 하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말은 말이지만 그 참뜻은 말하는 본인도 모를 수 있습니다. ‘밥 먹어라
‘하는 단순한 말도 자기 감정을 정확히 담아서 전하기 힘든데, 전략과 전술, 혹은 철학을 다
룰 때는, 생각하는 것을 정확히 전달한다는 게 어쩌면 애당초 불가능한지도 모릅니다. 그렇
기 때문에 말과 글로 자기 생각을 잘 전달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마찬가지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아무리 잘 들으려고 해도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70%
이상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잘 듣는 것을 경청(傾聽)이라고 합니다. 귀를 기울
여서 듣는 것입니다. 경청을 해도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70% 이상 알아듣기 힘들다는 것입
니다.
말하는 사람이 자기 의도를 최대한 정확히 전달하고, 듣는 사람이 최대한 잘 들을 때 겨
우 49%만 전달됩니다. 이것이 최대치입니다.
지난 주에 우리는 에니어그램을 공부했습니다. 에니어그램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배울
수 있는 것은, 사람은 정말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은 다릅니다. 1번 유형, 2번 유형, 3번
유형 등등 9번 유형까지 모두 기본 특성이 다릅니다. 거기다가 2번 속성이 강한 1번 유형이
있고, 9번 속성이 강한 1번 유형이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1번 유형도 마음이 안정되었을 때
와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을 때 받아들이는 것이 다릅니다.
말하는 방식도 다르고 듣는 방식도 다릅니다. 이런 것을 감안하면 내가 하는 말을 상대
가 못 알아 듣는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듣는 게 오히려 신
기한 일입니다. 이것을 현실로 받아들이게 되면, 우리가 조직에서 관계를 맺어나가는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선 화가 덜 납니다. 화가 나는 이유는 상황이 내 뜻대로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에
게, 일어나라고 했는데 안 일어나니까 화가 납니다. 공부하라고 했는데 공부를 안 하니까 화
가 납니다. 조용히 하라고 했는데 계속 떠드니까 화가 납니다. 배우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신신당부했는데 잊어먹었다고 하니까 화가 납니다. 그리고 내 의
견을 알아듣지 못하니까 화가 납니다. 대부분 화 내고, 짜증 내고, 불평하는 이유는 상황이
내 뜻대로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황이나 상대가 원래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나마 화가 덜 나
고, 화가 났다가도 곧 가라앉힐 수 있게 됩니다.
요즘, 가망 영업점을 등록해달라고 조회 때마다 간부들에게 부탁하고, 또 게시판에 글을
올리지만 구성원들은 별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 상황조차도 저는 당연하다고 받아들입니다.
이런 저의 태도를 보고 어떤 사람은 질서와 규율을 CEO가 먼저 허무는 일이라고 지적
하기도 합니다. 그런 점도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저는 좀 지나칠 정도로 규제를 하지 않습
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구성원들이 제 지시나 당부를 당장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지시나
당부를 관철시키기 위해 보상이나 벌칙 같은 수단을 사용할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저는 아
무리 제가 상사고 구성원들이 부하라고 해도 지시나 당부를 즉각 이해하고 이행할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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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간부들에게는 제가 비전을 제시하라는 나눔글을 쓰라고 신신당부하지만, 비전을 담은 나
눔글을 꾸준히 제시하는 간부는 그다지 없습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간부들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실제로는 하지 않습니다. 물론 쓰게 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방법
도 쓰지 않습니다.
제 지시나 당부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제가 화를 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
다.
이유는, 사람이 그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화
저는 다른 사람과 같이 살아가거나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가정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대화입니다.
대화는 정말 중요합니다. 말을 하면서 스스로 정리를 하게 되고, 들으면서 지혜와 지식
을 얻게 됩니다. 부족한 것을 채울 수 있고, 좋은 점을 더욱 발전 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화에도 정말 중요한 규칙이 있습니다.
대화를 가장 잘 하는 방법은 역시 경청(傾聽)입니다. 그리고 주고 받는 것입니다.
대화를 깨는 주범은 주로 상급자입니다. 많은 상급자에게 대화는 훈계하고 가르치는 것
입니다. 듣는 사람은 정말 난처합니다.
저는 대화를 할 때, 나눔 가이드 라인을 생각합니다. 나눔 가이드 라인에는 대화하는 방
법을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너, 우리라는 말은 사용하지 마십시오. 사람은 오직 자신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과 대화할 때, ‘너’라는 말로 시작하면, 당연히 훈계와 지적으로 이어지게 됩
니다. 그러면 밥상머리 교육이 아니라, 밥상머리 잔소리가 시작됩니다.
저는 애와 대화할 때, 거의 철저하다 싶을 정도로 내 경험을 이야기해줍니다. 역시 나눔
가이드 라인에 나오는 방식입니다. ‘감정을 나누세요, 자기의 경험, 힘, 희망을 나누세요’. 즉
아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고 싶은 주제를 나는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이야
기하게 됩니다. 물론 이 방법으로도 교만하고 잘난 부모는 자기 자랑만 해대겠지만, 다행히
저는 실패를 많이 했기 때문에 저는 제 실패 경험을 많이 이야기해주게 됩니다.
대화(對話)는 마주보고[對] 말하는[話] 것입니다. 상급자나 어른은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능력 있는 사람일수록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말을 많이 하면 당연히 실
수도 많이 하게 되고, 관계도 헤칩니다.

기다림
같이 일하는 것은 결국 기다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해할 때까지, 그리고 움직일 마
음이 생길 때까지 우리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소를 물가까지는 끌고 갈 수 있어도,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는 경구(驚句)가 있습니다. 소가 물을 먹고 싶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상사가 해야 할 일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하
고, 지원해주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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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언(傳言)]

내년 3월까지

2012. 12. 21. 금요일.

잘 아시겠지만 원-엔 환율이 급전직하(急轉直下) 상태입니다. 정확하게 계산할 수는 없


지만 10월에 비하면 11월~내년 2월까지 환차손(換差損)이 2억 원~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여
겨집니다. 우리 회사는 11월 말에 그동안 일부 거래처에 5일 정도 지급일을 넘겨 지급하던
것마저도 정상 지급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만, 원-엔 환율이 급락하면서 내년 2월 말 기준,
자금이 2억~2억5천만 원 정도 부족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해왔습니다. 지난 달 겨우 완전 정
상이 이루어지자마자 환율이 하락하는 상황을 맞게 된 셈입니다.
이 보고를 받고 저도 꽤 당황스러웠습니다. 걱정도 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주 중반부
터 월요일까지는 저 역시 당황스러워 말을 잊을 정도였습니다. 특히나 우리 회사는 금융 기
관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금이 부족해지면 매우 어려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상황을 파악해봤습니다. 먼저, 자금흐름을 살펴봤습니다. 매출의 추이를 살펴보고, 실제
로 입금되는 금액을 대조해보고, 지출금액을 검토해봤습니다. 여러 가지로 체크해본 결과,
원-엔 환율 직하(直下)는 겨우 정상이 된 여수룬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를 검토해봤습니다. 내년 3월까지 우리는 매달 8억5천만 원 정도를
씁니다. 물론 매출이 증대하면 원자재비 구입비도 늘어나니까 바뀌는 건 있겠지만 대략 그
정도를 추정합니다. 큰 무리가 없을 겁니다. 지금까지 해온 것을 기준으로 하면, 내년 3월
매출은 대략 8천만 엔 정도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원-엔 환율을 11로 하면, 8억8천
만 원, 12로 하면 9억6천만 원 정도입니다. 환율에 너무 크게 좌우가 됩니다만, 대략 내년 3
월 이후부터는 회사가 확실히 안정되리라고 여겨집니다. 물론, 이후에 매출이 늘어나는데 따
른 비용의 증가 등이 어떻게 될 지는 경영지원실이 조사를 하고 예측을 하겠지만, 제 경험으
로는 3월 이후는 일단 안정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으리라고 여겨집니다.
당장은 물론 걱정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인 이상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상황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렇게까지 긴장하고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여수룬은 매출이 유지되거나 증가되고 있습니다. 또 부채가 전혀 없습니다. 이 정도면 기업
내용이 나쁘지 않습니다. 매출이 유지되는 회사면 이 규모에서 그렇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우리 회사는 현금유동성(現金流動性)이 좋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현금
보유분이 전혀 없다는 것이고, 또 차입 등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인데, 그래도 누적 최대
자금 부족분은 3억 미만입니다. 조금 시달리기는 하겠지만, 별 것 아닌 일입니다. 문제는 내
년 2월까지입니다. 환율이 12 이하로 떨어지면 시달리는 시간이 약간 더 길어질 수도 있습
니다. 그렇지만 대세(大勢)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저는 큰 맥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전제로 내년 2월까지 단기 국면을 어떻게 대처할
지를 생각해봅니다.

마음가짐
위기는 늘 기회입니다. 느슨하게 운영해왔던 가격 정책과 판매 정책을 되짚어 볼 기회입
니다. 환경이 좋았을 때 잘 하지 하고 말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꼭 그렇게 생
각하지는 않습니다. 좋은 환경일 때도 타이트하게 운영하면, 사람이 늘 긴장만 하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살 맛이 안 납니다. 좋은 환경일 때 좀 느슨하고, 좀 힘들어지면 긴장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느슨하게 운영해왔기 때문에 내부에 힘도 길러졌고, 위기에 잘
대처할 능력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이 좋을 때 지나치게 느슨하게 운영하는 것이 문제라
면, 상황이 조금 어려워졌다고 불 난 집처럼 화들짝 놀라서 긴축! 긴축! 하는 것도 문제입니
다. 전체 상황을 잘 파악하고 연착륙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상황을 냉정하게 보면 무슨 큰 난리가 날 정도는 전혀 아닙니다. 여수

1
룬 규모에서 3억 혹은 5억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한달 운영비도 안 되는 금액
입니다.
가격 등 다소 느슨하게 풀어놨던 것을 정비하고, 조직이 좀더 타이트하게 움직이면 오히
려 내년 3월을 대비하기 참 좋은 때입니다.
그동안 가격을 느슨하게 풀어놨기 때문에 우리는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
리고 영업본부, 상품개발부, 영업점사업부 등 연습을 참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상황이 나
쁘지 않았을 때 우리가 같이 일할 동료를 얻고, 또 준비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내년
을 맞이하기는 딱 좋습니다.
이 정도 연습하고 준비한 것이 참 다행입니다. 이제 준비도 많이 했고, 연습도 어느 정
도 했으니까, 이제부터 운동화 끈을 조금 단단히 매고 어려운 길을 돌파하면 됩니다. 이 국
면을 넘으면 전혀 다른 넓은 세상이 열립니다.
조금 어려운 상황에 빠지면 사람은 누군가를 탓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다 보면
조직에 분열이 옵니다. 제일 하기 쉬운 말이 ‘상황이 좋다고 사람을 너무 많이 늘렸어요’ 입
니다. 혹은 ‘좋았을 때 긴축했어야죠’ 하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저는 그
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멀리 내다보고 운영합니다. 여수룬-애드프린트는 내년 3월 이후에
는 정말 즐거운 일을 많이 할 수 있을 만큼 안정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제가 여수룬-애드
프린트에서 참 잘한 일 중 하나가 상황이 나쁘지 않았을 때, 같이 일할 구성원을 충분히 확
보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견강부회(牽强附會)이고 아전인수(我田引水)라
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지도 모르지만 모든 사물과 현상에는 긍정할 점과 부정할 점이
있듯이 지금 상황도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제가 늘 말씀 드리는 게 있습니다. 사람은 자
기의 장점을 가지고 살아야지, 단점을 가지고 살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
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가지고 살면 가장 효과가 큽니다.
지금 우리는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을 여러 가지 가지고 있습니다. 역량도 쌓
았습니다. 평가는 잠시 뒤로 두었으면 합니다. 지금은 갖고 있는 내부 역량으로 내년 2월 혹
은 4월까지 단기 국면을 어떻게 운영할 지를 생각해보기로 합시다.
저는 지금 위기를 내년 3월 이후 조직이 정말 제대로 사업을 확장할 때를 대비한 정비
기간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기본 상품의 가격 인상
일단은 단기 위기 국면을 타개하는 수단으로 스티커, 현수막 등의 가격을 일본 내 최저
가를 유지하는 범위에서 인상합니다. 명함은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한 업체 때문에 올리
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스티커와 현수막은 우리 다음 싼 업체에 비해 우리가 60~70%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략 30~40% 가까이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스티커와 현수막이 우리 회사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율은 30% 가까이 됩니다.
내년부터는 애드프린트 홍보, 영업점 확보, 영업본부 강화로 영업이 더욱 활발해집니다.
이런 환경에서 주력 상품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30~40% 인상하게 되면 단기 국
면에서는 아주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30% 가격 인상으로 얻을 수 있는 1월~2월의 추가 이익은 꽤 큽니다.
물론,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우리 지향(指向)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전단지를 필두로 납기 단축
최근 영업본부와 사업본부 중심으로 화요일에 부산에서 오사카로 가는 쾌속 화물선을
활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로써 전단지는 기본 3~4영업일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고, 명함,
스티커 등 납기도 더 빨라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화요일 배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우리는 매우 중요한 마케팅 수단을 획득하게 됩니다.
우리 모토 가운데 하나인 ‘빠르게’라는 면에서 엄청난 무기를 새로 갖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회사 조직이 토요일, 혹은 일요일에도 근무하는 방향, 그리고 저녁에도 근
무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할 상황입니다.
근무 환경을 이렇게 바꾸자고 하면 불편한 마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또 반대하는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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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을 개진(開陣)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조건에서도 최선
을 다해서 상의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개인이 불편하지 않을 방법을 만들면
서, 회사 전체의 서비스 개선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찾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주말 근무를 하든, 야간 근무를 하든 기본을 헤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여전히 주
5일제는 지킬 것이고, 일일 8시간 근무제도 지킬 것입니다. 물론 조정하는 과정에서 약간 문
제가 생길 수는 있겠지만, 기본은 지킵니다.
제도 변화를 불편하게 여기는 분이 있다면, 지금까지 회사가 걸어온 과정을 봐달라고 부
탁 드리고 싶습니다.
여수룬은 주5일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고, 일일 8시간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습
니다. 그리고 대체로는 그렇게 해왔습니다. 다소 부족한 부서가 있기도 했지만, 그래도 인원
을 확충해서 그런 부서가 생기지 않게 노력해왔습니다. 조직 구성원을 먼저 편안하게 하려고
애써왔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가지고는 믿을 수 없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으로는 믿을 수
있을 겁니다.
주5일제 근무, 1일 8시간 근무를 전제로 하면, 나머지 사항은 같이 상의해서 처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는 여러분께서도 많이 도와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주말 근무도 늘 하는 일은 아닙니다. 주말 근무를 하면 주 중에 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 매출이 늘어나고 성장하면 인원도 계속 보강 되므로, 주말 근무해야 하는 날짜도 띄엄
띄엄 입니다. 지금보다 편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크게 문제 삼을 일은 아니리라고 여겨집니
다.
여수룬 구성원들이 모두 성숙했기 때문에 이 점은 충분히 이해해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우리 경쟁사인 P사 역시 토요일, 일요일, 축일 모두 영업일에 포함시켜서 일하고 있습니
다.
화요일 배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마케팅 포인트가 생기는 것이고, 그에 따라 단
기 국면을 타개하는데도 무척 강력한 수단이 생깁니다.

책자 상품 판매 강화
단기 위기 돌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또 하나 수단은 책자 판매 강화입
니다. 보고에 따르면 책자는 마진이 넉넉한데도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장환석대리가
일본에 출장을 가서 프린트점들을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 보고가 있었습니다. 일본의 기획사
고객들이 책자는 구매할 가치가 꽤 크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책자는 50만 엔, 100만 엔 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좀 가볍게 들릴 지 모르겠습니다
만, 참깨 100바퀴 굴러도 수박 한 바퀴에 못 미친다고, 책자를 판매하면 매출도 올라갈 뿐
아니라, 이익도 큽니다.
그렇다면, 이 상품의 판매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업본부뿐 아니라 모든 부서가 이 일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책자 상품을 팔려면 품질 관리가 긴요합니다. 장환석대리가 보고한 바에 따르면, 직접
만난 4명의 주요 고객 모두 품질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불안해 한다는
뜻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서울의 판단은 다릅니다. 서울에서, 프린트팩과 그래픽에 주문을
해서 가지고 온 물건을 보면, 인쇄 품질은 우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습
니다. 이 점에서는 약간 의견이 갈립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설령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매출은 늘어난다는 것
입니다. 이 말을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품질에 문제가 있지만 매출은 늘어나니 품질을 무시
하고 가자는 뜻이 절대 아닙니다. 저는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핑계로 판매를 위한 노력
을 포기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명함과 스티커가 그랬습니다. 명함을 예로 들어 봅니다. 우리가 파는 명함은 처음에 품
질이 너무 안 좋았습니다. 매수도 안 맞았고, 또 잡티며 색 틀림이 너무 많았습니다. 합판에
대한 이해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인쇄 전문가라고 해야 이석주 부사장을 제외하고는 아무
도 없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석주 부사장 조차도 그 당시에는 인쇄 전문가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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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인쇄를 조금, 아주 조금 아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 명함을 가지고도 우리는
매출을 늘렸습니다. 매출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품질도 서서히 개선했습니다.
책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문제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지금은 팔면서 개선
을 해야 합니다. 어떤 고객은 떨어져 나갈 겁니다. 가슴이 쓰라립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이
상황은 팔면서 돌파해야 합니다.
그나마 명함 때보다 상황은 너무너무 좋습니다. 이제 우리 회사에는 진짜 전문가들이 많
습니다. 제작부가 있어서 감리도 잘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책자 상품 품질을 개선할 수 있
습니다.
이를 위해 경영진에서는 우선 전단과 책자만이라도 일산 등에서 제작하는 것을 검토하
고 있습니다. 한국 인쇄업자들이 불황 때문에 생산 과정을 잘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또
인쇄 품질을 일본만큼 까다롭게 유지하는 습관이 안 되어 있어서 쉽지는 않습니다만, 좋은
생산처를 찾아서 근본에서부터 바꿔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당장은 현 거래처에서라도 책자 상품의 감리 프로세스를 최대한 개선하고, 거래처
와 협의해서 상품의 질을 높이는데 최대한 노력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책자 상품 품질과 관련해서는 포장이나 포장 환경의 개선도 매우 중요합니다. 포장 개선
은 환경도 무척 중요합니다. 공간이 충분히 확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시설도 갖춰져야 합
니다. 이를 위해서도 일산 등지로 생산 근거지를 옮기는 방향뿐 아니라, 현 거래처와 협의를
잘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리고 책자 상품 판매와 관련해서는 대면 접촉을 강화할 방안도 찾아야 합니다. 역시
장환석 대리 보고에 따른 것이지만, 책자는 보통 100만 엔을 넘기도 하는데, 이런 제품을 얼
굴도 안 보고 주문한다는 것은 힘들다고 합니다. 직접 만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 문제는 단기에 해결하기가 무척 어려운데 어떤 방안이 있을 지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
습니다.
책자 상품 판매를 위해서 이메일 마케팅이며, 온라인 마케팅 방법을 개선하고, 책자 상
품을 홈페이지에서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연구를 해야 합니다. 좀더 효과 있는 홍보 방안을
찾아내서 판매를 보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책자 상품 판매를 강화하기 위해서 아이템을 세분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프린트팩이
상품을 노출한 방법을 한번 봅니다.
(참조 : 프린트팩의 상품 리스트) 전단지•삐라•프라이야인쇄, 두꺼운종이프라이야인쇄,
쿠폰 붙은 전단지 인쇄, 소롯트무선철책자인쇄, 중철책자인쇄(단색), 에코프레스택자인쇄, 사
진집인쇄, 3호명함(여성용명함)인쇄, 샵카드인쇄, PP코팅인쇄, 압착(壓搾)엽서인쇄, 포스타인
쇄, 스탠드POP인쇄, 벽걸이카렌다인쇄, 기제봉투풀카라인쇄, 폴더인쇄, DVD자켓인쇄, 스캐닝,
변형프라이야인쇄, 대부수전단인쇄, 회신용엽서첨부전단지인쇄, 중철책자인쇄(풀칼라), 소로
트중철인쇄, 접지팜플릿인쇄, 가이드북인쇄, 2절명함인쇄, 스탬프카드인쇄, 포스트카드인쇄,
大判엽서인쇄, 잉크제트대판포스터인쇄, 단책포스터인쇄, 풀칼라포장지인쇄, CD쟈켓인쇄, 동
인지표지인쇄, 색교정•칼라푸르푸, 접지세트전단지인쇄, 발수프라이야인쇄, 무선책자인쇄, 중
철책자인쇄(횡형), 대판책자인쇄, 무선철카다로그인쇄, 명함인쇄, 3단접지명함인쇄, 티켓인쇄,
大判압착DM인쇄, 왕복엽서인쇄, 점착하인시트인쇄, 선거(옥외)포스터인쇄, 탁상카렌다인쇄,
회수권인쇄, 풀레이쟈인쇄
이를 참조해서 책자 상품의 가지수를 늘리고, 같은 제작 공정이지만 별도 상품으로 분류
하고, 상품 전열을 새롭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타의 조치
2월 혹은 3월까지 단기 조치는 위의 방법으로 대처를 하려고 합니다. 즉, 가격을 인상해
도 경쟁력이 있는 상품의 가격을 올리고, 전체적으로 납기를 단축하고, 책자 상품 판매를 강
화해서 3월까지의 자금 부족을 어느 정도 완화시키면서 3월을 대비하려고 합니다.
특히 책자 상품 판매 강화를 위해 품질 개선을 하고, 그 연장 선상에서 전체 상품 품질
을 높이는 방향을 연구해야 합니다.
이외에는 평상시 하던 것을 꾸준히 하면서 3월을 맞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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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품 개발은 이제 신상품 개발부도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잘할 수 있으리라고 생
각합니다. 더군다나 마케팅부에서도 김광현님을 중심으로 신상품을 추가할 예정이므로 기대
를 해봅니다.
신상품 개발에서 명함 등의 경우 고급지를 중심으로 2영업일 상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
합니다.
납기 관련해서는 화요일 컨테이너를 쓰게 되면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확보되는 셈입니
다만, 할 수만 있다면 일본 5대 도시마다 제휴처를 둬서 당일 발송 상품, 혹은 근거리 납품
상품을 만드는 것도 해봤으면 합니다. 이 문제는 급하지는 않습니다.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회사에서는 마케팅부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여수룬
에도 마케팅실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없앴습니다. 회사에서 마케팅부를 다시 만들면서 장
우진님에게 책임을 맡겼습니다. 그만큼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고, 장부
장을 중심으로 잘해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마케팅부를 중심으로 웹마케팅을 강화해야
합니다.
영업점 사업부를 통한 영업점 사업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지금은 여
전히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영업점 사업부가 최대한 빨리 성과를 거둬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 점은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새로운 사업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빨리
나타날 수도 있고, 늦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시작한 것이므로 역시 기대하면서 기다
려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오프라인 영업을 시작하고 정상이 되는데 무려 1년 이상 걸
렸습니다. 새 사업은 그만큼 시간이 걸립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 기간은
급속도로 단축될 수도 있습니다.
기업단체용 스마트 명함도 곧 서비스를 시작하게 됩니다. 역시 차분하게 준비하면서 기
다려야 할 일입니다.
일본에 새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새 정부는 엔화강세를 완화하기 위해 강력한 정책을 준
비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참 어려운 상황이 생깁니다.
이 상황은 전체적으로 우리 회사 전체 매출을 끌어올려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사실 2012년 9월 들어서 처음으로 매출이 5천 만 엔을 제대로 넘었고, 그 이전까지는 3
월의 4천7백만 엔 매출 전후였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3개 월의 매출액 때문에 우리 회사가
갑자기 상황이 좋아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만큼 우리 회사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역시 매
출입니다. 회사가 성장해서 매출이 늘어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됩니다.
우리 회사는 박리다매(薄利多賣)가 기본 정책입니다. 박리다매는 매출이 올라가야 힘을
발휘하는 영업 전략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회사는 역시 8천5백 만 엔 이상이 되어야 정
상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성장 속도에 비춰보면, 내년 3월 매출은 처음으로 8천만 엔을 넘어설 것 같습
니다. 그런데 저는 얼마 전까지도 내년 3월 매출 목표를 1억5천만 엔으로 잡았습니다. 확실
한 것은 지금까지처럼만 해도 내년 3월부터는 안정이 됩니다. 일단 안정이 될 수 있다면 우
리는 좀 마음 놓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합니다. 일단 확보한 것은 챙기고 멀리 뛰었
으면 좋겠습니다.
단기 위기 국면은 오늘 말씀 드린 방법으로 해결을 해나갑시다.
그리고 부족한 것은 같이 상의하면서 보충해 나갑시다.
아래 표는 제목이 조금 잘못 되었습니다. 제목을 수정합니다. [2012년 월별 매출 상황을
통해서 본 2013년 월별 추정 매출]이 제목입니다.
표에서 보다시피 환율이 1 : 12라고 가정하면 내년 3월 우리 회사는 확실히 안정권에 들
어갑니다.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부탁
제가 전언으로 정리하는 내용은 최종 결정 사항 통보는 아닙니다. 저는 CEO로서 제 생
각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이 내용을 부서 등에서 토론하고 결정할 때 참조 사항 정도로
이용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대단한 경영자도 아닙니다. 제가 한 말 중 30%라도 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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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맞았다면 아마 저는 이미 크게 성공한 기업가가 되어 있을 겁니다. 제 말은 참조 사항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이 상황에서 제가 제 이야기를 안 하면 논의를 하기 더 어려워지니까 말씀 드
리는 것입니다.
부디 결정 사항이라고 생각하고 집행하려고 하지 말고, 제가 정리한 것을 바탕으로 논의
를 하고 방향을 잡아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제가 내놓은 방향이 전부 거부되어도 저는 상관 없습니다. 어떤 문제도 그렇습니다. 저
는 채택되지 않으면 또 상의를 할겁니다. 제 의견이 무조건 관철되는 그런 조직을 원하지 않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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