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on page 1of 3

부처님의 공덕짓기-증일아함경 제 31 권 38 역품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 한량없는 백천만 대중을 위해 설법하고 계셨다.
  그 때 아누룻다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그 아누룻다는 대중 속에서 졸고
있었다. 그 때 부처님께서 아누룻다가 조는 것을 보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법을 받들면 유쾌히 잠들고
  그 뜻에 뒤섞인 어지러움 없다.
  저 성현께서 말씀하신 법
  지혜로운 이들이 즐기는 것이라.
  
  마치 저 깊고 깊은 연못이
  맑고 깨끗해 티끌 하나 없듯
  그와 같이 법을 듣는 사람
  청정한 마음으로 즐거이 받아들인다.

마치 저 크고 반듯한 돌이
  바람에 조금도 움직이지 않듯
  그와 같이 칭찬이나 비방을 듣더라도
  그 마음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 때 세존께서 아누룻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라의 법이나 도적이 두려워 도를 닦느냐?"

아누룻다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너는 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느냐?."
  "이 늙음·병듦·죽음과 근심·걱정·괴로움·번민을 싫어하고, 고통에
시달리기 때문에 그것을 버리기 위해 출가하여 도들 배우는 것입니다."
  "족성자야, 너는 지금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있다. 그런데
지금 세존이 몸소 설법하는데 어떻게 거기서 졸고 있느냐?"
  이 때 존자 아누룻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부터는 몸이 문드러지더라도 결코 여래 앞에서 졸지 않겠습니다."
  그 때 존자 아누룻다는 새벽이 되도록 자지 않았다. 그러나 잠을 버릴 수는
없었고 결국 눈이 손상되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아누룻다에게 말씀하셨다.
  "너무 열심히 정진하면 조바심이라는 덮개[調戱蓋]와 상응하고 또 너무
게으르면 결박[結]과 상응하게 된다. 너의 행동은 그 중간이어야 하느니라."
  아누룻다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전에 벌써 여래 앞에서 맹세하였습니다. 이제 와서 그 약속을 어길
수는 없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의사 지바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누룻다의 눈을 치료해 주라."
  지바까가 대답하였다.
  "만일 아누룻다가 조금이라도 잠을 잔다면 저는 그 눈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세존께서 아누룻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잠을 자라. 왜냐 하면 모든 법은 먹어야 존재하고 먹지 않으면 존재하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눈은 잠으로 음식을 삼고 귀는 소리로 음식을 삼으며 코는
냄새로 음식을 삼고 혀는 맛으로 음식을 삼으며 몸은 감촉으로 음식을 삼고
뜻은 법으로 음식을 삼는다. 그리고 나는 지금 열반에도 음식이 있다고
말한다."

아누룻다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열반은 무엇으로 음식을 삼습니까?"
  "열반은 방일하지 않는 것으로 음식을 삼는다. 그러므로 방일하지 않는 것을
타고 무위(無爲)에 이르느니라."
  "세존께서 비록 눈은 잠으로 음식을 삼는다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차마 잘 수
없습니다."
  아누룻다가 낡은 옷을 깁고 있을 때였다. 이 때 육안은 허물어지고 티 없이
맑은 천안을 얻었다.
  그 때 아누룻다는 보통의 방식대로 옷을 기우려 하였으나 실을 바늘구멍에 꿸
수가 없었다. 이 때 아누룻다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세상에서 도를 얻은 나한은 나를 위해 바늘을 꿰어다오'.
  세존께서는 깨끗한 천이(天耳)로 '이 세상에서 도를 얻은 아라한은 나를 위해
바늘을 꿰어다오'라고 하는 이 소리를 들으셨다. 세존께서는 아누룻다가 있는
곳으로 가 말씀하셨다.
  "너는 그 바늘을 가져 오라, 내가 꿰어 주리라."
  아누룻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까 제가 말한 것은 세상에서 복을 구하려는 사람은 저를 위해 바늘을
꿰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세상에서 복을 구하는 사람으로 나보다 더한 사람은 없다. 여래는 여섯 가지
법에 있어서 만족할 줄을 모른다. 무엇이 여섯 가지인가? 첫째는 보시요,
둘째는 교훈이며, 셋째는 인욕이요, 넷째는 법다운 설명과 이치에 맞는
설명이며, 다섯째는 중생을 보호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는 것이다.
  
아누룻다야, 이것이 이른바 '여래는 이 여섯 가지 법에 있어서 만족할 줄을
모른다'는 것이니라."
  아누룻다가 아뢰었다.
  "여래의 몸은 진실한 법의 몸이신데 다시 무슨 법을 구하려 하십니까?
여래께서는 이미 생사의 바다를 건너고 또 애착을 벗어나셨는데, 지금 또 애써
복의 도를 구하시는군요."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아누룻다야. 네 말과 같다. 여래도 이 여섯 가지 법에 있어서
만족할 줄 모른다는 것을 안다. 만일 중생들이 죄악의 근본인 몸·입·뜻의
행을 안다면 끝내 세 갈래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저 중생들은
죄악의 근원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세 갈래 나쁜 곳에 떨어지는 것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힘 중에
  천상과 인간에서 노닐게 하는 것
  복의 힘이 가장 훌륭하나니
  그 복으로 불도도 성취하네.
  
  "그러므로 아누룻다야, 방편을 구해 이 여섯 가지 법을 얻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증일아함경 제 31 권 38 역품)

You might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