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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 선택적 모더니즘 - (elective modernism) 의 관점에서 본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논쟁 - 1207
홍성욱 선택적 모더니즘 - (elective modernism) 의 관점에서 본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논쟁 - 1207
홍성욱*
세월호 참사의 경우 기술적 국면과 정치적 국면 외에 ‘법적 국면’이 존재했음을 보이고, 이것이
기술적 국면에 크게 영향을 주었음을 보이려 한다. 본 논문은 이런 과정을 고려함으로써 과학기술
1) 내인설에 반대하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위원들은 2018년 8월에 보고서를 내기 직전에 자신들
의 입장에 ‘열린안’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열린안’에는 분명하게 외력설을 지지하는 입장과 내인설로
세월호 침몰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침몰 원인에 대한 판단을 ‘열린’ 상태로 두어야 한다는 입장이
혼재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김성수(2018.08.07.) 참조.
8) 코어셋에 의해서 만들어진 지식을 받아들여서 이를 토대로 지식을 발전시키는 사람들을 코어그룹
(core-group)이라고 했고, 이 코어그룹의 멤버들의 수는 코어셋보다 2-3배 많다. 과학자 공동체(scientific
community)로 가면 그 수가 훨씬 더 많아진다. Collins(1981c) 참조.
10) 선택적 모더니즘의 정의가 가장 명료하게 표현되어 있는 글은 콜린스의 미출판원고다. Harry M. Collins,
“Elective Modernism,” unpublished document (2010) at sites.cardiff.ac.uk/harrycollins/files/2016/02/elective-modernis
m-4.doc 참조.
11) 그것들은 뿌리가 얕은 정당화, 전문성, 접근 방법과 규범, 최선의 결정, 관찰, 입증/복제 가능성, 반
증, 보편주의, 무사무욕, 비판에 대한 개방성, 정직성과 성실성, 적절한 해석의 위치, 명확성, 개인주의,
연속성, 개방성, 일반성, 전문성의 가치 등이다 (해리 콜린스・로버트 에번스, 2018: 49-92, 특히 85쪽의
표를 볼 것).
12) 여기서 콜린스와 에번스는 scientifically 대신에 scientistically라는 표현을 쓰고 있으며, 이 뉘앙스의 차
이를 살리기 위해서 ‘과학적으로’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과학으로’라고 표현했다.
13) 이런 합의 정도의 정량적 평가는 오랜 시간을 두고 하나의 사안에 대해서 전문가들이 출판한 논문
에 대한 인용이 어느 쪽으로 수렴되는가를 살펴보는 방법을 이용한다. Shwed and Bearman(2010) 참조.
이런 방법의 문제는 논란이 되는 사안이 생긴 이후에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합의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침몰 원인의 경우에 2014년부터 지금까지 전문가
들이 세월호의 항적, 모형실험, 시뮬레이션 등에 대해서 출판한 논문들을 분석해 보면 침몰 원인에 대
한 의견이 어떻게 수렴되고 있는지를 대략적으로 가늠할 수는 있다. 물론 이 경우에 이런 가늠은 합의
의 정도를 판단하는 여러 지표 중에서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다.
4.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논쟁
14) “청해진 해운 실소유주는 집단자살 이단종파 오대양사건 가족!!!”, (2014. 4. 21), http://bbs1.agora.medi
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2693769 유병언과 구원파의 관계에 대한 이 글은 다음
아고라에 실린 것이다. 세월호 사고 당시에 가장 활발한 공론장 기능을 담당했던 다음 아고라는 2019년
1월에 15년의 서비스를 끝으로 폐지되었고, 지금은 아카이브도 운영되지 않고 있다. 아고라에 실린 글
들은 다른 블로그 등에 복사된 것만 인용했다.
15) 정윤회는 사이비 종교인이자 박근혜의 오랜 측근이었던 최태민의 사위였다. 그의 전처가 최태민의
딸 최순실이었다.
17) “[스크랩] 세월호 폭발에 의한 침몰? - 화상환자, 계란 썩은 냄새가 난다”, (2014. 5. 4.),
http://blog.daum.net/taxitriton/995.
18) “[스크랩] 세월호 3등항해사 박한결 잠수함 보았다고 법정에서 증언!!!!” (2014. 11. 10), http://blog.dau
m.net/neo1000g/3969383. 실제로 박한결이 본 배는 맹골수도를 지나던 <한수호>였고, 그녀는 멀리 떨어진
전방에서 배가 오자 전방을 주시했을 뿐이었다.
19) 세월호 사고가 난 뒤에 4개월 뒤에 출판된 곽동기(2014)는 침몰 원인을 설명하는 가설로 1) 조타미
숙으로 인한 급변침, 2) 잠수함 충돌, 3) 좌초, 4) 내부폭발, 5) 사전음모라는 다섯 가지 가설을 제시하면
서, 진실규명을 위해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여러 의혹들을 집대성한 이 책은 참사 초기
에 왜 ‘내인설’이 설득력을 갖지 못했는가를 설명해 준다. 곽동기(2014) 참조.
21) 항적사수 (2015. 6. 7), “레이다로 추정한 세월호 항적 - 컨테이너의 딜레마”, https://m.blog.naver.com
/actachiral/220382335666.
<그림 7> JTBC가 공개한 레이더 영상에서 보이는 신호를 잠수함으로 해석한 한 네티즌의
웹사이트(https://instiz.net/pt/2153912)에는 그림과 함께 레이더 영상이 애니메이션으로
제공되어 있었는데, 여기엔 아래와 같은 설명이 달려 있었다.
24) 2014고합180(이준석 살인등) 공소장. 검찰의 공소장의 요약은 조갑제닷컴(2014. 5. 29)에서 볼 수 있다.
26) 진보적인 미디어 <한겨레>(박현정, 2014. 7. 23)나 보수적인 인터넷 미디어인 <조갑제닷컴> 모두 항
해사-조타수의 실수로 세월호가 급변침했다는 검찰의 공소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조갑제닷컴>의
기자 이동욱은 이를 두고 “누더기”라고 하면서 항해사-조타수의 과실을 비롯한 공소장의 여러 항목들을
비판했다(이동욱, 2014. 10. 26).
30) 이 논문에 대한 심사위원은 피해자가 존재한 세월호나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달리 GMO처럼 미래
에 도래할 불확실한 위험에 대한 논쟁의 경우에는 법적 국면이 존재하지 않으며, 콜린스와 에번스가 이
런 사례에만 논의를 국한한 것이 바로 선택적 모더니즘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법적인 국면을 수반하는
논쟁과 그렇지 않은 논쟁의 차이를 선택적 모더니즘과 연관 지어 분석하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작업인
데, 여기서 이 주제는 추후의 과제로 남겨둘 수밖에 없다.
31)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세월호 참사를 분석한 김승주는 세월호 참사가 박근혜 정부의 면밀한 의도
와 준비에 의해서 일어난 것이라는 김어준의 주장은 권력자를 전지전능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며, 잠수
함의 충돌에 의한 것이라는 ‘자로X’의 주장은 선주나 정부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는
다고 비판한다. 김승주(2018), 85-90쪽 참조.
33) 필자는 항적사수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김관묵 교수나 <세월X>를 제작한 ‘자로’가 상호작용전문성을
획득한 시민이라고 평가한다. 이들은 선체조사위원회 같은 조직에 들어가서 전문가들과 함께 사고 원인
을 조사해야 했지만, 전문가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대신에 인터넷 SNS에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메시지 전파에 치중했다.
6.결론
34) 선조위는 8인으로 구성된 전원위원회 하부에 3개의 조사과를 두었고, 여기에서 많은 사무관과 조사
관들이 일을 했다. 그런데 위원의 역할은 하부 조직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검토하는 일에 국한되었고,
조직 구조상 조사관에게 일을 시키거나 스스로 조사에 참여하기 힘들었다(전 선조위 위원 목포해양대
학교 김철승 교수 인터뷰, 2020. 10. 23). 이런 조직 구조가 침몰 원인 규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에서 다룰 것이다.
<온라인 문헌들>
박종대 (2015. 4. 28), 「사고의 원인은 밝혀 졌나요」, https://blog.naver.com/suhy
eon1053/220347586386, 2020. 10. 3 접속.
조갑제닷컴 (2014. 5. 29), “檢警 합동수사본부가 파악한 세월호 침몰과 선장
도망 全과정”, 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_IDX=55979&
C_CC=AZ, 2020. 10. 2일 접속.
한국청년연대 (2014. 6), “세월호 참사 밝혀야 할 10대 의혹”(포스터),
http://sewolho416.org/671, 2020. 10. 2 접속.
항적사수 (2015. 6. 7), “레이다로 추정한 세월호 항적 - 컨테이너의 딜레마”,
https://m.blog.naver.com/actachiral/220382335666, 2020. 10. 1 접속.
항적사수 (2016. 1. 24), “감사원 보고서를 감사한다”, https://m.blog.naver.com/Pos
tView.nhn?blogId=actachiral&logNo=220606903295&proxyReferer=https:%
2F%2Fwww.google.com%2F, 2020. 10. 1 접속.
항적사수 (2017. 9. 26), “컨테이너 레이다 탐지 실험”, https://m.blog.naver.com/ac
tachiral/221105784968, 2020. 10. 1 접속.
JTBC News (2014. 6. 25) “[단독] 세월호 사고 당시 실제 레이더 관제 영상 입
수”, https://youtu.be/4zKsg2LocBQ, 2020. 9. 2 접속.
하늘티 (2014. 4. 17), “세월호 침몰 최초 보도 뉴스는 오전 7시 30분경입니다”,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K161&articleId=
474850 이 자료는 현재 https://m.cafe.daum.net/sisa-1/paqp/105?listURI
=%2Fsisa-1%2Fpaqp 에서 볼 수 있다. 2020. 9. 31 접속.
“세월호는 잠수함과 충돌했다?? (논란중)” (2014) https://www.instiz.net/pt/2153912,
2020. 10. 1 접속.
ABSTRACT
This paper discusses the normative problem of who should participate in the
investigation of the cause of the Sewol ferry capsize, looking into the debate
over it during the past six years. This paper will evaluate this subject in the light
show that the social debate on the cause of the Sewol ferry capsize is an example
disaster, there existed a “legal phase” in addition to the technical and political
phases, and this legal phase greatly influenced the technical phase. This paper
will show that by considering this process, not only can the framework of elective
also possible to better understand why the debate over the cause of the Sewol
Key terms❘Sewol Ferry, Cause of Sinking, Elective Modernism, Harry Collins, Robert Evans,
Internal Cause Theory, Open-Ended Proposal, Legal Ph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