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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F Edition TIMELESS INSIGHT

March 2021 Issue 2, No.317

기후금융 시대의 기업 전략

기후 리스크 건전성 감독에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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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기후금융 시대의 기업 전략

기후 리스크 건전성 감독에 대비하라

정신동 전 금융감독원 거시건전성감독국장 jeungshi@naver.com

Article at a Glance 두로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기후금융이란 저탄


소 경제의 실현을 위해 탄소 배출이 적은 기업에

최근 기후금융의 급속한 성장은 글로벌 자본 배분이 지속가능 자산 중심으로 변화하고 투자를 유도하는 ‘탈탄소화 자금흐름’으로 정의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은 기후공시, 녹색분류체계, 건전성 감독 등 3가지 제도적 기반 된다. 그렇다면 기후금융이 중요하게 대두된 배
을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경은 무엇인가?
국제사회는 혁신 투자에 투입돼야 할 자본이
1. 앞으로 TCFD 등 기후공시 권고안의 준수 여부가 글로벌 투자자의 자금 흐름과 소비
기후변화로 인한 물적 손해의 복구와 저탄소 경
자의 상품 구매를 좌우하는 등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인으로 부상할 수 있다.
제로의 전환에 사용됨에 따라 경제 성장에 심각
2. EU 택소노미 등 녹색분류체계가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3. 기후 리스크에 대한 건전성 감독이 강화될 경우에 대비해 고탄소 기업은 신기술 개발 한 부정적 영향 2 이 초래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등 적극적인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국제적 금융당국자들도 기
후 리스크를 단순한 윤리적 이슈(peripheral
ethical issue)가 아니라 금융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 리스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국제
기후 리스크와 기후금융 결제은행(BIS)은 2020년 1월 그린스완(green
국제사회에서 기후금융(climate finance)에 swan) 보고서 3 를 발표하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06년 유엔책임투자원칙 경제 전반의 파괴적 영향과 금융위기 가능성을
1. UNFCC(2018), “Summary and (UN PRI)이 제정된 이래 기후금융은 ESG 중 경고했다. 기후변화는 물리적 리스크(Physical
Rcommendations by the
Standing Committee on Finance E(환경)의 하부 요소로만 인식돼왔다. 그러나 risks)와 이행 리스크(Transition risks)의 두
on the 2018 Biennial 2015년 파리협약에서 처음으로 기후변화 대응 가지 채널을 통해 금융 안정을 위협하는데 전자
Assessment and Overview of
Climate Finance Flows,” UN 에 금융의 역할을 명시했고, 이후 UN 기후변화 는 기후변화 자체에 의한 물적 손해를 의미하며,
Frame Convention on Climate 협약(UNFCCC)에서 그 개념을 공식적으로 정 후자는 급격한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면서 발생
Change.
2. 이코노미스트紙 산하 연구기관인 의 1 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기후금융이 중요한 화 하는 금융 손실을 의미한다. 이에 앞서 영란은행
EIU(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2050 편집자주
년경에 세계 실질GDP가 현재보다 금융감독원에서 27년간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과 금융규제 연구에 매진해온 정신동 박사(경제학)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기후금융
3% 축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 전망과 과제를 분석하는 새로운 연재를 시작합니다. 금융 전문가의 식견으로부터 기후금융의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를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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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BIS(2020.1월), “The green
swan: Central banking and
(영국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마크 카니는 기후 이러한 배경에서 국제사회는 탈탄소 녹색경제 financial stability in the age of
정책의 변화, 신기술의 등장, 물리적 리스크의 로의 구조적 전환(tectonic shift)을 서두르고 climate change”
4. 민스키 모멘트란 누적된 부채가 임
증가 등으로 금융자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이 발 있다. 8 올해 1월 파리협약의 공식 시행과 함께 계점을 지나면서 자산 가치 붕괴와
생하는 ‘기후 민스키 모멘트(climate Minsky 국제사회의 이러한 노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 경제 위기를 일으키는 순간을 일컫
는 말이다. 기후 민스키 모멘트는
Moment) ’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4
이다. M. Carney가 2015년 9월 런던로이
이와 관련해 한국 경제는 물리적 리스크는 적 즈(Lloyd’s of London)의 초청 강연에
서 언급한 표현이다. Mark Carney
으나 기후정책 추진과 관련된 이행 리스크는 큰 기후금융의 현재 (2015), “Breaking the tragedy of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후 리스크를 산출·공 전 세계적으로 녹색경제로의 자금 흐름을 활 the horizon - climate change and
financial stability” 참조.
표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물리적 리스크 성화해 기후변화의 파괴적 영향을 방지하고자 5. 인소영·박기영(2020.10), “기후변
로 인한 GDP 손실은 2017년 기준 0.08%로 세 하는 기후금융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화의 경제학”에서 재인용
6. 수입품의 탄소 함유량에 비례해서
계 108위의 매우 낮은 수준이다. 5 그러나 2018 기후금융의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
년 부가가치 기준 29.2%로 제조업 비중이 주요 ESG 투자 현황을 통해 대체적 윤곽을 파악할 수 7.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
국(미국 11.3%, 영국 9.9%, 중국 29.1%)보다 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는 국제 캠페인
높은 한국의 경제 구조 특성상 탈탄소화 추진에 적으로 광의의 ESG 투자 규모는 2020년 말 기 8. 2020년 한국, 중국, EU, 일본이 동
참하면서 전 세계 127개 국가가
따른 부정적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 준, 최대 45조 달러로 추정돼 2012년(13조3000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배출량
다. 국경 간 탄소조정세(BCA) 6 와 RE100 7 기 억 달러) 대비 3배 넘게 늘었다. ESG 관련 펀드 을 0으로 만들고자 하는 ‘2050 넷제
로(Net-zero, 炭素中立)’ 선언을 했
업의 빠른 확산도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자산 규모도 2019년 말 8600억 달러에서 2020
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과 동시
에 부정적 충격을 줄 우려가 있다. 년 11월 말 1조3000억 달러로 1년 사이 68% 증 에 파리협약에 재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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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했다. 다만, 이러한 투자·자산의 상당 부분은 기후금융의 일환으로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그
S(사회적 책임)와 관련돼 있으며, 기후금융의 린투자(green investment)의 개념을 도입하
9. 미화 1000만 달러 이상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미화 5000만 달러 비중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고 있다. 즉, 새로운 투자 기회가 친환경적인지,
이상인 기업 대출
2007년에 첫 등장한 녹색채권의 경우 발행 규모 반환경적인지를 기준으로 평가해 친환경 프로
10. 실증연구에 따르면 발행시장의
56%, 유통시장의 70%에서 가 큰 폭으로 늘면서 2020년 말 잔액이 4조7000 젝트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다. 환경 파
그리니엄이 관측됐으며, 그
억 달러로 전체 ESG 채권(5조1000억 달러)의 괴 등의 위험이 있는 대규모 개발 사업 9 에 금융
규모는 유통시장의 경우 -1bp
에서 -9bp에 이르는 것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전 세계 금융 기관 간 자
나타났다. S.MacAskillabc, E.
국내에서도 사회적 책임 투자에 대한 관심이 발적 협약인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이
Rocaab, B.Liuab,
R.A.Stewartac and O. 증가하면서 그 일환으로 기후금융이 빠르게 증 그 예다. 현재 전 세계 37개국에서 116개 금융
Sahinac(2021), “Is there a 가하고 있다. 녹색펀드(ETF+주식·채권형 펀 기관이 회원으로 있으며, 국내에서는 산업, 신
green premium in the green
bond market? Systematic 드)는 2020년 말 6866억 원으로 2019년 말의 한, 국민 등 3개 은행이 가입했다. 이런 연장선
literature review revealing 1455억 원 대비 4.8배로 증가했다. 또한 한국거 상에서 KB금융그룹은 2020년 9월에 한국 금융
premium determinants”, Journal
of Cleaner Production, Volume 래소(KRX)에 따르면 2021년 2월 현재 사회책 그룹 최초로 신규 화력발전에는 더 이상의 자금
280, Part 2, 20 January, 참조 임투자채권의 상장 잔액은 총 86조8000억 원 공급을 하지 않겠다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이며, 이 중 녹색채권은 4조8000억 원(전체의 바 있다.
5.6%) 수준이다.(표 1) 글로벌 은행들의 대출 행태도 달라지고 있다.
기후금융이 증가세에 있으나 전체 ESG에서 차 대출금리 결정 방식에 차입 기업의 지속가능 활
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고, 구분돼 집계되지 않는 동을 연계하는 지속가능 연계 대출이 빠르게 성
등 기후금융의 현주소는 기후 리스크의 중대성에 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서유럽과 일본, 싱가포르
비춰 부진한 편이다. 그러나 앞으로 자금 흐름의 은행들이 활발히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주류가 친환경·저탄소 배출 산업으로 이동하면 국민, 신한 등에서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
서 기후금융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 알려져 있다.
이는 기후금융이 글로벌 투자 기준으로 정착되고 자본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친환경 투자를 위
있을 뿐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 세계적 해서 수익을 조금 포기하겠다는 의향, 즉 그리니
으로 막대한 투자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엄(greenium = green + premium) 10 을 지불

표1 ESG 및 기후금융 현황(2020년 말 기준)

글로벌 국내

ESG 투자 규모 41조∼45조 달러 i
-

ESG펀드 1조3000억 달러 ii 2조 원

(녹색펀드) (3000억 달러) iii (6866억 원)


i. JPMorgan, HSBC, OPISMA 등
ii. Societe Generale(2020년 11월 말 기준) ESG 채권 5조1000억 달러 86조8000억원 v
iii. BlackRock(2021 Letter to CEO)
v. 한국거래소, 2021년 2월10일 기준 (녹색채권) (4조7000억 달러) (4조8000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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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기술 발전으
로 그리니엄이 낮아지면 친환경 녹색채권에 대
한 투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OECD에 따르면 2030년까지 기후변화 대응
을 위한 인프라(에너지·운송·용수·전기통신
등) 구축에 필요한 투자 규모가 95조 달러에 이
를 것이다. 11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2050년
까지 미국 경제를 ‘탄소 제로’로 바꾸겠다며 총
5조 달러(약 5500조 원, 정부·민간투자 합산)의
친환경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
는 향후 5년간 디지털 및 그린 뉴딜 분야 기업을
상대로 100조 원에 이르는 대출·투자·보증지
원을 예고했다. 12 이와 같은 대규모 투자는 공적 기반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중요하게 논의되고
재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민간 자금 있는 기후공시, 녹색분류체계, 건전성 감독의 주
의 동원, 즉 기후금융이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요 내용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살펴보
것이다. 고자 한다.
이 같은 기후금융의 급속한 성장은 국제 금융
질서에 근본적으로 새로운 흐름이 발생하고 있 (1) 기후공시(climate disclosure)
음을 말해준다. 투자자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리 기후변화 관련 기업 재무정보를 일관성 있고,
스크를 증권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글로 비교 가능하며, 신뢰성 있게 공시하는 것은 기
벌 자본 배분이 지속가능 자산으로 이동하는 근 후금융의 전제 조건이다. 국제사회에서 ESG
본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종전에는 자본의 효 정보 공시 노력은 일찍부터 이뤄졌지만 기후리
율적 배분은 곧 이윤 극대화와 초과 수익의 추구 스크 공시를 제도화하려는 노력이 진행된 것
를 의미했지만 이제는 이에 더해 기후 리스크의 은 비교적 최근이다. 금융안정위원회(FSB) 산
대응,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책임 투자가 금융의 하 TCFD(Task-Force on Climate-related
중대한 목표의 하나로 부상한 것이다. Financial Disclosure)는 2015년부터 논의를
시작해 2017년 6월 ‘기후 관련 재무 공시 권고
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은 4개 부문 11개 항목의
기후금융을 위한 과제: 제도적 기반의 마련 공시를 권고하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한 재무
기후금융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금융 규제 당 적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전략 및 리스크 관
11. O ECD(2017),
국자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뒤늦 리 체계를 공개할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
“Investing in Climate,
게 기후 리스크 대응에 나섰지만 기후금융의 활 다. (표 2) Investing in Growth”
12.이재철(나라경제 2021년 1월호),
성화 및 건전성 감독을 위한 혁신적 조치들을 서 이러한 권고안에 따르면, 예컨대 은행의 경우
“새로운 4년이 시작됐다”에서
둘러 내놓고 있다. 다음에서 기후금융의 제도적 거래 기업에 대한 대출 및 투자 자산에서 발생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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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2 TCFD의 기후공시 권고안 개요

지배구조 전 략 위험관리 지표와 목표

① 이사회의 감독 ③ 단·중·장기별 위험·기회 ⑥ 기후 리스크의 인식 및 ⑨ 위험·기회를 평가하는


(24%) (41%) 평가 절차(25%) 지표(35%)
② 경영진의 역할 ④사업·전략·재무계획에 ⑦ 기후 리스크 관리 절차 ⑩ 직간접별(scope 1·2·3)
(28%) 대한 영향(35%) (25%) 온실가스 배출량 및
⑤ 기후 시나리오별 사업 ⑧ 전사적 리스크 관리에 관련 위험(26%)
전략의 강건성(7%) 통합 여부(17%) ⑪ 기후 관련 목표와 성과(33%)

* ( )는 2019년 기준 관련 항목을 공시하는 기업의 비중 (전 세계 1701개 기업 대상 점검 결과)

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산출하고, 기후 시나리 이용해 점검한 결과, 시가총액 100억 달러 이상


오별로 재무적 영향을 추정한 후, 탄소 감축을 의 기업 중 42%, 시가총액 상위 100대 상장기업
위한 목표량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이는 중 60%가 권고안 중 하나 이상의 항목에 대해 공
결국 대출과 투자의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이어 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권고안을 준
진다. 따라서 TCFD 권고안의 도입이 확산되면 수하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으나 기후공시에 대
경제 시스템 전반에 큰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예 한 투자자 요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을
13. Black Rock, “Larry Fink’s
상된다. 고려할 때 TCFD 권고안에 따른 공시가 더욱 확
2021 letter to CEOs”
14. Tyson, Laura(2021.1.7.),
주요국 감독 당국은 이러한 권고사항을 반영 산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Biden must take a global lead 한 자국 내 공시 가이드라인을 잇달아 발표하고 국내 기업들도 이런 국제적 흐름에 뒤처지지
on climate risk disclosure”,
있으며, 일부 국가(영국·프랑스·독일·뉴질랜 않도록 권고안의 공시 기준 준수에 만전을 기
Financial Times.
15. 현재 지속가능경영 관련 드)는 권고 수준을 넘어 기후공시 의무화를 추진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TCFD 권고안의 준수
국제보고기준에는 GRI, SASB 중에 있다. 블랙록도 2021년 CEO 연례서한 13
여부가 글로벌 투자자의 자금 흐름과 소비자
외에도 CDP, CDSB(Climate
Disclosure Standards Board),
에서 TCFD의 권고안을 글로벌 표준으로 간주 의 상품 구매를 좌우하는 등 기업 경쟁력의 핵
IIRC(The International Integrated 하면서 기업들에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넷제 심 요인으로 부상할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Reporting Council) 등 5개가
있다. 이중 GRI가 글로벌
로 경제와 어떻게 부합되게 할 것인지에 관한 계 국내 대기업들은 지속가능 경영 국제 보고 기
기업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획”을 공개할 것을 촉구하는 등 ESG 공시와 별 준 중 주로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보고기준이다. 현재 다양한
도로 기후공시는 국제사회의 큰 흐름으로 자리 와 SASB(The Sustainability Accounting
국제기준들을 통합하거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이 잡고 있다. 특히 블랙록은 TCFD 권고안을 상장 Standards Board)를 따르고 있다. 15 TCFD의
진행되고 있다. Argyle(2019),
기업만이 아니라 대형 비공개 기업에도 적용할 경우 지지기관으로 참여한 국내 기관이 21개, 실
“Aligning ESG Reporting
Frameworks with the TCFD 것을 주장했는데, 이는 대형 상장사에 대해 기후 제 권고안을 준수하는 기업은 5개에 불과한 실
Recommendations” (https://
공시를 의무화하자는 국제사회 일각의 주장 을 14
정이다. 16 TCFD 권고안은 투자자 관점에서 환
argyleteam.com/downloads/
Argyle_ESG%20Reporting%20 뛰어넘은 것이다. 경 변화가 기업 영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
Frameworks.pdf) 참조
TCFD가 2020년 10월 발표한 『이행상황 보고 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여타 국제 기준과 차이
16. IMPACT ON(2020.7.2.),
서(2020 Status Report)』에 따르면 2019년 기 가 있다. TCFD 권고안은 여타 국제 기준을 대체
“글로벌 표준 TCFD 적용 기업,
국내 단 5곳뿐” 준 전 세계 1701개 기업을 대상으로 AI 기술을 하기보다는 보완하는 관계로, 기업들은 TC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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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안과 부합하는 방식으로 국제 기준을 준수 후금융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선 녹색경제 활
하면 된다. 동을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인 녹색분류체계가 마
우리나라는 ESG 및 기후공시의 제도화에서 련돼야 한다. 녹색분류체계는 기업의 녹색활동
국제사회에 뒤처져 있다. ESG 공시의 경우 거 을 촉진함과 아울러 위장 친환경 활동인 그린워
래소 자율공시제도를 운용 중이나 활성화되지 싱(green washing)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금융위원회는 2030년까 한다. 투자자는 이를 통해 녹색활동을 용이하게
지 전체 코스피 상장사에 대해 ESG 공시를 의무 식별해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화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을 밝혔 현재 국제기구 또는 국가별로 녹색분류체계
다. 17 기후공시의 경우 환경 정보 공시 방안을 마 를 개발했거나 개발을 진행 중에 있는데 그 중 가
련하기 위한 실무 작업반을 정부 내에서 운영 중 장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것이 유럽연합의 분류
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계다. 2019년 12월 제정된 ‘EU 택소노미 규
기후 리스크의 공시, 즉 기후공시의 제도화는 정(EU Taxonomy Regulation, 이하 EU TR)’
과거 대공황 직후 증권 관련법의 제정을 통해 투 은 2020년 6월22일 공포를 거쳐 7월12일 발효
명하고 효율적인 자본시장의 토대를 마련한 것 됐다. EU TR는 판단 조건 4가지를 모두 충족
에 비견되는 일대 인식의 전환과 제도적 개혁으 하는 경우에만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활
로 간주되고 있다. 18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시 동(environmentally sustainable economic
대에 기후공시가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을 그만 activity)으로 인정한다. 아울러 판단 조건에 활
큼 크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용되는 6대 환경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활동을 판별
(2) 녹색분류체계(green taxonomy) 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인 기술선별기준 19
녹색경제로의 전면적 전환을 위한 대규모 기 (Technical Screening Criteria, TSC)은 위임

17. 금융위원회(2021.1.14.), “기업


부담은 줄이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기업공시제도
개선방안을 추진하겠습니다”,
보도자료
18. Tyson, Laura(2021.1.7.),
“Biden must take a global lead
on climate risk disclosure”,
Financial Times.
19. EU의 ‘지속가능 금융에 관한 기술전
문가 그룹(Technical Expert Group
on Sustainable Finance, 이하
TEG)’이 2020년 3월 발표한 「EU 택
소노미 최종보고서(TEG final report
on the EU taxonomy)」의 권고사항
을 참고로 해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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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3 EU 택소노미 규정(TR)의 판단 조건 및 환경 목표

판단 조건(Four Conditions) 6대 환경 목표

① 6대 환경 목표 중 하나 이상에 상당히 기여할 것 ① 기후변화 완화 (온실가스 감축)


② 다른 환경 목표에 중대한 피해를 주지 않을 것 ② 기후변화 적응
(Do No Significant Harm, DNSH) ③ 수자원 및 해양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 및 보호
③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 준수(Minimum Social ④ 순환경제로의 전환
Safeguards)* ⑤ 오염 방지 및 통제
④ 기술 선별 기준(Technical Screening Criteria, TSC)에 부합 ⑥ 생물 다양성 및 생태계의 보호와 복원

* OECD 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 UN 인권과 기업의 책임에 대한 지침

법률(delegated acts)에 규정될 예정이다. 위임 표준을 제공함으로써 기후 금융의 촉진에 크게


법률은 2단계로 마련·시행될 예정인데 6대 환경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목표 중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 관련 사항은 현재 그러나 일각에서는 EU TR의 한계와 부작
초안이 마련된 상태로 2021년 4월에 시행될 예 용을 우려한다. EU TR는 지속가능 경제 활동
정이며 나머지 4개 환경 목표 관련 사항은 2021 의 인정 기준만을 제시하고 있어 자금 조달 갭
년 말에 마련돼 2022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financing gap)을 겪는 녹색활동을 규명하기
이에 따라 EU 기업들은 2022년 1월1일 이후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자금 부족보다는 소비자
(4개 환경 목표는 2023년 1월1일 이후) 공표하 의 수요 부족이나 불합리한 세금 환경 또는 기술
는 보고서에서 EU 택소노미를 활용해 지속가능 상의 문제 등으로 사업화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한 경제 활동을 공시해야 한다. 공시 내용에는 만약 이를 고려하지 않고 인정 기준을 충족한다
자본적 지출(CAPEX), 운영비용(OPEX) 등 기 는 이유만으로 자금 공급이 이뤄진다면 특정 녹
업의 전체 경제 활동 중에서 지속가능한 경제 활 색활동으로 자금의 쏠림현상과 버블이 발생할
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포함돼야 한다. 위험이 있다. 또한 녹색활동 선별 기준이 지나치
EU 택소노미는 EU 회원국들에 적용되지만 국 게 엄격하거나 잘못 운용될 경우에는 진입장벽
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U 택소노미 으로 작용함으로써 모험적 친환경 투자가 오히
가 향후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경우 국제 금 려 저해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20
20. Stan Dupre(2020.2.3.), “Why
융시장의 투자자들은 투자 결정에 앞서 EU 택소 국내에서는 금융위원회와 환경부를 중심으
the European Union’s green
taxonomy is risky business”, 노미에 따른 공시 자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로 녹색분류체계를 금년 상반기 중으로 마련할
Eco-Business (https://www.
따라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영업 및 투자 활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기후 리스크 대응에 뒤
eco-business.com/opinion/
why-the-european-unions- 동을 하는 국내 대기업은 EU 택소노미의 시행에 처져 있는데다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탈탄소
green- taxonomy-is-risky-
앞서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표 3) 청정 전환이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녹색
business/)
21. 국제표준화기구(International EU TR는 지속가능 금융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분류체계를 조속히 마련할 필요성이 크다. 녹
Standardization Organization, 발전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으며 금융시장 참여 색분류체계 마련에 있어 정부는 EU 분류체계
ISO)의 녹색금융 분류체계로, EU
분류체계와 유사한 구조이다. 자들이 금융상품을 개발 또는 투자할 때 고려할 및 ISO 분류체계 21 등 국제 규범과의 조화를 유

98 dbr.donga.com
지하면서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형 분류체계 기후 리스크에 대한 금융감독 당국의 정책 대
(K-Taxonomy)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분 응에서 가장 빠른 분야가 기후 리스크 스트레스
22. BCBS(2020.4), “Climate-
류체계 마련에 있어 특정 부문 자금쏠림 현상이 테스트 23 (이하 기후ST)다. 영국·프랑스·네덜란 related financial risks: a survey
on current initiatives”
나 진입장벽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드·캐나다 등 국가의 중앙은행은 시나리오 분석
23. 예외적 사건(예: 외환위기)의 발생
기울여야 한다. 모델을 마련하고 금융회사가 참여하는 스트레 으로 인한 GDP, 주가, 환율 등 특
정 거시경제변수의 급격한 변동을
스 테스트를 진행했다. 기후ST를 위해서는 산
가정하고, 금융회사의 손실규모
(3) 기후 리스크와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 업별, 신용등급별 탄소위험 익스포저(carbon 및 자본적정성 등 금융시스템의 안
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분
마지막으로, 은행, 보험 등 국제금융감독기구 risk exposure) 24 등 분석 목적에 필요한 자세
석기법을 말한다. 기후 ST는 기후
는 기후 리스크를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 과정에 한 데이터의 구축이 필요하다. 앞으로 각국에서 시나리오별로 GDP 등 경제변수에
통합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국제은 물리적 리스크와 이행 리스크를 측정하기 위한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고, 금융산
업의 자본비율 등 건전성에 미치는
행감독기구인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는 정교한 스트레스 테스트 방법론 개발이 촉진될 영향을 분석한다.
2020년 2월에 기후 관련 금융 리스크 실무작업 것으로 전망된다. 24.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을 위한 정책
과 규제의 변화, 기술발전 등으로
반(TFCR, Tack Force on Climate-related 국내에서는 금융감독원이 2020년 9월 국제 콘 인해 가격 변동위험에 노출된 자산
Financial Risks)을 설치하고, 기후 리스크의 퍼런스(‘Future of F·I·N’)를 개최해 자체 개발 의 규모를 일컫는 표현이다. 대표
적인 것으로 온난화 방지를 위해
측정 및 현행 규제 체계 반영 방안 등을 논의하고 한 기후ST 모형을 소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채굴되지 못할 화석연료 매장량을
있다. BCBS는 회원국 대상 설문 조사 결과를 바 탄소배출량 감축 노력이 없을 경우 2030년까지 의미하는 좌초자산(stranded asset)
이 있다. 글로벌 좌초자산의 가치
탕으로 기후 리스크 관련 감독 조치는 새로운 규 성장률이 마이너스 4%대로 하락하고, 주요 국 는 연구자에 따라 최소 1조∼18조
제가 아닌 기존 자본 규제 체계 내에서 다룬다는 내 은행 자본비율이 규제 비율인 8% 이하로 떨 달러로 다양하게 측정되고 있다.

방침을 정했다. BCBS는 2021년 상반기 중에


22
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리스크를 건전성 감독 체계에 반영하는 최 그밖에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IAIS)는 보험
종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인데 앞으로 기후 리스 핵심준칙(ICP)을 기후 리스크 감독에 적용하는
크 노출이 많은 기업 대출에 대한 위험 가중치를 방안과 보험 부문에 TCFD의 기후공시 권고안
상향하는 등의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을 적용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기후 리스크에 대한 자본 규제에 가장 앞장 이처럼 기후 리스크에 대한 건전성 감독이 제
서 움직이는 금융감독 당국은 바로 유럽중앙은 도화되면 고탄소 업종들은 은행을 통한 자금 조
행(ECB)이다. ECB는 2020년 11월 「기후·환 달이 어려워지거나 조달비용이 상승하는 등의
경리스크에 대한 가이드(Guide on climate- 문제가 예상된다. 또한 관련 대출 자산이 많은
related and environmental risks)」 최종안 은행은 규제자본비율이 하락하고 국제적인 신
을 발표하고, 바젤자본규제 중 필라2 규제인 은 인도가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행의 내부자본적정성평가절차(ICAAP)에 기 고탄소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 등 적극적인 탄소
후·환경 리스크를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EU 대 배출량 감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국내
형 은행들은 동 가이드에 따라 자체 이행 계획을 금융회사들도 기후 리스크 관리를 위한 데이터
2021년 초까지 제출할 예정이며, ECB는 은행의 의 구축, 분석 모델의 개발, 여신정책의 변경 등
이행현황을 평가한 후 필요시 감독 조치를 부과 선제적인 준비와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
할 계획이다.

March 2021 Issue 2 DBR No.317 99


기후금융은 기회다 ESG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으나 이러한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유엔기후 노력이 일단락되고 나면 기후금융은 국제금융
25. 금융위원회·환경부(2021.1.25.),
“2021년 녹색금융 추진계획(안)” 변화협약(UNFCCC)이 체결된 지 30년 가까이 의 주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기후금융은 전
흘렀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기후변화로 인한 파 환적 사건(pivotal event)으로서 향후 글로벌
괴적 영향의 방지와 대응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경제·금융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넷제로의 확산과 함께 녹색경제로의 구조적이 수 있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주제이다.
고도 전면적인 전환이 가시화되면서 국제사회 국제 금융시장의 게임의 틀을 바꾸는 이러한
는 점차 기후변화가 가져올 위험보다는 기회 요 국제적 노력에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도 뒤처져
인에 더 많이 주목하고 있다. 신경제로의 전환을 서는 안 된다. 제조업 중심의 우리 경제는 기후
위해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투자될 것으로 예상 변화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신경제로의
되는 데다 소비자 선호의 변화와 기술 발전으로 전환에 뒤처진다면 기업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새로운 사업 기회가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산업의 신용도와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시
이러한 전환의 중심에 기후금융이 있다. 기후 스템적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은 구경제로의 자금흐름을 억제함과 아울 다행히 최근 금융위원회와 환경부는 녹색금
러 신경제로의 자금 흐름을 촉진하는 이중의 기 융 활성화를 위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와 환경
능을 수행함으로써 신경제로의 전환에 중추적 정보 공시를 포함한 종합 계획을 마련해 추진할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침임을 발표 25 했다. 이런 계획의 성공적 추진
현재 국제사회는 기후공시, 녹색분류체계, 기 을 위해서는 정부의 리더십뿐 아니라 기업, 금
후 리스크 건전성 감독 등 기후금융의 제도적 융회사 등 민간의 인식 전환과 참여가 필요할
기반 정비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직은 것이다.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미시간주립대에
서 은행이론으로 경제학 박사를 받았
다. 금융감독원에서 27년을 재직하며
보험감독국·기획조정국·금융상황분
석실에서 팀장으로 근무했으며, 워싱
턴사무소장, 거시건전성감독국장을
지냈다. 저서로 『바젤3와 글로벌 금융
규제의 개혁(2011년)』 『도드프랭크
금융규제개혁과 그 이후(2018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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