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on page 1of 18

해외 농업 ․ 농정 포커스

독일의 지속가능한 도시농업 *

박 유 미
(HHL Leipzig Graduate School of Management MBA)

1. 도시농업의 정의와 독일 도시농업의 역사1)

1.1. 도시농업의 정의
도시농업은 넓은 의미에서 도시 안이나 주변에서 작물을 경작하거나 가축을 기르는
행위 및 관련된 활동들이라고 정의 할 수 있다. 나영은(2010)은 그동안 제시되어온 도
시농업의 다양한 정의를 대상적 측면, 생산적 측면, 환경적 측면, 농업의 다원적 측면,
삶의 질 향상 측면으로 분류하였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 <표 1>과 같다. 이처럼
다양한 정의를 바탕으로 도시농업은 전 세계적으로 농업뿐만 아니라 도시 개발의 새
로운 대안으로 제시되며 발전해왔다. 특히, 최근의 도시농업은 단순한 개인적인 농업
활동은 물론이고 완벽하게 상업화된 농업까지도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1) 이후 사례
에서 볼 수 있듯이 독일을 포함한 유럽의 곳곳에서는 기술혁신을 통한 새로운 도시농
업의 시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상업화하여 도시농업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yumi.park@hhl.de).
1) Cities Farming for the Future: Urban Agriculture for Green and Productive Cities Urban Agriculture.

세계농업 제 191호 |1
해외 농업 ․ 농정 포커스

표 1 도시농업의 정의

분 류 정 의
도시민과 농업인의 농사 목적에 따라 구분
도시민은 상업적 생산보다는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자급자족적인 텃밭이나 취미용 농업
① 대상적 측면
형태를 갖는 반면, 농업인은 상업적인 농업형태를 가짐 (Kim et al., 1999; Madaleno and
Gurovich, 2004).
도시과정에서 농업을 복합 산업화라는 차원으로 접근하여 농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형태
② 생산적 측면 농업생산을 위해 계획적으로 보전되어야 하는 농업으로 규정
(Yu, 2000; Jang and Soh, 2005)
도시의 환경문제와 결부하여 도시의 녹지공간으로 인식
③ 환경적 측면
도시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Kim et al., 2002)
④ 농업의 다원적 생태지향적인 성격을 갖고 도시문제의 완화내지 해결을 위하여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최
기능 측면 대한 확충해 나가는 농업으로 간주 (Jang, 2009)
⑤ 삶의질 향상 도시에서 농업활동을 통해 먹고, 보고, 즐기는 것으로써 인간중심의 생산적 여가 활동으로
측면 몸과 마음의 건강과 행복을 꾀하는 것 (2009년 도시농업연구회 창립 심포지움)

자료: 나영은(2010), pp.306-307 재구성.

1.2. 독일 도시농업 역사
독일의 도시농업은 19세기의 기아 및 식량안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소정원(Allotment Garden, Kleine Garten)협회가 이 시기에 최초로 형성되었는데,
특히, 1864년 라이프치히 시의 슈레버 박사가 주창한 슈레버 운동(Schreber-movement)
은 어린이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어린이들이 운동을 하고 채소를 가꿀 수 있는 공간
인 슈레버가든(Schrebergarten)을 만들었다.

그림 1 슈레버가든의 전경

자료: (http://www.thill-immobilien.de/leipzig%20-%20gaerten.php).

2 | 2016. 7.
이후 산업화시기에는 도시농업이 더욱 중요해졌는데, 이는 농촌에서 도시로 일자리
를 찾기 위해 이주한 가족들이 극심한 빈곤과 배고픔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이들의 문
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도시, 공장, 수도원 등은 경작 및 가축사육이 가능한 토지
즉,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원(garden for the poor) 을 제공하였다.
20세기 초 세계 1,2차 세계 대전 및 내전 기간 동안 국민들의 영양상태가 극도로
나빠졌는데 그 이유는 도시에 자리한 많은 시장이 농촌지역으로부터 식료품을 공
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정원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고, 1919년에 소
정원과 소규모 토지 임대 법이라 불리는 소정원과 관련된 법안이 최초로 제정되었
으며 1983년에는 연방소정원법(Bundeskleingartengesetz(BKleingG), Republic Act for
Allotment Garden) 으로 수정되었다.
독일은 1919년 소정원과 소규모 토지 임대법은 도시계획에 필수적으로 소정원을
설치하도록 소임대지 정비법을 제정하였고, 1983년에 제정된 연방 소정원법은 소정
원의 정의, 소정원의 공익성, 정원의 크기와 소규모정원 건축물, 임대차 관계 등의 내
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1960년대 급속한 산업화에 따라 독일 서부에서는 소정원
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이는 도시 노동자들의 임금이 상승함에 따라 작물을 경
작하기 보다는 구매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소정원은 개인이나 가족 모두가 여가와 오락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공
그린벨트의 구성요소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초기의 소정원은 도시빈민들의 빈곤
및 식량안보의 불안정성을 경감시키기 위해서였으나 이제 그 용도와 목적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독일 도시농업은 소정원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도시의 기후변화, 인
구 증가 및 오염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창조적인 해답을 찾도록 했다. 또한 로컬 및
유기농 식자재 사용 운동은 도시농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이제 독일의 도시
농부들은 목에 수건을 두르고 자신의 발코니나 지역의 빈 공터에서부터 독일 도시농
업의 미래를 새롭게 하고 있다. 또한 소정원이 개인 및 가족단위로 이루어졌던 점에
비해 현재의 도시농업은 공동체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효율적 도시농업 프로젝트(Efficient City Farming Project)나 실내 수
경재배 등 기술 혁신을 통한 도시농업이 주목받고 있으며 먼드라브(Mundraub)2)와 같
이 도시농업은 새로운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2) 도시 내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유실수들을 찾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단체임(Mundraub.org).

세계농업 제 191호 |3
해외 농업 ․ 농정 포커스

2. 독일 도시농업 사례

2.1. 클라인가르텐(Kleinegarten, 소정원)


독일 도시농업의 역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독일 도시농업을 상징하는 것은 클라인
가르텐이다. 클라인가르텐은 전국적으로 1만 5,000단지(Colony)에 100만 개소가 운영되
고 있으며 400만 명의 도시민이 애용하고 있다. 또한 19개 지역협회와 1만 5,200개의
개별협회가 가입해 있는 독일 여가정원연합회는 총 150만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그림 2>과 같이 2012년 통계에 따르면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의 클라인가르텐 수는
6만 7,961개에 달한다.
클라인가르텐의 평균 단지면적은 3.3ha이고 1구획의 면적은 약 250~300㎡이다. 지
방자치단체는 8가구당 1구획의 클라인가르텐 조성을 의무화하였다. 독일 사람들은 클
라인가르텐 1구획의 병원의 침상 1개를 줄일 수 있다고 인식할 정도로 클라인가르텐
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연방 클라인가르텐법은 로그하우스(라우베)정자의 크기와 짓는 형태(최대 허용
되는 기본면적, 지붕의 용마루 높이, 처마의 높이, 지붕모양, 재료, 정자의 색깔 칠
하기와 건설),정자의 이용, 협회건물의 건축형식과 건설방법, 녹지와 식수 조성, 전
체 부지 울타리 치기, 그 밖의 공공시설물의 종류와 규모에 대해 법적으로 규정하
고 있다.
독일 도시농업의 역사의 기본 축인 클라인가르텐은 1980년 이후 생태공원의 성격으
로 바뀌어 가고 있다. 클라인가르텐 연합은 도로의 비포장화, 도보 및 자전거 길 조성,
거름(퇴비)의 사용 장려, 조류와 연계한 유실수 및 녹음수의 식재, 생태관찰원의 설치,
비오톱3)의 조성 등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분구원의 재자연화 사업을 통해 인간과 자연
이 공존할 수 있는 장으로 클라인가르텐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시민들에게
녹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수봉 외(2002)에 의하면 클라인가르텐의 가장 큰 특징은 1) 주택과 멀리 떨어져 있
어 주택과 한 울타리에 있는 주택정원과는 다르다는 점, 2) 수많은 필지로 분할하고
이것이 집합하여 하나의 단지를 이루고 있다는 점, 3) 대부분의 필지는 저렴한 가격으
로 임대되어 소시민이라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임대정원이라는 점, 4) 시대적으
로 약간의 변화를 가져오기는 했으나 정원구성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채류와 과수

3) biotope, 생물군집서식 공간.

4 | 2016. 7.
그림 2 2012년 말-2013년 초 독일 전역의 슈레버가든(소정원) 현황

베를린 67,961

함부르크 33,500

라이프치히 32,000

드레스덴 23,500

하노버 20,000

프랑크푸르트 15,938

브레멘 15,181

쾰른 13,000

뮌헨 8,684

도르트문트 8,155

부퍼탈 6,728

뒤스부르크 6,330

뉘른베르크 5,713

자료:statista.
(http://de.statista.com/statistik/daten/studie/6251/umfrage/anzahl-der-schrebergaerten-in-grossstaedten/)

의 식재이며 자급 실용주의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온 가족의 자력노동으로 운영된다


는 점에서 별장이나 주말농장과는 구별된다.4)
현재 클라인가르텐이 직면한 문제는 그 수요에 비하여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용료가 저렴한 까닭에 많은 사람들이 이를 사용하기 위해 오랫동안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공식적인 클라인가르텐 제도에 대한 대안으로 독일의 많은 대도시에서는 새로운 형
태의 도시농업이 생겨나고 있다.

4) 김수봉 외(2002), 「환경친화적도시와 도시농업」, 환경과학논집 제7권 1호 , 계명대 낙동강환경원.

세계농업 제 191호 |5
해외 농업 ․ 농정 포커스

그림 3 라이프치히의 클라인가르텐

자료: 라이프치히시 홈페이지.

그림 4 프랑크푸르트의 클라인가르텐 전경

자료: (http://www.faz.net/).

2.2. 커뮤니티 정원(Community Garden)


전통적인 소정원인 클라인가르텐은 오랜 역사와 함께 법적·제도적 정비과정을 거치
고 전국적인 규모의 협회가 조직되어 체계적으로 관리되어오고 있다. 이와 달리 최근

6 | 2016. 7.
들어 독일 내에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도시농업의 형태는 커뮤니티 정원이다. 일부 커
뮤니티 정원은 게릴라 정원이라고도 불리는데 그 형태가 도시 내의 버려진 땅이나 공
터에 자발적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독일 내에서 유명한 커뮤니티가든은 베를린의 프린세신 가르텐(Prinzessinnengarten),
함부르크의 가르텐데크(Garten Deck), 그리고 커뮤니티 정원의 발전된 형태인 쾰른의
노이랜드(Neuland) 등이 있다.

2.2.1. 프린세신 가르텐, 베를린 (Prinzessinnengarten, Berlin)


베를린 크로이츠베르크(Kreuzberg) 모리츠플라츠(Moritzplatz)의 프린세신 가르
텐(Prinzessinnengarten)은 사용이 중단된 지하철 역과 그래피티로 가득찬 벽으로 둘러싸
여 있는 아파트 블럭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포도 덩굴로 둘러싸인 담장 안에는 다양
한 종류의 채소들이 테트라 팩,5) 쌀 자루, 플라스틱 박스와 같은 이동이 쉬운 용기에
심어져 있다.

그림 5 프린제신가르텐 전경

자료: Davi in Social(http://divein.social).

5) 마분지 같은 종이로 된 음료수 팩임.

세계농업 제 191호 |7
해외 농업 ․ 농정 포커스

그림 6 프린세신가르텐 실시 전과 후

자료: prinzessinengarten 홈페이지.

2009년 여름 젊은 영화 제작자인 로버트 쇼(Robert Shaw)와 사진작가인 마르코 클라


우센(Marco Clausen)이 설립한 비영리단체인 노마디쉬 그룬(Nomadisch Grun, Nomadic
Green)은 프린세신 가르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들은 베를린 크로이츠베르크 모리
츠플라츠에서 약 50여 년간 버려져 있던 땅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는데 설립자
의 친구들, 활동가들, 지역 주민들은 쓰레기를 정리한 후 이동 가능한 유기농 채소 판
을 일궈 냈고 그들의 손으로 첫 수확을 얻었다.
프린세신 가르텐에서 키우는 모든 채소 및 허브는 유기농으로 재배된다. 프린세신
가르텐을 운영하는 노매디쉬그룬은 모바일 가드닝(이동가능한 정원)을 지향하며 일시

그림 7 프린세신가르텐의 휴식 공간

자료: (http://www.travelchannel.com/interests/photography/articles/daily-escape-prinzessinnengarten).

8 | 2016. 7.
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공간들 즉 빌딩부지, 주차장등을 도시 농업 및 녹색공간으로 만
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프린세신 가르텐은 지속가능한 삶에 대하여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도시의 대안적인 비전을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제 프린세신 가르텐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채소를 고르거나, 어떻게 채소를 기르
고 수확하는지, 수확한 채소를 요리 하는 법 등을 배울 수 있다. 또한 프린세신 가르텐
안에 있는 카페에서 그 안에서 직접 수확한 채소들로 만들어진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도 있게 되었다.
축구 운동장 규모의 약 6,000㎡에 달하는 크기의 정원은 4월부터 10월까지 시즌으로
운영되며, 매 시즌 약 6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베를린의 명소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던 프린세신 가르텐은 2012년 6월, 사유지가 될 위기
에 처하게 되었다. 정원 땅을 판매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사람들은 정원을 그냥 '자라
게 놔둬라(Wachsen Lassen) 라는 온오프라인 청원 활동을 통해 약 3만 명의 서명과 약
2만 5,000유로의 후원금을 모으며 여러 매체들의 관심을 끌었다. 독일의 일간지
(Suddeutsche Zeitung)에서는 이 문제를 두고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했다.
도시의 미래는 부동산 정책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정책은 고부가가치라
고 여겨지는 사무용 건물이나 고급 주택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가 현재
보여주는 강점에 집중해야 한다. 문화적 다양성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시를 가꾸
는 모습은 바로 베를린의 강점이고, 그것이야말로 베를린의 도시개발과 부동산 정책
을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본보기이자 아이디어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시민들과 기
존의 문화를 존중할 수 있는 빠른 정치적 결단이다. 도시를 해외 자본과 외부 자본에
팔아넘기는 것은 이제는 끝내야 한다. 6)

이와 같이 베를린 한 가운데 자발적으로 생겨난 커뮤니티 가든 프린세신 가르텐은


단지 일상생활에 필요한 채소를 재배하는 것을 넘어,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도시
의 발전 및 개발 방향에도 영향을 끼치는 정치적 역할도 하게 되었다.

2.2.2. 노이란드, 쾰른-바엔탈 (Neuland, Koln-Bayenthal)


노이란드(Neuland, New Land) 쾰른 클럽은 2011년에 교육, 환경 보호와 보존, 시민사
회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노이란드 커뮤니티 가든 프로젝트는 쾰른-바
엔탈(Cologne-Bayenthal)지역에서 일정기간 동안 사용되고 있지 않은 지역을 사용하여

6) 오마이뉴스, 2014.10.19.“섹시한 곳으로 만들어놓았더니 애먼 놈이 '꿀꺽' 베를린에서 벌어지는 주민과 자본의 공간 싸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44707).

세계농업 제 191호 |9
해외 농업 ․ 농정 포커스

도시 개발에 기여했으며 사용되지 않는 도시 공간의 합리적인 운영의 예가 되었다.


쾰른의 남부지역과 바엔탈 사이 Burger St의 양쪽으로 과거에는 Dom Brewery와 상업
빌딩, 비어가르텐이 있었던 자리에 오랫동안 버려진 광대한 땅이 현재의 노이란드 커
뮤니티 가든의 자리이다.
2011년 노이란드 구성원들은 이 버려진 땅에 있던 많은 양의 쓰레기와 오물을 치우
기 시작하였고, 이 버려진 땅을 새로운 곳으로 바꿔놓았다. 결국 노이란드는 몇 년 사
이에 쾰른에서 가장 큰 정원 중 하나가 되었다.
지역주민 및 노이란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 도심 한가운데의 녹지대를 즐기는
것에 큰 가치를 부여 했다. 과일이나 채소 재배, 이와 관련한 경험 및 조언의 공유, 음
악회등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 분야의 이벤트 등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노이란드는 지
역 구성원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또한 노이란드 사람들은 Do It Yourself 정신으로 양봉, 관개기법, 허브, 어린이 교육
이나 환경 교육 등에 대한 자발적인 워크샵을 열어 서로 배우는 일에 몰두했다. 노이
란드의 웹사이트를 통해 어떻게 화단이나 재배박스를 가꾸는지에 대한 다양한 DIY 비
디오를 공유했다. 또한 이곳은 노이란드에서 재배한 식자재로 음식을 서로 나누는 공
간으로도 활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프린세신 가르텐의 경우와 비슷하게 노이란드 부지의 실제 소유자였던 지역
대학이 이 땅을 개발할 계획을 세우는 위기가 찾아왔다. 이를 심각하게 여긴 주민들은
대학이 개발준비가 끝날 때까지 이 땅을 지역 커뮤니티에게 주기로 합의를 이끌어 내

그림 8 노이란드 전경

자료: neuland 홈페이지.

10 | 2016. 7.
는데 앞장섰다.7) 이처럼 노이란드는 지역 주민과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장소
로 자리 잡고 있다. 노이란드는 오랫동안 버려진 땅이 재개발되기 전까지 자발적 운동
을 통해 도심의 녹지대로 거듭난 또 다른 좋은 예이다.

그림 9 노이란드 행사 모습

자료: neuland 홈페이지.

2.2.3. 가르텐데크, 함부르크(Gartendeck, Hamburg)


2011년 5월 함부르크 국제 여름 축제에서 프린세신 가르텐을 성공적으로 이끈 노매
디시 그룬이 함부르크 가르텐데크를 시작하는 것을 도왔다. 가르텐데크는 이처럼 함
부르크의 그로스 프라이하이트(Grosse Freiheit)지역에서 일시적인 목적으로 시작되었음
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으며 함부르크 주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
다. 가르텐데크는 1,100㎡의 공간에 400㎡의 녹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안에는 약
650여 개의 빵 상자, 컨테이너, 열두 개의 블레이드, 손수레 두 개, 172여 종의 다양한
식물, 5개의 양봉상자, 4개의 웜박스 등이 있다. 다른 커뮤니티 가든과 마찬가지로 가
르텐데크는 지역 주민 간의 교류를 돕고 함께 정원을 가꾸며 지역을 발전시켜나가는
등 지역 구조를 새롭게 하는 곳으로 거듭나고 있다.

7) Ideaswa. 1 December, 2015. TEMPORARY LANDSCAPES: BREATHING LIFE INTO UNDEVELOPED LAND.
(http://www.ideas.swagroup.com/temporary-landscapes-breathing-life-into-undeveloped-land/)

세계농업 제 191호 | 11
해외 농업 ․ 농정 포커스

그림 10 가르텐데크 전경

자료: Gartendeck홈페이지.

2.3. 새로운 도시농업의 등장


최근 유럽 전역에서 도시농업은 로컬 푸드, 유기농 식자재 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과 함께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엔지니어들은 새로운 도시농업 기술을 개발하고 스타
트업 창업자들은 도시농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여 도시농업의 고도화 및
상업화에 앞장서고 있다. ECF Farmsystems와 스타트업 Infarm의 사례로 독일 도시농업
의 현재를 살펴볼 수 있다.

12 | 2016. 7.
2.3.1. ECF Farmsystems의 아쿠아포닉(Aquaponics)
아쿠아포닉(Acuaponic)은 수산양식(Aquaculture)과 수경재배(Hydroponic)의 합성어로
어류 양식과정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성 배설물과 찌꺼기를 식물 재배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아쿠아포닉의 기본적인 기법은 어류를 양식하는 수조와 수경재배로
기를 수 있는 식물재배 공간을 연결해 양식과 재배에 필요한 물을 공유하는 것이
다. 수조 내 오염된 물을 식물이 서식하는 곳으로 흘려보내면 식물이 필요한 영양
분을 흡수한 뒤 남은 물을 다시 정화해 물고기가 사육되는 곳으로 되돌려 보내는
식이다.8)
베를린에 본사가 있는 ECF Framing Systems은 이러한 아쿠아포닉기법을 보다 효율적
으로 개선하고, 이를 통해 생산한 생선, 토마토 및 각종 채소들을 마트나 레스토랑에
납품하는 도시농업의 기업화를 이루었다.
ECF에 의하면 전통적인 아쿠아포닉 기법은 어류와 식물에 사용하는 물을 분리하지
않는데 반해, ECF의 아쿠아포닉 기법은 수산양식용 물과 수경재배용 물을 분리하여
유지한다. ECF의 특별한 기술은 생선을 양식 수조의 물, 이산화탄소, 질산염을 수경
재배 수조로 보내고, 다시 수경재배지의 수조에서 얻은 산소를 생선양식 수조로 보내
는데 있다. 이를 통해 각각의 생산에 최적화된 산도(수산양식의 경우 PH7, 수경재배
의 경우 PH5)를 유지할 수 있으며, 두 개로 분리된 물 관리는 아쿠아포닉 기법으로
인한 위험을 경감시킬 뿐만 아니라 청소 및 유지관리도 더욱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
이 있다.

그림 11 ECF Farmsystem의 아쿠아포닉 기법

자료: (http://www.ecf-farmsystems.com/).

8) 경향신문. 2016.06.06.“수산업+농업’새 소득모델 만들자…충남도 수산연구소. 아쿠아포닉 시험연구 착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6061403001&code=620112#csidxbf17f23023c264dbb1
d2e50afb295b2).

세계농업 제 191호 | 13
해외 농업 ․ 농정 포커스

그림 12 ECF Farmsystem의 수조들

자료: ECF Farmsystems(http://www.ecf-farmsystems.com/).

그림 13 ECF Farmsystem의 수경재배

자료: ECF Farmsystems(http://www.ecf-farmsystems.com/).

그림 14 ECF에서 아쿠아포닉기법으로 생산하여 판매중인 생선, 토마토, 채소

자료: ECF FARM BERLIN(http://www.ecf-farm.de/).

또한 ECF의 아쿠아포닉 기법을 통해 전통적인 농업에 사용 되는 물의 최대 90%


가량을 절약할 수 있으며, 긴 냉장배달시스템 등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도 도시 내에서 재배로 인해 줄일 수 있다. ECF Farmsystems과 그들이 운영하는 아
쿠아포닉 농장 ECF Farm은 도시 내에서 기술적 혁신을 통한 기업화된 농업이 가능

14 | 2016. 7.
할 뿐만 아니라 유기농을 넘어선 친환경적인 농업의 새로운 형태가 가능함을 보여
주고 있다.

2.3.2. INFARM의 슈퍼마켓 내 작물 재배(InStore Farming)


베를린에 자리하고 있는 스타트업 INFARM은 앱으로 컨트롤이 가능한 실내 수경재
배 시스템을 판매한다. INFARM의 창업자이자 대표인 에레즈 가론스카(Erez Galonska)
는 모두가 접근 가능한 새로운 도시농업 기술이 중요함을 강조하는데 특히, INFARM
은 고품질의 작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생산 할 수 있는 재배기술을 보급하는 것에 집
중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재배 기술을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실례는 바로 베를린 프리드리히샤인
(Berlin-Friedrichshain)에 있는 메트로 캐시앤캐리(Metro Cash & Carry) 수퍼마켓이다. 대형
유통 그룹인 메트로(Metro)의 자회사인 메트로 캐시앤캐리는 INFARM의 수경재배시스
템을 매장에 도입했다. 이 수경재배 시스템은 5평방미터의 넓이의 공간에서 매우 얇고
영양이 풍부한 물을 층층이 공급하여 재배하는 수직재배 방식을 사용한다. INFARM의
수경재배시스템에서 자라나고 있는 허브, 래디시(radish), 녹색채소 등은 다른 신선 농
산물과 함께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그림 15 참조>.9) 소비자들은 구매한 채소가 자
신들의 식탁에 올라가기 바로직전까지 어떠한 살충제도 사용하지 않고 가장 신선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고 있다. 또한 INFARM의 매장 내 수경재
배시스템은 유통기업인 메트로 그룹이 제품 운반 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게 한다. 이와 같은 INFARM과 메트로 캐시 앤 캐리의 시도는
도시농업이 시간 및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누구나 접근 가능한 농업의 형태로 변화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9) (http://www.theguardian.com/sustainable-business/2016/feb/15/urban-farming-rich-hipsters-food-affordability-inequality).

세계농업 제 191호 | 15
해외 농업 ․ 농정 포커스

그림 15 메트로 캐시 앤 캐리에 자리한 수경재배시스템

자료: 메트로그룹 홈페이지.

3. 지속가능한 도시농업의 미래

독일의 도시농업은 슈레버가르텐(클라인가르텐)을 시작으로 200여년에 가까운 역사


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독일의 도시농업은 단순한 도시 내 녹지의 재생산, 채소
및 식자재의 공급을 위한 목적으로만 활용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클라인 가르텐이
토지를 임대하여 경작하는 개인·가족 중심의 개인적인 공간이었다면, 프린세신 가르
텐, 노이란드, 가르텐데크 등 커뮤니티 가든은 지역 주민들 간의 교류, 소통을 증진시
키고 나아가 도시 발전과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담론을 생산해내는 장으
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커뮤니티가든이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시작되었다는
점을 볼 때, 향후 도시농업은 참여적이고 적극적인 시민활동의 하나로 발전해 나갈 것
으로 기대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소규모로 이루어졌던 도시농업의 형태가 아쿠아포닉이나 하이드
로포닉(수경재배)와 같은 기술적 혁신을 통해 상업농의 형태를 띠고 환경 친화적인 방
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물 재배를 통해 개인적인 여가와 만족을
느끼던 도시농업에서 농촌에서보다 더 신선하고 깨끗한 식자재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대규모 도시농업으로의 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많은 스타트업들이 도시농업으로 눈을 돌려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

16 | 2016. 7.
던 새로운 형태의 도시농업을 만들어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INFARM과 메트로
캐쉬앤캐리의 사례와 같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더라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의 수경재배나 먼드라브(Mundraub.org)가 도시의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유실수
를 찾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사례는 도시농업이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향을
제시한다.
이제 독일의 도시농업은 단순한 도시 외곽에서의 과일·채소 재배를 하던 도시농업
을 지나 지역주민, 스타트업 창업자, 유통기업 등의 많은 관심 속에 새로운 방향을 탐
색하며 발전해가고 있다.

참고문헌

김동주. 2004. 「 . (사)대구경북환경연구소.


도시농업 조사 연구보고서」
나영은. 2010. 에너지자립을 위한 도시농업활성화 . 「 .
한국환경농학회지 제29권 제3호」
한국환경농학회.
경향신문. 2016.06.06. 수산업+농업 새 소득모델 만들자…충남도 수산연구소,
아쿠아포닉 시험연구 착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
tid=201606061403001&code=620112#csidxbf17f23023c264dbb1d2e50afb295b2)
오마이뉴스. 2014.10.19. 섹시한 곳으로 만들어놓았더니 애먼 놈이 '꿀꺽' 베를린에서
벌어지는 주민과 자본의 공간 싸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44707).
청개구리제작소. 2013.10.21. 움직이는 프린세신 가르텐.
(http://www.fabcoop.org/blog/2013/10/21/움직이는-프린세신-가르텐/).

Dive in Social. 18 June 2015. Prinzessinnengarten: the garden that reframes the urban space in
the middle of Berlin (http://divein.social/tour/en/prinzessinnengarten-the-garden-that-re-
frames-the-urban-space-in-the-middle-of-berlin/)
DW. 2 June 2016. Salad in the city-hunting for urban plants (http://www.dw.com/en/sal-
ad-in-the-city-hunting-for-urban-plants/a-19299538)
The Gardian. 2 July 2014. Next-gen urban farms: 10 innovative projects from around the
world (http://www.theguardian.com/sustainable-business/2014/jul/02/next-gen-urban-farms-
10-innovative-projects-from-around-the-world)
Germany Sustainable Communities. 10 December 2013. Urban Agriculture in Germany

세계농업 제 191호 | 17
해외 농업 ․ 농정 포커스

(https://germanysustainablecommunities.wordpress.com/2013/12/10/urban-agri-
culture-in-germany).
Ideaswa. 1 Decembe. 2015. TEMPORARY LANDSCAPES: BREATHING LIFE INTO
UNDEVELOPED LAND. (http://www.ideas.swagroup.com/temporary-landscapes-breath-
ing-life-into-undeveloped-land/)
Young Germany. 24 June 2013. Urban Gardening in Germany
(http://www.young-germany.de/topic/live/food-fun/urban-gardening-in-germany)
Sotted by local. 15 June 2016. Neuland - The neighbourhood s garden,
(http://www.spottedbylocals.com/cologne/neuland/)
Metrogroup. 23 February 2016. The high-tech kitchen garden in the holesale store,
(https://www.metrogroup.de/en/company/inside-metro/2016/02/23/the-high-tech-kitchen-
garden-in-the-wholesale-store)

참고사이트

가르텐데크 홈페이지 (http://www.gartendeck.de/)


노이란드 홈페이지(http://www.neuland-koeln.de/)
먼드라브 홈페이지 (http://mundraub.org/)
서울특별시 (http://economy.seoul.go.kr/archives/22326)
프린제신가르텐 홈페이지(http://prinzessinnengarten.net/about/)
ECF 홈페이지 (http://www.ecf-farm.de/)
INFARM 홈페이지 (https://infarm.de/)

18 | 2016. 7.

You might also like